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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화산(華山)> 깊은 산중.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심마니들 셋이 험한 바위산을 힘겹게 오르고 있다. 청년들이다. 앞장선 청년은 곱추다

심마니1; [용(龍)이 절벽을 뚫고 세상으로 나왔다는 소문이 정말 사실일까?] 중간쯤 가는 심마니가 앞서가는 곱추 심마니에게 묻고

심마니2; [진가촌(陳家村)의 심마니 진교백(陳敎百)이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잖아.] 앞서 가면서 대꾸하고. 꼽추지만 덩치가 크고 좀 빠릿빠릿한 인상을 지녔다. 다른 작품의 <타노> 캐릭터. 일단 여기서는 심마니2로 표기

심마니2; [지진이 난 듯 땅이 흔들리더니 창천애(蒼天崖)가 무너졌는데 그 뒤에 숨겨져 있던 동굴에서 흰색의 긴 물체가 빠져나와 허공으로 사라졌다는 거야.]

심마니1; [뭔가 헛것을 본 게 아닐까?] [요즘 세상에 용이 있다는 게 말이 돼?] 여전히 미심 쩍은 표정

심마니2; [진교백이 본 게 진짜 용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한 가지 있어.] 헐떡이며 앞서가고

심마니2; [지진이 일어난 것도 아닌 데 멀쩡하던 창천애가 무너졌으며 그곳에서 무언가가 빠져나왔다는 사실이야.]

심마니3; [우리같은 심마니들에게는 다시없을 기회지.] 맨 뒤에서 따라오며 말하고. 돌아보는 심마니1

심마니3; [창천애가 무너진 잔해에서 혹시 신기한 것을 얻기라도 하면 팔자를 고칠 수도 있으니 말이야.]

심마니1; [하지만 창천애가 붕괴된 건 벌써 한 달 전 일이잖은가?] [이미 다른 인간들 손을 탔을 수도 있어.] 여전히 의심하고

심마니2; [그렇진 않을 거야.] 고개 젓고

심마니2; [창천애는 험하기로 유명한 화산에서도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어.] 확신에 찬 표정

심마니2; [게다가 창천애의 존재를 알고 있는 건 우리같은 심마니들뿐인데 지금까지 거길 다녀왔다고 떠벌리는 인간은 없었잖아.]

심마니1; [그렇긴 하네만...] 미심쩍은 표정

심마니2; [다 왔어!] 높은 곳에 올라서고

심마니2; [그만 궁시렁거리고 저기나 봐!] 지팡이로 앞을 가리키고. 심마니1과 심마니3도 올라서며 앞을 보고

쿵! 앞쪽은 깊은 계곡. 그 계곡 끝에 하늘까지 치솟은 것같은 바위 봉우리가 있다. 헌데 그 바위 봉우리의 앞면이 무너져 그 잔해가 계곡을 절반쯤 덮고 있다

심마니1; [창천애!] [창천애가 정말 무너졌구만.] 흥분하고. 심마니3도 놀란 표정으로 앞을 보고.

심마니2; [무너진 형태를 보니 확실히 안쪽에서 무언가 절벽을 뚫고 나온 것 같군.] 손을 이마에 대고 살피며

심마니3; [중간쯤에 동굴이 있네.] 흥분해서 손짓하고

창천애를 크로즈 업. 절벽 중간에 커다란 동굴이 있는데 그냥 동굴이 아니라 사람 손이 닿아서 모서리와 천장이 매끈하게 깎여있다.

동굴 크로즈 업. 동굴 안쪽에 종이처럼 찢어진 아주 두꺼운 철문이 있다.

심마니1; [평... 평범한 동굴이 아니야.] 손을 이마에 대고 멀리를 보면서

심마니1; [사람 손길이 닿은 흔적이 있고 안쪽에 부서진 철문 같은 게 보여.] 흥분하며 고개를 빼며 말하고. 손은 이마에 붙인 채

심마니3; [어쩌면 방사(方士;신선이 되기 위한 술법을 닦는 사람)들이 수련하던 동천(洞天)일지도 모르겠군.] 역시 흥분하고

심마니1; [그렇다면 저기에 뭔가 귀한 게 남아있을 수도 있네.] [빨리 가보세.] 앞장서서 절벽을 내려가려 하고. 심마니3도 따라가려 하고. 바로 그때

심마니2; [!] 오싹! 무언가 소름이 돋아 눈 치뜨고

심마니2; [모두 숨어!] 팟! 앞서가던 심마니3의 뒷덜미를 낚아채며 급히 근처 바위 뒤로 엎드리고

심마니3; [억!] 뒤로 넘어질 듯 하며 역시 바위 뒤로 숨고

심마니1; [왜 그래?] 돌아보는데

심마니2; [빨리!] [빨리 아무데나 숨어라!] 심마니3과 함께 바위 뒤에 숨으며 심마니1에게 손짓하고. 겁에 질려서

심마니1; [뭔데 그래?] 긴장하며 역시 근처 바위 뒤에 급히 숨고

심마니2; [내 감 믿지?] 겁에 질려 속삭이고

심마니1; [타노(駝奴) 자네 육감이 뛰어난 건 화산 일대의 심마니들 중 모르는 사람이 없긴 하지.] 침 꼴깍 삼키며 고개 끄덕

심마니3; [호랑이가 나타난다 하면 호랑이가 반드시 나타나고 뱀이 있다고 하면 근처에서 꼭 뱀이 발견되곤 했으니까!]

