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룡강의 작업실/마고천장(魔高千丈)'에 해당되는 글 10건

  1. 09:54:03 [마고천장] 10화
  2. 2024.05.04 [마고천장] 9화 1
  3. 2024.05.03 [마고천장] 8화 1
  4. 2024.05.02 [마고천장] 7화 2
  5. 2024.05.01 [마고천장] 6화 3
  6. 2024.04.30 [마고천장] 5화 1
  7. 2024.04.29 [마고천장] 4화 1
  8. 2024.04.28 [마고천장] 3화 1
  9. 2024.04.26 [마고천장] 2화 2
  10. 2024.04.25 [마고천장] 1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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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따각! 따각! 인적이 없는 산길을 가는 두 대의 마차. 사람이 타는 마차다. 문과 창문은 닫혀있고. 무제궁의 무사들이 마차를 몰고 있다. 호위하는 무사들은 없다. 천천히 가는 마차들의 지붕에는 <武>라 적힌 깃발이 꽂혀있다. 물론 무제궁의 상징이다.

두 번째 마차. 역시 문과 창문이 굳게 닫혀있고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었어.] 촤락! 상자 안에 든 돈을 쥐었다가 떨구는 누군가의 손. 털이 북실하고 큼직하다.

죄수1; [천마성의 뇌옥에서 일 년 넘게 썩긴 했지만 그 대가로 평생 놀고먹어도 충분한 보상금을 챙겼으니까 말이야.] 촤라! 은자와 동전을 상자에 덜구며 좋아하는 덩치 크고 미련해 보이는 사내. 바로 #46>에 나왔던 죄수들 중 한 놈이다. 마차 안에는 #46>의 죄수들 세 놈이 타고 있는데 각기 하나씩 돈이 든 궤짝을 바닥에 놓고 있다. 상당히 큰 돈 궤짝 안에는 은자와 동전, 지폐등이 가득 들어있다. 얍삽한 인상인 죄수2도 좋아라 하지만 음침한 인상인 죄수3은 뭔가 불만스러운 표정

죄수2; [오는 동안 대충 세어봤는데 거의 일만 냥 가까이 되더라고...] 자기 가랑이 사이의 돈 궤짝의 돈을 세어 보면서 좋아하고

죄수1; [확실히 무제궁은 통이 커.] [뇌옥에 갇혀있었던 사람이 수십 명인데 위로금으로 일만 냥씩이나 턱 안기기도 하고...] 연신 돈을 만지며 좋아하고

죄수3; [통이 크긴 개뿔...] 돈을 세면서 코웃음을 치는 세 번째 놈. 죄수1과 2가 돌아보고

죄수3; [이번에 천마성을 무너트리면서 무제궁이 얼마나 챙겼을 것 같은가?]

죄수1;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어마어마하게 챙겼겠지?] + 죄수2; [천마성이 육십 년 넘게 마도 무림을 지배해온 걸 생각하면 상상을 초월하는 재산을 축적해뒀을 거야.] 깨닫고 침 꿀꺽

죄수3; [내가 이쪽 방면에 좀 관심이 있어서 아는데...] [천마성의 수입은 매년 일억 냥 가까이 된다고 하네.] 마부들이 들을까봐 목소리 낮춰서 속삭이고

[일... 일억 냥!] [헉! 그 정도란 말인가? 내가 듣기로 황실의 일 년 수입이 대략 이억 냥 언저리라던데...] 죄수1, 2 경악

죄수1; [일... 일개 강호 무림의 세력의 수입이 중원 대륙 전체의 주인인 황실의 절반이라니... 믿기지 않는구만.] 침 꿀꺽

죄수3; [내 분석을 들어보면 자네들도 수긍이 갈 거야.] [천마성의 수입원은 크게 두 가지인데...]

죄수3; [그 중 첫째가 천마성에 충성하는 문파들의 상납금!]

죄수1; [자신들이 천마성 소속임을 내세우면 다른 문파들이 시비를 못 거니까 천마성에 상납금을 바치는 문파들이 많긴 하지.] 끄덕

죄수3; [천마성에 적을 둔 문파는 대략 삼백여개며 한 문파가 해마다 바치는 상납금이 대략 십만냥 쯤이라고 하더군.]

죄수2; [그... 그것만으로도 무려 삼천만 냥의 수입이 생기는군.] 침 꿀꺽! 삼키고

죄수3; [두 번째가 주 수입원인데...] [천마성은 육십여 년동안 꾸준히 땅과 사업체를 사들여왔어.]

죄수2; [그 얘긴 나도 들었네.]

죄수2; [천마성은 비옥하기 이를 데 없는 호남(湖南)과 호북(湖北)에 땅을 사 모았으며...] [당대에 이르러서는 호남, 호북의 비옥한 농지(農地)중 삼할 이상이 천마성 소유라지?]

죄수3; [땅 뿐만 아니라 천마성에서 운영하는 각종 사업체가 천개가 넘어.]

죄수1; [직접 운영하는 사업체가 천개가 넘는다고?] 눈이 휘둥그레지고

죄수3; [그것도 구멍가게 수준의 작은 업체들이 아니라 종업원을 최소 백 명 이상씩 둔 거대한 사업체들만 운영하고 있다고 하네.]

죄수1; [정... 정말 어마어마하구만.]

죄수3; [엄청난 규모의 토지에서 거두는 소출과 함께 천개가 넘는 사업체에서 벌어들이는 소득이 못 잡아도 칠천만냥은 된다더군.]

죄수1; [천마성이 실체를 알고 보면 정말 무시무시한 세력이었구만.] 침 꼴깍

죄수3; [물론 매년 벌어들이는 일억 냥 가량의 수입이 고스란히 누적되지는 않네.]

죄수2; [딸린 식구들이 많아서 쓸 데도 많겠지.]

죄수3; [방대한 조직을 관리하고 투자도 하고 그러다보면 아마 전체 수입의 일할도 채 축적하기 어려울 걸세.]

죄수1; [일할이라 해도 천만 냥... 그렇게 육십년을 쌓아왔다면...] 흥분. 침 꼴깍

죄수2; [아무리 적게 잡아도 억 단위의 재물이 천마성에 쌓여있었겠군.]

죄수3; [그렇게 엄청난 재물을 챙겼으면서 죽을 고생을 한 우리들에게 겨우 일만 냥 정도를 위로금으로 준 걸세.] 코웃음

죄수3; [이제 내가 무제궁이 통 크다고 한 자네 말을 비웃은 이유를 알겠지?] 죄수1을 보고

죄수1; [듣고 보니 억울하구만.] 이를 부득 갈고

죄수1; [재주는 누가 부리고 돈은 누가 번다더니...] [천마성의 횡포에 맞서다가 죽을 고생을 한 우리들을 겨우 일만냥으로 입막음 하려 들다니...] 분통을 터트리고

죄수2; [복장은 터지지만 어쩌겠나?]

죄수2; [이제 무림은 무제궁의 손아귀에 들어갔는데 주는 대로 받고 떨어지는 수밖에...] + [크악!] [컥!] 갑자기 비명이 들린다.

[비... 비명!] [헉!] 죄수들 기겁하고. 직후

히히힝! 드드드! 말 울음소리와 함께 마차가 급정거하고.

[헉!] [힉!] 콰당탕! 그 바람에 나뒹굴면서 돈 궤짝들을 치는 바람에

촤락! 와르르! 마차 바닥으로 돈들이 확 흩어지고

[무슨 일이오?] [마차를 어떻게 모는 거요?] 덜컥! 엉금엉금 일어나며 마차 문을 여는 죄수들. 직후

쿵! 마차 밖의 광경. 마차를 몰던 마부들이 피를 흘리며 바닥에 나뒹굴고 있고. 마차 주위에는 복면을 쓴 자들 십여 명이 서있다. 두 놈은 두 대의 마차를 끌던 말들의 고삐를 잡고 있고. 다른 놈들은 앞쪽 마차에서 죄수들을 끌어내고 있다. 죄수 둘이 이미 바닥에 끌려나와 무릎 꿇은 채 떨고 있고. 마지막 한명이 복면인에게 멱살을 잡혀서 끌려나오는 중이다. 그리고 죄수1, 2, 3이 타고 있는 두 번째 마차로도 복면인들이 다가온다. 살벌하고. 이 모든 일의 지휘자는 신행태보 종선이다. 신행태보는 <건곤일척>과 <투천환일>에 나왔던 바로 그자. 이 작품에서는 혈교 소속으로 위진천의 심복이다. 자주 나올 조연. 팔짱을 끼고 있다

[헉!] [네... 네놈들 누구냐?] 죄수1, 2이 기겁하면서도 외치지만

쩍! 서걱! 다짜고짜 칼을 휘두르는 복면인들. 죄수1과 2의 코와 귀가 잘린다.

[크악!] [내... 내 코...] 비명 지르는 죄수1과 2. 죄수1의 코가 베어졌고 죄수2는 귀가 하나 잘렸다. 반면 죄수3은 재빨리 뒤로 주저앉아 피하며 사색이 되고

[이 자리에서 죽고 싶으면 반항해도 좋다.] [어차피 네놈들은 곧 뒈질 운명이니까.] 살벌하게 눈을 번득이며 칼을 겨누는 복면인들. 코와 귀가 잘린 죄수1, 2는 공포에 질려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죄수3; (지랄...) 팟! 반대쪽 마차 문으로 쇄도하고

콰창! 반대쪽 문을 박살내며 날아나가는 죄수3. 하지만

피식! 웃는 신행태보. 팔짱을 끼고 있고

스팟! 그 자리에서 사라지는 신행태보

죄수3; [큿!] 콰당탕! 마차 밖으로 날아 나와 숲속으로 나뒹굴고.

죄수3; (오랫동안 단전이 막혀있어서 내공을 제대로 쓸 수가 없다.) 팟! 이를 악물면서도 다시 벌떡 일어나려 하고. 하지만 그 직후

[!] 눈 부릅뜨는 죄수3. 쿵! 어느 사이에 죄수3의 앞쪽에 나타난 신행태보가 한 발을 쳐들고 있다. 팔짱을 낀 채

죄수3; (어... 어느 틈에...) 팟! 기겁하며 피하려 하지만

쾅! 그대로 죄수3의 머리통을 밞아서 바닥에 처박는 신행태보

바르르! 얼굴이 바닥에 박힌 채 파르르 떠는 신행태보

신행태보; [감히 나 신행태보(神行太保) 종선(宗線) 앞에서 달아날 생각을 해?] [어림 반품어치도 없는 개수작이지!] 콰직! 발로 죄수3의 뒤통수를 비비 돌려 문지르며 웃고

<신... 신행태보 종선!> <저자가 바로 경신술로는 천하를 통틀어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는 신행태보..!> 복면인들에 의해 마차에서 끌려나오며 돌아보면서 공포에 질리는 죄수1과 2.

다른 마차의 죄수들도 모두 끌려나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고

죄수1; [종... 종대협! 우린 종대협과 척을 진 일도 없는데 어찌 이런 독수를 쓰시는 거요?] 무릎 꿇은 채로 귀가 잘려진 상처를 누르며 외치고. 그러자

신행태보; [곧 죽을 놈들이니 숨길 것도 없겠지.] 죄수3의 머리를 한 발로 밟은 채

신행태보; [나 종선은 사실 혈교의 제자다.]

<혈... 혈교!> 경악과 전율에 휩싸이는 죄수들

 

<-혈교(血敎)! 무림 역사상 최강자들로 꼽히는 삼황(三皇)중 혈왕(血王)이 세운 문파로 광신적인 종교집단이기도 하다.> 사이비 종교 집단의 집회같은 분위기. 음침한 신전에서 <아랑힐월> <건곤일척>등 다른 작품에 나온 혈왕 캐릭터의 노인이 마귀처럼 웃는 모습. 그 앞에서 핏빛의 옷을 입은 사람들이 엎드려 절하고 있고

<무공뿐 아니라 각가지 사악한 술법을 구사하여 세상을 공포로 몰아넣어온 혈교는 그러나 삼십여 년 전 궤멸적인 타격을 입고 세상에서 사라졌었다.> 깊은 계곡 끝에 자리한 음침한 분위기의 성채가 공격당하고 있다. 검은 옷과 흰옷을 입은 천마성과 무제궁의 고수들이 공격하고 있고. 지휘자는 젊은 시절의 사자천마다. 당시 사자천마의 나이는 십대 후반이다. 청풍과 비슷한 분위기.

<혈교의 만행을 보다 못한 천마성과 무제궁이 일시 휴전을 하고는 함께 혈교를 공격했던 것이다.>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에 서서 위 장면을 내려다보는 두 사람. 중년인 시절의 칠지마제와 얼굴이 거뭇하고 사나워 보이는 노인이다. 노인은 천마성의 전대 성주 철면천마다. 당시 칠지무제는 손가락이 모두 있었다.

<결국 혈교의 교주 십면혈신(十面血神) 용극(龍極)은 천마성의 당시 성주 철면천마(鐵面天魔) 이무벽(李無壁)에게 패사했고 혈교는 철저하게 절멸을 당했었다.> 음침한 신전 내부. 수많은 시체가 널려 있는데 다른 작품의 십면혈신 용린 캐릭터의 노인이 철면마제에게 죽는다. 철면마제의 밟게 빛나는 손이 십면혈신의 가슴을 으스러트리고 있다.

<후환을 없이하기 위해 천마성과 무제성은 혈왕의 후손들인 용씨(龍氏)는 갓난아이에게조차 가차없이 살수를 썼었다. 그 살겁이 어찌나 철저했는지 혈교의 용씨일족 중 생존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불타는 음침한 성채 앞에서 남녀노소가 천마성과 무제궁의 무사들에게 죽는다. 애원하는 여자나 아이들도 가차없이 죽이는 무사들. 그걸 칠지무제가 보고 있다.

 

죄수1; (혈... 혈교가 다시 세상에 나타나다니...) 공포에 질리는 죄수1

죄수2; (지난 삼십여 년간 혈교는 흔적조차 보이지 않아서 완전히 명맥이 끊긴 것으로 믿어지고 있었는데...) 역시 덜덜 떨고.

신행태보; [오랜 세월 암약해온 본교가 어째서 네놈들같은 버러지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는지 궁금하겠지?] 죄수1과 죄수2에게 다가오며 음산하게 웃고. 그자의 뒤에서는 복면인 둘이 죄수3의 팔을 좌우에서 잡아 일으키고 있다. 죄수3의 얼굴은 뭉개져서 형태를 잃어버렸다. 피투성이가 된 채

죄수1; [그... 그렇소.] + 죄수2; [우리... 우리같은 인생들을 왜 굳이 해치려는 것이오?] 겁에 질리고

신행태보; [그것은 네놈들이 이틀 전, 절대 지으면 안되는 죄를 지었기 때문이다.] 살벌한 표정으로 멈춰서며 죄수1과 죄수2를 내려다보고

죄수1; [이틀 전이라면 우리가 아직 천마성의 뇌옥에 갇혀있었을 때인데...] 어리둥절 하지만

죄수2; [뇌옥에 갇혀있던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 [!] 말하다가 깨닫고. 이놈이 좀 더 머리가 좋다

<맙소사!> 경악하는 죄수1과 죄수2. 그런 그자들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자신들이 위상영을 윤간하던 장면이다.

죄수1; [설마... 설마 우리가 욕보인 천마성 내총관 냉서시 위상영이...] 덜덜

신행태보; [그분이 바로 본교 교주님의 하나뿐인 누이동생이시다.] 이를 갈고

[히익!] [그... 그런...] 전율. 공포에 질리는 죄수1과 죄수2

신행태보; [감히 고귀한 혈왕님의 후손을 능욕했으니 곱게 죽이진 않을 것이다.] 살벌하고 음침하게

죄수1, 죄수2; [살... 살려주시오!] [우... 우린 냉서시가 설마 혈교의 귀인인 줄 꿈에도 몰랐소.] 무릎 꿇고 애원하고. 하지만

신행태보; [네놈들을 죽이고 살리는 것은 교주님의 권한이다.] 피핏! 핑! 손가락을 튕기고

[컥!] [큭!] 퍽! 푸식! 신행태보가 날린 지풍이 죄수1과 죄수2의 가슴을 찍고. 지풍에 맞아 퍼덕이는 두 놈

털썩! 퍼억! 나뒹구는 두 놈. 그자들에게 복면인들이 다가오고

신행태보; [기대해도 좋다. 네놈들은 혈왕공주(血王公主)님을 겁탈한 대가로 가장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게 될 테니...] 복면인들이 죄수1과 죄수2의 팔을 잡아 일으키는 것을 보며 웃고.

죄수1; [제발... 제발 용서해주시오.] 두 명의 복면인에게 양팔이 잡혀서 애원하지만

신행태보; [놈들을 늑대굴로 데리고 가라.]

<늑... 늑대굴!> 공포에 질리는 죄수1과 죄수2

[존명!] 대답하는 복면인들

휘익! 휙! 날아오르는 여섯 명의 복면인. 죄수1, 죄수2. 죄수3의 팔을 하나씩 잡고 날아오른다

멀어지는 여섯 명의 복면인들. 그걸 보는 신행태보. 나머지 복면인들은 마차 안을 수색하거나 말을 마차에서 떼내고 있다. 기름을 뿌리는 자도 있고.

신행태보; (그럭저럭 끝이 나는 것 같군.) 생각. 그때

[당주(堂主)님!] 휘익! 날아 내리는 복면인 한명. 돌아보는 신행태보

복면인; [보고 드립니다.] 내려서며 포권하고

복면인; [천마성의 뇌옥에 갇혀있던 자들의 거의 대부분을 포획하여 늑대굴로 보냈습니다.]

신행태보; [대부분?] 찡그리고

복면인; [마지막 한 놈이 남았는데...] [소교주님이나 당주님의 지시가 필요하여 감시만 하고 있습니다.] 눈치 보며

신행태보; [그자가 누구냐?]

복면인; [신장궁의 소궁주 철수무정 벽세황입니다.] 눈치 보며 말하고

신행태보; [벽세황이라...] 생각

복면인; [먼저 사로잡힌 자들이 자백한 바에 의하면 벽세황은 당시 혼수상태에 빠져 있어 공주님을 유린하는 만행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복면인; [게다가 다른 자들과 달리 벽세황이 타고 가는 마차는 무제궁의 고수들이 경호를 하고 있습니다.] 눈치 보며

복면인; [만에 하나 벽세황이 타고 가는 마차를 습격했다가 그자들 중 하나를 놓치기라도 하면 본교의 존재가 들어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신행태보; [공주님께 죄를 짓지 않은 자라면 굳이 타초경사(打草驚蛇)의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잡아들일 이유는 없겠지.] 끄덕

신행태보; [소교주님께는 내가 보고드릴 테니 벽가놈은 포획 대상에서 제외해라.]

복면인; [존명!] 포권

휘익! 다시 날아가는 복면인

신행태보; [세상은 꿈에도 모르고 있을 것이다.] [천마성을 무너트린 것이 사실은 무제궁이 아니고 우리 혈교라는 사실을...] 흐흐흐! 멀어지는 복면인을 보며 웃고. 그 뒤에서는 마차에서 돈 궤짝을 꺼내 한쪽에 쌓는 복면인들과 마차에 횃불로 불을 지르려는 복면인들이 보인다.

기름을 뿌린 마차에 횃불을 던지는 복면인들

화악! 확! 불길이 치솟고. 히히힝! 놀란 말들이 펄떡이고. 복면인들이 그런 말들의 고삐를 조인다

신행태보; [머잖아 무림의 인간들은 알게 될 것이다.] 불타는 마차를 돌아보고

신행태보; [삼십여 년 간 폭발을 기다려온 우리 혈교의 가공할 복수의 불길이 제놈들을 집어삼키며 태운다는 것을...] 흐흐흐! 불타는 마차를 보며 웃는 신행태보

 

#60>

<-신장궁(神匠宮)> 낮. 먹장구름. 음침한 날씨. 연기를 뿜어내는 화산을 등지고 공장 분위기의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연기를 뿜어내는 굴뚝들도 많고. <투천환일>에 나온 신장궁 모습을 그대로 써도 됨

신장궁의 정면 모습. 사람들과 우마차들이 드나들고 있고, 무사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드나드는 사람들 감시하고 있고. 그러다가

무언가를 발견하는 무사 한명. 흠칫! 하며 앞을 보고

동료를 팔꿈치로 툭 치면서 앞쪽을 턱으로 가리키는 그자. 흠칫! 하며 돌아보는 동료 무사

두 필의 말이 끄는 마차가 다가온다. 마부석에는 무제궁의 무사 두 명이 타고 있고. 천마성에서 벽세황(청풍)을 태우고 온 그 마차다. 마차의 창문은 닫혀 있어서 안에 누가 탔는지 안 보이고. 마차 뒤로는 두 명의 무제궁 무사가 말을 타고 따라오고. 물론 그중 한명은 백귀의 제자인 신소심. 마차의 지붕에는 <武>라 적힌 깃발이 꽂혀있다.

<武>라 적힌 깃발 크로즈 업

무사들; [무제궁의 상징인 무자번(武字幡)!] [사흘 전 천마성을 출발한 그분이 도착하셨다.] 흥분하는 무사들. 드나들던 사람들은 그런 신장궁 무사들을 어리둥절하며 보고

신소심; (다 왔군.) 눈 번뜩이며 앞을 보고

신소심; (저기가 각종 병장기와 기물을 만들어내는 재주로는 천하제일이라는 신장궁...) 다가오는 신장궁을 보고

신소심; (좀 서두른 덕분에 천마성에서 사흘만에 도착했다.)

신소심; (불과 사흘 거리지만 벽세황과 그의 가족들에게는 이승과 저승 정도로 멀게 느껴졌었겠지.) 자신들을 발견하고 우왕좌왕하는 신장궁 입구의 무사들 보며 생각하고

무사1; [무제궁이 전서구로 연락해온 대로 소궁주님께서 도착했네.] [빨리 궁주님과 작은 마님께 보고 드려.] 다가오는 마차를 보며 흥분하고

무사2; [그럼세.] 급히 돌아서서 신장궁 안쪽으로 달려 들어가고

따각! 따각! 나머지 무사들이 주시하는 사이에 무제궁 무사들이 끄는 마차가 다가오고

마부석의 무제궁 무사 한 명이 영패를 하나 들어 보인다.

<帝>자가 적힌 영패 크로즈 업. 그러자.

포권하며 말없이 좌우로 물러서서 길을 열어주는 신장궁의 무사들.

신장궁 정문을 통과하는 그 마차. 신장궁 무사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자기들 앞을 지나는 마차를 보고

[소궁주님께서 무려 일 년 만에 집에 돌아오셨군.] [우리 신장궁의 열조들께서 보우하신 덕분이지.] [천마성의 뇌옥은 악명 높아서 일단 갇히면 송장이 되어야 나올 수 있다고 할 정도니...] 마차와 두필의 말이 자신들 앞을 지나 정문 안쪽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며 무사들이 낮은 목소리로 대화.

마차가 들어서자. 오가던 신장궁 사람들 걸음 멈추고 고개 숙여 절하고. 여자들은 울면서 고개 조아리고. 무릎 꿇고 앉아 절하는 여자들도 있고

[궁주님과 큰 마님은 지옥에서 부처를 만난 것처럼 기뻐하실 테지.] [당연하지!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체념한 외아들이 살아 돌아오셨으니...] 정문쪽의 무사들 마차의 뒷모습 보며 수군

[아무리 그래도 작은 마님의 기쁨에 비할 바가 있겠는가?] 다른 무사가 끼어들고

[하긴...] [청상과부가 될 것을 각오하셨던 작은 마님보다 소궁주님의 생환이 기쁜 사람은 없겠지.] 정문 안쪽으로 멀어지는 마차를 보며 말하는 무사들

 

#61>

신장궁의 깊은 곳에 자리한 마당.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인 그곳에 여러 명의 사람들이 나와서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다.

사람들 중앙 앞쪽에는 한 쌍의 남녀가 나란히 서있다. 대장장이처럼 보이는 구부정한 노인과 좀 기승스러워 보이고 풍만한 몸매의 중년부인. 노인은 신장궁의 궁주인 귀수신장 벽치릉이다. 귀수신장은 <투천환일>에 나온 신장궁 전대 궁주 귀수신장 벽치릉 캐릭터. 30대 후반쯤인 중년부인은 벽치릉의 후처인 황보경. 황보경은 <건곤일척 자료집 제19페이지>에 나온 황보경과 동일 캐릭터. 황보경은 전처소생인 벽세황과 패륜을 저질러온 탕녀다.

두 부부 뒤에는 벽세황의 처인 화룡부인 뇌옥경이 어린 딸의 손을 잡고 서있다. 뇌옥경은 복잡한 표정이다. 그런 뇌옥경의 손을 잡고 있는 소녀의 이름은 벽초아. <투천환일>에 나온 벽세준-뇌옥경의 딸 벽진봉 캐릭터. 한 손으로 인형을 안고 있다. 지금 나이는 4살.

귀수신장 부부와 뇌옥경 모녀 등 네 사람 주변으로 남녀노소가 십여 명 서있다. 신장궁 벽씨 일족의 식솔들이다. 젊은 무사들도 몇 명 서서 마당 입구를 보고 있고

따각! 따각! 월동문을 통해 마당으로 들어서는 벽세황(청풍)을 태운 마차. 신소심과 다른 무제궁 무사도 말을 타고 따라 들어온다

황보경; [상... 상공! 저... 저 마차에 우리 세황이가 타고 있는 건가요?] 귀수신장 옆에 선 황보경이 흥분이 극에 달해서 발 동동

귀수신장; [진정하게 임자! 아이들이 보고 있지 않은가?] 황보경을 달래는 벽치릉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신장궁 궁주 귀수신장(鬼手神匠) 벽치릉(碧治菱)>

황보경; [어떻게... 어떻게 진정할 수가 있어요? 죽었다고 체념한 외아들이 살아서 돌아왔는데...] 울먹이며 발 동동 구르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귀수신장 벽치릉의 후처 황보경(皇甫鏡)>

한숨 쉬는 귀수신장.

뇌옥경; (상공...) 어린 딸의 손을 잡고 선 뇌옥경도 복잡은 표정이 되어 가까워지는 마차를 보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벽세황의 처 화룡부인(火龍夫人) 뇌옥경(雷玉鏡)>

뇌옥경; (초아(蕉娥)를 위해서는 당신의 생환이 다행이지만...) (신첩은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군요.) 입술 깨물며 복잡한 표정. 뇌옥경이 벽세황의 귀환을 아주 반기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뇌옥경; (당신 얼굴을 보게 되면 애써 잊으려고 노력해온 악몽들이 거푸 떠오를 테니...) 발 동동 구르는 황보경의 뒷모습 보며 입술 깨물고.

<특히 교활하고 탐욕스러운 당신의 의붓어미와 관련된 구역질나는 기억이...> 눈물까지 그렁거리는 황보경의 얼굴 배경으로 뇌옥경의 생각 나레이션. 그때

마부1; [워워!] 마차를 몰고 온 두 명의 마부 중 한명이 말고삐를 당겨서 마차를 멈추게 하고.

드드드! 마당 중앙쯤에 멈추는 마차. 그러자

마당 입구 쪽에 서있다가 마차를 따라온 신장궁의 무사들이 급히 다가와서

[먼길에 노고가 많으셨소이다.] 무사 한 명은 말의 고삐를 잡아 진정시키며 마부들에게 말하고.

마부들은 고개 조금 숙여 답례하고

그 사이에 다른 무사들은 마차의 문으로 달려와서

삐꺽! 마차의 문을 연다. 이어

마차 안으로 들어가는 무사 두 명. 그 배경으로 마차를 몰고 온 마부들과 신소심과 동료 무사도 마부석과 말에서 내리고

[조심하게.] [정신을 잃으신 상태야.] 마차에서 벽세황(청풍)을 부축해서 내리는 무사들. 벽세황(청풍)은 여전히 혼절한 상태다. 축 늘어져서 끌려나온다

고개 떨군 채 마차에서 끌려나오는 벽세황(청풍). 순간

황보경; [세황아!] 팟! 자지러지게 울부짖으면서 마차로 달려가고. 귀수신장과 뇌옥경은 침통한 표정으로 황보경을 따라가고

황보경; [아이고 이 녀석아! 이게 무슨 몰골이니?] [세상에서 가장 잘 생기고 늠름하던 네가 어쩌다가 이런 꼴이 되었어?] 무사들이 부축한 벽세황(청풍)을 부여안고 쓰다듬으며 오열하고. 물론 벽세황(청풍)은 기절한 상태라 반응이 없고

황보경; [부처님! 옥황상제님! 감사합니다. 우리 신장궁의 대들보인 이 아이를 다시 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벽세황(청풍)을 끌어안고 과장되게 몸부림치며 울고. 주변의 신장궁 여자들도 눈시울을 닦고. 하지만

뇌옥경; (당신은 한량없이 기쁘시겠지요 어머니.) 좀 비웃고

<당신에게는 그 사람이 단순히 전처(前妻) 소생의 양아들이 아닐 테니...> 벽세황(청풍)의 얼굴 쓰다듬으며 눈물 쏟는 황보경을 배경으로 뇌옥경의 생각 나레이션

뇌옥경; (솔직한 제 심정은 차라리 당신이 천마성에서 불귀고혼이 되는 것이었답니다.) 입술 깨물고

뇌옥경; (그럼 나의 수치심과 당신의 패륜도 영원히 묻혀 버렸을 테니...) 한숨 쉬고. 그때

벽초아; [엄마!] [할머니가 왜 저래?] 벽초아가 뇌옥경의 손을 잡아 흔들며 묻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뇌옥경의 딸 벽초아(壁蕉娥)>

뇌옥경; [우리 초아가 어느덧 아빠 얼굴을 잊어버린 모양이로구나.] 한숨

뇌옥경; [그동안 멀리 떠나있던 아빠가 돌아오신 거야.]

벽초아; [저 아저씨가 초아 아빠야?] 눈이 동그래지고

뇌옥경; [그래! 초아가 그렇게 보고 싶어하던 아빠가 돌아오셨단다.] 억지로 웃고. 그러자

벽초아; [아빠! 아빠!] 뇌옥경의 손을 놓고 벽세황(청풍)에게 달려가고

벽초아; [아빠가 초아 아빠야? 그런 거야?] 무사들에게 부축되고 황보경에게 안긴 벽세황(청풍)의 바지를 부여잡고 흔들고. 황보경은 벽초아를 돌아보며 벽세황(청풍)에게서 좀 떨어지고.

물론 벽세황(청풍)은 정신을 잃은 상태라 고개 떨군 채 대답하지 못하고

벽초아; [할머니! 아빠가 왜 초아를 모르는 척 해?] 울먹이며 황보경을 올려다보고

황보경; [아빠가 지금은 주무시고 계신단다. 깨어나면 초아와 놀아줄 테니까 조금만 기다리렴.] 벽초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억지로 웃고

벽초아; [아! 아빠가 주무시는 중이구나.] 납득하고

벽초아; [그만 자고 빨리 일어나서 초아하고 놀아 아빠.] 벽세황(청풍)의 다리를 끌어안고 얼굴 부비는 벽초아.

그런 벽초아의 모습 보며 눈시울 붉히는 황보경과 신장궁 여자들. 그 사이 가까이 다가온 뇌옥경과 벽치릉도 한숨 쉬며 보고 있고

그 장면을 동료들과 함께 서서 보고 있는 신소심. 두 사람이 타고 온 말의 고삐는 신장궁 무사들이 잡아서 다른 곳으로 끌고 간다.

신소심; (지금까지는 딱히 이상한 점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현장을 지긋이 보며 생각하고

<벽세황을 신장궁으로 데리고 가면서 잘 관찰해 보거라. 벽세황에게 뭔가 숨겨진 비밀이 있는 기분을 금할 수 없구나.> 백귀의 말을 떠올리는 신소심

신소심; (사부님께서 그리 말씀하신 데에는 이유가 있으실 것이다.) (그래서 지난 며칠간 벽세황을 유심히 지켜봐 왔지만...) 난감

신소심; (신장궁 식솔들의 반응도 그렇고... 벽세황에 관해 사부님에게 보고드릴 만한 내용은 전무하다.) 찡그리고

<그래도 혹시 모르니 신장궁의 손님 접대를 못이기는 척 받으면서 며칠 더 관찰해본 후 돌아가야겠다.> 벽세황(청풍)을 둘러싸고 울고 웃는 신장궁 사람들 배경으로 신소심의 생각 나레이션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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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뇌옥 입구. 바지를 추스르며 나오는 죄수 세 놈. 좀 질이 나빠 보이는 자들이다. 이자들은 나중에 다시 출연한다.

무사3; [어떻게 되어가고 있소?] 안을 기웃거리며 죄수들에게 묻고

죄수1; [위가년은 아직 명줄을 놓지 않고 있소.] 세 놈의 죄수중 가장 덩치가 크지만 멍청한 인상. + 죄수2; [어떤 상황인지 이해가 가실 거요.] 좀 얍삽해보이는 인상인데 히죽거리며 바지를 추스른다.

무사3; [수십명에게 몇 시진 째 돌아가며 당하고도 숨이 붙어있다니...] [역시 사람 목숨은 모진 거구만.]

죄수1; [하지만 결국 우릴 태워 죽이려던 뇌옥 안에서 인생 종치게 될 거요.] + 죄수2; [말이 수십 명이지 쉬지 않고 아랫도리를 치받히다보니 골반이 으스러진 것 같더이다.] 뇌옥 안을 보며 히죽거리는 두 놈. 죄수3은 좀 음침한 인상인데 대화에 끼어들지는 않고

죄수1; [내장도 파열된 것같고...] + 죄수2; [아마 곧 명줄을 놓게 될 거요.]

무사들; [아깝구먼. 냉서시가 천마성 제일의 미녀라는 소문이 파다했는데...] [살아있을 경우 우리들 한테도 기회가 올 수도 있었구만.] 입맛 다시는 무사들. 그때

위진천; [뭐하는 짓들이냐?] 화악! 뇌옥 입구에 돌풍을 일으키며 내려서는 위진천

무사들; [이... 이공자님!] [이공자님을 뵙습니다.] 기겁하는 무제궁의 무사들. 죄수들은 위진천을 금방 알아보지 못하고 어리둥절하고

위진천; [죽일 놈들! 해도 되는 짓이 있지만 하면 안되는 일도 있다는 거 모르느냐?] 휘익! 뇌옥 안으로 뛰어들어가며 이를 갈고

무사들; [이... 이거 어째 느낌이 싸해지는 걸.] [이공자께서 저렇게 화를 내는 건 처음 보는구만.] [뒷탈이 적지 않게 있겠어.] 위진천이 뛰어 들어간 뇌옥 입구를 보며 겁을 먹고

죄수들; [그... 그러니까 방금 전의 그 젊은이가...] 죄수들도 긴장하고

무사들; [칠지무제님의 둘째 제자이신 운중신룡 위공자님이시오.] [저분이 화를 내는 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는데...] [왜 저토록 불같이 화를 내시는 것일까?] 무사들 겁에 질려서 보고

 

#49>

뇌옥 내부. 복도에 주저앉아서 술을 마시거나 노닥거리는 수십명의 죄수들. 대기자들이다. 감방들 중 가장 넓은 감방. 문이 열려있고 감방 안에서는 다시 십여명의 사내들이 빙 둘러서고 앉아서 무슨 짓을 하고 있다. 한명의 죄수가 알몸이 된 위상영을 올라타고 아랫도리를 흔들고 있고. 다른 놈들은 들여다보면서 위상영의 몸을 주물러댄다. 위상영의 손을 끌어다가 자신의 것을 만지게 하는 놈도 있고. 위상영은 눈은 뜨고 있지만 초점이 없고. 시체처럼 누워서 강간을 당하는 중이다.

[빨리 좀 끝내쇼.] [기다리는 사람 생각도 해줘야하지 않소?] 투덜대는 죄수들

[조... 조금만 더 시간을 주쇼.] [이 계집이 반 송장이 된 데다가 두 번째 하는 거라 쉽게 끝내지가 않소.] 턱턱! 아랫도리를 거칠게 위상영의 사타구니에 치받아대며 헐떡이는 위상영을 강간하는 죄수. 그때마다 위상영의 몸은 힘없이 흔들리고

[오랜 감금생활로 몸들이 허약해진 상태요.] [무리하지 말고 적당히 끝내쇼.] [그러고 싶지만 저 년이 한 짓을 생각하면 도저히 한번으로 못 끝내겠소.] [위가년이 죽을 때까지 재미를 봅시다.] 키득거리는 죄수들. 바로 그때

[멈춰라!] 고함소리가 들리고. 모든 죄수들 깜짝 놀라 돌아보고. 위상영을 겁탈하던 자들도

위진천; [죽일... 네놈들이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고나 있는 것이냐?] 빠지직! 쿠오오오! 온몸에서 벼락을 일으키며 입구로 날아 내리는 위진천. 살벌한 표정이고. 눈에는 핏발이 서 있다. 극도로 분노한 모습.

