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룡강의 만화 시나리오/악군자전'에 해당되는 글 67건

  1. 2020.12.25 [악군자전] 제 68장 짐승들의 최후 (완결)
  2. 2020.12.24 [악군자전] 제 67장 아귀다툼
  3. 2020.12.22 [악군자전] 제 66장 끔찍한 응보
  4. 2020.12.21 [악군자전] 제 65장 늑대들의 소굴
  5. 2020.12.19 [악군자전] 제 64장 회피된 비극
  6. 2020.12.17 [악군자전] 제 63장 몰려온 짐승들
  7. 2020.12.16 [악군자전] 제 62장 늑대들의 왕
  8. 2020.12.14 [악군자전] 제 61장 돌아온 목탁
  9. 2020.12.12 [악군자전] 제 60장 쓰러진 천하제일인
  10. 2020.12.11 [악군자전] 제 59장 심란한 재회
  11. 2020.12.09 [악군자전] 제 58장 벼락을 부리는 열쇠
  12. 2020.12.08 [악군자전] 제 57장 드러낸 마각
  13. 2020.12.06 [악군자전] 제 56장 남자를 미치게 만드는 여자, 여자를 미치게 하는 남자
  14. 2020.12.04 [악군자전] 제 55장 짐승의 말로
  15. 2020.12.02 [악군자전] 제 54장 실패한 설득
  16. 2020.11.30 [악군자전] 제 53장 기연같은 함정
  17. 2020.11.29 [악군자전] 제 52장 천마의 보물
  18. 2020.11.27 [악군자전] 제 51장 웃다가 죽는 약
  19. 2020.11.26 [악군자전] 제 50장 수작을 부린 대가
  20. 2020.11.24 [악군자전] 제 49장 죽여주는 냄새
  21. 2020.11.22 [악군자전] 제 48장 늦게 오는 놈은 죽는다.
  22. 2020.11.21 [악군자전] 제 47장 뇌룡이 사는 연못
  23. 2020.11.19 [악군자전] 제 46장 대가를 바란 건 아니고...
  24. 2020.11.18 [악군자전] 제 45장 무서운 여자
  25. 2020.11.17 [악군자전] 제 44장 구해준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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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

완전히 붕괴된 창랑전 내부. 크고 작은 바위들이 마구 뒤엉켜 있는데

지직! 문득 바위틈에서 촉수같은 것이 일어난다. 바로 번뇌인이고

퍼억! 퍽! 여기저기서 번뇌인들이 바위를 간단히 뚫고 나오더니

가가강! 드릴처럼 움직이며 주변의 바위들을 가루로 만드는 번뇌인들

쿵! 그러자 드러나는 장면. 패륵이 몸을 웅크리고 있고. 한손에 식혼마적을 쥔 채 웅크리고 있는 패륵의 몸은 겹겹의 번뇌인으로 덮여있다. 지금 바위들을 박살내고 있는 번뇌인들은 겹겹의 번뇌인들중 외곽의 번뇌인들이다. 패륵은 마치 양파같은 번뇌인들에 덮여있는 중이다.

가가강! 가가강! 파스스스! 마구 돌아다니는 번뇌인들에 의해 패륵이 있던 공간이 상당히 넓어진다.

패륵; [이 정도면 되었겠지.] 웅크리고 있던 몸을 펴며 고개를 든다

패륵; [사존에게서 훔쳐 배운 번뇌인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 [그 노괴를 다시 만나게 되면 죽이기 전에 고맙다는 말부터 해야겠어.] 웃으며 일어나고. 그래도 충격을 받은 듯 패륵의 몰골도 말이 아니다. 옷은 찢어지고 불 타고 머리카락은 그슬렸고 입과 피로는 피가 줄줄 흐른다

그러다가 옆을 보는 패륵

바위 아래 깔려 죽은 여자의 몸 일부가 보인다. 한쪽 팔을 앞으로 내민 채 엎드려 죽었는데 긴 머리카락과 화려한 옷으로 여자임을 알 수 있다

패륵; [쯧쯧! 미인박명이라더니... 당령 너도 제법 이름값을 하는구나. 오십살도 채우지 못하고 뒈졌으니...] 혀를 차고

패륵; [죽은 년은 죽은 년이고...] 두리번

패륵; [하마터면 날 죽일 뻔했던 놈은 대충 이쯤에 있겠지.] 한쪽을 보고. 그러자

콰드득! 콰드드! 번뇌인들이 그가 보는 쪽의 바위들을 박살내며 길을 낸다. 그러자

쿵! 드러나는 모습. 거대한 바위에 깔려 죽은 냉막과 낭왕의 모습 냉막은 낭왕을 끌어안고 죽은 모습이다

패륵; [재미없구만.] [살아있었으면 실컷 희롱한 다음에 죽여주었을 텐데...] 입을 삐죽거리고

패륵; [그래도 천마해체대법의 마지막 비결을 넘겨주고 죽었으니 몸뚱이를 훼손하진 않겠다.] 손에 든 식혼마적을 보고.

패륵; [번뇌인을 얻은 이상 굳이 천마해체대법까지 익힐 필요는 없을 것같지만...] [그래도 다다익선이니 익혀둬야겠지?]

패륵; [문제는 냉막이 놈이 이 피리 어디에 천마해체대법의 비결을 숨겨 두었는가인데...] 피리를 살피고. 그러다가

흠칫! 하며 귀를 기울이는 패륵

<살... 살려주세요.> 어디선가 애원하는 소리가 들리고

패륵; [얼씨구...] 눈 번뜩

<제발... 누가 저 좀 살려주세요.> 다시 들리는 음성

패륵; [이 아수라장에 기어들어왔다가 용케 목숨이 붙어있는 계집이 있구만.] 한쪽으로 가고

가가강! 패륵의 몸에서 번뇌인이 일어나 앞쪽의 바위들을 박살내고.

곧 그곳도 넓어지는데 바로 비밀통로 입구다.

[누... 누구신가요?] 비밀통로도 무너져 있고 그 앞쪽의 바위 사이 공간에 웅크린 채 겁에 질려 묻는 여자. 물론 아나타고

패륵; [이런 이런...] 눈 치뜨고

아나타; [누구... 누구시죠? 설마 귀신은 아니시겠지요?] 양손으로 무릎을 끌어안은 태 겁에 질려 올려다 보는 아나타의 모습이 아주 도발적이다. 옷이 찢어져 한쪽 어깨가 드러나있고 그 바람에 젖가슴도 드러나있고. 치마가 찢어진 다리는 무릎을 세우고 약간 벌려서 사타구니와 허벅지가 그대로 드러나 보인다.

패륵; [이렇게 귀여운 토끼가 살려달라고 할 줄은 몰랐군.] 파스스! 주변의 바위들을 모두 가루로 만드는 패륵. 이제 패륵과 아나타가 있는 공간은 상당히 넓어졌다.

아나타; [고... 고마워요 은공! 살려주신 은혜 잊지 않겠어요.] 애절한 표정으로 올려다 보며 눈물 글썽이고 순간

패륵; (우물(尤物)...) 두근! 심장이 뛰는 패륵

패륵; (나로 하여금 이렇게 강렬한 욕정을 느끼게 만든 계집은 처음이다.) + [이름이 뭐냐?] 아나타 앞에 몸을 숙이며.

아나타; [아... 아나타라고 해요.]

패륵; [아나타?] [아극파의 딸 아나타?]

아나타; [예... 제가 바로 황금성의 소성주예요.] [아버지 뒤를 밟아 이곳에 들어왔다가 죽을 뻔 한 것인데...] 말하다가

아나타; [아버지... 제 아버지는 어찌 되셨는가요?] 급히 주변 두리번 거리며 일어나려 하고

출렁! 그 바람에 찢어진 옷 사이로 드러난 젖가슴이 출렁이고. 그러자

패륵; [도저히 못 참겠다.] 와락! 아나타를 끌어안는다. + 아나타; [악!] 패륵에게 안겨서 비명 지르며 바닥에 눕고

패륵; [네 아비를 찾는 것보다 내 육허기를 풀어주는 게 먼저다.] 찍! 찌직! 아나타를 올라타고 옷을 거칠게 찢어버린다.

아나타; [싫어! 하지 말아요.] 비명 지르며 몸부림치지만

패륵의 몸이 아랫도릴 거칠게 치받고

입 딱 벌어지는 아나타. 강간당했다.

[아아악!] 비명이 빈 공간을 뒤흔들고

 

#284>

환요가 빠져나왔던 비밀통로의 출구.

턱! 열려있는 비밀통로의 입구를 누군가의 피 묻은 손이 움켜쥔다. 이어

침독; [끄윽...] 신음하며 나오는 침독. 얼굴과 상체가 수많은 핏방울에 관동당한 모습이다. 두눈도 터져서 장님이 되었고. 시력을 아주 잃은 건 아니고 흐릿하게 보인다

침독; [아극파... 그놈... 그놈이 마지막 한 수를 숨겨두었을 줄이야...] 헐떡이며 통로를 나서고.

침독; [하지만... 하지만 난 살아남았다.]

침독; [훼손된 눈도 다시 고칠 자신이 있고... 무엇보다 나 혼자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흐흐흐 웃고

침독; [우내사천도 삼비검조를 제외하면 다 뒈졌고... 패천오수들중 다른 놈들도 사부를 만나라 갔다.]

침독; [이제 앞으로 백년간 나 침독의 앞을 가로 막을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웃으며 비칠비칠 걸어가는데

툭! 무언가 침독의 발에 걸려 굴러가고. 공같이 둥근 것이고

침독; (뭐... 뭐지?) 눈을 가늘게 뜨며 발치에 구르는 것을 보고. 직후

쿵! 그 물체 크로즈 업. 바로 독불군의 머리통이다. 눈을 치뜬 채 볼살도 뜯겨 먹힌 채 죽었다

침독; [불... 불군아!] 비명 지르며 무릎 꿇고

침독; [네가.... 네가 어쩌다가... 어떤 놈이 널 이 모양으로...] 두손으로 독불군의 머리통을 안고 덜덜 떠는데

푹! 푹! 앞과 뒤에서 침독의 가슴을 뚫는 두 자루의 칼. 눈 치뜨는 침독

침독; [끄윽... 네놈... 네놈이...] 눈 치뜨며 앞을 보고

바로 앞에 파면살주가 서서 칼을 침독의 가슴에 찔러넣고 있고. 뒤에서는 이장진이 칼을 등에 찌르고 있다

이장진; (아들의 처참한 죽음에 정신줄을 놓은 덕분에 어이없을 정도로 쉽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었다.)

파면살주; [이제 빚을 정산할 때가 되었소 련주.]

침독; [끄윽... 네놈... 네놈이 왜 배신을...]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파면살주; [내가 흑수련에 투신하기 전의 이름을 알면 당신이 내게 갚아야할 빚이 무엇인지도 알 것이오.]

침독; [네놈... 네놈의 진짜 이름이 뭔데...]

파면살주; [옥면신협 이무옥이 내 본래 이름이오.]

침독; [무림맹 맹주 인의대협의 아들 놈이 바로...] 눈 부릅

파면살주; [바로 나요!] 콰득! 가슴에 박은 칼을 돌려서 심장을 도려내고. 이장진은 칼을 뽑고

[크아아악!] 심장이 도려지며 처절한 비명.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생기고

퍽! 심장이 꽂힌 칼을 침독의 가슴에서 뽑는 파면상주

심장이 뽑혀짐네따라 앞으로 쓰러지는 침독

이장진; [천벌이다!] 쩍! 목을 베는 이장진

텅! 텅! 잘려진 침독의 목이 바닥을 구른다. 그 사이

파면살주; (아버지...) 침독의 심장이 꽂혀있는 피 묻은 칼을 두손으로 들어올리며 하늘을 보고. 눈에서 눈물 주르르

<원수의 피를 흠향하시옵소! 소자가 마침내 아버지와 무림맹의 복수를 마쳤나이다.> 울면서 칼을 들어올리는 파면살주. 그 앞에서 역시 피묻은 칼을 두손에 들고 포권하며 고개 숙이는 이장진

 

#285>

[!] 눈 부릅뜨는 패륵. 얼굴이 초췌해졌다. 아나타를 올라타고 있는데

패륵; (내... 내 공력과 정혈이 걷잡을 수 없이 이 계집의 몸으로 흘러들어간다.) 두팔로 상체를 버텨서 자기 아래에 깔린 아나타를 내려다 보는데

아나타; [어머 눈치 챘어?] 요염하게 웃고

아나타; [하지만 이제 와서 눈치 채어봤자 소용없는데 어떻게 하지?] [당신의 모든 건 이미 절반 넘게 내게 빼앗긴 상태니...] 콰득! 콱! 두 다리로 패륵의 아랫도리를 휘감고. 두손으로도 패륵의 허리를 끌어안아 조인다.

패륵; [끄윽!] 우두둑! 아나타의 팔과 다리에 몸이 조여지며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는 패륵

패륵; [네년... 소녀환희밀법을 익혔구나.] 분노

아나타; [십삼년전, 네놈이 찢어죽이려고 했던 계집아이가 바로 나야.] 이를 갈고

패륵; [네년이 바로 그때...] 다섯 살 가량의 아나타의 목을 쥐어 쳐들고 웃던 자신의 모습 떠올리고

아나타; [벽력당 오백 식솔의 피값을 갚아라 패륵!] 화악! 패륵의 몸을 조이며 강하게 그자의 정기를 빨아들이는 모습의 아나타.

패륵; [지랄...] 콱! 한손으로 아나타의 목을 움켜쥐고

아나타; [끄윽!] 목이 조여지자 꺽꺽

패륵; [네년이 내 정혈을 모두 흡수하는 게 빠른지 네년의 목이 부러지느 게 빠른지 보자!] 우두둑! 더 강하게 아나타의 목을 조이고

아나타; (안... 안돼!) 눈이 돌아가고

아나타; (이자를 너무 얕봤어! 좀 더 기다렸다가 정체를 밝혔어야했는데...)

<미... 미안해요 공자님! 살아서 공자님을 뵐 수 없을 것같아요.> 뒤엉킨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아나타의 생각.

 

#286>

[!] 눈 부릅뜨는 이군악. 여전히 귀마신갑을 바닥에 댄 채 아나타의 행방을 찾고 있던 중이고

<미... 미안해요 공자님!> 이군악의 뇌리에 아나타의 말이 떠오르고. 그러자

이군악; (찾았다!) 눈 부릅.

지잉! 귀마신갑이 아주 밝게 빛나고

퍼억! 이군악의 모습이 사라진다

 

#287>

다시 패륵과 아나타가 뒤엉켜 있는 곳. 두 사람의 몸이 강한 열기에 휩싸여 있고. 그러다가

[끄윽...] 아나타의 눈이 돌아가고

툭! 패륵의 몸을 휘감고 있던 아나타의 팔 다리가 힘없이 풀어지고

패륵; (이겼다!) 초췌해진 채 눈 희번득

패륵; [감히... 감히 날 우롱해!] 한손으로 아나타의 목을 조이면서. 다른손을 쳐들어 아나타의 머리통을 찍으려 한다

패륵; [머리통부터 박살내주마!] 부악! 주먹으로 아나타의 얼굴을 찍어가고.

쇳덩이같은 패륵의 주먹이 아나타의 얼굴에 쇄도. 위기일발

쾅! 허공에 갑자기 나타나며 무에타이 하듯 무릎으로 패륵의 얼굴을 찍어올리는 이군악

패륵; [컥!] 고개가 뒤로 홱 젖혀져서

쾅! 멀리 날아가 쳐박히는 패륵

이군악; (위험했다.) 슥! 아나타의 옆에 내려서고. 아나타는 아랫도릴 벗은 야한 모습으로 가랑이 벌린 채로 늘어져 있고

이군악; (안심하시오. 소저의 원한은 이제 내손으로 마무리 지어줄 테니...) 치마 내려 아나타의 아랫도리 가려주고. 그때

[흐흐흐 또 네놈이냐?] 들리는 음성에 돌아보는 이군악.

패륵; [잘 만났다. 오늘은 기어코 네놈을 사부 곁으로 보내주고 말 것이다.] 화악! 패륵의 몸에서 수많은 번뇌인이 일어나 촉수처럼 이군악을 휘감아온다.

이군악; [그 나이 먹도록 장유유서라는 말도 모르시오?] 쩡! 화악! 이군악의 몸에서도 더 짙은 번뇌인들이 일어나 마주쳐가고

패륵; [네놈도 번뇌인을...]

콰콰쾅! 번뇌인끼리 충돌하며 폭발이 일어나고

이군악; [나는 아직 세상에서 할 일, 즐길 일이 많이 남았으니 사형이 먼저 가서 사부님께 안부를 전하시구려.] 콰지직! 콰쾅! 더 짙은 색의 이군악의 번뇌인이 패륵의 번뇌인들을 뚫고 들어가고

콰직! 퍼억! 날아든 이군악의 번뇌인에 온몸이 찔리고 베이면서 눈 부릅뜨는 패륵

 

#288>

흠칫! 돌아보는 이장진. 비밀통로 입구. 발치에는 목이 잘린 침독의 시체가 있고. 파면살주는 주머니에 침독의 머리를 집어넣고 있다

드드드! 비밀통로 입구가 진동한다

이장진; [아버지! 창랑곡 지하에서 또 폭발이 일어난 것같습니다.]

파면살주; [처음에 터지지 않은 폭약이 추가로 폭발했을 것이다.] 대수롭지 않게 말하며 침독의 머리를 주머니에 넣는다

이장진; (폭약이 터진 것같진 않은데...) 갸웃

 

#289>

어둑한 통로를 지나가는 이군악. 두팔로는 기절한 아나타를 안고 있다. 몸에서는 번뇌인이 넘실 거리고 있고

이군악; (결국 패륵을 죽인 것은 소저였소.)

이군악; (소저가 패륵의 내공을 절반쯤 감소시키지 않았다면 누가 죽었을지 모르는 일전이었으니...) 생각하며 걸어가는 이군악의 앞쪽에 통로가 무너진 부분이 보이고

이군악; (세상을 구한 소저의 공로는 영원히 기억될 것이오.) 콰드드! 퍼퍽! 앞쪽 통로를 막은 바위들을 이군악의 번뇌인이 박살을 내서 통로를 개척하고

이군악; (곧 집으로 모실 테니 지금은 편히 쉬도록 하시오.) 아나타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그러다가

이군악; [이런...] 멈춰서며 아래를 보고

이군악; [소저의 양아버지가 유산까지 남겨두었소이다 그려.] 웃으며 내려다보고

이군악의 발치에는 으스러진 아극파 시체가 누워있는데.

아극파의 왼손에 끼워져 있는 반지 크로즈 업

 

<2015년 9월 21일 19시 악군자전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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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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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

침대에 누워있는 사존. 상체를 붕대로 칭칭 감고 있는데. 몸이 삐쩍 말랐다. 흡혈창에 피가 빨려서

손가락이 움찔하더니

천천히 눈을 뜨는 사존

[...] 가만히 누워서 천장을 보고.

패륵의 가슴에 나비 모양의 문신이 있던 것 떠올리고.

주먹이 꾸욱 쥐어지고. 그때

덜컥! 문이 열리더니

뇌진룡; [오늘도 안 깨어나시는 건가?] 약사발이 든 작은 쟁반을 들고 방안으로 들어온다. 열린 문을 통해 이곳이 벽력당임을 보여주고.

뇌진룡; [어!] 방으로 들어오다가 눈 치뜨고

사존이 고개 조금 돌려 보고 있다.

뇌진룡; [할아버지! 정신이 드셨어요?] 급히 다가와서

뇌진룡; [어디 불편하신 데는 없으세요?] 쟁반을 탁자에 내려놓으며 묻고

사존; [노부가.... 며칠이나 정신을 잃었었느냐?]

뇌진룡; [군악 형님이 닷새 전에 할아버지를 모시고 갑자기 돌아오셨었어요.] 의자에 앉고

뇌진룡; [그때는 기식이 엄엄하셨었는데.... 군악형님이 필사적으로 치료를 하셔서 일단 외상은 나으신 것같아요.]

사존; [그놈이 주제넘고 쓸데없는 짓을 했군.] 허탈하게 웃고

사존; [살려봤자 노부는 이미 한 발을 저승에 옮겨놓은 상태이거늘...]

뇌진룡; [그런 말씀 마시고 군악형님의 정성을 봐서라도 하루빨리 털고 일어나세요.] 약사발을 집어들고

뇌진룡; [기력을 보충하는 탕제라고 하니 쭉 드세요.] 약사발을 내밀지만

사존; [필요없고... 가서 이군악이나 불러와라.]

뇌진룡; [형님은 먼곳에서 찾아온 손님을 접견하고 계세요.] [곧 돌아오실 테니 약부터 드세요.]

사존; [이군악을 불러오면 약을 마시마.]

뇌진룡; [아이 참... 어린 애도 아니고...] 노려보고

사존; [원래 인간은 늙으면 어린애가 되는 법이다.] 웃고

뇌진룡; [알았어요.] 벌떡! 일어나고. 약사발은 다시 탁자에 내려놓고

뇌진룡; [군악형님을 모셔올 테니까 약은 드셔야 해요.] 외치며 문으로 달려간다

다람쥐처럼 문 밖으로 달려 나가는 뇌진룡

사존; [꿈을 꾸고 있는 것같군. 노부에게도 이렇게 평온한 시간이 올 줄은 몰랐거늘...]

사존; [인생이 한바탕의 꿈이긴 하지만...] 눈가로 눈물이 흐른다

<지금까지 무얼 위해 악머구리처럼 필사적으로 살아왔는지 모르겠구나. 집착이 끊기면 이렇게 평온한 것을...> 혼자 누워 눈물 흘리는 사존

 

#275>

벽력당의 모습. 낮

당가연이 머무는 성한 건물

[진... 진교가 그런...] 사색이 되어 벌벌 떠는 당가연. 거실인데 그곳에 이군악과 환요와 함께 탁자에 둘러앉아있었다. 환요가 아나타의 말을 전하는 중이고

환요; [아소저에게는 일단 창랑전을 안전하게 드나들 수 있는 비밀통로를 가르쳐주긴 했어요.] 이군악의 눈치를 보며 당가연에게 말하고

환요; [하지만... 창랑곡 지하에 매설된 폭약의 양이 워낙 엄청나서 폭발할 경우 그 비밀통로라고 해서 안전할 것같진 않았어요.]

당가연; [이공자!] 이군악을 돌아보며 애원하고

이군악; [너무 걱정마십시오. 제가 즉시 창랑곡으로 달려가 보겠습니다.] 벌떡 일어나고

당가연; [제발... 제발 부탁드려요. 진교를... 가엾은 제 딸을 구해주세요.] 울며 애원하고

이군악; [영애를 보살피는 일은 제 사명이기도 합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안전하게 부인 곁으로 데리고 오겠습니다] 말하며 입구쪽으로 돌아서는데

뇌진룡; [형님! 군악형님!] 외치며 달려오고. 열린 문을 통해서 보인다. 거실 안의 일남 이녀가 돌아보고

뇌진룡; [그 할아버지가 깨어나서 형님을 찾으세요.] 멈춰서며 헐떡이고

이군악; [그래?] 나가고

뇌진룡; [빨리 가봐요. 형님을 데리고 오라고 뗑깡을 부리고 계세요.] 이군악의 소매를 잡아끌고

이군악; [알았다. 같이 가보자.] 걸음 옮기고

이군악; (창랑곡으로 달려가는 일이 급하더라도 사존은 만나보고 가야겠지.) 달려가는 뇌진룡의 뒤를 따라가고

 

#276>

이군악이 아나타와 동침했던 그 건물. 문이 열려있고 뇌진룡이 안쪽을 기웃거린다

이군악; [사실 패륵은 노야와 야차서시의...] 침대 옆에 놓인 의자에 앉아 침대에 누워있는 사존을 보며 말하고

사존; [알고 있다. 그 때문에 마귀새끼들에게 틈을 보였으니...] 손을 들어 막고

이군악; (패륵이 아니라 침독과 아극파의 독수에 당했다 했더니...) (싸우는 도중 패륵이 누군지 알고 충격을 받았었구나.) 깨닫고

사존; [네 사부... 형님이 입적하시기 전에 한 말이 없었느냐?]

이군악; [마지막 가르침이라시면서 일체유심조...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든다.>라는 말씀을 화두로 주셨습니다.]

사존; [일체유심조.... 일체유심조...] 중얼거리고

사존; [그렇군. 너무도 간단한 이치였어.] 허탈하게 웃고

사존; [살기(殺氣)라는 것도, 주화입마도 결국 사람의 마음이 지어내는 그림자일 뿐이거늘...]

이군악; (번뇌인의 단점에 대해서 깨달았구나.)

사존; [너는 번뇌인을 어느 수준으로 익혔느냐?] 일어나 앉으며 이군악에게 묻고

이군악; [주화입마가 겁나서 그냥 대강(大綱)을 파악했을 뿐입니다.]

사존; [그 정도면 충분하다.] 슥! 책상다리를 하고

이군악; [충분하다니 무슨 말씀이신지요?] 어리둥절할 때

사존; [받아라.] 투학! 가슴 부분에서 번뇌인이 튀어나와 이군악의 가슴으로 뚫고 들어간다. 눈 부릅뜨는 이군악

뇌진룡; [악!] 밖에서 보다가 비명

뇌진룡; [이 못된 할배야! 무슨 짓이야?] 비명 지르며 방으로 뛰어들지만

손을 들어 막는 이군악

뇌진룡; [형님!] 놀라 이군악의 뒤에 멈칫!

이군악; <날 해치시려는 게 아니다. 걱정 말고 나가 있어라.> 전음으로 말하며 손을 내리고

뇌진룡; [예...] 갸웃하며 돌아서고

뇌진룡; (해치려는 게 아니면 뭐지? 느닷없이 번뇌인을 펼쳐서 형님의 가슴을 찔렀는데...) 갸웃하며 나가고

사존; <네 사부가 남긴 화두에서 깨달음을 얻어 살기를 제거한 번뇌인이다.> 지지지! 자신의 심장에서 튀어나온 번뇌인을 이군악의 심장으로 심어주며 전음으로 말하고

사존; <너도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깨우치겠지만...> <노부의 번뇌인을 이전받으면 즉시 완전무결한 번뇌인을 쓸 수 있을 것이다.> 평안한 표정으로

사존; <노부가 넘겨주는 이 번뇌인으로 노부가 세상에 뿌려놓은 죄악을 근절하도록 해라.> 눈을 감는다

이군악; (내게 모든 걸 넘겨주고 세상을 등질 작정이시구나.)

<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막을 수가 없다. 오직 죽음만이 이분에게서 고통과 자책을 소멸시켜주는 유일한 방법이고 수단이니...> 번뇌인을 주고 받는 사존과 이군악의 모습 배경으로 이군악의 생각

 

#277>

<-창랑곡> 낮. 하지만 하늘에는 먹장 구름

[!] [!] 눈 부릅뜨는 파면살주와 이장진.

쿵! 마주 선 절벽 아래 계곡 바닥에 수많은 늑대들의 시체가 널려있다. 모두 토막 나서 죽은 모습이고

이장진; [창랑곡의 악명높은 늑대군단이 몰살당했습니다.]

파면살주; [일류고수들에 못지 않으니 뭐니 해봐야 짐승일 뿐이다.] [패천오수들에게는 아무런 위협도 되지 못했을 것이다.] 역시 살펴보며

이장진; [피가 식지 않은 것을 보면 늑대군단이 학살당하고 채 일각도 지나지 않았습니다.]

파면살주; [냉막도 아무런 준비없이 패륵에게 맞서려 하진 않았을 것이다.] [무슨 일인가 벌어질 게 분명하니 일단 외곽으로 물러가자.] 돌아서고

이장진; [예...]

파면살주; [침독은 누구보다 교활한 인간이다.] [설령 냉막이 죽음의 함정을 파놓았다 해도 빠져나올 구멍을 마련해뒀을 테고...] 팟! 몸을 날린다

파면살주; [우린 놈이 사경을 헤쳐 나왔다고 안심할 때를 노려서 끝장을 내야한다.] 날아간다. 강렬한 표정

 

#278>

창랑곡 끝의 동굴 속

창랑전 끝에 놓인 의자에 냉막이 거만하게 앉아있다. 옆에는 낭왕이 고개를 바닥에 대고 앉아있고

냉막; [지금이라도 빠져나가라 낭왕.] [너까지 죽음을 각오할 필요는 없다.] 낭왕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하지만

그릉! 고개를 조금 저어 거부하는 낭왕

냉막; [나야 저승길이 외롭지 않아서 좋다만...] 한숨 쉬고. 그때

<역시 인간들보다는 배신을 모르는 짐승이 더 믿음직스러운 법이야.> 웃는 소리가 들리고

냉막; [왔으면 들어오게나 친구들.] 웃으며 앞을 보고

<여전히 뻐기기는 좋아하는군.> <밥맛이야!> <아주 제대로 분위기 잡고 있네.> 스스스! 스스! 음성과 함께 사람들의 형상이 나타나더니

쿵! 창랑전 안에 모습을 드러내는 패륵과 아극파와 당령과 침독의 모습

그릉! 고개 들며 이빨 드러내는 낭왕

냉막; [괜잖다 낭왕.] 낭왕의 머리 다독여서 진정시키고

패륵; [오랜만이야 냉사제.] 팔 벌려 보이며 웃고

패륵; [동문이 지옥 문턱에서 돌아왔는데 인사쯤은 하러 와야되는 거 아니었나?]

냉막; [짐승들과는 충분히 어울려 와서 다른 짐승과 또 만나고 싶진 않더군.]

패륵; [그 새끼...] 피식

냉막; [환영하고 싶진 않으니 찾아온 목적이나 말하고 가라.]

패륵; [두가지를 주면 물러가도록 하마.]

냉막; [뭔지 말해봐라.]

패륵; [첫째! 네 몫의 천마해체대법!]

냉막; [어렵지 않은 요구로군.] 허리띠에 꽂고 있던 피리를 뽑고

냉막; [천마해체대법의 비결은 이 식혼마적 안에 숨겨져 있으니 재주껏 찾아봐라.] 핑! 피리를 던지고

패륵; [시원시원해서 좋군.] 팟! 받고

냉막; [두번째로 원하는 건 뭐냐?]

패륵; [잘 알면서...] 피리를 만지면서 히죽

냉막; [내 목숨을 원하는 것이냐?] 담담하게

패륵; [내 눈 밖에 나는 인간은 살려두지 않는다는 게 내 본성임은 잘 알지 않느냐?]

냉막; [그까짓 목숨, 원한다면 주지.] 꾹! 의자 손잡이를 쥐고

당령; (저 인간이 너무 순순히 나오는데...) 찡그릴 때

[!] [!] 아극파와 침독은 눈이 번쩍이고

냉막; [단, 내 목숨을 주는 대신 너희들 목숨도 받아야겠다.] 콱! 움켜쥔 의자 손잡이를 강하게 쥐어 박살 낸다. 순간

번쩍! 광장의 바닥에서 강한 불빛이 일어난다. + 당령; [악!] + 패륵; [!] 그 불빛 속에서 비명 지르는 당령과 패륵. 동시에

팟! 침독과 아극파는 비밀 문이 있는 벽쪽으로 몸을 날린다.

눈을 감으며 낭왕의 머리 쓰다듬는 냉막. 입가에는 미소

번쩍! 아주 강한 빛이 장내를 휩쓴다. 그 배경으로 + 패륵; [냉막! 네놈...] 고함치는 패륵의 모습이 보이고

 

#279>

콰앙! 창랑곡을 밖에서 본 모습. 계곡 막다른 곳이 화산이 폭발하듯 터진다.

[!] [!] 창랑곡이 내려다 보이는 높은 바위 산 위에서 놀라는 파면살주와 이장진. 그들이 서있는 바위 산도 마구 뒤흔들리고

 

#280>

[!] 날아오다가 눈 부릅 경악하는 이군악.

퍼엉! 멀리 산너머에서 화산이 폭발하듯 바위와 불길이 치솟고

드드드! 지면이 지진이라도 난 듯 뒤흔들린다.

콰쾅! 콰드드! 수백미터까지 치솟았다가 바위와 불꽃들이 마구 떨어지고

이군악; [안... 안돼!] 팟! 이를 악물고 몸을 날린다

이군악; (제발... 제발 뇌소저가 창랑곡 안에 들어가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다.) 쐐액! 이를 악물고 날아간다

 

#281>

드드드! 마구 뒤흔들리는 비밀통로. 강철 기둥으로 보강되어 있지만 여기저기 무너지고 있고.

이윽고 진동이 잦아들고.

콰득! 무너진 바위를 밀며 기어 나오는 아극파.

아극파; [젠... 젠장! 이 통로는 안전하다고 하더니만...] 피투성이가 되고 먼지를 뒤집어쓴 모습으로 바위를 밀고 밖으로 나온다.

아극파; [냉막, 그 새끼의 장담을 믿었다가 하마터면 골로 갈 뻔 했잖아.] 헐떡이며 바위에 기대 앉는다.

아극파; [뭐 죽을 고비를 넘기긴 했지만 그만한 가치는 있는 모험이었다.] 자신이 기어나온 바위 틈을 보며 웃고

아극파; [이 정도의 폭발이라면 제 아무리 패륵이라 해도 살아있을 턱이 없고...]

아극파; [다른 놈들도 함께 죽어주었을 테니 세상은 나 아극파의 것이 되지 않겠는가?] 흐흐흐 좋아 죽으려 하고. 바로 그때

툭! 툭! 아극파의 발치로 두 개의 구슬이 떨어지고. 눈 부릅뜨며 돌아보고

지직! 쩍! 바닥에 떨어진 구슬들은 갈라지며 강한 빛을 뿜어내고

아극파; [누가 벽력탄을...] 기겁하며 고개 들어 통로 저편을 보고.

무너진 바위 뒤에 몸을 숨긴 채 돌아보는 침독의 실루엣이 보이고

아극파; [침독! 네놈이...!] 바웅! 호신강기를 최대한 일으키며 비명 지르지만

번쩍! 강한 빛에 휩싸인다.

펑! 아극파가 앉아있던 곳이 폭발에 휩싸이고

드드드! 진동하는 비밀통로.

후둑! 투둑! 돌조각들이 떨어지고

쿵! 드러나는 장면. 몸이 으스러져 만신창이가 된 아극파가 바위 사이에 널부러져 있다. 달 다리가 부러지고 내장도 터져 나온 모습이고

아극파; [끄윽... 지랄...]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신음. 눈도 하나 으스러졌고. 직후

슥! 그런 아극파 앞으로 다가오는 침독. 먼지를 뒤집어썼지만 크게 다치지는 않는 모습이고

아극파; [네놈... 어떻게 이 비밀통로를 알고...]

침독; [알면서 묻는 것으로 들리는군.] 아극파와 3미터쯤 떨어진 곳에 서서 냉정하게

아극파; [불군... 네놈의 아들 불군이 놈을 시켜서 냉막을 구워삶았겠구나.] 헉헉

침독; [불군이가 전서구를 통해 이 비밀통로의 존재를 알려왔었다.] 고개 끄덕이고

아극파; [지랄... 역시 독사를 품에 넣어 기르는 건 위험부담이 너무 컸어!] 헉헉

침독; [고통스러워보이는데 도와줄까?]

아극파; [내가... 내가 죽기를 기다리는군.]

침독; [네 왼손에 끼워진 그 반지가 필요하거든.] 손가락으로 아극파의 왼쪽 손을 가리키고.

으스러진 아극파의 왼팔. 그 끝의 손 중지에 굵은 금반지가 끼워져 있다. 반지에는 도장이 달려있고

아극파; [내.... 내가 심혈을 기울여 키워온 황금성의 재물을 임의로 인출할 수 있는... 만보금인(萬寶金印)을 원한다는 건데...] 히죽 웃더니

아극파; [아무렴 내가 만보금인을 순순히 네놈에게 넘겨줄 것같으냐?] 콰득! 으스러진 몸을 억지로 홱 틀어서

콰득! 엎어지며 입으로 반지를 물어뜯는 아극파.

침독; (만보금인을 이빨로 깨물어 훼손하려 한다) + [멈춰!] 팟! 다급히 아극파를 덮쳐오는데

아극파; <그럴 줄 알았다!> 고개 홱 돌리는데 입에 무언가 가득 물고 있는 모습이다.

침독; (아차!) 기겁하지만 덮쳐오던 중이라 멈출 수가 없고

아극파; <같이 죽자!> 푸욱! 입으로 대량의 피를 확 뿜어낸다. 핏방울들이 총알처럼 변해서 침독에게 날아가고. 주로 침독의 얼굴을 노리고 피를 뿜었다

침독; [마왕토혈공(魔王吐血功)!] 경악하며 팔로 얼굴을 가리려 하지만

퍼퍽! 퍽! 수많은 핏방울들이 총알처럼 침독의 눈과 피부로 뚫고 들어간다

침독; [끄아아아악!] 두손으로 두눈을 가리며 처절한 비명. 허공에서 휘청하면서

 

#282>

좌우의 절벽이 무너져서 거의 평지가 된 창랑곡. 그곳에 이군악이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눈을 감고 있다. 귀마신갑을 낀 오른손을 바닥에 댄 채

징징! 귀마신갑이 진동하고

이군악; (귀마신갑이 반응을 보인다.)

이군악; (뇌소저가 무너진 창랑곡 내부에 아직 살아있다는 증거인데....) 아나타를 떠올리고

이군악; (중상을 입은 것인지... 아니면 의식적인지 거의 기척을 내지 않고 있다.) (그 때문에 뇌소저가 있는 곳을 특정(特定)할 수가 없다.)

이군악; (제발 내 부름에 반응을 하시오 뇌소저.)

<반응만 강하게 한다면 귀마신갑의 힘을 빌어 소저가 있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으니...> 귀마신갑을 바닥에 대고 필사적으로 탐지하는 이군악의 모습 배경으로 이군악의 생각 나레이션

 

#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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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

여전히 밤. 창랑곡에서 상당히 떨어진 어떤 계곡

덜컥! 계곡 끝의 절벽의 바위가 움직이더니

그긍! 한쪽으로 열리는 바위. 숨겨진 문이다.

그문으로 조심스럽게 나오는 환요. 여전히 들창코

환요; (거의 십리 가까운 길이의 비밀통로였다.) 돌아보며 나오고

환요; (비밀통로 내부가 복잡하고 또 어두워서 빠져나오는데 상당히 시간이 걸렸다.)

환요; (냉막이 언제 눈치 채고 추격해올지 모르니 서둘러서 이 산을 빠져나가야한다.) 계곡 입구쪽으로 달려가고. 그러다가

[!] 눈 부릅뜨며 바닥을 보는 환요

쿵! 바닥에 드리워진 그림자. 어떤 사람의 형상이다.

환요; (설마....) 홱! 고개 돌려서 달이 뜬 쪽의 절벽을 올려다 보고

쿵! 달을 등지고 서서 내려다보는 사내. 물론 독불군이다.

환요; (독.... 독불군!) 굳어지며 뒷걸음질 칠 때

독불군; [죽일 년...] [감히 날 물 먹여?] 이를 부득 갈고

독불군; [그 대가로 오늘 여기서 늑대 먹이가 되게 해주겠다.] 손을 쳐들고. 손에는 천랑번이 들려있고. 그러자

번쩍! 번쩍! 계곡 입구쪽 절벽 그늘에서 수많은 짐승들의 눈이 번뜩이더니

쿵! 고개는 낮춘 채 이빨 드러내며 나타나는 수십마리의 늑대들

환요; [흑!] 전율하며 오른손을 급히 왼쪽 소매 속에 손을 넣고

크르르! 크르! 이빨 드러내며 다가오는 늑대들

독불군; [그 계집이 오늘 밤 너희들의 만찬이다.] [사양하지 말고 먹어치워라.] 천랑번을 든 채 잔인하게 웃고. 그러자

크르릉! 크릉! 천천히 다가오던 늑대들이 맹렬히 환요에게 달려든다.

환요; [멈춰!] 다급히 외치며 왼쪽 소매에 넣었던 오른손을 잡아뽑고. 그런 환요의 오른손에도 천랑번이 들려있다.

크릉! 크르르! 환요에게 달려들려던 늑대들 급정거하고

독불군; (천랑번...) 찡그리고

환요; [물... 물러서라! 난 너희들의 적이 아니다.] 깃발을 쳐든 채 외치고. 뒷걸음질. 겁에 질린 표정으로. 그러자

크르르! 끼잉! 늑대들의 표정이 순해지면서 뒤로 물러선다.

독불군; [네년이 내 천랑번을 훔쳐간 걸 깜빡했군.]

독불군; [그럼 내 손으로 직접 네년을 처단할 수밖에....] 휘익! 뛰어내리고

긴장하며 물러서는 환요

독불군; [저 세상으로 보내주기 전에 네년의 정체나 알자.] 휘익! 환요 앞으로 내려서고

독불군; [무슨 목적으로 내게 접근 한 것이냐?] [요석화라는 이름도 물론 진짜 이름이 아닐 테지?]

환요; [오냐! 이렇게 된 마당에 무얼 숨기겠느냐?] 이를 갈며 손으로 코를 만지고

환요; [내 본 얼굴을 보면 내가 네놈에게 접근한 이유를 알 것이다.] 슥! 코를 만지던 손을 내리고

쿵! 코가 원래대로 돌아가며 환요의 진짜 얼굴이 드러나고

독불군; [그 얼굴....] 흠칫! 하다가

독불군; [그렇군!] [네년은 바로 화의사신 환극의 딸년이었구나.]

독불군; [이름이 환요였던가?] 청도 근처 산속의 폭포 옆에서 자신이 환요를 농락하던 장면 떠올리고

환요; [내가 누군지 알았으면 죽어야하는 이유도 알 것이다.] 두 손을 쥐어 결을 지으며 외치고. 그러자

슈웅! 환요 주변의 바위와 돌들이 무중력 상태처럼 둥실 떠오르고

독불군; [배교의 술법!] 눈 치뜨며 막을 자세

환요; [죽어라 아버지의 원수!] 악을 쓰며 양손을 앞으로 확 뿌리고. 그러자

투쾅! 쐐액! 떠올랐던 바위들이 포탄처럼 독불군에게 쏘아간다.

끼잉! 컹! 늑대들이 놀라 꽁무니를 말며 뒷걸음질치고.

독불군; [별 시답잖은 술법이로군.] 펑! 퍼펑! 냉소하며 장풍을 치고 호신강기로 바위들을 막아내는 독불군

환요; [크아아!] 날아드는 바위틈에 섞여 날아들면서 오른손을 내지르는 환요. 오른손에는 비수가 한 자루 들려서 독불군을 찔러간다. 하지만

징! 히죽 웃으며 앞으로 내미는 독불군의 손바닥이 빛을 발하고. 직후

쾅! 아무런 기척도 없었는데 덮쳐오던 환요의 가슴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환요; [악!] 후두둑! 가슴에서 피가 확 터지며 뒤로 퉁겨져 나가는 환요. 강한 흡인력이 환요의 가슴에서 피를 빨아내는 모습이고. 그 앞쪽에서 장풍을 내친 자세의 독불군

퍼억! 등부터 바닥에 쳐박히는 환요

[쿨럭!] 피를 토하며 고개를 드는 환요

독불군; [아무렴 천하패주를 노리는 나 독불군이 너같은 계집 손에 어찌 될 것같으냐?] 콰쾅! 콰드드! 이리저리 나뒹구는 바위와 돌들 틈에서 걸어 나오며 음산하게 웃고

환요; [끄윽...] 옷이 터진 가슴에 손바닥 형상의 상처가 나있고 그곳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는 모급으로 입과 코로 피를 토하며 필사적으로 일어나려는 환요

독불군; [가망 없는 저항이니 포기해라!]

독불군; [천마대종사의 칠대절기중 하나인 흡혈삼첩장(吸血三疊掌)에 당한 이상 네년은 온몸의 피가 몸 밖으로 빠져나와 죽을 수밖에 없다.]

환요; [으으으...] 상체를 일으키며 손으로 가슴을 누르지만 가슴에서는 계속 피가 쏟아져 나오고. 주저앉은 자세로

독불군; [상황 파악이 된 것같으니 이제 그만 죽어라.] 지징! 진동하는 손으로 환요를 겨누고.

환요; (죄송해요 아버지!) 절망하는 환요

<아무래도 소녀는 아버지의 복수를 해드리지 못할 것같아요.> 위 장면을 배경으로 환요의 생각 나레이션.

독불군; [네년의 몸뚱이로 늑대들이 주린 배를 채우게 될 것이다.] 진동하는 손으로 환요를 겨눈 채 웃고

독불군; [아무쪼록 그걸 위안으로 삼고...] + [!] 말하다가 눈 부릅. 그 뒤에서 여러 마리의 늑대들이 벼락같이 날아서 덮치고 있다

독불군; [네놈들이...] 스팟! 다급히 몸을 돌려 피하고.

찍! 찌직! 늑대들의 이빨과 발톱이 스치면서 독불군의 옷이 찢기고

독불군; [큭!] 비틀거리며 절벽을 등지고 내려서고

환요; (늑대들이 왜 갑자기...) 놀라고

독불군; [이 똥개새끼들이 미쳤나?] [내게 천랑번이 있다는 걸 잊은 거냐?] 천랑번을 꺼내 쳐들며 외치지만

<그따위 천조각은 소용없다!> 누군가의 말이 들려 눈 부릅뜨는 독불군

[이 귀염둥이들은 이미 옥녀진액(玉女眞液)을 복용한 나의 수족이 되어있으니....] 어떤 여자가 늑대 무리 뒤에서 걸어오며 말한다. 늑대들은 그 여자 앞쪽에서 이빨 드러내며 독불군에게 다가서고 있고

환요; (누구지?)

독불군; [네년은...] 눈 부릅

[아나타!] 독불군의 비명 배경으로 모습 드러내는 아나타. 살벌하고도 요사스러운 분위기. 온몸에서 안개같은 기운이 뿜어져 나온다. 소녀환희밀법을 수련한 상태고

환요; (아나타라면 황금성 성주 아극파의 딸인데 동문인 저 인간을 왜...) 어리둥절할 때

독불군; (옥... 옥녀진액!) 깨닫고

독불군; (수컷이라면 절대 거역하지 못한다는 그 미약 때문에 늑대들이 저년에게 복종하고 있구나.) 늑대들에게 에워싸인 채로 다가오는 아나타를 보며 공포에 질리고. 아나타 주변의 늑대들은 강아지처럼 학학 거리며 아나타를 보고 있고

아나타; [버러지만도 못한 말종!] 늑대들을 몰고 다가오며 이를 바득 갈고

아나타; [드디어 네놈을 내 손으로 때려죽일 수 있게 되었구나.]

독불군; [지랄....] 이를 갈다가

독불군; [네년이야말로 내 앞에 나타나지 말았어야 했다.] 쩍! 미사일처럼 아나타에게 쇄도하며 오른손을 뻗어 장풍을 날리려 하고. 하지만

아나타는 피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늑대들 역시 자신들 머리 위로 날아가는 독불군을 막지 못하고

환요; [조... 조심해요!] 비명 지르고. 직후

펑! 독불군의 장풍이 아나타의 가슴을 때린다

환요; [악!] 그걸 보며 비명

독불군; (해치웠다!) 오른손으로 장풍을 내친 자세로 웃고

독불군; (첩혈삼첩장에 맞은 이상 금강불괴라도 무사하지 못...) + [!] 생각하다가 눈 부릅

화악! 엄청난 흡인력이 아나타의 몸에서 일어나 독불군을 아나타쪽으로 끌어당긴다. 아나타는 양팔을 벌리고 있는데 가슴 부분의 옷이 터져나가 젖가슴이 드러나지만 상처는 나지 않았다.

독불군; (내.... 내 공력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저년의 몸으로 흘러들어간다!) 쐐액! 자석에 끌리는 쇳가루처럼 아나타에게 끌려가며 경악과 공포에 질린 표정이 되고. 오른손을 앞으로 내민 자세로 끌려가며

마녀처럼 웃는 아나타의 얼굴 확 크로즈 업

독불군; (그렇게 된 거였구나!) + [크아!] 쾅! 왼손으로 자신의 오른팔을 후려치는 독불군

우직! 독불군의 오른팔이 부러지고

독불군; [크아악!] 오른팔이 부러지는 충격으로 아나타에게 끌려가는 건 면하지만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아나타 앞쪽의 바닥에 나뒹구는 독불군. 그러다가

[!] 눈 부릅뜨는 독불군. 왼손으로 부러진 오른팔을 부여잡고 허공을 본다

슥! 아나타가 발을 들어 내리밟으려 한다

독불군; [안돼!] 팟! 옆으로 사력을 다해 구르고

쾅! 간발의 차이로 바닥을 밟아 움푹 들어가게 만드는 아나타의 발. 그 옆으로 튀어 오르고 있는 독불군. 왼손으로 부러져서 덜렁거리는 오른팔을 부여잡은 채

휘릭! 절벽을 등지고 내려서는 독불군. 사색이 되었고

아나타; [어리석은 놈!] [내 발에 밟혀 편히 죽을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놓치는구나.] 냉소하며 돌아보고

아나타; [소원이라면 내 귀염둥이들에게 산 채로 뜯어 먹히게 해주마.] 주변의 늑대들을 둘러보면서

아나타; [저놈이 오늘 너희들의 양식이다. 뼈 조각까지 남기지 말고 먹어치워라.] 주변의 늑대들에게 외치고

크르르! 크르! 이빨 드러내며 독불군에게 접근하는 늑대들

독불군; [소녀환희밀법!] [네년.... 천마대종사의 칠대절기중 소녀환희밀법을 수련했구나.] 깨닫고 공포에 질리고

아나타; [그렇다.] [비록 본격적으로 수련한지 얼마 되지 않은 탓에 고육지책(苦肉之策)을 쓴 네놈은 놓쳤었지만...]

아나타; [이제 곧 나의 소녀환희밀법은 완성된다.] 쿠오오! 온몸에서 사악한 기운이 뿜어져 나와 마녀처럼 변하고

아나타; [그럼 네놈 아비를 포함해서 어떤 짐승도 내게 저항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독불군; [젠장!] 이를 갈며 몸을 날리려 하고. 바로 그때

콱! 콱! 바닥의 흙이 손처럼 변해서 독불군의 양쪽 발목을 움켜 잡는다

독불군; [헉!] 양쪽 발목이 잡혀서 내려다 보며 비명

환요; [죄값을 치러라 마귀새끼야!] 두 손을 결을 지으며 외치고 있다. 바닥에 주저앉은 채

독불군; [배... 배교의 술법...] 사색이 되어 두 다리를 뒤틀어서 짜져나가려 하지만

아나타; [모두 달려들어서 저놈을 산 채로 먹어치워라!] 주변의 늑대들에게 명령하며 손으로는 독불군을 가리키고. 그러자

크왕! 크르르! 늑대들이 일제히 독불군을 덮쳐간다.

독불군; [아... 안돼!] 비명 지르며 온전한 왼손으로 장풍을 내쏘고. 두발이 묶여 있어서 피하지는 못하고

퍼엉! 콰직! 케엥! 컹! 몇 마리의 늑대는 독불군이 날린 장풍에 으스러져 죽지만

콰직! 마침내 늑대 한 마리가 독불군의 목을 물어뜯는다. 눈 치뜨는 독불군

독불군; [끄아아악!] 자기 목을 문 늑대 머리를 떼내려 하며 비명. 하지만

콰직! 우두둑! 다른 늑대들이 일제히 독불군의 몸뚱이를 물어뜯는다. 팔 다리도 물어뜯고

독불군; [크아아아악!] 늑대들에게 잡아먹히며 처절한 비명 지르는 독불군

차마 보지 못하고 고개 돌리는 환요.

아나타; [당신 얘기는 이공자님을 통해서 들었어요.] 그런 환요에게 다가오고

환요; [이공자.... 저희 교주님을 아시는가요?] 올려다보고

아나타; [알지요. 아주 잘....] 애잔한 표정

환요; (이 여자, 교주님과 깊은 관계로구나.) 깨닫고

아나타; [나는 이 주변에 은신해 있다가 다섯 짐승들에게 죄값을 치루게 할 계획이에요.] [그러니 당신이 내 대신 이공자님을 만나러 가주세요.]

아나타; [절대... 무슨 일이 있어도 날 구하러 오지 말라고!] 결연한 표정

[!] 눈 치뜨며 침 꿀꺽 삼키는 환요

 

#273>

낮. 숲이 울창한 산.

빠카카캉! 갑자기 숲 한가운데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벼락이 허공으로 치솟고

푸드득! 푸득! 새들이 기겁하며 허공으로 날아오르고

박살난 숲 가운데에서 삼대일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아극파, 당령, 침독이 사존 패극천을 포위공격하고 있는 중이다. 패륵은 좀 떨어진 곳의 바위에 앉아서 술병의 술을 마시며 관전하고 있고. 하지만

야차서시때보다도 더 고전하고 있는 아극파와 당령과 침독. 사존의 몸에서 촉수처럼 뻗어 나와 넘실거리는 여러 가닥의 번뇌인이 스치는 모든 것 잘라버린다. 아극파는 파천연환륜을 써서, 당령은 백장육혼삭을 써서, 침독은 흡혈창을 써서 상대하지만 겨우 겨우 막는 중이다.

번뇌인이 넘실거리며 날아들면 무엇으로도 막을 수가 없어 여기 저기 베이고 간발의 차이로 피하는 세년놈.

아극파; [젠장! 야차서시 왕할망구와는 차원이 다르구만.] + 당령; [사부의 동생인데 오죽하겠어?] + 침독; [싸우는데 집중해라!] 각자의 무기를 휘두르고 내치는 세 년놈. 하지만

투쾅! 텅! 날아드는 세 년놈의 무기들은 사존의 몸에서 느닷없이 튀어나오는 번뇌인에 막혀 퉁겨진다.

사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들이....] 비웃고

사존; [진정한 금강불괴를 이룬 네놈들의 사부를 상대하기 위해 수련한 번뇌인이다.]

사존; [아무렴 두부같이 부드러운 몸뚱이를 지닌 네놈들이 감당할 수 있을 것같으냐?] 슈욱! 쩍! 여러 가닥의 번뇌인을 몸에서 뻗어내 세 년놈을 몰아붙이며 웃고

[큭!] + [아얏!] + [!] 번뇌인에 또 몸이 베어지며 비명 지르는 세 년놈

사존; [노부는 갈길이 바쁜 몸이다. 더 이상 네놈들과 놀아줄 시간이 없다.] 슈학! 쩌억! 사존의 몸에서 치솟는 번뇌인이 폭잘적으로 치솟더니

사존; [그러니 그만 죽어라!] 투쾅! 쩍! 미사일처럼 내려꽂히거나 엄청난 힘으로 휩쓸어오는 번뇌인

[헉!] [안돼!] [큭!] 전력을 기울여 파천연환륜과 백장육혼삭과 흡혈창을 휘둘러서 자신들을 베고 찔러 오는 번뇌인을 막으려는 세년놈

꽝! 콰창! 번뇌인과 세년놈의 무기가 충돌하며 강한 폭발과 섬광이 터지고

아극파; [컥!] 피를 토하며 날아가고

당령; [악!] 얼굴에 길게 갈라진 흉터에서 피를 뿜어내며 뒤로 날아가고

퍽! 왼쪽 어깨 아래 가슴이 번뇌인에 관통당하는 침독

콰당탕! 나뒹구는 아극파

당령; [내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얼굴 감싸며 내려서고

퍽! 오른손의 흡혈창으로 번뇌인을 쳐서 끊어버리는 침독

쿵쿵! 끊어진 번뇌인이 가슴에 박힌 채 뒤로 물러서는 침독.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아극파; [괜잖은 거냐 침독?] 일어나며 외치고

괜잖다는 표시로 흡혈창을 들어보이며 비틀거리는 침독. 입과 코로는 피를 흘리고 왼팔은 축 늘어트리고 있다

푸스스! 침독의 가슴에 박혀있던 번뇌인은 흩어져 안개처럼 사라지고

사존; [제법 끈질긴 년놈들이로군.] 온몸에서 뽑아낸 번뇌인을 넘실거리며 웃고

사존; [더 이상 귀찮게 굴지 못하도록 이번에는 확실히 죽여주겠다.]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고. 그러자

당령; [야 이 인간아! 언제까지 구경만 하고 있을 작정이야?] 뒤쪽의 패륵을 향해 악을 쓰고. 한손으로 얼굴의 상처를 누른 채. 아극파와 침독도 힐끔 돌아보고

당령; [벌써 이각(二刻;30분) 가까이 버텼어!] [우릴 이 정도로 뺑이 치게 만들었으면 충분한 거 아냐?]

패륵; [그년 참 누가 입 두 개 아니랄까봐 시끄럽긴...] 웃으며 술병 입에서 떼고

당령; [너 이 새끼...]

패륵; [알았다! 알았으니까 그만 좀 앙앙 거려라.] 퍽! 술병을 옆으로 던져 깨트리며 그때까지 앉아있던 바위에서 엉덩이를 뗀다

패륵; [너희 셋이 피를 본 덕분에 저 늙은이의 밑천을 모두 알아냈다.] [이제 마무리는 내가 하도록 하마.] 나서고

사존; [내 밑천을 모두 알아냈다?] 어이없고

사존; [그 놈, 다른 건 몰라도 허세만큼은 제 사부를 까마득히 능가하는구만.]

패륵; [허세인지 아닌지는 노괴가 직접 확인하시지.] 슈우! 말하는 패륵의 몸에서 번뇌인이 넘실거리며 일어난다.

[번... 번뇌인!] [맙소사!] [!] 아극파, 당령, 침독의 경악

사존; [허어...] 역시 놀라고

패륵; [어떤가? 그럴 듯하지?]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는 번뇌인을 둘러보며 웃고

사존; [이상하군. 어떻게 너 같은 괴물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 나타날 수 있는 건가?] [천재라는 게 이렇게 간단히 세상에 나타날 수도 있는 건가?] 갸웃하고

패륵; [궁금증은 저 세상에 가서 염라대왕에게 직접 물어보시구려.] 슈악! 번뇌인이 사존을 덮쳐가고

사존; [오냐! 네놈의 그게 진짜 번뇌인인지 확인해보자.] 슈악! 역시 번뇌인을 뿜어내어 마주 쳐가고

콰콰쾅! 꽝! 서로의 번뇌인이 충돌하며 굉음이 일어나고

우뚝 선 채 서로에게 번뇌인을 날려서 공격하는 둘. 주로 번뇌인끼리 충돌한다. 상대방의 번뇌인을 번뇌인으로 요격하는 모습이고

당령; [하다하다 사존의 번뇌인까지 그대로 복제해내다니...] [대체 패륵 저건 어떻게 되어 먹은 인간인 거지?] 공포에 질리고

아극파; (도저히... 도저히 무공으로는 어찌 해 볼 수 없는 괴물이다.) 이를 악물고. 역시 식은땀 흘리면서

아극파; (역시 믿을 건 창랑곡에 매설해놓은 폭약뿐인 것인가?) 이를 부득 갈고

그런 아극파를 곁눈질로 보는 침독

콰콰쾅! 쾅! 번뇌인들끼리 충돌하는데

콰직! 사존의 번뇌인 한 가닥이 패륵의 번뇌인들을 뚫고 들어간다.

그걸 보며 눈 부릅뜨는 패륵

당령; [위험해!] 비명

아극파; (역시 날림으로 배운 번뇌인이라 진짜 번뇌인을 완전히 막아내지는 못하는구나.) 침 꿀꺽 삼킬 때

퍼억! 패륵의 방어를 뚫고 들어간 번뇌인이 몸을 젖혀 피하려는 패륵의 가슴을 가르며 지나가는데

사존; [크크크! 네놈이야말로 밑천을 드러내는구나.] 슈악! 번뇌인을 넘실거려 패륵을 베어가며 웃고

사존; [아무렴 사파제일의 절기인 번뇌인이 그렇게 쉽게 흉내낼 수 있는 게...] + [!]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상의가 갈라져 피를 뿌리며 비틀거리는 패륵. 헌데

갈라진 상의를 통해서 패륵의 가슴에 나비 모양의 반점이 있는 게 보이고

사존; (맙소사!) 경악하고.

그런 사존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임산부 복장의 야차서시가 침대에 기대앉아 아기를 보여주는데. 강보에 싸인 그 아기의 가슴에 나비 모양의 반점이 있었다.

사존; (성도 나와 같은 패씨! 그렇다는 건...)

사존; (저놈이 바로 야차서시가 핏덩이 시절 남에게 줘버렸다는 내 아들....?) 멈칫! 경악하는 사존의 몸에서 번뇌인이 움직임을 멈추고

패륵; [뭐하는 짓이야?] 부악! 몸을 진동하고

쾅! 그 진동에 강타당한 사존의 몸이 충격을 받아서 입과 코로 피를 팍 터트리며 물러서고

패륵; [아무리 한수 이득을 봤기로서니 날 얕보는 건 용서가 안...] + [!]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퍼억! 어느 틈에 뒤로 돌아간 침독이 사존의 등에 흡혈창을 박아넣고 있다

사존; [컥!] 피를 토하며 앞으로 비틀하고. 흡혈창이 몸을 뚫고 배쪽으로 나왔다.

당령; (저 노괴가 왜 갑자기 방심을 했지?) 어리둥절

아극파; [잘 했다 침독!] 투쾅! 바웅! 파천연환륜을 전부 분해해서 원반으로 날린다

팟! 침독은 재빨리 흡혈창을 놓고 뒤로 날아가 피하고

카캉! 캉! 대부분의 원반은 다시 움직이는 번뇌인에 막혀 퉁겨지지만

퍼퍽! 퍽! 몇 개는 사존의 몸에 박힌다.

사존; [지랄...] 비틀하다가

사존; [젊었을 때의 죄값을 이렇게 치루는구만.] 쿵! 앞으로 무릎을 꿇는다. 이어

슈우! 번뇌인이 모두 사라지고. 늙은 사존의 몸이 드러난다.

아극파; [겨우 끝났구만!] 이마의 땀을 닦고

아극파; [마무리는 패륵 네가 지어라.] 돌아보다가 흠칫!하는 아극파.

[...] 패륵이 뭔가 생각하며 사존을 보고 있다.

당령; (저 인간도 사존이 갑자기 공격을 멈춘 이유가 뭔지 모르고 있구나.) 눈 반짝이며 패륵을 보고.

아극파; [네 손으로 거꾸러트린 게 아니라 찝찝하다면 내가 대신 마무리를 짓도록 하마.] 징! 진동하는 손으로 사존을 겨누며 앞으로 나서는데

번쩍! 허공에서 벼락이 작렬하고

꽈광! 아극파 앞으로 벼락이 떨어진다. + 아극파; [헉!] 비명 지르며 뒤로 물러서고. 다른 년놈들도 경악

패륵; [뇌신건!] 경악할 때

이군악; [젠장! 한발 늦었구나.] 쿠오오! 돌풍을 일으키며 사존의 옆으로 나타나는 이군악

[이군악!] 모두가 경악할 때

이군악; [갑시다 태상교주!] 콱! 사존의 팔을 움켜잡고.

징! 그런 이군악의 오른손에서 귀마신갑이 나타나고

패륵; [네놈이...] 바웅! 몸으로 진동을 일으키며 이를 갈지만

꽝! 패륵의 몸에서 일어난 진동이 지면을 박살냈을 뿐 이군악의 모습은 이미 사라지고 없다

[또!] [귀마신갑을 썼구나!] 당령과 아극파가 당혹해할 때

패륵; [미꾸라지 같은 놈!] 분노

패륵; [네놈이 어디로 숨을 수 있을지 보자!] 으아아아! 분노하는 패륵

 

#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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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

새벽. 쾌활림. 건물들의 불은 다 꺼져 있다.

어느 화려한 건물. 역시 불이 꺼져 있고.

어둑한 방안. 넓은 침대에 이군악이 누워 잠들어 있다. 알몸으로 얇은 이불로 아랫도리만 가린 채. 얼굴에 덥수룩하던 수염도 말끔히 면도가 되었고.

움찔! 하는 이군악.

천천히 눈을 뜨고. 침대 옆에 누가 앉아있다. 야차서시다

이군악; [고낭...] 좀 멋쩍어서 이불을 끌어올려 가슴까지 가리며 일어나려 하고

야차서시; [방해해서 미안하구나. 그냥 누워있어라.] 말하는 야차서시 잠옷을 입고 있다. 가운 형태의 잠옷이고

이군악; [몸은 좀 어때?] 멋쩍어서 다시 눕고

야차서시; [이 나이에 몸 상태가 무슨 대수겠느냐?] 한숨 쉬고

야차서시; [다만 잠도 오지 않고... 마음이 어지러워 널 찾아왔다.]

이군악;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는 거야?]

야차서시; [넌 패륵이 나와 무슨 관계인 줄 아느냐?]

이군악; [고낭이 패륵과 전부터 아는 사이였다는....] + [!] 말하다가 깨닫고

이군악; [패.... 패씨라면 설마...] 놀라 눈이 휘둥그레지고

야차서시; [패극천이 날 욕보여서 태어난 죄의 열매가 바로 패륵이다.] 애잔하게 웃고

이군악; [맙소사!] [그럼 패륵 그 인간, 하마터면 자기를 낳아준 엄마를 죽일 뻔한 거잖아.] 경악하고

야차서시; [난 패극천을 증오해서 패륵을 낳자마자 버렸다.] [어미로서 최악의 죄를 지은 셈이지.] 애잔한 미소

이군악; (그래서 아들인 패륵 손에 죽으려 했었구나. 아들을 버린 죄의 값을 치루기 위해...) 깨닫고 침 꿀꺽

야차서시; [그랬는데.... 패극명... 네 사부가 널 보내 날 살린 것이다.] 혈나한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히고

야차서시; [그 영감탱이로서는 아들이 어미를 죽이는 패륜이 벌어지는 건 차마 볼 수가 없었을 게다.] 애잔한 표정.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고

이군악; [나도 사부와 같은 생각이야.] 엄한 표정

이군악; [아무리 큰 죄를 지었어도 자식이 부모를 죽이는 패륜은 벌어지면 안돼!]

이군악; [그러니까 앞으로도 괜히 패륵 손에 죽여야 했다니 어쩌니 하는 소린 하지도 말아.] 엄한 표정으로 다짐을 받으려 하고

야차서시; [이 나이가 되어서 증손주뻘인 어린 것에게 훈계를 다 듣는구나.] 눈 흘기고

이군악; [고깝게 들려도 상관없어!] 고개 젓고. 단호

이군악; [패륵이 고낭을 해치는 일은 내가 두고 못 봐.]

야차서시; [다정하기도 하지...] 이군악의 머리를 쓰다듬고

야차서시; [네 사부가 너같이 다정다감한 성격이었다면 내 삶도 이렇게 모질지는 않았을 텐데...]

이군악; [거참 쑥스럽게...] 머쓱

야차서시; [기왕에 신세를 졌으니 한 번 더 신세를 지도록 하마.] 슥! 이군악의 머리에서 손을 떼고

이군악; [말해봐. 무슨 일인데?]

야차서시; [알고 하는 짓인지는 모르겠다만...] [패륵의 다음 표적은 패극천일 게 분명하다.]

이군악; [자칫하면 아비가 아들 손에 죽는 일이 벌어지겠구만.] 긴장 침 꿀꺽

야차서시; [어제 저녁에 패륵이 보인 능력이라면.... 패극천이 패륵의 손에 죽는다 해도 하등 이상할 게 없다.]

이군악; [알았어.] [내가 달려가서 패륵이 살부(殺父)의 죄를 짓는 걸 막아볼게.] 일어나고. 얇은 이불로 아랫도리를 감싼 채

야차서시; [부탁하마.] 한숨 쉬고

이군악; [고맙다니 뭐니 하는 인사는 그만 둬.] 이불로 아랫도리 감싼 채 침대에서 내려와서

이군악;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니까.] 옆의 탁자로 간다. 그곳에는 깨끗한 옷이 잘 개어져 마련되어 있고

야차서시; [널 찾아오기 전에 신녀문의 술법을 펼쳐서 살펴보니...] 이군악이 탁자로 가서 아랫도리 감싼 이불을 버리고 옷을 집어드는 걸 곁눈질로 보며

야차서시; [패극천은 지난 며칠간 호남성(湖南省)에 머물고 있다가 이곳 낙양쪽으로 이동을 시작한 것같았다.]

이군악; [내가 귀마신갑을 쓴 걸 감지하고 벽력당쪽으로 가던 행로를 바꿨겠지.] 바지를 입으며 말하고.

야차서시; [지금 출발하면 이틀쯤 후에 패극천을 만날 수 있을 게다.] [만화총련 아이들이 도와준다고 하니 그 늙은이의 소재를 알아내는 것도 어렵진 않을 테고...] 이군악이 웃옷을 입는 걸 보며 말하고

이군악; [어떻게든 부자가 상잔하는 건 막아볼 테니 날 믿고 마음 편히 지내길 바래.] 허리띠 매며 돌아보고

야차서시; [오냐. 너만 믿으마.] 말하며 소매 속에 넣었던 오른손을 꺼내고

야차서시; [이걸 가져가거라.] 내미는 손에는 구리 거울이 있고

이군악; [뭔데?] 허리띠 매며

야차서시; [천마대종사가 사용하던 칠대마병중 하나인 수혼경이다.] 내밀면서

야차서시; [이걸 쓰면 어떤 공격에서도 몸을 지킬 수가...] + 이군악; [됐어! 그건 고낭이 갖고 있어.] 고개 저으며 문간으로 가고

이군악; [사부가 마지막으로 전수해준 비결도 수련할 겸 맨손으로 패륵을 상대해볼 거야.]

야차서시; [그래도 이게 조금은 도움이 될 텐데...]

이군악; [정 물려줄 사람이 없으면 칠낭 누나에게 전수해줘.] 문을 열며 돌아보고

이군악; [칠낭 누나는 앞으로 수많은 인생을 책임져야하는 막중한 사명을 한 몸에 짊어진 몸이니...] 나간다.

