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룡강의 작업실'에 해당되는 글 89건

  1. 2024.03.29 [낭중지추] 40화 1
  2. 2024.03.28 [낭중지추] 39화 1
  3. 2024.03.27 [낭중지추] 38화 2
  4. 2024.03.26 [낭중지추] 37화 3
  5. 2024.03.25 [낭중지추] 36화 3
  6. 2024.03.24 [낭중지추] 35화 14
  7. 2024.03.23 [낭중지추] 34화 2
  8. 2024.03.22 [낭중지추] 33화 24
  9. 2024.03.21 [낭중지추] 32화 22
  10. 2024.03.20 [낭중지추] 31화 2
  11. 2024.03.19 [낭중지추] 30화 22
  12. 2024.03.18 [낭중지추] 29화 17
  13. 2024.03.17 [낭중지추] 28화 21
  14. 2024.03.16 [낭중지추] 27화 12
  15. 2024.03.15 [낭중지추] 26화 4
  16. 2024.03.14 [낭중지추] 25화 5
  17. 2024.03.13 [낭중지추] 24화 3
  18. 2024.03.12 [낭중지추] 23화 10
  19. 2024.03.11 [낭중지추] 22화 2
  20. 2024.03.10 [낭중지추] 21화 2
  21. 2024.03.09 [낭중지추] 20화 2
  22. 2024.03.08 [낭중지추] 19화 19
  23. 2024.03.07 [낭중지추] 18화 3
  24. 2024.03.06 [낭중지추] 17화 4
  25. 2024.03.05 [낭중지추] 16화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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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

다시 광장 내부. 청풍이 제단 10미터쯤에 이르렀다.

지마태상; [대답해라! 네놈 나한원의 생존자냐?] 다가오는 청풍을 노려보며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고

청풍; [내가 누군지는 알 필요 없고...] 멈춰서고

청풍; [그보다 당신 얼굴 정말 끔찍하군 그래!] 혐오감을 숨기지 않고

지마태상; [뭐라?] 부릅

청풍; [도저히 여자들이 좋아할 수 있는 얼굴이 아니야!] [용케 그런 얼굴로 천벌 받을 짓을 하려고 했군!] 냉소.

지마태상; [이...이 갈아 마셔도 시원친 않을 놈!] 쿠오오! 온몸에서 엄청난 살기가 뿜어지고.

지마태상; [감히 노부의 즐거움을 방해 했으렸다!] [피눈물을 흘리게 해주마!] 콰아! 무시무시한 마기가 터져 나오고. 이어

부욱! 그자의 양쪽 어깨에서 채찍같은 빛의 덩어리가 몇 미터 길이로 쭉 빠져나온다.

청풍; (강기를 유형화시켰다! 소뢰음사의 뇌정인과 유사한 무공이다!) 긴장

화악! 부악! 허공에서 채찍처럼 너울거리는 빛의 기둥

청풍; (뇌정인과 유사할 뿐만 아니라 위력도 막강하겠는데...!)

지마태상; [크카카! 마교 오대마공(五大魔功) 중 하나에 죽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해라 애송이놈!] 두 개의 빛의 기둥 중 하나를 쳐들고

청풍; (저게 마교의 무공이었구나.)

지마태상; [백장응혈삭(千里凝血削)!] 빛의 몽둥이를 채찍처럼 휘두르는 지마태상. 부아악! 빛의 몽둥이가 십미터 이상의 길이로 쭉 늘어나 단번에 청풍을 베어온다. 너무 빨라 휘어져 들어오고 청풍이 피할 수 없을 것같이 보인다.

콰콰쾅! 청풍이 섰던 부위의 돌바닥이 폭발. 그 여파로 주위의 석관과 석관 속의 강시들도 박살이 나서 날아오르고.

쿠오오! 청풍이 섰던 부분이 거대한 사발처럼 박살이 나서 먼지가 피어오르고

지마태상; [카캇! 네깟 놈이 백장응혈삭을 피할 수나 있겠느냐?] 득의의 광소를 터트리고. 하지만 다음순간

지마태상의 얼굴이 옆으로 홱 돌아가고. 슈욱! 그 방향으로 유령같이 날아드는 그림자.

슈학! 지마태상을 향해 그어지는 밝은 빛의 칼날.

[큭!] 옆구리가 쩍 갈라져서 피를 뿌리며 옆으로 날아가는 지마태상.

패앵! 팽이처럼 돌아 제단에서 멀찍이 피하는 지마태상.

스슷! 지마태상이 떠있던 제단 바로 옆에 나타나는 청풍. 오른 손바닥에서는 빛으로 이루어진 칼. 뇌정인이 빠져나와 있다.

청풍; [역시 조금 얕았군!] [이래서야 어줍잖은 격장지계를 쓴 보람도 없게 되었어!] 힐끗 용설약을 보고

[아흑! 끄윽!] 제단 위에 누워있는 용설약은 연신 신음하며 몸을 야하게 비틀고 있고. 손으로는 가슴과 사타구니를 쓸며 자위하고

지마태상; [크읏! 이런 가공할 빠르기라니...!] [신행태보에 못지않구나!] 허공에서 흔들리며 신음. 그러다가

[!] 눈 부릅 지마태상.

청풍의 손바닥에서 빠져 나와있는 뇌정인을 크로즈 업

지마태상; [네놈이 어떻게 백장응혈삭을...?] + [!] 외치다가 입을 다물고.

지마태상; (틀리다! 백장응혈삭만큼 파괴력은 강력하지는 않지만 더 날카롭고 빠르다!) (몸에서 분리하는 것도 가능할 것같고... 그렇다면 저 무공은...!)

지마태상; [뇌정인! 네놈, 소뢰음사에서 왔느냐?] 긴장하고

청풍; [뭐 그렇다고 해둡시다!] 핏! 말하며 뇌정인을 들지 않은 왼손으로 지풍을 날려 용설약의 혈도를 찍고

[으음!] 털썩! 널브러지는 영설약. 정신을 잃었다. 지마태상도 더는 용설약에게 신경쓰지 않고

청풍; (비록 불구지만 저 괴물은 지금껏 만나보지 못한 초절정의 고수다.)

청풍; (금마사주들보다도 오히려 더 강해 보일 정도로...!) 츠읏! 뇌정인을 몸 속으로 거둬들이고, 마귀활불, 북명귀왕, 흡정마녀, 철마등을 떠올린다.

청풍; (불의에 가한 기습마저 실패한 이상 악전고투는 불문가지!) (지지야 않겠지만 이긴다는 보장도 없다!) 기절한 용설약을 두 팔로 안아들고. 시선은 지마태상을 향한 채

청풍; (이럴 때는 삼십육계가 제일이다.) 용설약을 확실하게 품에 안고

청풍; (이 말괄량이를 구해주는 게 첫 번째 목표였으니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사생결단을 낼 필요는 없지!) 지마태상 쪽으로 돌아서고

지마태상; [크크크! 달아나려고?] 스읏! 청풍의 앞쪽을 가로막고.

청풍; [이런 들켰나?] 용설약을 품에 안은 채 웃고

지마태상; [네놈이 어떻게 신행태보 못지않은 경신술을 배웠는지 모르겠다만...] [노부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가는 건 꿈도 꾸지 마라.]

청풍; [십대마왕에 대해서 자세히도 아시는군!] [혹시 당신도 마교 출신이신가?]

지마태상; [크크! 곧 죽을 놈이니 자세한 것 알 거 없다!]

지마태상; [노부는 원수의 손에 음해당한 뒤 이곳에서 한 가지 절세의 경신술을 얻었다.]

지마태상; [노부의 그 경신술을 네놈이 피해내나 보자!] 웃으며 어깨를 으쓱. 순간 그자의 몸이 여러 개로 좌악 늘어난다.

청풍; [이건!] 두 눈 부릅.

지마태상; [크카카! 어떠냐 애송이!] 수십 명으로 변해 웃는 지마태상

청풍; [유령백팔변?] 아연긴장하며 뒤로 훌쩍 물러서고

지마태상; [크하하하! 아는 것이 늦었다!] 화악! 슈슈슈! 일제히 청풍에게 돌진해오는 수많은 지마태상의 모습. 마치 미사일이 사방에서 날아오는 것 같다.

청풍; (유령백팔변!) 스스스! 청풍의 몸도 여러 개로 늘어나고

지마태상들; [유령백팔변?] [네놈도 유령백팔변을 알고 있는 것이냐?] [이게 무슨...] 수많은 지마태상들이 놀라며 역시 수십 명으로 늘어나는 청풍을 공격한다. 유령백팔변을 펼칠 때는 지마태상과 청풍을 복수형으로 표기

스윽! 슥! 펑! 수많은 지마태상들과 수많은 청풍들의 모습이 교차하며 서로를 통과한다. 광장이 두 사람의 모습으로 가득 차고.

 

#192>

[!] 광장 입구 밖에서 숨어서 보다가 놀라는 가짜 고루시마. 실루엣으로 묘사

가짜 고루시마의 시점. 광장을 가득 메운 채 날아다니며 서로를 공격하는 지마태상과 청풍의 형상들. 피차 수십 개다.

가짜 고루시마; (가공...) 실루엣인 채 놀라고

<비록 불구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마교 삼태상 중 한명과 호각으로 싸우는 놈이 존재하다니...> 수많은 지마태상 형상들과 싸우는 수많은 청풍의 형상들

가짜 고루시마; (아마 저놈이 짧은 시간 내에 강호를 들썩였던 이청풍일 텐데...)

<무림의 정세와 당주님이 추진하는 대업에 크나큰 변수가 될 놈이다. 주목해봐야 한다.> 지마태상의 형상들과 충돌하는 청풍의 형상들 배경으로 나레이션

 

#193>

다시 광장 내부. 격렬하게 돌아가는 지마태상과 청풍의 형상들. 하지만

지마태상의 형상들은 더 늘어나지만 청풍의 형상들은 숫자가 줄어든다. 서로 충돌할 때마다 물방울처럼 서로 터지는데 지마태상의 형상들은 금방 복구가 된다. 하지만 청풍의 형상들은 더 늘어나지 않는다.

청풍들; (저자의 유령백팔변이 내가 익힌 유령백팔변보다 더 완벽하다.) (더 빠르고 환영이 더 많이 형성된다.) 펑! 펑! 스악! 서로의 모습이 교차하는 배경으로 청풍의 모습들의 생각

청풍; (북망귀왕은 불완전하게 알고 있는 유령심법을 바탕으로 유령백팔변을 복원했다고 했다.) 북망귀왕의 모습 떠올리는 청풍의 모습들 중 하나

<반면 저자는 원래 존재했던 유령백팔변을 익힌 것 같다.> 무어라 외치며 사방에서 날아드는 지마태상의 모습들 배경으로 나레이션

<그런 차이로 인해 저자의 유령백팔변이 내가 구사하는 유령백팔변을 압도한다.> 퍼펑! 펑! 물방울처럼 터져 흩어지는 청풍의 모습들. 유령같이 날아다니며 청풍의 허상들을 터트리는 지마태상의 형상들.

거의 대부분의 청풍의 모습이 터져 사라지고. 반면 지마태상의 형상은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

휘릭! 제단 근처로 내려서는 청풍의 모습들 세개. 물론 두 팔로 용설약을 안고 있는데

지마태상들; [찾았도다!] [네놈이 진짜로구나!] 화악! 여러 명의 지마태상들이 한 명의 청풍에게 쇄도한다.

청풍들; (들켰다!) 비틀거리며 눈 부릅

무어라 외치며 쇄도하는 십여 명의 지마태상들

청풍들; (저것들 중 어느 게 실체인지 구분할 수가 없다!) 스슷! 당황하면서도 각기 다른 방향으로 날아가는 세명의 청풍.

지마태상들; [카카캇! 술래잡기는 그만 끝내자!] [죽어라!] [백장흥혈삭!] 십여명의 지마태상들이 일제히 채찍같은 빛의 기둥들을 휘둘러 공격하고

[!] [!] 눈 부릅뜨는 청풍의 형상들. 청풍의 형상들을 사방에서 후려쳐오는 채찍같은 빛의 기둥들.

청풍; (위험하다!) 다급히 옆으로 몸을 돌리는 청풍의 형상들 중 하나. 빛으로 이루어진 채찍으로부터 용설약을 지키기 위해 몸을 틀었다. 그 직후

콰앙! 청풍의 옆구리를 강타하는 백장응혈삭. 충격을 받아 몸이 기역자로 확 꺾여 옆으로 날아가는 청풍. 그게 진짜 청풍이었다.

퍼억! 퍽! 다른 두 개의 청풍의 형상이 허공에서 물방울처럼 터져 사라지고

콰쾅! 용설약을 안은 채 옆쪽의 벽으로 날아가 등부터 부딪히는 청풍. 몸이 석벽에 움푹 파고 들어간다.

지마태상들; [크크크! 맛이 어떠냐?] [꼴좋구나 애송이놈아!] 여러 개의 지마태상 형상이 허공에 뜬 채 득의하며 웃고.

지마태상들; [네까짓 놈이 제 아무리 잘난 척을 해봐야...!] [헉!] 그러다가 갑자기 눈 부릅뜨는 지마태상의 형상들.

청풍; [크으! 지독하구나!] 콰득! 비틀거리며 석벽에서 빠져나오는 청풍. 옆구리쪽의 옷이 터져 맨살이 드러나긴 했지만 별로 상처를 입지 않았다. 물론 두 팔로는 용설약을 안고 있고

지마태상들; [백장응혈삭에 직격당하고도 멀쩡해?] [몸뚱이가 무쇠보다도 더 단단한 놈이로구나!] [저놈이 익힌 무공은 혹시...] 놀라는 지마태상의 형상들

청풍; [백장응혈삭이라는 게 대단하긴 하지만 날 어쩌진 못할 거요.] 웃고

지마태상들; [광오한 놈이로군!] [확실히 백장응혈삭으로도 저놈을 죽이는 게 쉽지 않겠어.]

지마태상의 형상들이 눈을 번득이고

지마태상들; [그럼 이건 어떠냐?] [파괴력 대신 날카로움으로 요리해주마!] [이것이라면 금강불괴라도 난도질 할 수 있다.] 쩡! 쩡! 몽둥이 같던 지마태상의 빛의 덩어리가 커다란 칼날처럼 얇고 예리하게 변하고.

청풍; (채찍 같던 빛의 기둥이 날카로운 칼처럼 변했다.) 벽에서 빠져나오며 긴장하고

지마태상들; [차근차근 포를 떠주마!] [네놈의 심장도 파먹어주마!] 비비빙! 다시 사방에서 몰려드는 지마태상의 모습들

청풍; (눈은 방해가 될 뿐이다!) (동심인혼결에 의지해보자!) 눈을 감아버리고

지마태상들; [크크크! 포기한 것이냐?] [얼씨구? 이 상황에서 눈을 감어?] 놀라고 비웃고

청풍; (찾았다!) 눈 감은 채 이마 모으고

<저자가 진짜다!> 여러 개의 지마태상 실루엣들. 그 중 하나가 유독 짙게 느껴진다.

지마태상들; [잘 생각했다!] [네놈이 발버둥을 쳐봤자 부처님 손아귀의 손오공...!] [헉!] 득의하다가 깜짝 놀라는 지마태상들.

쩌어어엉! 청풍의 정수리에서 치솟는 뇌정인.

지마태상들; [뇌정인!] [조심해라!] 긴장하는 지마태상들. 직후

투쾅! 쩌엉! 청풍의 정수리에서 빠져나온 뇌정인이 미사일처럼 날아간다. 여러 개의 지마태상의 모습 중 하나를 향해.

지마태상; [큭!] 카아앙! 다급히 막은 지마태상의 빛의 칼날에 튕겨 굴절되어 튕겨나가는 뇌정인.

지마태상; [그 짧은 사이에 노부의 실체를 알아차리다니! 가히 괴물이로구나!] 뒤로 휙 물러나고. 주위의 다른 지마태상의 모습은 약간 흐릿해서 그림자처럼 보이고

슈욱! 물러나는 지마태상을 유령같이 따라붙는 청풍. 눈을 감은 채 용설약은 왼쪽 옆구리에 끼고 있다. 오른손에는 금강법륜을 들었다.

지마태상; (이놈! 정말 빠르다!) 여러 개의 자기 모습 사이 날아 피하며 놀라는 지마태상.

슈학! 놓치지 않고 쫓아가는 청풍.

투쾅! 오른손에 쥐고 있는 금강법륜에서 수레바퀴같은 빛의 칼날이 확 일어난다. 직경 1미터 정도 크기

슈학! 그 사이에 지마태상과의 거리가 좁혀졌다. 청풍은 여전히 눈을 감고 있고

지마태상; [!] 무언가 깨닫고 눈 부릅

지마태상; [이제야 알겠다! 네놈은 북망귀왕 교백의 제자로구나!] 버럭 외치고

청풍; [노괴야말로 아는 것이 늦었다!] 부악! 금강법륜을 휘두른다. 금강법륜에서 형성된 직경 1미터 이상인 빛의 톱니가 휘둘러진다.

지마태상; [큭!] 피하지 못하고 다급히 빛의 칼로 광륜을 맞받아치는 지마태상.

쩌어어엉! 번쩍! 두 사람의 전력을 다한 공격이 충돌하며 엄청난 빛의 폭발을 일으킨다.

그 빛의 폭발을 사이에 두고 충격받는 두 사람.

콰콰쾅! 쩌저저적! 터져나간 빛의 칼날들에 의해 주변이 박살난다. 석관들이 깨지고 기둥이 무너지고 천장이 갈라지고. 유령천세라 쓰인 벽도 붕괴된다. 대폭발

[크윽!] 쾅! 공처럼 튕겨나갔다가 돌기둥에 등이 부딪히는 지마태상.

콰쾅! 돌기둥이 무너지고 그 앞으로 나뒹구는 지마태상.

지마태상; [어...어디냐?] 급히 다시 떠오르며 두리번. 하지만

청풍과 용설약의 모습은 안 보인다. 박살난 석관에서 튕겨나온 강시들만 사방에 널려있고.

유령천세라고 쓰인 벽이 무너진 뒤쪽에 깊은 구멍이 입을 벌리고 있다.

지마태상; [혹시 저기로...!] 스으! 구멍을 향해 날아가는데.

번쩍! 그런 지마태상의 뒤쪽 허공에서 무언가 빛을 발하고.

푸학! 뒤에서 날아와 그대로 지마태상의 배를 관통해버리는 뇌정인.

[컥!] 나뒹구는 지마태상.

기이잉! 지마태상을 궤뚫은 뇌정인은 그대로 빨려들 듯이 유령천세라 쓰인 벽이 무너진 뒤로 드러난 깊은 구멍 속으로 날아 들어간다.

지마태상; [크으! 방심했다! 놈에게 뇌정인이 있음을 잊어버리다니...] 바르작거리며 일어나고.

지마태상; [흐흐흐! 하지만 실수한 거다 이놈아!] [배에 바람구멍 났다고 죽을 정도로 허약했다면 노부는 지금까지 살아있지도 못했다!] 슈우! 다시 허공으로 날아오른다.

지마태상; [용무극이 날린 극품추혼정에 심장이 박살나고도 십 년 넘게 살아온 나다!] [머리가 박살나기 전에는 절대 죽지 않는다!] 피를 뚝뚝 흘리며 뇌정인이 날아들어간 구멍쪽으로 날아간다.

구멍 입구에 멈춰서는 지마태상.

구멍 너머로는 아래로 뚫린 구멍. 깊이를 알 수가 없는 구멍인데

고오오! 아래쪽에서 섬뜩한 바람이 불어 나온다.

지마태상; [허어! 유령천세벽 뒤에 이런 구멍이 존재했다니...!]

지마태상; [흐흐흐! 피 냄새가 느껴진다! 역시 놈은 이 구멍으로 도망쳤어!] 구멍만 뚫린 형태인 코를 벌름거리며 웃고.

지마태상; [크흐흐! 지옥 끝까지라도 쫓아가 멱을 따버리겠다 애송이놈!] 구멍으로 날아 내려가려하고. 그러다가

[!] 무언가 느끼고 멈추는 지마태상.

지마태상; [거기 숨어있는 쥐새끼! 살고 싶으면 나와라!] 옆을 돌아보며 외친다. 멀찍이 떨어진 기둥 뒤에 누군가 숨어있는 게 보이고

[설...설마 지마태상님이십니까?] 기둥 뒤에서 엉금엉금 기어 나오는 인물. 바로 가짜 고루시마.

지마태상; [고루시마!] 눈이 번쩍

가짜 고루시마; [오오! 한 눈에 속하를 알아보시다니... 정말로 지마태상이시군요!] 기어서 가까이 다가오고

가짜 고루시마; [고루시마가 지마태상님을 뵙습니다!] 지마태상 앞쪽에 엎드려 절하는 가짜 고루시마.

지마태상; [크하하하! 역시 노부의 계획대로 되었구나!] [극품당 놈들뿐만 아니라 본교의 제자들도 찾아왔으니...!]

가짜 고루시마; (이번 북망산 소동은 지마태상이 꾸민 것이었구나. 우리 극품당과 마교를 끌어들이기 위한....) 식은땀

지마태상; [그렇다!] 웃음 뚝 그치고

움찔! 가짜 고루시마

지마태상; [노부가 바로 지마태상이다!] 위엄에 찬 모습

가짜 고루시마; [이... 이게 대체 어찌된 일인지요?] [교내에도 분명 지마태상님의 모습을 한 자가 있거늘...!] 고개 들며 비지땀을 흘리고

지마태상; [그 놈은 극품당의 당주였던 용무극이다. 그놈이 내 얼굴 가죽을 뒤집어쓰고 있는 것이다.]

가짜 고루시마; [그... 그럴 수가...! 극품당의 인간이 지마태상님으로 위장하고 있었다니...] 기겁하며 놀라는 척

지마태상; [십년 넘는 세월이 흘렀거늘 그놈이 가짜라는 걸 알아차리지 못했느냐 멍청한 놈들아?] 쾅! 채찍처럼 변한 빛의 몽둥이로 바닥을 치며 노갈을 터트리고.

우르르릉! 그 바람에 지하대전 전체가 굉음을 내며 무너질 듯 뒤흔들린다.

가짜 고루시마; [용서... 용서하십시오!] [속하들은 지마태상님이 가짜라는 사실을 상상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쿵! 쿵! 이마를 바닥에 연신 박으며

지마태상; [하긴 그 놈의 위장이 워낙 교묘하긴 하다.] 억지로 화를 참고

지마태상; [놈은 오랜 세월 노부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여 버릇과 습관을 모두 알아냈다.]

지마태상; [뿐만 아니라 만전을 기하기 위해 노부의 얼굴 가죽을 벗겨 자기 얼굴에 이식하기까지 했지!] [너희들이 알아차리지 못한 것도 무리가 아니다!] 탄식.

가짜 고루시마; [면목이 없을 따름입니다!] 고개 조아리고

지마태상; [고루시마!] [노부에게 했던 충성의 맹세는 잊지 않고 있겠지?] 강렬한 눈빛

가짜 고루시마; [물론입니다!] [속하, 지마태상님을 위해서라면 신명을 바치겠습니다!]

지마태상; [크크크! 네 마음이 변치 않았다니 다행이다!]

지마태상; [보다시피 노부는 이런 몰골이라 직접 용무극을 응징할 수 없다.] [그래서 네게 유령천세부에서 얻은 유령궁의 비전(秘傳)을 전수하여 복수를 대행시킬 작정을 했다!]

가짜 고루시마; [감사! 감사합니다 지마태상님!] 오체복지하며 감읍

지마태상; [일어나라 고루시마!] 슈우! 가짜 고루시마에게 가까이 날아가고.

지마태상; [따지고 보면 감사해야하는 쪽은 오히려 노부다.] 스윽! 가짜 고루시마 앞에 내려앉고

지마태상; [네가 찾아오지 않았다면 노부는 복수를 꿈도 꾸지 못하고...!] 말하다가 부릅.

쿵! 지마태상의 가슴에 깊숙이 박혀있는 검은 색 비수. 비수를 찔러 넣은 것은 물론 가짜 고루시마다. 검은색 비수는 고루시마를 죽인 바로 그 비수다.

가짜 고루시마; [흐흐흐! 너무 간단하게 걸려들었소이다 태상!] 비수를 지마태상의 가슴에 찔러넣은 채 올려다보며 히죽 웃는 가짜 고루시마.

지마태상; [네...네놈이...!] 쩡! 반사적으로 빛의 칼을 쳐드는데.

가짜 고루시마; [이크!] 파앗! 비수를 놓고 뒤로 벼락같이 튕겨 물러서는 가짜 고루시마.

지마태상; [고루시마! 네놈까지 노부를 배신하다니...!] 물러나는 가짜 고루시마에게 빛의 칼을 휘두르려 하고. 하지만 그 직후.

지마태상; [컥!] 피를 왈칵 토하며 앞으로 바닥으로 뚝 떨어지는 지마태상.

휘릭! 10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 내려서는 가짜 고루시마

퍼억! 나뒹구는 지마태상

치치치! 그런 지마태상의 가슴 상처부위가 불에 던져진 눈덩이처럼 녹아내린다. 어깨에서 빠져나왔던 빛의 칼도 사라지고

지마태상; [크으! 이...이 비수는...!] 고개 억지로 들어서 자기 가슴에 박힌 비수를 보며

가짜 고루시마; [그건 독성부의 보물 중 한가지인 천독비(千毒匕)올시다!] 멀찍이 선 채 웃고

지마태상; [천... 천독비!]

가짜 고루시마; [일천 가지 극독에 담가 만든 치명적인 물건이지요!] [태상의 몸뚱이가 제 아무리 단단해도 일각을 못 버티고 녹아버릴 거요.]

지마태상; [크으! 천독비를 손에 넣었다면 독성부의 보물창고도 용무극의 손에 들어갔겠구나!] 절망하여 헐떡이고

가짜 고루시마; [그렇소이다 태상.]

가짜 고루시마; [마교에 이어 독성부의 힘까지 얻은 그분에게 대적할 수 있는 자는 하늘 아래 없다고 봐야할 것이오.]

지마태상; [어째서...] 헐떡이며 가짜 고루시마를 노려보고

지마태상; [고루시마! 네놈은 어째서 본교를 배신한 것이냐?] 이를 갈고

가짜 고루시마; [내가 아직도 고루시마로 보이시오?] 자신의 얼굴 하단을 손으로 만지며 웃고

지마태상; [무슨 소리를...] + [!] 말하다가 눈 부릅

찌익! 자신의 얼굴 가죽을 거칠게 뜯어내는 가짜 고루시마. 그러자

쿵! 가짜 고루시마의 얼굴에서 얇은 가면이 벗겨지며 전혀 다른 얼굴이 나타난다. 교활하게 생긴 반백의 사내다. <신병전설>등에 나온 이세창의 나이 든 모습. 이 작품에서도 이름은 이세창이고 별호는 귀수신의. 극품당의 호법이다. 이하 귀수신의로 표기

지마태상; [네... 네놈, 고루시마가 아니었구나!] 경악 충격

귀수신의; [그렇게 눈치가 없으니 지마태상이란 신분뿐 아니라 얼굴까지 빼앗기시게 된 거요.] 우둑! 우두둑! 말하는 귀수신의의 체형이 변한다. 깡말랐던 몸이 부풀어 오르고. 껑충했던 몸이 줄어들어 평균적인 체형이 된다.

귀수신의; [그나마 졸개에게 배신당하지 않은 걸 위안으로 삼으시구려.] 완전히 다른 체형이 되어 들고 있던 가면을 흔들어 보이고

지마태상; [네놈, 네놈 누구이기에 감쪽같이 고루시마로 변장한 것이냐?]

귀수신의; [후배의 비루한 이름은 태상께서도 들어보셨을 것이오.] [귀수신의(鬼手神醫) 이세창(李世昌)이라고...] 히죽 웃고

지마태상; [귀수신의 이세창!] 경악

지마태상; [극품당의 호법이면서 신묘한 손재주와 의술을 지녔다는 귀수신의가 네놈이었느냐?] 경악하고 절망하고

귀수신의; [마교 삼태상 중 한분께서 무명소졸을 알아주시니 영광이외다.] 과장되게 포권하고. 가면을 손에 든 채

귀수신의; [알고 계신 대로 후배는 손재주가 좀 있어서 귀수(鬼手)라는 이름을 얻었는 바...] [특기 중 하나가 사람 얼굴 가죽을 벗겨 다른 사람에게 이식하는 것이외다.]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고

지마태상; [그럼... 그럼 노부의 얼굴도...] 분노. 경악

귀수신의; [십여 년 전, 태상의 얼굴 가죽을 벗긴 것도, 그 얼굴 가죽을 당주님 얼굴에 이식한 것도 모두 후배의 솜씨였소이다.] 태연하게

지마태상; [죽... 죽일...] 충격 받고 부들부들. 츠츠츠! 몸은 가슴을 중심으로 녹아내리고 있고

귀수신의; [염라대왕을 뵈러 가시기 전이이 한 가지 비밀을 더 알려드리겠소이다!]

귀수신의; [태상뿐 아니라 마교의 요인들 태반은 이미 우리 극품당의 충신들로 바뀐 상태외다!] 득의해서 웃고

지마태상; [뭐... 뭐라고?] 충격

귀수신의; [마교는 사실상 우리 극품일족에게 장악 당했다는 말이외다!] 흐흐흐! 득의한 표정으로 웃고

지마태상; [그...그럴 수가!] 절망에 찬 신음. 그런 그의 가슴은 거의 다 녹아 갈비뼈와 그 안에 들어있는 내장들이 드러나 보인다.

귀수신의; [그럼 후배는 잠시 물러가 있겠소이다.] 휘익! 뒤로 날아가고

귀수신의; [태상께서 완전히 녹아죽은 뒤 돌아와 일천구의 강시(殭屍)와 유령궁의 비전(秘傳)들을 감사히 받아주겠소이다!] 대전 밖으로 날아나가고.

으하하하! 대전 밖에서 멀어지는 귀수신의의 웃음소리

지마태상; [용, 용무극 만큼이나 교활한 놈이로구나! 노부가 마지막 일격을 준비하고 있음을 눈치 채고 달아나다니...!] 절망하여 바닥에 쓰러지고.

츠츠츠! 줄줄 녹아드는 지마태상의 몸뚱이. 머리만 온전하고 온몸이 다 녹아들어가고 있다.

지마태상; [이렇게...이렇게 죽을 수는 없다!] 사력을 다해 대전 한쪽으로 엉금엉금 기어간다. 그가 지나간 자리로는 녹은 살덩이와 검붉은 자욱이 길게 자욱을 남긴다. 푸스스! 살덩이와 핏물이 흐르는 곳에는 연기가 피어오른다. 천독비의 독기가 돌바닥을 녹이는 것

지마태상; [어렵게 찾아낸 유령궁의 보물들을 극품당 놈들에게 넘길 수는 없다.] 한쪽에 놓인 시커먼 무쇠관을 향해 기어가는 지마태상. 이 무쇠관에는 뚜껑이 닫혀있다. 드라큐라의 관 같은 형태로 그려줄 것

[헉헉!] 마침내 무쇠관 옆에 이르러 거친 숨을 몰아쉬는 지마태상.

지마태상; [흐흐흐! 이 안에 노부가 찾아낸 유령궁의 모든 보물이 들어있지!] 지잉! 그의 어깨에서 다시 빛의 칼이 번져 나와 무쇠관에 대어진다.

지마태상; [이것만은 극품당, 네놈들에게 못 준다!] 츠츠츠! 무쇠관이 시뻘겋게 달아오르고.

퍼엉! 마침내 뚜껑이 터져나가며 연기가 확 일어나는 무쇠관

무쇠관 안에 들어있던 책과 각가지 도구들이 재로 변하는 모습 보여주고.

지마태상; [이제 마지막으로 한 가지 안배만 더 하면 된다!] 무쇠관에 기대어 억지로 몸을 바로 세우고, 이미 가슴 대부분은 녹아내려 갈비뼈와 내장이 드러나 있는 상태

눈을 감은 채 입 속으로 무엇인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하는 지마태상.

츠츠츠! 지마태상의 몸에서 시뻘건 구름이 번져 나오기 시작.

지마태상; [용무극! 결코 네놈 뜻대로는 되지 않을 것이다! 절대로...!] 피빛 구름에 휘감기며 이를 가는 지마태상.

 

#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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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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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

여전히 밤. 험준한 계곡. 이 계곡에도 무덤이 여기저기 널려있고.

[헉! 헉!] 비틀거리며 달려오는 해골같이 생긴 인물. 바로 고루시마.

뒤를 보며 달려오다가

털썩! 하나의 무덤 앞에 주저앉는 고루시마.

고루시마; [헉! 헉! 다행히 날 쫓아오지는 않았구나!]

고루시마; [괴물 같은 놈! 대체 어떻게 무저금마갱을 빠져나온 건가?]

고루시마; [일... 일단 총단으로 돌아가자!] [새로운 강적이 나타났음을 삼태상께 알려야만 하니...!] 힘겹게 일어나고. 바로 그때

뒤에서 들리는 소리 [가긴 어딜 가나? 여기가 앞으로 영원히 살게 될 네 집인데...!]

고루시마; [누구... 헉!] 돌아보다가 기겁

푹! 이미 그자의 가슴을 깊이 찌르고 있는 비수. 비수의 칼날 색이 짙다.

푸시시! 고루시마의 가슴을 관통한 비수 주변의 살이 타들어가고

고루시마; [방... 방심을...] 끄윽! 비틀

목소리; [방심하지 않았어도 노괴는 본좌의 십초지적도 못되었다.] 칼을 내민 채 웃고. 얼굴이 아직 완전히 드러나지 않았고

고루시마; [개소리를...] 지팡이를 사력을 다해 쳐들어 반격하려 하다가

고루시나; [헉!] 무언가를 본 듯 기겁하고

목소리; [어떤가?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지?] 음산하게 웃는 목소리의 주인공. 얼굴과 체형이 고루시마와 아주 흡사하다.

쿵! 고루시마 바로 앞에서 씨익 웃고 있는 얼굴. 바로 고루시마 자신의 얼굴이고.

고루시마; [네.... 네놈 누군데 노부로 위장을...] 끄윽! 충격 절망이 표정이 되는 고루시마.

가짜 고루시마; [염라전에 가봐라. 그럼 염라대왕이 가르쳐 줄 테니...] 콱! 고루시마가 쳐든 지팡이를 왼손으로 잡는 가짜 고루시마. 이어.

가짜 고루시마; [얼굴을 빌리는 대가로 극락왕생은 빌어주마.] 팟! 고루시마의 가슴에 박았던 비수를 뽑아내고.

고루시마; [지랄...] 비틀하며 물러서는 고루시마.

잡고 있던 지팡이를 놓치고

퍼억! 눈을 까뒤집고 나뒹구는 고루시마

화악! 푸시시! 고루시마의 몸뚱이가 연기에 휩싸이고

가짜 고루시마; [흐흐흐! 촉루상문장도 손에 넣었고.. 대충 준비는 끝났군.] 지팡이를 보며 웃고

그 사이에 완전히 연기에 휩싸이는 고루시마의 시체

가짜 고루시마; [흐흐흐! 세상 그 누구도 당주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설령 귀신일지라도....] 녹고 있는 고루시마의 시체를 내려다보며 웃는 가짜 고루시마

 

#187>

지하의 미로. 돌을 깎아 만든 지하의 통로다. 그 지하통로를 가득 메우고 있는 무림인들의 시체.

[흐음! 아무래도 이상한데...!] 시체들을 내려다보며 찡그리고 있는 청년. 청풍.

청풍; [유령궁으로 믿어지는 지하미궁(地下迷宮)들의 통로가 거의 동시에 열렸다.]

청풍; [그리고 밀물처럼 몰려 들어간 무림인들은 여기에서처럼 거의 예외없이 죽임을 당했다!] 둘러보며 앞으로 걸어가고

청풍; [이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청풍; [누군가 이미 유령궁의 보물을 모두 얻었고 그것을 미끼로 군웅들을 끌어들여 몰살시키려는 게 아닐까?]

청풍; (이번 사건이 만일 무림인들을 무차별 도륙하려는 음모라면 도대체 누구의 짓인가?)

청풍; (마교일까? 아니면 알려지지 않은 제삼(第三)의 세력일까?) 앞으로 나간다. 그러다가

멈칫! 멈춰서는 청풍.

무림인들 시체들 사이에 박살이 나서 뒹굴고 있는 세 구의 해골, 환타지의 스켈레톤**해골인간** 대충 옷을 걸쳤는데 해골에서 푸르스름한 빛이 번져 나온다.

청풍; (이건 혹시...!) 허리 굽혀 해골의 정강이 부분 뼈를 집어든다.

츠츠츠! 뼈에서는 검푸른 빛이 번져 나오고.

청풍; (틀림없다. 이 해골이 군웅들을 몰살시킨 범인이다!)

우둑! 뼈를 쥔 손에 힘을 주고. 그러나

뼈는 쉽게 부서지지 않는다.

청풍; (정말 단단하다!) 손에 힘을 주며 인상쓰고.

청풍의 손과 팔에 핏줄이 툭툭.

파삭! 마침내 청풍의 손아귀에서 박살나 흩어지는 뼈다귀.

청풍; (내가 거의 전 내공을 투입해야 겨우 부술 수 있는 해골이라면...!)

청풍; (철골강시(鐵骨殭屍)! 전설 속의 철골강시다!) (유령궁이 강호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때 부렸던 살아있는 해골...!) 주위를 둘러본다.

부서진 채 나뒹구는 해골은 모두 세 구. 숫자는 두개골로 파악. 그 두개골의 이마에 모두 구멍이 나있음을 주의

청풍; [겨우 세 구...!] 신음

청풍; [단 세 구의 철골강시가 내로라하는 무림고수 백여 명을 몰살시켰구나.] 철골강시들을 내려다보고.

철골강시의 이마에 나있는 둥근 구멍을 크로즈 업

청풍; (피리에 맞은 흔적이다.)

청풍; (왈패같은 그 아가씨 솜씨겠군!) 용설약을 떠올리고 절로 미소. 그때

삐익! 갑자기 들려오는 피리 소리.

청풍; [파천음강!] 통로 저편을 보고

청풍; [극품당의 당주께서 또 강적을 만난 모양이군!] 웃고

청풍; [기왕 도와준 거 끝까지 봉사해야겠지?] 스스! 사라지는 청풍.

 

#188>

넓직한 석실. 직경 20-30미터. 대청같은 형태. 수많은 해골들이 곳곳에 부서져서 널브러져 있다. 검푸른 빛을 띤 해골들, 철골강시들인데 전부 부서져 있다.

석실의 끝. [헉헉!] 벽을 등진 채 비틀거리며 가쁜 숨을 몰아쉬는 미청년. 남장을 한 용설약. 손에는 피리를 들고 있고. 연이은 악전고투로 인해 옷이 모두 땀에 절어 불룩한 젖가슴의 형상이 그대로 드러나 보인다.

그런 그녀의 뒤쪽에는 다리가 잘린 마도신장이 벽에 기대앉아 운기조식하고 있다. 한 다리를 잃고 중상을 입은 모습인데 얼굴에 쓰고 있던 민짜 가면을 벗었다. 사무라이 같은 인상의 중년인. 옆에 벗어놓은 피묻은 가면과 긴칼이 그가 마도신장임을 암시하고.

용설약; (파...파천음강의 음파가 강시대법을 깨트리는 효과가 있어 다행이긴 한데...) (내공의 소모가 너무 심하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옥병의 뚜껑을 연다. 피리를 겨드랑이에 낀 채.

옥병에서 알약을 꺼내는데 단 한 알만 떼굴 굴러 나오고

용설약; (기력을 잠시 회복시켜주는 속전활기단(速轉活氣丹)도 이게 마지막...)

용설약; (이걸 먹어봐야 파천음강을 한 두 번 더 불어볼 기력밖에 안 생긴다!) 알약을 입에 털어넣으며

용설약; (마교의 추적을 뿌리치려고 유령궁으로 뛰어든 게 화근이었다!) 마도신장을 돌아보고

용설약; (차라리 밖에 은신한 채 다른 구신장들이 도착하길 기다릴 걸...!) 마도신장에게 다가가고.

마도신장; [컥!] 피를 왈칵 코하며 앞으로 쓰러지고

용설약; [마도신장!] [괜잖아요?] 급히 부축하고

마도신장; [견...견딜만 합니다!] 헐떡이며 겨우 몸을 바로 세우고

마도신장; [면목이 없습니다. 당주님을 지켜드려야 하거늘 오히려 폐를 끼치고 있으니...!]

용설약; [그런 소리 말아요.] [십대마왕들이 너무 강하고 교활해서 그랬지 세분은 임무를 충실히 이행하셨어요!]

마도신장; [놈...놈들도 이 안에 들어와 있을 게 분명합니다.] [어서 여길 나가셔야 합니다!] 칼을 지팡이 삼아 비틀 일어나고. 그런 마도 신장을 부축하는 용설약.

용설약; [그래요.] [일단 물러나서 대책을 마련...!] 거기까지 말했을 때.

[흐흐흐흐!] 갑자기 어디선가 들려오는 음산한 웃음소리. 기겁 하는 용설약과 마도신장.

용설약; [누...누구냐?] 피리 뽑아들며 외치고. 마도신장도 급히 긴칼을 뽑는다.

목소리; <크크큿! 극품당 비전의 파천음강이 들리기에 기쁜 마음으로 달려왔거늘...!>

목소리; <유감스럽게도 극품당주 용무극이 아니라 그놈의 젖비린내 나는 손녀가 걸려들었구나!> 사방에서 울려 퍼지는 음성

용설약; (할아버지 대신 내가 걸려들었다고?) 흠칫

용설약; (설마 이번 유령궁의 소동이 할아버지를 노린 함정이었단 말인가?)

목소리; <크크크! 하긴 상관없겠지!> <용무극에게는 네년 외에는 핏줄이 없을 터! 네년을 사로잡으면 그 늙은 여우새끼도 별 수 없이 본좌 앞에 기어나올 것이다!>

용설약; [어느 방면의 선배이신데 고인(故人)이 되신 분을 노리고 함정을 파셨습니까?]

목소리; <고인)?> 반문

목소리; <크핫핫핫! 용무극이 죽었다 말하고 싶은 것이냐?> 우르르르! 엄청난 광소 소리에 지하광장이 무너질 듯 뒤흔들리고.

[큭!] [악!] 고막이 터질 것같아 귀를 막으며 비명 지르는 마도신장과 용설약.

용설약; (가...가공할 내공! 생시의 할아버지도 이런 내공은 없으셨는데...!) 귀를 막은 채 경악

목소리; <크크크! 용무극! 그 교활한 놈이 죽은 척 해서 또 한번 세상을 속이려 장난을 치는 모양이로구나!>

용설약; [장난을 치다니요! 고인이 되신 분을 욕되게 하지 마세요!] 바락

목소리; <크크크! 그래 어떤 인간이 잘난 네 할애비를 죽였느냐?>

용설약; [살인객주!]

목소리; <살인객주?>

용설약; [그래요! 살인상단의 각주인 그자가 할아버지를 시해했어요!] 살기를 띠우고

목소리; <크크크! 살인객주는 확실히 그 방면에서는 적수가 없는 대가라고 할 수 있지!>

목소리; <하지만 그래봤자 한갖 살수 나부랭이야!> <살인객주가 극품당 사상 최강의 고수인 네 할애비를 죽인다는 건 어불성설이지!>

용설약; [억지 쓰지 말아요. 할아버지의 임종은 어린 시절이지만 내가 직접 목격했다구요!] 외치는데 마도신장; <당주님!> 뒤에서 전음을 보내고

마도신장; <상대는 상상을 초월하는 고수인데다 본당에 적의를 품고 있습니다!> 그의 전음에 흠칫하는 용설약

마도신장; <속하가 뒤를 끊을 테니 먼저 빠져나가십시오!>

용설약; <알았어요!> + [당신이 아무리 억지를 써봤자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건 돌아가신 거예요!] 입구 쪽으로 뒷걸음질 치며 허공에 대고 외치고

마도신장; [지금입니다 당주님!] 뒤를 막으며 외치고.

용설약; [부탁해요 마도신장!] 입구쪽으로 달려가고

목소리; <크크크! 달아나겠다?>

목소리; <어림없는 수작이다!> 콰콰쾅! 갑자기 입구 쪽의 천장이 박살난다. 마치 미사일이 위에서 아래로 내리꽂혀 관통하듯

용설약; [악!] 앞을 가리며 뒤로 튕겨져 나뒹굴고.

마도신장; [당주님!] 뒤를 경계하다가 비명

마도신장; [다치신 데 없으십니까?] 휘익! 외다리로 날아와 용설약을 부축하려 하고

용설약; [저...저기...!] 공포에 질려 앞을 가리키고. 그녀를 부축하려던 마도신장도 놀라 앞을 보고

[크크크! 잔머리 굴려봐야 이미 늦었다!] 고오오오! 뻥 뚫린 천장의 구멍으로부터 무언가가 천천히 하강한다.

괴인; [네년이 본좌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갈 길은 없다!] 쿵! 흉칙하게 웃는 괴인의 모습. 머리가 수초처럼 펄럭이는 봉두난발의 인물인데 팔 다리가 없어 오뚜기처럼 생겼고 심장 부분에는 일미터가 넘는 거대한 못이 박혀 등뒤까지 빠져나와 있다. 또한 얼굴 가죽이 몽땅 벗겨져 살과 근육이 그대로 드러나 보인다. 코는 퀭하니 구멍 두 개만 뚫려있고 눈은 야수같이 희번덕. 입은 잇몸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팔 다리가 잘려나간 부분에서 흐르는 고름과 진물. 무저금마갱의 마귀활불과 비슷한 몰골인데 얼굴 가죽이 벗겨져 있어 더 흉칙하고 끔찍하다. 온몸을 붉은 색 보호막이 휘감고 돈다. 이 보호막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니까 잘 묘사.

용설약; [욱...!] 치미는 구역질에 입을 가리고 비틀

마도신장; (맙소사! 저런 몰골로 살아있을 수 있다니...!)

괴인; [크크크! 네년이 보기에도 끔찍하지?]

괴인; [노부를 이런 꼴로 만든 게 다름 아닌 네년 할애비다!]

괴인; [그놈은 노부의 팔 다리를 잘라버리고 심장에 못을 박았을 뿐 아니라 간악하게도 노부의 얼굴 가죽까지 벗겨버렸다!] 괴인의 가죽 벗겨진 끔찍한 얼굴 크로즈 업

마도신장; (그러고 보니...!) (저 자의 심장에 박힌 것은 우리 극품당의 비밀 병기 극품추혼정(極品追魂釘)이다!) 괴인의 가슴에 박힌 거대한 못 크로즈 업

괴인; [흐흐흐! 용무극이 노부에게 지은 죄를 손녀인 네년이 대신 갚아주어야겠다!]

용설약; [흥! 할아버지가 독수를 쓰셨다면 당신은 용서받지 못할 악인이 분명해!]

용설약; [나야말로 할아버지를 대신해서 당신을 확실히 죽여버리겠어!] 쩡! 피리로 광선검을 만들고

괴인; [크크크! 대가 센 계집이로군! 사내로 태어나지 못한 게 아까워!] 말하다가 눈 번쩍

땀에 절은 옷이 달라붙어 몸의 굴곡이 그대로 드러난 용설약의 육감적인 자태.

괴인; [좋다! 네년을 직접 보니 노부의 생각이 바뀌었다!]

괴인; [원래는 네년을 노부와 같은 꼴로 만들어 복수도 하고 용무극을 유인하는 미끼로 쓰려 했다.] [하지만 방금 전 더 좋은 복수 방법이 생각났다!]

괴인; [네년의 몸에 노부의 씨를 심어주마!]

용설약; [무... 무어라고?] 기가 막히고

마도신장; [죽일...] 역시 치를 떨고

괴인; [킬킬! 제 손녀 뱃속에 노부의 씨가 자라는 걸 알면 용무극이 기가 막혀 미쳐버리겠지?]

괴인; [그 교활한 놈에 대한 복수치고 이것 이상 가는 것도 없을 것이다!] 사악한 눈으로 용설약의 몸을 쓸어보고

용설약; [이 미친 늙은이가 보자보자 하니까 못하는 소리가 없구나!] 악을 쓰며 괴인에게 돌진. 광선검을 휘두른다

마도신장; [당주님! 안됩니다!] 뒤에서 외치며 한 발로 겅충 겅충 뛰어 달려오고

용설약; [죽엇!] 쩌어엉! 광선검을 휘둘러 괴인을 후려치고. 하지만

터엉! 용설약의 광선검은 괴인의 몸을 감싼 붉은 막에 부딪혀 튕겨지고.

용설약; [악!] 펑! 엄청난 반탄력에 뒤로 튕겨나가고

마도신장; [피하십시오 당주님!] 비틀거리는 용설약의 앞을 외발로 서서 막으면서

부악! 쩍! 긴칼을 맹렬히 종횡으로 그어내는 마도신장. 하지만

캉! 캉! 마도신장의 칼질은 괴인의 붉은 호신강기에 막혀 튕겨지고.

괴인; [켈켈! 약하다 약해!]

마도신장; (철벽을 친 듯 하다! 이토록 강력한 호신강기가 존재하다니...!) 경악하며 뒤로 비틀거리며 물러나고

괴인; [신방을 차리는데 구경꾼은 필요 없겠지? 그만 죽어랏!] 쩍 입을 벌리고.

쩌어어엉! 괴인의 입에서 긴 혀가 채찍처럼 뻗어나온다.

마도신장; [이 괴물...!] 기겁하며 칼을 휘둘러 혀를 잘라버리려 하고. 하지만

터엉! 마도신장의 칼은 괴인의 혀를 자르기는커녕 오히려 튕겨지고.

퍼억! 그대로 마도신장의 가슴을 뚫고 들어가는 긴 혀. 마치 개구리의 혓바닥 같다.

용설약; [마도신장!] 뒤에서 몸을 가누며 비명

마도신장; [이...이런 어이없는...!] 자신의 심장부분을 궤뚫은 긴 혀를 내려다보며 기가 막힌 표정을 짓고

괴인; [크크! 이 신선한 피 냄새...! 얼마만이냐?]

콰득! 도로 빠져나가는 괴인의 긴 혀. 돌돌 말린 혀의 끝 부분에는 마도신장의 심장이 감겨 있다.

퍼억! 가슴이 뻥 뚫려 앞으로 고꾸라지는 마도신장

용설약; [안돼!] 울부짖으며 마도신장에게 달려든다. 마도신장은 바닥에 나뒹굴었고.

괴인; [그래선 안되지!] 쾅! 채찍처럼 휘둘러져 용설약과 마도신장 사이의 바닥을 채찍처럼 강타하는 괴인의 긴 혀. 질겁하며 멈춰서는 용설약.

괴인; [넌 노부의 씨를 잉태할 귀한 몸이야! 다른 사내놈의 불결한 피가 닿으면 곤란해!] 스르르 혀를 다시 입안으로 말아 넣으며 웃고

용설약; [이...이 마귀같은 인간!] 부들부들

용설약; [지옥으로 떨어져라!] 피리를 옆으로 뉘어 입에 가져가며 외치고. 이어

삐이이익! 세차게 피리를 부는 용설약.

바우우웅! 용설약을 중심으로 동심원을 일으키며 확 퍼져가는 음파.

푸하악! 용설약과 그녀의 발치에 누워있는 마도신장의 시체를 제외한 실내의 모든 것이 가루가 된다. 가공할 장면. 장내가 폭발하듯 번지는 먼지에 덮이고

용설약; [욱!] 피리를 입에서 떼며 피를 왈칵. 비틀

용설약; [파천음강에 직격 당했으니 끝장났겠지?] 바닥에 주저앉으며 헐떡이고. 하지만 그 직후

[킬킬! 끝장은 무슨 끝장?] 먼지 속에서 들리는 음성에 경악하는 용설약.

괴인; [그냥 모기 한 마리가 앵앵거리는 것 같았을 뿐이거늘...!] 쿵! 먼지가 가라앉으며 들러나는 괴인의 모습. 여전히 허공에 뜬 채 멀쩡한 모습.

용설약; [말...말도 안되는...!] [파천음강을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듣고도 전혀 타격을 입지 않다니....] 사색이 되고. 일어나지는 못한 채 주저앉아서

괴인; [곧 살을 섞을 사이라 기회를 주겠다! 부릴 수 있는 재롱이 더 남아있다면 부려 보거라!] 여유있게.

용설약; (오냐! 네놈에게 능욕 당하느니 차라리 폭사하고 말겠다!) 이를 갈며 다시 피리를 입에 가져간다.

슈우우우! 피리를 입에 대고 눈을 감은 용설약의 몸 주위로 무형의 기운이 확 퍼지고.

괴인; [오호! 이건 놀랍군!] 흠칫

괴인; [용무극도 말년에 가서야 겨우 연마에 성공했다는 파천음강의 마지막 단계 무음파천황(無音破天荒)을 펼칠 생각인가?]

용설약; <아는 게 늦었다! 함께 죽자 마귀같은 인간!> 결연한 표정이 되고. 직후 세차게 피리를 부는 용설약.

콰르릉! 무형의 파동이 용설약의 몸 주위로 물결치듯 퍼지며 벽과 천장이 쩍쩍 균열이 간다.

[허!] 괴인의 몸도 흔들 하고.

쩌저적! 콰콰쾅! 균열이 간 천정이 무너지고 벽이 터져나간다.

괴인; [이런...] 조금 당황하는 괴인도 무너지는 바위 속에 묻혀버리고.

용설약; (끝...났어!) 툭! 피리를 놓치며 비틀

따당! 바닥에 떨어지는 피리

용설약; (난... 최선을 다했어!) 스륵! 그대로 바닥에 허물어지듯 쓰러진다.

야한 자세로 기절하는 용설약.

콰드드! 그런 그녀의 몸 위로 무너져 내리는 천장.

용설약과 마도신장의 시신이 바위에 으깨지려는 찰라. 부우웅! 붉은 빛의 구슬이 그 바위를 떠받힌다. 어느 틈에 용설약 옆에 나타난 괴인. 그자의 몸에서 일어난 붉은 호신강기의 막이 무너지는 천장의 바위를 떠받히고 있다. 괴인의 입가로 피가 흐르고

괴인; [대단해! 정말 대단하구만! 어린 나이에 무음파천황까지 구사하다니...] 콰드득! 덮치려던 바위를 호신강기로 밀어 넘어뜨리고.

괴인; [과연 노부 지마마태상의 씨를 잉태할 자격이 충분한 계집이다!] 기절한 용설약의 몸이 떠오르고. 이하 괴인의 이름 지마태상으로 표기

지마태상; [크핫하! 용무극아 용무극아! 기대하거라!] [머지않아 네놈의 손녀가 노부의 후손을 낳아줄 테니....] 붉은 기류로 용설약을 휘감고 하공으로 떠오르는 지마태상. 그자의 붉은 기류에 닿자 바위와 천장이 박살나고.

지마태상; [원수의 피붙이를 범해 애를 배게 할 수 있다.] [이것보다 더 통쾌한 복수가 또 어디 있겠는가?] 호신강기로 천장을 박살내며 위로 사라지는 지마태상과 용설약. 용설약은 붉은 색 끈같은 호신강기 가닥에 묶여 딸려가는 모습

폐허가 된 현장에는 마도신장의 시신만 남아있고. 잠시 후.

 

스슷! 폐허가 된 장내에 날아드는 인물. 바로 청풍.

청풍; [대단하군.!] 멈춰서며 두리번.

청풍; [음공만으로도 이런 파괴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니... 역시 세상은 넓구나.] 두리번거리고. 그러다가

흠칫! 한 쪽을 본다. 마도신장의 시신 발견.

청풍; [이자는...!] 다가가고

청풍; [용씨성 말괄량이의 부하 중 한 명으로 별호가 마도신장인가 그랬지?] 마도신장의 시체를 살핀다.

심장이 뽑혀죽은 마도신장 고개를 옆으로 돌린 자세로 엎어져 있는데 여전히 눈을 부릅뜨고 있다. 손으로는 칼을 꽉 움켜잡고 있고. 그 옆에는 용설약의 피리가 나뒹굴고 있다.

청풍; [마지막까지도 주인이 걱정되었던 모양이로군!] 슥! 마도신장의 눈을 쓸어서 감겨주고

감겨진 마도신장의 눈

청풍; [이 사람의 충성심을 봐서라도 그 말괄량이를 구해주어야겠구나!] 용설약이 떨군 피리를 집어들고. 이어

일어서며 위를 올려다본다.

천장에 뻥 뚫린 구멍.

청풍; (저곳으로 나간 것 같군.) 팟! 날아오르고

스읏! 천장에 난 구멍으로 날아올라 사라지는 청풍.

 

#189>

드넓은 지하광장. 앞쪽과 달리 아주 화려하고 요란. 벽에는 각가지 마귀의 형상이 조각되어있고 기둥들이 늘어서 있고. 전면의 벽에는 <幽靈千世>**유령천세**라는 글이 크게 새겨져 있다. 그 벽 앞에는 넓고 평평한 제단이 마련되어있으며 제단 앞에 놓인 사람 키 만한 향로에서는 연기가 흘러나온다. 제단 앞의 넓은 광장에는 수많은 석관이 열을 맞춰 놓여있다. 뚜껑이 없는 석관 속에는 각가지 시체들이 반듯이 누워있다. 강시들이다. 뼈만 앙상한 철골강시도 있고. 이마에 부적이 붙어있는 전형적인 강시들. 그리고 아주 아름다운 여자강시들도 얇은 옷을 입고 누워있다. 잠이 든 듯한 모습

스스스! 문득 공간이동 하듯이 광장에 나타나는 그림자. 지마태상과 지마태상의 호신강기에 꽁꽁 묶인 채 기절한 용설약. 용설약은 허공에 반듯하게 누워있고.

지마태상; [크큿! 여기가 노부의 집이다!] [네년은 곧 이 안의 모든 것을 소유하게 될 것이다.] 제단으로 날아가고.

지마태상; [물론 그 전에 노부의 여자가 되어야겠지만....] 제단 위의 허공에 멈추고.

스윽! 용설약의 몸이 제단 위에 반듯이 뉘어진다.

[으음!] 제단에 뉘어지는 순간 신음을 흘리며 정신을 차리는 용설약.

지마태상; [정신이 들었으면 눈을 떠라! 오는 동안에 내상은 대강 치료해주었으니...] 눈을 희번득이며 용설약을 내려다보고

용설약; [!] 몽롱하던 눈이 갑자기 커지고.

그녀의 눈에 확 들어오는 지마태상의 끔찍한 얼굴

용설약; [흑!] 벌떡 일어나려 하지만

츠츠츠! 목 아랫부분이 여전히 붉은 기류에 칭칭 동여매여 있어 꼼짝할 수가 없고.

지마태상; [깨어나는 모습도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귀엽구만.] 용설약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히죽거리고

용설약; [차라리... 차라리 죽여다오!] 혐오감과 두려움에 진저리를 치며 치욕의 눈물을 흘리고.

지마태상; [죽이다니! 귀여운 첩에게 어떻게 그럴 수 있겠느냐?]

용설약; [제...제발...!] 애원하고

지마태상; [크큿! 걱정할 것 없다. 사지는 없어도 여자를 즐겁게 해 줄 능력은 충분히 있거든!] 용설약의 몸 위로 떠오르고

용설약; [흐윽!] 지마태상의 아랫도리를 보며 눈 부릅뜨고. 지마태상의 아랫도리에 거대한 무언가가 돋아나 있다.

용설약; [이...이 짐승같은...!] 눈 질끈 감으며 고개 돌리고

지마태상; [네 년 할애비는 잔인하게도 노부의 얼굴 가죽을 벗기고 사지를 잘라버렸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르지 않았다.] 공중에 반듯이 떠서 용설약과 수평으로 누운 채 그녀를 내려다보며 눈이 광기로 물들고

지마태상; [그 덕분에 손녀인 네가 노부의 사랑을 받을 수가 있게 된 것이야!] 용설약의 귓전에 대고 속삭이고.

치를 떠는 용설약.

지마태상; [너도 노부를 지아비로 섬기게 될 것이다!] 긴 혀로 용설약의 뺨을 핥고

용설약; [치...치워라!] 전율하며 비명

지마태상; [킬킬! 그래! 계집은 역시 튕기는 맛이 있어야지!] 몸을 반듯이 세우고

지마태상; [그럼 어디 내 새로운 보물을 구경해볼까?] 고개를 끄덕이고.

쩌어엉! 순간 그의 잘려진 팔 중 하나에서 칼날 같은 것이 돋아나온다. 뇌정인과 흡사한데 완전히 칼의 형태는 아니고 그냥 빛의 덩어리이고 또 몸에서 분리되지는 못한다.

서걱! 지마태상의 어깨에서 빠져나온 그 칼 형태의 빛이 용설약의 저고리 속으로 들어가 위로 잡아당긴다. 칼을 넣어서 자르는 것과 같은 효과

용설약; [아...안돼!] 고개 들어 가슴을 내려다보며 비명. 하지만

찌익! 빛의 칼에 용설약의 상의가 둘로 그대로 갈라져 버리고.

출렁! 들어나며 세차게 요동치는 용설약의 젖가슴.

지마태상; [역시! 역시! 기대한 대로구나!] 용설약의 가슴을 보며 감탄

용설약; [이 악적! 죽여라! 차라리 죽여!] 울부짖으며 몸부림치고

용설약; [날 지금 안 죽이면 언제고 반드시 네놈을 찢어 죽일 것이다!] 악을 써대고.

지마태상; [허어! 애교로 들어주기에는 너무 소란스럽군!]

지마태상; [그럼 조금 나긋나긋하게 만들어 볼까?] 입을 벌리고.

화악! 그자의 입에서 번져 나오는 붉은 구름.

그 구름이 용설약의 얼굴을 덮어씌우고.

용설약; [컥!] 붉은 구름을 들이마시고 비명.

용설약; [무... 무슨 짓을...!] 숨이 막힌 듯 헐떡이며 비명

지마태상; [독은 아니니 겁먹지 마라.] [첫 경험인 널 위해 특별히 사랑의 묘약을 먹여준 것이다!] 킬킬거리고

용설약; [최... 최음제!] 절망

지마태상; [최음제는 무슨, 사랑의 묘약이지.]

지마태상; [이제 곧 네년의 몸은 노부의 사랑을 원하게 될 것이다!]

용설약; [닥...닥쳐라! 그런 일은 절대... 하악!] 자지러지는 용설약.

지마태상; [흐흐! 어때? 벌써 깊은 곳이 후끈 달아오르지?]

용설약; [네놈... 네놈이...!] [흐윽!] 더 이상 앙탈이 이어지지 않고.

퍼득! 벼락에 맞는 것 같이 되는 용설약

용설약; [아아아! 흐으윽! 뜨거워!] 몸부림. 완전히 최음제에 중독되었고.

지마태상; [킬킬! 처녀치고는 반응이 빠르군!]

[아흑! 끄윽!] 몸부림치는 용설약

지마태상; [오냐 오냐! 보채지 마라! 얼마든지 귀여워해줄 테니...!] 찌익! 지마태상의 빛의 칼이 용설약의 바지까지도 찢어 내리기 시작.

벌어지는 용설약의 다리.

지마태상; [흐흐! 고것...!] 용설약의 아랫도리를 보며 침 꿀꺽. 눈이 희번덕. 바로 그때

기이이잉! 갑자기 광장 저편에서 날아드는 거대한 빛의 수레바퀴. 금강법륜으로 펼쳐지는 무공이다. 둥근 빛의 고리를 중심으로 수많은 빛의 칼날이 수레바퀴의 살처럼 바깥을 향해 내뻗힌 형태. 직경은 2-3미터.

지마태상; [헉!] 막 용설약을 겁탈하려다가 돌아보며 기겁하는 지마태상.

가아아앙! 맹렬히 휘돌며 바로 앞에까지 육박한 광륜.

지마태상; [금... 금강법륜?] 팟! 비명을 지르며 용설약의 몸에서 옆으로 굴러내리고.

기이이잉! 간발의 차이로 지마태상을 스치고 지나가며 휘도는 광륜. 지마태상의 머리카락이 성둥 잘리고.

콰가가각! 지마태상을 스치고 지난 광륜은 크게 휘돌아 유령천세라 쓰인 석벽을 두 동강낸 뒤 대전의 입구쪽으로 되날아간다.

지마태상; [웬놈이냐?] 이를 갈며 벌떡 일어나고.

기이잉! 입구 쪽으로 되날아가는 광륜. 급격히 크기가 줄어들고

가가강! 누군가의 쳐든 손에 회전하며 내려앉는 빛의 수레바퀴. 직경 30센티까지 줄었고

쿵! 광륜을 받은 인물은 물론 허리띠에는 용설약의 피리를 꽂고 있다.

지마태상; [금강법륜! 정말 금강법륜이로구나!] 슈우! 허공으로 떠오르며 눈 부릅

스스스! 그 사이에 청풍의 손바닥 위에서 더 줄어들면서 금강법륜 원래 모습이 되는 광륜

청풍; (급한 대로 금강법륜에 새겨진 참번뇌륜법(斬煩惱輪法)을 써봤는데...) 금강법륜을 왼손에 끼며 생각하고

청풍; (위력은 물론이고 정확도까지 갖추려면 더 연마를 해야 한다.) 걸어 들어오며 금강법륜을 손목에 차고. 그때.

지마태상; [네놈, 나한원의 생존자인 것이냐?] 제단 옆으로 떠오르며 살기를 뿜어내고

고개 들어 지마태상쪽을 보는 청풍.

[아아아!] 제단 위에 야한 자세로 누워 꿈틀대는 용설약.

청풍; [다행히 늦지는 않은 것 같군!] 석관 사이를 걸어 제단으로 다가가고. 한데

 

#190>

청풍의 뒷모습을 광장 문 밖에서 숨어 보는 인물. 가짜 고루시마이지만 실루엣만 보여주고

가짜 고루시마의 시점. 제단으로 다가가는 청풍의 뒷모습.

제단에 야한 모습으로 누워 꿈틀대는 용설약 크로즈 업

주먹 꽉 쥐는 가짜 고루시마. 이자는 극품당의 인물이다.

 

#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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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

<-북망산(北邙山)> 밤. 무덤으로 뒤덮인 공동묘지. 여기저기 귀신불도 둥둥 떠다니고.

우우우! 어디선가 여우 우는 소리도 들리고.

휘익! 문득 사람 그림자 하나가 하늘에서 날아내린다.

탁! 무덤 위로 내려서는 그 인물. 바로 용설약이다. 여전히 남장을 하고 있고. 손에는 피리와 지도를 들고 있다.

지도를 들고 주위와 비교해보는 용설약.

용설약; [입수한 장보도 대로라면 이 근처에 유령궁의 입구가 있어야 하는데...!] 찡그리고

용설약; [나보다 먼저 떠난 구신장(九神將)들은 어째서 한 명도 안 보이는 것인가?] 오만상을 쓰고. 그때

<크크크! 네놈이 요즘 강호를 설치고 다닌다는 극품당의 신임 당주 극품신룡이겠지?> 갑자기 어디선가 들려오는 웃음소리

용설약; [누구냐?] 둘러보며 흠칫

<극품당에서도 떨거지들이 몰려올 줄은 알았지만 뜻밖에도 대물이 걸려들었구나.> 사방에서 반복해서 들려오는 음성들.

용설약; (육합전성(六合轉聲)!)

용설약; (사방에서 목소리가 들려와 어디에 숨어있는지 알 수가 없다!) 긴장

목소리; <크크크! 네 놈만 사로잡으면 구중천 중 한 가문인 극품당도 옴쭉달쭉 못하겠지?> <원, 명 교체기때 몰락해서 폐족이나 다름없게 되긴 했지만....>

용설약; [숨어서 씨부리는 재주밖에 없는 잡놈이냐?] [귀신놀음 그만 하고 모습을 보여라!] 분노하며 두리번

목소리; <킬킬킬! 생긴 것 답지 않게 입도 걸군!>

목소리; <좋다! 원한다면 화끈하게 상대해주마!> 여전히 방향을 종잡을 수 없는 음성

용설약이 긴장하는데.

파팟! 갑자기 그녀가 딛고 선 무덤이 깨지며 그 속에서 썩어 뼈가 드러난 손 두 개가 확 빠져나와 그녀의 발목을 움켜잡는다. [흑!] 기겁하는 용설약.

용설약; [놔... 놔라!] 파앗! 피리를 그어내는 용설약. 피리에서 광선검 같은 것이 빠져나와 뼈가 드러난 손들을 잘라버리고.

파팟! 다시 무덤 속에서 손들이 빠져나와 용설약의 발목을 잡으려 하고.

[흑!] 파앗! 급히 날아올라 피하는 용설약.

스읏! 옆의 커다란 비석 앞에 날아 내리는 용설약.

츠츠! 그런 그녀의 발목 부위 옷과 신발이 녹는다. 뼈가 드러난 손에 잡힌 흔적.

용설약; (시...시독(屍毒)에 중독되었다!) 주저앉으며 안색이 창백하게 변하고. 파팟! 급히 다리의 혈도를 찍어 독이 퍼지는 것을 막고

퍼펑! 직후 용설약이 섰던 무덤이 터지고.

키키키! 그 안에서 시체들이 기어 나온다. 반쯤 썩어 뼈가 드러난 시체들

용설약; [독...독시(毒屍)!] 공포에 질리는 표정

용설약; [고루시마! 마교의 제사마왕 고루시마냐?] 주위 둘러보며 외치고

목소리; <킬킬 눈치도 빠르군! 과연 잔머리로 유명한 극품당의 신임 당주답도다!>

용설약; (고루시마는 시체를 다루는 재주가 유령궁에 못지않다고 전해진다. 저 노마를 만났으니 조심해야겠다!) 아연긴장하고

목소리; <킬킬킬! 그럼 어디 성대하게 놀아볼까?> 어디선가 다시 목소리 들리고

펑!펑! 사방의 무덤들이 폭죽처럼 터지고 그 무덤 속에서 반쯤 썩은 시체들이 일어나 나온다. 마치 좀비들 같고. 수십 구의 시체들에 포위되는 용설약. 당황하는 용설약

목소리; <본좌의 괴뢰시살진(傀儡屍殺陣)에 걸려든 이상 빠져나갈 생각은 말아라!>

용설약; [이번의 장보도 소동을 꾸민 게 너희 마교냐?] 피리를 광선검으로 만들며 외치고

목소리; <그랬으면 오죽 좋겠냐만... 본좌 역시 유령궁의 강시대법(殭屍大法)이 궁금해서 열일을 제쳐두고 달려왔다!>

용설약; (마교 짓이 아니라면 누가 유령궁의 장보도를 강호에 뿌린 것일까?)

목소리; <지금까지 노닥거려준 것으로 예의는 충분히 차린 것으로 알겠다.> <먼저 내 귀염둥이들과 놀아봐라!>

휘익! 휙! 일제히 덤비는 시체들

용설약; [물... 물러가라!] 당황하며 광선검을 휘두른다.

스악! 쩍! 그녀의 광선검이 쭉쭉 뻗으며 토막 나는 주위의 시체들

용설약; [별 것도 아닌 것들이...!] 안도하며 말하다가 부릅.

키키키! 토막 난 시체들이 엉금엉금 기어 그녀에게로 접근하고

용설약; [흐윽!] 겁에 질려 비칠.

목소리; <킬킬킬! 본좌의 독시들은 완전히 부서지기 전까지는 멈추지 않는다! 한 두 번쯤 칼질을 해봐야 소용없지!> 포위망을 좁혀오는 시체들 사이에서 웃음소리가 들리고

키키키! 다시 몰려드는 시체들.

용설약; [으아아아!] 미친 듯이 광선검을 휘저어 시체들을 토막 내는데.

키이잉! 용설약의 광선검이 그중 한 시체에 부딪히자 베지 못하고 굴절되어 튕겨진다. 마치 투명한 갑옷을 걸치기라도 한 듯. 그 시체는 얼굴에 살이 전혀 없어 해골같이 생겼고 몸에는 누더기를 걸쳤으며 키가 껑충하다.

용설약; [고... 고루시마?] 경악하며 뒤로 물러서는데

히죽 웃는 그 시체.

콰아앙! 깡마른 손이 2미터 이상의 길이로 쭉 뻗어 용설약의 가슴을 후려친다. [악!] 비명을 지르며 튕겨나가는 용설약.

퍼억! 피를 토하며 나뒹구는 용설약. 그런 그녀 앞으로 다가오는 깡마른 시체같은 인물. 바로 고루시마.

용설약; [시... 시체 속에 숨어있었구나!] 피를 게워내며 일어나려 애쓰고

고루시마; [킬킬! 이해해라! 늙으면 번거로운 게 싫어지는 법이거든!]

용설약; [비겁한...]

고루시마; [저항해봤자 소용없다. 순순히 잡혀라 애송이!]

[으으으!] 절망의 표정 되는 용설약. 바로 그때.

기이잉! 갑자기 고루시마에게 날아드는 커다란 톱니바퀴. 직경이 1미터가 넘는다.

간발의 차이로 몸을 젖혀 피하는 고루시마.

고루시마; [왠놈이냐?] 훌쩍 뒤로 물러서며 외치고.

팟! 되날아든 톱니바퀴를 받아드는 거인. 온몸이 바위덩이같이 생겼는데 얼굴에는 눈 구멍만 나있는 민짜 가면을 쓰고 있고 양손에는 거대한 톱니바퀴를 하나씩 들었다.

용설약; [신륜신장(神輪神將)!] 환호성

고루시마; [극품당의 아홉 기둥이라는 극품구신장(極品九神將)이냐?] 찡그리고. 그 직후

[당주님께 무례한 자! 죽는다!] 외침 소리가 고루시마 뒤에서 들리고

쩍! 시체들의 일각이 긴 섬광에 베어지고.

퍼퍽! 짚단처럼 쓰러지는 시체들의 뒤에서 나타나는 장신의 무사, 키에 맞먹는 긴 칼을 들었는데 역시 얼굴에는 아무 표시도 없는 민짜 가면을 썼다. 이자의 칼은 일본도의 형태.

용설약; [마도신장(魔刀神將)까지...!] 안도하고

[여기 혈부신장(血斧神將)도 있소이다 당주!] 휘리링! 슈악! 두 자루의 거대한 도끼가 부메랑처럼 날아와 시체들을 토막 내버리고.

팟! 팟! 그 도끼를 양손으로 하나씩 잡아채는 인물. 키는 그리 크지 않지만 몸이 아주 다부진 인물인데 역시 얼굴에는 민짜가면. 환타지에 나오는 드워프 캐릭터.

쿠웅! 세 방향에서 고루시마를 포위하며 다가서는 삼신장. 이들도 제법 강한 자들. 십대마왕보다 약간 약한 정도. 하지만 곧 죽을 캐릭터들임. 그래서 얼굴에 가면을 씌운 것임. 죽기 전에 얼굴을 드러내는 것은 세 사람 중 마도신장 뿐임

고루시마; (이런 젠장! 저놈들이 벌써 몰려올 줄이야!) 긴장하며 주춤거리는 고루시마

마도신장; [늦어서 죄송합니다 당주님!] 고루시마를 향한 채 고개만 돌리고 인사

용설약; [괜잖아요! 대신 그 해골바가지나 꼭 죽여 버려요!] 비석에 기대앉으며 말하고

마도신장; [그 점은 염려마시기를...!] 고개 숙이고

혈부신장; [캇캇! 잘 들었겠지 고루시마? 오늘밤이 네놈의 제삿날이야!] 캉! 캉! 도끼를 서로 부딪히며 위협

고루시마; [누구 마음대로 남의 제삿날을 정하는 것이냐?] 손을 한쪽으로 뻗고. 그러자

펑! 널브러져있는 해골들 사이에서 지팡이 하나가 날아오른다. 검은색 지팡이인데 지팡이 끝에는 해골이 몇 개 달려있다. #155>에 나온 고루시마의 무기.

고루시마; [네놈들이야말로 내년 오늘 병풍 뒤에서 젯밥을 먹게 될 것이다.] 팟! 날아든 지팡이를 잡고

용설약; [조심해요! 저 해골바가지의 촉루상문장(髑髏喪門杖)은 지독한 독을 뿜어낸다고도 해요.] 긴장해서 말하고

마도신장; [조심하겠소이다.] 칼로 고루시마를 겨누고

혈부신장; [독이야 몸에 닿거나 들이마시지 않으면 그만이지요.] 캉! 캉! 도끼를 마주치고

고루시마; [흐흐흐! 모든 구멍으로 피고름을 쏟아내면서도 그렇게 자신할 수 있을지 보자!] 우우우웅! 지팡이를 흔들어 해골들이 소리를 내게 만들며 웃고

신륜신장; [냄새나는 장난감과 영원히 함께 놀도록 해주마!] 부악! 먼저 공세 발동. 톱니 하나를 강하게 던지고. 그자의 톱니는 부메랑처럼 던지면 돌아온다.

캉! 날아든 톱니를 지팡이로 쳐내고

그 틈을 노리고 칼과 도끼를 휘두르며 쇄도하는 마도신장과 혈부신장.

바쁘게 지팡이를 휘둘러 막는 고루시마

이하 삼신장의 현란한 협공. 륜과 도끼와 칼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고루시마를 공격. 전투장면 가공하게 묘사. 네 명 다 절세고수. 날고 뛰고 휘두르는 무기에 무덤들과 비석들이 박살나고.

쩔쩔 매며 삼신장의 공격을 피하는 고루시마.

고루시마; (우라질! 두 놈이라면 어떻게 해보겠지만 세 놈은 아무래도 벅차구나!) 몸이 기괴하게 휘어지고 팔쩍 펄쩍 뛰며 삼신장의 공격을 막고 피한다.

지팡이를 휘둘러 독기를 뿜어내기도 하고

하지만 삼신장은 독기를 피하거나 장풍을 날려 독기를 날려버리고

신륜신장과 혈부신장의 공격

그것을 막는 사이에 마도신장의 긴 칼이 고루시마의 옆구리를 후벼 파며 지나고.

[큿!] 휘청이며 물러서는 고루시마.

그런 그의 정수리로 맹렬히 뽀개 오는 혈부신장의 도끼.

겨우 몸을 굴려 피하는 고루시마.

내리쳐지는 신륜신장의 륜.

간발의 차이로 륜을 피해 날아오르고.

같은 속도로 날아오르며 긴 칼을 그어내는 마도신장.

겨우 지팡이로 그 칼을 막아내지만

촤악! 직후 고루시마의 등 뒤로 나타나며 고루시마의 등에 통렬한 도끼질을 하는 혈부신장. 피가 튀지만 죽을 정도의 중상은 아님.

고루시마; [컥!] 피를 토하며 휘청

콰당탕! 바닥에 나뒹구는 고루시마.

슈윳! 스스! 그런 고루시마를 품자형으로 포위하며 날아 내리는 삼신장

급히 일어나며 방어 자세를 취하는 고루시마.

용설약; [호호호! 내게 했던 말을 그대로 돌려주마!]

용설약; [저항해 봐도 소용없다. 순순히 잡혀라 노마!] 비석에 기대앉은 채 비웃고

고루시마; [제기랄!] 이를 갈며 비틀거리고.

그자의 등과 옆구리에서 피가 콸콸 저항력 상실.

용설약; [본당의 구신장중 셋만 모이면 십대마왕이 아니라 마교의 삼태상(三太上)이라도 죽일 수 있어!] 득의만면

고루시마; [헛소리 마라!] [본교의 삼태상은 이미 인간의 경지를 벗어난 분들이시다!]

고루시마; [세 분 중 한 분만 직접 강호에 나오셔도 구중천 따위는 불 속에 던져진 마른 덤불 짝이 날 것이다!]

혈부신장; [그놈의 해골바가지, 꼴에 주둥이는 여전히 생생하구만!]

마도신장; [마무리는 내가 해주지!] 긴칼을 들고 앞으로 나서고

고루시마; [아홉째! 언제까지 구경만 할 작정이냐?] 갑자기 어둠 속을 향해 버럭 고함을 지르고.

<아홉째?> <설마 제구마왕 식인혈랑이 근처에 있는 것인가?> 용설약과 삼신장 흠칫 둘러보고. 하지만

주위에는 토막 난 채 꿈틀거리는 시체들 외에는 아무도 없고.

혈부신장; [저 해골바가지가 뭔 수작이지? 아무도 없는데...!] 두리번거리며 중얼거릴 때

펑! 그자의 뒤의 무덤이 폭발하며 누군가 치솟는다. 늑대같은 분위기의 거린. 식인혈랑이다. 손에는 거대한 칼을 쳐들고 있고

[혈부!] [위험하네!] 맞은편에서 그걸 발견하고 깜짝 놀라는 마도신장과 신륜신장.

[헉!] 혈부신장이 놀라 돌아보지만

부악! 거대한 칼을 내리치는 식인혈랑.

혈부신장; [큭!] 카앙! 두 자루의 도끼를 교차하여 쳐들어서 식인혈랑의 거대한 칼을 막고.

콰드드! 뒤로 밀리는 혈부신장. 식인혈랑과 힘 겨루기 하는 모습

[네놈은 식인혈랑이로구나!] [죽인다!] 마도신장과 신륜신장이 돌진하지만

고루시마; [네놈들은 노부와 놀아야지!] 카카카! 지팡이를 휘두르고. 지팡이에서 섬칫한 소리와 함께 검은 구름이 확 뿜어지고

[큭!] [조심...] 어쩔 수 없이 멈추며 독기를 피하고 장풍으로 날려 보낸다.

콰드드! 그 사이에 뒤로 밀려나던 혈부신장이 멈춰선다. 식인혈랑에게 더 이상 밀리지 않고

콰드드! 두 자루의 도끼와 식인혈랑의 거대한 칼이 긁히며 소리를 내고

혈부신장; [흐흐흐! 본좌를 놀래키기는 했지만 별 거 아니로군!] 식인혈랑의 칼을 밀어내며 히죽 거리고

혈부신장; [십대마왕의 아홉째라더니 본좌 혼자서도 충분히 죽일 수 있는 수준이로구나.]

