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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天祿如意

 

 

객실의 창으로는 별빛이 쏟아지고,

침대 곁에 가져다 놓은 화로(火爐)에서 파란 연기가 실날처럼 피어올라간다.

(이 녀석이 엉뚱한 짓을 하면 즉시 죽여 버려야지.)

이매봉은 손가락 끝에 은밀히 공력을 끌어 모았다.

하지만 은근히 불안하기도 했다.

(정말 죽기는 죽을까?)

장검에 심장을 관통당하고도 멀쩡했던 걸 생각하면 죽일 수 있다는 확신도 잘 들지가 않는다.

그리고 일곱째라는 장군묵도 마음에 걸린다.

살며시 눈을 떠보았다.

현천록은 거울을 보며 자기의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있는 중이다.

(변신을 한다더니 겨우 거울이나 보는 거였나? 이 밤중에 설마 사내 녀석이 단장하고 나가는 건 아닐 테고... 아니, 혹시 모르지. 기녀를 찾아갈 수도 있으니까.)

이매봉은 취해서 잠든 척하며 현천록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폈다.

현천록은 거울을 보고, 정확하게는 거울 속에 비치는 자기의 눈을 보면서 나직하지만 아주 분명한 어조로 말하기 시작했다.

[나는 현천록이다. 나는 열다섯이고 아주 자유롭게 사는 사람이다.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 시를 사랑하고 노래 부르는 것도 좋아한다.]

이매봉은 웃음이 나오려는 걸 억지로 참았다.

속으로 잘도 변신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현천록의 중얼거리는 소리가 계속된다.

[내가 원하는 것은 뭐든지 다 이루어질 것이다.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매봉은 가소로워서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함께 있으면서 비밀을 탐지해내고 하는 것도 바로 뒷전으로 밀려나 버렸다.

그녀는 벌떡 일어나 앉으며 깔깔 웃고 말했다.

[! 이 녀석아! 제발 그만 웃겨! 네가 뭔데 뭐든지 다 할 수 있다고 그래? 황제한테도 그런 힘은 없어.]

현천록이 슬며시 웃었다.

[다 들었어요?]

이매봉이 침대에 가부좌를 하고 팔짱을 끼면서 콧방귀를 뀐다.

[들으라고 중얼거리는 소릴 누가 못들어.]

현천록이 말했다.

[내 말은 진짠 걸요.]

이매봉이 고개를 약간 돌려 흘겨보며 물었다.

[정말 뭐든지 다 할 수 있다고?]

현천록이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변신만 하면 뭐든 안될까요?]

이매봉이 소리쳤다.

[그놈의 변신! 변신! 변신! 병신같은 녀석! 네가 뭐 손오공이라도 되는 줄 알아!]

현천록이 잠시 생각한 후에 말했다.

[으음! 변신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군요. 변신은 속에 있는 것을 끄집어내는 것에 불과해요. 직접 보지 않으면 못 믿겠지만.]

이매봉은 기가막힌다는 듯이 혀를 찼다.

[하아! 이녀석 아예 날 상대로 사기칠려고 작정을 했군. 그럼 증거를 한 번 보여 봐!]

현천록이 흔쾌히 승낙했다.

[좋아요. 나와 함께 있으면 곧 알게 되겠죠.]

[뭐야! 벌써 허풍이었다고 고백하는 거야?]

이매봉이 이죽거렸다.

[급해할 것 없어요. 사람이 굳이 기다리지 않아도 시간이 되면 해가 뜨는 법이니까요.]

현천록은 천연덕스럽고 말하고는 방을 나가버렸다.

이매봉이 소리쳤다.

[어딜 가?]

현천록이 돌아보며 말했다.

[그럼 함께 자요?]

이매봉이 멍하니 있다가 깔깔 웃었다. 그리고 차갑게 말했다.

[함부로 말하면 내 손에 죽게 될 거다.]

현천록은 잘 자라 하곤 문을 닫았다.

 

X X X

 

현무호(玄武湖)는 금릉성의 열세 개 성문 중 현무문 밖에 있는 큰 호수다.

호수에는 다섯 개의 섬이 있으며, 그 섬들은 모두 교각과 토담으로 호수 밖 땅과 이어져 있고, 섬마다 정자와 누각이 서있어 현무호에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달빛은 교교하고 달빛을 받은 눈은 은세계를 호숫가에 펼쳐놓는다.

하늘은 달과 별과 무수한 영웅들의 운명을 담고, 호수는 하늘을 담고 땅 위에 펼쳐져 있다.

성벽 위를 오가는 한 쌍의 파수꾼들 머리 위로 잠들지 못한 밤새들이 나는데,

삘릴리...!

엷은 선으로 하늘을 가둔 호수 위로는 끊일 듯 이어지며 애절한 퉁소 소리가 흐른다.

