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룡강의 만화 시나리오'에 해당되는 글 781건

  1. 2022.12.25 [투천환일] 제 141장 찾아낸 절기 1
  2. 2022.12.22 [투천환일] 제 140장 여자의 승부 5
  3. 2022.12.16 [투천환일] 제 139장 가공할 음모 1
  4. 2022.12.13 [투천환일] 제 138장 싸나이가 여자를 용서하는 방법 2
  5. 2022.12.10 [투천환일] 제 137장 여심난측 1
  6. 2022.12.09 [투천환일] 제 136장 스스로 걸린 덫 1
  7. 2022.12.01 [투천환일] 제 135장 달아난 독사 1
  8. 2022.11.27 [투천환일] 제 134장 신위를 떨치다.
  9. 2022.11.24 [투천환일] 제 133장 화려한 등장
  10. 2022.11.12 [투천환일] 제 132장 당하진 않았군. 1
  11. 2022.11.08 [투천환일] 제 131장 영물도 벗어날 수 없는 덫
  12. 2022.11.03 [투천환일] 제 130장 인간이 된 사연 2
  13. 2022.11.01 [투천환일] 제 129장 오랜만의 등장
  14. 2022.10.28 [투천환일] 제 128장 그것이 묘약? 1
  15. 2022.10.26 [투천환일] 제 127장 수상한 비구니 1
  16. 2022.10.22 [투천환일] 제 126장 가공할 신위 1
  17. 2022.10.21 [투천환일] 제 125장 들통난 정체
  18. 2022.10.19 [투천환일] 제 124장 마교사가 1
  19. 2022.10.18 [투천환일] 제 123장 색마가 된 사연
  20. 2022.10.13 [투천환일] 제 122장 헛물 켜는 여자 1
  21. 2022.10.11 [투천환일] 제 121장 죽여줄까 살려줄까? 1
  22. 2022.10.10 [투천환일] 제 120장 의외의 조력 1
  23. 2022.10.04 [투천환일] 제 119장 함정에 빠지다. 1
  24. 2022.09.27 [투천환일] 제 118장 소천호의 전설 1
  25. 2022.09.26 [투천환일] 제 117장 신비한 고양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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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

깊은 밤. 천마련. 이제 대부분의 건물에 불이 꺼졌다.

무존부. 입구쪽에 불빛이 깜빡인다.

계단에 걸터앉아 곰방대로 담배를 피우고 있는 흑신

고개 조금 떼어 무존부를 돌아보는 흑신

흑신; (드디어 끝난 건가?)

흑신; (쉬지 않고 세시진이라니... 무공만 절륜한 놈이 아니었군.) 쓴웃음

흑신; (아마 더 할 수 있었지만 소주모가 견디지 못해 중단한 것같은데...)

흑신; (덕분에 소주모가 수태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흑신; (천시(天時)도 어느 때보다 좋으니 오늘 밤 수태 된 놈은 큰 인물이 될 게야.) 하늘 보며 웃고

 

#501>

천마서고 내부.

아랫도리만 얇은 이불로 가린 채 누운 청풍과 한경파. 바로 누운 청풍의 품에 옆으로 누운 한경파가 안겨있는 모습. 한경파는 지쳤지만 만족한 표정

청풍; (정말 대단한 여자였다.) 자기 품에 안긴 한경파를 곁눈질로 보고. 청풍도 좀 지친 표정

청풍; (오늘밤이 수태를 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서인지 쉬지 않고 날 자극했었다.)

청풍; (덕분에 나도 힘을 내서 원하는 대로 요구를 들어줬는데...)

청풍; (어쩌면 이 여자의 소원대로 아기가 이미 들어섰을지도 모르겠다.)

청풍; (그럼 석헌중에게는 미안하지만 그 아이가 석헌중의 모든 걸 물려받겠지.) 생각할 때

한경파; [부탁이 있어요.] 청풍의 가슴 만지며 말하고

청풍; [말씀하시지요.] 고개 조금 돌려 한경파를 보며 대답

한경파; [분이에게는 저의 존재를 알리지 않아주셨으면 해요.]

청풍; [어째서입니까?]

청풍; [분이가 생모인 부인의 행방을 간절하게 찾고 있는데...] + [!] 말하다가 눈 치뜨며 입 다물고

청풍; (맙소사! 이 여자는 설마...) 놀라고

한경파; [제가 살아있다는 게 알려져 봤자 분이와 소소의 행복에 방해만 될 뿐이에요.] [그러니 차라리 저는 죽은 것으로 해두는 게 좋아요.]

청풍; (나... 나보고 분이를 버리지 말라는...) + [하지만 부인을 품은 제가 어떻게 분이를...] 버벅. 얼굴 벌개지고

한경파; [흑백신귀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마세요.] 고개를 들어 청풍을 보고. 상체를 들자 젖가슴이 잠옷 속에서 출렁이고

한경파; [두 분은 오늘 이곳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끝까지 입을 다무실 테니까요.] 애잔한 눈으로 청풍을 내려다보고

한경파; [분이와 소소만 행복해질 수 있다면 전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답니다.] 청풍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접근시키며 할딱이고

청풍; (거부할 수가 없다.) 슥! 자기 몸에 올라타는 한경파의 허리를 끌어안고

청풍; (모진 세파에 시달리며 지금까지 버텨온 이 가엾은 여자의 마음을 아프게 할 수는 없으니...) 같이 키스하고

<기왕에 지은 죄다.> 청풍의 몸에 소변 보는 자세로 쪼그려앉는 한경파

<죄가 한 두 개 더 늘어난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다.> 하악! 청풍의 가슴을 두손으로 누르고 아랫도리를 내리누르며 자지러지는 한경파

<죄를 지어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면 기꺼이 웃으며 지옥에 들어갈 수 있다.> 청풍의 몸 위에 쪼그려 앉아 방아를 찧으며 자지러지는 한경파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502>

<-군자각> 역시 깊은 밤. 주변에 불 켜진 건물이 없고.

어둑한 침실. 상체를 붕대로 감은 석헌중이 잠들어 있다. 비지땀을 흘리고

석헌중; [으으으...] 열에 들떠 신음하고. 꿈꾸는 중이다.

이하 꿈 장면

 

꿈 속에서 한경파와 뱃놀이를 한다. 경치 좋은 호수

그러다가 흠칫! 배 옆의 물속을 보고. 물 속에서 강렬하게 번뜩이는 한쌍의 빛.

배 아래를 가로 지르는 거대한 용의 형상.

치솟는 용. 뒤집어지는 배. 물에 빠지려는 두 사람

용의 앞발이 한경파를 움켜쥐고

꿈 장면 끝

 

석헌중; (안... 안돼!) 현실의 석현중, 꺽꺽 대지만 깨지는 못하고. 그 배경으로 용이 앞발로 한경파를 움켜잡고 승천하는 모습

아래를 내려다보며 울부짖는 한경파. 물에 빠진 채 손 뻗으며 울부짖는 석헌중. 하지만

한경파를 쥐고 하늘의 구름 속으로 사라지는 용

석헌중; [부... 부인!] 눈 번쩍 뜨며 비명 지르고. 그때

[고정하시게 대공자.] 슥! 누가 옆에서 수건으로 석헌중의 이마를 닦아주며 말하고. 돌아보는 석헌중

백귀; [악몽이라도 꾼 겐가?] 침대 옆에 앉아 수건으로 석헌중의 이마를 닦아주는 백귀

석헌중; [백... 백귀호법...] 헉헉

백귀; [무슨 꿈을 꿨기에 땀을 이렇게 비오 듯 흘리시는 겐가?]

석헌중; [용... 용이 집사람을 낚아채갔습니다.] 헉헉

백귀; [용이라...] 중얼. 그러면서 청풍을 몸에 태우고 몸부림치는 한경파를 떠올리고

백귀; [무릇 모든 용꿈은 길몽이라고 하지 않는가? 곧 대공자 부부에게 경사가 있을 것같군.]

석헌중; [경사라면...] 흠칫!

백귀; [묻기가 좀 민망하네만... 소주모와는 언제 마지막으로 동침 했는가?]

석헌중; [이틀 전... 그 사람에게 변고가 있던 날 밤에 오랜만에...] 좀 얼굴 벌개지고

백귀; (다행히 시간도 들어맞겠군.) + [그럼 열 달 후에는 아기를 품에 안아볼 수도 있겠어.] 웃고

석헌중; [집... 집 사람이 수태를 했을 수도 있다는...] 놀라고 흥분하고

백귀; [대공자와 소주모가 십년 넘게 공을 들여온 걸 알고 있네.] [이 정도 시간이면 천지신명도 감동하지 않았겠는가?]

석헌중; [그렇다면야 더 바랄 게 없지만...] 흥분

석헌중; [헌데 집 사람은 어디 가고 호법께서 제 간병을 하시는 것인지요?] 두리번

백귀; [소주모는 교주께서 맡기신 천마서고를 하루라도 비워둘 수 없다며 무존부로 올라갔다네.]

석헌중; [그 사람도 참... 그럴 것까지는 없는데...]

백귀; [소주모가 원하는 대로 해줌세. 만일 이틀 전에 소주모 몸에 아기가 들어섰다면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 최선이니...]

석헌중; [그... 그래야겠지요?] 헤벌쭉 웃고

백귀; (겉으로는 표현해오지 않았지만 대공자도 간절하게 자식을 원하고 있었군.) 눈을 좀 가늘게 뜨고

<비록 초공자에게 씨를 빌리는 것이긴 해도 그 소원, 이루어질 걸세.>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백귀의 생각 나레이션

 

#503>

새벽 무렵. 무존부

흑신은 여전히 계단 맨 위에 앉아 곰방대를 피우고 있고.

흑신; (다시 조용해졌군.) 힐끔 뒤를 보고

흑신; (이젠 정말 끝이 난 거겠지.)

흑신; (여자인 소주모야 그렇다 쳐도... 초무궁 그놈이 또 힘을 낸다면 사람이라고 볼 수도 없는데...) 쓴웃음을 짓고

흑신; (또 모르지. 원래가 상상을 초월하는 놈이니...)

 

#504>

천마서고. 책장 사이로 흐릿한 불빛.

한경파; [마교에는 이곳 천마서고에 천마께서 창안하신 천마칠절기 중 하나가 숨겨져 있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와요.] 등이 걸린 책꽂이에 쿠션을 대고 기대앉은 한경파. 여전히 얇고 길이가 짧은 잠옷 차림인데 겉옷을 어깨에 망토처럼 걸치고 있다. 그런 한경파의 무릎을 베고 누워있는 청풍. 완전히 탈진한 모습인데 상체는 벗었지만 바지는 입고 있다. 한경파는 자기 무릎을 베고 있는 청풍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고

한경파; [그래서 천강마존님을 비롯하여 역대 교주님들께서 무진 노력을 기울였지만 얻은 것은 없었어요.] 둘러보고

한경파; [이제 와서는 천마서고에 천마칠절기 중 하나가 숨겨져 있다는 전설에 대해 대부분의 교도들이 회의적이게 되었답니다.] 한숨

<천마 엽고성은 천재 중의 천재였다.> 천마귀비가 하던 말을 떠올리는 청풍.

이하 회상

 

천마귀비; [나는 그 시절까지 존재했던, 인간이 만들어낸 거의 모든 무공을 천마에게 가르쳐주었는데...] 천마유거의 정자에 청풍과 마주 앉아서 말하고. 청풍은 잠옷 차림으로 음식을 먹으면서 듣는다

천마귀비; [천마는 십년이 채 안되어 그 모든 걸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멀리를 보며 추억에 잠긴 표정으로

천마귀비; [뿐만 아니라 그는 내게서 배운 무공들을 바탕으로 기상천외한 무공 일곱 가지를 만들어내기까지 했다.]

천마귀비; [이름하여 천마칠절기인데...] [만일 신통력을 쓰지 않는다면 나도 천마칠절기의 파괴력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회상 끝

 

한경파; [의부님이 실종된 며느리와 손녀를 찾아 강호로 미행(微行)을 나가신 후 상공은 의부의 뒤를 이어 천마서고의 장서들을 조사해왔어요.] 자기 무릎 베고 있는 청풍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한경파; [물론 역대 교주님들이 천여 년의 세월동안 무진 애를 썼음에도 찾아내지 못한 천마칠절기가 쉽게 찾아질 리가 없지요.] 한숨 쉬고

한경파; [상공이 괜한 헛수고를 하고 있는 것 같지만 말릴 수도 없더군요.]

청풍; [헛수고는 아닐 것입니다.] 이 장면에서 처음으로 말하고

한경파; [무슨 뜻인지요?] 흠칫! 하고

청풍; [천마가 일곱 가지 초절기를 만들어낸 것은 사실입니다.]

한경파; [천년호께서 그리 말씀하셨나요?]

청풍; (천년호가 천마귀비라는 사실은 말해줄 필요 없겠지.) + [그렇습니다.] 끄덕

청풍; [비록 천마가 천마귀비와 다투고 홧김에 이곳을 떠나긴 했지만... 아마 후손을 위해서 천마칠질기중 한 두 개쯤은 남겼을 것입니다.]

한경파; [그... 그렇겠네요.] 흥분

청풍; [자손이 책을 읽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은 옛날이라 해도 다를 바가 없을 테고...]

청풍; [그래서 천마서고에 자신의 절기가 숨겨져 있다는 소문을 흘리셨을 수도 있습니다.] 주변에 서있는 책장들을 보고. 책장 옆면에는 숫자가 새겨져 있다. 청풍이 보고 있는 책장에는 <二百九>라는 글자가 중간쯤에 새겨져 있다.

한경파; [천마칠절기를 찾기 위해서라도 후손들이 이곳의 책을 읽길 바라셨겠군요.] 흥분

청풍;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만...] + [!] 말하다가 입을 다물고. 옆의 책장을 보고 있다. <二百九>라는 숫자가 적혀있는 책장이다.

흠칫! 하는 한경파

<二百九>라는 숫자가 적혀있는 책장 옆면 크로즈 업

청풍; (책장 옆에 새겨진 저 숫자...) 책장을 보고

한경파; (뭔가 떠오른 게 있는 모양이야.) 역시 입 다물고 긴장하며 보고

고개 돌려 다른 쪽의 책장을 보는 청풍.

청풍이 보는 쪽의 책장에는 <三百二十八>이라는 숫자가 바닥 가까운 곳에 새겨져 있다

청풍; (서가의 번호가 새겨져 있는 위치가 다르다.) 슥! 생각하며 몸을 일으키고. 그런 청풍을 긴장하며 보는 한경파

일어나 앉아서 주변의 서가들을 보는 청풍.

<三百十七> <四十三> <百九十二>등의 숫자가 새겨진 책장들을 연달아 보여주고. 숫자들은 책장 옆면에 새겨져 있는데 숫자가 새겨진 높이가 다 다르다.

청풍; [흠! 그럴 수도 있겠군.] 그걸 보며 고개 끄덕이고. 눈 번뜩이면서

한경파; [공자님... 혹시...] 흥분하고 긴장해서 묻고

청풍; [저의 의조부님이 도둑이라는 말씀을 드렸던가요?] 웃으며 한경파를 돌아보고

한경파; [그런 말씀은 해주지 않으셨어요.] 고개 젓고

청풍; [사실 저는 부인의 두 번째 부군이셨던 편복귀와 함께 천하오대신투로 꼽히는 천불투님의 슬하에서 자랐습니다.] 슥! 일어서고

한경파; [공... 공자님도 도둑들의 연합체인 도척총림(盜跖叢林) 소속이셨군요.] 놀라며 따라서 일어나고. 어깨에 망토처럼 걸친 겉옷을 여미며

청풍; [의조부님 덕분에 저는 철이 들 무렵부터 도둑질을 배웠습니다.] [물론 도둑질의 기본은 훔칠만한 물건을 찾아내는 것이었구요.] 일어서서 주변의 책장들을 둘러보고

한경파; [공자님은 이미 천마칠절기를 찾아내셨겠군요.] 흥분하며 완전히 일어서고. 움직이는 바람에 얇은 잠옷 속에서 젖가슴이 출렁이고

청풍; [그런 것같습니다.] 웃으며 책장들 사이를 걸어가고. 시선은 책장의 위치와 책장 옆면의 숫자들을 살피면서

한경파; [어디... 어디에 천마칠절기가 감춰져 있는가요?] 흥분하며 따라가고. 망토처럼 두른 겉옷을 여미면서

청풍; [천마서고의 책장은 모두 몇 개입니까?] 책장 하나의 옆면을 살피며 묻는다. 청풍이 보는 책장에는 <七十二>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고

한경파; [신첩이 알기로 모두 삼백육십다섯 개의 서가(書架)가 있사옵니다만...] 연이어서 다른 책장을 살피는 청풍을 따라가며 말하고

청풍; [역시 그렇군.] 눈 번뜩이며 책장들을 살피고

한경파; [서가의 숫자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요?] 의아해 하며 따라가고

청풍; [이곳의 책장들은 위치가 옮겨진 적이 있습니까?] 책장의 옆면을 아래위로 살피면서. 그곳에는 <七十>이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는데 새겨진 위치가 좀 더 높다.

한경파; [혹시 몰라서 천마서고의 기물들은 철저하게 원형을 보전해왔다고 들었어요.] [이 서가와 서가에 꽂혀있는 책들은 모두 천마께서 만들고 모으신 것이구요.] 청풍을 따라가며 대답하고

한경파; [심지어 혼란을 방지할 목적으로 원래 있던 책들 외에는 단 한 권의 책도 외부에서 반입하지 않았다고 해요.] 다른 책장의 옆면을 살피는 청풍을 따라가며

청풍; [그건 현명한 조치였습니다.] 끄덕이며 웃고.

청풍; [특히 이 서가들을 움직이기라도 했다면 천마의 안배는 수포로 돌아갔을 것입니다.] 책장을 만지면서 말하고

한경파; [혹시...] 깨닫고 놀라고

청풍; [부인께서도 짐작하셨군요.] 돌아보며 웃고

청풍; [천마칠절기는 이안에 소장되어 있는 책이 아니라 서가에 숨겨져 있었습니다.] 서가들을 살피며 걷는다. 주로 옆면과 바닥을 보고

한경파; [어... 어떻게... 그게 어떻게 가능했지요?] 흥분

청풍; [서가마다 숫자가 새겨져 있지요?] 책장 옆에 새겨진 <三十七>이라는 숫자를 가리키며

한경파; [예...] 어리둥절

청풍; [게다가 그 숫자들은 새겨져 있는 위치가 제각각이기도 합니다.] 다른 서가를 살피며. 그 서가에는 <四十二>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는데 위치가 낮다

청풍; [맞아요.] 여전히 이해가 안가는 표정으로 청풍을 쫓아가고

청풍; [인간의 몸에는 모두 삼백육십오 개의 중요한 혈도가 있습니다.] 책장들을 살피면서 걸어가고

한경파; [혹시... 천마서고내의 서가들은...] 눈 치뜨고

청풍; [사람 몸에 있는 삼백육십오 개의 대혈(大穴)을 뜻합니다.] 끄덕이며 책장과 그것이 놓인 위치를 살피고

청풍; [서가가 놓여있는 자리는 오행(五行)의 순서와 대비하면 몸의 구조가 되고...] 말하며 책장들 사이를 더 빠르게 걸어가고

청풍; [서가에 새겨진 숫자는 진기의 운용 순서입니다.] 말하면서 앞으로 걸어가고. 연신 주변을 살피며

한경파; [아!] 따라가면서 놀라고 흥분

청풍; [각 서가에 새겨져 있는 숫자의 높이가 제각각인 건 그 혈도에서 구사하는 공력의 강약을 의미합니다.] 말하며 서가의 옆면에 <八>이라고 적힌 숫자를 보고

한경파; (이 어린 사내...) 놀라서 그런 청풍을 보고

한경파; (천여 년의 세월동안 수많은 고수들도 찾아내지 못한 천마서고의 비밀을 단번에 알아냈어.) 흥분과 감탄의 표정으로 청풍을 보고

한경파; (어쩌면 초공자는 천마를 능가하는 천재일지도 몰라.) 주변을 연신 살피면서 걸어가는 청풍의 뒷모습을 보고. 어느덧 청풍의 앞쪽에 서가 중앙에 놓인 탁자가 나타난다. 탁자에는 책이 여러 권 쌓여있고 빈 종이들도 널려있고. 연필처럼 생긴 필기도구도 놓여있다. 그 탁자 주변의 책장에는 빛나는 구슬들이 박혀있어서 어둡지 않다. 마치 조명이 설치된 것처럼

한경파; (분이와 소소를 초공자와 맺어지게 해야만 하는 이유가 한 가지 더 늘었고...) 흥분할 때 청풍은 탁자로 다가간다

청풍; [역시 그렇군.] 중얼거리며 탁자에 놓인 연필같은 것을 집어들고.

청풍; [오행상생... 목생화(木生火)로부터 시작하면 되겠지.] 널려있는 종이를 한 장 끌어당겨서

스슥! 그 종이에 빠르게 뭔가를 쓰기 시작하는 청풍.

한경파; (틀림없어.) 긴장하고 흥분해서 그런 청풍을 보고

<초공자는 정말로 천마칠절기를 찾아낸 거야!> 몰입해서 종이에 빠르게 무언가를 쓰며 중얼거리는 청풍을 배경으로 한경파의 생각 나레이션.

한경파; (허무할 정도로 쉽게...) 청풍이 글 쓰는 걸 보며 침 꼴깍. 그러다가

청풍; [끝났습니다.] 이윽고 쓰던 것을 멈추고. 이미 탁자에는 여러 장의 종이가 널려있다. 종이에는 글이 빼곡하고

청풍; [이 종이에 적어 놓은 것이 천마서고에 숨겨져 있는 천마의 절기입니다.] 종이들을 모으고

청풍; [이름하여 불훼금강신(不毁金剛身)!] 종이들을 모아서 들고 돌아서고

청풍; [어떤 타격에서도 몸을 지킬 수 있게 해주는 최고의 호신무공입니다.] 종이들을 한경파에게 주고

<불훼금강신!> 종이를 받으며 흥분하는 한경파의 얼굴 크로즈 업

 

#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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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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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7>

청풍; [실례하겠습니다.] 천마서고의 문을 열고 들어서는 청풍. 그러자

[어서 와요 초공자!] 안쪽 어디에선가 들리는 음성. 수많은 책꽂이들이 이리저리 놓여있는 사이에서

청풍; (한경파...) 문을 닫으며 주변을 살피지만

한경파는 안 보인다.

좀 떨어진 곳에 천강마존으로 위장한 석헌중이 글을 쓰던 책상이 보이지만 그곳에도 한경파는 없다.

청풍; (책 정리를 하나? 모습이 안보이는군.) 생각하며 걸어들어가고. 뒤로 문은 닫혔고.

[이쪽으로 와주세요.] 책꽂이 사이에서 들리는 음성

청풍; (저 쪽에 있군.) + [예...] 대답하며 그곳으로 가고

청풍; (뭘 하느라 손님이 찾아왔는데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직접 오라는 것일까?) 소리가 들린 책꽂이 쪽으로 가고.

청풍; [급히 떠날 상황이 발생하여 인사를 드리려고...] + [!] 슥! 책꽂이를 돌아서며 말하다가 눈을 부릅뜨는 청풍

쿵! 드러나는 장면 책꽂이들 사이의 비교적 넓은 공간. 이불이 깔려있고. 그 이불 위에 거의 알몸인 여자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누워있다. 몸에 잠옷을 입고 있긴 하지만 투명해서 다 들여다보이고 그나마 치마는 짧아서 사타구니까지 일부 드러나 보이는 잠옷이다. 머리 쪽의 책꽂이 중간에는 등이 하나 걸려있어 은은한 조명을 비춘다. 이불 주위에는 얇은 이불과 쿠션도 몇개 있고

청풍; (이게 무슨...) + [실... 실례했습니다!] 급히 고개 돌리며 뒷걸음질 치지만

한경파; [가지 마세요.] 두 손으로 얼굴 가린 채 말하고

청풍; [부... 부인...] 당황하며 걸음을 멈추고. 고개는 옆으로 돌린 채

한경파; [불... 불쾌하고도 당황스러우실 줄 알아요. 하지만... 아무쪼록 저의 소원을 들어주세요.]

청풍; [소... 소원이라니...?] [저는 부인이 부군에게 지극정성인 분으로 알고 있었는데...] 당혹

한경파; [맞아요. 저는 그이를 인생의 마지막 배필로 여기며 섬겨왔고 앞으로도 그리 살 결심을 하고 있답니다.]

청풍; [그러시다면서 지금 제게 이러시는 건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한경파; [그이는... 자식을 낳을 수 없는 몸이에요.]

[!] 눈 치뜨는 청풍.

한경파; [자신이 폭풍마가의 차남(次男)이라 자식은 필요 없다고 하시지만...] [인간인 이상 어찌 후손을 남기고 싶지 않겠어요?]

한경파; [하지만 그이는 십 년 넘게 저를 품었음에도 아기를 만들지 못했어요.] [저는 아직 충분히 아기를 만들 수 있는 몸인데도...]

한경파; [뿐만 아니라... 제게 혹시 문제가 있을까 싶어 몇 명의 첩을 강제로 안겨드렸지만...] [그 계집들에게서도 끝내 자식은 얻지 못했답니다.]

청풍; (그 정도라면 확실히 석헌중에게 문제가 있겠구나.) 침 꿀꺽

한경파; [딸이든 아들이든... 그이에게 자식을 안겨드리고 싶어요.] [그래서... 그래서 이렇게 무례한 짓을 하게 되었답니다.] 얼굴 가린 손이 떨리고

청풍; [부... 부인께서 부군을 위하는 갸륵한 뜻은 알겠습니다.] 난감.

청풍; [하지만 제가 어떻게 부인과...] 분이를 떠올리고

한경파; [그럼... 제가 공자님 아닌 어떤 사내에게 씨를 구하겠어요?]

청풍; [그건...] 움찔! 하고

한경파; [천마련이나 마교의 인간들은 당연히 안되고...] [그렇다고 누군지도 모르는 사내의 씨를 받을 수는 없지 않겠는지요?]

청풍; [그렇긴 하지만...] 곁눈질로 한경파를 보는데

한경파; [저를... 저희 부부를 가엾게 여기신다면... 제게 공자의 씨를 나눠주세요.] 슥! 애원하면서 가랑이를 좌우로 벌려 세우고

사락! 그 바람에 잠옷 치마가 허리쪽으로 흘러내리며 한경파의 사타구니가 그대로 드러나고

청풍; (으헉!) 기겁하며 다시 고개 돌리고

한경파; [마침... 제 몸이 수태하기 최적인 상태이니... 천지신명께서 저희 부부를 가엾이 여기신다면 한 두 번의 관계만으로도 아기가 들어설 수 있을 거예요.] 가랑이를 한껏 벌린 채 애원하고

청풍; (여자로서의 수치심을 무릅쓰고 이렇게까지 나오는 데 차마 거절할 수가 없다.) + [알겠습니다.] 한숨 쉬며 다가가고

한경파; [공... 공자!] 안도

청풍; [과연 한 두 번만으로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부인의 분부를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허리띠를 풀며 말하고. 이제 청풍의 얼굴도 달아올라 있고.

한경파; [고... 고마워요 공자님! 고마워요.] 안도하며 떨고

청풍; (기왕 이리 된 거 가능한 여러 번...) + [!] 생각하며 옷을 벗다가 멈칫! 하고

흑신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고

청풍; (흑신 정도의 고수라면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을 생생하게 엿들을 텐데...) 당혹. 그러자

한경파; [흑신... 흑신이라면 걱정 마세요.] 얼굴 손으로 가린 채 할딱

흠칫! 청풍

한경파; [흑백신귀께서도 아기를 간절하게 원하는 저의 마음을 잘 알고 계시답니다.]

청풍; (흑백신귀는 철저하게 이 여자 편이로구나.) + [알겠습니다.] 생각하며 다시 옷을 벗고

투툭! 바닥에 떨어지는 청풍의 옷가지들

얼굴이 달아오른 채 내려다보는 청풍. 알몸인데 아랫도리에서 무언가가 치솟아 꿈틀거리고

청풍; (보통의 여염집 여자라면 남편을 위해 다른 사내의 씨를 받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을 것이다.) 두 손으로 얼굴 가리고 누워있는 한경파를 보며

청풍; (하지만 젊었을 때는 화류계를 전전하며 수많은 사내들을 겪었고 남편도 세 명이나 두었던 여자라 이런 대담한 생각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가랑이 벌린 한경파의 아랫도리 사이에 무릎을 꿇고

청풍; (보시를 베푼다 여기고 원하는 대로 씨를 뿌려주자.) 슥! 한경파의 몸 위에 엎드리고. 두 팔로 상체는 버티지만 아랫도리는 한경파의 아랫배에 닿고

[...] 파르르! 청풍의 몸이 자신의 몸을 짓누르자 한경파의 몸이 경련을 일으키고

한경파; (드... 드디어...) 두 손으로 얼굴 가린 채 떨고

한경파; (죄송해요 상공! 당신을 위해 정조를 지키겠다는 맹세를 지키지 못하게 되었어요.) 주르르! 얼굴 가린 두 손 옆으로 눈물이 흐르고. 그러면서 석헌중을 떠올리고

한경파; (하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당신에게 아기를 안겨드리고 싶어요. 용서해주세요.) 울고. 하지만

[!] 무언가 느끼는 한경파

청풍이 올라타고만 있고 행위를 하지 않는다. 두 팔로 상체를 버틴 채 아랫도리만 밀착시키고 있다

한경파; [공자... 왜...] 얼굴 가린 채 묻고

청풍; [부... 부인 손으로 직접...] 내려다보며 헐떡이고

한경파; [그... 그건...] 당황

청풍; [제가 욕정 때문에 부인의 몸을 범했다는 자책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한경파; (어... 어쩔 수 없네.) + [알았어요.] 슥! 얼굴 가렸던 손을 떼고. 여전히 눈은 감고 있는데 눈꼬리로는 눈물이 흐르고 있다.