식인혈랑; [본좌를 죽일 수 있가?] [근래 들은 개소리 중 가장 어이가 없군.] 웃더니

혈부신장; [개새끼가 개소리 운운하는 걸 보게 되는군.] 비웃는데

푸학! 갑자기 입을 딱 벌리는 식인혈랑. 그자의 입에서 검은 연기가 확 뿜어지고

혈부신장; [헉!] 거리가 가까워 식인혈랑이 토해낸 검은 연기를 그대로 뒤집어쓰는 혈부신장

띵! 현기증이 엄습하는 혈부신장

혈부신장; [독... 독이로구나!] 비틀거리며 물러설 때

캉! 거대한 칼을 거칠게 휘둘러 혈부신장의 도끼 하나는 튕겨버리고

마도신장; [조심...!] 비명

용설약; [혈부신장!] 기겁 벌떡 일어나고. 그때

스악! 도끼를 튕겨낸 거대한 칼을 되돌려 긋는 식인혈랑. 혈부신장의 가슴을 비스듬히 가르며 지나는 그자의 칼

푸학! 가슴이 갈라져 피를 뿜어내며 비틀하는 혈부신장

[안돼!] [혈부!] 그걸 보고 비명 지르는 마도신장과 신륜신장

쩍! 비틀거리는 혈부신장을 칼로 내리쳐 토막을 내는 식인혈랑

용설약; [악!] 비명. 진저리

나뒹구는 혈부신장의 시체

[이놈!] [혈부를 살려내라!] 울부짖으며 식인혈랑에게 쇄도하는 마도신장과 신륜신장. 상대하던 고루시마는 신경쓰지 않고. 하지만

고루시마; [노부를 허깨비 취급하는 것이냐?] 혈부신장을 죽인 식인혈랑에게 쇄도하는 마도신장과 신륜신장을 지팡이로 공격하는 고루시마.

화악! 지팡이의 해골에서 다시 대량의 검은 연기가 확 뿜어져 마도신장과 신륜신장을 덮어가고

용설약; [조심해요!] 다시 비명.

[큭!] [지랄...] 돌아보며 좌우로 튀어 검은 연기를 피하는 마도신장과 신륜신장. 하지만 그 직후

마도신장을 향해 거대한 칼을 휘두르는 식인혈랑

마도신장; [헉!] 돌아보며 기겁하지만

서걱! 식인혈랑의 거대한 칼이 스치며 마도신장의 다리 하나가 잘려나간다.

마도신장; [크악!] 콰당탕! 다리 하나가 잘려 나뒹굴고

용설약; [악!] 비명

신륜신장; [마도!] 옆으로 내려서며 그걸 보고 비명 지른다. 하지만

부악! 쇄도한 고루시마가 지팡이를 휘두르고

[큭!] 신륜신장이 톱니바퀴로 겨우 고루시마의 지팡이를 막는데

가가각! 신륜신장의 톱니바퀴와 고루시마의 지팡이가 얽혀서 소리가 나고

히죽 웃는 고루시마

[!] 톱니바퀴가 무언가 느끼고 돌아보지만

쩍! 뒤에서 거대한 칼로 신륜신장의 몸을 수직으로 쪼개버리는 식인혈랑

마도신장; [안돼!] 다리 하나가 잘려 바닥에 쓰러진 채 비명

용설약; [신륜!] 비명

푸학! 몸이 장작처럼 둘로 쪼개져 좌우로 넘어지는 신륜신장. 그 뒤에서 거대한 칼을 내리친 자세로 서서 씨익 웃는 식인혈랑. .

용설약; [세... 세 명의 구신장을 순식간에...!] 불신 회의 비틀

고루시마; [으하하하! 역시 아홉째, 네놈하고는 손발이 잘 맞는구나!] 지팡이를 든 채

식인혈랑; [형님이 미리 나눠주신 독이 제대로 쓰였소이다.] 웃으며 혈부신장의 시체를 돌아보고

고루시마; [네 칼만 신경 쓰다가 입에서 토해진 독에 손수무책으로 당했지! 하여간 수고했다.]

식인혈랑; [넷째 형님도 방심하지만 않으셨으면 이런 쓰레기들에게 고전하실 분이 아니셨소이다!] 신륜신장의 시체를 툭 걷어차고

고루시마; [낄낄! 위로해줄 것 없다! 내 실력은 내가 잘 알고 있으니!]

고루시마; [독을 좀 쓸 줄 알고 시체를 부릴 수 있을 뿐이야.] [순수한 무공만 따지면 노부가 십대마왕 중 꼴찌라고 봐야해.] 말하며 용설약에게 다가가고

식인혈랑; [흐흐흐 겸손하시기도 하시지.] 웃으며 역시 용설약에게 다가가고.

용설약; [흐윽!] 뒤로 주춤 물러서고.

고루시마; [사내놈인데도 너무 곱상해서 내 마음이 다 야릇해지는 걸?] 입맛 다시며 용설약을 아래위로 훑어보고.

식인혈랑; [남색(男色)에 취미가 없는 게 유감이긴 이번이 처음입니다!]

용설약; [뭐...뭐라고?] 치욕

식인혈랑; [하지만 아쉬워하지 마라.] [우리 십대마왕 중 여섯째인 음양선고는 남자이면서도 널 사랑해줄 묘한 재주를 지니셨거든!] 낄낄 거리며 음양선고를 떠올리고

고루시마; [흐흐흐! 계집애처럼 생겨서 여섯째가 좋아할만한 놈이야!]

용설약; [이 개잡종들...!] 이를 부득 갈며 피리를 휘두르려는데.

퍼억! 먼저 그녀의 아랫배를 걷어차는 식인혈랑의 발.

[큭!] 아랫배를 감싸쥐고 나뒹구는 용설약

마도신장; [당주님!] 다리가 잘려 엉금엉금 기어오며 울부짖는다. 칼은 들고 있고

식인혈랑; [까불지 마라 애송이!] 웃음기 사라지고 냉혹

식인혈랑; [네놈을 흠집 내지 말고 잡아오라는 지마태상(智魔太相)님의 분부가 없었다면 팔 다리 하나쯤은 이미 몸통과 이별했을 것이다!] 용설약을 내려다보며 이빨을 드러내면서 무시무시한 살기를 발하고.

용설약; [네놈들 마교의 태상이 왜 나를...]

식인혈랑; [지마태상님을 직접 만나보면 알게 될 테니 우리에게 묻지 마라.] 용설약의 목을 향해 털이 북실한 손을 내밀고

용설약; [으으으...] 자기 목으로 다가오는 손을 보며 절망. 그때

마도신장; [당주님께 무례한 자는 죽는다!] 파앗! 악을 쓰며 칼을 들지 않는 손으로 바닥을 강하게 후려치고

펑! 그 반동으로 날아오르는 마도신장.

돌아보는 식인혈랑과 고루시마

마도신장; [크아!] 맹렬히 식인혈랑을 긴칼을 내리쳐 온다. 하지만

고루시마; [네놈도 동료들 뒤를 따라가야겠지?] 캉! 지팡이를 휘둘러 마도신장의 칼을 강하게 쳐내고.

탱! 마도신장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가는 긴칼. 그리고

콱! 벼락같이 내뻗힌 식인혈랑의 손이 마도신장의 목을 움켜쥔다.

[컥!] 눈이 튀어나오려는 마도신장.

용설약; [마...마도신장!] 울부짖고.

식인혈랑; [개는 개답게 굴어야만 하는 법이다!] 우둑! 손에 힘을 주고.

식인혈랑; [주인이 손님과 대화를 나누는데 끼어들면 쓰나?] 우두둑! 식인혈랑의 손아귀에서 마도신장의 목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리고.

[끄윽!] 마도신장 두 손으로 식인혈랑의 손목을 잡고 발버둥.

용설약; [그...그만둬!] 울부짖으며 기어오려 하고. 바로 그때

[이봐! 숙녀께서 그만두라는 소리 안들리나?] 어디선가 들리는 음성

[!] [!] 눈 부릅뜨는 식인혈랑과 고루시마

고루시마; [웬놈이냐?] 홱 어둠 속 돌아보며 외치고.

[이런 외진 곳에서 낯익은 얼굴을 보고...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이겠지?] 저벅 저벅. 어둠 속에서 누군가 걸어오는 모습이 보이고. 장내의 생존자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쪽으로 향하고

[안 그런가 제구마왕나으리?] 쿵! 무덤 사이의 어둠 속에서 나서는 인물. 바로 청풍인데 죽립은 쓰지 않고 있다. 허리에는 검을 한 자루 차고 있고

식인혈랑; [네... 네놈...!] 엄청난 충격 받아 뒤로 비틀.

스륵! 그 바람에 손에 쥐고 있던 마도신장도 떨어트리고.

퍼억! 바닥에 나뒹구는 마도신장.

[컥! 컥!] 죽다 살아난 마도신장 목을 쥐고 컥컥.

[마도신장!] 그런 마도신장에게 기어오는 용설약.

청풍; [하하하! 오랜만이다 식인혈랑!] 웃으며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고. 청풍은 왼손 다섯 손가락에는 반지를 하나씩 끼고 있고. 오른손 손목에는 금강법륜을 끼고 있다. 이후로는 이런 모습이다.

식인혈랑; [네놈... 네놈이 어떻게...! 무저금마갱에 던져진 놈이...] 공포에 질려 비틀비틀.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한 표정

청풍; [그렇게 겁먹을 필요는 없다! 난 귀신도 유령도 아니니...!] 껄껄 웃으며 다가오고

고루시마; [무저금마갱!] 놀라 식인혈랑을 돌아보고

고루시마; [혹시 저놈이 그놈이냐?] 긴장

용설약; (저자는 혹시...) 마도신장을 부축하려던 용설약도 놀라 청풍을 보고

식인혈랑; [그렇소이다 넷째형! 저놈이 바로 이청풍이오.]

용설약; (이청풍이라면 삼비검조가 거둔 다섯째 제자...!) 역시 알아차리고

고루시마; [말... 말도 안되는... 이청풍이라면 절대 빠져나올 수 없다고 알려진 무저금마갱에 던져지지 않았느냐?]

식인혈랑; [그... 그렇긴 한데 저놈은 분명 이청풍이오.] 공포와 불신에 휩싸인 표정

청풍; [날 알아본 게 기특해서 살려주고 싶지만 어쩐다?] 스릉! 검을 뽑고

청풍; [내가 무저금마갱을 탈출 한 사실은 당분간 비밀로 하는 게 좋을 것같아서 말이지.]

청풍; [두 분께서는 오늘 이곳에서 삶을 마감해 주셔야겠소이다.] 지잉! 빛이 나는 검을 내밀며 다가오고

식인혈랑; [으으으...] 공포에 질려 뒷걸음질. 그때

고루시마; [개소리는 거기까지!] 휘익! 청풍에게 구슬을 두 개 강하게 던지고

용설약; [조심해요!] 자기도 모르게 비명,

청풍; [독탄인가?] 슥! 슥! 가볍게 검을 휘둘러 구슬들을 토막 치지만. 직후

퍼펑! 강렬하게 폭발하며 엄청난 연기를 확 뿜어내는 두 개의 구슬.

청풍; [독탄이 아니라 연막?] 흠칫하며 연기에 휩싸일 때

슥! 휘익! 연막 속에서 좌우로 홱 날아가는 그림자들의 형상.

청풍; [어림없다!] 스악! 쩍! 냉소하며 좌우로 검을 빠르게 긋고. 그러자

콰쾅! 부악! 쩍! 청풍의 검에서 내뻗힌 긴 섬광들이 좌우를 박살낸다. 연막 속에서 좌우로 달아나는 두 사람을 노리고 섬광이 그어진 것

[크악!] [컥!] 연막 속에서 비명이 동시에 터진다. 좌우에서 누군가 휘청하는 모습. 하지만

스슥! 휘익! 휘청이던 그림자들은 연막 속에서 사라지고

청풍; [이런...] 찡그리며 왼손을 휘두른다.

화악! 연막이 장막 걷히듯 사라지고

연막이 사라지며 원래 모습이 드러나는 장내. 토막 난 해골들과 혈부신장, 신륜신장의 시체들만 널려있을 뿐 장내에는 청풍만 남아있다. 고루시마와 식인혈랑, 용설약과 마도신장은 물론 혈부신장과 신륜신장의 시체도 보이질 않는다.

청풍; [놓쳤군!] 찡그리며 검을 다시 칼집에 넣고

청풍; [고루시마라는 자와 식인혈랑은 그렇다 쳐도...] 용설약이 마도신장을 끌어안고 있던 곳을 보고

청풍; [극품당의 친구들까지 한마디 고맙다는 인사도 없이 종적을 감췄군.] 쓴웃음을 짓고

청풍; [대강 어디로 갔는지는 짐작이 가니 따라가 봐야겠다.] 걸어가고

청풍; [극품당에게 신세를 입혀놔야 살인상단에 대한 무의미한 공격을 멈추게 할 수 있으니...]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청풍.

<운이 좋으면 유령궁의 보물창고 유령천세부를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르고...> 완전히 멀어지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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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

어두운 지하통로. 걸어오는 소수선자와 청풍.

소수선자; [우리 살인상단은 각 지단(支團)을 서점 형태로 운영하고 있단다.]

소수선자; [이곳 만경각은 그중 가장 중요한 지단이다.] [원래 존재했던 낙양 지하의 미궁을 개조하여 사용해왔다.]

청풍; (확실히 이 통로는 만들어진지 오래되었다.) 둘러보고

소수선자; [낙양은 수많은 왕조의 도읍이었다. 그 대가로 무수한 침략을 당했고...]

소수선자; [이에 낙양의 주민들은 유사시를 대비하여 지하에 은신처를 마련해두었다.] [그게 낙양 지하에 광대하고 복잡한 미궁이 존재하는 사연이다.]

청풍; [목적은 다르지만 북망산에 지하미궁이 존재하는 것과 같은 이유로군요.]

소수선자; [북망산의 지하미궁만은 못해도 낙양 지하의 미궁 역시 아주 넓고 복잡하다.]

소수선자; [극품당이 제 아무리 기관진식과 기문둔갑에 능통하다해도 단시간 내에 뚫고 들어오지는 못할 게다!] 청풍과 나란히 걸어가며 말하고

청풍; [아까 하신 말씀...!] 대화를 바꾸고

청풍; [제 신세에 대한 것을 좀 더 자세히 말씀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소수선자; [조급해 하지 말거라!] 웃고

소수선자; [사부님은 마지막 암살을 하러 떠나시면서 네 신세에 관련된 것을 모두 내게 맡기셨단다.] [우린 지금 그것을 보러 가는 길이다!]

청풍; (늙은 서생으로 알려진 외조부님이 사실은 공포의 살수조직 살인상단의 주인이셨다니...!) 놀라고 복잡한 심정.

곧 복도가 끝나고 철문이 하나 나타난다. 아주 두터워 보이고 중앙에 유리판같은 것이 붙어있다.

소수선자; [이 철문의 이름은 불훼관(不毁關)이다.] 다가가고

소수선자; [특수한 합금으로 만들어져 무엇으로도 깨트릴 수 없고 오직 사부님과 나의 손으로만 열린다.] 손바닥을 유리판같은 것에 대고.

지이이잉! 유리판에서 빛이 번져 나오고. 이어

그그긍! 문이 천천히 안쪽으로 열린다.

청풍; [신기한 장치로군요!]

소수선자; [만일 내가 극품신룡의 손에 죽었다면 불훼관은 영원히 열리지 않았을 것이다!] 앞장서서 들어가고

 

#184>

철문 안쪽은 서재의 형태로 되어있다. 사방 벽이 다 책꽂이. 많은 책과 두루마리들. 그 서재의 중앙에 돌로 된 탁자가 하나. 탁자 위에는 무쇠상자가 하나 놓여있다. 폭 한자, 길이 한자잠. 높이 반 뼘 가량 되는 그리 크지 않은 상자다. 상자 뚜껑에 둥근 홈이 이다. 그 홈에 억만금보를 넣으면 뚜껑이 열리는 구조다.

소수선자; [사부님은 네가 삼비검조의 제자가 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이곳에 들르셨다.] 탁자로 다가가고

소수선자; [그때 너에 대한 일을 내게 일임하시고 마지막 암살행을 떠나셨지!]

청풍; [마지막 암살행이라는 것이 극품당의 원주를 척살하는 것이었습니까?] 따라가며

소수선자; [극품당의 전대 당주 용무극은 이십여 년 전에 죽었다.] 탁자 앞에 멈춰서며 고개 젓고

소수선자; [누군가에게 암살당했다고 하는데... 사부님께서 하신 사업인지는 알 수 없다.] [그 건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으신 때문이다.] 탁자 위의 쇠 상자를 살펴보며

청풍; [극품당의 신임 당주라는 여자가 외조부님을 범인으로 지목하는 것을 들었습니다만...] 나란히 서서 쇠장자를 보고

소수선자; [비록 원, 명 교체기 때 궤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다 해도 극품당은 엄연한 구중천 중 한 가문이다.] 끄덕

소수선자; [그 극품당 당주의 사인이 암살이라면 사부님 외에는 범인을 떠올릴 수 없겠지.]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고

청풍; [그렇겠습니다.] 끄덕

소수선자; [사실 여부를 떠나 극품당은 우리 살인상단을 불구대천의 원수로 여겨왔다.]

소수선자; [우리 살인상단의 거점을 지속적으로 공격해서 피해를 입혀왔는데...] [마침내 총단이나 다름없는 이곳 만경각까지 알아냈구나.]

청풍; [극품당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더 은밀하게 사업을 해야겠습니다.]

소수선자; [이십여 년간 이어져왔고... 앞으로도 쉽게 끝날 싸움은 아닐 것이다.]

청풍; [극품당 당주 용무극이 아니라면 외조부님이 직접 암살에 나설만한 대상은 누가 있을지요?] 눈치 살피며

소수선자; [사부님의 마지막 사업에 대해서는 나도 자세히 모른다.] 고개 젓고

소수선자; [다만 한동안 정기적으로 소식을 보내오셨는데... 한 달 전쯤부터 연락이 뚝 끊어졌다.] 심각하게

청풍; (확실히 외조부님의 신상에 변고가 생겼겠구나.) 어두워지고

소수선자; [마침내 네가 찾아왔으니 만경각을 내가 직접 지키고 있을 이유는 사라졌다.] 옆으로 물러서고

소수선자; [강호로 나가 사부님의 종적을 본격적으로 탐색해볼 생각이다.]

청풍; [부탁드리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소수선자; [사부님은 고아인 날 거두어 사람 구실을 하게 해주신 은인이시다.] 우울

소수선자; [어떻게든 사부님의 종적을 찾아낼 테니 넌 네가 할 일에만 집중하거라.]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소수선자; [그 상자 안에 사부님이 네게 남긴 물건과 편지가 들어있다.] 탁자 위의 쇠상자를 보며. 청풍도 상자롤 돌아보고

소수선자; [역시 특수한 합금으로 만들어져서 강제로 여는 건 불가능하다.] [오직 상자 뚜껑의 흠에 억만금보를 끼워야면 잠금장치가 해제된다.]

청풍; (억만금보는 외조부님의 상징이면서 열쇠이기도 했구나.)

소수선자; [난 극품신룡에게 입은 피해를 점검하러 가봐야겠다. 천천히 살펴보거라.] 돌아서서 문쪽으로 가고

청풍; [조심하십시오. 그 표독한 계집이 아직 주변에 있을지 모르니...] 걱정

소수선자; [아까처럼 기습만 당하지 않으면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 손을 들어 보이고 철문 밖으로 나간다.

이제 지하실에는 청풍만 남아있고

청풍; (이 쇠상자 안에 나의 진짜 신세내력을 알 수 있는 단서가 들어있을 것이다.) 침 꿀꺽 삼키며 상자를 보고. 목에 걸고 있던 억만금보를 한손으로 잡고

툭! 끈을 끊어 억만금보를 분리시키고

달칵! 긴장하며 억만금보를 상자 뚜껑 흠에 끼우고. 그러자

철컥! 철컥! 상자 안에서 무언가 움직이더니

덜컹! 상자의 뚜껑 한쪽이 조금 위로 열린다.

청풍; (열렸다!) 긴장하며 상자 뚜껑을 열고

상자에 든 물건은 모두 네 가지다.

두툼한 책 한권과. 그 위에 놓여있는 편지. 편지 위에 놓인 두 가지 물건.

두 가지 물건들 중 한 가지는 황금빛의 팔찌다. 직경 1센티 정도의 둥근 금속봉을 오무려 만든 띠다. 표면에 무수한 문양이 새겨져 있다. 인도의 고대문자 범어다. 다른 하나는 직사각형의 금속상자다. 길이 한뼘 폭 반뼘, 두께 반뼘 정도. 구중천 중 나한원 문주의 상징으로 이름은 금강법륜

청풍; (저 고리...) 숨이 가빠지고

<보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주체할 수 없이 격렬하게 뛴다. 나와 깊은 관련이 있는 물건임에 틀림없다.> 징징 진동하는 금강법륜을 배경으로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금강법륜을 집어들고

금강법륜을 눈 앞에 들고 자세히 본다. 금강법륜 표면에 새겨진 범어들

청풍; (얼룩처럼 보인 것은 천축의 고대문자인 범어(梵語)다.) 살펴보며

청풍; (범어는 익숙하지 않아서 자세히 해독하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청풍; (대강의 내용은 일종의 내공심법인 것 같다. 우리 가문의 무공은 이 비결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청풍; (천천히 시간을 두고 연구해보기로 하고...) 금강법륜을 탁자에 내려놓고. 이어

금강법륜과 함께 놓여있던 상자를 집어든다.

달칵! 상자 뚜껑을 열어본다.

상자 안에는 다섯 개의 가락지가 들어있다. 상당히 굵은 가락지들인데 색이 전부 다르다. 붉고 희고, 검고 녹색이고 파랗고

청풍; (이 반지들도 범상하지 않다.) 상자를 들고 안에 든 반지들을 보고

<각각의 반지에서 서로 다른 기운이 느껴진다. 뜨겁고, 차고, 가볍고, 진득하고... 오행(五行)을 상징하는 기운인 것 같다.> 반지를 배경으로

청풍; (어떤 내력을 지닌 반지들인지는 저 편지에 적혀 있을 것이다.) 상자 뚜껑을 닫으며 두 가지 물건 아래 깔려있던 편지를 보고.

반지가 든 상자를 금강법륜 옆에 내려놓고

편지를 집어든다.

편지를 집어들자 그 아래 놓인 책의 제목이 드러난다. <神匠祕訣>이란 제목이다.

청풍; (신장비결(神匠祕訣)!) 책 제목을 보고 놀라고

청풍; (설마... 설마 구중천 중 신장궁과 관련된 비급일까?) 흥분

청풍; (궁금증을 해소하려면 조부님이 남기긴 이 편지를 읽어봐야 한다.) 탁자 아래 무릎을 꿇으며 편지 봉투를 열어서

두 장의 편지를 꺼낸다.

 

<청풍아! 네가 이 편지를 읽고 있다면 할애비는 아마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이다.> 편지의 시작

 

청풍; (할... 할아버지!) 경악. 전율

청풍; (직접 말씀해주실 수 없을 경우를 대비하여 이 편지를 남기셨구나.) 손을 덜덜 떨며 편지를 읽는다.

 

<편지와 함께 남긴 물건들의 이름은 금강법륜(金剛法輪)과 오행신지환(五行神指環)이다. 금강법륜은 어떤 사악도 깨트리는 힘을 지녔으며 오행신지환을 제대로 쓰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오행의 기운을 다스릴 수 있다.> 금강법륜과 오행신지환이 탁자 위에 놓여있는 것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뿐만 아니라 금강법륜과 오행신지환은 구중천 중 나한원(羅漢院)과 신장곡(神匠谷)의 주인을 상징하는 신물(信物)들이기도 하다.> 탁자 위에 나란히 놓여있는 금강법륜과 오행신지환을 크로즈 업 한 배경으로 나레이션

 

청풍; [신장곡과 나한원 주인의 상징!] 경악 흥분하며 금강법륜과 오행신지환을 돌아보고

청풍; [그렇다면 내... 내 진짜 출신내력은...] 손을 덜덜 떨며 편지를 읽고

 

<금강법륜과 오행신지환으로 짐작했을 것이다. 너의 친가는 나한원이고 외가는 신장곡이다,> 청풍의 손에서 덜덜 떨리는 편지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나한원의 원주는 대대로 나한대협이라 불린다. 무림맹 초대 맹주셨던 이산해란 분이 네 조부이고 나한원의 마지막 원주 이무외가 네 생부다.> 무림맹 초대 맹주인 이산해의 모습과 이산해 뒤에 서있는 청년 시절의 이무외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이산해와 이무외는 다른 작품에 나오는 청풍의 조부와 아버지 모습이다.

<네 어머니 노경주는 신장궁 궁주의 장녀였다. 하지만 신장궁은 후계 다툼으로 내부 분열이 일어난 상태에서 탐욕스러운 외부세력의 공격으로 사실상 멸문을 당했다.> 화산 아래 자리한 거대한 장원. 공장 분위기인데 무수한 무림인들의 공격을 받고 있다.

<평소 신장궁과 왕래가 잦았던 네 아버지가 변고를 듣고 급히 달려갔지만 이미 비극은 끝난 후였다고 한다. 네 아버지는 신장궁 궁주의 장녀와 몇 명의 식솔만을 구해낼 수 있었다고 한다.> 위 장면의 연속. 청년 시절의 이무외가 분노하며 손을 휘두르고 금강법륜을 낀 오른손에서 가공할 힘이 일어나 수많은 사람들을 날려버린다. 이무외의 뒤에는 처녀 시절의 노경주와 몇 명의 여자와 아이들이 앉고 누워있다. 노경주는 유모처럼 보이는 중년여인의 품에 힘없이 안겨있다.

<그 일이 인연이 되어 네 아버지는 노경주와 아름다운 인연을 맺었다. 구중천 중 두 가문 출신이 부부가 된 것이다.> 결혼식 장면. 입이 귀에 걸린 젊은 시절의 이무외. 수줍어하는 노경주. 눈가를 훔치며 좋아하는 노경주의 유모와 신장궁의 생존자들

 

청풍; (아버지와 어머니가 그렇게 만나셨구나.)

청풍; (한데 나는 어쩌다가 고아가 되어 조부님 슬하에서 자라게 된 것일까?) 긴장하며 다시 편지를 읽고

 

<-중략- 네가 태어나던 해의 일이다. 노부는 누군가의 청부를 받게 되었다. 구궁산(九宮山) 기슭의 작은 장원에 사는 젊은 부부를 척살해달라면서 무려 천만냥의 거금이 전해진 것이다. 너무도 엄청난 금액이라 청부를 받지 않을 수가 없었다.> 수많은 상자를 앞에 두고 앉아서 편지를 읽는 살인객주. 상자들 중 몇 개는 뚜껑이 열려있는데 그 안에 빛을 발하는 금괴들이 가지런히 쌓여있다. 20년도 전이라 살인객주의 모습은 1권에 나올 때보다 젊고 몸도 건장하다. 대략 60대 초반 정도의 모습으로 묘사.

<하지만 천하제일의 살수를 자처해온 노부도 그 청부만은 실패했다. 젊은 부부 중 남편 쪽이 사실상의 천하제일인이었기 때문이다.> 장소는 잘 가꿔진 정원. 강보에 싸인 아기를 안고 의자에 앉아있는 노경주. 노경주 주변에는 유모와 시녀들이 겁에 질려 서있다. 여자들 앞에서 싸우는 젊은 시절의 이무외와 60살 정도의 살인객주. 이무외는 내공을 써서 싸운다. 살인객주는 무수한 실을 휘둘러 싸우고

<노부는 그에게 가볍지 않은 상처를 입혔을 뿐, 오히려 사로잡히게 되었다. 죽음을 각오했는데 뜻밖에도 그는 선선히 노부를 용서해주었다. 그제야 노부는 그가 나한원의 신임 가주인 이무외임을 알게 되었다!> 내상을 입이 코와 입으로 피를 흘리며 무릎 꿇고 있는 살인객주의 손을 잡아 일으켜 주며 웃는 청년 시절의 이무외. 이무외 역시 부상을 입어 몸이 피로 젖었다. 살인객주가 쓰는 실에 베어진 상처

<이무외는 부친 이산해를 닮아서 욕심도 공명심도 없는 성격이었다. 세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그의 얼굴을 아는 사람이 드물었다. 부친 이산해가 천수를 다하자 이무외는 무림을 떠나 본가가 있는 구궁산으로 들어와 은거하고 있었던 것이다.> 위 장면 연속. 감격하며 포권하는 살인객주. 마주 포권하며 웃는 이무외. 의자에 앉아 보며 웃고 있는 노경주

<노부는 너무도 부끄러운 죄를 지었다. 나한원은 오랜 세월 마교의 발호에 맞서 싸운 무림의 대은인이다. 아무리 살인상단이 대가를 받고 생명을 거두는 것을 천직으로 삼는 살수집단이라 해도 감히 건드려서는 안되는 신성한 존재인 것이다!> 자책의 눈물 흘리는 살인객주를 위로하며 환하게 웃는 나한대협 이무외의 얼굴.

<이무외는 자책하는 노부를 용서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의형(義兄)으로 삼아 주었다. 의제의 부인 노경주 역시 노부를 피붙이인 듯 대해주었다.> 시녀들과 함께 두 사람을 지켜보는 노경주. 강보에 싸인 아기를 안은 채 웃으면서.

<지은 죄를 씻고 살수 나부랭이에 불과한 노부를 의형으로 대해준 의제부부의 은혜를 갚는 길은 노부에게 청부를 한 자를 찾아내 응징하는 것뿐이다. 그날부터 노부는 청부자를 역 추적하는데 전력을 기울였다.> 이무외와 노경주의 배웅을 받으며 떠나는 살인객주

<헌데 그 직후 노부는 충격적인 제보를 접하고 구궁산으로 달려갔다. 의제 부부의 거처이기도 한 나한원이 일단의 강적들에게 급습을 당할 것이라는 제보였다.> 산중을 달려가는 살인객주. 멀리 산등성이 너머로 불길이 치솟고 있다.

<사흘 내내 쉬지 않고 달려갔지만 이미 참극이 벌어진 후였다. 나한원은 강적의 습격을 받아 모든 식솔들이 학살당한 후였다. 살기를 주체하지 못한 노부는 나한원에 남아있던 흉수들을 남김없이 죽여버렸다.> 불타는 폐허에서 가는 실로 복면인들을 죽이는 살인객주. #1>의 장면이다.

 

청풍; (누가... 누가 감히 우리 집안을 피로 씻었단 말인가?) 편지를 읽으며 분노하고

청풍; (흉수는 마교일 가능성이 크다. 구중천 중에서도 최강이라는 우리 나한원을 단독으로 공격할 수 있는 세력은 마교뿐일 테니...) 분노하며 편지를 읽고

 

<네 아버지의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너를 구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살인객주가 노경주를 만나던 장면. 역시 #1>의 장면

<-중략- 네 어머니는 죽어가며 노부에게 부탁했다. 너만은 무림과 은원을 맺지 말고 살아가게 해달라고... 노부가 네게 무공을 가르치지 않았던 것은 네 어머니의 유언을 지켜주기 위해서였다.> 살인객주에게 유언을 하는 노경주의 모습

 

청풍; (그래서... 그래서 조부님은 내가 무난한 삶을 살기를 그토록 바라셨구나.) 편지를 읽으며 감격하고

청풍; (하지만 난 결국 어머니의 간절한 바램을 어기게 되었다. 호기심과 어쩔 수 없는 운명의 장난으로 무림에 깊이 발을 들여놓고 말았으니...) 한숨

 

<-중략- 노부는 이 길로 흉수를 척살하러 가거니와 성공하기보다는 실패하기 쉽다. 그만큼 흉수는 강하고 교활하다.> 이 지하실의 탁자 앞에 앉아 편지를 쓰는 살인객주. 탁자에는 뚜껑이 열린 상자가 놓여있고.

<흉수가 누군지 밝히지 않는 것은 행여 네가 이성을 잃고 무리를 할지 모른다는 노파심 때문이다.> 위 장면의 연속. 의자에서 일어나 쇠상자에 편지를 넣는 살인객주 모습

 

<노부의 제자인 소수선자 대려군은 치밀하고 지혜로운 아이다. 그 아이가 언제고 널 도와 흉수의 정체를 밝혀줄 것이니 초조해하지 말고 힘을 기르거라.> 무릎을 꿇은 채 편지를 읽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편지를 앞에 내려놓고.

그 편지를 향해 절하는 청풍.

청풍; [할아버지께 입은 은혜는 하해와도 같습니다.] [핏덩이인 절 거두어 길러주셨으니 제게는 부모나 다름없으십니다!]

청풍; [부모님과 할아버지를 해한 흉수는 반드시 찾아내 제 손으로 척살하겠습니다!] 결의.

 

#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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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

낙양의 다른 곳. 한적한 뒷골목. 골동품 점과 서점들이 늘어서 있다. 오가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그 거리에 나타나는 청풍. 죽립을 쓰고 있는 점 주의.

청풍; (그 서생에게 들은 대로라면 이 근처일 텐데...) 걸어오며 좌우의 가게들을 살피고. 그러다가

청풍; [!] 눈 반짝

앞쪽에 상당한 규모의 서점이 있다. 금릉의 서림당보다 훨씬 크다.

청풍; (제대로 찾아왔군!) 죽립 끝을 조금 들어 올려 현판을 올려다보며 다가간다.

서점 입구에 걸린 현판에는 <萬經閣>**만경각**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고

청풍; (만경각...) (금릉의 서림당보다 더 규모가 있는 서점이다.) 다가가고

청풍; (이 서점의 주인은 할아버지와 어떤 관계일까?) 생각하며 서점으로 들어가고

청풍; (중요한 물건을 맡기실 정도라면 평범한 사이는 아닐 텐데...) 서점으로 완전히 들어가고. 한데

근처 골목에 어떤 사내가 숨듯이 서서 청풍이 만경각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있다.

그 사내 크로즈 업. 화려한 옷과 차림의 절세미남. 사실은 사내가 아니고 남장한 여자다. <투천환일>등에 나온 용설약 캐릭터. 다만 이 작품에서의 나이가 20대 초반으로 젊다. 행동도 경박하고. <아랑힐월>네 나온 한경예의 딸 <용천파>처럼 행동한다. 어리지만 구중천 중 극품당의 신임 당주다. 손에는 용이 장식된 피리를 들고 있다.

만경각 안으로 완전히 사라지는 청풍.

그걸 보며 차갑게 웃는 남장한 용설약

 

#180>

만경각 내부로 들어와 둘러보는 청풍.

만경각 내부는 상당히 널찍하다. 동네 서점이 아니라 대형서점 같은 분위기다. 여기저기 책이 빼곡히 꽂힌 서가들이 끝이 안보이게 늘어서 있다. 하지만 사람은 보이지 않고

청풍; (이상하군.) (한창 영업할 시간인데 손님은 고사하고 점원 한 명 보이지 않다니...!) 의아해 하며 안으로 더 들어간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은 없고.

청풍; [아무도 안 계십니까?] 서점 중간쯤에 멈춰서며 두리번 외치고. 그러다가

[!] 흠칫하는 청풍의 발. 무언가를 느꼈다.

청풍; (살기...!) 긴장

청풍; (매복이 있다!) 쿠오오! 스스스! 사방에서 밀려드는 촉수같은 기운들

청풍; (고도의 수련을 거쳐 살기마저도 완벽하게 감출 수 있는 자들이 은신하고 있다!) 멈춘 채 눈을 빛내고.

청풍; (천정, 서가, 바닥, 모든 곳에서 미세한 살기가 느껴진다!) 긴장.

청풍; (무저금마갱에서 지내는 동안 동심인혼결의 화후가 더 높아지지 않았다면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이다!) 생각. 바로 그때

[흥! 과연 명불허전이로구나 극품신룡(極品神龍)!] [용케도 본단의 살수들이 매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다니...!] 뒤에서 들리는 음성.

반사적으로 돌아보는 청풍.

슷! 서가 사이에서 나서며 옆모습으로 돌아보는 여인. 차갑고 도도하게 생긴 서른 살가량의 미녀인데 늘씬한 몸에는 검은 옷을 입었고. 나이는 제법 들었지만 아주 아름답고 머리카락도 길다. <은하철도 999>의 메테르 분위기. 다른 작품에 여자 살수로 나오는 <소수마녀> 혹은 <소수마후> 캐릭터. 이 작품에서의 별호는 소수선자. 살인객주의 제자다.

청풍; [소저는 뉘신지요?] 포권하며 묻는 청풍. 그가 서있는 곳은 서가와 서가 사이의 제법 넓은 공간이고

소수선자; [시침 떼지 마라 극품신룡 용설(龍雪)!] [설마 내가 누군지, 여기가 어딘지 모르고 찾아왔다고 말할 작정이냐?] 살벌한 표정으로 차갑게 말하고.

청풍; (그렇게 된 거였군.) 비로소 사정을 깨달은 청풍.

청풍; [사람을 잘못 보셨습니다. 저는 극품신룡 용설이 누군지도 모릅니다만...!] 쓴웃음

소수선자; [헛소리는 저 세상에 가서나 계속해라!] 콱! 말하며 천장에서 늘어뜨려진 줄을 잡아당기고. 그 직후

덜컹! 청풍이 딛고 서있던 바닥이 쩍 갈라져 아래로 열리고. [헉!] 휘청하며 떨어지려는 몸을 가누는 청풍.

바닥이 갈라져 들어난 함정의 바닥에는 길고 날카로운 쇠 꼬챙이들이 거꾸로 박혀있고 그 쇠꼬챙이들에 꿰여있는 해골들이 여러 개 보인다. 깊이는 15미터 정도.

청풍; (함정이다!) 파앗! 갈라져 아래로 열리고 있는 바닥을 좌우로 차며 날아오르려는 청풍. 하지만 그 직후

쐐애액! 투쾅! 바로 위쪽의 천장에서 미사일처럼 내리꽂히는 창들. 전체가 강철로 만들어졌고 굵기는 엄지손가락보다 굵으며 길이는 2미터정도. 천장에는 창들을 발사하는 구멍들이 숭숭 뚫려있다. 대형 발리스타(석궁)을 쏜 듯한 분위기

청풍; [큿!] 반사적으로 몸을 웅크리며 두 팔로 머리와 얼굴을 가리는 청풍.

쾅! 투쾅! 엄청난 힘으로 청풍의 어깨와 등과 머리 위를 가린 팔뚝을 강타하는 창들

펑! 그 충격으로 구멍으로 떨어지는 청풍. 앞으로 엎어지듯

확 다가오는 함정 바닥의 쇠꼬챙이들. 그 위로 불안정한 자세로 떨어지는 청풍. 하지만

휘릭! 위기의 순간 몸을 홱 뒤집어 바로 서는 청풍.

팟! 팟! 날카로운 쇠꼬챙이들을 밟으며 몸을 웅크리는 청풍. 쇠꼬챙이들의 끝이 청풍의 발바닥을 뚫지는 못한다.

청풍; (아프다!) 오만상

청풍; (현철마벽 덕분에 상처는 입지 않았지만 뼈가 으스러지는 것같다!) 작살에 맞은 등을 만지며 찡그리고.

청풍; (기관장치로 쏘아졌겠지?) 심호흡하며 위를 보고

까마득히 높아 보이는 함정 입구에서 소수선자가 내려다보고 있다.

소수선자; [천균창(千鈞槍)에 직격당하고도 죽지 않은 걸 보니 옷 속에 보의(寶衣)라도 입은 모양이구나!] 냉소

청풍; [오해요 소저! 난 극품신룡이란 사람이 아니오!] 올려다보며 외치고

소수선자; [곧 죽어도 오리발이라니... 극품당(極品堂)의 기린아답지 않구나!] 냉소

청풍; (극품당!) 놀라고

이하 나레이션

 

<-극품당! 구중천 중 하나로 중원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무공과 기괴한 무기들로 명성을 떨친 가문이다. 하지만 원(元) 명(明) 교체기 때 심각한 타격을 받고 세상에서 사라졌다.> 이국적인 건물을 배경으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건물 입구에는 <極品堂>이라는 현판이 걸려있고. 각양각생의 무림인들이 같은 복장을 한 극품당 무사들을 공격하고 있다.

<극품당이 멸문지화를 겪은 건 그 뿌리가 금(金)나라를 세운 여진족이었기 때문이다. 오랑캐라는 이유로 중원의 다른 세력들에게 늘 견제를 받아왔고 결국 명나라가 몽고족을 중원에서 몰아낼 때 함께 몰락했다.> 위 장면의 건물들이 불타는 모습을 배경으로

<그 과정에서 극품당의 수많은 절기들이 무림으로 흘러나왔다. 그나마 수뇌부는 전멸을 면하고 피신했다고 하지만 극품당은 사실상 무림에서 퇴출된 상태다.> 불타는 극품당을 배경으로 달아나는 사람들. 남녀노소가 섞여있고.

 

청풍; (극품당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도 놀라운데 저 여자는 나를 극품당의 인간으로 오해하고 있다.) 당황하며 올려다 볼 때

소수선자; [이 정도 대화를 나눠준 것으로도 예의는 다했다고 믿는다!] 천장에서 내려온 줄을 잡아당긴다.

소수선자; [그럼 잘 가거라!] 촤악! 다시 강하게 줄을 당기고. 그러자

창! 차창! 함정의 입구 바로 아래쪽에 나란히 나있는 십여 개의 구멍에서 굵은 창살이 수평으로 튀어나와 청풍이 위로 뛰어오르는 것을 막고.

청풍; (아차!) 놀랄 때.

그그긍! 좌우의 벽이 천천히 움직여 좁혀온다.

청풍; [벽이...!] 좌우 돌아보며 놀라고

우두둑! 콰드드! 밀려오는 벽을 두 팔로 밀어 버티는 청풍. 하지만

청풍; (강철로 이루어진 벽체들이 엄청난 압력으로 좁혀진다.) 이마에서 핏줄이 튀어나오고.

청풍; (아마 기관장치로 움직이는 것일 텐데...) 버틴 청풍의 팔이 부들부들 떨리며 굽혀진다.

청풍; (무저금마갱에 던져지기 전보다 몇 배 더 심후해진 공력으로도 저지할 수가 없다.) 절망하고. 그때

소수선자; [호호호! 순순히 운명을 받아들여라. 쓸데없는 저항은 그만두고...!] 내려다보며 깔깔 웃고.

올려다보는 청풍. 그 사이에 양쪽 벽은 1미터 정도로 좁혀졌다.

소수선자; [잘 가라. 명복은 빌어주마!] 합장하는 시늉하고. 그 모습이 보이는 공간이 좁아진다.

청풍; (이대로 죽는 건가?) 절망. 그러다가

[!] 무언가 깨닫고 아래를 보는 청풍.

철컹! 철컹! 벽이 밀려옴에 따라 바닥에 박혀있던 쇠꼬챙이들이 아래로 들어간다. 쇠꼬챙이들이 들어가면서 해골들만 남고

청풍; (강철 꼬챙이들은 벽체에 닿기 전에 바닥으로 들어간다. 벽체가 좁혀지는 것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인데...) 그걸 보고

<강철 꼬챙이들은 바닥으로 들어갔지만 그것들에 꽂혀있던 해골들은 그대로 남아있다. 원래 형체를 유지한 채로...> 쇠꼬챙이들이 바닥으로 들어간 후 남아있는 해골들의 모습

청풍; (그렇다는 건 위쪽에서는 안 보이지만 벽체와 바닥 사이에 한자 남짓의 공간이 있다는 뜻이다.) 흥분하여 내려다보고.

청풍; (한자 정도의 틈새가 있다면 최고의 축골공이기도 한 능라침향공을 써서 대피하는 게 가능하다.)

청풍; (지금 밝고 있는 강철 꼬챙이들이 바닥으로 수납되는 짧은 틈을 이용해서 능라침향공을 구사해보자.) 그그긍! 좁혀지는 벽체 사이에서 몸을 옆으로 틀어 견디며 생각하고

 

#181>

함정을 밖에서 본 모습.

기기깅! 소수선자 발치 앞에서 바닥이 원래대로 닫히고 있고

철컹! 완전히 닫혀 평상시대로 변하는 바닥

소수선자; [뜻밖이로구나. 극품당이 배출한 천고기재 극품신룡을 이렇게 간단히 잡아 죽일 수 있게 되다니...] 원래대로 복구 된 바닥을 보며 흥분.

소수선자; (그나저나 소문대로 뛰어난 놈이었다.) (천균창에 직격당하고도 멀쩡할 정도로...) 안도의 한숨. 꼭 쥔 손이 떨리고. 바로 그때.

삐이이익! 갑자기 들려오는 날카로운 피리소리.

소수선자; [악!] 귀를 틀어막고 비명을 지르는 소수선자

소수선자의 입과 코, 귀 등으로 피사 팍 터져 나오고.

털썩! 바닥에 주저앉는 소수선자.

쿵! 쿠쿵! 동시에 사방에서 나뒹구는 복면인들.

벽에서 벽지가 훌렁 벗겨지며 복면인이 기절해 나뒹굴고.

천장의 대들보의 일부로 위장했던 자가 떨어지고.

서가 사이에서 나뒹굴고.

소수선자; [파... 파천음강(破天音罡)!] 피를 줄줄 게워내며 신음.

삘릴리...! 피리 소리가 들리고 누군가 서점 입구로 들어선다. 물론 남장한 용설약이다. 용설약은 도도한 인상의 절세미녀인데 남장을 하고 있어서 절세미남인 것으로 묘사.

소수선자; [극... 극품당의 오대절기(五大絶技) 중 하나인 파천음강을 구사하다니... 혹시 네가...!] 주저앉은 채 피를 토하며

용설약; [그렇다. 내가 바로 극품신룡이라고도 불리는 극품당의 당대 당주 용설이다!] 피리를 입에서 떼며 살벌

소수선자; [그...그럼 방금 전 함정에 빠진 자는...!]

용설약; [흥! 아무려면 극품당의 주인인 내가 함정 따위에 빠질 정도로 어리숙할 것 같으냐?] 비웃고

용설약; [살인상단의 소단주 소수선자(素手仙子)!] [네년이 내가 쳐들어올 걸 알고 만반의 대비를 해두었다는 건 알고 있었다.]

용설약; [헌데 다른 일을 처리하느라 지체했더니 그 사이에 엉뚱한 놈을 나로 오인하고 죽였더구나!] 냉소

소수선자; [천...천려일실!] 피를 토하며 자책과 후회. 이하 소수선자

용설약; [마침내 살인객주의 후계자인 네년이 내 손에 들어왔구나!] 다가오는 용설약의 눈에 살기가 번들거리고

용설약; [네년의 목을 딴 후 발가벗겨 낙양성문에 걸어놓겠다.] [그럼 네년의 사부이고 살인상단의 주인인 살인객주가 스스로 날 찾아오겠지! 복수한답시고!]

소수선자; [꿈... 꿈 깨라!]

소수선자; [네년 실력으로는 사부님을 어쩌지 못한다!]

소수선자; [비록 나는 방심하다가 당했으나... 너같은 애송이는 열 명이 있어도 사부님의 상대가 못된다.] [그 분은 마음만 먹으면 신(神)이라도 죽일 수 있는 분이시니!]

용설약; [살인객주의 실력은 인정한다.] [그러기에 우리 극품당의 전대당주께서 암살당하셨지!] 이를 갈고.

소수선자; [호호호! 구중천의 천주를 잡아 죽였으니 우리 살인상단의 실력이 구중천보다 윗길이라 해야겠구나!]

용설약; [마음껏 씨부려라! 네년을 가장 처참한 방법으로 죽여줄 테니까!] 이를 바득 갈며 소수선자에게 다가서고.

쩌어엉! 그런 용설약의 수중에 들린 피리에서 하얀 섬광이 뻗어 나온다. 스타워즈의 광선검같이 변하는 피리.

절망하면서 오른손으로 허리띠를 잡는 소수선자. 허리띠에 얇은 칼이 숨겨져 있다.

용설약; [우선 반반한 이 상판의 껍질부터 벗겨주마!] 광선검 끝으로 소수선자의 턱을 들어올리고. 저항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소수선자. 한데 바로 그때

번쩍 빛을 발하는 소수선자의 눈.

용설약; [!] 경악하며 튕겨지듯 상체를 뒤로 젖히는 용설약. 쩍! 그 앞을 스치고 지나는 하얀 궤적 한 줄기.

어느 틈에 얇고 낭창한 칼을 뽑아 위로 그어낸 자세가 된 소수선자. 허리띠에 숨겨두었던 칼이다. 용설약은 뒤로 훌쩍 물러나 자세를 잡고

쩍! 서걱! 뒤로 물러선 용설약의 가슴 섶이 비스듬히 갈라진다.

출렁! 갈라진 용설약의 옷 속에서 드러나는 육중한 젖가슴. 소수선자와는 비교도 안되게 크다. 그 큰 젖가슴에 비스듬히 얕게 상처가 나있다.

소수선자; [계... 계집이었느냐?] 놀라 신음.

툭! 얇은 칼을 떨어뜨리는 소수선자의 손. 이어

쿠웅! 옆으로 고꾸라져 기절하는 소수선자.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있고

따당! 얇은 칼도 바닥에 떨어지고

용설약; [지...지독한 년!] 옷이 갈라져서 드러난 자신의 가슴을 보며 하얗게 질린 표정. 이하 당분간 가슴을 들어낸 채로 설친다

용설약; [파천음강에 노출되어 오장육부가 자리를 바꿨을 텐데도 반격을 하다니...] [과연 살인상단의 후계자답구나!] 기절한 소수선자를 노려보고.

용설약; [이번에야말로 확실히 죽여주겠다!] 신중하게 광선검으로 변한 피리를 겨누며 소수선자에게 다가서고.

용설약; [죽어라!] 광선검으로 변한 피리를 높이 쳐들어 소수선자를 내리치려는 용설약. 한데 바로 그때

[쯧쯧! 지독한 심보로군. 사경을 헤매는 사람까지 죽이려 하다니!] 누군가의 음성이 들리고

[!] 질겁하는 용설약.

용설약; [누구냣?] 뒤로 훌쩍 물러서며 외치고.

[하하하! 모습을 보이고 싶지만 색마(色魔) 소리를 들을까봐 그럴 수가 없소이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음성.

비로소 자신이 가슴을 드러낸 채 설치고 있었음 깨닫고 안색 변하는 용설약.

용설약; [망할...!] 급히 손으로 갈라져 너풀대는 가슴섶의 옷을 여미는데.

콰쾅! 갑자기 앞쪽의 바닥이 박살난다. 바로 청풍이 떨어졌던 함정의 입구. 함정 아래의 합쳐졌던 벽체는 벌어져 있다. 중간에 가로 막혀 있던 쇠창살들이 끊어져 밖으로 튀어나오고

화악! 그곳으로부터 유령같은 그림자가 치솟더니

팟! 기절한 소수선자를 낚아채며 날아오른다..

용설약; [어림없다!] 광선검으로 변한 피리를 단번에 여러 번 그어낸다. 하지만

스스스! 유령같은 그림자는 가볍게 피하고.

쩍! 서걱! 애꿎은 주변의 책꽂이들과 책꽂이에 꽂혀있던 책들이 잘려 쓰러지고 흩날리고. 하지만

용설약; (놓쳤다.) 이를 갈며 주변을 둘러보고

콰쾅! 쾅! 토막 쳐진 책꽂이들이 무너진다. 하지만 어디에도 소수선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용설약; (내가 구사한 순식팔방참(瞬息八方斬)은 만검총의 분뢰일섬(分雷一閃)에 못지않게 빠르다.)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피하고 사라졌다.) 경악하며 둘러보고

용설약; [대체 어떤 자가 소수선자를 구해간 것인가?] 당혹.

 

#182>

청풍이 빠졌던 함정. 사람이 하나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좁혀져 있고

한쪽 벽에 강철 문이 있다. 문은 열려있다.

문 안쪽은 어둑한 복도

복도의 끝에 다시 철문이 있고. 열려있는 그 철문 안에서 빛이 흘러나온다.

 

철문 안쪽은 넓지 않은 지하실. 지하실 중간. 책상다리를 하고 나란히 앉은 두 사람. 청풍과 소수선자. 청풍이 소수선자의 등에 한 손을 붙인 채 공력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책상다리를 하고 눈을 감은 채 땀을 비 오듯 흘리고 있는 소수선자.

징! 징! 소수선자의 등에 붙여진 청풍의 손이 빛을 발하고

소수선자; [왁!] 갑자기 피를 왈칵 토하는 소수선자. 앞으로 고꾸라진다.

쓰러지기 전에 손으로 바닥을 짚으며 피를 게워내는 소수선자

소수선자; (위험한 고비는 넘겼다!) 이마의 땀을 닦으며 안도하는 청풍.

청풍; (뒤틀린 오장육부를 되돌려놓고 막혔던 경맥을 뚫어주었다.) (근기가 튼튼한 여자이니 스스로 내상을 치유할 수 있을 것이다.)

[학! 학!] 억지로 상체를 일으키려 하며 거친 숨을 몰아쉬는 소수선자. 안색이 창백. 입과 코로는 피가 흐르고 있고

그런 소수선자의 얼굴 앞에 내밀어지는 손수건. 흠칫 소수선자.

청풍; [땀 냄새가 좀 나겠지만 쓰십시오!] 손수건 내밀고 웃고

소수선자; [고... 고맙다.] 손수건을 받는 소수선자.

고개 돌린 채 입과 코의 피를 닦는 소수선자.

소수선자; [미안하구나. 내가 오인을 하고 널 해칠 뻔했다.]

청풍; [이렇게 살아있으니 괜잖습니다만....] 웃고

청풍; [정 미안하시면 이거나 감정해주시지요!] 품에서 억만금보를 꺼내 내밀고.

억만금보 크로즈 업

소수선자; [억... 억만금보!] 청풍이 내민 억만금보를 보고 충격을 받는 소수선자.

청풍; [역시 제가 제대로 찾아오긴 했군요!] 웃고

소수선자; [네... 네가 어떻게 억만금보를 갖고 있는 것이냐?]

청풍; [그것의 주인께서 제 외조부 되십니다!] 엄숙

소수선자; [그... 그럼 네가 바로 이청풍!] 충격 받는 소수선자.

청풍; [절 아시는군요!] 눈 번쩍

소수선자; [알다 마다!] [사부님이 실종되신 지금 너의 신세에 대해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 바로 나란다!] 청풍의 손을 꼭 쥐고

청풍; [외조부님이 실종되셨습니까?] 놀라고

소수선자; [한 달 전쯤부터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단다.] 우울하게

청풍; [외조부님께 무슨 일이 생긴 것입니까?]

소수선자; [자세한 이야기는 천천히 하기로 하고... 내 소개를 하마.] 바로 앉고. 조신하게

소수선자; [내 이름은 대려군(大呂君)이다.] [강호에서는 소수선자라는 별호로 알려져 있고...]

소수선자; [실종되신 사부님을 대신하여 살인상단을 이끌고 있다.]

청풍; [살... 살인상단이라면 천하제일의 살수조직인데...] 경악

소수선자; [네가 외조부로 알고 계신 분이 살인상단의 주인이신 살인객주(殺人客主)님이시다.] 엄숙하게

청풍; (맙소사!) 경악 전율

청풍; (외조부님이 평범한 분이 아니라는 건 짐작하고 있었지만 천하제일 살수조직의 주인이셨다니...) 흥분, 전율

소수선자; [사부님이 네게 정체를 숨기신 데에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다.] [그러니 너무 서운해 하지는 말거라.] 눈치를 살피며

퍼뜩 정신 차리는 청풍.

청풍; [외조부님의 제자이시니 제게는 사고(師姑;아버지나 사부의 여자 동문)가 되시는군요!] 무릎을 꿇고

청풍; [소질 청풍이 다시 인사 올립니다!] 무릎 꿇은 채 포권하고

소수선자; [과례를 하지 말거라!] 포권한 청풍의 손을 쥐어 인사 못하게 하고

소수선자; [사실 난 네 사고가 아니고 사자(師姉;손위인 여자동문)뻘이란다! 그러니 편하게 대하거라!] 살짝 얼굴 붉히고

청풍; [외조부님의 제자이시면서 저와 동배라니... 무슨 말씀이신지요?] 어리둥절

소수선자; [사부님이 네 진짜 외조부님이 아니기 때문이란다!]

청풍; [외... 외주부님이 진짜 외조부님이 아니시라니요?] 경악

소수선자; [정확히 말하자면 네 부친과 나의 사부님은 의형제 사이셨단다!] [그러니 우린 같은 배분인 게야!]

[!] 놀라는 청풍.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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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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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

<-무림맹> 깊은 밤. 건물마다 불이 대부분 꺼져 있고. 방범등만 여기저기 밝혀져 있다. 짝을 지어 순찰 도는 무사들도 간간이 보이고

크고 단순한 건물. 창고다. 창고 문은 닫혀있고. 지키는 사람은 없다.

<倉庫>라는 간판이 단힌 문 위쪽의 처마에 붙어있다.

 

창고내부. 어둑한 데 각가지 물건들이 정돈되어 있다. 한쪽에 쌓여있는 술통들. 그 중 하나의 마개를 열어서 냄새를 맡는 사람

그 사람 크로즈 업. 장세명이다.

마개 열린 술통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는 장세명

[...] 무언가 생각하며 고개를 들고

장세명; (의심했던 것과는 달리 술이 들어있긴 한데...) 무언가

장세명; (술 냄새에 무언가 이질적인 것이 섞여있다.) (아리고 매케한 이 냄새는 분명 맡아본 적이 있는데...) 생각하다가

[!] 오싹 소름이 돋는 장세명

장세명; (화약(火藥)?) 다시 마개를 빼낸 술통 구멍에 얼굴을 들이밀고

장세명; (틀림없다!) 킁! 킁! 냄새를 더 강하게 맡으며

장세명; (이 술통의 술에는 다량의 화약이 섞여있다.) 경악하며 얼굴 들고

장세명; (술이 모두 증발되어버릴 경우 술통 안에는 화약 성분만 남게 될 테고...) 주변의 술통을 돌아본다.

장세명; (이 술통들에 들어있는 화약의 양이라면 족히 작은 산 하나라도 무너트릴 수 있을 것이다.)

장세명; (대체 벽력당은 무슨 목적으로 대량의 화약을 무림맹에 들여보낸 것인가?) 다시 술통의 마개를 끼워넣고

장세명; (뇌화영...) 뇌화영을 떠올리며 마개를 꼭 막고

장세명; (그 여자를 만나봐야겠다.) 굳어진 얼굴로 돌아선다

 

#173>

<-군자단> 무림맹의 다른 곳. 위진천의 거처인 군자단. #153>에 나왔었음. 밤이 깊어 건물에는 불이 모두 꺼져있고. 경비 서는 무사들도 없다.

어느 건물. 청풍이 뇌화영을 강간했다고 누명을 쓴 그 건물. 창문은 닫혀있고

스윽! 건물 근처 나무 아래 나타나는 장세명.

장세명; (뇌화영의 침실...) 건물로 다가가고

장세명; (불이 껴져 있는 걸 보면 잠이 든 것 같군.) 가까이 다가가고. 직후

장세명; (일단 기척을 내서 깨운 후에 추궁을 해봐야....) + [!] 생각하다가 눈 부릅뜨는 장세명

[아흑! 하악!] 건물에서 나는 야한 소리

장세명; (이게 무슨...) (대공자는 내상을 치료하기 위해 연공관에서 폐관중이거늘...) 경악

장세명; (뇌화영! 그 계집이 누굴 침실로 불러들인 것인가?) 부르르 분노로 떨고

[하악! 공... 공자님! 제발 그만... 끄윽!] [흐흐! 내숭을 떨긴... 함께 즐기는 주제에...] 야한 소리들이 흘러나오고

장세명; (사내의 목소리가 귀에 익다.) 눈 부릅

장세명; (설마... 설마 뇌화영은 내가 생각하는 그자와 붙어먹고 있는 것인가?) 이를 갈고

이어지는 야한 소리들

장세명; (쳐들어가서 탕부탕녀를 박살내고 싶다만... 일단 지켜보자.) 뒷걸음질치고

슥! 나무 그늘에 숨는 장세명

 

#174>

무림맹의 다른 곳을 보여주고. 시간이 지났다.

다시 뇌화영의 침실

덜컹! 문이 열리고

만족한 표정으로 밖으로 나오는 위진천

위진천; [내일 또 봅시다 형수님!] 히죽 웃으며 돌아보고

열린 문 안쪽. 어둑한 침실. 어떤 여자가 엎드려 있다. 잠옷 차림의 야한 모습이고. 물론 뇌화영이다.

히죽 웃으며 문을 닫는 위진천

만족한 표정으로 건물 앞을 떠난다.

멀어지는 위진천. 그걸 나무 그늘 아레 숨어서 노려보는 장세명

장세명; (죽일 놈!) 위진천의 뒷모습 노려보며 이를 갈고

<교활한 수법으로 맹주 자리를 차지하더니 대공자의 아내까지 건드려?> 만족한 표정으로 월동문을 나가는 위진천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장세명; (온갖 전횡을 저질러 무림맹의 분위기를 망친 것까지는 참아왔다.) 숨어있던 나무 그늘에서 나오고

장세명; (하지만 형수라고도 할 수 있는 대공자의 아내를 유린한 패륜은 용서가 안된다.) 위진천이 사라진 곳을 보며 건물쪽으로 간다.

장세명; (원로원에 보고하여 저 악귀를 맹주 자리에서 끌어내려야만 한다.) 결의에 찬 표정

장세명; (그 전에 확인해둘 일이 있고...) 건물로 간다.

 

#175>

건물 내부. 어둠 속에 뇌화영이 침대에 엎드린 자세로 누워있다. 팔에 얼굴을 얹고 있는데 눈에서 눈물이 흐른 자국이 있다.

뇌화영; (죄송해요 상공. 죄송해요.) 소리 죽여 울고

뇌화영; (하지만 피붙이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이럴 수 밖에 없었답니다.) 이불 움켜쥐며 울고. 바로 그때

덜컥! 문이 열리는 소리

움찔하는 뇌화영

누군가 침실로 들어와서

탁! 다시 문을 닫는다.

뇌화영; [정말 너무하시는군요.] 비참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며 돌아보고

뇌화영; [그렇게 괴롭히고도 만족을 못하신 건가요?] 돌아보며 화를 내려다가

[!] 경악하는 뇌화영

쿵! 문간에 서있는 건 위진천이 아니라 장세명이다. 어둠 속이지만 알아볼 수 있고

뇌화영; [총.... 총관닙!] 기겁. 경악하며 급히 일어난다. 이불로 앞을 가리면서

뇌화영; [이게 무슨 짓이에요? 야심한 중에 아녀자의 침실에 무단히...] 화를 내려다가 눈 치뜨고

문간에 서서 침통한 표정으로 노려보고 있는 장세명

뇌화영; (내... 내가 위진천과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버렸어!) 절망하며 주저앉고

슥! 문간에서 침대 쪽으로 걸어오는 장헤명

뇌화영; (다 끝났다!) 손을 이불 아래로 밀어 넣고

[!] 다가오다가 눈 부릅 장세명

다시 꺼낸 뇌화영의 손에 비수가 들려있고

뇌화영; (더 수치를 당하기 전에 죽자.) 비수를 두 손으로 거꾸로 쥐어 목을 찌르려 하고. 하지만

퍽! 레이져같은 빛이 날아들어 뇌화영의 두 손 중 한쪽의 손목을 강하게 찍고.

뇌화영; [악!] 툭! 손이 풀리면서 비수를 떨구는 뇌화영

다가오며 손가락을 튕긴 자세인 장세명

털썩! 비수는 이불 위에 떨어지고

뇌화영; [제발...] 애절하게 애원하고. 손목을 움켜잡으면서

뇌화영; [이대로... 이대로 죄 많은 삶을 끝내게 해주세요.] 울며 애원

장세명; [굳이 죽겠다면 말리지 않겠소.] 멈춰서며 침통하게

장세명; [다만 죽을 때 죽더라도 한을 남기지는 마시길 바라겠소.] 강렬한 눈빛

뇌화영; (변명할 기회를 주겠다는...) 깨닫고 파르르

말없이 기다리는 장세명

뇌화영; [총관님 말씀이 맞아요.] 울며 고개 떨구고

뇌화영; [제가 왜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를 누군가는 알아야겠지요.] 소매로 눈물 닦고

뇌화영; [지혜로운 분이시니 짐작이 가는 바가 있으실 거예요. 사실은...]

뇌화영; [저희 벽력당 모든 식솔들의 목숨이 마교의 손아귀에 들어가 있어요!]

[!] 놀라 눈 부릅뜨는 장세명

 

#176>

건물의 문을 열고 나오는 장세명

열린 문을 통해 뇌화영이 엎드려 울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한숨 쉬며 문을 닫는 장세명

<마교는 저희 벽력당을 급습해서 장악했어요. 말 그대로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일이라 강호에서는 그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어요,> 돌아서며 뇌화영의 말을 떠올리는 장세명

이하 회상

 

뇌화영; [식솔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마교가 시키는 대로 할 수 밖에 없었답니다.] 애절하게 우는 뇌화영의 모습

뇌화영; [저희 벽력당에서 만든 무수한 화기와 화약들이 마교에 넘어갔어요.] [그중 일부는 상파 아가씨를 해치기 위해 쓰이기도 했어요.]

뇌화영; [무림맹에도 숫자 미상의 마교 무리가 잠입해있으며... 그 우두머리가 위진천이랍니다.]

뇌화영; [위진천은 마교 십대마왕의 막내이기도 해요.]

회상 끝

 

장세명; (위진천이 제십마왕이었다니...) 초조 다급. 빠른 걸음으로 월동문으로 간다

장세명;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위급한 상황이다.) (원로원에 고변하는 정도로는 해결하기 어려울 정도로...) 월동문을 나가고

장세명; (만검총으로 달려가 맹주님께 이 사실을 보고해야만 한다.) 걸음을 재촉하고. 그러다가

[!] 눈 부릅뜨는 장세명

쿵! 월동문 밖의 정원에 뒷짐 짚고 서있는 위진천

장세명; (위진천!) 경악하며 급정거하고

위진천; [예상했던 것보다 형수님의 침실에서 나오는 게 늦었소이다 총관!] 웃고

위진천; [혹시 총관도 형수님의 꿀 단지를 맛보신 거요?]

장세명; [짐승만도 못한 놈!] 창! 검을 뽑지만

위진천; [짐승만도 못한 놈이라...] [뭐 딱히 틀린 말도 아니지.] 웃으며 장세명의 뒤를 보고. 직후

슥! 슥! 장세명이 나온 월동문 안쪽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두 사람. 위가장의 총관인 하원길과 적청이다.

장세명; (포위당했다!) 돌아보며 얼굴 굳어지고. 검을 뽑으며

위진천; [총관의 무공이 우리들 무맹사신재에 못지않다는 건 알고 있소.]

돌아보는 장세명

위진천; [아무리 나라고 해도 총관을 제압하려면 한바탕 곤욕을 치러야하고...]

위진천; [그럼 번거로운 일이 벌어지겠지. 이곳에서 벌어지는 변고를 다른 인간들도 알게 될 테니...] 능글맞게 웃고

장세명; [잘 알고 있구나.] 냉소

장세명; [이제 곧 네놈의 그 추악한 정체를 무림맹의 맹도 모두가 알게 될 것이다.] 검으로 위진천을 겨누고

위진천; [하지만 총관은 절대 내 정체를 다른 인간들에게 까발리지 못할 거요.]

장세명; [뭘 믿고 그렇게 자신만만한지는 모르지만...] 냉소하는데 + 위진천; [장영롱(張玲瓏)!] 웃으며 말하고

[!] 눈 부릅 충격을 받는 장세명

위진천; [장영롱! 그 이름 하나로 총관에게 확실한 족쇄를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하오만...] 음험하게 웃고

장세명; [네... 네놈이 어떻게 영롱이를...] 덜덜. 휘청

위진천; [당신은 지금까지 독신으로 지내며 무림맹, 아니 사부에게 충성하며 보냈다고 알려져 있지.] 음산하게 웃고

위진천; [하지만 당신에게도 숨겨진 아내와 딸이 있다는 걸 우연히 알게 되었지 뭐요?] 히죽

장세명; [으으으...] 사색

위진천; [십칠 년 전쯤이던가?] [당신은 사부의 명으로 연경(燕京), 즉 지금의 북경에 들렀다가 몰락한 명문가의 딸과 연분이 났고...] 어떤 정자 안에서 병약해 보이는 미녀와 손을 잡고 헤벌레하는 청년 시절의 장세명을 떠올리고

<그 사랑의 결실로 딸을 얻어 영롱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을 거요.> 병약해 보이는 미녀가 강보에 싸인 아기를 안고 행복해하고. 그걸 옆에서 보며 흐뭇한 청년 시절의 장세명

위진천; [명문가 출신의 애인은 돌림병으로 죽었지만 그 딸은 장성하여 절세미녀가 되었다던데...] 의미심장

위진천; [설마 사랑하는 딸이 사창가에 팔려가 발정난 놈들의 노리개가 되길 원하는 건 아니겠지요?]

장세명; [영롱이... 영롱이를 어떻게 했느냐?] 치를 떨고

위진천; [지금은 본교의 보호 아래 잘 지내고 있소이다만...] 음산하게 웃고

위진천; [앞으로도 지금처럼 무사할 지는 전적으로 총관의 언행에 달려있소이다.]

장세명; (맹주님...) 툭! 검을 떨구는 장세명

따당! 바닥에 떨어지는 검

장세명; (부디 불충을 용서하십시오!) 바닥에 무릎 꿇고 주저앉고

장세명; (속하는 차마 딸의 안위를 놓고 도박을 할 수가 없습니다.) 고개 떨구며 울고

위진천; (이걸로 무림맹의 장악은 거의 완성되었다.) 그런 장세명을 보며 웃고

위진천; (두 명의 부맹주와 사부가 걸림돌이긴 하지만...)

<늙은이들을 위한 대책도 마련해두었으니 내가 무림맹을 장악하는 것을 방해할 수 있는 인간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현장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177>

<-낙양(洛陽)> 높은 성에 둘러싸인 오래 된 도시의 분위기를 묘사. 때는 아침.

낙양의 성문 중 하나. 사람들과 우마차가 많이 드나들고. 사람들 중에는 무기를 지닌 무림인들이 상당히 많다.

그 성문을 향해 오는 사람들 중에 끼어있는 청풍. 죽립을 썼고 몸에는 허름한 옷을 입었다. 무기는 지니지 않았고

청풍; (낙양...) 왼손으로 죽립의 앞을 조금 들어서 앞쪽을 보고. 낙양의 성문과는 500미터쯤 거리가 있고

청풍; (어찌어찌하다 보니 낙양에 들르게 되었다.) 생각하며 오른손을 저고리 속에 넣고. 왼손은 죽립에서 떼고

다시 꺼낸 청풍의 손에는 두 개의 목걸이 중 하나가 들려있다. 살인객주가 준 억만금보다. 억만금보는 원래 모습으로 돌아간 상태

<억만금보는 할애비의 상징이다. 그걸 알아보는 인물은 전적으로 믿어도 된다.> 억만금보를 배경으로 살인객주가 했던 말을 떠올리고. #84>의 장면

 

살인객주; [만일 할애비와 연락이 끊기면 낙양(洛陽)의 만경각(萬經閣)이란 서점을 찾아가라.]

살인객주; [만경각 주인에게 억만금보를 보여주면 할애비가 맡겨놓은 물건을 내줄 것이다.] 청풍이 들고 있는 동전을 보며

회상 끝

 

청풍; (할아버지가 다시 금릉으로 돌아가셨는지는 알 수 없다.) 억만금보를 만지며

청풍; (그렇긴 하지만 기왕에 낙양에 들렀으니 만경각이란 곳에 들러보자.) 생각하며 다시 억만금보를 저고리 속에 넣고.

청풍; (그나저나 무슨 일이 생긴 것같다.) 주변을 오가는 무림인들 보고

<무기를 지닌 무림인들이 비정상적일 정도로 많이 눈에 띈다.> 오가는 무림인들. 일반인들과 숫자가 거의 비슷하다.

청풍; (보통은 수십 명 중 한명 정도가 무림인인데... 낙양을 오가는 사람들 중 열에 두셋은 무림인이다.)

청풍; (무림인들이 이렇게 많이 몰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텐데...) 생각할 때

[같이 가세!] 뒤에서 들리는 소리.

돌아보는 사람들. 청풍도 돌아보고

사내1; [날세! 나야!] 손을 흔들며 달려오는 사내 한명. 장돌뱅이 모습. 다른 작품과 이 작품 앞부분에 나오는 엑스트라 사내들 중 한명

사내2; [저 친구 조충 아닌가?] + 사내3; [개봉에서 헤어졌는데 낙양에서 다시 보게 되는군!] 청풍의 뒤쪽에서 따라오던 장돌뱅이같은 사내 둘이 돌아보고. 역시 이 작품 앞부분에 나왔던 엑스트라들로 묘사

사내1; [자네, 자네들 소문 들었는가?] 헐떡이며 속도를 늦추고. 동료들에게 다가왔고

사내2; [소문? 무슨 소문?] + 사내3; [유령궁에 관한 소문이라면 서로 알고 있던 거 아닌가?] 어리둥절

청풍; (유령궁에 관한 소문?) 흠칫하고

청풍; (그러고 보니 유령궁은 낙양에서 멀지 않은 북망산에 자리 잡고 있었지.)

청풍; (무림인들이 낙양 일대로 몰려드는 게 유령궁과 관련이 있는 것인가?) 다시 저고리 속으로 손을 집어넣고

다시 꺼낸 청풍의 손에는 유령신목이 들려있다.

유령신목을 보며 북망귀왕을 떠올리는 청풍. #147>의 장면

 

북망귀왕; [받아라.] 목걸이를 내밀고

북망귀왕; [분이가 네게 이걸 맡긴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갖고 있거라.] 청풍의 손에 쥐어주고

회상 끝

 

청풍; (나와도 깊은 인연이 있는 유령궁과 관련하여 무슨 일이 벌어진 것같다.) 유령신목을 만지며 생각할 때

사내1; [아무렴 소식통인 나 조충이 자내들도 이미 알고 있는 소문으로 호들갑을 떨겠는가?] 눈을 흘기고

유령신목을 옷 속에 넣으며 사내1을 곁눈질하는 청풍.

사내2; [유령궁에 관련된 소동 말고 또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

사내1; [맞네.] 끄덕

사내1; [글쎄 용문 근처를 무대로 온갖 못된 짓을 하던 수적(水賊) 무리 용문방(龍門幇)이 전멸했다는 게야.]

사내2; [용문방이 전멸해?]

사내3; [용문방이라면 황하 일대를 주름잡는 녹림세력 황하십육방(黃河十六幇) 중 하나 아닌가?] 놀라고

사내1; [그 용문방이 새벽녘에 강적의 습격을 받았다는 게야.] [죽은 자는 없지만 수적 대부분이 단전이 파괴되어 무공을 쓸 수 없는 몸이 되었다지 뭔가?]

사내2; [죽이지는 않고 무공만 폐했다?]

사내3; [무림인들에게 무공을 잃는 건 목숨을 잃는 것보다 더 심각한 일이잖은가?]

사내1; [맞네. 피해를 입었거나 원한을 품은 자들이 몰려가 복수를 해도 저항할 수가 없을 테니 말일세.] 끄덕

사내2; [용문방이면 그래도 한 가닥 하던 수적 집단인데...] [얼마나 대단한 세력이 공격했기에 전멸을 한 건가?]

사내1; [놀랍게도 단 한명이 용문방을 공격했다는구만.]

사내2; [혼자서 용문방을 궤멸시켰다?] + 사내3; [그 정도 능력을 지닌 고수는 무림을 통틀어도 몇 안될 텐데...]

사내1; [그래서 낙양 일대가 또 한 번 들썩이고 있다는 게야.] [어떤 거물이 나타난 건가 하고 말이야.] 흥분하고

사내2; [그럴만도 하군.] + 사내3; [유령궁 건으로 무림인들은 신경이 곤두설 대로 곤두서있는 상태일 테니...] 끄덕

청풍; (발 없는 소문이 천리를 간다더니...) 쓴웃음

청풍; (용문방을 궤멸시키고 바로 낙양으로 왔건만 벌써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있군.) 쓴웃음을 짓고. 이어

자신을 구해준 늙은 어부의 말을 떠올리고

 

어부; [용문방의 등쌀 때문에 도저히 못살겠네.] 식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식사하다가 푸념하는 어부. 장소는 강가에 자리한 어부의 초가집. 문이 열려있고. 문 밖에서는 어부의 늙은 아내가 풍로에 물고기를 굽고 있다. 방에는 불이 밝혀져 있다. 저녁을 먹는 중이다.

어부; [수시로 들이닥쳐서 용문 일대 주민들을 괴롭힌다네. 보호비라면서 식량과 물고기를 닥치는 대로 빼앗아가고...]

어부; [그놈들만 사라진다면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을 텐데 말일세.] 눈치 보며 말하고

회상 끝

 

청풍; (날 구해준 늙은 어부가 용문방의 횡포를 호소했었다.) 걸어가며 생각하고. 이제 성문을 통과한다.

청풍; (이에 낙양으로 오기 전에 용문방을 찾아가 수적들의 무공을 폐해버렸는데...) (그 일과 관련된 소문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퍼지고 있구나.) 쓴웃음을 지으며 성문 안으로 들어가고. 그러다가

청풍; [!] 흠칫

성문 안쪽으로 드넓은 대로가 이어지고. 대로 좌우로 2-3층짜리 건물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대로에는 수많은 사람과 우마차들이 오가고 있고

청풍; (여기가 동주(東周)이래 수많은 왕조들이 도읍으로 삼았던 낙양이로구나.)

청풍; (과연 유구한 역사가 느껴지는 도시인데...) + [!] 주변 두리번

주변 오가는 무림인들. 눈에 핏발이 서있고

청풍; (확실히 무림인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청풍; (정말 유령궁과 관련된 일이 낙양 근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생각하다가

앞쪽에 2층짜리 상당히 큰 객점이 보인다. 객점 입구에는 <多慶客棧>이라는 글이 새겨진 깃발이 펄럭이고 입구 처마에 간판도 달려있다.

청풍; (아침도 먹을 겸 저 객잔에서 귀동냥을 좀 하자.) 객잔으로 걸어간다.

 

#178>

객잔 내부. 북적. 대부분 무림인들이다. 일반인들과 점원들은 겁에 질려 무림인들 눈치를 보고

구석진 창가 자리. 청풍이 식사를 하고 있다. 무림인들에게 등을 돌린 채 먹고 있고. 죽립은 벗어놨다. 눈을 난개한 채 식사를 한다.

<유령궁... 북망산... 장보도... 유령천세전(幽靈千世殿)...> 등의 말들이 청풍의 귀에 들어온다.

청풍; (그러니까 유령궁의 보물을 얻을 수 있는 장보도가 강호에 뿌려졌다는 건데...) 먹으면서 생각하고. 이어

<유령천세전은 우리 유령궁의 성역같은 곳이다.> 북망귀왕의 말을 떠올리는 청풍

이하 회상. 무저금마갱에서 북망귀왕과 나눈 대화다.

 

북망귀왕; [북망산이 이천년 가까운 세월동안 공동묘지로 사용되어온 사실은 알고 있을 것이다.] 거대한 원탁에 청풍과 마주 앉아서 술을 마시며

북망귀왕; [무덤을 만드는 자들, 특히 부자나 유력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게 무엇이겠느냐?]

청풍; [자신의 무덤이 도굴 당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북망귀왕; [그러하다.] 끄덕

북망귀왕; [부자나 권세가들은 어떻게든 무덤을 도굴꾼들로부터 지키려 했다.] [그래서 북망산 지하에 은밀하게 무덤을 만들게 되었는 바,]

북망귀왕; [북망산 지하에는 자연스럽게 거대한 미궁이 만들어졌다.]

북망귀왕; [미궁의 규모는 아무도 모른다.] [또,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서 복잡하기 이를 데 없다.]

북망귀왕; [북망산에 터를 잡고 힘을 길러온 우리 유령궁조차 그 미궁을 완전히 안다고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청풍; (유령궁은 북망산에 묻힌 무림인들이나 권세가들이 남긴 무공을 바탕으로 형성되었겠구나.)

북망귀왕; [마교는 우리 유령궁을 궤멸시켰지만 원하는 것을 손에 넣지는 못했을 것이다.]

북망귀왕; [우리 유령궁의 보물들 대부분은 유령천세전이라는 비밀스러운 장소에 보관되어있기 때문인데...]

북망귀왕; [유령천세전의 위치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궁주 부부와 후계자만이 그곳을 드나들 수 있기 때문이다.]

청풍; [그럼 선배님께서도...]

북망귀왕; [유감스럽게 나 역시 유령천세전의 위치는 모른다.] 고개 젓고

북망귀왕; [어렸을 때 아버지를 따라 몇 번 가본 기억은 있다.] [하지만 워낙 어린 시절 일이라 그곳이 어디였고 어떻게 찾아가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청풍; [그렇겠습니다.] 끄덕

북망귀왕; [노부는 시간 날 때마다 북망산에 들러 유령천세전을 찾으려 했다.] [하지만 실패했다.] 우울하게 한숨

북망귀왕; [어렴풋이나마 경로를 기억하고 있는 노부조차 유령천세전을 찾아내지 못했다.]

북망귀왕; [특별한 기연이나 인연을 만나지 못하는 한 유령천세전에 들어갈 수 없을 것이다.] 의미심장하게

회상 끝

 

청풍; (유령궁의 후계자인 북망귀왕 교선배조차 찾아내지 못한 유령천세전...)

청풍; (그 유령천세전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장보도가 한 달 전쯤부터 강호에 뿌려졌다.)

청풍; (당연히 무림은 발칵 뒤집혔다.) (수많은 무림인들이 유령궁의 보물을 차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몰려왔다.) 주변의 무림인들을 곁눈질하고

청풍; (장보도가 한 장도 아니고 수백, 수천 장이 일제히 뿌려졌다.) (누군가가 불순한 의도를 품고 꾸민 짓임에 분명하다.) 생각할 때

무림인1; [장보도 이거 혹시 가짜 아니야?] 근처 자리의 무림인 한명이 탁자에 놓인 종이를 보며 말하고

사람들 일제히 돌아보고

무림인2; [너무 여러 장이 동시 다발적으로 뿌려져서 의심이 가긴 하지.] 무림인1과 동석한 함께 종이를 보며

무림인3;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이 뿌려져서 장보도를 차지하겠다고 욕심내는 인간이 거의 없을 지경이긴 하지.] 술 마시며

청풍; (그래서 장보도를 놓고 싸움이 벌어지진 않았군.)

무림인2; [너무 흔해져서 가짜 같기도 한데...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게 뒷면에 적힌 무공구결들이야.] 종이를 뒤집고.

종이 뒤에는 가득 글이 적혀있고

무림인2; [여기 적혀있는 무공 구결들이 유령궁의 비전이라는 게 늙은 생강들의 평가야.] [뭐 극히 일부분이라 익히는 건 불가능하지만...]

무림인3; [그건 좀 아깝군.]

청풍; (그러니까 장보도 뒷면에는 유령궁의 비전으로 알려진 무공비결들이 적혀있다는 건데...)

청풍; (주모자는 알수 없지만 참으로 치밀하게 계획을 짜고 진행하는 것 같다.)

청풍; (유령궁의 무공비결 일부를 적어놓음으로서 장보도에 신뢰도를 더해놓았다.)