사람은 고적하여 머리를 떨구고 고향을 생각하며, 소리에 취한 노루 한 마리가 모가지를 길게 뽑아 달을 본다.

별똥별 하나는 하늘에서 떨어져 호수가로 사라지고, 나직한 사람의 한숨소리는 애꿎은 이의 가슴에 떨어진다.

퉁소소리 끊인 곳에 고루의 북소리가 이경(二更)을 알리고, 밤바람이 언 눈을 쓸어 은가루를 뿌린다.

계명사(鷄鳴寺) 활몽루(豁蒙樓)는 현무호를 보기에 제일 좋은 곳, 사람 있어 좋고 현무호가 있어 아름답다.

현천록은 호반을 거닐며 퉁소소리를 듣다가 취한 듯 끌려 계명사로 왔다.

활몽루는 잘 보이건만 들려오던 퉁소소리는 사라지고 찬바람이 귀청을 얼릴 듯하다.

계명사의 문은 닫힌 지 오래지만 현천록은 활몽루까지 가보기로 마음먹었다.

음률은 모르지만 이 퉁소소리는 너무도 그의 심금(心琴)을 울려 놓았다.

현천록은 흰색 담장을 날아 넘었다.

계명사의 승려들은 모두 잠들었는지 아니면 추위 때문인지, 나 다니는 사람하나 보이지 않는다.

현천록은 발자국이 남지 않도록 눈 위를 걸으며 활몽루로 향했다.

활몽루에서 언뜻 사람이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청하는 손님은 오지 않고 청하지 않은 손님만 왔구만.]

창노한 음성이 터져 나왔다.

현천록은 좀 더 다가가 불당의 그늘에서 누각 위를 보았다.

어깨에는 붉은 수실이 날리는 보검을 메고 머리에 통천관(通天冠)을 쓰고 푸른 도포를 입은 늙은 도사가 퉁소로 막 올라온 듯한 한 사람을 가리키고 있었다.

도사가 가리키는 인물은 현천록도 아는 사람이었다. 비록 오늘 낮부터 알게 된 사람이긴 하지만,

커다란 낭아봉에 삐죽삐죽 돋아있는 강철이빨이 달빛을 받아 번쩍거린다.

바로 생사탄의 일곱 번째라는 칠척거인 장군묵이다.

장군묵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

[소코도사! 당신은 불과 사흘을 기다렸지만 나는 삼년을 기다렸소.]

[무슨 돼먹지 못한 소리냐?]

늙은 도사가 호통을 쳤다.

장군묵이 웃으며 말했다.

[도사! 도사와 나는 인연이 없지 않소. 하나 그 인연을 말하기 전에 도사는 좀 너그러움을 지녀야겠소.]

늙은 도사가 흉폭한 살광을 발하며 말했다.

[건방진 놈! 감히 노도에게 망발을 하다니! 네놈 사조라도 노도앞에선 고개를 숙일 텐데...]

장군묵이 얼굴을 찌푸렸다.

[이런 이런! 도사! 잘 들으시오. 도사에게는 내가 불청객이겠지만 내게는 도사가 삼년을 기다린 손님이오. 손님이 너무 무례한 건 아니오?]

현천록은 장군묵을 발견한 후 더 이상 다가가지 않고 구경만 하고 있었다.

낮에 만나본 장군묵의 성격을 생각해볼 때 저런 모습은 조금 이상한 데가 있었다.

(저 사람은 다른 사람들을 아주 멸시하는데 저 도사에 대해서는 꽤 참을성을 발휘하는구나. 저 도사가 아주 특별한 사람이라서 일까?)

늙은 도사가 휙 돌아서며 말했다.

[노도는 여기서 옛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 그냥 간다면 몰라도 더 이상 귀찮게 한다면 네놈은 목을 두고 가야 할 것이다.]

장군묵이 도사에게 다가서며 말했다.

[무당에서 삼백년 내 최고수라 불렸던 진양진인(眞陽眞人)이 이토록 답답한 놈일 줄이야.]

진양진인이라 불린 늙은 도사가 천천히 몸을 돌렸다.

[육십년 만에 노도를 알아보는 자를 만났군.]

장군묵이 말했다.

[나는 소코도사 당신에게 몇 가지 묻고 싶은 게 있어서 삼년을 기다렸지. 쓸데없는 생각말고 순순히 대답해주시오.]

늙은 도사 진양진인이 코웃음을 치면 가운데 손가락을 둥글게 말았다가 튕겼다.

쌔앵!

날카로운 파공성이 일어나며 푸른 빛줄기가 장군묵의 왼쪽 심장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장군묵이 낭아봉을 살짝 치켜들어 막으며 냉소했다.

[오행지(五行指) 중에서 청목지(靑木指). 백금지(白金指)와 적화지(赤火指)도 함께 펼쳐야지.]