청풍; (역시 울고 있었구나.) 헐떡이며 내려다보고

한경파; [조... 조금... 조금만 몸을 들어주세요.] 두 손을 서로의 아랫도리가 맞닿은 자신의 사타구니로 넣으면서 할딱이고

청풍; [예...] 슥! 아랫도리를 좀 들고

슥! 한경파의 손이 무언가 아주 굵은 걸 잡고.

청풍; [허억!] 혼망 가고

한경파; (아... 아랫배에 눌린 감촉만으로도 예상은 했었지만 이렇게 굵고 단단하다니...) 고개 옆으로 돌린 채 손으로 무언가를 만지고 벌리며 할딱이고

한경파; (무엇보다도... 불에 달군 돌덩이같이 뜨거워. 화상이라도 입을 것같아 두려울 정도로...) 할딱이며 몸을 움직이고. 직후

청풍; [부... 부인...] 두 팔로 상체를 버틴 채 혼망 가며 부르르 떨고

한경파; (뜨거워!) + [여기서부터는... 공자께서 직접...] 할딱이고

청풍; [그럼 죄를 짓겠습니다.] 스윽! 헐떡이며 몸을 들이밀고

[!] 자기도 입 딱 벌리며 고개 젖히는 한경파. 눈은 감은 채

퍼득! 파르르! 침을 맞은 것처럼 버득이는 한경파의 아랫도리

청풍; [허억!] 청풍도 아랫도리를 한경파의 사타구니에 밀착시키며 혼망가고

청풍; (기가 막힌 명기... 나도 오래 견딜 수가 없을 정도로 엄청난...) + [끄윽!] 벌벌 떨며

한경파; [어서... 참지 마시고...] 할딱이며 두손으로 청풍의 엉덩이를 잡고

청풍; [허엉!] 신음 토하며 이를 악물고 몸을 치받고

한경파; [아흑! 끄윽!] 몸이 아래 위로 세차게 흔들리며 비명. 고개 옆으로 돌린 채

한경파; (믿... 믿어지지 않아! 이렇게 굵고 뜨겁다니...) 몸이 아래 위로 흔들리며 벌벌 떨고

한경파; (게다가 한 번 씨를 뿌려준 후에도 시들지 않고 연달아 계속하는 게 가능할 줄이야.) 청풍을 끌어안고 몸부림치는 한경파의 모습 배경으로

<정말 오늘 내 몸에 아기가 들어설 것만 같은 예감이 들어.> 책꽂이 사이에서 한몸이 되어 몸부림치는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한경파의 생각

 

#498>

무존부를 밖에서 본 모습. 흑신이 계단쪽에 서서 천마련을 내려다보고 있다. 천마련의 포구로 배들이 들어오고. 해는 서산으로 진다

<공... 공자님! 고마워요! 하악! 죄송해요 상공. 용서해주세요. 흐윽!> <허억! 부... 부인... 헉!> 흑신의 귀에 들리는 야한 소리들

흑신; (고역도 이런 고역이 없구먼.) 쓴웃음

흑신; (다 늙어서 젊은 것들이 몸을 불태우는 현장을 지켜줘야만 하다니...)

흑신; (그래도 예감은 나쁘지 않다.) 미소

<열 달 후쯤에는 대공자가 아기를 품에 안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같구나.> 무존부의 모습 배경으로 흑신의 생각 나레이션

 

#499>

역시 해질 무렵. 대택향 외곽. 습지와 호수와 강이 멀리 보이는 높은 산봉우리에 번뇌대작이 초조한 표정으로 서있다.

복잡한 표정인 번뇌대작 얼굴 크로즈 업

휘익! 휙! 사방에서 날아드는 검객들. 십여명

[가주님!] [보고 드립니다 가주님!] 사방에서 날아 내린 검객들 포권하고

번뇌대작; [너희 주모의 행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보고는 할 필요도 없다.] 준엄하게

[예...] [송구합니다 가주님.] 대부분의 검객들 삭 죽은 표정으로 시선 피하는데

검객1; [속하, 보고드릴 게 있습니다.] 한명은 포권하며 말하고

번뇌대작; [말해라.]

검객1; [주모님으로 여겨지는 여자가 회하(淮河)의 나루터에서 여객선에 승선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번뇌대작; [틀림없느냐?] 눈 번뜩

검객1; [여객선에서 내린 승객들에게 주모님의 용모파기를 보였사온데...] 종이를 한 장 펴면서

검객1; [하선한 승객들의 상당수가 이 용모파기를 알아봤습니다.] 펴 보이는 종이

종이에는 황보경의 도도한 얼굴이 그려져 있다

번뇌대작; [그렇다면 너희 주모가 그 배를 탔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겠구나.] 눈 번뜩

검객1; [속하의 생각도 그렇습니다.]

번뇌대작; [그 배의 행선지는 확인했느냐?]

검객1; [동해(東海)쪽으로 내려가는 배편이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번뇌대작; [동해!] 눈 번뜩

번뇌대작; [너희 주모는 배를 타고 해외로 나갈 생각인 게 분명하다!] [각처의 포구와 항구를 남김없이 뒤져서 너희 주모가 어디서 내리고 어떤 배로 갈아탔는지 확인해라.]

[존명!] 일제히 대답하는 검객들

휘익! 휙! 검객1을 포함한 검객들 모두 날아올라서

사방으로 흩어진다

번뇌대작; [황보경... 황보경...] [넌 이대로 사라지면 안된다.]

번뇌대작; [번뇌마가의 주모답게 절개를 지키는 모습을 마교의 모든 제자들에게 보이고 죽어야만 한다.] 이를 갈고

번뇌대작; [그래야만 나락으로 추락한 우리 번뇌마가의 이름이 조금은 살아나게 될 테니...] 살벌하고 음침한 표정

번뇌대작; [내게 만족 못해서 다른 사내놈에게 아랫도리를 내돌린 것은 용서할 수 있고 모른 척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갈며 날아오르고

번뇌대작; [그걸 남에게 들켜서 나 신도륜(申渡倫)의 이름에 똥칠을 한 죄는 절대 용서가 안되는 것이다.] 파앗! 멀리 사라지는 번뇌대작. 헌데

 

스윽! 번뇌대작까지 사라지자 근처의 바위 뒤에서 조심스럽게 일어나는 사내. 바로 고당주라 불리는 위진천의 졸개 고굉. 숨을 참은 모습이고. 이하고당주로 표기

고당주; [푸학!] 참았던 숨을 토하고. 이어

고당주; [끄윽!] 파팟! 오른손의 손가락으로 자기 왼쪽 가슴을 찍는다

두근! 심장이 뛰고

고당주; [살... 살았다!] 헐떡이며 털석 주저앉고

고당주; [소교주님과의 연락을 위해 대택향 외곽에 은신하고 있었는데...] [하필 내가 은신한 곳으로 번뇌마가의 인간들이 집결하다니...] 헉헉

고당주; [들킬지도 몰라서 숨을 멈추는 것뿐 아니라 심장까지 잠시 정지시켜 두었었다.] 바위에 기대 앉아 고개만 돌려 번뇌대작이 사라진 곳을 보고

고당주; [만일 번뇌대작이 조금만 더 이곳에서 뭉기적거렸다면 피가 돌지 않아 죽을 뻔했다.] 헉헉 대고

고당주; [고생한 덕분에 알아낸 정보가 번뇌대작의 속마음이었다.]

고당주; [황보경이라는 이름의 마누라와 그 마누라가 낳은 자식을 끔찍하게 아낀다는 마교 내의 속설과 달리...] [번뇌대작은 사실 속마음이 누구보다 시커먼 자였다.]

고당주; [자신의 체면을 위해 마누라를 눈깜짝 하지 않고 죽일 수 있는...]

고당주; [어렵게 알아냈지만 사실 딱히 쓸모가 없는 정보다.] [소교주의 표적은 마교사가의 가주들이 아니라 장청풍과 천강마존이니...]

고당주; [정기적으로 전서구를 날려 소식을 전해오던 소교주님으로부터 하루 가까이 연락이 끊긴 게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고당주; [뭐 별일 없겠지. 마교에는 위태무를 능가하는 실력자인 소교주님의 친조부가 잠복해계시니...] 느긋한 표정으로 중얼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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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5>

망산쌍독이 갇혀있는 감옥

철컹! 열리는 철문. 철문 밖에는 청풍이 서있고. 철문을 열어주는 것은 흉악한 인상의 간수다. 헌데

찡그리는 청풍.

[어서 와라 애송이.] [배가 고파서 우리 먼저 먹고 있었다.] 감옥 내부. 망산쌍독이 바닥에 주저앉아 술을 마시고 있다가 돌아본다. 바닥에는 술병 여러 개와 안주들이 놓여있고. 천장에는 망산쌍독이 묶여있던 쇠사슬이 늘어져 있고

아무 말 없이 간수들을 힐끔 돌아보는 청풍

간수1; [그... 그게...] 비지땀 흘리는 덩치 큰 간수

간수1; [배가 고프다며...] [술과 안주를 준비해주지 않으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세상을 뒤집어 놓을 기밀에 대해 얘기하지 않겠다고 해서...] 청풍의 눈치 보며 변명. 다른 간수들도 청풍의 눈치를 보고

청풍; [됐소!] 한숨 쉬며 안으로 들어가고

청풍; [죽일 때 죽이더라도 배는 채워줘야겠지.]

끼익! 안도하며 밖에서 문을 닫는 간수들

철컹! 철문이 밖에서 닫히고 청풍은 망산쌍독에게 다가간다

구적; [야, 우리 꼬맹이 많이 컸네.] 술 마시며 이죽거리고

구괴; [삼 년 전에는 귀엽기만 했던 애송이가 이제 천마련의 인간들을 벌벌 떨게 만드는 대단한 분이 되셨으니 말이야.] 역시 이죽거리고

청풍; [술과 음식은 먹을 만하오?] 두 놈 사이에 앉으며 묻고

구괴; [간수들이 나름대로 신경을 써서 준비해준 것들이라 제법 먹을 만하다.] [한 잔 해라.] 술잔을 내밀고. 그적은 술병을 들고

청풍; [그렇다니 다행이오.] 술잔을 받고

청풍; [어쩌면 당신들에게는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만찬일지도 모르니...] 꼴꼴 구적이 따라주는 술을 받으며 말하고

구적; [야야... 겁주지 마라.] 술 따라주며

구적; [그렇잖아도 여기 갇히기 전에 폭풍대형인가 뭔가 하는 곰탱이에게 반쯤 죽을 만큼 맞았단 말이다.] 진저리를 치고

청풍; [그 양반 성격에 당신들을 현장에서 때려죽이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기시오.] 폭풍대형이 분노하던 모습 떠올리며 웃고

구괴; [자네도 우릴 죽일 셈인가?] 눈치 보고. 이제 술잔에 술이 다 차서 구적이 술병을 청풍의 술잔에서 떼고 있고

청풍; [나야 굳이 당신들을 죽일 생각까진 없소.] 술잔을 입에 가져가고

청풍; [원래는 당신들을 독천존 서노사에게 끌고 갈 생각이었소.] 술을 마시며

구적; [서... 서영감이 우릴 보면 때려죽이려 할 텐데..] 겁을 먹고

구괴; [자네 말을 들으니 우릴 서영감에게 넘기려던 생각을 바꾼 것같은데... 아닌가?] 역시 겁을 먹은 채 술을 마시는 청풍에게 묻고

청풍; [아마 내가 당신들을 서영감에게 넘길 기회는 없을 거요.] 술잔을 입에서 떼고

구괴; [무... 무슨 뜻인가?]

청풍; [당신들... 천마련에서도 손속이 가장 무자비한 여자에게 죄를 지었더군.] 술잔을 구괴에게 내밀며 음산하게 웃고

구괴; [구..., 구미호리 구숙정?] 겁을 먹은 채 술잔을 받고

청풍; [천마련의 제자들이 천강마존이나 마군자 석헌중보다 구미호리 구숙정을 왜 더 무서워하는지 생각해봐야할 거요.] 술병을 집어들고

구적; [속... 속 좁은 계집이라 원한을 품으면 반드시 보복을 하는 모양이구만.] 술병을 품에 안은 채 겁을 먹고

청풍; [간단히 복수를 하는 정도가 아니라 자기 분이 풀릴 때까지 손을 쓴다고 하오.] 꼴꼴 구괴의 술잔에 술을 따라주고

구적; [히익!] 겁을 먹고. 구괴도 사색이 되고

청풍; [그런 여자의 몸에 못된 짓을 했으니 어떻게 보복할 것 같소?] 히죽 웃으며 두 놈의 아랫도리를 슬쩍 보고

구적; [안돼!] 비명 지르며 술병으로 아랫도리를 가리고

구괴; [우리... 우리 거시기를 잘라버릴 거란 말인가?] 역시 겁에 질리고

청풍; [잘라버리면 다행이고...] 히죽

청풍; [아마 뿌리 채 뽑아버리려 들지 않겠소? 그쪽이 더 고통스러울 테니...] 히죽 웃으며 구괴의 술잔에서 술병을 떼고

[으으으!] 사색이 되는 구적. 구괴도 눈 부릅뜨고

청풍; [덤으로 자기 몸을 본 눈알을 파내고 만진 손가락도 하나씩 잘라버릴 거라 생각하오.] 손가락 두 개로 자기 눈을 가리키고

청풍; [뿌리 채 뽑아낸 거시기는 개나 돼지에게 먹이로 줄 것같고...] 잔인하게 웃고

구적; [그만!] 비명 지르고

구적; [제발 그만해!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살 떨려 죽겠어!] 몸서리를 치고

청풍; (이 정도면 기선제압은 확실히 한 셈이 되겠지.) + [이제 말해보시오.] 술병 내려놓고

청풍; [천하의 정세 어쩌구 하며 날 보자고 했는데...] [만일 헛소리를 해서 나로 하여금 헛걸음을 하게 만든 것이라면...]

청풍; [당신들의 처분을 구숙정에게 맡길 수밖에 없소.] 음산하게 웃고

구적; [그... 그러지 마라.] 비명 지르며 무릎을 꿇고

구적; [아는 대로 말하고... 네가 하자는 대로 다 할 테니까 우릴 구숙정에게만 넘기지 말아다오.] 두 손 모아 비는 척 하며 애원하고. 두손에는 술병을 들고 있고

구적; [차라리 우릴 서영감에게 데려가서 넘겨라! 그 영감은 우릴 죽일 지언정 양근을 뽑거나 하는 짓은 하지 않을 테니...] 눈물까지 글썽

구괴; [제기랄! 적당히 해라 어리석은 놈아!] 버럭 고함 지르고

구적; [너... 넌 또 왜 그래?] 구괴를 돌아보고

구괴; [인정하마! 우리가 네놈에게 당했다.] 청풍을 노려보며 술을 거칠게 마시고

구적; [우리가 당해? 뭘 당해?] 어리둥절

구괴; [이 영악한 놈이 기선을 제압해서 우리가 무리한 요구를 하지 못하게 만든 거란 말이다.] 입에서 뗀 술잔으로 청풍을 겨누며

구적; [어! 그런 거야?] 청풍을 돌아보고

청풍; [구괴 당신은 그래도 제법 눈치가 있군.] 웃으며 술병을 다시 내밀어 술을 따라주고

청풍; [하지만 내가 좀 과장을 하긴 했어도 구숙정이 당신들에게 치를 떨고 있다는 건 사실이다.] 구괴가 내민 술잔에 술을 따라주며

청풍; [그러니 구숙정의 손에 넘겨져 끔찍한 짓을 당하기 싫으면 날 설득시킬만한 가치를 지닌 기밀을 털어놔야할 것이다.]

구괴; [우리가 엄청난 정보를 갖고 있는 건 사실이다.]

청풍; [그게 엄청난 가치를 지닌 정보인지 아닌지는 내가 듣고 판단한다.] 고개 젓고

구괴; [하여간... 그 기밀을 말해주기 전에 약속부터 해라.]

청풍; [어떤 약속?]

구괴; [우리가 대택향 밖으로 무사히 나갈 수 있게 해다오.]

청풍; [들어주기가 쉽지 않은 요구인데...] [구숙정이 당신들에게 품은 원한이 간단한 게 아니라서...] 난감한 표정을 짓고

구괴; [그럼 넌 머잖아 수십만, 아니 수백만 명의 목숨이 무참하게 사라지는 참사를 목도하게 될 것이다.] 청풍을 노려보고

청풍; [오호 그러셔?] 웃고

더 이상 말 안하고 청풍을 노려보는 구괴. 눈치 보는 구적

청풍; (수십만, 수백만 명의 목숨이 사라지는 참사라...) 지긋이 구괴를 보고

청풍; (확실히 심각한 뭔가를 알고 있긴 하다.) + [먼저 당신들이 아는 기밀에 대해 말해보시오.]

청풍; [그 기밀이 당신들의 목숨을 구해줄만한 가치가 있다면 두 말 않고 대택향 밖으로 나가게 해주겠소.] 그러자

구괴; [기밀만 듣고 내보내주지 주지 않으면 우리만 손해 아니냐?]

청풍; [날 그 정도의 인간으로 생각한다면 어쩔 수 없지.] 슥! 일어나고. 그러자

구적; [기... 기다려라.] 비명 지르며 다급히 청풍을 막고. 구괴는 찡그리기만 하고

문쪽으로 가려다가 멈추는 청풍.

구적; [젠장! 먼저 말해주마!] [우릴 죽이든 살리든 맘대로 해라.] 울상

구괴; [너...] 구적을 돌아보며 찡그리지만

구적; [더 간보지 말고 그냥 저 애송이 놈을 믿어보자. 이용만 당하면 우리 팔자려니 해야지 어쩌냐?] 울상으로

구괴; [나 참...] 한숨 쉬지만 말리지 않고

청풍; [마음을 정했으면 말해보시오.] 털썩! 다시 바닥에 주저앉고

구적; [우리가 서영감네 집에서 훔친 실혼고는 두냥이다.] [하지만 이번에 천마련으로 올 때 가져온 건 한 냥뿐이었다.]

청풍; [나머지 한 냥의 실혼고가 혹시...] 눈 번뜩

구적; [우린 그걸 한왕 주고후의 군사(軍師)인 위극천에게 주었다.] [위극천은 이번에 폭사한 위태극의 아들이고...]

청풍; [위극천이 실혼고로 무슨 짓을 꾸미고 있는 거요?] 눈 번뜩

구괴; [위극천은 실혼고로 역천지계(逆天之計)를 결행할 것이라고 했다.]

청풍; [역천지계!] [설마...] 눈 부릅

구괴; [네가 생각하는 대로다.] 히죽

구괴; [위극천은 실혼고를 써서 황태손 주첨기로 하여금 조부인 영락제를 죽이게 만들 계획이다.] [그럼 제위는 자연스럽게 한왕에게 굴러들어갈 테니까.]

[!] 눈 부릅 뜨는 청풍.

 

#496>

저녁 무렵의 천마련. 해가 지려 한다.

천마련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무존부. 무존부 입구를 지키고 있는 흑신

계단을 통해 무존부를 향해 올라오는 청풍. 굳어진 표정

<북원정벌에 나선 영락제와 주첨기를 수종하는 측근들 중에 한왕 주고후가 심어놓은 간세가 있다.> 구괴의 말을 떠올리는 청풍

이하 회상

 

구괴; [위극천은 그자에게 실혼고를 주어서 주첨기를 꼭두각시로 만들 음모를 꾸미고 있다.] 감옥 안에서 음식과 술병들을 사이에 두고 바닥에 주저앉아 말하고.

청풍; [간세의 정체는?]

구괴; [거기까진 우리도 모른다.] 고개 젓고

구괴; [다만 그 간세가 주첨기의 거처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신분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구괴; [실혼고에 의해 꼭두각시가 된 주첨기가 영락제를 죽이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느냐?] 히죽

구괴; [범인인 주첨기는 말할 것도 없이 주첨기의 아비인 황태자 주고치도 책임을 면하지 못하고 실각하지 않겠느냐?]

청풍; [그렇게 되면 한왕 주고후가 어부지리로 제위를 차지하겠군.]

구괴; [하지만 황태자 주고치 측의 세력은 순순히 한왕에게 제위를 넘기려 들지 않을 것이다.]

회상 끝

 

<결국 제이(第二)의 <정난의 변>이 벌어질 테고... 그 과정에서 수십만, 수백만 명의 목숨이 사라지지 않겠느냐?> 구괴가 음험하게 웃으며 말하던 얼굴을 떠올리며 계단을 올라가는 청풍.

청풍; (망산쌍독의 말은 과장이 아니다.)

청풍; (위극천이 꾸민 음모대로 주첨기가 영락폐하를 시해하게 될 경우 세상은 다시 한 번 아수라장이 될 것이다.)

청풍; (비록 내가 강호에 몸을 담고 있긴 하지만 황실의 핏줄이기도 하다.) 계단을 거의 다 올라갔고. 무존부 입구를 지키는 흑신의 모습이 보인다

청풍; (또 한 번 제위를 놓고 골육상잔이 벌어지는 일은 막아야만 한다.) 턱! 마지막 계단 위로 올라서고. 그러자

흑신; [어서 오시게 초공자!] 흑신이 정중하게 고개 숙이고

청풍; [작별 인사를 드리러 왔습니다.] 흑신 앞으로 다가가고

청풍; [한부인께서는 천마서고에 계시다구요?] 무존부 입구를 보며

흑신; [대공자 대신 천마서고를 지키고 있네. 들어가 보게.] 끼익! 문을 열어주고

청풍; [고맙습니다.] 고개 숙이며 들어가고

문을 잡은 채 청풍이 안쪽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는 흑신. 이어

<오늘 제가 무슨 짓을 하든지 모른 척 해주세요.> 한경파의 말을 떠올리는 흑신

 

한경파; [이해하시기 어렵더라도... 결국은 그이를 위해 벌이는 일이니까요.] 애잔하게 웃으며 말하던 한경파의 모습이 흑신의 뇌리에 떠오르고

 

흑신; (소주모가 무얼 하려는지 대충 짐작이 간다.) 그긍! 한숨 쉬며 다시 문을 닫고

흑신; (세상의 도리로 보면 말도 안되는 짓이지만...) (이것도 소주모가 대공자를 사랑하는 방법이니 묵인해줄 수밖에 없다.)

흑신; (또 우리들 흑백신귀는 마교사가가 아니라 천마의 후손들에게 충성하는 것이 본분이기도 하고...)

흑신; (소주모는 어쨌든 교주의 양녀이니 우린 대공자보다 소주모의 뜻을 따르고 소주모에게 봉사해야만 한다.) 문에서 멀어지며 멀리를 보고

흑신; (그렇긴 하다만... 착잡한 시간이 되겠구나.) 계단 끝에 서서 천마련을 내려다보고. 뒷짐 쥔 채

 

#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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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1>

뇌화영이 갇혀있는 감옥

감옥 내부. 초조하게 왔다갔다하는 뇌화영

뇌화영; (무슨 일이 벌어진 건 분명해.) 손을 부비며

뇌화영; (어쩐지 장공자님과 관련된 일인 것같은 느낌이 드는데...) (간수들이 일절 상대 해주지 않아서 알 수가 없어.) 입술 깨물고

뇌화영; (제발 공자님 신상에 불길한 일이 벌어지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다.) 생각하는데

철컹! 감방의 문이 열리고.

깜짝 놀라 돌아보는 뇌화영

청풍; [꼴이 말이 아니군.] 열린 문으로 들어오는 청풍. 철문 밖에는 유리정이 서서 철문을 열어주고 있고, 철문 밖은 복도

뇌화영; [공... 공자님!] 비명. 눈 치뜨며 뒤로 물러나고

청풍; [여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용모를 단정하게 가꿔야하는 거 아닌가?] 웃으며 다가오고. 그 뒤에서 유리정이 문을 닫아주고

뇌화영; [무사,.. 무사하셨군요 공자님! 무사하셨어요!] 턱! 엉덩이가 침대에 닿으며 눈물 왈칵 쏟아내고

청풍; [이래 뵈도 난 세상에서 운이 가장 좋은 축에 속해.] 뇌화영 앞에 멈춰서며 웃고

청풍; [아무렴 처리해야 할 일을 태산같이 남겨두고 죽을 것 같은가?]

뇌화영; [흐윽!] 털썩! 청풍의 발치에 무릎 꿇고

뇌화영; [죄송해요 공자님! 죄송해요!] 엎드려 울고

뇌화영; [공자님을 배신하면 안되었는데... 아버지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어요.]

청풍; [그만 해.] 한숨

청풍; [당신 입장 이해하니까 지난 밤 일 때문에 지나치게 죄책감 느낄 거까진 없어.] 뇌화영을 내려다보며 말하지만

뇌화영; [흐윽! 죄송해요 공자님! 죄송해요.] 울음 그치지 않고

청풍; [나라도 당신 입장이었으면 그랬을 거야.] [그러니까 그만 울고 일어나.] 한숨 쉬며 달래지만

뇌화영; [용서해주세요. 제가 죽일 년이에요.] 엉엉 더 크게 울며 몸부림치고

청풍; [정말 괜잖다는데 그런다. 고개 들어.] 한숨.

뇌화영; [제가... 제가 무슨 낯으로 공자님 얼굴을 보겠어요? 제가 죽일 년이에요.] 더 크게 울고

청풍; [그만 해!] 콱! 버럭 고함지르며 뇌화영의 팔을 확 잡아 끌어 몸을 끌어올리고. + 뇌화영; [악!] 비명 지르며 팔이 쳐들리고. 몸도 일어나고

청풍; [당한 내가 괜잖다고 했으면 됐잖아. 왜 울고 불고 난리야?] 휙! 뇌화영을 침대에 던지고 + 뇌화영; [악!] 날아가고

털썩! 침대로 널부러지는 뇌화영

청풍; [지은 죄의 값을 치루고 싶다 이거지?] 촤악! 거칠게 상의를 벗어젖히고

뇌화영; [흐윽!] 겁에 질려 일어나 뒤로 피하려 하는데

청풍; [그럼 죄값을 치루게 해주지! 당신 몸으로...] 상체를 벌거벗은 채 뇌화영을 덮쳐 찍어누르고. + 뇌화영; [아흑!] 청풍에게 깔리며 자지러지는 비명 지르고. 청풍을 밀어내진 않는다

 

[!] 철문 밖에 서있다가 움찔! 하는 유리정. 철문 밖은 복도. 복도를 중심으로 감옥들이 죽 늘어서 있다. 철문이 달려있어 내부는 보이지 않는 감옥들인데

[아흑! 공... 공자님!] 비명이 철문 안쪽에서 들리고

[제발... 제발 살살... 하악! 너... 너무 깊어요 끄윽!] 이어지는 비명소리

유리정; (뭐... 뭐야?) 얼굴 새빨개지고

유리정; (뇌가년이 하도 울고불고 난리를 치니까 초공자가 몽둥이 찜질을 하고 있는 거야?)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싼 채 어쩔 줄 몰라하고

[내가 괜잖다고 했잖아. 그런데 말을 안듣고 질질 짜? 오늘 너 혼이 좀 나야겠다.] [아흑! 잘못... 잘못 했어요. 하악! 아파요! 제발 살살... 아니... 아니에요. 더... 더 깊이... 끄윽!] 철문 안에서 들리는 야한 소리들

유리정; (정... 정말 제대로 패주고 있는 모양이야. 저렇게 죽어가는 소리를 내는 걸 보면...) 헉헉

유리정; (하지만 나라도 저런 몽둥이찜질이라면 당해보고 싶어.)

<우리같은 계집들은 가끔씩 저렇게 두들겨 맞아야 쌓인 게 풀리는 법이니...> 감옥 안에서 청풍이 뇌화영을 올라타고 강간하는 모습 배경으로 유리정의 생각 나레이션

 

#492>

천마유거. 정자에 천마귀비가 앉아서 비파를 켜고 있다. 정자 주위에는 새와 작은 짐승들이 몰려들어 듣고 있고. 그러다가

멈칫! 하는 천마귀비의 손

천마귀비가 연주를 멈추자 흠칫! 하며 보는 새와 짐승들

천마귀비의 머리에 떠오르는 장면. 바로 위씬의 청풍이 감방 안에서 뇌화영을 강간하고 있는 모습이다.