이군악; [그럼 다녀올게.] 탁! 밖에서 문을 닫으며 방에 대고 말한다

이군악; (떠나는 건 떠나는 거고...) 걸음 옮기고

이군악; (오랜만에 들렸는데 칠낭누나를 한번 눌러주고 가지 않으면 서운해 하겠지?) 히죽 웃으며 걸어가고

이군악; (나 역시 아쉬움이 남을 테고...) 신이 나서 달려간다

 

다시 방안.

야차서시; [수많은 인생을 책임져야하는 막중한 사명을 짊어진 몸이라...] 혼자 앉아서 수혼경을 들여다보며 중얼거리고

야차서시; [허망하구나. 실로 덧없고 가치 없는 삶이었다.] 똑! 눈물이 수혼경에 떨어지고

야차서시; [어떤 아이는 비참한 환경에서 자랐음에도 다른 가엾은 인생들을 돌보기 위해 살고 있는데....] 자신을 간호하던 동칠낭을 떠올리고

야차서시; [나란 계집은 누릴 것 다 누리고 갖을 것 다 갖었으면서도 일신의 욕망에 휘둘러 허송세월을 해왔다.] 똑똑! 거울 표면에 떨어지는 눈물. 그 거울에 들여다보며 우는 야차서시 자신의 얼굴이 떠오르고

<다시 한 번 인생을 살 수만 있다면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한 삶을 살아보고 싶구나.> 수혼경을 들여다 보며 우는 야차서시의 모습

 

#267>

<-창랑곡> 저녁 무렵. 하지만 우중충한 날씨 탓에 밤 같다.

[!] 초긴장한 환요의 얼굴. 여전히 들창코.

쿵! 수많은 늑대들이 노려보고 있는 사이를 걸어가는 환요와 독불군. 독불군은 손에 작은 삼각형의 깃발이 들려있다. 깃발에는 늑대의 얼굴이 그려져 있고.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독불군 역시 긴장

환요; (신.... 신기하네.) 곁눈질로 늑대들을 보며 침 꼴깍

환요; (한 마리 한 마리가 호랑이보다도 무섭다는 창랑곡의 늑대들이 독불군이 든 저 작은 깃발을 보자 덤비지 않고 있어.)

환요; (술법은 아니고...)

환요; (아마 저 깃발에 사람의 이목에는 감지되지 않는 무언가가 발라져 있기 때문일 거야.) 독불군이 든 깃발 보며 생각할 때

<네놈은 누구냐?> 누군가의 음성이 들려 화들짝 놀라는 환요와 독불군

<누군데 내가 세상에 내보낸 세 개의 천랑번(天狼幡)중 하나를 지니고 있는 것이냐?> 늑대들 앞쪽에서 들리는 음성

쿵! 늑대들이 모세의 기적처럼 갈라지는 앞쪽. 계곡의 끝인데 그곳에는 음산한 동굴이 하나 있고 동굴 앞에 냉막이 바위에 걸터앉아있다. 허리춤에는 쇠로 만든 피리를 하나 꽂고 있다. 이 피리의 이름은 식혼마적. 그리고 냉막의 옆에는 황소만한 크기의 거대한 늑대, 낭왕이 앉아서 강렬한 눈으로 환요와 독불군을 보고 있다

환요; (냉... 냉막!) 숨을 멈추며 긴장하고

환요; (저자가 패천오수중 창랑곡의 곡주인 냉막이로구나.)

<지금까지 내가 본 무림인들 중 가장 강해 보인다.> 차가운 표정으로 지긋이 보고 있는 냉막의 모습을 배경으로 환요의 생각. 그때

독불군; [소질(小姪) 독불군이 냉사백(冷師伯)에게 문후 여쭙니다.] 포권하며 말하고. 그러자

냉막; [독불군...] 눈 번뜩

냉막; [네가 아극파의 제자인 그 독불군이냐?]

독불군; [그렇습니다 사백님.] 곰살 맞게

독불군; [소질은 사부님의 분부를 받잡고 창랑곡의 준비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냉막; [그 천랑번은 네 사부가 준 것이냐?] 독불군이 손에 들고 있는 작은 깃발 보며

독불군; [사부님께서는 사백을 뵈려면 천랑번을 반드시 지니고 있어야하신다며 소질에게 주셨습니다.]

냉막; [네 사부가 직접 오지 않은 이유는?]

독불군; [사부님은 현재 패사백에게 감시를 받고 있어서 운신이 자유롭지 못하신 상태십니다.] 솔직하게

냉막; [그래서 지금 네 사부 일행은 어디에 있느냐?]

독불군; [패륵과 사부님과 두분 사숙들께서는 야차서시와 사존 패극천에 대한 척살을 진행중이십니다.]

독불군; [야차서시는 제거되었고....] [지금쯤 사존 패극천이 사부님 일행의 공격을 받고 있을 것입니다.]

냉막; [사존 패극천 다음이 내 차례겠군.] 냉소

독불군; [그래서 사부님은 창랑곡의 준비 상황을 소질로 하여금 직접 확인하게 보내셨습니다.]

독불군; [만일 냉사백께서 아직 준비가 다 되지 않으셨다는 보고를 받으시면 사부님은 패륵이 창랑곡으로 쳐들어오는 것을 최대한 지연시키실 계획이십니다.]

냉막; [그럴 필요 없다고 전해라.] 자리에서 일어나고

냉막; [준비는 이미 며칠 전에 끝났으니 이제 네 사부가 패륵 일행을 유인해오기만 하면 된다.] 돌아서서 동굴로 가고

냉막; [따라와서 네 눈으로 직접 확인해봐라.] 동굴로 들어가고

독불군; [그리하겠습니다.] 굽신거리며 따라가고. 환요도 따라가고

낭왕 옆을 지날 때 겁먹고 긴장하는 독불군과 환요.

그르르! 황소크기만한 낭왕은 두 사람을 살펴보며 나직히 그릉 거리고.

환요; (무.... 무슨 늑대가 황소만하지?) 두려움에 곁눈질하며 낭왕의 앞을 지나고

환요; (저 우두머리 늑대만 봐도 허락없이 창랑곡에 발을 들여놓으면 살아서 빠져나가지 못한다는 걸 알겠어.)

환요; (그런데도 또 어떤 함정을 준비해두었다는 걸까?) 앞장 서서 동굴로 들어가는 독불군을 따라가며 생각

[....] 그런 환요의 뒷모습 보며 무언가 생각하는 낭왕

 

#268>

여러 개의 통로가 있는 넓은 지하광장으로 들어오는 냉막. 그 뒤를 따라서 독불군과 환요가 따라 들어온다. 이 지하광장은 냉막이 폭약을 매설한 그 곳인데 전과 좀 달라졌다. 먼저 바닥 전체에 두터운 융단이 깔려있다. 그 때문에 바닥이 조각조각 나있다는 것이 감춰지고. 입구 맞은편에 화려한 의자가 하나 놓여있다. 의자 뒤의 벽에는 <蒼狼殿>이라는 글이 커다랗게 새겨져 있다.

냉막; [바로 이곳 창랑전(蒼狼殿)에서 모든 게 끝이 날 것이다.] 의자로 가고

냉막; [일단 창랑전에 발을 들여놓은 이상 누구도 살아서 빠져나가지 못한다.] 의자에 앉고

독불군; [소질이 보기에는 특별한 것이 없어 보입니다만...] 둘러보며

냉막; [바닥에 깔린 융단의 끝은 들춰봐라.] 의자에 앉아서 한쪽 끝을 가리키고

독불군; [예....] 대답하며 광장 한쪽 벽으로 가고

서걱! 그곳의 융단을 잡아당겨서 바닥이 드러나게 하는 독불군

융단 아래에 바닥이 균열이 가있는 게 보이고. 절벽과 닿은 모서리도 갈라져 있고

독불군; (바닥에 균열이 가있다.) 눈 번득이며 자세히 살피고

조금 넓게 갈라진 틈으로 다이나마이트가 가득 든 상자 일부가 보인다. 상자 안의 다이나마이트들은 도화선으로 연결되어 있고

독불군; [폭약!] 놀라고

환요도 흠칫! 할 때

독불군; [바닥에 폭약이 빼곡히 깔려있군요.] 흥분 두려움이 실린 표정으로 돌아보고

냉막; [이 의자의 팔걸이가 발화장치다.] 의자에 앉아서 손으로 의자 손잡이를 움켜잡고

냉막; [이 팔걸이를 강하게 쥐면 마찰이 일어나 도화선에 불이 붙게 될 테고....]

침 꼴깍! 독불군과 환요

냉막; [그럼 창랑곡 지하에 매설된 수만관의 폭약이 일제히 터져서 붕괴가 일어날 것이다.] 음산하게 웃고

냉막; [대라신선이 아닌 한 죽을 수밖에 없는 함정이지.]

독불군; [완... 완벽하군요.] 흥분 두려움. 융단을 다시 원래대로 내려놓고

독불군; [그래도 한 가지 의구심이 드는 것은...] 조심스럽게 눈치 보며

냉막; [정작 나나 네 사부는 창랑곡에서 어떻게 탈출할 수 있을지 의문이겠지?] 냉소

독불군; [송구하지만 그렇습니다.]

냉막; [난 살 생각이 없으니 굳이 탈출로를 만들 이유 또한 없었다.] 일어나고

냉막; [하지만 네 사부는 자신을 위해 탈출구를 만들 것을 주장했고....] [합작하는 나로서는 그 주장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말하며 의자 옆의 벽으로 가고. 독불군의 시점에서는 왼쪽, 냉막에게는 오른쪽 인곳

냉막; [이곳에 붕괴되는 창랑곡에서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는 비밀통로가 있다.] 독불군의 시점에서 왼쪽인 그 벽에 손바닥을 대고. 그러자

그그긍! 벽이 뒤로 열리면서 통로가 생긴다.

환요; (벽속에 교묘하게 비밀통로 입구를 만들어 놓았구나.) 감탄

냉막; [들어와 봐라.] 통로 안으로 들어가고

독불군; [예...] 따라 들어가고. 환요도 따라 들어가고

통로 안쪽은 공사장 같다. 굵은 쇠막대기들이 천장과 벽에 부착되어 보강되어 있다

냉막; [창랑곡에는 창랑전뿐 아니라 모든 통로에도 폭약이 매설되어 있다.] [일단 점화를 하면 창랑곡 전체가 붕괴되는데...]

냉막; [창랑곡 밖으로 연결되는 이 통로는 특별히 철봉으로 보강 되어있다.] [물론 바닥에 폭약이 매설되어 있지도 않고....]

냉막; [덕분에 창랑곡 전체가 붕괴되더라고 이곳은 최소한 완전 붕괴는 면할 것이다.]

독불군; [그렇겠습니다.] 침 꿀꺽

냉막; [네 사부에게 전해라.] [내가 팔걸이를 쥐는 걸 보는 즉시 이곳으로 뛰어들라고!] 다시 지하광장 쪽으로 돌아서고.

독불군; [그리 전하겠습니다 냉사백!] 냉막이 지나갈 수 있도록 옆으로 물러서며 포권하고. 환요도 고개 숙이며 독불군을 따라 옆으로 물러서고

냉막; [곧 어두워질 것이다.] 다시 통로에서 창랑전이라는 지하광장으로 들어가고

냉막; [창랑곡 일대에서는 밤에 움직이는 건 위험하니 하룻밤 자고 가도록 해라.] 창랑전으로 들어서고. 독불군과 환요도 따라 나서고

냉막; [저쪽 통로로 들어가면 몇칸의 석실이 있으니 적당히 골라서 자면 될 것이다.] 한쪽 통로를 가리키고

독불군;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포권하고

냉막; [배려는 무슨....] [그보다...] 돌아보고

[!] 움찔! 환요

냉막이 차가운 눈으로 환요를 보고 있다

독불군; [무슨 가르치심이 있으신지요?] 포권하며 어리둥절

냉막; [아니다.] 고개 저으며 돌아서고

냉막; [물과 건량이 재워져 있는 석실도 있으니 허기지면 배를 채우도록 해라.] 말하며 다른 통로로 가고

독불군; [안녕히 주무십시오.] 포권하고

대답하지 않고 다른 통로로 들어가는 냉막

독불군; (쌀쌀 맞기는...) 음산한 표정이 되어 포권했던 손을 풀고

독불군; (아극파를 제외하고 모두 이곳에서 죽을 예정이라는 건데...) 둘러보고

독불군; (내가 알아버렸으니 당신들 뜻대로는 되지 않을 거요. 냉사백! 아사부!) 음산하게 웃고

그런 독불군의 뒤를 차갑게 노려보는 환요

 

#269>

깊은 밤. 창랑곡

낭왕이 높은 절벽 위에서 주변을 감시하고 있고

절벽 아래에서는 수많은 늑대들이 잠들어 있고

 

창랑곡 끝의 동굴

창랑전이라는 광장

통로 안쪽에 죽 늘어선 문 달린 석실들

그중 한 석실 내부. 탁자와 침대가 하나씩 있는 단촐한 방인데. 침대에는 독불군과 환요가 잠들어 있다. 한탕 뛴 모습이고. 대충 옷을 입었다. 탁자 위에는 몇가지 물건과 무기들과 천랑번이 놓여있다.

슈우! 눈을 감은 채 입으로 무언가를 내뿜는 환요

연기같은 것이 독불군의 코로 스며들고

[음...] 더 깊이 잠이 드는 독불군

<됐다!> 천천히 눈을 뜨는 환요

<수마향(睡魔香)을 마셨으니 쉽게 깨어나진 못할 것이다.> 곁눈질로 독불군을 보는 환요

조심스럽게 일어나는 환요

[으음...] 뒤척이지만 깨지 않는 독불군

환요; (생각같아서는 지금 당장 살수를 쓰고 싶다만...) 독불군을 노려보며 침대에서 조심스럽게 내려오고

환요; (실패할 가능성도 있고.... 무엇보다 이 마귀새끼를 죽인다 해도 창랑곡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늑대 밥이 될 게 뻔하다.)

환요; (지금은 여길 빠져나가 냉막과 아극파의 음모를 이공자... 교주님께 알리는 것이 급선무다.) 탁자로 가고

환요; (자칫 교주님도 패천오수의 음모에 휘말려들 수 있으니...) 천랑번을 집어들고

방을 나가는 환요

 

#270>

깊은 밤. 창랑곡

지하광장. 냉막이 서서 한쪽 벽을 보고 있다. 바로 안전한 비밀통로. 헌데 그 비밀통로의 문이 열려있고 낭왕이 비밀통로 주변의 바닥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는 중이다.

[....] 그걸 보며 무언가 생각하는 냉막

 

#271>

독불군과 환요가 잠들었던 밀실

침대에 혼자 잠들어있는 독불군. 그러다가

오싹! 갑자기 소름이 돋는 독불군

눈 번쩍 뜨고.

쿵! 침대 옆에 서서 내려다보고 있는 냉막

독불군; [헉!] 경계하며 벌떡

독불군; [사.... 사백! 이 밤중에 무슨 일로....] 두려움

냉막; [네 동행은 어디 있느냐?] 차갑게. 냉막 뒤쪽의 문은 열려있다

독불군; [!] 눈 부릅 돌아보고. 물론 침대에는 환요가 없다.

독불군; (요석화(夭石花)! 그년이 사라졌다!) 사색이 되며 침대에서 내려서고

냉막; [그 계집과는 어떤 사이였느냐?] 차갑게 묻고

독불군; [소... 소질에게 반해 따라다니던 계집이었는데...] 옷을 입으면서 사색

냉막; [출신내력도 확실하지 않는 계집을 본곡에 데려왔다는 것이냐?] 노려보고

독불군; [순.... 순진한데다가 전적으로 소질에게 목을 매는 계집인지라...] 변명을 하다가 입을 다문다

차갑게 보고 있는 냉막

독불군; (나.... 날 죽일까 말까 갈등하고 있다.) 숨을 멈추고.

그릉! 살벌하고 차가운 표정인 냉막의 뒤쪽 열린 문으로 낭왕이 들여다 보며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

독불군; (피... 피할 곳도 없고...) (냉막이 날 죽이려고 결심하면 꼼짝없이 죽을 수밖에 없다.) 사색. 얼어붙고

냉막; [....] 차가운 표정으로 보고 있고.

독불군; [사... 사백! 제발...] 두손 모으며 비는 시늉할 때

슥! 품속에 손을 넣는 냉막

독불군; (젠장...) 비지땀을 흘리고

독불군; (죽더라도 짹 소리는 내봐야겠다.) 발악할 준비를 하고. 그때

슥! 다시 꺼낸 냉막의 손에는 천랑번이 하나 들려있다.

독불군; (천랑번!) 눈 치뜨며 안도하고

냉막; [한 번 더 기회를 주겠다.] 천랑번을 내밀고

독불군; (살았다!) 두손으로 천랑번을 받고

냉막; [본곡에 대량에 폭약이 매설되어 있다는 사실은 누구도 알아선 안된다.] 두 손으로 천랑번을 받는 독불군을 보며

냉막; [본곡의 늑대들을 데리고 그 계집을 추적해서 입을 막아라!]

독불군; [맡... 맡겨주십시오!] 굽신

서둘러 문으로 가는 독불군

크르르 낭왕이 옆으로 물러서며 이빨 드러내고

낭왕의 눈치를 보며 겁에 질려 문을 나서는 독불군

독불군; (죽일 년....) 낭왕을 등지고 복도를 달려가며 이를 악물고. 환요를 떠올리며

독불군; (결국 네년은 딴 마음을 먹고 내게 접근했었던 것이냐?)

독불군; (용서하지 않겠다!) 살벌한 표정. 그럴 그자 뒤로 냉막이 밀실에서 나와 낭왕과 함께 보고 있다

지하광장 쪽으로 달려 나가는 독불군의 뒷모습 보는 냉막과 낭왕

크르르! 무어라 낮게 으르렁 거리는 낭왕. 이빨 드러내며

냉막; [알고 있다. 저놈의 몸에서 침독의 냄새가 난다는 것을....] 낭왕의 머리를 쓰다듬고

냉막; [침독은 아극파의 기업인 황금성을 삼키기 위해 제 아들을 아극파의 제자로 들여보냈을 것이다.]

크르르!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가릉 거리는 낭왕

냉막; [알면서도 왜 저놈에게 속아 넘어간 척 했느냐고?] 웃으며 낭왕의 머릴 쓰다듬으면서 광장쪽으로 걸어간다

냉막; [저놈을 죽일 경우 침독이 눈치를 채고 본곡에 들어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냉막; [내 무덤으로 마련한 곳인데 단 한 놈이라도 놓칠 수는 없지 않겠느냐?] 음산하게 웃는 냉막의 얼굴 크로즈업.

 

#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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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럭!] 벽에 박혀 있다가 피를 왈칵 토하며 몸이 앞으로 쓰러지려는 야차서시. 헌데

쾅! 이미 다가와서 발로 야차서시의 단맥편을 든 오른쪽 손 손목을 강하게 밟아 부러트리는 패륵. 야차서시의 손목이 벽에 박히면서 단맥편을 쥐고 있던 손가락들이 벌어진다

당령; (빨라!) 뒤에서 보며 경악. 두려움에 떨고

아극파; (패륵 저놈...) 역시 식은땀

침독; (자신이 사부에 못지 않은 경지에 올랐다는 장담이 과장이 아니었군.) 굳은 얼굴

툭! 떨어지는 단맥편.

패륵; [이제부터 이건 내가 써주지!] 왼손으로 단맥편을 받아쥐고. 왼발로는 야차서시의 손목을 밟아 벽에 박은 자세로. 야차서시의 몸은 아래로 늘어져 있고

야차서시; [잘... 잘 났구나.] 웃고.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면서도

야차서시; [역시 네놈은 패씨의 핏줄이야.] [오직 패씨의 핏줄에서만 너같은 괴물이 나올 수 있으니...] 웃고. 그 앞에서 패륵은 왼손에 쥐었던 단맥편을 오른손으로 옮겨 쥐고 있다.

패륵; [우리 패씨가 좀 잘나긴 했지.] 웃으며 단맥편을 흔들어 보고

야차서시; [어서 죽여라. 날 살려두면 네놈에게 두고두고 우환이 될 테니...]

패륵; [그럴 작정이니 너무 재촉하지는 마.] 팟! 그때까지 밟고 있던 야차서시의 오른쪽 손목을 놔주고

퍼억! 바닥에 나뒹구는 야차서시. 오른쪽 손목이 부러져 덜렁거린다.

패륵;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목숨 조금 일찍 끊어주는 것이니 날 원망하진 않겠지?] 단맥편으로 야차서시를 겨누며 웃고

야차서시; (그래 어서 죽여라.) 주저앉아서 등을 벽에 기댄 채

야차서시; (그럼 네놈은 어미를 죽인 죄인이 되어 천벌을 피할 수 없게 될 테고...) (씨만 뿌리고 나 몰라라 한 결과 자식을 패륜아로 만든 패극천도 천벌을 면치 못하겠지.)

야차서시; (물론 죄로 점철된 삶은 살아온 네놈을 싸지른 나 역시 하늘의 징벌을 피할 수 없을 테고...) 처연하게 웃고

패륵; [그 할망구 참, 심란하게 만드는 표정이로구만.] 찡그리고

패륵; [물론 그런다고 살려둘 생각은 없다.] 쩍! 단맥편을 높이 쳐들었다가 내리그으려 하고

<드디어!> <우릴 종으로 부려서 죽이려 하는 표적 중 첫 번째가 제거 되는군.> 당령, 아극파 흥분. 침독은 찡그리고.

쩍! 패륵이 내려친 단맥편이 야차서시의 몸을 비스듬히 그으려 하고. 헌데 바로 그때

꽝! 갑자기 허공에서 나타나 파번뇌탁으로 패륵의 머리통을 강하게 후려치는 이군악. 파번뇌탁에 머리통이 맞아 고개가 홱 돌아가며 몸도 뒤틀리는 패륵. 아주 강하게 머리통이 맞아 돌아가는 모습이고

[학!] [저놈은...] [!] 당령, 아극파, 침독의 경악

[!] 놀라 눈 치뜨는 야차서시

콰당탕! 머리통을 엄청 세게 맞아서 몸도 함께 홱 돌아가 바닥에 팽이처럼 돌면서 패대기쳐지는 패륵. 그 앞쪽에서 이군악이 야차서시의 옆에 내려서고 있다. 파번뇌탁을 휘두른 자세고 눈 부릅뜬 채

내려선 이군악의 손에 들려진 파번뇌탁 크로즈업

아극파; [사부의 파번뇌탁!]

당령; [이... 이군악!] 이를 갈며 고함

침독; (저 놈이 바로...) 눈 번뜩이고

퍼억! 나뒹굴었던 패륵은 하늘 보는 자세로 벌렁 나뒹굴고. 입과 코로 피를 흘리긴 하지만 죽지는 않았다

이군악; [야 이 개잡종들아!] 고함. 눈 부라리며 패륵과 다른 세 년놈을 본다. 패륵은 벌렁 누워 벌벌 떨고 있고

이군악; [할 짓이 없어서 여럿이 여자 하나를 다구리 놓냐?] 파번뇌탁으로 다른 놈들 가리키며 눈을 부라리고

이군악; [사타구니에 달고 있는 게 아깝다 개잡놈들아!] [당장 뚝 떼어내!] 눈 부라리고

아극파; [허, 그놈 참 입 한번 걸군.] 어이없고. 그때

야차서시; [쓸데없는 짓을 했다.] 뒤에서 말해서 돌아보는 이군악

야차서시; [아직 늦지 않았으니 피해라. 네가 상대할 수 있는 물건들이 아니다.]

이군악; [내가 저 인간들 상대가 안된다는 건 나도 알아.] 돌아서고

이군악; [하지만 저 인간들도 날 어쩌지 못하기는 매 한가지니 걱정은 비끄러매셔.] 한쪽 무릎 꿇고왼팔로 야차서시의 허리를 끌어안는다.

[뭐?] [우리가 네놈을 어쩌지 못한다?] [그놈 참....] 어이없는 당령, 아극파, 침독. 피식 웃는데

패륵; [이런 제길...] 바닥에 누운 채 피 섞인 침을 옆으로 뱉고. 그러자 흠칫! 하며 돌아보는 다른 년놈들

당령; (혹시나 했더니...) 입술 샐쭉거리며 실망

아극파; (파번뇌탁에 대갈통을 강타당하고도 죽기는커녕 별 타격도 입지 않았구만.) 역시 실망해서 입맛 다시고.

침독도 이마 찡그리며 곁눈질 할 때

패륵; [사부가 우릴 없애려고 키운 놈이 그렇게 쉽게 죽었다는 게 믿기지 않더니만...] 오만상 쓰며 일어나고. 다른 놈들도 돌아보고.

패륵; [너 이 새끼! 신무곡에서는 어떻게 살아났는지 모르겠다만...] 일어나며 이군악을 보다가 눈 부릅. 이군악은 왼팔로 야차서시의 허리를 끌어안고 일어나고 있는데.

징! 파번뇌탁을 들고 있는 이군악의 오른손이 빛과 진동을 발하더니

쿵! 귀마신갑이 모습을 드러낸다. 귀마신갑을 낀 손이 파번뇌탁을 들고 있는 모습이고

패륵; [달아난다! 죽여라!] 쩍! 벌떡 일어나며 단맥편을 이군악에게 내지르고

[아차!] [귀마신갑!] [이런...] 쩡! 투학! 당령의 백장육혼삭, 아극파의 파천연환륜, 침독의 흡혈창이 동시에 이군악을 찔러간다. 엄청 빠르고 강하게. 하지만 그 직후

츠으! 이군악과 야차서시의 모습이 흐려진다. 이군악은 파번뇌탁으로 앞을 가리면서 눈 부릅뜬 모습이고

콰콰쾅! 쾅! 투쾅! 패륵 일행의 공격이 작렬하면서 이군악과 야차서시가 등지고 있던 절벽이 박살이 난다. 드드드! 진동과 먼지.

당령; <해치웠을까?> + 아극파; <귀마신갑의 힘이 발동하는 것과 동시에 우리들의 공격이 작렬한 것같은데...> 눈 부릅뜨며 먼지가 일어나는 절벽 쪽 보는 패륵 일행. 패륵은 오만상 쓰고 있고. 이윽고

휘잉! 먼지가 흩어지며 드러나는 광경. 절벽 일대가 대형 폭탄에 맞은 듯 움푹 파여있다. 하지만 이군악과 야차서시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아극파; [이... 이런...] + 당령; [미꾸라지 같은 놈이...] + 침독; [놓쳤군!]

패륵; [재미있군 재미있어!] 웃고. 다른 놈들 돌아보고

패륵; [오만상 쓸 거 없다. 즐거움이 하나 더 늘었다고 생각하면 되니까.]

당령; [하지만 이군악, 저놈은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야.]

아극파; [당령 말이 맞다. 이대로 방치하면 조만간 사부의 수준에 이를 수도 있는 놈이다.]

아극파; [한시라도 빨리 제거해야만 해.]

패륵; [일리가 있는 말이긴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너희들이 내 종노릇을 해야 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패륵; [이가놈이 야차서시 할망구를 구해갔으니 말이야.]

당령; [그건 그렇네.] 입술 깨물고.

아극파; (이가놈 때문에 자칫 일이 꼬일 수도 있겠다. 냉막이 지금쯤 준비를 다 해놨을 텐데...) 한숨 쉬고

패륵; [속들이 쓰리겠지만 어쩌겠느냐? 세상사란 게 원래 뜻대로 안되는 것 투성이인데...] 그런 아극파를 곁눈질하면서 웃고

패륵; [이가놈이 어디로 튀었는지는 각자 졸개들을 동원해서 알아내기로 하고...] 피 섞인 침을 뱉으며 걸어가고

패륵; [우린 다음 표적을 제거하러 가자.] 강렬한 표정

<사존 패극천!> 당령, 아극파, 침독의 얼굴 긴장으로 굳어지고

 

#263>

깊은 산중. 저녁 무렵

산적들의 산채

<黑心寨>라는 현판이 산채 정문에 걸려있고

산채 중앙의 제법 큰 건물. 산적들과 여자들이 오가며 건물을 흘겨본다.

건물들 사이에서 십여명의 산적들의 모여서 건물을 보고 있다. 전형적인 산적들

두목; [더는 못 참겠다.] 이를 부득 가는 산적 두목. 구렛나루 우락부락. 얼굴에는 흉터

두목; [느닷없이 쳐들어와서 우릴 종 부리듯 해?] [호남성 일대에서는 우는 애새끼도 뚝 그치게 만든다는 흑심채(黑心寨)의 산대왕(山大王;산적)들을?] 이를 바득 갈고

두목; [애들 전부 소집해! 오늘 저 늙은이 질긴 살을 포 떠서 젓을 담근다.]

산적1; [하.... 하지만 상대는 사파제일인인데...] 뒤에 서있던 나이 든 산적 한놈이 겁에 질려서 이의제기

산적2; [정삼의 말이 맞소 채주.] 또 다른 산적이 거들고

산적2;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고 사존이 떠날 때까지 참고 기다립....] 말하다가 찔끔하는 산적2.

두목이 노려보고 있다.

두목; [겁쟁이 새끼들...] 이를 바득 갈고. 산적1, 2 삭 죽어서 시선 피하고

두목; [저 늙은이가 본채에 쳐들어온 게 언제냐?]

산적1; [닷... 닷새 전 아니오?] 눈치 보며

두목; [팔순을 넘긴 늙은이가 닷새 내내 자지도 않고 술만 퍼마시고 있다.] [그럼 지금 상태가 어떻겠느냐?]

산적2; [옳거니! 지금쯤 제 몸 하나 운신하기 어렵게 고주망태가 되었겠소!] 주먹으로 손바닥 치며 깨닫고.

[그렇지!] [패가 늙은이가 안주도 없이 독한 술을 닷새 내내 푸고 있었다는 걸 잊었어!] 다른 놈들도 깨닫고

두목; [제 아무리 사파제일인이니 뭐니 해도 닷새 내내 자지도 먹지도 않고 깡술을 마셨으니 반송장이 되었을 것이다.]

두목; [본채의 백여명 형제들이 동시에 쳐들어가면 패가 늙은이의 목을 따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사존의 목만 따면 우리 흑심채가 단번에 흑도제일문파가 되겠소.] [까짓 한번 죽는 목숨인데 해봅시다.] [사존같은 거물을 사냥할 기회가 언제 또 오겟소?] 흥분하는 산적들

두목; [새끼들...] 미소

두목; [알아들었으면 가서 애들 모두 불러와. 쓸 수 있는 암기나 독탄 같은 것도 다 준비해오고...]

[봉명!] [분부 거행하겠소이다 채주!] 포권하는 산적들

이어 우르르 몰려가는 산적들. 이제 현장에는 두목만 남고

두목; [사존 패극천!] [나 흑심표두(黑心豹頭) 두우령(杜宇領)의 이름이 천하를 뒤흔드는 제물이 되어주어야겠소이다.] 음험하게 웃고

 

웅장한 건물 내부. 어둑한데 중앙에 놓인 안락의자에 앉아서 누군가 술을 마시고 있다. 주변에는 수많은 술병과 술동이들이 널려있고. 대부분의 술동이와 술병들은 비어있고 깨진 것도 많다

축 늘어져서 술병을 들고 고개 떨구고 있는 사존. 사존임을 보여주고

그런 사존의 뇌리에 떠오르는 말소리들.

<팔순을 넘긴 늙은이가 닷새 내내 자지도 않고 술만 퍼마시고 있다. 그럼 지금 상태가 어떻겠느냐?> <옳거니! 지금쯤 제 몸 하나 운신하기 어렵게 고주망태가 되었겠소!> <제 아무리 사파제일인이니 뭐니 해도 닷새 내내 깡술을 마셨으니 반송장이 되었을 것이다.> <사존의 목만 따면 우리 흑심채가 단번에 흑도제일문파가 되겠소.> <사존 패극천! 나 흑심표두(黑心豹頭) 두우령(杜宇領)의 이름이 천하를 뒤흔드는 제물이 되어주어야겠소이다.>

사존; [흐흐흐.... 그래도 부처님을 모시던 형의 낮짝을 봐서 당분간 살생을 자제하려 했거늘...] 고개 떨군 채 웃고

사존; [스스로 형의 제단에 바쳐진 제물이 되겠다는 놈들을 사양할 이유는 없겠지.] 웃는데. 그 직후

빠직! 벼락이 사존의 정수리에 내려 꽂히고. 눈 부릅뜨는 사존

사존; [귀마신갑!] 눈 부릅 고개 벌떡

사존; [이군악.... 이군악!] [네놈이 또 귀마신갑을 썼구나.] 지지지! 벼락에 휘감긴 채 눈을 광기로 번뜩이고

사존; [다른 놈들은 몰라도 네놈만은 반드시 내 손으로 잡아 죽여야 직성이 풀리겠다.] 흐흐흐 마귀처럼 웃고

사존; [물론 그 전에 처리해야할 쓰레기들이 있긴 하지만...] 술병을 입에 대고 병나발을 분다. 직후

쐐액! 피피핑! 퍼펑! 사방의 창문을 뚫고 수많은 화살과 암기들이 날아들고. 구슬같은 것들도 날아든다

퍼퍼퍽! 퍽! 사존의 몸에 박히는 수많은 화살과 암기들. 그 상태로 술 마시는 사존

퍼퍼펑! 구슬들도 터지며 연기가 자욱해지고. 이어

[쳐라!] [죽여라!] 와아! 와장창! 정문을 박살내며 두목을 선두로 산적들이 무기를 휘두르며 돌입한다.

콰창! 퍼펑! 사방의 창문들도 박살나며 그곳에서도 자객들이 뛰어들고

암기와 화살들이 온몸에 박힌 채로 술을 마시고 있는 사존

[죽여라!] [담가라.] [사존! 목을 받겠다!] 사방에서 사존의 몸을 난도질하는 두목과 산적들. 하지만

콰창! 텅! 사존의 몸을 베고 찌른 산적들의 무기가 박살나거나 퉁겨지고

[헉!] [칼이 퉁겨진다!] [금... 금강불괴...] 산적들 기겁할 때

사존; [대충 모일만한 놈들은 다 모인 것 같군.] 술병을 입에서 떼고. 이어

사존; [그럼 그만 형의 영전에 바칠 제물이 되어라.] 슈학! 사존의 양쪽 어깨에서 긴 띠같은 것에 두 개 솟구치고

[허억!] [히익!] [안돼!] 산적들 기겁하며 도망치려 하지만

투학! 쩌억! 이미 모든 산적들의 목을 치고 있는 디, 즉 번뇌인. 꾸불거리며 지나가 정확히 산적들의 목을 벤다

터텅! 텅! 산적들의 머리들이 일제히 바닥으로 굴러 떨어지고. 목이 잘린 시체들은 비틀거리는데. 이어

화악! 츄학! 목이 잘려진 부분에서 일제히 피가 공중으로 치솟는다. 여러개의 샴페인 뚜껑이 일제히 열린 것처럼

사존; [이게 내가 당신 앞에 바치는 제물이고 향화다.] 술병을 쳐들며 웃고. 주변에서는 목이 잘린 시체들이 피를 뿜어내며 비틀거리고 있고.

퍼억! 콰당당! 나뒹구는 시체들

사존; [기다려라 이군악!] 일어나며 술병의 술을 바닥에 흘린다

사존; [네놈도 곧 이놈들처럼 만들어주겠다.] 투학! 치솟고. 술병은 놓은 채

펑! 건물의 지붕을 뚫고 수직으로 치솟는 사존

파삭! 바닥에 떨어진 술병이 깨지고

[으하하하하!] 미친 듯이 웃으며 포물선을 그리면서 허공을 가로지르는 사존. 그걸 올려다보며 기겁하는 산채의 여자와 아이들.

 

#264>

<-낙양(洛陽)> 저녁 무렵.

<-쾌활림(快活林)> 아직 밝은데도 일찌감치 손님들로 북적

대청. 불이 켜졌고.

대청 안에서는 동칠낭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긴 탁자에 나이 든 여자들이 죽 앉아서 동칠낭의 말을 듣고 있다. 동칠낭은 전과 달리 아주 화려한 옷을 입고 있다.

동칠낭; [본련에 속한 모든 업장의 보표(保鏢;경비무사)들을 지금보다 배로 확충한다.] [다만 보표들을 선발할 때 실력보다 인성을 기준으로 선발해야한다는 점은 유념하라!] 위엄있게 말한다. 여왕벌같은 분위기가 되었다.

[예 대모님!] [즉시 시행하겠습니다.] 고개 숙이는 여자들

동칠낭; [나나 너희들처럼 본련의 아이들은 어쩔 수 없이 몸뚱이를 호구지책(糊口之策)으로 삼는 가엾은 신세들이다.] 여자들을 둘러보며

동칠낭; [마음에도 없는 웃음을 팔아야하는 처지에 억울한 일까지 당하면 너무도 가엾지 않겠느냐?]

여자들 고개 끄덕이며 동감

동칠낭; [우리 아이들을 학대하거나 무리한 요구를 하는 손님은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일단 내친 후에 보고를 하게 해라.]

동칠낭; [뒷처리는 사후에 하고...] [만일 개별 업장에서 감당할 수 없는 사안은 내가 감당하겠다.] 말하다가

<나 왔어.> 누군가의 전음이 동칠낭의 귀에 들리고. 눈 치뜨는 동칠낭

동칠낭; [오늘 회의는 이것으로 마친다.] [방금 전의 지시 상황은 즉시 모든 업장에 전하도록!] 상기 된 표정으로 일어난다. 다른 여자들도 급히 일어나고

동칠낭; [잠시 쉬고 오겠다. 급한 일이 아니면 방해하지 마라.] 서둘러 입구 쪽으로 간다. + [예 대모님!] [쉬시옵소서.] 여자들 인사하고

동칠낭; (그 아이.. 그 아이가 날 잊지 않고 찾아와줬어!) 얼굴 달아올라서 서둘러 입구로 걸어가고

[제이대(第二代) 대모님이 우려했던 것보다 본련을 잘 이끌고 계시지?] [잘 이끄시는 정도가 아니라 제일대(第一代) 대모님의 존재가 벌써 잊혀질 정도야.] 여자들 말하며 입구쪽으로 간다. 동칠낭은 이미 나가고 없고

여자들; [제일대 대모님이 아이들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한 거에 반해 제이대 대모님은 진심으로 걱정하고 아껴주잖아.] [지금만 같으면 노류장화(路柳墻花)로 살아가는 게 일부종사(一夫從事)하는 것보다 낫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 정도야.]

[살다보니 밤거리 여자로 사는 게 즐거운 시절도 다 오네.] [그러게 말이야.] 웃으며 대청을 나가는 여자들

 

#265>

동칠낭의 거처인 한적한 곳의 아담한 집. 불이 켜져 있고

그곳으로 서둘러 오는 동칠낭. 화려한 옷이 거추장 스러운 듯 양손으로 치마를 들고 뛰듯이 오고 있고

동칠낭; [군악아!] 덜컹! 상기 된 표정으로 문을 열고

동칠낭; [연락도 없이 갑자기...] 말하며 들어서다가 눈 치뜨고

방안. 침대에 야차서시가 힘없이 눈 감고 누워있고. 그 침대 옆에 놓인 의자에 에는 이군악이 앉아서 야차서시의 부러진 오른쪽 손목을 두손으로 쥐어 치료해주는 중이다. 야차서시는 비지땀을 흘리고 있고. 이군악도 오랫동안 씻지 않아서 몰골이 말이 아니다.

이군악; [잠깐만 기다려 칠낭누나. 금방 끝나니까.] 징! 부러진 손목을 쥔 이군악의 손이 빛을 발하고

동칠낭; (저 여자...) 급히 문을 닫으며 들어오고.

<인간이 아닌 것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비지땀을 흘리며 누워있지만 신비한 분위기를 풍기는 야차서시

동칠낭; (절대 평범한 여자가 아니야.) 침 삼키며 다가가고. 그러다가

흠칫! 하며 침대 옆의 탁자에 놓인 파번뇌탁을 본다. 파번뇌탁에는 깊이 긁힌 자국들이 나있고. 파번뇌탁 옆에는 수혼경이 놓여있다.

동칠낭; (맙소사!) 놀라며 파번뇌탁을 보고

동칠낭;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금속인 태강으로 만들어졌다는 파번뇌탁에 이렇게 깊은 흠집이 나다니...)

동칠낭; (군악이는 대체 어떤 자들과 싸운 것일까?) 긴장하며 이군악을 보고. 이군악은 부러진 야차서시의 팔목을 잡고 치료중이다. 그러다가

이군악; [됐어!] 슥! 쥐고 있던 야차서시의 손목을 놓아주고

이군악; [일단 부러진 뼈와 근육은 복구했으니 며칠 쉬면 쓸 수 있을 거야.] 손으로 비지땀을 흘리는 야차서시의 이마를 쓰다듬고

야차서시; [쓸데없는 짓을 했다.] [난 아까 거기서 그냥 죽었어야했는데...] 눈을 감은 채 중얼거리고

이군악; [고낭(姑娘;고모, 아줌마)이야말로 쓸데없는 소리 좀 그만해!] 눈 부라리고

이군악; [살 수 있는 데 죽긴 왜 죽어?] [다른 사람 목숨 하잖게 여기다 보니 고낭 자신의 목숨도 덧없게 느껴진 거야?]

이군악; [죽었어야하니 마니 하면 사부님의 마지막 분부를 지키기 위해 이천리가 넘는 길을 쉬지 않고 달려간 나는 뭐가 되는데?]

야차서시; [패극명...] 부르르 떨고

야차서시; [네 사부 혈나한이 날 구하라고 널 보낸 것이냐?] 눈 조금 뜨며 본다.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해지고

이군악; [젠장할! 또 눈물이 나네.] 소매로 눈을 닦고

이군악; [그 영감탱이가 닷새 전 밤에 갑자기 날 찾아왔었어.]

이군악; [그러면서 뜬금없이 당신이 세상에 남긴 미련과 죄가 열매를 맺게 해선 안되니 뭐니 하며 여산으로 가라지 뭐야?] 눈물 닦으면서 말하고. 눈에서는 눈물이 줄줄 흐르고

야차서시; [그... 그랬단 말이지?] 주르르! 야차서시의 눈에서도 눈물이 흐르고

야차서시; [그래도 그 인간이 내게 한 가닥 연민과 미안한 감정은 품고 있었단 말이지?] 울며 웃고

동칠낭; (맙소사! 그러니까 저 여자가 혈나한님과 연인관계였다는...) 놀라서 소매로 입을 가리고

야차서시; [망할 영감탱이...] [그럼 그렇다고 살아있을 때 날 찾아와서 말해줬으면 얼마나 좋아?]

야차서시; [그럼 나도 지금같은 악독한 노파가 되어 세상에 화풀이하며 살지는 않았을 텐데....] 울고

야차서시; [먼저 죽기까지 해서 끝까지 내 속을 뒤집어놓기나 하고...]

동칠낭; (무... 무슨...) 경악

동칠낭; (설마 혈나한님께서 타계하셨다는 말인가?)

이군악; [이것 봐 고낭!] 한숨

이군악; [심사가 복잡한 건 알겠는데 마음 잘 추슬러.] 다독이고

이군악; [외상은 치료가 되었지만 내상은 아직 다 낳은 게 아니라 지나치게 상심하면 도질 수가 있어.] +동칠낭; [수고했다.] 옆으로 다가오며 말하고

이군악; [누나...] 돌아보고

동칠낭; [이분 선배님은 내가 돌보마.] 품속에서 영패를 하나 꺼낸다. 노리개가 달린 영패인데 가운데에 <花>자가 적혀있다. 만화대모를 상징하는 만화보패다.

동칠낭; [군악이 너도 좀 쉬어야하는 상태인 것 같으니 이걸 갖고 가게에 나가봐라.] 영패를 내밀고

이군악; [괜잖은데...] 영패를 받으며 일어나고

동칠낭; [만화보패(萬花寶牌)라는 것으로 만화총련의 모든 야화(野花;화류계의 여자)들을 부릴 수 있는 힘이 있다.] 영패를 쥐어주고

동칠낭; [우리 가게 아이들 시중 받으면서 쉬고 있어라. 이분 선배님의 상태를 봐서 부를 테니...] 이군악이 앉았던 의자에 앉고

이군악; [그.... 그럴까?] 헤벌죽 하며 영패를 들여다 보고

이군악; [그럼 여자들끼리 잘 해봐. 난 가서 쉬고 있을 테니까.] 신이 나서 문으로 가고

이군악; (그렇잖아도 이것저것 고프던 참인데 잘 됐다.) 덜컹! 희희낙락해서 문을 열고 나가는 이군악.

동칠낭; (좋아하는 티를 너무 내네.) 한숨 쉬며 닫히는 문을 보고

동칠낭; (하긴 저렇게 순진하고 솔직한 면에 반해서 내 모든 걸 주긴 했지만...) 얼굴 좀 붉히며 다시 야차서시를 보고. 야차서시는 다시 눈을 감은 채 울고 있다

<이렇게라도 가끔 찾아주면 나야 더 바랄 것도 없지.> 야차서시의 이마의 땀을 손수건으로 닦아주는 동칠낭의 생각

 

#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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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

<-벽력당> 저녁 무렵. 폐허로 변한 벽력당 위로 해가 지려 한다.

구우! 그 벽력당의 폐허로 날아드는 비둘기 한 마리. 비둘기의 한쪽 다리에는 작은 금속통이 달려있고

폐허 한쪽에 마련된 밭에서 일하는 노인. 벽력당의 생존자인 그 노인

흠칫! 올려다보는 노인

비둘기가 폐허 위를 맴돌고 있다

비둘기의 다리에 달린 금속통 크로즈 업. 노을에 반짝인다

노인; (전서구?) 손을 이마에 대고 올려다 볼 때

구우! 노인을 향해 내려오는 비둘기

노인; (누가 우리 벽력당에 전서구를 보낸 것일까?) + [고생했다. 어서 오너라.] 팔을 들어 올리며 말하고

 

#258>

벽력당 폐허의 성한 건물. 이군악과 아나타가 관계한 건물.

그곳으로 오는 뇌진룡

뇌진룡; (누나가 하루 종일 두문불출이네.) 건물로 다가가며

뇌진룡; (하긴 지난 밤 군악형님이 작별인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떠나버렸으니 상심이 되겠지.) 한숨 쉬고

뇌진룡; (아무쪼록 기운을 차려야할 텐데....) + [누나! 나 왔어!] 문을 열고

뇌진룡; [어머니가 저녁 준비 되었으니 오라고...] 방문 열며 말하다가 흠칫! 하고

방안은 비어있다.

뇌진룡; (방안에 없네. 바람이라도 쐬러 간 걸까?) 방 밖에서 방안 두리번. 그러다가

흠칫! 뇌진룡

탁자에 놓인 편지 한 장 크로즈 업

뇌진룡; (편지?) 불길한 예감에 안으로 들어가고

뇌진룡; (그러고 보니 방안이 지나치게 말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다.) 불길한 표정으로 방안 둘러보며 탁자로 가고

뇌진룡; (설마...) 편지를 집어들고

편지를 펼쳐보는 뇌진룡. 직후

[!] 눈 부릅뜨는 뇌진룡

뇌진룡; [안... 안돼!] 사색이 되고

 

#259>

또 다른 성한 건물. 당가연이 뇌진룡과 지내는 건물. 건물 뒤의 굴뚝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당가연; [전서구?] 노파와 함께 부엌에서 요리를 하다가 돌아보고

노인; [예... 누군가 전서구로 경고를 해왔습니다요.] 입구에 서서 두손으로 크지 않은 종이를 내밀고

당가연; [별일이네.] [몰락할 대로 몰락한 우리 집안에 호의를 베푸는 사람이 아직까지 있기도 하고...] 앞치마에 손을 닦으며 문간으로 다가가고

당가연; [비둘기는요?] 노인이 내민 작은 종이를 받고

노인; [물과 모이를 먹여서 돌려보냈습니다요.]

당가연; [잘 하셨어요.] 편지를 펼쳐본다.

 

<사존 패극천이 벽력당으로 가고 있으니 미리 대비하시길 바라오.> 편지의 내용. 물론 이장진이 보낸 것이고

 

당가연; (사존 패극천...) 편지를 보며 이마 살짝 찡그리고

당가연; (이공자가 귀마신갑이라는 걸 쓰는 바람에 사존의 주의를 끌었겠구나.)

노인; [어찌 할런지요?] 눈치 보며 묻고

당가연; [상대가 사파제일인인 사존이라면 숨는 것도 도망치는 것도 불가능해요.] 종이를 접으며 한숨 쉬고

당가연; [그래도 패륵과 달리 사존은 말이 통하는 인물이라고 하니 기다렸다가 잘 대처해야겠지요.] 말하는데

[어머니!] 다급한 외침이 들려 모두 밖을 보고

뇌진룡; [어머니! 큰일... 큰일 났어요!] 편지를 흔들며 달려온다

당가연; (진교에게 무슨 일이 생겼구나.) + [왜 그러느냐 룡아?] 굳어진 얼굴로 급히 부엌에서 나가고

뇌진룡; [누님... 누님이 편지를 남기고...] 울먹이며 두손으로 편지를 내밀고

급히 받아서 읽는 당가연

 

<인사도 드리지 않고 떠나는 불효녀를 용서하세요. 제 손으로 패륵을 죽이지 못한다면 다음 생에서나 뵙게 될 거예요. 아무쪼록 행복하세요.> 편지의 내용

 

당가연; [안... 안돼!] 털썩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는 당가연

당가연; [이러면.... 이러면 안된다 진교야!] [얼마만에 다시 찾은 너인데 이렇게 보낼 수는 없어.] 하늘 올려다보며 오열하고. 뇌진룡과 노인, 노파도 고개 떨구며 울고

<천지신명이시여. 이 계집을 가엾이 여겨서라도 저의 딸 진교를 지켜주시옵소서.> 장내의 모습 배경으로 당가연의 애절한 기원

 

#260>

<-여산(廬山)> 저녁 무렵. 험준한 바위 산

그 바위산의 깊은 골짜기. 삼면이 절벽으로 둘러싸인 계곡인데 계곡 끝에는 절벽을 등지고 지은 돌집이 있고. 돌집의 문이 열려있는 데 돌집 지붕의 굴뚝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른다.

돌집 안쪽. 일종의 연구실. 수많은 약재와 약병들이 돌집의 벽과 천장에 진열되거나 매달려 있다. 보통의 약재 뿐 아니라 뱀, 지네, 전갈 등 온갖 독충들도 구비되어 있다. 돌집 바닥 중간에 커다란 솥이 놓여있다. 네 개의 다리가 높이 달린 솥이고. 솥 아래에서는 장작불이 활활. 솥 옆에 서서 커다란 국자로 내용물을 젓고 있는 야차서시. 앞치마를 둘렀고 머리에는 수건을 쓴 맵시 있는 모습. 하지만 전과 달리 아주 초췌한 표정이다.

야차서시; [잘 죽었어! 잘 죽은 거야.] 스윽! 슥! 미친 년처럼 중얼거리면서 커다란 국자로 솥 안의 내용물을 젓는다.

야차서시; [살아있었다면 패극명 당신은 나 왕옥령의 손에 죽었어. 그것도 가장 고통스럽고 끔찍하게....]

야차서시; [이 백야번뇌고(百夜煩惱膏)를 써서 지옥을 미리 경험하게 해주려고 했는데....] [용케도 내 복수를 피해 먼저 가버렸구나.] 호호호! 미친 년처럼 웃으며 국자를 젓고

야차서시; [하지만 당신 동생 패극천은 당신만큼 운이 좋진 않을 거야.] [그 무정하고 무의한 인간만큼은 반드시 내 손으로 죽여 버릴 테니까.] 광기서린 표정으로 이를 바득 갈고. 헌데

멈칫! 국자를 젓던 야차서시의 손이 멈춰지고

야차서시; [생각지도 않은 물건들이 몰려왔네.] 핏발 선 눈으로 돌집 밖을 노려보고. 국자는 여전히 솥에 담근 채

야차서시; [아니, 필연적인 결말인 건가?] 마녀처럼 웃고

야차서시; [너희같은 극악스러운 짐승들이 내게 천마대종사의 보물을 선선히 나눠준 것 자체가 설득력이 없었으니까 말이야.] 누군가에게 말하고. 직후

<역시 사부를 제외하면 우릴 제대로 알아주는 건 야차서시 당신뿐이오,> 흐흐흐! 웃음소리가 들리더니

스슥! 슥! 돌집 앞에 나타나는 패륵 일행 패륵이 앞장 서고 그 뒤에 아극파, 당령, 침독이 서있는 모습. 아극파는 펼치지 않은 연환파천륜을 쥐고 있다. 씨디같이 보이는 둥근 원판을 들고 있는 모습이고. 당령은 백장육혼삭을 손에 말아 쥐고 있고. 침독은 흡혈창을 손에 들고 있다.

패륵; [그래서 도저히 살려둘 수가 없는 것이고...] 음산하게 웃고

야차서시;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살벌하게 웃고

야차서시; [네놈들의 설익은 재주로 날 죽일 수 있을 것같으냐?]

패륵;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부야. 아니 사부였었지.]

패륵; [하물며 겉만 번지르 할 뿐 속은 이미 삭을 대로 삭은 할망구 하나 죽이지 못할 것같아?] 비웃고

야차서시; [다른 놈은 몰라도 패륵 네놈은 날 죽이지 못한다.] 한숨 쉬고. 사실 패륵은 야차서시의 아들이다. 야차서시는 패륵이 자신의 아들임을 알고 있지만 패륵은 야차서시가 자신의 어머니라는 걸 모른다.

야차서시; [왜냐하면 날 죽이는 건 바로 네놈 자신을 죽이는 게 되기 때문이다.] 화악! 외치면서 솥 안의 내용물을 국자로 떠서 패륵 일행에게 확 뿌린다. 그러자

화악! 국자가 휘둘러지는 대로 솥 안의 내용물이 돌집 밖으로 날아나가는데 용의 형상을 하고 있다.

패륵; [이크!] + 아극파; [할망구가 발악을 하는구만.] + 당령; [기왕이면 곱게 죽어주지 않고 말이야!] + 침독; [숨을 멈춰라! 저 용은 독이 뭉쳐진 것일 게 분명하다!] 펑! 퍼펑! 야차서시가 내보낸 용을 막아내는 패륵 일행. 패륵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몸을 진동해서 용을 터트리고. 아극파, 당령, 침독은 장풍을 날리거나 무기를 휘둘러 용을 퉁겨낸다

크와아앙! 화아악! 패륵 일행의 반격에 터지고 흩어졌던 용이 다시 형태를 갖추면서 허공으로 치솟는다.

야차서시; [좋다 좋아.] [요즘 어린 것들은 욕심만큼 실력도 갖췄는지 내가 직접 확인해봐야겠다.] 돌집에서 걸어 나오는 야차서시.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 마녀같은 분위기인데 양손에는 무기를 들었다. 오른손에는 길고 가는 회초리 단맥편을 들었고 왼손에는 손바닥보다 좀 작은 구리 거울을 들고 있다. 구리 거울의 표면은 보름달같이 밝게 빛난다. 밝은데 빛은 뿜어내지 않는 모습. 이 구리 거울이 천마대종사의 칠대마병중 수혼경이다.

아극파; <저 할망구가 제대로 뿔이 났군!> + 당령; <조심해야겠어! 아차하면 저 세상으로 갈 수도 있으니...> + 침독; <우리들 중 한 둘은 죽이겠다는 각오를 한 것같군.> 아극파, 당령, 침독이 긴장하며 전음을 주고 받는다.

패륵; [천마대종사의 칠대마병중 할망구가 차지한 단맥편과 수혼경(受魂鏡)의 위력을 오늘 비로서 견식하게 되었군.] 웃으며 뒷걸음질치고

패륵; [너희들 셋이 먼저 상대해봐라.] [저 할망구가 과연 우내사천의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를....] 아극파와 당령 사이를 지나 뒤로 물러서며 웃고

아극파; <역시 우릴 앞세우는군!> + 당령; <개새끼!> + 침독; <어쩔 수 없지! 종노릇을 하겠다고 약속을 했으니...> 앞으로 나서는 아극파, 당령, 침독. 아극파도 손에 쥐고 있던 원반같은 파천 연환륜을 앞으로 길게 확장시킨다.

야차서시; [패륵의 졸개 노릇이나 하고...] 비웃고

야차서시; [부끄러움을 알면 아랫도리에 달고 있는 거나 떼어버려라 이놈들아!] 단맥편을 휘두르며 앞으로 쇄도한다. 크왕! 동시에 거대한 용도 아극파와 당령과 침독을 덮쳐간다

아극파; <온다!> + 당령; <일단 저 항망구, 죽이고 보자!> + 침독; <잔 머리 굴려서 남에게 폐는 끼치지 말자!> 각자의 무기를 휘둘러서 야차서시의 공격을 맞받아치는 세년놈

번쩍! 꽝! 삼대일의 격돌. 경렬한 폭음과 진동이 일어난다.

 

#261>

휘익! 깊은 산중을 날아가는 이군악. 초췌하다. 얼굴에는 운 자국이 남아있고. 수염도 덮수룩. 허리춤에는 파번뇌탁을 차고 있다.

그런 이군악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혈나한; [정신이 드는 대로 여산(廬山)에 가보거라.] [사부가 세상에 남긴 미련과 죄가 열매를 맺게 해선 안되니...] 밤에 이군악이 아나타와 동침한 방을 찾아와 말하고는 돌아서던 모습

 

이군악; (이곳 여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게 분명하다.)

이군악; (사부님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근심하셨던 일이라면 보통 일이 아닐 텐데...)

이군악; (마음도 추스릴 겸 즉시 벽력당을 떠나 닷새를 쉬지 않고 달려오긴 했다.)

이군악; (하지만 이 넓은 여산의 어디에서 사부님을 근심하게 한 일의 대상을 찾을 수 있을지 막막하구나.) 생각할

꽝! 멀리서 천둥치는 듯한 폭음이 들리고

이군악; (찾았다!) 눈 부릅뜨고

꽝! 꽈과광! 지지지! 멀리 몇 개의 산 너머에서 폭음과 함께 벼락이 하늘로 치솟고 있다

이군악; (저기다!) 쐐액! 그쪽으로 날아가고

이군악; (저곳에서 엄청난 고수들이 격돌하고 있다.) 날아가는 이군악의 뒷모습. 그 앞쪽 산 너머에서는 연신 폭음과 진동이 일어나고 벼락이 하늘고 치솟는다

 

#262>

야차서시와 패륵 일행이 싸우는 곳. 꽈광! 드드드! 지지직! 폭음과 진동, 벼락이 난무한다. 아극파, 당령, 침독이 야차서시를 상대하고 있지만 삼대일임에도 야차서시를 압도하지 못한다. 야차서시의 머리 위에서는 독이 뭉쳐 이루어진 용의 형상이 아극파등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고. 패륵은 다른 년놈들 뒤에 서서 보고 있다

꽈창! 침독이 내지르는 흡혈창에서 벼락이 일어나 야차서시를 찔러가지만

번쩍! 야차서시가 왼손에 든 구리 거울을 쳐들자

빠지직! 슈악! 흡혈창에서 일어난 벼락은 그대로 거울로 스며들고

당령; [또!] 눈 치뜨고. 리듬 체조하는 것처럼 백장육혼삭으로 허공에 돌돌 원형을 만들면서

아극파; (수혼경이 어떤 힘이든 빨아들이고 무력화시킨다는 소문이 사실이었군.) 눈 부릅. 그때

야차서시; [크아!] 쩍! 마녀처럼 외치며 단맥편을 내지르고. 단맥편은 아주 길게 늘어난다

침독; [!] 흡혈창을 찌른 자세로 눈 부릅. 이미 바로 얼굴 앞으로 날아들고 있는 뾰족한 섬광

침독; [큭!] 몸이 고무처럼 이지러지며 돌아가고. 간발의 차이로 뺨을 스치는 단맥편

팟! 몸을 휘돌리며 멈춰서는 침독. 뺨에 길게 상처가 나서 피가 나고 있고

침독; (상처 부위가 마비된다.) 파팟! 얼굴의 상처 주변을 손가락으로 찍고

당령; (단맥편 끝에 독이 묻어있구나.) 곁눈질로 그걸 보고

아극파; [젠장! 그만 좀 뒈져주면 안돼 할망구?] 가가강! 손을 젓자 길게 늘어난 파천연환륜의 앞쪽 몇 개가 떨어져서 원반처럼 야차서시에게 날아들고. 하지만

쩡! 다시 야차서시의 왼손에 들린 구리거울이 빛을 발하면서

스륵! 텅! 힘을 잃고 떨어지는 원반들

아극파; (같은 칠대마병중 파천연환륜까지 무력화시키다니....) 파천연환륜을 휘두르는 자세로 눈 부릅. 그때

야차서시; [네놈도 피를 좀 봐라!] 쩡! 단맥편을 휘두르고. 채찍처럼 휘어져서 아극파에게 날아가는 섬광

아극파; [큭!] 가가강! 나머지 파천연환륜을 휘둘러 막고

꽝! 파천연환륜과 야차서시가 단맥편으로 휘둘러낸 섬광이 충돌하며 강력한 폭발과 진동이 일어난다

콰드드! 버틴 두발로 지면을 가르며 뒤로 밀려나는 아극파

침독; (다른 건 몰라도 내공으로는 우리 누구도 저 할망구의 적수가 못된다.) 피가 흐르는 뺨을 누른 채 찡그리고. 그때

당령; [그럼 이건 어때?] 화악! 허공에 대고 백장육혼삭을 휘두르고. 리듬체조의 리본을 원형으로 돌리듯. 그러자

화악! 백장육혼삭이 아주 길게 늘어나 여러개의 거대한 고리를 만들면서 허공으로부터 고깔을 씌우듯 야차서시를 덮어온다.

야차서시; [!] 흠칫! 하며 올려다보지만

화악! 가가가강! 이미 거대한 고깔 형태로 돌아가는 백장육혼삭이 야차서시를 덮어씌워서 피할 수가 없다. 고깔의 아랫부분은 직경이 10미터가 넘으며 위로 올라갈수록 좁아진다

아극파; [잘 한다!] 비틀거리던 몸을 세우며 외치고

침독; (백장육혼삭에 저런 비법도 숨겨져 있었군.) 눈 번뜩. 그때

화악! 허공에서 야차서시를 고깔처럼 덮어씌운 띠가 그대로 좁혀지면서 야차서시의 몸을 조인다

아극파; [잡았다!]

당령; [호호호! 여기까지야 할망구!] 팽! 야차서시의 몸을 조인 백장육혼삭을 두 손으로 확 잡아당기며 웃고. 하지만

패륵; [그년 참...] 피식 웃고. 직후

슈욱! 띠에 조여지던 야차서시의 몸이 갑자기 가늘게 변하면서 위로 쑥 빠져나간다.

당령; [어멋!] 팽! 다급히 띠를 당기며 기겁하고

아극파; [헉!] 역시 놀라고

침독; (역시...) 눈 번뜩일 때

펑! 백장육혼삭이 완전히 조여지면서 서로 부딪히며 요란한 소리를 내고. 야차서시는 그 위로 훌쩍 뛰어오르고 있다. 연기처럼 빠져나가면서

당령; [천마칠절기중의 혼연미리보(混煙迷離步)로구나!] 팟! 기겁하며 뒤로 휙 날아가 피하려 하지만

야차서시; [그렇다 이년아!] 쩍! 이미 당령에게 육박해서 단맥편으로 당령의 목을 찔러오는 야차서시

당령; [안... 안돼!] 사력을 다해 몸을 뒤로 젖혀 피하려 하지만 이미 단맥편은 당령의 목에 닿으려 하고

당령; (죽었다!) 절망 눈 치 뜰 때

쾅! 옆에서 나타나 옆차기로 다리를 쭉 뻗어 당령의 옆구리를 강하게 차는 패륵. 팔짱을 낀 채

당령; [악!] 펑! 옆구리에 강한 충격을 받고 옆으로 날아가며 비명 지르고. 그 바람에 단맥편은 아슬아슬하게 당령의 목 옆을 스치면서 머리카락(정확히는 가발)을 자르며 지나간다

야차서시; [!] 쩍! 놀라면서도 단맥편을 옆으로 그어서 패륵의 목을 베어가는 야차서시. 하지만

패륵; [이크!] 슈우! 장난스럽게 웃으며 몸이 뼈가 없는 것처럼 뒤로 홱 젖혀져서 단맥편을 얼굴 위로 스쳐 보내고. 콰당탕! 옆구리가 걷어차인 당령은 멀찍이 나뒹굴고 있고

야차서시; (연혼미리보?) 쩡! 경악하면서도 몸이 돌아가는 대로 왼손에 든 구리 거울로 패륵에게 강한 빛을 쏘아낸다. 하지만

패륵; [그런 건 내겐 안 통해!] 번쩍! 몸이 뒤로 젖혀진 상태에서 손을 쳐드는데 손바닥이 구리거울에서 비치는 것같은 섬광을 뿜어낸다

꽝! 서로의 빛이 충돌하며 강력한 폭발과 진동을 일으킨다

[헉!] [악!] [...] 드드드! 뒤흔들리는 진동과 강한 충격파에 비틀거리는 아극파, 당령, 침독. 당령은 옆구리를 감싸쥐며 일어나려는 자세

드드드! 진동이 갈아앉고

먼지가 흩어지면서 드러나는 장면. 패륵은 3미터쯤 밀려나며 바닥에 두발로 고랑을 팠고. 그 앞쪽에서는 야차서시가 비틀거리며 물러서고 있다. 서로 왼손과 오른손을 내민 자세로

아극파; (패륵 저놈...)

당령; (내공도 야차서시에 못지 않잖아!) 옆구리를 쥔 채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침독; (야차서시가 구사한 혼연미리보뿐 아니라 수혼경의 힘도 그대로 흉내를 내고...) (정말 말도 안되는 괴물이다.) 굳어지고. 식은땀을 좀 흘리고

패륵; [수고들 했다.] 콰득! 바닥에 박혔던 발을 빼며 다른 년놈들 돌아보고

패륵; [너희들이 *뺑이를 쳐준 덕분에 저 할망구의 밑천을 확실하게 알아냈다.] 웃고

당령; [그새 저 할망구의 무공을 간파한 걸 믿으라는 거야?] 믿기지 않고

패륵; [못 믿을 건 또 뭐냐?]

패륵; [원래 무공이란 게 인간이 만든 거라 그 이치는 다 거기서 거기다.]

패륵; [기본적인 틀에 약간만 변형을 줘도 전혀 다른 무공인 것처럼 보이는 법이다.] 야차서시에게 걸어가며 말하고

야차서시; [정말 그럴 수 있는지 보자.] 쩍! 단맥편을 강하게 찔러낸다. 하지만

패륵; [사람이 말을 하면 좀 믿어봐 이 할망구야.] 징! 쳐든 오른손으로 빛을 내며 비웃고. 그러자

스륵! 아주 빠르게 날아들던 단맥편의 끝이 갑자기 힘을 잃고 흐늘거리고

야차서시; [수혼경?] 눈 부릅

당열; (맙소사! 수혼경의 이치를 무공으로 똑같이 구현해냈어!) 아극파, 침독등과 함께 경악할 때

패륵; [믿는 자에게 복이 온다고 서양의 어떤 애송이가 말한 적도 있어.] 펑! 왼손으로 광선포같이 밝은 빛의 강력한 장풍을 날리고

징! 급히 왼손의 구리거울을 들어서 막는 야차서시

쩡! 패륵이 날린 광선포같은 빛의 기둥이 그대로 야차서시의 구리거울로 빨려 들어간다

침독; (패륵도 수혼경의 힘은 어쩌지 못하는 건가?) 생각할 때

패륵; [빨아들이면 어떻게든 토해내기도 하겠지?] 확! 내밀었던 왼손을 뒤로 홱 잡아당긴다. 무언가를 움켜쥐는 자세로. 그러자

비틀! 패륵이 손을 당기는 대로 구리 거울이 확 딸려가 경악하면서 끌려가는 야차서시. 자세가 무너지고. 그러자

패륵; [여기까지!] 쾅! 발을 길게 뻗어서 야차서시의 배를 걷어찬다. 아주 빠르고 강하다. 야차서시도 끌려오던 자세라 피하지 못하고 명치 부분이 패륵의 발에 채인다. 몸이 꺽어지고

당령; [아!]

아극파; [그렇지!]

침독; [!]

쾅! 옆차기로 발을 뻗은 패륵. 그 앞에서 30미터쯤 날아가 절벽과 등이 충돌하는 야차서시. 야차서시의 등에 부딛힌 절벽이 방사상으로 부서지며 움푹 들어가고. 아주 높이 부딛힌 건 아니고 지면에서 한 2미터 정도쯤. 그 상황에서도 양손에 든 단맥편과 수혼경은 놓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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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

어느 도시. 새벽. 대부분의 건물 불이 꺼져 있지만

어떤 기루.

기루의 웅장한 건물에서 불빛이 흘러나오고 있고

기루의 건물 안에는 패륵. 침독, 아극파가 술을 마시고 있다. 당령은 보이지 않는데 방안에는 거의 벗은 여자들이 술에 취해 야한 모습으로 이리저리 쓰러져 자고 있다

아극파; [냉막을 정말 칠 생각인가?] 패륵과 마주 앉아 술을 마시면서

패륵; [내 소집령에 응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그놈은 죽을 죄를 지은 거야.]

아극파; [재고의 여지는 없는 건가?]

패륵; [너 왜 그렇게 냉막의 역성을 드는 거냐?] 눈 흘기고

패륵; [혹시 너 암중에서 냉막과 손을 잡고 무슨 짓을 꾸미고 있는 거 아니냐?]

아극파; [뭐 나중에 결국 알게 될 일이니 지금 말해주지.] 끄덕

아극파; [사실 난 냉막과 손을 잡고 침독을 칠 생각이었다.] 힐끔 침독을 보고

아극파; [내가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해도 관부와 황실의 군사력을 장악한 침독과 정면 대결을 벌일 경우 승패는 자명했으니까 말이다.]

