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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장 

 

         세찬 바람 그치지 아니하니1 자 이제 첫번째 변신을 시작하자! (2)

 

 

파릇파릇한 살기가 뿜어져 나오는 순찰사자의 눈빛에 동추겸은 반쯤 얼어버렸다.

혈도를 제압당하고 양 팔의 뼈가 어긋낫지만 살기어린 순찰사자의 눈앞에서는 그걸 다 잊어버릴 정도다.

신화병기점의 일꾼들이 모두 눈밭에 엎드리고 있고,

순찰사자는 길길이 뛰면서 욕설을 퍼붓는다.

[동추겸! 이 미친 놈아! 네 놈이 쇠를 다루는 재주만 없었어도, 아니 회주님께서 큰 일을 맡겨 놓지만 않으셨어도 네 모가지가 백 번은 짤렸을 거다.]

동추겸이 고개를 늘어뜨렸다.

입안이 모두 터져서 양쪽 뺨이 복어처럼 부풀어 올랐다.

순찰사자가 고함쳤다.

[당장 벗어! 어디서 순찰사자의 옷을 주워입고 감히!]

동추겸은 어긋나서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팔로 눈물을 찔끔거리며 토끼가죽 옷의 단추를 벗긴다.

순찰사자라고는 하지만 키가 훤칠한 처녀아이일 뿐이다.

동추겸은 속으로 재수가 옴붙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머리 속으로 뭔가 불길한 생각이 확 지나갔다.

여태까지 너무 맞아서 얼떨떨했기 때문에 생각지 못했다.

(가짜 순찰사자는? 그리고 금은동철석의 오보는?)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동추겸의 손발이 와들와들 떨기시작했다.

너무 끔직한 결과가 연상이 된다.

동추겸은 그대로 숨이 멎어버릴 것만 같았다.

그때 순찰사자가 앙칼지게 고함쳤다.

[웬놈이냐!]

순간, 피웃! 소리와 함께 예리한 물건이 바람을 가르며 순찰사자를 향해서 날아오고 왔다.

[!]

순찰사자가 코웃음을 치면서 왼손을 뻗었다.

빳빳하게 펼쳐진 종이 순찰사자의 손에서 부르르 떨렸다.

순찰사자가 두 걸음이나 비틀거리며 물러섰다.

대리석바닥에 자그마한 발자국이 두 개나 생겨났다. 모두가 자로 잰 듯이 한치깊이였다.

순찰사자의 안색이 확 변했다. 종이의 제일 왼쪽에 칙()이라는 글자가 적혀있는 것을 발견한 때문이다.

순찰사자가 즉시 무릎을 꿇으며 큰소리로 외쳤다.

[순찰당 소속 제 삼순찰사자 조림(趙琳)이 칙서를 받듭니다.]

순찰사자가 마당을 향해서 또 고함쳤다.

[모두 엎드리지 않고 뭘하느냐! 정말 죽고 싶으냐?]

순찰사자 조림은 서쪽을 향해서 세 번 절한 후에 칙서를 소리높혀 읽었다.

[순찰사자 조림은 본 회주를 대신하여 칙서를 큰소리로 읽도록 하라.]

순찰사자 조림은 자기가 읽고 또 절하며 말했다.

[삼가 명을 받듭니다.]

그리고 또 읽기 시작했다.

[먼저 짧은 시간에 오보를 갖춘 동추겸의 공로를 높이 치하한다. 동추겸은 이 순간부터 순찰사자로 승진한다. 하지만 근무지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곳 금릉으로 제한한다.]

동추겸이 감격에 눈물을 주르르 흘리며 머리를 땅에 찧었다.

[회주님께 충성을.]

순찰사자 조림은 계속 읽었다.

[동추겸의 선물은 잘 받았다. 그러나 오보가 지금의 것으로는 부족하니 몇 년의 시간을 더 들여서라도 다시 증량하도록 하라. 그리고 순찰사자는 동추겸에게 순찰사자로서 익혀야 할 무공을 전수해줄 것을 명한다.]

순찰사자의 말소리가 계속 들렸지만 동추겸의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동추겸은 현천록을 생각하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 그분은 범상치 않다고 생각했더니 역시! 이 동추겸의 눈이 옳았다. 아마도 그분은 아직까지 아무도 모습을 본 적이 없다는 우리 회주님이신게 틀림없다! 나는 회주님의 모습을 대한 유일한 사람이 되었다!)

순찰사자 조림이 동추겸의 어깨뼈를 다시 맞추어 주었다.

뚜둑! 소리가 나며 뼈가 제 자리를 찾는다.

조림이 말했다.

[동순찰! 축하합니다. 하지만 이런 파격적인 경우는 처음이라 나도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모르겠어요.]