청풍; (대체 무슨 목적으로 이런 짓을 하는 것인지...) + [!] 생각하가 흠칫하며 객점 밖을 보고

지나가는 행인들

그 중 한명이 청풍이 아는 자다. 식인혈랑이다. 식인혈랑은 작두날같은 거대한 칼을 짊어지고 있는데 깡마르고 죽립을 눌러쓴 인물 뒤를 따라간다. 깡마른 자는 바로 제사마왕 고루시마다. 죽립을 눌러쓰고 헐렁한 장포로 몸을 감싸서 해골같은 외모는 드러나지 않는다. 키가 좀 껑충한 게 눈에 띠고. 오가던 사람들이 겁에 질려 고루시마와 식인혈랑 주변에서 피한다.

청풍; (저자는...) 벌떡 일어나고

<마교 제구마왕 식인혈랑!> 식인혈랑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청풍; (마교의 인간들도 장보도에 이끌려 몰려왔구나.) 창 밖을 보며 급히 죽립을 집어들고

청풍; (마교가 이번 일의 배후일 가능성도 있다. 뒤를 밟아보자.) 죽립을 쓰며 입구쪽으로 간다.

입구에서 동전을 점원에게 주어 계산하는 청풍.

서둘러 객점을 나가는 청풍. 하지만

식인혈랑과 고루시마의 모습이 사라졌다.

청풍; (이런...) 서둘러 식인혈랑과 고루시마가 간 쪽으로 달려간다. 오가던 사람들이 당황해서 피하고. 곧

교차로에 이르는 청풍. 많은 사람들과 우마차들이 오가고 있고. 하지만 고루시마와 식인혈랑은 보이지 않는다.

청풍; (놓쳤다.) 난감

교차로에서 사방으로 뚫린 길들

청풍; (어느 길로 갔는지 짐작하기 어렵다.) 두리번 쓴웃음

청풍; (식인혈랑과 그자의 동행을 찾아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포기하고

청풍; (서둘 건 없다. 어차피 그자들도 북망산으로 갈게 뻔하니....) 두리번

오가는 사람들 중 책 상자를 짊어지고 가는 나이 든 서생

청풍; (북망산에 가보기 전에 만경각을 들르자.) + [실례하겠습니다.] 나이 든 서생에게 다가가며 말 건네고.

서생; [그러시게나.] 돌아보는 서생

청풍; [만경각이라는 서점을 찾고 있습니다.] 포권하고

뭐라 말하며 손가락질하는 서생. 서생이 가리키는 쪽을 보는 청풍

 

#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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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

<-금릉> 저녁 무렵.

<-자금산> 금릉 뒤의 산. 진상파의 어머니 위패가 봉안되어 있는 절이 있는 산

그 절로 걸어 올라오는 늘씬한 체형의 여자. 벽세경이다. 무기는 지니지 않았는데 오른 손에 사과 궤짝만한 박스를 하나 들고 있다. 박스 윗부분에 손잡이가 달려있어서 들기 편하다. 절로 이어진 길에는 오가는 사람이 없다.

<네 년 짓이지?> 벽세경의 뇌리에 떠오르는 냉하상의 악 쓰는 표정

이하 회상

 

냉하상; [세황이를... 내 아들을 마교에 팔아먹은 게 네년이지?] [황금전장을 네 년 남매가 차지하기 위해 세황이를 해코지 한 거지? 그렇지?] 미친년처럼 악을 쓰는 냉하상. 뒤에서 냉상아가 냉하성의 두 팔을 잡고 난감해한다. 장소는 벽세경의 집무실. 벽세경은 책상을 앞에 두고 일어나 있고. 주변에서 일하던 서생들이 겁에 질려 눈치를 본다. 입구에는 귀견수와 몇 명의 황금수라들이 난감한 표정으로 보고 있고

냉하상; [각오해라! 세황이가 털 끝 하나라도 다치면 너희 남매가 대가를 치를 것이다.]

냉하상; [죽어 귀신이 되어서라도 네년을 해코지 하고 말 거야!] 악을 쓰고

회상 끝

 

벽세경; (의모가 발작을 일으킨 게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아니다.) 한숨 쉬고

벽세경; (유일한 삶의 목적인 아들의 신상에 변고가 생겼으니 제 정신이 아닐 테지.) 이제 산문이 가까워졌다. 여전히 주변에는 인적이 없고

벽세경;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세황이에게 벌어진 일을 의모에게는 늦게 이야기했다.) (그 점이 의모로 하여금 날 의심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벽세경; (세황이를 무사히 구해내야 하겠지만...) 한숨 쉬며 산문 안으로 들어선다.

벽세경; (설령 세황이가 별 탈 없이 돌아온다 해도 의모와 나의 관계는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다.) 생각할 때

<흐흐흐 놀라운 배짱이야.> 누군가의 웃음소리

고개 들어 앞을 보는 벽세경

독검사랑; [몸값을 가져올 때 혼자 오라 했더니 정말 혼자 오고 말이야.] 대웅전 앞 계단에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는 독검사랑

주변 건물들의 문이 조금씩 열려있고. 중들이 겁에 질려 문틈으로 내다보고 있다.

독검사랑에게 다가가는 벽세경

독검사랑; [황금전장의 암호랑이라는 별호가 그리 과한 것도 아니구만.] 술병을 내려놓고

말없이 그자의 5미터 앞쪽에 멈춰서는 벽세경

독검사랑; [객기인지 용기인지는 모르겠다만 덕분에 인질을 하나 더 손에 넣게 되었어.] 딱! 손가락 튕기고. 그러자

슥! 슥! 건물들 사이에서 나오는 복면인들. 마교 무사들이다. 10명 이상

한숨 쉬는 벽세경

독검사랑; [순순히 본좌를 따라가면 험한 꼴은 면할 수 있을 것이다.]

벽세경; [제팔마왕 독검사랑...] 처음으로 입을 열고

움찔하는 독검사랑

벽세경; [당신 이름이 내 머리에 새겨진 의미를 아직 모르시는 것 같군요.] 왼손 검지로 자기 머리를 가리키고

독검사랑; [네년의 살생부에 본좌의 이름이 올라갔다?] 피식

벽세경; [내 살생부가 아니랍니다.] 고개 젓고

벽세경; [우리 황금전장의 살생부에 당신뿐 아니라 당신과 관련된 모든 인간들의 이름이 적힐 거예요.] 무표정하게

오싹! 소름이 돋는 독검사랑

벽세경; [기대해도 좋아요.] [오늘 이후로 당신과 당신의 주변 인간들이 어떤 일을 겪게 될지....] 여전히 무표정하게

<황금전장의 힘으로 피를 말려버리겠다는...> <황금전장에 죄를 지으면 천만금이 있어도 쌀 한 준 못산다던가?> 복면인들 공포에 질리고

독검사랑; [그년, 곧 죽어도 입은 살아있군.] 억지로 웃고

독검사랑; [그 건방진 입, 두 번 다시 놀리지 못하게 해주마.] [저 년을 잡아라!] 복면인들에게

창! 창! 무기를 뽑으며 다가오는 복면인들

독검사랑; [데려가기 전에 걸레로 만들어 버린다.] [난도질해도 되고 강간해도 좋다.]

찡그리는 벽세경

[존명!] [쳐라!] 벽세경에게 돌진하는 복면인들

[히익!] [시... 시주! 피하시오.] 건물 안에서 보던 중들 비명. 하지만 그 직후

[!] 벌떡 일어나는 독검사랑

쿵! 벽세경에게 달려들던 자들의 무기 든 팔이 전부 팔꿈치 아래에서 잘려 떨어진다.

따당! 푸학! 무기를 쥔 팔들이 바닥에 떨어지고. 피가 흩뿌려지고

[크악!] [내... 네 팔...] [아악!] 잘린 팔의 부여잡고 물러서며 비명 지르는 복면인들

[헉!] [저런...] [아미타불!] 중들이 놀라고

독검사랑; (저게 무슨...) 툭! 들고 있던 술병을 떨어트리고

<어떤 기척도 없었는데 본교 고수들의 팔이 일제히 잘렸다.> 파삭! 박살나는 술병을 배경으로 팔이 잘린 복면인들이 비틀거리고. 그때

슥! 벽세경이 상자를 들지 않은 왼손을 다시 젓고. 그러자

푸학! 서걱! 복면인들의 목에 깊은 상처가 나서 피가 뿜어진다.

[크악!] [끄윽!] 목에서 피를 뿜어내며 비틀거리는 복면인들

[아미타불!] [신기로다!] [세존께서도 용납하실만한 유혈이로다!] 건물 안에서 내다보던 중들이 합장하고 안도하고

벽세경; [이곳이 살생을 금하는 불문의 도량이라는 사실에 감사해라.] 쳐들었던 왼손을 내리며 무표정하게 말하고

벽세경; [다른 곳이었다면 네놈들은 이미 염라전에 가있었을 것이다.] 살벌한 눈빛

[으으으...] [끄윽!] 공포에 질리는 복면인들

독검사랑; [네년 무슨 수작을...] + [!] 검 손잡이에 손을 대며 외치다가 부릅뜨고

독검사랑; [큭!] 서걱! 급히 목을 옆으로 젖히며 피하는 독검사랑. 스악! 그자의 목옆을 무언가 스치며 상처를 낸다. 상처는 깊지 않아서 피가 내비치는 정도다.

독검사랑;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목을 스쳤다.) 팟! 급히 옆으로 날아가며 경악하고

벽세경; [십대마왕 중 한명이라는 게 그저 이름만은 아니로군요.] 슥! 쳐들었던 왼손을 내리며 비웃고

[!] 눈 부릅 독검사랑

스릉! 벽세경의 왼쪽 소매 속으로 아주 얇은 유리로 만들어진 띠같은 것이 스며들어가고 있다.

독검사랑; [네년이 쓴 무기는 혹시 신장궁의...] 경악. 창! 긴장하며 검을 뽑고. 뒷걸음질 치며

벽세경; [세상에서 사라진 지 오래인 십장무흔삭(十丈無痕削)을 용케도 알아보는군요.] 냉소하며 왼손을 좀 들어 보이고

스릉! 벽세경의 소매속에서 드러나는 왼팔을 아주 얇고 투명한 띠같은 것이 감고 있다.

독검사랑; [정... 정말 십장무흔삭이로구나! 신장궁의 십대신병(十大神兵) 중 하나인...] 겁에 질려 뒷걸음질

 

<-십장무흔삭! 구중천 중 신장궁이 만든 열 가지 신병이기 중 하나다. 투명하여 눈에 보이지 않으며 신축이 자유로워 최대 십장까지 늘어난다. 날카롭기도 해서 강철도 종이처럼 벨 수 있다.> 띠처럼 둘둘 말렸으면서 셀로판지처럼 투명한 뭉치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독검사랑; (눈에 보이지 않고 신축이 자유로워 가장 방비하기 어려운 무기...) 식은땀. 뽑은 검은색 검으로 앞을 겨눠 방비하며

독검사랑; (신장궁이 망할 때 사라졌던 십장무흔삭을 황금전장이 숨기고 있었구나.) 검이 떨리고

벽세경; [이제야 조금 겸손해진 것 같네.] 차갑게 웃고.

부들 부들 떨지만 반박 못하는 독검사랑

팔이 잘리고 목에 상처를 입은 복면인들은 겁에 질려 뒷걸음질

벽세경; [운이 좋은 줄 알아요. 내 피붙이의 안전이 걸려있지 않았다면 당신은 지금 내가 아니라 염라대왕을 보고 있었을 테니...] 휙! 오른손의 상자를 던지고

텅! 독검사랑 앞에 떨어지며 뚜껑이 열리는 상자

쿵! 상자 안에 든 것은 지폐뭉치. 요즘 돈처럼 띠지로 백장씩 묶은 묶음들이 가득 들어있다. 모두 일백 묶음. 지폐 중앙에는 <壹仟兩>이라는 글이 적혀 있고. 지폐 테두리에는 요즘 지폐처럼 복잡한 문양이 새겨져 있다.

벽세경; [일천냥(壹仟兩)짜리 전표 일만장이에요.] [우리 황금전장이 보증하는 전표이니 세상 어디에서든 쓸 수 있을 거예요.]

<맙소사!> <저 크지 않은 상자 안에 무려 천만냥이 들어있다니...> <천만냥이면 만명이 평생 일 하지 않고 호의호식할 수 잇는 거금인데...> 건물 안에서 내다보던 중들이 경악하고

독검사랑도 침 꿀꺽 상자를 보고

벽세경; [몸값 흥정같은 번거로운 일은 생략하도록 해요.]

흠칫 독검사랑

벽세경; [당신들이 날짜와 장소를 정하세요.] [내 아우, 세황이를 무사히 돌려주면 사천만냥을 더 갖게 될 거예요.]

<인질 하나를 구하기 위해 무려 오천만냥을 쓰다니...> <오천만냥이면 자금성의 일년 예산이라던데...> <역시 황금전장은 손이 크구만.> 감탄하는 중들

독검사랑; [제, 제안은 잘들었다.] 억지 웃음

독검사랑; [하지만 오천만냥이라 해도 황금전장 후계자의 몸값으로는 부족함이...] 말하다가 흠칫하고

벽세경이 손을 들어 말을 막고

벽세경; [흥정은 하지 않겠다고 했어요.] 손을 내민 채 차갑게 말하고

벽세경; [사천만냥을 더 챙길 것인지, 세황이의 목숨을 취할 것인지 양자택일하세요.] 살벌

독검사랑; [그... 그게 그러니까.] 식은땀 버벅 거리고

벽세경; [가부간의 대답을 기다리겠어요.] 홱 돌아서고

이어 산문 쪽으로 걸어간다. 앞쪽에 있던 복면인들이 겁에 질려 급히 길을 터준다. 잘린 팔이나 목을 하나 남은 손으로 누른 채

벽세경; (네놈들은 내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무려 일천만냥을 직접 눈으로 봤기 때문이다.) 냉소하며 복면인들 사이를 지나가고

벽세경; (빠르든 늦든 세황이를 돌려보내고 사천만냥을 더 챙기자는 결론에 이를 것이다.) 냉소하며 곁눈질하고

<실물로 일천만냥을 보고도 태연할 수 있는 인간은 존재하지 않을 테니...> 대웅전 앞에서는 독검사랑이 상자 안의 지폐 뭉치를 꺼내 확인하고 있다. 검은 물론 다시 칼집에 넣은 상태인데 흥분으로 얼굴이 벌개지고

벽세경; (유일한 예외가 그 아이겠지만...) 청풍을 떠올리며 산문을 나간다.

벽세경; (물론 마교가 사천만냥을 더 챙기는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

<오늘 저놈들에게 건넨 일천만냥의 전표에는 만리향이 도포되어 있다.> 독검사랑이 확인하는 지폐에서 향기같은 것이 퍼지는 배경으로 나레이션

벽세경; (그 만리향이 고모님을 세황이에게 안내해줄 것이다.) 자기 고모인 벽비 벽운영을 떠올리며 차갑게 웃는 벽세경의 얼굴.

 

#170>

<-무림맹> 저녁 무렵. 정문으로 사람들과 마차가 드나든다. 눈빛이 살벌한 금급, 은급 무사들이 드나드는 사람과 마차들을 검문하고 있고.

일단의 마차들이 온다. 지붕이 있지만 벽은 없는 짐마차. 마차에는 <霹靂堂>이라는 깃발이 걸려있다. 마차에 실린 것은 커다란 술통들이다. 일본에서 신사에 봉인하는 술통같은 형태의 술통들이다.

[수고하십니다.] [맹주님의 구순 잔치를 축하하기 위해 벽력당에서 보낸 술입니다.] 마차를 모는 마부들이 정문을 경비하는 무사들에게 인사하고

[벽력당 분들이시구려!] [원로에 노고가 많으셨소.] [들어가시오.] 길을 터주는 무사들

마차를 몰고 성문 안으로 들어가는 마부들

 

성문이 보이는 3층 건물. 3층의 창문이 열려있고. 열린 창문을 통해 성문을 보는 인물. 총관인 장세명이다.

장세명을 크로즈 업

<맹주님... 구순 잔치... 벽력당... 술...> 그런 단어들이 장세명의 귀에 들어오고

장세명; (벽력당은 대공자의 처가...)

장세명; (맹주님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술을 보낸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장세명; (술의 양이 지나치게 많다. 작년 생신 때는 술을 보내지도 않았었고...)

장세명; (어쩐지 위화감이 든다. 한번 자세히 파봐야겠다.) 생각하고. 한데

건물 근처의 정원. 정원수 그늘에 숨듯이 서서 3층 창문을 올려다보는 사내. 위진천의 심복 중 한명인 적청이다.

뭔가 생각하는 장세명의 얼굴 크로즈 업

히죽 웃는 적청

 

#171>

<-낙양(洛陽) 남쪽 용문(龍門)> 역시 저녁 무렵. 해가 지기 직전. 넓은 강. 늙은 어부가 그물을 걷고 있고

어부; [물속에서 뭔 일이 있었남? 어째 걷는 그물마다 꽝이여.] 투덜대며 그물을 걷고

어부; [용왕님! 부처님, 불쌍한 중생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소서.] 촤아! 간절하게 그물을 당기고. 직후

멈칫! 그물이 올라오지 않는다.

어부; [오오! 뭔가 걸렸구만!] 화색이 돌고

어부; [묵직해! 대물이 걸린 모양이야.] 끼익 끽! 힘내서 그물을 당기고.

어부; [대체 얼마나 큰 놈이 걸렸기에 이리도 무거운 건가?] 낑낑 대며 그물을 당기고

촤아! 드디어 그물이 물 밖으로 나오고. 직후

어부; [으헉!] 기겁하며 뒤로 주저앉고. 심하게 흔들리는 조각배

쿵! 그물에 감겨 끌어올려진 것은 바로 청풍이다. 눈을 감고 있는데 시체처럼 보인다. 옷은 누더디가 되어 있고. 그래서 목에 목걸이 두 개가 걸려있는 게 보인다.

어부; [이... 이런 니미럴...] 죽상하며 다시 일어나고

어부; [운도 지지리도 없지. 잡히라는 고기는 안 잡히고 시체가 걸리기나 하고...] 촤아! 촤! 그물을 끌어당기고. 그물에 감긴 채 끌려오는 청풍.

턱! 이윽고 배에 닿는 그물에 감긴 청풍.

어부; [재수 옴 붙었어.] 왼손으로 그물을 잡은 채 오른 손으로 배 바닥에 있던 낫을 집어들고

어부; [고기는 못 잡고 그물만 망가트리게 되었어.] 툭! 툭! 청풍의 몸에 감긴 그물을 낫으로 자르는 어부. 바로 그때

콱! 갑자기 청풍의 오른손이 어부의 낫을 쥔 오른손 손목을 잡고. 왼손은 꽉 쥐고 있다.

어부; [어흑!] 비명 지르며 주저앉고. 낫을 놓치면서

털썩! 낫은 배의 바닥에 떨어지고

청풍; [신... 신세를 좀 지겠습니다.] 눈을 뜨며 헐떡이고

어부; [자, 자네 죽은 게 아니었나?] 오른쪽 손목이 청풍에게 잡힌 채 달달 떨고

청풍; [염라대왕이 아직은 염라전에 올 때가 아니라며 돌려보내더군요.] 억지로 웃고

어부; [늙은이가 보기에도 그런 것 같구먼.] [올라오게나.] 왼손으로 청풍의 팔을 잡아 끌어당기고

배로 끌어올려지는 청풍. 축 늘어져있고

어부; [영차!] 힘을 내서 청풍을 완전히 끌어올리고

털썩! 배 바닥에 널브러지는 청풍

청풍; (살... 살았다.) 헉헉 하늘 보며 가쁜 숨을 몰아쉬고.

청풍; (철마와 마귀활불님의 짐작대로 마왕폭은 무저금마갱 밖으로 이어져 있었다.) 이어

청풍; [여... 여기는 어디입니까?] 헐떡이며 어부에게 묻고. 어부는 그물을 끌어올리다가 돌아보고

어부; [여긴 용문협(龍門峽)의 하류쪽이야.] 그물 끌어들이며 돌아보고

청풍; (용문협, 즉 용문(龍門)이라면 낙양 근처의 명소...) (소림사가 있는 숭산과의 거리는 오, 육백리쯤 될 것이다.) 헐떡이며 하늘 보고, 이어

철마의 말을 떠올리는 청풍. #168>의 장면

 

철마; [본좌도 이 연못이 외부와 연결되어있을 것이라고 짐작은 하면서도 구체적으로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는 알지 못했다.]

철마; [그러다가 최근 한 가지 특이한 내공심법을 창안하여 지하수맥의 거리를 잴 수가 있었다.] [내공을 가능한 가늘게 뽑아 물살에 흘려보내 탐지하게 된 것이다.]

철마; [약간의 오차가 있지만 지하수맥은 서쪽으로 대략 오백여리를 흘러간 후 밖으로 용출한다!]

회상 끝

 

청풍; (지하수맥을 오백 리 이상 통과했지만 몸은 멀쩡하다.) 누더기에 감싸인 자기 몸을 보고. 이제 어부는 그물을 다 챙겼고

청풍; (흡정대법과 현철마벽을 수련한 덕분인데...) 덜덜 떨리는 왼손을 펼친다.

쿵! 쥐고 있던 왼손에는 철마가 준 환약이 들어있었다.

청풍의 머리에 떠오르는 흡정마녀와 철마의 말. #165>와 #168>의 장면이다.

 

흡정마녀; [철마에게 어떤 무공을 배우든지 상관없어.] [하지만 그가 주는 어떤 것도 먹어서는 안된다!] 아주 심각

흡정마녀; [먹는 것뿐만이 아니다.] 고개 숙여서 목소리를 낮추고

흡정마녀; [만일 그가 개정대법으로 내공을 나눠주겠다고 해도 절대 응해서는 안돼!] 주위를 둘러보며 속삭이고

 

철마; [소림사의 보물인 나한금단(羅漢金丹)이다.]

철마; [나한금단 한 알이면 백 년동안 면벽 수련한 것에 버금가는 내공을 얻을 수 있다.] 파삭! 말하며 밀납을 깨어 검은 색 환약을 꺼내고.

철마; [공기와 오랫동안 접촉하면 약효가 반감된다. 어서 복용하거라!] 환약을 내밀며

회상 끝

 

청풍; (철마가 보는 앞에서 입에 넣긴 했지만 삼키진 않았다.) (내공으로 감싸 녹지 않게 물고 있다가 마왕폭에 뛰어든 직후 뱉어냈었다.) 환약을 보며 생각하고. 어부는 노를 젓기 시작한다.

청풍; (이게 정말 소림사에서 만든 영약 나한금단일 수도 있다.) (하지만 흡정마녀의 경고대로 좋지 않은 물건일 가능성도 있다.) 품속에 넣고

청풍; (약에 대해 잘 아는 인물을 만나면 성분을 분석해보자.) 생각할 때

어부; [물에는 어쩌다가 빠진 건가?] 끼익 끽! 노를 저으며 묻고

어부; [보아하니 꽤 멀리 떠내려온 것 같은데...] 눈치 살피며

청풍; (내가 무림인이라는 걸 눈치 챘군.) + [삼문협(三門峽;용문 상류의 협곡)의 경치를 구경하다가 실수로 절벽에서 떨어졌습니다.]

어부; [저런...]

청풍; [무공을 수련한 덕분에 익사는 면했지만... 삼문협의 물살이 워낙 거칠어서 정신을 잃었지 뭡니까?]

어부; [천우신조로구만! 조상님이 보우하셨을 테고...] 끼익 끽! 노를 젓고

청풍; [그런 것 같습니다.]

어부; [날도 저물어가고... 이 늙은이 집에 가서 하룻밤 쉬어가게나.] 눈치 보며

청풍; [그리하게 해주신다면야 감읍할 따름이지요.] 웃고. + (내가 무림인이라는 걸 알고 은근히 바라는 게 있는 것 같군.)

어부;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 아니겠는가? 고마워할 거 없어.] 웃고

청풍; (어쨌거나 구명의 은인...)

<내 능력으로 해줄 수 있는 만큼의 보답은 해야겠지.> 청풍을 태우고 멀어지는 배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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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무림맹> 깊은 밤. 불이 거의 꺼져 있고

무림맹 북쪽의 담장

휘익! 담장을 바람처럼 날아넘는 세 여자. 합요나가 앞장서고 무정1호와 무정3호가 뒤 따른다. 무정1호와 무정3호는 칼을 차고 있다.

합요나; (더 늦기 전에 결단을 내렸어야했다.) 날아가며

합요나; (무림맹에 머물러 있으면 결국 위진천의 독수에 당할 수 밖에 없으니...) 날아가고

무정1호는 긴장, 무정3호는 야릇한 표정으로 따라가고

합요나; (일단 서역으로 돌아가자.) 날아가고

합요나; (그후의 행보는 천천히 생각...) + [!] 눈 부릅

쿵! 앞쪽에 누군가 뒷짐을 짚고 서있다.

합요나; (설마!) 파팟! 급정거

위진천; [이 야심한 중에 어딜 가시오 사저?] 뒷짐 짚고 웃는 위진천

합요나; [위사제!] 굳어진 얼굴로 노려보고

무정1호와 무정3호도 급정거하며 차고 있는 칼의 손잡이를 잡고.

무정1호l (저 독사새끼가 어떻게 단주님이 오늘 밤 무림맹을 탈출하려는 걸 알고 나타난 것인가?) 굳어진 얼굴로 위진천을 노려보고

위진천; [설마 소제가 꼴 보기 싫어 야반도주하시려는 것이오?] 느글거리며 다가오고

합요나; [오해하지마. 여자들만의 사정으로 가볼 곳이 있어서 나온 것 뿐이야.] 억지로 웃지만

위진천; [여자들만의 사정이라.] 웃고

합요나; [쓰던 여자들만의 물품이 떨어졌지 뭐야? 그래서 제남까지 다녀오려는 거야.]

위진천; [그 말씀 믿어드리고 싶지만...] 딱! 손가락을 튕기고. 순간

쾅! 갑자기 무정3호가 손바닥으로 합요나의 등을 강타한다.

합요나; [악!] 피를 토하며 앞으로 쓰러지려 하고

무정1호; [무슨 짓이냐?] 분노하며 칼을 뽑아 무정3호를 베려 하지만

퍼억! 이미 무정1호의 가슴에 박히는 투명한 비수. 구숙정이 쓰던 유리혈적자다

위진천; [동료끼리 피를 보면 쓰나?] 비수를 던진 자세로 웃는 위진천

합요나; [일... 일호...] 퍼억! 몸을 틀어 옆으로 나뒹굴며 무정1호를 보는 합요나

무정1호; [끄윽...] 가슴에 비수가 박힌 채 비틀. 무정3호는 옆으로 물러서고

무정1호; [단... 단주님...] 쓰러지고

무정1호; [죄송...] 퍼억! 나뒹군다.

합요나; [1호!] 야하게 쓰러져 울부짖고

위진천; [잘 했다 무정화3호.] 웃으며 다가오고

위진천; [덕분에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었어.] 슥! 스슥! 다가오는 위진천 뒤로 여러 명의 사내들이 나타난다. 하원길을 포함한 위진천의 졸개들

무정화3호; [별 말씀을...] 고개 숙이고

합요나; [3, 3호, 네년이 설마...] 입과 코로 피를 토하며 무정화 3호를 노려보고

위진천; [아직까지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구만.]

위진천; [무정화3호는 우리 마교가 무림맹에 잠입시켜둔 제자들 중 한명이다.] 합요나를 내려다보며 웃고

합요나; [그... 그런...] 충격

무정3호; [그동안 저롤 어여삐여겨주셔서 고마워요 단주님!] 배시기 웃는 무정3호

합요나; [죽... 죽일...]

위진천; [사저는 누구보다 현명한 분이시니 처한 상황도 이해하실 거요.] 웃고

돌아보는 합요나

위진천; [사저에게는 두 가지 선택의 길이 있소이다.] [나 위진천의 여자가 되어 지금까지 누려온 부귀영화를 이어갈 것인지...]

위진천; [아니면 나 말도 다른 놈들의 노리개가 되어 살아갈 것인지.] 주변의 졸개들 둘러보고

졸개들이 음험하게 웃으며 보고 있다. 어떤 놈은 자기 아랫도리를 만지고 있고

위진천; [부디 현명한 선택을 내려주시길 바라겠소이다.] [그래도 동문수학한 사이인데 여러 놈들의 노리개가 되는 꼴은 두고 보기 힘드니...] 사악하게 웃고

절망하는 합요나

 

#165>

<-무저금마갱> 낮

 

바위가 난립한 넓은 동굴을 손잡고 걸어가는 흡정마녀와 청풍. 마치 사이 좋은 연인같다. 흡정마녀 얼굴 발개진 채 청풍에게 기대고 있는데. 새신부같은 옷을 입었다. 머리는 여전히 길고

청풍; (어쩌다보니 할머니뻘인 여자와 부부의 인연을 맺고 말았다.) 쓴웃음

청풍; (사실 흡정마녀의 나이는 칠순을 넘겼다. 그럼에도 처녀처럼 보였던 것은 워낙 내공이 심후해서인 데...)

청풍; (뭐 나이야 상관없겠지. 몸은 젊고 생각은 여전히 처녀시절 같으니...)

청풍; (무엇보다도 이 여자에게 큰 은혜를 입었다.) (흡정대법을 전수받았을 뿐 아니라 무려 오갑자에 이르는 내공까지 넘겨받았다.) 자기 몸에 달라붙어 행복해하는 흡정마녀의 정수리에 입을 맞추고

청풍; (세상이 손가락질하더라도 이 여자를 평생 데리고 살아야한다.) 생각할 때

흡정마녀; [아쉽지만 여기까지네.] 청풍의 몸에서 조금 떨어지며 앞을 보고

두 사람은 제법 높은 언덕 앞에 이르러 있다. <鐵魔界> 언덕 위에는 무쇠덩어리를 우그러뜨려 만든 비석이 서있고 그 비석에는 그같은 글이 적혀있다.

흡정마녀; [철마계(鐵魔界)라 새겨진 저 비석을 지나면 철마의 영역이야.] 비석을 보고

비석 크로즈 업

청풍; [배웅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저 혼자 가겠습니다.] 흡정마녀의 손을 놓고

흡정마녀; [잠깐 기다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말해줄 게 있다.]

청풍; [말씀하시지요.] 돌아서며 마주 보고

흡정마녀; [철마에게 어떤 무공을 배우든지 상관없어.] [하지만 그가 주는 어떤 것도 먹어서는 안된다!] 아주 심각

청풍; [주는 건 먹지 말라?] 의아

흡정마녀; [먹는 것뿐만이 아니다.] 고개 숙여서 목소리를 낮추고

흡정마녀; [만일 그가 개정대법으로 내공을 나눠주겠다고 해도 절대 응해서는 안돼!] 주위를 둘러보며 속삭이고

청풍; (이 여자, 철마의 정체에 대해 무언가 알고 있구나.) 눈 번쩍

청풍; [누님!] + 흡정마녀; [궁금한 점이 많을 거야.] 물러서고

흡정마녀; [하지만 지금은 내가 왜 철마를 경계하는 지 말해줄 수가 없구나! 이해해줘!] 청풍의 손을 다독이고

청풍; [알겠습니다.] + (말 못할 사정이 있군.)

흡정마녀; [사실... 확인은 못했지만 철마는 어쩌면 나와 동문(同門)인지도 몰라.] 입술을 잘근

청풍; [누님과 동문이라구요?] 흠칫

흡정마녀; [그래. 철마가 만일 내가 상상하는 바로 그 인물이라면...!] 갑자기 부르르 떨고. 공포의 기색

청풍 내심 경악 (교만하고 무적의 내공을 지닌 이 마녀가 두려움에 떨다니...!)

청풍; (대체 철마의 정체가 무엇이기에...!)

흡정마녀‘ [아니, 그럴 리 없어. 그는 이미 실종된 지 오래인데...!] 철마계 쪽을 노려보며

흡정마녀; [그러나 만에 하나 철마가 바로 그 사람이라면...] 두 손으로 반대쪽 팔을 끌어안고 부르르 떨고.

흡정마녀; [너와 나는 물론 금마갱의 그 누구도 살아남지 못해!]

청풍; [믿기 어렵군요 십갑자가 넘는 내공을 지닌 누님을 이길 수 있는 인간이 세상에 존재한다니요.]

흡정마녀; [넓고 넓은 게 세상이야. 어디에 어떤 괴물이 숨어있는지 몰라!] 한숨

흡정마녀; [너만 해도 그래. 무공을 배운 지는 채 이년도 안되었지만 무림 삼십대 고수 안에 들었어.] [말 그대로 괴물이지!]

흡정마녀; [너에 필적하는 괴물이 한 백년 정도 무공을 익혔다고 생각해봐라!] [아무리 나라고 해도 목숨을 장담할 수 없게 돼!]

청풍;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누님.] 흡정마녀 어깨를 다독

청풍; [제가 보건대 철마라는 분은 결코 이유 없이 살수를 쓸 분이 아닙니다.]

흡정마녀;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니?] 한숨

청풍; [가능한 빨리 다시 뵙도록 하겠습니다!] 바이바이 하며 언덕을 오르고

흡정마녀; (조심하거라 청풍아!) 근심

흡정마녀; (철마...!) (만일 저 아이를 해친다면 당신이 설령 내가 생각하는 그 사람이라고 할 지라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결의

 

#166>

<-항산> 낮. 먹장구름

항산의 암자. 암자 주변을 금급무사들 수십명이 에워싸고 있다. 그자들은 위진천의 심복인 하원길이 지휘하고 있고

진상파가 머무는 암자의 건물. 문이 열려있고. 문 앞에는 숙영비구니와 눈에 초점이 없는 패소정이 서있다.

 

암자 내부. 위진천이 진상파와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있다. 진상파 뒤에는 구숙정이 요염한 자태로 의자에 앉아있다.

위진천; [부디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길 바라네 상파사매.] 능글맞게 웃으며 차를 마시고

위진천; [사부님이 만수무강하길 원한다면 내 제안을 받아들여야할 게야.]

한숨 쉬는 진상파

구숙정; [동생은 참 복도 많네.] 뒤에서 웃고

구숙정; [소가주는 장차 무림의 주인의 될 존귀한 분이야.] [그런 소가주와 부부가 된다면 동생도 함께 존귀해지지 않겠어?]

진상파; [사람의 도리를 버리고 존귀해지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한숨

구숙정; [또 알아듣지 못할 선문답을 하네.] 눈 흘기고

위진천; [혼인은 인륜지대사!] [쉽게 결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건 이해한다.] 찻잔을 내려놓고

위진천; [하지만 나의 인내심도 무한하지만은 않다는 걸 명심해라.]

위진천; [최대 석달의 여유를 주겠다. 그 안에 나와 부부가 될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을 내려라.] 강렬한 눈빛

위진천; [만일 나와 부부가 되는 걸 거부한다면...] 말을 끊고

말없이 듣는 진상파

위진천; [만검총에 은거하시고 계시는 사부님께서 예정보다 빨리 아들 내외를 만나러 가게 될 것이다.] 사악하게 웃고

주먹을 꽉 쥐는 진상파. 하지만 얼굴에는 변화가 없고

위진천; [오늘 찾아온 용무는 이게 전부다.] 일어나고

구숙정도 급히 따라서 일어나고

위진천; [아무쪼록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바라겠다.] 돌아서고

밖으로 나가는 위진천. 따라 나가는 구숙정

위진천; [장차 나 위진천의 배필이 될 귀한 몸이오.] [제칠마왕께서 신경을 써서 시중을 들어주시오.] 따라나온 구숙정에게. 건물 안을 보며

구숙정; [걱정마셔요 소가주님!] 간드러지게 웃으며 인사하고

구숙정; [상파동생은 소가주의 아내가 될 때까지 털끝하나 더럽혀지지 않을 거예요.] 웃고

위진천; [제칠마왕만 믿겠소.] 휘익! 날아오르고

그 뒤를 하원길과 졸개들이 날아오른다.

멀어지는 위진천 일행

진상파; (악의 길을 걸을 때는 빨리 형통해지는 것처럼 보이는 법!) 열린 문을 통해서 멀어지는 위진천 일행을 보고

진상파; (하지만 곧 알게 될 거예요. 당신이 뿌려온 악의 씨가 자라서 결국 당신을 집어삼키게 될 것이라는 것을...)

진상파; (그렇긴 하지만 마음이 타들어가는 것도 사실이다.)

진상파; (이공자!) 청풍을 떠올리고

진상파; (어서 돌아와 저를 이 곤궁에서 구해주세요.)

 

암자가 건너다보이는 봉우리 위.

그 봉우리 정상 바위 사이에 숨듯이 앉아서 암자를 보고 있는 여자. 매화모모

매화모모의 눈에 멀어지는 위진천 일행이 보이고

<혼인, 부부, 석달...> 위진천이 했던 말들이 매화모모의 머리에 떠오르고

매화모모; [위진천! 네놈이 감히 상파를 노려?] 분노하며 치를 떨고

매화모모; [헛된 꿈을 꾼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해줄 것이다.] 이를 갈고

 

#167>

<-무저금마갱> 낮

 

<-철마계> 무저금마갱의 내부 철마계. 칼날 같은 바위들이 마구 솟아있는 넓은 공간,

그 중 중앙의 가장 높은 뾰족한 바위 위에 청풍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다. 눈을 감고 운기조식 중이다

갑자기 청풍 앞으로 치솟는 거인. 손에 어머어마하게 큰 무쇠망치를 들고 있다.

[크하아압!] 집채만한 망치로 맹렬히 청풍의 머리를 후려치는 거인.

콰아앙! 엄청난 폭음. 먼지가 청풍과 거인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확 퍼져나간다.

[허억!] 망치를 내려친 자세로 경악하는 거인.

바우우웅! 청풍의 머리 위로 검은 막 같은 것이 생겨서 망치를 막고 있다.

[흐읍!] 손바닥을 모은 채 기합을 넣는 청풍.

터어엉! 망치가 엄청난 반탄력에 튕겨져서 거인의 손에서 튕겨나간다.

거인도 피를 토하며 뒤로 물러나고.

쉬익! 그때 청풍의 등 뒤에서 날아오르는 깡마른 복면인. 손에는 아주 날카로워 보이는 창을 들었다. 그 창으로 그대로 청풍의 등을 찌르는 복면인. 충격 받고 진동하는 청풍의 몸.

득의하는 복면인

하지만 다음 순간 부릅떠지는 복면인의 눈.

청풍의 등을 찌른 창이 양철조각처럼 우그러져 접혀있다.

복면인; [과...과연 현철마벽(玄鐵魔壁)!] 휘익! 경악하며 뒤로 날아가고.

수웃! 그 직후 청풍의 바로 앞에 시커먼 그림자가 나타나고.

번쩍! 긴장하며 문을 치뜨는 청풍.

청풍의 앞에 시커먼 사람 형태의 그림자가 서있고. 철마다.

꽈르르릉! 철마의 그림자로부터 손같은 시커먼 형태가 확 튀어나와 청풍을 쳐온다.

청풍; [마강탄벽(魔罡彈壁)!] 기합을 지르며 양손바닥을 아래 위로 빙글 돌려 몸 앞에 검은 방패같은 것을 만들어내는 청풍.

쩌어어엉! 청풍이 만든 방패를 후려치는 검은 손의 형상. 솥뚜껑 만하다.

바우웅! 엄청난 충격이 청풍을 뒤흔들고.

쐐애애액! 뒤로 미사일처럼 튕겨나가는 청풍.

콰콰! 두두두! 뒤쪽의 뾰족 바위들을 등으로 박살내며 튕겨나가는 청풍.

콰아앙! 커다란 바위 기둥에 부딪혀 겨우 멈추고.

[큿!] 바닥에 휘청 내려서며 피를 토하고.

청풍이 앉아있던 바위 위에 우뚝 서있는 사람 형상의 검은 그림자. 철마.

철마 외에도 여기저기서 모습을 드러내는 검은 옷의 인물들. 하나같이 막강해보인다. 철마계의 마인들이다. 망치를 든 거인과 우그러진 창을 든 복면인도 있고

청풍; [철마노야!] 철마를 향해 포권하는 청풍.

철마; [본좌의 현철마벽을 이론상으로는 다 깨우친 것 같군!]

청풍; [아직 부족합니다!]

철마; [천하제일의 신력을 지닌 대력패왕(大力覇王)의 천근추(千斤錐)를 튕겨내고 무쇠도 종이 뚫 듯하는 단혼창(斷魂槍)을 못쓰게 만들었다!] [그러고도 부족하다 말하면 교만하단 소릴 듣게 되지!] 조금 웃고

청풍; [죄송합니다!]

철마; [물론 부족한 점도 있긴 하다. 바로 내공과 경험이다!]

철마; [경험이야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내공은 보충할 방법이 없지도 않지!] 바위에서 내려오고.

철마; [따라와라 함께 갈 곳이 있다!] 앞장서서 걷고. 뒤따라 걷는 청풍.

[소계주! 대성을 축하드립니다!] [허허허! 단혼창을 못 쓰게 만드신 건 마음에 두지 마십시오!] 망치를 든 대력패왕과 단혼창으로 청풍을 기습했던 복면인등이 청풍에게 치하하고. 마주 포권하여 답례하는 청풍.

 

#168>

콰르르릉! 쿠쿠쿵! 지축을 뒤흔드는 굉음을 내며 떨어지는 거대한 폭포. 어둠 속에서 희게 보이는 물살이 마치 하얀 천을 걸어놓은 것 같고

폭포 앞 커다란 연못. 연못사의 바위에 서 있는 작게 보이는 사람의 그림자 둘.

크로즈 업. 철마와 청풍. 그들이 모습과 대비되어 폭포가 어마어마하게 크다는 것을 보여주고

경악의 표정으로 폭포를 보는 청풍.

청풍; (지하 수천장 아래에 이런 엄청난 폭포가 존재하다니...!)

철마; [노부는 이 폭포에 마왕폭(魔王瀑)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청풍; [마왕의 폭보... 어울리는군요.] 끄덕

철마; [이상한 점을 못 느끼겠느냐?]

청풍; (그러고 보니...!) 흠칫

청풍; [금마갱을 빠져나갈 수 있는 단서가 바로 이곳에 있었군요!] 연못을 내려다보고

철마;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눈을 빛내고

청풍; [저 정도의 폭포라면 어지간한 강과 맞먹는 수량입니다.] [만일 저 물이 어디론가 빠져나가지 않는다면 금마갱은 오래전에 물바다가 되었겠지요!]

철마; (이놈...!) 놀라고

청풍; [이 연못... 밖의 어딘가로 연결되어 있는 게 분명합니다!]

철마; [크하하하!] 갑자기 앙천광소

철마; [좋다! 확실히 너는 남다르구나! 천여년의 세월 동안 숱한 마인들도 알아내지 못한 비밀을 한눈에 알아내다니!]

청풍; [과찬이십니다. 다른 분들은 지레 자포자기 하여 깊이 생각을 못했을 것입니다.]

철마; [네 말대로다.] [거의 유일한 예외가 누구보다도 마음을 다스리는데 탁월했던 마귀활불이었지!] 끄덕이고

철마; [본좌도 이 연못이 외부와 연결되어있을 것이라고 짐작은 하면서도 구체적으로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는 알지 못했다.]

철마; [그러다가 최근 한 가지 특이한 내공심법을 창안하여 지하수맥의 거리를 잴 수가 있었다.] [내공을 가능한 가늘게 뽑아 물살에 흘려보내 탐지하게 된 것이다.]

철마; [약간의 오차가 있지만 지하수맥은 서쪽으로 대략 오백여리를 흘러간 후 밖으로 용출한다!]

청풍; (대단하구나. 내공을 오백리 밖에까지 흘려보낼 수가 있다니...!) 놀라고

철마; [본좌가 네게 현철마벽을 중점적으로 가르친 이유를 알겠느냐?]

청풍; [지하수맥의 세찬 흐름을 타려면 무쇠보다도 더 단단한 몸이 필요하기 때문이 아닌지요!] 눈 번뜩

철마; [그렇다. 넌 흡정마녀로부터 흡정대법을 배운 덕분에 몇날 며칠이고 숨을 쉬지 않고도 버틸 수가 있을 것이다.]

철마; [하지만 단순히 숨을 오래 참아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철마; [지하수맥은 숱한 굴곡이 있을 것이고 그때마다 몸뚱이가 바위에 부딪히면 설령 금강불괴라 해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철마; [현철마벽은 금강불괴체신공처럼 내장까지 단단하게 해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겉을 강화시켜주는 데에는 그 이상이 없다.]

청풍; (축왜금강신과의 차이로군.) + [방법을 아시면서도 왜 탈출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청풍의 갑작스러운 물음에

흠칫하는 철마.

청풍; [노야라면 오백리가 아니라 천리의 지하수맥이라도 충분히 견디실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의미심장

철마; [맞다. 본좌는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지 여길 나갈 수가 있다.] 한숨

철마; [그럼에도 세상으로 나가지 않는 것은... 내가 하늘을 볼 면목이 없는 대죄인이기 때문이다!] 침통

청풍; [...!] 묵묵 듣고

철마; [본좌는 한 때 광기에 빠져 수많은 목숨을 이 손으로 죽였다. 그것도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핏줄이고 친인들을...!] 두 손을 들어보며 부르르 떨고.

청풍; [죄송합니다 제가 쓸데없는 소릴 했군요!]

철마; [괜잖다. 당연히 궁금했겠지!]

철마; [본좌는 지옥에서 가장 가까운 이곳에서 참회하고 참회하다가 죽을 작정이었다.]

철마; [그러다가 너를 보게 되었고 조금이나마 속죄할 방법을 생각해냈다.]

철마; [너를 세상으로 내보내 마교에 맞서 싸우게 하는 것이 그것이다.]

철마; [우리 금마사주들은 모두 마교와 원한이 있다! 덕분에 널 공동전인으로 길러내는 일에 쉽게 합의할 수 있었지!]

철마; [물론 지금의 네 능력으로는 마교의 전위인 십대마왕 중 한 명도 당해내지 못한다.]

청풍; (새로 십대마왕이 된 자들이라면 모르지만...) 구숙정등을 떠올리고

청풍; (마귀활불님을 시해한 백변마왕이나 북망귀왕 교노야의 다리를 자른 신행태보 정도라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겠지.) 끄덕

철마; [하지만 본좌가 그 동안 연마한 내공을 모두 네게 이전해주면 십대마왕의 그 누구도 널 어쩌지 못할 것이다!]

흠칫 청풍.

철마; [어차피 죽으면 없어질 내공이다. 부담 갖지 말고 받거라!]

순간 흡정마녀의 말을 떠올리는 청풍 #165>의 장면

 

흡정마녀; [철마에게 어떤 무공을 배우든지 상관없어.] [하지만 그가 주는 어떤 것도 먹어서는 안된다!] 아주 심각

흡정마녀; [먹는 것뿐만이 아니다.] 고개 숙여서 목소리를 낮추고

흡정마녀; [만일 그가 개정대법으로 내공을 나눠주겠다고 해도 절대 응해서는 안돼!] 주위를 둘러보며 속삭이고

회상 끝

 

청풍; (흡정마녀의 경고를 무시하면 안된다.) + [말씀만으로도 고맙습니다.]

청풍; [그러나 저는 노야께서 평생 고련하신 내공마저 갈취할만큼 얼굴이 두껍지를 못합니다!] 포권하고

움찔 철마.

철마; [유감이구나.] [노부의 능력을 이어받는다면 보다 수월하게 마교의 발호를 막을 수 있을 것을...!] 말하며 소매를 뒤지고.

철마; [본좌의 내공을 전수받는 게 싫다면 이것이라도 받아라!] 소매 속에서 밀납으로 싼 호두알만한 환약을 꺼내 청풍에게 내민다.

청풍; [이것은...!]

철마; [소림사의 보물인 나한금단(羅漢金丹)이다.]

청풍; (너무 공교롭군. 흡정마녀가 말한 그대로 진행되다니...!) 놀라고

철마; [나한금단 한 알이면 백 년동안 면벽 수련한 것에 버금가는 내공을 얻을 수 있다.] 파삭! 말하며 밀납을 깨어 검은 색 환약을 꺼내고.

철마; [공기와 오래동안 접촉하면 약효가 반감된다. 어서 복용하거라!]

청풍; (선택의 여지가 없게 만들어버리는군!) + [감사합니다!] 어쩔 수 없이 두 손으로 나한금단을 받고. 이어

나한금단을 꿀꺽 삼키는 청풍.

뭔가 유심히 청풍을 바라보는 철마.

청풍; [몸이 가벼워지고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입니다. 과연 소림사의 영약은 다르군요!] 과장된 제스쳐

철마; [나한금단의 약효는 지속적이다. 두고두고 네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청풍; [감사합니다. 그보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지금 즉시 떠나도록 하겠습니다!] [요마계주와 환마계주님께는 노야께서 대신 인사 전해주십시오!]

철마; [그렇게 하지!] 끄덕

청풍; [하오면!] 철마를 향해 다시 한 번 깊숙이 포권.

감회 어린 눈으로 주위를 돌아보는 청풍.

청풍; (대략 반년...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이곳에서의 일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첨벙! 다음 순간 그대로 연못으로 뛰어드는 청풍.

삽시에 물 속으로 사라지는 청풍.

[...!] 물가에 서서 연못 내려다보는 철마.

철마; (지마태상(智魔太相)! 지금 막 너를 향해 잘 벼린 비수 한 자루가 보내졌다.)

철마; (물론 청풍은 네 상대가 되지 못할 테지.)

철마; (그러나 최소한 널 혼란하게는 만들 수 있을 것이고... 그 사이에 노부는 저 위대하신 천마(天魔)조사님의 유학(遺學)을 손에 넣을 수 있다!) 흥분에 떠는 철마의 손에 한 장의 낡은 양피지가 들려 있다. 종횡의 선과 고대문자들로 가득한 양피지인데 맨 윗부분에 天魔長恨**천마장한**이란 글이 새겨져 있다.

양피지 크로즈 업

철마; (고금제일인이셨던 천마조사님의 유학만 얻으면 누구도 나 초패강(楚覇强)의 상대가 못된다!) 흥분

철마; (머지않아 본좌의 손으로 교(敎)를 되찾으리라. 본래 천마님의 것이었던 저 영세무적 패세를!) 스스스! 먹물을 칠해 놓은 것 같았던 그의 피부색이 급격히 엷어지더니 마침내 완전한 사람의 모습이 된다. 아주 막강해보이는 인상의 중년인이다. 아주 패도적이고 위압적인 인상.

철마; [청풍에는 미안하게 되었군. 증폭철마정(增幅狂魔精)을 나한금단이라 속여 먹게 했으니!]

철마; [비록 짧은 기간이나마 청풍은 증폭철마정의 힘을 빌어 지마태상과 십대마왕읙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 것이고...]

철마; [청풍의 역할은 그것으로 충분하다.] 독백하다가 눈울 빛내며 흘깃 뒤를 곁눈질.

철마; [언제까지 훔쳐볼 작정인가?] 외치며 홱 몸을 돌리며 일장을 쳐내고. 바우우웅! 손에서 스쿠류같은 기류가 터져나와 십여미터 밖의 바위 하나를 박살낸다.

파카캉! 요란한 폭음과 함께 바위가 두부처럼 으깨져 나가고,

[…!] 후두둑! 흩날리는 바위조각 사이에 한 명이 여자가 유령같이 서 있다. 여인 주위로는 강력한 무형의 벽이 둘러처져 있다. 그 때문에 비산하는 돌조각과 먼지가 여인의 몸 주위에서는 튕겨나가고. 물론 여인은 흡정마녀

흡정마녀; [역시... 당신이었군요. 마교삼태상(魔敎三太上)의 세째 전마태상(戰魔太相)...!]

철마; [용케도 노부를 알아보는군. 노부가 마교를 떠날 때 아직 젖먹이에 불과했거늘...!]

철마; [안 그런가 천앙서시(天殃西施)?] [십대마왕의 제일인자(第一人者)여!] 음산하게 웃는 철마의 얼굴 크로즈 업

침 꿀꺽 삼키며 아연긴장 하는 흡정마녀의 얼굴 크로즈업

 

#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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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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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금릉> 낮

<-황금전장>

벽세경의 집무실. 황금수라들의 경비가 삼엄하고. 집무실에서 서생들이 당황한 모습으로 나오고 있다. 서류를 안고 있는 자도 있고

 

부르르! 편지를 든 벽세경의 손이 경련을 일으키고

귀견수; [화북지점에서 신응(神鷹)을 써서 지급(至急)으로 보내온 전서(傳書)입니다.] 책상 건너편에 서서 보고하고. 아주 심각. 실내에는 귀견수와 벽세경 둘 뿐이다.

귀견수; [참사에서 요행히 살아남은 왕홍(王洪)이 다 죽어가는 몰골로 화북지점에 와서 보고했다고 하는데...] 왕홍을 떠올리고

귀견수; [타노는 생사가 불명, 대공자는 마교의 십대마왕으로 보이는 자들에게 사로잡혀갔다는 것입니다.]

귀견수; [아가씨께서 우려한 일이 벌어진 셈으로...] + 벽세경; [어머니에게는?] 귀견수의 말을 막고

귀견수; [아직 보고 드리지 않았습니다.]

벽세경; [당분간, 상황이 더 심각해지기 전에는 어머니에게 알리지 마세요.] 화악! 편지를 불태워버리고

귀견수; (주모님이 아셔봤자 하등의 도움도 안되겠지. 집안 분위기만 초상집으로 만들 테고...) + [그리하겠습니다.]

벽세경; [세 가지를 지급으로 진행하세요.] 탁탁 손에 묻은 재를 털어버리고

귀견수; (그 짧은 시간에 이미 대처방안을 생각해냈구나.) 감탄

벽세경; [첫째! 세천이에 대한 경호를 보강하세요.]

귀견수; (마교가 추가로 이공자를 노릴 수도 있지.) + [분부 거행하겠습니다.]

벽세경; [둘째! 최소 천만냥, 최대 일억냥의 전표를 고액권으로 준비하되...]

벽세경; [모든 전표에는 우리 황금전장에서만 감지할 수 있는 만리향(萬里香)을 도포하세요.]

귀견수; (마교가 대공자를 납치한 이유를 돈 때문이라 판단하는군.) + [예!]

벽세경; [마지막으로... 북경에 전서를 보내세요.]

벽세경; [아버지에게 상황을 보고하고...] [황금영반(黃金令班)께서 나서 주셔야하겠다고 진언하세요.]

귀견수; [황금영반 말씀이십니까?] 놀라고

벽세경; [세황이를 가급적 빨리 마교의 마수에서 구해내야하고...]

벽세경; [그럴 능력을 지닌 건 아버지와 함께 북경에 머물고 있는 황금수라대의 영반인 그분 밖에 없어요.]

귀견수; [속하도 그리 생각합니다.]

벽세경; [본장의 존망이 걸린 중대사예요.] [제가 지시한 사항을 즉시 이행하세요.]

귀견수; [존명!] 포권하고

서둘러 나가는 귀견수

벽세경; (불길한 예감은 어김없이 들어맞는구나.) 한숨

벽세경; (이럴 때 그 아이가 있었으면 얼마나 든든할까?) 청풍을 떠올리고

벽세경; (나도 모르게 나날이 그 아이에 대한 생각이 간절해지는구나.) 한숨

<어쩔 수 없이 사내에게 의지하게 되고... 이것이 여자로 태어난 숙명인 것일까?> 혼자 남은 벽세경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159>

<-무림맹> 낮. 뒤숭숭한 분위기.

<-화정단> 만화정 합요나의 거처. 여자들이 긴장한 표정으로 오가고

화정단의 2층 건물. 창가에 앉아 밖을 보는 합요나. 합요나 뒤에는 무정화1호와 무정화3호가 있고

멀리 대청 건물이 보이고. 대청에서 여러 명의 인물들이 굴비처럼 묶여서 끌려나오고 있다. 죄수들이다. 인상이 나쁜 금급무사들이 죄수들을 끌고 간다. 그자들은 위진천의 수하들로 나온 자들이다.

밖으로 나오다가 발을 헛디뎌 쓰러지는 죄수 한명.

옆에 있던 금급무사가 죄수를 걷어차고.

공포에 질리는 다른 죄수들.

쓰러진 죄수를 발길질로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금급무사. 피투성이가 되는 죄수

주변을 오가던 무림맹 사람들 겁에 질려 보고 있고. 멀리 돌아가거나

그걸 본 다른 금급무사들이 폭행하는 금급무사를 저지하고.

씨근대면서도 죄수 폭행을 멈추는 금급무사

폭행당한 죄수는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다시 끌려가는 죄수들

합요나; (위진천, 그놈이 예상보다 빨리 본성을 드러내네.) 찡그리고

<자신의 뜻을 거스르는 사람은 지위고하, 남녀를 불문하고 중형에 처하고 있다.> 끌려가는 죄수들의 모습 배경으로

합요나; (뇌옥에 갇힌 사람이 벌써 삼백 명을 넘겼다. 이대로 가면 뇌옥이 가득 차서 더 가둘 수도 없을 것이다.) 찡그리고

합요나; (위진천은 사부님으로부터 합법적으로 무림맹 맹주 자리를 물려받았다.) (맹주가 된 과정이나 권위를 폄훼할 수도 없다.)

합요나; (그렇다고 나나 대사형의 말을 들을 놈도 아니고...)

합요나; (벽세황은 위진천이 맹주가 된 바로 그날 무림맹을 빠져나갔다.) (위진천과 공존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한 때문일텐데...)

합요나; (이도저도 아닌 신분으로 무림맹에 남아있어 보았자 좋은 꼴을 보지는 못한다.)

합요나; (기회를 봐서 나도 몰래 무림맹을 빠져나가야겠다.) 눈 번득

[...] 그런 합요나를 뒤에서 살피고 있는 무정화3호

 

#160>

<-북경(北京)> 거대하고 웅장한 도시

구우! 북경 위를 날아가는 독수리 한 마리.

독수리의 다리에는 금속통이 달려있고

독수리가 날아가는 앞쪽에 거대한 궁전이 보인다. 황제의 거처인 자금성이다.

<-자금성(紫禁城)> 자금성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자금성내부의 모습. 실제 자금성 사진 자료 참조

<-신비각(神祕閣)> 몇 채의 건물로 이루어진 장원. 높은 담장으로 다른 곳과 나뉘어져 있다.

화려한 정원. 연못과 가산, 정자가 있다.

정자 안에 놓인 안락의자에 누군가 앉아서 책을 읽고 있다. 후궁 복장의 나이 든 여인이다. 예순살 가량으로 머리가 반백. 이 여자는 냉혈전호 벽초천의 누이이며 홍무제의 후궁이었던 벽운영. <아랑힐월>에 나온 혈교의 안주인 조운영 캐릭터. 이름만 벽운영으로 바꾸고 용모는 똑같이. 이 장면에서는 얼굴을 아직 보여주지 말고

정원을 감싸고 있는 담에 난 월동문으로 서둘러 들어오는 중년의 환관 한명. 전형적인 환관. 기생오라비처럼 생겼다. 이름은 예형. 신비각의 일원. 봉투에 든 편지를 한통 들고 있다.

정자로 다가가는 예형. 하지만

정자 입구에 서서 말없이 기다리는 환관 예형. 이윽고

벽운영; [예형(禮亨), 본녀에게 급히 보고할 일이 생긴 것이냐?] 책을 내려놓으며. 여전히 뒷모습이고.

예형; [그러하옵니다 벽비(碧妃)마마!] 공손히 말하고

예형; [금릉의 황금전장으로부터 지급으로 보내온 전서이옵니다.] 봉투를 두 손으로 내밀고

벽운영; [세경이는 어지간한 일이 아니면 이 고모를 번거롭게 하지 않는데...] 뒷모습을 보이는 자세로 고개 까딱하고

슥! 예형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가는 봉투

예형; (역시 부(副) 각주(閣主)님의 격공이물(隔空移物)의 공력은 놀랍구나.) 감탄하며 손을 내리고

스륵! 날아간 봉투는 벽운영의 무릎 위에 깃털처런 내려앉고

벽운영; [아무래도 기쁜 소식 보다는 나븐 소식이겠구먼.] 봉투를 들어서

봉투에서 편지를 꺼낸다.

[!] 움찔! 편지를 펼쳐서 읽던 벽운영의 손이 떨리고

벽운영; [그래. 그랬단 말이지?] 변지를 읽으며 끄덕이고

벽운영; [세황이에 대한 추적은 내가 맡겠다고 금릉에 전서를 보내주게나.]

애형; [존명!] 포권하고

서둘러 돌아서서 월동문쪽으로 가고

예형; (마교가 큰 실수를 했구나.) 월동문으로 가며 곁눈질로 정자를 보고

예형; (홍무(洪武)폐하의 후궁이며 신비각의 제이인자인 벽비마마의 조카에게 손을 대다니...)

<이번 일로 마교는 뿌리채 뽑혀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월동문을 나가는 예형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벽운영; [그랬단 말이지> 나 벽운영(碧雲影)의 조카를 납치했단 말이지?] 화르르! 편지를 수중에서 붙태우며 중얼거리고

벽운영; [아무래도 마교의 삼태상을 한번 만나봐야겠구나.] 쿵! 처음으로 보여주는 벽운영의 앞모습. <아랑힐월>의 조운영 캐릭터임을 보여주고

 

#161>

<-무저금마갱> 낮

 

아주 넓고 환한 지하공동. 까마득히 높은 곳에서 여러 줄기 빛이 조명처럼 내리꽂히고 있다. 공동 아래쪽에는 기화이초와 거대한 고사리같은 식물들이 자라고 있고. 개울도 있고. 동굴의 벽 여기저기에는 사람이 사는 굴이 있다. 동굴과 개울가 등에는 거의 벌거벗은 아름다운 여자들이 야한 자세를 취한 채 긴장과 호기심 어린 눈으로 한쪽으로 보고 있다.

공동의 중앙. 탁자처럼 생긴 높직한 바위가 있고 그 바위 위에 두 개의 원통형 석괴가 두 개 놓여있다. 직경 높이, 모두 일 미터 정도의 석괴. 나란히 놓인 석괴들 위에 서서 마주보고 있는 흡정마녀와 청풍. 두 사람은 서로 왼손을 내밀어 손바닥을 맞대고 있다. 내공 대결 중. 흡정마녀는 웃고 있고 청풍은 땀을 흘리고 있음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가 않네!> <우리 귀염둥이가 흡정대법(吸精大法)으로 계주님과 맞서고 있어!> <계주님의 흡정대법은 북망귀왕이나 마귀활불조처 두려워했는데 말이야!> 여자들이 관전하며 전음을 주고받고

여자1; <괴물도 저런 괴물이 없어!> 여자들 중 한명이 감탄

여자2; <아랫도리의 그것도 괴물이었으면 좋겠어!> 또 다른 여자가 할딱이고

여자3; <이년이 벌써 아랫도리에 홍수가 났구만.> 여자2에게 눈 흘기는 여자3

여자1; <그나저나 우리 귀염둥이는 무슨 배짱으로 계주님께 흡정대법으로 승부를 건 걸까?> 갸웃

여자2; <정말로 계주님에게 이길 자신이 있었던 걸까?>

여자3; <자기가 지면 계주님의 요구가 무엇이든 따르겠다고 했다지?>

여자1; <귀염둥이의 조건은 뭐였대?>

여자2; <역시 자기 요구 한 가지를 계주님이 들어주는 거였다네.>

여자3; <그 요구라는 게 혹시 계주님의 몸을 마음대로 하겠다는 거 아닐까?>

여자1; <그럼 계주님은 이겨도 져도 무방한 승부잖아. 어떻게든 귀염둥이와 뜨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테니...>

여자2; <그렇다고는 하지만 계주님은 승부를 양보하지 않을 거야. 자존심이 걸려있으니...>

여자3; <이겨서 취하는 것과 져서 당하는 건 엄연히 다르긴 하지.> 끄덕이며 보고

지지지! 청풍과 흡정마녀가 맞댄 손이 벼락에 휘감기고

점점 더 많이 식은 땀 흘리는 청풍. 반면

흡정마녀; [호호호! 누나와 맞대결하려면 십년은 더 있어야해!] 여유만만

흡정마녀; [겨우 한달 남짓 배운 흡정대법(吸精大法)으로 날 어쩔 수 있을 것 같애?] 깔깔 웃고. 하지만

청풍은 땀만 흘리고 있을 뿐 대꾸하지 않는다.

흡정마녀; [사내대장부가 되어서 여자 치마폭에 휘감겨 지낸다는 게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다는 건 이해해주겠어!]

흡정마녀; [하지만 실수한 거야! 일, 이 년 후라면 혹시 몰라도 동생은 아직 날 못 이겨!]

청풍; [그렇다고 승부가 확실히 난 건 아니지요.] 처음으로 입을 열고

흡정마녀; [호호호! 그렇긴 한데... 잊지는 마!]

흡정마녀; [동생이 지면 누나가 하자는 대로 해야만 해!]

청풍; [똑같은 말을 돌려드리지요.] [누님이 지면 역시 제가 하자는 대로 해야 합니다.] 비지땀을 흘리면서도 여전히 태연

흡정마녀; [걱정은 비끌어 매 둬. 난 한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니까!]

청풍; [그러시다니 안심이 됩니다.] 웃고

흡정마녀; [더 놀아주고 싶어도 이쯤에서 끝내야겠어! 누나는 너무 너무 급하다구!] 빠지직! 청풍의 손에 맞댄 흡정마녀의 손이 더 강한 벼락에 휘감기고

흡정마녀; [오늘 밤 내내 한 잠도 못 자게 할 테니까 각오해둬!] 청풍의 아랫도리 보며 입맛을 다시고

청풍; [누님의 뜻대로는 쉽게 안될 겁니다!] 쓴웃음

흡정마녀; [안되는 게 어디 있어?] 고함치며 기합을 넣는다.

바웅! 마주 댄 손바닥을 통해서 무시무시한 힘이 청풍에게로 밀려가고.

펑! 화악! 청풍의 옷과 머리카락이 뒤로 확 흩날리고 팔은 스파크에 휘감긴다.

눈을 부릅뜨는 청풍.

쩌적! 청풍이 딛고 있던 석괴가 쩍쩍 깔라지고.

청풍; [큿!] 펑! 결국 견디지 못하고 뒤로 튕겨나가는 청풍.

여자들; [어머 가엾어라!] [너무해요 계주님!] [우리 귀염둥이 살살 좀 다뤄주세요!] 비명. 교성 지르고

휘릭! 한 바퀴 돌아 바닥에 착지하고는 청풍

비틀거리며 서너 걸음 더 물러서는 청풍. 직후

쩌억! 퍼억! 정확히 둘로 쩍 쪼개져서 좌우로 쓰러지는 청풍이 서있던 원통형 석괴

흡정마녀; [호호호! 어때? 누나가 이겼지?] 자기 석괴 위에 서서 깔깔

여자들; [아아! 아까워라! 우리 자기하고 처음으로 재미 보는 건 나라고 생각했는데...!] [진을 다 뽑아버리진 말아요 계주님!] [혼자 독차지하기 없기!] 깔깔대고 탄식하는 야한 여자들

흡정마녀; [알았다 이것들아!] [아무렴 내가 한 식구같은 너희들에게 국물도 안 남기겠니?] 눈을 흘기고

흡정마녀; [오늘밤 신방을 차린 뒤 내일부터는 동생을 너희들에게 하사해서 마음껏 즐기게...!] 말하다가 부릅.

청풍이 씩 웃고 있고.

빠작! 흡정마녀가 딛고 서있던 석괴에 마구 균열이 간다. 그러다가

퍼억! 완전히 박살나서 흩어지는 흡정마녀의 석괴. 석괴는 무너지지만 그 위에 서있던 흡정마녀는 원래 높이에 서있다.

[저... 저런!] [맙소사!] [계주님의 석괴가 붕괴되었어!] 여자들도 놀라 입을 가리고

흡정마녀; [이...이게 대체...!] 공중에 뜬 채 놀라 발 아래를 본다.

완전히 산산조각 나서 바닥에 흩어진 석괴의 잔해

청풍; [누가 이겼는지는 명백하군요!] 웃고

흡정마녀; (이화접목(移花接木)에 이은 격산타우(擊山打牛)의 재주다!) (흡정대법의 구자비결(九字秘訣)중 인(引)자결과 허(虛)자결을 완벽하게 연마해야만 발휘할 수 있는...!)

흡정마녀; (하지만 난 흡(吸)자결과 탄(彈)자결 두 가지만 가르쳤는데 어떻게...!) 휘청이며 바닥에 내려서고

청풍; [씨앗은 비록 작아도 그 안에 세월을 다 담고 있는 법입니다!] 포권하고

흡정마녀; (흡정대법의 나머지 구결도 스스로 다 깨우쳤다는...!) 숨을 멈추고

청풍; [보름 동안 베풀어주신 은혜와 가르침,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깊이 포권 허리 숙이고

흡정마녀; [잘난 척 하지마!] 홱 돌아서고

흡정마녀; [내가 조금 방심한 결과일 뿐이라구!] 입술 깨물며 울음을 참고

흡정마녀; [그만 철마한테 가 봐! 그 인간도 널 기다리느라 목이 빠졌을 테니까!] 힘없이 걸음을 옮긴다.

[계주님!] [이대로 귀염둥이를 보내면 안되는데...] 야한 여자들도 울상이 되고

콱! 갑자기 흡정마녀의 어깨를 뒤에서 잡는 청풍의 손.

흡정마녀; [위로 따위는 할 필요 없...!] 돌아보며 매몰차게 말하다가 흠칫

청풍; [제게 보상을 해주지 않으신 것 잊으셨습니까?] 흡정마녀를 돌려세우고 내려다보며 웃고

흡정마녀; [깜빡했네.] 살짝 얼굴 붉히며 말하고

흡정마녀; [원하는 게 뭔지 말해봐. 이런 미숙한 몸이라도 원하면 즐기게 해줄 테니...] 자기 몸을 야한 자세로 보여주고

청풍; [전 범죄자가 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런 취향도 없구요.] 쓴웃음 지으며 흡정마녀의 어께에서 손을 떼고

흡정마녀; [쳇! 괜히 헛물 켰잖아!] 실망

여자들; [멋져요 도련님!] [역시 도련님은 파렴치한이 아니셨어!] [그럼 탱탱한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는 거야?] 여자들 좋아하는데

흡정마녀; [저년들이...] 분노

청풍; [계주님과 단 둘이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누님들은 자리를 비켜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여자들에게

[누, 누님들이래!] [꺄악!] [당연히 분부 따라야지요 도련님!] 여자들 좋아 죽으려 하고

[가자 이년들아!] [계주님과 좋은 시간 보내세요.] [훔쳐볼 수 있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즐기고 싶으면 누나들을 불러.] 깔깔 거리며 날아오르는 여자들

청풍; (대책이 안서는 요녀들이로군.) 쓴웃음

청풍; (하긴 그러니까 이 지옥같은 곳에 던져졌지.) 다른 곳으로 사라지는 여자들 보며.

흡정마녀; [훼방꾼들도 사라졌으니까 말해봐.] 두 조각이 난 청풍이 서있던 석괴에 앉고

흡정마녀; [내게 원하는 게 뭐야?] 여전히 기대. 얼굴 살짝 붉히고

청풍; [누님의 사연!]

흡정마녀; [뭐?]

청풍; [어쩌다 무저금마갱에 갇히게 된 것인지 말씀해주십시오.] 또 다른 석괴조각에 앉으며. 흡정마녀와의 거리는 1미터 정도.

청풍; [그래야 제가 세상에 나가면 누님에게 빚진 자들을 처리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몸을 좀 앞으로 숙이며

흡정마녀; [너란 아이는...] 감격

청풍; [누님에게는 실로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진지

청풍; [가르쳐주신 흡정대법 덕분에 앞으로는 누구와 내공 대결을 벌여도 지지 않을 자신이 생겼습니다.]

청풍; [그에 대한 보답을 하지 않으면 제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습니다.]

흡정마녀; [좋아! 정 알고 싶으면 알려줄게.] 일어나더니

갑자기 옷을 벗기 시작한다. 저고리부터 벗는다.

청풍; [누... 누님!] 당황하며 앞으로 숙였던 몸을 바로 하고

흡정마녀; [오해는 하지마. 내 본래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뿐이니까.] 화악! 옷을 완전히 벗어 옆으로 날려버리고. 다만 알몸이 되었어도 옷 대신 긴 머리카락이 앞을 가리는 것으로 묘사. 가슴도 긴 머리카락에 가려지고

풀썩! 근처에 떨어지는 흡정마녀의 옷가지들

흡정마녀; [몸에 맞게 줄여놓은 옷을 입고 있으면 찢어질 수도 있거든.] 후욱! 심호흡을 하고. 그러자

우둑! 우두둑! 초딩처럼 작던 흡정마녀의 몸이 바람이 들어간 듯 커지기 시작하고

청풍; (몸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일종의 축골공(縮骨功)으로 몸을 줄여놓았던 건가?) 놀라고 흥분하며 볼 때

흡정마녀; [이게 원래 모습의 나야!] 쿵! 완전히 성인의 몸이 되는 흡정마녀. 엄청난 글래머. 다만 가슴과 사타구니는 긴 머리카락에 완전히 가려져서 야하진 않다. 얼굴도 성숙한 미녀가 되었다. <아랑힐월>등 다른 작품의 <우유라> 캐릭더. 글레머에 절세미녀지만 좀 헤프고 야한 인상의. 이후로 흡정마녀는 글래머러스한 지금의 모습으로 나온다.

흡정마녀; [어때? 아주 박색은 아니지?] 살짝 수줍어하고.

청풍; [박색이라니요?] [누님같은 미녀를 본 기억이 없습니다.] 흥분. 넋이 나가고

흡정마녀; [그렇다니 다행이네.] 수줍어하며 가슴과 아랫도리를 손으로 가리고

흡정마녀;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으니 정식으로 소개할게.] [내 이름은 우유라(尤乳羅)야.]

흡정마녀; [진짜 별호는 알려줄 수 없으니 그냥 흡정마녀로만 알고 있어.]

청풍; [누님이 흡정대법으로 다른 마인들을 척살해온 데에는 공력을 증진시키는 것 외의 다른 목적이 있겠습니다.]

흡정마녀; [눈치도 참 빠르네.] 눈을 흘기며 다시 청풍의 앞쪽 돌조각에 앉고

흡정마녀; [이게 원인이야.] 사락! 자기 가슴을 가린 긴 머리카락들을 양손을 써서 좌우로 벌린다. 그러자

쿵! 드러나는 흡정마녀 가슴의 상처. 왼쪽 젖가슴에 가까운 곳에 별 모양의 상처가 있다. 직경은 한뼘 조금 안되는 크기

청풍; [그 흉터는 혹시...] 놀라고

흡정마녀; [믿었던 지인에게 살해당할 뻔한 흔적이야.] 상처를 만지며 이를 갈고

흡정마녀; [흉폭하기 이를 데 없는 무공에 암습당해서 하마터면 심장이 몸 밖으로 튀어나올 뻔 했었어.]

청풍; [심장을 뽑아내다니... 가공할 무공이로군요.] 전율

흡정마녀; [필사적으로 저항을 해서 목숨은 건졌지만... 심장 주변의 경맥 대부분이 터지고 끊어졌었어.]

흡정마녀; [그대로 죽어도 이상할 게 없는 상태로 도망쳤는데...]

흡정마녀; [아무리 생각해봐도 원수의 추적을 피할 곳은 여기 밖에 없지 뭐야?] 주변을 둘러보고

청풍; [누님은 무저금마갱에 자진해서 들어오셨군요.] 깨닫고

흡정마녀; [평소에 알고 있던 요녀로 역용을 한 채 소림사의 땡중들에게 잡혔어.]

흡정마녀; [그랬더니 땡중들이 친절하게 날 여기에 던져 넣어주더구나.]

청풍; [그저 흉수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무저금마갱에 들어오신 건 아닌 것 같습니다만...]

흡정마녀; [하여간 머리 좋은 놈은 상대하기 피곤하다니까.] 눈 흘기고

웃는 청풍.

흡정마녀; [맞아! 누나가 무저금마갱에 투신한 또 다른 목적은 한 가지 금단마공(禁斷魔功)을 익히기 위해서야.]

청풍; [금단의 마공이라니... 듣는 것만으로도 오싹해집니다.] 으쓱

청풍; [누님의 몸이 어린 아이처럼 작아지는 것과 관련이 있겠지요?]

흡정마녀; [무공의 이름은 축왜금강신(縮倭金剛身)! 천마께서 만들었다는 전설이 전해지지만 사실인지는 알 수 없다.]

청풍; [축왜금강신...] [줄이고 작아져서 금강불괴의 몸이 된다는 무공인가요?]

흡정마녀; [정확히는 금강불괴 이상이야.]

흡정마녀; [일반적인 금강불괴는 겉만 단단해지는데 반해 축왜금강신은 몸 전체를 완전히 금강석처럼 만들어줘.]

청풍; [대단하군요.]

흡정마녀; [다만 두 가지 심각한 부작용이 있어.] [먼저 축왜금강신을 완성하려면 십갑자(十甲子) 이상의 내공이 필요해.]

청풍; [십갑자!] [인간의 몸으로 그 정도의 내공을 쌓을 수 있는 것입니까?] 놀라고

흡정마녀; [아마 고금을 통틀어도 천마 정도만 십갑자 내공에 이르렀을 거야.] 끄덕

흡정마녀; [그 정도의 내공은 몸이 감당을 못해. 심하면 내공이 폭주해서 몸이 터져버릴 수도 있어.] 부지불식간에 두려움에 떨고

청풍; [그렇겠습니다. 풍선에 물을 너무 많이 넣으면 터져버리는 것처럼...]

흡정마녀; [십갑자 내공을 몸에 쌓는 방법도 문제야.] [인간의 몸은 영약의 힘이나 다른 방법으로 내공을 흡수해도 수용할 수 있는 한계가 있거든.]

청풍; [영약을 무작정 많이 먹는다고 내공이 비례해서 증진되는 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벽세경이 한을 떠올리고

 

벽세경; [영약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일정량 이상은 몸이 흡수하지 못한다.]

회상 끝

 

흡정마녀; [그런데 무한정으로 내공을 증진시켜주는 무공이 존재해.] 야릇한 미소

청풍; [축왜금강신이로군요.] 무릎을 손바닥으로 치고

흡정마녀; [맞아!] [축왜금강신은 늘어나는 공력을 몸을 단단하게 만드는 데 쓰게 해주기 때문이야.] 끄덕이고

청풍; [축왜금강신을 수련하기 위해 무저금마갱에 갇혀있는 마인들의 내공을 흡수해오셨겠습니다.] 깨닫고

흡정마녀; [어차피 살아있을 가치가 없는 마귀들이야.] 냉소

흡정마녀; [그래서 주저없이 흡정대법을 쓸 수 있었던 것이고...] [덕분에 내 내공은 거의 십갑자에 육박하는 상태야.

청풍; (내공으로는 이 여자가 천하제일이겠구나.)

흡정마녀; [사실 그놈들을 위해서도 좋은 결말이긴 해.]

청풍; (살아 있어봤자 이곳을 탈출할 수는 없었을 테니...) 끄덕이고.

흡정마녀; [축왜금강신을 완성하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것에도 상처받지 않을 수 있어.] [몸의 빠르기도 엄청 빨라지고...]

청풍; [몸이 단단해지면서 빨라지면 죽일 수 없는 인간이 없겠습니다.]

흡정마녀; [날 하마터면 죽일 뻔한 원수도 어렵지 않게 죽일 수 있게 되는 것이지.] 끄덕

청풍; [누님의 심정과 결의는 이해합니다마나...]

청풍; [축왜금강신에 또 다른 부작용이 있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흡정마녀; [부작용이라면 부작용인데...]

흡정마녀; [축왜금강신이 팔성(八成)을 넘어가면 두 번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해.] 우울한 표정으로

청풍; [맙소사!]

흡정마녀; [지금 보다 더 어린, 7, 8세 정도의 몸이 되어 살아가야하는 거야.] [그것도 수백 년의 세월동안...] 애잔한 미소

흡정마녀; [축왜금강신이 완성되면 수명도 몇 배로 늘어나거든.]

청풍; [누님의 축왜금강신은 현재 몇성 정도입니까?] 굳어진 표정. 심각

흡정마녀; [칠성(七成) 중반을 넘겼어.]

청풍; [칠성!] 놀라고

흡정마녀; [앞으로 삼갑자 정도의 내공만 더 흡수하면 팔성을 넘어설 거야.] 억지로 웃고

흡정마녀; [그럼 두 번 다시 지금같은 모습으로 돌아올 수 없겠지.] 애절한 표정으로 육감적인 자신의 몸을 돌아보고

청풍; [그렇다면 선택의 여지는 없습니다.]

청풍; [더 이상 축왜금강신을 수련하지 마십시오.] 엄숙

흡정마녀; [날 생각해주는 건 고맙지만...] 눈시울 붉히고

청풍; [원수가 누군지 말씀해주십시오.] [제가 대신 복수해드릴 테니 축왜금강신의 수련은 중단하십시오.]

흡정마녀; [동생!] 감격

청풍; [저는 누님이 복수를 위해 여자로서의 삶을 포기하는 걸 원치 않습니다.] 손을 내밀어 흡정마녀의 손을 잡고

감격하는 흡정마녀

청풍; [저를 믿고 복수는 맡겨주십시오.]

흡정마녀; [흐윽!] 와락 청풍의 품에 안기고. 청풍도 끌어안고

흡정마녀; [고마워 동생! 고마워!] 청풍의 품에 안겨 몸부림치고

한숨 쉬며 흡정마녀의 머리를 쓰다듬는데

흡정마녀; [복수를 해준 데 대한 보답을 미리 해주고 싶어.] 고개를 드는 흡정마녀의 얼굴이 발개지고

청풍; [그럴 필요는 없는데...] 말하다가 눈 부릅. 흡정마녀가 와락 목에 매달리며 입술에 입술을 붙인다.

그리고는 온몸으로 청풍을 휘감고

청풍; (이.... 이러면 안되는데...) 당황하면서도 흡정마녀를 끌어안고

<하지만... 거역할 수 없다.> 한 덩어리가 되어 바닥에 눕는 청풍과 흡정마녀. 흡정마녀가 청풍을 올라타고 키스하는 모습이고

<이 여자는 세상에 존재하는 최고의 우물이니...> 응응하는 두 사람

 

#162>

멀리 숨어서 보는 요마계의 야한 여자들

청풍을 눕혀놓고 흡정마녀가 걸터앉아 방아를 찧는 실루엣이 보이고

[아이 부러워라!] [결국 계주님이 우리 귀염둥이를 잡아드시네.] 여자들 할딱이며 부러워하고

[반응을 보아하니 귀염둥이는 첫 경험인 게 분명해.] [계주님은 복도 많으시지. 이 지옥에서 숫총각을 잡아드시기도 하고...] [잘 하면 우리 차례도 오겠지?] [나 너무 오래 굶어서 아랫도리가 녹아버릴 것같애!] 좋아하고 자위까지 하는 여자들

 

#163>

[!] 흡정마녀의 몸 아래 깔린 채 경악하는 청풍

화악! 걸터앉아서 방아를 찧는 흡정마녀의 몸에서 강한 기운이 일어나고

청풍; (서로의 몸이 결합된 부위로 가공할 공력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경악

청풍; (흡정대법을 역으로 구사하여 내게 자신의 내공을 주입해주는 중이다.) + [누... 누님!] 전율하며 흡정마녀의 허리를 양손으로 잡고

청풍; [이... 이러시면 안됩니다.] [그만하십시오.]