침독은 말없이 술만 마시고

패륵; [일 리가 있군.] 끄덕

패륵; [돈으로 끌어 모은 인간들 따위로는 백만명이 넘는 명나라의 군대와 맞서서 승산은 없지.] 끄덕이며 술 마시고

아극파; [냉막이 짐승들, 특히 늑대들을 잘 다루는 것으로 유명한 창랑곡 출신이라는 건 알고 있을 것이다.]

패륵; [창랑곡의 늑대들은 어지간한 무림고수들보다 났지.] 끄덕

아극파; [냉막은 천마대종가사 남긴 칠대마병중 식혼마적(植魂魔笛)과 철마칠절기중 섭백마안공(攝魄魔眼功)을 차지했었다.]

아극파; [자기의 혼백을 다른 생명체에 이식할 수 있는 식혼마적과 눈빛으로 다른 생명체를 부릴 수 있는 섭백마안공으로 냉막이 무얼 했을 것같으냐?]

패륵; [창랑곡의 늑대들을 조련해왔겠군!] 눈 번뜩이며 끄덕이고

아극파; [냉막이 창랑곡에 처박혀 코빼기도 안비치고 있는 게 어느덧 십오년이다.] [그동안 냉막은 창랑곡의 늑대들을 괴물로 변모시켰다.]

패륵; [괴물이라...]

아극파; [창랑곡의 늑대들은 늑대 주제에 무공을 쓸 줄 안다.]

패륵; [냉막, 그 새끼는 식혼마적과 섭백마안공을 이용해서 늑대들에게 자신의 무공을 이식했겠군.] 눈 번뜩이고.

침독도 술 마시다가 찡그리고

아극파; [창랑곡에는 천여마리의 늑대들이 있고 한 마리 한 마리가 무림의 일류고수에 필적한다.]

패륵; [그것도 냉막의 지휘에 일체 의심을 품지 않고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아극파; [만일 창랑곡의 그 괴물들이 무림에 쏟아져 나오면 어떻게 될 것같으냐?]

침독; [무림의 어떤 세력도 맞서지 못하겠군.] 처음으로 입을 열고

아극파; [바로 그 괴물들의 힘을 빌리기 위해 난 냉막과 합작을 했던 것이다.] 끄덕이고

패륵; [냉막의 보복이 겁나서 그 새끼를 두둔해온 거 아니냐?] 웃고

아극파; [냉막의 보복이 겁나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일 테고...]

아극파; [냉막을 포용하라고 권하는 건 사부나 사존을 상대할 때 냉막의 늑대군단이 요긴하게 쓰일 것이기 때문이다.]

찡그리는 패륵

아극파; [우리가 야차서시와 사존을 제거하는데 성공한다 해도 곧 사부에게 종적이 탄로나 따라잡힐 가능성이 크다.]

아극파; [우릴 따라잡은 사부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냉막을 다시 받아들이는 건 반드시 필요하다.]

아극파; [그러니 너무 감정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냉막을 용서해라.]

패륵; [걱정도 팔자로군.] 피식 웃고

패륵; [냉막의 도움이 없더라도 사부를 꺼꾸러트릴만한 계책이 내게 있으니 쓸데없는 걱정 말고....] + [!] 말 하다가 갑자기 눈 부릅 뜨고

흠칫! 하는 아극파와 침독

부르르! 패륵의 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떨리고 손에 든 술잔도 마구 흔들려서 술이 이리저리로 튄다.

아극파; (저 악머구리가 왜 갑자기....)

침독; (무슨 일인가 벌어졌다.) 눈 번뜩일 때

패륵; [흐흐흐! 이런... 이런...] 이를 갈면서 웃고. 우우웅! 그런 패륵의 몸이 마구 진동하고. 그런 패륵의 뇌리로 별똥별이 멀리 서쪽으로 흐르는 게 떠오르고

아극파; [헉! 패륵 너 설마...] 기겁하며 벌떡 일어나고

침독; [뭐 하는 짓이냐 패륵?] [천마대종사의 진멸폭장기(振滅爆張炁)로 우릴 죽일 생각이냐?] 팟! 뒤로 뛰어 오르며 눈 부릅뜨고

패륵; [잘 죽었소 사부!] 술잔을 들며 웃고. 미친 놈처럼

패륵; [이건 제자가 바치는 제물이니 부디 흠향(歆饗)하시오!] 번쩍! 미친 놈처럼 웃어대는 패륵의 몸에서 강한 빛이 터져 나오고

 

기루를 밖에서 본 모습

꽝! 기루 안쪽에서 강한 폭발이 일어나 건물이 사방으로 터져나간다. 으스러진 기녀들의 시체도 터져 나오고

부악! 마치 핵폭탄이 터진 것처럼 그 밝은 빛과 폭발은 주변으로 확 퍼져가서 주변의 기루 건물들을 박살낸다

다른 기루 건물에서 잠자던 알몸의 여자와 사내들도 그 빛에 휩싸이며 날아가고.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죽는다.

 

기루의 어느 건물.

방안에는 넓은 침대가 있는데. 여러 명의 사내들이 알몸인 채 침대와 바닥에 지친 모습으로 널부러져 있다. 침대에는 역시 알몸의 사내들이 잠들어 있고. 그자들 사이에 잠옷 차림인 당령이 자고 있다.

[!] 무언가 느끼고 갑자기 눈 부릅뜨는 당령

화악! 직후 강한 빛이 건물의 한쪽 벽을 박살내며 밀려든다

당령; [패륵!] 팟! 기겁하며 튀어올라 피하려 하고

꽝! 백색의 섬광에 휩쓸린 알몸의 사내들 몸뚱이가 터지고 찢겨 날아간다. 역시 비명도 못 지르고

 

[아악!] [살... 살려줘요.] [히익!] [피... 피해라!] [뭔가 터졌다!] 기루 밖으로 도망치는 거의 알몸인 기녀들과 역시 자다가 뛰쳐나온 한량들. 그들 뒤로 기루의 건물들이 마구 뒤흔들리고 있고. 지진이 난 듯 지면이 흔들린다.

쿵! 드러나는 장면. 기루 중앙에 직경 수십미터의 폐허가 있다. 그 직경 안에 있던 건물들 다 박살나고. 잔해들 사이로 기녀들과 손님들의 시체가 널려있다. 폐허 외곽의 건물들은 기울고 지붕이 날아갔지만 무너지지는 않고. 쿠오오! 직경 수십미터 폐허의 중앙은 먼지가 휘날리고 있어 자세한 상황은 안보인다.

무너지지 않는 건물 지붕 위에 서이서 폐허를 보는 아극파와 침독

아극파; (진멸폭장기는 천마대종사가 남긴 일곱가지 마공 천마질절기 중에서 그리 뛰어난 위력을 지닌 건 아니었다.) 먼지와 돌풍에 휩싸인 폐허 중앙을 보고

아극파; (헌데 패륵이 놈은 진멸폭장기를 원래보다 세배 이상 위력을 발휘하도록 개조했다.) 침 꺽 삼키고

아극파; (신무곡에 십년 넘게 갇혀있는 동안 연구와 개선을 거듭해서 진멸폭장기의 위력을 저토록 가공하게 고친 것이다.)

아극파; (패륵이 이미 사부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침 꿀꺽

[....] 침독도 뭔가 심각한 표정으로 생각하고. 그때

당령; [뭐야 이 난리는?] 휘익! 미친 년같은 모습으로 지붕 위로 날아 내리는 당령. 머리는 산발. 옷이라고 걸친 짧은 잠옷도 찢어져서 젖가슴이 털렁

당령; [무공의 특징을 봐선 방금 전에 구사된 건 패륵이 얻은 진멸폭장기였던 것같은데...] [이 난리를 야기한 게 패륵, 그 인간이었어?]

아극파; [직접 확인해봐라.] 고개 짓으로 폭심의 중앙을 가리키고. 당령은 흠칫! 하며 고개 들어서 그곳을 보고

쿠오오! 휘몰아치던 먼지도 갈아앉고 폐허의 중앙이 드러나는데

쿵! 여전히 원래 같은 모습으로 앉아 술을 마시고 있는 패륵. 패륵 앞의 술상도 멀쩡. 하지만 주변의 모습 것이 박살나 날아갔고 폐허 외곽에는 기녀와 손님들의 박살 난 시체도 널려있다

당령; [맙소사!] 놀라고

당령; [이... 이 엄청난 폭발을 패륵이 일으킨 거야?] 흥분과 두려움

아극파; (역시 무공으로 자 괴물을 죽이는 건 불가능하겠구나.)

아극파; (무슨 수를 써서라도 패륵을 창랑곡으로 유인해가야만 한다.)

아극파; (일단 창랑곡으로 끌고 들어가기만 하면 냉막이 뒷마무리를 확실하게 지어줄 테니...) 웃는 아극파의 얼굴 크로즈 업

 

#254>

역시 밤. 깊은 산중. 바위산. 하늘에는 달

<-창랑곡(蒼狼谷)> 거대한 절벽. <蒼狼谷>이라는 글이 세로로 적혀있다. 글자 하나가 사람보다 크고.

절벽 아래 그늘에 수없이 웅크리고 있는 덩어리들. 눈빛도 번뜩인다. 늑대들이다. 자고 있는 놈들도 있지만 눈을 번뜩이는 놈들도 있고

절벽 위에 앉아서 하늘을 보고 있는 황소만한 늑대. 창랑곡 늑대들의 우두머리인 낭왕

반짝! 반짝! 하늘 한쪽에서 별이 깜빡이고 있고

우우우우! 그 별을 올려다보며 울어대는 낭왕. 그러자

우우우! 우오오! 절벽 아래에서 잠들고 있었던 수많은 늑대들도 고개를 쳐들고 울어댄다

 

절벽 아래의 깊은 계곡.

그 계곡 끝의 동굴. 마치 늑대 아가리같은 분위기

동굴 깊은 곳. 여러 개의 통로가 나있는 원형의 넓직한 지하광장인데 벽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횃불이 걸려있고. 불빛이 비치는 가운데 냉막이 일을 하고 있다. 동굴 바닥에 평평한 돌을 까는 모습이다. 냉막의 허리춤에는 쇠로 만든 피리가 하나 끼워져 있다.

광장 바닥을 절반쯤 덮고 있는 넓적한 바위들은 마치 타일처럼 정확히 아귀가 들어맞는다. 광장 바닥을 일정한 두께로 잘라냈다가 다시 조립하고 있는 중인데. 그 바위들 아래쪽에는 나무 상자들이 죽 늘어져 있는 게 보인다. 상자들은 서로 도화선으로 연결되어 있고

광장 한쪽에 쌓여있는 넓적한 바위들을 들어다가 상자들 위로 조심스럽게 내려놓는 작업을 하고 있는 냉막

냉막; (준비는 끝났다.) 넓적한 바위를 조심스럽게 상자들 위로 내려놓고

냉막; (벽력당에서 옮겨온 막대한 양의 폭약을 모두 창랑곡 지하에 매설했다.) 다른 바위들과 아귀를 맞추고. 정확히 들어 맞는다

냉막; (일단 폭약이 터지면 그 누구도 살아서 창랑곡을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다.)

냉막; (나 냉막을 포함해서 패륜의 다섯 짐승들은 영원히 창랑곡에 묻혀버리는 것이 옳다. 세상을 위해서라도...) 생각할 때

우우우! 낭왕의 울음소리가 동굴 밖에서 들리고. 흠칫! 하는 냉막

냉막; (낭왕의 울음소리가 심상치 않다.) 지하 광장 입구를 보며 돌아서고

냉막; (깊은 슬픔과 애도가 실려 있다. 무슨 일인가 벌어지려는 게 분명하다.) 서둘러 지하광장에서 나가고

 

[!] 동굴 밖으로 나서던 냉막의 눈이 부릅떠지고

쐐애액! 절벽 사이로 좁게 보이는 밤 하늘. 그 밤하늘을 가르며 긴 별똥별이 떨어지고 있다.

냉막; [저... 저...] 올려다 보며 사색이 되어 벌벌 떨고. 그때

슈우! 멀리로 사라지는 별똥별

털썩!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는 냉막

냉막; (사부님...) 주르르! 눈물이 흐르고

냉막; (죄 많은 제자를 두고 그냥 가시면 어찌 합니까?) 울면서 무릎을 꿇고

냉막; (부디.... 부디 극락왕생 하시기 바랍니다. 제자도 곧 사부님의 뒤를 따라가 사죄드릴 테니...)

<패륵, 아극파, 침독, 당령... 나 냉막이 기다리고 있으니 어서 오너라. 우리 다 함께 죽어서 사부님께 죄를 빌러가자!> 울면서 별똥별이 떨어진 쪽으로 절하는 냉막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255>

<-흑수련> 흑수련 총단의 모습. 아침이지만 우중충한 날씨

이장진; [사존을 추적하던 황(荒)자급 비용으로부터 연락이 도착했습니다.] 집무실에서 파면살주에게 보고하는 이장진. 파면살주는 서류를 검토하고 있고

파면살주; [추적조 조장인 지(地)자급 능막(菱幕)이 아니라 황자급인 비용이 연락을 해왔다면....] 서류를 보며

이장진; [조원들이 사존의 번뇌인에 몰살당하고 비용 자신만 살아남았다고 합니다.]

파면살주; [능막이 욕심을 내서 사존에게 지나치게 가까이 접근했군.]

이장진; [비용의 보고에 따르면 사존은 벽력당쪽으로 가고 있다고 합니다.]

이장진; [아마도 이군악이 벽력당에 있는 걸 안 모양인데... 어찌 할지요?]

파면살주; [사존의 행적을 추적하라고 한 것은 침독이니 침독에게 알려라.]

파면살주; [침독에게는 사존을 상대할 계책이 마련되어 있을 것이다.]

이장진; [즉시 침독에게 전서구를 날리도록 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이장진; (그럴 필요는 없을 것같긴 하지만...) 돌아서서 입구쪽으로 가는 이장진

이장진; (혹시 모르니 벽력당으로도 전서구를 날려 보내야겠다. 사존이 가고 있으니 조심하라고...) 문을 열고

파면살주; (얼마 남지 않았다.) 서류 살피며 생각하고. 그 배경으로 이장진은 문을 열고 나가고 있고

파면살주; (사존과 격돌하면 다섯 짐승들도 필연적으로 타격을 입게 될 테고....) 문 밖으로 나가 문을 닫는 이장진을 배경으로 파면살주의 생각

파면살주; (그럼 그 짐승들에게 학살당한 우리 무림맹 원혼들을 위해 복수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길 것이다.)

<다섯 짐승... 그중에서도 특히 독사같은 침독을 죽일 수만 있다면 어떤 희생이라도 감당할 수 있다!> <그저 천지신명이 나 이무옥(李茂鈺)에게 복수의 기회를 주시길 바랄 뿐이다.> 집무실에 혼자 남은 파면살주의 생각

 

#256>

역시 아침. 어느 도시. 이쪽은 날씨가 좋다.

그 도시의 어떤 객잔.

객잔의 독채. 방안에서 잠옷 차림으로 밥을 먹고 있는 독불군. 탁자가 아니라 보옹 옆에 무릎 꿇고 시중드는 환요. 환요의 얼굴은 들창코인 상태. 옷은 제대로 입었다.

생선의 뼈를 발라서 독불군 앞의 그릇에 옮겨놓는 환요

독불군; (나를 대하는 저 계집의 태도는 가식이 아니다.) 밥 먹으면서 환요를 보고

독불군; (마음 씀씀이도 그렇고... 몸매도 기가 막히고...) 환요의 조신한 모습

독불군; (얼굴만 좀 받혀줬으면 평생 데리고 살만 한데...) 술잔을 들고

독불군; (적당히 데리고 놀다가 다른 놈에게 줘야겠지. 지나치게 매달리는 것도 골치 아프니...) 술잔을 입에 가져가며 생각할 때

<소주! 주군께서 급전을 보내셨습니다.> 누군가의 음성이 문 밖에서 들리고. 흠칫! 하는 독불군. 환요도 조금 놀라고

독불군; [보고해.]

<예!> 덜컥! 대답과 함께 문이 열리고

무사1; [주군께서 패륵의 눈을 피해 전언(傳言)을 남기셨는데...] 무사 한 놈이 문 밖에 무릎을 꿇고 말하다가 입을 다문다. 한손으로 문을 연 자세

방안의 모습. 독불군이 문 정면에 앉아있고 환요가 그 옆에서 생선살을 바르다가 돌아본다

독불군; [말해도 괜잖아! 믿을만한 계집이니까.] 술 마시며 말하고

무사1; [하오면...] 고개 숙이고

무사1; [주군께서는 현재 패륵, 아극파, 당령들과 함께 여산으로 향하시는 중인데...] [소주께서 먼저 창랑곡으로 가셔서 내실을 살펴보라는 분부가 계셨습니다.]

환요; (창랑곡!) 흠칫!

독불군; [창랑곡의 내실이라...] 그런 환요를 곁눈질하며

무사1; [창랑곡의 곡주 냉막은 오래전부터 아극파와 내통을 해왔다고 합니다.]

독불군; [사부.... 아니 아극파가 냉막과 손을 잡고 창랑곡에서 무언가 수작을 부리고 있을 가능성이 있군.] 눈 번뜩이고

무사1; [주군께서는 소주께서 창랑곡을 정탐해보시되 너무 무리는 하지 말라는 분부를 덧붙이셨습니다.]

독불군; [그렇게 하지.] 끄덕이고

독불군; [내가 먼저 창랑곡에 가서 냉막의 꿍꿍이를 파악해볼 테니 너무 걱정은 마시라고 전해라.]

무사1; [존명!] 포권하고

휘익! 날아올라 사라진다.

환요; [창.... 창랑곡에 가시려구요?] 겁에 질린 표정

독불군; [창랑곡을 아느냐?]

환요; [창랑곡이 늑대들의 소굴이고...] [그곳의 늑대들이 주로 사람을 먹이로 삼는다는 소문을 들었어요.]

독불군; [아주 근거 없는 얘기도 아니지.] 웃고

환요; [그렇게 위험한 곳인데.... 꼭 가셔야만 하는지요?] 겁에 질려서

독불군; [겁나면 넌 따라오지 마라.]

환요; [아니... 아니에요.] 기겁하고

환요; [공자님께서 가신다면 창랑곡이 아니라 지옥이라도 따라갈게요.] [그러니 제발 절 두고 가지는 마세요.] 올려다보며 애원. 눈물 글썽이며

독불군; [그년 참...] 술잔을 내려놓고

독불군; [걱정마라. 네년이 먼저 내 곁을 떠나기 전에는 버리지 않을 테니....] 환요를 끌어안고. 이어

환요의 입술을 자신의 입술을 덮는다

독불군; (물론 네년이 견디지 못하고 먼저 떨어져 나가게 만들어주겠지만...) 환요의 몸을 더듬으며 키스하고. 환요는 눈을 감은 채 키스 당하는데

환요; (오냐 지금은 마음껏 날 농락해라.) 키스 당하며 생각하고

<머잖아 차라리 죽여 달라고 내게 애원하게 될 테니까!> 두 년놈의 모습 배경으로 환요의 생각

 

#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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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

밤. 벽력당

모든 건물에 불이 꺼졌다.

당가연과 뇌진룡모자가 사는 건물에서 조금 떨어진 곳. 폐허 가운데에 멀쩡한 건물이 한 채 서있다. 헌데

지지지! 닫힌 창문을 통해서 방안에서 옅은 번개같은 게 치는 것이 보이고

불 꺼진 어둑한 방안. 침대에 잠옷 차림으로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는 이군악, 헌데

지지지! 이군악의 몸이 자잘한 벼락에 휘감겨 있다.

지잉! 지잉! 왼손 중지에 끼워져 있는 뇌신건도 진동하며 빛을 발하고

이군악; (벽력진결을 운용하면 뇌신건이 감응을 한다.)

이군악; (어쩌면 뇌왕연 바닥에 벽력진결을 새겨놓은 인물이 천마대종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군악; (벽력진결을 제대로 운용하기만 하면 뇌신건으로 끌어내리는 벼락도 조종할 수 있을 것같다.)

이군악; (어쩌면 내가 벽력진결을 얻은 것도 우연이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하다가

움찔! 이군악의 귀가 움직이고

자박 자박! 발자국 소리가 들리고

이군악; (여자의 조심스러운 발자국소리...) 꿀꺽! 눈 감은 채 침 삼키고.

이군악; (어떤 여자가 내 방으로 다가온다.) 급히 침대에 눕고

이군악; (누구일지 짐작이 가긴 하는데... 난감하게 되었구나.) 눈 감고 자는 척 하고

덜컥! 문이 조심스럽게 열리고.

이어 어떤 여자가 잠옷 차림으로 들어온다.

이군악; (역시...) 눈 감은 채 여자가 누군지 알아차리고

문을 닫으며 침대를 보는 여자의 실루엣. 눈만 반짝인다. 아나타지만 아직 얼굴을 확실하게 보여주지는 말고

이군악; (어떻게 해야하나? 지금이라도 깬 척해서 내보내야 하는 거 아닐까?) 갈등할 때

슥! 침대로 올라오는 잠옷 차림의 여자

이군악; [소저 이건...] 눈을 뜨며 말하려는데

아나타; [부탁드려요.] 이군악의 품에 안기며 눕는다. 아나타임을 보여주고

아나타; [오늘 밤만... 오늘 밤만 공자님과 함께 잘 수 있게 해주세요.] 이군악의 품으로 파고 들며 애원하고.

이군악; [하지만 사실 나는...] 눈을 뜨며 말하다가 눈 부릅

이군악의 품에 안겨 눈을 감은 아나타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이군악; [소저! 설마 소녀환희밀법을 연마할 생각인 거요?] 깨닫고 눈 부릅 뜰 때

아나타; [만일 피붙이를 오백명 넘게 학살한 원수에게 복수할 수 있는 수단이 공자님 수중에 들어왔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이군악의 품에 안겨 눈물 흘리며 말하고. 여전히 눈을 감은 채로

이군악; [무슨 뜻인지는 알지만...] + 아나타; [아시면 되었어요.]

아나타; [다른 자들은 어찌 해도 좋지만 패륵만은 공자님 손으로 죽이지 마세요.] [그자는 기필코 제 손에 죽어야만 하니까요.] 주먹 꽉 쥐고

이군악; [복수는 내가 해줄 수 있으니 다시 한번 생각을...] 난감

아나타; [아니에요. 그건 제가 바라는 바가 아니에요.] 고개 들며 눈 뜨고. 고개 저으면서

아나타; [제 손으로 복수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도 없어요. 영원히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할 테니까요.] 이군악을 올라타는 자세로 엎드려서 이군악을 내려다 보고

이군악; (말릴 수도 설득할 수도 없구나.) 한숨 쉬고

아나타; [대신 공자님께 부탁이 있어요.]

이군악; [말씀해보시오. 내 목숨이라도 드릴 테니...] 자기도 모르게 아나타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올려다 보고

아나타; [두 가지인데... 혹시 제가 다시 벽력당으로 돌아오지 못한다면... 엄마와 진룡이를 저 대신 잘 보살펴 주세요.] 눈물 그렁 내려다 보고

이군악; [소저의 부탁이 아니더라도 자당과 진룡이는 내 피붙이인 듯 보살펴줄 생각이었소.]

아나타; [고마워요 공자님! 고마워요.] 이군악을 내려다보며 울고 웃고. 눈물이 줄줄

아나타; [귀신이 되어서라도 공자님 은혜 잊지 않을게요.]

이군악; (이 여자... 패륵과 함께 죽을 각오를 했구나.) 감격

아나타; [공자님도 알고 계시지만.... 패륵에게 소녀환희밀법을 제대로 쓰려면 제 모든 걸 걸어야만 해요.] 눈물 소매로 닦으며 웃고

이군악; (혹시 두 번째 부탁이라는 게....) 깨닫고 눈 부릅 뜰 때

아나타; [하지만 원수에게 제 소중한 걸 주고 싶지는 않군요.] 얼굴 숙이고

이군악; [소... 소저!] 당황

아나타; [그래서 이렇게 하도록 허락해주시는 게 제 두 번째 부탁이니 거부하지 마세요.] 입술을 이군악의 입술에 댄다

이군악; (거부해야하는데....) 아나타에게 키스당하며 혼망가고

이군악; (아무리 나라고 해도 옥녀진액을 복용한 뇌소저를 거부할 능력은 없다.) 아나타의 허리를 휘어감는다

<설령 이 일로 인해 지옥에 떨어진다 해도 뇌소저의 소원은 들어주어야만 한다.> 열렬히 키스하는 두 사람의 모습.

 

#247>

새벽녘. 벽력당.

이군악과 아나타가 동침한 건물

방안. 침대에 잠들어 있는 이군악과 아나타. 반듯하게 누운 이군악. 그런 이군악에게 달라붙은 자세로 옆으로 누워 잠든 아나타.  헌데

슥! 누군가의 손이 이군악의 이마를 만진다

[...] 눈 감은 채 생각하는 이군악.

이군악; (환각인가?)

이군악; (내 이목을 숨기고 이렇게 은밀하게 접근하는 건 사존이라고 해도 거의 불가능한데...) (게다가...)

이군악; (내 이마를 쓰다듬는 이 손길에는 아무런 적의도 실려 있지 않다.)

이군악; (오히려 애틋한 정감이 느껴지는 손길인데...) 천천히 눈을 뜨고. 직후

[!] 눈 부릅 이군악

쿵! 침대 옆에 서서 왼손으로 이군악의 이마를 쓰다듬고 있는 혈나한.

이군악; (사... 사부님....) 숨이 턱 막혀서 꼼짝도 못하고

혈나한; [미안하구나 군악아.] [사부가 네게 지은 죄가 너무도 커서 차마 용서해달라는 말도 할 수가 없구나.] 애잔한 표정으로 웃고

이군악; (사부... 사부가 왜 이러시는 건가?) 굳어진 채 벌벌 떨고.

혈나한; [돌이켜 보면 실패의 연속이었던 삶이었다.] [아니, 그렇게 생각했다. 지금까지는...]

혈나한; [하지만 이제 다시 생각해보니... 널 만나고 잘 기른 것으로 사부는 그동안 쌓아놓았던 모든 업보에서 놓여나게 되었구나.]

혈나한; [정말 고맙다.] 슥! 그때까지 쓰다듬고 있던 손을 이군악의 이마에서 떼고

이군악; (사부... 사부가 떠나려고 하신다.) 꺽꺽! 입만 뻥긋 거리며 말은 못하는데

혈나한; [사부가 네게 줄 마지막 가르침은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이 한마디이니 화두(話頭)로 잡고 궁구(窮究)하면 이루는 바가 있을 것이다.]

이군악; (마지막 가르침이라니.... 어째서 그런 불길한 말씀을....) 꺽꺽 거리고

혈나한; [정신이 드는 대로 여산(廬山)에 가보거라.] [사부가 세상에 남긴 미련과 죄가 열매를 맺게 해선 안되니...] 돌아서며 말하고

이군악; (사부님... 가지... 가지 마십시오.) 몸이 움직이지 않아서 꺽꺽거리기만 하는데

<고맙다. 미안하고... 부디 행복하거라.> 스스스! 말을 배경으로 흐려지는 혈나한의 모습. 그 직후

이군악; [허억!] 팟! 비명 지르며 상체를 확 일으키는 이군악. + 아나타; [학!] 깜짝 놀라며 깨고

이군악; [사부님! 사부님!] 고개 두리번 울부짖고

아나타; [왜... 왜 그러세요 공자님?] 이불로 앞을 가리며 놀라 일어나 앉고

이군악; [으으....] 식은땀 흘리며 두리번. 하지만

방안에는 아무것도 없다.

아나타; [악몽이라도 꾸신 건가요?] 손으로 이군악의 이마의 땀을 닦아주며 묻고. 한손으로는 이불을 쥐어서 가슴을 가린 채

이군악; [놀라게 해서 미안하오.] 억지로 웃고

이군악; [꿈에 사부님을 뵈었소.]

아나타; [혈나한님이 공자님 꿈에 나오셨다구요?] 놀라고

이군악; [너무 생생해서 그분이 정말 날 찾아오신 줄....] + [!] 눈 부릅. 한쪽을 본다

아나타; [왜...] 돌아보다가 역시 눈 부릅

쿵! 침대 옆의 탁자 위에 올려져 있는 파번뇌탁

 

#249>

혈나한과 삼비검조가 머무는 암자. 역시 새벽녘이고. 모든 건물에 불이 꺼져있고

혈나한이 있는 건물. 혈나한이 누워있던 이불이 비어있고. 그 빈 이불 옆에 설지가 무릎 꿇고 옆으로 누운 자세로 잠이 들어있다. 두 팔에 얼굴을 묻은 채

눈가에 눈물 자국이 나있는 설지의 얼굴 크로즈 업. 문득

슥! 설지의 머리를 만지는 손

움찔! 하며 깨는 설지

혈나한; [자는데 깨워서 미안하구나.] 이불 위에 가부좌를 튼 채 앉아서 손으로 설지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

설지; [사... 사부님!] 눈 치뜨며 벌떡 일어나고. 혈나한은 설지의 머리에서 손을 거두고

설지; [정신이... 정신이 드셨군요.] 감격해서 울고

설지; [정말... 정말 다행이에요. 저는 혹시 사부님이 잘못 되시는 줄 알고...] 울다가 흠칫! 하는 설지

온화한 표정으로 웃으며 보고 있는 혈나한

설지; (사부님에게서 일체의 고통과 번뇌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다는 건....) 온몸이 덜덜 떨리고. 이어

설지; [사부님... 이러시면 안돼요 사부님!] 무릎 꿇고 눈물 줄줄

설지; [어리고 어리석은 저를 두고 가시면 안돼요.] 애절하게 울지만

혈나한; [설지 너의 심지(心地)는 환란과 번민을 겪으며 천주부동(天柱不動)의 경지에 접근하고 있다.] [덕분에 사부도 아무런 근심을 남기지 않고 해탈할 수 있게 되었구나.] 온화하게 웃고

설지; [그... 그렇지 않아요. 설지는 여전히 사부님의 가르침이 필요한 어린 아이일 뿐이에요.] 고개 도리도리

설지; [이런 절 두고 가시면 안돼요!] 울고

혈나한; [노납의 의발(衣鉢)은 이미 네게 모두 전해졌다.] 미소

혈나한; [마지막 근심도... 방금 전 군악이를 만나서 풀어냈으니 이제 노납이 세상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구나.] 우는 설지의 어깨를 다독이고

설지; [사부님...]

혈나한; [세번의 윤회를 거듭한 후, 봄볕 따뜻한 날 누런 바위 옆에서 우린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혈나한; [아무쪼록 그때까지 세상에서 누릴 수 있는 기쁨을 마음껏 향유하거라.] 하나 남은 손을 모아 가슴 앞에 세우며 눈을 감고

설지; [사... 사부님!] 고개 들며 부르지만

눈 감고 미소 지은 채 침묵하는 혈나한

설지; (열반.... 열반하셨다!) 눈에서 눈물이 줄줄

설지; [흐윽!] 혈나한의 시신 앞에 엎드리며 오열하고

<어째서... 어째서 소중한 사람들은 이토록 가볍게 내 곁은 떠난단 말인가? 내가 전생에 지은 업보가 얼마나 크기에...> 혈나한의 시신 앞에 엎드려 오열하는 설지의 모습 배경으로 설지의 생각 나레이션

 

건물 밖. 어둠 속에 건물을 등지고 서서 하늘을 보고 있는 삼비검조

휘익! 하늘에는 긴 별똥별이 서쪽으로 흐르고 있고

삼비검조; (무량수불!) 합장하며 한숨 짓고

삼비검조; (먼저 가 계시구려. 노도도 곧 도우의 뒤를 따라갈 테니...) 합장하는 삼비검조의 눈에서 눈물이 비치고

<우리들의 시대도 이렇게 저무는구나. 윤회와 인과율의 고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인간은 존재할 수 없으니...> 건물 밖에서 합장하고 있는 삼비검조의 모습 배경으로 삼비검조의 탄식 나레이션

 

#250>

다시 벽력당. 이군악과 아나타가 있는 건물

이군악; (파... 파번뇌탁... 파번뇌탁이 어떻게...) 덜덜 떨며 침대에서 내려 탁자로 간다. 바지만 입은 채

아나타; (저.... 저 쇠로 된 목탁...) 역시 놀라고

아나타; (분명 저녁까지만 해도 없었는데...) 이군악이 파번뇌탁을 집어드는 걸 보며 놀라고

이군악; (꿈.... 꿈이 아니었다.) 덜덜 떨며 두손으로 파번뇌탁을 집어들고

이군악; (사부님... 사부님이 정말로 날 찾아오셨었다.) 파번뇌탁을 살피고. 그러다가

이군악; (설... 설마...) 무언가 느끼고 눈 부릅 뜨고

이군악; [안... 안돼!] 쾅! 비명 지르며 벽과 문을 박살내며 뛰쳐나가고. + 아나타; [악!] 놀라고

드드드! 벽과 문이 박살 난 건물이 뒤흔들리고

아나타; (왜.... 왜 저러시지?) 당혹하면서도 침대에서 내려오고

휙! 파번뇌탁을 안고 집 밖으로 뛰쳐나온 이군악. 눈을 허공으로 향한 채

반짝! 반짝! 높은 하늘에 별 하나가 깜빡이고.

이군악; [안돼! 안됩니다 사부님!] 하늘의 별을 올려다 보고 울부짖고. 직후

휘익! 그 별이 긴 꼬리를 그으며 서쪽으로 떨어진다.

아나타; [공자님! 무슨 일인데...] 옷가지로 대충 몸 가리며 부서진 문으로 나오다가 흠칫

휘익! 서쪽 하늘로 떨어지고 있는 별이 아나타의 눈에도 보이고

아나타; (별... 별이 떨어진다!) 집 밖으로 완전히 나오며 놀라고

털썩! 무릎을 꿇는 이군악. 시선은 하늘로 향한 채. 직후

휘이익! 별이 서쪽으로 완전히 사라진다.

이군악; [사부님... 사부님...] 그걸 보며 오열하다가.

이군악; [으아아아아!] 파번뇌탁을 끌어안고 엎드리며 울부짖고

아나타; (방... 방금 진 그 별이 공자님의 사부님이라면...) 놀라 입을 가리고

아나타; (천하제일인이신 혈나한님께서 돌아가셨다.) 털썩! 아나타도 집 앞에 무릎을 꿇고

잠옷 차림으로 달려오던 당가연, 뇌진룡, 노파와 노인이 경악하고

[사부님!] 으아아아아! 바닥에 이마를 찧으며 울부짖는 이군악. 그 뒤쪽에 무릎 꿇은 채 손으로 입을 가리며 울고 있는 아나타.

<큰... 큰 변고가 일어났구나! 천하를 뒤흔들어버릴....> 놀라는 당가연과 뇌진룡. 그 배경으로 이군악의 울부짖음이 들리고

 

#251>

[!] 눈 부릅뜨는 사존. 벼락에 맞은 것같은 충격을 받고

사존; [으으으으!] 덜덜 떨고. 악 다문 이가 떨리고. 밤 하늘을 나는 까마귀 떼 위에 앉아있다. 까마귀들이 놀라 돌아보는데

휘익! 사존의 머리 위로 멀리 사라지는 별똥별 하나

사존; [안돼! 안돼!] [이건 아니야!] 고개 절레 절레 저으며 이를 악물고. 지지지! 사존의 몸에서 벼락이 일어나 까마귀들이 기겁하고

휘익! 멀리 사라지는 별똥별

사존; [이러는 게 어디 있어 이 빡빡머리야!] [널 능가하는 데 평생을 허비한 날 두고 먼저 가버리면 난 어쩌란 거냐?] 빠캉! 온몸에서 벼락이 확 터지고

펑! 화아악! 까악! 깍! 사존이 타고 가던 까마귀 떼들이 벼락에 맞아 불에 타며 떨어진다. 마치 비행기가 지대공 미사일에 맞은 것 같고

[으아아아!] 두 주먹 불끈 악을 쓰며 추락하는 사존. 그 주변으로 불 타는 까마귀 떼의 잔해가 수없이 떨어지고 있고. 살아난 까마귀떼들도 깃털에 불이 붙어서 죽어라 울어대며 흩어진다

쾅! 까마득한 하늘에서 숲 속으로 떨어지는 사존. 숲속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드드드! 진동하는 숲

숲 가운데 분화구가 생겼고. 그 분화구 주변으로 박살난 나무들이 밖으로 쓰러져 있는데 분화구 중앙에 사존이 사지를 벌린 채 누워 하늘 보며 이를 갈고 있다. 눈물이 줄줄 흐르고. 주변으로 까마귀들의 깃털이 눈처럼 내리고 있다.

사존; [잘 죽었다 인간아! 잘 뒈졌어!] 까마귀들의 털이 흩날리는 하늘을 올려다 보며 울고

사존; [하긴 나보다 먼저 세상에 나왔으니 먼저 저 세상으로 가는 게 옳긴 하지.] 흐흐흐! 울며 웃고

사존; [지옥에나 칵 떨어져라! 중의 탈을 쓰고 수없이 손에 피를 묻힌 네놈이 지옥 밖에 갈 곳이 더 있겠느냐?] 으하하하! 악을 쓰며 웃고

사존; [물론 죄악으로 점철된 인생을 살아온 나 패극천의 갈 곳도 지옥뿐이고...] 흐흐흐! 자조하며 웃고

<결국 우리 형제는 지옥에서 다시 재회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인 것이다.> 분화구가 생긴 숲 가운데에 누워서 울고 있는 사존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까마귀 컬과 불붙은 까마귀 시체들이 주변에 흩날리고 있다

 

#252>

<-여산(廬山)> 새벽. 깊은 골짜기 끝에서 불빛이 반짝인다

삼면이 절벽으로 둘러싸인 계곡. 계곡 끝에는 절벽을 등지고 지은 돌집이 있고. 돌집의 문이 열려있는 데 그 돌집 안에서 불빛이 흘러나온다.

돌집 안쪽. 일종의 연구실. 수많은 약재와 약병들이 돌집의 벽과 천장에 진열되거나 매달려 있다. 보통의 약재 뿐 아니라 뱀, 지네, 전갈 등 온갖 독충들도 구비되어 있다. 돌집 바닥 중간에 커다란 솥이 놓여있다. 네 개의 다리가 높이 달린 솥이고. 솥 아래에서는 장작불이 활활. 솥 옆에 서서 커다란 국자로 내용물을 젓고 있는 야차서시. 앞치마를 둘렀고 머리에는 수건을 쓴 맵시 있는 모습.

야차서시; [이제 거의 완성되어 간다.] 차갑게 웃으며 솥 안의 내용물을 젓는 야차서시

야차서시; [이 백야번뇌고(百夜煩惱膏)만 완성되면 패극명이건 패극천이건 죽을 수밖에 없다.] 호호호! 신이 나서 마녀처럼 눈을 희번득이고

야차서시; [이름 그대로 백야번뇌고를 태운 연기를 조금만 들이마셔도 백일 동안 번뇌가 끊이지 않고 일어난다.]

야차서시; [결국 미쳐서 죽거나 자살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 백야번뇌고인 것이다.] 호호호 웃고

야차서시; [나를 버린 패극명! 패극명에게 버림 받고 상심한 틈을 타 나를 농락한 패극천!] [너희 형제는 나 왕옥령(王玉鈴)의 손에 죽어야만 한다.]

야차서시; [이미 인간의 경지를 벗어난 네놈들이라 해도 백일번뇌고는 견딜 수 없을 것이다.] 광기에 휩싸인 표정으로 웃으며 솥의 내용물을 젓고

야차서시; [먼저 제 놈 새끼를 밴 내가 패극명과 붙어먹었다고 의심한 패극천, 그 인간부터 죽인 후에...] 빠지직! 말하다가 눈 부릅 뜨는 야차서시. 강력한 벼락이 정수리를 때린 모습이고

야차서시; [흐윽!] 솥의 내용물을 젓던 국자를 놓치면서 비틀하다가

털썩! 바닥에 주저앉는 야차서시

야차서시; [거... 거문고의 줄이 끊어지는 것처럼... 내 삶을 지탱해온 증오심의 한 가닥이 허무하게 끊어졌다.] [그렇다는 건....] 헉헉 대며 일어나려 하고

야차서시; [누군가... 그 두 인간 중 하나가 죽었다.] 비틀거리며 돌집 밖으로 나가고

휘익! 멀리 서쪽 하늘 너머로 사라지는 별똥별이 보이고

야차서시; [안... 안돼!] 털썩! 다리에 힘이 풀려서 바닥에 주저앉고

야차서시; (당신... 당신이 나보다 먼저 죽으면 안되는 거야 패극명!) 주르르! 눈물이 흐르고

야차서시; (죽이겠다고.... 증오하겠다고 스스로를 속여 왔지만.... 사실 난 당신이 한번만이라도 날 돌아봐주길 바래왔는데...) 눈물 줄줄. 혈나한을 떠올리고

<내 속내를 내보이기도 전에 먼저 죽어버리면 난 어떻게 살라는 거야? 이 무정한 인간아....> 우는 야차서시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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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군악; (아극파는 뇌소저에게 태음강기(太陰罡氣)라는 무공을 가르쳐주었는데...) (알고 보니 그것은 소녀환희밀법의 변형이었다.) 징징! 오른손에 낀 귀마신갑이 진동하는 것을 배경으로 눈 감은 이군악의 생각

이군악; (즉, 아극파는 오래전부터 뇌소저로 하여금 소녀환희밀법을 단기간에 완성할 바탕을 마련해놓았던 것이다.)

이군악; (물론 뇌소저를 다른 패천오수를 제거하는데 이용하기 위해서였고...)

이군악; (소녀환희밀법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옥녀진액까지 마련해두었겠지.)

이군악; (만일 옥녀진액을 마신 뇌소저가 소녀환희밀법까지 연마했다면 지금쯤 나도 온몸의 양기를 뇌소저에게 흡수당했을 것이다.) 식은땀 흘리고

이군악; (뇌소저가 소녀환희밀법을 수련하기 전에 출신내력을 알게 된 것이 그야말로 천행(天幸)이라고 할 수 있다.)

이하는 다시 이군악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불타는 벽력당의 모습. 수많은 시체들이 널려있고. 그 가운데에서 패륵이 마귀처럼 웃으며 어린 시절의 아나타의 묵을 움켜쥔 채 쳐들고 있다. 5살 무렵의 아나타는 죽겠다고 울고 있고

그런 아나타에게 뭐라 윽박지르며 한손으로 아나타의 가느다란 팔을 쥐어 찢어내려는 시늉한다. 그리고

좀 떨어진 곳에 쌓여있는 시체들 사이에 엎드려 그걸 곁눈질로 보는 노인. 바로 지금 벽력당에 있는 노인이 조금 젊었을 때다

팔이 떨어져 나가려 하며 자지러지게 우는 어린 시절의 아나타

그 배경으로 시체들 사이에서 기어나와 엉금 엉금 기어 도망치는 노인

두렵고 고통스러워서 기절하는 어린 시절의 아나타.

그런 아나타를 흔들어 보며 살피는 패륵

흥이 식었다는 표정으로 기절한 아나타를 시체들 사이에 던져버리는 패륵

마귀처럼 웃으며 현장을 떠나는 패륵

밤이 되었고. 불타는 건물들. 아직 불길이 잦아들지 않았고

시체들 사이에 하늘 보는 자세로 쓰러져 있는 어린 시절의 아나타

그러다가 정신을 차리고 눈을 뜨는 아나타

[!] 눈 치뜨는 아나타

두명의 어른이 강렬한 눈빛을 뿜어내며 내려다 본다. 아직 실루엣으로 보일 뿐 정확한 모습은 드러나지 않는데 한명은 대머리고 한명은 건장한 체격에 거대한 늑대를 옆에 거느린 인물. 바로 아극파와 냉막이다.

회상 끝

 

이군악; (저자들...) 지지징! 앞으로 내밀어 아나타의 왼손과 맞닿아있는 귀마신갑을 빛내며 생각

<한명은 당연히 아극파인데...> 아나타를 내려다 보는 두명의 인물중 대머리 아극파를 크로즈 업. 눈을 치뜬 채 아나타를 들여다 본다

이군악; (다른 한명은 정말 의외의 인물이다.) 지지징! 귀마신갑을 내민 현실의 이군악.

<패천오수중 호(虎) 냉막(冷莫)!> 쿵! 찡그리며 내려다보는 두 번째 인물이 바로 냉막 임을 보여주고. 냉막 옆에는 거대한 늑대가 코를 실룩이며 아나타를 보고 있다.

이군악; (아극파와 냉막이 손을 잡았을 줄 누가 짐작이나 했겠는가?) 흥분. 식은땀

이어지는 아나타의 기억

 

열화창 안으로 들어온 아극파와 냉막. 아극파는 기절한 아나타를 품에 안고 있고. 그 옆에는 거대한 늑대를 거느린 냉막이 따라오며 두리번. 열화창의 방마다 다이나마이트 형태의 폭약들이 들어있는 상자들이 방마다 가득 들어차있다.

영화창을 밖에서 본 모습. 아극파가 아나타를 안은 채 서서 보고 있는데. 열화창 안에서 수많은 늑대들이 나온다. 끈으로 묶은 상자를 두 개씩 짊어진 모습이고.

마지막으로 거대한 늑대가 여러개의 상자를 등에 짊어지고 나오고 그 뒤를 역시 엄청난 숫자의 상자를 등에 진 냉막이 따라 나온다.

열화창 입구에서 아극파와 무어라 얘기하는 냉막

곧 늑대들과 함께 멀어지는 냉막. 그걸 보며 열화창 입구에 서서 음산하게 웃는 아극파. 품에는 아나타를 안고 있고. 이어

<이제부터 너는 나 아극파의 딸이다.> 기절한 아나타의 볼에 입을 맞추며 말하는 아극파

<가장 귀하게 키우고 온작 부귀영화를 다 누리게 해줄 테니 아비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주어야만 한다.> 아나타를 안고 음산하게 웃는 아극파의 모습 크로즈 업

회상 끝

 

이군악; (불행하게도 내 예상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아나타와 손을 마주 댄 채 생각하고

이군악; (뇌소저는 아극파에게 유괴되어 양녀가 되었다. 물론 다섯 살 이전의 기억이 없었던 건 아극파가 손을 쓴 때문이고...) 자신의 어릴 적 기억이 돌아온 아나타도 이를 악물며 울고 있다.

이군악; (그나저나 의외인 것은 냉막의 존재였다.)

이군악; (열화창의 막대한 폭약을 가져간 것이 침독이나 아극파가 아니라 냉막이었다니...)

<대체 냉막은 그 많은 폭약을 무슨 목적으로 가져간 것일까?> 손을 맞대고 있는 이군악과 아나타의 모습을 배경으로 이군악의 생각 나레이션

 

#242>

오후. 해가 서쪽으로 좀 기울었고. 어느 산. 바로 사존 패극천이 수련하던 그 산

그 산 위를 날아가는 까마귀떼. 뭉쳐서 마치 구름처럼 날아가고 있고. 까마귀 떼 위에는 물론 사존 패극천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다. 두손을 결을 지은 채로

사존; [흐흐흐! 귀마신갑이 울어대는 소리가 노부의 귀에 천둥처럼 들리는구나.] 눈 감고 결을 지은 채 웃고

사존; [이군악! 네놈이 귀마신갑을 쓰는 한 어디에 있든 노부의 이목에서 벗어나지는 못한다.]

사존; [금방 가서 껍질을 벗겨줄 테니 기다리고 있어라.] 흐흐흐! 웃고. 헌데

 

#243>

사존을 태우고 마치 구름처럼 멀리 날아가는 까마귀떼를 보고 있는 복면을 쓴 자객. 바로 비용. 사존이 수련하던 동굴에서 나와 보고 있다.

비용; (천우신조로 목숨을 건졌다.) 슥! 안도하며 복면을 벗는다.

비용; (번뇌인이 살기로 이루어진 수법이라는 것을 사전에 숙지하고 있었던 덕분이다.) 쿵! 복면을 벗자 드러나는 비용의 얼굴 크로즈 업. 배경으로 나레이션. <-흑수련 황(荒)자급 자객 비용(非傭)>

그 사이에 더 멀리 사라지는 사존을 태운 까마귀 떼

비용; (오늘 날 죽이지 못했으니 내 손에 당신이 죽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오 사존!) 음산하게 웃으며 작은 피리를 하나 꺼내고

삐익! 피리를 입에 물고 부는 비용. 그러자

구우! 허공에서 독수리 한 마리가 날아내려온다.

비용; (연락용 독수리가 다행히 달아나지 않고 근처에 있었군.) 피리를 품에 넣고 올려다보는 비용

화악! 근처의 나뭇가지에 앉는 독수리. 피리를 품에 넣으며 보는 비용

비용; [잠깐만 기다려라.] 작은 천조각에 크레용 같은 것으로 글을 쓰는 비용.

비용; (비록 친하진 않았어도 한동안 같은 솥의 밥을 먹은 친구들인데 복수를 해주지 않을 수는 없지.) 눈 번뜩이며 글을 쓰고. 번뇌인에 몰살당하던 다른 자객들 떠올리면서. 이어

비용; (내가 복수조차 시도해주지 않는다면 개죽음 당한 그 친구들이 가엾지 않겠는가?) 그 천을 독수리 발목에 매어주는 비용

비용; [총단으로 돌아가서 알려라.] [나는 사존의 뒤를 밟을 테니 총단에 갔다가 바로 돌아와야만 하고...] 독수리를 다독이고

구우! 끄덕이는 독수리

화악! 날아오르는 독수리. 그걸 올려다보는 비용

비용; (두고 봅시다 사존!) 웃고

<죽을 날을 받아둔 당신이 과연 나 비용보다 더 오래 살 수 있을지를...> 음산하게 웃는 비용의 얼굴

 

#244>

역시 오후. 아직 해는 한 뼘 정도 남았지만 서쪽으로 많이 기울었고. 혈나한과 삼비검조가 머무는 암자. 중들이 청소를 하거나 예불을 드리는데

그러다가 흠칫! 하며 한쪽을 보는 중들

지는 해를 등지고 날아오는 구름 덩어리. 그 구름 덩어리 위에 힘없이 앉아있는 설지

[저... 저런...] [독고시주가 구름을 타고 돌아오신다.] [독고시주가 신통력을 지녔다는 소문이 사실이었구먼.] [아미타불! 관음보살의 현신이 따로 없도다!] 중들 놀라서 합장하고

스윽! 그 사이에 암자 위에 이르는 구름 덩어리

구름 윙[서 일어나는 설지. 이어

휘익! 낙엽이나 깃털처럼 천천히 아래로 내려온다

[어서 오십시오 시주.] [그렇잖아도 삼비검조님의 분부로 각지의 절과 도관으로 시주를 찾는 전서구를 보낸 참입니다.] 합장하는 중들

설지; [제가 여러 스님께 폐를 끼쳤군요.] 합장하며 억지로 웃고

[사조(師祖)께서 시주를 일각이 여삼추로 기다리고 계십니다. 어서 들어가 보시지요.] 혈나한이 있는 건물을 가리키는 나이 든 중

설지; [고마워요.] 고개 숙이고

그 건물로 힘없이 걸어가는 설지

[독고시주의 안색이 말이 아니로군.]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으신건가?] 중들 걱정을 뒤로 하고 건물로 다가가는 설지. 그러자

[어서 와라 설지야.] 덜컹 기다렸다는 듯이 문을 여는 삼비검조

설지; [사부님!] 억지로 웃으며 고개 조아리고

삼비검조; [대자도우께서 네가 돌아오기를 학수고대하고 계셨다. 들어와라.] 옆으로 물러서며 안으로 들어오라 하고

설지; [예...] 방으로 들어가고

방 안. 혈나한이 방 바닥에 이불을 깔고 가슴까지 얇은 이불을 덮고 누워있다. 눈을 감고 있고. 머리맡에는 파번뇌탁이 놓여있다.

설지; [사부님...] 옆에 무릎을 꿇고. 그 뒤에서 삼비검조는 문을 닫는다.

설지; [제자, 헛되이 일만 망치고 돌아왔사옵니다.] 두 손을 무릎 앞 바닥에 모으고 고개 조아리고. 하지만

눈 감은 채 대답이 없는 혈나한

설지; [사부님...] 고개 들며 애절하게 부르고

삼비검조; [대자도우는 나흘 전 갑자기 맥을 놓으셨다.] 설지 옆에 앉으며 혈나한을 보며 한숨 쉬고

설지; [나흘전이라면...] [제자가 신풍보에서 일을 크게 그르쳤을 때였군요.] 주르르 눈물 흘리며 혈나한을 보고. 이어

<그만!> 설지의 뇌리에 떠오르는 이군악이 악을 쓰던 모습. #218>의 장면

이하 회상. #218>과 #220>의 장면

 

이군악; [난... 난 그래도 당신이 순수한 감정으로 날 구하고 보살펴 주었다고 생각했는데...] [겨우... 겨우 사부의 앞잡이가 되어 날 이용하려든 것이었소?] 무덤 앞에 무릎을 꿇은 채 뒤에 선 설지를 돌아보며 분노

설지; [공자를 이용하려는 생각이 아주 없었다고는 하지 않겠어요.]

설지; [하지만 공자님에 대한 저의 감정은...] + 이군악; [내 진짜 원수는...] 버럭! 고함 질러서 설지의 말을 막고

이군악; [어머니가 윤간을 당한 후 불에 타죽고 아버지가 창자가 뽑혀 죽게 된 참극의 원흉은 바로 혈나한, 그 땡중이라는 걸 어째서 모르시오?] 이를 갈며 말하고

설지; [공... 공자! 무슨 그런 말씀을....] 사색이 되고

이군악; [세상을 망치고 숱한 인생을 나락으로 떨어트린 늙은이가 무슨 낯짝으로 날 부리려 드는 거요?] 무덤 앞에 무릎 꿇고 앉아서 주먹으로 바닥을 치며 울부짖고. 설지는 압도당해 굳어진 채 듣고 있고

이군악; [그 늙은이가 다섯 짐승들을 길러내지만 않았어도 우리 신풍보가 혈겁을 당할 일도 없었지 않소?]

이군악; [세상의 큰 원수는 혈나한, 그 늙은이라는 걸 어째서 모르는 척 하는 거요?] 쾅! 쾅! 두 주먹으로 연달아 바닥을 치며 울부짖고. 지진이 난 듯 지면이 뒤흔들리고

설지; [고정하세요 공자.] 이군악의 어깨를 잡고

설지; [비록 혈나한사부님께서 과오가 있다 하더라도 원래는 세상을 위해....] + 이군악; [듣기 싫소.] 몸을 홱 틀어서 설지의 손을 뿌리치고

설지; [공자!] 서운해 하고

이군악; [감언이설로 날 꼬시려 하지 마시오.] [그런다고 내가 당신과 그 늙은이의 꼬임에 넘어갈 것 같소?] 악을 쓰며 벌떡 일어나고

설지; [어떻게 그런 말을...] 충격. 사색

이군악; [다시는...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마시오!] [혈나한, 그 늙은이와 관련 된 인간은 전부 다 나의 원수이니...] 투학! 악을 쓰며 맹렬히 날아오른다

설지; [공자...] 비명

설지; [공자! 가지 말아요 공자!] 울부짖으며 뜀박질 하지만

[으아아아!] 악을 쓰며 까마득히 멀어지는 이군악

회상 끝

 

설지; (비록 천리 넘게 떨어져 있었으나...) (육신통(六神通)을 이루신 사부님은 신풍보에서 벌어진 일을 모두 듣고 계셨을 것이다.) 혈나한을 보며 울고

설지; (그래서 이공자가 당신을 원망하는 말을 듣고 자책이 지나치셔서 맥을 놓으셨을 테고...) 애절한 표정

설지; (세상의 어떤 힘으로도 다치게 하지 못하는 사부님이건만 심혈을 기울여 키운 어린 제자의 원망과 저주에는 속수무책으로 속이 후벼 파이신 것이다.)

<결국 다 내 잘못이다. 내가 이공자를 다독이고 설득하지 못해서 혈나한사부님을 상심케 만든 것이다.> 혈나한에게 고개 숙인 채 눈물 뚝뚝 흘리는 설지. 그 옆에서 한숨 쉬며 보는 삼비검조

 

#245>

벽력당. 저녁 무렵. 화산 너머로 해가 진다.

폐허 중간에 있는 연무장에서 뇌진룡이 평평한 돌로 된 좌대에 앉아서 운기조식 중이다. 이군악이 좀 떨어진 곳에서 보고 있고

지지지! 눈 감고 합장한 뇌진룡의 몸을 옅은 벼락이 휘감고

이군악; (역시 대단한 자질을 지닌 녀석이다.) (배운지 얼마 안되는 벽력진결(霹靂眞訣)을 제법 그럴 듯하게 운용하는 걸 보면....)

이군악; (이제는 더 이상 내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혼자서 수련을 할 수 있겠지.) 생각하며 힐끔 하늘을 보고

이군악; (귀마신갑을 두 번이나 거푸 사용했으니 사존이 알아차리지 못했을 리가 없다.)

이군악; (지금 당장이라도 그 노괴가 까마귀 떼를 타고 나타나도 하등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다.) 하늘을 힐끔 거리고

이군악; (내가 벽력당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당부인과 자녀들이 위험해진다.)

이군악; (내가 당부인과 자녀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일들은 얼추 끝낸 셈이니 오날 밤에라도 떠나야만 한다.) 생각하고

 

좀 떨어진 곳에서 그런 이군악을 보는 당가연과 아나타. 무너진 건물들 사이에 서있다.

아나타; [이공자가... 초조해보이는군요. 자꾸만 하늘을 살피기도 하고...]

당가연; [사존 패극천 때문일 게다.] 심각

아나타; [사존이 이공자를 노리고 있는 건가요?] 흠칫! 돌아보고

당가연;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다만... 그 노괴가 눈에 불을 켜고 이공자를 찾는 중인 것같다.] 고개 끄덕

당가연; [그리고 이공자가 수백리 밖에서 단번에 널 데리고 올 수 있었던 것과 네 기억을 회복 시켜줄 때 사용한 장갑이 배교의 보물인 것같고...]

아나타; [그 장갑을 쓴 것 때문에 사존에게 종적이 들통 났을 가능성이 있군요.] 깨닫고

당가연; [아마 사존은 지금 우리 벽력당쪽으로 오고 있을 게다.] 심각

아나타; [그럼 이공자는 곧 여길 떠나겠군요.] [우리 가족을 위험에 빠트리지 않기 위해서....] 깨닫고 좀 울상

당가연; [사존이 적인데 이공자보고 더 머물러 달라고 할 수는 없구나.] 한숨

아나타; [그... 그렇겠지요?] 억지로 웃고. 시선은 이군악을 향한 채

당가연; [진교야!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너...] 조심스럽게

아나타; [예?] 당가연을 돌아보고

당가연; [아니, 아니다.] 억지 웃음 고개 젓고

당가연; [더 늦기 전에 돌아가서 저녁 준비를 하자꾸나.] 돌아서고

아나타; [그래요 엄마!] 돌아서는 당가연의 팔을 끌어안으며 달라붙고

당가연; (엄마...) 복잡한 표정

아나타; [아극파의 양녀로 자라면서 전 늘 이런 걸 꿈꿨어요.] [엄마와 함께 집안 일 같이 하면서 마음껏 수다도 떠는...] 당가연에게 달라붙어서 쫑알거리고

당가연; [그게 엄마들에게 딸이 꼭 필요한 이유란다.] 억지로 웃고

당가영; [아들 놈들은 믿음직할지는 몰라도 속내까지 다 얘기할 수는 없거든....] 자기 팔을 끌어안은 아나타의 손을 다독이고

아나타; [우리 오래 오래 함께 노닥거리며 살도록 해요.]

당가연; [그러자꾸나. 헤어져 있었던 시간이 길었던 만큼 더 행복해져야 억울하지 않을 테니...] 억지로 미소 지으면서 아나타의 손을 다독이고

아나타; (미안해요 엄마!) (난 지금 했던 약속을 지킬 수 없을 것같아요.) 눈가에 눈물 맺히고. 이제 두 모녀 앞쪽에 당씨 가족이 주거용으로 쓰는 무너지지 않은 건물이 나타나고. 노파와 노인이 건물 안팍에서 일하다가 돌아본다. 노인은 장작을 패고 있고 노파는 부엌에서 음식 준비를 하던 중이다

<우리 벽력당을 피로 씻은 마귀에게 복수를 하기 전에는 제 마음에 결코 평온이 찾아오지 않을 테니까요.> 인사하는 노파와 노인을 향해 가는 두 모녀의 뒷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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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

험준한 바위산

깊은 계곡. 바로 사존 패극천이 수련하던 그곳. 헌데

으하하하! 계곡 안쪽에서 들리는 웃음소리

으하하하하! 제기랄! 니기미... 웃음 소리와 욕하는 소리가 연신 터져나와서 계곡을 뒤흔든다.

그 웃음소리를 배경으로 은밀하게 계곡 안쪽으로 접근하는 복면인들 십여명. 흑수련의 자객들이다

<틀림없다! 사존 패극천의 웃음소리다.> <이곳 유명곡(幽冥谷)에서 어떤 미치광이가 보름전부터 쉬지 않고 웃어 제낀다더니... 그게 바로 사존이었다.> 계곡 안쪽으로들어가며 서로 전음을 주고 받는 자객들

<위험하지만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흑수련으로 복귀하자.> <사존의 은신처를 확인한 것만으로도 우리는 큰 공을 세우는 셈이다.> <잘하면 한 등급씩 승진할 수도 있지.> 계곡 끝에 거의 이른 자객들

으하하하! 계곡 끝에는 동굴이 하나 있고 그 동굴에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으하하하! 웃음소리가 터져나오는 그 동굴로 긴장한 채 들어가는 자객들

 

#237>

종유석과 석순들이 즐비한 동굴. 내부. 어둡다. 으하하하 그 어두운 동굴 안쪽에서 웃음소리가 들리고

드드드! 웃음소리에 동굴이 흔들리고

사존; [으하하하!] 연못물에 목만 내놓고 앉아서 웃고 있는 사존. 몸이 아주 초췌해졌다.

사존; [지... 지독하구나 호탕희락산(浩蕩喜樂散)! 정말 지독해!] 으하하하 웃고 있지만 표정은 고통스럽다.

사존; [본존으로 하여금 무려 보름이나 웃음을 참지 못하게 만들다니...] 으하하하 웃다가

사존; [그... 그래도 이제는 끝이 보인다.] 흐흐흐 웃다가

사존; [후욱!] 심호흡하고.

사존; [그만!] 푸학! 버럭 고함을 토해낸다. 그러자

펑! 사존의 몸에서 일어난 폭발이 사방으로 확 퍼지면서 연못 물이 날아가고. 동굴 안의 석순과 종유석들이 박살이 나서 흩어진다

퍼펑! 콰드드! 드드드! 박살이 나서 날아가는 석순과 종유석들. 지진이라도 난 듯이 뒤흔들리는 동굴 내부.

드드드 진동이 갈아 앉고

출렁! 출렁! 연못의 물결도 잦아든다. 물이 많이 밖으로 튀어나가서 이제 사존의 허리에까지 밖에 차지 않는다.

사존; [후우...] 긴 한숨을 토하고

사존; [드디어... 드디어 호탕희락산의 약기운을 모두 몸 밖으로 몰아냈다.] 안도하고

사존; [악독한 할망구같으니..] 야차서시를 떠올리며 한숨

사존; [벌써 오십여년의 세월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나에 대한 원망과 악감정을 품고 있을 건 뭔가?]

사존; [솔직히 말해서 우리 사이가 파탄 난 것도 할망구의 그 못된 성격이 한 몫 한 것인데...] 실룩거리고

사존; (그나저나 우리 아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구나.)

사존; (나와 헤어진 후 할망구가 아들을 낳았다는 소식까지는 들었는데 그후 일체 흔적이 없으니...)

사존; (설마 나에 대한 악감정으로 갓난 아들을 죽인 건 아닐까?)

사존; (할망구의 독한 성격으로는 충분히 그럴 수도 있는데...) (혹시라도 살아있다면 어느덧 내 아들도 오십살을 넘겼겠어.) 한숨. 처연한 표정

사존; [내 아들의 목숨에는 관심이 있다.] [하지만...] 웃고

[!] [!] 놀라는 기척들

사존; [그 외의 인간들의 목숨 따위는 내 관심사가 아니지.] 슈우! 사존의 몸에서 수많은 번뇌인들이 일어나 너울거리고

<들켰다!> <이탈하자!> 스팟! 팟! 여기저기 숨어있던 자객들이 입구 쪽으로 날아간다

<갖고 온 화탄과 독탄, 연막탄을 모두 써라!> <단 한명이라도 살아 돌아가 보고를 해야만 한다.> 피핑! 핑! 뒤로 날아가며 여러 가지 구슬들을 던지는 자객들

펑! 퍼펑! 구슬들이 동굴 바닥에 떨어지면서 짙은 연기가 확 일어나 시야를 가린다. 하지만

사존; [흐흐흐 어리석은 놈들...] [노부의 번뇌인이 살기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모르느냐?] 슈우! 연기 속으로 날아 들어가는 번뇌인들.

<살기는 살아있는 생명체를 죽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쩍! 서걱! 연기 속에서 달아나던 자객들의 몸을 관통하는 번뇌인들

[크악!] [컥!] 날아든 번뇌인에 죽는 자객들.

[!] 맨 앞쪽에서 달아나던 자객 한명이 뒤돌아보고. 그를 향해서도 번뇌인이 날아오는데

<위험...> 콱!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심장을 찌르는 자객. 이자는 촉루평에서 교연과 겨뤘던 자객 비용이다.

퍼억! 비용이 나뒹굴고. 그 위를 너울거리며 스치는 번뇌인

털썩! 퍼억! 주변으로 나뒹구는 자객들의 시체.

슈우! 다시 돌아가는 번뇌인들. 눈을 굴리며 그걸 보는 비용

비용; (역시 번뇌인은 살아있는 것만 골라서 죽이는구나.) 안도하고

 

다시 사존이 있는 연못

사존; [이제 살아 숨 쉬는 놈은 없는 것같군.] 슈우! 번뇌인을 거둬들이며 웃고

사존; [그나저나 대체 어떤 놈들이 본존의 행적에 관심이 있는 것인가?]

사존; [뭐 그게 누구든 찾아오는 족족 잡아죽이면...] + [!] 눈 부릅

쩡! 벼락이 사존의 머리에 떨어지는 느낌

사존; [이건..] 눈 부릅

사존; [귀마신갑!] [귀마신갑이 또 한번 사용되었다.] 이를 바득 갈고

사존; [장소는 전과 동일...] [드디어 네놈의 꼬리를 잡게 되었구나 이군악!] 으하하하! 웃는 사존. 동굴이 뒤흔들리고

 

#238>

다시 벽력당. 여전히 낮

열화창

당가연; [그... 그런...] 경악하는 얼굴. 뇌룡연 옆의 석대에 이군악과 아나타와 함께 앉아있다.

이군악; [틀림없습니다. 아소저의 몸에 부인의 것과 똑같은 벼락 문신이 새겨져 있는 것을 제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당가연에게

당가연; [정말이냐?] [정말 네 몸에 벼락 문신이 있어?] 아나타에게

아나타; (얘기가 이상하게 돌아가네.) + [있긴 있는데... 그럼 저도 물어볼게요.] 옷을 여며서 몸을 가리며

아나타; [아주머니는 제 몸의 어느 부위에 문신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당가연; [네 가슴... 왼쪽 가슴 위에 문신 상단이 바깥쪽으로 향하게 벼락이 새겨져 있을 것이다.] 흥분

아나타; (정... 정확해!) 전율하고

아나타; (하지만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으니...) + [한 가지 더...] 이군악의 눈치를 보며

아나타; [제 왼쪽 사타구니 안쪽에 반점이 있어요.] [그 반점이 어떤 형상인가요?] 얼굴 조금 붉히며 당가연에게

당가연; [그걸... 그걸 어미가 어찌 모르겠느냐?] 주르르! 눈물

당가연; [어릴 적의 네 별명은 교토(嬌免) 즉, 어여쁜 토끼였단다.] [물론 그 반점 때문에 붙인 것이고...]

이군악; (토끼 모양의 반점이 사타구니 안쪽에 있다는...) 놀라며 아나타를 볼 때

아나타; [어떻게... 어떻게 이런 일이...] 부들 부들 눈물이 주르르 흐르고

이군악; (사실이로구나!) 놀라고 안도하고. 순간

[흐윽!] [진교(眞嬌)야!] 오열 터트리며 서로를 끌어안는 당가연과 아나타

당가연; [네가... 네가 살아있었다니... 천지신명이시여 감사합니다.] 아나타를 끌어안고 몸부림치며 오열하고. + 아나타; [엄마! 엄마!] 역시 마주 끌어안고 오열하고

이군악;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십삼년전, 아소저... 아니 뇌진교(雷眞嬌) 소저는 패륵의 손에 죽지 않았다.) 서로 끌어안고 오열하는 두 모녀를 보며 생각

이군악; (아마 패륵이 뇌소저를 죽이기 직전에 마음을 바꿨을 텐데...) (그후 어떤 경로를 통해서 아극파의 양녀가 되었을 것이다.)

 

<물론 아극파가 좋은 뜻으로 뇌소저를 딸로 삼은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다른 패천오수들을 해꼬지하는 데 사용할 목적으로 길러왔을 게 분명하다.> 불타는 벽력당의 건물들 사이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아극파. 그곳에 어린 시절의 아나타가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기절해있다.