진양진인이 흠칫 놀라 손을 멈추고 말했다.

[넌 누구냐? 어떻게 오행지를 알고 있느냐?]

장군묵이 껄껄 웃었다.

[오행지가 뭐 대단하다고 놀라? 태극혜검(太極慧劒)이나 자하천강신공(紫霞天罡神功) 쯤 된다면 몰라도.]

진양진인이 장군묵의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다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한 걸음 물러섰다.

장군묵이 빙그레 웃었다.

진양진인의 턱이 가늘게 떨고 있었다.

[설마... 설마... 당신이 본파에서 전설로 전해오는 창허진인(蒼虛眞人)은 아... 아니겠지?]

장군묵은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도사한텐 안된 일이지만 옛날엔 그렇게도 불린 적이 있지.]

진양진인이 허물어지듯 무릎을 꿇고 말했다.

[사대 제자 진양이 존장을 뵙습니다.]

장군묵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절이나 받자고 찾은 게 아니다. 나는 이미 무당을 떠났으니 내게 예를 차릴 필요는 없지.]

진양진인이 떨면서 말했다.

[본파의 제자들은 진인께서 아직 세상에 계신 줄 알면 크게 기뻐하실 것입니다.]

장군묵은 가소롭다는 듯이 말했다.

[도사가 살아있는 줄 알아도 마찬가지일 텐데.]

진양진인이 아무말도 못하고 머리를 조아렸다.

장군묵이 말했다.

[아직 도사가 만나기로 한 친구는 오지 않는 모양이군.]

진양진인이 진땀을 흘리며 말했다.

[... 오늘이 정한 날의 마지막 날입니다. 반드시 날이 새기 전에 올 것입니다.]

장군묵은 난간에 걸터앉았다.

[삼년 전에 나는 도사를 처음 보았소. 그리고 그 중놈과 약속하는 것을 들었는데... 안타깝게도 그땐 도사를 붙잡고 물어볼 수가 없었지. 빌어먹을! 나도 쫓기는 중이었으니까.]

진양진인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무엇이든지 하문하십시오.]

장군묵이 불쑥 물었다.

[도사는 지난 한 갑자 동안 어디에 있었소?]

진양진인의 잔등이 가늘게 떨렸다.

떨면서 몸이 오그라드는 것 같다.

[...그것만은... 제자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장군묵이 낭아봉을 흔들면서 말했다.

[도사가 무당 출신만 아니라면 벌써 머리가 터져 뇌수를 뿌렸을 걸?]

진양진인이 더욱 웅크리며 말했다.

[알고 있습니다. 하오나 제자는 맹세에 묶인 몸인지라...]

장군묵의 눈이 불길을 토할 것 처럼 이글거렸다.

그의 전신에서 뿌연 안개가 피어올랐다. 살기가 지나쳐서 유형화된 것이었다.

진양진인의 몸이 공포로 인해 덜덜 떨기 시작했다.

장군묵이 입을 열고 느린 어조로 말했다.

[삼년전에 나는 도사가 펼친 수법을 보았다. 그건 결코 내가 알고 있는 무당의 수법이 아니었지. 무당의 수법이라면 모두 알고 있으니 내가 모르는 무당의 수법일 수도 없고. 더구나 내가 알기로는 현 무림에서 그런 수법을 쓰는 문파나 방회가 없다는 게 문제였지.]

[무슨 말씀이신지...]

장군묵이 말했다.

[그때 도사는 오늘 만나기로 한 중과 대결하면서 무공도 아니고 진법(陳法)도 아닌 요상한 수법을 펼쳤었지. 난 그 수법에 관심이 있다. 그리고 도사가 어디서 그 수법을 배웠고 어디에 있었는지도.]

바로 그 순간, 진양진인이 갑자기 손으로 바닥을 치면서 허공으로 솟구쳤다.

퍼엉!

가죽 북이 터지는 듯 요란한 소리가 나면서 현천록의 눈에는 활몽루가 아지랑이처럼 흔들리는 것으로 보였다.

장군묵이 고함치는 소리도 들렸다.

[바로 이 수법이었지!]

현천록은 자기도 모르게 앞으로 달려 나갔다.

눈앞에서 활몽루가 아지랑이로 변하며 사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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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무덤에서의 하룻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막비강은 나직한 떨림을 느끼고 잠에서 깨어났다.

정신이 드는 순간 막비강은 자신의 몸 아래 무언가 따스하고 뭉클한 물체가 깔려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따스하고 뭉클한 물체가 나직이 떨며 오열하고 있는 것이다.

(... 그러고 보니 내가 헌원여호 아주머니와...!)

막비강은 문득 간밤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깨닫고 질겁하며 몸을 일으켰다.