[저 새낀 뭐야?] [천마성의 잔당인가?] 죄수들 살벌한 표정으로 일어설 때

[!] 눈 부릅뜨는 위진천

<고모님!> 위진천의 눈에 들어오는 위상영의 모습. 알몸이 된 채 사내들 사이에 시체처럼 늘어져 있고. 한 놈이 위상영을 겁탈하다가 돌아보고 있다.

위진천; [용서가... 안된다!] 빠지직! 벼락이 일어나는 양손을 쳐들며 이를 갈고

[우리야말로 용서가 안된다.] [천마성의 잔당인 모양이다.] [죽이자!] 죄수들이 위진천을 덮치려 하고. 하지만 그 직후

위진천; [크아!] 꽝! 벼락이 일어나는 양손으로 손뼉을 치고. 그러자

빠지직! 빠캉! 위진천의 손뼉에서 수많은 벼락이 일어나 뇌옥 안의 모든 인간들 몸속으로 스며들어가고.

[크악!] [케엑!] 감전당해 비명 지르는 모든 죄수들

털썩! 퍼억! 감전당해서 몸이 뻣뻣해지고 몸에서 연기가 나며 나뒹구는 죄수들. 위상영을 강간하던 자들도 나뒹굴고

위진천; (뒷탈을 생각하지 않았다면 네놈들을 지금 이곳에서 몰살시켰을 것이다.) 콱! 우두둑! 이를 갈며 감방으로 가고. 바닥에 쓰러져 벌벌 떠는 죄수들을 무자비하게 밟으면서

위진천; (하지만 네놈들이 살아있는 것도 잠시지간에 불과하다.) 감방으로 들어서고. 감방 안에도 죄수들이 감전당한 채 벌벌 떨고 있다.

위진천; (오늘 고모님을 욕보이는 데 가담한 놈은 지옥 끝까지 쫓아가서라도 죄의 값을 치르게 할 테니...) 콰득! 우두둑! [끄윽!] [컥!] 감방 안의 죄수들을 밞으며 위상영에게 다가가고. 위진천의 발에 밟힌 놈들이 비명 지르고

위상영 옆에 이르러 위상영을 내려다보는 위진천

위상영의 처참한 모습. 온몸이 정액으로 더럽혀져 있고 벌어진 사타구니에서는 정액과 피가 뒤섞여 줄줄 흘러넘치고 있다

위진천; (고모님...) 휘릭! 참담한 표정으로 자기 겉옷을 벗고

위진천; (아버지를 대신해서 소질이 용서를 빌겠습니다.) 슥! 벗은 겉옷으로 위상영의 알몸을 덮어주고

위진천; (부디 돌아가시지만 말아주십시오.) 번쩍! 자기 겉옷으로 감싼 위상영의 알몸을 안아들고

위진천; (그럼 어떻게든 소질이 치료해드리고 보살펴드릴 테니...) 시체처럼 늘어진 위상영의 알몸을 겉옷으로 감싼 채 들고 감방에서 나온다. 죄수들은 모두 감전당해서 벌벌 떨고 있고

 

#50>

뇌옥을 밖에서 본 모습. 무사들이 겁에 질려 주춤거리고 있고. 죄수1, 2, 3도 한쪽으로 몰려선 채 역시 긴장해서 뇌옥을 보고

지지지! 빠지직! 뇌옥 안에서 벼락이 작렬하는 게 보이고

<젠장! 사단이 났구만.> <위가년이 윤간당하도록 방치한 불똥이 우리에게도 튀겠어.> <이공자가 개입한 이상 아무 일 없길 바라긴 틀렸다.> 겁에 질리는 무사들. 그때

뇌옥에서 두 팔로 위상영을 안고 밖으로 나오는 위진천. 위상영의 알몸은 위진천의 겉옷으로 덮여있고

[이... 이공자님!] [속... 속하들은...] 겁에 질려 눈치 보는 무제궁 무사들

그자들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걸어가는 위진천

위진천; (지금까지는 아버지가 하자는 대로 따라왔지만...) 뇌옥을 등지고 걸어가며 이를 악물고. 뇌옥 입구의 무제궁 무사들과 죄수1, 2, 3은 안도하고 있고

위진천; (상영고모와 관련된 아버지의 처리는 도저히 동의할 수가 없다.) 바득! 이를 갈고

위진천; (핏줄이라고는 이 세상에 단 세 명뿐인데... 어떻게 상영고모를 이런 지경이 되게 만들었단 말인가?) 휘익! 날아가고.

[휴우! 일단 불벼락은 떨어지지 않았군.] [십 년 감수했어.] 무제궁 무사들 안도하고. 헌데

 

건물들 사이에 숨 듯이 서서 위진천이 멀어지는 것을 보는 유령귀왕

유령귀왕; (운중신룡 위진천... 냉서시 위상영...) 눈 번뜩

유령귀왕; (같은 위씨인 것도 그렇고...) (위상영이 당한 만행에 위진천이 보이는 반응이 예사롭지가 않다.) 음산하게 웃고

<어쩌면 위진천을 옭아맬 수 있는 치명적인 올가미를 발견한 것인지도 모르겠구나.> 위상영을 안고 날아가는 위진천의 모습 배경으로 유령귀왕의 생각 나레이션

 

#51>

여전히 천마성. 낮.

불길과 연기가 치솟는다. 수많은 시체가 쌓인 마당. 기름이 부어진 시체 더미가 불에 타고 있고. 연신 기름을 뿌리고 시체를 던져 넣는 무제궁 무사들. 반면

여러 대의 마차에 관이 실려 나간다. 무제궁 무사들의 관이다. 청풍의 모습을 한 벽세황의 시체는 여전히 천마성 정문에 걸려있고

천마성을 나가는 마차들

양지 바른 곳에서 매장이 이루어진다. 천마성의 노인과 소년들이 구덩이를 파고. 마차가 실어나른 관들을 묻는다. 무제궁 무사들이 감시하고 있고

 

#52>

천마성의 어느 건물. 무제궁의 무사들이 약과 물, 천등을 들고 드나들고 있고

건물 내부. 부상당한 무제궁 무사들이 동료들의 치료를 받고 있다.

구석진 곳의 침대. 그곳에 누워있는 벽세황. 물론 벽세황 모습을 한 청풍이다. 벽세황(청풍)으로 표기. 몸에는 환자복을 입었다. 정신을 잃은 상태고

벽세황(청풍)의 침대로 오는 흑백신귀중 백귀. 타노가 따라온다.

백귀; [이 젊은 놈이 바로?] 침대 옆에 서서 벽세황(청풍)을 내려다보고

타노; [신장궁의 소궁주인 철수무정 벽세황입니다.] 나란히 서며 대답하고

타노; [냉서시 위상영에게 끌려가서 무슨 고문을 당했는지 정신을 못 차리고 있습니다.]

백귀; [몸이 허약해질 대로 허약해졌군. 내공도 거의 느껴지지 않고...] 벽세황(청풍)을 지긋이 내려다보며

타노; [저희도 백방으로 깨우려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백귀; [일단 기맥은 규칙적이니 머잖아 깨어날 것 같은데...] [이놈은 뭘 밉보였기에 천마성에 끌려와 지독한 꼴을 당한 것이냐?]

타노; [신장궁의 신병이기를 사용하며 마도 무림의 인간들을 대상으로 무차별 살상을 저질렀습니다.]

타노; [거의 천명 가까운 마도 무림인들이 죽거나 다쳤으니 천마성 입장에서는 찢어죽이고 싶은 원수였겠지요.]

백귀; [신장궁은 각가지 무기나 기물을 만들어 팔기만 할 뿐 딱히 무림의 일에는 관여해오지 않은 가문인데...]

백귀; [이놈은 어쩌자고 그런 살겁을 자행한 것이냐?]

타노; [그것이...] 좀 난감한 표정

백귀; <남이 들으면 난감한 이유가 있겠구나.> 전음으로

타노; <그렇습니다.> 역시 전음으로

 

<벽세황에게는 화기의 명가인 벽력당(霹靂堂) 출신의 아내가 있습니다. 화룡부인(火龍夫人) 뇌옥경(雷玉鏡)이란 여자인데 현모양처의 표본이라 할만한 여자이지요.> 2-3살 쯤 된 귀여운 소녀를 품에 안고 의자에 앉아 웃는 벽세황과 그 앞의 탁자에 앉아 과일을 깍는 절세미녀. <투천환일>에 나온 신장궁의 안주인 화룡부인 뇌옥경과 동일 캐릭터

 

백귀; [이놈 마누라에게 문제가 생겼겠군.] 벽세황(청풍)을 내려다보며

타노; <친정인 벽력당에 다니러 가던 화룡부인 뇌옥경을 천마성 소속의 무리들이 겁탈을 하는 일이 벌어졌었습니다.> 전음으로

백귀; [저런...]

타노; <목숨은 건졌지만... 수십 명에게 윤간을 당한 채 초주검으로 발견이 된 아내를 보는 순간 벽세황은 거의 미쳐버렸다고 합니다.>

백귀; [이놈이 마도의 인간들을 철천지원수로 여길만한 사연이 있었군.] 벽세황(청풍)을 내려다보며 혀를 차고

타노; [뇌옥에 갇혀있던 대부분의 죄수들은 운신이 가능해서 체력이 회복되는 대로 귀가를 시킬 예정입니다만...]

타노; [벽세황은 정신을 차리지 못해서 좀 난감합니다.]

백귀; [가족들이 학수고대하고 있을 테니 오늘이라도 당장 마차에 태워 신장궁으로 보내도록 해라.] 슥! 말하면서 손을 내밀어 벽세황(청풍)의 목 옆부분을 만지고

타노; [그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그러다가

흠칫! 하며 백귀를 보는 타노

[...] 벽세황(청풍)의 목 옆을 만지며 뭔가 생각하는 백귀. 이마를 모으고 있고

타노; [뭔가 마음에 걸리시는 것이라도...?] 눈치 보며 묻고

백귀; [이놈의 무공은 어느 정도 수준이었느냐?]

타노; [그저 그런 정도였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타노; [신장궁이 원래 신병이기를 만들고 사용하는 게 본업이다보니 무공 쪽에서는 그리 특출 날 게 없습지요.]

백귀; [그럴 거라 생각했다.] 슥! 끄덕이며 벽세황(청풍)의 목에서 손을 떼고

타노; [하오면...] 살피고

백귀; [별일 아니다.] 돌아서고

백귀; [혹시 모르니 경호를 붙여서 신장궁으로 호송해라.] 입구쪽으로 걸어가고

타노; [분부 받들겠습니다.] 포권하고

백귀; (벽세황 저놈...) 찡그리며 입구쪽으로 가고

백귀; (지금껏 단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기가 막힌 체질을 지니고 있었다.) 벽세황(청풍)의 목을 만졌던 손이 떨리고

백귀; (경맥이 얼마나 넓고 튼튼한지 노부가 진맥하기 위해 투입한 내공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었다.) 파도치는 거대한 바다를 떠올리고. 쌍돛을 단 배 한 척이 파도 사이에서 움직이는데 손톱만큼 작게 보인다

백귀; (생사현관을 비롯하여 모든 경맥이 장강처럼 드넓게 열려있으며 진기를 담아두는 기해혈은 그 용량을 짐작할 수조차 없었다.)

백귀; (물론 내공은 전무한 상태였지만... 만일 저 놈의 몸에 내공이 가득 찬다면...)

백귀; (전설 속의 삼황에 필적하는 능력을 발휘하게 될지도 모른다.)

백귀;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공이 평범했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백귀; (제대로 된 무공을 익힌 적이 없거나 무공을 익혔어도 쓰는 방법을 몰랐기 때문일 텐데...) 당혹스러운 표정

백귀; (저 놈을 잘만 가르치면 우리 신귀문(神鬼門)이 무제궁을 능가하는 것도 꿈이 아닐지 모르겠다.) 흥분하며 건물에서 나오고. 오가던 무제궁 무사들 인사하고

백귀; (벽세황, 저놈에 대한 처리를 흑신과 진지하게 논의를 해봐야겠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우리 흑백신귀에게 천재일우의 기회가 도래한 것인지도 모르니...> 흥분한 백귀의 얼굴 배경으로 나레이션

 

#53>

여전히 낮. 천마성의 다른 곳. 담장으로 구분된 조용한 건물. 건물로 통하는 월동문은 무제궁 무사들이 지키고 있고. 그들 외에 건물 주변에 남자들은 없고.

월동문 안쪽. 위진천이 건물 정문이 보이는 정원에 뒷짐을 짚고 서서 건물을 보고 있다. 건물의 문은 열려있고. 하녀 분위기의 여자들이 건물에서 나오고 있다

건물에서 나오는 여자들은 모두 울고 있다. 그 여자들은 손에 손에 대야, 피 묻은 천, 치료에 쓰인 약통이나 도구들을 얹은 쟁반들을 들고 있다. 건물에서 나온 여자들은 겁에 질려서 정원에 뒷짐 짚고 서있는 위진천을 훔쳐본다.

건물에서 나온 여자들은 부엌이나 다른 방으로 들어간다. 이윽고

나이 든 여자 한명이 소매로 눈물 닦으면서 건물에서 나오고. 문은 닫지 않는다

여자; [외... 외총관님의 치료가 얼추 끝났사옵니다 공자님.] 위진천에게 다가오며 굽신

위진천; [어떤 상태냐?] 뒷짐 진 채 문 안쪽을 보고.

문 안쪽은 침실인데 침대에 잠옷 차림인 위상영이 힘없이 누워있다. 눈은 감고 있고. 침대 옆에는 어린 시녀가 울면서 위상영의 이마의 땀을 닦아준다

여자; [만신창이가... 특히 아랫도리는 거의 으스러지다시피 망가진 상태이옵니다.] 눈물 닦으며

찡그리는 위진천.

여자; [너무 많은 사내들에게 능욕당한 때문인데...] 눈치 보며 눈물 닦고

무표정하게 건물 내부를 보는 위진천. 하지만

꾸욱! 뒷짐 쥔 위진천의 주먹 꽉 쥐어지고

여자; [공자님께서 본성의 약고(藥庫)에서 가져다주신 공청석유(空靑石乳)를 복용하신 덕분에 돌아가시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골반이 으스러진 탓에 하체를 영영 못 쓰실 수도 있습니다요. 자궁이 망가져서 아기를 갖기도 어려울 테고...> 침대에 눈을 감고 누워있는 위상영의 모습. 강간당하는 과정에서 폭행도 당해서 얼굴에 멍이 들고 부어있다. 처참한 모습이고

위진천; [수고했다.] 무표정하게 말하고

여자; [수고라니 가당치도 않사옵니다.] 급히 고개 젓고

여자; [저희들이야말로 공자님께 크나큰 은혜를...] + 위진천; [오해할까봐 말해두는 것이지만...] 여자의 말을 막고

위진천; [내가 위가년을 살린 것은 생포된 천마성의 인간들 중 가장 신분이 높은 때문이다.] 차가운 표정을 짓고

위진천; [우리 무제궁의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쓸모가 있는 포로라는 뜻이다.] [그리 알고 위가년을 보살피는데 최선을 다해라.]

여자; [분부 명심하겠사옵니다.]

위진천; [너희들이 전부터 위가년을 모셔왔다고 해서 특별대우를 해주는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음산한 표정을 짓고. 겁에 질리는 여자

위진천; [네년들도 다른 계집들처럼 늙은 년은 종으로, 젊은 계집은 기루에 기녀로 팔려나갔을 것이다.] 음산하게 웃고

여자; [공... 공자님의 은혜에는 저희 모두 감읍하고 있사옵니다.] 굽신

위진천; [위가년의 신상에 변고가 생기면 네년들도 나이와 상관없이 몸 파는 갈보 신세가 될 것임을 잊지 마라.] 돌아서며 말하고

여자; [명... 명심하겠사옵니다.] 굽신

위진천; (고모님의 시중은 저 계집들에게 맡겨야만 한다.) 월동문 쪽으로 걸어가며 생각하고

위진천; (지나치게 관심을 보였다가는 나와 고모님의 사이를 의심하는 인간이 나올 수도 있으니..) 월동문을 나가며 생각하는 위진천. 월동문 밖을 지키던 무제궁 무사들이 고개 숙여 인사하고. 헌데

 

슥! 슥! 월동문을 등지고 멀어지는 위진천을 곁눈질로 보며 비질을 하는 노인. 바로 얼굴에 검뎅을 묻힌 유령귀왕이다.

유령귀왕; (의심의 여지가 없구나.) 히죽

<위진천, 저놈은 위상영과 어떤 식으로든 관계가 있다.> 찡그리며 뭔가 생각하면서 멀어지는 위진천을 배경으로 유령귀왕의 생각 나레이션

 

#54>

오후. 천마성 입구.

마차 한 대가 천마성의 정문을 나선다. 두 명의 무사가 마부석에 앉아있는데 마차의 지붕에는 <武>라 적힌 깃발이 꽂혀있다. 무제궁의 상징. 그리고 말을 탄 두 명의 무사가 마차 뒤를 따른다. 말 탄 무사들은 눈빛이 날카로워서 고수들로 보이고. 말 타고 마차를 따라가는 두 명의 무사들중 한명이 특이하다. 남자지만 가냘픈 몸매에 얼굴도 아주 잘 생겼다. 몸매는 가늘지만 키는 상당히 크고. 눈에서는 차가운 눈빛을 뿜어낸다. 이 자는 사실 남자가 아니고 남장여인으로 백귀의 제자인 신소심이다. <투천환일>등의 신소심 캐릭터가 남장한 모습. 무기는 양쪽 허리춤에 찬 휘어진 칼 두 자루

커튼이 젖혀진 창문을 통해 마차 안에 놓인 안락의자에 벽세황(청풍)이 눈을 감고 비스듬히 앉아있는 게 보인다. 거의 누운 상태

멀어지는 마차.

천마성의 성벽 위에 서서 마차를 보고 있는 백귀

백귀; (철수무정 벽세황...) 찡그리고

<저 놈에게 자꾸만 신경이 쓰이는 것이 심상치가 않다.> 열린 마차 문을 통해 벽세황(청풍)이 힘없이 누워있는 것이 보인다.

<그래서 우리 신귀문의 제자들중 가장 영민한 소심(素心)이를 호위로 위장시켜서 딸려 보낸 것인데...> 마차 뒤를 말을 타고 따라가는 신소심의 모습 크로즈 업. 날씬한 몸매와 잘 생긴 얼굴 강조. 가슴도 약간 불룩

배귀; (벽세황... 저 놈이 향후 무림의 정세를 좌우할 것만 같은 예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구나.) 멀어지는 벽세황(청풍)을 태운 마차를 보며 생각하는 백귀

 

#55>

밤. 천마성. 불야성. 순찰 도는 무제궁 무사들

[!] 눈 부릅 놀라는 타노. 앞쪽에 월동문이 있는데 지키는 사람은 없다.

타노; (냉서시 위상영의 거처를 지키라고 배치한 놈들이 안보인다.) 급히 월동문 안으로 달려들어가고. 그 직후

[!] 다시 눈 부릅뜨며 놀란다.

쿵! 건물의 문이 열려 있고 건물 주변에 위상영의 시중을 들던 여자들이 쓰러져 있다. 여자들은 죽지 않고 기절한 상태지만

월동문을 밖에서 지키던 무제궁 무사들도 정원의 나무들 사이에 처박혀 있는데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있다. 죽은 것으로 묘사

타노; (혹시나 해서 지나가던 길에 들려본 것인데...) 휘익! 건물 입구로 급히 달려가고. 건물의 입구는 문이 열려있다

타노; (누군가에게 보초 서던 놈들을 몰살당하고 하녀들은 제압당했다.) 팟! 건물 축대 앞에서 도약하고. 곁눈질로 하녀들의 시체를 보며

<이공자가 확보하여 치료를 받게 해준 냉서시 위상영의 신상에 문제가 생긴 것같다.> 휘릭! 건물 입구 앞에 내려서고. 직후

타노; (역시!) 눈 부릅

건물 내부. 어지럽혀진 침실. 하지만

침대에는 어질러진 이불만 덮여있을 뿐 위상영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타노; (냉서시 위상영이 사라졌다!) 굳어지는 얼굴

 

#56>

천마성의 다른 곳. 웅장한 건물. 삼엄한 경비.

흑신이 계단에 걸터앉아 곰방대를 물고 있다.

서둘러 그곳으로 다가오는 위진천

위진천; [장로님!] 포권하고

흑신; [들어가 봐라. 네 사부가 기다리고 있다.] 곰방대 입에서 빼며 말하고

위진천; [예...] 고개 숙이며 지나가고

흑신; (궁주의 둘째 제자 위진천...) 눈을 좀 가늘게 뜨고

<궁주가 첫눈에 보고 제자로 삼았을 만큼 빼어난 자질을 지닌 인재인 것은 분명한데...> 곁눈질로 뒤를 살피며 건물 입구로 가는 위진천의 모습 배경으로 흑신의 생각

흑신; (칙칙한 어둠 같은 게 느껴지는 놈이다. 그래서 아무래도 좋아질 수가 없는데...)

흑신; (날을 잡아서 궁주에게 저 놈을 조심하라는 충고를 넣어봐야겠다.) 다시 곰방대를 빨고

위진천; (뒷통수가 간지럽구만.) 곁눈질로 뒤를 살피며 웃고

위진천; (늙은 생각이 맵다고 흑백신귀는 내 정체에 대해 의구심을 느끼고 있는 것같다.)

위진천; (후환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저 늙은이들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겠지.) 문을 열고 들어가고

 

#57>

위진천이 열고 들어간 문 안쪽은 화려한 거실. 탁자에 앉은 칠지무제 진무량이 무언가 종이에 쓰고 있다. 진무량 외에는 아무도 없고

위진천; [부르셨습니까 사부님?] 문간에 서서 포권하고

칠지무제; [어서 와라 둘째야.] 글을 쓰면서 말하고. 고개는 들지 않고. 다가가는 위진천

칠지무제; [사부는 이 길로 무제궁으로 돌아갈 생각이다.] 글 쓰면서

위진천; [왜 갑자기 귀환을...] 멈춰서며 놀라고

칠지무제; [딱히 다른 이유는 없고...] 붓을 내려놓고

칠지무제; [천마성의 열조들이 사부를 향해 지독한 원기를 뿜어내고 있는 것같아서 머물기가 불편하구나.] 웃는 칠지무제. 하지만

슈우! 화악! 바람도 없는데 칠지무제의 옷과 머리카락이 흩날린다.

위진천; (괜... 괜히 해보는 말이 아니다!) 오싹! 소름이 돋는 위진천

위진천; (정말로 지독한 원기가 사부를 에워싸고 있는 게 느껴진다.) 의자에 앉은 칠지무제. 그 주변으로 투명한 사람들의 형상이 아우성을 치며 휘도는 모습이 모호하게 보인다.

위진천; (여긴 천마의 후손인 이씨 가문이 터를 잡고 산지 백 년 가까이 되는 곳이다.)

<이씨 가문 인간들의 혼백이 강력하게 서려 있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는 장소인 것이다.> 식은 땀 흘리며 칠지무제를 보고. 칠지무제는 자신이 쓴 종이들을 확인하고 있고. 그런 칠지무제 주변을 악령같은 것들이 마구 휘돌고 있고

위진천; (사부로서는 한시라도 빨리 떠나고 싶을 것이다.) 생각할 때. 칠지무제는 종이를 접어 봉투에 넣고 있고

칠지무제; [사부는 흑백신귀와 함께 무제궁으로 돌아갈 것이다.] 봉투의 뚜껑을 닫고

칠지무제; [이곳의 뒤처리는 둘째 네가 맡도록 해라.] 봉투를 내밀고

위진천; [예...] 두 손으로 봉투를 받고

칠지무제; [그 안에는 천마성의 처리에 관한 지시 상황이 적혀있으니 그대로 시행하면 무리가 없을 것이다.]

위진천; [사부님을 실망시켜드리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헌데 그때

타노; [죄송합니다 궁주님!] 휘익! 급히 입구 쪽에 나타나는 타고

위진천; (문제가 생겼구나.) 돌아보고

칠지무제; [말해라.] 돌아보며 타노에게 끄덕

타노; [둘째 공자님과도 관련이 있는 사안인데...] 위진천을 보고

타노; [오전에 둘째 공자께서 뇌옥에서 구해낸 냉서시 위상영이 사라졌습니다.]

[!] 눈 부릅뜨는 위진천

 

#58>

천마성이 내려다보이는 높은 산봉우리

슈우! 유령같은 것이 산봉우리에 서리더니

쿵! 나타나는 유령귀왕.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헌데 두 팔로 천으로 감싼 여자를 안고 있다. 바로 위상영이다. 위상영은 눈을 감고 있다. 정신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

유령귀왕; [벌집을 쑤신 듯이 소란스러워졌군.] 웃으며 아래를 내려다보고.

멀리 산봉우리 아래쪽, 천마성의 어느 부분이 밝은 불빛으로 물들어 있다. 횃불과 등불이 여럿 움직이고 있는 모습. 바로 위상영의 거처가 있는 곳이다.

 

크로즈 업. 횃불과 등불을 든 무제궁 무사들이 위상영이 치료 받던 건물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 지휘자는 타노와 위진천이고. 기절했던 여자들이 깨어나 무제궁 무사들의 취조를 받고 있다. 우는 여자들

 

유령귀왕; [냉서시 위상영...] [지난밤에 사로잡힌 천마성의 인간들 중 최고위직에 있는 이 계집이 사라졌으니 발칵 뒤집힐 만도 하지.] 위상영을 내려다보며 웃고

[끄윽! 끅!] 바득! 바득! 기절한 상태에서도 이를 가는 위상영

유령귀왕; [대단한 사념(思念)이고 살기다.] 오싹! 소름이 돋아 눈을 치뜨며 위상영을 내려다보고

유령귀왕; [이 정도로 독한 마음을 지닌 계집이라면 유령서시(幽靈西施)님의 혼백을 담을 그릇으로 충분하다.] 흥분

위상영; [소성주... 소성주는 안된다.] 중얼거리고. 눈물도 흘리고

유령귀왕; (끔찍한 만행을 당하고 죽음의 문턱에까지 갔다 왔으면서도 마태자 이청풍에 대한 일편단심은 놓지 않고 있다는 것인가?)

유령귀왕; (그 점이 좀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지금까지 만나 본 계집들 중에서 이 년만큼 유령서시님을 부활시킬 그릇으로 적합한 계집은 본 적이 없다.)

유령귀왕; (만일 이 계집의 몸이 유령서시님의 혼백과 원기를 무사히 담아내기만 하면...) (나 교백의 대에서 유령산장이 천하를 지배할 수도 있다.)

유령귀왕; [네게 힘을 주겠다. 그러니 너도 나의 염원을 이루어다오!] 위상영의 이마에 키스하고

유령귀왕; (혹시 추적이 있을지 모르니 서둘러 북망산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휘이! 바람을 타고 하늘로 날아오르고

유령귀왕; (그러고 보니 이 계집의 별호에도 서시(西施)가 들어가는구나.) 날아오르며 자기 품에 안겨 있는 위상영을 보고

<오제(五帝) 중 유령천자(幽靈天子)님의 애첩이셨던 유령서시님을 부활시킬 그릇으로 냉서시라는 별호를 지닌 이 계집이 선택된 것이 어쩐지 운명처럼 느껴진다.> 허공으로 높이 날아오르는 유령천자의 모습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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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천마성. 연공관. 연공관 입구를 지키던 네 명의 무사들은 모두 죽어있고.

챙! 채챙! 뇌옥 앞에서 벌어지는 싸움. 천마성 무사들 네 명이 수십 명의 무제궁 무사들과 싸우고 있다. 네 명의 천마성 무사들은 뇌옥 입구를 등지고 있고. 뇌옥 입구에는 횃불을 손에 든 위상영이 서서 관전하고 있다.

[덤벼라 개새끼들아!] [같이 저 세상에 가자.] 챙! 카캉! 피투성이가 되었으면서도 악을 쓰며 무기를 휘두르는 천마성 무사들. 무제궁의 무사들이 숫자가 많지만 장소가 좁아서 싸울 수 있는 자는 한정되어 있고 그래서 천마성 무사들을 금방 해치우지 못한다.

[이 독종들...] [살 생각이 아예 없구나.] [조심해라! 천마성은 이미 함락시켰는데 다치거나 하면 우리만 손해다.] 쩔쩔 매며 천마성 무사들과 싸우는 무제궁 무사들

위상영은 그들의 싸움을 보지 않고 연공관 쪽을 보고 있다.

연공관 입구에 쓰러져 있는 천마성 무사들 네 명

위상영; (어느 순간 돌아보니 연공관 입구를 지키던 자들이 몰살당해있었다.)

위상영; (그렇다는 건 상상을 초월하는 고수들이 연공관으로 쳐들어갔다는 뜻인데...)

위상영; (아무쪼록 유모와 두 분 의원이 실수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38>

연공관 내부. 노파와 두 명의 늙은 의원이 침대 주변에 서서 닫혀있는 철문 쪽을 보고 있다. 노파는 비수를 뽑아 들고 있고. 늙은 의사들도 각기 한 자루씩의 비수를 들고 있다. 침대에는 얼굴이 청풍 얼굴로 변한 벽세황이 정신을 잃은 채 누워있다. 상의를 벗은 상태다. 이하 청풍(벽세황)으로 표기

콰쾅! 쾅! 철문 밖에서 들리는 폭음

드드드! 진동이 일어나고

의원1; [싸움이 길어지고 있네.] 동료에게 말하고

의원2; [본성의 호법들 중 최강자들인 건곤이로(乾坤二老)가 고전하는 걸 보면 쳐들어온 자들은 절대 평범한 물건들은 아닐 게야.] 그때

콰쾅! 쾅! 폭발이 들리더니

드드드! 진동만 일어나고 더 이상 폭음은 일어나지 않는다

[결말이 났군.] [하지만 바깥의 상황을 알려주는 전음이 없는 걸 보면 건곤이로가 패했겠지.] 늙은 의사들 탄식하고. 직후

지지지! 츠츠츠! 철문이 안쪽으로 부풀어 오른다.

노파; [만년한철로 만들어진 철문이 깨지려고 해요.] 그걸 보며 탄식하고. 그러자

의원1; [목부인! 미리 작별 인사를 드리겠소.] 노파에게 고개 숙이고. 돌아보는 노파

의원2; [내세에서도 좋은 인연으로 만날 수 있기를 바라외다.] 포권하고

노파; [두 분 보다 제가 먼저 삼도천을 건너야겠어요.] 두 손으로 쥔 비수를 자신의 심장 부위에 겨누며 웃고

노파; [마무리를 부탁드릴게요.] 슥! 비수 끝을 자신의 풍만한 젖가슴에 들이밀며 웃고.

[실수 없이 처리할 테니 안심하시구려.] [편히 가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지 못해서 죄송하외다.] 의원들은 말하며 청풍(벽세황)에게 다가가 비수로 청풍(벽세황)의 심장과 아랫배를 겨누고. 그 직후

투쾅! 철문이 안쪽으로 확 터지듯 깨지고.

깨진 철문 밖에는 흑백신귀가 각기 손을 하나씩 내밀고 있다. 그들 뒤쪽에는 철문을 밖에서 지키던 두 노인이 피를 흘리며 죽어 있고.

텅! 터텅! 부서진 철문의 잔해들이 연공관 안쪽의 바닥에 나뒹굴고. 직후

[!] [!] 철문 안쪽을 보던 흑백신귀 놀라 눈 부릅

노파; [먼저 갈게요.] 푹! 그대로 비수를 가슴에 깊이 꽂고. 동시에

[극락왕생하시구려!] [용서하시오 소성주!] 푹! 푹! 두 의원도 그대로 청풍(벽세황)의 목과 아랫배에 비수를 깊이 박는다. 흑백신귀가 듣도록 과장되게 외치면서

퍼덕! 아랫배와 심장에 비수가 박히자 세차게 퍼득이는 청풍(벽세황)

[무슨 짓이냐?] [멈춰라!] 슈학! 유령처럼 변해서 철문 안쪽으로 날아드는 흑백신귀. 하지만

퍼억! 비수를 심장에 박은 노파는 앞으로 고꾸라지고

팟! 푸학! 청풍(벽세황)의 가슴과 아랫배에 박았던 비수를 거칠게 뽑는 늙은 의원들

<한 번 더!> 슉! 푹! 뽑았던 비수를 다시 청풍(벽세황)의 가슴과 아랫배에 내리꽂는 늙은 의원들. 비수가 박히면서 다시 퍼덕이는 청풍(벽세황). 그 직후

[멈추라고 했다.] [이 독한 것들이...] 펑! 펑! 엄청난 속도로 날아들며 의원들의 가슴에 장풍을 날리는 흑백신귀.

[컥!] [헉!] 콰당탕! 퍼억! 가슴과 어깨에 장풍을 맞고 나뒹구는 의원들. 비수를 놓치면서. 그들의 비수는 이미 두 번째로 청풍(벽세황)의 가슴과 배에 깊이 박혀있고

[독한 것들!] [마태자가 생포되어 수치를 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 살수를 썼구나.] 휘익! 스스! 청풍(벽세황)이 누워있는 침대 옆에 멈춰서고. 이어

흑신; [제발...] 급히 청풍(벽세황)의 목을 만져보는 흑신. 청풍(벽세황)은 입과 코로 피를 게워내며 벌벌 떨고 있다.

백귀; [어떤가? 살릴 수 있겠는가?]

흑신; [가망 없네.] 고개 젓고. 손을 청풍(벽세황)의 목에서 떼면서

흑신; [정확히 심장과 단전에... 그것도 거푸 두 번을 찔려 살기는 틀렸어.] 이마 찡그리며 한숨을 쉬고

백귀; [잔인한 것들!] 이를 갈며 의원들을 돌아보고

백귀; [자신들의 주인에게 잘도 살수를...] + [!] 놀라 눈 부릅. 흑귀도 무언가를 보며 눈 부릅뜨고 있고

쿵! 바닥에 나뒹군 늙은 의원들이 입과 코로 거품을 물면서 벌벌 떨고 있다. 눈은 까뒤집은 채로

<입 속에 숨기고 있던 독을 터트려 자살했다.> 거품 물고 죽어가는 늙은 의원들 보며 얼굴 굳어지는 흑백신귀

 

#39>

뇌옥 앞의 상황. 무제궁의 무사들이 뇌옥과 연공관쪽으로 속속 몰려들고 있다. 연공관 안으로 달려 들어가는 자들도 있고. 뇌옥 앞에서는 여전히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데 천마성 무사들은 이제 거의 만신창이가 되어 있다. 위상영은 횃불을 든 채 서서 연공관쪽을 보고 있고

[지겹다!] [그만 죽어라!] 푹! 퍽! 천마성 무사들 중 한명이 무제궁 무사들의 칼질에 팔이 잘리고 가슴이 갈라진다.

[진충!] 퍼억! 나뒹구는 동료를 돌아보며 비명 지르는 다른 천마성 무사들 세 명. 연공관 쪽을 보던 위상영도 돌아보고

[어딜 한 눈을 파느냐?] [네놈도 동료와 함께 지옥으로 가라.] 쩍! 푹! 다시 한명의 천마성 무사가 무제궁 무사들의 칼질에 몸이 갈라지고. 그러자

[내총관님!] [여기까지인 것 같습니다.] 캉! 카캉! 동료가 또 피를 뿌리며 쓰러지는 것을 보며 위상영에게 외치면서 칼질을 하고

[늦기 전에 불을 질러 버리십시오.] [뇌옥 안의 버러지들과 함께라면 웃으면서 죽을 수 있습니다.] 외치면서 웃는 천마성 무사들. 무제궁 무사들의 칼질에 맞으면서도. 그러자

위상영; [수고했어요 여러분!] 횃불을 쳐들며 비장하게 웃고

위상영; [함께 삼도천을 건너도록 해요.] 화악! 횃불을 바닥에 대고 휘두른다. 그러자

펑! 화악! 뇌옥 입구에 뿌려진 기름에 불길이 옮겨붙는다. 아주 빠르고 강하게

[헉!] [불을 질렀다!] [이제 보니 뇌옥 주변에 기름을 뿌려놓았다.] [위험하다 물러서라!] 맹렬하게 치솟는 불길을 보며 무제궁 무사들 기겁하며 물러서고. 반면

[먼저 간다 개새끼들아!] [귀신이 되어서라도 오늘의 복수는 할 테니 기대해라.] 푹! 쩍! 자신들의 무기로 배를 찌르고 목을 베면서 웃는 살아남은 천마성 무사 두 명. 반면 위상영은 치솟는 불길 속에 마녀처럼 서있고.

퍼억! 화르르! 쓰러지면서 불길에 휩싸이는 두 명의 천마성 무사들

[저... 저 독한 놈들...] [괜히 천마성의 정예가 아니었다.] 그걸 보며 공포에 질리는 무제궁 무사들. 그때

위상영; [진무량에게 나 위상영의 말을 전해라.] 화르르! 온몸이 불길에 휩싸이면서 마녀같이 웃으며 외치고.