 

이군악; (십삼년만에 모녀가 상봉했으니 얼마나 감격스럽겠냐만은...) 서로의 얼굴을 만지고 보면서 우는 모녀를 곁눈질하는 이군악의 표정이 난감

이군악; (이미 당부인과 관계를 갖은 처지라 내 입장이 난감해졌구나.) 딸의 얼굴을 두손으로 감싼 채 우는 당가연을 보고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뇌소저가 알지 못하게 해야겠지.> 현장을 배경으로 이군악의 생각

 

#239>

이군악이 벼락을 끌어내렸던 산이 멀리 보이는 계곡. 여전히 낮

계곡 끝에는 폭포가 있고.

폭포 아래 연못. 그 연못에 깊이 잠겨있는 독불군. 몸이 불에 그을린 모습. 옷도 상당히 탔고

독불군; (어느덧 반 시진(=한 시간) 가까이 흘렀다.) 연못 바닥에 돌처럼 갈아앉은 채 생각하고

독불군; (이 정도 시간이 흘렀으면 이가놈의 추적에서 벗어난 것으로 봐도 되겠지.)

이어 독불군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이봐 아가씨! 몸에 쇠붙이 지니고 있는 거 없어?> 도룡살객들에게 포위된 이군악이 포위망 밖에 야한 모습으로 누워있는 아나타에게 묻던 장면이다.

 

독불군; (뭔 소리인가 했더니만 뇌신건을 쓰기 전에 확인했던 것이다. 뇌신건으로 끌어내린 벼락은 쇠붙이를 타고 흘러들 테니...) 이를 바득.

이어 떠오르는 다른 장면. 회상 형식으로 묘사

 

하늘에서 강력한 벼락이 떨어지고 그 벼락이 이군악을 사방에서 찌르려던 도룡살객들의 칼로 스며들어가는 모습. 도룡살객들은 칼을 타고 흘러든 벼락에 감전당하고 있고. 도룡살객들의 칼에 찔릴 번한 이군악도 머리카락이 곤두서며 눈 부릅뜨고 있고.

포위망 외곽에 있던 독불군 자신의 몸으로도 허리에 찬 검을 통해서 벼락이 한 가닥 흘러든다.

감전당해서 뒤쪽으로 높이 퉁겨져 올라가며 비명 지르는 독불군. 머리카락이 곤두서고 몸이 불길에 휩싸인 채

이어 절벽 아래로 비명 지르며 떨어지는 독불군

추락하면서 등으로 절벽에 수평으로 난 나뭇가지들을 박살내는 독불군의 몸뚱이

바위들이 난립한 바닥이 확 다가오고.

콱! 독불군의 손이 반사적으로 움켜쥔 굵은 나뭇가지 하나

그 바람에 독불군의 몸이 나뭇가지에 매달리며 나뭇가지도 아래로 확 기울어지다가

콰직! 그 나무가 부러지고

퍼억! 부러진 나뭇가지와 함께 바닥의 바위 사이에 쳐박히는 독불군.

회상 끝

 

독불군; (그후 난 필사적으로 이곳까지 도망쳐서 폭포 수 아래 연못 속에 몸을 숨겼었다.) 폭포 위쪽에서 아래의 연목으로 추락하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린다. 강력한 전기에 감전당한 모습. 화상을 입었고 머리카락은 곤두섰다.

독불군; (폭포수 떨어지는 소리가 내 심장이 뛰는 소리를 숨겨주고 또 차가운 물이 벼락에 맞아 입은 화상을 완화시켜주어 숨기에는 최적인 곳이다.) 뽀골 뽀골 코로 물 방울이 새어나오고. 그러다가

독불군; (죽일 놈...) 이군악을 떠올리고. 이군악은 뇌신건을 높이 쳐들어 벼락을 끌어내리던 모습이고

독불군; (오늘 당한 빚은 반드시 열배 백배로 갚아주고 말 것이다.) 이를 바득 갈고

독불군; (그렇긴 하지만 좀 심각한 상황이 되었다.)

독불군; (어렵게 회유한 도룡살객들은 몰살당했을 게 분명하고...) 도룡살객들이 벼락에 맞아 재가 되는 장면 떠올리고

독불군; (무엇보다도 내가 침독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아나타가 알아버렸다.) 입술 깨물고

독불군; (이제 곧 사부 귀에도 그 사실이 들어갈 테고...) 아극파가 음산하게 웃는 모습을 떠올리고

독불군; (황금성을 장악하려던 우리 부자의 시도는 물거품이 되어버릴 것이다.) 이를 바득 갈고

독불군; (십몇년동안의 노력이 한순간에 수포로 돌아갔다고 생각하니 허탈해서 웃음만 나오는구나.) 물 속에서 웃고. 그 바람에 물을 들이키고

독불군; (컥!) 목을 움켜쥐고 눈 부릅

독불군; [콜록! 콜록!] 촤아! 물 속에서 상체를 벌떡 일으켜 얼굴을 물 밖으로 내밀며 거칠게 기침을 한다

독불군; (제기랄... 제기랄...) 콜록! 콜록! 기침하며 비틀 비틀 물 밖으로 나온다. 헌데

철벅! 철벅! 물 밖으로 나오는 독불군의 하체. 헌데 그 하체의 옷에 작은 풍뎅이가 붙어있다. 물론 환요가 몰래 붙여놓은 풍뎅이고

풍뎅이 크로즈 업

독불군; (갈아 마셔도 시원찮을 놈! 두고 보자!) 이군악을 떠올리며 이를 갈면서 연못에서 완전히 나오고. 다리에 풍뎅이가 붙어있는 것도 모른다.

독불군; (날 물 먹인 대가가 어떤 것인지 곧 치를 떨며 알게 해주겠...) + [!] 생각하다가 눈 부릅뜨고

두근! 누군가의 심장 뛰는 소리가 독불군의 귀에 들리고

독불군; (이런...) 팟! 고개 돌리고. 직후

휙! 연못 옆의 관목 사이로 누군가 급히 숨으려는 형상이 보이고. 죽립을 쓴 여자다. 환요다

독불군; [감히....] 팟! 환요쪽으로 벼락같이 날아가며 오른손을 뻗히고

[!] 관목 사이로 도망치다가 돌아보며 눈 부릅 놀라는 환요. 화악! 거대한 손이 시야를 가득 메우며 움켜쥐어온다

환요; (안돼!) 스팟! 사력을 다해 몸을 여러개로 나누어 빠져나가려 하지만

쿠오오! 거대한 손의 중심부에서 엄청난 흡인력이 일어나고. 그러자

환요; [아악!] 그 흡인력에 빨려 들어가며 비명 지른다. 여러 명이던 환요가 한명으로 합쳐지는 모습이고

콱! 환요의 목을 움켜잡는 독불군의 손. 독불군의 손도 줄어들어서 환요의 목을 움켜쥐었고

독불군; [누구 지시로 내 뒤를 밟은 것이냐?] 우둑! 환요의 목을 움켜쥐며 이를 갈고

독불군; [이실직고하지 않으면 사지를 찢어 죽...] + [!] 협박하다가 흠칫

환요; [살... 살려주세요 공자님!] 목이 잡힌 채 꺽꺽 거리는 환요의 얼굴이 처음으로 드러난다. 죽립 아래에서 드러난 환요의 얼굴은 들창코인 상태고. 두손으로는 독불군의 손목을 쥐고 있다

독불군; [네년이었느냐?] 어이없어 찡그리고

환요; [근... 근처 산에 벼락이 떨어지는 걸 보고 호기심이 생겨서 와본 것인데...] [공... 공자님을 다시 뵙게 될 줄은 몰랐어요.] 눈물 그렁. 꺽꺽 거리며 애원하고

독불군; [그년 참...] 피식 웃고

독불군; [날 따라다니지 말라고 분명 경고를....] 윽박지르다가 눈 치뜨고

두손으로 자신의 손목 쥐느라 모아진 팔 사이로 육덕진 젖가슴이 보이고

독불군; (얼굴만 안보면 그야말로 일품인 몸뚱이...) 침 꿀꺽! 삼키고

독불군; (사매를 해치우기 직전 이가놈에게 방해를 받아서 찜찜하던 참인데 잘 되었다.)

독불군; (사매에게 해소하지 못한 욕구를 이년의 몸뚱이에 풀어야겠다.) + [경고를 무시했으니 혼이 좀 나야겠지?] 콱! 왼손으로 환요의 젖가슴을 움켜쥐고

환요; [하악!] 자지러지고

독불군; [네년이 자초한 화이니 날 원망하지 마라.] 환요를 바닥에 눕히며 올라타고. 왼손으로는 환요의 젖가슴 움켜쥐고 오른손으로는 환요의 허리를 잡은 채로. + 환요; [악!] 바닥에 눕혀지며 비명. 쓰고 있던 죽립은 뒤로 젖혀져 머리에 깔린다. 이제 환요의 얼굴은 완전히 드러났고. 물론 들창코인 상태로

환요; [싫... 싫어요 공자님! 제발...] 버둥대며 밀치려 하고. 독불군은 이제 왼손으로는 환요의 젖가슴 쥐어 누르며 오른손으로는 환요의 가랑이를 벌린다.

독불군; [나한테 반해서 쫓아다닌 건 네년 아니었느냐?] 아랫도리는 환요의 가랑이 벌리고 들어가며 오른손으로 환요의 치마를 걷는다. 허연 아랫도리가 드러나고

환요; [부... 부탁드릴게요. 여기서 이러지 말고... 제발 근처의 객잔에라도 가서...] 애원하지만

독불군; [나도 부탁 좀 하자.] 콱! 오른손으로 환요가 쓴 죽립을 움켜쥐고. 죽립은 젖혀진 채로 환요의 머리 아래 깔려있었다.

독불군; [이걸 빌려다오!] 콰직! 환요의 머리에서 죽립을 뜯어내는 독불군. 턱에 걸고 있던 죽립의 끈이 끊어지면서 독불군의 손에 쥐어지는 죽립

독불군; [재미 볼 동안 네년의 얼굴은 좀 안 봤으면 좋겠다.] 뜯어낸 죽립을 환요의 얼굴을 덮는다.

환요; (반... 반격해야하나?) 죽립에 얼굴이 덮인 채 고민하다.

환요; (아니다.) 죽립에 얼굴 덮인 채로 입술 꽉 물고

환요; (지금의 내 무공으로는 이 마귀새끼의 적수가 못된다. 암습을 해봐야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주먹 쥐었던 손을 풀고

환요; (암습을 시도하더라도 이놈을 완전히 방심시킨 상태에서 해야한다.) (그러려면 정조를 희생해야 하지만...) 입술 깨무는 환요

그런 환요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자신이 아버지 화의사신을 등 뒤에서 칼로 찔러 암살하던 장면

환요; (정조 따위 상관없다. 아버지를 내 손으로 시해한 그때부터 난 이미 산 목숨이 아니었으니...) 처연하게 웃고. 죽립에 얼굴이 덮인 상태에서

독불군; (이 계집...) 그 사이에 독불군은 왼손으로는 바닥을 짚은 채 오른손으로 자신의 바지를 까내리고 있다. 눈은 차갑게 번득이며

<저항을 멈췄다. 딴 생각을 하고 있는 것같진 않다.> 죽립으로 얼굴을 가린 채 힘없이 늘어져 있는 환요의 상체를 배경으로 독불군의 생각

독불군; (그럼 마음 놓고 육허기를 채워도 되겠군.) 잔인하게 웃으며 아랫도리로 환요의 벌어진 사타구니를 들이친다

[!] 퍼득! 죽립으로 얼굴을 가린 환요의 몸이 퍼덕이고

독불군; (이 년...) 아랫도리를 완전히 환요의 사타구니에 밀착 시킨 채 헐떡이고

<처녀였다!> 파르르 떨리는 환요의 벌어진 아랫도리

독불군; (내게 처음 몸을 바친다 이거지? 하긴 그 상판으로는 사내놈들의 손을 탈 수가 없었겠지.) 강간하기 시작하고

독불군; (처녀였던 게 확실하니 보다 안심하고 즐길 수 있겠군.) 환요의 한 다리를 쳐들고 강간하고

<죽일 놈...> 콰득! 연못 가의 모래와 자갈을 움켜잡는 환요의 손

환요; (살이 찢기는 고통보다 너같은 마귀 새끼에게 처음으로 유린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죽을 것만큼 수치스럽다.) 죽립 아래에서 이를 악물고

환요; (할 수만 있다면... 교주님께 내 처녀를 바치고 싶었는데...) 몸이 흔들리며 이군악을 떠올리고. 눈으로 눈물이 주르르

환요; (오냐! 즐길 수 있을 때 마음껏 즐겨라.)

<곧 살아있는 걸 저주하게 될 테니...> 연못 가에서 환요를 강간하는 독불군의 모습 배경으로 환요의 생각

 

#240>

<-벽력당> 화산 아래의 벽력당. 여전히 낮

어느 건물 밖에 초조하게 서성이는 뇌진룡과 노파와 노인. 건물의 문은 닫혀있고. 닫혀진 문 앞에서는 당가연이 두손 비비며 왔다갔다. 아주 초조하고 몸이 단 표정이고

뇌진룡; (어머니가 지나치게 초조해하신다.) 그런 당가연을 보며 생각하고

뇌진룡; (군악형님이 갑자기 누님을 데리고 나타난 때문일 텐데...)

뇌진룡;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당혹스러우시기도 하시겠지.) (어린 내가 봐도 군악형님과 진교누님은 보통 사이가 아닌 듯하니...) 한숨

뇌진룡; (내 예상이 틀렸다면 다행이지만... 만에 하나 사실이라면 내가 결단을 내려야만 한다.) 뭔가 결심하고 고개 끄덕이고

뇌진룡; (군악형님을 의부(義父)로 맞아들일 것인지 자형(姊兄)으로 삼을 것인지의 결정은 내 손에 달렸다고 봐야하니...) 의미심장한 표정

 

#241>

건물 내부. 문과 창문이 모두 닫혀있어 어둑한데 가운데에 이군악과 아나타가 마주 앉아있다. 책상다리를 하고 마주 앉아서 손을 마주 대고 있다. 이군악의 오른손과 아나타의 왼손. 이군악의 오른손에는 귀마신갑이 끼워져 있고. 두 사람은 모두 눈을 감고 있다.

지징! 아나타의 왼손과 맞닿아있는 이군악의 귀마신갑 낀 오른손이 빛과 진동을 발하고

<귀마신갑의 힘을 비니 뇌소저의 기억이 내가 경험한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진다.> 눈을 감은 이군악의 표정 배경으로 생각을 나레이션

<남의 기억을 엿보는 건 실례지만... 십삼년전 과연 뇌소저에게 무슨 일이 생겼고 열화창에 보관되어 있던 막대한 양의 폭약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려면 기억을 읽어 봐야만 한다.> 징징! 아나타의 왼손과 맞닿은 이군악의 오른손에 끼워진 귀마신갑이 진동하고

이군악; <그 폭약이 잘못 사용될 경우 상상을 초월하는 참극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인데...>

<귀마신갑에 의해 뇌소저의 가장 최근의 기억부터 순차적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나타가 동생 뇌진룡과 끌어안고 우는 모습. 옆에서는 당가연과 노파와 노인이 울며 보고 있고. 열화창의 뇌룡연 옆에서 당가연과 아나타가 끌어안고 우는 모습도 떠오르고. 산봉우리에서 도룡살객들에게 포위당한 이군악 자신이 뇌신건으로 벼락을 끌어내리던 장면도 떠오르고. 이어

<여기서부터는 내가 모르는 뇌소저의 기억이다.> 이군악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212>의 아나타가 황금성에서 보낸 마지막 밤의 모습이다. 아극파의 서재에서 문이 열린 금고 앞에서 옥녀진액과 소녀환희밀법의 비급이 든 상자를 열어보며 놀라던 모습.

이어 아나타가 옥녀진액을 마시던 장면이 떠오르고

이군악; (옥녀진액(玉女眞液)...) 눈 감은 채 생각하고

<뇌소저가 세상 모든 수컷들을 환장하게 만드는 색기를 뿜어내게 된 원인이 저 옥녀진액이었구나.> 연못에서 목욕하다가 기겁하는 아나타의 모습. 연못가에 온갖 짐승들이 모여서 보고 있는 장면. 이어

<그 옥녀진액보다 더 심각한 것이 천마가 남긴 천마칠절기중 소녀환희밀법(素女歡喜密法)이다.> 상자 안에 든 비급을 배경으로 이군악의 생각. 비급에는 물론 <素女歡喜密法>이라는 제목이 적혀있다.

이하 #212>의 장면 회상 처리.

 

<천마대종사는 소녀가 남긴 소녀밀경(素女密經)을 얻었었는데 거기 적힌 소녀의 흡정대법(吸精大法)을 바탕으로 소녀환희밀법을 만들었다.> 무시무시하게 생긴 노인이 화려한 옷을 입은 가녀린 여자를 품에 안고 좋아하는 모습. 절세미녀면서 가녀린 그 미녀는 노인의 품에 안겨 수줍어 한다. 노인이 물론 천마대종사고

<천마대종사가 자신도 익힐 수 없는 소녀환희밀법을 만든 목적은 사랑하는 아내 천마서시(天魔西施)를 세상 어떤 사내도 건드리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위 화면의 가녀린 미녀를 크로즈 업. 그 여자가 천마대종사의 아내인 천마서시

<즉, 소녀환희밀법을 익힌 여자에게 손을 대는 사내는 그대로 양기가 빨려서 말라죽어버리는 것이다.> 커다란 침대 옆에 무릎을 꿇고 있는 천마서시의 몸에 손을 대었다가 미이라가 되는 어떤 사내의 모습. 주변에 수많은 미이라가 있고. 천마서시는 침대에 누워있는 천마대종사의 시체 옆에 얼굴을 대고 엎드려 울고 있다.

<아비는 소녀환희밀법의 무서움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었다. 그래서 다른 인간들보다 먼저 소녀환희밀법을 차지했다. 소녀환희밀법을 다른 인간의 손에 들어가 악용될 경우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천마총의 탁자에서 재빨리 소녀환희밀법의 비급을 집어드는 아극파. 다른 자들은 흠칫! 하지만 막지는 않고

<소녀환희밀법은 여자가 익힐 경우 실로 치명적인 위력을 발휘한다. 그러니 아예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 상책이기에 이 글을 남긴다.> 위 장면의 연속. 비급을 두손으로 들고 표지를 보며 좋아하는 아극파

회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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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

꽝! 먼 곳에서 본 모습. 이군악과 아나타가 있는 바위 봉우리 위로 거대한 벼락이 내려 꽂히고 있고

[!] 근처 산봉우리 위에서 죽립 앞을 쳐들고 그걸 보는 환요. 얼굴이 원래의 환요로 돌아왔음을 주의

환요; [저게 무슨...] 놀라고

화악! 지지지! 벼락이 떨어진 바위 봉우리 위로 연기가 나고 반구형으로 벼락이 일어난다. 핵 폭발의 여운처럼 보이고

환요; (마른 하늘에서 저렇게 강력한 벼락이 떨어지다니...) (어쩐지 자연적인 낙뢰가 아니라 누군가가 저곳으로 벼락을 끌어내린 것같다.)

환요; (인간의 능력으로 저렇게 강력한 벼락을 끌어내린다는 게 믿기지 않긴 하지만...)

환요; (일단 가보자! 무슨 일이 있었는지...) 팟! 날아오르고

환요; (독불군, 그 악귀의 뒤를 밟았다가 뜻밖의 광경을 보게 되는구나.) 멀어지는 환요

 

#233>

다시 바위 봉우리 위. 지지지! 쿠오오! 연기가 휘몰아치고 벼락도 그 연기 속에서 이리저리 난무한다.

아나타; [으으으...] 지지지! 직격 당하지는 않았지만 벼락이 자잘하게 몸을 휘감고 있어 감전되어 벌벌 떤다. 여전히 젖가슴이 드러나고 치마는 허리 위로 걷혀진 야한 차림인데 혈도가 짚인 상태라 몸은 움직이지 못한다. 주변이 연기로 자욱하고

아나타; (이... 이제 알겠어!) 헉헉

아나타; (그 사람이 쓴 건 천마대종사가 남긴 칠대마병 중에서도 가장 파괴력이 강하다는 뇌신건이었어.) 이군악이 뇌신건을 낀 왼손을 높이 쳐들며 외치던 장면 떠올리고. 뇌신건의 보석이 벼락에 휘감겨 있었고

아나타; (내게 쇠붙이 지닌 거 없냐고 물어본 건 벼락에 맞을까 우려해서였고...) (반면...) 고개 억지로 돌려서 옆을 보고

아나타; (도룡살객들과 독불군은 무기를 지니고 있어서 벼락을 피하지 못했을 거야.) 옆을 보고. 화악! 그곳에서는 강한 연기가 여전히 치솟고 있다. 무언가 타는 모습이고

아나타; (저 연기 속에서 살이 타는 냄새가 나!) (그렇다는 건...) 침 꼴깍! 혐오와 두려움이 실린 표정으로 연기쪽을 보고. 그러다가

[!] 눈 치뜨는 아나타

화악! 휘몰아치는 연기 속에 누군가 서있는 것이 보이고

쿵! 연기가 흩어지면서 드러나는 장면. 지지지! 이군악이 벼락에 휘감긴 채 비틀거리고 있다. 왼손은 물론 내리고 있고. 헌데 벼락에 맞은 모습이 되어있다. 머리카락은 곤두서있고 옷에는 불이 붙어서 연기가 난다.

아나타; [아!] 안도하고

아나타; (뇌신건은 쓰는 사람도 벼락에 맞을 위험이 있다고 들었는데.... 저 사람은 다행히 무사했어.) 안도. 얼굴이 발그레. 그리고

쿵! 드러나는 이군악 주변의 모습. 십여구의 새카맣게 탄 시체들이 이군악의 주변에 널려있다. 그 시체들이 타면서 짙은 연기를 뿜어내고 있고

아나타; (도룡살객!) 눈 치뜨고

<패천오수들 중에서도 별격(別格)의 존재인 패륵을 죽이기 위해 아버지가 온갖 공을 들여 기른 도룡살객이 몰살했어.> 새카맣게 탄 채 연기를 뿜어내는 도룡살객들의 시체를 배경으로 아나타의 놀람.

아나타; (아깝긴 하지만 배신한 놈들이니 죽어 마땅하고...) 눈알 굴려 주변을 살피지만

어디에서 독불군은 보이지 않는다

아나타; (독불군, 그 독사의 새끼 시체는 안보여.) 이를 악물고

아나타; (운 좋게 뇌신건이 끌어내린 벼락에 직격당하지 않고 도망친 모양이다.) (물론 벼락에 맞은 채 절벽 아래로 떨어졌을 수도 있지만...) 아쉬워하고 그때

이군악; [으으으! 지랄 맞은...] 비틀거리며 신음

이군악; [역시 뇌신건은 써먹기에는 너무 위험한 물건이다.] 털썩! 바닥에 주저앉는다.

아나타; [괜... 괜잖으신가요?]

이군악; [괜... 괜잖소! 다행히 낙뢰에 직격 당하진 않았소.] 주저앉은 채 헐떡이고

이군악; [다만.. 도룡살객인가 뭔가 하는 놈들이 쇠붙이를 내게 들이대는 바람에 곁가지로 피격되었을 뿐이오.] 새카맣게 타죽은 도룡살객들의 시체를 보고

이군악; [소저도 쇠붙이를 지니고 있지 않았던 덕에 벼락에 직격당하지 않을 수가....] + [으헉!] 아나타를 돌아보다가 눈이 띠용

저고리가 벌어져 젖가슴이 드러나고 치마는 허리까지 걷혀진 야한 모습으로 누워있는 아나타의 자태가 눈에 들어온 때문

이군악; (죽... 죽인다!) 두근! 얼굴이 시뻘개지고

이군악; (가공할 색기를 지닌 여자가 속살까지 드러내고 있는 걸 보니 심장이 멎는 것같다.) 침 꿀꺽! 넋이 나가 보고

아나타; [그... 그렇게 보시지만 말고 혈도를 좀 풀어주세요.] 부끄러워 어쩔 줄 몰라하며

이군악; [결... 결례했소.] 퍼뜩 정신 차리며 시선 돌리고

이군악; [마혈을 짚인 것같은데...]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이군악; [어느 부위에 있는 마혈을 찍히셨소?] 비틀거리며 아나타에게 다가간다.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로

아나타; [유... 유근혈(乳根穴) 아래의 마혈이에요.] 얼굴 붉어지고

이군악; (유... 유근혈이라면 젖가슴 아래쪽에 자리한 혈도...) + [난감한 부위의 마혈을 찍히셨소이다.] 침 꿀꺽. 고개 돌린 채 아나타의 옆에 이르고

아나타; [사... 사정이 사정이니만큼 예의를 따질 수만은 없지요.] [아무쪼록 수고해주세요.] 얼굴 붉히고

이군악; [알겠소이다.] 옆에 무릎을 꿇고

이군악; [실례를 하더라도 이해하시오.] 고개 옆으로 돌린 채 손을 아나타의 가슴에 뻗는다. 그 때문에 아나타의 가슴에 번개 문신이 새겨진 것을 보지 못한다.

뭉클! 이군악의 손이 아나타의 젖가슴을 아래쪽에서 움켜쥔다

아나타; [아!] 비명

이군악; (으헉!) 혼망

이군악; (이게 무슨... 손이 그대로 이 여자 몸 속으로 녹아들어가는 것같다니...) 아나타의 젖가슴 주무르며 혼망 가고

이군악; (온몸에서 뿜어내는 색기와 관련이 있을 텐데... 젖가슴을 만지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몽롱해진다.) 혼망 가서 주물럭

아나타; (이... 이 인간이...) 이군악에게 젖가슴 주물리키며 얼굴 새빨개져서 흘겨보고

이군악; (젖가슴을 만지는 것만으로도 이 정도로 황홀한데...) (만일 이 여자와 한 몸이 된다면 아예 정신을 잃겠구나.) 헐떡. 얼굴이 벌개지고

아나타; [제발 거긴 그만... 좀 더 아래쪽인데...] 부끄럽고 화가 나서 눈을 흘기고

퍼뜩! 정신을 차리는 이군악

이군악; [미... 미안하오.] 사과

이군악; [이럴 생각이 아니었는데....] 고개 돌리고. 그러다가

[!] 눈 부릅 이군악.

쿵! 아나타의 젖가슴에 새겨진 번개 문양

이군악; (저... 저 번개 형상의 문신은...) 경악. 그런 이군악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열화창 안쪽 연못가의 석대에서 당가연이 자신의 품에 안겨 잠이 들어있는데 그런 당가연의 어깨 너머 등에 가까운 쪽에 번개 형상의 문신이 있었던 장면이다.

이군악; (벽력당의 안주인 당가연의 등에 새겨져 있던 번개 형상과 완전히 같다.) 경악하며 보고. 아나타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보고

아나타; (이 인간이 왜 이렇게 놀라지?)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이...) 의아해 할 때

 

<벽력당의 직계들은 몸의 어느 곳에든 벼락의 문신을 하는 전통이 있답니다.> 알몸으로 자신의 품에 안겨 수줍은 표정으로 말하던 당가연의 모습을 떠올리는 이군악. #182>의 장면이다.

 

이군악; (이... 이 여자의 젖가슴에 당부인의 것과 똑같은 문신이 새겨져 있다는 건 설마...) 숨을 멈추다가

이군악; [힉!] 다급히 아나타의 젖가슴에서 손을 떼고. 어리둥절 하는 아나타

이군악; (이 여자... 이 여자가 패륵에게 찢겨 죽었다고 알려진 당부인의 딸일 가능성이 있다.) (그럼 난 모녀의 육체를 유린한 패륜아가 되는 것이고...) 비지땀을 흘리며 덜덜

아나타; [왜 그러세요 공자님?] 어리둥절

아나타; [제가 무슨 실수라도 한 건가요?]

이군악; [아니... 소저가 실수한 건 없소.] 정신 차리고 고개 젓고.

이군악; [궁금한 게 있는데...] [소저의 가슴에 번개 형상의 문신이 새겨진 사연을 아시오?] 곁눈질로 보면서 묻고

아나타; [저도 이 문신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어요.] 자기 문신을 곁눈질

아나타; [철이 들어보니 가슴에 새겨져 있더군요.] [그렇다고 아버지에게 물어보기도 그렇고 해서 문신이 새겨진 사연도 듣지 못했구요.] 말하다가

아나타; [혹시 이 문신과 관련된 어떤 사연이 있는 건가요?] 깨닫고

이군악; [아직은 확신을 못하는 상태지만...] 파팟! 재빨리 손가락으로 아나타의 젖가슴 아래쪽을 찍고. + 아나타; [하악!] 혈도가 찍히면서 퍼덕이고

이군악; [아무래도 나는 소저의 어머니가 누군지 아는 것같소.] 어색하게 웃으며 손을 거두고. 초조한 표정으로

아나타; [제 어머니를 알고 계신다구요?] 급히 일어나며 한손으로는 저고리를 여며 젖가슴 가리고 다른 손으로는 치마를 내려 아랫도리를 가리며 놀라고

아나타; [하지만 저의 어머니는 저를 낳다가 난산으로 돌아가셨다고 하고...] [그게 벌써 십팔년전 일인데 공자께서 어떻게 저의 어머니를 아신다는 건가요?]

이군악; [설명하면 길고... 실례를 해도 되겠소이까?] 두팔을 앞으로 내밀어 아나타를 끌어안으려 하고

아나타; [원... 원하는 대로 하세요. 어차피 제 목숨은 공자님 것이니까요.] 수줍어 하며 고개를 숙이고

이군악; [함께 갈 곳이 있어서 이러는 것이니 이해해주시오.] 아나타를 두팔로 끌어안는다. 오른팔로는 상체를 안고 왼팔로는 아나타의 아랫도리를 안아들고.

아나타; [예...] 수줍어하며 이군악의 품에 안기고. 직후

지잉! 이군악의 오른손이 진동하더니

쿵! 이군악의 오른손에서 나타나는 귀마신갑. 그걸 돌아보며 놀라는 아나타

아나타; (갑... 갑자기 이 사람 손에 보이지 않던 장갑이 나타났어.) 놀라고

 

[!] 봉우리 한쪽의 절벽에서 누군가 놀라는 기척

 

이군악; (귀마신갑을 쓰면 사존 패극천에게 탐지될 위험이 있지만...) 눈을 감고

이군악; (단번에 벽력당까지 가려면 귀마신갑의 힘을 비는 수밖에 없다.) 심호흡을 하고

이군악; (귀마신갑!) (나를 당부인이 있는 곳으로 데려가 다오.) 자신의 몸 아래 깔려 몸부림치던 당가연을 떠올리고. 직후

지잉! 귀마신갑이 진동하고

지잉! 아나타를 두팔로 안은 이군악의 모습이 흐려지고

퍼억! 다음 순간 사라지는 이군악과 아나타

 

<틀... 틀림없다!> 누군가 놀라는 기척이 다시 들리고

[방금 전 그 사내가 사용한 것은 우리 배교의 진산지보인 귀마신갑이었다.] 스스스! 사람 형상이 절벽 끝에 어리더니

쿵! 나타나는 죽립 쓴 여자. 물론 환요다

환요; (귀마신갑을 저렇게 능숙하게 쓰는 걸 보면 아버지로부터 본교의 교주로 지목된 이군악이라는 사람이 분명해?) 얼굴 좀 발개지고

환요; (의심의 여지도 없이 다음 대 천하제일인이 될 인물이 본교의 교주...) 얼굴이 홍조

환요; (우리 배교는 저 사람의 대에서 다시 한번 부흥을 이루겠지.) 한숨

이군악이 두팔로 아나타를 끌어안고 있던 장면이 환요의 뇌리에 떠오르고

환요; (본교의 교주가 다른 여자를 안고 있는 것을 보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환요; (하지만 어쩌겠는가? 나란 계집은 하마터면 본교의 명맥을 끊어버릴 뻔한 크나큰 죄인인 것을...)

환요; (낳아주신 아버지조차 내 손으로 시해한 패륜무도한 불효녀이기도 하고...) 처연한 표정으로 입술 깨물고. 자신이 독불군의 최면술에 제압당해서 아버지 화의사신 환극을 뒤에서 찌르던 장면 떠올린다. #37>의 장면

환요; (나는 저 사람... 교주 앞에 나설 자격도 없다.) 돌아서고

환요; (내 남은 삶은 오로지 날 죄악과 패륜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독불군, 그자로 하여금 응보를 치루게 하는 데 바쳐져야만 한다.) 스스스 모습이 흐려지고

<독불군! 네놈과 함께라면 나 환요는 기꺼이 웃으며 지옥의 불길 속으로 뛰어들 수 있다.> 스스스 사라지는 환요의 모습 배경으로 환요의 생각

 

#234>

연기를 뿜어내는 화산. 바로 벽력당이 있는 그 화산

<-벽력당> 화산 아래 산록에 펼쳐진 벽력당의 폐허

공터에서 혼자 무공을 연습하고 있는 뇌진룡

뇌진룡; (군악형님이 갑자기 떠나신 후 어머니는 거이 대부분의 시간을 열화창에서 보내고 계신다.) 용조수를 펼치며 한숨

뇌진룡; (어머니의 상심된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뇌진룡; (저러시다 몸이나 상하지 않으실까 걱정이다.) 쉬쉭! 쉭! 용조수를 펼치며 한숨 쉬고

 

#235>

<-열화창> 절벽 아래의 동굴

열화창 내부의 모습. 여전히 모든 석실이 텅 비어 있고

<-뇌룡연> 열화창의 깊은 곳에 자리한 연못. 연못가의 다이빙대같은 석대에 여자가 천장을 보는 자세로 누워있다. 물론 당가연이고

멍한 표정으로 천장을 보는 당가연

 

그런 당가연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미안합니다. 혹시 어떤 늙은이가 찾아와서 저와의 관계를 물으면 아무런 사이도 아니라고 잡아떼십시오.> 쐐액! 까마득히 멀어지는 이군악의 전음이 들리던 장면이다.

 

당가연; (어리석은 계집...) 주르르! 눈물이 흐르고

당가연; (대체 뭘 기대한 것이냐? 내 주제에 기린같고 신룡같은 그 아이를 영영 붙잡아둘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것이냐?) 억지로 웃고

당가연; (보답을 했다고...) (그 아이가 우리 벽력당과 용아에게 베푼 은혜를 내 몸으로 갚았다고 생각하자.)

당가연; (그러나 그 아이의 존재가 내 몸과 마음에 화인처럼 새겨져 지워지지 않는 것은 어쩔 수가 없구나.) 웃으며 울고. 바로 그때

지지지! 갑자기 당가연 위쪽의 허공에 원형으로 벼락이 달리더니

슈욱! 그 원형의 벼락 안쪽에서 끌어안고 끌어안긴 남녀가 떨어져 내린다. 물론 이군악과 아나타인데 둘 다 눈을 감고 있고. 이군악이 아나타를 두팔로 안고 앉은 자세로 등을 아래로 한 채 떨어진다.

당가연; [흑!] 기겁하며 벌떡! 일어나고

<이군악!> 벼락의 원에서 아래로 쳐박히듯 내려오는 이군악의 얼굴 배경으로 당가연의 생각. 그 직후

당가연; (돌아왔어! 이 아이가 내 곁으로...) 아래로 떨어지는 이군악과 아나타를 향해 두팔을 벌리고. 직후

퍼억! 그대로 당가연의 품에 떨어지는 이군악과 아나타. 당가연은 두 사람을 받아 안으며 뒤로 나뒹굴고

[억!] [학!] 뭉클! 뒤로 나뒹구는 당가연의 품에 안기듯 나뒹굴며 깜짝 놀라는 이군악과 아나타. 눈을 뜬다.

이군악; [부인!] 눈을 뜨며 자기 몸 아래 깔린 당가연을 돌아보고. 아나타는 놀라 그런 이군악과 당가연을 내려다 보고

당가연; [이공자...] 아래쪽에 깔린 채 울며 웃고

당가연; [돌아오셨군요!] 와락 이군악을 끌어안고. 당가연에게 안기며 당황하는 이군악.

당가연; [다시 제 곁으로 돌아와 주셨어요.] 이군악을 끌어안고 몸부림치며 울고. + 이군악; [고... 고정하십시오 부인] 당황하며 아나타의 눈치를 보고. 아나타는 여전히 이군악의 품에 안겨 있고. 눈을 뜬 채 눈 치뜨고

아나타; (뭐야 이 아줌마는?) (마치 오랫동안 떨어져 있던 낭군을 만난 것처럼 굴기나 하고...) 이군악의 품에 안긴 채 당가연을 곁눈질하며 눈을 흘기고

<설마 아줌마 주제에 이 사람과 그렇고 그런 사이인 거야?> 뇌룡연의 모습 배경으로 아나타의 생각 나레이션

 

#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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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

깊은 산중. 낮

폭포. 폭포 아래의 연못에서 알몸으로 목욕을 하고 있는 아나타. 허리까지 물에 잠긴 채 연못 몸을 문지르고 있다. 옷은 벗어서 물가 바위에 올려놓았고. 옷가지와 함께 휘어진 칼 한자루와 길쭉한 막대기 같은 금속통도 하나 놓여있다.

아나타; (끔찍해!) 진저리를 치며 몸을 물로 닦는다. 온몸이 흠씬 젖었고

아나타; (그 인간들의 손에 닿은 부분에 오물이 묻어있는 것같아.) 마을에서 쓰러진 자신의 몸을 역시 쓰러진 사내들이 만지고 주물러대던 장면 떠올리고

아나타; (아버지와 사형 외에는 어떤 사내의 손길도 내 몸에 닿은 적이 없었어.) (그런데 내 몸을 추잡한 사내놈들의 손이 주물러 대었어.) 진저리를 치고

아나타; (벌써 반 시진 가까이 물로 씻어내고 있는데도 찜찜함이 사라지지를 않아.) 이를 악물고

아나타; (생각 같아서는 그 마을로 돌아가서 내 몸에 손을 댄 놈들의 손목을 전부 잘라버리고 싶다.) 치를 떨고. 눈에 독기

아나타; (하지만 거기로 돌아갔다가는 그 짐승과 또 만나게 될지 몰라.) 이군악이 자신의 멱살 틀어잡고 이를 갈던 흉포한 표정 떠올리며 침 꼴깍

이어 이군악이 자신을 던져버리던 장면도 떠올리고. 자신의 몸은 객점의 벽을 박살내며 밖으로 퉁겨져 나가면서 사내들과 뒤엉키고 있고

아나타; (아무리 생각해도 분해서 못 참겠어.) 결심

아나타; (감히... 감히 황금성의 천금인 날 능멸하고 모욕해?) (도저히 용서가 안된다.) 분노하며 치를 떨고

아나타; (지금쯤 내 행적을 알아낸 도룡살객(屠龍殺客)들이 경호를 하기 위해 멀지 않은 곳까지 와있을 것이다.) 촤아! 물가로 가고

아나타; (도룡살객들을 소환해서 그 싸가지 없는 거지새끼를 때려죽이라고 하자.) 물가의 바위로 간다.

아나타; (아버지에게도 맞아본 적이 없는 날 패대기친 대가를 치루게 해주겠어.) 옷을 집어들고. 그러다가

멈칫! 하는 아나타

쿵! 연못 근처에 산 짐승들이 모여 있다. 토끼, 사슴, 여우, 너구리, 멧돼지, 심지어 좀 떨어진 곳에 곰도 두발로 서 있는데

아나타; (산짐승들이 몰려들었어!) 놀라며 급히 옷을 알몸에 걸치고. 그러다가

[!] 무언가 발견하고 눈 치뜨고

산짐승들의 눈이 풀려있고

두발로 선 곰의 아랫도리에서 무언가 돋아나 있다.

아나타; (맙소사! 몰려든 산짐승들은 전부 수놈들이야.) 사색이 되어 옷을 입고

아나타; (심지어 짐승들마저도 옥녀진액의 마력에 영향을 받고 있다.) 휘익! 허둥대며 허공으로 날아오르고

우어어어! 끼끼! 산짐승들이 따라서 달려오고

아나타; (정말 큰 실수를 했다. 옥녀진액은 절대 마시면 안되는 거였어.) 사색이 되어 날아가고

 

#229>

산속의 경치 좋은 곳에 자리한 정자. 독불군이 정자 난간에 걸터앉아서 졸개의 보고를 받고 있다가 놀란다. 정자 밖에 한쪽 무릎을 꿇고 있는 졸개는 마을의 골목에서 이군악을 훔쳐보던 자다

독불군; [이군악?]

독불군; [혈나한의 여섯 번째 제자인 그 이군악?]

졸개; [틀림없습니다 소주.]

졸개; [이군악의 모습이 본성에서 요주의 인물로 선정하여 배포한 용모파기와 일치했습니다.] 수첩에 그려진 이군악을 떠올리며

졸개; [무엇보다도 그자는 소성주님을 간단히 제압하여 낭패하게 만들었습니다.]

독불군; [젊은 나이에 사매를 어린애처럼 다뤘다면 이군악이 틀림없겠지.] 끄덕

독불군; [재미있어지는군. 사매의 종적을 따라왔다가 반가운 얼굴까지 보게 되고....] 웃고. 바로 그때

펑! 멀리서 폭죽이 터진다. 흠칫! 돌아보는 독불군과 졸개

몇 겹의 산 너머에서 폭죽이 하늘로 치솟았다가 터지고 있다.

졸개; [소주! 저 기화(旗火;불꽃 신호)는...] 놀라고

독불군; [사매가 근처에 있는 도룡살객들을 소환했군.] 일어나고

졸개; [도룡살객들을 모두 소성주님께 보낼지요?]

독불군; [그럴 거 없다. 사매가 왜 도룡살객들을 부르는지 알만하니까.] 슥! 정자의 난간으로 올라서고

독불군; [사매에게는 내가 직접 가보겠다. 도룡살객들은 내가 호출할 때까지 주변에서 대기하게 하라.] 휘익! 난간을 박차고 날아올라서 불꽃이 피어오른 쪽으로 날아간다.

졸개; [존명!] 포권하고

멀어지는 독불군

 

#230>

어느 계곡. 역시 목욕하고 있는 이군악. 상의만 벗은 채 물에 들어가 씻고 있다

<냄새까지 꼬릿하고... 진짜 돼지새끼라고 해도 믿겠어.> 아나타가 손가락으로 코를 잡고 눈을 흘기던 장면 떠올리며 몸을 씻는 이군악

이군악; (악몽같은 옛 기억이 떠오른 충격으로 사흘 넘게 몸을 씻는 것도 잊었었다.) 쓴웃음을 짓고

이군악; (깔끔 떠는 인간들에게는 내가 돼지새끼처럼 느껴지긴 했을 것이다.)

이군악; (시간이 지나고 나니 좀 미안하긴 하다.) (부모님 욕을 했기로서니 여자에게 그렇게 험한 짓을 할 것까진 없었는데...) 자신이 아나타의 멱살을 틀어쥐고 을러대던 장면 떠올리면서 쓴웃음을 짓고

이군악; (다시 만나게 되면 사과라도 해야겠다. 여자에게 원한 사서 좋을 일 하나 없으니...) 생각할 때

펑! 멀리 산 너머에서 허공으로 폭죽이 터진다. 반사적으로 돌아보는 이군악

화악! 허공에 터졌던 폭죽이 떨어지고 있고. 그걸 올려다보는 이군악

이군악; (저건 무림인들이 먼 거리에서 연락을 주고 받을 때 쓰는 기화다.) 불꽃을 올려다 보며 물에서 나가고

이군악; (대낮에 누구나 볼 수 있는 기화를 터트린 걸 보면 누군가에게 긴급한 상황이 벌어진 모양이다.) 곁눈질로 불꽃을 보며 옷을 집어들고

이군악; (내가 비록 세상사에 무관심하다고는 하지만 위기에 처한 사람을 못 본 척 할 정도로 무정하진 않다.) 옷을 입고

이군악; (악몽같은 기억도 잊을 겸 한번 가보자.) 팟! 날아올라서

사라진다

 

#231>

높은 바위 산 위. 위가 평평하고. 그곳에 서있는 여자

그 여자는 바로 아나타. 고개 들어서 하늘을 보고 있다. 이제 하늘에서는 불꽃의 잔재가 흐리게 남아 흩어지고 있다

아나타; (도룡살객들이 멀지 않는 곳에 있는 건 확실하다.) (다만 이곳까지 달려오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느냐가 문제인데...)

아나타; (좀 걱정이 되긴 한다.)

아나타; (어쨌든 도룡살객들도 사내...) (옥녀진액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할 테고...) 걱정스런 표정.

아나타; (설마 도룡살객들이 날 어찌해보자고 덤비는 건 아니겠지?) 침 꼴깍! 긴장하고. 바로 그때

[이거 참 이상하군.] 갑자기 뒤에서 들리는 음성. 깜짝 놀라 돌아보는 아나타

독불군; [불과 며칠 못 본 사이에 전혀 다른 여자처럼 느껴지다니...] 아나타의 뒤쪽 절벽 끝에 눈을 가늘게 뜨고 서서 아나타를 보고 있다

아나타; [사형!] 반가워하며 다가가고

독불군; [대체 며칠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냐 사매?] 눈이 좀 충혈되고

아나타; [도룡살객들을 불렀는데 어떻게 사형이...] + [!] 반가워하며 다가가다가 눈 부릅

눈이 충혈되어 다가오는 독불군

아나타; (설,.. 설마 사형까지...) 아연 경악 주춤

독불군; [사매! 네가 이토록 매력적인 여자일 줄은 몰랐다.] 헉헉 다가오고

아나타; [오... 오지 말아요 사형!]

독불군; [원래 만나는 즉시 이럴 계획이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함께 자란 탓에 누이같이 느껴져서 해치울 수 있을 거라는 자신이 없었다.]

독불군; [헌데 사매의 분위기가 농염하게 바뀐 덕분에 즐겁게 일을 치룰 수가 있을 것같구나.] 음험하게 웃고

아나타; [무... 무슨 짓을 하려고...] 사색이 되는데

독불군; [바로 이런 짓이다.] 파팟! 손가락을 퉁기고

아나타; [악!] 퍼퍽! 독불군의 손가락에서 퉁겨진 섬광에 가슴을 맞아 비명. 휘청

털썩! 나뒹굴고

독불군; [이해해라. 괜히 저항하고 어쩌고 하면 다칠 수도 있어서 이러는 것이니...] 허리띠 풀며 다가오고

아나타; [사... 사형! 이게... 이게 무슨 짓이에요?] 바들바들. 혈도가 찍혀 움직이지는 못하고 입으로만 애원

독불군; [사부는 날 사매의 배우자로 생각하고 계실 것이다.] [나 또한 사매를 평생의 반려로 삼을 생각이고...] 아나타의 옆에 무릎을 꿇고. 허리띠를 푼 상태

독불군; [정식으로 사부님의 허락을 받고 널 내 여자로 만들려고 했으나...] 아나타의 저고리를 양손으로 움켜잡고

독불군; [사매가 풍기는 농후한 색기가 날 도발하여 견딜 수가 없다.] 찌직! 거칠게 아나타의 저고리를 좌우로 찢어버린다. + 아나타; [악!] 저고리가 찢기며 비명 지르고. 몸이 들썩 젖가슴이 출렁

출렁이며 드러나는 아나타의 젖가슴 크로즈 업. 크고 난력이 넘치는데 그 젖가슴 한쪽에 번개 문양이 새겨져 있고

독불군; [전에도 여러 번 만져봤지만 역시 사매의 젖가슴은 일품이다.] 뭉클! 아나타의 젖가슴 하나를 움켜쥐고

아나타; [아흑!] 비명

독불군; [본격적으로 즐기기 전에 준비를 해야겠지?] 슥! 아나타의 허리춤에 끼워진 휘어진 칼을 칼집 채 뽑고

독불군; [사매같이 몸이 무기인 미녀에게 이런 흉악한 물건은 필요없다.] 휙! 칼을 멀찌감치 던져버린다.

따당! 머리 떨어지는 칼. 칼이 아나타의 몸에서 멀리 떨어지는 건 나중에 필요한 안배임

독불군; [흥분되는구나. 젖가슴은 자주 만지고 빨아봤지만 여기는 나도 처음이라서....] 슥! 아나타의 치마를 걷어 올린다.

아나타; [이... 이러지 말아요 사형! 제발... 싫어요.] 독불군이 치마를 걷어올리기 시작하며 울며 애원하고. 그때마다 젖가슴이 출렁.

독불군; [어차피 언젠가는 겪어야하는 과정이니 포기해라] 슥! 아나타의 치마가 허벅지까지 걷혀지고. 굽이 있는 꽃신을 신은 미끈한 다리가 드러나고.

아나타; [사형! 사형 이렇게 무례한 사람 아니잖아요. 나중에... 나중에 다 줄 테니까 오늘은 하지 말아요 제발!]

독불군; [미안하지만 난 그만 둘 생각이 없다.] 슥! 치마를 허리까지 걷어올리고. 이제 아나타의 아랫도리가 다 드러났다.

독불군; [처음에는 좀 아프겠지만 너도 곧 나하고 이러는 걸 좋아하게 될 것이다.] 슥! 치마를 허리까지 걷어 올려 완전히 드러난 아나타의 사타구니로 손을 넣고

아나타; [하지마! 싫어! 싫어.] 몸은 움직이지 못하고 비명만 지르고

독불군; [싫다는 소리를 좋다는 소리로 바꿔주지.] 히죽 웃으며 손을 아나타의 사타구니 사이로 깊이 넣고

아나타; [으흑!] 비명 고개 젖히고

독불군; [대... 대단하군!] 헐떡이며 눈 치뜨고

독불군; [입으로는 싫다고 하면서 여긴 벌써 뜨거운 봇물로 칠갑이 되어 있으니...] 아나타의 사타구니 속에 넣은 손을 움직이며 헐떡이고

아나타; [당신... 당신이 감히...] [아버지에게 일러서 때려죽이라고 할 거야!] 울면서 악 쓰고. 수치심에 얼굴 발개진 채

독불군; [사부에게 고자질 할 때쯤이면 이미 난 사매의 서방이 되어 있을 텐데...]

독불군; [과연 사매의 심보가 서방을 때려죽이라고 할 정도로 독한지 보자.] 스윽! 음험하게 웃으며 아나타의 다리 하나를 들어서 가랑이를 벌리고. 다른 손으로는 여전히 아나타의 사타구니를 희롱하며. 바로 그때.

[야 이 개잡종아! 사내 망신은 그만 좀 시켜!] 휘익! 그런 독불군의 뒤쪽으로 누군가 날아 내리면서 외치고. 물론 이군악

[!] [!] 기겁하는 독불군과 놀라 눈 치뜨는 아나타

이군악; [나도 여자를 좋아하지만 싫다는 여자를 강제로 욕보인 적은 없다.] + (동칠낭을 범한 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 제외하고...) 바닥에 내려서며 눈 부라리고. 그러자

독불군; [이군악!] 팟! 이를 갈며 급히 일어나고

아나타; (그... 그 사람이야!) 놀라고 부끄럽고. 그러면서 이군악이 자기 멱살을 틀어쥐던 장면을 떠올리고

이군악; [오면서 들으니 둘이 동문인 것 같아서 다짜고짜 때려죽이진 않았다.] [그 여자에게 사죄를 하고 물러간다면 굳이 살수를 쓰진 않겠다.] 다가오며 눈을 부라리자

독불군; [그 새끼...] 피식 웃더니

독불군; [이걸 맛보고도 개소리를 할 수 있을지 보자!] 펑! 장풍을 날린다.

꽝! 독불군이 날린 장풍은 이군악의 몸 앞에 쳐진 방어막에 부딪혀 무산되고.

이군악; [별 것도 아닌 무공으로 큰 소리를...] + [!] 말하다가 눈 부릅

꽝! 장풍이 방어막에 막혀 흩어졌는데 이군악의 가슴에서 폭발이 일어난다. 옷이 터지고 가슴에 손바닥 형상의 자욱이 생긴다

이군악; [억!] 충격 받고 비틀하고

아나타; [안돼!] 비명 지르는데

독불군; [크하하하! 혈나한의 제자는 얼마나 대단한지 보자!] 퍼펑! 이군악을 덮쳐가면서 양손으로 마구 장풍을 날리고

이군악; (격산타우(擊山打牛;산을 사이에 두고 소를 때림)의 수법인가?) (혹시 모르니 호신강기를 두겹으로 치자.) 바웅! 이군악의 몸이 두 겹의 방어막으로 덮인다. 하지만

펑! 퍼펑! 이군악의 몸에 쳐진 첫 번째 방어막에 장풍들이 부딪혀 흩어진 직후

콰쾅! 그 안쪽 두 번째 방어막에 다시 폭발이 일고

이군악; (역시...) 눈 부릅뜨면서도 안도할 때

꽈쾅! 쾅! 이군악의 가슴에 다시 충격이 가해진다

이군악; [컥!] 이번에는 피를 왈칵 토하며 비틀하고. 가슴 부분의 옷이 마구 터져나가고 손바닥 자욱이 생겼고

아나타; [흐윽!] 공포

독불군; [대갈통을 깨트려주마!] 화악! 비틀거리는 이군악에게 가까이 육박하며 강력한 장풍으로 이군악의 머리통을 노린다. 하지만 그 직후

슈욱! 이군악의 몸이 깃털처럼 휙 날려서 뒤로 날아간다. 바로 뒤는 아니고 약간 옆으로

펑! 이군악을 비켜간 장풍은 뒤쪽의 바닥을 박살 내고

독불군; [소림칠십이절기 중의 연대구품(燕臺九品)이로구나!] 화악! 이를 갈면서 미사일처럼 이군악을 따라붙는다. 하지만

이군악; [거기까지!] 꽝! 갑자기 양손을 세게 마주쳐 박수를 치는 이군악. 그러자

독불군; [크악!] 꽝! 엄청난 충격파에 가격당해서 양손으로 귀를 틀어막으며 휘청하고

퍼억! 바닥에 나뒹구는 독불군

아나타; [아!] 안도하고

독불군; [소림칠십이절기중의 여래박수찬(如來拍手讚)!] 바닥에 나뒹군 채 벌벌. 입과 코로 피를 게워내면서. 그러다가

[!] 눈 부릅뜨는 독불군

부악! 집채만한 이군악의 발이 강하게 밟아온다

독불군; [헉!] 팟! 다급히 옆으로 몸을 때굴 굴려 피하고

꽝! 간발의 차이로 이군악의 발이 강하게 바닥을 밟는데 바위로 이루어진 바닥에 집채만한 발자국 형상이 생긴다. 독불군은 옆으로 튀어오르고 있고

아나타; [아!] 놀라고

독불군; [큭!] 휘릭! 멀찍이 벼랑 끝으로 내려서며 얼굴이 고통으로 이지러지고

이군악; [아깝구만!] [조금만 빨랐어도 육포로 만들어버릴 수 있었는데...] 거대한 발자국 형상 안에서 멈춰서며 웃고

이군악; [아무렴 내가 너같은 기생오라비에게...] 띵! 말하다가 휘청! 하고

아나타; (왜 저러지?) 놀라고

이군악; (갑자기 현기증이...) 비틀거리다가

급히 자기 가슴 내려다보는 이군악. 옷이 터지고 몇 개의 손바닥 자욱이 생겼는데 손바닥 자욱이 풍선처럼 빵빵하게 부풀어올라 있다.

이군악; (몸... 몸 속의 피가 밖으로 터져 나오려 한다.) (내 몸이 금강불괴에 가까운 탓에 피가 피부를 뚫고 나오지는 못하고 있지만...)

이군악; (머리 속의 피까지 유실되면서 현기증이 일어나는 것이다.) 경악 비틀. 그때

독불군; [흐흐흐! 이제야 흡혈삼첩장(吸血三疊掌)의 위력이 나타나는군.] 입과 코의 피를 닦으며 웃고

아나타; [흡... 흡혈삼첩장!] 기겁

이군악; (흡혈삼첩장?) 비틀거리며 놀라고

아나타; [천마대종사의 일곱가지 절기 중 하나인 흡혈삼첩장은 침독이 차지했다고 들었는데 사형이 어떻게...]

이군악; (흡혈삼첩장이라는 무공이 사부와 함께 고금제일인을 다툰다는 천마대종사의 것이었구나.) 깨닫고

독불군; [일이 이 지경이 되었는데 뭘 더 숨기겠느냐?] 아나타를 돌아보면서 음산하게 웃고

독불군; [사실을 말하자면 나는 침독이란 분의 숨겨진 아들이다.]

아나타; [그... 그럴 수가!] 경악

이군악; [어! 네놈이 침사형의 아들이었어?] 놀라고

독불군; [그렇다! 저 계집은 아극파의 외동딸이고...] 야한 자세로 누워있는 아나타를 곁눈질로 보며 이군악에게 말하고

이군악; [어쩐지 범상치 않고 했더니 아사형의 딸이었군.] 역시 야한 모습의 아나타를 곁눈질하며 침 꼴깍! 삼키고. 그때

아나타; [그럼... 그럼 사형... 아니 네놈이 아버지의 제자가 된 것도 침독의 지시에 의해서였겠구나.] 분노

독불군; [그렇다.] 끄덕

독불군; [아버지는 네 아비가 모은 재물을 손에 넣기 위해 어린 나를 신분을 세탁한 후 황금성에 들여보냈던 것이다.] 아나타에게

독불군; [당연히 나는 네 아비가 받아들인 수하들 중 발군의 성취를 보였으며...] [마침내 네 아비의 정식 제자가 되기에 이르렀지.] 히죽

아나타; [그런.... 그런...] 충격으로 버벅

독불군; [어쩌면 네 아비도 내가 침독이란 분의 자식인 걸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히죽 웃으면서

독불군; [하지만 나를 사위로 받아들이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모른 척하고 있었을 것이다.]

아나타; [네... 네놈이 내게 이런 짓을 하려고 한 걸 아시고도 아버지가 용서하실 것같으냐?] 악을 쓰며 분해서 눈물까지 흘리고

독불군; [아까도 말했잖느냐?] 음험하게 웃고

독불군; [난 오늘 널 내 계집으로 만들 작정인데 네가 과연 서방이 된 날 죽이라고 아비를 조를 수 있을만큼 독한지 두고 보겠다고...]

이군악; [야 이 새끼야! 네놈 눈에는 내가 허수아비로 보이냐?] 독불군에게 눈 부라리고. 돌아보는 독불군

이군악; [아무렴 내가 네놈으로 하여금 저 여자를 겁탈하게 놔둘 것같냐?] 야한 모습으로 누워있는 아나타를 손가락질하며 독불군에게 눈을 부라리고

독불군; [네놈이 날 방해하는 일은 없다.] 딱! 손가락을 퉁기고. 그러자

[기다렸소이다!] [왜 이렇게 호출이 늦으셨소이까 소주?] 휘익! 휙! 절벽 사방에서 십여명의 사내들이 치솟는다. 얼굴에 썬그라스같은 것을 끼었고 입은 두꺼운 마스크로 가리고 있어서 폭주족 같은 모습들. 물론 이자들은 도룡살객들이다.

아나타; [도... 도룡살객!] 비명

휙! 휘익! 이군악을 포위하며 내려서는 도룡살객들

이군악; (오개월전쯤 청도에서 날 애먹였던 놈들이로군.) 얼굴 좀 심각해지고

독불군; [도룡살객들과는 구면이니 따로 소개하지 않아도 되겠지?] 도룡살객들에게 포위된 이군악을 보며 웃고

아나타; [멈춰라 도룡살조!] [그 사람을 공격하지 마라!] 외치지만

독불군; [소용없다 사매.] [도룡살조의 살객들은 이미 오래전에 내게 충성을 맹세했으니...] 히죽 웃고

아나타; [정말이냐 도룡살객?] [너희들이 아버지나 내가 아니라 독불군, 저자에게 충성하고 있는 거야?]

도룡살객들; [미안하오 소성주!] [우리는 다음 대 무림의 주인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소주에게 충성하기로 했소이다.] [대세를 따른 것이니 탓하지는 마시구려.] 웃으며 돌아보고. 아나타의 야한 모습을 훔쳐보는 놈도 있고

아나타; [그... 그런...] 사색

독불군; [믿을지 모르겠지만 도룡살객들은 내가 명령만 내리면 네 아비를 척살하는 일도 서슴치 않을 것이다.]

아나타; [말도 안되는...] 치를 떨고

독불군; [사설이 너무 길었지?] 웃으며 이군악에게 시선 돌리고

독불군; [도룡살객들로 말하자면 이름 그대로 용, 즉 패륵을 죽이는 것을 목적으로 길러진 살인병기들이다.] 도룡살객들에게 포위된 이군악을 보며 웃고

독불군; [하물며 네놈은 내 첩혈삼첩장에 중상을 입기까지 한 상태다.] [도룡살객들의 손에 죽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살벌하게 웃으며 이군악을 칼로 겨누며 천천히 돌아가는 도룡살객들. 이군악은 뭔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찡그리고 있고

아나타; [달... 달아나요 공자!] 다급히 외치고

아나타; [나 때문에 변을 당할 필요는 없어요.] [빠져나가서... 나버지에게 여기서 보고 들은 일을 알려주세요.] 이를 갈며 울고

독불군; [바랄 걸 바래라 사매야.] 웃고

독불군; [도룡살객들의 포위망에 갇힌 이상 패륵이라도 빠져나가지 못한다.]

이군악; [그 새끼 참 시끄럽네.]

독불군; [뭐라?] 분노. 아나타도 흠칫! 하며 이군악을 보고

이군악; [정말 이러고 싶진 않았는데... 더 이상 피곤하고 싶지 않아서 이걸 써야겠다.] 말하며 주먹 쥔 왼손을 오른손으로 쓰다듬고.

독불군; [무슨 수작을...] 찡그리는데

이군악; [이봐 아가씨! 몸에 쇠붙이 지니고 있는 거 없어?] 아나타에게 묻고

아나타; [없... 없어요.] 말하면서 곁눈질로는 멀리 떨어진 곳에 나뒹굴고 있는 자기 휘어진 칼을 보고

이군악; [그럼 이걸 써도 비교적 안전하겠군.] 슥! 말하며 주먹 쥔 왼손을 허공으로 높이 쳐들어 하늘을 겨눈다.

독불군; (저 새끼가 대체 뭔 꿍꿍이로...) + [!] 의아해하다가 눈을 부릅뜨는 독불군

쿵! 지지지! 주먹 쥔 채 높이 쳐들린 이군악의 왼손. 가운데 손가락에 끼워져 있는 뇌신건이 벼락에 휩싸이고 있다.

독불군; [뇌... 뇌신건?] 경악하며 뒤로 물러서고.

이군악; [때가 되었도다! 뇌신의 명령을 들어라!] 주먹 쥔 왼쪽 팔을 허공으로 높이 쳐들며 외치고. 그러자

지지지! 이군악의 왼손 가운데 손가락에 끼워져 있는 반지가 벼락에 휘감기고

독불군; [죽... 죽여라! 그 새끼 빨리 죽여!] 팟! 자신은 뒤로 날아가 피하며 악을 쓰고. 그러자 다음 순간

[뭔지 모르지만 치자!] [죽이자!] 슈악! 쩍! 도룡살객들이 일제히 이군악을 향해 쇄도하고. 칼로 이군악을 찔러간다. 그러자

이군악; [칼을 쓰긴 기다렸다 마귀새끼들아!] 외치며 왼팔을 높이 쳐들고

이군악; [뇌신의 명령이다! 내려와라 벼락!] 벼락에 휩싸인 뇌신건으로 하늘을 겨누며 외치고. 순간

번쩍! 거대한 벼락이 그대로 하늘에서 내려꽂혀 이군악과 그 주변을 때린다

아나타; [악!] 벼락의 폭발에 주변이 하얘지며 비명. 하지만 몸에 쇠붙이가 없어서 직접 벼락에 맞지는 않는다. 반면

독불군; [끄악!] 벼락의 파편에 직격당하며 비명. 그자가 찬 검으로 벼락이 흘러드는 모습이다.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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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

아침. 어느 도시

고급스러운 객잔. 아침이라 손님이 많지는 않다.

창가 자리에 앉아서 밥 먹는 독불군. 탁자에 음식이 가득. 독불군은 식탐이 있다. 허리 춤에는 검을 한 자루 차고 있다

<소성주님은 돌연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여산(廬山)쪽으로 가시는 중이라고 합니다.> 누군가 전음으로 하는 말 소리가 들리고

독불군; <사매는 금릉에서 남동쪽 방향인 황산(黃山)으로 가는 거 아니었나?> 게걸스럽게 음식 먹으면서 역시 전음으로 묻고

<성주님께서 황산을 떠나 서쪽으로 가신다는 표식을 남기셨습니다. 그 사실을 보고 받고 소성주님도 서쪽으로 방향을 트신 것같습니다.>

독불군; <황산에서의 회합은 불상사 없이 끝난 모양이지?> 먹고 물으면서 뒤를 곁눈질. 구석진 자리에 죽립을 눌러쓴 어떤 여자가 음식을 깨작거리고 있다. 이 여자는 배교의 소교주인 환요지만 죽립을 눌러쓴 탓에 얼굴이 자세히 안보인다. 환요의 얼굴로 돌아갈 때까지 그냥 <여자>로 표기

<워낙 무서운 분들의 모임이라 속하들로서도 감히 가까이 접근할 엄두를 내지 못해서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어디선가 들리는 음성

<광명정을 떠날 때 성주님 일행의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고 하니 별 일은 없었던 듯합니다.> 이어지는 음성

독불군; (그건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로군.) + <사부님 일행이 서쪽으로 가는 이유는?> 입술 삐죽거리며

<본성의 책사(策士)들이 분석한 바로는 현재 여산에 머물고 있는 한 인물이 표적이 아닌가 합니다.>

독불군; <여산에 누가 머물고 있는데?> 곁눈질로 다시 뒤쪽의 환요를 보며

<우내사천 중 야차서시의 종적이 얼마 전부터 여산 근처에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독불군; <대충 어떤 일이 벌어지려는지 짐작이 가는군.> + (패륵은 야차서시를 제거할 작정이다.) 끄덕이고

<소성주님에 대한 추적을 지속할지요?>

독불군; <내가 직접 만나봐야겠으니 사매의 행로는 수시로 보고해.> 탁!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전음으로 지시하고

<존명!> 어디선가 들리는 음성. 그 배경으로 독불군은 자리에서 일어난다

 

건물 밖에서 건물을 등지고 멀어지며 돌아보는 사내. 독불군의 졸개다.

졸개; (소성주님의 주변에서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보고는 굳이 하지 않아도 되겠지.) 좀 얼굴 벌개지고

졸개; (소성주님의 뒤를 밟는 형제들이 전서구로 보내온 바에 의하면 소성주님 몸에서 야릇한 기운이 흘러넘쳐 가는 곳마다 사내놈들이 구름처럼 꼬이고 있다는데...)

졸개; (어릴 때부터 보아 와서 친근하지 않았다면 하마터면 그 야릇한 기운에 사로잡힐 뻔 했다던가?)

졸개; (대체 소성주님의 몸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침 꿀꺽! 삼키며 멀어지고

 

다시 객잔 내부. 자리에서 일어난 독불군이 몸을 돌린다. 죽립을 쓴 여자쪽으로

독불군; [그럭저럭 배도 채웠으니 여흥을 즐겨볼까?] 웃으며 죽립을 쓴 여자에게 다가가고

움찔! 젓가락질하던 여자의 손이 경직되고

독불군; [내가 잘 생긴 건 아는데...] 다가서며 웃고

독불군; [그렇다고 대놓고 훔쳐보는 건 질색이야.] 팟! 여자의 죽립을 재빨리 낚아채서 벗긴다. + 여자; [악!] 죽립이 벗겨지면서 비명 지르고

주변 사람들 놀라 돌아보고

독불군; [네년 누군데 어제부터 내 뒤를 밟....] + [!] 벗긴 죽립 들고 말하다가 눈 치뜨고

여자; [죄... 죄송해요 공자님.] 울상 지으며 올려다 보는 여자. 전체 얼굴은 환요인데 코가 들창코다. 돼지 코라서 인상이 확 변했고 그 때문에 독불군은 환요를 알아보지 못한다, 원래 얼굴로 돌아올 때까지 여자로 표기

여자; [공자님이 너무... 너무 잘 생기셔서 제가 그만 주제넘게 따라다니고 말았어요.] 울먹이며 말하고

독불군; [그거 참...] 내려다 보면서 난감한 표정

<몸매는 끝내주는데...> 여자의 쭉쭉 빵빵한 몸매 배경으로 독불군의 생각

독불군; (얼굴이 확 깨서 입맛이 싹 사라지는구만.) + [허락도 없이 죽립을 벗겨서 미안해 아가씨.] 죽립을 들고

독불군; [역시 아가씨는 밥 먹을 때도 죽립은 쓰고 있는 게 좋을 것같아.] [다른 사람들 밥맛 떨어지게 만드니까.] 죽립을 다시 여자의 얼굴에 얹어주며 비웃고

여자; [죄... 죄송해요.]

독불군; [암컷의 본능으로 잘 생긴 수컷에게 끌리는 건 죄가 아니야.] 죽립에서 손을 떼고

독불군; [하지만 원치 않는 대상에게 관심을 받는 건 피곤하고도 불쾌한 일인 것도 사실이야.] 눈을 부라리고

독불군; [그러니까 다신 내 뒤 밟지마!] [다시 한 번 눈에 띄면...] 고개 숙인 채 속삭이고

독불군; [사창가에 확 팔아버린다!] 여자의 귀에 대고 으름장을 놓고. 그자의 말에 놀라 눈 부릅뜨는 여자

독불군; [사창가에 드나드는 인간들 중에는 여자 얼굴 안보고 잡아먹는 놈들도 많으니까 말이야.] 사악하게 웃으며 속삭이고

여자; [용... 용서해 주세요.] 겁에 질리며 몸을 웅쿠리고. 하지만

슥! 탁자 아래의 여자 손이 독불군의 다리쪽을 스치며 작은 풍뎅이 한 마리를 붙여놓는다.

독불군; [다행히 말귀는 알아듣는군.] 웃으며 숙였던 몸을 다시 일으키고

독불군; [그럼 우리 다시는 보지 않도록 하자.] 손 흔들며 입구 쪽으로 간다.

