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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녀들, 깨끗함을 남기기 위해 자결을 결심하다.

 

 

 

화독문은 하호성에서 남쪽으로 170리가량 떨어진 산기슭에 장원을 가지고 있었다.

주변 일대에 넓은 농토를 소유했으며 철을 녹이고 쇠를 치는 대장간도 하던 집안이었다.

그러다가 무공을 얻어 붉게 녹은 쇳물을 손으로 치면서 단련하는 독장을 만들어 이름을 떨쳤다.

그들의 장원이 있는 산에는 철을 캐내며 생긴 갱도가 많았다.

산의 뒷편에는 강이 접해서 생긴 갈대밭이 있다.

 

귀곡수재 양소는 추헌부 척살객 일곱 명과 함께 갈대밭에 숨어 있었다.

육연부의 여자들과 잠시 합류했으나 이내 적들의 공격에 의해 분리되어 이 상황에 몰렸다.

양소는 한 지역을 멀리서 보고 들을 수 있는 천안(天眼)과 공곡전성이라는 술법을 지녔다.

그 재주로 적들의 이목을 숨기고 피해왔지만 어느덧 한계에 이르렀다.

자기가 중상을 입으면서 탈출시킨 김혁이 육연부에 무사히 도착했을 것이라 생각했다.

조금만 더 깊이 생각했으면 양소는 희생을 감수하지 않고도 김혁을 보냈을 것이다.

어차피 누군가 육연부에 상황을 알리러 갈 사람이 적들에게도 필요했다.

양소는 유언을 준비했다.

"날이 새기 전에 육연을 만나면 너희는 산다. 나를 두고 산으로 가서 육연부의 여자들과 합류해라. 어차피 육연이 오더라도 합류하지 못하면 죽는다.”

부하들이 거부했다.

"각하를 버리고 갈 수는 없습니다.”

양소가 한숨을 쉬었다.

"술법을 다했으니 나는 곧 죽는다.”

그때 어디선가 나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집행관 각하, 우리가 숨을 곳을 찾았습니다. 함께 가시지요.”

내공으로 말을 전하는 전음이었다.

척살객들이 긴장하며 경계했다.

양소는 그들이 움직이는 것을 막으며 힘을 짜내 그 방향으로 전음을 보냈다.

"육연부의 큰 아가씨요?”

"셋째이지만 여기서는 그렇습니다. 저는 아까 뵈었던 육연부의 감독입니다.”

양소는 쉽사리 의심을 풀지 못했다.

적들 중에는 요사한 술법을 쓰는 자들이 여럿 섞여 있었다.

양소가 다시 물었다.

"감독은 어떻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소? 우리를 어떻게 찾았고?”

"저에게는 우리 나으리께 전수받은 작은 재주가 있어 적을 먼저 찾아낼 수 있습니다. 하여 이곳까지 들키지 않고 왔습니다.”

말소리와 함께 희야가 그들이 은신한 진흙 구덩이 앞에 나타났다.

양소는 그 수법이 전날 곽범이 자기를 찾아낸 것과 같다는 것을 알았다.

 

***

 

척살객들 중 하나가 양소를 엎고 여섯 명이 희야의 뒤를 따랐다.

희야는 어둠 속에서 적들과 함정을 피해 천천히 움직였다.

갈대밭에는 크고 작은 뱀들이 도처에 깔려 있었다.

하지만 희야는 뱀의 기척을 미리 알고 뱀이 없는 곳으로만 움직였다.

놀란 양소가 전음으로 물었다.

"감독 아가씨는 뱀의 소리도 미리 들을 수 있소?”

". 듣고자 하는 소리는 다 들을 수 있습니다. 이 재주가 없었더라면 저희는 벌써 죽음을 당했을 것입니다. 아쉽게 다른 아이들에게는 이 재주가 없습니다.”

 

***

 

희야는 방향을 수도 없이 바꾸며 나아가 마침내 갈대밭을 벗어나 야산에 이르렀다.

그러나 야산은 경계가 더욱 삼엄했다.

희야는 성동격서의 방법으로 적을 다른 곳으로 보낸 후에 돌파하기를 반복했다.

이윽고 철 냄새가 나는 동굴에 이르렀다.

하지만 동굴로 들어가지 않고 옆으로 움직여 물이 흘러나오는 바위틈의 작은 구멍으로 들어갔다. 광산 갱도에 고인 물이 빠져나가는 물길이었다.

일백 보 정도를 기어가자 넓은 동굴이 나왔다.

피 냄새와 분냄새가 풍기는 가운데 육연부의 여자들이 그곳에 모여 있었다.

네 명이 다쳤으며 세 명이 그들을 돌보고 있는 중이었다.

다친 계집애들 중에는 단아도 있었다.

"네 말대로 집행관님을 모시고 왔다. 집행관님도 중상이시구나.”

희야가 단아에게 말하며 다친 애들의 상태를 살폈다.

다행히 더 나빠지지는 않고 있었다.

단아가 누운 채 인사한 후 말했다.

"감독님, 장영의 말을 듣고 생각하니 적들 속에 광대산(狂大山) 무리가 있는 것 같아요. 우리가 옮겨도 계속 따라잡히는 건 술법으로 저희를 찾는 자들이 있기 때문이지 싶어요.”

장영이 정신을 잃기 전에 했던 말이었다.

양소가 말했다.

"광대산이라면 그럴 수 있소. 그들도 무공보다는 술법이 많은 자들이니. 아가씨들 부상은 어떠하오?”

희야가 울컥하며 말했다.

"좋지 않습니다.”

양소에게도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 가지고 있던 영단마저 다 소모했다.

희야가 양소에게 말했다.

"저는 이제 다른 은신처를 찾아봐야겠습니다. 이곳도 발각되기 전에 움직이지 않으면 발이 묶입니다.”

희야는 필사적이었다.

계집애들의 목숨이 자신의 어깨위에 있었다.

가부좌를 하고 앉아 이안신통으로 숨을 장소를 찾기 시작했다.

양소가 단아를 보살피는 전옥에게 물었다.

"아가씨들은 어떤 독에 당했소?”

전옥이 고저가 전혀 없는 음성으로 냉담하게 대답했다.

"부끄러운 독이라 입에 담을 수 없습니다. 각하께서는 저희와 거리를 두십시오.”

사정을 짐작한 양소가 나직하게 탄식했다.

"강호의 사마들은 언제나 교활하니.”

희야가 눈을 떴다가 이를 악물고 일어났다.

"여기도 들켰다. 숨을 자리는 가면서 찾아야겠구나. 여기는 좀 오래 갈 줄 알았더니.”

이미 여러 번 반복된 일이다.

희야와 다치지 않은 셋이 다친 넷을 등에 엎었다.

양소는 척살객과 육연부가 합류하여 인원이 16명이나 되었으니 운신이 더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살 수 있는 방법은 함께 모여서 육연과 구양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부하들에게 전음으로 말했다.

"우리는 척살객으로 강호에 몸을 던진 순간부터 죽은 것과 다름없다. 위급하면 나를 버리고 저들을 구하거라. 악인을 추살하는 것도 의로운 것이고 위험에 처한 여자와 어린아이를 구하고 죽는 것 또한 우리가 추구하던 협이 아니냐.”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각하.”

척살객들이 전음으로 양소에게 대답했다.

 

희야는 미리 준비하고 있던 줄을 일행 모두가 잡도록 했다. 허리띠를 이어서 만든 줄이 없다면 빛 한 점 없는 동굴속에서 희야를 따라가지 못한다.

피신함에 있어서 왔던 곳으로 직접 돌아가는 경우는 없다.

희야는 동굴의 넓은 쪽으로 나아가며 빠져 나가지 못한다면 옥쇄하리라 결심했다.

막힌 곳으로 들어가 입구를 지키며 결사항전 하다가 버틸 수 없으면 자결하여 맑음을 지킬 것이다.

희야는 전옥에게 몰래 지시했다.

"내가 만약 자결하면 너는 다친 애들을 베고 그들이 더럽혀지지 않게 해주어라.”

", 감독님.”

대답하며 전옥이 눈물을 흘렸다.

전옥이 엎고 있는 장영은 중상으로 의식조차 없었다.

희야의 등에서 단아가 전음으로 물었다.

"감독님, 우리와 같이 온 새들이 한 마리도 남지 않았는가요?”

"다 죽거나 잡혔을 것이다. 누가 빠져나가 상황을 알렸더라면 나으리께서 벌써 오셨겠지.”

"사로잡혀 있는 새가 있다면 감독님이 찾아서 탈출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희야는 그 말에 힘이 났다.

"찾아보마.”

단아가 말했다.

"새를 찾으면 우리를 두고 척살객들과 감독님만 빠져 나가세요. 새에게 나으리와 낭낭이 오지 말라고 전하도록 해요. 지금 여기는 용담호혈이에요. 우리가 아니라 나으리를 잡으려는 함정이라서 아직 우리를 살려두고 있는 건지도 몰라요.”

희야가 고개를 끄덕였다.

단아가 담담히 말했다.

"함정에 들지만 않으면 나으리와 낭낭께서 천천히 우리 복수를 해주시겠지요. 저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무공이 우리보다 높으니 감독님이 새한테 갈 때 훨씬 더 도움이 될 거예요. 어차피 저분들이나 우리는 여기서 살아나가지 못해요.”

희야가 단호하게 말했다.

"나으리와 낭낭께선 오지 말라고 해도 오셔. 절대로 우릴 두고 물러나지 않아.”

계집애 하나가 모두에게 전음으로 말했다.

"우리 여기서 죽으면 전부 처녀귀신이네. 처녀귀신 돼서 나쁜 놈들 다 죽여버리자.”

"그런 소리말고 마음에 평정이나 유지해. 무슨 추한 꼴 보이려고.”

희야가 듣고 꾸짖었다.

 

***

 

동굴의 갈림길은 위로 향하는 것도 있고 아래로 향하는 것도 있으며 양쪽으로 벌어진 곳도 있다.

두 세 사람이 겨우 지나갈 좁은 갱도는 물이 흘러 바위가 미끄러운 데도 있고, 깨진 암석이 칼날처럼 돌출된 곳들이 있었다.

희야는 그런 위험한 곳만 골라서 걸었다.

코앞도 볼 수 없는 어둠 속에서 오로지 희야의 이안신통만이 지형을 읽게 해주었다.

희야가 끄는 줄을 잡고 일행은 서로의 보폭을 감지하며 나아갔다.

이렇게 하면 추적자들은 동굴속의 위험을 쉽게 간파하지 못해 속도를 내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야는 점점 좁혀 오는 포위망을 느꼈다.

빠져 나갈 길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희야는 여러 길 중에서 갱도 바깥으로 나가는 길을 잡았다.

이제 끝이 가깝다.

적이 막고 있는 곳이지만 희야는 그들을 뚫고 나갈 작정이었다.

죽게 된다면 수원과 동진, 그리고 양설과 곽범이 시체를 찾아 거두기가 용이한 곳이 낫다.

갱도의 출구로 가면서 희야는 옷을 베어 등에 엎은 단아를 단단히 몸에 묶었다.

그 기척을 알고 바로 뒤에 따르는 전옥이 따라했고 이는 뒤로 이어졌다.

희야는 쌍검을 나누어 쥐고 갱도를 나섰다.

 

갱도 밖은 여전한 어둠 속에 흰옷을 입은 서생 차림의 남자들이 서있었다.

양소가 탄식하고 말했다.

"축릉사(築陵社), 무덤을 만드는 자들까지 왔군. 육연부 하나를 상대하기 위해 대체 얼마나 많은 무리들이 손을 잡았단 말인가?”

단아가 물었다.

"각하, 축릉사가 무엇인가요?”

"고대 유교의 이단자들이오. 무덤을 만들어주고 도굴하며 사는 자들인데, 제왕과 부호, 강호의 절대자들 무덤도 저들이 만드오.”

단아는 의아해했다.

"도굴 될 걸 알면서도 제왕들이 축릉사에게 무덤을 만들게 하는가요?”

"제왕들은 알 수 없소. 무덤을 만드는 과정에 저들은 슬그머니 끼어들어가오. 무덤을 완공하고 비밀을 감추기 위해 모두 죽여도 저들은 빠져나갈 수 있소.”

양소가 힘겹게 대답했다.

저들은 무공도 괴이하고 술법과 기관에도 능하오. 세상의 절대자들을 상대하니 일반 강호인은 안중에도 없는 자들인데 저들이 여기서 육연부를 잡을 덫을 놓은 모양이오.”

흰옷을 입고 유생건을 쓴 축릉사들 중 한 명이 오만하게 말했다.

"집행관 양소 아니시오? 삼존청은 우리 일에 간섭하지 않는데 왜 끼어들었소?”

양소가 힘을 모아서 대답했다.

"삼존청이 축릉사를 내버려둔 이유는 강호의 살겁을 일으키거나 도리를 무너뜨리지 않았기 때문이오. 귀하들은 왜 귀하들의 일이 아닌 음모에 끼어들어 삼존청에 맞서려하시오?”

축릉사가 말했다.

"왕을 묻는 일이 우리 일이지. 우리는 염왕(閻王) 육연을 묻어달라는 요청을 받았소. 집행관은 여기가 무덤 속이라는 걸 아직도 모르겠소?”

곽범이 목장에서 염왕현신을 사용한 이후 강호에서는 염왕이라는 말을 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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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

<-십만대산> 험준한 산들.

[헉! 헉!] 피투성이가 된 채 가쁜 숨을 몰아쉬는 귀모모.

이곳은 십만대산의 어느 계곡. 막다른 곳. 절벽을 등진 채 서있는 귀모모. 손에는 거대한 칼을 들었다. 손잡이가 길고 칼날이 작두처럼 생긴 칼. 온몸이 피투성이, 화살, 부러진 칼날 등이 귀모모의 몸에 박혀있고. 그녀 뒤쪽 절벽 아래에는 동굴이 하나 있음. 그 동굴 입구를 지키고 있는 귀모모.

가짜 고루시마; [흐흐흐! 그만 포기하시오 귀모모!] 음산하게 웃는다. 이자는 물론 진짜 고루시마가 아니고 극품당의 총관 귀수신의가 변장한 모습. 가짜 고루시마의 뒤쪽에는 독종독인이 일곱명이 있다. 세명은 전마태상에게 죽었기 때문. 또 수많은 일반 마교 고수들이 일대에 포위망을 구축하고 있다. 바닥에는 수십 구의 시체들이 널려있다. 귀모모에게 당한 것.

가짜 고루시마; [혈마전은 이미 우리 지마전에 병탄 당했소. 무사히 탈출한 건 귀모모 당신과 혈모뿐이오!]

귀모모; [찢어 죽여도 시원찮을 놈!] 이를 부득 갈고

귀모모; [위천사가 너희 십마전에 한 소행을 벌써 잊었단 말이냐?]

가짜 고루시마; [시세를 아는 자가 준걸이라고 했소. 이제 지마태상님이 재림천마로 등극하시는 걸 막을 인간은 아무도 없소!]

귀모모; [닥쳐라!]

귀모모; [더러운 입으로 감히 재림천마 운운하다니...!] [동문의 피를 흘리고서도 네놈들이 무사할 줄 아느냐?]

가짜 고루시마; [쯧! 더 이상 얘기가 안되는군!]

귀모모; [오냐! 덤벼라! 죽더라도 한 놈이라도 더 저 세상으로 데려가겠다!] 칼을 꼰아잡고

가짜 고루시마; [유감스럽지만 당신의 그 소원도 들어줄 수 없게 되었소!] 손을 쳐들고

크크크! 크르르! 가짜 고루시마 뒤에 서있던 독종독인들이 앞으로 나선다.

귀모모; [독...독종독인!] 공포에 질리고

가짜 고루시마; [간단히 죽일 수 있는 수단이 있는데 무리할 필요야 없지!] 뒤로 물러서고

가짜 고루시마; [그럼 먼저 가시오 귀모모! 당싱이 신주단지처럼 모시던 혈모도 곧 보내줄 테니!] 뒤로 완전히 물러서고

대신 독종독인들이 귀모모에게 접근.

치치치! 그자들의 몸에서 넘실대는 검은 촉수들

[으으으!] 절망의 표정이 되는 귀모모.

하지만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음을 깨닫는다. 바로 뒤가 동굴 입구

귀모모; [으아아아!] 고함지르며 앞으로 돌진. 맹렬히 독종독인을 향해 칼을 휘두른다. 거대한 칼에서 천지를 두 동강 낼 듯한 새하얗고 거대한 궤적이 생겨 독종독인들을 그어간다. 하지만

카아아앙! 귀모모가 발휘한 도강은 독종독인들의 몸에 맞아 튕겨나가고

귀모모; [이...이런...!] 비틀

카아아아! 키키키! 손을 쭉 뻗어 시커먼 천독강기를 내뿜어 귀모모를 공격하는 전면의 독종독인 두 놈

귀모모; [큿!] 부악! 다급히 칼을 휘둘러 막지만.

투쾅! 칼이 박살나고 충격 받아 뒤로 날아가는 귀모모.

콰앙! 동굴 입구 옆의 벽에 등이 부딪혔다가 바닥에 나뒹구는 귀모모.

치치치! 그녀 앞에 떨어진 칼이 녹아들어간다.

[크으...!] 피를 게워내며 겨우 상체를 일으키는 귀모모.

크크크! 그녀 앞으로 다가서는 독종독인들.

독종독인 한 명이 손을 쳐들고. 그자의 손에서 굵은 채찍같은 천독강기가 생기고.

그걸로 귀모모를 내리치려는 독종독인. 절망의 표정으로 올려다보는 귀모모.. 바로 그때

꽈릉! 독종독인과 귀모모 사이의 바닥에 내리꽂히는 벼락.

키이이! 흠칫하며 물러서는 독종독인들. 놀라는 사람들

[뜻밖의 장소에서 낮 익은 얼굴을 보게 되는군!] 화라라락! 절벽 위에서 깃털처럼 천천히 날아 내리는 청년의 뒷모습

귀모모; [너...너는!] 올려다보며 기겁

귀모모와 독종독인 사이에 내려선 청풍의 늠름한 앞 모습. 물론 청풍

가짜 고루시마; (이청풍!) 눈 부릅

귀모모; [이...이청풍! 네가... 네가 살아있었느냐?] 흥분과 전율

청풍; [귀신은 아니니 그런 눈으로 볼 것 없습니다!] 웃고

귀모모; [어... 어떻게... 넌 분명 기시갱에...!] 헉헉

청풍; [아직 해결할 일이 많이 남아있는 탓에 죽어드릴 수가 없었지요.]

귀모모; [나...나는...!] 죄책감. + 청풍; [회포는 나중에 풀기로 합시다.]

청풍; [우선 저 괴물들부터 처리해야하니...!] 독종독인들을 향해 돌아서고

가짜 고루시마; (어쩔 수 없다!) + [죽여라!] 외치고

카카카! 크아아아! 청풍을 덮쳐오는 두명의 독종독인.

꽈르르릉! 번쩍! 다음 순간 독종독인들의 몸을 강타하는 강력한 벼락.

청풍이 손을 내밀고 있고. 벼락이 손을 휘감고 있다.

가짜 고루시마; [천마자전신강!] 경악하며 물러서고. 하지만

화아악! 화르르! 독종독인들은 불길에 휩싸이지만 쓰러지지는 않는다. 비틀거리고

청풍; (하여간 끔찍한 마물들이다.) 그걸 보며 찡그리고

청풍; (전마태상처럼 나도 마음이 급해져서 서둘러 마교 총단으로 왔다. 그 바람에 지금의 내 천마자전신강은 칠성(七成) 수준이다.) 화르르! 불길에 휩싸여 비틀거리는 독종독인들을 보고

청풍; (전마태상 말대로 저 마물들을 일격에 태워버리려면 천마자전신강이 십성에 이르러야할 것 같다.)

청풍; (물론 지금의 내 힘으로도 쓰러트릴 수는 있다. 오행신지환의 힘을 빌리면...) 왼손도 쳐들고, 왼손 다섯 손가락에는 반지들이 끼워져 있고

청풍; (다만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위험을 감수해야한다는 점이 문제인데...)

가짜 고루시마; (어떻게 가능했는지는 모르지만 며칠 사이에 천마자전신강의 성취가 전마태상 이상이 되어있다.) 굳어진 얼굴

가짜 고루시마; (의심의 여지도 없이 우리 극품당의 천적...) 이를 악물고

그러다가 용설약을 떠올린다.

가짜 고루시마; (설약아가씨에게는 미안하지만... 이청풍을 살려두면 우리 극품당의 대업은 결코 이룰 수 없다.) 결심하고

가짜 고루시마; [일제히 덤벼라! 저 놈을 녹여버려라!] 독종독인들에게 명령하고

키키키! 크크크! 불길에 휩싸인 두 놈을 포함해서 일곱명의 독종독인이 전부 청풍에게 다가온다.

청풍; (한명도 아닌 일곱 명의 독종독인...) 찡그리고

청풍; (악전고투를 각오해야겠구나.) + [동굴 안으로 피하십시오.] 뒤쪽의 귀모모에게 말하며 앞으로 나간다. 독종독인들을 상대하려

귀모모; [조... 조심해라!] 동굴 쪽으로 물러앉으며 말하고

가짜 고루시마; [헛된 희망은 품지 마라!] [일곱명의 독종독인의 협공을 받고도 살아날 수 있는 인간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누가 그걸 정했느냐?> 갑자기 들리는 음성

청풍; (이 목소리는...) 돌아보고. 동굴 안으로 물러앉으려던 귀모모도 위를 보고

[헉!] [언제 저기에...] 가짜 고루시마와 모든 마교 무사들 일제히 청풍이 등지고 있는 절벽을 올려가 보고

쿵! 절벽 위에 서있는 두 여자. 패소정과 흑요정이다. 흑요정은 유령천익을 두르고 있고

청풍; [패소저! 흑부인!] 안도하고. 그때

휘익! 휙!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패소정과 흑요정. 패소정이 앞서고 흑요정이 뒤따른다.

청풍 앞에 내려서는 두 여자

청풍; [두 분이 여긴 어인 일이시오?]

패소정; [아가씨의 분부를 받들고 달려왔어요.] 고개 숙이고. 흑요정은 무표정

청풍; [진소저의 분부였다면...] 깨닫고

패소정; [저 마물들의 처리는 흑부인에게 맡기시면 될 것이옵니다.] 흑요정을 돌아보고. 흑요정은 독종독인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퍼뜩! 정신 차리는 가짜 고루시마

가짜 고루시마; [계집이라고 봐 줄 거 없다!] [녹여버려라!] 독종독인들에게 외치고

번쩍! 번쩍! 멈춰섰던 독종독인들의 눈이 빛나고.

화악! 부악! 수많은 촉수를 일으키며 흑요정에게 달려들려 하고. 하지만

슥! 손을 들어 내미는 흑요정.

징! 흑요정의 손바닥에 빛나고

덜컥! 멈칫! 일제히 몸이 굳어지는 독종독인들

청풍; (독종독인들의 움직임이 봉쇄되었다.) 놀라고

가짜 고루시마; [뭐... 뭘 하는 것이냐? 죽여라!] 당황해서 외치지만

흑요정; [독성부의 주인으로서 명한다!] [모든 걸 바치고 흙으로 돌아가라.] 지잉! 내민 손을 빛내며 무표정하게 말하고

츠으! 츠으! 독종독인들의 눈이 빛나더니

쿵! 쿵! 일제히 흑요정 앞에 무릎을 꿇는 독종독인들

[저... 저게 무슨...] [독종독인들이 저 시커먼 계집 앞에 무릎을 꿇었다!] 가짜 고루시마의 뒤쪽 마교 무사들 기겁하고. 가짜 고루시마의 눈도 부릅떠지고

청풍; [혹시 진소저가 흑부인을....] 패소정에게 묻고

패소정; [흑부인의 이지를 거의 회복시키셨어요.] 끄덕

패소정; [덕분에 흑부인은 독성부와 관련된 사안에 관해서는 전능해졌다는군요.] 함께 보며 말할 때

화악! 확! 무릎 꿇은 독종독인들의 몸에서 수많은 촉수들이 일어나더니

그것들이 전부 흑요정이 내민 빛나는 손바닥으로 빨려 들어간다.

가짜 고루시마; (말... 말도 안되는...) 공포에 질려 뒷걸음질.

<저 계집, 독종독인들의 몸에 깃들어 있는 모든 독기를 흡수하고 있다!> 쿠오오! 독종독인들의 몸에서 흘러나온 기운들을 손바닥으로 빨아들이고 있는 흑요정의 모습을 배경으로 가짜 고루시마의 경악

청풍; (어떤 섭리 같은 게 느껴진다.) 그걸 보며 감탄

청풍; (흑요정이 백 년 넘는 세월 동안 가사 상태에 빠져있었던 것도 오늘을 위해서였던 것 같다.) 생각할 때

화악! 쿠오오! 독종독인들의 독기가 엄청난 속도로 흑요정에게 빨려 들어가고.

그러자 시커멓던 독종독인들의 몸이 보통 사람들 피부색으로 돌아가고. 하지만 피부 색이 돌아온 직후

[감... 감사...] [은혜는 다음 생에서...] 중얼거리며 몸이 녹아내리는 독종독인들. 이윽고

퍼억! 푸스스! 재가 되어 흩어지는 독종독인들

가짜 고루시마; (돌... 돌아가야 한다!) 팟! 몸을 날리고

[히익!] [안... 안돼!] 그걸 보고 달아나기 시작하는 마교 무사들

가짜 고루시마; (당주님을 피신시켜야만 한다. 이청풍과 흑요정이란 저 계집이 힘을 합치면 당주님이라 해도 상대가 안된다.) 날아가고

[으아아!] [달... 달아나자!] 뚝이 무너지듯 달아나는 마교 무사들

청풍; (고루시마!) 가짜 고루시마를 보며 손바닥에서 뇌정인을 뽑아내지만

마교 무사들과 섞여 달아나는 가짜 고루시마

청풍; (교활한 자, 수하들과 섞여 달아나고 있다.) 찡그리며 손을 내리고

청풍; (죽어 마땅한 자라 해도 무고한 목숨들까지 빼앗으며 죽일 수는 없지.) 스윽! 손바닥에서 빠져나왔던 뇌정인을 다시 흡수하고.

<본교의 상황은 내가 먼저 가서 살펴볼게.> 흡정마녀가 말하던 장면 떠올리고

청풍; (흡정마녀, 아니 천앙서시는 마교 총단으로 직행했다.) (여기서 고루시마를 놓친 것도 별 문제는 안 될 것이다.) 생각할 때

[이... 이공자!] 동굴 쪽에서 들리는 귀모모의 목소리.

돌아보는 청풍. 패소정도 돌아보고

귀모모; [한번 만... 한번 만 더 혈모님을 구해주시게!] 동굴 약안 안쪽에서 청풍에게 무릎 꿇고 애원하는 귀모모

청풍; [부인도 참 대단한 분이십니다!] 쓴웃음

귀모모; [뭐... 뭐라 욕해도 좋네. 하지만 자네가 도와주지 않으면 혈모님은...!] 눈물

패소정; [안에 계신 분의 상태가 심한 것 같군요!] 동굴 안을 들여다보고

귀모모; [그...그렇다네! 시간이 별로 없어! 제발 도와주게!] 패소정에게도 애원

패소정; [그리하시지요. 아가씨도 그걸 바라실 테니...] 청풍을 보고

청풍; [그래야겠군요.] 쓴웃음 지으며 동굴로 들어가고

귀모모; [고맙네! 고마워!] 고개 조아리며 안도의 눈물

안으로 들어가는 청풍. 그걸 밖에서 보는 패소정. 흑요정도 돌아보고

패소정; (역시 상파아가씨라는 이름은 이공자에게 불가항력의 힘을 지녔구나.) 쓴웃음

패소정; (덕분에 아가씨 이름을 팔기만 하면 이공자를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가 있겠지.) 약간 얼굴 발개지고

[...] 그런 패소정을 보며 무언가 생각하는 흑요정

 

#306>

동굴 안.

[으으으!] 바닥에 누워 신음하고 있는 여인. 특이하게 양쪽 손목에 긴 쇠사슬이 묶여있다. 바로 혈모인데 온몸이 새카맣게 변했다. 가슴 부분의 옷이 녹아있고 비스듬히 상처가 나있다. 독종독인의 천독강기에 맞은 자욱. 마치 비늘처럼 녹아든 상처. 청풍이 옆에서 살펴보고 있다. 귀모모가 건너편에 무릎 꿇은 채 울고 있고

청풍; [천독강기에 직접 가격 당했군요!] 상처를 살펴보고

귀모모; [위... 위천사가 독종독인을 부려 불의의 기습을 가하는 바람에 그만...!] 눈물을 손등으로 닦으면서

청풍; [천독강기에 맞은 후 얼마나 지났습니까?] 혈모의 가슴에 난 상처를 살피고

귀모모; [한... 한시진 가까이 되었네.]

청풍; [한시진!] 놀라고

청풍; (전마태상같은 분도 일다경을 채 못 넘기고 절명하셨는데 한시진이나 버티다니...!) 새삼 혈모를 보고

청풍; (만일 이 여자가 제 정신을 차리기만 한다면 천하에 적수가 없겠구나!)

청풍; (장차 심복의 화근이 될 지도 모르는데 살려야만 하는 것일까?) 갈등

귀모모; [제발 서둘러다오!] 건너편에서 무릎 꿇은 채 두 손 모으며 애원하고

귀모모; [네... 네가 어떻게 했는지 모르지만 혈모님은 십여년만에 정신이 돌아오셨다네!]

청풍; [그거 다행이로군요!]

귀모모; [게다가... 혈모님은 그날 연공관에서 자네와 있었던 일을 기억하고 있어.] 눈치 보며

청풍; [그...그렇습니까?] 당황

청풍의 뇌리로 떠오르는 연공관에서 혈모와의 뜨거운 일막

귀모모; [혈모님은 자존심이 강한 만큼 정절도 굳센 분이네.] [만일 자네만 승낙면 일부종사(一夫從事)를 마다하지 않으실 걸세!]

청풍; (내 여자가 되겠다고? 사실상의 마교 교주인 이 여자가?)

귀모모; [혈모님은 이미 자넬 지아비로 여기고 있다네. 그러니 제발 구해드리게나!]

귀모모; [만일 내가 일전에 한 소행을 괘씸하게 여긴다면 당장 이 자리에서 머리를 깨트려 죽어주겠네.] [대신 혈모님을...!] 손을 쳐들어 자기 머리를 겨누고

콱! 그런 귀모모의 손목을 잡는 청풍의 손

청풍; [부인께서 자결하실 필요 없습니다.]

귀모모; [그... 그럼?]

청풍; [내 손으로 고질을 고쳐드린 분이 돌아가시도록 방치할 수야 없는 일! 다시 한 번 힘을 써보겠습니다.]

귀모모; [고...고맙네! 고맙네 이공자!] 청풍의 손을 커다란 두 손으로 감싸 잡고 감격의 눈물

청풍; [하하하! 이번에는 뒤통수를 치지 않으시리라 믿겠습니다.]

귀모모; [절...절대 그런 일 없을 것이네!] [혈모님의 낭군되실 분에게 어찌 감히 독수를 쓰겠나?]

청풍; [그럼 한 번 더 믿어보지요. 우선 혈모님을 바로 앉히십시오!] 귀모모의 손목을 놔주고

귀모모; [고...고맙네!] 눈물 닦으며 혈모를 일으켜 앉힌다.

귀모모가 혈모의 양쪽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책상다리를 하고 앉게 만들고

그 앞에 마주 앉는 청풍

지이잉! 내미는 청풍의 왼손이 시뻘겋게 달아오른다. 반지 중 정화지환을 중심으로

청풍; (장차 며느리가 될 여자다. 어머니도 당신 가문의 보물이 이 여자를 구하는 것을 기뻐하실 것이다!) 벌겋게 달아오른 손바닥을 혈모의 가슴에 대고

치이익! 벌겋게 단 청풍의 손바닥이 혈모의 상처에 닿는 순간 연기가 확 인다.

[아악!] 비명을 지르며 고개를 젖히는 혈모

귀모모; [참...참으셔야 합니다 혈모님!] 뒤에서 혈모를 부축한 채 안타까움에 눈물 짖고

치치치! [아아아아!] 온몸에서 연기를 피워올리며 신음하는 혈모

청풍; (대단한 여자다! 조금 도와준 것뿐인데도 스스로 천독강기를 태워버리고 있다!)

청풍; (아무래도 실수하는 것 같군!)

청풍; (드센 여자를 데리고 사는 일은 집안에 호랑이를 기르는 것이나 진배없는 일인데...!)

 

#307>

<-마교> 마교의 모습.

<-혈마전> 혈마전의 모습. 전투가 끝난 모습. 수백명의 여자들이 죽거나 부상을 당했다. 살아있는 여자들은 포승줄에 묶여 끌려가고 있고. 마교 무사들이 여자들의 시체를 수습하고 있다. 한쪽 바닥에 누워있는 부상자들은 치료하는 자들도 있고.

혈모성역에서 물건을 꺼내 혈모성역 앞쪽 넓은 마당에 진열하는 자들도 있다. 주로 책들을 꺼내와 탁자 위에 쌓고 있다.

지휘자; [종이 한 장도 소홀히 하지 마라!] [혈마전에는 천마조사님의 유물이 가장 많이 소장되어 있었다.] 중년의 사내가 혈모성역에서 물건을 꺼내오는 자들에게 외치고.

[예 당주님!] [명심하겠습니다.] 대답하며 물건들을 내오는 무사들

분해하는 부상당한 여자들

마당 한쪽에 자리한 정자에 뒷짐 짚고 서서 마당을 보고 있는 지마태상(용무극). 지마태상(용무극)의 뒤에는 가짜 고루시마이 무릎을 꿇고 있다.

지마태상(용무극); [이청풍...] 마당에서 이루어지는 물건 정리 보며.

지마태상(용무극); [그놈이 죽지 않고 살아있었단 말이지?]

가짜 고루시마; [틀림없는 이청풍이었습니다.] [기시갱에 던져졌던 그놈이 죽지 않고 살아있었습니다.] 지마태상(용무극) 뒤에 무릎을 꿇은 채 보고하고

지마태상(용무극); [허허허! 아무래도 혈마태상은 쉽게 죽을 운명이 아닌 듯 싶구먼!]

가짜 고루시마; [혈마태상이 죽지 않았다면 청풍은 곧 그녀와 함께 마교로 들어올 것입니다.] [어찌 대처해야 할지요?]

지마태상(용무극); [어찌하긴 뭘 어찌 해?] [찾아온다면 죽여야지!] 주먹 꾸욱

침 꿀꺽 가짜 고루시마.

지마태상(용무극); [마교가 마침내 온전히 노부의 수중에 들어왔다.] [노부는 내일이라도 당장 마교의 모든 전력을 동원해 무림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지마태상(용무극); [당연히 무림맹, 신비각등 살아남은 구중천도 사력을 다해 저항하겠지!]

지마태상(용무극); [마교는 무림맹 등을 전멸시킬 테지만 그 대가로 회복불능의 타격을 입을 것이다.]

지마태상(용무극); [바로 그때 우리 극품당이 나서서 마교를 쳐부순다.] [천하가 고스란히 우리 수중에 떨어지게 되는 게야!]

가짜 고루시마;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는 일입니다.] [하온데...!] 눈치 보고

지마태상(용무극); [무슨 문제가 있느냐?] 돌아보고

가짜 고루시마; [지금까지는 속하도 확신할 수 없어서 말씀드리지 못했었는데...] 품속에 손을 넣으며 눈치 보고

가짜 고루시마; [호정신녀가 총단에 있는 설약아가씨 유모에게 보냈다는 전서의 내용이 오늘 속하에게 도착했습니다.] 품속에서 한 장의 편지를 꺼내고.

지마태상(용무극); [호정신녀가 설약이의 유모에게 보낸 전서?] [설약이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겼다더냐?]

가짜 고루시마; [말씀드리기 송구하오나...] 눈치 보고

가짜 고루시마; [설약아가씨께서 임신한 게 확실해졌습니다.]

지마태상(용무극); [설, 설약이가 애를 가졌다?] 눈 부릅. 충격에 휩싸이고

가짜 고루시마; [호정신녀의 보고이니 확실하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눈치 보고. 손에 편지를 든 채

지마태상(용무극); [상대가... 상대가 누구라더냐?] 부르르 떨리는 뒷짐 진 두 주먹

가짜 고루시마; [당주님께서 직접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편지를 두 손으로 공손히 올리고

편지를 받아 펼치는 지마태상(용무극). 이어

[!] 편지를 읽으면서 충격 받는 지마태상(용무극).

<임신, 아기 아빠... 이청풍, 나한원...>등등의 글이 지마태상(용무극)의 머릿속에 떠오르고

지마태상(용무극); [허허허! 이런 일이... 허허허!] 편지를 읽으며 허탈하게 웃고

가짜 고루시마; [호정신녀나 설약아가씨는 당주님이 살아계신다는 사실을 모릅니다.] 눈치 보며 말하고

가짜 고루시마; [하지만 당주님께서 직접 나서시기 전에는 설약아가씨의 뱃속에 든 아기를 낙태시킬 수 없습니다.]

지마태상(용무극); [낙태... 낙태를 시켜야한단 말이지?] 갈등하고

가짜 고루시마; [아기의 아버지가 누군지 잊지 마시옵소서!]

지마태상(용무극); [그렇지. 그놈과 노부는 한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는 사이긴 하지!] 실성한 듯 중얼거리고

가짜 고루시마; [한시라도 빨리 결단을 내리셔야만 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 지우는 일은 어려워지니...!]

지마태상(용무극); [됐다! 이 일은 이미 우리 손을 떠났네!] 정원 입구 쪽을 보고

흠칫 돌아보는 가짜 고루시마.

쿵! 정원을 둘러싼 담장에 난 월동문으로 들어서는 청풍.

가짜 고루시마; [이...청풍!] [네가 벌써...!] 기겁하며 급히 일어나고

[누구냐?] [웬놈이냐?] 혈모전 일대에 있던 마교 무사들 청풍을 발견하고 경계. 포위하려는 자들도 있고

지마태상(용무극); [허허! 어쩔 수 없이 당사자들끼리 해결을 해야겠구먼.] 청풍을 보고. 마교 무사들이 청풍을 포위하며 다가가고 있다.

월동문으로 들어서는 청풍의 뒤를 따라 흡정마녀도 모습을 드러내고

<저... 저 계집은...> <오래 전에 실종되었던 제일마왕 천앙서시다!> <죽지 않고 살아있었구나!> <천앙서시가 외인을 끌어들인 것인가?> 흡정마녀를 발견하고 아연긴장하는 마교 무사들

가짜 고루시마; (천앙서시가 어떻게 이청풍과 동행을...) 역시 놀랄 때

청풍은 마당으로 완전히 들어서고. 그 뒤로 흡정마녀도 주변의 마교 무사들을 노려보며 따라들어온다. 마교 무사들 겁에 질리면서도 두 사람을 반원형으로 포위하고.

긴장하며 두 사람을 공격하려는 마교 무사들

[흥!] 코웃음 치는 흡정마녀. 그때

지마태상(용무극); [자리를 비워라!] 말하고

청풍과 흡정마녀를 포위하고 있던 마교도들이 일제히 지마태상(용무극)을 돌아보고

지마태상(용무극); [모두 혈모전에서 나가라. 별도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누구도 돌아오면 안될 것이다.] 준엄하게

[존명!] 일제히 포권하며 대답하는 마교 무사들. 이어

서둘러 현장을 떠나는 마교 무사들. 부상당한 여자들도 끌고 간다.

청풍은 마당 중간쯤에서 멈춰선다. 흡정마녀도 월동문을 등진 채 멈춰서있고

두 사람 주변으로도 마교 무사들이 지나가며 청풍은 노려보고

천앙서시는 두려워하며 멀찍이 피해간다.

마교 무사들이 썰물처럼 마당을 빠져나가고

곧 혈모성역 앞마당에는 네 사람만 남는다. 청풍과 흡정마녀, 지마태상(용무극)과 그자 뒤에 굳은 얼굴로 서있는 가짜 고루시마

청풍; [극품당의 용무극 노사로 알고 있습니다.] 포권하고

지마태상(용무극); [영특할 뿐만 아니라 단순명쾌한 성격이로군!] [좋네! 정말 좋아!] 유쾌하게 웃고

지마태상(용무극); [자네가 전대 나한대협 이무외의 아들임을 방금 전에야 알았네.]

청풍; [덕분에 찾아온 이유를 구구히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강렬한 눈빛

지마태상(용무극); [그런 셈이지.] 끄덕

지마태상(용무극); [그럼 시작해볼까?] 정자에서 나간다.

가짜 고루시마도 따라서 정자 밖으로 나오고

10미터쯤 거리를 두고 마주 서는 청풍과 지마태상(용무극).

지지지! 청풍의 몸을 휘감는 벼락

지마태상(용무극); [허어! 천마자전신강의 성취가 전마태상을 능가했군!] [재림천마라 자처해도 전혀 손색이 없겠어!]

청풍; [과찬이십니다!] 몸을 휘감는 벼락이 더 강렬해지고

지마태상(용무극); [하지만 천마자전신강을 익혔다고 무적이 되는 건 아니라네!] 손을 좌우로 벌려 보이고

바우우웅! 순간 지마태상(용무극)의 몸 주위로 반투명한 벽이 생긴다.

[웃!] 급히 뒤로 물러나 피하는 가짜 고루시마.

흡정마녀; <조심해!> 청풍에게 전음을 보내고

청풍; [천마혼원강기...] 눈빛이 강렬해지고

지마태상(용무극); [천마가 남긴 삼대절기 중 하나이면서 자네의 가문인 나한원의 뿌리가 된 무공이지.]

말없이 노려보는 청풍.

나한원이 복면인들에게 공격당해 몰살당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2>의 장면

주먹 꽉 쥐는 청풍. 몸에서 흘러넘치는 벼락이 더 강해지고

흡정마녀; (청풍이의 살기가 너무 강해서 숨을 쉬기가 어렵네.) 침 꼴깍. 몸에 정전기가 일어나는 모습이 되어

지마태상(용무극); [자네가 노부에게 원한을 품은 것은 정당하네.] 방어막에 덮인 채

지마태상(용무극); [굳이 변명하자면 마교를 장악하기 위해서는 천마혼원강기가 반드시 필요했었네.] 품속에 손을 넣고

지마태상(용무극); [천마혼원강기 정도를 미끼로 써야 삼태상을 낚을 수 있었기 때문이지.] 다시 꺼내는 손에 책이 한권 들려있다.

지마태상(용무극); [이게 온전한 천마혼원강기의 비급이라네.] 비급을 쳐들어 보이고

청풍; [돌려받도록 하겠습니다.] 다가오고. 빠지직! 벼락에 휩싸이고

지마태상(용무극); [할 수 있으면 해보게나.] [갖고 있거라.] 휙! 비급을 뒤쪽의 가짜 고루시마에게 던지고

[예...] 두 손으로 비급을 받는 가짜 고루시마

지마태상(용무극); [가전의 무공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노부를 쓰러트려야할 게야.] 방어막이 더 강해지고

청풍; [손을 섞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묻겠습니다.]

지마태상(용무극); [말해보게.]

청풍; [나의 아버지도 노사의 독수에 당했겠지요?] 노려보고

지마태상(용무극); [네 아버지 이무외는 권모술수를 모르는 담백한 군자였지.] 끄덕

지마태상(용무극); [극품당 당주인 노부가 하는 말에 추호의 의심도 품지 않았다네.] [천마의 무덤이 발견되었다는 거짓말에 간단히 속아 넘어갔어.]

부르르! 분노하는 청풍.

흡정마녀; (죽일 늙은이...) 역시 분노

지마태상(용무극); [네 아비를 종남산(終南山)에 있는 천마의 유적으로 유인했고...] [그곳에는 인간의 몸으로는 빠져나올 수 없는 함정이 설치되어 있었지.]

노려보는 청풍

지마태상(용무극); [노부를 따라 함정에 들어갔던 네 아버지는 다시 돌아 나오지 못했지.]

청풍; [불구대천...] 이를 갈고

청풍; [노사와는 한 하늘을 이고 살 수 없겠습니다] 바웅! 빠지직! 가공할 벼락이 청풍의 몸에서 마구 일어나고

지마태상(용무극); [부모의 원수는 당연히 갚아야겠지!] 바웅! 지마태상(용무극)의 방어막도 더 강해지고

지마태상(용무극); [하지만 조심하는 게 좋을 걸세!] [노부가 손을 본 천마혼원강기는 단순히 방어의 능력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 천마혼원강기의 방어벽 위로 촉수같은 것들이 넘실거린다. 독종독인들의 천독강기와 비슷하지만 색이 엷다.

청풍; [천마자전신강을 막을 수 있는 무공이 존재하리라고는 믿을 수 없소!] 손을 쳐들고.

빠지지직! 그의 손에서 치솟는 벼락의 줄기

청풍; [자전파천(紫電破天)!] 손을 맹렬히 후려치는 청풍.

투쾅! 빠카카캉! 청풍의 손짓에 따라 일어난 강력한 벼락이 창날처럼 쏘아져 나가 지마태상(용무극)에게 작렬.

빠카카캉! 지마태상(용무극)의 반투명한 방어벽을 그대로 뚫고 들어가는 벼락의 창날. 하지만

두 손을 내민 지마태상(용무극)의 앞에서 다시 방패같은 형태의 방어벽이 하나 생기고. 그 방어벽에 막혀 더 이상 전진하지 못하는 벼락의 창

흡정마녀; (청풍이의 천마자전신강이 막혔어!) 극도의 긴장

가짜 고루시마도 긴장.

청풍; [으와아아앗!] 벼락의 창을 밀어내며 기합을 지르는 청풍

카카카캉! 벼락이 창 끝이 맹렬히 회전하며 방패 모양의 방어벽을 뚫고 들어간다.

가짜 고루시마; [당, 당주님!] 비명. 그때

촤악! 혼원강기 위로 피어오른 촉수같은 강기의 채찍들이 그대로 청풍의 몸을 후려친다.

파카카캉! [큿!] 촉수의 채직들이 청풍의 몸을 강타하며 불꽃이 튄다. 옷이 갈갈이 찢기고 구리빛의 피부가 드러난다. 그 구릿빛의 피부에 생기는 채찍 자욱

흡정마녀; [악!] 그걸 보고 비명

반면 안도하는 가짜 고루시마

청풍; (호신전용으로 알려진 천마혼원강기에 공격의 기능을 추가하다니...!) 고통으로 이지러지고

지마태상(용무극); [독종독인의 천독강기를 좀 응용했지!] 너울거리는 촉수에 덮인 채로 웃고

지마태상(용무극); [최강의 호신공부인 혼원강기로 몸을 지키며 공격까지 한다면 견뎌낼 인간이 없지 않겠나?]

청풍; [그 전에 자전신강으로 쓰러트려 드리겠소!]

지마태상(용무극); [할 수 있다면 해보시게!]

콰콰쾅! 다시 청풍의 몸에 작렬하는 강기의 촉수들. 고통으로 이지러지는 청풍의 얼굴

흡정마녀; (제발!) 가슴 앞에 모든 두 손 부여잡고 초긴장. 그때

청풍; [갈!] 기합 지르며 왼손으로 오른손 손목을 움켜쥔 채 벼락의 창을 밀어내고

파카카캉! 방패를 거의 다 뚫고 들어가는 벼락의 끝.

콰콰쾅! 그 사이에도 연달아 청풍의 몸을 후려치는 강기의 촉수들.

방어막 안에서 피를 토하며 휘청거리는 청풍.

흡정마녀; (버텨! 버텨야만 해!) 숨도 못 쉬고.

청풍; (견...견디기 힘들다!) 고통으로 이지러지는 얼굴

<혼원강기의 촉수에는 금강불괴라도 으깨버리는 힘이 실려있다!> 꽈앙! 투쾅! 청풍의 호신강기를 세차게 때리는 지마태상(용무극)이 일으킨 촉수들)

청풍; (하지만 물러설 수 없다!) 피가 흐르는 입. 입을 악다물고

청풍; (이번에 혼원강기를 깨트리지 못한다면 두 번 다시 저자를 쓰러트릴 기회는 없다!) 이를 악물고. 광! 꽈광! 쉬지 않고 강기 촉수가 난타하는 것 견디고.

지마태상(용무극); (백중지세!) 빛의 방패를 밀고 있는 지마태상(용무극)의 손도 떨리고 땀이 비 오듯 한다

지마태상(용무극); (저 아이의 자전신강이 노부의 마지막 방어벽을 뚫는 것과 혼원강기가 저 아이의 몸을 으깨버리는 것은 아마도 거의 동시일 것이다!) 혼원강기의 촉수에 마구 난타당하면서 피를 흘리는 청풍의 모습. 여전히 굴강하게 버티고 서서 벼락의 창을 내밀고 있다.

지마태상(용무극); (우리 둘 중 하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죽는다!) 심각

지마태상(용무극)의 뇌리에 떠오르는 용설약의 모습.

지마태상(용무극); (애초에 결론은 정해져 있었다.) 한숨

지마태상(용무극); (우리 극품당의 유일한 후손인 설약이를 과부로 만들 수는 없는 일...) 처연하게 웃고. 다음 순간

<살날이 많지 않은 노부의 야심을 여기서 멈춰야만 한다.> 쩌어엉! 지마태상(용무극)의 벌린 손 사이에서 방패가 사라진다.

[!] 무언가 느끼고 눈 부릅 청풍. 직후

콰앙! 방패가 사라지자 벼락의 창이 그대로 지마태상(용무극)의 가슴을 때린다.

부웅 뒤로 날아가는 지마태상(용무극)의 몸

가짜 고루시마; [당주님!] 울부짖으며 몸을 날리고

흡정마녀; [아!] 안도하고

쾅! 담장을 박살내는 지마태상(용무극)의 몸.

청풍; (왜 갑자기 혼원강기를 거둔 것인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비틀거리고. 이긴 게 실감이 나지 않음. 온몸이 피투성이.

가짜 고루시마; [당... 당주님!] 무너진 담장의 잔해에 반쯤 덮인 지마태상(용무극) 앞으로 날아들며 울부짖는 가짜 고루시마. 손에 비급을 들고 있음을 주의

가짜 고루시마; [당주님!] 비급을 바닥에 던지며 담장 잔해로 달려들고

가짜 고루시마; [정신을 차리십시오 당주님!] 울부짖으며 담장 잔해에서 지마태상(용무극)의 몸을 끄집어내는 가짜 고루시마. 지마태상(용무극)은 눈을 감은 채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있고 가슴이 완전히 뭉개져 버렸다.

다가서는 청풍.

가짜 고루시마; [안된다 이놈!] 지마태상(용무극)을 내려놓고 청풍을 막아서려는 가짜 고루시마

지마태상(용무극); [그만 두게나!] [자네의 충성은 충분하고도 넘쳤어!] 담벼락 잔해에 기대 앉은 채 가짜 고루시마를 만류하고

가짜 고루시마; [당... 당주님!] 돌아보며 오열

지마태상(용무극); [죽기 전에 손주사위와 몇 마디 정도는 나눠야 하지 않겠나?] 웃고

청풍; [알고 계셨습니까?] 복잡

지마태상(용무극); [허허허! 설약이가 짝은 제대로 찾았어! 기특한 일이야!]

청풍; [그...그래서 마지막 순간에 손을 거두신 것입니까?] 지마태상(용무극) 앞에 무릎을 꿇고

지마태상(용무극); [무슨 소리!] [노부가 한갖 핏줄의 정에 매여 승부를 양보하는 반푼이로 보이는가?]

지마태상(용무극); [게다가 천하가 바로 손안에 들어오기 직전이었거늘...!] [그저 힘이 다해 혼원강기를 유지할 수 없었을 뿐이야.] 짐짓 눈을 부라리고

[크으!] 오열하며 무릎 꿇는 가짜 고루시마.

지마태상(용무극); [노부 때문에 설약을 홀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믿네. 자네는 고금제일인 천마의 후손이니...]

청풍; [손녀분은 누구보다도 사랑스러운 여자입니다!] 억지로 웃고

지마태상(용무극); [그렇지! 맞는 말이야!] 웃고

지마태상(용무극); [마지막으로 부탁이... 하나... 있네!]

청풍; [말씀하시지요!]

지마태상(용무극); [노부가... 지마태상 위천사로 죽을 수 있게 해주게!]

[!] 무언가 느끼는 청풍. 그러다가

청풍; [분부를 따르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지마태상(용무극); [허허! 됐네. 이걸로 됐어!] 웃고.

눈 감으며 죽는다.

청풍; [노야!] 지마태상(용무극)의 시체를 흔들어 보고. 반응이 없다. 그때

퍼억! 옆에서 들리는 소리. 가짜 고루시마가 스스로 자신의 머리를 쳐서 자살했다. 앞쪽에 천마혼원강기의 비급을 내려놓은 채.

[!] 입을 가리는 흡정마녀

털썩! 비급 앞쪽에 쓰러지는 가짜 고루시마의 시체.

청풍; (복수를 한다는 게 이런 기분이었나?) 두 구의 시체 앞에 허탈한 표정으로 무릎을 꿇고 있는 청풍

<더 이상의 무고한 희생과 비극이 일어나지 않게 되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할 것이다.> 멀어지는 원경으로 나레이션. 월동문 밖에는 귀모모와 혈모. 백변마왕의 아내 정정.

 

                                                     <낭중지추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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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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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

<-금릉> 아침.

<-황금전장> 일찍부터 우마차와 사람들이 많이 드나들고 있고

대청. 황금수라들이 지키고 있고. 서생과 하녀들이 드나든다.

자기 책상에 앉아서 편지를 읽고 있는 벽세경. 그 앞에 귀견수가 서있다.

[...] 편지를 내려놓는 벽세경

귀견수; [어찌 생각하시는지요?] 눈치 보며 묻고

벽세경; [다른 사람도 아니고 선녀의 재림이나 다름없는 진상파 소저의 조언이에요.] 일어서고. 편지를 집어들고

벽세경; [세황이를 재기시키는 데에는 이것이 유일한 비책이겠지요.] 종이를 흔들어 보이고

 

#300>

황금전장의 다른 곳. 화려한 건물. 여자들만 드나들고 있고. 입구는 냉상아가 지키고 있다.

흠칫하는 냉상아.

다가오는 벽세경과 귀견수. 벽세경은 양손에 편지와 둘둘만 띠같은 것을 들고 있다.

냉상아; (저 암호랑이가 이른 아침부터 무슨 일로 마님을 찾아온 걸까?)

냉상아; (마님이 자신에게 원독을 품고 있다는 걸 모를 리가 없는데...) 생각하면서도 고개 숙여 인사하고

벽세경; [어머니는?]

냉상아; [소장주님과 함께 계시옵니다.] 문을 열어주고

건물로 들어가는 벽세경. 귀견수는 건물 밖에서 대기하고

 

[!] 침대 옆에 앉아 있다가 돌아보는 냉하상. 침대에는 초췌한 벽세황이 누워있다. 이불을 가슴까지 덮은 채

들어오는 벽세경

냉하상; [너 여기가 어딘 줄 알고...] 화를 내려는데

벽세경; [세황이가 죽고 사는 문제이옵니다.] 무뚝뚝 다가오고

[!] 충격 받고 다시 주저앉는 냉하상

벽세경; [제가 마땅치 않더라도 잠시 인내해주세요.] 침대 옆에 서고

노려보지만 더는 말하지 않는 냉하상

고개 돌린 채 반응을 보이지 않는 벽세황

벽세경; [받아라!] 툭! 들고 온 띠를 만 것을 벽세황의 명치 쯤에 던지고

벽세경; [십장무흔삭을 어떻게 쓰는지는 알고 있을 게다.]

[...] 대꾸하지 않는 벽세황

벽세경; [여기를 가면 너의 가장 큰 원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툭! 편지도 벽세황이 덮고 있는 이불 위에 던지고

부르르! 떠는 벽세황

벽세경; [이대로 죽을 것인지, 널 이 지경으로 만든 무리들의 수괴와 함께 죽을 것인지는 알아서 결정해라.] 돌아서고

냉하상; [너 무슨 말을 그렇게...] 분노하지만

벽세경; [서둘러서 결심해야 할 것이다.] [그자가 그 장소에 언제까지 숨어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니...] 나간다.

밖에서 문을 닫아주는 냉상아

냉하상; [저... 저 싸가지 없는 년이...] 치를 떨고

<이대로 죽을 것인지, 널 이 지경으로 만든 무리들의 수괴와 함께 죽을 것인지는 알아서 결정해라.> 벽세경의 말을 떠올리는 벽세황

이를 악물며 뭔가를 결심한다.

 

#301>

<-십만대산 서북방 야인산(野人山)> 아주 험한 산. 안개가 골골에서 피어오르고.

특히 안개가 짙은 어느 계곡. 안개를 헤치며 나타나는 두 명의 남녀. 바로 흡정마녀와 청풍. 흡정마녀는 가슴에 박혔던 극품추혼정이 제거된 상태. 극품추혼정을 허리띠에 꽂고 있다 청풍은 손에 지도를 들고 살펴보고 있다.

한쪽을 가리키는 청풍.

안개 속에 솟아있는 바위. 날아오르는 독수리 형상을 하고 있고.

고개 끄덕이는 흡정마녀.

나란히 계곡으로 들어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 안개에 가려 사라지고

 

안개가 자욱한 계곡 안쪽. 막 다른 곳 절벽 아래 커다란 연못이 하나 있음. 얼마나 깊은 지 연못물이 시퍼렇고. 연못가에 서있는 두 사람, 바로 흡정마녀와 청풍.

연못가에 서있는 3미터 높이의 비석 <天魔淵>**천마연**이란 글이 새겨져 있다.

비석에 대고 절을 하는 흡정마녀.

흡정마녀가 절하는 모습 보며 청풍의 나레이션 <천마는 자신의 절기를 보전하기 위해 이남일녀를 제자로 거두었다. 그 제자들 중 여제자는 첩으로 삼으니 그녀가 천마의 애첩 천마서시다.>

이하 회상

 

<하지만 배은망덕한 제자들은 천마를 시해했다. 남 제자들은 사부가 자신들에게 모든 무공을 전수하지 않은 사실에 분노하여 배신했다. 제자이며 애첩이기도 했던 천마서시는 천마의 총애가 떠난 사실에 분노하여 사형들과 손을 잡았다.> #207>의 장면 차용. 다른 작품의 천마가 단상에 놓인 화려한 의자에 앉아있고. 천마가 앉아있는 단상 아래 약간 옆에는 판빙빙을 닮은 절세미녀가 강보에 싸인 아기를 품에 안고 앉아있다. 그 앞에 두 명의 청년이 서서 포권하고 있다. 한명은 체격이 장대하고 다른 한명은 날렵하다.

<천마서시는 천마에게 딸 하나만 낳아주고 더 이상 자식을 갖을 수 없는 몸이 되었다.> 역시 #207>의 장면. 강보에 싸인 아기를 안고 있는 천마서시의 모습

<이에 천마는 가문을 잇기 위해 명문가의 규수를 본처로 맞이했었다. 천마귀비(天魔貴妃)라 불린 천마의 본처는 이내 임신을 했다.> 젊고 유순한 인상의 젊은 여자를 제자들과 천마서시에게 소개하는 천마. 분노하는 천마서시.

<질투에 눈이 먼 천마서시가 배신을 주도했다. 사부에게 불만을 품고 있던 사형제들을 꼬득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천마의 등에 비수를 꽂아넣는 천마서시. 그 앞에서 두 명의 제자도 무기를 휘두르며 공격해온다.

<불의의 기습을 당한 천마는 중상을 입긴 했지만 죽지는 않았다. 그는 남의 손에 죽기에는 너무도 강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제자들을 죽일 수도 없었다. 제자들을 죽이면 애써 전수한 자신의 절기가 단절될 것이기 때문이다.> 피투성이가 되어 무릎을 꿇은 천마의 제자들과 천마서시. 그들 앞에 서서 무섭게 분노하는 노인. 천마인데 몸에 칼과 검이 꽂혀있고 피 투성이다. 근처에는 배가 부른 천마귀비가 서서 두려움에 떨고 있다.

 

청풍; (결국 천마는 실의와 상심으로 마교를 떠났으며 이곳 천마연에 와서 스스로를 죽였다.) 비석으로 다가가고

청풍; (자신의 최강 절기인 천마자전신강과 함께 세상에서 사라진 것이다.) 비석 뒤로 돌아가는 청풍. 그러다가

[!] 흠칫하는 청풍.

비석 뒤에 위로부터 아래로 빼곡히 적혀있는 이름들 李千秋 李世煌 李照銘 李靑風 ... 이씨 성의 이름들이 아래로 빼곡히.

청풍; (이...이 이름들은!) 그걸 보며 흥분하는 청풍.

청풍; (우... 우리 나한원 선조 분들의 존함이다!) (천(千)자 추(秋)자를 쓰신 맨 위의 분이 우리 무적이씨의 시조이신 복마나한(伏魔羅漢)이시고...!)

청풍; (천마의 유적에 왜 본가의 선조분들 존함이...!) 살피고

맨 아랫 쪽에 적힌 두 개의 이름 <李無畏> <楚覇强>

청풍; (아버님과 전마태상의 존함까지...!) 무릎 꿇고 두 이름을 손으로 더듬으며 흥분

흡정마녀; [동생의 가문 나한원은 사실 천마조사님의 핏줄이야!] 다가오며 말하고.

놀라 돌아보는 청풍

흡정마녀; [천마조사님의 본처이셨던 천마귀비님은 제자들이 반란을 일으켰을 때 임신한 상태셨다고 해.]

청풍; [천... 천마귀비님이 낳은 아기가 혹시...!]

흡정마녀; [나하원의 시조이신 복마나한이셨던 거야.] 비석을 보며

청풍; [그런...] 흥분

흡정마녀; [천마께서는 당신을 시해한 제자들을 용서했지만 천마귀비님과 그분의 아들은 결코 마교를 용납할 수가 없었겠지.]

흡정마녀; [그래서 나한원은 구중천 중 가장 격렬하게 마교에 대항해왔어!]

청풍; (시조님의 별호가 복마나한이었던 데는 그런 사연이 있었구나.) (마귀를 복종시키는 나한이라는 뜻이니...) 깨닫고

흡정마녀; [용무극은 나한원이 천마조사님의 핏줄임을 알고 있었을 거야.] [나한원의 무공이 천마조사님의 삼대절기 중 하나인 천마혼원강기가 바탕이라는 것 역시 알고 있었을 테고...]

청풍; [용노야는 천마혼원강기의 비급을 노리고 나한원을 공격했겠습니다.] 신음

흡정마녀; [천마혼원강기는 본교의 모든 무공과 상극이니 반드시 손에 넣으려 했겠지.] 고개 끄덕이고

비석에 적힌 이름들을 향해 절을 하는 청풍.

흡정마녀는 공손한 모습으로 그 모습을 지켜본다.

흡정마녀; (능력도 그렇고 핏줄도 그렇고...!)

흡정마녀; (이 아이야말로 진정한 재림천마(再臨天魔)였어!) 청풍이 비석에 대고 거푸 절하는 모습 보며 얼굴이 발그레해지고

흡정마녀; (오라버니!) 전마태상을 떠올리고

흡정마녀; (오라버니께서 전마전을 제게 맞긴 이유를 이제야 알겠어요!)

흡정마녀; (이 아이를 누구에게도 뺏기지 않겠어요! 특히 혈마전의 그 오만한 계집에게는...!) 눈에 독기가 서린다.

 

#302>

천마연이 있는 계곡 내의 풍경 한 컷. 시간이 지났음을 보여주고

천마연 옆에 나란히 선 흡정마녀와 청풍. 다른 점은 청풍이 벌거벗은 몸이라는 점. 그의 의복과 무기 등은 흡정마녀가 소중하게 안고 있다.

흡정마녀; [조심해야해!] 근심

흡정마녀; [천마연에 고여있는 이 물은 천균중수(千鈞重水)라는 것으로 무게가 거의 수은(水銀)에 필적할 정도야!]

흡정마녀; [오라버니의 말에 의하면 쇠 구슬도 천마연 바닥에서는 납작한 철판이 되어버린대!]

청풍; [걱정마십시오. 제 현철마벽은 제삼태상님에 비해서도 뒤지지 않습니다.] 웃고

흡정마녀; [제발 무리하지는 마! 못 견디겠다 싶으면 금방 올라와야해!]

청풍; [하하! 전 절대 죽을 수가 없습니다.]

청풍; [왜냐하면 누님이 금마갱에서 약속하신 것을 아직 안 주셨기 때문입니다.] 흡정마녀의 귀에 속삭이고. 순간 얼굴이 새빨개지는 흡정마녀.

흡정마녀; [이 짐승!] 주먹으로 청풍의 가슴을 때리려는데. [하하하!] 웃으며 슬쩍 피하는 청풍

청풍; [제가 천마연에서 살아나오면 약속대로 주셔야만 합니다!] 웃고. 이어

풍덩 천마연으로 다이빙하는 청풍.

흡정마녀; [청풍아!]

흡정마녀; [그래! 무사히 나오기만 해! 무엇이든 다 줄 테니까!] 눈이 촉촉. 얼굴 발개진 채 두 손으로 청풍의 옷을 꼭 끌어안고

 

#303>

천마연 아래로 잠수하는 청풍. 머리가 아래로 향한 채

청풍; (지...지독한 수압이다!) 고통으로 일그러지는 얼굴

청풍; (온몸의 뼈가 다 부러져 나가는 것같다!)

청풍; (천마연의 수압에 비하면 지하수맥을 통해 무저금마갱을 탈출한 일은 식은 죽 먹기에 불과하다!)

청풍; (이런 지독한 곳에다가 숨기셨으니 천마자전신강이 세상에 유출되지 않았지!)

그러다가 눈 번쩍

저 아래 어둠 속에서 무언가 한 쌍의 불빛이 빛나고 있고

청풍; (무어지?) (천균중수 속에서는 어떤 생명체도 살 수가 없는데...!) 빛을 향해 다가가고

[헉!] 경악하는 청풍.

이곳은 천마연의 바닥. 쿵! 갑자기 나타나는 사람의 모습. 한 명의 거인이 눈을 부릅뜬 채 석벽에 팔을 들고 서있다. 긴 머리카락. 거구. 두 팔목과 두 발목이 쇠사슬로 석벽에 묶여있다. 바로 천마다.

청풍; [이...이분은...!] 천마 앞 연못 바닥에 내려서는

청풍; [천...천마!] 숨이 막히고

청풍; (천년이 넘는 세월동안 천균중수에 짓눌려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체가 전혀 손상되지 않으셨다!) (아마도 천마조사님의 육신이야말로 천지간에서 가장 단단한 것이겠구나!) 무릎을 꿇고

청풍; [못난 후손 청풍이 시조님의 존체를 뵙습니다!]

절하다가 흠칫. 바닥 돌에 적힌 글이 보인다.

古今無敵 天魔紫電神罡 이란 글이 크게 적혀있고 그 아래로 작은 글씨들이 빼곡

청풍; [고금무적 천마자전신강!] 읽으며 흥분.

 

#304>

번화한 도시.

어느 장원. 그리 큰 규모는 아니고. 문은 굳게 닫혀있고.