무제궁 무사들 흠칫! 하며 보고

위상영; [귀신이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내가 증명해보일 것이라고!] 호호호! 불길에 휩싸이면서 마녀처럼 웃고

[아... 안돼!] [뇌옥 안에는 천마성의 만행에 맞서다가 잡혀온 백도의 의인들이 다수 갇혀있을 텐데...] [구하기는 늦었다! 불길이 뇌옥 안으로 번졌어.] 뇌옥 입구를 뒤덮는 거센 불길을 보며 발 동동 구르는 무제궁 무사들. 그 불길 속에 위상영은 마녀처럼 웃으며 서있고

 

#40>

화악! 펑! 뇌옥 내부. 기름이 뿌려진 복도를 따라 불길이 폭발적으로 일어난다. [으악!] [안돼!] [악독한 것들이 기어코 불을 질렀다.] 감방에 갇힌 죄수들 비명 지르며 벽쪽으로 물러서고

죄수들의 아우성을 배경으로 독방에 혼자 누워 있는 벽세황으로 얼굴이 변한 청풍. 물론 기절한 상태고

 

#41>

다시 뇌옥 입구. 화르르르! 완전히 불바다가 되고

위상영; (여기까지는 예상했던 대로다.) 불길에 휩싸인 채 눈 부릅뜨고

위상영; (하지만 더 지체하면 소성주님까지 타죽을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누구든 손을 써줘야만 하는데...) 불길에 휩싸인 채 좀 초조하고. 그때

펑! 갑자기 위상영 주변의 불길이 물 폭탄을 맞은 듯이 확 꺼진다. 보이지 않는 힘이 허공에서 아래로 확 뿜어진 모습. 그 가운데 서서 눈 치뜨는 위상영

[헉! 불길이 잡혔다!] [이게 무슨...] 무제궁 무사들 놀랄 때

화악! 허공에서 날아 내리는 검은 옷의 흑신. 손으로 아래를 겨눠서 장풍을 쏘아낸 모습이고

위상영; (나타났다!) 올려다보며 눈 치뜨고

[흑신(黑神)장로께서 오셨다.] 환호하는 무제궁 무사들

위상영; (흑신!) (무제궁의 최고 고수들인 흑백신귀중 한명...) 불길의 잔해로 몸에서 연기를 뿜어내며 올려다 볼 때

흑신; [간악한 계집!] 휘릭! 분노하며 아래로 내려오고

흑신; [두 번 다시 못된 짓을 못하게 해주마!] 투쾅! 손가락을 퉁기고. 그러자 흑신의 손가락 앞에서 검은 창 같은 것이 튀어나가고

퍼억! 위상영의 아랫배에 시커먼 창같은 것이 박힌다. 눈 치뜨며 휘청하는 위상영

위상영; (단전이 파괴되었다!) 뒤로 넘어가며 기절하려 하고

털썩! 아랫도리에 검은 창같은 것이 박힌 채 뒤로 나뒹구는 위상영. 휘익! 그 앞으로 날아 내리는 흑신

[장로님!] [불길이 뇌옥 안쪽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뇌옥에는 정파백도의 의인들이 다수 갇혀있습니다.] 무제궁 무사들 다급히 외치고

흑신; [알고 있다. 소란 떨지 마라.] 외치며 손바닥을 여전히 불길이 거세게 번지고 있는 뇌옥 안쪽을 향해 겨누고. 이어

지잉! 흑신의 검은 손바닥에서 소용돌이가 일어나더니

화악! 쿠오오! 뇌옥 안쪽으로부터 불길이 빨려나와 흑신의 손바닥으로 스며 들어간다

[오오!] [흑신 장로님께서 불길을 빨아들이고 계신다.] [신기다.] 그걸 보고 환호하는 무제궁 무사들

화악! 그 사이에 마지막 불길이 흑신의 손바닥 안으로 확 빨려 들어가고

흑신; [되었다.] 손바닥을 흔들어 불길을 털어내고

흑신; [불길은 잡혔으니 안으로 들어가 갇혀있는 형제들을 구출하라.] 외치고

[존명!] [서두르자!] 외치면서 뇌옥 안으로 달려 들어가는 무제궁 무사들. 흑신은 좀 옆으로 물러나 보고 있고. 그 옆에 쓰러진 위상영은 기절 직전이고

위상영; (진인사 대천명...) 기절하려 하며 생각하고. 시선은 무제궁 무사들이 달려들어가는 뇌옥 입구를 보며

위상영; (내가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해놨다.) 눈을 감고

<이제 천지신명과... 천마성의 열조들께서 소성주님을 보우하시기를 바랄 뿐이다.> 기절하는 위상영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42>

[와아!] [반갑소 무제궁의 대협들!] [살아서 대협들을 보게 될 줄은 몰랐소.] 뇌옥 내부. 안으로 달려 들어오는 무제궁 무사들 보며 환호하는 죄수들. 창살에 매달린 채

[고생이 많으셨소!] [꺼내드릴 테니 잠시만 기다려 주시오.] [여러분들은 정파백도의 영웅들이시오.] 콰창! 빠캉! 철컹! 철창의 열쇠들을 박살내고 철창을 열면서 외치는 무제궁 무사들

[고맙소! 정말 고맙소.] [무제궁 만세!] 감방에서 나와 무제궁 무사들과 얼싸안고 감격하는 죄수들. 무제궁 무사들도 죄수들을 끌어안고 감격하고

[무제궁 만세!] [천마성의 마귀들아 각오해라. 우리가 당한 만큼 갚아줄 테니...] 환호성을 배경으로 독방에 혼자 쓰러져 있는 벽세황(청풍)의 모습

 

#43>

<-태산(泰山)> 웅장한 산. 밤. 하늘에는 별이 총총

<-무제궁(武帝宮)> 그 산의 중턱에 자리한 웅장한 성채. 깊은 밤이라 불은 대부분 꺼져 있고

무제궁의 외진 곳. 지대가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어서 태산의 봉우리들과 밤하늘이 잘 보인다. 단촐한 건물이 한 채 있고 담장으로 에워싸여 있는데.

정원 끝에 휠체어가 한 대 서있다. 휠체어에 앉아서 밤하늘을 보고 있는 진상파. 좀 떨어진 곳에는 환설이 공손히 서있다.

밤하늘의 총총한 별들. 헌데

출렁! 밤하늘의 별들이 갑자기 물결치듯 한 번 일렁이고

찌릿! 감전 당하는 듯한 표정이 되는 진상파

[!] 진상파를 지켜보던 환설 움찔! 하고

꽉! 휄체어의 손잡이를 움켜잡는 진상파의 양손

환설; (소궁주님이 격동하고 계신다.) 긴장

환설; (바로 옆에 벼락이 떨어져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분이 왜...) 슥! 밤하늘을 보고

환설; (천기(天機)에 변화라도 있었던 것일까?) 밤하늘 살피지만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 있는 밤하늘. 변화가 없다

환설; (내 눈에는 그냥 밤하늘일 뿐인데...) 갸웃. 하지만

진상파; (그가... 사자천마가 결국 종명(終命)했구나.) 얼굴에 표정 변화는 없지만 휠 체어 손잡이를 쥔 손에는 꽉 힘이 들어간다. 사자천마를 떠올리고

진상파; (천신(天神)이든 부처든 인과(因果)의 그물에서는 벗어나지 못한다.) (하물며 새벽에 잠깐 맺혔다가 해가 뜨면 지고 마는 이슬 같은 인생이야 말해 무엇하랴?) 한숨

진상파; (사자천마 정도 되는 위인을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죽게 만들었으니 우리 무제궁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우울. 그때

반짝! 하늘에서 강하게 빛나는 별 하나.

진상파; (천랑성(天狼星)이 핏빛을 뿜어낸다.)

진상파; (전쟁과 복수를 주관하는 천랑성이 피로 물들었으니 오늘 밤 벌어진 참극에 관여한 모든 인간들은 피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진상파; (만일 내가 천마성의 공격을 주도했다면 기필코 마태자 이청풍까지 말살해서 후환을 없이 했겠지만...) 청풍을 떠올리고

진상파; (천랑성이 저리 빛나고 피빛으로 물든다는 것은 마태자가 살아있다는 뜻이다.) 휠체어의 손잡이를 꽉 잡고

진상파; (세상 그 누구보다 살기가 강하던 마태자에게 철천지한을 품게 했으니 후과가 어떠할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한숨

진상파; (무제궁이 피로 잠기고 세상이 공포로 전율하지 않게 하려면 아마도 누군가가 제물이 되어 희생해야만 할 것이다.)

진상파; (그 누군가가 나 진상파일 가능성이 높고...)

<그저 하늘의 호생지덕이 실제로 존재하길 바랄 뿐이다.> 진상파가 하늘 보는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44>

아침. 천마성. 이제 불길도 잡혔고. 하지만 여전히 불탄 건물들에서는 연기가 치솟고 있다.

줄줄이 포승줄에 묶여서 천마성 입구쪽으로 끌려가는 천마성의 남녀들. 대부분의 남자들은 죽거나 달아나서 끌려가는 건 여자와 아직 어린 아이들, 또는 일을 시킬 수 없는 아주 늙은 노인들이다. 무제궁 무사들이 눈을 부라리며 감시하고 있고.

건물을 뒤져서 값나가는 물건들과 중요한 서류등을 끌어내 마당에 쌓은 자들도 있고

양 진영이 시체들을 따로 모으는 무사들도 있다. 무제궁 무사들 시체는 관에 누이고. 천마성 무사들의 시체는 그냥 산더미처럼 쌓고 있다.

천마성 소속의 생존자들중에는 청장년은 없다. 싸우다가 죽었거나 달아났고. 그 때문에 시체를 처리하는 일애 동원된 것은 십대의 소년들과 아직은 운신할 수 있는 노인들이다. 소년과 노인들노인들은 무제궁 무사들의 감시하에 시체를 옮기고 있다. 특히 소년들은 울면서 천마성 무사들의 시체를 쌓는 중이다

 

#45>

천마성 정문. 십여 명의 무제궁 무사들이 경비를 서는데

안쪽에서 그곳으로 끌려오는 포승줄에 묶인 남녀들. 일정 간격으로 따라오는 무제궁의 무사들이 살벌한 표정으로 감시하며 천마성의 생존자들을 끌고 정문을 나온다. 천마성 입구에는 몇 명의 무제궁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고. 헌데

[아... 안돼!] [흐윽!] 천마성 정문으로 끌려나오다가 자지러지는 아녀자와 노인들

쿵! 천마성 정문에 밖으로 내걸린 시체 한구. 발가벗겨진 시체인데 발목이 밧줄에 묶여 거꾸로 매달려 있다. 두 팔을 아래쪽으로 늘어트린 채. 바로 청풍의 모습을 한 벽세황이다. 청풍(벽세황)으로 표기. 발가벗겨진 청풍(벽세황)의 시체에는 무수한 상처가 나있다. 무제궁 무사들이 화풀이로 난도질한 것. 그 때문에 배가 갈라져 창자로 흘러나와 있고

[소... 소성주님!] [소성주님이 저런 꼴이 되시다니...] 끌려가며 청풍(벽세황)의 시체를 보며 전율하고 통곡하는 천마성 사람들

[잘 봐둬라 천마성의 버러지들아!] [너희들이 신처럼 떠받들던 마태자 이청풍의 말로다!] 정문을 경비하는 무제궁 무사들이 신나게 웃고

[마태자란 마귀가 뒈진 것을 너희 년놈들의 눈으로 확인했을 테니 헛된 희망은 품지 않는 게 좋다.] [천마성은 어젯밤을 끝으로 세상에서 사라진 것이다.] 웃는 무제궁 무사들. 끌려가며 울고 통곡하고 합장하며 기도하는 천마성 사람들. 그러다가

흠칫! 하는 무제궁 무사들

휘익! 천마성 정문쪽으로 바람같이 날아오는 청년. 바로 위진천이다.

[저 분은...] [궁주님의 둘째 제자이신 운중신룡(雲中神龍) 위진천(威振天) 공자님이시다.] 무제궁 무사들 긴장하며 보고. 그때

위진천; [수고가 많다.] 휘익! 천마성 정문으로 날아 내리는 위진천

[이(二)공자님!] [어서 오십시오 이공자님!] 포권하는 무제궁 무사들

위진천; [사부님께서 맡기신 다른 일을 처리하다보니 역사적인 천마성 공략에 참여하지 못했군.] [나로서는 실로 유감인 일이었다.] 정문으로 다가오며 정문에 내걸린 청풍(벽세황)의 시체를 보고

[다행히 큰 피해 없이 천마성을 함락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공자님께서 가세하셨다면 그나마의 희생도 없었을 텐데 말입니다.] 아부하는 무제궁 무사들

위진천; [그러게나 말이다.] 웃으며 청풍(벽세황)의 시체를 올려다보고

위진천; [정문에 내걸린 저 시체가 혹시...]

무사1; [마태자 이청풍의 시체입니다.] 함께 올려다보며 신나하고

무사2; [궁주님께서는 생포하라고 하셨지만 사자천마의 심복들이 저자를 죽였다고 합니다.] 올려다보며

위진천; [자기들의 소성주가 본궁의 포로가 되어 수모를 당하는 걸 원치 않았겠군.] 고개 끄덕이고

무사1; [좀 아쉬운 결말이지요.] [저놈을 생포했다면 두고 두고 희롱하고 모멸을 할 수 있었을 텐데...]

위진천; [그런 면에서는 복이 많은 놈...] + [!] 말하다가 눈을 번뜩

무사1; [왜 그러십니까?] 의아하며 함께 청풍(벽세황)의 시체를 보는데

반짝! 난도질당해 창자가 흘러나온 청풍(벽세황)의 복부에서 무언가 반짝이고

위진천; (이가놈의 뱃속에 무언가 있다.) 손을 쳐들고.

징! 진동하는 위진천의 손바닥. 그러자

움찔! 반짝이는 물건이 들어있는 부분의 청풍(벽세황)의 복부가 진동하다가

팟! 반짝이는 물체가 위진천의 손바닥으로 날아든다. 반지다. 깜짝 놀라 보는 무사들

팟! 그걸 낚아채는 위진천의 손아귀

[이가놈의 뱃속에 무언가 들어있었군요.] [속하들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물건입니다.] 무사들 놀라며 위진천의 손바닥을 보고

펼치는 위진천의 손바닥. 피에 물든 반지가 하나 들어 있다. 폭이 2센티쯤이고 상당히 두꺼운 반지인데 반지 중앙으로 톱니바퀴 형상의 금이 빙 둘러 나있다. 그 금을 중심으로 한쪽은 검은색, 한쪽은 붉은색이다. 이 반지의 이름은 성마지환. 천마와 무성의 무공을 찾아낼 수 있는 중요한 단서다.

[반지 아닙니까?] [저렇게 큰 반지가 어쩌다가 이가놈의 뱃속에 들어있었던 건가?] 커다란 반지 성마지환을 보며 놀라 어리둥절하는 무사들

위진천; (이 반지...) 눈 번뜩이며 성마지환을 보고

위진천; (검고 붉은 서로 다른 재질의 금속으로 만들어졌는데...) (비록 값은 나가게 보이지 않지만 만듦새가 아주 정교하다.) 서로 다른 재질로 이루어진 반지를 둘로 가르는 톱니바퀴 형상의 문양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위진천; (이가놈은 이 반지를 남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 삼켰을 것이다.)

위진천; (헌데 특수한 금속으로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반지의 모서리들이 약간씩 부식되어 있다. 그렇다는 건 여러 번 강한 산(酸)에 노출되었다는 건데...)

위진천; (아마도 이가놈은 이걸 삼켰다가 대변으로 배출되면 다시 삼키기를 반복했을 것이다.) 눈 번뜩이고

위진천; (말 그대로 필사적으로 지키려 했다면 이 반지, 엄청난 값어치가 있는 게 분명하다.) 눈 번뜩이고

위진천; (삼황중 최강자였던 천마와 관련이 있는 것일 수도 있고...)

위진천; (잘 하면 이 반지 덕분에 한 몫 챙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히죽

 

#46>

마당에 천마성 무사들의 시체를 쌓고 있는 현장. 무제궁 무사들의 감시하에 노인들과 소년들이 시체를 끌고 와 마당 가운데에 쌓는다. 기름통을 준비하는 무제궁 무사들도 있고. 헌데

시체를 옮기는 노인들 사이에 끼어있는 유령귀왕 교백. 얼굴에 검댕을 칠해서 더 늙고 볼품없어 보인다. 옷도 추레하고

유령귀왕; (예상했던 대로 천마성과 무제궁의 결전은 무제궁의 대승으로 끝이 났다.) 시체를 옮기면서 주변의 무제궁 무사들을 곁눈질하고

유령귀왕; (그보다 지난 밤 내가 천마성에 머물고 있었다는 걸 무제궁의 인간들이 알아서 좋을 게 없으니 조심해야한다.)

유령귀왕; (물론 사라지려면 아무런 문제없이 사라질 수도 있지만 그러면 재미가 없지.) 히죽 웃고

유령귀왕; (천마성이 궤멸 당했으니 이제 무림은 무제궁의 세상...)

유령귀왕; (과연 무제궁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알기 위해서라도 한동안 이곳에 잠복하면서 진무량과 무제궁 고위층의 생각을 엿봐야한다.) 생각하다가

[!] 무언가 발견하고 흠칫! 하는 유령귀왕

휘익! 건물들 사이를 날아가는 위진천. 굳은 얼굴이고

유령귀왕; (저 놈은...) 곁눈질

<운중신룡 위진천...> 건물들 사이를 날아가는 위진천을 배경으로 유령귀왕의 생각. 무제궁 무사들이 급히 인사하지만 본 척도 않고 날아가는 위진천

유령귀왕; (따지고 보면 천마성 궤멸의 일등 공신은 바로 저 놈이라고 할 수 있다.) 건물들 사이를 날아가는 위진천을 보고.

유령귀왕; (저 놈이 소소를 유혹하는 바람에 소소가 다른 계집으로 하여금 마태자의 수청을 들게 했고...)

유령귀왕; (그 계집이 소양갈맥고로 마태자를 중독 시키는 바람에 작금의 상황이 벌어졌으니...) 생각하다가

유령귀왕; (설마!) 눈 치뜨고

유령귀왕; (마태자를 소양갈맥고로 중독시킨 계집도 위진천, 저 놈의 끄나플이 아닐까?) 침 꿀걱 삼키고

유령귀왕;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가설이다.) 끄덕일 때

[거기 늙은이? 잔꾀 부릴래?] 무제궁 무사중 한 놈이 멈춰 있는 유령귀왕에게 눈을 부라리고. 그자의 발치에 시체들이 여러 구 있고

[빨리 와서 이 송장들 옮겨라!] 눈 부라리는 무제궁 무사

유령귀왕; [가... 갑니다요 나으리.] 굽신거리며 그 무사 쪽으로 가고

유령귀왕; (어쩐지 위진천, 저 놈이 모든 일의 배후에 있는 것같은 예감이 든다.) 시체들이 널려있는 곳으로 가며 눈 번득이고

유령귀왕; (한번 주의 깊게 저 놈의 뒤를 캐볼 필요가 있겠다.) 시체 한구의 팔을 잡아끌면서 음산한 표정으로 곁눈질. 위진천은 이제 건물들 사이로 사라지고 있다.

 

#47>

위진천; (젠장... 젠장!) 휘익! 건물들 사이를 질풍같이 날아가고

<천마성 내총관 위상영 말씀이십니까?> <그 계집은 지금쯤 걸레가 되어가고 있는 중일 겁니다.> 히죽거리며 웃는 무제궁 무사들을 떠올리는 위진천

이하 회상

 

무사1; [냉서시 위상영은 뇌옥에 갇혀있던 정파백도의 죄수들을 불 태워 죽이려고 했습니다.] 천마성 정문에서 위진천에게 말하는 무사들

무사2; [흑신장로께서 늦지 않게 개입하신 덕분에 사상자는 나오지 않았는데...] [자신들이 타죽을 뻔 했다는 사실에 분노한 죄수들이 위가 계집에게 복수를 하겠다고 달려들었습니다.] 신이 나서 말하고

무사1; [흑신장로께서 말려보려 하셨지만 복수에 눈이 뒤집힌 죄수들을 말릴 수 없었고...]

무사1; [결국 위가 계집은 지난밤부터 죄수들에게 겁탈을 당하고 있는 중입니다.] 히죽거리며 말하고

회상 끝

 

위진천; (고모님이 험한 꼴을 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은 했다.) 휘익! 이를 갈며 날아가고. 이제 멀리 앞쪽에 뇌옥이 보이고. 뇌옥 주변에는 무제궁 무사들이 뇌옥 안을 기웃거리고 있는데. 뇌옥에서 바지를 묶으며 나오는 자들도 있고. 죄수들이다.

위진천; (헌데 짐승같은 놈들에게 겁탈을 당하기까지 할 줄이야.) 쐐액! 그 뇌옥을 향해 날아가고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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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뇌옥. 네 명의 무사들이 커다란 통에 든 기름을 뇌옥 안쪽에 뿌리며 뒷걸음질 쳐서 나오고 있다. 뇌옥 밖에는 이미 여러 개의 빈 나무통이 뒹굴고 있고. .

뇌옥에 기름을 뿌리면서 뒷걸음질로 나오던 무사들 흠칫하며 옆을 돌아보고.

연공관에서 달려오는 위상영. 두 팔로 벽세황(청풍)을 안고 있다. 벽세황(청풍)은 상체를 벗은 상태고

[내총관께서 돌아오시는군.] [철수무정 벽세황을 다시 데려오고 있는 걸.] 허리 펴며 어리둥절하는 무사들

위상영; [기름은 다 뿌렸느냐?] 휘익! 뇌옥 앞에 멈추면서 묻고

[상황이 상황인지라 충분한 양은 구하지 못했습니다만...] [입구 쪽에 중점적으로 뿌렸으니 직접 태워죽이지는 못한다 해도 연기로 질식시켜 죽일 수는 있을 것입니다.] 무사들 빈 기름통을 옆으로 던지며 말하고

위상영; [이 정도면 되었다.] 무사들을 지나 뇌옥으로 들어가고

위상영; [불을 붙일 횃불도 한 자루 준비해둬라.] 들어가며 지시하고. + [예 내총관님.] [준비하겠습니다.] 뒤에서 대답하고

위상영; (성주님이 진무량을 때려죽여서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길 바라지만...) 입술 깨물며 뇌옥 안쪽으로 들어선다. 바닥이 기름으로 질척거리고 있다.

위상영; (온전한 몸 상태라 해도 진무량을 이기려면 벅차실 텐데... 성주님은 소성주님을 치료하시느라 완전히 탈진한 상태다.) 뇌옥 안으로 들어가고.

위상영; (승패는 이미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으니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대비해야만 한다.) 이를 악물고

 

#34>

뇌옥 내부. 중앙의 긴 복도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철창으로 쳐진 감방이 각기 십여 개씩 있는 구조다. 각 감방 안에는 초췌하고 봉두난발인 죄인들이 여러 명씩 갇혀서 입구쪽을 보고 있다. 눈들이 흥분과 두려움으로 번들거린다. 모두 깨어있는 상태다. 기름은 뇌옥 입구와 복도에 질펀하게 흐르지만 양이 아주 많지는 않아서 복도 중간쯤에서 흐르는 게 멈췄다.

철벅! 철벅! 기름으로 질척거리는 복도로 들어서는 위상영. 물론 두 팔로는 벽세황(청풍)을 안고 있고

<천마성 내(內)총관 냉서시(冷西施) 위상영!> <저 마녀가 철수무정 벽세황을 다시 데리고 돌아왔다.> <대체 무슨 수작인 건가?> 감방 안의 죄수들이 핏발 선 눈으로 그런 위상영을 보고 있고

감방 중 한 칸의 철창으로 만들어진 문이 열려있다. 비어있는 그 감방이 벽세황이 갇혀있던 감방이다. 벽세황(청풍)을 안고 그곳으로 오는 위상영

위상영; [들어가 있어라!] 휙! 벽세황(청풍)을 감방 안으로 던지고

털썩! 감방 바닥에 나뒹구는 벽세황(청풍)

위상영; [악질 중의 악질인 네놈을 토막 쳐서 죽이려 했다만...] 철컹! 철창으로 이루어진 문을 다시 닫으며

위상영; [간단히 죽이는 건 너무 편한 것같아서 다른 놈들과 함께 태워 죽이기로 마음을 바꿨다.] 철컹! 문을 완전히 닫고. 그러자

[태... 태워 죽인다고?] [그럼... 천마성의 마졸들이 기름을 뇌옥 안에 뿌린 이유가...] 감방 안의 죄수들 기겁하고

위상영; [이 상황이 되어서 뭘 더 숨기겠느냐?] 죄수들을 돌아보며 마녀처럼 웃고

위상영; [너희들이 하늘같이 여기는 진무량이 기습을 해 와서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문쪽을 보며 말하고. 죄수들도 일제히 돌아보고

와아! 와! 펑! 퍼펑! 크악 컥! 비명과 폭음이 열린 문을 통해 들리고

[아... 아까부터 밖이 소란스럽다 했더니...] [칠지무제께서 우릴 구하러 오셨구나.] 감격하고 흥분하는 죄수들

위상영; [예상도 못했던 기습이라 현재 우리 천마성 쪽이 불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네놈들에게는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니기도 하다.] 냉소하고

[설마...] [우릴 태워 죽인다고 한 게...] 깨닫는 죄수들

위상영; [본성이 함락될 경우 골칫거리였던 네놈들을 그냥 둘 수는 없지 않겠느냐?] 사악하게 웃고

위상영; [마지막 방어선이 돌파당하는 순간 이곳은 불구덩이가 될 테니 각오를 해두는 게 좋은 것이다.] 살벌하게 웃고

[!] [!] 공포에 질리는 죄수들. 그때

콰왕! 엄청난 폭음이 뇌옥 밖에서 들리고. 눈 치뜨는 위상영. 죄수들도 기겁하고

드드드! 뇌옥 전체도 지진이 난 듯이 뒤흔들린다.

위상영; (가... 가공할 폭발이 일어났다. 그렇다는 건...) 입구를 돌아보고

위상영; (성주님과 진무량의 격돌이 결판이 났겠구나.) 굳어지는 얼굴

 

#35>

화악! 핵폭발이 일어나듯이 사발같은 폭발이 일어난다. 불타는 건물들 사이에서 일어났고. 그 폭발에서 떨어져 있던 무사들이 폭발에 휘말려 뒤로 날아가거나 밀려난다

콰드드! 콰쾅! [허억!] [조... 조심해라!] [크악!] [안돼!] 폭발에 휘말려 가랑잎처럼 날아가며 비명을 지르거나 방어막을 일으켜서 몸을 보호하며 필사적으로 버티는 양 진영의 사람들. 타노도 있다. 타노는 양팔을 십자로 해서 방어막을 만들며 버티며 앞을 보고 있다. 하지만 흑백신귀와 위극겸은 보이지 않는다.

콰드득! 화악! 폭발의 여파로 불타던 건물이나 주변의 건물들이 외곽으로 무너지고 기와로 된 지붕들이 날아간다.

퍼퍽! 콰당탕! 우지끈! [커억!] [큭!] 무너지는 건물들. 날리는 기왓장들. 건물들 잔해에 처박히거나 기왓장과 건물 파편에 맞아 나뒹구는 사람들. 무공이 높은 자들은 호신강기를 일으켜 버티면서 밀려나고

드드드! 진동이 갈아앉고

퍼퍽! 콰창! [끄윽!] [컥!] 흩날리던 기왓장과 파편들도 바닥에 떨어지고. 그 사이로 나뒹구는 사람들 비명 지른다

화아! 쿠오오! 장내를 덮고 있던 사발같은 거대한 기운이 흩어지면서 그 안쪽에 사람의 형상이 드러난다. 한명은 서있고 한명은 나뒹군 모습이고

<어... 어떻게 된 건가?> <양쪽 다 전력을 기울여 공격을 주고 받았는데...> 타노를 비롯한 양 진영의 사람들 긴장하며 보고. 직후

쿵! 드러나는 장면. 칠지무제는 서있고 사자천마는 뒤로 벌렁 나자빠져 있다.

칠지무제의 입과 코로 피가 줄줄. 내상을 입을 모습이지만 어쨌든 서있다. 눈을 부릅뜨고 왼손을 앞으로 내밀었는데 멀쩡하던 다섯 손가락 중 중지가 터져서 사라졌다. 오른손은 원래부터 엄지와 검지만 남은 상태고.

반면 사자천마는 뒤로 나자빠져 있는데 옷이 터지고 입과 코로 피가 줄줄. 그리고 가슴에 사발만한 구멍이 뻥 뚫려있다. 사자천마의 오른손 중지에 마귀 얼굴 형상인 반지가 끼워져 있음을 주의. 직후

[와아!] [궁주님이 이기셨다!] [폭혈탄지공(爆血彈指功)을 쓰셔서 사자천마의 가슴에 구멍을 내셨다.] [손가락을 하나 더 잃으셨지만 마침내 천마의 후손을 쓰러트리셨다.] 폭발적으로 환호하는 칠지무제 뒤쪽의 검은 옷을 입은 무제궁 고수들. 타노도 주먹 불끈 쥐며 안도하고. 반면

[성... 성주님!] [안돼!] [성주님께서 치명상을 입으셨다.] [소성주님을 구하시느라 내공을 소진하신 결과다.] 사자천마 뒤쪽의 천마성 남녀들은 절망하고

칠지무제; (드디어 끝났군. 천마성과의 오랜 악연도...) 슥! 안도하며 쳐들었던 왼손을 내밀고. 그때

[하나 물어봅시다.] 누군가의 말이 들려 흠칫! 하는 칠지무제

사자천마; [승기(勝機)를 취하기 위해 내 아들을 미끼로 쓴 계책은 궁주가 생각해낸 거요?] 하늘 보고 누운 채 말하고

[헉!] [아... 아직 살아있다!] [심장에 구멍이 났을 텐데 어떻게...] 무제궁 무사들 공포

[성... 성주님!] [성주님은 돌아가시지 않았다.] [무제궁의 개잡종들아! 아직 끝난 게 아니다!] 흥분하고 악을 쓰는 천마성 무사들

칠지무제; [노부의 대답은...] 침통하게 말하고.

타노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 입을 다물며 칠지무제를 주시하고

칠지무제; [물실호기(勿失好機;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음)일세.]

사자천마; [물실호기라...]

사자천마; [역시 그런 것이었군.] 스윽! 일어난다. 가슴에 난 구멍에서 피와 살점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고

<저... 저런 몸으로 움직이다니...> <과연 삼황(三皇) 중 천마(天魔)의 후손답다.> 공포에 질리는 타노와 무제궁 고수들

사자천마; [죽음을 목전에 든 처지라 그런지 아둔한 내 눈에도 천기(天機)가 읽히기에 한 마디 하겠소.] 슥! 완전히 일어나고

사자천마; [궁주는 남의 손바닥 위의 인형같은 신세...] [머잖아 가장 소중한 것을 잃으시게 될 것이오.] 음산하게 웃고

칠지무제; [노부의 귀에는 천기가 아니라 그저 악담(惡談)으로만 들리는구먼.] 찡그리며 마주 노려보는데

사자천마; [천기인지 악담인지 판단하는 것은 오늘 이후로도 살아계실 궁주의 몫이니 내 알 바 아니고...] 우둑! 양손을 마주 쥐어 소리를 내고

사자천마; [피할 수 없는 저승길이라 길동무나 좀 데려가야겠소.] 화악! 사자천마의 몸에서 강한 기운이 폭발적으로 뿜어지고

[헉!] [가... 가공할 살기...] [조... 조심해라! 마지막 발악을 하려는 모양이다.] 심각한 표정인 칠지무제 뒤에서 타노와 무제궁 무사들 기겁하며 뒷걸음질 칠 때

우둑! 우두둑! 사자천마의 몸이 마구 자라나기 시작한다. 헐크처럼 변하는 것인데 헐크보다 훨씬 크게 변한다. 최종적으로 5미터 이상의 거인이 된다

[성... 성주님의 몸이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설마 성주님은 그 금단(禁斷)의 마공을 쓰시려고...] 천마성 무사들 기겁하고. 그때

칠지무제; [천마해체대법(天魔解體大法)!] 심각한 표정

칠지무제; [그대들 천마성의 시조인 천마가 남긴 금단마공 천마해체대법인가?] 쿠오오! 온몸을 방어막으로 두르며 심각한 표정

사자천마; [천마해체대법이 어떤 무공인지 아시는 듯 하니 달아난다 해도 비웃지 않겠소.] 우둑! 우두둑! 몸이 자라면서 칠지무제를 내려다보며 웃고

칠지무제; [지금 그 말이 족쇄가 되어 노부의 퇴로마저 박아버리는군.] 지지지! 온몸을 강력한 호신강기로 덮으면서 쓰게 웃고

타노; [궁주님! 피하십시오!] 뒷걸음질하며 외치고. 다른 놈들은 이미 달아나려 하고

타노; [그냥 둬도 곧 죽을 자의 도발에 넘어가실 필요 없습니다.] 외치지만

<너나 피해라 타노! 노부마저 피하는 건 저 젊은 사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바웅! 오른손을 내밀어 방패같은 기운을 만들면서 전음으로 말하고

타노; [궁주님...] 울상

사자천마; [충성스러운 종을 뒀소이다 진궁주.] 콰드드! 이제 거의 5미터쯤 크기로 변한 채 타노를 보며 웃고. 그 앞의 칠지무제와 타노가 주먹정도 크기로 작게 보인다. 동시에

<모두 들어라!> 천마성 무사들의 귀에 들리는 전음. 울먹이다가 흠칫! 하는 천마성 무사들

<천마해체대법으로 기회를 만들 테니 움직일 수 있는 자는 모두 본성을 탈출하라!> 콰득! 우둑! 풍선처럼 몸이 부풀어 오르는 사자천마의 모습 배경으로 전음이 들리고. 그러자

<안됩니다 성주님!> <속하들이 어찌 성주님과 소성주님을 남겨 두고 목숨을 구하기 위해 도망치겠습니까?> 천마성 무사들이 이를 갈며 전음으로 대구하면서 울지만

<청풍이는 절대 죽지 않을 것이다.> 우둑! 우두둑! 극한까지 부풀어 오른 몸으로 전음을 날리는 사자천마

[!] [!] 깨닫는 천마성 사람들

<그러니 살아서 후일을 도모해라! 그것이 너희들이 할 수 있는 진정한 충성이다!> 번쩍! 쩍! 전음으로 말하는 사자천마의 몸의 여기저기에서 강한 빛의 가닥들이 창처럼 뚫고 나온다

[헉!] [사자천마의 몸에서 빛이...] [천... 천마해체대법이 시전되려는 전조다!] 무제궁 사람들 공포에 질려 기겁하고

<가자!> <성주님의 마지막 명령이다!> <수하 된 처지에 따라야만 한다!> <용서하십시오 성주님!> 팟! 화악! 일제히 날아오르는 천마성의 고수들.

[헉! 저 놈들이...] [천마성의 잡것들이 달아나려 한다.] 무제궁 무사들이 외치며 함께 날아오르혀 하고. 하지만 그 직후

<잘 가라 천마의 종들아!> 번쩍! 사자천마의 전음을 배경으로 그의 몸 전체가 엄청난 빛을 뿜어내며 폭발한다

[!] [!] 그 빛에 휩싸이는 칠지마제와 타노와 주변의 모든 사람들. 이어

쩌억! 처음 일어났던 것보다 몇 배 더 큰 빛의 폭발이 사발처럼 일어난다.

콰드드! 콰콰쾅! 엄청난 폭발, 사람과 건물들이 핵폭발에 휩쓸린 듯 날아가고

[크악!] [컥!] [피해라!] 허우적 대며 날아가는 무제궁의 무사들. 필사적으로 버티는 사람들

콰드득! 퍼퍽! 무너지는 건물들. 나뒹구는 무제궁 무사들. 비틀거리며 내려서는 자들

[!] [!] 내려서다가 놀라는 무제궁 무사들

쿠쿠쿠! 거대하게 부풀었던 반구형의 폭발 충격파가 흩어지며 흐려지고. 헌데

휘익! 휙! 그 흐려지는 충격파 뒤쪽, 사자천마의 뒤에 있던 천마성 무사들은 새처럼 날아서 날아가고 있다. 폭발의 충격파를 이용해서 날아가는 모습이고

[저... 저 놈들이...] [천마성의 마졸들이 달아나고 있다.] [도망치게 놔둘 것 같으냐?] 휙! 휘익! 무제궁 무사들이 이를 갈며 날아오르고. 그때

<쫓지 마라!> 누군가의 전음이 들려 흠칫! 하는 무제궁 무사들. 날아오르거나 날아오르려는 자세로.

