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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

다시 태산

[끄윽...] 이마에 구멍이 나서 뒤로 넘어지는 철신장. 눈에서 초점이 사라졌고

모든 사람들 경악

퍼억! 나뒹구는 철신장. 그 앞에서 손가락 튕긴 자세로 서있는 벽세황. 입으로 피가 좀 흐르고

[정말 단 일초에...] [철신장 정도 되는 고수가 저렇게 간단히...] [과연 무림왕이다!] 사람들 환호. 그 가운데 죽립을 눌러쓴 청풍이 서있고

청풍; (혹시나 했는데... 괜한 우려였다.) 안도

<세황 형님은 신선 김가기가 남긴 오행전륜심법(五行轉輪心法)을 익혀 오행륜의 모든 무공을 자유자재로 구사하신다.> 손을 내리고 철신장의 시체를 갑옷을 입은 오행백강중 두 명이 끌고 내려가는 걸 보는 벽세황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도연도 다시 일어나며 징을 칠 준비를 한다

청풍; (길지 않은 시간이겠지만... 세황형님은 절대무적의 무림왕으로 군림하실 것이다.) 생각할 때

징! 도연이 징을 친다.

모든 사람들이 다시 비무대를 보고

도연; [두 번 남았소!] 다시 징을 칠 준비를 하고

도연; [두 번의 징이 더 울릴 때까지 도전자가 없으면 오늘의 비무대회를 마감하도록 하겠소!] 징! 다시 징을 치는 도연. 바로 그때

[본좌가 나서겠소!] 팟! 사람들 사이에서 치솟는 인물

청풍; (저자는...) 눈 번뜩이고

위극겸; [본좌는 벽세황이란 애송이를 무림왕으로 인정할 수 없소!] 휘릭! 내려서며 외치고. 갈쿠리 검과 원형의 방패를 들었다.

청풍; (위극겸!) 눈 번뜩

벽세황; [삼성동의 제자께서도 세속의 명예를 탐하시는 거요?] 웃고. 그러자

[삼성동!] [저 인물이 사비세중 삼성동의 제자란 말인가?] 사람들 경악하고

위극겸; [명예를 탐하는 것이 아니다.] 슥! 방패로 앞을 가리며 말하고

위극겸; [삼성동의 제자로서 오행륜의 후계자가 무림의 왕을 자처하는 것을 좌시할 수 없을 뿐이다.]

벽세황; [대의명분을 내세우시겠다?] 웃고

벽세황; [그 점에 관해서는 할 말이 있는 사람이 또 있는 것같은데...] 사람들 사이를 보고. 그러자

[우리 부자를 지칭하는 것이라면 맞네.] 휘익! 날아오르는 두 사람. 삼절신통과 조원룡 부자.

[저 노인은...] [오십 년동안 무적이었다는 삼절신통이다!] [사실상의 천하제일인 삼절신통도 등장했다!] 청풍 주변의 사람들 웅성.

삼절신통; [삼성동이 오행륜에 시비를 걸려면 노부부터 상대해야할 것이다.] 웃으며 내려서는데

슈학! 갑자기 갈쿠리 검을 휘두르는 위극겸

조원룡; [조심...] 기겁하며 물러서고

삼절신통; [삼성동의 후손이 기습도 하는가?] 팟! 역시 웃으며 뒤로 날아가려는데

지잉! 휘둘러지는 위극겸의 갈쿠리 검이 진동하자

삼절신통; [헉!] 화악! 보이지 않는 밧줄에 휘감겨 위극겸에게 확 끌려가는 삼절신통

삼절신통; (흡인력이 너무 강해서 피할 수 없다!) + [지랄!] 쩡! 방어는 포기하고 통천신화지를 날리는 삼절신통. 하지만

텅! 삼절신통이 날린 통천신화지는 위극겸의 방패에 부딪혀 굴절되고

쩍! 반면 삼절신통의 목을 위극겸의 갈구키 검에 걸렸다가

쩍! 그대로 베어진다

조원룡; [아버지!] 비명

[쯧쯧!] 혀를 차는 벽세황

[저런...] [말도 안되는...] [천하제일인 삼절신통이 단 일격에...] 사람들 경악

오방희와 냉혈전호와 삼봉공도 경악하고.

텅! 바닥에 떨어지는 삼절신통의 목. 피를 뿌리며 비틀하는 삼절신통의 몸통

조원룡; [안돼!] 비명

퍼억! 목이 잘린 삼절신통의 몸통도 나뒹굴고

<가... 가공!> 장내가 조용해지고. 조원룡은 넋이 나가 바닥에 주저앉고

위극겸; [맛보기 여흥으로는 충분했던 것 같군.] 웃으며 갈쿠리 검을 내리고.

위극겸; [그럼 이제 본 경기를 시작해볼까 무림왕 나으리?] 벽세황을 돌아보는데

벽세황; [그러고 싶지만...] 웃으며 위극겸의 뒤를 보고

벽세황; [나보다 더 당신에게 긴한 볼일이 있는 사람이 있는 것같으니 어쩐다?]

위극겸; [!] 오싹! 소름이 돋고

쿵! 언제였는지 위극겸의 뒤에 서있는 청풍. 죽립을 눌러쓰고 일본도를 찼다.

[헉! 저 인물이 언제 비무대에...] [대.. 대단한 고수다!] 놀라는 사람들

냉혈전호; [불이!] 놀라고.

[허허! 저 놈도 와있었군!] [그러면 그렇지.] 삼봉공도 놀라고 안도하고

<불이공자님이 오셨어!> 오방희들 얼굴 발개지고

위극겸; [불이살검?] 긴장하며 천천히 돌아서고.

청풍; [그렇소! 나요.] 슥! 죽립을 벗고. 그러자

[불이살검!] [오오오! 저 청년이 바로 황금전장 시절의 절대무적을 자랑했던 수금사자 불이살검이다!] [사람 죽이는데 두 번 손을 쓰지 않는다는 불이살검도 와있었다!] 사람들 환호하고. 흥분하고

위극겸; [내게 볼일이 있는 것이냐?] 돌아서고

위극겸; [천존경이라면 이미 내 손을 떠났다만...] 긴장하고

청풍; [오늘 내가 귀하 앞에 나타난 것은...] 핑! 우울한 표정으로 죽립을 비무대 아래로 던지고

[오오!] [불이살검의 죽립이다!] [저건 보물이야!] [내거다!] 사람들 그 죽립 받으려고 아우성치는데

청풍; [당신이 세황 형님 손에 죽기 전에 아들의 복수를 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요.]

위극겸; [아... 아들의 복수!] [설마...] 경악하고 전율하고

청풍; [유감이지만... 당신의 아들은 내 손에 죽었소!] 끄덕이고

위극겸; [!] 비틀! 충격 받고 비틀거리고

청풍; [삼성록은 물론 호삼자께 돌아갔고...] 일본도 손잡이를 잡고

청풍; [아들의 복수를 하고 싶으면 시작하시오.] 스릉! 일본도를 뽑는다. 끝이 잘려나가 2/3정도만 남은 일본도이고

위극겸; [흐흐흐! 마누라에 이어 아들까지 죽였다 이거지?] 미친놈처럼 웃고. 쿠오오!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살기가 뿜어져 나오고

[힉!] [헉!] [숨... 숨통이 조여온다!] [인간이 어떻게 저런 살기를...] 비무대 주변 사람들 기겁하며 물러서고

위극겸; [확실히 네놈과는 생사를 결하지 않을 수가 없구나!] 지지징! 진동하는 검으로 청풍을 겨누고

청풍; (공력이 전과 비교도 안되게 증진되었군.) + [싸우기 전에 알려줄 것이 있소.]

위극겸; [오냐! 곧 죽을 몸이니 할 수 있는 말은 모두 해봐라!] 이를 갈고

청풍; [난 이(李)자 무(無)자 외(畏)자를 존함으로 쓰시는 분의 아들이오.]

벽세황; (역시...) 고개 끄덕이는 벽세황. 반면

위극겸; [네놈이 누구 아들인지는 궁금하지도 않...] + [!] 말하다가 뒤늦게 눈 부릅뜨고

위극겸; [네놈... 네놈이 바로...] 경악. 충격. 비틀거리고

청풍; [그렇소. 무제라는 분이 내 아버지요 사백(師伯)!] 고개를 좀 숙여서 예의를 표하고

[무제?] [그런 인물이 무림에 있었나?] [대체 무슨 이야기지?] 비무대 아래 사람들은 어리둥절하고

냉혈전호; [무제라면 혹시...] 야차선녀에게

야차선녀; [천신부의 대제자였던 인물이랍니다.] [약관 무렵에 이미 번뇌신존이나 사부인 천신대야조차 능가했다고 전해지는....]

냉혈전호; [불이 저놈이 남다르다 했더니만...] 놀라고

독심귀의; [원래 씨가 좋았던 거요.] 납득하고

위극겸; [흐흐흐! 어쩐지... 어쩐지 밑도 끝도 없이 네놈같은 괴물이 나타났다 했더니...] 마귀처럼 웃고

위극겸; [역시 핏줄은 무서운 것이로구나.] 이를 부득 갈고

청풍; [사백에게 유감은 없소.] [호삼자께서도 굳이 사백의 목숨을 원하진 않으셨고...] 침통하게 말하고

청풍; [아들의 복수를 포기하시겠다면 그냥 보내드리겠소이다.] 왼손으로 가도 좋다는 시늉하고

위극겸; [흐흐흐 눈물 나게 고마운 배려로구나.] 이를 갈며 웃고

위극겸; [하지만 하나뿐인 자식을 잃은 아비가 더 살아서 무엇 하겠느냐?] 파팟! 방패를 든 왼손의 손가락으로 자신의 몸 여기저기를 찍고.

벽세황; [조심하게 아우! 모든 잠력을 폭발시키는 모양이니...]

청풍; [주의하겠습니다.] 고개 좀 숙이고. 그때

위극겸; [복수를 해주는 게 아비로서 죽은 자식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배려겠지!] 우둑! 우두둑! 위극겸의 온몸에서 뼈가 엇갈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우둑! 콰득! 위극겸의 몸이 헐크처럼 변하면서 커진다. 온몸의 근육이 터질 듯이 부풀어오르고

냉혈전호; [저건...] 긴장하고

독심귀의; [증폭마공(增幅魔功)이외다. 평생 쓸 공력을 단 한 번에 폭발시키는...] 긴장하고

위극겸; [각오해라! 갈가리 찢어 죽여줄 테니...] 크아아! 3미터가 넘는 거인으로 변하며 악을 쓰는데

푹! 이미 위극겸의 목을 깊이 찌르고 있는 청풍의 일본도. 부러진 끝 부분에서 길게 섬광이 뿜어져 나와 전체 길이가 3미터 가까이 되었고

[아!] 오방희 경악과 안도

냉혈전호가 자기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고

[언제!] [허억!] [빠르다!] 사람들 경악할 때

콱! 자기 목을 관통한 일본도의 칼날을 잡는 위극겸의 거대해진 손

중토희; [조심하세요!] 비명 지를 때

위극겸; [크아!] 목이 관통당한 상태에서도 갈쿠리 검을 벼락같이 휘둘러 청풍의 몸을 베어오고. 청풍은 일본도가 위극겸의 손에 잡혀 움직일 수 없다

중토희; [칼을 버려요!] 비명. 하지만

징! 고개 숙이는 청풍의 눈이 부릅떠지고. 그러자

콰득! 갈쿠리 검을 휘둘러오는 위극겸의 손목이 홱 뒤틀리고

쩍! 그 바람에 갈쿠리 검은 홱 뒤집히며 청풍의 머리 위를 스치고 지나가고

벽세황; [잘 한다!] 짝짝 박수치고

<저게 무슨!> <왜 불이살검의 목을 치려다가 검의 방향을 바꿨지?> 사람들 경악할 때

위극겸; [저... 저주심인결?] 칼을 헛 친 자세로 경악할 때

청풍; [바로 그렇소!] 스악! 지잉! 빛이 나는 칼을 위극겸의 손아귀에서 확 뽑고.

후두둑! 그 바람에 위극겸의 손가락들이 잘려서 허공으로 흩뿌려지고

위극겸; [크아!] 부악! 갈쿠리 검을 내리찍는 위극겸. 목이 궤뚫려 피가 앞 뒤로 뿜어지지만 상관하지 않고

슥! 슬쩍 옆으로 움직이는 청풍.

꽝! 청풍의 바로 옆을 스치며 바닥을 박살내며 깊이 박히는 위극겸의 갈쿠리 검

슥! 그 갈쿠리 검의 칼등을 두 발로 밟고 올라서는 청풍

위극겸; [네놈...] 경악할 때

청풍; [용서하시오 사백!] 지잉! 진동하는 일본도를 두 손으로 높이 쳐들며 올라가고. 이제 위극겸의 목과 청풍의 칼 위치가 비슷해졌고

쩌억! 그대로 칼을 비스듬히 내리쳐서 위극겸의 목을 치는 청풍의 칼

[!] [!] 모든 사람들 경악

오방희들은 안도하고

텅! 텅! 바닥에 구르는 위극겸의 머리통. 목이 잘린 위극겸의 거대한 몸통은 갈쿠리 검을 놓치며 뒤로 비틀하고. 청풍은 바닥에 박힌 갈쿠리 검의 칼등과 손잡이를 밟은 자세로 서있다. 일본도를 옆으로 그어낸 자세다

츄휵! 피를 뿜어내며 줄어드는 위극겸의 시체. 그러다가

쾅! 뒤로 넘어지는 시체

슈우! 구르던 위극겸의 목도 원래 크기로 돌아가고.

[와아!] [불이살검이 이겼다.] [대단하오 불이살검!] 사람들 폭발적으로 환호하고

청풍; [오행백강!] 슥! 갈쿠리 검에서 내려서며 단상 주변을 경호하는 갑옷과 투구 쓴 무사들을 부르고

퍼뜩! 정신 차리는 무사들

[하명하십시오 공자!] [분부하십시오!] 휙! 휙! 몇 명의 무사들이 비무대로 날아오르며 포권하고

청풍; [비록 적이었지만 사문의 존장이오.] [정중히 운구할 수 있게 준비하시오.] 칼을 칼집에 꽂으며 말하고

[존명!] [분부 받들겠습니다.] 포권하는 무사들. 이어

서둘러 위극겸의 목과 시체를 챙겨서

휙! 휘익! 비무대 아래로 날아 내려가는 무사들. 그때

벽세황; [좋아! 좋아!] [이제 더 이상 방해꾼은 없겠지.] 짝짝 박수치며 다가오고

청풍; [형님!] 벽세황에게 포권하고

벽세황; [우리 둘만 남았으니 마지막 승부를 시작하자.]

청풍; [형님! 그게 무슨...] 경악

도연도 흠칫

[흑!] [안... 안돼!] 오방희들 기겁

냉혈전호; [세황아!] 기겁하며 나서려 하지만

야차선녀; [그냥 두고 보세요.] 소매를 잡으며 말리고. 한숨 쉬고

냉혈전호; [하지만 저 아이들이 싸우면 반드시 둘 중 하나는 치명상을 입을 텐데...]

야차선녀; [소장주에게 생각이 있을 거예요.] [소장주를 잘 아시잖아요.]

냉혈전호; [그렇긴 하지만...]

야차선녀; (소장주는 아마도 불이에게 무림왕 자리를 양도하려고...) 우울한 한숨.

[무슨 소리인가?] [무림왕이 절친이던 불이살검에게 싸우자고 한 건가?] [이게 무슨...] 사람들도 당활. 그때

벽세황; [우리가 싸워야하는 이유를 정녕 모르겠느냐?] 강렬한 표정.

벽세황; [너는 내게서 모든 것을 앗아가지 않았느냐?] 무시무시한 기운을 뿜어내고. 순간

털썩! 벽세황의 앞에 무릎을 꿇는 청풍. 이어

청풍; [제 목숨은 형님의 것입니다.] 고개 숙이고

청풍; [원하시면 앗아가십시오. 기꺼이 드리겠습니다.] 고개 숙인 채 말하지만

벽세황; [그럴 수 없는 이유는...] 강렬한 눈빛

벽세황; <내 목숨이 이제 일각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음으로 말하고

[!] 눈 부릅뜨는 청풍.

청풍; [형... 형님!] 눈물 그렁 올려다 보고

벽세황; <네가 무림왕이 되어야 오방희와 소소를 돌봐줄 수 있을 것 아니냐?> 다시 전음으로 말하며 눈 부라리고

청풍; (오방희!) 오방희들을 돌아보고

오방희들은 떨면서 보고 있는데 모두 의식적으로 아랫배를 한손으로 감싸고 있다

청풍; (맞는 말이다!) 일어나고

청풍; (저 여자들의 뱃속에 든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형님이 원하는 대로 해주어야한다.) 완전히 일어나고

벽세황; [잘 생각했다!] 웃고

벽세황; [준비하라! 날 이기면 네가 무림왕이다!] 쿠오오! 벽세황의 몸에서 거대하며 타는 듯이 붉은 용이 나타난다.

[용... 용이다!] [저... 저런 무공이 존재하다니...] 사람들 경악하고

청풍도 일본도를 다시 뽑고

벽세황; [여한없이 놀아보자!] 외치면서 양손을 펄럭이고

크왕! 거대한 용이 청풍에게 날아들고.

청풍도 아주 길어진 일본도로 용을 베고

벽세황; [으하하하! 좋구나 좋아!] 날아오르며 용을 부리고

청풍도 날아오르며 수십미터에 이르는 빛의 칼로 용을 상대하고

이하 두 사람은 허공을 날며 신선처럼 싸운다. 벽세황은 용을 부리고 청풍은 신선처럼 날아다니며 칼질을 하고

도연; [아미타불...] 감탄하고

[가... 가공!] [저... 저게 과연 인간의 무공인가?] [신... 신인이다 둘 다!] 사람들 입을 벌리며 보고

카카앙! 빠카캉! 꽈과광! c의 검기와 용의 발톱이 충돌하며 불꽃과 벼락이 마구 일어나고

벽세황; [항룡유회(亢龍有悔)!] 양손을 펄럭이고

그에 따라 폭발적으로 커진 용이 청풍을 휩쓸어가고

부악! 청풍의 칼도 벼락을 일으키며 용을 베어가고

꽈광! 엄청난 폭음.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지고. 마치 핵폭탄이 터지는 것같고

[허억!] [히익!] 구경하던 사람들 공포에 질려 비틀거릴 때

콰아! 이윽고 돌풍과 충격파가 사라지고

쿵! 허공에 떠있는 청풍과 벽세황의 모습. 헌데

청풍의 온몸의 옷이 갈가리 찢겼고 몸에서 피가 흐른다. 반면 벽세황은 멀쩡한데

오방희; [흐윽!] 입을 틀어막고

[저런...] 냉혈전호와 삼봉공 경악과 안도

[불... 불이살검이 패했다!] [무림왕께서는 멀쩡하다!] [결판이 난 것같다!] 사람들 흥분하여 외칠 때

히죽 웃는 벽세황. 이어

주르르! 벽세황의 입과 코로 피가 쏟아지고

[악!] [상공!] 오방희들의 비명

[헉! 저런...] [무림왕께서도 내상을 입은 것 같다!] 사람들 깨닫고

냉혈전호; [세황아!] 비명 지를 때

허공에서 비틀! 하던 벽세황

퍼억! 그대로 바닥에 추락하여 쓰러진다

청풍; [형님!] 휘익! 급히 날아가고

[안돼!] [상공!] 비명 지르며 날아오르고

청풍; [안됩니다! 돌아가시면 안됩니다 형님!] 칼을 떨구며 벽세황의 옆에 무릎을 꿇고

벽세황; [울지 마라. 난 아무렇지도 않다.] 바닥에 누워 웃고.

[흐윽!] [상공!] 털썩! 털썩! 두 사람 주변에 무릎 꿇으며 오열하는 오방희들

벽세황; [먼저 가서 미안하지만...] 오방희들 둘러보고

벽세황; [뱃속의 아기들을 위해서라도 절대 무모한 짓은 하지 마라.] [내 마지막 명령이다.] 엄한 표정

청풍; (오방희가 자신을 따라 자결할까봐...)

[예 상공!] [분부 따르겠사옵니다.] 절하며 우는 오방희들

벽세황; [무림의 왕 노릇까지 해봤으니 여한이 없는 삶이었다.] 웃으며 눈을 감고.

툭! 손이 힘없이 옆으로 떨궈지고. 순간

[상... 상공!] 오방희들의 통곡

[상공!] 모두 엎드리며 우는 오방희. 청풍도 무릎을 꿇은 채 울고

냉혈전호; [세황이가... 내 아들 세황이가...] 비틀하고.

[장주!] 좌우에서 급히 냉혈전호를 부축하는 독심귀의와 야차선녀

냉혈전호; [세황아! 세황아!] 부축 받아 의자에 앉으며 오열하고

<죽었다!> <무림왕으로 봉해진 벽세황이 죽었다!> 사람들 충격 받아 조용하고. 그때

스윽! 자리에서 일어나는 청풍

사람들 흠칫! 할 때

청풍; [본인이... 세황 형님을 대신하겠소.] 장내를 둘러보며 말하고

청풍; [무림왕의 자리가 탐나는 자는 올라오시오. 내가 상대해줄 테니...] 눈물 흘리며 강렬한 표정을 짓는 청풍의 얼굴 크로즈 업

 

<2017년 4월 4일 보보경천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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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

<-태산> 관도로 수많은 사람과 우마차들이 가고 있다. 모두 황금산장으로 가고 있는 중이다.

그 사람들 사이에 끼어있는 청풍.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게 죽립을 눌러쓰고 있다.

오방희중 중토희의 말을 떠올리는 청풍. <상공께서는 공자님이 반드시 단오의 무림대회에 참석해주십사 당부하셨사옵니다.>

청풍; (형님의 분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오긴 했다만...) 우울

청풍; (거푸 두 번이나 형님이 살 수 있는 기회를 앗아간 내가 무슨 낯으로 형님의 얼굴을 본단 말인가?) 멀리 보이는 황금전장의 정문 보며 생각하고. 성벽과 성문 일대에 수많은 깃발들이 나부끼고 있는 게 보인다

<발걸음은 천근이고 실제로는 멀지 않은 황금전장... 아니 제왕성까지의 거리가 천리처럼 느껴진다.>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 황금전장 정문쪽으로 가는 청풍의 뒷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269>

<-제왕성(帝王城)> 황금전장의 정문. 성루에는 <黃金錢莊>이 아니라 <帝王城>이라 적힌 황금빛의 현판이 걸려 있다. 활짝 열린 문으로 사람과 우마차들이 물결처럼 움직이고 있고. 성루와 성벽 위에는 화려한 무복을 입은 황금전장의 무사들이 지키고 있다.

 

제왕성의 중심부. 드넓은 광장. 입추에 여지도 없이 사람들이 들어차있고 그 중앙에 비무대가 설치되어 있다. 그리 높지 않아 모든 방향에서 볼 수 있는 비무대 위에서는 두 사람이 싸우고 있다. 신행태보와 벽세황이다. 벽세황은 왕에 어울리는 화려한 차림이고. 비무대 한쪽에는 도연이 징을 들고 서있다. 비무대 뒤의 높은 단상에는 냉혈전호 벽초천과 삼봉공, 나이 든 무림 원로들이 죽 앉아보고 있다. 단상 주변에는 금속 갑옷과 투구를 쓴 무사들이 경호를 하고 있고

단상 바로 아래에는 오방희가 가슴 졸이는 표정으로 서있고.

콰콰콰! 신행태보의 몸에서 구름같은 기운들이 뿜어져 나가 벽세황을 공격한다. 구름같은 기운들은 고운 쇳가루인데 벽세황의 몸 주변을 맴돌 뿐 벽세황의 몸에 닿지는 않는다. 벽세황의 몸은 붉은 노을로 덮여있고

[오행륜 중 철왕각의 자전철사강기로군!] [게다가 성취가 극성에 달해서 쇳가루가 구름처럼 보이는군!] 냉혈전호 주변의 무림 원로들 흥분하며 대화 나누고. 냉혈전호는 초조한 표정이고.

신행태보; (이 괴물...) 쿠쿠쿠! 구름같은 쇳가루를 몰아내며 식은땀

<화왕동의 화룡신강을 극한까지 연마하여 내 자전철사강기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지지지! 벽세황의 몸 주위에 노을처럼 번지는 붉은 기운. 그것에 닿자 그대로 타들어가는 고운 쇳가루들

신행태보; (하지만 육마신의 내공을 모두 흡수한 내 내공을 견디지는 못할 것이다!) + [크아!] 두 주먹 불끈 쥐며 고함

콰드드! 허공을 맴돌던 구름같은 기운들이 검은 용처럼 변해서 벽세황에게 쇄도한다

펑! 그대로 벽세황의 방어막을 뚫고 들어가는 검은 용

화악! 펑! 그대로 벽세황의 몸으로 스며들어가는 검은 용. 조금 휘청하는 벽세황

[헉!] [저... 저런...] [무림왕이 당했다!] 사람들 경악

오방희들 손으로 입을 가리고

두 주먹 불끈 쥐며 긴장하는 냉혈전호. 삼봉공도 긴장하고.

신행태보; [으하하하! 맛이 어떠냐?] 광소. 하지만 그 직후

씩! 웃는 벽세황

신행태보; [웃어?] 눈 부릅 뜰 때

벽세황; [겨우 이 정도로 본왕을 어찌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것인가?] 쿠오오! 웃는 벽세황의 몸에서 용의 형상이 나타나는데 검은 색이 아니라 붉은 색이다

[헉 저건...] [이번에는 무림왕의 몸에서 붉은 용이 나타났다!] 사람들 놀라고

오방희와 냉혈전호등 안심하고.

신행태보; [설마 자전철사강기와 화룡신강을 결합시켰다는 것이냐?] 경악. 비틀할 때

벽세황; [바로 그렇다!] 화악! 외치는 벽세황의 몸에서 붉은 용기 빠져나와 신행태보에게 덮쳐가고

신행태보; [돌... 돌아가라!] 두 주먹 불끈 쥐며 고함. 그러자

펑! 신행태보의 몸에서 확 터져나간 검은 기운에 막혀서 날아들던 붉은 용의 형상이 폭발하고

[막았다!] [쇠를 다루는 자전철사강기의 힘으로 막아냈다!] 사람들 환호. 하지만 그 직후

화악! 흩어졌던 것같던 붉은 용이 다시 날아들고

신행태보; [안... 안돼!] 검은 쇳가루를 장벽처럼 만들어 막으려 하지만

화르르! 신행태보의 검은 장벽도 달아오르더니

화악! 붉은 용에 흡수되어 신행태보의 몸으로 스며든다

신행태보; [끄아아악!] 붉은 용이 몸속으로 스며들자 처절한 비명

화악! 신행태보의 몸이 불길에 휩싸이고

[저... 저런...] [화룡신강의 초 고열이 섞인 자전철사강기가 신행태보의 몸을 태우고 있다!] 사람들 경악할 때

신행태보; [지... 지랄...] 불길에 휩싸여 휘청하다가

[끄아아악!] 화악! 처절한 비명과 함께 그대로 재가 되어 흩어지는 신행태보의 몸

경악하는 사람들

화르르! 푸스스! 완전히 소멸되는 신행태보의 몸

[가... 가공!] [오행륜의 무공 두 가지가 합쳐지니 저런 말도 안되는 위력을 발휘하는군!] 사람들 감탄할 때

도연; [무림왕께서 신행태보의 도전을 물리치셨소!] 징! 징을 치고

도연; [징이 세 번 울릴 때까지 다른 도전자가 없으면 무림왕께서 무림왕으로 확정될 것이오!] 징! 다시 한번 징을 울리고

사람들 모두 긴장해서 보고

도연; [무림왕께 도전할 용사는 등단하시오.] 징을 치려고 망치를 쳐들고

도연; [이 징이 울리면 빈승 도연(道衍)은 연왕전하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빌어 오늘의 비무대회가 끝나는 것으로 선언하겠소!] 징을 치려 하고

사람들 긴장해서 서로를 보고.

하지만 나서는 사람이 없고

도연; [그럼 더 이상 도전자가 없는 것으로 알고...] 징을 치려 하고. 그때

[기다리시오!] 휘익! 외침과 함께 날아오르는 거구의 인물

멈칫! 징을 치려던 것을 멈추는 도연.

철신장; [본좌가 도전하겠소.] 휘릭! 벽세황 앞에 내려서는 거구의 인물. 철신장이다. 그러자

[오오! 저 사람은...] [신녀문 사신장의 첫째인 철신장이다!] [철신장이 나섰다!] 사람들 환호하고 호기심 어린 표정을 짓고

철신장; [방(方)모가 제일대 무림왕께 인사 올리겠소.] 음산하게 웃으며 벽세황에게 형식적으로 포권하고

벽세황; [방철산(方鐵山)!] [천마 방각의 후손을 자처하는 그대라면 야심을 품을만 하지.] 웃고

철신장; (건방진...) 분노

벽세황; [본왕은 무림왕으로서 그대에게 삼초를 양보하겠다!]

철신장; [뭐?] 분노. 어이없고

벽세황; [삼초를 방어만 한 후 제사초에 그대를 죽일 생각이다.] 음산하게 웃고

벽세황; [목숨이 아깝다면 지금이라도 비무대에서 내려가라.]

철신장; [으하하하하!] 고개 젖히고 미친 듯이 웃고. 그러자

펑! 엄청난 충격파가 비무대 주변으로 확 퍼지고

[헉!] [큭!] 비무대 주변에 둘러서있던 무림인들이 가랑잎처럼 나자빠지고. 공력이 강한 자들만이 버티고 서고

비무대 위의 벽세황과 도연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 벽세황은 웃고 있고 도연은 찡그리지만 방어막을 일으켜 막고

화악! 오방희는 중토희가 내민 손에서 일어난 방어막이 전체를 방어하고

단상에서는 혈가람과 야차선녀가 손을 내밀어 역시 방어막을 형성하여 냉혈전호를 보호하고. 그러다가

뚝! 웃음을 그치는 철신장

[가... 가공!] [신행태보보다도 공력이 심후해 보인다!] [철신장의 공력이 이 정도였는가?] 나자빠지고 주저앉았거나 비틀거리던 사람들 경악하고

철신장; [기꺼이...] 이빨 드러내며 웃고

철신장; [네놈의 오만한 양보를 받아들이마!] 부악! 강력무비한 주먹질로 벽세황을 후려친다. 주먹에서 벼락이 일어나고

꽝! 벽세황의 몸에서 일어난 방어막을 때리는 철신장의 주먹

바웅! 엄청난 충격파가 비무대를 휩쓸고

도연; [어이쿠!] 충격파에 휘청하고. 하지만

보호막에 휩싸인 채 웃는 벽세황

철신장; (이놈...) 지지지! 주먹으로 벽세황의 보호막을 친 상태로 눈 부릅뜨고

철신장; (십갑자에 가까운 내 일격을 미동도 않고 막다니...)

철신장; (오냐! 과연 네놈이 얼마나 버틸지 보자!) + [크아!] 부악! 다른 쪽 주먹을 휘두르고. 더 강력하고

꽝! 더 큰 충격파와 굉음이 일어나고

[헉!] [큭!] [고... 고막이...] 비무대 주변 무림인들 귀를 막고 주저앉거나 피를 흘리고

지지지! 역시 방어막에 덮인 채 웃고 있는 벽세황

철신장; (이 괴물!) 이를 악물며 물러서다가

철신장의 뇌리에 떠오르는 풍신장, 염신장, 냉신장이 탈진해서 쓰러진 모습

철신장; (아우들의 희생을 봐서라도 질 수 없다!) 부악! 다시 주먹을 질러가고

철신장; (내 십이성의 공력이 실린 이 일격을 막을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꽝! 천둥이 치는 듯한 굉음과 함께 철신장의 주먹이 벽세황의 방어막을 강타하고

꽝! 비무대 전체가 폭발에 휘말리고

[힉!] [헉!] 다시 나뒹구는 무림인들

[헉!] 과당탕! 견디지 못하고 뒤로 주저앉는 도연

바웅! 바웅! 혈가람과 야차선녀가 일어나며 손을 내밀어 냉혈전호 앞에 방어막을 형성하고. 그때

드드드! 무너질 듯 뒤흔들리는 비무대. 이어

쿠오오! 사라지는 진동과 연기

[어... 어떻게 되었지?] [방금 전의 일격이 삼초째 였는데...] 주저앉았던 무림인들 일어나며 비무대 위를 기웃

쿵! 드러나는 장면

지지지! 여전히 방어막에 덮여 있는 벽세황. 하지만 철신장의 주먹이 얼굴 바로 앞에까지 와있다. 방어막이 밀린 모습이고

[막... 막았다!] [무림왕께서 제삼초째도 견디어냈다!] 사람들 환호하고

철신장; (말... 말도 안되는...) 눈 부릅 뜰 때

주르르! 벽세황의 입과 코로 피가 흐르고

[저... 저거...] [무림왕께서 피를 흘리신다!] [내상을 입었구나!] 사람들 손가락질

[!] [!] 오방희 눈 치뜨고

냉혈전호가 의자 손잡이를 꽉 움켜잡을 때

벽세황; [아슬아슬했군!] 웃고

벽세황; [당신의 내공이 일, 이성만 더 높았어도 내 몸에 손을 댈 수 있을 뻔 했어.] 웃으며 오른손을 쳐드는데 엄지와 검지를 모아 튕길 자세

철신장; (위험...) 팟! 기겁하며 뒤로 물러나려 하지만

퍽! 이미 한줄기 섬광이 철신장의 이마를 궤뚫고 뒤통수로 나간다. 벽세황이 손가락을 튕긴 것

[!] [!] [!] 모든 사람들 경악.

오방희도 안도하며 손으로 입을 가리고.

 

#270>

어떤 산.

깊은 계곡.

계곡 끝의 동굴. #260>에 나온 철신장이 다른 삼신장의 힘을 흡수한 곳

[!] 눈 치뜨는 냉상영. 동굴 속의 석실에 앉아 술을 마시던 자세다. 탁자를 사이에 두고 냉신장, 염신장, 풍신장도 힘없이 앉아있었는데

[컥!] [큭!] [억!] 풍신장 등도 가슴을 움켜잡고

풍신장; [부젓가락으로 가슴을 지지는 듯한 느낌...] [방형님의 신변에 변고가 생겼다!] 가슴을 쥐어뜯으며 고통스러워 하고. 그러다가

[!] [!] [1] 무언가 깨닫는 세 사람

냉상영이 고통스러워하지만 죽지는 않는다

풍신장; [신녀! 당신은 분명 동심고를 나눠먹었는데...]

냉상영; [방철산이 죽은 것같은데 왜 내가 죽지 않은 것같은가요?]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일어나고

풍신장; [설마...!] 경악하고

냉상영; [맞아요.] 마녀처럼 웃고

냉상영; [당신들이 절반의 동심고를 다시 사등분해서 먹은 덕분이랍니다.] [난 당신들이 동시에 죽지 않는 한 죽지 않아요. 다만 좀 괴로울 뿐이지요.]

염신장; [잘도 우릴 속였구나!] 벌떡 일어나는데

퍽! 염신장의 이마에 구멍이 나고

냉상영; [사내 노릇도 못하는 고자께서 가장 먼저 죽어야겠지요?] 손가락을 튕긴 자세로 비틀하고. 고통스러운 표정

퍼억! 나뒹구는 염신장. [염제!] [형님!] 풍신장과 냉신장이 비명 지를 때

냉상영; [기왕에 겪을 고통, 빨리 끝내는 게 좋겠지요?] 핑! 다시 손가락 튕기고. 고통스러워하면서

퍼억! 냉신장도 뒤통수에서 앞쪽으로 구멍이 나며 죽고. 풍신장 눈 부릅

풍신장; [네년이...] 털썩! 나뒹구는 냉신장을 앞에 두고 이를 갈며 냉상영을 노려보고

냉상영; [나도 여자야.] [설마 여러 놈을 동시에 배에 태우는 걸 좋아할 거라 생각한 건 아니겠지?] 이를 갈며 손가락으로 풍신장을 겨누며 이를 갈고

풍신장; [하하하 결국 지난 십칠년동은 우리는 네년에게 철저하게 농락을 당했다는 얘기가 되는군.] 허탈하게 웃고

냉상영; [풍신장!] [그나마 당신에게는 정을 느끼는 때가 있긴 했어요.] 징! 빛이 나는 손가락으로 풍신장을 겨누고

냉상영; [다음 생에서 만나게 된다면 당신과는 해로동혈하고 싶은 생각도 없지 않답니다.]

풍신장; [환멸이 일 뿐이다. 잡설은 그만하고 죽여라.] 한숨

냉상영; [더 험한 말을 듣기 전에 끝내야겠네요.] 징! 손가락으로 빛을 뿜어내 풍신장을 죽이려 하고. 바로 그때

화악! 입구를 가득 메우며 덮쳐드는 패소정

냉상영; [네년...] 투쾅! 경악하면서 손가락을 돌려 패소정에게 빛을 뿜어내고

꽝! 패소정의 가슴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패소정의 입에서 피가 터진다

냉상영; [네년 누군데 감히...] + [!] 이를 갈다가 눈 부릅

화악! 비틀거리는 패소정의 머리를 뛰어넘으며 냉상영을 향해 채찍을 휘두르는 금면무황

냉상영; (아차... 떡대 좋은 년은 미끼였구나!) 팟! 경악하며 뒤로 날아피하려 하지만

쩍! 팽! 벼락같이 날아든 금면무황의 채찍 끝이 냉상영의 목을 스치며 잘라버린다. 눈 치뜨는 냉상영

풍신장; [신녀...] 비명 지르며 손을 뻗고. 그 앞에서 몸통과 분리 된 냉상영의 수급이 떨어지고 있고

털썩! 두 팔로 냉상영의 목을 끌어안는 풍신장.

퍼억! 나뒹구는 냉상영의 몸통

휘익! 스슥! 내려서는 패소정과 금면무황

풍신장; [방금 전의 그 말... 취소하리다.] 품에 안은 냉상영의 목을 내려다 보며 웃고

풍신장; [다음 생에서는... 해로동혈할 수 있기를 바라겠소.] 주르르!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웃다가

퍼억! 냉상영의 머리를 안고 나뒹구는 풍신장

금면무황; [깔끔하게 정리가 되었네.] 풍신장의 시체를 발로 툭 건드려 보면서

금면무황; [이걸로 신녀문이 우리 무황성에 맞설 일은 없겠지.] + [!] 말하며 돌아보다가 눈 부릅

스륵! 비틀거리던 패소정의 몸이 앞으로 쓰러지고 있다

금면무황; [왜 그러느냐?] 팟! 급히 손을 뻗어 패소정을 부축하려 하는데

쿵! 쓰러지는 패소정 뒤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타노

금면무황; [네놈 누군데...] 팟! 패소정의 팔을 놓고 기겁하며 물러서려 하지만

콱! 이미 그년의 목을 움켜잡고 있는 타노의 손아귀

금면무황; [끄윽...] 목이 부러지며 눈을 까뒤집고

타노; [살인상단 십대자객 서열삼위 도화선자!] [맞는가?] 다른 손으로 금면무황의 얼굴에 쓰고 있는 가면을 잡고

팟! 가면을 벗기는 타노의 손. 가면이 벗겨지자 드러나는 얼굴은 절세미녀지만 좀 헤픈, 마릴린 몬로 분위기의 여자다. 목이 부러져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눈이 돌아가 있다. 이 얼굴이 도화선자

타노; [틀림없군!] 콰득! 도화선자의 목을 완전히 꺾어버리는 타노의 손아귀

툭! 목이 부러져 죽는 도화선자

타노; [날 원망하진 마라.] 슥! 가면을 자기 얼굴에 쓰고

타노; [내가 앞으로 모실 마님 중 한분이신 독호접께서 널 확실하게 죽이라는 분부가 계셨기 때문이니...] 슥! 다른 손으로 도화선자의 품을 뒤지고

다시 꺼내는 타노의 손에는 영패가 하나 들려있다. <武皇令>이란 글이 적힌 영패로 글씨 주변에 용이 조각되어 있다.

타노; [황금 가면과 이 무황령(武皇令)만 있으면 무황성은 무혈로 장악할 수 있지.] 휙! 영패를 보며 도화선자의 시체를 던지고

털썩! 냉상영의 목 없는 시체 근처에 나뒹구는 도화선자의 시체.

타노; [하여간 독호접마님은 욕심도 많으셔!] [신녀문에 이어 무황성까지 삼키실 계획을 세우시고...] 영패를 품속에 넣고

타노; [네년은 운이 좋은 줄 알아라.] 패소정의 허리를 끌어안고

타노; [함께 고난을 겪은 인연 덕분에 죽이지 말고 살려서 데려오라는 독호접 마님의 분부가 계셨으니...] [영차!] 패소정의 거구를 한쪽 어깨에 짊어지고

타노; [덩치가 커서 데려가는 것도 일이구먼.] 패소정을 한쪽 어깨에 짊어지고 입구로 가는 타노

타노; [그래도 도련님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켜줄만한 물건이니 잘 모시고 가야겠지.] 흐흐흐! 웃으며 나가는 타노. 그 뒤로 두 여자와 세 남자의 시체가 널려 있다.

 

#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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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

<-철왕각> 낮. 무사들이 긴장한 표정으로 건물을 지키고 있고. 그러던 어느 순간

[으하하하!] 건물에서 터지는 웃음소리. 깜짝 놀라는 무사들

[각주님!] [왜 그러십니까?] 문을 열고 뛰어드는 무사들. 으하하하! 그 사이에도 웃음이 이어지고

[!] [!] 건물 안으로 뛰어들다가 놀라는 무사들. [으하하하!] 웃음소리

[으하하하!] 쿵! 건물 중앙에 육마신이 발을 입구쪽으로 한 채 누워있고. 그들의 머리맡에 신행태보가 가부좌를 틀고 앉아 고개 젖힌 채 웃고 있다.

지지지! 지직! 그런 신행태보의 몸에서 벼락이 일어나고

<각... 각주님의 몸에서 가공할 기운이 느껴진다!> <공력이 얼마나 강해졌는지 추측할 수도 없다!> 무사들 흥분. 그 사이에도 [으하하하!] 웃고 있는 신행태보. 그러다가

뚝! 웃음 그치는 신행태보. 눈을 부라리며

무사들 긴장할 때

신행태보; [크왓!] 기합 지르고. 그러자

화악! 신행태보의 몸에서 검은 구름같은 것이 쏟아져 나가더니

퍼퍼퍽! 퍽! 육마신의 몸뚱이가 순간적으로 그 구름같은 것에 휩쓸려 소멸된다

<맙소사!> <금강블괴지체인 육마신의 몸뚱이가 단번에 소멸되었다!> <각주님의 자전철사강기가 극한에 이르렀다!> 무사들. 흥분, 경이

신행태보; [흐흐흐! 무림왕이 어째?] 광기 서린 표정으로 웃고. 그자의 몸 주위로 검은 기운이 소용돌이 치고 있고

신행태보; [벽세황! 곧 네놈의 몸뚱이도 육마신처럼 만들어줄 테니 기다리고 있어라!] 흐흐흐! 웃는 신행태보

 

#265>

<-신녀문> 낮. 사람들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오가고

신녀문의 대청. 사람들이 조심스럽게 오가는데

똑똑! 또그르르! 목탁 소리가 들린다

대청 안에 차려진 상청. 제단에는 관이 올려겨 있고 관 앞에서는 몇 명의 중들이 목탁을 치며 염불을 하고 있다. 중들 뒤에는 청풍이 무릎 꿇고 앉아있고. 관 앞에는 <千神大爺 冷公神位>라는 커다란 위패가 세워져 있다

청풍; (번뇌신존님의 말씀대로 다 부질없는 짓이다.) 한숨

청풍; (아버지의 원수를 갚으면 가슴이 후련할 거라 생각했지만...)

청풍; (천신대야의 삶이 제자에 대한 질시와 딸에 대한 분노로 점철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니 미워할 수만도 없게 되었다.)

청풍; (부디 다음 생에서는 평탄한 삶을 누리시길...) 합장하며 고개 숙이는데

슥! 청풍의 옆에 누가 무릎을 꿇고 앉는다. 신소심이다.

신소심; [그래도 고인이 복이 아주 없지는 않군요.] 합장하며 웃고. 앞을 보면서. 고개 조금 돌려서 보는 청풍.

신소심; [장차 천하제일인이 되실 분으로부터 진심어린 조의(弔意)를 받고 있으니 말이에요.]

청풍; [의외의 조문객이로군.] 한숨

신소심; [제가 저 늙은이에게 조의를 표할 인연은 없구요.]

신소심; [조의를 핑계로 당신과 협상을 하러 찾아왔답니다.]

청풍; [협상이라...]

신소심; [여자의 생명인 얼굴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으니 책임을 져야할 거 아니에요?] 뺨 만지며 눈 흘기고

청풍; [책임...] 쓴읏음

청풍; [어떻게 책임지라는 거냐?]

신소심; [이런 상판으로 다른 사내에게 시집가긴 틀렸으니까 당신이 데리고 살아줘야하지 않겠어요?] 얼굴 좀 발개지고

청풍; [말이 되는 소리를...] 찡그리는데

신소심; [그래서 협상이라고 했잖아요.] 새침

청풍; [내가 그대를 데리고 살아주는 대신 뭔가를 내놓겠다?]

신소심; [맞아요!] 새침

신소심; [그리고 당신은 내 제안을 절대 거절하지 못할 거예요.]

청풍; [믿긴 힘들지만 들어는 보자.] 쓴웃음

신소심; [제가 당신한테 시집가면서 가져갈 혼수는...]

신소심; [삼성록이에요!]

[!] 놀라는 청풍.

 

#266>

깊은 산중.

계곡

계곡 끝에 커다란 바위

그 바위 뒤에 숨겨진 동굴

동굴 내부. 석실. 아늑. 바닥에는 여러 장의 모피가 깔려 있어 아늑하고.

그 모피 위에서 알몸으로 뒹구는 년놈. 위진천과 백일몽. 근처에 천존경, 지극경, 인황경등 세권의 비급이 뒹굴고 있다

자지러지는 백일몽.

그년 위에서 사정하려 하며 혼망가는 위진천

백일몽; (다... 다 되어가!) 위진천을 끌어안고 혼망가고

백일몽; (오늘이 배란일이니까 소단주의 씨를 받기만 하면 거의 확실히 애가 들어설 거야!) 더 거세게 몸부림

위진천; [백... 백일몽!] 헐떡이며 사정하려 하고. 그러다가

쩡! 오싹! 소름이 돋아 눈 부릅뜨는 위진천

백일몽; [왜...] 혼망 간 얼굴로 올려다보는데

위진천; (누... 누가 보고 있다!) 팟! 급히 백일몽에게서 떨어지며 옷을 집어들고.

백일몽; (씨를 받기 직전이었는데...) + [소단주님...] 당황할 때

[방해를 해서 미안하게 되었군!] 쿵! 입구에 누가 역광으로 서서 말하고

위진천; [네... 네놈은...] 경악하며 급히 일어난다. 옷으로 앞을 가리며

청풍; [방문하는 시기가 안 좋았던 점은 사과한다.] 쿵! 입구에 서서 보고 있는 청풍.

위진천; [불... 불이살검!] 공포

백일몽; [흑!] 역시 기겁하며 옷으로 알몸 가리며 일어나 앉고

청풍; [기다려줄 테니 옷을 입어라.] 고개 조금 돌리며 말하고

위진천; (끝이다!) 절망하면서도 옷을 입고

 

동굴 밖에서 기다리는 신소심. 작은 바위에 걸터앉아 기다리고. 직후

[아악!] 여자의 비명이 들리고

신소심; (백일몽의 비명!) 흠칫! 하고

신소심; (설마 이 인간이 그년까지 죽인 건 아니겠지?) 생각할 때

[안돼! 안돼요 소단주님!] 이어지는 비명

신소심; (그럼 그렇지.) 피식! 웃고

신소심; (들어가자마자 간단히 끝내버렸네.) 웃고. 그때

밖으로 나오는 청풍. 손에 세권의 책을 들고 살핀다. 맨 위의 것은 진본인 <天尊經>이고 다른 두 권은 최근에 새로 지은 <地極經>과 <人皇經>이다.

신소심; [볼일은 다 보신 거죠?] 일어나고

청풍; [삼성록은 무사히 회수했다.] 세권을 신소심에게 내밀고

신소심; [왜...] 당황하면서도 두 손으로 받고

청풍; [진상파소저는 그렇다 쳐도...] [소소는 샘이 많고 까탈스러운 계집아이다.] 한숨

청풍; [그 사나운 고양이에게 대적하려면 나름대로의 무기가 필요할 게다.] 말하며 지나치고. 감격하는 신소심

신소심; (그... 그러니까 삼성록을 회수한 공을 내게 양보하겠다는...) 앞서가는 청풍을 따라가며 할딱이고

신소심; [같이 가요.] 삼성록을 품에 안고 달려가고

신소심; [생각해봤는데요.] 한 팔로는 삼성록을 끌어안고 다른 손으로 청풍의 팔장을 끼고. 흘깃 돌아보는 청풍.

신소심; [당신 아기를 갖더라도 진소저가 아들을 낳은 다음에 갖어야겠어요.] 꾹! 얼굴 발개져서 청풍의 팔에 자기 가슴 누르며

청풍; [어째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거지?] 좀 얼굴 붉어지며 돌아보고

신소심; [진소저에게는 진 빚도 있고...] [게다가 벽소소, 그 앙칼진 년에게 대적하려면 든든한 아군을 만들어놓을 필요가 있을 것같아서요.]

청풍; [하여간 여자들이란 자기 외의 모든 여자를 적으로 생각한다더니만...] 고개 설레 젓고

신소심; [남자들은 뭐 다른가?] 샐쭉거리고

신소심; [나같이 예쁜 여자는 절대 다른 인간에게 양보 못하는 게 남자면서...] 샐쭉거리는 옆모습. 그걸 보는 청풍.

청풍; (정칠...) 정칠을 떠올리고

<어쩌다보니 신소심과는 이런 관계가 되었다. 부디 저 세상에서나마 축하해다오.> 멀어지는 두 사람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267>

<-신장궁> 낮. 활기차다.

진상파의 거처. 환설이 경비를 서고 있고

방안의 침대에 잠옷 차림으로 누워있는 포숙정. 등에 쿠션을 대고 반쯤 누운 자세. 옆에 앉아 수저로 포숙정에게 약을 떠먹이는 진상파,

진상파; [드디어 내일이 단오(端午)예요.] 포숙정의 입에서 수저를 떼고

포숙정;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되었구나.] 소매로 입을 가리며

진상파; [태산 일대가 시장통이 되었을 거예요.] [무림에 몸을 담은 인간치고 무림왕의 취임식에 관심이 없는 인간은 없을 테니까요.] 한숨 쉬며 약 그릇의 바닥에 남은 약을 숟가락으로 긁고

포숙정; [청풍이도... 지금쯤 태산에 가까이 갔겠지?] 한숨

진상파; [그렇겠지만... 발걸음은 천근만근일 거예요.] 우울

포숙정; [빚쟁이를 만나러 가는 심정이 오죽하겠느냐?] 역시 한숨

포숙정; [그나마 벽세황의 첩들이 모두 임신을 했다고 하니 빚을 일부나마 갚은 셈이다만...]

진상파; [오히려 그것도 빚으로 여길 사람이에요.] [벽공자의 목숨에 이어 여자들까지 빼앗은 셈이 되었다고 생각할 테니...] 약이 든 수저를 내밀고

포숙정; [벽씨의 대가 끊기지 않게 해준 걸로 마음의 부담을 좀 덜었으면 좋으련만...] 한숨 쉬며 약을 받아먹으려 하고. 그때

[어머니! 어머니!] 발칵! 문을 부술 듯 열며 뛰어드는 벽소소. 문 밖에서는 환설이 놀라 돌아보고 있고

약을 먹이고 먹으려던 진상파와 포숙정도 돌아보고

벽소소; [억울해요! 소소는 분해서 못살겠어요!] 와앙! 울음 터트리며 포숙정의 품에 안기고. 영락없는 막내고

포숙정; [얘가 왜 이럴까?] 당황하면서도 안기는 벽소소를 끌어안고

벽소소; [정말 미워 죽겠어!] [바로 앞에 있었으면 어머니 아들의 얼굴을 박박 긁어버렸을 거라구요.] 몸부림치며 울고

포숙정; [이런 이런...] 깨닫고 한숨 쉬고

포숙정; [청풍이가 또 여자를 보냈느냐?]

벽소소; [보낸 정도가 아니에요!] [글쎄 그 망할 년이...]

벽소소; [뻔뻔하게 둘째 며느리 자리를 달라고 아버님에게 꼬리를 치고 있다구요!] 악을 쓰며 울고. 눈물 콧물 흘리며

포숙정; [저런! 누가 그런 간 큰 짓을 하는 걸까?] [소소가 우리 집안의 둘째 며느리라는 건 정해진 사실인데...] 웃으며 소매로 벽소소의 콧물을 닦아주고

벽소소; [그년이 글쎄...] 팽! 포숙정의 소매에 코를 풀며 울고

벽소소; [삼성록을 가져와서 아버님을 꼬시지 뭐에요!] 분해서 이를 바득 바득 갈고

포숙정; [삼성록?] 놀라고

진상파도 흠칫! 하고

벽소소; [아버님도 그렇지!] [삼성록을 보시자 입에 귀에 걸리셔서 오냐 오냐 하시기나 하고...] [이 집안 남자들은 다 미워 죽겠어요!] 치를 떨고. 그때

[어머나! 어린 것이 말하는 싸가지 좀 봐!] 누가 들어오고. 모두 돌아보고

신소심; [시어머니에게 남편 욕하는 건 그렇다 쳐도 시아버지 욕까지 하는 버르장머리는 어디서 배워먹은 걸까?] 눈을 흘기며 들어서는 신소심. 환설이 복잡한 표정으로 들여다 보고 있고

벽소소; [너... 너...] 분을 참지 못하고 벌벌 떨 때

신소심; [어머니!] 날아갈 듯 절하고

신소심; [부족한 몸이지만 효도를 다하겠사옵니다!] 절하는 신소심.

포숙정; [나야 며느리가 많으면 좋다만...] 절 받으며 웃는 포숙정. 그 앞에서 치를 떠는 벽소소

진상파; (오방희에 이어서 독호접까지...) 한숨

진상파; (이씨 집안 안채를 다스리다 보면 내가 제명에 죽긴 힘들겠구나.) 뭐라 악을 쓰며 신소심에게 삿대질하는 벽소소와 눈 흘기며 웃는 신소심 모습 보며 한숨 쉬고

 

#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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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 (어... 어머니!) 전율과 흥분으로 숨이 턱 막힌 표정을 짓고

포숙정; [회포는 나중에 풀기로 하자! 지금은 저 원수 놈을 죽이는 게 급선무이니...] 차가운 표정으로 말하며 다가오고

청풍; [예...] + (내가 누군지 아셨구나!) 흥분을 억지로 누르고

포숙정; [신녀... 그년이 저 늙은이의 딸일 수도 있다는 가정은 했었으나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청풍과 나란히 서고

포숙정; [하지만 저 늙은이가 천안탑 지하에 갇혀있는 것으로 모든 게 확연해졌다.]

청풍; [천신대야를 이곳에 가둔 게 딸인 냉상영이란 말씀이십니까?] 놀라고

포숙정; [제 딴에는 짝 사랑했던 네 아버지의 복수를 한 셈인데...]

포숙정; [그냥 가둔 게 아니라 전설 속의 극독 주광지독을 먹인 후 가둬버렸다.]

포숙정; [그 때문에 저 늙은이는 무공이 멀쩡함에도 이곳에서 빠져나갈 엄두를 못낸 것이다.]

청풍; [주광지독에 중독되면 빛이 치명적인 모양이군요.]

포숙정; [확인시켜주마.] 쩡! 내미는 손바닥에서 아주 밝은 빛이 뿜어진다. 그러자

천신대야; [안... 안돼!] 비명 지르며 팔로 얼굴을 가리고

치치치! 푸시시! 얼굴을 가린 천신대야의 팔과 노출된 피부가 그대로 타들어간다.

청풍; [어... 어떤 종류의 빛에 닿아도 살이 타들어가는군요.] 깨닫고

포숙정; [덕분에 네 아버지의 복수가 쉬워졌지.] [죽여라!] 쩡! 손바닥으로는 더 강한 빛을 뿜어내며 말하고.

청풍; [예!] 슈악! 앞으로 쇄도하며 부러진 일본도를 휘두른다.

투캉! 다시 청풍의 일본도가 길어지면서 칼날에서 제트자의 섬광이 내달리고

천신대야; [안... 안돼!] 투쾅! 얼굴 가리지 않은 손으로 다시 음파의 폭발을 일으켜서 청풍의 공격을 막으려 하지만

청풍; [같은 수법이 두 번 통할 것같소?] 부악! 칼을 강하게 휘두르고. 그러자

슈칵! 제트자의 섬광이 음파의 폭발을 타고 넘어가 천신대야의 목을 친다

콰직! 단번에 천신대야의 목을 반 넘게 자르고 들어간 섬광

천신대야; [끄윽!] 입과 코로 피를 토하며 청풍을 노려보고

청풍; (전력을 기울인 내 일격에도 목이 완전히 잘리지 않고...) (몸의 단단하기가 금강불괴 이상이다!) 가가강! 천신대야의 목을 완전히 자르려 전력을 기울여 칼을 움직이려 하고

천신대야; [혼자... 죽지는 않겠다!] 크와! 악을 쓰며 입에서 피로 이루어진 덩어리를 청풍에게 포탄처럼 토하고

청풍; (막을 수가...!) 칼을 휘두르려는 자세로 눈 부릅. 바로 앞에까지 피로 이루어진 포탄이 날아들고. 하지만 위기의 순간

바웅! 청풍의 뒤에서 불쑥 내밀어지는 포숙정의 손바닥이 진동하고. 그러자

가가강! 멈칫! 더 날아들지 못하고 허공에서 맹렬히 돌기만 하는 핏덩이

청풍; (어머니의 내공이 저 늙은이에 필적하는구나!) 경이의 표정으로 곁눈질하고

천신대야; [이... 이제 보니 네 년은 이무외의 마누라...] 비로소 포숙정이 누군지 알아보고

포숙정; [알았으면 죽어라!] 번쩍! 손가락을 모았다가 확 펼치고. 그러자

투쾅! 핏덩이가 도로 천신대야에게 날아가고

꽝! 그자의 가슴을 때리는 핏덩이. 그러자

펑! 콰직! 핏방울이 터지며 천신대야의 가슴도 같이 터진다. 갈비뼈가 드러나고

천신대야; [크악!] 펑! 가슴이 터져서 뒤로 날아가고

청풍; (가공...) 놀라고

쾅! 깊지 않은 동굴 끝에 등이 부딪히는 천신대야

천신대야; [컥!] 피를 토하며 앞으로 쓰러지고

쿵! 무릎을 꿇는 천신대야. 목이 반쯤 잘리고 가슴은 터졌다.

천신대야; [끄윽!] 피를 게워내다가 고개 들고.

청풍이 바로 앞에 이르러 두 손으로 일본도를 쳐들어 내려칠 자세를 취하고 있다

천신대야; [네놈...] 피를 게워내며 올려다보고

칼을 쳐든 청풍의 뒤로 이무외의 모습이 오버랩 되고

천신대야; [좋다! 좋아.] 웃으며 책상다리를 하고

천신대야; [제법 바람직한 결말이다! 이무외의 아들 놈의 손에 죽는 것이라면...] 눈을 감고

청풍; [극락왕생!] 쩍! 천신대야의 목을 비스듬히 내려친다

텅! 잘려서 구르는 천신대야의 머리.

텅! 텅! 공처럼 굴러서 포숙정의 앞으로 굴러가는 머리. 돌아보는 청풍

자신의 앞으로 굴러오는 천신대야의 머리를 보며 눈 치뜨는 포숙정.

포숙정; [이날을... 이십년 동안 이날을 기다렸다!] 확! 이를 갈며 발을 쳐들어서

포숙정; [그이의 복수다!] 콰악! 천신대야의 머리통을 으스러트리려 하고. 하지만

슥! 누군가의 손이 옆에서 나와 천신대야의 머리채를 잡아 옆으로 빼고

포숙정; [!] 꽝! 눈 부릅뜨는 포숙정의 발이 바위로 이루어진 바닥을 푹 파고 든다.

[!] 놀라는 청풍

번뇌신존; [쯧쯧! 결국 이렇게 종명(終命)했구먼. 불쌍한 친구같으니...] 두 손으로 천신대야의 머리를 들고 숙였던 몸을 일으키며 혀를 차는 번뇌신존

청풍; [노... 노야!] 경악하고

포숙정; [사... 사부님!] 콰득! 역시 전율하며 바닥에 박혔던 발을 빼고

번뇌신존; [노부에게 독한 제자가 있었다면 그대에게는 비정한 딸이 있었던 게야!] 한숨 쉬며 청풍에게로 와서. 청풍은 칼을 칼집에 넣고

번뇌신존; [비록 네게는 살부지수(殺父之讐)지만 무림의 일대종사였던 위인이다.] [정중히 모시도록 해라.] 천신대야의 수급을 내밀고

청풍; [예...] 두 손으로 천신대야의 수급을 받고

번뇌신존; [너희 부부의 사랑 때문에 너무도 많은 고통이 생겨났구나!] 포숙정을 돌아보며 한숨.