장원 내부. 음침한 인상의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순찰을 돈다.

어느 건물. 경비가 삼엄. 경비 책임자는 위진천의 심복 중 한명인 철우.

 

건물 내부. 도객이 위진천에게 보고를 하는 중이다. 도객은 #33> #68>등에 나온 무림맹에서 위진천의 졸개로 나왔던 그 도객.

도객; [전마태상의 죽음이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보고하는 도객 앞에는 위진천이 혼자 술을 마시고 있고

도객; [음양선고로 위장하고 잠입했던 천앙서시의 행방은 묘연하지만 크게 문제 될 건 아니라고 하며...]

도객; [지마태상께서는 혈마태상을 처리하는 데 집중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위진천; [일이 생각했던 것보다는 심각해지진 않겠군.]

도객; [속하 생각도 그렇습니다.]

위진천; [혈마태상마저 제거하면 더 이상 소가주님을 위협할 인간은 존재하지 않게 되며...] 털썩! 퍼억! 말하다가 눈 부릅. 무언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리고. 이어

[크악!] [컥!] 여러 마디 비명이 일제히 들린다. 그 배경으로 눈 부릅뜨는 위진천

도객; [무슨 일이냐?] 급히 문을 열고. 하지만

푹! 그자의 목을 찌르는 검

쿵! 열린 문 밖에 서있는 벽세황. 검을 내밀어 도객의 목을 찔렀다. 초췌하고 살벌한 분위기의 얼굴

위진천; [너...] 경악 벌떡

팟! 검을 뽑는 벽세황.

목에서 피를 뿜으며 비틀하는 도객

콰당탕! 문 안쪽으로 나뒹구는 도객의 시체

위진천; [여길 어떻게...] 탁자에 내려놓았던 검을 집어들며 긴장할 때

돌아서는 벽세황

흠칫 위진천

마당으로 걸어가는 벽세황. 마당에는 장원을 지키던 무사들이 몰살당해 있다. 건물 입구를 지키던 철우도 죽어있고

위진천; [얼씨구...] 피식 웃으며 입구로 가고

마당 중간에서 기다리는 벽세황

위진천; [그러니까 뭐요?] 건물에서 나오며 검을 뽑고

위진천; [소제와 얽힌 은원을 무공으로 해결해보려 찾아오셨다?] 칼집은 버리고

말없이 노려보는 벽세황

위진천; [그 기백은 높게 사겠지만... 사형은 내 적수가 못되오.] [게다가 몸 상태도 정상이 아닌 것 같고...] 다가오고

위진천; [지금이라도 도망친다면 쫓진 않겠소.] [그래도 동문수학한 정이란 게 있으니...] 벽세황과의 거리가 5미터쯤으로 좁혀지고

핑! 불문곡직하고 검을 던지는 벽세황

위진천; [검객이 검을 버린다?] 캉! 벽세황이 던진 검을 간단히 쳐내고

위진천; [검도 없이 무엇으로 날 상대하려고...] + [!] 말하다가 경악 눈 부릅. 이미 그자의 목을 꿰뚫고 있는 투명한 칼날. 세로가 아닌 가로로 뚫었다.

벽세황이 검을 던진 오른손을 뻗고 있는데 손 등 위로 아주 얇고 투명한 띠같은 것이 뻗어나와있다. 십장무흔삭이다.

위진천; [끄윽...] 주르르!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비틀. 목을 완전히 관통 당했다.

벽세황; [유감이다! 실로 유감스러운 일이다.] 이를 갈고

위진천; [십... 십장무흔삭...] 신음하며 검을 들어 벽세황에게 던지려 하고. 하지만

툭! 손에서 힘이 빠져 검을 떨구고

따당! 위진천의 발치에 떨어지는 검

벽세황; [네놈을 한번만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이 유감스러울 뿐이다.] 츄릿! 이를 갈며 손을 좌우로 젓고

위진천의 목을 좌우로 톱처럼 베는 투명한 칼날

위진천; [안... 안돼!] 두 손으로 칼날을 잡지만

벽세황; [다음 생에서도 만나지 말자!] 파팟! 이를 갈며 손을 강하게 좌우로 젓고

위진천의 손가락이 전부 잘리고

목도 잘려서 날아가고. 너무 잔인한 장면이므로 상징적으로 묘사

텅! 후두둑! 바닥에 떨어지는 위진천의 머리통과 잘려진 손가락들

목에서 피를 뿜어내며 비틀하는 위진천의 몸뚱이

퍼억! 나무토막처럼 나뒹구는 위진천의 몸뚱이

스릉! 십장무흔삭을 소매 속으로 빨아들이는 벽세황

나뒹군 위진천의 처절한 시체

그걸 노려보며 이를 가는 벽세황. 이어

벽세황; (악연...) 돌아서며 한숨

벽세황; (전생에 어떤 사연이 있었기에 이런 사이로 만났던 것인가?) 장원 입구로 걸어간다.

문이 열려있는 장원 밖에는 벽세경과 벽세천, 주칠이 서서 보고 있다. 위진천의 심복 철우를 미행했던 개방의 소방주 철각개도 있고. 근처에는 거지들이 여럿 대기하고 있다.

문으로 다가오는 벽세황

벽세천; [잘 하셨어요 형님!] 앞으로 나와 벽세황을 맞고

벽세천; [복수는 사내대장부의 사명이라고 하잖아요.] 올려다보고 얼굴 발그레

벽세황; [너도 다 컸구나. 그럴 듯한 말도 할 줄 알고...] 벽세천의 머리를 쓰다듬고

헤에 하는 벽세천

철각개; [경하드립니다 공자!] 포권하고

철각개; [마교 삼태상 중 지마태상의 핏줄을 공자께서 단절시키신 것입니다.]

벽세황은 억지로 웃으며 고개 좀 숙이고.

철각개; [시작해라. 마교 놈들이 이곳에 얼마나 많은 재물을 숨겨놓았는지 보자.] 주변의 거지들에게

[예 소방주님!] [존명!] 우르르 안으로 몰려 들어가는 거지들.

시체를 한쪽으로 모으고 건물로 들어가 물건들을 꺼내는 거지들

벽세황; [황금전장은 누님과 세천이에게 맡기겠습니다.] 왼손으로 오른쪽 소매에서 둘둘 만 띠같은 것을 꺼낸다. 십장무흔삭이다.

벽세경; [생각해둔 일이 있느냐?]

벽세황; [명승지를 한 바퀴 돌아볼 생각인데..].[ 여생을 보낼만한 절이나 도관을 만나면 연락드리겠습니다.] 십장무흔삭을 벽세경에게 건네주고

벽세경; [마음이 가는 대로 하거라.] 받으며 끄덕이고

벽세경; [단, 어머니 생각은 늘 해야 한다. 너 잘 되는 것이 유일한 바람인 분이니...]

벽세경에게 말없이 고개 숙이는 벽세황

이어 휘적휘적 떠나는 벽세황

벽세천; [조심해서 다녀 오세요 형님! 기다리고 있을게요.] 손을 젓고

손을 들어 보이며 걸어가는 벽세황

주칠; (이걸로 황금전장의 우환도 해결되었다.) 소리없아 안도하고

주철; (둘째 공자가 분이에게 푹 빠져있으니 황금전장은 사실상 분이 것이 될 테고...) 벽세천을 곁눈질하며 좋아 죽으려 하고

벽세경; (그 놈 참...) 그런 주칠을 보며 쓴웃음

벽세경; (하긴 세천이가 행복하다면야 아무 상관없겠지.)

벽세경; (나도 슬슬 황금전장 일을 세천이에게 맡기고 누군가가 마련해줄 안방 차지할 준비를 해야겠지.) 청풍을 떠올리며 얼굴 좀 발개지고

<그 아이의 안방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는 게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현장 배경으로 벽세경의 생각 나레이션

 

#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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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밤에 찾아온 손님

 

 

 

6월 중순이 되었을 때였다.

곽범은 희야와 단아에게 화독문을 유명곡과 같은 방식으로 멸문시키라고 명령했다.

은희, 지우, 미연만 동진에게 남겨 놓은 채 나머지 계집애들을 모두 데리고 가게 했다.

희야의 무공은 유명곡을 칠 때 수원 수준에 이르러 있었다.

단아는 용병과 지략에 능하다.

그 둘이 힘을 합치고 계집애들 여섯이 도우면 화독문을 무리없이 응징할 수 있을 것이다.

 

희야 일행이 떠난 밤이었다.

곽범의 집인 육연별부의 대문을 급하게 두드리는 자가 있었다.

"육연대인! 육연대인!”

처음 듣는 목소리가 절박하게 울렸다.

육연부가 생긴 이후 처음으로 한 밤 중에 누가 문을 두드리는 일이 발생했다.

수원은 한 달음에 곽범과 양설의 침실로 달려갔다.

동진은 벌써 검을 들고 나와 있으며 은희와 지우, 미연도 놀라서 앞마당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누구신가요?”

지우가 대문으로 다가가며 소리쳐 물었다.

"추헌부 집행관이신 양소 어르신의 수하 김혁입니다. 급히 육연대인을 뵙고자 왔습니다.”

찾아온 사람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대답했다.

(삼존청 추헌부의 척살객!)

동진과 계집애들은 놀라고 긴장했다.

"여기는 우리 나으리께서 손님을 받는 곳이 아닙니다. 어떤 용무이신지요?”

지우는 경계하며 문을 열었다.

문밖에는 대나무 잎 같이 생긴 방패를 든 청년이 전신에서 피를 흘리며 서있었다. 차림새가 추혼부의 척살객이었다.

김혁이라 자신을 소개한 척살객은 무릎을 꿇으며 외쳤다.

"육연대인, 저희 집행관 나으리를 구해주십시오. 집행관께서 육연부의 아가씨들을 보호하려다가 위험에 처했습니다. 간신히 소인만 명을 받고 탈출하여 왔습니다.”

"모셔라!”

양설의 음성이 건물쪽에서 들렸다.

척살객 김혁은 기운을 다한 듯 일어서지 못했다.

미연과 지우가 달려가 부축하여 응접실로 데려갔다.

곽범과 양설은 옷을 챙겨 입은 후였다.

곽범은 김혁의 손을 잡고 요상대법을 써서 위중한 부위의 상처를 치료해주었다.

은희와 지우 등은 급하게 달려가 밖으로 나갈 채비를 했다.

"어떻게 된 거요?”

곽범은 응급처지를 해준 후 물었다.

귀댁의 아가씨들께서 함정에 빠지셨습니다.”

김혁이 기진한 목소리를 쥐어짜 대답했다.

"그걸 안 집행관께서 돕기 위해 저희와 함께 화독문으로 갔지만 오히려 포위되고 말았습니다.”

양설이 곽범에게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애들이 아직 괜찮을까요?”

김혁이 곽범 대신 대답했다.

"저희가 도착하기 전에 이미 다친 아가씨들이 있었습니다.”

"!”

동진이 이를 악물었다.

"화독문으로 가면 되오?”

곽범이 김혁에게 물었다.

"그렇습니다. 집행관께서 전하시길, 함정은 육연대인을 잡기위한 게 분명하지만 알리지 않을 수 없어 미안하다고 하셨습니다. 적들은 추헌부도 두려워하지 않는 자들입니다.”

김혁이 면목이 없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이분을 찻집으로 모셔서 쉬게 해드려라.”

양설이 동진에게 말한 후 곽범에게 물었다.

"수원만 데리고 우리 두 사람이 가야겠지요?”

곽범이 고개를 끄덕이며 수원에게 명령했다.

"새들을 깨워 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청해라.”

수원이 정원의 새장으로 달려갔다.

은희와 지우가 김혁을 부축하여 밖으로 나갔다.

미연은 마차방으로 가서 마부를 깨워 마차를 준비시켰다.

은희와 지우가 김혁을 마차에 태우고 소리쳤다.

"낭낭! 저희도 데려가주세요!”

수원이 돌아오길 기다리던 양설은 잠깐 생각하고 말했다.

"같이 가자. 동진이 그동안 집을 돌봐라. 너희들은 내 가마를 가져와라.”

양설의 가마는 집에 있었다.

은희 등이 달려가서 끌고 왔다.

양설은 곽범과 가마 안에 들어가고 수원과 은희는 가마의 앞쪽을, 미연과 지우는 뒤쪽을 나누어 잡았다.

양설의 가마가 출발하자 동진은 기관을 발동시켜 집을 폐쇄했다.

그런 후 김혁을 태운 마차를 타고 찻집으로 향했다.

 

성안의 여러 곳에서 곽범의 새들이 요란하게 날아올랐다.

곽범은 숨결의 용을 이용하여 가마를 떠받쳤다.

덕분에 가벼워진 가마를 든 수원 등은 힘을 다해 경신술을 펼쳤다.

가마는 어둠을 가르고 남쪽으로 유성처럼 달려갔다.

화독문을 치러 간 희야와 단아에게도 앵무새 여섯 마리가 따라갔었다.

그런데 그들 중 누구도 위급한 소식을 전해오지 않았다.

양설은 희야 일행이 얼마나 위급한 상황에 빠졌을지 짐작하기조차 어려웠다.

몇 명이 다쳤다고 하니 자기의 살이 찢어지는 듯한 아픔이 느껴졌다.

함께 부대끼고 살아가는 동안 그들은 모두 양설의 일부분이 되어 있었다.

화독문은 화독장이라는 독을 쓰는 장법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세력은 그리 강하지 않고 사람 숫자도 적었다.

조사한 바에 의하면 장문인도 희야의 손에서 10초를 넘기지 못할 것으로 보였다.

그런 사실이 화독문을 경시하게 했고, 적들로 하여금 함정을 파게 만들었다.

양설은 육연부가 강호에 대해서 지나치게 적대감을 드러냈구나 하고 생각했다.

곽범을 두려워해서 숨죽이는 자들도 있지만 힘을 합해 함정을 파는 자도 나오는 게 당연했다.

함정마저 무용하다는 것이 드러날 때까지, 앞으로도 이런 경우가 여러 번 있을 가능성도 있었다.

양설은 마주앉은 곽범에게 나직하게 말했다.

"우리 강호에 몸을 담아야 할까 봐요. 발만 걸치지 말고요. 사업은 원선생님과 종리서기를 내세워서 하고, 우리는 강호에 서서 사업을 돌봐야 할 것 같아요.”

"강호인들이 사업하는 방식이군요.”

곽범은 썩 내키지 않는 기색이었다.

양설은 한숨을 쉬었다.

지금까지의 우리 사업 방식은 강호인들과는 조금 달랐어요. 세속의 사업을 하면서 방해되면 강호인을 없애려고만 했으니까요.”

곽범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드는군요. 강호가 세상과 다르게 이어져 왔다면 강호의 물산도 세상과 다른 게 많지 않을까 하고요. 영단, 영물, 보물, 신병이기 외에도 더 있겠지요.”

양설은 말을 이어갔다.

"세속에 착한 사람과 악한 자가 섞여 있듯이 강호도 마찬가지고, 어느 쪽이든 사람들 세상이고 문물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곽범은 한숨을 쉬었다.

"막는 자는 모두 벤다! 내가 나도 모르게 패도를 추구하고 있었군요.”

"막지 않는 자는 무시한다! 도 있었지 않겠어요?”

양설이 미소를 머금었다. 곽범의 생각이 바뀌는 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양설은 속으로는 기뻐하면서도 곽범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걸 잊지 않았다.

"제 무공이 조금 늘게 되니 강호를 다르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당신을 감히 거스르려는 게 아니랍니다.”

곽범이 우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강호에 들어가도 벗을 사귀지 못해요.”

양설은 손을 뻗어 곽범의 손을 어루만졌다.

"그럼 또 어떤가요? 사람이 갈 수 있는 길이 어떤 게 있는지 보고 그 길 끝에 무엇이 있는지를 보면 되지요. 제 생각으로는 사람이 가진 가능성이 강호를 열었고 강호인을 만들어 온 것 같아요.”

곽범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식구들을 구하고 봅시다.”

양설은 곽범의 손을 꼭 잡으며 마음을 달랬다.

양설도 곽범도 화가 나있고 식구들을 잃게 될까봐 두려워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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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

다시 지마태상의 거처였던 폐허

전마태상; [이...이건!] 손 내민 채 부릅

지마태상(용무극); [크읏!] 쿵! 쿵! 신음하며 서너 걸음 물러나고

부웅! 그런 지마태상(용무극) 앞에 태극 형상의 원형 벽이 형성되어 있다.

전마태상; [천... 천마혼원강기?] 눈 부릅

지마태상(용무극); [흐흐흐! 천마의 삼대절기를 자네만 얻은 게 아니라네!] 웃으며 입가의 피를 소매로 닦고. 지마태상(용무극) 앞에는 반투명한 태극모양의 방패가 떠있고

지마태상(용무극); [애첩과 제자들에게 배신당한 천마는 본처인 천마귀비(天魔貴妃)에게 천마혼원강기의 비급을 주어 마교를 탈출하게 했었지.]

지마태상(용무극); [마교를 탈출할 당시 천마귀비는 임신한 상태였고...] [천마귀비가 낳은 아들은 천마혼원강기를 바탕으로 한 가문을 창시했었다.]

전마태상; [네놈... 본좌가 생각하는 그 가문을 멸망시킨 게 천마혼원강기의 비급을 얻기 위해서였구나.] 분노하고

지마태상(용무극); [비급을 손에 넣은 노부는 천마혼원강기를 익힌 것으로 끝내지 않았다.]

 

<천마혼원강기의 뒷부분을 훼손한 후 그것을 욕심 많은 어떤 인간 손에 들어가게 만들었다.> 진짜 지마태상이 비급을 들고 흥분하는 것 떠올리도. 수많은 서가가 있는 도서관 분위기의 장소. 서가 사이에 숨듯이 서서 그걸 보고 있는 진짜 용무극

<그 결과 눈에 가시 같던 계집을 미치게 만들 수 있었다.> 지하광장에 스스로 묶여서 몸부림치는 혈모의 모습 배경으로

 

전마태상; [혈모의 신상에 변고가 생긴 게 네놈이 꾸민 짓이었느냐?] 분노

지마태상(용무극); [욕심이 남달랐던 인간의 손을 빌리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렇다.] 얼굴이 벗겨진 지마태상을 떠올리며 웃고

전마태상; [죽일...] 분노

지마태상(용무극); [노부가 상정하지 못한 변수는 자네가 천마자전신강을 얻은 것이네만...]

지마태상(용무극); [자네는 결코 노부를 어찌 할 수 없다네.]

지나태상(용무극); [천마자전신강이 최강의 창이라면 천마혼원강기 역시 무적의 방패이기 때문이야!] 징징! 그의 앞에서 진동하는 방패

전마태상; [으득! 수박 겉핥기로 배운 천마혼원강기 정도로 본좌의 천마자전신강을 막아낼 수 있을 것 같으냐?] 쩌어어엉! 다시 천마자전신강을 일으키고

지마태상(용무극); [확실히 자네의 천마자전신강은 두려운 수법이네.] [하지만 이 싸움, 결국에는 노부가 이길 수밖에 없어!]

전마태상; [무슨 헛소리를...!]

지마태상(용무극); [노부에게는 천마혼원강기 외에도 비장의 한 수가 있기 때문일세!] 말하며 양손가락 끝을 나란히 잇대 이마를 가리고

전마태상; [비장의 한수?] 불신. 그때

지마태상(용무극); [바로 이것이네!] 끝을 잇대었던 손가락을 좌우로 확 벌려 떼며 기합. 다음 순간

쩌어어엉! 지마태상(용무극)의 이마가 수직으로 갈라지며 엄청난 빛이 폭발한다. <드래곤 볼>에서 <태양권>을 쓰는 것과 같은 효과다.

전마태상; [이...이건!] 빛의 폭발에 정면으로 노출되어 비틀거리며 경악하는 전마태상.

주변의 사물이 하얘지는 전마태상

전마태상; [극품마안(極品魔眼)!] [네... 네가 어떻게 극품당의 무공을...!] 손으로 눈을 가리며 휘청. 일시적으로 장님이 되었음.

지마태상(용무극); [저승에 가면 위천사란 어리석은 늙은이가 가르쳐 줄 걸세!] [나와라!] 딱! 손을 쳐들어 손가락을 튕긴다

콰쾅! 슈욱! 순간 전마태상의 앞 뒤의 바닥이 박살나며 두 명의 독종독인이 치솟고

온몸에서 검은 촉수를 넘실대며 전마태상을 끌어안으려는 독종독인들

전마태상; [물러나라!] 콰앙! 정면의 독종독인 가슴에 천마자전신강을 날리는 전마태상. 눈을 감은 채인데. 감은 눈에서 핏물이 흘러내린다.

콰득! 꾸에엑! 천마자전신강에 맞아 가슴이 그대로 뭉개져 날아가는 앞쪽의 독종독인. 하지만

콰득! 등 뒤에서 그대로 전마태상을 끌어안는 두 번째 독종독인.

치치치! 독종독인의 팔과 몸에 닿은 전마태상의 몸이 그대로 녹아들어가고

[크아아악!] 비명을 지르는 전마태상.

 

#295>

기시갱 옆에 새로 무덤이 하나 생겼다. 그 무덤 앞에 서있는 청풍. 무덤 앞에 세워진 바위에는 <殺人客主之墓>**살인객주지묘**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용무극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림지존(武林至尊)이다. 마교 대발호의 저지도, 무림의 평안도 그자의 안중에는 없다! 마교도 구중천도 그자에게는 단지 장애물에 불과할 뿐이다.> 살인객주의 말을 떠올리는 청풍

<나한원의 후손이며 천하제일인인 네 아버지는 용무극이 반드시 넘어야할 대상이었고 그래서 할애비를 동원하여 제거하려는 음모를 꾸몄던 것이다.> 무덤 앞에 세워진 비석을 보는 청풍.

<용무극은 다시없을 효웅이다. 이제껏 단 한번도 자신의 진정한 능력을 다 내보인 적이 없다. 필살의 자신이 없다면 그자를 찾아가지 말아라.> 주먹이 부르르 청풍

청풍; [죄송합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분부를 거역할 수밖에 없습니다!] 무덤에 포권하고

청풍; [이번이 아니면 언제 다시 극품당주에게 접근할 수 있을 지 기약이 없습니다.] [해가 뜨기 전에 그자를 죽이든 제가 죽든 결판이 날 것입니다!] 돌아선다

청풍; (가혹한 운명이로구나!) 용설약을 떠올리고

<내 아이를 갖은 여자의 조부를 내 손으로 죽여야만 하다니...> 기시갱에서 멀어지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296>

다시 지마전.

[크아아아!] 폐허가 된 건물 가운데에서 비명 지르는 전마태상. 치치치! 주르르! 독종독인과 잇닿은 부분의 그의 몸이 녹아내리고 있다.

크르르! 그 앞에서는 가슴이 뭉개진 독종독인이 일어나려 애쓰며 신음하고 있고

전마태상; [독... 독종독인! 독종독인이구나!]

지마태상(용무극); [허허! 이제는 노부에게 패했음을 납득하겠는가?]

전마태상; [네... 네놈 지마태상이 아니로구나!] 몸부림치며 이를 갈고

지마태상(용무극); [이상한 소릴 하는군! 노부가 지마태상 위천사 임은 자네도 인정한 바가 아니었던가?]

전마태상; [개...개소리!]

전마태상; [네놈은 분명 극품당의 너구리 용무극일 것이다!]

지마태상(용무극); [망상이 심하구먼!] 혀를 차고

지마태상(용무극); [은혜를 베풀어 한시라도 빨리 해탈하게 해줘야겠어!] [삼호!] 말하며 손짓하고. 그러자 가슴이 뭉개졌던 독종독인이 비틀비틀 전마태상에게 다가간다. 치이잉! 그 독종독인의 손에서 천독강기가 채찍처럼 뻗어나오고

그 채찍으로 전마태상의 머리를 후려치려는 독종독인. 그때

[안돼!] 비명과 함께 날아드는 굵은 창 하나.

콰작! 팔뚝 정도 굵기의 창이 그대로 독종독인의 몸을 아랫배를 비스듬히 뚫어버린다. 꾸에엑! 비명을 지르며 뒤로 비틀거리는 독종독인

지마태상(용무극); [허어! 창을 던져서 금강불괴나 다름없는 독종독인의 몸을 관통하다니...! 내공이 얼마나 심후한 것인가?] 놀라고. 직후

[오라버니!] 화라락! 비명과 함께 전마태상의 뒤로 날아 내리는 인물. 음양선고

지마태상(용무극); [음양선고?] 흠칫하는데

음양선고; [이 마물! 오라버니를 놔라!] 외치며 둥근 구슬을 전마태상을 끌어안고 있는 독종독인의 등에 던지는 음양선고.

퍼엉! 화아악! 구슬이 독종독인 등에 맞아 터지며 불길이 확 일고.

꾸에에엑! 비명과 함께 거센 불길에 확 휩싸이는 독종독인.

끄으으! 불길에 휩싸인 채 비틀거리며 전마태상을 풀었던 팔을 푸는 독종독인.

전마태상; [꺼져라!] 쾅! 돌아서며 그놈의 가슴에 강력한 일장을 먹이고

펑! 멀리 날아가 쳐박히는 독종독인

전마태상은 앞으로 무너지듯 주저앉고

음양선고; [오라버니!] 급히 전마태상에게 달려가는데

전마태상; [오...오지 마라! 위험하다!] 손 들어 저지하는 전마태상. 그의 팔과 등이 줄줄 녹아내리고 있다. 녹아내린 살 속에서 뼈가 드러나고

음양선고; [이럴 수가...! 이럴 수가...!] 전마태상의 끔찍한 모습 진저리를 치는 음양선고

지마태상(용무극); [흐음! 너무 대담하다 싶었는데... 너 역시 음양선고가 아니로군!] 다가서는 지마태상(용무극).

음양선고; [바득! 물론 난 음양선고가 아니다!] 이를 갈고

츠츠츠! 변하는 음양선고의 얼굴

쿵! 완전히 변한 음양선고의 얼굴. 바로 무저금마갱을 지배하던 금마사주 중 흡정마녀다. 정체는 제일마왕 천앙서시지만 흡정마녀로 표기

지마태상(용무극); [제일마왕 천앙서시냐?] 눈이 번쩍

흡정마녀; [한 눈에 날 알아보지 못하다니... 넌 역시 지마태상이 아니로구나!] 이를 갈고

지마태상(용무극); [허허! 또 이상한 소릴 듣는군! 내가 위천사가 아니면 누가 위천사란 말인가?]

흡정마녀; [헛소리!] 피핑! 다시 몇 개의 구슬을 던지고

퍼펑! 확 일어나는 연기. 연막탄이다.

흡정마녀; [오늘은 오라버니 때문에 물러간다만... 다음번에는 반드시 죽이고 말겠다!] 연기 속으로 사라지며 이를 갈고

지마태상(용무극); [그냥 가시려고?] 피잉! 무언가를 던져내고

[큭!] 연기 속에서 흡정마녀의 신음소리

연기 속에 서서 손을 쳐드는 지마태상(용무극). 그의 손을 따라 연기들이 똘똘 뭉치고

연기가 걷히는 장내. 하지만 이미 흡정마녀와 전마태상은 없다. 창에 꿰뚫리고 불에 그슬린 두 명의 독종독인만이 비틀거리고 있을 뿐. 그리고 여기 저기 뿌려져 있는 피

지마태상(용무극); [극품추혼정에 맞고도 달아날 기력이 남아있다니...!] [허허! 천앙서시가 내공만으로는 삼태상에 필적한다는 소문이 사실이었군!] 피를 흘린 흔적 보며 웃고

지마태상(용무극); [하지만 오래 남을 목숨을 아니지!] [추살하라!] 딱! 손가락을 튕기고.

콰쾅! 화악! 폐허를 뚫고 날아오르는 여러 개의 검은 그림자. 독종독인들이다.

쏴아아! 마신처럼 허공을 날아 지마전 밖으로 날아가는 독종독인들

지마태상(용무극); [피를 좀 보긴 했지만 덕분에 깨끗한 뒷마무리가 되겠어!] [스스로 종적을 감춰버려 심복의 화근으로 남았던 년놈들이 제 발로 죽으러 찾아와줬으니...!] 껄껄 웃는다.

 

#297>

[!] 마교 총단쪽으로 날아오다가 놀라는 청풍.

멀리 마교 총단이 보이는 데. 그 중심부에서 불빛들이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다.

청풍; (이 깊은 밤에 수많은 등과 횃불들이 움직이고 있다.) 휘익! 높직한 바위 위에 내려서며 살펴보고

청풍; (저곳은 지마전 쯤일 텐데...) (지마전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겠구나.) 고개 빼며 살펴보고. 직후

[!] 눈 번뜩이는 청풍.

두 개의 작은 그림자가 마교 총단을 빠져나오는 게 보인다. 아주 멀어서 누군지는 분간이 안되고. 남쪽으로 날아간다.

청풍; (마교 총단에서 급히 빠져나오는 자들이 있다.)

청풍; (지마전 근처에서 일어난 소동과 관련 있을 것이다.) 파앗! 몸을 날리고

두 개의 작은 그림자가 날아가는 남쪽으로 날아가는 청풍

 

#298>

마교가 멀리 보이는 황량한 바위산. 바위산 위로 나있는 위태로운 길. 한쪽은 경사가 완만하지만 한쪽은 깎아지른 절벽이다. 시간은 여전히 밤.

휘익! 허공에서 절벽 위의 길로 날아 내리는 두 개의 그림자.

[큭!] 나뒹구는 흡정마녀. 멀지 않은 곳에 역시 떨어져서 나뒹구는 전마태상.

흡정마녀; [지... 지독하구나 극품추혼정!] 가슴을 누르며 신음. 그녀의 가슴에 박혀있는 극품추혼정. 아주 깊이 박힌 건 아니다.

흡정마녀; [내공을... 맹렬한 속도로 빨들이고 있다.] 덜덜 떨며 일어나고. 한손으로는 극품추혼정을 움켜잡은 채.

[크으으...!] 그녀와 멀지 않은 곳에 쓰러져 신음하는 전마태상

흡정마녀; [오...오라버니!] 비틀거리며 전마태상에게 가고

전마태상; [나...난 틀렸다.] [곧 추격이 따라붙을 테니 어서 여길 떠나라!] 쓰러진 채 헐떡. 치치치 몸의 여기저기가 녹고 있다. 독종독인에게 끌어 안겨졌던 부분

흡정마녀; [그럴 수는 없어요!] [오라버니를 두곤 절대 못 가요!] 전마태상의 팔을 잡아 부축해서 일으키려는데

쿵! 거대한 돌덩이처럼 두 사람 뒷쪽에 내리꽂히는 시커먼 괴인. 바로 독종독인.

깜짝 놀라 돌아보는 흡정마녀와 전마태상. 둘 다 주저앉은 자세

크크크! 쉭! 쉭! 마귀처럼 웃으며 다가서는 독종독인의 몸에서 수십 가닥의 천독강기가 촉수처럼 너울거리고.

흡정마녀; [독...족종독인!] 공포에 질리며 급히 일어나고

전마태상; [빨...빨리 떠나라!] [놈들은 영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한 놈에게 발각 된 이상 다른 놈들도 전부 이리로 몰려들 것이다!] 일어나 앉으려 애쓰며 외치고

흡정마녀; [이... 이놈의 극품추혼정만 아니어도...!] 가슴에 박힌 극품추혼정을 뽑아내려 애쓰며 신음하고

치치치! 독종독인이 내뿜는 촉수에 닿은 주위의 바위들이 줄줄 녹는다.

흡정마녀; (가... 가공할 독기...) 맞서 싸우려 하면서도 공포에 질리고

손으로 뿜어낸 긴 촉수를 쳐들었다가 흡정마녀를 치려는 독종독인

그것 올려다보며 절망 표정 흡정마녀. 그때

쐐액! 날아드는 뇌정인.

그대로 독종독인을 궤뚫어 버리는 뇌정인. 크엑! 비명 지르며 휘청하는 독종독인. 독종독인은 살아있는 인간이 아니라 몸이 관통당해도 죽지는 않는다.

흡정마녀; [뇌정인! 설마...!] 놀라고 기쁘고

[!] 겨우 일어나 앉은 전마태상도 눈 부릅 뜰 때

청풍; [쓰러져라 마물!] 화악! 경사가 완만한 쪽에서 폭발적으로 뛰어오르며 왼손을 치켜든 채 외치고. 독종독인의 뒤쪽이다.

쩌엉! 청풍의 왼손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들 중 정화지환이 빛이 나고

쩌억! 정화지환에서 시뻘건 불의 칼이 뻗어나와 청풍의 손에 잡히고

쩍! 불의 칼로 독종독인의 들과 어깨를 내리치는 청풍. 불의 칼날은 독종독인의 어깨에 깊숙이 파고 들고

흡정마녀; [청풍아!] 환호성

화악! 불길에 휩싸이는 독종독인. 크에에엑! 비틀거리며 비명을 지른다. 역시 즉사하지는 않고

청풍; [누님! 괜잖으십니까?] 지면에 날아 내리고. 독종독인을 흡정마녀와의 사이에 둔 위치다. 그 직후

카아아! 돌아서며 청풍에게 손을 젓는 독종독인. 그자가 손을 젓는 대로 검은 기운이 내뻗히고

투쾅! 채찍처럼 변해 청풍에게 날아드는 시커먼 천독강기

흡정마녀; [위험해!] 비명 지를 때

청풍; [큿!] 투쾅! 화악! 정화지환으로 뽑아낸 불 칼을 휘둘러 천독강기를 퉁겨내고

크아아아! 괴성을 지르며 청풍에게 덮쳐드는 독종독인. 온몸에서 시커먼 촉수들이 내뿜어지고. 그 앞에서 불칼을 비껴든 채 아연긴장 하는 청풍. 하지만 그 직후

쩡! 독종독인의 등판에 작렬하는 벼락. 천마자전신강이 강타한 것.

비틀거리며 일어나는 자세로 벼락을 날린 전마태상

꾸엑! 괴성을 지르며 청풍 앞으로 허우적거리며 달려드는 독종독인

급히 옆으로 피하는 청풍.

쐐애애액! 그 옆을 지나 앞으로 날아가는 독종독인. 절벽을 따라 달리는 모습이고

청풍; (기회!) 쾅! 오른손으로 강력한 장풍을 날려 독종독인의 옆구리를 친다.

쾅! 청풍이 날린 장풍에 등쪽 옆구리를 맞고 옆, 앞으로 밀려나는 독종독인. 절벽 쪽으로 밀려난다. 하지만

콰득! 놈의 발이 절벽 모서리를 딛으며 버티고. 그 바람에 절벽 아래로 떨어지지는 않지만

청풍; (한 번 더!) 다시 오른손으로 장풍을 날리려 하는데

꽝! 벼락이 날아들어 독종독인의 등쪽 옆구리를 강타하고

전마태상이 다시 벼락을 날린 모습이다. 흡정마녀가 전마태상을 돌아보고

크에에엑! 붕 떠오르며 비명 지르는 독종독인. 독종독인이 붕 떠서 밀려 간 곳은 절벽 쪽이다.

쐐애액! 그대로 절벽 아래 떨어지는 독종독인.

청풍; (가공할 파괴력을 지닌 무공이다!) 놀라며 전마태상을 돌아볼 때

[끄윽!] 겨우 일어나 한 무릎 꿇고 있던 전마태상이 거의 녹아내린 팔을 들어 손을 내뻗고 있다. 그의 손아귀에서는 아직도 벼락이 지직거리고.

흡정마녀; [오라버니!] 전마태상에게 달려가 팔을 잡고 부축하며 울상이고

청풍; (대체 무슨 무공이기에 저런 파괴력을 보이는 것일까?) 다가가고

전마태상; [크으으! 청풍! 너...너로구나!] 손을 떨구며 주저앉으며 신음

청풍; [!] 무언가 깨닫고

청풍; [철...철마 어르신이십니까?] 놀라며 서둘러 전마태상에게 다가가고

전마태상; [흐흐흐! 노부가 아주 복이 없진 않군 그래! 숨이 끊어지기 전에 널 보게 되다니...!] 책상다리를 하고 앉으며

청풍; [노...노야!] 복잡한 표정으로 전마태상 앞에 무릎을 꿇고

전마태상; [길게 회포를 나눌 시간이 없는 것이 유감이로구나. 이...이걸 받아라!] 덜덜 떨리는 손으로 품에서 낡은 지도를 하나 꺼낸다. 천마장한도다.

청풍; [이건...] 엉겁결에 두손으로 받는 청풍

전마태상; [천마조사께서 최후를 마친 천마연을 찾아갈 수 있는 지도다.] [뒷편에 구체적인 위치와 노부가 천마자전신강을 연마하면서 깨달은 심득을 적어놨으니 도움이 될 게다!]

청풍; [노야께서 전마태상이셨습니까?]

전마태상; [허허! 누가 널 속일 수 있겠느냐?] 웃고

전마태상; [그렇다! 노부가 바로...!] 말하려는데. 크아아아! 우우우우! 멀리서 들리는 괴성.

흡정마녀; [독...독종독인!] 겁에 질려 신음하고. 청풍도 반사적으로 돌아보고

전마태상; [천앙서시! 명을 받으라!] 갑자기 엄숙하게 말하고. 흠칫 흡정마녀와 청풍

청풍; (흡정마녀가 바로 십대마왕의 첫째 천앙서시!) 놀라고

흡정마녀; [옥소연(玉素鳶)! 태상의 분부를 기다립니다!] 전마태상 앞에 무릎을 꿇으며 포권하고

전마태상; [네가 전마전의 차기 전주다! 소임을 다하라!] 흡정마녀 앞에 철패를 하나 던진다. 戰魔令**전마령**이란 글이 적힌 영패다.

흡정마녀; [오...오라버니!] 충격. 눈물

전마태상; [그 괴물들이 몰려오고 있다. 바로 이곳이 나 전마태상 초패강의 발길이 멈출 곳이다!] 의연하게 하늘을 보고

흡정마녀; [오라버니! 아직 늦지 않았으니...!]

전마태상; [절벽 아래를 살펴봐라!] 절벽 쪽을 보며 말하고

급히 절벽으로 가는 흡정마녀

[!] 내려다보다가 경악하는 흡정마녀.

까마득한 절벽 아래쪽, 무언가 움직이고 있다.

절벽 아래로 추락했던 독종독인이 멀쩡한 채 절벽을 기어오르려 한다.

흡정마녀; (이... 이렇게 놓은 곳에서 떨어지고도 멀쩡하다니...) 몸서리치고

청풍; (신녀금역에서도 독종독인을 해치우느라 진땀을 뺐었지.) 전마태상 옆에 무릎 꿇고 앉아 흡정마녀를 돌아보고. 신녀금역에서 독종독인을 죽이느라 악전고투 펼쳤던 장면 떠올리며

전마태상; [놈들을 죽일 수 있는 수단은 아마도 십성(十成) 수준의 천마자전신강 뿐일 것이다!]

돌아보는 청풍과 흡정마녀

전마태상; [하지만 노부는 복수심에 휩싸여 복귀를 너무 서둘렀다!] [겨우 오성의 천마자전신강으로는 절대무적(絶代無敵)이라 할 수도 없었거늘...!] 자조하며 웃고

청풍; (방금 전의 그 공격이 겨우 오성 수준이었다고?) 놀라고

전마태상; [노부가 준 나한금단(羅漢金丹)을 아직 갖고 있느냐?] 청풍에게 묻고

청풍; [예!] 흠칫하며 품속에 손을 넣고

청풍; [여기 있습니다!] 품속에서 기름종이에 싼 알약을 하나 꺼내 전마태상에게 내민다

전마태상; [용케도 노부 앞에서 이걸 먹는 시늉을 했구나!] 받으며

청풍; [북망귀왕 어른의 손재주를 좀 응용했을 뿐입니다. 흡정누님의 경고도 있고 해서...!] 흡정마녀를 곁눈질. 쑥스럽게

전마태상; [허허! 다행이다. 잘 된 일이야!] 알약을 싸고 있는 기름종이를 벗기고

전마태상; [사실 이건 소림사의 영약 나한금단이 아니고 증폭철마정(增幅狂魔精)이란 마약이다. 복용하면 순간적으로 몇 배의 힘을 발휘할 수가 있지!]

전마태상; [노부는 네가 이 마약의 힘을 빌어 지마태상을 잠시나마 저지해주길 바랬었다.] 증폭철마정을 입에 넣는다

흡정마녀; [오라버니!]

청풍; [노야!] 기겁하는 두 사람

전마태상; [흐흐! 괜잖다!] [세상 만물에는 다 쓰임새가 있는 법이야!] 운기조식에 들어가고. 그때

쿵! 쿵! 허공에서 내리꽂히는 세 명의 독종독인. 앞쪽에 한명, 뒤쪽에 두명. 깜짝 놀라 독종독인들을 돌아보는 흡정마녀와 청풍

크크크! 키키! 세 명의 독종독인들이 청풍 일행을 향해 마귀처럼 다가선다

청풍; [누님! 노야를 모시고 피하십시오! 제가 시간을 벌겠습니다!] 오행신지환을 움켜쥐고 앞으로 나서고

[크크크! 그럴 필요 없다 청풍!] 뒤에서 들리는 음산한 웃음

[헉!] 돌아보다가 기겁하는 청풍. 거대한 그림자가 그의 뒤로 다가선다. 키가 거의 3미터에 가깝게 변한 전마태상이다. 두 눈에서 광기가 이글거리고 뚜둑! 투툭! 온몸의 근육이 살 밖으로 튀어나오려고 한다

청풍; [노...노야!] 놀라 비틀 옆으로 물러서고

전마태상; [크크크! 잘 봐둬라 노부의 별호가 왜 전마태상인지를!] 청풍을 지나치며 마귀처럼 웃는다. 그 앞쪽에 독종독인 한명이 있다.

카아아! 덮쳐드는 독종독인

전마태상; [꼭두각시 따위가!] 외치며 천마자전신강을 후려쳐낸다. 꽈르르릉!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한 벼락이 전마태상의 손짓에 따라 날아가고

콰아아앙! 천마자전신강에 맞아 그대로 박살나버리는 독종독인

<저것이 십성의 천마자전신강!> 경악하는 흡정마녀와 청풍

전마태상; [크아아아!] 괴성을 지르며 나머지 두 명의 독종독인을 덮쳐간다.

콰드드드! 강철같은 양팔로 두 명의 독종독인 목을 조여대는 전마태상.

카아아아! 괴성 지르며 손으로 촉수를 일으켜 거인으로 변한 전마태상의 몸을 휘감는 두 명의 독종독인. 그들의 촉수에 휘감긴 전마태상의 몸이 줄줄 녹고

흡정마녀; [오라버니!] 비명 지르는데

전마태상; [떠나라! 제삼태상으로서의 마지막 명령이다!] 돌아보며 외치고. 그런 그의 얼굴도 촉수에 감겨 녹아내리기 시작

흡정마녀; [흐윽!] 털썩 주저앉는데

청풍; [가십시다 누님!] 흡정마녀의 팔을 잡아 일으키고

청풍; [다른 독종독인들도 몰려오고 있습니다. 노야의 희생을 헛되이 해서는 안됩니다!] 카아아아! 크크크!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괴성

흡정마녀; [흐윽!] 오열하며 돌아서고

흡정마녀의 팔을 잡고 몸을 날리는 청풍.

청풍; (당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노야!) (영원히...!) 독종독인과 한 덩이가 되어 녹아들어가고 있는 전마태상을 돌아보며 날아가고

 

#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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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화

 

                   번창하는 사업

 

 

 

호숫가에는 봉사에 고자가 된 북두칠성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내외공이 높은 그들은 추위 속에 굶주리고 있었지만 죽지는 않았다.

훈련이 끝난 육연부의 계집애들은 북두칠성을 일곱 마리 개라고 바꿔 부르며 평상 밑으로 옮겨 놓았다.

첩밀관 장영이 북두칠성의 심문을 맡았다.

심문이라고 해봐야 각자의 이름만 물어보고 더 묻지 않았다.

언덕 너머의 기문진 속에 갇혀 있는 놈들도 바글바글하다.

그들이 외치는 소리, 서로 싸우는 소리가 언덕을 올라가면 들을 수 있었다.

내버려 두는 것만으로도 고문이다.

강호인들이니 며칠 가둬둔다고 얼어 죽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장영은 천천히 심문할 작정을 했다.

 

***

 

은희는 다음날부터 종리율 등의 도움을 받아서 목장 공사를 일으켰다.

원래 고용하려 했던 늙은 목수 두 사람을 부르고, 겨울이라 일이 없는 인근의 목수들도 되는 대로 청했다.

잡일을 하는 사람들이 날마다 마차방 앞에 모였다.

지우는 그들을 데리고 목장으로 가는 도로 공사를 하였다.

마차가 다니는 궤도가 이미 깔려있는 대로에서 목장까지는 십리 남짓한 거리였다.

먼저 소와 말에 쟁기를 달아 거친 십리 길을 평탄하게 다듬었다.

그런 다음 짐마차에 자갈을 실어 와서 길을 단단하게 메우고 다져서 궤도를 만들었다.

서로 비켜갈 수 있는 우회궤도는 1리마다 설치하였다.

그 사이에는 궤도에 들어갔다가 나올 수 있는 입출 궤도도 설치했다. 오가던 마차들이 마주쳤을 때 한 마차가 비킬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겨울이라 땅 파는 일이 더뎠지만 노동력은 풍부했다.

은희는 봉사가 된 북두칠성을 큰 힘이 필요한 곳마다 보내서 소처럼 부렸다.

언덕 뒤의 기문진 속에 갇혀있는 자들도 끌고 와서 일을 시켰다.

말이나 돈을 받은 자들은 풀어주었다.

몸값을 치르지 못한 포로들은 체념하고 노동에 종사했다.

칼질 주먹질 밖에 할 줄 몰랐던 자들이 밥을 얻어먹기 위해 거친 노동에 내몰렸다.

그들을 이용하여 호숫가에는 건물을 지을 땅고르기가 진행되었다.

목장 부지 안의 도로들도 만들어졌다.

호숫가와 산에 있는 돌을 떼서 건물과 담장, 바닥에 쓸 준비를 하였다.

석수들이 돌을 쪼는 소리가 호수의 얼음을 짜랑짜랑하게 울렸다.

인부들이 임시로 거처할 천막과 밥을 짓는 천막들이 피난처를 연상시키며 늘어섰다.

 

은희의 목장 공사는 하호성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대역사였다.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도 줄을 이었다.

공사가 시작되자 계집애들도 전부 매달려 현장을 감독하거나 생각을 짜내서 도왔다.

검술 훈련은 새벽에 연무장에서 하는 것으로 만족해야했다.

너무 바빠서 집안일 할 사람들을 구하지 않을 도리가 없어졌다.

동진은 가난한 집 여자들 열명을 고용해서 썼다.

 

***

 

3월이 되니 대규모 인력을 투입한 궤도가 완성되었다.

목장에는 터 고르기가 끝나고 담장 공사가 시작되었다.

호수 남쪽 4분지 1에서 시작하여 언덕배기를 에워싸는 석담 축조에는 200명 가량의 인력이 투입되었다.

궤도를 달리는 마차들로 실어온 목재들로 건물들이 올라갔다.

건축 자재들은 산더미처럼 쌓였다가 없어지기를 반복했다.

은희는 단순한 목장이 아니라 큰 장원을 만들고 있었다.

담으로 구획된 한 곳에는 닭장들이 옮겨왔다.

다른 구획에는 사람 장사로 번 말들이 들어갔다.

사람이 머물 건물들은 산중에 지어진 큰 절을 참조하였다.

소나 말 대신으로 밖에는 쓸모없는 강호인들 외에 닭을 치고 말을 키우며 목장을 관리할 사람도 오십 명 가까이 고용했다.

투입된 돈이 3천냥에 가까웠다.

은희는 강호 세력들에게 뜯어낸 속죄금으로 그 비용을 다 충당했다.

단아가 계집애들을 지휘하여 야생마를 세 무리, 40마리나 잡아와서 마사에 넣었다.

대규모 공사와 그에 부수한 일들을 해보면서 은희와 계집애들은 큰일을 꾸미고 진행하여 어떻게 성공시키는 가에 눈이 트였다.

늘 자기가 먼저 생각했던 거라 말해서 욕먹던 계집 미연(美姸)이 두각을 드러냈다.

미연은 여러 가지 장치에 대한 의견을 내고 기술자들의 도움으로 직접 만들기도 하면서 공사에 큰 공을 세웠다.

그 보상으로 미연은 기공관(起工官) 자리를 꿰찮다.

 

3월 말부터 차를 실은 마차들이 육연부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차 도매 사업이 활기를 띠었다.

암말들을 데려다가 새끼를 가지게 해서 목장으로 내보냈다.

4월 말이 되자 완공된 건물들이 생겨났고, 5월 중순쯤에는 중요 공사가 마무리되었다.

닭장에는 자연 부화시킨 노란병아리들이 바닷가 모래를 연상시킬 만큼 많았다.

 

곽범과 양설은 이따금씩 목장에 나와 보았다.

파란 기와를 얹은 긴 담장이 굽이굽이 언덕을 타고 넘어 호수에 이어져 있는 모습만으로도 장관이었다.

300 마리에 가까운 말들이 담으로 에워싸인 축사 영역에서 풀을 뜯고 있었다.

은희가 처음 계획했던 대로 말 훈련을 겸해서 수차를 돌려 언덕 위로 끌어올린 물이 목초지를 풍성하게 했다.

말들 사이로 닭들도 돌아다녔고, 닭똥은 훌륭한 거름이 되었다.

목장에서 공사하던 사람들은 대부분 빠져나갔다.

늙은 목수 두 사람과 십 여 명의 인부들만이 남아서 자잘한 손을 보거 있었다.

본의 아니게 종살이를 하게 된 강호인들의 숫자는 북두칠성을 제하고도 30여 명이었다.

그들은 목장의 경비와 허드렛일에 투입되었다.

원래 조직에서 버림받았거나 말과 바꾸어 데려가줄 가족이 없는 자들이었다.

절망하던 중 그들은 육연부의 위상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

육연부에 남으면 강호의 험난함에서 벗어나 안전하게 살 수 있다.

30여명의 강호인들은 기꺼이 종살이를 할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북두칠성은 목장에서 일하는 짐승에 지나지 않았다.

목줄을 하지는 않았지만 방울 소리를 듣고 따라가서 시키는 일을 해야 했다.

개처럼 한 그릇에 밥과 반찬을 던져주면 수저도 없이 손으로 먹었다.

북두칠성은 노동을 하는 외에는 무력을 사용할 수도 없었다.

명령을 어겼다가는 강호에서 저지르고 다녔던 악행의 대가를 혹독한 채찍질로 치렀다.

원래가 중이었던 그들은 일이 없을 때면 가부좌를 하고 참선을 하면서 시련을 견디고 있었다.

 

"은희는 역시 통이 커요. 이 큰 일을 다 해내다니.”

양설은 몸을 사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일을 해내는 은희를 칭찬했다.

은희가 한숨을 쉬면서 한쪽을 가리켰다.

"낭낭, 저기를 못 막았어요.”

"저기는 호수잖아?”

양설이 물었다.

은희가 말했다.

"말들 중에 헤엄을 잘 치는 놈들이 있더라구요. 호수에 물먹으러 들어가서 헤엄쳐서 도망가요. 배도 없어서 붙잡아 오는 데 애를 먹었어요.”

"호수에 수정(水亭)과 다리를 만들어서 막아야겠네.”

"네, 저 쯤에 수정을 짓고 다리를 북쪽과 동쪽으로 만들어 둘러쳐 막아야겠어요.”

단아가 끼어들었다.

"이런 산중 호수 밑에는 바위가 많아서 물이 얕은 곳이 있어요. 수심을 조사해보고 만들면 좋겠네요. 수정도 얕은 곳에 만들고, 수정 주변에 섬을 만들어도 좋겠네요. 여름에 들어가서 놀게.”

은희가 토를 달았다.

"이제 돈 없어. 닭하고 계란 팔아서 수정 지으려면 몇 달 걸려. 말들은 그 새 자꾸 도망가려 할 거고.”

"그럼 물가에 울타리를 쳐. 말들이 물을 꼭 거기서 먹어야 하는 거 아니잖아. 수차로 퍼올린 물이 고일 웅덩이들만 만들어줘도 되잖아.”

단아가 의견을 냈다.

은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수정은 굳이 만들 필요없네. 돈도 안 되는데 그걸 왜 만들어.”

지우가 펄쩍 뛰며 말했다.

"야! 손님도 청해서 묶고 가게 하고 해야지. 그거 다 돈 되는 거야. 예쁜 배도 만들어서 뱃노래도 할 수 있게 하고. 낚시 좋아하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은데.”

"그럼 네가 반 부담해라.”

은희가 코웃음을 쳤다.

지우가 물러서며 대꾸했다.

"내가 무슨 돈 있어?”

단아가 꼬질렀다.

"낭낭, 얘 돈 많아요. 여기 부지 살 때 1500냥 꿍쳤어요.”

양설이 깜짝 놀라고 지우가 단아와 은희를 노려보았다.

"이 배신자들!”

양설이 곽범에게 물었다.

"당신이 받은 거 아니었어요?”

"난 당신이 받은 줄 알았어요.”

곽범이 대답했다.

다들 해먹고 꿍치고 훔치고 뇌물 받는 줄은 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우의 경우에는 규모가 달랐다.

양설이 지우를 보며 감탄했다.

"너도 통 크구나. 그 만큼 꿀꺽하고 잠이 편하게 왔어?”

단아가 말했다.

"쟤 뻔뻔한 거하고 배짱 빼면 아무 것도 없어요. 거짓말까지 해요. 자기가 집에 일꾼 다 고용할 거라더니 결국 감독님이 했잖아요.”

양설이 단아에게 물었다.

"넌 알고 있으면서도 말 안했어?”

"고물이라도 좀 생길 줄 알았죠. 영 아니었지만요.”

양설이 한숨을 쉬었다.

"내가 하루에 몇 전 벌면서 기뻐하고, 나으리가 한 두 냥 벌어다 주면 감격하던 게 엊그제였는데.”

지우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 다 토해내야 돼요?”

"그럴 필요 없다. 네가 알아서 쓰겠지.”

양설이 손을 저었다.

"네?”

단아와 은희가 놀라서 물었다.

지우가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그럴 줄 알았어요. 주머니 돈이나 쌈지 돈이나 그게 그거죠. 제가 가지고 있으나 낭낭이 가지고 있으나...”

양설이 물었다.

"그런데 어디 쓰려고 꿍쳐둔 거니?”

"더 모아서 전장 하나 차리게요. 그래야 안심하고 제가 돈을 빼서 쓸 수 있잖아요.”

지우가 냉큼 대답했다.

“강대인 전장하는 거 보니까 그 사업이 괜찮은 거 갈더라구요. 물어보니 만냥이면 시작할 수 있다네요.”

"운영은 누가 하고?”

"시작할 돈만 제가 마련하면 나머지는 은희가 알아서 하겠죠. 돈 있어도 전장 만드는 게 간단한 것 같지는 않더라고요. 제 능력 밖의 일이에요.”

은희가 기막혀했다.

"너 나한테 그런 말 안했잖아.”

지우가 버럭 소리쳤다.

"바빴잖아. 여기 공사하느라 눈코 못 뜨는데 어떻게 말해?”

은희가 한숨을 쉬며 물었다.

"그래서 지금 얼마 모았는데?”

"1700냥. 강대인이 200냥 불려 줬어. 지금 더 늘어나고 있을 거야.”

 

곽범은 이미 양설에게 줬던 일이고 그 돈을 움직이는 것도 양설과 식구들이 할 일이라 간섭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전장이라면 문제가 좀 달랐다.

사업이 커지면서 돈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던 차였다.

곽범은 돈을 벌기 위해서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사업은 돈을 관리하고 운용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차를 산지에서 사와서 파는 차 도매는 지금 많은 돈을 벌어주고 있었다.

강대인과 거래를 튼 후 지우도 돈화전장을 들락거렸다.

그러면서 전장 일을 눈여겨보고 강대인에게 들은 말이 있는 모양이었다.

 

"전장은 일하는 사람들이 업무를 잘 알아야 할 텐데.”

"처음에는 전장에서 일 해본 사람을 데려다가 쓴대요. 그런 사람 두 사람만 있어도 작게 하는 게 가능해요.”

곽범 말에 지우가 대답했다.

"전장을 만들자.”

곽범은 전장을 만들기로 결정해버렸다.

전장을 통해서 여러 사업장의 상태를 파악하고 계획을 세우면 모든 사업 관리가 수월해진다.

그러나 곽범이 생각한 전장은 아직 대부업을 하는 전장은 아니었다.

자기 사업에서 돌고 있는 모든 자금을 통합하여 관리하는 수준으로 시작한다면 전장 경험이 없어도 할 수 있을 것이라 보았다.

어떻게 하더라도 지금보다는 나으니까.

여기서 경험을 쌓으면 돈화전장 같은 본격적인 전장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곽범은 축부관인 은희가 전장을 관리하면서 돈을 운용하여 사업을 개척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그 자리에서 은희는 육연부의 모든 돈을 관장하는 재무관(財務官)으로 승격되었다.

벌어들인 돈은 모두 은희에게로 들어가고 나오는 모든 돈도 은희로부터 나온다.

미연이 기공관이 된 후 새로운 직책을 맡은 계집애가 없었는데 은희만 승승장구였다.

종리율과도 동급이다.

종리율은 문서를 관장하고 은희는 돈을 관장하게 되었다.

전옥을 비롯한 계집애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죽도록 애쓰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만의 길은 아직 찾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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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

실내의 풍경 한 컷. 시간이 지났음 암시.

나란히 앞뒤로 앉아 각기 운기조식중인 혈모와 청풍. 혈모도 제 정신이 돌아와 혼자 운기조식하고 있다. 청풍은 힘이 들었는 듯 땀을 뻘뻘 흘리고 있고

청풍; [후우!] 길게 한 숨을 내쉬고

천천히 눈을 뜨는 청풍.

그러다가 흠칫 청풍. 슥! 그의 앞에 내밀어지는 손수건

귀모모; [수고했다!] 올려다보는 청풍에게 손수건을 내밀고 있고

청풍; [고맙소.] 수건을 받고

청풍; (혹시 이 여자 나와 혈모가 부끄러운 짓을 하는 걸 본 게 아닐까?) 불안한 표정으로 땀을 닦고

귀모모; [노신은 귀모모(鬼母母)라 한다.] [혈모님을 기른 유모이며 혈마전의 총관이기도 하다.]

청풍; (이 여자가 사실상 혈마전의 제일고수였겠구나.) + [혈모께서는 어쩌다 저리 되셨습니까?] 운기조식 중인 혈모를 보고

귀모모; [너무도 비참한 일이지.] [마교의 가장 존귀한 분께서 십년 넘는 세월을 광녀로 보내셨으니...!] 청풍과 함께 운기조식중인 혈모를 보며 탄식

청풍; [지마태상이 무슨 짓을 한 겁니까?] 일어나며 묻고. 흠칫 귀모모

귀모모; [어떻게 지마태상 짓인 줄 아느냐?]

청풍; [얘기를 다 하자면 복잡하고...]

청풍; [다만 지마태상이 혈모님을 제거하기 위해 비겁한 수단을 동원한 건 알고 있습니다.]

귀모모; [넌...볼수록 이상한 아이로구나!] 눈이 빛나고

청풍; [마교와 친구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간단치 않은 인연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쓴웃음

귀모모; [그 일이 벌어진 것은 십일 년 전이다.] 침통

 

<혈모님은 본교의 무고 깊은 곳에서 한 권의 비급을 발견하셨는데 놀랍게도 천마조사께서 제자들에게도 전하지 않은 삼대절기 중 천마혼원강기(天魔混元罡氣)의 비급이었다.> 책과 죽간이 가득한 곳에서 비급 한 권을 발견하고 좋아하는 혈모. 당시의 나이는 20대 중반 정도

<뛸 듯이 기뻐한 혈모님께서는 즉시 천마혼원강기의 수련에 들어가셨다.> 밀실에서 돌로 만든 좌대에 앉아서 비급을 읽는 혈모

 

청풍; [그 비급이란 게 지마태상이 준비해놓은 가짜였겠군요!]

귀모모; [완전히 가짜는 아니었다.] 고개 조금 젓고

귀모모; [지마태상은 후반부가 훼손된 천마혼원경(天魔混元經)을 발견했던 것이다.]

귀모모; [하지만 후반부가 없어진 천마혼원경은 하등의 쓸모가 없었다.] [상승의 무공일수록 작은 오류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가 있기 때문이지.]

청풍; [지마태상은 쓸모없는 그 비급으로 제일태상을 해칠 음모를 꾸민 거로군요!] 고개 끄덕 청풍

귀모모; [조금만 냉정했어도 비급 후반부가 엉터리라는 걸 알 수가 있었을 텐데...!] 고개 설래

귀모모; [결국 혈모님은 천마혼원강기를 익히다가 주화입마에 빠지셨다.]

귀모모; [목숨을 잃지는 않았지만 여길 다치셔서 광기에 빠지셨지!] 손가락으로 머리를 가리키고

귀모모; [평소의 혈모님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짓을 저지르셨고...] 벌거벗은 몸으로 사람들을 때려죽이며 포효하는 혈모의 모습 떠올리고, 근처에는 벌거벗은 채 죽은 사내들의 시체도 몇 있고

귀모모; [다행히 첫 발작 직후 잠깐 제 정신이 돌아오셨다.] [그때 스스로를 대라철삭으로 묶어버리셨던 것이다.] 눈물 닦고

귀모모; [이런, 내 얘기만 하다가 이름도 못 물어봤구나. 혈모님을 구해준 대 은인인데...!] 청풍을 보며 웃고

청풍; [이청풍이라고 합니다.] 포권하고

청풍; [아시겠지만 전 혈마태상님께 큰 죄를...!] 말하다가 눈 부릅. 그의 가슴에 붙어있는 귀모모의 손바닥

귀모모; [용서해라!] 이를 악물고

번쩍! 귀모모의 손바닥과 청풍의 가슴 사이에서 빛이 폭발

펑! 대포에 맞은 듯 뒤로 붕 날아가는 청풍. 손바닥으로 장풍을 쏟아낸 자세의 귀모모 뒷모습.

콰앙! 등이 석벽에 부딛혀 석벽을 방사상으로 박살내는 청풍의 몸

청풍; [당...당신이...!] 벽에 붙은 채 피를 울컥 토하고

쿠웅! 다음 순간 앞으로 고꾸라지며 정신을 잃는다

귀모모; [비난이든 저주든 해라. 노신은 이럴 수밖에 없었다.] 이를 악물고

귀모모; [어떤 일이 있어도 혈모님의 신성(神聖)은 지켜져야 하기 때문이다!] 청풍에게 다가가고

기절한 청풍을 일으켜 옆구리에 끼는 귀모모

귀모모; [나란 년도 지옥행은 틀림없구나!] [은혜를 원수로 갚았으니...!] 울고 웃으며 입구로 가고

 

#286>

<-지마전> 새벽 무렵. 아직 어두운 하늘 배경으로 웅장한 건물들이 늘어서 있고.

그 중 한 채의 건물. 높은 담장으로 에워싸였고 담장 밖에는 무사들이 순찰을 돈다. 지마태상의 거처다.

 

[이청풍?] 무릎 꿇고 있는 위진천을 배경으로 누군가 되묻고. 이곳 넓은 거실

지마태상; [진무륜의 마지막 제자인 그 놈이 본교에 잠입했단 말이지?] 뒷짐을 짚고 서서 창 밖을 보는 노인. 지마태상. 물론 진짜 지마태상이 아니고 그의 얼굴 가죽을 뒤집어쓴 극품당주 용무극이다. 지마태상(용무극)으로 표기.

위진천; [그... 그놈이 결정적인 순간에 방해하는 바람에...!] + (조부님의 질책이 두려워 찾아뵙는 게 늦었다.) 지마태상(용무극) 뒤에 무릎 꿇고 식은땀 흘리며 보고하고.

지마태상(용무극); [쯧쯧! 만검총의 인간들이 끝내 문제로군!]

위진천; [면목 없습니다 조부님.] + (다행히 보고가 늦은 걸 탓하진 않으시는 것 같다.) 안도하고

위진천; [소손이 제 역할만 했어도 이런 일이 벌어지지는 않았을 터인데...!] 눈치 보고

지마태상(용무극); [지나간 일 탓해서 뭣하겠느냐?] [그보다는 앞으로가 더 문제다!] 돌아서고

위진천; [앞으로라면...] 눈치 살피고

지마태상(용무극); [네가 찾아오기 직전에 귀모모가 죽지 않았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위진천; [그... 그럴 수가!] [그 계집도 독성부의 오대극독에 중독되었었는데...!] 사색이 되고

지마태상(용무극); [전후 사정이야 알 수 없다만 귀모모는 확실히 살아있다.] 의자로 가고

지마태상(용무극); [혈마태상뿐 아니라 귀모모까지 살아났다면 상황이 심각하다!] 의자에 앉고

지마태상(용무극); [즉, 네가 전 마교의 공적이 된다는 의미지!] 의미심장한 표정

위진천; [살...살려주십시오 조부님!] 납작 엎드리고

위진천; [혈마전이 들고 일어난다면 절 살려주실 분은 조부님뿐입니다!] 애원

지마태상(용무극); [걱정마라. 아무렴 노부의 유일한 핏줄인 너를 위험에 빠트리겠느냐?] 야릇한 표정으로 말하고

위진천; [감...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마를 바닥에 대고

지마태상(용무극); [일단 총단을 빠져나가 비밀 거점에 은신하고 있어라. 그 후 어찌할 지는 다시 연락하마!]

위진천; [분...분부대로 따르겠습니다!] 포권하고. 이어

휘익! 열려있는 창문을 통해 날아나가는 위진천

지마태상(용무극); [쯧쯧! 제대로 하는 일이 하나도 없는 놈이로군!] 혀 차며 고개 젓고.

 

#287>

여전히 밤. 마교 총단이 멀리 보이는 황폐한 계곡. 여기 저기 구덩이가 파여있고 그 구덩이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연기를 뚫고 나타나는 귀모모. 귀모모의 한쪽 팔에는 기절한 청풍이 축 늘어진 채 끼어 있고

구덩이 사이를 지나는 귀모모.

가장 큰 구덩이 앞에 서는 귀모모. 직경이 수십미터인 구덩이인데 깊이가 너무 깊어 바닥이 보이질 않고. 그 구덩이 옆에 서있는 비석 <棄屍坑>이란 글이 적혀 있다.

귀모모; [기시갱(棄屍坑)...] 비석을 보고

귀모모; [대죄를 범해 처형당한 교도들의 시신을 버리는 곳...!]

귀모모; [널 이곳에 던져버릴 수밖에 없다. 네가 혈모님과 접촉했던 증거는 일체 남길 수 없으니...!] 청풍을 쳐들고

휘익! 그대로 청풍을 기시갱 아래로 던져버리는 귀모모.

연기 속으로 사라지는 청풍

귀모모; [이청풍, 널 절대 잊지는 않으마!] 눈물 흘리며 돌아서고

귀모모; [염라대왕 앞에 갔을 때 네게 지은 죄를 고해야하니...] 돌아서는 귀모모. 연기 속으로 사라지고

 

#288>

기시갱 아랫 쪽. 항아리 같은 형태. 직경 수십 미터의 바닥에는 걸죽한 액체가 고여 있어서 마치 연못 같고. 그 연못가에는 수많은 해골들이 쌓여있다. 시체들이 썩어 생긴 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고.

