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룡강의 만화 시나리오/황금전장'에 해당되는 글 111건

  1. 2021.10.24 [황금전장] 제 111장 황금전장의 곡소리 (완결)
  2. 2021.10.23 [황금전장] 제 110장 저주의 종말
  3. 2021.10.22 [황금전장] 제 109장 진땀 나는 승부 1
  4. 2021.10.21 [황금전장] 제 108장 그 와중에 고용협상 1
  5. 2021.10.19 [황금전장] 제 107장 만족스러운 거래
  6. 2021.10.16 [황금전장] 제 106장 개목걸이는 싫어!
  7. 2021.10.15 [황금전장] 제 105장 와라 종들아!
  8. 2021.10.13 [황금전장] 제 104장 내 아들이다!
  9. 2021.10.12 [황금전장] 제 103장 여자들의 전쟁
  10. 2021.10.11 [황금전장] 제 102장 그 인간이 그놈이었어?
  11. 2021.10.10 [황금전장] 제 101장 막막한 절망
  12. 2021.10.09 [황금전장] 제 100장 고금제일인의 넋두리
  13. 2021.10.07 [황금전장] 제 99장 진정한 악
  14. 2021.10.06 [황금전장] 제 98장 내가 바로 고금제일이었다!
  15. 2021.10.05 [황금전장] 제 97장 창조주의 제안
  16. 2021.10.03 [황금전장] 제 96장 죽어버린 상자들
  17. 2021.10.01 [황금전장] 제 95장 보물을 날로 먹는 법
  18. 2021.09.30 [황금전장] 제 94장 수고했다!
  19. 2021.09.28 [황금전장] 제 93장 내가 철궁의 궁주(대리)다!
  20. 2021.09.27 [황금전장] 제 92장 부자의 도
  21. 2021.09.25 [황금전장] 제 91장 잡았다 요놈들!
  22. 2021.09.24 [황금전장] 제 90장 미치겠다!
  23. 2021.09.22 [황금전장] 제 89장 발가벗은 년놈들
  24. 2021.09.21 [황금전장] 제 88장 위험하고 짜릿한 실험
  25. 2021.09.19 [황금전장] 제 87장 신나는 춘약의 후유증
728x90

#196>

<-황금전장> 평소와 같다.

[사정이 이렇게 되어 두 사람에게는 돌아갈 곳이 없는 형편이오!] 억지로 웃는 진군소의 모습을 배경으로 누군가의 말이 들리고

공자무; [불편한 점이 있겠지만 두 사람에게 거처를 좀 내주시오 부인!] 황금전장의 넓은 대청. 진군소와 공자무가 넓고 긴 탁자를 사이에 두고 앉아있다. 탁자 한쪽 옆에 놓인 의자에는 구령과 굴이교가 앉아있다. 맞은 편에는 공대벽이 좌우에 용설약과 이수낭자를 거느리고 앉아있고. 마치 무슨 회담을 하는 듯한 모습. 실제로 공자무가 진군소와 담판을 벌이는 중이다.

모두 조마조마한 표정으로 진군소의 눈치를 살핀다. 마치 진군소가 황금전장의 주인인 듯한 분위기고. 공대벽은 어색하게 웃으며 모친을 보고 있고. 용설약과 이수낭자는 조마조마한 표정이다.

구령은 굴욕에 찬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고 있고.

굴이교는 애절한 표정으로 진군소를 본다.

진군소의 주먹이 꽉 쥐어지고.

모두들 긴장해서 숨을 멈추는데

진군소; [제 예상보다 한 명이 더 늘었지만 어쩌겠어요?] 억지로 웃고

소리없이 한숨 쉬는 모든 사람들

진군소; [ 함께 늙어가는 처지에 투기를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우습겠고... 방이야 많으니 내주도록 하지요!]

공자무; [고맙소 부인!] 안도하며 웃고

진군소; [단, 두 사람에게 미리 확인해둘 게 있어요!] 구령과 굴이교를 노려보고

구령은 억지로 화를 참으며 고개를 떨구고 있지만

굴이교; [말씀하세요 형님!] 살살 녹는 표정으로 애교를 부리고

진군소; [난 집안이 시끄러워지는 꼴은 절대 못 봐!] [만일 저이를 두고 둘 사이에서 높은 소리가 나면 그날로 둘 다 쫓아낼 테니까 알아서해!] 살벌하게 노려보며 이를 바득 갈고

공대벽; (오! 강하시군! 초전에 기를 죽이시는 걸!) 감탄한 표정으로 웃고

굴이교; [당연한 말씀이세요 형님!]

굴이교; [가화만사성이란 말도 있는데 큰 소리가 담장 밖으로 나가게 하는 여자는 부도(婦道)를 어긴 큰 죄인이므로 마땅히 소박을 맞아야만 해요!] 간드러지게 애교를 부리고

구령; (말끝마다 형님! 형님!) (넌 배알이라곤 아예 없는 년이었냐 굴이교?) 고개를 떨군 채 이를 바득 바득 갈고

진군소; [당신은 어쩔래?] 그런 구령을 노려보고

움찔 구령

모두 긴장해서 구령을 보는데

구령; (참자 참어!) (부모에겐 자식이 벼슬이라는데 아들은 고사하고 딸년도 하나 없는 내가 머리를 숙이고 들어갈 수밖에!) 몰래 심호흡을 하고

구령; [저야 그저 형님의 분부와 가르침을 따를 뿐이지요!] 급 방끗 웃으며 간드러지게 고개를 숙이고

긴장했던 공자무와 공대벽등이 일제히 소리없이 안도의 한숨 쉬고

진군소; [생각했던 것보다는 말이 통하네.] 냉냉하게 웃고

진군소; [지금 했던 그 말, 앞으로도 잊지 않도록 해!]

구령; [물론이옵니다 형님!]

공대벽; (마도제일인과 사파 대종사의 딸을 쥐 잡듯 잡으시니 과연 나 공대벽의 어머니다우시다.) 웃고

진군소; [그럼 이제 거처를 정하도록 하지.] [침향정(浸香亭)과 배운각(背雲閣)이 적당하겠어!]

진군소; [나중에 직접 둘러보기로 하고 우선 말로 설명해줄 테니 어느 곳이 마음에 들지 미리 생각들 해봐!]

[예 형님!] [둘 다 이름은 마음에 들어요 형님!] 경쟁적으로 방끗거리는 구령과 굴이교

두 여자와 머리를 맞대고 뭐라 얘기를 하는 진군소. 눈 반짝이며 그녀의 말을 듣는 구령과 굴이교

공자무는 그제서야 마음이 놓여 느긋한 모습이 되고

공대벽; (이로써 최대의 고비를 넘겼군!) 웃으며 안도의 한숨

용설약도 소매로 입 가리고 웃고

공대벽; (말썽꾸러기 막내가 또 뭔가 우환거리를 몰고 오지 않는 한은 당분간 조용하겠지!) 역시 느긋한 표정을 짓는데

[어무이! 아부지!] 누군가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모두들 흠칫 고개를 들어 입구 쪽을 보고

공대벽;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웃는데

청풍; [어무이! 아부지! 귀염둥이 막내가 돌아왔더래요!] 우당탕! 퉁탕! 문을 부서져라 열어젖히며 달려 들어오는 청풍

진군소; [막내야! 네가 돌아왔구나!] 반색하며 웃고

구령; (저 애가 공씨 사형제의 막내인 청풍!) 눈 반짝하며 보고

청풍; [절부터 받으세요 어머니 아버지! 형님!] 넙죽 절하고

진군소; [오냐! 오냐! 물가에 내논 어린애 같아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는데 무사히 돌아와서 어미는 한없이 기쁘구나!] 눈시울을 소매로 찍으며 좋아하고. 그러다가 흠칫 진군소

<저 여자가 주인의 어머니래!> <무섭게 생겼어!> <나 오줌 나올 것 같애!> <도... 도망치고 싶어!> 문 밖에서 속삭이는 소리들이 들리고

진군소; [동행이 있느냐 막내야?] 문 밖을 보며 묻고

청풍; [예 어머니! 꽤 여럿이에요!] 일어나고

청풍; [야! 뭣들 해? 들어와서 인사드리지 않고!]

그러자 주춤 거리며 문 밖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사람들. 바로 삼촌육유와 공인록이다.

공인록을 보며 놀라서 소매로 입을 가리는 굴이교

구령; (안... 안돼! 아직은 굴이교에게 자식이 있다는 걸 알게 하면...!)

공대벽; (삼촌육유?) 어이없고

용설약; (가공할 고수들이야! 어디서 저런 고수들이 떼로 몰려왔지?) 놀라고

청풍; [어머니! 얘들은 제가 거둔 종들로 삼촌육유라고 해요.] [아참! 이제 삼촌(三寸)은 아니지!] 삼촌육유들을 소개하고

진군소; [육유? 불가에서 무상(無常)함을 상징하는 그 육유?] 놀라는데

번개; [육유의 첫째 번개가 대주모(大主母)님께 인사 올립니다!] 넙죽 절하고

[번개! 못됐다!] [절은 같이 하기로 했잖아!] [반칙이야!] [이슬이에요! 예쁘게 봐주세용!] [대주모님 만세!] 아우성치면서도 다투어 엎드려 절하는 다른 놈들. 그 바람에 그들 뒤에 서있는 공인록만 보이고

진군소; [호호호! 시끄럽긴 하지만 착한 아이들처럼 보이네.] [앞으로 잘 지내도록 하자꾸나!] 흡족해서 소매로 입 가리며 웃고

[감사합니다 대주모님!] [이슬은 어머니로 모시고 싶어용!] [고기만 많이 먹게 해주면 불만 없어요!] [장가 보내주세요!] 개구리들처럼 일제히 와글 와글 떠드는 삼촌육유들

시끄러워서 두손으로 귀를 막는 굴이교와 고개 설레 젓는 구령

진군소; [갑자기 아들 딸이 여섯이 더 생긴 기분이 드는구나.] 웃고

그러다가 흠칫 진군소.

삼촌육유들 뒤에 멋쩍게 서있는 공인록

진군소; [그런데 저 분 소협은 뉘신지?] 살피고. 곁눈질로는 굴이교를 노려보고

구령; (올게 왔다!) 냉소하며 굴이교를 흘겨보고. 사색이 된 굴이교

공인록; [공인록이 인사올립니다!] 포권하고

진군소; (공인록?) 뭔가 불길한 예감에 눈을 부릅뜨는데

공자무; [험험! 부인! 실은 내가 아직 말하지 않은 게 있는데 말이오!] 주먹으로 입을 가리며 헛기침을 하고

청풍; [아이 참! 뭐가 그렇게 서론이 길어요 아버지?] 눈치없이 끼어들고

청풍; [어머니! 인록이 형은 아버지 아들이래요.] [나이도 젤루 많아서 우리 오형제 중에 첫째라던데요?] 신나서 말하고

꽈광! 순간 벼락에 맞는 듯한 충격을 받고 눈이 하얘지는 진군소

사색이 되는 굴이교

공대벽; (아버지가 숨겨둔 아들?) (일 났다!)

한숨 쉬는 구령

청풍; [우리 형제들 중 나이가 젤로 많다는 건 인록이 형은 아버지가 어머니를 만나기 전에 생긴 아들이라는 뜻이구요.] 나불 나불

청풍; [인록이 형을 어떻게 만났느냐 하면요. 제가 난릉왕한테 박살이 나려던 참에 인록이 형이 짠! 하고 나타나서는...!] 신나게 떠드는데 + 진군소; [그만!] 눈 부라리며 고함 쳐서 청풍의 말을 막고

일제히 진군소를 보는 사람들

진군소; [큰애야! 넌 애들 전부 데리고 나가 있어라!] 공대벽에게 손짓하고

공대벽; [예 어머니!] 일어나고. 용설약과 이수낭자도 따라서 일어나고

공대벽; [인사는 나중에 하고... 우선은 나갑시다!] 공인록의 소매를 끌고 서둘러 나가고.

공인록; [그... 그러세!] 역시 심상치 않은 것 느끼고 따라 나가고

용설약과 이수낭자도 어른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서둘러 따라간다.

공대벽; [막내야! 너도 애들 데리고 나와라!] 나가면서 청풍에게

청풍; [알았어 형!]

청풍; [왜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지지?] [야! 모두 나가자!] 갸웃하며 삼촌육유들과 함께 나가고

[밥 줘요!] [배고파!] [밥 먹으러 가는 거예요?] [난 쉬가 급해!] 아우성치며 청풍을 에워싸고 나가는 삼촌육유들

대청 안에는 어른들만 남고. 분위기가 싸하다.

무서운 눈으로 공자무를 노려보며 이를 바득 바득 가는 진군소. 비지땀을 흘리는 공자무와 사색이 된 굴이교

고소하다는 표정으로 냉소하는 구령

공자무; [부... 부인! 물론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받아들이기 어렵겠지만 진정하고 들어주시오!]

공자무; [인록이는 비록 내가 아들로 인지를 해줬지만 사실은...!] + 진군소; [닥쳐!] 쾅! 주먹으로 탁자를 내리쳐서 단박에 둘로 뽀개 버리고

꺅! 비명 지르는 굴이교

진군소; [당신 아들이라며!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호랑이같이 공자무를 덮쳐간다

<계집들을 도처에 숨겨둔 걸로 부족해서 아들까지 몰래 낳아 숨겨뒀어?> <공자무! 네가 아직도 나 진군소를 모르는구나!> <오늘 어디 한번 죽어봐라!> <부... 부인! 구령과 이교가 보는 데서 이러면 내 체통이 뭐가 되는... 꾸엑!> 대청에서 들리는 고함과 비명 소리

[날 잡았으니까 제대로 한 번 해보자 이 인간아!] [꾸엑! 제... 제발 얼굴만은...!] 진군소의 고함과 공자무의 비명이 들리고. 공대벽과 청풍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대청 문 밖에 숨어서 듣고 있다.

물거품; [우와! 대주모님이 큰주인임을 깔고 앉아서 패는데 주먹질이 예술이야!]

여섯 놈이 문 좌우 붙어서 고개를 들이밀고 안을 들여다 본다. 공씨 형제들과 여자들은 좀 떨어져서 고개 설레 젓고 있고

번개; [꿀꺽! 저 살벌한 주먹질은 나도 막을 자신이 없어!]

이슬; [아버님이 불쌍해!]

환상; [큰주인님을 아버님이라 부르고... 이슬 너 수상해!]

그림자; [난 장가가기 무서워졌어!]

<말해 이 인간아! 숨겨둔 년과 자식 또 있지? 그렇지?> <제... 제발 믿어주시오 부인! 저 두 사람과 인록이 외에 더는 없소!> <닥치고 백대만 더 맞아!> <꾸에에엑!> <형님! 배꼽 아래쪽은 패시면 안돼요!> <잘 됐네요! 이번 기회에 고자로 만들어 버리세요 형님!> 대청을 배경으로 진군소와 공자무의 고함과 비명

 

<황금전장 완결. 수고하셨습니다.>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195>

<금릉> 낮의 금릉 모습.

<권씨세가> 삼엄한 경비

삼사와 오사등이 싸매고 누운 권씨세가의 환자들을 살피며 진맥하고 있다. 다른 노인들도 몇이 보이고

[철궁이 한바탕 소란했다고 합디다!] [이산굉과 마교주등이 쳐들어와서 난장판을 만들어놨다는데...!] [아이들에게만 맡겨 놔서 영 불안하구만!] [걱정할 거 없어! 미꾸라지같은 청풍이 놈이 어련히 알아서 상대했으려고...!] 대화 나누는 노인들

[그럭 저럭 권씨세가의 식솔들의 해독도 끝나가는군!] [좋아할 것 없네! 아직 범인을 잡지 못했으니 계약을 완수한 게 아니야!] [어떤 놈인지 치밀한 점조직으로 졸개들을 부려서 따라잡기가 쉽질 않소!]

[일사(一師)는 뭐하고 있나?] [피곤해서 좀 쉬어야겠다며 객사로 갔소.] [툭하면 싸고 눕고... 일사도 제삿밥 먹을 날이 멀지 않은 것 같소.] [남말 할 것 없어. 우리도 금방이야!] [흘흘! 저승에서도 일거리가 좀 많았으면 좋겠소!] 노인들의 대화

 

권씨세가의 후원. 어느 방

어둑한 침대에 누워있는 철궁십이사의 첫째인 일사.

슈욱! 문득 일사의 얼굴 위쪽 허공에 난릉왕의 가면이 나타난다. 허공을 바라보는 형태로

슈우! 가면은 천천히 일사의 주름진 얼굴에 내려앉고

난릉왕으로 변하는 일사. 하지만

슈우! 난릉왕의 가면은 일사의 얼굴로 녹아들어간다.

다시 주름살 투성이인 일사의 얼굴로 돌아오고

천천히 눈을 뜨는 일사.

[...!] 뭔가를 생각하며 일어나는 일사

일사; (만겁사혼장에 몰영신공을 무효로 만드는 힘이 있을 줄 몰랐군!) 생각하는데

일사; (세상 만물에는 다 상극이 있다는 건가?) 천천히 몸을 돌리며 침대 위에 책상 다리를 하는 일사

일사; (하지만 만겁사혼장의 비밀을 알아냈으니 대처하는 건 어려울 것도 없고...!)

일사; (노부가 세상의 주인이 되는 데는 변함이 없다!) 약간 입꼬리를 움직여서 웃고. 헌데 바로 그때

[실례하겠소 일사!] 문 밖에서 누가 말하고

일사; (황금전장의 비밀호법 귀()?) 찡그리는데

덜컹! 문이 열린다.

문 밖에서는 귀가 한 무릎을 꿇은 채 문을 열고 잇다.

일사; [자네는 분명 공장주의 호법...!] 말하다가 부릅

! 열려진 문으로 성큼 들어서는 공대벽. 표정이 아주 준엄하다. 손목에는 등천신환을 차고 있고

일사; (제왕!) 기겁하며 침대에서 내려서고

! 이어 급히 몸을 날려 달아나려 하지만

공대벽; [!] 눈을 부릅뜨며 노려보고. 순간

슈하악! 공대벽의 몸이 한없이 자라고. 방안이 새카매진다.

[!] 어둠 속에서 까마득히 높아지는 공대벽의 모습을 고개를 젖혀서 올려다보며 휘청하는 일사

하늘 끝까지 커진 공대벽이 그 높은 곳에서 횃불같은 눈으로 내려다 보고 있다

일사; <... 방심했다!> 휘청하다가

털썩! 다리가 꺾여서 공대벽 앞에 무릎을 꿇는 일사

일사; (... 제왕이 노부의 정체를 알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다니...!) 공대벽 앞에 오체복지하며 비 오듯 땀을 쏟아내고. 달달 떨린다.

공대벽; [고개를 들라!] 준엄하게

일사; [... 제왕이시여!] 달달 떨며 고개를 필사적으로 드는데

공대벽; [내게 딴마음을 품고 심제회를 만든 것은 용서할 수 있다!] 스윽! 손을 내밀고

공대벽; [그러나 내 피붙이들을 해치려고 획책한 죄에 대해서는 관용을 베풀 수 없다!] 손으로 일사의 얼굴을 덮고

일사; [... 제발 자비를...!] 달달 떨지만

콰득! 일사의 얼굴을 쥔 손에 힘을 주고

일사; [끄윽!] 눈이 튀어나오려 하며 신음하는데

그런 일사의 얼굴에 난릉왕의 가면이 떠오르고

콰득! 일사의 얼굴에서 난릉왕의 가면을 떼어내는 공대벽의 손

하지만 난릉왕의 가면과 일사의 얼굴 사이에는 수많은 손이 달라붙어있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끄아아악! 비명 지르는 일사

[!] 눈 부릅뜨는 공대벽. 순간

화악! 콰득! 단번에 일사의 얼굴에서 가면을 확 떼어내는 공대벽

입과 눈에서 혼이 빠져나가는 표정이 되는 일사

털썩! 이어 미이라처럼 변해서 쓰러지는 일사

! ! 공대벽의 손아귀에 잡힌 채 요동을 치며 빛을 발하는 난릉왕의 가면. 하지만

공대벽; [요망한 것!] 콰득! 가면을 쥔 손에 힘을 주고

빠각! 가면에 금이 가더니

빠캉! 박살이 나는 가면.

끼아아악! 동시에 부서지는 가면 속에서 악령같은 것이 빠져나오며 비명을 지른다

그러다가 사라지는 악령

; (천년을 이어온 난릉왕의 저주가 마침내 소멸되었군!)

; (이제는 누구도 제왕공가(帝王孔家)를 위협하지 못하리라!)

 

일사가 있던 그 건물을 나서는 공대벽과 귀

그러다가 멈칫 발걸음을 멈추는 공대벽.

월동문으로 네 명의 여자가 들어선다. 용설약이 앞장 서고 권완과 이수낭자와 공손대낭이 뒤를 따른다

; (용왕(龍王)의 딸 용설약!) 눈 번뜩하며 검에 손을 대지만

공대벽이 뒤로 손을 내밀어 귀가 검을 뽑지 못하게 하고

공대벽; [소저!] 웃으며 다가가고

용설약; [대공자님!] 고개 숙이고. 뒤에 선 세 여자도 고개 숙인다. 공손대낭은 두려운 표정. 이수낭자는 얼굴이 새빨개져서 두근 두근

용설약; [완매로부터 귀뜸을 받고 짐작이 가는 바가 있어서 달려왔는데...!] 자기 뒤의 권완을 돌아보고

공대벽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권완

고개 끄덕이는 공대벽

용설약; [굳이 제가 안달할 이유가 없었던 것같군요.] 고개 약간 기울여서 공대벽의 뒤쪽 건물 안을 보고 .

방안에 미이라가 되어 죽어있는 일사

공대벽; [어쩌다 보니 그리 되었소.]

공대벽; [기왕에 다시 금릉에 들르셨으니 공대벽에게 주인 노릇을 할 기회를 주시지 않으시겠소?]

용설약; [폐를 끼치겠어요!] 미소 지으며 고개 숙이고

곧 용설약, 이수낭자를 거느리고 월동문을 나서는 공대벽. 용설약과 나란히 걸으며 뭐라 말하면서 웃고. 이수낭자는 종종 걸음으로 따라가고. 권완과 공손대낭은 남는다

귀도 권완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지나가는데

권완; [그이에게 전하세요.]

움찔 멈춰서는 귀

권완; [절 데리러 오지 않으면 이승에서는 두 번 다시 보지 못할 거라구요.] 표독

; [명심하겠소이다 소저!] 깊이 읍하고

허둥지둥 공대벽을 따라가는 귀

권완; [무정한 인간! 속 좁은 인간!] 이를 바득

권완; [나이 들어 힘없어 지면 얼마나 괄세를 당하려고 매정하게 구는 거야?]

권완; [다 자길 위해서 한 일인데 정색을 하고 화를 내기나 하고!]

권완; [두고 보라지! 나한테 싹싹 비는 날이 오고야 말테니까!] 주먹 불끈 결의를 다지고

한숨 쉬며 그런 권완을 보는 공손대낭

공손대낭; (화내고 투정 부릴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 건지 아가씨는 아직 몰라요!)

 

#196>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 패왕 구석천이나 천동대협 이상굉 정도의 고수들도 단번에 저 지경으로 만들다니...!> <저들은 대체 누구기에...!> 권일해등의 경악

청풍; [으하하하! 아무리 잘난 척 해봤자 제왕의 칠고신(七高臣) 앞에서는 애들 재롱 수준이지!] 득의해서 웃고

황보천유; [... 칠고신!]

백영; (그럼 저자들이 소혼곽으로 만들어진 고수들이라는...!) 경악하고

황보천유; [젠장!] 휘익! 이를 갈며 벼락같이 몸을 날려 계곡 입구 쪽으로 날아가고

백영도 급히 뒤따라 날아가는데

슈욱! 갑자기 유령같은 그림자가 그들의 앞을 가로 막는다

황보천유; [비켜!] 이를 갈며 검으로 그 그림자를 찌르지만

슈칵! 그림자가 천처럼 늘어져 지나치며 황보천유의 보검을 뎅강 잘라버린다.

황보천유; [!] 기겁하며 멈춰서고. 백영도 급히 멈춰서는데

독고사룡; [하하하! 노복이 아주 늦지는 않았군요!] 슈욱! 멈춰서며 웃고

청풍; [! 오랜만이야 도둑놈!] 손 흔들며 웃고

황보천유; (... 이자도 철궁주의 수하?) 겁에 질려 주춤 거리며 물러서고. 손에는 잘려진 검이 들렸다.

독고사룡; [아무리 종이라도 도둑놈이 뭡니까? 나이도 할아버지뻘인 사람한테...!] 샐쭉

청풍; [도둑놈보고 도둑놈이라고 그랬는데 삐지기는...!] [알았어! 앞으로는 말 가려 할게.]

독고사룡; [보아하니 이 물건들은 주인의 적들인 것 같은데 어찌할까요?] 황보천유와 백영 주위를 걸어다니며 힐끔거리고. 그런 독고사룡의 몸이 여러 개로 늘어난다

백영; <분신술이다! 조심해라 사제!> 소매 속에서 단검을 뽑으며 긴장하고

청풍; [두 놈 다 죽어 마땅한 것들인데...]

청풍; [그래도 흰둥이는 죄가 좀 가벼우니까 살려두고 젊은 놈은 죽여버려!] 냉혹하게 말하고

독고사룡; [분부 거행하겠소이다!] 슈악! 생사일보를 펼쳐서 황보천유에게 날아든다.

백영; [피해라 사제!] 외치며 단검으로 독고사룡을 찔러가지만

! 그대로 백영의 몸을 수직으로 쪼개버리는 칼로 변한 독고사령

황보천유; [히익!] 기겁하며 몸을 날려 피하려 하지만

슈칵! ! 얇게 변한 독고사룡의 몸이 꽈배기처럼 틀리면서 따라붙어서 황보천유의 허리를 싹뚝 잘라버린다.

황보천유; [... 이런 개같은 경우가...!] 후두둑! 몸이 허리에서 둘로 갈라져 떨어지며 이를 갈고

모든 사람들 경악

퍼억! 두 토막이 난 황보천유의 시체가 바닥에 떨어지고

슈욱! 다시 원래의 형태로 돌아가는 독고사룡. 직후

! 비틀거리던 백영도 몸이 수직으로 쪼개져서 죽는다

독고사룡; [이런!] 혀를 차고

[멋지다!] [예술적인 살인이야!] [나 감동 먹었어!] 짝짝짝! 감격하여 눈물 주르르 흘리며 손뼉치는 삼촌육유들. 표정이 아주 진지

독고사룡; [용서하시오 주인! 흰둥이 놈이 무모하게 달려드는 바람에 같이 죽이고 말았소!]

청풍; [뭐 어쩔 수 없지!] 고개 설레 젓고

다가와서 황보천유의 시체를 툭툭 차보는 청풍

청풍; [이번에는 제 몸을 다시 붙이지 못하는군! 역시 허리가 끊기는 건 귀가 잘리는 것하곤 다른가?]

청풍; [어쨌든 이걸로 일단락...!] 말하는데. 따각! 따각! 말 발굽 소리가 들리고

청풍; [나타났다!] 히익! 긴장하고 겁에 질리며 급히 돌아본다

! 따각! 따각! 허공에서 말을 타고 내려오는 난릉왕

[난릉왕!] 권일해등이 공포에 질리고

[히익! .. 왕이다!] [왕이 나타났다!] 삼촌육유들도 공포에 질리고

독고사룡; (... 저자가 말로만 듣던 난릉왕!) 역시 긴장하며 식은땀

말을 탄 채 허공을 걸어서 내려오며 아래쪽에 널부러진 황보천유와 백영의 시체를 보는 난릉왕

츠츠! 난릉왕의 가면 속 두 눈이 횃불처럼 이글거린다. 온몸에서도 불꽃처럼 살기가 넘실거리고

독고사룡; [!] 손으로 목을 쥐고 비틀

독고사룡; (...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게 하는 살기라니...!) 쓰러질 듯 비틀거리는데

청풍; [대충하시지!] ! 독고사룡의 뒷덜미를 확 잡아채서 자신의 뒤로 숨게 하며 난릉왕을 노려보고

독고사룡; [콜록! 콜록!] 거친 기침하며 숨이 트이고

독고사룡; (... 살기만으로도 숨통을 조이다니... 난릉왕이 무공과 술법에서 모두 천하제일이라는 소문이 사실이었구나!) 겁에 질리고

청풍; [신비한 척은 이제 그만 해도 돼!] [난 당신이 누군지, 그 가면 아래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다 알고 있거든!]

청풍; [그동안 날 허수아비로 내세워 놀려먹은 재미가 쏠쏠했어 첫째 사부?] 냉소하고

[!] 번쩍하는 난릉왕의 눈. 순간

[!] 청풍도 무언가 깨닫고

청풍; [모두 피해!] 슈칵! 생사일보를 펼쳐 날아오르며 외치고.

[!] 슈칵! 역시 생사일보를 펼쳐서 날아오르는 독고사룡

츄학! 난릉왕이 구소현정검을 뽑는데 검집에서 검이 빠져나오는 게 아니라 강력한 빛이 빠져나온다

[으헥!] [왕이 화났다!] [엄마야!] 삼촌육유들이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고.

권일해와 양홍경등도 부상당한 동료들을 끌고 급히 날아오른다

난릉왕이 뽑아 높이 쳐든 구소현정검에서 하늘끝까지 이르는 빛이 치솟고

그 검을 내리치는 난릉왕

꽈과광! 여러 갈래의 수십미터에 이르는 섬광이 침운곡을 이리 저리 난도질한다.

콰콰쾅! 빛의 칼날이 이르는 곳의 모든 게 갈라진다. 건물 잔해, 절벽등이 무너지고.

토막 나서 튀어오르는 배신자들의 몸뚱이

휘익! 슈욱! 침운곡이 내려다보이는 바위 봉우리 위에 나타나는 청풍과 독고사룡

콰콰쾅! 드드드! 침운곡 주변의 절벽들이 무너지며 침운곡을 메우고. 먼지가 버섯구름처럼 치솟고 있다.

청풍; [음흉한 영감탱이! 이렇게 어마어마한 힘을 숨기고 있었으면서 다 죽어가는 척해?] 이를 부득 갈고. 그때

따각! 따각! 먼지 구름을 뚫고 허공을 달려오는 난릉왕

독고사룡; [... 미안하오 주인! 난 그만 가봐야겠소!] 겁에 질려 생사일보를 펼쳐서 날아가고

청풍; [좋다 이거야! 한 번 해보자고!] 빠칭! 오른손이 시커먼 비늘로 덮이고

허공을 달려오며 다시 칼질을 하는 난릉왕

청풍; [크아!] 미사일처럼 날아오르는 청풍

청풍; [떨어져라!] 손을 그어내고. 시커멓고 집채만한 거대한 손이 나타나 난릉왕을 옆에서 휩쓸어버린다. 암흑철수. 하지만

슈학! 암흑철수는 마치 그림자처럼 변해서 난릉왕을 스치고 지나가며 아무런 타격도 입히지 못한다

청풍; [몰영신공!] 허공으로 더 높이 날아오르며 이를 갈고

청풍; [정말로 몰영신공을 익혔구나 영감!] + [!] 외치다가 눈 부릅

부악! 바로 앞으로 들이닥치는 빛의 칼

청풍; [으헥!] 허공에서 뒤집어져서 간발의 차이로 피하는 청풍

생사일보로 허공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는 청풍. 그런 그를 말을 탄 채 허공을 달리며 따라붙어 구소현정검을 휘두르는 난릉왕. 청풍이 일방적으로 밀린다. 청풍이 휘두르는 거대한 암흑철수는 번번히 난릉왕의 몸을 허무하게 지나쳐 버리고

반면 청풍은 구소현정검이 일으키는 빛의 칼을 겨우 겨우 피하지만. 이미 여기 저기 스쳐서 피가 난다

휘익! 어느 산봉우리로 날아내리는 청풍. 몸이 피투성이가 되어서 비틀거리고

청풍; (제기랄!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잖아!) 따각! 따각! 허공을 달려서 다가오는 난릉왕을 노려보고

청풍; (내 암흑철수는 이도 안 먹히는 반면, 저 늙은이의 구소현정검은 언제든지 내 몸을 토막 낼 수 있다!)

다시 가볍게 검을 휘두르는 난릉왕

수십미터 밖에서 휘두르지만 빛의 칼날이 벼락같이 날아들고

청풍; [!] 슈학! 다시 생사일보를 펼쳐서 피하는 청풍

청풍; (피하는 것도 한도가 있는데...!) + [!] 눈 부릅

! 아무것도 없던 앞쪽의 공간이 수직으로 갈라지며 빛이 나더니

그 공간에서 말을 탄 채 튀어나오며 구소현정검으로 내리쳐오는 난릉왕

청풍; [으악!] 사력을 다해 방향을 틀지만

! 빛의 칼날이 스치면서 옆구리에 깊은 상처를 입는 청풍

청풍; [아프잖아!] 옆구리를 부여잡고 날아가며 이를 갈고

슈욱! 직후 난릉왕의 모습이 또 꺼지듯이 사라진다

청풍; (이 영감이 공간을 베고 숨는 술법까지 익혔구나!) 두리번 거리는데

<뒤를 조심하게!> 누군가의 음성이 들리고

눈 부릅뜨는 청풍의 뒤쪽 공간을 뚫고 튀어나오며 검을 내리치는 청풍

청풍; [안돼!] 비명 지르며 암흑철수를 낀 손으로 머리 위를 가리며 돌아서고

카앙! 구소현정검이 암흑철수를 내려친다

투캉! 둘 사이에 엄청난 빛의 폭발이 일고

미사일처럼 아래쪽으로 떨어지는 청풍

! 청풍의 몸이 지면에 떨어지며 폭발이 알고

청풍; [크으! ... 팔이 부러졌나봐!] 구덩이에서 기어나오며 피를 토하고

암흑철수를 낀 오른 팔이 축 늘어져있다.

두두두! 허공에서 맹렬히 돌진해오는 난릉왕

<오른쪽의 바위 위로 피하게!> 비틀거리며 일어나는 청풍의 귀로 다시 누군가의 음성이 들리고

청풍; (누군지는 모르지만 시키는 대로 할 수 밖에 없다!) 슈악! 날아오르려 하고

동시에 난릉왕의 구소현정검이 일대를 난도질한다

콰콰쾅! 쩌적! 구소현정검이 빗발치듯 그어지며 주변의 절벽과 바위들이 마구 베어진다

드드드! 지축이 흔들리고 절벽이 마구 무너진다. 거대한 먼지 구름이 또 피어오르고

멀리 바위 위로 피신한 삼촌육유와 권일해 등이 그걸 보며 입을 쩍 벌린다

[... 인간이 어떻게 저런 무공을...!] 신음하는 양홍경

사마이극; [이미 마귀로군!]

이슬; [... 주인이 위험해!] [저러다가 왕한테 죽겠어!]

이슬; [우리가 도와줘아하는 거 아니야?]

번개; [도와주긴 뭘 도와줘?] [주인이 죽어버리면 우린 구속에서 해방되는 건데...!]

; [맞아! 게다가 왕도 우릴 만들어준 부모잖아!]

물거품;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구!]

그림자; [우리는 이기는 쪽에 붙어버리면 돼!]

이슬; [... 이 박정한 것들...!] 울상

드드드! 그때 청풍이 추락했던 계곡이 완전히 붕괴되고

따각! 따각! 그 계곡 위를 말 달리며 감시하는 난릉왕. 아래쪽은 먼지가 가득

번쩍! 난릉왕이 지나간 뒤쪽에서 빛이 치솟고

휘익! 먼지를 뚫고 치솟는 청풍

흘깃 돌아보는 난릉왕

한쪽의 바위 절벽을 향해 날아가는 청풍

두두두! 질풍같이 말을 몰아서 그런 청풍을 추격하는 난릉왕. 거리가 제법 된다.

! 구소현정검을 휘둘러 앞쪽의 공간을 베고

슈욱! 그 공간으로 들어가는 난릉왕

슈욱! 절벽으로 날아가는 청풍

<서두르게!> 다급한 음성이 청풍의 귀에 들리고

! 날아가는 청풍의 뒤쪽 공간이 수직으로 갈라지며 빛이 터져나오고

화악! 그 공간에서 말을 탄 채 뛰쳐나오며 구소현정검을 쳐들어 청풍을 내리치려는 난릉왕. 청풍의 바로 뒤쪽인데. 청풍은 이미 절벽에 거의 다 왓고

이슬; [!] 비명 지르며 두손으로 입을 가리고

번개; [따라잡혔다!] 역시 주먹 불끈 쥐며 긴장하고

권일해; (피하게나 사위!) 손에 땀을 쥐고.

청풍; (젠장! 끝장인가?) 바로 뒤에 따라붙어 검을 내리치려는 난릉왕을 돌아보며 이를 악물고. 그때

<엎드리게!> 다시 청풍의 귀에 들리는 누군가의 음성

[!] ! 놀라면서도 슬라이딩하듯이 절벽 위로 몸을 날리는 청풍. 직후

공인록; [난릉왕!] 절벽 뒤쪽에서 질풍같이 날아오르며 오른손을 쫙 펼치고

공인록의 손바닥에서 격자무늬의 빛이 확 터져서 난릉왕을 덮어씌운다

[!] 돌진해오던 자세로 청풍을 구소현정검으로 내리치려던 난릉왕의 몸과 그가 탄 말이 그물같은 그 격자무늬의 빛에 덮이고

공인록; [지금이네! 암흑철수를 쓰게!] 손을 내밀어 난릉왕을 구속시킨 상태로 외치고

청풍; [만겁사혼장?] 슈학! 외치면서 허공으로 치솟고

청풍; [가랏!] 이어 오른손을 휘두른다

화악! 거대한 암흑철수가 그대로 난릉왕의 몸과 말을 움켜쥔다

청풍; [잡혔다!] 외치며 콰득! 손을 세게 움켜잡고. 순간

콰드드득! 난릉왕의 몸과 말의 몸뚱이가 암흑철수에 으깨진다.

! 이어 폭발이 일면서 허공으로 비산하는 난릉왕의 몸뚱이와 말의 잔해. 진짜 사람이 아니고 긴 나무조각들을 엮어 만든 목마와 인형이다. 다만 얼굴에 쓰고 있던 난릉왕의 가면만이 진짜인데

[해치웠다!] [만세!] [주인이 이겼다!] [난릉왕이 죽었어!] [끝났다!] 관전하던 모든 사람들 환호하고

청풍; [휴우!] 안도하며 절벽 위로 내려서고. 공인록도 내려섰다.

암흑철수를 펴는 청풍

그러자 허공의 거대한 손도 펴지면서. 그 안에 들어있던 인형과 말의 잔해도 아래로 우수수 떨어진다

잔해들과 함께 떨어지는 구소현정검과 난릉왕의 가면

청풍; [너희들은 이리로 와라!] 손을 뻗고

슈욱! 구소현정검과 난릉왕의 가면이 청풍의 손으로 날아들고. 하지만

스팟! 날아오던 두 물건 중 난릉왕의 가면은 꺼지듯이 사라진다.

청풍; [영감탱이가 끝까지...!] 이를 갈면서 구소현정검만 받아든다

공인록; [난릉왕이 또 달아났군! 후환이 되겠어!] 다가오고

청풍;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어떤 잘난 분이 마무리를 해줄 테니까요.]

공인록; [그런가?] [어쨌거나 너무 늦지 않게 도착해서 다행이네!] 청풍을 지긋이 보며 웃고

청풍; [구명의 은혜를 입었습니다.] [혹시 천사련의 굴용대종사의....!] 포권하며 공인록의 눈치 살피고

공인록; [그분의 외손자지. 이름은 공인록이라고 하네!]

청풍; [공씨였습니까?] 놀라고

[!] 그러다가 뭔가를 깨닫고

청풍; [공씨라면 혹시...!]

공인록; [우리 다섯 형제 중 내가 첫째라네 막내!] 청풍의 어깨를 다독이며 웃고

청풍; (... 맙소사! 아버지가 외도를 하셨다?)

청풍; (뒷감당을 어떻게 하시려고 이런 무모한 짓을...!)

 

#195>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194>

<여산(廬山)> 산수화같은 경치 좋은 험준한 바위산

<침운곡(浸雲谷)> 겹겹이 늘어선 바위 절벽 뒤에 숨은 계곡

드드드! 지진이 난 듯 뒤흔들리는 침운곡.

번쩍! ! 무지개같은 빛줄기도 마구 치솟고

콰콰쾅! 거대한 절벽들이 이리저리 무너진다.

놀라서 달아나는 산짐승들

! 드러나는 침운곡 내부의 모습. 거대한 바위 봉우리들이 무너져 내렸고 그 사이에 숨어있던 건물들이 붕괴되었다.

평지로 변한 건물 앞쪽에는 권일해 일행이 황보천유가 이끄는 고수들에게 포위당해 있다. 권일해는 칼을 짚은 채 피를 토하고 있고 그 뒤로 부도신궁 양홍경이 중상을 입은 사마이극을 보살피고 있다. 차불노와 좀 젊은 인물들 세명은 중상을 입고 쓰러져 있다. 세명의 젊은이들은 십대세가중 원수함에서 죽은 세 가문의 신임 가주들

그들을 포위하고 있는 것은 패왕과 천동대협과 역천마도, 그리고 형파와 두 사제. 그들은 모두 눈에 초점이 없어서 강시같다. 황보천유와 백영이 그들을 이끌고 있다. 또 십대세가의 배신자들인 황보중평과 고천원과 진가력도 포위망의 일단을 형성하고 있다. 모두 열 한명. 숫적으로도 권일해측을 압도한다.

황보천유; [하하하! 권가주, 아니 이제는 권대원수라 불러드려야 하나?] 웃고

황보천유; [좋은 말로 할 때 투항하시오.] [난릉왕께서 권원수만은 살려두라는 분부를 하셔서 아직은 살수를 쓰지 않은 것뿐이오!]

권일해; [개가 독사를 새끼로 낳았군!] ! 피를 뱉고

굴욕으로 얼굴이 벌개지는 황보중평

권일해; [배신자의 뒤끝이 좋았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다! 덤벼라!]

황보천유; [하하하! 역시 말이 통하지 않는 분이로군!]

황보천유; [생각해보니 난릉왕께서는 당신을 생포해오라고 했지 고이 모셔오라고는 하지 않았소!]

황보천유; [곱게 잡혀가실 생각은 없으신 듯하니 팔 다리를 떼어내고 몸통만 데려갈 수 밖에!] [잡아라!] 외치고

순간 패왕과 천동대협이 날아올라 권일해를 덮쳐간다

권일해; [으하하하! 패왕 구석천과 천동대협 이산굉이라면 함께 죽을만하지!] 광소를 터트리며 칼을 두손으로 쳐든다.

! 칼에서 강렬한 빛이 터져나오고

일대이의 충돌.

피를 토하며 퉁겨져 나가는 권일해

[대원수!] 양홍경과 사마이극의 비명

황보천유; [크하하! 찢어버려라!] 웃고

나뒹군 권링해를 덮쳐가는 패왕과 천동대협. 절망하는 권일해. 그때

<멈춰!> 허공에서 고함이 들리더니

! 집채만한 시커먼 손이 허공에서 떨어져서 패왕과 천동대협을 동시에 찍너누른다

콰쾅! 드드드! 계곡 전체가 뒤흔들리고

[!] [저건.,..!] [암흑철수!] 모든 사람들의 경악

쿠오오! 흙먼지가 사라지고

! 드러나는 장면. 거대한 손바닥 자욱이 나있고 그 손바닥 안에 패왕과 천동대협이 납작하게 눌려있다. 땅에 박힌 모습

[암흑철수! 암흑철수가 나타났다!] 황보천유, 백영, 세명의 가주가 공포에 질려 뒷걸음질치고. 역천마도등 꼭두각시가 된 사람들은 변화가 없고.

권일해와 양홍경도 공포에 질리는데

청풍; [장인어른!] 휘이! 허공에서 한가닥의 끈처럼 변해서 날아내리는 청풍.

청풍; [무사하십니까?] 권일해 앞에 내려서며 포권하고

[철궁주!] [저놈이 왕야께서 말씀하신 철궁주...!] [어떻게 여길 알고...!] 황보천유 진영의 사람들 놀라고

권일해; [장인?] 역시 놀라고

권일해; [그럼 자네가 바로...!]

청풍; [예 소자가 황금전장의 넷째인 공청풍입니다.] [용서를 빌어야할 일이 많지만 우선 급한 일을 처리하게 허락해주십시오!]

권일해; [천하의 대사에 비하면 집안 일은 작은 일이니 나중에 얘기하세!]

청풍; [감사합니다.]

이어 돌아서고

황보천유등 움찔

청풍; [아는 얼굴들이 여럿 있지만 별로 반갑지는 않군!] 히죽 웃으며 앞으로 나서고.

움찔하며 물러서는 황보천유와 백영

청풍; [짐작하는 대로 본궁주가 바로 암흑철수의 주인이다!] ! 쳐든 오른손에 시커멓게 변하며 비늘로 덮이고

쿠쿠쿠! 암흑철수에서 흘러넘치는 검은 안개 같은 것이 사방으로 퍼지고

[!] [... 암흑철수다!] [살아있는 것은 무엇이든 죽일 수 있다는 죽음의 성물...!] 황보천유, 백영, 배신자 세 놈이 공포에 질려 물러서고

청풍; [사는 게 권태로운 인간은 덤벼라! 전부 골로 보내주마!]

모두 겁에 질리지만

황보천유; [으하하하! 너무 잘난 척은 하지 마시오 공형!] 웃고

황보천유; [세상 사람들 전부가 암흑철수를 두려워한다고 생각하면 착각이오!] [구석천! 이산굉! 일어나라!]

그러자 땅에 박혀있던 패왕과 이산굉이 몸이 들썩하더니

이어 박혀있던 땅에서 몸을 빼서 일어나는 두 사람. 팔이 부러지고 오공에서 피를 흘리고 있지만 죽지는 않았다.

청풍; (저 괴물들!)

청풍; (암흑철수에 맞고도 몸이 망가졌을 뿐 즉사하지는 않았다!) (과연 난릉왕과 천하를 다툴만한 자들이다!)

황보천유; [흐흐흐! 암흑철수의 주인이니 대접을 제대로 해줘야겠지!] [일제히 덤벼라!]

역천마도와 형파와 그의 두 사제의 눈도 번쩍하고

황보천유; [네 분도 나서시오! 이번 기회에 철궁주를 반드시 제거해야만 하오!] ! 검을 뽑으며 나서고

백영과 세명의 배신자도 무기를 뽑으며 다가오고. 모두 열한명이 청풍에게 다가온다

청풍; [... 이것들이...!] 좀 겁에 질리고

황보천유; [구석천과 이산굉! 선봉을 맡아라!] [다른 분들은 구석천과 이산굉이 몸으로 암흑철수를 막는 사이에 철궁주를 공격하시오!]