포숙정; [변명할 생각은 없사옵니다.] 무릎을 꿇고

포숙정; [제자는 그저 사부님의 처분에 따를 뿐이옵니다.] 엎드리고

번뇌신존; [독한 것!] 쿵! 발로 바닥을 구르고. 지진이 난 듯 동굴이 뒤흔들리고

번뇌신존; [정에 눈이 뒤집혀 자식마저 돌보지 않다니... 그러고도 네가 어미라고 할 수 있느냐?] 청풍을 가리키며 호통

포숙정; [어미보다 나은 자식이옵니다.] 한숨

포숙정; [다만 어미로써 애정을 주지 못한 것이 미안할 뿐입니다.]

번뇌신존; [부질없다! 다 부질없는 짓이었다!] 한숨 쉬며 고개 젓고

포숙정 입을 다문다.

번뇌신존; [너는 사소한 원한으로 자칫 우리 삼성동을 단절시킬 뻔했다.] [그 죄를 물어 파문한다.]

포숙정; [그리 하시옵소서!] 이마를 바닥에 붙이고

번뇌신존; [네 공력은 모두 나로 말미암은 것이니 내가 거두겠다.] 징! 빛이 나는 손으로 포숙정의 머리를 겨누고

청풍; [노야!] 다급히 비명 지르며 달려오려 하지만

<관여하지 마라!> 고개 조금 흔들며 전음 보내는 포숙정

멈칫! 하며 멈춰서는 청풍

번뇌신존; [다시는... 다시는 내 곁에서 도망치지 못하게 만들어주마!] 지잉! 진동하는 손. 그러자

쏴아! 무언가 포숙정의 몸에서 빠져나와서 번뇌신존의 손바닥으로 몰려가고

부르르 떨리는 포숙정의 몸

청풍; (어... 어머니의 몸에서 내공을 뽑아내고 계신다!) 경악할 때

지지지! 포숙정의 몸에서 빠져나온 빛은 번뇌신존의 손바닥 앞의 허공에서 뭉치면서 벼락을 일으키더니

쿵! 투명한 구슬이 되기 시작한다

청풍; (맙소사!) 경악하며 바닥에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안고 있던 천신대야의 머리는 내려놓으면서

<어머니의 몸에서 빠져나온 내공들이 결정(結晶)을 이루고 있다.> 쿠오오! 지지지! 점점 커지는 구슬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최종적으로 구슬은 호두알만하게 커진다.

청풍; (어머니의 몸에서 뽑아낸 내공을 뭉쳐서 내단으로 만들고 계신다.) 놀라고. 그때

스륵! 온몸에서 힘이 빠져 무너지는 포숙정

털썩! 야하게 옆으로 쓰러지며 기절하는 포숙정

청풍; [어머니!] 급히 일어나려는데

번뇌신존; [기진하여 잠시 혼절한 것뿐이다.] 슥! 허공에 떠있던 구슬을 잡으며 말하고. 이어

번뇌신존; [네 어미의 내단(內丹)이니 네가 갖도록 해라. 복용하고 용해하면 지금보다 내공이 배 정도 강해질 것이다.] 구슬을 내밀고

청풍; [제가 어찌...] 당황

번뇌신존; [네 어미도 너에 대한 미안함으로 이걸 주길 바랄 것이다.] 내밀고

청풍; [예...] 두손으로 받고

번뇌신존; [네 어미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마라.] 포숙정에게 가고

번뇌신존; [네 어미가 더 이상 노부의 제자는 아니지만 이리 만든 것도 노부이니 끝까지 책임지고 보살펴주마.] 조심스럽게 포숙정을 안는다

청풍; (끝까지 책임지고 보살펴준다는 건 어머니를 아내로 맞이하시겠다는...) 깨닫고 얼굴 벌개지고

번뇌신존; [네 어미는 신장궁으로 데려갈 테니 황금전장의 일이 끝나면 보러오도록 해라.] 걸어가며 말하고

청풍; [어머니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무릎 꿇은 채 고개 숙이고

번뇌신존; [걱정 말거라. 세상 누구보다 행복하게 해줄 테니...] 스스스! 사라진다

팟! 사라지는 번뇌신존

청풍; (아버지에게는 미안하지만... 이게 어머니를 위해선 최선의 결말이다.) 한숨

<어머니에게 번뇌신존님은 사부보다는 보호자로서 더 잘 어울리는 분이시니...> 현장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260>

어떤 산.

깊은 계곡.

계곡 끝의 동굴.

휘익! 그 동굴 입구로 나타나는 여자. 냉상영

냉상영; (이곳의 존재를 아는 인간은 신녀문에 단 한명도 없다.) 주변 두리번거리며 동굴로 들어가고

냉상영; (포가년도 여기까지는 쫓아오지 못하겠지!) 겁에 질린 표정으로 주변 두리번거리며 동굴로 들어간다. 그러자

[어서 와라 신녀!] 번쩍! 어둑한 동굴 안쪽에서 강렬한 눈빛이 번득이고

철신장; [마침 때를 잘 맞춰서 왔다.] 쿵! 드러나는 장면. 동굴 안쪽은 석실인데. 중앙에 철신장이 앉아있고. 풍신장, 염신장, 냉신장이 탈진해서 쓰러져 있다. 세 사람 모두 눈을 감았는데 온몸이 땀투성이

냉상영; [어떻게... 어떻게 되었는가요?] 흥분과 기대에 찬 표정으로 다가가고

철신장; [네가 원한대로 우리 네 사람의 능력이 모두 내 한 몸으로 모였다.] 지지지! 철신장의 몸이 자잘한 벼락에 덮이고

냉상영; [정... 정말 내공이 얼마나 심후해졌는지 추측이 어려울 정도로군요.] 다가가며 흥분하는데

철신장; [바로 그렇다!] 화악! 손을 저어 빨아들이듯이 냉상영을 끌어들이고. + 냉상영; [하악!] 자지러지며 끌려가고

철신장; [지금의 나는 천마 방각님에 필적할 정도로 강하다!] 냉상영을 무릎 위에 앉히며 끌어안고

철신장; [네가 원하는 대로 벽가놈을 때려죽이고 너를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계집으로 만들어주마.] 흥분한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냉상영; [기대할게요.] 와락! 철신장의 목에 매달리고

냉상영; [신첩은 당신만 믿을 뿐이랍니다.] 애절한 표정으로 철신장의 품에 안기고

철신장; [믿어도 좋다! 지금의 난 누구에게도 질 수 없을 것같은 기분이니...] 끌어안고 더듬고

냉상영; (둘 중 하나다!) 하지만 교활하게 눈 번뜩이고

<신행태보와 철신장 둘 중 하나만 벽세황을 때려죽이는 데 성공하면 무림은 내 것이 되는 것이다!> 서로 키스하는 년놈의 모습 배경으로 냉상영의 생각. 헌데

 

#261>

절벽 위. 내려다보고 있는 거구의 여인. 패소정이다

동굴의 모습이 멀리 보이고

패소정; (단주님의 지시로 신녀문을 감시하고 있었던 보람이 있구나.) 동굴을 내려다 보고

패소정; (무황성과 신녀문의 오랜 항쟁을 끝낼 단서를 찾아냈으니...) 음산하게 웃고

 

#262>

<-무황성> 낮

인적이 없는 곳의 건물. 높은 담으로 다른 건물들과 분리되어 있고.

월동문으로 들어오는 금면무황

주변 살피며 문을 열고 건물로 들어간다.

 

어둑한 방안. 위극겸이 눈을 감은 채 운기조식 중이다.

지잉! 위극겸의 몸에서 진동이 일어나고. 그러자

스으! 방안의 모든 물건들이 떠오른다

방안을 둥둥 떠다니는 물건들

위극겸; (드디어...) 약간 미소 짓고

<내공의 이치에 대해 설파한 천존경을 참수한 덕분에 내공의 운용이 비약적으로 자유스러워졌다.> 둥둥 떠다니는 물건들 사이에 앉아서 생각하고

위극겸; (다시 그놈을 만나면 피하지 않아도 되겠지.) 청풍에게 죽을 뻔한 장면 떠올리고. 그러다

[!] 무언가 깨닫는 위극겸, 금면무황이 온 걸 알았다.

지잉! 몸에서 다시 진동이 일어나고. 그러자

스슥! 슥! 물건들이 원래 자리에 내려앉고. 이어

위극겸; [들어와라.] 눈을 뜨며 입구쪽을 보고. 그러자

<예!> 드륵! 대답과 함께 문이 열리고 금면무황이 들어온다.

위극겸; [서둘러 온 것을 보니 급보가 있는 모양이구나.]

금면무황; [패소정으로부터 천안신녀의 은신처를 발견했다는 보고가 도착했사옵니다.]

위극겸; [희소식이군!] 눈 번뜩 끄덕이고

위극겸; [삭초제근(朔草制根)!] [뿌리를 확실히 제거해야 후환이 없는 법이지.]

위극겸; [삼좌, 그대가 직접 가서 그 계집의 목숨을 거두게.]

금면무황; [존명!] 고개 숙이고

돌아서려는 금면무황

위극겸; [진천이의 행적은 기밀에 붙여두었겠지?]

금면무황; [예! 무황성 내에서도 소단주님의 현재 거처를 아는 것은 속하뿐이옵니다.]

위극겸; [진천이의 행방은 누구도 알아서 안된다.] [또한 진천이도 바깥의 상황을 알면 안된다.]

금면무황; (혹시 단주님은...) 긴장

위극겸; [내가 벽세황에게 패하든 이기든 상관없이 진천이는 삼성록의 힘을 모두 얻은 후에 무림에 나와야만 한다.]

금면무황; [목숨으로 기밀을 유지하겠사옵니다.] 포권하고

나가는 금면무황

위극겸; (결국 이기는 것은 우리 위씨일족이다.)

위극겸; (나 위극겸의 뒤에는 누구보다 뛰어난 아들이 있으니...) 만족

 

#263>

산중의 작은 마을. 작지만 있을 건 다 있는 마을이다. 사람들 제법 북적

죽립을 쓰고 등에 망태기를 짊어진 백일몽이 식료품 가게에서 음식 재료를 산다.

돈을 지불하고 물건을 받는 백일몽. 물건을 망태기에 넣고

[또 들려주십쇼.] 인사하는 주인을 등지고 돌아서는 백일몽.

그러다가 흠칫! 위를 보는 백일몽

나비 몇 마리가 팔락거리고 있다

백일몽; (혹시...) 신소심을 떠올리지만

붕붕! 벌도 날아가고

백일몽; (무슨 생각을...) 그걸 보고 피식! 웃고

백일몽; (꽃이 피는 계절이니 벌 나비가 날아다니는 건 당연한 일인데...) 걸어가고. 헌데

오가는 사내들이 힐끔거린다

백일몽; (그렇긴 하지만 내 몸에서 좋은 냄새가 나는 것도 사실이지.) 소매를 코에 대고 냄새 맡고

<암컷 나비가 수컷 나비를 유혹할 때 쓰는 향이에요. 호접미향(胡蝶媚香)이라 부르죠.> 신소심의 말을 떠올리는 백일몽. #246>의 장면

 

신소심;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어서 이걸 향수로 쓰면 남자들이 정신을 못 차린답니다.] 배시시 웃고

신소심; [언니도 언제까지 혼자 살 수는 없잖아요.] [그러니까 마음에 드는 사내를 만나게 되면 그걸 써봐요.] 야릇하게 웃고

신소심; [여자도 승부를 걸 때는 화끈하게 걸어야하는 법이라구요.] 일어나고

회상 끝

 

백일몽; (승부를 걸어야할 때라...) 눈가가 발개지고

백일몽; (제법 오랫동안 소단주님을 혼자 모실 수 있는 기회다.)

백일몽; (독호접 말대로 승부를 걸어봐야겠지?) (덜컥 아기라도 들어서면 제이의 소수마녀님이 될 수도 있으니...) 멀어지고. 헌데

팔락! 나비 한 마리가 골목으로 날아내리고

[수고했어!] 누군가의 손등에 내려앉는 나비. 그 배경으로 들리는 목소리

신소심; [너희들 덕분에 난 천하제일인의 마누라 노릇을 할 수 있게 될 거야!] 손등에 나비를 얹고 배시시 웃는 신소심.

 

#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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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

<-잠시 전> 휘익! 칠흑같이 어두운 동굴을 날아가는 청풍. 일본도는 오른손에 든 상태

청풍; (칠흑같이 어둡다.)

청풍; (몇 번의 굴곡이 져서 외부의 빛이 아예 들어오지 못하는 때문인데...)

두근두근! 청풍의 귀에 들리는 사람 심장 뛰는 소리

청풍; (멀지 않은 곳에서 사람의 심장 뛰는 소리가 들린다.)

청풍;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게 좀 이상하지만...) (이 안쪽에 누군가 있는 건 분명하다!) 날아가고. 그러던 어느 순간

쩡! 갑자기 앞쪽에서 한 쌍의 강렬한 눈빛이 떠오른다.

청풍; (아차!) 팟! 급정거하며 눈 부릅뜨는데

<크크크! 늦었다 이놈아!> 츠츠츠! 눈이 급격히 커진다.

청풍; (몸... 몸이 굳어진다!) 콰득! 부르르! 멈춰선 청풍의 몸이 굳어지고

<저 눈빛에는 혼백을 마비시키는 마력이 실려 있다!> 츠츠츠! 이제 하나가 사람 보다 더 커진 한 쌍의 강렬한 눈빛

<켈켈켈! 노부의 박령신안대법(縛靈神眼大法)에 걸린 이상 빠져나갈 길은 없다!> 쿵! 드러나는 장면. 10미터쯤에 동굴의 막다른 곳이 있는데 그곳에 한명의 노인이 벽을 등지고 앉아있다. 누더기에 봉두난발. 수염도 덥수룩해서 원래 얼굴을 알아볼 수 없다. 이 노인은 바로 천신대야다. #22>에 나온 캐릭터

청풍; (박령신안대법!) (눈빛만으로 상대방의 몸을 묶어버리는 무공이다.) 경악하며 몸을 부들부들 떨고

청풍; (천마의 저주심인결과 유사한 무공인데...) 생각할 때 + 천신대야; [크크크! 오늘은 운이 좋군.]

천신대야; [크크크!] [십오 년 넘게 두더지나 지렁이만 먹어서 질리던 참인데 신선한 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야.] 입맛 다시고.

청풍; (날 잡아먹겠다는...) 전율

천신대야; [어서 와라!] [네놈의 살과 피를 노부에게 바쳐라!] 지지징! 천신대야의 눈이 진동하며 빛을 뿜어내고

청풍; [!] 비틀! 비틀! 실에 묶인 꼭두각시처럼 좌우로 몸을 흔들며 천신대야에게 다가가고

천신대야; [크크크! 좋구나 좋아! 이렇게 신선한 피 냄새라니...] 코를 벌름. 황홀한 표정

천신대야; [못된 딸년이 기막힌 먹거리를 보내줬어!] 입맛 다시고

그 사이에 청풍은 천신대야의 2미터쯤 앞에까지 왔고

천신대야; [우선 신선한 심장부터 먹어봐야겠다.] 징! 징! 레이져같은 빛을 뿜어내는 손가락을 내밀어 청풍의 가슴을 찌르려 한다. 바로 그때

[!] 눈 부릅 천신대야

슥! 청풍의 오른손에 들린 일본도가 좀 움직인다. 아래로 내려트려져있다가 위로 쳐들리는 모습이고

천신대야; [네놈 설마!] 경악할 때

꽝! 청풍의 일본도가 그대로 천신대야의 가슴에 박히며 굉음이 일어난다

청풍; [!] 일본도를 전력으로 찌른 자세로 놀라고

가가각! 빠지직! 청풍의 일본도는 반 뼘 정도 깊이로 천신대야의 가슴에 박혀있는데 그 부분의 옷이 터져나가서 맨살이 드러났다. 벼락이 주변을 치달리고. 헌데

쩌저정! 천신대야의 가슴 부분의 살이 강철처럼 변해있다.

청풍; (순간적으로 몸을 강철보다 단단하게 만들어서 내 칼이 깊이 들어가지 못하게 막았다!) 경악할 때

천신대야; [크아!] 번쩍! 화악! 온몸에서 강력한 기운을 뿜어내며 오른손으로 청풍의 가슴을 찍어온다. 거리가 가깝고 오른손 다섯 손가락에서 긴 레이져같은 빛이 뿜어져 나와 청풍이 피할 수 없을 것같이 보이는데

<저주심인결!> 눈 부릅! 뜨는 청풍. 그러자

콰직! 청풍을 찍어오던 천신대야의 팔 전체가 뒤틀리고 몸통도 홱 비틀린다. 놀라 눈 치뜨는 천신대야

빠캉! 천신대야의 몸이 비틀리며 천신대야의 가슴에 박혀있던 청풍의 일본도가 부러진다. 가슴 밖으로 한 뼘 정도 부분이

청풍; [!] 팟! 뒤로 훌쩍 뛰어 피하고. 이하의 청풍의 일본도는 2/3정도로 짧아졌다. 1/3 정도가 천신대야의 가슴에 박혀 부러진 것

천신대야; [큭!] 콱! 비틀하던 몸을 오른손으로 바닥을 짚어 멈추는데.

쩍! 지익! 천신대야의 오른손 다섯 손가락에서 일어난 빛이 바닥의 바위를 그대로 가르며 들어간다. 마치 달군 쇠로 버터를 가르듯이

청풍; (바위를 간단히 파고들고...) 그걸 보며 놀라며 비틀거리고

청풍; (저 지강(指罡)에 닿았으면 아무리 나라고 해도 무사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서걱! 가슴 부분의 옷이 세 줄로 날카롭게 잘리면서 몸을 멈춰 세우고

천신대야; [이게 무슨...] [네놈 대체 무슨 수작을 부린 것이냐?] 바닥에 박혔던 손가락을 뽑으며 청풍을 보며 갸웃하고

천신대야; [박령신안대법에서 벗어난 것도 이해가 안되는데 노부의 몸까지 멋대로 조종하다니...] 콱! 가슴에 박힌 칼 파편 움켜잡고

천신대야; [무림에 이런 무공이 있었나?] 팟! 칼 조각을 가슴에서 뽑아내며 갸웃하고

청풍; (저주심인결에 대해 말해줄 필요는 없겠지.) + [당신은 누구요?]

천신대야; [당신?] 어이없고.

천신대야; [크하하하! 십오 년 만에 처음 들어본 사람 소리가 당신이라니... 크하하하!] 미친놈처럼 웃고. 하지만

드드드! 그 웃음소리에 동굴 전체가 무너질 듯 뒤흔들린다.

청풍; (가공할 내공...) 놀라고. 드드드 주변의 벽과 천장이 마구 흔들린다

청풍; (내공만으로 따지면 번뇌신존님에 필적한다.) 지진이라도 난 듯 흔들리는 동굴 바닥에서 몸을 세우려 애쓰며 놀랄 때.

천신대야; [크크크! 네 놈, 몹쓸 딸년이 보낸 게 아니었느냐?] 뚝! 웃음 그치고

청풍; (딸이라면 혹시!) 뭔가 예감하고 놀라고

천신대야; [하긴 그년에게 네놈같이 대단한 놈을 부릴 재주는 없겠지.] 콱! 칼날을 쥔 손에 힘을 주고

천신대야; [그래도 아직 젊어서 맛은 있어 보이니 불만은 없다.] 징! 입맛 다시는데 칼 쥔 손이 달아오르고

천신대야; [아니야 그냥 먹기에는 아까워] 주르르! 천신대야의 손에서 물처럼 녹아내리는 칼날

청풍; (내 보도의 파편이 저렇게 간단히 녹이는 내공이라니...) 놀라고

천신대야; [살려두고 말상대로 쓸까?] [하지만 오랫동안 된 걸 못 먹어서 식충이들이 안달인데...] 횡설수설하며 입맛을 다시고.

청풍; [미친 척하지 마시오.] 차갑게

천신대야; [뭐 미친 척?] 어리둥절

천신대야; [네놈 눈에는 노부가 미친 척 하는 걸로 보이느냐?] 탁탁! 손에 묻은 쇳물 찌꺼리를 털고

청풍; [횡설수설에 넘어갈 만큼 어수룩하진 않소!] 스산한 눈빛

천신대야; [흐흐흐! 이놈아! 틀렸다.] [노부는 미친 척 하는 게 아니라 정말 미친 거야.] 낄낄낄 웃고

청풍; (스스로 미쳤다고 자인하다니...) 어이없고.

천신대야; [왜냐하면... 노부는 미친개에 물렸거든.] [크크크! 미친개에게 물렸으니 미치는 건 당연하잖냐?] 미친 듯 웃는 천신대야,

청풍; [내가 보기에 당신은 얼마든지 여기를 빠져나갈 능력이 있소.] 천신대야를 보며

천신대야; [메야?] 어리둥절

청풍; [무공을 자유롭게 구사하는 걸 보면 딱히 금제를 당한 것같지도 않고...] [빠져나갈 수 있는데도 나가지 않고 있는 이유를 말하시오.]

천신대야; [말하지 않으면 어쩔래?] 지잉! 눈이 다시 빛나고

청풍; (박령신안대법이란 걸 또 펼친다.) + [당신을 벨 수밖에 없소!] 눈을 좀 가늘게 떠서 천신대야의 눈빛을 막으며 말하고

천신대야; [흐!흐!흐! 어.디 벨 수 있.으.면 베.어 봐.라!] [손.가.락. 하.나 까.닥 않.을 테.니.까!] 쩡! 눈을 빛내면서 말을 마디마디 끊어서 말한다.

청풍; [노인이라고 베지 못할 거라 생각하면 오산...] + [!] 덜컥! 몸이 다시 굳어진다.

청풍; (몸... 몸이 또 말을 듣지 않는다!) 경악하며 필사적으로 몸을 움직이려 들고

청풍; (저 노괴의 눈빛에 실린 마력은 충분히 막았다고 생각했는데...) 우둑! 사력을 다해 몸을 움직이려 하고

천신대야; [흐.흐.흐! 어.린 놈.이 어.른.의 말.을 새.겨 듣.지 않.은 대,가다!] [아.마 몸.이 말.,을 듣.지 않.을 테.지?] 말을 끊어서 말하며 광기 서린 표정으로 웃고. 그러자

청풍; (아차!) 깨닫고

청풍; (눈빛이 아니라 목소리에 몸을 마비시키는 마력이 실려 있었다!) (일종의 최면술인...) 경악하며 식은땀을 흘리고. 그때

천신대야; [사실 노부가 잘못한 거라곤 오직 하나밖에 없어.] [누가 죽일 만큼 잘못하진 않았단 말이야.] 미친 사람처럼 울먹이고

천신대야. [훌쩍! 딸년이 그런 미친개일줄 몰랐고...] [그 때문에 애꿎은 제자놈을 죽인 것 밖에는...] 울먹이고. 진짜 미친 사람 같고

청풍; (제자를 죽였다고?) (설마 이 노인이...) 경악 눈 치뜨고. 그런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냉상영의 말. #20>의 맨 끝 장면

 

냉상영; [내 아버지는 천신부 부주였던 천신대야(千神大爺) 냉막(冷莫)이었다.] 이를 바득 갈며 말하고

냉상영; [사부가 제자의 성취와 자질을 시기하여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이다.] 광기 서린 표정

회상 끝

 

천신대야; [하지만 그게 뭐 어떻다는 거냐?] [흐흐흐... 내손으로 키운 제자 놈, 내가 죽이는데 누가 뭐랄 수 있나?] 미친놈처럼 웃고

천신대야; [누가!!!] 악을 쓰고. 엄청난 음파가 퍼지고.

우르르릉! 동굴 전체가 뒤흔들리고.

<저주심인결!> 청풍의 눈이 다시 부릅떠지고. 직후

스윽!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청풍,

천신대야; [어!] 뜻밖이라는 듯한 표정.

천신대야; [대단해! 정말 대단해!] [박령신안대법에 이어 미리섭혼주(迷離攝魂呪)의 속박에서도 벗어나다니...!] 눈이 동그랗게 되고,

청풍; [내 원수는 천신부의 제자들과 그들의 문주요.] 긴장 흥분

천신대야; [켈켈켈! 역시 노부를 알아보는 놈이 있군.]

천신대야; [그렇다! 노부가 바로 천신부의 문주인 천신대야다. 헤헤헤. 천하제일인이기도 하지. 헤헤헤.]

청풍; (역시!) 이를 악물며 + [당신이 내 부친을 죽였다고 들었소.]

천신대야; [켈켈켈! 네놈 아비가 이무외라면 옳은 말이다. 내 평생 제자라고는 오직 그 놈만을 죽였으니까.]

청풍; (아버지의 원수를 이렇게 만나다니...) 눈썹이 꿈틀. 분노한 얼굴.

천신대야; [켈켈! 그놈은 내 딸을 마다하고 번뇌신존 그 늙은이의 제자를 택했다.]

천신대야; [헤헤헤... 그럼 천신부를 이을 수가 없게 되는데 놈은 이미 천신부의 모든 걸 다 익혀버렸단 말이야.]

천신대야; [그래서 노부가 죽여 버렸지.]

청풍; [준비하시오.] 앞부분이 잘린 일본도를 몸 앞에 세운다.

천신대야; [헤헤헤... 그놈 잘 생겼구만. 이제 보니 영락없이 죽은 무외, 그놈이야.] [애비 복수를 하려고 찾아왔냐?]

청풍; [나는 당신을 죽이기 위해 태어났소!] 징! 잘려진 칼날 부분이 빛으로 복구된다. 오히려 더 길어지고. 검강이다.

천신대야; [헤헤헤... 어림없다. 아무리 오행륜의 무공을 익히고 삼성동의 비전을 이었다 해도 소용없어.]

천신대야; [노부는 헤헤헤... 천하제일인이니까!]

청풍; [경고는 했소!] 슈웃! 청풍의 검이 제트자로 천신대야를 베는 모습. 공간 자체가 갈라지는 것같다. 하지만

천신대야; [갈!] 마주 고함을 치는 천신대야. 순간

꽝! 청풍의 앞에서 폭탄이 터지는 것같은 충격파가 일어나 천신대야를 베어가던 청풍의 검기를 휘어지게 만들고

꽝! 휘어진 청풍의 검기가 천장을 길게 갈라버리고, 아주 깊이 갈라졌다. 지상에까지 균열이 이어질 정도

 

#258>

신녀문의 외진 곳. 담장 안쪽이다. 정원인데 몇 명의 무사가 경비를 서고.

드드드! 진동하는 지면. 천신대야가 고함을 질러서 일어난 진동이고

[헉!] [억!] 비틀하며 놀라고 겁에 질리는 무사들

[뭐... 뭐지? 지진인가?] [땅 속 깊은 곳에서 엄청난 진동이 일어났어!] 놀라고. 드드드! 그 사이에도 지면은 흔들리고

[다른 곳의 건물들은 멀쩡한 걸 보면 지진은 아니야.] [이 근처만 흔들렸어.] 놀라는 무사들. 그 직후

투쾅! 지면의 일각이 제트자로 갈라진다. 섬광이 치솟고. 그 섬광에 맞는 바위와 나무들 그대로 잘려나가고. 청풍의 검기가 천신대야의 고함에 막혀 방향을 틀어서 천장을 가르고 지면까지 나온 것

[헉!] [저... 저건 또 뭐야?] 무사들 기겁할 때

슈우! 사라지는 섬광

[사... 사라졌어.] [설... 설마 방금 그게 검기(劍氣)였던 걸까?] 겁에 질려 지면이 갈라진 곳을 보는 무사들

[대... 대체 이 아래 지하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쿠오오! 갈라진 지면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와 먼지를 배경으로 무사들의 놀람 나레이션

 

#259>

콰드드! 충격을 받고 뒤로 밀리는 청풍. 두 발로 버티는 모습이고

청풍; (가공할 내공...) 입가로 약간 피를 흘리며 찡그리고

청풍; (역명신액을 복용한 후 내공으로 압도당하기는 번뇌신존님에 이어 두 번째다.) 지지지! 잔동과 함께 떨리는 일본도를 앞으로 내민 채. 앞쪽에선 벼락과 충격파가 소용돌이치고 있고

천신대야; [헤헤헤... 공력으로 노부를 당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화악! 고오오! 연기와 충격파를 휘말아 날려버리며 앞으로 나오는 천신대야. 온몸에서 벼락이 일어나고

천신대야; [우리 천신부는 내공에 있어서도 천하제일이거든 헤헤헤.] 미친놈처럼 웃는데. 슈우! 천신대야의 몸이 무럭무럭 자란다.

청풍; (이건...) 경악

<공력을 극한까지 일으킨 모습이다!> 쿵! 동굴을 가득 메운 채 허리를 구부리고 미친놈처럼 웃는 천신대야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경악.

천신대야; [번뇌신존, 그 늙은이가 직접 온다고 해도 지금의 노부를 이기지는 못한다.] [노부는 지난 십오년 간 할 일이 없어서 내공만 쌓아왔거든!] 쿵! 앞발을 내딛으며 마귀처럼 웃고. 그 바람에

콰득! 거대해진 몸의 머리와 어깨가 동굴 천장을 때려서

드드드! 쩌적! 청풍의 검강에 갈라졌던 천장이 더 넓게 갈라지면서 흙과 돌이 떨어진다. 하지만 천신대야는 아랑곳하지 않고 있고

천신대야; [네놈도 아비 곁으로 보내주마!] 화악! 거대해진 손을 앞으로 내밀고. 그러자

화악! 거대한 물방울같은 것이 청풍을 덮어온다

바웅! 청풍도 마주 방어막을 일으키며 맞서지만

콰드드! 단번에 청풍을 휘감으며 거대한 물방울같은 것이 청풍을 조여온다. 옅은 먹물을 푼 듯한 반투명한 물방울같다.

청풍; (무시무시한 압력...) 콰드드! 청풍의 방어막이 물방울같은 것에 눌리며 여기저기 우그러든다.

천신대야; [크헤헤헤! 우리 천신부의 사대절기중 하나인 마하적멸장(摩遐寂滅掌)이란 것이다!] 우우웅! 거대해진 손을 앞으로 내밀어 진동시키면서 웃고. 푸스스! 그자의 등과 머리에 부딪힌 천장이 마구 무너지며 균열이 넓어지고

천신대야; [네놈을 덮고 있는 구체(球體)가 줄어드는 것에 따라 압력은 증강되어 결국 네놈의 몸을 으스러트리게 될 것이다.] 지지징! 손바닥으로 진동을 일으키며 웃고

청풍; (공력의 차이가 너무 현격하여 오래 견딜 수가 없을 것같다.) 비지땀을 흘리고. 콰드드! 그 사이에도 물방울같은 것은 급격히 오그라들어 청풍의 방어벽을 으그러트리고 있다.

청풍; (어떻게 작동되는지 원리는 알겠지만...)

청풍; (맞서기 위해 일으키는 호신강기를 풀었다가는 그 즉시 온몸이 으스러질 테니 반격할 수도 없다!) 절망하고

천신대야; [재미있게 놀았다 애송이야! 잘 가라!] 지지징! 더 강한 진동을 손으로 일으키며 웃고. 헌데

콰득! 웃는 바람에 천신대야의 머리가 천장을 강하게 들이받고. 순간

콰득! 쩌적! 천장에 난 균열 주변의 바위와 흙이 우수수 떨어진다. 직후

쩍! 갈라진 틈으로 햇볕이 아래로 내려꽂히는데

푸시시! 햇볕에 닿은 천신대야의 몸이 불에 던져진 마른 검불처럼 그대로 타들어간다. 그러자

천신대야; [끄아아악!] 팟! 비명 지르며 뒤로 휙 날아간다

청풍; [!] 놀라고.

천신대야; [안돼! 안돼!] 끄아아아! 비명 지르며 미친 듯이 펄펄 뛰면서 몸을 태우는 불길을 동굴 벽에 문질러 끈다. 몸이 줄어들고

화악! 그 바람에 청풍의 몸을 뒤덮고 있던 물방울같던 막이 소멸되고

천신대야; [끄윽! 찢어 죽여도 시원잖을 년!] [아비에게 주광지독(呪光之毒)을 먹이기나 하고...] 슈욱! 몸이 원래 크기로 줄어들며 벌벌 떨고

청풍; [주광지독?] 찡그릴 때

[모든 빛이 저주가 되는 극독이다!] 누가 청풍의 뒤에서 말하고

청풍; (언제...) 경악하며 뒤를 돌아보고

쿵! 좀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고 있는 포숙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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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

<-개봉(開封)> 밤. 어느 거대한 도시.

화려한 객잔

객잔의 독채 건물. 불은 꺼져 있다.

어둑한 침실. 넓고 침대도 아주 크다.

그 침대에 상체는 벌거벗고 아랫도리만 얇은 이불로 덮은 채 누워있는 청풍. 잠은 들지 못하고 있다.

청풍; (이제 하루만 더 가면 신녀문...) 생각하고

청풍; (이번에는 정말 냉상영, 그 여자와 결판을 지어야만 한다. 영영 찾을 수 없게 숨어버리기 전에...) 결심. 그러다가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240>에서 냉상영이 말하던 장면이다.

이하 회상

 

냉상영; [어쩌면 넌 네 어미를 네 손으로 죽이게 될지도 몰라!]

냉상영; [그런 기쁨을 나보고 포기하라고? 어림없지!] 마녀같은 표정으로

회상 끝

 

청풍; (냉상영의 그 말로 유추하자면 어머니는 나와 적대하는 관계이기 쉽다.)

청풍; (혹시 모르니 어머니 또래의 여인들과 싸우는 일은 가급적 피해야만 한다.) 생각하다가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포숙정의 모습. 나무와 풀이 저절로 길을 여는 숲을 지나던 도도하고도 아름답던 모습

청풍; (냉상영에게서 무후라 불린 그 여인이 갑자기 떠오르는 건 어째서인가?)

청풍; (무후라는 그 여인은 번뇌신존의 제자인 게 거의 확실한데...)

청풍; (설마 아버지는 천신부의 숙적인 삼성동의 제자와 깊은 관계였을까?)

청풍; (다음에 무후라는 분을 만나면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봐야겠...) + [!] 생각하다가 찡그리고.

한숨 쉬는 청풍.

슥! 침대에서 일어난다. 아랫도리에는 바지를 입고 있다.

청풍; [뉘신지 모르지만 들어오시오.] 침대에 걸터앉아 문쪽을 보고 말하고. 그러자

<실례하겠어요.> 드륵! 문이 열리고

청풍; (이 목소리는...) 놀랄 때

<중토희!> 청풍의 놀람 배경으로 문을 열고 들어오는 중토희. 그 뒤로 다른 여자들도 들어오려는데 모두 표정이 암울하다.

청풍; (세황형님의 신변을 떠난 적이 없는 오방희들이 무슨 일로...) 난감한 표정으로 묵묵히 앉아서 기다리고

드륵! 그 사이에 다섯 여자가 모두 들어와 청풍의 앞에 나란히 선다. 맨 뒤에 들어온 동목희가 문을 닫고 있고. 중토희는 품속에서 편지를 꺼내고 있다.

청풍; [형수님들께서 함께 소제를 찾아오신 것을 보니 막중한 용무가 있겠습니다.]

중토희; [상공께서 엄명을 내리셔서 저희들이 어쩔 수 없이 함께 찾아뵙게 되었답니다.] 두 손으로 편지를 내밀며 다가오고

청풍; [형님께서 제 목숨을 원하십니까?] 처연하게 웃으며 두 손으로 편지를 받고

중토희; [직접... 확인하시옵소서.] 편지를 주고 물러선다. 암울한 표정이고.

청풍; [예...] 편지 봉투를 열고

편지를 한 장 꺼내고

펼쳐서 읽는 청풍. 직후

[!] 눈 부릅뜨는 청풍.

 

<나의 대에서 벽씨의 대가 끊기는 불효를 저지르고 싶지 않으니 도와다오.> 편지의 내용

 

청풍; (형님의 대에서 대가 끊기는 불효를 저지르고 싶지 않다?) 경악. 얼굴 벌개지고

청풍; (설마 나보고 오방희에게 씨를 뿌리라는...) + [!] 생각하다가 경악

사락! 여자들이 일제히 옷을 벗고 있다. 겉옷 속에 란제리를 걸친 모습이고

청풍; [이... 이건... 이건...] 청풍 당황하는데

중토희; [부탁드리옵니다.] 먼저 절하고. 다른 여자들도 중토희 뒤에서 절하고

중토희; [아무쪼록 저희들로 하여금 벽씨의 대를 이을 아이를 낳을 수 있게 은총을 베풀어주시옵소서.] 울며 절하는 중토희. 다른 여자들도 울며 절하고

청풍; (죽... 죽었다!) 절하는 여자들 보며 사색이 되는 청풍.

 

#252>

<-무창(武昌)> 드넓은 강가의 거대한 도시. 수많은 배들이 정박했거나 드나들고 있고. 때는 낮이다

번화가. 사람들이 바글 바글

그 번화가의 객점. 2층이다.

2층 창가. 창문이 열려 있고 타노와 환설이 나란히 앉아있는 게 보인다. 타노가 창가에 앉아있고. 두 사람 앞에는 신장궁 무창지점장 장세명이 앉아있다.

장세명; [귀궁의 소궁주님도 귀환하시고 해서 신장궁의 재건은 일사천리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외다.] 앞에 앉은 환설에게 말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무창 지점장 장세명(張世明)>

장세명; [신장궁에서 본장에 부탁을 하길 환소저를 보는 대로 귀궁하라 전해달라고 했소이다만...] 눈치 보고

환설; [저는 당분간 신장궁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답니다.] 우울

환설; [번거로우시겠지만 소궁주님께는 그리 전해주세요.]

장세명; [소식을 전해드리는 거야 어렵지 않지만...]

환설; [위진천의 행적을 찾아주십사 부탁드렸던 일은 어찌 되었는지요?] 화제를 돌리고

장세명; [자랑은 아니지만 우리 황금전장의 정보망은 개방에 못지 않소이다.] 웃고

환설; [그럼...] 눈 번뜩

장세명; [위진천의 종적이 최근 무황성 근처에서 발견되었소이다.] 끄덕

환설; [그자가 무황성에 무슨 일로...] 눈 번뜩

장세명; [본장의 첩보망에 감지되기로 살인상단과 대륙상단은 무황성과 여러모로 접점(接點)이 있소이다.]

환설; [혹시 그 세 조직이 한 몸일 수도 있다는...]

장세명;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가정이라 본장에서도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중이외다.] 끄덕이고

타노; (역시 천하제일의 재력을 지닌 황금전장의 정보력은 놀랍군.) 말하면서 길거리를 내다보고.

타노; (하긴 사람이 먹고 사는 데 돈이 필수적인 요소이니...) + 생각하다가 무언가 발견하고 눈 번득이는 타노

환설; [위진천은 지금 무황성에 머물고 있는가요?] 살벌한 표정. 이를 바득 갈며

장세명; [일단 그자가 무황성으로 들어간 건 확인을 했지만 다시 나왔는지는 아직...] + 타노; [장지점장! 잠깐 밖을 봐주시오.] 밖을 보며 급히 말하고

장세명; [왜 그러십니까?] 흠칫! 하며 창가로 다가와 앉고

타노; [저... 저 여자의 행적을 귀장의 정보망으로 추적해주실 수 있겠소?] 숨듯이 창틀 뒤에 붙어서 거리를 가리키고

환설과 장세명이 흠칫! 하며 거리를 보고

거리를 오가는 많은 사람들. 그 사람들 사이에 끼어 걸어가는 도도한 자태와 표정의 절세미녀. 바로 청풍의 엄마인 무후 포숙정이다.

포숙정의 얼굴 크로즈 업

장세명; [저 키 큰 여자분 말이오?]

타노; [그렇소! 들키지 않게 은밀히 추적해서 내게 알려주시기 바라외다.] [절대 놓치면 안되고...] 긴장해서 말하고

장세명; [알겠소이다.] 급히 일어나고

장세명; [본장의 수하들을 통해서 연락드리겠소이다.] 서둘러 일층으로 향하는 계단으로 달려간다.

곧 객점 일층 입구에서 두 명의 수하와 함께 뛰어나가는 장세명의 모습이 이층 창문을 통해 보이고.

장세명과 두 명의 수하는 20미터쯤 거리를 두고 포숙정을 쫓아간다

타노; [저... 저 분을 여기서 보게 될 줄이야.] 흥분하고

환설; [저 여자가 누군데 그러시는 건가요?] 고개 밖으로 빼내 멀어지는 포숙정의 뒷모습 보며 묻고. 그 바람에 몸이 타노에게 좀 닿는다. 당황하는 타노

타노; [내... 내가 어떻게 번뇌신존님의 노복(奴僕;사내 종)이 되었는지는 말씀드렸을 거요.] 얼굴 근처에서 출렁이는 환설의 젖가슴을 의식하며 얼굴이 좀 붉어지고

환설; [화산(華山) 산촌의 심마니셨는데 삼성동의 폐허를 발견했다가 위극겸에게 죽을 뻔 하셨다고 하셨지요.] 자기 자리로 다시 앉으며

타노; [험험! 그... 그렇소.] 어색한 기색 숨기려 헛기침하며 말하고

 

<나와 동료들은 위극겸이 던진 바위에 깔렸는데...> 허공에서 떨어지는 집채만한 바위를 올려다보며 비명 지르는 젊은 시절의 타노와 두 명의 심마니. #1>의 장면

<동료들은 그때 바위에 깔려 죽었지만 나는 운 좋게 다리 하나만 잃은 채 목숨을 건질 수 있었소.> 바위에 깔리는 세 사람. 다리 하나가 삐져나온다. 그게 타노의 다리. 역시 #1>의 장면

<그리고 과다한 출혈로 죽어가던 나를 번뇌신존께서 구해주시고 종복으로 삼아주신 것이오.> 번뇌신존이 손짓을 하자 바위가 날아오르고. 그 바위 아래 깔려 있던 타노가 돌아보고. 두명의 심마니는 몸이 으스러져 죽었지만 타노는 다른 바위 사이에 숨은 덕분에 다리 하나만 으스러진 상태다.

 

타노; [그후 나는 번뇌신존님의 분부로 그분의 제자들을 찾아왔소.] 말하며 품속에서 작은 수첩을 하나 꺼내고

타노; [이게 번뇌신존님의 제자들의 용모파기인데...] 수첩을 넘기고

타노; [방금 전에 우연히 이분을 본 거요.] 수첩을 환설에게 보여준다.

환설; [이분이 바로...] 수첩의 그림을 보며 놀라고

타노; [그렇소!] 끄덕

[번뇌신존님의 막내 제자이며 무후라고도 불리는 여자중의 천하제일인이신 포숙정 마님이시오!] 쿵! 수첩에 그려진 젊은 시절의 포숙정의 모습을 배경으로 타노의 말. 그림속의 포숙정은 도도하고 아름답다.

 

#253>

<-신장궁> 저녁 무렵. 해가 지려 하지만 복구 작업은 여전히 활발하다.

진상파의 거처. 철장파파가 입구를 지키고 있고

진상파; [방금 전 무창 근처의 분점에서 날린 전서구로 보내진 전서예요.] 번뇌신존과 마주 앉아 말하고. 벽소소도 옆에 앉아있고. 번뇌신존은 길쭉한 천으로 된 편지를 읽고 있다

번뇌신존; [허허허 일이 풀리려니 이렇게도 풀리는군.] 편지를 읽으며 웃고. 좀 격동하는 모습이고

번뇌신존; [이십 년 가까이 꼭꼭 숨어있던 것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돌연 모습을 드러내고...] 만감이 교차한 표정

진상파; [본궁의 방어시설 복구도 얼추 끝이 보이옵니다.]

진상파; [저희 걱정은 마시고 제자분을 뵈러 갔다 오시지요.]

번뇌신존; [아무래도 그래야겠구먼.] [이번에 또 놓치면 언제 다시 꼬리를 잡을 수 있을지 모르니...] 일어나고. 진상파와 벽소소도 일어나고

번뇌신존; [금방 다녀올 테니 너무 걱정은 말게.] 스으! 모습이 흐려지더니

스팟! 사라지는 번뇌신존

벽소소; [사... 사라졌어요!] 놀라고

벽소소; [방에서 나간 기척도 없는데... 무슨 무공을 쓴 건가요?]

진상파; [번뇌신존께서는 이미 무공의 한계를 뛰어넘으셨단다.] 웃고

벽소소; [술... 술법을 쓰신다는 건가요?] 침 꼴깍! 삼키고

진상파; [술법이라고 단정하긴 그렇지만 굳이 따지자면 무공보다는 술법에 가깝겠지.] 끄덕이고

벽소소; [그렇게 대단한 분이신 데도 어쩐지 좀 허둥대는 느낌이던데요.] 갸웃하고

진상파; [그만큼 정(情)의 사슬은 떨쳐버리기 어려운 거야.]

벽소소; [정의 사슬?] 눈 치뜨고

벽소소; [번뇌신존께서 설마 청풍오빠의 어머니를...] 놀라 입을 손으로 가리고

진상파; [오래 전... 아주 오래전부터 마음에 담아오셨지.] [비록 도중에 무제라는 걸출한 인재에게 빼앗기기는 하셨지만...] 웃고

벽소소; [그럼... 그럼 뭐예요?] [어쩌면 번뇌신존께서 우리의 시부(媤父;시아버지)님이 되실 수도 있다는...] 얼굴이 달아오르고

진상파; [아주 가능성이 없는 얘기는 아니야.] 웃고

<그리 되면 우린 천하에서 가장 대단한 시아버지를 모시는 며느리들이 될 수도 있겠지.> 하늘을 신선처럼 날아가는 번뇌신존의 모습 배경으로 진상파의 말

 

#254>

어느 도시. 그리 크진 않다. 낮

어느 객점. 무림인들이 많다.

구석에 앉아 술을 마시는 삼절신통.

<무림왕...> <무림왕...> <제왕성...> <비무대회...> 무림인들이 흥분해서 나누는 대화들이 삼절신통의 귀에 들리고

삼절신통; [벌집을 들쑤셔놓았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구먼.] 혀를 차고

삼절신통; [단오에는 태산이 헛된 꿈을 꾸는 인간들로 미어터지겠어.] 웃을 때

[저 왔어요 아버지!] 누가 삼절신통에게 다가오고. 아주 화려한 옷을 입은 청년의 뒷모습

조원룡; [오래 기다리셨지요?] 드륵! 삼절신통 앞쪽의 자리에 앉으려고 하는 청년. 화려한 차림에 자신만만한 표정. <건곤일척 자료집 제29페이지>의 <원유룡> 캐릭터. 삼절신통의 아들이다. 배경으로 나레이션. <-삼절신통의 아들 조원룡(趙元龍)>

삼절신통; [아니다. 아비도 금방 왔다.] 헤벌쭉

조원룡; [오는 내내 무림왕 무림왕...] [아주 귀에 딱지가 않을 지경이더라구요.] 의자에 앉으면서 주변을 힐끔 보는 조원룡

삼절신통; [벽세황이 제대로 떡밥을 푼 거지.] 웃고

조원룡; [주제들을 알아야지.] [설마 제놈들도 무림왕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 건지 원...] 주변 무림인들 흘겨보며 비웃고

삼절신통; [밑바닥을 구르는 인생일지라도 무림인이라면 누구나 가슴 속에 뜨거운 야망을 품고 있는 법이다.] 진지하게

삼절신통; [꿈을 꾼다고 해서 비난하면 안된다.]

조원룡; [무슨 말씀인지는 알지만 실소가 나오는 것도 어쩔 수가 없군요.]

삼절신통; [아비도 단오에 태산에 갈 생각이다.]

조원룡; [무림왕에 도전하시게요?] 눈 반짝

삼절신통; [비무대회에는 참가하겠지만 진짜 목적은 따로 있다.]

조원룡; [대체 무슨 일로...]

삼절신통; [며느리감을 봐뒀거든.] 의미심장하게 웃고

침 꼴깍! 삼키는 조원룡

 

#255>

<-신녀문> 낮.

오층탑. 사람들 놀라 한쪽을 보고.

청풍이 걸어온다. 무사들과 시녀들 놀라면서도 길을 터주고

<소... 소문주님이다!> <불이살검이 또 쳐들어왔다!> <소문주님은 문주님과 사이가 안 좋다던데...> 청풍을 아는 자들은 반색. 모르는 자들은 두려운 표정으로 자신들 앞을 지나는 청풍을 보고

오층탑의 입구. 내총관이 서있다. 걱정과 반가운 표정

내총관; [도련님!] 복잡한 표정으로 인사하고. 울먹이며

청풍; [문주는?] 침통한 표정으로 말하며 다가가고

내총관; [안에서 기다리고 계시옵니다.] 문을 열어주고

청풍; [고맙소.] 문으로 다가가고

청풍; (내가 오는 걸 알면서도 달아나지 않았다?) 문 안쪽으로 들어가고

청풍; (뭔가 꿍꿍이가 있다는 건가?) 찡그리며 들어서고., 뒤에서는 내총관이 문을 닫아주려고 한다.

 

<난 개봉에서 오방희들과 동침하느라 사흘을 허비했다.> 청풍이 잠옷 차림의 오방희들과 함 침대에 뒤엉켜 있는 모습을 실루엣으로

 

청풍; (그 바람에 신녀문의 이목에 노출되어 냉상영에게 달아날 기회를 주었다 생각했는데...) 안으로 완전히 들어서고. 그때

[어서 와라!] 들리는 음성

냉상영; [개봉에 머물고 있다고 해서 오늘 쯤 올 줄 알았다.] 의자에 앉아있고. 여신같은 차림으로

청풍; [오늘이 당신이 죽는 날이다.] 스릉! 칼을 뽑으며 다가가고

냉상영; [무정한 놈! 그게 어미를 만나자 마자 할 소리냐?] 이를 바득 갈며 노려보고

청풍; [그 허튼 수작에는 더 이상 넘어가지 않는다!] 쩍! 일본도를 옆으로 베어가고. 일본도에서 긴 섬광이 내뻗치고. 냉상영의 목을 수평으로 노리고

냉상영; [네 생모는!] 급히 외치고

청풍; [!] 빠각! 눈 치뜨며 칼을 위로 비틀고

투쾅! 쩍! 냉상영의 목을 수평으로 쳐가던 흰색 섬광이 냉상영의 목을 치기 전에 홱 방향을 틀어 위로 치솟고, 목 근처에서 45도 각도로 위쪽으로 치솟는 모습

서걱! 섬광이 간발의 차이로 스치고 지나가면서 냉상영의 머리카락이 잘려 흩날린다. 눈 치뜨는 냉상영

투쾅! 쩍! 냉상영의 목 옆에서 방향을 튼 섬광에 냉상영의 뒤쪽 벽과 천장이 갈라진다

스윽! 다시 칼을 눕혀서 또 냉상영의 목을 치려는 자세를 취하는 청풍

냉상영; [호호호! 역시 네놈은 낳아준 어미에 대한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는구나.] 웃고

청풍; [이번에는 확실히 목을 쳐주겠소.] 다시 일본도를 휘두르려는 자세로 다가가고

냉상영; [마음대로 해라.] [대신 목을 칠 때 치더라도 네 어미가 누군지는 들어라.] 냉소하며 오른손을 주먹을 쥐어 약간 쳐들고

청풍; [...] 대답하지 않으며 다가가고

냉상영; [넌 네 어미와 이미 한 번 마주쳤었다.]

청풍; [!] 눈 치뜨며 포숙정을 떠올리고

냉상영; [눈치를 보니 누군지 알아차렸구나.] 배시시

청풍; [무후 포숙정이라는 분이...] 흥분. 그러자

냉상영; [네 어미다!] 쾅! 외치며 약간 쳐들었던 오른쪽 주먹으로 의자의 팔걸이를 내려치고. 순간

쩍! 반사적으로 칼을 긋는 청풍. 칼에서 백색의 섬광이 내뻗힌다. 하지만

쾅! 의자 아래에서 폭발이 일면서 의자채로 푹 꺼지는 냉상영. 아래로 추락한 것. 청풍이 일본도로 그어낸 섬광은 냉상영의 목이 있던 쯤을 스치고 지나가고

청풍; (의자채로 아래로 떨어졌다.) 칼을 거두며 단상으로 걸어가고

단상의 의자가 있던 곳에는 원형의 수직 동굴이 있다. 인공적으로 파놓은 동굴이다.

아래를 내려다보는 청풍.

10미터쯤 아래쪽에 넓은 공간이 있고. 그곳에 박살난 의자가 널려 있다.

청풍; (천안탑 지하에 유사시에 탈출을 하기 위한 비밀통로를 만들어놨었구나.) 내려다보며 생각할 때

<휘익!> 무언가 날아가는 소리가 청풍의 귀에 들리고

청풍; (옷자락이 날리는 소리!) 휙! 구멍으로 뛰어들고

슥! 부서진 의자 위로 깃털처럼 내려서는 청풍

청풍이 내려선 곳의 한쪽은 막혀 있고 다른쪽은 어둑한 동굴이다.

청풍; (윗쪽의 단상과 천연의 동굴을 연결시켜 놨다.) 어두운 동굴 안쪽을 보고

<휘익!> 날아가는 소리가 다시 청풍의 귀에 들리고

청풍; (냉상영은 벌써 오십여 장 밖으로 날아가고 있다.) 휘익! 날아가고

청풍; (하지만 오늘은 결코 놓치지 않는다.) 강렬한 표정

청풍; (분이의 혼백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죄값을 치루게 해줄 것이다!) 날아가고. 헌데

 

천안탑 일층의 내부. 단상에 구멍이 나있고.

슥! 그 구멍 옆을 밟는 가죽 신 신은 여자의 발

[...] 어떤 여자가 구멍을 내려다본다. 포숙정이지만 아직은 얼굴을 보여주지 말고 실루엣으로 묘사

 

#256>

어둑한 동굴.

휘익! 날아오는 청풍. 일본도를 오른손에 든 채

청풍; (상당히 긴 동굴이다.)

청풍; (하지만 바람이 느껴지지 않는 걸 보면 막혀있는 동굴이다.) 쐐액! 지나가고. 헌데

움찔! 청풍이 지나간 곳의 벽이 조금 움직이며

스윽! 그 부분이 사람 모습으로 변한다. 물론 냉상영이다. 움푹 들어간 곳에 붙어 서서 은신술을 펼친 것

냉상영; (걸려 들었구나 지겨운 놈아!) 쌔액! 웃고. 동굴 안쪽을 보며

냉상영; (막다른 곳에 네놈을 환영해줄 늙은이가 있을 테니 재미있게 놀아봐라.)

냉상영; (네놈과 그 늙은이 중 하나는 확실히 죽을 텐데...) 슥! 돌아서고

냉상영; (기왕이면 동귀어진해주는 것이 날 위해서는 최상의 결과...) + [!] 오싹! 소름이 돋아 눈 치뜨고

냉상영; (온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그렇다는 건...) 스팟! 다시 걸어 나왔던 움푹한 곳으로 물러서고.

냉상영; (그년... 그년이 찾아왔다!) 스스스! 벽과 일체가 되며 공포에 질리고. 직후

스윽! 유령같은 것이 흐르듯이 냉상영이 숨어있는 곳으로 다가온다.

<무후 포숙정!> 그 유령같은 존재 크로즈 업. 바로 포숙정이다.

멈칫! 냉상영이 숨은 곳에 이르러 멈추는 포숙정의 발길

[...] 살벌한 표정으로 무언가 생각하는 포숙정

냉상영; (들... 들켰나?) 숨은 상태로 전율하고

찡그리며 냉상영이 숨어있는 곳을 천천히 돌아보는 포숙정

냉상영; (젠... 젠장!) 숨은 채 절망. 바로 그때

<크크크!> 동굴 안쪽에서 괴성이 들리고

[!] 냉상영이 숨은 곳을 보던 포숙정의 얼굴이 다시 동굴 안쪽으로 향하고

<켈켈켈!> 이어지는 동굴 안쪽의 웃음소리. 순간

스윽! 다시 유령처럼 변해서 앞으로 가는 포숙정

냉상영; (살... 살았다!) 슈욱!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냉상영

<크크크!> 멀리서 들리는 웃음소리

냉상영; (그 늙은이가 모처럼 아비 노릇을 하는구나!) 휘익! 뒤를 돌아보며 입구쪽으로 날아간다. 소리 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냉상영; (정황상 포가년이 내 정체를 알고 쳐들어왔다! 빨리... 빨리 여길 빠져나가야만 한다!) 휘익! 앞쪽의 밝은 빛이 아래로 쏟아지는 쪽으로 날아간다. 물론 그 빛은 천안탑 일층의 단산에 난 구멍을 통해서 쏟아지는 것

<두 번 다시 포가년이 날 찾을 수 없는 곳으로 숨어버리자!> 구멍으로 날아오르는 냉상영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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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

깊은 산속.

황폐한 골짜기. 노천 광산 같은 분위기. 풀 한포기 나 있지 않고 바위는 붉다. 철광석으로 이루어진 계곡인데 그 중간에 거대한 삼층탑이 서있다. 전체가 쇠로 만들어져 붉은 빛의 탑이다. 처마에는 <鐵王閣>이라는 글이 새겨진 철제 간판이 걸려 있다. 몇 명의 무사들이 지키고 있고. 검붉은 옷에 마스크를 쓴 자들. 무기는 창이나 도끼

탑을 지키던 무사들 흠칫!

휘익! 그 탑으로 날아오는 가마 한 대. 네명의 육마신이 든 가마. 두 명의 육마신은 가마를 따르고. 가마의 문은 열려 있어서 안에 냉상영이 야한 자세로 앉아있는 게 보인다.

<신녀다!> <천안신녀가 찾아왔군!> 무사들 긴장하지만 경계하진 않고

휘익! 탑 앞으로 내려서는 가마. 무사들이 말없이 인사하지만

스슥! 동시에 가마 안에서 사라지는 냉상영

 

철왕각 내부. 화려한 거실인데 중앙에 놓인 탁자에는 술과 안주가 가득. 신행태보가 안락의자에 몸을 파묻은 채 술을 병채 나발을 불고 있다. 탁자 건너편에는 의자가 하나 더 놓여있다.

[이게 무슨 몰골이야?] 스슥! 탁자 앞에 나타나는 냉상영

냉상영; [세상이 지금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고 술독에 빠져 지내는 거야?]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며 눈살 찌푸리고

신행태보; [마누라도 아니면서 잔소리는...] 피식 웃는데

냉상영; [망할 놈!] 철썩! 신행태보의 뺨을 올려 부치고

뺨 맞고 찡그리는 신행태보

냉상영; [내 인생 망가트린 주제에 잔소리같은 소리가 나와?] 불같이 화를 내고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그런 냉상영을 노려보는 신행태보

냉상영; [외가쪽으로 친척인 넌 대사형이 아버지 손에 죽은 충격으로 실심(失心) 상태에 빠진 날 겁탈했었어!] 이를 갈고

냉상영; [하물며 배분상으로는 이모인 나를...] 치를 떨고

냉상영; [당장 때려죽였어야 마땅했지만...] [당시에는 그 짓이라도 하지 않으면 미쳐 버릴 것 같아 용납했지!]

냉상영; [그후로도 이런 저런 편의를 봐주고 배려를 해줬건만...] [지금 네 놈의 꼬라지를 좀 봐!] 삿대질

냉상영; [내 인생 망쳤으면 실망이라도 시키지 말아야할 거 아니야?] 두 주먹 불끈 쥐며 악다구니를 쓰고

신행태보; [벽세황 때문에 이러는 거요?] 표정이 험악해지고.

냉상영; [그래!] [네놈이 역할만 제대로 해줬어도 벽가놈이 무림왕이니 뭐니 하며 뻐기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어!]

신행태보; [후후후... 난 또 뭐라고?] 피식 웃고

신행태보; [그 비리비리한 벽가놈이 무림왕 노릇을 제대로 할 것같소?]

신행태보; [신녀의 본가인 천신부의 저력에 비한다면 황금전장 따위는 새 발의 피이기도 한데...!] + 냉상영; [닥쳐!] 급히 말을 막고

냉상영; [벽에도 귀가 있다는 말을 잊었느냐?] 겁에 질려 두리번.

냉상영; [내 진짜 정체를 무후가 알기라도 하면 우린 그날로 끝장이야!] 목소리를 낮추면서 속삭이고. 겁에 질린 표정

신행태보; [쯧! 천하의 패주를 꿈꾸던 분치고는 너무나도 새가슴이로군!]

냉상영; [허튼 소리 말고...] [너도 단오에 벌어질 비무대회에 대한 소문은 들었겠지?] 맞은 편에 앉고

신행태보; [벽가놈이 조기에 인생 종치려고 일을 벌였다는 얘긴 들었소.] 다시 술병을 입에 가져가고

냉상영; [그렇게 만만하게 볼 일이 아니야!]