그런 독불군의 다리 쪽에 작은 풍뎅이가 붙어있는 것 크로즈 업

여자; (독불군!) 카운터에서 계산하는 독불군의 뒷모습을 죽립 아래에서 노려보는 여자의 살벌한 눈

<드디어... 드디어 네놈을 찾았다.> 객잔을 나가는 독불군의 모습 배경으로 여자의 생각. 객잔 밖을 지나가던 여자들이 독불군을 보며 뿅 가고

여자; (나 환요(幻夭)를 농락하고 아버지와 우리 배교의 교도들을 학살한 죄!) 우두둑! 죽립 아래에서 여자의 코가 움직이고. 그걸 옆 자리의 사내들이 보며 눈 부릅뜨고

환요; (기필코 치루게 해줄 테니 기대하거라.) 쿵! 환요의 원래 얼굴이 되고. 이하 환요로 표기. 그걸 옆 자리에서 보며 뿅 가서 젓가락 떨구는 사내들

 

#226>

낮. 산속의 어느 마을. 그리 크진 않다. 그래도 있을 건 다 있는 마을인데

그 마을로 고개 떨군 채 터덜터덜 걸어 들어오는 이군악. 생각에 골몰. 오랫동안 먹지도 쉬지도 못해서 노숙자같은 모습이 되었다. 수염이 거뭇. 머리는 떡 졌고. 옷도 먼지 투성이.

지나가던 여자들 오만상 쓰며 이군악을 피하고. 이군악의 몸에서는 냄새가 풀풀 난다. 하지만 이군악은 자기 생각에 빠져서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모른다.

이군악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17년전 신풍보에서 벌어진 참극. #3>의 장면들. 강간당하는 엄마. 고문당하는 아버지. 사내들에게 뒷목이 잡혀서 쳐들린 채 그걸 보던 어린 시절의 자신의 모습. 강간당한 엄마의 몸뚱이가 불구덩이에 던져져 타 죽던 모습. 아버지의 배가 뚫려서 내장이 흘러나오던 모습. 자신도 불구덩이에 던져지던 모습 등등

이군악; (사흘...)

이군악; (그후로 사흘이 지났는데... 악몽같은 기억이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이를 악물고

이군악; (어쩌면 나는 평생 이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 한숨

이군악; (과연 어떻게 해야 조금이라도 덜 괴로울 수가 있을까?) (단 한시도 끔찍한 기억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니 지옥이 따로 없는데...) 입술 깨물고. 그러다가

꼬르륵! 배에서 소리가 나고

이군악; (마음은 죽을 만큼 괴로운데 몸은 허기를 느낀다.) 쓴웃음

이군악; (피붙이들이 개, 돼지처럼 학살당한 기억이 생생함에도 입은 먹을 걸 원하니...) (인간이란 얼마나 비참한 존재인가?)

꼬르륵! 꼬륵! 그 사이에도 배에서는 연신 소리가 나고

이군악; (알았다 이놈들아! 그만 좀 칭얼대!) 손으로 배를 쓸고

이군악; (억지로라도 뱃속에 뭔가를 집어넣어줘야 식충이들이 잠잠해지겠지.) 그러면서 주변을 두리번. 그러다가

흠칫! 하며 앞을 보는 이군악

 

어느덧 이군악은 마을 중심부에 이르렀는데 사람들, 정확히는 사내들이 길을 가득 메운 채 어떤 가게를 들여다보고 있다. 가게는 객잔이고. 그 객잔의 입구와 창가에 수십명의 사내들이 몰려있다. 노인부터 어린 아이까지. 이 마을의 사내들은 모두 모여든 모습. 반면 여자들은 멀찍이 돌아가면서 눈 흘기고 손가락질한다. 주변 건물에서 밖을 내다보며 화를 내는 여자들도 있고

이군악; (뭐지?) 찡그리며 다가가고

객잔의 입구에 <酒>라는 글이 적힌 깃발이 걸려있는 게 보이고

이군악; (저긴 이 마을의 유일한 객점인 모양인데... 마을의 모든 사내들이 몰려든 것같다.) 사람들 뒤로 다가가고

이군악; (여자들은 질색하고 있고...) 눈 흘기며 지나가는 여자들을 보며 사내들이 모여선 곳으로 가고. 이어

이군악; [무슨 일인데 이 가게 앞에 몰려와있는 거요?] 사람들 뒤로 다가가 맨 뒤의 사람에게 묻지만

사내들은 이군악의 말이 들리지 않는 표정을 한 채 앞쪽만 보고 있다

이군악; (내 말을 씹어?) 불쾌해서 사람들 노려보며 사람들 사이로 들어가고. 그러다가

이군악; (싸가지가 없는 인간들이로구만.) + [!] 불쾌해하다가 흠칫! 하며 사람들의 얼굴을 자세히 보는 이군악

객점 안쪽을 들여다보는 주변 사내들의 눈이 풀려있다. 입을 헤 벌리고. 뭔가에 넋이 나간 표정. 젊은 사내들 뿐 아니라 노인이나 아이들까지

이군악; (이 사람들...) 놀라고

이군악; (뭔가에 완전히 넋을 빼앗긴 모습이다.) 어리둥절하면서도 사람들 헤치고 객점 입구로 가고

이군악; (대체 객점 안에 뭐가 있기에 꿀물을 발견한 개미떼처럼 모여 있는 것인가?) 열려있는 객점 입구로 들어간다. 사람들은 객잔 밖에 모여 있을 뿐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고 있다

 

#227>

[!] 객점으로 들어서다가 찡그리는 이군악

객점 내부. 손님은 딱 한명 있다. 바로 아나타. 입구를 보는 쪽 자리에 앉아서 밥을 먹고 있는 중인데. 객점 안의 점원과 주방장, 주인들도 넋이 나가서 아나타가 밥 먹는 모습 보고 있다. 주방장은 냄비 안의 음식이 타고 있는데도 넋이 나가 있고. 아나타는 허리춤에 휘어진 칼을 한자루 차고 있다. 그리 긴 칼은 아니다.

이군악; (이건 뭐지?) 피곤하고 짜증나는 표정으로 객점 안으로 들어가고

이군악; (객점 안에서 딱히 구경거리가 벌어지고 있는 것도 아닌데 사내들의 넋이 나가 있다니...) 안으로 들어가서 창을 등지고 아나타를 마주 보는 자리에 앉는다. 그러다가

[...!] 눈 번뜩이며 앞을 보는 이군악.

밥 먹는 아나타의 앞 모습 크로즈 업. 좀 짜증나는 표정으로 음식을 먹고 있다.

이군악; (저 여자 때문인가?) 아나타를 지긋이 보고

<예쁘긴 하지만 야차서시나 독고설지를 알고 있는 내 기준으로 보자면 그렇게 대단한 미녀는 아닌데...> 밥 먹는 아나타를 배경으로 이군악의 생각. 그러다가

이군악; (그러고 보니...) 흠칫!

<저 여자 몸에서 야릇한 기운이 흘러넘친다. 마치 아지랑이같은...> 짜증난 표정으로 음식 먹는 아나타의 몸 주위로 아지랑이같은 기운이 넘실거린다.

두근! 이군악의 가슴이 뛰고

이군악; (저 여자의 몸에서 흘러넘치는 야릇한 기운이 몸 속의 피를 들끓게 만든다.) (사내들을 미치게 만드는 색기(色氣)의 일종인 것같은데...) 얼굴이 좀 벌개지고. 하지만

이군악의 뇌리에 또 떠오르는 엄마가 강간당하고 아버지가 배가 갈라져 죽은 모습

이군악; (쯧!) 고개 젓고

이군악; (저 여자의 몸에서 흘러넘치는 야릇한 색기도 내 머릿속에서 악몽을 지우지는 못하는구나.) 한숨 쉬고. 그리고

 

아나타; (짜증나!) 밥 먹으면서 샐쭉거리는 아나타

아나타; (역시 아버지가 소녀환희밀법과 함께 남긴 옥녀진액(玉女眞液)을 먹는 게 아니었다.) 아극파의 금고에서 꺼낸 상자에서 유리병을 꺼내 들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고

아나타; (영원한 젊음을 주고 심후한 내공까지 얻을 수 있다고 해서 별 생각없이 마셔버렸는데...) 위 장면의 연속. 유리병의 내용물을 마신다

아나타; (그후 혹시나 해서 의서(醫書)를 뒤져 옥녀진액이 뭔지 알아보고는 한시진 가까이 구역질을 하고 말았다.) 치를 떨고

아나타; (옥녀진액이란 것은 여자들이 처음 한 월경혈을 모아서 정제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악물고

아나타; (물론 만드는 방법은 끔찍하지만 효과는 엄청나다고 의서에 적혀있었다.) (처녀의 첫 월경혈을 모아 정제한 때문에 여자로서의 매력을 극대화시켜준다는 것이다.)

아나타; (그래서 옥녀진액을 마신 여자의 몸에서는 저절로 사내들을 끌어들이는 기운이 흘러넘친다고 한다.)

아나타; (어떤 사내도 옥녀진액을 마신 여자의 매력에 저항을 못한다는데...)

아나타; (혹시나 했던 의혹은 황금성을 떠나자마자 해소되었다.) (어딜 가나 사내들이 구름같이 내 주변으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한숨

아나타; (이제 손가락질 한번으로 사내들을 종처럼 부릴 수 있게 된 건 좋지만...) 주점 입구쪽을 곁눈질로 보고

<내 몸뚱이를 끊임없이 훑어대는 저 끈적한 시선들은 아무래도 익숙해질 수가 없다.> 열린 문과 창문 밖에 빼곡하게 모여서서 들여다보는 사내들의 풀린 표정 배경으로 아나타의 생각.

아나타; (뭔가 방법을 찾아내지 않으면 난 평생 사내들의 눈요기 감으로 살아가야한다.)

아나타; (물론 눈요기 감으로 끝나면 다행이다.) (내가 힘을 잃거나 방심하면 개떼같이 달려들어 겁탈하려 들 게 뻔하니...) 분노하고. 바로 그때

[뭐하는 거야? 손님 들어온 거 안 보여?] 갑자기 큰 소리가 나서 눈 부릅 뜨는 아나타

이군악; [장사하자는 거야 말자는 거야? 빨리 와서 주문 안 받아?] 탕탕! 손바닥으로 탁자를 치며 호통을 치고. 깜짝 놀라 돌아보는 점원과 주인, 주방장. 아나타도 놀라 고개를 들어 이군악을 보고

[죄... 죄송합니다 손님!] 허둥대며 달려오는 점원

점원; [무... 무얼 드시겠습니까?]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린 표정으로 굽신 거리고. 시선은 자꾸만 아나타를 향하면서. 아나타는 의외라는 표정으로 이군악을 보고 있고

이군악; [국수 한 그릇하고 홍소육(紅燒肉) 넉넉하게 한 접시 만들어와.] [술도 한 병 가져오고.] 철컹! 몇 개의 동전을 탁자에 던지며 퉁명스럽게

점원; [국수와 홍소육과 술...] 허둥대며 동전을 집어들고

점원; [잠시..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곧 만들어 올리겠습니다.] 굽신 굽신

다시 주방쪽으로 달려가는 점원. 그러면서도 눈으로는 아나타를 곁눈질하고

아나타; (저 사내....) 눈빛이 야릇해지고

<다른 사내들과 달리 내 몸에서 흘러넘치는 색기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무어라 궁시렁대는 이군악의 모습. + 이군악; [이 따위로 장사할 거면 때려치우든가.]

아나타; (어떻게 옥녀진액의 마력에 걸려들지 않는 걸까?) (수컷이라면 결코 피할 수 없는 마력이라고 의서에 적혀있었는데...) 여전히 궁시렁 거리는 이군악을 보며 당혹. 의아. 호기심을 느끼고. 그러다가

예쁜 코를 벌름거리는 아나타

아나타; (이 꼬질꼬질한 냄새...) 소매로 입을 가리고

아나타; (차림새를 보면 거지는 아닌데... 대체 언제부터 씻고 닦는 걸 그만 둔 걸까?) 이군악을 흘겨보고. 그때

서둘러 쟁반을 들고 이군악에게 달려오는 점원. 쟁반에는 국수와 술병이 얹혀져 있다

점원; [국... 국수와 술부터 내왔습니다.] 국수 그릇을 이군악의 앞에 내려놓고

점원; [먼저 드시고 계시면 홍소육도 곧 준비해올리겠습니다.] 술병도 내려놓고

이군악; [음...] 끄덕이며 젓가락 통에서 젓가락을 꺼내고

다시 주방으로 돌아가는 점원. 곁눈질로 아나타를 보고 아나타는 이군악을 보고 있고. 주방에서는 주방장이 요리를 하면서 역시 곁눈질로 아나타를 보고 있고

이군악; [이게 대체 몇끼만에 먹는 음식이냐?] 젓가락으로 국수를 뜨고

후루룩! 국수를 먹는다

아나타; (이거 은근히 자존심 상하네.) 샐쭉

아나타; (나같은 절세미녀가.... 그것도 옥녀진액을 먹어서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풍기게 된 내가 그깟 국수 한 그릇만 못하다는 거야?) 본격적으로 국수를 먹기 시작하는 이군악을 노려보고. 그때

후루룩! 쩝쩝! 배가 고팠던 이군악은 국수 그릇에 얼굴을 쳐박고 게걸스럽게 먹어댄다. 국물이 튀지만 상관하지 않고. 그러자

아나타; [하여간 배워먹지 못한 천박한 것들이란...] 샐죽

[!] 국수 먹다가 그 말 듣고 움찔! 하는 이군악

아나타; [아주 주둥이가 그릇에 쳐박히겠네. 개, 돼지가 쳐먹는 꼴과 다를 게 없잖아.] 코웃음치며 비웃고

이군악; (저 계집이...) 화가 나지만 여전히 국수 먹으면서 노려보고

아나타; [냄새까지 꼬릿하고... 진짜 돼지새끼라고 해도 믿겠어.] 코를 쥐며 찡그리고. 이군악에게 눈을 흘기면서

이군악; (저년이 왜 저렇게 배배 꼬였지? 내가 뭘 잘못했다고?) 아나타를 노려보면서도 계속 국수를 먹는데

아나타; [이래서 밥상머리 교육이 중요한 거야.] [국수 한 그릇 처먹는 데에서도 아비 어미 없이 자란 티가 팍팍 나는 걸 보면!] 비웃지만

[!] 눈 부릅뜨며 젓가락질 멈추는 이군악

이군악의 뇌리에 다시 떠오르는 장면. 엄마가 강간당하고 불에 타죽고. 아버지가 배가 갈라져서 창자가 줄줄 흘러나오는 모습

아나타; [하긴 제대로 된 아비 어미가 있었다면 저렇게 막 자라게 두지는 않았겠지.] 냉소. 결정타를 날리고. 하지만 그 직후

콱! 이미 아나타의 앞에 나타나 아나타의 멱살을 쥐고 있는 이군악.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을 풍기고 부릅뜬 눈에서 벼락이 일어난다

아나타; [악!] 멱살이 쳐들리며 비명

이군악; [다시 한 번 씨부려 봐라.] 우둑! 이를 갈며 아나타의 멱살을 틀어쥐고. 그 배경으로 점원과 주인과 주방장 기겁하고

아나타; (다... 다가와서 멱살을 틀어쥐는 게 보이지도 않았어.) + [놔...!] 경악하면서도 손을 번쩍 쳐들어서

아나타; [누구 몸에 손을 대는 거야 거지새끼가!] 쾅! 쳐들었던 손으로 이군악의 가슴을 후려치지만. 이군악의 몸은 바위같이 꿈쩍도 않고

아나타; (가... 가공할 고수!) 전율

이군악; [다시... 다시 한 번 씨부려 보라고 하지 않았느냐?] [뭐 아비 어미가 어쩌고 어째?] 답싹 쳐들어 멱살을 틀어쥐며 이를 갈고

아나타; [하... 하라면 못할 줄 알아?] 악에 바쳐서 몸부림치며 이군악의 목을 조이려 하고

아나타; [너같이 천박한 새끼를 싸지른 년놈들이 어떤 종자들일지 안봐도 뻔해.] [종살이를 하던 것들이거나 거리에서 몸 파는 년이 어미겠지.] 악에 바쳐서 외치고.

이군악; [크아!] 분노하여 악을 쓰며 아나타를 휘둘러 머리부터 바닥에 쳐박으려 하고. + 아나타; [악!] 머리가 아래로 향한 채 비명. 버둥대며

확 다가오는 바닥. 그걸 올려다 보는 아나타

아나타; (죽었다!) 공포 절망. 그때

<무고한 살생은 안된다.> [!] 눈 부릅뜬 이군악의 뇌리에 혈나한의 모습이 떠오르고

이군악; [크왓!] 홱! 팩! 바닥에 아나타의 머리를 쳐박으려다가 옆으로 홱 돌리고

[!] 눈 질끈 감은 아나타의 몸뚱이가 바닥을 스치면서 옆으로 홱 돌아가고

이군악; [꺼져라!] 쾅! 옆으로 돌린 아나타의 몸을 던진다. 역동적으로 몸을 틀면서. 그리고 날아간 아나타의 몸뚱이는 객잔의 벽을 박살내고 퉁겨져 나간다

콰당탕! [악!] [컥!] 객잔 안에서 세차게 퉁겨져 나온 아나타의 몸뚱이가 벽을 박살내며 객잔 밖으로 퉁겨져 나가면서 객잔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던 사내들과 충돌. 십여명의 사내들도 뒤로 날아간다

콰당탕! 퍼억! [아이쿠!] [컥!] 길바닥에 패대기쳐지는 아나타와 사내들. 박살난 객잔의 벽 잔해도 흩어지고. 놀라 사방으로 흩어지고 물러서는 사내들

[끄윽...] 박살난 벽의 잔해와 충돌한 사내들의 몸뚱이 위에 누워 벌벌 떠는 아나타.

아나타; (이게... 이게 무슨...) 정신이 없어서 헐떡이며 객잔 쪽을 보고

박살난 벽을 통해서 드러나는 객잔 내부의 모습. 이군악이 노려보며 다시 자기 자리로 가고 있다. 점원과 주인이 사색이 되어 벌벌 떨고 있고

이군악; [계집으로 태어난 걸 감사해라.] 털썩! 다시 자기 자리에 앉는 이군악

이군악; [사내놈이었다면 방금 전에 머리통이 박살나서 삼도천을 건너갔을 것이다.] 술병을 쥐고. 이어

이군악; [못된 년같으니... 할 게 없어 부모 욕을 해?] 꼴꼴! 병채로 나발을 불며 궁시렁 거린다

아나타; (죽... 죽일...) 바닥에 쓰러져 벌벌 떨며 이를 갈고

아나타; (감히... 감히 황금성의 소성주인 날 능멸하고 패대기까지 쳐?) 일어나려 하고

아나타; (눈깔에서 피눈물이 나게 해주겠...) + [!] 눈 부릅.

쿵! 아나타의 몸을 더듬는 자들. 바로 함께 나뒹군 자들이다. 쓰러져서 피를 흘리면서도 눈이 풀린 채 아나타의 몸을 더듬는다

아나타; [꺅!] 비명 지르며 사내들의 손 뿌리치면서 벌떡 일어나 앉는다

[!] 객잔 안에서 병나발을 불다가 돌아보는 이군악

아나타; [네놈들이 감히 누구에게...] + [!] 분노하다가 눈 부릅

쿵! 사방에서 사내들이 몰려든다. 눈이 충혈되고 침을 흘리면서. 순간

아나타; [안돼!] 팟! 비명 지르며 날아오른다.

[소... 소저!] [한... 한번만 만지게 해주시오.] [가지 마시오.] 날아오르는 아나타를 향해 손을 뻗으며 좀비떼처럼 몰려가는 사내들

아나타; [흐윽!] 휘릭! 근처 건물 지붕 위로 내려서며 사색이 되는 아나타

건물 아래로 몰려들어 좀비떼처럼 아우성치는 사내들

아나타; (위... 위험해!) 진저리 치고

아나타; (예상했던 대로 내가 약한 모습을 보이자 겁탈하려고 몰려들고 있어.) 팟! 이를 갈며 날아오르고

[소저! 가지 마시오.] [잡... 잡아라!] 개떼처럼 몰려가는 사내들

아나타; (빌어먹을 옥녀진액...) 날아가며 뒤를 돌아보는 아나타

부서진 객잔의 벽을 통해서 이군악이 다시 병나발을 불며 자기 쪽을 보는 게 아나타의 시야에 들어오고

아나타; (헌데 저 인간은 어째서 옥녀진액의 마력에서 벗어나 있는 것일까?) 이군악의 모습 크로즈 업 배경으로 아나타의 생각

아나타; (원인이 무엇이든 상관없다.) 이를 갈고

<저놈은 날 능멸한 대가로 곧 저 세상으로 가게 될 테니...> 새처럼 날아가는 아나타. 아나타가 날아가는 쪽으로 좀비떼처럼 몰려가는 마을 사람들

 

이군악; (꼴 좋구나 싸가지 없는 년...) 아나타가 멀어지고 마을 사람들이 쫓아가는 걸 보며 술을 마시고

이군악; (아무리 원수 진 사이라도 부모 욕은 삼가는 법이거늘...) 코웃음. 그러다가

멈칫! 하는 이군악

이군악; (기분 탓일까? 저 싸가지 없는 년의 얼굴이 어쩐지 눈에 익다.) 갸웃

이군악; (분명 저 계집과 비슷한 인상과 분위기의 여자를 전에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데...) 갸웃거리는 이군악의 모습. 그리고

 

객잔 건너편의 골목에 숨어서 그런 이군악을 보는 사내 한명. 눈빛이 예리하고

사내; (저자는...) 눈 번뜩이며 품속에서 작은 수첩 같은 것을 꺼내고

사내; (분명 우리 황금성에서 작성한 요주의 인물 용모파기에서 본 적이 있는 얼굴이다.) 수첩을 넘긴다. 수첩에는 사람의 얼굴과 작은 글씨들이 빼곡하게 차있다.

사내; (찾았다!) 수첩 넘기는 것을 멈추고

<저자는 바로 혈나한의 여섯 번째 제자 이군악이다!> 쿵! 그자가 보는 수첩에 이군악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얼굴 옆에는 작은 글씨들이 빼곡한데. 상단의 좀 큰 글씨로는 <李君岳>이라는 이름이 적혀있다.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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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륵; [네놈들은 어떻게 할 작정이냐?] 당령이 치마를 내리며 노려보지만 상대하지 않고 아극파와 침독을 보고

침독; [네 눈으로 직접 봐라.] 고개 짓하고. 쩡! 침독의 등에서 미사일처럼 치솟는 흡혈창

패륵; [침독 네놈도 쓴맛을 보려고...] 말하다가 입 다물고

팽! 허공에서 회전하며 창의 날이 아니라 뒷부분이 패륵의 얼굴 앞에 멈춰진다. 창 손잡이의 끝 부분은 마귀 머리 형상인데

아극파; (어검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군.) 끄덕

지잉! 흡혈창의 손잡이 끝 부분의 마귀 머리 장식이 진동하며 달아오르고

쿵! 마귀 머리 형상에 떠오르는 깨알 같은 글씨들

패륵; [옳거니! 흡혈창의 손잡이 끝에 천마해체대법의 비결을 숨겨두었었군.] 흡혈창 손잡이 부분을 들여다 보며 감탄하고

패륵; [십년 넘게 흡혈창과 한 몸인 듯 지내왔지만 늘 앞쪽의 창날만 봐서 뒷부분에 숨겨져 있을 줄은 몰랐다.] 끄덕이며 들여다 보고. 이어

패륵; [됐다! 가져가라.] 팅! 손가락으로 흡혈창의 끝 부분을 퉁기고. 그러자 쩡! 침독을 향해 벼락같이 날아가는 흡혈창

당령; [악!] 너무 빨라 비명.

침독은 눈 부릅. 아극파도 기겁. 하지만

슈악! 침독의 얼굴 바로 앞에 이르렀던 흡혈창은 거의 직각으로 침독의 머리 위로 휙 방향을 틀더니

슈욱! 손잡이 끝이 아래로 해서 내려가 그대로 침독이 등에 짊어지고 있는 원통에 장착 된다.

아극파; (어검술의 경지를 벗어나 심검(心劍) 수준에 이르렀구만.) 침 꿀꺽

얼굴에는 변화가 없지만 주먹을 꾹 쥐는 침독

패륵; [다음!] 아극파를 돌아보고

아극파; [난 천마해체대법의 비결을 어디 적어둘 이유가 없다.] 자기 머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웃고

패륵; [머리 좋은 거 자랑하는 거냐?] 웃고

아극파; [자랑할 건 자랑해야지.] 입술 삐죽거리고

패륵; [그럼 읊어봐. 허튼 수작 부릴 생각은 말고!]

아극파; [난 무공 방면으로는 천재인 널 속일 정도로 멍청하지 않으니 걱정마라.] 말하고. 이어

입으로 무언가 말하지만 말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귀를 기울이는 패륵

당령; (난 다른 인간이 전음입밀로 말해도 엿들을 수 있는데...) (무슨 수단을 쓰는지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네.)

아극파; [한 번 더 불러주랴?]

패륵; [날 뭘로 보고..] 눈 흘기고

당령; (한번 듣고 다 외우고... 패륵 저놈이 괴물인 건 의심의 여지가 없어.)

침독; [냉막이 보유한 부분을 제외한 천마해체대법의 비결은 모두 확보했으니 만족하느냐?]

패륵; [뭐 그런 셈이지.]

침독; [우릴 영원히 죽이지 않을 두 번째 조건을 말해봐라.]

당령과 아극파도 긴장해서 패륵을 보고

패륵; [내 두 번째 조건은...] 히죽

패륵; [너희들이 내 종이 되는 것이다.]

당령; [뭐라고?] 분노 벌떡

침독은 찡그리고

아극파; [허어...]

당령; [패륵! 너 이 새끼, 보자보자 하니까.... 뭐 종이 되라고?] 분노

패륵; [진정해라. 영원히 종 노릇을 하라는 건 아니니...] 손들고

침독; [그럼 언제까지 우리가 네 명령을 따르길 원하느냐?] + 당령; [그런 거 였어?] 깨닫고

패륵; [세 인간을 죽일 때까지만 내 지시를 따르면 된다.]

아극파; [세 인간?]

아극파; [우리와 함께 누구 누구를 죽일 작정이냐?]

패륵; [첫째! 오늘 회합에 오지 않은 냉막!] 손가락 하나 꼽아 보이고

당령; [냉막은 확실히 네 표적이 될만한 처신을 했어.] 끄덕이며 자리에 앉고

패륵; [두번째 인간은 사존 패극천이다.]

아극파; [천하를 뜻대로 주무르려면 사존 패극천은 반드시 없애야만 하겠지.] 끄덕

당령; [마지막 세 번째 인간은 설마....] 눈 부릅

아극파; [혹시 사... 사부를...] 역시 긴장하지만

패륵; [내가 없애려는 마지막 표적은 야차서시다.]

아극파; [그래?]

당령; [그 할망구를 왜?]

패륵; [천마총을 발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그 할망구의 도움을 받긴 했는데....] [그 늙지 않는 할망구는 우리에 대해 너무 많은 걸 알고 있다.]

침독; [확실히 나중에 어떤 식으로든 화근이 될 여지는 있는 할망구지.] 끄덕

당령; [하지만 천하를 쥐락펴락하려면 무엇보다도 사부부터 제거해야하는 거 아니야?]

패륵; [사부는 걱정마라.] 히죽

패륵; [그 늙은이의 별은 이미 빛을 잃어가고 있으니...] 하늘 보며 말하고. 다른 놈들도 일제히 하늘을 보고

멀리서 깜빡거리는 별

<설마...> <사부가 드디어...> <패륵, 저 인간이 천기마저 읽는다는 건가?> 하늘 보며 놀라는 세 년놈

패륵; [어떻게 하겠느냐?] 말하고.

하늘에서 시선 떼며 패륵을 보는 세 사람

패륵; [세 인간을 제거할 때까지 내 종 노릇을 하겠느냐?]

서로를 보는 당령, 아극파, 침독. 그러다가

침독; [수용하겠다.] 고개 숙이고

침독; [냉막, 야차서시, 사존 패극천을 제거할 때까지는 너의 어떤 지시라도 따를 것을 맹세한다.] 포권하고

당령; (흡혈창으로 패륵을 죽일 뻔한 전력이 있어서 먼저 총대를 매는군.) + [나도 패륵 너의 지시를 따르겠다.] 포권하고

아극파; [뭐 우리 자신을 위하는 일이기도 하니 거부할 이유가 없지.] 역시 포권하고

패륵; [너희들은 현명한 판단을 한 것이다.] 손을 들어 옆을 겨누고

패륵; [만일 헛소리를 했으면 날이 밝자 마자 때려죽일 작정이었으니까.] 징! 옆을 겨눈 패륵의 손바닥이 진동하고. 직후

꽝! 수백미터 밖에 서있던 높은 바위 봉우리의 중간에 구멍이 뻥 뚫린다

[헉!] [흑!] [!] 경악하는 셋

콰드드! 중간에 구멍이 난 바위 봉우리가 그대로 꺽여서 무너진다

<가... 가공!> <수백장 밖의 바위 봉우리를 통째로 무너트리다니... 이미 사부의 경지에 이르렀구나.> <아무리 우리들이 호신강기가 강력하다 해도 견디는 건 무리다.> 식은땀 흘리는 세년놈. 콰콰왕! 그 배경으로 가운데에 구멍이 난 바위 봉우리들이 무너지고 있고

패륵; [그럼 우리 사이의 관계는 깔끔히 정리 되었고...] 손 내리며 웃고

[그... 그런 셈이지.] 아부하는 당령

패륵; [우리가 제거할 첫 번째 표적은....]

모두 긴장하고

패륵; [야차서시다!] 강렬하고 섬뜩한 표정.

[!] [!] [!] 긴장하는 세년놈

 

#223>

<-흑수련> 밤

흑수련 입구의 동굴. 불들이 밝혀져 있고

동굴을 뛰어가는 여자 자객 해당. #17>에 나왔었음. 지나가던 자객들 당황하며 비켜주고

해당; [추혼령주님은 지금 어디 계셔?] 달려가며 다른 자객들에게 묻는 해당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흑수련 황자급(荒字級) 자객 해당(海棠)>

자객; [흑암관(黑暗關)에서 신입들에게 야간살행(夜間殺行)을 지도중이야.] 지나가던 자객이 대답하고

해당; [고마워!] 외치며 달려가고

곧 막다른 곳에 이르는 해당. 앞쪽에 철문. 철문 앞에는 자객들이 몇 명 지키고 있고. 철문에는 <黑暗關>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해당; [지급!] 그곳으로 달려오며 외치는 해당

[무슨 일이냐 해당?] 자객 한명이 나서며 묻고

해당; [빨리 통보해! 지체했다가는 큰일 날 일이 벌어졌어.] 철문 앞에 급정거. 젖가슴이 출렁.

자객; [그러지.] 끼릭! 천장에서 내려온 줄을 당기고

 

철문 안쪽. 칠흑같이 어두운데 썬그라스 같은 윤곽이 하나 떠있다.

썬그라스 같은 것을 끼고 서서 앞을 보는 이장진. 자객 복장이고 일본도 한 자루를 허리에 차고 있다.

썬그라스에 비치는 광경. 어둠 속에 넓은 광장이 자리하고 있는데. 각가지 집기들이 설치되어 있고. 그 사이를 날렵하게 움직이는 검은 옷과 검은 복면의 자객들.

피핑! 핏! 쩍! 서걱! 무딘 표창들이 날아다니고. 목검들이 어둠 속에서 바람을 일으킨다

[큭!] [헉!] 표창에 맞거나 목검에 베인 자들이 자신도 모르게 비명 지르고. 실제 무기들은 아니라 다치지는 않는다.

이장진; [소리 내지 마라.] 버럭 고함.

어둠 속에서 움찔! 하며 돌아보는 자객들

이장진; [자객의 기본은 침묵이다!] [설령 팔 다리가 떨어져 나가고 눈앞이 뽑혀도 추호의 비명도 질러선 안된다.]

[존명!] [죄송합니다 령주님!] 외치면서도 다시 어둠 속에서 싸우는 자객들.

캉캉! 쩍! 휘익! 자객들이 날린 표창이 날고 목검이 그어지고

이장진; [몸통에 표창을 맞은 자, 목도에 깊이 베인 자는 연무장 외곽으로 이동한다.] 지시하고

[예!] [속하는 전사했습니다.] 대답하며 손 들고 외곽으로 빠지는 자들도 있고. 남은 자들은 다시 싸우고.

이장진; (이번에 가입한 것들 중에는 쓸만한 물건이 안 보이는군.)

이장진; (하긴 능력 있는 인간이 자객을 지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긴 하지.) 생각할 때

딸랑! 딸랑! 천장에 매달린 종이 울린다. 종은 끈으로 외부와 연결되어 있고

이장진; (급보를 알리는 비상종...) + [그만!] 외치고

싸우던 자들 멈추고

이장진; [일각동안 휴식한다.] [휴식 후에는 생존자들만 다시 경합할 테니 준비하라.] 딱! 손 가락 퉁기고. 그러자

번쩍! 화악! 여기저기에 달린 등에 불이 들어오고. 시가전 벌일 수 있는 집기들이 즐비한 넓은 광장이 드러난다. 검은 옷과 검은 복면의 자객들이 여기 저기 앉고 서있다가 이장진을 보고. 이장진은 돌아서는데 그 앞쪽에 문이 있다

 

문 밖. 초조한 해당

덜컹! 문이 열리며 이장진이 썬그라스를 벗으며 나온다

해당; [령주님!] 포권

이장진; [무슨 일인데 흑암관의 수련을 방해한 것이냐 해당?] 좀 찡그리며 해당을 보고

해당; [급히 교연의 거처로 가보셔야겠사옵니다.] 주변 눈치 보며

이장진; [왜? 교연의 몸 상태가 갑자기 안좋아지기라도 한 것이냐?] 걸어가며 묻고

해당; [그건 아니고...] 이장진을 따라가며 주변 눈치를 보고

해당; [부련주.... 모용후가 혼자 돌아왔는데 어쩐지 표정이 심상치 않았사옵니다.] 이장진의 귀에 대고 말하고. 눈 치뜨며 흠칫! 하는 이장진

 

#224>

교연이 요양 중인 장소. 무릉도원 같고. 교연이 연못 가의 안락의자에 앉아서 책을 보고 있다. 귀모모가 좀 떨어진 곳에 앉아서 과일을 깎고 있고

교연; (이군악이 흡혈창을 구해오겠다고 떠난지 벌서 한 달...) (흡혈창은 파면살주가 갖고 침독을 만나러 갔는데...)

교연; (정작 이군악은 다시 돌아올 기미가 없다.) 입술 깨물고

교연; (그새 날 잊은 것일까?) (하긴 천하제일인인 혈나한의 제자가 나같은 자객 나부랭이를 오래 마음에 두고 있을 리가 없지.)

교연; (내 주제를 알고 내게 맞은 배우자를 구해야하는 걸까?) 한숨.

귀모모; (가엾은 것!) 과일 깎으면서 그런 교연을 곁눈질

귀모모; (아무리 빼어난 여자라도 일단 남자에게 마음을 주면 천하고 보잘 것 없어지는 법이거늘...) 한숨

귀모모; (목숨 따윈 도외시하는 결기를 지녔던 너도 이제는 오직 이가놈이 정을 주기만을 바라는 가련한 신세가 되었구나.) 회한에 찬 표정. 그때

<이러시면 안돼요 부련주님!> 문 밖에서 들리는 음성. 흠칫! 돌아보는 귀모모와 교연

<정 들어가시려면 귀모모님께 통보할 테니 잠시만 기다리십... 악!> 펑! 비명과 폭음이 터지고.

귀모모; [무슨 일이냐?] 벌떡 일어나고. 그때

쾅! 문이 부서지듯 열리며 들어서는 모용후. 눈에 핏발이 서있고. 그 뒤로 문 밖에 여자 자객 한명이 피를 토하며 주저앉아 있고 다른 여자 자객들이 당황하며 그 여자를 부축하려 한다

교연; (모용후!) 눈 치뜨고

귀모모; [부련주! 무례하지 않은가?] 앞으로 나서며 막으려 하고

그러거나 말거나 거친 걸음으로 들어오며 손안에 쥔 공같은 것을 확 움켜쥐는 모용후

귀모모; [아무리 부련주라도 여자들의 거처를 무단히 들어오는 데가...] + [!] 외치다가 눈 부릅. 얼굴에 허연 가루가 확 덮힌다.

귀모모; [큭!] 눈을 감싸며 비틀하고. 그 앞에서 손을 휘둘러 고운 가루를 뿌린 모용후의 모습

교연; [모모...] 비명 벌떡 일어나고

[귀모모님!] 문 밖의 자객들도 비명

귀모모; [네놈이 암습을...] 눈을 가린 채 비틀. 이를 가는데

모용후; [귀찮다! 비켜라 할망구!] 펑! 다른 손으로 비틀거리고 있는 귀모모의 가슴에 일장을 먹이고

콰당탕! 가슴에 시커먼 손 바닥 자욱이 생기며 나뒹구는 귀모모

푸시시! 귀모모의 가슴에서 연기가 난다.

교연; [모용후! 네놈이...] 급히 나서려 하지만 부상의 후유증으로 비틀하고. 그러자

모용후; [개같은 년!] 화악! 악귀같이 교연에게 덮쳐온다

모용후; [네년 때문에 난 모든 것을 잃었다!] [오늘밤 그 대가를 치루게 해주겠다.] 부악! 쩍! 양손의 열 손가락이 날카롭게 돋아나서 마구 그어오고

교연; [개소리!] 펑! 퍼펑! 장풍 날리며 맞서고. 장풍이 먼저 모용후의 몸을 때리지만 큰 타격은 입히지 못하고

교연; [나도 오늘 아버지의 복수를 해야겠다.] 펑! 퍼펑! 장풍을 날리며 물러선다.

모용후; [네년의 장풍 따윈 간지럽지도 않다 이년아.] 쩌적! 부악! 마구 양손을 그어내고. 수많은 섬관들이 사방에서 칼날처럼 교연에게 날아들고

교연; [큭!] 쩍! 서걱! 몸에 걸친 옷과 피부가 갈라져서 피를 뿌리며 물러서고

모용후; [걱정마라! 죽이더라도 충분히 갖고 논 후에 죽여줄 테니...] 살벌하게 웃으며 그런 교연에게 육박하며 양손으로 섬광을 그어내고

겨우 피하는 교연. 이번에도 옷과 살이 여기저기 갈라지는데

교연; (저 짐승의 공격에 당한 부분이 마비된다.) (손톱에 독이 묻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비틀. 눈빛이 흐려지고., 그때

모용후; [카칵!] 쾅! 돌려차기로 발을 길게 내뻗고. 그런 그자의 돌려차기에 명치를 맞는 교연. 눈이 튀어나오려 하고

쾅! 멀리 날아가 등이 벽에 부딪히는 교연

교연; [컥!] 피를 왈칵 토하며 몸을 웅크리며 앞으로 쓰러지고

털썩! 쿵! 벽 앞에 무릎을 꿇으며 한손으로 명치를 감싸고

[쿨럭!] 대량의 피를 토하는 교연. 그 앞으로 다가오는 모용후

교연; (일... 일어나야하는데...) 명치를 부여잡고 사력을 다해 일어나려 하지만 몸이 마비되어 움직이지 못하고

모용후; [지금부터다!] 콱! 교연의 머리채를 왼손으로 움켜쥐어 고개 쳐들게 하고.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고개 젖혀지는 교연

모용후; [옷부터 시작해서 네년의 모든 것을 벗겨버린 후에 죽여주겠다.] 쩍! 오른손의 날카로운 손톱으로 교연의 옷을 그어 내린다. 면도날에 그어진 것처럼 갈라지는 교연의 옷. 젖가슴이 출렁이며 드러나고

모용후; [흐흐흐! 아장거리던 년이 어느덧 이렇게 탐스럽게 자랐구나.] 교연의 머리채를 잡아 끌어올리며 눈이 광기로 번뜩이고

모용후; [노리개로 질릴 때까지 갖고 논 후에 아비 곁으로 보내주마.] 콱! 교연의 젖가슴 하나를 움켜잡고

교연; [끄윽...] 고통과 수치심으로 떨고. 하지만 저항은 못하고

모용후; [이걸 통째로 뜯어내줄 테니 천천히 고통을 음미하거라.] 우둑! 교연의 젖가슴을 움켜쥔 손에 힘을 주고. 그때

이장진; [그만 하시지.] 창! 허리에 찬 일본도를 뽑으면서 들어온다. 문 밖에는 해당과 여자 자객들이 서서 들여다보고 있고

모용후; [이장진!] 돌아보고

모용후; [뒈지고 싶지 않으면 꺼져라.] [네놈이 파면살주의 아들이라 해도 주제넘게 굴면 용서하지 않겠다.]

이장진; [당신은 선을 넘었다!] 칼을 겨누며 다가오고

이장진; [원수지간인 교연이야 그렇다 쳐도 가족같은 귀모모에게까지 독수를 쓰면 안되는 것이었다.] 바닥에 쓰러져 있는 귀모모를 보며 다가오고

모용후; [개새끼가...] 확! 교연을 패대기치며 돌아서고

퍼억! 나뒹구는 교연

모용후; [머리에 피도 안마른 놈이 감히 누구에게 훈계질이냐?] 부악! 양손으로 수많은 섬광을 일으키며 이장진을 덮쳐온다.

쩍! 이장진도 마주 칼을 찔러오고

모용후; (인간은 서로의 공격이 섞이는 순간 겁을 먹고 방어 하려는 자세를 취하기 마련이다.) 쩌적! 양손 열 손가락을 그어낸 자세로 눈 번뜩

모용후; (바로 그 순간 내 탈혼독조(奪魂毒爪)가 네놈의 목을 그어버릴 것이다.) 사악하게 웃으며 이장진에게 쇄도하지만

쩌억!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칼을 찔러오는 이장진

모용후; (피하지 않는다?) 눈 부릅

모용후; (이대로 공격하면 저놈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지만 나도 중상을 입게 된다.) (일단 방어부터 하자!) 팟! 이를 갈며 손을 돌려 이장진의 칼을 쳐내려 하고. 하지만

쩍! 수직으로 찔러오던 칼을 수평으로 누이면서 여전히 찔러오는 이장진

모용후; (아차!) 눈 부릅

쩍! 이장진의 칼을 쳐내려던 모용후의 손은 옆으로 눕혀지는 이장진의 칼 위를 허무하게 스치고 지나가고

푹! 옆으로 뉘어서 찌른 이장진의 칼이 모용후의 목에 깊이 박히고

쩍! 몸을 돌리면서 칼을 그어내는 이장진

모용후; [크아아악!] 옆으로 갈라진 목에서 피를 뿜어내며 비명 지르고. 목이 반 넘게 잘렸다

[아!] [흐윽!] 문 밖에서 보던 해당과 여자 자객들 눈 치뜨며 안심

칼을 휘두른 자세로 멈추는 이장진. 그 앞 쪽에서 목이 반 넘게 잘려서 피를 뿜어내며 비틀거리는 모용후

모용후; [너... 너 이 새끼... 이러고도 무사할 줄 알...] 푸슉! 피가 뿜어지는 목의 상처를 손으로 누르며 비틀거리다가

퍼억! 나뒹굴어 죽는 모용후

이장진; (자객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죽을 각오가 되어 있어야만 한다.) 철컥! 칼을 다시 허리춤의 칼집에 꽂고

이장진; (무공은 당신이 나보다 높았겠지만 생사관(生死觀)의 차이로 내 손에 죽은 것이다.) 칼을 꽂으며 교연에게 다가간다. 교연은 바들바들 떨면서 필사적으로 일어나려 한다. 한손으로는 갈가진 저고리를 움켜쥐어 가슴 가리며

이장진; [무리하지 마라.] 한 무릎 꿇으며 교연을 부축하려 하고. 그 뒤에서 해당과 여자 자객들이 달려들어오고

교연; [령... 령주님...] 헐떡이고

이장진; [이제 본련에서 널 해꼬지할 인간은 존재하지 않게 되었으니 안심해도 좋다.] 쓰러지려는 교연을 품에 안고. 그 뒤에서 여자 자객들이 귀모모의 상태를 살피고 있고. 해당은 질투의 표정으로 본다.

교연; (이 사람...) 이장진의 품에 안기며 얼굴 좀 붉어지고

이장진; [푹 쉬어라. 다시 깨어나면 지긋했던 악몽도 끝나있을 테니...] 안고 일어난다.

<어쩌면 나는 이군악보다 이 사람에게 어울리는 계집인지도 모르겠다.> 교연을 안고 입구로 가는 이장진을 배경으로 눈 감은 교연의 생각. 해당이 삐쭉거리며 보고 있고

 

#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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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

건물을 밖에서 본 모습. 멀리 떨어진 폐허의 축대 위에 걸터앉아 있는 야차서시. 술병을 들고 있고

건물 안에서 벌어지는 야한 장면이 창문을 통해 보이고

야차서시; [독한 년...] [기어코 제 몸뚱이로 이가놈을 살려냈구나.]

야차서시; [아무쪼록 네년은 희생을 배신당하지 말고 행복하게 살거라.] 술을 마시고

야차서시; [네년마저 불행해지면 노신은 정말로 세상의 모든 사내놈들의 씨를 말리려 들지 모르니...] 스스스 사라지는 야차서시. 몸만 사라지고 술병은 남고

<운명이 우리 여자들에게 마냥 가혹하지만 않다는 것을 네년이 증명해주길 바랄 뿐이다.> 파삭! 바닥에 떨어져 깨지는 술병을 배경으로 야차서시의 생각

 

#218>

여전히 신풍보의 폐허. 시간이 지났고.

[!] 눈 부릅 놀라는 이군악. 설지도 옆에 서있고. 두 사람 모두 옷을 제대로 입었다.

두 사람이 서있는 곳은 폐허의 중앙. 거대한 무덤이 있고. 그 무덤 앞에 작은 무덤이 하나 더 있다. 무덤 옆에는 <神風堡>란 글이 적힌 현판이 놓여있다. 아주 크지만 불에 타서 훼손 되어 있고. 작은 무덤 앞에는 <神風堡主 神風金龍 李世昌 夫婦之墓>라는 글이 적힌 비석이 서있다.

이군악; [그러니까... 그러니까 이 무덤에 묻히신 분들이...] 부들 부들

설지; [공자님의 부모님이신 신풍금룡(神風金龍) 이세창(李世昌), 온유향(溫柔香) 두분의 무덤이랍니다.] 옷을 제대로 입고 이군악의 옆에 서서 한숨

설지; [두분과 신풍보의 식솔 삼백여명은 십칠년전 패천오수들에 의해 무참히 고문당한 후 학살 당하셨어요.] 부들 부들 떠는 이군악의 옆에 서서 말하고

이군악; [패천오수... 그자들이 왜 우리 집안을...] 이를 갈며 부들 부들 떨고

설지; [천마대종사의 무덤인 천마총은 대막(大漠)에 있는데...] 눈치 보며 말하고

설지; [그 천마총은 열 겹의 기문진법 뿐만 아니라 사시사철 휘몰아치는 거센 흑선풍(黑旋風;토네이도)에 의해 방호되고 있답니다.]

설지; [패천오수는 기문진법을 뚫고 들어가기 위해 야차서시와 손을 잡았으며...]

설지; [휘말려들면 수백리 밖으로 날아가 버리는 흑선풍을 통과하기 위해 잠풍주(潛風珠)라는 보물이 필요했어요.]

설지; [바람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잠풍주는 신풍보의 가전 보물이었구요.]

이군악; [천마총을 발굴하기 위해... 패천오수가 우리 집안을 도륙 냈다는...] 부들 부들

설지; [공자님도 그때 불구덩이에 던져져 죽을 뻔 했는데 혈나한께서 구해 제자로 삼으신 것이랍니다.]

털썩! 무너지듯 무덤 앞에 무릎을 꿇고

이군악; (어렸을 때 가끔 불타는 집과 그 집에서 타죽는 사람들의 악몽을 꾸곤 했었는데...) 이를 악물고. 눈에서 눈물

이군악; (그게... 단순히 악몽이 아니라 어린 시절의 내 기억이었구나.)

설지; [당시 세 살이던 공자님도 그때의 일을 기억하고 계실 거예요.] [다만 너무 어렸을 때고 충격적인 경험이라 떠올리지 못하고 있을 뿐...] 슥! 이군악의 뒤에서 이군악의 정수리에 손을 얻는다

설지; [심력(心力)을 써서 기억을 선명하게 해드리겠어요.] [제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해보세요.] 지잉! 이군악의 머리 위에 얹혀진 설지의 손이 빛을 발하고. 그러자

이군악의 눈빛이 몽롱해지고.

<아아악! 살... 살려주세요 여보!> 알몸의 여자가 사내들에게 깔려 비명 지르는 장면이 이군악의 뇌리에 떠오른다. 여자는 이군악의 엄마인 온유향이다.

이하 떠오르는 기억. #3>에 나오는 신풍보의 멸망 장면이다.

불에 타죽는 사람들. 강간당하는 이군악의 엄마. 매달린 채 온몸에 딱정 벌레들이 파고 들어 몸부림치는 이체창의 모습. 그걸 보고 있는 패천오수들의 모습. #3>의 장면들을 회상 씬으로 파노라마

이군악; [안돼... 안돼! 하지 마라.] 눈물 줄줄 흘리며 울부짖고. 그러다가

불구덩이에 던져지는 알몸의 이군악의 엄마. 이세창의 뱃속에 손을 집어넣었다가 창자와 함께 구슬을 꺼내는 뱀의 가면을 쓴 침독의 모습 등등

이군악; [으아아아!] 주먹 불끈 울부짖고

설지; (됐어!) 안도하며 이군악의 머리에서 손을 떼고

설지; (십칠년전 이곳에서 벌어졌던 참극의 기억을 생생하게 보았으니 패천오수에 대한 원한이 사무치겠지.)

설지; (그럼 내가 굳이 강요하지 않아도 패천오수에게 복수하려 들 테고...) 생각할 때

이군악; [그러니까... 그러니까 나로 하여금 패천오수를 처단하게 하려고 이곳으로 데려와 살린 거요?] 이를 갈며 묻고.

설지; (불길한 예감...) + [맞아요.] 끄덕이고

설지; [사실을 말씀드리자면 저는 혈나한님을 두 번째 스승으로 섬기게 되었어요.]

설지; [그래서 혈나한사부님을 대신해서 공자님으로 하여금 신세내력을 알려드리고...] + 이군악; [그만!] 버럭 고함

설지; [공자...] 당황

이군악; [난... 난 그래도 당신이 순수한 감정으로 날 구하고 보살펴 주었다고 생각했는데...] [겨우... 겨우 사부의 앞잡이가 되어 날 이용하려든 것이었소?] 돌아보며 분노

설지; [공자를 이용하려는 생각이 아주 없었다고는 하지 않겠어요.]

설지; [하지만 공자님에 대한 저의 감정은...] + 이군악; [내 진짜 원수는...] 버럭! 고함 질러서 설지의 말을 막고

이군악; [어머니가 윤간을 당한 후 불에 타죽고 아버지가 창자가 뽑혀 죽게 된 참극의 원흉은 바로 혈나한, 그 땡중이라는 걸 어째서 모르시오?] 이를 갈며 말하고

[!] 눈 부릅뜨는 설지

 

#219>

어떤 산. 경치 좋은 곳에 자리한 암자. 건물이 몇채. 중들이 드나들고

암자의 어느 건물. 문이 열려 있고. 열려진 문을 통해 삼비검조와 혈나한이 마주 않아 차를 마시고 있다.

삼비검조; [설지가 보내온 보고에 따르면 군악이놈은 위험한 고비를 넘겼다고 하네.]

삼비검조; [곧 정신을 차릴 테고 그럼 제 놈의 신세도...] + [!] 말하다가 눈 부릅. 그 앞쪽에서 혈나한의 몸이 부르르 떨린다.

툭! 눈 부릅뜨고 부르르 떠는 혈나한. 찻잔을 든 손에서 힘이 빠지고

텅! 혈나한의 손에서 떨어진 찻잔이 바닥을 구르며 찻물이 엎질러지고. 이어

주르르! 혈나한의 입과 코에서 피가 흘러 내린다

삼비검조; [도우!] 기겁하며 옆으로 돌아서 혈나한에게 가고

스륵! 몸이 옆으로 쓰러지는 혈나한.

삼비검조; [왜 그러시는가 대자(大慈)도우?] 턱! 혈나한의 팔을 잡아 쓰러지는 걸 막고

혈나한; [허허허... 맞다! 맞는 말이로다!]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리며 웃고. 몸은 힘을 잃고 쓰러지고 있고

혈나한; [다 노납의 잘못이다.] [노납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군악이 네가 살아서 지옥을 경험한 것이야.] 울면서 쓰러지고

삼비검조; [도우!] 혈나한을 바닥에 누이면서 외치고. 문 밖에서 사람들이 들여다 보며 놀라고

혈나한; [미안하구나 군악아! 노납이 바로 네 원수가 맞다.] [이 모든 비극과 슬픔은 노납이 지은 크나큰 죄업으로 인해서이고...] 입과 코로는 피를 흘리고. 눈으로는 울고

<말도 안돼!> <천하제일인이신 혈나한께서 피를 토하고 쓰러지시다니...> <어떻게 이런 일이...> 문 밖의 중들 당혹

삼비검조; (대자도우의 몸에서 생기(生氣)가 걷잡을 수 없이 흩어지고 있다.) 바닥에 눕힌 혈나한의 진맥을 하며 당황하고

삼비검조; (스스로 삶의 의욕을 버린 때문인데...)

<대체 무엇이 대자도우를 절망케 한 것인가?> 암자 안의 모습 배경으로 삼비검조의 생각

 

#220>

다시 신풍보. 무덤 앞

이군악; [세상을 망치고 숱한 인생을 나락으로 떨어트린 늙은이가 무슨 낯짝으로 날 부리려 드는 거요?] 무덤 앞에 무릎 꿇고 앉아서 주먹으로 바닥을 치며 울부짖고. 설지는 압도당해 굳어진 채 듣고 있고

이군악; [그 늙은이가 다섯 짐승들을 길러내지만 않았어도 우리 신풍보가 혈겁을 당할 일도 없었지 않소?]

이군악; [세상의 큰 원수는 혈나한, 그 늙은이라는 걸 어째서 모르는 척 하는 거요?] 쾅! 쾅! 두 주먹으로 연달아 바닥을 치며 울부짖고. 지진이 난 듯 지면이 뒤흔들리고

설지; [고정하세요 공자.] 이군악의 어깨를 잡고

설지; [비록 혈나한사부님께서 과오가 있다 하더라도 원래는 세상을 위해....] + 이군악; [듣기 싫소.] 몸을 홱 틀어서 설지의 손을 뿌리치고

설지; [공자!] 서운해 하고

이군악; [감언이설로 날 꼬시려 하지 마시오.] [그런다고 내가 당신과 그 늙은이의 꼬임에 넘어갈 것 같소?] 악을 쓰며 벌떡 일어나고

설지; [어떻게 그런 말을...] 충격. 사색

이군악; [다시는...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마시오!] [혈나한, 그 늙은이와 관련 된 인간은 전부 다 나의 원수이니...] 투학! 악을 쓰며 맹렬히 날아오른다

설지; [공자...] 비명

설지; [공자! 가지 말아요 공자!] 울부짖으며 뜀박질 하지만

[으아아아!] 악을 쓰며 까마득히 멀어지는 이군악

설지; [안돼요! 이럴 수는 없어요.] 울며 걸음을 멈추고

설지; [당신... 당신을 믿고 모든 걸 바쳤는데... 이렇게 날 버리는 경우가 어디 있어요?] 털썩!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설지; [이제 나는 당신 없이는 살 수 없는 몸이 되었단 말이에요.] 주저앉은 채 우는 설지

<어째서 운명은 이렇게 가혹하고 종잡을 수 없단 말인가? 세상을 모두 얻은 것같았는데 바로 절망의 나락으로 굴러 떨어지게 만들다니...> 우는 설지의 모습이 멀어지고

 

#221>

밤. 삼비검조와 혈나한이 머무는 암자. 불이 밝혀져 있고. 어수선한 분위기

삼비검조와 혈나한이 있는 건물. 문은 닫혀있고. 지나가는 중들이 그 건물을 곁눈질하며 수군거린다.

혈나한이 이불을 덮고 누워있다. 갑자기 늙은 모습이고. 그 옆에 삼비검조가 앉아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내려다 보고 있다

삼비검조;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힘으로도 타격을 입히지 못할 것같던 대자도우가 이렇게 썩은 고목같이 쓰러지다니...) 근심

삼비검조; (몸이 아니라 마음에 생긴 병이 대자도우의 절대적이던 힘을 앗아간 것이겠지.) 한숨 쉬고

삼비검조; (아직은 열반할 때가 아니오 도우.) 혈나한의 손을 꼭 쥐고

삼비검조; (사존 패극천과 패천오수들의 마성이 나날이 강해지는 것이 노도에게도 느껴지거늘...)

삼비검조; (도우가 이대로 세상에서 사라지면 누가 있어 그 마귀들을 제어할 수 있단 말이오?) 한숨 걱적. 그때

혈나한; [검조...] 눈 감은 채로 천천히 말하고

삼비검조; (정신이 돌아왔군.) + [말씀하시오 도우.]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고

혈나한; [아이들을 풀어서... 군악이를... 아니면 설지라도 빨리 돌아오게 해주시게.]

삼비검조; (설마!) + [도우!] 불길한 예감에 눈 부릅 뜰 때

혈나한; [모든 걸 내려놓기 전에... 의발(衣鉢)은 전해야 하지 않겠나?] 처연하게 웃고

<의발을 전한다?> 눈 부릅 절망하는 삼비검조

 

#222>

<-황산(黃山)> 밤. 하늘에는 달. 깎아지른 바위 봉우리들이 즐비

<-광명정(光明頂)> 기둥처럼 치솟은 바위 봉우리. 주변의 바위 봉우리들 사이에서 유독 우뚝 하다.

광명정의 정상. 다섯 개의 돌 의자가 원형으로 놓여있다. 북쪽에 놓인 돌 의자가 특히 웅장한데 그곳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는 패륵. 주변에는 수많은 술병들과 항아리들이 뒹굴고 있고

패륵; [친구도 없이 혼자 술을 마시는 건 정말 서글픈 일이야.]

패륵; [그 친구가 설령 날 죽이려고 했던 원수였어도 말이야.] [그렇게 생각하지 않느냐?] 주변 둘러보며 웃고.

[..] [...] [...] 기척은 나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고

패륵; [그 새끼들...] 웃고

패륵; [내가 비록 성질이 지랄 같긴 해도 한번 입 밖에 낸 말은 반드시 지키는 성격이라는 거 잊었냐?]

패륵; [자리를 마지막으로 채우는 놈 말고는 아무도 죽이지 않는다.] [물론 오늘에 한정된 일이지만...] 앞쪽의 자리들을 보고. 그러자

[쯧!] [지랄...] [십년이 넘게 지났는데도 잘난 척하는 그 버릇은 여전하네.] 스스스! 스스! 패륵의 앞쪽에 놓인 네 개의 의자들중 세 개에 사람 형상이 생기더니

쿵!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으로 나타나는 세 사람. 바로 침독, 아극파, 당령이다. 침독은 독고무적의 모습이 아니라 침독 원래 모습인 것 주의. 등에 흡혈창을 짊어지고 있다. 원통형의 막대를 짊어지고 있고 그것에 창날이 위로 향하게 꽂혀 있는 형태. 패륵의 오른쪽 자리를 제외한 세 자리에 앉았다. 당령이 패륵의 정면 자리에 앉았다.

패륵; [새끼들! 모두 형편이 좋아 보이는군.] [날 신무곡에 가둬놓고 네놈들은 잘 먹고 잘 살아온 모양이지?] 웃고.

긴장해서 대꾸하지 않는 세 사람

패륵; [결국 내 소환에 응하지 않은 건 냉막, 그 새끼뿐이로구만.] 둘러보고

당령; [냉막은 우리들과도 일체 연락을 끊은 채 창랑곡(蒼狼谷)에 쳐박혀 지내고 있다.]

패륵; [늑대 새끼들은 최소한 배신은 하지 않으니 창랑곡에서 지내는 게 속 편한 모양이지.] 끄덕이고

당령; (덕분에 우리가 패륵, 저 괴물의 손에 맞아죽는 일은 없어서 좋지만...) 안도하고

아극파; [우리 사이에 살갑게 인사를 나누는 것도 어색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지.] 굳은 표정으로 말하고

패륵; [아극파! 네놈은 역시 시간이든 금전이든 낭비하는 법이 없구나.] 웃고

아극파; [우리 손에 죽을 뻔 했으니 원한을 품었을 것은 당연하고...] [그래서 보상으로 원하는 게 뭐냐?]

침독; [미리 사발통문까지 돌렸다는 건 우릴 죽일 생각이 없었다는 것으로 이해해도 되겠지?] 끼어들고.

당령; [목숨 빼고 다 줄게.] 치마를 조금 걷어서 다리를 드러내며 추파를 보내고

패륵; [네놈들 죽이는 거야 여반장(如反掌)인데 굳이 서둘 이유가 없지 않느냐?] [아울러 난 다른 놈이 침 묻힌 조개에는 관심 없다.] 그런 당령에게 눈을 흘기고

당령; [잘났어!] 코웃음. 샐쭉.

아극파; [그 새끼 참...] 피식

침독; [...] 말이 없고

패륵; [약속했던 대로 너희들은 선착순으로 꼴찌를 면했으니 죽이지는 않는다.] [단 오늘 밤에만!] 음산

당령; [오늘밤이 지나면 우릴 죽이겠다는 거야?] 침 꼴깍! 삼키고

패륵; [왜? 십년전처럼 또 협공을 해보게?] 웃고

아극파; [십년전에는 패륵 널 제외하면 가장 강한 냉막이 있어서 우리가 이겼었지만...] 다른 사람들 보고

아극파; [오늘은 우리 셋이 손을 잡아봐야 네 손에 죽을 수밖에 없다는 거 안다.]

패륵; [그렇게 계산이 빠르고 정확하니 천하제일의 거부가 되었겠지.] 웃고

침독; [우리를 살려주는 대신 뭘 원하는 것이냐?]

패륵; [만일 살려준다면 네놈들은 뭘 내놓을 수 있느냐?]

당령; [난 십만명의 미녀들이 소속되어 있는 만화총련을 통째로 바칠 수 있어!] 냉큼 말하지만

패륵; [내가 처녀 아니면 취급하지 않는다는 말 잊었냐?] 코웃음

당령; [갈보는 여자도 아니냐?] [오히려 갈보들이 남자를 더 기쁘게 해준다는 거 몰라?] 분해서 이를 갈지만

패륵; [넌 돈을 내놓겠다고 하겠지?] 당령은 무시하고 아극파를 보고. + 당령; (저 새끼가 정말 ...) 굴욕감에 치를 떨고

아극파; [지난 십년간 내 재산은 열배로 늘어서 지금은 천하의 부를 삼할 이상 장악하고 있다.] 끄덕

아극파; [난 네게 돈이면 귀신이라도 부릴 수 있다는 말을 실감하게 해줄 수 있다.]

패륵; [네가 주지 않아도 죽인 후 뺏으면 되니까 그닥 구미가 당기는 제안은 아니다.] 필요없다 손짓하며 침독을 보고

아극파; (오냐! 누가 누구 손에 죽을지 보자!) 굴욕에 찬 표정으로 노려보고

아극파; (내게는 네놈을 말린 북어포처럼 만들어줄 수단이 준비되어 있으니...) 아나타를 떠올리며 히죽. 웃고. 그때

침독; [난 널 천자(天子)로 만들어줄 수 있다.] 패륵의 시선을 접한 침독이 말하고

패륵; [천자라...] 약간 흥미. 당령과 아극파도 흠칫! 하며 침독을 돌아보고

침독; [난 현재 구문제독 독고무적으로 위장하여 명나라의 군권(軍權)을 장악하고 있는 상태다.] 무뚝뚝하게

침독; [그리고 조정 내에서 방해가 될만한 놈들을 하나씩 제거해온 덕분에 지금은 황제를 쳐낼 때 방해가 될 인간이 거의 없어진 상태이기도 하다.]

아극파; [침독 네가 황실에서 암약하고 있다는 정보는 들었지만 그 정도로 진행시켰을 줄은 몰랐다.] 감탄하고

침독; [말만 하면 당장 열흘 후라도 패륵 널 황제의 자리에 앉혀줄 수 있다.]

패륵; [황제 노릇을 해보는 것도 구미가 당기긴 하지만...]

패륵; [역시 그건 포기다.] [황제가 되면 내 멋대로 살 수 없을 게 뻔하니...]

찡그리는 침독

당령; [여자도 싫다! 돈도 싫다.] [심지어 황제 자리까지 싫다면 원하는 게 도대체 뭐야?] 철썩! 자기 무릎을 치며 앙칼지게

패륵; [오늘밤이 지나도 너희들이 내 살수(殺手)를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내 조건 두 가지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손가락 두 개 들어 보이고

당령; [두 가지 조건?] 찡그리고

아극파; [뭔지 말해봐.] 얼른 대답하고

패륵; [첫째! 천마총에서 나눠 갖은 천마해체대법(天魔解體大法)의 자기 몫을 내놓을 것!] 내밀었던 두개의 손가락 중 하나를 굽히고

<천마해체대법!> <천마대종사의 최강 절기인 그걸 달라고?> 굳어지는 세 사람. 그러다가

당령; (어차피 냉막이 갖고 있는 부분이 빠져있으면 천마해체대법은 무용지물이다.) 눈알을 굴리고

당령; (갖고 있어봤자 쓸모도 없는 천마해체대법에 연연할 필요는 없지.) + [난 받아들인다.] 팡! 소매를 젓자 소매 속에서 한뼘 폭의 얇고 반투명한 띠가 미사일처럼 패륵에게 날아간다.

<패륵이 정말 힘을 되찾았는지 시험하는군!> 침독과 아극파 눈 번뜩일 때

패륵; [백장육혼삭을 구사하는 솜씨가 십년전보다 그리 늘지 않았군.] 미사일처럼 날아드는 백장육혼삭을 보며 웃고. 그러자

스륵! 피잉! 패륵을 휘감으려던 백장육혼삭이 허공에서 흐늘거린다. 보이지 않는 벽에 막힌 듯이. 그러더니

슈욱! 흐늘거리며 쌓인 백장육혼삭이 허공에서 제멋대로 엉키더니

[!] 눈 부릅 당령

쿵! 남자의 거시기와 두 알의 방울 형상이 되는 백장육혼삭. 우람한 거시기가 쌍방울을 달고 우뚝 선 모양이고

아극파; [허어! 우람하지 아니한가?] 짝짝! 박수치며 웃고

찡그리는 침독

당령; [저질...] 핑! 눈 흘기며 소매 속에서 백장육혼삭의 나머지를 날려보낸다

패륵; [생각대로군.] 웃으며 백장육혼삭의 끝 부분, 맨 나중에 날아온 부분을 한손으로 잡는다.

그 부분에 글이 빼곡하게 글이 새겨져 있는 것 크로즈 업

패륵; [제 년 몫의 천마해체대법을 백장육혼삭 끝에 적어뒀어.] 백장육혼삭의 끝에 적힌 글을 읽고

당령; [단 한시도 몸에서 떼놓지 않는 백작육혼삭에 적어두는 것보다 안전한 보관 방법은 없었으니까.]

패륵; [됐다! 가져가라.] 핏! 백장육혼삭의 끝 부분을 가볍게 당령에게 던지고

당령; [벌써 다 외웠어?] 팟! 놀라며 한손으로 날아든 백장육혼삭의 끝을 잡고. 하지만 그 직후

꽝! 엄청난 충격이 당령의 손에 가해지고

당령; [악!] 콰당탕! 의자에 앉은 채로 뒤로 벌렁 넘어진다. 의자가 뒤로 넘어진 것. 넘어지면서 치마가 홱 걷혀져서 아랫도리가 그대로 드러나는데 빤스는 안 입었다. 발에는 굽이 있는 꽃신을 신었고

아극파; [허어! 조가비가 그냥 드러나는군.] + 침독; [...] 놀라며 돌아보는 아극파와 침독

당령; [패륵! 너 이 새끼...] 콰당! 넘어졌던 의자를 다시 원래대로 세우며 이를 갈고. 백장육혼삭들이 흐늘거리며 그런 당령 주위로 떨어지고

침독; (내공으로는 우리 중 으뜸이라고 생각했던 당령을 저렇게 간단히 넘어뜨리다니...) 굳어진 표정으로 긴장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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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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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소녀환희밀법은 아비에게는 전혀 쓸모가 없다. 제목으로 짐작하겠지만 소녀환희밀법은 여자만이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편지를 읽는 아나타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천마대종사는 소녀가 남긴 소녀밀경(素女密經)을 얻었었는데 거기 적힌 소녀의 흡정대법(吸精大法)을 바탕으로 소녀환희밀법을 만들었다.> 무시무시하게 생긴 노인이 화려한 옷을 입은 가녀린 여자를 품에 안고 좋아하는 모습. 절세미녀면서 가녀린 그 미녀는 노인의 품에 안겨 수줍어 한다. 노인이 물론 천마대종사고

<천마대종사가 자신도 익힐 수 없는 소녀환희밀법을 만든 목적은 사랑하는 아내 천마서시(天魔西施)를 세상 어떤 사내도 건드리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위 화면의 가녀린 미녀를 크로즈 업. 그 여자가 천마대종사의 아내인 천마서시

<즉, 소녀환희밀법을 익힌 여자에게 손을 대는 사내는 그대로 양기가 빨려서 말라죽어버리는 것이다.> 커다란 침대 옆에 무릎을 꿇고 있는 천마서시의 몸에 손을 대었다가 미이라가 되는 어떤 사내의 모습. 주변에 수많은 미이라가 있고. 천마서시는 침대에 누워있는 천마대종사의 시체 옆에 얼굴을 대고 엎드려 울고 있다.