청풍; (젠장! 이거 장난이 아닌데...!) 식은땀 흘리며 주춤 물러서고

황보천유; [흐흐흐! 우리 중의 일부는 죽일 수 있겠지만 공형도 결국 죽게 되지 않겠소?] 패왕의 뒤에 숨듯이 다가오고

청풍; [오냐! 어디 덤벼봐라!] [꼭두각시들은 몰라도 제 정신인 놈들은 반드시 죽이고 말겠다!] 이를 갈고

세 명의 배신자들이 겁에 질려 주춤하는데

황보천유; [허장성세요! 겁먹지 마시오!] 독려하는데

[낄낄! 볼만한데 그래!] [여러 놈이 한 분을 다구리 놓겠다 이거지?] [마음에 안들어!] 허공에서 갑자기 음성이 들리고.

반사적으로 올려다보는 사람들

! 허공에 팔짱을 끼고 서있는 삼촌육유들

<... 언제 저기에!> <가공할 고수들이다!> 황보천유 일행 놀라고 긴장

청풍; [육유!] 반색하고

청풍; [으하하하! 네놈들이 결국 쫄아서 달려왔구나!] 만족

번개; [?] 눈 부릅

번개; [당신을 주인으로 인정하긴 하겠지만 이놈 저놈은 삼갑시다!] [기분 나빠지면 그냥 가버리는 수가 있소!]

청풍; [아아! 미안! 나의 실수!]

청풍; [앞으로는 고운 말만 쓰고 인격적으로 대해줄 테니까 저 버러지들 좀 정리해줘!]

번개; [일하기 전에 고용조건을 확실히 정리하고 갑시다!] 모두 바닥에 내려서고

청풍; [암암! 당연히 그래야지! 원하는 거 있으면 말해봐! 어서!] 앉으며 삼촌육유들 보고도 앉으라며 앞의 바닥을 탁탁 손바닥으로 치고

번개; [이제부터 각자 한 가지씩 요구조건을 말한다!] 먼저 앉으며 다른 놈들에게 말하고. 다른 놈들도 고개 끄덕이며 앉고. 완전히 노사협상하는 분위기

황보천유; [... 뭐하는 거야 저놈들!] 어이없고

고개 설레 젓는 백영

번개; [험험! 그럼 나부터 말하겠소!]

청풍; [그래! 그래! 말해봐 어여!]

번개; [고운 말을 쓰자는 건 이미 말했고...] [내 요구 조건은 뭐냐하면...!] 진지

다른 삼촌육유들 모두 긴장하며 보는데

번개; [딱밤금지!] 엄숙하게 말하고

[... 딱밤금지?] 발라당 넘어지는 다른 놈들

청풍; [?] 역시 놀라고

[우헤헤! 기껏 요구한다는 게 딱밤금지래 딱밤금지!] [켈켈! 정말 바보같다!] [이제 보니 번개 저거 허당이었어!] 바닥에 넘어져서 발을 허우적대고 배꼽을 잡는 다른 놈들

번개; [이것들이...!] 눈 부라리며 돌아보고

번개; [니들이 알어? 딱밤이 얼마나 아픈지?] [골이 댕댕 울리고 뼛속까지 스며드는 그 처절한 고통을...?]

청풍; [험험! 알았다! 앞으로는 절대 딱밤을 놓지 않겠다!] 손으로 입 가려 억지로 웃음을 참고

청풍; [다음!]

서로 눈치 보는 다섯 놈들. 그러다가

여자인 이슬을 빼고 네놈이 일제히 외친다. [장가 보내줘요!]

이번에는 청풍이 발라당 넘어지고

[... 장가 보내달라고?] 보고 있던 양진영 사람들 어이없고

청풍; [! ! ! 그래 그래! 장가 가는 거 중요한 일이지!] 땀 닦으며 다시 일어나고

청풍; [, 환상, 물거품, 그림자! 너희들의 요구 조건은 진지하게 검토해보마!]

번개; [... 나도 쟤들한테 끼워주면 안될까요?]

청풍; [하는 거 봐서!] [다음!] 이슬을 보고

모두 이슬을 보고

이슬; [... 저는요!] 수줍어하는 이슬

청풍; [그래 그래 말해봐! 오빠가 뭐든 다 들어줄게!] 얼레고

이슬; [, 다른 애들하고는 다른 건데...!] 몸을 배배 꼬며 부끄러워하고

청풍; [괜잖아! 괜잖아! 오빠 능력 있어! 뭐든지 말만해!] 이슬의 어깨를 다독이며 말하는데

이슬; [...!]

청풍; [...? 시 뭐?] [시급 올려달라고?]

이슬; [시집 보내줘요잉!] 두 손으로 얼굴 가리며 자지러지고

이번에는 다같이 발라당 넘어진다.

[시집 보내 달래 시집!] [이슬 저게 뒤로 호박씨 까고 있었어!] [엉큼해 엉큼해!] 자지러지는 청풍과 다른 놈들. 이슬은 부끄러워 어쩔줄 몰라하고

청풍; [하하하! 알았어! 오빠가 이슬한테 잘 어울리는 배필을 찾아볼게!] 배를 쥐며 일어나 앉고

이슬; [정말이죠?] 활짝

청풍; [정말이고 말고! 정 마음에 드는 놈이 없으면 오빠가 책임지면 되지 뭐!]

이슬; [책임을 져요? 주인님이 뭘 책임을 져요?] 순진

청풍; [험험! 뭐 그런 게 있어!] 손으로 입 가리며 변태같은 표정으로 이슬의 몸을 훑어본다. + (그러고 보니 요것, 진달개에 못지 않게 쭉쭉 빵빵하네!)

황보천유; [개수작 다했냐?] 버럭 고함을 지르고

모두 뚱해서 그놈을 돌아보는데

황보천유; [그럼 이제 뒈져라! 공격!] 외치며 검으로 청풍을 가리킨다. 자기는 공격하지 않고

순간 일제히 청풍을 덮쳐오는 패왕등. 순간

! ! 삼촌육유들의 눈이 강렬한 빛을 발하더니

[이것들이 어디서!] [감히 우리의 고용협상을 방해해?] [죽엇!] [미워라! 용서 못해!] 일제히 튀어오르는데 몸이 갑자기 거대해지면서 몸에서 가공할 힘이 터져나온다

! 번개의 주먹에 패왕의 아구통이 돌아가고

그림자가 이산굉의 목을 쥐어서

! 땅에다가 박아버리고

환상이 역천마도의 한 발을 잡아서

쾅쾅! 욧욧! 도리깨질하듯이 역천마도를 땅에다가 이리저리 패대기를 친다

물거품이 형파의 두 발을 잡고 풍차처럼 돌려서 두 사제를 박살내고

꿈은 몸이 세 개로 늘어나서 배신자 세놈을 시간차로 패서 쓰러트린다.

이슬이 덤벼들자 백영이 독검으로 마주 찌르지만

후욱! 이슬이 입을 오무려 빨아들이자

후루룩! 독검이 백영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가 이슬의 입으로 발려들어간다

백영; [!] 경악하며 물러서고

이슬; [흐응! 간까지 맞춰놔서 먹을만하네!] 손으로 입을 닦는다

백영; (... 무슨 이런 괴물들이...!) 놀라다가 눈 부릅 경악

! 이미 황보천유와 백영 자신을 제외한 모든 인간들이 삼촌육유에게 제압당해 해롱거리거나 땅에 널부러졌거나 거꾸로 심어져 있다(이산굉)

[!] [!] 청풍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경악하고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193>

철궁. 낮.

하시룡; [일사(一師)는 그동안 권씨세가에서 나간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합니다.] 집무실에서 하시룡이 청풍에게 보고 하고 있다. 가진우와 지고운도 앉아있고. 청풍은 탁자 위에 꼰 다리를 얹고 두 손은 목에 댄 자세로 의자에 앉아있다.

하시룡; [일사가 귀왕이고 동시에 난릉왕이라면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가진우; [난릉왕이 다른 곳에 나타났을 때도 일사가 권씨세가에 머물고 있었던 것은 확인되었습니다만....]

청풍; [뭐 별거 아니야.]

청풍; [전에 내가 살짝 맛이 간 상태에서 난릉왕을 터트려 죽인 적이 있었어.] [하지만 며칠 후 난릉왕, 그 인간은 멀쩡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더라고.] 원수함이 파괴된 배경으로 물 속에서 치솟는 시커멓고 거대한 손이 난릉왕과 난릉왕이 탄 말을 터트려 죽이는 장면. 난릉왕과 말의 모습이 목마와 나무 인형으로 변해서 터진다. 가면만 오리지날이고

가진우; [술법입니까?] 눈 번쩍하고

청풍; [서문영감 말로는 법보만 다른 곳으로 보내서 형체를 만드는 게 가능하대.]

하시룡; [아! 그래서...!] 놀라고

청풍; [난릉왕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나타날 수 있는 거지.]

청풍; [특히 일사에게는 두 가지 법보가 있어서 남에게 들키지 않고도 난릉왕 노릇과 일사 노릇을 동시에 할 수 있었을 거야.]

하시룡; [한 사람이 두 개의 법보를 부릴 수도 있습니까?] 놀라고

청풍; [드문 경우지만 가능할 거야.]

가진우; [일사가 갖고 있는 두 가지 법보가 무엇인지요?]

청풍; [난릉왕의 가면과 난릉왕의 법보라고 알려진 여의채옥(如意彩玉)이야!]

가진우; [난릉왕의 가면도 법보였습니까?] 놀라는데

청풍; [사실 나도 그걸 안 건 최근...!] 말하다가 눈 부릅

가진우 뒤에 절대마존 소의장이 서있다. 병에 걸린 듯 아주 초췌한 모습

청풍; [으악!] 비명 지르며 뒤로 벌러덩 넘어지고

의자와 함께 바닥에 나뒹구는 청풍

[궁주님!] 깜짝 놀라며 일어나는 세 사람

지고운; [다치지 않으셨어요?] 청풍을 부축하고.

(뭘 보고 저렇게 놀라신 건가?) 어리둥절하며 돌아보는 가진우와 하시룡. 하지만 그들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청풍; [으으으! 어... 어떨게 여길....] [나... 나한테는 등천신환도 없는데...!] 공포에 질려 가진우와 하시룡 사이를 보고. 소의장이 유령같이 서서 노려보고 있다

가진우와 다시 돌아보지만

역시 그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청풍; [제발 날 좀 그만 괴룝혀! 이젠 지긋 지긋하다고!] 울상 짓지만

소의장; [잘 하면 미쳤다는 소리 듣게 될 게다. 다른 사람들 눈에는 내가 안 보이니까.]

청풍; [어! 그랬어?] 단번에 안색이 싹 바뀌고

청풍; [쳇! 그럼 아무것도 아닌 허깨비였잖아!] 궁시렁 대며 다시 의자에 앉고

하시룡; [괜잖으십니까 궁주님?] 걱정

청풍; [괜잖아! 나 미친 거 아니야!]

청풍; [좀 피곤해서 그래. 쉬고 싶으니까 그만 나가들 봐!] 손짓으로 나가라고 하고

[예!] [쉬세요!] 인사하고 나가는 세사람. 고개를 갸웃 갸웃

문이 닫히고 방안에는 청풍과 소의장 둘만 남는다. 소의장은 피곤한 듯이 의자에 앉고

징징! 청풍의 손가락에 끼워져 있는 반지들이 빛을 발하고

청풍; [옳거니! 이 반지들을 통해서 모습을 드러낸 거로군!] 반지들을 뽑아내고

소의장; [서두르지 마라.] [지금의 난 소멸되기 직전인 상태라 네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못한다.]

청풍; [소멸되기 직전?] [옳거니! 간밤에 큰형을 만났었군!] 반지 빼는 걸 멈추고

소의장; [교활하고 악독한 네놈의 함정에 멋지게 빠져버린 거지!]

청풍; [그래, 우리 집의 잘난 큰 아들을 만나본 소감은 어땠어?] 웃고

소의장; [네 형은 내게서 초원을 빼앗아간 제왕의 환생이었다.] [헤아릴 수도 없는 숱한 밤을 보낸 후 다시 만났건만... 난 또 그의 발치에 엎드릴 수밖에 없었다.] 공대벽의 발치에 엎드린 채로 이마를 바닥에 박고 있는 소의장의 모습

소의장; [네가 의도한 대로 제왕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실수를 범한 탓에 나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소의장; [이쪽 세계에 그림자를 보내는 일도 어려워질 것 같고... 내가 만든 세상도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청풍; [화라도 내시지... 그렇게 체념하면 내가 너무 미안하잖아!] 히죽 히죽

소의장; [미안해할 것 없다. 복수라면 다른 놈이 나 대신 해줄테니까!] 냉소

청풍; [뭔 소리래?] 뚱하는데

소의장; [전에 몰영신공(沒影神功)에 대해서 얘기해줬었지?]

청풍; [당신이 만들었다는 최후의 무공 아냐? 상대방의 모든 무공을 그림자로 만들어버린다는...!]

소의장; [네가 지닌 암흑철수로도 몰영신공을 익힌 자만은 어쩌지 못할 것이다.]

청풍; [난릉왕!] 놀라고

청풍; [젠장! 그 변태가 몰영신공을 익힌 거야?]

소의장; [난 모른다.] [하지만 본왕의 법보인 난릉왕의 가면을 얻은 자라면 몰영신공을 익혔을 가능성이 크다.] [몰영신공의 비결은 난릉왕의 가면에 숨겨져 있으니까.]

소의장; [당대의 난릉왕이 몰영신공을 익혔다면 어떤 수단을 써도 죽이지 못한다.] [그자가 자진해서 제왕 앞에 나타나지 않는 한 죽일 방법은 없다.] 싸늘하게 웃고

청풍; [그... 그럼 난릉왕이 심제회란 걸 만들면서까지 기를 쓰고 제왕을 찾아다닌 건...?] 울상

소의장; [자신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겠지.] [환생한 제왕이 누구라는 걸 알기만 하면 피할 수가 있으니까!]

청풍; [제기랄! 입으로는 제왕의 미욱한 신 어쩌고 하면서도 사실은 뒤통수를 칠 꿍꿍이였구만!] 이를 바득

소의장; [네 말대로라면 난릉왕은 이미 네 형의 존재를 알고 있다.] [그리고 제왕이 누군지만 알아내면 조종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소의장; [가령 가족들을 인질로 잡아서 자신의 일을 방해하지 못하게 한다거나...]

소의장; [심지어 제왕으로 하여금 스스로 죽게 협박할 수도 있겠지!] 차갑게 냉소하고

청풍; [그렇게는 안돼!] 쾅! 탁자를 주먹으로 쳐서 박살 내며 벌떡 일어나고

청풍; [우리 가족에게 손대는 놈은 절대 용서 못해!] 쿠오오! 벌떡 일어선 청풍의 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폭풍같이 일어나고

소의장도 움찔하고

청풍; [젠장할!] 다시 털썩 주저앉고

청풍; (저 요물 말 대로 난릉왕이 몰영신공을 익혔다면 골치 아픈데....!) 소의장을 힐끔

차가운 표정으로 보고 있는 소의장

청풍; [저기 말이야! 몰영신공도 깨트릴 방법이 있겠지?]

소의장; [물론 있다.] 끄덕

청풍; [그걸 좀 가르쳐주면 안될까?] 억지로 웃고

소의장; [내가 왜?] 냉소

소의장; [날 대신 해서 너희 공씨일족에게 복수해줄 난릉왕을 내가 해롭게 할 거같으냐?] 차갑게 웃고

청풍; [아이 참! 우리 집 선조한테 애인 뺏긴 게 벌써 언제 적 일인데 아직도 꽁해있는 거야?]

청풍; [그러지 말고 제발 좀 알켜줘라! 응?] 애교

소의장; [일 없다!] 냉소하고

소의장; [이제 소멸되면 이쪽 세상에는 두 번 다시 못 오겠지만 난릉왕이 너희 공씨일족을 요절 내줄 걸 생각하면 여한은 없다!] 호호호! 마녀처럼 웃고

청풍; (저... 저놈의 변태영감이...!) 이를 부득 부득 갈며 그런 소의장을 노려보고. 그때

지고운; [궁주님!] 급히 문을 열고 들어서고

지고운; [손님이 왔어요!] 흥분해서 들어오고

청풍; [아이 참! 좀 쉬어야하니까 방해하지 말라고 했잖아!] 신경질 부리고

지고운이 찔끔하는데

청풍; [손님이고 나발이고 지금은 정신 사나우니까...!] 지고운에게 신경질 부리다가 흠칫

청풍; (가만! 지고운은 본래 몸 속에 또 하나의 생명이 들어있었지! 번개란 놈이 날린 칼에 죽어버리긴 했지만...!) 눈 반짝

청풍; (그렇다는 건 지고운의 몸 속이 널널하다는 얘기!) 음험하게 웃고

지고운; [궁... 궁주님! 왜...!] 겁에 질려 주춤거리고.

청풍; [이것 봐 영감!] [저 여자 어때?] 소의장에게 말하고

어리둥절하는 지고운. 청풍이 허공에 대고 말한다.

지고운; (누구한테 하는 말이지? 방안에는 궁주하고 나 밖에 없는데...!) 두리번. 지고운의 눈에는 방안에 청풍 외에는 아무도 없다

소의장; [특이하군!] 지고운을 보며 눈 반짝

소의장; [분명 죽었는데 죽지를 않았어!]

청풍; [저 여자 몸에는 두 개의 생명이 깃들어 있었어! 그러다가 얼마 전 사고로 그 중 하나가 죽어서 비어버렸지!]

소의장; [그말인즉슨...!] 흠칫

청풍; [영감이 들어가 살아도 큰 문제가 없다는 뜻이야! 물론 그러기 위해선 신령석의 도움이 필요하긴 하겠지만...!] 음험하게 웃고

소의장; [네 몸뚱이 대신 저 계집도 아니고 사내도 아닌 것의 몸을 제공하겠다?]

청풍; [당신도 나고 자란 이쪽 세상에 가끔은 돌아오고 싶을 거 아니야?]

청풍; [우리 집안에 품은 원한만 잊어주겠다고 약속하면 저 여자 몸을 한 달에 보름씩 빌려주겠어!]

소의장; [흠... 원한을 잊으라고?] 고민

청풍; [따지고 보면 지금의 우리 집안은 당신이 목숨 바쳐 사랑했던 은초원이란 분의 후손이잖아!]

청풍; [진짜 싸나이라면 연인의 후손을 축복하고 지켜줘야하지 않겠어?]

소의장; [난 사나이 아니다! 네가 보다시피 지금의 난 계집이다.] 냉소

청풍; [그냥 우리 집 선조 할머니이신 화중지성 은초원님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뿐이면서...!] 궁시렁

소의장; [내가 만든 세상에서 이 모습으로 수만년을 살아왔다. 난 내가 남자였던 기억을 이미 대부분 잊어버렸다.]

청풍; [아이 참! 그래서 뭐야?] [속 좁은 계집이니까 원한을 계속 품고 있겠다고?] 짜증내고

지고운; (대체 누구하고 얘기하는 거지?) 어리둥절

지고운; (혹시 살짝 맛이 간 거 아닐까?)

소의장; [제안을 받아들이마!]

청풍; [엥?]

소의장; [저 게집의 몸을 빌려다오. 너희 집안에 해코지는 하지 않으마!]

청풍; [승낙할거면 진작에 그럴 것이지. 남의 속이나 긁어대고 말이야!] 궁시렁 거리며 흘겨보고

소의장; [너희 집안에 해코지를 하지 않겠다고 했을 뿐이다. 복수를 포기한 건 아니다.]

청풍; [그건 또 뭔 소리래?] 찡그리는데

소의장; [네가 그것까진 알 것 없고...] [몰영신공을 깨트리고 싶으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

청풍; [그게 누군데?]

소의장; [난 네 선조인 제왕에게 초원을 빼앗긴 후 악에 바쳐서 만들면 안되는 마공을 한 가지 만들어 세상에 내보냈다.]

소의장; [그때는 그저 세상에 분풀이를 하고 싶은 심정에서 만든 것인데... 지금 생각해보니 오늘을 위해 하늘이 안배해둔 것 같구나.] 탄식

청풍; [그 마공을 익힌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 몰영신공을 깨트릴 수 있다?]

소의장; [내가 살펴보니 네가 살고 있는 당대에 그 마공을 완벽하게 익혀낸 자가 있다.]

청풍; [그 마공 이름이 뭔데?]

소의장; [만겁사혼장(萬劫死魂掌)!]

청풍; [만겁사혼장?] 갸웃

소의장; [이름 그대로 창세 이래 태어났다 사라진 어떤 인간의 혼(魂)이라도 죽일 수 있는 무공이지!]

소의장; [만겁사혼장을 쓰면 몰영신공의 힘을 잠시나마 무효로 돌릴 수 있다!]

청풍; [잠깐이면 충분해! 그 사이에 암흑철수로 터트려 죽이면 되니까!]

소의장; [만겁사혼장은 위력이 강한 대신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청풍; [그게 뭔데?]

소의장; [완성하려면 삼대에 걸쳐 피가 하나로 섞이는 패륜이 이루어져야만 하는 것이다.] 사악하게 웃고

청풍; [삼... 삼대의 피가 하나로 섞인다고?] 경악하고

청풍; [설... 설마 그건...!] 분노로 시뻘개지는데

소의장; [당시의 난 초원을 빼앗겨서 거의 미쳐버린 상태라 천륜을 거슬러 세상에 복수하려고 그런 마공을 만든 것이다.] 한숨

청풍; [젠장! 정말 구역질나는구만!] [그건 그렇다치고...]

청풍; [만겁사혼장을 완성한 게 어떤 인간이야?]

소의장; [거기까진 모른다. 급한 건 너니까 알아서 찾아내 도움을 청해라!] 일어나고

청풍; [어! 이봐! 그냥 가면 어떻게 해?] 역시 의자에서 일어나지만

소의장; [난 약속을 지켰다! 그러니 너도 반드시 약속을 지켜야할 것이다!] 스스! 지고운을 돌아보는 소의장의 모습이 흐려지고

소의장; <명심해라! 약속을 어긴다면 몇 배로 대가를 치루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사라지고

청풍; [우라질!] 인상 쓰며 다시 의자에 주저앉고

지고운; [저 궁주님...!]

청풍; [알어! 손님이 찾아 왔다며!]

지고운; [그것도 그거지만 만겁사혼장에 대해서 혼잣 말씀을 하시기에...!]

청풍; [어! 만겁사혼장에 대해 아는 게 있어?] 눈 반짝

지고운; [적포동은 암살할 대상의 무공에도 정통해야 하기 때문에 무림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무공에 대한 정보를 모아놓고 있어요.]

청풍; [만겁사혼장은 누구 무공인데?]

지고운; [사파의 지존인 굴용 일가에 전해오는 독문무공으로 알고 있어요.]

청풍; [천사련의 능구렁이 굴용?]

지고운; [적포동의 기록에 의하면 그의 만겁사혼장은 칠성이나 팔성 수준이라고 합니다.]

청풍; (그럼 소의장이 말한 자가 굴용은 아니로군!)

청풍; [굴용에게 자식이 있어?]

지고운; [사혼(死魂)의 미녀라고 불리며 삼십여년전, 상관서정(上官瑞晶)과 천하제일미인 자리를 두고 다투었던 굴이교가 굴용의 유일한 자식입니다.]

청풍; [굴이교란 여자에게는 자식이 있고?]

지고운; [거기까지는 잘... 천사련은 워낙 비밀스러운 집단인지라...!]

청풍; [애들을 붙여줄 테니까 굴용에게 손자가 있는지 알아봐!] [그런데 손님이 왔다고 했지?]

지고운; [만나보시면 궁주님도 마음에 드실 거예요!] 배시시

청풍; [내 마음에 들 거라고? 뭔 소리래?] 뚱하고

 

[!] 놀라는 청풍

이곳은 철궁의 대청. 천을 두른 평립을 머리에 쓴 여자가 의자에 앉아있다가 일어난다. 차림새로 봐서 진달개다. 대청 안에는 아무도 없고

청풍; [너... 너...!] 놀라는데

진달개; [다행히 철궁에 계셨군요!] 평립을 벗는 진달개

청풍; [진달개!]

진달개; [절 잊지 않으셨군요!]

청풍; [너같은 쭉쭉 빵빵을 어떻게 잊어?] [넌 내가 지금까지 만나본 언니들 중 몸으로는 으뜸인데...!] 엄지 손가락 꼽아보이며 의자에 앉고

진달개; [예쁘게 봐주셨다니 감사하옵니다 주인님!] 살짝 얼굴 붉히며 교태를 부리고

청풍; (요 여우가 종년 근성이 완전히 몸에 배었군! 뭐 나야 좋지만...!) 침 꼴깍 + [그런데 무슨 일로 날 찾아온 거야?] 진달개의 몸을 훑어보며

진달개; [난릉왕이 권일해가 숨은 곳을 알아내었사옵니다.]

진달개; [황보천유가 꼭두각시로 만든 패왕, 천동대협등을 이끌고 급습하러 갔으니 권일해 일행은 곧 일망타진 당하고 말 거예요!]

[!] 눈 부릅 청풍

 

#194>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191>

환락가가 있던 그 도시. 역시 아침. 정원이 잘 가꿔진 장원.

넓은 거실에 이불이 깔려있고 거의 알몸인 진달개와 황보천유가 함께 잠들어 있다. 밤새 응응한 모습이고.

따각! 따각! 갑자기 말 발굽 소리가 들리고

깜짝 놀라며 깨어나는 진달개와 황보천유

황보천유; [니미럴! 이런 아침부터...!] 오만상 쓰며 벌떡 일어나고. 진달개도 겁에 질려 일어나며 천으로 가슴을 가리는데

따각! 따각! 말 발굽 소리가 들리더니

펑! 문이 박살 나고.

거실 입구로 나타나는 거대한 말과 기수의 모습. 난릉왕이다.

[왕... 왕야!] [왕... 왕야를 뵙습니다!] 급히 엎드려 잘하는 황보천유와 진달개

거실 입구에 말을 탄 채 우뚝 서서 내려다 보는 난릉왕.

가면 속에서 이글거리는 난릉왕의 눈빛

긴장하고 겁에 질려 납작 엎드려 있는 황보천유와 진달개

난릉왕; [황보천유!]

황보천유; [분... 분부하십시오!]

난릉왕; [패왕과 이산동등을 데리고 여산(廬山) 침운곡(浸雲谷)으로 가라!] [원수함에서 달아난 쥐새끼들이 그곳에 숨어서 모의를 하고 있다!]

황보천유; [그자들의 처리는 어떻게 하올지....!]

난릉왕; [권일해에게는 알아낼 것이 있으니 생포하라.] [사마이극, 차불노. 부도신궁 양홍경과 십대세가의 신임 가주들은 모두 죽여라!]

황보천유; [부부 거행하겠습니다!]

난릉왕; [황보중평, 고천원, 진가력등도 이미 여산으로 떠났다. 너희들도 서두르도록 하라!] 말을 돌리고

황보천유; [존명!]

난릉왕; [명심하라! 이번에 권일해 일당 중 단 한명이라도 놓치면 목숨으로 죄를 물을 것이다!] 따각! 따각! 사라지고

황보천유; [명심하겠습니다!]

따각 따각! 허공으로 말을 달려 사라지는 난릉왕

황보천유; [제기랄! 잘 난 척은...!] 고개를 들며 이를 부득 갈고

황보천유; [흐흐흐! 조금만 더 기다려라 난릉왕!] [사부님께서 절대마존 소의장의 마지막 신공을 완성하는 날 너도 끝장이 날 테니까!] 사악하게 웃고. 헌데

[...!] 황보천유의 뒤에 무릎을 꿇고 앉은 진달개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번진다.

 

#192>

역시 아침. 산중의 절간. 중들이 울면서 통돼지 바비큐를 만들고 있다. 옆에서는 삼촌육유 중 한 놈인 꿈이 칼을 들고 앉아서 감시를 한다

[아미타불!] [세존이시여! 못난 제자들을 용서하소서!] [크흑! 내 목숨이 아까워 다른 생명을 죽이는 금살계(禁殺戒)를 범했으니 이 죄를 어찌할꼬?] [어무이! 불초 소자가 파계승됐슈!] 울면서 통 돼지를 돌리는 중들

꿈; [그만 뚝!] 눈 부라리고

깜짝 놀라는 중들

꿈; [자꾸 질질 짜면 그 돼지 대신 너희들을 먹는 수가 있다!] 입맛 다시고

[히익!] [용... 용서하십시오 시주!] [맛있게 구워 대령하겠습니다요!] 기겁해서 더 열심히 고기를 돌리고 쏘스를 바르는 중들

꿈; [꿀꺽! 냄새 죽이네!] [역시 내 입맛에는 날고기보다 구운 고기가 딱이야!]

 

대웅전 안. 꿈을 제외한 다섯 년놈이 탁자에 둘러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다. 그 중 물거품이 종이에 적힌 글을 읽고 있다. 물론 청풍이 붙인 포고문이다.

물거품; [세... 세상 누구보다 잘 나고 위대하신 철궁의 궁주께서 도망친 종들에게 최후의 통첩을 날리노라.] [즉시 기어들어오지 않고 개기면 지옥 밑바닥까지라도 쫓아가서 박살을 내주겠노라!] 포고문을 읽고 있다.

이슬은 겁에 질려서 듣고 있고. 다른 놈들도 불안.

번개만 시큰둥해서 술을 마신다.

물거품; [이... 이런 포고문이 도처에 나붙어 있어!]

침 꼴깍하는 다른 놈들

이슬; [주인이 정말 많이 화가 난 모양이야!] 울상

이슬; [더... 더 늦기 전에 돌아가서 용서를 빌어야하지 않을까?]

다른 놈들도 겁에 질려서 서로 눈치를 보는데

번개; [*까라 그래!] 탁! 술잔으로 탁자를 치고. 깜짝 놀라는 다른 놈들

번개; [제까짓 게 이 넓은 세상 어디에서 우릴 찾아내겠다는 거냐?] 다시 술 따르고

번개; [괜히 뻥치는 거니까 쫄 거 없어!] 술 마시며 코웃음

이슬; [그래도 주인은 얕볼 수 있는 사람이 아닌데...!] + 번개; [그만!] 화가 나서 눈 부라리고

찔끔하는 이슬

번개; [말끝마다 주인! 주인!] [이슬 너 언제부터 노예근성이 몸에 배었냐? 엉?]

이슬; [우... 우리한테 인간의 몸을 준 게 주인인 건 사실이잖아!] 눈치 보고

번개; [어이구 그러셔?]

번개; [그렇게 종노릇이 하고 싶으면 당장 그 인간한테 돌아가! 내 신경 긁지 말고!]

이슬; [이건 화를 낸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야!] 울상

번개; [아아! 귀잖아! 귀잖아!] [야 이 땡중들아! 빨리 안주 안 갖고 와?] 밖을 향해 버럭 신경질 내고. 밖의 중들 깜짝 놀라고

[예예! 지금 갑니다요!] [다... 다 익었습니다요!] 헐레벌떡 통돼지 바비쿠를 들고 대웅전 안으로 들어오는 중들

[그... 그럼 맛있게 드십쇼 시주님들!] [아미타불!] 굽신거리며 나가는 중들

[오! 냄새 죽이는데!] [중들이 언제 돼지 굽는 기술을 배웠대?] [고기를 안 먹니 뭐니 하면서 사실은 근처의 산 돼지들을 몰래 잡아먹어온 거 아냐?] 코를 킁킁 대는 삼촌육유들

번개; [제사 지내냐? 빨리 먹자!] 단도로 돼지 앞 다리를 잘라서 먹고

이슬을 제외한 다른 놈들도 달려들어서 신나게 뜯어먹는다.

[카아 죽인다! 역시 남의 살이 좋아!] [인간이 되어서 좋은 점 하나가 배도 함께 커져서 맛난 걸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점이야!] [낄낄! 이제 곧 다른 재미도 알게 될 거다!] 웃으며 게걸스럽게 돼지를 잘라 먹는 번개 일행

물거품; [야! 이슬! 넌 안 먹냐?]

꿈; [그래! 이건 인간 고기도 아니고 또 날 고기도 아니잖아!]

이슬; [생... 생각없어! 너희들끼리 먹어!] 억지로 웃고

번개; [가지가지 한다!] [야야! 이슬 저건 신경 쓰지 말고 앞으로는 우리끼리 놀자!]

환상; [낄낄! 맞아! 이슬은 암컷이잖아! 고추도 안 달렸어!] [같이 놀기엔 여러 모로 불편해!]

꿈; [고추가 안 달린 대신 다른 게 달렸지!] 이슬의 빵빵한 젖가슴 훔쳐보며 변태같은 표정을 짓고

이슬이 노려보고. 찔끔하는 꿈

환상; [낄낄! 조심해라 꿈! 암컷들은 한 달에 한 번 마술에 걸린다더라!] 땡! 말하던 환상의 머리통을 술잔이 강타한다

이슬이 술잔 던진 자세로 노려보고 있고

환상; [아구구!] [이슬! 너 이게 무슨 짓이냐?] [혹시 오늘이 바로 그날이냐?] 머리 싸매고 죽상 짓고

이슬; [주둥이 안 닥쳐?] 벌떡 일어나 술병을 들어서 던지려 하고

[으헥!] 다시 머리 감싸는 환상.

[야야 참어!] [술병은 안돼!] 다른 놈들 비명 지르며 말리려는데

술병을 던지려다가 굳어진 이슬, 눈 부릅

[어!] [왜 또 그러냐 이슬?] [안 던지는 거야?] 다른 놈들 어리둥절하며 보고. 그때

이슬; [흑!] 뒷걸음질하며 술병을 떨어트리고

파삭! 바닥에 떨어져서 깨지는 술병

이슬; [저... 저...!] 대웅전 안쪽을 손가락질 하며 버벅

[대체 뭔데...!] [으헤엑!] 뒤돌아보다가 비명 지르는 다른 놈들.

쿵! 사람 눈 같은 것이 어둑한 천장 쪽에서 내려다보고 있다. 청풍의 눈이다.

[나... 나타났다!] [엄마야!] 비명 지르며 주저앉는 다른 놈들. 번개만이 눈 부릅뜬 채 앉아있고

청풍; [재미들 좋냐?] 슈욱! 어둠 속에서 청풍의 커다란 얼굴이 나타나며 노려보고

사색이 되어 주저앉은 이슬과 다른 놈들

청풍; [아침부터 술판을 벌이고... 아주 살판이 났구만!]

청풍; [이게 마지막 경고다! 내가 직접 찾아나서는 날이면 모두 제삿밥 먹을 줄 알아라!]

[으으으!] [안... 안되는데...!] [제삿밥은 싫어요!] 겁에 질리는 놈들

번개; [다....다...] 필사적으로 입을 떼고.

모두들 흠칫하며 번개를 보는데

번개; [닥쳐라 인간아!] 용기를 내서 외치고

청풍; [어쭈!]

(잘 한다 번개!) (역시 네가 대장이다!) (인정한다! 너 짱 먹어라!) 번개를 곁눈질하는 다른 놈들.

번개; [니기미! 그렇게 자신 있으면 찾아와라! 한번 진지하게 맞짱 떠보자 인간아!] 벌떡 일어나 가슴을 펴며 용기를 내고

번개; [나한테는 협박 따위 안 먹히니까 자신 없으면 너야말로 꼬리 내리고 숨는 게 장수에 지장 없을 거다!] 으하하하! 억지로 웃는데

청풍; [아가리 닥쳐!] 눈 부릅 뜨며 고함을 치는 청풍의 얼굴. 직후

꽈광!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져서

대웅전의 지붕을 뚫고 내려 꽂혀 번개를 강타한다

꾸엑! 번개에 맞아 비명을 지르는 번개

[으헤엑!] [번개가 번개를 맞았다!] [엄마야!] 다른 놈들 비명. 머리 감싸고 엎드리는 놈도 있고

번개; [으으으! 짜릿짜릿해!] 새카맣게 타서 해롱대다가

꽈당! 그대로 나자빠지는 번개

청풍; [이 새끼들! 거기 전부 그대로 있어!] [지금 당장 달려가서 전부 모가지를 몸뚱이와 생이별 시켜줄 테다!] 분노하는 청풍의 머리 주위로 번개가 마구 치고

[살... 살려주세요!] [잘못 해쪄요 주인님!] [이렇게 빌께요!] 머리 쳐박고 두 손 위로 쳐들러 싹싹 비는 놈들

청풍; [세상 하직하는 게 싫으면 선착순으로 달려와라!] [꼴찌하는 놈에게는 튼튼한 개 목걸이를 선물하겠다!] 슈우! 사라지고

<개... 개 목걸이!> 모두들 눈 부릅뜨고

이어 그놈들 머리에 떠오르는 장면. 청풍이 개줄을 잡고 회초리로 때리는 모습인데 다섯 놈이 각자 자신이 개목걸이에 채워져서 네 발로 기는 모습들을 떠올린다

물거품; [안돼!] 벌떡 일어나고

물거품; [개목걸이는 시져!] 밖으로 달려나간다

[물거품! 비겁하다!] [야 임마! 멈춰!] [같이 가!] 비명 지르며 다른 놈들도 다급히 달려나가고

번개; [으으으! 안... 안돼!] 정신차리며 벌벌 떨고

번개; [이... 이 인정머리 없는 놈들아!] [나.. 나도 데리고 가!] 벌벌 기어서 대웅전을 나간다.

하지만 이미 별똥별처럼 변해서 한쪽으로 날아가고 있는 다섯 놈들

번개; [나도 개 목걸이는 싫어!] 처절한 울부짖음

 

#193>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187>

. 환락가

어느 기루.

넓은 방에서 풍악이 울려퍼지는 배경으로 신나게 한 판 벌어진다. 야한 차림의 여자들이 야한 춤을 추고 있고. 악사들이 악기를 연주한다. 자리에는 황보천유와 백영이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다. 황보천유는 양쪽에 계집을 끼고 신이 나서 술을 마시지만 백영은 우울한 표정이고. 술 시중을 드는 기녀들도 주눅이 들어서 눈치를 보고 있다.

황보천유; [사형은 어째 흥이 나지 않으시는 것 같습니다.]

백영; [내 신경 쓰지 말고 사제나 원없이 즐겨라.] [머잖아 쉽지 않은 일을 치뤄야할 것이다.]

황보천유; [하하하! 나중 근심을 미리 끌어다 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웃고.

황보천유; [그만 그만!] 손뼉을 쳐서 풍악과 무희들의 춤을 멈추게 하고

겁에 질려서 여자들이 모두 황보천유를 보고

황보천유; [이것들이 아주 구태의연한 수작질로 돈을 벌려고 드는구만!] [니들이 날 호구로 아는 거냐?] 눈 부라리고

[... 용서를!] [노여움을 푸시와요 손님!] 기녀들 납작 엎드려 애원하고

술 시중을 들던 여자들도 겁에 질려 엎드리고

황보천유; [생각 같아서는 전부 애꾸로 만들어 이 바닥에서 밥벌이 못하게 만들고 싶다만...!] [웃 어른을 모신 자리라 내가 참는다.] 말하며 소매 속에서 전표를 한 장 꺼낸다.

황보천유; [황금전장에서 발행한 일만냥(현재 가치 오억원가량)짜리 전표다!]

<... 일만냥!> 기녀들 침 꼴깍

황보천유; [지금부터 다른 년의 옷을 찢어라!] ! 전표를 퉁기고

! 천장에 날아가서 철판처럼 박히는 전표

모두의 시선이 전표로 향하는데

황보천유; [마지막까지 몸에 천 쪼가리를 붙이고 있는 년이 이 전표의 주인이다!] 사악하게 웃고. 순간

[!] [!] 눈 번쩍하는 기녀들

다음 순간 난장판이 벌어진다. 서로 뒤엉켜 옷을 찢으며 악다구니를 쓰는 기녀들

황보천유; [하하하! 이제야 좀 봃만하게 노는군!] 웃고

황보천유; [더 신나게들 싸워봐라! 마음에 들면 한 장 더 주마!] 다른 전표를 꺼내 흔들며 웃고

[벗어 이년아!] [헛소리 말고 네년이나 벗어!] [! 어딜 움켜쥐는 거야?] [전표는 내거얌!] 아수라장. 여자들이 서로 뒤엉켜 상대방의 옷을 찢고 벗기느라 야한 장면들이 연출되고

황보천유; [하하하! 잘 한다 잘해!] 술잔 들고 웃는 황보천유.

한숨 쉬는 백영.

황보천유; [보십쇼 사형! 인간을 조종하는 게 개나 고양이 길들이는 것 보다 더 쉽지 않습니까?] 웃지만

묵묵히 술만 마시는 백영. 그때

[뭐하는 짓들이야!] 벌컥! 고함 소리가 들리며 양쪽 문을 활짝 열어젖히는 진달개

뒤엉켜 싸우던 기녀들이 흠칫하며 돌아보고

황보천유; [! 이게 누구야?] 웃고

황보천유; [이놈 저놈 품을 전전하던 진씨세가의 천금 아니신가?]

진달개; [꺼져!] ! 장풍을 날려서 방의 바닥을 박살내고

비명 지르는 기녀들

진달개; [뭉기적거리는 년은 오늘로 숟가락 놓을 줄 알아!] 눈 부라리고

겁에 질려 거의 알몸으로 방에서 엎어지고 넘어지며 달아나는 여자들

곧 방안에는 진달개와 황보천유와 백영만 남고

진달개; [더러운 갈보년들!] 도망치는 여자들 보며 식식 대고

백영; [난 이만 가보겠네!] 자리에서 일어나고

백영; [곧 사부님의 분부가 있을 테니 너무 늘어지진 말게!] 나간다

황보천유; [멀리 못 나갑니다.] 웃고

나가서 문을 닫는 백영. 방안에는 황보천유와 진달개만 남고

진달개; [오라버니! 너무 하는 거 아니에요?] 황보천유의 앞으로 다가가며 인상 쓰고

황보천유; [뭐가?]

진달개; [난 패왕과 철궁주에게 잇달아 사로 잡혀서 온갖 수모를 다 당했는데 기녀들과 놀아나기나 하고....!] 황보천유 앞에 두 손을 허리에 댄 채 눈을 부라리고

진달개; [정말 나한테 각별한 마음을 품고 있긴 하는 거냐구요!] 이를 바득. 억울한 표정

황보천유; [난 또 뭐라고!] 웃으면서 은근히 진달개의 손목을 잡는다

진달개; [놔요!] 짐짓 뿌리치려 하지만. 황보천유는 놓아주지 않고

진달개; [구렁이 담 넘어가듯 은근슬쩍 넘겨버리는데도 질렸다구요!] 억울해서 울려 하고

황보천유; [그건 오해야 진매!]

황보천유; [내 마음을 차지하고 있는 건 오직 진매뿐이라는 걸 왜 모르나?]

진달개; [그따위 사탕발림에는 더 이상...!] [어머!] 비명 지르며 쓰러진다

진달개를 확 잡아당겨 끌어안는 황보천유

진달개; [! 놓으란 밀이야 이 박정한 인간!] 짐짓 앙탈을 부리지만

직후 진달개의 입을 덮쳐버리는 황보천유의 입. 눈 동그래지는 진달개

진달개를 끌어안고 열렬히 키스하는 황보천유

진달개의 눈이 감기고

황보천유의 가슴을 두드리던 진달개의 두 손이 황보천유의 목을 휘어감는다

곧 쓰러져서 응응하는 두 년놈

 

#188>

아침. 번화한 어느 도시. 사람들이 모여서 웅성거리며 담벼락을 본다. 담벼락에 붙은 청풍의 포고문

행인1; [세상 누구보다 잘 나고 위대하신 철궁의 궁주께서 도망친 종들에게 최후의 통첩을 날리노라. 즉시 기어들어오지 않고 개기면 지옥 밑바닥까지라도 쫓아가서 박살을 내주겠노라!] 담벼락의 포고문을 황당하 표정으로 읽고

행인2; [뭐라는 거여?]

행인3; [철궁이라고, 그 왜 협잡꾼들 양성소 있잖아!] [거기 궁주인가 하는 자가 자기 종들 보라고 써붙인 포고문인 모양이야!]

행인1; [참 문장력 한번 죽여준다!] [저걸 일문의 문주라는 작자가 쓴 거야?]

행인2; [철궁이 뭐 그렇지! 그 인간들이 협잡질 말고 잘 하는 게 있나?]

행인3; [그래도 효과는 확실하겠어! 당사자들이 보면 오금이 저릴 테니까 말이야!] 낄낄 대는 사람들

사람들 뒤에서 보고 있는 삿갓 쓴 인물. 바로 황금전장에서 탈출한 독고사룡이다.

독고사룡; (나 보라고 붙인 포고문은 아니군!)

독고사룡; (요즘 주인이 자주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던데.... 한번 보러갈까?) 돌아서고

독고사룡; (그나저나 나 말고 또 어떤 불쌍한 인생들이 그 못된 망나니한테 코를 꿰인 건가?) 걸어간다

 

#189>

역시 아침. 철궁

철궁의 제자들 웅성거리며 가장 높은 건물을 보고 있다. 건물 지붕 위에는 누가 서있고. 건물 근처에는 지고운이 따로 서서 역시 올려다보고 있다.

어떤 건물에서 나오는 하시룡과 가진우

하시룡; [왜들 여기 모여 있는 것이냐? 할 일이 얼마나 많이 쌓여있는데?]

제자1; [죄송합니다 하일열님! 하지만 궁주님이 갑자기 저러셔서...!] 지붕 위를 가리키고

올려다보다가 놀라는 하시룡과 가진우

청풍이 양팔을 벌리고 서서 눈을 감은 채 하늘을 향해 얼굴을 향하고 있다. 마치 기도하는 듯한 모습이고

가진우; [언제부터 저러고 계시는 것이냐?]

제자1; [반각 쯤 되었습니다만...!]

가진우; [별일 아닐 것이다.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라!]

[예 가일열님!] [가자!] 인사하고 흩어지는 제자들

하시룡과 함께 지고운에게 가는 가진우

가진우; [지소저!]

지고운; [어서 오세요 두 분 일열님!]

하시룡; [왜 저러시는지 말씀이 계셨습니까?]

지고운; [잘은 모르겠는데...!] 웃고

지고운; [달아난 종들을 부르는 중이시라는군요!]

[달아난 종들은 부르신다?] 놀라고 당혹해하는 가진우와 하시룡

 

청풍; (느껴진다!) 눈 감은 채 흥분

청풍; (내 피와 숨결로 몸을 갖게 된 것들이다. 우리 집안의 특별한 힘을 빌면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공손대낭과 삼촌육유들을 떠올리고

청풍; (어디로 숨어도 내 눈을 피하지는 못한다!) 허공에 떠오르는 거대한 청풍의 눈

 

#190>

역시 아침. 공손대낭의 본체였던 은행나무. 지금은 쪼개져서 시들어 죽은 상태.

그 은행나무 아래의 바위 동굴 입구

폐허처럼 변한 어두운 밀실. 공손대낭이 시체처럼 누워있다.

움찔하는 공손대낭.

공손대낭; (누구...?) 눈감은 채 생각하고.