냉상영; [풍신장을 농락한 걸 보면 벽가놈에게는 아무래도 숨기고 있는 뭔가가 더 있는 게 분명해!] 초조한 표정으로 두 손을 비비고

신행태보; [내가 그 비루한 놈 하나 못 이길 거라 생각하는 거요?] 불쾌

냉상영; [설령 벽가놈을 이긴다 해도 무림에는 널 이길 수 있는 고수가 한 둘이 아니야.] [대표적으로 불이살검... 청풍이 놈이 있고...]

신행태보; [그래서 어쩌자는 거요?] 탕! 불쾌한 표정으로 술병을 거칠게 탁자에 내려놓고

신행태보; [내가 그렇게 못 미더우면 늘 함께 당신을 사랑해주는 사신장에게 기대를 해보던가?]

냉상영; [닥쳐!] 철썩! 다시 몸을 일으켜 신행태보의 뺨을 후려치고

신행태보; (이년이...) 분노하는데

냉상영; [난 뭐 좋아서 그 인간들의 정액받이 노릇을 하고 있는 줄 알아?] 벌떡 일어선 채 악에 바친 표정으로

냉상영; [내 처녀를 차지한 네놈이 오죽 못 났으면 대신 날 지켜줄 기둥서방을 넷씩이나 구했겠느냐?] 삿대질

부르르! 떨지만 반박을 못하는 신행태보

냉상영; [그 인간들은 소모품이고 방패막이일 뿐이야!] [내 처녀를 바친 네놈이 내 인생의 유일한 사내고...] 다시 털썩 의자에 주저앉고

신행태보; [그래서 그 작자들과 동심고를 나눠먹은 거요?] [넷 중 한놈이 죽으면 당신도 죽는 동심고를...?] 노려보고

냉상영; [그 말을 믿어?] 피식

신행태보; [그럼 아니오?] 흠칫! 하고

신행태보; [내가 알기로 동심고를 나눠먹으면 한쪽이 죽을 경우 다른 쪽도 죽는데...]

냉상영; [난 반쪽을 먹었지만 사신장은 그 반쪽을 다시 사등분해서 먹었다.] 의자에 등을 기대고

신행태보; [그럼...!] 깨닫고

냉상영; [사신장이 동시에 죽으면 나도 죽을지 몰라.] [하지만 한 놈씩 차례로 죽으면 끔찍한 고통은 느끼겠지만 죽지는 않는다.]

신행태보; [그럼 철신장 한명을 기둥서방으로 두지 않고 셋을 더 끌어들인 건...] 깨닫고 흥분하고

냉상영; [위험 부담을 덜기 위해서였지.] [멍청한 그 인간들을 속이기 쉽게 하기 위해서였고...] 냉소하고

신행태보; [신녀... 이모는 정말 대단하고 무서운 여자요.] [날고 긴다는 사신장을 그렇게 속이다니...] 웃고

냉상영; [다 너를 위해서야.] [그러니 내가 그 인간들에게 몸을 내돌리더라도 조금만 더 참아.]

신행태보; [노력해보겠소만...] [설마 날 달래러 찾아온 건 아닐 테고...] 냉상영의 몸을 쓸어보고

냉상영; [좀 있다가 네가 원하는 거 하게 해줄게.] 품속에 손을 넣고

냉상영; [대신 그 전에 네 동의를 받을 일이 있다.] 다시 꺼내는 손에 몇장의 종이가 들려있다.

신행태보; [뭐요?] 내미는 종이들을 받으며

냉상영; [우리 천신부의 일천종 신공절학들 중 흡정환혼술(吸精還魂術)이라는 것이다.] [일종의 흡정대법이지.] 종이를 읽는 신행태보를 보고

신행태보; [다른 인간의 공력을 흡수하여 내 것으로 만드는 비결인 건 알겠는데...] [이 흡정환혼술이라는 걸 누구에게 쓰라는 거요?] 읽으면서

냉상영; [들어와라!] 딱! 손가락 퉁기고. 그러자

스슷! 슥! 유령처럼 냉상영의 뒤로 나타나는 육마신

신행태보; [육마신의 공력을?] 놀라고

냉상영; [마교의 역대 교주들인 이것들은 비록 활강시가 되긴 했지만 막강한 내공을 지니고 있다.]

냉상영; [이것들의 공력을 일, 이할만 네 것으로 만들어도 넌 천하무적의 내공을 지니게 되는 거야.] 육마신을 곁눈질하며

신행태보; [이론상으로야 그렇겠지만...] 망설이고

냉상영; [너와 내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냉상영; [단오의 비무대회에서 다른 인간들을 모두 때려죽이고 무림왕이 되려면 육마신의 내공을 흡수하는 것 외에는...!] 강렬한 표정

[!] 침 꿀꺽! 삼키는 신행태보

 

#248>

<-황금전장> 밤. 황금전장의 성문. 성문은 굳게 닫혀있고 무사들이 성루에서 경비를 서는데.

자랑스럽고 흥분된 표정으로 성루 처마에 걸린 현판을 보는 무사들

현판은 <帝王城>으로 바뀌어 있다.

 

벽세황의 거처. 조용하다. 지키는 사람도 없고.

어둑한 거실. 탁자 앞에 홀로 고독하게 앉아있는 벽세황. 탁자에는 편지가 한통 놓여있다.

벽세황; (몸 상태가 전에 없이 좋다.)

벽세황; (회광반조...) (남아있는 생명력이 마지막 불꽃을 피워 올리는 것이겠지.) 쓸쓸한 웃음

벽세황; (부디 너무 빨리 타서 단오 전에 꺼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 생각할 때

드륵! 문이 열리고

중토희를 선두로 다섯 여자가 조심스럽게 들어온다

중토희; [상공!] 다른 여자들과 함께 공손히 벽세황 앞에 서고

중토희; [분부하신 대로 아우들을 모두 불러왔사옵니다.] 자기 뒤의 네 여자를 조금 돌아보며 보고하고

벽세황; [수고했다.] 끄덕이며 여자들을 보며 편지를 집어들고

벽세황; [그대들에게 마지막으로 맡길 임무가 있어서 모두 오라고 했다.]

<마지막!> 오싹! 섬뜻한 느낌을 받는 오방희

벽세황; [이 편지를... 불이에게 전해주는 것이 그것이다.] 편지를 내밀고

중토희; [분부 받들겠사옵니다만...] 나와서 두손으로 편지를 받고

중토희; [편지를 전하는 것이라면 저희 중 한 둘이 가도 되지 않을런지요?] [모두가 자리를 비우면 상공의 경호와 시중에도 문제가 생기고...] 불길한 예감에 벽세황의 눈치를 보면서 말하지만

벽세황; [아니, 이번 임무는 그대들 모두가 나서야만 한다.] 고개 젓고

<설마...> <불이공자를 죽이라는...?> 서금희등이 흠칫! 하지만 중토희만은 표정이 굳어져 있고

벽세황; [불효자가 되지 않기 위해 맡기는 임무이니 나를, 그리고 아버지를 위해서 반드시 수행해야만 한다.]

<불효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비로소 깨닫고 모든 여자들 안색 하얘지는데

벽세황; [가서... 불이의 씨를 받아와다오!] 처연하게 웃고

[!] [!] 모든 여자들 얼굴 하얘지고

 

#249>

<-세진곡> 포숙정의 은거지. 낮. 개울에서는 거대한 학이 목을 숙여 물을 마시고 있고

초가집 앞에 놓인 탁자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는 포숙정. 책은 <天尊經>

[...] 하지만 뭔가 집중이 안되는 표정인 포숙정. 책을 읽고는 있지만 다른 생각하는 표정

포숙정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239>의 장면

 

청풍; [나는 호삼자의 친구요.] 허공을 올려다보며 외치고

 

청풍의 얼굴 크로즈 업

포숙정의 뇌리에 떠오르는 사내 아이. 세 살쯤이던 청풍의 얼굴이다.

포숙정; (청풍...) 찡그리는 포숙정

탁! 책을 덮는 포숙정

포숙정; (아무래도 신녀문에 가서 확인을 해봐야겠다.) 일어나고

구우! 개울물로 목을 축이던 거대한 학이 고개 돌려 돌아보고.

포숙정; [천학(天鶴)! 네가 한 번 더 수고를 해야겠다.] 천존경을 소매 속에 넣으며 학에게로 걸어가고. 잠시후

구우! 세진곡을 발 아래 두고 날아가는 거대한 학. 그 학 위에 두 손을 소매 속에 넣은 채 선녀처럼 서있는 포숙정

포숙정; (약점으로 여겨질까봐 신녀에게 청풍이의 근황을 물어보지 않았던 것인데...) 한숨

<나란 계집은 어미로서도 자격미달이로구나.> 멀어지는 포숙정을 태운 학을 배경으로 포숙정의 생각 나레이션

 

#250>

<-신녀문> 낮

오층탑. 무사들이 지키고 있고

탑 1층에 앉아있는 사신장.

풍신장; [천안탑은 벌써 보름 전부터 비어 있었소!]

풍신장; [신녀는 측근 시녀 둘만 데리고 출타를 했다는데...] [누구도 그녀가 어디로 갔는지는 모르고 있소!]

염신장; [으음! 설마 신녀가 우릴 버렸단 말인가?]

냉신장; [비약하지 마시오 염(焰)형!] [신녀가 그럴 여자가 아니라는 건 누구보다도 우리가 잘 알지 않소?]

풍신장; [하긴, 신녀라 해도 동심고의 제약에서는 벗어나지 못하겠지!] 끄덕이고

철신장; [신녀에 대해 근심하기보다는 향후의 대책 마련에 집중해야만 한다.] 입을 열고 모두 철신장을 돌아보고

철신장; [단오가 멀지 않았다.] 강렬한 표정

<무림왕!> 다른 사람들의 얼굴도 긴장으로 굳어지고

철신장; [신녀가 황금전장... 아니 제왕성에서 열릴 비무대회에 대해 무슨 계획을 갖고 있는지는 모른다.]

철신장; [하지만 신녀의 생각은 별개로 우리도 준비를 해야만 한다.]

냉신장; [무림왕... 무림왕의 자리에 도전해봐야겠지요.] 주먹 불끈 쥐고

철신장; [둘째가 말해봐라.] 풍신장에게 말하고. 염신장과 냉신장도 풍신장을 바라보고

철신장; [일전에 벽세황을 상대해본 네가 보기에... 벽세황은 무슨 생각으로 비무대회를 개최하는 것같으냐?]

풍신장; [솔직하게 말씀드려도 되겠소?] 굳은 표정

철신장; [당연하지.] 끄덕

풍신장; [단오에 열릴 비무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은...]

풍신장; [벽세황이오!] 단호하게

[!] [!] [!] 철신장, 염신장, 냉신장 표정이 굳어지고

풍신장; [번뇌신존이나 천신대야가 나서지 않는 한... 벽세황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오.]

철신장; [근거를 대봐라.]

풍신장; [그날도 어렴풋이 느낀 것이지만... 벽세황의 몸에서는 상반되는 여러 가지 기운이 감지되었었소.]

냉신장; [설마... 그놈이 오행륜의 무공을 모두 익혔다는 거요?]

풍신장; [그렇다! 그것도 극한까지...]

염신장; [그게 가능하긴 한 거요?]

염신장; [오행륜의 무공은 상생(相生)이기도 하지만 상극(相剋)이기도 해서 한 사람이 두 가지 이상을 동시에 익히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데...]

풍신장; [오행륜의 성역이었던 자오곡의 등선동에 오행륜의 무공만 남아있었던 게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마라.]

냉신장; [신선 김가기!] 놀라고

냉신장; [김가기가 신선이 되기 위해 수련한 술법도 남아있었겠소!]

풍신장; [벽세황은 아마 그 술법으로 오행륜의 무공을 하나로 융합하는 비결을 만들어냈는지도 모른다.] 끄덕이고

철신장; [벽세황이 오행륜의 무공을 모두 극한까지 수련해냈다면...] 신음

풍신장; [벽세황이 바로 전설 속의 오행지존(五行至尊)일 것이오!]

<오행지존!> 놀라는 철신장, 염신장, 냉신장

잠시 침묵. 모두 충격 받은 표정

염신장; [풍(風)형님 말씀대로라면... 벽세황이 비무대회를 개최하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신음하고

냉신장; [누구든 이길 자신이 있었던 것이겠지요.] 끄덕

철신장; [그럼... 우리가 비무대회에 참가하는 건 별 의미가 없겠군!] [벽가놈에게 패할 건 불을 보듯 뻔하니...]

풍신장; [지금의 상태로라면 그렇소이다.]

염신장; [지금의 상태?] 눈 번뜩

염신장; [그럼 오행지존이 된 벽가놈을 이길 가능성이 있는 다른 수단이 있다는 거요?] 흥분하고

풍신장; [우리 네 사람도 어쨌든 마교와 삼성동의 절기를 지닌 몸이다.] 염신장을 향해 고개 끄덕

풍신장; [오행지존이 된 벽세황과 천마 방각의 최후 마공을 얻은 청풍이 놈만 제외하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지 않느냐?]

염신장; [그렇긴 하오만...]

풍신장; [만일 이런 우리 네 사람의 힘이 한명에게 집중되면 어떨 것같으냐?]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그러자

<개정대법(開頂大法)!> 다른 세 사람 깨닫고 눈 치뜨고

풍신장; [그렇다. 너희들이 생각하는 대로다.] 염신장과 냉신장을 보고

풍신장; [우리 세 사람의 힘을 형님에게 모두 이전시켜주면 벽세황이나 청풍이와도 승부를 벌여볼만 하지 않겠느냐?] 철신장을 가리키며 강렬한 표정.

냉신장; [해봅시다!] 흥분 주먹 꽉 쥐고

냉신장; [어차피 벽가놈이 무림왕이 된 이상 우리의 목줄이 그놈 손아귀에 쥐어져 있는 건 부인할 수가 없소.]

냉신장; [놈이 죽으라면 죽어야하는 신세가 될 바에는 위험 부담이 있더라도 모두의 힘을 큰형님에게 몰아줍시다.]

염신장과 풍신장도 고개 끄덕이고

철신장; [문제는 개정대법을 쓴다 해도 효율이 떨어져서 네 사람의 힘이 아니라 두 사람의 힘 정도 밖에 안된다는 건데...] 난감하고. 그때

[해결책은 제가 제시해드려야겠지요?] 슥! 누가 말하며 안으로 들어오고. 사신장이 일제히 놀라 돌아보고

냉상영; [제가 때맞춰 돌아온 것 같군요.] 배시시 웃으며 문을 닫고

염신장; [신녀!] 반색하며 벌떡 일어나고

냉신장; [어딜 다녀온 거요?] 역시 놀라며 일어나고

냉상영; [어디 가서 한 가지 비결을 얻어왔답니다.] 몇 장의 종이를 둘둘 말아서 끈으로 묶은 걸 쳐들며 다가오고

염신장; [무슨 비결인데...]

냉상영; [흡정환혼술!] [천신부의 절기인 이걸 쓰면 네 분의 능력을 한분의 몸에 고스란히 모이게 할 수 있답니다.] 배시시 웃고

[!] [!] 철신장등 놀라고 흥분하고

냉상영; (내막도 모르고 좋아들 하는군!) 배시시

냉상영; (하여간 패는 많을수록 좋은 법이지!) 사악하게 웃는 냉상영의 얼굴 크로즈 업

 

#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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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

<-신장궁> 낮. 신장궁 사람들이 신장궁을 재건하고 있다. 위진천이 철수하면서 건물들을 많이 부수고 불태우고 간 것.

신장궁 입구를 고치고 있는 사람들. 지휘자는 황보신이고

황보신; [언제 살인상단 놈들이 다시 쳐들어올지 모른다.] [서둘러 담장을 보수하고 무기를 설치해라.] 젊은 청년들을 독려하고. 황보신은 오른손이 손목에서 잘린 것 주의. 의수를 달고 있다.

[예 총관님!] [하루 이틀만 지나면 얼추 원래대로 돌아갈 것입니다.] 돌로 담을 쌓고. 여기저기 암기와 무기를 설치하는 신장궁 청년들. 그러다가

[누가 옵니다.] 청년 한명이 흠칫! 하며 길 저편을 돌아보고.

황보신과 다른 사람들도 일제히 돌아보고

따각! 따각! 길 저편에서 마차 한 대가 온다. 두 필의 말이 끄는 마차. 바로 청풍이 진상파를 태우고 다녔던 그 마차다. 마부석에는 번뇌신존이 말고삐를 잡고 있다.

황보신; [적일지도 모른다!] [안에 들어가 장로님들께 알려라!] 허리에 찬 검의 손잡이를 잡고. 청년들도 급히 여기저기 놓아두었던 석궁과 화승총을 잡고. 일부는 안으로 달려들어가고. 그 직후

[총관님! 저 마차...] 처음 마차를 발견한 청년이 흥분하여 외치고

[불이살검이 소궁주님을 모시고 갔던 그 마차입니다.] 청년이 외치고

[그렇군!] [정말 우리 신장궁에서 만든 마차야!] 다른 청년들도 흥분. 황보신의 눈도 부릅떠지는데

따각! 따각! 그 사이에 가까이 온 마차. 이윽고

번뇌신존; [워워...] 마차를 끌던 말의 고삐를 당기고.

끼익! 멈춰서는 마차.

번뇌신존; [다 왔다.] 마차에 대고 말하고. 그러자

[고마워요 어르신!] 덜컹! 대답과 함께 문이 열리고. 이어

벽소소의 부축을 받으며 마차에서 내리는 진상파. 품에 비파를 안고 있다. 그러자

[소궁주님!] [소궁주님이 돌아오셨다!] 환호하며 달려가는 젊은이들

[소궁주님을 뵙습니다!]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크흑! 이렇게 기쁠 데가...] 마차 주변으로 몰려와 무릎 꿇으며 오열하는 청년들. 황보신도 서둘러 다가오고

진상파; [고마워요 여러분.] 눈시울 붉히고

진상파; [고난에 굴하지 않고 잘 버텨주셔서 고마워요.] 사람들에게 인사하고. 청년들은 울고. 황보신은 포권하고. 문 안쪽에서는 철장파파와 신토괴로등 신장궁의 원로들이 달려 나오고 있다.

번뇌신존; (하나의 비극은 좋은 쪽으로 마무리 지어졌고...) 그걸 보며 웃고.

이어 북쪽을 보는 번뇌신존

번뇌신존; (태산 쪽에서 천기가 요동치고 있구먼.)

번뇌신존; (황실도 그렇고 무림도 그렇고 머잖아 새로운 질서와 세상이 열리겠지.)

 

#242>

<-태산> 낮. 하늘에는 구름이 많다.

높은 산마루로 이어지는 수천개의 계단. 계단 위쪽 산마루에는 제단이 설치 되어 있고. 계단 주위로 중무장한 관병들이 좌우로 죽 도열해있다. 계단 아래쪽의 평지에는 수많은 깃발들이 나부끼고 수많은 관리와 신하들이 엄숙한 자세로 서서 계단 위쪽의 산마루를 올려다보고 있다. 연왕의 봉선 의식이 진행중이다.

산마루에 설치된 제단. 강화도 마이산의 천단을 수십배로 확장시킨 듯한 정사각형의 높은 제단이 있고 그 위에서 황제의 복장을 한 연왕이 제관 복장을 한 노인들의 시중을 받으며 제사상 앞에 서있다. 두 손으로 커다란 술잔을 들고 있고. 제사상 앞에는 거대한 백마가 한 마리 통째로 올려져 있다.

제단 아래에는 고위 신하들이 엄숙하게 서있는데 그중에는 벽세황과 냉혈전호도 제관 복장을 하고 서있다. 중 복장의 도연도 보이고

커다란 술잔을 두 손으로 들고 허공에 대고 뭐라 기원하는 연왕. 다른 제관들은 모두 엎드려 있고. 그러자

쿠쿠쿠! 갑자기 맑은 하늘 위에서 먹장 구름이 생겨 소용돌이 치기 시작하고

사람들 놀라 올려다보지만 소리는 내지 않고

더욱 간절하게 기도 올리는 연왕

쿠쿠쿠! 하늘이 온통 먹장 구름으로 덮이고. 그러던 어느 순간

쩡! 구름이 갈라지며 빛의 기둥이 비스듬히 내려꽂히고.

그 빛의 기둥은 연왕만 쪼인다. 그러자

[오오!] [이적이다!] [빛의 기둥이 폐하만을 비추다니...] [폐하께서 천자로 인정을 받으셨다!] 사람들 일재히 환호하고

[만세! 만세! 만만세!] [폐하 만세!] [감축드리옵니다.] 모든 사람들 일제히 무릎을 꿇으며 절한다. 군사들은 가슴에 손을 대고 허리 숙여 군례를 취하고

만족한 표정으로 하늘 보며 뭐라 하는 연왕

사람들 사이에 무릎을 꿇고 앉아 그것을 올려다보는 벽세황

벽세황; (부럽구나.) 우울한 한숨

벽세황; (천기(天機)와 천의(天意)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내 눈으로 보고 있건만...)

<나 벽세황에게는 그저 끝이 보이는 종말과 암흑같은 절망만이 남아있구나.> 현장의 모습 배경으로 벽세황의 생각 나레이션

 

#243>

<-황금전장> 낮. 엄숙한 분위기

대청. 대청 주변에 오행백강들이 갑옷을 걸친 채 도열하여 분위기를 잡고 있고

벽세황; [부족한 본인을 주(朱)천자께서 무림왕으로 봉하신 이유가 무엇일 것 같소?] 단상에 놓인 화려한 의자에 앉아서 말하고. 왕의 복장을 하고 있으며 머리에도 왕의 모자를 쓰고 있다. 단상 아래에는 중, 도사, 속인등 수많은 무림인들이 도열해있다. 삼봉공과 오방희는 단상 아래 좌우에 시립해서 무림인들을 보고 있고. 벽초천은 자리에 없다.

벽세황; [천자께서는 무림의 혼란으로 일반 백성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성심(聖心;임금의 마음)을 드러내신 것이오.]

벽세황; [이에 본왕이 포고하노니 이후로 본왕의 허락을 받지 않은 문파간의 항쟁은 일절 용서치 않겠소!]

벽세황; [만일 이를 어길 시는 본왕에게 거역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반드시 중벌에 처할 것이오.]

사람들 압도당하지만 불만도 숨기지 않고

벽세황; [물론 무림에서는 무명지배(無名之輩)나 다름없는 본왕의 명령에 승복하지 않는 자들이 대부분일 것이오.]

벽세황; [이에 본왕은 주천자의 윤허를 받고 오는 단오(端午)에 이곳 황금전장, 아니 제왕성(帝王城)에서 비무대회를 개최하기로 했소.]

벽세황; [누구든 본왕에게 도전할 수 있으며 본왕을 이기는 자가 바로 차기 무림왕이 될 것이오!]

<자신을 이기면 차기 무림왕이라고?> <무림왕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 무리를 하는구나!> 무림인들 경악하면서도 흥분하고

벽세황; [남녀와 노소를 가리지 않겠소!] 벌떡! 일어나고

벽세황; [무림왕의 자리를 탐하는 자는 본왕에게 도전하라고 전 무림에 공표하시오!] 나치식 인사를 하듯 손을 뻗으며 외치고.

 

#244>

<-무황성> 낮

대청. 삼엄한 경비

쌍뇌자; [신산공자 벽세황, 아니 무림왕이 포고를 내렸소이다.] 흥분해서 보고하고. 대청에 많은 노인들이 모여 앉아 있다가 돌아보고. 상좌에는 금면무황이 여전히 황금 가면을 쓰고 앉아있다

쌍뇌자; [오는 단오에 제왕성으로 이름을 바꾼 황금전장에서 비무대회를 개최하는데...]

쌍뇌자; [그 비무대회에서 자신을 이기는 자가 차기 무림왕이라는 것입니다.]

[비무대회에서 무림왕을 정하자?] [이런 호재가 있나.] 무황성의 원로들 환호하고

[성주 미리 경하드리외다!] [성주께서 벽가놈을 때려잡고 무림왕에 등극하십시오.] 원로들 일제히 일어나 금면무황에게 포권하며 외치고. 하지만

[...] 뭔가 생각하는 금면무황.

곁눈질로 뒤쪽의 벽을 본다

 

#245>

금면무황이 곁눈질하는 벽 크로즈 업.

그 벽 뒤에 밀실이 있고. 밀실에는 위극겸과 위진천이 앉아있다. 두 사람 사이의 탁자에는 세권의 책이 놓여있다. 한권은 낡은 천존경. 다른 두 권은 최근에 지은 깨끗한 지극경과 인황경. 각각의 책 표지에 <天尊經> <地極經> <人皇經>이라는 제목이 적혀있다.

위극겸; [벽세황의 도발에 대해서 네 생각을 말해봐라.]

위진천; [두 가지 중 하나겠지요.] 비웃고

위진천; [미쳤거나 정말로 천하무적의 실력을 지녔거나!]

위극겸; [벽세황이 광오하긴 해도 미친 놈은 아니다.] 고개 좀 젓고

위진천; [그럼 놈은 세상이 모르는 실력을 지니고 있겠습니다.] 긴장하고

위극겸; [신녀문의 사신장중 풍신장이 벽세황에게 창피를 당한 것은 확인되었다.]

위진천; [하지만 사신장에게 수모를 준 정도의 실력으로 전 무림을 상대로 도발을 했다는 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위진천; [삼성록을 모두 수련한 상태라면 또 모를까.] 삼성록을 보고

위극겸; [확실한 사실은 벽세황이 오행륜의 모든 무공을 얻었다는 점이다.]

위진천; [오행륜의 무공으로 천하무적을 자부할 수 있을지요?]

위극겸; [다른 사비세의 무공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가능하겠지만...] 고개 젓고

위진천; [아무래도 벽세황에게는 오행륜의 절기 말고도 믿는 게 더 있겠습니다.]

위극겸; [그렇게 봐야한다.] 끄덕

위극겸; [단오라 해봐야 얼마 남지 않았으니 새삼 삼성록을 수련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삼성록을 보고

위극겸; [그렇다고 다른 인간이 벽세황을 이기고 무림왕이 되는 건 방치할 수 없다.]

위진천; [아버지도 단오에 열리는 비무대회에 참전하실 생각이시군요.] 눈 번뜩

위극겸; [난 비무대회에 참전할 테니 너는 은밀한 곳에 가서 삼성록을 수련하도록 해라.] 끄덕이고

위진천; [그리 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위극겸; [시중 들 인간이 필요할 텐데... 누굴 데려가겠느냐?]

위진천; [패소정과 신소심은 제게 앙심을 품었을 가능성이 있고...]

위진천; [백일몽을 데려가도록 하겠습니다.]

위극겸; [현명한 판단이다.] 끄덕

위극겸; [어쩌면 아비는 단오의 비무대회에서 죽을지도 모른다.] 심각

위진천; (불이살검을 염두에 두고 계시는구나.)

위극겸; [실력이 미지수인 벽세황 말고도 당금 천하에는 아비를 죽일 수 있는 실력자가 최소한 다섯 명이 있다.]

위진천; [다섯 명이나 됩니까?] 놀라고

위극겸; [번뇌신존과 천신대야, 무후 포숙정, 대사형 뇌공량, 그리고 너도 짐작하고 있는 불이살검이 그들이다.]

위진천; [다른 자들은 몰라도 뇌공량은 오 년 전에 확실하게 죽였어야 했는데...] 이를 바득 갈고

위극겸; [대사형이 설마 아비가 던진 열알의 신화벽력탄(神火霹靂彈)에 직격당하고도 살아날 줄은 몰랐다.]

위진천; [그 폭발로 얼굴에 화상을 입고 기억을 상실하긴 했지만 죽지 않은 걸 보면 뇌공량이 괴물은 괴물입니다.]

위극겸; [벽세황을 포함한 여섯 명과 싸우게 되면 아비는 아마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엄숙하게 말하고

위진천; [그렇게 비관하실 것까지야...] 난감

위극겸; [설령 그리 된다 해도 아비에게 여한은 없다.] 웃고

위극겸; [아비 자신보다 더 뛰어난 아들을 후계자로 두었는데 무슨 미련이 남겠느냐?] 위진천을 지긋이 보며

위진천; [아버지!] 감격하며 일어나고

위진천; [아버지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포권하며 고개를 깊이 숙인다.

 

#246>

밤. 무황성.

후원의 조용한 건물

신소심; [이거 줄게요.] 슥! 백일몽과 마주 앉아서 작은 병을 내밀고. 장소는 백일몽의 방. 여자의 침실 분위기

백일몽; [뭔데?] 경계

신소심; [암컷 나비가 수컷 나비를 유혹할 때 쓰는 향이에요. 호접미향(胡蝶媚香)이라 부르죠.]

신소심;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어서 이걸 향수로 쓰면 남자들이 정신을 못 차린답니다.] 배시시 웃고

백일몽; [처녀가 쓸만한 향수는 아닌 것 같은데?] 말하면서도 집어들고

신소심; [언니도 언제까지 혼자 살 수는 없잖아요.] [그러니까 마음에 드는 사내를 만나게 되면 그걸 써봐요.] 야릇하게 웃고

백일몽; [마음에 드는 사내...] 위진천을 떠올리고

신소심; [여자도 승부를 걸 때는 화끈하게 걸어야하는 법이라구요.] 일어나고

신소심; [좋은 일 생기면 나중에 패물이나 하나 선물해주세요.] 덜컹! 문을 열고 나가며 말하고

백일몽; [애두 참...] 부끄러워 하고

탁! 닫히는 문. 혼자 남는 백일몽

백일몽; (승부를 걸 때라...) 병을 만지작거리고

백일몽; (아주 틀린 말은 아니네.) (나라고 해서 제이의 소수마녀가 되지 말란 법은 없으니까.) 좋아하고

 

문 밖에서 건물 등지고 멀어지며 문을 힐끔거리는 신소심

신소심; (제대로 먹힌 것 같네.)

신소심; (이걸로 백일몽, 아니 소단주가 어딜 가든 행방을 알 수 있게 되겠지.) 사악하게 웃는 신소심

신소심; (난 결국 그 인간에게 의지를 해야하는 신세인데...) 청풍을 떠올리고

신소심; (홀대받지 않으려면 그럴듯한 전리품이 필요한 거야.) 웃는 신소심의 얼굴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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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

숲속, 공터의 바위에 걸터앉아 피리를 부는 여인. 청풍의 어머니 무후 포숙정이다.

휘이익! 가마가 숲을 날아 넘어서 공터에 나타난다.

여전히 피리를 부는 포숙정의 모습,

가마가 내려지고,

스슥! 슥! 가마를 들었던 육마신들은 사라진다.

덜컥! 가마의 문이 열리고,

밖으로 나오는 냉상영, 절세가인의 모습,

냉상영; [천한 것이 무후님을 뵈옵니다!] 포숙정의 등을 향해서 큰절을 한다.

천천히 고개를 돌리는 포숙정,

냉상영; [결국 다시 세상에 나오셨군요 무후님!] 억지로 웃고

포숙정; [미욱한 것!] 살벌한 표정으로 노려보고

포숙정; [네 어리석은 짓이 나를 불러낸 것임을 모르느냐?] 포숙정의 모습 압도적으로 그려줄 것.

냉상영; [천... 천녀가 어떤 과오를 범했는지요?] 겁에 질려서

포숙정; [사신장을 움직여 황금전장을 친 것!] 오연한 자세로 앉아서.

냉상영; [그... 그건...]

냉상영; [황... 황금전장의 기세가 너무도 걷잡을 수 없어서 견제 차원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변명

포숙정; [바보같은 짓을 했다.]

냉상영; [무슨 말씀이신지...!]

포숙정; [네 경솔한 결정으로 인해 신녀문과 무황성의 양강구도가 무너지게 생겼단 말이다!] 노려보고

포숙정; [이제 천하는 황금전장과 무황성의 대결구도로 변하겠지.]

냉상영; [신... 신녀문은 그... 그렇게 약하지 않습니다만...] 항변하고

포숙정; [약해!] 냉소

포숙정; [사신장들도 약하고 너도 약하다. 그렇게까지 약할 줄은 몰랐는데...]

냉상영; [철신장이 일전에 금면무황과 싸워서 지지 않은 적도 있고...] 다시 항변하지만. + 포숙정; [그 금면무황이 진짜라고 생각하느냐?] 냉소

냉상영; [하... 하오시면...] 경악하고

포숙정; [진짜 금면무황은 내가 잘 아는 사람이다.] [지금 무황성에서 가면을 뒤집어쓰고 있는 건 금면무황의 첩년이고...] 냉소하며 위극겸을 떠올리고

포숙정; [만일 진짜 금면무황이었다면 철신장이라는 버러지는 십초를 견디지 못하고 토막 났을 것이다.]

냉상영; [그... 그럴 수가...] 경악과 불신

포숙정; [철신장이라는 놈이 천마 방각의 후손이라고 해서 그래도 기대를 했거늘...] [가짜 금면무황과 겨우 평수(平手)를 이루기나 하고...] 냉소

냉상영; [진짜... 진짜 금면무황이 누구이기에...] 헉헉 겁에 질리고

포숙정; [넌 알 거 없다.] [어차피 너와는 다른 세상의 존재 중 한명이니...] 오만하게

냉상영; [예...] 삭 죽고. 굴욕

포숙정; [무림을 지배하는 유일한 철칙은 강자존(强者尊)...] [무림이라는 세상에서 약한 것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 냉혹.

냉상영; [신... 신녀문을 닫으라는 말씀이신지요?] 억지로 항변

포숙정; [신녀문의 문주 노릇을 계속하고 싶으냐?] 싸늘

냉상영; [신녀문은 무후께서 만드신 것인데 이대로 없앤다는 건 좀...] 억지로 웃고

포숙정; [신녀문 문주 자리를 유지하고 싶다면 네 나름대로의 강함을 증명해라!] 오만하게 내려다보며

냉상영; [어떻게 증명을 하시라는 것인지 천녀는...] 난감

포숙정; [그 방법은 네가 찾아야하는 것이고...] [만일 반 년 내로 변화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강렬한 눈빛

포숙정; [내 손으로 너와 사신장의 목숨을 거둬가겠다.] 무시무시한 눈빛.

냉상영; [존... 존명!] 엎드려서 덜덜 떤다.

포숙정; [설마 넌 왕년의 그 야망을 다 잊어버린 것이냐?]

냉상영 식은땀을 흘리며 가만히 있고,

포숙정; [십칠 년 전, 넌 가당치도 않게 삼성록을 노리고 날 암습했었지! 무림 정복에 필요하다면서...!] 냉소하고

포숙정; [하지만 난 널 죽이는 대신 능력을 주었다!] [내가 보기에 야망이 없는 인간은 숨쉬는 시체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냉상영; [무... 무후님의 은혜를 한 시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포숙정; [내가 가르쳐준 투심섭혼술(偸心燮魂術)로 넌 앞날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처럼 사람들을 속일 수 있었다.]

포숙정; [또 네가 사신장에게 가르쳐준 천마 방각의 마공들도 내가 준 것이었고...] [심지어 난 삼성동의 절기들까지 전수해주었다.]

포숙정; [내가 외인인 네게 삼성동의 무공까지 가르쳐준 이유가 무엇인 것같으냐?]

냉상영; [천신부를 뿌리 채 뽑아내어 말려 죽이는 것이옵니다!] 초긴장하여 눈치 보면서 대답하고

포숙정; [바로 그러하다!]

포숙정; [천신부를 영원히 없이 하려면 천신대야와 그 늙은이의 하나뿐인 딸년을 찾아내 죽여야만 한다!]

포숙정; [내 남편 이무외가 죽은 이상 천신부의 진정한 절기를 아는 것은 그 둘 뿐이기 때문이다!]

식은땀을 흘리는 냉상영의 눈이 떼굴 떼굴. 냉상영 자신이 바로 천신대야의 딸이기 때문이다.

포숙정; [뿌리를 말려 죽이지 않으면 잎사귀는 얼마든지 새로 만들어지는 법!] [피라미들은 죽여 봐야 하등의 소용이 없다.]

포숙정; [네가 그동안 천신부 졸개들의 소재를 제법 알아냈음에도 불구하고 그자들을 지금까지 살려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포숙정 일어서고.

냉상영; [그.. 그러시리라 짐작하고 있었사옵니다.] 고개 들며 억지로 웃고.

포숙정; [너는 나를 너무 오래 기다리게 했다!] 강렬한 눈빛으로 노려보고

냉상영; [조... 조금만! 조금만 더 시간을...!] 겁에 질려 다시 고개를 조아리고

포숙정; [네가 끝내 천신대야와 그 딸년의 종적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내가 스스로 나설 것이다!] 돌아서서

포숙정; [네가 내게 필요한 이유를 가능한 빨리 증명해 보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숲으로 걸어 들어가고. 뒤에 엎드려 있는 냉상영은 사색이 되고.

포숙정; [네가 무림을 정복한다면 그건 온전히 네 것이다.] 숲으로 들어가며 돌아보고

포숙정; [네가 무엇을 가지든 모두 다 소유하게 해주마!] 다시 앞을 보고

포숙정; [나는 내가 바라는 것만 이루고 나면 영원히 무림에 나오지 않을 테니까.] 숲으로 사라진다.

냉상영; (무... 무서운 계집!) 엎드린 채 식은땀

냉상영; (어느덧 제 남편만큼이나 강해졌다.)

냉상영; (내 나름대로 성취가 있었다고 자부했지만... 저 계집과 싸워서는 십초를 견디지 못할 것이다.)

냉상영; (결국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아버지를 팔아야하는 것일까?) 뭔가 결심하는 냉상영의 교활한 얼굴.

 

#239>

숲을 헤치고 걸어가는 포숙정,

사악! 스윽! 포숙정 앞쪽의 풀과 나뭇가지들이 저절로 움직여서 포숙정에게 길을 열어주는 것처럼 보인다. 헌데

스스슷! 포숙정이 지난 곳에 서있는 높은 나무 위에 나타나는 청풍.

나무 위에 은신한 채 앞쪽으로 멀어지는 포숙정의 뒷모습을 보는 청풍.

청풍; (놀랄 일이로군!) (신녀문을 지배하는 천안신녀를 조종하는 여인이 따로 있을 줄이야!) 생각할 때

사르르르... 어디선가 짙은 안개가 덮쳐오면서 모든 것이 안개에 휩싸여 버린다.

청풍; (이건...) 흠칫하는 청풍,

삽시에 일대가 짙은 안개로 뒤덮인다.

청풍; (자연적으로 발생한 안개가 아니다. 진법도 아니고...) 경악하고

청풍; (냉상영으로부터 무후라 불린 그 여자는 무공으로 일기(日氣)까지 조작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구나!) 휘익! 나무 아래로 뛰어내리고

청풍; (의심의 여지도 없이 지금까지 내가 만났던 인물들 중 번뇌신존 다음 가는 고수다.) 내려서며 긴장하고. 그때

<대담하구나. 신녀문주의 이목을 속이고 따라오다니...> 어디선가 들리는 음성

청풍; (그 여자다!) 포숙정을 떠올리고

청풍; (그 여자가 이 숲으로 들어온 건 냉상영이 없는 곳에서 나를 상대하기 위해서였군.) 긴장할 때

<마교도 오행륜도 유명무실해진 당금의 무림에서 천신부가 아니고는 너 정도의 어린애를 길러내는 건 힘들겠지.> 다시 들리는 음성

청풍; [난 천신부의 제자가 아니오.]

<호호호... 말로 하는 변명은 아무 소용도 없다!> 쿠오오! 청풍을 중심으로 회오리치기 시작하는 안개, 그러자

콰드드! 청풍을 중심으로 안개가 토네이도를 형성되며 주변의 나무들이 마구 부러지고 뽑힌다

청풍; (가공할 압력!) 양손을 모으고 버티어 선 채 대항하는 모습. 유리공같은 호신강기가 일어나 소용돌이치는 안개의 압박에 저항한다. 청풍의 그런 모습은 마치 거대한 깔때기 안에 갇힌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콰드드! 빠지직! 안개의 소용돌이는 아주 강해서 청풍의 호신강기도 균열이 일어나고.

청풍; (가공...) 식은땀

청풍; (평소라면 어찌어찌 빠져나갈 수도 있겠지만...) 자기를 중심으로 맹렬히 휘도는 안개의 소용돌이를 보면서 긴장.

청풍; (지금의 내 몸은 지난 밤 폭발에 휘말리면서 입은 내상에서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상태다.) 주르르! 입과 코로 피가 흐르고

청풍; (자칫하다가는 치명적인 결과가 생길 수도 있는데...)

<잠시라도 더 살아있으려면 천신부의 절기를 써야할 것이다!> 다시 들리는 음성.

청풍;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도 전혀 종잡을 수가 없다.) 식은땀

청풍; (이래저래 지금의 내 몸 상태로 어찌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닌데...) + [!] 생각하다가 깨닫고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포숙정의 말. 포숙정이 냉상영에게 말하던 장면이다.

 

포숙정; [내가 외인인 네게 삼성동의 무공까지 가르쳐준 이유가 무엇인 것같으냐?]

 

청풍; (틀림없다!) 눈 번뜩

청풍; (무후라는 저 여자는 번뇌신존의 제자일 것이다.)

청풍; (그렇다면...) + [나는 호삼자의 친구요.] 허공에 대고 말하고. 순간

[!] 허공에 가득한 놀람과 침묵. 이어

고오오! 화악! 청풍의 주변을 휘감고 돌던 안개의 소용돌이가 갑자기 사방으로 흩어져 버린다.

청풍; (살았다.) 안도하며 긴장을 풀고.

휘이이! 숲에서 안개가 사라지고

청풍; [갔군.] 안도하고

청풍; [여자의 몸으로 번뇌신존의 경지에 육박한 고수를 다 만나고...] [과연 무공의 한계는 어디까지인 것인지...!] 하늘 보며 우울하게 한숨 쉬고

청풍; (놀란 건 놀란 거고...) 돌아서고

청풍; (기왕에 그 여자를 만났으니 볼일을 봐야겠지?) 냉상영의 요사스런 얼굴을 떠올리며 살벌한 표정이 되고

 

#240>

울창한 숲.

쐐액! 질풍처럼 숲속을 달리는 냉상영.

냉상영; (귀신같은 놈! 내 뒤를 몰래 밟았었다니...!) 전력으로 날아가고. 숲 위로 날아가는 게 아니고 나무 사이로 숨어서 날아간다.

냉상영; (근처 숲에 남아있던 흔적으로 미루어보건 데 청풍이 놈이 제 어미와 접촉한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냉상영; (그리고 청풍이놈은 내가 천신대야의 딸임을 알고 있다.)

냉상영; (자칫하다가는 청풍이 놈 때문에 내 정체가 들통 날 수도 있다!) 입술 깨물고

냉상영; (청풍이 놈을 어떻게 하지 않으면 포숙정이 비밀을 아는 건 시간문제인데...) + [!] 생각하다가 무언가 깨닫고 눈 부릅

냉상영; (위험!) 팟! 급히 몸을 앞으로 공처럼 굴리고.

쉬익! 그런 그녀의 머리 위로 스쳐 지나가는 새하얀 궤적,

스팟! 굴린 몸을 급히 바로 세우는 냉상영.

고오! 그런 그녀의 앞쪽에서 부메랑처럼 허공에서 포물선을 그리며 돌아오는 일본도가 보인다. 냉상영을 노리는 건 아니고 왔던 곳으로 도로 날아간다.

냉상영; [어...어검술(馭劍術)까지...!] 그걸 보며 기가 질리고.

파앗! 되날아간 일본도가 누군가의 손에 잡힌다.

높직한 나무 위에 우뚝 서있는 사내. 물론 청풍이고. 이 장면에서도 바로 위 씬처럼 망토와 죽립은 쓰지 않은 상태임 주의.

냉상영; (도망치긴 틀렸다!) 뒤로 뛰어 물러나며 방어 자세를 취하고. 이를 악물면서

청풍; [냉상영!] 휘익! 날아내리고

청풍; [좀 더 오래 살고 싶었다면 당신은 신녀문을 나서지 말았어야 했소!] 냉상영의 앞쪽 바닥에 내려서고

냉상영; [호호호! 날 죽일 작정이냐? 그래도 한 때는 어미라고 불렀던 날?] 마녀처럼 웃고. 하지만 얼굴에서는 식은땀이 흐르고 있고

청풍; [잘 가시오!] 일본도를 쳐들었다가.

쩍! 내리친다. 그러자

하얀 궤적이 10여미터 밖에 서있는 냉상영을 수직으로 베어가고. 냉상영은 피하지 못한다.

하지만 왠지 태연한 냉상영.

쾅! 무언가 검은 물체가 냉상영 앞에 나타나 청풍의 검기를 대신 맞는다.

쿠오오오! 돌풍이 휘몰아치는 중에 우뚝 서있는 철가면에 망토 두른 거인. 망토 밖으로 내민 둥근 방패가 보인다. 마귀가 그려진 방패. 바로 육마신 중 한 명이다. 방패에 비스듬히 긁힌 자욱이 나있고. 무기는 도끼다.

청풍; (저자는...) 찡그릴 때.

쿵! 쿵! 쿵! 허공에서 청풍의 주위에 내려 꽂히듯 나타나는 다섯 명의 철가면들. 각자 도, 검, 창, 철퇴, 쇠사슬 등을 무기로 들었다.

청풍; (육마신...) 둘러보고. 아무 표정이 없다.

냉상영; [호호호! 아무렴 내가 아무 준비도 없이 강호에 나왔을 것 같으냐?] 깔깔 웃고.. 손에는 어느덧 여러 개의 방울을 묶은 작대기를 들고 있다.

냉상영; [육마신이 어떤 존재들인지는 지난 번 만났을 때 설명했었지?]

냉상영; [육마신은 역대 마교 교주들의 시체중에서 상태가 가장 좋은 자들만 골라 강시대법으로 부활시킨 마물들이다.]

냉상영; [네 아비 이무외라도 육마신의 협공에는 무사하지 못할 걸?]

청풍; [역시 당신은 머리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군.] 냉소

청풍; [불과 보름 전 육마신이라 해도 당신의 목숨을 지켜주지 못한다고 말했을 텐데...?] 스산한 눈빛

냉상영; [육마신도 그렇게 생각할지 모르겠구나!] [놈을 죽여라 육마신!] 딸랑 딸랑! 방울을 흔들고. 순간

츠츠츠! 검은 안개처럼 한 덩이가 되어 사방에서 몰려드는 육마신의 그림자들. 서로의 몸에서 뿜어지는 검은 기운들이 하나로 연결되어 사방에서 청풍을 덮쳐간다. 하지만 청풍은 칼을 늘어뜨린 채로 우뚝 서있다.

화악! 검은 파도처럼 변한 육마신의 그림자들이 청풍을 집어삼킨다. 검은 기운들이 서로 연결되어 청풍을 덮어버렸고

냉상영; [호호호! 자만의 대가다 청풍아!] 깔깔 웃고.

냉상영; [육마신이 함께 뿜어낸 묵마연혼강기(墨魔鍊魂罡氣)가 네놈의 몸뚱이를 피곤죽으로 만들어버리 것이다.] 웃는데

쩡! 그 검은 바위같이 변한 육마신의 마기 안쪽에서 갑자기 한줄기 빛이 치솟는다.

냉상영; [설마...!] 부릅 놀라고.

쩡! 쩌저정! 검은 바위가 쩍쩍 균열이 가며 갈라지고 그 균열 사이로 밝은 빛 여러 줄기가 터져나와 허공으로 마구 치솟는다.

콰아앙! 마침내 대폭발. 검은 바위는 산산이 부서져 날아가고. 그에 따라 사방으로 튕겨나가는 육마신들.

퍽! 퍼퍽! 나뒹구는 육마신들. 죽지는 앉았지만 철가면의 입 부분에서 피를 흘리고 있다.

폭심의 중앙에 우뚝 서있는 청풍. 처음과 변함이 없다.

냉상영; [육... 육마신을 이렇게 간단히...!] 경악하고.

사방에 나뒹굴었다가 비틀거리며 일어나는 육마신들.

냉상영; [제 어미에 필적할 만큼 강해졌구나!] 비틀.

청풍; [내 어머니는 어떤 분이시오?] 눈 번뜩이고.

청풍; [대답을 하면 한 번 더 살려주겠소!] 냉상영에게 다가가고

냉상영; [그건...] 침 꿀꺽.

청풍; [말하시오!] 강렬한 눈빛. 하지만

냉상영; [호호호! 유감스럽지만 그렇게는 못해!] 고개 젓고

냉상영; [어쩌면 넌 네 어미를 네 손으로 죽이게 될지도 몰라!]

냉상영; [그런 기쁨을 나보고 포기하라고? 어림없지!] 마녀같은 표정으로

청풍; [잘 생각하시오! 당신이 살아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

냉상영; [흥! 그렇게 생각하는 건 네가 아직 어리다는 증거야!] [넌 날 절대 죽이지 못해!] 비웃고

청풍; [확인해 봐도 좋소!] 징! 진동하는 칼로 겨누고

냉상영; [과연 그럴까?] 촥! 갑자기 자신의 저고리를 양손으로 확 잡아 찢는다.

털렁 들어나는 유방.

청풍; [무슨 짓을...!] 급히 고개 돌리며 찡그리고.

냉상영; [호호호! 내 말이 맞지?] 치마끈도 풀며 웃고.

청풍; [그만 두시오!] 고개 돌린 채 외치고.

냉상영; [기막힌 구경을 시켜주겠다는데 왜 안 보는 거냐?] 화락! 치마를 허공으로 벗어던지며 야하게 웃고. 이제 얇고 길이가 짧은 란제리 차림이 되고. 한제리의 끝은 사타구니 바로 아래까지 오는 짧은 것

청풍; [당... 당신이란 여자는...!] 치를 떤다. 그러면서도 감히 냉상영의 야한 모습을 보지 못하고 고개 돌리고.

냉상영; [불이살검이라고? 흥! 지나가던 개도 웃을 이름이지!] 냉소하며 야한 자세를 취하고. 두 손으로 자기 젖가슴을 떠받히려고 하면서

냉상영; [겨우 여자 알몸 앞에서 쩔쩔 매는 주제에 무슨 무정 타령이냐?] 두 손으로 젖가슴을 바쳐 유방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들며 비웃고.

[...] 분노하지만 여전히 고개 돌리지 못하는 청풍

냉상영; [자! 고개 돌리고 봐! 이게 네가 어릴 때 빨고 만지던 바로 그거야!] 젖가슴을 내밀면서 도발하고. 순간

청풍; [죽이겠다!] 이를 악물며 맹렬히 일본도를 뒤로 휘두르고. 고개는 돌리지 못하고

냉상영; (흑!) 가슴이 철렁하는 냉상영. 하지만

멈칫! 청풍의 일본도는 냉상영의 유방 앞에서 멈칫하고.

눈 부릅뜬 채 부들부들 떨며 베지 못하는 청풍. 여전히 고개는 돌린 채

냉상영; (그럼 그렇지!) 쌔액 웃는 냉상영.

청풍; [추잡한 짓 그만하고 빨리 옷을 입으시오!] 고개 돌리지 못하고 말하는데

냉상영; [그렇게 못하지!] 퍼엉! 냉상영의 손바닥에서 터져 나온 레이져포 같은 섬광이 그대로 청풍의 가슴을 강타.

[컥!] 엄청난 충격을 받고 피를 토하며 뒤로 튕겨져 나가는 청풍.

콰앙! 높직한 바위에 등이 부딪혔다가

털썩! 주저앉는 청풍.

냉상영; [호호호!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넌 날 죽이지 못해!] 장풍을 내친 자세로 마녀처럼 웃고

콱! 청풍은 일본도를 바닥에 찍고

이어 겨우 일어나는 청풍의 입에서 피가 흐른다.

냉상영; [그래도 십육년 넘게 어머니라고 부르던 날 죽일 수 있다면 정말 불이살검이겠지!] 득의하며 깔깔. 하지만 그 직후

[!] 흠칫 하는 냉상영.

일본도를 짚고 한 무릎을 꿇은 채 그녀를 올려다보는 청풍의 눈빛이 아주 차갑다.

냉상영; [네... 네놈!] 경악하며 급히 뒤로 확 날아가고.

쩍! 일어서며 일본도를 수평으로 그어내는 청풍.

냉상영; [흑!] 허공에서 상체를 뒤로 젖히며 피하는 냉상영.

쩍! 그녀의 몸 위로 아슬아슬하게 스쳐지나가는 하얀 검기의 궤적.

냉상영의 젖가슴 사이에 비스듬히 상처가 나며 피분수가 튀고.

냉상영; [큭!] 휘리릭! 덤불링을 하여 지면에 내려서는 냉상영.

냉상영; [으으으!] 비스듬히 갈라진 가슴의 상처를 움켜쥐고 휘청하는 냉상영. 그리 깊은 상처는 아니다.

그런 냉상영에게 다가서는 청풍. 눈빛이 아주 차갑게 갈아앉아있다.

냉상영; [독... 독한 놈!] [날 정말 죽일 작정이로구나!] 공포에 질려 비칠비칠 물러서고.

청풍; [이제야 알았소! 당신이야말로 나의 가장 큰 번뇌요!] 이를 갈고. 핏발이 선 눈

청풍; [당신 말대로 당신을 베지 못하면 난 영원히 어린애일 뿐이오!]

청풍; [우리의 질기고도 긴 악연. 오늘로 끝냅시다!] 칼을 쳐들고.

냉상영; [순순히 당할 줄 아느냐?] 악을 쓰며 몸을 움직이고.

스스스! 순간 그녀의 모습이 십여 개로 늘어난다.

청풍; [십방마현(十方魔現)!] 눈이 번득.

냉상영; [호호호! 천마 방각의 십대절기중 하나인 십방마현을 알아보다니 제법이구나!] 열 명으로 변해서 웃고.

냉상영; [그럼 마교 최강의 호체술인 십방마현이 펼쳐진 이상 날 죽일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겠지?]

냉상영; [어느 것도 내 실체가 아니고 또 어느 것도 허상이 아니야!] [이제 무엇으로도 날 베지 못해!]

청풍 눈을 감아버리고.

냉상영; [소용없어! 눈으로 알아차리지 못한 이상 귀로도 알아차리지도 못해!] 깔깔 웃고. 그 직후

청풍의 일본도가 움찔 움직이고. 다음 순간

쩍! 서걱! 열 명의 냉상영이 역시 열명으로 변한 청풍에게 동시에 베어진다. 몸이 갈라져서 경악하는 냉상영.

냉상영1; [네...네놈도 십방마현을...!]

냉상영2; [괴...괴물같은 놈!]

냉상영3; [그 애비에 그 자식이로구나!] 여러 명의 냉상영이 여러 명의 청풍에게 베어지며 신음을 토하고. 하지만

휘이이! 다음 순간 갈라진 열 개의 냉상영의 모습이 종이조각처럼 흐느적거리더니.

푸스스스! 물에 녹듯이 허공에 녹아버리는 냉상영의 모습.

장내에는 아무도 없다. 냉상영도 육마신도. 오직 청풍 만이 우뚝 서있고.

일본도를 내려뜨린 상태로 바닥을 보는 청풍.

바닥에 점점이 떨어져 있는 피.

청풍; [놓쳤군!] 우울한 표정

고개 들어 하늘을 보는 청풍.

청풍; (미안하다 분이야!) 분이를 떠올리고

청풍; (네 복수를 해주기에는 내 결의가 아직도 무른 모양이다.) 우울한 표정이 되는 청풍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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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

새벽. 장강. 물 안개가 자욱

강 중심에 떠있는 청풍. 하늘 보는 자세로 떠있는데 물론 죽립은 쓰고 있지 않다. 만신창이가 되어 머리와 옷이 타고 화상도 입었다. 그래도 허리춤에는 일본도를 끼우고 있고

청풍; (구사일생...) 눈 감은 채 생각하고

<화룡신강으로 미리 화약을 폭발시킨 게 주요했다.> 자신이 화룡신강으로 화약들을 발화시키던 장면 떠올리고

<먼저 일어난 그 폭발이 뒤이어 일어난 폭발과 상쇄되어 구사일생할 수 있었다.> 빛에 휩싸인 청풍의 몸이 박살나는 철벽들과 함께 허공으로 튕겨지는 장면. 그때 죽립도 박살이 났고

청풍; (그렇긴 하지만 몸이 만신창이가 되었다.) 입과 코로 피가 줄줄 흐르고

청풍; (내장이 여러 군데 파열되었으며 심맥은 대부분 끊기거나 뒤틀려 버렸다.) 화상을 입은 몸을 보여주고

청풍; (보통사람이었다면 이미 죽어도 몇 번을 죽었겠지만...) 우둑! 우둑! 청풍의 몸에서 뭔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고

청풍; (역명신액의 약효를 흡수한 덕분에 내 몸은 빠르게 치유되고 있다.) 상처가 아무는 청풍의 몸

청풍; (목이 잘리거나 심장이 뽑히기 전에는 죽지 않는 몸이지만 원래 상태로 돌아가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청풍; (이 상태로 다시 살인대작을 만나기라도 하면 곤란한데...) + [!] 오싹! 생각하다가 소름이 돋고

청풍; (칙칙한 살기...) 긴장하고

청풍; (주변에 나를 노리는 누군가가 있다.) 슥! 왼손으로 왼쪽 허리띠에 끼운 일본도의 칼집을 움켜잡고

청풍; (살인대작이 돌아온 건가?) 찡그리며 눈을 뜨고. 하지만

주변에 아무도 없다. 넓은 강 중심부고

청풍;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강물 위라 적이 은신할 곳은 딱히 없는데...) 그러다가

[!] 무언가 깨닫고 눈 부릅뜨는 청풍

쿵! 위에서 본 모습. 청풍이 떠있는 강물 아래 거대한 물고기 같은 그림자가 떠있다. 아주 긴 머리카락을 풀어헤친 사람의 모습이다

청풍; (아차! 물속이다!) 팟! 기겁하며 수면을 손바닥으로 때리며 날아오르려 하고. 하지만

휘익! 콰드듣! 물속에서 치솟은 수초같은 검은 것들이 수없이 치솟아 청풍의 하체를 휘감아 버린다.

청풍; (머리카락!) 쩡! 경악하며 칼을 뽑아 머리카락을 자르려 하지만

화악! 검은 머리카락들이 마구 솟아올라 청풍의 두 팔과 온몸을 휘감고.

첨벙! 머리카락에 칭칭 휘감겨 물속으로 끌려들어가는 청풍.

비로소 물 속의 상황이 보인다. 몇 미터나 되는 긴 머리카락을 지닌 괴인이 아래쪽에서 올려다보며 웃고 있다. 온몸을 물고기 비늘같은 옷으로 감싸고 있고 양발에는 오리발 같은 것을 달고 있다. 벌린 입에는 상어같은 날카로운 이빨이 가득 차 있고. 양손으로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좌우로 나눠 움켜쥐고 있다. 움켜쥔 손으로 머리카락을 조종하는 것인데, 사실 이자의 머리카락 중 절반은 진짜가 아니고 가발이다. 가발은 천잠사로 만들어져서 아주 질기다.

청풍; <살인상단?> 머리카락에 온몸이 휘감겨 끌려들어가며 눈 부릅뜨고

<크크크! 그렇다! 본좌가 살인상단 십대자객 서열사위인 흑발악교다!> 화악! 머리카락에 휘감긴 청풍을 끌고 물속 깊이 들어가며 웃고.

청풍; (수... 수중에서의 싸움에 특화된 자객이다!) 양팔을 휘감은 머리카락을 풀어버리려 애쓰며 눈 치뜨고

흑발악교; <어림없다! 내 머리카락에는 천잠사가 섞여있어서 절대 끊어지지 않는다!> 양손으로 쥔 머리카락을 당기면서

청풍; (정... 정말이다!) 푸스스! 투툭! 왼손으로 움켜쥔 머리카락이 일부는 잘리지만 일부는 남아있다.

청풍; (내 몸을 휘감은 머리카락 중 절반 가까이가 천잠사다.) 고통으로 이지러지는 얼굴

흑발악교; <포기해라 애송이놈아! 물속에서는 아무도 내 상대가 되지 못하니...!> 양손으로 머리채를 움켜잡고 잡아당기며 웃고. 지지지! 머리카락을 움켜쥔 그자의 손이 벼락에 휘감기고

콰드드! 머리카락들이 더 강하게 청풍의 몸을 조인다. 목도 조이고

청풍; [끄윽!] 숨이 막히고

흑발악교; <천천히... 숨통을 조여주마! 네놈 손에 죽어간 동료들의 복수로...> 콰드득! 우둑! 더 강하게 머리카락으로 청풍을 조이고

청풍; (정... 정신이 혼미해진다!) 눈이 풀리고

청풍; (내공을 마음대로 쓸 수만 있어도 그리 어렵지 않은 상대인데...) 콱! 생각하며 왼손으로 머리카락을 가능한 많이 움켜잡는다.

청풍; (단 한번... 반격해볼 정도의 내공만이 남아있다!) 지지지! 머리카락을 움켜쥔 청풍의 손이 벼락을 일으키고

흑발악교; <무슨 수작인지 모르지만... 내공이 아무리 강해도 천잠사를 끊지는 못한다!> 콰드드! 청풍을 물 아래로 더 깊이 끌고 들어가며 웃고.