순간 그의 손바닥 가득히 뭉클하는 살덩이가 만져졌다.

눈을 뜬 막비강은 그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얼굴이 빨개졌다.

막비강은 몸을 일으키려다가 그만 헌원여호의 한쪽 가슴을 누른 것이다

[... 죄송합니다, 아주머니!]

막비강은 더듬거리며 급히 헌원여호의 가슴에서 손을 떼며 일어서려 했다.

하지만 헌원여호의 벌려 세운 다리 사이에 무릎을 꿇은 자세가 된 막비강은 다음 순간 숨이 콱 막히는 충격을 받고 얼굴이 시뻘개졌다.

그 무렵 어느덧 날이 밝아 고묘 입구로 밝은 햇살이 흘러들고 있었다.

그리 넓지 못한 석관 속인지라 막비강은 헌원여호의 드넓은 육체 위에 엎드린 자세로 잠이 들어 있었다.

석관 바닥을 가득 메운 채 누워있는 헌원여호의 자세는 실로 뇌쇄적이었다.

저고리는 벗겨져 있고 치마는 허리춤까지 걷혀 올라가 있었다.

석관이 그리 넓지 않은 탓에 헌원여호는 석관 속에 반듯하게 눕고 자신의 몸 위에 막비강을 태운 자세로 잠이 들었었다.

그 바람에 자연스럽게 그녀의 한 아름이 넘는 육중한 허벅지는 비스듬히 벌려 세워져 있었다.

벌려 세워진 허벅지 중심부에는 막비강이 헌원여호에게 동정을 바치고 한 명의 어엿한 사내가 되었다는 증거가 보였다.

(안 돼!)

막비강은 실색을 하며 급히 석관 밖으로 뛰어나가려 했다.

헌데 그 순간 그의 허리를 잡아 부드러우나 단호하게 끌어당기는 손이 있었다.

막비강이 놀라 내려다보니 헌원여호가 그윽한 시선으로 그를 올려다보고 있지 않은가

그녀는 이미 오래 전에 깨어나 막비강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 아주머니!]

막비강이 어찌할 줄 몰라 더듬거리려는데 헌원여호가 손을 내밀어 그의 입술을 막았다.

[네 도움이 아니었으면 난 지금쯤 분면색마의 마수에 떨어져 비참한 신세가 되었을 것이다! 네게 입은 은혜는 무엇으로도 갚을 수가 없겠구나!]

헌원여호는 암호랑이라는 무림의 평판과 달리 너무도 부드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네 은혜를 갚기 위해서라면 나는 기꺼이 견마지로를...!]

말하던 헌원여호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죄, 죄송합니다!]

막비강이 울상을 지으며 아랫도리를 두 손으로 가리려 애쓰고 있었기 때문이.

(요 색골 꼬마가...!)

헌원여호는 당혹한 표정이 되었다.

본래 그녀는 사내를 버러지처럼 아는 성격이었다

그것은 그녀의 가정 내 사정과 무관하지 않은 것이었다.

그녀의 부친 사해신존 헌원궁은 영웅호색(英雄好色)이라는 옛말을 그대로 실천한 인물이었다.

사해신존은 숱한 여자를 사랑하여 여러 명의 자식들을 낳았었다.

헌원여호도 사해신존이 칠순이 넘어 손녀 같은 어린 시녀를 건드려 낳은 자식이었다.

시녀였던 어머니의 비천한 신분이 어린 헌원여호에게 큰 상처를 주었었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그녀의 성격이 비뚤어진 것은 철이 들기도 전에 당한 난행(亂行) 때문이었다.

유달리 조숙한 그녀를 배다른 오라버니가 욕정의 제물로 삼아 버린 것이다.

 

헌원여호는 어렸을 때도 성장이 빨랐다

또래의 여자 아이들이 소꿉장난을 하고 있을 때 그녀는 이미 처녀티가 나기 시작했을 정도였다.

물론 체격만 컸지 그녀는 여전히 순진하고 천진난만한 어린 아이였다.

헌데 그런 그녀를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이복 오빠가 눈독을 들이고 있었으니...

헌원여호의 이복오빠는 언제부터인가 그녀에게 아주 살갑게 대했다

같이 놀아주기도 하고 여자 아이들이 좋아할 이런 저런 장난감이나 소품들도 자주 선물해주었다.

대신 툭하면 끌어안기도 하고 몸의 여기저기를 만지기도 했다.

기분이 좀 이상하긴 했으나 어린 헌원여호는 이복 오빠를 전혀 경계하지 않았다.

무슨 낌새를 챘는지 그녀의 어머니는 가급적 그녀를 이복오빠와 단 둘이 있게 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하지만 시녀출신인 헌원여호의 어머니는 본처처럼 한가한 신세는 아니었다

늙은 남편의 시중을 비롯하여 이것 저것 할 일이 많았고 자연스럽게 딸을 혼자 두는 일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어느 봄날 마침내 사단이 벌어졌다.