심마니2; [온... 온몸에 소름이 돋았어!] [한밤중에 호랑이를 만났을 때도 이렇지는 않았네.] 찌릿! 찌릿! 몸에 전기가 오르는 모습으로 속삭이고

심마니3; [근처에 무서운 뭔가가 있다는 말인가?] 겁에 질려 속삭이는데

심마니2; [쉿!] 급히 몸을 숙이고

십마니2; [가까이 왔어!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숨도 참어.] 머리 처박으며 말하고

심마니1; (대체 뭐가 나타난다고 저 호들갑이지?) 고개 조금 들어 하늘을 보고. 직후

[!] 눈을 찢어져라 치뜨는 심마니1

쿵! 계곡 상공에 떠있는 세 사람. 이남일녀인데 모두 두건이 달린 망토를 쓰고 있다. 두건을 쓰고 있어서 얼굴은 자세히 보이지 않지만 눈빛이 아주 강렬하고. 여자는 날씬, 남자1은 평균 체형, 남자2는 키가 2미터 가깝고 보디빌더같은 체형. 이들은 바로 삼성동 동주 번뇌신존의 제자들인 포숙정, 위극겸, 뇌공량이다. 지상에서 30미터쯤 허공에 떠있다. 무너진 창천애를 보고 있고. 이때 이들의 나이는 30대다. 30대 초반부터 30대 중반으로 세 사람 모두 다른 작품에 나온 포숙정, 뇌공량, 위극겸 캐릭터로 묘사

뇌공량; [소문대로 창천애가 무너졌군.] [물론 사부가 세상으로 뛰쳐나오면서 남기신 흔적일 테고...] 덩치가 가장 큰 뇌공량이 무너진 절벽쪽을 보며 말하고

포숙정; [눈으로 직접 보고도 믿기지가 않는군요.]

포숙정; [삼대극독(三大劇毒)에 내장이 몽땅 녹고 끊긴 몸으로 삼년 넘게 살아있었다니...] 입술 깨물며

위극겸; [우리들의 사부 번뇌신존(煩惱神尊)께서는 삼성동(三聖洞) 사상 최고의 기재라 불리던 분 아닌가?] 포숙정에게

위극겸; [숨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은 상태로 갇혔으니 뭔가 소생할 방도를 찾아냈을 게야.] 이를 갈며 말하고

뇌공량; [내장이 썩고 녹아내렸을 텐데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지 이해가 가지 않는군.] [나 뇌공량(雷空量)으로서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할 경지야.] 고개 젓고

위극겸; [내가 안에 들어가서 둘러보고 오겠소.] 휘익! 뇌공량에게 말하며 동굴쪽으로 날아가고

휘릭! 동굴 입구에 내려서는 위극겸. 그 앞쪽에 종이짝같이 찢어진 두꺼운 철문이 있는데 그 철문 안쪽에 다시 철문들이 있다. 모두 종이짝처럼 찢겨졌고

뇌공량; [포(浦)사매는 이런 상황을 예상했었는가?] 위극겸이 극도로 긴장하며 철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며

포숙정; [지난 천여년간 무림을 좌지우지해온 사비세(四秘勢)의 으뜸인 삼성동의 동주를 누가 죽일 수 있겠어요?] 차가운 표정으로 말하고. 역시 시선은 동굴 쪽으로 향한 채

포숙정; [삼년 전 우리 세 사람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했지만 사부를 완전히 영면(永眠)시키지는 못했었잖아요.]

뇌공량; [그때 이후로 단 한시도 떠나지 않던 불안의 원인은 역시 사부의 부활 가능성이었어!] 침통하게 끄덕이고. 그때

[뇌사형!] [포사매!] 휘익! 외침과 함께 새처럼 날아 나오는 위극겸. 손에 철판을 하나 들고 있는데 공포에 질려 덜덜 떨고 있다

뇌공량; [어찌... 어찌 되었는가?] 자기 앞으로 날아오르는 위극겸에게 묻고

위극겸; [삼성동 내부에 형체를 갖추고 있는 것은 오직 이것뿐이었소.] 덜덜 떨며 들고 온 철판을 내밀고. 두툼한 철판 위에 몇자가 적혀있다.