쐐액! 무언가 위쪽에서 떨어진다. 연기를 뚫고 떨어지는 물체는 바로 기절한 청풍

풍덩! 자유 낙하한 청풍의 몸이 물 속에 떨어지고

가라앉는 파문.

그러던 어느 순간

[푸우!] 거친 숨을 토해내며 물에서 치솟는 청풍의 얼굴.

[헉! 헉!] 힘겹게 물 밖으로 기어 나오는 청풍

물 밖으로 나와서 해골들 사이에 쓰러지는 청풍

헐떡이며 몸을 뒤집어 눕는 청풍

힘겹게 고개 들어 자기 가슴을 보고 찢긴 옷 사이로 시커먼 손자욱이 나있다.

청풍; [대...대단한 장력! 하마터면 현철마벽이 완전히 무너질 뻔했다!] 들었던 고개를 다시 젖히며 헐떡

청풍; [후훗! 철마님께 또 한 번 신세를 진 셈인가?] 철마를 떠올리고

청풍; [야박한 게 세상인심이라더니... 주인을 구해줬는데도 고마워하기는커녕 때려죽이려 드는구나!]

청풍; [그나저나 지독한 곳에 던져졌는데...!] 힘겹게 상체를 들어 주위를 살핀다.

시체들이 쌓여있는 연못 주변의 끔찍한 모습

청풍; [지옥이 따로 없군!] 진저리. 그때

[으으으!] 어디선가 들리는 신음소리

청풍; (이런 곳에 사람이...!) 놀라며 고개 돌리고

후미진 곳에 자리한 동굴의 입구

청풍; (저곳이다!)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동굴 입구로 가는 청풍

[으으으!] 안에서 들리는 신음소리

청풍; [안에 계신 분 누구십니까?] 동굴 안에 대고 묻고

[!] 동굴 안에서 놀라는 기척

청풍; [실례가 안된다면 들어가겠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려 하고

[으으으! 설마... 설마 네가 찾아온 것이냐 청풍아?] 안에서 들리는 음성

청풍; (이 목소리는...!) 눈 부릅 충격 받고

청풍; (틀림없다! 그 분이다!) 비틀거리며 동굴 안으로 들어가고

 

#289>

[!] 동굴 안으로 들어서다 충격 받고 굳어지는 청풍

그리 깊지 않은 동굴. 그 끝. 팔 다리가 다 썩어버린 처참한 모습이 노인이 동굴 벽에 기대 앉아있다. 바로 살인객주

살인객주; [청... 청풍아!] [허허허! 정말 너로구나!]

살인객주; [죽기 전에 널 볼 수 있게 되다니... 허허! 천지신명도 아주 무심하진 않으시구나!]

청풍; [할...할아버지!] 더듬

청풍; [할아버지!] 다음순간 와락 달려들어 살인객주의 처참한 몸을 끌어안고

청풍; [이...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살인객주의 몸을 끌어안고 울부짖고

살인객주; [진...진정해라 청풍아!] [숨이 끊기기 전에 네게 해줄 이야기가 너무 많다!]

청풍; [누가 할아버지에게 이런 짓을 한 것입니까?] 물러나 앉으며 울고. 이를 갈면서

살인객주; [만경각에 들렸다면 전후 사정은 알고 있을 게다.]

청풍; [사자를 만나 뵙고 할아버지께서 남기신 부모님의 유물도 전해 받았습니다!] 팔뚝 소매로 눈물 닦고

살인객주; [허허! 그 아이가 역할을 다 해줬구나!]

청풍; [예...] 무릎 꿇은 채 울고

살인객주; [할애비는... 나한원을 멸망시킨 원수를 추격하여 마교 총단에까지 이르렀다!]

청풍; [저희 집안의 원수가 마교의 어떤 자였군요.] 용무극을 떠올리고

살인객주; [그렇다. 문제는 그 원수가 할애비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능력을 지녔다는 점이었다.]

살인객주; [할애비가 알고 있는 본래의 그자였다면 암살할 수 있는 가능성이 7할 이상이었는데...]

살인객주; [그자는 가공할 무공을 두 가지나 더 숨기고 있었다.]

살인객주; [결국... 할애비의 마지막 암살은 실패했다.] [그자는... 패한 내 팔 다리를 뭉개뜨리고 이곳에 던져버렸는데... 허허허! 그게 그자의 유일한 실수였어!]

살인객주; [우리 살인상단의 생존능력을 너무 얕본 것이지!]

살인객주; [할애비는 이런 몰골로 일 년 가까이 버텼다. 그리고... 마침내 널 보고 죽게 되었구나!]

청풍; [그...그 원수는 혹시...!]

살인객주; [용무극!] [극품당의 전대 당주 용무극이다!] 끄덕

청풍; (역시...) 충격 받는 청풍.

살인객주; [용무극이... 마교를 도발하여 신장궁과 나한원을 공격하게 했던 것이다.] 강렬한 표정

 

#290>

<-지마전> 밤이 더 깊어졌다. 이제 거의 모든 건물에 불이 껴져 있고

불이 켜져 있는 웅장한 건물. 지마태상의 거처다.

 

<귀모모가 기시갱으로 갔다가 돌아온 게 확인되었습니다.> 누군가가 전음으로 보고하고. 의자에 앉아서 보고를 받는 지마태상(용무극), 보고하는 건 고루시마로 위장한 귀수신의지만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지마태상(욤무극); [기시갱이라...] 중얼

<혈마전을 빠져나갈 때 귀모모는 생사가 불명인 이청풍을 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돌아올 때는 빈손이었습니다.> 이어지는 목소리

지마태상(용무극); [귀모모가 골치 덩어리를 해결해줬군.] + [!] 대답하다가 무언가에 놀라 눈 부릅뜨는 지마태상(용무극)

<...!> 목소리도 놀라는 기척

저벅! 저벅! 어디선가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

지마태상(용무극); (발자국 소리에 가공할 살기가 서려있다!) 의자 손잡이 움켜쥐며 아연긴장

지마태상(용무극); (대체 누가 이 정도의 위압감을 발휘하는 것인가?) 얼굴 굳어지는데

<당, 당주님! 지시를...> 긴장한 목소리가 들리고

지마태상(용무극);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야한다. 독종독인을 준비시켜라.> 문쪽을 보며 전음을 보내고

<존... 존명!> 목소리가 대답할 때

펑! 문이 박살나고. 이어

저벅! 누군가 방으로 성큼 들어선다. 뒷모습. 그걸 보는 지마태상(용무극)의 앞 모습.

지마태상; [이런...] 눈 치뜨며 놀라고

지마태상(용무극); [거령탑마! 자네에게 지마전에 난입할 용기가 있을 줄은 몰랐군!] 쿵! 들어서는 인물 정면 모습. 바로 거령탑마다

거령탑마; [지마전이 무슨 염라전이라도 된다는 것인가?] 멈춰서고

거령탑마; [본좌가 오지 못할 이유는 무언가?] 아주 강렬한 눈빛. 순간

지마태상(용무극); [자네... 거령탑마가 아니로군!] 눈 번쩍하며 의자에서 일어나고.

거령탑마; [훌륭한 안목!] 히죽

거령탑마; [여전히 본좌를 실망시키지 않는구나 위천사!] 꽈르릉! 말하며 일장을 후려치는 거령탑마. 전력을 다한 것은 아니고 가벼운 손짓. 하지만 그 손짓에 따라 강력한 장풍이 일어나 지마태상(용무극)을 공격하고

지마태상(용무극); (이 무공은...) 흠칫하며 마주 일장을 후려치고

꽈르르릉! 두 사람의 장풍이 충돌하며 엄청난 폭발.

콰아앙!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터져나가는 전각. 지붕과 벽체가 일거에 날아가고

 

#291>

건물 둘러싼 외부에서 본 모습. 경비 서던 무사들 기겁하며 돌아보고. 콰쾅! 담장 너머에서 건물 전체가 폭발한다.

[헉! 이게 무슨...] [지마태상 님의 거처에서 변고가 발생했다!] 무사들 몸이 흔들리며 경악하고

 

#292>

다시 지마태상의 거처. 건물은 완전히 날아가 형체가 사라졌다.

콰우우! 휘몰아치는 돌풍 속. 건물 잔해 가운데에 두 사람의 그림자가 보이고

뚜렷해지는 두 사람. 지마태상(용무극)과 거령탑마가 마주 서있다. 두 사람 주위만 둥그렇게 원래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을 뿐, 주위는 완전히 초토화

천신처럼 우뚝 서있는 거령탑마. 반면

비틀거리며 가슴을 누르고 있는 지마태상(용무극). 입가로는 피를 흘린다.

거령탑마; [실망스럽구나 위천사! 십여 년전보다 오히려 약해지다니...!]

지마태상(용무극); [이제야 그대가 누군지 알겠다.] 입가의 피를 손으로 닦고

지마태상(용무극); [자네... 전마태상이로군!] 강렬한 눈빛

거령탑마; [그렇다! 본좌가 돌아왔다!] 슥! 손으로 얼굴을 쓰다듬고.

쿠웅! 드러나는 강인해 보이는 노인의 얼굴. 이 인물이 전마태상이며 동시에 철마. 무저금마갱에서는 얼굴이 검었지만 지금은 약간 검은 정도. 이하 전마태상으로 표기.

지마태상(용무극); (이자가 바로 마교의 최강자인 전마태상 초패강!) 눈이 번쩍. 용무극은 전마태상을 처음 본다. 용무극이 지마태상으로 위장했을 때는 이미 전마태상이 실종된 상태였으므로

전마태상; [우리 사이에 긴말은 필요 없겠지!] 오른손을 쳐드는데

빠지직! 그의 손이 강렬한 벼락에 휘감긴다

전마태상; [싸워 이기는 자가 모든 것을 차지할 뿐!] 벼락에 휘감긴 손을 뒤로 끌어당긴다. 마치 활시위를 당기듯

지마태상(용무극); [그... 그건!] 경악하는데

전마태상; [잘 가라!] 뒤로 당겼다가 확 내미는 오른손에서 벼락이 일어나 앞으로 날아가고

콰앙! 벼락이 지마태상(용무극)의 가슴을 강타. 엄청난 충격을 받는 지마태상(용무극).

드드드! 뒤로 주욱 밀려가는 지마태상(용무극). 버티고 선 두 발이 땅에 긴 홈을 두 줄기 만든다

지마태상(용무극); [크으!] 털썩 주저앉는 지마태상(용무극). 가슴에 벼락 모양으로 시커멓게 탄 흔적이 생겼고

지마태상(용무극); [천마자전신강(天魔紫電神罡)!] [천마가 남긴 최강의 파괴력인 천마자전신강을 얻었구나!] 비틀 일어나고

전마태상; [이건 놀랍군!] 흠칫

전마태상; [그동안 호신공부만 연마했는가? 천마자전신강을 정통으로 맞고도 죽질 않다니...!]

지마태상(용무극); [천마자전신강은 천마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면서 절전되었었거늘...!] 헉헉대며 겨우 몸을 세우고

전마태상; [천불투(天不偸)라고 기억하겠지?] [백여 년 전 본교에 숨어들어 천마장한도(天魔長恨圖)를 훔쳐간 전설적인 도둑놈을?]

지마태상(용무극); [천불투!] [오직 하늘만 훔치지 못한다던 도둑들의 대종사를 모를 수는 없지.] 놀라고

전마태상; [당시 본교의 정예가 총출동하여 천하를 다 뒤졌지만 천불투의 종적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었다!]

전마태상; [천불투는 대체 어디로 숨었기에 찾아낼 수 없었을 것 같은가?] 의미심장

지마태상(용무극); [혹시... 무저금마갱에?] 깨닫고

전마태상; [흐흐! 역시 눈치 하나는 빠르군!]

지마태상(용무극); [으음! 천불투는 자진해서 무저금마갱에 갇혔겠군! 마교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서...!]

전마태상; [네놈의 암산에 죽을 고비를 넘긴 본좌는 스스로 무저금마갱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일생일대의 도박은 성공했다.] 품에서 낡은 지도를 꺼낸다

지마태상(용무극); [천마장한도인가?] 눈 번뜩

전마태상; [그렇다.] [본좌는 천불투가 무저금마갱에 숨겨놓은 천마장한도를 찾아냈고...] 지도를 쳐들어 보이고

전마태상; [천마장한도의 비밀을 풀어 천마조사님이 최후를 마친 천마연(天魔淵)에 이를 수 있었다!] 지도를 다시 내리고

전마태상; [천마자전신강은 바로 그곳 천마연에 숨겨져 있었다!] 지도를 다시 품속에 넣고

지마태상(용무극); [허허허! 대단한 집념이군. 대단한 집념이야!]

전마태상; [죽는 이유를 알려줬으니 여한은 없을 터!] [이제 그만 죽어줘야겠다!] 쩌어엉! 다시 천마자전신강을 일으킨다. 전보다 더 강하고 크게 벼락이 일어나고

전마태상; [방금 전의 천마자전신강은 삼성(三成)수준이었다. 이번에는 오성(五成)으로 때려줄 테니 견딜 수 있으면 견뎌봐라!] 벼락에 휩싸인 채로

지마태상(용무극); [노부의 호신공부를 단번에 무너뜨린 그 일격이 겨우 삼성 수준이었다?] [천마는 과연 무섭고도 무서운 인물이었어!]

전마태상; [본좌가 제이(第二)의 천마다!] [재림한 천마인 본좌 손에 죽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해라!] 꽈르르릉! 손을 내리쳐 천마자전신강을 쏘아내는 전마태상. 처음보다 압도적으로 강한 벼락

동시에 주먹 쥔 양손을 허공에 대고 빙글 돌려 태극 문양을 만들어내는 지마태상(용무극). 그에 따라 태극 형태를 한 반투명한 방패가 지마태상(용무극) 앞에 생긴다.

투카아앙! 전마태상이 내친 강렬한 벼락의 창이 지마태상(용무극)이 만들어낸 반투명한 방패에 충돌하여 옆으로 굴절된다.

콰콰쾅! 콰드드! 옆으로 튕겨진 천마자전신강, 담벼락과 집들을 그대로 박살내며 100미터 이상을 뻗어간다. 마치 초음속 비행기가 바다 위를 낮게 떠가며 바다를 가르는 듯한 효과

 

#293>

투쾅! 퍼펑! 밖으로 터지는 담장. 무너지는 주변의 건물들.

[아악!] [헉!] 날 벼락 맞은 사람들 비명 지르며 흩어지고. 폭발에 휘말려 날아가는 사람들도 있고

 

#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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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화

 

                 손 큰 계집애들

 

 

수원이 와서 고했다.

"나으리, 돈화전장의 강대인이 뵙기를 청합니다.”

곽범은 종리율이 챙겨준 보고서들을 읽던 중이었다.

목장에서 할 일들을 정리하던 은희가 말했다.

"그 사람이 어제 산 땅의 전 주인이었어요.”

"모셔라.”

곽범은 집무실 한 쪽에 마련된 손님을 맞는 자리로 갔다.

단아가 침실이었던 방으로 가서 지우를 불렀다.

"너 손님 왔어. 나으리하고 같이 만나.”

"누구?”

"돈화전장.”

"빠르기도 하다! 한 번 오랬더니 벌써 왔어?”

지우가 바느질하던 옷감을 집어던지고 단아보다 더 빨리 달려가며 면사를 썼다.

 

강대인은 곽범을 두려워하며 고개도 잘 들지 못하였다.

육연부 앞에 엎드려 있는 자들 중에는 강대인이 아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거만하게 굴던 강호인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차가운 바닥에 머리를 대고 처분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강대인은 큰 호랑이를 받은 답례로 보검 한 자루와 큰 옥 벼루를 가져왔다. 육연이 벼루로 시작했으니 벼루를 선물하는 것이었다.

지우가 들어가자 강대인은 벌떡 일어섰다.

"저는 이만 일어나보겠소이다.”

지우가 곽범에게 말했다.

"나으리, 제가 청을 드려 강대인께서 귀한 걸음 해주셨으니 제가 차를 내오겠습니다.”

"그리해라.”

곽범이 대답했고 강대인은 엉거주춤하며 다시 앉았다.

하지만 좌불안석이었다.

다행히 나갔던 지우가 금방 찻상을 들고 돌아왔다. 부엌에서 동진이 물을 데우고 있던 중이라 다과 준비에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강대인께선 우리 나으리 편하게 대하세요. 강호인은 강호인의 법으로 대하지만 세속에서는 세속의 법도에 따르십니다.”

찻잔을 강대인 앞에 내려놓은 지우가 웃으며 말했다.

“아랫사람들인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칼을 들지 않은 사람에게 칼을 뽑거나 힘으로 누르지 않는답니다.”

곽범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나으리께는 세속 사람들이 더 귀하고 높습니다. 강호인들은 밥버러지라고 생각하시니까요.”

지우가 곽범 대신 말을 이어갔다.

강대인이 안도하면서 물었다.

"밖에 있는 강호인들은 육연대인께 죄를 지은 것이군요.”

"그들은 우리를 적대하고 염탐하며 해치려 했던 자들의 우두머리들입니다. 어제 나으리께서 대노하시자 오늘 살기 위해 빌러온 것입니다.”

강대인이 다시 식은땀을 흘리며 머리를 숙였다.

"아가씨께서 너그럽게 이끌어주어 보잘 것 없는 제가 목숨을 건졌습니다.”

지우는 짐짓 겸양했다.

"강대인께서 적절히 마음을 써주셨던 덕이지요.”

강대인이 곽범에게 말했다.

"대인께서는 어진 낭낭과 현명하고 용맹한 첩들을 두루 거느리셨으니 일세의 영웅입니다.”

곽범은 머리를 저었다.

"이들은 제 첩이 아닙니다. 식구들입니다.”

"그럼 이 아가씨들은...”

"혼처가 정해지면 시집가겠지요.”

곽범의 말에 강대인은 입을 딱 벌렸다.

절세미녀들과 한 지붕 아래 살면서 건드리지 않는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다.

몇 마디 횡설수설한 강대인은 곽범과 거래를 청한 후에 말했다.

"어제 대인께서 살아있는 호랑이를 오전에 보내시고 오후에는 죽은 호랑이를 보내주시니 저는 죽는 줄 알았습니다.”

지우와 단아, 은희 등이 소리 죽여 웃었다.

강대인이 지우를 보며 곽범에게 말했다.

"오늘 대인의 진면모를 알게 됐으니 몹시 기쁩니다. 제가 드리는 보검을 저 아가씨에게 드릴 수는 없겠는지요?”

“저는 육연부의 유세관입니다. 혀가 무기이니 보검은 쓸 일이 없지요.”

지우가 사양했다.

"그 보검은 저 대신 호랑이를 잡은 사람에게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누가 그 호랑이를 맨주먹으로 때려잡았거든요. 가죽 상하지 않게 하느라고.”

“호랑이를 맨주먹으로...!”

강대인 놀라자 지우가 곽범에게 물었다.

"나으리, 전옥이에게 보검을 주실 거면 지금 오라 할까요?”

곽범이 고개를 끄덕였다.

단아가 또 방으로 달려가서 전옥을 데려왔다.

가죽 상하지 않게 하려고 호랑이를 맨손으로 때려잡았다는 누군가도 지우와 다를 바 없는 아가씨였다.

그걸 안 강대인은 육연부의 여자들이 요괴처럼 무서워졌다.

곽범이 전옥에게 검을 주며 말했다.

"강대인께서 보검을 선물하셨다.”

전옥이 무릎을 낮추어 받고 강대인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강대인은 육연부를 나섰다.

엎드려 있는 강호인을 위풍당당하게 훑어본 강대인은 기다리고 있던 호위무사들과 서기를 데리고 돌아갔다.

 

***

 

집무실을 나온 후 지우는 전옥에게 대가를 요구했다.

전옥은 지우가 갖고 싶어하던 빼똘구두를 만들어주기로 했다.

지우가 직접 만들 수 있지만 그 구두를 만드는 솜씨도 전옥이 최고였다.

 

은희는 장영이 뽑아온 명세서를 들고 육연부 앞에 나가서 부르는 게 값인 사람 장사를 했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이 엎드려 있는 강호인들을 훔쳐보고 있었다.

강호인들은 곽범에게 바칠 보물이나 돈을 가져왔다.

은희는 어제 호수쪽으로 왔다가 붙잡힌 사람이 각각 몇 명인지를 물어보고 사람값을 말 머리로 계산했다.

그런 후에 사람값이 아닌, 침입한 죄에 대한 속죄금으로 얼마를 낼 것이냐를 각각 말하게 하여 그들의 기둥뿌리를 뽑았다.

잡힌 사람은 말을 가져오는 대로 풀어주기로 하였다.

은희는 사람장사 한 것 외에 속죄금까지 자기가 챙겼다. 목장 때문에 생긴 것이니 당연히 자기 권한에 속한다고 본 것이다.

보물과 속죄금을 동진한테 맡겨 놓은 은희는 닭장을 돌보기 위해 생 계란 두 개로 점심을 대신한 채 떠났다.

바느질을 하면서 한 계집애가 중얼거렸다.

"재주는 나으리가 부리고 돈은 은희가 다 챙기네.”

"부러우면 너도 그러던가.”

지우가 말했다.

문득 전옥이 지우에게 물었다.

"너, 2천냥 중에서 500냥 쓰고 남은 거 낭낭께 돌려드렸어?”

지우가 대꾸하지 않고 속속곳에 뜸박질만 했다.

"너! 너무 심하다. 1500냥이나 꿀꺽한 거야?”

다른 계집애들이 펄쩍 뛰었다.

1500냥은 비옥한 전답을 5000평 넘게 살 수 있는 거금이다.

지우가 마지못해 대꾸했다.

"꿀꺽한 게 아니야. 낭낭께서 돌려달라고 안하셨고... 나도 유세하고 다니려면 돈이 많이 필요하잖아. 선물도 사서 줘야 할 거고 뇌물도 뿌리고 해야 하니까 비상금으로 가진 거지.”

"1500냥이나 되는 비상금이 어디 있어? 이년 완전히 도둑년이네.”

계집애들이 펄펄 뛰었다.

지우가 말했다.

"낭낭한테 다 돌려주고 손가락 빨까? 아니면 내가 너희들 원하는 것도 사주고 용돈도 줄까? 은희한테도 받고 나한테도 받는 게 낫지 않을까?”

계집애들이 금방 대꾸를 못했다.

지우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나는 또 기회 많아. 다음엔 니들한테 들키지도 않을 거고. 그땐 국물도 없어.”

계집애 하나가 개탄했다.

"자리만 차지하면 탐관오리가 되어버리네. 부정부패가 우리 집만큼 심한 곳은 없을 거야.”

"장영이는 안 해먹잖아. 걔는 깨끗해.”

한 계집애가 말했다.

"장영이는 돈 많이 받아. 하는 일이 돈 많이 쓰는 일이잖아. 설마 받은 돈 다 쓰겠어? 어디 꿍쳐 놓고 있겠지.”

"감사 한 번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첩밀관은 감사해도 소용없어. 장부에 적으면 그게 다야. 대조할 수도 없고. 밝혀봤자 처벌도 못해. 적당히 해먹게 두는 게 최선이지.”

"엄청 좋은 자리였네.”

"장영이도 단아한테 상납할 걸? 단아가 첩밀관 예산 책정한다니까.”

한 계집애가 소리쳤다.

"그래도 지금 제일 많이 해먹은 건 지우 저년이야! 1500냥이라니! 무려 1500냥!”

지우가 말했다.

"지금부터 1500냥 입에 올리기만 해도 국물조차 없어. 한 번 올려 보시지. 얌전히 있으면 집에 일할 사람부터 내가 구할 거고.”

계집애가 바로 수그러들며 중얼거렸다.

"벼슬이 장땡이다. 무조건 직책을 맡아야해.”

동진이 불러서 계집애 셋이 점심 준비하러 나갔다.

남아 있는 한 계집애는 바느질 하던 야한 속치마에 여우털을 붙이고 있었다.

바깥에는 눈발이 슬슬 날렸다.

 

***

 

양설은 신신이진공을 수련하다가 나와서 점심을 먹었다.

늦겨울은 눈발에 봄이 묻어있다.

나른한 감이 있어서 곽범에게 기대며 물었다.

"눈 와요. 낮잠 안 잘래요?”

"난 괜찮아요.”

"제가 안 괜찮아요.”

양설은 곽범을 어깨로 쿡쿡 밀었다.

"가서 자요.”

"혼자서 어떻게 자요.”

또 어깨로 툭툭 받았다.

단아가 말했다.

"나으리, 남은 일은 제가 처리할게요. 좀 쉬세요.”

장영도 말했다.

"오늘 올 손님은 다 온 것 같아요. 눈도 오는 걸요.”

"난 잠이 안 와.”

곽범이 말했다.

양설이 입을 삐죽거렸다.

"누가 자래요? 베개 해달라는 거지.”

곽범이 양설에게 끌려 침실로 가자 계집애들은 소리없이 만세를 불렀다.

커다란 눈송이에 가슴이 부풀은 계집애들은 평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일을 해치우거나 내일로 미뤄놓고는 밖으로 도망쳐버렸다.

 

***

 

양설은 곽범에게 물었다.

"춥죠?”

"안 추워요.”

"제가 따뜻하게 해줄게요.”

"안 춥다고 했잖아요.”

"그냥 따뜻하게 해준다니까요.”

양설은 곽범의 머리를 끌어서 품에 안고 쓰다듬었다.

곽범이 가만히 있었다.

양설은 이 사람과 함께 나는 어디로 흘러가는가 하고 생각했다.

가진 게 많아져도 태어난 것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격랑 속에 흐르는 나뭇잎 같았다.

인생에 취해서 상처를 잊고 살아가는 사람이란 존재,

서로를 안아주고 보듬어주지 않으면 아파서 울 수밖에는 부부.

괜찮다고 해도 어루만지고 위로 해줘야할 연약한 순수.

양설은 곽범을 자꾸 안아주고 싶었다.

자기가 모르는 어느 곳에서 벌어지고 있을 상처가 안타까웠다.

잠이 오지 않는다던 곽범은 양설의 품에 웅크리고 잠이 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마음만 안타까울 뿐이다.

곽범에게서 느껴지는 상처의 이름도 모르겠고 영문도 알 수 없었다.

베이고 벌어져 햇살아래에서 말라가는 속살 같은 아픔도 있고, 문득 느껴지면 죽음 같이 섬뜩하고,

그러면서도 함께 죽어주면 치유해주지 않을까 하는 이상한 느낌도 있었다.

행복한 지금 이 순간에는 너무도 터무니없는 생각이었다.

그러다 문득 속으로 자기도 모르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당신을 보지 못하면 이렇지 않을까?

당신이 나를 보지 못하면 이렇게 아파하지 않을까?

그런데 나는 당신 곁에 있는데 당신은 왜 아파하고 나는 왜 따라서 아파하는가?

당신이 이토록 좋은데. 우리는 이토록 행복한데.

양설은 자기가 알 수 없는 벽 앞에서 곽범을 보듬어 주기만 했다.

 

***

 

계집애들은 시장을 돌아다니며 꿍쳐두었던 돈으로 사고 싶은 것들을 산 후 마차방으로 몰려갔다.

은희는 닭들이 춥지 않게 하느라 닭장 위에 거적을 두 겹으로 씌우는 중이었다.

마차방의 기술자들도 돕고 있었지만 닭장이 많아 손이 더뎠다.

계집애들이 달려가서 은희를 도와 금방 거적을 다 씌웠다.

닭장에서 일했던 은희의 옷과 신발에는 닭똥도 묻었고 냄새도 심했다.

하지만 원래부터 은희는 닭장에서 그렇게 일했었다.

은희의 노력을 알기에 부러워할지라도 비방은 못한다.

은희는 옷을 갈아입고 계집애들은 사온 물건을 집에 숨겼다.

그런 후에 함께 찻집으로 몰려가 2층의 다실에서 차와 과자, 꿀대추며 사탕을 먹었다.

사람구경을 하고, 얼굴을 드러내놓고 다니는 사내들을 보면서 깔깔거리다가 쌓인 눈을 밟으며 육연부로 돌아갔다.

동진이 저녁을 지어놓고 기다리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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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1>

월동문 안쪽은 잘 가꿔진 정원. 정원 중앙에 화려하고 이국적인 전각이 있다. 상당한 규모로 크고 웅장하다. 정원 내부에는 인기척이 전혀 없고

스스스! 전각 앞에 유령처럼 나타나는 청풍. 이마를 찡그린다.

청풍; (너무 조용하다!) 찡그리며 전각으로 다가가고

청풍; (마치 무덤 속 같은데...) (용노야가 벌써 손을 쓴 것일까?) 끼익! 조심스럽게 전각 안으로 들어서고. 그러다가

청풍; [!] 눈 부릅.

 

쿵! 전각 안은 널찍하고 화려한 거실인데 여기저기 여자들의 시체가 널려있다. 모두 십여 구로 하녀와 무사 복장의 여자들이 섞여있다. 여자들은 입으로는 거품을 토하고 손으로 바닥을 벅벅 긁다가 죽었다.

청풍; (이건...!) 한 무릎 꿇고 시체를 살핀다

거품 물고 죽은 여자의 시체. 젊은 여자인데 얼굴색이 까맣다.

청풍; (독!) (무시무시한 독성의 극독에 의해 죽었다!)

청풍; (혈모 측근이라면 하나같이 십대마왕에 필적하는 고수들일 것이다.) (그런 여자들이 미처 대비하지 못하고 몰살당했다면...!)

청풍; (아마 독성부의 극독이 은밀하게 살포되었을 것이다!) 생각할 때

[으으으!] 어디선가 들리는 신음 소리.

반사적으로 돌아보는 청풍.

전각의 끝. 커다란 의자가 나뒹굴고 있고 그 옆에 지하로 통하는 계단이 있다. 계단 옆의 벽에 기대 앉아있는 거구의 여자. 중년의 여자인데 엄청난 거구다. 키가 2미터가 넘고 살도 엄청 쪘다. 고개 떨구고 앉아 미약하게 신음. 미녀는 아니지만 밉상도 아니게 그리고. 이 여자는 혈마태상의 유모인 귀모모. <투천환일>등에 나온 귀모모 캐릭터.

청풍; (생존자가 있다.) 휘익! 유령처럼 귀모모에게 다가가고

청풍; [부인! 정신 차리십시오!] 귀모모 옆에 무릎을 꿇고 흔들고

귀모모; [안... 안된다 이놈아! 혈... 혈모님을 해치면 용서... 못해!] 비몽사몽간에 중얼. 입과 코로 피가 줄줄 흘러나오고

청풍; (대단한 내공의 소유자다! 독성부가 만든 극독의 독기에 저항하고 있다.) 마주 앉아 왼손을 귀모모의 거대한 젖가슴 사이에 대고. 청풍의 왼손 다섯 손가락에 반지가 끼워져 있음을 주의

청풍; (내공만 따지자면 지마태상에 필적하겠구나.) 뭉클! 청풍의 왼손이 귀모모의 젖가슴에 깊이 묻히고

청풍; (독과 상극은 열!) (오행신지환 중 정화지환(丁火指環)의 힘을 빌면 이 여자 몸 속의 독기도 태워버릴 수 있을 것이다.) 지이잉! 청풍의 왼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들 중 하나가 달아오르고. 순간

화악! 강렬한 불길이 귀모모의 몸을 휘감는다. 옷과 머리카락이 불길에 휩쌓인다.

귀모모; [허억!] 고통에 고개를 쳐들며 비명을 지르는 귀모모. 불길에 휩싸였다.

화르르! 푸스스! 옷이 전부 타버리며 알몸이 되고. 거의 알몸으로 묘사. 아랫도리 사타구니만 가려진

[끄윽!] 고통스러워하는 귀모모

청풍; (고통스럽더라도 견뎌야만 삽니다! 힘을 내십시오!) 더 강한 열기를 귀모모의 거대한 몸에 불어넣고

귀모모; [너... 너는...누구냐?] 불길에 휩싸인 채 눈을 뜨는 귀모모

청풍; [궁금하시겠지만 우선 몸속의 독기부터 태우도록 하십시오. 도와드리겠습니다!]

귀모모; [그...그럴 시간이 없다! 혈모님이 위험하다!]

청풍;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입니다. 어서 운기조식하십시오!]

귀모모; [시끄럽다!] 쾅! 갑자기 솥뚜껑 같은 손바닥을 휘둘러 청풍의 따귀를 후려친다.

콰당탕! 졸지에 얻어맞고 옆으로 가랑잎처럼 날아가 나뒹구는 청풍.

청풍; [이게 무슨 짓입니까?] 피를 흘리며 비틀 일어나고. 손으로 뺨을 만지고 + (엄청난 완력이다. 현철마벽도 소용없을 정도로...!)

귀모모; [혈... 혈모님!] 엉금엉금 기어 계단 쪽으로 기어가고. 거의 알몸이라 야하고 민망한 장면

청풍; [알겠습니다.] 그거 보며 고개 절레 청풍

청풍; [제가 대신 부인의 주인을 구하러 갈 테니 부인은 해독을 하십시오!] 다가가고

귀모모; [그... 그래주겠느냐?] 돌아보며 희색

청풍; [이 곳으로 들어가면 됩니까?] 지하로 통하는 계단으로 가고

귀모모; [그... 그곳이 혈모님의 연공관 입구다!]

귀모모; [원래는 열두 겹의 기관장치로 방호되고 있었지만... 그놈... 위진천은 아마 파해법을 알고 왔을 것이다!]

청풍; [위진천의 짓이었습니까?] 눈 번쩍

귀모모; [그... 그렇다! 갑자기 들이닥친 그놈이 독성부의 극독으로 우릴 암습했다.]

청풍; [흐흐흐 위진천! 네놈이 마교로 돌아와 있었구나!] 휘익! 이를 갈며 계단 아래로 날아들고

귀모모; [저놈... 위진천의 적이었는가?]

귀모모; [상...상관없다!] [금남의 성역을 더럽힌 놈은 누구든 살아서 빠져나가지 못한다!] 이를 갈고

 

#282>

콰쾅! 우두둑! 박살나는 석문.

들어서는 청년. 위진천인데 오른손에는 둘둘 만 검은색 채찍을 쥐고 있다. 채찍 표면에는 비늘같은 문양으로 덮여 있다.

부서진 석문 안쪽은 넓은 석실. 거의 광장 수준인데 무쇠로 만든 아람드리 기둥들이 수십 개 늘어서 있고

[크르르!] 늘어선 무쇠기둥들 사이에 누워 있다가 일어나며 짐승처럼 으르렁거리는 여자. 양쪽 팔목이 쇠사슬로 묶인 채 웅크리고 있다. 아주 긴 쇠사슬은 옆의 기둥과 연결되어 있고. 바닥까지 끌리는 백발은 봉두난발. 번득이는 눈이 야수같고 입술 사이로 송곳니가 드러나 보인다. 아주 미인이지만 지금은 야수같은 모습. 몸에 걸친 옷도 거의 다 찢어져 아주 야하고. 대단한 글래머다. 이 여자가 혈마태상, 즉 혈모다. <투천환일>등의 신녀문 문주 우후라 캐릭터. 나이는 30대 중반

위진천; [이거 정말 볼만하군!] 혈모를 보며 눈이 동그래지고

위진천; [천마의 고귀한 후손께서 짐승처럼 묶여있을 줄이야!]

[크르르!] 이를 드러내며 위진천을 노려보는 혈모.

위진천; [삼태상의 첫째이며 모든 마교도들의 어머니라는 당신이 광녀(狂女)가 된 사실이 알려지면 발칵 뒤집히겠지?]

위진천; [하지만 안심하셔도 좋소이다. 태상께서는 미친년이라는 오명을 쓰고 죽지는 않을 것이오.] 둘둘 말아 쥔 채찍을 들어 보이고. 그때

[카아아!] 괴성을 지르며 위진천을 덮치는 혈모.

위진천; [헉!] 기겁하며 물러서는 위진천. 하지만

철컹! 쇠사슬이 확 당겨져서 위진천에게까지 이르지 못하는 혈모

위진천; [휴우! 십년감수했군!] 안도

[카르르!] 철컹! 철컹! 마성 드러내며 몸부림치는 혈모. 팽팽해진 쇠사슬이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 팽팽해지고

위진천; [과연 대라철삭(大羅鐵索)이다. 십갑자 내공을 지닌 저 계집도 끊지 못하다니...!] 식은땀을 닦고

[크아아!] 몸부림치는 혈모.

드드드! 진동하는 쇠 기둥

위진천; [조금만 기다리시오! 그 고통을 끝내드릴 테니...] 스륵! 둘둘 말아쥐고 있던 채찍을 바닥으로 늘어트리고.

위진천; [이 채찍은 만독살신편(萬毒殺神鞭)!] [일만종의 극독에 담가 만들어서 신이라도 죽일 수 있다는 독성부 최강의 무기요.] 징! 채찍의 손잡이에 힘을 주고. 그러자

쩡! 쩡! 채직 표면에 나있던 비늘같은 문양들이 일어나 날카로운 삼각형의 칼날이 되고. 상어이빨같은 수많은 칼날로 덮인 모습

치치치! 그와 함께 채찍 전체가 검은 안개 같은 것에 덮인다.

위진천; [평소에는 안전하지만 내공을 주입하면 일만종의 독기가 뭉쳐진 독강(毒罡)이 형성된다오.] 촤악! 한번 흔들고.

퍽! 바닥을 때리는 채찍의 끝. 그러자

치치치! 돌로 덮인 바닥이 타고 녹아내린다.

위진천; [만독살신편이라면 마신지체를 이룬 당신이라도 어렵지 않게 죽여드릴 수 있을 것이오!] 촤랑! 채찍을 허공에 휘두르며 위협.

위진천; [그럼 극락왕생하시구려.] 채찍을 혈모에게 휘두르려 하고. 그러다가

눈이 번쩍하는 위진천.

으르렁거리며 몸부림치는 혈모의 야한 모습. 옷이 거의 다 찢겨서 유방과 허벅지가 드러나 보이고. 그런 혈모의 몸 여기저기 크로즈 업.

그거 보며 침 꿀꺽 위진천

위진천; [흐흐! 그냥 죽이기는 아깝군!] 스륵! 휘두르려던 채찍을 내리고

위진천; [듣자하니 십여 년 전 처음 발작을 일으켰을 때 그 몸뚱이로 젊은 교도 여럿을 해치웠다지?] 찰칵! 스륵! 일어났던 채찍의 비늘들이 다시 가라앉으며 문양처럼 변하고

위진천; [기왕이면 저 세상 가기 전에 나도 한 번 죽여주시지!] 왼손을 품속에 넣고

다시 꺼낸 그자의 왼손에는 구슬이 하나 들려있다. 이어

위진천; [좋은 걸 선물로 드리겠소!] 툭! 그 구슬을 혈모의 발치에 던지고

화악! 구슬이 깨지며 연기가 확 일어나 혈모를 뒤덮는다.

[크아아아!] 연기를 마시고 몸부림치던 혈모.

털썩! 바닥에 나뒹군다.

[끄윽! 끅!] 바닥에 나뒹군 채 몸부림치는 혈모.

그걸 보며 채찍을 둘둘 말아쥐는 위진천

벌벌 떨리는 혈모의 몸뚱이. 초점이 사라지는 눈

위진천; [흐흐흐! 삼태상의 으뜸이니 뭐니 해도 어쩔 수 없는 계집!] [최음분을 다량으로 마셨으니 당분간 그 짓 외에는 생각이 없겠지!] 채찍을 완전히 말아쥐며

[끄윽! 끅!] 자기 가슴을 쥐어뜯으며 몸부림치는 혈모. 발정이 났다.

위진천; [기대해도 좋소. 완전히 만족할 때까지 귀여워해줄 테니!] 혈모에게 다가가고

드러난 혈모의 가슴, 허벅지 크로즈 업.

위진천; [대단해! 미치긴 했어도 최고의 물건이야!] 침 꿀꺽 삼키며 혈모 옆에 무릎을 꿇고. 채찍은 바닥에 내려놓고

위진천; [그럼 어디 고귀하신 혈마태상님의 서방 노릇을 해볼까?] 혈모의 몸을 만지려 하고. 그러다가

[!] 갑자기 굳어지는 위진천의 손.

청풍; [개새끼는 어딜 가도 개새끼답게 노는군!] 부서진 석문을 통해 들어오는 청풍.

위진천; [이... 이청풍!] 팟! 기겁하며 뛰어 일어나고. 채찍을 집어든 채

청풍; [우리가 드디어 다시 만났구나 위진천!] 살벌한 표정으로 다가서고

위진천; [으으! 네...네놈이 어떻게 여기에...!] 비실비실

청풍; [십팔층 지옥이라도 널 숨겨주지는 못한다!] 쩌어어엉! 오른손 손바닥에서 뇌정인이 빠져나오고

위진천; [뇌... 뇌정인?] 촤락! 공포에 떨면저소 채찍을 풀어 늘어트리고

청풍; [우리 사이의 악연, 오늘 끝내도록 하자!] 뇌정인이 빠져나온 손으로 위진천을 겨누고

위진천; [개소리!] 팡! 채찍을 맹렬히 휘두른다. 요동치며 날아드는 채찍 끝에서 몇 미터 길이의 검은 빛이 뻗어나와 청풍을 후려쳐오고.

청풍; (저 채찍...) 쩍! 흠칫하며 뇌정인을 마주 그어낸다. 뇌정인이 2미터 가량으로 쭉 늘어나 채찍에서 뻗힌 검은 기운, 독강을 막는데.

치익! 충돌하는 순간 뇌정인이 녹으며 부러지려 한다.

청풍; [독강!] 팟! 경악하며 뒤로 뛰어 피하고. 하지만

빠캉! 뇌정인을 녹이며 날아드는 독강

스팟! 급히 뒤로 뛰어 피하던 청풍의 오른쪽 어깨를 살짝 스치며 지나가는 독강

화악! 그 부분의 옷이 단번에 타버리고

청풍; [큿!] 어깨를 떨구며 뒤로 내려서는 청풍

치치치! 청풍의 오른쪽 어깨 부분의 타고 있는 옷 아래 살도 타며 연기가 피어 오른다

위진천; [크하하! 넌 끝났다 청풍!] 득의하여 웃고

위진천; [만독살신편의 독강에 닿은 이상 금강불괴라도...!] [헉!] 웃던 위진천의 눈 띠용.

화르르르! 우뚝 선 청풍, 채찍이 스친 어깨에서 불이 확 일어나고 있다.

위진천; [만... 만독살신편의 독기를 내공으로 태우다니...!] 기겁

청풍; [그 채찍, 독성부의 물건이겠군.] 살벌한 표정을 지으며 왼손을 들어올린다.

청풍; [제대로 맞았다면 모를까, 제 아무리 독성부의 무기라도 스친 것 정도로는 날 어쩌지 못한다!] 치이이이! 들어올린 청풍의 왼손 손가락에 끼워진 오행신지환 중 정화지환이 시뻘겋게 달아오르고

위진천; [오... 오행신지환?]

청풍; [보는 눈은 있군!] 달아오른 정화지환을 어깨 상처에 대고.

화아악! 상처에서 연기가 확 일고

위진천; [오행신지환 중의 정화지환이로구나! 모든 화기를 다스린다는...] 공포, 경악

청풍; [정화지환의 힘을 안다면 독성부의 독도 내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것이다.] 왼손을 어깨에서 떼며 위진천에게 다가가고

쩌엉! 오른손에서는 변형되었던 뇌정인이 다시 원래 모습이 되어 쭉 늘어나고

위진천; [제기랄!] 파앙! 다시 만독살신편을 휘두르고. 만독살신편에서 다시 뱀이 꼬리치는 것 같은 검은 기운이 내뻗혀 청풍을 쳐오고

청풍; [독성부의 그 어떤 것도 내게는 안 통한다고 했을 텐데...] 바웅! 내미는 왼손의 오행신지환에서 강한 열기가 일어나 앞을 가리고

화악! 푸시시! 열기에 닿은 검은 기운이 타며 소멸되고. 하지만

위진천; [카캇! 이게 진짜다!] 왼손에 숨기고 있던 구슬 두 개를 청풍의 발치 바닥에 팽개치고

펑! 화악! 바닥에 부딪히며 깨지는 구슬. 짙은 연기가 확 일어나 청풍을 뒤덮는다.

청풍; [연막탄이냐?] 멈칫하며 찡그리는데. 이하 장면은 짙은 연기 속에서 벌어지는 것임.

휘익! 연기 속에서 무언가 청풍의 앞을 스쳐지나간다

청풍; [허튼 수작!] 반사적으로 뇌정인을 그어낸다.

털썩! 연기가 뭉클 거리는 사이에 둘로 갈라져서 바닥에 떨어지는 것은 위진천의 겉옷

청풍; [금선탈각(金蟬脫殼)!] 외치며 휙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리고

휘익! 청풍의 옆을 지나쳐서 입구로 날아가는 위진천. 상체를 벌거벗고 있다. 겉옷은 벗어 미끼로 쓴 상태이므로

청풍; [교활한 놈!] 쩌억! 뇌정인을 길게 휘두르는 청풍. 뇌정인이 십여미터 길이의 채찍처럼 쭉 늘어나 위진천을 그어가고.

위진천; [힉!] 돌아보며 지하광장 문을 향해 몸을 날리고

쩌억! 문과 문 옆의 벽이 뇌정인에 수편으로 갈라지고. 위진천은 간발의 차이로 몸을 날려서 뇌정인은 그자 머리 위를 스치고 지나갔다.

위진천; (괴물이 따로 없구나.) 휘릭! 문 밖에 굴렀다가 벌떡 일어난다. 문 밖은 지하복도

청풍; [가려거든 모가지는 놓고 가라!] 문쪽으로 날아오고

위진천; (지금의 내 실력으로는 상대할 수 없는 괴물이다. 일단 피하자.) 휘익! 바람처럼 복도를 날아간다.

청풍; [서라!] 외치며 문 밖으로 뛰쳐나오지만. 직후

띵! 현기증을 느끼고 비틀하는 청풍. 이어

화악! 온몸에서 열기가 뻗히는 모습이 되고

청풍; (이... 이게 무슨... 갑자기 욕정이 치솟다니...) 비틀. 그러다가

청풍; (그 연기...) 눈 부릅. 위진천이 구슬을 깨트려 연막탄 같은 연기를 퍼트리던 장면 떠올리고

청풍; (단... 단순한 연막이 아니라 강렬한 최음 성분이 섞여있었구나.) 끄윽! 비틀거리고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르고. 그때

[아흑! 끄윽!] 밀실 안쪽에서 들리는 야한 소리. 반사적으로 돌아보는 청풍

그나마 걸치고 있던 옷을 갈갈이 찢어발기며 몸부림치는 혈모.

혈모의 야한 몸짓과 그녀의 가슴, 허벅지 크로즈 업.

청풍; [으으으...] 그걸 보며 완전히 이성을 잃는 청풍.

허깨비처럼 혈모에게 비틀비틀 다가서는 청풍.

혈모; [어서... 제발 나 좀 어떻게... 하악!] 가랑이를 벌리고 팔을 내밀며 애원. 완전히 맛이 간 표정

들썩이는 아랫도리

청풍; [허엉!] 짐승처럼 혈모를 덮치는 청풍.

격렬한 정사를 벌이는 두 사람.

청풍의 몸 아래 깔린 채 환희의 표정을 짓는 혈모의 얼굴

혈모 사타구니를 아랫도리로 맹렬히 치받으며 시근덕대는 청풍의 광기에 찬 모습

 

#283>

지하광장 밖의 통로. 비틀 비틀 벽을 짚으며 지하광장으로 다가오는 귀모모. 아직 내상이 완전히 완치되지 않은 모습이고

귀모모; [어, 어떻게 되었을까?]

귀모모; [위진천 놈이 귀신이라도 본 듯 도망쳐 나간 걸 보면 그 애송이가 제 역할을 해준 것도 같은데...!]

귀모모; [혈모님이 걱정되지만 않았어도 위진천 놈을 쫓아가 잡아 죽이는 건데...!] 이를 갈고. 그 사이에 부서진 석문 근처까지 왔다. 그때

[아아아! 여보! 여보!] [헉! 헉!] 갑자기 들려오는 야릇한 소리들. 눈 부릅 귀모모.

귀모모; [설마... 설마...!] 덜덜 떨며 비틀 비틀 석문으로 나가고

다음순간 두 눈 부릅뜨는 귀모모.

기둥 사이 바닥에서 격렬한 정사 벌이는 두 남녀의 뒷모습. 발가벗은 혈모, 쇠사슬에 묶인 손으로 자신을 올라탄 청풍의 몸을 끌어안고 몸부림. 그녀의 벌어진 허연 다리 사이에 하체를 밀어붙이고 있는 청풍. 상체에는 옷을 걸치고 있지만 하의는 무릎까지 까내린 모습이다.

털썩! 충격 받고 바닥에 주저앉는 귀모모.

그걸 알 리 없는 두 남녀는 정사에 몰두하고

귀모모; [어...어떻게 이런 일이...!] 실성한 듯 중얼. 그러다가

코를 벌름거리는 귀모모. 연기가 그녀의 코끝을 스치고

귀모모; [이...이건...!] 눈 부릅

귀모모; [최음제! 누가 최음제를 살포했구나!] 급히 입과 코를 막고

[!] 위진천을 떠올리는 귀모모

귀모모; [그 육시를 할 놈이...!] 이를 부득

그 사이에도 정사에 몰두하는 두 사람. 그걸 보는 귀모모

귀모모; [설령 그렇다고 해도 용서할 수 없다!] 비틀 일어나고

귀모모; [절대로!] 무언가 결심한 표정으로 다시 석문을 나가고

 

#284>

무쇠 기둥에 둘러싸인 석실의 천장. 아래서 올려다 본 모습이고

무쇠 기둥 사이에 멍하니 누워있는 청풍. 그의 팔을 베고 옆으로 누운 채 만족한 표정을 짓고 잠들어 있는 혈모. 청풍은 옷을 입고 있지만 혈모는 여전히 발가벗은 상태고

혈모와의 격렬했던 정사를 떠올리는 청풍

청풍; (내가 이런 파렴치한 짓을...!) 자책하고

청풍; (아무리 최음제 때문이라지만 변명의 여지가 없는 죄를 저질렀다!) 입술 깨물고

[으음!] 옹알거리며 청풍의 옆으로 파고드는 혈모. 움찔하며 돌아보는 청풍

청풍; (혈마태상!) 복잡한 표정으로 혈모를 보고

조심스럽게 혈모의 머리에서 팔을 빼며 일어나는 청풍.

아주 만족한 표정으로 웅크린 채 잠자는 혈모

한숨 쉬며 자신의 겉옷을 벗는 청풍.

청풍; (마교의 제일태상이 이렇게 젊은 여인이었다니...!) 그 겉옷으로 혈모의 알몸을 덮어주고

청풍; (무림의 안녕을 위해 내 손으로 죽여야 할 여인인데...!) 고개 설래. 그러다가

흠칫! 하는 청풍. 옷 밖으로 나온 혈모의 손목에 채워진 족쇄와 그것에 연결된 쇠사슬.

청풍; (혹시...!) 손바닥을 혈모의 이마에 대보고

눈감고 내공을 혈모의 몸 속에 흘려넣어 진맥하는 청풍

청풍; (주화입마!) 눈 번쩍

청풍; (본신의 내공과는 다른 이질적인 진기가 머릿속 몇 군데에 도사리고 있다.)

청풍; (이 여자는 잘못된 무공을 익히는 바람에 미쳐 버린 것이다.) 생각하며 지마태상의 유언을 떠올리고

 

<결국 혈마태상은 노부가 꾸민 불미스러운 사건에 말려들어 폐관에 들어갔으며 전마태상은 스스로의 역부족을 깨닫고 몸을 숨겨버렸다!> 날아가며 목만 남은 지마태상이 한 말을 떠올리는 청풍. #207>의 장면

 

청풍;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지마태상이 꾸민 음모의 결과인데...) 생각하다가

살인객주의 편지 내용을 떠올린다. #184>에 나온

 

<편지와 함께 남긴 물건들의 이름은 금강법륜(金剛法輪)과 오행신지환(五行神指環)이다. 금강법륜은 어떤 사악도 깨트리는 힘을 지녔으며 오행신지환을 제대로 쓰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오행의 기운을 다스릴 수 있다.> 금강법륜과 오행신지환이 탁자 위에 놓여있는 것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청풍; (우리 가문의 보물인 금강법륜...) 오른쪽 손목에 끼고 있는 고리를 보고

청풍; (모든 사악을 깨트린다는 금강법륜의 힘을 빌리면 이 여자의 광기를 치유해줄 수 있을 것이다.) 당혹

청풍; (하지만 이 여자는 마교 제일태상! 내가 반드시 쓰러트려야만 하는 대적인데...!) 갈등

[으음!] 옹알대며 행복한 표정인 혈모.

청풍; (이청풍아 이청풍아! 언제부터 이런 졸장부가 되었느냐?) 그걸 보며 마음이 흔들리는 청풍

청풍; (공은 공이고 사는 사!) (나중에 이 여자의 손에 죽는다 해도 치료해줘야만 한다. 이 여자의 정조를 유린한 데 대한 속죄의 의미로라도...!) 혈모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그녀를 일으키고. 억지로 책상다리를 하게 만든다. 청풍의 겉옷을 어깨에 걸친 자세로 책상다리를 하고 조는 혈모.

그녀 등 뒤에 앉아 오른손 손바닥을 붙이는 청풍.

청풍; (이것이 죄의 대가가 될지 모르지만...!) 지잉! 오른쪽 손목에 끼워져 있는 고리가 빛을 내고

청풍; (부디 나의 속죄를 받아주시오!) 이어 그 빛이 혈모의 몸 전체를 휘감는다.

 

#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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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화

 

                신신이진, 새롭게 새로워지며 달라져서 나아간다.

 

 

 

지우는 밤새 자기 마차의 요구 조건을 정해서 이른 아침에 마차방으로 달려가 전했다.

네 마리 말이 끌며 육연부 여자들이 다 타고도 남을 만한 크기의 마차였다.

사대부나 큰 부호가 아니면 엄두도 내지 못할 비싼 물건이다.

마차방의 책임자가 된 조대붕이 물었다.

"낭낭께서 타실 마차입니까?”

"타시겠죠.”

지우는 낭낭도 가끔 태워 줄 거라 속으로 생각하며 조대붕을 착각하게 만들었다.

낭낭이 탄다고 해야 더 공을 들여 만들 거란 계산이었다.

"가마도 곧 완성될 텐데, 앞으로 낭낭께서 행차가 많으실 모양이군요.”

조대붕이 말했다.

"가마 만들기 시작했어요?”

지우가 물었다.

"얼마 전에 모양이 최종 결정 되어 제작 중에 있습니다. 만든 적 없는 형태라서 완성이 느려졌습니다.”

"구경해도 돼요?”

지우의 눈이 반짝거렸다.

 

조대붕은 지우를 데리고 벽 없이 지붕만 있는 큰 공방으로 갔다.

지우는 그곳에서 이상한 물건을 보았다.

가마 같기도 한데 마차처럼 바퀴가 달려있다.

네 개의 바퀴가 한 줄로 서있다.

가운데 두 바퀴는 크기가 같았고 양 끝의 것은 훨씬 작았다.

사람이 타는 부분을 들여다보니 의자 두개를 마주 놓은 정도로 좁았다.

두 사람이 마주 앉아 타거나 혼자 탈 때에는 맞은편 의자에 물건을 올려놓을 수 있는 구조였다.

양옆뿐만이 아니라 앞뒤로도 창이 나있다.

바닥에는 방패모양이면서 빨래판 같은 장치가 달려있다.

의자 좌우에는 지렛대도 설치되어 있었다.

"가마가 참 이상하네.”

지우의 고개가 절로 갸웃거렸다.

“이 가마는 가마꾼이 들고 움직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바퀴를 밀고 갈 수 있습니다. 경사진 길을 오르거나 내릴 때도 가운데 바퀴가 크고 앞 뒤 바퀴가 작아서 마차가 크게 기울어지지 않지요.”

조대붕이 자상하게 설명해주었다.

"궤도가 있는 곳에서는 궤도에 올려놓고 달릴 수 있습니다. 급할 때는 가마꾼 한 명이 움직일 수도 있고, 세웠을 때는 가마가 옆으로 넘어지지 않도록 양쪽에서 발을 내릴 수도 있지요. 혹시 가마꾼 발이 걸려 넘어지더라도 가마는 쓰러지지 않도록 장치가 되어있습니다.”

조대붕의 설명을 들으며 지우는 가마를 요리조리 살펴보았다.

가마는 이상하게 생겼지만 매우 예뻤고 오밀조밀했다.

“아주 험한 길에서는 바퀴를 접을 수도 있고, 바퀴가 있는 하체를 분리해서 사람이 타는 상체부만 들고 갈 수도 있지요.”

조대붕의 설명을 듣던 지우는 침을 꼴깍 삼키고 물었다.

"가마 들려면 힘 쎈 가마꾼이 필요하지 않아요? 낭낭 가마면 남자 가마꾼을 못 쓸 텐데... 여자 가마꾼이 있어요?”

조대붕이 웃었다.

"여자 가마꾼이라니요? 저는 금시초문입니다.”

지우가 긴장하며 또 물었다.

"혹시 우리를 가마꾼으로 쓴다든가 하는 그런 말씀은 없었어요?”

조대붕은 고개를 저었다.

"없었습니다. 단지 가마꾼에 대해서는 염려 말라고 하시더군요.”

 

지우는 집으로 달려가 계집애들한테 말했다.

"늬들 큰일 났다. 낭낭 가마가 만들어지는 중인데 빨리 한 자리 못하면 가마꾼 된다.”

"진짜야?”

아직 직책을 받지 못한 계집애들은 화들짝 놀랐다.

"내가 지금 그 가마 보고 왔어. 다 만들어가.”

지우는 계집애들의 가슴에 불을 질러놓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찻집에 갈 준비를 했다.

 

***

 

아침을 먹으면서 단아가 물었다.

"낭낭, 가마가 다 되어간대요. 가마꾼 누가해요?”

직책을 받지 못한 계집애들이 험악한 표정으로 단아를 노려보았다.

단아는 못 본척하면서 말을 이어갔다.

"우리 중에 누가 들어야 할 거잖아요. 한쪽은 제가 들까요?”

양설이 웃으며 말했다.

"넌 안 해도 돼.”

"그럼 누가 해요?”

단아가 물었다.

양설은 대답 대신 계집애들에게로 눈을 돌렸다.

직책 없는 얘들이 시선을 피했고 나름 벼슬한 것들은 당당했다.

"내가 해.”

곽범이 불쑥 말했다.

"네?”

수원마저 놀라서 소리쳤다.

양설이 웃었다.

"나으리께서 하신다잖아.”

희야가 급히 말했다.

"제가 하면 되는데 왜 나으리가 해요? 제가 할게요. 전 요새 일이 없어서 칼질이나 하면서 빈둥거려요.”

동진도 거들었다.

"나으리께서 어떻게 가마꾼을 해요. 저하고 희야가 할게요.”

동진과 희야가 하겠다고 자청하자 단아부터 모든 계집애들의 표정이 하얘졌다.

단아도 자기가 한쪽을 들까요 했지만 진심은 아니었다.

그랬는데 동진과 희야가 진심으로 말하니 물러설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수하에 계집애가 열 명이나 있는데 동진과 희야가 가마를 들게 하는 건 말이 안 됐다.

계집애 둘이 동시에 손을 들며 울음을 터뜨렸다.

"우리가 할게요.”

열 명 중에서 무공이 가장 약하고 겁도 많은 계집애들이었다.

두 계집애는 겁이 많아서 오히려 상황판단을 잘한다.

첫날 희야에게 맞을 때도 몇 대 맞고는 바로 항복했던 바 있었다.

전옥은 끝까지 버티다가 죽사발이 되었지만 그 둘은 거의 멀쩡했었다.

이번에도 버텨봐야 견딜 수 없으니 미리 자청하고 나선 것이다.

양설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 가마는 바퀴를 안에서도 돌릴 수 있는 거야.”

 

양설은 말로 설명하기 귀찮아서 가마가 다 만들어지면 보여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계집애들은 밥 먹다 말고 우루루 몰려나가 마차방으로 달려갔다.

그 가마는 양설이 곽범의 의견을 반영하여 수많은 고심 끝에 만들어낸 역작이었다.

"이 굽은 가맛대 봐. 가마꾼이 들 수도 있고 놓으면 발처럼 땅에 닿는다는 거지?”

계집애들이 가마를 뜯어보다시피 구석구석 살폈다.

"그런데 안에 타고 있으면서 바퀴 굴리면 옆으로 안 넘어지나? 나으리 무공이 높으시니 공 타듯이 중심 잡는 걸까? 여간 피곤한 게 아닐 텐데.”

"이 지렛대만 당겨도 바퀴가 움직여! 지렛대가 꼭 검 같아.”

지우는 자기도 이런 가마를 만들어 달라고 할 걸 하며 후회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말을 바꾸기는 곤란했다.

뻔뻔하게 낭낭이 탈거라며 네 마리 말이 끄는 거대한 사두마차를 주문해 놓았다.

그런 마당에 가마를 하나 더 만들어 달라고 하는 것은 신용만 까먹힐 일이었다.

마차방에 부탁할 일이 앞으로도 많을 테니 신용을 잘 지켜야 한다.

"이건 별 거 아니야. 도르레하고 지렛대, 바퀴 다 사용하면 만들 수 있어. 나도 비슷한 생각했어.”

뭐든지 다 해보고 다 아는 계집애가 또 헛소리를 했다가 욕만 먹었다.

 

***

 

찻집에서 다도를 한 곽범 일행이 일하기 위해서 육연부로 갔을 때였다.

육연부 앞에는 곽범을 기다리는 사람들 수십 명이 있었다.

강호인들이었다.

그 중 한 명이 무릎을 꿇고 엎드리자 나머지 사람들도 엎드렸다.

복장으로 봐서는 제각각인 듯했지만 행동은 하나였다.

어제 곽범이 보였던 모습과 경고의 힘이었다.

"육연대인께 죄를 지었습니다. 살려주십시오.”

가장 먼저 엎드린 자가 애원했다.

유명곡이 멸망한 전말은 강호에 파다하다.

자신들의 힘이 유명곡 보다 윗길이라고 자신할 수 있는 가문이나 문파는 드물다.

곽범의 눈 밖에 나기라도 하면 끝장이다.

자기 한 몸이야 도망치면 혹시 살 수도 있다.

하지만 남아있는 식솔들이나 문중들은 유명곡이 당한 전철을 밟게 될 것이다.

강호인들로서는 두려움에 떨면서도 육연부를 찾아올 수밖에 없었다.

“살려주십시오 대인.”

강호인들이 합창하듯 입을 맞춰 애걸했다.

곽범은 대꾸도 하지 않고 육연부로 들어갔다.

계집애 하나가 엎드려 비는 사람들을 발로 찰 듯한 시늉을 하면서 문으로 사라졌다.

 

***

 

직책이 없는 계집애들은 원래 그들의 침실이었던 방으로 들어가 바느질이나 노리개를 만들기 시작했다.

단아와 장영, 은희는 곽범을 따라 집무실로 들어갔다.

유세관 지우는 집무실로 가봤자 할 일이 없다. 하는 수 없이 바느질하러 다른 계집애들이 있는 방으로 갔다.

동진은 살림살이 장부며 살림 궁리 하느라 방에 처박혔다.

수원은 앵무 새끼들을 훈련시켰다.

양설은 할 일 없어 빈둥거리는 희야에게 등석자(鄧析子) 한 권을 주어서 읽게 했다.

등석자는 제자백가 중 명가(名家)의 비조인 등석의 이름을 빌려 궤변에 가까운 변론술을 설명한 책이었다.

희야는 말에 두서가 없어 말하다보면 상대를 혼란스럽게 하는 면이 있다.

그런 희야가 적을 상대하면서 속을 뒤집어 놓을 공부를 하는데 필요한 책이 등석자다.

 

***

 

양설은 연공실로 내려가서 거울을 보며 자기의 몸과 얼굴을 바꾸는 무공을 연습했다.

곽범이 긴 명상과 연구 끝에 만든 무공이다.

그 무공의 바탕은 세 가지다.

몸과 얼굴은 물론 거의 모든 것을 따라서 바꾸는 곽범 사부의 역용변신공,

보는 사람의 정신과 내공까지 빨아들이는 유명곡 요경의 원리,

마지막으로 변화의 방법을 말하는 금왕경을 바탕으로 해서 만든 무공이었다.

요경과 달리 이 무공은 얼굴을 보는 사람의 내공을 끌어내지는 않는다.

대신 그 사람 몸속의 심맥을 끊어 놓을 수도 있으며 주화입마에 빠지게 할 수도 있다.

얼굴로 펼치는 일종의 심검(心劍) 또는 심공(心功)이었다.

다만 곽범도 아직 그 정도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다.

양설 역시 얼굴과 신체의 일부를 바꾸는 역용변신의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역용변신만으로도 전혀 다른 사람인양 눈빛과 목소리까지 바꾸는 게 가능했다.

누군가를 보고 모습을 바꾸면 원래 사람의 습관까지 빌려올 수 있었다.

한번 뿐만이 아니라 이후에도 기억하는 한도에서는 재현이 가능했다.

곽범은 이 무공을 염왕현신(閻王現身)이라 이름 지었다.

하지만 양설은 자기가 사용할 이름을 따로 지었다. 염왕으로 현신할 이유도 없고 능력도 없었기 때문이다.

양설은 이 무공을 익히면서 몸과 얼굴을 바꾸는 게 단순한 의미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릇이 바뀌면 담긴 내용이 달라진다.

사람의 모습이 바뀌면 그 사람의 마음이 달라진다.

마음이 달라지면 상황을 다르게 본다.

보는 상황이 달라지면 행동이 달라진다.

다른 행동은 다른 결과를 얻게 된다.

그 과정에서 행하여 얻고 깨닫는 바도 달라지게 된다.

사람이 하고자 하는 의지와 욕망도 결국은 사람의 얼굴과 형상과 상황이라는 굴레에서 이루어진다.

하늘이 사람이라는 그릇을 내고 어떤 환경에 두었으면 그 해야 할 바와 할 수 있는 바가 그 안에 갖추어져 있다.

그릇을 바꾸면 모든 것이 바뀐다.

그릇을 바꿀 수 있으면 그것 역시 하늘이 지은 환경이니 바꾸어야 옳다.

바꾸어야 할 그릇을 고집하는 것은 할 수 있는 바를 다 하지 않는 것이다.

어질고 훌륭한 사람을 담고자 애쓰는 건 자기의 그릇을 그렇게 바꾸고자 하는 노력이다.

배우고 익히며 깨닫고자 하는 것도 할 수 있는 바를 늘여서 그릇을 바꾸는 것이다.

양설은 곽범이 만든 이 무공에서 사람이 사람의 한계를 넘어 자유로워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다.

기문둔갑의 둔갑변신의 참된 의미가 여기에 있을지도 몰랐다.