파르르! 비파를 켜던 천마귀비의 손이 떨리고

청풍의 몸 아래 깔려 자지러지는 뇌화영의 얼굴 크로즈 업

천마귀비; (다 자란 사내가 좋아하는 계집을 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천마귀비;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장이 불인두로 지져지는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구나.) 한숨 쉬고

천마귀비; (천마가 고옥정을 품는 걸 보며 느꼈던 것과 똑같은 감정을 천여 년만에 다시 느끼게 될 줄은 몰랐다.) 띠리링! 떨리는 손으로 비파를 켜고

<어느덧 나는 저 아이를 천마의 환생이라 여기게 된 때문이겠지. 그래서는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띠리링! 정자에 홀로 앉아 쓸쓸하게 비파를 켜는 천마귀비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493>

다시 천마련.

또 다른 감옥. 절벽에 난 동굴에 설치되어 있다. 철문. 엄중한 경비.

어둑한 감방. 철컹! 철컹! 쇠사슬 소리가 들리고

[아무래도 예감이 좋질 않아.] [젠장... 이 족쇄와 쇠사슬은 오금(烏金)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독으로도 녹일 수가 없어.] 철컹! 철컹! 쇠가 부딪히는 소리. 두 명의 사내가 두 손이 족쇄에 채워진 채 천장에 매달려 있다. 바로 망산쌍독이다. 얼굴이 퉁퉁 부었다. 폭풍대형에게 맞아서. 몸에 지니고 있던 물건들은 모두 사라졌고 상체는 벌거벗겨진 채 바지만 입고 있다.

구적; [보통의 쇠라면 핏속에 섞여있는 독을 밀어내서 녹일 수 있었을 텐데 말이야.] 철컹! 철컹! 두 손을 묶은 쇠사슬을 흔들면서 궁시렁거리고

구괴; [단전(丹田)과 기해혈(氣海穴)이 이중으로 막혀있어서 내공도 쓸 수가 없고...]

구괴; [설령 이 감옥을 빠져나간다 해도 살아서 대택향을 벗어나긴 불가능해.]

구적; [그럼 우린 이제 죽는 거냐?]

구괴; [적이 넌 죽는 게 무섭냐?]

구적; [무서울 거야 없지만 너무 아쉬워서 죽어도 눈을 감지 못할 거야.] 울상

구괴; [뭐가 그렇게 아쉬운데...?]

구적; [이번 일만 잘 되었으면 수십 명, 아니 수백 명의 계집을 맛볼 수 있었을 거 아니야?]

구괴; [그 놈 참...] [죽기 아쉬운 이유가 겨우...] 피식

구적; [지척에 널려 있는 그 예쁜 것들을 맛보지 못하고 죽게 된 사실이 너무 슬퍼!] 울상

구괴; [그렇게 아쉬우면 살면 되잖냐?]

구적; [살면 된다고?]

구적; [어떻게...] + [!] 말하다가 부릅 뜨고

구괴; [네놈도 생각해냈구나. 아직 우리에게 쓸 수 있는 패가 하나 더 남았다는 걸.] 히죽 웃고

구적; [야야... 그건 안돼!] 겁에 질리고

구적; [잘못 될 경우 우리는 곱게 죽지도 못해. 위(威) 군사가 우릴 그냥 놔둘 거 같냐?] 위극겸을 떠올리며 겁에 질리지만

구괴; [이판사판 아니냐?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구적; [하지만...] + 구괴; [설령 적이 네가 반대한다 해도 난 그 패를 써먹어야겠다.]

구괴; [살 수 있는 데 시도도 안 해보고 죽는 건 너무 억울하니까.] + [간수!] 문쪽을 향해 외치고

구괴; [할 말 있다. 면담 좀 하자!] 철컹! 철컹! 몸을 흔들어 자신의 양손을 묶은 쇠사슬을 부딛혀서 소리를 낸다

<시끄러운 버러지들 같으니...> 철컹! 누군가 궁시렁 대며 철문을 연다

간수;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해봐라.] 철컹! 철문을 열고 들어서는 인물은 우락부락하고 음침한 인상의 사내. 전형적인 간수. 철문 밖은 동굴인데 흉악하고 음침한 인상의 사내들 몇이 서서 안을 들여다 보고 있다.

간수; [하지만 별일도 아닌데 귀찮게 군 거라면 각오를 좀 해둬야할 것이다.] [본좌의 별명이 <하루 한번 미친 개>라는 것도 알아두고!] 우둑! 주먹을 마주 쥐어 소리 내며 음산하게 웃고

구적; [히익!] 겁에 질리고. 구괴는 눈만 치뜨고

 

#494>

<-호리각> 구숙정의 거처. 이제 시간이 지나 오후가 되었다.

여자 무사들이 지키는 화려한 건물

구숙정; [본련의 양주지부로 전서구를 보냈어.] 거실에 뇌화영과 나란히 앉아 차를 마시며 말하고. 청풍이 상좌에 앉아서 역시 차를 마시고 있고 유리정이 그 옆에 앉아 과일을 깍는 등 시중을 든다.

구숙정; [양주지부의 고수들이 전서구를 받는 대로 신장궁 양주지점으로 쳐들어가서 상황을 접수할 거야.] 찻잔을 내려놓고. 뇌화영은 찻잔을 만지작

구숙정; [위진천의 아비라는 위극천 본인이 신장궁 양주지점에 눌러앉아있지 않는 한 영친을 구해내는 데 무리는 없을 테고...]

뇌화영; [고마워요 언니.] 고개 숙이고

뇌화영; [아버지의 안위에 상관없이 배려해주신 은혜 잊지 않겠어요.]

구숙정; [한 집안 식구인데 고맙고 자시고 할 게 뭐 있어?] 뇌화영의 손등을 다독이고.

구숙정; [혈교 인간들에게 여기까지 끌려오는 과정에서 몸이 많이 상했을 테니 동생은 몸조리 하는 데에나 신경 쓰도록 해.] 언니같은 표정으로

뇌화영; [예...] 수줍어하고

유리정; (뇌가년과 한 집안 식구라...) 청풍 앞의 접시에 과일을 깎아 진열하면서 좀 샐쭉

유리정; (사저(師姐)가 이제 대놓고 초공자의 마누라 행세를 하네.) 뇌화영의 손을 잡고 뭐라 말하는 구숙정을 힐끔

유리정; (하긴 분위기를 보아하니 사저는 이미 초공자와 그렇고 그런 사이가 된 것같긴 해.) 여유 넘치는 구숙정의 모습을 배경으로 유리정의 생각

유리정; (다른 사람도 아니고 사자천존의 며느리가 된다면 여자로서는 최고의 출세를 하는 셈!) (부럽긴 하네.) 한숨

유리정; (뭐 나도 기회가 아주 없는 건 아니니 낙담할 필요는 없겠지.) 배시시 웃고. 그러다가

흠칫! 하며 청풍을 보고. 청풍이 찻잔을 내려놓으면서 문쪽을 본다

유리정; (누가 찾아왔구나.) 역시 고개 돌려 문쪽을 보고.

구숙정; [뭐냐?] 역시 눈치 채고 문쪽을 보며 말하고. 좀 짜증난 표정으로. 그러자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아가씨.> 문 밖에서 들리는 음성

구숙정; (신행태보...) + [들어와.] 도도하게 말하고. 그러자

<예...> 드륵! 대답과 함께 문이 열리고.

신행태보; [공자님께 긴히 여쭐 일이 있어서...] 문 밖에 두 손 모은 채 서서 안쪽의 눈치를 본다. 신행태보 뒤에는 여자 무사들이 신행태보 등을 향해 눈을 흘기고 있고

구숙정; [순찰당의 부당주... 아니 이제는 당주인 당신이 직접 찾아온 걸 보면 긴급한 상황일 터,] 도도하게 말하고

구숙정; [무슨 일인지 말해봐.]

신행태보; [망산쌍독이 공자님께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구숙정의 눈치를 보며 말하고

구숙정; [하마터면 본교를 말아먹을 뻔 했던 그 잡것들이 감히 면담을 요청해?] 이를 갈며 살벌하게. 뇌화영은 겁을 먹고 눈치를 보고

유리정; (직접 실혼고에 당했던 터라 망산쌍독이란 이름만 들어도 살기가 폭발하네.) 역시 긴장하고

신행태보; [천하의 정세를 뒤흔들 막중한 기밀을 알고 있다면서...] 눈치 보며 말하지만. + 구숙정; [듣기 싫다!] 쾅! 손바닥으로 탁자를 내려친다. 깜짝 놀라는 뇌화영과 유리정. 청풍은 찻잔을 손에 든 채 웃으며 보고 있고

퍽! 탁자 전체가 한 뼘쯤 바닥으로 뚫고 들어가지만 그위에 얹혀진 찻잔과 다과들은 미동도 않는다

청풍; [오...] 그걸 보며 감탄하고

침 꿀꺽! 겁에 질리는 신행태보

유리정; (탁자 전체를 바닥으로 한 뼘이나 뚫고 들어가게 했는데도 그 위의 내용물들에는 전혀 진동이 전해지지 않았어.) 역시 놀라고

유리정; (내공을 저 정도로 정교하게 운용할 수 있는 사람은 본교를 통틀어도 열 명이 채 안될 터...) (사저가 우리 섭혼마가가 배출한 최고의 인재라는 말이 과장된 게 아니었어.) 침 꼴깍

구숙정; [그 짐승새끼들이 아직도 상황파악이 안되는 모양이구나.] [내 당장 이것들의 배때기를 갈라 창자를 끄집어내고 말겠다.] 벌떡! 일어나고.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고. 겁에 질리는 뇌화영

신행태보; [죄... 죄송합니다 아가씨!] 사색이 되어 포권하고

신행태보; [속... 속하가 돌아가서 두 죄인을 치죄(治罪)하겠습니다.] 돌아서려는데

청풍; [기다려봐.] 딸칵! 청풍이 찻잔을 탁자에 내려놓으며 말하고

신행태보; (살았다.) + [공자님!] 돌아보고

불같이 화를 내던 구숙정도 흠칫! 하며 청풍을 돌아보고

청풍; [망산쌍독은 비록 거칠고 무례한 인간들이긴 해도 잔머리를 굴릴 정도로 교활한 인간은 아니오.] 일어나며 구숙정에게 말하고

청풍; [그런 그자들 입에서 천하의 정세 운운하는 말이 나왔다면 예사로 들어 넘길 수 없소.] 문쪽으로 가며 말하고. 그러자

구숙정; [공자님 말씀이 맞아요.] 언제 화를 냈냐 싶게 화사하게 웃으며 고개 조아리고

유리정; (저 여우...) 눈 흘기며 그런 구숙정을 보고

유리정; (초공자가 나서자 살벌하던 표정이 일변하네. 마치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부드럽게...) 샐쭉거리며 보는 동안 청풍은 문쪽으로 가고 구숙정이 종종 걸음으로 따라간다

구숙정; [다녀오세요.] 안도한 표정인 신행태보를 따라 건물에서 나가는 청풍의 뒤에 대고 공손하게 말하고. 만면에 미소를 지으면서

한 손 들어 보이며 멀어지는 청풍. 그러자

구숙정; [망산쌍독! 망산쌍독!] 이를 바득 갈며 표정이 일변한다. 숙였던 몸도 바로 세우고

구숙정; [어디 네놈들이 제 명을 채우고 죽을 수 있을지 보자!] 살벌한 표정으로 이를 갈고. 온몸에서 살기가 뿜어지고 머리카락이 곤두선다. 마녀같이 변하고

유리정; (무섭네.) 뇌화영과 함께 겁에 질려 그런 구숙정의 뒷모습을 보고

<과연 본교의 제자들이 교주님보다도 더 무서워할 만 해. 사저에게 원한을 사고도 무사한 인간은 지금까지 단 한 명도 없었으니까.> 위 장면을 배경으로 유리정의 생각 나레이션

 

#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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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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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5>

한왕부의 다른 곳. 외진 곳에 자리한 그리 크지 않지만 화려한 건물. 위극겸의 거처다. 인적은 없고

비틀거리며 그곳으로 오는 위극겸. 눈에서 눈물이 줄줄. 코로도 피가 흐르고

떨리는 손으로 문을 열고 들어가는 위극겸. 문 안쪽은 정갈한 거실

탁! 문을 닫는 위극겸.

털썩! 무릎이 꺾이고

위극겸; [아버지...] 이를 갈며 울고. 위태극을 떠올리며

위극겸; [이렇게... 이렇게 갑작스레 세상을 하직하시다니요.] [어찌... 어찌 이런 일이...] 엎드려 이마를 바닥에 대며 울고

위극겸; (분명... 분명 아까 그 단말마는 아버님이 소멸되시면서 토하신 것이었다.)

위극겸; (진천이가 곁에 있었음에도 이런 변을 당하셨다니...) (설마 천강마존이 다시 천마련에 돌아가기라도 했단 말인가?) 쾅! 쾅! 주먹으로 바닥을 때려 뭉개면서 울고. 눈물을 흘리지만 소리는 내지 않는다. 바로 그때

<나야.> 누군가의 말이 귀에 들려 눈을 부릅뜨는 위극겸

위극겸; (용설약!) 일어나 바로 앉고

<지금 얘기 할 수 있어?> 이어지는 용설약의 음성

위극겸; <괜잖소. 말씀하시오.> 눈물 닦으며 말하고

이하 용설약과 위극겸의 모습 교차로 보여주고

 

용설약; <방금 전 진천이가 호명기를 써서 내가 있는 곳으로 넘어왔어.> 어둑한 골방. 빛이 나는 대야의 양쪽 모서리를 잡고 물을 들여다보며 생각하는 용설약. 여전히 짧고 얇은 잠옷 차림이고. 골방 밖은 창문이 열려 있어 밝은데 위진천이 침대에 힘없이 누워 골방쪽을 돌아보고 있다

 

위극겸; <호명기는 숙모가 비상용으로 아버지에게 준 것인데... 어떻게 진천이가 쓰게 된 거요?> 자기 방 거실에 무릎을 꿇은 채 눈을 감은 모습 배경으로

 

용설약; <아버님이... 아버님이 돌아가셨어.> 눈물 흘리며 생각하고. 대야를 들여다보며

 

위극겸; <역시... 사실이었구려.> 이를 악물고

 

용설약; <자기도 알아차린 거야?>

 

위극겸; <만일을 대비해서 아버지와 연혼진명대법(連魂振命大法)을 함께 수련했었소. 그래서 방금 전 아버지의 혼백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소.>

 

용설약; <조의(弔意)를 표할게. 아버님은 진천이를 제외하면 자기의 유일한 핏줄인데...>

 

위극겸; <고맙소.>

위극겸; <헌데 아버지가 어쩌다 변을 당하신 거요? 천강마존이라 해도 아버지를 해치기는 쉽지 않았을 텐데...?>

 

용설약; <이번 참사에도 장청풍... 그 놈이 개입했어.> 이를 악물고

 

위극겸; <장청풍! 그놈이 아버지를 시해했다는 거요?> 눈 부릅 살기

 

용설약; <장가놈이 직접 아버님을 해친 것은 아니지만... 결국은 그런 셈이 되었어.>

 

위극겸; (장청풍! 장청풍!) 이를 갈며 울고

<두고 보자! 혈채(血債)는 오직 피로만 갚아질 수 있다는 말이 옳다는 것을 알게 해줄 테니...> 눈 감고 무릎 꿇은 채 앉아 주먹 불끈 쥐는 위극겸의 모습 배경으로 그자의 생각 나레이션. 헌데

스윽! 거실의 구석 어둠 속에서 무언가 움직인다.

바로 귀희가 부리는 여우 귀신 호정.

울고 있는 위극겸의 모습. 호정의 시점

[...!] 스윽! 무언가 생각하며 돌아서는 호정

슈우! 벽으로 스며들어간다.

 

#486>

근처 건물의 지붕 위. 귀희가 앉아있고. 직후

슈우! 건물의 지붕에서 스며나오는 호정

귀희; [수고했다 호정!] 두 팔 내밀고

가릉! 울면서 귀희의 품에 안기는 호정. 마치 솜덩이나 안개같이 안기고

징! 그런 호정의 이마에 빛이 나는 손가락을 대는 귀희

눈을 감고. 그러자

<진천... 숙모... 호명기... 연혼진명대법... 장청풍...> 용설약과 위극겸이 나눈 대화의 요점이 귀희의 뇌리에 떠오르고.

귀희; (혹시나 했는데...) 눈을 뜨고

귀희; (역시 위극겸은 혈교와 접점(接點)이 있구나.)

귀희; (과연 넌 무얼 노리고 한왕의 군사가 된 것이냐 위극겸?) 호정을 품에 안은 채 위극겸이 있는 건물을 건너다보고

귀희; (한왕을 이용하여 황실을 전복하는 게 목적인 것같은데... 그 이면에는 어떤 노림수가 있는 것일까?) 찡그리고

<하지만 내 주의를 끈 이상 넌 원하는 바를 쉽사리 이루진 못할 것이다 위극겸.> 지붕 위에 호정을 안고 앉아있는 귀희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487>

천마련 총단. 낮

폭발이 일어났던 군자각 일대를 무사들이 정리하고 있고

폭풍노군, 거령살영이 지키고 있는 웅장한 건물.

흠칫! 하는 두 사람

월동문을 통해서 서둘러 오는 유리정. 두 손으로 작은 쟁반을 들고 있는데 쟁반 위에는 편지가 한 장 얹혀져 있다.

쟁반 위의 편지 크로즈 업

<무슨 일이냐 유리정?> <웬 편지냐?> 전음으로 묻는 거령살영과 폭풍노군

유리정; <번뇌마가에서 신가주님 앞으로 급전(急傳)이 도착했어요.> 쟁반 들고 다가오며 역시 전음으로 대답하고

<번뇌마가에서 보낸 급전?> 놀라는 거령살영과 폭풍노군

 

#488>

[!] [!] 놀라는 폭풍대형, 섭혼대모, 번뇌대작, 무영비마천. 길쭉한 탁자에 둘씩 마주 앉아있는데 섭혼대모는 놀라서 손으로 입을 가리고 있다. 석헌중은 자리에 없고 청풍이 문쪽을 보는 방향인 상좌에 앉아있다

폭풍대형; [그... 그러니까 그대의 진짜 이름이 장청풍이 아니고...] 버벅대며 청풍을 손가락질

청풍; [초무궁입니다.] 포권하고

청풍; [소생은 혈교의 음모에 의해 어린 시절 부모님 품을 떠나 의모(義母)님 손에 자랐습니다.] 포권한 손을 내리고

섭혼대모; [사... 사자천존, 영친께서 돌연 은퇴를 했던 게 혈교의 수작 때문이었군요.] 흥분 놀라고.

청풍; [그렇습니다.] 끄덕

청풍; [비록 저희 초씨 가문이 마교와 숙적지간이긴 하지만 지금은 공통의 적을 둔 처지이기도 합니다.] 마교사가 가주들을 둘러보고

청풍; [여러 가주들께서 용납하신다면 혈교의 음모를 분쇄하기 전까지는 지난 시절의 은원은 묻어두고 합력(合力)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시 포권하고

폭풍대형; [이건... 이건 너무도 엄청난 일이라 우리들 선에서는 결정을 내리기가...] 버벅대며 뭐라 말을 잇지 못할 때

번뇌대작; [잠행(潛行) 중이신 교주님의 재가가 필요한 사안인 것같네.] 끄덕

섭혼대모; [하지만 천년호님께서 장공자... 아니 초공자에게 호의를 베푸신 데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지 않겠어요?] 다른 가주들을 둘러보고

번뇌대작; [그렇긴 한데...] 난감하고

청풍; [천년호께서는 제게 맡기실 임무가 있다고도 하셨습니다.]

폭풍대형; [그런가?]

청풍; [떠나기 전에 천마유거에 다시 들르라고 하셨는데...]

청풍; [그분의 분부도 있고 하니 초(楚), 섭(葉) 양가의 갈등은 한시적으로라도 봉합해두었으면 합니다.]

번뇌대작; [알겠네.] 끄덕이고

번뇌대작; [우리끼리 더 논의를 해봐야겠지만 일단 초공자는 본교의 귀빈으로 대접하도록 하겠네.] 다른 가주들을 둘러보고

다른 가주들도 끄덕이고

청풍; [관대한 결정에 감사를 드립니다.] 포권하면서 문쪽을 보고. 문은 닫혀있고

[!] [!] 그제야 가주들도 흘깃 문쪽을 보고

 

#489>

유리정; (맙소사!) 닫힌 문 밖에 서서 떨고 있다. 두 손으로 편지가 한통 얹혀진 쟁반을 들고 있고.

문에서 좀 떨어진 곳에 서있던 폭풍노군과 거령살영이 왜 저러나 하는 표정으로 돌아보고 있고

유리정; (범... 범상치 않은 배경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장공자가 바로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사자천존의 외아들이었다니...)

유리정; (천년호님은 장공자... 아니 초공자의 정체를 알고 계셨기에 비호하셨을 것이다.) 흥분한 표정으로 생각할 때

<들어오너라.> 안에서 들리는 음성

유리정; [예 사부님...] 대답하며 한손으로 문을 열고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는 유리정. 청풍을 비롯하여 마교사가 가주들이 유리정을 보고 있다

유리정; (아까 봤을 때도 비범하게 느껴졌었지만... 정체를 알고 나니 다른 세상사람 같이 느껴져.) 곁눈질로 청풍을 보며 조심스럽게 탁자로 다가가고

섭혼대모; (저것이 초공자를 지나치게 의식하네.) 쓴웃음

섭혼대모; (하긴 초공자의 정체를 알고 태연할 수 있는 계집아이들이 있을 리 없지.) + [무슨 일이냐?] 생각하며 유리정에게 묻고

유리정; [방해를 해드려 죄송하옵니다.] 탁자 앞에 서서 고개 숙이고

유리정; [번뇌마가에서 가주님께 급히 전해달라는 서찰이 당도하였사옵니다.] 쟁반을 두손으로 번뇌대작에게 내밀고

번뇌대작; [이런...] 슥! 한숨 쉬며 쟁반의 편지를 집어들고

청풍; (번뇌마가에서 급히 자기네 가주를 찾는다면 그 일 때문이겠구나.) 눈 번뜩. 이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회상처리. #473>의 장면.

 

위태극; [가주는 무공 수련에 지나치게 집착하느라 마누라를 너무 오래 방치 하셨었소.] 쿡쿡! 피투성이가 된 손의 엄지 손가락으로 자기 가슴의 혈도를 몇 군데 찍고.

위태극; [황보경(皇甫鏡), 번뇌마가의 안주인께서 노부를 총관으로 적극 추천한 이유가 뭐일 것같소?] 야비하게 웃고. 엄지 손가락으로 혈도를 찍으면서

회상 끝

 

청풍; (위태극이 한 말의 사실 여부를 떠나서...) (번뇌마가의 안주인인 황보경이란 여자의 귀에 그 말이 들어갔으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편지를 읽는 번뇌대작을 보며 한숨

청풍; (그 여자는 수치심이든 죄책감이든 느끼게 될 테니...) 생각할 때

번뇌대작; [먼저 실례하겠소이다.] 편지를 접으며 일어나고

섭혼대모; [저희가 도울 일은 없겠어요?] 일어나며 묻고. 폭풍대형과 무영비마천, 청풍도 일어나고

번뇌대작; [너무도 민망한 일이라 차마 여러 가주들께 폐를 끼칠 수가 없구려.] 포권하고

번뇌대작; [일을 수습하는 대로 다시 돌아와 초공자와 여러 가주들께 결례한 죄를 빌겠소이다.] 고개 숙이고. 이어

서둘러 문쪽으로 간다. 옆으로 비켜서는 유리정

번뇌대작; [초공자를 잘 대접해라.] 유리정을 지나쳐 밖으로 나가며 말하고

유리정; [예...] 얼굴 붉히며 대답하고

휘익! 날아서 멀어지는 번뇌대작

섭혼대모; [대강 짐작은 간다만...] 한숨 쉬며 유리정에게 말하고. 돌아보는 유리정

섭혼대모; [번뇌마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냐?]

유리정; [제자도 자세한 경과는 모르고 있사온데...] 조심스레

유리정; [번뇌마가의 안주인이신 황보부인께서 모습을 감추신 것같사옵니다.]

폭풍대형; [저런...]

무영비마천; [...]

섭혼대모; [위태극, 그 악귀가 뿌려놓은 분란의 씨가 싹을 틔웠구나.] 한숨

청풍; (섭혼대모의 말대로 위태극은 죽어가면서도 사람들을 해코지하고 가정을 파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청풍; (번뇌대작 부부가 겪게 될 고통이 다시 재현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혈교는 가능한 빨리 무력화시켜야만 한다.) 결심

 

#490>

<-군자각> 일부 부서진 건물과 정원들을 무사들이 정리하고 있고

부서지지 않은 어느 건물. 흑백신귀중 백귀가 입구를 지키고 있다.

건물 내부. 침실. 어둑한데 침대에 누가 누워있고 침대 옆에는 여자가 둥근 의자에 앉아 침대에 누워있는 인물을 내려다보고 있다.

침대에 누워있는 것은 석헌중. 물론 옆에 앉아 보고 있는 여자는 한경파.

[으으으!] 가슴을 붕대로 감은 채 누워 신음하고 있는 석헌중

한경파; (나란 계집은 정말로 남편을 잡아먹는 요물인 걸까?) 석헌중의 이마에 흐르는 땀을 손수건으로 닦아주며 한숨

한경파; (거유 방효유선생, 편복귀 교백에 세 번째 남편인 이 사람까지 하마터면 비명횡사하게 만들 뻔했다.) 신음하는 석헌중을 내려다보며 애잔한 표정

한경파; (장공자가 제때 나타나 구원의 손길을 뻗어주지 않았다면 난 또 한 번 과부가 되었을 것이다.) (그것도 나 자신이 원인이 되어...)

한경파; (내가 계속 곁에 머물면 이 사람이 불행해질지도 모른다.)

한경파; (가슴은 미어지는 것같지만... 이 사람을 위해서라도 마교를 떠나야할지도 모르겠다.) 생각하는데

슥! 자기 이마의 땀을 닦아주는 한경파의 손목을 잡는 석헌중의 손

한경파; [상공...] 흠칫! 내려다보고

석헌중; [잘못 된 생각... 하지 마시오.] 눈을 조금 뜬 채 올려다보고. 눈빛은 몽롱하고

한경파; (내... 내가 당신 곁을 떠나려는 걸 알아차렸어.) 눈 치뜨고

석헌중; [이번 일에... 당신은 아무런 잘못도 없소.] [그러니... 당신이 죄책감이나 책임감을 느낄 이유도 없는 거요.]

한경파; [하지만... 하지만...] 눈물이 눈에 가득 차고

석헌중; [당신이 없는 삶은... 생각할 수가 없소.] [그런데 만일 당신이 사라져 버린다면... 나는 망가져 버리게 될 거요.]

석헌중; [정말 날 위한다면... 사랑한다면... 당신은 언제까지라도 내 곁에 있어줘야만 하오.] 진지한 표정과 눈빛. 그러자

한경파; [흐윽!] 오열하며 석헌중의 가슴 아래쪽에 얼굴을 묻고. 가슴에는 상처가 있어서

한경파; [약속할게요. 당신 곁에서 늙어 죽겠다고 약속드릴게요.] 석헌중의 가슴 아래쪽에 얼굴 묻고 오열하고. 한손으로 석헌중의 허리를 끌어안은 채

석헌중; [고맙소 부인. 고맙소.] 한숨 쉬고 웃으면서 한경파의 머리를 쓰다듬고

한경파; (이걸로 결정되었다.) 울면서 생각하고

한경파; (이 사람이 원하는 대로... 나는 이사람 곁에서 늙어가야만 한다.) 하염없이 울고

<무슨 짓을 해서든지 이 사람에게 대를 이을 자식을 안겨주어야만 하고...>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한경파의 생각 나레이션

 

#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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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3>

낮. 용설약이 있는 위태무의 비밀 거점. 부서졌던 부분은 거의 복구가 되었고. 삼엄한 경비.

자기 침실의 창가에 놓인 의자에 다리 꼬고 앉아서 멍하니 먼 곳을 보고 있는 용설약. 잠옷 차림. 얇아서 속이 다 비쳐 보이고 치마가 짧아서 아랫도리의 대부분이 드러난 야한 잠옷이다. 한쪽의 문이 열려 어둑한 골방이 드러나 보이는데 골방의 탁자에는 물이 가득 채워진 대야가 놓여있다. 천리수경

용설약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413>의 장면이다. 청풍이 젊어진 채 잠이 든 용운영을 무자비하게 겁탈하는 장면

용설약; (짐승같은 놈...) 숨이 가빠지고 얼굴이 달아오른다.

늙은 모습으로 돌아온 용운영을 마주 보는 자세로 자기 무릎 위에 앉히고 교접하던 청풍의 모습이 이어지고

용설약; (운영이년이 잠든 사이에 겁탈해서 욕심을 채운 것으로 부족해서 늙은 모습이 된 상태로도 범하고...) 청풍의 어깨를 잡고 몸을 아래위로 들썩이며 자지러지는 용운영의 모습을 떠올린다

<여자라면 상태와 노소(老少)를 안 가린다는 건가?> 나이 든 용운영과 교접하는 청풍의 모습을 배경으로 용설약의 생각 나레이션

용설약; (헌데... 어제 장가놈이 운영이 년을 범하는 걸 느낀 이후로 마치 꿈속을 헤매고 있는 기분이다.) 가슴을 만지고. 잠옷의 윗 부분이 벌어져서 젖가슴의 형태가 그대로 드러나 보인다.