쿠오오! 휘이이! 흩어지는 반구형의 충격파. 그 안쪽에 두 명의 인물이 앉고 서있는 게 보인다. 한손을 내민 자세로 서있는 인물은 물론 칠지무제고 칠지무제 뒤쪽에 타노가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웅크리고 있다. 칠지무제가 막아줘서 폭발에 휘말리지 않은 모습

칠지무제와 타노의 모습. 칠지무제는 옷이 누더기가 되었고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리지만 버티고 있고.

[궁주님!] [무사하십니까?] 휘익! 휙! 다시 지면으로 내려서는 무제궁 무사들

그 사이에 경신술을 펼칠 수 있는 천마성 무사들은 모두 날아서 멀어지고 있다

[왜 천마성의 잔당들을 추격하지 못하게 하신 것입니까?] [후환을 남기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놈들을 추살해야합니다.] 멀어지는 천마성 무사들을 보며 이를 가는 무제궁 무사들

칠지무제; [사자천마가 자폭하여 사라진 이상 천마성의 무리들은 오합지졸일 뿐, 아무런 위협도 되지 못한다.] 손을 내리며

칠지무제; [지금 최우선적으로 집중할 일은 마태자 이청풍의 신병을 확보하는 일이다.]

<하긴...> <후환을 없애기 위해서는 천마성의 적통인 마태자 이청풍을 제거해야한다.> 깨닫는 무제궁 무사들

칠지무제; [흑백신귀를 도와 마태자를 찾아라. 생사를 불문하고 마태자를 본좌 앞으로 데리고 와야 한다.] 준엄하게 외치고

[존명!] [마태자를 반드시 찾아내겠습니다.] 휘익! 휙! 외치며 날아가는 무제궁 무사들. 이제 칠지무제 주변에는 타노만 남았다.

타노; [감축드립니다 궁주님!] 일어나며 포권하고

타노; [드디어 본궁과 천마성간의 길고 긴 투쟁을 궁주님 대에서 종식하셨습니다.]

칠지무제; [고맙구나.] 억지로 웃고

칠지무제; [하지만 마태자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 한 안심할 수가 없다.] [타노 너도 마태자의 수색에 합류해라.]

타노; [존명!] 포권하고

휘익! 날아가는 타노

칠지무제; (타노의 말 대로 이씨가문과 진씨가문 간의 길고 긴 쟁투는 나의 대에서 결말이 났다.)

칠지무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슴에 납덩이가 들어찬 것같이 답답한 것은 어째서인가?) 찡그리고

칠지무제; (사자천마가 아들을 치료하기 위해 거의 모든 내공을 소모하지 않았다면 오늘 명줄을 놓은 것은 나였을 텐데...)

칠지무제; (천마성의 기밀을 수시로 제보해온 혈편복(血蝙蝠)이란 자의 정체가 아무래도 마음에 걸린다.)

칠지무제; (혈편복이 천마성 상층부의 요인이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칠지무제; (과연 그자의 정체는 무엇이고 무슨 목적으로 우리 무제궁을 도운 것일까?)

그런 칠지무제의 뇌리에 떠오르는 사자천마의 마지막 말

 

사자천마; [죽음을 목전에 든 처지라 그런지 아둔한 내 눈에도 천기(天機)가 읽히기에 한 마디 하겠소.] 슥! 완전히 일어나고

사자천마; [궁주는 남의 손바닥 위의 인형같은 신세...] [머잖아 가장 소중한 것을 잃으시게 될 것이오.] 음산하게 웃고

회상 끝

 

칠지무제; (사자천마의 말 대로 나 역시 혈편복이란 자의 손아귀에서 놀아난 꼭두각시일 수도 있다.)

칠지무제; (하지만 나 진무량이 누구인가?) (삼황(三皇) 중에서도 으뜸이셨던 무성(武聖)의 적손(嫡孫)이 아닌가?)

칠지무제; (비록 무성조사의 최고 절기가 유실되어 천마의 후손들인 천마성에 고전해왔지만...) + [!] 생각하며 앞쪽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고

반짝! 바닥에서 무언가 빛을 발한다.

칠지무제; (혈교(血敎)에 이어 마침내 천마성까지 쓰러트렸으니 우리 무제궁의 군림천하를 막을 세력은 존재하지 않는다.) 멈춰서면서 바닥을 보고

칠지무제의 발치에 잘려진 손가락이 하나 있는데. 그 손가락에 반지가 끼워져 있다. 마귀가 입을 벌리고 있는 조각이 붙어있는 큼직한 반지다. 마귀 얼굴에는 눈이 세 개 달려있는데 작은 보석들이 눈 부위에 박혀있고

칠지무제; (이 반지...) 슥! 허리 숙여서 반지를 집어들려 하고. 순간

푸스스! 손가락은 먼지가 되어 흩어지면서 반지만 남고. <반지의 제왕> 제1편에서 사우론의 잘린 손가락에서 절대반지가 빠지는 장면처럼

칠지무제; (사자천마 이무외의 것일 텐데...) 슥! 먼지가 되어 흩어지는 손가락 잔해에서 반지를 집어 들고. 사자천마가 오른 손 중지에 그 반지를 끼고 있었던 것 떠올리고

칠지무제; (일단 펼치면 몸뚱이를 먼지보다 곱게 분쇄해버리는 천마해체대법을 견디어 냈다.) 반지를 얼굴 앞에 들어보며 생각하고

<세 개의 눈을 가진 마귀...> 반지에 달려있는 마귀의 얼굴 크로즈 업 배경으로 칠지무제의 생각 나레이션

칠지무제; (절대 평범한 물건이 아니고...) (어쩌면 천마와 관련이 있는 물건일지도 모르겠다.) 두 손으로 반지를 잡고

칠지무제; (사자천마 이무외...) 두 손으로 반지를 잡아 허공으로 쳐들며 사자천마를 떠올리고

칠지무제; (비록 적이었으나 그대의 인격과 행적에는 경의를 표하는 바일세.) 눈 감고 기도를 하고

<부디 극락왕생하기를 빌겠네.> 혼자 남아 반지를 두 손으로 쳐들고 사자천마의 명복을 비는 칠지무제의 모습.

 

#36>

천마성 뒤의 높은 산. 그 산 위에 서있는 귀면지존. 원통형의 망원경을 눈에 대고 천마성을 내려다보고 있다.

불타는 천마성의 모습. 불타는 건물들 사이를 무제궁의 무사들이 돌아다니며 건물에서 사람들을 끌어내고 있다.

끌려나온 천마성의 남녀들은 곳곳의 마당에 모여 있다. 일부 무제궁 무사들은 끌려나온 천마성 남녀들을 감시하고 있고.

저항하다가 무제궁 무사들의 칼질에 죽는 천마성의 사내들도 속출한다.

이상의 장면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주고

망원경의 원형 화면에 잡히는 칠지무제의 모습. 반지를 두 손으로 쳐들고 사자천마의 명복을 빌어주는 모습

귀면지존; [사자천마 이무외의 명복을 빌어주는 건가?] 망원경에서 눈을 떼고

귀면지존; [하지만 당신이 죽은 후에는 진심으로 당신의 명복을 빌어줄 인간은 없을 터...] [가엾소이다 칠지무제시여.] 웃으며 망원경을 내리고. 그때

[칠지무제가 아니라 육지무제(六指武帝)라 해야 옳을 것이다.] 휘익! 귀면지존의 뒤로 누가 날아내리며 말하고. 돌아보는 귀면지존

위극겸; [진무량은 사자천마를 쓰러트리기 위해 손가락을 또 하나 잃어버렸으니 말이다.] 내려서는 위극겸

귀면지존; [아버지!] 포권하고

위극겸; [수고했다.] [네가 일을 제대로 한 덕분에 우리 혈교(血敎)의 부흥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사자천마와 천마성을 없앨 수 있었다.] 귀면지존에게 다가와 멀리 산 아래의 천마성의 모습 보면서 말하고

귀면지존; [소자보다는 뇌공량의 마누라 포숙정의 공이 크지요.]

귀면지존; [포가 계집이 이청풍을 소양갈맥고로 중독 시키지 않았으면 사자천마가 칠지무제에게 패사하는 일도 벌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위극겸; [포가년에게는 제대로 보상을 해줘야겠지.] 음산하게 웃으며 아래를 보고

불타는 천마성의 모습이 멀리 보이고

위극겸; [꼴좋구나 천마성!] [네놈들은 삼십여 년 전 무제궁과 함께 우리 혈교를 멸족(滅族) 시킨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이를 갈고

위극겸; [머잖아 무제궁도 너희들 꼴이 날 테고...] [그럼 천하 무림은 다시 위대한 혈교가 부활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흐흐흐! 광기에 차서 웃고. 그때

귀면지존; [사자천마 이무외가 죽은 것은 확인이 되었는데...] 눈치 보며 말 걸고

귀면지존; [마태자 이청풍은 어찌되었습니까?]

위극겸; [이청풍은 곧 산 채로든 시체가 되어서든 무제궁 인간들의 손아귀에 떨어질 것이다.] 히죽

위극겸; [제 아비가 죽어버린 지금 그놈을 지켜줄 수 있는 인간은 천마성에 없으니 말이다.] 음산하게 웃고

귀면지존; [그렇다면 다행입니다만...] 미심쩍은 어조

위극겸; [왜? 마음에 걸리는 것이라도 있느냐?] 그런 귀면지존을 돌아보고

귀면지존; [기우(杞憂;쓸데없는 걱정)인지 모르겠으나...] [어쩐지 이청풍이 끝끝내 우리 혈교의 부흥에 걸림돌이 될 것같은 느낌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위극겸; [네가 한 말 그대로 기우일 뿐이다.] 고개 젓고

위극겸; [이청풍은 제 아비의 희생 덕분에 목숨을 건지긴 했지만 내공은 상실한 상태였다.] [설령 오늘 살아난다 해도 본교의 군림대업(君臨大業)에는 전혀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다.] 단정적으로 말하고

귀면지존; [내공을 상실했다면 그렇겠지요.] 대답은 하지만 찜찜한 표정

위극겸; [천마성을 무너트리는 데 성공했으니 다음 표적인 무제궁의 공략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자.]

위극겸; [앞으로는 아비가 귀면지존 역할을 할 테니 너는 본래의 신분으로 돌아가 진무량을 상대하도록 해라.]

귀면지존; [예...] 달칵! 쓰고 있던 귀신 가면을 벗고

위진천; [이제야 좀 살 것같습니다.] 벗으면서 말하고

위진천; [그동안 이 가면을 쓰고 지내느라 답답해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쿵! 드러나는 얼굴. 바로 위진천이다. 이하 위진천으로 표기

위극겸; [고생했다.] 위진천이 내미는 가면을 받고

위극겸; [앞으로는 네가 귀면지존 역할을 할 일은 없을 테니 안심해라.] 가면을 만지면서 말하고. 반면

위진천; [천마성을 무너트린 건 기쁜 일이지만 고모님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한숨 쉬고

위극겸; [어쩔 수 없지. 큰일을 위해 작은 희생은 감수해야하니...] 천마성을 내려다보고

위진천; [고모에게 우리 가문의 내력을 말해주시지 그랬습니다.] 위극겸의 눈치를 보면서

위진천; [우리 일족이 바로 천마, 무성과 함께 삼황으로 꼽히는 혈왕(血王)의 후손임을 아셨으면 고모도 자랑스러워했을 텐데 말입니다.]

위극겸; [삼십여 년 전, 우리 혈교가 천마성과 무제궁의 협공을 받고 궤멸당할 때 네 고모 상영이는 갓 태어난 핏덩이였다.] 천마성을 내려다보며

위극겸; [그래서 자신이 혈왕의 자랑스러운 핏줄이라는 사실도 모르고 자랐다.]

위진천; [천명이 넘던 혈왕일족 중에서 목숨을 부지한 것은 당시 열여섯 살이었던 아버지와 상영 고모 뿐이셨지요?]

위극겸; [천마성과 무제궁은 후환을 없애기 위해 여자와 아이들에게까지 무자비한 살수를 펼쳤었다.] 이를 부득. 살기

위진천; [죽일 놈들...] 역시 분노

위극겸; [아비와 상영이는 천우신조로 그때의 살겁(殺劫)에서 살아났었는데...]

위극겸; [아비가 하나뿐인 핏줄인 상영이에게 끝내 가문내력을 말해주지 않은 것은 상영이가 여자이기 때문이다.]

위진천; [정에 이끌려 이무외나 이청풍에게 아버지의 정체를 누설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셨군요.]

위극겸; [네 사부이기도 한 진무량은 냉혹한 성격의 소유자가 아니다.] 돌아서고

위극겸; [비록 상영이가 천마성의 내총관이라는 요직을 차지하고 있었다 해도 죽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걸 믿고 그만 이탈하자.] 팟! 날아오르고

위진천; [예...] 대답하면서도 천마성 쪽을 보며 돌아서고

위진천; (아버지의 생각대로 되면 좋겠지만...) 팟! 날아오르고

위진천; (어쩐지 고모에게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는구나.) 앞서 날아가는 위극겸을 따라 날아간다.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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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일다경(一茶頃) 전> 어둠에 잠긴 천마성을 배경으로

천마성 깊은 곳의 어느 건물. 건물 주위를 천마성 무사들 수십 명이 삼엄한 경비를 펴고 있다.

가끔 건물 쪽을 힐끔거리는 천마성 무사들. 건물에는 불이 꺼져 있는데

조금 열린 창문틈으로 밖을 보는 유령귀왕. 창가에 놓인 의자에 옆으로 앉아서

좁은 창문 틈으로 건물쪽을 힐끔거리는 천마성 무사들의 모습이 보이고

유령귀왕; (이거야 원 손님 대접이 아니라 죄수 취급이로구만.) 쓴웃음

유령귀왕; (만일 마태자의 신상에 불미한 일이 생기면 그 책임을 나에게 묻겠다는 무언의 서언인데...)

유령귀왕; (아비가 되어서 그 책임을 딸에게 떠넘길 수는 없는 일이다.) 교소소가 울던 장면 떠올리고

유령귀왕; (그렇다고 천마성에서 탈출을 기도할 수도 없다. 그랬다가는 없는 죄도 생길 테니...)

유령귀왕; (입맛이 쓰긴 하지만 내 운명은 사자천마에게 달려있다.)

유령귀왕; (나 교백을 위해서라도 제발 아들을 구할 수 있기를 바라겠소 사자천마!) 사자천마가 청풍의 등에 손을 대고 내공 불어넣어주는 장면 떠올리고. 헌데 바로 그 직후

삐익! 삑! 뎅뎅뎅! 요란한 호각소리와 요란한 종소리가 들린다. 눈 부릅뜨는 유령귀왕

유령귀왕; (다급한 호각소리와 종소리!) 벌떡 일어나고

유령귀왕; (뭔가 사단이 나도 단단히 났다!) 덜컹! 문을 열고. 건물을 지키던 무사들도 전부 멀리를 보고 있고, 천마성의 외곽 쪽이다. 불길이 치솟고 사람들이 비명과 요란한 호각소리 종소리들이 뒤섞여 들린다

유령귀왕: (천마성의 적, 무제궁이 사자천마 부자의 다급한 상황을 알아차리고 습격해왔구나!) 흥분하여 몸을 밖으로 내민 채 몇 개의 담장 너머로 치솟는 불길과 비명, 금속성등이 보인다.

 

#30>

천마성의 가장 깊은 곳. 절벽을 등진 연공관. 수십명의 무사들이 삼엄한 경비를 펴고 있다.

연공관 내부. 사자천마가 여전히 청풍을 치료중이다. 연공관 내에는 노파 한명과 늙은 의사 두 명, 그리고 위상영이 있다. 노파는 사자천마의 유모인데 의자에 앉아서 보고 있다. 위상영과 의사들은 돌침대 옆에 서서 보고 있고.

돌침대에는 상체를 벗은 청풍이 등을 구부린 채 앉아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데 전보다는 상태가 조금 좋아 보인다. 여전히 피골이 상접한 모습이지만 몸에 힘이 좀 들어가는 모습이고. 그런 청풍의 뒤에 사자천마 이무외가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서 오른손을 청풍의 등에 붙이고 있다. 이무외의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에는 눈이 세 개 달린 마귀 형상이 조각 된 반지를 끼고 있는 것으로 묘사. 이 반지는 나중에 중요한 소품 역할을 함. 청풍의 상태가 좋아진 것과 달리 청풍을 치료하는 사자천마는 극도로 지친 모습이 되어있다. 온몸이 비지땀으로 덮여있고 얼굴도 초췌해졌다.

쿠오오오! 두 부자의 몸에서 강한 열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는 중이다.

위상영; (다행스럽게도 소성주님의 상태가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안도. 여전히 초조

<성주님께서 당신의 내공을 거의 다 소모해가면서 치료해주신 덕분에 위험한 고비는 넘긴 것 같다.> 좀 좋아진 청풍의 모습을 배경으로 위상영의 생각.

위상영; (내공은 아직 회복하지 못한 상태지만 거의 소멸되어가던 순양지기가 되살아났다.) 안도하고

위상영; (이제 영약을 지속적으로 복용시키고 정양하게 하면 언젠가는 내공도 전처럼 쓰실 수 있을 것이다.)

위상영; (물론 소성주님을 살리는 과정에서 성주님께서 너무도 많은 희생을 하셨다.) 초췌한 사자천마를 보고

<오갑자를 상회하던 내공의 거의 대부분을 소모하셨고 체력도 고갈되어 바닥을 보이고 있는 것같다.> 초췌해진 사자천마의 모습 배경으로 위상영의 생각 나레이션

위상영; (소성주님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입으신 타격을 회복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위상영; (그렇다고는 해도 소성주님께서 회생하셨으니 소성주님만 바라보며 사는 나로서는 천만다행이다.) 미소 짓고

위상영; (성주님의 이번 노고를 봐서라도 가능한 빨리 소성주님의 아기를 낳아드려야만 한다.) 얼굴 발개지고. 직후

움찔! 무언가를 느끼는 표정이 되는 사자천마.

흠칫! 하며 그런 사자천마를 보는 위상영

부르르! 온몸이 떨리는 사자천마

위상영; (성주님이 갑자기 왜 저러시지?) 어리둥절하고.

의사들과 노파도 흠칫! 하며 사자천마를 보고

위상영; (혹시 탈진하셔서 몸에 이상이 생기시기라도...) + [!] 생각하다가 두 눈을 부릅뜨는 위상영

<와아!> <크아악!> <죽여라!> 챙! 채채챙! 퍼펑! 폭음과 비명이 위상영의 귀에도 들리고

위상영; (갑자기 비명과 싸우는 소리가 폭발적으로 들려온다!) (연공관 외곽의 철문이 열리면서 바깥의 소음이 전해지는 것인데...) 철문쪽을 홱 돌아보고.

<와아!> <크아악!> <죽여라!> 챙! 채채챙! 퍼펑! 폭음과 비명이 위상영의 귀에 이어지고

위상영; (설마... 설마 외적이 침입했단 말인가?) 놀랄 때

[성주님!] 철컹! 철문이 다급히 열리며 뛰어드는 위극겸. 열린 철문 밖에서는 철문을 지키던 두 명의 노인이 당황하며 돌아보고 있고

연공관 안에 있던 노파와 의사들도 놀라서 위극겸을 돌아보고

위극겸; [적이... 칠지무제 진무량이 무제궁의 정예를 이끌고 쳐들어왔습니다.] 팟! 사색이 되어 문 안쪽에 멈추며 외치고. 한 손에 검을 든 위극겸의 온몸도 피로 물들어 있고

위상영; [무슨 소리에요 오라버니?] [수천 리 밖에 있어야할 칠지무제가 어떻게 느닷없이 본성을 쳐들어왔다는 거예요?] 외쳐 묻고. 아직 사자천마는 원래 모습대로 청풍을 치료하고 있고. 의자에 앉아있던 유모는 의자에서 일어나고

위극겸; [과정은 모르겠다만... 진무령과 졸개들이 느닷없이 쳐들어온 건 사실이다.] 초조한 표정으로 말하고. 그 사이에도 열린 문을 통해 비명과 폭음 무기 부딪히는 소리들이 요란하게 이어지고. <으악!> <크악! 이 비겁한 놈들이...> <남김없이 죽여라!> 펑! 퍼펑! 차차창!

위상영; [그래서... 그래서 지금 전세(戰勢)가 어찌 되어가고 있는 건가요?] 다급히 묻고. 노파와 의사들도 겁에 질려 위극겸을 보고

위극겸; [진무량은 고르고 고른 고수들만 이끌고 쳐들어 왔다.] [그 때문에 전체 숫자는 우리가 많지만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다.] 초조하게 밖을 힐끔. 펑! 퍼펑! 크악! 컥! 여전히 폭음과 비명이 들리고

위상영; [다시 나가셔서 싸울 수 있는 자는 전부 연공관 주변으로 모으도록 하세요.] [성주님이 소성주님의 치료를 마칠 때까지 시간을 벌어야만 해요.] 이를 갈며

위극겸; [그렇지 않아도 본성의 고수들을 연공관 일대에 집결시켜 방어선을 구축해 놓았다.] 땀을 닦고

위극겸;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본성에서 칠지무제 진무량을 저지할 수 있는 자는 성주님 밖에 없다.] 짐짓 초조한 표정을 지으며 사자천마를 힐끔

위극겸; [여러 당주들과 호법들이 진무량을 막으려다가 이미 불귀고혼이 된 상태다.]

위극겸; [나머지 호법들이 필사적으로 진무량에게 맞서고 있지만 오래 버티지 못할 것같다.] 연신 소매로 이마의 땀을 닦으며

위상영; [소성주님의 치료가 막바지에 이르렀어요.]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보세요.] 이를 갈면서 말하고

위상영; [무제궁의 버러지들이 소성주님이 치료 받는 것을 방해하지 못하게 해야만...] 말할 때 + [크왓!] 뒤에서 누군가 고함을 지르는 소리가 들린다.

깜짝 놀라 사자천마를 돌아보는 실내의 사람들

쩡! 청풍의 등에 댄 사자천마의 손이 강렬한 빛을 내며 진동하고. 사자천마는 눈 부릅뜨며 기합 지른 모습. 그러자

화악! 청풍의 몸 전체에 엄청난 힘이 물결치듯 퍼지는 모습. 고개 젖히며 충격 받은 표정이 되는 청풍.

<저... 저건...> <성주님은 남아있는 순양지기를 일거에 소성주님 몸으로 쏟아 넣으셨다.> 사람들 모두 놀라 돌아볼 때

청풍; [컥!] 입과 코로 피를 왈칵 토하며 앞으로 몸을 숙이고

슥! 그 바람에 사자천마의 손바닥이 청풍의 등에서 떨어지고

털썩! 앞으로 나뒹구는 청풍. 약간 옆으로 쓰러지는 모습. 그런 청풍의 뒤에서 손을 내민 사자천마도 휘청하는데

위상영; [소성주님!] 급히 침대로 다가가고.

위상영; [괜잖으세요 소성주님?] 약간 옆으로 나뒹군 청풍의 팔을 잡아서 바로 누이려 하고. 그러다가

위상영; [흑!] 놀라 사자천마를 돌아보고

눈 부릅 뜬 사자천마의 입과 코로 피가 줄줄 흘러내린다. 앞으로 내밀었던 오른손은 다시 내린 상태고

위상영; [성... 성주님! 내상을 입으셨는가요?] 급히 바로 눕힌 청풍의 팔을 놓고 사자천마를 향해 돌아서지만

사자천마; [됐다!] 손을 조금 들어서 위상영이 자신을 부축하는 걸 막고

사자천마; [내총관은 여기 남아서 청풍이를 돌봐라.] 슥! 침대에서 한 쪽 발을 내리며 말하고. 다른 사람들 긴장해서 보고

위상영; [예...] 대답할 때

휘청! 침대 아래로 내려서다가 휘청하는 사자천마

위상영; [성주님...] 다시 비명. 다른 사람들도 눈 치뜰 때

콱! 침대 모서리를 잡아서 바닥에 주저앉는 걸 모면하는 사자천마.

위상영; [무리하지 마세요. 성주님은 소성주님을 치료하시느라 지치신 상태잖아요.] 울먹이며 다시 부축하려 하지만

사자천마; [상영아!] 침대 모서리를 잡은 채 그런 위상영을 돌아보고

위상영; [하... 하명 하세요 성주님!] + (날 직책이 아니라 이름으로 부르셨어!) 뭔가 깨닫고 얼굴이 굳어지고

사자천마; [나 대신... 청풍이를 부탁한다.] 슥! 소매로 피를 닦으며 몸을 바로 세우고.

위상영; (설마 성주님은...) + [걱... 걱정마세요 성주님!] 주르르! 눈물이 흐르고

위상영; [소성주님은 제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켜드리겠어요.] 울며 허리 숙여 인사하면서 다짐하고

사자천마; [고맙다.] 서늘하게 웃고

사자천마; [난... 너만 믿는다 상영아.] 억지로 웃으며 지긋이 위상영을 보고

위상영; [예...] + (성주님은 죽음을 각오하시고 계신 것 같다.) 울면서 올려다보고

사자천마; (청풍아!) 시선을 돌려 청풍을 보는 사자천마. 청풍은 바로 누운 채 벌벌 떨며 입과 코로 피를 흘린다. 정신은 잃은 상태고

<아무래도 다시 널 보기는 힘들 것 같구나. 부디 우리 이씨 가문의 열조(烈祖)들께서 널 지켜주길 바랄 뿐이다.>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사자천마의 생각 나레이션. 이어

사자천마; [가자 외총관!] 슥! 가슴 펴며 입구쪽으로 돌아선다.

위극겸; [예 성주님!] 포권하고

서둘러 돌아서서 입구로 달려 나가는 위극겸. 그 뒤를 큰 걸음으로 걸어가는 사자천마

[성주님! 무운을 비옵니다.] [조심 하세요 성주!] 의사들과 유모가 포권을 하거나 허리 숙이며 말하자

손을 들어 보이며 문을 나가는 사자천마. 문 밖의 두 노인은 철문을 닫으려 하고

위상영; (틀... 틀림없다!) 전율하고.

<성주님은 칠지무제 진무량과 동귀어진(同歸於盡) 하실 생각이다. 진무량을 막을 수 있는 건 천마성 내에서 오직 당신뿐이라는 사실을 아시기에...> 철문 밖으로 멀어지는 사자천마의 뒷모습 배경으로 위상영의 생각 나레이션. 문 밖의 노인들이 다시 철문을 닫는 중이고

위상영; (하지만 지금의 성주님은 탈진하실 대로 탈진해서 운신도 어려우신 상태야.)

위상영; (저런 몸으로 칠지무제와 싸운다면 결과는 뻔해!) + [유모(乳母)!] 철문 쪽으로 가며 노파를 부르고

노파; [오냐! 말 해라.] 긴장하며 대답하고

위상영; [잠깐 나갔다가 올게요.] [소성주님을 저 대신 보살펴주세요.]

노파; [소성주는 걱정 말고 어여 다녀와라.] 침대쪽으로 오며 말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사자천마의 유모 목파파(木婆婆)>

위상영; (그럴 일이 없길 바라지만...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만 해!) 철문을 양손으로 밀며 나가고.

열리는 철문 밖에 서있던 노인들이 돌아보고

위상영; (내가 할 수 있는 수단은 모두 사용해서...) 노인들 무시하며 밖으로 나오는 위상영의 결연한 표정. 놀라지만 뭐라 묻지도 못하는 노인들

 

#31>

연공관 밖. 네 명의 무사들이 연공관 입구에 남아있다. 원래는 수십 명이 지키고 있었지만 대부분의 무사들은 싸우러 간 상태다. 네 명의 무사들 중 둘이 철문을 닫으려 한다. 나머지 두 명은 연공관을 반원형으로 둘러싼 건물들 쪽을 보고 있다. 당황한 표정들이고.

[크악!] [커억!] [죽여라!] [막... 막아라!] [더는 못 간다 개새끼들아!] 퍼펑! 펑! 차차창! 연공관이 있는 절벽을 반원형으로 둘러싸듯 서있는 건물들 사이와 그 외곽에서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게 보인다. 여기저기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기도 하고. 건물과 건물들 사이에서, 또는 지붕 위에서 양 진영의 무사들이 날고뛰며 싸우고 있다. 수많은 시체들이 바닥에 널려있는 것도 보이고

[비겁한 무제궁 놈들! 정파백도의 종가입네 하면서 기습이나 하고...] [성주님께서 가셨으니 곧 전세가 역전될 게야.] 건물들 너머와 사이에서 벌어지는 싸움을 보며 이를 가는 연공관 입구의 무사들

그긍! 그 뒤에서 두 명의 무사가 철문을 거의 다 닫고 있고. 그때

[닫지 마라!] 철문 안쪽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려 흠칫! 하며 철문 닫는 것을 멈추는 두 명의 무사.

위상영; [문을 열어놓고 대기해라!] 휘익! 철문 안쪽의 복도를 바람처럼 달려 나오는 위상영

[내총관님!] [어인 일로 나오셨습니까?] 그긍! 끼익! 다시 철문을 활짝 열며 외치는 철문을 닫던 두 명의 무사. 싸움이 벌어지는 곳을 보던 두 명의 무사도 돌아보고

위상영; [뇌옥(牢獄)에 다녀올 일이 있다.] 휘익! 바람처럼 연공관에서 나오고

[뇌옥에는 무슨 일로...] 무사들 중 한 놈이 묻지만

위상상; [경계를 늦추지 마라.] [무제궁의 버러지들은 단 한 놈이라도 연공관에 들여보내면 안된다.] 휘익! 말하며 절벽을 따라 옆으로 달려간다. 시선은 연공관의 전면을 향한 채.

[존명!] [목숨으로 연공관을 지키겠습니다.] 뒤에서 대답하는 네 명의 무사들

대꾸하지 않고 옆을 보며 달리는 위상영. 위상영이 보는 쪽은 물론 싸움이 벌어지는 연공관 외곽이다.

[크악!] [커억!] [죽여라!] [막... 막아라!] [더는 못 간다 개새끼들아!] 퍼펑! 펑! 차차창! 연공관이 있는 절벽을 반원형으로 둘러싸듯 서있는 건물들 사이와 그 외곽에서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게 보인다. 여기저기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기도 하고. 건물과 건물들 사이에서, 또는 지붕 위에서 양 진영의 무사들이 날고 뛰며 싸우고 있다. 수많은 시체들이 바닥에 널려있는 것도 보이고

위상영; (본성의 무사들이 무제궁의 인간들이 연공관쪽으로 몰려오는 것을 필사적으로 저지하고 있다.) 절벽을 따라 옆쪽으로 달려가면서 연공관 외곽에서 사람들이 싸우는 걸 보고

위상영; (하지만 오라버니 말 대로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것이다. 그 전에 일을 끝내야만 한다.) 휘익! 연공관 외곽에 죽 늘어 서있는 건물들 중 하나로 달려간다. 강철과 바위로 이루어진 튼튼한 건물. 감옥이다.

<牢獄>이란 글이 적힌 현판이 철문이 달려있는 입구 위쪽에 박혀있고. 감옥 입구에는 역시 네 명의 천마성 무사들이 초조한 기색으로 서성이고 있고. 그러다가

감옥 쪽으로 달려오는 위상영을 발견하고 돌아보는 무사들. 거리는 30미터쯤

[내총관님!] [여긴 어인 일이십니까?] 무사들 위상영을 발견하고 급히 포권하며 외치고

위상영; [죄수들 중 한 놈에게 볼 일이 있다. 문을 열어라.] 휘익! 달려오며 외치고. 이제 뇌옥과의 거리는 20미터쯤

[옛!] 무사 한명이 대답하며 급히 철문 쪽으로 돌아선다. 허리춤에 차고 있는 열쇠 꾸러미를 쥐면서. 이어

철컥! 커다란 열쇠 하나를 감옥의 철문에 나있는 구멍에 꽂는 그자

철컹! 그자가 돌리는 대로 열쇠가 돌아가며 안쪽에서 열리는 소리가 나고

[들어가십시오.] 그그긍! 다른 놈이 문을 열며 외치고

위상영; [금방 나올 것이다. 문은 닫지 마라.] 휘익! 바람처럼 감옥 안으로 날아 들어가며 외치고. [예!] [대기하겠습니다.] 대답하는 무사들

그 사이에 감옥 안으로 사라지는 위상영

[내총관님께서는 이 급박한 때에 왜 뇌옥에 들어가신 걸까?] [무제궁의 잡종들이 방어선을 돌파하기 전에 뇌옥에 갇혀있는 정파백도의 인간들을 잡아 죽이시려는 걸까?] 무사들 갸웃하며 감옥 입구를 보고. 그때

퍼펑~ 펑! [크악!] [컥!] 차창! 화르르! 그 사이에도 외곽에서 싸우는 소음은 더 커진다. 돌아보는 무사들

[크악!] [무제궁의 버러지들아! 같이 죽자!] [우리 시체를 밟고 지나가라.] 퍼펑! 차창! 고함과 비명, 무기 부딪히는 소리들. 건물들을 태우며 맹렬히 치솟는 불길 때문에 건물들 사이가 환하고 건물들은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그 불길을 배경으로 건물들 외곽에서 양 진영의 무사들이 치열하게 싸우는 모습이 작게 보인다.

[방어선이 뒤로 밀리고 있네.] [아무래도 오래 못 버티겠어.] 긴장하는 무사들

[성주님께서 출전하셨는데도 전세가 호전되지 않는 것 같네.] [성주님으로서도 칠지무제 진무량 한명 상대하기도 벅차서 다른 형제들을 도와주지 못하는 때문일 게야.] 무사들 싸움이 벌어지는 외곽을 보며 긴장

[우리도 각오를 해둬야겠군.] [까짓, 방어선이 무너지면 무제궁의 버러지를 한 놈이라도 더 죽이고 죽지 뭐.] 전의를 불태우는 무사들. 그때

위상영; [됐다!] 휘익! 열려진 철문 안쪽에서 달려 나오는 위상영. 헌데 양손으로 한 명의 사내를 안고 있다. 온몸이 고문당한 상처투성이에 옷도 누더기가 된 청년. 나이는 20대 중반 정도지만 오랜 투옥 생활로 피골이 상접하다. 피골이 상접한 수준이 청풍과 비슷한 이자는 <투천환일>등 다른 작품에 나온 벽세황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벽세황이다. 정파백도의 명문가들인 삼문육가중 신장궁의 소궁주다. 돌아보는 무사들

위상영; [구할 수 있는 만큼 기름을 구해서 뇌옥 안에 뿌려둬라.] 휘익! 무사들 사이를 달려가며 외치고. 방향은 연공관쪽이고

[기... 기름을 말입니까?] 당황하는 무사들

위상영; [뇌옥에 갇혀있는 것들은 악질 중의 악질들이다.] [만일 전세가 완전히 기운다면 살려둘 이유가 없다.] 휘익! 연공관 쪽으로 날아가며 외치고

[존명!] [분부 따르겠습니다.] 포권하는 무사들

대답하지 않고 연공관으로 날아가는 위상영. 연공관 입구를 지키던 무사들이 급히 길을 터주고 있고

[여차하면 뇌옥에 갇혀있는 죄수들을 불태워죽이겠다는 건데...] [산 채로 태워 죽이는 건 좀 지나치지 않나?] 무사들 중 두 놈이 난감해 하지만

[난 찬성일세.] 세 번째 놈이 말하고. 다른 놈들이 돌아보고

[성주님은 성품이 관대하셔서 어지간한 죄를 지은 자들은 훈계하신 후 방면해오셨네.] [하지만 지금 뇌옥에 갇혀있는 자들은 말로 타이를 수 없는 구제불능의 악질들이잖은가?] 세 번째 놈이 문이 열려 있는 감옥을 보며 말하고

[하긴...] [지금 뇌옥에 갇혀있는 죄수들은 정파백도입네 하며 우리 천마성에 해를 끼치려고 온갖 발악을 한 놈들이지.] [살려두면 두고두고 우환거리가 될 테니 죽일 수 있으면 죽이는 게 최선이야.] 다른 무사들도 끄덕이고

[내총관께서 데려가신 놈만 해도 그래.] 연공관으로 날아 들어가고 있는 위상영의 뒷모습 보며 말하고

 

#32>

<정파백도의 유서 깊은 명문 신장궁(神匠宮)의 소궁주 철수무정(鐵手無情) 벽세황(壁世皇)!> 연공관의 입구 안쪽, 벽세황을 두 팔로 안은 채 통로를 달려가는 위상영의 모습 배경으로 무사들의 말 나레이션으로 처리하고.