흑발악교; <조금만 기다려라. 네놈의 몸을 갈가리 찢어서 먹어줄 테니...> 입맛을 다시고. 바로 그때

[!] 눈 부릅뜨며 기합 지르는 청풍. 그러자

지지지! 청풍의 왼손이 쥐고 있는 머리카락과 천잠사가 그대로 얼어버린다.

흑발악교; <얼음?> 경악할 때

빠지지직! 지지지! 그 얼음이 맹렬히 흑발악교 몸쪽으로 밀려온다. 머리카락과 천잠사를 타고 냉기가 밀려가는 것

흑발악교; <헉!> 기겁할 때

빠지직! 마침내 흑발악교의 몸도 일부 얼음으로 덮이고

흑발악교; <사... 사내놈이 어떻게 이토록 강력한 음기를...> 지지지! 쩌적! 얼음에 덮이며 경악하고

지지지! 흑발악교의 머리카락을 움켜쥔 왼손으로 더 강한 벼락을 일으키며 벽세황이 적어보낸 비결을 떠올리는 청풍.

 

<진소저의 몸에서 음기를 흡수한 후 완전체인 네 몸을 통해 양기로 전환하여 되돌려주면 진소저는 태음절맥의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처연한 표정으로 웃으며 글을 쓰는 벽세황의 얼굴 크로즈 업

 

청풍; (상보해로비방(相補偕老秘方)...)

청풍; (세황형님이 만든 그것을 써서 지난밤 진소저의 몸에서 음기를 대량으로 흡수해두었었다.)

청풍; (그걸 이렇게 유용하게 쓸 수 있게 되었구나.) 지지지! 왼손으로 더 강한 벼락을 일으키고

흑발악교; [끄아아악!] 얼음에 덮이면서 비명 지르고. 그러다가

흑발악교; <이 괴물...> 팟! 고통에 떨머 머리에 쓰고 있던 가발을 확 벗는다. 그 가발은 천잠사로 된 것이고.

흑발악교; <상종 못할 괴물이로구나!> 팟! 머리카락은 잘라버리며 달아나려 한다. 하지만

화악! 그 바람에 청풍의 몸을 휘감고 있던 머리카락과 천잠사들이 느슨해지며 묶여있던 청풍의 몸도 자유로워진다

그 사이에 흑발악교는 물 속 깊이 잠수하고 있다. 미친 듯이 도망치는 모습이고. 하지만

청풍; <물속에서라면 더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는 무공이 내게도 있다.> 오른손으로 일본도를 쳐들고

청풍; <흑암수밀검(黑暗水密劍)!> 일본도를 내려치면서 돌린다. 그러자

고오오! 청풍의 일본도 주변으로 창 형태의 물기둥들이 일어나 맹렬히 회전하고

투학! 쩍! 도망치는 흑발악교를 향해 날아가는 물로 이루어진 창들. 청풍은 일본도를 휘둘러 그 물로 이루어진 창들을 조종하고

퍼퍽! 퍽! 그대로 흑발악교의 등을 관통해서 앞으로 빠져나오는 물로 이루어진 창들. 입 딱 벌리는 흑발악교

흑발악교; <이게 무슨...>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눈에서 초점이 사라지고

흑발악교; <내가 물속 싸움에서 지다니...> 몸에 난 여러개의 구멍으로 피를 흘리며 갈아앉고

청풍; (끝났군!) 부글 부글 입과 코로 피와 물방울을 뿜어내며 위로 올라간다. 시선은 아래로 향해서 흑발악교가 갈아앉는 것을 보며

<무림에 출도한 이래 최악의 악전고투였다.> 쏴아아! 밝아지는 수면을 향해 떠오르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234>

새벽. 이제 날이 완연히 밝았지만. 여전히 안개가 자욱히 피어오르는 강.

삐걱! 삐걱! 노를 젓는 늙은 어부.

늙은 어부; [오늘은 고기가 좀 걸렸으려나?]

늙은 어부; [고기가 아니라 시체가 걸렸을 수도 있지.] [지난 밤 상류의 하자포(河滋浦)에서 엄청난 폭발이 있었다고 하니...]

늙은 어부; [그 폭발로 죽은 시체가 그물에 걸리기라도 했으면 재수 옴 붙는 건데...] 중얼거리다가 흠칫!

부글 부글! 앞쪽 수면에서 물 방울들이 마구 일어난다.

늙은 어부; [뭐지?] 이마에 손을 대고 보는 어부.

늙은 어부; [물속에서 뭔가가 올라오는 모양인데...] 살필 때

스읏! 물 속에서 나타나는 사람의 머리. 머리가 물에 풀어진 상태라 마치 물귀신 같다.

[히익!] 늙은 어부가 털썩 주저앉고.

슈욱! 청풍은 그 사이에 완전히 솟아올라

천천히 물가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한다..

물 위로 걸어가는 청풍의 발.

늙은 어부; [신령님! 용왕님! 살려주십시오! 이 불쌍한 것은 병들어 누운 마누라가...!] 엎드려 싹싹 빌고.

그런 늙은 어부는 돌아보지도 않고 안개를 헤치며 강가로 걸어가는 청풍.

 

곧 늙은 어부의 배는 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가까워지는 강가. 강가의 뚝에는 거대한 고목이 한 그루 서있다.

슥! 강가로 올라가는 청풍의 다리가 떨린다.

강가에 서있는 거대한 고목 크로즈 업. 강둑 바로 아래에 서있는데 몇 아름이나 되는데 흙 밖으로 나온 굵은 뿌리들이 꾸불텅 꾸불텅하다.

그 고목의 굵은 뿌리들 사이에 털썩 주저앉는 청풍.

청풍; [허억!] 참았던 숨을 몰아쉬며 새벽하늘을 올려다본다.

청풍; (곧 또 하루가 시작되겠군!) 밝아오는 하늘 보며

청풍; (날이 밝으면 세상은 또 얼마나 바뀌어 있을 것인지...!) 눈을 감는다.

<한숨 자고 나면 내 몸도 원래대로 돌아가 있겠지.> 잠이 드는 청풍.

 

#235>

아침. 해가 막 뜬 시점.

강가에 서있는 아람드리 고목.

고목 뿌리 사이에 눈감고 잠들어있는 청풍. 그러다가

청풍의 귀가 쫑긋! 이어

눈을 뜨면서 천천히 일어선다.

휘익! 멀리에서 강둑을 따라 날아오는 두 명의 여인. #178>에 나온 냉상영의 시녀들. 무녀 복장

청풍; (저 여자들...) 고개 돌려 여자들을 보고. 거리는 아직 거리는 수백미터

<천안탑에서 냉상영의 시중을 들던 시녀들이로군.> 청풍의 뇌리로 두 여자가 냉상영의 좌우에 서있던 모습과 두 개의 술잔이 든 쟁반을 들고 다가오던 모습 떠오른다. #1178>의 장면을 차용

청풍; (최측근인 시녀들이 나타났다는 건... 그 여자도 근처에 있다는 얘기가 되겠지!) 눈이 빛나고. 냉상영을 떠올리고

 

#236>

시녀1; [빨리...! 빨리 움직여야만 해!] 휘익! 다급한 표정으로 강둑의 길을 달려온다. 청풍이 있는 고목쪽으로. 왼손에는 편지를 한 장 들고 있다. 고목과 강둑길은 거의 붙어있다.

시녀1; [자칫하면 신녀님의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어!] 고목쪽으로 달려오며

시녀2; [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요 언니?] 돌아보며 나란히 달리고

시녀2; [육마신(六魔神)을 대동한 것도 모자라 진천뢰(震天雷)까지 급히 가져오라고 하시다니요?] [신녀님이 만나려는 사람이 얼마나 무섭길래...!]

시녀1; [넌 몰라 바보야! 그 여자가 얼마나 무서운지!]

시녀2; [앞날을 미리 보실 수 있다는 신녀님이 감당하지 못하는 고수가 있단 말예요?]

시녀1; [신녀님과 사신장께서 힘을 합쳐도 그 여자의 적이 못돼!]

시녀1; [그 여자가 신녀님을 해치려고 한다면 진천뢰 밖에는 막을 방법이 없어!] 휘익! 두 여인 마침내 고목 가까이 이르렀고.

시녀2; [진천뢰 한 알이면 금강불괴도 태워죽일 수 있는데...!]

앞서 달려가던 시녀1 눈 부릅.

고목의 뿌리 사이에서 천천히 일어서는 청풍.

시녀1, 2; [불... 불이살검!] [흐윽!] 파팟! 화락! 기겁을 하며 급정거하고.

시녀1; [넌 달아나! 빨리!] 팟! 급히 오른손으로 왼쪽 소매 속에 숨겨두었던 단검을 뽑으며 외치고. 시녀2는 돌아서 달아나려 하고. 하지만 다음 순간

푹! 푹! 이미 그녀들의 명치를 찌르고 있는 청풍의 일본도. 죽인 건 아니고 칼집에 든 채로 찔렀다. 너무 빨리 두 명의 청풍이 움직인 것 같고

시녀1, 2; [끄윽!] [끅!] 눈에 초점이 없어지며 몸을 앞으로 숙였다가

털썩! 퍼억! 나뒹구는 두 여인.

시녀1; [제... 제길...! 하필이면 불이살검을 만나다니...!] 필사적으로 고개를 들려다가.

고개 떨구며 기절하는 그녀.

두 여인을 내려다보며 일본도를 다시 허리띠에 끼우는 청풍.

시녀1의 수중에 꽉 쥐어져 있는 편지.

슥! 청풍 눈을 빛내며 허리를 숙여 그 편지를 빼든다.

고목에 등을 기대며 편지 봉투를 여는 청풍.

편지를 꺼내서

읽는 청풍

청풍; [...] 편지를 읽으면서 뭔가 생각하며 찡그리고

청풍; [천외천(天外天)이라는 건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펄럭! 그의 손에서 떨구어지는 편지와 편지 봉투. 시녀들의 몸 위로 떨어지고.

편지에 적힌 글 크로즈업. <신녀! 나를 영접하라!>

청풍; [남북쌍패중 하나인 신녀문의 문주를 종처럼 오라가라하는 사람도 다 있고...] 깊이 빛나는 눈빛.

청풍; [세상의 넓이는 역시 함부로 재단할 수 있는 게 아니로구나.] 걸어가는 청풍.

 

#237>

아침. 강이 멀지 않은 산.

삘릴리! 어디선가 들려오는 피리소리.

피리소리를 쫓아서 날아가는 가마, 망토를 두르고 얼굴에는 철가면을 쓴 괴인 네명이 가마를 들고 있다. 육마신 중의 네 명이다.

삘릴리! 앞쪽에서 들려오는 피리소리.

가마 속, 냉상영이 초조한 얼굴로 앉아있다.

냉상영; (빨리 오라고 재촉하는 소리다!)

냉상영; (이 얼마 만인가?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이!) 두 손이 꽉 쥐어지고

냉상영; (하지만 왜 하필이면 오늘인가? 지금쯤 풍신장과 냉신장이 황금전장을 칠 준비를 하고 있을 텐데...!)

냉상영; (혹시 내 정체를 알아차린 것은 아닐까?) 초조하고

 

#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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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

화물선의 갑판. 무사들이 경비를 서는데

[!] [!] 그러다가 놀라는 그자들

쿵! 언제부터였는지 뱃전에 서있는 죽립을 쓴 사내. 물론 청풍이다.

청풍의 발치에는 몇 명의 무사들이 죽어있고. 위극겸이 들은 건 그자들이 쓰러지는 소리

<저 놈 언제 저기에...!> <침입자다!> <형제들이 이미 다수 당했다!> 팟! 사악! 급히 무기를 뽑는 그자들. 하지만

스팟! 청풍의 모습이 사라지고

<사라졌다!> <경보를 울려라!> 무사들이 다급히 주변 둘러보지만

스악! 쩍! 그자들의 목을 스치는 휘어지는 섬광

일제히 목에서 피를 뿜어대며 쓰러지는 무사들

털썩! 퍼억! 나뒹구는 그자들을 등지고 갑판 아래로 통하는 계단을 내려가는 청풍

 

계단이 끝나고 복도가 나타나고

그 복도로 들어서는 청풍.

화악! 어둠 속에서 거대한 손이 나타나 청풍을 움켜쥐려 한다.

슥! 뒤로 깃털처럼 날아 피하는 청풍.

콰직! 청풍을 놓친 거대한 손이 벽과 바닥을 박살내며 움켜쥐어지고

휘릭! 계단 끝에 내려서는 청풍.

흑모신원; [잘 왔다 쥐새끼!] 쩡! 어둠 속에서 킹콩처럼 나타나는 흑모신원. 두 눈이 번뜩이고 벌린 입에서는 날카로운 이빨이 드러나 있다.

흑모신원; [오지 말아야할 곳에 왔으니 갈가리 찢어서 죽여주마!] 크르르! 모습을 드러내고. 복도가 꽉 차는 느낌. 몸에 힘을 줘서 한껏 부풀리고 있는 모습이다

청풍; [길을 튼다면 죽이진 않겠다.] 슥! 일본도로 겨누며 다가가고

흑모신원; [그 까짓 쇠꼬챙이로 본좌를 죽이겠다?] 어이없고

흑모신원; [본좌의 몸은 금강불괴에 못지않게 단단하다.] [그 칼이 설령 절세의 보도라 해도 본좌에게 치명상을 입히진 못한다.]

청풍; [그래서 길을 트지 못하겠다는 것이냐?] 한숨 쉬고

흑모신원; [헛소리는 염라대왕 앞에 가서 마저 해라!] 화악! 거대한 두 손으로 청풍을 움켜잡아온다. 통로가 좁아서 피할 곳이 없는데. 하지만

슥! 뒤로 물러나는 것같은 청풍의 몸짓

흑모신원; [이제 와서 달아나겠다?] [어림없는 수작이다!] 화악! 팔을 더 뻗어 청풍을 움켜쥐려 하고. 하지만

스팟! 뒤로 물러나는 것같던 청풍의 몸이 폭발적으로 앞으로 쇄도하고

콰득! 그 바람에 흑모신원의 두 팔은 청풍의 뒤쪽 허공을 움켜잡고 청풍은 이미 흑모신원의 품으로 파고 든 상태다.

푹! 그대로 흑모신원의 눈 하나를 깊이 찔러버리는 청풍의 칼

흑모신원; [끄아아악!] 처절한 비명. 고개 젖히면서

청풍; [역시 눈알까지 금강불괴는 아니었군!] 칼을 깊이 틀어넣으며 냉소하고

흑모신원; [끄윽...] 양손으로 청풍을 움켜잡으려 하고. 하지만

콰득! 흑모신원의 눈에 박힌 칼을 비트는 청풍. 그러자

[끄아아악!] 충격 받고 괴성 지르는 흑모신원. 몸이 퍼덕이고. 이어

퍼억! 무릎을 꿇는 흑모신원. 온몸에서 힘이 빠진 모습이고

팟! 흑모신원의 눈에서 칼을 뽑으며 뒤로 물러서는 청풍

쿵! 앞으로 쳐박혀서 죽는 흑모신원

청풍; [어째 말로 하면 알아먹지 않는 인간들뿐인가?] 한숨 쉬며 칼에 묻은 피를 흑모신원의 옷에 닦고

그러면서 앞을 보는 청풍. 멀지 않은 곳에 철문이 있다.

청풍; [저 안의 인간은 부디 말귀를 알아듣길 바랄 뿐이다.] 흑모신원의 시체를 뒤로 하고 철문으로 걸어가고

다가가며 손을 쳐들어 철문을 겨누는 청풍.

징! 청풍의 손바닥이 진동하고. 그러자

그그긍! 철문이 굉음과 함께 밖으로 열린다. 그러자 열린 철문을 통해 빛이 흘러나오고

쿠오오! 강력한 기운도 실타래처럼 흘러나온다

청풍; (이제껏 접해보지 못한 수준의 살기...) 찌릿! 찌릿! 실타래같은 기운이 몸에 닿자 전기가 오르는 듯한 모습이 되는 청풍. 걸어가고

청풍; (역시 이 안에 있는 인물은 번뇌신존의 제자중 한명이겠구나.) 생각하며 철문으로 들어가고. 그러자

위극겸; [어서 와라!] 책상을 등지고 서서 말하고. 오른손에는 끝이 갈쿠리처럼 생긴 검을 들었고 왼손에는 원형의 작은 방패를 들었다. 방패는 직경이 30센티도 안되는데 중간 부분이 볼록하다. 그 볼록한 안쪽에 손잡이가 달려 있어서 위극겸은 왼손으로 그 손잡이를 잡고 있다.

위극겸의 뒤쪽, 책상 너머에는 신소심이 긴장한 표정으로 서있다. 신소심의 옆에는 천장에서 드리워진 밧줄이 있고

위극겸; [드디어 네놈을 보게 되는구나 불이살검!] 강렬한 시선

청풍; (이자가 바로 살인상단의 단주인 살인대작...) + [난 당신과 싸우러 온 게 아니오.] 다가가고

위극겸; [그게 내 수하들을 수십명이나 죽인 놈의 입에서 나올 말이냐?] 노려보고

청풍; [지극경을 내놓으시오.] 멈춰서며 왼손을 내밀고

위극겸; [하아...] 어이없고

위극겸; [내가 왜 그걸 네놈에게 주어야하는지 말해봐라.]

청풍; [호삼자께서 원하시기 때문이오!]

위극겸; [!] 표정이 와락 굳어지고

청풍; [그렇소.] 끄덕

청풍; [난 그분의 분부를 받고 지극경을 회수하러 왔소.]

청풍; [지극경을 내놓기만 한다면 조용히 물러가겠소.]

위극겸; [기가 막히는구만.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감히 나 위극겸을 협박하다니...] 어이없는 표정

위극겸; [지극경은 지금 내 손에 없을뿐더러 설령 있다고 해도 네놈에게 줄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다.]

청풍; [호삼자의 명이라고 했는데도 거역하는 자는 죽이고 회수하라는 분부가 계셨소.] 차가운 표정

위극겸; [잘 됐군! 잘 되었어!] 마귀처럼 웃고

위극겸; [네놈은 내 아들을 낳은 여자를 죽인 원수다.] [지극경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도 오늘 네놈을 반드시 죽여야겠다.]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고

청풍; [그리 결정했다면 시간 낭비하지 말고 싸워봅시다.] 슥! 늘어트렸던 일본도를 쳐들어 중단 겨누기로 위극겸을 겨누고. 그러자

쏴아아! 청풍의 칼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뿜어져 나와 실내를 가득 메운다.

[!] 그 살기에 눈 부릅뜨고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위극겸

신소심; (정... 정말 무섭잖아.) 역시 숨이 턱 막힌 표정으로 바르르 떨고. 청풍이 내뿜는 살기에 휘말리며 소름이 돋고 머리카락이 솟구치는 모습

신소심; (간담이 작은 자는 저 무형의 살기에 휩쓸리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멎어 죽고 말 거야!) 콱! 옆의 밧줄을 움켜잡고

<결국 불이살검은 나를 상대할 때는 대충 손을 쓴 셈이네.> 온몸에서 가공할 살기를 뿜어내는 청풍과 그에 맞서 작은 방패를 목 부위에 대면서 끝이 휘어진 칼을 쳐들어 청풍과 맞서 싸울 준비를 하는 위극겸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청풍과 위극겸의 첨예한 대치. 서로의 몸에서 뿜어지는 살기가 수많은 실타래처럼 뒤엉키고 있고.

위극겸; (말도 안되는 괴물...) 비지땀

<평범한 것같은 저 기수식에서 도무지 약점을 찾을 수가 없다.> 중단 겨누기로 일본도를 내민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위극겸의 생각 나레이션

위극겸; (이대로 대치하면 한도 끝도 없고...) 눈 번뜩

위극겸; (변화를 일으켜 놈의 초식에 파탄을 드러나게 해야만 한다!) 쩍! 생각하며 갈쿠리처럼 끝이 휘어진 검을 휘두른다. 방패는 약간 내려 가슴을 방어하며. 그러자

쩌억! 쐐액! 그 갈쿠리같은 검에서 갈쿠리같은 섬광이 여러 가닥 일어나 사방에서 청풍의 몸을 베고 긁어간다. 피할 수 없을 것 같고. 하지만

쩍! 이미 폭발적인 속도로 확 다가서며 펜싱처럼 위극겸의 목을 찔러가는 청풍의 일본도

[!] 놀라는 위극겸의 얼굴. 방패는 가슴을 가리고 있어서 목을 방어하진 못한다.

청풍; (이겼다!) 일본도를 내뻗으며 생각할 때

징! 위극겸이 든 작은 원형의 방패가 진동하고. 순간

휘익! 직진해서 위극겸의 목을 찔러가던 청풍의 칼 끝이 돌연 홱 방향을 틀어 방패로 날아들고

청풍; (칼이 제멋대로...) 놀라며 인상 쓰고. 사력을 다해 칼의 궤적을 회복하려. 하지만

카앙! 결국 위극겸의 목을 찌르려던 청풍의 칼 끝은 아래로 휘어지며 원형 방패를 찌른 후 퉁겨진다.

슈칵! 쩌억! 그 틈에 사방에서 날아드는 위극겸의 갈쿠리 칼 그림자들

슥! 슥!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피하는 청풍. 몸이 상식을 초월해서 제멋대로 움직인다. 비틀리기도 하고 홱 꺾이기도 해서

쩍! 서걱. 그러면서도 일본도를 휘두르고 찌르는 청풍. 하지만

징! 징! 진동하는 위극겸의 방패

캉! 카캉! 그때마다 청풍의 칼은 궤적이 바뀌어 방패로 끌려가서 방패에 부딛힌다.

신소심; (가공!) 숨을 멈추고

<공방의 속도가 너무 빨라 어떻게 손을 쓰는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슈학! 쩍! 카카캉! 신소심의 눈에는 청풍과 위극겸의 칼과 검이 휘둘러지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 그냥 두 사람의 몸 주위로 바람같은 것이 난무하여 서로의 얼굴 외에는 잘 안보인다

신소심; (나라면 아마 단주나 불이살검의 단 일격도 견디지 못하고 치명상을 입었을 거야.) 침 꼴깍! 삼키고. 그 직후

위극겸; [크아!] 쩍! 슈각! 더 빠르고 신랄하게 갈쿠리 검을 휘두르고

쩍! 몸을 비틀고 젖히면서 피하면서 강력하게 칼을 내지르는 청풍. 하지만

슈칵! 역시 청풍의 칼은 궤적이 변해서

깡! 위극겸의 방패에 강하게 부딪히고

팟! 그 반동으로 뒤로 휙 물러서는 청풍.

징! 갈쿠리 검 휘두르는 걸 멈추는 위극겸의 방패가 청풍의 칼을 막은 진동을 일으키며 위극겸의 몸이 비틀거린다.

휘익! 입구쪽으로 내려서는 청풍

서걱! 쩍! 청풍의 옷 여기저기에 갈라진 흔적이 생기고.

옷이 찢어진 사이로 몸에 약간씩 베인 흔적도 보인다

신소심; (불이살검의 옷이 베어지고 깊진 않지만 여러 곳에 상처가 생겼어.) 침 꼴깍

<사람을 죽이는 데 두 번 손을 쓰지 않는다는 불이살검의 신화도 단주님에게는 통하지 않는 거야.> 칼을 내려트린 채 뭔가 생각하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신소심의 생각 나레이션.

위극겸; [명불허전이로군.] [그 나이에 어떻게 그 정도의 무공을 구사할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다.] 퉤! 피를 옆으로 뱉으며 말하고

탁! 붉은 피가 바닥에 떨어지고

신소심; (단주가 내상을 입었구나.)

위극겸; [심지어 공력도 나보다 높고...] 방패를 든 소매로 입가의 피를 닦으며

위극겸; [무엇 하나 이상하지 않은 게 없는 놈...] + [!] 말하다가 무언가를 깨닫고 눈 부릅뜨고

<무... 무제 이무외?> 다시 위극겸의 앞으로 다가오는 청풍의 모습 뒤로 이무외의 거만한 모습이 떠오르고

위극겸; [그렇군! 이제 보니 네놈, 이무외의 아들놈이었어!] 이를 부득 갈고

신소심; (맙소사!) 경악

신소심; (저 인간이 약관의 나이에 이미 천하무적이었다는 무제 이무외의 아들이었다니...) 전율하고 흥분하고

청풍; [물어봅시다!] 멈춰서고

청풍; [내 어머니는 어떤 분이오?]

위극겸; [옳거니!] [널 기른 계집이 거기까지는 안 알려준 모양이구나.] 웃고

신소심; [그렇다면 나도 굳이 네 놈의 궁금증을 풀어줄 이유가 없지.] 사악하게 웃고

청풍; [알려주면 당신을 죽이진 않겠소.]

위극겸; [뭐?] 어이없고

위극겸; [날 죽이지 않는다?] [이 방패가 어떤 위력을 지녔는지 경험했으면서도 그딴 소리를 하는 것이냐?] 원형의 방패를 들어 보이고

위극겸; [이 방패는 자황순(磁皇盾)이란 것으로 모든 쇠붙이를 지배할 수 있는 힘을 지녔다.] 방패를 자랑하고

위극겸; [네놈의 칼이 치명적인 위력을 지녔으면서도 번번이 막힌 것은 그 때문이다.]

청풍; [한갓 쇠붙이에 목숨을 의지하는 것인가?] 냉소하고. 여기서부터는 반말을 한다

청풍; [사비세중 으뜸이라는 삼성동의 제자로서 수치스럽지도 않은가?]

위극겸; [그 새끼, 혀가 칼보다도 더 날카롭군!] 냉소

위극겸; [하지만 네놈이 뭐라 해도 오늘의 승부는 내게 있다.]

위극겸; [난 네놈의 모든 공격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반면 네놈은 내 승영금구(承影金鉤)에 피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소심; (저 괴상한 검이 간장, 막야등과 함께 십대명검에 드는 전설 속의 보검 승영이었구나.)

위극겸; [네놈의 몸이 비록 금강불괴에 가깝다 해도 이 승영금구 앞에서는 종이짝이나 다를 바가 없다.] 갈구리 검을 들어 보이며 웃고

청풍; [한 번 더 말하겠다.] 말을 끊고

청풍; [호삼자께서는 지극경을 원하신다.]

위극겸; [가져갈 수 있으면 가져가봐라!] 방패로 앞을 가리고 갈구리 검을 쳐들며 냉소하고

청풍; [그래야겠군!] 슥! 앞으로 다가오며 천천히 칼을 내밀고

위극겸; [칼질 따위 소용없다는 걸 얼마나 더 반복해야 깨닫겠느냐?] 징! 냉소하며 방패를 진동시키는데

슈학! 청풍의 칼이 다시 방패쪽으로 끌려가고. 하지만 그 직후

청풍; (저주심인결!) 눈 부릅뜨고. 순간

콰득! 갑자기 위극겸의 방패 든 팔이 홱 비틀어지면서 방패가 옆으로 밀려나고

위극겸; [억!] 기겁할 때

슈악! 벼락같이 위극겸의 목을 노리고 날아드는 청풍의 칼

위극겸; [크왓!] 가앙! 몸 전체를 홱 틀어서 피하는 위극겸

서걱! 푸학! 그래도 완전히 피하지는 못해서 청풍의 칼 끝이 위극겸의 목을 스치면서 상처를 내 피가 확 뿜어지고.

신소심; [악!] 자기도 모르게 비명 지를 때

슈칵! 몸이 돌아가면서도 갈쿠리 검을 그어내 역시 청풍의 목을 노리는 위극겸

슈학! 청풍의 몸이 허릴 중심으로 뒤로 홱 넘어가서 위극겸의 반격을 흘려보내고

위극겸; [큭!] 쿵쿵! 방패로 목을 가리며 뒤로 비틀 물러서고

슥! 청풍도 젖혔던 몸을 바로 세우고

슈욱! 다시 위극겸의 목을 노리고 칼을 찔러가는 청풍

위극겸; [지금이다!] 팟! 뒤로 뛰어 물러나며 외치고. 순간

신소심; [!] 콱! 깜짝 놀라면서도 줄을 확 당기고. 그러자

쾅! 갑자기 청풍과 위극겸의 사이에 아주 두꺼운 철벽이 확 떨어져서 막는다. 천장에서 철벽이 떨어지는 모습이고.

카캉! 칼로 그 철벽을 찌르는 자세로 뒤로 휙 물러서는 청풍. 직후

쾅! 쾅! 쾅! 청풍의 뒤와 좌우의 벽쪽에도 천장에서 철벽이 떨어져 막아버린다. 완전히 철벽으로 이루어진 상자 안에 갇힌 모습이 되는 청풍

청풍; (함정...) 찡그릴 때

<흐흐흐! 영광으로 생각해라 애송이야!> 어디선가 들리는 음성

<이 만균철옥(萬鈞鐵獄)은 사부, 번뇌신존이 찾아올 경우를 대비해서 만든 함정이었다.> 이어지는 음성

청풍; [...] 가만히 서서 생각할 때

<뭔가 냄새가 나지 않느냐?> 이어지는 음성

청풍; (그러고 보니...) 코로 흘러드는 냄새. 이어

슈이이이! 청풍이 서있는 바닥. 나무로 이루어져있는데 그 틈새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흐흐흐! 그렇다! 마루 바닥 아래에는 삼천근의 화약이 매설되어 있다.> 들리는 음성

콱! 발로 바닥을 구르는 청풍. 칼은 칼집에 넣으면서

퍼석! 바닥을 이룬 마루가 고운 가루가 되어 흩어지고

쿵! 드러나는 모습. 마루 아래에 빼곡이 들어차있는 상자들. 상자 안에는 다이나마이트가 가득 들어있고. 그것들에 연결된 도화선이 타들어가고 있다

청풍; (이런...) 눈 치뜰 때

<우리 인연은 여기까지인 것같다. 부디 다음 생에서나 다시 보도록 하자!> 들리는 목소리. 직후

지지지지! 도화선들이 상자 안으로 달려 들어가고.

청풍; (화룡신강!) 두 주먹 불끈 쥐고. 화악! 청풍의 몸에서 강한 열이 뿜어지고

화악! 그 열기가 상자 안의 다이나마이트에 닿고

번쩍! 강렬한 빛이 아래에서부터 청풍의 몸을 휘감는다

 

#232>

화물선을 밖에서 본 모습. 화물선 갑판에는 무사들의 시체가 널려 있고. 어느 순간

꽝! 화물선 중간에서 대폭발이 일어나고

[헉!] [무슨 일이냐?] [뭐야?] 주변에 정박해있던 배들에서 잠 자던 선원들이 기겁하며 뛰쳐나오고

[!] [!] 경악하는 선원들

콰드드! 화악! 화물선의 중간 부분에서 대폭발이 일어나 불길과 배의 잔해들이 허공으로 치솟고 있고. 이어

[힉!] [헉!] [조... 조심...] 콰득! 퍼퍽! 날아드는 파편에 기겁하는 주변 배들의 선원들. 그러다가

[저... 저...] [맙소사!] 화물선 쪽을 가리키며 경악하는 선원들

콰드드! 화물선이 둘로 부러져 침몰한다.

[침몰한다!] [배가 두쪽이 났어!] 사람들 놀라며 지켜보고. 그 사이에

콰드드! 콰아! 두 동강 나서 물속으로 갈아앉는 화물선

[대체 무슨 일이지?] [뭘 싣고 있었기에 저 정도의 폭발이 일어난 걸까?] [인명피해가 적지 않겠어.] 출렁이는 파도에 휩쓸려 흔들리는 배 위에서 화물선이 침몰하는 걸 보며 신음하는 선원들

 

근처의 어느 커다란 배의 돛대 위. 두 명이 서있다. 바로 위극겸과 신소심. 위극겸은 갈쿠리 검은 허리에 꽂고 왼손에는 방패를 들고 있다.

쿠쿠쿠! 두 사람의 시야로 두 동강난 화물선이 침몰하는 게 들어온다. 거리는 백여미터

신소심; [불... 불이살검, 확실히 죽었겠지요?] 복잡한 표정이 되어 묻고

위극겸; [밀폐된 공간에서 삼천근이 넘는 화약이 터졌다.] 끄덕

위극겸; [살아남았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하지.] 음산하게 웃고

위극겸; [설령 천우신조로 살아났다고 해도 그놈이 살아서 물에서 나올 가능성은 없다.] 말하며 앞을 가리키고

쿠쿠쿠! 콰아아! 화물선이 침몰하며 일어나는 소용돌이. 헌데

그 소용돌이 외곽의 물 속에 인어같은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머리카락이 아주 긴 인간이 물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것

신소심; [물속의 저 그림자는 혹시...] 놀라고

위극겸; [십대자객 서열사위 흑발악교(黑髮鰐鮫)다!] 끄덕이고

위극겸; [물속에서의 싸움에는 적수가 없는 수공의 달인이지.] 음산하게 웃고

신소심; (같이 십대자객에 들면서도 이름만 들었을 뿐인 흑발악교가 단주를 비밀리에 지키고 있었구나.) 깨닫고

위극겸; [흑발악교가 마무리를 지어줄 테니 우린 그만 비밀 총단으로 돌아가자!] 휘익! 날아오르고

신소심; (불이살검...) 돌아서며 아쉬워하고

신소심; (아무쪼록 이번에도 불사조처럼 살아나길 바래요!) 팟! 날아오르고

<그래야 내 즐거움이 이어질 테니...> 멀리 앞서가는 위극겸을 따라 날아가는 신소심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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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

아침. 진상파의 거처. 거처 앞에 청풍과 신소심이 서있다. 청풍은 일본도를 차고 있고. 신소심은 한손으로는 벽소소의 팔을 잡고 있고

청풍; [인황경의 사본이다.] 새로 쓴 책을 내밀고

신소심; [설마 엉터리로 베낀 건 아니겠지?] 받으면서

책을 쥔 채 노려보는 청풍

신소심; [화 풀어요. 그냥 해본 소리니까.] + (에고 무셔라!) 팟! 억지로 웃으며 청풍의 손에서 인황경 사본을 확 잡아뽑고. 이어

신소심; [인질 받아요!] 팟! 벽소소를 인형처럼 청풍에게 던지며 자신은 그 반동으로 날아오른다

자신에게 부딪혀 오는 벽소소를 두 팔로 안는 청풍.

벽소소는 못 이기는 척 청풍의 품에 안기고

신소심; [행복해야해 동생!] 호호호! 휘익! 멀리 날아가며 외치고. 벽소소를 품에 안은 채 그걸 보는 청풍. 그때

번뇌신존; [갔군.] 문을 열고 나오고. 진상파가 죽립을 들고 따라 나오고

청풍; [노야...] 안고 있던 벽소소를 품에서 떼어놓고. 어쩔 수 없이 청풍의 품에서 떨어지는 벽소소.

번뇌신존; [저 계집이 가는 곳에 지극경이 있을 걸세.] 신소심이 간 곳을 보고

번뇌신존; [자네 미혼처는 노부가 돌볼 테니 수고해주게나.]

벽소소; (미혼처...) 입술 깨물고

청풍; [부탁드리겠습니다.] 포권하고

진상파; [다녀오셔요.] 죽립을 내밀고

청풍; [빨리 돌아오겠소.] 죽립을 받고. 이어.

휘익! 죽립을 머리에 쓰며 날아오른다.

곧 멀어지는 청풍

벽소소; (떠났어, 내게는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입술 깨물고

벽소소; (역시 불이오빠에게 나 같은 건 아무런 의미도 없는 거야.) 돌아서고. 하지만

진상파; [가지 말아요.] 뒤에서 가만히 벽소소의 팔을 잡고.

탁! 벽소소가 말없이 몸을 틀어 진상파의 손을 뿌리치지만

진상파; [내가 그이에게 잘 말해볼게요.] 슥! 다른 팔을 잡는 진상파

[!] 멈칫! 하는 벽소소

진상파; [그이와 저는 소저의 오라버니에게 큰 은혜를 입었어요.] [그 때문에 그이도 소저의 마음을 마냥 거부하지는 못할 거예요.]

벽소소; [필요없어!] 다시 팔을 진상파의 손에서 확 뽑고

벽소소; [그 따위 동정 받으려고 찾아온 줄 알아?] 화를 내며 월동문쪽으로 가려는데

번뇌신존; [평생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그 월동문을 나가봐라.] 웃고

멈칫! 하는 벽소소

번뇌신존; [노부도 그 옛날 체면과 자존심 때문에 속내를 드러내지 못했던 적이 있다.] 한숨 쉬고

번뇌신존; [그 때문에 삼십년 가까이 회한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지.]

바르르! 떨기만 하고 더는 걸음 옮기지 못하는 벽소소. 그때

진상파; [이제 다 내게 맡겨요.] 뒤에서 벽소소를 끌어안고.

움찔! 하지만 강하게 뿌리치지는 못하는 벽소소

진상파; [그이처럼 나도 외로운 처지라 동생이 한명 쯤 있었으면 했답니다.] 귀에 대고 속삭이고. 그러자

벽소소; (꼴도 보기 싫은 여자...) 입술 깨물고

벽소소; (하지만 고집을 부렸다가는 영영 불이오빠를 못 보게 될 것같아 두려워.)

<아무래도 본처 자리 차지하기는 틀렸고... 첩살이라도 해야할까봐.> 장내의 모습 배경으로 벽소소의 생각 나레이션

 

#227>

<-황산(黃山)> 기기묘묘한 바위 봉우리들이 난립한 산

아주 아름답고 멋있는 산, 골짜기. 무릉도원같은 곳. 깍아지른 절벽이 마주 선 형태인 입구에 세워진 사람 키만한 비석에 쓰인 글. <洗塵谷>

휘익! 그곳으로 날아 내리는 위진천.

비석을 보고

위진천; (세진곡(洗塵谷)...) (세상의 티끌을 씻어버린다는 의미인가?) 비석을 보며 다가가고. 이어

비석 옆에 멈춰서며 절벽 사이로 계곡 안쪽을 보고. 헌데

아지랑이같은 것이 일렁거려서 안쪽의 상황이 잘 안보인다.

위진천; (역시 진법이 설치되어 있다.) 조심스럽게 아지랑이 속으로 들어가고

위진천; (미리몽유진(迷離夢遊陣)이라는 것인데...)

위진천; (아버지로부터 미리 파진법을 배워두지 않았다면 진법에 갇혀 오도 가도 못했겠지.) 손가락을 짚어 계산하면서 걸음을 비틀비틀 걸어가고. 그러면서

<네 사고는 남편이 그의 사부 손에 죽은 후 성격이 아주 냉혹하고 괴팍해졌다.> 선실에서 위극겸이 하던 말을 떠올리는 위진천

이하 회상

 

위극겸; [하지만 무슨 말을 하든 시키는 대로만 하면 잘못되진 않을 거다.]

위극겸; [대신 절대로 무공은 사용하지 마라. 네 사고는 애비도 감당할 수 없는 절세고수다.] 이어지는 말

회상 끝

 

위진천; (사고 포숙정이 그렇게 대단한 실력일까?) 아지랑이같은 진법 안을 통과하며 생각하고

위진천; (계집이 무공이 강하면 또 얼마나 강하다고...)

위진천; (하지만 아버지는 빈말을 하는 성격이 아니니 주의해서 나쁠 건 없겠지.) 걸어가고. 그러자

화악! 어느 순간 안개의 장막 같은 것을 뚫고 나오는 위진천

위진천; (드디어 미리몽유진을 빠져나왔다.) 눈 반짝이며 앞을 보고

사면이 높은 절벽으로 둘러싸인 분지. 복숭아 꽃이 만발하고 계곡물이 흐르고 있어 말 그대로 세외선경인데.

복숭아 꽃이 만개한 언덕 위에 작은 초가집이 한 채 서있다.

위진천; (저 집에 있겠지!) 복숭아나무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집으로 다가가고. 그러다가

[!] 오싹! 소름이 돋아 눈 치뜨는 위진천

쿠오오! 초가집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쏟아져 나온다

위진천; (가... 가공할 살기가 저 모옥(茅屋;초가집)에서 쏟아져 나와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다.) 전율하며 멈춰서고

위진천; (역시 아버지의 경고는 괜한 것이 아니었다.) + [무단히 입곡한 것을 용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포권하고

위진천; [지극경으로 천존경과 바꾸고자 내방하게 되었습니다.] 비지땀을 흘리며 말하고. 그러자

<지극경을 가져왔다?> 초가집에서 들리는 음성

<그렇다면 넌 둘째 사형 위극겸의 자식이겠구나.> 이어지는 음성

위진천; [그렇습니다. 소질은 위진천이라고 합니다.]

<위진천...> <위사형이 사부의 추적을 피해 몸을 숨긴 살인상단에서 매약음(梅若音)이란 천한 살수 계집과 정분이 났다더니...> <네가 바로 그 씨겠구나.> 이어지는 음성

위진천; (천한 살수 계집!) 위진천의 얼굴 근육이 꿈틀한다. 분노와 모멸감으로. 그때

<출신이 천하든 말든 상관없겠지! 갖고 온 물건을 꺼내라.> 이어지는 음성

위진천; (참자!) + [예!] 품속에 손을 넣고

위진천; (언제고 복수할 날이 있을 테니...) + [여기 있습니다!] 책을 한권 꺼내고. <地極經>이라는 제목이 적힌 낡은 책이다. 그러자

팽! 어떤 힘이 지극경을 확 끌어당긴다. 마치 고무줄에 묶인 것처럼. 책을 놓치며 흠칫! 하는 위진천.

삐꺽! 초가집의 문이 조금 열리고

슈욱! 그 사이로 바람같이 딸려들어가는 지극경

위진천; (가공할 접인공력(接引功力)!) 식은땀을 흘리며 손을 내리고

위진천; (방금 전의 그 한수만으로도 내가 발끝에도 미치지 못할 고수라는 걸 알겠다.) 식은땀을 흘릴 때

<위사형이 가져갔던 진본 지극경이로군!> 초가집 안에서 들리는 음성.

위진천이 흠칫! 할 때

<좋다! 천존경으로 바꿔주마.> 핑! 말과 함께 조금 열린 문을 통해서 날아 나오는 책 한권. 역시 낡았는데.

표지에는 <天尊經>이라는 제목이 적혀있다.

팟! 급히 두 손으로 받는 위진천

위진천; (천존경(天尊經)!) 흥분하고.

위진천; (드디어 삼성록 중 지극경에 이어 천존경이 내 손에 들어왔다.) 흥분할 때

<떠나라. 미적거리면 목을 떨어뜨리겠다.> 다시 초가집에서 들리는 소리

위진천; (정말 제멋대로인 계집이로군!) 분노를 억누르며 홱 돌아서는 위진천.

그런 위진천의 뇌리에 떠오르는 위극겸의 말. <다시 한번 말하지만 세진곡을 완전히 나올 때까지는 절대 감정을 드러내선 안된다.> 역시 선실의 책상 건너 의자에 앉아서 말하던 모습

이하 회상은 좀 길므로 별도의 찹터로 표기

 

#228>

위진천; [아버지는 사고를 너무 과대평가하시는 게 아닌지요?] 열중 쉬어 자세로 서서 반발하고

위극겸; [네 사고의 별호가 무엇이었는지 아느냐?] 위진천을 지긋이 보며

위진천; [사고에게 별호가 따로 있었습니까?]

위극겸; [무후(武后)가 네 사고의 별호였다.] [남편이었던 이무외의 별호가 무제(武帝)였던 것에 빗대어 붙여진 별호였지.]

위진천; [무후... 무공의 여제...] [광오한 별호로군요.]

위극겸; [네 사고의 실력을 아는 사람이라면 무후라는 게 결코 광오한 별호가 아니라는 걸 알 것이다.] 고개 젓고

위극겸; [당시 무림에서 무공이 강한 순서로 따지자면 이무외, 번뇌신존, 천신대야, 포사매 순이었다.]

위진천; [사... 사실이라면 정말 대단한 여자였군요.,] 침 꿀꺽! 삼키고

위극겸; [대단했지!] [게다가 잘 했으면 포사매는 아비에게 사모(師母)가 될 수도 있었다.] 쓴웃음

위진천; [번뇌신존이 여제자인 포숙정과 그렇고 그런 사이였단 말입니까?] 어이없고.

위극겸; [이루어지기 힘든 관계이긴 했어도 사제지간에 서로 애모의 정을 품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위극겸; [하지만 사부에 못지않은 재주를 지닌 데다가 더 젊고 잘생긴 사내가 나타나면서 둘 사이는 소원해졌다.]

위극겸; [이무외였군요!] 깨닫고

위극겸; [정말 잘난 자였지! 무공도 대단했고...] 젊고 잘생긴 무제 이무외를 떠올리며 고개 끄덕이고

위극겸; [명실상부(名實相符)란 이무외를 두고 이르는 말이다.]

위극겸; [천신부 사상 최고의 기재인 그는 약관의 나이에 이미 사부인 천신대야를 능가해버렸을 정도였다.]

위극겸; [혹자는 고금제일인인 천마 방각의 재주도 이무외에게는 미치지 못할 거라고까지 했는데...]

 

<심지어 잘생기기까지 했으니 네 사고가 한 눈에 반해버린 것도 무리가 아니었지.> 서로 포옹한 채 황홀한 표정을 짓는 젊은 날의 이무외와 포숙정.

 

위극겸; [만일 천신부의 부주 천신대야가 미쳐버리지 않았다면 천하 무림은 오래전에 이무외의 것이 되어있을 게다!] 톡톡!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위진천; [천신대야가 제자인 이무외를 죽였습니까?]

위극겸; [직접 죽이지 않았지만 결국 천신대야가 이무외를 죽인 셈이지.] 끄덕이고

위진천; (천신대야가 제자를 질투한 모양이군.) 깨닫고

위극겸; [애비의 출신문파인 삼성동이 천신부와 세불양립(世不兩立)임은 너도 알고 있을 것이다.]

위진천; [예!]

위극겸; [헌데 자신의 대제자가 숙적인 삼성동의 여제자와 사랑에 빠져버렸으니 천신대야가 미쳐버린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결국 천신부주는 이무외의 무공을 폐하고 쫓아냈다.> 미치광이같은 장발의 노인이 무릎을 꿇은 이무외에게 악을 쓰는 모습. 이 노인 나중에 나오는 천신부 문주 천신대야임.

 

위진천; [이무외가 자기 사부를 능가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도 순순히 당학 것입니까?] 어이없고

위극겸; [이무외는 너무 고지식했다. 그래서 제 사부 손에 순순히 무공을 빼앗겼다.] 고개 끄덕이고

 

<무기력해진 이무외는 뒤쫓아온 원수들과 천신부의 제자들에게 죽임을 당했고...!> 적에게 포위되어 만신창이가 되어있는 이무외.

<당연히 사자는 남편의 복수를 원했다.> 시체가 가득 널린 들판에서 이무외의 시체를 끌어안고 울부짖는 젊은 날의 무후 포숙정.

 

위극겸; [그러나 사부는 복수를 허락하지 않았다.] [사비세에 드는 두 문파가 충돌한다면 그 결과가 어떠할 지는 불을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위진천; [당연히 무림의 종말이 왔겠지만...] 끄덕

위진천; [대단한 사고께서 쉽게 복수를 포기했을 것 같지는 않군요!] 냉소

위극겸; [네 사고는 애비와 대사형인 뇌공량을 꼬득여서 모반을 일으켰다.] 끄덕

위진천; [모반!] 흠칫

위극겸; [우리들도 사부의 금족령(禁足令)에 불만이 극에 달한 상태였기에 못 이기는 척 네 사고의 복수에 동참하고 말았다.]

 

<사부는 네 사고의 암산에 당해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니게 되었고 우리 세 사형제들은 삼성록을 한 권씩 나눠 갖고 무림으로 뛰쳐나왔다. 그때는 세상이 다 우리 것으로 보였지!> 동굴 안의 석실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운기조식하고 있는 번뇌신존, 그를 돌아보며 각기 한 권씩의 비급을 들고 달아나는 이남일녀. 동굴 천장에서는 철문이 겹겹이 내려오고 있다.

 

위극겸; [하지만 오래지 않아 우리는 사부를 너무 얕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심각한 표정이 되고

 

<놀랍게도 사부는 절대의 금제를 깨트리고 무림에 나왔으며...> 두꺼운 철문은 찢으며 석실 밖으로 나오는 마귀같은 형상의 번뇌신존

 

위극겸; [그걸 확인한 우리들은 세상 밖으로 숨어들 수밖에 없었다!]

위극겸; [사실 사부를 암산한 후 삼년 동안 우리 사형제들중 둘은 거대한 세력을 만들었었다.]

위극겸; [즉, 포사매는 신녀문을 세웠고 아비는 무황성은 만든 것이다.]

위진천; [신녀문이 원래 사고가 만든 세력이었군요.]

위극겸; [하지만 사부가 삼성동에서 빠져나온 것을 확인하자 포사매와 아비는 그때까지 이룬 모든 것을 포기해야만 했다.]

위극겸; [포사매는 신녀문을 천안신녀란 계집에게 넘겼고...] [아비도 살인상단 십대자객의 셋째인 도화선자(桃花仙子)를 금면무황으로 세우고 은신하게 된 것이다.]

위진천; [도화선자가 계집이면서 금면무황 노릇을 하고 있는 데에는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위극겸; [어쨌든 네 사고 포숙정은 천하를 통틀어도 세 손가락에 안에 드는 절세고수다.] 이어지는 위극겸의 말

 

<그러니 내 사고의 절대 심기를 거슬려서는 안된다!> 위극겸의 말을 떠올리며 진법으로 날아들어가는 위진천

위진천; (무후니 뭐니 해봤자 계집일 뿐이다!) 아지랑이가 일렁이는 진법을 날아지나면서 냉소하고

위진천; (지극경에 이어 천극경이 내 손에 들어왔으니 머잖아 나는 천하무적이 될 것이다!) 휘익 날아가고.

<그때 다시 돌아와서 어머니를 모욕한 포가년에게 복수하고 말겠다!> 음산하고 살벌하게 웃는 위진천의 얼굴

 

#229>

위진천이 떠나고 조용해진 세진곡,

끼익! 문득 초가집 문을 열고 나오는 아주 아름다운 중년여인. 청풍의 어머니 포숙정. 신경 써서 잘 그려줄 것. 위극겸의 회상에 나왔었지만 그때는 젊었고 지금은 완숙한 중년여인이다. 아름답고 신비하고 차가운 인상이다. 머리를 백발로 해줘도 됨

밖으로 나오며 호각을 하나 입에 가져가는 포숙정

삐익! 하늘을 보며 호각을 분다. 순간

화악! 포숙정의 주변으로 거대한 새 그림자가 나타나고

쿵! 포숙정의 머리 위 수시미터에서 맴도는 거대한 학, 전투기 만하다

휘익! 포숙정의 몸이 미사일처럼 솟구쳐 올라

휘릭! 학의 등을 밟고 선다.

학이 날아가고,

소매 속에 손을 넣은 채 학 위에 서서 날아가는 포숙정, 정말 신선같은 모습.

 

#230>

<-장강(長江)> 밤. 넓은 강의 어느 포구. 수많은 배들이 정박해있다. 그중 한척의 배. 거대한 화물선이다. 수많은 화물이 실려 있다. 높이가 아주 높지는 않고 길고 넓은 형태의 배. 마치 바지선같다. #220>에 나온 장면과 동일. 다만 갑판에 선원들이 도열해있지는 않다. 몇 명의 눈빛이 날카로운 무사들이 경비는 서고 있고.

갑판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

계단 끝의 철문. 흑모신원이 지키고 있고

 

위극겸; [틀림없군.] 책상을 앞에 두고 앉아서 필사본인 인황경을 읽고 있다. 눈이 흥분으로 번뜩이고. 그 앞에 신소심이 무릎을 꿇고 있고.

위극겸; [필사본이긴 해도 인황경임에는 틀림이 없다.] 끄덕

신소심; [하오면...] 기대에 차서 보고

위극겸; [해약... 줘야지.] 품속에 손을 넣고

다시 꺼낸 위극겸의 손에 작은 병이 들려 있고

위극겸; [받아라.] 휙! 던지고

신소심; (살았다!) + [감사합니다!] 두 손으로 냉큼 받고

신소심; (뭔 일이 생길지 모르니...) 뽁! 마개를 따고

<빨리 마셔버리자!> 꼴꼴! 고개 옆으로 돌리고 마시는 신소심.

그것을 지긋이 보는 위극겸

해약을 마시다가 흠칫! 하며 그런 위극겸을 보는 신소심

신소심; [죄... 죄송합니다.] 병을 입에서 떼고 눈치보고

위극겸; [아니, 시험에 통과했다.] 웃고

신소심; [예?]

위극겸; [만일 해약을 마시는 것을 망설였다면 네가 본좌를 믿지 않는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신소심; [아!]

위극겸; [의심없이 해약을 마셨으니 네 충성심이 어떤지는...] + [!] 말하다가 갑자기 입을 다물고

텅! 털썩! 무언가 쓰러지는 소리가 위극겸의 귀에 들리고

신소심; (왜 저러지?) 의아해하는데

위극겸; [이런... 이런...] 한숨을 쉬고

위극겸; [어째 일이 너무 순조롭다 했더니만...] 슥! 의자에서 일어나고

신소심; [제... 제가 무슨 실수라도 했는지요?] 겁에 질려

위극겸; [인황경을 손에 넣은 후 정주에서 이곳으로 바로 남하했느냐?] 노려보고

신소심; [혹시 추적이 있을까 우려하여 여러 번 경로를 바꾸었습니다만...] 눈치 보며 대답하고

위극겸; [그래도 따라붙었다면 네 잘못이 아니겠지.] 구석으로 가고

위극겸; [이 줄을 잘 봐라.] 구석 천장에서 늘어트려진 줄을 만지며

위극겸; [이 줄 옆에 서있다가 내가 신호하면 당겨라.]

신소심; [예...] 일어나고

신소심; [하온데 무슨 상황인지요?]

위극겸; [당금 무림에서 상대하기 가장 까다로운 놈이 네 뒤를 밟았다.] 입구를 보며 말하고. 순간

신소심; (불이살검!) 깨닫고 눈 치뜨고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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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심; [이 아가씨를 살리려면 인황경을 내놔야할 걸요?] 벽소소 뒤에 숨어서 안도하며

벽소소는 청풍을 빤히 바라보고.

청풍; (인황경 때문이었군!) + [불가하다.] 시선 피하며 고개 젓고

벽소소; (역시...) 처참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군다.

신소심; [설마! 농담이겠지요?] 억지로 웃고

신소심; [벽세황의 동생 목숨보다 인황경이 더 중요하다는 건가요?]

청풍; [인황경은 원래 주인의 손으로 돌아갔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침중하게 고개 젓고

신소심; [그럼 어쩔 수 없이 이 불쌍한 아가씨를 죽여야겠네!] 슥! 비수의 날을 벽소소의 목에 바짝 대고. 당장이라도 목을 따버릴 기세

찡그리는 청풍.

신소심; (제발 이 협박이 통해야할 텐데...) 식은땀 흘리며 청풍을 쏘아보고

신소심과 청풍의 치열한 눈싸움.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정칠의 부탁

 

정칠; [신소심이란 계집을... 보살펴주셨으면 합니다.]

 

청풍; (난감하게 되었다. 정칠을 봐서라도 이 계집을 도와주고 싶지만...) 찡그릴 때

번뇌신존; [필사본이라도 괜잖다면 줄 수 있네만...] 창문 안쪽에서 말하고. 여전히 의자에 앉아서 인황경을 들어 보이고. 인황경을 감싸고 있던 천은 제거 된 상태. 진상파는 창가에 서서 밖을 보고 있다가 그런 번뇌신존을 돌아보고

신소심; [그런 방법이 있었네!] 얼굴 활짝 펴지고

청풍도 좀 안도하며 돌아보고

신소심; [내용이 중요하니까 필사본이든 원본이든 난 상관없어요.] 방 안의 번뇌신존에게 말하고

청풍; [내일 아침에 다시 와라!] 철컥! 칼을 칼집에 꽂으면서 휙 돌아서고

신소심; [알았어요.] 안도하고

신소심; [그때까지는 이 아가씨를 제가 잘 모시고 있을게요.] 팟! 벽소소의 팔을 잡고 날아오르고

신소심 손에 끌려 날아가며 청풍을 원망의 눈으로 보는 벽소소

한숨 쉬며 건물 입구로 가는 청풍. 칼집에 꽂은 칼을 허리띠에 끼우면서

청풍; [면목이 없습니다.] 거실로 다시 들어가며 번뇌신존에게 고개 숙이고

번뇌신존; [신경 쓰지 말게.] 웃고. 청풍은 문을 닫고

번뇌신존; [인연과 재주가 없는 사람은 삼성록을 백번 천번 봐도 얻는 게 없을 테니...] 일어나고.

청풍; (하긴...) 번뇌신존에게 다가가고

번뇌신존; [급하지 않으니 천천히 필사한 후에 돌려주게나.] 다가온 청풍에게 인황경을 내밀고

청풍; [감사합니다.] 두 손으로 받고.

번뇌신존; [그럼 내일 아침에 보세.] 문으로 가서 열고

번뇌신존; [제법 오랜만에 다시 만났으니 오붓한 시간 보내고...] 의미심장하게 말하며 문을 닫는다.

얼굴 발개진 진상파. 청풍은 멋쩍은 표정인데

탁! 닫히는 문

진상파; [피... 피곤하실 테니 목욕부터 하세요.] 슥! 청풍의 허리띠에서 일본도를 뽑으며 말하고

청풍; [인황경을 필사한 후에 쉬도록 하겠소.] 고개 저으며 탁자로 가고

진상파; [필사는 제게 맡기시고 쉬세요.] 말하면서 청풍이 들고 있는 인황경을 쥐고.

청풍; [분량이 적지 않은데... 괜잖겠소?] 인황경을 건네주면서

진상파; [글을 읽고 쓰는 건 제게는 숨 쉬는 일이나 마찬가지랍니다.] 미소 짓고

청풍; [알겠소.] 침실 문쪽으로 가고. 그곳에는 문이 두 개 있다. 하나는 침실, 하나는 욕실로 들어가는 문

청풍; [그래도 너무 무리하진 마시오.] 욕실 문을 열고 들어가고. 열리는 문을 통해 욕실 내부구조가 좀 보이고. 사각형의 욕조에 뜨거운 물이 가득 채워져 있다.

진상파; [예...] 고개 숙이고

탁! 닫히는 욕실 문

진상파; [쉽게 잠들기는 틀렸으니 바로 필사를 시작해야겠네.] 탁자로 가고

진상파; (여러 번 읽어서 내용은 기억하고 있지만...) 탁자에 앉아서 인황경을 펼치고

진상파; (필사하면서 확실하게 외워 둬야겠다. 그이를 위해서도 한 벌 더 필사를 해야 하니...) 인황경을 펼쳐놓고 붓을 잡고. 그러다가

[!] 흠칫! 하는 진상파

인황경 사이에 종이가 한 장 끼워져 있다. 바로 벽세황이 써서 끼워 넣은 그 종이

진상파; (인황경에 웬 종이가...) 슥! 그 종이를 빼고

진상파; (묵향(墨香)이 느껴지는 걸 보면 누군가 최근에 글을 쓴 종이인데...) 종이를 펼치고. 그 직후

[!] 눈 치뜨는 진상파

진상파; [이건... 이건...] 흥분으로 덜덜 떨고

진상파; [상공!] 벌떡 일어나며 청풍이 들어간 문쪽을 보고

진상파; [상공! 이걸 좀 보세요!] 덜컹! 달려가 문을 열며 외치고.

진상파; [벽공자가 인황경에...] + [!] 문을 열고 들어가다가 눈 치뜨고.

문 안쪽은 욕실. 사각형의 커다란 욕조가 있고 청풍이 상체를 벌거벗은 채 바지도 벗으려는 자세로 돌아보고 있다.