용설약; (하나였다가 둘로 나뉘어 운영이년과 내 몸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동심고(同心蠱)...) 드러난 용설약의 왼쪽 젖가슴의 젖꼭지 약간 위쪽에서 무언가 벌레같은 게 꿈틀거린다. 용설약의 떨리는 손은 그 주변을 만지고 있고

용설약; (이놈 때문에 운영이가 장가놈에게 겁탈당하며 느꼈던 감각을 나도 고스란히 맛보고 만 때문일 것이다.)

용설약; (너무... 너무도 뜨겁고 깊고 강력해서... 몇 번이고 까무라쳐 버렸었다.) 헐떡이고. 청풍이 잠이 든 젊은 용운영의 다리 하나를 쳐들고 거칠게 범하던 장면 떠올리고

용설약; (내가 직접 당하는 것도 아니었는데...) 엉덩이가 파르르 떨리고

용설약; (이미 중년을 넘겨 시들해진 상공과의 관계에서는 절대 맛볼 수 없는 희열이었다.) 위극겸과의 정사를 떠올리며 한숨. 헐떡이는 위극겸 아래 깔려 좀 짜증나는 표정

용설약; (하긴 상공이 젊었을 때도 날 완전히 만족시켜준 적은 거의 없었지.) 입술 깨물고

용설약; (헌데 장가놈은 날 직접 범하지 않고도 날 여러 번 까무라치게 만들었었다.) 눈이 풀리고 가쁨 숨을 토한다. 혼망 가서 자기 가슴을 만지고 꼬았던 다리를 푼다

용설약; (운영이년을 통해 간접적으로 맛본 게 그 정도이니...) (만일 그놈의 그 뜨겁고 단단한 것이 실제로 날 범하면 그 기분이 어떨까?) 가랑이를 벌리며 혼망 가고

용설약;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깊은 곳이 녹아내리는 것만 같다.)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사타구니를 어루만지고.

용설약; (기회만 닿는다만 놈에게 몸을 던져 짓밟혀 보고 싶다.) 슥! 혼망 가서 손으로 사타구니를 만지며 자위를 하기 시작하고

용설약; (바위같이 건장한 몸 아래 깔려 화로에서 꺼낸 돌덩이같은 것에 유린당하면 극락이 따로 없을 텐데...) 생각할 때

쩡! 갑자기 문이 열려 있는 어둑한 골방에서 대야가 강렬한 빛을 뿜어낸다.

용설약; (천리수경이 왜!) 깜짝 놀라며 골방을 돌아보고.

지지징! 강한 빛을 천장으로 뿜어내는 대야

용설약; (본교의 보물인 천리수경은 멀리 있는 상대와도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해줄 뿐 아니라 영적인 존재의 접근을 경고해주기도 한다.) 급히 일어나고

지지징! 그 사이에도 대야는 빛을 뿜어내고

용설약; (천리수경이 저렇게 경고한다는 것은 이 주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경고다.) 골방쪽으로 가려하고. 바로 그때

지잉! 갑자기 침실 바닥에 마법진이 생기기 시작한다. 골방과 용설약이 앉아있던 창문 사이. 마루 바닥에 밝은 빛으로 이루어진 마법진이 나타난다

용설약; (이건...) 마법진 옆에 멈춰서며 내려다보면서 놀라고 긴장

용설약; (호명기!)

용설약; (누군가 호명기를 써서 이곳으로 도약하려고 한다.) 지지징! 원형으로 만들어지는 빛으로 이루어진 마법진을 보면서 긴장하고

용설약; (호명기를 쓰면 음양계를 지나 자신이 가장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는 곳으로 이동하게 된다.) 마법진이 완전한 형태를 이루어가는 것을 보며 생각

용설약; (그렇다는 건 내가 아는 사람이 호명기를 써서 이곳으로 이동중이라는 건데...)

용설약; (그이일까? 아니면 아버님일까?) 위극겸과 위태극을 떠올릴 때

지잉! 완전히 형성되는 마법진. 직후

지잉! 두 손으로 작은 깃발을 부여잡은 채 한쪽 무릎을 꿇고 <터미네이터>처럼 나타나는 사람의 형상

용설약; (이동했다!) 눈 치뜰 때

쿵!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는 위진천.

용설약; [진천아!] 비명. 동시에

빠캉! 위진천의 몸을 때리는 벼락. 청풍이 날린 혈전창이다.

위진천; [컥!] 벼락에 맞아 비명 지르고

용설약; [악!] 비명. 주춤

털썩! 나뒹구는 위진천. 그러자

용설약; [진천아!] 지지지! 벼락에 휘감겨 있는 위진천에게 달려들고

용설약; [어찌 된 것이냐? 네가 어떻게 호명기를 써서 어미에게 온 것이냐?] 위진천을 부축하며 외치고.

위진천; [어... 어머니..] 끄윽! 벼락에 맞은 후유증으로 벌벌 떨며 고개 들고

용설약; [무슨 일... 마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냐?] 위진천의 머리를 자기 무릎에 얹어주며 묻고. 내려다보는 바람에 젖가슴이 잠옷 속에서 출렁이고

위진천; [조부님... 조부님이...] 이를 악물며 눈물 흘리고

용설약; (그러고 보니 이 호명기는 내가 아버님에게 비상용으로 준 것이다.) + [아버님이 왜?] 위진천이 한손에 들고 있는 호명기를 곁눈질하며

용설약; [아버님 신상에 무슨 일이 벌어지기라도 한 것이냐?]

위진천; [조부님이... 장청풍에게 패해 궁지에 몰리자 자폭하셨습니다.] 주르르! 눈물 흘리며 이를 갈고

용설약; [아버님이 자폭을 해?] 눈 치뜨고

위진천; [제게 호명기를 쓸 기회를 만들어주시기 위해 폭멸진혈대법을 쓰셨습니다.]

용설약; [폭... 폭멸진혈대법을 쓰셨다고? 어쩌다가?] 경악

위진천; [마교를 절단 내기 직전이었는데... 장청풍, 그놈이 나타나 전세를 역전시켜버렸습니다.] 이를 부득 갈면서

위진천; [그러자... 조부님은 저 만이라도 탈출해야하신다며 호명기를 주시고는 그만...] 말을 잇지 못하고 다시 울고

용설약; [장청풍! 장청풍!] 이를 갈고

용설약; [네놈은 전생에 우리 가문과 무슨 원한을 졌기에 번번이 끼어들어 훼방을 놓는단 말이냐?] 이를 갈며 독한 모습. 하지만 그 직후

[!] 두근... 용설약의 가슴이 뛰고. 그걸 느끼고 눈 치뜨는 용설약

용설약; (시부님을 죽게 만든 원수이니 분노해야 마땅한데...) 두근! 두근! 점점 더 빠르게 뛰는 가슴

용설약; (장가놈의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걷잡을 수 없이 뛴다.) 헉헉. 얼굴 발개지고

[!] 울다가 그걸 느끼고 움찔! 하며 눈 치뜨는 위진천

위진천의 얼굴 바로 위에서 출렁이는 육중한 젖가슴

위진천; (기막힌...) 자기도 모르게 침 꿀꺽! 삼키는 위진천. 하지만

용설약; (이유... 장가놈을 내가 직접 만나 봐야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위진천의 불순한 시선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위진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창밖을 보는 용설약

용설약; (조금만... 조금만 더 기다려라 장청풍!)

용설약; (곧 나를 보게 될 테니...) 요염하게 웃는다. 얼굴 발개진 채

[...!] 그런 용설약을 올려다보며 야릇한 표정이 되는 위진천

 

#484>

<-금릉> 낮

<-한왕부> 한왕부의 모습

위극겸; [이틀 전, 영락폐하께서 대군(大軍)을 이끌고 북경을 떠나셨다는 밀정의 보고가 도착했습니다.] 의자에 앉아 옆을 보며 말하고. 화려한 거실이다. 상좌에 한왕이 거만하게 앉아있고. 그 앞의 탁자에 네명이 둘씩 마주 앉아있다. 위극겸과 주첨탄이 마주 보는 자리에 앉아있고 두 사람 옆으로 인조와 귀희가 앉아있다. 인조는 위극겸쪽, 귀희는 주첨탄쪽. 모두 차를 마시고 있는 중이다.

위극겸; [아마 지금쯤은 팔달령(八達嶺) 일대의 만리장성을 넘어 북원(北元)의 강역으로 들어서셨을 것입니다.]

한왕; [하여간 늙은 양반이 정력도 좋아. 환갑을 오래 전에 넘긴 몸으로 벌써 다섯 번 째 친정(親征)을 감해하기나 하고...] 혀를 차고

주첨탄; [덕분에 우리에게 기회가 오지 않았습니까?] 히죽

한왕; [맞는 말이다. 겹겹으로 인(人)의 장벽(障壁)이 쳐져있는 자금성을 떠나주신 덕분에 귀찮은 훼방꾼들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으니까.] 음산하게 웃고. 이어

한왕; [위군사! 이번의 역천지계(逆天之界)는 반드시 성공해야만 하네.] [영감의 나이로 보아 이런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게 거의 확실하니...]

위극겸; [심려 놓으십시오 전하.]

위극겸; [소신이 직접 영락폐하가 장성 밖에 설치할 막부(幕府)로 찾아가 진행 상황을 점검할 예정입니다.]

주첨탄; [사부님의 심모원려(深謀遠慮)는 한 치의 틈도 없으니 안심하셔도 될 것입니다 아버지!]

한왕; [애비가 그걸 모를 리 있겠느냐?]

한왕; [다만 사안이 사안인지라 노파심이 사라지지 않을 뿐이다.]

위극겸; [이번 일이 진행 될 동안 전하께서는 절대 금릉 밖으로 나가시면 아니 되십니다.]

주첨탄; [영락폐하의 죽음과 관련하여 추호의 혐의도 입으면 안되기 때문이겠습니다.] 아는 척 하고

위극겸; [그러하외다.] 끄덕이고

위극겸; [전하뿐 아니라 왕자님들께서도 일체 책잡힐 행동이나 말은 하시면 안됩니다.]

주첨탄; [나야 사부님의 근심하시는 바를 이해하고 있지만 첨학(瞻壑) 형님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주첨탄; [워낙 속을 알 수 없는 분이라...] 어떤 병약한 서생을 떠올리며 비웃고. 이 서생은 <건곤일척 자료집 제24페이지>에 나온 한왕의 장남 주첨학이다.

위극겸; [일(一)왕자는 제가 북원으로 떠나기 전에 찾아뵙고 단속하도록 하겠습니다.]

주첨탄; [형님은 아버지를 지나치게 무서워하여 오히려 일을 그르칠 수도 있으니 사부님이 손을 쓰시는 게 효과적이겠지요.] 끄덕이고

이어 무어라 얘기를 나누는 위극겸과 주첨탄과 환왕. 인조는 별 생각 없는 표정으로 차를 마시고 있고. 하지만

귀희; (한왕의 군사 삼절서생(三絶書生) 위극겸(威極謙)...) 비스듬히 대각선으로 앉은 위극겸을 보며 이미를 좀 찡그리고. 찻잔을 두 손에 들고 조금씩 마시면서

귀희; (원래는 무림맹의 군사로 사자천존의 심복 노릇을 하던 자인데...)

귀희; (사자천존이 돌연 은퇴를 해서 무림맹이 와해되자 한왕의 막하로 들어왔었다.)

<사자천존의 아내이며 한왕에게는 고모가 되는 영청공주(永淸公主) 주혜금(朱慧錦)의 소개장이 있어서 어렵지 않게 한왕의 신임을 받게 되었다던가?> 주첨탄과 이야기를 나누는 위극겸의 모습 배경으로 귀희의 생각

귀희; (꾀가 많고 생각이 치밀하여 군사로는 이상적인 인간이다. 하지만...) 찡그리고

<술법을 익힌 내 관점에서 보자면 혼백(魂魄)의 색이 아주 탁하고 짙어서 불길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츠츠츠! 위극겸의 몸에서 거뭇한 안개같은 것이 흘러넘치는 모습

귀희; (겉으로는 한왕전하에게 충성을 다 바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귀희; (하지만 진실 되어 보이는 저 모습 이면에 뭔가 숨기고 있는 게 확실하다.) (한왕을 지켜주기로 맹세한 몸이니 그게 무언지 알아낼 의무가 있다.) 생각할 때

위극겸; [귀희께서는 이번 사안에 관해 고견(高見)이 있으십니까?] 미소 지으며 귀희를 돌아보고

귀희; (내가 자기를 주목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구나.) + [딱히 없어요.] 고개 젓고

귀희; [비록 제가 이 자리에 참석하긴 했지만 계집은 대의(大義)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고래(古來)의 금언(金言)을 지키고 싶군요.] 새침하게

한왕; [귀희의 그같은 절제심에 본왕이 반한 거 아닌가?] 웃고

귀희; [황송하옵니다 전하.] 고개 숙이고

위극겸; (잘도 빠져나가는군.) + [소생도 귀희의 안분지족(安分知足)하시는 처신에는 늘 감탄할 뿐이외다.] 포권하고

귀희; [과찬의 말씀이세요.] 고혹하게 웃고.

위극겸; [그래도 이번 일에 도움이 될만한 의견이 한 가지쯤은 있으실...] 띵! 말하던 위극겸의 머리가 뭔가에 맞는 충격. 눈 치뜨고. 이어

주르르! 갑자기 위극겸의 한쪽 코에서 피가 흘러내린다.

[군사!] [사부님!] 한왕과 주첨탄이 깜짝 놀라고. 인조와 귀희도 흠칫! 하고

비틀하며 의자에 몸을 기대는 위극겸

투툭! 툭! 그런 위극겸의 가슴 부분의 옷에 피가 뿌려지고

[...] 무언가 생각하는 귀희

주첨탄; [괜잖으십니까 사부?] 몸을 좀 일으키며 걱정하고

위극겸; [심려하지 마십시오. 그냥 코피가 좀 나는 것뿐입니다.] 소매로 코를 가리며 억지로 웃고.

한왕; [지난 며칠간 역천지계 때문에 과로를 한 후유증이겠군.] 혀를 차고

한왕; [딱히 더 의논할 일은 없는 것같으니 그만 가서 쉬도록 하시게.] 가라는 손짓하고

위극겸; [그럼 결례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소매로 코를 가리며 일어나면서 한왕에게 고개 숙이고. 이어

비틀거리며 거실을 나가는 위극겸. 눈에 눈물이 고여있고

귀희; (저자가 코피를 흘리기 직전 단말마의 비명같은 것이 흐릿하게 감지되었었다.) 나가는 위극겸의 뒷모습을 보며 생각하고

귀희; (그 비명 때문에 혼백이 충격을 받아 코피가 터진 것같은데...)

귀희; (대체 누구의 죽음을 감지했기에 속을 드러내는 법이 없던 저자가 저토록 심대한 충격을 받은 것일까?) 찡그리며 생각하고

[...] 그런 귀희의 모습을 곁눈질로 보는 인조

 

#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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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9>

천마련 총단의 다른 곳. 감옥 분위기의 건물. 문은 철문이고 창문도 위쪽에 좁고 길게 나있다. 건물 주변에 삼엄한 경비

어둑한 실내. 침대 하나만 달랑 놓인 방. 침대에 누더기를 덮어쓰고 벽쪽으로 웅크린 채 누워있는 뇌화영

뇌화영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천마정에서 자신이 벽세황으로 위장한 청풍의 정체를 까발리던 장면이다. #454> 마지막 부분의 장면

 

뇌화영; [맞아요!] [저 사람은 진짜 벽세황공자님이 아니에요.] 벽세황(청풍)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한다. 벽세황(청풍)을 차마 보지는 못하고.

뇌화영; [벽공자는 장청풍이라는 저 사람 손에 이미 불귀의 객이 되었답니다.] 죄책감에 고개 떨 군 채 말하고.

회상 끝

 

뇌화영; (죄송해요 공자님 죄송해요.) 웅크린 채 울고

뇌화영; (하지만...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답니다. 아버지의 목숨이 달린 터라...)

뇌화영; (만일 어젯밤에 돌아가신 게 확인되면... 저도 죽어서 공자님께 죄를 빌러 가겠어요.) 우는데

번쩍! 작은 창문으로 강한 빛이 뿜어지고

울던 뇌화영이 놀라 눈 치뜰 때

드드드! 지진이 난 듯 흔들리는 건물

뇌화영; [흐윽!] 기겁하며 일어나고

드드드! 그 사이에도 마구 흔들리는 건물

뇌화영; (무... 무슨 일이 일어났어!) 흔들리는 침대 위에 앉아서 겁에 질리고

 

#480>

부악! 원거리에서 본 군자각의 모습. 군자각 본채 건물 앞에서 거대한 반구형의 빛이 일어난다. 검붉은 색인데 직경이 수십미터. 주변의 건물과 담장과 정원들이 그 빛의 사발에 닿자 그대로 소멸된다. 다만 군자각 본채의 건물은 거의 피해를 입지 않았다. 위태극가 자폭하면서 위진천이 있는 군자각 본채에는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폭발력을 다른 곳으로 돌린 것

[크악!] [컥!] [안돼!] 콰드드! 퍼석! 비명 지르며 날아가는 천마련의 남녀들. 뒤에서 빛의 사발이 수십미터 높이로 확산되는데 그 빛의 사발에 닿은 것은 건물들과 담장과 돌, 나무들은 물론이고 사람의 몸뚱이도 먼지처럼 부서진다. 사력을 다해 달아나며 돌아보는 천마련의 남녀들

[악!] [엄마야!] 퍼억! 콰당탕! 외곽에서 구경하다가 달아나는 사람들에게 부딪혀 나뒹구는 여자들

화악! 퍼석! 그런 여자들을 향해 확장되며 밀려드는 빛의 사발. 그 사발에 닿은 모든 게 박살 나고 있고

[안... 안돼!] [엄마야!] [아악!] 바닥에 나뒹굴었던 여자들, 자신들에게 밀려오는 빛의 벽을 보며 비명 지르고. 하지만

스으! 빛의 벽이 바닥에 나뒹군 여자들 바로 앞에서 멈추고

[흐윽!] [멈... 멈췄어!] 안도하는 여자들. 직후

스스스! 붉은 색의 빛이 흐려지더니

퍼억! 빛의 사발이 소멸 된다

그러자 드러나는 장면. 군자각 본채 건물 옆쪽에 직경 수십미터의 공터가 생겼다. 그 원형 공터에 속한 건 다 사라졌다. 담장, 건물, 정원수, 바위등등. 사람들의 시체도 없고. 본채 건물도 일부가 숟가락으로 떠낸 푸딩처럼 깨끗하게 잘려나갔지만 전체적으로는 큰 피해를 입지 않았고. 또 원형의 공터 안쪽에 두쌍의 사람이 보호막에 덮인 채 서있다. 석헌중 앞에 버티고 선 폭풍대형과 주저앉아 피를 게워내는 번뇌대작 앞에 보호막을 펼치며 서있는 무영비마천

휘익! 휙! 근처 건물 지붕 위로 나타나는 섭혼대모와 유리장, 폭풍노군과 거령살영도 멀지 않은 곳에 나타난다.

다른 곳으로 내려서는 신행태보. 양손에 망산쌍독의 멱살을 잡은 채

신행태보; (가... 가공할...) 놀라며 공터를 보고

신행태보; (직경 수십 장 내의 모든 걸 소멸시켜버렸다.) (인간의 몸으로 이런 일이 가능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놀라고

신행태보; (물론 호신강기로 방어한 가주님들을 어쩌지는 못했지만...) 원형 공터 안에 서있는 폭풍대형과 무영비마천을 보면서

번뇌대작; [끄윽...] 검을 바닥에 꽂은 채 주저앉아 피를 게워내고

신행태보; (그래도 거리가 가까웠던 데다가 무방비 상태로 휩쓸린 번뇌대작께서는 가볍지 않은 타격을 입으셨다.) 번뇌대작을 보며

<보아하니 무영비마천께서 도와주신 것같은데... 자칫 번뇌대작께서 위태극과 동귀어진 할 뻔했구나.> 무영비마천이 버티고 선 뒤에 번뇌대작이 주저앉아 피를 게워내는 모습 배경으로 신행태보의 생각 나레이션. 그때

석헌중; [부... 부인...] 폭풍대형 뒤에 주저앉아 있던 석헌중이 억지로 일어나려 하며 건물 쪽을 보며 다급한 표정을 짓고

폭풍대형; [걱정하지 마라.] 팔을 옆으로 뻗어 저지하고

폭풍대형; [제수씨는 장청풍이 보호한 것같다.] 일부가 스푼으로 뜬 푸딩처럼 변한 군자각 본채 건물을 보며 말하고

본채 건물 크로즈 업. 도려져 나간 벽체 안쪽에 청풍이 호신강기를 일으켜서 한경파와 흑백신귀를 보호하는 모습으로 서서 밖을 보고 있다

석헌중; [아...] 그걸 보고 안도하고

 

#481>

건물 내부

청풍; (혈관음 용운영의 기억을 읽은 덕분에 위태극이 쓰려고 한 것이 폭멸진혈대법임을 알고 대처할 수 있었다.) 지지지! 방어막을 흩트리며 생각하고

<폭멸진혈대법은 자신의 몸에 남아있는 모든 공력과 생기를 일거에 폭발시켜 소멸시키는 술법이다. 그 때문에 평소 발휘하던 내공보다 최소한 다섯 배 이상의 힘을 순간적으로 쓸 수 있다.> 번뇌대작의 검기에 가슴이 관통당한 위태극의 몸이 강렬한 빛을 뿜어내는 장면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물론 그 대가로 자신의 몸뚱이도 소멸되어 버리지만...)

청풍; (한 가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위태극이 폭멸진혈대법을 의도적으로 이 건물은 피해서 구사했다는 점이다.)

청풍; (덕분에 위태극과 가까이 있었으면서도 이 건물은 약간의 피해만 입었고 내 근처로는 폭멸진혈대법의 충격파가 오지 않았다.)

청풍; (아마 이 건물 안에 있는 자기 손자의 안위를 생각해서 그랬을 텐데...) + [!] 생각하며 위진천쪽을 돌아보다가 눈 부릅 뜨고

쿵! 건물 내무 구석진 곳에서는 위진천이 이를 악물고 울면서 바닥에 마법진을 그리고 있다. 직경이 3미터 정도로 그리 크지 않은 마법진인데 이미 완성이 된 상태다

청풍; (저 진법!) 홱 돌아서고. 그때

위진천; [조부님...] 끼긱! 깃발의 깃대 아랫부분의 뾰족한 부분으로 바닥을 긁어서 마법진의 마지막 부분을 완성시키는 위진천. 이를 악물고 울면서

청풍; [호명기로구나!] 빠캉! 고함지르며 손을 저어서 강력한 벼락을 위진천에게 날리는 청풍

 

[!] [!] 건물 밖에 있던 무영비마천, 폭풍대형, 석헌중이 놀란다. 건물 안에서 벼락이 작렬하는 게 보이고.

 

다시 건물 내부

마법진을 완성한 위진천에게 날아가는 벼락. 하지만

위진천; [늦었다!] 콱! 두 손으로 깃발을 부여잡으면서 이를 간다. 그러자

슈욱! 위진천의 모습이 사라지고

꽈광! 청풍이 날린 강력한 벼락이 위진천이 앉아있던 자리를 강타해서 마법진과 그것이 새겨진 바닥을 박살낸다.

청풍; (놓쳤다!) 벼락을 날린 자세로 이를 부득 갈고. 그때

<두고 보자 갈아 마셔도 시원찮을 원수놈아!> 어디선가 음성이 들리고

<네놈과 관련된 인간들은 씨를 말려서 조부님의 복수를 하고 말겠다. 으아아아아!> 악을 쓰는 소리가 멀어지고

청풍; (후환을 남겼다.) 찡그리며 손을 내리고

청풍; (결국 위태극이 요란하게 폭멸진혈대법을 구사한 것은 위진천이 호명기를 쓸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 입술 깨물고. 그때

[장공자!] [어... 어찌 되었소?] 휘익! 휙! 실내로 날아드는 폭풍대형과 석헌중. 폭풍대형이 석헌중을 부축하는 모습으로.

두 형제 뒤로 무영비마천이 건물 안을 들여다보고 있고. 섭혼대모도 유리정과 함께 건물 앞으로 날아 내리고 있다. 신행태보도 망산쌍독의 멱살을 잡고 날아 내리고 있고

청풍; [위진천은 호명기를 쓰는 바람에 놓치고 말았소이다.] 손으로 마법진 쪽을 가리키고. 바닥이 박살난 자리에 마법진이 그려졌던 흔적이 있다

석헌중; [호... 호명기라면...] 놀라고

청풍; [혈교에서 만든 일종의 부적(符籍)이오.] 끄덕

청풍; [살아있는 목숨을 여럿 희생시켜서 천지조화의 틈을 만드는 물건인데...] [그걸 쓰면 천신과 마귀의 눈에 띄지 않고 음양계를 드나들 수 있소.]

폭풍대형; [호명기에 대한 소문은 들었네.] 석헌중의 팔을 놔주고

폭풍대형; [그걸 쓰면 순간적으로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고 하더니...] [강호에 전해지는 말이 사실이었군.] 마법진의 잔해를 보고. 팔이 놓인 석헌중은 비틀거리며 한경파에게 가고 있다

청풍; [호명기는 만들기가 워낙 까다롭지 않아서 혈교에도 몇 개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위진천이 그중 하나를 갖고 있을 줄은 몰랐소이다.] 석헌중이 한경파 앞에 무릎을 꿇으며 한경파의 상태를 살피는 것을 보면서 말하고

폭풍대형; [방심했군. 두 놈 다 독 안에 든 쥐라 여기고 미리 제압해두지 않았더니만...] 찡그릴 때

석헌중; [부인! 날... 날 알아보시겠소?] 석헌중이 한경파 앞에 무릎을 꿇은 채 한경파의 얼굴 들여다보며 묻는다. 돌아보는 청풍와 폭풍대형. 하지만

한경파; [그이가 교주님을 시해했어요. 그이가 교주님을 시해했어요.] 백치같은 표정으로 중얼거리기만 하는 한경파

청풍; (실혼고에 중독된 후 주입당한 말만 반복하고 있군.)

석헌중; [장... 장공자!] 다급히 청풍을 돌아보고

석헌중; [집 사람을 구해주시오. 실혼고 때문에 이지(理智)를 상실한 것 같소.] 애원하고. 바로 그때

[실혼고를 해독해달라고?] [크크크!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주문이지.] 밖에서 들리는 음성. 돌아보는 건물 안의 청풍와 석헌중 형제.

 

#482>

건물 밖

구적; [실혼고는 독천존 서영감이 자랑하는 십대극독(十大劇毒)중 하나야.] [아무나 간단히 해독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구.] 바닥에 누운 채 웃고. 하늘 보고 누워서 고개만 돌려 건물을 보면서

청풍; (저 독물들이 정신을 차렸군.) 쓴웃음

구괴; [독천존 서영감을 찾아가 해독약을 구할 수도 있겠지.]

구괴; [하지만 시간을 지체하면 실혼고의 독성이 머릿속 깊이 파고들어 진짜 백치가 되는 수도 있어.] 자기 머리를 가리키며 웃고

석헌중; [장... 장공자! 저놈들의 말이 사실이오?]

청풍; [아주 틀린 말은 아닙니다. 좀 과장되긴 하지만...] 쓴웃음

석헌중; [독천존이 어디 있는지 알지도 못하는데 무작정 찾아 나설 수도 없고...] 비틀 일어나고. 다급한 표정으로

석헌중; [네놈들 혹시 실혼고의 해독법을 알고 있는 것이냐?] 문쪽으로 가며

구적; [이제야 말귀를 알아듣는구만.] + 구괴; [그러게나 말이야.] 좀 편한 자세로 옆으로 돌아누우며 손으로 머리를 받치고

구적; [우리 형제가 독을 쓰는 재주는 천하를 통틀어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손을 펴보이고

구괴; [실혼고가 비록 대단한 극독이긴 해도 하루 이틀만 머릴 싸매면 해독약을 만들어낼 수 있다.]

석헌중; [해독약을 만들어주는 대신 원하는 게 뭐냐?] 노려보고

구적; [뭐 아주 대단한 대가를 원하는 건 아니야.] 코를 후비고

구적; [앞으로 우리 형제를 절대 대적하지 않겠다고 약속만 해주면 해독약을 만들어주겠다.] 팅! 파낸 코딱지를 손가락으로 퉁기며 웃고

석헌중; [알았다.] 이를 갈고

석헌중; [사부님을 대신해서 나 석헌중이 약속을 할 테니...] 말하다가 흠칫! 하며 돌아보고. + 턱! 옆에서 폭풍대형이 큼직한 손으로 석헌중의 어깨를 잡은 채 뒤를 돌아보고 있다

석헌중; [형님 왜...] + [!] 묻다가 눈 부릅

쿵! 청풍이 한경파 앞에 서서 한손을 내밀고 있는데. 청풍이 내미는 손에서 투명한 용의 형상이 일어나 한경파의 몸속으로 스며들어가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다

석헌중; [용... 용이 저 사람의 몸으로...] 놀라고

폭풍대형; <실혼고를 해독하고 있는 중인 것 같다.> 전음으로 말하면서 끄덕

[뭐야!] [어!] 느긋하게 건물 앞의 공터에 누워있던 망산쌍독이 눈을 치뜨고

그자들 눈에도 청풍이 투명한 용을 만들어서 한경파의 몸에 흘려넣고 있는 모습이 들어온다.