늘 다정하던 이복오빠가 전혀 딴 사람처럼 변해 그녀를 유린한 것이다.

그렇게 헌원여호는 아직 철이 들기도 전에 순결을 잃었다

그것도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의 이복오빠에게....

그때의 끔찍했던 기억이 헌원여호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었다. 

그 일이 그녀로 하여금 사내라면 버러지만도 못하게 여기도록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만일 다른 사내가 자신의 몸에 야심을 품었다면 그 즉시 상대의 눈알을 뽑아 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으로 순진무구한 어린 소년과 살을 섞은 그녀는 더 이상 강호에 알려진 그 무서운 암호랑이가 아니었다.

 

헌원여호는 간밤의 경험이 막비강으로서는 처음임을 모를 리 없었다.

치욕스런 첫 경험으로 그녀 자신이 어떤 상처를 입었던가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막비강이 혹여 자신과 같은 상처를 입지나 않을까 근심하게 된 것이다.

그와 함께 억눌러 왔던 열망이 샘솟기 시작했다.

(... 어차피 이 아이에게 허락한 몸...!)

이미 막비강을 한차례 받아들였다는 사실이 그녀를 대담하게 만들었다.

[지금 네게 필요한 것은 이것이겠구나!]

헌원여호는 발그레 상기된 표정으로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미끈한 두 다리를 들어올렸다.

(허억!)

순간 막비강의 두 눈이 찢어질 듯이 커졌다

그 사이에 헌원여호는 벌려 쳐든 자신의 다리를 석관의 양쪽 모서리에 걸쳤다.

헌원여호도 다시금 흥분되어 숨을 할딱이며 막비강을 재촉했다.

드넓은 대지같은 헌원여호의 몸에 엎드린 막비강은 필사적으로 노를 젓기 시작했다.

그렇게 다시 한 번 뜨거운 열풍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

 

막비강이 다시 잠에서 깨어났을 때 이미 그는 혼자였다

어느덧 해는 중천에 떠올라 있고 헌원여호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의 의복은 대충 입혀진 상태였는데 머리맡에 한 권의 비단책자가 놓여 있었다.

 

<헌원십팔해(軒轅十八解)>

 

고색이 창연한 그 책자의 표지에는 그 같은 제목이 적혀 있었다.

그것은 바로 헌원여호 가문의 비전무공 중 하나인 헌원도법(軒轅刀法)의 비급이었다

헌원여호는 하룻밤 인연의 표시로 자신의 절기가 담긴 그것을 막비강에게 남긴 것이다.

 

<널 잊지 않으마!>

 

표지 안쪽에는 그 같은 글이 한 줄 적혀 있었다.

(저도 아주머니를 잊지 못할 것입니다!)

막비강은 비급을 꼭 쥐며 길게 한숨을 쉬었다.

간밤의 일이 흡사 일장춘몽처럼 여겨졌다

막비강은 뜻밖의 상황에서 어엿한 사내로 다시 태어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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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이진진이 갇혀있던 건물을 밖에서 본 모습. 경비서는 건달들이 건물 앞을 지나가고.

건물의 문이 조금 열려있고

그 틈으로 밖을 내다보고 있는 진삼낭. 진삼낭의 뒤에는 이진진이 두려움과 흥분에 떨며 서있고

건달들이 멀어지는 것이 문틈으로 보이고

진삼낭; [되었다. 이제 나가도 된다.] 끼익! 문을 열고 나가고

이진진과 함께 담장 쪽으로 가는 진삼낭. 뒤를 돌아보며

담장의 구석진 곳에 이른 모녀. 담장은 3미터가 넘고. 하지만

진삼낭; [엄마가 도와주마.] 뒤에서 이진진의 허리와 엉덩이를 잡고.

번쩍! 이진진을 들어서 위로 올려주는 진삼낭.

손을 뻗어 담장 윗부분을 잡는 이진진

이진진의 발바닥을 잡고 위로 밀어 올리는 진삼낭

힘겹게 담장 위로 올라가는 이진진

[!] 놀라는 이진진

담장 밖의 골목. 인적이 없는 곳인데 마차 한 대가 어둠 속에 서있다. 말 한 마리가 끄는 사람 타는 마차인데 그리 크진 않다. 그 마차 옆에는 이산하가 서서 올려다보고 있다. 허리에는 칼을 차고 있고

이진진; (아버지!) 감격

두 손을 벌려서 뛰어내리라고 하는 이산하

뛰어내리는 이진진.,

두 팔로 받는 이산하.

콰당탕! 이진진을 안은 채 나뒹굴고.