<마도 무림에 극단적인 증오를 품고 있어서 마도 무림에 속한 자라면 불문곡직하고 살상을 자행해왔다.> 축 늘어져 있는 벽세황의 모습 배경으로 무사들의 말 나레이션

<신장궁은 각가지 병장기와 기물들을 만드는 재주로 천하에서 으뜸가는 가문이다. 벽세황은 신장궁에서 만든 그 기괴한 살상무기와 장치들을 써서 불과 일 년여 만에 천명 가까운 마도무림인들을 학살했다.> 통로 끝의 연공관 입구 철문을 지키고 있던 노인들. 흠칫! 하고

<결국 벽세황의 만행에 격노한 마태자께서 직접 손을 써서 벽세황을 사로잡았으며, 뇌옥에 가둬두고 두 번 다시 햇볕을 보지 못하게 만들었었다.> 급히 문을 열어주는 노인들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위상영; [고마워요 호법님들!] 휘익! 노인들이 열어주는 철문 쪽으로 달려가며 외치고

위상영; [문을 닫으시고 지금부터 벌어지는 일을 그 누구도 알지 못하도록 단속해주세요.] 노인들을 지나치며 외치고

[걱정 말게.] [개미 새끼 한 마리 접근시키지 않을 테니...] 그긍! 다시 철문을 닫아주며 말하고. 위상영은 이미 철문 안쪽으로 뛰어들었고.

 

[!] [!] 침대에 누운 청풍을 보살피던 노파와 두 명의 의사들 흠칫! 하며 입구쪽을 보고. 닫히는 철문을 배경으로 위상영이 달려들어 온다. 두 팔로 벽세황을 안은 채로

노파; [내총관, 그놈은 누군가?] 뒤돌아보며 묻고

위상영; [신장궁의 소궁주인 철수무정 벽세황이라는 자예요.] 침대로 다가와 벽세황을 침대에 누이려 한다.

의사들; [벽세황이라면 신장궁의 신병이기로 마도 무림의 형제들을 무차별 살상해온 살인귀 아닌가?] [이 악명 높은 말종을 왜 데려온 겐가?] 위상영이 벽세황을 청풍의 옆에 눕히는 걸 보며 의아해하는 늙은 의사들

위상영; [지금부터 벌어지는 일은 절대 입 밖에 내면 안돼요.] 말하며 품속에 손을 넣고. 벽세황은 청풍의 옆에 눕힌 채 옆으로 돌아가고

[그러마고 약속은 하네만...] [벽가놈을 어디에 쓸 생각인지 감이 안잡히는구만.] 위상영이 청풍의 옆으로 오도록 비켜주면서 의사들이 갸웃할 때.

다시 꺼낸 위상영의 손에는 작은 상자가 들려있고.

달칵! 그 상자를 침대 위에 내려놓고 뚜껑을 여는 위상영

쿵! 뚜껑이 열린 상자 안에는 볼펜같이 생긴 도구와 1센티도 안되는 짧고 가는 침들이 가득 들어있다. 침들은 구획된 칸에 가지런히 들어 있고

[그건 혹시...] [투골성형침(透骨成形針) 아닌가? 악명 높은 색마 천면랑군(千面郞君)이 얼굴을 수시로 바꿀 때 사용했던...] 놀라는 의사들. 그러다가

[!] [!] 무언가 깨닫는 의사들. 위상영은 대답하지 않고 청풍과 벽세황의 얼굴을 살피고 있다. 볼펜같은 도구를 집어 들면서

<맙소사!> <벽세황과 소성주의 얼굴을 바꿀 생각이로구나!> 깨닫고 굳어지는 의사들. 노파도 알아차리고 놀라지만 내색하지 않고

팟! 벽세황의 얼굴을 살피면서 청풍의 얼굴을 볼펜 같은 도구 끝으로 살짝 찍는 위상영.

핏! 볼펜 같은 도구 끝에서 짧은 침이 튀어나와 청풍의 얼굴로 스며들어간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살 속으로 사라지는 것 주의. 그러자

슥! 청풍의 얼굴 근육이 조금 움직이고

<투골성형침이 박힌 부분의 근육이 변형된다.> 의사들 놀라고

팟! 팟! 연달아 도구를 써서 청풍의 얼굴에 침을 박는 위상영. 아주 진지하고

위상영; (얼굴을 수시로 바꾸는 재주를 악용해서 부녀자들을 간음하던 천면랑군은 본성의 뇌옥에서 죽었었다.) 팟! 팟! 의사들과 노파가 놀라며 보는 배경으로 연달아 침을 청풍의 얼굴에 박으면서

위상영; (그자의 시신에서 수습한 이 성형투골침을 이렇게 긴요하게 쓸 줄은 몰랐다.) 팟! 팟! 연달아 침을 청풍의 얼굴에 박고. 그러다가

위상영; (되었다.) 소매로 이마의 땀을 닦으며 고개를 들고

위상영; (이 정도면 벽세황의 마누라라 해도 소성주를 진짜 벽세황으로 믿을 것이다.) 만족한 표정. 그리고

<과연!> 놀라는 의사와 노파

<소성주의 얼굴이 벽세황으로 바뀌었다.> 쿵! 드러나는 청풍의 얼굴. 옆에 누운 벽세황과 판박이처럼 똑같아졌다. 이하 벽세황(청풍)으로 표기

위상영; (이제 벽세황의 얼굴을 소성주의 얼굴로 바꿀 차례다.) 침대를 돌아서 벽세황 얼굴 쪽으로 가고

위상영; (날 원망하진 마라 벽세황.) 벽세황의 얼굴을 왼손으로 만지고

위상영; (뇌옥에 갇혀있는 자들 중에서 연령대와 체격이 소성주와 가장 흡사한 자가 너라서 선택된 것뿐이니...) 팟! 위상영의 손에 들린 볼펜 같은 도구가 벽세황의 얼굴에 가는 침을 박고

스스! 침이 박힌 부위의 벽세황의 얼굴 근육이 움직이고

위상영; (소성주의 얼굴이라면 눈을 감고도 똑같이 그릴 수가 있다.) 팟! 팟! 연달아 벽세황의 얼굴에 침을 박고

위상영; (네 얼굴을 완벽하게 소성주의 얼굴로 바꿔주마.) 팟! 팟! 연달아 침을 벽세황의 얼굴에 박고.

위상영; (소성주를 위해... 그리고 우리 천마성을 위해 벽세황 네가 희생을 해줘야겠다.) 벽세황의 얼굴에 침을 꽂는 데 집중하고.

그걸 긴장하며 보는 의사와 노파. 이윽고

위상영; [끝났어요.] 슥! 다시 왼쪽 소매로 이마의 땀을 닦으며 허리를 펴고

위상영; [벽가놈의 변한 얼굴이 소성주의 얼굴을 닮았는지 확인해보세요.] 노파와 의사들에게 말하며 벽세황을 가리키고.

쿵! 드러나는 모습. 청풍이 누워있다. 몸에 누더기를 걸친 걸 빼면 완벽하게 청풍으로 변했다. 이하 청풍(벽세황)으로 표기.

[허어!] [기가 막히는구먼. 벽가놈의 얼굴이 완벽하게 소성주의 얼굴로 바뀌었어.] [판박이가 따로 없구먼.] 노파와 의사들 감탄하고. 그 사이에 위상영은 벽세황(청풍)에게 가고

위상영; [소성주를 갓 났을 때부터 보아온 세 분이 구분을 못할 정도라면 성공이에요.] 슥! 두 팔로 벽세황(청풍)을 안아들고

노파; [소성주를... 어찌 할 생각이냐?]

위상영; [만약을 대비하여 벽세황과 얼굴을 바꿔치기한 소성주님을 뇌옥에 옮겨 놓을 거예요.] 벽세황(청풍)을 안아들고 돌아서며

<그럼 혹시 본성이 무제궁에 함락 당하더라도 소성주는 목숨을 부지할 수 있겠지.> <소성주를 벽세황으로 알고 해치지 않을 테니...> 노파와 의사들 알아차리고. 그 배경으로 위상영은 벽세황(청풍)을 안고 문쪽으로 가고 있고. 그러다가

위상영; [유모! 두 분 의원님!] 입구에 서서 돌아보고

노파; [오냐! 말해라.] 노파가 대표해서 대답하고

위상영; [뒷일을...] 목이 메어 말을 못하고. 눈에서는 눈물이 그렁

위상영; [뒷일을 부탁드리겠어요.] 고개를 깊이 숙이며 눈물 떨군다

<뒷일!> 깨닫는 노파와 의사들. 그러다가

노파; [걱정 말거라.] 울며 웃고

노파; [여기는 우리 늙은이들이 알아서 정리하마.] [상영이 넌 소성주나 잘 모시도록 해라.]

위상영; [내세(來世)에서 다시 뵙도록 하겠어요.] 울며 웃으며 고개 들고. 이어

돌아서는 위상영. 그러자

철컹! 밖에서 문을 열어주는 노인들. 노인들도 철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다. 굳은 표정들이고

위상영; [고마워요 두 분 호법님!] 눈물 젖은 얼굴로 철문 밖으로 나가고. 굳어진 얼굴로 말없이 고개 끄덕이는 노인들

철컹! 다시 닫히는 철문. 이제 철문 안쪽에는 노파와 늙은 의사 둘과 청풍의 모습으로 변한 벽세황, 즉 청풍(벽세황)만 남았다.

노파; [우리도 준비합시다.] 침대 쪽으로 돌아서고

말없이 끄덕이는 의사들

노파; [본성의 유일한 후계자인 소성주가 이렇게 초라한 차림이면 안되지.] 슥! 청풍(벽세황)의 낡은 옷을 벗긴다.

노파; [가엾은 인생! 소성주와 나이와 체격이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처자식 곁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되었구나.] 옷을 벗기며 청풍(벽세황)의 뺨을 쓰다듬고

노파; [그나마 우리 늙은이들이 네가 갈 저승길에 동행해주는 것을 위안으로 삼거라.] 비장하고 애절한 표정으로 웃는 노파

<비밀을 지키기 위해 우리 늙은이들도 오늘 이곳에서 삶을 마쳐야겠지.> 침통하고 비장하게 고개 끄덕이는 늙은 의사들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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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태산(泰山)> 웅장한 산. 밤. 하늘에는 보름달

<-무제궁(武帝宮)> 그 산의 중턱에 자리한 웅장한 성채. 깊은 밤이라 불은 대부분 꺼져 있고

무제궁의 외진 곳. 지대가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어서 태산의 봉우리들과 밤 하늘이 잘 보인다. 단촐한 건물이 한 채 있고 담장으로 에워싸여 있는데.

정원 끝에 휠체어가 한 대 서있다. 휠체어에 앉은 것은 무염무후 진상파. 진상파는 <아랑힐월> <투천환일>등 다른 작품의 진상파 캐릭터. 좀 떨어진 곳에는 환설이 공손히 서있다. 환설은 진상파의 호위무사. 역시 <투천환일>등 다른 작품의 환설 캐릭터다. 무기는 지니고 않고 있는데 허리띠가 무기다. 약간 폭이 넓은 허리띠를 펼치면 긴 장검이 된다.

진상파; (천기(天機)가 요동을 치고 있다.) 하늘 보며 어두운 표정. 배경으로 나레이션. <-칠지무제의 외동딸 무염무후(無染武后) 진상파(陳祥波)>

휘이! 하늘에서 별똥별도 여럿 떨어지고 있고

진상파; (숱한 비명과 단말마가 들린다.) 찡그리고. 진상파의 뇌리에 불타는 건물과 그 건물에 갇혀 타죽는 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르고

진상파; (조만간 피가 내를 이루고 비명이 천지를 뒤흔드는 대격변이 일어나겠구나.) 한숨 쉬고. 두근거리는 가슴을 누르고.

진상파; (가슴의 두근거림이 멈추지 않는 걸 보면 이미 대혈겁의 서막은 열렸고...) 두근! 두근! 손으로 누른 가슴이 뛰는 소리

진상파; (나 진상파의 운명도 격랑에 휘말려들게 될 것이다.) 우울한 표정

 

환설; (가엾은 분...) 진상파의 뒷모습 보며 소리없이 한숨. 배경으로 나레이션. <-진상파의 수신호위 환설(煥雪)>

환설; (의심의 여지도 없이 무제궁 사상의 최고 기재였고... 그래서 천마성과의 오랜 대치를 끝낼 것으로 기대를 한 몸에 모았던 분인데...)

환설; (갑자기 주화입마에 빠지시면서 모든 걸 잃어버리셨다.)

환설; (이미 오 년 전에 부친이신 칠지무제님을 능가했던 것으로 믿어지던 무공은 소멸되었으며...)

<당신의 몸 하나 제대로 추스릴 수조차 없는 무력한 처지가 되셨다.> 휠체어에 앉은 진상파의 모습 배경으로 환설의 생각

환설; (천고기재이신 소궁주님 자신이 무공을 수련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했을 리는 없다.)

환설; (결국 누군가 소궁주님에게 해코지를 한 결과 주화입마에 빠지셨다는 추론이 가능한데...)

환설; (대체 어떤 자가 소궁주님께 독수를 쓴 것일까?) 생각하다가

흠칫! 하며 돌아본다. 건물 옆으로 누군가 걸어온다. 칠지무제 진무량인데 아직은 뒷모습이다. 검은 색의 망토를 두른 모습이다

환설; (저분이 이 시간에 어인 일로...) 다가오는 칠지무제에게 급히 두 손 앞으로 모으며 인사한다. 소리는 내지 않고. 여전히 칠지무제는 뒷모습이고

 

진상파; (곧 벌어질 대혈겁에 우리 무제궁이 깊이 관련되어 있다.) 하늘 보며 고민하고

진상파; (이미 진행되고 있으니 내 무력한 능력으로 저지하기는 불가능...) 찡그리고

진상파; (아무쪼록 무고한 희생이 많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한숨 쉬며 생각할 때

[근심이 많구나.] 슥! 진상파의 옆으로 나서는 칠지무제. 고개 조금 돌려보는 진상파

칠지무제; [천기가 어지러운 게 늙고 아둔한 아비의 눈에도 보이거늘...]

칠지무제; [천기를 손바닥처럼 들여다보는 능력을 지닌 네 심사가 편할 수가 없겠지.] 진상파 옆에 서서 하늘을 보는 칠지무제의 모습. 망토를 둘렀고. 나이는 70살쯤이다. 오른손에는 손가락이 엄지와 검지만 있어서 칠지무제다.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제궁 제오대 궁주 칠지무제 진무량>

진상파; [아버지...] 고개 조금 숙여 인사하고

칠지무제; [짐작하고 있겠지만... 아비는 오늘 밤 천마성을 치러 출진(出陣)한다.]

칠지무제; [사자천마 이무외의 신상에 변고가 생길 테고...] [말 그대로 천재일우의 기회이니 놓칠 수가 없구나.]

진상파; [밤에 떠나시는 건 세상의 이목을 피해서이시지요?] 한숨

칠지무제; [너도 알다시피 지난 몇 년 새 우리 무제궁은 천마성에 밀리고 있는 형편이다.] [천마성에 마태자 이청풍이라는 천고기재가 난 때문인데...]

칠지무제; [정면승부를 걸어서는 당연히 승산이 없다.] [그래서 소수정예만 이끌고 천마성을 급습할 생각이다.]

말없이 듣는 진상파

칠지무제; [실제로 천마성의 전력은 천하에 넓게 분산되어 있다.] [그 때문에 천마성의 총단에는 의외로 상주하는 고수가 많지 않다.] 그런 진상파를 슬쩍 보며

칠지무제; [반면 아비는 무제궁의 고수들 중 고르고 고른 오백 명을 이끌고 갈 것이다.]

칠지무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만...] 진상파의 의견을 묻고

진상파; [아버지의 이번 원정을 대성공을 거두게 될 거예요.] 우울

칠지무제; [천... 천기에 그리 나오느냐?] 안도하고

진상파; [자세한 경과는 모르겠지만...] [사자천마의 명수(命數;운명과 재수)는 며칠 내에 끊어지는 것으로 나오는군요.,] 한숨

칠지무제; [아비가 사자천마를 이기는 것으로 나온다면서 어째 표정이 밝지 않구나.] 눈치 보며 묻고

진상파; [아니에요. 아무리 천기를 읽는다 해도 세세한 부분까지는 알 수 없으니 걱정이 될 뿐이랍니다.]

칠지무제; [그렇다니 다행이로구나.] 안도하고

칠지무제; [마음 졸이며 기다리고 있을 상파 너를 위해서라도 보신(保身)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마.] 돌아서고

진상파; [무운을 비옵니다.] 고개 조금 돌리며

칠지무제; [오냐 고맙다.] 웃으며 돌아보면서 왔던 방향으로 가고. 환설이 인사하고

 

#24>

잠시 후. 무제궁의 뒤쪽

휘익! 휙!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산속으로 날아가는 일단의 무리들. 선두에 칠지무제가 날아가고. 그 뒤를 검은 옷을 입은 수백명의 고수들이 날아간다. 모두 눈이 빛나서 고수들임을 알 수 있고. 특히 칠지무제의 바로 뒤를 따르는 노인들은 아주 강해 보인다. <아랑힐월> <투천환일>에 나온 <흑백신귀>들이다. 이 작품에서도 흑백신귀

칠지무제 일행이 날아가는 걸 자신의 거처인 고지대의 정원에서 보고 있는 진상파

새떼처럼 무제궁 뒤의 산속으로 날아서 사라지는 칠지무제 일행

진상파; (죄송해요 아버지.) 한숨

진상파; (물론 이번에 천마성을 궤멸시키는 데는 성공하시겠지만...) (그 다음에 우리 무제궁에 칠흑같은 암운이 엄습할 것이라는 말은 차마 드릴 수가 없었답니다.)

진상파; (무제궁을 뒤덮을 그 암운이 우리 모녀(母女)의 죄 때문이기도 해서 더더욱 언급할 수가 없었고...)

진상파;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이번의 비극에서 희생자가 한 명이라도 덜 나오길 기도하는 것뿐이다.) 합장하며 눈 감는 진상파. 환설은 진상파가 왜 저러나 하는 표정으로 보고 있고

 

#25>

<-유령산장> 음침한 날씨. 유령산장 입구에서 마차들이 나가고 있다. 짐을 가득 실은 마차들. 그걸 보고 있는 교천기

교천기;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야만 한다.)

교천기; (마태자가 끝내 되살아나지 못하거나...) (살아난다 해도 불구가 될 경우 천마성이 우리 유령산장에 화풀이를 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교천기; (본장의 보물들과 중요한 물건들을 미리 다른 곳으로 옮겨 놔야하는 이유다.)

교천기; (다행히 이곳 북망산에는 바깥세상의 인간들은 절대 찾아낼 수 없는 은밀한 장소들이 있다.)

교천기; (그곳에 본장의 보물들을 숨겨놓고 여차하면 나와 소소도 몸을 감추어야한다.)

교천기; (아버지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라는 암시를 주신 것도 내가 이러길 바라셨기 때문일 것이다.) 생각하는데

[소... 소장주님!] 뒤에서 들리는 다급한 음성. 흠칫! 돌아보는 교천기

하녀; [큰일... 큰일 났어요 소장주님!] 유령산장 안에서 울먹이며 뜀박질해서 달려 나오는 하녀. 바로 교소소의 몸종이다. 오른손에는 편지를 한 장 들고. 마차를 몰고 가던 유령산장의 하인들도 놀라 돌아보고

교천기; (저년은 소소의 몸종인 도앵...)

교천기; (저년이 저렇게 허둥댄다는 것은 설마...) 불길한 예감을 느끼고

하녀; [아가씨... 아가씨가...] 헉헉! 숨이 턱에 차서 교천기 앞에 멈춰서고

교천기; [소소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이냐?] 급히 도앵의 팔을 잡으며 묻고

하녀; [아가씨.. 아가씨가...] 울먹이고. 숨 헐떡이며

하녀; [이걸... 이걸 남기고 사라지셨어요.] 들고 온 편지를 내밀고

교천기; [소소가 사라져?] 탁! 하녀 팔을 놓고 그년이 내민 편지를 낚아채고

하녀; [아침... 아침나절부터 두문불출 하셔서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하도 기척이 없어서 침실에 들어가 보니 아가씨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그 편지만 남아있었어요.] 교천기가 눈 치뜬 채 편지를 읽는 것을 보며 울먹이고.

<날 찾지마 오빠. 아버지에게도 나같은 딸 없는 셈 치라고 전해드려.> 편지의 내용. 죽립 쓰고 봇짐 짊어진 먼길 떠나는 모습의 소소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교천기; [이...이 어리석은 년이...] 콰직! 편지를 움켜쥐며 이를 갈고

교천기; (가뜩이나 혼란스러운 상황인데 소소 네년까지 속을 썩이는구나! 강호가 얼마나 험한 곳인 줄 알고...) 당황하고 화가 난 교천기의 얼굴 크로즈 업

 

#26>

<-동정호(洞庭湖)> 바다같이 드넓은 호수. 섬들도 많이 떠있고. 배도 많이 오간다. 때는 저녁 무렵. 해가 서쪽 수평선에 걸려 있다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높은 산. 그 산 아래 웅장한 성채가 자리하고 있다.

<-천마성(天魔城)> 호수가 바라다보이는 반월형의 호변 뒤의 성채. 호변은 거대한 부두다. 수많은 배들이 정박해있고. 또 나가거나 들어온다. 헌데

부두로 들어오는 커다란 배. 사공들이 뭔가 긴장한 모습으로 배를 몰고 있고

갑판. 짐들이 쌓여있는데

갑판에 쌓인 짐들 사이로 갑판 아래로 통하는 계단을 덮은 판자가 있고.

약간 벌어진 판자의 틈

쿵! 그 틈새로 보이는 사람 둘의 강렬한 눈빛

판자 아래의 어두운 선실. 중앙에 칠지무제가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있다. 눈을 감았고. 칠지무제의 뒤로 흑백신귀가 역시 눈을 감고 있고. 주변에 흑의를 입을 무사들이 긴장한 채 역시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있다. 두 명의 무사가 계단 위로 올라가 판자 틈으로 밖의 상황을 살피고 있는 중이다

<천마성에 도착했네!> 판자의 틈으로 보이는 천마성의 모습을 배경으로 밖을 살피는 무사들의 전음

<장강수로채(長江水路寨)가 협조해준 덕분에 놈들의 코밑에까지 들키지 않고 접근할 수 있게 되었어.> <장장수로채 입장에서는 동정호에 버티고 있는 천마성이 눈에 가시 같았을 테지.> 밖을 살피며 전음 주고 받는 계단 위의 무사들

<드디어... 오늘밤 무림의 역사가 바뀌게 될 것이다.> 눈 감고 있는 칠지무제 주변의 무사들 긴장되고 흥분된 표정 배경으로 나레이션

 

#27>

천마성의 깊은 곳. 높은 절벽을 등진 공터가 있고. 절벽 아래에는 동굴이 있다. 동굴에는 철문이 달려있고. 동굴 앞쪽의 공터에는 백여명의 무사들이 긴장한 채 경비를 선다. 철문은 반쯤 열려있다. 동굴 위에는 <鍊功關>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탁탁! 동굴 안을 달려가는 여자. 30대 중반쯤이다. 절세미녀지만 좀 드센 인상. <건곤일척 자료집 제1페이지>의 위상영이다. 위상영은 위극겸의 누이동생이며 천마성의 살림을 책임지는 내총관이다. 청풍에게 처음 여자를 가르쳐준 장본인이기도 하고

위상영이 달려가는 동굴은 천연동굴을 다듬어 만든 복도. 일정 간격으로 빛이 나는 구슬이 박혀있다.

위상영; (안돼! 안돼!) 이를 악물고

위상영; (이대로 죽으면 안돼요 소성주님! 당신은 나 위상영(威霜英)의 모든 것이니...) 배경으로 나레이션. <-천마성 내(內)총관 냉서시(冷西施) 위상영>

동굴 끝에는 또 다른 철문이 있는데. 철문을 지키던 두 명의 노인이 위상영이 달려오는 것을 발견하고 급히 철문을 열고 있다. 고수들로 보이는 노인들. 천마성의 호법들이다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돌아왔구먼.> <고생했네 내총관.> 자신들에게 달려오는 위상영에게 전음을 보내고

위상영; <수고가 많으세요 두 분 호법!> 달려오던 걸음을 늦춰서 노인들에게 다가가며 역시 전음으로 말하고

위상영; <소성주님은 어떤 상태인가요?> 철문 안쪽을 보며 노인들에게 다가오며 전음으로 묻고

<들어가서 직접 보도록 하게!> <벌써 내리 하룻동안 성주님의 치료를 받으시는 중이네.> 철문 열어주며 역시 전음으로 대답하는 노인들

위상영; <그러지요, 혹시 모르니 경비에 만전을 기해주세요.> 철문 안쪽으로 들어가며 말하고. 그러자

노인들; <강호에 나가 있는 모든 호법과 장로들을 본성으로 소환하고 있는 중이네.> <총단에 상주하는 고수들은 전부 연공관 주변의 경비에 동원한 상태고...> 철문 안으로 들어가는 위상영에게 전음으로 말하고

위상영; <제가 들어가면 연공관을 밖에서 봉쇄하세요. 안쪽에서 연락하기 전에는 열지 마시구요.>

<그럼세!> 그긍! 철문을 닫는 노인들.

닫히는 철문을 배경으로 안쪽으로 들어서는 위상영

철문 안쪽은 상당히 넓은 밀실. 중앙에 놓인 돌침대를 에워싸고 십여명의 남녀가 서있다가 돌아본다. 노파 한명, 젊은 시녀 두명. 나머지는 전부 노인들인데 그들 중에 위극겸도 있다

사람들 위상영이 다가오는 걸 보며 목례로 인사하고. 위상영도 목례로 인사하며 다가가고

위상영; <오라버니!> 위극겸에게 다가가고

위극겸; <어서 와라 상영아.> 끄덕이고

위상영; <열흘 앞으로 다가온 성주님 생신 준비를 위해 악양(岳陽)에 나갔다가 급보를 받고 달려왔어요.>

위상영; <소성주가 대체 어떤 상태이기에 전서구를 날려서까지 제게 연락을 하신 건가요?>

위극겸; <네 눈으로 직접 봐라!> 옆으로 물러서 시야를 터주고

[!] 위극겸이 터준 사이로 그 안쪽을 보며 눈 치뜨는 위상영

사람들이 빙 둘러선 안쪽. 넓은 돌 침대가 있고. 그 돌침대에 두 명이 나란히 앉아있다. 상체를 벗은 청풍이 등을 구부린 채 앉아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고. 여전히 피골이 상접한 모습인 청풍의 뒤에 사자천마 이무외가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서 한손을 청풍의 등에 붙이고 있다. 이무외는 옷을 모두 입은 상태인데 눈을 감은 채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쿠오오오! 두 부자의 몸에서 강한 열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는 중이다. **사자천마 이무외는 건곤일척, 투천환일등에 나온 사자천존 이무외 캐릭터. 얼굴이 좀 검은 게 차이다.**

위상영; (엄청난 열기...) 숨이 턱 막힌 표정을 짓고

위극겸; <성주께서 소성주의 단전에 남아있는 미미한 양기의 불길을 다시 타오르게 하려고 애쓰시는 중이다.> 위상영의 뒤에서 전음으로 말하고

위상영; <소성주가 소양갈맥고에 중독되었다는 전서구의 내용이 사실이었군요.> 이를 악물며

위극겸; <소성주는 소양갈맥고에 중독되었을 뿐 아니라 그 상태에서 여러 번 방사(房事)를 하는 바람에 양기가 거의 고갈되어 버렸다.>

위상영; (대체 어떤 년과...) 질투 분노

위극겸; <소양갈맥고는 해독이 불가능한 극독이고... 유일한 치료법은 양강한 내공으로 남아있는 양기를 북 돋워서 다시 살아나게 하는 것인데...>

위극겸; <그 과정에 엄청난 내공의 소모가 필연적이다.> 야릇한 표정

<오갑자(五甲子)를 상회하는 내공을 지니신 성주님이시지만 과연 소성주를 무사히 치료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쿠오오! 열기에 휩싸인 청풍와 사자천마의 모습 배경으로 위극겸의 말 나레이션

위상영; (제발...) 두 손 꼭 모아 쥔 채 간절한 표정으로 사자천마와 청풍 부자를 보고

위상영; (제발 소성주님을 살려 주세요 성주님!) (성주님께는 외아들이지만 제게는 낭군이고 목숨이랍니다.)

<소성주님만 살려주시면 저 위상영은 이씨 집안을 위해 신명을 바치겠어요.> 위상영의 간절한 기원.

그걸 야릇한 표정으로 보고 있는 위극겸

 

#28>

깊은 밤. 천마성. 대부분의 건물들에 불이 꺼졌고.

이제 천마성 앞의 호수를 오가는 배들도 없다. 포구에는 크고 작은 배들만 수없이 정박해있고. 헌데

슥! 슥! 부두에 정박한 배들의 갑판 바닥에 나있는 문이 위로 열리면서

배 밑창에서 빠져나오는 검은 옷의 무사들. 물론 무제궁의 무사들이다. 모두 중년 이상들이고 눈빛이 형형해서 고수들로 보인다.

부두에 정박한 배들 중 가잔 큰 배. 칠지무제가 타고 있는 그 배

휘릭! 허공에서 검은 옷의 사내 한명이 그 배의 갑판으로 날아 내리고. 중년의 나이에 등이 굽은 곱추다. 다른 작품의 타노. 이 작품에서도 타노

끼릭! 주변 살피며 갑판의 문을 위로 여는 타노. 이어

옆으로 물러서는 타노. 그러자

[수고했다 타노(駝奴)!] 슥! 말과 함께 계단을 통해서 밖으로 나오는 검은 망토를 두른 칠지무제. 칠지무제 뒤로는 흑백신귀도 갑판 위로 나온다.

타노; [궁주님!] 포권하고

칠지무제; [상황은?] 밖으로 완전히 나서며 천마성 쪽을 보고.

타노; [천마성의 요인이면서 본궁에 내응(內應)해온 혈편복(血蝙蝠)으로부터 연락이 도착했습니다.] 편지 한 장을 두 손으로 내밀며. 하지만

힐끔 보기만 할 뿐 편지를 받지는 않는 칠지무제. 그런 칠지무제 뒤로 흑백신귀가 나와서 주변을 경계한다

타노; [사자천마는 하루 반나절을 쉬지 않고 아들의 치료에 전념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내밀었던 편지를 내리면서 말을 하고. 칠지무제는 편지는 거들떠도 안 보고 뱃머리로 가며 천마성 쪽을 본다. 그 사이에 수많은 검은 옷의 무사들이 배에서 나오고 있다.

타노; [제 아무리 사자천마라 해도 지금쯤은 녹초가 되었을 게 분명합니다.] 따라가며 보고. 흑백신귀도 좌우에서 사자천마를 따라가고. 주변의 배들 밑창에서 검은 옷의 무사들이 꾸역꾸역 나오고 있다.

칠지무제; [더 기다려 봐야 우리에게 이로울 건 하나도 없다.] 슥! 뱃머리에 올라서고. 이 배가 부두에서 가장 큰 배라 이제 칠지무제의 모습은 모든 흑의인들의 눈에 보인다

칠지무제; [각처에 파견 나가있던 천마성의 고수들이 이무외로부터 소환령을 받고 달려오는 중일 게 뻔하니...] 강렬한 눈빛으로 천마성을 보고. 이어

칠지무제; <모두 들어라!> 전음으로 말하며 둘러보고

주변의 배에서 나온 수백명의 검은 옷의 무사들이 일제히 칠지무제를 돌아보고

칠지무제; <현재 천마성 총단을 지키는 자들중 고수라 할 수 있는 자는 그리 많지 않다. 잘 해야 일, 이백명 정도일 것이다.> 주변을 돌아보고. 주변의 배들 밑창에서 수백명의 검은 옷의 무사들이 나와서 대기하고 있다. 모두 눈빛이 강렬하고

칠지무제; <반면 아군의 숫자는 오백!> <비록 적지에 쳐들어왔지만 실제 전력(戰力)은 본궁이 압도하는 상황이다.>

무사들 끄덕이며 강렬한 눈빛들. 자신감이 넘치고

칠지무제; <반격의 빌미를 주지 않도록 일거에, 가차 없이 쓸어버려라. 저항하는 자는 일절 살려두지 마라!> 천마성 쪽으로 손짓하고. 그러자

<존명!> <천마성을 오늘 속하들 손으로 끝장내겠습니다!> 일제히 포권하는 검은 옷의 무사들. 이어

팟! 파앗! 일제히 새처럼 날아서 천마성으로 날아가는 검은 옷의 무사들

칠지무제; [흑백신귀(黑白神鬼)!] 무사들이 천마성 쪽으로 날아가는 걸 보며 말하고

흑백신귀; [예 성주!] [하명하시지요.] 뒤에서 대답하고. 갑판을 열어준 타노도 아직 남아있다.

칠지무제; [이무외와의 결판은 나 혼자 내겠소.] [두 분 장로께서는 이무외의 외동아들... 마태자 이청풍을 맡아주시오.]

흑백신귀; [삭초제근(朔草制根)!] [아직 어린놈에게 못할 짓이긴 하지만 화근의 뿌리는 제거해야겠지요.] [마태자는 우리 늙은이들이 확실하게 처리하겠소.] 스스스! 사라지는 흑백신귀.

칠지무제; (정정당당한 승부가 아니라는 것은 안다.) 스윽! 허공으로 떠오르고.

칠지무제; (하지만 사자천마에게는 마태자라는 뛰어난 후계자가 있는 반면 내게는 불구인 딸 밖에 없다.) 허공을 걸어서 천마성쪽으로 가고. 그 사이에 오백여명의 검은 옷의 무사들이 물결처럼 소리없이 천마성으로 쇄도하고 있다.

칠지무제; (이번 기회를 놓치면 우리 무제궁이 천마성에게 멸절 당할 것은 명약관화!) (비겁하다 욕을 먹더라도 오늘 결판을 내야한다.) 천마성 쪽으로 날아가고

그 사이에 검은 옷의 무사들 선두가 천마성의 성벽을 날아 넘는다. 천마성 성벽을 지키던 천마성 무사들이 뒤늦게 발견하지만

단번에 노도같이 밀려드는 검은 옷의 무사들에게 파묻혀 버리는 천마성 무사들.

천마성으로 날아 들어가는 오백명의 검은 옷의 무사들. 뒤이어

삐익! 삑! 뎅뎅뎅! 천마성 안에서 다급한 피리소리와 종을 치는 소리들이 들리지만

[와아!] [쳐라!] [막는 자는 죽는다!] [사자천마의 종적을 찾아라!] 크악! 컥! [적... 적이다!] [무제궁 놈들이 기습을 해왔다.] 단번에 아수라장으로 변하는 천마성. 여기저기 불길도 치솟고

배에 홀로 남아서 아수라장이 되는 천마성을 보는 타노

타노; (기습은 성공했다.) 긴장하며 보고

타노; (궁주님의 제자 위진천을 통해서 본궁과 접촉해온 혈편복이 천마성의 내부 사정을 소상히 알려준 덕분인데...)

타노; (혈편복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또 위진천은 혈편복과 어떻게 줄이 닿았던 것일까?)

타노; (위진천은 혈편복쪽에서 먼저 자신에게 접선을 해왔다고 말했지만... 어쩐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 천마성에서 불길이 일어나는 걸 보며 생각. 불길 속에서 비명과 호통소리, 피리소리 종 치는 소리들이 마구 뒤섞여 들리고

타노; (혈편복의 제보대로 사자천마가 마태자를 치료하느라 탈진한 상태라면 오늘 본궁이 천마성을 궤멸시킬 가능성은 아주 높다.)

타노; (당연히 기뻐해야할 일이지만...)

타노; (위화감과 불길한 예감을 떨칠 수가 없다.)

타노; (궁주님과... 상파 아가씨를 위해서라도 내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상황을 주시해야만 한다.) 진상파를 떠올리며 결심하고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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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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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청풍이 머물고 있는 영빈관. 위극겸이 여전히 계단에 걸터앉아 있고

건물 안에서는 더 이상 야한 소리들이 흘러나오지 않는다

위극겸; (그렇게 요란하던 몸부림도 잦아들고...) 건물을 힐끔 돌아보고

위극겸; (그럭저럭 끝이 보이는 것같군.) 야릇한 웃음

 

[!] 눈 부릅뜨는 청풍. 아래를 내려다보는 자세인데 얼굴이 초췌해졌다. 피골이 상접한 모습이 되었고

청풍; (이게 무슨...) 벌벌 떨고. 지금은 청풍이 포숙정을 올라타고 있다. 포숙정은 여전히 면사를 쓴 채 누워있는데 신부복의 저고리 부분이 벌어져 젖가슴이 일부 드러나 있고. 치마는 허리 위로 걷혀져 아랫도리는 다 드러난 상태. 발에는 버선을 신고 있고

청풍; (정신이 혼미해지고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간다. 마치 몸속의 양기가 모두 소진되어버린 것처럼...) 벌벌 떨리는 청풍의 두 팔. 포숙정의 몸통 옆을 짚어서 상체를 버틴 상태로. 그러자

포숙정; [왜요? 벌써 양기가 바닥이 났는가요?] 얇은 면사 속에서 배시시 웃고

청풍; (그러고 보니...) 눈 부릅

포숙정; (면사를 쓰고 있지만... 이 계집 얼굴이 낯설지가 않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포숙정의 얼굴을 가리고 있는 면사를 벗기려 하고

포숙정; [더러운 손을 어디에 대려고 그래?] 탁! 매몰차게 손으로 청풍의 손을 손을 쳐내고. + 청풍; [!] 몸에 힘이 없어서 옆으로 휘청하고

포숙정; [내 손으로 직접 얼굴을 보여줄 테니 기다려라.] 콰직! 이어 손으로 면사를 거칠게 뜯어낸다. 그러자

쿵! 드러나는 포숙정의 얼굴

청풍; [네... 네년...!] 알아보고 눈 치뜨고

포숙정; [그렇다. 난 네놈 손에 무참히 돌아가신 철신금강 뇌공량이라는 분의 아내 포숙정이다!] 콱! 한손으로 청풍의 목을 움켜잡고

청풍; [끄윽!] 목이 조여져서 눈이 돌아가고

포숙정; [내가 그날 말했지? 날 죽이지 않으면 기필코 내 손으로 네놈의 심장을 뽑아버리겠다고?] 이를 갈고

청풍; [네년... 네년 내게 무슨 짓을 한 것이냐?] 끄윽! 목이 조여지면서 꺽꺽! 거리고. 피골이 상접해서 전혀 저항을 못 한다

포숙정; [곧 죽을 신세니 궁금증은 풀어주마.] [네놈은 내가 음부에 머금고 있던 소양갈맥고에 중독 되었다.]