망산쌍독; [조... 조룡여의대법!] [안... 안되는데...] 울상을 지으면서 억지로 일어나려 하고

석헌중; <형님! 조룡여의대법이라면...> 놀라서 청풍을 보며 전음으로 폭풍대형에게 묻고

폭풍대형; <오제 중 만독조종이 남겼다고 전해지는 비결이다. 세상의 모든 독을 다스릴 수 있다는...> 석헌중와 함께 청풍을 보며 전음으로 대답하고. 그때

눈 부릅뜨며 소리없이 기합 지르는 청풍. 그러자

한경파; [하악!] 화악! 한경파의 몸속을 누비고 다니던 반투명한 용이 확 튀어나오면서 퍼덕이는 한경파. 야하게 고개 젖히며 신음하고

슈우! 한경파의 몸에서 튀어나온 용은 색이 좀 짙어진 채 청풍의 몸으로 스며들고. 그 앞에서 힘없이 쓰러지는 한경파

석헌중; [부인!] 턱! 급히 무릎 꿇으면서 쓰러지는 한경파의 몸을 끌어안고

한경파; [상... 상공...] 할딱이며 눈을 떠서 석헌중을 올려다보고

석헌중; [안심하시오. 더 이상 부인을 해칠 인간은 없소.] 한경파을 품에 안고 한경파의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주며 웃고.

한경파; [악몽... 악몽을 꿨어요.] 할딱이고

한경파; [상공께서 중상을 입고 쓰러지시는...] + [흐윽!] 말하다가 눈 치뜨며 진저리

석헌중의 가슴이 뭉개져서 피로 물들어 있고

한경파; [상공! 상공 가슴이...] 일어나려 애쓰며 덜덜

석헌중; [괜잖소. 걱정 마시오.] 달래고

석헌중; [이 정도 상처로 어찌 될 내가 아니니 안심하시오.]

한경파; [다행이에요.] 울고

한경파; [큰 상처를 입으신 게 아니라니 다행이에요.] 남편 품에 안겨 울고. 그런 한경파을 끌어안고 다독이는 석헌중

청풍; (보기 좋군.) 곁눈질로 한경파와 석헌중 부부를 보며 흑백신귀쪽으로 가고

청풍; (혈교의 뿌리를 뽑아버렸으니 저들 부부가 다시 풍파에 휩싸이는 일은 벌어지지 않겠지.) 스윽! 양손을 흑백신귀에게 내밀고

슈악! 화악! 청풍의 양손에서 투명한 용이 한 마리씩 튀어나와

슈욱! 화악! 흑백신귀의 몸으로 스며들고. 퍼득이는 흑백신귀

<더 이상 애꿎은 희생자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위씨일가를 일망타진해야만 한다.> 청풍이 흑백신귀를 치료하고 그 옆에서 석헌중와 한경파의 끌어안고 있는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구적; [젠장! 저 애송이 놈이 정말로 독천존 서영감의 후계자가 되었구만.] 바닥에 퍼질러 앉아서 건물 쪽을 보며 죽상. 두 놈 뒤에는 신행태보가 서서 감시하고 있다

구괴; [장가놈이 독까지 자유자재로 다룰 줄 알면 우리 형제가 곤란해지는데...] 역시 울상. 그때

[안다니 다행이다.] 슥! 누군가 다가오며 말하고. 돌아보는 구적과 구괴

폭풍대형; [감히 마교에 죄를 짓고도 무사할 수 있기를 바라진 않을 것이다.] 우둑! 무시무시한 표정으로 보면서 양쪽 주먹 마주 쥐어 우둑 소리를 내고

<폭... 폭풍마가의 가주 폭풍대형!> 공포에 질리는 망산쌍독

폭풍대형; [본교에서 죄인들을 어떻게 다루는지 알게 해주겠다.] 살벌하게 웃고

[히익!] 공포에 질리는 망산쌍독

 

#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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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7>

빠카카캉! 빠지직! 허공에서 여러 번 폭발과 불꽃이 튀더니

펑! 펑! 허공에서 모습이 나타나며 서로 반대 방향으로 튕겨져 나가는 청풍과 무영비마천. 청풍은 등을 건물 쪽으로 향한 채로 튕겨진다

휘릭! 스슥! 10미터쯤 거리를 두고 마주 보며 내려서는 청풍과 무영비마천

두 사람 모두의 손이 면도날처럼 날카롭게 변해있다. 이어

펄럭! 서걱! 청풍과 무영비마천의 옷이 여기저기 면도날에 베인 것처럼 갈라진다

[옷이 거의 비슷한 정도로 갈라졌다.] [저 애송이 놈, 경신술로도 무영비마천님과 호각을 이루었다.] [약관도 안된 나이에 가주님들에 필적하는 실력을 지녔다니...] [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괴물이란 말인가?] 사람들 경악하고. 유리정은 좀 흥분된 표정이고

청풍; [과연 명불허전이오.] 자기 옷이 갈라진 걸 보며

청풍; [유령대제의 비전을 구사하는 내 몸에 이 정도로 손을 댈 수 있는 고인이 있을 줄을 몰랐소.] 갈라진 소매를 들어 보이며 웃고

무영비마천; <기왕에 시작한 승부이니 끝장을 보자!> 스스스! 다시 모습이 흐려지는데

청풍; [이크!] 스스스! 청풍의 모습 역시 흐려지더니

팟! 사라진다

[그자의 모습이 사라졌다!] [갑자기 모습이 사라지다니... 무슨 수법을 쓴 건가?] 사람들 놀라고

[!] 청풍을 덮쳐가려던 여러 명으로 변한 무영비마천도 놀랄 때

 

#478>

[!] 건물 안의 위태극이 무언가 느끼고 눈 부릅뜨고

위태극; [조심해라!] 펑! 성한 팔을 확 뻗어 옆에 서있는 위진천의 어깨를 후려치고. + 위진천; [억!] 갑자기 어깨를 얻어맞은 위진천의 몸이 옆으로 튕겨져 나가고

콰작! 갑자기 허공에서 나타나며 옆으로 튕겨져 나가는 위진천의 목과 뺨을 훑고 지나가는 강철같이 변한 누군가의 손. 물론 철지촌강으로 변한 청풍의 손아귀이고.

후두둑! 쩍! 청풍의 면도날같이 날카롭게 변한 손가락에 스친 위진천의 뺨과 목에 상처가 나며 피가 확 뿜어진다

위진천; (위험했다.) 팟! 방 한쪽 구석으로 비틀거리며 내려서며 놀라고. 얼굴이 고통으로 이지러진 채

청풍; [이런...] 스윽! 헛손질한 모습으로 위진천과 위태극 사이에 나타나 몸을 세우며 혀를 차고

위진천; (조부님이 미리 알아차리고 경고해주시지 않았다면 꼼짝없이 저 놈 손아귀에 목이 잡힐 뻔...) + [!] 손으로 목의 상처를 누르며 몸을 세우다가 눈 부릅

청풍; [꿩을 놓쳤으니 대신 닭이라도 잡아볼까?] 콰직! 헛손질했던 손아귀를 돌려서 위진천을 옆으로 밀쳐낸 위태극의 손을 잡아간다. 위태극은 위진천의 어깨를 때린 반작용으로 위진천이 날아간 반대 방향으로 몸을 기울이며 피하려는 모습이고

위진천; [조심하십시오 조부님!] 비명 지르지만

콰직! 옆으로 비틀거리는 위태극의 목을 노리며 날아드는 강철같고 면도날 같은 청풍의 손아귀

위태극; [큭!] 쩍! 거두던 손을 뒤틀며 벼락을 일으켜 청풍의 손을 맞받아치고

벼락으로 덮이는 위태극의 손

청풍; (탄천혈벽!) 쩍! 눈 번득이면서도 손을 강하게 내뻗고

꽝! 몸을 틀며 손을 뻗은 청풍과 몸을 뒤로 날리며 손을 내뻗은 위태극 사이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콰직! 청풍의 강철같이 변한 손아귀에 부딪힌 위태극의 손가락이 부러지고 손바닥이 터진다.

위태극; [크악!] 펑! 으스러진 손을 쳐들며 뒤로 튕겨지며 비명 지르고

청풍; [죗값을 치룰 때가 되었다 위태극!] 콰직! 쩍! 강철같이 변한 손아귀로 벼락같이 위태극의 가슴을 찍어간다.

위태극; (피할 수가...) 비틀거리며 자세가 무너져 청풍의 공격을 막거나 피할 수 없어 절망하는 위태극. 다른 쪽 손은 봉합 수술을 받은 지 얼마 안되어 쓸 수 없다. 헌데 그 직후

[죽여라!] 위태극의 가슴을 후려쳐가던 청풍의 귀에 들리는 고함 소리. + [!] 눈 부릅뜨는 청풍

위진천; [그 계집과 늙은이들의 목을 쳐버려라.] 방의 구석으로 밀려나 비틀거리면서도 악을 쓰는 위진천. 손으로 한경파를 가리키며

[존명!] [쳐라!] 쩍! 부악! 즉시 칼을 휘둘러 한경파와 흑백신귀의 목을 쳐가는 무사들.

 

석헌중; [안돼!] 피투성이가 된 몸으로 다급히 일어나려 하며 비명 지르고. 물론 건물 쪽을 보며

[저런...] [무슨 짓이냐?] 번뇌대작과 섭혼대모와 폭풍대형도 기겁. 무영비마천은 눈 부릅. 주변의 다른 사람들도 놀라고. 직후

 

청풍; [감히...] 땅! 어쩔 수 없이 몸을 홱 돌리며 위태극을 공격해가던 손을 허공에 대고 퉁기는 청풍. 그러자

빠카카캉! 허공에 쳐든 채 퉁기는 청풍의 손에서 벼락이 여러 가닥 확 치솟고

빠카캉! 쩌엉! [크악!] [컥!] 한경예와 흑백신귀의 목을 쳐가던 무사들의 무기로 벼락이 스며들고. 벼락에 감전되어 비명 지르며 몸이 타들어가는 무사들

섭혼대모; (혈교의 혈전창...!) 새삼 놀라며 건물 안을 돌아보고

석헌중; [아!] 털썩! 안도하며 다시 주저앉고

폭풍대형; [위진천! 네놈이...] 분노하며 이를 부득 갈고. 직후

털썩! 퍼억! 새카맣게 타죽은 무사들의 시체가 바닥에 나뒹굴고

위진천; [무사하십니까 조부님?] 청풍의 건너편에서 외치고

위태극; [괜... 괜잖다! 손을 좀 다친 것뿐이다.] 턱! 등이 벽에 닿으면서 얼굴 이지러지고

위진천; [장가야! 제대로 싸워보자!] 쩡! 쩡! 양쪽 손에서 빛으로 이루어진 검을 뽑아 늘어트리며 이를 갈고. 하지만

청풍; [서두르지 마라. 곧 마음껏 발악할 기회를 줄 테니...] 웃으며 한경파의 상태를 살피고

위진천; [개소리를...] 빛의 검으로 청풍을 겨누며 이를 부득 갈 때

청풍; [예상했던 대로군.] 백치같은 표정인 한경파를 보며 끄덕이더니. 이어

청풍; [부(副)당주! 그자들을 끌고 앞으로 나오시오.] 건물 밖을 돌아보며 누군가에게 외치고. 그러자

<존명!> 마당 외곽을 채우고 있는 사람들 뒤에서 대답이 들리더니

팟! 사람들 위로 치솟는 신행태보. 양손에는 벼락에 맞아 해롱거리는 망산쌍독을 각기 한 놈씩 멱살을 잡고 있다.

신행태보가 멱살을 잡고 날아오르는 망산쌍독의 모습 크로즈 업

위진천; (망산쌍독!) 눈 치뜰 때

신행태보; [망산쌍독을 대령했습니다 장공자!] 퍽! 퍽! 마당에 날아 내리며 멱살을 잡고 있던 망산쌍독을 바닥에 패대기친다.

[어이쿠!] [꺽!] 바닥에 떨어져 퍼덕이며 신음을 흘리는 망산쌍독. 아직 감전당한 상태라 제 정신이 돌아오진 않았다. 그 직후

[망산쌍독!] [북망산에 자리한 독묘파의 공동문주들 아닌가?] [저 독물들이 어떻게 본교에 들어와 있는 것인가?] 장내의 모든 사람들 어리둥절하고

섭혼대모; (설마...) 깨닫고. 무영비마천도 눈 번뜩

위진천; (망산쌍독이 이미 장가놈에게 사로잡혀 있었구나.) 이를 부득. 위태극은 심각한 표정이지만 뭔가 생각하는 표정이고

위진천; (당연히 장가놈은 한가년과 흑백신귀등이 백치가 된 이유를 알고 있었다.) 청풍을 노려볼 때

청풍; [삼 년 전, 저 두 독물은 독천존 서래음 노사의 거처에 숨어들어 실혼고를 훔쳐냈었소.] 건물 안에 서서 건물 밖을 보며

청풍; [이름 그대로 중독되면 혼백을 잃고 백치가 되게 만드는 실혼고를 저 독물들이 누구에게 썼을 것같소?] 말하고. 그러자

[설... 설마!] [맙소사! 그렇게 된 것이란 말인가?] 유리정과 폭풍노군, 거령살영등을 포함한 고사람들 경악하고

[!] [!] 폭풍대형, 번뇌대작, 섭혼대모등도 경악. 무영비마천도.

석헌중; [그... 그래서 부인이 이상한 소리를...] 깨닫고 흥분하고. 반면

위진천; (역시...) 이를 부득 갈고. 초조한 표정. 위태극은 찡그리고 있고

폭풍대형; [그러니까 네놈... 아니 장공자의 말은 오늘 벌어진 사달이 모두 망산쌍독이 쓴 실혼고 때문이라는 것인가?] 흥분하여 외치고

청풍; [가주의 동생... 대(大)공자가 스승으로 위장하고 있었던 것은 스승의 지시 때문이었소.] 끄덕이며 말하고. 그러자

[아!] [그런...] 안도하는 폭풍대형, 인상이 우그러지는 번뇌대작, 안도하는 섭혼대모. 무영비마천은 반응이 없고.

폭풍대형; [죽일 놈들!] 고개 홱 돌려 망산쌍독을 노려보고. 망산쌍독은 감전된 채 부들 부들 떨고 있고

폭풍대형; [감히 본교에 숨어들어 분란을 야기해?] [피곤죽으로 만들어버리겠다.] 우둑! 쿠오오! 주먹 마주 쥐어 소리 내는 폭풍대형의 몸에서 폭발적인 살기가 치솟는데

번뇌대작; [믿을 수 없다.] 외치고.

멈칫! 하며 그자를 돌아보는 번뇌대작. 다른 사람들도 모두 번뇌대작을 돌아보고

반뇌대작; [겨우 독을 좀 쓸 줄 아는 버러지들이 우리 마교를 상대로 이렇게 대담한 짓을 했다는 것을 믿으란 말이냐?] 청풍을 노려보고

청풍; [물론 이번 일의 주범은 망산쌍독이 아니오.] 웃고

청풍; [저자들은 그저 남의 지시대로 움직인 꼭두각시들일 뿐이오.] 망산쌍독을 보며

번뇌대작; [망산쌍독이 꼭두각시라면 대체 어떤 놈이 범인이라는...] + [!] 말하다가 눈을 부릅뜨며 입을 다물고

확 크로즈 업 되는 건물 안의 위태극과 위진천. 청풍이 한경예가 무릎 꿇고 있는 건물 중앙에 서있고 위진천과 위태극은 좌우로 멀찌감치 서서 청풍을 경계하고 있다

번뇌대작; [총관! 사공자!] [당신네 숙질(叔姪)이...] 경악, 분노로 눈 부릅뜨고

청풍; [저것들은 정확히 말하자면 숙질이 아니라 조손(祖孫) 사이요!] 빠캉! 말하며 손을 젓자 강력한 벼락이 위태극에게 날아간다.

위진천; [조부님! 조심...] 다급히 외칠 때

꽝! 벼락이 위태극과 주변을 때리고

펑! 빠카카캉! 위태극이 있던 주변의 벽이 터져나가면서 벼락도 밖으로 터져 나온다. 헌데

콰드드! 벼락에 맞아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위태극의 몸도 벼락에 휩싸여 있다. 청풍이 날린 벼락에 맞았지만 다치지는 않았고 그냥 힘에 밀린 모습이고. 그러자

[저... 저런...] [위태극의 몸에서도 벼락이...] 섭혼대모, 번뇌대작등의 경악. 이어

<위태극도 혈전창을 알고 있다. 그래서 장청풍이 구사한 혈전창에 맞고도 타격을 입지 않았고!> 얼굴 굳어지며 깨닫는 번뇌대작과 섭혼대모. 이어

폭풍대형; [혈전창! 혈교의 혈전창을 알고 있다니... 위태극 그럼 네놈이 바로...] 분노와 충격으로 눈 부릅뜨고

<번뇌마가의 총관 위태극이 혈교의 간세였단 말인가?> 모든 사람들 충격 받고

위진천; (당했다!) 이를 악물며 청풍을 노려보고. 청풍은 여전히 한경예 옆에 서있다

<놈은 일부러 혈전창으로 조부님을 공격했다.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조부님도 어쩔 수 없이 혈전창을 일으켜 맞설 수밖에 없었고...> 지지지! 벼락에 휩싸인 채 굳은 표정으로 건물 밖에서 몸을 세우는 위태극을 배경으로 위진천의 생각

청풍; [이걸 어쩌나? 당신이 수십 년의 세월 동안 공들여 추진해온 공작이 수포로 돌아가게 되었으니...] 웃으며 위태극을 보고

번뇌대작; [위태극!] [네놈이 정말 혈교의 인간이었느냐?] 분노와 수치심으로 얼굴 이지러진 채 위태극에게 고함지르고. 검으로 겨누면서

위태극; [거참 계집처럼 꽥꽥 대기는...] 다쳐서 피로 물든 손의 손등으로 입과 코에서 흐르는 피를 닦으며 비웃고

번뇌대작; [뭐... 뭐라?]

위태극; [그동안 내 장단에 놀아나 주어서 고맙소 가주.] + <호명기 쓸 준비를 해라!> 번뇌대작을 비웃으며 위진천에게 전음을 보내고

[!] 눈 치뜨며 움찔! 하는 위진천

번뇌대작; [뭐... 뭐라고?]

위태극; [머리 쓰는 게 특기니 뭐니 해도 당신네 번뇌마가 일족은 세상 물정을 몰라서 속여먹기 참 수월했소!] + <할애비가 이목을 끄는 동안 호명기를 사용해서 여길 빠져나가라.> 번뇌대작을 비웃으며 동시에 위진천에게 전음을 보내고. 걸음은 천천이 옆으로 옮겨 건물에서 떨어진다. 마당인데 그쪽에 모여있던 천마련의 제자들은 주춤거리며 물러나 공간을 만들어주고

번뇌대작; [죽일...] 분노와 수치심에 치를 떨고

위진천; <하지만 소손이 어떻게 조부님만 두고...> 전음을 보내고

위태극; <이곳은 마교의 심장부다. 호명기를 쓰지 않는 한 탈출할 수 있는 가능성은 전무하다.> + [기왕에 정체가 들통 났으니 가주가 모르는 비밀도 모두 털어놓겠소이다.] 전음 보내는 것과 번뇌대작을 놀리는 걸 병행하고

청풍; (어쩐지 저 노괴가 시간을 끄는 것같은 느낌이 드는군.) 위태극을 보며 찡그리고

청풍; (시간을 끌어봐야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닌데...) 의혹

번뇌대작; [또 무슨 개수작을 하려는 것이냐 위태극?] 분노하면서도 불길한 느낌을 받는 표정이 되고

위태극; <할애비로 하여금 한을 품고 죽게 만들지는 마라.> + [노부가 번뇌마가에 투신한 건 삼십이 년 전이오.] 위진천에게 전음을 보내며 번뇌대작에게 말하고

위진천; <조부님...> 이를 악물고

위태극;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번뇌마가의 식솔도 아닌 노부가 번뇌마가의 살림을 총괄하는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게 의아하지 않소?] + <진천이 넌 살아서 여길 빠져나가야만 한다.> 건물과 상당히 떨어진 자리에서 멈추고

번뇌대작; [!] 눈 부릅뜨며 무언가 느끼고

위태극; <그래야 할애비의 복수를 해줄 수 있지 않겠느냐?> + [가주도 느끼시는 바가 있으신 것같구려.] 히죽 웃고

청풍; (저 노괴, 번뇌마가의 수치스러운 치부를 까발릴 생각이다.) 눈 치뜰 때

위태극; [핏줄도 아닌 노부를 번뇌마가의 총관으로 가장 강력하게 천거한 인물이 누군지는 가주도 아실 거요.]

번뇌대작; [닥... 닥쳐라!] 어떤 아름답지만 드세 보이는 인상의 중년여인을 떠올리며 이를 갈고. 여자는 번뇌대작의 아내다. <건곤일척 자료집 제19페이지>에 나오는 황보경 캐릭터. 여기서도 황보경. 중요하지 않은 조연

위태극; <시작해라!> + [가주가 생각하시는 대로요.] 히죽

위진천; (어쩔 수 없다.) 콱! 작은 깃발을 강하게 움켜잡고. 깃발이 달린 깃대의 아래쪽 뾰족한 부분으로 바닥에 무언가를 그릴 준비

위태극; [가주는 무공 수련에 지나치게 집착하느라 마누라를 너무 오래 방치 하셨었소.] 쿡쿡! 피투성이가 된 손의 엄지 손가락으로 자기 가슴의 혈도를 몇 군데 찍고.

청풍; (역시...) 찡그리고

번뇌대작; [주둥이 닥치지 못할까?] 위태극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깨닫고 진저리. 분노

위태극; <시작해라!> 위진천에게 전음을 보내면서 + [황보경(皇甫鏡), 번뇌마가의 안주인께서 노부를 총관으로 적극 추천한 이유가 뭐일 것같소?] 파팟! 야비하게 웃고. 엄지손가락으로 자기 가슴의 혈도를 연달아 찍으면서

번뇌대작; [닥치라고 했다.] 쩡! 악을 쓰며 위태극을 덮쳐가는 번뇌대작. 벼락같이 검을 내지르는데 검의 끝에서 긴 섬광이 무지개처럼 내뻗힌다

푹! 번뇌대작의 보검에서 내뻗힌 섬광이 그대로 위태극의 가슴을 관통하여 뒤로 빠져나가고. 동시에

위진천; (죄송합니다 조부님!) 파팟! 이를 악물며 몸을 숙여서 작은 깃발의 깃대 아랫부분으로 바닥에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하는 위진천. <아랑힐월> #388>에 처음 나온 마법진의 형태. 또 #407>에서 혈교 교모인 조운영이 호명기를 써서 마법진을 그리던 장면과 같은 장면이다. 하지만 위진천이 마법진을 그리는 걸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한다. 모두의 관심이 위태극에게 집중되고 있어서

[해치웠다!] [그렇지!] 폭풍노군, 거령살영, 유리정 등의 환호. 하지만

<너무 간단하게 해치웠다.> 폭풍대형, 석헌중, 섭혼대모, 무영비마천의 얼굴은 굳어지고. 긴 섬광에 가슴이 관통당한 채 휘청거리는 위태극을 보면서.

청풍; (위태극! 저 노괴는 설마 그 술법을...) 깨닫고 눈 부릅. 그 직후

번쩍! 번뇌대작이 날아가며 내뻗은 검기에 심장이 관통당한 위태극의 몸이 강렬한 섬광을 뿜어낸다. 번뇌대작의 검기에 궤뚫린 가슴 부위에서 빛이 터져 나오는 모습이고

청풍; [조심하시오! 혈교의 동귀어진(同歸於盡;함께 죽음) 술법인 폭멸진혈대법(爆滅盡血大法)이오!] 바웅! 두 주먹 불끈 쥐어 호신강기를 확 일으켜서 자신과 한경파와 흑백신귀의 몸을 뒤덮고

번뇌대작; [폭... 폭혈진멸대법!] 팟! 날아가다가 급정거하며 기겁하고

폭풍대협; [물러서시오 대작!] 바웅! 역시 호신강기의 벽을 일으켜서 자신과 석헌중의 몸을 가리며 번뇌대작에게 외치고

섭혼대모; [모두 백장 밖으로 물러나라!] 스스스! 몸이 흐려지며 유리정등에게 외치고

[...!] 스스스! 무영비마천의 몸도 흐려지고

[히익!] [피... 피해라!] [위험하다.] 쐐액! 휘익! 유리정과 폭풍노군, 거령살영을 포함한 마교 제자들 기겁하며 날아오르고

팟! 신행태보도 망산쌍독의 멱살을 낚아채며 날아오르고. 직후

위태극; [함께 삼도천(三途川) 구경을 가자!] 으하하하! 빛에 휩싸인 채 미친 듯이 웃고. 다음 순간

화악! 아주 강한 빛이 위태극의 몸에서 뿜어지며 주변의 모든 것이 하얗게 변한다

 

#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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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3>

다시 석헌중이 폭풍대형과 마주 서있는 마당. 폭풍대형이 무시무시한 기세를 풍기며 다가오고 석헌중은 뒷걸음질치고 있다. 그걸 보고 있는 신행태보. 그러다가

[!] 흠칫! 하며 뒤를 돌아보는 신행태보

빠지직! 지직! 멀리 있는 삼층 건물의 삼층에 나있는 반쯤 열린 창문 안쪽에서 벼락이 자잘하게 흐르는 게 보이고

신행태보; (벼락?) 흠칫! 할 때

<부당주! 이리로 와주어야겠소.> 누군가의 전음이 들려 눈 부릅뜨는 신행태보

신행태보; (벽세황... 아니 벽세황으로 위장했던 장청풍이다.) 경악할 때

삼층 건물 열린 창문 안쪽에서 누가 반쯤 몸을 드러낸 채 오라고 손가락 까닥이는 모습이 보인다. 물론 청풍이지만 얼굴은 안보인다

신행태보; (역... 역시 죽지 않았구나.) 사람들 헤집으며 마당에서 밖으로 나가려 하고

신행태보; (천년호님의 비호를 받는 인간이다.) (잘하면 벽세황에게 줄을 선 때문에 궁지에 몰린 내 처지를 일거에 회복할 수 있다.) 사람들 헤집고 가며 흥분한 표정

 

#474>

군자각의 본채 건물. 번뇌대작, 섭혼대모, 무영비마천이 축대 위에 서서 마당을 내려다보고 있고.

세 가주들이 등지고 서있는 건물 내부. 넋이 나간 표정의 한경파, 흑백신귀가 무릎을 꿇고 있고. 그 뒤에 위진천, 위태극이 수하들고 함께 서있다.

위진천; (조부님이 생각하신 대로 진행되는군.) 건물 밖의 상황을 보고. 번뇌대작, 섭혼대모, 무영비마천의 뒷모습과 그들 앞쪽 마당에 석헌중이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모습이 보인다. 폭풍대형이 온몸에서 살기를 뿜어내며 그런 석헌중에게 다가가는 뒷모습이 보이고

위진천; (그럼에도 불구하고...) 옆에 나란히 서있는 위태극을 힐끔 보고. 위태극은 찡그리고 있고

위진천; (조부님의 표정이 밝지가 않다. 뭔가 마음에 걸리는 게 있으신 건가?) 위태극의 표정을 살피며 생각할 때

위태극; (계산했던 대로 흘러가고 있거늘...) 오만상 쓰며 마당의 상황을 보고

위태극; (오히려 점점 더 짙어지는 이 불안감의 정체는 뭐란 말인가?) 두근! 두근! 심장이 뛰고

위태극; (그 계집 때문일까?) 천년호가 자신의 어깨와 팔을 면도날같이 변한 손으로 그어버리던 장면 떠올리고

위태극; (하긴 언제 그 계집이 다시 나타나 초를 칠지 모르는 일! 만일의 사태를 준비해둬야 한다.) + <진천아.> 앞을 보며 전음으로 위진천에게 말을 걸고

위진천; <예 조부님!> 돌아보며 역시 전음으로 대답하고

위태극; <혹시라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닥치면 이걸 써라.> 슥! 옆으로 내미는 위태극의 손에 작은 깃발이 들려있다

위진천; <호명기(護命旗) 아닌지요? 한 번에 한 해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놀라면서 깃발을 받고

위태극; <그걸 쓰는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만... 만일의 경우를 닥치면 주저 없이 사용하도록 해라.>

위진천; <하지만 이건 조부님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할 때 쓰시라고 어머니가 특별히 마련해 주신 것인데...>

위태극; <이미 살만큼 산 할애비다. 귀중한 호명기를 허비하면서까지 목숨을 부지할 이유는 없다.> 허탈한 웃음

위진천; (불길한 말씀을...) 당혹

위진천; (조부님의 우려가 기우(杞憂)가 되기 위해서라도 석헌중이 빨리 죽어주어야 하는데...) 건물 밖을 보고

 

#475>

건물 밖의 마당.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서는 석헌중. 건물을 보는 자세로. 그런 석헌중에게 무시무시한 표정으로 다가가는 폭풍대형

폭풍대형; [설... 설마 했거늘...] 쿠오오! 분노와 절망으로 치를 떨며 이를 갈고. 그런 폭풍대형의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치솟고

폭풍대형; [헌중! 네놈이... 네놈이 정말로 교주님으로 위장하고 있었구나.] 쿠오오! 이를 가는 폭풍대형의 몸에서 폭발적인 살기가 뿜어지고

석헌중; [고정하십시오 형님!] 포권하고

석헌중; [소제가 사부님으로 위장하게 된 데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습니다.] 폭풍대형과 다른 세 가주들에게 포권하고

석헌중; [본교의 모든 제자들이 듣는 자리에서 말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니 일단 주변을 물려주시...] + [!] 말하다가 눈 부릅

쿵! 축대 위에 서있던 버뇌대작, 무영비마천, 섭혼대모중 무영비마천이 사라졌다.