진상파; [죄... 죄송해요!] 얼굴 붉히며 급히 고개 돌리고

청풍; [괜잖소.] 다시 바지를 입고

청풍; [헌데 무슨 일인데 그리 놀라시는 거요?] 상의를 걸치며 다가오고

진상파; [벽... 벽세황 공자께서 인황경에 이런 내용을 첨부해서 보내셨어요.] 두 손으로 종이를 청풍에게 내밀고

청풍; [세황형님이?] 종이를 받아서

청풍; [!] 읽다가 경악하고

 

<인황경을 읽다가 영감이 떠올라 이 비결을 만들었다. 상보해로비방(相補偕老秘方)이라는 것으로 오직 역명신액으로 환골탈태한 불이 너만이 쓸 수 있는 비법이다.> 자기 방에서 인황경을 대조하며 뭔가 글을 쓰는 벽세황의 모습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진소저의 몸에서 음기를 흡수한 후 완전체인 네 몸을 통해 양기로 전환하여 되돌려주면 진소저는 태음절맥의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처연한 표정으로 웃으며 글을 쓰는 벽세황의 얼굴 크로즈 업

 

<부디 나는 잊고 진소저와 해로하기를 바란다.> 두 손으로 종이를 쥔 채 덜덜 떨며 읽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종이의 글을 나레이션

청풍; [이런... 이런 방법이...] 흥분과 전율

진상파; [벽세황공자님이 제 목숨을 살려주셨어요.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할지...] 흥분을 주체 못하며 소매로 입을 가리고 울고

슥! 벽쪽을 향해 무릎을 꿇는 청풍

청풍; (형님!) 두 손으로 종이를 바치면서 고개 숙이고

<제 목숨보다 소중한 진소저의 목숨을 연장시켜주신 은혜, 죽어 백골이 되어도 잊지 않겠습니다.> 절하는 청풍의 모습과 그걸 보며 우는 진상파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224>

객점의 다른 객실. 바로 벽소소가 있던 객실. 불이 켜져 있고

의자에 앉아 탁자에 놓인 원형의 거울을 보고 있는 신소심, 화장 중이다. 거울 앞에 몇가지 화장풍이 죽 놓여있고. 벽소소는 침대에 등을 돌린 채 누워있다. 이불을 어깨까지 덮은 모습이고

신소심; [휴우! 선녀같던 내 얼굴이 어쩌다 이런 몰골이 되었나?] 거울에 비친 뺨에 흉터가 난 자신의 얼굴 보며 한숨

신소심; [여자에게는 목숨보다 더 중요한 게 외모인데...] [가차없이 칼질이나 하고 말이야.] 청풍이 자신의 얼굴에 칼질하던 장면 떠올리고

신소심; [불이살검, 그 인간 정말 무정하지 않아?] 벽소소를 돌아보며

벽소소; [원래 그런 사람이야. 신경 꺼!] 이불을 덮어쓴 채 대꾸하고

신소심; [그래도 그 인간 아주 냉혈한은 아닌 것같던데...?] 곁눈질로 보며

신소심; [네가 인질이 되니까 어쩔 줄 몰라 했잖아.] 다시 화장에 몰두하고.

벽소소; [아마 내가 아니라도 그랬을 거야.] 한숨 쉬며 말하는데. 순간

슥! 벽소소의 관자놀이에 닿는 누군가의 손가락,

벽소소; (누가...) 눈을 치뜨다가

<혈도가 짚혔어!> 눈이 몽롱해지며 감기는 벽소소.

<대체 누가 무슨 목적으로 이러는 걸까?> 툭! 완전히 정신을 잃는 벽소소

슥! 이불로 벽소소를 완전히 덮어버리는 누군가의 손, 이어

이불을 덮은 벽소소를 등지고 침대에 걸터앉는 또 한명의 벽소소. 번뇌신존이 위장한 모습이다. 몸과 얼굴을 여자처럼 변했지만 입고 있는 옷은 번뇌신존의 옷이고 키도 더 크다. 마치 벽소소가 남자 옷을 입고 있는 듯한 모습. 가짜 벽소소로 표기

신소심; [내 생각은 좀 달라.] 화장에 열중하며 대답. 이하 신소심은 거울 보며 화장하면서 가짜 벽소소와 대화를 나눈다.

신소심; [여자인 나와 패소정의 얼굴에 가차없이 이런 상처를 낸 인간이야.] 얼굴의 상처를 만지면서

신소심; [아까 불이살검이 난감해한 건 인질이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너였기 때문이야.] 말하며 거울로 뒤를 보고. 거울에는 가짜 벽소소가 침대에 걸터앉은 게 보이고

가짜 벽소소; [정말 그럴까?]

신소심; [원래 정이 두터운 남자들은 마음에 둔 여자에게는 애써 무뚝뚝한 척 하는 법이다 너.] + (일어났네!) 거울 속에 비친 가짜 벽소소를 보며 신나서 떠들고.

신소심; [정이란 늪에 한 번 끌려 들어가면 헤어져 나오지 못할까 겁나기 때문이지.]

가짜 벽소소; [그럴지도 모르겠네.] 배시시 웃고

가짜 벽소심; [전부터 궁금했던 건데 살인상단의 단주는 어떤 사람이야?]

신소심; [별 걸 다 궁금해 한다.] 경계하고

가짜 벽소심; [너같이 젊은 여자를 십대자객중 한명으로 키운 걸 보면 대단한 능력자겠지?]

신소심; [단주가 키우긴 쥐뿔!] [내가 알아서 큰 거지!] 코웃음. 그래도 좀 뻐기는 표정이 되고

신소심; [뭐 그래도 단주가 인물인 건 사실이지.] 끄덕

신소심; [일개 무명의 자객에서 단번에 살인상단의 주인이 되었으니까.]

가짜 벽소소; [살인대작(殺人大爵)이라고만 알려진 지금의 단주가 전대 단주의 후계자가 아니었던 모양이네.]

신소심; [내가 알기론 아니야.] 고개 젓고

신소심; [원래는 그냥 이름 없는 자객이었는데...] [지금으로부터 십육 년 전, 공개적으로 전대 단주인 삼비살존(三臂殺尊)에게 도전을 했다고 해.]

가짜 벽소소; [십육 년 전이라...] 뭔가 생각하고

신소심; [공개적인 도전이니 삼비살존도 무시할 수가 없었어.] [그랬다가는 겁쟁이로 낙인이 찍힐 테니까.]

가짜 벽소소; [그렇겠네. 자객들의 세계야말로 실력이 최고일 테니...]

신소심;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도전을 받아들였는데...] [결과는 단 삼초만에 삼비살존이 목이 날아간 거야.] 화장에 열중하면서

가짜 벽소소; [저런...]

가짜 벽소소; [대체 무슨 수법을 썼기에 삼비살존 정도 되는 고수를 단 삼 초만에 죽일 수 있었던 거지?]

신소심; [직접 보진 않아서 확실하진 않지만...] [들리는 소문으로는 살인대작은 삼비살존이 쓴 수법을 똑같이 따라했는데 그 위력이 오히려 더 무서웠다고 해.]

가짜 벽소소; [남의 무공을 더 뛰어나게 흉내 내는 게 가능할까?] 눈 반짝

신소심; [여러 사람에게서 그렇게 들었으니까 사실일 거야.]

가짜 벽소소; [소수마녀가 십대자객의 서열일위가 된 것도 살인대작과 관련이 있겠지?] 눈 반짝이며

신소심; [당연하지!]

신소심; [살인대작은 소수마녀와 그렇고 그런 사이였고 둘 사이에 아들까지 있었으니까.] 끄덕

가짜 벅소소; [그 아들 이름이 위진천이지?]

신소심; [맞아.]

가짜 벽소소; [소수마녀도 처음부터 그렇게 대단한 자객은 아니었다며?]

신소심; [원래 소수마녀의 무공은 십대자객의 말석에 겨우 드는 수준이었는데...]

신소심; [살인대작과 부부가 된 후로 무시무시한 마공들을 구사하기 시작했데.]

가짜 벽소소; [소수마녀가 마교의 마공뿐 아니라 삼성동의 절기까지 쓴다는 소문이 있던데 사실이야?]

신소심; [너 그런 소문을 어디에서 들었어?] 경계하며 돌아보고

가짜 벽소소; [대답 해봐. 혹시 소수마녀가 빛을 빨아들여서 주변을 칠흑천지로 만드는 무공을 쓰지 않았어?]

신소심; [더 이상 말하지마! 그럼 난 널 죽여야만해.] 노려보고

가짜 벽소소; [사실인 모양이네! 소수마녀가 삼성동의 멸명진살을 쓴다는 소문이...] 웃고

신소심; [입 다물어!] [난 널 죽이고 싶지 않아.] 노려보고

신소심; [불이살검은 몰라도 너까지 죽일 수 없다면 난 천하의 독호접도 아니야.] [지금까지 널 죽이지 않고 봐줬던 것도 어딘지 모르게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구.] 살기를 뿌리며 노려보고

가짜 벽소소; [잘 들었어!] 슥! 일어나고

신소심; [너...] 놀랄 때

가짜 벽소소; [지금 나눈 대화는 잊어버리도록 해라. 너 자신을 위해서도...] 신소심의 옆을 지나고

신소심; (이... 이 계집이 이렇게 키가 컸나?) 올려다보며 놀랄 때

덜컹! 문을 열고 나가는 가짜 벽소소.

탁! 다시 닫히는 문. 멍하니 보는 신소심

신소심; (마치 여우에 홀린 것같네.) 갸웃하고

신소심; (아차!) 벌떡 일어나고

신소심; (저 년이 불이살검을 찾아가기라도 하면 인황경을 얻는 건 말짱 도루묵이 되는데...) 급히 문쪽으로 가려다가

멈칫! 뭔가 깨닫고 멈추며 돌아보는 신소심

침대에 불룩한 이불이 신소심의 눈에 들어오고,

신소심; (설마!) 팟! 침대로 달려가서

홱! 이불을 제끼는 신소심.

쿵! 벽을 보는 자세로 웅크리고 있는 벽소소가 있다.

신소심; (벽... 벽소소!) 기겁

신소심; (이년이 여기 있다는 건...) 팟! 다시 문쪽으로 달려가고

펑! 문을 부수듯 열고 뛰쳐나오는 신소심. 하지만

이미 건물 밖에는 아무도 없다.

신소심; (가... 가짜!) 식은땀.

신소심; (방금 전까지 나와 대화를 나눈 벽소소는 누군가가 위장한 가짜였어!) 다시 방으로 들어가며 밖을 보고

탁! 문을 닫으며 침대를 보는 신소심.

신소심; (대체 어떤 인간이 무슨 목적으로 벽소소로 위장한 걸까?) 침대로 다가가고

파팟! 벽소소의 혈도를 풀어준다.

벽소소; [그자는?] 벌떡 일어나고

신소심; [사라졌어!] 고개 젓고

벽소소; [누군지 알아냈어?] 겁에 질려 두리번

신소심; [전혀!] 고개 저으며 역시 침 꼴깍

신소심; [그렇게 완벽한 역용술은 우리 살인상단에도 없어.] 식은땀을 흘리고.

벽소소; [어쨌든 네게는 그리 좋은 일은 아니겠네.] [그자는 뭔가를 노리고 네게 접근했던 것같으니...] 냉소하고

[!] 긴장해서 침 꼴깍! 삼키는 신소심

 

#225>

진상파와 청풍이 머무는 독채. 그곳으로 오는 가짜 벽소소.

스윽! 월동문으로 들어서는 가짜 벽소소의 얼굴이 변하더니

쿵! 번뇌신존으로 바뀐다.

번뇌신존; [둘째 극겸이 놈...] [무황성에서도 도망쳐서 어디 숨어있나 했더니...] 웃으며 하늘 보고

번뇌신존; [인간백정들의 우두머리 노릇을 하고 있었구먼.] 하늘 보고

번뇌신존; [그놈의 소재도 알았으니 이제 막내만 찾아내면 되는 건가?] 허탈하게 웃고

번뇌신존; [못된 것들 같으니...] [아무렴 이 나이에 단 세명뿐인 제자들인 네놈들을 죽이기나 할 것같으냐?]

번뇌신존; [노부가 나서면 귀신같이 냄새를 맡고 또 숨어버릴 테지.]

번뇌신존; [어쩔 수 없이 저놈의 도움을 받아야겠구나.] 창문을 보고.

창문 안쪽 거실에서는 청풍과 진상파가 달라붙어 함께 벽세황이 쓴 비결을 읽으며 흥분하고 있다.

 

#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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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

경치 좋은 산중. 암자가 있고.

그 암자 마당에서 화장이 진행중이다. 정칠의 화장이다. 높이 쌓은 장작더미 위에 수의를 걸친 정칠의 시체가 누워있고. 중들이 목탁치고 염불을 한다. 청풍이 중들 옆에 서서 보고 있고

중들이 장작더미에 불을 붙이고.

타오르는 불길. 그 불길에 삼켜지는 정칠의 시신

<임무를 완수했으니 여한은 없고... 다만 부탁드릴 게 한 가지 있습니다.> 타오르는 불길 속의 정칠의 모습 배경으로 정칠이 한 말을 떠올리는 청풍

이어지는 정칠의 말

 

정칠; [신소심이란 계집을... 보살펴주셨으면 합니다.]

 

청풍; (독호접 신소심...)

청풍; (정칠을 위해서라도 그 계집을 죽이지 않은 건 잘한 일이다.) 합장하고

<부디 고단한 이승은 잊고 저승에서는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합장하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219>

암자가 보이는 건너편 산봉우리 위. 두 명의 남녀가 서서 보고 있다. 삼절신통과 벽소소

삼절신통; [살인상단의 살귀들이 몰려 다니길래 따라와 봤지만 한 걸음 늦은 것같구먼.] 한숨 쉬고

삼절신통; [그렇긴 해도 황금전장에는 인재가 많아.] [무명의 수하 한명이 살인상단 전체를 상대하고도 오래 버틴 것을 보면...] 감탄하지만

벽소소는 삼절신통의 말을 듣지 않고 청풍을 보고 있다

합장하고 있는 청풍의 모습 크로즈 업

벽소소; (불이오빠...) 얼굴이 몽롱해지고

벽소소; (다시는...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는데...) 꿈꾸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발을 앞으로 내밀고. 앞쪽은 절벽이고.

휘청! 발을 헛디뎌서 아래로 떨어지려는 벽소소. 깜짝 놀라는 삼절신통

삼절신통; [정신 차려 이것아!] 콱! 옆에서 벽소소의 팔을 움켜잡고

[!] 그제서야 정신이 번쩍 들어 다시 절벽 위로 몸을 세우는 벽소소

삼절신통; [짝 사랑은 소용없는 거야. 속 끓여봤자 너만 손해고...]

삼절신통; [네게 눈길도 주지 않는 놈에 대한 미련 따위는 일찌감치 치워버려.] [대신 널 아끼고 사랑해줄 사내를 만나보도록 해!] 설득하지만

벽소소; [그만 가보세요.] 삼절신통의 손을 뿌리치고

삼절신통; [이대로 가라고?]

벽소소; [노야 아들을 만나보겠다는 약속은 지킬 테니 날 혼자 있게 해주세요.]

삼절신통; [그건 그거고... 정신 놓고 있는 널 두고 가는 게 영...]

벽소소; [제 몸 하나는 챙길 수 있으니 걱정마세요.] 새침. 좀 짜증난 표정. 시선은 청풍을 향한 채

삼절신통; [성미하곤...] 한숨

삼절신통; [냄새 나는 늙은이가 옆에 붙어있는 거 싫으면 그만 사라져주마.] 돌아서고

삼절신통; [하지만 내 아들 놈과 맞선 본다는 약속은 잊지 마라!] 휘익! 사라지고

그러거나 말거나 벽소소는 건너편 암자의 청풍만 보고

벽소소;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불이오빠의 품에 안기고 싶어!) (하지만...)

청풍의 주변으로 떠오르는 두 여자의 모습. 분이와 진상파의 모습이다.

벽소소; (한명도 아니고 두 명의 강적을 이길 자신은 내게 없어!) 힘없이 돌아서고

벽소소; (어쩌면 난 평생 불이오빠의 뒷모습만 보며 살아야할지도 몰라.) 걸어가는데

 

근처의 바위 뒤에 숨어서 하늘 보고 있는 여자. 신소심. 손등에 나비가 한 마리 올라앉아 날개를 접었다 폈다 하고 있고

신소심; (어쩔 수 없이 앙화멸혼고를 마실 때는 내 인생 종쳤다고 생각했지.) (다른 인간도 아니고 불이살검의 수중에 들어간 인황경을 빼돌릴 가능성은 없었으니까.) 배시시 웃고

신소심; (그래도 혹시나 해서 불이살검의 주변을 기웃거린 것인데...) 고개 조금 들어서 멀어지는 벽소소를 보고

<생각지도 않은 돌파구가 생겼지 뭐야?> 세상 다 잃은 것같은 표정으로 산을 내려오는 벽소소의 얼굴 배경으로 신소심의 생각 나레이션

 

#220>

<-장강(長江)> 밤. 넓은 강. 넓은 포구. 수많은 배들이 정박해있다. 밤이라 드나드는 배는 거의 없고. 그중 정박해있는 한척의 배. 거대한 화물선이다. 수많은 화물이 실려 있다. 높이가 아주 높지는 않고 길고 넓은 형태의 배. 마치 바지선같다. #73>과 #198>에 나온 배다.

갑판 위에는 수십 명의 자객들이 도열해 있고. 두 줄로 서서 무언가를 기다리는 모습

포구와 그 배 사이에 비스듬히 걸쳐진 가교를 통해 올라오는 소수마녀의 관. 위진천이 앞장서고 그 뒤에 어깨에 맨 패소정과 흑모신원이 따른다.

위진천의 침통한 얼굴. 갑판 위의 자객들이 포권하며 조의를 표한다.

 

선실 안, 불이 밝혀져 있고, 관 옆에 무릎을 꿇은 위진천,

위극겸; [잊어라!] 책상을 앞에 두고 앉아서 서류를 훑어보며 말하는 위극겸,

위극겸; [칼끝에 사는 목숨은 원래 그런 것이다.]

위진천; [어머니를 지켜드리지 못했고 인황경은 빼앗지 못했습니다.] 분해하는 위진천

위극겸; [그 역시 잊어라.]

위극겸; [잊지 못하는 게 많으면 무공의 진보는 늦어지고 이루는 것은 적어지게 된다.] 남의 일처럼 말하고

위진천; [그럼 인황경도 잊습니까?] 반항하듯 말하고.

위극겸; [이미 사부의 손에 들어가 버린 건 잊어야지.] 끄덕이고

흠칫! 하는 위진천

위극겸; [인황경은 포기하더라도 천존경은 손에 넣을 가능성이 남아있다.] 보던 서류를 내려놓고

위진천; [소자가 어찌 하면 되겠습니까?]

위극겸; [지극경을 가지고 가서 천존경과 바꾸어 와라.]

위진천; [혹시...]

위극겸; [네 사고(師姑)에게도 손해나는 거래는 아니니 응할 것이다.] 강렬한 표정

침 꿀꺽! 삼키는 위진천

 

#221>

밤, 진상파가 머무는 객점,

띠리링! 비파소리가 어디선가 들리고

진상파가 머물고 있는 독채. 거실 창가에 앉아 비파를 켜는 진상파. 하염없이 밤 하늘을 바라보며 청풍을 기다리는 모습. 거실의 탁자에는 번뇌신존이 앉아 차를 마시고 있다.

번뇌신존; (비파소리가 절절하구먼.) 차를 마시며 한숨

번뇌신존; (반년 남짓 남은 삶이니 정인과 촌각도 헤어져 있기 싫겠지.)

번뇌신존; (역시 가장 끊기 힘든 것이 부모 자식간의 인연 다음으로 사랑하는 젊은 것들 사이의 정분이겠지.) 웃고

 

#222>

객점의 다른 객실.

독채가 아니고 여러 개의 방이 달려있는 객실 건물

어두운 방안, 벽소소가 침대 위에 벽을 등진 채 양쪽 무릎을 끌어안은 자세로 웅크리고 앉아있다. 외로움과 고독에 시달리는 듯한 모습.

띠리링! 벽소소의 귀에도 멀리서 비파소리가 들리고

진상파가 청풍과 응응하는 장면을 떠올리는 벽소소.

벽소소; (싫어!) 질투에 몸을 떠는 벽소소.

벽소소; (난 대체 뭘 바라고 여기 와있는 걸까?) 비참한 표정

벽소소; (진상파, 그 밉상인 여자를 죽여 버리고 싶어서? 아니면 불이오빠가 한번이라도 날 봐줬으면 하는 바람에?)

벽소소; (이제는 나도 어떤 것이 진짜 내 마음인지 모르겠다.) 입술 깨물고. 그때

벽소소의 눈에 들어오는 나비 한 마리. 팔랑거리며 벽소소를 향해 날아온다.

벽소소; [독호접?] 나비를 보며 찡그리고. 순간

신소심; [쉿!] 문을 열고 들어서며 손가락 입에 대는 신소심.

벽소소; [죽고 싶어? 여긴 왜 왔어?] 문 닫고 들어서는 신소심을 보며 찡그리고

신소심; [동생은 뭘 몰라.] 다가와서

신소심; [죽고 싶으면 동생이 아니라 불이살검을 찾아갔지.] 눈 흘기며 침대에 걸터앉고

벽소소; [나한데 무슨 볼 일이 있어서 찾아 왔어?] 뚱 하게

신소심; [동생! 우리는 그래도 탈출 동기잖아. 너무 박정하게 굴지 마!] 벽소소를 툭 건드리며 친한 척 하려 하지만

벽소소; [난... 널 죽이고 싶지 않아!] 심드렁하게 말하다가

신소심; [아이고 눈물 나게 고맙네.] 웃는데

벽소소; [아니! 모두 다 죽여 버리고 싶어. 몽땅!] 이를 바득 갈고

신소심; (요년의 감정이 미친 년 널뛰기 하는 것 같네.) + [죽일 때 죽이더라도 잠시만 날 도와줘!]

벽소소; [도와달라고?] 어이없는 표정.

신소심; [난 인황경을 갖고 돌아가지 않으면 몸의 모든 구멍에서 불이 뿜어지면서 죽게 될 거야!]

벽소소; [그거 볼만하겠네. 살아있는 인간횃불이라니...] 무릎에 턱을 고인 채 냉소하고

신소심; [뭐야? 반응이 너무 매정한 거 아니야?] 눈 흘기고

벽소소;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뭘 원하는 거야?] 노려보고

신소심; [믿을지 모르지만 난 아직 처녀의 몸이야.] [시집도 가보기 전에 죽으면 분명 처녀귀신이 될 거야.]

신소심; [내가 처녀귀신이 되면 아마 제일 먼저 널 찾겠지.] 귀신 흉내 내고

벽소소; [바보 같은 소리하지마!] 피식

신소심; [그래서 말인데... 잠시 내 인질이 되어 줘!]

벽소소; [인질이 되어 달라?]

신소심; [불이살검의 손에서 인황경을 뺏으려면 동생이 내 인질이 되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어.]

벽소소; [그렇다면 사람 잘못 선택했어.] [난 불이오빠에게 인질로서의 가치가 전혀 없으니까.] 한숨

벽소소; [그러니 차라리 진상파에게 가봐!]

신소심; [무슨 소릴!] [넌 벽세황의 동생이잖아.] 눈 흘기고

신소심; [불이살검과 벽세황이 어떤 사인데 널 그냥 내버려두겠어?] [아마 죽으라고 해도 기꺼이 죽을 걸?]

벽소소; [자신 있는 모양이지. 그럼 마음대로 해봐.] 냉소하고

신소심; [고마워!] 벽소소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쪽.

신소심; [재수 없이 처녀귀신이 되어도 너는 귀찮게 굴지 않을게.]

벽소소; (내가 인질이 되어도 불이오빠는 정말 내게 무정하게 대할까?)

벽소소; (차라리 그가 구해주지 않아서 죽는다면 영원히 그를 원망하며 살 수 있겠지.)

벽소소; (대답이 없는 짝사랑보다는 원망이 훨씬 나을 테고...) + [대신 조건이 있어!] 우울한 표정으로

신소심; [조건? 뭐든 말해봐!]

벽소소; [인질작전이 통하지 않으면 날 죽여줄 수 있어?]

신소심; [엥?] 눈이 둥그렇게 되고,

벽소소; [그가 거절했는데도 내게 고문을 가하고 죽이지 않는다면 내가 널 죽여 버리겠어.] 독기어린 표정으로 노려보고

신소심; (이 계집애!) 기가 질리고

<죽여 달라는 말, 진심이야! 그렇게라도 불이살검에게 상처를 주고 싶어서...> 두 여자의 모습 배경으로 신소심의 생각 나레이션

 

#223>

진상파의 거처. 진상파가 여전히 비파를 켜고 있고. 번뇌신존은 차를 마시고 있는데. 그러다가

뚝! 갑자기 비파 연주를 멈추는 진상파

번뇌신존도 고개를 들고

일어서며 창밖을 보는 진상파

번뇌신존; (역시 사랑의 힘은 놀랍구먼.) 웃고

번뇌신존; (노부보다 먼저 정인이 오고 있는 걸 알아차리기도 하고...) 생각할 때. 진상파는 비파를 의자에 내려놓고 문쪽으로 가려 한다.

옷을 여미며 문으로 가는 진상파. 이어

끼익! 조심스럽게 거실의 문을 열고. 직후

휘익! 새처럼 독채 앞으로 날아 내리는 청풍. 품에는 천으로 싼 작은 유골함을 안고 있다

진상파; [오셨사옵니까?] 두 손 앞으로 모은 채 공손히 고개 숙이고

청풍; [다녀왔소.] 고개 끄덕이며 안으로 들어서고

번뇌신존; [수고가 많았네.] 앉아서 끄덕

청풍; [노야!] 고개 숙이며 다가가고, 뒤에서 진상파가 문을 닫고

번뇌신존; [안타까운 일이 있었군.] 청풍이 들고 있는 상자를 보며

청풍; [그나마 임종은 지켜줄 수 있었습니다.] 슥! 상자를 탁자에 놓고. 진상파도 청풍의 뒤에 와 서며 조의를 표하고

번뇌신존; [노부가 큰 죄를 지었어.] [인황경을 회수하려는 욕심 때문에 젊은 인생을 요절하게 했으니...] 상자를 보며 탄식하고

청풍; [정칠은 이런 결말을 예상하면서도 자원했다고 합니다.] 손을 품속에 넣고

청풍; [그러니 노야께서 자책하실 이유는 없습니다.] 다시 꺼낸 손에는 천으로 싼 인황경이 들려 있고

청풍; [진본인지 확인해보시지요.] 두 손으로 내밀고

번뇌신존; [틀림없는 진본이네.] 한손으로 받고

번뇌신존; [일 갑자 넘게 손을 탄 물건이라 안 봐도 진위를 알 수 있지.] 말하면서 창문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그러자

스윽! 슥! 청풍도 돌아서며 일본도를 뽑아 물 흐르듯이 허공을 세 번 벤다. 너무 빨라 동시에 이루어진 듯 보이고. 그러자

쩍! 쩍! 허공에서 두 조각나는 나비 세 마리

휘릭! 바닥으로 떨어지는 여섯 조각난 나비들.

진상파; [독호접이 왔군요.] 두 손으로 그 중 한 조각을 받으며

진상파; [이 달콤한 냄새는 독호접만의 특징이에요.] 두 손으로 받은 나비 조각을 코에 대고 살짝 맞는 시늉하면서

진상파; [이 냄새 때문에 모여든 나비들의 날개에 화약 가루와 독가루가 묻혀서 폭발시키는 것이지요.]

[호호호! 정말 총명한 아가씨야. 내 영업 비밀까지 그렇게 자세히 알고 있으니 말이야.] 밖에서 들리는 웃음소리. 이어

쏴아아! 열린 창문으로 밀려드는 수많은 나비떼. 하지만

가만히 보고만 있는 거실의 세 사람

신소심; [조심하는 게 좋을 거예요 불이살검님!] 스윽! 정원의 잎이 무성한 침엽 관상수 뒤에서 나오는 신소심

신소심; [당신은 몰라도 여차했다가는 당신의 목숨보다 소중한 반려(伴侶)는 폭발에 휘말려 죽거나 다칠 테니까요.] 얄밉게 웃고

청풍; (저 계집이 왜...) (정칠을 구해달라고 애원할 때는 언제고...) 찡그릴 때

진상파; [제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돼요. 제 한 몸은 지킬 수 있으니까요.] 스슥! 웃으면서 양손의 소매를 서로 문지른다. 그러자

쓱쓱쓱 스스스슥! 소매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고,

쏴아아! 갑자기 나비떼가 방향을 바꾸어 밖으로 나가버린다.

신소심; [어라! 나비들이 내 지시를 어긴 적은 없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진상파; [이건 나비가 싫어하는 소리랍니다.] 스슥! 쓱! 소매를 비벼서 서걱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웃고

신소심; [젠장! 아예 밑천을 뽑아버리는군.] 샐쭉이고. 하지만

[!] 다음 순간 신소심의 눈이 화등잔만해진다. 쩍! 청풍이 어느틈에 그녀 앞에 나타나 일본도로 정수리를 내려치고 있다.

신소심; [잠깐!] 팟! 자신이 나온 관상수 뒤에 있는 무언가를 와락 앞으로 끌어당긴다. 바로 벽소소다.

[!] 눈 치뜨는 청풍.

벽소소가 끌려나와 신소심의 방패막이가 되고,

우뚝! 청풍의 칼이 벽소소의 머리에 닿을 듯 말듯하게 멈춘다.

신소심; [조심해요!] 벽소소 뒤에 숨어서 겁먹은 표정으로 말하며

신소심; [설마 벽세황의 하나뿐인 누이동생을 죽일 셈은 아니겠지요?] 슥! 비수를 벽소소의 목에 대며

찡그리는 청풍. 칼을 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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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 [유감이로군! 유감이야!] 일본도로 소수마녀의 가슴을 관통한 자세로 침통한 표정을 짓고. 펜싱하는 자세로 찔렀다.

치치치! 푸시시! 청풍의 일본도는 아주 뜨겁게 달아올라 있어서 소수마녀의 옷과 살을 태우고 있다

청풍; [아무리 악독하다 해도 계집을 죽이고 싶진 않았는데...] 한숨 쉬며 굴진자세였던 몸을 바로 세우고

소수마녀; [끄윽...] 신음하지만 피는 흘리지 않는다

따당! 땅! 허공에 떠있던 비수들이 바닥에 나뒹굴고

[안... 안돼!] [소... 소수마녀님이...] [흐윽!] 주변의 자객들 전율하고

청풍; [악연이라 생각하시오.] 팟! 소수마녀의 가슴에서 일본도를 뽑고. 휘청하는 소수마녀. 칼이 뽑혀도 살이 타서 피는 나지 않는다

털썩! 야릇한 자세로 바닥에 널부러지는 소수마녀의 몸.

청풍; (확실히 유쾌하진 않군.) 우울한 표정으로 일본도를 칼집에 넣고.

청풍; (여자를 죽이는 건 아무리 당위성을 부여해도 개운해질 수가 없는 일이다.) 철컥! 칼을 완전히 칼집에 넣고.

소수마녀; [좋다 좋아!] 죽어가며 웃고

소수마녀; [아침 이슬같이 스러져야하는 게 자객의 운명...] [어이없는 죽음보다는... 죽을 만한 놈에게 죽는 것도 행운이겠지!] 눈을 감고

소수마녀; [복수는... 내 아들이... 해줄 것이다.] 완전히 눈을 감고.

툭! 고개를 떨구는 소수마녀

청풍; (아들이 있었군.)

청풍; (남편보다 아들을 믿고 죽은 걸 보면 평범한 자는 아니겠구나.) + [소수마녀는 죽었다.] 주변의 자객들에게 외치고

퍼뜩! 정신 차리는 자객들

청풍; [시신을 수습할 기회를 주겠다.] [정중히 운구하도록!]

[어... 어쩔 수 없다!] [우리 손으로 복수는 불가능하니 제일좌의 유해라도 모셔야한다.] 울며 분노하며 다가오는 자객들. 이어

[용서하시옵소서 제일좌님!] [속하들이 모시겠습니다.] 자객들 중 여자들이 나서서 소수마녀의 시신을 부축하고. 이어

휘익! 휙! 소수마녀의 시체를 부축해서 날아가는 여자 자객들. 사내들도 청풍을 노려보며 뒤따라간다. 묵묵히 지켜보는 청풍

멀어지는 자객들

청풍; (확실히 난 살인상단과 악연인 것같다.) 돌아서고

청풍; (십대자객들의 대부분이 내 손에 죽거나 다쳤으니...) 정칠에게 다가가고

정칠; [잘 하셨습니다 공자님!] 누운 채 웃고. 이미 죽어가고 있다. 입과 코로 피가 줄줄 흐르고 있고

정칠; [저보다 그 마녀가 먼저 죽는 걸 봤으니 여한은 없습니다.] 웃는 정칠의 옆에 한 무릎을 꿇는 청풍

청풍; [포기하지 마라.] 슥! 정칠의 가슴에 손을 대며 말하지만

정칠; [소용없다는 거 잘 아시지요?] 웃으며 올려다보고

말없이 한숨 쉬는 청풍.

징! 그래도 빛이 나는 손은 정칠의 가슴 부위 상처를 누르고

정칠; [심장이 오른쪽에 있는 덕분에 두 번 거푸 목숨을 부지했지만...] [이번에는 소수마녀의 유리염왕비가 제대로 제 심장을 뚫고 지나갔습니다.]

정칠;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고통이 생각보다 대단치 않다는 것입니다.]

청풍; [미안하다! 내가 조금만 더 일찍 도착했어도...]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고

정칠; [이런 결말일 줄은 소장주님도 저도 예상했던 바입니다.] 웃고

정칠; [임무를 완수했으니 여한은 없고...] [다만 부탁드릴 게 한 가지 있습니다.]

청풍; [말해봐라.]

정칠; [신소심이란 계집을... 보살펴주셨으면 합니다.]

청풍; [신소심...] 누군지 짐작하고.

정칠; [강호에는 독호접이란 별호로 알려져 있는 계집입니다.]

청풍; (역시...) 깨닫고 신소심을 떠올리는 청풍

정칠; [제 가족들은 소장주님께서 보살펴 주실 테니 걱정은 안되지만...] [그 계집은... 끝내 마음에 걸리는군요.]

청풍; [약속하마.] 정칠의 손을 두 손으로 꼭 잡고

청풍; [독호접... 신소심이 잘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주겠다.]

정칠; [그리 말씀하시니... 안심입니다.] 말하며 눈 감고. 이어

고개가 조금 옆으로 흔들리고

한손으로 정칠의 가슴을 눌러보는 청풍

청풍; (편히 쉬어라.) 한숨 쉬며 정칠의 손을 가슴에 얹어주고

<네가 감당해야할 짐은 나 이청풍이 모두 짊어질 테니...> 무릎 꿇고 합장하며 명복을 빌어준다.

 

#213>

부르르! 절벽 근처의 숲속에 숨어서 그 장면을 보고 몸을 떠는 여자. 바로 신소심이고

<정칠...> 합장하고 있는 청풍의 뒷모습. 그 앞쪽 바닥에 평온한 표정으로 누워있는 정칠의 시체 배경으로 신소심의 생각 나레이션

신소심; (미안해! 미안해 정칠아!) 손으로 입을 막아 울음을 삼키고

신소심; (지금 모습을 드러냈다가는 소단주의 의심을 사서 살신의 화를 못 면할 수도 있어!) 무릎을 꿇고.

신소심; (널 죽일 뻔했던 죄인이 제대로 조의도 표하지 못하는 걸 용서해줘!) 이마를 바닥에 대며 절하고

신소심; (언제고... 언제고 저승에서 다시 만나게 될 때... 그때 죄를 빌도록 할게!) 울며 일어나고. 이어

<살 수 있을 때까지는 살아야만 하니...> 휘익! 몸을 날려 사라진다.

 

#214>

청풍; [...!] 고개 조금 돌려 신소심이 숨었던 곳을 보는 청풍

청풍; (숨을 죽인 오열...)

청풍; (그 계집이 따라왔었겠구나.) 우울하게 한숨 쉬고

<역시 세상에는 기쁨보다는 슬픔이... 희극보다는 비극이 더 흔하다는 걸 새삼 알겠다.> 현장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215>

밤. 청풍이 머물던 객점. 대부분의 건물에 불이 꺼져 있고

독채. 여전히 불이 켜져 있다.

열린 창가에 비파를 안고 앉아서 밤 하늘을 보는 진상파. 거실이 아니라 침실이다.

진상파; (번뇌신존의 말씀대로 그이에게 별일은 없을 것이다.) 걱정

진상파; (그걸 알면서도 이렇게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내가 이미 그분에게 매인 몸이기 때문이겠지.)

진상파; (이제 그이가 한시라도 눈에 보이지 않으면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는 것이 내 운명이다.)

진상파; (여자로서는 행복한 불안이기도 하고...) 생각할 때

덜컹! 문이 열리며 누가 들어온다. 돌아보는 진상파

신행태보; [수심에 가득 찬 모습이 한층 더 아름답구려.] 문을 닫고 들어서는 신행태보

진상파; (신행태보!) + [무례하신 분이로군요.] 한숨

진상파; [야심한 중에 아녀자 혼자 있는 거처에 허락도 없이 들어오다니요?]

신행태보; [밤손님이 언제 허락받고 드나들던가?]

찡그리는 진상파

신행태보; [난 오늘 소저를 훔치러 온 거야!] [지난번에 못다 한 일 마무리도 지을 겸!] 다가와서 느끼하게 진상파를 아래 위로 쓸어보고

진상파; [화를 자초하시는군요.] 한숨

신행태보; [뭐?] 어이없고

진상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조용히 물러가면 험한 꼴은 안 당하실 거예요.]

신행태보; [이해가 안가네.] 갸웃

신행태보; [몸이 약해 무공도 쓸 줄 모르는 소저가 어떻게 나로 하여금 험한 일을 당하게 만든다는 건가?] 말할 때

번뇌신존; [실례하겠네!] 드륵! 뒤에서 방문이 열리며 번뇌신존이 들어온다

신행태보; (기척을 전혀 못 느꼈는데...) + [이런...] 돌아보고

신행태보; [생각지도 않은 훼방꾼이 나타났군.]

번뇌신존; [물론 운이 나쁜 훼방꾼이지만...] 쏴아! 신행태보의 몸에서 펼쳐지는 자전철사강기. 쇠 모래들이 신행태보의 모공으로 빠져나와 번뇌신존을 관통해버린다. 그 자리에서 새까맣게 변해버린 번뇌신존.

진상파; [노야!] 진상파 안색이 약간 변하고,

신행태보; [후후후! 자기 걱정이나 하시지!] 돌아보고

신행태보; [그날 분까지 날 만족시키려면 아랫도리가 성하긴 힘들 테니...] 사악하게 웃으며 진상파에게 다가오고.

진상파; [결국 당신은 화를 자초하는군요.] 한숨

신행태보; [또 무슨 헛소리를...] + [!] 말하다가 눈 부릅. 바로 뒤에 누가 있고

신행태보; (말도 안되는...) 기겁하며 돌아서려 하지만

콰득! 신행태보의 목을 움켜잡는 번뇌신존의 손아귀

신행태보; [끄윽...] 눈이 돌아가며 몸에서 힘이 축 빠지고

번뇌신존; [철왕각의 자전철사강기라면 노부에게 도발해볼만도 하지!] 웃고.

신행태보; [누... 누구냐? 네놈은?] 고개 조금 돌린 채 이를 갈고

번뇌신존; [쯧쯧! 막 배워먹은 아이로구먼! 아무에게나 이놈 저놈이라니...!] 혀를 차고.

번뇌신존; [스승이 어떤 놈인지는 모르지만 대신 훈계를 내려야겠어.] 파파팟! 신행태보의 등에 찍히는 번뇌신존의 왼손 손가락. 여러 곳의 혈도를 찍는다.

[끄윽...] 신행태보의 얼굴이 굳어지고.

번뇌신존; [입을 함부로 놀렸으니 벌을 받아도 싸다!] 신행태보의 목을 놔주며 물러서고

신행태보; [내...내 몸에 무슨 짓을 했느냐?] 휘청이고

번뇌신존; [장난질!] 웃으며 뒷짐 집고.

신행태보; [감히...] 흉폭하게 노려보는 신행태보.

번뇌신존; [허튼 수작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게다. 그 수법은 내 제자놈들도 해혈하지 못하거든!]

번뇌신존; [이후로 자네는 매월 그믐날이 되면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게 될 게야.]

번죄신존; [그렇게 세 달동안은 고통, 네달째는 마침내 죽게 되지.]

신행태보 몸을 부르르 떤다.

번뇌신존; [하지만 그믐날이 되기 전에 노부한테 와서 치료를 받으면 살 수는 있네.]

신행태보; [원... 원하는 게 뭐요?] 삭 죽어서

번뇌신존; [저 아이를 한 번 해치려 했으니 앞으로 세 번 보호해주게나.] [그 공이 인정된다면 혈도를 풀어주겠네.] 진상파를 돌아보며.

번뇌신존; [그러나 명심해라! 만일 억지로 풀려고 한다면 미치광이가 되고 말 것이다!] 준엄한 표정

번뇌신존; [노부가 젊었을 때였다면 이미 지금쯤 염라대왕 앞에 서있었을 게야.] 다시 온화한 표정으로 웃고.

신행태보는 그런 번뇌신존을 노려보다가

다음 순간 스슷! 사라진다.

번뇌신존; [마음이 비뚫어질 대로 비뚫어진 놈이로군.] 한숨

번뇌신존; [그 비뚫어진 마음이 제 놈 인생도 비꿇어지게 만들겠지.] 돌아서고

진상파; [구해주셔서 감사하옵니다.] 일어나며 인사하지만

번뇌신존; [신경 쓸 거 없네. 이게 다 노부 좋자고 하는 일이니...] 문을 나가고

번뇌신존; [자네의 장부는 별일 없을 테니 마음 편히 먹고 쉬도록 해.] 드륵! 나가서 문을 닫고

진상파; (그걸 전들 왜 모르겠어요?) 한숨 쉬며 다시 의자에 앉고

진상파; (하지만 제 마음은 온전히 그분에게 향하고 있어서 쉴 수가 없답니다.) 다시 밤 하늘을 보고

 

#216>

<-황금전장> 역시 밤.

벽세황의 거처. 서금희와 북수희가 입구를 지키고 있고

중토희; [연왕의 사자로 도연(道衍) 대사가 태산에 와서 봉선의 의식을 준비중이라고 하옵니다.] 침실이다. 벽세황이 침대에 쿠션을 대고 비스듬히 누워 천장을 보고 있고. 중토희가 침대 옆에 서서 말한다. 동목희와 남화희가 잠옷 차림으로 동침할 준비를 한다. 두 여자는 탁자에서 술을 준비하고 있고

중토희; [본장에 머물기를 청했지만 폐가 된다고 남천관(南天觀)에 수행원들과 함께 거처를 정했사옵니다.]

중토희; [연왕은 봉선 의식이 끝나는 대로 상공을 무림왕으로 선포할 예정이며...] + 벽세황; [정칠...] 중얼

중토희; [예?] 말을 멈추고.

남화희와 동목희도 돌아보고

벽세황; [정칠은 죽었겠지?] 우울하게 말하고

세 여자 모두 흠칫한다.

중토희; [살인상단이 정칠 하나만을 노리고 집결한 정황이 보고되고 있사옵니다.] 눈치 보며 말하고

벽세황; [곧 다시 만나게 되겠지!] [지금과는 다른 세상에서...] 웃고

[!] [!] 가슴이 덜컹! 하는 표정이 되는 세 여자

벽세황; [그런 표정 짓지 말고 이리 와!] 중토희에게 팔 벌리고

벽세황; [아까운 시간을 고뇌하며 보낼 수야 없지 않느냐?]

중토희; [흐윽!] 오열하며 벽세황의 품에 안기고

벽세황; [울지 마라. 어느 인생인들 끝이 없겠느냐?] 자신의 품에 안겨 우는 중토희를 다독이고

벽세황; [끝이 명확히 보이니 더 후회없는 삶을 살 수 있는 것이고...]

말없이 우는 중토희.

동목희와 남화희도 눈시울을 훔치고

벽세황; (불이...) 청풍을 떠올리고

벽세황; (아무쪼록 소소를 부탁한다. 가엾은 오방희도...) 한숨

<내 몫의 삶을 대신 차지한 대가로...> 실내의 모습 배경으로 벽세황의 생각 나레이션

 

#217>

어느 도시, 밤.

어느 장원. 음침한 인상의 사내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살인상단의 지부다.

[으아아아!] 악 쓰는 소리가 들리는 대청. 대청을 지키며 겁에 질려 힐끔거리는 자객들

 

위진천; [크아!] 퍽! 철퇴를 휘둘러 자객 한 놈을 때려죽인다. 악에 바친 모습

위진천; [죽어라! 죽어!] 어둑한 대청. 수십명의 남녀 자객들이 무릎을 꿇고 있고. 그들을 철퇴로 때려죽이고 있는 위진천. 단상에는 소수마녀의 시체가 자는 듯이 누워있다. 관 옆에는 패소정, 흑모신원, 신소심이 겁에 질린 채 서있고

위진천; [어머니도 지키지 못한 놈들이 무슨 낮짝으로 돌아왔어?] [그 자리에서 불이살검 놈을 죽이든지 네놈들이 죽든지 했어야지!] 퍼퍽! 퍽! 자객들을 때려죽이고. 그 바람에 피가 튀어 위진천의 몸에 흩뿌려진다.

위진천; [불이살검에게 죽지 않았으니 내 손으로 죽여주겠다!] 퍼퍽! 퍽! 악에 바쳐 철퇴를 휘두르고. 자객들은 저항할 엄주도 못 내고 맞아죽고

신소심; (소단주의 살기가 극에 달했네.) 겁에 질리고

신소심; (저 불똥이 나에게까지 튀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생각할 때

퍼억! 마지막 한 놈의 자객이 위진천이 휘두른 철퇴에 맞아 죽고

위진천; [버러지만도 못한 놈들...] 탕! 철퇴를 바닥에 패대기치고. 대청 안에 있던 남녀 자객들은 모두 죽었다.

위진천; [어머니를 되살릴 수 있다면 네놈들을 천명이든 만명이든 때려죽일 수 있다.] 이를 갈며 단상 쪽으로 오고

초긴장하는 세 사람

위진천; [독호접!] 단상으로 오며 살벌하게. 말하고. 손을 품속에 넣고

신소심; [하... 하명하시옵소서.] 급히 바닥에 무릎을 꿇고

위진천; [받아라!] 팟! 작은 병을 하나 던지고.

급히 두손으로 받는 신소심

위진천; [그 병에 든 것은 앙화멸혼고(殃火滅魂膏)다!]

<앙화멸혼고!> 패소정과 흑모신원 기겁. 신소심도 눈 부릅

위진천; [누구보다 독을 잘 쓰는 네년이니 앙화멸혼고가 어떤 독인지는 잘 알겠지?] 사악하게 웃고

신소심; [예...] 공포에 질리고

위진천; [앙화멸혼고를 복용하고 한 달 내에 해독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몸의 모든 구멍으로 불길을 내뿜으며 타죽게 된다.]

위진천; [내장이 서서히 타들어가며 죽는 고통이 어떨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겠지?] 사악하게 웃고

신소심; [예...] 덜덜 떨고. 두손으로 병을 든 채

위진천; [마셔라!] 버럭

신소심; [소... 소단주님!] 사색이 되어 올려다보고

위진천; [그걸 마시지 못하겠다면... 굶주린 놈들에게 던져줘서 죽을 때까지 강간당하게 해주겠다.] 마귀 같은 표정

신소심; [마... 마실게요.] 기겁하며 병의 마개를 열고

신소심; (어쩔 수 없다! 일단 이 자리를 모면해야만 하니...) 덜덜 떨며 병을 입에 가져가고

겁에 질려 보는 흑모신원과 패소정

꿀꺽! 꿀꺽! 어쩔 수 없이 약을 마시는 신소심. 사악한 표정으로 그걸 보는 위진천

신소심; [다... 다 마셨어요.] 병을 입에서 떼고

위진천; [살고 싶으면 한 달 안에 인황경을 가져와라!]

신소심; (역시...!) 깨닫고 절망하고

위진천; [인황경만 가져오면 네년이 지금까지 지은 죄는 모두 없던 것으로 해줄 테니...) 사악하게 웃는 위진천의 얼굴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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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

역시 저녁 무렵. 괴뢰신군이 죽은 계곡. 위진천과 백일몽, 몇명의 자객들이 괴뢰신군의 시체를 살피고 있다. 백일몽이 주로 살핀다.

백일몽; [제이좌가 살해당한 것은 반나절 쯤 전입니다.] 목과 몸통이 분리 된 채 누워있는 괴뢰신군의 시체를 보며

백일몽; [치명상은 심장이 궤뚫린 것인데...] [상처를 통해 대량의 출혈이 있었던 것으로 미루어 보아 살아있는 상태에서 목이 잘렸습니다.]

위진천; [황금전장의 졸개가 괴뢰신군의 심장을 궤뚫은 후 죽기 전에 목을 쳤다?]

백일몽; [그렇게 봐야하는데...] [두 가지 의문점이 있습니다.]

위진천; [두 가지라...] [말해봐라.]

백일몽; [첫째, 제이좌의 심장은 뒤로부터 찔렸습니다.] [반면 제이좌의 목을 친 무기는 앞쪽에서 날아든 정황입니다.]

위진천; [현장에 또 한명의 흉수가 있었다?] 눈 번득

백일몽; [한 사람이 앞과 뒤에서 동시에 손을 쓸 수는 없지 않을지요?] 눈치 보며

위진천; [...] 뭔가 생각하고

백일몽; [두번째 의문점은 독입니다.] 괴뢰신군의 머리를 먼지며

위진천; [독?] 찡그리고

백일몽; [제이좌의 얼굴에는 독을 뒤집어쓴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얼굴에만 남아있는 것이 좀 의아하지만...]

위진천; [얼굴 위에서 독이 터졌다라...] 눈 번뜩이며 독호접을 떠올리고. 나비를 날려서 폭파시키는

위진천; (어째서 그년 얼굴이 떠오르는 것인가?) 생각할 때

[다녀왔습니다 소단주!] 휙! 휙! 두 명이 날아내린다. 패소정과 흑모신원. 돌아보는 위진천

패소정; [확인한 결과 제일좌께서는 동남쪽으로 진행중이시라고 합니다.]

위진천; [동남쪽?] [정주는 이곳에서 정남(正南) 방향 아니냐?]

패소정; [제일좌께서 데리고 간 섬전초(閃電貂)가 황금전장에서 나온 자의 흔적이 동남쪽으로 이어진 것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위진천; [섬전초의 후각이라면 믿을만하지.]

위진천; [신소심의 행방에 대한 보고는 없느냐?]

패소정; [신소심이 개봉 근처에서 삼재구문의 호출에 응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패소정; [개봉에서 북서진(北西進)한 종적도 발견되었으니 추살에 동참한 것같습니다.]

위진천; [흑모신원과 패소정은 나와 함께 어머니가 가신 곳으로 간다.] [백일몽 너는...] 돌아서며 말하고

백일몽; [하명하시옵소서!] 고개 조아리고

위진천; [제이좌의 시신을 수습한 후 독호접의 행적을 조사해라!] [사소한 것도 빠트리지 말고!] 휘익! 날아오르고. 패소정과 흑모신원도 따라서 날아오르고

[존명!] 고개 숙이는 백일몽

위진천; (신소심... 신소심...) 날아가며 음산한 눈빛

위진천; (네년이 만일 괴뢰신군의 죽음에 관여했다면 살아있는 것을 후회하게 해주겠다!) 이를 갈며 날아가고

 

#212>

밤. 깊은 산중. 하늘에는 먹장구름. 달을 가리고 있어서 어둡다.

어둠에 덮인 강가의 높은 절벽. 절벽을 등지고 서있는 인물

크로즈 업. 정칠. 하지만 처참한 몰골이다. 온몸이 피투성이. 괴뢰신군에게 당한 가슴의 상처에서는 피가 줄줄. 몸의 여기저기에 부러진 무기와 화살, 암기들이 박혀있고. 왼쪽 팔은 부러져서 덜렁거리고 있고 오른손에 든 검을 바닥에 꽂은 상태로 몸을 지탱하고 있다.

주변에는 수많은 자객들의 시체가 널려있다.

절벽 주위를 수십명의 자객들이 에워싸고 있고

정칠의 뒤쪽 깎아지른 절벽 아래쪽에도 자객들이 포진하고 있다. 완전히 포위된 모습

정칠; [어느덧 삼경인가?] 하늘 보며 중얼거리고

정칠; [이제 대충 그분이 도착할 때가 되었는데...] 웃고.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듯한 표정이고.

정칠; (과연 살아서 그분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생각할 때

스윽! 앞쪽 어둠 속에서 새하얀 족제비가 한 마리 나타난다.

정칠; [족제비...] 힐끗 그 족제비를 보고

요염한 표정으로 정칠을 올려다보는 족제비. 거리는 5미터 정도

정칠; [아마도 섬전초라는 영물일 텐데...] 피식

정칠; [내가 이곳 우둔으로 방향을 튼 걸 살인상단의 살귀들이 너무 쉽게 간파했다 했더니 바로 네놈 때문이었구나.]

정칠; [날 사지로 몰아넣은 원흉!] [아무리 말 못하는 짐승이라지만 용서가 안된다.] 징! 진동하는 검으로 족제비를 겨누고

카아! 위기감을 느끼고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는 족제비. 직후

[그럼 안되지!] 스윽! 새하얀 손 두 개가 어둠 속에서 나타나 족제비를 안는다.

정칠; [...] 무언가 느끼고 검을 내리고

소수마녀; [이래 뵈도 백년 가까이 산 영물이다.] 슥! 어둠을 배경으로 소수마녀의 하얀 얼굴과 목만 떠오른다. 검은 옷을 입고 있어서 얼굴과 목, 두 손만 허공에 나타난다.

소수마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죽여 버리는 건 가엾지 않느냐?] 새하얀 손 하나가 족제비를 안고 다른 손이 족제비를 쓰다듬는다. 고양이처럼 기분 좋게 고롱거리는 족제비

정칠; [이런... 이런...] 웃고

정칠; [살인상단의 실질적인 단주이신 소수마녀께서 친림(親臨)하시다니...] [무명소졸에게는 무상의 영광이외다.] 서양식으로 절하는 시늉하고

소수마녀; [현 상황에서 네놈이 살아서 여길 빠져나갈 수 있는 가능성은 전무에 가깝다.] 어둠속에서 얼굴만 드러낸 채 말하고. 특이한 무공을 익혀서 소수마녀는 몸의 윤곽도 안 보이고 얼굴과 두 손만 보인다. 그년 주변이 온통 먹물을 뿌려놓은 듯 시커멓고

정칠; [삼성동에서 유래한 멸명진살(滅明眞煞)이 빛을 빨아들여 주변을 암흑으로 만든다는 소문이 사실이었군요.] 웃고

소수마녀; [내 재주가 어찌 멸명진살 뿐이겠느냐?] 족제비를 다시 바닥에 내려놓는 두 개의 하얀 손

소수마녀; [네가 비록 오행륜의 무공중 두 가지를 익히고 있긴 하지만 내가 보기엔 애들 장난일 뿐이다.] 다시 몸을 일으킨다. 그렇다고 해도 얼굴과 두 손만 보이고

소수마녀; [순순히 인황경을 내놓는다면 목숨을 살려줄 수도 있다.] 바로 서면서 강렬한 눈빛으로

정칠; [안되지! 안됩니다.] 웃으며 고개를 젓고

정칠; [나는 이미 구 년 전에 한번 죽었던 몸입니다.]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내게 목숨으로 협박하는 것은 통하지 않아요.]

소수마녀; [그렇다면 정해졌구나.] 슥! 두 손이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소수마녀; [죽이고 빼앗는 수밖에...] 스윽! 얼굴도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이제 정칠의 앞쪽에는 검은 장막이 쳐진 것같은 어둠만 남아있고

정칠; (내 시야가 먹물 속에 빠진 듯 어두워졌다. 소수마녀의 멸명진살이 극에 달했다는 얘기겠지.) 찡그릴 때

징!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유리로 만든 듯 투명한 비수가 하나 떠오른다.

정칠; (시작되었군!) 징! 진동하는 검을 천천히 쳐들고

징! 징! 연달아 어둠 속에서 투명한 비수들이 떠오른다. 전부 여섯 자루다.

스윽! 그 비수들 뒤의 허공에서 다시 새하얀 손과 얼굴이 떠오르고

소수마녀; [이 비수들은 마교의 물건인 유리염왕비(琉璃閻王匕)라는 마물들이다.] 소수마녀의 흰 손 한 쌍이 여섯 자루의 투명한 비수 뒤에서 흐느적거린다. 마치 피아노를 치는 것처럼.

소수마녀; [금강불괴라도 간단히 베어버리는 날카로움을 지녔지.] 두 개의 흰손이 움직이고. 그러자

쩍! 투학! 여섯 자루의 비수가 제각각으로 움직이며 정칠에게 날아든다. 아래 위, 좌우,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 뒤로도 날아들고

정칠; [졸개들과 노는 것도 지겹던 참이었습니다. 한번 신나게 놀아봅시다.] 검을 휘두른다. 그러자

슈유! 쩍! 정칠의 검에서 물길 같은 검은 기운들이 사방으로 뻗어가고

투학! 쩡! 텅! 정칠이 일으키는 물결같은 검기들이 여섯 자루의 비수를 막고 튕기고 방향을 틀어버린다.

소수마녀; [오행륜 중 수정궁의 흑암수밀검(黑暗水密劍)이로구나!] 양손의 열 손가락으로 허공을 피아노 치듯 짚으며 차갑게 웃고

소수마녀; [하지만 아직 미숙한 흑암수밀검으로 내 유리염왕비를 막지는 못한다!] 양손을 현란하게 움직이고. 그러자

멈칫! 일제히 멈추는 것 같던 비수들이

투하악! 쩍! 가앙! 날아다니는 속도가 갑자기 엄청나게 빨라지고

정칠; [이크!] 쩍! 슈악! 검을 더 빨리 움직이고. 그에 따라 더 많은 검은 기운들이 치달리면서 비수들을 막고 진로를 바꿔버린다. 하지만

투학! 그 기운들을 그대로 뚫고 들어오는 비수 한 자루

스악! 사력을 다해 검을 휘둘러 막으려 하지만

투학! 쩍! 그대로 방어를 뚫고 들어와 정칠의 목을 스치며 지나가는 비수. 정칠의 목이 깊이 갈라지며 피가 확 뿜어지고

정칠; [이런...] 비틀하는 사이에

쩍! 슈각! 다른 비수들도 독사처럼 정칠의 몸으로 파고 들고

사력을 다해 검을 그어내는 정칠. 하지만

정칠의 허리와 가슴 얼굴들에 깊은 상처가 생긴다. 빛살처럼 지나가는 비수들

[그렇지!] [과연 제일좌시다!] [끝났어!] 멀찍이서 보고 있던 살인상단 자객들 환호하고

소수마녀; [꿇어라!] 다시 손을 움직이고

쩍! 정칠의 허벅지를 베고 지나가는 비수. 허벅지가 깊이 갈라지며 피가 뿜어지고

정칠; [큭!] 휘청! 허벅지가 베어진 다리가 굽혀지고

콱! 주저앉지 않으려고 검을 바닥에 거꾸로 꽂지만

쿵! 한쪽 무릎을 꿇는 정칠

소수마녀; [이런 걸 정해진 결말이이라고 하는 것이다.] 다가오며 손을 움직이는 소수마녀. 어둠을 배경으로 얼굴과 두 손이 다가온다.

가가강! 기잉! 사방으로 날아다니던 비수들이 다시 정칠을 노리고 쇄도하려 하고

소수마녀; [아무렴 만신창이가 된 네놈이 내 손 아래에서 살아남을 수 있...] + [!] 말하다가 눈 치뜨고.

지지! 그때까지 부러져서 축 늘어져 있던 정칠의 왼손 검지와 엄지가 맞붙은 채 벼락에 휘감기고

소수마녀; [통천신화지!] 팟! 얼굴이 뒤로 홱 넘어가고

투쾅! 오무렸던 검지 손가락을 맹렬히 튕기는 정칠. 손가락 끝에서 레이져같은 빛이 비스듬히 위로 뻗어 나가고

쩍! 간발의 차이로 소수마녀의 얼굴을 스치는 섬광. 하지만

푸학! 완전히 피하지는 못해서 이마에 길고 깊은 상처가 나는 소수마녀. 상처에서 피가 치솟고

[헉!] [저런...] [제일좌의 얼굴이...] 자객들 기겁

스팟! 뒤로 훌쩍 물러서는 소수마녀 얼굴 이 이마의 상처에서 흘러나온 피로 물들고

정칠; [난 또 소수마녀님의 피는 하얀 줄 알았어요.] 한쪽 무릎 꿇은 자세로 앉아 웃고

소수마녀; [죽일...] 주르르! 얼굴에서 피가 흐르고. 이를 갈고

소수마녀; [왼팔이 부러진 척 한 건 날 속이기 위해서였구나.] 스슥! 다시 허공에서 피아노 치듯 움직이는 소수마녀의 손가락들

소수마녀; [죽인다!] 이를 갈며 손을 휘젓고

가가강! 가앙! 사방에서 정칠에게 쇄도하는 비수들

정칠; [크왓!] 지팡이 삼아 쥔 검의 손잡이를 강하게 잡으면서 기합

바웅! 정칠의 몸에서 강렬한 열기의 벽이 확 일어나고.

터텅! 카앙! 대 부분의 비수들이 그 벽에 맞아 튕겨지거나 궤적이 바뀌지만

손을 강하게 젓는 소수마녀

투쾅! 정칠의 방어막에 부딪혀 튕겨졌던 비수 한 자루가 포물선을 그리며 더 빠르게 날아들고.