청풍; [소... 소양갈맥고!] 전율하고

포숙정; [표정을 보아하니 소양갈맥고가 어떤 독인지 아는 모양이네.] 마녀처럼 웃고

청풍; [끄윽...] 경악과 분노

포숙정; [묘강(苗疆) 독성부(毒聖府)에서 만든 소양갈맥고는 사내들에게만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극독이다.]

포숙정; [그리고 난 소양갈맥고를 가장 효과적으로 네놈 몸에 침투시키기 위해 음부에 그걸 머금고 있었다.]

청풍; [나... 날 중독 시키려고 자진해서... 수청을 들었다는 것이냐?] 꺽꺽 거리고

포숙정; [누가 네놈의 약점이 호색이라는 조언을 해주더구나.] [그래서 소양갈맥고를 음부에 머금은 채 네놈에게 접근했던 것이다.]

청풍; (내... 내게 대뜸 두 번의 절을 한 이유가... 날 오늘 밤 죽이고 말겠다는 결의의 표시였는데 알아차리지 못했다.) 포숙정이 자신에게 절 하던 장면 떠올리고

포숙정; [그래도 위안이 될 말은 한마디 해줄게.] 우둑! 다른 손으로도 청풍의 목덜미를 잡아 자신 쪽으로 끌어당기고

뭉클! 턱! 청풍의 상체가 허물어져서 포숙정의 품에 안기고. 포숙정의 젖가슴이 청풍의 빈약해진 가슴에 짓눌리고

포숙정; [너와 이거 하면서... 정말 황홀했다. 남편과 할 때와는 비교도 안되게...] 청풍의 귀에 속삭이고. 얼굴이 달아오른 채

청풍; [네... 네년...] 치욕스런 표정으로 신음. 하지만 몸에 힘이 없어서 포숙정의 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피골이 상접해진 팔로 필사적으로 침대를 짚어서 상체를 일으키려 하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포숙정; [너무 좋아서 하는 도중에 까무라칠 뻔 했었는데...] 아랫도리를 움직이고

청풍; [제... 제발...] 절망에 차서 애원하고

포숙정; [사내는 지푸라기 하나 잡을 힘만 있어도 여자와 즐길 수 있다는 말이 사실이었구나.] 아랫도리로 청풍의 하체 휘감은 채 들썩이고

포숙정; [숨이 끊어지기 직전임에도 불구하고 내 몸 속에 들어있는 네놈의 더러운 그건 아직까지도 살아있는 걸 보면...] 할딱이고

청풍; [죽... 죽여라! 더 이상 날 모욕하지 말고...] 비참

포숙정; [물론 죽여줄 거야.] [가장 수치스럽고 비참한 죽음인 복상사(腹上死)를 당한 모습으로...] 아랫도리를 움직이며 할딱이고

청풍; [하... 하지 마라! 제발...] 애원하지만

포숙정; [조금... 조금만 더 힘을 내 봐.] [이번에 한번만 더 양기를 내 몸에 쏟아내면 염라대왕 앞으로 갈 수 있게 될 테니...] 마녀처럼 할딱이며 몸을 움직여 청풍을 겁탈하고

청풍; (죽... 죽는다.) 청풍의 두 팔에 목이 휘감겨 고개 옆으로 돌린 채 절망

청풍; (이 계집 말대로 남아있는 양기가 모두 소진되면 죽을 수밖에 없다. 복상사를 당한 수치스러운 모습으로...) 절망하고. 바로 그때

[소성주!] 밖에서 누군가 다급히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그러자

포숙정; [쳇! 방해꾼이 나타났네.] 확! 청풍을 확 밀치며 일어나고

[무사하시오 소성주?] 다시 이어지는 고함소리. 그 배경으로 포숙정의 가랑이에서 풀려난 청풍의 몸은 침대 밖으로 넘어가고 있고

콰당탕! 청풍의 몸뚱이는 침대 아래로 나뒹굴고. 물론 알몸이고. 그 배경으로 포숙정은 침대에서 일어나고 있다. 치마를 내리면서

포숙정; [네놈의 숨통을 직접 끊어놓지 못하는 게 유감이지만... 이만 헤어져야겠다.] 사락! 치마를 내려 아랫도리를 완전히 가리며 침대에서 내려서고

청풍; [끄윽...] 침대 아래 바닥에 알몸으로 쓰러져 벌벌 떨고. 그 배경으로 포숙정은 욕실 쪽으로 가고

포숙정; [먼저 저 세상에 가서 기다려라.] 사락! 욕실의 입구에 쳐진 주렴을 손으로 가르며 돌아보고

포숙정; [네놈 아비도 곧 뒤따라가게 해줄 테니...] 촤락! 욕실의 주렴을 가르면서 욕실 안으로 들어가며 뒤를 돌아본다. 침대 옆의 바닥에는 알몸의 청풍이 피골이 상접한 채 누워서 벌벌 떨고 있고. 고개만 욕실 쪽으로 조금 돌린 채로. 이어

포숙정; [끝났어요.] 욕실 안으로 들어가며 누군가에게 말하는데. 욕실에는 달빛이 비스듬히 내려 비치고 있다. 지붕에 구망이 뚫려서 그곳으로 달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모습이고

포숙정; [그만 절 이곳에서 데리고 나가 주세요.] 어둠 속의 누군가에게 말하고

청풍; (욕... 욕실 안에 누군가 있다.) 비로소 깨닫고. 고개 옆으로 조금 돌릴 채. 그때

귀면지존; [수고하셨소.] 슥! 달빛이 비치지 않는 욕실의 어둑한 곳에서 누군가의 손이 나와 포숙정의 팔을 잡고. 물론 귀면지존이다.

귀면지존; [부인이 오늘 세운 공로는 영원히 잊혀 지지 않을 것이오.] 쿵! 모습 드러내며 주렴 밖의 침실을 보는 귀면지존

 

#17>

[!] 흠칫! 하며 고개 들면서 일어나는 위극겸. 배경으로 [소성주!] 누군가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물론 유령귀왕의 외침이다

위극겸; (때맞춰 등장하시는군.) 일어나고

유령귀왕; [무사하시오 소성주?] 화악! 질풍같이 날아 내리는 유령귀왕

위극겸; [장주!] 계단을 내려가 유령귀왕을 맞고

위극겸; [이 밤중에 어인 발걸음을 하신 겁니까?] 포권하는데. 유령귀왕은 급히 다가온다

유령귀왕; [설명하면 길어지니... 우선 소성주님의 안위부터 확인하세.] 급히 위극겸을 지나 침실 입구로 가려 하고. 그때

콰당탕! 건물 안에서 무언가 나뒹구는 소리가 들리고

유령귀왕; [무슨...] + 위극겸; [헉!] 기겁하는 척. 이어

유령귀왕; [소성주!] 팟! 한 걸음에 계단을 건너뛰어 건물 입구로 쇄도하고. 위극겸도 당황하는 척 하며 뒤따라가고

유령귀왕; [실례하겠소이다.] 쾅! 문을 박살내며 뛰어 들어간다. 직후

[!] 그대로 굳어지며 눈 부릅뜨는 유령귀왕과 그 뒤를 따라 건물로 들어서던 위극겸도 짐짓 눈을 치뜨고

쿵! 침대 아래에 알몸으로 쓰러져 있는 청풍. 피골이 상접해있고

[소성주!] 눈을 까뒤집고 기절하려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유령귀왕의 비명

 

#18>

시간이 좀 지났다.

횃불과 등으로 대낮같이 밝아진 영빈관 건물. 하녀들과 하인들이 황망히 영빈관으로 드나들고 있다. 여러 가지 물건과 약재가 든 병등을 들고. 주변은 무사들이 철통같은 경계를 하고 있다. 무사들을 지휘하는 건 교천기다.

의사로 보이는 노인들이 무사들의 안내를 받아 서둘러 들어가기도 하고. 그걸 보며 수군거리는 무사들. <중독...> <상태가 심각...> <얼마 못 버티고 죽을 것같은...> 등의 대화

그걸 월동문 밖에서 훔쳐보는 하녀 한명. 이어

서둘러 다른 곳으로 달려가는 하녀

 

#19>

교소소의 거처. 역시 불이 밝혀져 있고

교소소; [죽... 죽어간다고? 마태자 이청풍이?] 사색이 되어 되묻고. 창가에 서있다가 돌아보며. 침실에는 불이 켜져 있고

하녀; [영빈관을 지키는 무사들이 수군대는 소리를 들었어요.] 문간에 서서 교소소의 눈치를 보면서

하녀; [마태자 이공자는 어떤 극독에 중독 당했는데...] [치료할 방법이 없어서 속수무책이라고 해요.]

하녀; [이대로 가면 얼마 못가 죽게 될 거라고도 하고...] 눈치 보며 말할 때

털썩! 다리가 풀려 바닥에 주저앉는 교소소. 눈에 초점이 없고

하녀; [아... 아가씨!] 급히 다가와 부축하려 하지만

교소소; [가... 나가.] 넋이 나가 손짓을 하고

하녀; [예...] 눈치 보며 뒷걸음질.

탁! 밖으로 나가서 문을 닫는 하녀

교소소; [마태자... 천마성의 소성주인 그자가 죽을 거라고?] 실성한 듯 중얼거리고

그런 교소소의 뇌리에 떠오르는 유령귀왕이 고함치던 장면

 

유령귀왕; [철이 없어도 유분수지...] [만일 그년이 마태자를 노리는 자객이면 어쩔 생각이냐?] 분노하고

유령귀왕; [그래서... 그 계집이 마태자에게 위해(危害)라도 가하면 우리 유령산장이 무사할 것 같으냐?]

유령귀왕; [외아들을 잃은 사자천마가 우리 유령산장을 용서할 것같으냐 말이다!] 무섭게 화를 내고

회상 끝

 

교소소; [아버지... 아버지의 우려가 현실이 되었어.] 턱! 등을 벽에 기대며 사색이 되어 중얼거리고

교소소; [내... 내 실수로 마태자가 죽게 되었으니...] 두 팔로 무릎을 끌어안고

교소소; [우리 유령산장은 천마성의 보복으로 멸문지화를 당하게 될 거야.] 겁에 질려 울고

교소소; [엄마! 나... 소소는 이제 어떻게 해요? 나 때문에 유령산장이 망하게 되었으니...] 우는 교소소

 

#20>

다시 영빈관.

침대에는 청풍이 누워있고 나이 든 의사들이 진맥하고 있다. 침대 주변에는 유령귀왕, 위극겸, 청풍을 수행한 두 명의 젊은 무사들이 초조한 표정으로 서있다. 하녀들이 대야와 수건, 약통들이 얹혀진 쟁반등을 들고 침대 주변에 대기하고 있고. 하녀들과 젊은 의사들이 연신 들어오며 여러 가지 약재를 침대 옆의 탁자에 놓고 있는 중이다. 나이 든 의사들 중 몇은 그 약재들을 살피고 있고

청풍의 맥을 짚어보고. 눈을 까뒤집어보는 나이 든 의사들

서로를 보며 고개 젓는 의사들. 이어

청풍의 몸에 침을 놓기 시작하는 의사들. 다른 의사들은 하녀와 젊은 의사들이 방안으로 가져오는 약재들을 골라 약을 조제하고 있다. 가루를 낸 약재를 물에 타기도. 하는 모습

한명의 나이 든 의사가 청풍의 머리와 상체를 좀 들고.

고개가 젖혀지자 입을 벌리는 청풍

그 입에 가루를 낸 약을 탄 물을 붓는 의사들

청풍의 코가 의사의 손 잡혀서 막히고

꿀꺽! 꿀꺽! 어쩔 수 없이 물과 약을 마시는 청풍

약을 다 먹은 청풍을 조심스럽게 누이는 의사들

한명의 의사가 땀을 닦으며 유령귀왕에게 다가오고. 의사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늙은 의사다. 이하 늙은 의사도 표기

유령귀왕; [어떤 상태인가?]

늙은 의사; [소성주께서 정신을 잃기 전에 소양갈맥고라는 말을 했다고 들었소이다.]

유령귀왕; [분명 그렇게 들었네.]

늙은 의사; [소성주가 보이는 증상도 소양갈맥고에 중독되었을 때의 증상과 일치하외다.] 치료 받는 청풍을 보며.

유령귀왕; [그... 그럼 치료 방법이...] 굳어지고

늙은 의사; [없소이다.] 고개 저으며 한숨

[그... 그런...] 청풍을 수행한 무사들 사색. 유령귀왕과 위극겸은 예상했던 던 듯 굳어진 표정이지만 놀라지 않고

늙은 의사; [소양갈맥고는 이름 그대로 양기를 소멸시켜서 경맥을 말라붙게 하는 극독이외다.] 청풍을 보며

늙은 의사; [즉, 해독을 할 수 있는 독이 아니라는 뜻이지요.]

유령귀왕; [나... 나도 그렇게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방법이...] 사색. 청풍을 수행한 젊은 무사들도 사색

늙은 의사; [만일 중독 초기에 발견해서 독성이 퍼지지 않게 막았으면 심각한 상황에 처하지 않을 수도 있었겠지만...]

늙은 의사; [소성주는 소양갈맥고에 중독된 상태에서 여러 번 계집과 관계를 한 탓에 양기가 거의 다 소멸되어 버렸소이다.]

유령귀왕; [해독... 해독이 안된다 해도 뭔가 치료할 방법은 있지 않겠는가?] 필사적인 표정으로 묻지만

늙은 의사; [지금 상황에서 소성주를 살리는 방법은 양기를 보충해줄 기사회생의 영약을 먹이는 것인데...] 난감

유령귀왕; [기... 기사회생의 영약이라면...]

늙은 의사; [만년 묵은 거북이의 내단인 만년금구단(萬年金龜丹)이나 천년 이상 산 잉어 천년화리(千年火鯉)의 피, 또는 신통력을 얻은 산삼이나 하수오 정도겠지만...] 말끝을 흐리고

유령귀왕; [그... 그런 영약은 천운이 닿아야 구할 수 있는 게 아닌가?]

늙은 의사; [일단 우리 유령산장이 보유하고 있는 양기가 강한 보약은 전부 투여하고 있는 중입니다.] 다른 의사들이 연신 청풍에게 뭔가 먹이는 모습을 돌아보고

<침술을 써서 양기의 소모를 극한까지 제한하고 있는 중이기도 하지요.> 청풍의 몸에 침을 놓는 나이 든 의사들의 모습 배경으로 의사의 말

유령귀왕; [정말... 정말 소성주를 살릴 방법은 없는 것인가?]

늙은 의사; [한 가지 가능성은 있는데...] 난감

유령귀왕; [그게... 그게 뭔가?]

늙은 의사; [살펴보니 소성주는 아직 단전에 양기를 일부 보전하고 있소이다.] [워낙 내공이 심후했고 또 익힌 무공이 신묘했던 덕분일 것이외다.]

유령귀왕; [단전에 보전하고 있는 그 양기가 혹시...] 기대

늙은 의사; [불씨의 역할을 할 수 있소이다.] 끄덕

늙은 의사; [만일 누군가 소성주의 단전에 내공을 투입해주면...] [작은 불씨가 강한 바람을 만나 활활 타오르는 것처럼 되살아날 여지가 있지요.]

유령귀왕; [내가... 내가 하겠네.]

유령귀왕; [내가 내공을 모두 소진하는 한이 있더라도 소성주의 몸속에 남아있는 불씨를 살려보겠네.]

늙은 의사; [유감스럽게도 장주님은 소성주를 도울 수가 없소이다.] 고개 젓고

유령귀왕; [어... 어째서인가?]

늙은 의사; [장주님께서 익힌 무공은 음유(陰柔)해서 오히려 소성주의 몸에 남아있는 불씨를 꺼트릴 수 있기 때문이외다.]

유령귀왕; [아!] 절망

늙은 의사; [아주 강한 양강(陽强)의 무공을 익혔으면서 내공이 최소한 삼갑자(三甲子) 이상인 인물만이 소성주의 양기를 되살려줄 수 있소이다.]

유령귀왕; [확... 확실히 난 자격이 없군. 양강한 무공을 익히지 않았을 뿐더러 내공이 채 이갑자(二甲子)도 되지 않으니...] 비지땀을 소매로 닦고. 그때

위극겸; [소성주에게 남은 시간은 어느 정도요?] 늙은 의사에게 묻고

늙은 의사; [본장이 보유하고 있는 양강한 성질의 영약을 모두 먹이고 있으니까...] 치료받는 청풍을 돌아보고

늙은 의사; [최대 열흘 정도는 버티실 수 있을 것이오.]

위극겸; [그럼 되었소!] [서둘러 소성주를 천마성으로 모시고 가야겠소이다.] 침대로 다가가고

유령귀왕; [위총관! 혹시...]

위극겸; [성주님은 천하를 통틀어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내공을 지니셨으며 천마성의 무공은 원래 양강한 성질의 것이오.] 청풍을 내려다보며

위극겸; [즉, 열흘 안으로 소성주를 천마성으로 모시고 갈 수만 있다면 살릴 수 있다는 뜻이오.] 강렬한 표정으로 말하고

[!] [!] 침 꿀꺽! 삼키는 유령귀왕과 청풍을 수행한 젊은 무사들

 

#21>

아침. 유령산장. 여전히 우중충 음산

유령산장 입구. 여러 사람이 나와 있고 한 대의 가마를 덩치 큰 상복 입은 무사들 네명이 짊어지고 있다. 기둥과 천장은 있지만 벽과 문은 없는 가마 안에는 청풍이 힘없이 누워있다. 위극겸과 두 명의 젊은 무사들이 서있고. 가마 뒤에서는 유령귀왕이 교천기에게 뭔가 말하는 중이다. 유령산장의 의사들과 하녀들이 수십명 나와 있다.

유령귀왕;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아비가 직접 소성주를 모시고 천마성까지 다녀와야 한다.] [아비가 없는 동안 본장의 일은 천기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교천기의 어깨를 만지며 말하고

교천기; [본장은 걱정 마시고 조심해서 다녀오십시오.] 포권하고

유령귀왕; [본장의 후계자인 네가 제 몫을 해낼 때가 되었음을 명심해라.] 돌아서고

교천기; [명심하겠습니다.]

유령귀왕; [가세 위총관!] 가마쪽으로 가고

위극겸; [그러지요.] 돌아서고

팟! 유령귀왕이 먼저 몸을 날리고. 그 뒤를 가마를 멘 장한들이 날아오른다. 가마 뒤를 위극겸과 두 명의 젊은 무사들이 따라간다. 젊은 무사들은 상자를 짊어지고 있고

[다녀오십시오 장주님!] [존체보중하십시오.] 교천기와 유령산장의 식솔들 멀어지는 가마를 향해 외치며 포권 하거나 허리 숙이고

삽시에 까마득히 멀어지는 가마 행렬

교천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라...) 눈 번뜩

교천기; (아버지의 그 말씀은 내게 하신 당부다.) 돌아서고

교천기; (마태자가 죽든 살든 우리 유령산장에 불똥이 튈 수밖에 없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본장의 보물들과 무공 비급들은 다른 곳으로 옮겨 두어야한다.) 강렬한 표정으로 유령산장 안으로 들어간다.

 

#22>

높은 산 위에서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고 있는 귀면지존. 귀면지존의 뒤에는 복면인 한명이 매를 한 마리 팔뚝에 앉힌 채 서있다. 매의 발목에는 천이 묶여있고

멀어지는 가마 행렬이 작게 보이고. 귀면지존의 시점

귀면지존; [여기까지는 순조로운 진행이로군.] 흐흐흐! 음산하게 웃고

귀면지존; [무제궁으로 신응(神鷹)을 날려라!] [마태자 이청풍이 천마성에 도착하는 다음날 총 공격하라고!]

복면인; [존명!] 고개 숙이고

복면인; [가라!] 휘익! 매를 날려보내고

화악! 날개 짓하며 날아오르는 매

귀면지존; [흥분되고 기대 되는군.] [내가 설계한 대로 숱한 목숨이 사라지고 무림의 운명이 뒤바뀌게 될 테니...] 흐흐흐! 음산하게 웃는 귀면지존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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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깊은 밤. 하늘에는 보름달. 유령산장의 후원. 잘 가꿔진 정원에 둘러싸인 화려한 건물. 불이 켜져 있다.

교소소; [뭐라구요?] 분노하며 벌떡 일어나고

교소소; [어떻게... 어떻게 제게 그런 일을 시키실 수가 있어요?] 분노하여 치를 떨며 얼굴 발개진 교소소. 그 앞에 유령귀왕이 앉아있다. 배경으로 나레이션. <-유령일염(幽靈一艶) 교소소(喬素素)> 장소는 교소소의 침실이다. 교소소는 잠옷 차림이고. 침대에는 화려한 신부복이 한 벌 펼쳐져 있다.

유령귀왕; [진정하고 애비 말을 마저 들어라 소소야.] 침대 옆에 놓인 작은 탁자를 사이에 두고 앉아서 맞은편에 일어선 교소소를 달래고

유령귀왕; [아무렴 아비가 아무 생각도 없이 너보고 마태자의 수청을 들라고 했겠느냐?]

교소소; [하지만...] + 유령귀왕; [너도 아비가 명리(命理;사주)에 밝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교소소의 말을 막고

유령귀왕; [그리고 아비가 마태자의 사주를 뽑아 헤아려 보니 마태자는 오늘 밤 자식을 얻을 운수로 나왔다.]

교소소; [그... 그러니까 저보고 오늘밤 마태자 이청풍에게 몸을 바쳐서 그 인간의 아이를 배라는 건가요?] 분노와 수치심에 치를 떨며 유령귀왕을 노려보고

유령귀왕; [천마성이 어떤 가문이냐?] 설득

유령귀왕; [천고기재인 마태자의 활약 덕분에 조만간 무제궁을 누르고 천하의 주인이 될 명문중의 명문이다.] 심각

유령귀왕; [만일 마태자의 아이를 낳기만 하면 넌 장차 천마성의 안주인이 될 것이다.] [무림에 적을 둔 여자에게 이보다 더한 출세가 또 어디 있겠느냐?]

유령귀왕; [그러니 내키지 않더라도 아비의 뜻에 따라다오.]

교소소; [물론 근래 천마성의 기세가 무제궁을 압도하고 있다는 건 저도 알고 있어요.]

교소소; [그렇다고 뜬금없이 저보고 마태자의 수청을 들라고 하시는 건...] + 유령귀왕; [아비가 왜 무제궁의 청혼을 거절했겠느냐?]

교소소; [아버지!] 울상

유령귀왕; [아비의 판단으로 무제궁은 이제 얼마 못 버티고 천마성에게 궤멸 당한다.]

유령귀왕; [당연히 우리 유령산장은 천마성 쪽에 줄을 서야하는데 마침 마태자가 방문하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맞이했다.]

유령귀왕; [이런 상황이니 여러 말 말고 마태자가 머무는 영빈관(迎賓館)을 찾아가거라.] [아비가 준비해온 저 신부복을 입고...] 침대에 펼쳐져 있는 화려한 신부복을 가리키고. 하지만

교소소; [싫어요!] 두 주먹 불끈 쥐며 바락

교소소; [아무리 권세가 좋다고 해도 어떻게 난생 처음 보는 사내에게 몸을 바칠 수가 있어요?] 울먹이면서

교소소; [전 절대 마태자, 그 인간이 수청은 들 수 없어요.] 이를 갈고

유령귀왕; [권하는 게 아니라 아비로서 명령하는 것이다.] 굳어진 표정으로 벌떡 일어나고

교소소; [그... 그런 억지가...!] 억울

유령귀왕; [만일 아비의 뜻을 거스를 생각이라면...] 입구쪽으로 걸어가고

유령귀왕; [유령산장을 나가서 두 번 다시 돌아오지 마라.] 화가 좀 난 표정으로 문을 거칠게 열고 나간다

교소소; [아버지!] 다급하게 외치지만

탕! 거칠게 닫히는 문. 이제 방에 교소소 혼자 남아있고

교소소; [이게 무슨 폭거(暴擧)야?] 분노. 억울

교소소; [아무리 아버지라 해도 처녀인 딸 보고 처음 보는 사내의 수청을 들라는 게 말이 돼?] 이를 갈고

교소소; (하지만 아버지의 성격상 내가 끝내 마태자의 수청을 거절할 경우 정말로 유령산장에서 쫓아낼 텐데...) 울상

교소소; [어떻게... 어떻게 해야 하지?] [죽어도 마태자에게 몸을 바치는 건 싫은데...] 잠옷 소매를 물어뜯으며 울먹이고. 바로 그때

[그 고민, 내가 해결해줄게.] 누군가의 말이 들려 눈 부릅뜨는 교소소

포숙정; [내가 동생 대신 마태자의 수청을 들어줄 수도 있어.] 슥! 촤락! 침실에 딸린 욕실의 주렴을 들추며 침실로 들어서는 포숙정의 모습

교소소; [당... 당신 누군데 내 침실에...] 당황하며 주춤 물러서고

포숙정; [내가 누군지 알 필요는 없어.] 침대로 다가오고

포숙정; [다만 마태자와의 동침을 간절히 원하는 여자라는 것만 알면 돼!] 사락! 신부 복장을 두 손으로 집어 들고

포숙정; [동생이 끔찍하게 싫어하는 일을 대신해줄 수 있는 은인이기도 하고!] 신부 복장의 옷을 두 손으로 들어 자신의 몸에 대보면서 야릇하게 웃고

교소소; (살았다!) 침 꿀꺽 삼키는 교소소

 

#11>

역시 밤. 잘 가꿔진 정원에 둘러싸인 웅장하고 화려한 건물. 건물이 있는 정원 일대가 높은 담장으로 에워 쌓여있어 조용하다. 역시 깊은 밤이라 인적이 없고. 불이 꺼진 건물 앞에는 청풍을 수행한 두 명의 젊은 무사가 경비를 서고 있다. 건물 처마에는 <迎賓館>이라는 글이 적힌 현판이 걸려있다.

월동문으로 누군가 들어서고.

흠칫! 하며 차고 있는 칼 손잡이에 손을 대는 무사들. 그때

위극겸; [수고한다.] 다가오는 위극겸.

[총관님!] [이 밤중에 어인 일이십니까?] 포권하는 무사들

위극겸; [교대해주러 왔다. 너희들에게 배정된 거처로 가서 눈을 좀 붙이도록 해라.]

무사들; [괜잖습니다.] [아직 졸리지 않습니다 총관님.]

위극겸; [말 들어라.] [내일 또 먼 길을 가야하니 너희들도 좀 쉬어야 한다.]

[하오면...] [분부 따르겠습니다.] 포권하는 무사들

서둘러 떠나는 무사들

위극겸; (이래 저래 긴 밤이 되겠군.) 영빈관 앞을 떠나는 무사들을 보며 음산하게 눈을 번뜩이고

위극겸; (여러 인생의 운명이 오늘밤을 기점으로 대격변을 겪게 될 테니...) 생각할 때

건물 모퉁이에서 불빛이 보이고. 돌아보는 위극겸

모퉁이를 돌아 나오는 두 명의 여자. 늙은 노파가 등을 옆으로 들어 앞길을 비춰주는 뒤로 화려한 신부 복장을 한 여자가 따라온다. 얼굴을 면사로 가린 그 여자는 물론 포숙정이다.

위극겸; (왔군.) 눈 번뜩이고

<오늘 밤의 주역이...> 포숙정의 모습 크로즈 업. 면사가 얇아서 얼굴이 비쳐 보인다.

 

#12>

넓고 화려한 침실. 불이 꺼져 있어 어둡다. 영빈관의 내부다

큰 침대에 누워있는 청풍. 상체를 벗은 채 허리 아래를 얇은 이불로 덮고 있다. 건장한 상체가 보디빌더 같다. 침실 한쪽에는 주렴이 쳐진 욕실이 있다

덜컹! 문이 열리는 소리. 움찔! 하며 깨어나는 청풍

사락! 문을 열고 침실로 들어서는 포숙정. 문 밖은 약간 밝다. 포숙정을 안내 해온 노파가 등을 들고 있어서.

청풍; (여자...) 눈 감은 채 생각하고

달칵! 안으로 들어와서 문을 닫는 포숙정

청풍; (유령귀왕 교백이 어째 수청들 여자를 보내지 않는가 싶었다.) 약간 쓴웃음

<내가 여자를 마다하지 않는다는 건 강호에 모르는 사람이 없다.> 문간에 서서 망설이는 포숙정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당연히 유령귀왕 교백은 나와 동침할 여자를 준비해뒀을 텐데 밤이 깊도록 찾아오지 않아서 좀 의외라고 생각했었다.> 포숙정의 떨리는 손 배경으로 청풍의 모습이 좀 보이고

청풍; (일단 방에 들어오긴 했지만 망설이고 있다.) 눈 감은 채 생각하고

청풍; (그렇다는 건 저 여자가 하녀나 가기(家妓;개인 집에 고용된 기녀)처럼 천한 신분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건데...) 생각할 때

슥! 이윽고 결심하고 문간을 떠나 침대 쪽으로 다가오는 포숙정

청풍; (드디어 결심을 했군.) 눈 감은 채 생각

청풍; (정황상 저 여자는 유령산장에서 상당히 중요한 위치에 있다.)

청풍; (그런 여자와 동침을 했다가는 번거로운 일이 생길 수도 있는데...) 망설이는 사이에 포숙정은 침대 옆에 이르고. 이어

슥! 침대에 누운 청풍을 향해 절을 한다.

청풍; (수청을 들러온 처지에 절을 하다니...) 어이없고. 헌데

슥! 다시 일어나더니

또 한 번 절을 하는 포숙정

청풍;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의 절을 한다?) 약간 찡그리고

<두 번의 절은 죽은 자에게 하는 제사의 예법인데...> 슥! 청풍의 생각을 배경으로 두 번째 절을 한 포숙정은 이번에는 일어나지 않고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든다

청풍; (고의는 아닐 테고...) (긴장해서 살아있는 사람에게 두 번 절 하는 게 결례라는 걸 생각하지 못한 것이겠지.) 생각할 때

포숙정; [천한 계집이 소성주님같이 존귀한 분의 수청을 들게 되어 영광이옵니다.] 공손히 말하고

청풍; (목소리로 미루어보자면 아주 젊은 여자는 아니다.) (당연히 처녀도 아닐 테고...) 눈 감은 채 생각하고

포숙정; [다만 부끄러움을 견딜 수 없어 면사를 쓰고 온 점은 용서해주시기 바라옵니다.] 슥! 일어나고

청풍; (얼굴을 가린 채 찾아온 것도 그렇고...) (설마 유령귀왕이 자신의 아내나 첩들 중 한 명을 보낸 것인가?) 난감할 때

포숙정; [죄를 짓겠사옵니다.] 사락! 청풍의 아랫도리를 가린 얇은 이불을 걷어버리고.

이불이 걷히자 드러나는 청풍의 아랫도리. 빤스만 걸친 알몸이다. 빤스의 중간 부분은 이미 불룩해져 있고

청풍; (분명한 것은 이 여자가 천한 신분은 아니라는 점이다.) 포숙정이 두 손으로 자신의 빤스를 벗기려는 것을 느끼며

청풍; (거절하려면 더 늦기 전에 해야 하는데...) 갈등할 때

슥! 포숙정이 두 손으로 청풍의 빤스를 아래로 벗긴다

청풍; (이미 늦었다.) 한숨 체념

텅! 빤스가 벗겨지자 무언가 세차게 튀어나오고. 그걸 보며 면사 속에서 눈을 치뜨는 포숙정

청풍; (못 보일 것을 보였으니 이제는 돌이킬 수가 없다.) 체념하고.

포숙정; (이렇게... 이렇게 거대하다니...) 곁눈질로 청풍의 거시기를 보며 달달 떨리는 손으로 청풍의 빤스를 완전히 벗긴다. 아랫도리를 들어서 포숙정이 자신의 빤스를 벗기는 걸 도와주는 청풍.

포숙정; (생각 같아서는 단숨에 저 혐오스러운 *뿌리를 뽑아버리고 싶다만...) 청풍의 빤스를 발에서 빼내고. 수치심과 살기를 필사적으로 참으며 곁눈질로 청풍의 거시기를 보고

포숙정; (참아야만 한다. 내 실력으로 이자를 죽이는 건 말 그대로 언감생심이니...) 슥! 치마를 두 손으로 걷어 올리며 침대 위로 올라가고. 치마 속에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있다. 신을 벗고 올라가는데 발에는 버선을 신었다.

청풍; (이 여자... 확실히 처녀는 아니다.) 포숙정이 치마를 걷어 올리면서 자신의 아랫도리 위에 가랑이를 벌리며 서는 걸 느끼고

<처녀라면 이렇게 주도적으로 방사를 진행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걷어 올린 치마를 두 손으로 모아 쥐며 청풍의 아랫도리 위에 소변 보는 자세로 앉으려는 포숙정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치마가 허리 위로 걷혀 올라가서 허연 아랫도리가 어둠 속에 다 드러났다.

포숙정; (드디어...) 슥! 소변 보는 자세로 쪼그려 앉아 사타구니로 넣은 손으로 청풍의 거대한 거시기를 잡는 포숙정

포숙정; (드디어 그이의 복수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면서 남편 뇌공량이 청풍에게 죽던 장면 떠올리고 눈이 광기로 번들. 포숙정의 기억 속 뇌공량은 가슴을 청풍의 손바닥에 밀리는 모습인데 등쪽으로 피와 내장과 뼈가 튀어나간다.

이어지는 회상

 

귀면지존; [이 독약의 이름은 소양갈맥고(消陽渴脈膏)요.] 청풍이 함정에서 벗어나던 것을 망원경으로 지켜보던 장소에서 귀면지존이 십센티 정도 길이의 유리병을 들어 보이며 말하던 장면

귀면지존; [점막(粘膜)을 통해 몸속으로 침투하는 성질을 지닌 독인데...] 유리병을 돌아보는 포숙정에게 보여주며

귀면지존; [이름 그대로 양기(陽氣)를 소멸시켜서 경맥을 말라버리게 만드는 독성을 지녔소.] 유리병에 들어있는 끈적이는 액체가 조금 움직인다. 수치심에 얼굴이 좀 발개지고 찡그린 채 그걸 보는 포숙정

귀면지존; [다만 양기를 소멸시키는 작용을 하므로 여자에게는 아무런 해가 없고 오직 사내에게만 치명적으로 작용을 하오.]