<我必尋汝> 네 글자다

<아... 아필심여(我必尋汝)!> <반드시 너희들을 찾아내겠다!> 그걸 보며 경악과 공포에 휩싸이는 포숙정과 뇌공량

위극겸; [사부... 역시 사부가 살아서 삼성동을 빠져나왔던 거요.]

포숙정; [사부가 반드시 찾아낸다고 했으니 우리들의 운명은 정해졌다고 봐야겠군요.] 처연하게 웃고

뇌공량; [지레 포기하지 마라 사매!] [천하는 넓고 숨을 곳은 많다.] 징! 들고 있던 철판에 힘을 주고. 그러자

주르르! 그대로 녹아서 아래로 흘러내리는 철판

심마니2; (철... 철판인 것같은데 얼음처럼 녹여버리다니...) 경악

뇌공량; [서로를 위해서라도 지금까지 세상에 남긴 흔적은 모두 지우고 잠적하도록 하자.] 철판을 완전히 녹여서 아래로 떨어트리며 말하고

위극겸; [지난 삼년간 들인 공이 아깝지만 그래야겠소.] 끄덕이고

뇌공량; [철저하게 흔적을 없애야만 한다. 한명이 사부에게 잡히면 나머지 둘도 잡히는 건 시간문제이니...] 손을 털고

위극겸; [사형의 말이 옳소이다만...] 고개 돌려 포숙정을 보고

위극겸; [사내들인 우리들이야 숨는 게 비교적 쉬어도 어린 아들이 딸린 사매가 걱정이로군.]

포숙정; [제 걱정은 하지 마세요.] 쌀쌀 맞게

포숙정; [창천애에 변고가 생겼다는 보고를 받은 직후 이미 그 애를 맡길 곳을 수배해뒀으니까요.]

뇌공량; [우리 사형제들 중 모든 면에서 사매가 으뜸이라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 끄덕이고. 위극겸은 좀 찡그리며 동의하지 못하고

포숙정; [소매 포숙정(浦淑貞), 이승에서의 마지막 인사를 드리겠어요.]

포숙정; [사부가 돌아가신 것이 확인되기까지 우리 셋이 다시 만날 일은 없을 테니까요.] 고개 숙이고

뇌공량; [아무쪼록 보신(保身)하거라.] [더 해줄 말은 없구나.] 마주 포권하고

위극겸;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말게.] 역시 포권하고

포숙정; [사형들의 후의(厚意) 잊지 않겠어요. 그럼...] 고개 숙이고

스스스! 몸이 안개처럼 흩어지고

위극겸; (이형환위(移形換位)가 극에 달했군.) 눈 번득이고

뇌공량; [나도 이만 가보겠네.] 우우웅! 몸이 진동하고

뇌공량; [떠나기 전에 버러지들을 박멸하는 것을 잊지 말게나.] 투쾅! 폭발하듯 단번에 까마득히 사라지며 말하고

위극겸; [살펴가시오 사형.] 아득히 멀어지는 뇌공량에게 포권하고

반짝! 빛을 발하며 사라지는 뇌공량

위극겸; [확실히 문제는 문제로군.] 포권했던 손을 내리고

위극겸; [괴물같은 이무외(李無畏)에 이어 사부까지 제거하여 천하가 나 위극겸(威極兼)의 손에 들어온 것이나 다름없다 생각했거늘...]

위극겸; [하지만 뇌사형이나 포사매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이 모든 게 내 계산에 들어있었다는 사실을...] 흐흐흐 웃고

위극겸; [결국 천하는 내 손에 의해 이리 될 것이다.] 슥! 손을 내렸다가 쳐들고. 심마니들이 숨어있던 곳을 향해서. 그러자

콰득! 콰드득! 심마니들이 숨어있던 곳의 집채만한 바위가 뽑혀 허공으로 떠오르면서 심마니들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모두 사색이 되었고

심마니2; [들... 들켰다!] 벌떡! 일어나고. 사색이 되어

심마니2; [달... 달아나자!] 외치며 먼저 뛰어가려 하고. 심마니지1과 심마니 2도 사색이 되어 급히 일어나 달아나려 하지만

슥! 손을 다시 내리는 위극겸. 그러자

쾅! 콰직! 그대로 다시 내려 꽂혀 심마니들을 뭉개버리는 집채만한 바위들

드드드! 흔들리는 바위와 지면.

그 바위 아래로 심마니들의 팔, 다리가 삐져나와 있고 피가 흘러 나온다

위극겸; [사부건 누구건 나 위극겸의 앞길을 막는 자는 모두 저리 될 것이다.] 으하하하! 화악! 마귀처럼 웃으며 날아오르는 위극겸

으하하하! 위극겸의 웃음이 멀어진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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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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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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