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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8.23 [환락영웅] 제 41장 허무한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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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四十一 章

 

         吳恭天의 허무한 죽음

 

 

 

[오공천! 여기서 멈춰라.]

원천기가 고수들을 대동하고 오는 대교주 오공천을 가로막으며 소리쳤다.

원천기와 한천녀는 백발을 휘날리며 수십 명의 정예고수들과 오공천을 냉냉하게 처다보았다.

오공천이 입도 열지 않고 좌우에 있는 그의 수하들을 돌아보았다.

[무엄한 놈!]

[감히 누구 앞에서……]

먼저 직속호위들이 몸을 날려 한천이기를 공격했다.

순간,

그들의 벌떼처럼 날아드는 몸을 보면서 한천이기는 콧웃을 쳤다.

[가소로운 것들……참된 주인을 몰라보다니……]

한천녀의 손에서 강렬한 부채살 처럼 수영들이 뻗어나오면서 그들을 뒤덮었다.

고오오오----------

[캑------캐액------]

순식간에 숨막히는 비명과 함께 한천이기를 향해 날아들든 오공천의 수하들은 몸이 짓이개 져서 죽어버렸다.

[마왕수!]

경악에 찬 오공천의 음성이 터져나왔다.

그렇다.

한천녀는 마교칠십이절기 중 하나인 마왕수를 전개한 것이었다.

소림의 칠십이절기 중 하나인 대자비수에 대적할 수 있는 잔인수(殘忍手)가 일초에 응축되어 만들어진 천하제일의 수공,

[오공천! 눈이 멀지는 않았구나. 그럼 이것도 한 번 구경해라!]

한천녀의 희고 가녀린 주먹이 앞으로 죽 뻗어나왔다.

한데,

그녀의 그 작고 가녀린 주먹은 그 순간 세상의 모든 파괴적인 힘을 모은 듯 잔인해 보였다.

살심을 절로 일으키는 한천녀의 주먹에 오공천을 위시한 모든 고수들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순간 그녀의 주먹에서 폭발하듯 권영이 폭출되었다.

우우우웅-------

기이한 음향을 동반한 한천녀의 권영은 오공천을 위시한 그의 수하들에게로 몰려가고,

퍽퍽퍽퍼퍽--------

둔중한 음향과 함께 오공천의 수하들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몸이 부서져 죽고 말았다.

오공천은 그녀 무공의 강함도 강함이지만 그녀가 쓰고 있는 무공이 자신의 것과 같은 것이라는 데 더욱 경악하고 있었다.

[당신들은 누구요? 어떻게 해서 마왕수와 아수라권을 알고 있소?]

[너의 주인이다.]

오공천은 그 말을 들으면서 오히려 점차 평온을 되찾고 있었다.

[삼수의 끄나풀이었군, 잘됐어.]

그는 마교칠십이절기의 부본을 가져갔던 삼수의 부하라고 한천이기를 생각하고 있었다.

[삼수 따위가 어떻게 우리를 부릴 수 있겠나 오공천, 다시 말하지만 너의 주인이다.]

[으하하하하……두 가지의 무공을 가지고 그정도로 기고만장해 하는가? 애송이들……]

오공천은 극악한 기세를 일으키며 앙천광소를 터뜨렸다.

이때는 이교주 마금석도 변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전해듣고 달려왔다.

[못 믿는군,]

한천기가 차갑게 말했다.

[마장탑을 아는가?]

[말은 들은 적 있다. 정통마교가 만들었다는 것을……]

오공천이 자신있는 표정으로 당당히 말했다.

[우리들은 마장탑에서 나왔다.]

꽝-------

오공천과 마금석의 머리 속에서 화탄이 터지는 듯한 충격이 있었다.

[마장탑의 칠십이기재 중 가장 젊고 유능했던 우리가 살아서 나왔다.]

[그……그럴 리가……마장탑에서……왔다니……]

[증거를 보여주마.]

원천기의 두손이 모아지며 손바닥을 하늘로 보였다.