누군가의 눈이 어둠 속에서 자신을 내려다보는 느낌을 받고

공손대낭; (누군가... 날 보고 있어!) 눈 꼬리 파르르 떨리고

공손대낭; [제발...!] 신음

공손대낭; [제발 날 그냥 놔두세요!] 주르르! 감은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그때

[그렇게 말씀하시면 서운하군요.] 누군가 말하고. 흠칫하는 공손대낭

용설약; [대낭의 아름다운 이름을 흠모하여 먼길을 찾아왔는데 말이죠.] 석실로 들어서는 도도한 자태의 용설약. 이수낭자와 권완이 뒤 따르고

공손대낭; [뉘신지 모르지만 돌아가 주세요.] [저는 이 세상에 뿌리도 없고 인연도 없는 허깨비랍니다!] 눈을 감은 채 힘없이 말하고

용설약; [뿌리야 내리면 되고 인연이야 만들면 되는 게 아닐지요.] [아무쪼록 다시 한 번 주어진 삶을 헛되이 흘려보내지 않기를 바랍니다.]

공손대낭; [제가 원하는 것은 다만 이대로 시들어 흙이 되는 것입니다.] 처연하게 웃는데

권완; [그러지 마세요 대낭!] 앞으로 나서고

움찔하는 공손대낭

권완; [저의 실수였어요.] [대낭은 저의 어리석음으로 다시 몸을 얻으신 거예요!] 공손대낭의 옆에 무릎을 꿇고

공손대낭; [권아가씨로군요!] 힘없이 눈을 뜨며 웃고

공손대낭; [정말... 쓸데없는 짓을 하셨어요!] [저로 인해서 칠고신 중 한 분이 부활할 기회를 영영 잃으셨으니까요!]

권완; [그런 말씀 마세요. 저는 대낭의 도움이 필요해요!]

권완; [대낭이 비호해주지 않으시면 저는 영영 그이 곁으로 돌아가지 못한답니다!] 울고

공손대낭; [공공자에게 책망을 당하셨군요.] 힘없이 웃고

권완; [그이는... 그이는 저를 용서하지 않으실 거예요!] 얼굴 가리며 울고

권완; [이런 절 위해 그이에게 용서를 빌어줄 분은 대낭 밖에 없어요!]

공손대낭; [미안해요.]

공손대낭; [권아가씨의 사정은 딱하지만...!] + 청풍; <죽는 시늉 그만해!> 갑자기 공손대낭의 머리 속에 나타나 버럭 고함을 지른다. 말 풍선 속에서 흉악하게 인상 쓰는 청풍

공손대낭; [!] 기겁하며 발딱 일어나고

권완과 용설약등이 흠칫하는데

청풍; <내 피와 숨결로 되살아났으니까 나무 요정 넌 내 종이야! 허튼 소리 말고 눈썹 날리게 뛰어와!> 말 풍선 속에서 손가락질하고. 겁에 질려 구석으로 물러앉는 공손대낭

왜 저러나 하며 의아해하는 권완 일행. 청풍의 음성과 모습은 공손대낭에게만 보인다.

청풍; <한번만 더 죽느니 마니 하는 소릴 하면 내 손에 주~욱을 줄 알어!> 주먹 얼굴 앞에 들어보미여 폅박하고

공손대낭; [그만! 제발 날 그만 괴롭혀요!] 귀를 싸매며 비명 지르고

권완; [대낭!] 당황하는 권완과 두 여자

공손대낭; [나하고... 대체 나하고 무슨 원한이 그리 많아서 끝끝내 괴롭히는 건가요?] [정말 싫어!]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서 귀를 막으며 울고

황당해하는 권완과 용설약

 

#191>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굴이교;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요!] [그때... 그날 밤의 그 사람은 분명 공자님이었어요!] 울고

구령; (그만 두자! 죽일 가치도 이유도 없는 가엾은 계집이다!) 스릉! 검을 검집에 꽂고

구령; (그러나 오싹하구나. 산산히 깨어지고 있는 한 여자의 인생과 꿈을 이렇게 직접 보게 되다니...!) 연민의 표정으로 굴이교를 보고

공자무는 천천히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신; [서북쪽입니다.]

공자무; [인록! 나오너라!] 호통을 치고

휘이이익! 공자무가 노려보는 쪽의 절벽 아래에서 건장한 청년이 높이 솟구쳤다가

굴이교의 뒤에 떨어지며 무릎을 꿇는다. 굴이교와 남매처럼 닮은 청년. 절세 미남. 굴이교의 아들인 공인록

덜덜 떨며 굴이교 뒤에 엎드린 공인록

쿠오오! 그를 노려보는 공자무의 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일어나고

공인록; (이... 이분이 바로...!) 바닥에 댄 이마로 땀이 비오듯 흐르고

<어머니가 늘 말씀하신 그 위대하신 분이다!> 쿵! 산처럼 거대해진 채 내려다보는 공자무. 그 앞에 납작 엎드려 있는 굴이교와 공인록의 개미같은 모습

신도 어느덧 무릎을 꿇고 있고

구령도 숨을 멈춘 채 곁눈질한다

구령; (오... 오라버니가 이토록 심하게 화를 내신 적은 없었어!) 침 꼴깍

구령; (지금의 오라버니가 일갈하면 하늘 아래 어떤 고수도 피를 토하고 죽어버릴 거야!)

공자무; [인록이라고 했느냐?] 슈우! 몸에서 내뿜던 기운이 사그라들고

공인록; [예... 옛!] 더듬거리며 대답하고

공자무; [너는 네가 익힌 무공을 아느냐?]

공인록; [만겁... 만겁사혼장(萬劫死魂掌)입니다.]

공자무; [얼마나 익혔느냐?]

공인록; [십성(十成) 성취했습니다.]

공자무; [굴용은?] 분노한 표정으로 소리치고.

공인록; [대... 대종사께선 팔성(八成)의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비지땀

구령; (십성의 만겁사혼장!) 무언가 깨닫고

구령; (만겁사혼장은 사파(邪派) 최강의 무공이다. 하지만 대성(大成)하기 위해서는 삼대(三代)에 걸친 혈육의 전승이 있어야 가능하다.)

구령; (맙소사! 그렇다면 굴이교를 범해서 아들을 낳게 한 장본인은....!) 전율하고

구령; (굴용! 굴용 자신이었어!) (오라버니의 분노가 하늘 끝까지 치민 것은 그것을 한 눈에 알아본 때문이었고!) 숨이 막히고. 그때

공자무; [너는... 내가 누군지 아느냐?] 공인록을 노려보고

공인록; [소생을 낳아주신 아버지십니다.] 겨우 고개를 약간 들고

공자무; [아니다. 나는 네 아버지가 아니다.]

굴이교; [흐윽!] 몸이 오그라들고.

공인록도 바르르 떨며 이마를 바닥에 붙이고 있고

공자무; [너는... 나를 아느냐?]

공인록; [천인(天人)의... 힘을 지니신 분이라 들었습니다.]

공자무; [옳다.] [나는 천인은 아니지만 인간이 함부로 가질 수 없는 힘을 가진 사람이다.] 의연하게

공자무; [그러나 나는 무림에 간여하는 사람은 아니다.]

공자무; [죽고 사는 것은 무림이든 어디든 마찬가지!] [어찌 죽어도 사람이 죽으면 북망산 무덤은 매한가지이기 때문이다.]

공자무; [하지만 나는 이제 네게 명하고자 한다.]

공자무; [만겁사혼장이 사파의 담장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라! 만겁사혼장을 내세워 무림천하를 꿈꾸지 마라!] 무시무시한 위엄이 흘러넘치고

공인록; [영문을... 영문을 말씀해주십시오.] 고개를 조금 들면서 떨리는 음성으로

공자무; [내가 무림에는 간여하지 않으면서 굳이 만겁사혼장에 간여하는 것은 만겁사혼장이 사람을 해치는데 그치지 않고 혼령을 겁(劫: 천지개벽에서 천지개벽에 이르는 시간. 영원한 시간) 속에 가두는 해악이 있기 때문이다.]

묵묵히 듣는 공인록

공자무; [천하에는 기인이사(奇人異士)와 괴인괴물(怪人怪物), 기수영금(奇獸靈禽), 신령요괴(神靈妖怪)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공자무; [하지만 그들 중 대부분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살다가 몰(歿: 죽음)하며 자기를 드러냈어도 재주를 숨기는 자들도 적지 않다.]

공자무; [그들이 나서지 않음은 첫째가 재주는 뽐내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며, 둘째가 이름은 불리는 것이지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닌 때문이며....]

공자무; [셋째가 하늘에도 땅이 있어 대(對)를 이루고 해에도 달이 있어 대를 이루는 것처럼 그들이 아무리 빼어난 재주를 가졌다 해도 그 대(對) 되는 것이 기필코 있기 때문이다.]

공자무; [그러므로 현인(賢人)은 재주가 있더라도 바른 일에만 나선다.]

공인록; [소생의 몸에 있는 만겁사혼장을 제거해주십시오.] 이마를 땅에 대며

공자무; [이교가 너를 그릇된 길로 들게 하진 않았구나.] 미소

굴이교; [당신의 아들로 알고 키웠답니다.] [자랑스러워할 아들로 키우고 싶었답니다.] 애절하게 울고

구령; (가엾은 계집!) 한숨

구령; (하긴 나라도 자식이 있었다면 오라버니를 생각하며 오라버니같은 사람으로 키우려 노력했을 것이다.)

구령; (오라버니같은 위대한 분의 자식에게 어떻게 조금이라도 잘못된 것을 가르칠 수 있단 말인가?)

공자무; [네 마음이 곧다면 무공을 제거할 필요가 없다.] 미소

공자무; [만겁사혼장은 좋지 않은 물건이다.] [그러나 그 또한 상대되는 것이 존재하기에 생겨난 것이다.]

공자무; [네가 만겁사혼장을 지니고도 쓰지 않는다면 천지창생을 위해서 큰 공덕을 쌓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녔으되 쓰지 않겠다는 마음을 지니면 능히 너를 바르게 지키고 곧게 나아갈 수 있게 할 것이다.]

공인록; [소생은 조부님을 거역할 수 없습니다.]

공자무; [굴용 대종사에게 전해라.] 엄한 표정

공자무; [나 공자무는 내 아들이 그의 야망을 위한 도구로 쓰이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 하더라고!]

굴이교; [흑!] 벼락을 맞은 듯 부르르 떨고.

공인록; [!] 고개를 번쩍 들고.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구령

공자무가 공인록의 머리에 손을 얹는다.

공인록은 숨이 멎는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고

공자무; [네 어머니에게 너는 이십칠 년간 경인년의 축복이었다.]

공자무; [네 어머니 마음속에 있는 너의 이름을 밝히면서 살도록 해라.]

공자무; [나 공자무는 너를 아들로 인정한다.]

공인록; [아... 아버지!] 주르르! 공인록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공인록; [감사합니다 아버지!] 공자무의 발에 이마를 대며 운다.

안도하며 우는 굴이교

구령; (무슨 상관이겠어?) 한숨

구령; (어차피 오라버니에게는 아들이 넷이나 있었는데 하나쯤 더 늘어난다 한들...!)

구령; (하지만 저들 모자 때문에 나와 오라버니만의 여정도 이제는 끝이구나.)

<죽기보다 싫지만 진군소에게 머리를 숙이고 들어가야겠지!> 멀어지는 모습

 

#186>

밤. 어느 도시.

객잔.

객잔의 방에 홀로 앉아서 편지를 읽고 있는 공대벽. 탁자에는 봉투가 놓여있고 봉투에서는 등천신환이 반쯤 빠져나와 있다.

<(중략) 이렇게 된 거니까 마무리는 큰형이 해주시기 바래요. 누가 뭐래도 우리 집안의 대들보는 큰형님이시잖아요. 막내가> 편지를 읽고 있는 공대벽의 모습을 배경으로

편지를 내려놓는 공대벽. 무언가 생각하고

봉투에서 빠져나와 있는 등천신환을 보고

등천신환을 집어드는 공대벽.

이어 등천신환을 조심스럽게 왼쪽 손목에 낀다.

잠시 기다리는 공대벽.

지잉! 그러던 어느 순간 등천신환이 빛을 발하고. 직후

휘익! 갑자기 방안에 바람이 불며 등불이 모두 꺼져 버린다

공대벽; [....!] 어둠 속에서 눈을 빛내며 손목을 본다. 징! 징! 손목에 채워진 등천신환이 야광처럼 빛을 발하고. 그러던 어느 순간

<무슨 꿍꿍이로 등천신환을 몸에서 떼어놓았던 것이냐?> 갑자기 누군가 말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소의장; [경고는 했을 텐데....? 등천신환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면 내가 쉽사리 그자의 몸을 차지할거라고!] 스으! 어둠 속에서 반딧불처럼 모습을 드러내는 절대마존 소의장

소의장; [자꾸 나를 화나게 하면 네놈을 죽여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 [!] 말하다가 눈 부릅 소의장. 반투명한 모습

어둠 속에서 태산같이 앉아서 두 눈을 번갯불같이 빛내고 있는 공대벽

벼락에 맞는 듯한 충격을 받는 소의장

소의장; <제... 제왕!> 무릎이 저절로 꺽이며 숨이 턱 막히는 표정이고

소의장; (똑... 똑같다!) (바로 그 사람... 내게서 초원을 빼앗아가고 마침내 다른 세계로 도망치게 만들었던 제왕이다!) 공대벽의 발치에 엎드려 발발 떨고

태산같이 거대해져서 까마득한 곳에서 내려다보는 공대벽. 그 발치 앞에 개미처럼 엎드려 떨고 있는 소의장의 애처로운 모습

소의장; (수천, 수만년의 세월이 흐른 후에도 다시 제왕과 마주치다니...!)

<운명은... 어찌하여 나 소의장에게만 유독 가혹하단 말인가?> 객실 안의 모습 멀어지고

 

#187>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구령; (수치를 모르는 계집!) (정에 미치고 사내에 환장해서 촉망 중에도 화장을 하고 달려왔구나!) 이를 박박 갈며 가마를 노려보고.

구령; (용납할 수 없다. 오라버니 생각에 가슴을 쥐어뜯고 손톱을 물어뜯으며 세월을 보낸 사람은 나 하나로 족하다.) 검을 쥔 손에 핏줄이 튀어나온다.

구령; (오라버니가 강호로 나섰다는 소문을 듣고 천리길 만리길 달려올 수 있는 여자도 나 하나면 충분하단 말이다.) 온몸에서 살기를 뿜어내며 가마로 다가가고

엎드려 있다가 눈 번쩍하는 검둥이 가마꾼들

구령; (너무 어려서, 못된 성격 탓에 오라버니에게 아내를 허용해버렸지만 어떤 년도 더는 허용할 수 없다.) 가마로 다가오는 구령

일어나며 가마를 가로 막는 검둥이 가마꾼들

구령; (나 구령이 오라버니를 독차지 하는데 방해가 되는 것은 그게 무엇이든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 보검에 벼락이 타고 흐르고

공자무; [그만해라 구령!] 한숨 쉬며 앞으로 나서고

공자무; [네가 이럴 필요는 없다!] 구령 앞에 팔을 벌리고 서며 등을 보이는 공자무.

구령; [비켜주세요 오라버니! 이것은 아녀자들간의 문제입니다!] 말하면서도 공자무를 밀치고 나가지는 못하고

그때 검둥이들이 눈을 번들거리며 앞으로 나선다

공자무; [이교! 가마꾼들을 치워라. 이자들마저 죽이고 싶으냐?] 가마를 향해

<모두... 물러나라!> 가마 안에서 말하지만

번쩍! 번쩍! 가마꾼들의 눈의 빛나더니

크아! 보디빌더들같이 몸에 힘을 주며 기합을 지르는 검둥이들

! ! 순간 놈들의 몸뚱이가 단번에 3-4미터 크기로 자라난다. 집채만해졌을 뿐 아니라 온몸이 시커멓게 고무처럼 변한다

; [조심하십시오 주군! 천사련의 저주받을 마공 흑왕철식공(黑王鐵飾功)을 익힌 자들입니다!] 놀라며 달려오고. 그러나

크와! 일제히 공자무를 덮쳐오는 검둥이들. 마치 산이 와락 무너지는 것 같고

<안돼!> 가마 안에서 비명이 터지고

공자무; [!] 눈 부릅뜨며 검둥이들을 향해 고함을 지르고. 순간

화악! 공자무의 몸에서 폭발하듯 기운이 터져나가 검둥이들을 휩쓴다.

[1] [!] 화악! 공자무의 몸에서 뿜어지는 기운에 휩쓸리는 순간 가랑잎처럼 뒤로 날아가는 검둥이들.

슈욱! ! 쿠쿵! 원래대로 돌아오며 비틀거리면서 가마 앞으로 내려서는 검둥이들. 직후

! 쩌적! 그자들의 몸에 동시에 X자로 섬광이 스치고

! 퍼펑! 비틀하던 놈들의 몸이 폭발해버린다.

어느 틈에 그자들 앞에 검을 휘두른 자세로 서있는 구령

! 투툭! 검둥이들의 복발한 몸뚱이들이 바닥에 뒹굴고

한숨 쉬는 공자무

; [죄송합니다! 굴용이 자객들을 가마꾼으로 위장시켰을 줄은 몰랐습니다.] 뒤에서 허리 숙이고

그만 하라고 손을 드는 공자무

구령; [기어 나와라! 오라버니만 아니었으면 가마채로 베어버렸다!] 이를 바득 갈며 가마를 노려보고. 그때

<... 제발 오해하지 마세요 공자님!> 덜컹! 가마의 문이 열리며 아주 가늘고 섬세한 여자의 손이 나온다. 하늘거리는 소매에서 빠져나온 손이다. 이어

굴이교; [... 전 그들이 그럴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가마 밖으로 얼굴을 내미는 여자. 얼굴이 손바닥한데 두 눈이 얼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같은 순정만화의 여주인공 같은 여자다. 그야말로 절세미녀. 몸에는 기모노를 연상시키는 아주 화려한 옷을 입었으며 머리는 생머리를 좌우로 폭포수처럼 드리웠다. 굴이교다

오싹! [!] 굴이교를 보는 순간 소름이 끼쳐 자신도 모르게 뒤로 물러서는 구령

굴이교; [... 제가 어떻게 당신께 딴 마음을 먹겠어요?] 가마에서 나오며 애절한 표정을 짓는 굴이교. 금방이라도 커다란 눈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올 것 같고.

구령; (... 요물!) 충격을 받고

무어라 말하며 애절한 표정으로 공자무를 보며 절하는 굴이교. 묵묵히 뒷짐 집고 서서 굴이교의 절을 받는 공자무

구령; (인간이... 피와 살로 이루어진 인간인 주제에 어찌 저리 아름다울 수 있단 말인가?) 절망과 분노로 물든 얼굴로 그런 굴이교를 노려보고

<왈패같던 진군소는 물론이고 삼십년전 천하를 시끄럽게 만들었던 천하제일미(天下第一美) 상관서정(上官瑞晶)이란 년의 향기로운 아름다움도 이 요물에는 미치지 못한다.> 우는듯 웃는 듯한 표정으로 공자무를 올려다보는 굴이교

구령; (이 계집은 사내를 홀려서 골수룰 빨아먹는 우물(尤物)이다!) 사색이 되어 부들 부들 떨며 굴이교를 노려보고. 그때

공자무; [이교! 더 아름다워졌구나.] 탄식하고

순간 굴이교의 얼굴에 수줍음과 함께 환한 미소가 번지고

구령; (눈치 없는 사람!) 이를 갈고

구령; (저년이 비정상적으로 아름다운 게 사실이지만 어떻게 내 앞에서 미모를 칭찬한단 말인가?) 서운해서 공자무를 노려보고

굴이교; [당신은... 많이 늙으셨군요.] 커다란 꽃송이처럼 공자무 앞에 앉은 채 올려다 보고. 애교와 애절함이 뚝뚝 떨어지는 모습이고

공자무; [손자를 안아야 할 때가 된 거지.] 웃고

굴이교; [맞아요! 어느덧 그리 되셨어요!] 함박웃음을 짓는다.

[!] 다시 숨이 콱 막히는 구령

구령; (뭐지? 저 요물은 어째서 저런 표정을 지을 수 있는 건가?) 불길한 표정

굴이교; [그래서 제가 왔답니다! 공자님께서 강호에 다시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한 걸음에 달려왔답니다.]

굴이교; [아버님 흉내를 낸 것은 당신이 달고 온 천한 것을 쫓아보내기 위해서였어요!] 구령을 흘겨보고

공자무; [대종사는 잘 있느냐?]

굴이교; [아버님께서도 공자님을 뵙고 싶어하십니다. 조금도 원망은 하지 않으셔요.] 소매로 입을 가리며 눈웃음을 살살 치고

구령; (조금만 더 참자. 조금만 더!) 이를 바득 바득 갈며 참고

구령; (몇 마디만 더 말하도록 내버려 두자. 조금만 더 내 가슴에 멍울이 지도록 내버려두자.) 눈을 감고

구령; (그리하여 내 속이 분노와 모멸로 새카매졌을 때 죽여버리고 말 것이다.) (네년을 기필코 죽여버리고 말 것이다.) 검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간다

공자무; [대종사가 나를 원망하지 않는다니 뜻밖이군.] 쓴웃음

굴이교; [어떻게 원망할 수 있겠어요? 공자님은 제가 사랑하는 분인걸요.] 흘기듯이 보며 교태롭게 웃음짓고

구령; [으하하하하!]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분노와 경멸과 살기를 담아 웃음을 터뜨린다.

드드드! 웃음소리가 산봉우리를 뒤흔들고. 그때

굴이교; [공자님! 당신은 언제나 저를 슬프게 하시는군요.] 이마를 살풋 찡그리며 구령을 흘겨보고

굴이교; [어쩌다 저런 도부(屠夫: 백정) 같은 여자를 가까이 하게 되신 건가요?] 소매로 입을 가리며 혐오스럽게 구령을 흘겨보고

! 웃음 그치는 구령

구령; [오라버니께서는 어쩌다가 저런 창부(娼婦: 몸 파는 여자) 같은 계집을 사귀셨나요?] 검으로 굴이교를 겨누며 이를 부득 갈고

굴이교; [천한 것이...!] 냉소하는데 + 공자무; [이교!] 말을 막고

공자무; [내가 너를 다정하게 대하는 건 예의다.]

굴이교; [공자님!] 서운한 표정으로 울상

공자무; [어디서 보고 있을 네 아들에 대한 예의지.] 침통하게 말하고

구령; [!] 자기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눈을 치뜬다

구령; (.... 그런 거였어!) (오라버니가 내게는 예의를 지키지 않고 말도 가려하지 않는 것은 나에게 품은 깊은 정 때문이었던 거야!) 얼굴이 홍조. 웃음이 저절로 지어지고

구령; (아무렴 네깟 년이 나와 오라버니 사이의 깊은 정을...!) 득의하다가 흠칫

굴이교도 아주 기쁜 표정으로 웃고 있다.

구령; (저년은 또 어째서 저런 표정을...!) 가슴이 덜컹하는 구령. 그때

굴이교; [네가 그간 공자님을 가까이 모신 공은 생각해주마.] [아버님의 부하들을 죽인 일도 용서하마.] 구령을 향해 손가락을 다 펴지도 않고 가리키며.

구령; [?] 어이없는데

굴이교; [그러나 한 번만 더 내게 무례한 언동을 한다면 공자님께 말씀드려 네가 다시는 공자님 곁에 오지 못하게 하겠다.] 오만하게 고개 세우며 눈을 깔아서 구령을 보고

구령; (... 지금 이 요물이 무슨 헛소리를...!) 당황하고 어이없고.

굴이교; [호호호! 내게는 아들이 있다. 장성한 아들이 있단 말이야.] 득의하여 소매로 입을 가린 채 자지러지게 웃고

빠지직! 머리끝에 벼락이 떨어지는 듯한 충격을 받고 눈이 하얘지는 구령

구령; (아들!) (설마! 설마 그 아들이란 게 오라버니의...!) 비틀하며 쓰러지고

굴이교; [호호호! 이제야 네 처지를 알겠느냐? 천한 것!] 깔깔 웃고

정신을 잃고 쓰러지려는 구령

그런 구령의 허리를 공자무의 굳센 팔이 휘어감아 쓰러지지 않게 하고

공자무; [마음을 중정(中正)에 두어 흔들리지 않게 하거라!] 한 팔로 구령을 안아 부축하며 침중하게 말하고

구령; [... 오라버니!] 주르르 눈물이 흐르고

구령; (저년에게... 저 요물에게 아기를 가지게 했다면 왜 저에게는 아기를 갖게 하지 않았나요?) 억울해서 이를 악물고 울고

구령; (아무리 내가 어렸다 해도.... 아기 낳는 일이 위험하고 고통스럽다 해도 아기가 있었다면 오라버니가 없던 그 세월에도 절망만 있지는 않았을 텐데....) 억울하여 울고

공자무가 구령을 안고 있는 것을 보며 입을 삐죽이는 듯 실룩이는 듯, 입술을 잘근 깨무는 듯 하는 굴이교

공자무; [이교! 네 아들의 이름이 무엇이냐?]

굴이교; [인록(寅祿)! 경인년(庚寅年)에 제게 주신 행복이란 뜻으로 인록이라 지었답니다.] 환하게 웃고

공자무; [()은 무엇이냐?]

굴이교; [... 공자님!] 충격을 받아 바르르

구령; [!] 역시 무언가 깨닫고 눈 부릅

굴이교; [당신은... 당신은 제가 부정한 짓이라도 했다고 말씀하려는 건가요?] 울상

공자무; [이교! 그 아이는 내 아들이 아니다.] 단호하게. 순간

[!] 누군가 뒷머리를 끌어당긴 것처럼 굴이교의 허리가 활처럼 뒤로 꺾여 넘어간다.

공자무가 손을 내민다.

뒤로 넘어진 굴이교의 머리가 땅에 닿기 직전에 몸 전체가 허공으로 떠올랐다가

천천히 내려진다. 쓰러지는 모습은 풀잎 같고 떠오르는 모습은 나비 같고 내려지는 모습은 꽃잎 같다.

굴이교의 새하얀 얼굴에 핏기 대신 푸르스름함이 감돈다.

구령; (저런 계집을 누가 죽일 수 있단 말인가?) 망연하게 보고

구령; (곱게 말린 장미같고 상여에 매단 종이꽃같은 저 요물을 나 외의 그 누가 죽일 수 있단 말인가?)

구령; (정신을 차려라 구령! 오라버니를 위해서라도 저 계집을 내 손으로 죽여야만 한다!) 심호흡을 하며 몸을 바로 세우고

구령; (오라버니가 네게서 눈을 떼는 바로 그 순간이 네년이 죽는 때다!) 공자무의 품에서 벗어나며 다시 검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가고

굴이교; [어째서... 어째서 인록을 인정하지 않으시는 건가요?]

굴이교; [그 아이는 틀림없이 공자님의 아들이에요.] 애절

공자무; [공가(孔家)의 가법은 처를 구하기 위해 강호로 나간 자가 혼인 전에 여자를 아는 것을 금하고 있다.]

공자무; [그리고 나도 이 법을 어긴 적이 없다!] [단 한 번도!] 엄숙

[!] 충격 받는 굴이교

묵묵히 그런 굴이교를 보는 공자무

굴이교; [그럼... 그럼....] 몸을 덜덜 떨고.

굴이교; [인록은... 인록은 누구의 아이인가요?] 애원하는 두 눈에서 눈물이 흘러넘치고

구령; (어리석은 년! 에미가 모르는 아비를 다른 사람이 어떻게 안단 말이냐?) 비웃고

공자무; [굴용이 알 것이다.]

굴이교; [흐윽!] 새우처럼 몸을 웅크리며 오열한다.

구령; (그렇게 된 거였어! 굴용은 누군가를 오라버니로 위장시켜서 저 계집을 범하게 한 거야!)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183>

군옥부; [일... 일사가 바로 사왕 중의 귀왕(鬼王)입니다.] 고문실. 벽에 매달린 채로 말하고 고문을 당해 피투성이가 되었다. 지고운과 가진우가 옆에 서있고

군옥부; [구파일방과 십대세가는 물론이고 난릉왕이 만든 심제회에도 귀왕의 손길이 깊이 뻗어있습니다.] 청풍은 군옥부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아서 듣고 있다.

군옥부; [일사께서 결정적인 명령만 내리시면 그 즉시 천하는 그분의 수중에 떨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군옥부; [게다가 일사께서는 철궁 역사상 처음으로 조심경을 완전히 해독해서 절대적인 힘까지 얻었습니다.]

군옥부; [설령 난릉왕이라고 해도 일사의 적수가 못될 정도입니다.]

가진우; [헛소리는 적당히 해라!] 쇠막대로 군옥부의 턱을 치켜들고

가진우; [일사의 능력이 그렇게 대단하다면 어째서 지금까지 죽은 듯이 지내온 것이냐?]

군옥부; [그... 그건 제왕의 존재 때문이오!]

가진우; [제왕?]

군옥부; [모든 술법과 무공을 무력하게 만든다는 존재 제왕...!] [그 제왕이 세상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는 한 귀왕이든 난릉왕이든 경거망동할 수가 없었던 거요.]

군옥부; [그러다가 최근 난릉왕이 제왕의 실존을 확인해준 덕분에 일사의 원대한 계획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했소.]

청풍; [제왕이든 뭐든 정체가 드러난 이상 두려울 게 없다?] 피식

군옥부; [실제로 그렇소.]

군옥부; [일사는 막대한 공을 들여서 제왕을 대적할 수단을 만들어내기까지 했소.]

가진우; [제왕을 상대할 수 있는 수단이란 게 뭐냐?]

군옥부; [삼촌육유요!]

청풍; [뭐?] 어이없고

가진우; [삼촌육유가 제왕에 대한 대비책이라고?]

군옥부; [삼촌육유는 인공생명체라 마음이란 게 아예 없소!] [그래서 제왕의 권능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거요!]

군옥부; [삼촌육유를 길러서 자객으로 쓰면 제 아무리 제왕이라도....] + 청풍; [잠깐! 잠깐!] 말을 막고

청풍; [삼촌육유를 정말 일사가 만들었다는 거냐?]

군옥부; [틀림없소!]

<귀왕문(鬼王門)의 실험실에서 그것들이 자라는 것을 내 눈으로 직접 보기까지 했소!> 실험실의 각각의 플라스크 안에서 밖을 보고 있는 삼촌육유들의 모습. 그걸 신기한 듯이 보는 군옥부

청풍; (이것 봐라!)

청풍; (삼촌육유들은 분명 자신들을 만든 게 난릉왕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는 건?)

청풍; (일사가 귀왕이면서 동시에 난릉왕이다?) 침 꿀꺽.

 

#184>

낮. 철궁

하시룡; [이걸로 정말 귀왕을 상대할 수 있는 조력자들을 모을 수 있는 것입니까?] 난감한 표정으로 종이를 보고 있다. 청풍의 집무실. 청풍이 탁자에 앉아서 뭔가를 쓰고 있다.

청풍; [귀왕이야 몰라도 귀왕이 끌어모은 떨거지들은 충분히 상대할 수 있어!] 글 쓰는 걸 멈추고

청풍; [이것도 읽어봐! 문장 고칠 데 있는지 확인해보고!] 종이를 내밀고

하시룡; [예!] 받고

하시룡; [세상 누구보다 잘 나고 위대하신 철궁의 궁주께서 도망친 종들에게 최후의 통첩을 날리노라. 즉시 기어들어오지 않고 개기면 지옥 밑바닥까지라도 쫓아가서 박살을 내주겠노라!] 읽으면서도 황당한 표정이고

청풍; [흐흐흐! 어때? 당사자들이 그걸 읽으면 똥줄이 바짝 타겠지?]

하시룡; [효과야 있겠지만 문장이 좀...!] 억지 웃음

청풍; [그럼 됐어!] [그걸 베껴 적어서 사람이 오가는 데에는 다 붙이도록 해!] 다시 뭔가를 쓰고

청풍; [그리고 이건 한 사람을 찾아서 따로 전해!] 등천신환과 종이를 내밀고

하시룡; [어느 분께 전하면 되는지요?] 받고

청풍; [세상에서 제일 잘난 우리 집 큰 형이야!]

하시룡; [황금전장의 대공자님께?]

청풍; [우리 집안의 존망이 걸린 문제니까 실수 없이 전해야만 해!]

하시룡; [명심하겠습니다!] 포권하고

서둘러 나간다

청풍; [좋아! 난릉왕이고 절대마존이고 다 덤벼보라 이거야!] 뒷목에 양손을 걸고 몸을 뒤로 젖히고

청풍; [우리 형제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게 해줄 테니까!] 음험하게 웃는다

 

#185>

저녘 무렵. 경치 좋은 산

숲길을 걸어가는 공자무. 두 팔로 구령을 안고 간다. 구령은 공자무의 품에 안긴 채 눈을 감고 있다. 병색이 완연하다. 신이 뛰 따르고

신; [구소저의 내상이 심한지요?] 눈치 살피며

공자무; [내상 때문이 아니라 몸이 약해진 것이다.] 한숨

공자무; [원래 병약하던 몸으로 너무 무리를 하고 있다!] 한숨

신; [마도제일인인 구소저가 병약하다면 믿을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공자무; [몸이 건강한 것과 내공이 심후한 것은 별개의 문제다.]

공자무; [이 아이의 지금 상태는 얇은 계란 껍질 속에 쇠 구슬이 잔뜩 들어있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자신의 품안에서 잠이 든 구령을 안 쓰러운 눈으로 내려다보고

신; [귀무곡(鬼霧谷)과 선하곡(仙霞谷)의 어르신들께서 본가에 도착하셨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신; [구소저를 위해서라도 그만 돌아가시지요.]

공자무; [구령과 나 사이의 문제는 사적인 것이다.] [가문의 수호자들인 귀무곡이나 선하곡에게 폐를 끼칠 수는 없다.]

신; [그러나 주모께서는....!] + 구령; [입 다물어!] 눈을 감은 채 말하고

움찔 신

구령; [비명횡사를 하는 한이 있어도 너의 그 잘난 주모에게 구차한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다!]

신; (자존심 싸움은 여자들이 더 지독하군!) 한숨

구령; [제가 얼마나 잤는가요?] 공자무에게

공자무; [오래 자지도 못했다.]

구령; [내려주세요! 굴용이 곧 올 것입니다.]

공자무; [그냥 있어라.] [굴용이 비록 사파의 인물이긴 하지만 방심한 틈을 노려 암습을 하진 않을 것이다.]

구령; [오라버니는 굴용을 잘 아시는 것처럼 말씀하시는군요.]

공자무; [내가 그녀를 만난 게 언제였느냐?] 신에게

신; [구소저를 만나시기 전이었습니다.]

구령; <그녀?> 충격 받는데

공자무; [그녀가 굴용의 딸이었는지 손녀였는지는 모르겠다. 하여간 며느리는 아니었다.]

구령; [그... 그 여자를 좋아하셨어요?]

공자무; [미인이었지.] 라고 말하면서도 고개를 젓고.

구령; [미... 미인이었다고요?]

공자무; [그래. 대단한 미인이었다.] [그런 종류의 미인은 세상에 오직 그 여자 하나밖에 없었다.]

구령; (무... 무심한 사람! 내 앞에서 다른 여자가 예뻤다는 얘기를 하다니,....!) 비참해져서 입술 깨물고

신; [살아 있는 사람의 아름다움이 아니었습니다.] 구령의 눈치를 살피고

공자무; [굴용에 의해 만들어진 여자였지. 세상을 좌지우지하는 사내들의 아이를 낳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구령; [그... 그럼 오라버니가 그 여자를 원한 게 아니고....!] 헉헉. 희망

신; [굴용이 나쁜 마음을 먹고 주군께 보낸 여자였습니다.]

구령; [아!]

신; [굴용은 감히 주군께 수작을 부렸습니다. 그자를 그때 죽였어야 했습니다.]

공자무는 묵묵히 걸어가고

신; [최소한 굴이교(屈離嬌)만이라도 죽였어야 했다는 것이 속하의 생각입니다.]

공자무; [조금은 네 생각대로 했으면 하는 후회가 되긴 하는군.] 쓸쓸히 웃고

움찔하는 신.

신; (주군이 누군가를 죽일 마음을 품으시다니...!)

공자무; [며칠 전부터 굴용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하늘 보고

공자무; [수십년의 세월을 기울인 굴용의 원모심려는 어느덧 죄악으로 열매를 맺었을 것이다.] [방치해두면 세상이 그 죄악의 열매로 인해 피에 잠기겠지!]

신; [그럼 굴이교가 굴용의 뜻대로....!] 긴장

공자무; [괴물을 낳았을 것이다. 아마 오늘 밤이 가기 전에 내게 데리고 올 테고!] 끄덕

신; [대비하겠습니다.]

공자무; [이봐 신! 자네가 그럴 필요는 없네.] 웃고

공자무; [자네가 나서면 굴용도 나서게 될 테고 그러면 아주 피곤해져.]

신; [그럼 주군께서 직접...]

공자무; [한 번 만나는 봐야겠지.]

공자무; [굴이교가 낳은 괴물이 어떻게 생겼는지 안볼 수야 없지 않은가?] 웃고. 그때

신; [굴용입니다!] 눈 번쩍하며 고개를 들고

둥! 멀리서 북 소리가 들린다.

삘릴리! 띠리링! 이어 피리 소리와 거문고 소리도 들리고

신; [굴용의 심복들인 삼환사(三幻邪)가 마고(魔鼓), 귀소(鬼簫), 혈금(血琴)으로 주군을 부르고 있습니다!]

공자무; [굴용이 단단히 준비를 한 것 같군!]

둥둥! 삘릴리! 띠리링! 높아지는 악기 소리

신; [실로 무례한 자입니다. 감히 주군께서 거동(擧動)하시길 종용(慫慂)하고 있습니다.]

공자무; [원래 그 영감은 무례한 데가 많았지.]

신; [어찌하시겠습니까?]

공자무; [풍악을 울리면서 맞아주겠다는데 안 갈 수야 없지 않은가?] 휘익!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고.

신도 그 뒤를 따라 날아오르고

 

울창한 나무들을 넘고 숲을 날아서 절벽을 올라가 산정에 이르는 세 사람.

널따란 산정의 가운데는 커다란 가마가 한 채 놓여 있다. 가마를 둘러싼 채 네 명의 흑인 가마꾼들이 짐승처럼 땅에 엎드려 있다. 상체를 벌거벗은 거인들이다.

가마의 앞쪽 절벽 끝 가까이에는 칠십쯤 된 노인이 가슴에 커다란 북을 껴안고 원을 그리면서 덩실덩실 춤을 추고 있었다. 춤을 추며 맴돌고 북을 치며 맴돈다. 다른 쪽에는 한 명의 노파와 한 명의 노인이 각기 피리를 불고 거문고를 연주하고 있다. 세 노인 모두 사악하고 기괴한 분위를 풍긴다.

구령; [내려주세요!]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구령을 내려주는 공자무

비틀하면서 내려선 구령. 심호흡을 하며 보검 천궁의 손잡이를 잡고

그 사이에 가마로 다가가는 공자무.

신은 좀 떨어진 곳에 서서 대기한다

공자무가 다가가자 연주를 멈추는 세 노인

[소인들이 공 공자님을 뵙습니다.] 일제히 고개 숙여 인사하는 세 노인. 거문고와 피리도 자리에서 일어나고

공자무; [삼환사! 아직도 나를 잊지 않았군.] [그동안 많이들 늙었구려.] 뒷짐 진 채 고개 끄덕

혈금; [세월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물과 같아서 잡을 수가 없더군요.] [새벽이면 이제 마디마다 시리답니다.] 거문고 켜던 노파

공자무; [나도 그렇소 혈금파(血琴婆)!] 웃고

공자무; [어느덧 함께 늙어가는 처지가 되었구려. 그대들 주인께서도 많이 늙었겠소.]

혈금; [대종사께선 더욱 정정해지셨습니다.]

공자무; [그럼 급폭한 성정도 변함이 없겠군!] 가마를 보고 웃고

마고; [대종사께선 이번 일에 공자님께서 연루되셨다는 말씀을 듣고 크게 실망하셨소이다.] 북 치던 노인이 끼어들고

공자무는 대답 없이 웃기만 하고

마고; [탁한 세상에 발을 들어놓지 않을 것이라 보았는데 고작 천한 계집 때문에 평생의 청명(淸名)을 흐리는가 하셨소이다.] 가마를 힐금 보고 말하는데. 하지만 그 직후

쩍! 마고의 목이 반쯤 베어져 피를 흘리며 비틀하고.

어느 틈에 보검을 뽑아 그자를 베고 있는 구령

[구령!] [네년이...!] 따다당! 쉬익! 귀소가 피리로 찔러 오고 혈금이 거문고를 세차게 겨서 초음파 공격을 날린다. 하지만

촥! 촥! 이미 두 사람을 베고 찌르는 구령. 귀소의 몸을 둘로 쪼개 버리고 거문고를 들어 막은 혈금의 목을 거문고와 함께 관통해버린다. 슬라이드를 보는 것 같고

신; (명불허전...!)

신; (천사련의 최고 고수들인 삼환사조차 저항해볼 틈도 없이 죽임을 당하다니...!)

구령; [내 욕을 입에 올린 것은 그래도 참을 수 있다!] [하지만 나를 빗대어 오라버니를 능멸했으니 죽어 마땅하다!] 촥! 혈금의 목에서 검을 뽑고

퍼퍽! 푸학! 일제히 쓰러지는 세 노인

그들의 무기도 쪼개지고 부서지며 나뒹굴고

공자무; [이제 다시는 저 북과 피리 소리도 듣지 못하겠군.] 탄식하고. 그때

<공 공자는 여전히 노부를 안중에도 두지 않는군.> 가마 안에서 들리는 음성

신; (굴용!) 긴장하며 가마를 보고

<그 계집이 수십 년을 따르던 내 종들을 죽였으니 사과하고 용서를 빌어도 서운한 마음이 가시지 않겠거늘....>

공자무; [목소리를 들어보니 대종사는 큰 공을 이룬 것 같소.] 웃고

<공 공자와는 다투고 싶지 않네. 더 이상 간섭하지 말아주시게.>

구령; [오라버니가 간섭하지 않으면 본녀를 죽일 수 있다는 말이냐?] 앞으로 나서고

네 명의 가마꾼이 눈을 번들거리며 몸을 반쯤 일으킨다.

<노부에게 한 말이냐 구령?>

구령; [수작은 그만하고 껍질을 벗어라!] [굴용이 언제부터 화장하고 남자를 만나러 나다녔단 말이냐.] 냉소하고

<언... 언제 알았느냐?>

신; (여자 목소리!) (굴이교다!) 긴장하고

공자무; [이교! 네가 직접 날 찾아왔구나!] 탄식하고

<죄송해요 공자님! 하지만 당신의 소식을 듣는 순간 설레움을 어찌할 수가 없었답니다!> 가마 안에서 들리는 소리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소의장; [제왕의 핏줄에는 저절로 술법이 흩어지게 만드는 힘이 깃들어 있다.]

소의자; [즉, 술법을 익힌 자가 너희 집안사람 앞에 선다는 건 발가벗은 알몸으로 칼날 앞에 몸을 드러내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청풍; (그래서 난릉왕이 날 꺼려했구나!) 침 꼴깍

원수함 위에서 난릉왕의 촉수가 자신의 목을 움켜쥐어 하늘 끝까지 들어올렸던 일과 그 촉수를 자신의 분노가 터트려버렸던 것을 떠올리는 청풍.

청풍; (용화사에서 날 죽일 듯하다가 그냥 가버린 것도 그 때문이었고...!)

소의장; [제왕에게 좌절당한 게 어찌 난릉왕의 집념뿐이겠느냐?] [나 역시 그에게 모든 것을 잃었는데....!] 천장 보며 탄식

청풍; [제왕.... 그러니까 저희 집안 선조하고 무슨 안 좋은 인연이 있었어요?] 눈치 살피며 묻고

소의장; [하하하! 안 좋은 인연이라...!] 허탈하게 웃고

소의장; [있지! 있고 말고!] [사랑하는 여자를 빼앗겼을 뿐 아니라 육신마저 영원히 소멸당해 버렸으니까!] 웃고. 이하 소의장의 설명

 

<대성(大聖) 공자는 인의(仁義)와 예교(禮敎)로 세상을 구제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그의 오랜 노력은 인간의 어리석음과 세상의 탐욕을 극복하지 못하고 실패에 이르게 되었다.> 고대의 수레를 타고 여행을 하는 늙은 선비. 주변에는 제자들이 따르고.

<낙담한 공자는 도(道)로서 이루지 못한 이상세계를 힘으로 이루어줄 후손을 남길 작정을 하게 되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바탕이 좋은 여자를 구해 가장 천기가 좋은 날을 골라 합방(合房)함으로서 그 여자와의 사이에서 최고의 자질을 지닌 아들을 얻었던 것이다.> 늙은 공자가 앉아서 보고 있다. 젊은 여자가 아기를 안고 어르는 모습

<공자가 말년에 얻은 그 아들로부터 제왕공가(帝王孔家)라는 비밀가문이 탄생했다. 제왕공가의 후손들은 인간의 정신을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는데 그 힘이 너무 뛰어나기 때문인지 대대로 독자로 혈통이 이어져 왔다.> 신선같은 선비가 서있고 그앞에 무수한 사람들이 엎드려 있다.

<한 시대에 오직 한명의 여자만이 제왕공가 가주의 아이를 갖을 수 있으며 그 여자도 한 번의 출산으로 모든 원기를 상실하여 죽거나 다시 아이를 갖을 수 없는 몸이 되기 때문이다.> 위의 인물이 침대 옆에 아기를 안고 앉아있고 침대에는 해산한 산모가 죽어가고 있다. 주변에는 여자들이 울고 있고

<제왕공가의 역대 가주들은 일족의 특별한 능력으로 암중에서 세상을 지배하며 조종해왔다. 세상이 어지러운 후에는 반드시 다시 통일되고 평온해지는 것은 제왕공가 가주들의 보이지 않는 활약 덕분이었다.> 전쟁 장면

<그리하여 팔백년전 마침내 제왕공가에서 천하의 모든 힘있는 자들을 굴복시켜 천하통일을 이룬 인물이 탄생했다. 그가 바로 전설 속의 칠년천하를 이룬 <제왕>이다.> 얼굴이 보이지 않는 어떤 거대한 인물의 발치에 모든 사람들이 엎드려 있다. 무기를 내려놓고 깃발도 여기 저기 널려있다.

<하지만 제왕은 칠년간 천하를 다스린 후 홀연히 가솔들을 이끌고 세상에서 사라졌다. 제왕공가의 가신들인 칠고신(七高臣)과 십대수호세가(十大守護世家)가 필사적으로 찾아다녔으나 어디에서도 제왕의 종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제왕이 왜 세상에서 홀연히 종적을 감췄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소의장; [나는 아직도 그 이유를 모르겠다.]

소의장; [제왕은 어찌하여 세상을 버린 것일까?]

청풍; (난 알 것 같애!)

청풍; (제왕께서는 당신의 존재를 감당하기에 이 세상이 너무 좁다고 느끼셨을 것이다.)