조림의 음성이 조금 여자다워졌다.

동추겸이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잘 좀 지도해 주십시오.]

조림이 말했다.

[회주님께서는 나이든 사람을 좋아하지 않아요. 상승 무공을 익히기엔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시기 때문이죠. 그래서 본 회의 최고 요직인 순찰에는 아직 스물 다섯을 넘긴 사람이 없어요. 한데 동순찰은.....]

[소인은 마흔 세 살입니다.]

[더구나 동순찰은 한 꺼번에 다섯 단계나 승진했어요. 솔직히 회주님께서 무슨 생각을 가지신 건지 전 알 수가 없군요.]

조림이 나직하게 한숨을 쉰다.

동추겸은 황홀하여 몸둘 바를 모르고, 조림이 앞서 걸어가며 말했다.

[따라와요. 순찰사자의 무공을 가르쳐 드리죠.]

 

X X X

 

현천록은 금릉을 벗어나 동쪽으로 이십리 가량 날아갔다.

금릉을 돌아흐르는 장강 물이 눈 앞에 시원하게 펼쳐진다.

눈을 이고 서서 바람을 따라 집단으로 군무를 추는 갈대들, 그리고 그 위를 날며 먹이를 찾는 겨울 철새들의 요란한 날개짓들.

해가 서산에 잠길 시간이 가까워 옴에 따라 땅과 하늘 사이의 모든 것들은 잠들 때를 준비 하는 듯하다.

현천록은 심한 기갈(飢渴)을 느꼈다.

품 속을 뒤져보니 생사탄에서 가져왔던 사과 한알 밖엔 먹을 게 없다.

갑자기 뒤에서 웃음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귀신같은 꼬마네. 쫓아오느라고 애를 먹었어.]

돌아보니 신화병기점에서 만났던 그 소녀가 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서있다.

사각! 사각!

소녀가 갈대를 해치고 다가오며 말했다.

[누가 너같은 꼬마를 길렀을까? 전설적인 경공인 어풍비행(御風飛行)을 다 사용하고 말이야.]

현천록이 웃으며 말했다.

[난 무림인이 아닌 걸요. 무공도 배우지 못했어요.]

소녀가 현천록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밀면서 말했다.

[그런 말하면 누가 믿을 것 같애? 깜찍한 녀석. 속이는게 아예 버릇이 되어버렸구나. 나도 처음 만났다면 꼼짝없이 속았을걸?]

현천록은 억울하다는 듯이 말했다.

[정말인데.....]

소녀가 말했다.

[넌 눈이 반짝반짝하는게 잘 속이게도 생겼어. 혹시 거짓말할때는 콧구멍이 벌렁거리진 않아?]

현천록이 말했다.

[가슴이 벌렁거려요.]

소녀가 깔깔 웃고 말했다.

[! 이제 나한테는 뭘 줄거야?]

소녀가 손을 내밀었다.

[본 사람 몫도 반은 된다는 말을 알고 있겠지?]

현천록은 한숨을 쉬면서 사과를 내밀었다.

[다 가져요. 까짓 전 좀 굶죠.]

소녀가 황금빛 사과를 받아들고 또 웃는다.

[하하하하! 이 시침떼기 녀석! 좋아 이건 일단 받아놓지. 내가 말하는게 이게 아니란 걸 알면서도 녀석이!]

웃는 모습이 아주 소탈하고 아름답다.

현천록은 넋을 잃고 홀린 듯이 소녀의 얼굴을 멍하니 보고 서있었다.

!

이마에 불통이 튀겼다.

[어린 녀석이 아주 색골이네. 엉큼하게 쳐다보기는.]

소녀가 코가 닿을 만큼 바짝 다가서며 핀잔을 준다.

현천록은 한걸음 물러서며 말했다.

[이런 말 해도 될는지 모르지만 정말 예뻐요. 내가 본 사람 중에서 제일 예뻐요.]

소녀가 혀를 차며 말했다.

[! 짜식아! 네가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어.]

그래도 싫지는 않은 모양이다.

현천록이 말했다.

[무림인이 되는 건 아주 재미있을 것 같군요.]

[?]

소녀가 눈이 동그라지며 말했다.

[넌 그럼 정말 무공을 배우지 않은거니?]

현천록은 호주머니를 터는 시늉을 했다. 무공은 쥐뿔만큼도 배운 적이 없다는 몸짓이다.

소녀가 커다란 눈을 반짝거리며 말했다.

[그럼 아까 펼쳤던 어풍비행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그건 그냥 제 몸이 가벼워져서.....]

[한번 시험해보면 다 알게 되겠지.]

소녀가 말하면서 다짜고짜 손을 내밀었다.

번쩍!