이진진; [... 괜잖으세요 아버지?] 이산하를 부축하여 일어나고

이산하; [아비 걱정은 하지 말거라.] 일어나고

이산하; [미안하다 진진아! 미안해.] 딸을 끌어안고 우는 이산하

이진진; [아니에요. 아니에요 아버지.] 같이 끌어안고 우는 이진진

담장 안쪽에서 뒷걸음질 치는 진삼낭

심호흡하고

! 앞으로 달려가고

! 도약해서

휘릭! 단번에 담장 위로 올라서는 진삼낭. 진삼낭은 무공을 익히긴 했지만 막 하늘을 날아다닐 정도로 대단하진 않다.

이산하와 끌어안은 채 울다가 돌아보며 놀라는 이진진. 휘익! 진삼낭이 담장 위에 내려서고 있고.

이진진; (어머니가 무공을 지니고 계셨을 줄이야.) 놀랄 때

진삼낭; [서둘러요.] 휘릭! 뛰어내리고

진삼낭; [언제 단지회 놈들이 알아차릴지 몰라요.] 덜컹! 마차의 문을 열며 말하고

이산하; [... 알겠소.] 서둘러 마부석으로 올라가고

이진진을 먼저 마차에 태우고 자신도 타는 진삼낭

! 마차의 문이 닫히고.

이산하; [이랴!] 말 고삐를 채는 마부석의 이산하

두두두! 마차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곧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마차

 

#98>

황금전장. 밤이 깊었고.

뇌옥. 무사들이 입구를 경비하고 있다.

 

뇌옥 안.

입구쪽의 문이 열린 감 방 안에서 간수들 네 명이 마작을 하고 있다. 모두 복면을 쓰고 있는데 간수1이 덩치가 가장 크다. 이 감방은 간수들의 생활공간이라 이런 저런 집기들이 많다. 무기나 고문도구들도 있고. 그러다가

까각! ! 무슨 소리가 들려 움찔하는 간수들

간수1; [이거 뭔 소리야?] 문쪽을 보고

간수2; [쇠붙이로 돌 벽을 긁는 소리 같소.] 마작 패를 만지며

끼긱! ! 이어지는 소리

간수3; [이청풍, 그놈이 갇혀있는 감방 쪽에서 들리는 소리요.] 역시 마작 패를 만지며

간수4; [그놈 설마 수갑이나 족쇄로 돌벽을 뚫고 나갈 생각인가?]

간수2; [두께가 세자가 넘고 쇠같이 단단한 오석을 어느 세월에 뚫어?] 복면 속에서 웃고. 그때

간수3; [됐어! 삼색동순(三色同順;마작의 족보)!] 달칵! 자기 패들을 뒤집어 모두에게 보여주며 웃고

[이런!] [당했구만!] [젠장!] 다른 세 놈 자기들 패를 허물어 버리며 투덜대고. 그때

기익! 끼기긱! 이어지는 쇳소리

간수1; [저 찢어죽일 놈 때문이다,] 벌떡 일어나고

간수1; [정신 사나워서 도무지 패에 집중할 수가 없었어.] ! 몽둥이를 하나 잡고

간수1; [저 새끼하고 한바탕 놀고 올 테니 너희들끼리 한판 돌아라.] 몽둥이를 들고 입구로 나가고

간수3; [아주 죽이지는 마십쇼. 장주님으로부터 죽이라는 지시가 내려온 건 아니나...] 마작 패를 섞으며 말하고

 

#99>

복도를 걸어가는 간수1. 끼익! 끼긱! 그 사이에도 소리가 이어지고

간수1; [이청풍! 네놈이 아주 매를 버는구나.] 복면 ,속에서 이를 갈며 청풍의 감방으로 다가가고

옆구리에 찬 열쇠꾸러미를 벗이며 철문 위쪽의 틈으로 안을 보는 간수1

끼긱! ! 청풍이 등을 보이는 자세로 벽을 향해 앉아서 손목에 찬 수갑으로 벽을 긁고 있다. 발목에 차고 있던 족쇄를 풀었지만 벽을 보고 앉아있어서 그 사실이 안 보인다.

간수1; [오냐! 오늘 저승이 어떤 곳인지 살짝 구경하고 오게 해주마.] 철컥! 열쇠를 구멍에 넣고 돌리고. 이어

철컹! 문을 열고 들어가는 간수1. 하지만

끼긱! ! 청풍은 돌아보지 않고 수갑으로 벽을 긁고 있고

간수1; [우리 신경을 긁어대는 걸로 복수를 할 생각인 것 같은데...] 열쇠고리를 허리에 차며 안으로 들어서고. 문은 열린 상태

간수1; [먼저 내 몽둥이찜질부터 견뎌야할 것이다!] 몽둥이를 쳐들어 청풍을 내리치려 하고. 바로 그때

부악! 철컹! 앉은 채로 홱 돌아서며 족쇄를 강하게 휘두른다. 간수1의 정강이를 노리고

빠캉! 간수1의 정강이를 강타하는 족쇄의 끝 부분들

간수1; [끄악!] 비명 지르는 간수1의 몸이 앞으로 기울어지고. 다음 순간

! 청풍의 손에 들린 가는 쇠꼬챙이가 간수1의 목을 아래에서 찌른다. 복면 아래쪽에서 위로

간수1; [끄윽...] 복면 속에서 눈을 까뒤집고

 