순간,

그의 손에서 선명한 묵룡이 동굴에서 빠져나오는 뱀인양 나와서 하늘로 올라갔다.

[등천마룡(登天魔龍)!]

오공천과 마금석이 경악을 터뜨렸다.

등천마룡(登天魔龍)……

이것은 등천마교의 상징이기도 했고 등천마세의 상징이기도 하다.

또한 칠십이기재가 만든 최후의 무공이기도 한 것이다.

마금석은 털석 무릎을 꿇었다.

하늘로 솟구친 묵룡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원천기가 물었다.

[믿겠느냐?]

[…………]

[너희는 등천마교의 후예! 우리는 등천마교를 만든 주역이다. 조천수와 등천구마존은 우리의 수족이었을 뿐……]

마금석은 무릎을 꿇고 있었으나 오공천은 경악하면서도 굴복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세상은 이미 변했소. 당신들이 만든 등천마교는 이미 멸망하고 없소.]

[그래서?]

[등천마세는 나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나의 세력이요. 나는 당신들에게 굴복하지 않겠소.]

그는 자신의 모든 공력을 모으고 있었다.

한천녀가 말했다.

[오공천, 마교칠십이절기의 몇 가지를 익혔다고 세상이 네 야심에 굴복될 것으로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무공은 그게 그거요. 한 가지라도 충실하면 모든 무공을 다 상대할 수 있는 것이오. 마치 하나의 칼로 여러 마리의 짐승을 잡을 수 있는 것 처럼……]

오공천의 이 말은 근본적으로 검마 또는 소일초의 견해와도 일치하는 것이다.

[말귀를 못 알아 듣는군, 오공천! 네 무공이 강하든 말든 우리가 신경 쓸 것은 없다. 우리는 너의 야망을 좋아하지 않기에 이미 너를 제거하기로 작정하고 있었다.]

한천녀가 차갑게 말하며 그에게 다가갔다.

오공천은 위축되지 않고 그녀를 정면으로 마주보았다.

무공은 비록 칠십이기재인 그들에게서 나왔을 지라도 사용하는 데 있어서 반드시 그들이 자기보다 나으리라는 법은 없는 것이다.

오공천과 한천녀 사이에 무서운 살기가 흘렀다.

그들에게서는 넘쳐나는 마기 같은 것은 볼 수 없었다.

오직 모든 힘이 내부에 결집되어 폭발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이는 확실히 다른 고수들과는 다른 것이었다.

[등천마룡에 의해 죽는 최초의 인물로 만들어 주마!]

한천녀의 손이 허공을 향해 올라갔다.

순간,

쇄애애애----------!

오공천의 몸이 허공에서 뒤집히며 두개의 발이 풍차처럼 돌면서 한천녀의 목과 허리를 찍어왔다.

어떤 무공에도 없었던 그만의 독특한 무공이었다.

머리를 사용한 박치기 같은 것이 위력이 강한 만큼 위험도 많지만 그의 각법은 박치기보다 더 강력하고 변화가 많았으며 안전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두 발에서 발산되는 경력은 어떤 호신강기도 다 파괴해 버릴 것이다.

진정 기이한 괴초였고 묘초였다.

이러한 수법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천하에 몇 되기 어려울 것이다.

물러서서 피할 수도 없고 솟구쳐 피할 수 도 없으며 전후좌우상하가 완벽하게 공격권에 들어간 때문이다.

하나,

상대는 마교칠십이절기를 직접 만든 사람들 중의 일 인이며 또한 그 무공들은 물론 최후의 무공인 등천마룡을 익힌 인물이었다.

오공천의 발이 한천녀의 허리와 목에 가까이 접근한 순간에,

아주 엉뚱하게도 한천녀의 하늘을 향한 손에서 묵룡이 뛰쳐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등 뒤에서 나왔다.

묵룡은 그녀의 몸을 감고 돌아 나오며 오공천의 수평으로 뜬 몸을 휘감아버렸다.

 

으아악----

 

모골이 송연해 지는 비명과 함께 오공천의 몸은 묵룡에 의해 산산히 흩어져 사방으로 살점과 피가 뿌려졌다.