석헌중; (무영비마천이 사라졌다!) + (위험하다!) 팟! 다급히 몸을 돌려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 하고. 하지만 그 직후

쩍! 석헌중의 바로 뒤에 나타나 면도날처럼 변한 손으로 석헌중의 등을 긋는 무영비마천. 사력을 다해 피하려 했지만 등에 깊이 갈라지는 상처를 입는 석헌중

[헉!] [언제...] [무영비마천님도 나섰다.] 사람들 놀라고

거령살영; [그렇지!] 주먹 불끈. 그런 그자 옆에서 눈 치뜨는 유리정. 유리정은 석헌중에게 좋은 감정을 품고 있었다.

석헌중; [큭!] 팟! 몸을 팽이처럼 돌려 무영비마천에게서 떨어지지만

폭풍대형; [네놈은 언제까지 가문 망신을 시킬 작정이냐?] 쾅! 강력한 주먹질을 날리는 폭풍대형. 주먹 형태의 섬광이 돌풍을 몰고 날아들고

쾅! 가슴에 그 주먹을 맞는 석헌중

[!] 놀라 손으로 입을 가리는 유리정

콰당탕! 가슴이 으스러져 나뒹구는 석헌중

한숨 쉬는 섭혼대모. 그 옆에 선 번뇌대작은 음산하게 웃으며 검을 뽑는다

석헌중; [끄윽...] 가슴이 뭉개져서 입과 코로 피를 게워내며 벌벌 떠는 석헌중. 폭풍대형이 이를 갈며 다가오고

석헌중; [형... 형님...] 바닥에 쓰러진 채 피를 게워내고

석헌중; [부디... 부디 소제에게 해명할 기회를 주십시오.]

폭풍대형; [아가리 닥쳐라!] 우둑! 다시 주먹을 움켜쥐며 이를 갈고

폭풍대형; [네놈이 교주를 시해했다는 증언과 네놈이 교주로 위장하고 있었음이 드러났는데 무슨 해명이 더 필요하냐?] 분노하고 슬퍼하고. 이를 갈며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폭풍대형; [네놈을 내 손으로 죽여서 우리 폭풍마가가 마교에 진 죄의 일부나마 갚겠다!] 주먹으로 석헌중을 내리치려 하고

 

<잘 한다!> <어서 죽여라!> 건물 안에서 주먹 불끈 쥐는 위진천과 위태극. 하지만

 

부르르! 주먹을 차마 내려치지 못하는 폭풍대형. 그때

번뇌대작; [수고하셨소 석가주.] 검을 뽑아든 채 다가오고. 돌아보는 폭풍대형

번뇌대작; [아무리 죽어 마땅한 죄를 지었다 해도 피붙이를 직접 처단하는 것은 차마 두고 볼 수 없는 무참한 비극!]

번뇌대작; [마무리는 본좌가 하게 해주시오.]

폭풍대형; [고맙소 신가주.] 탄식하며 물러서고. 쳐들었던 손을 내리면서

폭풍대형; [죄를 짓고 죽게 되었지만 최소한의 존엄은 지키고 죽어라.] 석헌중에게 말하며 돌아서고

석헌중; (틀렸다.) 처연하게 웃으며 몸을 일으키고. 힘겹게

석헌중; (빠져나올 수 없는 함정에 빠졌으니 헛된 희망은 버려야만 한다.) 책상다리를 하고

석헌중; (형님 말대로 추태는 부리지 말고 죽어야한다.) 눈 감고

번뇌대작; [그래도 친분이 있던 사이니 고통 없이 보내주마.] 징! 진동하며 빛이 나는 검으로 석헌중의 목을 겨누고

유리정; (안돼!) 울상이지만 할 수 있는 일은 없고

석헌중; (용서 하십시오 사부님! 제자, 사명을 완수하지 못했습니다.) 눈 감은 채 처연하게 웃고. 천강마존을 떠올리며

번뇌대작; [잘 가라!] 쩍! 검을 내리 긋는다

차마 보지 못하고 고개 돌리는 폭풍대형.

섭혼대모는 눈을 감으며 탄식. 헌데

캉! 갑자기 들리는 요란한 소리에 움찔! 하는 섭혼대모

섭혼대모; (금속성!) (설마...) 눈 번쩍 뜨고

폭풍대형도 급히 고개 돌려서 다시 석헌중을 보고

쿵! 드러나는 장내의 상황. 검을 내리그은 채 눈 부릅뜨고 있는 번뇌대작. 그자의 옆에는 청풍이 나타나 신장궁의 보물인 자황척을 내밀어 그자의 검이 석헌중의 목을 치는 걸 막고 있다.

[헉 저자가 언제 저기에...] [저자 누군데 번뇌대작님의 검을 간단히 막은 것인가?] 사람들 사이로 경악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고

 

위진천; (장청풍!) 경악

위태극; (분명 심장을 궤뚫었었는데 살아있었다니...) 역시 경악

 

유리정; (저... 저 사람, 역시 죽지 않고 살아있었어.) 흥분. 얼굴 발개지고

섭혼대모; (천년호님이 저 애송이를 살렸겠구나!) 안도 가슴 누르고

소리없이 안도하는 폭풍대형

[...!] 청풍을 보며 무언가 생각하는 무영비마천

[!] 눈 감고 있던 석헌중도 움찔! 놀라며 눈을 뜨고

번뇌대작; [네놈...] 경악. 검을 내리누르지만 부들부들 떨릴 뿐 더 내려가지 않는다.

청풍; [내게 고마워하시오 신가주! 어리석은 짓을 해서 천추의 한을 남기는 우를 범하지 않게 해주었으니...] 자황척을 내밀어서 번뇌대작의 검으로부터 석헌중을 보호하는 자세로 웃으며 번뇌대작을 보고

번뇌대작; [죽일...!] 수치심. 얼굴 벌개져서

번뇌대작; [누구 앞에서 개수작이냐?] 팟! 다시 검을 휘두르려 검을 쳐들려 하지만

쩍! 번뇌대작의 검날이 자황척에 달라붙어 움찔! 하기만 하고 떨어지지 않는다

번뇌대작; (검이 꿈쩍도 않는다.) 놀라 눈 부릅 뜰 때

청풍; [신가주도 보신 적이 있는지 모르지만 이게 바로 신장궁의 보물인 자황척(磁皇尺)이오.] 징! 진동하는 자황척을 내민 채 웃고

번뇌대작; (자황척!) (그래서 내 보검이 꼼짝도 못했구나.) 깨닫고

청풍; [쇠붙이로 만들어진 건 그게 무엇이든 자황척의 힘을 거스를 수 없소.] 쩍! 말하며 자황척을 휘두르고. 그러자

텅! 강한 진동이 일어나서 검의 손잡이를 놓치는 번뇌대작

번뇌대작; [억!] 충격 받고 비틀 뒤로 물러나고. 손을 쳐든 채.

<천하제일검이라 불려도 무리가 아닌 번뇌대작께서 간단히 애검을 빼앗겼다.> <말도 안되는...> 놀라는 사람들. 그때

석헌중; [장공자!] 청풍을 올려다보며 복잡한 표정을 짓고

청풍; [고생하셨소 석형!] 쩍! 웃으며 자황척에 붙은 번뇌대작의 검 손잡이를 왼손으로 잡아서 떼어내고

청풍; [석형이 피를 본 덕분에 오랜 세월 마교에서 암약해오던 혈교의 잔당들을 일망타진할 수 있게 되었소.] 휙! 검을 다시 번뇌대작에게 던져주고.

턱! 엉겁결에 검을 받는 번뇌대작

석헌중; [혈교의 잔당?] 놀라고

석헌중; [본교에 혈교의 인간들이 잠입해있단 말씀이시오?] 놀라고

청풍; [곧 마각을 드러나게 할 테니 궁금해도 잠시만 더 기다려 주시오.] 건물 쪽을 힐끔 보며 웃을 때

 

[!] [!] 눈 부릅 뜨는 건물 안의 위진천과 위태극

 

폭풍대형; [건방진 놈!] 콰앙! 덮쳐오며 강력한 주먹질을 해온다.

폭풍대형; [네놈이 감히 마교를 능멸하고도 살 수 있을 것같으냐?] 부악! 폭풍대형이 내지르는 주먹질에서 스크류같은 기운이 터져 나와 청풍을 으스러트려 오고

석헌중; [조심하시오.] 다급히 외치는데

청풍; [석가주의 폭풍회멸추(暴風廻滅錐)는 얼마나 대단한지 봅시다.] 쩡! 강철같이 변한 손으로 응크린 채 맞받아치고

섭혼대모; (손가락이 강철처럼 변했다!) (저 무공은 혹시...) 눈 치뜨고

콰창! 펑! 강철같이 변해 웅크린 청풍의 손아귀에 닿자 폭풍대형의 주먹질로 일어난 스크류같은 기운들이 터져서 흘러가고

[십절무제의 철지촌강!] 번뇌대작의 경악

[!] 무영비마천의 눈 부릅

섭혼대모; (역시...) 놀라고 흥분하고

꽝! 그 사이에 청풍의 웅크린 손아귀와 폭풍대형의 주먹이 맞닿으면서 굉음이 일어나고. 직후

콰득! 충격을 받고 뒤로 밀려나는 폭풍대형. 두발로 바닥을 박살내면서. 반면

청풍; [어이쿠!] 상체만 휘청하는 청풍.

<맙소사!> <힘으로는 본교 최강이라는 폭풍대형이 정면 대결에서 밀렸다.> 보고 있던 사람들의 경악과 불신

번뇌대작; (저 놈, 지난밤에 비해 내공이 배 가까이 증진되었다.) 놀라고

섭혼대모; (천년호님으로부터 은총을 입은 덕분이겠구나.)

폭풍대형; [네... 네놈이...] 비틀! 치욕으로 얼굴 벌개진 채 밀려나던 몸을 세우고

폭풍대형; [어디 한 번 더...] + [!] 다시 청풍을 덮쳐가려다가 흠칫!

화악! 청풍의 뒤에서 무영비마천이 유령같이 청풍의 목을 손으로 잡아 간다

유리정; [조심...] 자기도 모르게 비명 지르는데

청풍; [고맙소 소저!] 돌아보며 한 눈 찡긋! 윙크하고. 그런 청풍의 목을 무영비마천의 손아귀가 움켜쥔다. 하지만 그 직후

콱! 무영비마천의 손아귀는 허무하게 허공을 움켜잡고

[!] 눈 치뜨는 무영비마천.

유리정; [아!] 눈 치뜨고

스스스! 무영비마천 앞에서 청풍의 모습이 깃털처럼 뒤로 날려가고 있고

[무영비마천님의 손을 피했다!] [경신술과 보법도 가공한 자다!] 사람들 경악.

청풍; [무영비마천께서 경신술로는 천하제일이라는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소이다.] 스스스! 옆으로 걸어가는 청풍의 모습이 여러 개로 변하고

청풍; [그래서 그 솜씨를 한번 꼭 견식해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기회가 닿았소이다 그려.] 스스스! 청풍의 모습이 여러 개로 흩어지고

<오제 중 유령대제의 유령백팔변(幽靈百八變)까지...> 놀라는 섭혼대모

무영비마천; <재미있군!> 쩡! 쩡! 눈 번뜩이는 무영비마천의 열 손가락이 길어지며 끝이 면도날처럼 날카롭게 변한다. 이어

무영비마천; <어디 한 번 놀아보자!> 화악! 여러 명의 무영비마천이 여러 명의 청풍을 덮쳐간다

서로 뒤섞이며 격렬하게 돌아가는 수많은 청풍과 수많은 무영비마천

[저... 저럴 수가...] [경신술로 무영비마천님과 겨룰 수 있는 자가 존재했다니...] 모든 사람들 놀라고. 석헌중도 주저앉은 채로 놀라고

슈슈슈! 슈악! 이제 거의 형체가 안보이고 서로 다른 색을 지닌 띠로 변해 뒤섞여 돌아가는 두 사람

 

#476>

놀라는 섭혼대모의 뒤쪽. 열린 문을 통해 밖을 보고 있는 위진천과 위태극 조손. 그들 뒤에는 한경파와 흑백신귀가 결박당한 채 무릎 꿇고 있고. 무사들이 세 사람 뒤에 서있고.

위진천; (가공!) 위태극과 함께 문간에 서서 마당을 내다 보며 굳어지고

<둘 다 너무 빨리 움직여서 실체를 알아볼 수가 없다.> 서로 다른 색의 선으로 변해서 뒤엉키는 무영비마천과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위진천의 놀람

위진천; (장가놈의 무공은 불과 한 달 전 강녕(江寧)에서 상대했을 때와는 천양지차로 달라졌다.)

위진천; (굳이 한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것도 없다. 장가놈은 지난밤과도 전혀 다른 사람인 것처럼...) + [!] 생각하다가 깨닫고

위진천; (설마 조부님이 우려했던 상황이 바로 이런 것이었나?) 위태극을 돌아보고. 위태극은 굳은 표정으로 마당을 보고 있고

<장가놈이 훼방을 놓은 바람에 마교사가 가주들로 하여금 석헌중을 죽이게 하는 일이 차질을 빚었다. 게다가...> 청풍과 무영비마천이 돌아가는 것을 보고 있는 폭풍대형과 번뇌대작과 석헌중의 모습을 배경으로 위진천의 생각

위진천; (언제 천년호가 다시 나타날지도 모르는 상황...) 긴장

위진천; (아무래도 마교에서 몸을 빼야할 것같다.) + <조부님!> 전음을 보내고

위태극; <말해라.> 마당을 보며 전음으로 대답

위진천; <장가놈에 이어 천년호까지 나타난다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쯤에서 철수하는 게 어떨지요?>

위태극; <할애비는 신경 쓰지 말고 너는 이탈해라.>

위진천; <하지만...> 난감

위태극; <생각지도 않게 장가놈이 나타나 훼방을 놓긴 했어도 석헌중은 여전히 천강마존을 죽였다는 누명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위태극; <그 점을 이용해서 마교의 인간들로 하여금 석헌중을 죽이게 해야만 마교는 내분에 휩싸여 궤멸하게 된다.> 강렬한 눈빛으로 마당에서 벌어지는 청풍과 무영비마천의 싸움을 보고

위진천; (천년호가 버티고 있는 마교를 무력으로 어찌해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조부님은 마교를 내부로부터 와해시키기 위해 수십 년의 세월을 들이신 것인데...)

위진천; (그렇다 해도 더 이상 마교에 머무는 것은 위험하다는 느낌이 든다.) + <조부님이 이곳에 남으시려는 이유는 짐작이 갑니다.>

위진천; <어떻게든 마교사가를 부추켜서 석헌중을 죽게 만드실 계획이시겠지요.>

위태극; <그렇다.>

위진천; <조부님의 의중은 알겠습니다. 하지만 일단 불화(不和)의 불씨는 던져놨으니 이쯤에서 철수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눈치 보며 말하지만

위태극; <이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거론하지 마라.> 고개 젓고

위태극; <할애비는 걱정하지 말고 넌 가급적 빨리 마교를 빠져나가라.> 말하는데

 

#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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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1>

<-군자각> 군자각 앞의 마당. 사람들이 입추의 여지고 없이 들어차 있다. 주변의 담장과 건물들 지붕 위에도 사람들이 서있고. 사방에서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사람들 중에는 당혹스러운 표정의 신행태보도 섞여있다.

<이게 다 무슨 소동이냐?> 웅성거리던 사람들 귀에 천둥처럼 들리는 외침. 사람들 깜짝 놀랄 때

화악! 돌풍을 일으키며 군자각 가장 큰 건물 앞의 공터로 날아 내리는 천강마존(석헌중). 건물 바로 앞에는 빈 공간이라 사람들이 없다. 건물 앞의 축대 위에는 마교사가의 가주들이 굳은 표정으로 서있고. 축대 아래쪽에는 유리정, 폭풍노군, 거령살영등 마교사가의 2인자들이 서있으며 그들 앞쪽으로는 수십명의 마교사가 소속 무사들이 반원형으로 서서 건물 바로 앞으로는 사람들이 밀려들지 못하게 하고 있다. 천강마존(석헌중)은 그 빈 공간으로 내려선 것

신행태보; (교주님까지 마존부를 나오셨군.) 사람들 틈에 끼어서 천강마존(석헌중)을 보고. 그때

[교주!] [어서 오십시오 교주!] 일제히 포권하는 마교사가 가주들과 이인자들. 하지만 좀 성의가 없이 인사한다. 이하는 마교사가 가주들의 표정

<-폭풍마가 가주 폭풍대형(暴風大兄) 석헌륭(石憲隆)> 아랑힐월의 폭풍천호 캐릭터. 뭔가 좀 당혹스러운 표정이고. 석헌중의 친형이므로

<-번뇌마가 가주 번뇌대작(煩惱大爵) 신도륜(申渡倫)> 건곤일척의 번뇌대작 캐릭터. 음침한 표정으로 천강마존(석헌중)을 보고. 이자가 천강마존(석헌중)에게 대한 심문을 주고

<-무영마가 가주 무영비마천(無影飛魔天)> 민짜 가면을 쓴 인물. 표정과 말이 없고

<-섭혼마가 가주 섭혼대모(攝魂代母) 구후라(具后羅)> 아랑힐월의 유령대모 우후라 캐릭터.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천강마존(석헌중); [네 분 가주!] [대체 무슨 일로 첫째의 거처에 함께 왕림하신 것이오?] 굳은 표정으로 가주들에게 다가가며 말하고. 축대 바로 아래에 함께 서있던 유리정, 거령살영, 폭풍노군은 고개 숙이며 옆으로 물러서 길을 터주고

휘익! 마존부에서 뒤 따라온 독심마유는 천강마존(석헌중)의 뒤쪽 멀지 않은 곳으로 내려서고

번뇌대작; [교주! 오늘 아침에 불측(不測)하고도 황망한 제보가 들어와서 속하들이 군자각으로 모이게 되었소이다.] 대표로 포권하고. 음침한 표정으로 천강마존(석헌중)을 보면서

천강마존(석헌중); [불측하고도 황망한 제보?] 찡그리며 멈춰서고. 축대 앞 빈 공간의 중앙 쯤에

천강마존(석헌중); [대체 무슨 제보이기에 다른 분들도 아니고 네분 가주께서 첫째의 거처로 모였단 말이오?] 불쾌한 표정

번뇌대작; [속하들이 말씀드리는 것보다 죄인들의 입으로 직접 사정을 청취하시지요.] [열어라!] 뒤를 보며 누군가에게 말하고. 그러자

덜컹! 마교사가 가주들의 등지고 선 건물의 문과 창문이 일제히 열리고

쿵! 창문과 문이 모두 열려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드러나는 실내의 상황. 한경파, 흑백신귀들이 입에 재갈이 물린 채 무릎을 꿇고 있다. 눈빛이 흐리멍텅하다. 실혼고에 취해서. 그들 뒤로는 위진천과 위태극이 여러 명의 무사들과 함께 서있다. 위태극은 봉합수술을 받은 어깨와 팔을 붕대로 감아서 몸에 밀착시키고 있다.

천강마존(석헌중); (부인!) 눈 부릅 놀라고

[저게 무슨...] [소주모님과 흑백신귀님이 포박을 당하다니...] [설마 저분들이 반역을 도모했단 말인가?] 마당에 모여든 천마련 사람들 놀라고. 신행태보를 중심으로 그 주변 사람들의 놀라는 모습

번뇌대작; [교주님이 보시는 대로외다.] 음산하게 웃고

번뇌대작; [대공자의 아내이며 교주의 양녀인 한경예, 그리고 교주의 측근들인 흑백신귀가 반역에 가담한 죄인들이오.] 손으로 한경파와 흑백신귀를 가리키고

천강마존(석헌중); [당장 경예와 흑백신귀를 풀어주시오.] 굳어진 표정으로 일갈하고

천강마존(석헌중); [저들이 반역을 했다는 가주들의 주장은 내가 용납할 수가 없소.]

번뇌대작; [진정하시오 교주.] 포권하고

번뇌대작; [믿지 못하시겠다면 죄인들의 자복(自服;자백)을 직접 들어보시구려.] [한가년의 재갈을 풀어라.] 건물 안을 돌아보며 말하고. 그러자

위진천; [예 번뇌가주님!] 포권하고. 이어

한경파의 입에 물려있던 재갈을 풀어주는 위진천.

천강마존(석헌중); (부인의 표정이 이상하다.) 굳어지고

<눈빛이 흐려서 마치 술에 취한 듯이 보인다.> 하악! 재갈이 풀리며 한숨을 토하는 한경파의 모습을 배경으로 천강마존(석헌중)의 생각 나레이션

번뇌대작; [한경예! 죄 많은 목숨이마나 보전하고 싶다면 본좌의 질문에 숨김없이 대답하여야할 것이다.] 눈 부릅뜨며 건물 안의 한경파에게 말하고.

한경파; [예...] 넋이 나간 표정으로 대답하고

번뇌대작; [방금 전 우리에게 진술했던 사실을 다시 한 번 교주님과 모든 사람들 앞에서 자백해라.] 외치고. 그러자

한경파; [교주님...] 멍한 표정으로 건물 앞 공터에 서있는 천강마존(석헌중)을 보며 말하고

천강마존(석헌중); (설마...) 불길한 예감에 눈 부릅 뜰 때

한경파; [교주님은... 이 계집의 남편에게 시해를 당했어요.] 넋이 나간 표정으로 말하고. 순간

[무슨...] [맙소사!] [교주님이 대공자에게 시해를 당해?] [말도 안돼!] [소주모가 무슨 말을...] 신행태보 주변의 천마련 사람들 경악하고. 그들 앞에 선 천강마존(석헌중)은 눈 부릅뜨고 있고

[그럼... 지금 교주님 모습을 하고 있는 저자는 누구란 말인가?] [설마 교주님이 가짜란 말인가?]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천강마존(석헌중)을 향하고.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서기도 하고. 신행태보는 원래 자리에 서서 놀란 표정을 짓고 있고

번뇌대작; [저 계집의 자백을 들은 기분이 어떻소 교주?] 음침한 표정으로 천강마존(석헌중)을 보며

번뇌대작; [아니, 가짜라 불러드리리까?] 이를 부득 갈고. 다른 가주들도 굳어진 표정. 특히 폭풍마가 가주 폭풍대형의 얼굴은 이지러져 있고

천강마존(석헌중); [본좌는...] 굳어진 표정으로 입을 열고

신행태보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 천강마존(석헌중)을 보고

천강마존(석헌중); [그대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소.] 분노한 표정으로 마교사가 가주들을 노려보고

천강마존(석헌중); [정신이 온전한 것같아 보이지 않는 경예의 자백만 믿고 본좌를 가짜로 생각한다니...] [실망스럽고 분노를 금할 수가 없소.] 삼엄한 표정으로 말하고

[하긴...] [겨우 소주모의 진술만으로 교주님이 가짜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 신행태보 주변의 천마련 사람들 웅성. 고개 끄덕일 때

번뇌대작; [발뺌을 하시겠다?] 냉소

번뇌대작; [한가년의 진술만으로 만족 못하겠다면 흑백신귀의 자백도 들려드리지.] 건물 안을 향해 손짓하고. 그러자

위진천과 다른 무사가 흑백신귀의 입에 물린 재갈도 풀어준다.

번뇌대작; [흑백신귀!] [당신들이 지은 죄를 자복하시오.] 흑백신귀를 향해 외치고. 그러자

[노... 노부들은...] [말... 말하겠소!] 눈빛이 흐릿해진 채 중얼거리는 흑백신귀

천강마존(석헌중); (부인뿐 아니라 흑백신귀의 표정도 심상치가 않다.) 긴장할 때

[대공자의 사주를 받고 교주를 시해하는 데 일조를 했소.] [지금... 교주로 위장하고 있는 자는 대공자요.] 넋이 나간 표정으로 말하는 흑백신귀. 순간

[대공자!] [맙소사!] [대공자가 교주님으로 위장하고 있단 말인가?] [대공자가 스승이기도 한 교주님을 시해했다니...] 엄청난 충격과 분노에 휩싸이는 사람들. 신행태보도 놀라는 표정이 되고

천강마존(석헌중); (당했다!) 표정 굳어지고

천강마존(석헌중); (부인은 물론이고 흑백신귀도 섭혼술 같은 수단에 정신을 제압당한 상태일 것이다.) 이를 부득 갈고.

천강마존(석헌중); (최악의 상황이다. 사부님의 측근들인 흑백신귀가 나의 무고함을 증언해주지 않으면 누명을 벗어날 수 없는데...) + [크아!] 엄청난 고함 소리가 들리고

폭풍대형; [죽일 놈!] 부악! 천강마존(석헌중)을 덮쳐오면서 내지르는 주먹으로 엄청난 소용돌이를 일으켜서 공격한다. 드릴같은 소용돌이가 날아들고

천강마존(석헌중); (형님!) 바웅! 다급히 마주 장풍을 날리고. 솥뚜껑만한 손바닥 형상이 일어나 폭풍대형이 날린 스크류같은 기운에 맞선다. 하지만

쾅! 천강마존(석헌중)의 솥뚜껑만한 손바닥 형상과 폭풍대형이 날린 스크류같은 소용돌이가 충돌하며 굉음과 폭발이 일어나고

콰드드! 버티고 선 채 뒤로 주르르 밀려나는 천강마존(석헌중)

[폭풍마가 가주님의 공격을 견디지 못하고 밀려났다!] [교주님이라면 저렇게 일방적으로 밀릴 리가 없다.] [역시 저자는 진짜 교주님이 아니었구나.] 신행태보 주변의 사람들 그걸 보며 분노와 흥분.

폭풍노군; [확실하군! 방금 전 저 가짜 놈이 쓴 건 우리 폭풍마가의 폭풍장강(暴風掌罡)이었네.] 분노하여 이를 부득 갈고. + 거령살영; [후배도 그렇게 보았소.] 끄덕. 유리정은 놀란 표정이고

폭풍대형; [네놈이 폭풍마가를 지워지지 않는 오명(汚名)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구나.] 바웅! 콰드드! 주먹을 내질러서 더 강한 스크류같은 소용돌이를 일으켜서 천강마존(석헌중)을 공격하고

천강마존(석헌중); [고정하십시오 형님!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습니다.] 쩡! 콰앙! 다시 손바닥 형산의 방패같은 기운을 일으켜서 폭풍대형이 공격에 맞서고.

꽝! 콰드드! 충격 받고 뒤로 쭉 밀려나는 천강마존(석헌중)

폭풍대형; [난 너같은 동생 놈 둔 적 없다!] 부악! 다시 주먹을 내질러서 엄청난 힘을 지닌 스크류같은 기운을 쏟아내고

천강마존(석헌중); [큭!] 바웅! 사력을 다해 손바닥 형상의 장풍을 날려 맞서지만

꽝!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고

펑! 이번에는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뒤로 휙 날아가는 천강마존(석헌중). 입과 코로 피를 뿌리고

콰당탕! 등부터 바닥에 나뒹구는 천강마존(석헌중)

유리정; [흑!] 자기도 모르게 손으로 입을 가리며 신음. 눈 치뜨고. 그 옆에 선 폭풍노군과 거령살영은 눈 부릅뜨고 있고

천강마존(석헌중); [쿨럭!] 피를 게워내며 상체를 일으키려 하고. 그러다가

[!] 눈 부릅뜨며 허공 보는 천강마존(석헌중)

폭풍대형; [죽어 마땅한 놈!] 화악! 허공에서 내리꽂히는 폭풍대형. 오른손 주먹을 내려칠 자세로

폭풍대형; [내 손으로 가문의 수치인 네놈을 처단하고 말겠다!] 부악! 허공에서 강력한 주먹질을 아래로 내리꽂고. 그자의 주먹 앞에서 거대한 드릴같은 기운이 터져나가고

콰앙! 폭풍대형의 주먹에서 내뻗힌 힘이 바닥을 폭파시키고. 천강마존(석헌중)은 간발의 차이로 굴러서 피하고

천강마존(석헌중); [형님 제발...] 휘익! 멀찍이 날아 내리며 애원하고. 근처의 사람들 급히 뒤로 물러나고

천강마존(석헌중); [소제는 사부님의 분부에 따라 사부님 역할을 해왔을 뿐입니다.] 콰직! 얼굴에 붙이고 있던 수염을 확 잡아 뜯는다. 이어

우두두둑! 얼굴이 변하더니

쿵! 천강마존의 얼굴에서 석헌중의 얼굴로 변한다. 이하 석헌중으로 표기. 그러자

[대... 대공자다!] [정말로 대공자가 교주님으로 위장하고 있었다.] 신행태보 주변의 사람들 경악과 분노와 당혹하고. 신행태보도 놀라는 표정

번뇌대작; [죽일...] + 섭혼대모; [석헌중!] 눈 치뜨고. + 무영비마천; [...!] 경악하고 분노하는 세 가주들.