귀면지존; [이걸 은밀한 곳에 머금은 채 이청풍과 교접을 하기만 하면 그놈은 양기가 소멸되고 경맥이 말라붙어 지옥같은 고통을 느끼다가 죽게 될 것이오.] 음산한 눈빛으로 말하는 귀면지존의 얼굴 크로즈 업

회상 끝

 

포숙정; (음부에 독을 머금은 채 외간 사내와 교접을 하다니...) (그이가 살아계실 때라면 상상도 못할 짓이지만...) 슥! 청풍의 것을 자신의 아랫도리에 끼우려는 몸짓을 하며

포숙정; (그이를 무참히 죽인 이 원수에게 복수 할 수만 있다면 이보다 더 한 짓도 할 수 있다.) 이를 악물고. 이어

스윽! 포숙정의 육중한 엉덩이가 아래로 내리눌러지고

청풍; [!] 이를 악물며 고개 젖히고

포숙정; [끄윽!] 역시 전율하며 벌벌 떨고. 두 손으로 청풍의 가슴 누른 채

완전히 밀착한 두 사람의 아랫도리. 걷어 올린 치마 아래로 드러난 희고 육중한 엉덩이가 청풍의 거뭇하고 근육질인 허벅지에 짓눌려있다

청풍; (기... 기가 막힌 명기...) (흡사 수많은 문어의 빨판이 숨겨져 있는 것같다.) 벌벌 떨고

포숙정; (정... 정신이 혼미해져! 너무 굵고 뜨겁고 깊어서...) 역시 혼망 가서 벌벌 떨고

포숙정; (그이... 그이와 십년 가까이 살면서 단 한 번도 이런 느낌은 경험해보지 못했는데...) 혼망 가면서 두 손으로 청풍의 가슴을 누르고

포숙정; (믿기지 않지만... 이 원수와 나의 속궁합은 너무도 절묘하게 들어맞는다.) 헉헉

포숙정; (그저... 그저 결합 했을 뿐인데도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황홀한...) + [!] 혼망 가다가 진저리를 치고

포숙정; (무슨 죄 많은 망상이냐 포숙정아!) (그이를 무참히 죽인 원수와 교접하면서 쾌감을 느껴서 어쩌자는 것이냐?) 이를 악물고

포숙정; (용서 하세요 상공!) 두 손으로 청풍의 가슴 누르면서 뇌공량과의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린다. 장소는 침실인 데 알몸의 뇌공량이 야한 잠옷 차림인 자신을 무릎에 앉힌 채 정수리에 키스하던 장면이다.

포숙정; (당신... 당신의 복수를 하기 위해서는 이럴 수밖에 없답니다.) 청풍의 가슴을 두손으로 누른 채 방아를 찧기 시작하는 포숙정.

청풍; [끄윽!] 참지 못하고 두 손으로 포숙정의 엉덩이를 부여잡고

포숙정; (독이... 내가 음부에 머금고 있는 소양갈맥고가 점막을 통해 자신의 몸에 스며들어가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지 못하게 해야 한다.) 들썩! 들썩! 점점 더 빠르게 아래 위로 움직이는 포숙정의 허연 엉덩이

청풍; [허억! 부... 부인!] 비명 지르며 고개 젖히고

포숙정; (벌... 벌써 하려고 해!) 눈 치뜨고

포숙정; (원수 놈의 더러운 씨가 내 몸속에 뿌려지는 건 죽기보다 싫고 끔찍한 일이다.)

포숙정; (자칫 임신할 수도 있고...) + [공... 공자!] 방아를 찧으며 할딱이고

포숙정; (하지만 지금 중단하면 의심을 살 수도 있다.) (또 소양갈맥고가 이자의 몸에 완전히 스며들지 못할 수도 있고.) + [어서...] 방아를 더 빠르게 찧으며

포숙정; (어차피 복수만 하면 죽어버릴 작정을 했던 터...) + [마음껏... 참지 마시고.. 원하는 대로...] 고개 숙이며 재촉하고

포숙정; (얼마든지 네놈의 더러운 배설물을 자궁에 받아들여주마.) + [어서... 어서 하세요!] 하악! 교성을 지르며 세차게 몸을 아래 위로 흔든다

청풍; [허억! 부... 부인!] 비명 지르며 고개 젖히면서 포숙정의 엉덩이를 부여잡는다

[!] 입 딱 벌리며 역시 고개 젖히는 포숙정

화산이 폭발하는 형상이 눈을 까뒤집은 포숙정의 뇌리에 떠오르고

포숙정; (하... 하고 있어! 마치 화산이 폭발하는 것처럼 뜨겁고 격렬하게...)

<너무... 너무 강렬하고 깊어서 나도 정신을 잃을 것만 같다. 이런... 이런 황홀경은 그이와는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는데...> 몸을 필사적으로 결합한 채 절정을 맛보는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포숙정의 생각 나레이션

 

#13>

건물을 밖에서 본 모습. 건물의 계단에 걸터앉아 하늘 보고 있는 위극겸

<부... 부인...> <하악! 벌... 벌써 또 이렇게... 공... 공자님! 정말 대단하세요. 하악!> 건물 안에서 야한 소리가 들리고

위극겸; (여러 가지 의미로 역사가 이루어지는 밤이로군.) 하늘 보며 의미심장하게 웃고

위극겸; (오늘 밤을 기점으로 숱한 목숨들이 새로운 운명을 맞게 될 테니...) 야한 소리가 연신 나는 건물을 배경으로 앉아서 생각하는 위극겸의 모습

 

#14>

더 깊어진 밤. 유령귀왕이 청풍을 영접하던 그 건물. 대부분의 건물에 불이 꺼져 있지만 그 건물에는 불이 밝혀져 있다.

응접실. 혼자 술을 마시고 있는 유령귀왕.

유령귀왕; (후회 할 일도 걱정 할 일도 아니다.) 술 마시며 생각하고

유령귀왕; (소소를 마태자와 짝 지어주는 건 내 인생을 통틀어 최고의 선택이고 도박이다.)

유령귀왕; (마태자의 사주(四柱)가 틀리지 않는다면 오늘밤 마태자는 거의 확실하게 자식을 얻는다.) 손가락으로 꼽아보며

유령귀왕; (그렇게 태어날 아이가 소소의 소생이라면... 천마성은 사실상 우리 교씨 집안 소유가 되는 것이다.) 히죽

유령귀왕;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은...) 찡그리고

<소소가 일전에 찾아왔던 운중신룡 위진천에게 호감을 품고 있었던 것같았다는 점이다.> 위진천과 인사하며 부끄러워하는 교소소의 모습을 배경으로. 거실에서 위진천과 인사하는 장면인데 현장에 유령귀왕과 교천기도 있었다

유령귀왕; (하지만 지금쯤 소소는 마태자의 여자가 되어 있을 테니 더 이상 헛된 마음을 품지 않겠지.) 술 마시며 생각할 때

교천기; [밤이 깊었는데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계십니다.] 덜컹! 문을 열고 들어오는 교천기

유령귀왕; [어서 오너라 천기야.] 돌아보고

유령귀왕; [이래저래 심사가 복잡해서 잠자기는 틀린 것같구나.] 앞의 자리에 앉으라 권하는 손짓하며

교천기; [마태자가 본장에 머물고 있으니 신경이 쓰이시겠지요.] 유령귀왕 앞쪽 자리에 앉으며 말하고

유령귀왕; [물론이다.] 술 마시며

유령귀왕; [하물며 소소가 마태자와 함께 밤을 보내고 있는 데 어찌 신경이 쓰이지 않겠느냐?] 한숨. 그러자

교천기; [무슨 말씀이십니까? 소소가 마태자와 밤을 보내고 있다니요?] 놀라고

유령귀왕; [소소에게 마태자의 수청을 들라고 했다.]

유령귀왕; [못하겠으면 집을 나가라고 겁을 줬으니 울며 겨자 먹기로 마태자가 머무는 영빈관에 갔을 것이다.]

교천기; [아버지가 잘못 알고 계십니다.] 굳어진 표정

유령귀왕; [무슨 소리냐? 내가 잘못 알고 있다니?] 섬뜩한 느낌이 들어서 눈을 부릅뜨는 유령귀왕

교천기; [이곳으로 오기 전에 순찰을 한 바퀴 돌았는데...] [소소는 불 꺼진 자기 방에서 서성이고 있었습니다.] 눈치 보며

유령귀왕; [뭐야?] 벌떡! 일어나고

유령귀왕; [이 망할 년이 그렇게 알아듣도록 설명을 했건만...] 펑! 창문을 박살내며 날아나가고. 분노한 표정으로. 그 뒤에서 + 교천기; [아버지!] 깜짝 놀라며 일어나고

하지만 대답하지 않고 사라지는 유령귀왕. 근처의 경비 서던 무사들이 놀라서 건물 주변으로 몰려들고 있고

교천기; [이게 무슨...] 경악

교천기; [그러니까 아버지는 소소에게 마태자의 수청을 들라 했는데 소소는 딴 계집을 보내기라도 했다는 건가?] 팟! 놀라며 역시 밖으로 날아가고

교천기; (젠장! 어쩐지 느낌이 좋지 않다!) 이를 갈며 유령귀왕이 날아간 곳으로 날아가고. 건물 주변으로 모여들던 무사들 당황하고

 

#15>

역시 밤. 하늘에는 달. 잘 가꿔진 정원에 둘러싸인 화려한 건물. 건물이 있는 정원 일대가 높은 담장으로 에워 쌓여있어 조용하다. 바로 교소소의 거처인데 불은 안 켜져 있다. 주변에 인기척은 없다.

불이 꺼진 침실의 창가. 잠옷 차림인 교소소가 창틀에 턱을 괴고 앉아서 하늘의 보름달을 보고 있다.

<후환은 없을 거야. 오늘 밤이 지나면 마태자 이청풍은 영원히 동생을 괴롭히지 못하게 될 테니까.> 알몸에 화려한 신부복을 입으면서 웃던 포숙정의 말을 떠올리는 교소소

교소소; (무슨 뜻이었을까? 마태자가 영원히 날 괴롭히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

교소소; (설마 그 여자, 마태자를 죽일 생각이었을까?) 침 꼴깍. 하지만

교소소; (내 알 바 아니다. 그 인간이 죽든 살든...) 이내 고개 젓고

교소소; (만일 위공자님을 먼저 만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혼망 간 표정. 유령귀왕의 거실에서 위진천과 인사하며 수줍어하던 자신의 모습 떠올리며 얼굴 발그레

교소소; (허구헌날 우중충하고 음침한 인간들만 보아온 내게 밝고 자신감 넘치는 위공자님의 모습은 마치 다른 세상의 존재 같았어.)

교소소; (그 때문에 위공자님을 보자마자 한 눈에 반해버렸고...) 화끈거리는 뺨을 두 손으로 만지며 좋아 죽으려 하고

<아버지와 오빠의 눈을 피해서 그분에게 내 마음을 전하게 되었어.> 은밀한 담장 아래에서 위진천의 품에 안겨 키스하는 교소소의 모습 배경으로 교소소의 생각 나레이션

교소소; (비록 그분에게 몸을 완전히 바친 건 아니지만... 난 이미 위공자님의 여자야.)

교소소; (그런 내게 마태자의 수청을 들라는 아버지의 명령은 청천벽력이었지.)

교소소; (만일 그 여자가 대신 마태자의 수청을 들어준다고 하지 않았다면 난 유령산장에서 도망쳐서라도 아버지의 명령을 거역했을 거야.) 포숙정을 떠올리고

교소소; (다른 여자가 마태자의 수청을 든 걸 알면 아버지가 노발대발하시겠지만 어쩌겠어?) 샐쭉 거리고

교소소; (하나뿐인 딸을 때려죽이기야 하겠어?) 코웃음. 직후

화악! 갑자기 방안에 돌풍이 불고

교소소; [엄마야!]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며 돌아보는데

유령귀왕; [소소 네년...] 쿠오오! 돌풍 속에서 나타나며 살벌한 표정의 유령귀왕. 콰당탕! 주변의 가구들이 돌풍에 휘말려 나뒹굴고

교소소; [아... 아버지!] 겁에 질려 비틀 물러나고.

턱! 교소소의 엉덩이가 창틀에 닿고

유령귀왕; [그렇게 알아듣도록 말했거늘...] [아비의 명령을 귓등으로 흘려들어?] 분노

유령귀왕;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마태자의 침실로...] + [!] 말하다가 눈 부릅. 침대를 본다. 침대에는 당연히 화려한 신부복이 없고

유령귀왕; (어쨌든 첫날밤이라 준비해준 예복이 사라졌다.) 불길한 예감에 소름이 오싹 끼치는 유령귀왕.

교소소; [아버지! 진정하시고 제 말도 들어주세요.] 애원

교소소; [사실 저는 운중신룡 위공자를 마음에 두고 있던 터라...] + 유령귀왕; [예복!] 이를 갈며 버럭 고함.

교소소; [흑!] 깜짝 놀라는 교소소

유령귀왕; [아비가 가져다준 신부 예복은 어디로 치웠느냐?] 살벌. 이를 바득

교소소; [그... 그게...] 당황

유령귀왕; [네 년 설마...] 깨닫고 눈 부릅

교소소; [죄... 죄송해요 아버지!] [저 대신 마태자의 수청을 들겠다는 여자가 있어서 신부복을 그 여자에게 주었어요.] 눈치 보며 겁 먹은 표정

유령귀왕; [여자?] 콱! 손으로 교소소의 목을 움켜잡고. + 교소소; [악!] 목이 조여지며 비명

유령귀왕; [여자라니...!] [어떤 년이 너 대신 마태자의 수청을 들겠다고 했느냐?] 이를 갈며 교소소의 목을 쳐들고

교소소; [몰... 몰라요!] [갑자기 나타나서 대신... 저 대신 마태자의 수청을 들겠다고...] 컥컥! 몸이 허공에 쳐들리며 컥컥 대고

유령귀왕; [닥쳐!] 우둑! 교소소의 목을 움켜쥔 손에 힘을 주고. + 교소소; [끄윽!] 눈이 튀어나오려는 교소소

유령귀왕; [어떤 년인지도 모르는 계집을 대신 마태자 침실로 보내는 게 제 정신으로 할 짓이냐?] 분노 살기

교소소; [끄윽! 제... 제발...!] 목이 조여지며 눈이 돌아가고. 그때

교천기; [아버지!] 화악! 실내에 나타나며 다급히 외치고

교천기; [고정하십시오.] [그러다 소소를 죽이시겠습니다.] 콱! 다급히 두 손으로 유령귀왕의 팔과 손을 잡아서 교소소의 목을 풀어주려 하고

유령귀왕; [망할 년!] 퍽! 분노하며 거칠게 교소소를 패대기치고. + 교소소; [악!] 나뒹굴며 비명. 교천기도 유령귀왕이 뿌리치는 힘에 비틀거리며 물러나고

유령귀왕; [철이 없어도 유분수지...] [만일 그년이 마태자를 노리는 자객이면 어쩔 생각이냐?] 분노하고

<자... 자객!> 비로소 사색이 되는 교소소. 나뒹굴었다가 목을 만지며 일어나려 하면서

[!] 교천기도 눈 부릅 뜨고

유령귀왕; [그래서... 그 계집이 마태자에게 위해(危害)라도 가하면 우리 유령산장이 무사할 것 같으냐?]

유령귀왕; [외아들을 잃은 사자천마가 우리 유령산장을 용서할 것같으냐 말이다!] 무섭게 화를 내고

교소소; [저는... 저는 그냥 마태자에게 수청을 들기 싫어서...] 사색이 되어 벌벌 떨고. 손으로 목을 만지면서

유령귀왕; [망할 년! 계집의 좁은 소견으로 가문을 멸문의 위험에 몰아넣기나 하고...] 화악! 다시 몸에서 돌풍이 일어나고

<네년에 대한 처분은 마태자의 안위를 확인하고 내리겠다.> 콰아! 사라지는 유령귀왕의 모습을 배경으로 유령귀왕의 말

교천기; [이런 이런...] 한숨 고개 절레 저으며 창쪽으로 가고

교천기; [이번 일은 아무리 나라고 해도 네 편은 되어주지 못하겠다.] 창쪽으로 가며 교소소에게 말하고

교소소; [오빠...] 울먹이지만

교천기; [마태자의 수청을 들기 싫었으면 멀리 도망쳐버리기라도 할 것이지...] [누군지도 모르는 계집을 대신 보낸 건 정말 생각 없는 짓이었다.] 휘익! 창문 밖으로 날아가고

교천기; [아무쪼록 마태자에게 아무 일 없기를 기도 하거라.] 날아간다

교소소; [내가... 내가 정말 그렇게 죽일 짓을 한 거야?] 억울한 표정으로 이를 갈고

교소소; [하나뿐인 딸을 죽이려 들 정도로 이청풍, 그 인간의 안위가 소중한 거냐고!]

교소소; (아버지도 그렇고 이가놈도 그렇고 미워 죽겠어!) 이를 바득 바득 갈며 울고

<날 홀대한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해줄 거야.> 방안에 홀로 주저앉아 분해하며 우는 교소소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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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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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낮. 험준한 바위산

좁은 계곡. 그곳을 날아오는 청풍과 위극겸과 두 명의 젊은 무사가 등에 상자를 하나씩 지고 따라온다. 좌우로 엄청난 높이의 절벽

청풍; [유령귀왕 교백이 무제궁쪽으로 말을 갈아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시오?] 뒷짐 쥐고 걷듯이 날아가며 약간 뒤를 따라 날아오는 위극겸에게 묻고. 두 사람은 여유 있게 나아가지만 젊은 무사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사력을 다해 날아온다

위극겸; [속하의 생각으로는...] 눈치 보면서

위극겸; [늘 그랬듯이 교백은 이번에도 줄타기를 하고 있는 중일 것입니다.]

청풍; [유령귀왕 교백이 워낙 꿍꿍이가 많은 인간이라는 건 알고 있던 바이지만...] 찡그리고

청풍; [그래도 이번처럼 무제궁의 거물을 드러내놓고 맞아들인 경우가 없지 않았소?]

위극겸; [확실히 지금까지와는 제법 다른 상황이긴 합니다.]

위극겸; [이번에 유령산장을 방문한 운중신룡(雲中神龍) 위진천(威振天)은 무제궁의 궁주 칠지무제(七指武帝) 진무량(陳無量)의 둘째 제자입니다.]

위극겸; [무제궁 궁주의 제자가 보란 듯이 유령산장을 방문한 것은 유령귀왕 교백이 뭔가를 꾸미고 있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청풍;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관은 유령귀왕이 무제궁 쪽으로 완전히 돌아설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 것같소.]

위극겸; [유령귀왕 교백은 절대 경솔한 인간이 아닙니다.]

위극겸; [천마성과 무제궁 어느 쪽으로 확실하게 노선을 정했다가는 유령산장의 존립에 심각한 위험이 초래될 것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청풍; [그런 그자가 칠지무제의 제자를 대놓고 만난 이유를 짐작하기 쉽지 않소.]

위극겸; [아시다시피 유령산장은 지리적 이점뿐만 아니라 사파무림(邪派武林)의 종가(宗家)라는 명분까지 갖고 있습니다.]

청풍; [유령산장 교씨일족이 오제(五帝)중 한명이며 사파무림의 시조격인 유령천자(幽靈天子)의 후손임을 총관도 믿고 있는 거요?] 좀 비웃는 표정

위극겸; [교씨일족이 정말 유령천자의 후손인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눈치 보며

위극겸; [그들이 유령천자가 남긴 무공과 술법을 구사하는 건 사실입니다.]

청풍; [사람들 현혹하는 술법 따위가 뭐 대단하다고...] 비웃고

위극겸; [그렇게나 말입니다.] 아부

위극겸; [어쨌거나 유령산장과 적대하는 것은 사파무림 전체를 적으로 돌리는 셈이 되긴 합니다.]

청풍; [그래서 본성이나 무제궁도 유령산장을 지워버리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님에도 손을 쓰지 못해왔지.] 끄덕

위극겸; [유령산장은 자신들의 위치를 이용하여 천마성과 무제궁 어느쪽에도 편향(偏向) 되지 않으면서 실속을 차려왔습니다.]

위극겸; [이처럼 얻는 게 많은 중립정책을 유령귀왕이 포기할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위극겸; [소성주님께서 본격적으로 활약을 하신 이후로 열세에 몰리고 있는 무제궁이 유령산장에 파격적인 제안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청풍; [파격적인 제안?]

위극겸; [속하가 추측하기로는 두 가지 정도가 있는데...]

위극겸; [먼저 양측간의 결속을 강화하기 위해 혼인을 제안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청풍; [혼인이라...]

위극겸; [아시다시피 유령귀왕 교백은 일남일녀의 자녀를 두고 있습니다.]

 

<유령공자(幽靈公子) 교천기(喬天基)와 유령일염(幽靈一艶) 교소소(喬素素)가 그것들입지요.> 교천기와 교소소의 모습 배경으로 위극겸의 설명. 교천기와 교소소는 <아랑힐월>에 나온 교가장의 남매 캐릭터. 교천기의 나이는 20대 초반으로 음침하고 교활한 인상. 교소소는 18세 전후로 좀 발랑 까진 인상

 

청풍; [칠지무제가 그들 남매중 누군가를 자신의 슬하와 짝을 지어주겠다고 제안했다?]

위극겸; [칠지무제의 슬하에는 딸만 하나 있습니다.] [아들도 둘을 두었었지만 어렸을 때 거푸 요절한 탓이지요.]

청풍; [칠지무제의 유일한 핏줄인 그 딸도 불구가 아니오?]

위극겸; [무염무후(無染武后) 진상파(陳祥波)!] [소성주님에 필적하는 천고의 기재라 아들들을 거푸 잃은 칠지무제에게 위안이 되는 딸이었지만...]

 

<오 년 전 돌연 주화입마에 빠져 하반신이 마비되어 버렸습니다. 내공까지 잃어서 지금은 남의 보살핌이 없으면 운신도 못하는 처지라고 합니다.> 정원에서 유모가 밀어주는 휠체어에 앉아 먼 곳을 보는 진상파의 모습. 이때 나이는 20대 초반. 칠지무제가 월동문 밖에 뒷짐을 짚고 서서 그걸 보며 한숨을 쉰다. 칠지무제 진무량은 다른 작품의 천강마존 진무량 캐릭터

 

청풍; [비록 불구라 해도 진상파는 칠지무제의 유일한 핏줄...] [무제궁의 후계 문제가 걸려있으니 경솔하게 배우자를 구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닐 것이오.]

위극겸; [그래서 속하도 만일 무제궁에서 혼인을 제안했다면 진상파와 관련된 건 아닐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청풍; [유령공자 교천기를 무염무후 진상파와 짝 지어주려는 게 아니면...]

위극겸; [무제궁에서는 유령일염 교소소를 혼인의 대상으로 지명했을 것입니다.]

청풍; [칠지무제는 교소소를 누구와 짝 지어주려고...] 말하다가 입을 다물고

위극겸; [소성주님께서 추측하시는 대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의미심장하게 웃고

위극겸; [칠지무제는 자신의 둘째 제자인 운중신룡 위진천과 유령일염 교소소를 짝 지어주자는 제안을 유령귀왕에게 했을 것입니다.]

청풍; [칠지무제가 교소소의 배필로 내세운 게 위진천일 것이라 단정하는 근거는 뭐요?]

위극겸; [첫째 제자인 석헌중은 이미 가정을 꾸리고 있으니 둘째 제자인 위진천을 내세우지 않았을지요.]

청풍; [하긴...] 끄덕

청풍; [결국 위진천이 직접 유령산장을 방문한 건 선을 보기 위해서였겠소.]

위극겸; [위진천이 교소소와 부부가 되면 무제궁과 유령산장은 인척지간이 되는 셈이므로...] 말하다가 흠칫! 하고. 청풍이 손을 내밀어 위극겸이 앞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으면서 급정거하고 있다. 시선은 앞쪽을 향한 채

위극겸; [소성주님!] 휘익! 청풍을 따라 급정거하며 의아. 그 뒤를 헐레벌떡 따라오던 젊은 무사들도 흠칫! 하며 급히 멈춰 서려 하고

위극겸; [왜 그러십니까?] 휘릭! 청풍과 나란히 계곡 바닥에 내려서면서 묻고

청풍; [냄새...] 코를 벌름거리고

청풍; [무슨 냄새가 나지 않소?] 코를 벌름거리며 앞을 보고

위극겸; [그러고 보니...] 역시 코를 벌름거리며 놀라고

슈우! 어떤 냄새가 일행의 코 주변으로 흐르고. 젊은 무사들도 흠칫! 하며 코를 벌름거리고

위극겸; [이건 분명 기름 냄새입니다.] 말하며 앞장서서 앞으로 걸어가고. 앞쪽은 약간 굽어지는 모퉁이고

위극겸; [이런 깊은 산중에 기름 냄새가 날 일이 없는데...] 갸웃하며 모퉁이를 돌아가고. 청풍과 두 명의 무사들이 뒤를 따르고

[!] 모퉁이를 돌아서던 위극겸과 그 뒤를 따라가던 청풍, 젊은 무사들 눈 치뜨고

쿵! 앞쪽에는 바위들이 십미터 이상으로 쌓여있어서 길이 막혀있는데. 그 바위들 아래쪽에 여러 개의 나무통이 깨져 있고. 깨진 나무통에서 흘러나온 기름들이 계곡 바닥에 흥건하다

위극겸; [함... 함정입니다!] 기겁하며 뒤로 주춤

위극겸; [어떤 놈들이 길을 막고 기름을 대량으로 뿌려놓았습니다.] [화공(火攻)이 예상 되니 빨리 여길 이탈해야합니다.] 사색이 되어 외치는데

청풍; [이미 늦었소!] 말하며 위를 보고, 반사적으로 위를 보는 청풍과 두 명의 젊은 무사들

쿠쿵! 화악! 까마득한 절벽 위에서 바위와 불을 붙인 횃불들이 쏟아져 내려온다

쏟아지는 바위와 횃불들 사이로 절벽 위 양쪽에서 무사들이 바위를 밀어 떨어트리고 횃불을 던지는 것이 보인다.

[헉!] [안... 안돼!] 젊은 무사들 비명 지르며 돌아서서 도망치려 하고.

청풍; [퇴로는 없다.] [내 주변으로 모여라!] 부악! 두 주먹 불끈 쥐어 몸에서 호신강기를 일으키며 젊은 무사들에게 외친다. 달아나려다가 돌아보는 젊은 무사들. 위극겸도 당황하며 청풍의 옆으로 오고. 직후

콰콰쾅! 바닥을 강타하는 바위들. 바위들이 고여있던 기름에 떨어져 기름을 사방으로 치솟게 만들기도 하고

화악! 확! 튀어 오르는 기름과 횃불들이 만나며 강한 불길을 일으킨다

 

#7>

드드드! 계곡을 밖에서 본 모습. 지면이 갈라져 생긴 긴 균열인데 지진이 난 듯 뒤흔들리고.

콰콰쾅! 화악! 엄청난 폭음과 함께 계곡 아래쪽에서 대량의 연기와 불길이 치솟는다. 계곡 위쪽에 수십명의 무사들이 물러서며 비틀거린다. 지면이 마구 흔들려 휘청거리고. 무사들은 칼과 검 외에도 활과 화살로 무장하고 있다.

화악! 계곡의 밖으로까지 치솟는 불길과 화염.

[해치웠다!] [이 정도 함정이라면 마태자 이청풍이 아니라 그 아비 사자천마 이무외라도 죽이고 남을 것이다.] [드디어 본문이 천마성에 당한 치욕을 갚게 되었구나.] 드드드! 진동하고 흔들리는 양쪽 절벽 위에서 환호하는 무사들. 하지만 그 직후

펑! 갑자기 연기와 불길을 뚫고 미사일처럼 치솟는 청풍. 양손으로 젊은 무사들의 팔을 잡고 있는데 몸이 반투명한 방어막에 덮여있으며 그 방어막에는 위극겸도 들어있다. 위극겸은 청풍의 뒤에 한 무릎을 꿇은 자세로 웅크리고 있고

[헉!] [마... 마태자다!] [마태자가 죽지 않았다.] 경악하는 절벽 양쪽의 무사들. 급히 활을 뽑아드는 자들도 있고

휘익! 사색이 된 젊은 무사들의 팔을 잡고 한쪽 절벽 위에 내려서는 청풍. 위극겸도 자석에 이끌리는 쇳조각처럼 청풍의 몸에 이끌려 근처에 내려서며 휘청거리고

[말도 안되는 괴물...] [호신강기로 쏟아지는 바위와 불길을 뚫고 날아올랐다.] [마태자가 제 아비 사자천마에 못지 않은 고수라는 소문이 사실이었다.] 휘익! 패앵! 무사들 공포에 질리면서도 다급히 활에 화살을 메겨서 청풍과 일행을 겨누고

[쏴라!] [죽여라!] [형제들의 복수다!] 피피핑! 쐐액! 수십개의 화살이 일제히 청풍과 일행에게 날아든다. 아주 빠르고 강하다. 바닥에 내려선 젊은 무사들은 사색이 되지만

징! 양손을 좌우로 펼치는 청풍. 손이 진동하고

멈칫! 멈칫! 빠르게 날아들던 화살들이 갑자기 허공에서 멈추고

[헉! 우리가 철궁으로 쏜 화살을 멈추게 했다!] [말도 안되는 격공섭물(隔空攝物)...] 활을 쏜 자세로 놀라는 무사들.

청풍; [네놈들이 누군지는 알고 싶지 않다.] 살벌 표정

청풍; [남의 목숨을 노렸을 때는 네놈들 자신의 목숨도 내놓을 각오가 되어 있었을 터...] 스읏! 슥! 양쪽으로 내밀었던 손을 뒤집고

청풍; [그 결의를 존중해주겠다!] 팽! 휘릭! 날아온 방향으로 돌아서는 허공에 뜬 화살들

[우... 우릴 노린다!] [피... 피해라!] [안돼!] 팟! 휘익! 무사들 일제히 날아오르며 비명 지르지만

청풍; [잘 가라!] 스팟! 팟! 양손을 강하게 젓고. 그러자

쩍! 팽! 날아올 때보다 더 빠르게 날아가는 화살들

퍼퍽! 퍽! 푹! 푸푹! 모든 화살이 쏜 자들의 등에 박힌다. 몸이 관통될 정도로 깊게. 허공에 뜬 채 화살에 맞아 휘청하는 무사들

[크아아아악!] [컥!] [아악!] 퍼퍽! 콰당탕! 쐐애액! 화살에 맞은 무사들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떨어진다. 바닥에 떨어지는 자도 있고 깊은 계곡으로 추락하는 자도 있고

<가... 가공!> 전율하고 흥분하는 청풍의 뒤쪽 젊은 무사들. 위극겸은 고개 끄덕이고 있다. 야릇한 표정으로

젊은 무사들; (호신강기로 우박같이 쏟아지는 바위와 지옥같은 불길을 뚫고 탈출한 것도 놀라운데...) (수십 개의 화살을 정확히 쏜 자들에게 돌려보냈다.) 놀라고

<소성주님의 무공은 이미 신화경(神化境)에 접어드셨구나.> 함정을 판 무사들이 몰살하는 배경으로 선 청풍의 모습. 헌데 청풍은 멀리를 보고 있다. 위극겸은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고

반짝! 멀리 있는 높은 산봉우리. 그곳에서 무언가 반짝이고

청풍; [...] 찡그리며 그걸 보고. 흠칫! 하며 그런 청풍을 보는 위극겸

위극겸; [왜 그러시는지요?] 청풍 옆으로 다가와 함께 산봉우리 쪽을 보고

위극겸; [뭔가 발견하시기라도...] 기웃거리며 산봉우리쪽을 보고

청풍; [아니오.] 고개 젓고

청풍; [생각지도 않은 방해 때문에 지체했소. 그만 갑시다.] 걸어가고. + 위극겸; [예...] 산봉우리를 힐끔거리며 따라가고. 젊은 무사들도 짐을 추스르며 걸음 옮기려 하고

청풍; (어떤 자가 지켜보는 기분이었는데...) 찡그리고

청풍; (설령 그렇다 해도 따라잡기는 불가능... 신경 쓰지 말아야한다.) 걸어가고

멀어지는 청풍의 일행. 헌데

 

#8>

멀어지는 청풍의 일행 뒷모습이 원형의 유리에 비친다

산봉우리 근처 바위틈에 앉아서 망원경으로 보고 있는 여자. 바로 포숙정이고. 포숙정 뒤에는 귀면지존이 서있다.

[...] 뭔가 생각하며 망원경을 내리는 포숙정

귀면지존; [직접 보신 소감이 어떠시오?]

포숙정; [무공으로든 함정으로든...] [마태자 이청풍, 저 마귀를 죽이는 건 불가능에 가깝겠어요.] 이를 바득 갈고.

귀면지존; [본좌도 부인과 같은 생각이오.] 끄덕

귀면지존; [당금 무림에서 마태자를 무공으로 죽일 수 있는 인물은 채 다섯 명이 되지 않소.] 손가락을 펴보이고

포숙정; [귀면지존(鬼面至尊)께서도 그 다섯 명 중 한분이신가요?]

귀면지존; [언감생심!] [본좌도 마태자와 싸우면 이길 가능성이 삼할 아래라고 봐야하오.] 고개 젓고

포숙정; [그렇게 말씀은 하시지만... 이가놈을 죽일 수 있는 비책은 갖고 계신 듯하군요.] 차가운 표정으로

귀면지존; [그렇긴 하오만...] 좀 난감한 듯 말을 흐리고

포숙정; [그게 무언지 기탄없이 말씀해보세요.] [전 이미 이가놈을 죽일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하겠다고 맹세한 몸이니...] 고개 조금 돌린 채 쌀쌀 맞게

귀면지존; [그런 결심이시라니 민망함을 무릅쓰고 말씀드리겠소.] [마태자의 거의 유일한 약점은...] 뜸을 드리다가

귀면지존; [호색(好色)이오!] 말한다

포숙정; (역시...) 짐작했다는 표정이고

귀면지존; [영웅호색(英雄好色)이라는 말 그대로 마태자는 여자를 조금 심하다 싶을 정도로 좋아하오.]

귀면지존; [본래 여자를 좋아하는 성격도 있지만...] [대대로 이씨 집안은 자손이 귀한 탓에 사자천마가 외아들인 마태자로 하여금 일찍 여자를 알게 한 탓이오.]

포숙정; [그렇군요.] 좀 민망한 표정

귀면지존; [철이 들자마자 여자를 안 결과 이청풍은 여자가 없이는 잠을 자지 못할 정도가 되었소.]

포숙정; [물론 숱하게 여자를 건드렸어도 자식은 얻지 못했지요?]

귀면지존; [이청풍의 나이도 이미 약관을 훌쩍 넘겼소.] 끄덕

귀면지존; [그 나이 되도록 단 한명의 자식도 얻지 못해서 이청풍은 물론이고 사자천마도 초조해하고 있는 형편이오.]

포숙정; [그러니까 은인께서 제게 제안하시는 방법이란 것이...] 얼굴 붉어지고. 좀 화난 표정

귀면지존; [부인은 이청풍에게 몸을 허락하기만 하면 남편의 복수를 할 수 있소.]

포숙정; [이청풍이 여자를 좋아하는 성격이라 방사(房事;남녀간의 교접) 할 때는 방심한다 해도...] 억지로 분노와 수치심을 누르며

포숙정; [보잘 것 없는 저의 무공으로 이청풍을 죽이려는 시도는 그다지 실현 가능해 보이지 않는군요.] 새침. 귀면지존은 품속에 오른손을 넣고 있고

귀면지존; [부인은 굳이 이가놈을 죽이려 애쓰실 필요가 없소.] 슥! 품속에서 작은 유리병을 하나 꺼내며 말하고. 길이는 십센티 정도인데 안에 끈적이는 검은 액체가 반쯤 들어있다

귀면지존; [이걸 부인의 은밀한 곳에 머금고 있기만 하면 이가놈은 물론이고 그 아비인 사자천마까지 확실하게 죽일 수가 있소!] 유리병을 들어보이며 말하고

<은... 은밀한 곳에 머금고 있으라고?> 침 꿀꺽! 삼키며 그 유리병을 돌아보는 포숙정

 

#9>

<-북망산(北邙山)> 음침한 산. 밤. 하늘에는 보름달. 기암절벽. 도처에 크고 작은 무덤들

기암절벽들 사이에 자리한 음침한 장원. 드라큐라의 성 같은 분위기

<-유령산장(幽靈山莊)> 위 장원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어느 건물. 상복을 입은 무사들이 배회하고 있고. 입구에는 청풍을 수행한 두 명의 젊은 무사들이 긴장한 채 서서 주변을 오가는 상복을 입은 무사들을 보고 있다

유령귀왕; [부디 곡해하지는 말아주시오 소성주!] 굽신거리는 유령귀왕 교백. 청풍과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있다. <기인천추>에 나온 캐릭터. 교천기와 교소소도 그 작품의 캐릭터. 굽신거리는 유령귀왕 뒤에는 교천기가 굴욕스러운 표정으로 서있다. 유령귀왕과 마주 앉은 청풍의 뒤에는 위극겸이 서있고. 청풍은 차를 마시는 중이다.

유령귀왕; [운중신룡 위진천이 우리 유령산장을 직접 찾아온 것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소이다.] 비지땀을 흘리며 말하는 유령귀왕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유령산장 장주 유령귀왕(幽靈鬼王) 교백(喬魄)>

유령귀왕; [무제궁에서 중요한 제안을 하기 위해 사자(使者)를 보낸다는 통보를 받긴 했소이다만...] 땀을 닦으며

유령귀왕; [설마 궁주의 제자인 위진천이 그 사자일 줄은 상상도 못했소이다.] 억지 웃음

위극겸; [그러니까 무제궁의 술수에 교장주께서 일방적으로 당하셨다?] 찡그리며 말이 없는 청풍을 대신하여 위극겸이 말하고

유령귀왕; [그렇네 위총관!] 살았다는 표정

유령귀왕; [근래 본장이 천마성과 급격히 친밀해지자 이를 이간질하기 위해 무제궁이 쓴 꼼수가 위진천을 직접 본장으로 보낸 것이었네.]