정칠; (이런...) 급히 몸을 옆으로 들려고 하지만

퍼억! 정칠의 오른쪽 가슴을 뚫고 지나가는 비수

정칠; [컥!] 가슴이 뚫리는 정칠의 입에서 피가 뿜어지고

[됐어!] [해치웠다!] 자객들 환호

투쾅! 쓰러질 것같으면서도 다시 왼손의 손가락을 튕기는 정칠

[!] 눈 부릅뜨며 얼굴을 돌리는 소수마녀. 쩍! 그런 그년의 얼굴 옆을 스치면서 머리카락을 자르는 섬광

탕! 그러면서 하얀 손 하나의 엄지와 검지를 모았다가 정칠을 향해 튕기는 소수마녀

쩍! 비수중 하나가 이번에는 정칠의 머리를 노리고 날아든다

정칠; (여기까지군!) 자기 이마로 날아드는 비수를 보며 눈 부릅뜨는 정칠.

[죽어라!] [끝났다!] 환호하는 자객들. 하지만

캉! 옆에서 내밀어진 일본도가 막 정칠의 이마에 박히려던 비수를 튕겨버리고. 눈 치뜨는 정칠

소수마녀; [!] 역시 눈 치뜨는 소수마녀

청풍; [미안하다.] 스윽! 정칠의 옆에 유령같이 나타나는 청풍. 일본도로 정칠의 얼굴 쪽을 막은 자세로

청풍; [오는 게 좀 늦었다.] 소수마녀는 상관하지 않고 정칠에게 몸을 돌리며

정칠; [아니... 아닙니다.] 스륵! 웃으며 뒤로 넘어간다. 그때까지 잡고 있던 검의 손잡이를 놓치면서

청풍; [정칠!] 급히 정칠의 몸을 두 손으로 부축해서

정칠; [숨이 붙어있는 채로 공자님을 뵙게 되었으니 유감은 없습니다.] 청풍의 손에 부축되어 바닥에 눕혀지며 웃고. 오른손을 품속에 넣고. 허리춤이다.

정칠; [소장주님께서 전해드리라는 물건입니다.] 품속에서 천으로 감싼 인황경을 꺼내고

소수마녀; (인황경!) 눈 번뜩

청풍; [수고했다.] 왼손으로 인황경을 받고. 직후

슈악! 가가강! 비수들이 청풍에게 날아들고.

정칠; [조심...] 바닥에 누운 채 급히 말하지만

청풍; [걱정하지 마라.] 몸을 이상하게 비틀면서 일본도를 등 뒤로 휘두른다. 인황경은 자기 품 속에 넣으면서

카카캉! 타탕! 날아들던 비수들이 청풍의 몸을 빗나가거나 일본도에 맞아서 튕겨진다

소수마녀; (보지도 않고 내 유리염왕비를...) 양손을 허공에 띄운 채 놀라고

청풍; [잠시만 기다려라.] 파팟! 정칠의 가슴 부위 상처 주변을 빠르게 왼손으로 찍어주고

청풍; [버러지들을 쫓아 보낸 후 편하게 해주마.] 일어나고

정칠; [제 걱정은 마시고... 천천히 일 보십시오.] 누운 채 웃고.

청풍; [금방 끝내겠다.] 소수마녀 쪽으로 돌아서고

소수마녀; [불이살검... 드디어 네놈을 만나게 되는구나.]

청풍; [내 이름을 안다면...] 음산하게 눈 번뜩이며 다가가고

청풍; [지금 즉시 달아나야할 것이다.] [난 지금 계집이라도 살려둘 기분이 아니니...] 쿠오오! 온몸에서 칙칙한 살기가 뿜어져 나오고

소수마녀; (지독한 살기!) 오싹! 소름이 돋는 표정이 되지만

소수마녀; [네놈이야말로 본녀가 누군지 잊은 모양이로구나!] 지지징! 허공에 뜬 양손 열 손가락을 움직이면서 마녀같은 표정을 짓고

소수마녀; [내가 바로 살인상단 십대자객 서열일위인 소수마녀다!] [즉, 세상에서 사람을 가장 잘 죽이는 게 본녀라는 뜻이다!] 가가강! 청풍의 주변으로 비수들이 번개 치듯 날아다니고

청풍; [마지막 기회다!]

청풍; [내게 손을 쓰는 순간 당신은 죽는다!]

소수마녀; [죽일 수 있으면 죽여 봐라!] 악을 쓰며 양손을 휘젓고

쩍! 투학! 엄청난 속도로 사방에서 청풍에게 날아드는 비수들. 정칠을 상대할 때보다 더 빠르다. 하지만

슈악! 이미 있던 자리에서 빠져나와 소수마녀의 바로 앞으로 쇄도한 청풍. 비수들은 청풍이 있던 곳을 허망하게 가르고 있고

소수마녀; (말도 안되는...) 스팟! 어둠 속으로 얼굴과 손이 사라지며 경악하고

쩍! 펜싱처럼 일본도를 어둠 속으로 찌르는 청풍. 하지만

슈악! 완전히 주변이 어두워지면서 소수마녀의 모습이 사라지고. 이하 청풍의 주변은 완전히 어둠에 덮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청풍; [...] 스윽! 몸을 세우며 칼날을 보고

뚝! 뚝! 칼날 끝에서 피가 떨어진다

청풍; [인정할 건 인정해야겠군.] 칼을 휘둘러 피를 흩트리고

청풍; [내가 작정하고 쓴 일검에 죽지 않은 건 당신이 처음이다!] 어둠 속에 대고 말하고

<죽... 죽일 놈!> 어둠 속에서 소수마녀의 말이 들리더니

<그래도 오늘 죽는 게 네놈이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쩡! 쩡! 허공에서 다시 비수들이 나타나고

슈숙! 슈욱! 여기저기에서 하얀 손들이 떠오른다

<유리염왕비와 본녀의 소수인(素手印)이 함께 펼쳐졌을 때 목숨을 부지한 인간은 없다!> 스슥! 슥! 새카만 허공에 떠오르는 하얀 손들이 많아지고. 하지만 그 직후

청풍; [멸명진살 따위의 잔재주로 내 이목을 속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다니...] 지잉! 앞으로 겨눈 청풍의 일본도가 진동하며 달아오르고

<화... 화룡신강?> 어둠 속에서 경악성이 들릴 때

청풍; [그것과는 좀 다르다!] 번쩍! 말하는 청풍의 칼이 강한 빛을 뿜어낸다. 마치 엄청 조도가 높은 전구에 빛이 들어온 듯

[헉!] [저게 무슨...] [큭!] 절벽 위쪽에서 태양이 폭발하는 듯한 빛이 터져 밝아지는 것을 보며 경악하는 자객들. 직후

[!] 일본도에서 터져 나오는 빛에 놀라 얼굴을 팔로 가리며 비틀하는 여자의 실루엣. 물론 소수마녀고

소수마녀; (말도 안되는...) 팟! 눈 부위를 팔로 가리며 뒤로 날아가려 하고. 하지만

푹! 이미 소수마녀의 가슴을 궤뚫고 있는 청풍의 일본도. 눈 치뜨는 소수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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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뢰신군; (나비...) + [독호접! 너도 왔느냐?] 경계하지 않고 주변 둘러보며 말할 때

지직! 직! 괴뢰신군 얼굴 주변의 나비들의 날개에서 잔 벼락이 일고

괴뢰신군; [무슨...] 그걸 발견하고 경악할 때

콰쾅! 펑! 나비들이 일제히 폭발한다. 아주 강한 폭발은 아니지만 연기가 확 일어나 괴뢰신군의 얼굴을 덮어씌우고

정칠; [!] 놀랄 때

괴뢰신군; [큭!] [노... 노부에게 독을 터트리다니...] 두 손으로 얼굴 가리며 휘청하고. 그때

슈욱! 유령같이 괴뢰신군의 뒤로 나타나며 칼질을 하는 신소심. 길이는 좀 짧지만 휘어진 칼 두 자루를 양손에 들었다.

정칠; (소심?) 경악 눈 치뜰 때

괴뢰신군; [컥!] 서걱! 쩍! 등이 깊이 갈라져서 휘청하는 괴뢰신군. 하지만

괴뢰신군; [죽일 년!] 쩍! 몸을 벼락같이 돌리며 면도날 같은 손톱으로 길게 신소심을 긋고

서걱! 몸을 뒤로 홱 젖혀서 간발의 차이로 피하는 신소심

휘릭! 덤블링을 한 번 하고 바닥에 내려서는 신소심. 웅크린 자세로

괴뢰신군; [감히 배신을 해?] 비틀거리며 이를 갈고

괴뢰신군; [가랑이를 찢어 죽이겠...] + [!] 푹! 악다구니를 쓰던 괴뢰신군의 가슴으로 뚫고 나오는 검.

정칠; [늙은이도 설마 심장이 오른쪽에 달려있는 건 아니겠지?] 두 손으로 쥔 검으로 괴뢰신군의 몸을 등에서 가슴으로 궤뚫은 자세로 웃고.

괴뢰신군; [지랄...] 주르르 입과 코로 피가 흘러나오고

괴뢰신군; [노부 혼자 죽지는 않는다!] 콱! 두 손을 모아 결을 짓는 괴뢰신군. 악을 쓰는데

쩍! 그대로 그자의 목을 쳐버리는 신소심

푸학! 목이 잘린 부분에서 피가 치솟고 머리통은 옆으로 날아가는 괴뢰신군

텅! 텅! 바닥에 떨어져 뒹구는 괴뢰신군의 머리통. 눈을 부릅뜬 상태로

팟! 괴뢰신군의 등에서 검을 뽑으며 뒤로 물러서는 정칠. 비틀거린다.

털썩! 앞으로 고꾸라지는 목이 잘린 괴뢰신군의 시체

털썩! 정칠도 바닥에 주저앉고

신소심; [정칠아!] 울먹이며 다가가고

정칠; [안돼!] 검을 들어 신소심을 겨누면서 고개를 젓고

정칠; [더 이상 다가오면 너라도 벨 수밖에 없다.] 복잡한 표정으로

신소심; [날... 날 알아보는구나!] 따당! 들고 있던 두 자루 칼을 떨구면서 울며 정칠에게 다가가고

정칠; [당연하지!] 웃고

정칠; [지난 구년간 난 단 한시도 널 잊어본 적이 없다.] [아마 네가 죽어 뼈다귀가 되었다 해도 단박에 알아봤을 거다.]

신소심; [정칠아!] 감격하며 다가가지만

정칠; [오해하지는 마라. 네가 그리워서 잊지 않은 게 아니라 죽도록 미워서 기억한 거니까.] 슥! 다가온 신소심의 가슴에 검 끝을 대며 말하고. 만감이 서린 표정

신소심; [죽이고 싶으면 죽여!] 울며 가슴을 밀고

슥! 검의 끝이 신소심의 가슴으로 파고들며

주르르! 피가 흐르고

신소심; [내 유일한 소원도 네 손에 죽는 것이었으니까!] 울고 웃으면서 정칠에게 더 다가가고

푸욱! 그 바람에 검의 끝이 더 깊이 파고 들지만

정칠; [멍청한 계집!] 팟! 한숨을 쉬며 검을 빼고

정칠; [어째 구년 전과 전혀 달라진 게 없냐?] [내가 정말 널 죽일 생각이었다면 어쩌려고?] 검을 내리며 억지로 웃고. 그러자

신소심; [흐윽!] 울며 정칠의 품에 와락 안기고

신소심; [네가... 네가 살아있었구나! 살아있었어!] 정칠을 끌어안고 몸부림치며 울고

정칠; [쯧!] 한숨 쉬며 신소심을 마주 끌어안고

정칠; [나란 놈은 애초에 자객이 될 자질이 없었던 인간이다.] [철천지원수인 널 이렇게 간단히 용서하는 걸 보면...]

신소심; [고마워! 살아있어 줘서 고마워!] 울며 더 강하게 끌어안고. 그러자

정칠; [억!] 뒤로 넘어지고. 안고 있던 신소심도 같이 넘어지는데

츠으...! 두 사람의 몸이 맞닿은 곳에서 피가 솟구친다. 정칠의 가슴에 난 상처에서

신소심; (피!) 깜짝 놀라며 급히 정칠에게서 떨어지고

부들부들 떨며 고통을 참는 정칠. 바로 누운 자세인데 가슴에 난 다섯 개의 구멍에서 피가 뭉클뭉클 치솟는다.

신소심; [이건... 이건 치명상 같은데...] 무릎을 꿇은 자세로 두 손을 써서 정칠의 상처를 누르며 사색이 되고

정칠; [다른 사람이라면 치명상이겠지만...] [난 중상이긴 해도 죽을 정도는 아니다.] 억지로 웃고

신소심; [!] 깨닫고

신소심; [그럼 구 년 전 내가 찔렀을 때도...]

정칠; [심장은 다치지 않았다.] 끄덕

정칠; [단지 심한 충격과 출혈로 정신을 잃었는데...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죽은 것같았겠지.]

신소심; [그렇게 된 거였구나! 정말 잘 되었어!] 안도하며 웃고 울고. 그때

삐이이이! 멀리서 새 소리같은 게 들리고

신소심; [!] 눈 치뜨며 새소리가 난 곳을 보고. 삐이! 삐이이!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고

정칠; [살인상단의 인간들이 주고받는 신호겠지?] 억지로 일어나고

신소심; [늦어도 일각 안에는 이 일대가 다시 인간백정들로 뒤덮일 거야.] 정칠이 일어나 앉는 것을 도와주고

정칠; [그럼 휴식은 이 정도로 끝내야겠군.] 억지로 웃으며 검을 잡고 일어서는데

신소심; [불이살검을 만나기 위해 정주쪽으로 갈 생각이지?] 같이 일어나며 부축하고

정칠; [그분에게 전해드릴 물건이 있다.]

신소심; [넌 숨어있고 내가 대신 전해주는 건...] 말하다가 입 다물고

정칠이 고개 저으며 웃고

신소심; [안되겠지.] 한숨

끄덕이는 정칠

신소심; [하지만 이대로 정주를 향해 가는 건 죽으러 가는 거나 다를 바 없어.]

신소심; [살인상단에서도 불이살검이 정주 근처에 있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정칠; [뭐 예상은 하고 있는 바다.] [살인상단은 정주까지 가는 길에 겹겹이 매복을 설치해뒀겠지.]

신소심; [그럼 이렇게 하자.] [넌 정주로 남하하지 말고 동남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개봉 북쪽 우둔(牛屯)이라는 곳으로 가.]

정칠; [혹시...] 깨닫고 눈 번뜩

신소심; [정주에는 내가 가서 불이살검을 만나 말할게.] [우둔에서 네가 기다리고 있다고...] 설득하고

정칠; [확실히 그 방법을 쓰면 살인상단의 추격을 벗어날 가능성도 있겠구나.] 끄덕이고

신소심; [정칠이 네가 왜 이렇게 위험한 임무를 맡았는지 알 수는 없어!] 정칠의 검을 들지 않은 손을 잡고

신소심; [하지만 죽으면 안돼!] 울면서 정칠의 손을 들어 뺨에 대고

신소심; [꼭 살아서... 내가 하는 속죄를 받아야만 해!] 정칠의 손등에 대고 뼘을 문지르며 울고

정칠; [그래, 알았다.] 한숨

정칠; [너와는 나눌 이야기도 많으니 죽지 않도록 노력하마.] 신소심의 손에서 자기 손을 빼고

정칠; [네 말대로 우둔으로 갈 테니까 뒤를 부탁하마!] 돌아서고. 이어

정칠; [살아서 다시 보자!] 휘익! 날아오르고

삽시에 멀어지는 정칠

신소심; [그래! 우리 꼭 살아서 다시 만나자!] 손등으로 눈물을 닦으며 혼자 말을 하고

신소심; [그래야 내가 제대로 된 죄의 값을 치룰 수가 있을 테니...] 바닥에 떨군 칼들을 집어들고. 이어

신소심; (정칠이가 무사히 우둔쪽으로 갈 수 있도록 주의를 끌어야겠지.) 철컥! 철컥! 칼을 칼집에 꽂고

이어 오른손을 왼쪽 소매 속에 넣었다가

다시 꺼낸 손에는 작은 피리가 들려있다

삐이! 그 피리를 물면서 정칠이가 날아간 반대 방향으로 날아가는 신소심

삐이! 삐이! 연신 호각을 불며 날아가는 신소심. 그러자

삐이이! 삐! 호각소리들이 다시 들리고

신소심; (호각소리가 날 따라오고 있다.) 삐이! 입으로 피리 불며 날아가고

<어서 날 따라와라. 그래야 정칠이가 무사할 수 있을 테니까.> 삐이! 삐! 호각소리를 배경으로 날아가는 신소심의 모습

 

#208>

저녁 무렵. 청풍이 머물고 있는 객점,

객점의 식당. 사람들이 바글거리고.

그 사람들 사이에 끼어 술을 마시고 있는 신행태보

신행태보; [꿀단지에 개미 꼬이듯 꼬였군.] 술 마시며 웃고

여기저기 손님들 사이에 끼어서 눈을 희번덕이는 사내들. 살인상단의 자객들이다.

신행태보; [물론 저 인간백정들도 나와 노리는 게 같을 테지.]

신행태보; [덕분에 내 일이 좀 쉬워질 수도 있겠구나.] 술 마시며 음험하게 웃고

신행태보; [그 벽창호같은 놈도 내 제안을 거절한 걸 후회하게 될 테고...] 청풍을 떠올리며 눈을 번뜩이고

 

#209>

객점의 독채.

거실에서 청풍이 탁자 앞에 앉아 일본도를 닦고 있다. 물론 죽립과 망토는 벗은 상태고 칼집은 탁자 위에 놓여있다. 진상파는 탁자를 사이에 두고 청풍과 마주 앉은 번뇌신존의 찻잔에 차를 따라주고 있고. 청풍의 옆에는 의자가 하나 더 있는데 비파가 놓여있다.

천으로 닦은 일본도를 수직으로 세우는 청풍.

칼의 손잡이에 힘을 주는 청풍. 그러자

지잉! 칼날이 새빨갛게 달아오르고

번뇌신존; [화룡동의 화룡신강도 칠성(七成)의 경지에 이르렀군.] 찻잔을 들며 감탄하고. 진상파는 차 주전자를 탁자에 내려놓고

청풍; [부끄럽습니다.] 지잉! 칼날을 식히며 좀 멋쩍은 표정

청풍; [화룡동의 무공과 상충하는 을목도의 광음절영검(光陰絶影劍)의 수련에 치중하다보니 화룡신강은 지지부진한 상태입니다.] 말하는 배경으로 진상파는 청풍의 옆으로 오고.

번뇌신존; [그 정도로도 대단한 성취지.] 차를 마시고

번뇌신존; [오행륜의 무공을 두 개 이상 익힌 경우는 극히 예외적인데 자네는 다섯 가지를 모두 익히고 있지 않은가?] 진상파가 청풍의 옆 자리에 놓인 비파를 집어드는 걸 보며 말하고

청풍; [인황경에서 얻은 태환이형술을 수련한 덕분입니다.] 겸손하게 말하며 천으로 칼날을 닦고. 진상파는 비파를 안은 채 그 옆 자리에 앉고

번뇌신존; [그걸 조금만 더 깊이 연구해보면 오행륜의 모든 무공을 극한까지 연마할 수도 있을 걸세.]

청풍; [노야께서는 오행륜에 대해서도 잘 알고 계시겠습니다.]

번뇌신존; [오행륜은 오행으로 상징되는 각 방면의 무공에서 정점에 달했던 문파들이었지.] [그들이 함께 무공을 연구하던 곳이 종남산에 있었고...] 끄덕이고

청풍; [노야께서도 오행륜의 성역에 들어가보셨습니까?]

번뇌신존; [오래 전 일이야.] 웃고

 

<늦으막이 얻은 영특한 제자가 오행륜의 무공에 흥미를 보이기에 데리고 가봤었지.> 예쁘고 활달한 인상의 소녀가 등선동으로 들어서며 흥분한 표정. 소녀는 바로 청풍의 생모 포숙정의 어린 시절. 당시 나이는 15세 정도. 그 뒤를 지금과 같은 모습의 번뇌신존이 흐뭇한 표정으로 따라 들어온다.

 

진상파; [노야와 제자분도 오행륜의 무공을 모두 아시겠군요.] 비파를 품에 안은 채 조신하게 앉아서 말하고

번뇌신존; [무공을 익히는 게 취미가 아니라면 무공은 한 가지만 할 줄 알면 되네.] 고개 저으며 웃고

진상파; [무슨 말씀인지 후배는 잘 모르겠군요.]

번뇌신존; [무공은 먼 길 떠날 때 쓰는 마차와 같은 것이야.] [목적지까지 가는 데는 마차 하나만 있으면 되지 여러 대를 준비할 이유야 없지 않겠나?]

[!] 무언가 깨닫는 진상파.

번뇌신존; [하물며 가야할 길이 바쁘다면 어찌 여러 수단을 사용하겠는가?] 청풍을 지긋이 보며 말하고

청풍;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고개 숙이고

번뇌신존; [물론 세상에는 천마 방각처럼 상궤를 뛰어넘는 괴물들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말하다가 찻잔을 입으로 가져가던 손이 멈칫! 하는 번뇌신존.

청풍; [...] 역시 뭔가 깨닫고 칼집을 집어드는 청풍.

번뇌신존; [자네를 찾아온 손님같군.] 창밖을 보며 말하고.

청풍; [그런 것 같습니다.] 철컥! 일본도를 칼집에 넣으며 일어난다. 역시 창밖을 보면서

진상파; (자객이 온 모양이네.) 한숨

청풍;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번뇌신존에게 고개 숙이고

번뇌신존; [우린 신경 쓰지 말게.] 차 마시며 끄덕

 

건물에서 밖으로 나오는 청풍. 칼을 왼손에 든 채로

청풍; [모습을 드러내라.] 정원을 보며 누군가에게 말하고

하지만 정원에서는 아무 반응도 없고

청풍; [날 찾아오는 것들은 어째서 말로 하면 들어먹지 않는지 모르겠군.] 슥! 한숨 쉬며 오른손으로 칼의 손잡이를 잡고. 그러자

<기... 기다려요!> 누군가의 다급한 전음이 들리고

<내겐 모습을 드러내면 안되는 사정이 있단 말이에요.> 스스스! 정원의 바위 뒤쪽에서 사람 얼굴 형상이 조금 드러나며. 바로 신소심이다. 신소심은 그 바위 뒤에 무릎 꿇은 자세로 숨어있었다.

청풍; (독호접...) 찡그리며 칼의 손잡이에서 손을 떼고

청풍; [오늘은 또 무슨 꿍꿍이를 꾸미려는 것이냐?]

신소심; <시간이 많지 않으니 우선 이 용모파기부터 봐주세요.> 슥! 접은 종이 한 장이 날아오고. 그 종이는 바로 신소심이 살인상단의 자객에게서 받은 정칠의 용모파기가 그려진 그 종이다.

칼을 허리띠에 끼우는 청풍. 그 앞으로 나비처럼 날아오는 종이

슥! 말없이 종이를 받는 청풍

펼쳐보는 청풍.

종이에 그려진 것은 물론 정칠의 용모파기

청풍; [...] 그림 보며 생각

신소심; <물론 당신도 아는 얼굴이겠지요?> 바위 뒤에 숨은 채

청풍; [무슨 뜻이냐?]

신소심; <참 입에 올리기 싫은 이야기인데... 구 년 전 정칠이가 마랑곡에 던져진 원인을 제공한 건 바로 나였어요.>

청풍; [...] 생각하고

신소심; <정칠은 날 좋아해서 지옥같은 자객 수련 과정에서 매번 날 지켜주었는데...> 입술 깨물고

신소심; <나란 계집은 나 살자고 정칠이의 심장에 비수를 박고 말았었어요.>

청풍; [정칠이가... 인황경을 갖고 내게 오고 있겠군.] 깨닫고

신소심; <그 때문에 살인상단의 모든 자객들에게 쫓기고 있는 중이에요.>

신소심; <다행히 도중에 내가 만났는데...> <이곳으로 직접 오면 위험할 것같아서 동북쪽의 우둔으로 가서 당신을 기다리라고 했어요.>

청풍; [알겠다. 내가 직접 우둔으로 가서 정칠이를 만나도록 하마.] 푸스스! 종이를 태우고

신소심; <최대한 서둘러줘요.> 스스스! 모습이 사라지면서

신소심; <정칠이는 언제 죽임을 당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 처해있을 테니까요,> 스스스 완전히 사라지고

청풍; [노야!] 건물을 돌아보고. 열린 창을 통해서 번뇌신존과 진상파가 말없이 보고 있었다. 번뇌신존은 차를 마시고 있고

번뇌신존; [걱정 말고 다녀오게.] 끄덕이며 찻잔에서 입을 떼고

번뇌신존; [자네의 미혼처(未婚妻)는 노부가 지켜줌세.]

진상파; (미혼처...) 얼굴 발개지고

청풍; [부탁드리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휘익! 날아올라 사라지는 청풍

진상파; [별일은 없겠지요?] 멀어지는 청풍을 보며

번뇌신존; [당연하지!] 웃고

번뇌신존; [천마 방각의 재래인 그대의 장부를 누가 어찌할 수 있겠는가?] 웃고

 

#210>

객점의 다른 곳. 한적한데 처마 아래에 서서 청풍이 멀어지는 것을 보는 사내. 바로 신행태보

<불이살검이 떠났다!> <전서구를 날려라!> <놓치면 안된다!> 휘익! 휙! 사방에서 사람 그림자가 날아올라 청풍이 사라진 곳으로 가고

신행태보;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알아서 자리를 피해준다?] 웃고

신행태보; [그럼 일전에 못 다 본 재미를 봐야겠지?] 음험하게 웃으며 입맛 다시고

 

#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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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

해가 진다. 황금전장 정문에서 십여명의 남녀가 나온다. 장사꾼 분위기. 모두 사내들인데 여자는 한명이다. 방물장수 분위기고. 이 여자는 정칠이 여장을 한 모습이다.

쌔액! 웃으며 곁눈질로 황금전장 무사들을 보며 성문을 나서는 여장한 정칠

무사1; [해가 진다. 성문을 닫아라!] 성문 위의 성루에 서있던 나이 든 무사가 외치고. 그러자

[예!] [성문을 닫아라!] 아래쪽으로 외치는 다른 무사들

성문 쪽에 있던 무사들이 서둘러 성문을 닫는다.

그그긍! 안에서 밖으로 닫히는 두짝의 성문

철컹! 완전히 닫혀서 외부와 격리되고

성루에 서서 멀어지는 십여명의 남녀를 보는 무사1

무사1; [저들이 무사히 태산을 내려갈 수 있으면 좋겠군.] 중얼. 옆에서 듣던 무사2가 흠칫! 하고

무사2; [무슨 말인가?]

무사1; [눈에 보이지는 않겠지만 우리 황금전장 주변은 살기로 가득 차있어.]

무사2; [신녀문과 살인상단 얘기로군.] 깨닫고

무사1; [양진영에서는 우리 황금전장을 눈에 가시처럼 여기고 있어.] 끄덕

<본장의 평판을 떨어트리기 위해 저들에게 해꼬지를 할 수도 있는 상황이야.> 황금전장을 등지고 멀어지는 정칠 일행의 모습 배경으로 무사1의 말 나레이션

 

#203>

해가 지는 산길. 어두워지는 산길 서둘러 가는 정칠 일행

[서둘러야겠어. 객잔이 있는 산 아래까지 가려면 이각(二刻; 30분) 이상은 더 걸릴 거야.] 발길을 재축하는 상인들

[아주 어두워지기 전까지는 도착할 수 있을 것같네.] [그럼 다행인데...] 정칠 주위에서 대화 나누는 상인들

[그나저나 황금전장의 인심이 언제부터 이렇게 야박해졌지?] [그렇게 말이야. 전에는 객사에서 자게 하더니 가차 없이 나가라 하고...] 궁시렁 대는 상인들

상인들; [뭐 우리가 이해해야지.] [소장주가 무림왕으로 책봉된 건으로 인해 황금전장을 눈꼴 시려 하는 세력이 한 둘이 아니거든...] [혹시 첩자가 섞여있을까봐 외부의 인간들은 황금전장에서 재워주지 않는 거야.]

상인들; [빨리 객점에 도착해서 시원하게 한잔 했으면 좋겠구만.] [동감일세.] 입맛 다시며 길을 재촉하는 상인들. 그러다가

[!] [!] 기겁하는 상인들

앞쪽 숲속에서 나오는 복면 쓴 자객들

[!] 눈 번뜩이는 정칠

[힉!] [산... 산적?] 상인들 기겁하며 돌아서려 하지만

뒤쪽의 숲과 좌우의 숲에서도 자객들이 나온다

<포... 포위되었다!> 상인들 사색

자객들의 손에 들린 무기들이 번쩍이고

[살... 살려주십쇼!] [원하는 거 모두 드릴 테니 목숨만은...] 상인들이 손 모아 빌며 애원하지만

<죽여라!> 누군가의 명령이 들리고

[으악!] [크악!] 일제히 쇄도해서 상인들을 죽이기 시작하는 자객들

[안돼!] [히익!] 숲으로 도망치려는 상인들. 여장한 정칠도 그중에 끼어있고

하지만 가차없이 그들을 죽이는 자객들

부악! 자객 한명이 정칠을 따라붙어 베지만

정칠; [악!] 돌에 걸린 척 하며 나뒹구는 정칠. 그 바람에 자객의 칼질은 간발의 차이로 빗나가고

자객1; [헛된 희망 버리고 순순히 죽어라!] + [!] 정칠을 또 칼로 내리치려다가 눈 치뜨는 자객

정칠; [흐윽! 제발...] 겁에 질려 옆으로 일어나며 애원하는 정칠. 헌데 의도적으로 치마를 끌어올려 미끈한 종아리를 드러내고. 그러자

꿀꺽! 침 삼키는 자객

[뭐하고 있어? 마무리 짓지 않고?] 상인들을 모두 죽인 다른 자객들이 돌아보며 외치고. 그러자

자객1; [먼저들 가게. 난 볼일 좀 보고 가겠네.] 칼을 칼집에 꽂으며 동료들에게 외치고. 그러자

[!] [!] 깨닫는 자객들

요염한 자태의 정칠의 모습이 일부 보이고

[저 새끼 버릇 또 나오네!] [냅둬! 이런 낙도 있어야지.] [뒷정리는 우리끼리 하세.] 시체들을 끌고 다른 숲으로 들어가는 자객들. 궁시렁 대고

자객1; [이 어르신 말 잘 들어라!] 콱! 정칠의 팔을 움켜잡으며 눈 희번덕이고. + 정칠; [악!] 여자처럼 비명 지르고

자객1; [오늘부터 황금전장에서 나오는 인간은 모두 죽이라는 분부가 계셨지만...] 정칠의 팔을 끌고 숲으로 들어간다. + 정칠; [살... 살려주세요.] 애처로운 표정으로 끌려들어가며 비명 지르고

자객1; [이 어르신을 만족시켜주면 생각을 바꿀 수도 있다!] 히죽 웃으며 정칠을 끌고 숲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자객1에게 끌려 숲으로 들어가는 소리없이 웃는 정칠

 

#204>

아침. 태산. 멀리 황금전장이 보인다.

숲속. 괴뢰신군과 나이 든 자객들이 무언가를 보고 있다. 그 앞쪽에서 젊은 자객들이 땅을 파서 뭔가를 꺼낸다. 한쪽에는 몇 마리의 개가 줄에 묶인 채 침을 흘리고 있다. 개의 목줄을 젊은 사내들이 쥐고 있고

구덩이에서 끄집어내지는 것은 벌거벗은 사내의 시체다.

[틀림없습니다!] [지난 밤 실종된 왕융의 시체입니다.] 시체를 확인하며 괴뢰신군을 돌아보는 젊은 사내들

괴뢰신군; [상황을 설명해봐라! 납득이 가게!] 찡그리고

[저희들은 황금전장에서 마지막으로 나온 장사치 일행을 척살했는데...] [왕융은 장사치들 중에 끼어있던 계집에게 흑심을 품고 숲속으로 끌고 들어갔습니다.] 젊은 자객들 괴뢰신군의 눈치를 보면서 설명하고

[그 이후 점호에 응하지 않아서 수색을 했습니다만...] [오늘 아침에야 개들의 도움을 받아 겨우 시체를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개들을 보며 말하고

사내1; [그 계집... 아니면 계집으로 위장한 자가 왕융을 유혹해서 죽인 후 옷을 벗겼을 것입니다.] 괴뢰신군 옆에 있던 나이 든 사내 한명이 말하고

사내2; [놈이 왕융의 옷으로 갈아입은 탓에 우리 살인상단의 포위망에 걸리지 않았겠지요.]

괴뢰신군; [과연 신산공자라는 별호에 어울리게 잔머리를 굴렸구나 벽세황!] 음산하게 웃으며 두 손을 모아 주문을 외울 준비를 하고.

괴뢰신군; [하지만 그 정도 잔머리로 우리 살인상단의 추적을 뿌리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주문을 외운다. 그러자

화다닥! 화닥! 숲속에서 새들이 일제히 날아오르고

사내1; [왕융의 시체에서 물러나라!] 급히 젊은 사내들에게 외치고

깜짤 놀라 시체에서 떨어지는 사내들

화악! 쏴아아! 숲속에서 날아오른 크고 작은 새들이 현장으로 날아내리고

새들은 죽은 시체에 날아내렸다가 다시 날아오른다

<냄새!> <왕융의 냄새를 맡고 있구나!> 사내들 깨닫고

<괴뢰신군의 괴뢰가 된 저 새들은 왕융의 옷에 배인 냄새를 맡고 따라가겠지!> 쏴아아! 다시 구름처럼 날아오르는 새들을 올려다보는 사내들의 생각 나레이션

괴뢰신군; [어서 가라 귀염둥이들아!] 하늘로 날아오르는 새들을 보며 결을 지었던 손을 풀고. 이어

괴뢰신군; [먼저 가겠다!] 팟 날아오르고

괴뢰신군; [연경으로 가다가 돌아오는 제일좌가 도착하는 대로 본좌의 표기를 따라오라고 말씀드려라!] 새처럼 날아서 새들의 뒤를 따라간다

[존명!] 일제히 대답하는 사내들

<인황경이 불이살검의 손에 들어가는 일은 천지가 개벽해도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새들을 따라 날아가는 괴뢰신군의 모습 배경으로 괴뢰신군의 생각 나레이션

 

#205>

어느 도시. 낮.

어느 객점. 사람들 많고

그곳으로 서둘러 오는 신소심. 양쪽 허리춤에 길이가 좀 짧고 휘어진 칼을 한 자루씩 차고 있다.

객점 입구, 입구 옆의 벽에 <九>를 세 개 겹친 숫자가 새겨져 있다. 두 개의 <九>가 아래쪽에 있고 그 위에 하나의 <九>가 새겨진

신소심; (삼재구문(三才九紋)...) 곁눈질로 그걸 보며 객점으로 들어가는 신소심

신소심; (살인상단의 모든 자객들에게 하고 있던 일을 멈추고 집결하라는 긴급 신호...) 사람들이 북적대는 객점 안으로 들어가며 생각하고. + 점원; [어서 옵쇼!] 안내하려 하지만 무시하고

신소심; (삼재구문의 소환에도 응하지 않았다가는 변절한 것으로 간주되어 추살 당하게 된다.) 점원이 안내하려는 거 무시하고 두리번거리며 탁자들 사이로 걸어간다. 점원은 당황하며 따라오고

신소심; (일단 살인상단의 다른 자객들과 접촉하여 변명거리를 만들어 놔야한다.) 생각하다가

[!] 눈 반짝! 뜨는 신소심

구석진 자리에 혼자 앉아있는 음침한 인상의 사내. 헌데

그자의 탁자에는 젓가락이 <X>자로 놓여있다.

신소심; [오라버니! 오래 기다리셨지요?] 교태부리며 그자의 앞에 앉고

점원; (일행이 있었구만.)

사내; [어서 와라 막내야.] 아는 척하며 웃고

신소심; (못 본 얼굴인데... 이 구역 담장자이겠지.) + [오랜만에 뵈니 신수가 더 훤해지셨어요.] 교태부리고

사내; [그러는 막내는 절세미인이 되었구만.] 능글맞게 웃고

신소심; [금방 갈 거니까 국수나 한 그릇 빨리 말아줘.] 뻘쭘하게 옆에 서있는 점원에게 주문하고

점원; [예예! 곧 올리겠습니다요.] 굽신거리고

주방쪽으로 돌아가는 점원

신소심; [그래 무슨 일인데 삼재구문이 뜬 건가요?] 점원이 주방쪽으로 가는 거 곁눈질하며 낮은 목소리로 묻고

사내; [황금전장을 빠져나온 자가 정주(鄭州) 근처에 머물고 있는 불이살검을 만나러 가고 있소.] 역시 주위 곁눈질하며 말하고

신소심; [그래요?] 눈 반짝

사내; [아마 인황경을 불이살검에게 가져다주려는 모양인데...] 슥! 술잔을 밀어주고

사내; [그래서 단주님께서 전력을 다해 그자를 잡으라는 명령을 내리셨소.] 술병을 들어 그 술잔에 술을 따라준다

신소심; [황금전장에서 나온 자가 누군지는 확인되었나요?] 술잔을 잡고

사내; [이름이 파악되지 않는 걸 보면 무명지배(無名之輩)인 건 분명한데...] 술병을 술잔에서 떼고

사내; [우리 살인상단의 모든 가용 인력이 동원되고도 놈이 정주로 접근하는 걸 막지 못하고 있소.] 술병 내려놓고

사내;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이미 백명 가까운 식구들이 놈에게 죽었다고 하오.] 품속에 손을 넣고

신소심; [황금전장이 숨겨둔 고수중 한명이겠군요.] 술잔을 입에 가져가며

신소심; [이름은 몰라도 용모파기는 있겠지요?] 술을 마시며

사내; [물론이오.] 다시 꺼낸 손에 두 번 접힌 종이가 들려있고. 그걸 보며 신소심은 술잔을 입에서 떼고

사내; [백여명의 식구들이 희생당하고 겨우 확인한 그자의 용모파기요.] 종이를 내밀고. 신소심은 술잔을 내려놓고 있고

신소심; [어디 보자.] 종이를 받아서

신소심; [대체 어떤 괴물이 우리 살인상단의 포위망을 무인지경으로 돌파한 걸까?] 종이를 펼치며 독백. 그러다가

[!] 눈 부릅 끄는 신소심

신소심; (설마... 설마...) 흥분으로 떠는 신소심의 얼굴

<정칠?> 신소심의 놀람 배경으로 종이에 그려진 용모파기. 바로 정칠의 성장한 모습이다.

 

#206>

어느 산. 낮

휘익! 날아가는 신소심

곁눈질로 주변 살피고

여기저기 죽어있는 사내들. 음침한 인산들이라 자객들임을 알 수 있는데 무기와 암기들이 근처에 떨어져 있다. 사내들은 몸에 구멍이 나 있거나 몸이 토막 쳐져서 죽어 있다. 구멍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고

신소심; (우리 살인상단 소속의 자객들인데...) 곁눈질로 시체들을 살피며 날아가고

<몸에 구멍이 나거나 토막 쳐져서 죽었다.> 이마에 구멍이 나서 죽은 시체와 토막 쳐져서 죽은 시채들 배경으로 신소심의 생각

신소심; (구 년 전에 죽은 줄 알았는데 살아있는 것도 놀랍지만...)

신소심; (정칠은 불과 이틀 사이에 백명이 넘는 살인상단 소속의 숙련된 자객들을 학살했다.) 입술 깨물고

신소심; (대체 그동안 정칠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생각할 때

<크악!> <커억!> 삐익! 삑! 멀리 산속에서 비명소리와 날카로운 호각소리가 들린다.

신소심; (정칠이다!) 눈 번쩍

신소심; (정칠이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쐐액! 날아가는 속도를 배가하고

신소심; (아무리 정칠이의 무공이 경이적이라고 해도 끝없이 달려드는 살인상단 살귀들의 공격에서 무사할 수는 없다.)

신소심; (그런 상태에서 십대자객 정도의 강적을 만나게 되면 무사하지 못한다.)

신소심; (제발 내가 갈 때까지만이라도 버텨다오!) 이를 악물고

<너를 구할 수 있어야 그동안 날 사로잡아온 죄책감도 조금쯤은 해소될 테니...> 쐐액! 날아가는 신소심의 뒷모습 배경으로 신소심의 생각 나레이션. 신소심이 날아가는 앞쪽에서는 연신 날카로운 호각소리가 들리고

 

#207>

산 속의 어느 계곡. 숲이 울창. 계곡 물도 흐르고

퍼억! 퍽! 이마에 구멍이 난 자와 몸이 토막 난 자가 나뒹군다. 살인상단의 자객들이다

콱! 바닥을 찍는 검.

정칠; [허억! 헉!] 바닥을 찍은 검으로 버티며 거친 숨을 몰아쉬는 정칠. 자객들과 같은 옷을 입었는데 온몸이 피투성이고 몸에는 부러진 무기와 화살, 암기들이 여러 개 박혀있다. 입과 코로도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고. 지치고 중상을 입은 모습

정칠; [기대를 저버리지는 않는구만.] 웃으며 피를 뱉고

정칠; [기막히게 냄새를 맡을 뿐 아니라 죽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과연 죽음을 파는 장사치들다워.] 헐떡이며 억지로 몸을 일으키고

정칠; [하지만 독하기로 치면 나를 능가할 인간도 많지 않지.] 비틀거리며 걸음을 옮기고

정칠; [니들이 아무리 지랄발광을 해도 내가 불이공자님을 찾아가는 걸 막진 못할 것이다.] 심호흡하며 걸음을 빨리 하려 하고. 그러다가

[!] 오싹! 소름이 돋는 정칠

화악! 확! 주변의 나무들이 촉수처럼 변해서 정칠을 휘감아오고.

팟! 뛰어서 피하지만

콰득! 워낙 많은 나뭇가지들이 휘감아 와서 다 피하지 못하고 몇 가닥이 정칠의 팔 다리를 휘감는다.

콰직! 엄청난 힘으로 휘감는 나뭇가지에 뼈가 부러지는 듯한 소리가 정칠의 몸에서 나고.

정칠; [크왓!] 고함지르고. 그러자

화악! 정칠의 몸이 불덩어리처럼 달아오르고

펑! 펑! 강한 열기에 나뭇가지들이 터지고 불이 붙는다

정칠; [큭!] 휘릭! 턱! 바닥에 내려서며 비틀하고. 직후

[오행륜중 화룡동의 화룡신강(火龍神罡)까지 익힌 것인가?] 누군가 다가오며 말하고. 눈 부릅뜨는 정칠

괴뢰신군; [수정궁의 극음신공을 익힌 놈이 어떻게 상극인 화룡동의 무공까지 익혔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군.] 걸어오는 괴뢰신군. 괴뢰신군은 정칠을 못 알아본다.

정칠; (십대자객 서열이위 괴뢰신군!) 얼굴이 굳어지고

괴뢰신군; [어지자지(음양인) 아니면 고자일 텐데...] 음산하게 웃고

괴뢰신군; [확인은 죽여 놓고 하면 되겠지.] 딱! 손가락 튕기고. 그러자

화악! 쏴아아! 계곡 위쪽에서 마치 용같은 것이 나타나 정칠에게 내려 꽂힌다. 진짜 용은 아니고 수많은 크고 작은 새들로 이루어진 용의 형상이다

정칠; (새!) 화악! 두 손 교차하며 눈 부릅뜨는 정칠의 몸에서 강렬한 열기가 확 뿜어져 나온다. 하지만

콰드드! 용의 형상을 이룬 새들은 주저하지 않고 정칠에게 쇄도한다.

화르르! 퍼펑! 정칠이 뿜어내는 열기에 부딪힌 새들은 그대로 불길에 휩싸이며 추락하지만

콰드드! 까아아아! 새들은 눈이 백열된 채 미친 듯이 정칠에게 쇄도하고

정칠; (괴뢰신군의 괴뢰망량술(傀儡魍魎術)은 배교(拜敎)에서 유래한 술법으로 살아있는 생명체는 무엇이든 괴뢰, 즉 꼭두각시로 부릴 수가 있다.) 콰드드! 몸에서 강렬한 열기를 뿜어내며 이를 악물고.

퍼퍽! 화르르! 그 열기에 막혀 타면서 떨어지는 새들.

정칠; (한도 끝도 없다.)

정칠; (내상과 출혈이 가볍지 않은 상태에서 저 새들의 공격을 지속적으로 받으면 위험해진다.)

정칠; (뭔가 타개책을 마련해야하는데...) 생각할 때

콰득! 우둑! 갑자기 땅 속에서 나무뿌리들이 튀어나와 정칠의 다리를 휘감는다

정칠; (아차!) 쩍! 카카칵! 찡그리며 검으로 나무뿌리들을 베어버린다. 전부 베어진 건 아니고 한쪽 다리를 휘감은 나무뿌리만 베어지고. 직후

[!] 눈 부릅 정칠. 바로 앞에까지 유령같이 다가와 면도날 같은 긴 손톱으로 가슴을 찔러오는 괴뢰신군. 면도날처럼 변한 손톱의 길이가 30센티는 된다

푹! 그대로 정칠의 왼쪽 가슴을 궤뚫는 다섯 개의 면도날 같은 손톱

정칠; [꺽!] 피를 왈칵 토하고

괴뢰신군; [노부가 네놈을 따라잡는 게 늦는 바람에 애꿎은 희생이 난 것이 유감이다.] 정칠의 가슴에 손톱을 박아 넣은 채 음산하게 웃고

괴뢰신군; [대신 그 보답으로 네놈의 시체를 노부의 장난감으로 만들어 귀여워해주마.] 사악하게 웃고. 하지만 그 직후

[!] 무언가 느끼고 눈 부릅뜨는 괴뢰신군

쩍! 정칠의 검이 아래에서 위로 그어 올려지고. 너무 창졸간의 기습이라 괴뢰신군은 몸을 홱 뒤로 젖혔지만 완전히 피하지는 못한다. 배에서 가슴까지 갈라지며 피가 뿜어지고. 하지만 죽을 정도는 아니다

괴뢰신군; [큭!] 뒤로 홱 날아서 피한다. 마치 허수아비가 날 듯이

푸슉! 그 바람에 그자의 손톱도 정칠의 가슴에서 빠지며 피가 분수처럼 뿜어진다

콱! 다시 검을 바닥에 꽂으며 주저앉는 정칠

정칠; [끄윽...] 피를 게워내지만 죽지는 않았고

괴뢰신군; [이거 참...] 휘릭! 멀찍이 내려서는 괴뢰신군의 몸에서도 피가 뿜어진다. 배에서 가슴까지 갈라져 피가 뿜어지는 모습이고

괴뢰신군; [방심의 대가치고는 심하구만! 노부의 몸에 이렇게 깊은 흔적을 남긴 놈은 이제껏 없었거늘...] 피가 줄줄 흘러내리는 자신의 상처를 보고

정칠; (좀 얕았나?) 주저앉은 채 헉헉 대며 괴뢰신군을 노려보고

괴뢰신군; [하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군! 분명 심장을 찔렸는데 반격할 힘이 남아있다는 건...] + [!] 생각하다가 눈 치뜨고

괴뢰신군; [그렇군! 네놈은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오른쪽에 치우쳐 자리 잡고 있구나!]

정칠; [과연 늙은 생강이라 눈치도 빠르군!] 헐떡이며 겨우 일어나고

정칠; [난 심장이 왼쪽이 아니라 오른쪽에 들어있다.] 피가 뿜어지는 가슴의 상처를 누르며 웃고

정칠; [덕분에 두 번씩이나 죽을 고비를 넘기게 되었지.]

괴뢰신군; [전에도 죽을 고비를 심장의 위치 때문에 넘긴 적이 있다는 건데...] [어떤 사연인지는 그다지 궁금하지 않다!]

괴뢰신군; [어차피 심장의 위치까지 밝혀졌으니 네놈이 노부의 손에서 살아날 방법은 없으니...] 음산하게 웃으며 다시 두 손을 모으며 주문을 외우고. 그러자

쏴아아! 허공을 떠돌던 새들이 다시 모여들고

콰득! 우두둑! 땅에서는 나무뿌리들이 촉수처럼 마구 일어난다. 굳어진 표정으로 그걸 돌아보는 정칠

괴뢰신군; [헛된 희망은 품지 않는 게 좋다.] [네놈이 오늘 목숨을 부지하는 일은 천지가 개벽해도 일어나지 않을 테니...] 음산하게 웃는데

펄럭! 펄럭! 괴뢰신군의 얼굴 주변으로 커다란 나비들이 날아 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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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

<-장강(長江)> 낮. 넓은 강. 수많은 배들이 오가고 있다. 그중 한척의 배. 거대한 화물선이다. 수많은 화물이 실려 있다. 높이가 아주 높지는 않고 길고 넓은 형태의 배. 마치 바지선같다. #73>에 나온 장면

배를 조종하거나 닻을 움직이는 선원들의 눈빛이 살벌하다.

화물선의 갑판에는 아래로 통하는 계단이 있고. 그 계단을 두 명의 남녀가 지키고 있다. 패소정과 흑모신원이다.

 

위진천; [무림왕!] 경악하고. 어둑한 실내. 책상을 사이에 두고 위극겸과 마주 서 있다. 위극겸은 의자에 앉아있고 위진천은 선 자세로 열중 쉬어 자세.

위극겸; [엿새 후 연왕 주체는 봉선(封禪;천자가 하늘에 지내는 제사)을 위해 태산에 도착할 것이다.] 침통한 표정

위극겸; [벽세황도 제 아비와 함께 봉선의 의식에 참석할 예정이고 그 자리에서 무림왕으로 책봉된다고 한다.]

위진천; [무슨 헛 짓거리를...] 어이없다는 표정

위진천; [무림의 왕이라니...] [그것도 아직 천자가 되지도 않은 연왕으로부터 책봉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다고 오천만 냥이라는 거금을 낭비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피식 웃고. 그러자

위극겸; [정말 그렇게 생각하느냐?] 무표정하게 묻고.

위진천; [무림인들은 원래 관부(官府)와 엮이는 걸 병적으로 싫어하지 않습니까?] 어리둥절하며

위진천; [연왕으로부터 책봉을 받는 순간 황금전장은 무림인들로부터 완전히 따돌림을 당해 설 자리가 없게 될...] 말하다가 입을 다물고

위극겸이 차가운 눈으로 말없이 위진천 자신을 보고 있다.

위진천; [소자에게 하교가 있으신지요?] 식은땀

위극겸; [연왕 주체가 조카를 이기고 황제가 되었다 치자.] 무표정하게 말하고. 하지만 손가락으로는 탁자를 톡톡 치고 있다.

위극겸; [벽세황이 명령을 내렸는데 거절하는 무림인은 어찌 될 것같으냐?] 위진천을 지긋이 노려보며

위진천; [벽... 벽세황을 무림왕으로 책봉한 황제의 명을 거역하는 셈이 되겠군요.] 비로소 깨닫고 식은땀을 흘리고

위극겸; [주원장이 제정한 대명률(大明律)에 의하면 황명(皇命)을 거역하는 자는 이유불문하고 삼족이 주멸(誅滅) 당하게 되어 있다.]

위진천; (삼족주멸!) 눈 치뜨고

위극겸; [그리고 무림인이니 뭐니 해봐야 중원 땅에서 살아가는 명나라의 신민일 뿐이다.] 심각한 표정

위극겸; [이럴진대 벽세황이 무림왕으로 책봉되는 게 아무 것도 아닌 일로 여겨지느냐?] 음산한 눈빛으로 노려보며

위진천; [죄송합니다. 소자의 생각이 짧았습니다.] 고개 숙이고

위진천; [무슨 수를 써서라도 벽가놈이 무림왕으로 책봉되는 일을 막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악물고

위극겸; [그래야 되는데...] 찡그리고

위극겸; [문제는 근래 살인상단이 입은 피해가 막심하다는 점이다.]

위극겸; [독호접은 실종되었고... 철두화상, 독검사랑, 흑관철시는 불이살검의 손에 죽어버린 상태다.]

위진천; [불이살검...] [꼭 한 번 겨뤄보고 싶은 자로군요.] 호승심. 눈 번뜩이고

위극겸; [최근에 확인된 바에 의하면 십대자객의 다섯째인 마환존자도 죽었다.]

위진천; [역시 불이살검의 짓입니까?]

위극겸; [벽세황에게 죽었다.]

위진천; [벽세황이 마환존자를 죽일 수 있는 수준의 무공까지 지니고 있었습니까?] 의외라는 표정.

위극겸; [벽세황이 마환존자를 죽일 때 쓴 무공은 오행륜중 화룡동의 절기인 통천신화지였다고 한다.]

위진천; [오행륜의 무공이 그렇게 대단할 줄은 몰랐습니다.] [마환존자라면 사신장과 맞서도 쉽게 지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위극겸; [오행륜이 괜히 사비세에 든 것이 아니다.] [그들의 수법중 치명적이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다!]

위극겸; [아비라도 만일 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통천신화지에 당한다면 죽을 수밖에 없다.] 심각하고

위진천; (나이가 드시더니 신중해지신 건가? 겁이 많아지신 건가?) + [하지만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위진천; [오행륜 중 화룡동의 당대 동주는 삼절신통인데...]

위진천; [벽세황이 삼절신통과 관계가 있다는 보고는 들은 바가 없습니다만...]

위극겸; [벽세황은 아마 다른 경로로 통천신화지를 얻었을 것이다.]

위진천; [다른 경로라면...] + [!] 말하다가 깨닫고

위진천; [황금전장이 십여 년 전부터 종남산의 자오곡을 점거하고 있더니만...] [오행륜의 성역에 쳐져 있는 금제를 깨트렸겠습니다.] 이를 부득 갈고

위극겸; [다른 건 몰라도 벽세황의 첩들인 오방희가 오행륜의 무공을 쓴다는 첩보는 진즉에 들어와 있었다.] 끄덕이고

위진천; [오행륜의 모든 무공을 얻었다면... 황금전장의 전력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과는 천양지차로 강력하겠습니다.] 식은땀

위극겸; [벽세황이 야망을 드러낸 데는 다 믿는 바가 있기 때문이겠지.]

위진천; [다른 놈도 아니고 다 죽어가는 약골로 알려진 벽세황이 사신장에 필적하는 고수였다니...]

위극겸; [강호에는 원래 고수가 많은 법이다.]

위극겸; [아비보다 강한 사람만도 세 사람, 엇비슷한 사람 역시 두 명 있다.] [모두 내가 아는 사람들이지.]

위진천; [지극경의 주인이신 아버님보다 강한 사람이 셋이나 존재한다는 건 잘 믿기지가 않습니다.]

위극겸; [심지어 삼성록을 다 익히고 있는 원래의 주인도 있다.]

위진천; [번... 번뇌신존 말씀이시군요!] 쿵! 놀라는 위진천

위진천; [그... 그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긴장

위극겸; [아마 인황경 때문이겠지만 번뇌신존... 사부님은 얼마 전부터 불이살검 근처에서 목격되고 있다.]

위진천; [그럼 불이살검을 암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겠습니다.] 찡그리며 말

위극겸; [삼성록을 모두 익히신 그분은 살아있는 신이시다.] [만에 하나 그분을 만나게 될 경우 무조건 엎드려서 제자로 삼아 달라 빌어라.]

위극겸; [사부의 유일한 약점은 재능 있는 자를 아낀다는 점이니...]

위진천; [명심하겠습니다.] 대답할 때

<죄송합니다. 속하 백일몽이옵니다!> 문 밖에서 들리는 누군가의 음성. 흠칫! 돌아보는 위진천

위진천; (내가 아버지와 독대하는 걸 방해할 정도라면 심각한 상황이 벌어졌겠군.) + [들어와라!] 등 뒤의 문쪽을 보며 대답

<예!> 덜컹! 대답과 함께 문이 열리고 백일몽이 들어온다. 손에 반으로 접은 종이를 들고 있고

위진천; [무슨 일이냐?]

백일몽; [제이좌 괴뢰신군으로부터의 급전이옵니다.] 두손으로 종이를 내밀고

백일몽; [벽세황의 첩년들이 불이살검을 죽이려다 실패하고 황금전장으로 돌아가는 중이라는데...] 종이를 받는 위진천에게

백일몽; [불이살검은 그 계집들에게 인황경을 돌려달라는 말을 벽세황에게 전하라 했다고 하옵니다.] 종이를 펴서 읽는 위진천을 보며 말하고. 위진천이 종이를 보며 놀라고

위극겸; [괴뢰신군이 그 사실을 안 후로 얼마나 지났느냐?] 눈 번뜩

백일몽; [하루가 채 안되었으니 벽세황의 첩들은 빠르면 내일 오후쯤 태산의 황금전장에 도착할 것같습니다.]

위극겸; [그렇다면 내일 안으로 인황경이 황금전장을 나올 가능성이 있겠군.] 눈을 음침하게 번득이고

위진천; [괴뢰신군은 벽세황의 첩들의 뒤를 밟아 태산으로 가고 있다고 합니다.] 종이 접은 것을 위극겸에게 내밀고

위극겸; [제일좌는 어디 있느냐?] 종이를 받으며 질문은 백일몽에게

백일몽; [소수마녀께서는 연왕이 벽세황을 무림왕으로 책봉한다는 소문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연경(燕京)쪽으로 가고 계시옵니다.]

위극겸; [전서구를 날려서 제일좌도 즉시 반전하여 황금전장에서 나올 인황경을 추적하라고 전하라.]

백일몽; [존명!] 포권하고

서둘러 나가는 백일몽

위극겸; [사부님이 불이살검의 곁에 머무시는 이유가 바로 이런 상황 때문이다.] 이를 바득 갈고

위극겸; [일단 인황경이 불이살검의 수중으로 돌아가면 손에 넣을 방법이 없다.]

위진천; [소자도 즉시 출발하여 인황경을 확보하도록 하겠습니다.] 포권하고

위극겸; [조심해라! 네가 내 아들이라는 사실을 사부님이 아시는 일이 없도록!] 고개 끄덕이는 위극겸

위진천; [명심하겠습니다.]

이어 서둘러 나가는 위진천

위극겸; [일이 급박하게 돌아가는군.]

위극겸; [인황경과 천존경을 손에 넣는 대로 중원을 떠서 사부님의 추적을 피해야만 한다.] 음산한 표정으로 중얼거리고

 

#199>

<-황금전장> 오후. 정문으로 드나드는 사람들과 우마차가 거의 없다. 성루와 성문 근처에는 황금전장의 무사들이 긴장한 표정으로 경비를 서고 있다.

 

위진천의 거처. 서금희와 북수희가 입구를 지키고 있는데

불안한 표정으로 건물 안쪽을 힐끔거리는 두 여자

건물 내부. 중토희와 동목희가 무릎을 꿇고 엎드려 있다. 벽세황이 그 앞쪽 의자에 앉아있다. 한손으로는 인황경을 펴 들고 읽고 있던 중이다. 남화희가 벽세황 뒤쪽에 초조한 표정으로 서있다.

벽세황; [다 부질없는 짓이다! 부질없는 짓...] 한숨을 쉬고

벽세황; [이제 와서 분풀이를 해본들 이미 일어난 일을 돌이킬 수는 없지 않느냐?]

중토희; [계집의 좁은 소견으로 심려를 끼쳐드렸사옵니다.] 고개 떨군 채 울고. 동목희도 울고

벽세황; [안다. 그대들의 분한 마음이 어떠한지를...] 한숨 쉬고.

말없이 우는 두 여자. 그러다가

벽세황; [인황경이라...!] 들고 있던 인황경을 보고

벽세황; [불이가 필요하다면 줘야지. 이미 다 읽어서 더 갖고 있을 이유도 없고...] 인황경을 덮고

중토희; [첩이 다시 다녀오겠사옵니다.] 고개 들고

벽세황; [안된다! 이번에 나가면 살아서 돌아올 수 없다.] 고개 젓고

벽세황 뒤의 남화희는 깜짝 놀라지만

중토희; [무슨 말씀이신지 짐작이 가옵니다.] 한숨 쉬고

중토희; [돌아오는 행로에도 이미 많은 살귀들이 따라붙었었사옵니다.]

벽세황; [불이는 생각 할수록 재미난 친구야.] [그대들이 자기 목숨을 한 번 노렸으니 이번에는 그대들의 목숨을 원하고 있으니...] 쓴웃음

중토희; [설마 불이공자께서 그런 뜻으로 인황경을...] 동목희와 함께 놀랄 때

벽세황; [그게 불이의 본심은 아니었겠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셈이지.]

동목희; (누구든 인황경을 들고 황금전장을 나가는 순간 온전히 살인상단의 표적이 되겠구나.) 깨닫고

중토희; [설령 죽는다 해도 사명을 완수하겠사옵니다.]

벽세황; [그대들은 아직 나를 위해 해줄 일이 많다.] 고개 젓고

벽세황; [정칠을 불러라.] 남화희에게

남화희; [예?] 어리둥절

벽세황; [어떻게든 인황경을 불이아우에게 가져다줄 수 있는 사람은 정칠 뿐이다.] 우울한 표정으로 말하고

 

#200>

황금전장이 멀리 보이는 산 위. 괴뢰신군이 서서 황금전장을 보고 있다.