 

#472>

위 씬의 현장이 내려다보이는 3층 건물. 맨 윗층의 창문이 조금 열려 있고. 창문 안쪽에 누가 앉아서 술병을 든 채 마시고 있다. 그자들은 망산쌍독이다.

크로즈 업. 반쯤 열린 창문을 통해 밖을 보는 망산쌍독. 의자에 앉아 각기 술병을 하나씩 들고 마시면서 구경 중이다.

망산쌍독의 시점. 군자각의 본 채 건물 앞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고. 사람들과 군자각 본채 사이의 공터에서 석헌중이 비틀거리며 손에는 뜯어낸 수염을 들고 있는 뒷모습이 보인다. 석헌중 앞쪽에서는 폭풍대형이 눈을 부릅뜬 채 석헌중을 노려보고 있다. 온몸에서 폭발적인 살기를 일으키는 모습으로

구적; [역시 구경중에서도 가장 재미있는 게 싸움구경이야.] 술 마시면서 웃고

구괴; [우리가 부린 수작에 놀아난 것들의 싸움구경은 특히 재미있지.] 역시 술 마시면서 웃고

구적; [어디 싸움구경 뿐인가?] 돌아보고

구적; [싸움구경이 질리면 저 물건을 갖고 놀 수도 있잖냐.] 어둑한 뒤쪽 침대에 누워있는 누군가를 보며 웃고.

쿵! 침대에 거의 알몸으로 쓰러져 있는 여자는 바로 구숙정이다. 눈이 풀려있다

구괴; [이제껏 본 적이 없는 기막힌 암컷이야.] [그냥 몇 번 주물러본 것만으로도 극락을 본 것같았으니까.] 역시 구숙정을 돌아보며 침 꿀꺽! 삼키고

구적; [문제는 우리는 둘인데 계집은 하나뿐이라는 점이다.] [아무리 한 날 한 시에 태어난 쌍둥이라 해도 계집 하나를 동시에 즐기는 건 좀 찜찜하잖냐?]

구괴; [구멍은 하나인데 동시에 입장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끄덕

구적; [어쩔 수 없이 이번에도 순번을 정해야겠지? 뭘로 할까?]

구괴; [천마련에 들어오기 직전 비구니를 잡아먹을 때는 내가 양보했었다.] [그러니까 이번에는 적이 네가 뒷 순번으로 즐겨라.]

구적; [양보는 무슨!] [그때도 제비뽑기해서 내가 이긴 거잖아.] 눈 흘기고

구괴; [제비뽑기를 했든 뭘 했든 하여간 지난번에는 네가 먼저 비구니를 즐겼잖냐.]

구괴; [설마 나보고 두 번 연속 네가 싸지른 풀떼기 속을 헤매라는 거냐?]

구적; [아 몰라!] [먼저 하고 싶으면 내기에서 이기면 되잖아.]

구괴; [하여간 형제라고 하나 있는 게 싸가지가 외출한...] 말하다가 흠칫! 하며 뒤를 돌아보고

구적; [싸가지 없기야 괴, 네놈이 남 말 할 처지가 아니...] + [!] 말하다가 역시 돌아보며 눈 부릅 뜨고

쿵! 언제였는지 어떤 사내가 침대 옆에 서서 구숙정을 살피고 있다. 물론 청풍이다.

망산쌍독; [저... 저 놈 언제 여기에...] [웬놈이냐?] 벌떡 일어나고.

슥! 그러거나 말거나 구숙정의 다리 하나를 들어서 가랑이 안쪽을 살피는 청풍. 벌어지는 가랑이 안쪽에는 빤스를 걸치고 있다.

청풍; (다행히 능욕을 당하진 않았군.) 슥! 안도하며 구숙정의 다리에서 손을 떼고

망산쌍독; [저 새끼 뭐야?] [우리가 즐길 암컷에 관심이 있는 거냐 너?] 지팡이와 피리를 잡고 청풍에게 다가오고

청풍; [한경파와 흑백신귀의 상태가 이상하다 했더니 역시 네놈들이 개입되어 있었구나.] 천천히 돌아서고

청풍; [망산쌍독!] 살벌한 표정이 되고. 그러자

망산쌍독; [어!] [너 우리가 누군지 아는 거냐 애송이야?] 놀라는 표정. 그러면서 구적은 허리춤에 차고 있는 호로병의 뚜껑을 만진다. 이 호로병 속에서는 곧 투명한 뱀들이 튀어나온다.

청풍; [네놈들이 독천존의 거처에 숨어들어 훔쳐낸 실혼고가 이렇게 악용될 줄은 몰랐다.] 완전히 돌아서고. 그러자

망산쌍독; [어라. 저 놈 보게.] [분명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얼굴인데...] 갸웃. 청풍을 금방 기억해내진 못한다. 3년도 전에 만났던 터라.

청풍; [확실히 우린 전에 한 번 만난 적이 있다.] 오른손을 소매 속에 넣고

청풍; [다만 그때는 내가 아직 어렸을 때라 금방 기억이 나지 않는 모양인데...] 슥! 다시 손을 꺼내고

청풍; [이걸 보면 기억이 날지도 모르겠다.] 툭! 툭! 두 놈 앞의 바닥에 철질려를 몇 개 던지고. 철질려는 사방으로 가시가 돋아난 암기

[철질려(鐵蒺藜)!] [그러고 보니 네놈은...] 기겁하는 구적과 구괴. 그러면서 차고 있던 호로병의 뚜껑을 여는 구적

구괴; [삼... 삼 년 전 금릉 교외에서 우릴 골탕 먹였던 그 애송이로구나!] 이를 갈며 지팡이로 청풍을 겨누고. 그러는 그자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청풍을 추격하다가 철질려를 밟고 비명 지르던 자신의 모습. #15>의 장면이다.

청풍; [그나마 기억력이 아주 나쁜 편은 아닌 인간들이로군.] 웃고. 그러자

구적; [개잡놈아! 너 잘 만났다.] 팟! 차고 있던 호로병을 허리춤에서 거칠게 뜯어내고. 뚜껑은 이미 열려진 상태고.

구적; [내 귀염둥이들의 먹이가 되어라!] 화악! 호로병을 휘두르고. 그러자 호로병에서 여러 마리의 투명한 뱀들이 튀어나와 청풍에게 날아들고

청풍; [오랜만에 만난 기념으로 몸보신 시켜주려고?] 자신에게 날아드는 투명한 뱀들을 보며 웃고

청풍; [나야 고맙지!] 후룩! 입을 오므리며 무언가 들이마시는 시늉하고. 그러자

화악! 슈욱! 청풍에게 날아들던 투명한 뱀들이 진공청소기에 빨려들어가듯 청풍의 입으로 빨려들어간다. 작아지면서

[헉!] [우리 독묘파(毒墓派)의 영물들인 흡혈신사(吸血神蛇)를 빨아드리다니...] 구적과 구괴 기겁하고

후욱! 뱀들이 모두 청풍의 입 속으로 사라지고

청풍; [비리지도 않고 맛이 깔끔하구만.] 츄릅! 손으로 입을 닦으며 웃고

청풍; [좋은 걸 먹었으니 밤에 힘을 좀 쓸 수 있겠어.] 구숙정을 돌아보며 웃고

구괴; [죽일 놈이...!] 팟! 지팡이 윗부분을 덮은 천을 확 벗기고. 그러자 드러나는 지팡이의 윗 부분은 해골의 형태를 하고 있는데

구괴; [촉루독즙(髑髏毒汁) 맛을 봐라!] 화악! 지팡이를 휘두르고. 그러자 지팡이의 끝에 달린 해골의 눈과 입에서 검은 안개가 청풍을 향해 뿌려진다. 마치 먹물을 뿌리듯이

구적; [잘한다!] 흥분하여 외치고

구적; [강철도 녹이는 우리 독묘파의 최고 극독 촉루독즙에는 닿기만 해도 살이 썩어서 죽어버릴 수밖에...] + [!] 외치다가 눈 부릅

쿵! 웃으며 서있는 청풍의 몸을 투명한 용이 한 마리 휘감고 있고. 그 용이 두 개의 앞발로 허공에 정지한 검은 먹물같은 기운을 움켜잡고 있다

망산쌍독; [만... 만독조종의 조룡여의대법(調龍如意大法)?] [허억! 네놈이 어떻게 독천존도 익히지 못했다는 그걸...] 경악하며 비틀하고.

화악! 투명한 용이 입을 벌리자 허공에 뿌러졌던 검은 기운들이 그대로 용의 입으로 빨려 들어간다

망산쌍독; [젠장! 튀자!] [만독조종의 후계자라면 우리 상대가 아니다!] 팟! 창문쪽으로 몸을 날리며 공포에 질리지만

청풍; [가라고 허락하지 않았다.] 딱! 손가락 퉁기고

빠캉! 빠직! [크악!] [컥!] 벼락에 맞아 비명 지르는 망산쌍독

털석! 퍼억! 감전되어 뻣뻣해진 채 나뒹구는 망산쌍독

 

#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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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 (고개지가 천마와 절친이면서 동시에 장인이기도 했구나.) 깨닫고

청풍; (그런 사이였기에 천마는 자신의 무덤 위치를 고개지의 그림에 남겼겠지.) 생각하는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청풍 자신이 본 고개지의 그림 낙신부도를 그리는 고개지의 모습. 옆에 천마가 서서 함께 그림을 보고 있고

 

<천마와 부부가 된 고옥정은 거푸 일남일녀의 자녀를 낳아 늙은 남편을 기쁘게 해주었다.> 임산부 복장으로 침대에 누워 미소 짓고 있는 고옥정. 침대 옆에 놓인 의자에는 늙은 천마가 강보에 싸인 아기를 안고 헤벌죽 웃고 있고. 그 옆에는 서너살쯤 된 귀여운 소녀가 까치발을 하고 강보에 싸인 아기를 보려 애쓴다.

<반면 나는 실의와 질투에 몸부림치며 지옥같은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침실 문 밖에서 그걸 보며 질투에 떠는 천마귀비. 천마귀비 뒤로는 정자가 있는 천마유거의 정원이 보인다.

<내 모든 것을 바친 천마가 다른 계집과 부부가 되어 그 계집이 낳아준 자식들을 안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었던 고통이고 형벌이었다.> 상체를 일으켜서 강보에 싸인 아기에게 젖을 물리며 행복해하는 고옥정. 그걸 보며 흐뭇한 천마. 천마의 첫째 딸도 침대에 두팔을 얹어놓은 채 고옥정이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걸 보고 있다. 문 밖에서 그걸 보며 이를 가는 천마귀비

<결국 나의 인내심은 한계에 이르러 일을 벌이고 말았다.> 정원에서 뛰어노는 천마의 아이들. 딸은 여섯, 아들은 3살 정도인데. 의자에 앉아서 천마귀비를 돌아보며 무어라 새침하게 말하는 고옥정. 쟁반에 다과를 얹은 채 들고 서있다가 분노하여 머리카락이 곤두서며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는 천마귀비

<자격지심에 고옥정을 공격하여 하마터면 죽일 뻔 했던 것이다.> 이빨을 드러내며 면도날갘이 날카로워진 손으로 고옥정의 가슴을 그어버리는 천마귀비. 가슴에 여러 가닥의 상처가 나서 피를 뿌리며 뒤로 쓰러지려는 고옥정. 주변에서 놀고 있던 고옥정의 딸과 아들이 돌아보며 비명을 지르고

<아내가 내 손에 죽을 뻔했다는 사실을 안 천마는 불같이 화를 내며 만난 이후 처음으로 내게 손찌검까지 했다.> 불같이 화를 내며 손가락질하는 천마. 천마 앞에 뺨을 맞은 모습으로 주저앉아 고개 돌린 채 울고 있는 천마귀비. 고옥정의 아들과 딸은 가슴이 피로 물든 채 쓰러져 기절한 엄마를 흔들며 울고 있고

<그리고는 다친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천마유거를 떠나버렸다.> 고옥정을 두 팔로 안고 날아오르는 천마. 어린 딸과 아들은 자석에 이끌리듯 반투명한 기운에 휘감긴 채 천마에게 딸려간다. 아래쪽의 정원에서는 천마귀비가 주저앉아 올려다보며 울부짖고 있고

<나는 차마 천마를 찾아 나설 염치가 없어서 홀로 천마유거를 지키며 하루하루 시들어갔다.> 낙엽이 지는 정원에서 조각상같이 의자에 앉아 멀리를 보는 초췌한 모습의 천마귀비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그러다가 흠칫! 하는 천마귀비. 안개를 뚫고 어떤 여자가 배를 저어 호수를 가로질러 온다.

<억겁같은 시간이라고 여겼지만 사실은 겨우 십여년의 세월이 흐른 후 천마가 아닌 그의 본처 고옥정이 다시 내 앞에 나타났다.> 다가오는 배의 모습. 고옥정의 젊은 시절을 빼닮은 18세쯤의 소녀가 노를 젓고 있고. 배 안에는 초췌한 모습이 된 고옥정이 기대 앉아있고. 15살쯤 된 천마를 빼닮은 소년이 고옥정의 팔을 주무르다가 돌아본다. 호숫가에 서서 배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있는 천마귀비

<어느덧 소년과 소녀가 된 아이들을 거느린 그 여자는 내게 말했다. 천마가 이미 죽었다고...> 소년의 부축을 받으며 배에서 내려 정원으로 들어서는 고옥정. 이때 고옥정의 나이는 30대 후반이지만 머리가 반백이 되어 있다.

<죽어가면서 자신의 핏줄을 지켜달라는 유언을 내게 남겼다고...> 천마귀비 앞에 무릎 꿇고 우는 고옥정. 굳건한 표정을 짓는 천마의 아들이 그 옆에 함께 무릎을 꿇은 채 팔을 부축하며 천마귀비를 올려다본다. 천마의 딸은 배에서 내리지 않고 노를 잡은 채 서서 천마귀비를 노려보고 있고

<믿기 어려웠지만 그때쯤 나도 천마가 영영 내 곁을 떠났음을 알아차리고 있었다.> 눈물 흘리며 하늘을 올려다보는 천마귀비

<어린 아들을 내게 맡긴 절세무후 고옥정은 딸과 함께 대택향을 나갔다.> 호숫가에서 절을 하는 천마의 아들. 천마귀비는 그 옆에 서있고. 고옥정과 딸을 태운 배가 호숫가에서 멀어지고 있다. 노를 젓는 것은 물론 고옥정이 딸이다. 이때 이미 고옥정의 딸은 천마의 숙적이었던 무치의 아이를 배고 있었다.

<그후 나는 천마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천마의 핏줄을 지키며 천마유거에서 지박령(地搏靈)처럼 살아온 것이다.> 정자 앞의 의자에 앉아있는 천마귀비. 그 앞에서 무공수련을 하는 천마의 아들

 

청풍; [절세마후가 데리고 떠났다는 천마의 따님이 바로...] 흥분하고

천마귀비; [엽천파(葉千波)란 이름의 그 계집이 너희 초씨(楚氏) 가문의 조상인 어떤 인물과 관계하여 아이를 낳았었다.]

청풍; (내가 초씨 가문의 후손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구나.)

천마귀비; [엽천파가 낳은 그 아이로 인해 천마의 피가 너에게까지 이어진 것이다.] 복잡한 표정으로 천마유거를 내려다보며

청풍; (처음 본 내 몸 속에 천마의 피가 흐른다는 것까지 단번에 알아차리고...) (영물은 영물이로구나.) 그런 천마귀비를 곁눈질로 훔쳐보고

천마귀비; [내가 널 알아본 것은 비단 네 몸속에 흐르는 천마의 피뿐만이 아니고...] + [!] 말하다가 무언가를 느끼고 입을 다무는 천마귀비

청풍; (왜 저러지?) 의아하며 곁눈질. 하지만 묻지는 않고

이마 살짝 찡그리는 천마귀비.

그런 천마귀비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망산쌍독이 한경파의 거처로 들어가는 모습이다. 구적은 한손에 램프를 들고 한손으로 흑신의 멱살을 잡고 들어가고 그 앞쪽에서는 구괴가 구숙정의 머리채를 잡고 끌고 들어간다. 방안에는 한경파가 쓰러져 있고

방안에 쓰러져 있는 한경파의 모습 크로즈 업

천마귀비; [때가 되었구나.] 한숨을 쉬고

청풍; [무슨 일인지요?] 눈치 보며

천마귀비; [내 대신 천마련의 총단에 가서 혈교의 음모를 분쇄하거라.]

청풍; [위태극과 위진천 조손이 일을 꾸미고 있습니까?] 눈 번뜩

천마귀비; [지난 밤 난 네게 천년호유(千年虎乳)를 먹여주었다.] 얼굴이 약간 붉어지지만 표정은 변함이 없고.

청풍; (내가 비몽사몽간에 빨아먹은 이 여자의 젖 이름이 천년호유였구나.) 침 꿀꺽! 얼굴 좀 붉어진 채로 천마귀비가 자신에게 젖을 물려주던 장면 떠올리고

천마귀비; [인형삼왕이 만년 가까이 살며 축적해놓은 천지간의 정기가 내 몸속에서 다시 수천 년의 세월동안 정제되어 만들어진 것이 천년호유다.]

천마귀비; [그걸 먹은 덕분에 넌 심장이 궤뚫리고도 살아날 수 있었으며...] [앞으로 무궁무진한 효과를 보게 될 것이다.] 좀 부끄러운 표정으로 가슴을 손으로 누르며

청풍; (역시 내 몸에 상처의 흔적도 남아있지 않았던 게 이 영물이 먹여준 적 덕분이었구나.) + [너무도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포권하고

청풍; [귀비께서 베풀어주신 은혜,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천마귀비; [천마를 제외하면 나의 천년호유를 먹은 인간은 오직 너뿐이긴 하다.] [그 사실은 잊지 말고 기억해둬라.] 도도하게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천마귀비; [천년호유를 먹은 이상 이제 이 세상에서 널 어찌 할 수 있는 존재는 거의 없다.]

청풍; [제가 느끼기에도 그런 것같습니다.] 주먹 쥐어 팔뚝에 알통을 만들어 보면서

천마귀비; [천마련의 총단으로 가서 겁난을 없이한 후... 떠나기 전에 다시 날 찾아와라.] [네가 날 위해 해줄 일이 남아있으니...]

청풍; [그리하겠습니다.] 포권하고.

천마귀비; [그만 가봐라. 천마련 총단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급박해지고 있으니...] 가라고 손짓

청풍; [다녀오겠습니다.] 팟! 날아오르고. 헌데

[!] 날아오르다가 놀라는 청풍. 아래를 내려다본다. 까마득한 아래쪽에서 올려다보고 있는 천마귀비의 모습이 개미처럼 작게 보인다

청풍; (그냥 가볍게 도약했는데 일거에 수십 장을 날아올랐다.) 쐐액! 포물선을 그리며 천마련 총단으로 날아가며 놀라고.

청풍; (내공이 배 이상으로 증진된 덕분일 텐데...) (있는 힘껏 도약할 경우 하늘 끝까지 닿을 것만 같다.) 휘익! 천마련 총단으로 날아가며 흥분

청풍; (이제는 상대가 위태극이던 위태무이던 질 것같지가 않은 기분이 든다.) 날아가는 청풍

천마련 총단 쪽으로 작게 변해 날아가는 청풍을 보는 천마귀비

천마귀비; (실로 오랜 세월이었다.) 한숨

<하지만 저 아이 덕분에 저주와도 같던 나의 고독한 삶도 끝이 나겠지.> 날아가는 청풍을 배경으로 천마귀비의 생각 나레이션

천마귀비; (저 아이를 내게 보내준 것은 천마의 혼백일 테고...) 천마를 떠올리며 애잔한 표정이 되는 천마귀비기

 

#470>

천마련 총단. 오전

<-마존부(魔尊府)> 천마련 총단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천강마존의 거처. 헌데 입구를 지키던 백귀가 안 보인다.

 

마존부 내부의 거대한 서고. <천마서고>로 불리는 이 서고의 형상을 다시 묘사. 일종의 도서관인데 중요한 설정임. 천장이 십미터가 넘으며 넓이는 수백평인데 수백개의 책장들이 제각기 위치가 다르게 놓여있어 마치 미로같다. 책장들은 크기가 일정하고 높이는 3미터 이상. 책장들이 미로처럼 놓여진 서고 중앙에는 커다란 책상이 하나 놓여있다. 책상과 주변 책장에 박힌 빛나는 구슬 덕분에 책상 주변만 밝다. 책이 수십권 쌓여있는 그 책상에 앉아서 책들을 살피며 책의 제목을 빈 책에 적는 천강마존. 물론 진짜 천강마존이 아니고 천강마존으로 변장한 석헌중이다. 이하 천강마존(석헌중)으로 표기

천강마존(석헌중); (마음이 어지럽다.) 찡그리며 글을 쓰고. 한손으로는 책상 위에 쌓아놓은 책을 옆으로 옮기면서

천강마존(석헌중); (집중이 안되어 글씨도 중구난방이구나.) 공책처럼 비어있는 책에 붓으로 쓰는 글씨들이 크기가 제 멋대로고

천강마존(석헌중); (무슨 일인가 벌어질 듯한 불길한 예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두근! 두근! 천강마존(석헌중)의 심장이 뛰고

그런 천강마존(석헌중)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지난밤 천년호가 청풍을 안고 날아가던 장면이다.

천강마존(석헌중); (천년호님은 무슨 생각으로 장청풍이란 자를 데려가신 것일까?)

천강마존(석헌중); (아내로부터 그자가 아내의 은인이라는 얘기는 들었지만 천년호님이 구해주실 이유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없는데...) 찡그리고

천강마존(석헌중); (의혹을 품는 못난 짓은 그만 두자. 천년호님의 행동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을 테니...) 고개 젓고

천강마존(석헌중); (딴 생각 말고 천마서고의 책들을 분류하는데 집중하자.) 스윽! 슥! 다시 책을 살피며 글을 쓰고

천강마존(석헌중); (전설에 의하면 천마께서는 이곳 천마서고에 천마칠절기(天魔七絶技) 중 하나를 숨겨놓으셨다고 한다.) 책 제목을 살피며 동시에 글을 쓰면서

천강마존(석헌중); (천마께서 창안하신 무공들 중 최강인 천마칠절기를 얻으면 혈교의 도발 따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천강마존(석헌중); (하지만 지난 천여 년 간 본교의 역대 교주들께서 온갖 노력을 기울이셨음에도 불구하고 그 무공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천강마존(석헌중); (사부님은 수십만 권에 달하는 장서(藏書)의 표제(表題)에 비밀이 숨겨져 있을 것같다고 하셨다.)

천강마존(석헌중); (그래서 당신께서 자리를 비우시는 동안에도 표제의 정리를 계속하라는 분부를 내리셨었는데...) 책을 살피면서 글을 쓰고

천강마존(석헌중); (몇 년간 고생을 했지만 아직 표제를 일할 남짓 정리했을 뿐이다.) (과연 어느 세월에 끝이 날지...) 한숨 쉬고

천강마존(석헌중); (그보다 정말 표제 속에 천마칠절기를 찾아낼 단서가 숨겨져 있을지도 의문이고...) 한숨 쉬며 글을 쓰고. 바로 그때

<교주님! 실례하겠습니다.> 밖에서 들리는 누군가의 전음

천강마존(석헌중); (순찰당 당주 독심마유...) + [무슨 일이냐?] 문쪽을 보며 말하고

<군자각에서 변고가 발생하였습니다. 빨리 가보셔야겠습니다.> 이어지는 음성

천강마존(석헌중); [군자각에서 변고?] 벌떡! 일어나며 놀라고

<흑백신귀께서 개입하셨지만 수습이 안되어 교주님을 번거롭게 해드리게 되었습니다. 서둘러 주셔야겠습니다.>

천강마존(석헌중); (어쩐지 백귀의 존재가 안 느껴진다 했더니...) + [알았다!] 팟! 입구쪽으로 몸을 날리고

 

덜컹! 마존부의 육중한 문을 급히 열고 나오는 천강마존(석헌중). 문 밖에는 독심마유가 서있다.

독심마유; [교주님!] 포권하고

천강마존(석헌중); [군자각에서 무슨 일이 생겼기에 흑백신귀가 수습을 못한 것이냐?] 나서면서 아래쪽을 보고

멀리 군자각. 군자각 앞의 마당으로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고 있고

독심마유; [마교사가의 가주들이 몰려들어 소(小)주모님을 반역자라 몰아붙이고 있는 중입니다.] 눈치 살피며

천강마존(석헌중); [경예가 반역자라니... 누가 그런 헛소리를 하고 있단 말이냐?] 분노

독심마유; [속하도 거기까지는...] 눈치 보고

천강마존(석헌중); [어리석은 것들이...] 팟! 몸을 날리고

쏴아아! 거대한 새처럼 날아서 군자각쪽으로 가는 천강마존(석헌중)

독심마유; (일단 여기까지는 순조롭게 진행이 되었다.) 이마의 땀을 닦고

독심마유; (하지만 아직도 일말의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구나.) 팟! 날아오르고

<사(四)공자가 주장하는 것과 달리 교주님이 가짜가 아닐 경우 우리 모두 죽을죄를 짓는 셈인데...> 쏴아! 새처럼 날아가는 천강마존(석헌중)의 뒤를 따라 날아가며 걱정하는 독심마유의 생각 나레이션

 

#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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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8>

<-군자각> 낮. 한경파의 거처. 흑신이 문 밖을 지키고 있고.

한경파; [천년호... 천년호님께서 장공자를 해치지는 않겠지요?] 초조한 표정으로 왔다 갔다 하면서 말하고. 그 앞쪽 의자에는 구숙정이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다.

한경파; [본교의 수호신이신 천년호님의 입장에서 보자면 장공자는 본교를 해코지 하려고 잠입한 적일 수도 있잖아요.]

구숙정; [걱정마세요 올케언니.] 찻잔을 탁자에 내려놓고

구숙정; [천년호님은 절대 장공자를 해코지 하지 않을 거예요. 제가 보증할 테니 안심하세요.] 확신에 차서 말하고

한경파; [무... 무슨 뜻인가요? 천년호님이 장공자님에게 호의를 베풀 이유가 있다는 건가요?]

구숙정; (그 이유를 알려줄 수야 없지.) + [지금은 말씀드릴 수 없어요.]

구숙정; (장공자... 아니 초공자가 사자천존의 아들이며 장차 천자의 아비가 될 귀한 몸이라는 사실은 나만 알고 있어야 하니까.) + [하지만 올케언니도 곧 이유를 아시게 될 거예요.]

구숙정; [그러니 지금은 장공자가 잘 지내고 있을 것이라고만 믿고 기다리시면 되어요.] 배시시 웃고

 

흑신; (구숙정 저 여우 년...) 곁눈질로 자기 뒤의 문을 보고

흑신; (장청풍에 관해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비밀을 알고 있는 게 분명하다.) 스으! 생각하느라 한눈을 파는 흑신의 코로 어떤 연기 같은 게 흘러들어가고

흑신; (그게 뭔지는 모르지만 향후의 정세를 좌우할 중요한 내용임임에는 틀림없는데...) + [!] 띵! 생각하다가 눈 부릅 놀라고. 현기증이 일어난다

흑신; (이게 무슨...) 눈이 풀린 채 비틀 주변의 모든 사물이 빙빙 돌아가고

흑신; (당했다!) + [웬 놈이...] 휘청! 쓰러지며 이를 갈지만

털썩! 바닥에 나뒹굴며 정신을 잃는 흑신. 직후

[쉽네 쉬워!] 슥! 건물 모퉁이에서 돌아 나오는 망산쌍독. 구적은 두 손으로 <알라딘의 램프>에 나오는 것같은 작은 향로를 들고 있다.