흡정마녀; [사, 사양하지마!] 청풍의 가슴을 누른 채 할딱. 머리카락이 수초처럼 너울거리고

흡정마녀; [축왜금강신을 완성할 게 아니라면 필요없는 내공이야.] [그래서 동생에게 주려는 거야.]

청풍; [누... 누님...]

흡정마녀; [전부는 아니고... 대략 오갑자(五甲子) 정도인데...] [이전해준다고 해도 당장 전부를 쓰진 못할 거야.]

흡정마녀; [그래도 꾸준히 동생의 내공에 섞일 테고... 앞으로는 내공이 모자라 누군가에게 수모를 당하는 일은 없을 거야.]

청풍; (거부할 수가 없다.)

<이 여자로 하여금 축왜금강신의 수련을 포기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두 사람의 응응하는 모습을 배경으로

 

#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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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무저금마갱> 해가 지려 한다.

 

청풍이 마귀활불을 만난 불마계. 동굴 밖에 수십 명이 앉고 서있다.

기름통의 기름을 뿌리며 동굴 입구를 깎아 만든 산문 밖으로 뒷걸음질 쳐 나오는 몇 명의 중들. 산문밖에는 청풍이 무릎을 꿇고 있다. 그 옆에는 중1이 횃불을 들고 있고. 두 사람 뒤에는 수십명의 중들이 서있다.

산문 안쪽 불당의 광경. 좌대에 뉘어져 있는 마귀활불의 시신. 좌대 주위에는 기름이 뿌려져 있다.

밖으로 나와 기름통을 옆으로 치우는 중들

중1; [소계주님!] 옆에서 허리 숙이며 횃불을 내밀고.

청풍 말없이 횃불을 받는다.

횃불을 앞쪽에 흐르는 기름에 대는 청풍. 앉은 채로

화악! 기름에 불이 붙으며 불길이 일고.

쿠오오오! 그 불길은 기름을 따라 산문 안으로 달려 들어간다.

화르르르! 삽시에 불길에 휩쌓이는 마귀활불의 시신.

청풍 뒤에서 합장하고 불경을 외우는 중들

합장하며 눈을 감는 청풍.

츠으으으! 그의 이마가 마치 세 번째 눈처럼 세로로 갈라지며 빛이 번져나온다.

쩌저저정! 뇌정인이 자신의 이마에 스며들던 장면을 떠올리는 청풍.

 

<소뢰음사의 법통(法通)은 뇌정심인대법(雷霆心印大法)과 함께 그대에게 전해졌도다!> 불타는 좌대 위 마귀활불의 시신 위로 뇌정인을 청풍에게 밀어 넣어주던 마귀활불의 생시 모습 떠오르고

<뇌정인은 인드라(因陀羅; 불교의 제석천이며 전쟁의 신)의 권능! 오직 불의를 깨트리고 업보를 가르는 데에만 쓰여야 하리라!> 불길에 휩싸인 마귀활불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대사님!) 합장하는 청풍. 다른 중들도 청풍의 뒤에서 합장하고.

청풍; (뇌정인은 마땅히 쓰여야 할 곳에만 쓰일 것입니다!) (부디 영면하시길...!) 고개 숙이고. 바로 그때

[호호호! 이제야 겨우 내 차례가 왔네!] 여자의 웃음소리가 장내를 흔들고.

코오오오! 청풍의 뒤에 세찬 돌풍이 일더니.

쿵! 그 자리에 요염한 자태로 서있는 흡정마녀. 초딩같은 모습이지만 자태는 요염하다.

[허억!] [흡...흡정마녀!] 공포에 질려 기겁하는 중들.

흡정마녀; [흐응! 맛있는 것들이 지천으로 널려있네!] 중들을 돌아보며 혀로 입술 핥는다.

[으으으!] 사색이 되는 중들

흡정마녀; [그 중에서도 이쪽이 가장 맛나 보이는 걸!] 청풍을 핥듯이 바라보며 입맛을 다시면서 할딱이고.

흡정마녀; [잠깐 못 본 사이에 정말 먹음직스럽게 익었어!] 손으로는 자신의 유방을 쓸고 허리를 뒤튼다. 색정이 발동한 모습. 청풍은 여전히 산문을 향해 합장하고 있고.

중1; [흡... 흡정마녀!] [계주님과의 약속을 파기할 작정이오?] 청풍의 뒤를 가로막으며 외치고

흡정마녀; [그럴 생각이라면?] 웃고

중1; [소계주님을 해치려면 먼저 우리를 모두 죽여야 할 거요!] 창을 쳐들며 외치고.

스슷! 다른 중들도 일제히 무기 들며 청풍을 에워싸고.

흡정마녀; [호호호! 갸륵한 충성심이잖아!] 깔깔

흡정마녀; [하지만 너희 땡중들과 놀아줄 시간이 없어! 지금 난 너무 너무 급하다구!] 스슷! 유령처럼 흐려지며 다가서고

[막아랏!] [어딜!] 일제히 흡정마녀를 공격하는 중들. 하지만

중들의 공격은 허공을 가르고 그 사이로 뿌옇게 변해 스며들어가는 흡정마녀.

[헉!] [어느 틈에...!] 놀라 돌아보는 중들.

포위망을 돌파한 흡정마녀가 합장하고 있는 청풍의 뒤로 사쁜 사쁜 걸어가고 있다.

흡정마녀; [흐응! 너무해 자기! 이 누나가 일년만에 찾아왔는데 본 척도 안하기야?] 청풍을 뒤에서 끌어안으며 할딱이는 흡정마녀. 그녀의 자그마한 가슴이 청풍의 등을 누르고

청풍; [활불께서 막 열반에 드셨습니다. 애도할 여유도 주실 수 없는 것입니까?] 탄식

흡정마녀; [못 줘!] 청풍의 귀에 할딱

흡정마녀; [넌... 날 너무 오래 기다리게 했다구!] 한술 더 떠서 뒤에서 두 다리로 청풍의 허리를 휘어 감는다. 흡정마녀는 키가 작아서 청풍에게 업힌 아기 모습이 되고.

화악! 긴 머리카락이 흠정마녀와 청풍의 몸을 함께 휘감는다.

흡정마녀; [내 몸이 얼마나 뜨겁게 달아있는지 동생도 느낄 수 있겠지?] 뜨겁게 할딱이며 청풍의 등에 유방을 문질러 대고. 엉덩이와 허리도 꿈틀

청풍; [휴우...!] 뼈가 없는 듯한 흡정마녀의 몸에 휘감긴 채 탄식

흡정마녀; [일찍 죽은 놈... 아니 오늘만은 특별히 <분>이라고 해주지! 억울한 거야!]

흡정마녀; [두고 봐! 난 널 누구보다도 오래 차지할거야!] 청풍의 귓 볼을 빨면서

청풍; [부디 그럴만한 밑천이 있으시길 바랍니다!] 쓴웃음

흡정마녀; [호호호! 그거야 두고 보면 알 일이지!] 휘이이! 돌개바람에 휘감기는 청풍과 흡정마녀의 모습

흡정마녀; [기대해도 좋아! 이 누나를 만난 걸 최고의 행운으로 여기게 될 테니까!] 호호호! 웃음소리 배경으로 돌풍을 타고 사라지는 두 사람. 걱정스런 표정으로 보는 중들

중들; [아미타불! 저 마녀가 소계주를 망치지나 말아야할 텐데...!] [아미타불...!]

 

#155>

비가 오는 산중

휘익! 달려가는 타노 일행. 팔각형의 강철지팡이를 든 타노가 앞장서고 그 뒤를 네 명의 황금수라들이 교자를 들고 달린다. 사방에서 드는 형태인 교자에는 병색이 완연한 벽세황이 누워있다. 가슴 아래는 담요를 덮고 있으며 덩치 큰 수하 왕홍이 교자 옆을 달리며 편 우산으로 벽세황의 얼굴을 비로부터 가려준다. 교자 뒤에는 다시 네명의 황금수라들이 달려온다.

<명심하세요. 세황이가 비무에서 탈락하면 그 즉시 무림맹을 빠져나오세요.> 벽세경의 말을 떠올리는 타노

타노; (세경이는 지혜로운 아이다.)

타노; (하지만 비무에서 지는 즉시 무림맹을 탈출하라는 건 노파심이 지나친 것 같다.) 오만상을 쓰고

타노; (명색이 무림을 영도하는 무림맹에서 패자에게 복수하는 치졸한 짓을 할 리가 없는데...) 찡그리고

타노; (그렇다 해도 만에 하나의 경우를 상정해야했다.) (세경이의 의견을 따라 무림맹을 빠져나왔다.) 달려가고

타노; (추적을 피하기 위해 바로 경항운하쪽으로 가지 않고 서쪽으로 우회중인데...)

타노; (이곳 태행산(太行山)만 넘어가면 우리 황금전장이 화북일대를 총괄하는 지점이 있다.)

타노; (화북지점(華北支店)에 입성하기만 하면 추적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타노; (문제는 세황이의 몸 상태인데...) 뒤를 곁눈질.

교자에 누워있는 벽세황은 인사불성이다.

타노; (중상을 입은 몸으로 별탈없이 화북지점에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겠...) + [!] 생각하다가 눈 부릅. 빠지직! 벼락 같은 것이 정수리에 떨어지고

타노; (가공할 살기!) 고개 홱 돌려 앞을 보며 달리고

앞쪽은 깎아지른 절벽 위에 난 산길. 그 길 중앙에 죽립을 쓴 깡마른 체격의 인물이 서있다. 손에 들고 있는 건 검은색 지팡이인데 지팡이 끝에는 해골이 몇 개 달려있다. 지팡이를 쥔 손도 살점이 전혀 없어 뼈가 드러나 있고 먹물에 담갔다 꺼낸 것처럼 시커멓다. 이자는 십대마왕 서열사위인 고루시마. <보보경천>에 나온 십대자객중 흑관철시, <무쌍전설>에 나온 고루철시 캐릭터.

[!] [!] 타노를 따라오던 황금수라들과 왕홍도 경악하고

타노; (강적이다!) + [노부가 막겠다! 우회하라!] 화악! 폭발적으로 날아서 고루시마를 덮쳐간다.

죽립 속에서 히죽 웃는 고루시마.

쇄도하는 타노 뒤에서는 황금수라들이 교자를 들고 옆으로 돌아가려 한다.

타노; [비켜라!] 부악! 가공할 기세로 쇠지팡이를 휘두르고

슥! 가볍게 자기 지팡이를 들어 막는 고루시마

꽝! 서로의 지팡이가 부딪히며 굉음을 일으키고

[!] 투학! 도로 튕겨나오며 놀라는 타노

고루시마; [어이쿠!] 휘청하며 물러서고

타노; (내공이 노부 이상이다.) 휘릭! 내려서고

[어르신!] 옆으로 스쳐가며 외치는 교자를 든 황금수라들

[속하들도 가세하겠습니다.] 교자를 따라오던 황금수라들이 외치며 무기를 뽑지만

타노; [끼어들지 마라!] [너희들의 최우선 임무는 세황이를 보호하는 것임을 잊지 마라!] 다시 고루심마에게 쇄도하며 외치고

[존명!] [가자!] 옆으로 우회하여 타노와 고루시마를 지나치는 황금수라들

타노; [크아!] 가공할 기세로 쇠지팡이를 휘두르고

고루시마; [이크!] 쾅! 쾅! 엄살 부리며 타노의 지팡이를 가볍게 막고

타노; (이놈...) 경악하면서도 지팡이를 휘두르고

타노; (삼비검조 외에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는 노부를 간단히 막고 있다.) 부웅! 부웅! 더 강하고 빠르게 지팡이를 휘두르고

고루시마; [신비각에서 유래한 질풍장법(疾風杖法)인가?] 부웅 붕! 긴장하며 진지하게 지팡이를 휘두르고

꽝! 꽈꽝! 서로의 지팡이가 부딪히며 굉음을 일으키고 불꽃도 핀다.

펑! 콰드드! 서로 밀려나는 타노와 고루시마.

고루시마; [놀랍구만! 노부 고루시마(骷髏屍魔)와 호각으로 맞설 수 있는 실력자가 황금전장에도 있다니...]

타노; [고루시마!] 놀라 외치면서도 곁눈질

벽세황을 태운 교자 일행이 이제 수십미터 밖을 달리고 있다.

타노; [설마 마교 십대마왕의 그 고루시마인 것이냐?]

고루시마; [그렇도다. 노부는 십대마왕 서열사위인 고루시마니라.] 뻐기고

타노; (십대마왕에 속한 자가 세황이를 노리다니...) 굳어지고

타노; (그나마 이자의 발목을 잡아두는 데 성공했으니 세황이는 무사...) + [!] 생각하다가 눈 부릅뜨며 경악

꽈과광! 앞쪽에서 벼락이 여러 가닥 떨어지고.

[크악!] [컥!] 그 벼락에 맞아 비명을 지르는 황금수라들. 우산으로 벽세황의 얼굴을 가려주며 달리던 왕홍도 벼락에 맞았다. 다만 갑옷을 입은 황금수라들에 비해 왕홍이 맞은 벼락은 좀 작다.

타노; [안... 안돼!] 그걸 보며 비명

콰당탕! 퍼억! 나뒹구는 황금수라들과 왕홍. 황금수라들이 들고 있던 교자도 바닥에 나뒹굴며 박살나고

퍼억! 교자가 나뒹굴며 불이 고인 바닥에 쳐박히는 벽세황

타노; [세황아!] 비명 지르며 그곳으로 달려가려 하지만

고루시마; [노부를 앞에 두고 한눈을 파는 거냐?] 부악! 지팡이를 휘두르고

꽝! 어쩔 수 없이 쇠지팡이로 고루시마의 지팡이를 막는 타고

콰드드! 뒤로 밀려나는 타노

고루시마; [병신치고는 대단한 꼽추야!] 휘청하며 비웃고

고루시마; [미처 말하지 못했는데 오늘 이곳에 온 건 노부뿐만이 아니다.] 웃으며 벽세황 일행이 나뒹굴고 있는 곳을 돌아보고.

빠지직! 허공에서 벼락에 휩싸인 인물이 천천히 내려오고 있다. 옷은 여자 옷이지만 덩치가 사내 못지 않게 당당하다. 덩치가 크지만 얼굴은 분명 여자다. <아랑힐월>에 나온 제사마왕 음양선고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별호가 음양선고

타노; (저... 저자가 벼락을 일으켜서 세황이 일행을 쓰러트렸구나!) 이를 갈며 노려보고

고루시마; [저 친구가 십대마왕 서열육위인 음양선고(陰陽仙姑)다.] 웃으며 음양선고를 보고

음양선고는 벽세황 옆에 내려서며 벽세황을 살펴보고 있고

타노; [음양선고!] 눈 부룹

고루시마; [음양선고가 누군지도 아는구만.]

고루시마; [하긴 황금전장의 정보력은 개방이나 관부도 능가할 정도이긴 하지.]

타노; (제사마왕 고루시마에 이어 제육마왕 음양선고까지 나타나다니...) (아무래도 오늘은 길보다 흉함이 많겠구나.) 굳어진 표정으로 음양선고를 보고. 음양선고는 이제 벽세황 옆에 쪼그리고 앉아 얼굴을 만지고 있다.

고루시마; [알고 있겠지만 음양선고는 여자이면서 남자인 음양인(陰陽人)이다.] 음험하게 웃고

고루시마; [몸속에 음기와 양기를 함께 품고 있고... 그 음양이기를 이용해서 벼락을 자유자재로 만들어 낼 수 있다.]

<너 꼽추의 졸개들을 몰살시킨 게 바로 그 음양뇌전공(陰陽雷電功)이다.> 벼락에 감전되어 몰살한 황금수라들의 모습 배경으로

고루시마;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음양선고는 노부보다 강하다고 봐야한다.]

고루시마; [취향의 다양함도 노부는 흉내 내지 못하겠지만...] 음험하게 웃고

[!] 기겁하는 타노.. 음양선고를 보며

음양선고가 긴 혀로 벽세황의 뺨을 핥는다. 손으로는 벽세황의 몸을 더듬으며

타노; [뭐하는 짓이냐 요물!] 팟! 분노하며 음양선고에게 날아가지만

고루시마; [넌 노부와 놀자!] 부악! 막아서며 지팡이를 휘두르고

타노; [비켜라!] 부웅! 지팡이를 휘두르고

꽝! 서로의 지팡이가 충돌. 한데

푸학! 고루시마의 지팡이 끝에 달린 해골들이 검은 안개를 확 뿜어내 타노를 덮어씌운다.

띵! 검은 안개에 덮이는 순간 강한 현기증을 느끼는 타노

타노; [독... 독을...] 비틀하며 물러서고

고루시마; [노부가 누군지 잊은 거냐?] [노부의 특기가 강시공(僵尸功)과 함께 독공(毒功)이라는 걸 잊으면 서운하지.] 화악! 검은 연기를 더 강하게 뿌리며 지팡이를 휘두르고

타노; (진... 진기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는다!) 쇠지팡이를 마주 휘두르지만

꽝! 지팡이끼리 충돌하는 순간 강한 충격을 받고 뒤로 튕겨나가는 타노. 한데

타노가 튕겨나간 곳은 절벽 밖이다.

[크아아아!] 비명을 지르며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타노. 허우적 대며

고루시마; [이런 이런...] 절벽 끝으로 가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하지만 비가 오는 중이고 또 절벽이 깊어 아래가 보이지 않는다.

고루시마; [확실히 머리통을 박살 내놨어야했는데... 찜찜하게 되었구만.] 혀를 차며 기웃거리고

고루시마; [뭐 이 정도 높이에서 추락했으면 살아남기 힘들겠지.] 돌아서고. 그러다가

찡그리는 고루시마.

음양선고가 벽세황의 아랫도리까지 손을 뻗고 있다.

고루시마; [이 색골아! 적당히 해둬라!] 오만상 쓰며 다가가고

음양선고; [아이 참, 한창 흥이 나는데 방해하고 지랄이셔.] 눈을 흘기면서도 벽세황의 아랫도리에서 손을 떼고

고루시마; [식욕이 돌더라도 좀 참아라. 그놈이 본교에 억만금을 벌어다줄 귀한 인질이라는 걸 잊었느냐?]

음양선고; [하긴 잡아먹더라도 건강하게 만든 후에 잡아먹어야겠지요?] 요염하게 웃으며 벽세황을 안고 일어난다.

음양선고; [먹고 먹는다!] [호호호! 이것보다 더 좋은 먹이도 없잖아.] 빠지직! 벼락에 휘감기더니

음양선고; [호호호!] 빠지직! 벼락을 타고 날아가는 음양선고

고루시마; [저 괴물...] 고개 절래

고루시마; [노부들 다음 세대의 십대마왕들 중에서는 최강일까?] 걸어가고

고루시마; [그래봤자 의미없는 일이지.] [십대마왕의 최강자들인 삼마천(三魔天)에 비하면 호랑이와 하룻강아지 정도의 차이가 나니...]

고루시마; [그나저나 제일마왕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고루시마; [삼태상(三太相)의 전횡에 맞서 우리 십마전(十魔殿)을 지켜줄 수 있는 건 십대마왕의 첫째이며 살아있는 재앙, 천앙서시(天殃西施) 뿐이거늘...] 빗속으로 멀어진다.

널려있는 황금수라들의 시체. 부서진 교자.

꿈틀! 누군가의 손이 움직이더니

왕홍; [끄윽!] 벌벌 떨며 일어나는 왕홍

왕홍; [대공자님! 대공자님...] 엉금 엉금 기어 부서진 교자로 가고

부서진 교자. 사라진 벽세황

왕홍; [안돼! 안돼!] 부서진 교자를 부여잡고 울고

왕혼; [대공자님!] 울부짖는다.

 

#156>

<-노산> 험준한 바위산. 만검총이 있는 그 산. #120>에 나왔었음

수많은 검들이 꽂혀있는 분지. 그 끝의 동굴. 만검회랑

검들 사이를 걸어오는 덩치 큰 노파. 신도대낭

신도대낭; (만검총에는 들어올 때마다 온몸의 살이 저며지는 것 같다.) 식은땀. 긴장한 모습이고

신도대낭; (맹주님께서는 용케 이런 곳을 거처로 삼으셨구나.) 앞을 보고

분지의 끝 쪽을 막아선 까마득한 높이의 절벽. 절벽 전체가 반질반질한 느낌의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절벽 아래쪽에 상당히 큰 동굴이 있다. 천연의 동굴이었지만 사람이 다듬은 모습. 입구가 석굴암 같다. 정교하게 다듬어져 있고. 입구 위쪽 절벽에 <萬劍止地>라는 글이 새겨겨 있다. 고풍스러운 한자.

신도대낭; (만검회랑...)

신도대낭; (저곳에서 여생을 보내며 절대사검을 완성시길 생각이시겠지.) 의관을 정제하며 만검지지하는 글이 새겨진 동굴 입구로 가고. 이어

신도대낭; [맹주님! 낭랑이 형산으로 돌아가기 전에 인사드리어 왔사옵니다.]

<맹주라 부르지 말게나. 이제는 무림맹과 관련이 없는 신세이니...> 동굴 안에서 들리는 말

신도대낭; [예...] + (그리 말씀하셔도 이 계집에게는 여전히 맹주님이시랍니다.)

<이런 저런 일이 있겠지만 사필귀정! 결국 어그러진 모든 것이 제 자리를 찾을 게야. 그러니 마음에 너무 깊이 근심을 두지는 말게나.> 이어지는 음성

신도대낭; [명심하겠사옵니다.]

<형산으로는 돌아갈 필요없네. 자네에게는 달리 해야할 일이 있으니...>

신도대낭; [이 계집이 무엇을 하면 되는지요?]

<이청풍을 찾아서 무림맹으로 데려가면 된다네.>

신도대낭; [분부 받들겠사옵니다만...] [이청풍은 무저금마갱에 갇혀 세상으로 나올 수 없는 처지인데...] 난감

<언제인지는 기약할 수 없지만 북망산 근처를 살펴보면 그 아이를 만날 수 있을 게야.> 이어지는 음성

신도대낭; (예언!) 숨이 콱 막히고

신도대낭; (맹주님도 상파처럼 천기를 읽으시는 능력을 지니셨구나.) + [분부 거행하겠사옵니다.]

<순리에 따라라!> <이청풍을 다시 만나면 그 한마디만 하게. 그럼 그 아이가 다 알아서 할 게야.>

신도대낭; [명심하겠사옵니다.] 고개 숙이고. 이어

신도대낭; [다시 뵈올 때까지 부디 만강(萬康;만수무강)하시옵소서!] 허리 깊이 숙이고

이어 분지 입구로 날아간다.

그걸 절벽 위에 숨어서 보고 있는 놈. 적청이다.

적청의 시점. 신도대낭이 분지를 가로질러 분지로 들어오는 통로같은 계곡으로 들어가는 게 보이고

적청; (소가주님 말씀대로군.)

적청; (신도대낭, 저 할망구가 삼비검조와 접촉하고 있었어.)

적청; (무슨 꿍꿍이인지 모르지만 뒤를 밟아보자.) 휘익! 절벽을 따라 달려가고

곧 멀어지는 적청

 

#157>

만검지지라는 글이 입구에 새겨진 동굴

동굴 내부.

세 개의 비석이 있는 지하광장. 삼비검조 진무륜이 세 개의 비석을 앞에 두고 앉아서 검을 천으로 닦고 있다.

적청이 절벽을 따라 달려가는 게 진무륜의 머릿속에 떠오르고

진무륜; (알게 모르게 마교의 독기가 무림맹 곳곳에 스며들어 있었도다.) 한숨

진무륜; (작금의 사태도 그걸 방치한 노부의 태만으로 인해 벌어진 것...)

진무륜; (진천이 놈이 무림맹을 장악했으니 숨어있던 온갖 악머구리들이 튀어나올 터...)

진무륜; (마교와의 오랜 악연을 끊기 위해서라도 상파의 뜻을 따라야겠구먼.)

<늙은 목숨이 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타오르는 불길이 되어야할 테고...> 세 개의 비석을 앞에 두고 앉아있는 진무륜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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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무저금마갱> 낮

 

무저금마갱 내부. 어둑한 지하광장을 걸어가는 청풍. 목에 유령신목을 걸고 있다.

<십대마왕을 얕보면 안된다.> 유령신목을 만지며 북망귀왕의 말을 떠올리는 청풍

이하 회상

 

북망귀왕; [네가 상대해봤던 것들은 아마 새로 십대마왕이 된 놈들일 게다.] 원탁에 중앙에 청풍과 마주 앉아서 말하고. 원탁 주변에는 괴인들이 빙 둘러서있고

북망귀왕; [노부의 다리를 자른 신행태보를 비롯한 전대의 십대마왕들 중에는 강하지 않은 놈이 없었다.]

북망귀왕; [노부의 판단으로 전대의 십대마왕들을 무리없이 이길 수 있는 인물은 삼비검조 진무륜 뿐이다.]

회상 끝

 

청풍; (진짜 십대마왕들은 그렇게나 강했구나.) 걸어가며 생각하고

청풍; (하긴 유령궁의 후예인 교노야를 십대마왕의 서열삼위인 자가 어렵지 않게 베어버렸을 정도이니...)

청풍; (경적필패(輕敵必敗)!) 고개를 들어 앞을 보고

청풍; (교노야의 경고가 없었더라도 적을 가벼이 보는 실수는 하지 않아야만 한다.) 앞을 보며 다가가고.

청풍 앞쪽은 광장의 막다른 곳. 그곳에 동굴이 있는데 동굴 입구 주변을 깍아서 마치 절로 통하는 산문같이 만들어 놨다. 산문 좌우에 사천왕같은 인상과 차림의 중들이 서있다. 긴 창을 들었고 코와 입을 천으로 가리고 있다.

청풍; (저 동굴 안쪽이 불마계...) 다가가고

중1; [어서 오십시오 소계주님!] [활불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고개 숙이고.

청풍; [신세를 지겠습니다 스님.] 마주 포권하며 인사를 하는 청풍.

중1; [가능한 호흡을 참아주시기를...!] 앞장서서 인도하고.

쿠오오오! 문 안쪽에서 역한 바람이 불어나온다.

청풍; (공기에 지독한 독장(毒瘴)이 섞여있다!) 입을 가리며 찡그리고. 그러다가

[!] 눈 부릅 청풍.

[아미타불! 어서 오시게 시주!] 누군가 돌을 깎아 만든 연꽃 좌대 위에 앉아있다. 문 안쪽은 불당처럼 되어있다. 돌을 깎아 만든 불당.

마귀활불; [시주를 만나기 위해 피안행(彼岸行)을 무리하게 미루고 있었다네!] 쿵! 좌대 위의 인물은 바로 마귀활불인데 팔 다리가 없는 그의 몸뚱이가 썩고 녹아들고 있다. 좌대 아래로 그의 몸이 썩은 진물이 흘러내리고 있고.

청풍; [대사님! 이게 대체...!] 놀라며 급히 좌대로 달려가려는데. 중1이 깜짝 놀라지만 막지는 못하고. 대신

마귀활불; [걸음을 멈추게!] 눈을 부릅뜨며 말하고.

[!] 텅! 보이지 않는 벽에 막혀 더 이상 접근하지 못하는 청풍.

마귀활불; [더 이상 가까이 오면 안되네!]

청풍; [대사님...!]

마마귀활불; [독성부의 오대극독 중 하나인 부골시독(腐骨屍毒)은 실로 지독하다네.] [금강불괴를 이루었던 노납의 몸뚱이조차도 견디지 못하더구먼!]

청풍; [독성부!]

청풍; [대사님을 이 지경으로 만든 게 독성부의 극독이었습니까?]

마귀활불; [부골시독보다 더 지독한 것은 인간의 독한 마음이지!] 탄식

마귀활불; [정화(淨化) 준비를 해주시게 묘법(妙法)!] 중1에게 말하고.

중1; [예 계주님!] 합장을 하는 중1

중1이 나가고. 단둘이 남게 되는 청풍과 마귀활불

청풍; [가까운 분에게 시해당하셨군요!] 문간에 무릎을 꿇고.

마귀활불; [허허허 과연 문일지십이라는 귀왕의 평가가 과장된 게 아니었구먼.] 웃고

청풍;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 (수천 장 떨어진 환마계에서 북망귀왕께서 한 말을 엿들었다는 건가?)

마귀활불; [노납에 대해 귀왕에게서 들은 바가 있겠지?]

청풍; [천축(天竺) 소뢰음사(少雷音寺)의 주지이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손히

 

<소뢰음사! 대뢰음사(大雷音寺)와 함께 천축의 무림을 장악하고 있는 양대 세력 중 하나다.> 인도 분위기의 절들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대뢰음사는 불법(佛法)의 수호를 목적으로 한다. 부처의 가르침에 반하거나 적대하는 세력을 처단하고 교화하는 것이 대뢰음사의 사명이다.> 요가승같은 분위기의 인도 승려들이 불교에 전해지는 여러 가지 법기로 적을 치는 모습. 인도 승려들의 공격에 죽거나 다치거나 엎드려 항복하며 애원하는 사람들

<소뢰음사는 그런 대뢰음사에 맞서 다른 종파들이 결성한 무력집단이다. 불교에 맞서기 때문에 사악한 세력으로 치부되지만 사실이 아니다.> 위의 요가승들과 싸우는 터번을 쓴 무사들, 중들, 기독교나 무슬림 차림의 무사들

<불교 외의 종교 세력들, 즉 바라문교(婆羅門敎), 배화교(拜火敎), 마니교(摩尼敎), 경교(景敎)등이 힘을 합쳐 세운 문파가 소뢰음사인 것이다.> 위의 장면의 연속

 

마귀활불; [노납에게는 소뢰음사 주지 외에 또 하나의 신분이 있다네.]

마귀활불; [바로 팔황전(八荒殿)의 전주인 팔황가한(八荒可汗)이 그것이지.]

청풍; [스... 스님이 팔황가한이셨습니까?] 경악

마귀활불; [마지막 팔황가한으로 선출되긴 했지만... 팔황전의 주인이라 불리기에는 너무도 부끄럽고 참담한 신세가 되었지.] 탄식하고

청풍; (맙소사! 구중천 중 한 문파의 수장이 무저금마갱에 갇혀있었다니...) 경악하고

 

<-팔황전! 구중천 중 중원이 아닌 변황에 기반을 두고 있는 유일한 세력이다. 팔황이라 불리는 변황 각지의 문파들의 결맹이 팔황전인 것이다.> 초원에 수많은 천막이 쳐져 있고. 집회가 이루어지고 있다. 주변에는 유목민들이 말을 타고 오가고 있고

<팔황전에는 변황 무림의 유력한 문파 수백 개가 가입해있다. 팔황전에 속한 문파들은 매 십년마다 모여 전주를 선출하는데 그가 팔황가한이다.> 천막들에 에워싸인 공터에서 집회가 벌어진다. 단상에 서서 합장하고 있는 마흔 살 쯤 된 마귀활불. 마귀활불의 오른쪽 손목에는 호두알만한 구슬을 엮어만든 염주가 끼워져 있다. 모니천강주라는 보물이다. 마귀활이 서있는 단상 옆에는 온화한 인상에 덩치가 큰 청년 라마승이 합장하고 있다. 청년 라마승은 마귀활불의 제자로 별호가 천수가람이다. 단상 주변에 각가지 복장과 인종의 무사들이 마귀활불에게 포권하거나 합장하고 있다.

<하지만 팔황전은 육십여 년 전 세상에서 사라졌다. 몽고족이 세운 원(元)나라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오던 팔황전을 한족이 세운 명(明)나라가 용납하지 않은 때문이다.> 위 장면의 집회가 벌어지는 천막 일대를 수많은 기마병들이 급습한다. 기마병들은 유목민 기마병들과 달리 중국식의 무장을 하고 있다. 기겁하며 흩어지는 유목민들

<마귀활불이 팔황가한으로 선출되던 현장을 주원장 휘하의 명장 서달(徐達)이 대규모의 군세를 이끌고 급습했다. 제아무리 날고 뛰는 무림인들이라 해도 집단 전투가 전문인 군대를 상대할 수는 없다.> 집회를 하던 각양각색의 인종과 무사들이 급히 달아나는 모습. 마귀활불과 천수가람도 날아가고. 한족 기마병들이 쇄도하며 추격하고

<불의의 습격을 받은 팔황전은 심대한 타격을 받고 뿔뿔이 흩어졌다. 마귀활불이 마지막 팔황가한이라는 사실이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다.> 위 장면의 연속

<완전히 궤멸된 것은 아니어서 팔황전은 재기할 여지가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팔황전은 두 번 다시 이전의 세력을 회복하지 못했다.> 제자인 천수가람과 함께 초원을 날아가는 중년 시절의 마귀활불

<팔황가한으로 선출되었던 마귀활불이 팔황전 결속의 상징인 청낭령(靑狼令)과 함께 실종되어버린 때문이다.> 울부짖는 늑대가 새겨진 영패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마귀활불; [청랑령은 푸른 늑대의 후손을 자처한 징기스칸이 팔황전에 하사한 영패라네.] 엄숙하게 마말하고

마귀활불; [그런 사연이 있어서 청랑령의 권위는 지금도 절대적이야.] [변황의 무림인들은 청랑령에 무조건적으로 복종할 정도지.]

청풍; [스님께서 끔찍한 변을 당하신 원인도 청랑령이겠습니다.]

마귀활불; [방심한 결과라네.] 탄식하고

마귀활불; [노납에게는 천수가람(千手迦藍)이라는 제자가 있었다네.] [영특하고 심기가 깊어 곁에 두고 총애했었네.]

 

<노납은 팔황가한을 선출하는 집회에도 그놈을 대동하고 갔었다네. 서달에게 습격당할 때도 그놈과 함께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지.> 밤. 모닥불을 피워놓고 운기조식하는 중년 시절의 마귀활불. 인상 좋은 청년 라마승 천수가람이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죽이 든 그릇을 바친다.

<명나라 군대의 추격에서 벗어나 한숨을 돌릴 때였다. 천수가람이 근처 유목민 가족에게서 공양해왔다며 말 젖 한 그릇을 바쳤다.> 천수가람이 내미는 그릇을 받는 중년의 마귀활불

<하지만 그 말 젖을 마신 직후 노납은 피를 토하고 쓰러졌다. 말 젖에 지독한 극독이 섞여있었기 때문이다.> 죽 그릇을 떨구며 목을 움켜잡는 중년의 마귀활불. 그걸 보며 웃는 천수가람

 

청풍; [스님의 제자가 말 젖에 부골시독을 탔군요.]

마귀활불; [노납은 방심한 상태였던 터라 여지없이 부골시독에 중독 당했네. 즉사하지 않은 게 기적일 정도였지.]

마귀활불; [그나마 위안이라면 노납을 중독 시킨 놈이 노납의 제자가 아니었다는 사실이야.]

청풍; [다른 자가 스님의 제자로 위장했군요.] 깨닫고

마귀활불; [그놈은 마교 십대마왕의 둘째인 백변마왕(白變魔王)이었다네.] 분노. 이를 부득 갈고

청풍; (십대마왕!) 놀라고

이어 떠올리는 북망귀왕의 말

 

<십대마왕을 얕보면 안된다.> 유령신목을 만지며 북망귀왕의 말을 떠올리는 청풍

북망귀왕; [노부의 판단으로 전대의 십대마왕들을 무리없이 이길 수 있는 인물은 삼비검조 진무륜 뿐이다.]

회상 끝

 

청풍; (팔황전의 주인을 간단히 쓰러트리고...)

청풍; (북망귀왕 교노야의 경고대로 십대마왕은 무서운 자들이로구나.)

마귀활불; [백변마왕이라는 별호에 어울리게 놈은 변신과 역용의 달인이었네.]

마귀활불; [노납의 제자 천수가람을 제거하고 천수가람 행세를 해왔는데...]

마귀활불; [그놈이 언제부터 천수가람 행세를 해왔는지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을 정도였어.]

청풍; [백변마왕이 스님을 시해한 목적은 청랑령이었겠습니다.]

마귀활불; [그놈이 노린 건 청랑령 외에도 두 가지가 더 있었다네.]

마귀활불; [우리 소뢰음사 최강의 법기 뇌정인(雷霆刃)과 노납이 대뢰음사에서 탈취한 모니천강주(牟尼天罡珠)라는 염주가 그것이지.]

청풍; [뇌정인과 모니천강주...] [이름만으로도 얼마나 대단한 보물인지 짐작이 갑니다.]

마귀활불; [뇌정인은 법기(法器)이면서 동시에 소뢰음사 최강의 무공이라네.] [뇌정인으로 때리면 부서지지 않는 것이 없다고 봐야하네.]

마귀활불; [모니천강주는 석가모니가 열반할 때까지 사용했다는 염주인데...] [그 비밀을 풀면 고금무적이 된다는 전설이 있다.]

청풍; [악용되면 너무도 위험한 보물들이 마교 수중에 들어갔군요.] 침통

마귀활불; [불행 중 다행이랄까?] [백변마왕이 노납에게서 탈취한 것은 청랑령과 모니천강주뿐이라네.] 의미심장하게

청풍; [아!] 깨닫고

청풍의 머리에 떠오르는 #139>의 장면

 

마귀활불; [이승 하직하고 싶은 게 소원이라면 들어주마!] 빠지지직! 기합 넣는 마귀활불의 정수리 위로 스파크가 치솟더니.

쩌저정! 마귀활불의 정수리에서 반투명하게 빛나는 칼날이 빠져나오기 시작한다. 격렬한 스파크가 그 칼날을 휘감고

회상 끝

 

청풍; [뇌정인이라는 건 실제 칼이 아니고 일종의 무공이겠습니다.]

마귀활불; [흐흐흐 시주는 확실히 가르치는 보람이 있어!] [한 마디를 하면 열가지를 알아차리니...] 웃고. 이어

치이이! 마귀활불의 이마가 세로로 갈라지며 빛이 번져 나온다.

마귀활불의 이마가 갈라진 틈으로 완전히 모습을 들어내는 뇌정인. 길이는 1미터 가량. 손잡이가 없는 검처럼 생겼음. 빠지지직! 스파크가 칼날 주위를 휘감고 있고

청풍; [뇌정인은 칼이면서 또한 내공이로군요!] 눈 빛내고

마귀활불; [그렇다네. 내공을 강기(罡氣)의 형태로 극한까지 응축시킨 것이 뇌정인이지!]

마귀활불; [이 한 자루 강기의 칼에 노납을 비롯한 역대 소뢰음사 주지 18명의 평생 내공이 응축되어있다네!]

마귀활불; [스승에게서 제자에게로 천년을 넘게 전해지면서 뇌정인은 겨우 지금의 모습이 된 것이야!] 기이이잉! 뇌정인이 천천히 마귀활불의 이마에서 떠나 마주 앉은 청풍 쪽으로 날아온다.

마귀활불; [만일 노납의 시체가 백변마왕의 손에 들어가면 뇌정인도 그놈의 것이 되었을 것이네!] [그럴 수는 없었지. 해서 노납은 머나먼 중원까지 피신하여 이곳 금마갱에 몸을 던졌다네.]

청풍; (이곳이라면 마교의 손길도 쉽사리 미치지 못하겠지!) 끄덕

마귀활불; [뇌정인은 내공처럼 몸속에 넣고 다니다가 유사시에는 신체의 어느 부위를 통해서든 뽑아내어 사용할 수가 있네.]

마귀활불; [안타깝게도 노납은 자질이 둔하여 뇌정인의 본래 위력을 채 절반도 발휘할 수 없었다네.] 천천히 두 사람의 중간쯤으로 날아온 뇌정인.

마귀활불; [만일 뇌정인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면...!]

마귀활불; [그 누구도 시주가 내리는 파멸의 심판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야!] 바로 청풍의 이마 앞에 이른 뇌정인. 그 뇌정인을 보며 긴장하여 땀을 흘리는 청풍.

 

#152>

<-무림맹> 저녁 무렵. 축제 분위기. 폭죽이 터지고. 수많은 만장이 휘날린다. 사람들이 무림맹의 정문으로 몰려 들어간다. 나오는 사람은 거의 없고

무림맹 건물과 도처에 잔칫상이 차려져서 무림맹 사람들과 하객들이 먹고 마신다.

대청 건물. 하녀들이 연신 음식과 술을 들고 들어간다.

대청 안에서 벌어지는 잔치. 상좌에 위진천이 거만하게 앉아있고. 위진천 좌우에는 술병을 든 미녀들이 서있다.

대청 가득 무림맹 원로들과 하객들이 들어차 먹고 마시는 중이다. 하원길도 입이 귀에 걸려있고. 하지만

석헌중과 합요나, 벽세황은 보이지 않는다. 그들과 관련된 사람들도 안 보이고

[다시 한번 감축드립니다 위공자!] [아니 이제는 맹주님이라 불러야겠구먼.] [무림의 영도자가 된 걸 축하드립니다.] 하객들의 환호

위진천; [감사... 감사합니다 여러분!] 이리저리 포권하고

위진천; [어린 나이에 무림맹 맹주라는 중책을 맡게 되었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으니 지도와 편달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겸손하시기도 하시지!] [맹주님이야말로 기린아이고 인중룡이시오.] [무림맹에 젊은 맹주가 들어섰으니 무림의 분위기도 일신하게 될 것이오.] [무림맹을 잘 영도해주시오.] 포권하고 환호하는 하객들

위진천;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근신하고 노력하겠습니다.] 포권하는 위진천. 이어

위진천; [맹세의 의미로 한잔 하겠습니다. 다 같이 건배하시지요.] 옆에 서있던 미녀가 건네주는 술잔을 받고. 이어

[건배합시다!] [무림맹의 변함없는 번영을 위하여!] [위맹주의 무운을 빕니다.] 일제히 술잔 드는 하객들

하객들과 함께 술을 마시는 위진천

위진천; (무림맹은 물론 앞으로도 번영할 것이다.) 술 마시며 음산하게 웃고

위진천; (위대한 마교의 앞잡이로서...) 술잔을 입에서 떼는데

<방해해드려 죄송합니다.> 누군가의 전음이 위진천의 귀에 파고 들고

위진천; <말해라.> 빈 술잔을 옆으로 내밀고

쪼르르! 즉시 미녀가 술잔을 채워주고

<벽세황이 거처를 빠져나간 게 확인되었습니다. 지시를 내려주십시오.> 누군가의 전음이 이어지고

위진천; <장사치의 아들놈답게 눈치가 빠르군.> 히죽 웃으며 술잔을 다시 입으로 가져가고

위진천; <벽가놈은 황금전장의 목을 조일 유용한 족쇄다. 수단 방법 가리지 말고 확보해라. 죽이지는 말고!> 술을 마시고

<존명!> 누군가의 대답

위진천; (똥 오줌도 못 가리는 상태인 벽세황이 냉정한 판단을 내렸을 리는 없고...) 하객들의 환호에 답하며 생각하고

위진천; (역시 황금전장의 암호랑이라는 그년이 사전에 내려놓은 지시를 졸개들이 이행하는 것이겠지?) 벽세경을 떠올리고

위진천; (기다리고 있거라 벽세경! 머잖아 본 공자의 보물을 맛보게 해줄 테니...) 아랫도리가 불거진 채 입맛 다시는 위진천

 

#153>

<-군자단> 무림맹의 다른 곳. 위진천의 거처인 군자단

무림맹의 다른 곳과 달리 침통한 분위기. 무사들과 하녀들이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돌아다닌다.

뇌화영이 강간당하는 척 연기를 했던 건물. 창문이 열려있고

침대에 석헌중이 눈을 감은 채 누워있다. 가슴을 붕대로 감싸고 가운을 걸친 모습. 허리 아래만 얇은 이불로 가렸다. 침대 옆에 초췌한 몰골의 뇌화영이 앉아서 석헌중의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주고 있다.

뇌화영; (죄 많은 인생...) 석헌중의 이마를 닦아주며 눈시울을 붉히고

뇌화영; (지아비가 있는 몸으로 용서받지 못할 죄도 지었고...) 위진천에게 강간당하는 자신의 모습 떠올리고

뇌화영; (피붙이들을 살리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어떤 변명으로도 내가 지은 죄는 용서받을 수가 없구나.)

뇌화영; (그저 이분 곁에서 함께 늙고 죽어주는 것뿐...) 석헌중의 땀을 닦아주며 우는 뇌화영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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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무림맹> 무림맹의 모습. 아침.

연무장. 드넓은 연무장에 사람들이 인산인해. 무맹사신재간의 비무가 벌어지려 한다. #33>에서 무투연이 벌어지던 장면과 유사하다. 차이점은 비무하는 자들이 무맹사신재라는 점. 전반적인 배치와 구조도 #33>과 동일

입구 정면에 높은 단상이 있고. 연무장 주변에는 좌우에 두 개씩 커다란 천막이 쳐져 있다. 천막 주변에는 무사들이 도열해있다.

입구 정면에 자리한 단상 위에는 20여명의 노인들이 2열로 앉아있다. 무림맹의 장로들이다. 승, 도, 속, 거지등, #33>와의 차이점은 십대장로들 중 노파들이 한명만 보인다는 점. 쌀쌀한 분위기의 비구니 냉면사태만 있다. 신도대낭과 매화모모는 없다.

이십여 명의 노인들 앞쪽에 따로 놓인 화려한 의자에 삼비검조 진무륜이 앉아있다.

단상 아래 정면에는 무림맹 부맹주인 혈가람과 총관인 장세명이 함께 서서 서류를 보고 있다. 장세명이 서류를 보는 혈가람에게 무어라 말하는 모습이고

#33>에서처럼 연무장 좌우에 네 개의 커다란 천막이 쳐져 있다. 두 개씩의 천막이 마주 보는 위치에 세워져 있다. 각각의 천막 주변에는 무림맹 무사들이 도열해있다. 대부분 남자지만 좌측 첫 번째 천막 주변에는 여자무사들만 있다. 각각의 천막 안에는 진무륜의 제자들인 무맹사신재가 앉아있다. 참모진들이 주변에 서있고.

우측 첫 번째 천막에는 석헌중이 아내인 뇌화영과 함께 앉아있다. 심각한 표정. 뇌화영은 액체가 든 유리병을 두 손으로 꼭 쥐고 있다.

그 옆의 천막에는 위진천이 앉아있다. 역시 심각한 표정인 위진천 뒤에는 위가장 총관인 하원길이 앉아있고. 하원길은두 손으로 물잔을 하나 들고 있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제법 큰 물잔이다.

석헌중 천막 건너편에 합요나 천막, 무정화들이 도열해있다. 합요나는 무언가 생각하는 표정으로 찡그리고 있고. 웃음기가 없다.

위진천 천막 맞은편에는 벽세황의 천막. 타노가 굳은 표정인 벽세황 뒤에 앉아있다. 타노는 유리병을 하나 들고 있다. 타노 뒤에는 벽세황의 심복들인 적청과 왕홍이 다른 금급무사들과 함께 서있다.

고개를 끄덕이는 혈가람. 장세명의 의견에 동의하는 표정

옆으로 물러서는 장세명

혈가람이 손을 들며 앞으로 나서고

모든 사람들 주시

혈가람; [무맹사신재 간의 비무를 시작하겠다.]

연무장 안의 모든 사람들 긴장

무맹사신재들이 의자에서 일어난다. 다른 사람들도 일어나고

혈가람; [대진 추첨 결과를 발표하겠다.] [먼저 갑조(甲組)는...] 서류를 보며

혈가람; [석헌중과 합요나다.] 석헌중과 합요나는 보고

고개 숙이며 앞으로 나서는 석헌중과 합요나

혈가람; [을조(乙組)는 벽세황과 위진천으로 결정되었다.] 벽세황 쪽을 보고

앞으로 나서는 벽세황과 위진천

혈가람; [대결 방식은 간단하다.] [모든 무공과 무기를 사용해서 상대를 이기면 된다.]

혈가람; [두 번의 대결에서 이기면 무림맹의 새로운 영도자가 될 것이다.] 엄숙

와아! 짝짝! [힘내십시오 대공자님!] [이길 수 있습니다 벽공자님!] [어차피 우승은 위공자님 차지입니다.] 무림맹 사람들 환호하고 박수치고

환호에 답하는 벽세황과 위진천.

석헌중과 합요나는 반응하지 않고

[...] 단상 위의 진무륜은 무표정하게 보고 있고

그런 진무륜의 눈치를 살피는 냉면사태

냉면사태; (조마조마하구나.)

냉면사태; (숙영이가 벌인 일이 아직까지는 누설되지 않은 것 같지만... 영원히 비밀로 유지되긴 힘들다.)

냉면사태; (결국 빈니와 그 아이의 실태가 드러날 테고... 우리 사제, 아니 모녀(母女)는 무림의 공적으로 몰리겠지.) 소리없이 한숨

냉면사태; (잠깐의 방심을 한 대가로 바닥없는 수렁에 빠진 셈이 되어버렸구나.) 고민하는 배경으로 무림맹 사람들의 환호가 이어지고

혈가람이 손을 들고

환호하던 사람들 일제히 침묵하고

혈가람; [갑조! 비무를 시작해라.]

석헌중이 고개를 숙이는데

합요나; [드릴 말씀이 있어요!] 손을 들고 나서고

모든 사람들이 합요나를 주먹

혈가람; [말해봐라.]

합요나; [저는 기권하겠어요.]

[기권?] [그게 무슨...] 사람들 경악

석헌중의 얼굴 찡그려지고

뇌화영은 두 손 모으며 안도

찡그리는 혈가람과 그 뒤의 장세명

단상의 원로들도 웅성. 진무륜은 반응이 없고

벽세황은 찡그리고.

위진천은 피식 웃고.

합요나; [기권의 이유는 두 가지랍니다.] [먼저 저의 실력이 석사형에게 미치지 못한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에요.] 석헌중을 보고

[그렇긴 하지.] [객관적으로 합소저의 무공은 석공자에게 미치지 못하지.] 사람들 끄덕이고

합요나; [두 번째는 제가 여자라는 사실 때문이랍니다.] 요염하게 웃고

[나 죽어!] [합소저가 날 보고 웃었어.] 그걸 본 젊은 무림맹 무사들 뿅 가고

합요나; [천에 하나 만에 하나, 제가 우승을 한다고 쳐요.]

합요나; [과연 계집의 몸으로 무림맹을 무탈하게 이끌어갈 수 있을까요?] 한숨

[여자가 무림을 영도하는 건 무리가 있지.] [맞는 말이야.] 사람들 납득하고

합요나; [이런 이유로 저는 기권을 결정하게 되었답니다.] 간드러지게 주변에 대고 인사하고

[현명한 결단이오.] [합소저의 결단에 경의를 표합니다.] 박수치는 사람들

진무륜 뒤의 원로들도 끄덕. 진무륜은 무표정

합요나; [결과적으로 석사형은 부전승을 거두게 되셨군요.] 석헌중에게 고개 숙이며 웃고

합요나; [아무쪼록 행운을 빌겠어요.]

석헌중; [고맙다 합사매!] 마주 포권하고

석헌중; [양보해준 보람이 있도록 노력하마.]

합요나; [부디 그래주셔요.] 인사하고 돌아서고

자기 천막으로 돌아가는 합요나.

뇌화영; [고마워요 아가씨!] 지나가는 합요나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합요나; [별말씀을요.] 웃으며 자기 자리로 가고

석헌중도 자기 자리로 오고

뇌화영; [수고하셨어요.] 유리병을 들지 않은 손을 내밀고. 합요나는 자기 자리에 앉고 있고

말없이 뇌화영의 손을 잡으며 자기 자리로 가고

나란히 앉는 석헌중과 뇌화영

합요나; (유쾌한 표정은 아니네.) 자기 자리에 앉아서 석헌중을 곁눈질

합요나; (계집에게 양보를 받았으니 찜찜하겠지.) 생각하다가

[!] 무언가를 발견하는 합요나

뇌화영이 유리병을 꼭 쥐고 있는데. 그 손이 떨리고 있다.

합요나; (저 유리병에는 공력을 일시적으로 높여주는 영약이 들어있을 텐데...)

<유리병을 들고 있는 뇌화영의 손이 비정상적으로 떨리고 있다.> 경련을 일으키는 유리병을 든 뇌화영의 손 크로즈 업

합요나; (이청풍에게 강간당할 뻔했던 일도 있고... 어쩐지 뇌화영 저년에게서 구린내가 나는 것 같네.)

합요나; (예의;주시해봐야겠다.) 생각하고

[...] 그런 합요나를 뒤에서 보고 있는 무정화 삼호의 표정이 섬뜩하고

다시 연무장

혈가람; [너희들 중에는 기권할 의향이 있느냐?] 위진천과 벽세황을 둘러보고

벽세황;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위진천; [사부님을 실망시켜드릴 수야 없지요.] 웃고

혈가람; [그럼 준비 되는 대로 비무를 시작해라.] 물러서고

[예!] 고개 숙이는 위진천과 벽세황

각자 천막으로 간다. 유리병을 든 타노가 벽세황을 맞이하고.

하원길도 환약과 물잔을 들고 기다린다.

타노가 내미는 유리병을 밥는 벽세황. 유리병의 뚜껑은 열려있다.

그걸 마시는 벽세황

적청; (저 유리병에는 공청석유가 들어있다.)

적청; (공청석유에 준비해둔 첨가물을 넣으려고 시도했었지만...) 두 손으로 쥔 작은 유리병

<타노가 공청석유가 든 유리병을 한시도 손에서 놓지 않아 그럴 기회가 없었다.> 벽세황이 유리병에 든 액체를 마시는 걸 배경으로

적청; (하지만 상관없다.) 히죽

<당신이 숨겨둔 무공을 속속들이 파악해서 소가주님께 보고해뒀으니...> 빈 유리병을 타노에게 건네주는 벽세황을 배경으로

적청; (오늘의 비무에서 소가주님이 지는 일은 절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히죽 웃고

위진천도 하원길이 건네준 환약을 입에 넣고 있다. 왼손에는 물잔을 들고 있고

이어 물잔의 물도 마시는 위진천.

곁눈질로 벽세황을 보며 물잔을 내리는 위진천

주먹을 마주 쥐어 소리를 내는 벽세황

위진천; (의욕이 충만하군.) 웃으며 물잔을 하원길에게 건네주고

위진천; (하지만 의욕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일도 있다는 걸 곧 알게 될 것이다.) 연무장으로 나가고. 벽세황도 천막에서 나오고 있고

연무장 중앙으로 가는 위진천과 벽세황. 둘 다 빈손이다.

[시작되었다!] [과연 누가 이길지 궁금하군.] 관객들 흥분. 긴장

벽세황; [언제고 이런 날이 올 줄은 알았지만 예상보다 빠르구나.] 두 손 마주 쥐어 우두둑 소리를 내며 음산하게 웃고

위진천; [그러게나 말입니다.] 웃고

벽세황; [난 맨손이 편하다. 넌 무기를 써도 좋다.]

위진천; [사형이 쓰지 않는 무기를 제가 쓰면 결례가 되지 않겠습니까?] [피차 적수(赤手;맨손)로 승부를 내봅시다.]

벽세황; [뜻은 가상하다만 후회하지는 마라.] 음산하게 웃으며 양손을 앞으로 내민다. 무언가를 움켜쥘 듯이 웅크린 채로. 직후

쩡! 쩡! 벽세황의 양손이 금속처럼 변한다. 색도 붉어지고

위진천; [오오! 그게 벽사형이 숨겨둔 비장의 한수셨군요.] 놀라는 척

쩡! 쩡! 검붉어진 열 손가락 끝에서 10센치 정도의 빛이 짙은 뿜어져 나온다. 손가락이 길어진 것처럽 보이고. 그러자

[저건...] [전설 속의 철지촌강(鐵指寸罡)이오!] [구중천 중 극품당(極品堂)에서 유실했다는 저 무공을 황금전장이 숨기고 있었군!] 진무륜 뒤의 원로들 놀라고

[...] 혈가람도 놀라고

위진천; [원로들께서 하시는 말씀을 엿들으니 사형의 그 무공은 철지촌강같습니다.] 태극권하는 자세로 마주 서며

벽세황; [알아봤다면 조심해야할 게다.] [철지촌강은 어떤 호신강기건 종이 찢 듯하고 금강불괴라도 으스러트려 버리니...] 쩡! 쩡! 웅크린 손으로 위협하며 웃고

위진천; [검법으로는 피차 비등하니 철지촌강으로 승부를 보시겠다는 건데...] 위이잉! 윙! 위진천의 양손이 진동을 일으킨다.

위진천; [사형의 뜻대로 되지는 않을 거요.] 양손에서 일으킨 진동을 방패삼아 앞을 가리며 웃고

[진천이가 구사하려는 무공은 천축에서 유래한 면천장(免天掌)같군.] [하늘의 징계도 면하게 해준다는 이름 그대로 강력한 호신공부지.] 원로들 끄덕이고

[철진촌강과 면천장의 대결이라...] [말 그대로 창과 방패의 싸움이로구만.] 흥미진진한 표정의 원로들

대치하며 천천히 원을 그리며 돌아가는 벽세황과 위진천

장세명; (벽세황과 위진천...) 그걸 보며 생각하고

장세명; (저마다 한가지씩 비장의 무공을 숨기고 있었다는 건데...)

<철지촌강과 면천장의 성취도 비등해 보인다. 결국 승부는 누가 먼저 상대 무공의 약점을 찾아내는 가일 것이다.> 돌아가며 대치하는 벽세황과 위진천을 배경으로. 그러다가

소리없이 기합 지르며 위진천에게 쇄도하는 벽세황

단번에 수십 번 양손을 긁고 움켜쥐려는 벽세황. 위진천 주변이 모두 벽세황의 손가락 형상으로 덮이고

콰쾅! 텅! 진동으로 형성한 방패로 그걸 막는 위진천. 대부분의 손가락 형상은 진통의 방패에 막힌다. 하지만

쩍! 콰득! 방패 사이로 파고 든 벽세황의 손가락들이 위지천의 옷을 뜯어내고 살갗에 상처도 낸다.

주먹 불끈 긴장하는 하원길. 하원길 뒤의 위진천 수하들도 긴장

무정화1호; [벽공자가 위공자를 압도하는군요.] 의자에 앉은 합요나 뒤에 서서

무정화3호; [수비가 아무리 견고해도 철지촌강의 파괴력을 완전히 막지는 못할 거예요.]

무정화1호; [뭔가 변수가 없으면 저대로 승부가 나겠어요.]

합요나; (과연 그럴까?) 차갑게 웃고

미친 듯이 공격하는 벽세황. 양손을 긁고 그어 올리고 내리친다.

<피해가 누적되고 있지만 위진천의 표정에서는 조급함이 엿보이지 않는다.> 파고 든 손가락 그림자에 옷지 찢어지고 살갗에 상처가 나면서도 웃고 있는 위진천의 얼굴

합요나; (뭔가 노림수가 있다는 뜻일 것이다.)

이어지는 치열한 공방

관전하는 석헌중과 뇌화영 부부.

힐끔 뇌화영을 보는 석헌중

유리병을 든 뇌화영의 손이 바들 바들 떨린다.

석헌중; [진정하시오.] 슥! 뇌화영의 손목을 잡고.

깜짝 놀라 돌아보는 뇌화영

석헌중; [공방이 흉험해보여도 극단적인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거요.] [둘 다 어느 선에서 자제할 테니...]

뇌화영; [예...] 억지 웃음. + (속내를 들킨 줄 알았어!)

석헌중; [곧 승부가 날 거요.] 말하며 뇌화영이 들고 있는 유리병을 잡고

움찔하면서도 유리병을 건네주는 뇌화영.

석헌중; [미리 준비를 해둬야겠소!] 유리병의 뚜껑을 열고

이어 입으로 가져간다.

뇌화영; [상공!] 자기도 모르게 말리려 하고

석헌중; [왜 그러시오?] 유리병의 액체를 마시려다가 돌아보고

뇌화영; [아... 아니에요!] 뻗었던 손을 다시 거두고

뇌화영; [자부현청(紫府玄淸)의 약성은 강렬해요.] [희석시켰다고는 해도 급하게 드시면 탈이 날 수도 있어요.]

석헌중; [조심하리다.] 웃으며 마시고

뇌화영; (용서하세요 상공!) 유리병의 액체를 마시는 석헌중을 보며 애절한 표정

뇌화영; (피붙이들을 살리려면 이럴 수 밖에 없었답니다.) 눈가에 눈물이 조금 맺히고

[...] 그런 뇌화영을 곁눈질로 보는 합요나.

유리병의 액체를 모두 마시고 유리병을 입에서 떼는 석헌중. 손을 내밀어 빈 유리병을 받으려는 뇌화영. 바로 그때

[와아!] [오오오!] 갑자기 환성이 폭발하듯 터진다

깜짝 놀라 돌아보는 뇌화영. 석헌중도 눈을 부릅뜨고

[!] 합요나가 벌떡 일어나고. 무정화들도 경악

쿵! 벽세황이 몽을 앞으로 숙이고 있고. 벽세황의 명치에 손가락을 모은 수도를 쑤셔받은 채 웃는 위진천. 몸을 옆으로 조금 기울여서 벽세황의 귀에 얼굴을 댄 자세

타노; [세황아!] 비명 지르며 앞으로 나서고. 적청과 왕홍등 벽세황 수하들도 경악

하원길; [그렇지!] 주먹 불끈

혈가람과 장세명도 놀라고

[저런...] [승부가 났구먼!] 단상 위의 원로들도 경악. 진무륜은 표정이 없고

 

#149>

[!] 연무장이 내려다보이는 3층 건물. 반쯤 열린 창문 안쪽에 어떤 여자가 숨듯이 서서 보며 눈을 치뜬다. 덩치가 큰 여자. 신도대낭이지만 아직 모습을 완전히 보여주지는 말고

 

#150>

다시 연무장

벽세황; [끄윽...] 몸을 구부리고 고개를 숙인 채 눈이 돌아간다. 입과 코로 피가 흘러나오고

위진천; [철지촌강을 익히면 팔 다리가 강철처럼 단단해진다지요?] 벽세황의 귀에 얼굴 대고 속삭이고

위진천; [하지만 단 한곳, 몸의 중심부인 명치는 오히려 허약해진다더군요. 팔 다리로 힘을 모두 보내야하기 때문에...]

벽세황; [네놈... 네놈이 그걸 어떻게...] 끄윽!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위진천; [이런 기밀을 소제가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한손으로 벽세황의 어깨를 밀어 몸에서 떼어내면서 웃고

위진천; [무릇 가장 가까운 인간을 조심해야하는 법입니다.] 팟! 벽세황을 밀어내며 명치에 박았던 수도를 뽑는다.

명치에서 피를 뿜어내며 뒤로 비틀하는 벽세황

[저런...] [헉!] 보고 있던 무림맹 사람들 진저리. 여자들은 입을 가리며 비명

타노; [세황아!] 달려들고

명치에서 피를 뿌리며 쓰러지는 벽세황. 눈이 맛이 갔다.

급히 벽세황을 끌어안으며 주저앉는 타노

타노; [정신... 정신차리거라 세황아!] 손으로 벽세황의 명치를 누르며 외치고

혈가람; [가서 도와주거라.] 장세명에게 말하며 한숨

장세명; [예...] 서둘러 벽세황과 타노에게 가고. 이어

타노를 도와 벽세황을 안고 천막으로 가는 장세명

위진천; [보시다시피 제자가 운이 좋아 초전에 승리했습니다.] 단상의 진무륜을 향해 포권하고

묵묵히 끄덕이는 진무륜

혈가람; [을조의 승자는 위진천이 되었다.] 침통하게 말하며 석헌중을 보고

석헌중은 뇌화영과 함께 일어나 있다. 석헌중은 검을 들고 있다.

혈가람; [마지막 승부를 내도록 해라.]

모든 사람들이 시선이 석헌중의 천막으로 향하고

석헌중; [다녀오리다.] 창! 검을 뽑으며 뇌화영에게 말하고

뇌화영; [조심... 조심하셔요.] 석헌중이 내미는 칼집을 두 손으로 받으며 애절하게

끄덕이며 연무장으로 나가는 석헌중.

석헌중; [너도 검을 써라.] 위진천에게 다가가며

위진천; [그리하지요.] 말하며 뒤를 향해 손을 내밀고

하원길이 검을 한 자루 들고 달려나온다.

하원길; [여기...] 손잡이를 위진천에게 내밀고

스릉! 검의 손잡이를 잡고 뽑는 위진천. 시선은 석헌중을 향한 채.

하원길은 빈 칼집을 들고 다시 천막으로 돌아간다. 벽세황의 천막에서는 벽세황이 바닥에 눕혀진 채 응급치료를 받고 있다.

타노가 벽세황에게 약을 먹이고 장세명이 저고리를 열어 드러난 상처에 약을 발라주고 있다. 적청과 왕홍이 약상자와 붕대등을 들고 옆에 서있다.

적청; (죽일 수 있었는 데도 죽이진 않았군.) 타노가 벽세황에게 약을 먹이는 걸 보며

적청; (하긴 손속이 지나쳤으면 이겼어도 비난을 받았겠지.) 음험하게 웃고

다시 연무장. 석헌중과 위진천이 검을 내민 채 대치하고 있다.

쿠오오! 두 사람의 몸에서 일어나는 무시무시한 기세

사람들 초 긴장.

두 사람의 몸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검의 형상들

화악! 쿠오오! 그 검의 형상들이 점점 커지고 많아져서 연무장을 가득 메운다

[지... 지독한 검기...] [이십장 넘게 떨어져 있는 데도 살이 베이는 것 같다.] [역... 역시 삼비검조님의 제자들 답다.] 관전하던 무림맹 사람들 겁에 질려 물러난다. 자연스럽게 연무장 주변에는 네 개의 천막만 남고.

합요나; (음험한 인간들...) 찌릿 찌릿! 감전되는 모습으로 찡그리고. 합요나 주변의 무정화들은 겁에 질림 표정들이 되고

<진짜 실력을 지금까지 숨기고 있었어.> 엄청난 검기를 뿜어내는 석헌중과 위진천의 모습 배경으로 합요나의 생각

합요나; (저것들과 검법으로 맞섰으면 백초를 넘기기 어려웠을 거야.) (특히...)

<석헌중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마치 몸 속에 폭발 직전의 화산을 품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쿠오오! 눈이 백열된 채 마귀처럼 변한 석헌중

합요나; (늘 진중하고 절제하던 석헌중의 모습이 아닌데...) 찡그리다가

[!] 무언가 깨달은 합요나

뇌화영이 울상으로 두손 모은 채 보고 있다.

합요나; (뇌화영 저년...) 곁눈질

석헌중이 유리병의 액체를 마시는 걸 보며 울상을 짓던 뇌화영을 떠올리는 합요나

합요나; (설마 저 년이 남편에게 먹인 자부현청에 첨가된 게 있는 걸까?) 생각하며 뇌화영을 노려보고.

[...] 그런 합요나를 곁눈질하는 무정화3호. 그때

무정화1호; [시작되었다.] 긴장하며 말하고. 앞을 보는 무정화3호

무어라 외치며 미친 듯이 검을 휘두르는 석헌중. 휘두르는 검에서 10미터 이상의 섬광이 내뻗힌다.

캉! 캉! 마주 검을 휘둘러 막는 위진천. 하지만

파캉! 서겅! 텅! 석헌중이 휘둘러대는 검의 힘에 밀리는 위진천. 겨우 겨우 막으면서 물러서지만

서걱! 쩍! 위진천의 몸 여기저기에 상처가 난다.

[석공자가 위공자를 압도한다!] [역시 삼비검조님의 대제자답다!] [그대로 밀어붙이십시오 대공자!] 환호하는 무림맹 무사들. 뇌화영 주변 무사들이 특히 신나서 외치고.

하원길; [이런...] 혀를 차며 보고. 하원길 주변의 무사들도 긴장

캉! 카캉! 일방적으로 공격하는 석헌중. 밀려나며 겨우 겨우 방어하는 위진천

하원길; [기선을 제압당했어. 반전이 쉽지 않겠구먼.] 혀를 차고.

캉! 캉! 검을 거의 보이지 않는 속도로 휘두르는 석헌중. 마치 미친 놈 같고

혈가람; (헌중이의 상태가 예사롭지 않군.) 찡그리고

<광기에 사로잡혀 폭주하는 모습이다.> 위진천을 죽일 듯이 검을 휘둘러대는 석헌중

혈가람; (완급과 강약을 조절하지 않고 저렇게 무리하면 오래 버티지 못할 텐데...)

[...] 단상 위의 진무륜도 무언가 생각하고

[크아!] 미친 놈처럼 위진천을 베려는 석헌중. 석헌중이 휘두르는 검에서 일어난 검기에 연무장 바닥이 가뭄의 논바닥처럼 마구 갈라진다. 먼지도 터져 자욱해지고. .어찌 어찌 석헌중의 공격을 막으며 물러서는 위진천

쩍! 전력을 기울인 석헌중의 일격

꽝! 버티면서 막는 위진천

투쾅! 퍼엉! 화악! 두 사람 주변으로 엄청난 흙먼지와 충격파가 일어나고

흙먼지에 가려 두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헉!] [큭!] 밀려오는 흙먼지를 막으며 비틀거리는 연무장 주변 사람들. 그러다가

[!] [!] 무언가 깨닫는 사람들

화악! 먼지가 뒤덮고 있는 연무장에서 더 이상 금속성도 검기도 흘러나오지 않는다

[검끼리 부딪히는 금속성이 사라졌다.] [검기도 더 이상 폭출하지 않고 있다.] [승부, 승부가 난 것 같다.] 사람들 긴장

뇌화영의 초조

하원길과 위진천 수하들도 긴장하고

혈가람; [이런...] 뭔가를 보고 혀를 차고

화악! 먼지가 가라앉는 연무장 중심부. 가까이 서있는 두 사람의 형상이 드러나고

쿵! 비틀거리는 석헌중. 석헌중의 오른쪽 가슴에 검을 박고 있는 위진천. 펜싱하는 자세로

뇌화영; [악!] 비명

합요나; (역시...) 눈 치뜨고

[위진천공자가 이겼다!] [석헌중 공자가 패했다.] [승부가 났다!] 구경하던 사람들 환호하고

 

[!] 3층 건물 창문 안쪽에 숨어서 보며 놀라는 여자 실루엣

 

[허어! 이건 예상외로군!] [분명 헌중이가 우세했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결말이로군!] [심지어 심장을 피해 오른쪽 가슴을 찌른 것 같군.] [헌중이가 패하긴 했어도 치명상은 입지 않은 것 같소.] 단상의 원로들 놀라고. 박수를 치는 자들도 있고. 냉면사태는 안도하고.

[...] 진무륜은 뭔가 생각하고

석헌중; [끄윽...] 눈에 초점이 없어진 채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툭! 따당! 그때까지 들고 있던 검을 떨구고

위진천; [양보해주셔서 고맙소이다 사형!] 히죽

위진천; [무림맹은 소제가 잘 영도할 테니 편히 쉬시구려.] 팟! 석헌중의 가슴에서 검을 뽑고

피를 뿜어내며 뒤로 넘어지는 석헌중

뇌화영; [상공!] 비명 지르며 달려오고. 석헌중의 부하들도 급히 따라오고

콰당탕! 나뒹구는 석헌중.

뇌화영; [상공! 상공! 돌아가시면 안돼요!] 석헌중 옆에 주저앉으며 울부짖고

위진천; [사형의 치료를 부탁드립니다.] 혈가람에게

혈가람; [그러마.] 다가가고. 몇 명의 무사들이 따라가고

뇌화영; [죄송해요 상공! 죄송해요!] 석헌중을 끌어안고 울부짖는 뇌화영

혈가람; [진정해라. 심장을 피했으니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 게다.] 석헌중 옆에 한 무릎을 꿇고. 이어

석헌중의 가슴 상처를 커다란 손으로 누르는 혈가람

치치치! 혈가람의 손이 달아오르며 아래에서 연기가 나고

[상공! 제발... 제발 힘내세요!] 그걸 보며 애절하게 우는 뇌화영

합요나가 그 장면을 보고

합요나; (뇌화영 저년...)

합요나 (부지불식간에 남편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했다.)

합요나; (역시 무언가 있는 게 분명해!) 노려보고. 그때

위진천; [사부님!] 단상을 향해 포권. 검을 거꾸로 잡고

위진천; [운이 좋아 제자가 오늘 비무에서 승리했습니다.]

냉면사태; (대놓고 자기를 후계자로 지명해달라는...) 한숨

슥! 일어나는 진무륜.

모든 사람들 진무륜을 보고

석헌중을 치료하던 혈가람과 그 옆의 뇌화영도 진무륜을 올려다보고

벽세황을 치료하던 타노와 위진천의 천막의 하원길도 단상을 돌아보고

진무륜; [선포했던 대로...] 천천히 입을 열고

진무륜; [오늘부로 노부는 무림맹 맹주의 자리에서 물러나겠소!]

진무륜; [노부를 대신하여 무림맹을 이끌 차기 맹주는 위진천이오.] 위진천을 내려다보고

위진천; [감사합니다 사부님!]

위진천; [사부님께 심려끼치지 않도록 진력하겠습니다.] 입이 귀에 걸리고. 그러자

[감축립니다 위공자!] [신임맹주 위진천공자 만세!] [축하드립니다.] 일제히 터져나오는 환호와 박수들

 

와아! 와! [축하드립니다 위공자!] [무림맹 제삼대 맹주가 탄생했다!] 무림맹 전체가 뒤흔들리고

그 환호에 휩싸인 3층 건물

신도대낭; (네놈이었구나 위진천!) 주먹 불끈 쥐는 창문 안쪽 덩치 큰 여자

신도대낭; (네놈이 바로 마교가 무림맹에 잠입시킨 독사였어!) 쿵! 그 여자가 신도대낭임을 보여주고

 

#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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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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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사흘 후> 무림맹이 있는 태산. 멀리 무림맹이 보이고. 때는 밤

<-무림맹> 무림맹 크로즈 업.

 

무림맹의 대청 건물. 주변에 인적은 없고. 총관임 장세명이 입구를 지키고 있다. 대청 안에서는 불빛이 흘러나오고

장세명; (소맹주를 경호하고 있던 신도대낭이 홀로 돌아왔다.) 곁눈질로 대청을 보고

장세명; (분노와 초조로 가득 차있었고... 이 주변에 인적이 없게 하라고 요구했다.)

장세명; (대화 내용이 밖으로 흘러나오지 않는 걸 보면 단음강기(斷音罡氣)로 음성을 차단하고 있는 것일 텐데...)

장세명; (아무래도 소맹주 신변에 뭔가 변고가 생겼겠구나.)

 

대청 내부. 신도대낭이 무릎을 꿇고 앉아있고. 그 앞에 진무륜이 의자에 앉아있다.

신도대낭; [마교... 마교가 내건 조건은 세 가지입니다.] 이를 갈며 말하고. 고개 조아리며 분노로 치를 떠는 모습. 얼굴은 초췌하고 먼길을 쉬지 않고 달려와 봉두난발이 되어 있다.

신도대낭; [첫째, 맹주님께서 은퇴하실 것!] [둘째, 절대사검의 비결을 넘길 것!]

말없이 듣는 진무륜

신도대낭; [마지막 세 번째 조건이 심상치가 않사옵니다.] 고개 들고

신도대낭; [무맹사신재들에게 비무(比武)를 시켜서 우승자를 무림맹의 차기 맹주로 삼으라는 것이었사옵니다.]

신도대낭; [미루어 짐작 컨데 비무에서 우승하는 놈이 마교의 간세일 것입니다.] [그놈에게는 비무에서 우승할 방책이 있을 테고...]

묵묵히 끄덕이는 진무륜

신도대낭; [이 계집은 감히 어떤 조언도 맹주님께 드릴 수가 없사옵니다.] 분해하고

신도대낭; [상파의 안위를 위해서는 마교가 내건 조건을 받아들여야하지만...] [그리 되면 본맹, 아니 무림이 마교의 마수에 떨어질 텐데...] 초조, 분노

진무륜; [노부의 나이, 어느덧 구순을 바라보게 되었네.] 처음으로 입을 열고

신도대낭; [맹주님!]

진무륜; [이 나이 되어보니 핏줄만큼 소중한 것도 없게 느껴지는구먼.]

신도대낭; [하오면...]

진무륜; [부맹주들과 원로들에게만 정황을 알려주고...] [비무를 통해 노부의 후계자를 정하겠다고 공표하게나.]

신도대낭; [분부, 분부 따르겠사옵니다.] 절하고

눈물 닦으며 일어난다.

밖으로 나가는 신도대낭

진무륜의 머리에 떠오르는 진상파의 말. 진상파가 전해준 편지의 내용이다. #114>에 나온

 

<이공자 자당(慈堂;남의 어머니)의 함자는 노경주이옵니다.> 편지의 내용

<누구보다 복이 많은 분이니 순리(順理)에 맡기시옵소서.> 편지를 들고 진상파를 떠올리는 진무륜

 

진무륜; (이번 일도 상파의 말대로 순리에 맡겨야겠구먼.)

진무륜; (상파의 안위가 걸려있으니 무리를 할 수도 없고...)

진무륜; (마교가 잠시 득세하더라도 결국 그놈이 돌아와 모든 일을 바로 잡을 것이라 믿어야할 것이다.) 청풍을 떠올리고

 

#145>

<-항산> 밤. 암자에 불이 켜져 있다.

암자의 건물들. 불이 밝혀져 있지만 오가는 비구니들은 없다.

진상파가 머무는 건물. 문 밖에 독검사랑과 식인혈랑이 의자를 놓고 앉아서 경비를 선다. 건물 안에서는 불빛이 흘러나오고

 

암자가 건너다보이는 봉우리. 그 정상에 누군가 앉아있다.

크로즈 업. 매화모모다. 바위에 앉아 뽑아든 검을 무릎 위에 얹어놓고 있다.

스윽! 지잉! 검을 손가락으로 천천히 훑고. 그때마다 검에서 빛이 난다.

<저는 걱정하지 마세요.> 암자를 노려보는 매화모모의 머리로 진상파의 말이 떠오른다.

이하 회상

 

진상파; [악이 득세하는 것은 태풍과 같답니다.] [거세고 영원할 것 같지만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지지요.] 건물 안에 단정하게 앉아서 웃고. 진상파 뒤에는 눈에 초점이 없는 패소정이 서있고. 건물 주변에는 구숙정과 독검사랑, 식인혈랑, 숙영비구니등이 서있다.

회상 끝

 

매화모모; (선녀같은 아이의 말이니 믿어야하겠지만...) 차가운 표정으로 건너편 산봉우리 중턱의 암자를 노려보고

매화모모; (치미는 분노와 살의는 다스리기 힘들구나.) 내쉬는 입과 코의 숨결이 안개같고

매화모모; (마교... 네놈들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목적을 위해 여러 사람의 삶을 나락으로 밀어 넣었으니...> 봉우리에 홀로 앉아있는 매화모모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146>

<-금릉> 낮

<-황금전장> 황금전장 모습.

구구! 황금전장으로 날아드는 비둘기들.

비둘기들의 발목에 금속통이 달려있다.

 

벽세경의 집무실. 서생 차림의 직원들이 서류들고 드나들고

벽세경; [느닷없이?] 책상을 앞에 두고 앉아서 찡그리고. 주변 책상의 서생들이 눈치를 보고. 놀라는 자들도 있고

귀견수; [이청풍 건으로 삼비검조의 심경에 변화가 생긴 것일 수도 있소이다.] 책상 너머에 서서 벽세경에게 보고를 하고 있다.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채

귀견수; [무맹사신재들 간의 비무에서 우승하는 자에게 맹주자리를 넘긴다고 선언했소이다.]

벽세경; [비무 날짜는?] 등을 의자에 기대며 찡그리고

귀견수; [중추절 하루 전이라고 하니 정확히 보름 남았소이다.]

벽세경; [보름이라...] 고개 젖혀 천장 보며 생각하고

귀견수; [충분히 준비를 해서 실력을 발휘해보라는 뜻일 거외다.] 눈치 보며

벽세경; [부통령이 보기에 누구에게 승산이 있을 것같나요?]

귀견수; [그건...] 난감

벽세경; [기탄없이 말해봐요. 어떤 말을 들어도 서운하게 생각하지 않을 테니...]

귀견수; [만화정 합요나를 제외하면 나머지 셋의 실력은 백중일 것이외다.]

톡! 톡! 벽세경은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리며 듣고. 재촉하는 듯한 분위기

귀견수; [같은 스승에게 배웠고 내공도 얼추 비슷, 누가 우승자가 되어도 이상할 게 없을 것이외다.] 눈치 보며

벽세경; [실전 경험... 거기에 더해 내공의 우위인가?] 혼잣말

귀견수; [비무 당일의 몸 상태가 승패를 좌우할 수도 있소이다.] 끄덕

벽세경; [노회(老獪)한 백부가 세황이 곁에 있으니 잘 보살펴보겠지만...] 타노를 떠올리고

벽세경; [그래도 방심하거나 지나치게 긴장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전해요.] [여분으로 갖고 있을 공청석유도 아끼지 말고 마시라 하고...]

귀견수; [그리하겠소이다.] 고개 숙이고

나가는 귀견수를 보며 생각에 잠기는 벽세경

벽세경; (상황이 너무 급박하게 돌아간다.)

벽세경; (지금의 세황이 실력으로는 석헌중과 위진천을 압도하긴 어려울 텐데...)

벽세경; (아쉽고도 아쉽구나. 이청풍이 무사했다면 세황이에게 결정적인 조언과 조력을 해주었을 텐데...) 한숨 쉬고

 

#147>

<-무저금마갱> 무저금마갱의 모습. 입구다. 저녁 무렵이고. 여전히 소림사의 중들이 입구를 지키고 있고

 

무저금마갱 내부의 환마계. 수많은 조각상들이 서있는 공간. 조각상 여기 저기 십여 명의 괴인들이 서있다. 무언가를 보고 있는 모습이고

쐐애액! 두 개의 인영이 조각상들 사이를 유령처럼 움직인다. 너무 빨라 그 사람들의 모습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그저 흐릿한 사람 형상들이 날아가는 것이 보일 뿐이고.

휘익! 슈학! 조각상들 사이를 쫓고 쫓기는 두 개의 그림자. 청풍과 북망귀왕이다. 술래잡기를 하는 중이다.