청풍; (세상은 그 분의 위광에 복종하여 평화를 유지하겠지만 대신 진보와 발전은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청풍; (제왕께서는 칠년간의 지배를 통해서 인간의 정신이 성숙해지고 문화가 번창하려면 일체의 구속이 없어야한다는 것을 깨달으셨을 것이다.)

청풍; (아이들이 또래들과 부대끼고 싸우는 과정에서 자라는 것과 같은 이치지.) 끄덕이고

그런 청풍을 빤히 보는 소의장

청풍; [왜... 왜 그런 눈으로 보세요? 쑥스럽게....!]

소의장; [역시 제왕의 핏줄은 다르구나.] [내가 수천, 수만년의 세월동안 고심하고도 알아내지 못한 걸 단번에 깨달은 듯하니...!]

청풍; [뭐 대단할 것도 없어요. 제 생각이 꼭 맞다고 할 수도 없으니까요.]

청풍; [그런데 저의 선조와는 대체 무슨 악연이 있었던 거죠?]

소의장; [한 여자를 두고 다투었다.]

청풍; [제왕과 연적(戀敵) 관계였어요?]

소의장; [지금의 내 모습이 바로 그녀다.] 자기 몸을 내려다 보고

소의장; [본명이 은초원(殷苕媛)이었는데 별호가 여러 가지였다.] [능소화(凌宵花), 금등화(金藤花)...] 아련한 표정

소의장; [그래도 가장 잘 어울리는 별호는 여중지성(女中之聖) 화중모란(花中牧丹)이었지.]

청풍; [여자 중의 성인이고 꽃 중의 모란이라고?] [쳇! 아무리 여자가 예쁘고 총명해도 그렇지 좀 과한 이름인걸.]

청풍; (음.... 그래도 말은 듣기 좋은데... 완이가 토라지면 이렇게 불러줄까?)

소의장; [결코 과하지 않았다.]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웠을 뿐만 아니라 가장 총명했던 여자였으니까.] 몽롱한 표정

청풍; (아무리 그렇다 쳐도 사랑했던 여자의 모습을 하고 있는 건 좀 그렇네!)

소의장; [난 그녀를 위해서 뭐든지 다 했다. 골짜기 하나 가득 꽃으로 채워주기도 했고 황금과 보석도 수없이 구해줬지.]

소의장; [하지만 초원은 결국 네 선조인 공가에게 시집갔다.]

소의장; [나는 초원에게 귀신도 벨 수 있는 구소현정검을 만들어주기까지 했는데...] [그녀는 겨우 한 쌍의 비녀를 만들어준 공가를 택한 것이다!] 분노

청풍; [한 쌍의 비녀?] [혹시 그게 곤오용봉채 아닌가요?]

소의장; [아마 네 집안에 가보로 전해져 오고 있겠지!] 끄덕

청풍; (여중지성화중모란이란 분이 우리 집안의 왕 할머니였구나!) 침 꼴깍

소의장; [초원이 사람을 통해서 구소현정검을 돌려보냈다.] [그녀가 공가를 택한 걸 안 나는 화가 나서 차라리 죽여버릴 생각으로 찾아갔다.]

청풍; [하지만 못 죽였군요.]

소의장; [그래! 난 초원을 죽일 수가 없었어.] 한숨

소의장; [초원은 백번을 넘게 생각한 결과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내 어디가 공가보다 못하느냐고 물었더니 무공 빼곤 다 못하다고도 하고....] 쓸쓸하게 웃고

청풍; [쳇! 우리 선조한테 여자를 뺏겼다고 공가의 씨를 말리느니 어쩌니 한 거였어요?]

청풍; [이쪽 세상에서는 팔 백년, 당신이 만든 세상에서는 수천, 수만년이 지났으면 그만 잊어야 하지 않아요?]

청풍; [진정한 남자라면 사랑하던 여자가 다른 남자에게 시집을 가더라도 진심으로 축복해주고 깨끗하게 잊어주는 거라구요.] [치사하게 그런 걸로 앙심이나 품고 말이야.] 궁시렁

소의장; [어떻게 그럴 수 있겠니?] [속을 휘저어 다 뽑아버린 것 같았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겠어?] 광기 서린 표정

소의장; [네가 정말 사랑을 안다면 그렇게 말할 수 없을 거야.]

청풍; (완이가 다른 사람한테 시집을 간다면 내가 견딜 수 있을까? 축복해주고 잊을 수 있을까?) 찡그리며 생각

청풍; (죽어도 그렇게는 못 해!) 고개 젓고

청풍; (다른 사람한테 시집을 가? 흥, 내가 죽고 난 뒤에도 안 돼. 그럴 바에는 차라리 내손으로....) 이를 바득 갈고

그러다가 퍼뜩 깨닫고

청풍; (젠장! 역시 말은 그럴싸하게 해도 주워들은 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구나.) (실제 그런 일이 벌어지면 나도 이 괴물하고 똑같이 행동했을 테니...!)

소의장; [초원을 못 죽인 대신 공가를 죽여버리려고 했다. 공가가 죽고 나면 그녀의 마음이 내게 다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청풍; [그것도 실패했군요!] 눈 반짝

소의장; [이름으로만 듣던 네 선조를 그때 처음 만났는데... 만나자 마자 난 내가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는 걸 알았다.]

소의장; [난... 난 절대 그의 앞에 나서면 안되는 거였어!] 머리를 감싸쥐고

청풍; [무공은 당신이 더 강했다면서요?]

소의장; [무공이 강하다고 이기는 게 아니라는 걸 그때 배웠지.] 허탈하게 웃고

소의장; [자칫했으면 나의 존재 자체가 영원히 소멸당할 뻔했지만 겨우 육신을 잃는 것으로 끝났다.]

청풍; [그분이 어떤 수법을 썼는데요?]

소의장; [네 선조에겐 다섯 가지 힘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결코 갖을 수 없는 힘이었지.]

청풍; [다섯 가지의 힘? 그게 뭔데요?]

소의장; [무공은 아니다. 신(神)과 같은 능력이었어.]

갸웃 청풍

소의장; [우선 그에게는 술법을 쓸 수가 없었다.] [그의 눈이 이르고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에 아무리 강한 술법이라도 다 깨어져버리기 때문이다.]

소의장; [신장(神將)이든 귀졸(鬼卒)이든 마찬가지다.] [온갖 신이(神異)가 그의 앞에서는 다 허물어져버렸다.]

소의장; [누구도 공가 앞에서는 자기(自己)를 내세울 수 없었다. 욕심을 부리거나 요구하지도 못했다.]

청풍; [그런 것도 능력인가요?] 어리둥절

소녀; [아주 무서운 능력이지.]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들의 얼음덩어리 같은 아집(我執)과 끝도 없는 탐욕을 순식간에 녹여버리는 힘이니까.]

청풍; [생각해보니 대단한 능력이네요. 그런 힘이 있으면 아예 다툼이 성립되지 못할 테니....]

소의장; [그의 말에는 거역할 수 없는 힘이 깃들어 있어서 누구든지 거역하질 못했다.]

소의장; [그가 오라고 하면 그에게 가야하고 그가 죽으라고 하면 죽어야 할 정도였다.]

소의장; [심지어 아무 말 하지 않아도 그의 발 앞에 엎드리고 싶은 충동이 느껴지기도 했다.]

청풍; [당신도 그랬어요?] 침 꼴깍

소의장; [그래.] 한숨

소의장; [나는 그런 이상한 힘에는 대항할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그냥 다른 사람과 똑같았지.]

소의장; [나는 겨우 그 정도 존재였는데 그는 천지만물도 호령할 수 있었다.] [비가 오게 하고 싶으면 비가 오게 하고, 돌도 나무도 산도 강도 그가 호령하면 따랐다.]

청풍; [그... 그 정도면 가히 조물주나 다름없군요!]

소의장; [술법을 쓴다면 나도 그렇게 할 수는 있었다. 조화를 부리는 게 그다지 힘든 일도 아니니까.]

소의장; [문제는 그가 술법을 몰랐으면서도 그런 일이 가능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술법을 그저 궁중의 광대들이나 하는 장난 정도로 생각하더구나.]

청풍; (배운 적도 없으면서 천지조화를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면 그게 바로 신이잖아!)

소의장; [네 선조는 인정(人情)을 움직이고 이치(理致)를 꿰뚫어 보는 재주까지 있었다. 결국 난...]

소의장; [초원의 말대로 그에게 어느 것도 미칠 수 없었던 것이다. 무공 외엔....!] 머리를 감싸쥐고

청풍; [그랬는데도 저항했군요.] 눈 반짝

소의장; [무모한 저항이었지!] 한숨

소의장; [연적이었던 그의 발치에 엎드려있는 내 자신의 모습이 너무 초라하고 분해서 필사적으로 벗어나려고 노력했다.]

소의장; [그의 존재를 부정하고 나를 주장한 결과 나의 육신은 이 세상에서 있을 곳을 잃어버렸다.] [이쪽 세상은 그의 의지가 미치지 않은 곳이 없으므로...!]

청풍; [그래서 다른 세상으로 달아났군요!]

소의장; [구소현정검으로 업(業)의 뿌리를 끊어버린 후 겨우 다른 세상으로 피신할 수가 있었다.]

소의장; [제왕의 권능에 그 정도의 반항이라도 해본 인간은 아마 내가 유일할 것이다.]

청풍; [결과적으로 잘 되었잖아요! 다른 세상에서 창조주가 되었으니까요.]

소의장; [대신 고독이라는 고질을 얻었다.]

소의장; [수백만번의 밤을 홀로 지새었다는 걸 생각해봐라.] [내가 미쳐버리지 않은 게 오히려 이상하지 않겠느냐?]

청풍; [지금도 이 세상으로 돌아와서 우리 공가의 씨를 말려버릴 생각을 하고 있어요?]

소의장; [내 미움과 원한은 그때보다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싸늘

소의장; [그저 세월과 함께 마음과 감정을 다스리는 힘이 강해져서 표를 내지 않을 수 있게 된 것뿐이지.]

청풍; [쳇, 똥고집은....!]

청풍; [설령 나한테 이겨서 내 몸을 차지한다 쳐요.] [그래봤자 진정한 제왕을 만난다면 아무 소용없잖아요?]

소의장; [내가 만든 세계에서 흐른 수천, 수만년의 세월동안 나는 제왕의 힘에 대항해서 싸울 준비를 해왔다.] [다시 싸운다면 누가 이기고 누가 질지 모르는 일이다.] 일어나고

청풍; [어련하시겠어요?] 코웃음치고

소의장; [오늘은 그만 가보겠다. 널 찾는 자가 오고 있다!] 밖을 보며

청풍이 보니 하시룡이 서둘러 다가오고 있다.

소의장; [등천신환을 벗어버릴 생각은 하지 마라. 다른 자가 그걸 끼면 쉽사리 그자의 몸을 지배할 수도 있으니...!] 사라지고

청풍; [네네! 어련하시겠어요?]

하시룡; [궁주님!] 무너진 벽 밖에서 포권하고

청풍; [뭘 좀 알아냈어?]

하시룡; [군옥부의 입으로 직접 들으시지요.]

 

#183>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181>

철궁. 밤.

삼엄한 경비.

청풍이 침실로 쓰는 건물. 철궁의 제자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그 건물로 다가오는 잘 생긴 청년. 좀 교활한 인상이고. 철궁에 상주하는 세 명의 제일열 중 한 명인 군옥부

[군(軍)일열님!] [어서 오십시오.] 인사하는 제자들

군옥부; [수고한다. 궁주님은?]

제자들; [여전히 혼수상태이십니다.] [가일열님과 하일열님께서도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십니다.]

군옥부; [십이사님들도 궁을 비우신 이 마당에 큰일이지.] [어쨌거나 환궁했다고 인사를 드려야겠다!] 안으로 들어가고

[그리하십시오!] 끄덕이는 제자들

건물 안.

침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군옥부

아무도 없는 방에 청풍이 침대에 누워있다. 병색이 완연한 모습이고. 혼수상태

군옥부; [궁주님! 군옥부(軍玉斧)가 인사올립니다!] 포권하고

하지만 대답없는 청풍

눈 반짝하는 군옥부

군옥부; [궁주님!] 속삭이며 청풍의 얼굴 위로 손을 흔들어 보는 군옥부.

물론 그래도 반응이 없고

히죽 웃는 군옥부

군옥부; [제발 빨리 털고 일어나십시오 궁주님!] 침대 옆의 의자에 앉고. 등받이가 없는 둥그런 도자기 의자다.

군옥부; [제자들이 모두 걱정하고 있습니다!] 품에서 유리병을 하나 꺼낸다. 황보천유가 역천마도에게 쓴 섭혼고가 들어있다.

군옥부; [궁주님이야말로 철궁의 희망이고 우상 아닙니까?] 말하며 병의 뚜껑을 열고.

군옥부; (흐흐흐! 이제 곧 내가 부리는 꼭두각시가 되겠지만...!) 섭혼고가 든 병을 청풍의 코에 대려하고. 바로 그때

[멈춰라 군옥부!] 펑! 문이 박살나고

흠칫 돌아보는 군옥부

가진우; [궁주님에게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이냐?] 박살난 문 밖에 가진우와 하시룡이 서있다. 눈을 부릅 뜨고

군옥부; [쯧! 훼방꾼들이 등장하셨군!] 혀를 차며 유리병을 청풍의 코에 기울인다. 병에서 기어나와 청풍의 코로 들어가려는 섭혼고

[멈추라고 했다!] [군옥부! 네가 감히!] 분노하여 칼을 휘두르며 방안으로 뛰어들지만

군옥부; [당신들은 구경이나 해!] 펑! 왼손으로 유리 병을 청풍의 코에 댄 채 오른손으로 대충 휘둘러 장풍을 날리는 군옥부

펑! [헉!] [큭!] 충격 받고 뒤로 퉁겨져 나가는 가진우와 하시룡

[네... 네놈! 무공을 숨기고 있었구나!] [교활한 놈!] 날아가서 벽에 부딪혔다가 몸을 세우는 가진우와 하시룡

그 사이에 섭혼고는 청풍의 코로 기어들어가고

군옥부; [하하하! 그 동안 어리숙한 척 하느라 고생이 많았지!] 웃으며 일어나고

군옥부; [그럼 어디 그동안 두 분 사형께 쌓였던 감정을 좀 풀어볼까?] 우두둑! 사악하게 웃으며 양 손을 마주 쥐어 소리를 낸다. 헌데 바로 그때

[젠장할! 하일열의 보고가 사실이 아니길 바랬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의 궁시렁 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눈 부릅뜨는 군옥부

청풍; [다른 곳도 아니고 우리 철궁에 독사새끼들이 또아리를 틀고 있었단 말이지? 기분 참 더럽네!] 일어나 앉는 청풍

군옥부; [궁... 궁주!] 사색이 되고

군옥부; [분명 섭혼고에 장악당했을 텐데....!]

청풍; [이 버러지 말이냐?] 킁! 손을 코에 대고 콧바람을 쎄게 내뿜고. 그러자

툭! 청풍의 코에서 튀어나와 그의 손바닥에 떨어지는 벌레

군옥부; [혼... 혼수상태에 빠진 게 아니었구나!] 비틀

청풍; [물론 아니지 존만아!] 쾅! 군옥부의 아구통을 단번에 돌려버리는 청풍

[끄억!] 콰당탕! 옥수수가 왕창 빠져서 나뒹구는 군옥부

군옥부; (이... 이렇게 빠르다니...!) 피를 토하면서도 급히 일어나려 하지만

[개같은 놈!] [감히 배신을 해?] 쾅! 쾅! 가진우와 하시룡이 발로 밟아버린다

끄악! 비명 지르는 군옥부

[네놈과 같은 일열이라는 게 수치스럽다!] [철궁을 배신하고도 무사할 줄 알았느냐?] 밟고 칼집에 든 칼로 팬다. 끄아악! 비명 지르는 군옥부

청풍; [살살 패!] [알아낼 게 많은데 미리 명줄 놓으면 곤란해!] 침대에 다시 앉으며 말하고. 손에는 섭혼고가 들려있다.

청풍; [섭혼고라...! 제법 쓸모가 있겠지만 좀 징그럽군!] 청풍의 손가락 사이에서 바르작 거리는 섭혼고

청풍; [그리고 난 징그러운 건 질생이야! 잘 가라!] 빠직! 손가락에서 벼락이 일고

파스스! 재로 변해 버리는 섭혼고. 그 사이에 가진우와 하시룡에게 밟히는 군옥부의 비명이 들리고

 

잠시후. 피곤죽이 되어 청풍 앞에 무릎이 꿇린 군옥부. 손이 뒤로 묶였다. 가진우와 하시룡이 군옥부 뒤에 서있고.

청풍; [말해봐! 일사(一師)가 정말 딴 살림 차린 게 사실이야?] [일찌감치 나한테 궁주 자리를 넘긴 것도 그 때문이고?]

군옥부; [흐흐흐! 할 수 있을 때 실컷 잘난 척 해둬라!] [곧 사부님께서 네놈을 개 돼지처럼 패죽이러 오실 테니...!] 이를 갈며 웃고

하시룡; [이 새끼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칼집에 든 칼로 군옥부를 패려 하고

군옥부; [가진우! 하시룡! 너희들도 잘 생각해서 처신해라!] [천하는 곧 사부님의 수중에 들어간다! 괜히 줄 잘못 섰다가는 개죽음이 있을 뿐이다!]

하시룡; [아가리 닥쳐!] 패려는데

가진우; [참게 하일열!] 하시룡을 말리고

가진우; [저희들에게 맡겨 주십시오. 이 배신자가 알고 있는 것을 전부 실토하게 만들겠습니다!] 청풍에게. 그때

지고운; [고문이라면 제게 맡기세요!] 들어오고

지고온; [적포동에서는 사람 죽이는 것만 가르치는 게 아니랍니다!] 사악하게 웃고

공포에 질리는 군옥부

 

#182>

역시 밤. 철궁의 다른 곳 모습.

천년총관. 아직 복구가 되지 않았는데. 불빛이 흘러나온다.

벽이 터져나간 침실에서 서성이고 있는 청풍. 침실은 원래 모습을 보전하고 있다.

권완을 떠올리고

청풍; (예쁜이는 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

청풍; (그날 밤에 예쁜이가 철궁을 나가는 걸 본 사람은 없다고 하는데...!)

<공자! 제발 저를 용서해주세요! 용서해주세요!> 울며 매달리던 권완의 모습을 떠올리고

청풍; [젠장!] 침대에 털썩 주저앉고

청풍; [홧김에 너무 심한 말을 했어!] [완매도 나쁜 뜻에서 소혼곽을 시험한 게 아니었는데...!] 머리를 감싸쥐고

청풍; [정말 삐져서 날 떠난 거라면 곤란해!] [난 이제 완매 없는 삶은 생각할 수 없게 되었는데...!] 머리를 쥐어뜯고. 그때

[휴우! 정해(情海)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건 시대와 사람을 가리지 않는구나!] 갑자기 누군가의 탄식이 들리고

깜짝 놀라 고개를 드는 청풍

소의장; [만사태평인 네게도 그런 고민이 있을 줄은 몰랐다!] 빤히 들여다보고 있는 소의장. 어린 소녀가 아니라 여신일 때의 모습

청풍; [으악!] 비명 지르며 뒤로 발라당 넘어가고

소의장; [반가워할 건 기대 안했지만 그래도 좀 서운하네.] 한숨 쉬며 침대 앞쪽의 의자에 앉고

청풍; (절... 절대마존 소의장!) + [어.... 어떻게 이쪽 세계로 건너온 겁니까?] 덜덜 떨며 겨우 일어나고

소의장; [겁낼 것 없다. 실제로 건너온 게 아니고 그림자만 보낸 것뿐이다!] 말하는 소의장의 모습이 반투명해서 뒤쪽의 사물이 흐싯하게 비쳐 보인다.

청풍; (그러고 보니 뒤쪽의 사물이 비쳐 보이네!) 안도

그러다가 흠칫.

징! 징! 신령석으로 만든 등천신환이 희미한 빛을 내고 있다.

청풍; [등천신환을 통해서 이쪽 세상을 엿볼 수는 있는 건가요?]

소의장; [내 육신은 소멸되었지만 내가 남긴 몇 가지 물건은 이쪽 세계에 남아있다.] [그것들을 통해서 잠깐 잠깐 엿볼 수는 있다.]

청풍; [등천신환 말고도 당신이 이 세상에 남긴 게 또 있습니까?]

소의장; [모두 네 가지를 남겼는데 너는 이미 그것들을 모두 보았다.]

청풍; [내가 모두 보았다구요?]

소의장; [구소현정검, 조심경, 그리고 난릉왕을 보지 않았느냐?] 웃고

청풍; [귀신이나 요괴도 벨 수 있다는 구소현정검과 본궁을 있게 한 조심경이 당신 것이었단 말입니까?] 입 쩍 벌리고

소의장; [내가 아니면 누가 그같은 신기한 물건들을 세상에 남길 수 있겠느냐?] 오만하게 웃고.

청풍; (잘난 척은...!)

소의장; [조심경은 내가 수시로 떠올린 심득(心得)을 적어놓은 일종의 일기다.]

소의장; [사(私)적인 내용도 있고 해서 남이 알아보지 못하도록 난해한 기호로 적었는데... 그걸 누군가 일부 해독해낸 모양이구나.]

청풍; (그... 그러니까 뭐야? 철궁의 진짜 조사는 이 괴물이란 얘기잖아!) 침 꼴깍

[!] 그러다가 무언가 떠올리는 청풍

청풍; [난릉왕도 당신이 남겼다는 건 무슨 뜻입니까?] [북제(北齊)의 명장이었던 난릉왕 고장공(高張恭)은 당신이 활동하기 이백여년 전의 인물로 알고 있는데....!]

소의장; [사실을 말하자면 내 힘의 원천은 난릉왕이 남긴 술법이었다.] [난릉왕이 남긴 가면을 우연히 얻었는데 그것에 난릉의 술법이 깃들어 있었다.]

청풍; [난릉의 술법이 가면에 깃들어있었다는 건....!]

소의장; [난릉왕의 보패(寶佩), 즉 법기(法器)가 바로 가면이었다는 얘기지!]

청풍; [아!]

소의장; [나는 난릉의 술법을 더욱 발전시켰고 그것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무공도 만들어냈다.]

소의장; [그러다가 어떤 이유로 내 몸이 이 세상에서 소멸될 때 지닌 바 술법의 힘을 모두 난릉의 가면에 옮겨 놓게 되었다.]

청풍; [가면에 술법의 힘을 옮겨놓았다면 혹시...!] 침 꼴깍

소의장; [누구든지 난릉왕의 가면에 선택을 받으면 그 즉시 진짜 난릉왕이 된다는 뜻이다.]

청풍; [가... 가면이 사람을 선택한단 말입니까?]

소의장; [난릉왕의 무서운 점이 바로 그것이다.]

소의장; [뜻을 펴 보지 못하고 죽은 그의 한과 집념은 법기인 가면에 고스란히 전이되어 있다.]

<그래서 난릉의 가면은 끝없이 천하의 주인이 될만한 인물을 찾아다니는 것이다.> 난릉왕의 가면을 배경으로 난릉왕의 가면을 쓴 인물이 말에 탄 채 망토를 펄럭이고 있고 그 말 발굽 아래 무수한 시체와 해골이 널려있다.

소의장; [나 역시 가면의 선택의 받았으며 하마터면 가면의 지배를 받을 뻔했다.]

소의장; [하지만 나는 보패 따위에 지배를 받기에는 이상이 너무 높았다.] [나의 고고한 긍지는 난릉왕의 저주와 속박을 뛰어넘었고 그리하여 마침내 고금제일인 소리를 듣게 된 것이다.] 거만하게

청풍; (대놓고 자랑질이로군!) 코웃음

소의장; [지난 천여년의 세월동안 난릉왕의 저주를 스스로 극복한 자는 나 외에는 없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청풍; [난릉의 가면은 없앨 수 없습니까?]

소의장; [없다!] 단호하게 고개를 젓고

소의장; [난릉의 가면은 난릉왕의 집념에다가 나의 술법이 더해져서 결코 파괴되지 않는 권능을 지녔다.]

청풍; [결... 결국 지금의 난릉왕을 없애도 또 다른 난릉왕이 나타난다는 얘긴데...!] 울상

소의장; [아니, 있기는 있구나!] 고개 젓고

청풍; [난릉의 가면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그게 뭐죠?] 반색

소의장; [바로 너희 공가(孔家)의 피다!]

청풍; [엥?]

청풍; [우리 집안의 피가 난릉의 가면을 없앨 수 있다구요?]

소의장; [지난 세월 무수한 난릉왕이 존재했을 텐데 그들이 어째서 단 한 번도 세상의 주인이 되지 못했겠느냐?]

소의장; [어딘가에 남아있을 <제왕>의 핏줄이 두려워 숨어 지냈기 때문이다.]

청풍; [제왕의 핏줄!]

소의장; [너희 집안 인간들에게는 어떤 술법도 통하지 않는다. 난릉의 술이 제 아무리 강하다 해도 마찬가지다.]

청풍; [그.... 그러니까 우리 집안이....!] 침 꼴깍

소의장; [그렇다.] [네 몸 속에는 팔백년전 칠년천하를 이루었던 제왕의 피가 흐르고 있다!]

청풍; [아!]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179>

철궁. . 삼엄한 경비

특히 경비가 삼엄한 어느 건물.

청풍이 침대에 누워있고. 지친 지고운이 침대 옆에 앉아서 얼굴을 침대에 대고 엎드린 자세로 졸고 있다.

! 청풍의 손목에 차인 신령석이 빛을 발하고

움찔하는 청풍의 손

이어 천천히 눈을 뜨는 청풍

청풍; (여긴....!) 둘러보고

그러다가 침대에 엎드려 잠이 든 지고운을 보는 청풍

청풍; (돌아왔구나!) 안도하고

청풍; (악몽이었을까?) 소의장을 떠올리고

그러다가 흠칫하며 왼손을 든다. 왼손이 무언가를 움켜쥐고 있다.

청풍; (뭐지?) 의아해하며 왼손을 펼쳐보고

! 왼손에 들린 복숭아씨

청풍; [!] 기겁하며 벌떡 일어나고

[!] 지고운이 깜짝 놀라 깨어나고

청풍; (... 복숭아씨! 설마... 설마....!) 식은땀을 흘리고

청풍의 뇌리로 자신이 서왕모에게서 받은 복숭아를 먹던 장면을 떠올리고

청풍; (꿈이 아니었다!) 소름이 오싹

지고운; [정신이 드셨어요?] 걱정하며 보고

지고운; [분명 몸의 상처는 다 나았는데 깨어나지 않아서 모두들 걱정했어요.]

청풍; [시간이 얼마나 흘렀지?]

지고운; [사흘동안 혼수상태셨어요.] [그동안 여러 명의 의원들이 문진을 했지만 깨어나지 못하시는 이유를 알아내지 못해 모두들 속을 태웠어요.]

청풍; (아주 잠깐이었던 것 같은데 사흘이나 지났다니....!) (절대마존이 만든 세계와 현실의 세계는 시간의 흐름이 다른 모양이구나.)

그러다가 손목에 차고 있는 신령석을 보고

지잉! 희미한 빛이 사라지고 있다.

이내 무채색으로 변하는 신령석

청풍; (혹시....!)

청풍; (신령동천과 현실 세계를 이어주는 다리가 신령석으로 만들어진 이 등천신환 아닐까?)

[궁주님!] 문이 열리며 반색하는 가진우와 하시룡

[정신이 드셨군요!] [정말 다행입니다!] 감격하며 눈물 글썽이며 들어서는 두 사람

청풍; [수고들 했어! 그 동안 별일 없었지?]

가진우; [본궁 밖에서 기웃거리는 자들은 제법 있지만 직접 쳐들어온 자는 없었습니다.]

가진우; [궁주님께서 보이신 신위가 쫙 퍼져서 겁들을 먹었기 때문 일겁니다.]

청풍; [신위는 무슨...!]

하시룡; [그보다 보고 드릴 일이 있습니다!] 가진우와 지고운의 눈치를 살피고

청풍; [괜잖아 말해봐!]

하시룡; [황보천유와 관련된 단서를 잡은 것 같습니다!]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180>

어느 바위산. 그 바위산의 계곡

동굴. 동굴 앞에 안개같은 것이 감돌고 있고.

너구리 한 마리가 동굴로 들어가려 하고.

빠지직! 하지만 안개같은 것에 닿자 감전당하는 너구리

푸스스! 화르르! 불 타서 재가 되는 너구리.

근처 바위 위에서 그걸 보고 있는 백영

가볍게 내려서고

무어라 주문을 외우는 백영

손을 펼쳐서 내밀고

슈욱! 손이 안개를 뚫고 들어가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다

차갑게 웃는 백영

안개 속으로 뚫고 들어간다

동굴 안쪽. 석굴암같은 분위기인데. 벽 앞에 이산굉이 눈을 감고 앉아있다. 운기조식하는 모습. 몸에 반투명한 막 같은 것이 덮여있고

긴장된 표정으로 다가가는 백영.

소리없이 검을 뽑고

움찔하는 이산굉.

파팟! 직후 벼락같이 검으로 이산굉을 찌르는 백영.

벼락에 감전된 듯 경직되는 이산굉의 몸.

비지땀을 흘리며 다시 검을 찌르는 백영. 하지만

이산굉; [크아!] 검에 찔리는 순간 눈을 부릅뜨며 고함을 지르는 이산굉

백영; [!] 이산굉의 몸에서 터져나오는 빛에 휩쓸리며 눈을 부릅뜨는 백영

쿠쾅! 동굴을 밖에서 본 모습. 동굴 안쪽에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나 밖으로 터져나오는 모습이고

드드드! 진동하는 동굴 일대.

휘이이! 먼지가 갈아앉고

동굴 내부.

눈을 부릅뜬 채 우뚝 서있는 이산굉.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리고 온몸이 스파크로 뒤덮여 있다. 그 앞에 백영이 피를 토하며 한 무릎을 꿇고 있다. 검이 박살 나서 검의 파편이 백영의 몸에 여기 저기 박혀있다.

이산굉; [백영! 네놈... 네놈이...!] 이를 부득부득 갈며 손으로 백영을 가리키고

주저앉은 채 피를 토하며 공포에 질리는 백영.

이산굉; [맹세를 어기고 배신을 하고도 무사할 줄 아느냐?] 이를 가는데. 그때

슈욱! 먼지를 뚫고 동굴 안으로 날아들어오는 길고 검은 천

휘리릭! 그대로 이산굉의 몸을 묶어 버리는 검은 천

콰드드! 엄청난 힘으로 조이면서 스파크를 일으키는 그 검은 천

이산굉; [크아아!] 비명 지르고

이산굉; [... 마병(魔兵) 서열 삼위 육혼번(戮魂幡)!] [... 김치독! 네놈까지...!] 몸이 새카맣게 타들어가며 이를 갈고

먼지가 사라진 동굴 밖에 두 손으로 뭔가를 조종하는 자세로 서있는 역천마도.

역천마도; [이해하시오!] [이형이 건재하는 한 우리 마교는 영원히 만마천의 그늘을 못 벗어나지 않겠소?]

이산굉; [... 끄윽! 백영! 네놈이 마교 출신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눈에서 초점이 사라지고

역천마도; [마서시 구령이 마도의 공적이 된 상태에서 이형마저 사라진다면 마교의 천하가 다시 오지 않겠소?] 주문을 외우고

콰드드! 더 세게 조이는 육혼번

이산굉; [끄아아!] 우두둑! 온몸의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들리며 고통스럽게 비명을 지르는 이산굉

이산굉; [.... 나 혼자만 죽지는 않는다!] 이를 갈고

이산굉; [같이 죽자 개잡종들아!] 크아! 기합을 지르고

쿠오오! 온몸에서 빛이 터져 나오는데.

화악! 이산굉을 조이던 육혼번이 부풀어 오른다.

역천마도; [백영!] [육혼번이 견디지 못한다!] 필사적으로 기를 모으며 외치고

후욱! 힘을 모으는 백영

백영; [용서하시오 천동대협!] 외치며 날아올라서. 깍지 낀 두 주먹을 머리 위로 쳐들고

백영; [만근추(萬斤鎚)] ! 빛에 휘감긴 그 깍지 낀 손으로 이산굉의 마빡을 내리친다

이산굉의 눈에서 초점이 사라지고

이어 그의 몸에서 터져 나오던 빛도 사라지고

비틀하는 이산굉의 앞으로 날아내리는 백영.

! 마침내 고목처럼 쓰러지는 이산굉

백영; (끔찍한 괴물! 중상을 입은 상태에서도 육혼번을 벗어나려 하다니...!) 입가의 피를 닦고

역천마도; [수고했다 사제!] 안으로 들어오고. 이마의 땀을 닦는다

역천마도; [너도 결국은 마교의 제자였구나. 사부님들이 아시면 기뻐하실 것이다.]

백영; [미안하오 사형!]

역천마도; [다 지나간 일이다. 마음에 둘 것 없다.] 백영의 어깨를 두들기는데

백영; [정말 미안하오!] 침통하게 말하고

역천마도; [!] 비로소 이상한 것을 느끼고 눈 부릅뜨는데

! 백영의 손바닥이 활짝 펴진 채 역천마도의 가슴에 닿아있다.

역천마도; [백영! ...!] 눈 부릅뜨는 순간

투쾅! 백영의 손바닥에서 강력한 힘이 터져나와 역천마도의 가슴을 박살낸다

대포에 맞은 듯 동굴 밖으로 퉁겨져 나가는 역천마도

! ! 비틀거리며 겨우 내려서는 역천마도

쿨럭! 그러다가 끝내 피를 토하며 한 무릎을 꿇는 역천마도. 가슴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가슴이 터져서 부러진 뼈가 일부 드러난다.

동굴에서 걸어나오는 백영

역천마도; [... 백영! ... 네놈 설마 이중으로 배신을...!] 헉헉 대며 겨우 일어나고

백영; [오해는 마시오 사형! 이산굉의 사주를 받은 건 아니오!]

역천마도; [이산굉이 아니라면 누가...!] + [!] 무언가 깨닫는 역천마도

역천마도; [... 설마 난릉왕에게 포섭당한 것이냐?] 헉헉 대는데

<흐흐흐! 그것도 정답이 아니지!> 웃는 소리가 들리고

역천마도가 깜짝 놀라 돌아보려는데

화악! 뒤에서 갑자기 나타나며 역천마도의 허리를 양팔로 끌어앉는 패왕 구석천. 눈에 초점이 없는 것 주의

역천마도; [... 패왕 구석천?] 상대가 누군지 알고 경악하는데

콰드득! 엄청난 힘으로 역천마도의 허리를 조이는 구석천

역천마도; [크아아!] 고통에 비명을 지르는 역천마도

황보천유; [으하하하! 제 아무리 마교의 교주라도 패왕 구석천에게 잡힌 이상 끝났다고 봐!] 휘이! 웃으며 나타나는 황보천유. 뒤로는 형파와 그의 두 사제, 거대한 원숭이등이 나타난다. 형파와 두 사제도 눈에 초점이 없다.

역천마도; [.... 네놈은 누... 누구냐?] 패왕 구석천의 팔에서 벗어나려 애쓰며 돌아보고

황보천유; [황보천유라고 하는 무명소졸이외다. 고명하신 마교 교주께서 알만한 위인은 못되지요!] 정중하게 포권하며 웃고

역천마도; [... 황보세가의 꾀주머니라는 소가주가 너냐?]

황보천유; [어쨌거나 큰 공을 세웠소 사형!] [사형 덕분에 천동대협과 마교주를 함께 사로잡았으니 사부님께서도 크게 치하하실 거요!] 백영에게

역천마도; [... 사형이라고?] 백영을 보며 눈 부릅

백영; [사실 내게는 마교에 가입하기 전에 모신 스승이 계시오 사형!]

역천마도; [... 의도적으로 본교에 가입했구나! 대체 어떤 자가 네놈을....!]

황보천유; [백사형과 소생의 스승은 바로 사왕 중의 귀왕(鬼王)이시오.] 웃고

역천마도; [... 귀왕!] 경악하는데

황보천유; [죽이지는 않을 테니 안심하시오 김교주!] 품 속에서 약병을 두개 꺼내 들고

황보천유; [죽일 생각이었다면 이미 패왕으로 하여금 갈갈이 찢어죽이게 했을 것이오!] 역천마도에게 다가가고

약병 속에는 벌레같은 것들이 꿈틀거리고 있다.

역천마도; [... 그건 설마...!]

황보천유; [살아있는 꼭두각시로 만들어주는 섭혼고(攝魂蠱)!] 병을 하나를 백영에게 던져주고

침통하게 병을 받는 백영

황보천유; [이게 교주의 뇌속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으면 교주도 패왕이나 형파 사형제처럼 우리 귀왕문하의 충성스러운 종이 될 것이오!] 병을 들어 보이며 웃고. 병 속에서 꿈틀거리는 벌레

[!] 절망하는 역천마도

황보천유; [이산굉에게 섭혼고를 심는 일은 백사형이 수고해주십시오!]

백영; [알겠다!] 돌아서서 동굴로 가고

황보천유; [흐흐흐! 자결할 생각은 하지 마시오. 그랬다가는 강시로 만들어서 더 비참하게 부려줄 테니까!] 사악하게 웃으며 병의 뚜껑을 여는 황보천유

절망하여 보는 역천마도

황보천유; [교주는 우리 귀왕문(鬼王門)이 천하를 얻은 후 일등공신으로 기록 될 것이오!] 뚜껑이 열린 병을 역천마도의 코에 대고

유리병에서 기어나와 역천마도의 코로 기어들어가는 벌레. 직후

끄아아악! 역천마도의 처절한 비명이 계곡을 뒤흔든다

 

#181>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청풍; [내 몸을 원한다고?] 손가락으로 자기를 가리키며 어리둥절

청풍; [당신이 전지전능하다면 강제로 뺏어도 되지 않소?]

소의장; [나는 명색이 신이다.] [곡식 한 올이라도 명분과 대가없이 뺏지는 않는다.]

청풍; [그렇다 치고... 죽은 후의 내 몸을 무엇에 쓰려고 달라는 거요?] 복숭아 씨를 품 속에 넣고

소의장; [네가 속한 세상으로 돌아가서 꼭 해야할 일이 있다.]

청풍; [옳거니!] [서로가 속한 세계로 오고 가려면 다리같은 것이 필요하군!] 주먹으로 손바닥을 치고

소의장; [결정해라!] [내 제안을 받아들이면 너는 이 세계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청풍; [유감스럽지만 저는 다만 커다란 소인일 뿐 신이 될 만한 인물이 못 됩니다.] 두 손 바닥을 보이며 어깨를 으쓱

청풍; [다른 훌륭한 사람을 찾아보십시오. 아니면 만드는 것도 좋겠군요.] [하여간 저는 신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소의장; [누가 너같은 고집불통을 낳았는지 모르겠구나.] [신이 되길 마다하는 자가 있다니...!]

청풍; (누가 만들긴? 자린고비에 벽창호인 꼰대가 만들었지!)

소의장; [네가 이 세계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다른 힘을 주겠다.] [네가 죽은 후의 몸을 내게 주겠다 약속하면 나는 네가 살아 있는 동안 고금제일인이 되게 해주겠다.]

청풍; [고금제일인?] 입이 딱 벌어지고

소의장; [어느 누구도 네 무공 앞에 굴복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너는 원하는 것은 뭐든지 다 이룰 수 있는 힘을 갖게 되는 것이다.]

청풍; [그건 좀 땡기는 제안이지만...!] 입맛을 다시고

청풍; [역시 안되겠습니다.] [우리 집안의 전통이 온갖 것을 다 팔 수 있지만 자기 자신은 팔아서는 안되거든요!]

소의장; [너한테는 정말 어떤 소원도 없느냐?] 찡그리고

청풍; [아뇨! 오히려 아주 많습니다.] 고개 젓고

청풍; [전 말도 없이 사라진 약혼녀가 무사하길 바라고 어머니와 아버지가 건강하게 오래 사시길 바랍니다.] [또 형들과 아버지가 저를 혼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소의장; [영락없이 어린아이구나.] 어이없고

소의장; [무공도 그만하면 쓸 만하고 몸도 잘 가꿨는데 생각하는 건 형편없는 애송이야.]

청풍; [하여간 어떻게 해도 내 몸을 당신에게 주진 못합니다.]

소의장; [나는 네 목숨을 구해준 적이 여러 번 있다. 너는 그 빚을 갚지 않을 작정이냐?]

청풍; [당신이 내 목숨을 구해주었다구요? 언제?] 어리둥절.

소의장; [너를 수차례 위기에서 구해준 생사일보(生死一步)는 바로 내가 만든 것이다!]

청풍; [생사일보를 당신이 만들었다구요?] 눈 부릅

소의장; [그렇다!] 고개 끄덕이고

[!] 순간 무언가 깨닫는 청풍.

<절대마존(絶代魔尊) 소의장(蘇義藏)! 마도제일인, 아니 고금제일인(古今第一人)으로까지 불렸던 그가 바로 등천신환(登天神環)의 주인이다!> 독고사룡이 하던 말을 떠올리는 청풍

<난 소의장(蘇義藏)이라 하는데 너랑 얘기를 하고 싶어서 불러들인 것뿐이야!> 이곳에 처음 왔을 때 소녀 모습의 소의장이 내려다 보며 말하던 모습도 떠오르고

청풍; [절대마존!] [당신이 바로 절대마존 소의장이었습니까?] 놀라서 물러서며 외치고

소의장; [이제 네가 나에게 신세를 진 것을 인정하겠느냐?] 빙그레 웃고

청풍; [.... 말도 안돼!]

청풍; [절대마존은 팔백년도 더 전의 사람인데... 게다가 당신같은 계집아이일 리가...!] 식은땀 버벅

소의장; [진실을 말하자면 지금의 내 모습은 내가 사랑했던 한 소녀의 모습이다.]

소의장; [또한 나는 어떤 인물로 인해 당한 좌절과 실의를 견디지 못하고 이쪽 세계로 숨어들면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었다.]

청풍; (고금제일인으로 불리던 이 괴물을 누가...!)

소의장; [어쨌거나 네 목숨을 여러 번 구해준 대가로 죽은 후의 몸을 요구하는 것이 그렇게 지나친 요구인 것이냐?]

청풍; [... 그건 아닙니다만...!] 비지땀

청풍; [그러나 무어라 해도 내 몸을 남에게 양도할 수는 없습니다.] [내 몸은 내것이면서 또한 우리 집안의 것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소의장; [네놈이 그래도!] 분노하여 벌떡 일어나고

소의장; [끝내 권주(勸酒)를 마다하고 벌주(罰酒)를 마시겠다는 것이냐?] ! 단번에 손을 내밀러 청풍의 목을 움켜잡는 소의장. 지금은 여신의 모습이고 키도 청풍보다 크다

청풍; [!] 피하지 못하고 목이 잡혀서 비명

소의장; [나를 마냥 자비로운 신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나는 징벌을 내리는 분노의 신이기도 하다!] 빠지직! 청풍을 쳐들고 손에 힘을 주자 벼락이 일어나 청풍을 감전시킨다

크아아! 감전당하며 비명 지르는 청풍

소의장; [어서 대답하라! 나의 제안을 받아들이겠다고!] 윽박지르는데

청풍; [... ...!] 컥컥 거리다가

청풍; [그만두지 못해?] 악을 쓰며 고함을 지른다. 순간.

부악! 청풍의 몸에서 폭발하듯 빛이 터져나오고

[!] 놀라며 눈 부릅 소의장. 청풍의 목을 움켜쥐고 있던 손이 빛의 폭발을 견디지 못하고 확 펼쳐진다

콰당탕! 신전 바닥에 나뒹구는 청풍

청풍; [콜록! 콜록!] 목을 움켜잡고 기침하고

소의장; [내가 만든 세상에서 인과율(因果律)을 거스르다니!] [이런 말도 안되는...!] 놀라고 어이없고

청풍; [인과율은 무슨 인과율!] 이를 부득 갈며 일어나고

청풍; [난 네가 만든 피조물이 아니야. 그러니까 나를 마음대로 할 생각 따윈 집어치워!]

청풍; [나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나뿐이라구!] 엄지 손가락으로 자기를 가리키며 거만하게 말하고. 순간

쿠오! 청풍의 몸에서 다시 강령한 빛이 흘러넘치고. 순간

소의장; [너는... 너는 혹시...!] 공포에 질리며 비틀거리고

소의장; [공가(孔家)... 공가의 핏줄인 거냐?] 몸서리를 치고

청풍; [그래! 나는 대성(大聖) 공부자(孔夫子;공자)님의 후손이다. 어쩔래?] 턱을 쳐들며 거만하게

소의장; [오호호호호호!] 고개 젖히고 앙천광소. 순간

드드드! 천지가 뒤흔들리고

청풍; [!] 귀를 틀어막고 비틀거리고

소의장이 만든 세계 전체에 지진이 일어난다. 산이 흔들리고 도시의 건물들이 무너지고.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고

소의장; [공가! 공가의 핏줄이란 말이지?] 호호호호! 미친 듯이 웃어대고

콰드드! 마침내 산이 마구 무너지고 건물들이 갈라진 땅 속으로 함몰하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아우성 치며 땅 속으로 삼켜지고

청풍; [그만해!] 귀를 막은 채 버럭 고함을 지르고

청풍; [그만 하란 말이야!] 투학! 고함치는 청풍의 몸에서 다시 강한 빛이 터져나오고

[!] ! 웃음 그치는 소의장. 하지만 표정이 무시무시하다.

소의장; [네놈이 뼈를 갈아 마셔도 시원치 않을 공가의 후예였구나.]

소의장; [내게 딱 한 가지 소원이 있다면 바로 너희 공가 놈들의 씨를 말리는 일이다.] 이를 부득 부득 갈고

청풍; [빌어먹을 요상한 술법쟁이! 그럼 어디 나부터 죽여봐!] 부악! 생사일보를 펼쳐서 소의장을 덮쳐간다. 하지만

! 소의장에게 부딪힌 청풍은 공처럼 퉁겨져 나가고

청풍; [젠장할! 뭐든지 잘라버린다더니 뻥이었잖아!] 허공에서 몸을 세우는데

이미 바로 앞에 와있는 소의장

청풍; [으헉!] 기겁하며 다시 생사일보를 펼쳐서 달아나려하지만

! 청풍의 멱살을 움켜잡는 소의장

짜자작! 다른 손으로 청풍의 뺨 싸대기를 좌우로 마구 돌려친다. 아다다다! 고개가 오뚜기 머리처럼 마구 흔들리는 청풍

청풍을 거꾸로 들어서 아래로 내려꽂는 소의장

! 미사일처럼 내려꽂혀서 신전 바닥에 머리가 박히는 청풍

머리가 신전 바닥 석판에 박힌 채 곳꼿이 선 자세로 발발 떠는 청풍. 휘익! 그런 청풍 옆으로 내려서는 소의장

! 양손으로 바닥을 치는 청풍.