휘익! 휙! 괴뢰신군 뒤로 날아내리는 음침한 인상의 사내들 두명. 나이가 좀 있는 중년인들이다

[제이좌!] [괴뢰신군님을 뵙습니다.] 포권하는 사내들

괴뢰신군; [그동안 수고했다.] 돌아보고

괴뢰신군; [마지막 보고 이후로 변동 상황이 있느냐?]

사내1; [신녀문의 무리들이 황금전장으로 통하는 주요 도로를 점거하고 있어서 드나드는 인간이 확 줄었습니다.]

사내2; [덕분에 황금전장을 감시하는 속하들의 일도 수월해졌는데...]

사내2; [아직까지 황금전장에서 나온 인간들 중 이목을 끄는 자는 없었습니다.] 보고

괴뢰신군; [벽세황의 첩들이 황금전장으로 들어간 이상 인황경은 거의 확실히 밖으로 나온다.]

괴뢰신군; [이 시간 이후로 황금전장에서 나오는 인간은 단 한명도 놓치지 말고 척살하라!] 음산하게

[존명!] 포권하는 사내들

휙! 휘익! 날아가는 사내들

괴뢰신군; [자 놀아보자 벽세황!] 음산하게 웃고

괴뢰신군; [신산공자라 불리는 네가 어떤 수단을 써서 인황경을 황금전장 밖으로 빼돌릴지 기대가 되는구나!] 음산하게 웃고

 

#201>

벽세황의 거처. 여전히 서금희와 북수희가 지키고 있고

월동문으로 서둘러 들어오는 남화희와 정칠. 넘화희는 굳은 표정. 정칠은 웃는 얼굴

서금희와 북수희에게 웃는 얼굴로 고개 조금 숙여 인사하는 정칠.

서금희와 북수희도 목례로 답하지만 어두운 표정

남화희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는 정칠

 

정칠; [소장주님! 속하 정칠 대령했습니다!] 남화희를 등 진 채 무릎 꿇으며 말하는 정칠. 벽세황은 책상 앞에 앉아서 종이에 무언가를 적고 있다. 책상 주변에는 중토희, 동목희가 서서 시중을 들고 있고. 중토희의 수중에는 인황경이 들려있다.

벽세황; [심부름을 하나 해줄 수 있겠느냐?] 종이에 글을 쓰면서

정칠; [소장주님께서 명하시면 지옥에라도 기꺼이 들어가겠습니다.] 웃으면서 말하고

벽세황; [그렇게 말해주니 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구나.] 쓰는 걸 멈추고

기다렸다는 듯이 인황경을 펴보이는 중토희

벽세황은 종이를 접어서

그 종이를 중토희가 펼친 부분에 끼운다. 이어

벽세황; [심부름은 간단하다.] 중토희가 인황경을 들고 정칠에게 가는 것을 보며 말하고

벽세황; [그걸 불이에게 전해주면 된다.] 벽세황의 말을 배경으로 중토희가 인황경을 정칠에게 내민다

정칠; [너무 쉬운 일입니다.] 씨익 웃으며 두 손으로 책을 받고. 시선은 벽세황을 향한 채

벽세황; [하지만 너는 살아서 돌아오지 못한다.] 우울한 표정

흠칫! 하는 정칠

벽세황; [네가 아니라도 이 심부름을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죽을 수밖에 없다.]

벽세황; [그나마 성공할 만한 사람은 너뿐이라 일을 맡기게 된 것이다.]

정칠; [속하를 그리 믿어주시니 감읍할 따름입니다.] 활짝 웃고

정칠; [소장주님을 위한 일! 영광으로 생각하고 죽겠습니다.]

벽세황; [고맙다.] [오늘 이후로 황금전장과 나 벽세황이 이루는 것이 있다면 그건 모두 네 공을 바탕으로 해서다.] 억지로 웃고

인황경을 바닥에 내려놓는 정칠. 이어

정칠; [이승에서의 작별 인사를 올립니다.] 바닥에 이마를 대며 절하고

정칠; [속하는 이미 오래 전에 늑대들에게 잡아먹혀서 죽었을 운명이었습니다.] 이마를 댄 채 말하고

정칠; [소장주님께서는 사람 구실을 할 수 없게 된 속하를 거두어주셨을 뿐 아니라 피붙이들까지 보살펴주셨습니다.]

정칠; [한량없는 그 은혜를 마침내 갚을 수 있게 되어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고개 들고. 눈물 그렁이고

벽세황; [먼저 저승에 가서 기다려라!] 억지로 웃고. 역시 눈가가 붉어지고

벽세황; [내가 곧 뒤따라가서 네 공으로 이룬 일을 이야기해주마!]

여자들도 울고

정칠; [가급적 늦게 속하를 만나러 오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다시 한번 절하고

스스스! 사라지는 정칠

벽세황; (이렇게 또 한번의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되는구나.) 우울한 벽세황의 얼굴

<하지만 이제는 운명을 탓할 힘조차 내게는 남아있지 않다> 방안의 광경을 배경으로 벽세황의 생각 나레이션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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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

<-천주산> 아침.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계곡 안쪽의 몇 채의 초가집

신장궁 사람들이 분주하게 짐을 싸고 있고. 철장파파가 사람들을 독촉한다

철장파파; [짐 싸는 거 서둘러라. 독호접 년이 달아났으니 언제 살인상단의 살귀들이 몰려올지 모른다.]

[예 철장파파님!] [금방 끝납니다.] 짐을 싸며 대답하는 사람들

[독호접 년을 놓치는 바람에 겨우 구한 은신처를 포기하게 되었구만.] [이럴 줄 알았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년을 잡아 죽이는 건데...] 궁시렁 대며 짐을 싸는 사람들

 

그 소란 속에 문이 닫혀있는 작은 초가집

어둑한 방안. 다른 사람들이 쓰던 이불들은 모두 개어 있는 데 구석에는 벽소소가 벽쪽으로 웅크린 채 잠들어 있다. 이불을 어깨까지 덮은 채

눈가에는 눈물 자욱이 나있는 벽소소의 얼굴

덜컹! 문이 열리고

삼절신통; [잠꾸러기기구만.] 한손으로 문을 열고 한손으로는 작은 소반을 들고 들어오는 삼절신통. 소반에는 간단한 음식이 차려져 있다.

삼절신통; [그만 일어나서 아침 먹어.] 문을 닫으며 들어오고

벽소소; [귀찮아요.] 등을 보인 채 누워서 눈 감고 말한다

벽소소; [우린 피차 아무 인연도 없는 남남이잖아요.] [서로 신경 쓰지 않도록 해요.]

삼절신통; [어이구 우리 공주님, 삐치셨어?] 웃으며 밥상을 내려놓고

삼절신통; [아무리 속 상한 있더라도 배는 채워둬야만 해.] 밥상 건너편에 앉으며

삼절신통; [힘이 있어야 복수를 하든 설욕을 하든 할 게 아닌가?]

벽소소; [말해 봐요.]

삼절신통; [뭘?]

벽소소; [초면인 나한테 잘해주려고 애쓰는 의도가 뭐예요?]

삼절신통; [눈치 챘어?] 웃고

삼절신통; [사실 노부는 네가 탐이 나서 이러는 게다.] 웃으며 말하고

벽소소; [당신!] 눈 부릅뜨며 벌떡 일어나고

벽소소; [노추(老醜)도 정도가 있지...] [칠순도 훌쩍 넘긴 늙은이가 감히...] 이를 바득 갈면서 숨겨두었던 비수를 뽑으려는데

삼절신통; [진정해라 이것아!] 두 손 들어 보이고

삼절신통; [아무렴 노부가 손녀뻘도 더 되는 네게 엉큼한 마음을 먹겠느냐?]

벽소소; [닥쳐요! 방금 전 당신 입으로 내가 탐난다고 했잖아요.]

삼절신통; [그래서 며느리로 삼았으면 하는 거야.] 웃고

벽소소; [며... 며느리?]

삼절신통; [사실 노부에게는 늦으막히 얻은 아들놈이 하나 있다.] [어느덧 나이가 서른이 다 되어가는데...] [이놈이 통 장가 갈 생각을 않는 거야.]

벽소소; (난 또 뭐라고...) +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죠?] 새침한 표정. 비수를 다시 칼집에 꽂으며

삼절신통; [아비인 노부가 그놈의 취향을 가장 잘 알아.] 히죽 웃고

삼절신통; [너라면 그놈도 홀딱 반할 게 틀림없다.] [그럼 노부도 한 시름 놓게 될 테고...] 은근한 표정

벽소소; [헛물켜지 마세요.] 앞쪽의 이불을 옆으로 치우고

벽소소; [난 아직 나이도 어리고 시집 갈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으니까.] 새침하게 말하며 밥상을 끌어당긴다.

삼절신통; [그러지 말고... 노부 아들을 한번 만나기나 해다오.] 애원. 벽소소는 아랑곳 않고 젓가락을 들고

삼절신통; [인물도 제법 훤하고 심성도 착해서 직접 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어.] 음식 먹기 시작하는 벽소소에게

벽소소; [정말 귀잖게...] + [!] 짜증내려다가 말 멈추고.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든 상태로

벽소소; [좋아요. 한번 만나는 볼게요.] 젓가락의 음식을 입으로 가져가고

삼절신통; [그,... 그래 주겠느냐? 잘 생각했다.] 입이 헤벌죽

벽소소; [대신 조건이 한 가지 있어요.] 우물거리며

삼절신통; [말해봐라! 노부의 밑천을 다 내놓으라 요구해도 들어주마.]

벽소소; [밑천같은 건 필요없구요.] 젓가락 내리고

벽소소; [사람이나 한명 찾아주세요.] 얼굴 발개지고

 

#194>

<-무황성(武皇城)> 드넓은 호숫가에 세워진 웅장한 성채. 호수에는 수많은 배들이 오가거나 정박하고 있고. 정문으로는 마차와 사람들이 끊임없이 드나든다

웅장한 대청. 무장한 무사들이 지키고 있고. 처마에는 <君臨殿>이란 글이 적힌 화려한 현판이 걸려 있다.

쌍뇌자; [황금전장과 신녀문의 관계는 건널 수 없는 다리를 건넌 상태입니다.] 대청에서 금면무황과 마주 앉아 보고 하는 쌍뇌자. 긴 탁자 양쪽 끝에 마주 앉은 금면무황과 쌍뇌자. 좌우에는 여러 명의 노인들이 앉아서 쌍뇌자의 말을 듣고 있다.

쌍뇌자; [벽세황은 신녀문이 사자로 보낸 독심마유를 척살했으며 불이살검은 사신장중 염신장을 외팔이에 고자로 만들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금면무황; [이해할 수 없군.]

금면무황; [황금전장이 그렇게까지 극단적으로 신녀문과 각을 세울 이유가 있는가?]

쌍뇌자; [두 가지 이유중 하나일 것입니다.]

쌍뇌자; [첫째, 진상파를 불이살검에게 빼앗긴 벽세황이 충동적으로 신녀문에 분풀이를 했을 경우!] 손가락 하나를 세워 보이고

쌍뇌자; [둘째는 황금전장이 오랫동안 은밀히 길러온 힘을 믿고 강북 무림의 패자인 신녀문에 대적하기로 결심한 경우입니다.]

금면무황; [일리가 있군.] 끄덕

금면무황; [그래서 군사는 어느쪽이 더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는가?]

쌍뇌자; [늙은이가 그동안 수집한 정보에 의하면 황금전장은 막대한 양의 영약과 희귀 금속들을 은밀히 사들였습니다.]

금면무황; [황금전장이 세상을 속이고 실력을 쌓아왔겠군.] 눈 번뜩

쌍뇌자; [불이살검에게 진상파를 빼앗긴 것이 계기가 되었을 수도 있지만 황금전장은 일찍부터 무림의 패권을 노려온 정황이 있습니다.]

금면무황; [냉혈전호, 그 돈벌레가 만만히 않은 능구렁이었군.] 눈 번득

금면무황; [군사가 보기에 앞으로의 상황은 어찌 전개 될 것같소?]

쌍뇌자; [독심마유가 살해당하고 염신장까지 저 꼴이 되었으니 신녀문으로서는 강호의 이목 때문이라도 황금전장을 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쌍뇌자; [실제로 신녀문은 본성과의 대치를 주도하고 있는 철신장을 제외하고 풍신장과 냉신장을 황금전장쪽으로 배치하여 복수를 준비중입니다.]

금면무황; [군사의 판단대로라면 신녀문과 황금전장의 충돌에서 어느 쪽이 이길지 모르는 상황이로군.]

쌍뇌자; [객관적인 전력은 물론 신녀문이 앞서지만...]

쌍뇌자; [염신장 조차 간단히 쓰러트린 불이살검이 언제든 황금전장에 가세할 수 있어서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금면무황; [그럼 결정되었군.] 강렬하게 눈 번득

금면무황; [본성의 가용 병력은 모두 황금전장쪽으로 은밀히 이동시키시오.]

금면무황; [신녀문과 황금전장이 격돌하기를 기다렸다가 어느쪽이 이기든 이긴 쪽을 쓸어버립시다.]

[현명하신 판단이십니다!] 쌍뇌자와 노인들 일제히 포권하며 고개 숙이고. 헌데 바로 그때

[급보(急報)!] 외치는 소리가 들려 사람들 모두 일제히 대청 입구쪽을 돌아보고

무사1; [급보 올립니다!] 휘익! 대청 안으로 뛰어들며 포권하는 무사1. 두 손에는 편지를 한통 들고 있다.

금면무황; [말하라!]

무사1; [연경(燕京)에 잠입시킨 본성의 밀정으로부터의 급전입니다.] 두 손으로 편지를 내밀며 한쪽 무릎 꿇고

무사1; [연왕 주체가 신산공자 벽세황을 무림왕(武林王)으로 책봉했다고 합니다.] 흥분해서 말하고. 다음 순간

<무림왕!> 모든 사람들 경악하고

 

#195>

산중의 마을. 낮. 그리 크지 않지만 있을 건 다 있는 교통의 요지.

객점.

객점의 후원에 자리한 독채. 창문이 열려 있고

창문을 통해서 거실의 모습이 보인다, 청풍이 탁자를 사이데 두고 진상파와 마주 앉아있다. 진상파는 차를 따르고 있지만 청풍은 두루마리를 펼쳐서 읽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쪽을 펼치면서 다른 쪽은 마는 형태로

두루마리는 냉상영이 준 것으로 그 안에 조금 큰 사람 이름과 작은 글씨들이 빼곡히 적혀 있다.

진상파; (드디어 천안신녀가 준 원수들의 명단을 보시는구나.) 차를 다르며 생각하고

진상파; (이제는 어느 정도 마음속의 풍파가 갈아 앉으셨다는 뜻이겠지.) 생각할 때

두루마리의 끝부분까지 읽는 청풍.

청풍; [...] 무언가 생각하며 두루마리를 둘둘 말고

진상파; [모두 몇 명인가요?] 자기 앞의 잔에도 차를 따르며

청풍; [이백명이 좀 안되오.] 둘둘 만 두루마리를 두손으로 만지며

진상파; [이백여명...] 차주전자를 찻잔에서 떼고

진상파; [제가 알기로 천신부(千神府)라는 이름은 천신부가 소장하고 있는 일천종의 신공절학 때문에 지어졌을 거예요.] 차주전자를 내려놓고

청풍; [정확히는 일천사십팔종의 무공이 천신부에 있었소.] 끄덕

진상파; [무공이 방대한만큼 제자의 수도 많아서 천명에 이른다던데...] 찻잔을 집어들고

진상파; [아버님을 시해하는데 동참한 숫자는 예상외로 적군요.] 두손으로 찻잔을 든 채

청풍; [아마 이 명단은 차도살인(借刀殺人)을 위해 만들어졌을 것이오.] 두루마리를 들어 보이고

진상파; [천안신녀는 자신의 적들을 공자님의 손을 빌어 제거할 생각이겠어요.] 알고 있었다는 듯 고개 끄덕이고

청풍; [천신부의 제자들 중에서도 자신을 돕거나 우호적인 자들의 이름은 뺐겠지.] 역시 고개 끄덕이고

진상파; [제대로 된 원수들의 명단을 손에 넣으려면 천안신녀를 다시 한 번 만나봐야겠어요.] 끄덕

청풍; [굳이 그녀를 만날 필요는 없을 거요.]

청풍; [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자들을 찾아내어 그자들의 입을 통해서 다른 원수들을 찾아내면 되지 않겠소?]

진상파; [그런 방법도 있군요.] 끄덕

진상파; [그럼 가장 먼저 어떤 자를 만나보실 생각...] + [!] 말하다가 흠칫! 하고

청풍이 진상파를 보지 않고 창문 밖을 보고 있다.

진상파; [반갑지 않은 손님들이 찾아왔군요.] 달칵! 한숨 쉬며 찻잔을 내려놓고

청풍; [방에서 나오지 마시오.] 슥! 일어나고

이어 건물에서 나오는 청풍. 진상파는 열린 창문을 통해 밖을 보고 있고

청풍; [모습을 드러내시오.] 한숨 쉬며 정원 가운데 멈춰서고. 그러자

스스스! 슥! 청풍의 앞쪽에 나타나는 두 명의 여자.

진상파; (저 여자들...) 놀라고

<오방희중의 중토희와 동목희!> 쿵! 나타난 여자들은 바로 중토희와 동목희다. 두 여자 모두 검을 한 자루씩 들고 있다.

진상파; (벽세황공자의 첩들인 저 여자들이 찾아왔다는 건...) 긴장하여 두 손으로 치마를 꽉 움켜잡고

진상파; (공자님에게 화풀이를 하기 위해서야!) 아연 긴장하고

청풍; [세황형님이 보냈을 리는 없고...] 한숨

청풍; [부인들께서 자의(自意)로 날 찾아 오셨겠소.]

중토희; [공자는 두 번이나 거푸 상공께서 사실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아갔어요.] 청풍을 노려보고

중토희; [상공께서는 개의치 않는다고 말씀하셨지만...] [그분에게 크나큰 은혜를 입은 저희들로서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답니다.] 노려보고

동목희; [마음의 준비를 하세요.] 스릉! 검을 뽑고

동목희; [우리 두 사람과 공자중 한 쪽은 오늘 이 자리에서 죽어야하니...] 검으로 청풍을 겨누고

청풍; [부인들에게는 내 목숨을 가져갈 권리가 있소.] 한숨 쉬고

진상파; (설마!) 오싹! 소름이 돋아 눈 치뜨고

청풍; [원하시면 날 죽이시오.] 양손을 펴보이며 웃고

동목희; [하라면 못 할 줄 알아요?] 쩍! 악을 쓰며 벼락같이 검을 찌른다

진상파; [악!] 비명 지르며 벌떡 일어나고

청풍의 가슴으로 날아드는 동목희의 검

탄식하며 눈을 감는 청풍. 하지만

청풍; [!] 눈을 감은 채 기다리다가 찡그리고

쿵! 어느 틈엔지 옆에 나타나 손가락 두 개로 동목희의 검 끝을 잡고 있는 번뇌신존. 경악하는 동목희와 중토희

청풍; (번뇌신존!)

진상파; [아!] 안도하며 휘청

중토희; (불이공자와 비교해도 그리 뒤지지 않는 목희의 쾌검을 저렇게 간단히 잡는 사람이 존재하다니...) 경악

번뇌신존; [안되지 안돼!] 꾹! 웃으며 동목희의 검 끝을 잡고 있는 두 손가락에 힘을 주고. 그러자

퍼석! 가루가 되어 소멸되는 동목희의 검

동목희; (가... 가공할 고수...) 경악. 중토희도 눈을 치뜨고

번뇌신존; [이 아이는 노부와 계약이 되어 있는 몸이다. 흠집을 내면 곤란해.] 손가락에 묻은 쇳가루를 털며 웃고

동목희; [당신 누군데...] 바락 고함지르려는데. + 중토희; [무례히 굴지마라!] 말리고

동목희; [하지만...] 억울한 표정으로 돌아보고

중토희; [제 아우의 말대로 오늘 이곳에서 누군가는 죽어야한답니다.] 스릉! 검을 뽑고.

동목희; (언니도 드디어 손을 쓸 마음이 들었구나.) 칼집을 버리고

중토희; [하지만 저희들이 감당할 수 없는 기인께서 불이공자님을 방조(傍助;옆에서 도와 줌)하시니 이럴 수밖에 없군요.] 슥! 뽑은 검으로 자기 목을 베어간다

동모희; [언니!] 비명

청풍; [부인!] 놀라 손을 내밀려 하고

<자결...!> 눈 치뜨며 두 손으로 입 가리는 진상파. 하지만 그 직후

퍼석! 역시 중토희의 검도 갑자기 가루가 되어 흩어지고

후두두! 휘이! 가루가 되어 중토희의 목 부분에 부딪혔다가 흩어지는 검의 잔해. 눈을 치뜨는 중토희

웃으면서 손을 내밀고 있는 번뇌신존

진상파; [아!]

동목희; (또...) 안도하고

[!] 손 뻗으려던 청풍도 놀라고

번뇌신존; [다시 한 번 자결을 시도한다면 그땐 막지 않겠다.] 손을 내리고

번뇌신존; [하지만 너희들의 목숨이 누구 것인지 잘 생각해보고 결행하거라.] 진지한 표정이 되어 말하고

[!] [!] 눈 치뜨는 중토희와 동목희. 두 사람의 뇌리에 벽세황의 얼굴이 떠오르고. 이어

중토희; [기인께서 어리석은 계집들을 깨우쳐 주시니 감읍할 따름이옵니다.] 두 손 앞으로 모으고 공손하게 말하고. 이어

중토희; [돌아가자. 죽더라도 상공의 허락을 받고 죽어야하니...] 슥! 동목희에게 말하며 돌아서고

동목희; [예...] 참담한 표정으로 돌아서고

청풍; [기다리시오.] 떠나려는 두 여자를 부르고

중토희; [하명하실 일이 있으신지요?] 동목희와 함께 돌아보고

청풍; [형님에게 전해주시오.] [인황경이 필요하다고...] 번뇌신존을 보며 말하고.

중토희; [공자님 말씀 전하도록 하겠어요.] 고개 조금 숙이고

팟! 스팟! 동목희와 함께 사라진다.

청풍; (그녀들에게도 참으로 못할 짓을 했구나.) 한숨

청풍; (오방희는 세황형님이 돌아가시면 뒤를 따를 게 분명하다.)

<결국 내가 앗아가는 목숨은 둘이 아니라 일곱이 되겠구나.> 정원에 서있는 청풍의 쓸쓸한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번뇌신존은 뒷짐 진 청풍 다른 쪽을 돌아보고 있고.

번뇌신존이 보는 곳에 높은 나무가 있고. 그 나무 가지에 앉아서 내려다보고 있는 까마귀 한 마리

까마귀의 눈동자에 청풍의 모습이 떠오른다.

[...!] 무언가 생각하는 번뇌신존

 

#197>

근처의 다른 건물. 폐가 같은 분위기. 사람은 없다

어둑한 건물 내부. 괴뢰신군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다. 두 손을 결을 지은 채 눈을 감고 있다.

괴뢰신군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들. 청풍이 뭔가 말하고 떠나려던 중토희와 동목희가 돌아보는 장면이다.

<하명... 인황경이 필요... 말씀 전하도록...> 청풍과 중토희가 나누던 말이 괴뢰신군의 뇌리에 떠오르고

괴뢰신군; (인황경!) 눈 번뜩!이며 뜨고

괴뢰신군; (거의 확실하게 인황경이 곧 황금전장을 나오겠군.) 눈 번득이고

괴뢰신군; (그게 다시 불이살검, 저 괴물 손에 들어가게 하면 안되겠지?) 음산하게 웃는 얼굴 크로즈 업

 

#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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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

삼절신통; [다행히 그리 치명적인 독은 아니었군.] 황보신과 다른 사람들이 환자들을 치료하는 걸 살피며 말하고. 신토괴로와 철장파파가 삼절신통을 따르고 있고

삼절신통; [며칠 정양하면 쾌차할게야.]

신토괴로; [조대협 덕분에 아이들이 변을 당하지 않게 되었소. 다시 한 번 감사드리외다.] 포권하고

삼절신통; [노부가 고인이 되신 진궁주에게 진 빚을 갚는다고 생각하시오.] 웃고. 그때

홱 고개 돌려 벽소소를 보는 철장파파.

벽소소는 말없이 서서 밤하늘을 보고 있고. 벽소소 주위에는 신장궁 무사들이 감시의 눈을 번뜩이고 있다.

철장파파; [망할 년!] 휙! 이를 갈며 벽소소에게 날아가고

철장파파; [독호접의 몫까지 대가를 치루게 해주마!] 콱! 벽소소의 손목을 움켜잡고.

벽소소; [이미 늦었어요.] 손목이 잡히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

벽소소; [독호접이 도망쳤으니 어떤 경로로든 나의 오라버니가 이 상황을 알게 되겠죠.] 차갑게 웃고

철장파파; [뭐?] 분노

삼절신통; [허허허! 대체 누굴 믿고 날뛰는 철부지인지 모르겠군.] 신토괴로와 함께 다가오며 웃고

벽소소; [난 황금전장에 살아요.] 냉냉하게, 순간

<신장궁!> 흠칫하는 일행. 직후

철장파파; [끙! 신산공자 벽세황, 그놈의 동생이었군.] 팟! 팽개치듯 손목을 놔주고.

철장파파; [그럼 우리 신장궁이 사돈이라는 것도 알고 있겠지?]

벽소소; [그랬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놀라는 철장파파와 황보신.

 

#189>

<-신장궁> 역시 밤. 불이 거의 켜져 있다.

불이 밝혀진 대청. 살인상단의 자객들이 경비를 서고 있고

위진천; [환설이란 년이 어떻게 사라졌는지 아직도 밝혀내지 못했느냐?] 태사의에 앉아서 오만상을 쓰고 있고. 그 앞에 패소정과 흑모신원과 나이 든 자객들 여러 명이 눈치를 보고 서있다.

패소정; [귀... 귀신이 곡할 노릇이옵니다.] 눈치 보며

패소정; [누구도 뇌옥에 드나든 흔적이 없었는데 환가년은 감쪽같이 사라져버렸사옵니다.] 식은땀 흘리고. 두 손에는 긴 천이 한 장 들려 있고

위진천; [귀신같은 소리 집어치우고 내가 납득할 수 있는 가설이라도 말해라!] 살벌하게 노려보고

패소정; [그... 그게...] 식은땀만 흘릴 때. 곁눈질로 흑모신원에게 구원을 요청하는 표정

흑모신원; [뇌옥에 희미하게 술 냄새가 남아있었습니다.]

위진천; [술 냄새?]

흑모신원; [예! 속하의 후각에는 환설이 갇혀있던 곳에서 술 냄새를 감지했습니다.] 코를 좀 벌름거리고

흑모신원; [살천인조께서도 공감하시며 술 냄새의 흔적을 따라 신장궁을 나가셨습니다.]

위진천; [그 영감이 며칠 새 안 보인다 했더니 환설이 년의 종적을 추격해갔군.] 고개 끄덕이고

흑모신원; [살천인조는 동영 은밀종(隱密宗)의 종사이기도 하니 뭔가 알아내실 게 분명합니다.] 눈치 보며

위진천; [그럼 환가년의 실종 건은 살천인조에게 맡기기로 하고...] [새로 들어온 소식은 없느냐?]

패소정; [불이살검의 종적을 포착했다는 보고가 들어와 있사옵니다.] 두 손으로 천을 들어 위진천에게 바치며

위진천; [지금 어디 있는데?] 눈 번뜩

패소정; [황금전장을 떠난 불이살검은 신녀문에 들렀다가 동남(東南)쪽으로 행로를 잡고 있다고 하옵니다.]

위진천; [신녀문에서 동남쪽이면...] 눈 번뜩

위진천; [목적지가 이곳이겠군.] 긴장해서 의자 손잡이를 꽉 쥐고

패소정; [진상파에게 신장궁을 되찾아줄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옵니다.]

위진천; [놈을 누가 추격하고 있느냐?]

패소정; [지금쯤 십대자객의 육좌(六座) 철두화상(鐵頭和尙)과 팔좌(八座) 독검사랑(毒劍死狼)이 불이살검을 따라붙었을 것이옵니다.]

위진천; [부족하군!] 찡그리고

패소정; [예?]

위진천; [오좌(五座) 마환존자와 칠좌(七座) 흑관철시가 함께 손을 쓰고도 죽이는 데 실패한 놈이다.] 마환존자와 흑관철시를 떠올리고

위진천; [육좌와 팔좌가 협공을 해도 불이살검을 죽이긴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다.]

패소정; [예...] 납득하고

위진천; [그럼 결정되었다!] [신장궁에서 철수한다!] 벌떡! 일어나고

[!] [!] 모든 사람들 놀라고

위진천; [불이살검이 들이닥칠 게 뻔한 데 대책없이 앉아서 기다릴 수는 없다.] [신장궁의 물건들 중 쓸만한 건 챙겨서 총단으로 돌아간다.] 입구쪽으로 가고

[존명!] 모두 포권하고

위진천; (네놈을 피하는 건 이번 한번 뿐이다 불이살검!) 눈 번득이고

위진천; (지극경을 모두 깨우쳐서 내 무공이 아버지 수준에 이르면 그때 직접 찾아가서 죽여주마!) 음산하게 웃고

 

#190>

역시 밤, 어느 도시. 불야성

상당히 큰 객점, 밤이 깊었지만 여전히 흥청거린다.

객점 마당에는 여러 대의 마차가 세워져 있다. 말들은 마굿간에서 여물을 먹고 있고. 점원들이 말구유에 먹이나 물을 채워 넣고 있고

마차들 중에는 청풍이 진상파를 태우고 온 마차도 있다.

 

객점의 식당에는 사람들이 바글거리고. 그러다가

사람들 점차 먹고 떠들던 것 멈춘다.

띠리링! 어디선가 비파소리가 들려오고

[절... 절묘하구먼.] [이게 정녕 사람이 연주하는 비파소리란 말인가?] 사람들의 눈빛이 몽롱해지고.

 

객점의 높은 담장. 그 너머에서 들리는 비파소리. 담장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있다.

행인1; [비파 연주가 가히 신선의 솜씨야.] 넋이 나간 사람들

행인2; [심금을 울린다는 표현이 이럴 때 어울리겠어.]

행인3; [아마도 어딘가의 명인이 이 객점에 든 모양이군.] 감탄하고, 길을 가지 못하고 듣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191>

띠리링! 객점 안의 독채 건물.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비파소리.

월동문을 통해 독채로 몇 개의 술병을 얹은 쟁반을 들고 다가오는 시녀 한명. 게이같은 분위기의 시녀. 실제로 이 여자는 여장한 자객이다. 살인상단 십대자객의 서열팔위인 독검사랑이다. 이번 씬에서 죽을 캐릭터이지만 상당한 실력자임

띠리링! 건물에서 들려오는 비파소리

독검사랑; (자꾸만 가슴이 울렁거린다.) 얼굴 발개지고

독검사랑; (음공(音功)으로 연주하는 게 아닌 건 분명한데...) 몽롱한 표정이 되고

독검사랑; (저 비파소리는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꿈속에 있는 듯 현실감이 없게 만든다.) 입구로 가고

 

#192>

건물 내부. 화려한 거실. 청풍이 탁자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다. 자음 자작. 안주도 있지만 건드리지 않고. 이미 빈 술병이 여러 개. 혼자 따라 마시고. 그 앞쪽 조금 떨어진 의자에 진상파가 앉아 말없이 비파를 연주하고 있다

청풍 술잔 비우고.

고개를 들어 진상파의 얼굴을 본다.

진상파의 얼굴이 흐려지며 두 개로 보인다. 선녀처럼 아름답게 보이는 모습. 환상적으로 흐릿하게 그려줄 것. 그러다가

스윽! 진상파의 얼굴이 변해

쿵! 분이의 얼굴로 바뀌고.

청풍; (분이...) 몽롱한 표정으로 진상파를 보고

분이와의 즐거운 시절이 떠오르고. 하지만

분이가 사신장에게 겁탈 당하는 모습으로 이어진다.

사신장에게 깔려 몸부림치는 분이. 그걸 내려다보며 웃는 냉상영.

고개를 세차게 젓는 청풍.

다시 한 잔을 들이키는 청풍, 이미 상당히 취한 모습,

진상파는 말없이 비파를 연주하고 있고.

청풍; (진소저는 내 무거운 마음을 어루만져 주려고 심혈을 기울여 비파를 연주하고 있다.) 술 마시며 우울

청풍; (마음 씀씀이는 고맙지만...) (내 마음 속의 자책과 분노는 사라질 줄을 모른다.) 술을 마시고

청풍; (얼마나 더 괴로워하고 시간이 흘러야 평안을 얻을 수 있을까?) 다시 술잔에 술을 따르고. 그때

드륵! 문을 열고 들어오는 독검사랑

하지만 청풍도 진상파도 신경 쓰지 않고

독검사랑; [주문하신 술을 가져왔사옵니다.] 눈치 보며 다가오고

대꾸하지 않고 연주와 음주에 몰두하는 진상파와 청풍

청풍; (무슨 미련이 남았던 것일까?) 자신이 냉상영을 공격하던 장면 떠올리며 술을 마시고. 그런 청풍에게 다가오는 독검사랑.

청풍; (분이를 위해서라도 그날 결판을 지었어야 하는데...) 술을 마시는 청풍을 보며 술병을 내려놓으려는 독검사랑.

슥! 술을 마시느라 청풍의 손이 시야를 가려 독검사랑의 모습이 가려지고. 순간

슉! 쟁반과 술병은 허공으로 떠오르고 쟁반 아래 숨겼던 비수로 벼락같이 청풍을 찌르는 독검사랑

진상파; [아!] 약간 놀라고. 놀라지만 아주 심하게 놀라는 건 아니다.

쩍! 청풍의 목을 정확히 찌르는 독검사랑의 비수.

독검사랑; (죽였다!) 찌르는 자세로 흥분. 하지만

툭! 청풍의 술잔 옆면이 비수를 슬쩍 건드리고

팩! 그 바람에 궤적이 홱 바뀌어 청풍의 얼굴 옆으로 스치는 비수

독검사랑; (어떻게 이런 일이...) 팽! 경악하면서도 옆으로 몸을 돌려 청풍의 반격을 피하려 하고. 술병과 쟁반은 허공에 떠있고. 하지만

툭! 옆으로 뻗은 청풍의 발에 발목이 걸리는 독검사랑

독검사랑; [억!] 경악하며 앞으로 넘어지려 하고. 하지만

휘릭! 가볍게 덤블링을 하여 바로 내려서는 독검사랑

스슥! 슥! 그 사이에 청풍은 한손으로 아주 빠르게 움직여 허공에 뜬 술병들을 잡아 탁자에 내려놓는다. 손이 여러 개 생긴 것 같고 자연스럽다.

띠리링! 진상파도 조금 놀라는 표정이지만 비파 연주를 멈추지는 않고

따당! 쟁반만 바닥에 떨어지고

독검사랑; (귀신같은 놈...) 슥! 왼손도 오른쪽 소매에 넣었다가 비수를 한 자루 뽑아들고

청풍; [이곳에서 피를 보고 싶지 않다.] 탁! 술잔을 탁자에 내려놓고

청풍; [조용히 물러간다면 죄를 추궁하지 않겠다.] 술병을 들어 술잔에 술을 따르려 하고. 하지만

슈욱! 유령같이 움직이며 양손으로 번갈아 청풍을 찔러오는 독검사랑. 팔이 수십 개로 늘어나며 청풍을 난도질한다. 하지만

청풍은 한숨을 쉬며 몸을 조금씩 움직여서 그 비수들을 피한다. 술을 따르면서.

독검사랑; (허깨비인가?) 뒤로 휙 물러서고

독검사람; (분명 지척에 있는데도 비수가 전혀 닿질 않는다.) 팽! 그와 함께 왼손의 비수를 진상파에게 던지는 독검사랑

[!] 비파를 켜면서 눈을 약간 치뜨는 진상파. 진상파의 얼굴로 비수가 날아들고. 하지만.

퍽! 옆에서 날아든 술병에 박히는 비수

술병을 던진 자세로 술을 마시는 청풍.

핑! 비수가 박힌 술병은 진상파의 옆을 지나가

퍼석! 진상파 뒤쪽 벽에 부딪혀 박살나는 술병

청풍은 술병을 던진 오른손을 내리며 술잔을 입에 대고 있다.

독검사랑; [크아!] 쩍! 쩌적! 다시 빗발치듯 비수로 청풍을 찌르고

이번에도 흐느적거리며 피하는 청풍. 술잔의 술을 모두 마시고 입에서 떼며. 순간

슈학! 비수를 든 쪽의 독검사랑의 소매 속에서 얇고 긴 검이 뱀의 혓바닥처럼 튀어나와 청풍을 찔러간다. 그 얇은 검은 리본처럼 말려 있다가 튀어나온 것

진상파; (비수는 눈속임이고 저 연검이 진짜였어!) 놀라 눈 치뜰 때

청풍; [!] 술잔을 아래로 내리면서 자기에게 날아드는 독검사랑의 긴 검을 형해 눈을 부릅뜨고. 순간

삐끗! 청풍을 찔러오던 독검사랑의 팔이 무언가에 비틀리고

독검사랑; (팔이 제멋대로...) 팟! 기겁하며 몸을 틀려 하고. 팔이 비틀리는 바람에 소매 속에서 튀어나온 긴 검은 청풍의 얼굴 옆을 스치고. 다음 순간

팟! 독검사랑의 손목을 움켜잡고 있는 청풍의 강철같은 손아귀. 몸을 약간 일으키며

독검사랑; (안돼!) 콰득! 사력을 다해 몸을 틀어 청풍의 손아귀에서 손목을 빼려는 독검사랑. 연검은 띠처럼 축 늘어지고. 하지만

푹! 강제로 비튼 청풍의 손에 의해 독검사랑의 비수는 그자의 목에 깊이 박힌다. 눈 치뜨는 독검사랑

진상파; [!] 약간 놀라며 눈을 치뜰 때

슥! 그제서야 독검사랑의 손목을 놔주는 청풍. 몸을 약간 일으킨 자세로.

독검사랑; [끄윽...] 쿵! 쿵! 부러지고 비틀린 손으로 쥔 비수를 자기 목에 꽂은 자세로 비틀거리며 물러나고

청풍은 다시 자리에 앉고

푸시시! 비수가 박힌 독검사랑의 목 부분 상처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진상파; [비수에 독이 발라져 있군요.] 한숨 쉬고. 그때

독검사랑; [지랄...] 팟! 목을 틀어 강제로 목에서 비수를 뽑아내고. 하지만

퍼억! 그대로 나뒹구는 독검사랑

진상파; [비록 자객이긴 하지만 공자께서 여자를 죽이는 건 처음 보는군요.] 띠리링! 비파를 켜며 한숨 쉬고

청풍; [여자가 아니오.] 쪼르르! 다시 술잔에 술을 따르며 말하고

[!] 흠칫! 하며 독검사랑의 시체를 보는 진상파

<사내...> 독검사랑의 시체 아랫도리 중심부가 약간 불룩하다. 그 배경으로 진상파의 깨달음을 나레이션

청풍; [살인상단에는 독 바른 검을 무기로 쓰며 종종 여자로 변장하여 상대를 방심시키는 자객이 있소.] 술을 술잔에 다 따르고

진상파; [십대자객 서열팔위인 독검사랑이로군요.] 깨닫고

청풍; [소저가 있는 자리에서 피를 보고 싶지는 않았건만...] [스스로 죽기를 원하니 어쩔 수가 없었소.] 한숨 쉬며 술을 마시고

진상파; [살인상단이 본격적으로 저희를 노리는 모양이군요.] 한숨

청풍; [그런 것같소.] 술을 단번에 마시고. 직후

꽝! 요란한 소리와 함께 청풍의 뒤쪽 벽이 무너지고, 미사일처럼 날아 들어오는 거대한 그림자, 쇠공같이 검고 단단한 맨머리.

쩡! 청풍 의자에 앉은 채 술잔을 들지 않은 왼손으로 그 머리를 막는다.

콰드드드! 의자에 앉은 채 진상파가 앉아있는 바로 옆까지 밀려오는 청풍, 하지만 한 손으로 여전히 미사일 인간의 박치기를 막고 있다. 다른 손으로는 술잔을 들고 있고. 수평으로 날아든 자는 땅딸막한 체격의 중인데 머리가 유달리 크다, 옷은 물론 승복이고 주먹만한 구슬을 엮은 염주를 목에 걸고 있다.

진상파; (블문에 전해지는 외공인 철두공(鐵頭功)을 익힌 자다!) (그렇다면 살인상단 서열육위 철두화상일 테고...) 눈을 약간 치뜨며 보고

콰드드! 철두화상의 몸은 허공에 수평으로 뜬 상태로 드릴처럼 맹렬히 돌아간다.

진상파; (철두화상의 몸은 금강불괴고 철두공은 부딪히는 모든 것을 부수는 힘을 지녔다고 전해진다.)

<게다가 저렇게 빨리 돌아가기 때문에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콰드드! 맹렬히 돌아가는 철두화상의 몸통과 머리.

진상파; (맨손으로 막았는데 괜잖으실까?) 띠리링! 걱정하면서도 비파를 켜고. 그때

[!] 눈 부릅뜨는 청풍. 순간

지지징! 철두화상의 머리를 막은 청풍의 손이 진동하고.

[!] 콰드드! 몸을 드릴처럼 돌리다가 눈 부릅뜨는 철두화상

바웅! 철두화상의 머리를 막은 청풍의 손바닥이 강한 진동을 일으키고

꽝! 엄청난 폭음을 내며 용수철처럼 튕겨나가는 철두화상의 몸뚱이.

펑! 벽을 뚫고 다시 밖으로 튕겨져 나가는 철두화상의 몸뚱이, 하지만

휘릭! 정원에 내려서는 철두화상. 눈을 부릅떴는데 입과 코로 피가 흐른다.

진상파; (막아내셨네.) 안도할 때

철두화상; [크아!] 두 주먹 불끈 쥐며 기합 지르고. 화악! 철두화상이 두 발로 버티고 선 지면에서 원형으로 돌풍이 확 일어나고

철두화상; [여덟째의 원수!] [죽인다!] 투쾅! 폭발적인 기세로 지면을 박차고 다시 날아든다. 머리로 박치기하려는 자세로

벌떡! 일어나며 돌아서는 청풍

투학! 청풍의 머리를 향해 날아드는 철두화상의 머리

피할 생각은 않고 고개를 좀 뒤로 젖히는 청풍

진상파; (설마!) 놀랄 때

확! 뒤로 젖혔던 머리를 강하게 앞으로 내치는 청풍.

꽝! 철두화상의 정수리와 청풍의 이마가 부딪히며 굉음을 일으키고

[컥!] 철두화상의 이마가 푹 들어가고 입과 코와 귀로 피가 뿜어진다.

펑! 다시 부서진 벽 밖으로 날아가는 철두화상의 몸뚱이

비틀하는 청풍

진상파; [공자!] 벌떡 일어나고

퍼억! 건물 밖으로 나뒹구는 철두화상의 몸뚱이

[끄윽!] 벌벌 떨던 철두화상

털썩! 늘어지며 죽는다

진상파; [괜잖으세요?] 놀라 청풍에게 다가가려 하고

청풍; [걱정 마시오. 술기운이 좀 도는 것뿐이니...] 흔들리던 몸을 세우고. 이어

청풍; [이 난장판이 되었으니 오늘밤을 여기서 지내기는 어렵게 되었소.] 진상파에게 다가가고

진상파; [그렇겠어요.] 한숨

청풍; [날벌레들이 또 꼬이기 전에 거처를 옮기도록 합시다.] 번쩍! 진상파를 두 팔로 안고. 얼굴 붉히면서도 청풍에게 안기는 진상파. 비파를 품에 안은 채

휘익! 철두화상의 시체가 널부러져 있는 정원을 배경으로 날아오르는 청풍. 두 팔로 진상파를 안은 채

진상파; (설령 천하를 적으로 돌린다고 해도 두려울 게 없어.) 청풍의 품에 안겨 날아가며

<나의 장부(丈夫;남편)인 이공자를 이길 수 있는 자는 하늘 아래 없을 테니...> 날아가는 청풍과 진상파의 모습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나레이션

 

#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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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

저녁 무렵. 신녀문

신녀문의 뒷산

어느 계곡. 나무가 울창.

스윽! 그곳으로 날아 내리는 냉상영. 후두가 달린 두터운 망토를 몸에 두르고 있어서 마녀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주변 살피며 계곡 안쪽으로 들어가는 냉상영

계곡 끝에 아주 굵은 두 그루의 나무가 서있다,

그 사이로 들어가며 무엇을 만지듯이 손을 내미는 냉상영, 순간

지이이잉! 앞의 허공이 진동되는 것처럼 하면서 돌연 별천지가 나타난다. 일종의 진법이다. 숲 속의 공터. 네 개의 기둥 사이에 서있는 조그마한 오두막이 나타난다. 이 네 개의 기둥들이 서로 기운을 흘러내서 오두막을 가리워버린 것.

오두막으로 들어가는 냉상영,

오두막 안, 어두컴컴한 창고 같다. 보기보단 넓고, 한쪽 끝에 태사의가 놓여있다. 어둠에 가려져 있는 태사의에 누군가 앉아있다.

문을 열고 들어선 냉상영의 모습만 밝게 보이고,

태사의에 앉은 사내; [후후후! 연락을 받자마자 한달음에 달려 오셨구려 신녀!] 음험하게 웃고. 이자는 신행태보다

신행태보; [염신장은 잘난 아드님 손에 고자가 되어 버렸고...] 얼굴이 비로소 드러나고

신행태보; [다른 신장들은 무황성과 황금전장을 상대하느라 바빠서 남자가 그리워진 거요?] 눈 번뜩이며 음험하게 웃고

휙! 그 사이에 냉상영은 신행태보 앞에 이르러 다짜고짜 손을 휘두른다.

짝! 신행태보의 뺨이 냉상영의 손에 맞아 홱 돌아간다. 졸지에 얻어맞은 표정이 되는 신행태보

냉상영; [못난 인간!] 신행태보의 뺨을 때린 자세로 이를 갈고

신행태보; [아들에게 당한 화풀이를 지금 내게 하는 거요?] 고개를 천천히 원래대로 돌리면서 쓴웃음

냉상영; [닥쳐라!] [작금의 이 심각한 상황이 네 과오 때문에 야기된 일인 걸 잊은 것이냐?] 분노하여 발을 구르고. 두 주먹을 허리에 댄 자세로

신행태보; [나 때문에 심각한 상황이 야기되었다?] 얼굴 굳어지며 냉상영을 노려보고

냉상영; [나는 네게 진상파가 황금전장으로 들어가는 걸 막으라고 했다.]

신행태보; [그 일은 잘못됐다고 이미 말하지 않았소?] [이제 와서 그걸 가지고 트집을 잡는 거요?]

냉상영; [닥쳐!] 바락.

신행태보; (이년이...) 굳어지는 얼굴

냉상영; [진가년이 황금전장에 들어가는 걸 막지 못했으면 죽여 버리기라도 했어야지!] 이를 바득 갈고

냉상영; [네가 헛된 욕심으로 그년을 탐내는 바람에 엉뚱한 결과가 생기지 않았느냐?] 노려보고

신행태보; [어쨌거나 황금전장과 신장궁이 결혼동맹을 맺는 건 저지하지 않았소?]

냉상영; [대신 청풍이 놈이 벽세황과 결별하는 걸 막지 못했다!] 단호하게

신행태보; [그게 왜...] 어리둥절

냉상영; [아직도 모르겠느냐?] [지금까지 청풍이 놈이 나와 신녀문에 이빨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황금전장, 정확히는 벽세황에게 매어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신행태보; (불이살검... 이청풍이 황금전장의 형편을 살피느라 폭주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지.) 끄덕

냉상영; [헌데 네 허튼 수작 때문에 청풍이 놈이 진상파와 맺어졌고...] [그 일로 인해 황금전장과 완전히 갈라서고 말았다.]

냉상영; [이게 어떤 결과를 야기할 것 같으냐?]

신행태보; [이청풍은 마음에 품고 있던 원한을 마음껏 해소하려 들겠소.] 비로소 깨닫고 얼굴 굳어지고

냉상영; [일단 청풍이 놈의 원한의 대상을 천신부의 배신자들쪽으로 돌려놓았다.]

냉상영; [하지만 그놈이 나와 신녀문에 검을 돌리는 것은 시간문제다.] 초조하게 손을 부비며 오가고

신행태보; [그래봤자 놈은 외로운 늑대요.] 항변,

신행태보; [옛말에도 한 주먹이 두 주먹을 이기지 못한다고 했는데...] + 냉상영; [넌 모른다.] 신행태보의 말을 막고

신행태보; [모른다니... 뭘 말이오?] 찡그리고

냉상영; [청풍이놈은... 자기도 모르는 막강한 배후를 가지고 있다.] [당금 천하의 환란도 사실 청풍이의 배후인 <그녀>의 손에 의해서 조장되고 있는 것이다.] 입술 깨물고

신행태보; [무황성과 신녀문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장난치는 여자가 있다는 말이오?] [신이 아니고서는 그럴 수 없소.] 불신

냉상영; [너는... 너는 그녀의 무서움을 모른다!] [아니, 결코 알 수 없겠지.] 겁에 질린 표정으로 횡설수설. 실내를 왔다갔다하며

냉상영; [내가 너와 사신장에게 가르쳐준 무공들도 사실은 삼성동 내에서는 서열 일백위 밖의 치졸한 것들에 불과하다!] 입술 깨물고

냉상영; [난 그녀를 대신하여 신녀문을 이끄는 대가로 그 무공들을 전수받았던 것뿐이다!] 두려움에 떨고

신행태보; [신녀의 무공이 삼성동의 서열 백위 밖의 절기들이라?] [후후! 믿기 어려운 얘기로군!] 냉소.

냉상영; [넌... 아니 세상 사람들도 전혀 모른다!] [무림을 사실상 지배하고 조종하는 것이 진정한 고수 몇명이라는 사실을...!]

신행태보; [그만 가겠소.] 힐끗 천장을 보고,

신행태보; [이청풍이든 진상파든 다 죽여 버리면 될 것 아니오.] 콰아아! 펑! 어기충소로 천장을 뚫고 올라가는 신행태보.

냉상영; [신행태보!] 뚫린 천장을 통해 까마득히 멀어지는 신행태보를 보며

냉상영; [너에 대한 내 기대가 부디 어리석은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 한숨.

 

#184>

<-황금전장> 낮

비둘기가 날아들고

 

벽세황의 거처. 서금희와 북수희가 입구에서 경비를 서고 있고

중토희; [야차선녀께서 임무를 완수하셨다는 전서를 보내왔사옵니다.] 창가에 놓인 안락의자에 앉은 벽세황의 뒤에서 보고하고. 근처에 동목희와 남화희도 대기하고 있다.

중토희; [열흘 후 연왕이 봉선(封禪)의 의식을 치루기 위해 태산에 들를 때 상공을 무림왕으로 봉하기로 했다 하옵니다.]

벽세황; [왕이라...] 웃고

벽세황; [이름뿐인 봉작(封爵)이라도 기분이 나쁘진 않군.] 웃고

중토희; [무림의 제왕으로 인정받는 일이니 오천만 냥은 싸게 먹힌 것이라는 장주님의 말씀이 계셨사옵니다.]

벽세황; [아버지가 기뻐하시는 것같으니 다행이다.] 웃고. 이어

벽세황; [불이는?] 흠칫하는 미녀들,

중토희; [신녀문으로 갔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벽세황; [신녀문...]

동목희; [그곳에 들러 천안신녀를 만나고는 다시 떠났다고 하옵니다.]

벽세황; [천안신녀를 만났단 말이지?]

중토희; [염신장을 고자로 만든 처지에 신녀문을 찾아갔다는 게 심상치가 않사옵니다.] 눈치 살피며

벽세황; [우리 황금전장을 버리고 신녀문과 손을 잡은 것이라 의심하는 것이냐?]

중토희;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가정 아닐지요?]

벽세황; [그놈... 죽여 버릴까?] 웃고

깜짝 놀라는 중토희와 동목희, 남화희. 그러다가

중토희; [명령하신다면 따르겠사옵니다.] 고개 숙이고

벽세황; [아니야! 하하하! 머리가 어지러워 혼자 해본 말이야!] 고개 젓고

<괜히 해보는 말씀이 아니다.>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당신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것이나 다름없는 불이살검의 행위를 용서할 수가 없으신 것이다.> 중토희와 여자들 입술 깨물며 눈을 빛내고,

벽세황; [괜한 생각 말고 그만 나가서 일들 봐!] 한숨

[예!] 중토희와 두 여자 고개 숙이고

밖으로 나간다. 혼자 남는 벽세황

벽세황; (솔직한 심정이다. 불이를 죽여 버리고 싶은 것이...) 입술 깨물고

벽세황; (나도 인간인데 거푸 내 삶을 좌절시킨 너를 어찌 미워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이냐?) 주르르!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운명인 줄 알지만... 하늘은 불이 너만을 너무 총애하는 것같아 마음이 쓰리구나.> 벽세황의 고독한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185>

<-천주산(天柱山)> 깊은 밤. 하늘에는 반달

아주 깊은 숲속, 이리저리 헤매고 있는 신소심과 벽소소, 신소심이 칼을 하나 들고 앞장서서 나뭇가지를 쳐서 길을 헤치고, 벽소소는 말없이 따라간다.

신소심; [젠장! 강호에 한 번도 나온 적 없으면서 무작정 치달리더니 꼴좋다.] 퍽! 퍽! 칼로 가로 막는 나무를 쳐내며 궁시렁 거리고

신소심; [밤만 아니었어도 이만큼 깊이 들어오진 않았을 텐데...] [무림고수가 산속에서 길을 잃다니 남들이 믿을까 몰라.]

벽소소; [여기는 어디지?]

신소심; [몰라!] [난 네가 아는 줄 알았잖아!] 신경질적으로

벽소소; [나한테 소리 치지마!] 같이 버럭 고함

신소심; [뭐?] 화가 나서 돌아보고

벽소소; [난... 지금 누구한테도 욕 듣고 싶진 않아.] [나도 나를 원망하고 있으니까.] 억울한 표정

신소심; [아깝다 아까워! 너를 잡아가면 단단히 공을 세우는 건데...] 흘겨보고

벽소소; [실력 있으면 얼마든지 해봐!] 노려보고

신소심; [삐질 것 없어!] [그냥 심심해서 해본 소리...!] 말하다가 흠칫.

반짝! 계곡 안쪽에서 불빛이 보이고

신소심; [인가다!] 그쪽을 가리키며 외치고. 벽소소도 흠칫! 하며 그쪽을 보고

신소심; [인가가 있어! 드디어 이 지겨운 숲을 벗어날 수 있게 된 거야!] 휘익! 그쪽으로 날아가고. 벽소소도 따라서 날아가고

 

#186>

두 사람이 날아든 곳. 깊은 계곡인데 나무가 울창. 그 나무들 사이에 몇 채의 커다란 초가집이 보인다. 최근에 지은 듯한 그 집들 뒤로는 높은 굴뚝이 서있다. 깊은 밤이라 밖에 나와 있는 사람은 없고

휘익! 휙! 초가집들 앞쪽의 마당으로 날아 내리는 신소심과 벽소소.

신소심; [안에 누구 있어요?] 가운데 초가집으로 다가가며 말하고. 그러자

오두막에서 흘러나오는 소리 [아무도 없다.]

신소심; [엥?] 어이없고

신소심;. [호호호! 그럼 말하는 사람은 누구죠?]

대답이 없고.

신소심; (요것 봐라!) 장난스러운 표정이 되는 신소심.

신소심; (이 아가씨와 놀아보자 이거지?) 살금살금 가서

신소심; [왁!] 오두막 문을 확 열며 고함지르는 신소심. 하지만 다음 순간

신소심; [으헥!] 오히려 신소심이 놀라 기겁하며 물러선다.

벽소소; [뭔데 그렇게 놀라는 거야?] 다가와서 안을 들여다보고. 그 직후

벽소소; [!] 역시 놀란 표정,

쿵! 오두막 안쪽, 어두컴컴한 데 수십 개의 눈동자들이 빛을 내며 벽소소와 신소심을 쳐다본다. 누워있던 사람들이 일어나며 살기 어린 눈빛을 뿜어내는 것.

[틀림없지?] [전에 직접 본 적이 있소! 살인상단 소속의 독호접이란 년이오!] 방안의 사람들이 일어나며 눈을 번뜩이고

신소심; (잘못 걸렸다!) + [하하하... 내가 뭘 잘못 생각한 모양이네.] 뒷걸음질

신소심; [아무도 없는데 방해해서 미안해요.] 억지로 웃으며 물러서고

신소심; [그럼 난 이만...] 돌아서며 바이바이. 바로 그때

[네년이 갈 곳은 없다!] [여기가 네년이 뼈를 묻을 곳이다!] 휙! 휘익! 숲에서 십여명의 사내들이 날아 내리며 외치고. 젊은 청년들인데 손에 손에 석궁과 화승총을 들었다.

신소심; (이자들은...) 눈 부릅

내려서는 청년들의 수중에 들려진 석궁과 화승총들

신소심; (신장궁의 인간들이다!) 굳어지고. 벽소소는 남의 일이라는 듯 무심한 표정이고

신소심; (지금쯤 신장궁의 뇌옥에 갇혀 있어야할 자들이 이런 곳에 숨어있다는 건...)

신소심; (내가 황금전장에 갇혀있는 동안 신장궁에 변고가 생겼구나!) 긴장하며 둘러보고. 그때,

신토괴로; [위진천! 그 죽일 놈의 사주를 받고 왔겠지?] 초가집 밖으로 나서는 구부정한 늙은이. 신장궁의 원로들중 최고령자인 신토괴로.

철장파파; [한 년이 더 있소.] 슥! 윗부분이 둥글게 휘어진 무쇠 지팡이를 든 괴팍스러운 인상의 노파가 따라나서고. 이 노파도 신장궁의 원로중 한명인 철장파파.

찰장파파; [어린년은 노신이 맡을 테니 영감은 나이 든 년을 잡으시오.]

신토괴로; [그럼세] 신소심에게 다가가고

신소심; (저 늙은이들은 신장궁의 최고 원로들인 신토괴로(神土怪老)와 철장파파(鐵杖婆婆)!) 뒷걸음질 치며 긴장해서 침 꼴깍

신소심; (한명이라면 모르지만 두 늙은이가 함께 덤비면 감당이 안되는데...) 긴장할 때

황보신; [살인상단의 인간백정이라면 살려둘 수가 없지요.] 철장파파의 뒤를 이어 나오는 황보신. 오른쪽 손이 팔목에서 잘려있는 상태 주의. 잘린 팔목에 후크선장의 그것 같은 갈고리가 달려있다. 황보신 뒤로도 십여명의 사람들이 집에서 나온다

신소심; (신장궁의 총관인 황보신까지...)

신소심; (어째 기분이 싸해지는 걸!) 침 꼴깍

황보신; [먼저 들여다본 년은 독호접이란 년이 분명한데 다른 년은 또 누구...] + [!] 철장파파 옆으로 나서다가 눈 치뜨고

만사 귀찮다는 표정으로 서있는 벽소소

황보신; (소소아가씨!) 식은땀 을리고

<황금전장에 있어야할 소소아가씨가 어떻게 이 곳에 나타났단 말인가?> 짜증난 표정으로 하늘 보고 있는 벽소소 배경으로 황보신의 생각 나레이션. 그때

철장파파; [흥! 살인상단의 인간백정들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것들만 찾아왔군.] 신소심과 벽소소를 보며 눈을 희번덕이고

신토괴로; [가장 위험해? 저것들이?] 멈춰서며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돌아보고

철장파파; [영감은 그 나이 먹도록 어린 것과 계집이 가장 위험하다는 걸 모르시오?] 눈 흘기고

신토괴로; [그런 말이 있었나?] 갸웃할 때

벽소소; [난 살인상단 소속이 아니에요.] 짜증난 표정

사람들 흠칫! 하며 벽소소를 보고

벽소소; [당신들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사이니 싸우고 싶지도 않아요.]

철장파파; [살인상단과 같이 움직이는 것 치고 좋은 종자는 없어.] 눈 희번덕이며 벽소소에게 다가가고

벽소소; [당신들은 신장궁의 잔당들이겠지요?] 냉소

[잔당?] 눈썹이 꿈틀하는 철장파파와 신장궁 사람들

황보신; (제발 이 사람들을 도발하지 마시오 아가씨!)

황보신; (살인상단에 당한 일이 있어서 모두 악에 바쳐있는 상태니...) 초조하고. 반면

신소심; (옳지 잘한다!) 휘이! 소리 안나게 휘파람을 불며 벽소소를 보고

신소심; (그렇게 시간 좀 끌어라. 길을 찾기 위해 사방으로 보낸 내 귀염둥이들이 모일 때까지...) 소리없이 휘파람 불며 생각할 때

벽소소; [나를 죽이는 일도 쉽지 않겠지만 만일 그랬다가는 당신들도 무서운 보복을 당해야 할 거예요.]