온갖 술법들로 몸을 휘감고 있어도 정작 자신을 바꾸지 못하면 작은 도구들을 들고 다니는 바와 다를 바가 없다.

지식도 자기의 생각과 행동에 반영되지 못하면 먹다 버린 음식처럼 자기를 부패하게만 할 것이다.

은(殷)나라의 시조 성탕(成湯) 태을(太乙)이 세숫대야에 새겨놓고 날마다 보았다는 글귀를 떠올렸다.

일신일일신신우일신...

날마다 새롭고 새롭고 또 새로워져야 한다.

끝없는 자기 변화의 의무를 말해주는 글귀다.

양설은 바탕은 같지만 괵범과는 쓰임새가 다른 이 무공에 신신이진공(新新以進功)이라는 이름 붙였다.

새롭게 새로워지고 달라지며 나아가는 공부라는 의미였다.

하는 바에 정성을 들인다면 몸은 바뀌지 않더라도 행동과 마음은 신신이진하고 있다 해도 무방하다.

양설에게 신신이진은 사람의 큰 도리였다.

달라지고 나아가서,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행복하게 사는 것은 양설이 지은 도였다.

물산을 왕성하게 하여 사람을 부귀롭게 하는 것으로 이 길을 세우며, 가로막는 것을 베고 거침없이 나아가는 것은 곽범의 도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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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

밤. 어둠에 덮인 마교 총단. 도처에 불이 켜져 있고.

십마전도 불이 밝혀진 건물이 많고

십마전 중심부에 자리한 화려한 전각. 주변으로 하녀들이 물건 들고 오가고

 

전각 내부의 화려한 욕실. 수증기가 뽀얗게 일고. 원형의 커다란 욕조. 직경 5미터쯤인 욕조의 한쪽 끝에 가슴까지 잠겨 있는 알몸의 청풍. 가면을 벗어 욕조 옆에 놓아두었다. 가면을 벗은 상태로 목욕 중이므로 이하 청풍.

청풍; (천마에 의해 세워진 마교는 마교사가라는 네 개의 세력으로 이루어져 있다.)

 

<삼태상들의 가문인 혈마전(血魔殿), 지마전(智魔殿), 전마전(戰魔殿)과 전위세력인 십마전이 그것이다.> 의자에 앉아있는 네 명의 남녀 실루엣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후같이 화려한 옷을 입은 여자-혈마태상, 지마태상, 보디빌더같은 체형에 다른 사람들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거인-전마태상. 아주 야한 차림의 글래머 여자 실루엣-천앙서시

<십마전은 강호에서의 활동을 위해 만들어진 세력이다. 십대마왕이 십마전 소속이며 형식상으로는 지마태상과 전마태상의 지휘를 받는다.> 십대마왕들의 실루엣. 가운데 놓인 화려한 의자에 어떤 여자가 다리를 꼬고 앉아있다. 이 여자는 마교사가 가주들 실루엣 중 천앙서시의 실루엣과 동일. 천앙서시가 앉아있는 의자 주변으로 십대마왕들이 죽 서있다. 의자 좌우에 제이마왕 백변마왕과 제삼마왕 신행태보가 서있고 그들 옆에 다시 고루시마, 거령탑마, 음양선고, 구숙정, 독검사랑, 식인혈랑과 위진천등이 서서 앞을 보고 있다.

<십마전의 전주는 대대로 십대마왕 서열일위의 차지였다. 전대 제일마왕은 천앙서시였는데 그녀가 갑자기 실종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위 장면의 의자에 다리 꼬고 앉아있는 여자 실루엣 크로즈 업. 엄청난 글래머다. 또한 가슴이 패이고 달라붙는 옷을 입었고 치마도 옆이 터져서 다리가 드러나보인다.

<마교의 네 기둥 중 하나인 십마전 전주의 자리를 언제까지 공석으로 둘 수는 없었다. 서열대로라면 제이마왕 백변마왕이 천앙서시의 후임이 되어야했다. 하지만 제삼마왕 신행태보도 야심이 커서 양보하지 않았다.> 백변마왕과 신행태보가 비어있는 의자를 사이에 두고 서로를 노려보며 삿대질을 한다. 주변에 다른 마왕들이 난감해하며 보고 있고

<치열한 암투가 벌어졌고, 결국 백변마왕이 신행태보를 제거하고 십마전의 전주가 되었다. 십여 년 전의 일이다.> 피를 토하며 주저앉은 신행태보. 그걸 내려다보며 웃는 백변마왕. 신행태보를 손가락질하며

 

청풍; (마교에 교주가 없는 것은 천마가 후계자를 정하지 않고 죽었기 때문이다.)

청풍; (천마의 절기는 너무도 심오하여 천마에 필적하는 기재가 아닌 한 완전하게 연마할 수 없었다고 한다.)

청풍; (궁여지책으로 천마는 애첩과 두 명의 제자에게 무공을 나눠 가르쳤다.) (마교에 삼태상이 존재하게 된 연원이다.) 천마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세 명의 청년들. 둘은 남자. 하나는 정정. 천마는 아주 긴 수염에 검은 옷을 흩날리는 거인.

청풍; (삼태상이 합의하면 교주를 세울 수 있다.)

청풍; (하지만 오랜 세월 주도권 쟁탈을 벌여온 삼태상이 서로에 대한 의심을 완전히 버리고 교주를 옹립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청풍; (삼태상의 대립은 무림을 위해서는 다행한 일이었다.)

청풍; (마교가 분열되어 있는 덕분에 전면적인 공격은 모면해왔으니...!) + [!] 생각하다가 눈 번쩍.

급히 가면을 집어들고.

청풍; [거기... 누구냐?] 가면을 얼굴에 쓰며 건너편을 노려본다. 뽀얀 수증기 때문에 건너편이 잘 안보이고. 이하 웃는 가면을 썼으므로 청풍이 아니고 백변마왕(청풍)으로 표시

스으! 뽀얀 수증기 사이로 나타나는 알몸 같은 여자의 실루엣.

[!] 웃는 가면 사이로 눈이 부릅 백변마왕(청풍).

쿵! 수증기를 헤치며 나타나는 여자. 바로 전 씬에서 감옥에 나타났던 백변마왕의 아내 정정. 몸매가 엄청난 글래머. 속이 다 들여다보이는 얇고 짧은 잠옷차림이다. 가슴과 사타구니를 양손으로 살짝 가리고 있다. 머리는 틀어 올려 비녀로 고정했다. 이 비녀들이 사실은 비수다.

백변마왕(청풍); (이 여자는...!)

정정; [저... 저예요 상공!] 부끄러워 고개 떨구며 탕 안으로 들어서고

백변마왕(청풍); (상공?) (백변마왕의 아내로구나!) 깨닫고

<이름은 종정정(宗貞靜), 백변마왕과 암투를 벌였던 신행태보의 외동딸이다. 백변마왕은 신행태보를 달래기 위해 그의 딸을 후처로 맞아들였었다.> 욕조로 다가오는 정정의 모습 배경으로

백변마왕(청풍); (하지만 신행태보는 끝내 야심을 버리지 않았으며 암투 끝에 패해서 뇌옥에 갇혔다고 한다.) + [여긴 무슨 일이오 부인?]

정정 흠칫. 백변마왕으로부터 존댓말을 처음 들어서임.

백변마왕(청풍); (백변마왕과 종정정은 사실상 별거 상태였다고 했다.) + [오늘도 친정에서 자는 게 아니었소?]

정정; (종처럼 여기던 내게 존대를 한다?) + [상공께서 출타했다가 오랜만에 돌아오셨는데 아내의 도리는 해야 하지 않겠어요?] 찰박! 욕조로 들어오고

정정; [평소에도 함께 목욕 하는 걸 좋아하셨잖아요!] 물에 허리까지 잠기며 다가앉고

백변마왕(청풍); (함께 목욕하는 걸 좋아했다?) (백변마왕이란 놈... 생긴 것 답지 않게 다정다감했던 모양이로군!)

정정; [아직 씻지 않으셨으면 신첩이 닦아드릴게요!] 촤아! 백변마왕(청풍)에게 다가앉고

백변마왕(청풍); (거절했다가는 의심을 사겠지) + [그럽시다.] 돌아앉고.

백변마왕(청풍)의 넓은 등을 보는 정정의 눈이 파르르 떨리고.

정정; (이렇게 쉽게 복수를 할 기회가 왔구나.) 슥! 머리를 고정한 비녀를 뽑는다.

뽑히는 비녀의 끝이 날카롭다. 비녀 형태를 했지만 비수다.

정정; (신장궁에서 만든 이 비수에 묻힐 수 있는 독은 다 묻혔다.) 비수를 두 손으로 잡아 백변마왕(청풍)의 등을 겨누고. 내리찍을 자세

정정; (아주 작은 상처라도 내면 죽일 수 있다!) 콱! 그대로 백변마왕(청풍)의 뒷덜미에 비수를 박는 백변마왕(청풍).

[!] 움찔! 비수에 찔리며 움찔하는 백변마왕(청풍)의 몸

정정; [잘 가라 아버지의 원수!] 백변마왕(청풍)의 뒷덜미에 박은 비수를 두 손으로 내리누르며 악을 쓰고. 하지만

백변마왕(청풍); [유감이로군. 죽어주지 못해서!] 천천히 돌아보는 백변마왕(청풍).

정정; [흑!] 기겁하고.

쿵! 정정이 박은 비수는 끝이 약간 백변마왕(청풍)의 피부로 파고들었을 뿐이다. 상처는 나지 않았고

정정; [어... 어장검(魚腸劍) 못지않게 날카로운 신장궁의 비수가 상처도 못 내다니...!] 철벅! 뒤로 주저앉으며 경악, 절망.

백변마왕(청풍); [제법 날카롭다 했더니 신장궁의 물건이었군.] 돌아앉고

정정은 욕조 끝으로 물러나 앉고

백변마왕(청풍); [하지만 무기가 아무리 날카로워도 쓰는 사람의 능력이 받혀주지 못하면 그저 쇠붙이일 뿐인 거요.] 물속에서 정정에게 다가가고

정정; [네... 네놈의 호신강기가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 욕조 끝에 기대어 이를 갈고

백변마왕(청풍); [네놈? 그게 아내가 남편에게 할 말인가?] 눈 번뜩

정정; [널 죽이지 못했으니 내가 죽겠다!] 비수를 거꾸로 잡고

정정; [원귀가 되어서라도 반드시 복수하고 말 것이다!] 외치며 비수로 들어 자기 목을 찔러간다. 하지만

콱! 비수 끝이 목에 닿기 직전 멈춰지고. 어느 틈에 정정의 손목을 움켜쥔 백변마왕(청풍)의 강인한 손.

정정; [놔...놔라 이 마귀새끼야!] 발버둥치고

백변마왕(청풍); [입이 험하시군.] 비수의 날을 손가락으로 집어서 잡고

백변마왕(청풍); [그래도 한 이불 덮고 살아온 남편에게 마귀 운운하다니...?] 툭! 비수를 정정의 손아귀에서 간단하게 빼내고.

백변마왕(청풍); [이런 위험한 물건은 가까이 하는 거 아니오.] 휘익! 욕조 밖으로 비수를 던지고

텅! 벽에 박히는 비수. 그러자

정정; [한시라도 네놈과 같은 하늘을 이고 살지 않겠다!] 혀를 물려 하고. 하지만

팟! 백변마왕(청풍)의 손가락이 그녀의 가슴을 찌르고.

정정; [악!] 빠지직! 벼락에 맞는 느낌으로 신음하는 정정. 이어

촤아! 힘없이 물 속으로 쓰러지려는 정정.

백변마왕(청풍); [영차!] 그녀를 부 팔로 부축하는 백변마왕(청풍)

정정; [죽... 죽게 해다오 제발!] 청풍에게 안겨 눈물 흘리고

백변마왕(청풍); [날 살인자로 만들겠다? 그럴 수야 없지!] 촤아! 정정을 두 팔로 안고 일어나고. 빤스만 걸친 모습이고

<무슨 일입니까 전주님?> 밖에서 들리는 음성

백변마왕(청풍); (독안표로군!) + [별일 아니다.] 욕조 밖으로 나가고

백변마왕(청풍); [아내와 함께 있으니 방해하지 마라!]

 

독안표; [헤헤헤! 그러셨군요. 좋~은 밤 되십시오!] 문 밖에서 굽신거리는 독안표. 지나가던 하녀들도 얼굴 발개지고

 

백변마왕(청풍); [거슬리니 주변을 모두 물려라.] 정정을 안고 욕실을 나서며 말하고

 

독안표; [분부 받들겠습니다요.] 건물을 향해 굽신. 이어

주변의 하인과 하녀들에게 가라고 손짓하는 독안표

서둘러 건물 주위에서 떠나는 하인과 하녀들

독안표; (종부인께서 생각을 바꾸신 것같아 다행이다.) 자기도 건물 등지고 떠나며 안도하고

독안표; (윗분들이 싸우면 아랫것들은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 될 수 밖에 없으니...) 멀어지는 독안표. 한데

건물 그늘에 숨어서 그걸 보는 사내 한명. 음침한 인상. 일회성 조연

멀어지는 독안표가 보이고

건물을 보면서 조심스럽게 떠나는 그자. 위진천의 졸개다.

 

다시 실내. 욕실을 완전히 나서는 백변마왕(청풍).

욕실 밖은 화려한 침실. 넓직한 침대도 있고. 그 침대로 가는 백변마왕(청풍). 침대에는 백변마왕(청풍)가 아무렇게나 벗어놓은 옷이 있고.

이어 정정을 조심스럽게 침대에 누이는 백변마왕(청풍). 정정은 눈을 감고 있다.

잠옷이 물에 젖어 야한 모습인 정정

백변마왕(청풍); (민망하군.) + [물기부터 말려드리겠소.] 손바닥을 펴서 정정을 겨누고

화악! 백변마왕(청풍)의 손바닥에서 뜨거운 바람이 일어나 정정의 몸을 말려주고

백변마왕(청풍); [잠시만 기다리시오. 대화를 나누려면 옷부터 입어야하니...] 옷을 집어들고

화악! 돌아서는 청풍의 몸이 달아올라 단번에 마르고

돌아선 채 옷을 입기 시작하는 백변마왕(청풍)

천천히 눈을 뜨는 정정

정정; [...] 백변마왕(청풍)의 뒷모습 보며 무언가 느끼고

백변마왕(청풍); [자! 이제 사정을 좀 들어볼까?] 옷을 입으며 침대로 돌아서고

정정; [당신 누구죠?] 노려보고

백변마왕(청풍); [내가 누군지는 부인이 가장 잘 알지 않소?]

정정; [틀려! 당신은 백변마왕이 아니야!]

백변마왕(청풍); [호오! 왜 그렇게 생각하시오?]

정정; [비록 원수긴 하지만 삼년 넘게 한 이불을 덮고 자던 사이예요.] [그자 몸을 모를 리가 없어요!] 표독하게

정정; [게다가 가장 결정적인 것은...!] 얼굴 발개지고

백변마왕(청풍); [그게 뭐요?]

정정; [백변마왕은 단 한 번도 내게 존대를 해본 적이 없어요!]

백변마왕(청풍); [천려일실이라더니... 정말 사소한 데서 들통이 났군!] 혀를 차고

백변마왕(청풍); [그렇소. 난 부인의 남편이 아니오!] 슥! 가면을 벗고

드러나는 청풍의 얼굴. 이하 청풍으로 표기.

정정; [아!] 놀라고

청풍; [내가 누군지는 지금 말씀해드릴 수가 없소.] [하지만 부인께는 추호의 해도 끼치지 않겠다 약속드릴 테니 안심하시오!] 팟! 혈도를 풀어주고

급히 일어나 앉으며 이불로 몸을 가리는 정정

정정; [백변마왕... 백변마왕은 어찌 되었죠?] 이불로 앞을 가린 채

청풍; [무슨 사연이 있는지 모르지만 직접 복수하실 생각은 포기하셔야 할 거요.] 의자 하나를 침대 쪽으로 가져오고

정정; [그...그럼...!] 흥분

청풍; [그자는 얼마 전 불귀의 객이 되었소.] 의자에 앉는 청풍 + 정정; [아!] 탄성

정정; [그자가... 그 마귀가 드디어 죽었군요!] 주르르 눈물

청풍; [왜 남편을 죽이려 하셨습니까?] 손수건 내밀고 + 정정; [고마워요!] 손수건 받아 눈물 닦고.

정정; [전 신행태보란 분의 딸이랍니다.]

청풍;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끄덕. 그러다가

청풍; [혹시 영친의 신변에 변고라도 생긴 것입니까?] 깨닫고 흠칫

정정; [오늘 살해당하셨어요. 백변마왕의 심복이며 십마전의 총관인 병수재라는 자에게!] 이를 갈며 울고

[!] 놀라는 청풍.

 

#277>

<-지마전(智魔殿)> 수많은 건물로 이루어진 곳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역시 밤. 건물들에 불이 밝혀져 있고

어느 건물. 불빛이 흘러나온다. 주변에 인적은 없고

 

병수재; [제 속하의 보고에 의하면 정가년은 백변마왕에게 별 타격을 입히지 못했다고 합니다.] 위진천 앞에 서서 보고하는 사내. 전형적인 서생인데 두 뺨이 홀쭉하고 눈 아래 다크서클이 짙다. 십마전 총관인 병수재라는 자다.

병수재; [독 바른 비수를 갖고 들어가는 등 나름대로 준비를 한 모양입니다만...] 위진천의 눈치를 보며. 위진천은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 술을 마시고 있다. 전형적인 거실이다.

병수재; [역시 치밀한 성격인 백변마왕인지라 종가년의 암살시도를 무산시켰다고 합니다.] [죄송합니다 소가주님.]

위진천; [병수재! 당신은 할만큼 했어. 죄송해할 거 없어.] 술잔을 내려놓고

위진천; [백변마왕은 죽이지 못했지만 십마전에 분란의 씨앗을 심은 것으로 충분해.]

병수재; [그리 말씀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안도하고

위진천; [당분간은 지마전에 머물도록 해.] [신행태보를 죽인 당신을 잡아 죽이려는 자들이 한 둘이 아닐 테니...]

병수재; [배려해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굽신

위진천; [가서 편히 쉬어!] 나가라고 손짓

병수재; [물러가겠습니다 소가주님.] 굽신

문쪽으로 가고. 그 배경으로 다시 술잔을 드는 위진천

때 맞춰 문을 밖에서 열어주는 도객. #33> #68>등에 나온 무림맹에서 위진천의 졸개로 나왔던 도객.

밖으로 나가는 도객. 문을 열어준 채 안쪽의 위진천을 보는 도객. 위진천은 술을 마시고 있고

술 마시며 고개 끄덕이는 위진천

고개 숙이는 도객. 병수재는 완전히 밖으로 나갔고.

탁! 문을 닫는 도객. 직후

[!] 밖으로 나오다가 흠칫하는 도객.

슥! 슥! 앞쪽에서 다가오는 두 명의 도객. 표정이 살벌하고 칼을 뽑으려는 자세다.

병수재; (살기!) 주춤하고

병수재; (설마 소가주는 살인멸구를...) + [!] 눈 부릅

쿵! 문을 열고 닫았던 도객이 등 뒤에서 병수재를 칼로 찔렀다.

병수재; [네... 네놈이...] 끄윽!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뒤를 돌아보려 하지만

<소가주님의 거처다! 조용히 해라!> 푹! 다른 도객이 그자의 목에 칼을 박는다. 눈이 찢어져라 치떠지는 병수재의 얼굴

 

위진천; [살려두면 귀찮은 일이 생기는 경우가 있지.] 술을 마시며 웃고

위진천; [그래서 화근거리가 될만한 인간은 미리 제거해버리는 게 최선이다.] 술잔 내려놓고

위진천; [확실히 제거해버리지 못해서 근심거리가 된 놈이 있기도 하고...] 청풍을 떠올리고

위진천; [어쨌거나 십마전을 분란의 소용돌이로 몰아넣는 데는 성공했다.]

위진천; [남은 것은 그 계집을 해치우는 것뿐인가?] 어떤 여자의 실루엣을 떠올리며 음산하게 웃고. 그 여자는 혈마태상이다.

 

#278>

다시 십마전. 청풍과 정정이 있는 건물의 모습. 주변에 인적이 없다. 시간이 좀 지났고

 

정정; [간수들의 입단속을 했어요. 아버지가 살해당한 사실을 비밀로 하라고...] 침대 위에 청풍과 마주 앉아 눈물을 옷소매로 닦고

정정; [뇌옥을 지켜야하는 간수들 입장에서도 지은 과실이 있는 터라 저의 지시를 따랐답니다.]

청풍; (신행태보가 살해당한 엄청난 일이 알려지지 않은 데에는 그런 내막이 있었군.)

청풍; (그나저나 그분의 복수는 못해드리게 되었다. 신행태보가 남의 손에 죽어버렸으니...) 북망귀왕을 떠올리고

청풍; (차라리 잘된 일이라고 해야 하나? 안 그랬으면 내 손으로 이 여자의 아비를 죽였어야했으니...) 쓴웃음 지을 때

정정; [백변마왕은 아버지에게 누명을 씌워 뇌옥에 가뒀어요.] [하지만 감히 아버지를 해치지는 못하고 내공만 폐해버렸어요.]

청풍; [영친의 목숨까지 빼앗으면 뒤탈이 있을 수밖에 없었겠지요.] [영친을 따르는 세력도 적지 않을 테니...]

정정; [그랬는데... 십마전의 총관인 병수재가 갑자기 살수를 썼어요.] 분노. 이를 갈고

청풍; [병수재란 자가 감히 독단적으로 그런 결정을 내렸을 리는 없을 테고...]

정정; [저는 당연히 백변마왕이 병수재에게 지시를 내렸다 생각했어요.]

청풍; [하지만 백변마왕은 이미 보름 전쯤에 불귀의 객이 된 상태였지요.]

정정; [백변마왕으로 위장한 공자가 총단에 들어온 때를 맞추어 아버지가 살해당했고...] [누군가 저로 하여금 백변마왕에게 복수하도록 일을 꾸몄을 거예요.] 분노

청풍; (지혜로운 여자다.) + [용의선상에 올릴만한 자가 누가 있습니까?]

정정; [본교에서 그런 짓을 저지를만한 인물은 단 한명 뿐이랍니다.] 이를 갈고

청풍; (지마태상으로 위장한 극품당 전대당주 용무극...!) 눈 번뜩이고

정정; [지마태상, 정확히는 지마전은 이번 기회에 마교를 완전히 장악할 계획인 게 분명해요.] 강렬한 표정

 

#279>

<-무림맹> 밤. 여기 저기 드물게 불빛이 보이고

잘 가꿔진 정원이 가운데 있는 건물. #30>에 나온 진상파의 거처. 불이 밝혀져 있고. 열린 창문을 통해 실내가 보인다. 진상파가 창가 의자에 앉아 밖을 보고 있고. 방안에는 합요나도 차를 마시고 있다. 창밖에는 패소정이 고개 숙여 인사를 한다. 패소정 옆에는 흑요정이 유령천익을 두른 채 서있다.

진상파;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패소정; [가급적 빨리 다녀오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돌아서서 월동문 쪽으로 가는 패소정. 따라가는 흑요정

월동문을 나가는 패소정과 흑요정

합요나; [십만대산까지면 꽤 먼 길인데...] 차를 마시며 진상파의 눈치를 보고.

진상파; [빠듯하지만 기일 안에 도착할 거예요.]

합요나; [사매의 좌조천리야 의심의 여지도 없지만...]

합요나; [혹시 이청풍이 위험한 상황에 처하는 거야? 흑요정, 저 여자를 보내는 게 그래서이고?]

진상파; [이공자는...] 한숨

진상파; [위험한 상황을 겪지만 전화위복이 될 거예요.]

합요나; [그렇다니 다행이긴 한데... 사매에게서 어째 근심하는 기색이 사라지지 않네.]

말없이 웃는 진상파

그런 진상파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장면. 청풍이 어둑한 곳에서 미친 년 분위기인 어떤 여자를 올라타고 응응하는 장면이다. 여자는 팔목과 발목에 쇠사슬이 채워져 있다. 긴 쇠사슬은 주변에 세워진 굵은 쇠기둥에 연결되어 있고

진상파; (원치 않아도 보게 되는 그 사람의 행적...)

<이 번뇌는 죽을 때까지 벗어날 수가 없겠구나.> 진상파의 거처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280>

<-마교> 여전히 밤. 이제 마교의 대부분 건물이 불이 꺼져 있고

<-혈마전(血魔殿)> 마교 내에서도 유난히 화려한 전각들로 이루어진 곳. 여전히 밤. 여기저기 여자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고

휘익! 유령처럼 혈마전의 전각들 사이로 날아가는 유령같은 그림자. 청풍이다. 여자 무사들이 눈을 번득이며 경비 서고 있지만 청풍을 발견하진 못하고

 

<결국 혈마태상은 노부가 꾸민 불미스러운 사건에 말려들어 폐관에 들어갔으며 전마태상은 스스로의 역부족을 깨닫고 몸을 숨겨버렸다!> 날아가며 목만 남은 지마태상이 한 말을 떠올리는 청풍. #207>의 장면

 

청풍; (지마태상은 마교를 장악하기 직전이었다.) 건물들 사이를 날아가고

청풍; (하지만 극품당 당주였던 용무극노야에게 암습당해 모든 것을 잃었다.) 얼굴이 벗겨지고 고문을 당하는 지마태상을 떠올리고

청풍; (용노야는 삼태상을 모두 제거했을 뿐 아니라 대적불능의 마물인 독종독인까지 수중에 넣었다.)

청풍; (이제 마교를 장악하는데 망설일 이유가 사라졌다고 봐야한다!) 멈춰서며 건물 그늘에 숨고

앞쪽에 월동문이 있는 높은 담장이 있다. 인적은 없다. 월동문 위에는 <血母聖域>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청풍; (혈모성역(血母聖域)...) 월동문을 보며 생각하고

<혈마태상의 거처인 저곳은 사내라면 그 누구도 접근이 허락되지 않는 금남의 성역이다.> 월동문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역대 혈마태상은 천마의 유일한 핏줄이던 천마희(天魔姬)의 후손들이었다고 한다.) 월동문 보며 생각하고

청풍; (마교의 제자들에게 천마는 신성불가침의 존재다. 당연히 천마의 핏줄인 혈마태상은 숭배의 대상이 되어왔다.)

청풍; (혈마태상은 혈모(血母)라고도 불린다. 천마의 핏줄을 이어줄 어머니라는 뜻이다.) 조심스럽게 은신하고 있던 곳에서 나서고

청풍; (천마 핏줄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혈모의 거처는 성역으로 지정되어있다.) (전마태상이나 지마태상조차도 혈모성역에는 들어갈 수 없다.) 주변 살피면서 월동문으로 다가가고

청풍; (사실상 마교를 장악하는 데 성공한 용노야의 마지막 한 수는 뻔하다.) 월동문으로 다가가며 생각하고

청풍; (마교도들의 숭배의 대상인 혈마태상을 제거하는 것이다!) (천마의 핏줄이 끊어지면 마교는 구심점을 잃고 와해될 수밖에 없으므로...)

청풍; (용노야에게는 안되었지만 천마의 핏줄이 끊어지게 방치할 수는 없다.) 휘익! 월동문 안으로 날아 들어가고

<아무쪼록 늦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다.> 사라지는 청풍.

 

#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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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화

 

                염왕의 얼굴, 재신의 얼굴

 

 

 

마부들이 북두칠성이라 불리는 일곱 거한들을 끌어와 한 자리에 모아두었다.

북두칠성은 알이라는 알은 다 까여서 잃어버린 상태였다. 그들의 수작에 분노한 계집애들이 달려들어서 칼로 쓸고 발로 짓밟고 돌로 뭉개버린 것이다.

곽범은 그들의 몸에 주화입마까지 걸어놓았다. 그 때문에 입으로 말을 할 수 있는 것 외에는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했다.

절세고수들인 이십팔수도 상대할 수 있다던 북두칠성의 비참한 말로였다.

북두칠성을 모아놓은 마부들은 사냥한 짐승들을 마차에 싣고 부리나케 돌아가 버렸다. 곽범이 드러낸 염왕의 모습에 혼백이 날아가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계집애들 역시 술과 고기를 먹으면서도 곽범을 볼 때마다 화들짝 놀라곤 했다.

"찻집 샘은 물맛이 좋아요. 찻집에서 술도 담가보라고 할까요?”

양설이 곽범의 잔에 술을 부어주며 말했다.

"그게 좋겠어요.”

곽범은 유순하게 대답했다.

계집애들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곽범의 말투와 얼굴이 아까 보았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기 때문이다.

지금은 말은 잘 못하지만 관대하고 따뜻한 원래의 나으리였다.

곽범이 보여준 서로 다른 모습은 적응하려 애써도 쉽사리 적응되지 않았다.

"아까 내가 놀라서 울지나 말라고 했지?”

양설이 웃으면서 계집애들에게 말했다.

"네...”

계집애들이 시무룩하게 대답했다.

양설이 농을 걸었다.

"깔깔거리더니 오줌이나 싸지 않았으려나.”

하지만 아무도 대답이 없었다. 대부분의 계집애들이 실제로 지려버렸기 때문이다.

양설이 다시 웃으며 말했다.

"아까 그건 나으리 얼굴들 중 하나야. 염왕의 얼굴! 나으리께서 싸울 때 사용하려고 만드신 거라 많이 무서워.”

"다른 얼굴들도 있나요?”

누군가가 물었다.

양설이 고개를 끄덕였다.

"기업할 때 얼굴도 있어. 재물의 신, 재신의 얼굴! 그리고 원래 이 모습이시지. 더 필요한 얼굴이 있을 리도 없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

물었던 계집애가 또 물었다.

"낭낭은 안 무서웠어요?”

"안 무서울 수가 없잖아. 낭군님이니까 원래 무섭고... 하지만 낭군님이니까 무서워도 괜찮은 거지.”

양설이 웃으며 대답했다.

단아가 군사답게 가장 먼저 알아들었다.

"아! 그럼 우리도 무섭지만 무서워도 괜찮구나.”

다른 계집애들의 머리도 동시에 까닥거렸다.

여기저기서 안도하는 숨소리가 들렸다.

은희는 술잔을 들며 투덜거렸다.

"술 맛이 안나요. 너무 놀라서 취하지도 않는 거 같아요.”

기력을 회복한 첩밀관 장영도 말했다.

"나으리의 경고를 돌이나 비석에 새겨서 표시해놓아야겠어요. 나쁜 놈들이 우리 땅에 아예 못 들어오게. 그놈들 두 번 만 더 들어오면 제가 나으리한테 놀라 죽겠어요.”

양설이 고개를 저었다.

"나으리의 이 무공은 아직 완성된 게 아니야. 지금은 무서운 정도지만 완성되면 보는 순간 급살 맞아 죽을 거야.”

계집애들의 얼굴이 다시 사색이 되었다.

가장 겁 많고 소심한 계집애가 덜덜 떨며 물었다.

"그럼 우리 어떻게 해요? 실수로 볼 수도 있잖아요.”

"실수가 안타까운 거지.”

양설의 놀리는 말에 그 계집애는 울음을 터뜨릴 듯했다.

다른 계집애가 씩씩한 척 하며 말했다.

"괜찮아. 싸울 때 나으리 쪽으로 고개도 안 돌리면 돼!”

울먹이던 계집애가 빽 소리쳤다.

"여기 번쩍 저기 번쩍 하는데 어떻게 안 봐!”

"눈... 감아야겠네...”

또 다른 계집애가 중얼거렸다.

울먹이던 계집애가 곽범에게 물었다.

"나으리, 그 무공 안 하면 안 돼요? 그냥 우리가 다 죽일게요.”

"안 돼.”

양설이 곽범 대신 대답했다.

"우리는 사람이 적어. 많은 적을 상대할 때 불리할 수밖에 없어. 하지만 나으리께서 이 무공을 펼치면 사람이 몇 명이든 상관없어. 이 사실을 적들도 알아야해. 수가 많다고 함부로 우리를 공격 못하게.”

 

곽범은 대부분의 경우 여자들 대화에 끼어들지 않는다.

할 말도 없고 꼭 필요한 말 외에는 말할 줄도 모른다.

오히려 새들하고 말을 더 잘 하는 편이다.

양설이 채워준 술잔을 비운 곽범은 고기를 먹으면서 새들과 놀았다.

새들도 남아있는 짐승들 고기를 뜯으며 놀았다.

바람쟁이가 곽범에게 날아와 물었다.

"여자 하나인 거 아니었어? 왜 이렇게 많아?”

바람쟁이는 탁양앵무들 중 가장 빨리 날았다.

그래서 반란군 속에 숨어 흑귀면탈을 감시하는 임무를 받았었다.

그러던 중 오늘 흑귀면탈이 곽범을 노리고 하호성에 다시 숨어들어왔다.

바람쟁이는 그걸 곽범에게 알리기 위해 돌아온 것이다.

"아내는 설 하나야.”

곽범이 대답했다.

바람쟁이가 다시 물었다.

"나머지는 다 첩인 거야? 짝짓기 다 해봤어?”

당황한 곽범이 손사래를 쳤다.

"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양설은 큭큭 웃었다.

계집애들은 바람쟁이의 노골적인 말에 황당해서 고기 씹는 것도 잊었다.

바람쟁이가 코웃음을 쳤다.

"짝짓기도 안 하면 암컷에게 무슨 쓸모가 있어? 밥만 축내지.”

곽범의 밥버러지 타령은 새들에게도 전염되어 있었다.

바람쟁이는 계집애들을 둘러보았다.

"괜찮게들 생겼네. 틈내서 확 따먹어버려.”

계집애 하나가 바람쟁이한테 말했다.

"저.... 새님. 말씀이 너무 심합니다.”

“뭐가? 따먹는 거?”

바람쟁이가 뚱해서 되물었다.

"암컷들은 따먹히는 게 당연하잖아. 따먹혀야 알 낳고 새끼 까지. 나도 봄마다 얼마나 많이 따먹히는데. 어떤 때는 하루에 수십 놈이 달려들어. 알주머니 무겁게.”

보다 못한 빽빽이가 바람쟁이를 옆으로 끌고 갔다.

"쟤들 새 아니야. 사람이라고. 사람은 우리하고 달라.”

"다르긴 뭐 달라. 우리보다 더 하지. 밤낮 짝짓기 하는데.”

"그것도 다 사정이 있어. 사람들 사랑은 복잡해서 밤낮 짝짓기 하면서 만드는 거야. 우리는 짝짓기 해서 알 만들지만 사람들은 사랑 만들어.”

"곽범이가 그런 걸 알아? 짝짓기 못해서 안달 났던 곽범이가!”

바람쟁이가 불신에 차서 소리쳤다.

다른 새들이 우르르 달려들어 바람쟁이를 멀찌감치 끌고 갔다.

겁쟁이가 빽빽이에게 소리쳤다.

"바람쟁이 좀 잘 가르쳐! 고생했지만 저러다 곽범이한테 맞아 죽는다.”

 

지우는 원했던 대로 유세관이 되었다.

곽범이 인정해주었기 때문이다.

지우는 자기가 얼마나 멋지게 돈화전장 강대인을 혼내고 거래를 잘 했는지를 설명했다.

"그래서 나으리, 저 이제 유세하고 다니려면 마차가 꼭 필요할 것 같아요. 나이도 어린데 마차는 타고 다녀야 사람들이 무시 못할 거잖아요.”

지우가 뭘 요구할지 알고 있던 계집애들은 모두 입을 다물고 곽범의 눈치만 살폈다.

지우가 마차를 얻으면 자기들도 공을 세웠을 때 마차, 또는 그 이상의 걸 얻을 가능성이 컸다.

“마차하고 마부 한 사람만 주세요 네? 마차 타고 오가면서 생각도 해야 하고, 문서나 물건도 들고 다닐 수 없잖아요.”

지우의 간청에도 곽범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즉각 호통을 듣지 않은 건 좋은 징조다.

“특히 먼 길이라도 가면 옷이랑 가져가야 할 게 한 짐일 수도 있는데...”

이어지던 지우의 간청을 동진이 막았다.

"낭낭도 마차 없어. 나으리도 안 타시고.”

지우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양설이 역성을 들어주었다.

"나야 집에만 있으니까 필요가 없는 거고. 지우는 필요하겠네.”

이미 반은 허락 받은 거나 다름없었지만 지우가 재빨리 인사하며 굳히기에 들어갔다.

"낭낭! 감사합니다. 유세관 역할 잘 할게요.”

희야가 지우에게 물었다.

"그런데, 필요할 때만 이번처럼 한 대 가져가서 쓰면 되지 왜 전용 마차가 필요해?”

"유세관 마차인데 좀 특별해야죠. 꾸미기도 꾸며야 하고.”

지우가 기다렸다는 듯 늘어놓았다.

“또 지금 마차는 타보니까 그렇게 편하지 않더라구요. 자리도 좀 더 푹신하게 해야 되겠고... 바람 안 들어오게 휘장도 치고... 멀리 갈 땐 야영 대신 잠도 잘 수 있게 긴 의자도 하나 넣고. 화살 같은 거 막게 안에 철판도 좀 대고.”

"대체 얼마나 생각했으면 저런 말이 한 번에 다 나와?”

듣고 있던 동진이 혀를 찼다.

곽범은 지우의 요청을 들어주었다.

"마차방에 이야기해서 만들어라. 물과 음식을 넣어둘 자리도 마련해놓고.”

지우가 날아갈 듯이 절을 했다.

"유세관 지우, 나으리와 낭낭을 위해 신명을 다 하겠습니다.”

샘이 난 은희가 단아한테 말했다.

"이제 말 잡으러 가자.”

단아는 고개를 저었다.

"아직 마굿간도 없잖아. 마굿간 만들고 데려와도 돼.”

"그렇겠다. 말 먹이 아끼겠네.”

은희는 어쩔 수 없이 수긍했다.

첩밀관 장영이 곽범에게 물었다.

"나으리, 흑귀면탈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새들이 죽으니까 도망친 것일까요?”

단아가 곽범 대신 대답했다.

"어딘가에 숨어서 나으리를 봤을 거야. 북두칠성을 풀 베듯 쓰러트리시는 걸 보고 도망갔을 거라고 봐.”

"집이 걱정된다. 흑귀면탈이 금왕경 찾는다고 몰래 들어가지나 않았을지.”

한 계집애가 불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양설은 웃었다.

흑귀면탈은 무시무시한 고수지만 신중하다.

직접 곽범의 집을 침입하지는 않는다.

누군가를 대신 보냈다면 그 자는 육연부나 육연별부의 기문진에 갇혀있을 것이다.

 

***

 

지우가 타고 왔던 마차도 짐마차들과 함께 가버렸다.

어쩔 수 없이 곽범 일행은 달려서 집으로 돌아왔다.

마차방에서는 마차방의 방장이 된 조대붕이 사냥한 짐승들을 분배하여 보낼 곳에 보내는 중이었다.

양설은 쓸개를 뽑지 않은 곰 한 마리를 찻집의 전 주인이자 투자자인 서문노인에게 보냈다.

전옥이 주먹으로 때려잡은 호랑이는 돈화전장 강대인에게 선물로 보냈다.

 

다행히 집에 침입자는 없었다.

계집애들은 방마다 불을 지피고 욕간의 물을 데우러 갔다.

고기를 먹어 든든했기 때문에 동진은 고기로 죽을 끓여 식구들 저녁으로 대신했다.

양설은 곽범과 함께 눈이 나무 밑에 쌓여있는 정원으로 나와 걸었다.

희야가 석등을 밝혀 두었다.

겨울 산책은 함께 하는 사람의 따스함을 느끼기 위해 한다.

양설은 곽범의 손을 잡고 정원을 한 바퀴 돈 후 방으로 돌아갔다.

 

계집애들은 방마다 불을 밝히고 저마다 궁리한다.

떼어 놓으면 나태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계집애들은 함께 있는 한 모든 것으로 경쟁하고, 또 협력하며 다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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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

마교의 정문. 거대하고 웅장하다. 그 성문으로 수많은 마차와 사람들이 드나든다. 보통의 시가지 같고. 틀린 점은 성문 위와 성문 좌우에 무장한 마교의 고수들이 서서 출입하는 사람들을 검문한다. <魔敎>라 적힌 명패를 검문하는 무사들에게 보여주는 사람들.

검문하다가 흠칫하는 마교 고수들. 사람들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백변마왕. 물론 진짜 백변마왕이 아니고 백변마왕의 가면을 쓴 청풍이다.

[제이마왕님을 뵙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백변마왕님!] 깊이 허리 숙이며 예를 표하는 무사들. 오가던 다른 사람들도 일제히 허릴 숙이고

백변마왕(청풍); [음!] 거만하게 고개만 까닥이고 성문으로 들어서고. 감히 그를 붙잡지 못하는 마교의 고수들.

백변마왕(청풍); (백변마왕으로 변장한 덕을 보는구나. 감히 제이마왕의 신분을 확인하겠다는 강심장은 없을 테니...) 눈 번뜩. 그때

삐익! 성문 위에서 경비를 서던 무사들 중 한 명이 안쪽을 향해 호각을 불고

백변마왕(청풍); (백변마왕이 귀환했다고 안쪽에 연락하는 모양이로군!) 곁눈질하며 성문 안으로 들어서고

 

성문 안쪽 아주 번화한 시가지. 중원의 대 도회와 다를 바가 없다. 시가지 멀리로 우뚝 솟은 성채가 보이고

백변마왕(청풍); (드디어 호랑이 굴에 들어온 셈인가?) 주위를 곁눈질

지나가는 사람들. 남녀노소.

백변마왕(청풍); (과연 천여년의 세월동안 무림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마교답다!) 그 사람들 곁눈질

백변마왕(청풍); (무림에 나가면 일류고수 소리를 들을만한 자들이 부지기수다!) (일반 교도들이 이럴진대 수뇌부나 요인들의 실력은 말할 필요도 없겠지!)

백변마왕(청풍); (어쩌면 십대마왕 수준의 고수들조차 지천일지 모른다.) 생각하며 고개를 들어서 멀리로 보이는 웅장한 성채를 보고

백변마왕(청풍); (저곳이 마교의 심장부겠군!) 눈 빛내며 그 성채로 통하는 드넓은 대로를 걸어가고. 그때

전면에서 날듯이 달려오는 중년인. 애꾸눈에 표범 가죽으로 만든 조끼를 입었다. 이자는 백변마왕의 심복인 독안표. <건곤일척>등에 나온 독안표, 무쌍전설에 나온 <독안룡>을 좀더 음침한 인상으로 묘사.

독안표; [속하 독안표(獨眼彪)! 제이마왕님을 뵙습니다!] 포권하며 굽신

백변마왕(청풍); [음!] 별 말 없이 독안표 옆을 스쳐가고

백변마왕(청풍); (독안표라는 저자, 백변마왕의 수하일 텐데...) 곁눈지롤 자기 따라오는 독안표를 보고

<대충 봐도 십대마왕 중 독검사랑이나 식인혈랑 정도의 실력을 지녔다.> 독안표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백변마왕(청풍); (어쨌거나 잘 됐다. 마교 내의 사정을 몰라 난감했는데 저자를 이용해야겠다.)

독안표; [연락이 끊기셔서 마님과 속하들이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릅니다!] 따라오며 눈치 보고

백변마왕(청풍); (마님?) (백변마왕에게도 부인이 있었나?) + [일이 좀 있었다.]

독안표; [그러셨군요.]

독안표; [하여간 이렇게 무사히 돌아오셨으니 다행입니다.]

백변마왕(청풍); [그보다 무산에서 먼저 보낸 물건들은 잘 도착했겠지?]

독안표; [예! 사흘 전에 지마전(智魔殿) 소속 정예들의 호위 하에 도착했습니다!]

백변마왕(청풍); [잘 됐군!] 끄덕

독안표; [하지만 억울합니다.] [고생은 우리 십마전에서 했는데 공은 고스란히 지마전이 차지하기나 하고...!] 분해하고

백변마왕(청풍); [말을 조심해서 해라.] [자칫 분란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엄차세 꾸짖고

독안표; [명...명심하겠습니다!] 눈치 보고

백변마왕(청풍); [먼저 지마태상님을 뵙고 경과를 보고 드려야겠다. 먼저 가서 연락을 해라!]

독안표; [그것이...!] 난감

백변마왕(청풍); [무슨 문제라도 있느냐?] 돌아보고

독안표; [지마태상님께서는 새로운 무공을 연마하신다고 폐관중이십니다.] [면담요청을 해 놓으면 나중에 지마전 쪽에서 연락을 해줍니다!]

백변마왕(청풍); [쯧! 노친네가 욕심하고는...!]

독안표; [그러게 말입니다.]

독안표; [혈마태상님이 은거하시고 전마태상님은 행방불명! 덕분에 사실상 교주가 되셨는데도 새로운 무공을 수련하다니...!] 궁시렁

백변마왕(청풍); (극품당의 전대 당주셨던 분이 지마태상 노릇을 하고 있을 것이다. 지마태상의 얼굴 가죽을 뒤집어쓴 채...!)

백변마왕(청풍); (어쩌다 보니 용무극이란 그 양반의 손녀와 부부의 인연을 맺게 되었는데...) (과연 용노야의 목적은 무엇일까?) 생각

백변마왕(청풍); (마교의 붕괴인가? 아니면 마교를 장악하여 천하를 도모하려는 것인가?) 생각하다가 갑자기 눈 번쩍.

콱! 독안표의 팔을 잡아채는 백변마왕(청풍)

급히 옆의 골목으로 몸을 숨기고

독안표; [제이마왕님!] [왜...!]

대답 않고 골목 밖을 보는 백변마왕(청풍)

골목 밖을 지나가는 두 사람. 한명은 거인이고 다른 한명은 풍만하면서도 사내 못지 않은 체격을 지닌 미녀다. 바로 거령탑마와 음양선고다.

백변마왕(청풍); (거령탑마와 음양선고!) 눈 번쩍

백변마왕(청풍); (이게 어찌 된 일인가?) (거령탑마는 그렇다고 쳐도 음양선고는 분명 내 손에 죽었는데...!) 그러다가

백변마왕(청풍); (그 면사인이다!) 퍼뜩 면사인(철마)을 떠올리는 백변마왕(청풍).

백변마왕(청풍); (그가 거령탑마와 음양선고, 둘 중 한 사람으로 위장하고 마교에 잠입했다!)

이어 떠올리는 #248>이 장명

 

거령탑마; [노...노야!] 비틀거리며 돌아서고

거령탑마; [정말... 정말 노야시로군요!] 면사인(철마) 앞에 털썩 무릎을 꿇고

거령탑마; [제...제자는 노야께서 변을 당하셨다는 소문을 믿지 않았습니다!] 이마를 바닥에 대며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회상 끝

 

백변마왕(청풍); (거령탑마는 면사인 앞에서 제자를 자처했었다.)

백변마왕(청풍); (거령탑마 정도되는 인물이 제자로 자처할 대상은 마교 내에서도 몇 없을 테고...) (혹시 그 면사인이 실종되었다던 제삼태상 전마태상이 아닐까?) 보는 사이에 인파 속으로 사라지는 거령탑마와 음양선고

독안표; [제이마왕님!] 의혹

독안표; [거령탑마와 음양선고님은 우리 십마전 소속인데 어째서...!] + 백변마왕(청풍); (아차!)

백변마왕(청풍); (이자를 잊고 있었군! 시작부터 의심을 사면 곤란해지는데...!) 약간 거리를 두며 경계하는 독안표.

그러다가 바로 위에서 독안표가 한 말을 떠올린다.

 

독안표; [하지만 억울합니다.] [고생은 우리 십마전에서 했는데 공은 고스란히 지마전이 차지하기나 하고...!] 분해하고

회상 끝

 

백변마왕(청풍); [저 둘에게 좀 의심이 가는 점이 있다!] 골목 밖을 보고

독안표; [설마 거령탑마와 음양선고가 배신을?] 눈이 띠용

백변마왕(청풍); [확실하진 않지만 지마전과 내통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독안표; [그...그럴 수가!]

백변마왕(청풍); [본좌가 담당한 신녀금역이 극품당과 신비각의 급습을 받을 무렵 저들 역시 무산에 있었다.]

백변마왕(청풍);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들은 본좌를 지원하러 오지 않았다!] [그 결과 진짜 독종독인을 잃었고 본좌도 심각한 위기에 처했었다!] [이게 무얼 의미하겠느냐?]

독안표; [제일마왕님의 실종으로 공석이 된 십마전의 전주 자리를 물려받으신 제이마왕님을 제거하려고...!] 분노에 치를 떨고

독안표; [내 저 놈들을 당장...!]

백변마왕(청풍); [진정해라! 아직 심증일 뿐 배신의 증거는 없다!] 독안표의 팔을 잡고

백변마왕(청풍); [섣불리 추궁했다가는 우리 십마전만 내분에 휩싸일 수 있고 그건 지마전이 바라는 바가 아니겠느냐?]

독안표; [그...그렇겠군요!] 납득

백변마왕(청풍); [저 둘에게 감시를 붙이고 이상한 점이 있으면 즉시 보고하도록!]

독안표; [존명!]

백변마왕(청풍); [지마태상을 만날 수 없다면 우선 좀 쉬어야겠다.] 골목을 나서고

독안표; [제이마왕님께서 도착하셨다는 보고를 받고 목욕물을 준비시켰습니다.] [지금쯤 알맞게 데워졌을 것입니다!] 앞장서서 가고

백변마왕(청풍); (그거야 고맙군!) 독안표 뒤를 따라가는 백변마왕(청풍).

 

#271>

위 장면을 보고 있는 인물. 위진천이다. 위진천은 근처의 3층 건물 창가 안쪽에 서서 내려다보고 있다.

독안표를 따라 멀어지는 백변마왕(청풍). 위진천의 시점

위진천; [묘하군 묘해.] 백변마왕(청풍)을 보며 중얼

[묘하다라...] 위진천 뒤쪽에 누가 앉아서 말하고. 술을 마시는 중이다.

가짜 고루시마; [마음에 걸리는 거라도 있는 겐가?] 술상이 차려진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 술을 마시는 고루시마. 물론 이 고루시마는 진짜 고루시마가 아니라 귀수신의가 위장한 가짜 고루시마다. 가짜 고루시마로 표기

위진천; [분명 백변마왕인데... 알 수 없는 위화감이 느껴졌소이다.] 멀어지는 백변마왕(청풍)을 보며 찡그리고

가짜 고루시마; [오랜만에 봐서일 수도 있네.] + (역시 지마태상의 손자답게 촉이 좋군.) 눈 번뜩이며 말하고. 가짜 고루시마, 즉 귀수신의는 귀환한 백변마왕이 진짜가 아니라 청풍이 위장한 것임을 알고 있다.

가짜 고루시마; [게다가 천변만화한 얼굴과 모습이 백변마왕의 장기 아닌가?] [생경하게 느껴지지 않으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것이겠지.] 은근히 백변마왕으로 위장한 청풍을 두둔하고

위진천; [그렇긴 합니다.] 돌아서고

위진천; [사실 위화감이 느껴지든 말든 상관이 없기도 하지요.] [곧 백변마왕의 신상에 심각한 변고가 생길 테니 말입니다.] 고루시마와 마주 앉으며 음험하게 웃고. 고루시마는 술병을 집어든다. 자기 술잔은 내려놓고

가짜 고루시마; [소가주가 하는 일이니 이의는 없네만...] 쪼르르! 위진천 앞의 술잔에 술을 따라주고

가짜 고루시마; [백변마왕을 굳이 제거할 필요가 있는가 싶네.] 술병을 술잔에서 떼고

가짜 고루시마; [현 전주인 백변마왕이 죽기라도 하면 우리 십마전은 또 다시 격랑에 휩싸이게 될 텐데...] 자기 술잔에 술을 따르고

위진천; [백변마왕이 제거되면 십마전 전주 자리는 제사마왕의 수중에 들어가지 않겠습니까?] 술잔을 집어들며 의미심장하게

가짜 고루시마; [전주 자리에 욕심이 없다면 거짓이겠지.] 술병을 자기 술잔에서 떼며 고개 끄덕

가짜 고루시마; [제일마왕 천앙서시가 실종되면서 우리 십마전의 전주 자리는 공석이 되었네.] [누구든 실력 있는 자가 전주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된 것이지.] 술잔을 입으로 가져가며

위진천; [치열한 암투 끝에 서열이위인 백변마왕이 전주가 되었지요.] [그 과정에서 제삼마왕 신행태보는 죄를 입어 투옥되었고...] 술을 마시면서 끄덕

가짜 고루시마; [백변마왕과 신행태보의 암투 과정에서 십마전은 풍비박산이 나버렸네.] 한숨 쉬며 술잔을 입에서 떼고

가짜 고루시마; [한 솥밥 먹던 사이에서 두 진영으로 갈라져 서로를 원수처럼 대하게 되었어.]

위진천; [그 점은 명목상이지만 십마전 소속인 저로서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짐짓 안타까운 듯 한숨

가짜 고루시마; [이런 마당에 백변마왕의 신상에 변고가 생긴다면 또 다시 피바람이 불 게야.]

위진천; [십마전을 위하는 제사마왕님의 심정을 이해합니다.] [하지만 또 다른 이유로 백변마왕은 반드시 제거되어야합니다.]

가짜 고루시마; [독종독인 때문인가?] 눈 번뜩

위진천; [그렇습니다.] 끄덕이며 술잔을 내려놓고

위진천; [백변마왕은 저의 조부님처럼 독종독인을 부릴 줄 압니다.] 심각

위진천; [게다가 백변마왕은 이번에 귀환하면서 진짜 독종독인은 대동하지 않았습니다.] [그 마물을 어딘가에 숨겨두고 유사시 이용하라는 생각인 게 분명합니다.]

가짜 고루시마; [독종독인을 부릴 줄 아는 백변마왕이 딴 마음을 먹을 경우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긴 하지.] 끄덕

위진천; [만사불여튼튼입니다.] 강렬한 눈빛

위진천; [후환을 없이 하기 위해서라도 백변마왕은 제거해야만 합니다.]

가짜 고루시마; [문제는 백변마왕이 누구보다 주도면밀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점일세.] [암살을 시도해도 성공하긴 어려울 게야.]

위진천; [그 문제는 어떤 계집이 해결해줄 것입니다.] 의미심장하게 웃고. 어떤 여자를 떠올린다. 신행태보의 딸 정정이지만 이 장면에서는 실루엣으로 묘사

가짜 고루시마; [혹시 신행태보의 딸년을 이용하려는...] 흠칫하며 술잔을 입에서 떼고

위진천; [역시 제사마왕님은 좌조천리하시는 분이십니다.] [실마리를 내보이자 즉시 알아차리시고...] 술잔을 다시 집어들고

위진천; [모든 준비는 끝났습니다.] 술잔을 입으로 가져가고

위진천; [백변마왕은 오늘밤을 넘기지 못하고 죽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가볍지 않은 상처를 입게 될 것입니다.] 술 마시며 눈 번뜩

[...] 마주 술을 마시며 뭔가 생각하는 가짜 고루시마

 

#272>

<-마교사가(魔敎四家)중 십마전(十魔殿)> 수십 채의 건물로 이루어진 한 구역. 마교사가 중 십마전이다.

십마전의 외진 곳. 인적이 없고 음침하다.

돌로 지어진 육중하고 음침한 건물. 감옥이다. 감옥 주변에도 인적이 없는데 철문이 열려 있다.. 철문 위에는 <牢獄>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감옥과 좀 떨어진 곳. 건물들 사이에 네 명의 무사들이 둘러앉아 수다를 떨고 있다. 감옥을 지키고 있던 무사들이고

한 놈이 흠칫하며 옆의 동료를 툭 친다. 다른 곳을 보면서

모두 그놈이 보는 쪽을 보고

감옥으로 다가가는 여자가 보인다. 나이는 서른 살 전후. <투천환일>에 나온 정정 캐릭터. 이 작품에서의 이름도 정정. 신행태보의 딸이며 백변마왕의 후처다. 상당한 미녀지만 우수에 찬 표정. 두 손으로 쟁반을 들고 있다. 쟁반에는 음식이 들어있는 찬합이 있다. 찬합은 몇단으로 되어 있고

무사1; [종(宗)부인이 왔네.]

무사2; [하여간 종부인의 효심은 알아줘야해. 뇌옥에 갇혀있는 아비의 식사를 한 끼도 빠짐없이 챙기기도 하고...]

<우리 마교에서 종부인만큼 기구하고 불쌍한 인생도 없을 게야.> 감옥으로 가는 정정을 배경으로 무사들 생각 나레이션

<친정아버지 신행태보님이 남편인 백변마왕님과의 권력투쟁에서 패해 뇌옥에 갇혀버렸지.> 뇌옥 입구를 보며 흠칫하는 정정의 모습

뇌옥 입구가 열려있고. 주변에 지키는 무사들도 없다.

정정; (늘 삼엄하던 경비가 보이지 않는다. 닫혀 있어야할 뇌옥의 문도 열려있고...) 불길한 표정을 지으며 열린 문으로 가고

뇌옥으로 들어가는 정정

무사1; [아비를 해친 원수를 남편으로 섬기며 살아가야하는 심정이 오죽 하겠나?] 뇌옥으로 들어가는 정정을 먼발치로 보며

무사2; [하루하루가 지옥이겠지.] [그나저나 괜잖을지 모르겠구먼.]

무사3; [뭐가 말인가?]

무사2; [우리 십마전의 총관인 병수재(病秀才)님이 아직 뇌옥 안에 있지 않은가?]

무사1; [갑자기 찾아온 총관이 신행태보님과 할 중요한 이야기가 있다며 우리보고 자리를 비키라고 했지.] 끄덕

무사2; [총관은 백변마왕님의 심복 중 심복이야. 종부인으로서는 마주 치는 게 껄끄러울 수밖에 없을 걸세.]

무사3; [친정아버지가 갇혀있는 뇌옥 안에서 남편의 심복과 마주치면 마음이 좋진 않을 게야.] 고개 끄덕

무사1; [총관은 뇌옥에서 아직 안 나왔지?]

무사2; [나오는 건 보지 못했네.]

무사1; [총관도 그렇고 종부인도 그렇고... 어색하고 뻘쭘하겠어.]

 

#273>

뇌옥 내부. 전형적인 감옥. 복도를 가운데 두고 좌우로 철창이 쳐진 감방들이 있다. 하지만 감방은 다 비어있고. 쟁반을 들고 복도를 걸어오는 정정

복도 맨 끝의 감방 중 하나. 철창으로 된 문이 열려있는 게 보인다.

정정; (아버지가 갇혀있는 감방의 문이 열려있다.) 불길한 예감

정정; (뇌옥을 지키는 간수들도 보이지 않고... 뭔가 이상하네.) 서둘러 감방으로 가고

정정; [아버지! 저 왔어요.] 열려있는 감방 입구로 가며 짐짓 밝게 말하고. 하지만 그 직후

[!] 눈 치뜨는 정정

쿵! 감방 내부의 모습. 신행태보가 벽에 기대 앉아있는데 가슴에 비수가 깊이 박혀있다. #269>에서 살해당한 모습의 연장. 신행태보는 오랜 투옥 생활로 초췌한 몰골이었는데 양쪽 팔목과 양쪽 발목에 쇠사슬이 묶여있다. 상당히 긴 쇠사슬들은 벽에 고정된 고리에 연결되어 있고

정정; [안... 안돼!] 엄청난 충격에 휩싸여 쟁반을 떨구고

콰장탕! 쟁반이 바닥에 떨어지며 찬합들이 나뒹군다. 찬합에 담겨있던 음식들이 흩어지고

가슴에 비수가 박힌 채 죽어있는 신행태보의 시체. 배경으로 나레이션. <-십대마왕 서열삼위 신행태보 종선(宗線)>

정정; [아아아악!] 두 손을 쳐들어 얼굴로 가져가며 비명.

 

#274>

[!] [!] 잡담 나누던 무사들 경악

<아아아악!> 뇌옥에서 흘러나오는 정정의 처절한 비명 소리.

[이런...] [일 났다!] 휘익! 팟! 벌떡 일어나 뇌옥으로 달려가는 무사들

 

#275>

정정; [아버지! 아버지!] 뇌옥 안에 들어가 신행태보의 시체 앞에 무릎 꿇은 채 울부짖고.

정정; [안돼요 아버지! 안돼요!] 신행태보의 무릎을 부여안고 울부짖으며 몸부림친다.

무사들; [종부인! 무슨 일...!] [헉!] 뇌옥 안으로 달려 들어온 무사들 기겁.

정정; [아버지! 아버지! 저를 두고 가시면 안돼요!] 아비의 시체를 끌어안고 울부짖는 정정

<신... 신행태보님이 살해당했다!> <총관 병수재의 짓이다!> <신행태보님을 죽이려고 우리에게 자리를 피하라 했구나!> 경악하는 무사들

정정; (복수! 반드시 복수하고 말겠어!) + [아버지! 아버지!] 울면서 이를 갈고

<유일한 피붙이인 아버지를 내게서 빼앗아간 원수! 반드시 내 손으로 죽이고 말 것이다!> 감옥 안을 배경으로 정정의 생각 나레이션

 

#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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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천재의 무림경영 2

 

                프롤로그

 

 

 

곽범은 천재다.

도적에게 부모를 잃은 곽범을 제자로 거둔 사부는 색마다.

사부는 곽범도 색마로 만들어 자신의 무공을 높이는데 이용하려했다.

하지만 곽범은 사부가 가르쳐준 색마의 무공을 전혀 다르게 변형시켜 버렸다.

분노한 사부는 곽범을 죽기 직전까지 구타한 후 떠났다.

스스로 만든 무공 덕분에 목숨을 건진 곽범에게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사부가 보낸 새장수 이판이란 자가 곽범을 죽여서 새들의 먹이로 쓰려 한 것이다.

기지를 발휘하여 새장수 이판을 죽인 곽범은 그자가 기르는 탁양앵무들을 거둔다.

탁양앵무는 양을 잡아먹을 먹을 정도로 흉포한 새다.

탁양앵무들을 사람처럼 똑똑하게 길러낸 인물은 금왕(禽王) 오신이다. 사왕(四王) 중 한명인 금왕의 제자가 새장수 이판이었다.

탁양앵무들과 함께 산을 내려온 곽범에게 세상은 좋은 것들로 가득 차 있는 곳이었다.

곽범은 그 좋은 것들을 누리기 위해 부자가 될 결심을 했다.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책으로 배우려던 곽범은 양설을 만났다.

낡은 책방 주인인 양설도 고아였다.

양설의 사부는 여자들 중의 제일고수였다.

양설에게 반한 곽범은 무작정 구애를 했다.

처음에는 거부하던 양설은 이윽고 체념하듯 곽범의 마음을 받아들였다.

짝이 된 곽범과 양설은 함께 성장하고 함께 부자가 되어갔다.

부가 늘어나고 명성이 높아지자 곽범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사부가 알게 되었다.

곽범은 정체를 숨기고 접근한 사부에게 하마터면 양설을 포함한 모든 것을 빼앗길 뻔했다.

분노하여 사부를 죽인 곽범은 점차 무림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들어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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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

잘 다듬어진 통로를 통과하는 호정신녀 일행. 앞쪽이 밝다.

청풍; (통로 바깥쪽이 밝다.)

청풍; (지하가 아니라 밖인 건가?) 생각할 때

호정신녀; [다 왔어요.] 입구에서 돌아보고

호정신녀; [이곳이 진짜 신녀금역이랍니다.] 밖을 소개하고

통로를 나서며 놀라는 청풍 일행.

쿵! 통로 밖은 타원형의 분지. 사방이 까마득한 절벽으로 둘러싸여있고. 분지 가득 꽃과 과일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모두 아람드리. 분지 끝쪽에 언덕이 있고. 나무들이 덮인 그 언덕에는 나무들 사이로 몇 채의 건물이 보인다. 청풍 일행이 나온 통로는 분지를 에워싼 절벽 아래쪽에 나있다. 개울물이 분지를 가로지르고 있고. <투천환일>에 나온 <장춘곡>의 형상을 그대로 인용

청풍; (놀랍고 신기한 장소다.) 밖으로 나서며 놀라고. 호정신녀가 앞장 서고

청풍; (그리 넓지는 않지만 외부와 완벽하게 차단되어 있다.) 호정신녀를 따라가고

호정신녀; [신녀금역은 달리 장춘곡(長春谷)이라고도 불린답니다.] 앞장 서서 가며 설명

호정신녀; [깊지 않은 지하로 화맥이 지나고 있어서 사시사철 따듯하기 때문이지요.] 울창한 과일 나무들 사이로 들어서고

청풍; (그래서 장춘곡, 봄이 길다는 이름이 붙여졌구나.) + (나무들은 모두 수백 년 이상 되어 보인다.) 주변의 아람드리 꽃과 과일 나무들 보며 생각. 과일 나무들에는 복숭아, 살구, 자두, 배, 사과등이 달려있다.

호정신녀; [신녀금역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여 저희 신녀문의 보물들을 보관하고 있는 장소랍니다.] 나무들 사이로 난 길을 통해 중앙의 건물로 가며

호정신녀; [하지만 전대의 수뇌부가 독종독인에게 몰살당하면서 후손들에게도 잊혀졌었지요.]

호정신녀; [신녀문의 후손인 저는 옛 기록을 수집하고 조사해서 장춘곡의 존재를 알아냈는데...]

호정신녀; [입구 쪽에 설치 된 강력한 금제 때문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호정신녀; [그러던 중 마교의 마졸들과 조우하여 중상을 입고 말았어요.] [죽어가던 저를 구해주신 게 극품당의 전대 당주, 용무극님이랍니다.] 따라오는 용설약을 돌아보고

고개 조금 숙이는 용설약

호정신녀; [제가 극품구신장의 일원이 된 것은 그때의 구명지은에 보답하기 위해서였어요.] 언덕을 거의 올라갔고

청풍; (신녀문의 후손이 극품당에 속해있던 데에는 그런 사연이 있었구나.)

호정신녀; [다 왔어요.] 앞을 보며

호정신녀; [이곳이 신녀금역의 본당이랍니다.] 웅장한 3층 건물이 앞에 있다.

 

#267>

산중의 어느 절. 제법 규모가 있고. #216>에 나온 마교이 비밀 거점

절 안팍으로 중들이 돌아다니는데 눈빛이 살벌해서 평범한 중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외진 곳의 어느 건물. 경비서는 중들. 험상궂은 인상들이다

 

건물 내부. 합요나가 침대에 힘없이 누워있고. 그 옆에 앉은 뇌화영이 합요나의 이마를 수건으로 닦아주고 있다. 합요나는 병색이 완연하고

뇌화영; (가엾은 인생...) 한숨

뇌화영; (합요나 당신의 삶도 나에 못지않게 기구하군요.)

뇌화영; (나와는 비교도 안되게 전도유망하던 처지에서 짐승같은 놈의 노리개로 전락했으니...)

뇌화영; (더 비참한 건 이 지옥에서 우리 둘 다 빠져나갈 희망이 없다는 사실인데...) 생각하는데. 털썩! 퍼억! 무언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린다.