머리가 뽑혀지며 튀어오르는 청풍

휘릭! 원숭이처럼 한 바퀴 돌며 내려서는 청풍

차갑게 보고 있는 소의장

청풍; (... 우라질! 아예 상대가 안되네!) (난릉왕도 꺼려하던 날 어린애처럼 다루잖아!) (고금제일인이라는 명성이 헛 게 아니었어!) 쌍코피 줄줄 흘리며 비틀거리고

소의장; [체면이 있어서 네 몸을 억지로 빼앗을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네놈이 공가의 후예라니 아예 그럴 필요도 없겠구나.] 이를 바득

소의장; [그 몸을 빼앗아서 세상의 공가들은 남김없이 죽여주마.] [죽는 놈들은 나를 알 리 없으니 네 놈 손에 죽는 줄 알고 더욱 고통스럽게 죽겠지.] 온몸에서 살기를 뿜어낸다. 마치 마녀같고

청풍; [야 이 악질아! 대체 우리 집안과 무슨 원수가 졌다고 이러는 거냐? **하다가 **해서 죽을 인간아아아아!] 삿대질 하고 + (죽을 때 죽더라도 원없이 욕이나 하고 죽자!)

소의장; [저승에 가면 잘난 네놈 조상이 말해줄 것이다!] [무익한 저항 말고 순순히 몸을 내게 넘겨라!] 다가오고

청풍; [헛소리마라 변태야!] 부악! 오른손을 높이 쳐든다.

콰드드! 쳐든 청풍의 오른손이 시커먼 비늘로 덮인다. 암흑철수다.

쿠오오! 단번에 신전 내무가 시커먼 안개에 덮이고

소의장; [그건!] 흠칫할 때

청풍; [어디 이것도 견딜 수 있는지 보자!] 외치며 암흑철수를 낀 오른 손으로 소의장을 할퀴어간다. 청풍의 손에서 수십미터 크기의 거대한 암흑철수의 형상이 나타나 소의장을 내리긁어간다

[!] 놀라며 뛰어 피하는 소의장

콰드드! 암흑철수의 형상에 부딪히면 무엇이든 박살난다. 아람드리 돌기둥들이 수수깡처럼 부러지고 바닥이 두부처럼 깨어진다

콰드드! 무너지는 신전

그걸 뚫고 치솟는 소의장

콰드드! 무너지는 신전 안에서 거대한 암흑철수가 치솟아 소의장을 움켜쥐어 오고

콰득! 움켜쥐어지는 암흑철수. 겨우 피하는 소의장

청풍; [크아!] 무너지는 신전 잔해를 박살내며 치솟는 청풍

휘익! 소의장이 뒤로 날아가며 피하는 모습이 보이고. 그 뒤로 바위 산이 있다.

청풍; [크하하하! 어디 잘난 척 더 해봐라!] 암흑철수를 쥔 손으로 그어내고

더 거대해진 암흑철수의 형상이 날아가는 소의장을 할퀴어간다. 암흑철수의 형상이 백미터 정도까지 커진다.

별똥별처럼 변해서 피하는 소의장.

콰드드! 소의장을 놓친 암흑철수가 그 아래쪽의 산봉우리를 할퀴는데 바위로 된 산봉우리가 두부처럼 으깨진다. 가공할 광경

휘익! 절벽 끝에 내려서는 소의장. 굳은 얼굴

청풍; (통한다!) 휘익! 소의장 앞으로 내려서고

청풍; (이 지랄맞을 세상에서도 암흑철수의 마력은 변함이 없다!) 츠츠! 온몸에서 검은 기운을 흘리며 소의장에게 다가가고. 암흑철수를 낀 청풍의 오른손이 거대해져서 바닥에 끌릴 정도가 된다

소의장; [암흑철수!] [마도무림이 제왕에게 만들어 바친 죽음의 성물 암흑철수구나!] 굳어진 얼굴로 중얼거리고

청풍; [크헤헤헤! 이제 와서 용서를 빌어도 소용없다!] 암흑철수를 쳐들고

청풍; [고금제일인이고 뭐고 홍시처럼 터트려주겠다아아아!] 쳐든 암흑철수를 밖에서 안으로 그어간다

콰드드! 거대한 암흑철수의 형상이 절벽 끝에 서있는 소의장을 그대로 할퀸다.

헌데 이번에는 소의장은 피할 생각을 하지 않고 우뚝 서서 청풍을 노려보고 있다. 헌데

화악! 콰드드! 직후 암흑철수의 형상이 소의장을 스쳐지나간다. 주변의 바위들은 두부처럼 으깨지지만 정작 소의장의 모습은 그림자 속에 서있는 무쇠기둥처럼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

청풍; [!] 놀라고

차가운 표정으로 청풍을 보고 있는 소의장

청풍; (암흑철수가 마치 그림자인 양 저 괴물을 스치고 지나갔다!) 놀라고

소의장; [? 믿기지 않느냐?] 냉소하고

움찔 청풍

소의장; [아무것도... 하늘 아래나 하늘 위의 그 어떤 것도 나와 대적할 수 없다.] 오만하게 말하고

청풍; [*! 난 못믿겠다아아아!] 악을 쓰며 다시 암흑철수를 위에서 아래로 내리긋는다

! 다시 거대해진 암흑철수의 형상이 웅크린 채로 소의장을 내려친다. 하지만 이번에도 소의장은 무쇠기둥처럼 표연히 서있고 암흑철수는 그림자마냥 소의장의 몸을 뚫고 지나가 바닥만 박살낸다

청풍; [... 뭐 이런...!] 비틀

청풍; [여기가 당신이 마든 세상이라고 비겁하게 속임수나 쓰고...!]

소의장; [속임수?] 냉소하고

소의장; [이것은 나의 마지막 무공인 몰영신공(沒影神功)이다!] 청풍에게 걸어오고

청풍; [몰영신공?] 물러서지만

소의장; [상대방의 모든 공격을 그림자로 만들어버리는 고금최강의 호신공부지!] ! 손을 내밀어 청풍의 가슴에 손을 박는 소의장

청풍; [크아아! 가슴에 소의장의 손이 박혀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고

소의장; [정말 훌륭한 몸이야!] [내가 쓰기에 더할 나위 없는 몸을 만들어줬으니 공가에게 감사해야겠네.] 슈육! 손부터 시작해서 청풍의 몸으로 스며들어오는 소의장의 몸

청풍; (... 몸속으로 스며들어오고 있다!) (내 몸을 빼앗을 작정이다!) 덜덜 떨며 자신의 가슴으로 스며들어오는 소의장의 모습을 내려다 보고

소의장; [어리석은 놈! 신령동천에서 영생을 누릴 수도 있었을 텐데.... 이제 네놈의 몸은 내것이다!] 몸의 절반 이상이 청풍의 몸으로 스며들어오는 소의장

청풍; [안돼! 들어오지 마라! 나가!] 양손으로 소의장을 밀어내려 하지만

슈욱! 그러거나 말거나 솜에 물이 스며들 듯이 청풍의 몸으로 스며드는 소의장

소의장; [호호호! 소용없다!]

소의장; [이 몸을 써서 네놈의 세상으로 건너가서 공가란 공가는 씨를 말려버리겠다!] 슈욱! 완전히 청풍의 몸으로 스며들어가고

크아아! 빠지직! 스파크에 휘감기며 비명을 지르는 청풍

<제왕이여! 다른 세상에서라도 나 소의장이 당신의 후손들에게 하는 복수를 지켜보시라!> 눈이 백열되고 온몸이 스파크에 휘감기는 청풍의 모습을 배경으로 소의장의 생각

청풍; (... 의식이 멀어진다! 이 요물이 내 몸을 장악하고 있다!)

청풍; (... 더 늦기 전에 결단을...!) 덜덜 덜며 암흑철수를 낀 손을 쳐들어서 자기 머리를 겨누고

<무슨 짓이냐?> 청풍 속의 소의장이 깜짝 놀라는데

청풍; [말했지? 내 몸의 주인은 나라고?] 눈이 백열된 채 이를 부득 갈고

청풍; [빼앗길 바에야 아무도 쓰지 못하도록 부숴버리겠다!] 콰득! 암흑철수로 그대로 자신의 머리통을 내리치는 청풍

<안돼!> 청풍의 몸 속에서 소의장이 비명을 지르고

파삭! 머리통이 그대로 깨지는 청풍

청풍; [흐흐흐! 누구도... ... 나를 지배하지 못해!] 머리통이 깨진 채 쓰러지며 웃고

<... 이런 독한 종자...!> 털썩! 쓰러지는 청풍의 시체 배경으로 소의장의 이를 가는 모습

<끝까지 나를 절망하게 만드는군요 제왕이시여!> 슈욱! 청풍의 시체에서 빠져나오는 소의장의 유령같은 형상

머리가 반쯤 날아간 청풍의 시체

소의장; [이번에는 내가 졌다 공가 애송아!] [그러나.... 내가 완전히 패배한 것은 아니다! 우선은 네가 속한 세상으로 돌려보내주마!] 소의장의 손에서 빛이 나고

소멸되는 청풍의 시체

<결국 너는 내게 자비를 구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네 운명의 숙적 난릉왕의 진정한 정체를 알게 되면...!> 소멸되는 청풍의 형상 배경으로 소의장의 속삭임

 

#179>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177>

검을 늘어뜨린 채 만보경당으로 걸어가는 청풍,

만보경당은 문이 열려 있는데 그 주변에 철궁의 제자들이 몰려있고

[궁주님!] 다가오는 청풍을 보고 안도하는 철궁의 제자들. 하지만 그 직후

청풍의 눈에서 초점이 사라지더니

그대로 무너지듯 쓰러지는 청풍

[궁주님!] [정신차리십시오!] 비명 지르며 몰려드는 철궁 제자들. 그때

하시룡; [조용히 해라!] 외치며 달려온다

하시룡; [적은 완전히 물러간 게 아니다!] [궁주님이 다치셨다는 것을 적이 알게 하면 안된다!] 급히 청풍의 옆에 무릎을 꿇으며 말하고

하시룡; [모두 원 위치로 돌아가 빈틈을 보이지 마라!] [오늘 밤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우리 철궁의 존망이 달려있다!]

[예 하일열님!] [명심하겠습니다!] 포권하는 제자들

이어 서둘러 사방으로 흩어진다.

그때 만보경당 안에서 가진우와 지고운이 달려나온다

그러다가 쓰러져 있는 청풍을 발견하고 놀라는 지고운과 가진우

지고운; [궁주님!] 달려오고

하시룡; [지소저는 빨리 가서 선무불사강녕로를 준비해주시오!] 가진우와 함께 청풍을 부축하며 말하고

지고운; [... 알겠어요!] 다시 만보경당 안으로 달려들어간다. 그 뒤를 청풍을 부축한 가진우와 하시룡이 주변을 살피며 따라들어가고

 

만보경당의 보물창고. 바로 지고운이 치료 받았던 그곳.

지고운이 선무불사강녕로에 향을 넣고 불을 붙이고 있다.

가진우와 하시룡이 청풍을 부축해 와서 그 앞에 누이고

이어 가슴팍의 옷을 벌려보고 놀라는 두 사람

청풍의 가슴팍이 거북등같이 갈라져 있다.

하시룡; [이산굉의 힘이 궁주의 속을 갈갈이 찢어놓았소! 이런 상태로 지금까지 버틴 게 기적이오!]

가진우; [이산굉을 쫓아버렸어도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면 다른 자들의 먹이감이 되었겠지!] [궁주께서는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 초인적인 의지력을 발휘하신 걸세!] 청풍이 선무불사강녕로를 잘 볼 수 있게 일으켜 앉히고

지고운; [제가 할게요!] 다가와서

지고운; [궁주님은 제가 보살필 테니 두 분은 바깥의 일을 단속해주세요!] 청풍의 뒤에 앉아서 청풍을 부축하고

하시룡이 가진우를 보고

가진우; [그럼 부탁하겠소 지소저!] 고개 끄덕이고

가진우; [나가세 하일열!]

하시룡; [!]

나가는 두 사람

지고운; [난 천한 살수지만 은원은 분명해요!] 청풍을 안고 선무불사강녕로를 보고

지고운; [당신에게 목숨의 빚을 졌으니 갚기 전에는 떠나지 않겠어요!]

스으! 스으! 향로에서 향이 피어오르기 시작하고

그 향이 춤추는 선녀 모습으로 변한다

몽롱한 시선으로 그걸 보는 청풍

지고운; (내 속의 또 다른 내가 죽었어!)

지고운; (이제 완전한 여자가 된 때문일까? 가슴이 콩닥거리는 게 멈추질 않아.)

지고운; (전화위복이란 건 날 두고 하는 말일 거야!)

! ! 청풍의 손목에 차여있는 신령석의 팔찌가 희미한 빛을 낸다.

 

#178>

꽃이 만발한 꽃밭 한 가운데 누워있는 청풍.

청풍이 지금 누워있는 곳은 사방이 기암괴석으로 에워쌓인 무릉도원같은 곳인데 꽃밭 한 가운데에는 아담한 집이 한 채 서있다.

청풍; (여긴 어디지?) (내가 왜 이런 곳에 와있는 건가?)

청풍; (난 분명 이산굉과 싸우다가 크게 다쳐서 선무불사강녕로로 치료를 받고 있던 중이었는데...!) 당혹해하고. 헌데 그때.

[벌써 깨어났네!] 누군가 위에서 내려다보며 말한다

청풍; [!] 기겁하며 벌떡 일어나 앉고

소의장; [뭘 그렇게 놀라니? 사내대장부가!] 화사한 꽃문양이 새겨진 옷을 입은 14-5세 가량의 아주 예쁘고 귀여운 소녀가 뒷짐을 진 채 내려다보며 생글 생글 웃고 있다. 소녀 모습을 하고 있긴 하지만 이 소녀는 고금제일인인 절대마존 소의장이다.

청풍; [, 누구냐 넌?] 뒤로 엉덩이를 빼며

소의장; [긴장 풀어!] [난 소의장(蘇義藏)이라 하는데 너랑 얘기를 하고 싶어서 불러들인 것뿐이야!]

청풍; (소의장?) 갸웃하며 일어나고

청풍; (어디서 들어본 기억이 있는 이름인데...) + [소씨 아가씨였구만. 헌데 여긴 어디지?] 일어나서 주위를 두리번

소의장; [신령동천(神靈洞天)이란 곳이야.] [내가 사는 집이지!]

청풍; [신령동천이라...] [그럼 저승은 아니겠군!]

소의장; [여긴 저승사자도 찾아오지 못하는 곳이야.] [영원히 즐거움만 있을 뿐이고 아픔과 고통, 병과 죽음 같은 건 없는 데야.]

청풍; [그럼 극락인가?]

소의장; [극락?] 피식

소의장; [그래, 극락과 비슷하긴 하지. 아니, 여기가 바로 극락이야.]

청풍; [경망스런 계집애로군.] 찡그리고

청풍; [한마디 떠보니까 아예 날 속여먹으려고 들어?] [설마 그 따위 수작으로 철궁의 궁주를 속일 수 있을 것 같으냐?]

소의장; [철궁?] [무림에 그런 문파가 있었던가?]

청풍; [육백 년이 넘는 전통을 지닌 철궁을 모른다고? 하하! 완전히 초짜로군.]

소의장; [그동안 세상이 많이 변한 모양이네.] [하긴 나 없는 세상에서도 수없이 많은 밤이 지나갔겠지.]

청풍; [신비한 척 하지 말고 나를 여기로 데려온 이유나 말해!]

소의장; [이야기를 좀 하고 싶었을 뿐이야.] [너한테 손해 될 일은 없으니까 겁먹지 말아.] 돌아서서 석옥으로 가고

청풍; [일 없으니까 날 철궁으로 돌려보내! 어서!]

소의장; [돌아가게 될 거야.] [그전에 여기를 구경하고 잠시 나와 이야기하면 돼.] 석옥으로 들어가며

청풍; [난 그럴 생각 없다니까....!] + [!] 외치다가 눈 부릅

! 이미 방안에 들어와 있다. 겉에서 보기에는 작았지만 석옥 내부는 넓고 아주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좀 소녀취향이고.

청풍; (어느 틈에 방으로 들어와있다!) (술법인가?) 긴장하며 둘러보고

소의장; [이리 와서 같이 먹어!] 커다란 식탁에 앉으며 말한다. 식탁 위에는 온갖 음식이 차려져 있다. 그야말로 산해진미

청풍; [음식은 됐고...] 소의장과 마주 앉고

청풍; [용건이나 빨리 말해! 이래 뵈도 나 바쁜 몸이다!]

소의장; [산해진미가 싫다면 이건 어때?] 한손에 와인 잔을 들고 다른 손을 젓고

순간 기겁하는 청풍. 거의 발가벗은 야한 차림의 절세미녀들이 청풍의 주위에 물려들어 앉고 서있다. 스트립 걸같은 분위기의 여자들인데 청풍의 온몸을 애무하고 귀에 입김을 불어넣는다

청풍; [이건... 이건...!] 좋아 죽으려 하면서도 황당하다. 아흐응! 하악! 공자님! 그 사이에도 여자들은 야한 소리를 내며 청풍에게 달라붙는다.

여자들의 빵빵한 찌찌와 늘씬한 다리를 보여주고

청풍; (.... 어디서 이런 쌔끈한 이쁜이들이 떼거지로...!) 혼망 가는 청풍

맞은편에 앉아서 술 마시며 웃는 소의장. 그때

한 년의 손이 청풍의 사타구니를 더듬고

퍼뜩 정신 차리는 청풍

청풍; [그만 두지 못해?] 몸을 떨치며 버럭 고함을 치고

[!] [엄마야!] 야한 자세로 나뒹구는 여자들

청풍; [이것들이 누구한테 수작들이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여자들에게 삿대질

청풍; [물론 나야 고맙지만 완매가 알면...!] [!] 두 손으로 입을 가리고

소의장; [자제력이 제법이네!] 웃으며 손가락 퉁기고. 그러자

스스스! 여자들의 모습이 흐려지고. 사라진다

청풍; (... 뭐야? 방금 그 이쁜이들도 술법이었나?) 당황

청풍; (이상하네. 공손대낭 말로는 나에게는 술법이 안 통한다고 했는데...!)

소의장; [긴장하지 말고 앉아! 술법도 속임수도 아니니까!]

청풍; [술법이 아니면?] 엉거주춤 다시 의자에 앉고

소의장; [이곳 신령동천에는 인간이 꿈꾸어온 모든 종류의 기쁨과 즐거움이 있어.]

소의장; [미녀를 좋아한다면 수백, 수천 명의 미녀를 마음대로 할 수 있고, 그들을 죽이고 싶다면 언제든지 죽일 수도 있어.]

소의장; [싸움을 즐기거나 절세적인 무공을 익히고 싶다면 그것도 가능해!] [여기선 없는 게 없고 못하는 것도 없으니까.]

청풍; [.... 대체 너 정체가 뭐야?]

소의장; [나는 신령동천의 주인이자 창조주야!]

청풍; [? 창조주?] 피식 웃는데

소의장; [안 믿기겠지만 믿어야할 거야!] ! 손가락 퉁기고. 순간

장면이 확 바뀌어서 청풍과 소의장은 까마득히 높은 바위 산 꼭대기에 앉아있다.

바위 산 아래로 거대한 도시가 있다. 도시에는 수많은 건물과 사람들. 도시 외곽으로 흐르는 강으로는 배들이 돛을 펴고 줄을 이었고 성 밖의 들판에는 오곡백과가 만발하고 농부들이 추수를 하고 있다.

청풍; (내가 지금 꿈속에 있는 건가?) 뺨을 꼬집어보고

청풍; [아얏!] 비명 지르며 펄쩍 뛰어 일어난다.

청풍; (으으으! 실감 나게 아픈 걸 보면 꿈을 꾸는 것도 아닌데....!)

소의장; [혼란스러우면 좀 정리를 해주지!] [이곳은 네가 아는 그 세계가 아니고 내가 창조한 또 다른 세계야.]

소의장; [물론 난 진짜 천지를 처음 창조한 조물주는 아니야.] [단지 이 세계에서만 창조주일 뿐이지!] 자리에서 일어나고

청풍; [여기가 또 다른 세상이라고?]

소의장; [그렇다고 네가 아는 세계보다 좁거나 못하지 않아!] [우주에는 수많은 세계가 존재하는데 각 세계는 모두 대등하거든!]

청풍; (뭔 소리람? 세계가 하나가 아니고 여러 개라니...!)

소의장; [네가 보는 이 모든 건 다 내가 만들었어.] [저 하늘, 이 땅, , , 바람. 도시, 사람. , 나비, 나무, ....]

소의장; [심지어 지금의 이 몸도 스스로 만든 거야.] 자기 몸을 손으로 쓰다듬어 보며 황홀한 표정을 짓고

청풍; (자기 몸을 만지면서 황홀한 표정을 짓잖아! 창조주면서 변태이기도 한 건가?) 황당

소의장; [너무 긴 세월이었고 또 너무 무료했어!] [이 세상을 만들지 않았다면 난 미치고 말았을 거야.]

소의장; [수없이 많은 짓, 온갖 것을 다 해봤어.] [지금 네가 보고 있는 이 세상도 마음에 들지 않아서 몇 번이고 없애버린 후에 새로 만든 거야.] 허공에 손을 젓고

허공 중에 시커먼 동굴 같은 것이 생긴다.

청풍; [들여다 봐!] 보라고 하고

다가가서 안을 들여다보는 청풍

눈 부릅

! 구멍 안쪽에는 지옥이 펼쳐져 있다. 수많은 우두사자와 마두사자들이 지옥에 빠진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채찍실을 하고. 배를 가르고. 몸을 톱질하고. 불구덩이에 빠트리고. 솥에 넣고 삶고. 수많은 침들이 솟구친 곳에 던져서 궤뚫려 죽게 하고. 아비규환

청풍; [!] 놀라서 물러서고

소의장; [지옥이란 것도 만들어봤지.] 웃고

소의장; [내 맘에 안 드는 것들을 모조리 여기에 집어넣고 혼을 내준 다음에 새 껍데기를 입혀서 꺼내놓기도 했어.] 유리창의 김을 닦듯 허공을 쓱 문지르고

소의장; [물론 천국과 낙원도 만들어봤어!] 그러자 천국의 모습이 나타난다. 수많은 신선들의 모습과 선녀들. , 봉황, 해태, 기린등 기이한 짐승들. 무릉도원의 모습. 서왕모가 시녀들을 이끌고 천도 복숭아를 따고 있고.

청풍; (환각일 거야!) (난 지금 요상한 술법에 당해서 환각을 보고 있는 걸 거야!) 미니어쳐 같은 작은 신선과 선녀들 모습 보며 생각하는데

서왕모가 돌아본다. 서녀들의 여왕. 풍만하고 위엄있게 생겼다. 치마 아래로 호랑이 꼬리가 달려있다. 얼굴에도 흐릿하게 호랑이 무늬가 있고

슈유! 단번에 커져서 다가오는 서왕모

사람 만해져서 미소를 지으며 두손으로 천도 복숭아를 하나 내미는 서왕모

소의장; [서왕모(西王母)의 선물이야. 받아봐!] 웃고

엉겁결에 두손으로 받고.

청풍의 이마에 키스하는 서왕모

청풍이 깜짝 놀라는데

소매로 입을 가리며 웃으면서 뒤로 날아가 멀어지는 서왕모

소의장; [서왕모가 너를 좋아하는 모양이야! 삼천년만에 겨우 열린 반도(蟠桃) 복숭아를 아기지 않고 주는 걸 보면!] 웃고

청풍; [이게 반도라고?]

소의장; [먹어둬! 영원한 젊음을 주는 보물이야!]

청풍; [당신이 이 세계의 주인이라 치고...] 복숭아를 먹고

청풍; [왜 나를 여기에 데려온 거야?] 복숭아를 우물 우물 씹으며 묻고 + (히야! 이 복숭아 맛이 기막히네! 살살 녹아!)

소의장; [내 뒤를 이어서 이 세상의 신이 되어보지 않겠느냐?] 갑자기 의젓하게

청풍; [?] 복숭아를 다시 먹으려다가 어이없고.

소의장; [너에게 창조의 힘과 파괴의 권능을 함께 주마.] 여신처럼 변하는 소의장, 꽈과광! 주변에 벼락이 치고.

청풍; [!] 기겁하며 물러서고

소의장; [시간을 뛰어넘는 영원한 생명과 모든 피조물들의 무궁한 숭배가 네 한 몸에 있을 것이다.] ! 배경이 갑자기 그리스 신전으로 변한다. 여신같은 복장을 걸친 소의장이 신전의 의자에 앉아있다. 키가 커져서 이제 청풍보도 키가 더 크다. 아테네 여신같은 분위기. 머리에는 반쯤 벗겨 쓴 투구를 썼고 한 손에는 메두사의 머리가 달린 방패, 다른 손에는 창을 들었다.

청풍; [마땅히 치뤄야할 대가가 있을텐데?] 복숭아를 씨만 남기고 모두 먹으면서도 표정이 신중해지고

소의장; [너는 사람으로 태어났다.] [신선의 술이라도 익히지 않으면 언젠가는 죽을 운명이다.] 창으로 겨누고

소의장; [지금도 살았다고 하기도 어렵고 죽었다고 하기도 어려운 상태 아니냐?] 거대한 창 끝으로 청풍의 가슴을 콕콕

청풍; [그런 것 같군!] 꿀꺽! 마지막 복숭아를 삼키며 고개를 끄덕이고.

소의장; [나는... 네가 죽고 난 후의 몸을 원한다.]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용도객; [... 이건 불공평하오!] 외치고

모두 용도객을 보고

용도객; [기보를 내놓은 주인은 마땅히 그것을 지키기 위해 싸울 수 있어야 하지 않소?]

가진우; [맞습니다. 그래야 공평합니다.] 끄덕이고

용도객; [그럼 우리가 궁주와 싸워서 온량잔을 지키겠소.] 반색

하지만 동방곡은 찡그리고

가진우; [그렇게 하실 수 있습니다.] 물러서고

용도객; [나가자 형제들!] 용도객이 동료들을 이끌고 연무장으로 나서고

역천마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종자들이로군.] 냉소하고

이산굉도 피식 웃고

동방곡의 얼굴이 수치심으로 붉어지고

용도객; [철궁주! 나오시오!] ! 칼을 뽑으며 외치고

호도객; [온량잔을 갖길 원하면 우릴 이기시오!] 기세를 올리지만

청풍; [가져가라.] 귀잖다는 듯 손짓하고

용도객; [?] 기겁하고

동방곡의 눈도 부릅떠지고

용도객; [... 철궁주! 그게 무슨 소리요?] [패배를 시인하겠다는 거요?] 동방곡의 눈치를 보며 비지땀을 흘리고

청풍; [본 궁주는 온량잔이 싸워서 얻어야 할 만큼 가치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냉소

용도객; [... 그렇다면 궁주의 뜻은...!] 비지땀

역천마도; [하하하! 도무에 참가할 자격은 주겠지만 그 귀한 술잔 부여잡고 조용히 찌그러져 있으라는 소리지.] 박장대소하고

으하하하! 다른 사람들도 웃음을 터트리고

용도객; [... 그런...!] 식은땀

동방곡; [바보 같은 녀석!] 버럭 고함을 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고

용도객; [온량잔은... 온량잔은 보배요!] [왜 온량잔을 갖지 않겠다는 건지 모르겠구려.]

용도객; [궁주가 갖지 않겠다면 우린 어쩐단 말이오?]

동방곡; [닥쳐라 이놈!] 용도객을 덮쳐가며 칼을 휘두르고

용도객; [어이쿠 장로님!] 카캉! 다급히 칼을 휘둘러서 동방곡의 칼질을 막고

동방곡; (이 죽일 놈이! 피하면 되었지 내 칼질을 굳이 막어?) 분노하여 다시 칼질을 하고

용도객; [.... 고정하십시오 장로님! 제자는 다만....] ! 카캉! 역시 막으며 물러서고

동방곡; [오냐! 어디 한 번 죽어봐라 이놈!] 부악! 칼에서 강력한 도강을 일으켜 용도객을 쪼개가고

용도객; [으헥!] 날아드는 도강을 보고 막을 엄두 못 내고 비명 지르는데

[안됩니다!] 카캉! 다른 네 명의 도객이 일제히 외치며 칼을 휘둘러 동방곡의 도강을 막아내고

투캉! 동방곡과 무적오도객 사이에서 폭발이 일고

서로 비틀하며 물러서는 동방곡과 무적오도객. 동방곡은 얼굴이 시뻘개졌고

동방곡; [... 네놈들이...!] 너무 화가 나서 부들부들

[자기들끼리 싸우네!] [반역을 하려는가봐.] 청허자 뒤에 선 동자들이 속삭이고

[!] [!] 그 말을 듣고 눈 부릅뜨는 무적오도객

쨍강! 쨍강! 칼을 떨어트리는 무적오도객

[... 장로님!] [... 죽여주십시오!] [제자들이 당황해서 그만...!] 납작 엎드려서 용서를 빌고

그런 무적오도객을 내려다보며 부들 부들 떠는 동방곡

비웃는 다른 사람들

동방곡; [죽일...!] 분노하며 이를 갈지만

비지땀을 흘리는 무적오도객

동방곡; [네놈들의 죄는 돌아가서 다스리겠다.] [공을 세워서 돌아가지 못하면 중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칼을 칼집에 넣으며 홱 돌아서고

[감사합니다!] [장로님의 너그러우신 처사에 감사드립니다.] 안도하며 일제히 외치는 무적오도객

이를 북북 갈며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 앉는 동방곡

무적오도객은 동방곡의 눈치를 살피며 일어나 그의 뒤로 가서 서고

가진우; [이제 확언을 해주십시오.] 청풍에게

가진우; [궁주님께서는 온량잔을 갖는 것을 포기하시겠습니까?]

청풍; [동방장로! 본 궁주와 함께 온량잔의 소유권을 다퉈보시겠소?] 동방곡에게

동방곡; [다투지 않겠다.] 신경질 적으로 손을 젓고

청풍; [그럼 내가 갖겠소.]

가진우; [이로써 온량잔은 본궁 궁주님의 것이 되었으며 이후로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온량잔을 두 손으로 쳐들어 보이고

가진우; [설령 구걸이 특기인 개방이라 할지라도!] 웃고

[와하하!] [하하하하!] 철궁의 제자들이 함성을 지르고 박장대소

치욕과 분노로 부들 부들 떠는 동방곡과 무적오도객

역천마도와 이산굉도 고개 설레 저으며 쓴웃음

역천마도; (어린놈이 속에 능구렁이가 여러 마리 들어앉았군!) 가진우가 바치는 온량잔을 받는 청풍을 보며 생각

역천마도; (소혼곽을 놓고 벌어질 다툼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다른 보물들은 포기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구나!) 청풍은 온량잔을 뒤에 서있는 지고운에게 주고

가진우는 선무불사강녕로를 집어든다.

가진우; [두 번째 물건은 집마천의 선무불사강녕로입니다!] 향로를 들어보이며

가진우; [숨이 완전히 끊이지만 않았다면 어떤 중환자라도 살릴 수 있는 보물, 선무불사강녕로를 원하시는 분께서는 말씀하시기 바랍니다!]

 

#176>

철궁의 원경. 해가 지려 하고. 시간이 지났다.

철궁의 연무장. 빙 둘러선 철궁의 제자들이 흥분해서 보고 있고.

! 어느덧 청풍의 뒤에는 온량잔, 선무불사강녕로, 황금신반, 금구, 서문숙의 두루마리. 형파의 목걸이 등이 놓여있다.

이제 연무장 가운데에 놓인 탁자에는 소혼곽만이 얹혀져 있다.

청풍; (이 보물들을 갖고 돌아가면 내가 입힌 손해는 벌충하고도 남을 테니 꼰대도 날 용서하겠지!) 느긋

동방곡; (교활한 놈!) 그런 청풍을 노려보고

동방곡; (결국 소혼곽 외의 모든 보물을 제 것으로 만들었구나!) 이를 갈고.

그 사이에 가진우는 하시룡과 다섯명의 청년들과 함께 소혼곽 앞에 늘어서 있다.

가진우; [드디어 마지막 물건인 소혼곽만 남았습니다!]

모두들 긴장하고

가진우; [소혼곽을 원하시는 분께서는 소생과 동료들이 지나갈 때 말씀하십시오!] 말하며 가장 먼저 이산굉에게 다가간다.

이산굉; [으하하! 물론 본좌는 소혼곽을 남에게 넘길 생각이 없다!] 일어서서 두 손을 내밀고

이산굉의 손에 소혼곽을 건네주는 가진우

이산굉; [누구라도 소혼곽에 눈독을 들이면 이산굉과 생사를....!] + [!] 말하다가 갑자기 눈 부릅뜨고

얼굴이 무시무시할 정도로 흉측하게 일그러지고 온몸에서 살기가 치솟는 이산굉

가진우; (!) 놀라서 뒤로 물러선다.

하시룡과 철궁의 다른 제자 다섯도 심상치 않은 눈치를 채고 소혼곽을 내려놓고 급히 물러선다.

쿠오오! 이산굉의 옷자락이 바람이 든 것처럼 부풀어 오르고 머리카락이 푸르스름한 빛을 발하며 곤두서기 시작한다.

역천마도; (저 괴물이 왜...!) 놀라며 긴장하는데

이산굉의 두 손에서 뜨드드드득! 하는 소리가 나고. 그의 손가락이 소혼곽으로 파고든다

역천마도; [이산굉! 무슨 짓이냐?] 놀라며 벌떡 일어나고

[소혼곽을 훼손하지 마시오!] [멈춰라!] 청허자, 동방곡, 삼신녀가 동시에 날아올라 이산굉을 공격한다. 가공할 기세

[!] [피하라!] 가진우와 하시룡은 철궁의 제자들을 이끌고 급히 달아나고

이산굉; [크아아!] 소혼곽을 그대로 발기 발기 찢어 버리고

[미쳤구나!] [무슨 짓이냐 이산굉?] 역천마도등의 공격이 이산굉에게 밀어닥치고. 하지만

이산굉; [크아아아!] 피를 토하는 괴성을 지르며 사방으로 미친 듯이 장력을 날린다. 팔이 단번에 여러 개로 늘어난 것 같고

! 콰쾅! 미사일같은 섬광들이 수십가닥이 터져나와 공격해온 자들과 주변의 건물 등으로 날아간다.

[!] [!] [!] ! 퍼펑! 이산굉이 날린 강력한 섬광과 충돌한 역천마도, 동방곡, 청허자, 삼신녀등의 몸뚱이가 가랑잎같이 날아가고

[!] [!] 철궁의 제자들은 바닥에 엎드리고 뒹굴어서 피한다

청풍은 벌떡 일어나 손으로 빛의 방패를 만들어 막고. 지고운은 그 뒤에 납작 엎드리며 공포에 질린다.

콰웅! 충격을 받아 휘청하는 청풍

! 콰쾅! 이산굉이 날린 장풍에 주변의 건물들이 마구 터져나간다.

사색이 되어 기어서 달아나는 철궁의 제자들

가진우와 하시룡은 몸을 숙여서 피했고

! 드러나는 장면. 장내는 폭격을 맞은 것 같다. 연무장 주변의 건물들은 여기저기 무너졌고. 철궁의 제자들은 허겁지겁 건물 사이로 달아난다.

역천마도등은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바닥에 내려섰고 벽안사마등은 각자의 주인들 주변으로 내려서서 방어한다. 이산굉은 온몸에서 가공할 살기를 흘리며 이를 북북 갈고 있다. 눈이 완전히 미친놈처럼 변했는데 그 앞에 있던 탁자는 날아가서 흔적도 없고 여섯 개의 상자만 뒹굴고 있다.

이산굉; [죽었다! 소혼곽이 죽었다!] 실성한 듯이 중얼거리고

역천마도; [이게 무슨 짓이냐 이산굉!] ! 칼로 빛을 일으키며 입가의 피를 닦고

이산굉; [죽어버렸다! 소혼곽이 죽어버렸단 말이다!] 다른 상자를 두 손으로 움켜잡고

크아아! 다시 그 상자도 찢어버리는 이산굉

청풍; (공손대낭과 삼촌육유를 인간으로 만들어준 것으로 소혼곽의 생명이 다했구나!) 깨닫고

청풍; (억울한 심정이야 이해가 가지만 그렇다고 미치기까지 하냐?) 코웃음치고

크아아! 그 사이에 이산굉은 상자들을 전부 찢어발긴다.

청풍; (쇠로 만들어진 상자를 종이조각처럼 찢어버리는군! 괴물은 괴물이다!) 생각할 때

이산굉; [이놈!] 고개 홱 돌려서 청풍을 본다

움찔 청풍

지이이잉! 손목에 차고 있는 등천신환의 신령석이 위험을 경고한다

청풍; (신령석이 경고를 보낸다!)

자신을 노려보는 이산굉에게 다시 시선을 돌리는 청풍

청풍; (불똥이 나한테 튀겠군! 내가 소혼곽을 어찌한 걸로 알 테니...!) 허리춤에 차고 있던 보검을 잡아 뽑는다. 그때

이산굉; [네놈이... 네놈이 나 이산굉의 모든 것을 망가뜨렸다. 용서할 수 없다.] 청풍을 노려보며 이를 부득 갈고

청풍; [가일열! 하일열!] [보물들은 만보경당으로 옮기고 제자들을 대피시켜라!] 검을 들고 단상 아래로 내려간다.

[존명!] 포권하는 가진우와 하시룡

청풍과 교차하여 서둘러 단상으로 올라가고

가진우; [소저도 피하시오!] 보물들을 모아들며 지고운에게 말한다

지고운; [... 조심해요 궁주님!] 겁에 질려 가진우등을 따라 가며 청풍에게 말하고

한손을 들어서 걱정말라고 하며 연무장으로 내려서는 청풍

마주 서는 청풍과 이산굉

쿠오오! 청풍을 노려보는 이산굉의 모습이 마신같다. 온몸에서 폭풍같은 기운이 일어나고

청풍; (젠장할! 한번 드잡이질을 해야할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완전히 미친놈과 부딪히게 될 줄이야!)

역천마도등은 긴장하며 뒤로 물러서고

드드드 빠지직! 청풍과 이산굉의 몸에서 폭발할 듯 일어난 힘이 중간에서 충돌하며 스파크를 일으키고

이를 부득 부득 갈며 천천히 청풍을 향해 걸어오는 이산굉. 한 손에서 빛으로 이루어진 칼날이 뿜어져 나왔다.

청풍; (일초! 단 일초다!) 징징! 빛이 나는 보검을 뒤로 늘어뜨린 채 역시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고

청풍; (어떤 술수도 통하지 않는다! 전력을 다 기울인 일초로 승부가 날 것이다!) 지지지! 늘어뜨린 검에서 일어나는 레이져광선같은 빛으로 연무장 바닥의 돌들을 가르며 앞으로 나가는 청풍

역천마도등이 숨을 죽이며 보고 있고

빠카카캉! 빠지직! 두 사람의 몸에서 일어난 기운이 중간에서 충돌하며 마구 벼락을 일으키고

역천마도; (괄목상대(刮目相對)라더니...!)

역천마도; (저 애송이놈... 불과 사흘만에 이산굉에 필적할 정도로 강해졌다!)

역천마도; (난릉왕조차 저 애송이를 꺼려한 이유가 있었구나!) 생각하는데

청풍; (지성(至誠)에는 지성(至誠)! 지극(至極)에는 오직 지극(至極)만이 맞설 수 있다!)

청풍; (이산굉의 저 필살(必殺)의 의지(意志)에는 나도 필사(必死)의 의지(意志)로 상대해줘야만 한다!) 어느덧 두 사람이 삼미터 정도의 간격으로 다가섰고. 둘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서로를 밀어붙이며 마구 스파크를 일으킨다.

모두들 주먹 불끈 쥐며 숨을 죽이는데

이산굉; [크아아아!] + 청풍; [우와악!] 동시에 고함을 지르며 보검과 빛의 검으로 서로를 베고 찌르는 두 사람

버번쩍! 둘 사이에서 엄청난 빛의 폭발이 일어나고

[!] [!] 두 사람의 충돌로 터져나온 핵폭발같은 충격파에 가랑잎처럼 날아가는 벽안사마와 무적오도객과 두 동자.

역천마도등 고수들은 필사적으로 그 충격파를 견디고

화악! 위에서 본 모습. 연무장 중앙에서 강력한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져가면서 주변의 건물들을 수수깡으로 지은 장난감 집처럼 날려버린다

콰드득! 퍼펑! 무너져 날아가는 건물들.

[!] [안돼!] [피해라!건물 근처나 뒤에 숨어있던 철궁 제자들의 비명. 건물 잔해와 함께 날아가는 자들도 있고

콰쾅! 콰드득! 날아간 잔해들이 다른 건물들과 충돌하여 또 피해를 내고

화악! 충격파의 여진이 갈아앉는다. 그 중에 팔로 얼굴을 가린 역천마도와 청허자와 동방곡과 삼신녀가 옷자락이 찢어질 듯 펄럭거리는 돌풍 속에 겨우 버티고 서있다.

<어찌 되었지?> 얼굴 가렸던 팔을 내리는 역천마도 일행

직후 눈 부릅 그들

! 드러나는 현장. 폭심에는 청풍이 보검을 지팡이처럼 짚고 우뚝 서서 눈을 부라리고 있다.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리지만 버티고 서있는데. 정작 이산굉의 모습은 안보인다.

<누가 이긴 건가?> <이산굉은 어디로 갔지?> 놀라 두리번거리는 역천마도 일행. 그때

[으하하하하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린다

역천마도; (이산굉의 웃음소리가 멀어진다!) 놀라고

동방곡; (맙소사! 이산굉이 저 애송이에게 졌단 말인가?) 경악하는데

청풍; [본 궁주의... 도무는 끝났소!] 눈을 부릅뜬 채 말하고

흠칫 청풍을 돌아보는 사람들

청풍; [형편이 좋지 못하여 일일이 배웅을 하지 못하니 잘 가시오!] 검을 뽑고

이어 돌아서는 청풍

역천마도; [잠깐...!] 급히 부르지만

청풍; [내게 넘긴 보물이 아까우면 언제라도 찾아오시오! 상대해주겠소!] 말하며 걸음을 옮겨서 가버린다.

곧 무너진 폐허 사이로 걸어가는 청풍

닭 쫓던 개꼴이 된 역천마도 일행

청허자; [허허허! 후생가외, 후생가외라!] 허탈하게 웃으며 돌아서고. 동자들이 비틀거리며 다가온다

청허자; [독군의 말이 맞도다! 헛된 욕심으로 인해 부끄러움을 자초했구나!] 허탈하게 웃으며 철궁 입구로 가고. 동자들이 허둥대며 따라간다.

역천마도; [난릉왕에게 안부나 전해주시오 동방장로!] 역시 돌아서고

[!] 움찔 동방곡

역천마도; [으하하하! 또 한 명의 이산굉이 나타났으니 난릉왕도 꽤나 난감하겠구나!] 웃으며 날아가고. 벽안사마가 서로를 부축하며 뒤를 따른다

삼신녀; [이제 봤더니 개방이 난릉왕의 주구 노릇을 하고 있었구나!] [자기 후손들의 추태를 용개(龍丐)가 알면 볼만하겠어!] 냉소하며 선녀처럼 날아서 사라지고

동방곡; (제길!) 이를 부득 갈고

동방곡; (체면은 체면대로 구기고 왕야로부터 지시받은 일은 한 가지도 성취하지 못했으니 후유증이 크겠구나!)

동방곡; (이게 다 네놈 때문이다!) 청풍을 떠올리며 이를 부득 갈고

동방곡; (두고 보자! 머잖아 심제회(尋帝會)의 천하가 도래하면 열배 백배로 갚아줄 테니..!) 날아간다. 눈치를 보며 따라가는 무적오도객

건물 잔해 뒤에 숨어서 그것을 보고 있는 하시룡

급히 돌아서서 달려간다

 

#177>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철궁주!] [궁주님!] 모든 사람들의 입에서 환성과 경악성이 터지고

이산굉도 부르르 떨며 청풍을 노려보고

철궁 제자들이 들고 오는 상자들 크로즈 업

<소혼곽!> <소혼곽이다!> 모든 사람들의 눈이 번뜩이고

청풍; [이제부터 나 공청풍의 도무를 시작하겠다!] [철궁의 제자들은 즉시 손님을 맞으라!] 축대 위에 우뚝 서서 손을 쳐들며 외치고

[존명!] 일제히 포권하며 외치는 철궁의 제자들

이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이리 저리로 가는 철궁의 제자들.

이산굉 일행은 주도권을 상실하여 침묵하며 지켜보고 있고

여기저기서 의자와 탁자를 들고 달려오는 철궁의 제자들

연무장 좌우에 사람에 맞게 의자와 탁자를 늘어놓는다. 탁자 위에는 안주와 과일과 술, 자등도 마련되고

어쩔 수 없이 그 의자에 가서 앉는 사람들. 이산굉과 역천마도 일행이 좌측에 앉고 그 맞은편에 동방곡과 청허자 일행. 삼신녀등이 앉는다.

축대 위에도 화려한 태사의가 놓이고.

청풍이 그 태사의에 거만하게 앉는다. 지고운이 뒤에 서고

소혼곽과 다른 보물들은 연무장 가운데에 놓인 넓은 탁자에 얹혀지고

그 사이에 가진우와 하시룡이 독군에게 다가간다

가진우; [궁주! 괜잖으십니까?]

독군; [다가오지 마라.] 손을 들어 먹고

가진우와 하시룡이 멈칫하며 멈춰서고.

독군; [노부는 독인(毒人)이다.] [궁주는 이상한 능력이 있어 무사했지만 너희들은 내 피에 닿으면 죽는다!] 아래를 보며 말하고

푸시시시! 독군이 흘린 피가 떨어진 돌과 흙이 연기를 내며 타고 있다.

<지독한...!> 가진우와 하시룡이 긴장

독군; [내 피가 닿은 곳은 남김없이 불로 태워라!] 덜덜 떨리는 손으로 품에서 약을 하나 꺼내 먹는다. 그때

청풍; [영호윤! 수고했다!]

돌아보는 독군

청풍; [대리 궁주 노릇을 성실히 한 대가로 조심경에 눈독 들였던 죄는 없던 것으로 하겠다.] [궁에 머물고 싶으면 지금처럼 있어도 좋다!]

독군; [고맙지만 사양하겠소!] [노부는 궁주가 무서워서 한시도 철궁에 머물고 싶지 않소!]

청풍; [좋을 대로 해!] 가라고 손짓하고

형식적이지만 청풍에게 포권하는 독군

이어 돌아서서 비틀거리며 입구 쪽으로 간다

<천하의 독군을 종 부리듯 하는군!> <철궁의 궁주를 애송이라고 얕 볼게 아닌 것 같구나!> 모두들 긴장하고

하시룡; [지금 떠나는 건 무립니다.] 가진우와 함께 독군을 배웅하며

하시룡; [궁 바깥에도 요행을 바라고 매복해있는 자들이 있을 것입니다.]

가진우; [떠나더라도 일단 내상을 치유하신 다음에 떠나시지요.]