#100>

<끄악!> 마작 하던 놈들 귀에 들리는 간수1의 비명

간수2; [시작했구만.] 마작하면서 웃고

간수3; [걱정이야. 간수장 성격에 빡치면 이가놈을 죽일 수도 있어.]

간수4; [후환을 모르지 않을 테니 죽이진 않을 걸세.] [신경 끄고 빨리 패나 가져가.] 마작에 열중하고

 

#101>

다시 청풍이 갇혀있던 감방

따당! 들고 있던 몽둥이를 떨어트리는 간수1. 몸이 앞으로 기울어져 청풍의 몸 위로 쓰러지려 한다

청풍; (금강불괴가 아닌 한 느닷없이 정강이를 맞으면 극심한 고통에 몸이 앞으로 기울어질 수밖에 없다.) 쇠꼬챙이를 간수1의 목에 깊이 찔러 넣은 채 눈 번득이고

청풍; (그럼 짧은 쇠꼬챙이로도 치명상을 입힐 수 있지.) ! 일어나며 다른 손으로 간수1의 뒷덜미를 움켜잡아서 쇠꼬챙이가 더 깊이 목에 파고 들어가게 하고

간수1; [... 이 새끼...] ! 양손으로 청풍의 목을 마주 움켜쥐며 벌벌 떨지만

꾸욱! 목이 조여지면서도 쇠꼬챙이를 더 깊이 밀어 넣는 청풍

부르르! 청풍의 목을 조이던 간수1의 손이 떨리고. 다음 순간

퍼억! 청풍의 옆으로 나뒹구는 간수1

청풍; [헉헉!] 옆으로 주저앉으며 헐떡이고

청풍; (가축이 아닌 인간을 죽였다.) 옆에서 죽어가며 벌벌 떠는 간수1을 보고

청풍; (인간으로서는 해선 안되는 짓이지만 죄책감도 후회도 들지 않는다.) (지난 며칠간 겪은 풍파로 인해 인간으로서의 감정이 메말라버린 때문일 것이다.) 간수1의 복면을 잡고

청풍; (이자를 죽이지 않으면 여길 살아서 나갈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고...) ! 간수1의 복면을 벗긴다. 복면 속에서 드러나는 것은 추악하게 생긴 얼굴이다.

 

#102>

대경도장. 깊어지는 밤. 여전히 흥청. 입구를 건달들이 지키고 있고. 그러다가

건달4; [왕융, 이 새끼 오줌을 얼마나 오래 싸는 거야?] 건달3이 오줌 누러 간 골목 쪽을 보며 오만상 쓰고

[오줌 싼다는 핑계로 샌 거 아니야?] [왕융이 놈 요즘 도화루의 춘앵이 년한테 빠져 있잖아.] 다른 놈들도 궁시렁대고

건달4; [일 팽개치고 농땡이 치러 간 거면 그냥은 못 넘어가지.] 골목으로 가고

건달4; [누군 좋아서 경비서는 줄 아나?] 궁시렁 대며 골목으로 들어가고. 헌데

[끄으으...] 골목 어둠 속에 누가 바닥에 쓰러져 벌벌 떨고 있다. 그걸 보고 놀라는 건달4

[왕융!] 건달4의 비명 배경으로 골목 안에 쓰러져 있는 건달3의 모습. 아랫도리를 부여잡은 채 벌벌 떨고 있다. 피투성이가 되어 있고

 

#103>

다시 황금전장의 뇌옥.

뇌옥 내부. 간수들이 마작을 하고 있는 감방. 문이 열려있는데

마작 하던 세 놈이 흠칫! 하며 입구쪽을 본다. ! 누군가 열린 문 앞을 지나간다. 복면을 쓴 인물이다. 이자는 물론 간수1이 아니고 간수1의 복면과 옷을 입은 청풍이다. 복면을 쓰고 있을 때는 청풍(복면)으로 표기

간수2; [어디 가쇼?] 마작하며 묻고

청풍(복면); [피를 좀 봤더니 찜찜하다. 나가서 손 좀 씻고 오겠다.] 말하며 지나가고. 실제로 복면과 옷에 피가 묻어있다. 복면 뿐 아니라 옷도 간수1의 것으로 갈아입고 있다.