한천녀는 자신의 턱을 쓰다듬었다.

비록 아슬아슬하게 오공천을 해치웠지만 오공천의 경력에 의해 턱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것이었다.

[이름 값은 하는 놈이었군!]

과연……

오공천은 이름 값을 한 것이었나?

가슴에 품은 야망을 다 펼쳐보지도 못한 채, 자신이 갈고 닦았던 절세의 무공을 다 드러내 보이지도 못한 채,

등천마교의 원래 주인이라고 자처하는 한천녀를 만나서 하늘을 원망하며 죽어버렸는데……

마금석은 넋이 빠진 듯 멍청히 있었다.

그는 자기가 지금 살았는지 죽었는지 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무릎을 꿇고 있다가 천천히 일어서더니 휘청휘청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의 눈은 신지를 잃어버리고 있었다.

원천기가 소리쳤다.

[마금석! 이리와라!]

마금석은 그 말을 듣지 못한 듯 그대로 걸어갔다.

원천기가 몸을 날려 마금석의 앞을 가로막았다.

[반항하려는 것이냐?]

마금석은 눈은 멍하니 그를 바라보고 있다.

[당신은 누구요?]

순간, 원천기가 어리둥절했다.

그가 정상이 아님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원천기는 그에게 길을 내 주었다.

이 시대의 고수들 중의 한 사람이었던 마금석 마저 충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미쳐버린 것이다.

마금석은 천천히 햇살 속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이때,

이십여 장 떨어진 곳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일곱 명의 남녀들 중 한 여자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취풍녀였다.

그녀의 사형이자 첫 남자였던 오공천은 한천녀의 가공할 무공에 그 재주를 다 부려보지도 못하고 처참하게 시체도 남기지 못한 채 죽어버렸다.

불과 얼마 전 등룡각 밀실에서 차갑게 그녀를 노려보았던 그 눈도 어디 있는 지 알 수 없게 되었다.

두 번째 사형이자 한 때는 잠시나마 정을 주고받기도 했던 마금석은 오공천의 죽음에 충격을 받아 미쳐버렸다.

어찌 오공천의 죽음만이 그 원인이 됐으랴?

소일초의 처소를 넘보다 죽음같은 치욕을 느낀 것도 단단히 한 몫 했으리라……

이제 저 백발의 두 남녀는 자기들의 사부인 등천구마존 마저 없애버릴 것이다.

그녀의 몸을 번갈아가면서 유린했던 그 악마들을……

그리고 새로운 악마로 등천마세를 장악할 것이다.

아니 등천마세는 이미 그들의 손에 있었다.

[한천이기에게 마교칠십이절기 외에 다른 무공이 하나쯤은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오늘 보게 되었군.]

소일초가 주소아에게 하는 말이다.

[신체의 어느 부분에서 발출 될 수도 있는 묵룡은 큰아저씨의 술로 만든 청룡보다 훨씬 고명하군요.]

주소아가 주귀를 돌아보았다.

[그 묵룡은 진기가 아니야. 강기로 만들어진 것이었어. 어떤 것으로도 그처럼 거대한 강기무공을 격파할 순 없어.]

도귀가 주귀에게 말했다.

[오공천의 무공도 저 여자에게 어떤 충격을 가한 것 같았습니다.]

[그래, 오공천의 무공은 확실히 우리보다는 위에 있었어. 나라면 그 수법을 피할 수 없었을 거야.]

주소아가 웃었다.

[호호호……큰아저씨도 청룡을 부려서 똑 같이 처치하면 되지 않았겠어요?]

주귀는 머리를 저었다.

[그 짧은 시간에 청룡을 만들 수도 없거니와 만들었다고 해도 오공천의 회오리치는 강기에 산산히 부서져 버렸을 거야.]

그가 말하는 사이에 소일초는 성큼성큼 걸어서 한천이기에게로 다가갔다.

한천이기도 소일초 등을 보는 중이었던 것이다.

[축하한다. 한천이기! 마침내 진짜 주인이 등천마세를 차지했구나.]