뇌화영; (무언가 쓰러지는 소리...) 일어나 문을 돌아보고

뇌화영; [무슨 일인가요?] 문을 열고. 직후

뇌화영; [!] 눈 치뜨고

쿵! 중들이 전부 죽어있고. 그 가운데 서서 검을 내리고 있는 석헌중

뇌화영; [상... 상공!] 전율. 비틀

[...] 침대에 누워 있다가 돌아보는 합요나

석헌중; [데리러 왔소 부인.] 검을 허리에 찬 칼집에 꽂으며 다가오고

석헌중; [집으로 돌아갑시다.] 억지로 웃고.

뇌화영; (죽자!) 스릉! 소매 속에서 비수를 뽑고

석헌중; [부인!] 다급

뇌화영; [죄송해요 상공! 죄송해요!] 울면서 비수로 자기 목을 찌르고. 하지만

콱! 그 직전에 뒤에서 뇌화영의 손을 잡는 다른 손

합요나; [옳지 않아!] 뒤에서 뇌화영의 손을 잡고. 다른 손으로는 뇌화영의 어깨를 잡고

[!] 달려오며 안도하는 석헌중

뇌화영; [놓아 주세요 아가씨! 저란 년은 살아있을 자격이 없는 더러운 계집이랍니다.] 몸부림치며 자살하려 하지만

합요나; [언니가 왜 죽어? 죽어야할 인간은 따로 있는데...] 뇌화영의 칼든 손의 손목을 더 강하게 손을 조이고

툭! 비수를 떨구는 뇌화영의 손

뇌화영; [제발...] 애원하지만

석헌중; [사매 말이 옳소.] 건물로 들어서고

석헌중; [아무리 생각해봐도 부인에게는 죽어야할 이유가 단 한 가지도 없소.] [모든 죄는 위진천이 지은 것이니...] 다가와 뇌화영의 양쪽 어깨를 잡고

합요나는 뇌화영의 손목과 어깨를 놓아주고 물러서고

뇌화영; [흐윽!] 마주 보지 못하고 고개 돌리며 울고

석헌중; [누가 뭐래도, 세상이 다 손가락질해도 당신이 내 아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소.] 뇌화영의 어깨를 잡은 채 내려다보고

뇌화영; [....] 말없이 울기만 하고

석헌중; [집으로 돌아갑시다!] 강하게 끌어안고

뇌화영; [흐윽!] 오열하며 석헌중 품에 안기고

뇌화영; [죄송해요! 죄송해요 상공!] 석헌중 품에 안겨 오열

한숨 쉬며 뇌화영을 다독이는 석헌중

그걸 보며 건물에서 나가는 합요나

합요나; (화영언니가 부럽네. 시궁창에서 굴렀어도 기꺼이 건져주는 남편도 있고...) 한숨

합요나; (그에 비하면 나란 계집은...) + [!] 흠칫

한쪽에 서서 보고 있는 여자들. 진상파, 패소정, 흑요정. 진사파는 비파를 품에 안고 있다. 허리에는 치룡퇴를 걸고 있고

합요나; (사형 혼자 온 게 아니었구나.) 더 비참한 표정을 지을 때

진상파; [우리는 입이 무겁답니다.] 비파를 만지며 웃고

흠칫 합요나

진상파; [그리고 위진천은 머잖아 대가를 치르게 될 거예요.] 띠리링! 의미심장하게 말하며 비파를 자잘하게 연주하고.

합요나; (내가 그놈에게 유린당한 사실은 아무도 모를 것이라는...) 파르르 눈 꼬리가 떨리고. 그때

진상파; [함께 가요. 조부님이 기다리고 계시니...] 지잉! 좀 강하게 비파를 켜고. 그러자

빠직! 벼락에 맞는 느낌이 되는 합요나. 이어

합요나; (위진천이 막아놨던 모든 혈도가 일거에 풀렸다.) 부르르 떨며 흥분하고

진상파; [머잖아 모든 풍파는 잦아들 거예요.] 하늘 보며 말하는데 우울한 표정

합요나; (말과는 달리 상파의 표정이 좋지 않네.) 눈치 살피며 몸을 움직여보는데

진상파; (한 둘도 아니고...) 한숨 쉬는 진상파 머리 속에 여러 여자들이 떠오른다. 청풍이 아는 모든 여자들. 신녀금역에 있는 여자들 뿐 아니라 벽옥경의 모습도

<마음 한번 잘못 준 죄로 평생 속을 썩이며 살게 되겠구나.> 현장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그리고

 

절이 멀리 보이는 봉우리. 나무 사이에 숨어서 절을 보는 자. 위진천의 심복인 철우. #111>에서 청풍과 싸웠던 적이 있는 자.

철우의 시점. 진상파와 합요나가 뭐라 이야기 나누고. 건물에서 뇌화영을 안은 석헌중이 나온다. 절 안팍에는 중들의 시체가 즐비하고

철우; (위... 위험했다.) 식은땀

철우; (소가주님의 지시로 계집들을 다른 곳으로 옮기려고 왔는데...) (조금만 일찍 도착했으면 나도 저 절의 중들 꼴이 날 뻔 했다.) 뒷걸음질

철우; (빨리 돌아가서 소가주님께 보고해야 한다. 진상파가 본교의 거점들을 박살내고 다닌다는 사실을...) 달려가고. 한데

멀어지는 철우.

그런 그자를 지켜보는 한 사람. 거지다. 개방의 소방주 철각개. #233.에 나왔던 인물

철각개; [소맹주님 말씀대로로군!] 멀어지는 철우를 보며 음산하게 웃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개방 소방주 철각개>

철각개; [위진천의 심복 중 한명이던 철우...] [저자가 위진천의 소굴로 안내해줄 것이다.] 휘익! 날아오르고

멀어지는 철우와 철각개

 

#268>

<-십만대산(十萬大山)> 끝없이 이어진 봉우리들. 십만대산은 실제로 존재하는 지명. 광동성 남쪽 베트남과의 국경 근처에 수없이 많은 봉우리들로 이루어진 산이다.

봉우리들 사이에 자리한 거대한 분지. 분지에 가득 들어찬 건물들. 하나의 번화한 도시다. 그 도시가 마교 총단이다.

마교 총단이 내려다보이는 높은 산봉우리 위에 서있는 사람들. 청풍과 몇 명의 복면 쓴 자객들. 살인상단 소속의 자객들이다. 자객들은 무릎을 꿇고 있고. 청풍은 허리춤에 극품추혼정을 꽂고 있다.

청풍; (저곳이 천여 년 간 끊임없이 무림을 뒤흔들어온 마교의 총단...) 마교 총단을 내려다보고

청풍; (과연 명성에 어울리게 엄청난 규모다.) + [무산의 신녀금역을 떠난 자들이 저곳으로 들어간 게 확실합니까?]

자객1; [그렇사옵니다.] 대답하는 자객들의 리더. 유일한 여자다.

자객1; [몇 번인가 요격을 시도했지만 마교 놈들이 경호가 워낙 강력했사옵니다.] 고개 숙이고

자객1; [결국 독종독인이 마교 총단으로 반입되는 것을 막지 못했사옵니다. 죄송하옵니다!]

청풍; [무리하지 않는 건 잘한 결정입니다.] 고개 젓고

청풍; [행여나 놈들이 궁지에 몰려서 독종독인을 깨우기라도 했다면 그 피햐는 상상을 초월했을 것입니다.]

[예...] 자객들 대답은 하지만 미진한 기색들이고

 

<가짜 신녀금역에서 만들어진 독종독인이 마교 총단으로 들어가는 걸 저지하는 게 중요한 일이다만...> 소수선자의 말을 떠올리고.

이하 회상

 

소수선자; [최악의 상황은 운반하는 놈들이 도중에 독종독인을 깨우는 것이야.] 장춘곡의 본당 건물에 다른 여자들과 함께 둘러앉아 말하는 소수선자. 청풍이 상좌에 앉아있고 주변에 소수선자, 주혜금, 용설약, 호정신녀가 앉아있다. 유모가 일행 앞에 놓인 찻잔에 차를 따라주고 있다.

소수선자; [마교 총단으로 운반되고 있는 독종독인들은 네가 쓰러트린 진짜 독종독인보다는 약할 것이다.]

소수선자; [그렇다 해도 치명적인 마물들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소수선자; [한놈이라도 도중에 깨어나면 사방 수백리 안의 사람들이 몰살당할 가능성도 있다.]

소수선자; [그러므로 독종독인들은 운반하는 자들을 일거에 제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신중히 대처해야만 한다.] 진지한 표정

회상 끝

 

청풍; (사저 말에 일리가 있긴 하지만...)

청풍; (비록 열화 되었다 해도 무려 열명의 독종독인이 마교 수중에 들어갔다.) (대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청풍; (최선의 방법은 마교가 독종독인들을 악용할 기회를 원천 차단하는 것이다.) 품속에 손을 넣고

다시 꺼낸 청풍의 손에는 가면이 들려있다. 백변마왕의 가면이다.

자객1; [혹시 소주께서 직접 마교에 잠입을...] 긴장. 다른 자객들도 긴장하고

청풍; (지마태상이 사실은 극품당의 전대 당주라는 사실은 얘기할 필요 없겠지.) + [마교로 들어가 모든 풍파의 원인을 제거해볼 생각입니다.] 가면을 얼굴에 쓰고. 이하 가면을 썼을 때는 백변마왕(청풍)으로 표기

자객1; [그... 그렇게 무리하실 필요는...] 걱정.

[그렇습니다.] [저희들에게 맡기시면 어떻게든 지마태상을 척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자객들도 만류

백변마왕(청풍); [이 가면은 십대마왕의 둘째 백변마왕의 것입니다.] 가면 쓴 얼굴을 만지고

백변마왕(청풍); [백변마왕은 워낙 탁월한 역용술을 지녀서 진짜 얼굴을 아는 자가 없다고 합니다.]

백변마왕(청풍); [대신 이 가면으로 자신의 신분을 증명해왔는데...] 가면 만지고

백변마왕(청풍); [다행히 백변마왕이 신녀금역에서 죽었다는 사실은 아는 자가 없습니다.] [백변마왕으로 위장하면 어렵지 않게 지마태상에게 접근할 수 있을 것입니다.] 허리춤에 끼웠던 극품추혼정을 뽑아내고

자객1; [그럴 수도 있겠지만...]

백변마왕(청풍); [무산으로 돌아가서 사저에게 전하십시오. 늦어도 한 달 내로는 귀환하겠다고...] 극품추혼정을 자객1에게 내밀고

흠칫하면서도 받는 자객1

백변마왕(청풍); [극품추혼정은 너무 눈에 띠어 소지할 수가 없습니다.] [갖고 가서 용소저에게 전하십시오.]

자객1; [분부, 이행하겠사옵니다.] 황송해하고

백변마왕(청풍); [순찰 도는 마교도들에게 포착될 수도 있습니다. 십만대산을 빠져나가도록 하십시오.] 슥! 절벽 끝으로 가고. 이어

스스스! 모습이 유령처럼 사라진다.

자객1; (놀라운 경신술!) 감탄하며 일어나고. 극품추혼정을 품에 안은 채

자객1; (저 정도의 경신술이면 어떤 위험에서도 벗어나실 수 있을 것이다.) 일어나고

자객1; [무산으로 돌아간다.]

자객들; [예 당주님!] 역시 일어나고

휘익! 날아가는 자객들

자객1; (극품추혼정...) 품에 안고 있는 극품추혼정을 보며

자객1; (이 귀중한 걸 내게 맡기셨다. 잘하면 내게도 소주님의 수청을 들 기회가 찾아올지도 모른다.) 좋아 죽으려 하고

멀어지는 자객들

 

#269>

[!] 눈 부릅뜨는 제이마왕 신행태보. 신행태보는 #147>에 나왔었음. 다만 시간이 많이 흘러서 중년인에서 노인이 되었음. 머리를 반백으로 묘사. 게다가 신행태보는 감옥에 갇혀있는 상태임. 초췌한 데 손목과 발목에 족쇄가 채워진 모습으로 벽을 등지고 앉아있었음. 그 신행태보의 가슴에 일본도같은 칼이 반쯤 박힌 상태

신행태보의 가슴에 칼을 반쯤 박고 있는 누군가의 손

신행태보; [네... 네놈이...] 주르르! 입과 코로 피가 흘러내리고.

사내; [흐흐흐! 날 원망하진 마시오. 제이마왕께서 자초한 결과이니...] 칼을 신행태보의 가슴에 박아넣은 채 웃는 사내의 실루엣. 음침한 인상의 서생이다.

신행태보; [백... 백변마왕이 시킨 것이냐? 노부를 죽이라고...]

사내; [미안하지만 그 질문은 염라대왕에게 하시구려.] 콰득! 칼을 완전히 신행태보의 가슴에 밀어넣고

신행태보; [정... 정정(貞靜)아....] 눈이 풀리며 누군가를 부르다가

툭! 고개를 떨구며 죽는 신행태보

사내; [눈물겨운 부정(父情)이로군. 숨이 끊어지면서까지 딸년을 걱정하고...] 비수를 놓고 일어나고

사내; [제이마왕 신행태보! 극락왕생하시구려.] 일어나고

사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게 여기던 딸년은 내가 대신 귀여워해줄 테니...] 웃으며 돌아서고. 그자가 돌아선 앞쪽에는 철창이 쳐져 있고. 역시 철창으로 만들어진 감옥 문은 열려있다. 문 밖은 복도고 건너편에도 감방이 있다. 다만 건너편 감방에는 아무도 없다

사내; [귀환을 환영하겠소 제일마왕!] 감방에서 나아고

사내; [성대한 준비를 해두었으니 마음껏 즐기시구려.] 흐흐흐! 복도를 걸어간다. 복도 끝의 철문이 열려있고 열린 문으로 환한 밖이 보인다.

 

#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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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

다시 지하광장. 용설약이 주저앉은 호정신녀를 부축한 채 백변마왕을 노려보고 있다. 백변마왕 옆에는 온몸에 촉수를 넘실거리는 독종독인이 서있고

백변마왕; [본좌는 자비롭지도 않고 인내심도 많지 않다.] 거만하게

백변마왕; [본좌의 노리개가 될 생각이 있다면 살 수 있다.] [죽어서 정조를 지키겠다면 소원대로 해줄 것이고...] 음험하게 웃고

호정신녀를 부축한 채 백변마왕을 노려보는 용설약

백변마왕; [그년, 말로 해서는 들어먹지 않겠다는 눈빛이로군.] 히죽

백변마왕; [졸개년이 눈앞에서 녹아죽는 것을 보고도 그렇게 당당할 수 있을지 보자!] [가면 쓴 년을 죽여라!] 독종독인에게 명령하고

츠으! 독종독인의 눈이 번뜩이고

슈욱! 독종독인의 몸에서 일어난 촉수들이 호정신녀와 용설약에게 접근한다.

호정신녀; [저를 두고... 살길을 모색하세요.]

용설약; [내가 그러지 못한다는 거 언니도 잘 알잖아요.] 처연

호정신녀; [면목이 없군요.] 한숨

슈우! 호정신녀를 휘감으려는 촉수

호정신녀; [극품당에 입은 은혜는 다음 생에서 갚도록 하겠어요.] 체념

그런 호정신녀를 꽉 끌어안는 용설약

두 여자를 휘감으려는 촉수

백변마왕; [나 혼자 보기 아까운 순애의 장면이로군.] 비웃고. 하지만 그 직후

퍼억! 그자의 가슴을 뒤에서 앞으로 뚫고 나오는 뇌정인

백변마왕; [어...] 뇌정인이 뚫고 나간 가슴의 상처에서 뿜어지는 피를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용설약; [아!] 뇌정인을 알아보고 놀라고 흥분하고. 호정신녀도 흠칫할 때

청풍; [무사하시오?] 휘익! 광장으로 날아드는 청풍. 오른손을 펴서 앞으로 내민 자세. 주혜금이 그 뒤를 따르고

백변마왕; [네... 네놈...] 비틀거리며 돌아보고

용설약; [이공자!] 환호할 때

슈학! 백변마왕의 가슴을 뚫고 지나갔던 뇌정인이 다시 선회해서 돌아와

퍼억! 백변마왕의 목을 뚫고 뒷목으로 나간다.

백변마왕; [끄윽...] 목에서 피를 뿜어내고 눈에 초점이 사라진 채 비틀하다가

퍼억! 나뒹구는 백변마왕의 시체

슈욱! 지하광장 입구에 멈춰서는 청풍의 손바닥으로 스며드는 뇌정인

따당! 옆으로 나뒹구는 백변마왕의 가면. 가면이 벗겨진 백변마왕의 얼굴을 <신병전설>에 나온 백반마왕의 얼굴이다.

청풍; (다행히 아주 늦지는 않은 것 같군.) 안도하며 오른팔을 내리며 용설약쪽으로 걸어가려는데

용설약; [이공자!] 감격하여 울고. 하지만

호정신녀; [조... 조심하세요!] 헐떡이고

[!] 무언가 깨닫는 용설약

쿠오오! 독종독인의 몸에서 더 많은 촉수가 생기고. 또 시커먼 독기가 마구 흘러나온다

용설약; [악!] 팟! 호정신녀를 부축한 채 뒤로 홱 날아가고

청풍; [용소저!] 흠칫하며 그걸 볼 때

주혜금; [조심하세요!] 콱 청풍의 팔을 잡아 뒤로 잡아당기고

쿠오오오! 독종독인의 몸에서 수많은 촉수가 넘실거리고. 검은 연기가 뿜어지고

치치치! 검은 연기에 닿은 백변마왕의 옷과 시체가 타기 시작한다.

청풍; [독종독인이로구나!] 깨닫고 경악

주혜금; [숨을 참고 호신강기를 극한까지 펼치세요.] [신녀문도 저 마물이 뿜어내는 독기에 멸망했을 정도예요!] 소매로 입을 가리고. 몸을 호신강기로 덮으며 말하고

용설약; [독... 독종독인의 독에는 누구도 견디지 못해요! 빨리 여길 빠져나가세요.] 멀찍이 물러선 채 외치지만

청풍; (어떤 식으로 가능했는지 모르지만 백변마왕은 독종독인을 통제하고 있었다.) 바웅! 호신강기로 몸을 가리며 굳어지는 얼굴

청풍; (그러다가 백변마왕이 죽자 독종독인이 제 멋대로 폭주를 시작했을 것이다.)

용설약; [여길 빠져나가서... 진법이든 무엇이든 써서 신녀금역을 봉인하는 수밖에 없어요!] 벽을 따라 입구 쪽으로 오며 외치고

청풍; (그건 임시변통에 불과하다.) 허리춤에서 극품추혼정을 뽑고

주혜금; [사제! 설마...] 아연긴장 할 때

청풍; [저 마물이 세상에 뛰쳐나가면 그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 여기서 확실하게 처리해야만 합니다.] 두 손으로 극품추혼정을 움켜잡고

용설약; (지마태상의 가슴에 박혀있던 극품추혼정인가?) 놀라며 벽을 따라 입구쪽으로 이동해오고

주혜금; [사제의 숭고한 마음은 알겠지만... 너무 위험한 마물이야!]

청풍; [한가지 시도해볼만한 방법이 있습니다.] 쩌엉! 두 손으로 잡은 품추혼정이 새빨갛게 달아오른다.

지지징! 청풍의 왼손에 끼워진 반지들 중 하나가 새빨갛게 달아오른다.

주혜금; (오행신지환 중 정화(丁火)의 반지가 가공할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그걸 보며 긴장하고

크크크! 천천히 청풍을 향해 돌아서는 독종독인.

화악! 쿠오오! 독종독인의 몸에서 뿜어지는 독기와 촉수가 더 강해지고

화악! 푸스스! 백변마왕의 시체가 그대로 타서 재가 되고

파치치! 쿠오오! 독기가 청풍의 호신강기를 태우고

주혜금; [독... 독종독인의 독이 상상이상으로 강력해! 너무 위험한 상황이야!] 겁에 질릴 때

청풍; [저 마물에게 접근해야합니다. 치우기를 써서 저와 저 마물 사이의 독기를 흩어주십시오.] 달아오른 극품추혼정으로 독종독인을 겨눈 채

주혜금; [해... 해볼께!] 스릉! 오른쪽 소매 속에서 치우기가 흘러내리고

용설약; (저 깃발은...) 알아보고 놀라고. 호정신녀도 놀라고

주혜금; [치우의 뜻이다!] [풍백(風伯)은 명을 받으라!] 치우기를 휘두르고

화악! 강한 바람이 일어나 독종독인을 휩쓸고. 그러자

펑! 화악! 강한 바람에 독종독인 가슴쪽의 독기와 촉수들이 날아간다.

청풍; (지금이다!) 파앗! 도약해서

쾅! 극품추혼정을 독종독인의 가슴에 박는다. 독종독인의 몸이 단단해서 관통은 안되고 극품추혼정 앞부분이 일부 들어간 상태고

청풍; (역천마공!) 그 상태로 눈 부릅. 모든 힘을 쓰는 모습. 그러자

지지징! 극품초혼정이 강렬하게 달아오르고

[크아!] 독종독인이 청풍을 끌어안으려 하지만

주혜금; [어림없다! 막아라 이매망량!] 치우기를 휘두르고

화악! 치우기에서 귀신들이 튀어나가

콱! 콰득! 독종독인의 팔을 잡고 물어뜯고

[크아아아!] 몸부림치는 독종독인.

주혜금; (오래 견디지 못해요! 빨리 그 마물을 무력화시켜야만 해요!) 치우기를 잡은 채 비지땀을 흘리고

눈 부릅뜨는 청풍. 온몸에서 기운이 폭발하는 모습

지지징! 극품추혼정이 더 빨갛게 달아오르고. 직후

화악! 독종독인의 가슴이 달아오른다. 극품추혼정이 박힌 부위를 중심으로.

용설약; (독종독인의 몸이 달아오르고 있어!) 거의 입구쪽으로 온 상태로 보며 놀라고. 직후

청풍; [가라!] 고함

화악! 온몸이 불길에 휩싸이는 독종독인

[끄아아아!] 불길에 휩싸인 채 비명 지르는 독종독인.

퍼억! 퍼석! 옷가지와 촉수, 독들이 단번에 타서 연기가 되어 흩어지고

끼야악! 카아! 이매망량들도 비명을 지르며 흩어지고

쩡! 쩡! 알몸이 된 독종독인의 온몸이 달군 쇠처럼 변해있다.

비지땀을 흘리며 극품추혼정을 독종독인의 몸에 밀어넣는 청풍.

끄으으... 달아오른 팔로 청풍을 끌어안으려는 독종독인. 하지만

화악! 화르르! 다음 순간 맹렬한 불길에 휩싸여 타들어가는 독종독인

주혜금; [성공이에요!] 환호

[아!] 용설약도 안도하고. 호정신녀도 안도의 한숨

팟! 극품추혼정을 독종독인의 몸에서 뽑아내며 뒤로 물러서는 청풍

화르르! 불길에 휩싸여 비틀거리는 독종독인.

그걸 지켜보는 청풍과 여자들. 이윽고

퍼억! 무릎을 꿇는 불덩이가 된 독종독인. 그러다가

독종독인; [고맙...] 중얼거리며 쓰러지고. 눈이 불길 속에서 빛나고

청풍; (고맙다는 말을 하려 한 건가?) 놀랄 때

퍼억! 바닥에 나뒹구는 독종독인

화르르! 퍼석! 재가 되어 흩어지는 독종독인

청풍; (끝났군!) 안도하며 이마의 땀을 소매로 닦고

주혜금; [수고하셨어요.] 다가와 청풍의 팔을 잡는다. 다른 손으로는 치우기를 든 채

청풍;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멋쩍게 웃고

주혜금; [사제의 노고로 얼마나 많은 생명이 구원을 받았을지 짐작이 가지도 않는답니다.] 홀린 표정으로 청풍을 보고. 얼굴 발그레. 그때

용설약; [고마워요!] 호정신녀를 부축한 채 다가오고

청풍; [용소저!] 멋쩍게 웃으며 극품추혼정을 허리춤에 끼우고

청풍; [다치신 데는 없으십니까?]

용설약; [저는 괜잖은데 호정언니가...] + [!] 호정신녀를 돌아보며 말하다가 눈 치뜬다. 구역질이 올라오는 표정

용설약; [우욱!] 주저앉으려 하며 구역질을 하고

청풍; [소저!] 놀라 부축하려는데

용설약; [괜... 괜잖아요!] 억지로 웃으며 비틀. 호정신녀가 오히려 용설약을 부축하고

주혜금; [제가 돌봐드릴게요. 사제는 다른 위험이 없는지 살펴보세요.] 용설약을 부축하며 말하고

청풍; [부탁드리겠습니다.] 멋쩍게 웃고

주혜금; [장소가 그렇지만 일단 앉도록 하세요.] 호정신녀와 함께 용설약을 부축해서 바닥에 앉히고

주혜금; [제가 진맥을 해봐도 될까요?]

용설약; [신세를 지겠어요.] 억지로 웃으며 손을 내밀고

용설약과 마주 앉아 용설약의 손목을 잡는 주혜금. 직후

주혜금; (맙소사!) 경악하고

무언가 깨닫고 고개 떨구는 용설약

청풍은 주변을 둘러보고

청풍; (마교가 이곳에서 독종독인을 연구한 것 같구나.) 생각하다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백변마왕의 가면을 보고. 백변마왕의 시체는 재가 되어 흩어졌다.

청풍; (이 가면...) 허리 숙여 가면을 집어들고

청풍; (백변마왕은 워낙 다양한 얼굴을 지녀서 진짜 얼굴은 아무도 모른다.)

청풍; (그래서 백변마왕은 자신의 신분을 드러낼 때 이 가면을 썼을 것이다.) 가면을 살펴보는데

주혜금; [이리 오세요.] 뒤에서 부르고. 돌아보는 청풍.

청풍; [용소저는 괜잖으신지요?] 다가가고. 용설약은 고개 푹 떨구고 있고. 호정신녀는 야릇한 눈빛. 주혜금은 좀 화가 난 표정이고

주혜금; [당신이 보기에 괜잖아 보여요?] 노려보고

청풍; (날 보고 당신이라니... 어떤지 단단히 화가 난 것 같이 느껴진다.) + [혹시 용소저의 몸에 이상이라도...]

주혜금; [이상이 있지요.] 냉소

주혜금; [설약동생의 뱃속에서는 당신 아이가 자라고 있으니까요.] 노려보고

청풍; [용... 용소저가 내 아이를...] 충격에 휩싸이고

 

#263>

[!] 경악하는 귀수신의. 지하광장으로 통하는 동굴의 어둠 속에 숨어있다가 놀란다.

귀수신의의 시섬. 청풍이 용설약 앞에 무릎 꿇고 앉으며 용설약의 손을 두 손으로 잡고 좋아 죽으려 한다. 입이 귀에 걸려있고. 주혜금이 용설약을 부축한 채 그런 청풍을 노려보고 있고

귀수신의; (설... 설약아가씨가 이청풍의 아이를 갖었다?) 충격에 휩싸이는 표정

 

#264>

분지로 들어오는 두 여자. 소수선자와 손이낭

손이낭; [정말... 도련님이 정말 이 안에 계신 건가요?]

소수선자; [사제가 신녀금역인 것으로 추측되는 이곳으로 들어온 건 확인이 되었어요.]

손이낭; [다행이에요. 도련님이 누명을 쓰고 무저금마갱에 갇혔다는 얘기를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는데...] 눈물 닦으며 소수선자를 따라가고

소수선자; (원래는 이곳에 신녀문의 강력한 금제가 설치되어 있었다.) 분지 여기저기에 널려있는 기둥 잔해들을 보고

소수선자; (누군가 그걸 무너트리고 신녀금역으로 들어갔다는 건데... 아마도 마교, 아니 극품당 전대 당주 용무극의 짓이었을 것이다.)

앞쪽에 동굴 입구. 그 주변에 널려있는 마교 소속 복면인들 시체

소수선자; (신녀금역을 지키던 자들이 몰살당했다.) 시체들을 살피며 동굴로 들어가고

소수선자; (사제의 신변에 딱히 불길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겠구나.) 손이낭과 함께 동굴로 사라지는 소수선자. 한데

들썩! 소수선자와 손이낭이 사라진 직후 시체들이 움직이더니

시체들 사이에서 일어나며 동굴을 돌아보는 귀수신의

귀수신의; (당주, 설약아가씨가 이청풍의 아이를 갖다니...) 동굴을 돌아보면서 분지 입구쪽으로 걸어가고. 복잡한 표정

귀수신의; (우리 극품당은 대대로 자손이 귀했다. 그 바람에 직계라고는 설약아가씨뿐이다.)

귀수신의; (비록 정상적인 관계는 아니라도 설약아가씨가 임신한 건 경사중의 경사지만...) 난감

귀수신의; (하필이면 아이 아비가 본당의 숙적인 나한당 후손이라니...) 한숨

귀수신의; (이 사실을 태상당주님께 보고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난제 중의 난제로구나.> 멀어지는 귀수신의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265>

다시 신녀금역의 지하광장. 청풍 일행은 광장 끝의 벽을 보고 있다. 벽에는 선녀의 형상이 새겨져 있고. 그 앞에 호정신녀가 무릎을 꿇은 채 기도를 하고 있다. 호정신녀의 몸은 반딧불처럼 빛이 난다. 일종의 술법을 구사하는 중이다. 그 호정신녀 뒤에는 주혜금이 용설약을 부축한 채 서있고. 청풍이 머쓱한 표정으로 두 여자와 조금 떨어진 곳에 서있다.

용설약은 얼굴 발개진 채 고개 숙이고 있는데 수시로 청풍을 곁눈질한다.

주혜금; (운도 억수로 좋은 년...) 용설약을 곁눈질. 질투

주혜금; (단 한번 관계한 걸로 임신하는 게 말이 돼?) (평생 부부로 살아도 애를 못 갖는 경우가 부지기수인데...)

주혜금; (이년이 아들을 낳기라도 하면 이공자의 본가인 나한원을 극품당에 빼앗기는 셈이 된다.)

주혜금; (부디 딸을 낳길 바래야하고... 나도 분발해서 가능한 빨리 임신해야 한다.)

주혜금; (공주 신분인 내가 천한 신분인 년에게 본처 자리를 빼앗긴다는 건 말이 안되잖아.) 생각할 때

[도련님!] 누군가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기도하는 호정신녀 외의 모두가 돌아본다.

손이낭; [도련님! 정말 도련님이시로군요!] 울면서 달려 들어오는 손이낭. 소수선자가 이번에는 뒤에서 따라온다.

청풍; [유모!] 얼굴이 활짝 펴고

<유모!> <저 여자가 공자님을 길러준 유모...> 순간 주혜금과 용설약의 눈이 동시에 번뜩이고

손이낭; [도련님!] 달려들어 청풍을 와락 끌어안고 울음을 터트리고. 청풍도 마주 손이낭을 끌어안고

손이낭; [무사하셨군요! 다행이에요!] 청풍을 끌어안고 몸부림치며 울고

청풍; [걱정 끼쳐서 미안해 유모.] 손이낭을 마주 끌어안고 다독이고

손이낭; [쇤네는 괜잖아요. 도련님이 무사하신 걸 봤으니 죽어도 여한이 없답니다.] 고개 들어 청풍의 얼굴 만지며 울고 웃고. 어색해하면서도 손이낭에게 얼굴을 맡기는 청풍. 소수선자도 근처에 멈춰 서서 보고

<영락없는 엄마와 아들이잖아!> <핏덩이 때부터 길러줬으니 사실상의 엄마라고 봐야지!> 보고 있는 주혜금과 용설약의 눈이 반짝이고

주혜금; (이럴 때는 선수를 쳐야해!) + [공자님의 유모시로군요.] 용설약의 팔을 놓고 청풍과 손이낭에게 다가가고. 용설약 흠칫 하고

돌아보는 손이낭

주혜금; [소녀는 주혜금이라고 해요. 공자님을 헌헌장부로 키워주셔서 감사드려요.] 간드러지게 인사하고

용설약; (저 여우가...) 눈꼬리 확 올라가고

손이낭; [주씨이면서 혜자 금자를 쓰신다면 영락폐하의 장중주 영청공주님이시겠군요.] [천한 것은 감히 마마의 과례를 받을 수 없사옵니다.] 급히 허리 굽혀 예를 차리지만

주혜금; [어찌 과례겠어요? 유모는 공자님의 어머니나 다름없는 분이신데....] 살갑게 웃으며 손이낭의 손을 마주 잡고

손이낭; [아이구! 이리 황송한 일이...] 주혜금에게 손을 잡히자 당황하면서도 좋아하고. 그러자

용설약; [극품당의 용설약이 인사 올리옵니다.] 질세라 허리 숙여 인사하고

손이낭; [반가워요. 용소저의 아름다운 이름은 익히 알고 있었답니다.] 한손으로는 주혜금의 손을 잡고 다른 손으로는 용설약의 손을 잡으며 좋아하고. 그걸 보는 주혜금의 표정이 안 좋아지고

용설약; [저도 공자님처럼 조실부모한 탓에 부도(婦道)를 익힐 기회가 없었답니다.] [그래서 지아비를 섬기는 방법을 모르고 또...] 부끄러워하면서

주혜금; (이년이 설마...) 용설약을 보는 표정이 살벌해지고

용설약; [태교라든지... 육아의 방법도 전혀 모르니 유모께서 잘 가르쳐주세요.] 수줍어하며 말하고.

소수선자; (태교? 육아?) 경악

손이낭; [에그머니!] 화들짝 놀라며 그때까지 잡고 있던 주혜금의 손을 뿌리치듯 놓고

소수선자; (저년 설마 사제의 아이를...) 놀라며 청풍을 돌아보고

청풍은 머쓱해서 먼 산을 보고

손이낭; [설마... 설마 도련님의 아이를 갖은 겐가? 그런 거야?] 흥분해서 반말하며 용설약의 두 팔을 잡고

용설약; [제.... 제가 자식 복이 많은 건지 너무도 쉽게 아기가 들어섰답니다.] 아랫배 만지며 수줍어하고

손이낭; [아이구! 이런 경사가!] [잘했어! 정말 잘했네!] 용설약을 끌어안고 좋아 죽으려 하고

주혜금; (여우같은 년이...) 그런 용설약을 보며 소매를 물어뜯는 주혜금

소수선자; (앞날이 안 봐도 훤하구나.) 그걸 보며 한숨. 고개 젓고

<한 년은 극품당의 당주이고 다른 년은 황제의 딸...> < 남에게 지는 걸 용납 못하는 드센 것들이 한 지붕 아래에서 살게 되었으니 풍파가 그칠 날이 없을 것이다.> 손이낭의 이쁨을 받으며 수줍어하는 용설약과 그걸 보며 질투에 떠는 주혜금을 배경으로 소수선자의 생각 나레이션

소수선자; (나라도 중심을 잘 잡지 않으면 사제는 저년들 암투에 말라죽고 말겠지.) 딴전부리는 청풍을 보며 한숨 쉬고

소수선자; (어쨌거나 사제는 참 복도 많은 놈이다. 어느덧 구중천 전부를 자기 것으로 만들었으니...)

소수선자; (나한원, 신장궁은 원래 사제의 것이었지만...)

<만검총, 극품당, 신비각, 유령궁, 독성부는 계집들을 통해서 차지했다.> 진상파, 용설약, 주혜금, 흑요정을 배경으로

소수선자; (팔황전은 마귀활불로부터 물려받았으며...) 마귀활불 떠올리며 호정신녀를 돌아본다

소수선자; (마지막 남은 신녀문도 저 여자를 통해서 차지할 것 같다.) 반딧불처럼 몸에서 빛이 나는 호정신녀의 오습을 보고

소수선자; (구중천 모두를 차지하면 장차 사제는 구중천주(九重天主), 혹은 구중천존(九重天尊)이라 불리겠구나.) 생각할 때

화악! 호정신녀의 몸에서 번지는 빛이 강해지고

모든 사람들 흠칫하며 돌아볼 때

화악! 호정신녀의 몸에서 번져 나온 빛이 앞쪽의 벽을 물들인다. 그러자

지이잉! 벽에 문이 생기기 시작한다. <반지의 제왕>에서 호숫가 절벽 아래 숨겨져 있던 요정의 문이 나타나는 것 같다. 형태도 요정의 문을 닮았다.

소수선자; (아무 것도 없던 곳에 문이 나타났다.) 놀라고

소수선자; (신녀문의 술법으로 감춰져 있었다는 건데...) 호정신녀가 일어나는 걸 보고

소수선자; (아마 이 광장은 진짜 신녀금역이 아니었을 것이다.) 폐허가 된 실험실 같은 지하광장을 배경으로

소수선자;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그리 중요하지 않은 보물들을 진열해놓았던 가짜였을 것이다.) 호정신녀가 비수를 오른손으로 뽑아드는 걸 보고

(유령궁이 유령천세전을 이중으로 만들어놓았던 것처럼...) 생각하다가 흠칫

호정신녀가 오른손의 비수 날을 왼손 손바닥에 댄다

스윽! 비수로 왼손 손바닥을 긋는 호정신녀

소수선자; (무슨 짓을 하려고 자해를...) 생각할 때

갈라진 호정신녀의 왼손 손바닥 상처에서 피가 번져나온다.

슥! 피로 물드는 왼손을 요정의 문 같은 문에 대고. 그러자

지이잉! 문 전체가 빛이 나더니

덜컹! 안쪽으로 열리는 문. 두쪽으로 갈라져서

소수선자; (문이 열렸다!) 놀라고

소수선자; (아마도 신녀문 후손만이 저 문을 열 수 있도록 금제가 걸려있었겠지.) 놀랄 때 완전히 열리는 문.

호정신녀가 앞장서서 들어가고 그 뒤를 청풍이 따라간다. 주혜금과 손이낭의 부축을 받는 용설약이 청풍의 뒤를 따라가고 소수선자가 주변 살피며 마지막으로 들어간다.

소수선자가 문 안쪽으로 사라지고

그그긍! 다시 닫히는 문

스스스! 문은 곧 사라져서 원래의 낡은 벽화가 그려진 벽처럼 변한다.

 

#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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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

손으로 입을 막은 자세로 짙은 연기 속을 전진하는 용설약 일행. 살겸이 앞장 서고 그 뒤를 용설약, 호정신녀, 독편이 따르는 형태다. 짙은 연기 속 도처에 사람과 짐승의 뼈가 뒹굴고 있다.

호정신녀; [연기에 섞여있는 독기가 점점 더 강해지고 있어요.] 앞서 가는 용설약에게 말하고

호정신녀; [본당의 특제 해독제를 복용해서 거의 모든 독에는 내성이 있지만 독기가 너무 강해요.]

호정신녀; [해를 입을 수도 있으니 가급적 숨을 깊이 들이마시진 마세요.]

용설약; [주의할게요.] 입을 소매로 가린 채 대답

살겸과 독편도 끄덕. 한데 그 직후

코를 벌름거리는 용설약

용설약; (끔찍한 시취(屍臭)! 혹시 이건...) 경악. 긴장. 이어

용설약; [조심해요! 주변에 강시가 있는 것 같아요!] 앞쪽의 살겸에게 외치고

<강시!> 모두 놀랄 때

번쩍! 번쩍! 앞쪽의 연기 속에서 두 쌍의 눈이 번뜩이더니

화악! 연기를 뚫고 튀어나오는 두 구의 강시. #202>에 나왔던 유령천세전에 있던 강시들이다. 한구는 철골강시이고 다른 한구는 흡혈강시다. 앞장선 철골강시는 거대한 망치를 들었고 흡혈강시는 양손에서 손톱이 낫처럼 돋아나있다. 벌린 입에는 드라큐라같은 이빨들이 나있고

살겸; [물러서십시오 당주님!] 서양의 사신들이 쓰는 낫 같은 긴 낫을 휘둘러 앞장선 철골강시를 베어버린다. 하지만

카캉! 요란한 소리와 함께 철골강시의 몸뚱이는 잘리지 않는다. 깊은 상처가 났지만 치명상은 아니고

부악! 살겸에게 망치를 내리치는 철골강시

살겸: (내 사신겸(死神鎌)을 견디다니... 몸뚱이가 강철 이상으로 단단하다!) 옆으로 피하며 놀라고

쾅! 거대한 망치가 살겸이 서있던 곳을 박살낸다. 하지만

서걱! 물러서면서 철골강시의 다리 하나를 낫으로 거는 살겸. 이어

살겸; [영차!] 쩍! 그 다리를 낫으로 끊어내는 살겸

균형을 잃고 쓰러지는 철골강시. 그 옆을 지나치는 흡혈강시

용설약에게 쇄도하는 흡혈강시

호정신녀; [감히...] 징! 빛이 나는 손으로 흡혈강시를 겨누지만

혈편; [속하가 맡겠습니다!] 팟! 앞으로 나가며 채찍을 휘두르는 혈편

촤락! 혈편의 채찍이 흡혈강시의 내민 팔과 목을 단번에 휘감고. 이어

혈편; [꺼져라!] 차앙! 멈춰서며 채찍을 강하게 당기고

가가강! 흡혈강시의 팔과 목을 휘감은 채찍이 강히게 조여지면서 당겨지고

콰득! 퍼억! 그대로 팔과 목이 토막 나는 흡혈강시

그 뒤에서 살겸도 낫으로 철골강시의 목을 치고 있다.

퍼억! 텅! 텅! 나뒹구는 강시들의 시체

살겸; [이놈들, 뼈대가 강철보다 단단합니다.]

독편; [이놈은 마치 흡혈박쥐같은 느낌입니다.] 흡혈강시의 머리를 툭툭 차고

용설약; [본 적이 있는 마물들이네요.] 호정신녀와 함께 그걸 보며 말하고

용설약; [유령천세전에서 사라진 철골강시와 흡혈강시예요.]

호정신녀; [역시 유령천세전에서 강시들을 빼돌린 게 마교였군요.]

용설약; [그때 빼돌린 철골강시와 흡혈강시를 신녀금역 안에 배치해둔 걸 보면 뭔가 꾸미고 있는 게 분명해요.] 끄덕

살겸; [그게 무엇이든 박살을 내놔야겠습니다.]

독편; [마교가 꾸미고 있는 짓이라면 평범하진 않을 것입니다.]

용설약; [그렇겠지요.] 대답하며 걸어가고

살겸이 앞장 서서 가고

곧 연기 속으로 사라지는 네 사람

스스! 연기 속에서 나타나는 백변마왕

히죽 웃으며 연기 속으로 사라지는 용설약 일행을 보고.

그 뒤를 따라가는 독종독인

 

#259>

사방이 절벽으로 에워 쌓인 타원형 분지. 긴 쪽 직경이 300미터, 좁은쪽이 100미터 정도. 분지 바닥에는 여기저기 늪지가 있고 그 늪지에서 독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독 연기로 인해 모든 게 모호한데. 시체들과 해골들이 사방에 널려있다. 늪지 사이로 길이 나있다. 원래는 잘 정비 된 길이지만 지금은 진창이 되어 있다.

중앙대로와 연결된 분지 끝의 절벽. 절벽 아래에 아주 커다란 동굴이 입을 벌리고 있다. 트럭 두 대가 나란히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큰 동굴. 그 동굴 안에서는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데 동굴 위쪽 절벽에는 <神女禁域>**신녀금역**이란 글이 아주 크게 적혀있다. 글씨 주위에는 선녀들의 조각상이 있었지만 부식되고 깨어진 상태다. 동굴 입구에는 수십 명의 복면인들이 무기를 들고 모여 있다. 관을 갖고 갔던 자들과 같은 복장이다. 마교 무사들인데 무언가에 놀란 기색들이고

[적... 적이다!] [강적들이 내습했다!] 복면인들 무기 뽑아든 채 외치고.

[필수 인원만 남고 전부 밖으로 나와서 요격한다.] [신녀금역 안으로 진입시키면 안된다.] 동굴 안을 들여다보며 외치는 복면인들도 있고. 그때

[크악!] [케엑!] 비명이 들려 일제히 분지 입구쪽을 돌아보는 복면인들

[으으!] [히익!] 겁에 질려 뒤로 물러서는 분지 입구 쪽의 복면인들 이십여 명. 밖에서 분지로 이어지는 통로를 지키다가 물러서는 모습인데

부악! 쩍! 좁은 통로 안쪽에서 반달같은 섬광과 뱀 같은 기운이 넘실거리며 뒷걸음질 치는 복면인들을 휩쓴다.

[크악!] [케엑!] 뒷걸음질 치던 자들 중 절반 정도가 몸이 잘려 죽고

[안돼!] [히익!] [십... 십대마왕님들 이상이다!] 살아남은 십여명이 겁에 질려 동굴 쪽으로 도망쳐오고. 하지만

마귀같이 분지로 쇄도하는 살겸과 독편.

[나타났다!] [저자들이다!] [막을 준비를 해라!] 동굴 입구의 복면인들 외치며 싸울 준비. 극도의 긴장. 겁에 질린 모습들이고. 하지만

부악! 쩍! 동굴 쪽으로 도망치던 복면인들을 낫과 채찍으로 몰살시키는 살겸과 독편

피에 굶주린 마귀 같은 두 사람 뒤를 용설약과 호정신녀가 따라온다. 호정신녀가 맨 뒤에서 용설약을 따라오며 주변을 경계하고

동굴쪽으로 쇄도하는 살겸과 독편.

동굴쪽에서도 복면인들이 뭐라 외치며 달려 나와 맞상대하지만

살겸의 낫이 날면 복면인들이 풀처럼 베어지고. 독편의 채찍은 연신 탄성을 발휘래서 복면인들의 몸뚱이를 터트린다. 일방적인 학살

용설약; [저기가 신녀금역이로군요.] 앞쪽의 동굴을 보고. 동굴 입구 앞에서는 일방적인 살육이 벌어지고 있고

용설약; [한데 제가 상상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네요.] [신녀문의 중지이니 세외선경 같을 줄 알았는데...] 소매로 입을 가리고

호정신녀; [강한 독기가 일대를 침식한 때문이에요.] 역시 찡그리고

용설약; [독종독인이 백년 넘게 독기를 뿜어낸 결과일까요?] + (구역질이 비정상적일 정도로 심하게 나네.) 찡그리고

호정신녀; [독종독인의 한명의 몸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독기가 강하군요.]

용설약; [독기는 동굴 안쪽에서 흘러나오고 있어요.] 입 안 가린 손으로 동굴을 가리키고.

살겸과 독편이 복면인들을 일방적으로 도륙하며 접근하는 동굴 안쪽에서 굴뚝의 연기처럼 뿜어져 나오고 있다.

호정신녀; [신녀금역 안쪽에서 대량의 독이 유출되고 있군요.] 끄덕이며 용설약과 함께 동굴 입구로 가고

호정신녀; [마교가 저 안에서 무언가를 진행하고 있는 것 같아요.] 말할 때

[크악!] [컥!] 독편과 살겸이 동굴 입구를 지키던 복면인들을 마지막 한 놈까지 몰살시킨다.

털썩! 퍼억! 나뒹구는 복면인들

살겸; [당주님! 입구쪽의 버러지들은 정리했습니다.] 돌아보며 보고하고. 독편은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용설약; [수고했어요.] 도도하게 말하며 호정신녀를 거느리고 동굴로 들어간다.

사라지는 네 사람. 한데 그 직후

 

화악! 스스스! 동굴 입구 주변에 널려있던 마교 무사들의 시체가 눈 녹듯이 녹아내리고.

쿵! 온몸에서 촉수같은 기운을 넘실거리며 다가오는 독종독인

독종독인 뒤로는 백변마왕이 거리를 두고 따라온다.

화악! 화르르! 츠츠츠! 백변마왕이 걸어가는 주변의 시체들이 녹아내리고

백변마왕; [극락왕생해라. 너희들의 복수는 본좌가 해줄 테니...] 살벌하게 눈을 번뜩이며 시체들을 둘러본다.

 

#260>

드넓은 지하광장. 지하광장은 원래 집회를 위한 장소였다. 사방 벽과 천장에 선녀와 신선들이 새겨져 있었다. 하지만 독기에 부식되어 형체가 모호해져있고. 대신 수많은 실험장치들이 광장에 가득 차있다. 일종의 실험실이 되었다. 가마솥과 화로. 각가지 실험도구. 거대한 가마솥에서는 무언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바닥에는 수십 개의 관이 놓여있고. 벽에는 문 같은 것들도 여럿 달려있다. 실험실에는 연구원 복장인 노인들 십여명이 겁에 질려 입구쪽을 보는데

[히익!] [허억!] 두려움에 떨며 광장으로 뒷걸음질 쳐 들어오는 복면인들

광장으로 들어서는 살벌한 기세의 살겸과 독편. 그 뒤를 용설약, 호정신녀 순으로 들어온다. 두 여자는 소매로 입을 가리고 있다.

용설약; [뭐야 이 지독한 냄새는? 시체를 태우기라도 하는 거야?] + (토할 것 같아.) 입을 소매로 가리며 찡그리고.

호정신녀; (혹시 이곳은...!) 역시 입을 가린 채 관과 가마솥들을 보고

그 사이에 독편과 살겸이 마교 고수들과 연구원들을 덮친다.

[막아라!] [물러날 곳은 없다!] [죽을 각오로 맞서라!] 살겸과 독편에게 맞서는 복면인들. 하지만

살겸의 낫과 독편의 채찍이 나르고

[크악!] [컥!] 몰살당하는 복면인들

퍼억! 털썩! 나뒹구는 복면인들의 시체. 그 배경으로 연구원들에게 다가가는 살겸과 독편

[살...살려주시오!] [우...우린 마교가 아니외다!] 애원하는 연구원들

독편; [마교가 아니다?] 살벌한 표정으로 쓸어보고

연구원들; [그...그렇소. 우린 독성부의 후손들이오.] [숨어살고 있었는데 마교에 제압당하여 이곳으로 끌려왔소.] [피붙이들이 인질로 잡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마교에 협력해야만 했소!]

살겸; [이거 참 부끄럽게 만드는군!] 실룩

연구원1; [예?]

살겸; [우리 극품당이 네놈들과 함께 구중천으로 불리는 게 부끄럽단 말이다!] 부악! 낫을 길게 휘저어 연구원들을 몰살시킨다.

토막 나서 나뒹구는 연구원들

살겸; [목숨이 아까워 남의 개 노릇을 하면서 무슨 잡소리들이 그리 많은가?] 낫을 거두며 음산하게

호정신녀; [성미하고는...!] 다가오고. 돌아보는 살겸

호정신녀; [한 놈쯤은 살려뒀어야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알 수 있을 거 아니냐?]

살겸; [죄송합니다 수좌! 저의 생각이 짧았습니다!] 사과하고

용설약; [아직 실망하긴 일러요!] 소매로 입을 가린 채 주위를 둘러보고. 다른 사람들은 그녀를 보고

용설약; [이 정도 넓이라면 숨어있는 쥐새끼가 제법 있을 거예요. 찾아내도록 하세요!] 여전히 소매로 입을 가리고 있고

살겸; [그... 그렇겠군요!] 살았다 싶은 표정

호정신녀; [찾아봐! 이번에는 보자마자 죽이지 말고!]

살겸; [옛!] 고개 숙이고. 이어

독편과 함께 여기저기를 살피기 시작하는 살겸. 호정신녀와 용설약도 주변을 둘러보고. 용설약은 주로 광장 벽에 새겨진 문양들을 보고 있다. 용설약은 광장에 설치된 장치들을 보고 있고

용설약이 한쪽을 보며 흠칫. 그곳에 놓인 커다란 강철관. 관은 뚜껑이 없고

다가가서 들여다보는 용설약

용설약; (이건...) 입을 소매로 가리며 전율하고

호정신녀; (다행히 신녀금역에 숨겨져 있는 본문의 진짜 보고는 들키지 않은 것 같네.) 벽에 새겨진 선녀의 문양으로 다가가고. 그때

[우욱!] 구역질하는 소리가 들려 흠칫 돌아보는 호정신녀

용설약이 헛구역질하며 관에서 물러서고

호정신녀; [괜잖으세요?] 다가가고

용설약; [괜... 괜잖아요. 좀 심한 걸 봐서 속이 좋이 안좋아졌을 뿐이에요!] 억지로 웃으며 호정신녀를 보고

호정신녀; [뭘 보신 건가요?] 용설약에게 다가가고.

용설약; [마교가 이곳에서 무슨 짓을 하고 있었는지 짐작이 가는군요.] 입 가리지 않은 손으로 관을 가리키며.

호정신녀; (대체 뭐가 들어있기에...) + [!] 용설약이 들여다보던 관을 들여다보다가 흠칫하는 호정신녀

치치치! 연기가 나는 관속에서 녹아들고 있는 시체. 살이 녹아 뼈가 드러나고 있다.

호정신녀; [혹시 이건...!] 소매로 입을 가리며 놀라고

용설약; [독을 써서 강시(殭屍)를 만들려고 했던 것 같아요.] 호정신녀 뒷쪽에서

호정신녀; [독으로 만들어지는 강시라면!] 깨닫고 긴장

용설약; [마교는 이미 오래 전에 신녀금역의 금제를 뚫고 들어와서 독종독인을 확보했을 거예요.]

용설약; [그 독종독인을 연구해서 독종독인을 만드는 법을 알아냈을 테고...] [그 후 독성부의 후손들을 찾아내 독종독인을 만들게 시켰을 거예요.] 말하고. 순간

호정신녀; [!] 호정신녀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장면. 계곡 입구서 네 명이 일조가 되어 강철 관을 들고 날아가던 마교 무사들

호정신녀; [그 관들!] 신음

돌아보는 용설약

호정신녀; [아무래도 이곳에서 독종독인들이 만들어진 것 같아요.] [먼저 떠난 자들이 운반하던 강철 관에는 독종독인들이 있었을 테고...]

용설약; [실수했군요.] [그자들을 추격해서 독종독인을 파괴했어야했는데...]

호정신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요!] [서두르면 그자들이 무산을 빠져나가기 전에 따라잡을 수도 있어요.] 돌아서고

용설약; [그래야겠어요.] [살겸! 독편!] 주변 둘러보며 외치고

[예 당주님!] [하명하십시오.] 다른 곳을 수색하던 살겸과 독편이 돌아보며 대답하고

용설약; [철수해요! 먼저 떠난 자들이 독종독인을 운반하고 있는 것 같아요!] 독편과 살겸에게 외치고.

[그런....] [서둘러야겠습니다.] 휙! 휙! 입구쪽으로 급히 몸을 날리고

용설약과 호정신녀도 그 뒤를 따르고. 한데 그 직후

[!] [!] 급정거하는 살겸과 독편

쿵! 지하광장 입구 바로 안쪽에 한 인물이 뒷짐 짚고 서있다. 얼굴에 가면을 쓴 백변마왕이다.

백변마왕; [흐흐흐! 잠시 집을 비운 사이에 귀한 손님들이 방문하셨군.] 뒷짐 짚은 채 웃고

호정신녀; (저 자 언제 저곳에 나타난 것인가?) 긴장하며 용설약과 함께 멈춰서고

<고수다!> + [누구냐?] [마교의 잡것이냐?] 긴장하며 백변마왕에게 다가가는 살겸과 독편

백변마왕; [이름을 물어본다면 알려주는 게 인지상정이겠지?]

백변마왕; [본좌는 십대마왕 서열이위이며 마교사가 중 십마전의 전주를 맡고 있는 백변마왕이라고 한다.]

<백변마왕!> <누구도 진짜 얼굴을 본 적이 없다는 역용술의 달인!> <십대마왕 서열일위 천앙서시가 실종되어 십마전 전주가 되었다는...> 용설약 일행 놀라고 긴장.

[자기소개 잘 들었다!] [그럼 그만 죽어라!] 동시에 백변마왕을 공격한다. 낫과 채찍에서 섬광들이 작렬하여 백변마왕을 베어가고.

백변마왕; [어이쿠!] 놀라는 척 하며 뒤로 휙 물러나고

투쾅! 빠캉! 입구 주변의 벽이 낫과 채찍의 섬광에 맞아 이리저리 갈라지고

휘익! 통로인 동굴 안쪽으로 후퇴하는 백변마왕

[놓치지 않는다!] [죽인다!] 동굴로 쇄도하는 살겸과 독편

[!] 무언가 느끼고 눈 부릅뜨는 호정신녀.

호정신녀; [돌아와라! 함정이다!] 다급히 외치지만

번쩍! 동굴 안쪽에서 사람 눈이 번쩍이더니

화악! 양팔 벌리며 날아드는 독종독인. 백변마왕은 독종독인 뒤로 피했고

[넌 또 뭐냐?] [대신 죽겠다?] 부악! 쩍! 낫과 채찍으로 독종독인을 베고 휘감고. 하지만 그 직후

투캉! 텅! 살겸의 낫과 독편의 채찍은 무기력하게 튕겨지고. 독종독인은 옷과 살갗만 베어졌을 뿐 타격을 입지 않았고

[헉!] [금강불괴냐?] 팟! 급정거하는 살겸과 독편

화악! 쩍! 낫같은 손톱이 돋아난 양손으로 살겸과 독편을 긋고 움켜잡으려는 독종독인

[큭!] [조심...] 팟! 휘익! 뒤로 홱 뛰어 피하는 살겸과 독편. 다시 광장으로 후퇴하는 모습인데

화악! 헛손질하는 독종독인의 몸에서 시커먼 촉수들이 내뻗혀서

콰득! 후둑! 그대로 살겸과 독편의 목과 몸을 휘감는 촉수들

푸시시! 치치치! 촉수에 닿자 그대로 녹기 시작하는 살겸과 독편의 목과 몸뚱이

[끄아아악!] [독.. 독이다!]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며 무기를 휘두르는 살겸과 독편

[악!] 그걸 보며 비명 지르는 용설약. 호정신녀도 기겁할 때

투쾅! 텅! 살겸의 낫과 독편의 채찍은 독종독인의 몸을 때리지만 다시 튕겨지고

[안... 안돼!] [끄아아악!] 화악! 온몸이 연기로 휩싸이는 살겸과 독편. 몸이 타고 녹는 것

용설약; [살겸! 독편!] 비명 지르며 쇄도하려 하고

호정신녀; [안돼요!] 콱! 급히 용설약의 팔을 잡아 저지하는 호정신녀

호정신녀; [저 마물이 독종독인이에요!]

용설약; [독종독인!] 경악 전율

백변마왕; [과연 신녀문의 후손답구만! 한 눈에 본좌의 귀염둥이를 알아보고...] 짝짝 박수치며 다시 광장으로 들어오고

백변마왕; [독종독인이 괜히 혼자서 신녀문 수뇌부를 몰살시킬 수있었던 게 아니야.] 화악! 치치치! 독종독인의 촉수에 휘감겨 타고 녹는 살겸과 독편을 보며 웃고

백변마왕; [일단 독종독인의 저주독승(咀呪毒繩)에 닿으면 금강불괴라도 죽을 수 밖에 없거든!]

[끄윽... 불충을 용서...] [피... 피하십시오 당주님...] 타들어가며 신음하는 살겸과 독편

텅! 털썩! 낫과 채찍이 바닥에 떨어지고

화악! 그대로 타버려 형체를 잃는 살겸과 독편

용설약; [살겸! 독편!] 비명. 몸부림. 그런 용설약의 팔을 잡고 전율하는 호정신녀

후두둑! 퍼억! 완전히 녹아서 뼈와 내장이 바닥에 흩어지는 살겸과 독편

용설약; [안... 안돼!] 그걸 보며 전율하고

백변마왕; [계집인 네년들에게는 기회를 주겠다.] 독종독인 옆으로 나서고

백변마왕; [순순히 사로잡힌다면 목숨만은 보전할 수 있을 것이다.]

용설약; [네놈이...] 분노, 공포에 떨고

백변마왕; [물론 목숨을 부지하는 대신 본좌에게 즐거움을 주어야겠지만...] 음험한 눈으로 두 여자의 몸을 쓸어보고

용설약; [죽일...] 치를 떠는데

호정신녀; <기회를 만들겠어요!> 용설약의 팔을 놓으며 앞으로 나서고

용설약; <언니...>

호정신녀; <기회는 단 한번뿐이에요! 탈출하세요.> 두 손을 모으며 눈 부릅뜨고.

백변마왕; [호오! 뭔가를 시도해볼 기세로구만!] 웃고

호정신녀; [바로 그렇다!] [신녀강림(神女降臨)! 현현신위(顯現神位)!] 두 손을 모은 채 기합을 토하고. 순간

화악! 콰득! 광장의 바닥과 천장에서 나무뿌리같은 기운들이 확 튀어나와 백변마왕과 독종독인을 휘감는다

백변마왕; [술법!] 팟! 다급히 뒤로 뛰어 동굴 입루고 피하지만

콰드드! 우둑! 독종독인은 수많은 나무뿌리 형상에 휘감긴다. [크아아아!] 비명을 지르고

호정신녀; [지금이에요!] 주문을 외우며 외치고

용설약; [미안해요 언니!] 팟! 입구로 쇄도하고. 나무 뿌리에 휘감긴 독종독인의 옆을 스치면서

백변마왕; [그냥 가면 섭섭하지!] 퍼펑! 펑! 장풍을 날려 용설약을 막고. 동굴 입구에 버티고 서서

용설약; [죽인다!] 쾅! 손바닥에서 손바닥 형상이 빛을 날려 백변마왕을 공격하고

콰쾅! 백변마왕의 장풍들과 용설약의 손바닥 형상이 충돌하고

콰득! 콰창! 백변마왕의 장풍들을 유리처럼 깨고 들어가는 용설약의 손바닥 형상

쾅! 손바닥 형상은 백변마왕의 가슴을 강타하고

백변마왕; [컥!] 피를 토하며 비틀

용설약; [핏값을 치러라!] 퍼펑! 펑! 쇄도하며 다시 손바닥 형상들을 거푸 두 개 백변마왕에게 날리고

백변마왕; [큿!] 스슥! 여러 개로 변해 피하려는 백변마왕. 하지만

쾅! 손바닥 형상중 하나가 백변마왕의 어깨를 강타하고

콰당탕! 나뒹구는 백변마왕

용설약; [크아!] 악을 쓰며 백변마왕에게 덮쳐가고. 빛이 나는 손으로 손바닥 형상을 날리려 하고. 바로 그때

[아아악!] 뒤에서 들리는 비명

용설약; [언니!] 급정거하며 돌아보고

쿵! 나무뿌리 형상에서 팔 하나를 빼내 호정신녀를 겨누고 있는 독종독인. 독종독인의 손에서 뻗어나간 촉수가 호정신녀의 목을 휘감고 있다.

치치치! 촉수에 휘감긴 호정신녀의 목이 타들어가고

용설약; [안돼!] 도로 광장으로 날아 들어가며 허리춤의 피리를 뽑고

쩡! 뽑아드는 피리 끝에서 빛의 칼날이 광선검처럼 빠져나오고

용설약; [언니를 놔라!] 쩍! 피리를 내리쳐서 광선검으로 호정신녀의 목을 감은 촉수를 끊어버린다.

호정신녀; [악!] 콰당탕! 촉수가 끊어지며 나뒹구는 호정신녀

퍼억! 그와 함께 독종독인을 휘감고 있던 나무뿌리 형상들도 사라지고

용설약; [언니!] 나뒹군 호정신녀를 부축하고. 피리를 바닥에 팽개치듯 놓으면서

치치치! 호정신녀의 목 부분 살갗이 타고 녹아있다.

호정신녀; [왜... 왜 돌아왔어요?] 용설약의 품에 안겨 헐떡이고. 용설약을 품속에서 물약이 든 병을 하나 꺼내고 있고

용설약; [언니가 나였으면 그냥 갈 수 있었겠어요?] + (호신강기가 워낙 강력해서 저주독승이 언니 피부에 직접 닿지는 않았다.) 뽁! 급히 약병의 마개를 손가락으로 튕겨 뽑아버리고

호정신녀; (그건 그렇네.) 처연하게 한숨

용설약; [웅황성수(雄黃聖水)는 거의 모든 독을 씻어낼 수 있어요.] [완치는 몰라도 임시변통은 될 거예요.] 주르르! 약병의 물약을 호정신녀의 목에 난 상처에 부어주고

호정신녀; [극품당에는 거푸 신세를 지는군요.] 한숨

용설약; [신세는 나도 언니에게 여러 번 졌는걸요.] 호정신녀의 몸을 돌려 목 쪽의 상처에도 물을 뿌려주고. 그때

백변마왕; [감동적인 우정이야! 눈물 없이는 볼 수 없구만!] 짝 짝! 박수치고. 독종독인 옆에 서서

호정신녀의 목에 물약을 부어주며 돌아보는 용설약

 

#261>

지하광장의 입구인 동굴 속. 어둠 속에 숨어서 지하광장 안쪽을 살펴보는 귀수신의.

독종독인과 백변마왕의 뒷모습. 그 건너편에 호정신녀를 안고 돌아보는 용설약이 보이고

귀수신의; (우려했던 사태가 벌어졌다.) 품속에 손을 넣고

귀수신의; (태상당주님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다시 꺼낸 귀수신의의 손에 작은 피리가 들려있다.

입으로 가져가는 피리를 크로즈 업

귀수신의; (독종독인을 부려서 백변마왕을 죽일 수밖에 없다.) 피리를 입에 물어 불려고 하고. 바로 그때

<총관님! 급보입니다!> 누군가의 전음이 들리고

[!] 흠칫하며 피리 불려던 걸 멈추는 귀수신의

<이청풍이 신비각주와 함께 신녀금역이 돌입했습니다.> 이어지는 전음

귀수신의; (때마침 이청풍이 도착했군.) + <이곳까지 얼마나 걸릴 것 같으냐?> 피리를 입에서 떼며 묻고

 

<지금 막 분지로 들어섰습니다.> 분지가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에 숨어서 전음을 보내는 복면인 한명. 청풍과 주혜금이 분지를 가로질러 신녀금역이라 적힌 동굴로 날아가고 있다. 청풍이 앞장서고 주혜금이 소매로 입을 가린 채 따라간다.

<이청풍과 조우하지 않으시려면 서둘러 피하셔야할 것입니다.> 동굴 위에 적힌 글을 읽으며 동굴로 날아가는 청풍과 그 뒤의 주혜금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귀수신의; <알겠다.> 스스스! 모습이 흐려지고

<뒤를 부탁한다 이청풍!> 퍼억! 사라지는 귀수신의

 

#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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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

역시 계곡. 비가 그쳤다.

구름이 걷히고 있고.

계곡에 다시 해가 비친다. 청풍과 주혜금이 한바탕 했음을 은유

동굴 안. 청풍과 주혜금이 끌어안고 있다. 청풍의 옷 위에 나란히 누워있는데 바로 누운 청풍의 품에 주혜금이 안겨있다.

청풍; (아버지가 신비각의 각주셨다는 것도 놀랍지만...)

청풍; (그 인물은 어떻게 그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인가?) 면사인(철마)를 떠올리고. 그때

주혜금; [사실 난 너를 본 적이 있단다.] 청풍의 가슴 만지며

청풍; [그렇습니까?] 놀라고

주혜금; [네 백일잔치 때 신비각의 원로 몇분이 초대를 받았었는데...]

 

<당시 다섯 살이던 나도 떼를 써서 나한원에 갔었다.> 청풍의 생모 노경주가 강보에 싸인 아기를 안고 앉아있고. 강보에 싸인 아기를 들여다보며 웃는 유치원생 정도 나이의 소녀. 어린 시절의 주혜금이다. 주변에는 청풍의 생부 이무외와 손님들이 상에 둘러앉아 술을 마시며 그걸 보면서 웃고 있고. 손님들은 대부분 노인들인데 그 중에는 살인객주도 있고 젊은 시절의 금의위 통령 동방여명, 역시 젊은 시절이던 벽비, 즉 벽운영도 있다.