독군; [걱정말게] [노부에게는 노부 나름대로 몸을 지키는 방법이 있으니 걱정해줄 필요 없네.] 비틀거리며 입구로 간다

철궁의 제자들이 길을 터주며 정중하게 포권하고

독군; [으하하하! 후생가외(後生可畏)! 후생가외(後生可畏)!] 웃으며 떠나는 독군

모두들 침통하게 보고

청풍; [갈 분은 가고 올 놈은 얼추 다 온 것 같으니 시작해보자구!] 주의를 환기시키고

가진우와 하시룡은 축대 아래로 와서 청풍에게 등을 보인 채 대기한다

청풍; [원주인들은 자신이 건 물건을 확인하시오.]

이산굉; [철궁이 가짜를 내놓을 정도로 배포가 크다고 믿기는 힘들지.] [번거로운 과정은 생략하고 어서 진행하게!]

청풍; [역시 천동대협은 호탕하시오!] 포권하고

청풍; [그럼 본좌가 주최하는 도무의 규칙을 설명하겠소!]

청풍; [누구든지 얻길 원하는 기보를 지목하시오.] [경쟁자가 없으면 지목한 사람의 소유가 되는 것으로 하겠소.]

역천마도; [한 가지 기보를 놓고 다투는 자가 많으면 어떻게 하는가?]

청풍; [한 번씩 돌아가며 싸우시오.] [최종 승자가 그 기보의 소유자가 되며 일단 결정되면 그후에는 어떤 이의도 제기해선 안 될 것이오.]

청풍; [따라서 일구이언으로 자기 이름을 더럽힌 자나 더럽힐 자는 도무에 참여할 수 없소.]

청허자; [승부는 어디까지인가?]

청풍; [스스로 인정할 때까지 싸우시오.] [아니면 승부에 이의를 제기하는 자가 없을 때까지!]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자는 죽여서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게 해도 상관없다는 말이로군!> 모두들 긴장하고.

가진우; (궁주의 수단은 과연 교묘하군!) (위험 부담 때문에라도 한 사람이 여러 보물에 욕심을 내지 못하게 만들었다!)

가진우; (잘 하면 대부분의 보물이 본궁 차지가 될 수도 있겠구나!)

청풍; [이제 도무를 시작하겠소!] [새로 오신 분들 중 참여를 원하시는 분은 담보를 거시오!]

청허자; [빈도의 담보는 이것이오!] 일어나며 동자에게 손짓하고

동자 중 한 놈이 짊어지고 있던 상자를 풀러서

뚜껑을 열어 여러 사람에게 보인다.

상자 안에는 두 자루의 칼이 들어있는데 검같이 얄은 형태지만 칼 끝이 갈쿠리처럼 휘어져 있다. 전체가 금빛이다.

동방곡; [금구(金鉤)?] 놀라고

청허자; [그렇소. 오왕(吳王) 합려(闔閭)가 수집한 수많은 보검 들 중 가장 유명한 한 쌍의 금구요!]

청허자; [오홍(吳鴻)! 호계(扈稽)!] [너희들의 신위를 보여라!] 주문을 외우듯 두손을 결을 지은 채 외치고. 순간

들썩! 상자 안에 들어있던 한 쌍의 칼이 움찔하더니

슈학! 휘익! 허공으로 날아오르는 한 쌍의 금구

이어 허공을 이리저리 날아다닌다.

모두들 경악하며 보고.

<... 칼이 스스로 날아다니다니...!> 철궁의 제자들은 겁에 질려 주춤거리고

청허자; [오홍! 호계! 돌아와라!] 결을 지었던 손을 풀어 흔들며 외치고

슈욱! 도로 동자가 든 상자로 날아오는 한쌍의 금구.

이어 얌전하게 원래 자리로 내려앉는다

이산굉; [훌륭하오! 오왕 합려의 금구가 스스로 적을 찾아 날아간다는 전설을 이제야 확인하게 되었소!] 박수치고

청허자; [오홍과 호계는 매일 밤 자정에 피를 먹이는 자를 주인으로 따르는 신통력을 지녔소.]

청허자; [누가 주인이 되든 부리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오!] [놓고 오거라!] 동자에게 손짓

동자가 상자를 소혼곽등이 얹혀져 있는 탁자에 얹어놓는다

동방곡; [노화자의 담보는 온량잔(溫凉盞)이오.] 소매 속에서 유리로 된 잔을 하나 꺼낸다. 포도주잔 같다.

동방곡; [온량잔은 더위와 추위가 침범하지 못하게 막아주며 술을 담아두었다가 마시면 내공이 비약적으로 증진되고 영원한 젊음을 얻을 수 있게 해주는 보물이오!] 무적오도객 중 한놈에세 내밀고.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온량잔을 받는 도객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고

도객이 잔을 탁자 위에 갖다 놓는다.

동방곡; [집마천의 요녀들께서는 무엇을 거시려나?] 면사 쓴 세 여자에게

여자1; [선무불사강녕로로 대신한다!]

여자2; [선무불사강녕로는 실종되신 본천의 총사님 소유였다!]

청풍; [인정하겠소!] 끄덕

역천마도; [철궁주는 도무에 참여하지 않을 건가?] 청풍에게

청풍; [그럴 리가 있소?]

이산굉; [그럼 담보를 보이게!]

천천히 오른손을 쳐드는 청풍.

순간 청풍의 오른손이 시커먼 무쇠 비늘로 덮인다. 순간

[!] [그건...!] 콩 튀듯 자리에서 튀어일어나는 모든 사람들. 이산굉마저 공포에 질리고

쿠오오! 청풍의 높이 쳐든 손에서 시커먼 기운이 물 속에 떨어진 먹물처럼 번져나와 연무장 전체를 뒤덮는다

삽시에 한밤중처럼 어두워지는 연무장. 그 속에서 공포에 질려 덜덜 떨며 물러서는 사람들. 철궁의 제자들은 숨이 막혀서 주저앉고

역천마도; [... 암흑철수?] 공포에 질려 이빨이 딱딱

이산굉; [이건... 이건...!] 비지땀을 흘리며 버벅대고

동방곡; [으으으! ... 저 죽음의 성물이 어떻게 철궁에....!]

청허자; [제왕! 위대하신 제왕의 신물이 나타났군.] 포권하며 허리를 숙이고

청풍은 왼손을 쳐든 채 묵묵히 앉아있다.

참지 못하고 차례로 무릎을 꿇는 사람들. 철궁 제자들이 먼저 엎어지고

이어 고수들의 수행원들이 엎드리고.

마침내 역천마도등 고수들도 무릎을 꿇는다.

오직 이산굉만이 덜덜 떨면서 버티고 있다. 지고운도 청풍의 뒤에 엎드려 있고

침묵. 어둠에 덮인 연무장이 침묵에 짓눌린다. 이산굉만이 필사적으로 주먹 불끈 쥔 채 서있지만 다리가 후들 후들 떨리고. 그러다가

청풍; [본좌가 도무에 참석하는 데 이의가 있는가?] 거만하게 묻고

이산굉을 제외한 모두들 대답은 못하고 고개만 조금씩 흔들고

청풍; [당연히 그래야지!] 음산하게 웃고

쳐든 오른손의 주먹을 쥐는 시늉을 하는 청풍

화악! 그러자 연무장을 뒤덮고 있던 검은 안개 같은 것이 암흑철수로 빨려들어간다

다시 장내는 빛을 되찾고

안도의 한숨 쉬며 일어나는 사람들. 그때

이산굉; [... 이의가 있다!] 억지로 입을 열고

모두들 이산굉을 보고

청풍; [말하시오 천동대협!]

이산굉; [... 너는 암... 암흑철수의 정당한 주인이 아니다.] 이를 부득 간다. 비지땀을 흘리고

사람들 모두 이것 봐라 하며 보고

청풍; [그래서?] 웃고

이산굉; [... 네가 만약 암흑철수의 진짜 주인이라면 나 이산굉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순순히 물러가야 하겠지만....]

이산굉; [암흑철수는 네 소유가 결코 아니다!]

청풍; [천하제일협객 천동대협답지 않게 이상한 소리를 하는군!] 냉소

청풍; [암흑철수가 내것이 아니라면 누구 것이라는 건가?] 거만하게

이산굉; [... 이산굉뿐만 아니라 마도에 속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든지 암흑철수의 진정한 주인이 누군지 알고 있다.] 역천마도와 삼신녀를 힐끔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는 역천마도와 삼신녀

이산굉; [너는... 암흑철수를 내놓고... 그것을 어떻게 얻게 되었는지 해명해야만 한다.] 이글거리는 눈으로 청풍을 노려본다

청풍; [이걸 어떻게 얻게 되었는지는 말할 수 없다!] [!]

청풍; [나 공청풍에게 암흑철수의 정당한 권리가 있다는 것은 장담할 수 있다!]

이산굉; [그런 억지를....!] 분노하지만

청풍; [암흑철수를 얻고 싶으면 나와 싸워서 이기면 될 것 아닌가?]

이산굉은 분노하지만 겁에 질리기도 해서 더는 추궁을 못하는데

여자1; [철궁주! 당신은 비겁하다.] 면사녀들 중 한명이 용기 내어 외치고

청풍이 그녀를 돌아보고.

여자1; [... 우리는 가져온 기보를 모두 내놓았는데 철궁주만은 도무에 내놓은 기보로 싸우려 한다.]

여자1; [강호의 사람들이 역시 철궁이고 철궁주라 말하며 비웃지 않겠느냐?]

동방곡; (옳거니! 요녀가 말은 잘 한다!) 내심 쾌재 부르고 + [흐흐흐! 비겁하다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암흑철수를 내놔야겠군!]

동방곡; [번듯한 대장부가 비겁한 소인배 행세를 할 수야 없을 테니....!]

역천마도; [소용없소 동방장로!] 냉소

역천마도; [철궁주는 모리배(謀利輩)들의 수괴이니 결코 암흑철수를 내려놓지 않을 거요.]

청풍; [격장지계를 쓸 필요 없소 교주!] 피식 웃고

청풍; [맹세하건데 본좌가 오늘 이 자리에서 암흑철수를 사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오!] 암흑철수를 낀 오른손을 쳐들고. 순간

츠츠츠! 갑자기 암흑철수의 형상이 흐릿해지더니

! 청풍의 맨손이 드러난다

<암흑철수가 사라졌다!> 모두들 경악하고

청풍; [암흑철수뿐만이 아니오. 오늘 본좌는 말로써 당신들과 다투지도 않을 것이오.]

동방곡; [껄껄껄! 철궁의 진정한 절기는 입을 나불거리는 것 아닌가?]

동방곡; [자네가 암흑철수뿐 아니라 그것마저 쓰지 않겠다니 너무 불리한 싸움을 하려고 하는군.]

청풍; [동방장로는 남의 사주를 받고 본좌의 목을 베러오지 않았소?] 냉소하고

움찔하는 동방곡

청풍; [하지만 본좌는 당신의 목이 아니라 온량잔을 거두는 것으로 그치겠소.]

동방곡; [, 너는 온량잔을 두고 나와 도무를 하겠다는 거냐?] 겁에 질려 묻지만

청풍; [가진우!] 동방곡을 보지 않고 가진우를 부른다

가진우; [하명하십시오 궁주!] 단상 아래에 대기하고 있다가 돌아서서 포권하고

청풍; [도무를 시작한다! 손님들에게 기진이보들을 선 보여라!]

가진우; [존명!] 포권하는데

이산굉도 주먹을 부들거릴 뿐 반론을 제기하지 못한다.

그런 이산굉의 눈치를 보며 자리에 앉는 사람들.

가진우는 보물들이 놓인 곳으로 가고

가진우; [이것은 연환염도 동방곡 장로께서 내놓은 온량잔입니다.] 두손으로 조심스럽게 잔을 받쳐들고

가진우; [지금부터 여러분께서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한 바퀴 돌릴 것입니다.] 온량잔을 들고 이산굉에게 간다.

가진우; [온량잔을 원하시는 분은 제가 다시 이 자리에 돌아오기 전까지 뜻을 표명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산굉에게 내밀어 보이지만

관심없다는 듯 고개를 젓는 이산굉

가진우; [만약 아무도 원하는 분이 없다면 이 물건은 가치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물건을 내놓으신 동방곡 장로께서는 도무에 참여할 자격을 잃습니다.] 역천마도에게 가서 내보이고

역시 고개 젓는 역천마도

동방곡; [... 그런...!] 분노하지만

가진우; [다른 분들 역시 내놓으신 물건을 아무도 원하지 않는다면 비록 몇 번 승리해서 기보를 얻었더라도 반환하고 물러나야 합니다.] 건너편 자리의 삼신녀 쪽으로 가고

동방곡; [젠장!] 이를 부득 갈지만 어쩔 수가 없고

가진우; [세분 여협께서는 온량잔을 원하십니까?] 삼신녀에게 온량잔을 보여주지만

고개 젓는 삼신녀

이어 청허자에게도 보이지만.

역시 고개 젓는 청허자.

동방곡; (.... 이런 개같은...!) 사색이 되고

동방곡; (아무도 온량잔을 원하지 않으면 다른 놈들이 소혼곽을 두고 다투는 걸 손가락만 빨면서 지켜봐야하는데...!) 그 사이에 가진우가 온량잔을 들고 동방곡과 무적오도객 쪽으로 온다. 그런 동방곡의 눈치를 보는 무적오도객의 첫째인. 용도객. 무적오도객은 용호풍운뇌

용도객; [... 만일 우리가 직접 나서면 어떻게 되오?] 급히 묻고

가진우; [개가 제 꼬리를 물려는 것과 같게 됩니다.] [가지고 조용히 물러나면 되겠지요.] [물론 도무에 참여할 자격은 없습니다!] 동방곡 일행 앞을 스쳐 지나가고

용도객; [... 그런...!] 얼굴 벌개지고.

피식 웃는 다른 사람들

그 사이에 가진우는 온량잔을 들고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

가진우; [유감스럽게도 첫 번째 물건인 온량잔을 원한 분은 안계셨습니다!] 선언하고

가진우; [그러므로 동방장로께서는 도무에 참여하실 자격을 상실하셨습니다.] [원하신다면 지금 즉시 온량잔을 갖고 돌아가셔도 무방합니다!] 동방곡을 보고

분노와 절망하는 동방곡. 그때

청풍; [잠깐!] 청풍이 손을 들며 말하고

청풍; [온량잔은 본 궁주가 갖겠다.]

동방곡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홱 돌린다.

다른 사람들도 흠칫하며 청풍을 보고

무적오도객은 안도하고

가진우; [다른 분들이 나서지 않았으니 온량잔은 저희 궁주님께서 얻으신 것으로 하겠습니다.]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과연 독군!> <단번에 오늘 몰려온 자들 중 절반 이상을 쫓아보냈다!> <이길 수도 있다!> 희망적인 표정이 되는 철궁의 제자들. 가진우와 하시룡의 지시로 진법을 구축하며 독군의 뒤에 늘어선다.

역천마도; [귀신같은 용독술(用毒術)이로군!] [솜씨를 보아하니 귀하가 독군 영호모청이 맞긴 맞는 모양이오.] 한쪽에 의자를 놓고 앉아있다. 무릎에는 칼을 얹어놓았고. 역천마도 뒤에는 네 명의 노인들이 흉신악살처럼 서있다. 마교의 고수들인 벽안사마. 이하 역천마도는 의자에 앉아있다

독군; [마교의 이름난 살성들인 벽안사마(碧眼四魔)를 거느리고 있는 걸 보니 젊은이가 바로 마교의 당대 교주인 역천마도 김치독이겠군.] 웃고

역천마도; [흐흐흐! 나이 좀 먹었다고 오만함이 본 교주까지 우습게 볼 정도에 이르렀군.] 눈에서 흉광을 뿜어내고

독군; [이 자리는 교주가 주도할 만한 곳은 아닐세. 고수는 교주만이 아니지 않은가?]

역천마도; [흐흐흐!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 이산굉을 보고

이산굉; [껄껄껄! 이산굉이 예의가 없었소이다!] 나서고

이산굉; [독군 노선배께서 여기 계신 줄 알았다면 마땅히 예물을 준비했을 것이오.] 포권하고

이산굉; [하지만 준비하지 않았다고 예물을 바치지 않을 수는 없는 일!] [용납해주신다면 후배가 오늘 여기서 근사한 판을 벌여보이겠소이다.]

독군; [천동대협이 무림의 괴물이라는 말은 익히 들었네.] [자네가 오늘 노부와 더불어 한판 거하게 벌여보겠다면 사양할 수 없지.] 마주 포권하고

이산굉; [오늘 이 자리는 소문이 사람을 모은 자리요.] [이제 판을 준비하면 올 사람은 오고 가야 할 사람은 가야 될 것이외다.] 끄덕이고

이산굉; [허락해 주신 줄 알고 노 선배를 위해 예물을 바치겠소.] 팡팡! 둘러보며 양손을 세게 쳐서 소리를 낸다

! 엄청난 음파가 일어나 주변으로 돌풍을 확 몰아간다.

! 어이쿠! 철궁의 제자들 중 약한 자들은 벌렁 벌렁 나뒹굴고. 다른 자들은 서로 부축하여 버티고

<과연 천동대협!> <가공할 내공!> 무림인들 모두 긴장하고

이산굉; [기진이보를 가진 분들은 내 보이시오.] 둘러보며 눈을 부라린다.

하지만 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볼 뿐 나서는 자가 없다.

이산굉; [이산굉은 철궁이 주최하는 도무에 참여하기 위해서 천리 길을 달려왔소.] [그대들 역시 같은 목적으로 왔다면 최소한 밑천은 들고 왔어야 하지 않소?]

서로 눈치 보는 사람들

이산굉; [밑천 없이 온 자가 있다면 판돈을 훔쳐가려는 도적이 아니고 뭐겠소?] [기진이보를 지니지도 않았으면서 머물러 있는 자는 도적으로 생각하고 미리 죽여버리겠소.]

모두들 긴장하고

이산굉; [당신들도 이산굉이 남의 것을 탐하는 인간을 아주 미워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오!] 살벌하게 웃고. 그러자

[... 가세!] [우리가 낄 판이 아니었다!] ! ! 남아있던 자들 중 대부분이 급히 몸을 날려 달아난다. 이제 장내에는 백여명만이 남았다.

이산굉; [흐흐흐! 그래도 말귀를 못 알아듣는 인간들이 있군!] 살벌하게 웃더니

크아! 입을 쩍 벌린다. 순간

끄악! 안돼! 남아있던 자들 중 셋이 검은 연기처럼 변해서 옷을 빠져나오고

슈학! 그대로 이산굉의 입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그 검은 연기들

[!] [... 사람을 빨아마시다니...!] 모두들 경악하고

철궁의 제자들도 겁에 질리는데

풀썩! 따당! 사람은 사라지고 그들이 입었던 옷과 무기만 바닥에 무너진다.

[히익!] [... 술법이다!] ! ! 일제히 날아올라서 달아나는 무리들.

이제 장내에는 이산굉과 역천마도 일행, 동방곡과 청허자 일행. 그리고 얼굴을 면사로 가린 세 명의 날씬한 여자들 셋만이 남았다.

이산굉; [으하하하! 이제야 좀 정리가 되었군!] 웃으며 소매로 입을 닦는다.

청허자; [무량수불! 이대협의 신위가 놀랍군!] ! 두 동자와 함께 지붕에서 날아내리고

동방곡; [낄낄! 덕분에 좀 단출해졌군!] ! 역시 무적오도객과 함께 지붕에서 뛰어내려 독군 앞으로 날아내리고

독군; [가일열! 하일열!]

[예 궁주!] [하명하십시오!] 가진우와 하시룡이 일제히 포권하며 대답하고

독군; [외부에서 있을 침입에 대비하라.] [이 시간 이후로 본궁에 들어오는 자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서 죽여라.] 준엄하게 외치고. 순간

[존명!] 가진우와 하시룡을 비롯한 모든 철궁의 제자들이 일제히 포권하며 고함을 지른다

드드드! 엄청난 고함소리에 철궁이 진동하고

<이놈들!> <무슨 목소리가...!> 동방곡과 청하자등이 경악할 때

휘휙! ! 분분히 날고 달려서 외곽으로 가는 철궁의 제자들

! 다음 순간 연무장의 모습. 사방을 빙 둘러서서 연무장을 물 샐틈없이 에워싸는 철궁의 제자들. 외곽을 보기 위해 모두 연무장 안쪽에 등을 돌린 모습이다.

청허자; <철궁이 보잘것없는 잡배들의 소굴이란 강호의 소문과는 사뭇 다르군!>

동방곡; <기개가 예사롭지 않구나. 마치 잘 훈련된 정병을 보는 듯하고...>

역천마도; (고약하게 되었군!)

역천마도; (우리들이 강호에서 차지하는 위치상 등을 보인 자를 공격할 수는 없는데...) 등을 돌리고 서있는 철궁의 제자들 보며

이산굉; [노 선배!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이산굉은 예의를 다했는데도 놀라게 하는 거요?] 불쾌

독군; [오해하지 말게! 노부는 그저 주인으로서의 예의를 다하려 하는 것뿐일세.] 뒷짐 짚고 태연

역천마도; [흐흐흐! 엉겁결에 우리가 포위를 당했군.]

이산굉; [껄껄껄! 자네는 뺏으러왔다가 보태주게 될까 겁나는가?] 역천마도에게

역천마도; [원래 쥐새끼들은 막기가 참으로 어렵소.] [철궁은 커다란 쥐굴이니 천동형도 조심하시오.]

이산굉; [걱정 말게. 이산굉은 두 번 당하는 사람이 아니니 자네가 염려해줄 필요는 없네.] 돌아서고

이산굉; [영호선배가 애송이 궁주를 대신해서 나섰다는 건 정말 뜻밖이외다.] [역시 철궁은 수완을 부리는 데 있어서는 천하제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구려.] 독군에게

이산굉; [이산굉은 애송이 궁주가 무슨 수로 노 선배를 움직였는지 모르겠소.]

독군; [노부는 자네들과 궁주 사이에 무슨 약속이 있었는지 알지 못하고 또 알아야 할 필요도 느끼지 못하네.] 오만하게

독군; [하지만 자네 말대로 노부가 복숭아나무를 대신해서 오얏나무가 죽는다는 이대도강(李代桃畺)의 계책에 당했다는 건 부정할 수가 없군.]

이산굉; [노 선배의 말은 뜻이 분명치 않아서 이산굉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정하지 못하겠소.]

독군; [저들은 손님으로 왔지만 신분도 밝히지 않았네.] 청허자등을 힐끔 보고

독군; [자네는 노부가 허심탄회하기를 바란다면 먼저 노부의 마음에 걸리는 것이 없게 해줘야 할 것일세.] 청허자등을 힐끔

이산굉; [모두 들으셨을 것이오.] 웃고

이산굉; [주인께서 통성명을 원하니 객이 되어 따르지 않을 수가 없소.] [본좌는 천동대협 이산굉이라 하오. 다른 분들은 존성대명이 어떻게 되시오?]

역천마도; [본인은 역천마도 김치독이오.] 청허자등에게

동방곡; [거지 떼의 장로 노릇을 하고 있는 연환염도(連環閻刀) 동방곡(東方鵠)이 노화자일세!]

청허자; [노도는 청허자(淸虛子)라 하오.] [머나먼 변방 곤륜(崑崙)에서 왔으니 알아주실 분이 없을 것이오!]

동방곡; [다 버리고 빌어먹는 거지에게만 욕심이 남았는 줄 알았는데 청빈의 도사조차 욕심을 품고 있구려.] 비웃고

[무례하다!] 외치며 검을 뽑으려 하면서 앞으로 나서는 청허자의 두 제자.

동방곡 뒤의 무적오도객이 나서려 하지만

동방곡; [거지는 황제에게도 예를 지키지 않는데 노부가 거짓말이나 일삼는 도사에게 사탕발림을 해야 한단 말이냐!] 무적오도객을 손으로 저지하며 냉소하고

[닥쳐라!] ! 소리와 함께 두 소년이 검을 뽑고. 하지만.

이산굉; [경거망동하지 마라!] ! 하고 고함치고.

두 소년은 순간 몸이 마비되어 손에 든 검을 떨어뜨리고.

청허자; [제자들이 경솔했소. 대협의 가르침에 감사드리외다.] 포권하고

이산굉; [무림에 적을 두고 있는 이상 싸움은 피할 수 없는 일!] 마주 포권하고

이산굉; [다만 이산굉은 뭐든지 이것저것 구색 갖추길 좋아하니 도사께선 잠시 자중해주시오.] 말하며 면사를 쓴 여자들을 보고

모두의 시선이 면사녀들에게로 쏠리고

여자l; [우리는 삼신녀(三神女)라고 한다.] 오만하게 말하고

역천마도; [어쩐지 사람 같지 않다고 했더니 집마천(集魔天)의 살아있는 강시들이었군!]

역천마도를 노려보는 면사녀들

이산굉; [선배가 원하신 대로 손님들의 통성명이 끝났소이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웃으며 독군을 돌아보고

독군; [노부는 궁주와 그대들 간에 무슨 계산이 있었는지 아는 바 없네.]

독군; [그러나 오늘 하루 철궁의 궁주 자리는 나 영호모청이 담당하고 있으니 용무가 있으면 노부에게 묻도록 하게!] 츠츠츠! 전신에서 푸르스름한 기운이 피어나고

동방곡; [호신독강(護身毒罡)!]

청허자; [이미 독신(毒神)의 경지에 이르렀군.] 감탄하고

이산굉; [이산굉은 지금까지 예의를 다했소.] 불쾌

이산굉; [도무가 정상적으로 벌어진다면 모르되 그렇지 않다면 철궁의 애송이 궁주는 기보를 훔친 것에 지나지 않소.]

이산굉; [그럴 경우 철궁주와 철궁은 본좌를 감당해야 할 것이오.]

동방곡; [천동대협! 번거롭게 긴말을 할게 무언가?]

동방곡; [쥐새끼가 나오지 않으면 소굴을 불태워버리면 되지 않겠나?]

독군; [동방곡! 네가 감히 노부와 맞서겠다는 것이냐?]

동방곡; [흐흐흐! 삼십여년만에 젊어진 영호 형을 만난 것이 뜻밖이긴 하오만 정말 애석하구려!]

독군; [뭐가 애석하단 말이냐?]

동방곡; [조금 있으면 죽은 영호 형까지 보게 된다는 사실이 애석할 따름이오.]

독군; [지겹구나! 지겨워!] 고개를 흔들고

독군; [자네들은 동시에 덤빌 텐가? 한 사람씩 덤빌 텐가?]

동방곡; [이 거지는 판돈 없는 도박판에는 끼고 싶지 않소.] 두 손을 들어 보이고

이산굉; [독군! 귀하는 아주 재미있는 사람이오.]

이산굉; [오늘 이산굉은 귀하의 심장에 털이 있는지 없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겠소.] 웅크린 손을 독군에게 내뻗고

빠지직! 이산굉의 손에서 스파크가 일어나 독군을 쳐오고

급히 몸을 틀어 피하는 독군

빠지직! 투쾅! 아신굉의 손에서 일어난 스파크가 돌 바닥을 쳐서 박살을 낸다.

투쾅! 그리고 퉁겨진 스파크가 그 건너편에 등을 보이고 선 철궁의 제자 세 사람을 감전시킨다.

감전되어 쓰러지는 세 제자. 하지만 이를 악물고 비명을 참고

화르르! 몸에서 불도 일어나고

옆에 있던 다른 제자들이 급히 옷을 벗어 그들의 몸에 붙은 불을 끄고

가진우; [다친 형제들을 진세 밖으로 운송하라!] 외치고

다친 제자들을 급히 진 밖으로 끌어내는 다른 제자들

동방곡; (다친 놈들은 신음 한 번 내지 않고 다른 놈들은 당황하지 않는다!)

동방곡; (오늘 싸움에서 이긴다 해도 철궁의 제자들을 굴복시킬 수 없겠구나!)

그 사이에 이산굉과 독군이 싸우고 있다. 우뚝 선 이산굉을 향해 허공에서 덮쳐가며 쌍장을 번갈아 내치는 독군. 독군의 손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는데

! 퍼펑! 팔로 얼굴을 가린 이산굉의 몸 여기저기에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린다

충격을 받고 비틀 거리는 이산굉

동방곡; [무영신장(無影神掌)!] 놀라고

슈슉! ! 독군의 더욱 빨라지는 손바닥질. 이산굉을 중심에 두고 질풍같이 움직이며 쌍장을 번갈아 날린다.

! 퍼펑! 이산굉의 몸에서 연달아 터지는 폭발. 이산굉은 맨몸으로 독군의 공격을 당하면서도 비틀거리기만 할 뿐 큰 충격은 받지 않는다.

역천마도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찡그리고

동방곡; [놀랐소! 노화자는 영호형에게 정말 놀랐소!] 박수를 치고

동방곡; [무형독강뿐만 아니라 십기무제의 무영신장(無影神掌)까지 익혔으니 오늘의 승패는 장담할 수 없겠소이다.]

역천마도; (십기무제!) 놀라고

역천마도; (열 가지 재주로 무적을 구가했었다는 육백년전의 천하제일인!) (저 노독물이 십기무제의 절기까지 익혔다면 정말 만만치 않겠군!) 생각하는데

독군; [크아!] 강력한 일장을 이산굉의 얼굴을 노리고 날린다.

급히 팔을 들어 얼굴을 방어하려는 이산굉. 하지만

우뚝! 이산굉을 쳐가던 독군의 손이 멈춰지고

! 손을 바꿔서 그대로 이산굉의 가슴에 강력한 일장을 날리는 독군

동방곡; [허초(虛招)로구나!]

! ! 충격 받아서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이산굉. 돌 바닥에 깊은 발 자욱이 새겨지고

등을 돌린 채 서있으면서도 주먹 불끈 쥐는 철궁의 제자들. 그때

! 원래 자리로 날아 내리는 독군. 얼굴에 땀이 송송.

이산굉; [으허허! 이건... 이건...!] 어이없다는 듯 고개 설레 저으며 웃고. 가슴 부분에 옷이 터져 나갔다.

독군; (금강불괴인가?)

이산굉; [이산굉, 진심으로 감탄했소이다!] 웃으며 양팔을 벌려 보이고

이산굉; [과연 노 선배는 큰 소리 칠 자격이 있소이다.] 말하는데

독군; (십기무제의 무공도 안 통하니 무형독강 밖에 없군.) 심호흡

독군; (문제는 무형독강으로 타격을 주려면 빈틈을 만들어야만 한다는 점인데....!)

독군; (이미 단단히 경계를 하고 있어서 기회가 없다!)

긴장하며 대치하는 독군과 이산굉

다른 사람들도 긴장하여 보고 있고

역천마도; (이산굉을 쩔쩔 매게 하다니...)

역천마도; (아무래도 독군 영호모청을 너무 얕본 것 같군!) 생각하는데

벽안사마; <교주님! 이산굉이 저 망령난 노독물에게 양보하고 있습니다.> 한 놈이 전음으로 속삭이고

역천마도; (양보는 무슨...! 무형독강을 경계하느라 전력을 다하지 못한 것뿐인데....!) 피식 웃고. 그때

역천마도와 벽안사마를 힐끔 돌아보는 독군.

독군의 입가에 서린 싸늘한 미소

[!] 무언가 깨닫고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는 역천마도. 이어

촥촥! 자기 뒤에 늘어선 벽안사마를 향해 연달아 칼을 휘두르는 역천마도. 순간

벽안사마가 동시에 [으악!] 하고 비명을 지른다. 역천마도의 칼이 그들의 팔이나 다리를 하나씩을 잘라버렸다.

! 털썩! 바닥에 떨어지는 벽안사마의 팔 다리

[... 교주!] [왜 우리에게...!] 팔 다리가 하나씩 잘려진 벽안사마가 분노와 고통으로 이를 갈며 비틀거리는데

푸스스! 바닥에 떨어진 벽안사마의 팔과 다리들이 검은 가루로 변해서 흩어지며 옷만 남는다.

[... 무형독강!] [!] 벽안사마가 공포에 질리고. 이하로 다리가 잘린 자들은 한 팔을 잘린 자들에게 부축되어 서있다.

동방곡과 청허자 일행도 놀라는데

역천마도; [천하제일독이란 이름이 헛되이 전해지진 않았군!] 독군을 노려보고

역천마도; [귀하의 자랑거리 무형독강을 본교주도 견식해보아야겠소.] 칼을 겨누며 독군에게

독군; [그자들은 방금 전 자네에게 이렇게 말했겠지. <교주님! 이산굉이 저 망령난 노독물에게 양보하고 있습니다!>]

흠칫 역천마도

독군; [자기를 욕한 자도 징계하지 못한다면 무엇 때문에 애써서 무공을 배우겠는가?]

역천마도; (전음으로 한 말을 알아들었단 말인가?) 놀라는데

이산굉; [으하하! 영호선배는 이산굉이 세 번째로 감탄한 사람이오.] 웃고

독군; [노부에 앞서 자네를 감탄시킨 인물들이 누군지 궁금하군!]

이산굉; [첫번째는 나보다 몇 배 뛰어난 사매요.]

독군; [혈목제 서열일위인 마서시 구령이라면 누구라도 감탄할만 하지!] [여자의 몸으로 마도제일인이 되었으니까!]

이산굉; [두 번째는 내가 오랫동안 계획했던 것을 한순간에 망쳐버린 귀궁의 애송이 궁주요!]

독군; [궁주라면 노부도 감탄한 시킨 바가 있네!] 끄덕

이산굉; [하지만 안타깝소! 정말 안타깝소!] 살벌하게 웃고

이산굉; [그 애송이 궁주 때문에 선배가 좀 곤욕을 치러야할 거요!] 쿠오오!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흘러넘치고

독군; [자네는 개를 때려 주인을 나오게 한다는 식으로 노부를 쳐서 궁주를 불러내려는가?] 긴장하며 역시 힘을 모으는데

이산굉; [바로 그렇다!] 크아! 강력한 주먹질

집채만한 주먹 그림자가 독군을 쳐온다. 너무 빨라서 피할 수가 없다

독군; (피할 수가...!) 어쩔 수 없이 마주 무영신장을 발휘하여 방어하는 독군. 하지만

! 덤프트럭에 부딪힌 마티즈처럼 퉁겨나가는 독군

독군; [쿨럭!] 비틀거리며 멈춰서는 독군. 입과 코로 피가 팍 터지고

이산굉; [크하하!] 벼락같이 덮치며 다시 주먹질

모두가 경악하고

! 다시 독군의 몸을 때리는 이산굉의 거대한 주먹

콰당탕! 피를 토하며 나뒹구는 독군

<... 안돼!> 등을 보인 철궁의 제자들 사색이 되고

<... 가공!> <그렇게 대단해보이던 독군을 단 두 주먹에 저 지경으로 만들다니...!> <과연 천동대협!> 역천마도, 동방곡, 청허자의 안색이 굳어지고

쿨럭! 피를 토하며 일어나려 애쓰는 독군. 그런 독군을 향해 걸어가는 이산굉.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살기를 일으킨다

이산굉; [일어나지마라 늙은이!] 두 눈이 이글거리며 이빨을 드러내고

이산굉; [허리를 펴는 순간 피곤죽으로 만들어버리겠다!] 빠지직! 움켜쥔 주먹에 가공할 힘이 맴돌고

하지만 독군은 필사적으로 일어난다

<제발!> <일어나지 마시오 궁주!> 가진우등이 안타깝게 곁눈질하는데

비틀거리며 일어나는 독군

이산굉; [의지는 가상하군!] 잔인하게 웃고

이산굉; [그럼 명예롭게 죽도록 해주지!] 다시 주먹으로 독군을 쳐서 박살내려 하고.

절망하며 이를 악물면서도 그런 이산굉을 노려보는 독군. 바로 그때

[거기까지!] 돌연 누군가의 고함 소리가 천둥처럼 들리고

<이 목소리는!> 일제히 고개 돌려 돌아보는 철궁의 제자들.

독군을 때려죽이려던 이산굉도 흠칫하며 돌아보고

청풍; [영호윤! 무리할 것 없다! 여기서부터는 본좌가 맡겠다!] 허리에 보검을 찬 채 큰 걸음으로 대청에서 나오는 청풍. 그 뒤로 몇 명의 철궁 제자들이 소혼곽과 선무불사강녕로, 황금접시. 두루마리등을 들고 따라온다. 맨 뒤에는 시녀들의 부축을 받으며 지고운이 따라오고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174>

드넓은 지하실. 수많은 보물들이 보관되어 있다. 마치 박물관의 지하 수장고 같은 분위기. 지고운이 중앙에 시체처럼 늘어져 있고. 청풍이 보물들 중에서 선무불사강녕로의 뚜겅을 열고 안에다가 분말 형태의 향을 쏟아붓고 있다.

미약하게 신음하는 지고운

청풍; [조금만 더 견뎌! 이제 향에 불을 붙일 테니까!] 향로의 뚜껑을 닫으며 지고운을 향해 외치고

이어 양손으로 향로의 좌우를 부여잡고 힘을 준다.

! 향로를 부여잡은 청풍의 양손이 달아오르고

화르르! 향로 안의 향이 타면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청풍; [됐다!] 물러서고

청풍; [아직 안 죽은 거지?] 지고운에게 가서 부축하고

청풍; [잘 봐! 곧 선녀가 나타나 춤을 출 거야!] 바닥에 앉아서 지고운은 품에 안은 채 향로를 본다. 죽어가는 눈으로 향로를 보는 지고운

향로에서 피어오른 연기들이 점점 변하더니

선녀 모양으로 변하여 춤을 추는 연기들

청풍; [선녀다!] 놀라고

청풍; (향연(香煙)이 정말로 선녀가 춤추는 모양으로 피어오른다!)

청풍; (역시 세상에는 아직 내가 모르는 신기한 일이 많구나!)

 

#175>

백발을 휘날리며 연무장을 가로질러 철궁의 정문으로 가는 독군. 지나가는 철궁의 제자들 인사하지만 아무도 막지는 않는다.

하지만 바짝 긴장한 독군.

독군; (철궁의 정보망에 걸리지 않으려면 해외(海外)로 달아나야할지도 모르겠구나!) 한숨 쉬는데

[궁주님!] 갑자기 앞쪽에서 누군가 허겁지겁 달려온다

움찔하는 독군

청년; [이상한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궁주님!] 아직 십대로 보이는 소년이 헐떡이며 달려온다. 손으로는 뒤를 가리키며

독군; (저놈이 급한 김에 <대리>자를 빼먹는군!) 쓴웃음 + [이상한 손님이라니?]

독군; [허둥대지 말고 차분히 말해봐라!]

소년; [그게! 헥헥! 그게 그러니까... 헥핵! ... 눈이 이상한 사람이...!] 헐떡이며 숨을 고르고

독군; [눈이 어떻다는...!] + [!] 무언가 느끼고 눈 부릅 독군

스윽! 철궁의 정문으로 들어서는 떡 벌어진 체격의 인물. 바로 천동대협 이산굉이다.

독군; (저자...!) 아연긴장

쿠오오! 마치 가대한 맹수처럼 천천히 철궁의 연무장으로 들어서는 이산굉의 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흘러 넘친다

독군; (귀왕 이래 처음 보는 고수다!) 굳어진 얼굴. 그때

이산굉; [궁주라....!] 부리부리한 눈으로 독군을 본다. 눈동자가 한 눈에 두 개씩이라는 점을 주의

이산굉; [자네가 철궁주인가?] [어째 사흘 전 봤을 때 모습과 많이 달라졌군.] 갸웃하고

돋군; (한 눈에 눈동자가 두 개!) 무언가 깨닫고

독군; [천동대협인가?] 침중하게 묻고. 순간

이산굉; [본좌 보고 천동대협이냐고? 으하하하!] 어이없다는 듯이 앙천광소

드드드! 으하하하! 이산굉의 웃음소리에 연무장 주변이 지진이라도 만난 듯이 뒤흔들리고

[!] 귀를 막고 휘청하는 가까이 있던 제자들

다른 곳의 제자들도 깜짝 놀라 돌아본다

 

하시룡; [... 엄청난 내공....!] 엄청 많은 서류를 검토하다가 놀라고

가진우; [사단이 벌어졌군!] 또 다른 방에서 침통하게 고개를 들고. 그 방에서 십기무제의 비급을 필사하던 청년들도 놀라 겁에 질려 돌아보는데

가진우; [밖의 일은 신경 쓰지 말고 필사에 전념하라!] 밖으로 나간다. [예 가일열님!] 대답하는 청년들

가진우; (궁주도 십이사도 자리를 비운 때에 강적이 찾아왔다!) (자칫하면 우리 철궁의 존망이 문제가 되겠구나!)

 

다시 연무장

으하하하! 웃는 천동대협 이산굉. 연무장 주변의 철궁 제자들을 귀를 막고 주저앉거나 비틀거리고 있고. 독군은 무거운 표정으로 보고 있고

웃음 뚝 그치는 이산굉

이산굉; [철궁주! 기진이보를 이리로 가져온 것은 이미 지난 일이니 따지지 않겠다.] [보물은 어디에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구의 것이냐가 중요할 뿐이니까.]

독군; (이 벽창호가 노부를 궁주로 오해하고 있군!) 난감한데

이산굉; [나 이산굉에게 무례한 것도 묻지 않을 테니 도무(賭武)나 시작해라.]

독군; [도무?]

독군; [도무라니? 무슨 소린가?]

이산굉; [이제 와서 발뺌을 할 셈인가?] 눈에서 불이 번쩍

독군; [노부는 철궁의 궁주가 아니다!]

이산굉; [뭐라고?] 눈 부릅

역천마도; [일파의 지존쯤 되는 자가 쥐새끼처럼 빠져나갈 궁리만 하는군!] 이산굉 뒤로 역천마도가 연무장에 들어선다. 역천마도 뒤로는 아주 흉악한 인상에 서양놈들처럼 생긴 노인 네명이 따라오고. 이자들은 마교의 고수들인 벽안사마.

[철궁주! 새로 참여할 사람도 받아주지 않겠는가?] 근처 지붕 위에 신선처럼 생긴 노도사가 서있다. 허리에는 검을 차고 있고 두 명의 동자를 거느리고 있다. 이 도사의 이름은 청허자. 두 명의 동자 중 한 놈은 등에 길이 1.5미터 폭 30센티, 두께 10센티 정도의 얇고 긴 상자를 짊어지고 있다. 두 놈 다 허리에 검을 차고 있고

[킬킬! 먼저 물건이 잘 있는지 확인해야겠지.] 또 다른 건물 위에 늙은 거지가 주저앉아서 호로병에 든 술을 마시고 있다. 개방의 장로인 동방곡. 동방곡 뒤로는 눈이 부리부리하고 건장한 체격의 거지 다섯이 팔짱을 끼고 있는데 품에는 각기 칼을 한 자루씩 품고 있다. 이자들은 개방의 최고 고수들인 무적오도객. 등에 큼직하게 , , , , 라는 글이 한자씩 적혀있다.

이어 사방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무림인들. 수백명이다. 철궁의 지붕 지붕마다 사람들이 빼곡하게 올라서고 건물 사이사이로도 기웃거리며 나타난다. 모두 고수들로 보인다.

한쪽 건물 사이에는 면사로 얼굴을 가린 늘씬한 여자 셋이 서있다.

독군; (갈수록 태산이로군!)

독군; (어느 틈에 철궁 전체가 무림인들에게 포위당해 버렸다!)

독군; (게다가 나타난 자들 중 몇은 노부의 실력으로도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고수들이다.) 이산굉과 역천마도를 보며 생각할 때

[궁주!] 외치는 소리

한쪽 건물 사이에서 손에 손에 무기를 든 철궁의 제자들이 우르르 달려온다. 백여명. 가진우와 하시룡이 선두에 서서 제자들을 이끌고 달려오고.

독군; (! 이제 빼도 박도 못하게 생겼군!) (노부야 어떻게 도망칠 수 있다 해도 그랬다가는 저놈들이 변을 당할 테니...!) 혀를 차고

그 사이에 겁에 질린 철궁의 제자들이 독군 뒤로 몰려들어 주위를 경계한다. 모두 겁에 질린 표정들

가진우; [죄송합니다 궁주님.] [무림인들이 본궁 주변에 출몰하는 걸 알긴 했지만 이렇게 빨리 몰려들 줄은 몰랐습니다.] 고개 숙이고

손을 들어 가진우의 말을 막는 독군. 그때

이산굉; [흐흐흐 이래도 발뺌을 할 작정인가 철궁주?]

이산굉; [얼굴 좀 바꿔서 속여 넘길 생각이었다면 세상을 너무 만만하게 본 것이다!]

독군; [으하하하!] 분노하여 앙천광소

! 크엑! 주변의 철궁 제자들 귀를 틀어막고 비틀. 주저앉는 자들도 있고

드드드! 근처의 건물들이 흔들리고 기왓장이 들썩인다.

[허어!] [제법이군!] 청호자와 동방곡이 감탄하고

[...!] 건물 사이에 서있는 면사를 쓴 세 명의 늘씬한 여자들은 무언가 생각하는데

! 웃음 그치는 독군.

역천마도; [과연 대단하군!] [젊은 나이에 그 정도 공력을 지닌 자는 궁주 외엔 없을 걸세!] 엄지 손가락 꼽아보이고

독군; [노부는 독군 영호모청이다.] 거만하게

[독군 영호모청!] [천하제일독!] 여기저기서 경악하는 소리들

독군; [또한 철궁의 궁주이기도 하다!] [철궁에 볼 일이 있는 자는 그게 무엇이든 노부에게 말하라!] 위엄을 드러내고

[! 독군이 언제 철궁의 궁주가 되었단 말인가?] [독군이라면 이미 팔순이 넘은 나이인데 저렇게 젊다니...] [반노환동했군!] 무림인들도 긴장하고

가진우; <싸움은 피하는 것이 좋소이다! 힘으로 싸운다면 우리는 전멸하고 말 것이오.>

하시룡; <가형의 말이 옳소. 저들이 목숨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면 들어줍시다.>

독군; <이미 늦었다!>

독군; <저들은 궁주가 가져온 물건을 노리고 몰려왔다. 하지만 우리가 그 물건들을 내놓는다고 해도 순순히 물러가지 않을 것이다.>

독군; <오히려 본궁의 보물들에게까지 눈독을 드릴 게 뻔하다!>

가진우; <싸울 수밖에 없겠소이다!>

독군; <저 무리들을 크게 한번 놀래키지 않는다면 본궁은 오늘 피로 씻기게 될 것이다!> 끄덕이고

독군; <강함을 보이는 것만이 살 길이다. 모두에게 전해라.>

고개 숙이는 가진우와 하시룡

이어 제자들에게 전음으로 독군의 말을 전하는 두 사람

철궁의 모든 제자들이 겁에 질렸으면서도 머리를 끄덕인다. 그때

[흐흐흐! 버러지들이 밟히기 전에 꿈틀해볼 작정을 했군!] 지붕 위에 서있던 자들 중 한 놈이 비웃고. 순간

그자를 돌아보지 않고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만 하는 독군. 순간

! 그자의 몸이 그대로 흩어져 버리며 옷만 남는다

[!] [!] 주변의 무리들이 기겁하는데

풀썩! 몸뚱이가 사라진 옷만 지붕 위에 흩어진다.