어느 틈에 뽑아들었는지 한자루의 검이 소녀의 손에 들려있었다.

검은 순식간에 현천록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푸욱!

검날이 현천록의 등으로 삐죽 빠져나왔다.

현천록은 눈을 멀뚱멀뚱 뜨고서 소녀를 보고 있었다.

가슴이 꽉 막혀 오면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소녀의 얼굴에 서릿발같은 한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방금 전의 생글거리며 웃던 얼굴로는 전혀 생각할 수 없는 위엄과 살기로 가득찬 얼굴이었다.

현천록의 가슴이 떨려왔다.

소녀가 현천록의 가슴을 발로 차서 몸을 밀어냈다.

쓔욱!

다시 검이 빠져나왔다.

현천록은 뒤로 밀려나서 오른손을 자기 가슴에 갖다 댔다.

검이 빠져나감과 동시에 통증이 사라졌다.

그리고, 당연히 흘러야할 피가 나지 않았다.

소녀가 검으로 하늘을 가리키고 왼손으로는 검결을 지어 현천록을 겨누며 말했다.

[요사스런 수법이군. 배교(拜敎)냐 아니면 마교(魔敎)?]

현천록은 손을 옷 밑으로 넣어서 상처를 만졌다.

하지만 만져지지 않았다.

생사탄에서 보초가 하던 말이 귀에서 맴돌았다.

 

---산 것도 아니고 죽은 것도 아니지만 산 것에 좀 더 가깝다.

 

갑자기 슬픔이 콱 밀려오며 눈물이 핑 돌았다.

[분신이 아니라면 한곳 쯤은 틈이 있겠지?]

소녀가 나직하게 중얼거리면서 검을 휘둘렀다.

순간 그녀의 검에서 아지랑이같은 기운이 피어올랐다.

누에가 실을 뽑아내듯이 검은 가느다란 아지랑이같은 기운을 뿜어냈고, 그것들은 엃히고 설키면서 그물처럼 되어 현천록을 애워쌌다.

한 자루의 검에서 피어오른 검망(劍鋩)이다.

스치는 것은 무엇이든 소리없이 베어진다.

바로 그때였다.

[누가 우리 막내에 손대느냐?]

천둥같은 소리가 들려오며 검은 그림자가 현천록의 앞에 떨어져 내렸다.

쿠웅!

파파파파파팟!

땅이 진동하고 푸른 불꽃이 수없이 작렬했다.

멍하니 서있는 현천록의 앞에 칠척거인이 서있었다.

양 손에는 각기 하나씩의 굵은 낭아봉(狼牙棒)을 들었고 허리에는 긴 채찍을 허리띠 대신 두르고 있었다.

소녀는 깜짝 놀랐다.

그런 거한이 갑자기 나타났는데도 나타날 때까진 기척도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 그녀를 놀라게 했다.

더구나 지금까지 누구도 피하지 못한 검망을 깨뜨려버리기도 했다.

소녀는 경각심을 돋우면서 천천히 한 걸음 물러섰다.

[낭아봉을 쓰는 고수가 있다는 소린 듣지 못했군요. 역시 세상은 넓어요.]

칠척거인은 그 큰 몸에도 불구하고 아주 균형이 잘 잡혀있고 이글거리는 눈은 불을 토할 듯하다. 갑옷만 갖춰 입는다면 하늘에서 내려온 신장이라 해도 믿을 것 같다.

칠척거인이 소녀를 쏘아보며 말했다.

[하찮은 인간이 감히 막내에게 손을 대려 하다니!]

소녀의 눈에서 살기가 피어올랐다.

하지만 그녀는 웃는 얼굴로 말했다.

[정말 사람같지 않군요. 귀하는 그 녀석의 아버지인가요 형인가요?]

칠척거인이 냉소하며 말했다.

[너는 감히 물을 자격이 없다. 다시 한 번 막내에게 손을 대려 했다가는 보초님의 명을 거역하는 한이 있어도 너를 가만두지 않겠다.]

소녀는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

칠척거인은 돌아서서 현천록의 어깨를 잡아 번쩍 들어올리며 말했다.

[미장! 반갑구나! 나는 일곱째인 장군묵(張君墨)이다. 네가 태어나는 걸 다른 형제들과 함께 지켜봤다.]

[날 내려줘요.]

현천록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장군묵이 말했다.

[세상은 짜증나는 곳이다. 네가 순조롭게 살아가려면 최소한 삼십년, 길면 백년은 지나야 할게다. 하하하하!]

현천록은 침울하게 말했다.

[나는 기쁘지 않아요.]

장군묵이 말했다.