[우리는 나서지 않는다. 소일초! 네가 등천마세를 맡아줘야겠다.]

원천기가 말했다.

사방에서 한천이기가 끌어들인 수하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모두가 충성수(忠誠水)를 마시고 충성을 맹세했던 자들이지만 오늘 진정으로 한천이기의 능력을 보고 강렬히 끌려들고 있었다.

이것이 사파의 생리였다.

강한 자를 무조건 추종하고 따르는 것……

왜 강해야 하는 지 조차 따질 필요도 없고 왜 따르는지 도 생각지 않는다.

무조건 강한 것을 좋아하고 강해지는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강하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다.

힘은 원초적인 무림에서 가장 강력한 법이다.

도덕도 의리도 모두 힘에 의해서 유지되는 것이 무림인 것이다.

[계속 너희들의 꼭두각시를 하라고? 너희들이 등천마세를 장악했으니 이젠 서로 찢어져야지.]

소일초가 원천기의 말을 거절했다.

원천기와 한천녀의 얼굴에 미소가 감돌았다.

[소일초, 그리고 주소아! 너희들은 영원히 우리의 수족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망각한 모양이구나.]

[이 년놈들이……! 또 기어올라? 수족인지 아닌지 한번 해보자.]

소일초가 화가 나서 기세 등등하게 원천기의 앞으로 다가갔다.

원천기와 한천녀는 슬쩍 뒤로 물러났다.

[소일초! 이미 너희들도 우리가 만든 충성수(忠誠水)를 마셨어. 그러니 곱게 말 듣는 게 서로를 위해서 좋은 거야.]

[충성수? 그게 뭔데?]

소일초가 걸음을 멈추면서 물어보았다.

[직접 보여주지……]

원천기는 아무래도 말로 하는 것보다 직접 보여주는 걸 좋아하는 모양이다.

손짓을 해서 가까이 있는 그의 추종자를 한 사람 불렀다.

[너는 충성수를 마셨느냐?]

불려온 흑의인이 충성으로 가득찬 음성으로 말했다.

[네! 저의 가슴은 주인님에 대한 충성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스스로도 멋지게 아첨했다고 생각했다.

[좋아, 너는 지금 죽어야 겠다.]

원천기는 잔혹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순간, 흑의인의 안색이 확 바뀌면서 주춤주춤 물러났다.

원천기가 가만히 있자 진짜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흑의인은 몸을 돌리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원천기의 손에서 강맹한 흡입력이 생기면서 흑의인을 다시 끌어당겨 놓았다.

흑의인은 죽기도 전에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원천기의 소리없는 일 장이 기척도 없이 그를 향해 뿌려졌다.

모든 사람들이 긴장된 시선을 모으고 있었다.

원천기의 일장에 단번에 즉사하리라 생각했던 흑의인은 가만히 눈을 감고 서있었다.

원천기는 돌아서서 소일초에게 다가왔다.

[잘보고 결정하는게 좋을 거야. 어쩌면 네 운명이 될 수도 있는 장면이니까?]

순간,

사방에 둘러서 있던 사람들이 경악에 찬 외침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아앗……저……저럴 수가……]

[으으……어찌……]

원천기의 소리없는 일 장을 받았던 흑의인은 원천기가 가버리자 살았구나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갑작스런 사람들의 비명에 무슨 일인가 싶어서 둘래둘래 고개를 돌려보았다.

그러나 사람들의 공포에찬 모습만 보일 뿐 별 다른 것이 없었다.

[무슨……악!]

말을 하면서 걸음을 옮기려던 그는 기절할 듯 놀랐다.

그의 바지 속으로 가득 흘러내린 것은 바로 그의 살이 아닌가?

그의 뼈가 허물을 벗고 있었다.

[으으으으……]

놀라움에 두려움에 비명을 지르는 그의 몸은 스스히 고통도 없이 살이 녹아내려 앙상하게 뼈만 남은 채 스러졌다.

역겨운 냄새를 풍기며 그의 해골은 가을 해를 내리쬐이고 있었다.