[독이다!] [비겁하게 독을 쓰다니...!] 외치는 주변의 놈들. 하지만

오만한 표정으로 하늘을 보며 웃는 독군. 직후

풀썩! 퍼억! 다시 소리친 자들이 옷만 남기고 몸뚱이가 사라진다.

[히익!] [... 무형독강(無形毒罡)이다!] 겁에 질려서 급히 달아나는 자들. 연무장을 포위했던 자들 중 절반 이상이 사라지고

바웅! 츠츠! 남은 자들은 호신강기를 일으켜 몸을 보호한다.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172>

. 길가의 어느 객점. 마을이 아니라 길가에 자리한 객점이다. 손님 별로 없고. 점원과 요리사가 자기 할 일 하고 있다.

창가의 자리에 앉아서 음식을 먹고 있는 구령과 공자무

구령; [음식이 넘어가질 않는군요.] 한숨을 쉬며 젓가락을 내려놓고

구령; [오는 동안에 본 굶어죽은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려요.] 소매로 입을 닦고.

공자무; [해마다 봄이 돌아오는 것을 반기는 것은 시인묵객들일뿐이지.] [빈한한 사람들에게 춘궁(春窮)은 가장 넘기 힘든 고난이니까.] 국수를 먹으며 말하고

구령; [오라버니 같은 부자도 춘궁을 아세요?]

공자무; [궁핍을 모르는 자가 어떻게 부를 지킬 수 있겠느냐?]

공자무; [부자는 궁핍을 적으로 둘 뿐 부귀를 친구로 두는 사람이 아니다.] 그릇을 들어 국물을 마신다.

구령; [부자에게도 <부자의 도()>가 있군요.]

공자무; [마도에도 도가 있는데 부자라고 도가 없겠느냐?] 그릇을 내려놓고

공자무; [나는 아직도 가난한 자들이 부자를 먹여 살리는지 부자가 가난한 자들을 먹여 살리는지를 알지 못한다.]

구령; [부자가 하는 일이 땀 한 방울이나 흘리는 건가요?] [누가 들으면 부자가 아주 착한 사람인 줄 알겠군요.] 샐쭉

공자무; [부자는 세상에 재물이 고루 흐르게 해준다.] 엄숙

구령; [처음 듣는 말이군요. 재물은 부자에게 이르러 고이는 게 아니던가요?]

공자무; [넌 무공의 고수니까 알 것이다.] [팔 다리에는 기운이 가득한데 허리에는 기운이 없다면 어떻게 되겠느냐?]

구령; [가만히 있으면 어쨌든 살긴 하겠지만 움직이면 금방 쓰러져서 죽겠죠.] [몸에도 강한 부분이 약한 부분을 쳐서 죽게 하는 법이 있으니까요.]

공자무; [재물도 그렇다.] 끄덕

공자무; [무릇 세상의 작은 악()은 궁핍과 더불어 생겨나고 큰 재앙은 재물이 늘어나며 생기는 법이다.]

공자무; [그러므로 <부자의 도>는 재물이 누구 것인가를 먼저 아는 것에서 시작된다.]

구령; [전 부자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세상 재물이 누구 것인지는 궁금하군요.]

공자무; [대가를 지불한 사람의 것이다.]

구령; [너무도 당연한 말씀을 하시네요.] 피식

공자무; [장사꾼은 자기에게 대가를 지불한 사람에게만 재물을 나눠준다.]

공자무; [반면 부자는 대가를 받지 못하더라도 자기가 더 큰 재물을 취할 수 있을 때는 재물을 나눠준다.]

공자무; [그리고 <부자의 도>를 아는 진정한 부자는 스스로의 인생에 대가를 지불한 사람에게도 재물을 나누어준다.]

구령; [뭔 소린지 모르겠군요.]

공자무; [자기 인생을 열심히 산 사람은 세상에 값진 것을 내놓게 마련이다.] [그것이 재물이든 학문이든 예술이든!]

공자무; [큰 부자가 되려면 그들이 힘써서 일하도록 해주지 않으면 안된다.] [그들로 인해 세상에 재화가 넘쳐흐르게 되고 그것들은 결국 부자의 창고를 거쳐서 다시 돌고 돌기 때문이다.]

구령; [당금의 오대갑부(五大甲富)들은 모두 오라버니처럼 생각하나요?]

공자무; [마도를 걷는 사람은 다 생각이 같으냐?] 웃고

구령; [당연히 아니지요.]

공자무; [살아온 삶이 다르므로 생각도 같을 수가 없다.] [그보다 어째 어제부터는 좀 한가하구나.] 주위를 둘러보고

구령; [이것 때문이죠.] 왼손을 들어올리고

츠츠츠! 어느 틈에 구령의 왼손이 굵고 거무틱틱하게 변해있다. 암흑철수다.

쿠쿠쿠! 순간 객점 안에 엄청난 마기가 소용돌이친다.

! ! 우당탕! 음식을 먹던 손님 몇 명과 점원, 요리사들이 목을 움켜쥐고 나뒹군다. 그 직후.

구령; [숨어있는 줄 안다. 모습을 드러내라.] 벌떡 일어나며 밖을 향해 외치고. 순간

슈욱! ! 사방에서 유령같은 그림자들이 솟구쳐서 구령과 공자무를 공격해온다. 사람같지가 않고 진짜 유령같은 자들이다. 하지만

구령; [호호호!] 마녀처럼 웃으며 암흑철수가 끼어있는 왼팔을 높이 쳐든다.

쿠쿠쿠! 쿠오오! 순간 암흑철수에서 수많은 시커먼 용이 튀어나와 공격해오는 자들을 덮쳐간다.

! 퍼퍽! 시커먼 용이 공격해오는 자들의 몸뚱이를 순식간에 관통해버린다.

퍼퍽! !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가슴이 뚫려서 나뒹구는 암습자들.

쿠오오! 암습자들을 단번에 몰살시킨 시커먼 용들이 다시 암흑철수로 스며들어간다.

구령; [호호호! 잘 죽었다 굴용(屈湧)의 개들!] 마녀처럼 웃어대고.

프스스! 가슴에 구멍이 난 시체들의 몸뚱이가 미이라처럼 말라 비틀어진다.

찡그리며 보고 있는 공자무. 여전히 자리에 앉은 모습이고. 직후

쿨럭! 피를 왈칵 토하는 구령

쓰러지려는 그녀를 부축하는 공자무

공자무; [또 무리를 했구나!] 구령을 안고 등을 쓸어주며 한숨

구령; [이산굉에게 소혼곽을 내준 대가로 받은 이것은 위력이 큰 대신에 사용할 때마다 몸을 망가뜨린답니다.] 츠으! 왼손에서 암흑철수가 사라지고. 대신 손목에 칭칭 감긴 뱀 모양의 작대기가 나타난다. 알록달록하고 찰흙처럼 부드러워서 팔목에 감을 수 있다.

구령; [자재환마장(自在幻魔杖)은 기억에 있는 것은 무엇이든 재현해내는 마도무림의 둘째가는 보물이에요.] 공자무의 품에 안긴 채

구령; [전 암흑철수를 만진 적이 있기 때문에 자재환마장의 힘을 빌어서 암흑철수를 그대로 재현해낼 수 있답니다.] [물론 암흑철수의 진정한 힘에는 발끝에도 못 미치겠지만...!]

공자무; [두 번 다시 쓰지 않겠다고 약속해라.] 한숨

공자무; [네 생명을 갉아먹으면서 목숨을 부지하고 싶진 않다.]

구령; [저보다 오래 사시겠다고 약속하시면 저도 자재환마장을 쓰지 않겠어요.] 공자무를 올려다보고

공자무; [할 수 없는 걸 강요하는 버릇은 여전하구나.] 탄식하고

구령; [정말 얄밉다니까!] 누군가에게 눈을 흘기며 공자무의 품에서 벗어나고

공자무가 돌아보니 객잔 밖에 신이 손을 모으고 서있다.

공자무; [어째서 돌아가지 않은 것이냐?] 준엄

; [주군을 모시지 않고는 황금전장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공자무; [네가!] 불끈하며 화를 내고. 화악! 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뿜어지고

숨이 콱 막히는 신. 하지만

공자무; [그만 두자!] 고개 설레 젓고. 슈우! 공자무의 몸에서 기운이 사라지고

안도하는 신

공자무; [주변을 정리해라! 오가는 사람들이 놀라지 않도록!] 시체들을 보고

; [!] 포권하고

이어 손을 모으며 뭐라 주문을 외우고

푸스스! 먼지가 되어 흩어지는 시체들

공자무; [저들은 천사련(千邪聯)의 련주 굴용이 보낸 자들이냐?]

구령; [굴용이 심혈을 기울여 길러낸 이십팔숙(二十八宿)이란 자들이에요.] [이십팔숙이 한꺼번에 사라졌으니 천사련의 힘은 일할 넘게 줄어든 셈이죠.] 자부심

; [굴용은 사파의 대종사요.] [체면 때문에라도 이번 일을 결코 간과하진 않을 거요!] 모았던 손을 풀고

구령; [! 기왕이면 굴용 본인이 찾아와주면 좋겠네!]

구령; [그럼 천사련을 머리 없는 뱀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을 테니까!] 냉소하고

 

#173>

저녁 무렵. 철궁

하시룡은 어느 건물에서 수많은 서류들을 검토하고 있고

가진우는 또 다른 건물에서 십기무제의 비급을 필사하는 청년들을 감독하고 있다. 청년들이 필사한 종이들을 원본과 대조하고 있다.

萬寶經堂이라는 현판이 걸린 건물. 삼엄한 경비. 건물 외부 뿐만 아니라 내부의 복도에도 철궁 제자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복도에 늘어선 철문들. 그 중 한 철문의 안쪽. 독군 영호모청이 탁자에 앉아있다. 두터운 조심경을 펼쳐놓고 비지땀을 흘리며 다른 종이에 옮겨 쓰는 독군. 붕대는 다 풀었다. 방안에는 구겨진 종이들이 엄청 많고

한 장을 쓰고

그것을 원본과 대조하는 독군

비슷하지만 다른 원본과 종이. 무슨 낙서같은 글자들이 구불구불

독군; [지랄!] 두 손으로 종이를 와락 우그러뜨리는 독군

독군; [이번에도 틀렸어! 똑같지가 않아!] 뭉친 종이를 집어던지고

독군; [무슨 뜻인지 알 수도 없는 기호를 똑같이 필사한다는 건 무리다!] 두 손으로 머리를 쥐어뜯고

독군; [역시 하루 만에 조심경을 베껴 쓰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다.] [궁주는 그걸 알고 선선히 나와 거래를 했겠지!]

독군; [허허허! 결국 노부는 철저하게 궁주의 손아귀에서 놀아난 셈이구나!] 의자에 기대서 허탈하게 웃고

이어 창밖을 본다

독군; (벌써 저녘... 이제 내게 주어진 시간은 반나절도 채 안 남았다.)

독군; (조심경을 베끼는 건 고사하고 자칫하다가는 목숨도 부지할 수 없게 된다. 조심경을 본 노부를 궁주가 순순히 보내주지는 않을 테니...!)

독군; (다행히 궁주는 지금 자리를 비운 상태... 달아나려면 더 늦기 전에 결행을 해야만 한다!)

조심경을 보는 독군

독군; (이것만 얻으면 귀왕(鬼王)에게 복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독군; (하지만 노부와는 인연이 없는 물건이었다!) 조심경을 덮고

독군; (어쩔 수 없이 귀왕에 대한 복수는 지금 노부가 지니고 있는 능력 안에서 찾는 수 밖에 없다!)

독군; (더 늦기 전에 철궁을 탈출하자!) 벌떡 일어난다.

독군; [열어라!] 탕탕! 철문을 두드리고.

밖에서 경비 서다가 돌아보는 청년들

한 명이 벽에 달린 레버를 당긴다

철컹! 문이 열리고

청년; [출타하시겠습니까 궁주 대리님?]

독군; [머리가 아프다. 한 바퀴 돌고 오겠다!] [안에 있는 것들에는 손대지 마라!]

[그리하겠습니다!] [다녀오십시오!] 인사하는 청년들

독군; (놈들! 노부가 벌써 줄행랑을 놓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하겠지!) 히죽 웃으며 입구 쪽으로 가는데

다가오는 입구

독군; (이곳 만보경당(萬寶經堂)은 겹겹이 기관장치가 설치되어 있어서 일단 발동되면 노부라도 살아서 나갈 수 있다고 장담하지 못한다.) 긴장

독군; (저기까지만 가면 탈출은 성공한 것이나 진배없다.)

독군; (궁주와 십이사가 자리를 비운 이상 철궁에서 노부를 막을 수 있는 놈은 없으니까!) 막 만보경당을 나서려는데

[영호윤!] 갑자기 천둥치는 듯한 고함소리가 들리고

독군; [!] 기겁하며 뒷걸음질 치는데

쐐액! 만보경당으로 날아오는 청풍. 두 팔로 죽어가는 지고운을 안고 날아온다.

독군; (... 악독한 놈! ... 날 죽이려고 서둘러 돌아왔구나!) 공포에 질리면서도 싸울 준비를 하는데

청풍; [여태까지 안 토끼고 뭐하고 있었어?] [정말 내 손에 뒈지고 싶은 거야?] 휘익! 눈을 부라리며 만보경당 앞으로 날아내리고

독군; [... 나는...!] 비지땀을 흘리며 버벅 대는데

청풍; [내가 바쁜 걸 다행으로 여겨! 지금은 영감 상대할 시간 없어!] ! 독군 앞을 스쳐서 달려가고

청풍; [지하의 수장고(守藏庫)로 내려간다! 기관을 열어라!] 달려가며 외치고

[예 궁주님!] 서둘러 기관장치를 작동시키는 복도 안의 청년들

그그긍! 철컹! 복도 끝의 바닥이 갈라지며 아래로 통하는 비밀 계단이 나타나고

청풍; [나 바쁘니까 방해하지마! 귀찮게 하는 놈은 박을 터트려버릴 거다!] 휘익! 외치며 계단 아래로 날아 내려가는 청풍.

모두들 벙 쪄서 보고 있는데

독군; (... 뭐야 저놈?) 어이없고

독군; (아직 안 토꼈냐고?) (노부가 일찌감치 조심경의 필사를 포기하고 달아날 거라고 예상을 했다는 건가?)

청년; [궁주 대리님! 어찌 할지요?] 말 걸고

퍼뜩 정신 차리는 독군

독군; [궁주에게 무슨 일이 있는 모양이다. 지시한 대로 방해하지 마라!] [다른 제자들에게는 궁주가 돌아왔다는 얘기도 하지 말고!]

청년; [그리하겠습니다!] 포권하고

독군; [한 바퀴 돌고 오겠다! 경비에 각별히 신경써라!]

[예 궁주 대리님!] [다녀오십시오!] 인사하는 청년들

 

#174>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169>

새벽. 쓰러진 은행나무. 쪼개지고 쓰러져서 이미 고목처럼 변했다.

그 앞에 망연자실하여 서있는 공손대낭. 어디선가 구해 입은 낡은 웃옷 하나로 몸을 가린 야한 모습. 미끈한 아랫도리가 그대로 드러나있고

공손대낭; [내 본체는 분명 죽었는데.... ... 난 어째서 아직도 살아있는 것일까?]

공손대낭; [하늘의 저주가 깊어져서 이제는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는 것인가?] 비틀 거리며 주저앉고

공손대낭; [진보!] 무릎을 끌어안고 운다

공손대낭; [어째서... 어째서 날 혼자 남겨두고 가버리신 건가요?]

공손대낭; [의지할 곳도 없고 알아주는 사람도 없는 이 삭막한 세상에서 나 혼자 어떻게 살아가라고...!] 우는 공손대낭의 모습 멀어진다

 

#170>

아침. 철궁. 철궁의 제자들이 무너진 천년관총을 지키고 있다.

어느 건물. 서둘러 다가오는 하시룡

안으로 들어가는 하시룡

가진우가 뒷짐 짚고 서서 감독을 하는 중에 십여명의 청년들이 책상에 앉아서 무언가를 베끼고 있다. 십여쪽으로 분해된 비급을 나눠서 필사하고 있는 모습

하시룡; [어찌 되어가고 있소 가형?]

가진우; [어서 오게 하일열!]

가진우; [이열들 중에서 글 솜씨가 좋은 친구들에게 필사(筆寫)를 시키고 있네.] [시간이 좀 걸리긴 하지만 오늘 중으로 세부의 필사본이 완성될 걸세.]

하시룡; [이열들에게도 십기무제의 무공을 연마할 기회를 줘야겠소!]

가진우; [십기무제의 무공 전부는 아니더라도 각자 적성에 맞는 걸로 한 두가지씩 연마하게 하면 좋겠지.]

하시룡; [십기무제의 무공 정도면 더 이상 다른 문파의 인간들에게 능멸을 당하지 않게 될 거요.]

가진우; [하여간 궁주께서 돌아오시면 건의 해보겠네.] [그보다 도망친 괴인들에 대한 추적은 어찌 되고 있나?]

하시룡; [두 방향으로 갈라져서 달아난 게 확인되었소.]

하시룡; [이열과 삼열 중 추격이 장기인 친구들이 뒤를 밟으면서 수시로 궁주에게 전서구로 보고하고 있는 중이오!]

하시룡; [워낙 빠른 속도로 달아나서 이열이나 삼열들이 추격하긴 힘들겠지만 궁주라면 따라잡을 수 있을 거요.]

하시룡; [지고운이란 여자가 탐색과 추적 전문가라고 하니 도움이 될 테고...!]

가진우; [대체 그자들이 누군지 모르겠군!]

하시룡; [그것보다는 다른 문제가 더 급하게 되었소!]

가진우; [또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

하시룡; [본궁 주변으로 정체불명의 고수들이 은밀히 모여들고 있소!] [현재까지 확인된 숫자만 해도 삼백명이 넘소!]

가진우; [그자들이 무슨 일로 본궁에...?] 긴장하는 가진우

하시룡; [아무래도 궁주가 이번에 환궁하면서 가져온 물건들이 화근인 것 같소!]

 

#171>

역시 아침. 울창한 숲.

[흐윽!] 겁에 질려 웅크린 채 달달 떨고 있는 젊은 여자. 산에 나물 캐러 나온 시골처녀. 주저앉아 있는 옆에는 바구니와 호미 등이 널려있고

[흐흐흐! 적당하군! 적당해!] [아직 애를 낳아본 적 없는 젊은 암컷이야!] [냄새도 안 나고 고기 맛도 부드럽겠어!] 여자를 에워싸고 입맛 다시는 삼촌육유들. 이슬만 조금 뒤에 서서 얼굴 찡그리고 있다. 삼촌육유들중 사내놈들은 아랫도리만 대충 가렸고. 여자인 이슬은 가슴도 천으로 가려서 비키니를 입은 것 같다. 손에 손에 칼을 들고 있는 삼촌육유들

장소는 숲 속의 공터다.

번개; [그동안 익힌 음식만 먹어서 허전하던 참이었지!] [오랜만에 싱싱한 날고기를 실컷 먹어보자고!]

물거품; [역시 날고기가 좋아! 피가 뚝뚝 떨어지는 고기가 진짜 고기지!] 입맛 다시고

여자; [... 살려주세요!] 공포에 질리고

번개; [어림없는 소리!] 여자의 머리채를 콱 잡아채고. [!] 비명 지르는 여자

번개; [널 놔주면 우리의 주린 배는 누가 채워주는데?] [군소리 말고 순순히 우리 아침거리가 되는 거다!] 여자의 목에 칼을 댄다. 공포에 질리는 여자. 그때

이슬; [번개! 우리 이러지 말자!] 뒤에서 말하고

뭔소리인가 하고 돌아보는 번개와 다른 놈들

이슬; [어쩐지 내키지 않아.] [다른 먹거리들도 많은데 굳이 사람을 잡아먹는 건 좀 그렇지 않니?]

번개; [이슬, 저것이 시방 뭐라는 거냐?] 어리둥절

물거품; [그러게 말이야!]

; [지금까지 누구보다도 사람 고기 좋아하던 주제에 웬 변덕?]

이슬; [난쟁이였을 때는 사람을 먹어도 별 생각이 없었어!] [하지만 지금은 우리도 사람이 되었잖아.]

이슬; [사람이 사람을 먹는 건 아닌 것 같애!]

번개; [야야! 그만 해!] 칼을 신경질적으로 이슬에게 휘두른다.

번개; [먹기 싫으면 이슬 넌 빠져!] [우린 이 암컷 고기로 배 좀 채워야겠다!]

물거품; [낄낄! 너도 피 냄새 맡으면 생각이 달라질 거다!] [괜히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같이 먹자!]

이슬; [싫어! 난 두 번 다시 사람 고기 안 먹을 거야!]

번개; [그러시든지!] 코웃음

번개; [그럼 먹기 좋게 피부터 빼볼까?] 다시 여자 머리채 잡고 목을 칼로 따려고 한다.

공포에 질리는 여자. 바로 그때

[멈춰!] 허공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리더니

슈캉! 레이져 광선처럼 허공에서 무언가 내려꽂힌다.

[으헉!] [... 왔다!] 비명 지르며 뒤로 기겁하며 물러서는 삼촌육유들

콰쾅! 그 빛줄기가 바닥에 내려꽂히며 폭발이 일어난다.

[아이쿠!] [에쿠!] 충격파에 나뒹구는 삼촌육유들. 이슬도 겁에 질려 물러서는데

쿠우우! 휘몰아치는 돌풍 속에 누군가 우뚝 서있고

청풍; [이 못된 놈들! 기껏 사람이 되어서 처음 하는 짓이 식인이냐?] 쿠오오! 휘몰아치던 돌풍이 흩어지면서 드러나는 청풍의 모습. 여자의 앞을 가로 막고 서있고 한 손에는 지고운을 잡고 있다. 겁에 질린 지고운

[히엑!] [... 벌써 쫓아오다니..!] [토껴!] 사방으로 튀려는 삼촌육유들. 이슬도 겁에 질려 도망치려는데

청풍; [그 자리에 스톱!] 버럭 고함을 지른다. 순간

찌르르! 벼락에 맞은 듯 감전되어 멈추는 삼촌육유들

<.... 뭐지?> <저 악랄한 인간의 말에는 우리를 옭아매는 힘이 깃들어 있어!> 공포에 질려 청풍을 보며 주춤 거리는 삼촌육유들

청풍; [어디 도망가 봐라! 제일 먼저 등을 보이는 놈부터 아작을 내줄테니까!] 두 주먹 마주 쥐어 우두둑 소리 내며 삼촌육유들에게 다가가고

으으으! 겁에 질리는 삼촌육유들. 그때

<! 번개! 어떻게 좀 해봐!> <그래! 어쨌든 지금까지는 네가 두목노릇 해왔잖아!> 다른 놈들이 번개에게 전음을 보내며 재축하고. 그러자

번개; [제기랄!] 억지로 용기를 내어 이를 부득 갈고

번개; [오냐! 인간아! 그렇잖아도 너한테는 쌓인 게 많던 참이었다!] 칼을 휘두르며 앞으로 나서고

청풍; [얼씨구!] 어이없는데

번개; [... 덤벼라! 그동안 내 마빡에 무수히 먹인 딱밤의 원한을 갚겠다!]

[번개! 멋있다!] [잘 한다 번개!] [사랑해요 번개!] 다른 놈들 뒤로 물러서며 응원하고

청풍; [네놈이 일빠로 깨지고 싶다 이거지?] 흉악하게 인상 쓰고

뜨끔하는 번개

청풍; [오냐! 그 소원, 기꺼이 접수해주마!] 외치며 번개에게 주먹을 날리려는데

번개; [... 안돼!] 부악! 겁에 질려 뒷걸음질치며 엉겁결에 칼을 휘두른다.

[!] 눈 부릅뜨며 무언가 느끼는 청풍. 그의 앞으로 흰색의 궤적이 수평으로 날아든다

청풍; [으악!] 기겁하며 앞으로 엎어지고. ! 그런 청풍의 머리 뒤로 스쳐지나가는 흰색의 궤적. 다음 순간

콰드드! 공터 주변의 아름드리나무들이 마치 낫에 베인 풀처럼 일정한 높이로 무너진다. 반달형으로 직경 수십미터의 숲이 일거에 베어지는 놀라운 광경

모두 경악한다. 지고운은 여자와 함께 바닥에 주저앉았고.

청풍은 앞으로 엎어져 있다. 당사자인 번개도 놀라는 표정

청풍; (제기랄! 이놈의 난쟁이들이 칠고신의 힘을 흡수하여 난릉왕에 못지 않은 고수가 되었다는 게 사실이구나!) 겁도 나고 황당해서 이를 부득 갈며 일어나고

번개; [이거... 이거...!] 자신도 믿어지지 않아서 수중에 든 칼을 보고

물거품; [! 번개! 너 정말 대단하다!] [언제 그렇게 쎄진 거냐?]

; [몸이 커지면서 힘도 쎄진 것 같다!]

환상; [어쩐지 나도 가능할 것 같은데....!]

번개; [흐흐흐! 힘이 무한정 솟구친다!] [이 정도라면 난릉왕도 문제없이 죽일 수 있을 것 같다!] 칼 안든 쪽 팔로 알통을 만들어 보이고

청풍; (이놈들 잡으러 왔다가 잘못하면 내가 골로 가겠구나!) (이게 다 그 헛똑똑이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긴장하며 이를 부들. 권완을 떠올린다. 그때

번개; [잘 왔다 인간!] 청풍을 돌아보고

움찔 청풍

번개; [암컷 하나로는 배를 채울 수 없을 것 같아 걱정하던 참이었다.] [네놈과 네놈이 데려온 암컷도 감사히 먹어주마!] 입맛을 다시고. 순간

청풍; [뭐라? 날 잡아먹겠다고?] 눈 부릅

번개; [낄낄! 냄새는 나도 인간 수컷 쪽이 더 씹는 맛이 있다는 아니냐?] 입맛 다시는데

청풍; [주둥이 닥쳐!] 버럭 고함.

쿠오오! 그와 함께 청풍의 몸이 갑자기 어마어마하게 커진다. 실제로 커지는 게 아니고 삼촌육유들의 눈에 그렇게 보이는 것

[!] [히익!] 올려다보며 기겁하는 삼촌육유들

청풍; [이 갈아 마셔도 시원찮을 난쟁이 새끼들아!] 대들보같은 손가락으로 아래를 겨누며 까마득한 위에서 고함을 치는 청풍. 눈에서 벼락이 일어나고

꽈르르릉! 케엑! 끄악! 엄마야! 꺄악! 순간 감전당해 비명을 지르는 삼촌육유들

털썩! ! 나뒹굴고 엎드리는 삼촌육유들

청풍; [뭐가 어쩌고 어째? 날 잡아먹겠다고?] 거대해진 청풍이 이를 부득 갈며 고함을 치고. 꽈르르릉! 그런 청풍의 머리 위에서 벼락이 치며 시퍼런 벼락이 줄기줄기 내달리고

[... 제발 용서를...!] [... 잘못했어요!] [... 살려주세요!] 납작 엎드려서 싹싹 빌고 연신 고개를 조아리며 우는 삼촌육유들. 다시 원래의 난장이로 돌아간 분위기고

번개; (... 숨을 쉴 수가 없다.) (... 이 인간은 우릴 족쇄처럼 옭아매는 힘을 지니고 있다!)

번개; (인간 암컷이 소혼곽의 효능을 시험할 때 이 인간의 피를 흘려넣은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권완이 청풍의 피를 소혼곽에 붇던 장면 떠올리고

청풍; [백해무익한 버러지들!] ! 발을 구른다. 집채만한 발이 지면을 구르며 삼촌육유들이 엎드려 있는 지면이 마귀 뒤흔들리고 삼촌육유들의 몸이 콩 튀듯 튄다.

청풍; [더 이상 세상에 해악을 끼치지 못하도록 오늘 전부 토막을 내버리겠다!] ! 검을 잡아뽑고

[으으으!] [... 죽기 싫어! 겨우 인간이 되었는데....!] [... 살려주세요!] [... 이게 다 번개, 저 자식 때문이야!] 삼촌육유들 납작 엎드린 채 달달 떨고

청풍; [네놈들 모가지를 쳐버린 후 네놈들을 만든 난릉왕을 찾아가 죄를 묻겠다!] 거대해진 검을 쳐들어서 내리치려 하고

번개; (안돼!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

번개; (하지만 저 인간이 흘리는 이상한 힘 때문에 대항하는 건 꿈도 꿀 수 없고....) (기회를 봐서 달아나는 게 최선인데....!)

그러다가 눈 반짝 번개

청풍의 뒤쪽에 주저앉아 두려움에 떨고 있는 지고운의 모습

번개; (이 방법뿐이다!) 손으로 바닥을 몰래 두드린다. 순간

움찔! 바닥에 떨어져 있던 번개의 칼이 흔들 하더니

투학! 그대로 미사일처럼 지고운에게 날아간다

청풍; [번개 네놈이...!] 분노하여 돌아보는데

! 그대로 지고운의 가슴을 관통하여 박히는 칼

지고운; [!] 비명 지르고

털썩! 쓰러지는 지고운

청풍; [지고운!] 돌아보며 외치는데

번개; [튀어!] ! 외치면서 뒤로 날아올라가고

[히익!] [튀자!] [엄마야!] 파팟! ! 사방으로 날아서 달아나는 삼촌육유들

청풍; [이 죽일 놈들이 끝까지....!] 이를 부득 갈고

청풍; [명심해둬라! 네놈들이 어디에 숨든 기필코 찾아내서 토막을 내버리겠다아아아!] 분노해서 고함을 지르고

<토막을 내버리겠다아아아아!> 하는 청풍의 고함 소리가 사색이 되어 달아나는 삼촌육유들의 모습을 배경으로 들리고

[으으으! 인간이 되자마자 도망자 신세라니...!] [저 인간에게 안 잡히려면 세상 끝으로 도망가야만 해!] 사색이 되어 달아나는 놈들. 이슬만 울상이 되어 뒤돌아보면서 달려간다.

청풍; [똥물에 튀겨 죽여도 시원잖을 난쟁이 놈들!] 이를 북북 갈며 지고운에게 다가간다. 시골처녀가 겁에 질려 웅크리고 있는 옆에 심장에 칼이 박힌 지고운이 벌벌 떨고 있다. 입으로는 피를 토하고 있고

청풍; [지고운!] 지고운 옆에 무릎을 꿇고

청풍; [미안하다! 번개 그놈이 달아날 시간을 벌기 위해 널 노릴 줄은 몰랐다!] 지고운의 손을 잡고

지고운; [... 죽고 싶... 싶지 않아요!] 헉헉

지고운; [... 난 상... 상대형을.... 만나야....!] ! 말하다가 고개를 떨구는데

청풍; [젠장...!] 입술을 깨물고

청풍; (심장이 관통당해서 살릴 방법이 없었다!) 한손으로 지고운의 가슴을 누르고 한손으로는 칼을 잡는다

청풍; (양지 바른 곳에 묻어주기나 해야겠지!) ! 지고운 가슴에서 칼을 뽑는다.

그러다가 흠칫하는 청풍

청풍; (이건 뭐지?) 손으로 지고운의 가슴을 누르고

청풍; (분명 심장이 멎었는데도 맥이 뛰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청풍; [!] 깨닫고

청풍; [음양인!] 놀라고

청풍; [이 요물의 몸속에는 남자와 여자 두 개의 목숨이 들어있다.] [그래서 한쪽은 죽었지만 다른 한 쪽은 아직 살아있는 것이다!] 지고운의 몸뚱이를 번쩍 안아들고

청풍; [맥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철궁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선무불사강녕로(仙舞不死康寧爐)의 선녀를 보게 하면 살아날지도 모른다!] 부악! 생사일보를 펼쳐서 하늘로 치솟는 청풍

여자; [흐윽!] 기겁하고

청풍; [난쟁이 네놈들 때문에 내가 별짓을 다한다! 반드시 대가를 치루게 해주마!] 노끈처럼 변해서 하늘을 가로지르는 청풍

여자; [신선님!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신선님!] 절하는 여자

 

#172>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166>

철궁의 외곽. 여러 명의 청년들이 서있다.

하시룡; [궁주님은 모르는 일이라고 하셨지만 수수방관할 수 없다.] 십여명이 영특해보이는 청년들을 모아놓고 얘기한다.

하시룡; [그게 누구든 감히 철궁에 무단히 침입했다가 달아나는 것은 용납하지 못한다.]

하시룡; [너희들은 이열과 삼열 중에서도 추적의 달인들이니 기필코 그자들의 종적을 찾아내라!]

[봉명!] [맡겨주십시오!] 포권하며 대답하는 청년들

! ! 이어 사방으로 날아간다

하시룡; (대체 그 벌거숭이들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167>

다시 천년관총. 건물 한쪽이 터져나간 모습

문이 닫힌 인명전

[!] 촛불이 밝혀진 인명전 안에 책상다리 한 채 앉아서 눈 부릅 청풍

권완; [죄송해요! 전 정말 일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몰랐어요!] 소맷자락으로 눈시울을 닦으며 청풍의 앞에 앉아있는 권완

권완; [삼촌육유들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소혼곽에는 두 가지 공능이 있다고 해요.]

권완; [소혼곽을 만든 칠고신(七高神)들의 힘을 끌어내어 쓸 수 있으며, 소혼곽을 통해서 제왕이 될 수 있는 자를 검증하거나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거예요.]

권완; [... 전 당신이 칠년천하를 이룩했던 제왕의 후손이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권완; [그래서 당신의 피로 소혼곽을 깨워보려고 한 거였는데....!]

권완; [엉뚱하게도 대낭이 되살아나고 삼촌육유가 인간의 몸을 얻게 되었어요.]

기가 막혀서 말을 잊은 청풍

권완; [대낭이 되살아난 것은 짐작이 가는 바가 있어요.] [당신이 극기마환신단을 복용하고 수련하던 도중에 환각 속에서 뜯어먹은 풀은 대낭의 정()이었어요.]

권완; [, 당신 피속에는 대낭의 정이 섞여있는데 그것이 소혼곽에 깃들어 있던 칠고신중 한 분의 혼과 합쳐져서 육신을 형성하게 된 것같아요.]

권완; [삼촌육유들의 경우에도 마음, 즉 혼이 없는 존재들이었다가 칠고신의 혼을 흡수하여...!] + 청풍; [잠깐!] 말을 막고

권완; [?]

청풍; [간단하게 얘기하자구!] [결론은 공손대낭과 삼촌육유가 칠고신의 능력을 얻었다는 거 아니야!]

권완; [, 그런 셈이에요!]

청풍; [난릉왕과 비교해서 칠고신의 능력은 어느 정도야?] 굳은 표정

권완; [술법은 몰라도 무공은 거의 비슷한 수준일 거예요!]

청풍; [젠장할! 무슨 일을 이렇게 크게 벌려?] 버럭 고함을 지르며 일어나고

사색이 되는 권완

청풍; [공손대낭이야 착한 요정이니 상관없다쳐!] [하지만 삼촌육유가 얼마나 포악하고 사나운 놈들인지는 완매도 알잖아!]

청풍; [그런 놈들이 칠고신의 힘을 얻었으면 어떤 결과가 벌어질 것 같애?]

권완; [흐윽!] 두 손으로 입을 가리며 두려움에 떨고

청풍; [손가락만한 난쟁이일 때도 사람을 예사로 잡아먹던 놈들이야!] [그런 흉악한 것들이 난릉왕 정도의 무공을 지니고 날 뛰게 되었단 말이야!]

권완; [죄송해요! 죄송해요!] 울고

청풍; [내 눈에는 선하게 보여! 그것들이 세상을 지옥으로 만드는 게!] ! 부서져라 문을 열고 나가는 청풍

권완; [공자! ... 어딜 가세요?] 기어서 따라 가려 하지만

청풍; [따라올 것 없어!] [젠장! 어쨌든 내 피와 숨결로 깨어난 놈들이니 내손으로 잡아들일 수밖에!] 화가 나서 천년관총 입구로 간다

청풍; [난 아버지와 어머니가 서로에게 술책을 쓰는 걸 한 번도 본 적 없어.] 문간에 서서 돌아보고

청풍; [부부가 되는 사람들 사이에는 진실과 예의가 있어야 할 뿐인데 어떤 목적을 위해서 술책을 쓴다면 서로의 마음에 의심이 생기게 된단 말이다!] 화를 내며 천년관총을 나가버린다.

권완; [공자! 제발 저를...!] [쿨럭!] 기어가다가 피를 토하고

권완; [용서해주세요! 용서해주세요!] 기절하며 울고. 직후

<휴우! 너란 아이도 참 재능이 화근이로구나!> 탄식성이 들리고

휘이! 인명전 안에 나타나는 두 여자. 용설약과 이수낭자다. 이수낭자는 용설약의 종이 된 듯한 분위기고

용설약; [공공자와 인연이 있는 널 못 본 척 할 수가 없구나!]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권완을 안아들고

용설약; [비록 지금은 가슴이 찢어지는 것같겠지만 긴 안목으로 보자면 네게 좋은 약이 될 것이다!] 권완의 이마에 뺨을 맞추고

용설약; [물론 오늘 일이 교훈이 되긴 해야겠지만!] 이수낭자와 함께 사라진다.

 

#168>

[!] 눈 부릅 독군. 침대에 붕대로 여기저기 감은 모습으로 앉아있다.

두 손에 두툼한 책을 한권 들고 있다. <照心經>이란 제목이 적힌 책인데 상당히 두껍다. 전화번호부 정도.

청풍; [이런 사정으로 당신의 궁주대리 취임을 서두르게 되었어!] 뒤에는 가진우가 서있다.

청풍; [내일 이 시간까지는 영감이 철궁의 궁주야!] [조심경을 들고 튀거나 훼손하지만 않으면 무슨 짓을 해도 되니까 마음껏 궁주 노릇을 해봐!]

청풍; [가일열!]

가진우; [예 궁주님!]

청풍; [이 영감은 겨우 사열에 불과해서 아는 게 별로 없을 거야!] [가일열이 좀 도와주도록 해!]

가진우; [분부 받들겠습니다.]

청풍; [그럼 하룻동안 철궁을 부탁해!] 나가고

독군; [... 잠깐!] 급히 불러세우고

독군; [천하제일미인 임희는 사실 노부의 외손녀일세!]

독군; [지금 북경에 있는데...!] + 청풍; [됐어!]

청풍; [여자라면 학을 뗀 나한테 미인은 무슨...!] 궁시렁대며 나가 버린다

가진우도 따라나가고

! 방문이 닫히고 벙찌는 독군

독군 믿어지지 않는 듯 조심경을 보고

독군; [조심경! 조심경이 드디어 노부 손에 들어왔구나!] 흥분으로 떨며 조심경을 두 손으로 움켜잡고.

독군; [이것만 익히면 내 무능을 비웃으며 내가 보는 앞에서 아내를 겁탈해죽인 그놈, 귀왕(鬼王)을 죽일 수 있을 것이다!] 흥분하며 책장을 펼친다. 하지만

[!] 눈이 튀어나오려는 독군

독군; [.. 말도 안돼! 이럴 수는 없어!] 미친 듯이 책장을 넘기고

독군; [하하하! 이건... 이건...!] 실성한 듯이 웃고

! 독군이 펼쳐놓은 조심경에는 낙서처럼 이상한 기호들이 잔뜩 그려져 있다

<뜻도 유래도 알 수 없는 기괴한 기호들...!> 덜덜 떨리는 독군의 손이 책장을 넘기고

<궁주가 아무렇지 않게 조심경을 보게 한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두 손으로 머리를 부여잡고 절망하는 독군

<단 하루의 시간으로는 조심경에서 아무것도 얻을 수 없고... 심지어 필사도 불가능하니...!> 크아아! 울부짖는 독군

 

건물 사이를 걸어가는 청풍. 가진우가 따라온다.

크아아아! 뒤쪽의 건물에서 독군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고

청풍; [! 이제야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군! 변태영감...!] 냉소하고

청풍; [조심경이 그렇게 만만한 거였으면 오백년의 역사를 지닌 철궁이 오늘날까지도 요모양 요꼴이겠다!] 냉소하고

청풍; [뭐 영감이 내놓은 십기무제의 비급 때문에 몇 년 후쯤에는 괄목상대라는 말을 듣긴 하겠지!]

뇌옥에 이르는 청풍. 뇌옥은 철궁의 제자들이 지키고 있다.

청풍; [열어!] 다가가며 말하고

급히 뇌옥의 문을 여는 철궁의 제자들

 

뇌옥의 내부.

! 지고운의 목을 움켜잡는 청풍의 손아귀. 숨이 콱 막히는 지고운의 표정

청풍; [선택을 해라!] [두 목숨을 앗아간 대가로 여기서 목이 부러져 죽을 건지 아니면 내개 협력을 할 건지!] 지고운의 목을 움켜쥐고 있다. 지고운은 두 팔에 사슬이 묶여서 벽에 걸려있는 상태.

가진우가 철창 밖에서 보고 있다.

지고운; [... 무슨 협력을...!] 헉헉

청풍; [네가 추적과 염탐의 전문가라는 얘긴 들었다!] [그리고 난 지금 급히 누군가를 쫓아가야 해서 길잡이가 필요하다!]

지고운; [.. 죽여!]

청풍; [?]

지고운; [어차피 난 적포동에 배신자로 찍힌 목숨이야!] [네 손에 죽지 않더라도 조만간에 적포동이 날 죽일 거야!]

청풍; [말로 해선 안되겠군!] 눈이 빛을 발하고

지고운; [!] 기겁하고

! 청풍의 눈이 불같이 빛나더니

슈욱! 청풍의 눈동자가 눈에서 빠져나와 지고운의 눈으로 스며들어간다

지고운; [... 사술...!] [아아악!] 눈에 청풍의 눈동자가 스며들어가며 비명을 지르고

청풍; <서문영감에게서 배운 금안공(金眼功)으로 네년을 내 꼭두각시로 만들어주마!> 눈에 힘을 주고. 헌데

[!] 그러던 어느 순간 청풍의 눈이 부릅 떠지고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남장한 지고운의 모습. 여자와 놀아나는 지고운의 모습. 여장한 지고운의 모습. 남자와 놀아나는 지고운의 모습

청풍; <... 뭐야 이 계집?> <어떻게 남자면서 여자이기도 한 거지?>

[!] 다시 뭔가 깨닫고

청풍. [젠장할!] 목을 쥐고 있던 지고운을 패대기친다. 지고운의 눈에서 빛이 떨어지고

청풍; [못 볼 걸 봤어! 우웩 퉤퉤!] 침을 뱉고

가진우가 어리둥절하는데

청풍; [네 정체를 미리 알았다면 손도 대지 않았다!] 지고운의 목을 잡았던 손을 옷이 마구 닦고

청풍; [더러운 음양...!] + 지고운; [제발!] 애원하며 청풍의 입을 막고

지고운; [시키는 대로 뭐든지 다할 테니까 제발 그것만은...!] 애절하게 울며 청풍에게 애원

청풍; (옳거니! 여자도 아니고 남자도 아닌 이 요물은 자신의 정체가 가장 큰 약점이구나!)

치욕스러운 표정으로 울고 있는 지고운

청풍; [풀어줘!] 가진우에게

가진우; [예 궁주님!] 들어와서

지고운의 팔을 묶은 쇠사슬을 풀어준다

청풍; [하일열을 만나고 있겠다.] [그 요물이 몸을 추스르는 대로 내게 데려와!] 뇌옥을 나가고

지고운의 팔을 풀어주면서 고개 숙이는 가진우

청풍; (삼촌육유!) (아무리 꼭꼭 숨어있어도 모조리 찾아내주마!) 눈을 번뜩이며 뇌옥에서 나간다.

 

#169>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권완; (반응이 있어!) 흥분하여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고

점점 짙어지는 연기

[번개! 너 안 뜨겁냐?] [클났어! 번개가 구워지고 있어!] [못된 놈이긴 하지만 번개를 살려주세요!] 다른 삼촌육유들은 아우성치지만

번개; [왜들 그래? 난 아무렇지도 않은데....!] 정작 번개는 멀뚱거린다

이슬; [정말 괜잖은 거야? 괜잖니 번개야?] 겁에 질려서 묻고

번개; [뜨겁진 않은데 기분이 좀....!] 갸웃

[기분이 어떤데?] [그 연기 안 매워?] 다른 놈들이 급히 묻고

번개; [술 마신 것 같애!] 해롱 해롱하며 정신을 잃고

[야야! 정신 차려 번개!] [그러다 안으로 떨어진다구!] [꽉 붙잡아! 이거 이상해!] 다른 놈들이 외치지만

! 구멍의 모서리를 붙잡고 있던 번개의 손이 풀리며

! 눈이 풀린 번개 머리가 연기가 치솟는 구멍 속으로 사라진다

[안돼!] [번개야! 죽지마!] [번개가 소혹곽에 잡아먹혔어!] 다른 놈들 아우성치는 순간

화악! 갑자기 번개가 빠진 상자 구멍에서 엄청난 연기가 화산이 폭발하듯 치솟고

[!] [히액!] 삼촌육유들의 비명

권완; [!] 권완도 기겁하며 뒤로 물러서는데

스스! 이슬의 상자에서도 연기가 치솟고

이슬; [... 내 소혼곽에서도 연기가 나!] 비명 지르고

푸스스! 슈우! 다른 상자들에서도 연달아 연기가 피어오르고

[나도!] [내 소혼곽도 살아났어!] [으앙! 난 이런 거 싫어!] 비명, 울음. 아우성.

그러다가 연기를 마신 놈들의 눈이 풀리고

! ! 구멍 속으로 빠지는 놈들. 직후

화악! 푸학! 연달아 상자들에서 폭발하듯 연기가 치솟고

마지막으로 삼촌육유가 들어있지 않던 상자도 연기를 뿜어낸다

쿠쿠쿠! 완전히 연기로 뒤덮이는 실내. 일곱 상자에서 뿜어내는 연기가 점점 더 짙어져 한치 앞도 볼 수 없게 만든다

권완; (... 소혼곽이 반응을 보였어!) (그렇다는 건 이 사람이 칠년천하를 이룩했던 제왕의 핏줄이라는 증거야!) 흥분으로 달달 떨며 연기를 보고 있다. 연기는 어느덧 실내를 가득 채워서 한치 앞도 볼 수 없게 만든다. 이하 실내의 사물은 자세히 보이지 않는다. 자세히 묘사되는 것은 청풍과 권완의 모습뿐이다

[!] 그러다가 눈 부릅 권완

연기 속에서 사람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권완; (... 사람!) 소름이 오싹

권완; (연기 속에 누가 있어!) 겁에 질려 청풍의 옆으로 물러앉고

그 사이에 연기 속에서는 사람의 그림자가 점점 더 많아지고 [뭐야.] [이거 뭐지?] [여기 이상해!] 소근대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권완; [, 일어나 봐요! 어서요!] 겁에 질려 청풍을 흔들고. 시선은 연기 속에서 어른거리는 사람의 형상을 향하고. 하지만

청풍; [으음!] 웅얼거릴 뿐 깨어나지 않는다.