[난 다른 형제들과는 생각이 다르다. 특히 보초님과는. 하찮은 인간들이 감히 우리를 집적거리는 건 질색이다. 너도 인간들이 감히 너를 범하지 못하게 해라. 우리는 인간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존재들이니까. 하하하하하!]

장군묵은 소녀를 돌아보며 콧방귀를 끼었다.

[! 하찮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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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놔요! 놓으란 말이에요!] 울부짖으며 집에서 끌려나오는 이진진. 건달1과 건달2가 이진진의 팔을 우악스럽게 잡고 끌고 나온다. 그 앞에서 정필이 걸어가고 나머지 두 명의 건달은 주변을 둘러보며 함께 걸어간다. 험상궂은 그놈들 표정 때문에 몰려든 빈민가 사람들 겁에 질려 아무도 나서지 못하고

이진진; [아버지! 아버지!] 울부짖으며 멀어지는 이진진

[이게 무슨 난리여?] [저놈들, 흑사회의 파락호들 같은데 왜 이씨네 집에 쳐들어온 건가?] [하여간 진진이가 큰일 났구먼. 저놈들에게 끌려가면 사창가로 팔려갈 게 뻔한데...] [빨리 진진이 엄마나 청풍이에게 연락해야하는 거 아닌가?] 빈민가 사람들 웅성대고. 하지만 아무도 나서서 뭔가를 하진 않고. 일부는 문이 부서진 청풍의 집 안을 기웃거리고. 집 안에는 이산하가 쓰러져 있다.

[...] 사람들 사이에 서있는 뺑덕어미같은 인상의 여자

서둘러 정필 일행이 간 곳으로 달려간다.

 

#86>

역시 해가 막 진 저녁 무렵. 금릉.

금릉의 번화가. 고급스러운 찻집

찻집 안에서는 남녀가 차를 마시고 있고

룸이 있는 복도. 여자 점원의 안내를 받아 오는 진삼낭. 진삼낭은 차림은 추레하지만 태도는 당당하다. 주변 눈치 보지 않고

점원; [이 방이에요.] 어느 방문 앞에 서서 진삼낭을 돌아보고

진삼낭; [수고했어요.] 말하며 동전 한 닢을 점원의 손에 쥐어주고

점원; [뭘 이런 걸...] 새침하던 얼굴이 환히 펴지고

진삼낭; [부를 때까지는 방해하지 말아주세요.]

점원; [그리하겠사옵니다.] [좋은 시간 보내세요.] 밝게 웃으며 왔던 길 돌아간다.

점원; (차림은 추레한데 예의는 바른 여자잖아. 수고비도 줄 줄 알고...) 동전을 보며 희희낙락하고. 그 뒤에서 그걸 보며 방문을 여는 진삼낭

[어서 와요 언니.] 방문을 열고 들어가는 진삼낭의 귀에 들리는 음성

여자1; [헤매지 않고 잘 찾아오셨네요.] 작은 룸. 두 여자가 다과를 앞에 두고 앉아있다. 여자12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하녀 차림의 여자. 다른 여자는 40대의 까칠한 인상의 여자인데 역시 하녀차림이다.

진삼낭; [오가면서 이 찻집을 몇 번 본적이 있었거든.] 두 여자의 맞은편에 앉고

여자1; [그랬구나.] [이쪽 언니는 황금전장에서 일하는 제남댁이에요.] 함께 앉아있는 여자2를 소개하고

진삼낭; [반가워요. 정희동생에게서 말씀 많이 들었어요.] 여자2에게 인사하고

여자2; [정희의 간곡한 부탁 때문에 마지못해 오기는 했지만...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아요.] 새침하고

여자2; [황금전장은 사업 성격상 보안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어요.] [그래서 내부 사정을 허락없이 누설했다가는 경을 칠 수가 있다구요.] 새침하게

진삼낭; [물론 그러리라 짐작하고 있었답니다.] ! 말하며 주머니를 하나 여자2 앞으로 밀어주고

여자2; [이게 뭔가요?] 눈 반짝. 알면서도 묻고

진삼낭; [얼마 안되지만 저의 성의예요.] [초면인데 어려운 부탁을 드려서 죄송해요.] 은근하게 돈주머니를 밀어주고

여자2; (묵직하네.) + [이러지 않아도 되는데...] 진삼낭이 밀어준 돈 주머니를 집어 들며 입이 귀에 걸리고

여자2; [그래서 날 통해서 알고 싶은 게 뭔가요?]

진삼낭; [제 아들이 어제부터 황금전장에서 일을 하기로 되어 있었어요.]

여자2; [그래요?] 놀라고

여자2; [우리 황금전장에서 일할 정도면 뭔가 대단한 재주가 있겠어요.]