<대단하구만!> <유령백팔변을 배운 지 채 한달이 안되었는데도 계주와 호각으로 겨루고 있어!> <저런 일이 가능하구만!> 조각상들 위에 서서 관전하며 감탄하는 괴인들. 전음으로 말하고

슈학! 스스스! 조각상들 사이를 쫓고 쫓기는 청풍과 북망귀왕. 청풍이 쫓기고 북망귀왕이 따라붙는 모습이다. 북망귀왕은 두 다리가 무릎 아래에서 잘려 뛰지 못한다. 대신 허공을 마치 유령처럼 날아다닌다.

쐐액! 뒤를 힐끔거리며 달리는 청풍. 그때

앞 쪽에 확 다가오는 조각상

어쩔 수 없이 속도를 줄이는 청풍.

청풍을 따라붙으며 손으로 청풍을 움켜잡으려는 북망귀왕. 목에 목걸이를 걸고 있는 것을 주의. 하지만

슈욱! 조각상을 바람처럼 휘돌아 지나가는 청풍

그 바람에 북망귀왕의 손은 허공을 움켜잡고

슈학! 조각상을 휘돌며 나온 청풍이 반대로 북망귀왕을 움켜잡으려 하고

북망귀왕; [어림없다 요놈아!] 슈학! 미끄러지듯 피하는 북망귀왕

북망귀왕; [노부 몸에 손을 대려면 백년은 빠르다!] 북망귀왕의 모습이 여러 개로 흩어지고

그 중 하나를 따라붙어 움켜잡는 청풍. 하지만

퍼억! 청풍의 손아귀에 잡히자 안개처럼 흩어지는 북망귀왕의 모습

청풍; [이런...] 외치며 팽 몸을 돌리고

바로 뒤에서 덮쳐오는 북망귀왕

홰액! 앞쪽의 조각상을 감고 돌아가는 청풍. 하지만

북망귀왕; [잡았다 요놈!] 콱! 따라붙으며 청풍의 옷을 낚아채는 북망귀왕. 하지만

[!] 눈 부릅 북망귀왕

북망귀왕의 손에 들려진 건 청풍의 겉옷뿐이다.

북망귀왕; [금선탈각(金蟬脫殼)이로구나!] 팽! 기겁하며 몸을 돌리지만

화악! 뒤에서 유령처럼 덮치며 북망귀왕의 팔을 움켜잡으려는 청풍. 겉옷을 벗은 상태다. 소매가 짧은 속옷을 입고 있고

북망귀왕; [차핫!] 팽! 슈욱! 몸을 돌리며 뒤로 확 미끄러져 피한다. 하지만

찌익! 청풍의 손에 잡힌 북망귀왕의 소매가 길게 찢어진다.

짝! 짝! 짝! 조각상 위에서 보고 있던 괴인들이 박수를 치고

청풍; [승부가 난 것 같지요?] 웃으며 멈춰 선다. 손을 들어 보이고. 들어올린 손에는 북망귀왕의 소매자락 찢어진 게 들려있고

북망귀왕; [네놈의 옷도 노부의 수중에 있다는 건 잊었냐?] 청풍의 겉옷을 들어 보이고. 유령인 것처럼 허공에 둥둥 떠있다.

청풍; [그 옷은 제가 노야를 속이기 위해 벗어놓은 것임은 잊지 마십시오.] 웃고

북망귀왕; [이유야 어떻든 네놈은 노부에게 옷을 빼앗겼다.] [그러니 이 승부는 무승부다.]

청풍; [우리끼리 다퉈봐야 소용없고...] 조강상들 위에 서있는 괴인들 돌아보고

청풍; [여러 선배님들께서 공정하게 심판을 내려주시지요.] 포권하며 웃고

[그건...] 괴인들 난감해하며 북망귀왕의 눈치를 보고

북망귀왕; [노부 눈치 보지 말고 소신껏 의견을 개진해라.]

[뒷끝 없기요 계주!] [소신을 지키라고 한 건 계주 자신임을 잊지 마시오.] 괴인들 히죽거리고

북망귀왕; [잔소리 말고 빨리 말해라.] [이번 승부에서 이긴 건 누구냐?]

일제히 청풍을 가리키는 괴인들

북망귀왕; [이놈들이...] 분노할 때

청풍; [승부가 결정되었지요?] 웃고

북망귀왕; [네놈들, 정말 노부가 졌다고 생각하는 거냐?] 눈을 부라리고. 그러자

[그렇소이다!] [계주가 졌소!] [체면을 제대로 구기셨소이다.] 휘익! 휙! 웃으며 사방으로 날아가는 괴인들

북망귀왕; [저... 저 망할 놈들이...] 분노

청풍; [감사드립니다 노야.] 포권하고.

돌아보는 북망귀왕

청풍; [잘 가르쳐주신 덕분에 누구에게도 잡히지 않고 누구라도 따라잡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포권하고

북망귀왕; [잘 가르치긴 뭘 가르쳐.] [네놈이 알아서 잘 배운 결과지.] 코웃음 치며 원탁이 있는 곳으로 날아가고

청풍; (속으로는 기뻐하시는 거 압니다.) 웃으며 따라가고

<당신의 염원이 깃든 유령심법이 절전되지 않게 되었으니...> 원탁 위로 날아내리는 북망귀왕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도 그 뒤를 따라 날아오고

북망귀왕; [노부는 네놈에게 가르쳐줄 게 더 이상 없다.] 슈우! 원탁 중앙에 주저앉고. 청풍도 원탁 위로 내려서고

북망귀왕; [그만 불마계로 가보아라!] [천축에서 온 땡추가 눈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게다.]

청풍; [떠나기 전에 제게 해주실 말씀들이 있지 않으십니까?] 북망귀왕의 앞에 책상 다리를 하고 앉으며

북망귀왕; [그걸 깜빡했군.] 끄덕이고

북망귀왕; [먼저 노부의 정체를 밝히마.]

북망귀왕; [노부의 이름은 교백(喬柏), 무림에서 활동할 때의 별호는 북망귀왕(北邙鬼王)이었다.]

청풍; [북망귀왕!] 조금 놀라고

북망귀왕; [노부의 별호를 들어본 적이 있느냐? 이미 삼십여 년 전에 강호에서 사라졌을 텐데...] 의심스러운 표정

청풍; [무림의 역사에 관심이 있어서 이것저것 많이 읽었습니다.] [그렇게 읽은 내용들 중에 노야에 관한 것도 있었습니다.]

북망귀왕; [뭐라고 적혀있었느냐?] 기대에 찬 표정

청풍; [북망귀왕은 스스로에게 붙인 별호이며, 자주 불의한 자들의 재산을 강탈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줬다는군요.]

북망귀왕; [도둑이란 얘긴데...] [어떤 놈인지 노부에 대해 제대로 알고 썼구만.] 웃고

청풍; (북망귀왕이 이름난 의적이긴 했지.) 웃고

북망귀왕; [짐작하고 있겠지만 노부는 구중천 중 유령궁의 후손이다.] 웃음기 지우고 엄숙하게

청풍; (역시...) 끄덕

북망귀왕; [북망산에 자리한 유령궁은 그러나 멸문지화를 당했다.] [노부가 겨우 일곱 살 때였다.] 분노하고 침통

 

<유령궁을 방호해주던 금제가 허무하게 뚫렸다. 아마도 일족 중에 적과 내통한 자가 있었을 것이다.> 중세 유럽의 성같은 성채가 복면을 쓴 자들에게 공격당하고 있다. 남녀노소를 학살하는 복면인들

<금제를 믿고 방심하던 우리 일족은 허무하게 몰살당했고... 노부만이 가신들의 희생으로 겨우 탈출할 수 있었다.> 노인들이 어린 시절의 북망귀왕을 안고 달려가는 모습. 당시의 북망귀왕은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 저학년 정도. 피투성이가 된 노인이 북망귀왕을 안고 달리고. 다른 노인과 무사들이 추격해오는 자들과 맞서 싸운다. 복면을 쓴 자들과 싸우다가 죽는 무사들

 

북망귀왕; [적이 누구였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마교인 것 같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 침통한 표정으로 말하고

청풍; (단독으로 유령궁을 무너트릴 정도의 세력이라면 마교 외에는 없겠지.) 끄덕

북망귀왕; [멸문지화를 당할 당시의 노부는 너무 어려서 유령궁의 비전을 익힌 게 거의 없었다.] 분노하고

북망귀왕; [유령궁 모든 무공들의 바탕이라고 할 수 있는 유령심법을 일부 외우고 있었던 게 전부였다.] 침통하게

청풍; (구중천 중 한 가문의 후예이면서 도둑으로 전락한 이유로군.)

북망귀왕; [가전의 보물이라고는 어렸을 때부터 몸에 지니고 있던 유령신목뿐이었다.] 목에 걸고 있는 목걸이를 만지며 침통

북망귀왕; [천애고아가 된 노부는 세상의 밑바닥을 전전하며 어찌어찌 살아남았다.]

 

<복이 아주 없는 건 아니어서 착한 여자를 만나 부부가 되었고, 예쁜 딸도 얻었다.> 순한 인상의 여자가 임산부 복장으로 침대에 누워 웃고 있고. 침대 옆의 의자에 앉아 강보에 싸인 아기를 안고 좋아하는 중년 시절의 북망귀왕.

<소소라는 이름을 붙여준 딸은 노부가 살아가는 희망이었다.> 유치원생 쯤 된 계집아이가 정원에서 강아지와 뛰어노는 모습. 그걸 의자에 앉아 보며 웃는 북망귀왕과 아내

<다만 행복은 마냥 지속되지는 않았다. 몸이 약했던 아내가 어린 딸을 남겨두고 세상을 등진 것이다.> 침대에 누워 죽어가는 북망귀왕의 아내. 그 아내의 품에 안겨 우는 어린 시절의 교소소. 침통하게 보고 있는 북망귀왕

<아내가 죽은 후 한동안 방황했다. 무력감과 허무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이 삶의 목적을 정했다. 유령궁을 멸문으로 이끈 원수, 마교에게 복수하는 게 그것이었다.> 주점에서 술을 마시는 폐인 모습의 북망귀왕. 당시

<마교는 천여 년의 역사를 지녔지만 실체는 거의 알려진 게 없다. 복수를 하려면 우선 마교의 근거지를 찾아내야만 했다.> 깊은 산중을 달리는 복면인들. 그자들의 뒤를 멀찍이에서 추격하는 노인이 된 북망귀왕

<십여 년의 세월동안 끈질기게 마교의 종적을 찾아다녔다. 다른 활동은 일체 하지 않아서 강호에서는 노부가 죽은 것으로 알려졌을 정도다.> 복면인들이 어느 계곡을 지나간다. 좌우로 깎아지는 절벽인 계곡. 복면인들을 멀찍이에서 추격하는 북망귀왕

<그리고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마침내 노부는 십만대산(十萬大山)에서 마교의 총단을 찾아냈다.> 절벽으로 이루어진 계곡이 끝나는 곳. 수백만평 넓이의 분지. 그 분지를 가득 메우고 있는 건물들. 복면인들은 그 분지로 날아들어가고. 계곡 끝의 바위 뒤에 숨어서 보는 북망귀왕

<천년마역(千年魔域)이라 불리는 그곳은 하나의 왕국이었다. 개인의 힘으로는 어찌해볼 수 없는 거대무비한 세력이었다.> 분지 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위 장면의 건물들.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고.

<노부는 마교의 본거지를 찾아낸 것으로 만족할 수가 없었다. 놈들의 가슴을 서늘하게 해주고 싶었다.> 깊은 밤. 위의 분지로 숨어드는 북망귀왕. 등을 든 무사들이 조를 이루어 지나가고 있고. 여기저기 경비 서는 자들도 있고

<필생의 능력을 발휘하여 천년마역으로 숨어들어갔고 마교 교주를 상징하는 만마지존번(天魔至尊幡)을 훔쳐냈다.> 수많은 책과 보물들이 있는 방. <萬魔至尊幡>이란 글이 수놓아진 사각형의 깃발이 달린 1미터 50쎈티 정도의 깃발을 들고 흥분하는 북망귀왕.

<하지만 그 직후부터 노부는 마교 제일의 추적자에게 뒤를 쫓기기 시작했다.> 깃발을 말아서 창처럼 변한 깃발을 들고 분지를 빠져나오는 북망귀왕. 그 뒤에서 유령같은 형상으로 추격해오는 중년인

<마교의 최강자들인 십대마왕 중 서열삼위인 신행태보(神行太保)라는 자인데 노부에게 그리 뒤지지 않는 경신술을 지니고 있었다.> 북망귀왕을 추격하는 중년인. <건곤일척> 등 다른 작품의 신행태보 종선 캐릭터. 십대마왕 서열삼위다.

 

북망귀왕; [마교를 탈출한 노부의 목적지는 무림맹이었다.] [알아낸 정보와 만마지존번을 어떻게든 무림맹에 전달해야만 했다.]

청풍; (경신술 외에는 내세울 게 없는 이분으로서는 무림맹에 정보를 전달하는 게 최선이었겠지.) 고개 끄덕

북망귀왕; [하지만 노부는 마교를 탈출할 때 입었던 내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무림맹 근처에서 신행태보에게 따라잡혔으며...]

<그놈이 날린 어검술에 두 다리를 잃은 것이다!> 신행태보가 날린 검에 두 다리의 무릎 아래가 잘려 나뒹구는 북망귀왕. 멀리서 신행태보가 검을 던진 자세로 날아오고

북망귀왕; [이해할 수 없는 건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 보니 노부가 금마갱에 갇혀있었다는 사실이다.] 찡그리고

청풍; [소림사, 아니 무림맹 중추에 마교의 간세가 침투해있겠습니다.]

북망귀왕; [노부를 무저금마갱에 던져 넣을 수 있는 자라면 평범한 신분은 아닐 게다.] 고개 끄덕이고

청풍; (내가 함정에 빠진 과정에도 마교의 마수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겠구나.) 뇌화영, 냉면사태, 위진천등을 떠올리고

북망귀왕; [겉보기와 달리 무림맹은 사상누각같은 상태일 수도 있다.] 목에 걸고 있던 목걸이를 벗으며 말하고

청풍; (마교 입장에서 무림맹은 눈엣가시같은 존재, 어떻게든 와해시키려 시도해왔겠지.) 끄덕일 때

북망귀왕; [받아라.] 목걸이를 내밀고

청풍; [노야...] 흠칫

북망귀왕; [분이가 네게 이걸 맡긴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갖고 있거라.] 청풍의 손에 쥐어주고

청풍; (거절하기도 그렇군.) + [소중히 간직했다가 분이에게 전해주겠습니다.] 받아서 목에 걸고

북망귀왕; [노부 볼일은 끝났다. 모두 나와라.] 둘러보며

[흐흐흐 기다렸소이다.] [지루해서 죽는 줄 알았소!] 스스스 원탁 주변으로 나타나는 괴인들

북망귀왕; [몰골들은 저래도 바깥세상에서는 한 가닥 하던 인생들이다.]

북망귀왕; [저것들에게 재주를 배운 후에 불마계로 가라.]

청풍; [그리하겠습니다.

북망귀왕; [불마계의 땡추 목숨은 오늘 내일 한다. 가급적 서둘러야할 게다.] 침통한 표정으로

 

#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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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수많은 조각상들이 널려있는 지하광장. 조각공원 같고. 조각상들은 자세가 기괴하고 표정이 고통스러운 모습들이다. 수천평 넓이

조각공원 같은 그 중심부에 원형의 광장이 있고. 그곳에는 직경 5미터 정도인 원탁이 있다. 돌로 만들어진 원탁이고. 원탁 주변에는 원통형의 돌 의자들이 빙 둘러 놓여있다. 등받이는 없고 원통형 돌기둥을 자른 형태의 심플한 의자들. 원탁 주변에 사람은 없다.

스악! 무언가 원탁 위로 나타나고

퍼억! 청풍이 원탁 중간에 나뒹군다.

청풍; (취급이 험하군.) 오만상 쓰며 일어나 앉으려 하고

[혈도가 막혀있구만.] 스스스! 청풍의 앞쪽에 사람 형상이 나타나고

북망귀왕; [본좌의 절기를 가르치기 전에 내공부터 쓸 수 있게 해줘야겠지?] 청풍의 앞쪽에 앉은 자세로 나타나는 북망귀왕. 다리가 불구인 점 주의

청풍; [제 단전과 기해혈을 막은 점혈수법은 평범한 게 아닙니다만...] 가부좌를 틀고 앉고. 쓰러졌다가 일어나는 바람에 목에 걸고 있는 두 개의 목걸이가 옷 밖으로 나온다.

북망귀왕; [무림맹의 점혈수법 따위가 뭐 대단하다고...] 코웃음

북망귀왕; [너도 보았다시피 이곳의 주민들은 모두 내공을 쓸 수 있다.] [무림맹 인간들이 혈도를 막아버렸지만 어렵지 않게 해혈한 것이다.] 다가 앉고

청풍; (그런 사정이 있었군.)

북망귀왕; [정파백도를 자처하는 인간들과 사파마도로 분류되는 무리들의 차이다.]

북망귀왕; [사파나 마도였다면 점혈을 하는 게 아니라 아예 단전이나 기해혈을 파괴해버렸을...] + [!] 말하다가 눈 부릅

청풍; (일리가 있군.) + [!] 납득하다가 흠칫

북망귀왕이 부들부들 떨며 청풍의 가슴 부위를 보고 있다.

청풍; (이 노괴가 왜 저리 격동하는 건가?) 의아해하며 자기 가슴 보고

청풍이 목에 걸고 있는 두 개의 목걸이 유령신목과 억만금보다. 다만 진상파가 모양을 바꿔주었음을 주의

청풍; (분이가 준 목걸이와 할아버지의 억만금보를 보고 놀란 건가?)

청풍; (하지만 지금의 목걸이들은 진소저가 형태를 바꿔놓아서 원래와는 달라져 있는데...) 놀라고 의아할 때

북망귀왕; [그... 그 목걸이 좀 보자.] 떨리는 손을 내밀고

청풍; (안된다고 하는 게 의미가 없겠지.) + [그러지요.] 목에 걸고 있는 목걸이들을 벗지만

북망귀왕; [동전은 필요없고... 다른 것만 보면 된다.]

청풍; [예...] 두 개의 목걸이 중 유령신목을 건네주고

떨리는 손으로 유령신목을 받는 북망귀왕. 이어

두 손 위에 올려놓고 눈 부릅뜨는 북망귀왕. 그러자

지잉! 북망귀왕의 두 손 위에 놓인 유령신목이 빛을 발하더니

스스! 원래 형태로 돌아가는 유령신목

청풍; (분이 어머니의 유물이 원래 형태로 돌아갔다!) 놀라고.

그러면서 진상파의 말 떠올리는 청풍. #98>의 장면

 

진상파; [때가 되면... 또는 진심으로 바라신다면 원래의 형태로 돌아갈 것이옵니다.]

회상 끝.

 

청풍; (진소저가 말한 그때인가? 아니면 저 노인이 간절히 원한 때문일까?) 생각하며 북망귀왕을 보고. 북망귀왕은 두 손으로 목걸이를 들고 보며 덜덜 떨고 있다.

북망귀왕; [유령신목(幽靈神目)! 정말 유령신목이었구나.] 두 손 위에 올려놓는 유령신목을 보며 격동하고

청풍; [그 목걸이의 이름이 유령신목이었습니까?]

북망귀왕; [이게 뭔지도 모르면서 갖고 있었다는 것이냐?] 눈 부릅뜨며 청풍을 보고

청풍; [아는 아이로부터 선물을 받았는데...] [그 아이도 어머니의 유품(遺品)이라는 사실만 알고 있었습니다.] 눈치 살피며

북망귀왕; [유품!] 경악. 전율

북망귀왕; [이... 이 목걸이의 원래 주인이 죽었다는 말이냐?] 덜덜 떨고

청풍; (분이 어머니의 지인인가?) + [십삼 년 전에 유명을 달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북망귀왕; [아!] 뒤로 털썩 주저앉고

북망귀왕; [소소(素素)야! 네가... 네가 아비보다 먼저 세상을 등졌구나.] 진 무른 눈에서 눈물이 쏟아지고

북망귀왕; [아비를, 못난 아비를 용서하거라 소소야!] 청풍의 앞에 엎드리며 대성통곡하고

청풍; (그러니까 뭐냐?) 몸부림치며 우는 북망귀왕을 보며 놀라고

<이 노괴가 주칠이와 분이의 외조부였구나. 남매의 모친 이름은 소소였고...> 몸부림치며 우는 북망귀왕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소소야!] [불쌍한 내 딸아!] [아비를 용서하거라!] 탁자를 치며 우는 북망귀왕

청풍; (이 무슨 기막힌 운명인가? 주칠과 분이 남매의 외조부를 현세의 지옥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 놀라며 보고. 그러다가

[!] 흠칫하는 청풍.

주변 조각상들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청풍; (이 주변에서 열명 이상의 인기척이 느껴진다.) 곁눈질로 조각상들 보고

<사대마계 중 환마계의 주민들이겠지.> 인기척이 느껴지는 조각상들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그때

북망귀왕; [말해봐라.] 고개 들어 청풍을 보고

북망귀왕; [소소... 내 딸은 어떻게 살다가 죽었느냐?] 핏발 선 눈으로 보고

청풍; [따님 슬하에는 남매가 있습니다만...] [따님은 아이들이 다섯 살, 세 살 때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청풍; [그 때문에 남매들도 어머니의 삶에 대해서는 제대로 아는 바가 없다는군요.]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르고.,..]

북망귀왕; [아이들... 그 아이들에 대해 아는 대로 이야기해다오.] 간절

청풍; [남매의 이름은 주칠과 주옥분입니다.] [주칠은 저와 동갑인 열여덟 살이고 옥분이는 열 여섯 살입니다.] 주칠과 분이를 떠올리고

청풍이 북망귀왕에게 말하는 모습을 원경으로 보여주고. 조각상들 뒤에 숨듯이 앉거나 서서 듣는 사람들의 실루엣이 보이고

 

#141>

환마계의 다른 곳 보여주고. 시간이 지났다.

청풍; [남매는 황금전장의 보호를 받고 있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말을 마치고.

북망귀왕; [노부가... 네게 너무도 큰 은혜를 입었구나.] [고맙다. 은혜는 반드시 갚으마.] 소매로 눈물 닦고

청풍; [인연이 닿다 보니 그리 된 것뿐입니다. 노야께서 고마워하실 일은 아닙니다.]

북망귀왕; [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노부가 네게 큰 빚을 졌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눈물을 닦고

청풍; [정 부담이 되시면 제 혈도나 풀어주십시오.] 쓴웃음

북망귀왕; [미안하구나. 감정이 격해져서 깜빡했다.] 다가앉고

파팟! 청풍의 아랫배를 몇 군데 찍고

청풍; (기해혈과 단전의 금제가 단번에 풀렸다.) 빠지직! 자잘한 벼락에 휩싸이며 놀라고

청풍; (대단한 점혈수법을 구사하는구나.) 혈도 풀어주고 물러앉는 북망귀왕을 보고

북망귀왕; [노부가 누군지 궁금할 게다.] 눈물 닦고

청풍; [평범한 분이 아니라는 건 알겠습니다.] 웃으며 몸을 움직여 보고

북망귀왕; [노부가 누구고 어떤 사연으로 이곳에 갇혔는지는 무공을 전수해준 다음에 알려주마.]

청풍; [그리하시지요.]

북망귀왕; [무공을 가르쳐주기 전에 환마계의 식구들을 소개해주마.] [그만 엿보고 모두 나와라.] 주변을 둘러보며 말하고. 그러자

[흐흐흐 참 일찍도 소개합니다 그려.] [귀인을 만난 걸 감축드립니다 계주.] 스스스! 사람들 형상이 원탁 주변에 서리더니

쿵! 원탁 주변에 나타나는 십여명의 괴인들. 하나같이 본두난발에 눈빛이 번들거리고. 체격도 제각각이다. 옷은 누더기 아니면 화려한 옷.

청풍; (대단한 고수들이다.) 둘러보고

<나보다 내공이 약한 인물은 없다. 신묘한 경신술을 지녔고...> 청풍을 살펴보는 괴인들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북망귀왕; [환마계 식구들은 저놈들이 전부다.] 둘러보며

북망귀왕; [바깥세상에서는 날고뛰던 대도(大盜), 사기꾼, 술법가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 출구없는 감옥에 갇혀 늙어가는 중이다.]

침통한 괴인들

청풍; [이청풍이 여러 선배님들을 뵙습니다.] 무릎 꿇으며 주변에 대고 포권하고 고개 숙이고

[그놈 예의도 바르군!] [하긴 우리같이 막산 인생들과는 달라보이긴 했어!] [계주가 늦으막히 천고기재를 후계자로 들였구먼.] 괴인들 끄덕이고

북망귀왕; [환마계의 식구는 원래 백여 명이었다.] [하지만 흡정마녀에게 잡아먹히면서 급격히 숫자가 줄었다.]

움찔! 하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괴인들

청풍; (대단한 고수들이지만 흡정마녀는 극도로 두려워하는구나.)

북망귀왕; [오늘 네가 만났던 흑백신귀란 놈들도 우리 환마계 소속이었다.] 한숨

[만났었다니...] [설마 검둥이와 흰둥이도 흡정마녀에게 당한 거요?] 괴인들 두려움에 떨고

북망귀왕; [그놈들은 식탐을 참지 못하고 삼도천(三途川)으로 낚시를 하러 갔다가 흡정마녀를 만났다.] 끄덕

[쯧쯧 새는 모이 때문에 죽는다더니만...] [그놈들이 먹는 것에 광적으로 집착하긴 했지.] 괴인들 혀를 차고

북망귀왕; [모두 알다시피 사대마계 사이에는 각각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는 협정이 존재한다.] 둘러보며

북망귀왕; [환마계를 벗어나지만 않으면 안전하니 허튼 생각들이나 하지마라.]

[명심하겠소이다 계주!] [진창에 굴러도 이승이라고 했어. 제 명에 죽으려면 조심해야지.] 괴인들 끄덕이고

북망귀왕; [수인사 끝났으면 가서 일들 봐라. 노부는 당분간 이놈 가르치는데 전념해야하니 귀찮게 만들지 말고...] 가라고 손짓

[알겠소이다.] [우리도 그놈에게 재주를 전수하고 싶으니 기회를 주시구려.] [계주님에게 빨리 배워라 이놈아!] 스스스! 모습이 흐려지는 괴인들. 이어

퍼억! 퍽! 완전히 사라지는 괴인들

청풍; [하나같이 대단한 분들입니다.] 괴인들이 있던 곳 둘러보고

북망귀왕; [도둑질하고 사기치고 요상한 술법을 쓰는 데는 일가를 이룬 놈들이다.] 끄덕

북망귀왕; [그래봤자 뭐 하겠느냐? 이 생지옥에 갇혀 늙어 죽어야하는 불쌍한 인생들인데...] 자조하고

청풍; [무저금마갱이 대단하긴 하군요. 선배님 정도의 고수도 빠져나갈 엄두를 못 낼 정도로...]

북망귀왕; [다행히 철마가 뭔가 단서를 잡은 것 같으니 기대를 해봐야겠지.] 눈 번뜩

청풍; (강렬한 삶의 의욕이 느껴진다.)

청풍; (여길 빠져나가 딸이 남기고 간 피붙이들을 보고 싶어서겠지.)

북망귀왕; [짐작하고 있겠지만 노부가 네게 가르쳐줄 무공은 경신술이다.]

청풍; [세이경청하겠습니다.]

북망귀왕; [정확히 말하자면 경신술이 아니라 한 가지 내공심법이다.] 엄숙

북망귀왕; [유령심법(幽靈心法)이란 것으로 유령백팔변(幽靈百八變)이라고도 불리는 내공 운용비결이다.]

청풍; (저 목걸이의 이름이 유령신목이고 가르쳐주려는 경신술은 유령백팔변...) 북망귀왕이 손에 쥐고 있는 목걸이를 보고

청풍; (어쩌면 저분은 구중천 중 유령궁의 인물일지도 모르겠다.) 생각하고

북망귀왕; [경신술을 어떻게 펼치느냐?]

청풍; [내공을 발바닥 중심부에 자리한 용천혈(湧泉穴)로 내보내는 것 아닌지요?]

북망귀왕; [무림의 거의 모든 경신술의 이치가 그러하다.] 끄덕

북망귀왕; [한데 내공을 용천혈 이외의 혈도로도 발산할 수 있으면 어떻게 되겠느냐?]

청풍; [통제할 수만 있다면 거의 모든 방향으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겠습니다.]

청풍; [다만 그 과정에 시간이 걸릴 테고 또 원하는 혈도로 내공을 보내는 게 쉬운 일이 아닐 텐데...] 말하다가 입을 다물고

북망귀왕; [깨달은 것 같구나.] 웃고

청풍; [유령심법이라는 게 내공 중 일부를 각각의 혈도에 비축해두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즉각적으로 발산하는 비결이겠습니다.]

북망귀왕; [문일지십(聞一知十)이라더니 한 가지를 듣고 열 가지를 알아차리는구나.] 손바닥으로 무릎을 치고

청풍; [과찬이십니다.] 머쓱

북망귀왕; [네가 생각하는 대로다.] [유령심법을 깨우치면 몸의 모든 혈도에 일정량의 내공을 비축해둘 수 있다.]

북망귀왕; [뿐만 아니라 의식하지 않아도 단전에서 내공을 끌어와 소모된 양을 채우게 된다.]

청풍; [유령궁의 절기는 정말 대단합니다.] 북망귀왕을 흉내내며 무릎을 치고

북망귀왕; [!] 찡그리며 청풍을 노려보고.

청풍; [실례했습니다.] 웃으며 입을 가리는 시늉하고

북망귀왕; [속에 능구렁이를 몇 마리나 숨기고 있는 놈인지 원...] 혀를 차고

웃는 청풍

북망귀왕; [이 지경이 되었으니 굳이 숨길 필요도 없겠지.] [네 짐작대로 유령심법은 유령궁에서 유래된 무공이다.]

청풍; (역시...) 끄덕

북망귀왕; [노부는 불완전한 유령심법의 비결을 얻었었다.] [그것만으로도 강호를 주름잡았었지만...] 심각

북망귀왕; [방심하다가 이 꼴이 되었고...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 보니 무저금마갱이었다.] 잘려진 다리를 보고

청풍; (다리가 잘린 탓에 평범한 경신술은 구사하기 어려워졌겠구나.) 북망귀왕의 다리를 보고

북망귀왕; [노부가 자랑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재주가 경신술이었다.] [경신술을 쓰지 못하면 노부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다.]

청풍; (절박한 심정이었겠지.) 끄덕

북망귀왕; [불구가 된 몸으로도 경신술을 구사하려면 유령심법을 복원하는 수밖에 없었다.]

북망귀왕;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곳에서 남아도는 건 시간뿐이다.] [십년 이상의 시간을 쏟아 부은 덕분에 유령심법을 완전하게 복구해낼 수 있었다.]

청풍; [진심으로 존경스럽습니다 선배님.] 포권하고

북망귀왕; [입에 발린 말은 필요없다.] 코웃음

북망귀왕; [노부를 실망시키지 않으려면 최대한 빨리 유령심법을 네 것으로 만들어야한다.] 강렬한 표정

 

#142>

<-항산> 진상파가 머물고 있는 암자. 대는 저녁 무렵. 비구니들이 쟁반을 들고 오가고 있고

암자의 어느 건물. 진상파가 머무는 객사. 문이 열려있고. 건물 안에서 진상파가 신도대낭 매화모모와 밥을 먹고 있다. 진상파가 문쪽을 보는 위치. 신도대낭과 매화모모가 좌우에 앉아서 먹고 있다. 진상파는 깨작거리고 있고. 신도대낭과 매화모모도 어두운 표정으로 말없이 젓가락질

 

또 다른 건물. 진상파가 머무는 건물 뒤편에 있다. 조금 외진 곳에 자리하고 있고 규모도 작다. 비구니 두 명이 건물에서 빈 그릇을 쟁반에 얹어 내온다.

건물 안에는 패소정과 숙영비구니가 앉아서 후식을 먹고 있다. 패소정은 깎은 과일을 손으로 집어먹고 있다. 당장이라도 일어나려는 엉거주춤한 자세. 그 앞에서 숙영비구니가 조신하게 찻잔에 차를 따르고 있다.

숙영비구니; [얼마 전 공양으로 들어온 복건(福建)성의 명차(名茶) 철관음(鐵觀音)이랍니다.] 차를 찻잔에 따르며

숙영비구니; [패시주의 별호도 철관음이니 남다른 인연이 있는 차 아니겠어요?] 눈웃음치며 패소정을 보고

패소정; [말씀은 고맙지만 시간이 없군요.] 일어나려 하고

숙영비구니; [소맹주님의 경호 때문에 마음이 급하시겠지만 잠시 시간을 내주세요.] 찻잔에서 주전자를 떼고

숙영비구니; [기왕에 내린 차인데 이대로 식어버리면 아깝지 않겠어요?] 슥! 찻잔을 조금 앞으로 밀어주고

패소정; (어쩔 수 없네.) + [그렇긴 하군요.] 다시 자리에 앉고. 그리고는

원샷으로 차를 마시는 패소정.

[...] 그걸 보며 배시시 웃는 숙영비구니

패소정; [듣던 대로 좋은차로군요.] 빈 찻잔을 입에서 떼고

패소정; [그럼 저는 이만 소맹주님 거처로...] + [!] 띵! 말하던 패소정의 머리를 강타하는 충격

패소정; [끄윽...] 눈에 초점이 사라지고.

스륵! 들고 있던 찻잔이 손에서 떨어지고

숙영비구니; [조심하셔야지요.] 재빨리 손을 내밀어 찻잔을 받고. 이어

숙영비구니; [기분이 어떠신가요?] 표정 살피며 묻고

패소정; [너... 너 차에 무슨 짓을...] 벌벌 떨며

숙영비구니; [정말 대단한 의지력이로군요. 실혼고(失魂膏)에 중독당하고도 이성의 편린이 남아있다니...] 배시시 웃고

패소정; [실... 실혼고...] 눈에서 초점이 완전히 사라지고

숙영비구니; [독성부 비전의 묘약이랍니다.] [실혼고에 중독되면 중독되기 직전에 본 사람의 명령에 절대적으로 복종하게 만드는...]

패소정; [네... 네년... 설마...] 덜덜 떨고

숙영비구니; [짐작하시는 대로랍니다.]

숙영비구니; [빈니의 몸과 마음은 이미 마교에 온전히 바쳤거든요.] 말하다가

숙영비구니; [굳이 설명해줄 필요도 없게 되었네.] 패소정을 보고

숙영비구니; [말 그대로 혼백을 잃은 인간(失魂人)이 되어버리셨으니...] 멍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패소정

숙영비구니; [그럼 당신의 주인으로서 첫 번째 명령을 내리겠어요!] 사악하게 웃는 얼굴 크로즈 업

 

#143>

진상파의 거처. 비구니들이 빈 그릇을 들고 건물을 떠난다. 진상파 일행도 이제 식사를 마친 것.

건물 안에서 차를 마시고 있는 진상파와 두 노파. 탁자에는 간단한 다과도 차려져 있다. 세 여자 모두 말이 없고 표정이 어둡다

신도대낭; (그날 이후로 상파는 말을 잊었다.) 곁눈질로 진상파의 눈치를 살피고

신도대낭; (그만큼 이청풍을 중요하게 있었다는 건데...)

신도대낭; (상파가 마음의 상처를 추스르려면 시간이 제법 걸리겠구나.) 소리없이 한숨 쉬고.

두근 두근! 차를 마시는 진상파의 가슴이 세차게 뛰고

진상파; (심장의 박동이 어지럽다.)

진상파; (불길한 기분이 급격히 짙어지기도 하고...) (뭔가 크나큰 변고가 생길 것만 같다.)

진상파; (예감만 느껴질 뿐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 걸 보면 나 자신과 관련된 일인 것 같은데...) 생각하며 밖을 보고

신도대낭과 매화모모도 무언가 느끼고 돌아보고

패소정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는 게 보인다. 오가던 비구니들이 인사하며 길을 비키고

신도대낭; (소정이가 돌아왔구먼.)

매화모모; (예상보다 복귀가 좀 늦어진 기분이 드네.) 다가오는 패소정을 보고

다가온 패소정이 고개를 좀 숙이고

신도대낭; [좀 더 쉬다 오지 그랬느냐? 소맹주 경호는 우리가 대신할 수 있거늘...]

패소정; [아니옵니다.] 고개 숙인 채 건물로 들어오고

신도대낭; (어쩐지 위화감이 느껴지는구먼.) 찡그리고. 매화모모도 패소정을 보며 뭔가 생각하고

패소정; [장로님들이야말로 잠시 쉬시지요.] 두 여자를 지나 진상파에게 다가가는 패소정

[...] 다가오는 패소정을 보며 뭔가 생각하는 진상파. 들고 있던 찻잔을 내려놓고. 직후

콱! 갑자기 진상파의 목을 움켜잡는 패소정의 커다란 손아귀. 정면이 아니라 옆에서 움켜쥔 모습이고

[네년...] [무슨 짓이냐?] 기겁하며 의자에서 박차고 일어나는 신도대낭과 매화모모. 하지만

패소정; [움직이지 마라!] 목을 움켜쥔 진상파를 앞으로 내밀며 고함치고. 인형처럼 답싹 들려 신도대낭과 매화모모를 향하는 진상파

[조... 조심...] [멈춰라!] 기겁하며 물러서는 신도대낭과 매화모모

패소정; [이 계집이 무사하길 원한다면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마라!] 진상파로 자기 앞을 가리며 외치고

[무슨... 무슨 짓을 하는 거냐?] [네년이 어떻게 소맹주에게 그런 짓을...] 분노하고 치를 떨면서도 움직이지 못하는 신도대낭과 매화모모

진상파; (이런 전개였구나.) 목이 잡혀 쳐들린 채 눈 감으며 탄식하고.

그런 진상파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136>의 장면으로 무릎 꿇은 패소정이 하늘을 보며 울부짖는 모습이다.

진상파; [제칠마왕, 당신의 짓이겠지요?] 건물 밖을 보며 말하고

깜짝 놀라며 밖을 돌아보는 신도대낭과 매화모모

진상파; [뜻을 이루셨으니 그만 모습을 드러내시지요.] 건물 밖을 향해 말하고. 직후

<호호호! 역시 요물이야!> 누군가의 웃음소리가 들리더니

구숙정; [용케 오늘 일의 주재자가 이 언니라는 것까지 알아차리다니...] 스스스! 건물 앞에 모습이 형성되는 구숙정

[네년은...] [새로운 제칠마왕이 네년이냐?] 분노하며 구숙정을 노려보는 신도대낭과 매화모모.

오가던 비구니들이 기겁하며 물러서고

구숙정; [처음 뵙겠어요 두 분 선배님!] 간드러지게 웃으며 허리 숙이고

구숙정; [후배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대신해서 제칠마왕의 소임을 맡고 있는 구숙정이랍니다.] 간드러지게 말하고

신도대낭; (저 년이 전대 제칠마왕이었던 구미요호(九尾妖狐)의 딸이로구나.)

매화오모; (구미요호에는 비할 바가 못 되지만 무시할만한 년도 아니다.) 긴장하고

구숙정; [후배는 윗분의 지시로 진상파 아가씨의 확보를 주도해왔답니다.] [소맹주가 장강을 건널 때 당했던 일도 물론 후배가 주도했었구요.]

구숙정; [다만 이청풍이란 놈의 방해로 뜻을 이루지 못했었는데...] [오늘 마침내 진상파 아가씨를 손에 넣게 되었군요.]

진상파; [소정언니에게 무슨 짓을 한 건가요?] 목이 잡힌 채 입을 열지 않고 묻고

<저 상태로도 말을 하다니...> <입을 다물고 있는 데도 음성이 정확히 귀에 파고 든다.> 진상파를 돌아보는 신도대낭과 매화모모

구숙정; [뜻을 이루었는데 굳이 과정을 숨길 이유는 없겠지?] 웃고

구숙정; [천하제일의 지모를 지녔다는 아가씨이니 실혼고가 뭔지 알 거야.]

[실혼고!] [인간을 괴뢰로 만든다는 독성부의 극독!] 경악하고 분노하는 신도대낭과 매화모모

진상파; [그래서 소정언니가 꼼짝없이 당했군요.] 탄식하며 건물 밖을 보고. 그러자

구숙정; [조심성 많은 패가년이 어쩌다가 실혼고에 중독 당했는지 짐작한 표정이네.] 웃으며 옆을 보고

구숙정; [오늘 일에 가장 큰 공을 세운 계집을 소개해드리지요.] 누군가에게 고개 짓을 하고. 그러자

건물 옆에서 주춤거리며 모습을 드러내는 숙영비구니. 숙영비구니 뒤에는 독검사랑과 식인혈랑이 따라온다.

[숙영!] [네년이 배신을 하다니...] 분노하는 신도대낭과 매화모모

주눅이 들어 시선을 피하는 숙영비구니

구숙정; [저 암중을 너무 탓하지 말아요. 나름대로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 본교에 협력하게 되었으니...] 웃고

진상파; [저를 인질로 삼아서 원하는 게 뭔가요?] 여전히 입을 다문 채

흠칫! 하며 돌아보는 신도대낭과 매화모모

구숙정; [눈치가 빠르니 말하기도 쉽네.] 웃고

구숙정; [이 언니가, 아니 본교가 원하는 건 세 가지야!] 손가락 세 개를 펴보이고

구숙정; [그 조건만 들어준다면 네 신상에 불미스러운 일은 벌어지지 않을 거야.] 요염하게 웃는 구숙정의 얼굴 크로즈 업.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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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쿠쿠쿠! 흐르는 물줄기. 시간이 지났고

어느덧 절벽 아래 반원형으로 여러 개의 바위가 놓였고. 청풍은 그 진형 안쪽에 서서 둘러보고 있고. 흑신은 불안해서 연신 뒤를 살펴보고 있다. 커다란 바위를 두 손으로 든 채

청풍; [마지막입니다. 저곳에 바위를 놓으십시오.] 한쪽을 가리키고.

흑신; [알... 알았다!] 바위를 청풍이 가리키는 곳에 내려놓고. 순간

지잉! 갑자기 바닥에서 바위벽이 일어나 반원형으로 놓여있는 바위들을 덮기 시작하고

흑신; [진... 진법이 발동하는구나.] 흥분할 때

쿵! 완전히 절벽처럼 변하는 주변

흑신; [절묘하구나 절묘해!] 신나서 박수를 치고

흑신; [감쪽같아서 정말 절벽의 일부처럼 보인다.] 신나할 때

슥! 절벽 안에서 손이 나와

<이쪽으로 들어오십시오.> 흑신의 소매를 잡아끈다.

손에 이끌려 절벽 안으로 들어가는 흑신

스륵! 완전히 절벽 안으로 사라지는 흑신

진법 내부. 청풍이 흑신을 끌고 뒷걸음질. 흑신이 놀라 돌아본다.

흐릿하게 밖이 보인다. 마치 색유리를 끼운 것

흑신; [이런 신묘한 기문진법은 본 적이 없다. 역시 넌 평범한 놈이 아니었구나.] 흥분, 안도

청풍; [책으로 본 기문둔갑을 한번 시도해본 것뿐입니다.] 웃으며 절벽을 등지고 앉고. 황금전장의 장경각에서 책을 쌓아놓고 읽던 장면 떠올리고

청풍; (황금전장의 장경각에서 읽은 기문둔갑 관련 내용들이 이렇게 쓰이는구나.)

흑신; [우리 신귀문에도 여러 가지 은신의 술법들이 있긴 하다.] 청풍의 옆에 앉고

흑신; [하지만 술법을 구사하려면 준비가 필요해서 이렇게 즉각적으로 은신할 장소를 만들 수는 없다.]

청풍; [신귀문이 배교에서 파생되었다는 강호의 소문이 사실이겠습니다.]

흑신; [이백여 년 전쯤 배교의 교주 자리를 놓고 분쟁이 일어났었다.] 끄덕

흑신; [그때 교주가 되지 못하고 쫓겨난 신귀태사(神鬼太師)라는 분이 세운 게 신귀문이다.] 진법 밖을 살피며 말하고

청풍; [그런 내막이 있었...] 텁! 말하던 청풍의 입을 틀어막는 흑신의 손

부르르 떨리는 흑신의 손

청풍; (극도로 긴장하고 있다. 혹시...) 놀라 진법 밖을 보고. 직후

화악! 유령같은 것이 진법 앞에 나타난다.

청풍; (흡정마녀인가?) 긴장하며 보는데

쿵! 유령같은 것이 또렷해진다. 놀랍게도 어린 소녀다. <아랑힐월>의 동동, <마고천장>의 불로왜선 캐릭터. 장난기 많게 생긴 소녀인데 복장이 특이하다. 아주 헐렁한 여자 옷을 자그마한 몸에 억지로 입고 있다. 틀어 올린 머리에도 비녀를 여러개 꽂고 있고. 머리카락이 아주 길어 발치에까지 끌리고. 이 소녀가 흡정마녀다.

청풍; (어린 계집아이!) 놀라고

<잘 해야 열서너살 쯤인데...> 천천히 주변 둘러보는 흡정마녀 모습 배경으로

청풍; (정말 저 어린 아이가 흡정마녀란 말인가?) 입이 흑신의 손에 틀어막힌 채 생각하고

몸을 반쯤 돌려 청풍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은 채 달달 떨고 있는 흑신

청풍; (이 노마의 반응을 봐서는 틀림없겠구나.) 진법 밖의 흡정마녀를 보고

흡정마녀; [이상도 해라.] 고개 갸웃

흡정마녀; [깜둥이는 분명 이쪽으로 달아났는데 말이야.] 물줄기가 흘러들어가는 동굴을 기웃거리고

흡정마녀; [본녀에게 잡아먹히는 게 싫어서 투신자살이라도 한 걸까?] 그러다가

코를 벌름거리는 흡정마녀

흡정마녀; [뭐 어쩔 수 없네.] 배시시 웃고

흡정마녀; [오늘은 흑백신귀 중 한 놈을 잡아먹은 걸로 만족해야겠어.] 휘익! 돌풍을 일으키며 말아오르고

퍼억! 유령처럼 꺼지는 흡정마녀

흑신; [허억!] 참았던 숨을 확 토하고

청풍의 입을 막았던 손을 떼고

청풍; [그러니까 방금 전의 그 계집아이가...] 입가를 소매로 닦으며

흑신; [금마사주 중 한명인 흡정마녀다.] 끄덕

청풍; [금마사주...] [무저금마갱을 지배하는 네 명의 주인이라는 뜻인 것 같군요.]

흑신; [그렇다. 무저금마갱은 네개의 독립된 구역, 즉 사대마계(四大魔界)로 나뉘어져 있다.]

흑신; [요마계(妖魔界), 불마계(佛魔界), 환마계(幻魔界), 철마계(鐵魔界)가 사대마계이며...]

흑신; [사대마계의 주인들을 금마사주라 부른다.] [흡정마녀는 그 중 요마계의 지배자고...!] 연신 진법 밖을 살핀다

청풍; (무저금마갱 내에 또 하나의 세상이 구축되어 있구나.) + [흡정마녀가 그렇게 무섭습니까?] 묻고

흑신; [흡정마녀가 무섭냐고?] 홱 청풍을 돌아보고

흑신; [그... 그 마녀를 만나면 아무도 살아남지 못한다! 설령 다른 금마사주라 할지라도!] 양손으로 양팔을 부여잡고 달달 떤다. 얼굴은 공포로 물들어 있고.

청풍; (이 노마, 흡정마녀에 대한 두려움이 골수에 새겨져 있구나!) + [겉보기에는 어린 계집아이 같았습니다만...]

흑신; [그... 그 마녀는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 달달 떨며

청풍;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 [나이가 들수록 늙는 게 아니라 젊어진다는 뜻입니까?]

흑신; [흡정마녀가 무저금마갱에 던져진 것은 이십여 년 전이다.] [그때의 흡정마녀는 적어도 마흔살은 넘긴 중년이었다.]

<무저금마갱에 여자가 갇히는 경우는 드물다. 게다가 나이는 들었어도 대단한 미모의 소유자였다.> 물가에 야한 자세로 쓰러져 있는 절세미녀. 흡정마녀의 나이 든 모습. 머리카락도 반백이고. 주변으로 몰려드는 봉두난발에 허름한 차림인 사내들

흑신; [처음에는 무저금마갱의 인간들 대부분이 그 계집을 여신처럼 떠받들었었다.] 달달 떨며

청풍; (오랜만에 들어온 여자들을 마인들이 그냥 놔두진 않았겠지.) 쓴웃음

흑신; [그랬는데... 오래지 않아 무저금마갱은 공포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흑신; [도처에서 목내이(木乃伊;미이라)처럼 말라비틀어진 시체들이 발견된 것이다.]

청풍; [흡정마녀에게 정기를 빨려서 죽었겠습니다.]

흑신; [나름대로 평화로웠던 무저금마갱은 삽시에 공포의 도가니로 변했다.]

 

<예상했던 대로 범인은 흡정마녀였다. 그 마녀가 무시무시한 흡정대법(吸精大法)으로 전대 거마들의 내공과 정혈을 갈취한 것이다.> 말라비틀어진 시체의 산에서 해골에 입맞추며 웃는 거의 벌거벗은 흡정마녀.

<범인이 밝혀졌지만 아무도 흠정마녀를 처단하지 못했다. 그러기에는 그녀의 내공이 너무도 막강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위씬의 연속

<심지어 요마계의 당시 지배자이며 백년전의 천하제일마 음양요마(陰陽妖魔)조차도 흡정마녀에게 정혈을 빨리고 죽었을 정도였다.> 바위를 깎아 만든 침대에 누워 말라죽어있는 거인. 그 거인의 몸 위에 네발로 엎드린 자세로 혀를 핥는 흡정마녀의 야한 모습

 

흑신; [이...이십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에는 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헌데 지금은 전부 합쳐봐야 백명도 되지 않는다!]

청풍; (구백명 이상의 전대마인들이 흡정마녀에게 정혈을 갈취당하고 죽었다?)

흑신; [특이하게도 그 마녀는 내공이 깊어질수록 젊어졌다.]

청풍; [반노환동(返老換童)한 것입니까?]

흑신; [반노환동 정도가 아니다.] 고개 젓고

흑신; [흡정마녀는 젊어지다 못해 어려졌다.] [네가 본 계집아이의 원래 모습은 반백의 중년여자였었다.]

청풍; [특이한 무공을 익히고 있겠습니다.]

흑신; [전설 속의 축왜금강신(縮倭金剛身)을 익히고 있는 중일 수도 있다.]

청풍; [축왜금강신...]

흑신; [천마가 만들었다는 전설도 있는 무공으로 금강불괴의 극단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끄덕

청풍; (위진천이 익힌 흡성대법에 이어 또 천마와 관련된 무공에 대해 듣게 되는군.)

흑신; [축왜금강신을 완성하면 몸이 진짜 금강석처럼 단단해진다고 한다.] [당연히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것으로도 축왜금강신에 흠집을 낼 수 없다.]

청풍; [그게 정말이라면 가히 무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흑신; [뇌마계나 환마계의 주인도 축왜금강신을 익힌 흡정마녀를 상대하지 못한다.]

흑신; [그 마녀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 명뿐이다!] 연신 진법 밖을 보며

청풍; [그게 누굽니까?] 눈 빛내고

흑신; [그는 바로 철(鐵)...!] + [헉!] 말하다가 기겁하며 진법 밖의 한쪽을 보고

청풍; (왜 갑자기...) 흑신이 보는 쪽을 함께 보고. 직후

청풍; [헉!] 역시 기겁

쿵! 진법 바로 밖에서 배시시 웃고 있는 흡정마녀

흑신; [흡... 흡정마녀!] 기겁하며 펄쩍 뛰어오르고

청풍; (다른 곳으로 가는 척 하며 돌아왔구나!) 역시 경악하며 급히 일어날 때

흡정마녀; [흐응! 이 절벽 속에서 누군가 소곤대는 소리가 들리네.] 배시시 웃으며 진법으로 만들어진 가짜 절벽에 손을 대고

흡정마녀; [궁금하니 절벽을 깨봐야겠지?] 부웅! 가짜 절벽에 댄 흡정마녀의 작은 손이 진동을 일으키고. 그러자

드드드! 진법을 이루고 있는 바위들이 문풍지처럼 떨리고

청풍; (진법을 이루고 있는 바위들이 진동에 의해 윈래 위치에서 밀려나고 있다.) 경악할 때

흡정마녀; [열려라 참깨!] 기합

쾅! 펑! 파삭! 진법을 이루고 있던 바위들이 박살나거나 튕겨나간다.

흑신; [안... 안돼!] 비명 지를 때

쾅! 콰쾅! 튕겨나간 바위들이 진법 안쪽의 진짜 벽들과 부딪히고

화악! 진법으로 이루어졌던 가짜 절벽이 커튼 젖혀지듯 화악 사라진다.

공포에 질려 물러서는 흑신과 난감한 표정인 청풍의 모습이 드러나고

흡정마녀; [흐으응! 어디에 숨었나 했더니 역시 여기 숨어계셨네!] 웃으며 와해된 진법 안으로 들어오고

흑신; [흐윽!] 다리가 풀려 바닥에 주저앉고

청풍; (아무리 봐도 어린 계집아이인데...) 갸웃하며 보고

흡정마녀; [짝꿍인 백귀는 맛있는 걸 다 내게 주고 갔어.] [흑신 당신도 그걸 줘야 공평하지 않겠어?] 혀로 입술 핥으며 흑신에게 다가가고

흑신; [으으... 제발... 제발 살려주시오!] 주저앉은 채 뒤로 물러나 앉으며 애원. 하지만

턱! 등이 벽에 닿아 물러앉을 곳이 없고

흡정마녀; [그렇게 겁먹을 거 없어!] [당신의 정기를 빨아먹는 대신 극락을 경험하게 해줄 테니까.] 요염하게 웃고. 그러다가

흡정마녀; [어머나! 귀여운 도련님이 함께 계셨네!] 청풍을 돌아보며 배시시 웃고. 순간

오싹! 한기를 느끼는 청풍.

웃는 흡정마녀의 뒤로 거대한 코브라의 형상이 떠오른다.

청풍; (몸이 얼어붙는 것 같다!) 식은땀.

흡정마녀; [이렇게 귀여운 도련님을 잡아놓고도 본녀에게 알리지 않다니...] [흑신 당신 너무했어!] 흑신에게 눈을 흘기고

흑신; [헤헤! 그 놈이 마음에 드셨다면 소인이 양보하겠습니다요!] 무릎 꿇은 채 비굴

흡정마녀; [마음씨가 하해와도 같으시네!]

흡정마녀; [그런데 선물을 받고도 보답을 하지 않으면 남들이 비웃겠지?] 입술을 핥고

흑신; [히익!] 사색.

흡정마녀; [지상에서 극락을 경험하도록 해주겠어!] 촤아아! 긴 머리카락이 촉수처럼 일렁이고

흑신; [으아아아!] 비명 지르며 옆으로 달아나려 하고. 하지만

흡정마녀; [어딜!] 촤아아악! 촉수같은 머리카락이 허공에 뜬 흑신의 팔 다리를 확 휘감아버리고.

흑신; [으아아악!] 지지직! 수많은 머리카락에 의해 허공에 띄워진 채 스파크에 휘감기며 비명. 허공에 수평으로 들려졌던 그자의 몸이 활처럼 휘어지고. 흡정마녀는 황홀한 표정으로 웃고

흑신; [끄으윽! 제발...] 치뜬 눈이 백열되고 벌린 입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른다

청풍; (저럴 수가...!) 경이.

<온몸이 말라 비틀어지고 있다!> 치치치! 죽어가는 흑신 배경. 그의 피부가 쭈글쭈글. 급격하게 미이라화 되어 가고 있다.

청풍; (대체 얼마나 강력한 흡정대법이기에...) 침 꿀꺽.

퍼억! 직후 바닥에 나뒹구는 미이라가 된 흑신. 이미 숨이 끊어졌다.

흡정마녀; [흐응! 음기(陰氣)에 이어 양기(陽氣)를 흡취하니 각별한 맛이네!] 포만한 고양이처럼 혀로 입술 핥고.

흡정마녀; [호호! 이번에는 특식을 먹을 차례겠지?] 청풍을 돌아보고.

청풍, 자신도 모르게 뒤로 주춤

흡정마녀; [그렇게 겁낼 것 없어!] [저 노마가 황홀한 표정으로 죽어간 거 못 봤니?] 죽어넘어진 흑신의 얼굴 배경으로 청풍에게 다가서고.

흡정마녀; [하오문의 치졸한 흡정대법과 달리 본녀에게 정혈을 바치면 무엇과도 비길 수 없는 기쁨을 맛 볼 수 있단다!]

청풍; [가엾은 분이로군!] 침중

흡정마녀; [뭐라?] 불끈

청풍; [당신은 세상에 태어난 후 단 한번도 남에게 존중을 받아보지 못했을 거요.]

부르르 떠는 흡정마녀. 정곡을 찔린 표정

청풍; [그래서 같은 인간을 먹이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여기는 것일 테고!]

흡정마녀; [건방진 놈!] 카아! 성난 짐승처럼 입을 벌리며 기합. 그 충격파에 세차게 가격당해 튕겨나가는 청풍.

쾅! 벽에 등이 강하게 부딪혀 피를 왈칵 토하고. 이어

퍼억! 앞으로 고꾸라지고.

청풍; (가... 가공할 살기!) + [쿨룩!] 피를 토하며 겨우 상체 일으키고

청풍; (살기가 닿은 것만으로도 거대한 망치에 맞은 듯한 충격이 전해졌다.) 겨우 일어나고

흡정마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이 군자 흉내를 내?] [눈을 파내고 혀를 뽑아주겠어!] 무시무시한 살기 흘리며 다가서고

청풍; [기왕 시작한 거니 한 마디 더 하겠소.] 입으로 피를 흘리며 벽에 기대앉고

청풍; [당신은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 기억이 있을 거요.]

충격 받아 부릅 흡정마녀

청풍; [아마도 피붙이보다는 몸과 마음을 다 바쳤던 연인이기 쉽겠지!] 웃고

흡정마녀; [이...이 육시를 할...!] 충격과 분노에 떨고.

촤악! 흡정마녀의 촉수같은 머리카락들이 밧줄처럼 청풍의 팔 다리와 목을 휘감는다.

흡정마녀; [어디 더 잘난 척을 해봐라! 네놈도 흑백신귀처럼 목내이로 만들어줄 테니...] 지지지! 청풍의 몸을 휘감은 머리카락들이 벼락에 휩싸이고. 하지만

청풍; (흡성대법...) 눈 부릅뜨고. 그러자

지잉! 청풍의 몸이 밝게 빛나고

흡정마녀; [어쭈! 본녀의 흡정술에 저항해?] 눈 치뜨고

청풍; [흡정술을 익힌 게 당신만은 아니오.] 억지로 웃고

흡정마녀; [확실히 본녀와 비슷한 흡정술을 알고 있구나.] 냉소

흡정마녀; [하지만 성취가 보잘 것 없어서 결국에는 본녀에게 정기를 모두 빨리고 죽겠지만...]

흡정마녀; [네놈만은 곱게 죽이지 못하겠다.] 살벌한 표정. 그러자

우두둑! 우둑! 흡정마녀의 머리카락이 청풍의 팔 다리 목을 강하게 조인다. 그 바람에 살갗에 상처가 나기 시작. 상처에서 피가 흐르고.

청풍; (저 마녀의 머리카락이 살로 파고 든다.) 찡그리고

흡정마녀; [호호호! 기대해도 좋다! 네놈 눈으로 온몸이 토막나는 걸 보게 해줄 테니...] 청풍의 몸을 조이며 웃고. 하지만

청풍; [죽음은 내게 위협이 못되오!]

청풍; [난 오늘만 해도 벌써 세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겼소.] 쓴웃음

흡정마녀; [곧 죽어도 잘난 척을 해?] 이를 갈고

흡정마녀; [오냐! 소원대로 토막토막 쳐서 죽여주마!] 기합을 넣으려는데

[아미타불! 분노를 푸시오 흡정시주!] 갑자기 장내를 울리는 큰 음성.

[노납이 대신 죄를 받겠소이다!] 츠으으!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괴인. 팔 다리가 없고 몸통만 있는 중인데 이목구비가 깊어 인도사람처럼 생겼다. 허공을 둥실둥실 떠서 다가온다. 비록 팔 다리는 썩어문드러져 없지만 엄청난 덩치. 몸통만 해도 보통 사람보다 크다. 이마에는 벼락치는 문신

청풍; (팔 다리가 다 썩어문드러졌다. 저런 모습으로도 살 수 있다니...!) 놀라고

흡정마녀; [흥! 마귀활불(魔鬼活佛)! 감히 본녀 앞에 모습을 드러내다니 간이 부었군요!] 여전히 청풍의 몸을 머리카락으로 휘감은 채 일어서고

청풍; (마귀활불? 불제자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로군.)

흡정마녀; [당신이 그래도 금마사주의 일 인인 점을 감안하여 독수(毒手)는 쓰지 않겠어요. 그러니 용건이나 말하고 꺼져요!]

청풍; (저 괴승도 금마사주의 일인이었군!)

마귀활불; [노납, 흡정시주께 한 가지 부탁을 하려고 불경을 저지르게 되었소이다!]

흡정마녀; [그러니까 그게 무어냐고 물었잖아요!] 짜증

마귀활불; [저 시주를 노납에게 맡겨주시지 않겠소이까?] 청풍을 보며

흡정마녀; [뭐라구요?] 의아

마귀활불; [노납이 이곳에 갇힌 지 어느덧 일갑자가 넘었소이다.] [천기를 짚어보니 노납의 죽을 날도 멀지 않았기에 저 어린 시주에게 노납의 비전을 전수하여 뇌정일맥(雷霆一脈)을 이으려 하니 부디 자비를 베푸시길...!]

흡정마녀; [제자가 필요하다? 호홋! 그다지 어려운 부탁도 아니군요!]

흡정마녀; [원한다면 저놈을 양보하죠. 대신 본녀에게 무얼 줄 거죠?]

마귀활불; [물론 저 시주를 공짜로 얻을 생각은 없소. 노납은 여시주께서 가장 원하시는 것을 대가로 드리겠소이다!]

흡정마녀; [본녀가 가장 원하는 것?] 눈 번쩍

흡정마녀; [마귀활불! 설마 당신은...?]

마귀활불; [그렇소이다. 노납은 이 지옥을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소이다!]

흡정마녀; [아!] 흥분

흡정마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지옥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그래야만 날 이렇게 만든 쥐새끼를 응징할 수 있으니...!)

마귀활불; [자, 어찌하겠소이까?]

흡정마녀; [한 가지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이 있군요!]

마귀활불; [아미타불! 탈출로를 알면서도 노납이 왜 이곳을 빠져나가지 않는가 하는 점이겠구려.]

흡정마녀; [흥! 대사님은 본녀 뱃속의 회충같군요!]

마귀활불; [노납 비록 탈출로를 알고는 있으나 이런 몸으로는 그곳을 지날 수 없소이다.] [그렇지만 않았다면 노납은 이미 오래 전에 천축(天竺)의 소뢰음사(少雷音寺)로 돌아가 있을 것이외다!]

흡정마녀; (교활한 늙은이! 잘도 둘러대는군!)

흡정마녀; [좋아요. 본녀는 활불이 정말 이 무저금마갱을 빠져나가는 길을 알고 있다고 믿어요.]

흡정마녀; [하지만 저 좀도둑께서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군요!] 마귀활불 뒤쪽 석벽을 가르키며 앵소하고

마귀활불의 거대한 몸에 흠칫 파문이 일고 두 눈이 부릅.

청풍; (저기에 누가 있다고...) 의아해하며 마귀활불 뒤의 석벽을 보고

마귀활불; [흐흐흐!] 짐승의 그것같은 웃음을 흘리고. 그와 함께

마귀활불의 자애롭던 얼굴이 그야말로 마귀처럼 흉칙하게 변한다. 두 눈이 치켜 올라가고 송곳니가 빠져나오고

청풍; (한 인간의 인상이 저렇게 극적으로 변할 수가 있다니...!)

청풍; (저래서 마귀활불이란 이름이 붙었구나!)

마귀활불; [귀왕(鬼王)! 본 활불은 누가 등 뒤로 다가서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겠지?] 뒤를 돌아보며 기합. 그의 입에서 벼락이 터져나와 석벽을 후려치고

빠지직! 꽈르르릉! 마귀활불의 입에서 터져나온 벼락이 석벽을 강타. 박살나는 석벽

드드드드! 동굴 전체가 무너질 듯이 뒤흔들리고.

[아이쿠! 땡중이 사람 잡네!] 무너진 석벽에서 들리는 소리

츠츠츠츠! 이어 석벽의 일부가 흐믈흐믈 녹아내리더니 사람의 형상을 만든다.

[땡추야! 정말 노부를 죽일 작정이냐?] 쿵! 강팍한 인상의 노인이 나타나고. 이 노인은 북망귀왕 교백이다. 다른 작품의 교백인데 다만 이 작품에서는 나이가 칠순을 넘겼다. 북망귀왕 교백이 노인이 된 모습. 게다가 교백은 무릎 아래 부분이 잘려나가고 없는 불구자다.

청풍; (놀라운 은신술!)

북망귀왕; [킬킬! 설마 진짜 속셈이 들킬까봐 살인멸구하려는 건 아니겠지?] 스읏! 앉은뱅이 자세로 허공으로 떠오르며 웃고. 이후로 몰영는 항상 허공에 떠있다.

청풍; (저 노인 역시 금마사주 중 한 명이겠구나.) 주시

마귀활불; [크크크! 너무 오래 살아서 이젠 살기가 싫어진 모양이구나 귀왕!]

마귀활불; [이승 하직하고 싶은 게 소원이라면 들어주마!] 빠지지직! 기합 넣는 마귀활불의 정수리 위로 스파크가 치솟더니.

쩌저정! 마귀활불의 정수리에서 반투명하게 빛나는 칼날이 빠져나오기 시작한다. 격렬한 스파크가 그 칼날을 휘감고

청풍; (정수리에서 칼날이 돋아나다니...!]

북망귀왕; [뇌...정인(雷霆刃)!] 경악. 얼굴에서 웃음기가 싹 사라지고

[!] 흡정마녀도 흠칫 긴장

마귀활불; [크크크! 노납의 뇌정인은 이름 그대로 번개같이 빠르고 벼락처럼 강력하다!] [피할 수 있으면 피해봐라!]

청풍; (저건 진짜 칼날이 아니라 일종의 무공이로구나.)

북망귀왕; (저 흉악한 땡중이 정말 화가 났군. 지금껏 한 번도 내보인 적이 없던 뇌정인을 선보이다니...!) 식은땀

북망귀왕; (노부가 제 아무리 천하제일의 경신술을 지녔다고 해도 뇌정인을 완전히 피할 가능성은 반반인데...) 생각하며 힐끗 청풍을 보고.

북망귀왕; (그러면 되겠군!) 히죽 웃고.

마귀활불; [각오는 되었겠지?] 외치는데

스슷! 갑자기 북망귀왕의 모습이 사라지고.

마귀활불; [달아나려고? 어림없...!] 외치다가 부릅

파앗! 청풍의 바로 뒤에 나타나는 북망귀왕.

북망귀왕; [켈켈! 어디 죽일 테면 죽여보게나!] 청풍의 뒤에서 고개 내밀며 약 올리고

북망귀왕; [설마 땡추의 마지막 승부수가 되어줄 이 아이까지 죽이진 못하겠지?]

마귀활불; [귀왕! 용서해 줄 테니 그 소시주에게서 물러나라!]

북망귀왕; [켈켈! 누가 속을 줄 알고? 이 애송이에게서 떨어지면 불벼락을 내릴 꿍꿍이지?] 청풍의 어깨 너머로 혀를 낼름,

마귀활불; [이...이 늙은 도둑놈이...!] 분노에 떠는데

흡정마녀; [잠깐만!] 나서고. 흠칫 돌아보는 마귀활불

흡정마녀; [마지막 승부수라니...그건 또 무슨 소리죠?]

마귀활불; [아...아무 것도 아니오. 저 늙은이가 지어낸 헛소리...!] 당황

북망귀왕; [킬킬! 그만 포기해라 땡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을 성 싶으냐?]

북망귀왕; [이 애송이를 다시 한 번 잘 보시구려 요마계주!] 청풍의 양어깨를 잡아 흡정마녀 쪽으로 돌리고. [뭔가 느껴지는 게 없소?]

흡정마녀; (그러고 보니 저 놈...!) 새삼 청풍을 보고

흡정마녀; (천생무골(天生武骨)이다!) (제대로만 가르치면 십년 내에 천하무적이 될 수도 있겠어!)

북망귀왕; [킬킬! 만일 이 놈이 저 땡추 손에 들어가면 오래잖아 땡추의 불마계가 무저금마갱 전체를 장악하게 될걸?]

마귀활불; [닥...닥쳐라!]

마귀활불; [흡정시주! 노납은 결코 그럴 생각이...!]

흡정마녀; [호호호! 활불께서 이토록 심기가 깊으신 줄은 몰랐네요!]

마귀활불; (이...이런...!) 당황

흡정마녀; [그럼 활불께서 탈출로 운운한 것도 모두 허언이셨겠네요.] 고혹한 미소지으며 마귀활불에게 다가가고.

마귀활불; [아...아니오!] [탈출로를 알아낸 건 사실이오. 믿어주시오!] 사색이 되어 물러서고

흡정마녀; [본녀도 믿어주고 싶어요.] 짐짓 한숨

흡정마녀; [그렇지만 활불께서 이미 한 차례 본녀를 속였으니 두 번 속이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지 않겠어요?] 스으으으! 머리카락이 촉수처럼 허공에서 너울거리고

마귀활불; [으...!] 거대한 얼굴이 온통 식은땀으로 뒤범벅.

흡정마녀; [뇌정인을 믿고 수작을 부린 모양인데... 쓸려면 써봐요!]

흡정마녀; [하지만 일격에 날 태워죽이지 못한다면 끝장인 거 잘 알죠?] 스읏! 흡정마녀의 머리카락이 뱀처럼 넘실거리며 마귀활불에게 접근

마귀활불; (그...그냥 당할 수야 없다!) 쩌어어엉! 다시 뇌정인이 마귀활불의 머리 위로 돋아나오고.

웃고 있는 흡정마녀의 얼굴에도 땀이 배어나온다. 긴장.

청풍도 긴장. 다만 북망귀왕 만이 재미있는 구경하는 표정이고.

일촉즉발의 긴장. 흡정마녀의 웃음 띤 얼굴로 땀이 흐르고. 마귀활불의 눈꼬리가 꿈틀. 바로 그때.

[활불은 거짓을 말하지 않았소!] 갑자기 들려오는 누군가의 음성.

일행의 시선이 일제히 돌아가고

저벅! 저벅! [탈출로가 있다는 활불의 말씀이 사실임은 본좌가 보증하겠소!] 동굴 저편에서 누군가 다가오며 말하고

청풍; (발자욱 소리가 심장을 오그라들게 만든다! 대체 누구기에...!) 가슴을 누르며 경악

마귀활불; [아...아미타불! 오랜만에 뵙소이다 철마(鐵魔)시주!] 동굴 안쪽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청풍; (철마! 금마사주의 마지막 인물인가?) 동굴 안쪽을 주시.

저벅 저벅! 걸어오는 사람의 다리부분.

한 명 거구의 인물이 어둠 속에서 나온다. 헌데 모습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인간의 윤곽만이 보이고 깊이 빛나는 두 눈만이 얼굴 부분에서 빛나고.

청풍; (저 사람... 주위의 어둠을 빨아들이고 있다. 그래서 모습을 볼 수가 없는 것이다!)

청풍; (세상에는 이런 기괴한 무공도 있구나!) 놀라고.

북망귀왕; [헤헤! 십여 년 못 뵌 사이에 현철마강(玄鐵魔罡)은 한층 진보하셨구료 철마계주!] 아부

청풍, 흘깃 옆을 보고. 흡정마녀의 얼굴이 굳어져 있다. 긴장의 빛이 역력

청풍; (이 마녀까지 굳어지게 만들었다. 철마라는 저 인물이 금마사주 중 최강이겠구나!)

흡정마녀; [우리 금마사주가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였군요!] [한데 철마계주께서도 무저금마갱에서 빠져나갈 길이 있다고 하셨나요?]

철마; [그렇소. 본좌도 활불과 거의 같은 시기에 그곳을 발견했소.] [다만 그 길이 외부로 통하는지 확신이 서지 않을 뿐이오.]

흡정마녀; [아!]

철마; [본좌에게 한 가지 제안이 있는데 들어보시겠소 세분?]

흡정마녀; [말씀하시죠!]

마귀활불‘ [아미타불.] 끄덕.

북망귀왕; [그럽시다.] 역시 끄덕

철마; [고맙소. 본좌의 생각은 이러하오!]

이어 뭐라 말하는 철마. 하지만 말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청풍; (내가 들을 수 없도록 전음입밀로 말하는군!)

손으로 청풍을 가르키며 무어라 설명하는 철마.

흡정마녀와 마귀활불, 북망귀왕의 안색이 굳어지고.

세 사람 복잡한 표정으로 청풍을 보고

청풍; (나와 관련된 일인 모양이로군!)

잠시 침묵, 금마사주는 거리를 두고 선 채 무언가 생각.

북망귀왕; [제길... 좋소! 좋소이다!]

북망귀왕; [노부도 이런 꼴로는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았소. 철마계주의 제안을 받아들이겠소!]

마귀활불; [아미타불! 노납이야 저 시주에게 뇌정인을 전수하여 건곤일척(乾坤一擲)을 시도해볼 작정이었으니 이의가 없소!]

마귀활불; [사실 노납은 배덕한 제자놈에게 당한 부골시독(腐骨屍毒)이 골수에 미처 그리 오래 못살 처지외다!]

흡정마녀; [호호! 세 분의 의견이 이럴진대 신첩이 어찌 반대하겠어요?]

철마 삼인을 향해 포권 [동의해주시니 고맙소.]

철마; [그럼 약속한 순서대로 귀왕께서 먼저 수고를 해주시오!]

북망귀왕; [헤헤! 고금제일인(古今第一人)이 될 인재를 첫 번째로 가르치게 되다니 영광이오!] 헤벌쭉 웃고

마귀활불; [아미타불! 가능한 빨리 그 시주를 노납에게 보내시오 북망귀왕!]

북망귀왕; [켈켈! 그거야 이 아이가 노부의 밑천을 얼마나 빨리 털어내는가에 달렸소.] 청풍의 손을 잡고,

청풍; [노인장! 나는...!] 검미를 찌푸리며 북망귀왕에게 잡힌 손목을 빼내려.

북망귀왕; [시끄럽다 이놈아!] 청풍의 손목을 확 잡아당기고.

퍽! 다음 순간 북망귀왕과 청풍의 모습이 사라진다.

<켈켈! 머지않아 노부를 몇 배 능가하는 경신술 대가가 탄생할 것이외다. 기대해도 좋소!> 멀리서 들리는 소리

흡정마녀; [과연 천하제일의 경신술! 벌써 일천 장 밖에 가있군요.] 감탄

마귀활불; [아미타불...!]

철마; [...!] 무언가 생각하는 철마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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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숭산> 웅장한 산. 멀리 산중턱에 웅장한 사찰이 있는 게 보인다. 소림사다. 시간은 정오 무렵

<-소림사(少林寺)> 위 사찰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소림사 뒤의 산

휘익! 그 산을 향해 날아오는 일단의 인물들. 혈가람이 앞장서서 날아온다. 침통한 표정. 그 뒤를 위진천과 벽세황이 청풍의 팔을 좌우에서 하나씩 잡고 날아온다. 청풍은 손목이 밧줄에 묶인 채 끌려온다. 두 손을 앞으로 한 모습이고. 고개를 떨군 채 끌려온다.

위진천; [거의 다 왔소!] 앞을 보고. 혈가람이 날아가는 앞쪽에 소림사가 등지고 있는 봉우리가 보인다. 소림사 정면으로 가는 게 아니라 산 뒤쪽으로 가는 중이다.

벽세황; [소림사가 자리한 소실봉(少室峰) 뒤에 무저금마갱이 있지.] 고개를 끄덕이며 날아가고

[...] 고개 떨군 채 위진천과 벽세황에게 끌려가는 청풍. 하지만

슈우! 청풍의 팔을 좌우에서 잡고 날아가는 위진천과 벽세황의 몸에 흐르는 기운들이 떠오르고

청풍; (태산에서 숭산까지 사흘...)

청풍; (본의 아니게 위진천과 벽세황의 무공 내력을 탐색하게 되었다.)

<벽세황은 내공의 유통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해주는 무공을 익히고 있다.> 벽세황의 모습. 벽세황의 몸에 투명한 선들이 수없이 생기는 모습

청풍; (황금전장에 전해지는 비전일 텐데... 이 심법을 익힌 덕분에 벽세황은 임기응변이 빠르고 짧은 순간에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위진천이 익힌 무공은 특이하다.> 위진천의 몸에 떠오르는 많은 선들

<강한 흡인력을 지녀서 상대의 내공을 끌어들인다. 천마가 만들었다는 전설적인 마공 흡성대법(吸星大法)의 특징과 일치하는 무공이다.> 위진천의 모습

청풍; (위진천과 싸우는 상대는 자신도 모르게 내공을 빼앗기게 된다.)

청풍; (무림맹 맹주의 제자인 위진천이 어떻게 천마와 관련된 마공을 익히고 있는 것인가?) 생각할 때

벽세황; [다 왔다!] 히죽 웃으며 앞을 보고

청풍도 고개를 들어 앞을 보고

벽세황; [저곳에 이청풍 네가 여생을 보낼 곳이 있다.] 턱으로 앞을 가리키고

쿵! 청풍의 일행은 어느덧 깊은 계곡으로 접어들었다. 좌우가 깎아지는 절벽. 그 절벽 끝에 동굴이 있고. 동굴 입구에 여러 명의 중들이 무기를 들고 서있다. 동굴 입구는 철문으로 막혀있고. 철문 위쪽에는 <無底禁魔坑>이란 글이 새겨져 있다.

동굴 입구를 크로즈 업

청풍; (저 동굴이 무저금마갱...) 침통

 

<소림사는 불살계(不殺戒)를 지키는 불문의 도량이다.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면 살생을 저지르지 않는다.> 혈가람이 앞장 서서 무저금마갱으로 날아가는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중들이 혈가람 일행을 알아보고 인사하거나 동굴의 철문을 열 준비를 한다.

<그래서 아무리 흉악한 마인이라도 무작정 죽이지는 않는다. 개과천선 하도록 기회를 주며, 그래도 마성을 잃지 않으면 무저금마갱에 가둬버린다.> 급히 동굴의 철문을 여는 중들을 배경으로

<무저금마갱은 소실봉 지하에서 발견된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지하공동이다.> 동굴 입구로 내려서는 혈가람. 청풍을 좌우에서 붙잡고 있는 위진천과 벽세황도 그 뒤를 따라 멈춰서고

<전체적인 형상은 깔때기 모양인데 깊이가 무려 삼백장 이상이다. 제 아무리 경신술이 뛰어난 인물이라도 자력으로 무저금마갱을 빠져나오지 못한다.> 중들의 인사를 받으며 동굴 안으로 들어가는 혈가람. 그 뒤를 따라가는 위진천과 벽세황

<소림사가 세워진 후로 천여 년 동안 일만명 이상의 마인이 무저금마갱에 던져졌다. 하지만 탈출한 자는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굴을 지나는 혈가람 일행을 배경으로

<무저금마갱을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은 단 한가지뿐이다.> 동굴이 넓어지고 밝아진다. 앞쪽에 폭 백 미터 이상의 지하광장이 나타난다. 여러 개의 횃불이 밝혀져 있는 지하광장은 천장도 아주 높다. 지하광장 중간쯤은 지면이 뚝 끊겨 까마득한 수직의 동굴이다. 그 절벽 끝에 기중기 같은 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고리가 달린 실을 몇가닥 꼬아만든 가느다란 밧줄이 절벽 밖으로 나가있고. 가는 밧줄이 둘둘 말린 직경 2미터쯤의 타래가 기중기 뒤에 달려있다. 기중기 근처에는 건장한 중들 몇 명이 서서 대기하고 있다.

<저 기중기(起重機)에서 내려지는 천잠사로 꼰 밧줄을 이용하는 것뿐이다.> 기중기 크로즈 업

<즉, 지상에서 누군가 도와주지 않는 한 무저금마갱을 빠져나오는 건 불가능한 것이다.> 기중기로 다가가는 혈가람 일행 배경으로

중1; [어서 오십시오 장로님!] 기중기를 등지고 서있던 중년의 승려가 합장하고. 다른 중들도 합장하고

혈가람; [무저금마갱에 내려 보낼 죄인이 한명 있다.] 멈춰서고

중1; [무림맹에서 날려 보낸 전서구로 연락을 받았습니다.] 말하며 청풍을 보고

혈가람; [인생이 가엾다만... 맹주께서 내리신 판결이다.] 청풍을 돌아보며 옆으로 물러서고

혈가람; [아래로 내려 보내라.]

중1; [분부 거행하겠습니다.] 합장 풀고.

다른 중들에게 손짓하는 중1.

다른 중들이 다가와 위진천과 벽세황에게서 청풍을 인계받는다.

이어 청풍을 끌고 기중기로 가는 중들

기중기에 매달린 가는 밧줄을 당겨서.

그 밧줄 끝의 고리를 청풍의 두 손목을 묶고 있는 밧줄에 거는 중들

혈가람; [이청풍!] 다가오고

돌아보는 청풍

혈가람; [남기고 싶은 말이 있으면 남겨라.]

청풍; [유구무언일 뿐입니다.] 쓴웃음

벽세황; (그 새끼, 끝까지 허세는...) 얼굴 이지러지고

위진천; (사내답긴 하군. 누구처럼 징징대지 않고...) 웃고

혈가람; [그렇다니 귀찮게 하지는 않으마.] [내려보내라.] 물러서고

[예!] 대답하며 양쪽에서 청풍의 팔을 잡고 절벽 끝으로 끌고 가는 중들

절벽 끝에 서는 청풍.

쿠오오! 아래쪽에서 바람이 치솟고

바람이 치솟는 아래쪽은 시커멓다.

청풍; (너무 깊어 바닥을 가늠할 수 없다.) 침통. 그때

[잘 가라!] [아미타불!] 청풍을 절벽 밖으로 던지는 중들

출렁! 촤아! 던져진 청풍은 두 팔이 번쩍 들린다. 두 팔을 묶고 있는 밧줄에 걸린 고리에 당져져서

두 팔 쳐든 자세로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리는 청풍. 줄이 짧아서 아직 절벽 아래로 내려가진 않았고

드드드! 기릭! 밧줄이 감겨 있는 휠을 돌리는 청풍

끼릭! 끼릭! 아래로 내려가는 청풍의 몸뚱이. 천천히 내려간다.