 

청풍; [그런 일이 있었군요.]

주혜금; [인형처럼 작으면서도 귀엽던 아기가 이렇게 늠름한 장부가 되었네.]

주혜금; [덕분에 나도 처녀귀신은 면하게 되었고...] 얼굴 발개지고

청풍; [저야말로 공주님께 고마울 따름입니다.] 돌아누우며 주혜금을 끌어안고

청풍; [천애고아인 줄 알고 있었는데 공주님 덕분에 외롭지 않게 되었으니까요.] 다시 올라타고

주혜금; [앞으로도 얼마든지 외롭지 않게 해줄게.] 청풍을 끌어안고 할딱이고. 한데

막 주혜금과 다시 응응하려던 청풍의 몸이 멈칫하고

주혜금; (욘석이 왜...) 흠칫하다가

[!] 역시 뭔가를 깨닫고 동굴 밖을 본다. 청풍도 동굴 밖을 보고

쿵! 동굴이 내려다보이는 건너편 절벽 위, 한 여자가 유령처럼 서있다. 얼굴에 일본식 여우가면을 쓴 그 여자는 물론 호정신녀다.

청풍; (대단한 고수다! 근처에 나타나는 줄도 몰랐다.) 주혜금의 몸에 겹쳐 누운 채 밖을 보고

주혜금; <호정신녀라는 계집일 것이다.> 청풍을 몸에 태운 채 밖을 보며 전음으로

청풍; <호정신녀라면...> 흠칫

주혜금; <극품당 구신장의 첫째다. 극품당의 신임당주인 용설약보다 그리 아래가 아닌 실력자다.> 긴장하며

청풍; (확실히 북망산에 나타났던 극품구신장들과는 별격(別格)으로 느껴진다.) 주혜금의 몸에 누운 채 밖을 보고. 그때

호정신녀의 눈이 여우가면 속에서 번쩍이고.

청풍; (설마!) 숨을 멈추고. 주혜금도 긴장하며 보고

청풍; (진법을 뚫고 나와 사저의 기척을 알아차린 것인가?) 긴장할 때

스읏! 절벽에서 계곡으로 천천히 날아 내리는 가면의 여인.

주혜금; <아무래도 들킨 것 같다. 대비를 하자.> 자기 위에 누워있는 청풍을 떠밀고. 시선은 호정신녀에게 향한 채

청풍; <예...> 긴장하며 주혜금의 몸에서 일어나고.

슥! 절벽 아래로 내려서는 호정신녀

서둘러 옷을 입는 청풍과 주혜금. 시선은 밖을 향한 채

동굴이 있는 절벽쪽으로 다가오는 호정신녀

고개를 조금 들어 냄새를 맡고

어떤 냄새가 여우 가면으로 흘러들어가고

호정신녀; [흥!] 코웃음 치며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고

지지지! 절벽처럼 보이는 동굴 입구를 향해 겨눈 호정신녀의 손이 벼락에 덮이고

청풍; (의심의 여지가 없군.) 허리띠를 조이며 찡그린다. 한쪽 무릎을 세운 채 앉아서. 청풍의 뒤에서는 주혜금도 서둘러 옷을 입고 있고.

청풍; (어떻게 가능했는지 모르지만 저 여자는 이 동굴의 존재를 간파했다.) 옆에 내려놓은 극품추혼정을 집어들고

지지징! 호정신녀의 손을 뒤덮은 벼락이 더 강해지고

청풍; (저 뇌격(雷擊)에 공격당하면 급히 만든 진법이 견디지 못할 것 같다.) 지잉! 극품추혼정으로 벼락을 일으켜 맞상대하려 하고. 그때

[무슨 일이죠 호정신녀(靑雷)언니?] 화라락! 호정신녀의 뒤쪽 허공에서 날아 내리며 말 거는 여인의 뒷모습.

돌아보며 손을 내리는 호정신녀

휘익! 호정신녀 뒤에 내려서는 남장여자. 바로 용설약. 여전히 남장을 하고 있고

청풍; (용설약!) 눈 번쩍

용설약; [뭘 발견했나요?] 두리번

호정신녀; [아니에요.] 고개 젓고

호정신녀; (발정 난 년놈의 밀회 장면을 순진한 설약이에게 보여줄 것까지는 없겠지.) + [이곳에서 누군가 싸운 것같아 둘러보던 참이었어요!] 둘러보고

용설약; [정말 그렇네요!] 두리번

주혜금이 거령탑마등과 싸운 흔적이 남아있는 계곡

용설약; [대체 어떤 자들이기에 계곡 하나를 홀라당 뒤집어놨을까요?]

호정신녀; [어떤 자들이 격돌했는지 몰라도 무산에 몰려든 강적이 하나둘이 아니라는 반증이겠지요.] [당주님도 십분 주의를 기울여야해요!]

용설약; [내 걱정은 하지 마세요! 귀찮은 꼬리들이 늘 따라다니니...!] 턱으로 절벽 위를 가리키며 말. 조금 성가셔 하는 표정이다.

스읏! 슷! 절벽 위에 나타나 호정신녀에게 포권하며 인사하는 두 명의 인물. 얼굴에는 민짜 가면을 썼는데 한명은 다부진 체격에 허리춤에 채찍을 걸고 있고. 다른 한명은 껑충한 키에 서양의 사신들이 쓰는 날과 손잡이가 긴 낫을 들고 있다. 두르고 있는 검은 망토도 낡아서 진짜 서양의 사신을 연상시킨다. 극품구신장 중 독편신장과 살겸신장이다

호정신녀; [독편과 살겸이 수고를 하는군요!] 독편신장과 살겸신장을 보며

용설약; [수고는 무슨... 사서 고생이지!] 입술 삐쭉

용설약; [괜잖다는 데도 꾸역꾸역 달라붙어 귀찮게 구니 원...!] [지난번 북망산 때의 내가 아니라는데도 전혀 믿지를 않아요!]

호정신녀; [어느덧 유령천서(幽靈天書)의 진수를 터득했겠군요.]

용설약; [진수까지는 아니지만... 몇 가지 유용한 수단을 쓸 수 있게 되었어요.]

호정신녀; [역시 당주의 재능은 발군이로군요!] 가면 속의 눈이 웃고

용설약; [언니에게서 재능이 있다는 말을 들으니 민망하네요.] [그보다 마교 놈들의 주력은 찾아냈나요?]

호정신녀; [예상대로 집선봉 주변에서 알짱거리고 있더군요!]

용설약; [신녀금역에 들어가기 전에 후환을 없애야겠지요. 가요!] 휘익! 날아오르고

호정신녀도 날아오르며 동굴이 있는 절벽을 보고

절벽 위의 독편신장과 살겸신장이 돌아서고 날아간다.

두 사람이 앞장서서 날아가고 그 뒤를 용설약, 호정신녀 순으로 날아간다.

호정신녀; <당신들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선의의 경고를 해드리겠어요.> 용설약 뒤를 따라 날아가며 전음을 보내고

<살고 싶으면 무산을 떠나도록 하세요! 조만간 끔찍한 살육이 무산 도처에서 벌어질 테니...> 앞 뒤로 앉아서 동굴 밖을 보는 청풍과 주혜금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청풍; [친절하시기도 하지.] 피식 웃으며. 극품추혼정을 허리띠에 끼우고

주혜금; [호정신녀는 무산 신녀문의 후손일 수도 있어.]

청풍; [그렇습니까?] 놀라며 돌아보고

주혜금; [신녀문의 것으로 믿어지는 술법을 구사한다는 보고가 있었어.] [소문과 달리 신녀문은 대가 끊어진 게 아닐 수도 있는 거야.]

청풍; [반가운 이야기로군요. 신녀문 정도 되는 명가의 대가 끊긴 건 무림을 위해서도 큰 손해이니...]

주혜금; [어째 호정신녀, 저 여우년에게도 관심이 있다는 말로 들리네.] 눈 흘기고

청풍; [그... 그럴 리가 있습니까?] 당황

청풍; [저는 그저 순수한 호의로....] 변명하려는데. + <그 말을 믿어줄 거 같니?> 누군가의 전음이 들리고

청풍; (이 목소리는...) 당황하며 동굴 밖을 보고

쿵! 동궁 밖에 서있는 소수선자. 좀 화가 난 표정이고

청풍; [사... 사저!] 당황하며 일어나려 하고

주혜금; [누군지 짐작이 가네.] 웃으면서도 일어나진 않고

소수선자; [열어!] 노려보고

청풍; [예... 예 사저!] 허둥대며 동굴 입구로 가고

동굴 입구에 늘어선 바위들

청풍; (일 났다. 사저에게 들킨 것 같으니...) 슥! 손을 옆으로 젓고. 그러자

그긍! 동굴 입구에 놓여 진법을 이루던 바위들 중 일부가 움직이고. 그러자

화악! 동굴 입구를 절벽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던 장막이 사라지고

드러난 동굴 입구에 서서 노려보는 소수선자

청풍; [오... 오셨습니까 사저?] 눈치 보며 굽신거리고

소수선자; [못된 놈 같으니...] 눈 흘기며 들어오고

소수선자; [나중에 따로 보자!] 찬 바람을 일으키며 청풍의 옆을 지나가고

청풍; [예....] 삭 죽어서 눈치볼 때

소수선자; [평민이 공주마마를 뵈옵니다.] 도도한 자태로 앉아있는 주혜금에게 여자 식으로 절을 한다. 한 무릎 꿇고 고개 조아리는

주혜금; [과례는 거두세요. 피차 사제에게 신세를 지고 있고 또 질 사이이니...] 우아하게 웃고

소수선자; [황송하옵니다.] 고개 들고

소수선자; [공주마마와 따로 할 이야기가 있다. 넌 나가서 주변을 경계해라.] 고개 조금 돌려서 청풍에게

청풍; [분... 분부 받들겠습니다.] 허둥대며 동굴을 나가고

동굴을 나가며 뒤를 돌아보는 청풍.

동굴 안에서 소수선자와 주혜금이 뭔가 대화를 나누는데 주혜금의 얼굴이 좀 발개진다.

청풍; (다행히 화기애애하군.) 안도하며 동굴 입구에서 멀어지고

<여자들끼리니 말이 잘 통하는 때문이겠지만...> 웃으며 대화 나누는 소수선자와 주혜금의 모습

회상. 바로 위의 장면

 

소수선자; [나중에 따로 보자!] 찬 바람을 일으키며 청풍의 옆을 지나가고

회상 끝

 

청풍; (사저에게 한바탕 긁힐 각오는 해야겠구나.) 쓴웃음 지으며 근처의 바위에 걸터앉고.

 

#255>

계곡 주변의 다른 곳을 보여준다. 시간이 좀 지났고

청풍; (신비각뿐만 아니라 마교와 극품당의 고수들도 무산으로 몰려들었다.) 동굴 입구에서 좀 떨어진 곳의 바위에 걸터앉아 생각하고

청풍; (호정신녀의 경고처럼 무산 일대에서 한바탕 혈우성풍이 불겠구나.) 호정신녀가 날아가면서 돌아보며 전음 보내던 모습 떠올리고

청풍; (신녀금역에 숨겨진 힘, 특히 독종독인은 마교든 극품당이든 차지하게 하면 안된다.) 생각하다가 돌아보고

동굴에서 나오는 소수선자와 주혜금. 소수선자가 앞장서고 그 뒤를 치우기를 든 주혜금이 따라나온다. 주혜금은 얼굴이 발그레

청풍; [사저! 공주님!] 일어나 인사하고

소수선자; [신녀금역은 집선봉 근처에 있는 게 거의 확실하다.]

소수선자; [생각같아서는 공주님을 수행원들과 합류시켜드리고 싶지만...] 주혜금을 돌아보고

소수선자; [사제와 함께 움직이고 싶다고 하시니 어쩔 수가 없구나.] [네가 잘 경호해드려라.]

억지로 웃는 주혜금

청풍; [사저께서는...?] 눈치 보며

소수선자; [본단의 형제들과 함께 신녀금역의 상황을 확인해야겠다.] [주의할 상황이 발생하면 연락하도록 하마.] 주혜금에게 돌아서고

소수선자; [그럼 사제를 잘 부탁 드리겠어요 마마.] 조신하게 허리 숙여 절하고

주혜금; [사제에게 신세를 져야하는 건 내 쪽이겠지요.] 웃으며 마주 인사하고

소수선자; [그렇긴 하지만 철이 없어서 하고 자기 하고 싶은 건 꼭 하고야마는 아이랍니다.] [도가 지나치면 마마께서 제어를 해주세요.] 청풍을 흘기고

머쓱 청풍.

주혜금; [명심하지요.] 웃으며 치우기를 소매 속으로 넣고

소수선자; [마마를 잘 모셔라!] 휘익! 날아오르고

청풍; [살펴가십시오 사저.] 굽신

대꾸하지 않고 멀어지는 소수선자

청풍; (화가 많이 나신 뒷모습이구만.) 쓴웃음

주혜금; [살인객주께서 후계자로 삼을만한 언니야.] 청풍의 손을 잡으며 웃고

움찔! 하며 돌아보는 청풍

주혜금; [나보다 나이가 많기도 하고... 깍듯이 언니 대접을 할 테니까 우리 사이를 걱정하지 않아도 돼!] 의미심장하게

청풍; (그래주면 나야 한 시름 놓는 셈이지.) + [부탁드리겠습니다.]

주혜금; [우리도 서둘러 집선봉 쪽으로 가봐. 그 근처에서 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게 분명하니까.] 청풍의 팔을 잡아끌고

청풍; [모시겠습니다.] 휘익! 날아오르고. 함께 날아가는 주혜금

멀어지는 두 사람. 한데

 

계곡 입구 절벽 위. 바위 사이에 숨듯이 서서 보고 있는 주작

주작의 시점. 멀어지는 청풍과 주혜금. 손을 잡고 날아간다.

손을 잡고 날아가는 청풍과 주혜금의 모습 크로즈 업. 주혜금이 발개진 얼굴로 청풍을 돌아보는 모습이고

주작; (공주님의 몸에서 순음지기가 소멸되었다.) (그렇다는 건 공주님이 더 이상 처녀의 몸이 아니란 건데....) 한숨.

주작; (그나마 공주님의 처녀를 차지한 자에게 그럴만한 자격이 있다는 점이 다행인 건가?) 면서 속에서 쓴웃음. 그때

[막내야!] 스스스! 유령처럼 나타나는 현무

주작; [어서 오셔요 오라버니.] 돌아보고

현무; [혹시 공주님이 저기 계셨던 것이냐?] 말하며 동굴 쪽을 보고.

주작; [공주님의 안전은 확인했어요. 또 믿을만한 보표(保鏢;경호원)가 붙기도 했고...]

현무; [믿을만한 보표라니...] [당금 무림에서 그럴만한 자가 있을 리가 있느냐?]

주작; [이청풍이라면 충분하고도 멈치지 않겠어요?]

현무; [이청풍!] 놀라고

 

#256>

높은 봉우리 사이에 자리한 한적한 산촌.

동구 밖에서 들어서는 청풍과 주혜금. 손을 잡고 온다. 주혜금의 치우기는 보이지 않고. 청풍은 허리춤에 극품추혼정을 끼우고 있다.

주혜금; [이 깊은 산중에도 마을이 있네.] 앞쪽에 보이는 마을 보며 신기해하고

청풍; [무산은 각가지 약초가 많이 나는 것으로 유명하지요.] [아마 채약이 주업인 심마니들의 마을일 텐데...]

청풍; [뭔가 이상하군요. 한낮인데 인기척이 전혀 없습니다.] 두리번거리며 마을로 들어서고. 그 직후

[!] [!] 갑자기 무언가 발견하고 놀라 멈추는 두 사람

쿵! 여기 저기 죽어 넘어져 있는 사람들. 길과 집안에 시체가 널려있고. 모두 산촌의 주민들. 헌데 그들의 시체는 물집이 생기고 썩어있다.

주혜금; [흑!] 진저리를 치며 입을 가리는

청풍; [보지 마십시오!] 주혜금의 앞을 가려주고

청풍; (전 주민이 몰살당했다! 이건 대체...!) 시체들을 보고. 그때

마을 저쪽에서 들개 한 마리가 어슬렁.

시체에 입을 대는 들개.

청풍; [감히 미물 따위가...!] 분노하여 쳐죽이려 손을 드는데. 뇌정인이 빠져나오고

켕!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비틀하는 들개.

흠칫! 청풍. 주혜금도 놀라 볼 때

픽! 쓰러지는 들개. 이어

다리를 바들바들. 입으로 거품을 물고 죽는다.

청풍; (이건!) 무언가 깨닫고

주혜금; [왜 저러죠?]

청풍; [독입니다!] 심각

주혜금; [예?]

청풍; [어떤 자들이 이 마을의 주민들을 몰살시켰습니다.] [독을 실험했거나... 아니면 신녀금역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경고하기 위해서일 겁니다!]

주혜금; [그런 잔인한 짓을...!] 치를 떨고

청풍; (거의 틀림없이 마교의 짓일 텐데...) (이런 짓을 지시한 원흉은 지마태상으로 위장한 극품당의 전대 당주 용무극일 것이다.)

청풍; (용설약과의 관계 때문에 난감한 점이 있긴 하지만...) 시체 사이를 지나고. 주혜금도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청풍에게 붙어 이동한다.

<용무극과는 한 하늘을 이고 살 수가 없겠구나.> 마을에서 멀어지는 청풍과 주혜금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257>

험준한 협곡. 입구도 좁다. 치익! 치익! 안쪽에서 연기같은 것들이 꾸역구역 흘러나와 계곡 안쪽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계곡 주변에는 풀 한포기 나있지 않다.

푸시시! 독 연기에 닿은 외곽의 풀과 나무들은 시들어가고. 연기 속에는 시체들이 널려있다. 산짐승들과 사람들의 시체. 중독당해 죽은 모습.

문득 연기 속에서 사람 형상이 어른거리더니.

이십여 명의 사내들이 연기 속에서 나온다. 관처럼 생긴 길죽한 강철 상자들을 네 명이 하나씩 들고 있는데 사내들은 모두 화생방 훈련하듯 두터운 복면을 썼다.

완전히 연기 속에서 나오는 복면인들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경계하다가

휘익! 휘익! 경신술을 펼쳐 날아간다.

그걸 근처 절벽 위에서 보고 있는 용설약 일행

용설약; [마교의 마졸들이겠지요?] 멀어지는 사내들 보고.

호정신녀; [마교가 이미 신녀금역의 금제를 뚫고 들어간 것 같군요.] 역시 노려보고

호정신녀; [저자들이 들고 가는 상자에 신녀문의 보물들이 들어있을 테고...]

용설약; [쫓아가서 확보해야하지 않겠어요?]

호정신녀; [본문의 보물보다 독동독인의 존재가 더 중요해요.]

호정신녀; [일단 신녀금역으로 들어가서 독종독인이 아직 남아있는지 확인해야만 해요.]

용설약; [그렇겠군요. 가요!] 휙! 계곡 입구로 몸을 날리고.

살겸; [속하가 앞장 서겠습니다.] 동시에 몸을 날리고

용설약 앞을 날아가는 살겸. 그 뒤를 용설약, 호정신녀가 따르고. 맨 뒤를 독편이 주변을 경계하며 날아간다.]

곧 안개 속으로 사라지는 네 사람. 한데

스스스! 건너편 절벽 위에 나타나는 두 사람. 앞장선 자는 가면을 쓴 백변마왕. 백변마왕 뒤에는 10미터쯤 떨어져서 온몸을 검은 천으로 휘감고 얼굴에도 복면을 쓴 괴인이 서있다. 괴인 몸에서는 칙칙한 기운이 촉수처럼 넘실거리고. 이 괴인은 독종독인이다.

백변마왕; [신녀문 수뇌부를 몰살시킨 독기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과연 극품당의 인간들을 달라도 다르다는 건가?] 히죽

백변마왕; [하지만 아무리 독에 내성이 있다 해도 이 마물의 독기에는 견디지 못할 것이다.] 자기 뒤의 독종독인을 돌아보고

백변마왕; [독종독인이 뿜어내는 독기를 견딜 수 있는 인간은 존재하지 않으니...]

백변마왕; [제발로 사지로 걸어들어가주었으니 극품당은 오늘로 대가 끊기게 될 것이다.] 휘익! 계곡으로 날아가고. 그 뒤를 독종독인이 따라간다. 그리고

 

슥! 좀 떨어진 곳의 바위 뒤에서 나오는 인물. 귀수신의 이세창이다.

용설약 일행과 백변마왕이 사라진 계곡을 보고

귀수신의; (당주가 무산으로 달려왔다기에 걱정이 되어 따라와 봤더니만...)

귀수신의; (우려한 대로 신녀금역으로 들어가버렸다. 자칫하다가는 마교와 다른 구중천을 상대하기 위해 만들고 있는 마물들에 변을 당할 수도 있다.) 슥! 몸을 날리고

귀수신의; (내 정체를 드러내면 안되지만...) 바닥에 내려서고

귀수신의; (최악의 상황이 되면 개입해야만 한다. 우리 극품당의 유일한 후계자인 당주의 안전이 최우선이니...) 연기 속으로 들어간다

 

#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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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

다시 거령탑마가 주저앉은 절벽 아래. 쩡! 청풍이 오른손 바닥으로 뇌정인을 뽑아내며 다가간다.

거령탑마; [뇌... 뇌정인!] 끄윽! 피를 게워내며 절망하고

거령탑마; [마귀활불의 후계자이기도 한 것이냐?]

청풍; [원래 이건 백변마왕이란 자에게 가장 먼저 쓰려고 했지만...]

청풍; [본의 아니게 버러지 만도 못한 것들을 잡는 데 쓰고 말았다.] 독검사랑과 음양선고의 시체를 보고

거령탑마; [버러지만도 못할 것들이라...] [그래도 십대마왕에 속한 아이들이었는데 평가가 박하군!] 처연하게 웃고

청풍; [하는 짓거리를 보면 하오문의 잡것들과 다를 게 없지 않은가!]

음양선고; [뭐 반박할 수가 없군. 하지만...]

거령탑마; [못난 놈들이었지만 어쨌든 내게는 동문이고 형제들이었다.] 힘겹게 일어나고. 망치는 놓고

청풍; [복수를 하겠다?] 피식

거령탑마; [그러하다.] 쾅! 두 주먹을 가슴 앞에서 부딪히고. 순간

쿠오오오! 거령탑마의 몸에서 기운이 폭발적으로 일어난다.

청풍; (갑자기 공력이 몇 배로 강해지고 있다.) 눈 부릅 긴장하고

우둑! 우두둑! 거령탑마의 거대하던 몸이 더 거대해지면서 물풍선처럼 커진다.

청풍; [자폭할 생각이냐?] 아연긴장하며 물러서고

거령탑마; [그러하다!] 눈이 백열된 채 청풍에게 다가서고. 온몸이 풍선처럼 부풀어오르고

거령탑마; [흐흐흐! 본좌가 그저 힘만 세고 맷집만 좋다고 알고 있다면 오산이다!] 우둑 우둑! 몸이 급격히 커지면서 웃고

거령탑마; [단 한 번! 삼태상이라도 죽일 수 있는 능력이 내게 있다!] [이름하여 동살폭혈공(同殺爆血功)!]

청풍; (동귀어진의 수법이겠구나!) 식은 땀 흘리며 뒷걸음질

거령탑마; [동살폭혈공의 영향권은 오장!] [네놈은 본좌에게 다가오지 말았어야했다.] 우두둑! 우둑! 몸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고

청풍; (과장이 아니다.) 식은땀 뒷걸음질

청풍; (전력으로 후퇴한다 해도 저자의 자폭 영향권을 벗어나진 못할 것이다.) 심각하고

거령탑마; [크하하하! 본교의 천적과 함께 죽을 수 있으니 여한은 없다!] 광소를 터트리며 자폭하려는데.

[그래서는 안된다 황구(黃九)!] 갑자기 들리는 음성.

[!] + (헉!) 놀라는 청풍과 거령탑마

면사인(철마); [네가 하려는 일은 명예로운 전사도 장렬한 최후도 아니다!] 스읏! 거령탑마의 뒤에 나타나 손바닥을 거령탑마의 등에 대는 인물. 거령탑마만한 거인은 아니지만 키가 2미터 가까이 되고 아주 당한 체격을 지녔다. 얼굴에는 두터운 면사를 가리고 있다. 면사 사이에서는 강렬한 빛을 발하는 눈이 보이고. 드러난 피부와 이마 등의 색이 짙은 구리빛이다. 바로 철마다. 하지만 얼굴을 면사로 가려 청풍은 철마를 알아보지 못하고. 철마는 왼손에 치우기를 들고 있다. 철마가 면사를 쓰고 있을 때는 면사인(철마)로 표기

면사인(철마); [그건 그저 개죽음 일 뿐이야!] 징! 거령탑마의 등에 붙인 면사인(철마)의 손이 빛나고

거령탑마; (날... 날 아명(兒名)으로 부르다니... 설마... 설마 이분은...!) 경악 비틀하고.

츠으! 그와 함께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던 거령탑마의 몸이 급격히 원래로 돌아간다.

청풍; (가공할 고수다!) 긴장. 식은 땀.

<거령탑마의 동살폭멸공이란 무공을 간단히 무력화시키고 있다.> 화악! 거령탑마의 부풀어 올랐던 몸뚱이가 원래로 돌아가고. 그런 거령탑마의 등에 손을 대고 있는 면사인(철마)

청풍; (저 인물, 어쩌면 지마태상보다 강할지도 모르겠다!) 그걸 보며 긴장하고

면사인(철마); [목숨을 소중히 여겨라. 네 어깨에는 막중한 사명이 얹혀있기도 하니...] 슥! 손을 떼고

거령탑마; [노...노야!] 비틀거리며 돌아서고

거령탑마; [정말... 정말 노야시로군요!] 면사인(철마) 앞에 털썩 무릎을 꿇고

거령탑마; [제...제자는 노야께서 변을 당하셨다는 소문을 믿지 않았습니다!] 이마를 바닥에 대며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청풍; (거령탑마가 제자를 자처했다.)

청풍; (그렇다는 건 저 인물도 마교 소속이라는 건데...)

면사인(철마); [너와는 할 이야기가 많으니 뒤로 미루도록 하자.] 거령탑마의 어깨 다독이며 청풍에게 시선을 돌리고

청풍; [마교의 고인이시겠습니다.] 굳어진 얼굴

면사인(철마); [만검총의 후계자인 자네와는 세불양립의 사이라고 할 수 있지.] 끄덕이고

청풍; [제자들의 복수를 하고 싶으시다면 피하지 않겠습니다.] 독검사랑과 음양선고의 시체를 흘낏 보며. 오른손에는 뇌정인을 든 상태

면사인(철마); [저 놈들을 위해 복수를 해줄 생각은 없네. 죽어 마땅한 죄를 지은 놈들이니.] 고개를 젓고

청풍; (다행히 꽉 막힌 인물은 아니군.) 안도

면사인(철마); [받게!] 휙! 치우기를 던지고

왼손으로 치우기를 받는 청풍.

면사인(철마); [치우기는 신비각 각주의 상징이기도 한 보물일세.] [그걸 돌려주는 대신 부탁이 한 가지 있네.]

청풍; [말씀하시지요.] + (범상치 않다 했더니 이 깃발이 신비각의 보물이었구나.)

면사인(철마); [이 미련한 놈도 벌을 받아 마땅한 죄를 지었네만...] 자기 뒤에 무릎 꿇은 채 고개 떨구고 있는 거령탑마를 돌아보고

면사인(철마); [노부의 얼굴을 봐서 이번 한번만 용서를 해주었으면 하네.]

비통한 표정으로 눈물 떨구는 거령탑마

청풍; (못하겠다고는 못하겠군.) + [가는 길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무림의 선배께서 하시는 분부이니 따르겠습니다!] 징! 뇌정인을 손바닥 속으로 끌어들이고.

면사인(철마); [선배 대우를 해주니 고마울 따름일세.] 웃으며 거령탑마에게 돌아서고

거령탑마; [노... 노야! 제자 때문에 남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시고... 제자의 죄가 너무도 큽니다.] 머리를 조아리며 울고

면사인(철마); [쯧쯧! 저놈들에게 그런 짓을 용납하다니... 너답지 않았구나.]

거령탑마; [죽...죽여주십시오!]

면사인(철마); [됐다! 본교의 기강이 무너진 것이 꼭 너희 어린것들만의 잘못이라고는 할 수 없지!]

면사인(철마); [우리 늙은 것들이 추한 모습을 보인 탓에 작금의 통탄할 일들이 벌어진 것이야!]

거령탑마; [노야...!]

면사인(철마); [기왕에 한 부탁이나 하나 더 함세!] 다시 청풍을 돌아보고

청풍; [하교하시지요.]

면사인(철마); [저 여아를 치료해주게나.] 주혜금을 돌아보고. 청풍도 주혜금을 보고

끄윽! 끅! 온몸이 발개져서 벌벌 떨고 있는 주혜금

청풍; (최음제에 당했구나.) 얼굴 벌개지는데

면사인(철마); [오랫동안 공석이었던 신비각의 각주가 된 아이인데...] [이 상황에서 자네밖에는 저 아이를 구하지 못할 걸세.] 의미심장

청풍; (저 여자가 역시 신비각의 각주였구나.) + [하지만... 저는 저 소저와 일면식도 없는 사이인데...] 얼굴 벌개지고

면사인(철마);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되네.] 의미심장하게

면사인(철마); [자네 부친의 이름을 말해주면 저 아이는 절대 자네를 원망하지 않을 게야.] 웃으며 주혜금 쪽으로 손바닥을 내밀고

청풍; (아버지의 존함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놀라고 어리둥절할 때

징! 면사인(철마)의 손바닥이 빛을 발하고. 순간

퍼억! 퍼석! 그대로 가루가 되어 틀어지는 독섬사랑과 음양선고의 시체. 몸뚱이 뿐 아니라 의복과 무기들도 먼지가 되어 버린다.

청풍; (가공!) 그걸 보며 경악

청풍; (독검사랑과 음양선고의 시체를 순간적으로 가루로 만들어버렸다. 얼마나 내공이 심후해야 저런 일이 가능한 것인가?) 놀랄 때

면사인(철마); [인연이 있으면 다시 보세나.] 돌아서고. 거령탑마도 일어나고

청풍; [살펴가십시오.] 포권

손 들어 보이며 걸어가고. 그 뒤를 망치를 집어든 거령탑마가 따라간다.

청풍; (거령탑마가 윗사람으로 대하는 것도 그렇고...) 계곡을 나가는 면사인(철마)와 거령탑마를 보며 생각하고

청풍; (내가 생각하는 그 인물일 가능성이 높겠구나.) 생각하는데

[으으으!] 뒤에서 들리는 주혜금의 야한 신음소리.

돌아보는 청풍.

주혜금; [뜨...뜨거워! 제발 나 좀 어떻게... 끄윽!] 온몸이 달아올라 사시나무 떨 듯 떨고 있다.

청풍; (고민하고 있을 시간이 없구나. 자칫하다가는 혈맥이 터질 수도 있으니...) 서둘러 주혜금에게 다가가고

주혜금; [어서... 제발... 죽을 것 같아요!] 풀린 눈으로 올려다보고

청풍; [쯧! 북망산에서 겪었던 여난(女難)이 무산에서도 반복되는구나.] 쓴웃음을 지으며 주혜금을 두 팔로 끌어안고

주혜금; [하악!] 청풍의 품에 안기며 자지러지고

청풍; (몸이 펄펄 끓고 있다. 서둘러야겠다.) 주변 두리번

계곡 끝에 동굴이 있다.

청풍; (급한 대로 저곳에서 치료를 해줘야겠다.) 슈우! 동굴로 날아가고

청풍; (사저가 이 꼴을 보면 여복(女福) 터졌다고 놀리시겠지?) 쓴웃음 지으며 동굴로 들어간다. 한데

 

#249>

청풍이 주혜금을 안고 동굴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는 면사인(철마). 여전히 면사를 쓰고 있고. 이곳은 건너편 절벽 위. 면사인(철마) 뒤에는 거령탑마가 무릎을 꿇고 있다.

면사인(철마); [허허! 확실히 도화살(桃花煞)을 타고난 녀석이로군.] 껄껄 웃을 때

동굴에서 다시 나오는 청풍.

이어 주변의 바위를 옮기기 시작하고. 큰 바위는 아니고 사람보다 작은 바위들

동굴 주변에 놓이는 바위들

면사인(철마); [허어! 여러모로 난 놈이로구만.] 감탄할 때

이윽고 바위 하나를 어느 방위에 놓는 청풍. 그러자

지잉! 장막 같은 것이 생기고. 뒤로 물러서는 청풍.

지잉! 화악! 그 장막 같은 것이 번져서 동굴 입구를 가린다. 이어

쿵! 동굴 입구가 사라졌다. 절벽처럼 보이고

면사인(철마); [만일을 대비해서 동굴 입구를 기문진법으로 숨겨버렸군.] [저러면 방해받지 않고 마음껏 운우지정을 나눌 수 있겠어.] 무릎을 치며 웃고.

면사인(철마); (그나저나 다행이구나. 한 때 노부가 잘못 생각하고 준 증폭철마정(增幅狂魔精)을 복용하지 않은 듯하니...!) 안도하며 돌아서고

면사인(철마); [황구!] 근처의 바위에 앉고

거령탑마; [하명하시옵소서! 태상이이여!]납작

면사인(철마); [네 얼굴을 잠시 빌려야겠다. 괜찮겠지?]

거령탑마; [물론입니다!]

거령탑마; [지금의 제 성취는 모두 태상께서 주신 것입니다.] [제자가 어찌 태상의 분부를 거역하겠습니까?]

면사인(철마); [고맙구나!]

면사인(철마); [노부는 교로 돌아가 한 놈을 죽일 작정이다.] [그 악적을 속이고 불필요한 살생을 피하려면 네 얼굴이 필요한 게야!] 우울한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본다.

거령탑마; [지... 지마태상님을 척살하시려고...!] 깜짝

면사인(철마) 고개를 끄덕.

거령탑마; [외...외람된 말씀입니다만 태상님은...!] 조심

면사인(철마); [지마태상의 적수가 못된다 말하고 싶은 것이냐?] 웃고

거령탑마; [황송합니다!] [태상님도 막강하시지만 지마태상도 그동안 배 이상 강해져 있습니다.]

거령탑마; [더군다나 그에게는 수많은 가신들이...] 면사인(철마) 손을 들어 말을 막고

흠칫! 하며 고개를 들어 면사인(철마)의 손 바닥을 보고

손바닥을 편 채 빙긋 눈웃음 짓는 면사인(철마).

츠츠츠! 그런 면사인(철마)의 손바닥 중앙에서 붉은 소용돌이 같은 것이 일어난다.

거령탑마; [오오! 그... 그것은!] 흥분

면사인(철마); [잘 봤다. 이것은 천마자전신강(天魔紫電神罡)이다!] 말하며 손바닥으로 옆을 겨눈다. 옆에는 큼직한 바위가 한 서있고.

번쩍! 바위를 겨눈 면사인(철마)의 손바닥에서 빛이 폭발하고.

두두! 흔들리는 바위. 돌아보며 놀라는 거령탑마.

바위에 번개 모양의 구멍이 파여 있다. 앞에서 뒤까지 아주 매끈하게 뻥 뚫려있고.

거령탑마; [틀... 틀림없는 천마자전신강!] [천마조사님의 최강절기를 얻으셨군요!] 흥분 납작 엎드리고

면사인(철마); [노부가 지마태상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를 알겠느냐?]

거령탑마; [물... 물론입니다! 천마자전신강을 얻으신 이상 태상께서는 천하무적이십니다!] 납작

면사인(철마); [천하무적은 모르겠다만 지마태상을 확실하게 죽일 수는 있겠지.]

면사인(철마); [이제는 안심하고 네 얼굴을 빌려줄 수 있겠느냐 황구?]

거령탑마; [드... 드리겠습니다 태상이시여!]

거령탑마; [마교의 형제들과 마교의 영광을 위한 길이거늘 제자가 어찌 얼굴 정도를 드리지 않겠습니까?] 납작 감격

면사인(철마); [하하하! 고맙구나 황구!] 웃고

면사인(철마); (기다리고 있거라 지마태상 위천사!) 하늘을 보고

면사인(철마); (야심을 위해 동족의 피를 흘리게 한 죄값, 반드시 치르게 해주마!) 강렬한 눈빛

 

#250>

해가 중천에 떠올랐다. 여전히 청풍이 주혜금을 구한 계곡. 동굴 입구는 기문진법에 가려져서 안 보이고

휘익! 휙! 그곳으로 날아 내리는 두 사람. 현무와 주작

빠르게 주변을 둘러보는 현무와 주작

주작; [이곳에서 격렬한 충돌이 있었어요.] 박살난 계곡 상태를 돌아보고.

현무; [누군가 흘린 피도 남아있다.] 절벽 아래로 가고. 거령탑마가 부딪혔던 절벽. 움푹 파여있고. 그 아래 거령혈마가 흘린 피의 흔적도 있다.

그 피를 손가락으로 찍어보는 현무

주작도 다가가고

코로 가져가 냄새를 맡아보는 현무

주작; [어떤가요?] 긴장하고

현무; [공주님이 흘린 피는 아니다.] 고개 저으며 일어나고

주작; [다행이로군요.] 안도하고

현무; [공주님의 체취는 느껴지느냐?] 피를 찍었던 손가락을 옷에 닦으며

주작; [이 근처까지 이어진 건 분명한데...] 고개 젖혀서 코를 벌름

주작; [지형 때문인지 방향을 특정하기가 어려워요.] [피 냄새, 무언가 탄 냄새등이 뒤섞여 있어서 분간하기도 어렵고...]

현무; [그럼 이곳에서 갈라져서 수색을 해보자! 왔던 방향은 제외하면 수색범위를 좁힐 수 있을 것이다.]

주작; [그래야겠지요.] 끄덕

현무; [연락은 천리전음(千里傳音)으로 하자!] 휘익! 날아오르고

주작; [그럴게요.] 휘익! 반대 방향으로 날아가고

곧 현장에서 사라지는 두 사람. 한데

 

#251>

기문진으로 가려진 동굴.

고개 돌려 밖을 보는 청풍. 벌거벗은 채 여자 몸 위에 엎드려 있다가 상체를 든 모습. 물론 아래 깔려있는 여자는 주혜금이다. 청풍이 한손이 주혜금의 입을 막고 있다.

청풍; (이 여자의 수하들이었을까?) 동굴 밖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 (그렇다 해도 기척을 낼 수는 없었다. 이 여자가 아직 해독이 되지 않은 상태이니...) 생각할 때

주혜금; [하악!] 자기 입을 막고 있던 청풍의 손을 거칠게 치우고

주혜금; [더... 더 해줘요! 나... 나 아직 뜨거워서 죽을 것 같아요!] 풀린 눈으로 청풍에게 매달리고

청풍; (정말 지독한 최음제에 중독당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움직이고

<이 여자를 완전히 해독시켜주려면 각오를 단단히 해야겠구나.> 응응하는 두 사람의 실루엣. 바닥에는 청풍의 옷이 깔려있고. 그 위에 주혜금이 누워있고. 옆에는 치우기가 아무렇게 놓여있다.

 

#252>

동굴 밖의 풍경. 조용하다. 한데

스으! 아지랑이처럼 나타나는 여자 형상

뚜렷해지는 여자. 소수선자다.

눈을 반개하고 코를 조금 들어 냄새를 맡는 소수선자.

어떤 냄새가 소수선자의 코로 흘러들고

천천히 고개를 돌려 냄새의 방향으로 돌아서고

기문진으로 가려진 동굴입구로 향하는 소수선자의 시선

[...] 무언가 생각하며 손을 귀에 대는 소수선자

<헉헉!> <아흑! 제발... 더... 더 해줘요! 하악!> 야한 소리가 아주 작게 소수선자의 귀에 들리고

소수선자; (이 바람둥이가 그 새를 못 참고...) 얼굴 발개지고

소수선자; (계집의 반응이 심상치가 않은 것으로 봐선 사연이 있는 것 같긴 한데...) 찡그리고

소수선자; (각오한 일이긴 하지만... 저 난봉꾼 때문에 내 삶에 평온한 날은 드물겠구나.) 한숨

소수선자; (못된 짓 하기 전에 진법을 펼쳐놓는 등 사전 준비를 해두었지만...) 둘러보며

소수선자; (혹시 있을지도 모를 사태에 대비해둬야겠다.) 스스스! 사라지고

<지아비 될 인간이 재미 보는 현장을 지켜줘야하다니... 팔자하고는...!> 퍼억! 완전히 사라지는 소수선자

 

#253>

역시 계곡. 쏴아! 비가 쏟아진다. 청풍과 주혜금의 정사를 은유

 

동굴이 있는 절벽. 기문진법 때문에 평범한 절벽으로 보이고

동굴 내부. 청풍이 잠들어 있다. 바닥에는 청풍의 옷이 깔려있고. 알몸의 청풍이 옷가지로 대충 아래만 가린 모습으로 잠들어있다.

콱! 청풍의 못에 대어지는 비녀. 끝이 날카롭다.

눈을 뜨는 청풍.

주혜금; [내 이름은 주혜금이다.] 핏발 선 눈으로 내려다보는 주혜금. 알몸에 저고리만 대충 걸친 모습. 저고리 앞을 여미지 않아 젖가슴이 드러나 있고. 아랫도리는 알몸이다. 무릎 꿇은 채 비녀를 청풍의 목에 대고 있다. 내리찍을 기세

주혜금; [염라대왕 앞에 설 때 네놈을 보낸 게 누군지 제대로 고해라!] 이를 갈며 청풍의 목에 비녀를 박으려 하고. 핏발 선 눈. 뺨은 눈물로 물들어 있고

청풍; [저의 성은 이씨입니다.] 한숨 쉬며 말하고

주혜금; [네놈이 누군지는 궁금하지도 않다!] 이를 갈며 비녀를 찌르려는데

청풍; [저의 부친은 무자 외자를 함자로 쓰십니다.] 올려다보며 진지하게 말하고

주혜금; [내가 네놈 아비 이름까지 알 이유가...] + [!] 악을 쓰다가 경악

주혜금; [이... 이무외! 네가 그분의 아들이라면 설마....] 덜덜 떨며 청풍의 목에 박으려던 비녀를 조금 떼고

청풍; [아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바로 이청풍입니다.] + (반응이 심상치가 않군.) 놀라고. 그러면서 면사인(철마)가 했던 말을 떠올리고. #248>의 장면

 

면사인(철마); [자네 부친의 이름을 말해주면 저 아이는 절대 자네를 원망하지 않을 게야.] 웃으며 주혜금 쪽으로 손바닥을 내밀고

회상 끝

 

주혜금; [네가... 네가 사부님의 아들이었다니...] 땡그랑! 비녀를 놓치며 주저앉고. 안도와 경악으로 얼굴이 물들고

청풍; [소저께서 제 부친의 제자셨습니까?] + (이건 또 무슨 사연인가?) 놀라며 일어나고

주혜금; [그렇단다! 나는... 나는 다섯 살 때까지 네 아버지... 신비대형께 무공의 기초를 배웠단다.] 울며 웃고. 안도하면서

청풍; [예엣?] 이번에는 청풍이 기겁하며 놀라고

청풍; [신... 신비대형이라면 전대의 신비각주인데... 저의 아버지가 설마...] 흥분. 전율하며 주혜금과 마주 앉고. 그 바람에 아랫도리 가린 속옷이 흘러내리지만 알아차리지 못하고

주혜금; [신비각은 원명교체기에 잠시 명맥이 끊겼었다.] [그걸 부활시킨 게 부황(父皇) 영락폐하셨다.] 얼굴 붉히며 청풍의 아랫도리를 곁눈질하고. 청풍은 눈치채지 못하고

청풍; (영락제가 부황이라니... 이분은 공주의 신분이었구나.) 긴장. 침 꼴깍

주혜금; [실질적으로 신비각을 되살린 건 부황과 호형호제하던 사이였던 나한각의 각주, 네 부친이셨다.] [흩어졌던 신비각의 절기를 수습하고 인재를 모아 직접 가르치셨기 때문이다.]

주혜금; [네 부친이 선친에 이어 무림맹의 맹주 자리를 잇지 않은 것은 신비각 각주의 직을 수행하기 위해서였다.]

청풍; [아버지... 아버지가 신비각주이기도 하셨다니...] 흥분

주혜금; [<정난의 변>을 수습한 얼마 후 네 아버지는 누군가의 초청을 받고 신비각으로 떠나셨었다.] 심각

주혜금; [그 얼마 후 나한원이 멸문지화를 당하는 일이 벌어졌고... 네 아버지도 실종되어 종적이 묘연해졌었다.]

청풍; [누군가 아버지를 초청해간 것과 저희 집안이 화를 입은 게 연관이 있겠습니다.] 굳어진 얼굴. 분노

주혜금; [우리 신비각에서도 전력을 다해 조사했으나 성과는 없었다.] 끄덕

주혜금; [그후로도 네 아버지, 신비대형께서 복귀하길 기다렸지만 끝내 소식이 없었다.] [결국 이 년 전에 내가 공석이었던 신비각 각주 자리를 물려받게 되었다.]

청풍; [소제가 사저께 너무도 큰 죄를 지었습니다.] 무릎 꿇고 포권하고

주혜금; [자책할 거 없다. 날 구하기 위해 그리 한 것임을 알고 있으니...] 얼굴 발개져서 고개 젓고. 곁눈질로 청풍의 아랫도리를 보며

청풍; [피치 못할 상황이었다 해도 소제가 지은 죄가 너무도 큽니다.] 진지

청풍; [사저께서 어떤 벌을 내리시더라도 기꺼이 따르겠습니다.]

주혜금; [벌까지는 아니고...] 얼굴 발개지고

주혜금; [우선 네 늠름한 그것부터 가려주지 않겠느냐?] 청풍의 아랫도리를 곁눈질

아래를 보는 청풍

청풍의 아랫도리에서 무언가 불끈거리고 있고

청풍; [힉!] 기겁하며 손으로 아랫도리를 가리고

청풍; [죄송... 죄송합니다. 이게 드러나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얼굴 벌개져서 눈치 보고

주혜금; [그걸로 날 이렇게 저렇게 해놓고 부꺼러워하긴...] 눈을 흘기고

청풍; [면... 면목이 없습니다.] 곁눈질하고

무릎 꿇고 있는 주혜금. 저고리만 상체에 걸친 야한 모습

청풍; (자... 자극이 너무 강하다!) 헉헉 그러자

주혜금; [못 참겠으면... 억지로 참지 않아도 된다.] 수줍어 하며 청풍의 손목을 은근히 잡고

청풍; [사... 사저!] 헉헉

주혜금; [어쩌다보니 우린 평생을 함께 할 수 밖에 없는 관계가 되었구나.] [원한다면... 네가 원하는 걸 해도 좋다.] 가랑이를 조금 벌리고

청풍; (이건 참을 수 없다.) + [용.... 용서를...] 와락 주혜금을 끌어안고

주혜금; [살살... 살살 부탁하마.] 청풍의 몸 아래 깔리며 수줍어하고

주혜금; [오늘이 처음이라 아무래도 좀 힘들구나.] 청풍을 끌어안고

청풍; [분... 분부 따르겠습니다.] 헐떡이며 시작하고

응응하는 두 사람의 실루엣

 

#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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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

산수화 같은 산중.

기기묘묘한 바위 봉우리들 사이를 날아가는 세 사람. 현무, 주혜금(백변마왕), 주작

현무는 앞장서서 날아가느라 별 생각 없지만

주혜금(백변마왕)을 따라 날아가는 주작은 죽립 아래에서 미간 찡그린다.

주작의 코로 흘러드는 냄새

주작; (틀림없다!) 눈 번뜩

주작; (사향에 묻혀있긴 하지만 이건 수컷 짐승들에게서 맡을 수 있는 누린내다.)

주작; (저자는 영청공주님이 아니다!) + [멈춰요!] 외치고

돌아보면서 멈춰서는 현무와 주혜금(백변마왕)

현무; [무슨 일이냐 주작?] 주혜금(백변마왕) 건너편에서 묻지만

주작; [당신 누군가요?] 주혜금(백변마왕)을 노려보고

현무; (당신?) + [막내야! 무례하지 마라!] 놀라며 주작에게 엄하게

주혜금(백변마왕); [어머나! 웬일이래?] 놀라는 척 교태를 부리고

주혜금(백변마왕); [나보고 누구냐니? 정말 내가 누군지 몰라서 묻는 거야?] 눈 흘기고

주작; [다른 건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확신할 수 있군요.]

주작; [당신은 여자가 아니라 남자일 거예요.] 차갑게

현무; (공주보고 남자라고?) 경악. 긴장할 때

주혜금(백변마왕); [얼토당토않은 말이긴 한데... 왜 날 남자라 생각하게 되었는지 들어볼까요?] 요염하게 웃고

주작; [노린내!] 코를 조금 들어 벌름

주혜금(백변마왕); [어머나!] 놀라는 척 하고

주작; [공주님 몸에서 사내의 노린내가 날 리가 없잖아요.] 노려보고

현무; (그러고 보니...) 눈 부릅 경악하고. 현무의 코로도 어떤 냄새가 흘러든다.

주혜금(백변마왕); [천려일실이네!] [아무리 겉모습은 꾸밀 수 있어도 체취까지 완벽하게 속일 수는 없다는 걸 깜박했어.] 샐쭉

현무; [죽일...!] 부악! 이를 가는 현무의 몸 주위로 시커먼 촉수들이 폭발적으로 일어난다. 수많은 검은색 뱀들이 치솟는 모습이고. 현모의 몸은 검은 기운에 뒤덮이고. 그래서 사방을 지키는 신령스러운 짐승들 중 현무의 형상이 된다. ***현무는 뱀에게 휘감긴 거북이 형상이다.***

현무; [감히 영청공주님으로 위장을 해?] [찢어죽이겠다.] 화악! 쐐액! 현무의 몸에서 일어난 수많은 뱀의 형상이 주혜금(백변마왕)을 휩쓸어가고

주혜금(백변마왕); [이크...] 스스스! 수많은 모습으로 변해 피하고

펑! 펑! 주혜금(백변마왕)의 형상들 대부분이 뱀 형상에 관통되어 흩어지고

팟! 한명의 주혜금(백변마왕)만이 현모의 공격을 벗어나 치솟는다. 뱀 형상이 간발의 차이로 스치며 옷이 찢어지고. 하지만

날아오른 주혜금(백변마왕)을 긁어버리는 거대한 독수리의 발톱. 실제 독수리의 발톱을 아니고 허공으로 먼저 치솟았던 주작이 그어낸 손에서 일어난 새 발 형상의 강기다

사력을 다해 몸을 돌려 피하려는 주혜금(백변마왕)

쩍! 서걱! 완전히 피하지 못하고 등과 옆구리가 독수리 발톱 형상의 강기에 스쳐 찢어지는 주혜금(백변마왕)

주혜금(백변마왕); [큭!] 비틀거리며 내려서는 주혜금(백변마왕). 등에서 허리로 세 가닥의 긴 상처가 났다. 상당히 깊은 상처

현무; [달아날 수 있다는 희망 따위는 버려라!] 한쪽을 막고. 살벌

휘익! 반대편으로 내려서서 주혜금(백변마왕)의 퇴로를 차단하는 주작. 주작의 몸 뒤로 거대한 새의 그림자가 어린다.

주작; [넌 누군데 감히 영청공주님으로 변장한 것이냐?]

현무; [곱게 죽고 싶으면 정체를 밝혀라!]

주혜금(백변마왕); [살 떨리게 무섭잖아.] 얼굴 만지며

주혜금(백변마왕); [내가 누군지 그렇게 알고 싶다면 알려드리는 게 인지상정이겠지?] 징! 얼굴 만지는 주혜금(백변마왕)의 손아귀에서 빛이 발하더니

백변마왕; [이게 바로 본좌의 정체다!] 쿵! 주혜금(백변마왕)의 얼굴이 가면 쓴 얼굴로 변한다. 일본의 가부끼 인형 같은 얼굴. 또는 눈구멍만 있는 민짜 가면. 이하 백변마왕으로 표기

주작; (저 가면...) 무언가 깨닫고 눈 치뜨고

현무; [무슨 개수작이냐? 탈바가지를 뒤집어쓴 게 정체라니...] 분노할 때

주작; [당신, 백변마왕인가요?] 살벌한 눈빛으로 백변마왕을 노려보고

현무; [백변마왕!] 놀라고

백변마왕; [대단한 안목이다. 진심으로 감탄했다.] 짝짝 박수치고

백변마왕; [주작신령! 네가 짐작한 대로다.] 우둑! 우두둑! 여자의 체형이 남자의 체형으로 바뀌기 시작하고

백변마왕; [본좌가 바로 마교 십대마왕의 서열이위 백변마왕이다!] 쿵! 완전히 변한 백변마왕의 모습. 체형이 건장한 남자로 바뀌었고 얼굴에는 가면을 썼다. 이게 백반마왕의 모습이고. 찢어진 여자 옷이 백변마왕의 몸에 꽉 낀다.

현무; [마교의 개였구나!] 부악! 쿠오오! 온몸에서 수많은 검은색 뱀의 형상이 치솟고

현무; [감히 역심을 품다니... 마교는 반드시 세상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극도로 분노

화악! 쿠오오! 주작도 온몸이 거대한 새의 형상으로 덮이고

백변마왕; [명불허전이구만! 신비각의 신비사령이 본교의 삼태상과도 맞설 수 있다는 평판이 과장된 게 아니었어.] 짝짝! 박수치고

주작; (저자가 저렇게 여유를 부린다는 건 혹시...) 뭔가 깨닫고

백변마왕; [삼태상에 필적하는 당신들이 협공하면 본좌에게는 승산이 아예 없겠지만...]

백변마왕; [문제는 당신들이 나하고 노닥거릴 시간 없다는 점이다.] 가면 속에서 눈 번뜩이고

현무; [네놈들 혹시...] 역시 깨닫고 눈 부릅

백변마왕; [당신이 짐작하는 대로야! 본좌가 왜 계집으로 변신하는 귀찮은 수고까지 했겠어?] 여자인 척 교태를 부리고

주작; [영청공주님을 노리는구나!]

백변마왕; [맞아! 지금쯤 당신들의 귀염둥이는 본교의 형제들에게 농락당하고 있을 거야.]

현무; [안돼!] 화악! 비명 지르며 날아오르고

주작; [기억해둬라 백변마왕!] 화악! 역시 날아오르고

주작; [신비각, 아니 황실에 지은 죄의 대가로 마교는 세상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다!] 현무를 따라가며 악을 쓰고

백변마왕; [뭐 그럴 수 있으면 그래보든지.] 어깨 으쓱하고

단번에 까마득히 멀어지는 현무와 주작

백변마왕; [태연한 척 하긴 했지만 정말 위험했다.] [저것들이 작심하고 덤벼들었으면 오늘 이곳에서 뼈를 묻어야했을 테니...]

백변마왕; [그나저나 다섯째들이 잘 해줘야할 텐데...]

백변마왕; [영청공주란 계집, 어리긴 해도 신비각 각주 노릇을 할 정도면 절대 만만한 상대가 아닐 것이다.]

백변마왕; [뭐 다섯째들을 믿어봐야겠지.] [무공으로는 힘들어도 다른 수단들이 있을 테니...]

백면마왕; [잘 하면 황실과 신비각을 함께 통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으하하하! 웃고

 

#242>

쐐액! 산중을 날아오는 주혜금. 주변은 나무와 바위들이 난립한 계곡. 다만 좁은 협곡은 아니고 상당히 넓다.

주혜금; (대체 어떤 자였을까?) 나무와 바위를 위를 날아가는 주혜금. 수십 미터 마다 한 번씩 나무와 바위를 딛고 도약한다.

주혜금; (현무와 주작을 속일 정도라면 실로 절묘한 역용술의 소유자일 텐데...)

주혜금; (목적은 나를 현무, 주작과 분리시키려는 것이겠지.) (가능한 빨리 두 사람과 합류해야만 한다.) 생각할 때

부악! 맹렬한 기세로 돌며 날아드는 거대한 망치. 거령탑마의 무기인 그 망치다.

[!] 놀라며 높이 튀어 올라 피하는 주혜금

콰콰쾅! 쾅! 바위와 나무들을 박살내며 지나가는 망치.

주혜금; (매복!) 휘익! 어느 나무 위로 내려서고

가가강! 주변을 박살낸 망치는 다시 휘돌며 돌아가고

주혜금; [누구냐?] 망치가 날아가는 쪽을 보며 외칠 때

꽝!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져 주혜금을 강타한다. 강력한 벼락이다. 벼락에 맞아 휘청하는 주혜금의 실루엣

턱! 도로 날아든 망치를 잡는 거령탑마. 바위들 사이에서 나오며

음양선고; [호호호! 잡은 것 같네!] 휘익! 허공에서 날아내린다. 벼락을 내리친 모습. 온몸이 벼락에 덮여있고. 거령탑마의 맞은편이다. 두 사람 사이에서는 연기와 먼지가 확 피어오르고 있다. 벼락에 맞아 주혜금이 서있던 나무와 그 주변이 원형으로 박살난 모습이고

음양선고; [신비각의 각주니 뭐니 해서 너무 과대평가 했나 봐요.] 나무 위에 내려서며 웃고. 하지만

거령탑마; [속단하지 마라.] 굳어진 얼굴로 앞을 본다.

[!] 흠칫하며 역시 앞쪽을 보는 음양선고. 벼락이 떨어진 폭심

쿠오오! 빠지직! 휘몰아치는 연기와 먼지. 벼락의 잔재 가운데 사람의 형상이 보인다. 여자의 형상이다.

쿵! 연기 속에서 드러나는 주혜금의 모습. 방어막에 덮여있는데 손에는 치우기를 비스듬히 들고 있다. 전혀 타격을 입지 않은 모습이고

음양선고; [뭐야! 멀쩡하잖아!] 아연긴장하고

거령탑마; <저 계집이 들고 있는 깃발을 봐라.> 전음으로 말하며 긴장한 표정

연기 속에 서있는 주혜금의 손에 들려있는 치우기 크로즈 업

음양선고; <치우기인가요?> 알아보고 놀라는 음양선고

거령탑마; <호풍환우하고 이매망량을 종으로 부린다는 그 치우기다! 조심해라!> 망치를 두 손으로 꽉 쥐며 긴장하고

주혜금; [마교의 역적들이겠지?] 치우기를 쳐들며 살벌한 표정

주혜금; [그렇다면 살려둘 이유가 없겠구나!] 쿠쿠쿠! 쳐드는 치우기에서 토네이도 같은 기운이 일어나 허공으로 치솟는다.

그 토네이도를 크로즈 업. 수많은 귀신, 괴물들이 아우성치며 휘돌고 있다. 단순한 바람이 아니고

거령탑마; [온다!] 부악! 전력으로 호신강기를 일으키고

음양선고; [제기랄!] 빠지직! 역시 온몸을 벼락으로 휘감으며 긴장한다.

주혜금; [천벌을 받아라!] [신귀현현(神鬼顯現)!] 치우기를 휘두르고. 수많은 괴물 형상들이 폭발적으로 튀어나가 거령탑마와 음양선고를 휩쓸어간다. 긴장하고 공포에 질리면서 맞서려는 거령탑마와 음양선고

 

#243>

역시 무산.

높은 산봉우리 위에 서서 무산의 절경을 내려다보는 청풍. 좀 지친 표정

청풍; (태산에서 무산까지... 대륙을 거의 가로질렀다.) 이마의 땀을 닦고

청풍; (쉬지 않고 달렸는데도 칠일이 걸렸다.) (그 사이에 신녀금역을 극품당이 차지하지는 말았어야하는데...) 생각할 때

소수선자; [사제!] 휘익! 봉우리로 날아오르는 여인. 소수선자다.

청풍; [어서 오십시오 사저!] 포권하고

소수선자; [많이 기다렸지?] 볼이 살짝 발그레해지고

청풍; [아닙니다. 그 보다 신녀금역 상황은 어떻습니까?]

소수선자; [아직까지는 위치가 확정되지는 않았어.] [그래도 마교와 극품당 무리들의 행적을 감시해서 얼추 파악은 된 상태야.]

청풍; [극품당 뿐 아니라 마교도 무산에 몰려왔군요.] 눈 번쩍

소수선자; [십대마왕 중 최소 세 명이 출동했어.]

청풍; [누구누구입니까?].

소수선자; [제오마왕 거령탑마, 제육마왕 음양선고, 제팔마왕 독검사랑이야.]

청풍; [독검사랑은 전에 만나봤고...] [거령탑마와 음양선고란 자들도 상당한 고수겠군요.] 독검사랑을 떠올리고

소수선자; [십대마왕의 최강자들인 삼마천보다는 약하겠지만... 제사마왕 고루시마보다는 확실히 강할 거야.]

소수선자; [고루시마는 강시를 부리는 재주와 독을 쓰는 데 탁월할 뿐 무공은 그리 특출 나지 않았거든...]

청풍; [신녀금역의 중요성으로 비추어볼 때 그자들 외에도 마교에서 고수들을 더 보냈을 수도 있겠습니다.

소수선자; [그럴 가능성도 충분히 있는데...]

소수선자; [본단 형제들의 보고에 의하면 거령탑마등은 한 계집을 추적하고 있다고 해.]

청풍; [여자 한 명을 십대마왕 중 셋이 노리고 있다?] 눈 번쩍

소수선자; [구미가 당기지? 어떤 계집인지?] 의미심장하게 웃고

청풍; [구... 구미라니요!] 얼굴 벌개지고

소수선자; [다른 아이들은 몰라도 내 눈치는 볼 것 없어.] [나한원을 부흥시키려면 사제가 아이들을 가능한 많이 낳아야하니까!]

청풍; [사... 사저!] 당황하는데

소수선자; [문제는 한 여자가 낳을 수 있는 아이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야.] [어쩔 수 없이 사제가 여러 여자를 거두어야만 해.]

청풍; [여... 여러 여자를 거두라니... 농...농담이라도 그런 말씀은 마십시오!]

청풍; [자칫 색마 소리 들을 수도 있습니다.]

소수선자; [나한원을 부흥시키기 위한 고육지책이라 생각해. 뒷감당은 내가 해줄 테니까.] 의미심장하게

청풍; (화제를 돌려야겠군.) + [십대마왕 중 셋이 쫓고 있는 여자라면 보통 신분이 아니겠습니다.]

소수선자; [아직 확인은 되지 않았는데... 황실과 관련있는 여자같아.] 끄덕

청풍; [황실이라면...!] 눈 번쩍

소수선자; [지난 이십여 년 동안은 무림에 관여하지 않았던 신비각이 다시 움직였을 거야.]

청풍; [신비각도 신녀금역에 관심을 둔 모양이로군요.]

소수선자; [신녀문의 비전은 그만큼 중요한데...] 말할 때 번쩍!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지고.

꽈광! 이어 멀리 산봉우리들 사이에 벼락이 떨어진다. 홱 고개 돌려 그걸 보는 청풍과 소수선자

청풍; [날이 맑은데 느닷없이 낙뢰라니...] 그걸 보며 눈 번뜩일 때

소수선자; [제육마왕 음양선고의 독문무공은 음양뇌전공이란 것이야.] [음기와 양기를 충돌시켜서 벼락을 일으키는 수법이지.] 지지지! 멀리 떨어진 벼락이 잦아드는 걸 보며

청풍; [음양선고가 뇌전을 일으켜서 누군가를 공격했겠습니다.] 함께 보며

소수선자; [저긴 사제가 가봐. 난 극품당의 동향을 살펴볼 테니...]

청풍; [그리하겠습니다.] 파앗! 날아오르고

쐐액! 미사일처럼 날아간다. 벼락이 잦아드는 곳으로

소수선자; [하여간 사제의 도화살이란...] 고개 설레 젓고

소수선자; [수천리 길을 달려오자마자 계집과 엮이기도 하고... 사제의 계집들을 단속하려면 편할 날이 없겠구나.] 휘익! 날아오르고

소수선자; (뭐 떡을 만지다보면 떡고물이 손에 묻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그나마 위안이라면 위안이긴 하지만...) 얼굴 붉히며 날아간다. 청풍이 날아간 곳과 다른 곳으로

 

#244>

주혜금이 음양선고등과 싸우고 있는 골짜기. 마녀 형상이 된 주혜금이 치우기를 이리저리 휘둘러서 거령탑마와 음양선고를 몰아붙인다. 치우기에서는 온갖 괴물과 귀신 형상들이 튀어나와 돌풍을 타고 날아다니며 거령탑마와 음양선고를 공격한다. <무쌍전설>에 나온 요도 <마사무네>에서 사무라이 귀신들이 튀어나오는 것 같은데 귀신 형상들이 더 다양하고 또 강력하다. 집채만한 괴물들도 있다

망치를 휘둘러 필사적으로 막는 거령탑마

벼락을 일으켜 귀신들을 날려버리는 음양선고. 하지만 힘에 부친다. 한데

 

#245>

근처의 절벽 위에 숨어서 현장을 내려다보는 독검사랑

치우기를 휘둘러 수많은 귀신과 괴물을 부려서 거령탑마와 음양선고를 몰아붙이는 주혜금

독검사랑; (명불허전...) 식은땀

<저 계집이 쓰는 치우기는 어떤 무공으로도 상대하기가 불가능할 것 같다.> 분노한 표정으로 치우기를 휘두르는 주혜금의 모습 배경으로 독검사랑의 생각 나레이션

<다섯째 형님과 여섯째 누이가 일방적으로 몰리고 있지만... 도와줄 방법이 없다.> 귀신과 괴물들에게 공격당하며 어쩔 줄 몰라 하는 거령탑마와 음양선고

독검사랑; (내가 가세해봤자 언 발에 오줌 누기 정도 밖에 안되는데...)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어보겠어!> 누군가의 전음이 들려 눈 치뜨는 독검사랑

음양선고; <그 틈을 노려서 독이든 뭐든 투척해라!> 벼락으로 귀신들을 지지면서 이를 갈고.

독검사랑; (여섯째 누이가 뭔가 꾸미고 있군.) 생각하며 품속에 손을 넣고

독검사랑; (그럼 나도 준비를 해야겠지?) 히죽 웃으며 다시 꺼내는 손에는 주머니가 하나 들려있다. 기름 종이로 만든 주머니

주머니 크로즈 업

 

#246>

다시 싸움이 벌어지는 현장

주혜금; [그만 끝내자!] 화악! 치우기를 휘두르고. 그러자

크와앙! 집채만한 크기의 거대한 귀신이 치우기에서 튀어나가 거령탑마를 덮친다.