권완; [제발 정신 차려요! 방안에 누군가 있어요!] 청풍을 흔들어 깨우려 하며 겁에 질려 연기 속을 보는데

[진보, 당신은 어디 있나요?] 갑자기 연기 속에서 누군가의 음성이 들리고

권완; (이 목소리!) 경악하는데

[이 연기 때문에 당신을 볼 수가 없군요. 대답 좀 해주세요 진보!] 다시 들리는 음성

권완; [대낭?] 외치고. 순간

[!] 연기 속에서 누군가 흠칫하더니

[누구냐?] ! 연기 속에서 뭔가가 권완을 향해 덮쳐오고

권완; [!] 기겁하며 청풍을 두 팔로 안은 채 풀쩍 뒤로 날아오르고. 직후

휘익! 연기 속에서 빠져나온 사람 그림자가 빠르게 한 바퀴 침대 주위를 돌고. 알몸의 여자다.

청풍을 두 팔로 안은 채 방 구석으로 내려서는 권완

스스! 다음 순간 침대 앞에 나타나는 그 그림자. 연기 속이라 모호하지만 그래도 침대 근처는 아주 못 알아볼 정도로 연기가 짙진 않다.

! 흐릿하지만 공손대낭의 얼굴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아주 슬픈 표정. 이하 공손대낭의 얼굴은 연기 속의 흐릿한 모습으로 묘사. 얼굴 아래는 알몸이다. 얼굴만 흐릿하게 보여주고 몸은 연기에 쌓인 윤곽만 보여줄 것

권완; [대낭! 정말 대낭이군요!] 청풍을 안은 채 외친다. 그래도 겁에 질려 앞으로 나설 생각은 못하고

공손대낭; [권 아가씨?] 흐릿한 연기 속에서 흠칫 돌아보고

공손대낭; [아가씨가 여긴 무슨 일이죠?] 연기 속에서 어른거리며 묻고

권완; [저 전, 어제 여기 왔어요.] [하지만 대낭은... 대낭은 분명 용화사에서....] 너무 놀라 말을 잇지 못하고

공손대낭; [! 아가씨는 아직 어린데도 이곳에 오고 말았군요.] [제 검술도 아가씨와 아가씨의 사람을 지켜주지 못한 모양이네요.] 권완이 잠든 청풍을 안고 있는 흐릿한 형상을 보고

공손대낭; [하긴 용화사엔 무서운 사람들이 너무 많았지요. 아가씨를 탓할 수는 없어요.]

권완; (내가 죽어서 저승에 온 걸로 알고 있어!) + [대낭! 그게 아니라...]

공손대낭; [혹시 진보를 보지 못하셨나요? 그는, 그는 분명 내 곁에 있을 텐데 보이질 않아요.] 주위를 두리번.

공손대낭; [그리고 이 안개같은 건 뭐죠? 너무 짙고 흩어지지도 않아서 진보를 찾을 수가 없어요!]

권완; [, 그게...!] 당황하는데

공손대낭; [아무래도 이상하군요.] [전 더 이상 세상에 살아있고 싶지 않아서 스스로를 소멸시켰는데 여전히 형체를 이루고 있다니...] 자기 몸을 보고 만지며 갸웃

공손대낭; [전 승천할 수도 없는 존재면서도 몸을 이루고 있어요.] [아가씬 총명하니까 그 이유를 알겠지요?]

권완; [... 저도 잘 모르겠어요. 어떻게 되어서 대낭이 여기에 나타났는지....]

공손대낭; [.... 여긴 정말 이상한 곳이군요.]

공손대낭; [그리고 연기 속에서 꿈틀거리는 저것들은 뭐죠?] [사람도 아니고, 토끼도 아니군요.] [두꺼비들인가요?] 근처에 서성이거나 주저앉아 있는 사람들의 형상을 돌아보고

권완; [여긴 태호변에 자리한 철궁이에요.]

공손대낭; [뭐라고요?] [제가 왜 철궁에 있죠? 철궁은 공공자의 문파잖아요.] 깜짝 놀라고

공손대낭; [혹시 철궁이라는 데가 저 같은 요정이 소멸하면 오는 곳인가요?]

권완; (그럴 리가 없잖아!) + [대낭! 영문은 모르겠지만 대낭은 소멸하지 않고 다시 살아났어요.]

권완; [한데 대낭 근처에 있는 것들이 뭔지 아시겠어요?] [대낭과 함께 다른 요정들도 나타났는가요?] 기웃. 공손 대낭 뒤에 사람 그림자같은 것이 어른거리고

공손대낭; [, 난 아무것도 몰라요.]

공손대낭; [이 안개, 아니 연긴가요? 하여간 싫군요. 아가씨가 이걸 좀 걷어주시겠어요?]

권완; [그 연기가 뭔지는 저도 몰라요. 제 안력으로도 전혀 꿰뚫어 볼 수 없으니 보통 연기가 아닌가 봐요.]

그때 누군가 살그머니 기듯이 다가와서 공손대낭의 몸을 더듬는다.

공손대낭; [감히!] 손을 휘두르고

! 소리와 어쿠! 하는 짧은 비명소리가 터져 나온다. 누군가 공손대낭의 손에 맞아 뒤로 나뒹굴고.

직후 다른 그림자들이 기어와서 공손대낭의 몸을 더듬는다.

공손대낭; [에그머니나! 이게 뭐야! 저리가!] 비명 지르며 손을 휘두르고.

다시 펑! 하는 소리가 들린다. 꾸엑! 비명도 들리고

공손대낭; [아가씨! 왜 개를 풀어 나를 물게 하려는 거죠? 난 개가 싫어요.] 권완 쪽을 보며 억울한 듯 외치고

권완; [... 개는 저도 싫어해요. ... 혹시 개 요정이 함께 나타난 건가요?]

공손대낭; [세상에 개 요정이 어디 있어요!] [개 요괴는 있어도 개 요정은 없어요.] [요놈의 개새끼!] 자신에게 달라붙으려는 그림자를 발로 걷어차고. ! 비명이 또 들리고

공손대낭; [버르장머리를 고쳐주겠어!] [저리가 이 개새끼야!] ! ! 장풍까지 날리고 이크! 끄엑! ! 비명이 연달아 들리고

권완; (대낭이 요괴를 퇴치할 줄도 아네!) 안도 + [대낭은 장기인 검술 외에 장법(掌法)의 공력도 대단하군요.]

공손대낭; [?] 어리둥절하며 돌아보고.

공손대낭; [, 난 장법 같은 건 몰라요. 무공이라고는 검술만 배웠는걸요.] ! !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연기 속에서 자기에게 달라붙는 뭔가를 향해서 또 장풍을 날린다. 헌데

[젠장! 어떤 여자가 날 때렸어!] [이슬! 범인이 너냐?] [... 무슨 소리야? 난 그쪽으로 가지도 않았어!] 화난 고함소리가 연기 속에서 터져 나온다. 순간

권완; [삼촌육유!] 깜짝 놀라고

권완; (이제 보니 대낭 주변의 저것들은 삼촌육유야!)

[아우 된장! 골 아파 죽겠어!] [젠장! 꼭 죽었다 살아난 것 같아.] [꺄악! 저리가 어딜 밀어!] [! 너 이슬이었냐?] [킬킬! 어째 몰캉하다 했어!] 연기 속에서 투닥거리는 사람들의 형상

권완; (삼촌육유들이 소혼곽에서 모두 뛰쳐나왔어! 게다가 덩치도 사람 만해졌고!)

권완; (아무래도 내가 이 사람의 피와 숨결로 한 실험때문인 것같애!) 권완이 생각할 때 삼촌유유들은 점점 더 소란스러워진다.

[이거 누구 엉덩이?] [얌마! 어딜 만져?] [꺄악! 이 변태!] [꾸엑! 맞아도 기분은 좋아!]

[우헤헤! 이 여자는 또 누구지?] [이슬보다 더 빵빵해!] [냄새도 좋아!] [나도 좀 만져보자!] [이 망할 것들이 어딜 더듬어? 죽엇!] 퍼펑! 연기 속에서 아우성치며 투닥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권완; [대낭 멈춰요!] [육유! 모두 멈춰!] 버럭 고함을 지르고. 순간

일제히 굳어지는 사람 그림자들

권완; [대낭! 다시 만나서 얼마나 반가운지 몰라요.] [삼촌육유! ! 너희들 잘도 나를 속였겠다!? 내가 가만두지 않는다고 했을 텐데!] 침대로 가고

[우린 절대 거짓말 안 해!] 동시에 합창하듯 외치는 삼촌육유. 아직은 사람 형상의 그림자 모습이다.

권완; [이렇게 된다는 말은 없었잖아! 너희들은 나를 속인 거야!] 청풍을 침대에 내려놓고

[억지다!] 누가 거만하게 뻐기며 외치고

권완; [번개 너 이 녀석!] ! 지풍을 날리고. 하지만

번개; [!] 연기 속에서 두 주먹 불끈 쥐며 기합을 지르고. 그러자

! 권완이 날린 지풍은 번개의 몸 근처에서 퉁겨져 다른 곳으로 날아간다.

권완; (내 쇄옥지(碎玉指)를 호신강기로 퉁겼어?) 경악하는데

번개; [으하하하! 이거 뭐야! 아주 좋잖아! 내공이란 걸 마음껏 쓸 수 있게 되었구나!] 신이 나고 거만하게 웃는다.

권완; [닥쳐!] 삐삐칭! 더 강력한 지풍을 날리지만

투캉! 번개가 손바닥을 펼치자 역시 방패에 맞은 것처럼 퉁겨져 나간다

권완; [말도 안되는...!] 기가 막히고

번개; [낄낄! 예쁜 언니! 이제 그런 애들 장난은 나한테 안 먹혀!] 손가락 흔들며 건방지게 웃고

권완; [그래 어디 한 번 해 보자 요 녀석!] [기중표!] 양손을 가슴 앞에서 빙그르르 휘젓고. 순간

쿠와! 그러자 방안의 연기들이 권완이 양손을 돌리는 대로 마치 진공청소기에 빨려들 듯이 빨려들어온다. 그 연기들을 토네이도처럼 맹렬히 휘돌며 권완의 양손 사이로 압축된다. 독군의 방에서 보인 것과 비슷한 바람의 공이 되는데 색이 짙다. 헌데

! 널어놨던 이불이 걷히듯이 방안의 연기들이 확 걷히자 들어나는 방안의 모습. 발가벗은 일곱명의 남녀가 서있다. 중앙에 어리둥절하며 서있는 다섯명의 사내는 바로 삼촌육유들 중 남자들이고. 이슬과 공손대낭은 한쪽 구석에 서있다. 공손대낭이 화난 표정으로 눈을 부라리고 있고 이슬이 그녀 뒤에 숨은 모습. 삼촌육유들과 대치하고 있다. 문제는 전부 알몸이라는 거! 공손대낭은 글래머고 이슬은 좀 청초한 모습이다.

삼촌육유들의 알몸을 보여주고

권완; [.... 너희들...!] 얼굴이 새빨개져서 더듬거리고. 양손 사이에는 바람의 공이 들어있는 상태.

[! 연기가 걷혔다!] [에휴! 이제 살 것 같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그런데 왜 우리가 발가벗고 있냐?] [... 내 잘못 아니야!] 삼촌육유들 어리둥절하며 서로를 보고. 그러다가

<발가벗었다고?> 다섯 놈의 눈이 띠용하고

시선이 일제히 이슬과 공손대낭에게 향하는 그 놈들

[꺄악!] [, 뭐야 너희들도 변태 된 거야?] 다섯놈의 알몸이 정면으로 향하자 비명 지르며 두 손으로 눈을 가리는 공손대낭과 이슬.

그러다가 흠칫하는 두 여자. 벌린 손가락 사이로 다섯 놈을 보는데.

삼촌육유들이 침을 질질 흘리며 게슴츠레한 눈으로 두 여자를 보고 있다.

이슬; [이 변태새끼들아! 눈깔 다른 데로 안 돌려?] 주변의 물건을 집어던지고

[으헤헤! 이슬 너 의외로 빵빵하다!] 그 물건에 맞으면서도 헤벌레 하는 번개

순간 어리둥절하며 자기 아래를 보는 공손대낭

! 글래머러스한 자신의 알몸이 그대로 드러나 있고. 순간

공손대낭; [꺄아아아아악!] 찢어지는 듯한 비명을 지르며 두 팔로 가슴을 가리면서 털썩 주저앉는다. [엄마야!] 이슬도 그녀 뒤에서 가슴 감싸며 주저앉고. 순간

청풍; [뭐야?] 버럭 고함지르며 벌떡 일어나고

[!] [저 인간 깼다!] 공손대낭과 이슬을 보던 삼촌육유들 기겁하며 돌아보는데

벌떡 일어나 앉은 청풍의 눈 부릅

거시기를 털렁 드러내놓은 채 자신을 돌아보는 다섯 놈의 모습 크로즈 업

청풍; [이 죽일 놈의 음적새끼들아! 어디서 단체로 고추를 드러내고 지릴이냐?] 크왕! 침대에서 뛰쳐나오며 사납게 고함을 지른다. 입에서 원형의 초음파가 확 터져나가고. 권완은 두 손으로 귀를 가리며 비틀. 엄청난 사자후다. 순간

! 천년관총의 한 모퉁이가 그대로 터져나간다. 마치 안에서 대량의 폭탄이 터진 듯한 모습이고.

크엑! 케엑! 엄마야! 비명과 함께 터져나오는 건물 파편에 휩쓸려 허공으로 퉁겨져 나가는 삼촌육유와 공손대낭. 물론 모두 알몸이다

[!] [... 뭐냐?] 순라를 돌다가 기겁하는 철궁의 제자들

[난다! 난다! 내가 날아!] [저 인간 무서워!] [엄마야!] [난 이런 거 싫어!] 허우적대면서도 까마득히 허공으로 날아가는 삼촌육유와 공손대낭.

[... 저저....] [궁주님의 거처에서 발가벗은 것들이...!] 철궁 제자들이 입만 딱 벌리고 있는데

드드드! 진동이 갈아앉는 천년관총. 한쪽 벽면과 지붕이 왕창 터져나갔다.

그 안에 청풍이 눈을 부라리며 서있고. 뒤에는 권완이 귀를 막은 채 비틀거리고 있다.

[으하하하! 해방이다! 자유다!] [악랄한 인간의 압제에서 풀려났다!] [자유만세!] [... 같이 가! 나 혼자는 무서워!] 멀리로 멀어지는 삼촌육유들의 음성

청풍; [이건 도대체 무슨 도깨비 노름이야?] 찡그리고

그러다가 소혼곽을 보고 흠칫. 당연히 소혼곽에는 삼촌육유들이 없다.

청풍; [난쟁이들은 또 어디로 갔고?] 인상 쓰는데

권완; [흐윽!] 뒤에서 깅 털석 주저앉으며 울음을 터트린다

청풍; [왜 그래 완매? 대체 무슨 일이야?]

권완; [제 잘못이에요! 제 호기심으로 엄청난 일이 벌어졌어요!] 침대에 얼굴 묻고 운다

청풍; [아 글쎄 그게 무슨 일이냐니까?] 신경질 부리려는데

[궁주님!] [무사하십니까?] ! ! 두 명의 청년이 터져나간 벽을 통해서 안으로 날아든다. 가진우와 하시룡이다.

청풍; [그러니까 이게...!] 설명하려는데

권완; <별일 아니라고 말하세요.> 울면서 전음을 보내고

청풍; [별일 아니야. 잠결에 실수로 사자후를 터트렸는데 이 지경이 되었어!]

[... 사자후였습니까?] 놀라는 가진우와 하시룡

<얼마나 강력한 사자후였길레 강철과 바위를 써서 요새처럼 지은 천년관총의 벽과 천장을 날려버린 것인가?> 놀라고

청풍; [밤이 깊었으니까 정리는 날 밝으면 하기로 하고 그만들 가봐!] 손 젓고

하시룡; [방금 전 일단의 이상한 무리들이 궁 밖으로 도주했다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청풍의 눈치 살피고

하시룡; [혹시 그자들이 독군의 방조자(傍助者) 아닐지요?]

청풍; [난 모르는 일이야. 그건 하일열이 조사해봐!]

하시룡; [예 궁주님!] 고개 숙이고

가진우; [그럼 편히 쉬십시오!] 포권하고

청풍; [!] 끄덕

몰려든 철궁 제자들을 몰고 사라지는 가진우와 하시룡

청풍; [완매!] 사람들이 사라지자 권완을 돌아보며 인상 쓰고

권완; [... 말씀드릴께요. 우선 사람들의 이목이 닿지 않는 곳으로 자리를 옮겨요!] 눈물 닦으며 일어나고

청풍; [그러지!] 앞장서서 인명전으로 가고

인명전으로 들어가는 두 사람.

그런 두 남녀를 건물 그늘에서 보고 있는 두 여자. 밤인데도 양산을 쓴 기모노풍의 옷을 입은 절세미녀와 그녀 뒤에 서있는 다소곳한 인상의 역시 미녀. 용설약과 이수낭자

용설약; [공공자의 흔적을 찾아 왔다가 진귀한 구경을 하게 되었네!] 한숨 쉬고

 

#166>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164>

불이 여기저기 밝혀진 철궁.

건물 사이로 가는 권완.

지나가다가 인사하는 철궁의 제자들

마주 목례하는 권완

곧 어느 건물로 들어가는 권완

방안의 침대에 누워있는 독군. 온몸을 붕대로 칭칭 감았다. 머리에도 붕대.

독군; [뜻밖이군. 이밤이 새기 전에 누군가 내 목숨을 가지러 올 거라 생각했지만 네가 직접 오다니....]

권완; [경계할 것 없어요. 해치러 온 게 아니니까요.] 문을 닫고.

독군; [역시 뜻밖이군. 보시다시피 예의를 차릴 순 없는 상태니 앉고 싶은 데 앉아라.]

권완이 두 손을 허공에서 춤을 추듯 한 번 휘젓고.

휘익! 하고 그녀의 주위에서 바람이 일어나더니 그 크기는 점점 작아지고 흐름은 맹렬하고 빨라진다.

마침내 그녀의 두 손바닥 사이에서 밥공기 정도의 크기가 되어서 맴돌고.

독군; (방안의 공기를 모두 끌어모아 압축 시키다니...!) (어린 계집이 괴물이 따로 없군!) 놀라고

권완; [천하제일독인 독군에게는 독중지성(毒中之聖)이라는 독이 있어 금강불괴조차 녹일 수 있다지요?] 양손을 빙글 빙글 돌려가며 손안의 바람 구슬을 압축시키면서

권완; [더구나 용독(用毒)하는 수법이 귀신같아서 수족을 쓰지 않고도 삼장 이내에서는 마음으로 독을 쓴다더군요.] 두 손 바닥 사이에 있던 바람 뭉치를 이제 계란만하게 압축 시켜서 손바닥에 올려놓고.

독군; [틀린 말은 아니다만 독중지성은 함부로 쓸 경우 나도 함께 당할 우려가 많아서 쉽게 쓸 수는 없다.]

독군; [너와 싸울 때 처음부터 독중지성을 사용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긴 한다만....]

권완; [이 바람 구슬 속엔 적어도 사십 가지 이상의 독이 들었겠지요?] 손바닥 위에 올려진 계란만한 바람 구슬을 들어보이고

독군; [맞다!] 끄덕.

권완; [확인해볼까요?] 구슬을 바닥으로 떨어트리고. 순간

치치치! 푸시시! 바닥의 석판이 녹아들어가며 연기를 낸다.

권완; [역시 명불허전이군요. 압축되었다고는 해도 석판까지 녹이다니...!]

독군; [항상 손이 늦어 후회막급이다. 네가 올 줄 알았다면 다른 독을 썼을 텐데....]

권완; [제가 경계하고 있을 때는 어떤 독도 저를 해칠 수 없답니다.] 의자를 끌어다가 침대 옆에 놓고

독군; [흥!] 냉소.

권완; [꼭 믿어달라고 한 말은 아니니 부담 가지실 필요 없어요.] 의자에 앉는다.

독군; [누가 부담을 가진단 말이냐?]

권완; [그 부담이 아니라 할지라도 다른 부담은 있으시겠죠.]

독군; [흥!] 코웃음.

권완; [내일이면 원했던 물건을 손에 넣고 필사본을 만들 수 있으실 테니 먼저 축하를 해야 하겠군요.]

권완; [하지만 그 후에는 어떻게 하죠?] [하루 안에 철궁을 빠져나가지 못한다면 아마 당신은 죽음을 당할 텐데요.]

독군; [네가 염려할 일이 아니다.]

권완; [만약에 제가 원하는 세 가지 독을 주신다면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드리겠어요.]

독군; [흐흐흐! 어린 계집아이가 어쨌든 철궁의 제자인 노부를 상대로 수작을 부리려하다니 우습구나!]

권완; [철궁에서 배웠다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시는군요.]

[!] 독군 흠칫하며 입을 다물고.

가만히 보고 있는 권완

독군; (그러고 보면 어느덧 나는 나 자신이 철궁의 제자라 생각하게 되었다!)

독군; (지난 십년, 젊은 것들과 허물없이 어울리며 지내다 보니 철궁과 철궁의 여러 가지 수법들에 대한 자부심이 내 마음속에서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독군; (실제로 철궁의 재주들은 하나같이 기상천외한 것들뿐이었다.)

독군; (만약 내가 좀 더 일찍 철궁에서 배웠으면 뜻을 둔 것들 중 열에 열은 아닐지라도 일곱정도는 이루었을 것이다.)

권완; [독군께선 거래 조건으로 천하제일미인 임희를 내놓지 말아야 했어요.]

움찔 독군

권완; [투기라고 욕하겠지만 나는 그의 곁에 나 이외의 다른 여자가 있는 것을 원하지 않아요.]

독군; [미안하게 됐군.]

독군; [노부는 궁주가 춘약에 중독된 상태였기 때문에 미녀를 내세워 거래가 원만하게 이루어지도록 하려고 했던 것뿐이었다.]

권완; [솔직하시군요.]

독군; [진심을 얻는 것은 진심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권완; [그럼 저도 진심을 말하지요.]

권완; [사실 소녀에게는 한 가지 고질이 있습니다.] [뭐든지 한번 의문을 품은 것은 반드시 알아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독군; [재녀로서 생길만 한 병이군.]

권완; [지금 전 알고 싶은 어떤 것이 있으나 혼자의 힘으로라면 아마도 이십 년 이상이 지나야 할 것 같군요.]

권완; [하지만 독군께서 도움을 주신다면 오늘 밤 안으로 알 수 있습니다.]

독군; [천하의 재녀 권완이 이십 년 걸릴 일을 노부가 도와서 하루에 이룰 수 있다니 믿기가 어렵군.]

독군; [하여간 네가 알고 싶은 게 뭔지를 말해준다면 도와주마.]

권완; [고맙군요. 저 역시 도와드리겠습니다.]

권완; [제가 알고 싶은 것은 궁주에 관한 것입니다.]

[!] 독군의 눈이 번쩍.

 

#165>

다시 천년관총. 밤이 제법 깊었다. 순라꾼 외에는 돌아다니는 사람 없고. 건물들에는 거의 다 불이 꺼져있다.

청풍의 침실. 큰댓자로 누워서 자는 청풍.

삼촌육유들도 잠이 들어있다.

문 아래로 흘러들어오는 뱀같은 연기

뱀처럼 움직여서 침대로 다가가더니

청풍이 호흡하는 대로 청풍의 코로 흘러들어간다. 직후

끼익! 문이 조심스럽게 열리며 권완이 들어온다. 손에는 큼직한 잔이 하나 들려있고

[누구냐?] 순간 누군가 외치고

권완; [쉿! 조용!] 손가락을 입에 대고 말하고

[난 또 누구라고!] [예쁜 언니잖아!] [잠 좀 자자 잠 좀!] 잠에서 깨어난 삼촌육유들이 궁시렁대고

권완; [미안!] [나 신경쓰지 말고 자도록 해!] 삼촌육유들에게 말한 후 침대로 가고

곤하게 잠이 든 청풍

조심스럽게 다가가 손을 청풍의 얼굴 위에 이리저리 흔들어보는 권완

하지만 청풍은 신나게 코만 골고

권완; (약이 제대로 들었어!) (한번 잠들면 옆에 벼락이 떨어져도 깨지 않을 거라는 독군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네!) 청풍의 발치로 이동하고

권완; (이이에게는 어떤 독도 통하지 않으니 수면제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었지!) 컵을 내려놓고 비수를 하나 꺼내고

한손으로 청풍의 발을 잡고

권완; (미안해요!) 용서를 빌며 엄지 발가락 끝을 칼로 벤다. 피가 배어나오고

급히 칼 내려놓고

잔을 잡아서 그 피를 받는 권완 그때

삼촌육유들이 소근대는 소리가 들린다. [뭐하는 거지?] [잡아먹으려나 봐.] [먼저 맛을 보는 모양이야.]

피식 웃는 권완

[자기한테 엉큼한 짓 좀 했다고 잡아먹다니...] [우리도 조심해야겠어.] [번개보다 더 나빠.] [거기서 내 이름이 왜 나오는 건데?] 작은 소리로 소근대는 놈들

그러거나 말거나 잔에 피를 받는 권완. 어느덧 제법 고였다.

권완; (독군이 준 수면향이 신통하긴 하네.) (상처가 제법 깊이 나고 피가 이만큼이나 빠져나가는데도 전혀 모르고 자는 걸 보면...!)

물거품; [쳇! 똑똑한 줄 알았는데 실은 바본가 봐.] [목이나 가슴을 찌르면 금방 피가 콸콸 쏟아질 텐데 저러고 있어!] 궁시렁 대고

번개; [바보는 물거품 바로 너얌마!]

번개; [저 여자는 아까 우리한테 물어봤던 걸 실험하려는 거라고! 멍텅구리 녀석!]

물거품; [싸가지 없는 난쟁이 똥자루가 누구보고 멍텅구리라는 거냐?]

번개; [어쭈! 물거품 너 많이 컸다! 나한테 대들기까지 하고!]

물거품; [대들면 어쩔 건데? 너나 나나 피차 소혼곽에 갇힌 포로 신세잖암마!]

번개; [이 쉐리가 욕까지 해! 너 걸리면 죽~었어!]

물거품; [웃기지마 존마나!]

권완; [한마디만 더 하면 목이나 가슴을 찔러서 피가 금방 콸콸 쏟아지게 할 테야!] 돌아보며 눈을 부라리고

삼촌육유들이 합! 하면서 일제히 입을 다문다.

권완; (시끄러운 녀석들 같으니...!) 잔을 살핀다. 반 넘게 찬 피

권완;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콕콕! 청풍의 발의 혈도를 찍고

권완; [미안해요. 이후로는 당신에게 아무것도 숨기지 않겠어요.] [하지만 이것만은 정말 확인하고 싶었어요!] 잔을 들고 무릎 걸음으로 뒷걸음질치고

권완; [당신에게 말하고 확인할 수도 있겠지만.... 호기심이 통제가 안되는 내 성격에 당신이 실망할까봐 몰래 시험해볼 수밖에 없었어요1]

이어 소혼곽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가고

권완; [유쾌하지 않더라도 참아줘!] 손으로 번개의 고개를 앞으로 숙이게 해서 등쪽에 틈이 만들어지고

그 틈새에 조심스럽게 피를 붓는 권완

번개; [으...! 찝찝해!]

그러거나 말거나 다른 놈들이 고개 내밀고 있는 구멍에 피를 부어넣는 권완. 이윽고

권완; (이게 끝이야!) 삼촌육유가 갇혀있지 않은 유일한 상자에게 다가가고.

잔에 든 나머지 피를 모두 그 상자에 불어넣어준다

권완; (준비는 다 끝났어!) 급히 상처에서 멀어지는 권완

긴장해서 상자들을 본다

삼촌육유들의 작은 얼굴도 어둠 속에서도 창백해진다. 하지만

잠시 시간이 지났지만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권완; (이게 뭐야!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잖아!) 찡그리고

그러다가 흠칫

번개가 딴전을 피우고 있다

권완; [번개! 날 똑바로 봐!] 번개에게 고개 들이밀고

권완; [너 나한테 말하지 않은 게 있지? 그렇지?] 손가락으로 이마를 콕콕 찌르며 윽박지르고

번개; [이... 이러지마!] [난, 반드시 숨결도 함께 불어넣지 말아야 한다고는 말하지는 않았어.] 억지로 웃고

권완; [숨결? 누구 숨결?]

번개; [힘을 불러내는 거라면 힘을 사용할 사람!] [제왕인지 아닌지 시험을 하는 거라면 시험 대상이 되는 사람!] 겁을 내면서 재빨리 말하고.

권완; [틀림없지?]

번개; [난릉왕이 그렇게 말한 것 같아. 나도 더는 몰라.]

권완; [이번에도 틀렸다면 전부 각오해.] 새침하게 노려보고

삼촌육유들은 두려운 듯이 일제히 고개를 끄덕끄덕.

권완; (숨을 불어넣으라고?) 당혹하며 침대로 가고

신나게 코 골며 자고 있는 청풍

권완; (저 사람의 숨결을 소혼곽에 옮겨 넣으려면 그 방법 밖에 없는데...!) 망설이다가

권완; (별수 없어! 어차피 우린 부부가 될 사이기도 하니까 흉도 아니야!) 청풍 옆으로 가고.

권완; (용서해요!) 숨을 길게 내쉬고

이어 자신의 입을 벌려 청풍의 입 위에 대고. 입술끼리 거의 닿을 듯 말 듯

권완; (부끄러워!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애!) 얼굴이 새빨개져서 두근두근.

권완; (입술이 닿지 않도록 조심...!) 후욱! 청풍의 숨을 들이쉬고. 그러다가

권완; (이 정도면 되었어!) 급히 손으로 입을 가리고 침대에서 내려와

번개가 들어있는 상자로 달려가고

알아서 고개를 앞으로 숙여서 공간을 만드는 번개

권완; [하아!] 좁은 틈새에 대고 숨을 깊이 불어넣는다

번개; [앗 뜨거!] 몸을 뒤틀고

권완; [미안해! 끝났어!] 고개를 들고

그런 방법으로 왔다 갔다 하는 권완. 이윽고

권완; (마지막 한번!) 침대로 또 올라가고

권완; (지금까지는 잘 해왔어!) 다시 청풍의 얼굴 위에 자기 얼굴을 겹치는데

떨리는 권완의 입술이 청풍의 입으로 접근하고. 헌데

청풍; [흐읍!] 갑자기 숨을 들이키고

그 바람에 입술이 서로 붙어버리는 두 사람

[!] 눈 부릅 충격받는 권완

권완; (안... 안돼! 혀... 혀까지 들어왔어!)

권완; (그... 그만 뒤야하는데...!) 청풍과 키스하며 표정이 몽롱해지고. 그러다가

청풍; [음냐!] 입맛 다시며 청풍의 입술에서 자기 입술을 떼고

권완; (끝... 끝났어!) 아쉬운 표정으로 숨을 들이키고

권완; (우리의 두 번째 입맞춤은 이렇게 끝나는구나!) 손으로 입을 가리고 침대에서 내려오고

이어 마지막 하나의 상자로 가는 권완

권완; (제발 내 생각대로 이기를...!) 삼촌육유가 들어있지 않은 상자의 구멍에 입김을 불어넣어주고

이어 고개를 들고

권완; (이젠 기다리는 일만 남었어!] 뒤로 물러선다.

침대 모서리에 걸터앉은 권완. 소혼곽들의 반응을 살핀다.

삼촌육유들도 불안한 기색으로 서로를 보는데

권완; (이번에도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저이에 대한 내 생각이 틀렸다는 증거인데...!) 청풍을 힐끔거리며 초조한 기색이고. 그때

[어.... 뭐야?] [번개! 네 상자에서 연기가 난다!] [번개의 똥꼬가 타고 있나봐!] 소근대는 소리

흠칫 돌아보는 권완

쿵! 번개가 들어있는 상자의 구멍에서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른다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162>

저녁 무렵.

철궁의 뒤쪽의 산. 폭포가 하나 있고

폭포 아래의 연못에 청풍이 옷을 입은 채로 들어가 앉아있다. 몸에서 열이 나서 수증기가 피어오른다.

청풍; [젠장할! 벌써 한 시진 넘게 찬물 속에 쳐박혀 있는데도 몸의 열기가 다 사라지지 않는군!]

청풍; [이렇게 약성이 지독한 춘약을 뭐가 좋다고들 먹는지 몰라!]

그때 가진우와 하시룡이 폭포 쪽으로 오고.

청풍; [적포동의 잡것들은?]

가진우; [갔습니다.] [누누이 궁주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갔습니다.]

청풍; [변태영감이 내놓은 물건은?]

하시룡; [찾았습니다.]

하시룡; [그자가 말한 장소에 숨겨져 있었습니다.]

청풍; [볼 만한가?]

하시룡; [진본 여부만 확인했을 뿐입니다만...] [십기무제의 무공이 전해지던 말보다 더 대단하겠구나 하는 걸 느꼈습니다.] 흥분

청풍; [앞으로 일열들은 십기무제의 무공까지 배우도록 해!]

[... 궁주님!] 하시룡과 가진우의 얼굴에 기쁨이 가득해진다.

청풍; [다른 놈들은 몰라도 일열들은 무공이 좀 쎄야해!] [명색이 무림의 문파면서 제대로 된 무공 하나 없으니까 오늘같은 일이 벌어지는 거라고!]

가진우; [속하들이 무능하여 궁주님을 번거롭게 해드렸습니다.]

청풍; [일단 비급을 세 부 더 만들어. 진본과 똑같게.] 그만 두라고 손짓하고

청풍; [늦어도 내일 아침까지는 완성시켜. 그 일은 가일열이 책임지고 해.]

가진우; [분부받들겠습니다.] 포권하고

이어 흥분하여 내려간다.

청풍; (좋아하는군!)

청풍; (하긴 누군들 강해지는 게 싫겠어?)

하시룡; [궁주님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조심스럽게

청풍; [말해봐!]

하시룡; [독군 영호모청에게 단 하루일지라도 궁주 대리를 하게 하는 건 너무 위험하지 않나 싶습니다.]

청풍; [조심경 때문에?]

하시룡; [조심경은 오직 궁주만이 볼 수 있는 본궁의 보물인 듯한데 어찌 독군 같은 자에게 보이려 하시는지요?]

하시룡; [게다가 제자가 보기에 십기무제의 비급이 비록 대단한 보물이긴 하지만 궁주님께서는 딱히 탐내시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하시룡; [또 천하제일미인 임희 역시 제 생각에는 궁주님과 함께 오신 그 분 소저보다 나을 바가 없을 것으로 사료됩니다만....]

청풍; [완매가 지금 그 소리 들으면 좋아하겠군!]

하시룡; [혹시 제가 짐작하지 못한 뜻이 있으면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청풍; [별 뜻 없어.] 손으로 목 뒤를 씻으며.

청풍; [다만 그 변태영감이 내게서 뭘 얻으려 하고 또 어떤 걸 희생할 준비가 되어있는지 알아보려고 한 것뿐이야.]

하시룡; [그럼 정말 독군에게 조심경을 보게 하실 것인지요?]

청풍; [젠장! 그럼 하일열은 내가 그런 일에까지 수작을 부리는 호로자식인 줄 알았어?] 화를 내고.

하시룡; [용서하십시오! 제가 죄를 지었습니다!] 포권하고

청풍; [됐어! 사실 독군에게 조심경을 보여주는 건 다른 의도도 좀 있어!]

의아해하면서 기다리는 하시룡

청풍; [사부들은 지금 어디 있지?]

하시룡; [권씨세가의 식솔들이 중독된 배후를 캐기 위해 모두 동분서주하고 계십니다.]

청풍; [거기다가 독군이 조심경을 읽어보고 튄 걸 알면 당분간 본궁에는 돌아올 생각도 못하겠지!] [반드시 잡아서 조심경의 내용이 세상으로 흘러나가지 못하게 하려 할 테니까!] 히죽

하시룡; [그럼 십이사님들을 바쁘게 하시려고 일부러....!] 놀라고

청풍; [영감탱이들은 당분간 궁에 돌아오면 안돼!] [영감들이 자리를 비운 동안 좀 조사할게 있거든!]

하시룡; [조사하실 것이라면....!]

청풍; [하일열이 영감들의 뒷조사를 해봐! 들키지 않게!]

하시룡; [... 십이사님들의 뒷조사를 말입니까?] 기겁하는데

청풍; [내가 이번에 강호에 나갔을 때 황보천유라는 놈을 만났었는데 말이야!]

이어 폭포의 광경을 보여주고. 잠시후

[!] 놀라는 하시룡

청풍; [하일열의 생각을 말해봐!]

퍼뜩 정신을 차리는 하시룡

청풍; [영감들과 사이가 좋은 가일열보다는 하일열이 더 믿을만해서 털어놓은 거야!]

하시룡; (그래서 십기무제의 비급을 필사하는 일을 가일열에게 맡겼군!)

청풍; [난 숨김없이 털어놨으니까 하일열도 솔직하게 말해봐!]

하시룡; [제자를 그렇게 믿어주시니 감읍할 따름입니다!] 포권하고

하시룡; [궁주님이 생각하시는 대로 황보천유, 그자 정도를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은 십이사님들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청풍; [나도 황보잡종이 영감들 중 한 명의 제자라고 거의 확신하고 있어!]

청풍; [도대체 어떤 영감탱이가 무슨 생각으로 몰래 제자를 기르고 있는 건지 반드시 알아내야만 해!]

청풍; [영감들에 관한 건 전부 확인해!] [특히 출타했을 때 의심스러운 행적은 단 하나라도 빠트리지 말고 조사하도록!]

하시룡; [분부 받들겠습니다!] 포권하고

청풍; [명심해! 이건 본궁의 생사존망이 걸린 일이야!]

긴장하여 침 꿀꺽 삼키는 하시룡

 

#163>

해가 졌다. 철궁의 여기저기 불이 밝혀졌고

자기 거처인 천년관총으로 들어가는 청풍. 헌데

천년관총 내부의 침실에서 소근 소근 말 나누는 소리가 들린다. [우리도 정확하게는 몰라!] [아마 난릉왕도 확실하게 알고 한 이야기는 아닐 거야!]

[소혼곽의 쓰임새를 확인하는 방법은 방금 말한 게 전부야!] [어쨌든 난릉왕이 그렇게 말한 건 확실하지?]

청풍; (완매가 삼촌육유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군!) 문이 열린 침실로 가고

번개; [우린 거짓말 안 해.] [아니 못 한다고!] 상자에서 목만 내밀고 있는 삼촌육유들이 신경질 내고

권완; [물론 나도 알아!] 의자를 놓고 앉아서 미소 짓는다. 상자 위에는 음식 찌꺼기가 남은 접시와 젓가락이 놓여있다. 권완이 삼촌육유에게 밥을 먹인 흔적

권완; [대신 나한테 말한 건 다른 사람한테 절대 말하지 마.] [말했다간 모두 무사하지 못할 줄 알아.] [물론 더 이상의 고기도 없고!] 주먹 들어서 협박하고

[... 알았어!] [... 고기만은 제발!] 겁에 질려 눈치 보는 삼촌육유들

청풍; [뭔 얘기야?] 들어서고

삼촌육유들은 일제히 입을 다물고

권완; [대장부가 남의 이야기에 귀가 솔깃하세요?] 흘겨보고

청풍; [젠장!]

청풍; [툭하면 대장부 어쩌고...!] 투덜거리며 침대에 벌렁 눕는다.

권완; [삐지지 마세요! 그렇잖아도 당신이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었어요!] 침대에 앉고

청풍; [삐지긴 누가 삐졌다고....!] [으헉!] 비명 지르고

권완; [왜 그러세요?] 눈을 상큼 뜨고 내려다보는 권완. 헌데 옷이 투명해져서 속살이 그대로 보인다

청풍; [... 아무것도 아니야!] + (제기랄! 춘약의 효과가 아직도 남아있구나!) 고개 돌리며 질끈 눈을 감고

권완; [조심경에 대해서 말해주세요!]

권완; [대체 그게 뭔데 독군이 목숨 대신 그걸 구해달라고 한 거죠?]

청풍; [... 조심경은 철궁을 창건하신 무명(無名)의 기인이 남긴 책이야!] [철궁의 각가지 재주는 다 그 책에서 유래했어!] 눈 질끈 감고

권완; [그렇게 중요한 걸 마음대로 보여줘도 돼요?]

청풍; [상관없어. 보여줘도!]

권완; [어째서죠?]

청풍; [왜냐하면... 그 책에 적혀있는 건 해독이 불가능한 기호들이거든!]

권완; [해독 불가능한 기호라구요?]

청풍; [그래! 일정한 규칙도 없이 마구 휘갈겨놓은 듯한 낙서야.] [두께도 이만큼이나 되는데 뜻도 모르는 기호를 하루 정도 본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권완; [그런데 철궁이 어떻게 그 책으로 만들어졌다는 거죠?]

청풍; [철궁에 가끔 괴짜들이 나오는데 수십년동안 그 책만 들입다 파다보면 가끔 영감 같은 게 떠오른다나봐!]

청풍; [나도 궁주가 된 후로 꾸준히 들여다보고 있긴 하지만 얻은 건 두통뿐이야!]

권완; [하루동안에 베낄 수도 있잖아요.]

청풍; [그 복잡한 걸 하룻만에 똑같이 베낀다고?] 피식

청풍; [의미도 일관성도 없는 기호들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베끼려면 아마 한 달로도 부족할 걸?]

권완; [그렇긴 한데...!]

청풍; [하여간 조심경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아도 돼!] [원본을 들고 튀지 않는 한 유출될 일은 없을 테니까!]

권완; [듣고 보니 그렇군요.] 일어나고

권완; [유난히 힘든 하루였지요? 그만 쉬도록 하세요!] 접시 들고 일어나고

청풍; [어디 가게?] 조금 눈을 뜨며 묻고

권완; [바람 좀 쐬고 올게요.]

청풍; [본궁은 성비(性比) 불균형으로 굶주린 놈들이 많으니까 조심해!]

손 흔들며 나가는 권완의 뒷모습

순간 권완의 뒷모습이 다시 발가벗은 알몸으로 보이고

청풍; (으헉! !) 눈 감고 도리도리하고

그러다가 다시 눈을 떠보니 옷을 입은 권완이 문을 닫아주고 있다.

청풍; [아흐! 이놈의 춘약!] [얼마나 시간이 지나야 완전히 사라질려나!]

청풍; [이 상태라면 오늘밤 꿈에 알몸의 예쁜이가 나타날텐데 어쩌지?]

변태같은 표정으로 헤벌레 청풍. 머리 위에 떠오르는 알몸이나 또는 투명한 옷을 입은 권완의 자태가 떠오르고.

청풍; [어쩌긴 뭘 어째? 신나는 거지!] 베개를 부여안고 데굴 데굴 구르면서 좋아 죽으려 하고

청풍; [밤이여 어서 오라! 내 꿈 속으로 들어와줘 예쁜이!] 좋아 죽으려 하고

[저것 봐 저것!] [아주 좋아 죽으려 하네!] [짝짓기를 하는 것보다 엉큼한 상상을 더 좋아하는 걸 보면 변태가 분명해!] 삼촌육유들이 수군거리고

청풍; [이것들이 누구 보고 변태라는 거야?] 벌떡 일어나며 화를 내지만

이슬; [변태가 아니면?] 샐쭉

이슬; [야한 생각하는 동안 아랫도리에서 발딱거리는 건 뭔데?] 얼굴 살짝 붉히며 눈을 흘기고

아래를 내려다보다 띠용하는 청풍

바지가 불룩해졌다.

청풍; [... 이건 내가 건강한 남자라는 증거야!] 급히 베개로 아랫도리를 가리고

[둘러대긴 잘하지!] [용기가 없어서 자기 암컷도 자빠뜨리지 못하는 바보!] 놀리는 삼촌육유들

청풍; [여러분께서는 또 딱밤을 맞고 싶어지신 모양이군요!] 딱밤 때리는 시늉하고

[!] [... 아니야! 절대 싫어!] [딱밤은 노땡큐!] 기겁하는 삼촌육유들

청풍; [짜식들이 말이야!]

청풍; [! 아까 예쁜이하고 무슨 얘기한 거야?]

번개; [그건 말 못하지!]

청풍; [딱밤 맞을래?]

번개; [... 고난과 핍박 속에서 절개는 더욱 빛나는 법!] [딱밤의 위협에도 나 번개의 굳은 결의는 결코 무너지지 않으리!]

청풍; [놀고 있다!] ! 강력한 딱밤을 때리고. 댕댕댕! 워낙 쎄서 앞 뒤로 연달아 흔들리는 번개의 머리통

[으헥!] [번개의 머리통이 종처럼 울리고 있어!] [이번 건 대박이다!] 공포에 질리는 다른 놈들

해롱해롱 대는 번개

청풍; [누가 또 맞을래?]

모두 공포에 질리지만

이슬; [... 모두 마음을 굳게 갖어야만 해!]

이슬; [여기서 우리가 굴복하면 앞으로 쫄쫄 굶어야할 거야!]

[맞다! 우리에게 먹을 걸 주는 건 예쁜 언니다!] [딱밤의 고통 따윈 신선한 고기가 주는 행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폭군은 물러가라! 물러가라!] 데모하는 삼촌육유들

청풍; [얼씨구!]

[흔들리지 흔들리지 않게!] [산자여 따르라!] [닭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새날이 올 때까지...!] 신나게 데모하는 놈들

청풍; [좋아 좋아! 너희들의 결연한 의지를 높이 사서 더는 안 물어보마!]

청풍; [대신 주모자인 너 이슬이 대표로 한 대 맞아라!] 딱밤을 때리려 하고

이슬; [... 엄마야!] 겁에 질려 웅크리고

딱밤 때리려다가 멈칫하는 청풍

눈 질끈 감고 겁에 질려 달달 떠는 이슬의 얼굴이 아주 귀엽다

청풍; (... 요놈, 아니 요년 이렇게 보니 정말 귀엽고 앙증맞네!) 침 꼴깍

[어 뭐야 뭐야?] [분위기 요상한데!] [저 변태, 이제 이슬한테까지 흑심을 품는 거야?] 다른 놈들 수군거리고

퍼뜩 정신 차리는 청풍

이슬도 한쪽 눈 살그머니 떠서 보고

청풍; [에이 그만두자!] 벌떡 일어나고

청풍; [예쁜이가 뭐 나한테 해로운 일 하겠어?] 침대에 벌렁 눕고

청풍; [잠이나 자자. 잠이나 자!] 베개로 얼굴을 덮고

청풍; (에휴! 춘약이 무섭긴 무섭구나. 치마만 둘렀으면, 심지어 삼촌짜리 인공생명체한테까지 마음이 동하다니...!)

잠시후

드르렁! 푸아! 배를 들어내고 큰 댓자로 퍼질러 자는 청풍

얼굴 붉히며 그런 청풍을 훔쳐보는 이슬

 

#164>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이전버튼 1 2 3 4 5 이전버튼

블로그 이미지
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와룡강입니다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4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