모골이 송연한 장면이었다.

고통도 없이 뼈에서 살이 분리되어 죽어가는 그 모습은 어떤 것보다 더 강한 두려움을 주었다.

주소아와 취풍녀는 얼굴을 돌렸다.

원천기가 득의 하면서 말했다.

[소일초, 우리 말을 듣는 것이 좋다는 것을 깨달았겠지?]

[…………]

[충성수를 마신 사람은 원래는 삼개월 후에 발작하게 되지만 나의 징벌장(懲罰掌)을 만나게 되면 즉시로 발작하게 되지……]

소일초는 치를 떨며 분노했다.

[원천기! 너를 진작 죽여버렸어야 하는 건데……아무래도 너를 살려둔 것이 나의 최대의 실수가 아닌가 싶구나……하나 지금도 늦지는 않겠지……]

소일초는 마음을 가라앉히며 대적할 준비를 했다.

분노했던 마음은 순간적으로 평온을 되찾았으며 몸에서는 추측할 수 없는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소일초의 표정은 결연했다.

원천기는 어이없는 표정이었다.

[소일초, 너 역시 충성수를 마셨다. 나의 징벌장의 기운에 스치기만 해도 뼈가 분리되어 죽고 말 것이다. 잊은 것은 아니겠지?]

소일초의 결전에 임한 담담한 얼굴에는 비웃음이 담겨있었다.

[나는 그런 충……]

바로 그 순간이었다.

[더이상 말하지 마. 그의 요구대로 들어준다고 해.]

주소아의 빠른 전음이 그의 말을 끊었다.

소일초는 말을 멈추고 가만히 있었다.

주소아의 의도를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전음으로 말하는 경우란 거의 없는 그녀는 또다시 그의 살인을 저지한다.

금릉에서 은검삼형제를 죽일 때에도 그랬는데……

그가 가만히 있자 주소아가 나섰다.

[좋다, 너희들이 정 표면에 나서길 싫어한다면 우린 이름만 빌려주기로 하겠다. 대신, 우리의 행동을 간섭하지는 마라.]

원천기가 미소를 지었다.

[당연히 그래야지……그래야 그 아름다운 몸이 녹아내리지 않지……]

순간,

짝------!

원천기가 주춤주춤 세걸음이나 물러나며 눈에 혈광을 뛰웠다.

소일초가 그의 뺨을 때린 것이었다.

어떤 수법으로 자기의 뺨을 친 것인지 그는 보지도 못했다.

소일초의 무공에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말까지 함부로 한다면 죽일 수밖에 없다. 너 따위 놈이 두려워서 양보하는 줄 알면 너는 모자라는 놈이다.]

[감히……감……]

[이미 너는 내 성미를 세번 건드렸다. 첫째는 우리가 처음 만났던 마장탑에서였고, 둘째는 우리 침실에서였다. 그리고 오늘 너는 나를 협박했을 뿐만 아니라 내 마누라마저 희롱하려 했다.]

그는 등을 돌리고 주소아에게로 걸어가 그녀의 손을 잡고 자기의 전각으로 걸었다.

[세 번의 양보는 끝났다. 마장탑에서의 신세도 끝났다. 다시는 양보하지 않는다.]

한천이기의 분노는 극에 달했으나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무공의 고하를 떠나서 소일초는 그들에게 아직까지는 필요한 존재인 것이다.

소일초의 옆에는 사마귀와 취풍녀가 걱정스런 듯이 가고 있었다.

그렇든 말든,

등천마세는 그 주인이 바뀌었다.

실질적인 주인인 한천이기를 중심으로 등천마세의 힘은 결집되었으며, 표면적으로 이름만을 빌려준 무적검이 대외에 등천마세의 주인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한천이기가 원래의 천지파멸의 계획을 실현할 것인지 자신들의 새로운 야망을 실현할 것인 지는 소일초등 도 모를 일이다.

주소아는 왜 그들에게 계속 양보하려 하는가?

무림은 술렁이고 있다.

등천마세는 무림의 반(半)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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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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