위진천; (잘가라 이가야! 네가 다시 햇빛을 보는 일은 없을 것이다.) 히죽 웃는데

갑자기 검을 뽑는 벽세황

혈가람; [무슨 짓이냐?] 혈가람이 알아차리고 외치지만

쩍! 이미 검을 휘둘러서 검기로 밧줄을 잘라버리는 벽세황

[!] 텅! 밧줄이 잘려 추락하는 청풍

[헉!] [시주!] 중들 기겁

위진천; [허어!] 감탄

혈가람; [네놈!] 펑! 장풍을 날린다. 집채만한 손바닥 형상이 벽세황에게 날아가고. 하지만

벽세황; [고정하십시오 부맹주님!] 슈학! 질풍같이 옆으로 피하는 벽세황

콰앙! 혈가람이 날린 거대한 손바닥 형상은 벽세황이 서있던 뒤쪽의 벽에 깊은 손바닥 자국을 남긴다. 벽을 부스는 것이 아니라 진흙에 손 도장을 찍듯이 깊이 파고 든 건

위진천; (대수인(大手印) 공력!) 감탄하고

벽세황; [어차피 무저금마갱에 들어갈 놈입니다.] [한시라도 빨리 보내주는 게 배려 아니겠습니까?] 웃으며 검을 칼집에 꽂고

혈가람; [못된 놈이...] 노려보고

히죽거리는 벽세황

혈가람; [맹주가 이래저래 근심이 많겠구나.] 내뱉으며 절벽쪽으로 돌아서고

어깨 으쓱하는 벽세황

절벽 끝으로 가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혈가람

하지만 이미 청풍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혈가람; [아미타불! 부처님의 가호에 네 운명을 맡기마!] 합장하며 탄식하는 혈가람

위진천; (느닷없이 나타났던 변수는 이렇게 제거되었다.) 그 모습 보며 음산하게 웃고

위진천; (잠시 미뤄두었던 역천지계(逆天之計)를 본격적으로 발동할 때가 되었다.) 사악한 얼굴

 

#138>

쐐액! 어둠 속에서 추락하는 위를 보는 자세로 추락한다. 두 손이 묶인 채. 묶인 청풍의 손에는 갈고리가 달린 가는 밧줄이 걸려있다.

추락하면서 벽세황의 말을 떠올리는 청풍. 바로 위씬의 말

 

벽세황; [어차피 무저금마갱에 들어갈 놈입니다.] [한시라도 빨리 보내주는 게 배려 아니겠습니까?] 웃으며 검을 칼집에 꽂고

회상 끝

 

청풍; (벽세황...) 한숨

청풍; (날 질투한다는 건 알았지만 살의를 품을 정도인 줄은 몰랐다.)

청풍; (내가 자신을 이용해서 삼비검조님의 제자가 되려 한다고 생각했겠지.) 쏴아! 추락하는 청풍

청풍; (그나저나 절망적인 상황이다.) 한숨

청풍; (지금의 난 단전과 기해혈이 막혀 있어서 내공을 쓸 수 없는 몸이다.)

청풍; (설령 내공을 쓸 수 있다고 해도 이 높이에서 추락해서는 살아날 가망이 없다.) 쐐액! 점점 더 빠르게 추락하고

청풍; (길지 않은 내 삶이 이렇게 끝나는구나.) 쏴아! 추락하며 절망. 허탈한 웃음. 바로 그 직후

쏴아! 쿠쿠쿠! 무언가 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청풍; (이건!) 눈 번뜩

청풍; (대량의 물이 흘러가는 소리다.) 고개 억지로 돌려 아래를 보고

쿠쿠쿠! 어둠 속에 검은 흐름이 요동치는 게 보이고

청풍; (무저금마갱에 수량이 상당한 물줄기가 있다.)

청풍; (저 지하 강에 떨어진다면 분신쇄골은 면할 수 있을지 모른다.) 곁눈질로 몸 아래의 거센 물줄기를 보고

쏴아! 급격히 가까워지는 물줄기

청풍; (숨을 멈춰야한다.) 흐읍! 두 볼 빵빵하게 숨을 들이쉬는 청풍. 직후

펑! 높은 물줄기를 일으키며 물에 빠지는 청풍. 아주 높은 곳에서 떨어져 물줄기도 높이 치솟고

콰콰콰! 거세가 흐르는 물줄기에 휩쓸려가는 청풍.

청풍; (물에 떨어져 살긴 했지만...) 물 속에서 허우적. 두 손이 묶여있어 제대로 헤엄을 청풍f 수가 없다

청풍; (워낙 높은 곳에서 떨어진 탓에 온몸의 뼈가 부러진 듯한 통증이 엄습한다.)

꿀꺽! 어쩔 수 없이 물을 마시고

청풍; (빨리... 빨리 물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익사하고 만다.) 몸을 사력을 다해 뒤틀고. 위로 올라가려

펑! 겨우 물 밖으로 얼굴을 내미는 청풍.

청풍; [허억!] 참았던 숨을 확 토하지만

콰콰콰! 거센 물줄기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청풍.

청풍; (물이 흐르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 허우적대며 물가로 가려 하고. 하지만 물살에 떠밀려 좀체 물가로 갈 수 없다.

청풍; (물에서 나가야하는데... 쉽지가 않다!) 손목이 묶인 양손을 휘둘러 헤엄을 치려 하고. 그러다가

쿠쿠쿠! 물이 흘러가는 앞쪽에서 굉음이 일어나고.

돌아보니 시커먼 동굴이 입을 벌리고 있다. 거대한 동굴. 그곳으로 물줄기가 흘러들어가고 있다.

청풍; (물줄기가 동굴 속으로 흘러들어간다.)

청풍; (저 동굴로 끌려 들어가면 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사력을 다해 헤엄을 치고. 하지만

쿠쿠쿠! 급격히 동굴로 흘러가는 청풍.

청풍; (물에 빠져 분신쇄골은 면했다 했는데...) 절망

청풍; (결국 익사로 내 삶이 마감되는 건가?) 생각할 때

휘익! 카우보이들이 말을 잡을 때 쓰는 것처럼 고리가 매듭지어진 밧줄이 날아들고

화락! 놀라는 청풍의 목을 그대로 감아 조이는 고리. 이러

팽! 강한 힘이 고리에 목이 감긴 청풍의 몸을 뽑아낸다.

목이 조여진 채 허공으로 확 튀어 오르는 청풍의 몸

동굴 바로 옆의 강변에 두 사람이 서있다. 한명은 키가 크고 눈이 번뜩. 다른 한명은 키가 좀 작고 온몸이 희다. 다른 작품의 흑백신귀. 그 중 키가 큰 사람이 흑신인데 밧줄을 강하게 당긴 모습이다

청풍; (사람이 있다!) 놀라면서도 목이 조여 고통스럽고. 몸은 허공에 떠있고

흑신; [영차!] 밧줄을 강하게 당기며 기합 넣고

콰당탕! 물가 바위에 나뒹구는 청풍.

백귀; [월척이로구나! 월척이야!] 신나서 박수를 치고

청풍; (살... 살았다!) 고통으로 오만상 쓰며 헉헉.

흑신; [카카캇! 이거 운이 좋구만! 예상과 달리 야들야들한 어린놈 아닌가?] 얼굴이 검고 옷은 흰 노인이 눈을 희번덕이며 웃는다. 밧줄을 던져 청풍을 건진 인물. 아랑힐월 등 다른 작품의 흑백신귀 중 흑신 캐릭터. 다른 점은 옷이 아주 낡았다는 점. 머리는 봉두난발이고

백귀; 백귀; [무저금마갱에 던져지는 것들은 대부분 고기가 질긴 늙은이들뿐이었는데 말이야.]흑신 건너편에서 청풍을 들여다 보며 웃고. 역시 다른 작품의 흑백신귀 중 백귀. 다른 점은 입고 있는 검은 옷이 아주 낡았다는 점. 머리도 봉두난발이고

흑신; [켈켈! 벌써부터 뱃속의 식충이들이 아우성을 치누나!]

청풍; (이자들...!) 깨닫고

청풍; (금마갱에 갇혀있는 마인들이겠구나!) 억지로 일어나려 하고

흑신; [오늘 낚시는 대성공이야! 눈 먼 물고기 대신 싱싱한 육고기를 건졌으니...]

백귀; [흐흐! 위험을 무릅쓰고 요마계(妖魔界)의 경계까지 온 보람이 있구만!] 청풍을 보며 입맛을 다시고

청풍;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두분 노야.] 일어나 앉으며 흑백신귀의 눈치를 살피고

백귀; [간덩이가 제법 큰놈이로군! 노부들을 보고도 놀라지 않다니...!] 놀라고

흑신; [크큿! 간덩이가 크다면 더욱 좋지!] 입맛 다시고

흑신; [인간의 몸뚱이 중에서 제일 맛있는 부분이 간(肝) 아닌가?]

청풍; (사람의 몸 중에서 간이 제일 맛있다고?) 부릅

백귀; [킬킬! 하긴...! 생간만큼 감칠 맛 나는 부위도 없지.]

청풍; [두 분께서는 저를 잡아먹으실 작정입니까?] 어이없고

흑백신귀; [물론이다!] [잡아먹을 게 아니라면 노부들이 미쳤다고 이런 수고를 했겠느냐?] 동시에 고개 끄덕이고

청풍; (농담이 아니다! 이 노괴들, 정말 날 잡아먹을 생각이다.) 아연실색하여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나 앉고

흑신; [쩝! 계집이 아닌 게 좀 아쉽군.] 청풍을 아래 위로 훑어보고

백귀; [킬킬! 왜? 계집이었으면 먹고 먹으려고?]

흑신; [당연한 걸 왜 묻냐?] 음험하게 웃고

턱! 물러나 앉던 청풍의 등이 벽에 닿는다. 더는 물러날 곳이 없게 되고

청풍; [두 분께서는 전에도 인육(人肉)을 먹어본 경험이 있으십니까?] 굳어진 표정으로

백귀; [있다 마다!] [이 지옥 같은 곳에서 사람고기 말고 먹을 수 있는 육고기가 또 있겠냐?]

흑신; [이 지하수맥에 사는 눈 먼 물고기들이 있긴 하지만 육고기 맛에는 비할 바가 아니지.] 청풍을 보며 눈을 희번덕이고

청풍; (진심이다! 마치 진수성찬을 앞에 둔 표정이다.) 전율

청풍; (분신쇄골도 면하고 익사도 면했는데 같은 인간에게 잡아먹히는 것으로 인생이 끝날 줄이야.) 허탈하게 웃고

흑신; [어? 웃어?]

백귀; [켈켈! 웃기는 음식이로다!]

흑신; [혹시 이 음식 미친 것 아냐?]

백귀; [쩝! 미친 고기 먹고 우리도 미치는 것 아닌지 몰라!]

청풍; (그러고 보니 이 노괴들...) 말도 안되는 말 주고받는 두 괴인을 보는 청풍

<내공이 심후하기 이를 데 없다. 무림맹 십대장로들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서로에게 뭐라 하는 흑백신귀의 몸에 흐르는 수많은 선들.

청풍; (대체 어떤 사연으로 무저금마갱에 갇힌 자들일까?) 흑백신귀를 보고. 백귀와 대화하다가 흘낏 청풍을 돌아보는 흑신

바위에 기대앉은 청풍이 눈을 좀 가늘게 뜬 채 보고 있다.

흑신; [끼니꺼리 되기 전에 뭐 할 말 있냐?]

청풍; [소생을 잡아먹든 어쩌든 맘대로 하십시오. 그전에 두 분의 고명(高名)이나 알았으면 합니다!] 묶인 두 손으로 포권하는 시늉하고

흑신; [허 참... 이놈 보게. 놀래 까무라쳐도 시원잖거늘...!]

백귀; [검둥아! 저 음식을 먹는 것 그만두는 게 어때? 아무래도 맛이 간 거 같어!] 떨떠름

흑신; [그래도 애써 잡은 건데 그냥 버리면 아깝지 않냐?]

흑신; [먹고 탈이 나더라도 우선 배나 채워보자. 어차피 우리가 안 먹어도 다른 놈들이 잡아먹을 텐데 뭘...!]

백귀; [하긴...!]

청풍; [고명을 말씀해주십시오. 두분이 누군지 알아야 염라대왕 앞에 가서 고할 것 아닙니까?]

흑신; [거 되게 시끄러운 음식일세!]

백귀; [가르쳐 주세. 죽은 놈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죽을 놈 소원쯤은 들어줘야지.]

흑신; [그렇긴 하지.]

백귀; [귓구멍 열고 잘 들어라. 노부들은 흑백신귀(黑白神鬼)라 불리던 어르신네들이다!] 우쭐하여 말하고. 순간

청풍; [흑백신귀!] 진짜 놀라고

흑신; [노부가 흑백신귀 중 흑신(黑神)이다!] 거만하게

백귀;‘ [백귀(白鬼)가 바로 노부다!] 역시 거만하게

청풍; (맙소사! 이 노마들이 살아있다니... 진짜라면 나리가 백살 가까이 될 텐데...) 전율. 불신의 표정. 이어지는 나레이션

 

<-흑백신귀! 사십여 년전까지 무림을 횡행했던 공포의 살인귀들이다. 배교(拜敎)에 뿌리를 둔 신귀문(神鬼門)이라는 문파의 공동 문주이기도 하다.> 멀쩡한 시절의 흑백신귀 모습. <아랑힐월>등에 나올 때 모습. 머리가 봉두난발이 아니고 옷도 깔끔하다.

<배교에 뿌리를 둔 문파의 문주들답게 흑백신귀는 무공뿐 아니라 온갖 기괴한 술법에도 능통했다. 그 술법을 효과적으로 연마하기 위해 흑백신귀는 수많은 인명을 살상했다.> 시체들이 널려있는 어느 장원. 시체들 가운데에 공중부양하고 있는 흑백신귀. 시체들에서 검은 기운들이 일어나 흑백신귀의 몸으로 스며들어간다.

<흑백신귀의 만행을 저지하기 위해 무림맹에서 여러번 토벌대를 보냈다. 하지만 번번이 놓치거나 오히려 반격을 당해 심각한 피해를 입곤 했다.> 무림맹 금급 무사들이 흑백신귀가 뿜어내는 악령같은 기운에 휘감겨 죽는 모습. 신이 나서 웃는 흑백신귀

<결국 제이대 무림맹 맹주가 된 삼비검조 진무륜이 직접 흑백신귀를 추적했다.> 현장에 나타나는 중년 시절의 삼비검조 진무륜. 그를 알아보고 기겁하는 흑백신귀. 달아나려는 자세로

<제 아무리 기괴한 술법을 지녔다 해도 흑백신귀는 삼비검조의 적수가 못되었다. 반년에 걸친 추적 끝에 삼비검조는 흑백신귀를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검을 빼든 삼비검조. 그 앞에서 피를 게워내며 목숨을 구걸하는 흑백신귀들

<지은 죄를 보자면 죽이는 게 옳았다. 하지만 흑백신귀도 명색이 한 문파의 문주들이다. 이에 삼비검조는 흑백신귀를 죽이는 대신 무저금마갱에 가둬버렸다.> 기중기에 연결된 밧줄에 묶여 아래로 내려가는 흑백신귀. 돌아보며 악을 쓰고. 기중기 옆에는 삼비검조와 혈가람이 서서 보고 있다. 기중기는 소림사의 중들이 조작하고 있고

 

청풍; (이 전설 속의 살인마들이 아직까지 살아있었다니...!)

흑신; [클클! 노부들의 고명도 들었으니 여한은 없겠지?] 입맛 다시고

백귀; [서둘지 말게나! 우선 요놈을 어떻게 나누어 먹을 건지 정해야 할 것 아닌가?]

흑신; [정하고 자시고 할 거 뭐 있어? 그냥 세로로 정확히 두 토막 내면 되지!] 소매 속에서 비수를 하나 뽑아들고. 어둠 속에서도 빛이 난다.

청풍; (날 어물전 생선 취급을 하는군.) 쓴웃음.

백귀; [정확히 잘라라! 조금이라도 차이가 나면 안돼!] 심각

흑신; [걱정 비끌어매! 내 또 다른 별명이 흑심인도(黑心人屠), 속검은 사람백정인 거 잊었냐?] 콱! 청풍의 어깨를 움켜잡고.

흑신; [애송아! 두려워할 것 없다. 눈 딱 감고 있으면 순식간에 토막내줄 테니까!] 청풍의 이마에 비수를 대고. 비수가 이마에 파고 들며 피가 흐르고.

백귀; (여기까지인 것 같군! 내 길지 않은 인생도...!) 쓴웃음.

흑신; [흐흐흐 피냄새도 신선하구만!] 코를 벌름거리며 청풍의 피 냄새를 맡고. 바로 그때.

[호호홋!] 갑자기 동굴을 뒤흔드는 여자의 웃음소리. 막 청풍을 두 토막 내려던 흑신과 뒤에서 지켜보던 백귀 기겁.

[히익!] [이...이 웃음소리는...!] 기겁하며 펄쩍 뛰며 뒤돌아보는 흑백신귀. 어리둥절 청풍. 흑신은 놀라서 비수를 떨군다.

[마...마녀(魔女)다!] [으아아!] 휘익! 쐐액! 비명을 지르며 청풍이 떠내려온 쪽으로 미친 듯 달려가는 두 노마. 청풍이 있는 곳은 막다른 곳이다. 절벽에 난 거대한 동굴로 물줄기가 흘러들어가고 있다.

따당! 청풍의 발치에 떨어지는 비수

[으아아!] [안... 안돼!] 쐐액! 삽시에 물리 흘러오는 쪽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흑백신귀

청풍; (왜들 저러지?) 어리둥절

청풍; (삼비검조께서도 악전고투 끝에 제압할 수 있었다던 저 거마들이 겨우 여자웃음소리에 경기를 일으키다니...!) 당혹. 그러다가

발치에 떨어져 있는 비수를 보고

스으! 어둠 속에서도 스산한 빛을 발하는 비수

청풍; (보기에도 평범한 비수가 아니다.) 두 발로 비수 손잡이 부분을 잡아서

청풍; (손목을 묶은 천잠사로 짠 밧줄을 잘라줄 것 같다.) 바로 세운다

슥! 슥! 바로 세운 비수의 날에 손목을 묶은 밧줄을 문지르고. 그러자

서걱! 툭! 밧줄들이 힘없이 잘리고

청풍; (다행히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구나.) 툭! 후두둑! 양손을 묶었던 밧줄들을 털어버리고

청풍; (그 마귀들이 돌아올지 모른다.) 비수를 집어들고

청풍; (빨리 여길 떠야한다.)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바로 그때

[케에에엑!] 흑백신귀가 사라졌던 어둠 저편에서 처절한 비명이 터져나온다.

청풍; (이 목소리는...!)

청풍; (흑백신귀 중 백귀인 것 같다!) 어둑한 저편을 바라보고. 그 직후

쐐애액! 어둠 저편에서 한 명의 인물이 미친 듯이 달려온다. 봉두난발에 온몸이 검은 노인. 흑신이다. 완전히 공포에 질린 얼굴. 비명도 지르지 못한다.

청풍; (흑신이 돌아오고 있는데...) 긴장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한 표정이다.> 연신 뒤를 돌아보며 달려오는 흑신. 소매로 입을 가리기도 하고. 직후

화라락! 청풍의 앞에 에 이르러 급정거하는 흑신. 이곳은 막다른 곳이다. 절벽에 난 동굴로 물줄기가 굉음을 내며 흘러들어가고 있고.

흑신; [으으으! 애초에 이곳까지 오는 것이 아니었는데...] 절벽 앞에서 어쩔 줄 몰라하며 신음

청풍; (저 노괴...) 놀라며 흑신을 보고.

<극도의 공포를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사시나무처럼 떨리고 있는 흑신의 몸뚱이.

청풍; (모를 일이다.)

<무림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저 노마가 무엇을 저토록 두려워하는 건가?> 딱! 딱! 공포에 질려 연신 이빨 부딪히는 흑신 얼굴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흑신; [으으... 어... 어떻게 해야 하나? 더는 도망칠 곳도 없는데...!] 연신 자신이 달려온 쪽 보며 부들부들.

청풍; [백귀는 어찌 되었습니까?] 묻고

흑신; [백...백귀는 흡정마녀(吸精魔女)에게 잡혔다.] 도망쳐 온 곳을 보며

청풍; [흡정마녀? 정기를 빨아먹는 마녀라는 여자가 있습니까?] 흠칫

흑신; [그...그렇다!] [금마사주(禁魔四主)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흡정마녀 손에 걸렸으니 어...어찌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

청풍; [금마사주는 또 무엇입니까?] 물을 때

[끄아아악!] 다시 비명이 들리고

흑신; [히익!] 기겁하고

<제발... 제발 살려주시오! 끄윽!> 이어지는 비명

<호호호! 포기해! 이 아가씨가 극락으로 보내줄 테니까!> 이어지는 웃음소리

<끄아아악! 안... 안돼!> 비명이 이어지고.

청풍; (백귀가 흡정마녀라는 여자에게 무슨 일인가를 당하고 있구나.) 놀랄 때

흑신; [살... 살려다오!] 청풍을 홱 돌아보고

청풍; [잡아먹으려던 제게 도움을 청하시는 것입니까?] 어이없고

흑신; [그렇다! 넌 노부를 살려줄 능력이 있을 것이다.] 털썩! 청풍의 앞에 무릎을 꿇고

청풍;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웃고

흑신; [너같이 어린 녀석이 무저금마갱에 던져진 경우는 없었다.] [즉, 네게는 보통의 인간들에게 없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뜻이다.]

청풍; (늙은 생강답게 눈치는 빠르군.) 쓴웃음

흑신; [제발... 제발 살려다오! 그럼 노부가 줄 수 있는 모든 걸 주마!]

흑신; [아니, 종이 되어 평생 널 섬기마! 제발 살려다오.] 쿵! 쿵! 머리를 바닥에 찍으며 애원하고

청풍; (이렇게 필사적이니 모른 척 할 수도 없군.) + [종이 되실 것까지는 없습니다.]

흑신; [그... 그럼...] 고개 들며 반색

청풍; [저 자신을 위해서라도 대책을 마련해야하는 상황인 것 같군요.] 일어나고

흑신; [고맙다! 이 은혜는 잊지 않으마!] 따라 일어나며 애원하고

청풍; [이곳은 막다른 곳이니 달아날 수는 없고..] 쿠쿠쿠! 물이 흘러들어가는 동굴을 보고

청풍; [급한 대로 은신할 수 있는 기문진을 설치해봐야겠습니다.] 주변을 둘러보고

흑신; [기문둔갑에 대해 잘 아는 모양이구나.]

청풍; [잘 아는 정도는 아니고... 흉내는 낼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지목하는 위치에 바위를 놓아주십시오.] 둘러보고

흑신; [그... 그러마!] 청풍을 따라오고

청풍; [저쪽, 그 옆으로 다섯 자쯤에 바위를 놓으십시오.]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즉시 움직여 바위를 청풍이 가르키는 곳에 옮겨놓는 흑신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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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무림맹의 건물마다 불이 밝혀져 있다. 특히 대청 주변은 수많은 등이 걸리고 횃불이 밝혀져 대낮같이 환하다.

대청 주변에 수많은 무림맹 사람들이 모여 있다. 여자들은 잠옷 위에 겉옷을 대충 두른 모습으로 모여들었고 또 사방에서 모여든다.

대청 앞마당을 에워싸고 있던 사람들 중 일부가 놀라 돌아본다.

휘익! 그곳으로 날아오는 석헌중. 분노에 휩싸인 표정. 왼손에는 검을 들고 있다. 그 뒤로 군자단 소속의 무사들 몇이 따라오고 있고

<대공자가 오고 있다!> <연공관에서 패관수련 하던 대공자께서도 연락을 받으셨구나.> 급히 길을 터주는 사람들

휘릭! 그 사이로 날아가는 석헌중. 그러다가

[!] 눈 부릅뜨는 석헌중

 

수많은 횃불과 화톳불로 대낮같이 환한 대청 앞의 넓은 마당. 대청이 자리한 축대 위에 놓인 의자에 진무륜이 앉아있고.

축대 아래 여러 사람이 서있다. 무림맹의 장로들이다, 총관 장세명, 부맹주 혈가람도 있다. 혈가람이 장로들 앞에 서있다.

장로들 앞 쪽에 포박당한 청풍이 무릎을 꿇고 있다. 손이 뒤로 돌려져 묶인 모습.

청풍의 좌우에는 위진천과 벽세황이 서있다. 그자들 뒤쪽 사람들 대열에는 하원길, 타노, 적청등도 보이고

합요나는 좀 떨어져서 오만상을 쓰고 있다. 합요나 뒤쪽에는 의자에 앉은 뇌화영이 초췌한 표정을 짓고 있다. 뇌화영 주변에는 여자들이 서있다. 냉면사태와 제자인 숙영비구니, 합요나의 수하들인 무정화들 몇 명 등. 뇌화영을 뒤에서 지키는 모습으로 서있다,

[이청풍!] 악을 쓰는 소리가 들려 사람들이 일제히 돌아보고

뇌화영도 눈물 훔치며 돌아보고

청풍도 고개 조금 돌려 돌아보고

석헌중; [죽인다!] 창! 검을 뽑으며 질풍같이 날아들고

혈가람; [자중해라 헌중아!] 찡그리며 외치지만

석헌중; [으아아아!] 쐐액! 악을 쓰며 청풍에게 쇄도하고. 검을 휘두르려는 자세로

[저... 저런...] [안돼!] 찡그리는 합요나 뒤쪽의 여자들과 무림맹 사람들 사색이 되지만. 반면

위진천; (잘 한다 석헌중!) 히죽

벽세황; (죽이시오 대사형!) 역시 흥분하며 주먹 불끈

한숨 쉬며 눈을 감는 청풍.

찡그리는 진무륜

석헌중; [크아!] 청풍에게 육박하며 검을 내리치려 하고

혈가람; [멈추지 못할까?] 버럭 외치며 장풍을 날리려 하고. 앞으로 나오며. 하지만

쩍! 청풍의 머리 위에서 멈추는 석헌중의 검

화악! 콰득! 청풍의 뒤에 멈춰서는 석헌중. 눈에 핏발이 선 채 검을 청풍의 머리 위에서 멈췄다.

[아!] [마지막 순간에 검을 멈췄다!] [역시 대공자님이셔!] 합요나 주변 여자들 안도. 합요나도 안도하며 가슴 누르고.

혈가람; [잘 참았다!] 장풍을 날리려던 손을 내리며 말하고

혈가람; [이청풍에 대한 심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분기를 다스리도록 해라.]

검을 청풍 머리 바로 위에서 멈춘 채 부들 부들 떠는 석헌중. 눈에는 핏발이 섰고 이를 바득 바득 간다.

모두 긴장해서 석헌중을 보고. 그때

석헌중; [착각하지 마라! 네놈을 용서한 아니다.] 슥! 검을 거두며 청풍을 노려보고

석헌중; [사부님 앞이라 네놈을 처단하고 싶은 충동을 참은 것 뿐이다.] 착! 검을 다시 칼집에 거칠게 꽂으며. 이어

석헌중; [용서하십시오 사부님! 제자가 격분하여 경거망동을 했습니다.] 검을 든 채 진무륜에게 포권하고

진무륜; [네 아내를 위로하거라.] 석헌중에게 뇌화영에게 가보라고 손짓

석헌중; [예...] 고개 숙이고. 이어

냉면사태등에게 보호를 받고 있는 뇌화영에게 가고. 검을 허리띠에 꽂으며

뇌화영; [상공!] 애절한 표정으로 석헌중을 보고

뇌화영; [죄송해요! 천한 계집이 부도(婦道)를 지키지 못했어요.]

석헌중; [부인 잘못이 아니오. 자책하지 마시오.] 다가와 뇌화영의 어깨를 다독이고

석헌중; [이청풍, 저 버러지는 지은 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오.] 핏발 선 눈으로 청풍을 돌아보고

뇌화영; [예...] 애절한 표정으로 눈물을 손수건으로 닦고

합요나; (뭔가 위화감이 느껴져.) 그런 뇌화영을 힐끔

합요나; (순진하고 소탈하던 청풍이 돌변해서 저 계집을 겁탈하려 들었다? 어떤 후과가 생길지 뻔히 알면서도?)

합요나; (이청풍은 잘 짜여진 함정에 빠진 것같다. 하지만...) 청풍을 보고

합요나; (도저히 이청풍의 무고함을 주장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 소리없이 한숨

<아무래도 이청풍은 올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같구나.> 팔이 뒤로 결박된 채 무릎 꿇고 있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혈가람; [변을 당할 뻔한 뇌화영의 진술, 냉면사태를 비롯한 다수 목격자들의 보고가 일치하외다.] 단상의 진무륜을 보고

혈가람; [이청풍은 석헌중이 폐관수련중인 기회를 노려 죄 많은 욕심을 채우려 한 게 분명하외다.] 청풍을 가리키며 분노

묵묵히 듣고 있는 진무륜

혈가람; [무림맹 내에서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일벌백계로 다스려야할 것이외다.] 장내를 둘러보고

[일벌백계!] [이청풍을 죽이자는 얘기로군!] 벽세황 뒤쪽의 사람들이 놀라고

벽세황; (꼴 좋구나 이가야!) 청풍을 보며 음험하게 웃고

벽세황; (우리 황금전장을 뒷배로 삼아 출세해볼 야심을 품었었겠지만...)

벽세황; (너무 일찍 본성을 드러낸 대가로 모든 걸 잃고 목숨마저 잃게 될 것이다.)

히죽 웃으며 그런 벽세황을 보는 위진천

손을 드는 진무륜

<맹주님께서 판결을 내리시려는구나!> 모든 사람들 긴장하며 진무륜을 보고

진무륜; [청풍아!] 손을 내리며 청풍을 부르고

청풍; [하명하십시오.] 고개 숙이고

진무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라.] 침통하게

청풍; (변명할 기회를 주시는구나.) (하지만...) 한숨

둘러보는 청풍.

냉면사태와 뇌화영과 석헌중. 냉면사태는 뭔가 심란한 표정. 뇌화영은 애절한 표정을 지으며 눈시울을 닦고 있고. 석헌중은 잡아먹을 듯 노려보고 있다.

벽세황은 비웃고 있고. 핏발 선 눈으로

위진천은 음산한 표정

합요나의 안타까운 표정. 하지만 합요나 주변의 여자들은 혐오하는 표정

분노해서 삿대질하는 무림맹 사람들

장로들의 분노한 표정. 혈가람도 오만상

청풍; (삼인성호(三人成虎;거짓말도 여러 사람이 하면 통함)...) 한숨

청풍; (이 상황에서 변명은 부질없는 몸부림일 뿐이다.) + [맹주님!] 진무륜을 보고

청풍;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할 따름입니다.] 고개를 조금 숙이며 말하고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잘못했다가 아니고?] [저 뻔뻔한 놈!] 사람들 분노

혈가람도 찡그리며 청풍을 노려보고

진무륜은 침통

그런 진무륜의 머리에 떠오르는 내용. 진상파가 전해준 편지의 내용이다. #114>에 나온

 

<이공자 자당(慈堂;남의 어머니)의 함자는 노경주이옵니다.> 편지의 내용

<누구보다 복이 많은 분이니 순리(順理)에 맡기시옵소서.> 편지를 들고 진상파를 떠올리는 진무륜

 

진무륜; (다복(多福)에 순리(順理)라...)

진무륜; (상파는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알고 있었구나.) 한숨 쉬고.

진무륜; (노부의 핏줄이지만 상파는 종종 이 세상 존재가 아닌 것 같이 느껴진다.)

진무륜; (상파를 믿고 순리대로 처리해야겠지.) + [판결을 내리겠다.] 말하고

모든 사람들 진무륜을 보고

진무륜; [모든 정황과 많은 증거가 이청풍의 유죄를 가리키고 있다.] [이에 합당한 벌을 내리도록 하겠다.]

벽세황; (드디어!) 흥분. 주먹 불끈

위진천; (사부님답지 않게 냉정한 판결을 내리겠군.) 억지로 웃음 참고

합요나는 한숨

진무륜; [이청풍의 무공을 폐하고 무저금마갱(無底禁魔坑)에 투옥하라.] 침통하게 말하고. 순간

<무저금마갱!> 주요캐릭터들 모두 보여주는 배경으로 사람들의 경악. 합요나는 입을 가리며 눈을 치뜨고. 다른 사람들은 충격과 공포에 휩싸이는 표정

 

#133>

<-금릉> 금릉의 모습. 저녁 무렵. 해가 지려한다.

<-황금전장> 황금전장의 모습. 아직 문이 열려있어 사람들과 우마차가 드나들고

비둘기들이 황금전장으로 날아들고.

비둘기들의 발에는 작은 통이 달려있다. 전서구다.

 

대청 건물. 황금수라들이 지키고 있고

벽세경; [무저금마갱?] 책상을 앞에 두고 앉아서 충격 받은 표정.

귀견수; [사형은 면했지만 무저금마갱에 투옥 당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책상 건너편에서 눈치를 보며 보고하고

주먹 부르르 떠는 벽세경

귀견수; [아시겠지만 무저금마갱은 소림사(少林寺)가 갱생이 불가한 악인들을 가두는 용도로 사용해온 천연의 뇌옥입니다.]

귀견수; [소림사가 엄중히 지키고 있기도 하지만 구조 자체가 실로 험합니다.] [일단 무저금마갱에 갇히면 살아서는 빠져나오지 못한다고 봐야합니다.]

귀견수; [차라리 팔 다리 하나 잘리는 게 이청풍에게는 다행이었을 것입니다.]

벽세경; [순진한 놈이 함정에 빠졌겠군요.] 이를 부득

귀견수;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만...] 눈치 보며

귀견수; [증거와 정황이 너무도 확실했습니다.] [삼비검조로서도 이청풍에게 벌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벽세경; [범인은 누구인 것 같나요?] 억지로 분노를 참으며

귀견수; [타노께서 보내신 전서구의 내용에 의하면...] 눈치보고

귀견수; [일단 대공자가 꾸민 일은 아니라고 합니다.]

벽세경; [세황이는 욕심이 많긴 해도 그렇게까지 악랄한 아이는 아니지요.] 끄덕

귀견수; [계집인 만화정 합요나는 아닐 테고...]

귀견수; [석헌중이나 위진천 중 한명이 주도해서 함정을 팠을 것입니다.]

벽세경; [두 인간의 주변을 팔 수 있는 데까지 파보세요.] [이청풍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누명을 썼다는 걸 밝히는 것뿐이니...]

귀견수; [그리하겠습니다.] 말하며 문쪽을 보고

탁탁! 누군가 다급하게 달려오는 발소리가 들리고.

벽세경도 입구쪽을 돌아볼 때

황금수라1; [보고!] 문을 다급히 열고 뛰어드는 황금수라 한명

황금수라1; [서림당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밖을 가리키며

[!] [!] 벌떡 일어나는 벽세경. 귀견수도 입구를 돌아보고

멀리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134>

서림당이 있는 거리. 사람들이 발 동동. 거센 불길에 휩싸인 서림당. 소방대원들이 서림당과 그 주변의 상가 건물에 물을 뿌리고 있다. 사람 손으로 뿌리는 게 아니고 용수라는 옛날 소방도구를 써서 물을 뿜어낸다. 수동 펌프의 일종, 관을 개울이나 연못으로 연결해서 사람이 앞 뒤에서 지렛대를 움직여 물을 뿜는 모습. 덕분에 주변 상가로 불을 크게 번지지 않지만 서림당은 완전히 불길에 휩싸였다.

[어떻게 해? 서림당이 홀라당 탔어!] [책이 많아서 불이 더 쉽게 붙었을 거야!] 사람들 방 동동. 그 사람들 뒤에 서서 보고 있는 벽세경과 귀견수. 둘 다 죽립을 썼다.

귀견수;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만...]

귀견수; [위험을 무릅쓰고 서림당에 들어갔던 금화군(禁火軍;소방관)의 보고에 의하면 사람은 없었다고 합니다.] 눈치 보며

벽세경; (노노야는 물론이고 유모도 집에 없었다는 건데...) 살인객주와 손이낭을 떠올리며 찡그리고

벽세경; (사람이 없는데 갑자기 불이 난 것도 그렇고... 누군가 방화를 한 것 같다.)

벽세경; (이청풍이 누명을 쓴 것에 맞추어 서림당에 불이 나기도 하고...)

<이청풍을 중심으로 급박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느낌이다.> 현장 배경으로 벽세경의 생각 나레이션.

 

#135>

서림당 화재 현장에서 좀 떨어진 객잔. 2층 건물. 사람들이 창문을 열고 서림당의 화재를 구경하고 있고

구석진 자리. 창문이 조금 열린 자리. 면사로 얼굴을 가린 중년여자가 서림당을 보고 있다.

그 여자 크로즈 업. 손이낭이다.

손이낭; (도련님이 함정에 빠지셨다.) 살기. 이를 부득 갈고. 손이낭이 있는 곳은 독실이다. 그리 넓지 않은 방에 손이낭 혼자 있다.

손이낭; (거의 확실히 마교의 인간이 꾸민 함정일 텐데...) 주먹 불끈

손이낭; (단주님께서는 마교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서림당을 불태우고 잠적하라는 분부를 내리셨다.)

손이낭; (상황이 너무도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어서 도련님을 구할 시도조차 못했다.)

손이낭; (그래도 처형당하신 건 아니니 실낱같은 희망은 남아있다. 어떻게든 무저금마갱으로 들어가 도련님을 구해야만 한다.)

손이낭; (도련님은 핏덩이 때부터 나 손이낭의 손으로 길러왔다. 사실상의 아들이라고 할 수 있다.)

손이낭; (도련님에게 위해를 끼친 인간은 지옥 끝까지라도 쫓아가 복수하고 말 것이다.) 이를 가는 손이낭. 온몸에서 살기를 뿜어내고

 

#136>

<-항산(恒山)> 아침. 험준한 바위 산

바위 봉우리 중턱에 서있는 암자. 몇 채의 건물로 이루어진 크지 않은 암자. 비구니들이 일과를 시작하고 있다. 비로 마당을 쓰는 비구니, 빨래를 너는 비구니. 부엌에서 음식을 장만하는 비구니.

건물 중 하나. 입구에 패소정낭이 서서 충격을 받은 표정을 짓고 있다. 문은 열려있고

패소정;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 고개 조금 돌려 건물 내부를 보는 패소정

<혹시 소맹주님은 이런 일이 벌어질 걸 예상하시고 무림맹을 떠나신 걸까?> 건물 내부의 모습. 관음보살이 모셔진 불당인에 젊은 비구니가 입구에 등을 보이는 자세로 무릎을 꿇고 있다. 그 비구니 맞은편에는 불단을 등진 채 세 여자가 앉아있다. 진상파가 보료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다. 무릎에는 치룡퇴를 얹어놓고 만지작거린다. 표정이 평온하다. 진상파 뒤에는 신도대낭과 매화모모가 책 상다리를 하고 앉아있고. 두 노파는 엄청난 충격을 받은 표정

숙영비구니; [모든 맹도들이 충격에 휩싸여있사옵니다.] 입구를 등진 위치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말하고. <-냉면사태의 제자 숙영(淑英)>

매화모모; [이청풍, 그 애가 헌중이의 마누라를 겁탈했다?] 어이없고

신도대낭; [노신도 믿지 못하겠다!]

숙영비구니; [두 분 장로님뿐만이 아닙니다.] 눈치 보며

숙영비구니; [이청풍의 만행은 너무도 충격적이라 믿지 못하는 사람도 많사옵니다.] 한숨 쉬며 진상파의 눈치를 보고.

진상파는 치룡퇴만 만지작거리고. 표정의 변화가 없다.

신도낭낭; [누군가의 음모가 개입된 것 같네.] 그런 진상파에게

매화낭낭; [이청풍이 맹주님의 다섯 번째 제자가 되는 걸 시기한 놈이 꾸민 짓일 가능성이 높아!] 역시 진상파에게 말하고

패소정; (정황상 벽세황이나 위진천의 짓이겠지.) 분노. 이를 부득

숙영비구니; [사부님께서도 이청풍이 함정에 빠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셨사옵니다.] 눈치 보며

숙영비구니; [하지만 이청풍이 반라인 뇌화영을 끌어안고 있는 것을 많은 사람이 목격했습니다.]

숙영비구니; [무엇보다 피해자인 뇌화영이 이공자를 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신도대낭; [뇌화영이는 허튼 말을 할 아이가 아닌데...] 당혹

숙영비구니; [피해자의 확고한 진술과 다수의 목격자들로 인해 이청풍의 유죄가 확정되었습니다.]

매화낭낭; [맹주께서도 이청풍을 봐주실 형편이 못되었겠구먼.] 탄식

숙영비구니; [그나마 처형 대신 무저금마갱에 감금하라 명을 내리셨사옵니다.]

패소정; (무저금마갱에 던져지는 건 사실상의 사형인데...) 당혹

숙영비구니; [너무도 중대한 사안이라 사부님은 저를 보내 소맹주님께 보고하라 지시하셨사옵니다.] 진상파의 눈치를 보며

진상파는 말없이 손가락을 짚어보고 있고

<손가락을 짚고 있다.> <이청풍의 운세를 점치는 건가?> 신도대낭과 매화모모가 긴장하며 보고.

[...] 찡그리며 손가락을 보는 진상파

신도대낭; [불길한 점궤가 나왔는가?] 긴장하며 묻고.

숙영비구니와 매화모모, 문 밖의 패소정도 긴장하며 보고

진상파; [이청풍공자의 운수에는 딱히 변화가 없군요.] 찡그리며 말하고

신도대낭; [그 말인 즉슨...] 흥분. 안도

매화모모; [무저금마갱에 갇히는 것도 이청풍에게는 악운이 아니라는 건가?]

진상파; [그렇긴 하온데...] 무언가 생각하며 말 꼬리를 흐리고

진상파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무릎 꿇은 패소정이 하늘을 보며 울부짖는 모습이다.

한숨 쉬며 패소정을 보는 진상파

패소정; (왜 저런 표정으로 나를 보시는 건가?) 어리둥절

진상파; [이공자는 지금쯤 어디 있을까요?] 화제 돌리고

숙영비구니; [사흘 전에 태산을 떠났으니...] 계산하고

숙영비구니; [빠르면 오늘 내로 무저금마갱이 있는 숭산(崇山)에 도착할 것이옵니다.] 눈치 보며 말하고

진상파; [긴 여행의 시작이로군요.] 한숨

<긴 여행의 시작?> 모두 어리둥절

진상파; [여행의 끝이 어렴풋이 보이긴 하지만... 저로서도 그 과정은 짐작하기가 어렵네요.] 건물 밖을 보며 중얼거리고

<하늘의 오묘한 뜻은 나같이 어리석은 계집이 모두 짐작하는 건 무리이니...> 건물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나레이션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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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대청 건물. 청풍과 장세명은 이미 대청 안으로 들어간 상태

대청 내부로 들어서는 청풍과 장세명.

대청 상좌에 진무륜이 앉아있다. 상좌 좌우에 놓인 의자에 부맹주 혈가람과 장로들이 마주 보는 위치에 앉아있다. 고개 돌려 입구쪽을 보는 장로들. 한데 혈가람 건너편의 장로들 중에는 냉면사태만 보인다. 매화모모와 신도대낭은 보이지 않는다. 두 여자는 진상파를 경호하여 다른 곳으로 간 상태

장세명; [이청풍공자가 귀환했습니다.] 문간에 서서 보고하고

끄덕이는 진무륜

진무륜 앞으로 가는 청풍.

<사흘 사이에 또 변했군.> <전에는 차돌처럼 단단해보였는데 지금은 솜처럼 부드러운 분위기를 풍기는군.> 혈가람이 있는 쪽 장로들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만검회랑에서 지낸 사흘간 새로운 경지에 이른 것같네.> <과연 맹주님께서 후생가외라 하신 게 어울리는 괴물이야.> 냉면사태들이 있는 쪽 장로들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부담되는 시선과 눈빛들...) 소리없이 한숨 쉬며 진무륜 앞으로 가고

청풍; (타인의 지나친 관심은 여전히 편하지 않다.) 생각하며 멈춰서고. 이어

청풍; [이청풍, 귀환했습니다.] 진무륜에게 포권하고

진무륜; [고생했다.] 끄덕

진무륜; [만검회랑에서 느꼈을 감상을 들어보자.]

<맹주님께서 저 아이를 시험하시는군!> <과연 어떤 대답이 나올 것인가?> 양쪽의 장로들 흥미진진

청풍; [제가 만검회랑에 남아있는 선진(先進;선배)들의 유적(遺跡)에서 본 것은 절박함과 간절함이었습니다.]

[절박함과 간절함!] [허어! 그런...] 장로들의 감탄과 심각

장세명; (생각지도 못한 답변...) 놀라고

진무륜; [일모도원(日暮途遠)...] 중얼

모든 사람들이 진무륜을 돌아보고

진무륜; [해는 지는데 갈 길은 멀다.] [망망한 길 위에 선 늙은 나그네의 심사를 느꼈겠구나.] 끄덕이고

청풍; [그러합니다.] 고개 조금 숙이고

청풍;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이치를 구하는 절박함과 그 이치를 궁구하기 위해 촌각이라도 더 삶이 이어지길 바라는 간절함이었습니다.]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는 장로들. 모두 심각하고

장세명; (장로님들의 표정이 더할 수 없이 심각해졌다.)

<길게 남지 않은 삶과 이루지 못한 성취에 대한 아쉬움이 새삼 가슴을 친 때문일 것이다.> 장로들의 심각한 표정 배경으로

진무륜; [사흘간 자지도 먹지도 못해 피곤할 게다.] [거처로 돌아가서 쉬도록 해라.]

청풍; [물러가겠습니다.] 포권하며 고개 숙이고. 이어

입구로 돌아서서 걸어간다.

장세명이 진무륜등에게 인사를 하고. 그 앞을 지나가는 청풍.

청풍이 먼저 대청을 나가고 그 뒤를 따라가는 장세명

대청을 나가는 두 사람을 보는 진무륜과 장로들. 모두 침통한 표정

[...] 특히 심란한 냉면사태. 무언가 생각하고. 그때

혈가람; [이청풍의 자질은 맹주님께서 제자로 거두시기에 충분한 듯합니다만...] 눈치 보며 알하고

진무륜; [다른 분들의 의견은 어떠시오?] 장로들을 둘러보고

장로1; [부맹주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혈가람 건너편의 장로 한명이 말하고

장로2; [그렇습니다. 이청풍을 다섯 번째 제자로 거두셔도 무방하다 생각합니다.] 다른 장로가 맞장구 치고

나머지 장로들도 끄덕이고. 냉면사태만이 표정을 알 수 없고

진무륜; [여러 장로들께서 그리 말씀하시니 이청풍을 본인의 제자로 삼겠소이다.]

[경하드립니다.] [감축드립니다 맹주님!] 장로들 포권하고

진무륜; [마침 내일이 보기 드문 길일(吉日)이오.]

진무륜; [이청풍의 입문식을 거행할 테니 장로들께서 준비를 해주시기 바라외다.]

[분부 받들겠습니다.] 고개 숙이는 노인들. 하지만

[...] 무언가 생각하며 표정이 밝지 않는 냉면사태

 

#128>

대청을 등지고 걸어가는 청풍과 장세명. 이제 나란히 걸어간다.

오가던 하녀들과 무사들이 두 사람에 고개 숙여 인사하고

<이청풍 공자야!> <며칠 사이에 더 헌앙해지셨어!> <저 분이 맹주님의 다섯 번째 제자가 될 예정이라지?> 하녀와 무사들의 생각. 하녀들의 얼굴 발그레

청풍; (나에 대한 관심이 사흘 전과는 비교도 안되게 강해졌다.) 쓴웃음

청풍; (영 부담스럽다. 여차하면 외근을 청해서 총단을 빠져나가야겠다.)

장세명; [거처에 목욕물을 준비해두라고 지시했네.]

장세명; [우선 뜨거운 물에 몸을 푹 담근 후에 배를 채우도록 하게.]

청풍;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고개 조금 숙이고

청풍; [소맹주님께서는 잘 지내시는지요?]

장세명; [소맹주가 마중을 나오지 않아 섭섭했군.] 웃고

청풍; [섭섭하다니요? 그저 궁금했을 뿐입니다.] 머쓱

장세명; [소맹주는 북악(北嶽)으로 불리는 항산(恒山)으로 떠났네.]

청풍; [출타를 하셨군요.] 흠칫

장세명; [항산은 관세음보살의 성지이기도 하네.] [돌아가신 어머니의 명복을 빌고 싶다면서 항산으로 갔어.]

청풍; [소맹주님의 효심은 지극하군요.] + [다만...] + 장세명; [경호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말게.]

장세명; [이번에는 십대장로들 중 두 분이 동행을 했으니...]

청풍; (그래서 신도대낭과 매화모모가 안 보였군.) 신도대낭과 매화모모를 떠올리고

장세명; [앞으로 이런저런 시끄러운 소리가 들릴 걸세.]

흠칫 장세명을 돌아보는 청풍

장세명; [여름이 깊어지면 개구리소리도 요란해진다는 정도로 여기게나.]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129>

장세명과 함께 대청을 떠나는 청풍의 모습이 원경으로 보이고

또 다른 2층 건물. 합요나가 있던 건물 반대편에 있는 건물이다.

열린 창문. 창가 안쪽에 앉아서 밖을 보고 있는 사내의 실루엣

사내 크로즈 업. 위진천. 술을 마시고 있고. 앞에 간단한 술상이 차려져 있다.

위진천; [확실히 난 놈은 난 놈이야. 불과 사흘 만에 만검회랑의 비결들을 얼추 훑어본 것 같으니...] 웃으며 술을 마시고. 이어

위진천; [하지만 불쌍해서 어쩌나? 탄탄대로 같던 네 인생도 이쯤에서 시궁창으로 바뀔 텐데...] 술잔을 입에서 떼고. 이어

위진천; [대범하신 대사형은 어찌 지내느냐?] 누군가에게 묻고

적청; [대공자가 오늘 아침 연공관(鍊功關)에 들어간 것을 확인했습니다.] 슥! 방 안쪽 어둑한 곳에서 누군가 나선다. 벽세황의 부하 중 한명인 적청이다. 아직 얼굴을 완전히 보여주지 말고

적청; [폐관수련이 끝날 때까지 방해하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합니다.] 쿵! 완전히 모습을 보여준다. <-벽세황의 심복 적청>

위진천; [이청풍이 돌아오는 날에 맞춰서 연공관에 들어갔다 이거지?] 피식 웃으며 술잔에 술을 따르고

적청; [맹주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이청풍 얼굴을 보는 게 껄끄러웠을 것입니다.] 공손히 서서

위진천; [군자검이라는 별호에 어울리지 않게 속이 좁은 인간이야. 나처럼 뻔뻔하지도 못하고...] 웃으며 술병을 내려놓고

적청; [맹주의 첫째 제자라는 자부심을 품고 있던 대공자로서는 누구보다 불만이 많을 것입니다.]

위진천; [그렇다고 불만을 드러내진 못하고... 회피하는 게 속이 편했겠지.] 웃으며 술잔을 입으로 가져가고

위진천; [뭐 알아서 자리를 피해준 덕분에 오늘 밤에 진행할 일이 한결 수월해졌어.] 술을 마시고

적청; [대공자를 대상으로 사전공작을 할 필요가 없어지긴 했습니다.] 아부

위진천; [그렇다 해도 만사불여튼튼이다.]

위진천; [석헌중과 벽세황의 동태를 한시도 놓치지 말고 감시해라.]

적청; [분부 받들겠습니다.] 굽신

위진천; [이번 일만 순조롭게 마무리 되면 적청 네게도 서운하지 않은 보상이 있을 것이다.]

적청; [말씀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적청; [제십마왕님!] 눈을 번뜩이며 말한다. 위진천이 마교의 제십마왕임을 보여주고

 

#130>

깊은 밤. 무림맹. 거의 대부분의 건물에 불이 꺼져 있다.

청풍의 거처.

내부. 어둑한 침실. 청풍이 침대에 잠들어있다.

움찔! 하는 청풍의 귀

파라락! 쏴아! 무언가 날아가는 소리가 들리고

청풍; (이 깊은 밤에 경신술을 펼쳐서 움직이는 자가 있다?) 천천히 눈을 뜨고

청풍; (그것도 천하 무림의 중심인 무림맹에서?) 누운 채 생각하고

쏴아! 멀어지는 소리가 귀에 들리고

청풍; (날아가는 방향은 북쪽...) (여자들의 거처인 내원쪽이다.) 찡그리고

청풍; (불길한 예감이 든다.) 일어난다. 잠옷 차림이고

청풍; (혹시 모르니 살펴봐야겠다.) 침대에서 내려서고

 

청풍의 거처를 밖에서 본 모습.

문을 열고 나오는 청풍. 옷을 갖춰 입었다. 무림맹 동급무사의 복장이다. 무기는 들지 않았고

밖으로 나서며 지붕 쪽을 보는 청풍.

팟! 날아오르고

쏴아! 지붕을 넘어 날아가는 청풍. 한데

 

근처 건물 뒤에 숨듯이 서있는 사내 형상

그자 크로즈 업. 적청이다. 손에 작은 피리를 들고 있다.

적청의 시점. 청풍이 지붕 너머로 날아가는 게 보이고

작은 피리를 입에 무는 적청

삐이이! 삐이! 새소리를 내는 적청의 피리소리

 

#131>

건물들 위를 날아가는 청풍.

삐이이! 삐! 적청이 부는 피리소리가 들리고

청풍; (밤새 소리인가?) 생각하며 앞을 보고

멀리 앞쪽으로 날아가는 사람 형상

청풍; (저자...) 눈 번뜩

<행적이 극히 은밀하다.> 건물들 위를 날아가는 사내 뒷모습 배경으로

청풍; (떳떳한 짓을 하려는 게 아니라는 의미다.) 생각하며 날아가고

휘익! 건물들 사이로 사라지는 사내

청풍; (건물들 사이로 내려갔다!) 파앗! 더 빨리 날아가고

청풍; (저자가 가려는 목적지가 저 근처일 것이다.) 날아가고

확 다가오는 건물들. 높은 담장에 둘러쳐져 있고

휘익! 담장 위로 내려서는 청풍. 직후

[!] 눈 부릅뜨는 청풍.

 

담장 안쪽은 갈 가꿔진 정원. 정원에 화려한 건물이 있고. 건물의 창문이 열려있다. 한데

쿵! 창문 열린 건물 안쪽에서 벌어지고 있는 장면. 여자 침실인데 침대에 한 여인이 야한 자세로 누워있다. 얇은 잠옷을 걸친 글래머러스 한 여자. 석헌중의 아내인 뇌화영. 한데 저고리가 벌어져 젖가슴이 드러나 있고. 무림맹 동급무사의 복장을 한 사내가 뇌화영의 몸에 걸터앉아서 젖가슴을 희롱하고 있는 중이다.

<뇌화영!> 눈을 치뜨고 있는 뇌화영의 얼굴 크로즈 업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뇌화영은 놀라고 겁에 질린 표정이지만 비명은 지르지 못하고 있다. 혈도가 짚인 모습.

뇌화영의 젖가슴을 주물럭거리는 사내의 손

청풍; (군자검 석헌중의 아내 뇌화영이 음적에게 유린당하고 있다!) 쐐액! 질풍같이 건물로 날아들어가고

[!] 뇌화영의 젖가슴 주물거리다가 무언가 느끼는 사내

팟! 뇌화영의 몸에서 공처럼 튀어 일어나는 사내

화악! 그자를 벼락같이 덮치는 청풍. 열려있는 창문으로 날아들었다.

파팟! 슈학! 질풍같이 움직이며 공격하고 피하는 청풍과 사내. 맨손으로 서로를 움켜쥐고 긁으려는 모습이다. 유도를 하는 것 같고

스팟! 청풍의 손아귀에서 간발의 차이로 벗어나는 사내. 얼굴은 보이지 않고 눈만 보인다.

쩍! 몸을 돌개바람처럼 돌리면서 날카로운 손가락으로 청풍을 긁는 그자. 손가락에서 칼바람이 일어 살벌하고.

청풍은 몸을 숙여 그자의 손가락을 피하면서 안으로 파고들어

주먹을 미사일처럼 날리는 청풍. 타이슨이 복싱하는 것 같다.

사력을 다해 몸을 틀어 피하는 사내. 하지만

쾅! 청풍의 주먹이 일으킨 바람이 그자의 옆구리를 스치며 충격을 주고

비틀하며 옆으로 물러서는 그자

청풍; (잡았다!) 화악! 벼락같이 그자의 목을 움켜잡는 청풍. 하지만

퍼억! 잡힌 직후 허깨비처럼 꺼지는 그자의 모습

청풍; [!] 놀라며 급정거하는 청풍. 오른손으로는 허공을 움켜쥔 자세로

청풍; (이형환위를 능가하는 신법!) 몸을 세우고 급히 주변을 둘러보지만

<크크크! 그년은 네놈에게 양보하마. 사양하지 말고 재미 봐라.> 어디선가 들리는 음성

청풍; (놓쳤다.) 찡그리며 자신이 들어온 창문을 보고

청풍; (복장은 나와 같은 동급무사였는데...) (전력을 기울인 내 공격에서 빠져나갔다.) 창문을 보며 침대로 간다. 고개를 돌린 자세

청풍; (최소한 금급 이상의 실력을 지녔다는 뜻이다.) 찡그리며 돌아서고

청풍; (대체 그자의 정체가 뭐기에...) 그러다가 흠칫

[으으으!] 침대에 야한 자세로 누워 신음하는 뇌화영. 저고리가 벌어져 젖가슴이 드러나 있고. 눈을 치뜨고 있지만 움직이지는 못한다.

청풍; (민망하군.) 쓴웃음 지으며 시선 피하고

[으으으!] 수치심에 눈물 흘리는 뇌화영.

<정신은 잃지 않았지만 움직이지 못하고 말도 못한다.> 몸을 부들 부들 떨지만 움직이지는 못하는 뇌화영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 (아혈(啞穴;목소리를 관장하는 혈도)과 마혈(痲穴;몸을 마비시키는 혈도)이 모두 찍힌 때문일 것이다.) + [혈도를 풀어드리겠습니다.] 몸을 숙여서

팟팟! 손가락으로 뇌화영의 목 아래와 가슴 사이를 찍는다. 그러자

뇌화영; [학!] 야하게 퍼득이며 숨을 토한다.

청풍; [안심하십시오. 음적은 소생이 쫓아냈습니다.] 이불로 뇌화영의 알몸이 된 상체를 가려주려 하고. 한데 바로 그때

뇌화영; [안된다!] 악을 쓰며 갑자기 청풍의 양팔을 양손으로 움켜잡는 뇌화영

청풍; [부인!] 당황하며 몸을 일으키려 하지만

뇌화영; [나를 욕보이려들다니... 네놈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미친년처럼 악을 쓰며 청풍에게 안기는 뇌화영. 청풍에게서 달아나려는 게 아니라 청풍을 붙잡아두려는 몸짓. 일어나는 청풍과 함께 침대에서 일어나며

청풍; (뭐지 이 여자?) + [고정하십시오 부인!] 당황하면서도 뇌화영을 떼어내려 하고. 그 바람에 뇌화영을 마주 끌어안는 자세가 되고. 두 손으로 뇌화영의 허리를 움켜잡아서

뇌화영; [이 짐승! 안돼! 안돼! 날 강간하지 마라!] 악을 쓰면서 청풍에게 거머리처럼 달라붙는 뇌화영.

청풍; (뭔가 이상하다!) 얼굴 와락 굳어지고. 뇌화영을 마주 끌어안은 자세로. 바로 그때

[멈춰라!] 창밖에서 들리는 누군가의 고함소리

놀라 돌아보는 청풍. 뇌화영을 끌어안고 있는 자세

냉면사태; [용서 못한다 이 악귀야!] 펑! 열려있는 창문으로 질풍같이 날아들며 장풍을 날리는 냉면사태

청풍; (십대장로 중 냉면사태!) 눈 부릅. 그 와중에도 뇌화영은 청풍에게 달라붙어 악을 쓰고 있고. 청풍은 그런 뇌화영의 허리를 양손으로 끌어안은 자세가 되어 있고

부악! 냉면사태가 내치는 손바닥에서 강력한 힘이 뿜어져 나온다.

청풍; (그냥 피하면 뇌부인이 다친다!) 팟! 어쩔 수 없이 뇌화영을 끌어안고 침대 건너편으로 몸을 날리는 청풍.

콰왕! 퍼펑! 냉면사태가 날린 강력한 장풍이 침대 위를 쓸고 지나가 뒤쪽의 벽과 가구들을 박살낸다. 뒤쪽의 벽에 구멍이 크게 나고

청풍은 침대 너머를 구른다. 뇌화영을 끌어안은 채

펑! 터져나가는 침대 건너편의 벽

청풍; [사태! 고정하십시오!] 팟! 달라붙는 뇌화영을 끌어안고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고. 뇌화영은 청풍과 마주 보는 자세로 안겨있는데 이제는 청풍을 밀어내려 애쓰는 모습이다.

냉면사태; [헛소리는 지옥에 가서 해라!] 펑! 퍼펑! 멈춰서며 양손을 번갈아 내지르는 냉면사태. 크기가 솥뚜껑만한 손바닥 형상의 기운들 여럿이 터져 나와 청풍을 후려쳐 가고

청풍; [오해입니다! 제가 범인이 아닙니다!] 스스스! 모습이 여러 개로 변해 냉면사태의 장풍을 피한다. 여전히 뇌화영을 끌어안은 자세고

쾅! 쾅! 청풍의 그림자를 통과한 냉면사태의 장풍은 건물 벽 여기저기를 때려 구멍을 낸다. 그 바람에 건물 안의 상황을 밖에서도 볼 수 있게 되고

냉면사태; [천벌을 받을 놈! 사람의 탈을 쓰고 임자 있는 여자를 건드려?] 삿대질하며 악을 쓰고. 그때

[무슨 일입니까?] [무사하십니까 부인?] 휙! 휘익! 사방에서 날아드는 무림맹 무사들

청풍; (이런...) 낭패하며 건물 밖을 보고

[헉! 저게 무슨...] [부... 부인!] 사방에서 건물 주변으로 날아들던 무림맹 무사들 기겁한다.

밖에서 본 모습 벽이 터져나간 건물 안. 청풍이 상체를 벌거벗은 뇌화영을 끌어안고 있고. 그 앞에서 냉면사태가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고 있다.

[이청풍이 대공자의 부인을 범했다!] [죽일 놈!] [포위하라! 놓치면 안된다!] 창! 차창! 무기를 뽑으며 건물을 포위하는 무사들.

청풍; (설마 이 상황은...) 얼굴 굳어지고. 그때

뇌화영; [놔라 이 악적!] 펑! 청풍의 가슴을 손바닥으로 때리며 악을 쓰는 뇌화영.

불의의 기습에 가슴을 맞는 청풍. 비틀 하지만 큰 타격을 받지는 않았다. 대신

팔이 풀려 안고 있던 뇌화영을 놓치고

뇌화영; [악!] 청풍을 때린 반작용으로 튕겨나가 냉면사태의 앞에 나뒹굴고

냉면사태; [화영아!] 급히 뇌화영을 부축하고

뇌화영; [사태님! 저 어떻게 해요?] 애절하게 울며 냉면사태의 품에 안기고

뇌화영; [저 짐승... 인간의 탈을 쓴 저 악귀에게 몸을 더럽히고 말았답니다!] 냉면사태의 품에 안겨 절망적으로 몸부림치며 울고. 그러자

[대... 대공자의 부인을 겁탈하다니...] [저놈이 그런 악귀였을 줄이야!] [갈아 마셔도 시원치 않을 놈...] 건물을 포위한 무사들 분노하고. 그 사이에도 무림맹 무사들이 사방에서 날아온다.

청풍; (당했다!) 굳어진 얼굴

<저 간악한 계집이 파놓은 함정에 빠져버렸다.> 냉면사태의 품에 안겨 우는 척 하며 곁눈질로 청풍을 훔쳐보는 뇌화영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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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쿵! 동굴 내부의 모습, 전체적으로 반질거리는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천장은 천연의 동굴이다. 하지만 좌우의 벽은 매끈하게 다듬어져 있고. 그곳에 수많은 글과 그림들이 새겨져 있다. 그림은 검을 휘두르는 사람의 모습. 동굴은 아주 깊어 끝이 보이지 않고

청풍; (맙소사!) 전율하며 진무륜을 따라간다. 좌우를 둘러보며

<동굴 벽에 새겨져 있는 글과 그림은 모두 검법의 비결들이다.> 벽에 새겨진 글과 검을 든 사람들의 형상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청풍; (얼마나 긴지 모를 이 동굴 벽이 검법의 비결과 도해로 가득 채워져 있다.) (게다가...) 흥분. 전율

<일별한 것만으로도 이곳에 새겨져 있는 검법 비결들이 하나같이 절세적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벽에 새겨진 글과 그림들 배경으로

진무륜; [거의 이천여 년 전의 일이다.] [대성 공자께서 이 동굴에 머물며 검법의 이치를 연구하셨다.] 걸어가며 말하고

흠칫 청풍.

진무륜; [그후로 공자를 존경하는 임협(任俠;협객)들이 이곳에 들러 자신의 성취를 남기는 전통이 생겼다.]

청풍; (만검총의 전통이 무려 춘추전국시대의 공자에게까지 이어지는구나.) 놀라고

진무륜; [오랜 세월이 흐르며 이 동굴에는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검법의 비결이 새겨졌다.]

진무륜; [누군가가 주도한 것도 아니고 시켜서도 아니었다.] [검에 모든 걸 건 인생들이 자발적으로 흔적을 남긴 결과다.]

청풍; (그래서 이곳이 만검총이면서 만검총이 아니라고 하셨구나.) 깨닫고

진무륜; [검법에 뜻을 두었으면서 이곳에 들어올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누구든 이 검법비결들을 볼 수 있다.] 좌우의 벽을 둘러보고

청풍; (수많은 명검들이 뿜어내는 예기를 견디고 여기까지 올 수 있는 인물은 그리 많지 않겠지.)

진무륜; [만검회랑(萬劍回廊)이라고도 불리는 이 동굴에 들어왔다가 일가를 이룬 경우가 속출했다.]

진무륜; [본문의 시조이신 만패검선(萬敗劍仙)도 그 중 한분이셨다.]

청풍; (만검총을 창시한 인물이 만패검선이었지.)

<평생 단 한번도 승부에서 이기지 못해 만패검선이라 불렸다던가?> 신선같은 노인이 검을 들고 웃고 있고. 그 앞에서 포권하며 굽신거리는 사람들. <신선부>에 나왔던 만패검산의 모습 차용

진무륜; [성당(盛唐;당나라의 전성기) 시절에 사셨던 만패검선께서는 검법에 존재하는 모든 약점을 연구하셨다.]

청풍; (검법을 펼칠 때 생기는 약점을 연구하기 위해 무수한 패배를 겪었다는 건데...) 놀라고

진무륜; [만번의 패배 끝에 만패검선께서는 완벽에 가까운 검법을 창안하셨다.] [그것이 절대사검이다.]

청풍; (절대사검이 그렇게 만들어졌구나.)

진무륜; [다 왔다.] 멈춰서고. 청풍도 멈춰서고

진무륜; [이곳이 만검회랑의 심장부다.]

쿵! 타원형의 광장. 그 중앙에 세 개의 비석이 세워져 있다. 비석 뒤로 또 동굴이 이어지고 있다. 두 개의 비석에는 글이 적혀있지만 맨 우측의 비석은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다.

비석들 크로즈 업. 좌측의 비석에는 <萬敗劍仙神位>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중앙의 비석에는 <大聖神位>라는 글이 옛날 한자로 새겨져 있고

청풍; (저 세 개의 비석...)

<중앙의 비석은 만검회랑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대성 공자를 기리는 비석이다.> 중앙의 비석 크로즈 업. <大聖神位>라고 새겨진

<좌측에는 만패검선님의 비석...> 좌측의 비석 크로즈 업. <萬敗劍仙神位>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는

<반면 우측의 비석에는 아무 글도 새겨져 있지 않다.> 민짜인 우측의 비석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청풍; (아직 오지 않은 누군가를 위해 남겨진 비석이겠구나.) 생각할 때. 옆에서 의관을 정제하는 진무륜

이어 세 개의 비석을 향해 무릎 꿇고 절한다.

청풍도 진무륜 뒤에서 절하고.

절하고 상체를 세우는 진무륜

청풍도 무릎 꿇은 채 앞을 보고

진무륜; [만검회랑에서 수많은 검호들과 문파가 생겨났다.] [우리 만검총도 그 중 하나일 뿐이다.] 앞을 보며 엄숙하게

청풍은 묵묵히 고개 끄덕이고

진무륜; [우측의 비석은 언젠가 나타난 절대검성(絶代劍聖)을 위해 유보된 것이다.] 글이 새겨지지 않은 우측의 비석을 보며

청풍; (절대검성!) 놀라고

청풍; (자타가 공인하는 고금제일검(古今第一劍) 만패검선께서도 절대검성이라 불리지는 못하시는 건가?)

진무륜; [절대검성의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진무륜; [우리 만검총을 기준으로 하자면 절대제오검(絶代第五劍)을 완성하는가의 여부다.]

청풍; [절대제오검이라면...] 놀라고. + (절대사검 외에도 한 가지 검법이 더 있었던 건가?) 놀라고

진무륜; [세상에는 본문에 절대사검까지만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진무륜; [절대오검의 존재는 오직 문주와 문주의 후계자만이 알아야한다.]

청풍; (그 말씀이신 즉 나를 후계자로 생각하신다는...) 난감

진무륜; [무상심검(無常心劍)이 절대제오검이다.]

청풍; (무상심검...) (정해진 거 없는 마음의 검...)

청풍; (이름만으로도 얼마나 대단한 경지의 검법인지 짐작이 간다.)

진무륜; [사실 노부도 무상심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아니, 만패검선 조사님 이래 무상심검의 실체를 접한 분은 아무도 없다.]

청풍; (말 그대로 상상 속의 검법인 건가?)

진무륜; [단서는 단 하나, 만패검선께서 남기신 유언뿐이다.]

 

<무상심검은 만검회랑에 깃들어 있다!> 가부좌를 틀고 앉은 만패검선이 앞에 엎드려 우는 제자들에게 말하는 장면. 만패검선이 죽기 직전이다.

 

진무륜; [그후 팔백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둘러보고

진무륜; [본문의 역대 문주들께서는 전력과 전심으로 만검회랑의 검법비결들을 연구했다.] [그럼에도 성과는 없었다.]

청풍; (인지를 초월하는 비결인 때문일 것이다.)

진무륜; [사실 역대 문주님들 중 무상심검은 고사하고 절대사검을 완전히 깨우친 분도 없었다.]

진무륜; [노부의 성취 역시 검벽신공의 초입에 들어섰을 뿐이다.]

청풍; (절대사검이라는 게 그만큼 대단하다는 반증이겠지.) 묵묵히 끄덕

진무륜; [이곳에서 사흘을 머물다가 귀환해라.] 일어나고

청풍; [예...] 따라 일어나고

진무륜; [무상심검은 아마도 돈오(頓悟;별안간 깨달음)와 같을 것이다.] [오래 머물고 많이 연구한다고 해서 얻어지는 않는다.] 입구쪽으로 걸어가고. 청풍은 따라가지 않고

진무륜; [사흘간 네가 과연 무상심검과 인연이 있는지 확인해보고 귀환해라.] 들어왔던 광장 입구쪽으로 가며

청풍; [분부 받들겠습니다.] 포권하며 고개 숙이고

진무륜; (구중천 중 두 가문의 인연을 이어받은 놈이다.) 입구를 나가며 생각하는 진무륜

진무륜; (노부의 대에서 절대검성의 탄생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도다.) 슬쩍 웃는 진무륜의 얼굴

입구로 사라지는 진무륜. 그걸 비석을 등지고 서서 보는 청풍.

청풍; (부담이 막중하구나.) 쓴웃음

청풍; (맹주께서는 은연중에 내가 무상심검을 찾아내길 기대하시는 듯 한데...)

청풍; (과연 이 많은 검법비결들 어디에 무상심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주변을 둘러본다. 광장의 사방 벽에도 무수히 많은 글과 그림이 새겨져 있다.

 

#122>

<-무림맹> 해가 지려는 저녁 무렵. 뭔가 어수선하고 들뜬 분위기

<-기린단> 벽세황의 거처인 기린단. 하녀와 무사들이 서로 눈치 보며 오간다. 숨도 크게 못 쉬는 표정들이고

기린단의 중심 건물. 입구를 적청이 지키고 있다.

곁눈질로 안쪽을 살피는 적청

 

건물 내의 거실. 벽세황이 타노와 마주 앉아있다. 벽세황은 술에 취한 모습. 술병이 탁자 주변에 널려있고. 한손에는 술병을 들고 있다.

타노; [맹주가 이청풍을 제자로 받아들일 생각인 건 분명하다.] 침통

타노; [그렇다고는 해도 이청풍을 후계자로 선정한 건 아니다.] 달래지만

말없이 술만 마시는 벽세황

타노; [이청풍은 나이도 어린데다가 무림맹 내에 지지 기반이 전혀 없다.]

타노; [현실적으로 그놈이 맹주의 후계자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으니...] + 벽세황; [혼자 있고 싶소.] 퉁명하게 말해서 타노의 말을 막고

찡그리는 타노.

벌컥벌컥 병나발을 부는 벽세황

타노; (못 난 놈 같으니...) + [알았다. 그만 가보마.] 한숨 쉬며 일어나고

타노; [심란하겠지만 세경이의 충고를 잊지는 마라.] 내려다보며

타노;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든 이청풍과 척을 져서 좋을 일은 없다.] 돌아서고

주먹 꽉 쥐는 벽세황

나가는 타노. 밖에서 급히 문을 열어주는 적청

탁! 다시 문이 닫히고 실내에는 벽세황 혼자 남는다.

벽세황; (죽일 놈!) 이를 갈며 술병을 번쩍 들고

벽세황; (감히 우리 황금전장을 이용해서 사부에게 접근해?) 콰창! 술병을 바닥에 내리쳐서 박살내고

 

건물을 등지고 떠나다가 돌아보는 타노. 문을 닫던 적청도 건물을 돌아보고. 콰창! 안에서 술병이 깨지는 소리가 들리고

고개 저으며 걸음 옮기는 타노

히죽 웃는 적청

 

벽세황; (죽일 놈! 갈아 마셔도 시원치 않을 놈!) 이를 갈며 시근거리고

벽세황;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날 이용하고 우롱했으니...) 핏발 서린 벽세황의 얼굴

 

#123>

<-운룡단> 위진천의 거처.

하원길; [벽세황은 술에 빠져 있다고 하오.] 위진천과 마주 앉아서 식사를 한다. 젓가락질을 하지만 건성이고

위진천; [그 심정 충분히 이해가 가오.] 게걸스럽게 먹으면서 웃고

위진천; [자기 졸개인 줄 알았던 놈이 경쟁자로 돌변했소.] [우리 사형제들 중 심리적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었을 거요.]

하원길; [문제는 맹주가 이청풍을 편애하는 정도가 지나치다는 점이오.] 우려

하원길; [이대로 진행되면 이청풍이 맹주의 후계자가 되는 건 기정사실이오.]

위진천; [그런 일은 해가 서쪽에서 뜨지 않는 한 일어나지 않을 거요.] 히죽

하원길; [혹시...] 흠칫! 하고

위진천; [유사시에 벽세황을 거꾸러트리기 위해 준비해둔 안배를 이청풍에게 써먹어야겠소!]

위진천; [벽세황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아도 될 테니...] 음산하게 웃고

침 꿀꺽! 긴장하는 하원길

 

#124>

여전히 무림맹. 깊은 밤. 건물들도 대부분 불이 꺼져 있고

<-원로원(元老院)> 화려한 건물들이 모여 있는 곳. 잘 가꿔진 정원 여기저기에 건물들이 서있다. 크지는 않지만 화려한 건물들

그 건물들 중 하나로 다가오는 불빛. 등을 든 젊은 비구니가 앞서 오고. 그 뒤를 차가운 표정의 나이 든 비구니가 따라온다. 나이 든 비구니는 무림맹 십대장로의 일인인 냉면사태. ***앞에서는 냉면신니로 표기했지만 냉면사태로 변경. 지금까지는 대사가 없었고 이 씬에서 처음 대사가 나옴.*** 냉면사태는 <신병전설>에 나온 냉면사태 캐릭터. 20대 중반쯤인 젊은 비구니는 어딘지 냉면사태를 닮았다. 이름은 숙영. 역시 <신병전설>에 나온 냉면사태의 제자 숙영 캐릭터. 숙영은 냉면사태의 숨겨진 딸이다.

건물로 다가오는 숙영과 냉면사태

냉면사태의 모습 크로즈 업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십대장로의 일인 냉면사태(冷面師太)>

숙영; [그럼 편히 쉬세요 사부님!] 건물 입구에서 돌아서며 냉면사태에게 인사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냉면사태의 제자 숙영(淑英)비구니>

냉면사태; [오냐. 너도 잘 자거라.] 문을 열며 숙영에게 고개 끄덕

숙영; [예...] 고개 숙이고. 이어

돌아서서 왔던 길로 가는 숙영

냉면사태; (불쌍한 것...) 멀어지는 숙영을 보며 한숨. 반쯤 연 문을 잡은 채

냉면사태; (내가 지은 죄로 저 가엾은 것의 삶도 백척간두 같겠구나.) 한숨 쉬며 어둑한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냉면사태

탁! 안으로 들어와 문은 닫는 냉면사태

냉면사태; (날 위해서가 아니라 숙영이 저 가엾은 것 때문이라도 비밀은 저 세상으로 가져가야만 한다.) 한숨 쉬며 거실로 들어서고. 그러다가

냉면사태; [!] 눈 번뜩

탁자 위에 놓여있는 편지 한통

냉면사태; (저 편지...) 긴장하며 다가가고

냉면사태; (누군가 내 거처에 침입했었다.) 떨리는 손으로 편지를 집어들고

냉면사태; (설마... 설마...) 떨리는 손으로 편지를 봉투에서 꺼내고

펴서 읽는다.

[!] 눈이 치떠지는 냉면사태

<때가 도래했소!> 냉면사태의 손에 들려 떨리는 편지를 배경으로 누군가의 말

냉면사태; (결... 결국...) 편지를 떨구는 냉면사태. 충격과 고뇌에 휩싸인 표정이고

냉면사태; (영원히 일어나지 않기를 바랬던 일이 일어나고야 말았구나.) 털썩! 다리가 풀려 탁자 앞에 주저앉고

냉면사태; (마귀같은 놈...) 주저앉아 누군가의 실루엣을 떠올린다. 위진천의 아버지 위극겸이지만 이 씬에서는 얼굴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번뜩이는 눈만 보여주고

냉면사태; (빈니로 하여금 속죄할 수 없는 죄를 강요하는구나.) 주먹이 부들 부들

냉면사태; (하지만 선택의 여지는 없다.) 이를 갈고.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넘치고

<가엾은 숙영이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그 마귀의 지시를 따를 수 밖에 없으니...> 고개 떨구며 오열하는 냉면사태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125>

<-사흘 후> 저녁 무렵. 무림맹이 멀리보이는 곳

휘익! 그곳을 새처럼 날아가고 있는 청풍. 수염이 덥수룩하다. 사흘 동안 식음을 전폐한 상태. 눈은 충혈되어 있고. 피곤한 표정이고

청풍; (사흘이란 기한은 어떻게든 지켰다.) 멀리 보이는 무림맹으로 날아가며 생각하고

청풍; (극한까지 집중한 덕분에 만검회랑에 새겨진 검법비결들을 한번 이상씩 읽을 수 있었다.)

 

<만검회랑에 새겨진 비결들은 대부분 검법이론들이었다. 실제 검법이나 초식은 일할도 채 되지 않았다.> 만검회랑에 새겨진 글들을 읽고 있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검호들은 주로 평생 연구한 검법의 이론과 풀지 못한 의문점들을 만검회랑에 새겨놓았다. 그 때문에 실전적인 검법을 기대하고 만검회랑에 들어가면 실망하게 된다.> 벽에 새겨진 사람 그림과 글들을 배경으로

 

청풍; (만검회랑의 비결들을 일독한 감상을 말하자면 모호함이다.) 휘익! 무림맹으로 향해 날아간다. 거리가 급격히 가까워지고

청풍; (중구난방인 것 같고 뜬 구름 잡는 것 같은 이론들이 대부분이었다.)

청풍; (그럼에도 모호함 가운데 어떤 이치가 존재하는 게 느껴졌다.)

청풍; (아마 그것이 검법의 궁극적인 경지임 무상심검의 이치일 것이다.) 이제 뚜렷하게 보이는 무림맹의 모습

청풍; (맹주님은 돈오(별안간 깨달음)를 말씀하셨지만... 설령 그렇다 해도 돈오는 점수(漸修;점진적 수행)없이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청풍; (시간을 두고 만검회랑의 비결들을 되새김질 해보자.)

청풍; (그 과정에서 불현 듯 깨달음이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 생각하며 앞을 보고

이제 무림맹의 정문이 보인다. 무림맹 정문으로 사람들과 우마차들이 들고 나고 있는데. 누군가 두 명의 무사를 거느리고 문 밖 한쪽에 뒷짐 짚고 서있다.

그 인물 크로즈 업. 무림맹 총관임 장세명이다. 장세명 뒤에 있는 무사들은 금급무사들이고

청풍; (무림맹 총관 장세명...) 사람들이 오가는 길로 날아들고. 흠칫하며 돌아보는 오가던 사람들

청풍; (맹주님께서 지금쯤 내가 올 걸 예상하고 총관을 내보냈겠구나.) 장세명에게 다가가며 속도를 줄이며 걸어가고

장세명; [어서 오게 이공자!] 사람 좋에 웃으며 다가오고. 뒤쪽의 무사들은 고개 숙여 경의를 표하고

장세명; [사흘 동안 고생한 기색이 역력하구만.]

청풍; [고생이랄 게 있습니까?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게 글 읽는 것입니다.] 머쓱하게 웃으며 멈춰서고

장세명; [드문 취미긴 하지.] 웃고

장세명; [들어가세! 맹주님께서 기다리고 계시네.] 돌아서며

청풍; [예...] 따라가고

금급 무사 두 명이 청풍을 좌우에서 경호하듯 따라간다.

<누구지?> <아직 애송이인데 무림맹의 총관이 마중을 나왔어!> 정문을 드나들던 사람들 그걸 보고 수군대고

청풍; (이래저래 관심의 대상이 되는군.) 쓴웃음 지으며 정문을 들어서고

 

정문 안쪽. 멀리 대청이 보이고. 대청으로 향하는 넓은 길을 사람들이 오간다.