 

아나타; (끔... 끔찍한 무공이로구나. 손을 대는 것만으로도 양기가 말라 죽어버린다니..) 편지를 읽으며 침 꼴깍

아나타; (천마대종사는 자신이 죽은 후에 마누라가 다른 사내들의 노리개가 될까봐 소녀환희밀법을 만들어 가르쳤겠지.) 다시 편지를 읽고

 

<아비는 소녀환희밀법의 무서움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었다. 그래서 다른 인간들보다 먼저 소녀환희밀법을 차지했다. 소녀환희밀법을 다른 인간의 손에 들어가 악용될 경우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천마총의 탁자에서 재빨리 소녀환희밀법의 비급을 집어드는 아극파. 다른 자들은 흠칫! 하지만 막지는 않고

<소녀환희밀법은 여자가 익힐 경우 실로 치명적인 위력을 발휘한다. 그러니 아예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 상책이기에 이 글을 남긴다.> 위 장면의 연속. 비급을 두손으로 들고 표지를 보며 좋아하는 아극파

<혹시 아비 몰래 금고를 열어서 이 글을 본다면 소녀환희밀법과 함께 넣어둔 옥녀진액(玉女眞液)을 마시는 것으로 만족하거라. 옥녀진액은 여자에게 아주 좋은 영약이라 마실 경우 영원한 젊음과 심후한 내공을 주기 때문이다.> 소녀환희밀법과 함께 상자에 들어있는 유리병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다시 한번 경고하지만 절대 소녀환희밀법을 수련할 생각은 하지 말거라.> 편지를 읽는 아나타의 모습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아나타; [소녀환희밀법을 절대 익힐 생각을 말라고?] 코웃음치며 편지를 내려놓고

아나타;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다는 걸 아버지는 아시나 몰라.] 비급을 집어들고

아나타; [일단 한번 읽어나 보자. 수련할지 말지는 그후에 결정하고...] 비급을 펼친다. 헌데

아나타; [어라!] 읽으면서 갸웃. 눈 치뜨고

아나타; [어쩐지 소녀환희밀법의 비결이 익숙하게 느껴진다. 마치 오래전부터 익혀왔던 것처럼...] 겨웃거리며 넘기고

아나타; [이렇게 익숙하면 수련하는 건 누워 떡먹기인데...] 갸웃 갸웃. 그러다가

아나타; [그렇구나!] 눈 치뜨고

아나타; [아버지가 내게 호신용 무공이라며 가르쳐주신 태음강기(太陰罡氣)가 바로 소녀환희밀법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거였다.] [그래서 익숙한 것이고...] 흥분

아나타; [여자인 내게 적합한 무공을 만드시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소녀환희밀법을 참조하셨을 테고...]

아나타; [덕분에 난 소녀환희밀법은 마음만 먹으면 며칠 내로 완성할 수 있다.] 흥분하며 비급을 들여다 보고

아나타; [갈등되네.] [며칠만 고생하면 세상 어떤 사내도 날 이길 수 없는 몸이 되는데...] [이걸 익혀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은 나중에 하고 일단 비결을 외워두자. 패륵의 마수로부터 아버지를 구하는데 도움이 될지 모르니...> 비급을 읽는 아나타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헌데

 

#213>

어둑한 공간. 아극파의 서재 천장 위쪽이다. 천장 틈새로 빛이 스며드는데. 검은 옷을 입은 사내가 대들보에 쪼그리고 앉아서 몸을 숙여 천장의 틈으로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다. 이 사내는 바로 아극파다. 천장 안쪽이 어두워서 아극파의 얼굴이 자세히 보이지는 않고

천장의 틈을 통해서 책상 앞에 앉은 아나타가 소녀환희밀법을 읽고 있는 것이 보인다.

아극파; (흐흐흐 역시 예상했던 대로군.) 틈새로 아래를 내려다 보며 소리없이 웃고

아극파; (계집이란 동물은 일단 호기심이 생기면 해소하지 않고는 못 견디는 동물!) 그자가 아극파임을 보여주고

아극파; (금고 속의 내용물을 보지 말라고 한 내 한마디에 나타가 기어코 금고를 열 것이라 짐작하고 있었다.)

아극파; (당연히 나타는 소녀환희밀법도 익히게 될 텐데...)

아극파; (소녀환희밀법을 익힌 나타와 접촉하고도 무사할 수 있는 사내는 세상에 나 한명 뿐이게 된다.)

아극파; (거기다가 옥녀진액까지 복용하면 세상 어떤 사내도 나타의 매력을 거부할 수 없게 된다.)

아극파; (처녀 일만명의 첫 월경혈(月經血)을 정제해서 얻은 옥녀진액은 남자를 미치게 만드는 최고의 미약(媚藥)이므로...)

아극파; (결국 패륵을 포함한 다른 인간들은 모두 나타에게 양기를 빼앗기고 죽게 될 것이다.) 사악하게 웃고

<부디 지난 십삼년동안 널 친딸처럼 애지중지하며 키워온 보답을 하기 바란다 나타야!> 아극파가 훔쳐보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소녀환희밀법을 읽는데 집중하고 있는 아나타의 모습 배경으로 아극파의 생각 나레이션.

 

#214>

깊은 산중. 바위산. 하늘에는 달

거대한 절벽. <蒼狼谷>이라는 글이 세로로 적혀있다. 글자 하나가 사람보다 크고.

절벽 아래 그늘에 수없이 웅크리고 있는 덩어리들. 눈빛도 번뜩인다. 늑대들이다. 자고 있는 놈들도 있지만 눈을 번뜩이는 놈들도 있고

우우우! 절벽 위에 앉아서 하늘을 보며 울어대는 거대한 늑대. 그러자

우우우! 우오오! 절벽 아래에서 잠들고 있었던 수많은 늑대들도 고개를 쳐들고 울어댄다

 

우오오오! 늑대 울음소리가 들리는 산꼭대기. 바위에 걸터 앉아서 하늘 보고 있는 사내. 패천오수중 호랑이인 냉막. 배경으로 나레이션. <-패천오수의 호(虎) 냉막(冷莫)>

냉막의 손에는 편지가 들려있다. 패륵이 보낸 편지고

냉막; [죄는 언제고 벌로 돌아오는 법!] [냉막아 냉막아! 네게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더냐?] 허탈하게 웃고

냉막; [사부 대신 패륵이 내게 죄값을 요구하는 모양인데...]

냉막; [기꺼이 죄값을 치룰 준비가 되어 있다. 어서 와서 내 목을 가져가라 패륵!] 웃고. 그때

그릉! 나타나는 거대한 늑대. 바로 절벽 위에서 울어대던 그 늑대. 하지만 늑대가 나타났음에도 돌아보지 않는 냉막

냉막; (단 하나의 유감이라면 사부님의 존안(尊顔)을 뵙고 용서를 구하지 못한 채 죽는 것뿐이다.) 화르르! 손에 든 종이가 불에 타고

냉막; (다음 세상에서나 사부님께 죄를 빌어야겠지.) 화르르! 재가 되어 흩어지는 종이.

그르릉! 냉막의 등에 머리를 비비는 늑대

냉막; [걱정마라 낭왕(狼王)! 걱정마라.] 늑대의 머리를 감싸고

냉막; [죽더라도 나 혼자 죽지는 않을 테니...]

<세상을 위해서라도 못된 동기들을 데리고 저 세상으로 가야겠지.> 늑대와 함께 하늘의 달을 올려다보는 냉막의 모습. 우오오오! 배경으로 늑대들이 우는 소리가 들리고

 

#215>

아침. 황금성

아극파의 집무실. 경비서는 무사들

서둘러 그곳으로 달려오는 어린 시녀. 손에 편지를 한 장 들었다.

[저년은 소성주님의 몸종 내내 아닌가?] [아침부터 뭔 일로 저렇게 사색이 되어 있지?] 뭔일인가 하면서도 시녀에게 길을 터주는 무사들

 

집무실 내부. 독불군이 커다란 책상 앞에 앉아서 수많은 서류들을 보고 있다

독불군; (볼수록 대단하다.) (황금성의 재산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최소한 세배는 많다.) 흥분하며 서류들을 보고

독불군; (황금성이 천하의 부를 삼할 가까이 거머쥐고 있다는 소문이 결코 과장된 게 아니었다.)

독불군; (사부가 축적해놓은 이 재력을 이용하면 황실을 뒤엎는 것도 일이 꿈만이 아니다.) 서류를 넘기며 흥분

독불군; (물론 황금성의 재물들을 내 것으로 만들려면 정식으로 사부의 상속자가 되어야만 가능하다.)

독불군; (천하 각지에 퍼져있는 황금성의 기업들은 오직 사부와 사부의 유일한 핏줄인 사매만을 주인으로 섬기니...)

독불군; (그것이 무슨 일이 있어도 사매와 정식으로 부부가 되어야하는 이유다.) 히주 히죽 웃고. 헌데 바로 그때

[공... 공자님!] 외치며 달려 들어오는 어린 시녀. 문을 열어준 무사들도 들여다 보며 기웃거리고 있고

독불군; (저 계집은 사매의 몸종인 내내...) 흠칫! 하고

시녀; [공자님! 큰일 났어요 공자님.] 울상 지으며 독불군에게 달려오고

독불군; [무슨 일이냐 내내야. 사매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냐?] + (어째 불길한 예감이 드는군.)

시녀; [이걸... 이걸 보아주세요.] 헐떡이며 두손으로 편지를 내밀고

독불군; [편지냐?] 의아해하며 받고

시녀; [아... 아가씨가 늦도록 기침을 하지 않으시기에 침실에 들어가보니... 그 편지만 남아있었어요.] 울상

[!] 편지 읽으면서 눈 부릅뜨는 독불군

<아버지가 걱정되어서 따라가 봐야겠어. 본성의 각 지부(支部)를 통해서 소식 전할 테니까 걱정하지마.> 편지의 내용

독불군; (이런...) 콱! 이를 바득 갈며 편지를 움켜잡고

독불군; (만에 하나 사매의 신상에 불상사가 생기면 황금성을 통째로 삼키려는 내 계획은 수포로 돌아간다.) 벌떡 일어나고

독불군; (당장 사매를 찾아내 내 곁에 붙잡아둬야만 한다.) + [지금 당장 모든 지부에 전서구를 날려 보내라!] 시녀와 열린 문으로 들여다 보는 무사들에게 외치고. 깜짝 놀라는 시녀와 문 밖의 무사들

독불군; [사매의 종적을 찾아내어서 내게 알리라고 하라. 이것은 모든 일에 우선하는 지급(至急)의 명령이다!] 외치고. 그러자

[존... 존명!] [분... 분부 따르겠사옵니다.] 무사와 시녀들 겁에 질려 급히 포권하고

달려가는 무사들. 아극파의 집무실에서 달려나가는 시녀

독불군; (어째 황금성을 장악하는 과정이 지나치게 순조롭다 했다.) 쾅! 주먹으로 책상을 치며 이를 갈고

독불군; (아나타!) (이 기회에 네년을 찾아내어 확실하게 내 여자로 만들어버리고 말겠다.) 결심하는 독불군의 얼굴 크로즈 업

 

#216>

산속에 자리한 폐허. 바로 이군악의 집인 신풍보가 있던 곳. 오래 전에 대부분의 건물은 불 타서 쑥대밭이 되어 있다. 잡초더미 사이로 불타고 남은 건물 잔해들이 있고

그 건물 잔해들의 거의 끝쪽에는 불에 타지 않은 건물이 한 채 있다. 산에서 가까운 곳에 자리한 그 건물은 벽체가 돌로 지어져 있어서 불에 탔어도 허물어지지 않았는데 대신 지붕은 최근에 떼를 입힌 듯한 모습. 건물 앞 마당에는 빨랫줄이 있고 빨래줄에는 옷가지들이 죽 걸려있다.

건물의 모든 창문은 열려있고

열려진 창문 하나로 들여다보이는 내부는 침실. 침대에 알몸으로 누워있는 이군악. 사타구니만 가리는 짧고 얇은 빤스를 입고 있다. 얼굴에 열이 나긴 하지만 심하진 않고

나비 한 마리가 열린 창문으로 들어오고

이군악의 코에 앉는 나비

움찔! 이군악의 코가 움직이고

몸도 움직인다.

놀라 날아가는 나비.

창문을 통해서 날아나가는 나비

천천히 눈을 뜨는 이군악

이군악; (여긴 어딜까?) 멍한 눈으로 천장을 보고. 천장에는 석가래 위에 띠를 엮어 만든 천장이 그대로 보이고

이군악; (야차서시가 입으로 무언가 뿜어내는 걸 본 후로 기억이 끊겼었는데...) 양손에 든 술병의 술을 주변에 뿌리던 야차서시가 자신을 향해 입으로 무언가를 뿜어내는 시늉하던 걸 떠올리는 이군악.

이군악; (아마 난 그 여자가 뿌린 독에 중독되었었을 것이다.) 찡그리고

이군악; (대체 그 여자는 누군데 날 해꼬지 한 걸까?) (거의 모든 독에 면역력을 지닌 나로 하여금 정신을 잃게 만든 걸 보면 평범한 여자는 절대 아닐 텐데...) 생각할 때

촤아! 촤! 어디선가 물 소리가 들린다.

이군악; (물소리!) 흠칫! 하며 물소리가 나는 쪽을 보고. 그곳에 뒤쪽으로 통하는 문이 있고

촤 촤 그 사이에도 물소리가 이어지고

이군악; (저 문 밖에 누군가 있다.) 억지로 일어나고. 하지만 그 직후

띵! 현기증이 느껴진다.

이군악; (정신이 혼미해지는 현기증...) 오만상 쓰면서도 다리를 침대 아래로 내리고

이군악; (몸에 힘이 하나 없고 심한 현기증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비틀거리면서도 일어나고

이군악; (중독 증상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체력이 소진될 대로 소진된 때문일 것이다.) 비틀 비틀 걸어서 문쪽으로 가고

촤아 쏴아! 그 사이에도 물 소리가 나고

이군악; (이 문 밖에 있는 누군가가 날 돌봐준 것같은데...) 끼익! 문을 조금 열고. 그러다가

[!] 눈 부릅뜨는 이군악

 

쿵! 집 뒤는 높지 않은 절벽이고 그 절벽 아래에서 샘이 솟고 있다. 잘 정리된 샘물 가에는 어떤 여자가 등을 보이는 자세로 앉아서 바가지로 샘물을 떠서 자신의 몸에 끼얹고 있다. 알몸은 아니고 얇은 속옷을 입었다. 한쪽 무릎을 꿇은 자세로 앉아있는데 속옷이 짧아서 속옷 아래로 엉덩이가 드러나 보일 정도다. 물론 이 여자는 설지다. 머리는 틀어서 묶고 있고. 그래서 수려한 목덜미가 드러나 보인다.

촤아! 촤! 연신 바가지로 물을 떠서 몸에 끼얹는 설지

이군악; (저... 저 여자는...) 침 꿀꺽!

<독고설지!> 설지의 옆 얼굴을 배경으로 이군악의 생각. 설지는 무언가 생각하는 표정으로 약간 이마 찡그린 채 몸에 물을 끼얹고 있다

이군악; (중독되어 정신을 잃은 나를 구해준 사람이 독고소저였구나.) 침 꿀꺽! 삼키고. 그때

설지; [얼음장같이 차가운 샘물을 오랫동안 끼얹었더니 온몸에 소름이 돋았네.] 자기 팔을 보고. 팔에 닭살이 올라있고

설지; [몸이 이 정도로 차가워졌으면 충분하겠지.] 바가지를 놓고 일어나고

이군악; (이크!) 급히 물러서고

이군악; (훔... 훔쳐본 걸 들키면 골치 아파진다.) 비틀거리며 침대로 가고

이군악; (난 아무것도 못 본 거다.) 다시 침대로 올라가 눕고. 하지만

불룩한 아랫도리. 짧고 얇은 빤스만 걸치고 있어서 불룩해진 모습이 드러나고

이군악; (죽어라! 빨리 죽어! 들키지 않게...) 오만상 쓰고. 그때

덜컥! 뒷문이 열린다. 누군가의 물에 젖은 하체가 들어서고. 맨발이다.

이군악; (목... 목욕하던 차림 그대로 들어온다.) 눈 감은 채 침 꿀꺽. 그때

찰박! 찰박! 물에 젖은 발로 침대로 다가오는 설지의 아랫도리. 아직 전체 모습을 보여주지는 말고

이군악; (뭘 하려고...) (독고소저가 이렇게 대담한 여자였나?) 얼굴이 벌개질 때

슥! 이군악의 이마를 만져보는 독고설지의 손.

이군악; (차갑다. 아니 시원하다.) 헉헉.

이군악; (몸에 열이 있어서 그런지 독고소저의 차가운 손이 너무도 시원하게 느껴진다.) 헐떡이며 생각할 때

설지; [열이 많이 내렸네. 한 때는 잘못되는 게 아닌가 했는데...] 이군악의 이마에서 손을 떼고

설지; [이제 조금만 더 식혀주면 정신이 돌아올 거야.] 슥! 침대로 올라오고

이군악; (또... 또 뭘 하려고...) 놀라고 긴장할 때

설지; [어머나...] 옆에 눕다가 놀라는 설지의 뒷모습. 고개를 들어 이군악의 아랫도리를 보고

설지; [열독 때문인가? 시도 때도 없이 성을 내고 있어.] 슥! 손으로 빤스에 덮인 이군악의 거시기를 덮고

이군악; (허억!) 전율하고

설지; [오늘 따라 더 단단한 것같네.] 만지면서 갸웃하고

설지; [그래도 잠깐만 참아요. 우선 심장을 식혀준 후에 뽑아줄 테니...] 꾸욱! 손으로 이군악의 거시기를 세게 잡고

이군악; (뽑... 뽑아주다니...) 충격

이군악; (설마 그동안 손이나 다른 곳으로 내 욕구를 해소해주었다는...) 두근 두근. 그때

설지; [오늘은 이게 세 번째...] 슥! 이군악의 몸을 자신의 몸으로 덮는다. 이제 얼굴이 보이고

출렁! 설지의 젖가슴이 이군악의 가슴을 누르고

설지;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하루에 수십번을 식혀줘야 했지만 이제는 한시진에 한번 정도만 식혀주면 되는 것같다.] 꾸욱! 자신의 몸으로 이군악의 몸을 덮어 누른다. 팔로는 이군악의 몸통을 끌어안으면서

이군악; (그.. 그렇게 된 거였구나.) 얼굴이 벌개진 채로 깨닫고

이군악; (열독(熱毒)이 올라 뜨거워진 내 몸을 식혀주기 위해 독고소저는 수시로 자신의 몸을 샘물에 적셔 차게 한 후 날 감싸준 것이다.) 감격하고

이군악; (겨우 한번 만난 것뿐인 날 위해 여자로서의 정조도 포기하고...) (대체 왜 날 헌신적으로 보살펴주는 것일까?) 생각할 때

설지; [공자님!] 이군악의 몸을 끌어안고 뺨을 이군악의 뺨에 부비면서

설지; [어서... 어서 깨어나셔요.] [여자인 제가 공자님을 안아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니...] 이군악의 뺨에 얼굴을 부비며 속삭이고

설지; [여자는 땅... 남자는 하늘...] [공자님이 저를 올라타시는 게 자연의 이치에 따르는 것이랍니다.] 아랫도리도 움직이면서 할딱이고. 순간

이군악; (도저히 못 참겠다.) 콱! 양손으로 설지의 허리를 거칠게 끌어안고

설지; [하악!] 자지러지며 놀라는 설지

이군악; [미... 미안하오 소저!] 휘릭! 설지를 뒤집으며 올라타고

설지; [공... 공자!] [깨어나셨군요.] 놀라면서 이군악의 몸 아래 깔리고

이군악; [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이럴 수밖에...] 아랫도리를 거칠게 설지가 가랑이 사이로 밀어넣고

설지; [하악!] 자지러지며 이군악의 몸을 밀어내려 하고

파르르! 벌어진 설지의 가랑이가 경련을 일으키고

미친 듯이 설지를 강간하는 이군악

설지; (몸이... 몸이 둘로 찢어지는 것 같애!) 고통에 떨며 이군악의 팔을 움켜잡고

설지; (하지만 상관없어!) 눈물이 흐르는 얼굴로 웃고

<이 사람.... 이 사람이 드디어 사경에서 벗어난 것이 생생하게 느껴져서...> 응응하는 두 사람 배경으로 설지의 생각. 헌데

 

#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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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북경(北京)> 낮

<-구문제독부(九門提督府)> 병사들이 지키는 구문제독부.

웅장한 건물. 관병들이 지키고 있고

독고무적(침독); [그러니까 그 상자 안에 든 것이...?]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서 말하는 구문제독 독고무적. 물론 그자는 진짜 독고무적이 아니라 침독이 위장한 모습이고. 이하 독고무적(침독)으로 표기하고. 그자의 앞쪽 탁자 위에는 좁고 길쭉한 상자가 놓여있다. 길이가 2미터 가까이 되는 그 상자 안에는 흡혈창이 들어있다.

모용후; [예! 련주님께서 십년전에 유실하셨던 흡혈창입니다.] 기고만장해서 말하고. 탁자를 사이에 두고 독고무적(침독)와 마주 서있는데. 모용후의 조금 뒤에는 파면살주가 서있다.

모용후; [흡혈창이 다시 련주님의 수중에 들어왔으니 패천오수의 다른 인간들을 꺼려하지 않으셔도 될 것입니다.] 달칵! 몸을 숙여서 상자를 열고

모용후; [진품인지 확인하시지요.] 뚜껑을 옆으로 내려놓으며 말하고

상자 안에 들어있는 흡혈창.

독고무적(침독); [그걸... 어떻게 회수한 것이냐?] 한숨 쉬며 말하고. 기쁜 기색이 아니고

모용후; (반응이 어째 좀 이상한데...) + [사실을 말씀드리자면...] 쭈뼛 거리며 파면살주의 눈치를 보고

파면살주; [속하가 말씀드리겠습니다.] 앞으로 나서고. 살았다는 표정으로 옆으로 물러서는 모용후

파면살주; [사개월전, 혈나한의 막내 제자 이군악이 혈나한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본련에 자객으로 가입했었습니다.]

독고무적(침독); [사부의 막내 제자라...]

파면살주; [이군악이 가입할 때 련주님 손에 죽은 흑수지존(黑手至尊) 교백(喬魄)의 딸 교연도 본련에 잠입했으며...] 옆쪽에 서있는 모용후를 힐끔 보며 말하고. 모용후는 삭이 죽어서 고개 떨구고 있고

파면살주; [교연은 제 아비의 복수를 하려고 모용 부련주를 암습했지만 중상만 입히고 생포되었습니다.]

독고무적(침독); [교연이 년과 흡혈창의 회수가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이냐?]

파면살주; [이군악이 함께 자객 수련을 하며 친분을 쌓은 교연을 구하기 위해 흡혈창을 회수하겠다고 나섰던 것입니다.]

독고무적(침독); [이군악, 그놈에게 흡혈창을 회수해오면 교연을 살려주겠다고 제안 한 건 모용후 너겠지?] 모용후를 노려보고

모용후; [련... 련주님께서 흡혈창을 유실하신 것을 안타까워하신 것을 알고 있던 터라...] 눈치 보며 말하고. 바로 그 직후

꽝! 아무런 기척도 없었는데 모용후의 가슴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모용후; [컥!] 피를 토하며 뒤로 날아가고

손을 앞으로 내밀고 있는 독고무적(침독). 살벌한 표정

콰당탕! 나뒹구는 모용후

푸시시! 그런 모용후의 가슴에 손바닥 자욱이 나서 연기가 난다. 옷은 탔고 가슴에 하얀 손바닥 자욱이 나있다. 피가 빠져나가 하얗게 보이는 것

파면살주; (천마대종사의 흡혈삼첩장(吸血三疊掌)...) 눈 번뜩

모용후; [련... 련주님...]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리며 필사적으로 일어나고

파면살주; (흡혈삼첩장은 전력으로 펼칠 경우 거리를 두고도 적의 피를 빨아들일 수가 있다.) 고개 조금 돌려 그런 모용후를 보며 생각하고

파면살주; (삼성(三成) 정도로 펼쳤기에 망정이지 오성(五成) 수준으로 구사했어도 모용후는 온몸의 피가 유출되어 죽었을 것이다.)

파면살주; (역시 저 마귀를 무공으로 죽이려는 들었다가는 실패할 수밖에 없겠구나.) 억지로 일어나 무릎을 꿇는 모용후를 곁눈질하며 생각할 때

모용후; [제... 제발 용서를...] 바닥에 납작 엎드려 달달 떨고. 이마를 바닥에 대며

독고무적(침독); [용서?] 이를 부득 갈고

독고무적(침독); [네놈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알기나 하면서 용서를 비는 것이냐?] 슥! 탁자에 얹혀져 있던 종이 한 장을 집어들며 모용후를 노려보고

모용후; [으으으....!] 말도 못하고 달달 떨기만 하고

독고무적(침독); [이게 네놈이 벌인 어리석은 작태의 결과다.] 핑! 집어든 종이를 거볍게 던지는데 종이는 얇은 금속판처럼 변해서 날아간다

콱! 이마를 바닥에 대고 있는 모용후의 앞쪽에 박히는 종이. 공포에 질려 그걸 보는 모용후. 납작 엎드린 자세로

독고무적(침독); [그 편지에 적힌 글을 크게 읽어봐라.] 음산한 표정으로

모용후; [예...] 덜덜 떨며 고개 들면서 바닥에 박혀서 흐늘거리고 있는 종이를 두손으로 뽑는다. 이어

모용후; [세... 세명에게는 살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 네놈들이 날 물 먹였던 곳에 마지막으로 도착하는 놈은 죽는다. 패(貝)!] 두손으로 종이를 든 채로 편지의 내용을 읽는 모용후. 아극파가 받았던 것과 똑같은 패륵의 경고문이다.

파면살주; [패륵이 련주님께 보낸 협박장이로군요.] 눈 번뜩

독고무적(침독); [흡혈창을 회수할 경우 패륵이 살 수도 있다는 건 생각 못했느냐?] [모용후, 네놈의 어리석은 생각 때문에 어떤 사태가 벌어졌는지 이해가 가기나 하느냐?] 불같이 화를 내고. 무시무시한 살기가 온몸에서 뿜어진다

모용후; [으으으...] 사색이 되어 바들 바들. 무릎을 꿇은 채

독고무적(침독); [패륵은 십년전에 이미 사존이나 혈나한에 육박하는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 패륵이 다시 세상에 풀려난 것이다.] 이를 갈고

독고무적(침독); [이제 황실 장악이고 뭐고 다 물 건너 간 것이다.] [그 괴물 손에 죽느냐 사느냐를 걱정해야만 하게 되었으니...]

모용후; [용서... 용서해주십시오.] [속하는 사태가 이리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쿵쿵! 바닥에 이마를 찧으며 달달 떨고

독고무적(침독); [파면살주!] 벌떡 일어나고

파면살주; [예 련주님.] 고개 숙이고

독고무적(침독); [오늘부터 네가 흑수련의 단독 부련주다.] 징! 진동하는 손을 상자 안에 들어있는 흡혈창을 향해 겨누고

퉁! 떠오르는 흡혈창. 이어

팟! 흡혈창이 날아서 독고무적(침독)의 손아귀에 잡히고

독고무적(침독); [저 어리석은 놈은 천자급으로 강등시키고 당분간 자숙하게 하라.] 흡혈창으로 모용후를 가리키며

파면살주; [존명!] 포권하고

독고무적(침독); [멍청한 놈 같으니...] 홱 돌아서서 입구로 간다.

독고무적(침독); [지금까지 추진해온 모든 계획은 전면적으로 중단한다.] [내가 패륵을 만나고 돌아올 때까지 일체 사업을 진행하지 마라.] 나가며

파면살주; [봉명하겠습니다.] 포권하며 고개 숙이고

나가는 독고무적. 이제 방안에는 엎드려 있는 모용후와 파면살주만이 남았다.

파면살주; (드디어 흑수련이 사실상 내 손에 들어왔다.) 포권하고 있던 손을 내리고

파면살주; (패천오수, 네놈들이 가장 약해졌을 때 흑수련의 힘을 총 동원해서 끝장을 내주고 말 것이다.) 음산하게 웃고. 반면

모용후; (교연!) 이마를 바닥에 댄 채 이를 갈고. 교연을 떠올리고

모용후; (이게 다 네년 때문이다.) 교연이 비수로 자신을 찌르던 장면 떠올리며 바닥을 손으로 긁는다

<반드시 대가를 치루게 해주고 말겠다.> 위 장면 배경으로 모용후의 다짐.

 

#209>

위의 상황이 벌어진 건물을 밖에서 본 모습.

흡혈창을 들고 건물에서 나오는 독고무적(침독). 인사하는 관병들. 헌데

좀 떨어진 건물 그늘에서 보고 있는 나이 든 군사. 설지에게 장이숙이라 불렸던 그 중년의 군사다. 이하 장이숙으로 표기

장이숙의 시점. 독고무적(침독)이 흡혈창을 들고 대청을 나와 멀어지는 것이 보이고

장이숙; (가짜 놈이 구문제독부를 떠날 기색이다.) 눈 번뜩

<구문제독부로 돌아가셔서... 저 대신 어머니를 보살펴 주세요. 기회를 엿보다가 어머니를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모셔가 숨겨드리시되... 절대 무리는 하지 마세요.> 북경 외곽의 강가에서 설지가 무릎을 꿇은 채 말하던 장면을 떠올리는 장이숙. #94>에 나온 장면

장이숙; (드디어 아가씨의 분부를 이행할 때가 된 것이다.) 강렬한 표정

 

#210>

<-낙양> 밤. 불야성을 이룬 환락가

<-쾌활림> 흥청망청. 기녀들이 한량들을 상대로 영업중이고

대청 건물. 담장으로 업장과 구분되어 있는 이곳은 조용하다. 불은 환하게 켜져 있고. 입구에 살벌한 인상의 여자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우리 만화총련(萬花總聯)의 총관이었던 동칠낭이 이 순간부터 제이대(第二代) 만화대모(萬花代母)다.] 가발을 쓴 당령이 단상의 태사의에 앉아서 말한다. 단상 바로 아래에는 동칠낭이 당령을 등지고 서있고. 당령과 동칠낭 앞쪽에는 백여명의 나이 든 여자들이 서있다. 화장이 짙어서 모두 포주 분위기인데 화려한 옷을 입었다.

당령; [난 부득이한 사정으로 당분간 본련을 떠나있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당령; [내가 없더라도 동칠낭... 아니 제이대 만화대모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하여 외부의 도전을 극복해나가기를 바란다.]

[존명!] [대모님의 분부, 각골명심하겠사옵니다.] 대청 안에 있던 포주들 모두 허리 숙여 인사하며 대답하고.

당령; [동칠낭!] 자리에서 일어나고.

동칠낭; [예 대모님.] 돌아서고

당령; [단상으로 올라와라.] 의자에서 앞으로 나서며 하나의 영패를 내민다. 노리개가 달린 원형의 영패인데 가운데에 <花>자가 새겨져 있다.

동칠낭; [예...] 대답하며 단상으로 올라가고

당령; [십만명 밤꽃(野花)들의 생사를 좌우할 수 있는 만화보패(萬花寶牌)의 주인은 이제부터 너다.] [잘 사용하기 바란다.] 영패를 내밀고

동칠낭; [대모님께서 이룩하신 기업을 보전하는데 신명을 바치겠사옵니다.] 두손으로 받으며 허리를 숙이고

당령; (이걸로 되었다.) 영패를 건네주며 사악하게 웃고

당령; (유사시에 내가 도망친다 해도 패륵으로서는 만화총련을 건드릴 명분이 없게 된다. 이제 형식상 만화총련의 주인은 내가 아니라 동칠낭이니...) 영패를 두손으로 들고 포주들에게 돌아서는 동칠낭의 모습을 뒤에서 보는 당령

<패륵의 마수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저년으로부터 만화총련을 돌려받는 건 문제도 되지 않을 테고...> 영패를 포주들에게 쳐들어 보이는 동칠낭과 그 뒤에서 박수를 치며 요염하게 웃는 당령의 모습 배경으로 당령의 생각

 

#211>

<-금릉> 역시 밤

<-황금성> 밤이 아주 깊어 대부분의 건물들은 불이 꺼져 있는데

화려한 건물. 아나타의 거처

방안에서 초조하게 왔다 갔다 하는 아나타. 손톱을 깨물고

<그 옛날 사부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올 때도 패륵은 이미 사부보다 그리 아래가 아니었다> 아극파가 말하던 장면 떠올리는 아나타

이어지는 회상

 

<그후 천마대종사의 마공과 뇌신건을 얻었고... 지난 십여년간 우리들에 대한 복수심으로 절치부심 무공을 수련해왔다면 어떤 경지에 이르렀을 것같으냐?> <우리 넷이 다시 협공을 해도 지난번과는 결과가 다를 것이다.> 아극파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던 장면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재수 나쁘면 난 다시 황금성으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 아극파의 심각한 얼굴을 크로즈 업

 

아나타; (아버지는 세상 누구보다도 셈이 빠른 분이야.) (그런 분이 패륵과의 싸움에서 승산이 없다고 계산하셨다면 사실이라고 봐야만 해.) 입술 잘근 거리고

아나타; (결국 아버지가 패륵의 손에 의해 변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건데...)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방치할 수는 없어.) 주먹 불끈

아나타; (아버지는 불가능할지 모르지만 나라면 패륵을 쓰러트릴 수도 있어!) (죽고 사는 게 반드시 무공의 고하(高下)로만 결정되는 건 아니니까.) 결심하며 심호흡하고

아나타; (더 늦기 전에 아버지를 따라 가보자.) 문쪽으로 가고.

아나타; (물론 강호에 나가기 전에 준비할 것도 있지만...) 강렬한 표정으로 문을 연다.

 

#212>

여전히 황금성.

어느 웅장한 건물. 아극파의 거처. 불이 밝혀져 있다.

서재, 장식장이 옆으로 치워진 벽 앞에 아나타가 한쪽 무릎을 꿇고 있다. 벽에는 강철제의 금고가 붙어있고

반짝이는 강철제 금고문에는 태극문양을 감싼 팔괘문양의 흠이 깊이 새겨져 있고. 아나타는 가는 꼬챙이 두개를 팔괘 문양의 흠 중 하나에 끼우고 돌리는 중이다.

아나타; (이 금고의 윗부분에는 대량의 강산(强酸)이 들어있다.) 비지땀을 흘리며 꼬챙이를 움직이고

아나타; (팔괘(八卦) 문양 안에 숨겨진 장치를 하나씩 조작해야 문이 열리는데...) (단 한번이라도 순서가 바뀌면 그 강산이 쏟아져 금고 안의 물건들을 모두 녹여버린다.) 비지땀을 흘리며 두 개의 꼬챙이를 조작하고

 

<어떤 경우라도 이 금고 안의 물건들에는 관심을 갖지 마라.> 열려져 있던 한 뼘 두께인 금고 문을 닫으며 말하던 아극파의 모습을 떠올리는 아나타

 

아나타; (아버지가 그렇게 경고 하셨다는 건 그만큼 치명적인 물건이 이 안에 있다는 확실한 증거야.) 딸각! 딸각! 한 눈을 감고 팔괘 문양 틈을 들여다보며 두 개의 꼬챙이를 움직이고

아나타; (보통 사람이라면 이 팔괘불함고(八卦不陷固)를 열어볼 시도조차 못하겠지만...) 집중하여 꼬챙이를 움직이고

아나타; (내가 누구야? 황금성의 소성주잖아.) 비오듯 땀을 흘리면서도 배시시 웃고

아나타; (철이 들었을 때부터 금고 여는 것이 취미였던 내가 열지 못할 장치 같은 건 없어.) 딸각 딸각! 꼬챙이를 쥔 손을 움직이고. 혀를 빼물고 한 눈을 감은 채. 직후

달칵! 금고 문 안쪽에서 무언가 움직이고

아나타; (됐다!) 안도하며 팔괘 문양에서 꼬챙이를 빼내고. 이어

아나타; (마침내 아버지의 비밀금고를 내 손으로 여는 데 성공했다.) 끼릭! 손잡이를 조심스럽게 돌리는 아나타

덜컹! 문이 열린다. 한 뼘 쯤 되는 두께의 철문이라 아주 묵직하게 열리고

열려진 철체 금고 문 안쪽. 삼단으로 칸이 나눠져 있고. 각 칸에는 여러 가지 서류와 책들이 가득 채워져 있다. 

아나타; (금고 안에 들어있는 것은 대부분 우리 황금성의 재산에 관련된 서류들인데...) 안쪽을 살피고

그러다가 눈 반짝이는 아나타

금고 맨 윗 단 깊은 곳에 상자가 하나 있다. 보통 크기의 책이 들어갈만한 크기에 두께는 좀 두꺼워서 반뼘 정도 되는 상자다.

아나타; (저 상자...) 눈 반짝

아나타; (비밀금고에 들어있기에 어울리지 않는 평범한 나무상자인데...) 슥! 금고 안으로 손을 집어넣고

아나타; (그래서 아버지가 관심을 갖지 말라고 한 물건일 가능성이 높다.) 상자를 쥐어서 밖으로 꺼내는 아나타의 손

이어 그 상자를 들고 근처의 책상으로 가는 아나타. 금고의 문은 열어둔 상태

아나타; (대체 어떤 물건인데 딸인 나조차 보는 걸 허락하지 않으신 걸까?) 의자에 앉아서 조심스럽게 두 손으로 상자의 뚜껑을 열려 하고

딸칵! 상자의 뚜껑이 열린다

뚜껑이 열린 상자 안에는 얇은 책 한권과 종이 한 장. 뽀얀 액체가 들어있는 그리 크지 않은 유리병등이 들어있다. 종이는 책 위에 얹혀져 있고 유리병은 상자의 구석에 세워진 상태로 들어있다.

아나타; (책 한권과 유리병. 그리고 편지가 한 장 들어있네.) 책 위에 얹혀져 있는 종이를 집어들고. 그러자

종이 아래 깔려있던 낡은 책의 표지가 드러나는데. 그 표지에는 <素女歡喜密法>이라는 제목이 적혀있다.

아나타; (소녀환희밀법(素女歡喜密法)?) 눈 조금 치뜨며 표지를 보고

아나타; (소녀(素女)라면 방중술의 원류인 소녀경(素女經)을 지은 전설 속의 요녀잖아.) 얼굴 붉어지고

아나타; (소녀환희밀법이란 건 평생 수만명의 사내들을 농락했다고 알려진 그 요녀와 관련이 있는 절기인 것같은데...)

아나타; (이렇게 요사한 비급이 어떻게 아버지 수중에 있는 것일까?) 좀 화난 표정이 되면서 종이를 보고

<만에 하나 나타 네가 아비의 금고를 열어봤을 때를 대비하여 글을 남긴다.> 편지를 읽으며 흠칫! 하는 아나타의 모습을 배경으로 편지 내용을 나레이션.

아나타; (아버지는 내가 당신의 금고에 손을 댈 걸 알고 계셨구나.) 얼굴이 좀 발개진 채 샐쭉하며 편지를 읽고. 이하 나레이션

 

<네가 보고 있을 소녀환희밀법은 아비가 천마대종사의 무덤인 천마총에서 얻은 것이다.> 편지를 읽는 아나타

<십육년전, 우리 패천오수는 기문둔갑과 기관장치에 관한 재주로는 천하무적인 야차서시의 도움을 받아 천마총을 발굴하는데 성공했다.> 지하에 자리한 거대한 철문 앞에서 흥분하여 서있는 패천오수와 야차서시. 야차서시가 철문에 설치 된 비밀번호 같은 것을 조작하고 있다. 높이가 5미터쯤이며 두쪽으로 이루어진 철문의 상단에는 <天魔之塚>이라는 글이 양쪽에 두자씩 새겨져 있다.

<천마총에는 수많은 보물들이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천마대종사가 창안한 일곱가지 무공 천마칠절기(天魔七絶技)와 그가 사용하던 일곱가지 병기 칠대마병이었다.> 한자 두께의 철문이 안쪽으로 열리는 걸 보며 흥분하는 패천오수들. 야차서시도 눈을 치뜨고 있고. 철문 안쪽에서 강한 빛이 뿜어져 나온다

<우리 여섯은 천마칠절기와 칠대마병을 하나씩 나눠가졌다. 문제는 사람은 여섯인데 천마대종사의 무공과 병기가 일곱 개씩이었다는 점이다. 우리 일행이 각기 하나씩 차지했음에도 무공과 병기가 하나씩 남은 것이다.> 보물창고. 엄청난 보물이 쌓여있는 그곳 중앙에 커다란 탁자가 놓여있고. 탁자 위에는 여러권의 책과 여러개의 상자가 놓여있다. 탁자 주변에 둘러서서 그걸 보는 패천오수와 야차서시

<그래서 타협을 본 방법이 야차서시가 칠대마병중 두 가지를 갖는 것이었다. 살날이 많이 남지 않은 야차서시가 칠대마병중 두 가지를 가져봐야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기에 우리 모두 동의했다.> 야차서시가 책 한권과 작은 상자 두 개를 집어 들며 웃는 모습. 다른 사람들은 고개 끄덕이고

<대신 야차서시는 천마대종사의 최고마공인 천마해체대법(天魔解體大法)에 대한 권리는 주장하지 않기로 했다.> 탁자 중앙에 놓여있는 낡은 책 한권. <天魔解體大法>이라는 제목이 적혀있다. 그걸 탐욕스럽게 보는 패천오수

<그리고 천마해체대법은 우리 다섯 사형제들이 나눠 가졌다. 즉, 누군가 다른 사형제들을 모두 제압하기 전에는 고금제일마공인 천마해체대법은 세상에 나타나지 않게 조치한 것이다.> 각기 몇장 씩의 종이를 들고 만족해하는 패천오수

<그때 아비가 연환파천륜(連環破天輪)과 함께 차지한 천마대종사의 비급이 바로 소녀환희밀법이다.> 젊은 시절의 아극파가 천마총에서 소녀환희밀법 비급을 보면서 눈 번뜩이던 장면을 배경으로

 

아나타; [소녀환희밀법이 천마대종사가 남긴 것이었구나.] 안도하며 미소

아나타; [이 편지를 읽지 않았다면 괜히 오해할 뻔 했잖아. 아버지가 요상한 취향을 지닌 줄 알고...] 샐쭉거리며 다시 편지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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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야차서시!] 사존의 비명 배경으로 야차서시가 우뚝 서있다. 주변으로 곰 가죽의 파편이 흩날리고 있고.

야차서시; [그렇다! 바로 나다 인간아!] 촤앙! 왼쪽 손목에 감고 있던 가느다란 회초리같이 생긴 단맥편을 확 잡아당겨 뽑는다. 금속 재질에 아주 가느다란 단맥편은 일단 고리상태에서 펼쳐지면 길이가 2미터 정도로 길어진다

사존; [함... 함정이었구나. 처음부터 날 잡으려고 판...!] 팟! 뒤로 날아오르며 비명 지르고

야차서시; [목을 내놔라 패가야!] 츄학! 쩍! 단맥편을 미친 듯이 휘두르며 사존을 덮쳐가고. 단맥편이 휘둘러지면 공간이 갈라진다. 화면이 갈라지는 것처럼 효과를 줄 것

사존; [으헥!] 팟! 뒤로 몸을 날리며 필사적으로 피하고. 하지만

쩍! 서걱! 공간이 갈라지며 그곳에 있었던 사존의 몸에도 상처가 나면서 피가 튄다

사존; [공간을 갈라서 호신강기도 소용없게 만들다니... 그 꼬챙이는 바로...] 쩡! 슈악! 온몸에서 번뇌인을 뽑아내며 멀찍이 내려서고

야차서시; [천마대종사의 칠대마병중 단맥편(斷脈鞭)이다!] 쩍! 서걱! 악을 쓰며 미친년처럼 사존을 공격해간다

사존; [그만해 여편네야!] 슈학! 쩍! 내려선 사존의 몸에서 번뇌인이 미사일처럼 날아든다

투쾅! 쩡! 단맥편이 내뻗은 섬광과 번뇌인이 충돌하며 폭발이 일어나고.

쩍! 서걱! 단맥편에 의해 공간이 갈라지며 번뇌인들이 토막나지만

슈학! 쩍! 토막 나지 않은 번뇌인들이 흐늘거리며 날아들어 야차서시의 몸을 스친다. 야차서시의 머리카락이 잘려 나가고 옷도 갈라지며 살갗에 약간 상처가 나 야차서시의 눈이 부릅떠지고

사존; [천마대종사의 칠대마병이 대단하긴 해도 살기를 뭉쳐서 칼날처럼 쓰는 번뇌인에는 상대가 안돼!] 눈을 부라리고. 야차서시도 그 앞에서 내려서고

사존; [그래도 한 때 부부로 살았고 애까지 낳았던 사이인데 피를 보고 싶지 않다.]

사존; [갈라선 마당에 더 이상 날 귀찮게 굴지 말고 그만...] + [!] 눈 부릅 뜬다. 이어

사존; [끄윽! 끅!] 목을 움켜잡고 비틀거리고

 

[!] 무언가 깨닫는 설지

 

야차서시; [아무렴 내가 사파제일인인 네놈을 아무런 대책도 없이 유인했을 것같으냐?] 쩡! 촤앙! 단맥편을 흔들어 살벌한 소리를 내며 다가서고

사존; [음식... 음식에 독을 탔구나.] [하지만 난... 백독불침인데 어떻게....] 목을 쥐고 꺽꺽 대며 뒤로 물러서고

야차서시; [네놈에게 독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내가 모를 거라 생각했느냐?] [당연히 독 대신 다른 걸 집어넣었지.] 냉소할 때

사존; [컥!] 기침을 세차게 하더니

사존; [으하하하!] [으하하하하!] 갑자기 배를 잡고 웃기 시작한다.

사존; [제기랄... 이건... 끄윽!] [으하하하!] 한손으로 배를 잡고 미친 듯이 웃어댄다. 눈물 콧물 흘리면서

야차서시; [그건 독이 아니라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호탕희락산(浩蕩喜樂散)이다.]

야차서시; [조금 먹으면 기분이 좋아져서 행복해지만... 다량을 먹으면 쉴 새없이 웃음이 터져 나오게 된다.] 쩡! 쩍! 외치면서 단맥편으로 베고 찔러간다

사존; [으하하하! 제기랄...] 펑! 퍼펑! 웃어대면서 번뇌인을 일으켜 막지만. 번뇌인이 어쩐지 힘이 없다.

쩍! 서걱! 그 바람에 단맥편이 일으킨 섬광을 막지 못하고 몸의 여기저기가 갈라지는 사존. 상처에서 피가 튀고

 

#205>

설지; (그랬구나.) 깨닫고

설지; (야차서시가 사존이 접근하는 길목에 주점을 차렸다고 해서 독으로 암산할 줄 알았는데 웃음을 유발하는 약재를 음식에 탔던 것이다.) 주점 마당에서 싸우는 사존과 야차서시를 보면서 생각한다. [으하하하! 제기랄! 니미!] 으하하하! 미친 듯이 웃으면서 겨우 겨우 야차서시의 공격을 피하는 사존. 야차서시는 단맥편으로 수많은 섬광을 일으켜 사존을 몰아붙이고 있다.

<일단 웃음이 그치질 않으면 정신을 집중할 수가 없어서 무공을 제대로 구사할 수 없게 되고...> 몸에 수없이 많은 상처가 나면서도 미친 듯이 웃으며 겨우 겨우 피하는 사존

설지; (물론 야차서시가 곰으로 위장했던 것은 사존의 넋을 빼놔서 경계하지 않고 호탕희락산이 든 음식을 먹게 하기 위해서였고...) 멀리서 보며 생각하고

 

#206>

야차서시; [죽어라 죽어! 이 짐승만도 못한 인간아!] 으하하하! 미친 듯이 웃는 사존을 따라붙으며 단맥편으로 빗발치듯 공격하고. 이제 두 사람은 주점의 마당 밖으로 나갔는데 야차서시가 휘두르는 단맥편에서 일어나는 섬광에 주변의 나무나 바위들이 그대로 잘려나간다.

[으하하하! 제기랄.... 그만... 그만 좀 멈춰라! 으하하하!] 눈물 콧물 흘리며 이리 뛰고 저리 뛰어서 피하는 데 급급한 사존. 야차서시와 마주 보는 자세로 뒤로 몸을 날려 주점 밖의 숲쪽으로 피하는 중이다. 하지만 그자의 몸에서 뿜어지는 번뇌인도 그리 많지 않고 또 선명하지도 않다. 그런 사존에게 단맥편에서 내뻗힌 섬광이 사방에서 날아든다

야차서시; [패극명과 잘 사귀고 있는 날 겁탈해서 애까지 배게 하고...] [그것도 모자라 내가 다시 패극명과 붙어먹었다고 의심을 해?] 쩍! 서걱! 뒤로 날아가는 사존을 추격하며 단맥편을 휘두르면서 악을 쓰고. 눈에 핏발이 서서 마녀 그자체로 보인다. 이제 두 사람은 주점의 마당을 벗어나 건너편의 숲으로 들어간 상태고

야차서시; [그런 주제에 사파지존(邪派至尊)이니 뭐니 하며 뻐기고 다녀?] [네놈의 그 시커먼 심장을 뽑아서 씹어 먹겠다아아아!] 부악! 쩍! 악을 쓰며 미친 듯이 사존을 공격하고. 쩍! 콰콰쾅! 바위와 나무들이 무너진다.

 

#207>

숲에서 길로 걸어나오며 주점 건너편 숲을 올려다 보는 설지. [으하하하! 그만해! 제발... 히히히!] [죽여 버린다 이 짐승만도 못한 놈아!] [네놈을 죽인 후에 날 버리고 중이 된 패극명, 그 인간도 잡아 죽이겠다!] 투쾅! 쩌적! 콰쾅! 웃음 소리, 악 쓰는 소리, 나무들이 마구 쓰러지며 내는 폭음등이 그 숲에서 터져나온다.

설지; (어떤 사연인지 대강 짐작이 간다.) (야차서시가 왜 사존을 필사적으로 죽이려드는지도...) 한숨 쉬며 주점 쪽으로 걸어 올라가고. 콰쾅! 쾅! 으하하하! 사존과 야차서시가 싸우는 소리는 숲속 깊은 곳으로 급격히 멀어지고 있고

설지; (젊은 시절, 혈나한 사부님과 사존 패극천 형제는 야차서시를 두고 연적(戀敵) 관계였을 것이다.) 주점 쪽으로 천천히 걸어 올라가고

설지; (혈나한 사부님과 야차서시가 서로 좋아하는 사이였고 패극천은 야차서시를 짝사랑했었을 테지.) 주점의 마당이 보이고. 이군악은 여전히 탁자에 얼굴을 처박은 자세로 쓰러져 있고

설지; (매사에 형인 혈나한 사부님을 시기질투해온 사존은 결국 술수를 써서 야차서시를 자기 여자로 만들었을 것이다.) 주점 마당 외곽에 이르고

설지; (그 결과 야차서시는 사존의 아이까지 갖었는데...)

설지; (사존의 편협한 성격은 임신한 아내가 혈나한 사부님과 다시 사귄다고 의심했던 것이다.) 주점 마당 입구에 서서 이군악을 보고

설지; (그 때문에 야차서시는 사존에게 철천지한을 품게 되었고...) 다시 걸음을 옮기고

설지; (제 아무리 무공이 높아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이 남녀간의 애증(愛憎)...) 얼굴을 옆으로 처박은 채 잠들어 있는 이군악 옆에 이르고

[으으으!] 얼굴이 달아오른 채 열에 들뜬 신음 흘리는 이군악. 열병에 걸린 것같은 모습이고

설지; (야차서시의 사연을 알고 나니 이 사람에게 마음을 주는 것이 두려워지는구나.) 열에 들떠서 인사불성이 된 이군악을 보며 한숨 쉬고

설지; (하지만 피할 수도 없다.) 이군악 옆으로 다가가고

설지; (패천오수가 세상을 지옥으로 만드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건 이 사람뿐이니...) 옆 자리에 앉아서 이군악의 목에 손을 대고

설지; (이 사람의 마음을 빼앗아서 정의를 세우는데 앞장서도록 만들어야만 한다.) 슥! 이군악의 목을 눌러 진맥을 하고

설지; (엄청난 고열...) 진맥하는 이군악의 목 부분에서 열기가 느껴지는 설지. 이마를 조금 찡그리며

설지; (이 사람은 혈나한 사부님으로부터 벌모세수(伐慕洗髓)를 받아서 세상 거의 모든 독에 면역력을 지니고 있다.) 이마를 좀 모으고

설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을 잃었다는 건 야차서시가 쓴 것이 단순한 독이 아니라는 뜻이다.)

설지; (몸이 열병에 걸린 것처럼 뜨거운 것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이유일 텐데....) 진맥하면서 생각하고

[으으으!] 신음하는 이군악.

설지; (빨리 열을 식혀주지 않으면 위험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다가

[...!] 무언가 느끼는 설지

천천히 뒤를 돌아보며 이군악의 목에서 손을 떼는 설지

멀지 않은 곳에 서서 노려보고 있는 야차서시. 온 몸에서 살기가 뿜어지고. 머리카락이 흩날린다. 옷이 찢어지고 살갗이 좀 갈라진 상처도 몇 군데 있다.

설지; (예상보다 빨리 돌아왔네.) + [다치셨는가요?] 고개 돌려서 보며 묻고

야차서시; [왜? 노신이 패극천과 싸우다가 죽기라도 바랬느냐?] 노려보고

설지; (결국 패극천을 놓쳤구나.) + [그럴 리가 있겠어요?]

설지; [사연이 무엇이든 저는 같은 여자인 선배님 편이랍니다.] 고개 조금 숙여 보이고

야차서시; [그 매끄러운 주둥이...] 이를 바득 갈며 다가오고

야차서시; [네년은 언제고 주둥이를 믿고 방종한 대가를 치루게 될 것이다.]

설지; [그래서 늘 실수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경계한답니다.] 미소 지으며 고개를 조금 숙여 보이고

야차서시; [말 빨로는 도무지 당할 수가 없는 얄 미운 년...] 냉소하며 탁자 옆에 멈춰 서서 이군악을 내려다 보고

[으으으!] 열이 올라 신음하는 이군악. 그 옆에 앉아서 손으로 이군악의 등을 쓰다듬는 설지. 표정은 전혀 초조해보이지 않는다.

야차서시; [헌데 그놈과는 무슨 사이인데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던 것이냐?] 눈 번뜩이며 이군악과 설지를 번갈아 보고

설지; (짐작했던 대로 내가 숨어서 지켜보고 있었던 걸 알고 있었구나.) + [이 사람은 저의 생명의 은인이랍니다.] 이군악의 머리를 쓰다듬고

야차서시; [생명의 은인?] 찡그리고

설지; [이 사람이 아니었으면 저는 아마 여자로서 비참한 꼴을 당하고 죽었을 거예요.] 애잔한 미소를 짓고

야차서시; [그래서 그놈을 살려달라고 부탁하고 싶은 것이냐?] 눈 번뜩

설지; [물론 그러고 싶지만...] 한숨 쉬고

설지; [저는 선배님께 부탁을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로군요.] [선배님께는 드린 것도 없고 받은 것도 없으니...] 한숨 쉬고

야차서시; [부탁해봐! 그럼 그놈을 살려줄 테니까.] 노려보고

설지; (그럼 오히려 이공자를 죽이겠지. 얄미운 내가 절망하는 꼴을 보려고...) + [부탁을 드리진 않겠어요.] 고개 젓고

설지; [이 사람은 선배님께 죽어 마땅한 죄를 지었으니 죄의 값을 치러야할 테니까요.] 애잔한 표정으로 이군악의 머리를 쓰다듬고

야차서시; [생명의 은인이라면서 죽는 걸 지켜보겠다는 것이냐?] 이를 바득 갈고

설지; [끝내 죽는다면 극락왕생을 빌어주는 것으로 보은(報恩)을 대신해야겠지요.] 애잔하게 웃고

야차서시; [지독한 년! 점점 마음에 들게 구는구나!] 호호호! 마녀처럼 웃고

설지; [과찬에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고개 조금 숙이고

야차서시; (실로 지독한 년이다. 저토록 유순한 표정 속에 노신마저 섬뜩하게 만드는 독심을 숨기고 있다니....) 이를 바득 갈며 설지를 노려보고

야차서시; (내가 저 나이 때는 결코 상상할 수 없었던 독종이다.) + [마지막 기회다!] 이를 갈며 말하고

설지; [지금이라도 부탁하면 그놈을 살려주겠다.]

설지; [말씀은 고맙지만 이 사람이 살 운명이라면 어떻게든 살지 않겠어요?] 이군악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하고

야차서시; [정나미 떨어지는 독한 년 같으니...!] 쾅! 발로 바닥을 구르고. 그러자

펑! 야차서시가 발을 구른 곳을 중심으로 3미터 정도만 멀쩡하고 그 밖은 확 터져나간다. 탁자와 의자들도 박살나 멀리 날아가고

콰드드! 주점의 건물도 충격파에 휘말려 성냥개피로 지은 집처럼 날아간다.

콰쾅! 퍼펑! 마당 가운데만 멀쩡하고 주변의 모든 것이 박살나 거대한 분화를 형성한다.

설지; (정말 심후한 내공이다.) (내공으로만 따지자면 혈나한사부님보다도 그리 아래가 아니다.) 생각할 때.

야차서시; [그놈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으니 그놈을 죽인 것은 노신이 아니라 바로 네년이다.] 설지에게 삿대질하고

야차서시; [그러니 노신을 원망하진 마라.] 휘익! 날아오르고

[호호호!] 마녀처럼 웃으면서 멀리 날아가고

[호호호!] 멀어지는 웃음소리를 배경으로 한숨을 쉬는 설지

설지; [선배님은 세상 누구보다 가엾은 인생이로군요.] [평생을 증오와 살기 속에서 살아오셨으니...] 한숨 쉬고. 이어

설지; [물론 선배님의 말씀이 맞아요. 이 사람이 죽는다면 저에게도 책임이 있으니까요.] 이군악의 머리를 쓰다듬고.

설지; [하지만 이 사람이 죽는 일은 없을 거예요.] [누구보다도 복이 많은 사람이므로...] 미소를 짓고

설지; [걱정 마세요 이공자.] [제가 모든 걸 희생해서라도 당신을 살려드릴 테니까요.] 이군악의 얼굴을 끌어안고 입을 맞추며 얼굴이 조금 발개진다

<서로를 살리고 살리니 우리 둘은 아무래도 비익연리(比翼連里;사이 좋은 부부)의 인연인 모양이로구나.> 현장의 모습 배경으로 설지의 생각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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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

[!] 멀리 떨어진 길가 나무 사이에서 고갯 마루의 주점을 올려다보며 약간 찡그리는 설지. 한손으로 평립을 조금 들어 보이면서

고갯마루에 자리한 주점 앞 마당에 이군악이 탁자 하나 차지하고 앉아서 뭐라 궁시렁 대는 모습이 보이고

설지; (한 걸음 늦었어!) 난감

설지; (이공자가 야차서시의 이목에 포착 된 이상 아무 탈 없이 저곳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사내를 죽도록 미워하는 야차서시 성격상 달아나려는 낌새만 보여도 그 즉시 살수를 쓸 테니...) 슥! 숲에서 길 쪽으로 나서고

설지; (자연스럽게 접근해서 나와 함께 빠져나오게 만들어야한다.) 길로 나서고

설지; (다행히 이공자는 나와 안면이 있으니 의심받지 않고 어울릴 수 있을 것이다.) 헌데 그 직후

<조심하십시오 소저! 사존이 곧 그곳에 도착할 것입니다.> 어디선가 들리는 음성

설지; (설상가상이라더니...) 길로 나서다가 급히 걸음 멈추고

설지; (사존은 내가 누구의 제자인지 한 눈에 알아볼 것이고...) (그럼 날 죽이진 않는다 해도 사부님들을 골탕 먹이기 위한 도구로 쓰려고는 들 것이다.) 다시 뒷걸음질하며 숲속으로 물러서며 생각하고

설지; (이공자를 야차서시에게서 구하려다가는 내가 사존의 이목에 포착될 게 거의 확실하다.) (일단 추이를 지켜보자.) 슥! 다시 숲 속으로 몸을 숨기고

 

#196>

다시 야차서시의 가게 앞 마당. 이군악이 혼자 가게 앞 마당의 탁자에 앉아서 오만상을 쓰고 있다

이군악; (사존 패극천도 그렇고... 중원에는 위험한 인간들이 너무 많아.) 온몸에서 번뇌인을 일으키는 사존이 살벌하게 웃던 장면 떠올리고

이군악; (패륵, 당령, 침독, 아극파... 그 인간들도 날 보면 잡아 죽이려 들 게 분명하고...) 패륵, 당령, 침독, 아극파를 떠올리고

이군악; (역시 처음에 생각했던 대로 중원 밖으로 달아나야겠다.) (한번 뿐인 인생인데 가슴 조리며 살 이유는 없으니까.) 끄덕. 손가락으로 탁자를 톡톡

이군악; (문제는 어디로 도망갈까인데...)

이군악; (몸매가 기막힌 미녀들이 많다는 서역으로 갈까?) (아니면 사시사철 따뜻한 남쪽으로 갈까?) 혼자 망상하며 싱글벙글. 야한 차림의 서양 미녀들과 헐벗을 베트남 여자들을 떠올리면서 실실 웃고

이군악; (여자들이 알몸에다가 기모노인가 뭔가하는 옷만 입고 다닌다는 동영도 괜잖겠지?) 헤벌레하며 기모노를 야하게 입고 양산을 쓴 여자를 떠올리며

이군악; (겹겹이 옷을 껴입는 중원의 여자들과 달리 동영에서는 기모노만 홀라당 벗기면 기가 막힌 알맹이를 보게 된다던데...) 헤벌레. 변태처럼 웃고. 자신이 뒤에서 치마를 홱 걷어 올리자 아랫도리가 드러나는 일본 여자가 비명 지르는 장면을 떠올린다. 바로 그때

야차서시; [음식 나왔다.] 탁! 음식이 든 접시를 퉁명스럽게 내려놓는 여자의 손. 흠칫! 하며 돌아보는 이군악

야차서시; [돈 안받을 테니까 빨리 먹고 꺼져라.] 옆에 서서 내려다보며 노려보고. + 이군악; [헉!] 눈이 띠용하는 이군악

야차서시의 야한 모습 부분 크로즈 업. 얇은 저고리가 벌어져 있고 저고리 속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아서 탱탱한 젖가슴 형상이 그대로 드러나 보이고

여러 가닥으로 갈라진 치마 속으로 미끈한 아랫도리와 사타구니가 드러나 보이고. 아랫도리에도 치마 속에 아무것도 안 입어서 알몸이고

이군악; (옷... 옷 속에 아무것도 안 입고 있다! 동영의 여자들처럼...) 헥헥 야차서시의 야한 차림 보면서 혼망 가고.

야차서시; (죽일 놈!) + [빨리 먹고 꺼져라!] 그런 이군악을 보며 살기가 치솟고. 하얀 머리카락이 허공에서 춤을 추고

야차서시; (감히 내 몸을 더러운 눈으로 훑어?) + [계속 방해하면 후회하게 해줄 것이다.] 살벌하지만 아름다운 모습으로 이군악을 내려다보고. 이군악은 여전히 정신 차리지 못하고 야차서시를 올려다 보고 있고

야차서시; (패극천을 노리고 함정을 판 것만 아니었다면 몸뚱이를 폭죽처럼 터트려 죽였겠지만...) (지금은 참아야만 한다. 패극천이 의심하게 하면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 버리니....) 심호흡하며 돌아서려는데

이군악; [예... 예쁘다!] 돌아서는 야차서시를 보며 헉헉 대고

야차서시; [뭐라?] 분노하며 다시 돌아서고

이군악; [내가 중원으로 들어온 후 만난 여자들 중 아줌마가 첫 번째로...] 말하다가

이군악의 뇌리에 떠오르는 설지. 휠체어에 앉아있는 가녀린 모습

이군악; [...아니 두 번째로 예뻐!] 헉헉

야차서시; (이... 이 죽일 놈이...) (내가 첫 번째도 아니고 두 번째로 예쁘다고?) 어이없고 분노하고

이군악; [아줌마같은 절세미녀가 무슨 사연이 있어서 이런 산속에서 장사를 하는지 몰라.] 슥! 은근슬쩍 야차서시의 손목을 잡고

야차서시; [감히...] 팟! 이군악의 손을 야멸차게 뿌리치고

이군악; [에이! 빼지 말고 나랑 얘기 좀 해!] 다시 손을 내밀어서 야차서시의 손목을 잡으려 하며 눈웃음. 수작을 걸고

야차서시; [네놈이 살아서 지옥을 경험해보려고 아주 작정을 했구나!] 참지 못하고 손을 번쩍 쳐들어서 이군악을 때리려 하고. + 이군악; [힉!] 두 팔로 얼굴 가리며 몸을 웅크리는데

 

#197>

설지; (안돼!) 허리에 찬 검을 잡고.

야차서시가 이군악을 때리려고 손을 쳐든 게 멀리 보인다.

설지; (무리를 해서라도 저지를 해야만 한다.) 쩡! 검을 조금 뽑고. 하지만 그 직후

 

#198>

멈칫! 이군악을 내려치려다가 멈칫하는 야차서시의 손

부웅! 말벌 한 마리가 그런 야차서시 주변을 맴돌고.

몸을 웅크린 채 야차서시의 눈치를 보는 이군악

붕! 붕! 야차서시의 귀에 대고 뭐라 하는 말벌. 그러자

야차서시; (패극천이 백장 밖에 이르렀다.) 슥! 이를 바득 갈면서 손을 내리고. 그러자

이군악; [내 말이 무례했다면 미안해 고낭(姑娘;고모, 또는 아줌마)!] 얼굴 가렸던 팔 내리고

이군악; [하지만 고낭이 진짜 이쁜 것도 사실이야!] 진지하게

야차서시; [네놈이 그래도...] 다시 분노하는데

이군악; [그렇게 화만 내지마.] 두손 들어 보이고

이군악; [꽃을 보고 예쁘다고 하는 건 죄가 아니듯 고낭이 예쁜 걸 예쁘다고 하는 게 무슨 잘못이야?]

야차서시; [하아...] 할 말을 잃고 기가 막히고

이군악; [미인박명(美人薄命)이라는 말도 있잖아.] [고낭같은 미녀가 이렇게 외진 산속에서 쓸쓸하게 살아가는 게 가슴 아파서 얘기 좀 들으려는 거야.] 진지

야차서시; (이놈이...) 분노하지만 표정이 좀 복잡해지고

이군악; [무슨 사연이 있는지 내게 털어놔봐. 다 들어줄게.] 자기 가슴 두드리고

이군악; [가슴에 응어리진 건 다른 누군가에게 다 털어내기 전에는 풀리지 않는 법이야.] 의젓하게 분위기 잡고

야차서시; (생긴 것답지 않게 정곡을 찌르기도 하고....) 노려보고

이군악; [비밀은 지켜줄게. 그러니까 안심하고 뭐든 말해도 돼.] 두손 들어 보이며 어서 말하라고 재촉하고.

야차서시; [헛... 헛소리 그만하고 음식이나 처먹어.] 홱! 돌아서고.

그 바람에 얇고 찢어진 치마 속에서 탱탱한 엉덩이가 출렁이며 돌아가고. 그걸 보며 눈이 띠용하는 이군악.

야차서시; (한마디 한마디가 속을 긁어대는 놈이다.) 입술 깨물며 돌아서는데. 직후

야차서시; (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물건인데...) + [!] 생각하다가 눈 부릅뜨는 야차서시

쿵! 이군악이 손을 뻗어서 야차서시의 엉덩이를 쥐고 있다.

 

#199>

[!] 숲에 숨어 있다가 놀라 입을 가리는 설지

이군악이 손을 내밀어 야차서시의 엉덩이를 쥐고 있는 게 멀리 보이고

설지; (일 났네.) (야차서시의 몸을 훔쳐보는 정도가 아니라 엉덩이를 만지기까지 했으니...) 어이없고 다급한 표정

 

#200>

다시 주점 앞의 마당. 눈 부릅뜨며 돌아보는 야차서시. 그런 야차서시의 엉덩이를 주무르는 이군악의 손. 변태같은 표정

이군악; [기.... 기가 막히구만! 이렇게 모양도 좋고 탱탱한 엉덩이는 처음이야.] 헥헥 대며 야차서시의 엉덩이를 주물러대고

야차서시; [네놈... 네놈이...] 어이없고 충격 받아서 헉헉. 고개만 돌려서 이군악이 자기 엉덩이 만지는 걸 보며

이군악; [이크!] 그제서야 기겁하며 손을 야차서시의 엉덩이에서 떼고. 이어

이군악; [때찌! 이 나쁜 손!] [허락도 받지 않고 남의 엉덩이를 만지면 어떻게 해?] 왼손으로 오른손을 때리며 눈을 부라리고. 이어

이군악; [용서해줘 고낭!] [고낭의 엉덩이가 너무 예쁘고 탐스러워서 내 손이 제멋대로 움직였어!] 두손 모아서 싹싹 빌고. 그러나

쿠오오!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살기가 치솟는 야차서시. 하얀 머리카락이 허공에 떠올라 수초처럼 펄럭이고 옷자락도 흩날리고. 두눈에서 강렬한 빛이 뿜어지고

이군악; (이... 이크!) 겁 먹고

이군악; (정말 화가 났다. 자칫하다가는 맞아죽을지도 모르겠다.) 겁에 질려 눈치 보고.