진삼낭; [제 아들 이름은 이청풍인데 고기를 잘 다룬답니다.] [그래서 황금전장의 총주방장님께서 직접 영입하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여자2; [주방에서 일한다면 살림 담당인 나와는 마주칠 기회가 없었는데...] 난감한 표정을 짓고

진삼낭; [그래도 같은 황금전장에서 일하니까 제 아들 소식을 들을 기회가 있지 않겠어요?]

여자2; [그렇긴 하지만... 헌데 왜 아드님 소식을 제게 묻는 건가요?]

진삼낭; [아무래도 제 아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같아요.] [어제 이른 새벽에 나간 후 아직까지 집에 돌아오지 않고 있답니다. 물론 연락도 없구요.]

여자2; [그건 확실히 걱정이 될만한 상황이군요.]

여자2; [알았어요.] [황금전장으로 돌아가는 대로 아드님 소식을 알아보도록 할게요.] [주방에서 일한다고 했으니 소식을 듣는 건 어렵지 않을 거예요.]

진삼낭; [부탁드릴게요.] 굽신

진삼낭; [제 아들 소식을 알아내 주시기만 하면 또 사례를 드리겠어요.]

여자2; [걱정 마세요. 아드님이 어떻게 지내는지 알아내는 대로 정희 동생을 통해 연락을 드릴게요.] 살갑게 말하고.

 

찻집에서 나오는 세 여자.

굽신거리는 진삼낭. 대충 인사하며 다른 곳으로 가는 두 여자

진삼낭; (생긴 것처럼 욕심이 많은 여자다.) 희희낙락하며 멀어지는 두 여자를 보고

서로 보며 뭐라 말하면서 키득거리는 두 여자.

진삼낭; (돈 벌 욕심에서라도 청풍이의 소식을 알아내는데 최선을 다하겠지.) 멀어지는 두 여자 보며 생각하는데

[진진엄마!]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돌아보는 진삼낭

뺑덕어미; [여기 있었네! 만나서 다행이야!] 달려오는 뺑덕어미같은 여자. 숨이 턱에 찼다. 주변의 사람들 피하면서 눈 흘기고

진삼낭; (우리 옆집에 사는 여자...) + [홍이엄마! 여긴 웬일이에요?]

뺑덕어미; [무슨... 무슨 일이 있으면 이쪽 거리로 와서 찾아달라고 했잖아.] 헐떡이며 멈춰서고. 그러자

진삼낭; (설마!) + [참 그랬지요.] 불길한 예감

뺑덕어미; [큰일 났어. 이러고 있을 시간 없어!] 진삼낭의 손목을 잡아끌고 돌아가려 하고

진삼낭; [무슨... 무슨 일이 생긴 건가요?] 끌려가며 굳어지는 얼굴

뺑덕어미; [... 흑사회의 파락호들이 몰려와서 진진이를 끌고 갔어!]

[!] 눈 부릅뜨는 진삼낭

 

#87>

황금전장. 역시 저녁 무렵

감옥. 일반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는데 감옥 철문이 열려있다. 일반무사들 외에도 여자무사1이 동료 여자 무사 두명과 함께 서있다.

 

청풍이 갇혀있는 감방. 청풍이 바닥에 누워있다. 손목에는 수갑, 발목에는 족쇄가 채워진 채. 옆에 죽 같은 음식이 담긴 그릇이 있지만 손 대지 않은 모습이고

청풍; (아무리 생각해도 여길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

청풍; (몸이 만신창이인 것도 있지만...) 철컥! 수갑에 채워진 두 손을 움직여 보고

청풍; (손목과 발목에 채워진 수갑과 족쇄 때문에 어떤 시도도 해볼 수가 없다.) 철컥거리는 수갑. 수갑에는 열쇠 구멍이 있다.

청풍; (물론 수갑과 족쇄에서 풀려난다고 해도 이 뇌옥을 빠져나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겠지만...) 한숨. 그때

철컹! 감방의 철문이 열린다. 흠칫! 하며 돌아보는 청풍

간수1; [이 감방입니다.] 철문을 연 채 누군가에게 말하고. 그러자

벽소소; [냄새 때문에 코가 썩겠어.] ! 오만상 쓰며 철문 밖에 나타나는 벽소소. 아주 화려한 옷을 입었다.

청풍; (벽소소...) 내심 분노하지만 말없이 보고

벽소소; [어머나! 몰골이 말이 아니네.] [정의의 사도께서 어쩌다 이리 초라한 모습이 되셨을까?] 안으로 들어오진 않고 철문 밖에서 청풍을 놀리고

청풍; [용무가 뭐요?] 누운 채 고개만 돌려 보면서 묻고

벽소소; [그래. 나도 이 냄새나고 더러운 곳에 촌각도 있기 싫으니 용무만 말하고 갈게.]