오가던 무림맹 사람들은 청풍을 보자 경의를 표하고. 호기심을 보이는 사람들. 여자들은 청풍을 훔쳐보며 얼굴 발개지고

청풍; (이상한 기분이다.) 장세명을 따라 대청으로 걸어가고

청풍; (일 년 전까지만 해도 무림맹과 나는 전혀 관련이 없었다.)

청풍; (당연히 낯설고 생경해야하는데...)

청풍; (처음 들어왔을 때도 그랬지만 마치 지벵 돌아온 느낌이 든다. 오래 전부터 알고 있던 곳 같기도 하고...)

<이래저래 난 무림맹과 인연이 남다른 것 같다.> 대청으로 다가가는 장세명과 청풍의 뒷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대청 입구에 금급 무사들이 지키고 있다가 인사를 한다.

 

#126>

위 장면을 보고 있는 여자. 합요나. 2층 건물 창가에 앉아서 청풍을 보고 있다. 합요나 뒤에는 일호와 삼호가 서있다.

합요나; [자연스럽네.] 대청으로 들어가는 청풍과 장세명을 보며

일호; [자연스럽다고 하심은...] 눈치를 보고

합요나; [우리 귀염둥이 말이야!] 턱으로 대청 쪽을 가리키고

<무림맹에 온지 한 달도 안되었지만 어색해하거나 낯이 서는 기색이 전혀 없어.> 대청 안으로 들어가는 청풍의 뒷모습 배경으로

일호; [확실히 행동거지가 자연스럽기는 했사옵니다.] 창 밖을 보며

합요나; [무림맹이 자기 집인 것처럼 편하게 느껴지나봐.] [욕심과 두려움 때문에 안절부절 못하는 다른 인간들과 달리...]

<다른 인간들...> 벽세황, 위진천, 석헌중을 떠올리는 일호와 삼호

합요나; [이제 슬슬 노선을 확실히 해야겠지?]

름칫! 하는 일호와 삼호

합요나; [다른 년들이 선수 치면 김이 새버릴 테니까.] 배시시 웃는 합요나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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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진상파의 거처.

패소정; [절에 가신다니요?] 놀라서 묻고. 진상파의 거처 거실이다. 탁자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아있는 진상파. 탁자에는 봉투에 든 편지가 한통 놓여있고. 그 앞에 서서 당황하는 패소정. 이제 가슴에 났던 상처는 다 나았다.

진상파; [금릉에 다녀온 후로 어머니에 대한 생각이 더 간절해지는군요.] 우울하게 한숨. 무릎 위에 얹어놓은 치룡퇴를 만지면서

진상파; [당분간 절에 가서 어머니의 명복을 빌어드려야겠어요.]

진상파; [가급적 저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는 곳의 절을 수배해주세요.]

패소정; [분부 따르겠습니다만...] 당혹

진상파; [떠나기 전에 이 편지는 조부님께 전해주세요.] 슥! 탁자 위의 편지를 패소정에게 밀아주고

패소정; [예...] 당혹해하면서 편지를 집어들고

나가는 패소정

진상파; (죄송해요 이공자!) 한숨

진상파; (지금으로서는 이러는 게 최선인 것 같군요.) 애잔하게 웃고

 

#114>

밤. 무림맹

어느 건물. 진무륜의 거처. 불이 꺼져 있고

두 명의 금급 무사 거느리고 순찰을 도는 장세명.

정원으로 들어서는 장세명

[!] 무언가를 느끼는 장세명

장세명; [자네들은 다른 곳을 둘러보게.] 금급무사들에게 말하고

[예 총관님!] 대답하는 금급 무사들

돌아서서 반대 방향으로 가는 두 사람

조심스럽게 정원으로 들어서는 장세명

정원의 정자. 정자 안에 누군가 앉아서 하늘을 보고 있다.

다가가는 장세명. 정자의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은 진무륜이다. 진무륜 앞의 탁자에는 편지가 놓여있다. 봉투에서 꺼낸 편지지

장세명; [맹주님...] 눈치 보며 조심스럽게 다가가고

장세명; [밤이 깊었습니다만...] 정자 입구에 멈춰서며

진무륜; [괘념치 말거라. 늙으면 잠이 없어지는 게 순리 아니냐?]

장세명; [예...] 눈치 보며 돌아서려는데

진무륜; [무림맹을 세운 게 노부가 아니라는 건 알 것이다.]

멈칫 하며 돌아서는 장세명

장세명; [전대(前代) 나한대협 이산해(李山海) 원주께서 직접 설계하고 지은 게 지금의 무림맹이지요.]

진무륜; [노부는 그저 다 지어진 걸 물려받았을 뿐이고...]

진무륜; [따지고 보면 무림맹이 곧 나한원이라고 할 수 있다.] 끄덕

장세명; (구중천 중 나한원은 일자전승(一子傳承)의 가문이었다.) (그래서 굳이 규모가 큰 집을 지을 이유는 없었다.) 끄덕이고

장세명; (그러다가 전대 나한대협 이상해가 무림 역사상 최대 규모인 무림맹을 지었었다.)

진무륜; [만일 나한대협의 후손이 무림맹의 소유권을 주장하면 어찌해야겠느냐?]

장세명; [나한원은 의문의 멸문지화를 당해서 후손이 끊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눈치 보며 말하다가

[!] 무언가 깨닫는 장세명

장세명; (설마 나한원에 후손이 있다는 걸 확인하신 것인가?) 경악. 긴장

진무륜; [되었다.] [지금 들은 말은 못들은 것으로 해라.]

장세명; [예 맹주님!]

진무륜; [날이 밝으면 이청풍을 데려와라.]

장세명; [분부 받들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장세명; (나한원을 거론하신 후 이청풍을 불러오라고 하시다니...)

장세명; (설마 이청풍이 나한원과 관련이 있는 것인가?) 침 꿀꺽

 

혼자 남은 진무륜.

탁자에 올려놓았던 편지를 집어든다.

<이공자 자당(慈堂;남의 어머니)의 함자는 노경주이옵니다.> 편지의 내용

<누구보다 복이 많은 분이니 순리(順理)에 맡기시옵소서.> 편지를 들고 진상파를 떠올리는 진무륜

진무륜; (다복(多福)에 순리(順理)라...)

진무륜; (상파가 할애비에게 큰 숙제를 남겼구나.) 한숨

진무륜; (노부의 핏줄이지만 이 세상 존재가 아닌 것 같이 느껴지는 아이다.)

<이번에도 그 녀석의 뜻을 따라야겠지.> 편지를 읽는 진무륜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115>

아침. 무림맹

청풍이 머무는 객관

건물 뒤의 정원. 청풍이 천천히 검무를 추고 있다.

합요나가 검으로 자신을 겨누던 장면을 떠올리고

검으로 정원석 하나를 가리키고

지지지! 징! 검이 마구 떨리고

눈 부릅뜨는 청풍

쩌엉! 검에서 검기가 내뻗치고

퍼엉! 폭발하는 정원석.

찡그리는 청풍.

쩌적! 검에 수많은 균열이 생기더니

따당! 퍼석! 그대로 산산조각이 나서 바닥에 떨어지는 검날들

청풍; (쉽지 않군.) 부러진 검을 보고

청풍; (합요나가 내공을 운용하는 걸 잠깐 보았을 뿐이다. 게다가 내공의 운영이 실로 복잡했었다.)

청풍; (그대로 복제하는 건 쉽지가 않다.)

청풍; (내공을 운용하는 비결이라도 한번 들으면 훨씬 수월할 텐데...)

청풍; (어쨌거나 구중천의 무공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절감하게 되었다.) 생각할 때

<도둑놈!> 누군가의 속삭임이 들리고

청풍; [이런...] 웃으며 돌아서고

<네가 이룬 성취라는 것도 전부 도둑질을 한 결과인 거야?> 슈우! 무언가가 청풍이 몸을 돌리는 대로 돌아간다. 유령처럼

청풍; [눈에 보이는 걸 보지 않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앞으로 걸어가고. 앞쪽 꽃나무들 사이에 탁자와 의자 두 개가 있다.

청풍; [본 것은 어쩔 수 없이 깨우치게 되는데...] 의자에 앉고

청풍; [그걸 도둑질이라고 하시면 어쩔 수 없지요.] 앞쪽의 의자를 권하며 말하고

<뻔뻔하기까지...> 슈우! 앞쪽 의자에 유령같은 형상이 서리더니

합요나; [말인즉슨 앞으로도 보이는 건 전부 네 것으로 만들겠다는 거네.] 쿵! 사람 형상이 완성된다. 바로 합요나

청풍; [그게 제 숙명인 것 같기도 합니다.] 쓴웃음

합요나; [편리한 사고방식이야.] 코웃음

청풍; [한데 이 이른 아침에 어인 발걸음이십니까?]

합요나; [간밤에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합요나; [넌 절대 벽세황의 아래에 있을 놈이 아니야.] [주머니속의 송곳이고 튀어나오는 못같은 존재이니까.]

청풍; [낭중지추라는 말은 자주 듣게 되는군요.] 쓴웃음

합요나; [여자의 촉이 발동했다고 해야 하나?]

합요나; [너와 좋은 관계를 맺어두는 게 이득이라는 결론이 내려졌어.] [그래서 화해하자고 찾아온 거야.] 손을 내밀고

청풍; [저로서는 다행이로군요.] 웃으며 합요나의 손을 마주 잡고

합요나; [누구에게 더 다행일지는 두고 볼일이지.] 악수 하듯 손을 흔들고

청풍;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슥! 합요나의 손에서 자기 손을 떼고

합요나; [동맹을 맺은 기념으로 선물을 주고 싶네.]

합요나; [갖고 싶은 것이나 원하는 게 있으면 말해봐.] [뭐든지 들어줄게.] 교태로운 자세를 취하며

청풍; (몸이라도 주겠다는 건가?) 쓴웃음

합요나; [성의표시 하고 싶은 거야! 어서 말해봐.]

청풍; [그러시다니...]

청풍; [방금 전 보셨던 검법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합요나; [그건...] 난감

청풍; [가르쳐달라는 뜻은 아닙니다. 내력에 대해서만 알려주시면 됩니다.]

합요나; [내력 정도라면 알려줘도 되겠지.] 끄덕

합요나; [짐작했겠지만 내가 널 죽이려고 했던 검법은 사부님이 가르쳐주신 거야.]

청풍; (역시..)

합요나; [다시 말해 그 검법은 구중천 중 만검총의 절기라는 얘기지.] 엄숙해지고

청풍; [그럴 거라 짐작했습니다.] 끄덕

합요나; [만검총에는 절대사식(絶代四式)이라는 최강의 검법이 존재해.]

합요나; [그중 제일초가 분뢰일섬(分雷一閃)이야.] [이름 그대로 번개를 쪼갠 것 같이 빠른 검법이지.]

청풍; [분뢰일섬...] [잘 어울리는 이름입니다.]

합요나; [분뢰일섬을 제대로 구사하면 누구라도 죽일 수 있어.] [대신 연마하기가 정말 까다로워.]

합요나; [음과 양의 기운을 동시에 일으켜 몸 안에서 충돌시키고...] [그때 발생하는 반발력으로 펼치는 검법이기 때문이야.]

청풍; [이치는 간단하지만 실제로 구사하는 건 정말 어렵더군요.]

합요나; [우리 사형제들 중에서도 분뢰일섬을 완벽하게 구사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야.] 끄덕이고

합요나; [어쨌거나 우리 사형제들은 분뢰일섬을 어설프게나마 구사할 수 있게 되었고...] [이에 사부님은 절대사식의 두 번째 검법을 가르쳐주셨어.]

합요나; [천리어검(千里馭劍)이 바로 그거야.]

청풍; [천리 밖까지 검을 부린다니...] [역시 평범한 검법은 아니겠습니다.]

합요나; [평범하지 않지!]

합요나; [무림에 어검술이라고 전해지는 건 다 가짜야.]

합요나; [그저 내공으로 검을 조종하는 것에 불과해. 정확히 말하자면 어검술(馭劍術)이 아니라 비검술(飛劍術)인 것이지.]

청풍; (그 요녀도 심후한 내공을 써서 비수들을 조종한 것에 불과했지.) 구숙정이 비수들을 부리던 장면 떠올리고

합요나; [천리어검은 진정한 어검술이야.] [내공이 아니라 정신력을 바탕으로 구사되는데...]

합요나; [이름 그대로 천리 밖까지 날아가 표적을 죽일 수 있어.] [날아가는 속도 역시 빛과 같이 빠르고...]

청풍; [가공하군요.]

합요나; [우리 사형제들은 절대사식의 제이식 천리어검을 수련중이야.]

합요나; [하지만 아직 천리어검을 제대로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

합요나; [제법 오래 시간을 소모하고 있고... 그래서 사부님은 상당히 실망하고 계시는 것 같아.] 한숨

청풍; (제자들이 당신의 절기를 못 물려받으니 답답하시기도 하겠지.)

합요나; [절대사식의 나머지 두 가지는 만류귀종(萬流歸宗)과 검벽신공(劍壁神功)이야.] 말을 있고

청풍; (이름만으로도 어떤 검법인지 짐작이 간다.) 끄덕이고

합요나; [하지만 우리들과는 인연이 없는 절기들일 거야.] 쓴웃음

합요나; [천리어검조차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데 만류귀종이나 검벽신공은 그림의 떡인 셈이지.]

청풍; [돈오(頓悟;별안간 깨달음)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웃고

청풍; [어느 날 불현 듯 구사하는 게가능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합요나; [말 만이라도 고맙네.] 웃으며 정원 입구쪽을 보고

정원 입구에 장세명이 서있다.

청풍; (총관 장세명...) 자리에서 일어나고

합요나; [자기와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만 훼방꾼이 나타나고 말았어.] 일어나고

합요나; [나중에 다시 들르도록 할게.] 스스스 모습이 흐려지고

청풍; [살펴가십시오.] 웃으며 인사

퍼억! 사라지는 합요나.

기다렸다가 걸어오는 장세명

청풍; [총관님!] 포권

장세명; [내가 오붓한 시간을 방해한 건가?] 웃으며 다가오고

청풍;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쓴웃음. 포권했던 손을 내리고

청풍; [한데 아직 이른 시간에 어인 발걸음이신지요?]

장세명; [함께 가세. 맹주님께서 자네를 호출하셨네.] 돌아서고

청풍; (맹주가 나를...?) 놀라고

 

월동문 밖에서 숨 듯이 서서 보고 있는 자. 벽세황 휘하의 금급무사 적청이다.

<맹주님...> <호출...> 장세명의 말이 단편적으로 적청의 귀에 들리고

적청; (이것 봐라!) 눈 번뜩이고

적청; (벽공자의 지시로 이청풍을 부르러 왔다가 뜻밖의 정보를 얻게 되었다.) 음산하게 웃고

 

#116>

<-기린단> 벽세황의 거처.

벽세황; [그게 정말이냐?] 진수성찬을 차려놓고 먹다가 눈 부릅. 벽세황 좌우에는 조씨자매가 서서 식사 시중을 들다가 역시 놀라고

적청; [틀림없습니다.] [맹주님께서 이청풍을 대동하고 무림맹을 나갔습니다.] 식탁 건너편에 두 손을 모으고 서서

벽세황; [어디로... 이청풍을 어디로 데려가신 것 같으냐?] 질투

적청; [곧장 태산의 북쪽으로 향하셨다는 것만 확인되었습니다.] 눈치 보며

벽세황; [북쪽이라면 설마...] 눈 부릅

적청; [아무래도 맹주님께서는 이청풍을 만검총으로 데려가신 것 같습니다.]

[!] 눈 부릅뜨는 벽세황

 

#117>

<-군자단> 석헌중의 거처

멈칫! 하는 찻잔. 석헌중이 차를 마시다가 놀라 멈추고

옆에서 과일 깍던 뇌화영도 놀라 눈이 동그래지고

무사; [정황상 맹주님께서는 이청풍을 만검총의 발원지로 데려가신 것 같습니다.] 긴장해서 말하는 검객. 무투연에 나왔던 검객이다

뇌화영; [상... 상공! 맹주님은 혹시...] 석헌중의 눈치를 보고

석헌중;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려 한다.) 부들 부들 떠는 석헌중의 손

석헌중; (사부님은 만난 지 보름도 안된 이청풍을 다섯 번째 제자로 삼으실 작정이시다!) 굳어진 석헌중의 얼굴

 

#118>

<-화정단> 여자들만 오가는 화려한 건물. 합요나의 거처

일호; [의심의 여지도 없습니다.] [맹주님께서는 이청풍을 제자로 삼을 생각이십니다.] 무정화 일호가 흥분해서 말하고. 일호 앞에는 합요나가 안락의자에 요염한 자태로 기대 앉아 간식을 먹고 있다. 접시에 올려진 작은 과자들을 손가락으로 집어 먹고 있고. 일호 뒤에는 삼호도 서있고

일호; [만나자마자 이청풍을 후생가외라 평가하셨을 때부터 조짐이 있었습니다.] 치를 떨며 분노하고

일호; [그러다가 어제의 무투연에서 이청풍이 날아다니는 걸 보고 마음의 결정을 내리셨을 것입니다.]

합요나; [경사네 경사야!] [사부님께 다섯 번째 제자가 생겼으니...] 접시에 얹혀진 서양식 과자들을 먹으며 웃고

일호; [심각한 상황으로 받아들이셔야하지 않을지요?] 눈 흘기고

삼호; [그렇습니다.] [단주님에게 골치 아픈 경쟁자가 한명 더 생긴 셈이에요.] 삼호도 일호의 말을 거들지만

합요나; [경쟁자는 무슨...] [후보가 한명 더 생긴 거지.] 눈을 흘기고

일호; [후보라 하심은...] 흠칫

합요나;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생각해봐.] [여자인 내가 무림맹의 주인이 될 가능성이 손톱만큼이라도 있을 것 같애?]

일호; [그건...] 당황

삼호; (여자가 무림의 주인이 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끄덕

합요나; [내키지 않더라도 인정해야해!] [여자인 나로서는 사부님의 후계자에게 시집가는 게 최선의 결과야.] 오물거리며

[예...] 삭 죽고 속상한 일호와 삼호

합요나; [석사형은 소꿉친구였던 마누라와 죽고 못 사는 분이니 제외...] 석헌중과 뇌화영을 떠올리고

합요나; [벽세황이나 위진천 중 한명과 배꼽을 맞춰야하는 상황이었어.] 벽세황과 위진천을 떠올리고

<배... 배꼽을 맞춘다니...> 얼굴 붉어지는 일호와 삼호

합요나; [하지만 두 놈 모두 썩 마음에 들진 않아서 적극적으로 들이대지는 않아왔는데...] 샐쭉거리고

합요나; [어리고 귀엽고, 사부님으로부터 총애까지 받는 아가가 생겼어!] [내가 좋아해야해? 질투해야해?] 배시시 웃고

<단주님은 벌써 마음을 정하셨구나.> <그런 깊은 뜻이...> 일호와 삼호의 얼굴도 풀리고

합요나; [앞으로 우리 귀염둥이를 잘 관찰해봐.]

흠칫 일호와 삼호

합요나; [감시하라는 게 아니고 혹시 귀염둥이에게 수작 거는 년이 있는지 살피라는 거야!] 요염하게 웃고

 

#119>

<-운룡단> 위진천의 거처

위진천; [결국 이렇게 되는군!] 히죽 웃고. 진수성찬을 앞에 차려놓고 먹는 중이다. 그 앞에 위가장 총관 하원길이 앉아있다.

하원길; [소가주는 이청풍이 맹주의 제자가 될 줄 알고 계신 것 같소이다.]

위진천; [내가 봐도 탐나는 놈이었소.] 게걸스럽게 먹으며

위진천; [인재 욕심이 남다른 사부가 그놈을 모른 척 할 리가 없었던 거요.]

하원길; [이가놈이 맹주의 총애를 받으면 소가주가 무림맹을 장악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겠소?]

위진천; [그 반대가 될 거요.] 음산하게 웃고

위진천; [지금껏 준비해온 혼수모어의 계책이 더 효과적이 될 테니...] 위진천의 음산한 얼굴 크로즈 업

 

#120>

험준한 바위산.

그 바위산의 험한 계곡.

계곡으로 걸어 들어오는 두 사람. 진무륜과 청풍이다. 진무륜이 뒷짐 짚고 앞장서고. 그 뒤를 청풍이 뛰듯이 걸어 따라온다. 진무륜은 걸어가는 것 같지만 진행 속도가 빠르다.

청풍; (맹주께서 날 어디로 데려가시는 걸까?) 숨이 좀 거칠어졌고

청풍; (태산을 빠져나와 수백 리를 왔고... 아마 이 산은 노산(魯山)일 것이다.) 주변 둘러보고

청풍; (노산에는 대성(大聖) 공자(孔子)와 시선(詩仙) 이백(李白)의 전설이 서려있다.) 공자와 이백을 떠올리고. 실제 역사에 나오는 두 사람 초상화 자료 참조

청풍; (뛰어난 검객이기도 했던 두 분이 노산에서 수련을 했다고 하는...) + [!] 생각하다가 눈 부릅

쿠오오! 계곡 안쪽에서 불어나오는 바람. 수많은 실같은 기운이 바람에 실려 나오고

청풍; (예기(銳氣)...!) 찌릿! 찌릿! 온몸에 소름이 돋는 청풍

청풍; (수많은 면도날에 살갗이 난도질당하는 것 같다.) 끔찍한 고통에 비틀거리면서 진무륜을 따라가고

청풍; (어지간한 고수들이라 해도 이 예기에 휩쓸리면 심장이 멎고 정신을 잃어버릴 것이다.) 수많은 가는 칼이 청풍의 살을 베고 지나가는 모습

청풍; (게다가...) 심호흡

<계곡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예기는 급격히 강해지고 있다.> 뒷짐 짚고 흐르듯 걸어가는 진무륜. 얇은 면도날 같은 기운들은 진무륜의 몸을 피해 날아온다. 물살이 바위를 만나 흩어지듯이

청풍; (아마 여기가 바로 그곳일 것이다.) 후욱! 숨을 더 깊게 들이마시고. 이어

청풍; <동심인혼결(同心引魂訣)!> 눈 부릅. 그러자

화악! 크오오! 청풍의 살갗으로 파고 들던 기운들이 튕겨지거나 옆으로 흐른다. 그러자

비틀거리던 청풍의 걸음이 바로 되고

화악! 이제 계곡 안쪽에서 날아오는 투명한 기운들이 청풍의 몸을 스쳐지나간다. 기운들이 진무륜을 피해 흐르는 것과 비슷하다.

청풍; (동심인혼결로 예기들을 내 내공과 동조시키는 데 성공했다!) 걸음을 재촉하여 벌어진 진무륜과의 간격을 줄이고

[...] 뒷짐 짚고 걸어가며 무언가 생각하는 진무륜

청풍; (이렇게 강렬한 예기는 저절로 생성되는 것이 아니다.) 식은 땀

청풍; (원인은 바로 저것들이다!) 눈 치뜨며 앞을 보고

쿵! 청풍과 진무륜의 앞쪽. 계곡이 갑자기 넓어지며 분지가 된다. 축구장 몇 개 크기의 분지. 한데 드넓은 분지의 바닥에는 수많은 검이 꽂혀있다. 날카로운 부분이 아래로 향하게.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검들. 마치 수많은 십자가가 꽂혀있는 무덤 같다. 꽂혀있는 검들은 대부분 녹이 슬었고. 검들 사이에는 수많은 해골들이 널려있다. 가부좌를 틀고 죽은 해골들도 있고

분지의 모습을 여기 저기 보여주고. 청풍과 진무륜은 높은 절벽 사이에 난 계곡을 통해 분지로 들어서고 있다.

청풍;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검들...) 분지에 가득 꽂혀있는 검들을 보며 걸어가고

청풍; (이곳이 바로 모든 검들의 무덤, 만검총(萬劍塚)이다!) 흥분하며 둘러보고. 진무륜을 따라가고. 진무륜은 검들이 꽂혀있는 가운데로 난 좁은 길을 걸어가고 있다.

이하 나레이션

 

<검법을 수련하는 검객들에게는 만검총은 성지(聖地)라고 할 수 있다. 검법에 자부심을 지닌 검객들은 만검총에 자신의 검을 묻는 것을 무상의 영광으로 여긴다.> 늙은 검객이 두 손으로 검을 수평으로 들고 무릎 꿇은 채 하늘 보며 뭐라 말하고 있다. 주변에는 수많은 검들이 꽂혀있고

<죽음을 앞둔 검객들은 만검총을 찾아와 검과 함께 최후를 맞는다.> 위 장면의 연속. 들고 있던 검을 바닥에 거꾸로 꽂는 노인. 무릎을 꿇은 채

<그들의 애검과 평생 성취가 쌓여 구중천 중 하나인 만검총을 만든 것이다.> 그 검의 옆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고개를 떨구고 있는 노인. 죽은 모습.

 

청풍; (이곳에 꽂혀있는 검들은 한 때 강호를 호령하고 질타했던 명검들이다.) 좁은 길의 좌우에 무수히 꽂혀있는 검들을 곁눈질하며 걸어가고. 앞쪽에는 진무륜이 뒷짐을 짚고 걸어가고 있다.

<비록 주인을 잃었지만 검들은 여전히 무시무시한 예기와 기세를 뿜어내고 있다.> 바닥에 꽂혀있는 검들에게서 빛이 나거나 실같은 기운들이 흘러넘치는 모습. 검들 사이에는 해골들이 널려있고

청풍; (계곡으로 들어서자 느꼈던 가공할 예기의 정체다.) 찌릿 찌릿 여전히 따가운 감각을 느끼고

비석처럼 꽂혀있는 검들 사이에 널려있는 수많은 시체들. 대부분 해골이 되었고 옷도 삭아있다.

청풍; (저 시체들...) 곁눈질로 시체들을 보며 진무륜을 따라가고

<대부분 육탈이 이루어져 생기의 모습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살아있을 때는 한 자루 검으로 무림을 호령했을 것이다.> 해골들의 모습

청풍; (만검총에 촉루를 누일 정도라면 최소한 검호(劍豪) 소리를 들었을 테고...) 근처의 해골을 곁눈질하고. 그때

진무륜; [다 왔다.] 걸음을 멈추고

청풍도 흠칫하며 걸음을 멈추고

두 사람은 어느덧 분지의 끝 쪽에 이르러 있다. 앞을 막아선 까마득한 높이의 절벽. 절벽 전체가 반질반질한 느낌의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절벽 아래쪽에 상당히 큰 동굴이 있다. 천연의 동굴이었지만 사람이 다듬은 모습. 입구가 석굴암 같다. 정교하게 다듬어져 있고. 입구 위쪽 절벽에 <萬劍止地>라는 글이 새겨겨 있다. 고풍스러운 한자.

청풍; (만검지지(萬劍止地)...) 글자를 올려가 보고

<만 자루의 검, 즉 모든 검이 멈추는 곳이라는 뜻...> 동굴 입구에 새겨져 있는 <萬劍止地>라는 글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이 동굴이 만검총이겠구나.) 동굴로 들어가는 진무륜을 따라 들어가는데

진무륜; [이곳은 만검총이면서 만검총이 아니다.] 청풍의 생각을 읽은 듯 말하고

청풍; (무슨 말씀이신지? 만검총이면서 만검총이 아니라니...) 어리둥절

진무륜; [직접 보면 알게 될 것이다.] 동굴 안으로 들어서며 둘러보고. 직후

[!] 경악. 눈 부릅뜨는 청풍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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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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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아주 깊어진 밤. 무림맹의 또 다른 건물. 불은 꺼져 있고. #30>에 나온 진상파의 거처.

건물 주변을 둘러보며 걸어오는 패소정. 거대한 칼을 등에 지고 있다.

벌어진 저고리 안쪽에는 붕대를 감고 있는 게 보이고

패소정; (금릉까지 다녀온 여정이 꿈만 같다.) 얼국 좀 발개지고

패소정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장면들.

 

강을 건너다 침몰하는 배.

청풍이 서핑보드를 타고 다가오고

용왕묘에서 청풍이 독검사랑과 싸우는 모습을 보며 달려가고

돌아오다가 몽산에서 습격당하던 장면. 청풍과 마차 앞 뒤에서 구숙정, 독검사랑과 싸우던 장면

식인혈랑이 습격하던 장면

 

패소정; (내 인생에서 여자로서의 설렘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숨이 좀 가빠지고. 건물 모퉁이를 돌아간다.

 

마차 안에서 자신의 상처를 치료해주던 청풍의 모습

 

패소정; (내 몸에 닿았던 이공자의 손길이 화인처럼 지워지지 않는다.) 한숨. 가슴 누르고

패소정; (이렇게 싱숭생숭해지면 무공 수련에 방해가 될 게 분명하다.)

패소정; (번뇌를 지우기 위해서는 뭔가 특단의 조치를...) + [!] 생각하다가 흠칫

정원으로 향하는 창문이 열려있고. 누군가 창가에 앉아있다.

창가에 의자를 놓고 앉아서 하늘 보고 있는 진상파. 잠옷 차림에 겉옷을 어깨에 두른 모습이고

패소정; [소맹주님!] 놀라며 다가가고

패소정; [밤이 깊었어요. 어째 주무시지 않고 있는지요?] 창가에 서서 눈치를 살피고

진상파; [오랜만에 집에 돌아온 때문일까요?] 애잔하게 웃고

진상파; [생각이 많아져서 잠이 쉽사리 들지 않는군요.]

패소정; [그러셨군요.] 안도

패소정; [그래도 잠이 드시도록 노력을 해보셔요.]

진상파; [고마워요. 제 걱정은 말고 언니도 좀 쉬도록 하세요.]

패소정; [예!] 고개 숙이고

패소정; (지난 며칠간은 염몽을 꾸지 않으시는 것 같았는데...) 곁눈질로 진상파를 보며 창가에서 멀어지고

패소정; (또 다른 고민이라도 생긴 걸까?) 걱정하며 걸어가고

진상파; (나와 관련된 일이라 천기를 읽을 수는 없다.) 하늘 보며

진상파; (하지만 조만간 격랑이 몰아칠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진상파; (그나마 격랑이 지나간 후에도 나나 그 사람이나 무사한 것같아 다행이긴 한데...) 청풍의 품에 안겨 수줍게 웃는 자신의 모습 떠올리고

진상파; (아무쪼록 이번에 겪을 고난이 너무 큰 상처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110>

이른 아침. 무림맹

<-기린단> 벽세황의 거처인 기린단의 모습

[!] [!] 오가던 무사들과 하녀들 놀라고 흥분하고

청풍이 걸어온다.

<저... 저분은...> <맹주님으로부터 후생가외라는 찬사를 받은 이청풍공자야!> 하녀와 무사들 흥분하고

건물 입구를 지키건 적청과 왕홍도 놀라고

왕홍; [공자님께 기별 올려! 이청풍이 찾아왔다고...] 적청에게

적청; [그럼세!] 급히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그걸 보며 건물로 다가오는 청풍. 오가던 무사들과 하녀들이 급히 길을 터주며 흥분하고

청풍; (벽소저와의 약속도 지켜야하고...)

서둘러 건물에서 나오는 벽세황의 모습이 보인다. 벽세황 뒤로 적청과 타노가 따라 나오고

<기린단에 가입하는 게 순리에 맞다.> 뭐라 과장되게 웃으며 팔 벌리고 다가오는 벽세황. 벽세황에게 다가가며 포권하는 청풍

 

#111>

<-열흘 후> 낮 무림맹

<-무투연> 축구장 보다 넓은 연무장에서 무투연이 벌어지고 있다. #33>에 나온 무투연 장면 그대로 차용해서 사용.

단상에는 진무륜과 원로들이 앉아서 보고 있고. 단상 끝에는 총관 장세명이 서있다.

단상 아래에는 무맹사신재의 천막이 있다.

연무장 가운데에서는 혈가람이 심판을 보는 가운데 두 사람이 싸우고 있다. 남자와 여자다.

연무장 가운데에서 싸우고 있는 두 사람 크로즈 업. 청풍과 화정단의 여자. 여자는 <매드 맥스>에 샤를리즈 테론의 <퓨리오사>캐릭터. 큰 키에 둥근 방패, 낭창거리는 칼을 쓴다. <신병전설>에 나온 운령순과 절풍인이라는 칼이다. 이 여자는 일호 무정화. 화정단 최고 고수다. 청풍은 검 한 자루를 쓰고 있고. 왼손은 등 뒤로 돌리고 있고

캉! 방패로 청풍의 검을 막고.

슈칵! 쩍! 낭창거리는 칼로 반격하는 1호.

1호의 칼은 불규칙하게 휘어져 사방에서 청풍을 공격한다.

걸어 다니며 피하고 간단히 쳐내는 청풍.

<말도 안돼! 일호(一號) 무정화(無情花)가 저렇게 고전하다니...> <일호 무정화는 화정단 최고 고수잖아.> <지금껏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은 실력자야.> 관전하는 사람들 놀라고

입술 깨무는 합요나

<일호가 쓰는 무기들은 모두 신장궁에서 만든 것들이야.> 청풍의 검을 막는 무정화1호의 방패. 검을 막아도 흠집도 나지 않는다.

<운령순(雲嶺盾)이란 방패는 어떤 무기라도 막아낼 수 있다. 마치 산이 구름을 넘겨버리듯이...> 캉! 청풍의 공격을 방패로 막는 일호 무정화

<절풍인(切風刃)이라는 칼은 강철을 새순처럼 벨 수 있을 뿐 아니라 궤적을 종잡을 수 없다.> 이리저리 휘면서 청풍을 베고 찌르는 일호 무정화의 칼. 하지만

한손을 뒷짐 진 청풍은 검으로 절풍인의 옆면을 이리저리 쳐서 튕기고

그래도 방어를 뚫고 들어오는 칼날은 피한다.

합요나; (일호의 공방은 완벽하다.) 입술 깨물며 생각하고

합요나; (어떤 공격이든 막아낼 수 있고 상대의 빈틈은 놓치지 않는다.) 일호 무정화가 청풍을 칼로 공격하는 걸 보며

합요나; (사부님이 가르쳐주신 절기를 쓰지 않으면 나라고 해도 일호를 이긴다는 보장이 없는데...) 힐끔 단상을 보고

단상에 앉아있는 진무륜은 표정이 없고. 하지만 다른 노인들은 연신 감탄하고 있다.

합요나; (저 괴물에게는 일호도 그저 그런 상대인 것 같다.) 한손을 뒤로 돌린 채 일호 무정화의 공격을 막고 피하는 청풍

합요나; (저것들처럼...) 힐끔 석헌중 쪽을 보고

석헌중의 천막. 석헌중이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있고. 그 뒤에서는 석헌중 부하들이 주저앉아있는 검객 셋을 위로하고 있다. #33>에 나온 석헌중 측의 검객을 포함한 세명이다.

그중 한 자는 상체를 벗고 있는데 그자의 가슴에 동료들이 붕대를 감겨주고 있다. 가슴에 상처가 난 모습이다. 다른 두 놈은 옷이 베어진 모습이고

합요나; (석사형이 아끼는 놈들도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히 이청풍에게 패했다.) 그걸 곁눈질로 보고

합요나; (위진천 쪽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위진천의 천막을 보고.

심각한 표정인 위진천. 그자 뒤에는 두 명의 도객이 무릎을 꿇고 있다. 그자들의 몸에도 상처가 나있다. 다른 놈들도 심각한 표정으로 위진천 뒤에 서있고

합요나; (위진천이 내보낸 놈들 역시 제대로 싸워보지 못하고 상처를 입었다.) 무릎을 꿇고 있는 놈들을 보고

합요나; (하긴 남 얘기가 아니지.) 한숨 뒤를 흘겨보고

<우리 화정단도 이미 두명이 패한 상태다.> 뒤쪽에 무릎 꿇은 채 울고 있는 두 여자. 한년은 #33>에 나온 무정화 3호다.

합요나; (일호까지 패하면 이번 무투연에서는 완패하는 건데...)

합요나; (더 굴욕적인 것은 이가놈이 봐주며 싸우고 있다는 점이다.)

<여자들과 싸우는 건 마음이 좋지 않다며 한손만으로 상대해오고 있다.> 왼손을 등 뒤로 돌린 채 싸우고 있는 청풍의 모습

합요나; (한손만 쓰는 놈에게 패하면 말 그대로 개망신...) 입술 깨물고

합요나; (어떻게든 이가놈에게 한방 먹여라 일호!) 주먹 불끈. 이어

벽세황의 천막을 보는 합요나

벽세황은 입이 귀에 걸려있다. 그놈 뒤에는 적청과 왕홍, 타노만 있다. 타노는 의자에 앉아있고

합요나; (벽세황! 저 놈은 입이 귀에 걸려있다.)

합요나; (하긴 이런 식으로 이가놈이 연전연승하면 무투연을 지배하게 될 테고...)

<사부님은 벽세황을 후계자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무표정하게 관전하고 있는 진무륜의 모습을 배경으로 합요나의 생각 나레이션

합요나; (그런 일은 막아야한다.)

합요나; (지금껏 숨겨두었던 구명절초를 쓸 때다 일호!) 생각하고

 

일호; (미꾸라지 같은 놈!) 슈학! 쩍! 낭창거리는 칼로 청풍을 빗발치듯 공격하며 이를 가는 일호

일호; (어떻게 공격해도 다 막고 피한다. 마치 허깨비와 싸우는 기분이다.) 사력을 다해 칼질을 하고

이리저리 휘며 날아들고 찔러오는 일호의 칼. 하지만

역시 가볍게 피하는 청풍

일호; [크아!] 피하는 청풍에게 방패를 날린다. 방패를 들고 있던 왼손에는 반지가 두 개 끼워져 있고

[!] 눈을 조금 치뜨는 청풍

차차창! 청풍에게 날아오는 방패에서 톱니같은 칼날들이 튀어나오고

가가강! 맹렬히 돌면서 청풍을 토막치려는 방패. 피하지 못할 것같은 청풍

[위험해!] [저런...] 관전하던 무림맹 무사들 기겁.

퍼억! 청풍을 토막치고 지나가는 방패

[당했다!] [안돼!] 무림맹 무사들 비명.

방패를 날린 일호도 만족한 표정. 하지만

심판인 혈가람은 눈만 치뜨고 있고

당상 위의 진무륜과 노인들도 별로 안 놀라고. 반면

[헉!] 벽세황은 눈 부릅

합요나; (해치웠나?) 몸을 앞으로 좀 내밀고

위진천; (그럴 리가...) 웃고

퍼억! 방패에 베어진 청풍의 모습이 안개처럼 흩어지고

석헌중; [이형환위!] 탄성을 지르고

합요나; [조심해라 일호!] + [!] 깨닫고 외치고

[!] 팟! 뒤늦게 알아차리고 맹렬히 몸을 돌리며 피하는 일호

스스스! 그년이 서있던 곧 뒤에 유령처럼 나타나는 청풍. 공격하는 건 아니고

[아!] [신법을 써서 피했구나.] [그럼 그렇지!] 무림맹 무사들 환호

[휴우! 난 또...] 가슴 쓸어내리는 벽세황

청풍; [슬슬 끝내야겠지요?] 웃으며 다가오고

일호; [건방진 놈!] 왼손을 허공에 대고 젓고.

징! 반지가 진동하고. 이어

일호; [이것도 피해봐라!] 다시 낭창거리는 칼로 청풍을 베고 찌르고. 단번에 열 번 공격한다.

캉! 캉! 간단히 막는 청풍. 하지만 그 직후

반짝! 청풍의 뒤에서 무언가 반짝이더니

가가강! 엄청난 속도로 날아드는 방패. 포물선을 그리며 도로 날아들었다. 청풍의 뒤로

[헉!] [운령순이 어느새!] 무림맹 무사들 기겁

합요나; (이게 일호가 숨겨둔 절초!) 주먹 불끈.

가강! 이미 청풍의 등 뒤로 날아든 방패. 이번에도 피할 수 없을 것 같지만

청풍; [어이쿠!] 스악! 허리를 중심으로 몸이 거의 90도로 꺽여 홱 옆으로 눕는다.

청풍의 몸 위로 지나가는 방패

[저... 저게 무슨...] [몸에 뼈가 없는 것 같다!] 경악하는 사람들

[!] 합요나 눈 부릅

[허어 저건...] [능라침향공 아닌가?] [저건 또 언제 훔쳐 배웠누?] 원로들은 알아차리고

가가강! 청풍을 지나친 방패는 일호 무정화에게 날아들고

왼손을 펴서 내미는 일호 무정화.

징! 징! 일호의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들이 빛을 발하고

가가강! 차차착! 날아드는 속도가 줄어들고 칼날이 들어가는 방패

벽세황; (왼손에 끼고 있는 반지가 운령순을 통제하는군.) 깨달을 때

콱! 날아든 방패를 왼손으로 잡는 일호. 하지만 그 직후

슈학! 몸을 꺾었던 청풍이 회축으로 발을 돌리고

퍽! 그 발에 발뒤꿈치가 강타당해 다리 하나가 번쩍 들리는 일호

일호; (아차!) 허공에 뜨며 허우적

텅! 등부터 바닥에 떨어지는 일호

일호; (방심했다!) 팟! 다급히 일어나려 하지만

슥! 이미 그년의 목에 닿아있는 청풍의 검

청풍; [대충 이쯤에서 끝내야겠지요?] 웃으며 검을 내밀고 있고

치욕으로 떠는 일호

혈가람; [승부가 났다!] 외치며 다가오고

혈가람; [기린단의 승리다.] 벽세황이 앉아있는 천막을 손으로 가리키고

[와아! 또 이겼다!] [무려 팔연승이다!] 무림맹 무사들 환호하고

단상의 원로들도 박수치고. 장세명 뒷쪽에서

청풍; [좋은 승부였습니다.] 웃으며 검을 거두고

일호; (죽일...) 치를 떨며 일어나고

청풍은 검을 거꾸로 쥔 채 사람들에게 포권하고 있고

합요나 앞으로 비틀거리며 가는 일호

일호; [죄송합니다 아가씨!] 분한 표정으로 고개 숙이고

합요나; [되었어! 상대가 너무 나빴던 것 뿐이니...] 비키라고 손을 흔들고

일호; [예...] 치욕스러운 표정으로 합요나 뒤로 가고

다른 여자들이 일호를 위로하며 맞이하고

합요나; (저 놈이 운령순의 기습을 피할 때 쓴 체술(體術)은 분명 능하침향공의 응용이었다.) 사람들 환호에 답하는 청풍을 노려보고

합요나; (너란 놈은 도대체 어떻게 되어 먹은 괴물인 거냐?) 이를 바득 갈고

[이겼다!] [역시 이공자야!] [혼자서 모든 상대를 이겼어!] 환호하는 벽세황 뒤의 무사들. 벽세황도 입이 귀에 걸려 웃고 있고

위진천; (하여간 머리가 나쁘면 대책이 없다더니...) 그런 벽세황을 비웃고

위진천; (다른 인간들의 관심이 당신이 아니라 이가놈에게 향하고 있다는 걸 아직도 모르겠나?) 좋아하는 벽세황을 비웃고. 그때

혈가람; [오늘의 무투연에서는 기린단이 팔연승을 했다.] 외치고

사람들 환호를 멈추고

혈가람; [이제 운룡단의 마지막 한명만이 남았다.] 위진천이 있는 천막 쪽을 보고

사람들 위진천의 천막을 보고

혈가람; [어찌 할 텐가? 기권을 해도 무방하다만...]

위진천; [기권이라니요.] 웃고

위진천; [무투연은 비무대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무림맹의 축제 아닙니까?]

위진천; [기권 따위를 해서 축제를 망치면 되겠습니까?] [철우(鐵牛)! 네가 나가라.] 뒤의 누군가에게 말하고

[존명!] 누군가 대답하며 나온다. 마이크 타이슨을 닮은 놈이다. 짧은 머리, 강철같은 몸. 키는 그리 크지 않지만 몸이 아주 다부지다. 소매없는 조끼를 입었다. 마이크 타이슨을 그대로 써도 무방

[저자는...] [권법으로는 우리 무림맹 내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든다는 철우다.] [별명이 철권광우(鐵拳狂牛)야!] [별호 그대로 무쇠 주먹을 지닌 미친 소지.] 무림맹 무사들 환호하고

적청; [운룡단에서 드디어 아껴두었던 패를 내보냈습니다.] 벽세황의 뒤에서

벽세황; [철우라는 저 놈, 주먹질은 제법 하지?]

적청; [권법이 격렬할 뿐 아니라 몸뚱이가 강철 같습니다.] [외공인 철포삼(鐵袍衫)을 거의 극성까지 수련했기 때문입니다.] 철우가 주먹 마주 쥐어 우둑 거리며 연무장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며

벽세황; [철포삼을 익혔으면 도검으로는 상처를 입히지 못하겠군.]

왕홍; [이청풍은 검법이 특기인데 상대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벽세황; [믿어보자구. 이청풍은 상궤를 뛰어넘는 괴물이니...] 웃고

적청; (당신이 웃고 있을 상황은 아닌 것 같은데...) 벽세황을 비웃고.

 

연무장 가운데에 마주 서는 청풍과 철우

철우; [난 무기를 쓰지 않는다. 내 몸 자체가 무기이기 때문이다.] 우둑! 우두둑! 두 주먹을 마주 쥐어 소리 내며 웃고

철우; [하지만 너는 무기를 써도 무방하다.]

청풍; [그럴 수는 없지요.] 휙! 웃으며 검을 던지고

퍽! 벽세황 앞쪽에 박히는 검

청풍; [권법이 특기이신 것 같으니 권법으로 상대해드리지요.] 복싱하려는 자세로

철우; [그 새끼...] 히죽 웃고

철우; [권법으로 날 상대하겠다?] [후회하게 해주마!] 돌진

이하 싸움은 복싱이다.

타이슨처럼 두 손 앞으로 모은 채 몸을 흔들며 육박하는 철우

청풍도 두 팔로 앞을 가린 채 마주 몸을 흔들고. 이어

부악! 부웅! 철우의 강력한 복싱. 훅, 스트레이트 어퍼컷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수많은 주먹들이 사방에서 청풍을 때린다.

위빙으로 공격을 피하는 청풍.

또는 팔뚝으로 철우의 주먹을 막고. 복싱처럼 팔뚝으로 막은 건 유효타로 치지 않는다.

피하고 막으면서 청풍의 눈이 빛나고

주먹을 내지르고 휘두르는 철우의 몸으로 흐르는 빛줄기들

마주 주먹을 휘두르고 내지르고 올려치는 청풍

서로 간발의 차이로 피하는 두 사람

[오오!] [이공자는 권법까지 능숙하군!] [피차 서로에게 주먹을 대지 못하고 있어!] [종이 한 장 차이로 상대의 공격을 피하는구만!] [최고 수준의 권법이야!] 사람들 환호

부웅 붕! 공기를 가르며 오고가는 주먹들. 하지만 피차 간발의 차이로 피한다. 가끔 팔뚝으로 막고. 완전히 복싱으로 싸우는 모습이고

 

원로1; [이청풍 저놈, 분명 삼재검법만 익혔다고 하지 않았는가?]

원로2; [권법까지 저렇게 능숙하게 구사하고... 거짓말을 한 건가?]

진무륜; [후발선제(後發先制)...] 중얼거리고

[예?] [후발선제라면...] [뒤에 발동하지만 먼저 제압한다는 무공의 이치 아닌지요?] 원로들 놀라고. 그러다가

신도대낭; [저 아이, 이번에도 상대의 공격을 그대로 흉내 내고 있군요.]

매화모모; [그러고 보니 두 아이가 구사하는 권법이 완전하게 일치하네요.]

[허어! 그런...] [보자마자 흉내를 낸다는 건가?] [그러면서도 공격이 늦지도 않고...] [맹주님 말씀대로 후발선제의 이치로구만.] 다른 원로들도 알아차리고 감탄하고

장세명; (문제는 흉내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장세명; (권법으로 철우를 이기려면 뭔가 특별한 수단이 필요한데...)

장세명; (어떻게 할 것이냐 이청풍?) 장내를 지켜볼 때

 

철우의 빗발 치듯 하는 주먹질

팔뚝으로 막고 피하는 청풍.

철우; (미꾸라지 같은 놈!) 어퍼컷을 날리며 이를 갈고, 고개 옆으로 젖혀 피하는 청풍

철우; (방어가 견고하고 회피는 물 흐르는 듯 하다.)

철우; (벌써 삼백번 넘게 공격했지만 제대로 들어간 주먹은 한번도 없었다.) 훅을 날리고. 그때

청풍; [알고 있는 권초는 모두 쓰신 건가요?] 피하며

청풍; [그럼 그만 끝내야겠네요.] 펑! 펑! 양쪽 훅을 쳐서 공격하고

철우는 그걸 팔뚝으로 막고

청풍의 어퍼컸이 들어가고

고개 젖혀 피하는 철우

그놈의 품으로 확 파고 드는 청풍

철우; [큭!] 급히 훅을 쳐서 저지하려 하지만

스악! 주먹이 아니라 손바닥으로 놈의 팔뚝을 막는 청풍. 이어

휘릭! 철우의 겨드랑이 사이로 빠져나가는 청풍.

합요나; [!] 무언가 느끼고 벌떡 일어날 때

스악! 흐르듯이 철우의 등뒤로 달라붙어서 팔로 그놈의 목을 휘어감는 청풍.

콱! 콱! 두 다리로는 철우의 허리를 휘감고, 다리 하나는 그놈의 가랑이 사이로 넣는다. 주지수의 공격 방식이고

합요나; (능라침향공!) 이를 갈고

콰득! 휘감은 팔의 손목을 다른 쪽 팔로 아래에서 위로 젖혀 강하게 조이고

[헉!] [저럴 수가...] [언제 뒤에 달라붙었지?] 경악하는 무사들

석헌중, 위진천, 벽세황도 놀라고

[허어!] [저것도 능라침향공의 응용같군!] 원로들 놀라고 감탄. 장세명도 놀라고

위진천; (당했다!) 찡그리고

우우둑! 철우의 목을 강하게 조이는 청풍의 팔뚝. 필사적으로 청풍의 팔을 떼어내려는 철우. 하지만

철우; [끄륵!] 눈에서 초점이 사라지더니

털썩! 무릎을 꿇는 철우

혈가람; [거기까지!] 급히 다가오고

두 발로 바닥을 디디며 철우의 목을 감고 있던 팔을 푸는 청풍

스륵! 기절한 철우의 몸뚱이가 앞으로 고꾸라지려 하고.

콱! 그놈의 팔을 잡아 앞으로 쳐박히는 걸 막아주는 청풍

위진천 뒤에 있던 무사 두명이 급히 달려나오고

청풍; [머리로 가는 혈관이 막혀서 잠시 기절한 것뿐입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철우를 달려온 위진천의 수하들에게 넘기고

철우를 양쪽에서 부축해서 위진천이 있는 천막으로 끌고 가는 자들

혈가람; [오늘의 무투연은 이것으로 끝났다.] 둘러보며 말하고

혈가람; [기린단의 이청풍이 모든 상대를 이기는 기록을 세웠다.] 청풍을 무림맹 무사들에게 소개하며 말하고

[축하드립니다 이공자!] [구연승은 전대미문입니다.] [길이 남을 기록을 세우셨습니다.] 환호하고 박수치는 무림맹 사람들

어색한 표정으로 사방에 대고 포권하는 청풍

벽세황; (오늘의 무투연에서 완승함으로서 내 꿈은 좀 더 구체화되었다.) 박수치며 청풍을 보고

벽세황; (사부님으로부터 무림맹의 모든 것을 물려받으려는 원대한 꿈이...)

그걸 보며 히죽 웃는 적청

 

#112>

기린단. 축제가 벌어지고 있다. 하녀들이 연신 술과 음식을 들이고 있고. [으하하하!] 웃음소리도 들리고

벽세황; [대단했다! 정말 대단했어 이청풍!] 상좌에 앉아 술잔을 들고

맞은편 자리에 청풍이 술상을 받고 있고. 좌우 놓인 탁자들에는 각기 이십여 명씩 앉아있다. 벽세황과 가까운 자리에는 타노가 앉아 술을 마시고 있다. 하녀들이 사람들 뒤를 오가며 안주와 음식, 술병들을 교체하고 있고. 벽세황 뒤에는 특히 예쁜 시녀 두명이 술병을 들고 서있다. 이 시녀들도 나중에 한번 나오는 조연들. 조씨자매로 표기

벽세황; [네가 졸개들을 쓰러트릴 때마다 석사형, 합사저, 위진천의 얼굴이 볼만했다.]

벽세황; [이렇게 통쾌한 기분은 실로 오랜만이었다.] 술을 원샷 때리며 웃고

웃으며 함께 술을 마시는 청풍.

벽세황; [카아! 술맛 나는구나.] 술잔 입에서 떼며 웃고.

즉시 술을 따라주는 조씨자매

청풍도 술잔을 입에서 떼고

청풍의 뒤에 있던 시녀가 다가와 술잔을 채워주고

벽세황; [오늘 전승으로 우리 기린단의 승률이 다른 놈들을 압도하게 되었다.] 신나서 말하는 벽세황 뒤에서 물러서는 조씨자매. 술을 벽세황의 술잔에 다 채웠다.

벽세황; [이 기세로 몇 달만 유지되면 승부는 사실상 난다고 봐야한다.] 술잔을 들며 웃고

[감축드립니다 공자님!] [차기 무림맹 맹주 취임을 미리 축하드립니다.] 아부하며 술잔을 드는 놈들. 타노만이 뭔가 생각하며 술을 마시고 있고

벽세황; [고맙다! 모두 고맙다!] 술잔을 높이 들고

벽세황; [다 같이 마시자! 견디고 살다보면 이런 날도 오는 법이다.] 으하하하! 웃고

청풍도 어쩔 수 없이 술잔을 들고

원샷하는 벽세황.

다른 놈들도 원샷하고

청풍; (벽소저에게 진 빚을 갚기 위해 벽세황을 돕기는 해야하지만...) 술을 천천히 마시며 생각하고

<저 정도 그릇인 인물이 진맹주의 후계자가 되는 게 맞는 일인지 모르겠다.> 술잔을 떼며 경박하게 웃는 벽세황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 청풍을 건너다보는 타노

심란한 표정으로 술을 마시는 청풍

타노; (이청풍...)

타노; (누가 봐도 오늘 무투연의 주역은 저놈이었다.)

타노; (정말 모르는 것이냐 세황아?) 벽세황을 힐끔 보는 타노

<이청풍이 압도적인 주목을 받았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를...?> 장내의 모습 배경으로 타노의 생각 나레이션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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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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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월동문이 있는 담장으로 둘러싸인 화려한 건물.

오가던 하녀들 얼굴 발그레. 누군가에게 인사한다.

석헌중과 청풍이 월동문을 들어서고 있다.

건물로 다가가는 두 사람. 급히 옆으로 물러서며 허리 굽히는 하녀들. 그때

건물의 문이 열리며 석헌중의 아내 뇌화영이 나온다. 젊은 하녀 둘이 청소 도구를 들고 따라나오고.

뇌화영; [상공!] 인사하며 멈춰서고

석헌중; [수고 많으셨소 부인.] 다가가고

청풍; (부인...) 눈을 좀 가늘게 만들며 앞을 보고

<저 여자가 석헌중의 처 뇌화영(雷花影)이로구나.> 조신하게 인사하며 청풍을 보는 뇌화영을 배경으로

청풍; (화기(火器)의 명가인 벽력당(霹靂堂) 출신으로 석헌중과는 소꿉친구였다고 한다.) 석헌중을 따라 뇌화영 앞으로 가고.

<두 사람은 벽력당이 관부에 화기를 납품하는 게 인연이 되어 만났는데 금슬이 아주 좋다던가?> 뇌화영에게 다가가는 석헌중의 뒷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뇌화영; [마침 객관(客館)의 청소가 끝나던 참이었사옵니다.]

석헌중; [애쓰셨소.] 멈춰서고

석헌중; [이쪽이 내 집사람일세.] 뇌화영을 청풍에게 소개

청풍; [이청풍이 부인께 인사 올립니다.] 포권하고

뇌화영; [이공자님의 놀라운 전공(戰功)을 들었사옵니다.] 조신하게 인사하고

청풍; [전공이라니 쑥스럽습니다.] 머쓱

뇌화영; [들어가 쉬시옵소서. 곧 식사가 준비될 것이옵니다.] 옆으로 비켜서며 들어가라 권하고

청풍; [신세를 지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청풍에게 인사하며 건물 앞에서 떠나는 뇌화영. 뇌화영을 따라 건물에서 나왔던 하녀들도 종종 걸음으로 청풍의 앞을 지나가고

하녀들의 얼굴이 발그레. 청풍을 훔쳐보고

월동문 쪽으로 가는 뇌화영과 하녀들

석헌중; [이곳은 객관일세.] 건물을 보며

석헌중; [무림사주 중 어느 단에 들어갈 건지 결정하기 전까지는 이곳에서 머물도록 하게.] 돌아보고

청풍; [폐를 끼쳤습니다.] 포권하고

석헌중; [그리 생각한다면 기회가 왔을 때 갚도록 하게나.] 웃으며 뇌화영이 간 월동문 쪽으로 걸어가고

청풍; (기회가 왔을 때 갚아라?) 쓴웃음.

청풍; (군자검이라는 별호답게 우회적으로 은근히 속내를 드러내는군.) 건물로 들어가며

청풍; (고지식하지만 그늘이 있는 성격은 아닌 것 같다. 친해지긴 어려워도 일단 친구가 되면 믿을만한 인물이고...) 건물로 완전히 들어가서

문이 안으로 닫힌다. 한데

 

월동문 밖에 숨듯이 서서 건물을 보는 여자. 뇌화영이다.

[...] 건물을 보며 뭔가 생각하는 뇌화영

 

#103>

밤. 무림맹의 건물들 마다 불이 밝혀져 있고

<-기린단> 화려하고 웅장한 건물. 하녀와 무사들이 오가고. 입구는 두 명의 금급 무사들이 지키고 있다. 한명은 적청이다. 적청은 #68>에 나왔음. 다른 한명은 보디 빌더같은 체격의 거인이다. 몸이 탄탄할 뿐 아니라 키가 2미터가 넘는 거구다. 이름은 왕홍. <투천환일> 등 다른 작품의 <철두> 캐릭터. 몇 번 나올 조연. 몸이 단단하고 힘이 아주 좋다.

오가던 무사들이 누군가에게 인사한다.

[!] [!] 적청과 왕홍이 긴장하고

등이 굽은 꼽추가 지팡이를 짚고 건물로 다가온다. 꼽추지만 덩치가 좋다. <아랑힐월>에 나온 타노 캐릭터. 황금전장의 고수들 중 서열3위다. 이 작품에서의 이름도 타노.

[다녀오셨습니까?] [어서 오십시오.] 타노에게 인사하는 적청과 왕홍

타노; [소장주는?]

적청; [기다리고 계십니다. 들어가시지요.] 문을 열어주고.

적청이 열어주는 문으로 들어가는 타노

타노가 들어가자 다시 문을 닫는 적청.

적청; [타노(駝奴)는 볼 때마다 오금이 저리게 만드는구만.] 문을 곁눈질. 배경으로 나레이션. <-기린단 소속 금급무사 적청(狄靑)>

왕홍; [그럴만도 하지. 천명이 넘는다는 황금전장 호장무사들 중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고수니까.] 배경으로 나레이션. <-기린단 소속 금급무사 왕홍(王洪)>

적청; [자네는 황금전장 출신이니 타노에 대해 잘 알겠군.] 곁눈질로

적청; [불구인 데도 삼(三)공자님의 신임을 받는 이유가 있겠지?]

왕홍; [비록 몸은 저래도 무공을 익히는 자질은 타고 났기 때문일세.] [본맹의 원로들 중에서도 타노를 이길 수 있는 분은 열명이 채 안될 게야.]

적청; [그렇긴 한데...]

적청; [무공이 심후한 외에도 삼공자님이 신뢰하는 이유가 따로 있을 것 같은데...]

왕홍; [이건 누설되면 안되는 비밀인데...] 문쪽을 곁눈질하며

왕홍; <타노는 냉혈전호 벽장주님의 이복형이라는 소문이 있어!> 전음으로 속삭이고

적청; [그래?] 눈 번뜩

왕홍; <선대 장주께서 화류계의 여자를 첩으로 들이셨는데 그 여자에게서 태어났다는구만.>

적청; <천출(賤出)이라고는 해도 황금전장의 일족이라면 신임을 받을만하군!> 눈 번뜩이며 끄덕이고

 

#104>

화려한 거실. 뒷짐 짚고 왔다 갔다 하는 벽세황. 오만상을 쓰고 있다.

벽세황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진무륜의 말

 

진무륜; [노부가 널 보고 떠올리는 건 후생가외(後生可畏;두려워할만한 후진), 이 한 마디 뿐이로다.]

회상 끝

 

벽세황; (이청풍...) (그놈이 말도 안되는 괴물이라는 보고는 받았었다.)

벽세황; (그렇다 해도 사부님이 후생가외라는 말을 하실 정도일 줄이야.!) 이를 바득 바득 갈고. 질투심에 떠는 모습

벽세황; (이가놈을 이용해서 무투연에서 압승할 생각이었지만...)

벽세황; (자칫하다가는 그놈과 경쟁해야할지도 모른다.) 생각할 때

<들어가겠다.> 누군가의 말 소리가 들려 흠칫하는 벽세황

덜컹! 문을 열구 들어오는 타노

벽세황; [어서오십시오 백부.] 억지로 웃으며 타노를 맞이하고

벽세황; [태산 아래의 제남지점(齊南支店)까지 잘 다녀오셨습니까?] 탁자로 가고

타노; [네 누이가 인편으로 보낸 편지를 수령해왔다.] 탁자로 다가오며 왼손을 품속에 넣고

벽세황; [연락할 게 있으면 전서구를 쓰면 되지 굳이 인편으로 보낼 건 뭡니까?] 뚱하게 의자에 앉고

타노; [본장 외의 인간들 손을 타면 안되는 내용이 적혀있을 것이다.] 편지를 한통 꺼내며 다가오고. 편지에는 서양에서 편지 봉인할 때처럼 촛농으로 봉인되고 도장으로 누른 자국이 있다.

타노; [나도 읽어보지 않았다. 직접 개봉해 보거라.] 편지 내밀며 벽세황의 맞은편 의자에 앉고

벽세황; [그러지요.] 한손으로 받는다. 건방진 태도

벽세황; [대체 뭔 내용이길래 이리 번거롭게 하는 건지 원...] 툭! 편지 봉투를 개봉하고. 이어

편지를 한 장 꺼내서

읽는 벽세황.

건너편 의자에 앉아서 보는 타노

편지를 읽으며 오만상 쓰는 벽세황

타노; [네 누이가 뭐라 적어 보냈느냐?]

벽세황; [직접 보시오.] 귀찮다는 듯 편지를 내밀고

타노는 말없이 편지를 받아서

[!] 편지를 읽는 타노의 눈썹이 꿈틀하고

벽세황; [나 참... 누나는 대체 뭔 생각인 건지 원...] 천장 보며 어이없다는 표정

<명심해라! 어떤 경우라도 이청풍을 적대하면 안된다.> 타노가 읽는 편지의 내용

벽세황; [그러니까 뭐야? 쓸만한 종놈을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상전이라는 거야?] [어떤 경우라도 적대하지 말라니!] 오만상

타노; [네 누이는 여자 중의 제갈량이라고 할 수 있다.] 편지를 접고

벽세황; (제갈량은 무슨...) 시큰둥

타노; [세경이가 이리 경고한 데에는 그만한 까닭이 있을 것이다.] [절대 경시하면 안된다.]

벽세황; [그러지요. 피곤하실 텐데 그만 가서 쉬십시오.] 귀찮다는 시늉

타노; [이청풍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의자에서 일어나고. 접은 편지는 탁자에 내려놓고

타노; [하지만 세경이의 경고를 무시하지는 말거라.] [무림맹의 주인이 되느냐 마느냐의 관건을 이청풍이 쥐고 있을 수도 있으니...] 돌아서고

실룩이기만 하는 벽세황

 

타노; (속 좁은 놈...) 한숨 쉬며 입구로 가고

타노; (우두머리가 되려면 누구든 받아들일 수 있는 포용력이 필수이거늘...) 문을 열고 나가고

문 밖에 서있던 적청과 왕홍이 돌아보며 인사하고

타노; (과연 저 밴댕이 소갈로 무림맹이라는 거대한 조직을 이끌 수 있을지 모르겠다.) 건물 등지고 걸어가고

타노의 눈치를 보며 으쓱하는 적청과 왕홍

 

다시 건물 안. 고개 젖혀 천장을 보고 있는 벽세황

벽세황; [이청풍... 이청풍...]

벽세황; [오냐! 누나의 경고도 있고 하니 일단 네놈을 지켜보긴 하겠다. 하지만...]

벽세황; [내 눈에 거슬리거나 경쟁자가 될 기미만 보이면...] 고개 들고

벽세황; [무림맹으로 기어들어온 걸 후회하게 해주마!] 음산하게 웃고

 

#105>

<-운룡단> 무림맹의 또 다른 웅장한 건물. 역시 무사들이 오가며 경비를 서고 있고

 

하원길; [식인혈랑이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고 하오.] 탁자 앞에 앉은 위진천 앞에 앉아서 말하는 노인. 키가 크고 말랐으며 백발의 긴 머리를 늘어트렸다. 얼굴이 창백하고 차갑다. <용맥백정 자료집 11폐이지>와 이전 작 <건곤일척>에 나온 하원길 캐릭터. <아랑힐월>에서는 <백월사신>이란 이름으로 나왔었음. 십대마왕 서열사위. 이 작품에서의 별호도 백월사신. 위진천의 출신인 위가장의 총관으로 알려져 있다. 십대마왕의 일인이라 위진천과 거의 말을 놓는다. 위진천은 마교사가 중 한 가문의 소가주

위진천; [이가놈의 기세가 갈수록 등등하구만.] 거만한 자세로 앉아서 웃고

하원길; [방금 접수된 보고에 의하면 식인혈랑을 죽일 뻔 한 게 이청풍이 아니라는 거요.] 의미심장하게. 배경으로 나레이션. <-위가장 총관 하원길(河元吉)>

위진천; [식인혈랑을 죽일 뻔 한 게 이가놈이 아니라면...] 어리둥절

의미심장하게 웃기만 하는 하원길

위진천; [진상파 측근인 패소정의 실력은 식인혈랑과 비등하거나 좀 쳐지는 수준인데 누가...] + [!] 말하다가 깨닫고

위진천; [설마...] 의자에 거만하게 기댔던 몸을 바로 세우며 놀라고 긴장하고

하원길; [소가주가 생각하는 대로요.] 끄덕

하원길; [놀랍게도 식인혈랑은 진상파 손에 죽을 뻔 했다는 거요.]

위진천; [그게 가능하기나 한 일이오?] [진상파는 닭 모가지 하나 비틀 힘도 없는데...] 믿기지 않고

하원길; [노부도 처음 보고를 접했을 때는 믿지 못했소.] [하지만 구숙정이나 독검사랑이 직접 보았다고 하니 사실일 거요.]

위진천; [이거 참...] 머리 긁적이고

위진천; [진상파가 다 죽어가는 척 한 건 연기였다?] [십대마왕을 간단히 죽일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을 숨기고 있었으면서?] 오만상

하원길; [사실 십대마왕이라고는 하지만 구숙정, 독검사랑, 식인혈랑의 무공은 그저 그런 수준이오.]

하원길; [전대 십대마왕들이 나한원을 공격할 때 전사한 자리를 그 자식들이 채운 것이기 때문이오.]

위진천; [그 셋의 실력이 상위서열의 십대마왕들과는 말 그대로 하늘과 땅 차이긴 하지요.] 끄덕이고

위진천; [특히 삼마천(三魔天)이라 불리는 제일(第一), 제이(第二), 제삼(第三)마왕은 단독으로 삼비검조와 겨룰만한 실력자들이고...]

하원길; [구숙정등은 무림맹 금급 무사 두 명과 싸워도 이긴다는 보장이 없을 정도요.] 끄덕이고

위진천; [그렇다 해도 충격적이군.] [진상파가 식인혈랑을 죽일 뻔 했다니...]

하원길; [진상파에게 세상이 알지 못하는 힘이 있다는 게 증명이 된 셈이오.]

위진천; [그렇다면 지금까지 진행해온 계획은 전면적으로 수정해야겠군.]

하원길; [큰 가닥은 유지하고 세부적인 과정만 수정하면 될 것이오.] 자신감에 차서 말하고

위진천; [혹시...] 깨닫고

하원길; [그 물건이 드디어 완성되었다는 보고도 들어왔소.] 끄덕이고

하원길; [몇 번 더 실험을 해서 효과를 확인해본 후 소가주 손에 들어갈 거요.] 음산하게 웃고

위진천; [이래저래 때가 되었군.]

위진천; [역천(逆天)의 대업을 완성할 때가...] 스산하게 웃고

 

#106>

깊은 밤. 이제 무림맹에는 불이 거의 다 꺼졌다.

청풍이 머무는 객관. 역시 불이 꺼져 있고

 

실내. 청풍이 침대에 누워 잠들어 있다. 넓직한 침대에 가슴까지 이불을 덮은 채 자고 있다. 몸에는 잠옷을 걸치고 있고

침대 근처 탁자에는 청풍의 옷과 검이 놓여있고

슈우! 청풍의 코로 흘러드는 향기

천천히 눈을 뜨는 청풍

쿵! 침대 옆에 서서 내려다보는 여자. 육감적인 몸에 얇은 잠옷만 걸치고 있다. 머리가 금발이다. 합요나이지만 아직 얼굴은 자세히 보여주지 말고. 눈만 반짝.

한숨 쉬는 청풍.

배시시 웃는 합요나의 입 부분

후욱! 입을 오무려 향기를 뿜어내고

그 향기가 청풍의 코로 흘러들고. 이어

사락! 청풍이 덮고 있는 얇은 이불을 걷어내는 합요나

청풍의 아랫도리 일부가 꿈틀대고

침대로 올라오는 합요나

청풍의 몸에 가랑이를 벌리고 걸터앉고. 이어

청풍의 옷을 벗기려는 합요나. 하지만

콱! 합요나의 손목을 잡는 청풍의 손

합요나; [어머나!] 놀라며 고개를 들고

청풍이 지긋이 올려다보고 있고

합요나; [가장 강렬한 미약을 썼는데... 아직 제 정신인 거야?] 청풍의 몸에 걸터앉은 채 내려다보며 요염하게 웃고. 처음으로 합요나임을 보여주고

청풍; (만화정 합요나...) + [소란을 피우고 싶지 않습니다.] 합요나의 손목을 잡은 채 말하고

청풍; [조용히 물러가 주십시오.]

합요나; [싫어!] 스륵! 미꾸라지처럼 청풍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가는 합요나의 손목

청풍; (내 공력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손목을 빼냈다.) 조금 놀라고

합요나의 몸에 흐르는 기운들이 밝게 빛나고

합요나; [난 오늘 반드시 자기를 해치우고 말 거야!] 파팟! 팟! 청풍의 가슴 몇 군데를 빠르게 찍고

찡그리기만 하는 청풍

합요나; [그러니까 쓸데없는 저항은 하지마!] 청풍의 잠옷 허리띠를 풀고

합요나; [그렇다고 오해는 하지마.] [세상의 평판과 달리 난 헤픈 여자가 아니야!] 허리띠를 청풍의 몸통 아래에서 뽑아내고

합요나; [가장 비싸게 팔기 위해 삼십년 가까이 정조를 지켜왔거든!] 휙! 허리띠를 침대 아래로 던지고

청풍; [그토록 소중하게 지켜온 걸 오늘 던져버릴 생각인 겁니까?] 한숨

합요나; [맞아!] 청풍의 저고리를 양손으로 잡아 벌리고

합요나; [네가 내 인생에 있어서 일대전환을 이끌어줄 열쇠라고 판단했거든!] 청풍의 옷을 벗기려 하고

합요나; [너를 얻어야만 무투연에서 우승할 수 있을 것 같...] 말하다가 놀라고

꾸욱! 청풍의 양손이 합요나의 양쪽 손목을 움켜잡고 있다.

합요나; [너 어떻게...] [분명 혈도를 찍었는데...] 스륵! 청풍에게 잡힌 손목을 빼내려 하고. 하지만

청풍; [미리 알고 있었으면서도 혈도를 찍히면 바보 아닌가요?] 스륵! 미끄러지는 합요나의 손목을 거슬러 올라가 잡으며 웃고

합요나; (설마 이건...) 경악하면서 다시 청풍의 손아귀에서 손을 빼내려 하고

뱀처럼 합요나의 손목을 휘감는 청풍 손아귀

합요나; (틀림없다!) 스륵! 경악하며 역시 뱀처럼 휘어지며 청풍의 손목을 잡으려는 합요나의 손

<내 능라침향공(綾羅沈香功)을 흉내내고 있다. 비단결처럼 부드러우며 향기가 침투하듯 어디든 스며들어갈 수 있는...!> 역으로 잡으려는 합요나의 손목을 다시 잡으려는 청풍의 손을 배경으로

이하 치열한 격전. 주지수 하듯이 서로의 몸을 뱀처럼 휘감고 뒤를 잡으려고 한다. 서로의 몸이 뱀처럼 휘감기고

콰당탕! 한 덩어리가 되어 침대 아래로 나뒹구는 청풍과 합요나

<잡았다!> 슈학! 청풍의 등 뒤로 돌아가며 청풍을 팔 다리로 휘감는 합요나

합요나; [네놈... 어떻게 내 능라침향공을 훔친 것이냐?] 뒤에서 청풍의 목을 팔로 강하게 조이며 이를 갈고. 다리로는 청풍의 하체를 휘감고. 하지만

스륵! 합요나의 품안에서 청풍의 몸이 빙글 돌고

합요나; (말도 안되는...) 콰득! 우둑! 품 안에서 미꾸라지처럼 휘돌고 빠져나가려는 청풍을 필사적으로 끌어안으며 경악하고

합요나; (관절과 근육이 제멋대로 움직여 빠져나가려고 한다. 틀림없는 능라침향공이다.) 필사적으로 팔 다리로 청풍을 휘감고

청풍;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겠는 걸.) 스륵! 얼굴을 돌리고

[!] 눈 치뜨는 합요나.

스윽! 청풍의 입술이 합요나의 입술과 스치고

찌릿! 온몸에 감전이 일어나는 합요나

그 충격으로 멈칫! 하며 굳어지는 합요나의 몸뚱이

청풍; (기회...) 쾅! 발로 침대를 걷어차고. 침대가 구석으로 확 밀려난다.

 

#107>

[!] [!] 객관 근처 월동문이 있는 담장 밖을 순찰 돌다가 놀라는 은급 무사 두 명

쾅!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가 그들의 귀에 들리고

무사들; [이건...] [객관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네.] 휙! 휙! 월동문 안으로 날아들고

 

#108>

다시 객관의 침실

슈학! 바로 침대를 찬 탄력을 빌어 합요나의 품에서 미꾸라지처럼 빠져나오며 허공으로 치솟는 청풍. 그 아래에서 합요나가 청풍을 붙잡으려는 자세로 일어나고

휘릭! 멀찍이 내려서는 청풍. 잠옷이 흩어졌고

합요나; [좋다 좋아!] 스륵! 이를 갈며 일어나고. 얇은 잠옷이 흩어져 아주 야한 모습이 되었다.

합요나; [죽는 게 소원이라면 그렇게 해주마!] 이를 갈며 손을 옆으로 뻗고. 탁자를 향해

탁자에는 청풍의 검이 옷과 함께 놓여있고

징! 칼집에 든 검이 진동하더니

텅! 칼집에서 검이 튀어나오고

팟! 날아든 검의 손잡이를 잡는 합요나의 손. 이를 갈며 청풍을 노려보고

합요나; [내 유혹을 뿌리친 걸 후회하며 죽어라!] 검을 청풍에게 겨누어 검법을 펼칠 자세를 취하고

[!] 눈 치뜨는 청풍

뭐라 악을 쓰는 합요나의 몸으로 달리는 수많은 선들. 그 선들이 검을 든 오른손으로 몰려들어가고 있다. 머리카락이 펄럭거려 마녀 같이 보인다.

청풍; (위험하다!) 아연긴장. 피할 자세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게 검이 날아들 것이다.> 지지징! 맹렬히 진동하는 합요나의 손아귀의 검

청풍; (음과 양의 기운을 동시에 일으켜 손아귀에 집중하고 있다.) 식은땀을 흘리며 옆으로 걸음응 옮기고

<그 반발력으로 가공할 쾌검이 구사되는데... 너무 빨라서 피하고 어쩌고 할 틈도 없을 것이다.> 지지지징! 진동하는 검으로 청풍을 겨누며 따라서 몸을 돌리는 합요나. 극도로 분노한 표정이고

청풍; (어떻게 공격당하는지 알지만 피할 수는 없다.) 식은땀

청풍; (치명상을 피해 목숨을 건지는 게 최선인데...) 생각할 때

<이공자!> <괜잖으십니까?> 문 밖에서 들리는 목소리들

[!] [!] 공격하려던 합요나도 공격당할 뻔한 청풍도 움찔

청풍; (살았다!) + [별 일 아니오!] 문 밖을 향해 말하고

청풍; [바뀐 잠자리 때문에 불편해서 침대 밖으로 굴러 떨어진 것뿐이오.] 곁눈질로 합요나를 보며 말하고

<그러셨군요.> <편히 주무시기 바랍니다.> 밖에서 들리는 은급 무사들의 대답. 이어

저벅 저벅 발자국 소리가 멀어지고.

청풍; (이제 어떻게 나오시려나?) 곁눈질로 합요나를 보고

청풍을 노려보는 합요나. 쿠오오! 여전히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며. 그러다가

합요나; [죽일 놈!] 팟! 검을 쳐들었다가 던진다. 투창하듯

핏! 서걱! 청풍의 얼굴 옆을 스치고 지나가며 머리카락을 몇 가닥 자르는 검. 청풍은 피하지 않고

퍼억! 날아간 검은 벽에 박히고

합요나; [오늘 일, 죽을 때까지 후회하게 해주겠다.] 스스스! 이를 가는 합요나의 모습이 흐려지더니

퍼억! 유령처럼 사라지는 합요나

청풍; (갔구나.) 안도하며 긴장을 푸는 청풍

청풍; (저 여자가 끝내 살의를 접지 않았다면 오늘 여기서 죽었을 수도 있다.) 비틀거리며 침대로 가고

털썩! 침대에 쓰러지듯 눕는 청풍.

[허억! 헉!] 거친 숨을 몰아쉬고

몸에서 땀이 비 오 듯 쏟아지고

분노한 합요나가 검을 겨누던 장면 떠오른다. 합요나의 몸으로 치달리는 수많은 선들도 보이고

청풍; (지금까지 접하고 익혔던 무공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청풍; (아마 진맹주가 제자들에게만 가르쳐준, 만검총의 검법이었을 것이다.)

청풍; (그 검법을 구사하는 무맹사신재를 이길 인물은 무림을 통틀어도 몇 명 안될 것이다.)

청풍; (그렇게 치명적인 검법이 만검총에 몇 가지나 더 있는지 짐작 조차할 수 없다.)

청풍; (만검총이 구중천 중 하나로 꼽히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합요나와 뱀처럼 뒤엉켜 돌아가던 장면도 떠올리고

바로 위의 씬을 떠올린다

 

합요나; [네놈... 어떻게 내 능라침향공을 훔친 것이냐?] 뒤에서 청풍의 목을 팔로 강하게 조이며 이를 갈고. 다리로는 청풍의 하체를 휘감고.

회상 끝

 

청풍; (능라침향공...)

청풍; (고운 비단 같아서 잡아도 미끄러져 나가고 마치 향기처럼 대상에 스며들어가기도 한다.)

청풍; (합요나의 수준은 대략 팔성(八成) 정도...)

청풍; (능라침향공을 완벽하게 익힌다면 무엇으로도 그 여자 몸에 손상을 입히지도, 잡지도 못하겠지.)

청풍; (단잠을 깨긴 했지만 서운하지 않은 보상을 받았다.)

청풍; (며칠 심사숙고해보면 능라침향공과 놀라운 쾌검을 얼추 따라할 수 있겠지.) 생각하다가

청풍; (합요나의 마수에서는 어떻게든 빠져나왔지만...)

청풍; (앞으로도 오늘 같은 일을 거푸 당하게 될 것이다. 그나마 자잘한 번거로움에서 벗어나려면...)

청풍; (벽소저의 부탁을 들어주는 게 최선일 것 같다.) 홀로 누워 생각하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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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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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까마득한 절벽 아래의 좁은 계곡. 바위들이 난립한 사이로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수량이 많지는 않고.

그 계곡물에 부러진 소나무들이 잠겨있고. 부러진 소나무들 잔해 위에 하늘 보는 자세로 누워있는 식인혈랑. 기절했다. 어깨에는 구멍이 나있고. 오른팔은 부러져 있다.

휘익! 휙! 그 주변으로 날아내리는 구숙정과 독검사랑. 독검사랑은 물론 검을 칼집에 넣고 있고

독검사람; [아홉째야!] 급히 식인혈랑 옆에 무릎을 꿇고. 구숙정은 좀 떨어져서 보고

식인혈랑의 목 옆을 만져보는 독검사랑

구숙정; [어떠냐?]

독검사랑; [천우신조요.] 식인혈랑 목에서 손을 떼고

독검사랑; [추락하는 도중 절벽에 나있는 소나무들 몇 그루와 충돌했소.] 주변에 널려있는 소나무들 잔해를 둘러보고

독검사랑; [덕분에 분신쇄골은 면할 수 있었던 거요.] 파팟! 식인혈랑 어깨에 나있는 큼직한 구멍 주변의 혈도를 찍어주고

구숙정; [다행이긴 한데...] 이를 바득 갈고

구숙정; [진상파! 그년이 무공을 숨기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독검사랑; [그러게나 말이오.] 식인혈랑을 치료하며

구숙정; [진가년이 무공을 지닌 게 확인되었으니 무림맹에 대한 공략 계획도 전면적으로 수정해야만 한다.]

묵묵히 끄덕이는 독검사랑

구숙정; [앙큼한 년!] 진상파가 치룡퇴를 날려 식인혈랑의 어깨에 구멍을 내던 장면 떠올리고

구숙정; [감히 이 언니를 속인 대가는 확실히 치르게 될 것이다.] 살벌

 

#98>

절벽에 난 길을 가는 마차. 무림맹 무사들이 초긴장한 채 마차를 호위하고 있고. 부서진 문을 통해 마차 안의 상황이 보인다. 청풍이 마차 문이 있던 곳에 등을 보이는 자세로 앉아있고. 마차 진행 방향으로 앉아있는 진상파. 치룡퇴는 옆에 내려놓고 두 자루의 유리혈적자를 양손으로 들고 살펴본다. 그녀 맞은편 의자에 앉아 눈 감고 운기조식중인 패소정

패소정을 보는 청풍

패소정의 몸에 생기는 투명한 선들. 상당히 굵고 진하다.