야차서시; (이 말종을 어떻게 죽여 버릴까? 한번만 죽이는 건 내 성에 차지 않는데...) 분노에 치를 떨며 이군악을 노려보고. 머리카락이 흩날리고 옷자락도 펄럭.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살기가 뿜어져 나오는 모습

이군악; (이... 이거 좋게 끝나긴 어려울 것같은데...) 겁에 질리고 긴장하고.

노려보는 야차서시. 눈치 보는 이군악.

야차서시; (더 이상은 참을 수가 없다.) 주먹 꽉.

야차서시; (패극천을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이 발정난 개새끼는 찢어 죽여야 직성이 풀리겠다.) 이를 바득. 그 직후

까악! 깍! 갑자기 들리는 까마귀 울음 소리. 그러자

움찔! 하는 야차서시의 손.

숲 너머로 날아오는 까마귀가 보이고

야차서시; (패극천이 부리는 까마귀!) + [운이 좋은 줄 알아라.] 슥! 건물 쪽으로 손을 젓고. 그러자

휘익! 휙! 건물 안에서 여러 개의 술병이 날아 나오고

이군악; (격공섭물(隔空攝物)!) (역시 대단한 고수였다.) 놀랄 때

휙! 휘익! 툭! 이군악의 탁자에 내려앉는 술병들

이군악; [에이... 반주까지 내올 건 없는데...]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면서 술병을 하나 들고. 그러다가

흠칫! 하는 이군악. 야차서시가 두 개의 술병을 집어 들더니

주르르! 휙! 술병의 술을 탁자 주변에 이리저리 뿌리는 야차서시.

이군악; [아까운 술로 뭐하는 짓...] + [!] 말하다가 눈 부릅

입으로 무언가 뿜어내는 시늉하는 야차서시. 그러자

띵! 현기증을 느끼는 이군악.

이군악; (갑자기 현기증이...) 스륵! 눈이 돌아가며 앞으로 쓰러지고

털썩! 얼굴을 탁자에 처박으면서 기절하는 이군악. 음식 그릇 옆에. 손에 들고 있던 술병은 쓰러져서 탁자에 술이 쏟아지고. 영락없이 술 마시다가 취해서 맛이 간 모습이고

 

#201>

[!] 숲에 숨어서 눈 반짝이는 설지

탁자에 얼굴을 처박은 이군악과 그 옆에서 양손에 든 술병의 술을 이리저리 뿌리고 있는 야차서시의 모습이 보인다.

설지; (결국 야차서시가 이공자에게 손을 썼다.) 한숨

<아무쪼록 치명적인 독을 쓰진 말았어야하는데...> 설지가 생각하는 배경으로 술을 뿌리는 야차서시와 그 옆이 탁자에 얼굴 처박고 잠이 든 이군악의 모습이 보이고

 

#202>

다시 주점 앞의 마당. 이제 야차서시는 술병의 술을 모두 뿌렸다.

야차서시; (이 정도면 감쪽 같겠지.) 슥! 툭! 빈 술병들을 다시 탁자에 내려놓고

야차서시; (어서 와라 패극천! 성대한 환영 준비를 해놨으니...) 스스스! 사라지고. 그 직후

화악! 돌풍이 주점 마당 가에 일더니

쿵! 모습을 드러내는 패극천

 

설지; (사존이 도착했다.) 나무 뒤로 숨고

 

[...!] 예리한 눈으로 주점 앞의 마당을 살펴보는 패극천

이군악이 탁자에 얼굴을 처박고 쓰러져 있는 게 보인다. 탁자에는 여러 개의 술병이 있고. 그중 하나는 쓰러져서 술이 줄줄 흘러내린다.

이군악의 주변 모습 보여주고

사존; [쯧쯧! 새파랗게 어린놈이 대낮부터 만취나 하고...] 이군악을 흘겨보며 다른 탁자로 걸어간다. 이군악이 탁자에 얼굴을 처박고 있는 탓에 사존은 이군악을 알아보지 못하고. 이어

사존; [주모! 주문 받어!] 이군악과 좀 떨어진 곳의 탁자에 앉으며 건물에 대고 외치고

<예 손님! 일손이 없어서 그러니 주문부터 하세요.> 건물 안에서 들리는 음성

사존; [기막힌 냄새 맡고 멀리서부터 달려왔어.] [이 냄새 풍기는 음식 빨리 내와!] 코를 벌름거리며 외치고

<잠시만 기다리세요. 금방 내다 드릴게요.> 건물에서 들리는 대답

사존; [기대가 되는구만. 속세에 나와 처음으로 맛보는 제대로 된 요리이니...] 입 맛 다시면서 침 꿀꺽! 삼키고. 그러다가

고개 돌려서 이군악을 보는 사존

사존; (저 놈 모습이 어째 낯이 익은데...?) 갸웃하며 이군악의 뒷모습 보고.

사존; (얼굴은 처박고 있어서 안보이지만 분위기가 꼭 최근에 만났었던 놈 같은데...) 이군악을 유심히 보고

 

#203>

설지; (사존이 이공자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어.) 초조

설지; (주의를 돌리지 않으면 이공자의 정체가 들통 나는 건 시간문제야.) 자리에서 일어나 이군악 쪽으로 가려는 사존의 모습이 보이고

설지; (무리를 해야할까?) 스릉! 생각하는 설지의 허리춤에서 검이 저절로 칼집에서 뽑혀져 나온다. 바로 그 직후

 

#204>

[음식 나왔어요 손님!] 털북숭이인 무언가가 쟁반을 들고 다가오며 말해서 일어서던 사존이 돌아보게 만든다.

쿵! 건물의 문이 열려있고 그걸 등진 채 커다란 곰이 두발로 서서 다가온다. 앞발을 손처럼 써서 쟁반을 들고 있고. 쟁반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음식이 담긴 그릇이 얹혀져 있다. 음식은 팔보채나 유산슬같은 모양이다

곰; [먼저 온 손님처럼 반주도 준비해드릴까요?] 두발로 걸어서 다가오며 말하는 곰. 그런 곰을 보며 벙 찌는 사존. 그리고

 

설지; (곰이 사람처럼 말을...) 놀라서 손으로 입을 가리고

 

사존; [너.... 너...] 엉거주춤하게 서서 어이없어 하며 곰에게 손가락질하는데

곰; [왜요? 곰이 사람 말 좀 하면 안돼요?] 눈을 흘기면서 쟁반에 얹어온 음식 그릇을 탁자에 내려놓고

사존; [아니 뭐, 안될 거야 없지만...] 당황해서 버벅 대며 다시 의자에 앉고

곰; [짐승 주제에 사람 말을 하기 위해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요?] [뭐 짐승만도 못한 인간들이 허다한 게 인간 세상이지만...] 음식 그릇에서 손을 떼며 코웃음치고

사존; [곰들이 다 너 같다면 짐승만도 못한 인간들이 허다하다는 네 말이 맞겠지.] 얼떨떨한 표정으로 젓가락을 들고

곰; [맛 보세요. 원하던 그 음식인지...] 권하고

사존; [그... 그러지.] 어색하게 웃으며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들고

사존; (짐승으로 하여금 사람처럼 말을 하게 만드는 술법은 우리 배교에도 없는데....) 멍한 표정으로 곰을 곁눈질하며 음식을 입에 넣는다.

사존; (어떤 인간이 곰을 저토록 똑똑하게 조련한 걸까?) 우물거리며 고개 갸웃 갸웃

곰; [어때요? 음식이 입에 맞으시는가요?]

사존; [기가 막히게 맛있구만.] 허겁지겁 음식을 먹고

사존; [이렇게 맛있는 음식은 내 평생 두 번째로...] 멈칫! 말하다가 무언가 깨닫고 눈 부릅. 젓가락질을 멈춘다.

곰; [첫번째로 맛있었던 음식은 누가 해준 것이었나요?]

사존; [한 때 같이 살았던 마누라가 해준 음식이 천하일미(天下一味)였는데...] [그... 그러고 보니....] 기겁하고

사존; [이 음식은 마누라가 해줬던 그 음식이잖아!] 따당! 비명 지르며 젓가락을 탁자 위에 내팽개치고

사존; [어... 어쩐지 냄새도 익숙하다 했더니...] [대체... 대체 넌 누군데 내 마누라와 똑같은 음식을 만들 줄 아는 것이냐 곰탱이야?]

곰; [멍청한 인간아! 네놈 눈에는 아직도 내가 곰으로 보이냐?] 쩡! 곰의 두눈이 강렬해지더니

부르르! 곰의 몸이 마구 흔들리고. 그러다가

펑! 곰의 가죽이 그대로 터져나가면서 그 안쪽에서 여자의 형상이 드러난다.

사존; [으헉! 너... 너는...!] 기겁하며 뒤로 나자빠지려 하고

 

설지; (진짜 곰이 아니라 사람이 곰 껍질을 덮어쓰고 있었다!) 눈 번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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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

울창한 숲. 멀리 화산이 보이는 곳이다.

숲 사이로 맹렬히 달려가는 이군악.

이군악; (가급적 숲이 울창한 곳을 골라서 달아나야만 한다.) (그래야 사존이 부리는 새 새끼들의 시야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이를 악물며 달려가고. 그러나

까악! 깍! 까마귀떼의 울음소리

달려가면서 홱 고개 돌려 보는 이군악.

울창한 숲 위쪽.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하늘. 까마귀 떼들이 이군악이 날아가는 방향으로 새카맣게 날아가는 것이 보이고

이군악; (징그러운 날짐승들 같으니...) 쐐액! 이를 악물고 날아가고

이군악; (워낙 숫자가 많아서 저놈들의 시야를 벗어날 수가 없다.)

이군악; (이러다가는 금방 사존에게 들킬 텐데...) 생각하다가

[!] 눈 부릅뜨는 이군악

지이잉! 이군악의 오른손에 끼워진 귀마신갑이 진동하며 빛을 낸다.

이군악; (귀마신갑이 경고하고 있다.) 급히 주변 둘러보며 달리고

이군악; (주변에 내게 살기를 품은 누군가가 있다!) 긴장하며 둘러볼 때

[이제 오느냐?] 갑자기 들리는 음성. 눈 부릅뜨는 이군악

사존; [젊은 놈이 늙은이를 기다리게 하면 쓰나?] 쿵! 이군악이 달려가는 앞쪽 바위 위에 걸터앉아 있는 사존

이군악; [으헥!] 팟! 급정거하고

이군악; [사... 사존!] 팟! 맹렬히 방향을 틀어서 옆으로 튀려하고. 하지만 그 직후

쩍! 서걱! 폭이 30센티쯤 되는 반투명한 띠가 이군악의 앞쪽을 스치면서 주변의 나무와 바위들을 간단히 잘라버린다.

이군악; [히익!] 콰득! 급정거하고

사존; [한번만 더 수작을 부려봐라.] 쿠오오! 온몸에서 수많은 반투명한 띠를 뿜어내 넘실거리며 일어선다.

사존; [그 즉시 번뇌인이 네놈의 팔 다리를 끊어버릴 것이다.] 살벌하게 눈 번뜩이며 걸어온다. 발목이 움직이지 않지만 걷는데는 지장이 없다.

이군악; (괜히 겁주는 게 아니다.) 굳어져서 덜덜 떨고

이군악; (번뇌인은 살기(殺氣)를 구체화한 무공이라 어떤 호신강기로도 막을 수 없고 사존의 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피할 수도 없다.) 식은땀

사존; [그놈, 이제야 상황파악이 되는 모양이로군.] 히죽

사존; [방금 전에 네놈을 토막 쳐서 죽일 수도 있었다.] [그렇게 하지 않은 건 네놈에게 물어볼 것이 있어서였다.] 발목이 움직이지 않아서 뻐청걸음으로 걸어오며 웃고

이군악; (발목이 굳어져 있긴 하지만 걷는 데는 무리가 없다.) + [축... 축하드립니다 노야.] 억지로 웃으며 포권하고

사존; [축하?]

이군악; [걸어 다니실 수 있는 것을 보니 번뇌인이 구성(九成)의 경지에 이르셨군요?] [이제 천하의 그 누구도 노야의 적수가 되지 못하겠습니다.]

사존; [뭘 당연한 것같고...] 코웃음 치면서도 기분이 좀 좋아져서 어깨 으쓱! 하고

사존; [비록 살기 위한 아부였지만 인사치레를 한 보상으로 유언을 남길 기회를 주겠다.]

사존; [목이 몸통과 분리되기 전에 남기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봐라.] 몸에서 수많은 번뇌인이 뿜어져 나와 촉수처럼 넘실거리며

이군악; (절체절명...) 비지땀

이군악; (위험하지만 뇌신건의 힘을 빌어볼 때다.) 곁눈질로 자신의 왼쪽 손 중지에 끼워져 있는 반지 뇌신건을 보고

사존; [할 말이 없으면 그만 극락왕생 시켜주마.] 슈우! 번뇌인으로 이군악의 목을 베어오고

이군악; [잠... 잠깐 기다려주십시오.] 왼손을 들며 외치고

멈칫! 이군악의 목을 치려던 번뇌인이 멈칫 하고

이군악; [노야께서는 제가 누구의 제자인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존; [네놈이 누구 제자인지 노부가 왜 궁금해 해야하...] + [!] 말하다가 부릅

사존; [너같은 괴물이 갑자기 세상에 튀어나올 리는 없고...] [그렇다면 네놈은 설마...] 눈 부릅뜨고

이군악; [짐작하시는 대로입니다.] 왼손을 허공으로 들고

이군악; (내려와라 번개!) 마음 속으로 외치면서 + [제가 바로 혈나한님의 여섯 번째 제자입니다.] 왼손을 번쩍 쳐들고. 지지징! 뇌신건이 벼락에 휩싸이고

사존; [패극명(貝克命)!] [네놈이 그 똥물에 튀겨 죽여도 시원치 않을 땡초의 제자였구나!] 화악! 분노하며 온몸의 번뇌인을 쳐들어서 이군악을 베어가려 하고. 바로 그때

번쩍! 허공에서 강력한 벼락이 떨어지고.

까악! 깍! 까마귀들 비명 지르며 흩어지고. 그 배경으로 벼락이 숲으로 내려 꽂힌다

꽝! [헉!] [히익!] 이군악과 사존 사이에 내려꽂히는 벼락. 아주 강력하여 주변을 박살내고. 이군악보다는 사존에게 가깝게 떨어진다.

사존; [이게 무슨...] 빠지직! 펑! 감전되며 허공으로 높이 튀어 오르고. 마치 팝콘이 튀듯이

이군악; [아이쿠!] 콰당탕! 이군악도 멀리 날아가 쳐박히고

퍼억! 높이 떠올랐다가 나뒹구는 사존. 온몸이 벼락에 휘감기고 시커멓게 타들어갔다.

사존; [끄윽...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더니... 갑자기 웬 벼락이...] 푸시시! 온몸에서 연기를 뿜어내며 헐떡인다. 몸에 벼락이 감돌고. 머리카락은 곤두섰다. 그러다가

[!] 눈 부릅뜨는 사존

쿵! 이군악이 나뒹굴었던 곳에 이군악이 없다

사존; [이 쥐새끼 같은 놈이...] 펄쩍! 뛰어 일어나고

사존; [반드시 잡아서 토막을 쳐버리겠다아아아!] 악에 바쳐서 울부짖는 사존

 

#189>

울창한 숲을 미친 듯이 달려가는 이군악. 몸에서 연기가 나지만 상관하지 않고

<토막을 쳐버리겠다아아아!> 멀리서 사존의 악 쓰는 소리가 들리고

이군악; (저 노괴가 머리끝까지 악에 바쳤구나.) 곁눈질로 뒤를 보며 달리고

이군악; (다시 잡히면 정말 뼈도 못 추리겠다.)

이군악; (저 노괴가 정신을 차리기 전에 가급적 멀리 달아나야만 한다.) 미친 듯이 숲속을 달려가고. 그러면서

이군악; (뇌신건 덕분에 목숨을 건지긴 했지만...) 왼손에 낀 뇌신건을 보고

이군악; (패륵 말대로 정확도가 엉터리라 하마터면 내가 맞아죽을 뻔 했다.)

<이번 경우처럼 정말 목숨이 걸린 상황이 아니면 쓸 수가 없는 물건이다.> 날아가는 이군악을 배경으로 이군악의 생각. 헌데

 

숲에 숨듯이 서서 보고 있는 사냥꾼 차림의 사내. 이군악은 그것도 모르고 달려가고 있고

작은 피리를 입에 무는 사내.

삐익! 삑! 피리를 부는 사내

 

#190>

높은 산. 아주 멀리 화산이 보이고. 그 산과 화산 사이로 울창한 숲이 펼쳐져 있다. 헌데 산 꼭대기에 평립을 쓴 여자가 서있다. 바로 설지고.

숲 위로 까마귀 떼가 떠있는 것이 보이고. 그러다가

번쩍! 하늘에서 강력한 벼락이 떨어져 까마귀 때 사이를 뚫고 숲으로 떨어진다

[!] 눈 번뜩하는 설지

꽈앙! 벼락이 떨어진 숲속에서 폭발과 강렬한 섬광이 일어나고

설지; (저 벼락...) 평립 속에서 눈 번뜩이고

지지지! 폭발이 갈아앉은 숲 위로 원형으로 벼락이 치달리는 것이 보이고

설지; (자연적으로 일어난 벼락 같지가 않구나.) 생각하고

설지; (보고받은 대로라면 벼락이 떨어진 그 뒤쪽의 화산 아래에 벽력당이 자리하고 있는데...)

설지; (혹시 방금 전의 그 낙뢰가 이공자와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할 때

삐익! 삑! 어디선가 들리는 피리소리. 새 울음소리같기도 하고

귀를 기울이는 설지. 그때

<보고 드립니다.> 전음이 이어지고

<이군악공자가 사존 패극천과 조우했다고 합니다.>

설지; (역시...) + <결과는요?>

<이공자는 구사일생으로 사존의 마수에서 빠져나와 현재 동북방쪽으로 도주중이라고 합니다.>

설지; <동북방!> 눈 치뜨고

설지; <혹시 이공자가 진행하는 방향이...> 긴장하고

<야차서시가 사존을 유인하기 위해 쳐놓은 그물에 걸릴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설지; (이런...) 찡그리며 돌아서고

설지; <위험하니 야차서시가 쳐놓은 그물망 쪽으로는 누구도 접근하지 마세요.> 스윽! 제법 큼직한 바위에 올라서고

<혹시 소저께서 직접...>

설지; <제가 따라가서 이공자를 저지하겠어요. 야차서시는 여자는 해치지 않으니 내가 나서야만 해요.> 툭! 바위를 살짝 구르고. 그러자

투툭! 바위가 움찔 하더니

슈우! 구름처럼 바위가 떠오른다.

[!] 누군가 놀라는 기척

허공을 둥둥 떠서 날아가는 바위

설지; (제발 늦지 않아야 하는데...) 구름을 타고 가듯 바위를 타고 가며 걱정하고

<선녀가 따로 없으시구나. 바위를 구름처럼 타고 날아가시다니...> 바위를 타고 멀어지는 설지를 보며 누군가 생각하고

 

#191>

깊은 산중

쐐액! 숲 속 나무 사이로 미친 듯이 날아가는 이군악

곁눈질로 뒤쪽의 하늘을 살피고. 땀을 비 오듯 흘리고

이군악; (쉬지 않고 백여리를 달려왔다.) 뒷쪽의 하늘을 살피고

나무 사이로 보이는 하늘에 아무것도 없다

이군악; (숲이 울창한 곳만 골라서 달려왔고...) (덕분에 까마귀 떼의 감시에서도 벗어난 것같다.) 안도하고.

이군악; (생각 같아서는 귀마신갑을 써서 단번에 멀리 도망치고 싶지만 어쩐지 쓰면 안될 것같은 예감이 든다.)

이군악; (사존이 뜬금없이 날 찾아낸 게 내가 귀마신갑을 쓴 것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날아가고

이군악; (시간은 좀 걸리지만 경신술을 써서 사존의 추격을 따돌려야만 한다.)

이군악; (일단 낙양으로 가서 동칠낭에게 맡겨놓은 천반둔을 챙기자.) (사존의 번뇌인을 막아낼 수 있는 건 천반둔 밖에 없으니...) 생각하다가 흠칫!

코에 흘러드는 어떤 냄새

이군악; (이 냄새...) 코 벌름 두리번

이군악; (어디선가 기가 막히게 맛있는 냄새가 난다.)

꼬르르! 배에서 소리도 나고

이군악; (끼니도 거르고 뜀박질을 했더니 뱃속의 식충이들이 난리를 치는구만.) 침 꼴깍

이군악; (근처에 주점이나 객잔이 있는 것같으니 도망치더라도 배는 채우고 도망치자.) 휘익! 코를 벌름거리며 냄새를 따라 날아간다.

 

#192>

구름같이 뭉쳐서 날아가는 까마귀 떼. 그 까마귀 떼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는 사존. 벼락이 근처에 떨어지는 바람에 머리카락이 파마한 것처럼 곤두서있고 옷과 피부가 탔다. 눈을 부릅뜨고 있고

사존; [죽일 놈! 노부를 방심하게 한 후에 낙뢰를 유발했으렷다?] 이를 갈고. 벼락이 떨어지던 장면 떠올리고

사존; [그놈이 벼락을 끌어내릴 때 쓴 반지가 천마대종사의 뇌신건 같았는데....] 이군악이 반지를 낀 왼손을 높이 쳐들던 장면을 떠올리고

사존; [어쨌든 이군악 네놈이 노부 손에 죽어야할 이유가 한 가지 더 늘었다.] 분노에 치를 떨며 이를 바득 갈고. 그러다가

코를 벌름 거리는 사존

사존; [뭐지 이 기름지고 고소하며 향긋한 냄새는...?] 코를 벌름거리고

사존; [어쩐지 그리운 냄새인데...] [그저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고인다.] 헤벌레. 눈이 몽롱. 입가로 침이 질질

사존; [멀지 않은 곳에 요리솜씨가 기막힌 숙수(熟手)가 있다.] 헤벌쭉

사존; [노부의 유일한 도락이 미식(美食)이거늘... 지난 삼십여년간 번뇌인을 수련하느라 본의 아니게 고행을 했었다.]

사존; [이가놈을 잡아 죽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기가 막힌 요리 솜씨를 지닌 숙수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지.] [냄새를 따라가라.] 까마귀들에게 명령

까악! 깍! 끄덕이는 까마귀들

날개짓 하여 냄새를 따라 날아가는 까마귀 떼.

사존; (정말 황홀한 냄새다. 누군데 이토록 요리솜씨가 뛰어난 걸까?) 코를 벌름. 헤벌레

<기억 속의 누군가가 만든 음식에서도 이렇게 기막힌 냄새가 났었는데... 그게 누구였는지 금방 떠오르지 않는구나.> 까마귀 떼를 타고 날아가는 사존의 모습 배경으로 사존의 생각을 나레이션으로. 헌데

 

붕붕! 그 장면을 보고 있는 말벌들. 아주 커서 손가락 한 마디만한 말벌들이다. 이 말벌들은 야차서시가 부리는 놈들이다.

그 중 한 마리 크로즈 업.

붕붕! 날개 짓을 하면서 까마귀 떼가 사존을 태우고 멀어지는 모습을 보는 그놈. 그리고

 

#193>

어둑한 방안. 주방 분위기. 씽크대 같은 화덕에서는 커다란 솥이 두 개 부글 부글 끓고 있다. 솥에서 끓어오른 수증기가 벽에 달린 환기구를 통해서 흘러나간다.

화덕 옆의 탁자에 놓인 대야. 대야에 물이 가득 담겨 있는데. 그 대야에 떠오르는 장면. 바로 사존이 까마귀 떼를 타고 날아가는 장면이다.

야차서시; [예상했던 대로 걸려들었구나 패극천!] 어둠 속에서 눈을 강렬하게 번뜩이며 대야를 들여다보는 야차서시. 아직 본 모습을 다 보여주지는 말고 실루엣으로 묘사. 눈빛만이 강렬하다.

야차서시; [일단 천비향(天秘香)에 중독되었던 경험이 있으면 수십리 밖에서도 냄새를 맡고 달려올 수밖에 없지.] 사악하게 웃고

야차서시; [성대하게 대접해줄 테니 어서 오너라 패극천!] 호호호! 대야를 들여다보며 사악하게 웃는 야차서시  

 

#194>

퍼석! 울창한 숲에서 확 뛰어나오는 이군악. 이군악이 뛰어나온 곳은 산속에 나있는 길이다. 고갯길인데 좌우로 울창한 숲이 이어져 있고

휙! 숲에서 길로 뛰어나온 이군악은 급정거하며 한쪽을 보고.

고갯마루 쯤에 주점이 하나 있다. 그리 크지 않은 건물에 <酒>라는 깃발이 나부끼고 있는 주점 건물 앞 마당에는 탁자도 몇 개 있다. 하지만 사람의 모습은 안 보인다. 건물 뒤에서 높이 솟아난 굴뚝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군악; (역시 주점이 있었구나.) 주점 쪽으로 걸어가고

이군악; (사람은 안보이지만 굴뚝에서 연기는 난다.)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 주점의 건물을 보며 걸어가고

이군악; (규모를 보아하니 점원은 두지 않고 주인이 직접 음식을 만들고 내오는 가게인 것 같다.) 건물 앞의 마당으로 들어서고. 마당에 놓인 몇 개의 탁자에는 물병과 물잔, 젓가락이 들어있는 수저통들이 놓여있다

 

[!] 주점 건물 안에서 누군가 놀라는 기척. 물론 야차서시다. 조금 열린 문을 통해서 야차서시의 실루엣이 보이고. 음식을 만드는 자세로 돌아보는

 

이군악; (진짜 맛있는 냄새가 난다.) 주점의 건물 쪽으로 코를 킁킁 대며 마당 중앙에 놓인 탁자로 다다가고

이군악; (비록 작은 산속의 주점이지만 주인의 음식 솜씨는 기가 막힐 것같다.) 탁자에 앉는다. 주점 건물을 등지고 길을 감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어

이군악; [손님 왔어요. 주문 받아요.] 길을 살피면서 건물에 대고 외치고. 그러자

<이해할 수 없구나.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송이가 노신의 천비향을 맡고도 멀쩡하다니...> 어디선가 들리는 음성

이군악; [뭔 소리래?] 어리둥절하며 건물 쪽을 돌아 보고

<지금쯤 삼십리 안쪽의 수컷들은 천비향에 취해 남김없이 고꾸라졌어야 정상이거늘...> 이어지는 음성

이군악; [목소리는 젊은데 노신(老身;늙은 여자) 운운하고...] [또 천비향은 뭔데 멀쩡하니 마니 하는 거야?] 눈 흘기며 건물 쪽에 대고 궁시렁 대고

<손을 봐주고 싶다만 노신이 공을 들여서 그물을 치고 기다려온 대물(大物)이 곧 도착할 터라 봐준다. 방해하지 말고 썩 꺼져라.> 다시 들리는 음성. 그러자

이군악; [아니 장사하는 사람이 뭔 사설이 이리도 많아?] 탕탕! 눈 부라리면서 손바닥으로 탁자를 치고

이군악; [장사 하겠다고 깃발 내걸었으면 장사를 해야할 거 아냐?] [당신은 장사하는 주제에 상도의(商道義)도 몰라?] 건물 쪽으로 눈을 부라리고

<뭐라고?> 건물 안에서 분노하는 소리

이군악; [여러 소리 말고 빨리 음식 만들어서 내와! 당신이 가장 자신하는 걸로!]

<이 천둥벌거숭이 같은 놈이...> 건물 안의 야차서시가 극도로 분노하고

이군악; [천둥벌거숭이고 나발이고 음식이나 후딱 만들어서 가져오란 말이야! 난 지금 배 고파서 죽을 지경이라구!] 탕탕! 손으로 탁자를 마구 두드리고. 진상을 떨고

 

야차서시; (망할 놈 같으니! 생각 같아서는 단매에 때려죽이고 싶다만...) 조금 열린 문을 통해서 밖을 보며 이를 바득 가는 여자의 실루엣. 물론 그 여자는 야차서시지만 아직 자세한 모습은 보여주지 말고. 야차서시가 내다보는 사이에도 이군악은 탁자를 손으로 두드리며 진상을 떨고 있다. [배고파! 빨리 음식 내와!] [장사한다고 깃발 내걸었으면 장사해야할 거 아니야?] [안 내오면 내가 쳐들어갈 거야.]

야차서시; (저놈이 계속 소란을 피우면 다 된 밥에 재 뿌리는 격이 된다.) + [알았다 이놈아!] 문 밖을 향해 버럭 고함을 지르고

 

<음식 내갈 테니까 진상 그만 떨어!> 건물 안에서 들리는 고함 소리

이군악; [진작 그럴 것이지!] 득의해서 코웃음을 치고

이군악; [하여간 꼭 난리를 쳐야 말귀를 알아듣는 인간들이 꼭 있단 말이야.] 흥흥 코웃음을 치며 뻐기는 자세. 헌데

 

#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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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

<-황금성(黃金城)> 낮. 하지만 하늘에 먹장구름이 끼어 우중충 하고 음산한 날씨

어느 화려한 건물. 월동문이 나있는 높은 담장과 잘 가꾼 정원으로 둘러싸여 있다. 전형적인 여자의 거처

침실. 엄청 화려. 침실 한쪽에 주렴이 쳐진 욕실.

역시 화려하기 이를 데 없는 욕실 내부. 서양식의 다리 달린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는 아나타. 거품이 가득 차있는 크지 않은 욕조에 몸을 담근 채 목만 내밀고 있는데 머리는 수건으로 둘둘 말았고. 양팔은 욕조 밖으로 내놓고 있다

아나타; [심심해 죽겠어!] 고개 젖히며 오만상

아나타; [요즘은 도무지 재미난 일이 없어! 맨날 똑같은 하루하루의 반복이고...] 궁시렁대는 아나타.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성 소성주 아나타>

아나타; [친구라는 년들은 우리 집안의 재물을 보고 아부만 해대니 꼴도 보기 싫어.]

아나타; [그나마 사형이 놀아주면 이런 것도 하고 저런 것도 해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는데...] 독불군과 키스하고 독불군으로 하여금 자기 젖가슴 빨게 하며 자지러지던 장면 떠올리면서 얼굴 발그레. 아나타는 독불군에게 입술과 젖가슴까지는 허락했지만 아직 응응은 하지 않은 사이

아나타; [하지만 지금은 사형하고 놀 수도 없어!] [다섯 달 전 청도(靑島)에서 낭패를 당하고 돌아온 후에는 연공관(鍊功關)에 틀어박혀서 나올 줄을 모르니...] 한숨

아나타; [이군악이란 인간에게 설욕을 하겠다고 무공수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사형에게 놀아달라고 칭얼댈 수도 없고...] 촤아! 거품 속에서 다리 하나를 들어 보이고. 미끈한 다리

아나타; [이번 기회에 확 가출이나 해볼까?] 눈 반짝이며 자기 다리를 보고

아나타; [세상에 나가보면 내가 지금껏 알지 못한 즐거움이 널려있을지도 몰라.] 흥분

아나타; [아버지 눈치를 봐서 한번 가출을 시도해봐야겠다.] 키득거리고. 그때

<긴히 보고 드릴 일이 있사옵니다 아가씨.> 누군가의 전음

아나타; [보고해봐.] 입구 쪽을 돌아보고. 다리를 다시 거품 속으로 넣으며

시녀; [독공자님께서 연공관을 나오셨다고 하옵니다.] 침실 문 밖에 공손히 서있는 나이 든 시녀 한명

아나타; [사형이 연공관을 나와?] 벌떡! 눕히고 있던 상체를 벌떡 일으킨다. 거품 속에서 육중한 젖가슴이 출렁인다. 아나타의 젖가슴은 당가연에 못지 않게 크고 탱탱하다

아나타; [드디어 무공 수련을 끝낸 거야?] 촤아! 욕조에서 일어나고

시녀; [그건 아니고...] [성주님께서 급히 호출하셔서 수련을 중단하고 연공관에서 나오셨다고 하옵니다.]

아나타; [그랬단 말이지?] 촤아! 알몸으로 욕조에서 밖으로 나온다. 알몸이지만 거품이 온몸에 묻어 있어 중요한 부분은 가린다.

아나타; (무슨 일이 생겼어!) 흥분하며 수건을 집어들고.

아나타; (아버지가 사형의 무공 수련을 중단시킬 정도로 심각한...) 슥! 수건으로 가슴 부분의 거품을 닦아낸다. 헌데

쿵! 드러나는 아나타의 탱탱한 젖가슴 한쪽에 벼락 모양의 문신이 새겨져 있다. 아나타가 바로 당가연의 딸임을 보여주고

 

#184>

여전히 황금성

십여명의 무사들이 삼엄하게 지키는 어느 웅장한 건물.

흠칫! 하는 무사들

그곳으로 달려오는 아나타. 머리카락이 물기에 젖어있다. 옷도 좀 대충 입은 모습이다. 겉옷만 입어서 젖가슴이 출렁

[아가씨!] [어서 오십시오 소성주님.] 서둘러 인사하는 무사들

아나타; [아버지가 급히 사형을 불렀다고?] 속도를 줄여서 무사들 사이를 지나며 묻고. 대충 입은 옷 속에서 육중한 젖가슴이 출렁 출렁

[독공자께서는 안에서 성주님을 접견하고 계십니다.] 무사들 중 리더인 나이 든 무사가 아나타를 따라가며 대답하고

아나타; [나 왔어요 아버지!] 다른 무사가 급히 열어주는 문을 통해 안으로 뛰듯이 들어가며 외치고.

 

#185>

건물 안. 거실. 책상을 앞에 두고 앉아 있다가 돌아보는 아극파. 심각한 표정인 아극파 앞의 책상에는 편지가 한 장 놓여있고. 독불군은 책상을 사이에 두고 열중 쉬어 자세로 뒷짐 짚은 채 서있다가 방안으로 들어오는 아나타를 돌아본다.

독불군; [어서 와라 사매.] 뛰듯이 들어오는 아나타를 보며 어색하게 웃고

아나타; [무슨 일이에요 아버지?] 독불군에게 대충 답례하는 시늉하며 책상을 앞에 두고 앉은 아극파에게 다가가고

아나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데 폐관수련중인 사형까지 불러내신 거죠?] 아극파가 앞에 두고 있는 책상 옆에 멈춰서고

아극파; [계집아이가 조신하게 굴지 않고 호들갑은...] 뚱해서 말하고

아나타; (아버지가 날 곰살맞게 대하지 않는 걸 보면 일도 보통 일이 아닌 게 터진 거야.) + [말씀해보세요.] 책상에 엉덩이를 대고 걸터앉으며

아나타;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요?]

아극파; [하긴 나타 너도 알아야할 일이긴 하지.] 한숨 쉬며 책상 위에 얹혀져 있는 편지를 집어들고

아극파; [네가 직접 읽어봐라.] 편지 내밀며 말하고. 아나타는 한손으로 편지를 받고

아나타; (그러니까 이 편지 한 장 때문에 세상에 두려울 게 없는 아버지가 심각해졌다는 얘긴데...) 편지를 읽고

 

<세명에게는 살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 네놈들이 날 물 먹였던 곳에 마지막으로 도착하는 놈은 죽는다. -패(貝)> 편지의 내용

 

아나타; [뭐예요 이 뜬금없고 시건방진 편지는...?] 편지를 읽으며 분노. 어이없고

아나타; [선착순으로 소집을 하는데 마지막으로 도착하는 사람은 죽이겠다는 건가요?]

아나타; [대체 어떤 인간이 천하의 황금성 성주인 아버지에게 이런 협박을 하는...] + [!]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패(貝)!> 편지의 말미에 적혀있는 <貝>라는 글자를 배경으로 아나타의 경악.

아나타; [아... 아버지! 이 편지를 보낸 자는 설마...] 경악과 공포로 물든 얼굴로 아극파를 돌아보고

아극파; [패륵!] [우리 다섯 사형제들중 으뜸인 용(龍), 패륵이 소환령을 내린 것이다.] 고개 끄덕이고. 심각한 표정

아나타; [하... 하지만 그 괴물은 십여년전에 죽은 게 아니었나요?]

아극파; [죽었길 바랬었지.] [보통 인간이면 당연히 죽었어야했고...] 찡그리며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치고

아극파; [하지만 패륵은 사부나 사존에게 필적하는 괴물이다.] [죽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었고... 그에 대한 증거도 여럿 있었다.]

아나타; [아... 아버지가 엄청난 돈을 들여서 도룡살객들을 기른 이유가 사실은 패륵이 살아있을 경우를 대비해서였군요,]

아극파; [그렇다.] [하지만 패륵이 십여년만에 보낸 그 편지를 보니 도룡살객을 기른 게 다 부질없는 짓이었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한숨 쉬고

아나타; [정말... 정말 패륵이 그렇게 대단하고 무서운 인간인가요?] 침 꼴깍

아극파; [그 옛날 사부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올 때도 패륵은 이미 사부보다 그리 아래가 아니었다.]

아극파; [그후 천마대종사의 마공과 뇌신건을 얻었고...] [지난 십여년간 우리들에 대한 복수심으로 절치부심 무공을 수련해왔다면 어떤 경지에 이르렀을 것같으냐?]

아나타; [제.... 제이(第二)의 혈나한이나 사존이 되었다고 봐야하는군요.] 침 꼴깍

아극파; [우리 넷이 다시 협공을 해도 지난번과는 결과가 다를 것이다.] 끄덕

아나타; (오히려 넷이 패륵에게 몰살당할 것이라는...) 공포에 질리고

독불군; [그렇게 판단이 서신다면 일단 패륵이 찾지 못하도록 은신하시는 게 어떨지요?] 눈치 살피며 말하고

아극파; [지나간 십여년의 세월동안 우리들 넷은 제각기 거대한 기업을 이루었다.] 고개를 저으며 한숨

아극파; [그냥 도망치거나 잠적하기에는 그동안 이룬 기업과 노력이 아까운 상황이 되었다.] 한숨 쉬고

아나타; [천하의 부(富)를 삼할 가까이 움켜쥐고 있는 황금성이 오히려 아버지에게 족쇄가 되고 말았군요.]

아극파; [황금성의 부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패륵의 소환에 응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떠나기 전에 불군이 너를 부른 것이다.] 독불군을 돌아보고

독불군; [하명하십시오.] 고개 숙이는 독불군

아극파; [재수 나쁘면 난 다시 황금성으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

아나타; [아버지! 그런 불길한 말씀을...] 울상

아극파; [내가 지금까지 공을 들여 널 가르친 보람이 있어야할 때가 되었다.] 독불군을 보며 말하고

아극파; [내가 자리를 비우는 동안 황금성과 나타를 불군이 네손으로 지켜야만 한다.] 강렬한 표정으로 말하고

독불군; (드디어!) + [물론입니다 사부님!] 포권하며 억지로 흥분한 표정을 숨기는 얼굴을 크로즈 업

독불군; [사매와 황금성은 제자의 목숨을 걸고 지키겠습니다.] 포권하는 얼굴 클로즈 업+ (황금성을 통째로 집어삼킬 수 있는 기회가 왔다.)

 

#185>

낮. 벽력당. 하늘에는 까마귀 떼들이 떠돌고 있고

무너진 건물들 사이의 공터에서 무공을 수련하는 뇌진룡. 양손을 웅크린 채 이리저리 뛰고 난다. 쿵푸를 연습하는 모습이고. 그 옆에서 보며 지도하는 이군악.

쩍! 슈악! 뇌진룡의 웅크린 양손에서 칼날같은 바람이 일어나고

이군악; (불과 열흘만에 소림사 칠십이절기중 하나인 용조수(龍爪手)를 얼추 비슷하게 흉내 내고 있다.) 뇌진룡이 날고 뛰는 것을 대견한 표정으로 보고

이군악; (자질도 괜잖은 데다가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빨리 강해져야한다는 집념이 용조수의 성취를 빠르게 만들었다.)

이군악; (뇌룡연에서 얻은 벽력진결도 쉽게 풀이해서 가르쳐 주었고...)

이군악; (이제 실용적인 무공 한 두 가지만 더 가르쳐주면 안심하고 떠날 수 있겠지.) 생각하다가 + [!] 눈 부릅뜨는 이군악.

누군가의 시선이 이군악의 뇌리에 떠오르고. 물론 사존의 시선이다.

이군악; (또...) 찡그리며 주변을 급히 두리번

이군악; (벽력당에 도착한 이후로 누군가의 시선이 지속적으로 느껴진다.) 주변 둘러보지만 인적은 없고.

이군악; (신경과민이라기에는 너무도 생생하게 느껴지는 시선인데...) 찡그리고. 그러다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는 이군악

하늘을 떠도는 까마귀 떼

이군악; (저 까마귀들...) 노려보고

이군악; (그러고 보니 단 한시도 까마귀떼가 하늘에서 사라진 적이 없다.) 허공을 떠도는 까마귀 떼들

이군악; (저 까마귀 떼와 날 감시하는 시선이 관련이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할 때

[잠시 쉬었다 하세요.] 쟁반을 들고 다가오는 폐허 사이에서 당가연. 헐렁한 옷을 입었고 얼굴이 발그레 화기가 돈다. 돌아보는 이군악. 뇌진룡도 멈추며 돌아보고

이군악; [어서 오십시오 부인.] 미소

당가연; [마실 것을 좀 준비해봤어요.] 다가와서 두 개의 사발이 얹혀진 쟁반을 내밀고.

이군악; [고맙습니다. 마침 뭔가 마실 게 있었으면 하던 참이었습니다.] 사발을 집어들고

뇌진룡; [잘 마실게요 어머니.] 역시 사발을 집어들고

벌컥 벌컥 함께 마시는 이군악과 뇌진룡. 자세가 비슷하다

당가연; (어느덧 룡아는 일상적인 습관도 이공자를 닮아간다.) 이군악과 뇌진룡이 함께 사발의 꿀물을 들이키는 모습을 보며 미소

당가연; (모르는 사람에게는 둘이 부자지간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당가연; (하긴 둘은 사실상의 부자지간이긴 하지.) 자신이 이군악과 응응하던 장면 떠올리며 얼굴 발개지고. 그때

이군악; [갈증이 나던 참이었는데 잘 마셨습니다.] 사발을 내밀고

당가연; [별 말씀을요.] 수줍게 웃으며 쟁반을 내밀어서 사발을 받고

뇌진룡; [잘 마셨어요 어머니.] 역시 그릇을 쟁반에 내려놓고. 이어

뇌진룡; [소변 좀 보고 올게요. 이야기 나누세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돌아서고

당가연; [그... 그래라.] 어색

뇌진룡; (두분이 함께 계실 때는 방해하면 안되지.) 달려가며 곁눈질로 두 사람을 보고

곧 뇌진룡은 사라지고 현장에는 둘만 남는다.

당가연; [진... 진룡이가 속을 썩이거나 하진 않는가요?] 쟁반을 든 채로

이군악;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군악; [진룡이는 워낙 영특해서 가르치는 보람이 있는 아이입니다.]

당가연; [그렇다니 다행인데....]

이군악; [그보다 벽력당 주변에는 원래 까마귀 떼가 많았습니까?] 하늘을 올려다보며

당가연; [그러고 보니 언제부터인가 까마귀 떼가 저희 집 주변에 몰려들었군요.] 역시 하늘을 올려다 보고

이군악; [전에는 까마귀 떼가 근처에 없었단 말씀이십니까?] 눈 번뜩

당가연; [저 화산이 늘 유황 섞인 연기를 뿜어내는 탓에 본가 주위에는 새가 드물었어요.] 화산을 돌아보고

당가연; [십구년 넘게 여기서 살아왔지만 새가 저희 집 주변을 저렇게 떠도는 건 처음 봐요.] 다시 까마귀 떼를 올려다 보고

이군악; (역시 뭔가 있다.) 눈 부릅

이군악; (저 까마귀 떼는 저절로 모여든 게 아니라 누군가의 명령에 따르고 있는 게 분명하다.) 하늘을 향해 오른손을 내밀고

당가연; (무얼 하려고...) 놀랄 때

지지징! 하늘을 향해 겨눈 이군악의 오른손이 벼락에 휘감기더니

쿵! 모습을 드러내는 귀마신갑

당가연; (장... 장갑을 끼고 있었어!) 경악할 때

이군악; [와라!] 귀마신갑으로 허공을 겨눈 채 눈 부릅뜨며 외치고. 그러자

허공을 떠돌고 있는 까마귀떼

콱! 까악! 그중 한 마리가 보이지 않는 손에 움켜쥐어지며 비명 지르고

화악! 그대로 아래로 끌려가는 까마귀 떼. 다른 까마귀들 기겁하고. 허공에 까마귀 깃털이 흩날리고

콱! 끌려온 까마귀는 그대로 귀마신갑을 낀 이군악의 손아귀에 움켜쥐어진다. 놀라서 보고 있는 당가연

 

#186>

[!] 무언가 느끼고 눈 부릅뜨는 사존 패극천

쿵! 사존은 허공을 날고 있다.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있는데 사존의 몸 아래에는 수많은 까마귀들이 떼를 지어 날고 있다. 마치 구름처럼. 그 때문에 사존은 검은 구름을 타고 날아가는 것처럼 보이는데

사존; [이놈이 또 귀마신갑을 썼군.] 히죽 웃고

멀리 앞쪽에 화산이 보인다. 바로 벽력당이 있는 곳이고, 그 화산 주변으로 까마귀떼가 떠돌고 있는데

사존; [눈치가 빠른 놈이라 노부의 감시를 눈치 챈 모양인데...] 앞쪽의 화산을 보고.

사존; [하지만 늦었다 이놈아!] [노부가 이미 네놈의 숨통을 조여 버릴 수 있는 곳까지 왔으니...] 살벌하게 웃고

 

#187>

다시 벽력당

까아! 귀마신갑을 낀 이군악의 손아귀에 쥐어져서 비명 지르는 까마귀.

이군악; [날 봐라!] 까마귀를 얼굴 앞에 들이대며 버럭 고함을 지르고

까아! 기겁하는 까마귀

당가연; (뭘 하려고...) 놀라서 보는데

이군악; [네놈의 눈을 통해서 날 보는 게 누군지 보여라.] 지이잉! 까마귀를 쥔 이군악의 귀마신갑을 낀 손이 진동하고.

까마귀의 눈동자 크로즈 업

그 까마귀의 눈동자 안에 떠오르는 사람의 얼굴. 물론 사존이고

이군악; (이 늙은이는...) 눈 부릅

<사존 패극천!> 히죽 웃는 사존의 얼굴 크로즈 업. 배경으로 이군악의 놀람

이군악; (들... 들켰다!) 비틀하고.

당가연; (왜 저러지?) 의아. 그때

슥! 까마귀의 눈동자 속의 사존이 손으로 자기 목을 치는 시늉하며 웃고

이군악; (방... 방심했다! 배교의 전대 교주인 사존이 술법을 써서 새나 짐승들을 수족처럼 부릴 수 있다는 것을 생각했어야하는데...) 사색. 그러다가

[!] 다시 눈 부릅 이군악

까마귀의 눈에 떠오르는 화산의 모습.

이군악; (사존의 눈에 보이는 저 화산은...) 홱 고개 들어 화산을 보고

이군악; (저 화산이다!)

당가연; [공자님! 무슨 일이신가요?]

이군악; [젠장!] 팟! 까마귀를 바닥에 세차게 집어던지고. 이어

이군악; [나중에... 나중에 돌아와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팟! 날아오르고

당가연; [공자님!] 와장창! 놀라서 쟁반 떨구며 비명 지르고

이미 멀리 날아가고 있는 이군악

당가연; [공자님! 왜 그러세요? 어딜 가시는 건가요?] 울부짖으며 달려가지만

<미안합니다. 혹시 어떤 늙은이가 찾아와서 저와의 관계를 물으면 아무런 사이도 아니라고 잡아떼십시오.> 쐐액! 까마득히 멀어지는 이군악의 전음이 들리고

당가연; [안돼요 공자님! 가지 마세요.] 울부짖으며 달려가지만

이미 사라진 이군악

당가연; [안돼요! 이렇게 가시면 전 어떻게 하라고...] 울며 달려가던 걸음 멈추고

당가연; [흐윽!] 털썩! 바닥에 주저앉는 당가연

당가연; (언제고... 언제고 떠날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갑자기 날 버리고 가는 게 어디 있어요?) 주저앉아서 울고

당가연; (당신 때문에 나는 십삼년만에 다시 여자로 돌아왔는데...) 눈물 줄줄. 자신이 이군악의 몸에 걸터앉아서 방아를 찧던 장면 떠올리고. 그때

[어머니!] 폐허 사이에서 달려오는 뇌진룡. 노복과 하녀도 달려오고

그러다가 놀라는 뇌진룡과 노복, 하녀들

당가연이 폐허 사이에 주저앉아 울고 있다

뇌진룡; [어머니! 왜 그러십니까? 군악 형님은 어디로 가셨구요?] 당가연 근처에 이르러 둘러보며 급히 묻고

당가연; [이공자는... 이공자는...] 울면서 말하고

당가연; [멀리..... 갑자기 멀리 떠나갔단다.] 울고.

[!] 놀라는 뇌진룡과 노복과 하녀들

 

#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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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넓은 복도를 지나가는 이군악. 복도 천장에는 일정 간격으로 빛을 내는 구슬이 박혀있어 어둡지 않은데. 복도 좌우에는 여러개의 문이 있다. 문들에는 철문이 달려있었지만 모두 부서져 있고.

지나가면서 부서진 문 안쪽을 보는 이군악. 창고 같은 분위기의 방들인데 모두 텅 비어있다.

이군악; (이 복도 좌우의 방들에 벽력당이 여러 대에 걸쳐 축적해놓은 폭약과 화기들이 가득 채워져 있었겠지.)

이군악; (그 양이 얼마나 될지 가늠도 안되는데...)

이군악; (침독! 아극파! 그자들은 무슨 목적으로 그 엄청난 양의 폭약과 화기들을 빼내간 것일까?) 생각하고.

이군악; (그나저나 꽤 깊이 들어왔는데도 당부인은 보이지 않는다.)

이군악; (대체 어디서 무얼 하며 기다리는 것일까?) 생각할 때

첨벙! 어디선가 물소리가 들린다.

이군악; (물에 뭔가 빠지는 듯한 소리!) 눈 번뜩

이군악; (화기를 보관하기 위해 만들어진 열화창 깊은 곳에서 물소리를 듣게 될 줄은 몰랐군.) 눈 번뜩이며 앞쪽으로 걸어가고. 앞쪽에는 모퉁이가 있다.

 

<저희 벽력당이 세워진 비밀이 열화창 안에 숨겨져 있다고 하는데... 전대 가주께서 패륵에게 변을 당하시면서 그 비밀도 함께 사라졌지요.> 노복이 했던 말을 떠올리는 이군악.

 

이군악; (어쩌면 저 물소리가 열화창에 숨겨져 있다는 벽력당 창건이 비밀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모퉁이를 돌아가고. 그 직후

[!] 놀라는 이군악.

쿵! 이군악의 앞에 펼쳐진 광경. 앞쪽에 넓은 지하광장. 지하광장 가운데에는 연못이 있는데 연못 주변은 여러 겹의 정사각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래로 내려가면서 좁아지는 정사각형의 모습. 맨 아래쪽에는 한 변이 20미터쯤인 연못이다. 마치 인공 연못 같고. 입구 맞은편의 연못에는 직사각형의 넓직한 바위가 다이빙 대처럼 돌출되어 있다. 수면과의 높이는 1미터 정도. 그리고 그 바위 위에는 여자의 옷과 신발이 놓여있다. 또 입구 건너편의 벽에는 <雷龍淵>이라는 글이 크게 새겨져 있고

이군악; (생각지도 못했던 광경이로구나. 동굴 깊은 곳에 이런 연못이 있을 줄이야.) 연못으로 다가가며 놀라고

이군악; (화기를 보관하는 곳이라 유사시 화재를 진압할 목적으로 판 연못일까?) 연못으로 다가가고. 그러다가

맞은편 벽에 새겨진 <雷龍淵>이라는 글 크로즈 업

이군악; (뇌룡연(雷龍淵)...) 그 글을 읽고

이군악; (뇌룡의 연못이라...) (역시 이 연못이 벽력당의 기원과 관련이 있겠구나.) 아래를 내려다 보고.

정사각형의 턱 맨 아래쪽에 자리한 다이빙 대처럼 생긴 직사각형의 바위 크로즈 업. 바위 위에는 가지런히 놓인 신발과 어지럽게 벗어놓은 여자의 옷이 보이고

이군악; (수면 근처의 석대(石臺)에 여자의 신과 옷이 널려있다. 그렇다는 건...) 침 꿀꺽! 삼키며 아래를 내려다보고

이군악; (당부인은 지금 물 속에 있겠구나.) 얼굴 벌개지고. 그때

츠으! 검게 보이는 물속에서 무언가 하얀 것이 떠오르고. 사람의 형상이고

이군악; (물속에서 무언가 떠오른다.) 눈 번뜩이며 볼 때

수면으로 급격히 올라오는 하얀 사람의 형상. 이와

촤아! 물 속에서 확 솟구치는 당가연. 고개를 젖히고 젖가슴까지 단번에 물 밖으로 드러내며 숨을 토하는 야한 모습. 몸에는 얇은 란제리를 입고 있다. 가운 형태가 아니라 원피스형의 란제리.

이군악; (당부인...) 뒤로 물러서서 몸을 숨기며 눈 치뜨고

당가연; [하아...] 촤아! 한손으로 다이빙 대같은 석대의 모서리를 잡고.

촤아! 이어 석대 위로 몸을 끌어올리는 당가연. 물에 젖은 얇은 란제리가 살갗에 달라붙어 있어 육감적인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 보인다. 란제리는 길이가 짧아서 엉덩이까지만 가려지고

당가연; [헉헉...] 거친 숨을 몰아쉬며 석대 위로 올라오는 당가연. 네발로 기는 자세로 기어 올라오더니

털썩! 극도로 지친 듯이 바닥에 옆으로 쓰러지는 당가연. 물에 젖은 얇은 란제리가 살갗에 달라붙어 있어서 발가벗은 거나 다름없다. 그나마 길이가 짧아서 엉덩이와 사타구니가 겨우 가려지는 모습이고

당가연; [역시... 역시 내 능력으로는 뇌룡연의 바닥에까지 내려가는 건 무리로구나.] 털썩! 옆으로 뉘었던 몸을 바로 누이면서 헐떡인다.

이군악; (뇌룡연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잠수를 했었구나.) 침 꼴깍 삼키며 내려다 보고. 그러다가

이군악; (그렇기는 해도... 지나치게 도발적이다.) 헐떡이고

당가연이 숨 쉴 때마다 심하게 출렁거리는 젖가슴.

한쪽 다리를 약간 세운 아랫도리. 발은 물론 맨발이고

이군악; (저렇게 육감적인 몸으로 용케 십삼년의 세월동안 독수공방을 해왔구나.) 얼굴이 벌개질 때

[...!] 무언가 느끼는 당가연.

눈을 감으며 얼굴 발개지고. 이어

스윽! 두 다리를 세우더니

가랑이를 활짝 벌리는 자세를 취한다.

이군악; (저... 저 자세는 설마...) 눈 치뜨고. 그때

두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당가연.

이군악; (얼... 얼굴을 두손으로 가렸다! 내가 보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는 뜻이다.) 흥분. 헐떡이고. 그러다가

[!] 눈 부릅뜨는 이군악.

가랑이를 벌리고 누운 당가연이 엉덩이를 약간 들어 보인다.

이군악; (내... 내가 보고 있는 걸 알면서도 저런 몸짓을 보인다는 건...) 헉헉 대며 내려다보고. 얼굴 벌개졌고.

이군악; (오늘밤 내게 몸을 허락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침 꿀꺽.

 

<복수를 위해 스스로 얼굴을 망가트리셨고... 그런 사연이 있으시니 제게 동병상련(同病相憐)의 감정을 느끼셨겠군요.> 신무곡의 절벽에 서서 멀어지는 파면살주를 보며 얼굴 발개져서 말하던 당가연을 떠올리는 이군악.

 

이군악; (당부인은 같은 일을 겪은 탓에 파면살주, 아니 옥면신협(玉面神俠)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 게 분명하다.)

이군악; (나이도 별로 차이가 안 나니 당부인은 옥면신협과 맺어지는 게 바람직한데...) 갈등하며 내려다보는데

가랑이를 더 벌리고 엉덩이를 움찔거리는 당가연

이군악; (그건 나중 일이고...) 헉헉 아랫도리가 불끈

이군악; (지금은 내 급한 불부터 꺼야겠다.) 급히 허리띠를 풀고

이군악; (은혜를 갚겠다고 유혹을 해오는데 거절하는 건 당부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기도 하고....) 음험하게 웃으며 가운을 벗는다.

털썩! 바닥에 떨어지는 가운

이군악; (나중에 옥면신협에게 양보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오늘밤만큼은 당부인을 내가 차지해야겠다.) 알몸으로 계단 같은 턱을 내려가는 이군악.

당가연; [!] 파르르! 얼굴을 가린 두손이 경련을 일으키고

이군악; [용서하시오 부인.] 뭉클! 한손으로 당가연의 젖가슴을 움켜쥐면서 그년의 가랑이 사이에 한쪽 무릎을 꿇는 이군악의 실루엣

이군악; [부인이 너무 아름다워서 죄를 짓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소이다.] 한손으로 당가연의 젖가슴을 쥐며 당가연의 몸에 올라타면서 속삭이고

<용서하세요 상공.> 두손으로 얼굴 가린 채 남편 뇌진백을 떠올리고

<우리 진룡이에게 든든한 후견인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이럴 수밖에 없답니다.> 자기를 범하는 이군악을 두 팔로 끌어안으며 자지러지는 당가연의 모습을 배경으로 당가연의 생각

 

#181>

여전히 밤. 벽력당의 폐허. 이제 건물들에는 불이 꺼져있고

뇌진룡이 수련하는 육중한 건물. 나이 든 하녀가 꿀물을 담은 사발을 얹은 쟁반을 들고 서있다. 좁은 환기구를 통해 불빛이 흘러나오고

하녀; (어느덧 사경(四更)이 가까워지는데 도련님은 무공 수련을 끝내실 줄을 모르네.) 걱정

하녀; (너무 무리하시다가 몸이나 상하시는 게 아닌지...) 한숨. 그때

팟! 환기구를 통해서 건물 안에서 불이 꺼지는 게 보이고

하녀; (드디어 오늘 수련을 끝내셨네.) 안도하고. 직후

덜컹! 쇠로 된 문이 열리고

땀에 절고 지친 모습으로 뇌진룡이 나온다

하녀; [수고하셨어요 도련님.] 다가가고

뇌진룡; [밤이 깊었는데 아직 안 자고 있었던 거야 유모?] 문을 닫으며

하녀; [도련님이 안 주무시는데 쇤네가 어떻게 먼저 잠들 수가 있어요?]

하녀; [방에 가셔서 목욕하시기 전에 우선 이걸 쭉 들이키세요. 고려인삼을 달인 꿀물이에요.] 쟁반을 내밀고

뇌진룡; [고마워 유모. 잘 마실게.] 사발을 집어들고

꿀꺽! 꿀꺽! 마시는 뇌진룡

하녀; (불과 하룻만에 몰라보게 늠름해지셨어. 어린 아이의 태가 거의 사라졌고...) 사발의 꿀물을 들이키는 뇌진룡을 보며 좀 놀라고 기쁘고

하녀; (이군악 공자님 덕분에 임독이맥이 타통 된 덕분일 테고...) (이제 머잖아 우리 벽력당은 다시 옛날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겠구나.) 기대에 차서 보고. 그 사이에 뇌진룡은 사발에 든 꿀물을 다 마시고

뇌진룡; [잘 마셨어.] 사발을 입에서 떼고

뇌진룡; [어머니는 잠자리에 드셨어?] 사발을 하녀가 내민 쟁반에 얹고

하녀; [마님은...] 좀 당황하고

뇌진룡; [왜? 아직 안 주무셔?]

하녀; [사실은... 이공자님과 함께 열화창에 계셔요.] 난감한 표정

뇌진룡; [어머니가 군악형님과 함께 열화창에 들어가셨다고? 이 늦은 시간에...?] 눈을 치뜨고.

하녀; [그... 그러니까 그게...] 당황하지만

뇌진룡; (그렇게 된 거였구나.) + [됐어!] 깨닫고 고개 젓고

뇌진룡; [난 괜잖으니까 신경 쓰지마.] 손 들면서 걸음 옮기고

뇌진룡; (어머니가 굳이 이렇게 늦은 시간에 군악형님을 열화창으로 데리고 들어가신 건 아마도 날 가르쳐주신 보답을 하기 위해서이실 텐데....) 얼굴 벌개지고. 이군악이 당가연을 범하는 장면 떠올리며

뇌진룡; (뭐 상관없다. 군악형님이라면 어머니와 잘 되어도 별로 꺼려지지 않으니...) 웃고

<오히려 어머니와 잘 되도록 도와드리고 싶다. 어머니는 그동안의 고난을 보상 받으실 자격이 충분하시니...> 열화창이 있는 쪽을 보며 다른 건물로 가는 뇌진룡. 하녀는 안도하며 따라오고

 

#182>

다시 열화창

연못가의 석대에 끌어안고 누워있는 이군악과 당가연. 반듯하게 누운 이군악의 품에 당가연이 얼굴을 옆으로 댄 채 눈을 감고 안겨있는 모습. 지쳐서 잠이 든 모습. 두 사람의 아랫도리는 당가연의 옷으로 가려져 있고

이군악; (정말 몸이 뜨거운 여자였다. 쉬지 않고 한 시진 넘게 달려들 정도로...) 자신의 가슴과 어깨에 얼굴을 옆으로 댄 채 안겨있는 당가연을 곁눈질로 보고

이군악; (덕분에 나도 그동안 쌓인 것을 남김없이 해소할 수 있었는데...) (이토록 뜨거운 몸으로 용케 십삼년의 세월동안 독수공방해왔구나.) 생각하다가

흠칫! 하며 당가연의 어깨를 보는 이군악

당가연의 어깨 너머 등에 가까운 쪽에 번개 형상의 문신이 새겨져 있다.

이군악; (진룡이의 어깨에 새겨져 있던 문신과 같은 뇌문(雷紋)이다.) 뇌진룡의 어깨에 새겨져 있던 문신을 떠올리고

이군악; (역시 이 문신은 벽력당의 식솔이라는 표식이겠구나.) 슥! 당가연을 끌어안은 쪽의 손으로 그 문신을 쓰다듬고. 그러자

움찔! 하며 깨어나는 당가연

이군악; [주무시는데 깨워서 죄송합니다.] 어깨에서 손을 떼며 사과하고

당가연; [벽력당의 직계들은 몸의 어느 곳에든 벼락의 문신을 하는 전통이 있답니다.] 여전히 눈을 감은 채 이군악의 품에 안겨 말하고

당가연; [벽력당에 시집을 온 저도 벽력당의 귀신이 되겠다는 각오로 문신을 한 것이었는데...] 한숨. 눈가에 눈물

당가연; [이제 온전히 벽력당의 귀신이 되기는 틀린 것같군요.] 눈물이 흐르고

이군악; (비록 보은을 위해 내게 몸을 허락하긴 했지만 심사가 복잡하겠지.) + [죄송합니다.] 말하며 당가연을 끌어안고

이군악; [부인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해드리겠습니다.] 끌어안은 당가연의 정수리에 입을 맞추고

당가연; [아니에요. 아니에요.] 손가락으로 눈물 닦고

당가연; [진룡이에게 제대로 된 무공을 가르쳐주신 것만으로도 공자님께서는 제가 영원히 갚을 수 없는 은혜를 베푸신 셈이에요.] 눈을 뜨며 억지로 웃고.

이군악; [무공쯤이야 얼마든지 가르쳐 줄 수 있는데...] 말하다가

당가연이 뇌룡연에서 떠오르던 장면 떠올리고

이군악; [뇌룡연에 벽력당의 기원과 관련된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까?]

당가연; [돌아가신 시부(媤父)로부터 그렇다고 들었어요.] 끄덕

당가연; [뇌룡연의 바닥에는 상고의 어떤 기인이 남긴 심오한 무공비결이 숨겨져 있다고 하는데...] [워낙 깊어서 저는 지금까지 바닥 근처까지 내려가 본 적이 없어요.]

당가연; [그 무공비결만 다시 알아낼 수 있으면 벽력당의 무공도 복구할 수가 있을...] 말하다가 흠칫. 이군악이 당가연을 안고 일어난다

당가연; [공자님...] 일어나 앉으며 놀라고

이군악; [쉽게 잠들기는 틀렸으니 제가 한번 뇌룡연에 들어가보겠습니다.] 알몸으로 일어나고. 당가연은 그 옆에서 옷가지로 몸을 가리며 올려다 보고

당가연; [하지만 뇌룡연은 너무 깊어서 위험부담이 큰데...]

이군악; [철들 때부터 바다에서 자맥질을 하며 자란 몸입니다.] 웃으며 다이빙 대같은 석대 끝으로 라고

이군악; [그러니 걱정하지 마시고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휙! 다리부터 뛰어내린다

슈욱! 물방울을 거의 튕기지 않고 다리부터 입수한다

원형의 파문만 남기고 사라지는 이군악.

당가연; (물방울을 거의 튕기지 않고 입수했어.) 옷가지로 앞을 가린 채 앉아서 연못을 내려다 보고

당가연; (어쩌면 이공자 덕분에 벽력당의 가전무공도 복구할 수 있게 될지 모르겠다.) 흥분한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진룡이에게 제대로 된 무공을 가르쳐주었을 뿐 아니라 벽력당의 무공마저 복구해준다면 내 여생을 이공자를 위해 바쳐야겠지.> 연못을 내려다보는 당가연

 

#183>

수직의 깊은 수중 동굴.

슈욱! 다리부터 아래로 해서 잠수하는 이군악. 눈을 치뜨고 있고

이군악; (정말 깊다.)

이군악; (벌써 백장(百丈;300미터) 가까이 내려온 것같은데...) (절영도에서 자랄 때도 이렇게 깊이 잠수한 적은 없었다.)

이군악; (잠수에는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해온 나지만 이제 슬슬 힘들어진다.) 뿌글 뿌글 입과 코로 공기 방울 흘리며 인상 조금 쓰고

이군악; (이렇게 깊은 연못 속에 누군가 흔적을 남기는 게 가능했을까?)

이군악; (뇌룡연에 벽력당의 기원과 관련된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건 어쩌면 가문의 위광(威光)을 높이기 위해 지어낸 이야기일지도...) + [!] 생각하다가 흠칫! 하며 아래를 보고

아래쪽 어둠 속에 용의 형상을 닮은 무언가가 있다.

이군악; (요... 용?) 경악 긴장하지만

쿵! 어둠 속에서 드러나는 모습. 진짜 용이 아니라 꿈틀거리며 승천하려는 형상의 용 조각이다. 청동으로 만들었고 크기는 3미터쯤이다.

이군악; (용 형상의 조각이었구나.) 휘익! 안도하며 용의 조각상 앞으로 내려서고

이군악; (드디어 뇌룡연의 바닥에 닿았는데...) 슥! 먼지가 두껍게 깔려있는 바닥에 내려서고

이군악; (청동으로 만든 용의 형상이다. 재질이 구리라서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원형을 유지하고 있고...) 앞쪽에 서있는 용의 조각상을 살피고

용의 앞발이 벼락 형상의 조각을 쥐고 있다.

이군악; (앞발로 벼락을 쥐고 있는 걸 보면 벼락을 관장하는 뇌룡(雷龍)일 텐데...) 벼락 형상을 올려다 보고

이군악; (이 조각상 때문에 뇌룡연이라는 이름이...) + [!] 눈 번뜩이며 용이 쥐고 있는 벼락 형상을 올려다 본다

벼락 형상에 빼곡이 적혀있는 글자들

이군악; (벼락에 글이 적혀있다.) 슈우! 다시 떠올라 벼락 형상으로 가까이 가고

이군악; (이 글들이 아마도 벽력당을 있게 한 벽력진결(霹靂眞訣)일 테지.) 용의 앞발을 잡고 서서 벼락에 적힌 글을 읽는다. 그러다가

이군악; [!] 눈 부릅뜨며 놀라고

이군악; (대... 대단하다!) 경악의 표정으로 벼락의 형상에 눈을 바짝 갖다 대고 읽는다

이군악;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이 비결대로라면 수련하면 순수한 뇌기(雷氣)를 형성하여 몸속의 모든 사악하고 더러운 것을 소멸시킬 수가 있다.) 흥분

이군악; (궁극적으로 일체의 살기(殺氣)를 소멸하여 부처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것인데...) + [!] 생각하다가 무언가 깨닫고

이하 회상. #117>에 나온 사존의 말이다.

 

사존; [번뇌인을 수련하면 매 단계마다 필연적으로 주화입마를 겪어야하는 이유가 궁금하겠지.] 히죽 웃고

사존; [주화입마의 원인은 번뇌인이 내공(內功)이 아니라 살기(殺氣)를 뭉쳐서 적을 죽이는 무공이라는데 있다.]

사존; [날카로운 칼이 있다고 치자.] [그 칼이 남을 죽일 수도 있지만 자칫 자기 살도 벨 수가 있지 않겠느냐?]

사존; [남을 해치려는 악의(惡意)는 필연적으로 자신의 몸과 마음도 해치게 되는 법이다.] 엄숙하게

회상 끝.

 

이군악; (기... 기연이다!) 흥분

이군악; (나는 사존으로부터 번뇌인의 수련비결을 얻었지만 주화입마를 우려해서 본격적으로 수련은 못해오고 있었다.) 벼락에 새겨진 글을 읽으며 흥분

<그냥 비슷하게 흉내만 낼 수 있는 정도인데...> 자신이 신무곡에서 어깨에서 돋아난 가느다란 번뇌인으로 패륵의 얼굴에 상처를 내던 장면 떠올리는 이군악. 당시 이군악은 흡혈창을 쥐고 그 흡혈창에서 일어나는 벼락에 몸이 타들어가고 있었다.