벽소소; [아주 기쁜 소식이 있는데 네게 직접 전해주고 싶어서 찾아왔어.]

청풍; (저 방탕한 계집이 기쁜 소식이라고 하니 당연히 나쁜 소식이겠지.)

벽소소; [이청풍 네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여운 누이가 있다는 거 알고 있어.]

청풍; (설마!) 눈 치뜰 때

벽소소; [맞아! 이진진이란 바로 그년 신변에 문제가 생겼어. 나에게는 기쁜 그 소식을 전하려고 찾아온 거야?] 마녀처럼 웃고

청풍; [무슨 짓을 한 거냐?] 분노하며 벌떡 일어나고

청풍; [설마 네년 진진이를 건드린 거냐?] 철컹! 철컹! 이를 갈며 입구로 돌진하려 하지만 발목에 채워진 길지 않은 족쇄 때문에 빨리 움직이지 못한다. 게다가

간수1; [얌전히 있어라!] ! 감방 안으로 들어오며 발길질로 청풍의 명치 아래를 차고

콰당탕! 나뒹구는 청풍. 하지만

청풍; [말해라! 진진이에게 무슨 짓을 한 거냐?] 일어나려 바르작거리며 악을 쓰고

벽소소; [궁금해 하는데 알려주는 게 도리겠지?] 배시시 웃고

벽소소; [네 사랑스러운 누이동생은 사창가에 끌려갔어.] [어쩌면 지금쯤 사내놈들에게 몸을 팔고 있을지도 몰라.]

청풍; [!] 눈 부릅. 엄청난 충격을 받고

벽소소; [상상해보렴. 네 누이의 가련한 몸뚱이가 냄새나고 징그러운 털북숭이 사내들에게 깔려 바르작 거리는 모습을...]

청풍; [으아아아!] 철그럭! 철그럭! 악을 쓰며 입구로 기어가고. 하지만

벽소소; [문 닫아줘. 전하고 싶은 소식은 다 전했으니까.] 돌아서며 말하고

간수1; [예 아가씨!] 그그긍! 철문을 다시 닫고

청풍; [멈춰라 벽소소! 거기 서라!] 철컥! 철컥! 악을 쓰며 기어가지만

! 닫히는 철문

청풍; [이 문 열어! 이 문 열란 말이다!] ! ! 악을 쓰며 철문을 수갑 채워진 손으로 때리며 악을 쓰고. 하지만

벽소소; [호호호! 감히 내게 불경한 대가다.] [네놈은 두 번 다시 해를 보지 못할 것이다.] 마녀처럼 웃으며 복도를 걸어간다. 간수1이 돌아보며 따라가고. ! ! 그 뒤에서 청풍이 철문을 수갑으로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고

 

다시 감방 내부. [으아아아!] ! ! 수갑 찬 손으로 철문을 마구 두드리는 청풍

청풍; [진진이는 안된다!] [진진이를 해꼬지 하지 마라!] 피눈물을 흘리며 울부짖지만 대답은 없고. 그러다가

청풍; [크으...] 철무 앞 바닥에 이마를 박으며 오열하고

청풍; [미안하다 진진아! 이 어리석고 무능한 오빠를 용서해라.] 이를 갈며 울고

<반드시... 죽어 귀신이 되어서라도 복수하고 말겠다.> 으아아아! 악을 쓰며 울부짖은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88>

다시 빈민가. 이제 해가 져서 날이 어두워지려하고.

청풍의 집 앞. 빈민가 사람들이 모여서 웅성거리고 있고

그러다가 흠칫 하며 돌아보는 빈민가 사람들

그곳으로 사슴처럼 달려오는 진삼낭. 그 뒤쪽으로 상당히 떨어져서 뺑덕어미가 따라오고

[진진이 엄마가 왔다.] [빨리 와봐요 진진이 엄마!] [큰일 났어요.] 사람들 외치고

진삼낭; [여보!] 그 사람들 헤치고 안으로 뛰어 들어가고

집안. 난장판이 된 그곳에서 이산하가 망연자실하여 주저앉아있다.