거령탑마도 망치를 휘둘러 맞서지만

쾅! 귀신은 그대로 거령탑마를 날려버린다. 불도저에 밀린 것처럼 날아가는 거령탑마. 날아가면서도 망치는 놓치지 않고

음양선고; [거령오라버니!] 벼락으로 귀신들을 막다가 비명 지르며 돌아보고

쾅! 절벽에 등이 부딪히는 거령탑마. 석벽이 거령탑마 등에 부딥혀 박살나고

[커헉!] 피를 토하는 거령탑마

음양선고; [무리하지 말고 물러 나세요 오라버니!] 외칠 때

콱! 콱! 뱀처럼 생긴 귀신들이 방어를 뚫고 들어와 음양선고의 목과 팔을 물어뜯는다

음양선고; [악!] 뒤로 날아가고

거령탑마; [여섯째야...] 사력을 다해 몸을 추스르며 외치고. 망치를 휘둘러 달려드는 귀신들을 날려버리며

퍼억! 야하게 나뒹구는 음양선고

주혜금; [너희들의 먹이다! 마음껏 먹어라!] 치우기를 휘둘러 더 많은 귀신들과 괴물들을 음양선고에게 날려보고.

음양선고; [크아!] 빠지직! 나뒹굴었던 음양선고가 악을 쓰며 벼락을 일으키고

화악! 텅! 그 벼락에 지져져서 튕겨지고 소멸되는 귀신들

덮치는 후속 귀신들

화악! 사력을 다해 날아올라 피하는 음양선고. 콰득! 콰지직! 그년이 쓰러졌던 곳을 파고 들고 박살내는 귀신들

턱! 뒤로 피한 음양선고의 등이 벽에 닿는다. 더 피할 곳이 없고

주혜금; [이제 정해라!] 치우기를 내리며 살벌하게.

주혜금; [누가 먼저 죽겠느냐? 원하는 순서대로 죽여주마.] 마녀같은 분위기

거령탑마; (영락제의 딸 년다운 패기..) 표정이 심각해지고. 양손으로 망치를 든 채. 하지만

음양선고; [쳇! 조금 이득 봤다고 잘난 척 하기는...] 퉤! 피를 옆으로 뱉고

주혜금; [네년에게 아직 숨겨둔 한수라도 있다는 것이냐?]

음양선고; [맞아! 바로 이거야!] 촤악! 양손으로 자기 저고리를 확 찢고.

털렁 드러나는 젖가슴

찡그리는 거령탑마

[!] 역시 무언가 깨닫는 절벽 위의 독검사랑

주혜금; [지금 뭐 하는 거냐?] 어이없고

주혜금; [제법 큰 거 달고 있다고 자랑하고 싶은 것이냐?] 혐오

음양선고; [위에 달린 건 별 감흥을 주지 못한 것 같네.] 배시시 웃으며 양손으로 치마 양쪽 중간쯤을 잡고

거령탑마; (저 망할 것이...) 혀를 차고

음양선고; [그럼 아래쪽은 어떨까?] 촤악! 치마를 위로 확 걷어 올린다.

주혜금; [하다하다 그런 개수작을...] + [악!] 말하다가 비명

음양선고의 아랫도리에 달린 무언가가 털렁하고

주혜금; [안돼!] 비명 지르며 고개 홱 돌린다. 너무 혐오스러워서

독검사랑; (기회다!) 휘익! 종이 주머니를 주혜금의 머리 위쪽으로 던진다.

주혜금; [음... 음양인이었구나!] 혐오에 치를 떨며 뒷걸음질. 고개 돌린 채. 그 바람에 머리 위로 종이 주머니가 떨어지는 것도 모르고. 대신

징! 주혜금의 몸을 덮고 있던 방어막이 자동으로 발동하여 종이 주머니를 막지만

퍼억! 그대로 터지며 고운 가루를 확 뿌리는 종이 주머니

고개 돌리고 있다가 가루를 코로 마시는 주혜금

띵! 강한 현기증 느끼는 주혜금

주혜금; (아차!) 뒤늦게 알아차리고 고개 들어 보고.

절벽 위에서 무언가를 던진 자세로 내려다보며 웃는 독검사랑

주혜금; [비겁한...] 눈이 풀리며 비틀하는데

지잉! 주혜금의 몸을 가리고 있던 방어막도 흩어지고

음양선고; [잘했다 여덟째야!] 빠캉! 웃으며 벼락을 날리고

꽝! 주혜금의 가슴을 때리는 벼락

주혜금; [끄윽...] 눈에서 초점이 사라지며 비틀

고개 설레 젓는 거령탑마. 못마땅하지만 말리지는 못하고

툭! 치우기를 놓치는 주혜금의 손

퍼억! 나뒹구는 주혜금

음양선고; [휴우! 겨우 쓰러트렸네.] 이마 땀 닦고

독검사랑; [으하하! 꼴 좋구나 계집!] 휘익! 뛰어내리고

음양선고; [수고했다 여덟째야.] 내려서는 독검사랑에게

독검사랑; [수고랄 게 있겠소이까? 함께 손을 맞춘 덕분에 거둔 성과인데...] 주혜금을 보고

바닥에 쓰러져 벌벌 떨고 있는 주혜금. 눈이 풀려잇고 신음을 토해낸다. 얼굴이 발개져 있고., 치마가 걷혀 다리가 일부 드러나 있고

음양선고; [저 년 증상을 보아하니 제대로 된 물건을 쓴 것같구나.] 역시 주혜금을 보고

독검사랑; [갖고 있던 특제 최음제를 몽땅 썼지요.] [아마 사내들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면 혈맥이 터져 죽을 겁니다.] 입맛 다시고

음양선고; [하여간 욕심도 많다니까!] 눈 흘기고

음양선고; [그냥 미약이나 독을 써도 되는 데 굳이 최음제를 쓰기도 하고 말이야.]

찡그리는 거령탑마

독검사랑; [꿩 먹고 알 먹기 아니겠습니까?] 함께 주혜금을 보며

독검사랑; [이번 기회에 저년을 해치우면 신비각과 황실에 확실히 족쇄를 채울 수 있을 테니까요.] 침 삼키고

음양선고; [그렇기는 하다만....] 거령탑마의 눈치를 보고

거령탑마;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 뭐라 하진 않겠다.] [그 계집도 사내가 필요한 상태기도 하고...] 한숨 쉬며 말하고

독검사랑; [으헤헤헤! 역시 다섯째형님은 융통성이 있으십니다.] 포권하며 굽신대고

거령탑마; [난 먼저 신녀금역쪽에 가보겠다. 치우기나 던져라.] 턱으로 치우기를 가리키고

독검사랑; [분부 받들겠습니다요.] 좋아하며 치우기를 집어서

독검사랑; [여기...] 휙! 거령탑마에게 던진다.

거령탑마; [너무 험하게 다루지는 마라. 중요한 인질이니...] 탁! 오른손으로 치우기를 받으며. 왼손에는 망치를 들고 있다.

독검사랑; [명심하겠습니다.] 굽신

고개 저으며 돌아서는 거령탑마. 양손에 치우기와 망치를 나눠들었다.

독검사랑; [그럼 이제 순서를 정해야겠지요?] 음양선고의 눈치를 보고

음양선고; [이년을 잡는 데는 네 공이 컸다.] [먼저 맛봐라.] 신음하는 주혜금을 보며

독검사랑; [장유유서고 물 한잔도 순서가 있다는데...] 침 꼴깍

음양선고; [마음에 없는 소리는 마.] 피식

음양선고; [난 직접 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구경하는 건 더 좋아하잖아.] [그러니까 부담갖지 말고 먼저 해치워.]

독검사랑; [흐흐 분부 따르겠소이다.] 입이 귀에 걸리며 주혜금 옆에 무릎을 꿇고

독검사랑; [그럼 어디 찌찌통부터 맛볼까?] 주혜금의 젖가슴을 만지려 하고.

음양선고; [아랫도리보다 위쪽을 더 좋아하는 취향은 변함이 없네.] 웃는데

퍽! 독검사랑의 이마를 관통해서 뒤로 빠져나가는 칼날. 뇌정인이다.

음양선고; [어!] 놀라는데

퍼억! 마빡에서 피를 뿜어내며 뒤로 넘어지는 독검사랑. 즉사했다.

음양선고; [여덟째야!] 찢어져라 비명

[!] 계곡을 나가려다가 눈 부릅 돌아보는 거령탑마

음양선고; [누... 누구야?] 비명 지르며 다급히 돌아볼 때

가앙! 독검사랑을 죽인 뇌정인이 포물선을 그리며 돌아온다.

거령탑마; (저 칼...) + [피해라 여섯째야!] 다급히 현장으로 달려온다. 치우기를 집어던지고

음양선고는 도로 날아오는 뇌정인을 상대하려 벼락을 일으키고 있는데

거령탑마; [그건 뇌정인이다!] 다급히 외치며 돌진해오고. 치우기는 던져서 망치만 들고 있고

음양선고; [뇌... 뇌정인!] 빠지직! 기겁하면서도 벼락을 일으켜 뇌정인을 막으려 하고. 하지만

펑! 날아든 벼락을 그대로 가르며 들어오는 뇌정인

퍼억! 음양선고의 가슴을 뚫고 지나간다.

거령탑마; [!] 달려오며 눈 부릅

음양선고; [어라...] 푸학! 자기 가슴에서 뿜어지는 피를 내려다보며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비틀. 뇌정인은 뒤로 날아갔다가 위로 올라가고 있고

팟! 날아오른 뇌정인을 잡는 누군가의 손

허공에서 뇌정인을 잡고 계곡으로 날아 내리는 청풍

음양선고; [이건 아마 꿈일 거야!] 가슴에서 뿜어지는 피를 두 손으로 받으며 웃고. 하지만

쩍! 날아내리며 뇌정인을 길게 휘두르는 청풍.

뇌정인이 십 미터 이상의 길이로 늘어나 음양선고의 몸을 비스듬히 갈라버린다.

거령탑마; [안돼!] 날아오며 비명 지르지만

퍼억! 둘로 쪼개져 나뒹구는 음양선고.

휘릭! 그 옆으로 날아 내리는 청풍

청풍; (어지자지...) (이자가 음양선고겠지.) 음양선고의 시체를 보고. 그때

거령탑마; [크아아!] 성난 들소처럼 쇄도한다. 청풍과의 거리는 10미터쯤

청풍; [죄를 지은 대가다!] 쩍! 다시 뇌정인을 휘두르고

투쾅! 거령탑마의 몸도 비스듬히 갈라버리는 뇌정인. 하지만

푸학! 갈라진 상처에서 피가 튀지만 몸뚱이는 갈라지지 않는 거령탑마

청풍; (강철보다 더 단단한 몸뚱이다!) 놀랄 때

부악! 상처를 입은 채로 돌진해서 양손으로 쳐든 거대한 망치로 청풍을 후려친다. 망치 머리통이 어지간한 항아리만하다. 빠르기는 번개같다.

청풍; (저 망치...) (직격당하면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스슥! 몸을 여러 개로 만들어 피하고

부악! 거령탑마의 망치가 엄청난 속도로 휘둘러지며 청풍의 형상들을 스친다. 하지만 전부 허깨비라 타격을 입히지는 못하고

거령탑마; (분신술!) 망치를 휘두른 자세로 경악할 때

꽝! 그자의 명치를 손바닥으로 후려치는 청풍. 굴진자세. 뇌정인은 사라졌다.

펑! 엄청난 충격으로 날아가는 거령탑마의 거구. 그 앞에서 굴진 자세로 오른쪽 손바닥을 내친 자세인 청풍.

꽈앙! 날아간 거령탑마의 거구가 절벽에 박힌다.

[컥!] 피를 대량으로 토하며 앞으로 쓰러지려는 거령탑마

콱! 망치로 바닥을 짚으며 주저앉는 거령탑마. 한쪽 무릎을 꿇은 자세

피를 게워내는 그자에게 다가가는 청풍.

 

#247>

바닥에 떨어져 있는 치우기.

슥! 그걸 누군가의 손이 집어들고. 강철같은 느낌의 손이다.

 

#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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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

투툭! 콰드드! 무너질 듯 움직이는 거대한 바위. 다른 바위들과 엇갈려 빈 공간을 형성하고 있다.

[으으으! 용서하게나 이공자!] 그 바위들 아래쪽에서 들리는 신음소리.

커다란 바위가 뒤엉켜 형성한 비좁은 공간. 그곳에 청풍과 장세명이 앉고 누워있다. 둘 다 부상을 입은 모습. 온몸이 그슬렸다. 앉아있는 청풍. 옷과 머리가 다 탔지만 크게 다친 모습은 아니다. 몸뚱이가 워낙 단단해서. 그래도 입가로 피를 흘리고 있다. 하지만 그의 앞에 누운 장세명은 상처가 심하다. 얼굴이 반쯤 녹았고 팔 하나는 터져 나가 외팔이가 되었고. 청풍은 장세명의 가슴에 손바닥을 붙이고 내공을 주입 중이다.

장세명; [나... 나란 인간은 죽어 마땅한 대죄인이네!] [위진천이 성주님을 시해할 음모를 꾸미는 것을 알면서도... 한갖 피붙이 때문에 모른 척 했으니...!] 헉헉

청풍; [말하지 마시오 장총관!] 지잉! 내공을 주입하고

청풍; [마음을 가라앉히고 내가 주입해주는 내공을 받아들여 내상을 다스리시오!]

장세명; [그... 그럴 수는 없네!] 헉헉

장세명; [이공자의 내상도 가볍지 않은데 나 같은 죄인을 위해 내공을 소모하면 안되네!]

장세명; [죄 많은 인생... 이대로 끝나도록 배려해주게!] 울고

청풍; [그럴 수는 없소!] [총관도 사갈같은 위진천에게 피해를 입은 희생자일 뿐이오!]

장세명; [그렇지 않네! 나는...!] 팟팟! 손가락으로 장세명의 혈도를 찍어버리는 청풍.

장세명; [으으...!] 축 늘어지며 기절.

그런 장세명의 눈가로 흐르는 눈물

청풍; [장총관 잘못이 아니오. 오늘 이곳에서 일어난 일은 내가 어리석어 자초한 것이니...!] 한숨 장세명의 눈물을 닦아주고. 이어

청풍; [휴우!] 피곤한 기색으로 바위에 기대고

청풍; (마음이 상한 상태에서는 치료를 해줄 수가 없다!) (일단 상처가 더 악화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앞에 누운 장세명을 본다.

청풍; (그나저나 이번에는 북망귀왕 교선배 덕분에 살았다!) 북망귀왕을 떠올리고

청풍; (화약이 터지는 순간 유령백팔변을 최대한으로 펼쳐 폭심에서 벗어날 수가 있었다.)

청풍;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장이 뒤틀릴 정도의 충격을 받았다!) 찡그리며 배를 만지고

청풍; (만일 폭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 현철마벽이라도 날 구하진 못했겠지!) 한숨 쉬며 머리 위의 바위를 올려다보고. 이어

기절한 채 신음하는 중상의 장세명을 보고

청풍; (시간이 없다! 빨리 장세명을 여기서 데리고 나가야 한다. 내상을 다스리려면 무언가 영약을 먹여야만 하니...!) 지친 몸을 겨우 일으키고.

청풍; (문제는 나도 내상이 가볍지 않다는 점이다.) 손을 들어 머리 위의 바위를 만져보고

청풍; (얼마나 많이 쌓여있는지 모르는 바위들을 뚫고 올라가려면 몸이 성한 상태로도 벅찬데...) 생각하는데

징! 징! 허리춤에서 진동과 빛이 나고

허리춤을 내려다보는 청풍. 징! 징! 허리띠에 끼우고 있는 극품추혼정이 약하게 진동하며 은은한 빛을 뿜어낸다.

청풍; (방법이 있다.) 극품추혼정을 뽑고

청풍; (이 극품추혼정에는 지마태상의 모든 내공이 응축되어 있다.) 징! 징! 약간 진동하며 빛을 뿜어내는 극품추혼정을 눈 앞에 들어 보고

청풍; (북망산에서 항산, 노산을 거쳐 이곳 태산까지 오는 동안 역천마공을 틈틈이 수련해왔다.) 두 손으로 극품추혼정을 잡고 바로 세운다.

청풍; (역천마공의 비결을 구사하면 극품추혼정에 깃들어 있는 지마태상의 내공을 쓸 수 있다.) 눈 감고 주문을 외우기 시작하고

청풍; (장세명의 숨이 끊어지기 전에 여길 빠져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화악! 청풍의 몸이 빛에 휘감긴다.

 

#231>

무너진 계곡 주변. 원로들이 여기저기를 뒤지고 살핀다. 그걸 혈가람이 보고 있고. 한데

드드드! 갑자기 무너진 바위들이 진동을 일으키고

[헉!] [바위들이...] [조심하게!] 놀라며 급히 안전한 곳으로 물러나는 원로들.

드드드! 그 사이에도 바위들은 더 강하게 들썩이고. 원로들은 멀찍이 물러섰고.

혈가람; (바위더미 아래에서 무언가가 뚫고 올라온다. 설마...) 놀라고 흥분할 때

쾅! 바위들을 뚫고 아름드리 빛의 기둥이 치솟더니

드드드! 그 빛 주변으로 소용돌이가 일어난다. 빛의 기둥을 에워싸고 드릴 같은 기운이 휘돌고. 그 드릴 같은 기운에 부딪힌 바위들이 두부처럼 으스러져 흩어진다.

[헉! 저럴 수가...] [강기의 기둥이 바위들을 부수고 있소!] [허어! 얼마나 심후한 내공이 있어야 저런 파괴력을 발휘한단 말인가?] 원로들 놀라고 흥분하고. 그때

화악! 빛의 기둥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직경 2미터 정도의 수직 구멍이 형성되어 있다. 이어

슈우! 그 구멍으로 천천히 날아 올라오는 오른 손에는 극품추혼정을 쳐들고 있고. 왼팔로는 장세명을 옆구리에 끼고 있다.

[이공자!] [정말 무사했구먼!] [허어! 기적이로세!] 환호하며 물려드는 원로들.

혈가람도 안도하며 다가가고

슈욱! 이윽고 구멍에서 완전히 치솟은 청풍.

슥! 구멍 옆의 바위 위에 내려서고

청풍의 옆구리에 끼어있는 장세명. 기절해서 축 늘어져 있다.

[저놈은...] [장세명! 저놈이 왜 이공자와 함께 있는 건가?] 달려오다가 놀라는 원로들

혈가람; (그렇게 된 거였구먼.) 깨닫고 고개 끄덕이며 다가가고

청풍; [장총관의 상세가 심각합니다.] 두 팔로 장세명을 안고 원로들을 둘러보고. 그러자

혈가람; [무림맹으로 데리고 가서 치료해주게나.] 원로들에게

[그리하겠소이다.] [노부들에게 맡기게나.[] 두 명의 원로가 다가와 청풍에게서 장세명을 건네받고

이어 서둘러 무림맹으로 날아가는 두 원로. 양쪽에서 장세명의 팔을 잡고

원로1; [이공자! 혹시 장세명이 이공자를 이곳으로...] 묻지만 + 청풍; [위진천이 아직 태산을 벗어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극품추혼정을 허리띠에 끼우면서 그 원로의 말을 막고

청풍; [수고스러우시겠지만 수색을 부탁드리겠습니다.] 포권

[알겠네!] [맡겨두게나.] 원로들도 마주 포권하고

휙! 휘익! 사방으로 흩어지는 원로들. 혈가람만 현장에 남고

청풍; (오늘 위진천을 찾아내어 잡는 건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 멀어지는 원로들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 (하지만 네놈은 머잖아 나를 보게 될 것이다!) 위진천의 음험하게 웃는 얼굴 떠올리며 강렬한 표정을 짓는 청풍

 

#232>

위의 장면이 멀리 보이는 봉우리 위. 복면인 한명이 독수리를 왼쪽 팔뚝에 앉힌 채 보고 있다.

혈가람과 뭔가 이야기하는 청풍의 모습 크로즈 업

복면인; (전마태상님의 뜻대로 진행되는군.) 끄덕이고. 이어

복면인; [가라!] 독수리를 허공으로 던지고

화악! 날아오르는 독수리

멀리 사라지는 독수리

복면인; (이제 머지않았다. 독사같고 전갈같은 지마태상의 종말이...) 멀어지는 독수리를 보며 눈 번뜩이는 복면인

 

#233>

무림맹. 저녁 무렵.

대청 앞. 포박당한 무림맹 무사들이 역시 무림맹 무사들에게 끌려가고 있다. 원로들이 끌려가는 자들을 감시한다. 끌려가는 자들은 위진천의 수하들이다. 대청 앞의 단상에서 그걸 보고 있는 청풍과 혈가람

혈가람; [위가놈 뿐 아니라 합요나와 뇌화영도 종적이 묘연해졌네.]

청풍; [뇌화영은 그렇다 쳐도 합사저까지...]

혈가람; [아마 위진천에게 강제로 끌려갔을 걸세.] 한숨

청풍; (합요나는 위진천에게 유린당했겠구나.) 침통

혈가람; [그나마 위안이라면 무림맹에 숨어들어왔던 마교의 잔당들을 일망타진할 수 있었다는 점일세.] 끌려가는 놈들 보며

청풍; (위진천이 맹주가 되자 정체를 숨기고 있던 마교의 인간들이 모두 모습을 드러냈겠지.) 고개 끄덕이고

혈가람; [청소가 끝나는 대로 노산으로 달려가 만검회랑을 발굴해봐야겠네.]

청풍; (여전히 삼비검조님께서 살아계실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계시는군.) 생각할 때

혈가람; [시주에게 볼일이 있는 것 같군.] 턱으로 앞을 가리키고

서둘러 달려오는 중년의 거지 한명. 다른 작품의 독심철개 등 개방의 인물 캐릭터 차용. 손에 봉투에 든 편지를 한통 들고 있다.

혈가람; [철각개(鐵脚丐)는 개방의 소방주로 본맹의 순찰(巡察) 역을 맡고 있지.] 달려오는 철각개를 보면서

혈가람; [개방을 통해서 급한 소식이 전해졌을 게야.] 그 사이에 가까이 다가온 철각개를 보며

철각개; [부맹주님! 이공자!] 단상 아래 멈춰서며 포권

혈가람; [어디의 누가 보낸 급보냐?]

철각개; [소수선자라는 분이 이공자께 급히 전해달라는 전서입니다.] 단상으로 올라와 두 손으로 편지를 내밀고

청풍; [수고하셨습니다.] 편지를 받고. 이어

청풍; (소수선자께서 정체를 드러내면서까지 보낸 전서라면 중요한 내용이겠지.) 편지를 봉투에서 꺼내고

청풍; (역시!) 펼쳐보는 청풍의 얼굴이 놀라움으로 물들고

 

#234>

<-숭산(崇山)> 웅장한 산. 멀리 산중턱에 웅장한 사찰이 있는 게 보인다. 소림사다. 시간은 정오 무렵. #137>에 나온 숭산 모습

<-무저금마갱> 무저금마갱의 입구 모습. 역시 #137>에 나온 무저금마갱 입구 모습

무저금마갱 입구가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 눈 부위를 천으로 가린 인물이 특이한 자세로 서서 내려다보고 있다. 양손의 손가락 두 개씩을 관자노리에 붙이고 있는데 눈을 가린 천에는 커다란 눈 하나가 그려져 있다. 이자는 마교삼태상 중 전마태상의 심복인 무안마라는 인물이다.

무안마; <속하 무안마(無眼魔), 태상님께 보고 드립니다.> 양손 손가락 두 개를 관자노리에 붙인 채 누군가에게 텔레파시를 보낸다.

무안마; <이청풍이 무사히 지하수맥을 빠져나온 것을 확인했습니다.>

 

#235>

무저금마갱 내부. 마왕폭 앞이다. 마왕폭 근처 바위 위에 철마태상이 눈을 감고 앉아 있다. 왼손 손가락 두 개를 관자노리에 대고 있다.

<이청풍이 무사히 지하수맥을 빠져나온 것을 확인했습니다.> 눈 감고 앉아있는 철마태상의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무안마의 텔레파시

<이청풍은 무사히 빠져나왔을 뿐 아니라 무공도 비약적으로 강해졌습니다. 태상께서 의도하신 바 대로 된 듯합니다.> 이어지는 텔레파시

<현재 이청풍은 태산을 떠나 무산(巫山)으로 향하고 있으며... 그 이유는...> 텔레파시를 들으며 천천히 눈을 뜨는 철마

철마; [잘 했다 이청풍!] [네게 노부의 비전을 전수해준 보람이 있구나.]

철마; [이 지하수맥이 외부로 통한다는 걸 이청풍이 확인해주었다.]

철마; [그렇다면 더 이상 계획을 미룰 이유는 없겠지.] 음산하게 웃는 철마

 

#236>

<-만검총> 만검총의 모습. 만검회랑이 있던 절벽이 무너져 있고. 무림맹 무사들이 바위를 치우고 있다. 원로들이 지휘하고. 이미 대부분의 바위들은 옆으로 치워져서 통로가 개척된 상태

 

만검회랑의 끝. 세 개의 비석이 있는 공간. #121>에 처음 나온. 그곳에 서있는 혈가람과 석헌중과 몇 명의 노인들. 석헌중은 노인에게 부축을 받고 있다.

광장 중앙에 서있는 세 개의 비석. 비석 뒤로 또 동굴이 이어지고 있다. 두 개의 비석에는 글이 적혀있지만 맨 우측의 비석은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다. 비석들 크로즈 업. 좌측의 비석에는 <萬敗劍仙神位>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중앙의 비석에는 <大聖神位>라는 글이 옛날 한자로 새겨져 있고

원로1; [일대를 붕괴시킨 강력한 폭발에도 이곳은 전혀 훼손되지 않았소이다.] 흥분하고

원로2; [맹주께서 이곳을 보호하신 듯하오.]

원로1; [역시 예상했던 대로 맹주님의 존체에는 아무런 변고도 없었던 거요.]

끄덕이는 혈가람. 이어

석헌중을 보는 혈가람

석헌중; (사부님!) 비통한 표정으로 고개 떨구고 있다.

석헌중; (제자가 못나 크나큰 심려를 끼치고 말았습니다.)

<반드시, 반드시 죄 많은 아내를 찾아내어 사부님 앞에 대죄하게 만들겠습니다.> 광장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237>

<-항산> 진상파가 머무는 암자가 있는 산. 암자가 멀리 보이는데. 암자 앞에 여러 명의 여자들이 나와있다.

암자 앞에 나와 있는 여자들 크로즈 업. 진상파가 앞 가운데에 서있고 좌우에 매화모모와 신도대낭이 서있다. 그 뒤에 수척한 얼굴의 패소정과 흑요정이 서있다. 패소정 옆에는 구숙정이 고개를 떨군 채 무릎을 꿇고 있고.

신도대낭; <도대체 누가 찾아온다는 건가요?> 전음으로 매화모모에게 묻고

매화모모; <난들 알겠나? 상파가 그렇다고 하니 그런 줄 아는 거지.> 고개 좀 젓고

신도대낭; <딱히 기별이 온 것도 없는데... 전서구 같은 것도 얼쩡거리지 않았고...> 갸웃하고. 그때

진상파; [오시는군요.] 암자로 통하는 길 아래쪽을 보며 말하고

모든 사람들 일제히 아래를 보고

죽립을 쓴 구부정한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올라온다. 진무륜이다.

<설... 설마!> 신도대낭과 매화모모 흥분할 때

진무륜; [어이구. 이젠 산 하나 오른 것도 힘이 부치는구먼.] 암자 마당으로 올라서고

[맹.. 맹주님!] [맹주님이시군요!] 울며 달려가 맞는 신도대낭과 매화모모.

입으로 손으로 가리며 울려는 패소정

진무륜; [허허 노부가 괜한 걱정을 끼친 것 같구먼.] 죽립 끝을 들어 얼굴을 보여주고

[아니옵니다.] [걱정을 끼치다니요? 이리 정정하신 모습을 뵈었으니 죽어도 여한이 없어요.] 매화모모와 신도대낭이 눈물을 소매로 닦으며 웃고

진상파; [조부님!] 조신하게 인사하며 다가가고

진무륜; [오냐! 너도 욕 봤다.] 다가와 진상파의 팔 다독이고

진상파; [저에게 내린 복을 받았을 따름이옵니다.]

진무륜; [맞는 말이다.] [비 바람이 있은 후에야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 법이지.] 말하며 흑요정을 보고

진상파; [이공자가 잠시 소녀에게 보살펴 달라 부탁하신 분이옵니다.]

진무륜; [귀인께서 긴 세월을 건너뛰어 오셨구먼.] 끄덕이고

진무륜; [몸이 되살아났으니 조만간 혼백도 되살아날 테고...] 눈을 좀 가늘게 뜨며 흑요정을 보고

진무륜; [상제(上帝)께서 다시 한 번 삶을 허락하신 것은 세상을 위한 역할이 있으시기 때문일 게야.]

<저 여자에게 맡겨진 사명이 있다는...> <맹주님께서도 상파처럼 천기를 읽으시는구나!> 놀라는 신도대낭과 매화모모

 

#238>

<-무산(巫山)> 기기묘묘한 산세. 봉우리들이 아주 높고 골짜기는 깊다. 안개가 골짜기를 휘감아 돌고 있어 신비롭고. 때는 해가 막 뜬 아침이고

봉우리들 사이의 작은 마을. 규모는 작지만 있을 건 다 있는 마을. 대장간, 객잔, 약국, 포목점 등등. 이른 아침이라 오가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담장이 둘러쳐진 어느 건물들. 담장에 난 입구 쪽에 죽립을 쓴 남녀의 모습이 작게 보이고

마을의 객잔. 그리 크진 않지만 제대로 된 객잔이고. 상당히 높은 담장이 빙 둘러쳐진 안쪽에 몇 채의 건물이 있다. 담장에 나있는 문에는 <雲雨客棧>이란 간판이 걸려있고

객잔 담장 안쪽에서 비질을 하고 있는 나이 든 하인.

힐끔거리며 객잔 문 밖을 보는 하인

객잔 문 밖에 두 명의 인물이 서있다. 남녀인데 얼굴을 면사로 가리고 머리에는 죽립을 눌러썼다. 남자는 다부진 체격에 검은 옷을 입었고 죽립을 썼다. 여자는 붉은 옷에 날씬한 몸매의 소유자. 신비각 신임각주 주혜금을 경호하는 신비사령 중 현무와 주작이다.

하인; (정말 사람이긴 한 건가?)

하인; (처음 나타난 이후로 미동도 하지 않고 있어.)

하인; (우리 객점에 투숙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는 건데...) + [!] 생각하다가 흠칫_ 누군가 뒤로 다가온다.

돌아보는 하인. 어떤 여자의 뒷모습이 다가온다.

하인; (이 여자로구만.) 꾸벅 인사하며 옆으로 물러서고

객잔 밖으로 나오는 죽립 쓴 여자. 주혜금이다. 객잔 안쪽에서는 하인이 기웃거리며 보고 있고

***이 주혜금은 진짜 주혜금이 아니라 십대마왕의 둘째 백변마왕이 변신한 모습. 백변마왕이 주혜금 모습일 때는 주혜금(백변마왕)으로 표기***

[각주님!] 고개 숙여 맞는 현무와 주작

주혜금(백변마왕); [신녀금역의 위치는 확인했나요?] 현무와 주작에게 다가오며

현무; [예! 무산십이봉(巫山十二峰) 중 집선봉(集仙峰) 북쪽인 것이 확실합니다.] 대답하는 배경으로 나레이션. <-신비각 사대신령 중 현무(玄武)>

주혜금(백변마왕); [앞장서세요.] 걸어가며

현무; [존명!] 휘익! 앞장 서서 날아가고

그 뒤를 주혜금(백변마왕)이 날아가고.

맨 뒤에 주작이 따라가는데

[...] 앞쪽에서 날아가는 주혜금(백변마왕)의 뒷모습 보며 뭔가 생각하는 주작

주작; (알 수 없는 위화감...) 배경으로 나레이션. <-신비각 사대신령 중 주작(朱雀)>

<분명 영청공주님이신데...> 현무를 따라 날아가는 주혜금(백변마왕)의 모습 배경으로

주작; (마치 처음 보는 사람인 듯 생경한 느낌이 든다. 게다가...) 면사 속에서 코를 조금 벌름

<그다지 향기롭지 못한 체향이 느껴진다. 사향(麝香) 냄새에 찐득하면서도 불쾌한 체취가 섞여있다.> 주작이 코를 벌름거리는 배경으로

주작; (현무 오라버니와 단 둘이 영청공주님을 경호해야한다는 사실 때문에 신경이 지나치게 예민해진 것일까?)

주작; (이유야 어쨌든 불길한 예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날아가고

주혜금(백변마왕); (계집의 촉이란...) 곁눈질로 뒤쪽의 주작을 보며 배시시 웃는 주혜금(백변마왕).

 

멀어지는 세 사람.

하인; [사람이 새처럼 날을 수가 있는구먼.] 객잔의 문 밖으로 나오며 세 사람이 멀어진 쪽을 보고

하인; [역시 무공이란 건 대단 한 거야.] 다시 비질을 하고

하인; [나도 좀 더 젊었다면 다 때려치우고 무공이나 배우러 다녔을 텐데...] 슥 슥 비질을 하고

 

#239>

객잔 문 밖을 다니며 비질하는 하인. 시간이 좀 지났고. 다른 가게들도 문을 열기 시작. 가게 앞을 비질하는 사람들도 보이고

비질하는 다른 사람과 인사하는 하인.

하인; [이쯤이면 우리 객잔 담당 구역은 얼추 청소를 한 셈이지?] 비질을 멈추고

하인; [청소가 끝났으니 장작을 패둬야겠어.] 돌아서고. 한데

[!] 눈 부릅 하인

쿵! 객잔의 건물들 사이에서 나오는 주혜금. 백변마왕이 변신한 주혜금과 똑같다. 역시 죽립을 쓰고 있고

주혜금; (이상하네.) 객잔 밖으로 나오며 찡그리고

주혜금; (현무와 주작이 대기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찡그리고. 그러다가

주혜금; [!] 흠칫하며 하인을 본다. 털썩! 하인이 놀라 빗자루를 놓치며 보고 있다. 눈이 휘둥그레 해진 채로

주혜금; (혹시...) + [본녀에게 할 말이 있나요?] 하인에게

하인; [그... 그게...] 퍼뜩 정신 차리며

하인; [방... 방금 전 손님과 똑같이 생긴 소저가 한 쌍의 남녀와 함께 떠났습지요.]

주혜금; (나와 똑같이 생긴 계집!) + [어디로 갔나요? 시간은 얼마나 지났고?] 경악하며 묻고

하인; [일다경쯤 지났고... 집선봉쪽으로 간다고 했습지요.]

주혜금; [고마워요!] 파앗! 날아오르고

주혜금; (현무와 주작이 나로 위장한 누군가에게 유인되어 갔다.)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고

주혜금; (우리 일행을, 아니면 나를 노리는 자들이 있다!) (빨리 현무, 주작과 합류해야만 한다.) 날아가고. 한데

 

#240>

객잔 근처의 골목. 음침한 인상의 사내가 숨듯이 서서 주혜금이 날아가는 것을 보고 있다.

히죽 웃으며 오카리나같이 생긴 악기를 꺼내는 사내

삐이! 삐! 그걸 부는 사내

삐이! 삐! 산봉우리와 계곡 여기저기에서 비슷한 소리가 들린다.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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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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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

<-노산> 노산의 모습

<-만검총> 수많은 검들이 꽂혀있는 분지

분지 끝의 절벽에 나있는 동굴. 만검회랑. 입구와 그 안쪽에 수많은 술통들이 쌓여있다.

숨을 죽인 채 만검회랑으로 접근하는 적청. 손에는 여러 개의 구슬이 든 주머니를 들고 있다.

<전서구로 이 명령을 받는 즉시 만검회랑에 들여놓은 폭염신액을 폭파시켜라.> 위진천을 떠올리는 적청

적청; (느닷없는 명령이지만 따라야만 한다.) 동굴 입구로 접근하고

적청; (소가주가 그런 지시를 내린 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을 테니...) 동굴 입구에서 30미터쯤 떨어진 곳에 이르고

적청; (더 이상 접근하면 위험할 수도 있다. 이쯤에서 벽력탄을 투척하자.) 둥근 구슬들이 들어있는 주머니를 흔들어 던질 준비하고

적청; (벽력탄이 터지면 술과 섞여있는 폭염신액이 폭발할 것이다.) 점점 더 세게 휘두르다가

 

#218>

만검회랑 가장 안쪽. 세 개의 비석 앞에 앉아있는 진무륜

휙! 휙! 귀에 들리는 적청이 주머니 돌리는 소리

진무륜; [쯧쯧... 결국 이리 되는 것인가?] 혀를 차며 돌아보고

 

#219>

적청; (만검회랑 안에 쌓아놓은 폭염신액이라면 작은 산 하나는 충분히 무너트릴 수 있을 것이다.) 붕붕 주머니를 돌리고

적청; (물론 만검회랑도 박살이 날 테고...) 휙! 주머니를 만검회랑 입구로 던진다.

날아가는 주머니

적청; (가급적 멀리 피해야한다.) 휘익! 왔던 곳으로 날아가고

쾅! 동굴 안쪽에 쌓여있는 술통중 하나와 강하게 부딪히는 주머니

텅! 바닥에 떨어지는 주머니

지잉! 치잇! 주머니에서 강렬한 빛이 배어나오고. 다음 순간

번쩍! 강렬한 섬광이 동굴 전체를 밝히고

휙! 코다란 바위 뒤에 숨는 적청. 직후

콰콰쾅1 만검회랑 전체가 폭발한다.

콰드드! 콰쾅! 만검회랑이 있던 절벽이 무너져 내리고

텅! 텅! 적펑이 숨어있는 바위를 마구 때리는 돌 조각들

고개 조금 내밀어 만검회랑 쪽을 보는 적펑

쿠오오! 버섯구름이 치솟고 있는데 절벽은 무너져 내렸다.

적청; [성공이다!] 환호하며 주먹 불끈

적청; [당대의 천하제일인을 나 적청의 손으로 보내버린 것이다.] 으하하하 좋아 죽으려 하고

 

#220>

[!] 날아오다가 눈 부릅뜨는 청풍.

멀리서 버섯 구름같은 것이 피어오른다.

청풍; (저... 저긴 만검총 방향!) 사색

청풍; (안... 안돼!) 쐐액! 사력을 다해 버섯 구름이 치솟는 곳으로 날아간다.

 

#221>

만검회랑이 무너진 곳. 쿠오오! 여전히 버섯 구름이 치솟고 있고

적청; [으하하하! 드디어 해치웠다!] [나 적청이 해냈다!] 무너진 만검회랑 보며 신나서 웃고

적청; [천하제일이 무슨 소용이냐? 이렇게 허망하게 가버리는 것을...] 신나서 웃고

적청; [이제 나 적청의 이름은 무림의 역사에 영원히 기억될 것...] + [!] 신나 하다가 눈 부릅뜨는 적청

그자 뒤에 거대한 사람의 그림자가 서리고

적청; (누가 뒤에 있다!) 홱 돌아보는데

콱! 그자의 목을 움켜잡는 강철 족쇄같은 손아귀

쿵! 청풍이 어느 틈에 나타났는지 적청의 목을 부여잡고 있다. 부릅뜬 눈은 무너진 만검회랑 쪽을 향하고 있고

적청; (이... 이청풍!) 절망과 공포

청풍; [늦었다!] 이를 갈고

청풍; [한걸음 늦어서 천추의 한을 남기게 되었구나.] 만검회랑을 보며 절망

청풍; [이제 무슨 낯으로 진소서를 본단 말인가?] 주르르! 눈물이 흐르고. 그때

적청; [살... 살려다오!] 콰득! 목이 강철 족쇄같은 청풍의 손아귀에 잡혀서 애원하고

청풍; [네놈의 몸뚱이를 갈가리 찢어서 죽이고 싶을 뿐이다.] 돌아보고. 핏발 선 눈으로

적청; [히익!] 공포에 질리고

청풍; [그럼에도 네놈을 즉시 죽이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 [위진천의 악행을 무림맹 맹도들 앞에서 폭로하게 하기 위해서다다. ]

적청; [으으으...] 달달

청풍; [위진천과의 의리 때문에 못하겠다면 미리 말해라.] 적청의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며

청풍; [팔 다리를 다 뽑아낸 후에 마지막으로 머리통을 밟아 터트리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랠 테니...] 싸이코 패스처럼 웃고.

공포에 질리는 적청의 얼굴

 

#222>

<-서안(西安)> 고대 도시. 저녁 무렵. 건물마다 불이 켜지기 시작하고

번화가. 사람들 북적

화려한 객잔. <秦皇客棧>이라는 간판이 걸려있고. 사람들 많이 드나든다.

객잔 내의 화려한 건물. 월동문이 있는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고 주변에 인적이 없다.

월동문을 통해 들어오는 여자 점원. 쟁반을 들고 있고 수수한 외모의 여자. 쟁반에는 수건과 주전자등이 얹혀져 있다.

[!] 눈을 번득이며 건물을 보는 여자 점원

<신녀문... 신녀금역... 독성부...> 그런 단어들이 여점원의 귀에 들리고

눈 번뜩이며 건물로 다가가는 여자 점원

 

#223>

건물 내부. 용설약과 호정신녀가 마주 앉아 차를 마시며 대화중이다. 용설약은 차를 마시고. 호정신녀도 여우 가면을 탁자에 내려놓고 차를 마시는 중이다. 호정신녀는 뒷모습만 보여주고.

용설약; [신녀문의 돌연한 궤멸에 독성부가 관련되어 있었다니... 상상도 못했어요.] 정말 놀란 표정으로

호정신녀; [선도(仙道)를 추구하는 주제에 과욕을 부렸지요.] [그 결과 문도의 대부분이 횡사하는 참사가 일어났고...] 한숨 쉬는 호정신녀의 코 아랫 부분. 찻잔을 든 채

용설약; [호정언니가 신녀문의 후계자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몇 안되지요.]

용설약; [언니를 극품당에 영입한 덕분에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신녀문의 비사도 알게 되는군요.]

호정신녀; [극품당과 유령궁이 손을 잡고 독성부를 공격하는 것을 저희 신녀문도 예의주시하고 있었어요.]

호정신녀; [이유는 독종독인(毒宗毒人)의 존재 때문이었어요.] 뒷모습

용설약; [독종독인이라면 독성부가 비밀리에 만들고 있었다는 마물이잖아요.] 놀라고

호정신녀; [독종독인 온몸이 극독으로 뭉쳐져 있어서 숨결만으로도 십리 내의 모든 생명체를 죽일 수 있어요.]

호정신녀; [저희 신녀문은 독성부가 독종독인을 만든다는 정보를 입수해서 감시해오고 있었어요.]

호정신녀; [그러던 차에 유령궁과 극품당이 독성부를 공격해서 멸문시켰는데...]

용설약; [당시 우리 극품당은 물론이고 유령궁도 독종독인의 존재는 몰랐어요.]

용설약; [패색이 짙어지자 독성부는 자신들이 갖고 있던 모든 독을 풀어버렸고....] [그 때문에 독성부의 깊은 곳으로는 접근하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호정신녀; [극품당과 유령궁은 별 소득없이 독성부에서 철수했지만 저희 신녀문은 달랐어요.]

 

<비전의 술법을 써서 독기를 뚫고 독성부의 보물창고로 들어갈 수 있었고... 그곳에서 완성된 독종독인 한구를 발견했어요.> 검은 안개가 덮인 지하광장. 수많은 해골들이 널려있고. 그 가운데에 관이 하나 있다. 뚜껑 열린 관속을 들여다보는 여자들 다섯 명. 얼굴을 면사로 가리고 있고. 몸이 반딧불처럼 빛난다. 한명은 젊고 네명은 늙었다. 젊은 여자가 신녀문주.

<그 독종독인을 파괴해버려야 했는데...> 관속에 들어있는 것은 먹물을 바른 듯 검은 사내. 흑요정처럼 몸이 검은 데 차잇점은 머리카락이 없는 대머리라는 점

<전대 문주님과 원로들께서는 그 마물을 신녀문으로 운반해왔어요. 독종독인을 연구하면 불노불사를 완성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욕심때문이었지요.> 독종독인이 들어있는 관을 에워싸고 걸어가는 다섯 여자. 관이 허공에 떠서 이동한다.

<하지만 신녀문으로 옮겨온 직후 독종독인은 깨어나서 가공할 독기를 뿜어내었어요. 그 독기에 휩쓸려 신녀문의 식솔 태반이 비명횡사하고 말았어요.> 화려한 대전. 관에서 일어나는 온몸이 새카만 대머리 사내

<궁여지책으로 독종독인을 신녀문의 보물창고인 신녀금역으로 몰아넣고 봉쇄해버렸지만... 저희 신녀문은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입었답니다.> 동굴에 나있는 황금문을 닫으며 쓰러지려는 신녀문의 문주. 주변에는 여자들이 많이 죽어있다. 신녀문 문주와 함께 독종독인을 옮겨온 노파들도 그 중에 섞여있다.

 

호정신녀; [저는 백여년 전의 그 참사에서 운좋게 살아난 신녀문 제자의 후손이랍니다.]

호정신녀; [하지만 저의 선대들도 신분이 그리 높지 않아서 신녀금역의 위치를 모르고 있었어요.]

용설약; [그걸 마교가 알아낸 것 같아요.]

용설약; [마교가 신녀금역을 발굴하여 신녀문의 보물을 차지하는 건 어떻게든 막아야...] + [!] 말하다가 눈 부릅

[!] 호정신녀도 홱 문쪽을 돌아보고. 얼굴을 실루엣으로 묘사. 눈만 강렬. 손은 탁자에 내려놓은 여우 가면을 잡으면서

두근! 두근! 누군가의 심장 소리가 두 여자의 귀에 들리고

호정신녀; [감히...] 화악! 유령처럼 변해서 문쪽으로 날아가고. 가면을 얼굴에 쓰면서. 용설약도 일어나고

 

#224>

화악! 문을 그대로 통과하여 밖으로 나가는 호정신녀. 술법이다. 용설약도 문쪽으로 가고

[악!] 문 밖에 서있다가 기겁하며 물러서는 여자점원. 화악! 연기처럼 문을 통해 스며나오는 호정신녀. 여우 가면을 쓰고 있다.

호정신녀; [요망한 계집!] 화악! 날카로운 손톱이 난 손으로 여자 점원의 목을 움켜쥐려 하고. 하지만

겁에 질려 물러서며 쟁반을 떨구는 여자 점원

<내공이 느껴지지 않는다.> 두근! 두근! 심장이 뛰는 여자의 몸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멈칫! 막 여자 점원의 목을 잘라버리려던 호정신녀의 손이 멈추고.

[히익!] 공포에 질려 굳어지는 여자 점원. 그 앞에서 바람을 일으키며 멈춰서는 호정신녀

털썩! 따당! 여자 점원 발치에 구르는 쟁반과 수건, 주전자

찡그리는 호정신녀. 손을 앞으로 뻗은 채. 그때

용설약; [누군가요?] 문을 열고 나오고

호정신녀; [이 객잔의 점원이로군요.] 여자 점원의 목 앞에 있던 손을 거두며 말하고

용설약; (확실히 무공을 익힌 흔적이 느껴지지 않네.) 끄덕

호정신녀; [놀라게 했다면 미안하구나. 물러가거라.] 가라고 손짓

여자점원; [감... 감사하옵니다.] 굽신. 이어

허둥지둥 떨군 쟁반을 챙기는 여자 점원. 수건과 주전자를 쟁반에 얹고

연신 굽신거리며 돌아서는 여자점원

허둥지둥 달려간다

용설약; [상황이 상황인지라 언니나 저나 예민해졌나 봐요.] 다시 방으로 들어가고

호정신녀; [그런 것 같군요.] 따라가며 돌아보고

담장에 나있는 월동문으로 허둥대며 나가는 여자 점원

호정신녀; (그럼에도 저 계집에게서 찜찜한 위화감이 느껴지는 것은 어째서인가?) 문을 잡고 들어간다.

탁! 닫히는 문. 한데

월동문 밖. 벽에 등을 기댄 채 월동문쪽을 곁눈질하는 여자 점원

여자점원; (자객 일을 할 때는 무공을 익힌 게 오히려 반해가 될 때도 있다.) 배시시

여자점원; (그래서 나처럼 내공은 수련하지 않는 자객도 있는데... 덕분에 오늘 또 한 번 상대를 속여넘겼다.)

여자점원; (정황상 신녀문의 보물창고 신녀금역이 발견된 것 같다.) 담장에서 등을 떼고

여자점원; (빨리 소단주님께 보고해야한다.) 서둘러 가며 소수선자를 떠올리는 여자 점원. 이 여자점원은 살인상단 소속이다.

 

#225>

<-무림맹> 낮. 하지만 먹장구름이 깔려 어둡다.

사람들 어두운 표정으로 오가고.

<크아아아!> 갑자기 들리는 천둥같은 소리. + [헉!] [힉!] 기겁하는 사람들

드드드! 드드드! 무림맹의 모든 건물이 뒤흔들리고

[악!] [컥!] [고막이 터졌다!] 귀를 막고 비명 지르는 사람들. 나뒹구는 자도 있고

펑! 펑! 건물의 창문과 문들이 충격으로 터지고.

콰당탕! 터텅! 기붕의 기와들이 콩 튀듯 튄다.

 

[!] 안락의자에 힘없이 앉아 있다가 밖을 보는 합요나. 초췌하다. 위진천에게 강간을 당한 상태. 방안의 기물들이 콘 튀듯 한다.

드드드! 뒤흔들리는 건물 밖에는 무정화 3호가 인상 나쁜 계집들과 경비를 서다가 놀라고

 

[!] 역시 깜짝 놀라는 뇌화영. 침대에 힘없이 누워있는 석헌중을 돌보다가 돌아본다. 드드드! 역시 건물이 마구 흔들리고 있고

 

[이... 이게 무슨...] [사... 사자후다!] [누가 이토록 가공할 사자후를...] 사람들 귀를 틀어막고 하늘을 보고. 건물에서 뛰어나오는 사람들도 보이고

[헉!] [저... 저기다!] [하늘이다!] 사람들 일제히 무림맹 상공을 보고

쿠쿠쿠! 맹렬히 휘도는 먹장구름. 그걸 머리에 이고 허공에 떠있는 청풍. 온몸이 벼락에 휘감겨 있고. 오른손으로는 적청의 뒷 멱살을 잡고 있다. 허리춤에는 극품추혼정을 끼우고 있고

[저.. 저자는...] 말도 안되는...] 무림맹 사람들 기겁

<이청풍!> <삼비검조님의 다섯 번째 제자였던 이청풍이다!> 청풍을 크로즈 업한 배경으로 경악성들

[이... 이청풍은 무저금마갱에 갇혀있을 텐데...] [설마 귀신이란 말인가?] 무림맹 사람들 경악할 때

청풍; [위진천!] 다시 고함. 눈 부릅뜨며

드드드! 다시 무림맹 전체가 뒤흔들리고

[헉!] [큭!] 귀를 틀어막고 코와 입으로 피를 토하는 사람들. 나뒹구는 사람들도 있고

청풍; [패륜무도한 마교의 악귀!] [숨어있지 말고 모습을 드러내라!] 고함

[무슨 소리인가?] [맹주님이 마교의 악귀라니...] 무림맹 사람들 경악. 당혹. 그때

[이청풍!] [무슨 짓이냐?] [네놈이 어떻게 무저금마갱을 빠져나온 것이냐?] 휙! 휘익! 여기저기 건물들 위로 치솟는 노인들. 무림맹 원로들이다. 부맹주인 혈가람도 있고

건물들 위로 내려서는 노인들. 허공에 떠있는 청풍을 큰 원형으로 포위하는 형상으로

혈가람; [이청풍! 네놈 정말 이청풍이냐?] 눈 부릅 올려다보고

청풍; [내가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소!]

청풍; [중요한 건 위진천이 저지른 패륜이오.]

혈가람; [위진천, 맹주가 패륜을 저질러?] [무슨 벽창호같은 소리냐?] 눈 부라리고

청풍; [위가놈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는 이자로부터 직접 들으시오.] 뒷목을 잡은 적청을 높이 들어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저놈은 적청 아닌가?] [군자단 소속이었다가 맹주의 심복이 된...] 적청을 알아보는 원로들

청풍; [네놈의 정체와 저지를 죄를 자백해라!] 지직! 전격을 적청의 몸에 불어넣고

퍼덕이며 정신 차리는 적청. 이어

적청; [나... 나는 마교 십마전 소속 제자요!] 헐떡이며 말하고

[마교 십마전!] [적청 저놈이 마교의 마졸이었단 말인가?] 원로들 비롯한 사람들 경악하고

적청; [위... 위진천도 십마전 소속이오.] [마교 삼태상 중 지마태상 위천사의 손자이기도 하고...]

[그런...] [위진천이 마교 삼태상의 손자?] 경악하는 사람들

 

[!] 무정화 3호의 저지를 뿌리치며 건물 밖으로 나오던 합요나도 놀라고

 

창문을 통해 밖을 올려다보던 뇌화영도 놀라고. 침대의 석헌중은 힘없이 돌아보고

 

청풍; (위진천이 지마태상의 손자라는 사실은 적청을 통해서 알았다.)

청풍; (지마태상에게 진 빚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위진천을 용서할 수는 없다.) 눈에 핏발이 서고. 그때

적청; [위진천은... 생일 축하를 핑계로 만검회랑에 머물고 있는 삼비검조에게 술을 대량으로 보냈는데....]

적청; [사실은 그 술에 폭염신액이 녹아있었소.]

[폭... 폭염신액이라면 벽력당이 만든 강력한 액체폭탄 아닌가?] [설마... 설마 그걸로 삼비검조님을...] 모든 사람들 경악, 진저리를 치고

청풍; [그렇소! 위진천은 폭염신액으로 만검회랑을 붕괴시켰소!]

[안... 안돼!] [그럼 맹주님이...] 사람들 비명

 

건물 밖으로 나와 듣고 있던 합요나도 두 손으로 입을 가리고. 합요나의 팔을 잡아채던 무정화 3호도 경악하고

 

뇌화영은 참담한 표정을 짓고

 

청풍; [벽력탄을 던져 폭염신액을 점화시킨 게 바로 이놈이오!] 휙! 적청을 원로들에게 집어던지고

[헉!] 허우적대며 추락하는 적청

[네놈이 감히...] [삼비검조님을 시해했단 말이냐?] [용서가 안된다!] 원로들이 분노하며 날아오르고. 적청을 잡으려

혈가람; [와라!] 적청을 향해 손을 뻗고

징! 혈가람의 손이 진동하고

화악! 추락하던 적청의 몸이 진공청소기에 빨려들어가듯 혈가람에게 끌려가고

콱! 허우적대며 날아든 적청의 멱살을 틀어잡는 혈가람.

혈가람; [이청풍의 말이 사실이냐?] 적청의 멱살을 틀어쥔 채 고함

혈가람; [네놈이 정말 만검회랑을 폭파시켰느냐?]

적청; [살... 살려주십시오! 저는 그저 소가주... 위진천의 지시를 따랐을 뿐입니다.] 사색. 공포

[그런...] [정.... 정말이었구나!] [위가놈이 제놈에게 사부이기도 한 삼비검조님을 시해했어!] 원로들 분노하고. 그때

청풍; [위진천!] 둘러보며 고함.

드드드! 다시 무림맹 전체가 뒤흔들리고. 사람들 기겁하며 청풍을 올려다보고

혈가람과 원로들도 청풍을 올려다보는데

청풍; [언제까지 쥐새끼처럼 숨어있을 작정이냐?] [네놈도 불알 달린 사내라면 나와 결판을 내자!] 고함을 지르고. 하지만

드드드! 무림맹이 진동하기만 할 뿐 위진천은 나서지 않고

[위가놈이 어디 있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청에 있었는데...] 사람들 웅성대며 둘러보고. 그때

[!] 청풍의 눈이 번쩍

휘익! 멀리 무림맹 외곽에서 누군가 무림맹 밖으로 날아간다.

청풍; (찾았다!) + [서라!] 화악! 달아나는 자를 향해 미사일처럼 날아가고

[위진천이다!] [위가놈이 달아나고 있다!] 지붕 위에 서있던 원로들도 멀리 달아나는 자를 발견하고 고함을 지르고. 청풍이 달아나는 자의 뒤로 미사일처럼 날아가고 있다.

[잡아라!] [놓치면 안된다!] 원로들도 날아오르고.

혈가람; [죄인을 뇌옥에 가둬둬라!] 건물 아래로 적청을 던지고.

[존명!] 아래쪽에 있던 금급무사들이 적청을 받으려 하고

휘익! 혈가람도 앞서가는 원로들을 따라 날아간다.

달아나는 자와 청풍의 뒤를 따라 날아가는 원로들. 거리가 상당히 떨어져 있다.

 

합요나의 거처. 멀어지는 원로들을 보고 있는 합요나. 무정화 3호가 합요나의 팔을 잡고 함께 보고 있고

합요나; (이청풍! 네가... 네가 살아 돌아왔구나.) 감격의 눈물

합요나; (덕분에 내게도 복수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웃고. 그때

[하여간 징그러운 놈이야!] 누군가의 말이 들려 기겁하는 합요나

위진천; [무저금마갱에서 탈출했다는 보고를 받았을 때도 혹시나 했는데... 정말 빠져나왔어.] 쿵! 합요나 뒤에 서서 웃는 위진천. 청풍이 누군가를 추격해간 쪽을 보고

합요나; (저... 저 독사가 여기 있다는 건...) 전율

위진천; [어쨌거나 저놈 때문에 무림맹을 농락하는 건 더 이상 불가능해졌고...] 콱! 다가와 합요나의 팔을 잡고

위진천; [나와 함께 갑시다 사저!] [사저의 기막힌 몸을 두고 가기 아쉬워 들렸던 참이오.] 사악하게 웃고

절망하는 합요나

 

#226>

무림맹이 멀리 보이는 산중.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쐐애액! 그곳으로 날아오는 인물. 화려한 옷을 입었고 얼굴을 면사로 가리고 있다. 아직 장세명이지만 얼굴을 보여주진 않는다.

뒤를 곁눈질하는 장세명

장세명 뒤에서 급격히 거리를 좁혀오는 청풍. 무림맹 원로들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거리가 상당히 떨어져 있어서

<이가놈이 날 찾아오면 무림맹 서쪽 계곡으로 유인하시오!> 위진천이 말하던 장면 떠올리는 장세명

장세명; (위진천! 그 사갈같은 놈이 무엇 때문에 이청풍을 유인하라고 한 것인가?) 불길한 예감을 느끼며 날아가고.

앞쪽에 바위로 된 지면이 갈라져 형성된 계곡이 나타난다.

장세명; (뭔가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게 분명하지만...) 계곡으로 날아들어가며 뒤를 곁눈질하고. 이제 청풍이 거의 100미터 안쪽으로 따라붙었다.

장세명; (내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휘익! 계곡으로 날아들어가고

장세명; (영롱이가 마교의 손아귀에 들어있으니...) 쐐액! 계곡 안쪽으로 날아들어가고

 

[!] 추격하며 눈 번쩍이는 청풍.

장세명이 계곡 안으로 날아 들어가는 게 보이고

청풍; (뭔가 꿍꿍이가 느껴진다만...) 쐐액! 속도를 올려 따라붙고

청풍; (허튼 짓 하기 전에 해치워버리면 된다.) 단번에 장세명의 뒤로 30미터쯤 따라붙는다. 한데

 

청풍과 장세명이 계곡 안으로 사라진 직후

슥! 계곡 한쪽 절벽 위의 바위 뒤에서 몸을 일으키는 놈. 바로 식인혈랑이다.

식인혈랑; (북망산에서 쉬지 않고 달려온 보람이 있군.) 히죽 웃으며 일어나는데. 손에 구슬이 들어있는 가죽 주머니를 들고 있다.

가죽주머니 크로즈 업

식인혈랑; (날 거푸 엿 먹인 대가를 치르게 해주마 이가야!) 사악하게 웃으며 절벽을 따라 걸어간다. 청풍과 장세명이 간 방향

 

#227>

[!] 급정거하는 장세명.

앞쪽은 막다른 곳이다. 폭이 10미터쯤인 협곡인데 삼면이 수십미터의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한데. 절벽 아래에 여러 개의 상자들이 쌓여있다.

장세명; (막다른 곳...) 당황하며 둘러보고 이어

장세명; (저 상자들은 혹시...) 급히 상자로 가고.

덜컹! 상자들 중 하나의 뚜껑을 열고.

쿵! 상자 안에 들어있는 것은 검은 구슬들이다. 짚이 깔려있고 그 위에 차곡 차곡 구슬들이 놓여있는 모습

장세명; (이건...) 경악하고. 그때

청풍; [제 발로 사지를 찾아왔다?] 화악! 장세명의 뒤 5미터쯤에 멈춰서고

청풍; [무슨 꿍꿍이인지 모르지만 나야 고마울 따름이다. 헛힘을 쓰지 않아도 되니...] 우둑! 두 손을 마주 쥐어 소리를 내며 다가가는데

장세명; [함정이네!] 홱 돌아서며 다급히 외치고

청풍; (위진천이 아니다!) 경악

장세명; [빨리 여기서 나가야하네!] 찍! 면사를 거칠게 뜯어내고. 그러자 드러나는 장세명의 얼굴

청풍; [장 총관?] 장세명을 알아보고

청풍; [당신이 왜 이런 짓을...] 놀라고 당혹

장세명; [길게 설명할 시간이 없네!] 청풍에게 달려오고

장세명; [저 상자들에는 벽력탄이 들어있네!] 달려오며 상자들을 돌아보고

청풍; [벽력탄!] 놀라고. 직후

<흐흐흐! 아는 게 늦었다!> 휘익! 웃음소리와 함께 절벽 위에서 여러 개의 구슬이 떨어지고

장세명; [안돼!] 올려다보며 비명

청풍; (저것들도 벽력탄이다! 충격을 받게 하면 안된다!) 부악! 오행신지환을 낀 왼손을 펼쳐 허공으로 내밀고. 손에서 다섯 가지 기운이 뿜어지고

퉁! 퉁! 오행신지환이 뿜어낸 기운에 막혀 퉁겨지는 벽력탄들. 부드럽게 다시 튀어 오르는 모습. 하지만

텅! 하나는 오행신지환의 기운에서 벗어나 절벽과 부딪히고.

장세명; [안돼!] 그걸 보며 비명. 직후

번쩍! 강렬한 빛이 벽력탄이 부딪힌 절벽에서 일어나고

그 빛이 청풍이 막아낸 벽력탄들을 휩쓸고

[!] [!] 화악! 번쩍! 강렬한 빛에 휩싸이는 청풍과 장세명

 

#228>

계곡 밖에서 본 모습

콰쾅! 엄청난 폭발이 계곡 바닥에서 일어나 위로 충격파와 화염이 치솟는 모습

콰드드! 드드! 쩌적! 그대로 붕괴하는 계곡 좌우의 절벽들

콰쾅! 완전히 평지가 되는 계곡의 끝 부분. 먼지와 연기가 바위들 사이에서 치솟고. 직후

식인혈랑; [으하하하!] 휘익! 근처의 집채 만한 바위 뒤에서 치솟으며 웃는 식인혈랑

식인혈랑; [해치웠다!] 휘릭! 바위 위에 내려서며 희희낙락

드드드! 진동. 평지가 된 계곡 끝 부분

식인혈랑; [드디어 본교의 대업을 훼방만 놓던 골치덩이가 사라졌다.] 좋아 죽으려 하고

식인혈랑; [명복은 빌어주마 이가야! 다음 생에서나 보자!] 휘익! 날아오르고

으하하하! 사라지는 식인혈랑

 

#229>

[!] [!] 계곡 쪽으로 날아오다가 놀라는 혈가람과 원로들.

쿠오오! 앞쪽에서 버섯구름이 일어나고 있다.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소!] [저곳에도 누가 대량의 폭약을 매설해놓았던 모양이오!] 혈가람 뒤의 원로들이 손가락질 하며 외치고

혈가람; (이청풍도 함정에 빠진 것인가?) 쐐액! 속도를 높여 구름 버섯이 일어나는 곳으로 날아가고. 그 뒤를 따라가는 원로들. 그러다가

[!] [!] 경악하는 혈가람과 원로들

쿵! 평지가 된 계곡 끝. 아직 먼지와 연기가 치솟고 있고

[이... 이게 무슨...] [대체 얼마나 많은 폭약이 매설되어 있었기에 계곡이 평지가 되었단 말인가?] [이청풍이 이 아래 깔린 것인가?] 계곡 주변에 내려서며 놀라는 원로들

혈가람; (무림맹을 빠져나간 자가 위진천이 아닐 수도 있겠도다. 이청풍을 이곳으로 유인한 자일 가능성이 높고...)

혈가람; (다시 한번 부처님의 가호가 있기를 바랄 뿐이다.) 합장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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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항산> #166>등에 나온 산. 진상파가 머무는 암자가 있는 산. 먹장구름

휘익! 새처럼 날아가는 두 사람. 청풍과 흑요정. 청풍은 극품추혼정을 허리띠에 꽂고 있고. 흑요정은 흰 옷 위에 망토를 두르고 있고

<상파가 인질로 잡혀있다네.> 날아가며 신도대낭의 말을 떠올리는 청풍

 

신도대낭; [상파의 안전 때문에 맹주님은 마교의 요구를 들어줄 수 밖에 없었는데...] 다비식이 이루어지고 있는 암자 마당에 청풍과 마주 서서 말하는 신도대낭. 청풍은 청풍의 뒤에 서있다.

신도대낭; [마교의 요구대로 비무를 시켰더니 위진천이 우승해서 무림맹의 새로운 맹주가 되었다네.]

소수선자; [위진천이 마교의 간세였군요.]

신도대낭; [그놈이 십대마왕의 제십마왕이었다네.] [소가주라 불리는 것으로 봐서 마교사가 중 한 가문의 후계자인 것 같기도 하고...] 분노

신도대낭; [자네가 무저금마갱에서 탈출한 사실을 지금쯤 위진천도 알았을 게야.]

신도대낭; [그놈이 허튼 짓 하기 전에 항산으로 달려가서 상파를 구하게.]

회상 끝

 

<상파만 구하면 맹주님께서 족쇄에서 풀려나 무림맹을 정상화시키실 테니...> 강렬한 표정으로 말하는 신도대낭을 떠올리는 청풍

청풍; (위진천!) 이를 갈며 분노하고

청풍; (상파소저에게 위해를 가한다면 네놈과 관련된 모든 인간들의 씨를 말려버릴 것이다.) 쐐액! 미사일처럼 날아가고

 

#213>

항산 깊은 곳의 암자. 암자 주변을 금급 무사들 수십명이 에워싸고 있다. 그자들은 위진천의 졸개들이다. 하원길이 지휘하고 있고

암자가 건너다보이는 봉우리 위.

그 봉우리 정상 바위 사이에 숨듯이 앉아서 암자를 보고 있는 여자. 매화모모

암자 앞의 상황이 멀리 보인다. 하원길이 문이 열려있는 암자 안을 들여다 본다.

매화모모; (위진천의 심복 하원길이 예고없이 달려왔다.) 암자 쪽을 보며

매화모모; (무언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 [!] 생각하다가 놀라고. 쐐액!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리고

매화모모; (누군가 엄청난 속도로 접근하고 있다.) 긴장하며 일어나 뒤를 돌아볼 때

쏴아아! 매화모모의 머리 위쪽 수십미터쯤을 미사일처럼 날아가는 두 남녀. 물론 청풍과 흑요정

청풍의 눈 부릅뜬 얼굴 크로즈 업

매화모모; [이청풍?] 경악과 불신

쏴아! 암자로 날아가는 청풍과 흑요정

매화모모; [저 아이가... 무저금마갱에 갇혀있어야할 저 아이가 어떻게...] 파앗! 흥분하고 놀라며 봉우리에서 뛰어내리고. 청풍처럼 날아가지 목하고 봉우리 사면을 달려간다.