간수2; (목소리가 얇은데...) + [그러게 적당히 하지 그랬소?]

간수3; [우리끼리 패 돌릴 테니 피 냄새 지우고 오쇼.] 건성으로 말하며 마작하는 놈들

복도를 지나 뇌옥 입구인 철문으로 가는 청풍(복면).

청풍(복면); (마지막 고비다.) 눈 번뜩

청풍(복면); (이 철문만 통과하면 죽을 고비를 넘기는 게 된다.) 떨리는 손으로 철문의 손잡이를 잡고. 이어

철컹! 철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고

밖에서 경비 서던 무사들이 돌아보고

무사1; [어딜 가나 간수장?]

청풍(복면); [이가놈 버릇을 고치려다가 피를 좀 봤소.] [우물에 가서 손 좀 닦고 와야겠소.] 철컹! 철문을 닫고

무사1; [죽이진 않았겠지?] 한숨

청풍(복면); [걱정 마시오. 살려는 뒀으니...] 무사들을 등지고 걸어간다.

무사1; [성질들 하고는...]

무사1; [하긴 저렇게 무자비하고 잔혹한 성질들이니 간수 노릇을 하고 있지.] 멀어지는 청풍을 보며 혀를 찬다.

청풍(복면); (드디어 뇌옥을 빠져나왔다.) 곁눈질로 뒤를 보며 흥분. 주먹 꽉

청풍(복면); (벽소소...) 벽소소를 떠올리고

청풍(복면); (생각같아서는 그년의 거처를 찾아가 화풀이를 하고 싶지만...)

청풍(복면); (진진이가 위기에 처해있을 테니 촌각을 아껴 대경도장으로 가야한다.)

청풍(복면); (조금만 더 기다려라 진진아. 오빠가 구해주러 갈 테니...) 서둘러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청풍(복면)

 

#104>

뇌옥 내부

청풍이 갇혀있었던 감방, 철문은 닫혀있고

철문 안쪽, 벽쪽에 입구를 향해 등을 보이는 자세로 누가 누워있다. 양손과 발목에 수갑과 좃쇄가 채워져 있고 몸에는 피에 쩔은 누더기를 걸친 사내.

그 사내의 얼굴 보여주고. 물론 청풍이 아니라 간수장이다. 청풍이 그자와 옷을 바꿔 입었다. 목에 생긴 상처에서 피가 흘러나오고 있다.

 

#105>

다시 대경도장. 입구를 지키는 건달들이 뭔가 불안한 표정으로 안쪽을 기웃거리고 있고

도박장 내부. 이진진이 갇혀있었던 건물 앞에 여러 명의 건달들이 서서 웅성거리고 있다. 건달4와 동료들도 그 중에 있다. 열려진 문을 통해 건물 안쪽의 모습이 보이고

건달5와 건달6이 죽어있고 두 명의 나이 든 건달들이 살펴보고 있다. 그때

정필; [무슨 일이냐?] 뛰듯이 다가오고. 건달1과 건달2가 뒤따라오고. 급히 물러서고나 돌아보는 건달들

정필; [이가년이 도망쳤다는 게 사실이냐?] 분노하며 건물로 다가오고

[총관님!] [어서 오십시오.] 겁에 질리고 눈치 보며 굽신거리는 건달들

[!] 건물로 다가와 눈 부릅뜨는 정필.

건물 안의 모습. 건달5와 건달6이 죽어있고 살펴보던 건달 두 명은 옆으로 물러서있다.

정필; [어떤 놈 짓이냐?] 이를 부득 갈고

건달4; [... 왕융 말로는 범인은 나이가 좀 있는 계집이었다고 합니다.] 눈치 보며

정필; [나이가 있는 계집?] 눈 부릅.

건달5; [그리고 이각쯤 전에 뒷문쪽 골목에서 마차 한 대가 급히 빠져나가는 걸 본 놈들이 있습니다.]

정필; [그럼 뭘 기다리고 있어?] [당장 추적하지 않고!] 버럭 고함지르고

[... 죄송합니다 총관님!] [즉시 추격하겠습니다,] 겁에 질려 굽신거리는 건달들

정필; [회주님께도 지금 상황 보고하고 지원을 부탁드려라.] 눈 부라리며

[존명!] [분부 받들겠습니다 총관님!] 대답하며 사방으로 흩어지는 건달들, 건달1과 건달2만 남아있다.

정필; (이진진을 구해간 게 나이 든 계집이라면...) 걸어가며 이를 부득. 눈이 번들

정필; (이진진의 어미일 것이다. 내가 들이닥쳤을 때 집에 없었던...)

정필; (네년이 뭔가 내력을 숨기고 있었던 모양이다만...) (반드시 잡아서 딸 년과 함께 몸을 팔게 해주겠다.) 사악하게 웃고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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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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