유령귀왕; [다른 사람도 아니고 칠지무제의 제자가 본장을 방문한 것만으로도 천마성으로부터 의구심을 살 건 뻔하지 않은가?]

위극겸; [그렇다 치고...] 냉소

위극겸; [칠지무제가 제자를 직접 보냈다면 대단한 제안을 했을 것같습니다만...]

유령귀왕; [그... 그게...] 당황

위극겸; [소성주께는 차마 말씀드리기 난감한 제안을 받은 것입니까?]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하고. 그러자

유령귀왕; [이 상황에서 내가 뭘 더 숨기겠는가?] 한숨 체념

유령귀왕; [칠지무제는 위진천을 통해서 청혼(請婚)을 해왔다네.]

[!] 차를 마시며 무언가 생각하는 청풍.

위극겸; [청혼?] 짐짓 모르는 척

위극겸; [칠지무제가 외동딸 무염무후 진상파를 소장주에게 시집보내겠다는 제안이라도 한 것입니까?] 유령귀왕의 뒤에 서있는 교천기를 보며

유령귀왕; [그럴 리가 있겠는가?] 기겁하며

유령귀왕; [당금 무림의 그 누가 무제궁의 상속자인 진상파를 며느리로 받아들이는 망상을 할 수 있겠는가?] 억지 웃음

불만스러운 표정의 교천기. 배경으로 나레이션. <-유령공자(幽靈公子) 교천기(喬天基)>

위극겸; [외동딸을 내세운 청혼이 아니라면 혹시...] 놀라는 척

유령귀왕; [칠지무제는 본 장주의 어리석은 딸년을...] 소매 속에 손을 넣고

유령귀왕; [자신의 둘째 제자인 위진천의 배필로 주었으면 한다는 친서를 보냈네.] 소매 속에 넣었다가 꺼내는 손에 편지가 한통 들려있다.

위극겸; [영애를 무제궁에 달라는 청혼이었군요.] 놀라는 척

유령귀왕; [이게 칠지무제가 위진천을 통해 보낸 서찰이외다.] 슥! 편지를 조심스럽게 청풍의 앞으로 내밀고.

편지봉투의 표면에는 <幽靈鬼王 喬莊主 親傳>이라는 글이 적혀있다.

편지봉투를 보기만 하고 집어 들지는 않는 청풍. 차를 마시면서

유령귀왕; [청혼의 당사자인 위진천이 직접 방문해서 당혹스럽고 난감하긴 했지만...] 그런 청풍의 눈치를 보고

유령귀왕; [일단 완곡하게 거절을 하고 돌려보냈소이다.]

위극겸; [따님을 무제궁에 시집보내면 든든한 배경을 얻게 되는 것인데 받아들이시지 그랬습니다.] 냉소

유령귀왕; [그런 말 마시게나 위총관!] 정색하고

유령귀왕; [우리 유령산장은 천마성과의 우의(友誼)를 저버릴 생각은 추호도 없네.] [딸년이 무제궁에 시집을 가는 일은 천지가 개벽해도 일어나지 않을 걸세.]

위극겸; [물론 장주님의 지금 그 말씀이 진심이라는 것은 압니다만...]

위극겸; [세상일이라는 건 모르는 법!] [장주께서 상황에 쫓겨 무제궁과 사돈관계를 맺을 일이 생길 수도 있겠습니다.] 좀 비웃고

유령귀왕; [하늘에 맹세코 그런 일은...] 좀 화난 표정으로 말하다가 흠칫! 하고. 탁! 청풍이 소리를 내어서 찻잔을 탁자에 내려놓고

움찔하며 입을 다무는 유령귀왕. 위극겸도 청풍의 눈치를 보고

청풍; [교장주!] 찡그리며

유령귀왕; [말씀 하시지요 소성주!] 눈치 보며

청풍; [밤이 깊어져 오늘은 부득불 귀장에서 하룻밤 폐를 끼쳐야겠습니다.] 슥! 일어나고

유령귀왕; [폐라니...] [그런 말씀 마십시오.] 따라서 일어나고

유령귀왕; [귀한 걸음을 해주셨는데 어찌 대접이 소홀할 수가 있겠소이까?] [거처를 마련해두었으니 함께 가십시다.] 앞장서서 거실을 나가며 안내하고. 그 뒤를 따라가는 청풍과 위극겸

유령귀왕의 안내를 받아 건물에서 나가는 청풍과 위극겸. 그걸 노려보는 교천기

교천기; (젠장!) 이를 바득

교천기; (아무리 상대가 무림 양대세력중 하나인 천마성의 후계자라 해도 아버지의 저자세는 지나치시다.)

<아들인 내 또래의 애송이에게 아랫사람인 것처럼 굽신거리기나 하고...> 가식적인 웃음 지으면서 청풍을 안내하여 건물 앞을 떠나는 유령귀왕 교백의 모습 배경으로 교천기의 생각 나레이션

교천기; (난 절대 아버지처럼 비굴하게 살지 않는다.) 이를 바득

교천기; (마태자 이청풍!) (언제고 나 교천기 앞에 무릎을 꿇고 목숨을 구걸하는 날이 오게 될 것이다.) 사악하게 웃는 교천기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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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고천장] 1화  (2) 2024.04.25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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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고천장 -魔高千丈

 

#1>

<무림의 패권을 놓고 벌이는 천마성(天魔城)과 무제궁(武帝宮)의 쟁패는 어느덧 육십여 년을 이어오고 있다.> 산을 등지고 자리한 웅장한 장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격전. 검은 옷의 무사들이 흰옷을 입은 무사들이 지키는 장원을 공격하는 모습. 전세는 치열하지만 검은 옷의 무사들쪽이 이기고 있다. 담장을 넘거나 무너트리고 안으로 쇄도하는 검은 무사들. 흰옷의 무사들도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그래서 아직 승패는 결판나지 않은 모습이다.

<어느 쪽의 전력도 상대방을 압도하진 못하는 탓에 정마쌍천(正魔雙天)으로 불리는 양 가문의 격돌은 끝날 줄 모르고 지루하게 이어져 온 것이다.> 위의 격전 장면에서 장원의 정문 모습 정문 앞에서 두 명의 인물이 싸우고 있다. 두 사람의 싸움은 다른 무사들처럼 날고 뛰는 게 아니라 마주 선 채 서로를 치는 모습이다. 둘 다 건장한 체격인데 한명은 평균보다 약간 더 큰 체격이지만 다른 한명은 2미터쯤 되는 키에 보디빌더같은 거인이다. 작은 쪽이 청풍이다. 이때 청풍의 나이는 20대 초반. 청풍의 몸은 방어막에 덮여있지만 거인은 방어막을 두르지 않은 대신 온몸이 강철같이 단단해 보인다. 두 사람이 싸우는 배경인 장원의 정문 처마에는 <鐵王莊>이라는 글이 적힌 현판이 걸려 있다. 두 사람 주변에는 양쪽의 고수들 수십명이 손에 땀을 쥔 채 보고 있다. 관전하는 자들은 나이가 좀 있어서 양진영의 지휘부임을 알 수 있게 하고

<그러나 궁즉통(窮卽通)! 일갑자(一甲子) 넘게 균형을 이루어온 양 가문의 전력은 지난 몇 년 사이에 현격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었다.> 정문 앞에서 싸우는 두 사람의 모습 크로즈 업. 패도적인 인상의 청풍과 보디빌더같은 체격에 몸이 강철처럼 번들거리는 거인이 모습. 이 거인은 철왕장의 장주인 철신금강 뇌공량. <건곤일척 자료집 제21페이지>의 뇌공량 캐릭터로 옷이 터져나가서 상체는 거의 벌거벗은 모습. 이때 나이는 40전후인데 옷이 터져나가 드러난 상체가 금속질로 번들거리게 묘사. 청풍과 뇌공량은 3미터쯤의 거리를 두고 마주 전 채 서로에서 주먹과 장풍을 날린다. 뇌공량은 벼락이 일어나는 주먹을 지르고. 청풍은 손가락과 손바닥으로 그 공격을 막고 흘려보낸다. 두 사람 앞 뒤로는 양 진영의 리더들이 손에 땀을 쥐며 보고 있다.

<그것은 전적으로 한 명의 기린아(麒麟兒)의 출현에 의해서였다.> 크아! 악을 쓰며 강력한 주먹을 날리는 뇌공량의 모습. 쇳덩이같은 주먹이 벼락과 충격파를 몰고 청풍에게 날아든다

! 뇌공량의 강력한 주먹이 청풍이 몸을 두른 방어막을 때려 출렁이게 만든다. 방어막이 청풍의 뒤로 확 밀리는 모습이고

! 그 충격파에 청풍의 가슴에 타격이 가해지고

! 코와 입으로 피를 흘리면서 장풍을 날리는 청풍. 손바닥에서 손 모양의 섬광이 날아가

! 강철로 만들어진 것같은 뇌공량의 가슴을 때린다. 하지만

! 뇌공량의 몸을 진동시키기만 할 뿐 흔적도 남지 않는 청풍의 장풍

뇌공량; [아직도 깨닫지 못한 것이냐 이()가야?] 콰직! 주먹을 움켜쥐어 다시 주먹질을 하려는 자세로 외치고. 눈 부릅뜬 뇌공량의 얼굴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제궁 서북면(西北面) 통령(統領) 철신금강(鐵身金剛) 뇌공량(雷空量)>

뇌공량; [나 뇌공량의 철왕금강신(鐵王金剛身)은 천하최강의 외공(外功)이다!] [네놈의 봄바람 같은 장풍 따위에는 타격을 입지 않는다.] 부악! 바캉! 다시 청풍에게 내지르는 뇌공량의 주먹에서 엄청난 풍압과 벼락이 일어난다.

청풍; (이게 저자의 최대치 공격이겠군.) ! 양팔을 십자로 교차하며 기합을 넣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천마성 소성주 마태자(魔太子) 이청풍(李淸風)>

바웅! 청풍의 몸을 두른 방어막이 더 강화되고

! 탄력 있는 고무같은 그 방어막을 강타하는 뇌공량의 주먹. 주먹에 맞은 청풍의 방어막이 안으로 움푹 들어가며 그 충격파가 방어막의 다른 부분으로 퍼진다. 방어막을 움푹 들어가게 만드는 뇌공량의 주먹은 거의 청풍의 교차한 팔에 닿을 뻔하고

콰앙! 콰드드!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뒤로 확 밀려가는 청풍. 양팔을 가슴 앞에 교차한 채 버티고 손 두 발이 바닥에 깊은 고랑을 만들고. 그 앞에서 주먹을 휘두른 자세인 뇌공량의 역동적인 모습.

쿨럭! 피를 토하는 청풍.

[와아!] [이겼다!] [역시 장주님은 무제궁 사대천왕(四大天王)중 한분이시다!] [이가놈을 때려 죽이십시오 장주님!] 뇌공량의 뒤에서 환호하는 흰 옷의 무사들. 반면

[... 저런...] [소성주님!] [소성주님께서 중상을 입으셨다.] [안돼!] 청풍 뒤쪽에 서있던 검은 옷의 무사들은 사색이 된다. 그자들 중앙에는 위극겸이 서있다. 다른 작품의 위극겸과 동일 캐릭터이고 별호는 삼절마유로 천마성의 외총관이다. 이때 위극겸의 나이는 40대 중반인데 위극겸은 다른 자들과 달리 그리 걱정하지 않는 표정이고

뇌공량; [여기까지다 마태자 이청풍!] 으스대며 청풍에게 다가가고, 옷이 찢어져 드러난 상체의 피부가 강철처럼 번쩍이고

뇌공량; [지난 몇 년간 네 놈의 독수에 쓰러진 무제궁 형제들의 복수를 오늘 내 손으로 해주겠다.] 우둑! 양손을 마주 쥐어 소리를 내며 흉포하게 웃고

뇌공량; [네 아비 사자천마(獅子天魔) 이무외(李無畏)도 곧 보내줄 테니 먼저 저승에 가서 기다리...] + [!] 덜컥! 말하다가 무언가 느끼고 눈 부릅 뜨고. 그러자

청풍; [이제야 느낌이 오는 모양이로군.] 소매로 피를 닦으며 웃고. 몸을 바로 세우면서

뇌공량; [!] 얼굴이 고통으로 이지러지면서 비틀거리고

[... 장주님이 왜 저러시지?] [왜 그러십니까 장주님?] 뇌공량의 부하들이 놀라 외치고.

우둑! 우두둑! 강철로 만들어진 것같이 번들거리는 뇌공량의 상체가 마구 꿈틀대며 움직인다. 몸 속에서 무언가 돌아다니는 모습이고.

뇌공량; [끄윽!] 비틀거리며 물러서고, 얼굴은 고통으로 이지러지는데

[... 저게 무슨...] [장주님의 몸 속에서 무언가 움직이고 있다.] [장주님은 외가기공(外家奇功)으로는 천하를 통틀어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분인데...] 철왕장의 무사들 당황하고

뇌공량; [네놈... 내게 무슨 짓을 한 것이냐?] 비틀. 고통으로 이지러진 채 청풍을 노려보고. 청풍은 입과 코로 흐르는 피를 닦으며 다가오고 있다

청풍; [뇌공량!] [철신금강이라는 별호에 걸맞게 네 몸뚱이가 강철보다 더 단단하다는 건 사전에 알고 있었다.] ! 피를 옆으로 뱉고

청풍; [당연히 널 상대하기 위해 특별한 수단을 준비했다.] 소매로 입과 코의 피를 닦고

뇌공량; [... 네놈의 공격은 내 몸에 흠집도 못 냈는데 어떻게 이런...] 우둑! 우두둑! 몸속에서 무언가 돌아다니는 모습으로 고통스런 표정. 입과 코로 피가 흐르고

청풍; [비록 네 몸뚱이가 강철 이상으로 단단하긴 해도 피부 안쪽은 보통 사람과 다를 바가 없지 않느냐?] 소매를 내리며 웃고

뇌공량; [... 설마...!] 깨닫고

청풍; [그렇다.] [난 지금까지 널 가격한 모든 장력에 격산타우(隔山打牛)의 이치를 몰래 가미했었다.] 끄덕

뇌공량; [격산타우!] 눈 부릅

위극겸; (역시...) 끄덕. 야릇한 미소. 배경으로 나레이션. <-천마성 외()총관 삼절마유(三絶魔儒) 위극겸(威極謙)>

[격산타우라면...] [산 너머의 소를 때린다는 이름 그대로 간격을 두고 타격을 가하는 무공이잖은가?] 위극겸 주변의 천마성 무사들 흥분하고

청풍; [물론 격산타우는 그리 효과적인 무공이 아니다.] [잘해야 전체 타격의 이삼 할 정도만 몸 속으로 스며들게 할 수 있을 뿐이다.] 고통으로 이지러진 채 비틀거리는 뇌공량의 앞에서 천천히 산책하듯 걸으면서 말하고

청풍; [그 때문에 난 네 미련한 주먹질을 견디면서 열 번 이상을 거푸 가격해야만 했다.]

뇌공량; [... 교활한...] 비틀

청풍; [격산타우를 써서 네 단단한 피부 안쪽으로 스며들게 만든 형극장강(荊棘掌罡)의 가시들이 지금 네 몸속을 난도질 하고 있을 것이다.] 몸속에서 무언가 마구 돌아다니는 모습인 뇌공량의 모습을 보며 웃고. 이제 뇌공량의 입과 코로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고

[... 형극장강이라면 가시같이 날카로운 강기인데...] [그게 장주님의 몸속을 누비고 다니는 중이라니...] 철왕장 무사들 공포

청풍; [아직 살 수 있는 기회는 있다.]

청풍;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앞으로는 무제궁 대신 천마성에 충성을 바치겠다고 맹세하면 형극장장의 힘을 뽑아내주마.] 거만하게

뇌공량; [개소리는...] 이를 갈고.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면서

뇌공량; [저 세상에 가서 마저 해라!] 부악! 악을 쓰며 사력을 다해 청풍을 향해 주먹을 날려온다. 주먹 주변에서 벼락과 돌풍이 일고

청풍; [안타깝군!] ! 한쪽 발을 강하게 앞으로 내딛으며

청풍; [살 수도 있었는데 죽는 쪽을 선택하다니...] 부악! 몸을 강하게 틀어 뇌공량의 주먹을 피하면서

! 몸을 트는 반동으로 강력하게 손바닥으로 뇌공량의 가슴을 친다.

! 뇌공량의 가슴을 친 청풍의 손바닥이 진동하고

! 가슴은 멀쩡하지만 등쪽이 터지면서 부서진 뼈와 내장과 심장이 튀어나가는 뇌공량

[!] [!] 보고 있던 양진영의 모든 사람들 경악하고

위극겸; (상상이상이로군!) 식은땀 흘리고

퍼억! 후두둑! 바닥에 흩뿌려지는 내장과 뼈와 심장들

<내공을 운용하지 못하면 외공도 약해진다. 그 때문에 강철보다 단단하던 뇌공량의 몸뚱이도 방금 전에 가해진 소성주의 일격을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위극겸의 생각 + 뇌공량; [끄윽!] 몸을 앞으로 숙인 채 입과 코로 피를 흘리는 뇌공량. 청풍은 손바닥을 내밀어 앞으로 기울어진 뇌공량의 몸을 떠받히는 자세로 서있다. 굴진자세로.

쩌적! 청풍의 손바닥이 닿은 뇌공량의 가슴에 마구 균열이 가고 있고

뇌공량; [... 이청풍...] 벌벌 떨며 양손으로 청풍을 끌어안으려 하고

뇌공량; [네놈이 손에 묻힌... 무고한 피의 대가는... 오직 네놈의 피로만 치룰 수 있을 것이다.] ! ! 이를 갈며 양손으로 청풍의 어깨를 잡지만

청풍; [그게 당신이 이 세상에 남기는 유언인가본데...] 비웃고

청풍; [너무 자주 들어서 그다지 감흥은 없군.] ! 청풍의 손바닥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터엉! 뒤로 넘어가 바닥에 쓰러지는 뇌공량의 거구. 그 앞에서 청풍이 손바닥을 내민 자세로 서있고

[와아!] [해치웠다.] [드디어 무제궁의 사대천왕중 한 놈도 소성주님 손에 죽었다.] [마태자님 만세!] 위극겸 주변에서 일제히 환호하는 천마성 무사들.

위극겸; (드디어 결말이 났군.) 고개 끄덕이고 있고

[크윽!] [... 어떻게 이런 일이...] [장주... 장주님께서 저렇게 허무하게 돌아가시다니...] 반면 철왕장의 무사들은 망연자실. 오열하고

도처에서 벌어지던 싸움이 멈춰지고. 모두 정문 쪽을 보는데

청풍; [들어라!] 주변 둘러보며 고함

청풍; [항자불살(降者不殺)!] [투항하는 자는 죽이지 않는다!] 청풍의 고함 소리가 사방으로 울려퍼지고. 천마성 무사들과 싸우던 철왕장 무사들 사색이 되고

청풍; [그러나 끝내 저항하는 자는...] 살벌한 표정을 짓고

청풍; [역자필살(逆者必殺)!] [기필코 죽여서 뇌공량의 저승길 동무로 삼아줄 것이다.] 살벌하게 웃고. 그러자

! ! 손에서 무기를 떨구는 철왕장 무사들

[투항하자!] [장주님께서도 패사하셨는데 더 이상 싸우는 건 무의미하다.] [우리가 졌소.] [죽이든 살리든 마음대로 하시오.] 바닥에 주저앉는 철왕장의 무사들

위극겸; (현명한 판단이고 처리다.) 끄덕.

<철왕장 무사들이 끝까지 저항했다면 우리 측의 피해도 만만치 않았을 테니...> 천마성 무사들이 철왕장 무사들의 혈도를 찍거나 밧줄로 묶는 것을 보며 생각하고

위극겸; (소성주는 비단 무공이 부친인 성주에게 필적할 뿐 아니라 냉철한 안목과 탁월한 지도력까지 갖추고 있다.)

위극겸; (덕분에 우리 천마성의 전력은 급상승했다.) (성주가 갑자기 두 명이 된 셈이니 무제궁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위극겸; (지난 몇 년간 무제궁의 수많은 고수들이 소성주에 의해 불귀의 객이 되었고...)

위극겸; (오늘 마침내 무제궁의 사대천왕 중 한명이며 무제궁의 서북면 분타들을 총괄하는 철신금강 뇌공량까지 소성주의 손에 죽임을 당했다.)

위극겸; (무제궁의 최고 고수들인 사대천왕중 한명이 죽었으니 육십년 넘게 유지되어온 정마쌍천(正魔雙天) 간의 세력 균형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겠구나.) 생각할 때

[상공!] 누군가 악을 쓰는 소리가 들리고. 흠칫! 하며 일제히 철왕장의 정문을 보는 사람들. 청풍도 돌아보고

포숙정; [상공! 상공!] 울부짖으며 철왕장의 정문을 통해 밖으로 달려 나오는 여자. <건곤일척 자료집 제23페이지>에 나오는 포숙정 캐릭터. 나이는 30살 가량. 절세미녀인데 좀 기가 센 인상이다. 실제로 곧 남편 복수를 하기 위해 끔찍한 짓도 마다 하지 않는다. 당황한 천마성의 무사들은 포숙정을 제지하지 못하고

위극겸; (드디어 등장하셨군!) 뇌공량의 시체 쪽으로 울부짖으며 달려오는 포숙정을 보며 눈 번뜩이고. 위극겸은 포숙정의 등장을 예견하고 있었다.

포숙정; [안돼요 상공! 안돼요!] 와락! 뇌공량의 시체 옆에 주저앉으며 뇌공량의 시체를 끌어안는다.

청풍; [위총관!] [저 계집은...?] 포숙정이 뇌공량의 머리를 끌어안고 울부짖는 것을 보며 위극겸에게 묻고

위극겸; [포숙정(浦淑貞)이라고... 뇌공량의 마누라입니다.]

청풍; [내가 또 본의 아니게 과부를 한 명 만들었군.] 쓴웃음

청풍; [홀몸이 된 게 가엽긴 하지만 방치하면 철왕장을 장악하는데 방해가 될 거요.] 돌아서고

청풍; [저 여자에게 뇌공량의 장례를 치르게 해준 후 본성으로 이송하도록 하시오.] 철왕장의 정문쪽으로 가려 하고

위극겸; [분부 받들겠습니다.] 고개 숙일 때

포숙정; [마태자 이청풍!] 남편의 시체를 끌어안은 채 돌아보며 악을 쓰고.

철왕장 정문쪽으로 가다가 멈춰 서며 돌아보는 청풍

포숙정; [나도 이 자리에서 남편처럼 죽여라!] [만일 날 살려둔다면...]

포숙정; [기필코 내 손으로 네 놈의 심장을 뽑아내고 말겠다.] 악을 쓰고

[이년이...] [감히 누구에게 개소리냐?] [남편 곁으로 가고 싶으냐?] 천마성 무사들이 살벌하게 포숙정을 덮쳐가려 하지만

청풍; [됐다.] 손을 들고

멈추는 천마성 무사들

청풍; [지아비 잃은 계집의 한풀이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면 되는 일이다.] 웃으며 철왕장의 정문을 향해 걸어가고. 위극겸은 남고 몇 명의 나이 든 무사들은 따라간다.

[예 소성주님!] [하긴...] 무사들도 머쓱하고

포숙정; [두고 보면 알 게 될 것이다. 나 포숙정이 그저 한풀이로 네놈에게 악다구니를 퍼붓는 것인지!] 여전히 악을 쓰고. 철왕장 정문을 통해 철왕장으로 들어가는 청풍을 향해 악을 쓰고

포숙정; [천지신명께 맹세하거니와...] [마태자 네놈과는 한 하늘 아래에서 살지 않겠다.] 악을 쓰고

그러든지 말든지 하는 표시로 손을 들어 보이며 철왕장 안으로 들어가는 청풍. 나이 든 무사들이 따라가고. 철왕장 안에서도 천마성 무사들이 철왕장 무사들을 묶어서 끌고 가고 있다. 여자와 아이들은 두려움에 떨며 한곳에 모여 있고 천마성 무사들이 감시한다.

포숙정; [내 이름을 기억해둬라 마태자! 나 포숙정이 네놈을 파멸로 이끌 테니...] 악을 쓰며 우는 포숙정. 주변의 천마성 무사들은 설레 설레 고개를 젓고. 반면

[으아아아!] 울부짖는 포숙정을 지긋이 보며 무언가 생각하는 위극겸

 

#2>

달이 떠있는 밤. 철왕장. 도처에 횃불이 밝혀져 있고. 천마성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경비 서는 무사들 빼고 천마성의 일반 무사들은 불이 환하게 켜진 대청이나 마당에서 술을 마시며 놀고 있다. 노래 부르거나 춤을 추는 놈들도 있고

감옥이나 건물에 갇혀 있는 철왕장 식솔들. 남자들은 비참한 표정. 여자와 아이들은 겁에 질려 울고 있고

감옥 건물. 엄중한 감시

감옥 내부. 철창이 쳐진 감방마다 철왕장 무사들이 가득 들어있다. 나이가 있어 보이고 고수들로 보이는 자들이다. 철왕장의 주요인물. 복도 끝에 철문이 달려 밖에서 안 보이는 감방이 있다

사내1; [두고 봐야겠지만... 일단 천마성의 인간들이 본장의 식솔들을 해코지하지는 않고 있어.] 옆의 동료에게 속삭이고

사내2; [마태자는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본장을 천마성의 분타로 삼을 계획일 게야.]

사내2; [그래서 본장 식솔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졸개들이 망나니짓을 못하도록 통제하고 있겠지.]

사내3; [하지만 언제 돌변해서 본장을 지옥으로 만들지 모르는 일이네.]

사내1; [마태자가 자신에게 맞서는 문파나 가문은 흔적도 남지 않게 쓸어버려온 건 잘 알려진 사실이지.]

사내2; [돌아가신 장주님께는 죄송하지만 천마성에 복속할 수밖에 없어.]

사내3; [피붙이들의 안위가 걸려있으니 어쩔 수 없지.] 한숨

사내1; [그나저나 주모님이 걱정이로구만.] 복도 끝의 철문을 보며 한숨 쉬고

다른 놈들도 철문을 보고

 

#3>

<그렇게 금슬이 좋으셨던 장주님과 하루아침에 사별을 하셨으니 그 심정이 오죽하시겠나?> 철문 안쪽의 독방을 배경으로 사내1의 말 나레이션. 철문 안쪽은 어두운 감방인데 바닥에 포숙정이 시체처럼 늘어져 있다. 완전히 탈진한 모습이고.

힘없이 늘어진 포숙정. 그런 포숙정의 뇌리로 떠오르는 장면. 남편 뇌공량이 청풍에게 죽던 장면이다.

포숙정; (죄송해요 상공! 죄송해요.) 주르르! 눈물 흘리며 울고. 눈은 감은 상태

포숙정; (신첩이 무능해서 원수가 지척에 있는 데도 복수를 해드릴 수가 없어요.)

포숙정의 뇌리에 이어지는 장면. 뇌공량과의 행복하던 시절. 침실에서 거의 알몸인 채 뇌공량의 품에 안겨 수줍어한다.

포숙정; [이청풍... 이청풍!] 주먹 쥐고 이른 간다. 눈에서는 눈물이 줄줄 흐르고

포숙정; [네놈에게 복수만 할 수 있다면 웃으면서 지옥에라도 들어갈 수 있다.] 이를 갈며 중얼거리고. 바로 그 직후

<지금의 그 맹세, 믿어도 되겠소?> 누군가의 말이 들려 눈 부릅 뜨는 포숙정. 이어

푸스스! 가루 같은 게 포숙정의 주변으로 떨어지고

! 달빛이 어둑한 감방 안을 비춘다

포숙정; (누가...) 놀라며 고개 들어 위를 보고. 조금 일어나며. 그러다가

포숙정; [!] 눈 부릅 뜨며 놀라고

푸스스! 쿠오오! 검옥의 천장 일각이 소용돌이치면서 천장이 가루가 된다. 기와와 지붕 구조물이 가루가 되면서 생기는 틈으로 달빛이 비스듬히 감방 안으로 내리비추고

포숙정; (... 뇌옥의 지붕이 가루가 되고 있어!) 놀라 일어나 앉을 때

슈우! 넓어지는 구멍을 통해서 천천히 아래로 하강하는 사내. 얼굴에 귀신가면을 쓰고 있다. 다른 작품의 <귀면지존>이고. 이 작품에서도 귀면지존으로 묘사. 귀면지존의 정체는 위극겸과 위극겸의 아들인 위진천이다. 교대로 가면을 써서 귀면지존으로 위장하는데 지금은 위진천이 귀면지존으로 위장하고 있다.

포숙정; (고수...) 슈우! 달빛을 타고 천천히 내려오는 귀면지존을 보며 놀라고

<상상을 초월하는 고수가 날 찾아왔어.> 스윽! 이윽고 바닥에 내려서는 귀면지존을 배경으로 포숙정의 놀람과 흥분. 그때

귀면지존; [다시 한 번 묻겠소.] 귀신 가면 속에서 강렬한 눈을 번득이며 말하고

[!] 정신 차리는 포숙정

귀면지존; [마태자 이청풍에게 복수 할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할 각오가 되어 있으신 것이오?]

포숙정; [천지신명께 맹세를 하겠어요.] 단호

포숙정; [복수를... 무참히 돌아가신 남편의 복수를 위해서라면 화산에라도 뛰어들 수 있어요.] 이를 갈고

귀면지존; [그 정도의 결의라면 충분하오.] ! 손을 내밀고

귀면지존; [부인에게 마태자 이청풍, 아니 천마성을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할 기회를 드리겠소.] ! 귀면지존의 손바닥이 진동하고

[!] 스으! 약간 놀라는 포숙정의 몸이 허공으로 천천히 떠오르고

귀면지존; [일부함원(一婦含怨) 오월비상(五月飛霜)이 뭔지 마태자와 천마성의 인간들은 곧 알게 될 것이오.] 흐흐흐! 슈우! 웃는 귀면지존의 몸도 떠오르고. 먼저 떠오르는 귀면지존의 몸을 따라 포숙정의 몸도 떠오르고

포숙정; (이자가 누군지는 상관없다.) 자신보다 조금 앞서 떠오르며 지붕에 난 구멍을 향해 올라가는 귀면지존을 보면서 이를 악물고

<내게 상공의 복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자라면 모든 걸 바칠 수 있다.> 귀면지존과 함께 천장에 난 구멍으로 날아올라가는 포숙정의 모습 배경으로 포숙정의 생각 나레이션

 

#4>

역시 밤. 철왕장.

화려한 건물. 천마성의 무사들이 삼엄하게 경비 서고 있고

불 켜진 실내에서 회의를 주재하는 청풍. 위극겸과 나이 든 무사들이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위극겸을 보여주어서 포숙정을 구해간 건 위극겸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청풍; [철왕장은 우리 천마성과 무제궁의 대결에서 요충 중의 요충이오.] [무제궁에서도 반드시 탈환을 시도할 터!] [철저한 대비가 있어야할 것이오.]

[명심 하겠습니다 소성주님!] 나이 든 무사들이 고개 숙이고

청풍; [일단 지() 당주가 철왕장을 맡아서 정비해주시오.] 늙은 무사에게 말하고

청풍; [본성으로 귀환하는 대로 본성의 정예들을 추가로 보내주겠소.]

무사1; [신명을 바쳐서 철왕장을 보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청풍에게 지목된 늙은 무사가 포권을 하며 대답하고

청풍; [나는 날이 밝는 대로 유령산장(幽靈山莊)을 향해 출발할 예정이니 수고를 해주시오.]

무사2; [유령산장에는 무슨 일로...]

청풍;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유령산장은 지금까지 본성과 무제궁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중립을 견지해왔는데...]

청풍; [최근 유령귀왕(幽靈鬼王) 교백(喬魄)이 무제궁의 요인을 접견했다는 첩보가 있소.] 힐끔 위극겸을 보며. 위극겸은 고개 조금 숙이고

무사1; [유령귀왕 교백! 그 놈이 간덩이가 부었군요.]

무사2; [명목상으로는 우리 천마성에 충성하는 척 하면서 무제궁의 인간들과 어울리다니...] 분노하고

청풍; [무제궁 측에서 본성과 유령산장의 사이를 이간질하기 위해 꾸민 공작일 수도 있으니...] 말하다가 입을 다물고

다른 자들도 흠칫! 할 때

 

[급보!] 휘익! 한명의 젊은 무사가 다급하게 건물 쪽으로 날아온다. 건물을 경비하던 무사들 흠칫! 하고

 

위극겸; [이런...]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고. 다른 무사들도 흠칫. 청풍은 약간 이마 찡그리고

위극겸; [무슨 일이냐?] 덜컹! 문을 열며 밖에 대고 외치고

젊은 무사; [소성주님께 보고 드립니다!] ! 열린 문 밖에 한쪽 무릎 꿇으며 포권하고. 주변의 경비서던 무사들 당황

젊은 무사; [뇌공량의 처, 포숙정이 뇌옥에서 사라졌습니다.] 사색이 되어 말하고

[!] [!] 건물 안의 모든 사람들 놀라고

 

#5>

뇌옥. 수많은 천마성 무사들이 모여들어 웅성거리고. 뇌옥의 문은 열려있고

뇌옥 내부. 복도 좌우의 감방에 갇혀있던 철왕장 요인들이 창살에 매달려 뇌옥의 가장 안쪽에 자리한 철문 쪽을 보고 있다. 그 철문은 열려있고. 그 안에 몇 사람이 서서 천장과 바닥을 보고 있다.

철문 안쪽. 포숙정이 갇혀있던 감방. 청풍이 서서 천장을 보고 있고. 주변을 나이 든 무사들이 굳응 표정으로 살피고 있다. 위극겸은 안보인다

천장에 나있는 직경 2미터쯤의 구멍을 통해 달빛이 흘러들고 있고.

무사1; [기와는 물론이고 천장을 이루고 있던 철골과 석재까지 고운 가루가 되었습니다.] 푸스스! 한 무릎 꿇은 채 손으로 바닥에 흩어진 모래같은 것들을 쥐어보며 말하고

무사1; [짧은 시간 안에 뇌옥의 천장을 고운 모래처럼 분쇄시킬 수 있었다면 범인은 무시 못할 고수인 게 분명합니다.]

무사2; [무제궁 상층부의 어떤 인간이 뇌공량을 도우러 왔다가 이미 늦은 걸 알고 포가 계집만 구해간 것 같습니다.] 청풍의 눈치를 보며 말하고. 그때

<다녀왔습니다 소성주님!> 누군가의 말이 들리고

휘익! 천장에 난 구멍을 통해 감방으로 날아 내리는 위극겸

[총관!] 바닥을 살피던 나이 든 무사들 일어나고

휘익! 청풍의 앞쪽에 날아 내리는 위극겸

[어떻소이까?] [범인이 어느 방향으로 달아났는지 확인하셨소이까?] 나이 든 무사들이 위극겸에게 묻고

위극겸; [동쪽으로 어떤 자가 이동한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 질문은 나이 든 무사들에게 받지만 대답은 청풍에게 하고

위극겸; [경비를 서던 본성의 무사들 보고로는 반 시진 전 쯤에 무언가 높이 날아갔다고 하는데...] 눈치 보며

위극겸; [당시에는 밤새인 줄 알고 주의를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반 시진이면 아직 오십 리 안쪽에 있겠군.] [당장 놈을 추격하도록 하겠습니다 소성주님!] 나이 든 무사들이 포권하고 분노하며 말하지만

청풍; [그럴 거 없소.] 손 들며 나이 든 무사들의 말을 막고

[하지만...] 나이 든 무사들 난감해 할 때

청풍; [포숙정을 감쪽같이 빼낸 솜씨만 봐도 무시할 수 없는 실력을 갖춘 자요.]

청풍; [게다가 이미 오십여 리 밖으로 달아났다면 따라잡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야하오.]

[...] [그렇긴 합니다만...] 어쩔 수 없이 수긍하는 사람들

청풍; [각지의 분타에 이번 일의 전말을 알리고 포숙정의 행방을 탐문하게 하시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조치는 그 정도뿐이오.] 말하며 철문으로 가고.

[존명!] 포권하는 무사들

위극겸을 거느리고 철문 밖으로 나서는 청풍

<주모님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탈옥하셨다.> <불행중 다행이로군.> <역시 하늘이 마냥 무심하지만은 않았어.> 복도를 지나가는 청풍을 배경으로 양쪽의 감방에 갇혀있는 철왕장 인물들의 수군거림

청풍; (포숙정...)

청풍; (무공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연약한 계집일 뿐인데...) 포숙정이 자신에게 악을 쓰던 장면 떠올리고

<오늘 밤 그 계집을 놓친 것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같은 예감이 드는 건 어째서인가?> 청풍의 굳어진 얼굴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헌데

청풍을 따라오며 야릇한 표정이 되는 위극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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