매화모모; (그런 거였구나!) 날아내려가며 흥분

매화모모; (이청풍이 강호에 나온 사실이 알려져서 위가놈이 하원길을 급히 보낸 거였다.) 암자가 있는 봉우리 쪽으로 날아가는 청풍과 흑요정을 보며 달려가고

 

#214>

진상파가 머무는 암자의 건물. 문이 열려있고. 문 좌우에는 숙영비구니와 눈에 초점이 없는 패소정이 서있다. 문 앞에는 하원길이 서서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열린 문을 통해 진상파가 구숙정과 마주 앉아있는 게 보인다. 구숙정이 등을 보이고 있고. 진상파는 허리에 치룡퇴를 달고 있다.

구숙정; [더 이상 시간 끌기는 통하지 않는다.]

구숙정; [오늘, 아니 지금 즉시 결정을 내려라.] [소가주와 백년가약을 맺을 것인지 말 것인지!] 윽박지르고

진상파; [너무 늦었군요.]

구숙정; [뭐라? 너무 늦어?] 찡그리고

문 밖에서 들여다보던 하원길도 의아해하고

진상파; [사신의 낫이 목에 걸려있는 게 느껴지지 않으시나요?]

구숙정; [사신의 낫이 목에 걸려있다?] 움찔하며 목을 만지고

진상파; [여러분들 중 대부분은 오늘 세상을 하직하시게 될 거예요.] 한숨

하원길; [허어!] 어이없고. 숙영비구니도 뭔일인가 하며 돌아보고

구숙정; [이년이 보자보자 했더니...] 벌떡 일어나고

구숙정; [말로 해선 안되겠다! 개처럼 끌고 무림맹으로 가주마!] 진상파의 목을 움켜잡으려 손을 뻗고. 하지만 그 직후

콰득! 누군가의 손이 구숙정의 목을 뒤에서 움켜잡고.

구숙정; [악!] 목이 잡혀 비명.

한숨 쉬는 진상파

화악! 돌풍과 함께 방안에 나타나는 청풍. 극도의 분노로 눈 부릅.

하원길; [이... 이청풍!] 기겁하며 물러서고

청풍; [네년이 말한 대로 해주마!] 콰득! 손아귀에 힘을 주고

구숙정; [끄아아악!] 목이 부러지려 하며 비명

진상파; [손속에 사정을 두어주세요.] 한숨 쉬며 말하고. 얼굴이 조금 발개진 상태

청풍; [크아!] 돌아서며 구숙정을 바닥에 패대기 친다

구숙정; [꺽!] 엄청난 충격에 기절하고

하원길; [허억!] 공포에 질리고. 금급 무사들도 놀라 물러서는데

청풍; [소저! 찾아뵙는 것이 너무 늦었습니다.] 진상파를 돌아보고

진상파; [아니, 아니랍니다.] 미소 지으며 고개 젓고

진상파; [충분히 빨리 찾아와주셨답니다.] 촉촉한 눈길

청풍;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버러지들을 처리하고 정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돌아서고

밖으로 나가는 청풍. 공포에 질려 물러서는 하원길과 숙영비구니와 금급무사들. 패소정은 원래 자리에 로봇처럼 서있고

청풍; [기회를 주겠다.] 살벌하게 말하고

퍼뜩 정신 차리는 하원길

청풍; [달아난다면 굳이 쫓아가 죽이진 않겠다.] 밖으로 나온다. 패소정이 문 옆에 서있지만 신경 쓰지 않고

하원길; [개소리를...] 창! 검을 뽑고

창! 차앙! 금급 무사들도 무기를 뽑고. 숙영비구니만 겁에 질려 주춤거리고

하원길; [누가 죽을지 보자! 쳐라!] 딱! 손가락을 튕기고. 순간

화악! 패소정의 거구가 청풍을 덮친다. 강력한 주먹질을 하며. 하지만.

청풍; [잠시 쉬시오.] 콕콕! 이미 패소정의 가슴 몇곳을 손가락으로 찌르는 청풍

패소정; [끄윽...] 눈에서 초점이 사라지고

<손을 쓰는 게 보이지도 않았다!> 하원길, 숙영비구니, 금급무사들 경악

콰당탕! 야하게 나뒹구는 패소정. 기절했고. 신경 쓰지 않고 하원길 등에게 다가가는 청풍.

청풍; [달아날 수 있는 기회는 주었다.] 슥! 허리띠에 꽂고 있던 극품추혼정을 뽑고

하원길; [동... 동시에 쳐라!] 외치며 청풍을 검으로 겨누고

[치... 치자!] [그래봤자 한 놈이다!] [우린 무림맹에서도 금급이다!] 청풍에게 쇄도하는 금급무사들. 숙영비구니만 뒷걸음질치고

진상파가 한숨을 쉬며 눈을 감고. 직후

쩍! 모든 금급 무사들 목을 섬광이 스치며 잘라버린다. 구체적으로 잘라지는 건 묘사하지 말고

청풍이 극품추혼정을 휘두른 자세로 서있다. 극품추혼정에서 아주 긴 섬광이 휘어져서 뻗어나가고 있다.

하원길; [!] 눈 부릅 경악

[크악!] [케엑!] 비명과 피가 난무하고. 몰살당하는 금급무사들

하원길; [히익!] 돌아서서 달아나고

[악!] 숙영비구니도 반대 방향으로 달아나고

청풍; [먼저 간 동료들이 기다린다. 따라가라.] 쩡! 살벌하게 말하는 청풍의 정수리 위로 빛의 칼날이 치솟는다. 뇌정인이다

하원길; [헉!] 달아나다 돌아보다 기겁

쩡! 청풍의 정수리에서 튀어나온 빛의 칼날이 번개처럼 날아들고 있다

하원길; [안돼!] 검을 휘둘러 막으려 하지만

쩍! 검을 토막 내고 하원길의 목도 관통하는 빛의 칼날

숙영비구니; [악!] 달아나다가 하원길이 죽는 모습 보며 비명. 빛의 칼이 하원길의 목을 관통하며 지나간다. 하원길은 팽그르 돌며 쓰러지고. 검은 토막 났고

눈 부릅뜨며 숙영비구니를 돌아보는 청풍.

<숙영이 년이 위진천의 앞잡이었네.> 신도대낭의 말을 떠올리는 청풍.

청풍; [살려둘 이유가 없다!] 고개 젓고

투학! 하원길을 죽인 빛의 칼이 숙영비구니를 향해 날아가고

숙영비구니. [안돼!] 비명 지르며 달아난다. 돌아보며

그년의 등으로 날아드는 빛의 칼

<가엾고도 비참한 인생이랍니다.>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진상파의 모습. 눈을 감고 있다. 눈 부릅뜨는 청풍

청풍; (어쩔 수 없군.) 고개 젓고

슈칵! 숙영비구니를 관통하기 직전에 홱 방향을 틀어 비켜가는 빛의 칼

숙영비구니; [악!] 콰당탕! 나뒹굴고

퍼억! 텅! 그대로 봉우리 아래로 굴러 떨어지는 숙영비구니

청풍; (계집을 죽이면 두고두고 찜찜하겠지.) 슈욱! 날아오는 뇌정인을 향해 오른손을 펼치고

슈욱! 청풍의 오른손으로 스며드는 빛의 칼.

진상파; [전설 속의 뇌정인을 보게 되는군요.] 암자 안에 단정히 앉아서 말하고. 눈을 떴다. 암자 바닥에는 기절한 구숙정이 널브러져 있다. 돌아보는 청풍.

진상파; [이공자만큼 전화위복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분도 없겠어요.]

청풍; [그저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멋쩍게 웃고. 그때

[상파야!] 휘익! 외치는 소리와 함께 현장으로 날아 내리는 매화모모. 돌아보는 청풍

매화모모; [그 동안 무고한 것이냐?] 청풍에게 고개 까닥이며 암자로 다가가고

진상파; [걱정 끼쳐드려 죄송해요.] [제가 쓸모가 있었던 때문인지 마교도 험하게 취급하지는 않았답니다.] 고개 숙이고

매화모모; [그렇다니 다행이다.] 안도하고 그제야

매화모모; [이공자! 우리가 큰 신세를 졌네.] 청풍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고

청풍; [별 말씀을...] 마주 고개 숙이고

매화모모;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듣기로 하고...] [동행이 있었던 것 같은데...] 두리번

청풍; [나와서 인사드리십시오 부인.] 누군가에게 말하고. 그러자

스스! 암자 옆에 사람 형상이 서리더니

쿵! 쓰고 있던 망토에 달린 모자를 두 손으로 벗으며 모습을 드러내는 흑요정

매화모모; [허어! 너무도 놀라운 은신술이로구먼. 노신은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어.] 흑요정을 보며 감탄하고

청풍; [흑요정이라는 분입니다. 인연이 있어서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눈치 보며

매화모모; [흑요정...] [어쩐지 들어본 적이 있는 이름 같은데...] 흑요정을 살피며.

청풍; (나이가 있어서 흑요정의 존재를 알 수도 있겠구나.) 위기감. 그때

진상파; [소정 언니를 데리고 와주시겠어요?] 진상파가 말하고

청풍; (살았다.) + [예!] 패소정에게 다가가고

청풍; (처녀 몸에 손을 대는 건 결레겠지.) 손을 내밀고

스륵! 둥실 떠오르는 패소정의 몸뚱이

매화모모; (격공섭물(隔空攝物;거리들 둔 채 물건을 움직임)을 저토록 자연스럽게 구사하다니...) 놀라고

매화모모; (못 본 사이에 놀라운 기연이 있었겠구나.) 패소정을 염동력으로 들고 암자로 들어가는 청풍을 따라가고

청풍; [모셔왔습니다.] 스륵! 패소정을 진상파 앞의 바닥에 내려놓고. 반듯하게 눕는 패소정

진상파; [수고하셨어요.] 패소정에게 몸을 숙이고

흔들이는 치룡퇴

청풍; (치룡퇴를 쓰면 상대가 누구라도 제압할 수 있을 텐데...) 그걸 보고

<그럼에도 치룡퇴를 쓰지 않은 건 피를 보기 싫어서였겠구나.> 진상파가 패소정의 이마에 손가락을 대는 것을 배경으로

지잉! 패소정의 이마에 닿은 진상파의 손가락이 빛나고. 그러자

퍼득! 감전된 듯 몸을 떠는 패소정

천천히 눈을 뜨는 패소정

청풍; (정신이 돌아왔구나.)

진상파; [고생하셨어요.] 손가락을 떼고

[!] 무언가 느끼고 눈 부릅뜨는 패소정

패소정; [헉!] 벌떡 일어나며 비명

패소정; [아가씨! 무고... 무고하신지요?] 무릎 꿇으며 급히 두리번. 그러다가

[!] 눈 부릅뜨는 패소정.

패소정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143>의 장면이다

 

콱! 갑자기 진상파의 목을 움켜잡는 패소정의 커다란 손아귀. 정면이 아니라 옆에서 움켜쥔 모습이고

[네년...] [무슨 짓이냐?] 기겁하며 의자에서 박차고 일어나는 신도대낭과 매화모모. 하지만

패소정; [움직이지 마라!] 목을 움켜쥔 진상파를 앞으로 내밀며 고함치고. 인형처럼 답싹 들려 신도대낭과 매화모모를 향하는 진상파

[조... 조심...] [멈춰라!] 기겁하며 물러서는 신도대낭과 매화모모

패소정; [이 계집이 무사하길 원한다면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마라!] 진상파로 자기 앞을 가리며 외치고

회상 끝

 

패소정; [내가... 내가 무슨 짓을...] 무릎 꿇은 채 덜덜 떨며 자신의 손을 보고

청풍; (자신이 그동안 무슨 짓을 했는지 떠올렸겠구나.)

진상파; [자책하지 마세요 소정언니.] 웃고

패소정; [아... 아가씨...] 돌아보며 울고

진상파; [언니는 실혼고에 중독당해 이지를 잃은 상태였답니다.] [자책할 일도, 부끄러워할 일도 아니에요.]

패소정; [마교... 마교 놈들이 내게 실혼고롤...] 덜덜 떨고

진상파; [몸과 함께 마음도 잘 다스리세요. 지나친 살의는 영혼을 피폐하게 만드니...] 권고하지만

패소정; [마교! 마교!] 치를 떨며 이를 갈고

패소정;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 으아아아! 두 주먹 불끈 쥐고 울부짖는다. 진상파가 예지력으로 보았던 장면이다. 이어

패소정; [끄윽! 죄송... 죄송합니다 아가씨. 죄송합니다.] 진상파 앞에 머리를 박고 오열

한숨 쉬는 진상파. 그러다가

진상파; [공자께 부탁이 있어요.] 고개 돌려 청풍을 보고

청풍; [말씀하시지요.]

진상파; [서둘러 노산까지 다녀와 주셨으면 해요.]

청풍; [노산이라면...] 흠칫

진상파; [저 자신과 관련된 일이라 자세히 떠오르지는 않지만... 마음이 불안하여 진정되지 않는군요.]

청풍; (삼비검조님의 신변에 변고가 생길지도 모르겠구나.) + [즉시 노산으로 달려가겠습니다.] 포권하고

진상파; [또 신세를 지겠어요.] 고개 숙이고

청풍; [다녀오겠습니다.] 밖으로 나가고. 이어

청풍; [흑부인! 이곳에 남아서 진소저를 지켜주십시오.] 흑요정에게

눈이 빛나기만 할 뿐 대답하지 않는 흑요정

청풍; [흑부인은 오랫동안 깊이 잠들어있었던 탓에 인지능력에 문제가 있습니다. 모모께서 보살펴주셨으면 합니다.]

매화모모; [걱정 말고 다녀오게나.]

청풍; [그럼 가급적 빨리 다녀오겠습니나.] 부악! 청풍의 몸 주위에서 돌풍이 일더니

화악! 미사일이 쏘아지듯 까마득히 날아가는 청풍.

매화모모; [가공하다는 말 밖에는 할 수가 없구먼.] 이미 까마득히 멀어진 청풍을 보며 감탄

매화모모; [저 정도 경신술을 구사할 수 있는 인물은 찾아보기 어려울 게야.] 생각하다가 흑요정을 보고

혼자 남겨진 아이처럼 안절부절 못하는 흑요정

매화모모; [진정하게나.] 다가가 다독이고

매화모모; [금방 다시 돌아올게야.] 달래지만 흑요정은 울먹이며 청풍이 사라진 곳만 보고

진상파; (쉽지 않은 경쟁자네.) 한숨 쉬고. 패소정 옆에 앉아 패소정을 다독여 달래며

<하긴 이공자 주변의 미녀가 한둘이 아니긴 할 테지만...> 암자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215>

<-무림맹> 저녁 무렵

대청 건물; 삼엄한 경비

[!] 책상 앞에 앉아 있다가 벌떡 일어나는 위진천. 손에는 편지를 들고 있다. 책상 건너편에는 나이 든 금급무사 한 놈이 눈치를 보고 있고

<제칠마왕은 제압당하고 하총관은 살해되었어요. 진상파는 더 이상 인질로 써먹을 수 없게 되었어요. -숙영> 숙영비구니의 모습을 배경으로 편지 내용

편지의 내용

위진천; [이청풍! 그놈이 벌써 항산에 나타나 진상파를 구했다고?] 부들부들

금급무사; [숙영아씨만이 겨우 목숨을 부지하여 전서구를 날려보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눈치 보며 말하고

위진천; (진상파가 내 손아귀에서 떠난 것을 알게 되면 사부가 움직인다.) 비지땀. 삼비검조 진무륜을 떠올리고

위진천; (사부가 무림맹으로 돌아오게 하면 절대 안된다.) + [만검총 근처에 머물고 있는 적청에게 전서구를 날려라!]

위진천; [만검회랑을 폭파시키라고!]

금급무사; [존명!] 포권하고

서둘러 나가는 금급무사

위진천; (급전직하...) 다시 의자에 앉고

위진천;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사부의 생사 여부와 상관없이 지금의 내 지위도 위태로워진다.)

위진천; (미리 만반의 준비를 해둬야 한다.) 장세명을 떠올리며 음산하게 웃고. 식은땀을 흘리면서

 

#216>

산중의 어느 절. 제법 규모가 있고.

중들이 돌아다니는데 눈빛이 살벌해서 평범한 중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외진 곳의 어느 건물. 경비서는 중들

흠칫! 건물 앞으로 날아내리는 검객의 뒷모습. 독검사랑이지만 앞 모습을 보여주지 말고

급히 고개 숙이며 길을 터주는 중들

 

건물 내부.

음양선고; [니미... 어쩌다가 우리가 이 외진 산속에 생쥐마냥 숨어 지내는 신세가 된 걸까?] 술을 마시며 신세한탄. 넓직한 실내. 음양선고가 거령탑마와 마주 앉아 술을 마시고 있다. 둘 다 벽운영에게 당한 상처가 몸에 남아있다. 특히 목에 핏줄이 여럿 나있다. 술병 여러 개와 술잔도 몇 개 놓여있고. 안주는 없다.

거령탑마; [답답하더라도 한동안 여기서 지내야한다.] 술을 마시고. 워낙 거구라서 상당히 큰 술잔이지만 아주 작아 보인다.

거령탑마; [황금전장의 이목은 어느 곳에든 깔려있다.] [인간들이 많이 오가는 곳에 머물면 단박에 포착당할 것이다.]

음양선고; [들키면 들키라지!] 코웃음

음양선고; [우릴 잡겠다고 몰려오면 모조리 때려죽이면 될 거 아닌가요?] 샐쭉

거령탑마; [황금전장의 전력을 얕보면 안된다.] 심각

거령탑마; [그것들이 진심으로 죽이겠다고 나설 경우 무사할 수 있는 자는 드물다.]

거령탑마; [벽비의 존재를 통해 깨달았겠지만 황금전장은 관부까지도 어렵지 않게 움직일 것이다.] 심각

거령탑마; [어쩌다보니 본교는 세상 전체와 싸우게 된 것이다.]

음양선고; [에둘러 말할 거 없어요.] 눈을 흘리고

음양선고; [황금전장이 들고 일어난 게 나의 유흥 때문이라는 거 알고 있으니...] 여자 모습인 자신이 벽세황을 올라타고 농락하던 장면 떠올리며

한숨 쉬는 거령탑마. 그때

[작금 사태의 원인을 알고 있다니 그나마 다행이오.] 덜컹 문을 열고 들어오는 독검사랑

음양선고; [여덟째! 너 어째 말에 싸가지가 없다.] 노려보고

독검사랑; [사실을 말한 건데 싸가지 운운하는 거요?] 문을 닫고

거령탑마; [어서 와라.]

음양선고; [너 이 새끼 누나 염장 지르러 찾아온 거냐?]

독검사랑; [염장 지르러 온 게 아니라 구원해주러 온 거요.] 털썩 주저앉고

음양선고; [구원해주러 왔다? 무슨 개소리를...] 거령탑마가 독검사랑이 내미는 술잔에 술을 따라주는 걸 보며

독검사랑; [여섯째 누님, 아니 형이라고 해야 하나?] 술잔으로 거령탑마가 따라주는 술을 받으며

독검사랑; [하여간 교중에서 제육마왕에 대한 징계 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오.]

찡그리며 노려보기만 하고 반박 못하는 음양선고

독검사랑; [황금전장에 추살당하는 것보다 교중에서 죄인 취급 받는 상황부터 타개해야할 거요.] 술 마시며

음양선고; [알아! 문제는 해결책이 딱히 없다는 것뿐이야.] 토라지고

음양선고; [교중의 늙은이들은 평소에도 날 백안시해왔잖아.] [ 그 늙은이들 마음을 무슨 수로 돌릴 수 있겠어?] 토라지고

독검사랑; [압도적인 전공을 세우면 되지 않겠소?] 술 마시며

음양선고; [압도적인 전공?] [고루시마 오라버니와 아홉째가 시도했다 실패한 용설약이란 년을 생포하자는 거야?]

독검사랑; [극품당은 한번 당해봐서 용설약을 보위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하고.] [삼태상께서 나서기 전에는 용가년을 잡는 건 쉽지 않을 거요.]

음양선고; [용가년 잡는 것에 필적하는 전공이라면 혹시...]

독검사랑; [또 다른 구중천의 수괴가 강호에 나왔고... 잘만 하면 생포할 수도 있소.]

음양선고; [우리끼리 구중천 중 한 문파의 주인을 잡는 건 낙타가 바늘 구멍 지나가는 것만큼 어려운 일인데...]

독검사랑; [상대가 강호초출인 새파란 애송이라면 어떻소?] 의미심장

음양선고; [강호에서 살아가려면 경험이 칠, 무공이 삼이라고 했어.] [무공이 아무리 강해도 어수룩하면 해치울 가능성이 있지.] 끄덕

독검사랑; [내가 물어온 제보의 주인이 바로 그 비유에 어울리는 년이오.]

음양선고; [그년?] 눈 치뜨고

거령탑마도 눈 번뜩

독검사랑; [신비각의 신임 각주, 영청공주라는 계집이 무산을 향해 가고 있다고 하오.] 의미심장하게 웃고

[!] [!] 무언가 깨닫고 눈 치뜨는 음양선고와 거령탑마

 

#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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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

경치 좋은 강가. 높은 절벽 위.

절벽 위에 세워져 있는 암자. 암자 앞마당에는 장작이 높게 쌓여있고 그 장작 위에 목만 남은 지마태상의 시체와 그가 걸치고 있던 옷이 올려져 있다. 장작더미 앞에 청풍이 무릎을 꿇고 앉아있다. 청풍 앞에는 지마태상의 가슴에 박혀있던 극품추혼정과 천독비가 나란히 놓여있다. 천독비는 칼집에 들어있다.

장작더미 주변을 중들이 돌며 독경하고 목탁을 두드린다.

좀 떨어진 곳에는 흑요정이 소수선자와 함께 서서 보고 있다. 흑요정은 흰색 옷을 걸치고 있으며 유령천익을 그 위에 걸치고 있다.

염불하며 장작더미 주변을 도는 중들

합장하는 소수선자. 멍하니 서있는 흑요정

흑요정을 조금 돌아보는 소수선자

흑요정의 시선이 청풍을 향하고 있다.

소수선자; (이 여자는 볼수록 기분이 묘해진다.) 곁눈질로 흑요정을 보고

<살아 숨쉬는 인형 같다고나 할까? 죽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살아있는 사람으로 보기도 어렵고....> 흑요정의 모습 배경으로

소수선자; (혼백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데 또 사제에게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는다.) 흑요정이 청풍을 보는 걸 보며

소수선자; (아마 사제에 의해 되살아난 때문일 텐데...) 찡그리고

소수선자; (이래저래 심란하게 만드는 존재다. 사제의 삶에서 분리하는 게 불가능할 것 같으니...) 소리 죽여서 한숨

합장한 채 장작저미 위의 지마태상 머리를 보는 청풍.

<마교는 고금제일마, 아니 고금제일인이신 천마(天魔)께서 창건했다.> 지마태상 머리를 배경으로 지마태상의 말을 떠올리는 청풍.

이하 나레이션

 

<천마조사님에게 후계자가 없었다. 그분의 절기는 너무도 심오하여 한 사람이 다 익혀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른 작품의 천마가 단상에 놓인 화려한 의자에 앉아있고. 천마가 앉아있는 단상 아래 약간 옆에는 판빙빙을 닮은 절세미녀가 강보에 싸인 아기를 품에 안고 앉아있다. 그 앞에 두 명의 청년이 서서 포권하고 있다. 한명은 체격이 장대하고 다른 한명은 날렵하다.

<창건자이신 천마조사님에게 제대로 된 후계자가 없었던 탓에 마교의 교주 자리는 공석으로 남게 되었다.> 천마가 앉아있던 화려한 의자가 비어있다.

<어쩔 수 없이 마교는 교주를 보필하는 삼태상에 의해 영도되어왔다. 혈마태상(血魔太相), 지마태상, 전마태상(戰魔太相)이 삼태상이다.> 비어있는 화려한 의자가 놓인 단상 아래 세 명의 남녀가 수수한 의자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단상을 등진 위치의 의자에는 서너살 쯤 된 계집아이를 품에 안은 절세미녀가 앉아있고. 그 앞에 두 명의 사내가 마주 앉아있는 모습이다.

<초대 혈마태상은 천마조사님의 애첩이었다. 천마서시(天魔西施)라 불리던 그분은 천마조사님에게 딸을 하나 낳아주셨다.> 계집아이를 안고 있는 절세미녀. 아름답고 도도하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천마희(天魔姬)라 불리는 천마조사님 딸의 후손들은 대대로 딸만 낳았다. 역대 혈마태상은 늘 여자였다.> 절세미녀의 품에 안겨있는 계집아이를 배경으로

<초대 지마태상과 전마태상은 천마조사님의 제자들이었다. 대단한 자질을 지닌 인재들이긴 했지만 천마조사님의 심오한 절기를 모두 익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 때문애 누구도 천마조사님의 후계자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절세미녀 앞에 나란히 앉은 두 명의 사내. 한명은 거구에 우직한 인상이고 한명은 수려한 외모에 평균적인 체형. 전마태상은 철마를 연상시키고 지마태상은 젊은 시절의 지금의 지마태상과 비슷한 분위기다.

<지마태상은 마교의 두뇌역활을 해왔으며...> 지마태상의 모습

<전마태상은 마교의 무력을 담당했다.> 전마태상의 모습

<마교에는 삼태상 외에도 또 하나의 세력이 존재한다. 십마전(十魔戰)이 그것이다.> 나란히 앉은 삼태상. 그 앞에서 인사하는 열명의 남녀들. 여자 둘에 남자 여덟인 조합. 실루엣으로 묘사. 남자들은 체격이 제각각이다. 지금의 십대마왕들인 흡정마녀, 백변마왕, 신행태보, 고루시마, 거령탑마, 음양선고, 구숙정, 독검사랑, 식인혈랑, 위진천 분위기의 실루엣으로 묘사

<십마전은 강호에서의 활동을 위해 훗날에 만들어진 세력이다. 십대마왕이 십마전 소속이며 형식상으로는 지마태상과 전마태상의 지휘를 받는다.> 십대마왕들의 실루엣

<삼태상의 가문과 십마전을 합쳐서 마교사가(魔敎四家)라고도 불린다.> 삼태상과 십대마왕 전체를 보여주는 화면 배경으로

회상 끝

 

[아미타불!] 나이 든 중이 청풍에게 다가오고. 횃불을 들고 있다.

중; [시주께서 점화하시지요.] 횃불을 일어나는 청풍에게 내밀고

청풍; [감사합니다.] 두 손으로 햇불을 받으며 고개 숙이고

이어 횃불을 장작에 대고. 장작에는 기름이 부어져 있다.

화악! 불길이 세차게 일어나 장작 더미를 휩싸고

합장하며 독경하는 중들

소수선자도 합장하고

횃불을 든 채 장작더미 위의 지마태상 머리를 보고

떠오르는 지마태상의 말

<노부는 꿈이 컸고 욕심도 많았다.> 불길에 휩싸이는 지마태상의 머리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이하 나레이션

 

<마교의 교주가 되어 천하를 정복하는 것이 노부의 궁극적인 목표였다. 이에 혈마태상과 전마태상을 실각시켜 마교를 한 손에 틀어쥘 계획을 오랜 세월 동안 차근차근 진행시켰다.> 아주 아름답고 또 막강해 보이는 여전사와 보디빌더같은 체격을 지닌 사내의 실루엣. 혈마태상과 전마태상이다. 그들과 마주 선 노인의 뒷모습, 지마태상의 뒷모습이다.

<결국 혈마태상은 노부가 꾸민 불미스러운 사건에 말려들어 폐관에 들어갔으며 전마태상은 스스로의 역부족을 깨닫고 몸을 숨겨버렸다!> 떠나는 전마태상과 밀실에 혼자 앉아 운기조식하는 혈마태상. 두 사람 다 실루엣으로만 보여주고

<마교의 주인이 되겠다는 노부 필생의 숙원이 마침내 이루어진 것이다! 십여 년 전의 일이었다.> 산 위에 서서 마교를 내려다보며 광소를 터트리는 지마태상의 모습. 여기서 지마태상의 본래 모습 처음으로 보여줄 것. 이후로 극품당주가 지마태상의 모습을 하고 나올 것이므로 중요한 캐릭터임. 수염을 단정하게 기르고 수려한 인상. 제갈공명을 연상시킨다. <아랑힐월>에 나온 위태무 캐릭터를 차용.

<헌데 마교를 장악한 노부가 천하정복이라는 더 큰 야심을 실현시키려는 순간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어떤 놈이 노부가 즐겨 마시는 차(茶)에 강력한 산공독(散功毒)을 타 놓은 것이다.> 탁자에 엎어져 목을 움켜쥐고 괴로워 하는 지마태상.

<무심결에 마신 산공독의 독성은 너무도 강력했다. 마신지체(魔神之體)를 이룬 노부였건만 견디지 못하고 혼절했으며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절망하고 말았다. 얼굴은 가죽이 벗겨지고 팔 다리가 모두 잘려진 상태였다!> 얼굴 가죽이 벗겨지고 팔 다리가 잘린 모습으로 철제 침대에 누어 경악하는 지마태상. 이하는 얼굴 가죽이 벗겨진 모습. 지마태상 앞에 서있는 누군가의 뒷모습. 서생들이 쓰는 모자를 쓴 노인이다. 수염이 아주 길다. 그가 바로 극품당주 용무극이다. 용무극 뒤에는 귀수신의가 수술용 칼을 들고 서있다.

<흉수는 극품당의 당주였던 용무극이었다. 그자는 오래전에 마교에 잠입하여 마교를 장악할 기회를 노려왔던 것이다. 매미를 노리는 사마귀를 참새가 다시 노리는 셈이었다!> 지마태상의 얼굴 가죽을 들고 불구자가 된 지마태상을 내려다보고 있는 극품당주 용무극의 앞 모습. 자애스럽고 학식이 깊어 보이는 노 문사의 모습이다.

<끔찍한 고문이 이어졌다. 용무극은 노부로 완벽하게 변신하기 위해 노부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자백하게 만들었다.> 푸줏간의 고기덩이처럼 벽에 쇠사슬로 묶여있는 얼굴 벗겨진 지마태상. 고통에 몸부림친다. 용무극이 지마태상 왼쪽 가슴에 시뻘겋게 달궈진 극품추혼정을 박고 있다. 극품추혼정이 박히는 부위가 타들어가며 연기가 피어오른다/

<상상도 못했던 고문에 노부는 놈이 원하는 모든 걸 털어놔야만 했다.> 뭐라 울부짖는 얼굴 가죽 벗겨진 지마태상. 용무극이 그 앞에 서있고 용무극 뒤에 놓인 책상에는 귀수신의 이세창이 앉아서 빈 책에 무언가를 적고 있다.

<비록 끔찍한 고문에 굴복했지만 노부의 의자가 완전히 꺾인 것은 아니었다. 노부가 모든 걸 실토했다고 여긴 용무극의 감시가 느슨해졌다.> 열린 철문으로 나가는 용무극. 철문 밖에서 책을 든 채 철문을 닫으려는 귀수신의

<노부가 용무극에게 실토하지 않은 무공이 한 가지 있었다. 천마조사께서 남기신 오대절기 중 역천마공(逆天魔功)이 그것이다. 역천마공을 익히면 머리가 완전히 으스러지기 전에는 죽지 않을 수 있다.> 벽에 매달린 채 이를 가는 지마태상. 지마태상의 몸뚱이가 빛에 휩싸인다.

<역천마공으로 미약하나마 힘을 회복한 노부는 마교 총단을 빠져나왔다. 그리고는 본교에 의해 멸문지화를 당한 유령궁의 폐허로 숨어들었다.> 무덤이 가득한 어느 계곡. 그 무덤 중 하나로 기어들어가는 팔 다리가 없는 지마태상. 가슴에는 극품추혼정이 박혀있고.

<유령궁의 모든 힘이 숨겨져 있는 유령천세부의 존재는 노부만이 알고 있었다. 노부는 일찍이 유령천세부를 발견했지만 비밀로 해두었다. 혈마태상, 전마태상을 상대할 때 유령궁의 힘을 써먹을 속셈에서였다.> 수많은 석관들이 놓여있는 유령천세부로 기어들어오는 지마태상

<십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절치부심한 노부는 잃었던 내공의 태반을 회복했고 용무극에게 복수할 자신이 생겼다.> 팔 다리는 없지만 허공에 떠서 미친 듯이 웃는 지마태상. 장소는 석관들이 즐비한 유령천세부다.

<하지만 결과는 네가 본 그대로다. 노부는 극품당주에게 복수하는 것은 고사하고 놈의 부하인 귀수신의 이세창의 독수에 죽음을 맞게 되었다.> 고루시마로 위장한 화르르! 현실로 돌아와서 완전히 불길에 휩쌓인 장작더미와 그 위의 지마태상의 머리통. 그 앞에 서서 보고 있는 청풍.

 

<노부에게 소원이 있다면 간교한 용무극으로 하여금 지은 죄에 대한 업보를 치루게 하는 것이다.> 화르르! 불길에 휩싸인 지마태상의 머리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용무극의 야심을 저지해다오. 아울러 혈마태상과 전마태상에게 노부의 참회를 전해주길 바란다.> 위 장면의 연속

청풍; (어떤 삶을 살았고 무슨 죄를 지었든 상관없다.) 휙! 횃불을 장작더미에 던지고

청풍; (죽음과 함께 모든 사연과 죄도 함께 세상에서 사라지는 법이니...) 합장하며 고개를 숙인다. 이어

바닥에 놓여있던 천독비와 극품추혼정을 집어든다.

천독비는 품속에 넣고

극품추혼정을 두 손으로 들어 자세히 보는 청풍

지잉! 징! 극품추혼정이 미미한 진동을 일으키고

청풍; (극품추혼정...) 살펴본다.

표면에 깨알같은 글들이 가득 적혀있다.

청풍; (극품당의 비밀병기로 상대의 내공을 흡수하는 힘을 지녔다.) (그래서 금강불괴라 해도 극품추혼정에 당하면 말라비틀어져 죽을 수 밖에 없다.)

청풍; (용무극은 지마태상을 천천히 말려죽일 목적으로 이걸 심장에 박아 넣었겠지만...)

청풍; (지마태상은 모든 힘을 거스르는 역천마공을 수련해서 죽지 않을 수 있었다.)

청풍; (뿐만 아니라 죽기 직전에 자신의 모든 능력은 극품추혼정에 주입해놓기까지 했다.)

<극품추혼정 표면에 새겨져 있는 깨알보다 작은 글들이 역천마공의 수련비결이다.> 극품추혼정 표면에 새겨져 있는 작은 점들을 배경으로

청풍; (역천마공을 구사할 수 있게 되면 극품추혼정에 깃들어 있는 지마태상의 능력을 흡수할 수 있다.)

청풍; (그렇게 되면 단번에 지마태상에 필적하는 고수가 될 수 있는데...) + [!] 생각하다가 무언가를 느끼고

극품추혼정을 내리며 돌아보는 청풍.

소수선자도 돌아보고

암자로 통하는 길로 올라오는 풍채 좋은 노부인. 허리에 칼을 차고 있다. 신도대낭이다.

청풍; (저분은...) 극품추혼정을 허리띠에 꽂으며 돌아서고.

신도대낭; [맹주님께서 말씀하긴 대로구먼.] 미소 지으며 다가오고

신도대낭; [북망산 근처에서 기다리면 자네를 만날 수 있다는 예언이 사실이었어.]

 

#208>

<-무림맹> 낮. 우중충한 날씨.

무림맹으로 날아드는 독수리. 식인혈랑이 날려보낸 독수리다.

 

대청 건물. 눈빛이 살벌한 금급무사들이 경비 서고 있고. 무림맹 사람들이 그자들 눈치를 보며 지나다니고

위진천; [!] 보고서를 읽으며 놀라고. 책상을 앞에 두고 앉아있다. 위가장 총관인 하원길이 책상 건너평에 서있다.

하원길; [제구마왕이 잔인하긴 해도 경솔한 성격이 아님은 아실 것이외다.] 눈치 보며.

하원길; [그래서 제구마왕이 지급으로 보내온 전서의 내용이 사실이라고 봐야하는데...]

하원길; [어떻게 가능했는지 모르지만 이청풍은 무저금마갱을 빠져나온 게 확실합니다.]

위진천; [하하하!] 어이없어 웃으며 보고서를 책상에 던지고. 등을 젖힌다.

위진천; [살다보니 말도 안되는 일을 만나게도 되는군.] 천장 보며 허탈하게 웃고

하원길; [이청풍은 무저금마갱을 빠져나왔을 뿐 아니라 무공도 비약적으로 강해져있다고 합니다.] 눈치를 보며

하원길; [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해야할 것입니다.]

위진천; [그놈, 날 잡아 죽이려 하겠지?] 천장 보며

하원길; [소가주가 무림맹을 장악한 사실에서 자신이 당한 일의 배후를 유추해냈을 것입니다.] 고개 끄덕이고

위진천; [북망산에서 이곳 태산까지는 가깝다면 가까운 거리...] [며칠 내로 그놈 얼굴을 볼 것 같군.]

하원길; [북망산에서 볼일이 끝나면 직행할 게 분명합니다.]

위진천; [이래저래 세워놨던 계획들을 급진전시켜야겠군.] 천장 보던 자세에서 몸을 바로 하고

하원길; [하오면...] 흥분

위진천; [사부에게 구순축하 선물을 성대하게 보내고...]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위진천; [진상파에게도 최후통첩을 보내시오.] [내 청혼을 받아들일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하라고!] 음산한 표정

하원길; [거절하거나 지금처럼 애매한 태도롤 보이면...] 눈치 보며

위진천; [제압해서 데리고 오라 하시오. 강제로라도 그년을 내 여자로 삼아야하는 상황이오.] 단호하게

하원길; [소가주의 분부, 즉시 이행하겠소이다.] 고개 숙이고

돌아서서 입구로 가는 하원길

위진천; (무림맹에서의 내 지위는 여전히 불안정하다.) 나가는 하원길 뒷모습 보며

위진천; (이청풍이 쳐들어오면 무림맹 인간들 대부분은 방관하거나 오히려 그놈 편에 설 가능성이 있다.)

위진천; (무림맹 인간들로 하여금 절대적으로 내 편을 들게 하는 방법은 한가지 뿐이다.) (진상파를 내 여자로 만드는 게 그것이다.)

위진천; (무림맹이 일치단결하여 적대하면 이가놈도 날 어쩌지 못할 테고...) 음산하게 웃고

 

#209>

<-노산> 험준한 바위산. 만검총이 있는 그 산. #120> #156>에 나왔었음. 만검회랑이 있는 곳

수많은 검들이 꽂혀있는 분지. 그 끝의 동굴. 만검회랑. 입구 위쪽 절벽에 <萬劍止地>라는 글이 새겨겨 있다. 고풍스러운 한자. 그곳으로 술통을 들고 다가가는 무림맹 무사들. 적청을 포함한 금급무사들이고. 모두 긴장한 표정. 입구에는 장세명이 서있다. 형식상 감독하고 있고

입구 안쪽에 쌓이는 술통들. 더 깊은 안쪽을 눈치 보며 서둘러 돌아 나오는 금급무사들

침통한 표정으로 그걸 보고 있는 장세명

이윽고 마지막 술통이 동굴 입구에 놓인다. 술통이 워낙 많아서 입구가 거의 메워지다시피 했고

적청이 장세명에게 고개 짓하며 동굴 입구를 떠난다.

주먹 불끈 쥐며 노려보는 장세명

적청; (분하고 참담하겠지.) 히죽

적청; (하지만 꼬두레 뚫린 소 신세라 소가주님의 뜻을 거역하진 못할 것이다.)

적청;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장세명이 직접 운반해온 물건이라면 삼비검조도 의심하지 않고 받을 것이다.)

적청; (소가주님이 장세명을 포섭한 목적이고...) 돌아보고

동굴 입구에 가득 쌓여있는 술통들

적청; (머잖아 화려한 불꽃놀이를 보게 되겠구나.) 웃음 참으며 동료들을 따라가고

 

다시 동굴 입구. 장세명이 심호흡을 하고 있다. 이어

장세명; [다시 한 번 구순 생신을 경하드립니다 맹주님!] 동굴 안쪽을 향해 포권하며 허리 숙이고

장세명; [무림의 동도들이 맹주님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보낸 술들이라 소홀히 처리할 수가 없었습니다.]

장세명; [생신이 지나는 대로 다시 옮기도록 하겠습니다.]

<번거로운 일을 했구나.> 동굴 안쪽에서 들리는 음성

장세명; [별말씀을...]

<동도들의 축하를 외면할 수는 없지. 노부의 생일이 지나면 도로 가져가서 다 함께 음복하도록 해라.>

장세명; [분부 받들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돌아서려는데

<세명아!> 동굴 안에서 들리는 음성

장세명; (날 이름으로 부르시다니...) + [하명하실 일이 있으신지요?] 다시 돌아서며 허리 숙이고

<근심 되는 일이 있으면 언제라도 노부에게 털어놓도록 해라.>

장세명; (맹주님!) + [명심... 명심하겠습니다.] 감격하여 고개 깊이 숙이고. 이어

장세명; (용서 하십시오 맹주님!) 비틀거리며 돌아서는 장세명, 이를 악물고

장세명; (속하는 이렇게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비틀거리며 걸어가고. 그런 장세명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176>에 위진천에게 협박당하던 장면이다

 

위진천; [장영롱! 그 이름 하나로 총관에게 확실한 족쇄를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하오만...] 음험하게 웃고

위진천; [설마 사랑하는 딸이 사창가에 팔려가 발정난 놈들의 노리개가 되길 원하는 건 아니겠지요?]

회상 끝

 

장세명; (딸을... 가엾은 영롱이를 불행하게 만들 수는 없다.) 주르르 이를 악물고 눈물을 흘린다.

<그것이 아비가 되는 순간 짊어지게 되는 숙명이니...> 힘없이 멀어지는 장세명

 

#210>

<-금릉> 낮

<-황금전장> 사람들과 마차들이 많이 드나들고. 그 중 한 마차. 사람이 타는 평범한 마차인데 창문이 굳게 닫혀있고. 마부석에는 죽립을 눌러쓴 여자가 마차를 몰고 있다. 눈빛이 날카로운 젊은 여자 무사

입구 안쪽. 황금수라들과 함께 대기하고 있는 부영반 귀견수

귀견수; [원로에 노고가 많으셨소.] 포권

고개 조금 숙이는 여자무사

귀견수; [이리로...] 앞장 서서 안내하고.

마차가 귀견수를 따라가고. 다른 황금수라들은 주변을 경계하며 마차를 따라간다.

 

#211>

황금전장의 깊은 곳. 화려한 건물 앞에 몇 명의 여자들이 서있다. 벽세경, 냉하상, 냉상아, 분이도 있고. 남자는 벽세천 뿐이다. 주변에서 경비 서는 무사들도 여자 황금수라들

초조한 표정으로 두 손 가슴 앞에 모은 채 안절부절 못하는 냉하상

그런 냉하상을 곁눈질하며 한숨 쉬는 벽세경. 그때

다각 다닥 말발굽 소리가 들리더니

건물로 다가오는 마차. 죽립 눌러쓴 여자무사가 모는 마차. 귀견수가 마차을 앞에서 인도하고 있다. 거리는 아직 30미터 정도 남았고

냉상아; [도착했어요 마님!] 흥분해서 말하고

냉하상; [세황아!] 울부짖으며 달려가고

벽세경; [고정하세요 어머니!] 외치며 따라가지만

냉하상; [세황아! 세황아!] 울부짖으며 마차로 달려가고. 귀견수가 난감해하며 멈춰서고

마부석의 여자 무사도 마차를 멈추게 하고

냉하상; [세황아!] 마차로 돌진. 벽세경도 서둘러 따라가고. 그 뒤를 벽세천과 분이도 따라간다.

덜컹! 마차 문이 열리고

벽운영이 벽세황을 부축해서 마차에서 나온다.

놀라 손으로 입을 가리는 벽세천과 분이.

마차에서 내리는 벽세황이 피골이 상접하다. 상당기간 식음을 전폐한 모습

냉하상; [세황아!] 그 모습 보며 찢어져라 비명 지르고. 마차 근처다

냉하상; [이게... 이게 무슨 몰골이냐? 왜 이리 되었어?] 아들을 부여잡고 울부짖고. 힘없이 흔들리는 벽세황

벽세경; (세황이 몰골을 보자 고모님께 인사드릴 경황도 없는 것 같네.) 다가가며 한숨 쉬고

벽운영; [오는 내내 곡기를 끊었다. 아무리 달래도 먹지를 않더구나.] 한숨 쉬고

냉하상; [복수할 거야! 내 아들 세황이를 이꼴로 만든 것들은 구족을 멸해버릴 거야!] 벽세황을 끌어안고 악을 쓰며 우는 냉하상

비통한 표정으로 눈물만 흘리는 벽세황

벽세경; (의모의 살기와 원한이 너무도 생생하게 느껴진다.) 찌릿 찌릿 감전되는 느낌을 받고 한숨

<어떤 식으로든 풍파는 일어나고 말겠구나.> 현장 모습 배경으로 벽세경의 생각 나레이션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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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

<-북망산> 낮. 하지만 하늘은 우중충. 밤 같다.

 

청풍과 지마태상이 싸운 유령천세부. 수많은 관들이 놓여 있는데. 강시들이 들어있던 그 관들이 전부 텅 비어있다. 일부 관들은 깨져 있고.

유령천세부 끝의 벽에는 구멍이 뻥 뚫려있다.

휘익! 그 구멍으로부터 날아 나오는 일남일녀. 청풍과 흑요정이다. 흑요정은 눈에 초점이 없다. 또는 눈동자를 검게 그리지 말거나. 하여간 보통 사람과는 좀 다르게 묘사. 흑요정은 알몸을 유령천익으로 가리고 있다.

[!] 바닥에 내려서다가 흠칫 놀라는 청풍.

텅 비어있거나 깨진 관들

청풍; (유령천세부에 보관되어 있던 강시들이 모두 사라졌다!) 놀라며 여기 저기 관 사이를 돌아다니고. 흑요정은 구멍 근처에 로봇처럼 서서 보고 있고

청풍; (반나절도 채 안 지났는데... 그 사이에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텅 빈 관 사이에 서서 찡그리고

청풍; (설마 지마태상이 강시들을 이끌고 무림으로 나간 걸까?) 생각할 때

<흐흐흐 이런 이런...!> 어디선가 들리는 음산한 웃음소리

청풍; (이 목소리는...!) 눈 번쩍이며 돌아보고

[!] 초점이 없던 흑요정의 눈도 번쩍하며 광장의 한 쪽 끝을 보고. 그곳에도 관들이 널려있다.

<혹시나 했거늘... 네놈이 정말 살아있었구나! 크크크!> 다시 들리는 음성

청풍; [지마태상?] 흑요정이 보는 쪽으로 걸어가고. 거리는 30미터 이상

<그렇다! 본좌다!> 석벽 아래 관들 사이에서 들리는 음성

청풍; [당신 짓이 아니었던 거요? 이곳의 강시들을 빼돌린 게?] 목소리가 들리는 관들 사이로 다가가며 긴장하고

<클클! 물론 내가 한 짓이 아니다.> <강시들을 데려간 건 극품당 당주였던 용무극의 오른팔 귀수신의란 놈이다!>

청풍; [극품당이 무엇 때문에 강시들을 데려간 거요?] 조심스럽게 관들을 살피며 다가가고

<네놈에게는 할 말이 많다. 잔말 말고 노부에게로 와라!> 이어지는 음성

청풍; [좋소! 나도 귀하에게 물어볼 게 많던 참이오!] 휘익! 한 걸음에 광장 끝으로 날아간다.

슷! 흑요정도 소리 없이 그 쪽으로 날아가고

광장 끝에 내려서는 청풍. 그곳의 석관들은 대부분 깨져있고

날아내린 청풍 두리번. 하지만 지마태상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흑요정도 근처에 내려서고

청풍; (분명히 이곳에서 목소리가 들렸는데...!) 의아

<크크! 어딜 두리번거리느냐? 노부는 바로 네 앞에 있거늘...!> 발치에서 들리는 음성

흠칫! 하여 아래를 내려다보는 청풍.

그의 발치에 비스듬히 놓인 길쭉한 석관 잔해. 사람 키 만하고 다른 잔해에 한 쪽 끝이 괴어져 그 아래에 제법 틈이 있다.

청풍; (설마...!) 두두! 놀라며 그 석관 잔해의 한쪽 끝을 두 손으로 들어올린다. 그러다가

청풍; [헉!] 부릅뜨며 아래를 보는 청풍.

[사내놈이 뭘 그리 놀라나?] 쿵! 석관 잔해를 들어올린 아래쪽 바닥에 놓여있는 지마태상의 머리. 목 아랫부분은 완전히 녹아 사라지고 머리만 남은 채 씨익 웃고 있다. 몸이 녹아버리면서 생긴 핏물에는 천독비와 커다란 극품추혼정이 뒹굴고 놓여있다. 지마태상의 몸을 궤뚫었던 극품추혼정은 크기가 줄어서 천독비 정도 크기가 되어 있다.

청풍; [이...이건...!] 놀라 비틀. 관을 쳐든 채로

지마태상; [어허! 조심해라! 들고 있던 거 놓치면 그나마 남은 노부 머리통 박살난다!]

흠칫! 청풍.

청풍; (온몸이 다 녹아버리고 머리만 남았는데도 살아있다니...) 놀라며 석관 잔해를 조심스럽게 옆에 내려놓고

청풍; (그야말로 전대미문이다!) 덜컹! 석관 잔해를 완전히 내려놓고. 이어

청풍; [어쩌다 이렇게 되셨소?] 지마태상의 머리통 앞에 몸을 숙인다.

지마태상; [귀수신의라는 놈이 노부의 옛 수하로 위장하여 암습했다.]

지마태상; [노부의 몸뚱이가 아무리 단단해도 독성부가 만든 천독비에는 견딜 수가 없었지!] 천독비를 곁눈질하며 말

청풍; (저 비수가 천독비...!) 역시 천독비를 보고

지마태상; [귀수신의는 노부가 녹아죽기를 기다렸다가 강시들을 데려갔다.]

직그마황; [하지만 노부는 죽지 않았다. 천독비의 독기가 머리 쪽으로 퍼지기 전에 내 스스로 목 아랫부분을 제거해버렸거든!]

청풍; (맙소사!)

지마태상; [물론 이 상태로는 오래 살지 못한다.] [그래도 제법 시간은 벌 수가 있었다!]

지마태상; [노부의 마지막 도박이었는데 죽기 전에 네놈을 다시 만났으니 성공한 셈... 헉!] 말을 하던 지마태상의 두 눈이 경악으로 물든다.

청풍의 뒤에 유령처럼 서있는 흑요정의 모습.

지마태상; (이...이럴 수가! 노부의 이목을 속이고 다가선 계집이 있다니...!)

청풍; (흑요정 때문에 놀랐군!) 흑요정 돌아보며 피식 웃고. 그때

지마태상; [그 계집 불사강시(不死殭屍)냐?] 덜덜 떨며

청풍; [불사강시?] 의아

지마태상; [유령궁의 모든 정화가 만들어냈다는 전설 속의 마물(魔物)이다.] [영원히 죽지 않고 무엇으로도 죽일 수 없어서 불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지마태상; [마교와 다른 구중천들이 방문좌도에 불과한 유령궁을 마음 속 깊이로부터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불사강시의 존재 때문이었다!]

청풍; [죽지 않고 죽일 수도 없는 불사신같은 존재라면 두려워할만하군요.]

청풍; [하지만 이분은 절대 불사강시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 분이 시체에 불과한 강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마태상; [으음! 그러고 보니...!] 눈을 빛내고

지마태상; [어떤 이유로 뇌가 손상되어 백치가 되긴 했지만 확실히 강시는 아니구나!] 흑요정을 살펴보며

청풍; [흑요정이라는 분인데 백여년 동안 가사상태로 잠들어 있던 것을 제가 깨웠습니다.] [너무 오래 가사상태였던 후유증인지 백치가 되어버렸습니다.]

지마태상; [흑요정!] 놀라고

청풍; [이분에 대해 알고 계신 것 같습니다.]

지마태상; [알다마다!] 끄덕

지마태상; [유령대제는 노부보다 한 세대 전 인물이었지만 여러 방면으로 유명했었다.]

지마태상; [사실상의 천하제일이었으며 말년에는 곤륜노같이 새카만 계집에게 푹 빠져서 조강지처를 홀대한 것으로 비난을 받았었다.] 말하다가

지마태상; [유령대제의 갑작스러운 실종이 그 계집과 관련이 있겠구나.]

청풍; [짐작하시는 대로입니다.] 끄덕

청풍; [자세한 사정은 길어져서 다 말씀드릴 수 없고...] [유령대제는 죽어가는 흑요정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모두 쏟아 부었다고 합니다.]

청풍; [아마 불사강시를 만들기 위해 준비해두었던 안배 역시 이 분의 몸에 고스란히 시술했을 것입니다!]

청풍; [덕분에 이 분은 불사신에 가까운 강인한 몸에다가 추측 불가의 막강한 내공을 지니게 되었지요.]

지마태상; [으핫하하! 재미있구나! 재미있어!] 통쾌하다는 듯 가가대소.

지마태상; [사실 유령대제가 숨겨놓았던 최고의 보물은 그 계집이었다.] 흑요정을 보고

지마태상; [노부가 십여 년의 세월 동안 그렇게도 찾으려 애쓴 것을 네놈은 반나절도 못되어 찾아내다니...!]

지마태상; [결국 노부나 극품당주 용무극, 그 누구도 유령지존(幽靈至尊)이 될 운명은 아니었음이다!]

청풍; (유령지존...!) (유령궁의 진정한 주인을 뜻하는 이름이겠지!)

지마태상; [네가 불사강시나 다름없는 흑요정을 얻었으니 노부가 준비해둔 마지막 안배도 별 쓸모가 없게 되었구나!] 쓴웃음.

청풍; [저에게 부탁하실 게 있으면 말씀하시지요.]

지마태상; [노부를 도와주겠느냐? 널 죽이려고 했던 노부를?] 감격

청풍; [노선배가 제게 입힌 실질적인 피해는 없습니다.] [오히려 여러 가지 덕을 봤지요.] 뒤의 흑요정을 돌아보며 웃고

지마태상; [으하하! 좋다 좋아! 은원이 분명하니 너야말로 대장부다!] 웃고

청풍; [과찬이십니다.] 같이 웃고

지마태상; [넌 노부가 누군지 아느냐?]

청풍; [마교의 고인이실 것이라고만 짐작하고 있습니다.]

지마태상; [그렇다.] [노부는 마교를 지배하고 있는 삼태상 중 지마태상 위천사(威天師)다!] 자부심에 차서 말하고

청풍; (마교 삼태상!) 놀라고

지마태상; [현재 마교에는 지마태상이 존재한다.] 의미심장

청풍; [혹시...] 놀라고

지마태상; [다른 놈이 노부로 위장해 있는 것이다.] 분노. 이를 갈고. 그때

[!] 놀라는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189>의 장면이다.

 

지마태상; [네 년 할애비는 잔인하게도 노부의 얼굴 가죽을 벗기고 사지를 잘라버렸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르지 않았다.] 공중에 반듯이 떠서 용설약과 수평으로 누운 채 그녀를 내려다보며 눈이 광기로 물들고

지마태상; [그 덕분에 손녀인 네가 노부의 사랑을 받을 수가 있게 된 것이야!] 용설약의 귓전에 대고 속삭이고.

회상 끝

 

청풍; [선배로 위장하고 있는 인물이란 게...]

지마태상; [극품당의 전대 당주 용무극이다!] 끄덕

[!] 눈 부릅 놀라는 청풍

 

#206>

산중의 장원. 눈빛이 음침한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고.

<-마교 산서(山西) 지부> 위 장원을 배경으로

장원 내의 화려한 건물. 주변에 인적은 없고

덜컹! 문이 열리고

음양선고가 만족한 표정으로 나온다. 허리띠를 묶으면서

음양선고; [자기, 오늘도 기막혔어!] 웃으며 돌아보고

화려한 침실. 침대에 힘없이 누워있는 벽세황. 잠옷 차림이고.

음양선고; [밤에는 남자 역할을 하게 해줄 테니까 기대해도 좋아.] 요염하게 웃고

치욕에 떠는 벽세황

음양선고; [복이 많다고 생각해!] [특별한 몸을 지닌 누나 덕분에 남자면서 여자 역할도 해보는 거니까.]

음양선고; [아참, 방금 전에는 누나가 아니라 오라버니 역할이었지!] 깔깔 웃으며 돌아서고. 문을 닫으려 하며. 하지만 그 직후

[!] 눈 부릅뜨는 음양선고.

쿵! 장원 내의 모든 인간들이 죽어있다.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눈을 까뒤집은 채

음양선고; (전... 전멸!) 경악

<백 명이 넘는 인간이 죽었는데 비명 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죽어있는 시체들

음양선고; (가... 가공할 적이 침입했다는 건데...) 주춤 거리고. 직후

오싹! 소름이 돋아 숨을 멈추는 음양선고

음양선고; (침실에 누가 있다!) 홱 고개 돌리고

쿵! 침실 안. 침대 옆에 서서 벽세황을 보고 있는 여자. 신비각의 부각주 벽비, 즉 벽운영이다.

음양선고; (저... 저 계집 언제 저기에...) 전율. 주춤거리며 물러서고

벽운영; [살다보면 진창에 넘어지기도 하는 것이 인생이다.] 한숨 쉬며 벽세황을 내려다보고

벽운영;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서느냐 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하거라.]

벽세황; [고모님...] 주르르 울고

벽세황; [저는... 소질은 세상 사람들 볼 낯이 없는 몸이 되었습니다.] [이대로 죽게 해주십시오.] 비통하게 울고

음양선고; (고모?) 놀라고

음양선고; (벽가놈의 고모라면 홍무제의 후궁이었던 벽비, 벽운영이란 계집인데...)

음양선고; (벽비가 사실은 절세고수였다는 건가?)

벽운영; [약한 마음먹지 말거라.] 벽세황의 이마에 손을 대고

벽세황; [제발... 전 살고 싶지 않습니다.] 울고

벽운영; [한숨 자고 나면 모든 게 원래대로 돌아와 있을 게다.] 징! 손바닥이 빛을 발하고

벽세황; [끄윽...] 벼락과 빛에 휩싸이며 부들부들 떨고

화악! 벽세황의 온몸으로 빛이 번지고

툭! 기절하는 벽세황

벽운영; [불쌍한 것 같으니...] 한숨 쉬며 손을 떼고. 이어

벽운영; [감히 금쪽같은 내 조카를 건드렸다.] 살벌한 표정으로 돌아서고

[!] 오싹! 공포에 질려 주춤거리는 음양선고

벽운영; [마교에 적을 둔 인생들은 마지막 하나까지 씨를 말려버릴 것이다.] 쿠오오! 가공할 기운을 뿜어내며 밖으로 나오고

음양선고; (삼... 삼태상에 필적하는 위압감!) 사색이 되어 물러서고

음양선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적이 아니다!) (달아나자!) 팟! 날아오르고. 하지만

콰드드! 화악! 이미 음양선고의 몸을 휘감고 있는 수많은 실같은 기운들

음양선고; [끄아아악!] 온몸이 조여지고 으스러지려는 고통에 처절한 비명.

벽운영; [안심해라. 금방 죽지는 않을 테니...] 건물을 나오며 살벌한 표정으로 말하고. 벽운영의 몸에서 수많은 실같은 기운들이 흘러나와 음양선고의 몸을 휘감고 있다.

음양선고; (무.... 무슨 내공이...) 우두둑! 온몸이 조여지고 비틀리며 공포에 질리고

음양선고; (내공이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고 자부해온 나를 까마득히 능가한다.)

벽운영; [간단히 죽이진 않는다.] [내 조카에게 죄를 지은 모든 시간을 떠올린 후에야 죽을 수 있을 것이다.] 쿠오오! 가공할 기운을 뿜어내며 다가오고. 몸에서 뿜어낸 기운들이 실처럼 음양선고의 몸을 조이고 있고

콰드득! 음양선고의 목도 실 같은 기운에 조여져서 으스러지려 하고

음양선고; [크아!] 악을 쓰고. 몸에서 벼락이 일어나고

꽈광! 벼락이 날아가 벽운영을 때리지만

화악! 벽운영을 때린 벼락들은 벽운영의 몸에 닿자 안개처럼 흩어지고

음양선고; (음... 음양뇌전공으로 날린 벼락이 안개처럼 흩어진다.) 공포. 절망

벽운영; [헛된 희망은 품지 마라.] 화악! 흩어지는 벼락 속에서 차갑게 웃고

벽운영; [오늘 네년이 내 손아귀에서 빠져나갈 일은 없을 것이다.] 콰드드! 더 강한 기운을 뿜어내고

콰드드! 우둑! 더 강하게 음양선고를 조이는 실 같은 기운들

음양선고; (더... 더는 견딜 수가...) 주르르!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눈에서 초점이 사라지고. 바로 그때

화악! 허공에서 거대한 사람 그림자가 벽운영을 뒤에서 덮쳐온다. 거대한 망치를 등 뒤로 젖혀서 내리치려는 자세로.

쾅! 허공에서 떨어지는 자세로 벽운영을 망치로 내려치는 거인. 키가 3미터 가까이 되는 거인. 몸도 보디빌더 같고. 벽운영을 내리친 망치는 대가리가 사람만하다. 이자는 십대마왕의 다섯째인 거령탑마. 고루시마나 음양선고보다 훨씬 강한 고수다

퍼엉! 화악! 충격파가 주변으로 확 퍼진다. 먼지도 대량으로 일어나 시야가 가려지고

쿵! 쿠쿵! 그 먼지 속에 지축을 울리며 내려서는 거령탑마. 망치를 내리친 자세. 다른 작품의 <철신금강> 캐릭터. 무뚝뚝한 인상. 키가 엄청 커서 터지는 먼지 위로 상체가 드러나 있다. 내려친 망치는 수평쯤으로 멈춰있고

음양선고; [다섯째 오라버니!] 환호하고. 스륵! 몸을 조이던 실 같은 기운들이 좀 느슨해진다.

음양선고; [고마워요! 덕분에 살...] + [!] 몸을 휘감은 실 같은 기운들을 떨쳐내며 물러서다가 눈 부릅뜨고

쿵! 화악! 먼지가 흩어지며 드러나는 상황. 벽운영은 투명한 구슬 같은 기운에 덮인 채 고개를 조금 돌려 거령탑마를 보고 있다. 거령탑마의 사람만한 망치 대가리는 벽운영의 머리 위 50센티쯤에 떠있다. 거령탑마는 전력으로 망치를 내리친 모습으로 버티고 서있고

지지지! 망치를 막아낸 벽운영의 투명한 방어막

음양선고; (말... 말도 안돼!) 경악 전율. 물러선다. 실 같은 기운에서 완전히 벗어났고

<다섯째 오라버니는 힘으로는 천하제일이야. 삼태상이라도 다섯째 오라버니보다 힘이 세다고는 장담 못할 정도로...> 부르르! 내려친 망치를 잡고 있는 거령탑마의 손이 떨리고. 팔에는 핏줄이 툭툭 불거닌다.

<그런 다섯째 오라버니가 내려친 만근추(萬斤椎)를 아무렇지 않게 막았어!> 굳어진 얼굴로 온 힘을 다 쓰는 벽운영의 모습

벽운영; [일장 가까운 키에 대단한 힘...] 돌아보고

벽운영; [네놈이 마교 십대마왕의 다섯째인 거령탑마(巨靈塔魔)겠구나.] 차가운 미소. 손을 펼쳐서 거령탑마를 겨누고

음양선고; [피해요 오라버니!] 급히 왼쪽 소매 속에 오른손을 넣으며 외치고

[!] 눈 치뜨는 거령탑마. 화악! 콰드드! 그자의 몸을 확 휘감는 수많은 실 가닥

벽운영; [늦었다.] 웃으며 펼쳐서 내밀었던 손아귀를 움켜쥐고. 그러자

콰드드! 우둑! 수많은 실들이 거령탑마의 몸을 휘감는다.

콰드드! 거령탑마의 단단해보이던 몸도 마치 두부인 듯 마구 조여진다.

특히 목은 심하게 조여져서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 같고

거령탑마; [끄윽...] 입과 코로 피가 나고. 눈에서 초점이 사라진다.

벽운영; [저 어지자지와 함께 죽여주마.] 손을 더 강하게 조이고

콰드득! 우둑! 실 같은 기운에 조여진 거령탑마의 목이 조이고 뒤틀려 부러지려 한다. 바로 그때

콰앙! 벽운영 주변에서 강한 폭발이 일어난다. 화염과 연기. 충격파. 물론 벽운영은 강력한 보호막에 덮여있어 타격을 받지 않았고

음양선고; [이건 벽력당의 벽력탄이다!] 왼손을 휘두른 자세로 오른손을 높이 쳐들고. 그 손에 검은 구슬이 들려있다.

벽운영; [그런 장난감으로 날 어쩔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것이냐?] 한손을 거령탑마에게 뻗은 채 돌아보며 비웃고

음양선고; [당신이야 타격을 입지 않겠지.] 벽력탄을 쳐든 채 억지로 웃으며 건물 쪽을 보고

벽운영; [네년이...] 깨닫고 분노할 때

음양선고; [금쪽같은 조카분도 과연 무사할지 모르겠네!] 휘익! 건물을 향해 구슬을 강하게 던지며 사악하게 웃고

벽운영; [교활한 버러지가...] 어쩔 수 없이 거령탑마를 겨누고 있던 손의 주먹을 풀며 건물로 날아가는 구슬을 향해 펼치고

거령탑마; [컥!] 실 같은 기운에서 풀려나며 비틀

화악! 구슬을 휘감는 수많은 실들. 건물과 벽운영의 중간쯤이다.

콰앙! 휘감은 실 들 사이에서 폭발이 일어난다.

음양선고; [가요 오라버니!] 파앗! 날아오르고

거령탑마도 목을 쥔 채 날아오르고

화르르! 화악! 벽운영과 건물 중간쯤의 허공에서 연기와 불꽃이 떨어지고

그곳을 향해 손을 내민 채 돌아보는 벽운영

반대 방향으로 달아나고 있는 음양선고와 거령탑마

벽운영; [오냐. 오늘은 살려보내마. 세황이를 보살펴야하니...] 손을 내리며 음양선고를 노려보고

벽운영; [하지만 오늘 이곳에서 죽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건물로 가고

건물로 들어가는 벽운영

 

두 팔로 벽세황을 안고 나오는 벽운영.

기절한 벽세황. 초췌하고. 눈가로는 눈물 자국

벽운영; (가엾은 것...) 벽세황의 얼굴 내려다보며 한숨

벽운영; (세황이가 입은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는 게 쉽지 않겠구나.) 휘익! 날아올라서

멀어지는 벽운영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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