철장파파; [어린년이 협박을 할 줄도 아는군. 노신 철장파파 앞에서 감히 그런 망발을...] 쾅! 지팡이로 바닥을 찧으며 눈을 부라리고

벽소소; [큰소리 칠 실력이 있는지 한번 볼까요?] 철장파파와 신토괴로를 향해서 손바닥을 확 펼친다. 순간 그녀의 손에서 날아가는 빛줄기들. 몇 개의 암기다.

철장파파; [암기 따위로 뭘 해보자는 거냐?] 휘릭! 지팡이를 휘두르고. 그러자

땅! 따당! 지팡이에 맞아 허공으로 튕겨지는 벽소소의 암기들 .

벽소소; [독호접! 도망쳐요!] 철장파파는 보지 않고 손을 허공으로 젓고. 순간

멈칫! 철장파파의 지팡이에 맞아 퉁겨졌던 암기들이 허공에서 멈칫허더니

핑! 쐐액! 아주 빠르게 신소심을 포위한 무사들에게 날아간다

[억!] [컥!] 암기에 격중되어 비명 지르며 휘청하는 신장궁의 무사들. 그 바람에 포위망에 틈이 생기고

신소심; [고마워 동생!] 휘익! 질풍같이 날아올라 휘청이는 자들 머리 위로 지나가고, 숲으로 날아들어간다.

[어딜!] [서라 살인상단의 암캐!] [죽어라!] 숲으로 날아드는 신소심을 향해 석궁과 화승총을 돌려서 쏘려는 신장궁 무사들. 바로 그때

삐익! 날아가며 휘파람을 부는 신소심. 그러자

화악! 확! 허공에서 수십 마리의 나비들이 날아 내려서 석궁을 쏘고 화승총을 발사하려던 신장궁 무사들을 덮친다.

[헉! 조심해라!] [독호접이 부리는 독나비들이다!] 철장파파와 신토괴로가 다급히 외치지만

퍼펑! 펑! 신장궁 무사들 위에서 폭발하는 나비들. 그와 함께

화악! 연기와 독가루가 장내를 뒤덮는다

[헉!] [독... 독이다!] [컥!] 연기와 독가루를 뒤집어쓴 신장궁 무사들이 비명 지르며 나뒹굴고. 그 사이에

신소심; [호호호! 꼴 좋구나!] 숲속으로 날아 들어가며 깔깔 웃고

[컥!] [끄윽!] [안... 안돼!] 털썩! 퍼억! 비명 지르며 나뒹구는 신장궁 무사들

철장파파; [가... 가까이 가면 안된다! 지독한 독이 섞여있는 모양이다.] 구하러 달려가려는 다른 신장궁 무사들을 막으며 외치고.

[하... 하지만 지금 구하지 않으면...] [저러다가 죽겠습니다.] 무사들 당황하고. 바로 그때

[쯧쯧! 악독한 심보로군! 독과 폭약을 함께 쓰다니...] 휘익! 허공에서 장내로 내려서는 해학적인 인상의 노인. <건곤일척 자료집 제2페이지> <용로> 캐릭터. 긴 곰방대를 허리춤에 꽂고 있다. 이 노인이 삼절신통이다.

[조(趙)대협!] 사람들 환호할 때

삼절신통; [와라!] 화악! 독가루가 난무하는 현장을 향해 손바닥을 펴고. 그러자

화악! 고오오! 삼절신통의 손바닥이 진공청소기처럼 독가루와 연기를 빨아들인다.

[오오오!] [대접인공력으로 독기를 빨아들인다!] 사람들 안도하고.

화악! 그러자 독기가 맹렬히 삼절신통의 손바닥으로 빨려 들어가며 현장의 모습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석궁과 화승총으로 무장했던 신장궁의 젊은 무사들은 바닥에 뒹굴며 괴로워하고 있고

삼절신통; [독기는 모두 제거했고...] 화르르! 푸시시! 손바닥에서 연기를 내며. 다른 손을 품에 넣고

삼절신통; [해독약이네. 어지간한 독은 다 해독할 수 있으니 복용시키도록 해.] 작은 병 하나를 꺼내 황보신에게 내밀고

황보신; [고맙소이다 조대협!] 하나뿐인 손으로 받고

서둘러 젊은 무사들에게 달려가는 황보신. 다른 사람들도 달려가고

곧 젊은 무사들에게 약을 나눠 먹이는 황보신과 신장궁 사람들. 그걸 배경으로 철장파파와 신토괴로가 삼절신통과 인사하고

 

#187>

신소심; (삼절신통(三絶神通) 조천행(趙天行)!) 숲속에 숨어서 그 장면을 보는 신소심.

<오행륜중 화룡동(火龍洞)의 당대 동주라는 괴짜로 지난 오십여 년간 단 한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절세고수!> 신토괴로와 뭔가 얘기를 나누는 삼절신통의 모습 배경으로 신소심의 생각 나레이션. 삼절신통은 키가 평균 이상으로 크고 신토괴로는 평균보다 작다.

신소심; (신장궁의 무리들이 용케 이런 곳에 숨어있다 했더니 저 노괴가 뒷배를 봐주고 있었구나!) 뒷걸음질 치고

심소심; (삼절신통은 단주님이라 해도 이긴다는 보장이 없는 괴물! 가능한 멀리 달아나는 게 최성이야.) 겁에 질려 숲으로 사라진다.

신소심; (나 혼자 달아나려니 벽가년에게 좀 미안하긴 하네.) 달려가며 벽소소를 떠올리고

 

#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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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콰쾅! 진동하는 오층탑. 탑 밖에서 깜짝 놀라는 내총관과 신녀문 사람들

[이... 이게 무슨...] [신녀님께 무슨 일 생긴 거 아니야?] 사람들 웅성

내총관; (결국 이리 되는구나.) 알아차리고

내총관; (소문주님이 분이의 복수를 하려고 문주님을 공격하고 있어!) 초조

 

탑 내부에서의 격전.

냉상영이 외워대는 주문에 따라 더 많은 나사못들이 날아들고.

눈에 보이지 않게 검을 휘둘러 나사못들을 튕겨내며 앞으로 돌진하는 청풍.

쉬익! 앞으로 내뻗어지는 청풍의 일본도. 검이 엿가락처럼 쭉 늘어나 냉상영의 목젖을 노리고 날아간다.

냉상영; [흐윽!] 막거나 피하지 못하고 경악하는 냉상영.

하지만 그 직후 갑자기 얼굴에 쓰고 있던 면사를 확 벗어버리는 냉상영. 순간.

[!] 눈 부릅떠지는 청풍의 얼굴.

면사가 벗겨지며 드러난 것은 분이의 얼굴. 냉상영이 분이로 위장한 모습. 분이 모습일 때는 분이로 표기

<분이?> 분이의 얼굴 바로 앞에서 우뚝 멈춰지는 청풍의 일본도.

진상파; [조심해요!] 뒤에서 비명.

쌔액! 웃는 분이의 얼굴

청풍; [!] 깨닫고 눈 부릅

퍼엉! 밝게 빛난 분이의 손바닥이 장풍을 쏟아내 경악으로 굳어져 있던 청풍의 가슴을 강타한다.

콰아앙! 들썩이는 청풍의 뒷모습. 가슴 앞에서 빛이 폭발한 모습.

진상파; [흑!] 입을 가리는 진상파.

분이; [호호호! 불이살검이란 이름도 첫 사랑 앞에서는 별 수 없구나!] 화락! 깔깔 웃으며 뒤로 훌쩍 물러서는 분이.

분이; [아직 멀었다!] [이 정도 속임수에 넘어갈 정도라면 넌 여전히 질질 짜는 어린애에 불과해!] 자신의 얼굴을 손으로 쓰다듬고.

그러자 다시 얼굴이 변하며 냉상영의 본래 모습이 됨.

진상파; [괜잖아요?] 달려오고.

우뚝 서있는 청풍. 입에서는 피. 냉상영의 장풍에 가격당한 가슴 부분의 옷이 찢겨나가고 심한 상처가 나있다. 살갗이 찢어지고 뼈가 일부 드러날 정도의 중상.

청풍; [신경쓰지 마시오. 별 것 아니오!] 부축하려는 진상파의 손을 뿌리치고.

냉상영; [별거 아니라고?] [삼성동이 자랑하는 단맥절혼장(斷脈絶魂追掌)에 맞았으니 호기를 부리면 안될 게다!] 비웃고.

냉상영; [금강불괴라도 단맥절혼장에 직격당하면 죽을 수밖에...] + [!] 말하다가 눈 부릅뜨는 냉상영.

치치치! 마치 고무가 녹아들 듯 상처가 난 청풍의 가슴 부분이 원래대로 복구된다.

냉상영; [말... 말도 안되는 회복력...!] 사색이 되어 비틀 물러서고.

진상파; (역명신액의 약효가 발동했구나.) 안도하고

청풍; [당신은 날 죽이지 못하오!]

퍼뜩! 정신 차리는 냉상영.

냉상영; [그건 너도 마찬가지다!] 쾅! 발을 구르고. 그러자

펑! 펑! 펑! 단상 주변에서 여섯 개의 기둥이 폭음과 함께 바닥을 뚫고 올라온다. 보통 기둥이 아니라 관의 형태를 한 기둥들이고.

진상파; (관?) 놀라며 품에 안은 비파의 현에 손을 대고. 그때

냉상영; [모습을 드러내라 육마신(六魔神)!] 딸랑! 딸랑! 방울이 여러 개 뭉쳐진 작대기를 쳐들고 외치고. 그러자

펑! 펑! 여섯 개의 관 뚜껑이 부서지듯 열리며

저벅! 스윽! 각각의 관에서 한명씩의 괴인이 나온다. 얼굴에는 철가면. 손에는 도, 검, 창, 사슬등 각가지 무기. 몸은 두터운 망토로 가린 자들. 아주 강해 보인다.

진상파; (이자들!) 둘러보고.

진상파; (강해! 개개인이 사신장에 필적할 정도로...!) 긴장.

청풍; [활강시(活畺屍)로군!]

진상파; [활강시!] 놀라고.

냉상영; [호호호! 잘 봤다! 마교의 비전을 얻은 건 너 뿐만이 아니다!]

냉상영; [삼백년전, 마교는 천신부와 삼성동의 협공 아래 철저하게 파괴되었었다.]

<사비세의 두 문파가 손을 잡은 것은 그때가 유일했지!> 폐허가 된 마교의 총단. <三聖洞>과 <千神府>의 깃발을 든 사람들. 그 깃발 아래에서 서로 포권하는 두명의 신선같은 노인들.

냉상영; [결국 교주인 천마 방각을 비롯하여 요인들 대부분이 죽임을 당하면서 마교는 세상에서 사라졌다.]

냉상영; [하지만 마교의 저주까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냉상영; [네가 얻은 저주심인결을 비롯하여 마교의 삼대마법(三大魔法)은 고스란히 세상에 남겨진 때문이다.]

냉상영; [육마신은 그중 하나인 강시대법(畺屍大法)으로 만들어진 마물들이다.]

냉상영; [마교의 역대 교주들의 시신을 강시대법으로 부활시킨 무적의 존재들인 것이다!] 득의하지만

청풍; [영혼이 없는 꼭두각시들 정도로 당신의 목숨을 지킬 수 있을 것 같소?]

냉상영; [육마신이라면 네 아비 이무외라도 죽일 수 있다!]

청풍; [한번 시험해 보시오!]

움찔! 냉상영.

청풍; [육마신이 아무리 강해도 당신의 목숨을 지켜주지는 못할 거요!] 쿠오오! 청풍의 몸에서 일어나는 음산한 살기

지잉! 일본도도 미미한 진동을 일으키고 있고

냉상영; (살기는 제 아비보다 오히려 강하다!) + [그럴 지도 모르지!] 겁에 질려서 억지로 웃고.

냉상영; [어쩌면 육마신도 널 못 죽일지도 몰라!]

냉상영; [하지만 너와 함께 온 저 계집도 그럴까?] 진상파를 가르키고.

진상파; [제 걱정은 하지 마세요!] 띠리링! 비파를 조금 켜며

냉상영; [호호호! 열녀 났구나!]

냉상영; [죽을 때까지 짐승같은 사내들에게 겁탈 당하면서도 그런 소릴 할 수 있는지 보자 계집!] 마녀같은 표정.

진상파 바르르 떠는데.

청풍; [당신이 죽으면 신녀문도 끝난다는 것을 알고 있소!]

움찔! 냉상영.

냉상영; [호호호! 동심고에 대해서도 알고 있구나. 역시 대단해!]

냉상영; [하지만 넌 어떨까?]

냉상영; [첫사랑에 불과한 분이를 잃고도 삼년을 방황했으니 살까지 섞은 저 계집을 잃으면 또 몇 십년을 회한 속에서 살겠지?]

청풍 침묵.

냉상영도 긴장하며 청풍을 보고.

숨 막히는 긴장. 치열한 신경전.

그러다가 청풍 일본도를 천천히 망토 속에 넣는다.

진상파; [상...상공! 저 때문에 그러실 필요는...!]

청풍; [아직 때가 아닐 뿐이오!]

냉상영; (살았다!) + [조금쯤 현명해지기는 했구나!] 웃으며 안도.

청풍 침묵.

냉상영; [사실 나는 모든 사람들의 앞날을 다 점칠 수도 있지만 몇 사람만은 예외고 너도 그 중 한 사람이다.]

냉상영; [과연 네가 어떤 괴물이 될지 종잡을 수도 없다!] [어쩌면 날 죽이는 게 너일지도 모르지!]

청풍; [한 가지 대답만 확실히 들으면 물러가겠소!]

냉상영; [내가 네 어미냐는 것이겠지?]

청풍 고개 끄덕.

냉상영; [너의 가장 큰 번뇌를 아무 대가 없이 벗어던질 생각을 한 건 아니겠지?]

청풍;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해주겠소!]

냉상영; [호호호! 그 호방함도 애비를 닮았구나!]

청풍 빙긋 웃는다.

냉상영; [좋다 한 번 놀아보자!] [준비한 것을 가져와라!] 구석으로 물러났던 시녀들에게 말하고.

[예 신녀님!] 종종 걸음으로 다가오는 두 여자. 한 여자는 두 개의 술잔이 얹혀진 쟁반을 들었고 한 여자는 두루마리가 얹혀진 쟁반을 들었다.

냉상영; [내 잘난 아드님에게 가져다 주어라.] 시녀들에게 말하고

시녀들이 두려움에 떨며 청풍에게 다가오고

두 여자중 술잔을 얹은 쟁반을 든 여자가 먼저 청풍에게 다가온다

진상파; [둘 중 하나에는 독이 들었겠군요.] 찡그리며

냉상영; [맞다.]

냉상영; [맛도 똑같고 향기도 똑같지만 그 두 잔 중 하나에는 마시면 즉사하는 극독이 들어있다.]

청풍; [내 운명을 스스로 시험하라는 거요?]

냉상영; [그걸 마시고도 살 수 있다면 네가 가장 알고 싶어하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사악하게 웃는데

청풍 두 개의 잔 중에서 하나를 아무렇게나 골라잡는다.

진상파; [잠깐만 기다려요. 독을 찾아내는 방법이 있을 거예요.] 급히 말리려다가

경악하는 진상파. 청풍이 벌써 하나를 마셔버리고 잔을 내린다.

진상파; [상... 상공!] 긴장된 표정으로 보지만.

탁! 청풍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그 잔을 쟁반에 내려놓는다. 겁에 질린 쟁반 든 시녀

냉상영; [정말 어쩔 수 없는 이무외의 씨로구나. 무모한 것까지 빼닮고...] 노려보고. 술잔이 얹혀진 쟁반 든 시녀는 급히 뒤로 물러서고 있고

청풍; [이제 대답하시오! 당신은 정말 나를 낳은 분이오?] 노려보고

냉상영; [아니다!]

진상파; (역시...!) 안도.

청풍; [무제 이무외란 분이 내 아버지이기는 한 거요?]

냉상영; [사실이다!]

청풍; [그럼 날 낳아주신 친어머니는 어떤 분이시오?]

냉상영; [호호호! 그건 말해줄 수 없다!]

진상파; [약속하셨잖아요!]

냉상영; [내가 친 어미인지 아닌지를 말해준다고 했을 뿐이지 생모가 누군지를 가르쳐 준다고는 하지 않았다!] 흘겨보며

진상파; [남북이패중 한 문파의 주인께서 너무 하시는 거 아니에요?] 한숨

청풍; [됐소! 그녀가 어머니가 아니라는 사실만으로도 된 거요!]

청풍; [돌아갑시다!] 돌아서고

냉상영; [기다려라!]

청풍; [생각이 바뀐 거요?] 돌아보고

냉상영; [그런 모험을 할 배짱이 내겐 없다.] 두 번째 시녀에게 손짓하고

두루마리가 얹혀진 쟁반을 들고 겁에 질려 청풍에게 다가오는 시녀

냉상영; [어려운 발길을 했으니 선물을 하나 주려는 것뿐이다. 가져가라!] 고개짓하고

청풍 묵묵히 두루마리를 집어들고.

냉상영; [너의 아비를 모살하는데 가담한 원수들의 명단이다!]

진상파; [차도살인은 아니구요?]

냉상영; [그럴 수도 있지!] 뻔뻔하게 웃고.

냉상영; [확인해보면 알겠지만 그자들은 대부분 천신부의 주구(走狗)들이다.] [그리고 네 아비가 동문들에게 찢겨 죽었다는 것도 사실이다!]

청풍; [이들이 당신에게도 죄를 지었소?] 두루마리를 들어보이고.

냉상영; [지었고 말고!]

냉상영; [나 역시 네 아버지를 사랑했다. 비록 날 버리고 네 어미를 선택했지만!] 마녀같은 표정이 되고

냉상영; [내게서 정인을 앗아간 놈들은 모두 죽어 마땅해!] 광기 어린 얼굴.

 

#179>

신녀문 정문을 나가는 청풍의 마차, 청풍의 말 고삐를 잡고 있고. 무사들이 그런 청풍을 겁을 먹은 표정으로 보고 있고. 신녀문으로 통하는 넓은 길에는 사람과 우마차들이 오가고 있고

우마차들 사이로 멀어지는 청풍의 마차.

 

#180>

신녀문 안쪽의 오층탑

맨 위층의 창가에서 청풍의 마차가 멀어지는 걸 보고 있는 냉상영.

냉상영; [망할 놈!] 이를 바득 갈고

냉상영; [갈수록 제 애비를 닮아가는구나!]

냉상영; [염신장 말대로 우릴 죽인다면 저놈이 되겠지.]

냉상영; [물론 순순히 네 손에 죽어줄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단다 청풍아!] 사악하게 웃고

 

#181>

신녀문이 멀리 보이는 언덕 위. 두 명의 남녀가 서서 언덕 아래로 이어진 길을 보고 있다. 길에는 사람들과 우마차가 많이 오가고 있고. 그 중에 청풍이 모는 마차도 있다. 두 명의 남녀는 바로 환설과 타노. 환설은 테두리에 천을 두른 평립을 쓰고 있다.

마차를 몰고 있는 청풍의 얼굴 크로즈 업

환설; (공자님...) 눈물이 글썽

타노;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불이살검과 진소저를 뵙는 게 어떻소?] 눈치 보며 말하지만

환설; [아니에요. 되었어요.] 고개 젓고

환설; [두 분이 무사하신 걸 제 눈으로 확인한 것으로 충분해요.] 돌아서며 타노가 눈치 채지 못하게 눈물을 닦고

환설; [전 이만 신장궁의 생존자들과 합류해서 신장궁을 탈환할 준비를 하겠어요.] 언덕을 걸어내려간다.

환설; (불이공자님을 뵐 면목이 없어진 몸, 신장궁의 재건에 전념하는 것이 아가씨에게 입은 은혜를 보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멀어지고

타노; (여자의 몸이지만 보기 드물게 의지견정한 소저다.) 멀어지는 환설을 보며 감탄하는 타노

<모진 고난에도 꺾이지 않은 저 심성이 머잖아 보상을 받게 되겠지.> 언덕을 걸어내려오는 환설의 앞모습 배경으로 타노의 생각 나레이션

 

#182>

경치 좋은 강변. 큰길에서 약간 벗어난 곳. 청풍과 진상파가 탄 마차가 강가에 서서 말 들이 물을 마시고 있다

마차안, 진상파와 청풍이 마주 보고 앉아있다. 청풍은 운기조식하는 모습이고

이윽고 눈을 뜨는 청풍.

진상파; [운기조식해보시니 어떠신가요?] 걱정

청풍; [별 이상 없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오.]

진상파; [운 좋게도 독배를 피하셨군요.] 안도하지만

청풍; [피하지 못했소.] 쓴웃음

진상파; [혹시!] 놀라고.

청풍; [아마도 두 잔 모두 독배(毒盃)였을 것이오.] [내가 마신 잔에 든 독은 그 여자가 말한 대로 반드시 사람을 죽이는 맹독이었고...]

진상파; [그럼에도 무사하신 건...] 안도. 흥분

청풍; [역명신액 덕분이오.] 끄덕이며 손바닥을 내밀고.

손 바닥 중앙에 동전만한 검은 점이 돋아나 있고.

청풍; [역명신액의 약효는 몸에 들어온 나쁜 것은 철저하게 배척해서 퇴출시켜버리오.] 츠으! 말하는 사이에 검은 점은 완전히 돋아나서 작은 구슬처럼 변한다. 그걸 보고 놀라는 진상파

진상파; [역명신액은 정말 신비한 영약이었군요.]

청풍; [역명신액의 힘을 믿었기에 망설일 것도 없이 아무 잔이나 마실 수 있었던 거요.] 푸스스! 검은 구슬을 열기고 태워버리며

진상파; [두 잔 모두 독배인 줄 알면서도 왜 거절하지 않으신 건가요?] 그걸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짓고

청풍; [한 번 더 확인하고 싶었소!] 쓴웃음. 이제 손바닥에서 연기는 거의 사라졌고

청풍; [자식에게 진짜 독배를 건네는 어머니는 없을 테니...]

진상파; (독배를 마시고도 홀가분한 표정이었던 게 그 때문이었구나.) 깨닫고

<천안신녀처럼 악독하고 부정한 여자가 자신의 생모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기에...> 냉상영의 사악한 표정을 떠올리는 진상파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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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

객점 후원. 대충 정원 형태를 갖춘 곳에 독채 건물이 한 채 있다. 쟁반에 주전자와 물잔을 얹은 채 그 건물로 오는 점원. 그 뒤를 따라오는 청풍. 두 팔로 진상파를 안고 있는데 비파를 품은 진상파는 지쳐 잠이 들었다.

점원; [이 건물입죠.] 독채 건물의 입구로 가며

점원; [저희 객점에서 가장 좋은 객실이기도 하니 마음에 드시리라 믿...] + [어?] 한손으로 문을 열다가 눈이 동그래지고.

방안의 창가에 서있던 중년인이 고개를 돌린다. 번뇌신존이다. 방안은 거실이다. 침실은 따로 있고.

청풍; [!] 놀라지만 말은 하지 않는 청풍.

번뇌신존; [또 보는군.] 돌아서서 웃고

점원; [방금 전에 청소할 때까지는 아무도 없었는데...] 당황하고

번뇌신존; [나는 곧 갈 테니 들어오시게.] 탁자 앞의 의자로 가며 말하고

점원; [아시는 분이신지요?] 청풍에게 묻고

청풍 대답 않고 방안으로 들어간다.

점원;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따라 들어와 탁자로 가고. 청풍은 거실과 연결된 침실쪽으로 간다. 문이 열려있고 침대가 보인다.

점원; (이 사람 언제 방에 들어왔지?) 쟁반을 내려놓으며 번뇌신존을 곁눈질하고

그 사이에 청풍은 침실로 들어가고

진상파를 조심스럽게 침대에 누인다.

번뇌신존; [수고했네. 가서 일봐.] 동전을 몇닢 점원의 내민 손에 얹어주고

점원; [감사합니다요,] 돈을 받자 헤벌쭉 굽신

점원; [필요하신 게 있으시면 줄을 당기십시오. 번개같이 달려오겠습니다.] 입구쪽에 달려있는 줄을 가리키며 거실 입구로 오고. 번뇌신존은 물잔에 물을 따르고 있고

점원; (땡잡았다.) 수중의 동전 보며 히히덕거리면서 밖으로 나가고.

탁 닫히는 문.

침실에서 나와 문을 닫는 청풍.

번뇌신존; [꽃은 이슬에 아름답고 미인은 눈물에 젖어 더욱 고와지지!] 물잔을 들면서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마주 앉는 청풍.

번뇌신존; [하하하! 자네는 노부와 말을 하고 싶은 기분이 아닌 모양이군.]

청풍; [사람 사이의 정(情)이 두려울 뿐입니다.] 우울한 표정. 벽세황을 떠올리고

번뇌신존; [한창 뜻을 펼친 나이의 젊은이답지 않은 말을 하는군.] 물을 마시며 웃고

청풍 말이 없고.

번뇌신존; [지난번 무창에서 하다 만 이야기를 마치려고 찾아왔네.] 물잔을 내려놓고

청풍; [세권의 책을 찾아달라는 말씀까지 하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번뇌신존; [노부가 찾는 것은 삼성록(三聖錄)이란 책일세.]

청풍; (삼성!) 놀라고.

번뇌신존; [자네는 이미 그중 한권을 손에 넣었을 걸세.] 침실 문쪽을 힐끔 보며 말하고

청풍; [인황경이 삼성록중 한권이었겠습니다.] 깨닫고

번뇌신존; [천잔경과 지극경이 나머지 두 권인데... 그것들까지 찾아주게.]

번뇌신존; [돌려주지 않으려는 놈이 있으면 호삼자의 명이라 하고, 그래도 안주는 놈은 죽이고 빼앗아오게.]

청풍; [인황경을 읽어본 적이 있습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제 손에 있었으니까요.]

번뇌신존; [지금은?] 눈 번뜩이지만

청풍; [말할 수 없습니다.]

번뇌신존; [누구 손에 있는지 대강 짐작이 가는구먼!] 웃고. 벽세황을 떠올리며

청풍; [지금의 소유자에게 잠시 시간을 주셨으면 합니다. 그 사람에게 꼭 필요할 지도 모르니...] 고개 숙이고

번뇌신존; [노부가 원하는 것은 원본(原本)뿐이네.] 고개 끄덕이고

번뇌신존; [삼성록의 내용을 필사(筆寫)한 후 돌려줘도 상관치 않겠네.]

청풍; [넓으신 아량에 감사드립니다.] 고개 숙이고

번뇌신존; [인황경을 포함해서 세권을 모두 찾아오면 전에 약속했던 대로 자네 생모에 대한 비밀을 말해줌세.]

번뇌신존; [물론 노부로부터 듣기 전에 자네 스스로 알아낼 수도 있겠지만...]

청풍; [천존경과 지극경은 누구 손에 있습니까?]

번뇌신존; [호삼자라는 별호에 맞추다 보니 노부는 제자도 딱 세명만 거뒀었네.]

번뇌신존; [뇌공량, 위극겸, 포숙정이란 놈들인데...] [그놈들이 노부를 가둬버리고 삼성록을 빼돌린 걸세.]

청풍; (포숙정!) 눈 번뜩

#84>의 장면에서 번뇌신존이 하던 말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른다.

 

번뇌신존; [아비는 그놈이 분명한데...] [어째서 어미는 포(浦)씨가 아니고 냉(冷)씨란 말인가?]

회상 끝

 

청풍; (이분이 그때 말한 포씨 성의 여인이 포숙정이란 제자기 쉽겠구나.)

번뇌신존; [인황경을 가져간 놈은 대제자인 뇌공량이었고...]

번뇌신존; [지극경은 위극겸의 손에 있을 테고 천존경은 막내이며 여자지만 셋중 가장 빼어났던 포숙정이 갖고 있을 게야.]

청풍; [제자분들의 소재를 알아낼 단서가 있는지요?]

번뇌신존; [그게 없어서 자네에게 부탁을 하는 걸세.] 한숨 쉬고

번뇌신존; [그놈들은 노부의 기침 소리만 들어도 천리, 만리 밖으로 달아나기 때문에 찾는 것도 잡는 것도 난망(難望)하거든.]

청풍; (일리가 있다.)

청풍; (제자들은 가장 두려워하는 사부를 피하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할 테니...)

번뇌신존; [굳이 단서라고 내세우자면 남북쌍패라고 할 수 있어.]

청풍; [신녀문과 무황성에 제자분들의 흔적이 남아있습니까?] 놀라고

번뇌신존; [그렇다고 생각하네.] 끄덕

번뇌신존; [하지만 노부가 의심을 품자마자 못된 제자놈들은 남북쌍패에서 완전히 흔적을 지우고 사라져버렸더군.]

청풍; [신녀문의 문주와 무황성의 성주를 추궁해보셨는지요?]

번뇌신존; [해봤는데...] [그것들은 천신부와는 관련이 있을지 몰라도 노부의 제자들과는 선이 닿아있진 않았네.]

청풍; [막막하군요.] [볏짚 속에서 바늘 찾기나 다름없고...]

번뇌신존; [노부도 어느덧 백살을 넘겼네.] [덕분에 약간은 천기를 엿볼 수 있게 되었는데...] 청풍을 지긋이 보고

번뇌신존; [자네는 결국 삼성록을 모두 보게 될 걸세.]

청풍; [그리 말씀하시니 조금은 안도가 됩니다.]

번뇌신존; [삼성록의 내용을 수련해도 상관없네.] [그러나 원본은 반드시 내게 돌려줘야 하네.] 엄숙하게

청풍; [제가 거절하면 어떻게 됩니까?]

번뇌신존; [하하하! 내가 자넬 어떻게 하진 않겠네.]

번뇌신존; [하지만 그리 되면 천년 이상을 이어온 한 문파의 맥이 끊어지게 되겠지.] 일어나고

청풍; (역시 이분은 삼성동의 장문이겠구나!) 함께 일어나고

번뇌신존; [어찌할 것인지 선택은 자네가 하게나.] 창문쪽으로 걸어가는데

[!] 놀라는 청풍.

번뇌신존; [이번처럼 천존경과 지극경을 찾는 대로 노부가 직접 찾아옴세.] 말하는 번뇌신존의 몸이 비누방울처럼 투명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

팟! 하며 비누방울이 터지듯이 사라져버린다.

청풍; (절세기인...) 번뇌신존이 사라진 곳을 보고

청풍; (사람보다 신선에 더 가까워 보이는 저런 인물도 인연의 굴레에서는 벗어나지 못하는구나.) 우울한 표정으로 침실 문으로 가고

청풍; (난 이미 벗어날 수 없는 문을 열고 덫에 걸려든 상태고...)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들어간다.

진상파; [상공?] 억지로 눈을 뜨고

청풍; [더 주무시오.] 다가가고

청풍; [당분간은 편히 쉴 수가 없을 테니...] 진상파의 손을 잡으며 침대에 걸터앉고

진상파;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 중인지요?]

청풍; [신장궁으로 갈 생각이었지만 그 전에 들를 곳이 생겼소.]

진상파; [어디를...]

청풍; [신녀문!] 굳어진 표정으로 말하고

[!] 진상파의 놀라는 얼굴.

 

#176>

<-신녀문> 신녀문의 모습.

침통한 분위기. 호화철위들이 곳곳에 경비를 서거나 순찰을 돈다.

병원 분위기의 건물. 의사들과 하녀들이 드나들고

의사; [방금 전에 깨어나셨습니다.] 복도를 냉상영을 안내하여 걸어가며 말한다. 늙은 의사 분위기. 지나가던 하녀와 의사들이 인사하고. 앞쪽에 호화철위 두명이 지키는 병실이 있다.

인사하는 호화철위들

의사; [정신이 돌아오자마자 신녀님을 찾으시더군요.] 문을 열고

문 안쪽은 넓은 병실. 하녀와 의사들이 침대에 누군가를 보살피다가 돌아본다

냉상영; [상태는 어떤가요?] 의사를 따라 들어가며

의사; [제때 응급처치를 하지 못하는 바람에 출혈이 심했습니다.] 침대로 다가가고. 하녀와 의사들 물러서고

의사; [그 때문에 기력이 많이 쇠해진 상태이니 무리하게 하지 마십시오.] 앞을 보고. 침대에 누워있는 염신장. 한쪽 팔이 잘려있어 붕대를 감고 있고 아랫도리는 이불을 덮고 있어서 안보인다. 눈은 감고 있다

냉상영; [주의하지요.] [잠시 자리를 비워주세요.]

의사; [예...] 대답하며 손짓하고

모두 서둘러 병실을 나가고. 늙은 의사가 맨 뒤에서 따라가고

침대 옆의 의자에 앉는 냉상영. 문을 나가며 닫으려는 늙은 의사

탁! 닫히는 문. 이제 병실에는 냉상영과 염신장 둘만 남았고

냉상영; [전서구로 보내신 글 읽었어요.] 손수건으로 염신장의 이마의 땀을 닦아주고

반사적으로 고개 좀 돌려 냉상영의 손길 피하려는 몸짓 보이는 염신장

냉상영; [불이살검...] [황금전장의 사신으로 알려진 불이살검이 정말 청풍이었는가요?] 한숨. 땀 닦아주며 묻고

염신장; [그렇소.] 마지 못해 대답하고

냉상영; [늘 마음속에 불안한 기분을 떨쳐버릴 수 없더니만...] [결국 청풍이 놈이 절세고수가 되어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군요.] 입술 깨물고

염신장; [내가 하는 말... 고깝게 여기지 말고 들어주시오.] 눈을 뜨며 냉상영을 보고

냉상영; [염려 말고 말씀하세요.]

염신장; [신녀문을 해산하고... 우리 모두 은거하는 게 좋소.]

냉상영; [숨자구요?] 놀라고

냉상영; [청풍이 놈의 살수를 피해서?]

염신장; [신녀는 직접 겪어보지 않아서 믿기 힘들겠지만...] [그놈은 이미 누구라도 죽일 수 있는 경지에 이르러 있소.]

청풍; (천마 방각의 최후 절기인 저주심인결을 완전히 깨우쳤다면 그렇겠지.)

염신장; [나를 간단히 이런 꼴로 만들었으니... 철신장이든 풍신장이든 청풍이 놈을 만나는 순간 죽음을 면치 못하게 될 거요.]

염신장; [그리고 우리 모두는 동심고로 이어져 있으니 한명만 죽어도 몰살을 당할 수밖에 없고...]

냉상영; [험한 일을 당해서 청풍이를 너무 과대평가하게 된 건 아니구요?] 찡그리고

염신장; [절대... 절대 과대평가가 아니오.] 완강하게 고개 젓고

염신장; [신녀와 우리 사신장을 죽인다면 바로 그놈일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소.]

냉상영; [염신장께서 그리 말씀하시니 저도 진지하게 대처를 해야겠군요.]

냉상영; [잘난 아들놈이 독수에서 벗어나기 위한 준비를...] 사악하게 웃는 얼굴 크로즈 업

 

#177>

신녀문의 정문. 성문으로 들어서려던 마차를 신녀문의 무사들이 포위하고 있다. 마차는 물론 청풍과 진상파가 탄 마차, 청풍은 마부석에 고삐를 잡은 채 앉아있고 진상파는 마차 안에 있다. 신녀문을 드나들던 사람들 겁에 질려 피해가고 있고

<틀림없다!> <용모파기와 일치한다!> <저놈이 염신장님을 거세시킨 불이살검이다!> 성문을 지키는 무사들이 청풍을 포위하고 있다. 모두 긴장된 얼굴,

무사1; [불이살검!] [황금전장의 개 주제에 제대로 간덩이가 부었구나!] [감히 신녀문에 제 발로 들어오다니...!] 우두머리로 보이는 자가 칼로 위협

청풍; (날 전혀 못 알아보는 것을 보면 내가 떠난 후에 신녀문에 들어온 자로군.) + [천안신녀를 만나러 왔다.]

무사1; [으하하하! 신녀님을 만나겠다?] [못 받은 돈이나 받으러 다니는 천한 해결사 따위가 감히?]

한숨 쉬는 청풍

무사1; [개수작 말고 꺼져라!] 이를 갈고

무사1; [설마 혼자서 우리 신녀문 전체와 대적할 수 있다는 망상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면...!] 다른 자들도 모두 무기를 뽑아 청풍을 겨누고

청풍; [너희들 자신을 위해서라도 날 막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촤락! 다시 말 고삐를 쳐서 마차를 움직이고

[막아라!] [놈을 성문 안으로 들이면 안된다!] 무사들이 청풍을 공격하려 하고. 그때

[멈춰라!] 성문 안쪽에서 누군가 말하고. 청풍을 공격하려다가 돌아보는 무사들

내총관; [그분에게 무례하면 안된다!] 서둘러 다가오는 내총관. 두 명의 젊은 시녀가 허둥대며 따라오고

[내(內)총관님!] [총관님을 뵙습니다.] 급히 인사하는 무사들

내총관; [정말... 정말 소문주님이셨군요!] 다가오며 눈물 글썽이고.

<소문주?>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불이살검의 우리 신녀문의 소문주라니...?> 무사들 경악하고 당혹하고

내총관; [신녀께서... 오늘쯤 소문주님이 오실 것이라 했는데... 정말 오셨군요.]

청풍; [오랜만이오 내총관!]

청풍; [하지만 나는 신녀문과 인연을 끊은 몸이니 소문주라 부르지 마시오.]

내총관; [알겠어요. 대신 도련님이라 부르는 것은 허락해주세요.] 간절

청풍; [어머니를 뵈러 왔소. 안내해주시오.] 한숨

내총관; [예... 쇤네를 따라오세요.] 말의 고삐를 잡고 돌아서고

내총관; [길을 터라! 신녀님의 아드님께서 돌아오셨다.] 외치며 말의 고삐를 끌고 간다. 탑쪽을 향해서. 오가던 사람들 놀라 급히 피하고

따각 따각 곧 멀어지는 마차

[무... 무슨 일이 이렇게...] [불이살검이 신녀님의 아들이었다니...] 당황하는 무사들

[그것도 모르고 무례하게 굴었으니 후환이 없을지 모르겠어!] [그러게나 말이야.] [소문주님이 대인배처럼 웃어넘기셔야할 텐데...] 걱정하는 무사들

 

#178>

오층탑의 일층, 냉상영이 사람들을 접견하던 장소

그곳으로 들어서는 청풍과 진상파. 청풍이 앞장 서고 비파를 품에 안은 진상파가 따른다. 입구 밖에는 안내해온 내총관이 눈시울을 소매로 닦으면서 문을 닫고 있다.

[청풍아!] 들어서는 청풍의 귀에 들리는 음성

냉상영; [정말... 정말 불이살검이 청풍이 너였구나!] 단상에 놓인 화려한 의자에 무녀 차림으로 앉아있는 냉상영이 일어나려 한다, 얼굴에 얇은 면사를 쓰고 있다. 면사가 얇고 투명해서 얼굴은 확실히 보인다.

단상 아래 좌우에는 무녀 차림인 시녀 두 명이 시립해 있고. 한 여자는 두 개의 술잔이 얹혀진 쟁반을 들고 있고 한 여자는 두루마리가 얹혀진 쟁반을 들고 있다.

청풍: (어머니...) 단상으로 다가가는 청풍의 얼굴이 아주 어두워지고.

그런 그의 뇌리로 떠오르는 삼년전의 일. 분이가 사신장에게 강간당하던 장면과 네 명의 사내와 정사를 벌이며 요염하게 웃던 냉상영의 모습.

청풍의 주먹에 불끈 힘이 들어가고.

진상파; (이 사람, 흥분하고 있어! 바로 옆에 벼락이 떨어져도 꿈쩍하지 않을 사람이...!) 뒹서 따라가며 긴장하고

냉상영; [네가 살아있었구나! 그동안 어미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느냐?] 단상에서 내려오며 청풍을 안으려는 듯 두 팔을 벌리고. 두 눈에 눈물이 그렁거리고. 하지만

청풍의 이마가 찡그려지고.

딸칵! 왼손으로 일본도의 칼집을 잡은 채 엄지 손가락으로 칼막이를 위로 밀어 칼날을 조금 드러내고. 순간

가악! 냉상영의 앞쪽 바닥에서 불꽃이 튀며 긴 선이 그어진다. 다가오다가 급히 멈추는 냉상영

진상파; (무형의 검기!) 감탄하며 보고

냉상영; [청풍아! 왜... 왜 이러는 것이냐?] 다가오지 못하고 멈춰선 채 애절한 표정

청풍; [나는...] 살벌한 표정

청풍; [당신을 다시 보기 전에는 죽을 수가 없었소!] 쿠오오!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살기가 치솟고

냉상영; [날... 날 죽이고 싶어서?] 처연하게 웃고.

청풍; [당신은 비정(非情)할 뿐만 아니라 부정(不貞)하기까지 하오!] 이를 부득 갈며 노려보고. 그러자

냉상영; [부정?] [호호호! 그게 오랜만에 만난 어미에게 할 말이냐?] 발작적으로 웃고.

청풍; [어미라...] 냉소

청풍; [사실을 말하자면 나는 철이 든 때부터 당신이 정말 나의 친 어머니인지 의심하고 있었소!]

냉상영; [과연! 과연 이무외의 자식이야! 무정(無情)한 것이 너희 이씨의 어쩔 수 없는 속성이로구나!] 이를 바득. 마녀같이 변해서

냉상영; [내가 널 낳아준 어미고 아니고가 무에 그리 대수냐?] [핏덩이인 널 길러준 게 누구인데!] 악을 쓰고

냉상영; [내 보살핌이 없었으면 넌 살아남지도 못했어!] 고함. 온몸에서 광기가 뿜어지고

청풍; [나를 길러준 은혜는 당신이 날 죽이려 했던 것과 분이에게 한 짓으로 사라지고도 남소!] 마주 노려보며 이를 갈고

냉상영; [호호호! 그래서! 날 죽이기라도 하겠다는 것이냐?] 눈에서 광기가 희번덕이고.

청풍; [당신은 정말 내 어머니요?]

냉상영; [아니라면?] 조소.

청풍; [혈채를 받아내야겠지!] 스릉! 일본도를 뽑아들고.

냉상영; [오냐! 능력이 있다면 날 죽여보아라!] 양손을 펼쳐 보이고

청풍; [그럴 작정이오!] 쩍! 일본도를 비스듬히 휘두르고. 그 궤적에 따라 섬광이 내뻗힌다.

냉상영; [독한 놈!] [진심이로구나!] 악을 쓰며 양손을 번쩍 쳐들어 좌우로 벌린다. 손바닥이 청풍을 향하게.

냉상영의 앞쪽 공간이 왜곡된다. 마치 맑은 수면에 동심원이 생기듯. 왜곡된 둥근 공간 때문에 주위 경관도 함께 이지러져 보이고.

청풍이 휘두른 흰 궤적도 왜곡된 공간의 방패에 부딪혀 좌우로 튕겨나간다.

진상파; (막아냈어! 아무도 벗어나지 못하던 저 사람의 검을!) 놀라고. 하지만

다시 진중하게 일본도를 휘두르는 청풍.

냉상영 앞쪽의 왜곡된 공간의 방패에 가해지는 타격.

냉상영; [호호호! 소용없다!] 깔깔.

냉상영; [오행륜의 잡스런 재주로 삼성동의 절기를 상대할 수 있을 것같으냐?] 비웃고. 하지만

대답하지 않고 검을 종과 횡으로 그어내는 청풍.

왜곡된 공간을 파고드는 투명한 미사일같은 검기들. 이리 저리 굴절되면서도 공간 안쪽으로 파고 들어간다.

[!] 경악하여 눈부릅뜨는 냉상영.

뱀이나 용처럼 생긴 투명한 검기 두 가닥이 왜곡된 공간의 방패를 관통하여 안쪽으로 폭사. 포물선을 그리며 냉상영에게 쇄도.

바닥으로도 두더지가 땅을 파듯 검기 두 가닥이 파고들고.

[흑!] 팟! 급히 뒤로 날아오르는 냉상영.

단상과 그 위의 화려한 의자를 박살내는 투명한 검기들. 바닥에도 벌레가 나뭇잎을 파먹어 버린 듯한 자욱들이 생기고.

냉상영; [오냐! 나선유마강기로 죽여주마!] 허공에 뜬 채 양 손을 얼굴 앞에 모은 채 무어라 주문을 외우는 냉상영.

그녀 주위 공간에서 나사못같은 공기의 소용돌이가 십여개 일어나고. 길이가 일미터 이상. 풍신장이 쓰던 것보다 훨씬 강력하다.

냉상영; [가랏!] 악을 쓰며 청풍을 가르키는 손길에 따라 일제히 미사일처럼 청풍에게 날아가는 나사목같은 공기의 소용돌이들.

일본도를 앞에 세우고 기합을 넣는 청풍. 청풍과 진상파 앞쪽에 반구형의 방어막이 생긴다. 그 방어막을 강타하는 나사못같은 공기의 미사일들.

청풍의 방어막에 맞아 튕겨나간 나사못같은 공기의 미사일들은 사방의 벽과 탑 안의 기물들을 박살내고.

단상 좌우에 서있던 시녀들이 비명을 지르며 구석으로 도망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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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신녀문> 밤

냉상영의 거처인 오층 탑

침대에 잠들어 있는 냉상영

화끈! 어깨가 잘리는 듯한 고통에 눈 부릅뜨는 냉상영. 염신장이 잘린 쪽의 어깨에서 통증이 느껴진 것

냉상영; [악!] 비명 지르며 팔을 부여잡는 냉상영. 그러자

[신녀!] 슈욱! 계단을 통해 바람같이 날아오르는 풍신장

냉상영; [끄윽!] 어깨쪽의 팔을 잡고 고통에 신음.

풍신장; [왜 그러시오?‘ 어디가 불편한 거요?] 침대로 올라가서 한 무릎 꿇으며 냉상영을 바로 누이고

냉상영; [팔이... 팔이 잘린 것처럼 아파요!] 고통에 찬 표정. 눈물 흘리면서

풍신장; [설마...] 눈 부릅

냉상영; [염신장... 염신장의 신변에 변고가 발생할 것같아요!]

<동심고!> 눈 부릅 풍신장

 

#171>

<-황금전장> 아침.

벽세황의 거처. 입구를 서금희와 남화희가 지키고 있고

거실. 식탁에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고 벽세황이 게걸스럽게 먹고 있다. 오방희중 중토희, 동목희, 북수희가 둘러서서 시중을 들고 있고

중토희; [오늘 아침에는 유달리 입맛이 도시는 듯 하옵니다.] 잔에 물을 따라주며

벽세황; [입맛이 없어도 많이 먹어둬야지. 운명과 싸워보려면...] 와구와구 먹으며 말하고

여자들의 표정이 침울해지고

벽세황; [얼굴들 펴! 나 금방 죽는 거 아니니까.]

[예...] 억지로 웃는 시늉하며 대답하는 여자들

벽세황; [간밤의 상황 보고해.]

중토희; [태산 남쪽 산록에 주둔하고 있던 신녀문의 주력이 물러갔사옵니다.]

벽세황;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 우두머리가 죽거나 심하게 다쳤을 테니...] 끄덕

동목희; [간밤에 본장에 잠입한 자들의 숫자는 모두 서른두 명이며 그중 아홉 명은 생포했고 나머지는 죽거나 자결했사옵니다.]

벽세황; [소속은?]

동목희; [신분이 확인된 자들은 모두 살인상단의 살수들이었사옵니다.]

벽세황; [어차피 입을 열지도 않을 놈들...] [살려둘 필요는 없었어.]

동목희; [다음에는 보는 대로 척살하겠사옵니다.]

벽세황; [아버지는?] 힐끔 중토희에게

중토희; [상황을... 인지하고 계시옵니다.] 슬픈 표정

벽세황; [...] 멈칫! 하며 먹는 것을 멈추고.

여자들도 숨을 죽이고

벽세황; [내 불효가 막심하군!] 한숨 쉬고. 이어

벽세황; [혹시 소식 있는 사람 없어?] 여자들 둘러보지만

[죄송하옵니다.] 여자들 참담한 표정으로 고개 떨구고

벽세황; [그대들이 죄스러워할 이유는 없어.] [내 양기가 너무 강해서 임신이 안되는 것뿐이니...] 쓴웃음

대답하지 못하고 고개 떨구며 비탄에 잠기는 여자들

벽세황; [이래저래 아버지 뵐 면목이 없군!] 한숨

중토희; [장주님께서는... 상공을 무림왕으로 봉해달라고 연왕에게 야차선녀를 사자로 보내셨사옵니다.]

벽세황; [무림왕이라...]

중토희; [내란이 삼 년째 접어들면서 연왕측은 물론이고 건문제측도 극심한 군자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사옵니다.]

중토희; [이럴 때 오천만냥이라는 거금을 내놓는다면 연왕도 주저하지 않고 상공을 무림왕으로 봉할 것이옵니다.]

벽세황; [승기는 연왕측이 잡고 있으니 연왕으로부터 무림왕에 봉해지는 건 의미가 있지.] 고개 끄덕이고

벽세황; [황실로부터 무림의 제왕으로 인정받으면 강호의 인간들로서도 딱히 내게 대들 방법이 없을 테니...]

중토희; [미리 경하드리옵니다.]

벽세황; [고맙네.] 끄덕

벽세황; [소소는?]

북수희; [아가씨는 식음을 전폐하고 아무도 만나려 하지 않사옵니다.] [가장 가까운 시녀들조차 접근하지 못한다고 하옵니다.]

벽세황; [...] 어두워지는 얼굴.

북수희; [아무래도... 좋지 않은 생각을 하시는 듯합니다.] 눈치 살피며

벽세황; [자살?]

북수희; [...] 대답하지 못하고

벽세황; [소소를 데려와.] 한숨 쉬고

북수희; [예...] 머리를 숙이고. 이어

사르르! 사라지고,

벽세황; [어리석은 것같으니... 세상에 많고 많은 게 사내거늘...] 한숨

중토희; (하지만 불이공자님같은 분은 둘도 없답니다.) 소리없이 한숨

<신첩이 아가씨 입장이라고 해도 불이공자님께 목숨을 걸었을 거예요.> 방안의 모습 배경으로 중토희의 생각 나레이션

 

#172>

황금전장의 뇌옥. 음침한 건물

어둑한 지하 계단을 내려가는 벽세황 일행. 남화희가 횃불을 하나 들고 앞장서서 가고 그 뒤를 벽세황, 벽소소, 중토희, 북수희 순서로 내려간다. 중토희와 북수희는 검을 한 자루씩 들었다.

벽소소; [왜 이런 곳으로 날 불렀어?] 우울한 얼굴. 밤새 울었는지 눈이 퉁퉁 부었다.

벽세황은 대답하지 않고

벽소소; [난 오고 싶지 않았는데 수희언니가 오빠에게 혼날까봐 어쩔 수 없이 온 것뿐이야.] 뒤에서 따라오는 북수희를 흘겨보고.

고개 숙이는 북수희

벽세황; [착하기도 하지.] 웃고.

그 사이에 계단을 다 내려온 일행. 철문이 가로 막고 있다. 철문 앞에는 서금희와 동목희가 지키고 있다가 철문을 열려고 한다. 두 여자도 검을 한 자루씩 들고 있고

벽소소; [중죄인만 가두는 이 지하뇌옥에는 왜 온 거야?] 서금희와 동목희가 철문 여는 걸 보며 벽세황에게 묻고

벽세황; [네게 보여줄 게 있다.] 말하며 서금희와 동목희가 열어주는 철문으로 들어간다. 남화희가 횃불을 들고 앞장 서고

[!] 벽세황을 따라 들어가다가 손으로 입을 막는 벽소소

쿵! 철문 안쪽은 일종의 고문실. 살벌한 고문도구들이 설치되어 있고 입구에서 안쪽으로 일정 간격으로 사내들이 매달려 있다. 족쇄가 채워진 두 손이 쇠사슬에 묶여 천장에 매달린 사내들은 상체는 벗겨졌고 벗겨진 상체에는 수많은 상처가 나있어 고문을 당했음을 알 수 있다. 자살하지 못하도록 입에는 금속제의 재갈이 물려있고

벽소소; (지독한 냄새...) 오만상을 쓰고

일제히 입구쪽을 돌아보는 사내들. 맨 안쪽에는 여자가 한명 매달려 있는데 바로 신소심이다.

중토희; [이자들은 어제 본장에 침입한 살인상단의 살수들이옵니다.] 벽소소의 뒤에서 말하고

벽세황; [죽은 자는 없군.] 사내들 앞으로 가며

남화희; [혈도를 막고 입에 재갈을 채워놓아서 자결에 성공한 자는 없사옵니다.] 고개 조금 돌리며 말하는데

벽세황; [죽여!] 첫 번째 사내 앞을 지나며 말하고

[!] 사내 눈 부릅뜰 때

중토희; [예!] 푹!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사내의 가슴을 검으로 찌른다. 그걸 보며 기겁하는 벽소소

촤악! 다시 뽑는 중토희의 검을 따라 피사 분수처럼 쏟아지고

부르르 떨던 그자는

툭! 이내 고개 떨구며 죽고

벽세황; [죽여!] 두 번째 사내 앞을 지나며 또 말하고

푹! 주저없이 그자의 가슴을 찌르는 북수희

벽소소; [오... 오빠!] 기겁하지만

촤악! 뽑히는 북수희의 검을 따라 두 번째 사내의 가슴에서도 피가 뿜어지고

벽세황; [죽여!] [죽여!] 연달아 사내들 앞을 지나며 말하고

푹! 쩍! 그에 따라 남화희를 제외한 네 여자가 번갈아 검을 찌르거나 휘둘러 사내들을 죽인다.

살아남은 자들과 신소심 전율하고

벽세황; [죽여.] [죽여!] 말하며 신소심 쪽으로 오고.

즉시 벽세황이 지나친 자들 죽이는 여자들

신소심; (지독한 자! 저 부드러운 얼굴로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살인을 명하다니...) 전율하고.

그 사이에 신소심 앞에 이른

신소심; (설마 여자인 나까지...) 기대와 두려움으로 눈 치뜰 때

벽세황; [죽여!] 냉정하게 말하고. 순간

슥! 중토희가 신소심의 가슴을 검으로 찔러간다.

신소심; (죽었다!) 절망. 그때

벽소소; [그만!] 두 손으로 귀를 막으며 악을 쓰고

멈칫! 중토희의 검이 신소심의 가슴을 뚫기 직전에 멈춘다.

[!] 신소심의 눈도 치떠지고

벽소소; [오빠 제발 이러지마! 나도 죽는 건 무서워.] [죽지 않으면 될 거 아니야!] 울면서 벽세황을 올려다보고

중토희; (영특한 아가씨답게 상공께서 왜 이런 살상극을 벌이시는지 알아차렸네.) 안도하며 검을 내리고

벽세황; [저들도 방금 전까지는 숨 쉬고 생각할 줄 아는 인간이었다. 하지만...] 시체들을 가리키며 말하고

벽세황; [죽으면 그뿐이다. 저렇게 들끓는 파리떼의 밥이 될 뿐이지.] 벌써 시체 주위를 날아다니는 파리들을 보며 말하고

쪼그리고 앉아 우는 벽소소.

벽세황; [너도 이제 어린 아이가 아니다.] 몸을 돌리며

벽세황; [네 인생이니 네가 알아서 결정해라.] 밖으로 나간다. 오방희는 따라가고,

죄인들 사이에 혼자 남겨진 채 울고 있는 벽소소.

벽소소; (난들 왜 살고 싶지 않겠어?)

벽소소; (하지만... 하지만 가슴이 너무 아프단 말이야.) (살아있는 게 싫을 정도로...) 쪼그리고 앉아서 우는 벽소소

<정말 미워 죽겠어!> 청풍을 떠올리며 우는 벽소소의 모습 배경으로 벽소소의 생각 나레이션. 헌데

팔락! 감옥 천장 가까운 곳에 나있는 환기구에서 나비가 한 마리 날아든다. 그걸 보는 신소심

팔락! 팔락! 나비들이 더 많이 환기구로 날아 들어오고

<어서 와라 귀염둥이들아!> 나비들을 보며 고개짓을 하고

나비들 몇 마리가 신소심의 양손에 채워져 있는 족쇄의 열쇠구멍에 달라붙고. 다음 순간

파직! 파팟! 열쇠구멍 주변에서 불꽃을 일으키며 타는 나비들. 그러자

철컥! 철컥! 족쇄가 풀리고

바닥으로 떨어지는 신소심의 몸뚱이

휘릭! 바닥에 구르는 순간 재빨리 몸을 말았다가 바로 앉는 신소심

신소심; [아찔했네. 조금만 늦었어도 진짜 죽을 뻔했잖아.] 입을 막고 있던 재갈을 뜯어내면서 샐쭉거리고

그러다가 흠칫! 하는 신소심

그 소동에도 벽소소는 미동도 않는다.

신소심; [어라! 놀라지도 않네?]

벽소소; [달라질 건 없어. 여기선 아무도 못나가.]

신소심; [내가 누군지 알면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하지 못할 걸?] 피식 웃으며 일어나고

벽소소; [살인상단 십대자객의 막내 독호접 신소심!] 힘겹게 일어나고

신소심; [엥?] [나를 알고 있었어?]

벽소소; [각가지 독과 요상한 수법을 잘 써서 지금까지 죽인 사람의 숫자가 이백 명이 넘는다지?] 무표정하게 신소심을 보며 엉덩이를 털고

신소심; [호호호 이제 보니 나도 유명인이네.] 두 손을 허리에 대고 요염하게 웃고

벽소소; [네가 살길은 하나밖에 없어.] 다가가며

신소심; [살길이 있기는 있는 거야?] 물러서며

벽소소; [오직 하나!] 츠츠츠! 벽소소의 몸에서 피어오르는 살기,

신소심; (보... 보통 계집애가 아니잖아!) (벽세황의 동생이라 평범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긴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침을 꿀꺽 삼키는 신소심.

벽소소; [나를...]

신소심; [너를? 뭘?]

벽소소; [황금전장 밖으로 내보내줘!]

신소심; [황금전장 밖으로 내보내달라고?] [호호호! 그건 내가 할 말 아니니?] 순간

번쩍하는 벽소소의 그림자.

신소심이 피하지만 어느 틈에 뽑아든 벽소소의 단검이 신소심의 목에 닿아있다. 놀랄만큼 빠른 수법.

신소심; (불이살검 청풍과 같은 수법이다!) 등이 벽에 닿은 채 전율하고

벽소소; [더 이상 말하진 않겠어.] [만일 더 말하게 한다면...]

벽소소; [차라리 널 죽여 버리고 말겠어.] 표독한 얼굴

신소심 입을 삐죽이며 두 손을 들어 항복한다는 시늉을 한다.

 

#173>

낮. 황금전장,

벽세황의 거처. 서금희와 북수희가 경비를 서고

남화희와 을목희의 시중을 받으며 옷을 입고 있는 벽세황. 황제나 왕에 어울리는 화려한 옷이다.

중토희; [아가씨께서 집을 떠나셨사옵니다.] 그 앞쪽에 공손히 서서

벽세황; [죽었다는 말보단 훨씬 듣기 좋군.]

중토희; [독호접 신소심과 함께이옵니다.]

벽세황; [최소한 밥은 굶지 않겠군.]

중토희; [독호접은 살인상단 살수들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존재이옵니다.]

중토희; [꾀가 많고 교활해서 아가씨에게 무슨 해를 끼칠지...] + 벽세황; [그만하고 이 옷이나 봐줘.] 중토희의 말을 막고,

중토희; [예...] 어쩔 수 없이 말을 멈추고

벽세황; [내가 무림왕으로 책봉되는 것은 기정사실...] [이 옷이 무림왕에 어울리는지나 확인해봐.] 화려한 곤룡포를 입고 한바퀴 돌고. 페션쇼 하듯이

중토희; [원래부터 입어 오셨던 옷인 양 잘 어울리옵니다.] 억지로 웃으며 말하고

벽세황; [그렇다니 다행이야.]

벽세황; [이제 정식으로 무림왕에 등극할 일만 남았으니...!] 으하하하! 짐짓 호탕하게 웃고

 

#174>

해가 졌다. 산속의 어느 마을. 그리 크지 않아서 객점도 하나뿐이다. 손님도 별로 없고. 점원이 객점 앞에 나와서 비로 길을 쓸고 있다.

그 객점으로 다가오는 마차. 두필의 말이 끄는 소박한 마차. 바로 청풍이 진상파를 태우고 온 마차다. 마부석에는 죽립을 쓰지 않은 청풍이 고삐를 잡고 오고

점원; (아싸! 마수걸이 손님이다!) 입이 귀에 걸리며 빗자루를 문 옆에 세우고

점원; [어서 오십쇼 손님! 숙박하실 것인지요?] 다가온 마차의 말 고삐를 잡으며 말하고

청풍; [조용한... 가능한 독채로 부탁하겠소.] 마부석에서 내리고

점원; [예! 예! 이리로 모시겠습니다요.] [마침 독채가 비어있습지요.] 말고삐를 잡고 앞서 가며 말하고. 청풍은 그 귀를 따라가고. 마차와 나란히

 

#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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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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