이군악; (벽력진결을 응용하면 살기를 일으키자마자 소멸시키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군악; (즉, 번뇌인을 부작용 없이 구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군악; (당부인과 진룡이를 위해 뇌룡연에 내려왔는데...)

<결과적으로 나 자신을 위해 내려온 셈이 되었구나.> 어둠 속에서 몸이 반딧불같이 빛나면서 벼락에 새겨진 글을 읽는 이군악의 모습 배경으로 이군악의 생각 나레이션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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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연기를 뿜어내는 높은 화산을 등지고 펼쳐진 폐허. 원래는 엄청 넓고 수많은 건물들이 있는 화려하고 웅장한 장원이었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건물들이 불에 탔거나 무너져 잡초 속에 방치 되어 있다. 허공에는 까마귀들이 몇 마리 나돌고 있고

<-벽력당(霹靂堂)> 위 폐허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뇌진룡; [어머니!] 울부짖으며 달려오는 소년. 나이는 11-12살 정도. 아주 영특하게 생겼다. 당가연의 아들이며 벽력당의 후계자. 뇌진룡 뒤로는 노인과 늙은 하녀가 허둥대며 달려오고 있고

폐허로 들어서는 이군악과 당가연. 당가연은 죽립을 쓰고 있다가 죽립을 벗으려 한다

뇌진룡; [어머니!] 와락! 울부짖으며 달려와 당가연의 품에 안긴다

뇌진룡; [어디 갔다 오셨어요? 진룡(眞龍)이를 두고 어딜 가셨었냐구요?] 당가연을 끌어안고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며 운다. 뇌진룡은 아직 어려서 얼굴이 당가연의 가슴 정도에 오고

당가연; [미안하다 진룡아. 엄마가... 엄마가 잘못 했어.] 아들을 끌어안고 같이 울고

당가연; [다시는... 다시는 널 두고 어디 가지 않으마.] 아들을 끌어안고 쓰다듬으며 우는 당가연. 가까이 다가온 늙은 하인과 나이 든 하녀도 소매로 눈물 닦고

이군악; (저 녀석이 벽력당의 소가주였던 뇌진백과 당부인 사이의 아들인 뇌진룡(雷眞龍)...) 끌어안고 우는 모자를 보며 생각하고

<당부인은 친정인 사천당문의 정보망을 통해서 패륵이 신무곡에 도사리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뇌진룡을 안고 우는 당가연의 모습 배경으로 이군악의 생각

<그러다가 뇌진룡이 자라서 어느 정도 앞가림을 하게 되자 남편과 딸의 복수를 시도했던 것이다.> 뇌진룡의 모습을 배경으로 이군악의 생각

이군악; (당부인 입장에서는 남편이나 시댁 식구들이야 그렇다 쳐도 어린 딸의 복수는 하지 않을 수가 없었겠지.)

이군악; (그래도 어린 아들 때문에 복수를 미뤄왔었지만...) 이제는 좀 울음을 그친 뇌진룡이 고개를 들어 당가연을 올려다보는 모습을 보고. 당가연은 그런 뇌진룡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소매로 닦아준다.

<아들이 어느 정도 자라고 자신의 보잘 것 없는 무공으로는 더 이상 아들을 가르칠 수도 없게 되자 복수를 결행했던 것이다.> 아들을 안고 이군악 쪽으로 돌아서서 소개하려는 당가연의 모습 배경으로 이군악의 생각. 뇌진룡도 호기심에 찬 표정으로 이군악을 보고

뇌진룡; [뇌진룡이 은공(恩公)께 인사올립니다.] 의젓하게 포권하고

이군악; [은공이라니 어색하구만...] 웃으며 다가가고

이군악; [나이 차이도 일곱 살 밖에 나지 않으니 형이라 불러라.] 뇌진룡의 어깨를 다독이고

뇌진룡; [예 형님...] 수줍어하고. 당가연은 그 뒤에서 소매로 눈물 닦으며 이군악을 보고 있고

뇌진룡; [어머니 말씀으로는 형님의 무공이 절세적(絶世的)이라고 들었어요.] 뭔가 갈구하는 표정으로 올려다 보고

이군악; [절세적까지는 아니고... 남에게 맞고 다니지 않을 정도는 된다.] 뇌진룡의 어깨 다독이며 당가연을 힐끔 보고

얼굴 약간 붉힌 채 기대에 찬 표정으로 보는 당가연

이군악; (내게 바라는 바가 있군.) 쓴 웃음

이군악; (무림에 모습을 드러낸 이상 언제 사부가 들이닥칠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래서 똥줄이 타긴 하지만 벽력당에서 며칠 지내다 떠나야겠다.)

이군악; (이놈으로 하여금 가엾은 어머니를 지킬 수 있게 해주려면...) 자기를 올려다보는 뇌진룡의 머리를 쓰다듬고. 헌데

허공에 떠도는 까마귀들 크로즈 업

까마귀의 새카만 눈을 크로즈 업. 그리고

그 까마귀의 눈에 비치는 장면. 이군악이 뇌진룡에게 무어라 하는 장면이다.

 

#175>

험준한 바위산. 사존이 무공 수련중인 그 산. 여전히 우중충한 날씨. 산 위의 하늘에 까마귀 떼가 많이 떠돌고 있다.

플 한 포기 나있지 않은 음침한 계곡. 그 계곡 주위로 까마귀 떼들이 모여들고 있고. 까마귀들은 입에 입에 도토리, 머루, 다래같은 열매들을 물고 있다.

계곡 끝에 자리한 동굴. 동굴 주변으로 까마귀 떼들이 수없이 앉아있다. 날아가고 날아오는 놈들도 있고. 날아드는 까마귀들은 동굴 앞에 물고 온 열매들을 떨군다. 동굴 입구에는 열매들이 수북하게 쌓여있고.

 

동굴 끝. 연못가에 앉아서 연못을 들여다보는 사존

연못에 떠오르는 장면. 바로 이군악이 뇌진룡의 어깨를 다독이며 무어라 하는 장면이고

그런 이군악의 손에 투명한 귀마신갑이 끼워져 있는 것 크로즈 업

사존; [흐흐흐! 드디어 찾았다 요놈!] 살벌하게 웃고

사존; [아무렴 배교의 교주였던 노부가 네놈 정도를 못 찾아낼 줄 알았느냐?]

사존; [이군악! 네놈이 귀마신갑을 버리지 않는 한 어디에 있든지 노부의 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광기로 번들거리는 눈

사존; [조금만 기다려라.] [노부를 손가락 병신으로 만든 대가를 치루게 해줄 테니...] 이빨 드러내며 웃는 사존의 모습 크로즈 업. 손가락이 잘린 오른손을 들어보면서

 

#176>

저녁 무렵. 폐허가 된 벽력당의 모습

폐허 사이에 온전히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어느 건물. 돌로 지어져 육중해 보인다. 문도 철문이고. 그 건물 앞에서 두 손 비비며 초조하게 왔다 갔다 하는 당가연

<우선 아드님의 임독이맥(任督二脈)을 타통 시켜드리겠습니다.> 이군악이 하던 말을 떠올리는 당가연

당가연; (임독이맥...) (생사현관(生死玄關)이라 불릴 정도로 타통 시키는 게 어렵고 위험한 경맥이 임독이맥이다.)

당가연; (하지만 일단 임독이맥이 뚫리면 아무리 공력을 써도 지치지 않게 된다.) (그래서 무림인이라면 꿈에라도 임독이맥이 타통 되기를 바라는데...)

당가연; (임독이맥만 타통 되면 룡아의 무공은 비약적으로 증진 될 것이다.) (그럼 비록 벽력대장경을 잃어버리긴 했어도 룡아의 대에 우리 벽력당은 다시 부흥할 수 있다.)

당가연; (제발 무사히 룡아의 임독이맥을 타통 시켜주시기만 하세요 이공자.) (그럼 절대 서운하지 않게 보답을 해드릴 테니...) 얼굴 발그레

 

#177>

건물 내부. 어둑한 데. 이군악과 뇌진룡이 일렬로 앉아있다. 상체를 벌거벗은 뇌진룡이 이군악의 앞에 등을 보인 자세로 책상 다리를 하고 앉아있고. 그런 뇌진룡의 뒤에 이군악이 앉아서 한손을 뇌진룡의 등에 붙이고 있다. 둘 다 눈을 감고 있고

쿠오오! 두 사람의 몸에서 강한 열기가 뿜어져 나온다. 둘 다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는데 특히 뇌진룡의 자그마한 몸은 땀이 줄줄 흘러내린다. 니진룡의 한쪽 어깨에는 벼락의 형상이 문신으로 새겨져 있다. 이 문신은 벽력당의 상징이다.

이군악; (이놈은 지금까지 제대로 된 무공을 가르쳐줄 스승을 만나지 못했었다.) (패륵이 무서워서 누구도 벽력당의 후손인 이놈과 엮이지 않으려고 한 때문이다.)

이군악; (어쩔 수 없이 당부인이 직접 이놈에게 무공을 가르쳐줄 수밖에 없었는데....) 징징! 진동하는 이군악의 손.

이군악; (문제는 당부인이 무공 방면에는 그다지 재능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군악; (그래서 당부인은 남편으로부터 배운 벽력당의 내공심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눈 감은 채 오만상 쓰고

이군악; (그런 당부인에게 무공을 배운 탓에 이놈이 익힌 내공심법에는 하자가 많았고 당연히 무공이 제대로 늘 수가 없었다.) 비지땀을 흘리며 고통스러워하는 뇌진룡.

이군악; (그나마 이놈은 제 엄마와 달리 자질이 제법 뛰어나다.) 툭! 투툭! 그런 뇌진룡의 몸으로 핏줄이 툭툭 불거지고

이군악; (임독이맥을 타통 시켜주고 제대로 된 무공 몇 가지만 가르쳐주면 금방 어느 정도 경지에는 이를 수 있을 것이다.) 우둑! 우두둑! 몸에서 소리가 나며 몸이 좀 자라는 분위기가 되는 뇌진룡의 모습

이군악; (다만 내공심법을 잘못 익히고 있는 탓에 임독이맥을 타통 시켜주는 게 생각보다 더 까다롭다.) 찡그리고. 비지땀을 흘리며

이군악; (그래도 그럭저럭 임독이맥은 거의 다 뚫려간다.) 지지징! 뇌진룡의 등에 댄 이군악의 손바닥이 진동하고

이군악; (대신 내 내공은 거의 반갑자 가까이 감소되었지만...) 감았던 눈을 부릅뜨고. 순간

펑! 뇌진룡의 몸 속에서 강한 폭발이 일어나는 모습이 되고

뇌진룡; [컥!] 피를 왈칵 토하며 앞으로 쓰러지려 한다. 이군악의 손바닥이 뇌진룡의 등에서 떨어지고

턱! 앞으로 쓰러지려다가 손으로 앞을 짚어 쓰러지는 건 면하는 뇌진룡

[끄윽...] 한손으로 앞쪽의 바닥을 짚은 채 피를 게워내는 뇌진룡. 그 뒤에서 소매로 이마의 땀을 닦는 이군악

이군악; [걱정하지 마라. 임독이맥에 쌓여있던 나쁜 피와 울혈이 밀려나온 것뿐이니..] 소매로 이마의 땀을 닦으며

뇌진룡; [감... 감사합니다 형님.] 헉헉. 팔뚝으로 입가의 피를 닦으며 다시 책상다리를 하고

이군악; [기경팔맥(奇經八脈)을 따라 진기를 움직여 봐라.]

뇌진룡; [예...] 다시 가부좌를 틀고 눈을 감고

츠츠츠! 뇌진룡의 몸에서 열기가 다시 일어나고

이군악; [진기의 움직임이 어떤지 말해봐라.]

뇌진룡; [생각하는 즉시 진기가 움직입니다. 온몸의 경맥이 뻥 뚫려있어서 막힘이 없고...] 눈 감은 채 흥분해서 말하고

이군악; [임독이맥이 순조롭게 타통 되었다는 증거다.] [이제 넌 보통 사람보다 최소한 배 이상 빠르게 공력이 증진될 것이다.]

뇌진룡; [형님의 은혜를 무얼로 갚을지...] 흥분

이군악; [빨리 강해져서 자당을 네 손으로 지켜 드리거라. 그게 네가 내게 진 신세를 갚는 길이다.] 엄숙하게

뇌진룡; [예...]

이군악; [지금부터 내가 진기를 이끌어 주는 경로를 잘 기억해라.] 슥! 다시 손을 뻗어 뇌진룡의 등에 손을 댄다.

이군악; [바로 그 경로가 소림사 칠십이절기중 하나인 무량심법(無量心法)을 수련하는 방법이다.] 지지징! 뇌진룡의 등에 댄 이군악의 손이 진동하고

뇌진룡; (소... 소림사 칠십이절기 중 하나인 무량심법을 배울 수 있게 되다니....!) 흥분

이군악; [집중해라. 딴 생각하지 말고!]

뇌진룡; [죄... 죄송합니다.] 눈 감고 집중하고

츠츠츠 두 사람의 몸이 다시 열기에 휩싸이고. 이군악은 눈을 감지 않았다.

이군악; (제법 적응이 빠르다.) 감탄

이군악; (진기를 그저 일주천(一週天) 시켜주었을 뿐인데 대부분의 경로를 외워서 스스로 진기를 운용하고 있다.)

이군악; (이 정도 진도면 며칠 내에 안심하고 벽력당을 떠날 수 있겠다.) 생각하고. 그러다

[!] 눈을 번뜩이며 뇌진룡의 등을 보고

뇌진룡의 어깨에 새겨진 벼락의 문양

이군악; (저 벼락 형상의 문양...)

이군악; (인위적으로 새겨 넣은 문신인데...)

<아마도 벽력당의 자손임을 상징하는 표식이겠구나.> 두 사람의 모습을 배경으로 이군악의 생각 나레이션

 

#178>

밤. 벽력당. 폐허에 있는 온전한 건물들 몇 채에 불이 밝혀져 있다.

어느 건물. 이군악의 거처

침대에 잠옷 차림으로 누워 뇌신환을 보는 이군악.

<본좌가 천마총에서 본좌 몫으로 챙겼던 뇌신건(雷神鍵)을 줄 테니 본좌를 좀 도와다오.> 뇌신환을 보며 패륵의 말을 떠올리는 이군악

 

<뇌신건을 쓰면 하늘과 땅 사이에서 가장 강력한 힘인 벼락을 마음대로 끌어다 쓸 수 있다.> 신무곡의 지하 광장에서 가슴이 흡혈창에 궤뚫린 채 얼굴 아래 부분의 몸이 얼음에 들어있는 채 말하던 패륵의 모습. #165>의 장면

<그래서 뇌신(雷神)의 열쇠(鍵)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이 뇌신건으로 끌어내린 벼락에 맞으면 금강불괴라 해도 한줌의 재가 되어 버린다.> 위 장면의 연속

 

이군악; (아직 시험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이 반지에 벼락을 조종하는 힘이 있다는 건 사실일 것이다.)

이군악; (하늘에서 떨어지는 벼락에는 인간이 만든 무공으로는 결코 흉내낼 수 없는 막강한 위력이 실려 있다.) (잘만 사용하면 천하무적이 될 수 있겠지만...)

다시 패륵의 말을 떠올리는 이군악.

 

<물론 끌어내린 벼락으로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가는 별개의 문제이지만...> 만년한옥에서 내려와 우뚝 선 채 음산하게 웃던 패륵의 모습. 가슴에서 흡혈창이 제거된 후의 모습. 흡혈창이 박혀있던 가슴의 상처는 눌어붙어 있고. 그자의 머리 위에서는 반투명한 촉수에 양쪽 발목이 묶인 당가연이 거꾸로 매달려 있다. 치미가 걷혀져 아랫도리가 그대로 드러난 모습. #166>의 장면이다.

 

이군악; (패륵의 그 말이 마음에 걸린다.) 찡그리고

이군악; (뇌신건을 잘못 쓸 경우 사용자 자신이 벼락에 맞을 수도 있다는 의미 같았고...) (그래서 지금까지 시험해볼 엄두를 못내 왔다.)

이군악; (정말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굳이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뇌신선을 쓸 이유는 없는데...) 반지의 안쪽을 살피고

반지의 안쪽에 얼룩같은 것이 있다.

이군악; (뇌신건의 안쪽에 얼룩같은 것이 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는데....) 눈에 가까이 대고 들여다 본다. 눈을 찡그린 채

이군악; (시력을 극한까지 높여서 살펴보니 놀랍게도 수백자의 글이었다.) 확대된 반지의 안쪽 모습. 아주 작은 글이 빼곡이 적혀있다.

이군악; (깨알을 다시 수십번 쪼갠 정도로 작은 글씨들인데... 새겨져 있는 상태를 보면 그리 오래전에 새긴 것이 아니다.)

이군악; (그렇다는 건 이 극미(極微)한 글을 뇌신건 안쪽에 새겨놓은 것이 천마대종사가 아니라 패륵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

이군악; (틈틈이 해독해본 결과에 의하면 이 글들은 어떤 무공의 일부다.)

이군악; (패륵은 왜 불완전한 무공 비결을 뇌신건 안에 새겨놓은 것일까?) (혹시 다른 칠대마병에도 뇌신건처럼 무공 비결이 숨겨져 있는 건 아닐까?)

이군악; (이럴 줄 알았으면 흡혈창도 자세히 살펴보는 건데...) 생각할 때

<공자! 주무시는지요?> 밖에서 들리는 음성

이군악; (당부인을 도와서 뇌진룡을 키워온 벽력당의 노복(老僕)이로군.) + [아니오. 아직 잠들지 않았소.] 침대에서 일어나고

<그러시다니 열화창(熱火廠)으로 모시겠습니다.>

이군악; (열화창?) 의아해하며 침대에서 내려온다. 뇌신건을 왼손 가우데 손가락에 끼며

 

건물 밖으로 나오는 이군악. 잠옷 차림에 신을 신었다. 건물 밖에는 노복이 기다리고 있고

노복; [쉬시는 데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굽신

이군악; [괜잖습니다. 헌데 열화창에 무슨 일이 있습니까?] 나오며 문 닫고

노복; [마님께서 열화창의 상태를 공자께 보여드리고 싶으시다며 먼저 가셔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이군악; (이 밤중에 뜬금없이 열화창 상태를 보여주겠다니...) + [그랬군요.]

노복; [노복을 따라오시지요.] 돌아서서 간다

이군악; (열화창이 누군가에게 털렸다는 얘기는 했는데...) 따라가고

이군악; (텅 비어있는 거기를 굳이 보여줄 이유가...) + [!] 생각하다가 깨닫고

이군악; (화기와 폭약들을 보관하는 장소인 열화창은 벽력당 내에서도 가장 은밀한 곳이다.) (그 열화창에서 기다린다는 건...) 침 꿀꺽! 삼키고

이군악; (어쩌면 오늘 밤 소원 성취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음험하게 웃고

 

#179>

여전히 밤. 벽력당 뒤의 화산.

그 화산 아래의 높은 절벽. 벽력당 뒷부분과 맞닿아있다.

절벽 아래에는 직사각형으로 가다듬어진 동굴이 있고 그 동굴 위쪽에 <熱火廠>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그리고 동굴 주변에는 수많은 돌기둥과 강철 기둥이 반원형을 이루며 서있다. 기둥들이 이루고 있는 반원형은 수십겹인데 기둥들은 높은 것은 몇 미터, 작은 것은 사람 키보다 작다. 이 기둥들이 펼쳐져 있는 범위는 상당히 넓다. 직경이 수백미터 정도. 헌데 돌기둥과 강철 기둥들 중에는 부서지고 쓰러진 것들이 있다. 마치 무언가가 길을 내듯이 기둥들을 쓰러트려서 기둥들이 이룬 반원형의 진형을 무너트리고 있다.

쓰러지고 부서진 기둥들 사이를 걸어가는 노복과 이군악

이군악; (돌과 강철로 만들어진 이 기둥들...) 둘러보고

이군악; (아마도 열화창을 지키던 기문진법이었을 것이다.)

이군악; (헌데 누군가 진법을 깨트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기둥들이 무너지며 생긴 통로를 살펴보고.

이군악; (이런 기문진법은 힘으로 깨트릴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리고 패륵은 오직 무공 수련에만 매진해온 탓에 기문진법에는 거의 문외한이다.)

이군악; (당연히 이 기문진법을 깨트리고 들어가서 벽력당이 누대(累代)에 걸쳐 축적해놓은 폭약과 화기를 빼낸 장본인은 패륵이 아니다.)

이군악; (아마도 침독과 아극파 중 한명일 텐데...) 침독과 아극파를 떠올리고

이군악; (막대한 양의 폭약을 손에 넣은 게 둘 중 어떤 인간이든 간에 악용(惡用)될 건 분명하다.)

이군악; (뭐 조만간 무림에서 영영 사라져버릴 나와는 관계가 없는 일이긴 하지만...)

노복; [다 왔습니다 공자.] 기둥들 사이를 빠져나가며 말하고. 흠칫! 하며 앞을 보는 이군악

노복; [저곳이 열화창의 입구입지요.] 앞을 가리키고.

두 사람의 이십여미터 앞쪽에 동굴이 있다. 동굴 입구는 직사각형으로 잘 가다듬어져 있고. 그 안쪽에 육중한 철문이 있었지만 철문의 한쪽이 깨져 있다.

깨진 철문 크로즈 업

이군악; (누군가 강제로 철문을 깨트리고 들어갔군.) 노복과 함께 그 동굴로 다가가며 눈을 번뜩이고

노복; [비록 누대에 걸쳐 축적해놓았던 폭약과 화기들은 모두 빼앗겼지만 열화창에는 여전히 여러 가지 비밀이 많이 숨겨져 있습지요.] 동굴 입구로 다가가며

노복; [저희 벽력당이 세워진 비밀이 열화창 안에 숨겨져 있다고 하는데...] [전대 가주께서 패륵에게 변을 당하시면서 그 비밀도 함께 사라졌지요.]

노복; [주모님께서 수시로 열화창에 들어가 비밀을 알아내려 하시지만 지난 십삼년간 별무소득이었습니다요.]

이군악; [그럼 오늘밤에도...]

노복; [아마 공자님을 기다리시면서 그 비밀을 찾고 계실 것입니다.] 입구에 멈춰서고

노복; [노복은 열화창 안에는 발을 들일 수가 없습니다.] [여기서부터는 공자님 혼자 들어가셔야만 합니다.]

이군악; [그러지요.] 끄덕이고

이군악; [수고하셨습니다.] 말하며 안쪽으로 들어가고

곧 사라지는 이군악

노복; (열화창에는 오직 본가의 직계 가족과 그 배우자들만이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는 굳이 할 필요 없겠지.) + [영차!] 입구 근처의 쓰러진 기둥에 걸터앉고

노복; (이공자에게는 곧 자격이 생길 테니...) 의미심장하게 웃고

노복; (십삼년...) (결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마님은 벽력당을 지키기 위해 그야말로 고군분투해오셨다.) 하늘 보고

<돌아가신 소가주님께서도 마님이 그만 고생하시고 행복해지는 것을 바라시겠지.> 동굴 입구를 지키듯이 앉아서 하늘 보는 노복의 모습을 배경으로 노복의 생각

 

#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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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경치 좋은 강변에 자리한 주점. 오가는 사람과 마차들이 많고. 주점 앞에는 주차된 마차와 여물이나 물을 먹고 마시는 말들도 많다. 사람들 많이 드나들고

주점 내부. 사람들 북적. 대부분 남자들이다. 무림인들과 상인들. 젊은 점원 두 세명. 뚱뚱한 주방장, 카운터를 보는 늙은 노인

점원을 포함한 주점 안의 사내들 힐끔거리며 구석진 자리를 본다. 강이 보이는 창가 자리에 죽립을 쓴 설지가 앉아서 국수를 먹고 있다. 그냥 죽립이 아니라 여자들이 쓰는 평립이다. 평평한 죽립에 테두리에 비단 천을 두른. 평립이 커서 쓰고도 국수를 먹을 수 있고 설지의 얼굴도 드러나 보인다. 허리에 검을 한 자루 차고 있지만 길지 않다.

<미모 한번 죽이는군.> <절세가인이라는 표현은 저 여자에게 어울리겠어.> 주변 사내들 헤벌레 해서 설지를 보고

<작업 한번 걸어볼까?> <이럴 기회가 아니면 언제 저런 절세가인과 말을 섞어보겠어?> 멀지 않은 자리에 무림인들로 보이는 자들이 네 명 앉아서 설지를 보며 눈을 희번덕이지만

<아서게나. 허리에 검을 차고 있는 거 안보이나?> <연약해보여도 무림의 여걸인 게 분명해!> 다른 자들이 말리고

설지의 허리에 차고 있는 검

<무림의 여걸은 무슨... 보아하니 검도 그냥 장식용인 것같은데...> 그래도 고집을 부리며 일어나려는 사내1.

<내 현란한 말빨을 발휘할 기회가 왔군. 어떻게 저 소저를 홀라당 넘어가게 만드는지를 잘 보라구> 일어서는 사내1. 하지만 그 직후

[!] 움찔! 하는 그자.

조용히 그림처럼 앉아서 국수를 먹는 설지. 왼손으로는 저고리 가슴 부위를 눌러 국물이 묻지 않게 조심하며

스으! 주변의 사물이 모두 흐릿해지고 오직 설지의 모습만 뚜렷하게 보인다

<이게 무슨...> 숨이 턱 막히는 사내1

<저 여자 외에는 모든 게 흐리게 보인다. 마치 나조차도 허깨비인 듯이 느껴지고...> 비틀! 하는 사내1

털썩! 다시 자리에 주저앉는 사내1

[왜 그래?] [그 좋던 기세는 어디로 간 거냐?] 다른 놈들 놀리고. 하지만

사내1; (다른... 다른 세상의 존재처럼 느껴지는 여자다.) (아무리 잡으려 해도 잡을 수 없는 신기루 같기도 하고...) 넋이 나가 설지를 보고

국수를 먹으며 조금 웃는 설지. 그때

<보고 드립니다 소저.> 누군가의 전음이 설지에게 들리고

설지; <말씀하세요.> 국수 먹으며 고개를 조금 끄덕이고. 설지는 내공을 쓸 수 없지만 텔레파시로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말할 때도 입은 움직이지 않고

<개방에서 보내온 전서구에 의하면 이군악은 대파산을 넘어 호남성(湖南省)쪽으로 진입했다고 합니다.>

설지; <이공자가 사천성을 떠나 호남성으로 북상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요?> 국수를 먹으면서 묻고

<동행이 있는데... 아마 그 동행 때문에 호남성으로 발길을 돌린 듯합니다.>

설지; <동행은 여자겠군요.> 한숨 쉬며 젓가락질을 멈추고

<예... 벽력당의 소가주였던 뇌진백의 미망인 당가연과 동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설지; <그럼 이공자의 목적지는 벽력당이겠네요.> 다시 건성으로 젓가락질하며

<일단 당가연을 벽력당까지 데려다주는 것이 목적인 듯한데... 그후의 행보에 대해서는 짐작을 할 수가 없습니다.>

설지; <개방의 도움을 받아서 이공자의 행적을 예의주시하도록 하세요. 일단 이공자와 접촉하면 제가 어떻게든 해볼 테니까요.>

<그리하겠...> 말하다가 갑자기 끊기고

설지; [...] 멈칫! 젓가락질 멈추고

[...] 고개 조금 숙이고 무언가 생각하는 설지. 잠시 후

<조... 조심하십시오 소저!> 다시 들리는 음성. 극도의 긴장

<그 주점으로... 무시무시한 살성(殺星)이 접근하고 있습니다.>

설지; <살성이라면...>

<야... 야차서시(夜叉西施)가 지금 그곳으로 들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들리는 음성에 고개를 들어 입구쪽을 보는 설지

입구로 들어서는 어떤 여자의 뒷모습. 긴 백발을 흩날리는데 차림새가 아주 특이하고 도발적이다. 속이 훤히 비치는 하늘거리는 엷은 옷을 걸쳤는데 그나마 속옷을 안 입고 있다. 그 때문에 몸매와 엉덩이 등이 그대로 드러나고. 선녀같은 복장이라고 보면 됨. 실제로 선녀들이 몸에 두르고 있는 띠같은 것도 허공에 떠서 하늘거리고. 이 여자는 바로 우내사천 중 야차서시

[헉!] [오오!] 주점 안의 모든 사내들 입이 쩍 벌어지고. 입구쪽을 본다.

쿵! 문을 열고 들어서는 야차서시의 앞모습. 얇은 치마는 여러 조각으로 갈라져서 아랫도리가 들여다보이고. 발에는 굽이 있는 꽃신을 신었다. 상체에는 얇고 헐렁한 저고리를 걸쳤는데 저고리 섶이 벌어져 젖가슴 골짜기가 드러나 있고. 옷 속에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아 젖가슴 형태와 사타구니 형태까지 고스란히 드러나 보인다. 요녀같은 차림이지만 얼굴은 전혀 그렇지 않다. 백발을 흩날리는데 얼굴은 그림에서 빠져나온 듯 아름답다. 다만 표정이 없고 눈빛이 아주 살벌하다. 마녀같은 분위기. 이 여자가 사존이나 혈나한에 필적하는 고수임을 주의. 왼쪽 손목에는 헐렁한 팔찌를 차고 있는데 오색의 가느다란 줄을 여러번 감은 형태의 팔찌. 이 팔찌가 천마대종사가 남긴 칠대마병중 단맥편이다. 무엇이든 잘라버리는 날카로움을 지녔다.

설지; (저... 저분이 사부님들과 함께 우내사천으로 꼽히는 야차서시!) 숨을 멈추고. 젓가락을 내려놓으면서

<무산(巫山) 신녀문(神女門) 출신이라 영원히 늙지 않는 미모를 지녔는데 술법과 용독술 방면에서는 천하무적이라던가?> 젖가슴 출렁이며 걸음 옮겨서 주점 안으로 들어오는 야차서시를 배경으로 설지의 생각. 주점 안의 모든 사내들과 주방장, 점원들도 놀라서 보고 있고

얇은 옷 속에서 출렁이는 야차서시의 육중한 젖가슴

찢어진 치마 속에서 다리가 움직이고 사타구니 형상도 들여다 보이고

[죽... 죽인다!] [우...우물이로군.] [저... 저 젖통 출렁이는 것 좀 봐!] 설지 주변의 사내들 모두 눈이 벌개져서 헐떡이고. 점원들도 헤벌레. 그자들 반응에 눈 치뜨는 설지

설지; (위험해!) 눈 치뜨고

설지; (야차서시님은 무공과 술법이 절세적일 뿐 아니라 남자들에 대한 극도의 혐오를 품고 있다고 들었다!)

설지; (빨리 경고하지 않으면 이 주점 안의 사내들은 살아날 수가...) 일어나려 하는데.

멈칫! 걸음을 멈추는 야차서시의 발. 이어

야차서시; [하여간...] 화악! 찡그리는 야차서시의 머리카락이 허공에서 춤을 추고.

설지; (늦었어!) 슥! 난감해하며 다시 자리에 주저앉고. 그때

야차서시; [내 몸뚱이를 그렇게 욕보이고 싶으냐?] 주변 둘러보며 살벌하게 말하고

[소... 소저는 뉘시오?] [소저같은 미인은 난생 처음 보오.] [방명을 알려주실 수 없소?] 주변의 사내들 혼망 가서 헐떡이는데

야차서시; [내 몸뚱이를 대상으로 더러운 욕정을 품었으니 죽어 마땅하다.] 딱! 살벌하게 이를 갈며 손가락을 퉁기고. 순간

펑! 펑! 투학! [크악!] [케엑!] 처절한 비명. 몸의 어딘가가 터져서 죽는 사내들. 눈이 튀어나와 죽기도 하고 아랫도리가 터지기도 하고. 머리가 터지기도 하고. 손님들뿐 아니라 점원들도 눈이 튀어나오거나 머리가 터져서 죽는다

[!] 손을 슬쩍 드는 설지. 그런 설지의 몸 주위로도 피가 난무하지만

설지의 몸 주위에 이른 피와 살 파편들은 정지한다. 설지가 앉아있는 탁자와 그 주변이 보이지 않는 막에 방호된 모습이고

퍼억! 털썩! 몰살당해 죽는 주점안의 손님들. 살아남은 것은 설지를 포함한 여자 몇 명과 카운터에 앉아있던 늙은 주인. 뒤늦게 돌아보는 주방의 주방장등이다.

[꺄악!] [아악!] 살아남은 여자들이 비명. 그년들 주변으로도 머리가 터지거나 눈이 빠진 사내들의 시체가 나뒹굴고 있다. 여자들은 공포에 질려 원래 자리에서 달달 떨고만 있다.

설지; (자신의 몸을 보고 욕정을 품어서 피가 몰린 사내들의 신체 부분을 터트려 죽였다.) 슥! 손을 내리며 한숨 쉬는 설지. 그러자

후두둑! 후둑! 설지의 주변에서 정지했던 피와 살 파편들이 바닥에 떨어진다. 설지가 앉아있는 탁자를 중심으로 3미터 정도는 원형으로 깨끗하다.

야차서시; [흥!] 그런 설지를 슬쩍 보며 코웃음을 치고. 이어

야차서시; [주문받아!] 설지의 자리로 오며 카운터의 늙은 주인에게 말하고, 늙은 주인은 넋이 나가 보고 있고. 주방에서 음식 만들던 주방장도 덜덜 떨고 있고. 주방장은 바빠서 야차서시가 주점에 들어오는 걸 못 봐 살았다.

퍼뜩! 정신 차리는 주인. 주방장도 화들짝 놀라고

주인; [가... 갑니다요!] 허둥지둥 달려오고

야차서시; [오해는 하지 마라.] 드륵! 의자를 뒤로 빼고

야차서시; [네가 앉아있는 이 자리가 그나마 깨끗해서 합석하려는 것이니...] 설지의 맞은편 자리에 앉고

설지; [어서 앉으세요.] 한숨 쉬며 고개 조금 숙이고

야차서시; [그년...] 웃고. 그 사이에 주인은 달려와서 3미터쯤 떨어진 곳에 멈춘다

주인; [무얼... 무얼 준비해 올릴갑쇼?] 두 손 모은 채 바들바들 떨면서

야차서시; [이 집에서 가장 독한 술 한 병만 가져오면 돼!] 휙! 작고 검은 구슬 하나를 퉁겨서 건네주고

주인; [이건... 이건....] 턱! 구슬을 두 손으로 받으며 덜덜

야차서시; [왜? 너희 집에서 가장 비싼 술의 값이 흑진주(黑眞珠) 한 알로는 부족해?] 주인을 노려보고

주인; [그게 아니고... 술값으로 너무 귀한 보물을 주셔서...] 비지땀 + 설지; [챙겨두세요.] 한숨 쉬며 주인에게 말하고

주인; [소저...] 살았다는 듯 설지를 보고

설지; [이 난장판의 뒷처리를 하려면 비용이 적잖게 들 거예요.] 주점 내부를 둘러보고

주인; [말... 말씀은 알겠지만...] 야차서시의 눈치를 보고

설지; [그래도 남는다고 생각하면 향이 강한 요리 하나를 내오세요.]

야차서시; [제법...] 피식 웃고

주인; [잠....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금방 준비해 올리겠습니다요.] 굽신

허둥대며 주방쪽으로 달려가는 주인. 주방장도 덜덜 떨며 보고 있고

설지; [아무쪼록 극락왕생하시길...] 합장하며 옆의 시체를 향해 고개 숙이고

야차서시; [왜?] 그런 설지를 노려보고

야차서시; [내가 벌인 살계(殺戒)가 지나치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살벌한 기운을 뿜어내고

설지; [저 역시 죄(罪)에는 상응(相應)하는 벌(罰)이 반드시 따라야만 한다고 생각해요.] 한숨을 쉬며 합장했던 손을 풀고.

야차서시; [그런데 뭐가 마음에 안드는 것이냐?] 노려보고

야차서시; [저것들이 내 몸에 더러운 욕정을 품는 걸 너도 보지 않았느냐?] 시체들을 손으로 가리키며 이를 갈고. 살기를 뿜어내는 바람에 머리카락이 너울거리고

설지; [죄의 무게와 그로 인해 받는 벌의 무게는 가급적 같아야만 하는 게 아닐지요?] 진지하게 말하고

야차서시; [뭐라?] 노려보고

설지; [죄에 비해 벌이 지나치면 이 세상은 지옥이 되지 않겠사옵니까?]

설지; [하물며 죄에 비해 지나치게 내린 벌은 선배님의 죄가 되어 쌓일 것이옵니다.]

야차서시; [하아...] 기가 막히고

설지; [하늘은 반드시 지은 바 죄의 무게와 받은 바 벌의 무게 사이의 균형을 맞춘다고 들었사옵니다.]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고

설지; [지금까지처럼 지나친 벌로 죄를 쌓아 가시다가는 선배님은 언젠가 가장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죄의 값을 치루시게 될 것이옵니다.]

야차서시; [닥쳐!] 쾅! 손바닥으로 탁자를 내려치며 고함을 지른다. 그러자 탁자 위의 그릇들이 공중부양하듯이 확 떠오르고

펑! 강한 기운이 설지와 설지가 앉아있는 주변으로 확 터져나간다. 두 여자가 마주 앉아있는 탁자를 중심으로 직경 3미터쯤은 변화가 없는데 그 밖으로 탁자와 시체들이 퉁겨져 나가고

[히익!] [악!] 살아남은 여자들 비명

주인과 주방장도 기겁하며 돌아보는데

야차서시; [돼먹지 못한 년! 감히 노신에게 훈계를 해?] 이를 갈며 설지를 노려보고. 그 배경으로 설지 앞에 놓여있던 그릇들이 허공에 떠있다가

스륵! 한숨 쉬는 설지를 배경으로 다시 떨어지는 그릇들. 헌데 깃털처럼 천천히 떨어진다.

야차서서; [노신이 비록 여자는 죽이지 않겠다고 맹세했지만 차라리 죽는 걸 원할 정도로 고통스럽게 할 수 있다는 걸 모르느냐?] 스륵! 툭! 무시무시한 살기를 토해내며 설지를 노려보는 야차서시를 배경으로 다시 안전하게 천천히 탁자에 내려앉는 그릇들

설지; [제가 선배님에게 추호의 죄도 지은 바가 없다는 것은 하늘이 알 것이옵니다.] 손가락으로 하늘을 살짝 가리키고

설지; [이런 저를 고통스럽게 하신다면 고스란히 선배님의 죄가 되겠지요.] 도도하게

야차서시; [하아...] 기가 막히고. 노려본다. 무시무시한 표정. 하지만

설지는 조용히 야차서시를 마주 보고 있고

야차서시; [대체... 대체 너는 어떤 인간이 기른 새끼냐?] 이를 바득 갈고

야차서시; [너 같이 당돌한 년을 제자로 삼아서 제대로 길러낼 수 있는 인간은 천하를 통틀어도....] + [!] 말하다가 무언가 깨닫고 입을 다물고

설지; [세상 모든 사내들을 증오하시는 선배님이시라 해도 저의 사부님께는 죄를 물으실 수 없으실 것입니다.] 조금 웃고

야차서시; [삼비검조!] [넌 무당파의 그 호랑말코가 기른 년이었구나.] 이를 바득 갈며 설지를 노려보고

설지; [독고설지라 하옵니다.] 포권하며 고개 숙이고

설지; [후배가 되바라지게 느끼셨더라도 아무쪼록 너그러이 용납해주시길 바라옵니다.] 고개 숙이고

야차서시; [됐다 됐어!] [어째 예감이 안 좋다 했더니 오늘 일진은 아주 개판이로구나.] 손을 저어 그만하라고 하고

야차서시; [백살을 바라보는 나이에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년에게 훈계나 듣고...] 설지를 흘겨보며 한숨을 쉬고

조금 웃는 설지

야차서시; [더 기가 막힌 건 그런 네년을 어떻게 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주먹 불끈 쥔 채 그런 설지를 노려보고

설지; [결례를 했사옵니다.] 고개 숙이고

야차서시; [마음에도 없는 소리나 해대고..] + [술 안 가져와?] 주방 쪽을 돌아 보며 버럭 고함지르고

주방과 연결된 창문에 등을 보이고 서있다가 깜짝 놀라 돌아보는 주인. 주방장도 주방에서 허둥지둥 음식 만들다가 기겁하며 돌아보고. 주인 앞에는 술병이 얹혀진 쟁반이 놓여있다

주인; [안... 안주가 완성되는 대로 가져다 드리려고...] 식은땀 겁에 질려 더듬거리고

야차서시; [안주 따위 필요없다.] 손을 신경질적으로 젓고. 그러자

주인; [힉!] 퍽! 술병의 마개가 허공으로 튀어올라 기겁하고. 이어

쏴아! 술병에서 술이 분수처럼 치솟았다가 방향을 틀어 야차서시에게로 날아온다

야차서시; [카아!] 입을 딱 벌리고. 그러자

화악! 날아온 술은 야차서시의 입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설지; (격공섭물(隔空攝物)을 숨 쉬듯 자연스럽게 펼치네.) 야차서시가 입으로 술을 빨아들이는 걸 보며 감탄하고

살아남은 여자들도 달달 떨며 보고

츠읏! 그 사이에 주인 앞쪽에 놓인 술병에서 뿜어져 나오던 술이 끊기고

슈욱! 그 술 줄기는 이내 야차서시의 입 속으로 빨려 들어가 사라진다

야차서시; [내가 누군지도 미리 알고 있었겠지?] 소매로 입을 닦으며 설지를 노려보고

설지; [예...] 웃으며 끄덕

야차서시; [그럼 노신이 이 세상에서 첫째, 둘째로 증오하는 인간들이 누군지도 알렸다?] 입가를 닦은 소매를 내리고

설지; [선배님께서 사존 패극천과 혈나한님께 철천지한을 품고 있다고 들었사옵니다.] 고개 조금 끄덕이고

야차서시; [내가 오십여년전부터 간절히 바라온 소망은 그 두 인간을 내 손으로 찢어 죽이는 것이었다.] 이를 바득 갈고

설지; [사존이야 그렇다 쳐도 혈나한님께는 무슨 사연으로 원한을 품게 되셨는지요?]

야차서시; [그건 네년이 알 거 없고...] 얼굴 약간 발개지며 코웃음을 치고

설지; (얼굴이 좀 발개지는 걸 보면 혈나한 사부님과의 사이에 염사(艶事;남녀간에 애정)가 있었겠구나.) 약간 웃고

야차서시; [두 인간 다음으로 노신이 증오하는 게 바로 네년의 사부다.] 이를 바득 갈며 그런 설지를 노려보고

설지; [사부님께서도 선배님께 죄를 지었는가요?]

야차서시; [죄를 짓지 않았기 때문에 얄미워 죽겠다는 것이다.] 탕! 다시 손바닥으로 탁자를 내려치고.

깜짝 놀라는 살아남은 여자들과 주인, 주방장

슉! 탁자가 그대로 한자쯤 아래로 내려앉는다. 얹혀져있던 그릇들이 미동도 않는데 탁자의 네 다리가 바닥으로 쑥 들어간 것

설지; [아둔한 후배가 이제 알겠어요.] 아래로 쑥 들어간 탁자를 보며 말하고

설지; [사부님은 선배님을 보실 때마다 죄를 짓지 말라 권하셨을 테고...]

설지; [선배님은 화가 나면서도 온전히 무죄한 사부님께 시비를 걸 수도 없어서 속이 상하셨겠군요.] 야차서시를 보며 웃고

야차서시; [누가 그 말코 제자년 아니랄까봐...] 흘겨보며 벌떡 일어난다.

야차서시; [네년도 꼴 보기 싫으니 두 번 다시 내 앞에 나타나지 마라.] 스스스! 안개처럼 몸이 흩어지고

설지; [인연이 있으면 다시 만나게 될 테니 후배는 감히 장담을 못하겠사옵니다.] 고개를 조금 숙이고

야차서시; [망할 년...] 퍼억! 사라지며 눈을 흘기고

<사존 패극천, 그 인간의 종적이 근처에서 발견되었다기에 찾아왔다가 별꼴을 다 당하는구나.> 야차서시가 사라진 허공에 야차서시의 말이 떠돌고

[흐윽! 살... 살았어!] [엄마야!] 안도하며 서로를 끌어안고 우는 여자들

[으으으!] [허억!] 털썩! 철퍼덕! 주인과 주방장도 다리가 풀려서 주저앉으며 안도하고

설지; (사존 패극천이 이 근처에 있다?) 이마 약간 찡그리며 생각하고. 이어

설지; <사존 패극천과 관련된 정보가 있는가요?> 누군가에게 다시 텔레파시로 묻고

<개... 개방으로부터도 사존에 대한 얘기는 듣지 못했습니다.> 어디선가 들리는 대답. 극도로 긴장한 기색이고

설지; <다시 한 번 확인해보세요. 사존이 화염산(火焰山)에서 죽은 게 아니라면 무림의 정세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게 될 테니...>

<존명!> 어디선가에서 들리는 대답

설지; (세상 모든 사내들을 죽이겠다고 서원(誓願)한 야차서시가 수십년만에 다시 세상에 나왔을 뿐 아니라 사존 패극천까지 여전히 살아있는 것같고...) 한숨 쉬며 자리에서 일어나고

설지; (내가 원하든 원치 않았든 운명의 수레바퀴가 격하게 돌기 시작하는 게 느껴지는구나.) 시체들을 밟지 않으려 애쓰며 입구쪽으로 간다. 주인과 주방장이 무릎을 꿇고 그런 설지를 향해 고개 조아리고

<세상이 피바다가 되는 걸 막기 위해서라도 그 사람을 반드시 내가 원하는 대로 부릴 수 있어야만 한다.> 이군악의 능글맞은 표정 떠올리며 주점에서 나온다. 여자들도 겁에 질려 허둥대며 주점에서 달려나오고

 

#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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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지하광장. 완전히 붕괴되어 폐허가 되어 있고. 무너져내린 크고 작은 바위들로 지하광장이 가득 메워져 있다. 어두운데 위쪽의 절벽이 무너진 틈으로 비스듬히 빛이 흘러든다

집채만한 바위 크로즈 업

[으으으!] 어둠 속에 누워서 신음하는 당가연. 어두워서 주변 사물이 안잘 보이고 당가연의 얼굴만 부각되고. 당가연의 몸 위로는 검은 물체가 약간 엇갈린 채 누워있다.

당가연; (숨... 숨이 막힌다.) 헉헉! 오만상. 그런 그녀의 몸 위에 약간 엇갈리게 덮어 누르고 있는 사람의 형상. 물론 이군악이다.

당가연; (어두운 데다가... 무언가 무거운 것이 내 몸을 짓누르고 있다.) 자신의 몸 위에 엎드린 자세로 누워있는 이군악을 곁눈질로 보지만 아직 눈이 어둠에 익숙하지 않아 자세히 안 보이고.

당가연; (패륵에게 사로잡힌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지하 광장 입구로 도망치다가 패륵이 뿜어낸 반투명한 촉수에 몸이 휘감기던 장면 떠올리고

당가연; (정신을 차려보니 이상한 곳에....) + [!] 생각하다가 눈 부릅

콱! 누군가의 손이 젖가슴을 움켜잡는다. 물론 이군악의 손이고

이군악; [살... 살았다.] 헉헉! 한손으로 당가연의 젖가슴을 움켜잡고 누른 채 상체를 들고. 이군악의 얼굴이 비로소 드러난다. 하지만 누워있는 공간이 좁아서 몸을 아주 높이 들지는 못한다. 머리가 바로 위에 비스듬히 기울어진 집채만한 바위에 닿았고

이군악; [하마터면 피떡이 될 뻔했는데...] [어라!] 생각하다가 흠칫!

이군악; [뭔데 이렇게 말랑하고 따스하며 탄력이 넘치는 질감을 지녔지?] 당가연의 젖가슴을 주물럭거리고. 그러자

당가연; [꺄악!] 비명 지르며 자기 위에 엎드린 이군악을 밀쳐내려 하고. + 이군악; [억!] 비로소 자신의 손이 당가연의 젖가슴을 움켜잡고 있는 것 알고 눈 부릅뜨고

당가연; [당신 누구야? 내가 누군지 알고 이런 짓을 하는 거야?] 퍼퍽! 주먹으로 이군악을 마구 때리며 버둥대고

이군악; [미... 미안하오 부인! 고의로 만진 게 아니니 용서하시오.] 고개를 조금 든 채 내려다보며 사과하고

당가연; (그자야!) + [당... 당신이 감히...] 몸부림치며 이군악을 밀치려 하며 이군악이 흡혈창을 쥐고 감전 당하던 장면 떠올린다.

당가연; [비키지 못해? 이 음적! 비켜!] 몸부림치는데. + 이군악; [조... 조심하십시오.] 다급히 당가연의 손목을 움켜잡고

이군악; [여긴 불안정해서 언제 무너질지 모릅니다.] 콱! 콱! 자신을 때리고 밀치는 당가연의 양쪽 손목을 양손으로 잡아 바닥에 누르며 애원하고

당가연;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니 무슨 헛소리를...] + [!] 말하다가 눈을 치뜬다. 옆을 보면서

쿵! 드러나는 두 사람이 있는 장소. 집채만한 거대한 바위가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는 좁은 공간에 당가연이 누워있고 그 위에 이군악이 엎드린 자세로 올라타고 있다. 집채만한 바위는 다른 바위들 위에 걸쳐져 있는데

우둑! 콰득! 집채만한 바위를 괴고 있는 다른 바위들이 흔들리거나 부서지려 하고 있다.

당가연; (엄청난 바위 아래 깔려있어!) + [이게... 이게 어떻게 된 거죠? 여긴 어디구요?] 겁에 질려 주변 보고

이군악; [이곳은 패륵이 갇혀있던 동굴 속이오.] 말하며 옆으로 고개 짓을 하고. 이군악의 고개짓을 따라 옆을 돌아보는 당가연

멀지 않은 곳에 바위들 틈에 새하얀 바위가 있다. 만년한옥이고

당가연; (패륵이 앉아있던 만년한옥이야.) 돌아보며 깨닫고

이군악; [난 패륵이 부인의 목숨으로 협박하는 바람에 다시 돌아왔었소.] + (조금쯤 거짓말을 해도 안될 건 없겠지.) 그때까지 바닥에 누르고 있던 당가연의 양쪽 손목을 놔주고

당가연; [저... 저를 구하러 이 사지에 다시 돌아오셨단 말인가요?] 눈 치뜨며 감격

이군악; [그렇소. 패륵은 흡혈창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인의 목숨으로 날 유인했던 거요.] 양손으로 바닥을 짚은 채 당가연을 내려다 보면서. 마치 응응하는 듯한 자세가 되었다.

이군악; [하지만 그 간악한 인간은 목적을 이루자 이곳을 붕괴시킨 후 자기만 빠져나갔소.] 분노한 척

당가연; [그... 그랬군요.] 감격

당가연; [저는 그것도 모르고 그만...] [기분 상하셨다면 용서해주세요.] 수줍어하고

이군악; [모르고 그러신 건데 용서하고 자시고 할 일이 있겠소이까?] 주변을 살피고

이군악; (그렇긴 해도 실로 천우신조(天佑神助)였다.) 집채만한 바위를 떠받히고 있는 다른 바위들을 보고

 

<집채만한 바위가 우릴 깔아뭉개려는 순간 귀마신갑의 힘으로 다른 바위들을 주변으로 이동시켜서 빈 공간을 만들 수가 있었다.> 주변의 다른 바위들이 이군악과 당가연 주변으로 확 이동하고. 그 사이에서 당가연을 안고 웅크린 이군악의 모습. 오른 손에는 빛을 발하는 귀마신갑이 끼워져 있고. 머리 위로는 거대한 바위가 떨어지고 있다.

 

이군악; (만일 귀마신갑으로 제때 주변의 바위들을 끌어 모으지 못했다면 꼼짝없이 뭉개져서 죽었겠지.) 생각하는데

당가연; [공자에게 입은 은혜는 다음 생에서나 갚아야겠군요.] 이군악의 몸 아래 깔린 채 서글픈 표정으로 말하며 웃고.

이군악; [무슨 말씀이시오?] 내려다 보는 이군악

당가연; [저 바위에 깔려 압사당하는 건 모면했지만... 이곳에서 빠져나갈 방법은 없겠지요?] 자기들 위쪽의 바위를 보고

당가연; [저 때문에 공자까지 변을 당하게 되어 죄송스러울 따름이에요.]

이군악; [부인이 굳이 제게 사과하실 필요는 없으시오.] 웃고.

당가연; [무슨 말씀이신지?]

이군악; [오늘 우리가 여기서 죽는 일은 없다는 뜻이외다.] 말하며 오른손을 뻗어 근처에 있는 흡혈창을 쥐고

당가연; [여기... 여기서 빠져나갈 방법이 있으신 건가요?] 흥분

이군악; [대신 부인께 또 죄를 지어야하는데 괜잖겠소이까?] 내려다보며 능글맞게

당가연; [물... 물론이에요.] 수줍어하고

당가연; (아직 어린 용(龍)아를 두고 죽을 수는 없다. 여기서 살아나갈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 생각할 때

이군악; [그럼 결례를 하겠소이다.] 슥! 다시 당가연의 몸 위로 덮치듯이 엎드리고.

당가연; (무얼 하려는 걸까?) 이군악의 몸 아래 깔리며 얼굴 붉힐 때

이군악; [제 몸을 가능한 강하게 끌어안으십시오.] 당가연의 몸에 겹쳐 누운 채 말하고. 왼팔로 당가연의 뒷덜미 쪽에 널어 끌어안으면서

당가연; (영문은 모르겠지만...) + [예...] 수줍어하며 두팔로 이군악의 목을 끌어안고

뭉클! 당가연의 젖가슴이 이군악의 가슴을 누르고

이군악; (기... 기가 막힌 질감의 젖가슴이로군.) 침 꿀꺽

이군악; (하지만 지금은 딴 생각을 하면 안되는 때다. 집중하자.) 왼팔로 당가연의 목을 끌어안은 채 눈을 감고

이군악; (귀마신갑!) 이마를 찡그리며 집중. 그러자

지잉! 이군악의 오른손에 끼워져 있던 귀마신갑이 빛을 발하고

<그곳으로 날 데려가다오!> 동굴 밖의 해골들이 깔린 곳을 떠올리며 생각하는 이군악. 직후

징! 이군악과 당가연의 몸이 빛을 발하더니

퍼억! 사라지는 두 사람의 몸뚱이

 

#171>

무너진 절벽을 밖에서 본 모습. 그 절벽 앞에 파면살주가 무릎을 꿇은 채 앉아서 합장을 하고 있다

파면살주; (부디 극락왕생하게나.) 눈감고 합장한 채 기도하고

파면살주; (장담은 못하겠지만 자내의 복수는 내가 감당하겠네.) 생각할 때

퍼억! 빠각! 갑자기 뒤에서 들리는 요란한 소리. 합장하고 기도하다가 움찔! 하는 파면살주

파면살주; (뭔가?)눈 뜨며 돌아보고. 그 직후

눈 부릅뜨는 파면살주

쿵! [아구구...] 해골이 널려있는 바닥에 벌렁 누워있는 이군악. 오른손에는 흡혈창을 들었고. 당가연은 그런 이군악의 몸을 쿠션 삼아 위에 엎드린 자세로 이군악의 목을 끌어안고 있다. 아직 눈을 감고 있고. 치마가 말려 올라가 다리가 거의 허벅지까지 드러난 야한 모습

파면살주; (기척도 없이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났다.) (술법까지 쓸 줄 아는 것인가?) 놀라고 반가워서 보는데

이군악; (이번에도 귀마신갑 덕분에 무사히 안전한 장소로 이동했다.) 바닥에 벌렁 누워 오만상. 그러다가

이군악의 가슴에 밀착되어 있는 당가연의 젖가슴. 가랑이를 벌리고 이군악의 몸에 엎드린 당가연의 아랫도리

눈을 꼭 감은 채 이군악의 목에 필사적으로 매달려 있는 당가연의 얼굴. 얼굴이 발개져서 새끈거린다.

이군악; (죽... 죽인다.) 변태처럼 얼굴이 변하면서 헐떡이고

이군악; (농익었다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 것이겠구나.) 슥! 가운데 손가락에 반지를 낀 왼손으로 당가연의 엉덩이를 만지고

[!] 눈감고 있다가 움찔! 하는 당가연

이군악; (젖가슴뿐만 아니라 엉덩이도 탱탱한 게 기가 막히고...) 변태처럼 헤벌레 해서 당가연의 엉덩이를 만지고

당가연; (맞... 맞닿은 아랫도리 쪽에서 뭔가 뜨겁고 단단한 것이 꿈틀거리고 있어.) 얼굴 발그레 해지고

그 사이에도 이군악의 왼손은 당가연의 엉덩이를 어루만지고 있고

당가연; (그.. 그만 두게 해야 하는데...) 눈 감은 채 얼굴이 새빨개져서 어쩔 줄 몰라하고.

당가연; (하지만 이 사람이 구해주지 않았으면 이미 죽었을 목숨인데 야박하게 뿌리칠 수도 없고...) 난감해 할 때

[방해해서 미안하네만...] 갑자기 옆에서 누가 두 사람을 들여다보며 말하고

이군악; [헉!] + 당가연; [꺄악!] 둘 다 비명 지르며 눈을 번쩍 뜨고

파면살주; [도대체 어떻게 된 건지 설명을 좀 해주지 않겠나?] 옆에서 내려다보며 묻고

이군악; [부... 부련주님!] 급히 일어나고. + 당가연; [흑!] 당가연도 급히 이군악의 품에서 일어나며 치마를 내리고 가슴을 여민다.

파면살주; [하여간 자네는 여러 모로 사람을 놀라게 하는 재주를 지녔구먼.] 안도하면서도 찡그리며 내려다보는 파면살주

 

#172>

신무곡이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 세 사람이 品자형으로 놓인 작은 바위 위에 서로를 보는 자세로 앉아있다. 흡혈창은 파면살주의 무릎 위에 얹혀져 있다

파면살주; [부인이 바로 처녀 시절에는 사천일연(四川一燕)으로 불렸던 당가연(唐佳燕)이었군.] 당가연을 보며 말하고.

당가연; [사천일연...] [지나간 세월의 허망한 이름일 뿐이지요.] 애잔한 미소

이군악; [사천일연... 당씨...] [그렇다면 부인은 혹시...] 깨닫고 눈 치뜨며 당가연을 보고

당가연; [사천당문(四川唐門)의 현 문주이신 천수나타(千手拏陀) 당천성(唐千星)이란 분이 저의 아비랍니다.] 한숨

이군악; [부인께서 구파일방과 비견되는 삼문육가(三門六家)중 사천당문의 천금(千金)이신 줄은 몰랐소이다.] 포권하고

이군악; [헌데 사천당문 출신이신 부인께서 어쩌다가 목숨을 걸고 패륵을 암살하려 하신 것입니까?]

당가연; [십구년전, 저는 겨우 열여섯 살 어린 나이에 출가를 했었답니다.]

당가연; [남편은 사천당문과 함께 삼문육가에 속하는 벽력당(霹靂堂)의 소가주 뇌진백(雷眞伯)이었구요.] 애잔한 표정으로 말하고

당가연; [그런 대로 행복한 삶이었어요.] [비록 딸만 하나 낳아서 대를 이을 아들을 바라는 시댁 식구들의 눈치를 봐야하긴 했지만...]

당가연; [그랬는데... 지금으로부터 십삼년전 벽력당은 패륵에 의해 멸문지화를 당하고 말았어요.] 입술 깨물고

이군악; [저런...] 놀라고

당가연; [패륵은 벽력당의 화기제조법이 수록되어 있는 벽력대장경(霹靂大藏經)을 보게 해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했어요.]

 

<벽력당의 당시 당주셨으며 제게는 시아버지가 되시는 벽력노군(霹靂老君)께서는 당연히 일언지하에 거절하셨는데...> 의자에 앉아 손을 들어 거절하는 시늉하는 나이 든 노인. 꼬장꼬장한 인상에 공돌이 같은 인상. 노인의 뒤에는 눈이 부리부리한 중년인이 서있다. 우직한 인상의 이 중년인이 당가연의 남편인 뇌진백. 두 사람 뒤쪽의 벽에는 <霹靂堂>이라는 글이 적혀있고. 열린 창문 밖으로는 화산이 보인다. 창 밖에는 육중하게 보이는 돌로 만든 공장 건물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고. 두 사람 앞에는 패륵이 서서 팔짱을 낀 채 웃고 있다.

<그러자 패륵은 불문곡직 살수를 쓰기 시작해서 시아버지와 남편을 포함한 벽력당의 오백여 식솔을 일거에 학살해버렸어요.> 웃으면서 손을 내미는 패륵. 위 장면의 두 사람의 몸이 터져 죽는다. 주변에서 공돌이 복장의 무사들이 경악하며 달려들고 있고

 

당가연; [심지어... 당시 다섯 살이던 저의 어린 딸도 그 마귀 손에 찢겨죽었다는군요.] [우는 소리가 짜증난다면서...] 치를 떨며 이를 바득 갈고. 그런 당가연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시체가 가득한 건물 사이에서 패륵이 겁에 질려 울어대는 어린 계집아이의 몸통을 한손으로 잡고 한손으로 때리려 협박하는 모습. 이 계집아이가 어린 시절의 아나타. 즉, 아나타는 당가연의 딸이다. 건물들 사이에 숨어서 그걸 보는 늙은 하인.

이군악; [진짜 마귀가 따로 없군요. 어린 아이까지 해치다니...] 분노

꾸욱! 흡혈창을 쥔 파면살주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간다.

무표정한 파면살주의 얼굴. 하지만 그런 파면살주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불탄 장원에 수많은 시체들이 널려있고. 그중에서도 기둥에 매달려 배가 갈라진 끔찍한 모습으로 죽은 노인과 그 아래에 널려있는 알몸인 여자들의 시체. 무림맹이 멸문지화를 당한 광경. 그걸 어린 이장진과 함께 서서 보며 울부짖는 젊은 시절 얼굴을 망가트리기 전의 파면살주의 모습

당가연; [그 참극이 벌어졌을 때 저는 오랜만에 둘째를 임신해서 친정으로 몸조리를 하러 가있었어요.] 이를 갈고. 눈에서는 눈물

당가연; [덕분에 목숨을 건지긴 했지만...] [그후의 제 삶은 차라리 죽은 것만도 못한 것이었어요. 남편 뿐 아니라 어린 딸까지 잃어서...] 주르르! 눈물. 분노와 살기에 찬 표정

이군악; (남편이야 그렇다 쳐도 어린 딸이 찢겨 죽었다는 사실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었겠지.) 침통하게 끄덕

당가연; [더욱 기가 막힌 건...] [벽력당이 패륵에게 몰살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아버지가 만삭의 몸이던 저를 사천당문에서 쫓아내신 일이었답니다.] 처연한 웃음

이군악; [말도 안되는...] 눈 부릅

이군악; [복수를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친 딸인 부인을 쫓아내기까지 했단 말입니까?] 경악과 분노에 차서

당가연; [벽력당이 멸문지화를 당한 불똥이 사천당문으로도 튈 걸 걱정해서였지요.] 억지로 웃으며

이군악; [허어...] 기가 막히고

당가연; [사실 사천당문에는 딸들에게 아주 가혹한 가규(家規;집안의 규율)가 있답니다.]

당가연; [며느리에게는 가문의 모든 재주를 가르쳐주지만 딸에게는 기초적인 무공조차 가르치지 않는 게 그것이에요.]

당가연; [지금 제가 지니고 있는 빈약한 무공도 시집을 간 후 벽력당에서 배운 것이랍니다.]

이군악; [딸도 자식인데 왜 그렇게 홀대를...]

파면살주; [사천당문의 비기(秘技)가 당가보의 담장 밖으로 유출될 것을 우려해서 만든 가규라네.] 말하고. 돌아보는 이군악.

파면살주; [사천당문에서 딸이란 존재는 귀찮거나, 정략결혼을 시키는 도구일 뿐인 것이지.] 침통한 표정

이군악; [아무리 가문의 비전을 지키기 위해서지만 너무 심하군요.] 찡그리고

당가연; [그래도 전 부모님 탓은 하지 않았어요.] [어쨌든 그분들 덕분에 세상에 태어났고 지금까지 살아왔으니까요.] 소매로 눈물 닦으며

이군악; (심지가 굳은 여자다. 그런 대접을 받고도 부모를 원망하지 않다니...) 끄덕

당가연; [만삭의 몸으로 사천당문에서 쫓겨난 저는 어린 딸의 뒤를 따라 죽을 각오를 하고 벽력당으로 돌아갔어요.] 소매로 눈물 닦으며 말하고

 

<돌아가 보니 오백명이 넘던 식솔은 몰살을 당해있고 건물의 대부분은 폐허가 되어 있더군요.> 불타고 무너진 폐허가 된 장원. 수많은 시체가 널려있는 그 폐허를 배가 남산만한 당가연이 둘러보며 울부짖고 있다.

<패륵은 학살을 자행하고는 사라진 후였고... 다시 돌아온 몇몇 아랫것들로부터 그자의 손에 딸이 찢겨 죽었다는 얘기도 들었지만 딸의 시체는 끝내 발견되지 않았어요.> 폐허가 된 건물 앞에 의자를 놓고 앉아 이를 가는 당가연. 그 앞에 몇 명의 노인과 계집종이 엎드려 울며 보고 하고 있다. 나이 든 노인들 중 한명이 어린 시절의 아나타가 패륵에게 맞으려던 장면을 훔쳐본 인물이다.

 

당가연; [그리고 벽력당의 폐허에서 사라진 것은 딸의 시체뿐만이 아니었어요.]

이군악; [뭐가 또 없어졌습니까?]

당가연; [벽력당이 대를 이어 만들어놓은 엄청난 양의 폭약이 남김없이 사라졌더군요.]

이군악; [그렇습니까?] 흠칫! 하고

파면살주; [그건 좀 이상하군.] 말하고. 돌아보는 당가연과 이군악

파면살주; [내가 알기로 벽력당의 화기들은 기관함정과 기문진법으로 겹겹이 방호된 곳에 보관되어 있다고 들었네.]

당가연; [확실히 저희 벽력당의 화기들이 보관된 열화창(熱火廠)의 금제는 강력무비해요.] [그래서 제 아무리 무공이 높아도 힘으로 뚫고 들어갈 수는 없답니다.]

파면살주; [기관함정이야 힘으로 뚫을 수 있겠지.] [하지만 기문둔갑에는 별다른 재주가 없는 패륵이 진법을 돌파하긴 불가능했을 텐데...]

당가연; [부련주께서는 열화창에서 화기와 폭약들을 빼내간 것이 패륵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것인지요?] 눈 반짝

파면살주; [내가 아는 한계 내에서의 판단은 열화창을 털어간 건 패륵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것일세.]

이군악; [듣고 보니 일리가 있군요.] 끄덕이고

당가연; [패륵이 아니라면 대체 누가...] 당가연도 무언가 깨닫고

이군악; [패천오수중에서 기문둔갑에 뛰어난 자는 누구입니까?] 파면살주에게

파면살주; [침독과 아극파는 무공도 무공이지만 머리 쓰는 데에 일가견이 있는 자들이지.]

이군악; [그럼 침독과 아극파 중 한 놈이 패륵이 벽력당에서 피바람을 일으키고 사라진 후 열화창을 털었을 가능성이 있군요.] 눈 번뜩

파면살주; [지금으로서는 그렇게 판단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일 걸세.] 끄덕이고

이군악; [벽력당이 오랜 세월 축적해놓은 폭약이 침독이나 아극파의 수중에 들어갔다면 분명 악용될 텐데...]

파면살주; [열화창에서 사라진 폭약의 행방은 내가 추적해 보겠네.]

당가연; [부탁드리겠어요.] 고개 숙이고

파면살주; [무림의 안위를 위한 일이니 부탁을 주고받을 일은 아니지.] 말하며 일어나고

당가연; [예...] 따라 일어나고. 이군악도 일어나고

파면살주; [나는 그만 흑수련으로 돌아가 보겠네.] [뒷마무리는 자네가 하도록 하게.] 이군악을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보며 돌아서고

이군악; (뒷마무리라...) + [예...] 곁눈질로 당가연을 훔쳐 보면서 멋적게 말하고

파면살주;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기기 전에는 패천오수와 엮이지 않도록 하게나.] 휘익! 날아오르고

이군악; [살펴가십시오.] 포권하고. 당가연도 허리 숙이고

삽시에 멀리 사라지는 파면살주

당가연; [천마대종사의 유물인 흡혈창처럼 귀한 물건을 흑수련의 인물에게 맡겨도 되는 건가요?] 멀어지는 파면살주의 모습 보며 찡그리고

이군악; [저분의 정체를 알면 부인께서도 그런 걱정은 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당가연; [파면살주의 정체라니요?]

이군악; [그분은 바로...] 손을 입에 대고 당가연에 귀에 속삭이고. 그러자

당가연; [맙... 맙소사.] 경악하며 입을 손으로 가리고

당가연; [어쩐지... 어쩐지 자객같지 않은 분위기를 지녔다 했더니... 바로 그분이었군요.]

이군악; [저분 역시 패천오수에게 모든 것을 잃은 가엾은 신세지요.] 끄덕이고

이군악; [복수를 위해 스스로 얼굴을 망가트리셨고...]

당가연; [그런 사연이 있으시니 제게 동병상련(同病相憐)의 감정을 느끼셨겠군요.] 한숨. 파면살주가 사라지는 곳을 보며 표정이 약간 발개지고

이군악; (동병상련이라...) 그런 당가연의 얼굴 곁눈질하고

<아무래도 이 여자에게 잠시 품었던 헛된 생각은 거둬야겠구나. 어느덧 파면살주님께 각별한 감정을 느끼는 것같으니...> 파면살주가 사라진 곳을 보며 얼굴 발개지는 당가연. 옆에서 그런 당가연을 훔쳐보며 입맛 다시는 이군악.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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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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