진삼낭; [진진이... 진진이를 끌고 간 게 어떤 놈들이에요?] 이산하의 멱살을 잡고

이산하; [... 여보...] 넋이 나간 표정이고

진삼낭; [말해요! 어떤 놈들이냐구요?] 이를 갈고

이산하; [... 단지회의 인간들이었네.] 비통한 표정으로

진삼낭; [단지회라면... 대경도장의 인간들이 무슨 명목으로 진진이를 끌고 간 건가요?] 눈 부릅

이산하; [청풍이가 오백냥은 갚았지만 이자를 안 갚았다며...] 끄윽! 말을 잇지 못하고 오열하고

진삼낭; [죽일...] 치를 떨고

이산하; [미안하오. ... 다 내 잘못으로 벌어진 일이오.] 고개 떨구며 울고

진삼낭; [닥쳐요!] ! 남편을 패대기치고. 나뒹구는 이산하

진삼낭; [울고 있을 시간이 어디 있어요? 이러고 있을 동안 진진이가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는데...] 이를 갈며 한쪽 바닥으로 가고. 이어

! 발로 그 부분을 강하게 밟고. 그러자

콰직! 바닥이 부서지며 일부가 일어나고

콰직! 손으로 일어난 부분을 잡아 뜯는 진삼낭. 무릎 꿇은 채

! 그러자 드러나는 바닥 아래의 공간. 두 자루의 그리 길지 않고 휘어진 칼과 상당히 큰 칼이 그곳에 숨겨져 있다.

두 자루의 휘어진 칼을 집어 들어서 양쪽 허리띠에 꽂는 진삼낭

[칼이야!] [방바닥에 칼을 숨기고 있었어.] 밖에서 보던 사람들 놀라고

진삼낭; [받아요!] ! ! 큰 칼을 이산하의 앞쪽 바닥에 던지고

진삼낭; [당신이 표사(鏢士) 생활할 때 쓰던 칼이에요.] 일어나고. 손을 품속에 넣고

이산하; [대경... 대경도장에 쳐들어갈 거요?] 올려다보고

진삼낭; [이걸로 마차를 한 대 구해서 대경도장 뒤쪽 골목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철걱! 묵직한 돈주머니를 한 개 이산하 앞에 던지고

이산하; [... 하지만 우리 힘으로 단지회 놈들 손에서 어떻게 진징이를...] + 진삼낭; [날 봐요!] 몸을 숙여서 이산하의 어깨를 잡고

진삼낭; [십팔 년 전 당신은 나와 청풍이를 구하기 위해서 무림의 일류고수들과도 감연히 맞섰던 용자예요.]

진삼낭; [게다가 몸은 비록 옛날 같지 않다고 해도 지금의 당신은 딸을 지켜야만 하는 아버지잖아요.]

[!] 무언가 깨닫는 표정이 되는 이산하

진삼낭; [죽을 때 죽더라도 후회를 남기지 않고 죽어야 하지 않겠어요?] 이산하의 어깨에서 손을 떼며 몸을 일으키는 진삼낭

진삼낭; [늦지 않게 마차를 구해서 대기하도록 하세요.] 뛰듯이 집 입구로 가고. 마을 사람들 급히 좌우로 비키고

곧 집을 등지고 달려가는 진삼낭

[... 저게 진짜 진삼낭 맞아?] [말보다도 빠르게 달리잖아!] [설마 진진이 엄마가 무공을 익힌 무림인이었던 건가?] 사람들 놀라며 보는 사이에 진삼낭을 멀어지고

진삼낭; (기다리고 있어라 진진아!) 휘익! 이를 악물며 달려가고

진삼낭; (엄마가 반드시 구해줄 테니...) 달려가는 진삼낭

다시 청풍의 집. 마을 사람들 흩어지고 있고

혼자 방에 주저앉아있는 이산하. 이산하 앞에는 칼과 돈 주머니가 놓여있다.

이산하의 뇌리에 떠오르는 진삼낭의 말

 

진삼낭; [십팔 년 전 당신은 나와 청풍이를 구하기 위해서 무림의 일류고수들과도 감연히 맞섰던 용자예요.]

진삼낭; [게다가 몸은 비록 옛날 같지 않다고 해도 지금의 당신은 딸을 지켜야만 하는 아버지잖아요.]

회상 끝

 

이산하; [그렇지. 나는... 진진이의 아버지지.] 웃으며 칼을 잡고

이산하; [내 귀여운 딸... 진진이가 위험에 처했는데 이렇게 주저앉아있을 수는 없다.] 칼을 허리띠에 끼우고. 이어

돈 주머니를 집어들고 바닥에 구르는 지팡이도 집어들고

이산하; [진진이 엄마 말 대로 죽을 때 죽더라도 후회는 남기지 말고 죽어야겠지.] 지팡이를 짚고 절룩거리며 입구고 간다.

 

#89>

황금전장. 이제 여기저기 불이 밝혀지고 있다.

황금전장의 후원. 인적이 없는 조용한 곳. 그곳으로 오는 일단의 여자들. 등을 든 두 명의 하녀가 앞장서서 길을 밝히고. 그 뒤를 벽초천의 후처 온유향과 벽옥령이 따라오고. 소복을 입은 두 모녀 뒤에는 천으로 덮인 쟁반을 든 두 명의 나이 든 하녀가 따라온다. 쟁반에 얹혀진 것은 술이 든 주전자와 술잔과 제사 음식들인데 천으로 덮여있다.