청풍; (진기의 흐름이 호호탕탕(浩浩蕩蕩)하다.) 눈을 좀 가늘게 뜨고

청풍; (경맥이 튼튼하고 내공이 심후한 덕분인데...)

청풍; (몸이 단단하기는 금강불괴에 가깝고...) (모든 면에서 십대마왕들 보다 그리 아래가 아닌 여자다.)

청풍; (저 정도의 잠재력을 지녔음에도 삼비검조의 제자는 되지 못했다.) (무맹사신재가 어느 정도의 인재들인지 짐작이 간다.)

패소정을 보는 청풍을 보는 진상파

징! 징! 손에 들고 있는 유리혈적자들이 작은 진동을 일으키고 있고

스으! 유리혈절자들의 손잡이가 청풍을 향한다.

진상파; (유리혈적자에는 신장궁 장인들의 혼이 깃들어있을 텐데...)

징! 징! 자잘한 진동을 일으키며 청풍에게 손잡이가 향하려는 유리혈적자들

진상파; (역시 그런 것일까?) 그걸 보며 무언가 생각하는 진상파

청풍; (패소저의 내공은 나보다 거의 두 배 강하다. 그럼에도 구숙정에게 고전했다.) 패소정이 구숙정과 싸우던 장면 떠올리고

청풍; (내공은 심후하지만 정교하게 운용을 하지는 못하는 때문인데...) 생각할 때

진상파; [소정언니는 여자 중의 장부라고 할만하답니다.] 말을 건네고

청풍; [동감입니다.] 웃으며 돌아보고

진상파; [절차탁마(切磋琢磨)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마침내 여자들 중의 수령이 되겠지요.]

청풍; [기대가 됩니다.] 웃고

진상파; [결례일 수도 있는데...] 조금 망설이고

청풍; [말씀하시지요.]

진상파; [혹시 영당(令堂;남의 어머니)의 성이 노(魯)씨 아니신지요?] 유리혈적자를 만지며

청풍; [그렇습니다.] + (당연히 나의 출신에 대한 조사를 했겠지.)

진상파; [영당의 함자는 경(瓊)자 주(珠)자셨을 것 같사옵니다만...] 눈이 조금 가늘어지고

청풍; (이건 좀 놀랍군.) 흠칫

청풍; (어머니의 함자는 일절 입 밖에 내지 않았는데...) + [소저께서 좌조천리(坐照千里;앉아서 천리 밖을 봄)하신다는 소문을 이제야 믿게 됩니다.] 웃고

진상파; [과찬의 말씀을...] 쓴웃음

청풍; [말씀하신 대로 선비(先妣;죽은 어머니)께서는 경자 주자를 함자로 쓰셨습니다.]

진상파; [역시 그러셨군요.] 끄덕

청풍; [저의 외가에 대해 아시는 바가 있으시면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진상파; [윗분들께서 외가에 대해 알려주지 않으신 듯하군요.]

청풍; [그렇습니다.] 끄덕

청풍; [어찌된 연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외조부께서는 선비의 함자 외에는 선대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으셨습니다.]

청풍; [심지어 선친의 함자조차 알려주시지 않으셨습니다.] [성이 이씨라는 것 외에는...]

진상파; [그리하신 데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으실 것이옵니다.] [어리석은 계집은 감히 그분의 뜻을 거스를 수는 없겠어요.]

청풍; [예...] 실망

진상파; [그나마 드릴 수 있는 말씀은 공자님의 친가와 외가 모두 세상 어떤 가문보다 오랜 전통과 명성을 지녔다는 정도랍니다.] 미소 짓고

청풍; [그리 말씀해주시니 마음이 좋습니다.] 웃고

진상파; [최근에 얻으신 보물이 있으신 듯 합니다만...] 청풍의 가슴을 보고

청풍; (모르는 게 없군.) + [그렇습니다.] 가슴을 만지고

청풍; [지인과 외조부님으로부터 각기 한가지씩의 보물을 받았습니다.]

진상파; [제가 잠시 볼 수 있을지요?] 유리혈적자들을 옆에 내려놓고

청풍; [물론입니다.] 옷에 손을 넣어서

두 개의 목걸이를 목에서 벗겨낸다. 하나는 분이가 준 유령신목이고 다른 하나는 억만금보. 억만금보는 가운데에 난 구멍에 끈을 끼워 목걸이처럼 걸고 있었다.

청풍; [여기...] 두 개의 목걸이를 진상파에게 내밀고

진상파; [믿고 보여주시니 고마울 따름이옵니다.] 두 손으로 받고

청풍; [별말씀을...] 목걸이들을 건네주고. 그러다가

청풍; (아차! 억만금보는 대단히 무거운데...) 놀라지만

무게를 느끼지 못하는 듯 두 개의 목걸이를 손에 얹고 보는 진상파

청풍; (치룡퇴 때와 같다.) 내밀었던 손을 내리고

청풍; (억만금보의 무게도 거의 느끼지 않는 것 같다.)

진상파; [역시 그렇군요.] 두 개의 목걸이를 들여다보며

청풍; [부끄럽지만 저는 그것들의 가치나 내력을 모르고 있습니다.] 눈치 살피며

진상파; [둘 다 대단한 내력과 가치를 지닌 보물들이옵니다.]

진상파; [특히 이 목걸이에는 숱한 인생의 목숨이 걸려있답니다.] 분이가 준 목걸이를 들어보며.

그러자 분이가 한 말을 떠올리는 청풍. #74>의 장면

 

분이; [오빠가 기억하기로 엄마는 이 목걸이의 힘을 얻으면 영생불사(永生不死) 할 수 있다고 하셨대요.]

회상 끝.

 

청풍; (분이가 한 말이 근거가 없는 게 아니었다는 것인데...)

진상파; [대단한 보물들이고...] [이 목걸이들의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에 의해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답니다.] 목걸이들을 보며

청풍; [주의해서 간수하겠습니다.]

진상파; [주제 넘는 간섭이겠지만...]

진상파; [허락하시면 이것들의 외양을 바꿔드릴 수 있답니다.] 청풍을 보고

청풍; (목걸이들의 외양을 바꾼다?) 놀라고

청풍; (어떻게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 [부디 그리 해주셨으면 합니다.]

진상파; [허락하셨으니...] 두 손으로 목걸이를 나눠들고

눈을 반개하며 목걸이들을 내려다본다.

청풍도 긴장해서 보고

지잉! 진상파의 손바닥이 빛을 발하고. 그러자

스스스! 진상파 손바닥 위의 목걸이들의 형태가 변한다. 전체적인 형태가 아니라 그 위에 새겨진 문양과 글자들이다.

청풍; (목걸이들의 문양이 변한다.) 놀라고

쿵! 모습이 바뀐 목걸이들.

분이가 준 목걸이 유령신목은 눈 모양이 사라지고 격자문양이 되었다.

억만금보는 글자가 <洪武通寶>라고 바뀌어있다.

진상파; [되었사옵니다.] 눈을 뜨고

진상파; [홍무통보(洪武通寶)는 홍무제가 명나라를 개창한 기념으로 만든 주화랍니다.] [소장가치가 있는 동전이니 갖고 계신다 해서 주의를 끌진 않을 거예요.] 두 개의 목걸이를 내밀고

청풍; [사려깊은 안배에 감사드립니다.] 두 손으로 받고

이어 자세히 살펴본다. 하지만

청풍; (감쪽같다.) 놀라고

청풍; (갖고 있던 나도 이것들의 원래 모습을 떠올릴 수가 없을 정도다.)

진상파; [대단하지 않은 눈속임을 부려보았답니다.] 웃고

진상파; [때가 되면... 또는 진심으로 바라신다면 원래의 형태로 돌아갈 것이옵니다.]

청풍; [지인이 소저를 선녀의 현신이라고 했는데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벽세경을 떠올리고

진상파; [그분이 저를 과대평가하셨군요.] 웃고

청풍; [방금 전에 보이신 신기(神奇)도 그렇고...] [천기마저 읽으실 수 있으니 과대평가는 아니라 생각하니다.]

진상파; [복인지 화인지 모르지만 저는 앞으로 일어날 일을 조금은 엿볼 수 있답니다.] 한숨

진상파; [다만 저의 예지력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군요.]

청풍; [한계라면 어떤...?]

진상파; [저 자신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일은 전혀 떠올릴 수 없다는 게 첫 번째 한계랍니다.] 애잔하게 한숨 쉬고

청풍; (그래서 자신의 부모에게 일어난 비극은 미리 알지 못했겠구나.) 끄덕이며 진상파의 어머니가 아버지를 찔러죽이던 장면 떠올리고

진상파; [저와 저의 조부님의 앞날이 어떨지는 애써도 미리 알 수가 없군요.]

청풍; [유감입니다.]

진상파; [두번째 한계는 예지력이란 게 원한다고 즉시 발현되는 게 아니라는 점이옵니다.]

진상파; [느닷없이, 또는 모호한 형태로 떠오르는군요.]

진상파; [그 때문에 특정 사안에 대해 대비할 수는 없고 대비한다 해도 늦거나 오류가 생기기도 하지요.]

청풍; (앞날에 일어날 일들을 거울 보듯 볼 수 있다면 인간이라고 할 수 없겠지.) 끄덕이고

진상파; [예지력이라는 게 꿈을 꾸거나 흐린 거울을 보는 것만 같군요.]

진상파; [앞날을 명확하게 알 수 없다는 게 어떤 면에서는 축복이라고 할 수도 있구요.] 말하며 고개를 조금 돌려 마차 앞쪽을 본다. 부서진 문을 통해서. 직후

휙! 휘익! 바람소리같은 것이 청풍의 귀에도 들리고

청풍; [변고를 알아차린 분들이 도착했군요.] 돌아앉아 마차 밖을 보고. 마차가 진행하는 쪽

휘익! 휙! 그곳에서 수십 명의 무림맹 무사들이 새때처럼 날아온다.

[소맹주님!] [무사하십니까?] 외치며 날아오는 무사들

손을 들어 괜잖다고 신호 보내는 마차 주변의 무사들

청풍; (제법 길었던 여행도 드디어 막바지에 이르렀구나.) 날아오는 무사들을 보며 생각하고

 

#99>

저녁 무렵. 태산. 무림맹

무림맹의 모습. 입구에 무림맹 무사들이 백여명이 도열해있다. 입구에 나와 있는 무사들을 지휘하는 자는 총관인 장세명이다. 웃는 얼굴

장세명; [도착했군.] 앞을 보며 말하고. 주변 무림맹 무사들 흠칫.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총관 소면신산(笑面神算) 장세명(張世明)>

다각 다각 다가오는 마차. 수십 명의 무사들이 좌우에서 경호하고. 마부석에는 다시 죽립을 쓴 청풍이 말의 고삐를 잡고 있다. 마차는 부서졌던 문이 대충 수리 된 모습이다

마부석의 청풍

<저자가 이청풍!> <겨우 동급이면서 마교의 십대마왕들을 거푸 물리쳤다지?> <아직 어린애잖아!> <몽산에서도 십대마왕들의 마수에서 소교주님을 보호했다지?> 무사들 사이에 전음이 오가고

그 사이에 다가온 마차. 경의를 표하는 무사들

그 사이를 지나가는 마차

<이청풍...> <이청풍...> <동급...> <십대마왕...> <낭중지추...> 사람들이 주고 받는 전음과 생각이 청풍의 귀에 요란하고

청풍; (귀가 울리고 시선이 따갑다.) 쓴웃음

청풍; (본의 아니게 숱한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말았다.)

청풍; (세상 사람들 이목에 노출되지 않고 살아가는 일은 불가능해졌구나.) 생각할 때

장세명이 앞으로 나오고

고삐를 당겨 말을 멈추게 하는 청풍

드드드! 멈추는 마차

장세명; [원로에 수고가 많았다.] 웃는 얼굴로 다가와서 마부석의 청풍을 올려다보고

청풍; (무림맹 총관인 장세명...) + [별 말씀을...] 고개 조금 숙이고

장세명; [자세한 경과는 추후에 보고 받도록 하겠다.] 마차 입구로 가는 장세명

청풍; (늘 웃는 얼굴이라 소면신산이라는 별호가 붙은 인물...) 고개 조금 돌려 장세명의 뒷모습 보고

청풍; (웃는 얼굴이란 인상이 강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하기 어렵다.) 마차 문 근처에 이르는 장세명을 보고

덜컹! 때맞춰 마차의 문이 열린다.

패소정이 문을 열고 나온다. 허벅지를 붕대로 감고 있다. 저고리는 여며서 상처를 보이지 않게 하고. 그래도 옷에 피가 묻어있다.

장세명; [노고가 많았네.] 사람 좋은 표정으로 열린 문을 통해 마차 안을 들여다보며

진상파; [저의 욕심으로 많은 분들을 번거롭게 해드렸군요.] 마차 안에서 조신하게 고개 숙이고

장세명; [자식 된 도리를 다하기 위해 다녀온 게 아닌가? 소맹주가 근심할 일은 아니야.] 웃으며 끄덕

미소 짓는 진상파

장세명; [맹주님께서 기다리고 계시네. 들어가세.] 물러서고

마차 문을 닫아주는 패소정

착! 다시 고삐를 흔들어서 말을 움직이게 하는 청풍

멈췄던 마차가 움직이고.

장세명과 패소정은 마차를 따라간다.

장세명; [다친 데는 어떠냐?] 패소정의 가슴과 허벅지에 피가 묻어있는 걸 보며

패소정; [응급처지가 잘 되어서 운신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마부석을 힐끔

장세명; [다행이로구나.] 끄덕

그 사이에 무림맹의 정문을 통과하는 마차. 직후

[다녀오셨습니까 소맹주님?] [원로에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요란한 환성. 움찔하는 청풍

쿵! 정문의 안쪽. 멀리 보이는 대청 건물로 통하는 넓은 길 좌우로 수많은 사람들이 나와있다. 앞 열에는 무림맹 무사들이 서있고 그 뒤로 무림맹의 남녀노소가 서서 마차를 보고 있다.

사람들의 표정. 존경과 사랑이 담긴 표정들. 여자와 아이들은 손을 흔들고. 무사들은 포권하고

열린 문을 통해 밖을 보며 손을 흔드는 진상파

청풍; (무림맹 사람들의 표정이 하나같이 환하다.)

<진소저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 짐작이 간다.> 지나가는 마차를 보며 환호하고 웃은 사람들을 배경으로

<저 친구가 이청풍...> <금릉지부에서 돌연 나타난 기린아라지?> <동급이면서 마교 십대마왕들을 농락했다잖아!> <저 친구를 영입하기 위해 사신재들 간에 치열한 암투가 벌어지겠군!> <말 그대로 폭풍의 핵이 나타난 셈이야!> 청풍의 귀에 들리는 사람들의 말 소리.

청풍; (걱정은 걱정이다.) 쓴웃음

청풍; (벽소저의 부탁을 저버릴 수는 없고...)

<벽세황의 밑으로 들어가면 무림맹 맹도의 육할 이상을 적으로 돌리게 될 테니...> 사람들 사이를 가는 마차 행렬. 경호하던 무사들은 입구쪽에 멈추고 마차와 마차 옆을 가는 장세명과 패소정만 따라간다.

 

#100>

대청 앞에 이르는 마차. 그곳에도 인산인해. 다만 대청으로 올라가는 계단 쪽에는 사람들이 없다.

마차를 멈추는 청풍. 장세명은 마차 앞으로 가고

패소정이 마차의 문을 열어주고

나오는 진상파. 허리에 치룡퇴를 달고 있고

<소맹주님!> <볼 때마다 아름다워지셔!> <선녀가 따로 없어!> 주변 사람들 뿅 가고

청풍; (무림맹 사람들은 진소저를 정말 아끼고 사랑하는구나.) 죽립을 벗으며 마부석에서 내리고. 장세명은 마차 앞에서 돌아보며 기다린다.

청풍; (진소저의 존재만으로도 무림맹은 번창할 것이다.) 죽립을 마부석에 놓으면서 생각하며 진상파를 보고. 진상파는 조신하게 마차에서 내리고

진상파를 부축하려는 패소정. 그러다가

멈칫하는 패소정의 손

진상파가 청풍을 보고 있다.

패소정; (이런...) 쓴웃음 지으며 물러서고

진상파; [기왕에 진 신세이니 끝까지 지도록 하겠어요.] 청풍에게 손을 내밀고

청풍; (부축해달라는...) 난감하지만 어쩔 수 없이 다가가고

진상파가 내민 손을 아래에서 잡아 부축하는 청풍. 그러자

<말... 말도 안돼!> <소맹주님이 저 애송이에게 손을 맡기시다니...> <이게 무슨...> 주변에서 보고 있던 무림맹 무사들과 사람들 충격 받고. 울상 짓거나 소매를 물어뜯는 여자들도 있고

장세명; (결국...) 쓴웃음

청풍에게 손을 맡긴 채 대청 입구로 향하는 진상파.. 장세명이 앞장 서서 대청 입구로 올라가고. 패소정은 계단 아래에 서서 대청을 들여다 본다.

청풍; (이거 참...) 진상파의 손을 떠받힌 채 계단을 올라가고

청풍; (흡사 혼례식장으로 입장하는 모양새가 아닌가?) 진상파의 손을 잡고 계단을 올라가는 청풍

장세명; [소맹주께서 귀환하셨습니다.] 대청 입구에 멈춰서며 안에 대고 말하고. 이어

장세명; [들어가시게.] 옆으로 비켜주고

장세명을 지나 대청 안으로 들어가는 청풍과 진상파. 직후

[!] 움찔하는 청풍

 

#101>

대청 안의 모습. 넓고 웅장. 입구 정면 단상에 놓인 화려한 의자에 삼비검조 진무륜이 앉아있다.

단상 앞쪽 좌우에 이십여 명의 노인들이 마주 보고 앉아서 입구쪽을 돌아보고 있다. 무림맹의 원로들. #33>에 나온 인물들.

오른쪽 맨 앞 열, 단상 가까운 곳에는 부맹주인 혈가람이 따로 앉아있다. 혈가람 뒤에는 주로 구파일방의 노인들이 앉아있다. 중, 도사, 속인, 거지등등

왼쪽의 맨 앞 열에는 비어있는 의자가 있다. 무림맹의 또 다른 부맹주의 자리지만 비어있는 것. 그 의자 뒤로 십여 명의 남녀가 앉아있다. 원로들 중 여자들인 냉면사태, 신도대낭, 매화모모등이 끼어있다.

마주 보고 앉아있는 원로들과 입구 사이에는 네 명의 남녀가 두명씩 서서 입구쪽을 보고 있다. 삼비검조의 제자들인 무맹사신재들이다.

좌측에 석헌중과 합요나가 서있고 건너편인 우측에 벽세황과 위진천이 서있다. 합요나와 위진천이 입구에서 가깝다. 석헌중은 엄숙. 합요나는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눈웃음. 벽세황은 호감을 보이고, 위진천은 싱글벙글한 표정이라 속내를 알 수 없다.

청풍; (장관이로군!) 감탄하며 진상파와 함께 단상 쪽으로 간다.

<이 대청 안에 당금 무림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들이 집결해있다.> 대청 안의 광경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모든 인물들에게서 아지랑이같은 기운이 일어나 대청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다.

청풍; (물론 핵심 중의 핵심은 저분이다.) 진상파를 에스코트 하며 고개를 조금 들어 앞을 보고

 

<무림맹 맹주이며 구중천 중 만검총의 문주인 삼비검조 진무륜!> 무표정하게 앉아있는 삼비검조 진무륜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상상했던 것 이상이다.) 눈을 좀 가늘게 뜨고

 

<압도적인 분위기를 풍길 것이란 예상과 달리 존재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스으! 진무륜의 모습이 투명하게 변하기 시작한다.

<마치 공기나 거울 속의 그림자를 연상케 한다.> 완전히 투명해져서 윤곽만 남은 진무륜. 눈만이 허공에 떠있는 듯 하다.

 

청풍; (약해진 게 아니다.) (무공이 신화경(神化境)에 이르러 주변의 사물들과 일체화된 때문이다.) 침 꿀꺽

살짝 웃는 진상파

청풍; (실체가 없는 것같은 저분을 무슨 수로 해칠 수 있을까?) 이제 무맹사신재들이 마주 보고 있는 곳에 이르렀고

청풍; (무맹사신재...) 천천히 좌우를 둘러보고

<과연 삼비검조께서 제자로 들이실만한 인재들이다.> 무맹사신재 전체를 보여주는 화면에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이하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으로 이어진다

 

<벽소저에게서 받은 책에 적혀있는 바에 의하면 삼비검조는 무림에 속하지 않은 세력과 단체로부터 제자를 받아들였다. 무림에 배경이 있을 경우 제자들 간의 암투와 분열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벽세경이 준 책을 배경으로

<군자검 석헌중! 관계(官界)의 유력가문인 석씨일족(石氏一族) 출신이다. 무맹사주(武盟四柱)라 불리는 네 개의 세력 중 군자단(君子團)을 영도하고 있다.> 석헌중의 무뚝뚝한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만화정 합요나! 서역 회흘(回紇;위구르)족 출신의 색목여인이다. 비단길을 장악하고 있는 위구르족 족장의 딸로 알려져 있다. 무맹사주 중 화정단(花精團)의 주인이다.> 호기심과 교태가 어린 표정으로 청풍에게 추파를 보내는 합요나의 모습

<옥기린 벽세황은 황금전장의 장남이며 무맹사주 중 기린단(麒麟團)을 이끌고 있고...> 손들어 보이며 호의를 보이는 벽세황. 그래도 거만한 인상

<운중룡 위진천! 하남에만 수억 평의 땅을 보유하고 있다는 위가장(威家莊) 출신이다. 무맹사주 중 운룡단(雲龍團)의 주인이다.> 사람 좋게 웃으며 고개 끄덕이는 위진천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청풍; (네 사람 모두 기세들이 대단하다.) 찌릿 찌릿 감전된 느낌을 받으며 걸음을 옮기며 생각하고

청풍; (십대마왕 정도는 어렵지 않게 이길 실력을 지니고 있다.) 생각할 때

 

<저놈이로군!> <무공에 입문한지 겨우 일년여만에 마교 십대마왕들을 이겼다고?> <과장된 소문인가 했더니 그렇지도 않군!> 혈가람 쪽 노인들을 배경으로 노인들의 생각 나레이션

<내공은 그리 심후하지 않지만 자질과 자세가 완벽해!> <무맹사신재에 필적하거나 그 이상 가는 자질을 지녔구만.> <저놈이 무맹사주 중 어디에 가담하는 가로 대세가 결정지어지겠어!> 냉면사태등이 앉아있는 좌측 노인들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과연 늙은 생강들...) 진상파와 함께 무맹사신재들 사이를 지나가며 쓴웃음.

청풍; (나의 내공 수준과 무공을 한 눈에 간파했다.) 생각할 때

슥! 청풍의 손을 놓는 진상파.

진상파의 손을 놔주며 멈춰서는 청풍. 무맹사신재들과 원로들 사이다.

진상파; [조부님!] 청풍보다 몇 걸음 앞으로 더 나가며 조신하게 허리 숙이고. 두 손 앞으로 모으고

진상파; [소녀의 욕심으로 인해 괜한 심려를 끼쳐드렸사옵니다.]

진무륜; [심려를 할 일이 있겠느냐? 너는 누구보다 제 앞가림을 잘 하는 아이거늘...] 말하면서 시선은 청풍에게 향하고

진상파; [이공자에게 여러모로 신세를 졌사옵니다.] 청풍을 돌아보며 웃고

청풍; [말학(末學;배움의 후배) 이청풍이 맹주님께 인사 올립니다.] 포권하고

진무륜; [말학이라...] 눈을 조금 가늘게 하며

진무륜; [노부가 널 보고 떠올리는 건 후생가외(後生可畏;두려워할만한 후진), 이 한 마디 뿐이로다.]

<후생가외!> <맙소사!> <천하제일인이고 천하제일검이신 맹주님께서 저 애송이를 보자 두려움을 느끼신다니...> 경악하는 사람들

[!] [!] 석헌중, 합요나, 벽세황, 위진천의 얼굴도 와락 굳어지고

진상파는 조금 한숨을 쉬고

 

패소정; (맹주님이 제대로 벌집을 건드려놓으셨네.) 대청 문 밖 계단 아래에서 보며 한숨. 패소정 앞쪽 계단 위에 서있는 장세명의 얼굴에서도 웃음기가 사라지고

패소정; (이공자에게 후생가외라 하신 것은 그 이상이 있을 수 없는 극상(極上)의 평가...)

<무맹사신재들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지는 걸 실시간으로 보게 되었다.> 굳어진 표정의 무맹사신재들

패소정; (이공자가 자신들의 경쟁자임을 알아차린 때문이다.) 생각하고

 

술렁이는 대청 내부. 무맹사신재들 뿐 아니라 원로들도 놀라서 청풍을 보고

청풍; (바늘방석이 따로 없구나.) 쓴웃음

청풍; (나에 대한 맹주님의 과찬이 여러모로 파장을 불러올 것이다.) 생각할 때

진무륜; [무공 입문이 일 년 전이라고 들었다.]

청풍; [그 전까지는 무공에 관심을 둘 시간이 없었습니다.]

진무륜; [어떤 무공을 익혔느냐?]

청풍; [여러 가지 무공을 참조하긴 했지만...]

사람들 시선이 청풍에게 모이고

청풍; [꾸준히 수련해온 건 육합신공(六合神功)과 삼재검법(三才劍法)입니다.] 웃으며 말하고. 순간

합요나; [말도 안돼!] 비명처럼 외치고

모든 사람들 합요나를 보고

실책을 깨닫고 급히 입을 손으로 막는 합요나

신도대낭; [그 말, 정말인가?] 몸을 앞으로 숙이며 고개를 돌려 청풍을 보면서 묻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십대장로(十大長老)의 일인 신도대낭(神刀大娘)>

매화모모; [육합신공과 삼재검법만 익힌 게 사실인가?] 흥분하며 묻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십대장로의 일인 매화모모(梅花母母)>

무맹사신재들을 포함하여 다른 사람들도 놀라 청풍을 보고

청풍; [그렇습니다.] 노파들에게 고개 조금 숙이고

청풍; [늦은 나이에 무공에 입문했던 터라 이치가 심오한 무공을 익힐 능력도 여유도 없었습니다.]

[아무리 그렇기로서니 육합신공과 삼재검법이라니...] [그거 참 믿기 어렵구먼.] [그 두 가지 무공으로 십대마왕을 이겼다?] 놀라고 믿지 못하는 노인들

 

패소정; (원로들께서 믿지 못하시는 것도 당연하다.) 미소

패소정; (육합신공과 삼재검법은 가장 흔한 무공에 속한다.) (돈만 주면 아무 서점에서나 수련법을 구할 수 있고...)

패소정; (이공자는 바로 그 육합신공과 삼재검법만 익히고도 절세고수가 되었다.)

패소정; (쉽사리 믿을 수는 없을 것이다.)

 

혈가람; [맹주님 면전에서 감히 거짓을 말할 리는 없지만...] 진무륜의 눈치를 보며 말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부맹주 혈가람(血伽藍)>

사람들 혈가람을 보고

혈가람; [그래도 검증을 했으면 하외다.] [분부하시면 노납이 저 녀석과 손을 섞어보겠소이다.] 진무륜에게

<부맹주께서 직접 저 애송이와 겨뤄보시겠다니...> <이거야말로 전대미문이로군.> 사람들 놀라고

청풍; (이거 참...) 난감

진상파는 웃고

청풍; (자칫하다가는 무림맹에 들어오자마자 칼춤을 춰야할지도 모르겠구나.) 쓴웃음

진무륜; [무공은...] 입을 열고

모든 사람들 진무륜을 보고

진무륜; [많이 익히는 것보다는 깊이 익히는 게 중요한 법이오.]

청풍; (살았다.) 안도

웃는 진상파

진무륜; [게다가 육합신공과 삼재검법은 결코 범상한 무공이 아니기도 하오.]

진무륜; [육합신공은 육합(六合)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천지(天地)와 사방(四方)의 모든 이치를 품고 있소.]

진무륜; [삼재검법은 우주의 세 가지 근원 천(天), 지(地), 인(人)의 이치를 구현한 검법이오.]

진무륜; [강호에 존재하는 어떤 무공도 삼재(三才)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오.]

혈가람;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꾸벅

청풍; (혈가람은 소림사 출신답지 않게 진맹주의 비위를 잘 맞추는군.) 쓴웃음

청풍; (그만큼 진맹주를 존경한다는 건데...)

진무륜; [저 아이가 육합신공과 삼재검법의 진수를 터득했다면 십대마왕을 이긴 것도 우연이 아닐 것이오.]

[하긴...] [다른 무공을 익혔다고 십대마왕을 이길 수 있는 게 아니긴 하지.] 납득하는 사람들

진무륜; [첫째야.] 석헌중에게

석헌중; [예 사부님!] 앞으로 한 걸음 나서고

진무륜; [먼 길 오느라 피곤할 게다. 저 아이를 거처로 안내해라.]

석헌중; [분부 받들겠습니다.] 포권하고. 이어

석헌중; [따라오게.] 앞장 서서 입구 쪽으로 가고

청풍;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진무륜에게 포권하고. 이어

좌우의 원로들에게도 포권하고

진상파; [부디 편히 쉬세요.] 청풍에게 고개 조금 숙이고

마주 고개 숙이는 청풍. 이어

입구로 나가는 석헌중을 따라가는 청풍

모든 사람들이 청풍의 뒷모습을 보고

특히 합요나, 벽세황, 위진천은 강렬한 시선으로 청풍을 보고

혈가람; (상파가 가공할 폭풍을 무림맹으로 끌어드렸군.) 선녀같은 자태로 서서 청풍을 보는 진상파를 보며

혈가람; (덕분에 정체되어 있던 무림맹의 판도와 분위기가 일변하겠지.) 생각하다가

[!] 무언가 깨닫는 혈가람

미소를 지으며 청풍을 보는 진상파. 밖으로 나오는 청풍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패소정이 보이고

혈가람; (혼수모어(混水謀漁)!) (상파는 이런 상황을 노리고 이청풍을 발굴하고 데려온 것인가?) 굳어지는 얼굴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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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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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오일 후> 험준한 바위산

<-태산 남쪽 몽산(蒙山)> 바위산의 바위 봉우리 중턱에 나있는 길. 제법 넓다. 마차 두 대가 지나갈 수 있을 정도. 하지만 험하다. 왼쪽은 깎아지른 절벽. 오른쪽은 까마득히 높은 봉우리. 그 길을 가고 있는 마차 한 대. 마차의 앞 뒤로 다섯명씩의 무림맹 무사들이 걸어가고 있다.

마차 크로즈 업. 죽립을 쓴 청풍이 마부석에 앉아 말고삐를 잡고 있다. 등에는 검을 한자루 짊어지고 있고. 마차 앞뒤에서 경호하는 무사들은 소매에 띠가 2-3개다. 동급과 은급의 무사들. 띠 세 개인 은급 한명에 띠 두 개인 동급 네명씩인 구성이다. 패소정은 마차 안에 진상파와 함께 있어서 보이지 않고

수시로 봉우리 위를 살피며 걸어가는 무사들

청풍; (금릉에서 출발한 후 경항운하(京杭運河;북경과 항주를 남북으로 있는 대운하.)를 따라 북상했다.)

청풍; (그러다가 오늘 아침 경항운하에서 상륙하여 북동진 중이다.)

청풍; (이곳 몽산만 빠져나가면 태산까지는 반나절 거리, 서두르면 오늘 안으로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생각하며 주변 두리번

청풍; (다만 이곳의 지형이 마음에 걸린다.) 위를 올려다보고

청풍; (절벽 중간에 난 길이라 피하거나 경로를 바꿀 수가 없다. 이런 곳에서 협공을 당할 경우 난감해지는데...)

앞쪽의 무사들도 긴장하며 주변 살피며 걸어가고 있고.

청풍; (언제부터인가 맞은편에서 오던 마차와 행인들이 끊겼다. 어떤 자들이 길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청풍;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겠구나.) 생각하다가

[!] 무언가 느끼는 청풍.

슥! 말고삐를 잡아당긴다.

드드드! 말 들이 멈추면서 마차도 멈추고

 

#89>

마차 내부. 진상파와 패소정이 마주 앉아있다. 진상파가 마차 진행 방향으로 앉아있다. 쿠션이 여러개 준비된 안락의자에 앉아있는데 치룡퇴를 무릎에 얹어놓고 어루만지고 있다. 맞은편의 의자에는 패소정이 팔짱을 낀 채 눈을 감고 있다. 큰 칼은 옆에 세워져 있고.

드드드! 마차가 멈추고

[!] 번쩍! 감았던 눈을 뜨는 패소정

진상파; [나가 보세요 언니.] 한숨 쉬고

패소정; [예!] 칼을 집어들고

덜컹! 문을 열고 나간다. 몸을 숙이는 자세로

 

#90>

밖에서 본 모습. 절벽쪽으로 난 마차의 문을 열고 나오는 패소정.

마차 앞 뒤의 무사들이 긴장하며 칼과 검 손잡이에 손을 대고 있다. 앞쪽의 무사들은 앞을 보고 있고 뒤쪽의 무사들은 온쪽을 보고 있다

패소정; [무슨 일인가요?] 마차 문을 닫으며 마부석 쪽으로 가고. 청풍은 마부석에 앉아서 고삐를 의자 앞의 고삐 거는 장치에 걸고 있다.

청풍;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턱으로 앞을 가리키고. 그쪽을 보는 패소정

쿵! 길 중간에 의자가 놓여있고. 의자에 다리를 꼬고 양산을 쓴 채 앉아있는 여자. 구숙정이다. 마차 앞쪽의 무사들이 무기의 손잡이를 잡은 채 노려보고 있고

패소정; (저 계집은...) 눈 번뜩

청풍; [안면이 있는 여인입니다. 자칭 제칠마왕이라더군요.] 마부석에서 내리고

패소정; [제칠마왕!] 눈 부릅

구숙정; [왜 이제야 왔어 자기야? 기다리느라 지쳤다구!] 교태를 부리며 청풍에게 추파를 보내고

패소정; (천박한...) 분노할 때

청풍; [동행도 있군요.] 구숙정은 상대하지 않고 뒤를 돌아보고.

패소정도 돌아보고

마차 뒤쪽에서 다가오는 독검사랑. 뒤쪽의 무림맹 무사들이 응전할 준비를 하고 있다.

청풍; [저 인물은 제팔마왕입니다. 별호가 독검사랑이라더군요.]

패소정; [십대마왕이 두 명이나 찾아주셨다 이거지?] 화악! 웃는 패소정의 몸에서 강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청풍; (패기가 폭발적으로 강해진다.) 패소정이 뿜어내는 기운에 조금 질린 표정이 되고

청풍; (아마 싸우면 싸울수록 강해진다는 천살지기(天煞之氣)의 소유자겠구나.) 생각할 때

[길을 터라!] [다치고 싶지 않으면 비켜라!] 캉! 창! 무기를 뽑으며 구숙정에게 다가가는 앞쪽의 무사들.

청풍; (은급과 동급이 십대마왕을 상대하긴 벅찰 텐데...) 우려할 때

패소정; [멈춰라!] 외치며 앞으로 나서고

구숙정에게 접근하다가 멈추며 돌아보는 무사들

패소정; [당신들은 마차를 지켜! 내가 상대할 테니...] 거대한 칼을 들고 나서고

[예!] [분부 받들겠습니다.] 옆으로 물러서 길을 터주는 무사들

패소정; [저 요녀는 내가 맡겠어요. 이공자는 독검사랑이란 자를 맡아줘요.] 구숙정 앞으로 가며 말하고

청풍; [제칠마왕은 이형환위의 보법과 비수를 이용한 어검술이 특기입니다.]

패소정; [참조하지요.]

뒤쪽으로 가는 청풍. 무사들이 무기를 뽑아들고 독검사랑을 경계하고 있다. 독검사랑은 천천히 걸어오고 있고

청풍; [기화(旗花;불꽃 신호)를 올리세요.] 무사들 사이를 지나며

퍼뜩 정신을 차리는 무사들

서둘러 무기를 다시 칼집에 꽃는 무사 두 명.

두 뼘 쯤 되는 금속통을 꺼내 쳐든다. 아래쪽으로 끈이 달려있고

금속통을 높이 들어 허공을 겨누고. 이어

팟! 금속통 아래로 늘어진 끈을 강하게 아래로 당기는 무사들

펑! 펑! 금속통에서 불꽃과 탄환이 허공으로 치솟고

펑! 펑! 바위 봉우리 위까지 치솟아 화려하게 터지는 폭죽

 

#91>

산중의 어느 장원. 무림맹 무사들이 오가고 있다.

<-무림맹 몽산지부(蒙山支部)> 장원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 [!] 갑자기 놀라 한쪽을 돌아보는 무사들

멀리 몇 개의 산봉우리 너머에서 불꽃이 터진다.

[기화다!] [소맹주님께서 오시는 방향이다.] [서둘러라! 소맹주님 일행에게 변고가 생겼다!] 다급히 몸을 날리는 무사들

장원에서 수십명의 무사들이 날아 나와 불꽃이 터진 쪽으로 날아간다.

 

#92>

다시 진상파의 마차가 있는 절벽 중간의 길. 모든 사람들이 허공의 불꽃을 보고 있다. 청풍만 빼고. 청풍은 독검사랑을 보고 있다. 힐끔 불꽃을 올려다보는 독검사랑

청풍; (위화감...) 조금 찡그리고

청풍; (기화가 발해졌으니 근처의 무림맹 무사들이 몰려올 것이다.)

<그럼에도 저자에게서는 초조함이나 당황하는 기색은 엿볼 수 없다. 무언가 믿는 구석이 있다는 건데...> 허공에서 잦아드는 불꽃을 올려다보는 독검사람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지원이 도착하기 전에 나와 패소저를 해치울 자신이라도 있는 건가?) 생각할 때

독검사랑; [눈요기는 잘했다.] 스릉! 검을 뽑으며 청풍에게 다가오고

독검사랑; [그럼 손맛, 피맛도 봐야겠지?] 새카만 날의 검을 완전히 뽑아들고

스릉! 짊어지고 있던 검을 뽑는 청풍. 뒤쪽의 무림맹 무사들은 긴장해서 보고

독검사랑; [자금산에서 진 빚을 갚아라!] 슈학! 수많은 검의 형상을 일으켜 청풍을 공격한다. 펜싱하듯 한번에 도약해서 검을 찌르는 모습이고

캉! 캉! 침착하게 독검사랑의 검을 쳐내는 청풍.

사방에서 휘면서 날아드는 검의 형상

캉! 캉! 막고

못 막은 검의 형상은 피하는 청풍.

이하 독검사랑의 치열한 공격. 침착하게 막고 피하는 청풍

 

마차 앞쪽에서 거대한 칼을 든 채 곁눈질로 뒤쪽 상황을 보는 패소정

청풍과 독검사랑의 치열한 공방

구숙정; [사내놈들 끼리 시작했으니 우리 여장부들도 시작해야겠지?] 양산을 든 채로 일어나고

패소정; [칼에는 눈이 없는 법!] [반반한 얼굴과 새끈한 몸뚱이가 성하길 바라지는 마라!] 거대한 칼을 배스듬히 들어 공격할 자세

구숙정; [그년, 내가 할 소리를 하잖아.] 피식. 이어

구숙정; [네 년 몸뚱이에 잊지 못할 흔적을 남겨주마!] 팽! 양산을 수평으로 던진다.

가가강! 팽이처럼 돌며 패소정에게 날아드는 양산

쩍! 큰 칼로 양산을 베어버리는 패소정. 하지만 그 직후

슈캉! 쩍! 갈라지는 양산 뒤에서 날아드는 비수 네 개

왼손의 비수를 던진 자세인 구숙정. 오른손에도 비수 네 자루를 펴서 잡고 있다.

캉! 캉! 큰 칼을 바람같이 돌려 비수들을 튕기고 막는 패소정

구숙정; [이것도 받아봐라!] 호호호! 웃으며 오른손을 젓고. 다시 네 자루의 비수들이 날아가고

캉! 캉! 큰 칼을 아주 가볍게 돌려서 막고 튕겨버리는 패소정. 하지만

구숙정; [잘 막았어! 하지만 이제부터가 진짜야!] 양손을 휘젓는 구숙정

가가강! 가앙! 튕겨졌던 비수들이 방향을 바꿔 사방에서 패소정에게 날아들고

패소정; (어검술!) 캉! 캉! 큰 칼을 휘둘러 비수를 막는 패소정

이하 치열한 공방. 구숙정이 춤추듯 양손을 움직이고

그에 따라 살아있는 벌떼처럼 사방에서 패소정을 공격하는 비수들

서거! 쩍! 카앙! 미처 막지 못한 비수들이 패소정의 옷을 가르고 지나간다. 살갗도 베지만 상처는 나지 않고

구숙정; (저 년...) 춤 추듯 양손 움직이며 찡그리고

<금강불괴인지는 모르겠지만 몸뚱이가 아주 단단하다! 내 비수가 스쳐도 약간의 흔적만 남을 뿐이다.> 칼을 휘둘러 비수들을 튕겨내는 패소정. 패소정의 몸을 스치고 지나가며 옷을 가르고 몸에 흔적을 남기는 배수들

구숙정; (보통의 비수로는 타격을 주지 못하고... 아껴두었던 유리혈적자(琉璃血滴刺)를 써야하나?) 찡그리고. 한데

 

#93>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절벽 중간의 길을 건너편에서 본 모습. 절벽을 누군가 기어 올라간다.

기어 올라가는 자 크로즈 업. 식인혈랑이다. 식인혈랑은 십대마왕의 제구마왕. #58>에 나왔었음. <철인전설> 등에 나온 식인혈랑 캐릭터

캉! 캉! 무기 부딪히는 소리가 식인혈랑의 귀에 들리고

히죽 웃는 식인혈랑

 

#94>

다시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마차 주변의 모습. 무사들이 두쌍의 격전을 지켜보고 있다. 그 바람에 식인혈랑이 절벽을 기어 올라오는 걸 눈치 채지 못한다.

캉! 카캉! 패소정과 구숙정의 치열한 공방. 날아드는 비수들을 쳐내고 피하는 패소정

스악! 막지 못한 비수들이 패소정의 옷과 살을 베고 지나간다. 살에는 약간의 흔적만 남고

패소정; [이제는 알았을 것이다.] 칼을 크게 휘두를 준비

패소정; [네년의 장난감 따위로는 내 몸에 흠집조차 낼 수 없다는 것을...] 부악! 칼을 비스듬히 휘두르고. 아주 빠르고 강하다.

쩍! 쩌억! 칼이 세 개로 늘어나 동시에 패소정의 몸을 난도질한다. 피하지 못하고 네 조각나며 비틀거리는 구숙정

[해치웠다!] [저게 패소저의 삼첩도룡도(三疊屠龍刀)로구나!] 무림맹 무사들 환호. 하지만

 

[휴우...] 마차 안에서 한숨 쉬는 진상파. 치룡퇴를 무릎 위에 얹어놓은 자세로.

 

다시 마차 밖

[!] 칼을 휘두른 자세로 눈 부릅뜨는 패소정

베어진 구숙정이 배시시 웃고. 이어

푸시시! 안개처럼 흩어지는 토막 쳐졌던 구숙정의 모습

[헉! 저게 무슨...] [베어진 건 실체가 아니라 허상이었다.] [어디냐?] 무사들 경악할 때

비틀하며 물러서는 패소정

쿵! 패소정의 가슴 중앙쯤에 투명한 비수가 반쯤 박혀있다. 아주 깊이 박힌 건 아니고. <무쌍전설> <신병전설> 등에 나온 투명한 비수 유리혈적자다.

[저... 저런...] [오히려 패소저가 당했다.] [저 비수가 언제...] 무사들 경악.

주르르! 패소정의 입과 코로 피가 흐르고

쓰러질 듯 비틀거리는 패소정

[소저!] [소저를 보호하라!] 무사들 달려오려 하고

패소정; [오지 말아요!] 칼을 거꾸로 잡고

멈칫하며 멈추는 무림맹 무사들

콱! 거대한 칼을 거꾸로 땅에 박는 패소정

칼의 손잡이를 잡아서 쓰러지는 걸 면하는 패소정. 직후

[대단해! 나 감탄했어!] 스스스! 패소정의 앞쪽에 사람 형상이 생기고

구숙정; [이 날카로운 게 완전히 뚫고 들어가지 못하는 몸뚱이는 오늘 처음 보네.] 쿵! 스스스 패소정의 앞쪽에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는 구숙정. 양손에 유리처럼 투명한 비수를 하나씩 들고 있다. 유리혈적자다.

스륵! 쩍! 구숙정의 저고리 중심부가 세 줄기로 갈라지며 젖가슴이 드러난다. 젖가슴에 깊지는 않지만 세 가닥의 상처가 나서 피가 배어나오고

구숙정; [동생의 마지막 일격은 상당히 위험했어!] 갈라진 자신의 가슴 상처를 보고

구숙정; [하마터면 치명상을 입을 뻔 했지 뭐야?]

패소정; [이... 이형환위!] 이를 갈고. 입과 코로 피가 흐르고

구숙정; [맞아! 내 이형환위의 보법이 조금만 미숙했어도 자기의 칼질에 토막 쳐졌을 거야!]

구숙정; [이 언니를 죽이지 못했으니 동생이 죽어야할 차례야!] 투명한 비수, 유리혈적자를 들어 보이고

구숙정; [들어봤는지 모르겠지만 이게 바로 유리혈적자야!] 유리혈적자를 흔들고

찡그리는 패소정. 반면

[유리혈적자!] [구중천 중 신장궁에서 만들어진다는 치명적인 암기 아닌가?] 경악하는 무림맹 무사들

구숙정; [잘 들 아네.] 무림맹 무사들을 보며 요염하게 웃고

구숙정; [신장궁에서는 수많은 신병이기들이 만들어졌는데... 그중 하나가 유리혈적자야!]

구숙정; [내공을 주입하면 엄청난 진동이 일어나지!] 지지징! 문풍지처럼 떨리는 유리혈적자를 쳐들어 보이며

구숙정; [그 때문에 뚫고 들어가지 못하는 게 없어. 톱이 나무를 자르듯이...]

팟팟! 대꾸하지 않고 유리혈적자가 박힌 상처 부위를 손가락으로 찍고

구숙정; [유리혈적자의 힘을 최대한으로 끌어내면 금강불괴라도 관통할 수 있다는 말은 들었을 거야!]

구숙정; [유감스럽게도 첫번째 유리혈적자로는 동생의 목숨을 끊어놓지 못했어.]

구숙정; [하지만 두 번째 세 번째 유리혈적자로부터도 요행을 기대하면 안될 거야!] 양손의 유리혈적자를 차례로 던질 자세로 웃고

말없이 노려보는 패소정

 

#95>

[!] 독검사랑과 맞서 검을 휘두르다가 찡그리는 청풍.

<이 언니를 죽이지 못했으니 동생이 죽어야할 차례야!> 구숙정이 한 말이 귀에 들리고

청풍; (이런...) 곁눈질로 구숙정과 패소정이 싸운 쪽을 보는 청풍. 검을 휘둘러 독검사랑의 공격을 막으면서

<들어봤는지 모르겠지만 이게 바로 유리혈적자야!> 유리혈적자를 흔들어 보이며 웃는 구숙정의 모습이 보이고

청풍; (패소저가 위기에 처했다.) 다급

독검사랑; [어딜 한 눈 파는 거냐?] 슈학! 가강! 더 빠르고 강하게 공격하는 독검사랑

청풍; (상황이 안 좋게 흘러간다.) 캉! 캉! 그자의 공격을 막으며 물러서는 청풍

스각! 쩍! 머리카락이 독검사랑의 검이 스쳐 잘리고

청풍; (빨리 이자를 정리하고 패소저를 도와야...) + [!] 생각하다가 빠직! 벼락에 맞는 청풍.

청풍; (절벽 쪽에서 살기가 폭발적으로 일어난다! 살의를 품은 어떤 자가 절벽을 통해 마차로 접근하고 있다!) 홱 고개 돌려 마차 옆의 절벽을 볼 때

화악! 용수철처럼 절벽 아래에서 튀어 오르는 식인혈랑

청풍; [자객입니다!] 캉! 카캉! 검을 강하게 휘둘러 독검사랑을 밀어버리며 외치고. 시선은 마차 쪽을 향한 채

[!] [!] 관전하던 마차 앞 뒤의 무사들이 기겁하며 마차 쪽을 돌아보는데

식인혈랑; [카캇! 늦었다!] 탁! 화악! 절벽 위에 내려섰다가 그대로 마차로 돌진한다. 절벽과 마차와의 거리는 3미터 정도에 불과하고

 

[!] 구숙정과 대치하던 패소정이 눈 부릅뜨며 돌아보고

 

[안돼!] [막아라!] 마차 앞 뒤의 무사들이 식인혈랑 쪽으로 돌아서며 비명

 

청풍도 마차 쪽으로 돌아서려 하지만

독검사랑; [가긴 어딜 가? 형님하고 더 놀아야지!] 파팟! 스악! 밀려났던 독검사람이 흉악하게 웃으며 미친 듯이 검을 휘두르고

청풍; (이런...) 캉! 카캉! 어쩔 수 없이 독검사랑의 검을 막아내고

 

#96>

패소정; [안돼!] 비명 지르며 마차쪽으로 돌아서려 하지만

퍽! 허벅지에 박히는 유리혈적자. 다 박히진 않고 절반쯤 박혔다.

구숙정; [이 언니를 무시하는 거야? 정말 서운하네.] 오른손의 유리혈적자를 던진 자세로 눈을 흘기고

[큭!] 유리혈적자가 박힌 다리가 풀려 주저앉는 패소정

식인혈랑; [크왓!] 콰작! 마차의 문을 거칠게 잡아 뜯는 식인혈랑. 왼손으로는 마차의 지붕을 움켜잡고 오른손으로 마차 문을 잡아 뜯는 모습

마차 문이 뜯기며 진상파의 모습이 드러난다. 마차 앞을 보는 자세로 단전하게 앉아서 고개 돌려 보고 있다. 오른손에는 치룡퇴를 잡고 있고

식인혈랑; [반갑다 진가년아!] 마차 문을 던져 버리며 흉악하게 웃고

텅! 멀찍이 떨어지는 마차 문

패소정; [소맹주님!] 주저앉은 채 돌아보며 비명

[멈춰라!] [안돼!] 좌우에서 무림맹 무사들이 돌진하고

청풍; (천려일실!) 캉! 카캉! 독검사랑의 공격을 막으면서 마차를 돌아보는데

식인혈랑; [본좌 식인혈랑(食人血狼)과 함께 가주어야겠다.] 날카로운 손톱이 돋아난 털북숭이 손으로 진상파의 목을 움켜잡으려 한다. 하지만

진상파; [휴우!] 슥! 한숨 쉬며 치룡퇴를 조금 들었다가

툭! 자기 목을 잡으려는 식인혈랑의 팔뚝을 치룡퇴로 가볍게 때린다. 가볍게 때렸지만

파삭! 그대로 팔 뼈가 부러지는 식인혈랑.

식인혈랑; [끄아아악!] 부러진 팔을 쳐들며 비명 지르면서 비틀 물러서고

[!] [!] 달려오다가 놀라는 무림맹 무사들

놀라는 패소정과 구숙정,

청풍과 독검사랑도 놀라 돌아볼 때

식인혈랑; [네년... 무공을 숨기고 있었구나!] 부러진 팔을 늘어트리며 뒷걸음질. 끔찍한 고통으로 오만상. 직후

쾅! 마차에서 날아 나온 치룡퇴가 식인혈랑의 어깨를 강타하고

치룡퇴를 던진 자세인 진상파

식인혈랑; [크아아악!] 비명 지르며 뒤로 날아가는 식인혈랑. 그자의 어깨를 때린 치룡퇴는 어깨를 관통하며 등쪽으로 빠져 날아간다. 식인혈랑이 튕겨지는 쪽은 절벽 밖이다.

청풍; (치룡퇴!) 안도하며 그걸 보고

독검사랑; [안돼!] 절벽 쪽으로 몸을 날린다.

구숙정; [아홉째야!] 팟! 역시 비명 지르며 절벽 쪽으로 몸을 날리고

[크아아아!] 비명 지르며 절벽 아래로 추락하는 식인혈랑. 하늘을 보는 자세로. 그 위에서 치룡퇴는 포물선을 그리며 허공으로 치솟고 있다.

팟! 휘익! 주저없이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구숙정과 독검사랑

까마득한 절벽 아래로 사라지는 세 사람

슈웅! 허공으로 치솟았던 치룡퇴는 다시 마차로 날아오고

[어... 어검술?] [소맹주님이 어검술을 구사하실 수 있는 정도의 고수셨던가?] 놀라며 그걸 보는 무림맹 무사들

주저앉은 채 놀라서 올려다보는 패소정

청풍; (쓸데없는 걱정을 했군.) 스릉! 쓴웃음 지으며 검을 등에 짊어진 칼집에 끼우고

스윽! 마차 안으로 날아든 치룡퇴를 가볍게 잡는 진상파

청풍; (나보다 치룡퇴를 더 잘 다루는 진소저를 해칠 수 있는 인간이 존재할 리 없지.) 마차로 다가가고. 무림맹 무사들이 허둥대며 마차 주변을 에워싸고 있다

은급1; [죄송합니다 소맹주님! 속하들이 방심했습니다.] 은급무사 중 한명이 마차 안을 들여다보며 눈치를 본다. 굽신거리며

진상파; [저는 신경 쓰지 말고 소정언니를 모셔오세요.]

[분부 받들겠습니다.] 허둥대며 패소정 쪽으로 달려가는 무사들. 이미 두 명의 무사가 패소정의 주변에서 패소정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청풍; [어쩐지 위화감이 느껴진다고 했습니다.] 문이 뜯겨 나간 마차 앞에 이르러 안에 앉아있는 진상파에게

청풍; [독검사랑이란 자, 기화가 터지는 걸 보면서도 당황하거나 초조해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습니다.]

진상파; [제구마왕(第九魔王) 식인혈랑이란 자를 매복시켜놓고 소정언니와 공자님의 이목을 끌었군요.]

청풍; [나태했습니다. 위화감을 느꼈으면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했는데...]

진상파; [이런 일을 통해 경험이 쌓이는 것이겠지요.] 웃고.

그 사이에 패소정이 은급 무사 둘에 의해 부축되어 다가온다. 패소정의 큰 칼은 다른 무사가 들고 따라오고

진상파; [패언니를 안으로 모시세요.] 다가오는 은급무사들에게

[예 소맹주님!] 대답하며 패소정을 마차 입구로 데려오고

청풍; [어떠십니까?] 마차 입구에서 물러서며 패소정에게 묻고

패소정; [추태를 보였군요. 공자께서 경고를 해주셨음에도...] 억지로 웃으며 마차 문의 문설주를 잡고

청풍; [제칠마왕이 신장궁의 물건을 쓰지 않았다면 소저께서 피를 볼 일은 없었겠지요.] 패소정의 팔을 잡아 부축하고. 패소정의 팔은 청풍의 손에 다 잡히지 않을 정도로 굵다

패소정; [유구무언일 따름입니다.] 비틀거리며 마차에 타고. 유리혈적자가 박히지 않은 다리를 먼저 마차에 걸치고 올라간다. 이어

패소정; [면목이 없습니다 소맹주님!] 진상파 건너편 의자에 걸터앉으며 고개 숙이고

진상파; [승패는 병가지상사일 뿐이에요. 부끄러워하실 일이 아니랍니다.]

패소정; [예...] 말하며 허벅지에 박힌 유리혈적자를 뽑으려 하고

진상파; [기다리세요.]

멈칫! 유리혈적자를 뽑으려던 손을 멈추는 패소정

진상파; [유리혈적자의 날카로움은 극단적이에요.] [잘못 뽑았다가는 주변의 근육이나 혈관이 손상될 수가 있어요.]

패소정; [예...] 유리혈적자의 손잡이에서 손을 떼고

청풍; (어쩐지 귀찮은 일이 생길 것 같군.) 쓴웃음

진상파; [이공자께서 수고를 해주셨으면 해요.] 청풍을 보고

청풍; [알겠습니다.] + (역시...) 마차로 들어가고

무사들은 마차를 등진 채 주변을 감시하고

패소정; [신세를 지겠어요.] 마차로 들어온 청풍에게 고개를 좀 숙이고

청풍; [별 말씀을...] 패소정의 앞에 한 무릎을 꿇고

청풍; (도와주겠다고는 했는데... 유리혈적자들이 박힌 부위가 난감하구나.) 패소정의 가슴과 허벅지에 박힌 유리혈적자들을 보고

진상파; [가슴 쪽의 유리혈적자부터 제거해주세요. 출혈이 가볍지 않으니...]

청풍; [실례하겠습니다.] 다가앉고

패소정; [치료이니... 부디 부담 갖지 말아주세요.] 얼굴 좀 발개지고

청풍; [그럼...] 왼손으로 패소정의 오른쪽 젖가슴을 누른다.

뭉클! 청풍의 손에 잡히는 육질

얼굴이 발개지는 패소정

청풍; (근육질로 보였는데... 마치 솜처럼 부드러운 느낌이다.) 얼굴 좀 벌개져서 쓴웃음. 그러면서 오른손으로는 유리혈적자를 잡고

청풍; (진정해라 이청풍!) 심호흡

청풍; (유리혈적자가 박힌 경로 그대로 뽑아내야만 추가적인 상처가 생기지 않는다.) 슥! 신중하게 유리혈적자를 뽑아내고

움켜쥔 두 주먹이 파르르 떨리는 패소정. 얼굴은 발개져 있고

진상파; (소정언니 심장 뛰는 소리가 천둥처럼 들리네.) 웃고. 두근 두근! 심장 뛰는 소리가 진상파의 귀에 들리고

진상파; (하긴 난생 처음 사내의 손이 몸에 닿았으니 흥분을 주체하기 어렵겠지.) 청풍이 신중하게 유리혈적자를 패소정의 가슴에서 뽑아내는 것을 보고

초긴장한 청풍의 얼굴. 시선은 패소정의 가슴을 향하고 있고.

슥! 이윽고 유리혈적자의 끝이 패소정의 젖가슴에서 빠져나온다.

푸식! 비수가 뽑힌 상처에서 피가 뿜어지고

재빨리 왼손으로 상처를 누르는 청풍. 이어

징! 청풍의 손바닥이 빛을 발하고 진동한다. 그러자

패소정; (유리혈적자에 베어진 상처들이 급속도로 아물고 있다.) 놀라고

오른손의 유리혈적자를 바닥에 내려놓으며 눈을 반개하는 청풍. 왼손은 여전히 패소정의 상처를 누르고 있고

징! 징! 청풍의 왼손 손바닥이 진동하고

패소정; (내 상처를 훤히 들여다보고 있다는 건데...) (의술에도 일가견이 있을 줄은 몰랐네.) 청풍을 곁눈질하며 얼굴 발개지고

청풍; [가슴 쪽 상처는 응급조치를 해드렸습니다.] 슥! 손을 떼고

청풍; [다리쪽의 유리혈적자도 제거해드리겠습니다.] 왼손으로 패소정의 무릎 위쪽 허벅지를 움켜잡고

패소정; [부탁드려요.] 얼굴 발개져서

패소정의 허벅지에 박힌 유리혈적자를 잡는 청풍

스윽! 신중하게 유리혈적자를 뽑는 청풍.

슥! 이윽고 유리혈적자가 패소정의 다리에서 완전히 빠져나온다.

주루루! 상처에서 피가 흘러나오고

왼손으로 급히 상처를 누르는 청풍

툭! 오른손의 유리혈적자를 마차 바닥에 떨구고

징! 청풍의 왼손이 빛을 발하고

얼굴 발개져서 청풍을 곁눈질하는 패소정

청풍; [되었습니다.] 상처에서 왼손을 떼고

청풍; [다행히 큰 혈관은 다치지 않았군요.]

패소정; [거푸 신세를 졌어요.] 고개 숙이고

청풍; [별 말씀을...] 일어나려 하고

진상파; [앉아계셔요.] 청풍을 만류,

일어나려다 다시 앉으며 돌아보는 청풍.

진상파; [언니는 운기조식해서 가슴 쪽의 상처를 돌보세요.] 패소정에게

패소정; [예 소맹주님!] 고개 숙이고

진상파; [혹시 언니에게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 공자께서는 마차 안에 머물러 주세요.]

청풍; [그리 하겠습니다.] 뜯겨진 문을 등진 자세로 가부좌를 틀고

이어 눈을 감고 운기조식을 시작하는 패소정. 진상파 맞은편의 의자에 앉아 두 손은 모아 아랫배에 댄 자세로

진상파; [마차는 다른 분이 몰아주세요.] 밖의 무사들에게

[예 소맹주님!] [분부 받들겠습니다.] 대답하는 무사들

은급무사 한명이 급히 마부석에 올라가고

[이랴!] 말의 고삐를 흔든다.

움직이는 마차

무사들이 사방에서 마차를 에워싸고 걸어가고. 그 중 한명은 식인혈랑이 뜯어낸 문짝을 들고 간다. 또 한명은 패소정의 커다란 칼을 들고 있고

현장에서 멀어지는 마차.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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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서림당이 있는 거리. 이제 해가 져서 상점마다 등이 내걸리고 있고

거리를 걸어오는 청풍. 무림맹 무사 복장이 아니라 평복이다. 그래서 사람들 시선은 별로 끌지 않고. 생각에 잠긴 채 걸어오는 청풍.

독안룡이 했던 말 떠올리는 청풍.

 

독안룡; [네가 소맹주의 경호를 맡아주면 안심이 될 것 같다.] [무엇보다도...] 말을 끊었다가

독안룡; [방금 전 총단에서 전서구가 도착했다.] [소맹주님의 보표(保鏢;경호원) 삼아 너를 총단으로 보내라는...]

회상 끝

 

청풍; (어쩌다보니 무림맹 총단의 이목까지 끌어버렸다.) 쓴웃음

청풍; (도광하며 살길 바라시는 할아버지의 바램이 무산되게 생겼구나.) 앞을 보고

앞쪽에 서림당이 있다. 문이 열려있고 불빛이 흘러나온다.

청풍; (내일 진소저가 출발하기 전에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 서림당 입구로 가고

청풍; (무림맹 총단으로 가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무림맹을 탈퇴하는 것이다.)

청풍; (무림맹이 순순히 탈퇴를 허락할지는 미지수이긴 하지만...) 서림당 안으로 들어서고

책장들 사이에서 불빛이 보이고. 책장들 사이에 있는 공간이다.

청풍; [다녀왔습니다.] 그곳으로 가고

살인객주; [어서 와라.] 책상을 앞에 두고 앉아서 책을 보다가 고개를 들고

청풍; [낯 사이에 별고 없으셨는지요?] 다가가고

살인객주; [할애비는 잘 지냈다. 손님도 별로 없었고...] 책을 덮고

청풍; [그러셨군요.] 책상 앞에 멈춰서고

청풍; [저는 이런 저런 일이 있었습니다.]

청풍; [특히 귀가 전에 지부장님이 따로 불러서 지시하시기를...] + 살인객주;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꾸나.] 말하며 안채로 통하는 문을 돌아보고

[호호호!] 문 안쪽에서 여자 웃는 소리가 들리고

청풍; (이런...) 쓴웃음

살인객주; [널 보러왔다는구나. 가봐라.] 다시 책을 펼치며

청풍; [예...] 대답하며 문쪽으로 가고

 

#81>

문을 열고 안채로 들어서는 청풍

벽세경; [어서 와요 도련님!] 젓가락을 든 채 웃고. 마당에 놓인 탁자. 그곳에 차려진 몇가지 음식들. 벽세경이 손이낭과 마주 앉아서 음식을 먹고 있던 중이다. 손이낭은 앞치마에 손을 닦으며 일어나고 있고

벽세경; [유모의 음식 솜씨에 감탄하고 있던 참이랍니다.] 추파를 보내고.

청풍; [다녀왔어 유모.] 못 본 척하며 손이낭에게

손이낭; [오늘은 고기국수를 말았답니다. 곧 내드릴게요.] 웃으며 부엌 쪽으로 돌아서고

청풍; [소저께서 와 계실 줄은 몰랐습니다.] 벽세경과 마주 앉고. 벽세경은 다시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고 있고

벽세경; [내숭 떨지마.] 눈 흘기며 음식 먹고

벽세경; [소맹주와 나 사이에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궁금해서 좀이 쑤시다는 거 알고 있어.] 오물거리면서

벽세경; [내가 찾아오지 않았으면 당장 내일이라도 날 찾아올 생각이었겠지.]

청풍; [역시 소저를 속일 수는 없군요.] 웃고

벽세경; [소맹주가 내게 무슨 말을 했을 것 같애?] 다시 음식에 젓가락 대며

청풍; [솔직히 짐작이 가질 않습니다.] 젓가락을 들며 부엌 쪽을 보고. 부엌에서 쟁반을 들고 나오는 손이낭. 쟁반에는 국수 그릇이 놓여있다.

벽세경; [의모가 함께 있어서 길게 대화하지는 못했는데...] 손이낭이 다가오는 걸 보며

벽세경; [소맹주가 한 말들 가운데 중요한 건 두 가지였어.] 손이낭이 청풍의 바로 뒤로 오는 걸 보며

손이낭; [식기 전에 드셔요.] 청풍의 앞에 국수 그릇을 놓아주고

청풍; [잘 먹을 게 유모.] + [한 가지는 치룡퇴에 관한 것이었겠지요?] 손이낭에게 말하며 벽세경에게도 말하고

손이낭; [더 있으니 부족하면 말씀하세요.] 돌아서며 청풍에게

벽세경; [치룡퇴를 잠시 빌려 쓰게 해달라더구나.] 끄덕

청풍; [치룡퇴 때문에 번거롭게 해드렸군요.] 젓가락으로 그릇 속의 국수를 말아쥐고

벽세경; [뭐 그러라고 했지. 어차피 치룡퇴는 네게 선물로 준 것이었으니까.] 청풍이 국수를 입으로 가져가는 걸 보며 말하고

청풍;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물거리며

벽세경; [두번째가 중요한데...] 말을 끊고

국수를 우물거리고. 젓가락으로 다시 국수를 감아쥐며 기다리는 청풍

벽세경; [어떤 경우든 너와 척을 지지 말라는 충고를 하더구나.]

멈칫! 하는 청풍의 젓가락

부엌으로 들어가던 손이낭도 고개 조금 돌려 보고

청풍; [소저가 저와 척을 질 일도 없겠지만...] 국수를 높이 들고

청풍; [진소저께서는 저를 너무 과대평가하시는군요.] 국수를 먹으며 웃고

벽세경; [전에 네가 말했듯이 소맹주는 선녀나 다름없는 존재야.] 젓가락을 내려놓고

벽세경; [내가 너와 갈등을 일으키는 미래를 보았을 수도 있어.] 심각

손이낭; [.,..] 무언가 생각하며 부엌으로 들어가고

청풍; [우리 사이의 갈등이라...] 젓가락질을 멈추고

청풍; [어떤 상황에서 제가 소저에게 심려를 끼칠지 감도 오질 않습니다.] 찡그리고

벽세경; [나 역시 믿기지 않아.] [하지만 다른 사람도 아닌 소맹주가 한 말이니 믿지 않을 수도 없어.] 심각

청풍; [동의합니다.] 끄덕

벽세경; [생각해보니 내가 너에게 화를 내거나 배신감을 느낄 경우가 한 가지 있기는 해.]

청풍; [소저의 이복동생, 벽세황공자와 관련이 있겠습니다.] 쓴웃음

벽세경; [넌 알면 알수록 징그러운 놈이야. 내 속을 훤히 들여다보는 것 같아서...] 눈 흘기면서도 기분 나쁘진 않은 표정

청풍; [이것저것 소거(消去) 해보면 남는 게 그것뿐이었거든요.] 웃으며 다시 젓가락으로 국수를 말아올리고

벽세경; [맞아. 내 마음 속의 근심은 오직 하나, 세황이와 관련되는 문제뿐이야.] 한숨

말없이 국수를 먹으며 듣는 청풍.

벽세경; [의모와의 관계, 세천이의 평온한 삶, 그걸 위한 전제조건이 세황이가 잘 되는 거야.] 심각한 표정으로

말없이 듣는 청풍. 젓가락은 내려놓고

벽세경; [그래서 난 네게 요구, 아니 부탁을 할 수 밖에 없어.] 간절한 표정으로 몸을 좀 앞으로 숙이고

벽세경; [세황이가 무림맹의 주인이 되도록 도와줘! 그럼 네가 원하는 건 뭐든지 들어줄 테니까!] 얼굴 조금 발개져서 말하고

 

#82>

밤이 깊어졌다. 그래도 거리는 여전히 흥청, 모든 가게에 등이 내걸려있고. 손님들과 우마차가 오가고 있고.

서림당에서도 불빛이 흘러나오고

끼익! 서림당 안채의 문이 열린다. 서림당의 문이 아닌 안채로 통하는 문임을 주의

나오는 청풍과 벽세경. 청풍이 문을 열고 나오고 벽세경이 따라 나온다.

벽세경; [잘 먹고 가요 유모!] 돌아서며 곰살 맞게 웃고.

손이낭; [종종 들르세요 아가씨!] 문 안쪽에서 손을 앞치마에 닦으며 웃고.

벽세경; [그럴게요. 앞으로도 자주 봐야할 테니...] 웃으며 돌아서고

다각 다각 서림당으로 천천히 다가오는 마차 한 대. 마부석에는 눈빛이 날카로운 마부가 앉아있다. #14>에 나온 필곤이라는 이름의 마부. 벽세경의 심복이다.

벽세경; [그만 가볼게.] 청풍과 마주 서며 웃고. 그 뒤로 마차가 다가온다.

청풍; [어려운 걸음해주셨는데 대접이 소홀했습니다.]

벽세경; [그런 소리마.] [최고의 선물을 받고 돌아가는 거니까.] 눈 웃음. 그 뒤에서 마차가 멈추고

청풍; [영제와 관련된 문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벽세경; [네 말이니 당연히 믿어야지.] 웃으며 저고리 속으로 손을 넣고

다시 꺼내는 벽세경의 손에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이 한권 들려있다. 제목은 없다.

청풍; (옷 속에 용케 저 정도의 책을 넣고 있었군.)

벽세경; [받아!] 내밀고

청풍; [감사합니다.] 두 손으로 받고

벽세경; [무슨 내용인지는 안 물어봐?]

청풍; [새삼스레 무공비급을 주실 이유는 없고... 그렇다고 패설(稗說;소설)일 리도 없고...] 표지 없는 책을 들고 보며 웃고

청풍; [무림맹에 관련된 내용이 적혀있겠습니다.] 웃고

[!] 마부석의 마부 필곤이 놀라고

벽세경; [놀라는 것도 새삼스럽겠지?] 어깨 으쓱

벽세경; [네 추측대로야.] [그 책에는 무림맹의 구조와 주요 인사에 대한 정보가 적혀있어.]

벽세경; [읽어두면 무림맹 총단에 가서 처신하는 데 도움이 될 거야.]

청풍; [유용하게 쓰도록 하겠습니다.] 책 든 채 포권하고

벽세경; [내일 떠나면 당분간 금릉에는 돌아오지 못하겠지?]

청풍;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벽세경; [조심해서 다녀와. 주씨 남매는 걱정하지 말고...] 마차 문을 열고

청풍; [부탁드리겠습니다.] 고개 좀 숙이고

벽세경; [다시 돌아오면 그때는...] 마차로 들어가며 돌아본다. 얼굴이 좀 발그레해졌지만

기다리는 청풍.

벽세경; [됐어! 남은 말은 돌아오면 해줄게!] 마차로 들어가고

청풍; [살펴가십시오.] 고개 숙이고

탁! 닫히는 문

필곤이 고삐를 흔들고

다각다각 다시 움직이는 마차.

멀어지는 마차

돌아보며 서림당으로 걸음 옮기는 청풍

청풍; (뭔가 약속을 하려다가 말았는데...) 서림당으로 들어가고

청풍; (그 약속이라는 게 내가 생각하는 그거라면 좀 난감하겠구나.) 쓴웃음 지으며 서림당으로 들어간다

 

#83>

거리를 가는 마차

마차 내부. 안락한 의자에 몸을 기대고 있는 벽세경. 얼굴이 좀 달아올라있다.

벽세경; (하마터면 주책맞게 속내를 드러낼 뻔 했다.) 두근거리는 가슴 누르고

벽세경; (언제부터인가 저 녀석을 사내로 의식하게 되었다.) 숨도 좀 가빠지고

벽세경; (무려 열한 살이나 어려 조카뻘인 놈인데...)

벽세경; (하긴 저 녀석이 상대가 아니라면 노처녀로 늙어죽을 운명이긴 하지.)

벽세경; (기대하거라 청풍아! 내가 원한대로 세황이를 무림맹의 주인으로 만들어준다면 최상의 보상을 해줄 테니...) 얼굴 발개져서

 

#84>

서림당., 문이 열려있고

서림당의 안쪽으로 들어가는 청풍. 여전히 책장들 사이의 안쪽에서 불빛이 흘러나오고

청풍; [벽소저가 떠났습니다.] 그곳으로 들어가며 말하고. 살인객주는 여전히 책상을 앞에 두고 앉아있다. 책을 읽고 있고

살인객주; [접대하느라 고생했다.] 책을 덮으며 웃고

청풍; [여자 손님을 대접하는 건 확실히 쉽지가 않습니다.] 웃으며 맞은편에 앉고

살인객주; [듣자하니 내일 무림맹 총단으로 떠나야한다고?]

청풍; [저를 총단으로 보내라는 지시가 전서구를 통해 왔다는데...] 난감

청풍; [할아버지께서 걱정하실 것 같아서 무림맹 탈퇴를 고민 중입니다.]

살인객주; [무림맹을 탈퇴하는 걸로 무마가 되면 다행이겠지만...] 찡그리고

살인객주; [넌 이미 전 무림의 주목을 받는 처지가 되었다.] [무림맹을 탈퇴하는 건 임시방편이고 미봉책에 불과하다.]

청풍; (싫으나 좋으나 무림인들의 관심을 받게 되겠지.) 침통하게 끄덕이고

살인객주; [귀찮은 일을 그나마 덜 겪으려면 무림맹의 비호를 받아야할 게다.]

청풍; [무림맹 무사의 신분을 유지하고 있으면 쉽사리 시비를 거는 자들은 없겠지요.]

살인객주; [기호지세(騎虎之勢)라는 말도 있지 않느냐?]

살인객주; [일이 이리 되었으니 무림맹 총단에 가봐라.] [여러모로 배울 수 있는 게 있을 게다.]

청풍; [예...]

살인객주; [특히 무림맹 맹주 삼비검조는 좋은 스승이 되어줄 게다.]

살인객주; [진맹주는 구중천 중 만검총의 장문인이면서 세상의 이치를 대부분 깨우친 현자이기도 하다.]

살인객주; [당금 천하에서 네가 스승으로 섬길 만한 몇 안되는 위인이다.]

청풍; [무림맹 잔류 여부를 떠나서 한번 뵙고는 싶군요.]

살인객주; [진맹주도 인재를 아끼는 인물이라 널 홀대하진 않을 게다.] 말하며 소매 속에 손을 넣고. 이어

살인객주; [받아라.] 슥! 동전 하나를 청풍의 앞으로 밀어주고

상평통보와 비슷하게 가운데에 네모진 구멍이 난 동전인데 <億萬金寶>라는 글이 사방에 한 자씩 돋을 새김으로 조각되어 있다. 크기는 직경 10센티 정도로 보통 동전들 보다는 조금 크다.

청풍; [억만금보(億萬金寶)...] [엄청난 액수의 동전이군요.] 웃으며 동전을 집어들려다가

움찔! 하는 청풍의 손

살인객주; [어떠냐?] 웃고

청풍; [놀랍습니다.] [이 작은 동전의 무게가 족히 백근은 넘는 것 같습니다.] 놀라며 동전을 보고

살인객주; [세상의 금속들 중에서 가장 단단하고 무거운 만년한철(萬年寒鐵)을 극한까지 압축해서 만들었기 때문이다.]

살인객주; [그걸 깨트릴 수 있는 건 없고 또 그것으로 깨트리지 못하는 것도 없다.]

청풍; (단순한 동전이 아니겠구나.) 살펴보며 생각하고

살인객주; [알겠지만 억만금(億萬金)은 아주 많은 재물, 또는 가치를 의미한다.]

살인객주; [할애비가 스스로에게 붙였던 가치였으며... 이제부터는 네게 붙여질 가치이기도 하다.]

청풍; [저의 가치가 억만금이라니...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살인객주; [그거야 두고 볼 일이고...]

살인객주; [억만금보는 할애비의 상징이다.] [그걸 알아보는 인물은 전적으로 믿어도 된다.]

청풍; [예...] + (확실히 할아버지에게는 내가 모르는 또 다른 신분이 있었구나.)

살인객주; [할애비도 내일 금릉을 떠날 계획이다.]

청풍; [어딜 다녀오시려는 것인지요?] 흠칫

살인객주; [호남(湖南)쪽에서 희귀본이 발견되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직접 보고 가능한 입수하려고 한다.]

청풍; [언제쯤 다시 금릉으로 돌아오실 예정이신지요?]

살인객주; [기약이 없다고 봐야하는데...] 말 꼬리를 흐리고

살인객주; [만일 할애비와 연락이 끊기면 낙양(洛陽)의 만경각(萬經閣)이란 서점을 찾아가라.]

청풍; (갑자기 불길한 말씀을...) 흠칫

살인객주; [만경각 주인에게 억만금보를 보여주면 할애비가 맡겨놓은 물건을 내줄 것이다.] 청풍이 들고 있는 동전을 보며

청풍; [기억해두겠습니다.] + (안 좋은 예감이 든다.)

<내일 헤어지면 오랫동안 할아버지를 뵙지 못할 것 같은...> 마주 앉은 청풍과 살인객주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85>

아침. 금릉 북쪽의 나루터. 배들이 많이 드나들고. 정박한 배들도 있고.

부둣가에 서서 멀리는 보는 독안룡과 정씨쌍걸. 독안룡이 앞에 서있고 그 뒤에 정씨쌍걸이 서있다.

세 사람이 보는 곳. 강 중간쯤에 평평한 배가 가고 있다. 배에는 마차 한 대가 서있고. 마차 앞쪽에는 패소정이 서서 주변을 경계하고 있고. 마차 뒤쪽에는 죽립을 쓴 청풍이 서서 부둣가를 보고 있다. 배의 좌우에는 각기 십여명의 선원들이 선 채로 노를 젓고 있다. 마차를 실은 배는 돛이 아니라 노를 젓는 힘으로 움직이는 배다.

부둣가의 독안룡 일행에게 포권을 하는 청풍

손을 흔드는 정씨쌍걸. 독안룡은 침통한 표정으로 보고 있고

독안룡; (잘 가라 이청풍!)

독안룡; (하지만 총단에 가면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된다.)

<무시무시한 암투가 벌어지고 있어서 복마전이나 다름없는 곳이니...> 마주 손을 흔드는 청풍을 배경으로 독안룡의 나레이션

 

#86>

부둣가 언덕 위. 죽립을 쓴 살인객주가 서있다. 지팡이를 짚고 있고. 먼길 떠나는 모습. 그 뒤에 손이낭이 서있다.

두 사람의 시점. 멀어지는 청풍을 태운 배

살인객주; [적당히 때를 봐서 서림당을 폐쇄해라.]

손이낭; [분부 받들겠사옵니다만...] 난감

살인객주; [그렇게까지 할 거 있겠느냐 생각하겠지만...]

살인객주; [세상의 이목을 끈 이상 청풍이의 뒤를 캐려는 자들이 속출할 것이다.] [행여나 그것들이 청풍이의 정체를 짐작하는 일은 벌어져선 안된다.]

손이낭; [예...] 고개 좀 숙이고

살인객주; [우리의 적은 강할 뿐 아니라 교활하기까지 한 자다.]

살인객주; [그자를 상대하려면 우리도 각오를 단단히 해야만 한다.] 강렬한 표정

 

#87>

<-무림맹> 밤

어느 건물. 불빛은 없고

건물 내부. 침실. 침대에 남녀가 잠들어 있다. 여자가 남자에게 달라붙은 자체. 남자는 위진천이지만 실루엣으로 묘사

<진상파가 금릉을 떠났다고 합니다.> 누군가의 전음이 위진천의 귀에 들리고

위진천; <호위는?> 역시 전음으로 묻고.

복면인; <철관음 패소정이 늘 지근거리에 머물고 있으며...> 건물 밖. 정원수 사이에 무릎 꿇고 있는 검은 옷의 복면인

복면인; <통과하는 지역의 지부에서 열명씩 인원이 차출되어 경호를 한다고 합니다.>

위진천; <열명... 적지는 않지만 충분한 것 같지도 않은 인원이로군.>

위진천; <각 지역의 지부장이 직접 경호에 나서기라도 하는 건가?>

복면인; <진상파가 사양하는 바람에 지부장들이 나서지는 못하고... 대개 은급 두 명이 동급 여덟 명을 지휘해서 경호한다고 합니다.>

위진천; <그 정도면 제칠마왕과 제팔마왕 선에서 처리가 가능할 것 같군.>

복면인; [...] 대답하지 않고

위진천; <이런...> 눈 감은 채 혀를 차고

위진천; <이청풍이란 괴물이 동행하고 있는 것인가?>

복면인; <이청풍이 직접 마차를 몰고 있다고 합니다.>

위진천; <제칠마왕과 제팔마왕을 거푸 물 먹인 괴물...> <그놈의 경호를 받고 있다면 진상파를 확보하는 건 어려울 수도 있겠어.>

복면인; <다른 마왕님들께 지원을 요청할지요?>

위진천; <그럴 필요는 없어. 제칠마왕이 알아서 할 테니...> <시간상 늦기도 했고...>

복면인; <예...>

위진천; <대신 제칠마왕에게 전해! 진상파를 꼭 생포하지 않아도 된다고...>

복면인; <죽여도 된다는 말씀이신지요?> 흠칫

위진천; <진상파가 죽으면 만검총은 대가 끊겨. 그걸로도 만족스러운 결말이라고 봐야하는 거야.>

복면인;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위진천; <진상파를 생포하는 게 최상이고... 어려울 것 같으면 죽이라고 전해!>

복면인; <분부 받들겠습니다 제십마왕(第十魔王)님!> 고개 숙이고

스슥! 사라지는 복면인

위진천; <이청풍... 이청풍...> <네 진짜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두고 보겠다.>

위진천; <진상파를 무사히 무림맹으로 데려온다면 인정하고 그에 걸맞는 대접을 해주마.> 흐흐흐! 웃는 위진천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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