벽옥령; [... 여긴 사당(祠堂)으로 가는 길 아니야 엄마?] 좀 겁을 먹은 표정으로 온유향의 소매를 잡고

온유향; [그렇단다.] [이 앞쪽에 우리 벽씨가문의 영령들을 모신 사당이 있단다.]

벽옥령; [이 밤중에 사당에는 왜 가는 거야?] [오늘이 조상님들 중 어느 분의 제삿날이야?] 겁에 질려서

온유향; [맞아. 옥령이에게는 가까우면서 먼 어떤 분이 돌아가신 날이란다.] 미소 짓고

벽옥령; [옥령이에게 가까우면서도 먼 분?] [그런 분이 있었나?] 갸웃하고. 그러다가

벽옥령; [엄마!] 놀라 앞을 가리키고

일행의 앞쪽 사당 건물이 있다. 좀 음산한 분위기. 주변에는 당연히 인적도 없고. 사당 뒤는 높은 담장. 헌데 사당 안에서 흐릿한 불빛이 흘러나온다.

하녀들도 겁을 먹고. 하지만

온유향; [어머나...] 입을 조금 가리며 웃고

온유향; [고인께서 기뻐하시겠네.] 웃으며 사당으로 다가가고

벽옥령; (고인께서 기뻐하시겠다고?) (누가 먼저 와서 분향(焚香)을 하고 있기에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걸까?) 온유향 뒤로 숨 듯이 서서 따라가고. 그러다가

[!] 놀라는 벽옥령. 문이 열린 사당. 그 사당 안 제단에 촛불이 두 개 켜져 있고. 어떤 사내가 제단 앞에 무릎을 꿇고 있다. 벽세황이다.

벽옥령; [오빠! 오빠잖아!] 안도하며 사당으로 달려가고

제단 앞에 무릎 꿇고 있다가 돌아보는 벽세황

벽옥령; [오빠! 여기서 뭐해?] 쪼르르 달려오고. 그 뒤에 온유향이 하녀들과 함께 다가오고 있고

벽세황; [옥령이 너야말로 이 밤에 여긴 웬일이냐?] 일어나고

벽옥령; [옥령이야 뭐 엄마 따라왔지.] 문간에 서서 말하며 뒤를 돌아보고

온유향; [큰 애야. 네가 먼저 와있었구나.] 사당으로 들어오고

벽세황; [어머니...] 옆으로 물러나며 허리 숙이고

온유향; [언니가 기뻐하시겠구나. 아들이 기일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어서...] 제단을 보고. 제단에는 위패가 세워져 있는데 <先妣 劉氏神位> 라는 글이 적혀있다.

벽세황; [마침 어머니 기일이기도 하고...] [무림맹으로 떠나면 한동안 들르지 못할 것 같아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온유향; [잘 했다. 고인께서도 아들이 올리는 분향만큼 기꺼우실 게 없을 게다.] 말하며 하녀들에게 손짓하고

하녀들이 제단에 음식과 술상을 차리기 시작하고. 벽세황은 옆으로 물러나 두 손 앞으로 모은 채 보고 있고

벽옥령; (내게 가깝고도 먼 분...) (바로 세황오빠와 소소언니를 낳으신 큰 어머니의 기일이었어.) 문간에 서서 그걸 보며 생각하고.

벽옥령; (큰어머니가 소소언니를 낳다가 난산으로 돌아가신 후 아버지가 새로 맞아들인 부인이 어머니였지.) 제사상 앞에 무릎을 꿇는 온유향을 보며 생각하고. 음식을 차린 하녀들은 옆으로 물러섰고. 벽세황은 하녀들 중 한명으로부터 술이 든 주전자를 건네받았다.

무릎을 꿇은 채 두 손으로 쥔 술잔을 옆으로 내미는 온유향. 역시 무릎을 꿇고 그 술잔에 술을 따라주는 벽세황.

술잔을 들고 몸을 일으켜 술잔을 향로 위에 몇 번 돌리는 온유향. 벽세황은 술 주전자를 제사상 옆에 내려놓고 일어서고

술잔을 제사상 위에 올리는 온유향. 벽세황은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채 보고 있고

온유향; (미안해요 언니.) 한숨 쉬며 합장하고

온유향; (제가 새 엄마 노릇을 잘못 한 탓인지 소소가 자라면서 엇나가버렸답니다.) 눈 감고 합장한 채 생각하고

온유향; (하지만 너무 걱정하진 마세요.)

온유향; (동생이 어떻게든 소소를 잘 타일러서 부덕(婦德)을 지키게 할 테니까요.) 고개 숙이며 기원하는 온유향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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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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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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