구적; [흑백신귀가 사대마가의 가주에 필적하는 고수니 뭐니 해봐야 세상 물정 모르는 늙은이에 불과해.] 기절한 흑신을 내려다보며 웃고

구괴; [그러니까 이렇게 간단한 암습에도 어이없이 당하지.] 역시 히죽 거리고

 

[!] 방에서 다시 차를 마시려다가 눈 치뜨는 구숙정. 한경파도 마주 앉아서 차를 마시려는 모습

털썩! 밖에서 무언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리고

구숙정; (이건...) 벌떡 일어나고. 차를 마시려던 한경파가 흠칫! 할 때

구숙정; (무언가 쓰러지는 소리...) + [무슨 일인가요 호법님?] 외치며 문쪽으로 가고. 한경파도 긴장하며 그런 구숙정을 보고. 그 직후

슈우! 창문에서 흘러드는 실같은 연기들. 구숙정은 문쪽으로 가고 있어서 그걸 못보고. 한경파는 구숙정을 보고 있어서 역시 못 보고

구숙정; [실례하겠어요.] 문을 열려 하고. 슈우! 그런 구숙정의 코로 흘러들어가는 연기. 동시에

슈우! 한경파의 코로도 흘러들어가는 연기

띵! 동시에 현기증 느끼는 구숙정과 한경파

구숙정; (독...) + [숨... 숨을 멈춰요 올케언니!] 콱! 문을 밖으로 열며 뒤의 한경파에게 외치지만

스륵! 이미 눈이 돌아가며 바닥으로 쓰러지고 있는 한경파

구숙정; (늦었다!) 콰당탕! 문을 밀어서 열며 상체가 문 밖으로 나가는 모습으로 나뒹구는 구숙정. 눈이 풀렸고

문 밖에는 흑신이 쓰러져 있고

구숙정; (흑... 흑신도 이미 당했다.) 기절하려 하며 벌벌 떨 때

슥! 그런 구숙정 앞으로 다가오는 발들. 물론 망산쌍독의 발이다

구숙정; (이... 이자들은...) 억지로 고개 들어 망산쌍독을 올려다보고

구적; [기가 막힌 계집이로군.] + 구괴; [아주 그냥 탱글탱글하구만.] 문에 상체를 걸친 채 쓰러진 구숙정을 내려다보며 입맛을 다시고

구숙정; (본교의 인간들이... 아니다!) 헉헉! 기절 직전

구적; [생각같아서는 이 자리에서 콱 해치우고 싶지만 참아야겠지?] 입 맛 다시고

구괴; [아쉽지만 조금만 더 참자고.] 콱! 구숙정의 머리채를 잡아 얼굴 쳐들게 하며 음흉하게 웃고. 몸을 숙인 자세로

구괴; [실혼고를 써서 백귀인가 뭔가 하는 놈만 더 쓰러트리면 우리가 원하는 건 뭐든 해도 된다고 사(四)공자가 말했으니...] 얼굴이 쳐들린 기절하려는 구숙정의 뺨을 혀로 핥고

구숙정; (사... 사공자!) 뺨이 구괴의 혀에 핥아지며 전율

구숙정; (위진천! 네... 네놈의 짓이었구나!) 깨닫고 위진천을 떠올리고

구괴; [그럼 본격적으로 준비를 하세.] 구숙정의 머리채를 잡고 건물 안으로 들어서고. 그 뒤에서 구적은 흑신의 멱살을 잡아서 일으키고 있다

구숙정; (초공자...) 구괴의 손에 머리채가 잡혀 방 안으로 끌려들어가며 청풍을 떠올리고

<어서 돌아와서 우릴 구해주세요,> 흑신과 함께 방안으로 끌려들어가는 구숙정의 모습 배경으로 구숙정의 생각 나레이션. 방안에는 한경파가 탁자 옆의 바닥에 야한 모습으로 나뒹굴고 있고

 

#469>

여전히 오전. 경치 좋은 곳. 기암괴석이 산수화처럼 치솟아 있고. 기암괴석들 아래로 강물과 호수가 펼쳐져 있다. 그 기암괴석의 산봉우리 아래에 천마유거가 있다. 멀리 천마련의 총단이 일부 보이고.

바위산 위에 청풍과 천마귀비가 서있다.. 청풍은 잠옷 대신 벽세황으로 변장하기 위해 입었던 화려한 옷을 입고 있다

청풍; (저기가 천마련의 총단...) 몇 개의 산과 호수와 강줄기 건너로 일부 보이는 천마련 총단을 보고

청풍; (거리는 대략 삼십여 리...) (천마련의 총단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천마유거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없다.)

청풍; (그렇다는 건 천마귀비가 신통력을 써서 천마유거를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게 감춰 왔다는 뜻인데...) 생각할 때

천마귀비; [바로 이곳이다.] 주변 둘러보고.

청풍도 흠칫! 하며 돌아보고

천마귀비; [언제였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은 아득한 옛날...] [아직 호랑이였던 나는 이곳에서 어린 계집아이를 하나 만났었다.] 둘러보고

 

<지금 생각해보면 대 여섯 살쯤의 나이에 너무도 귀여운 계집아이였지만...> 놀라 뒷걸음질 치는 5-6살 쯤 된 계집아이. 옷이 풀잎으로 이루어진 분위기. 마치 요정 같은데 천마귀비의 어린 시절의 모습이다. 그 앞쪽에서 거대한 호랑이 한 마리가 고개를 숙이고 상체를 낮춰서 사냥을 하려는 모습으로 다가간다.

<당시 극도로 허기진 상태였던 난 아무 생각도 없이 그 계집아이를 덮쳐서 배를 채웠다.> 계집아이의 목과 어깨를 물어뜯는 호랑이. 앞발로 계집아이를 끌어안은 채

<헌데 그 계집아이의 부드러운 살을 물어뜯어 삼킨 직후 걷잡을 수 없는 졸음과 현기증이 몰려왔었다.> 계집아이를 뜯어먹다가 눈이 돌아가는 호랑이

<다시 정신이 돌아왔을 때, 계집아이의 흔적은 사라졌고... 대신 이상한 풀잎과 열매만이 주변에 흩어져 있었다.> 바닥에 널려있는 산삼의 잎사귀와 산삼의 열매. 그 옆에 성숙한 몸매의 여자가 알몸으로 쓰러져 있다. 꼬리가 달려있다. 물론 천마귀비다.

<그리고 내 몸은 이전과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내게 뜯어 먹힌 계집아이가 나이 든 모습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일어나며 놀라는 알몸의 천마귀비. 긴 머리카락이 바닥에까지 끌리고 있고. 완전한 사람의 모습이지만 엉덩이에 꼬리는 달려있다.

 

청풍; [계집아이의 시체는 사라지고 이상한 풀잎과 열매만이 남아있었다면 혹시...] 놀라고

천마귀비; [동자삼(童子蔘), 또는 인형삼왕(人形蔘王)이 불리는 영물이었다.] 끄덕

청풍; [산삼(山蔘)같이 오래 사는 존재들이 영통(靈通)하면 사람으로 변해 스스로 돌아다닐 수 있다는 전설이 사실이었군요.] 흥분

천마귀비; [동물도 아니고 풀에 불과한 산삼이 그 정도로 영통하려면 아마 만년 가까이 살았을 것이다.] 끄덕이고

청풍; [그렇겠습니다.]

천마귀비; [완전한 사람 형상을 갖추었던 것으로 봐서 그 인형삼왕은 머잖아 신선(神仙)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천마귀비; [하지만 운이 나쁘게 호랑이에 불과한 날 만나 잡아먹혔고...]

천마귀비; [덕분에 내가 그 인형삼왕의 신통력을 이어받아 사람이 된 것이다.] 자기 몸을 보며

청풍; [동진(東晋) 시대의 방사(方士;신선의 도를 닦는 사람) 갈홍(葛洪)이 신선전(神仙傳)에 적어놓은 게 아주 허황된 것만도 아니었군요.]

천마귀비; [갈홍...] [지닌 바 재주와 자질에 비해 욕심이 좀 과했던 인간이었지.] 웃고

청풍; [혹시 귀비께서 갈홍을...] 놀라고

천마귀비; [갈홍은 천마 엽고성과 교분이 있어서 천마유거에 몇 번 놀러왔었다.] 끄덕

청풍; [갈홍이 신선의 존재를 확신하게 된 것이 귀비님을 직접 눈으로 본 때문이었겠습니다.]

천마귀비; [신선이 되는 방법에 대해 꼬치꼬치 캐물어서 날 좀 귀찮게 하긴 했었다.] 웃고

청풍; (나라도 그랬을 것이다. 방사들의 최종 목적은 신선이 되는 것이니...)

천마귀비; [내가 인형삼왕을 잡아먹고 대신 사람의 형상을 입게 된 후로 다시 오랜 세월이 흘렀다.] 화재 돌리고

천마귀비; [하지만 신선이 되기 직전이었던 인형삼왕에게 지은 죄가 있어서인지 나는 완전한 인간도 되지 못했고...] 치마 아래로 드러난 자신의 꼬리를 돌아보고

청풍; (저 꼬리가 몸에서 떨어지는 게 완전한 사람이 되었다는 증표겠구나.) 곁눈질로 천마귀비의 꼬리를 보며 깨닫고

천마귀비; [하물며 신선이 되는 것은 언감생심이었다.] 애잔한 표정으로 하늘을 보고

청풍; (신선이 되려면 먼저 온전한 인간부터 되어야겠지.) 끄덕

천마귀비; [그러다가 인연이 닿아 적송자(赤松子;중국 고대의 신선)를 만났는데...] 경건한 자세가 되고

 

<적송자는 신선이 될만한 자질을 갖췄으면서 진심으로 나를 사랑하는 사내의 양정(陽精)을 얻을 수만 있으면 함께 등선(登仙;신선이 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릎 꿇고 있는 천마귀비. 검소한 차림인데 꼬리가 치마 밖으로 나와있고. 그 앞에 얼룩덜룩한 문양에 코끼리만한 거대한 체구를 지닌 소의 등에 걸터앉은 노인이 웃으면서 무어라 한다. 손에는 피리를 들고 있고

<그래서 그때부터 나는 신선의 씨를 몸 안에 지닌 사내를 찾아 천하를 유람하게 되었으며... 다시 천여 년의 세월이 흐른 후 마침내 한 소년을 만나게 되었다.> 강가에서 낙시를 하고 있는 똘똘한 인상의 소년. 바로 어린 시절의 천마다. 뒤에서 죽립을 쳐들며 무어라 말하는 천마귀비. 돌아보며 좀 놀라는 표정의 어린 시절의 첨마

 

청풍; [그 소년이 바로 천마 엽고성이었군요.]

천마귀비; [처음 상강(湘江;동정호로 흘러드는 강)의 강둑에서 만났을 때 나는 천마에게 <신선의 술(術)>을 가르쳐주겠다고 유혹했다.] 아련한 표정으로

천마귀비; [그러자 천마는 대담하게도 <신선의 술>보다는 <미녀의 마음>을 얻고 싶다고 대답했다.] 얼굴이 좀 발개지고. 그러면서 떠올리는 장면. 어린 시절의 천마가 환하게 웃으며 천마귀비 자신의 손을 잡는 모습이다

천마귀비; [어린 나이답지 않은 그 당돌한 한마디가 내 운명을 결정지어버렸다.] 한숨

 

<나는 천마에게 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맹세했고... 대신 천마는 죽을 때가 되면 자신의 양정을 내게 주겠다고 약속했다.> 경치 좋은 바위산 꼭대기에서 무릎 꿇고 마주 앉은 어린 시절의 천마와 젊은 시절의 천마귀비. 두 손을 맞잡고 있다. 주변으로 온갖 새들이 날아다니고 작은 짐승들이 에워싼 채 보고 있다. 먼 산의 산봉우리에는 거대한 소를 탄 적송자가 보고 있고

<우리의 맹세는 하늘과 땅이 함께 들었던 터라 거둘 수도 없고 무효로 돌릴 수도 없는 것이었다.> 키스하는 두 사람. 주변의 새와 짐승들이 좋아 날뛰고. 적송자가 멀리서 보며 껄껄 웃는다

 

천마귀비; [나는 신통력을 지닌 데다가 인간들과 함께 수천 년의 세월을 함께 산 덕분에 인간들이 구사할 수 있는 힘은 거의 다 쓸 수 있었다.]

천마귀비; [내게서 그 힘들을 전수 받은 결과 천마는 인간 세상에서 가장 강한 존재가 될 수 있었다.]

청풍; (천마가 스승도 없이 절대무적의 힘을 지녀 이상하다 했더니 이 영물에게서 능력을 얻었었구나.) 깨닫고 끄덕

천마귀비; [천마의 시대는 일갑자(一甲子) 이상 이어졌고... 우리 둘 사이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우울한 표정

 

<하지만 반쯤은 신선이 된 덕분에 영원히 늙지 않는 나와 달리 천마는 세월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늙어갔다.> 백발의 노인이 된 천마가 천마유거의 정원에 앉아 껄껄 웃고 있고. 여전히 젊고 아름다운 천마귀비가 그 앞에 앉아 비파를 켜는데 우울한 표정이다. 비록 백발이 되었지만 몸은 여전히 건장한 천마

<안타까워하는 나와 달리 천마는 자신의 육신이 쇠해지는 것을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랬는데...> 천마와 마주 앉아 소매로 눈시울을 닦는 천마귀비과 그런 천마귀비의 어깨를 다독이는 늙은 천마.

<어느 봄날, 순진무구하게 뛰어노는 아이들을 본 직후 천마의 안에서 변화가 일어났고... 나는 곧 그것을 알아차리고 깊은 슬픔에 빠지고 말았다.> 산중의 마을.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고. 그걸 길가에 서서 보는 늙은 천마와 양산을 맵시 있게 쓴 여전히 젊은 천마귀비의 모습

 

청풍; [천마는... 자신의 핏줄을 세상에 남기고 싶어졌군요.] 깨닫고

천마귀비; [비록 영통했고 거의 사람이 되긴 했지만 나의 바탕은 여전히 호랑이였다.] [아무리 애를 써도 천마를 위해 아이를 낳아줄 수는 없었다.] 한숨

천마귀비; [물론 천마는 내가 슬퍼할까봐 내색은 하지 않았다.] 억지로 웃고

천마귀비;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세상에서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될수록 자손을 바라는 천마의 소망이 점점 더 강해지는 것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청풍; (후손을 남기고 싶어하는 욕구는 인간이라면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숙명이지.) 끄덕

천마귀비; [천마가 불행해지는 것은 내가 바라는 바가 아니었다.] [결국 나는 자진해서 천마에게 인간의 여자를 아내로 들이라고 권하기에 이르렀다.] 입술 깨물고

천마귀비; [처음에는 완강하게 거절하던 천마도 계속 되는 나의 권유와 점점 커지는 자손에 대한 갈망에 져서 마침내 인간의 여자를 본처(本妻)로 들이게 되었다.]

 

<그 계집이 바로 절세마후(絶世魔后)... 천마의 절친이었던 화성(畵聖) 고개지(顧愷之)의 딸 고옥정(顧玉精)이었다.> 의자에 앉아서 어떤 여자를 보며 헤벌쭉하는 늙은 천마. 천마 앞에서 가녀리지만 키가 큰 여자가 수줍어하고 있다. <건곤일척 자료집 제23페이지>의 포숙정 캐릭터를 좀 젊게 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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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5>

천마련 총단의 모습. 역시 아침. 평온

<-운중각> 위진천의 거처. 하녀와 무사들, 뭔가 당황하고 겁먹은 표정으로 가장 큰 건물을 힐끔거리며 오가고 있고.

그곳으로 오는 세 사람. 음침한 인상의 중년인이 두 명의 괴인을 안내해서 온다. 백발이며 수염이 없는 중년인은 독심마유. 위진천의 심복으로 천마련 순찰당의 당주다. <건곤일척 자료집 제19페이지>의 독심마유 캐릭터.

독심마유를 따라오는 두명의 괴인은 산적이나 땅꾼 분위기인데 걸어오면서 연신 오가는 여자들을 힐끔 거린다. 쌍둥이라 얼굴은 똑같은데 차이점은 한 놈은 둥그스름한 윗부분을 천으로 감싼 지팡이를 들었고 다른 놈은 시커먼 쇠퉁소를 하나 들고 있다. 둘 다 수염이 덥수룩하고 눈깔이 흰자위가 없이 새카맣다. 허리춤에는 각기 휘어진 칼 한 자루씩과 큼직한 호로병 하나, 몇 개의 주머니를 달고 있다. 야만인같이 흉악한 인상인 이자들은 망산쌍독. 본 작품 #12>에 나왔던 자들. 이름은 구괴와 구적. 지팡이를 든 놈이 구괴, 쇠퉁소를 든 놈이 구적

독심마유; [도착했소이다.] 앞쪽 20미터쯤에 있는 큰 건물을 가리키고. 건물 입구는 음침한 인상의 중년인들이 지키고 있다.

독심마유; [사(四)공자께서 두 분의 도착을 학수고대하고 계실 것이외다.] 말하는 배경으로 나레이션. <-천마련 순찰당(巡察堂) 당주 독심마유(毒心魔儒)>

구적; [살다 살다 천마련의 총단에까지 와보는군.] 탁탁! 오른손에 든 쇠퉁소로 왼쪽 손바닥 치며 두리번 거리며 말하는 배경으로 나레이션. <-망산쌍독(邙山雙毒) 중 구적(具笛)>

구괴; [덕분에 창살 없는 감옥이던 한왕부를 빠져나와서 바깥바람 쐬게 되었잖냐?] 지팡이를 들고 역시 두리번거리며 대꾸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망산쌍독 중 구괴(具拐)>

구적; [한왕의 군사(軍師)인 위(威)선생의 권유로 오긴 했는데... 영 찜찜해.] 궁시렁. 독심마유가 듣든 말든 신경쓰지 않는다. 위극겸을 떠올리며

구적; [혹시 뭔가 대가를 받고 우리 형제를 천마련에 팔아넘긴 거 아닐까?]

앞서 가면서 쓴웃음 짓는 독심마유

구괴; [걱정도 팔자다. 위선생이 빈말 하는 분이 아니라는 건 겪어봐서 알잖냐?] 그런 독심마유를 힐끔 보며 구적에게 말하고

귀괴; [우릴 이곳으로 보낸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야.]

구적; [하긴 팔아먹은 것이든 빌려준 것이든 상관없지.] [독천존 서영감에게 죄를 지어서 갈 곳이 없게 된 우릴 숨겨주기만 한다면야 어디든 갈 수 있으니까.] 히죽

구괴; [게다가 보아하니 예쁜 암컷들도 섭섭하지 않게 제공될 것같고 말이야.] 지나가는 여자들 보며 입맛 다시면서 음험하게 웃고

구적; [한왕부의 종년들하고는 분위기가 또 다른 암컷들이야. 기대가 되는구만.] 역시 여자들 보며 입맛 다시고. 그놈들의 시선을 접한 여자들은 혐오스런 표정을 짓고

독심마유; (짐승같은 놈들...) 곁눈질로 그런 망산쌍독을 보고

독심마유; (예의범절이란 건 아예 모르고 그저 본능에만 충실하는 말종들이다.)

독심마유; (그래도 독을 쓰는 데에는 발군의 실력을 지닌 놈들이니 잘 구슬러 이용해야겠지.) 생각할 때

[끄아아악!] 갑자기 들리는 누군가의 비명. 깜짝 놀라는 주변의 하녀들과 무사들. 독심마유와 망산쌍독도 흠칫! 하고

[끄아아!] 독심마유와 망산쌍독이 다가가는 큰 건물을 배경으로 다시 들리는 비명 소리. 깜짝 놀라는 하녀와 무사들. 겁을 먹은 표정

구적; [당주! 이거 뭐요?] + 구괴; [저기서 누가 고문이라도 당하고 있는 거요?] 자신들이 다가가고 있는 큰 건물을 보며 독심마유에게 묻고

독심마유; [간밤에 사공자의 백부(伯父)께서 크게 다치셨소.] 건물 입구로 가고. 건물 입구를 지키던 음침한 인상의 중년인들이 형식적으로 인사한다.

독심마유; [그래서 마취를 한 후 절단 난 부분의 접합수술을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서 마취가 풀린 모양이오.] 건물로 다가가며 설명하고. <끄아아아!> 그 사이에도 비명이 흘러나오고

 

#466>

건물 내부. [끄아아아!] 침대에 누워 고통에 찬 비명 지르는 위태극. 상체는 벗은 채 누워있고. 천마귀비의 면도날같이 변한 손가락에 토막이 쳐졌던 위태극이 팔과 어깨가 붕대로 감겨 있다. 특히 여러 토막이 났던 팔은 부목을 덧대서 억지로 고정시킨 모습이다. 침실에는 위진천과 의사 분위기의 노인들 세명이 있다. 한명은 위태극의 상태를 살피고. 다른 두 명은 급히 약을 짓고 있다. 가루약을 물약에 타고 있다.

의원1; [무리하게 참지 마십시오 총관님. 진통제가 곧 준비될 것입니다.] 다른 의원들 힐끔거리며 위태극에게 말하고. 다른 의원들은 서둘러 약을 섞고 있다.

위태극; [필... 필요 없다.] 끄윽! 이를 악물며 신음. 비지땀을 흘리며

위태극; [진통제를 복용하면... 회복이 늦어진다고 하지 않았느냐?] [부작용이 생겨도 쉽게 알아차릴 수 없게 되고...] 벌벌 떨며 이를 갈고

의원1; [그렇긴 합니다만...] 난감. 다른 의사들도 돌아보고

위태극; [일... 일단 먹기 시작하면 진통제에 의존하게 된다. 그건 내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 이를 악물며 참고

의원1; (고집하고는...) 혀를 차고.

위태극; [천년호! 천년호!] [두고 봐라!] 끄윽! 고통을 참으며 이를 갈고. 비지땀과 눈물을 흘린다. 의사들 흠칫! 하고

위태극; [기필코 네년의 가랑이를 찢어 죽이고 말겠다.] 끄윽! 이를 갈며 악을 쓰고. 그러자 치료하던 의사들의 표정이 좀 굳어지고

위진천; (고통 때문이라는 건 알지만 위험한 발언을 하시는군.) 그런 의사들의 눈치를 보고

위진천; (수호신인 천년호를 욕하는 건 마교 내에서는 절대 범해서는 안되는 금기인데...) 쓴웃음

위진천; (그토록 담대하고 심기가 깊어 보였던 조부님도 극한 상황에 처하자 밑바닥을 드러내고 마는구나.) 한숨 쉬고. 그 사이에도 위태극은 이를 갈며 신음하고 있고. 그때

[미련하기가 곰탱이같구만.] [그러게 말이야. 참을 게 따로 있지 고통을 참나?] 누군가의 말이 들려서 움찔 하며 눈 치뜨는 위진천

구적; [진통제를 복용하면 될 일이잖아.] + 구괴; [남에게 져서 몸뚱이가 절단 난 주제에 자존심은 세우고 싶은 모양이지.] 문간에 서서 비웃고 있는 구적과 구괴. 독심마유가 그자들 앞에 서있다가 돌아보며 당황하고 있다.

위진천; [당신들...] 불쾌해서 찡그리고. 신음하던 위태극도 눈 부릅뜨며 돌아보고. 의사들도 당황

독심마유; [죄... 죄송합니다 사공자님.] 급히 포권하고

독심마유; [이분들이 바로 망산쌍독이십니다.] 구적과 구괴를 소개하고

위진천; [망산쌍독?] 찡그릴 때

위태극; [내... 내가 불렀다.] 헐떡이며 말하고. 돌아보는 위진천

위태극; [진천이와 망산쌍독만 남고... 전부 나가라.] 이를 바득 바득 갈며 고통을 참는 표정으로 말하고. 그러자

[존명!] [물러갑니다.] [속하들이 필요하시만 불러주십시오.] 포권하는 의사들. 이어

서둘러 방문을 통해 나가는 의사들. 독심마유는 옆으로 물러서서 의사들이 나가게 하며 자기도 따라 나갈 자세. 그 사이에 망산쌍독은 문 안쪽으로 완전히 들어서고

끼릭! 의사들과 함께 나가 밖에서 문을 닫는 독심마유

탁! 문이 닫히며 이제 실내에는 위태극, 위진천, 그리고 망산쌍독만 남는다

위태극; [쌍독... 극천이가 너희들을 이곳으로 보낼 때 임무를 알려주었느냐?] 고통으로 헐떡이며 망산쌍독에게 묻고

구적; [위선생은 임무 얘기는 하지 않았소.]

구괴; [그냥 여기 와서 귀하를 도우라는 말만 했소.]

위진천; (보안을 위해 구체적인 얘기는 하지 않으셨겠지.)

위태극; [임무에 대해서는 되었고... 실혼고(失魂膏)는 가져왔겠지?]

구적; [물론이오.] 품속에 손을 넣었다가

구적; [이게 우리 형제가 독천존 서(西)영감네 집에서 훔쳐온 실혼고요!] 작은 향로를 하나 꺼내 쳐들어 보이고. <알라딘의 램프>에 나오는 것같은 형태로 한쪽에는 손잡이 한쪽에는 길쭉한 주둥이가 달려있다.

구괴; [저거 때문에 우리 형제가 만독동천의 인간들에게 쫓겨 다니고 있다는 거 아니오?] 구적의 손에 들린 램프를 보며

위진천; [실혼고라면...] 눈 번뜩

구적; [이름처럼 아주 치명적인 건 아니고...] 히죽

구적; [이걸 태운 연기를 조금이라도 마시게 되면 잠시 백치가 되어 처음 보는 인간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게 되는 거요.] 램프를 들어 보이며 히죽 웃고

위진천; [조부님! 혹시 실혼고라는 것으로...] 좀 흥분하며 위태극을 돌아보며

위태극; [흐흐흐! 천년호가 할애비를 이런 꼴로 만든 복수를 해야겠지.] 비지땀을 흘리며 살벌한 표정을 짓고

위태극; [그년이 지켜온 천마련... 아니 마교는 오늘이 지나기 전에 풍비박산이 될 것이다.] 이를 갈며 웃고. 악에 바친 표정

 

#467>

천마귀비의 거처

정원의 정자에 마주 앉아 차를 마시고 있는 청풍과 천마귀비

천마귀비; [너는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차를 마시며

청풍; [삼백여 년 전, 단신으로 혈교 수뇌부를 궤멸시켰던 마교의 비밀호법 천년호님이 아니신지요?] 차 마시며 대답

천마귀비; [그렇게 알고 있단 말이지?] 미묘하게 웃고

청풍; [제가 잘못 알고 있다는 말씀이신지요?] 흠칫! 하고. 찻잔을 손에 든 채

천마귀비; [이곳은 사람들이 천마유거(天魔幽居)라 부르는 천마의 별장이다.] 주변 둘러보며 말하고

청풍; [여기가 바로 소문으로만 떠돌 뿐 누구도 직접 본 적은 없다는 천마유거...] + [!] 말하다가 놀라 눈을 치뜨고

청풍; [설마...] 턱! 경악하며 몸을 뒤로 젖히고. 그 바람에

툭! 주르르! 들고 있던 찻잔을 놓치는 청풍. 찻잔이 떨어지면서 찻잔에 들어있던 찻물이 확 쏟아진다. 하지만

천마귀비; [네가 생각하는 대로다.] 말하며 눈짓으로 찻잔과 찻물을 보고. 그러자

멈칫! 떨어지던 찻잔이 허공에 멈추고. 쏟아지던 찻물도 허공에 얼어붙듯이 굳어진다

청풍; (찻잔뿐만 아니라 쏟아지던 찻물까지 멈추게 하다니... 신통력이겠구나.) 놀라서 허공에 고정된 찻잔과 찻물을 볼 때

천마귀비; [내가 바로 천마 엽고성의 첩이었던 천마귀비다.] 찻잔을 향해 턱을 좀 까닥이며 말하고.

청풍; (맙소사!) 경악하는 청풍.

청풍; (천년호가 바로 천마귀비였다니...) (사실이라면 나이가 이미 천살도 넘었을 텐데...) 주륵! 경악하는 청풍의 앞에서 허공에 얼어붙어있던 찻물들이 다시 찻잔으로 역류하여 흘러들어가고

천마귀비; [뿐만 아니라 내게는 또 하나의 신분이 있다.] 찻잔을 보며 말하고.

스륵! 찻물이 다시 채워진 찻잔은 천천히 탁자로 내려앉는다.

청풍; [어... 어떤...] 탁! 찻잔이 탁자로 완전히 내려앉는 걸 보며 침 꿀꺽! 삼키고

천마귀비; [바로 이것이다.] 슥! 자리에서 일어나고. 이어

스스스! 천마귀비의 몸이 줄어들면서 화려한 옷 속으로 갈아 앉는다.

청풍; (몸이 줄어든다.) 놀라며 볼 때

슈욱! 천마귀비의 몸이 줄어들어 옷 속으로 완전히 사라지고

풀썩! 옷이 바닥에 무너진다

청풍; (이건 또 무슨 술법이지?) 놀라 고개 옆으로 해서 무너진 천마귀비의 옷을 볼 때

슥! 옷을 들추는 호랑이의 앞발.

청풍; (호랑이의 앞발! 설마...) 경악할 때

가릉! 옷을 헤집고 밖으로 나오는 고양이만한 호랑이

청풍; [소... 소천호!] 벌떡! 경악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날 때

<그렇다.> 가릉! 청풍에게 다가오는 모습 배경으로 소천호의 생각 나레이션

<이게 나의 또 다른 모습이다.> 슥! 청풍의 다리에 얼굴을 문지르는 소천호

청풍; (그... 그러니까 천마귀비와 천년호와 소천호가 모두 동일인... 아니 같은 존재였다는...) 경악으로 굳어져서 자기 다리에 몸을 문지르는 소천호를 내려다보고

<대대로 마교의 교주들만이 나의 이같은 정체를 알고 있었다.> 슥! 청풍의 다리를 유연한 몸통으로 한 바퀴 휘감으며 돌아서 다시 자기 옷 있는 곳으로 가고

<즉, 마교의 교주가 아니면서 내 실체를 안 것은 네가 처음이라는 뜻이다.> 자기가 벗어놓은 옷 근처로 가며 말하고

청풍; [어... 어째서 마교의 교주는 고사하고 마교의 제자도 아닌 제게 정체를 알려주시는 것입니까?] 침 꿀꺽

<거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슥! 앞발로 자기가 벗어놓은 옷을 밟고. 직후

<첫 번째 이유는 내 정체를 네가 알아야만 해줄 수 있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스스스! 소천호의 모습이 구름처럼 자라면서 호랑이에서 사람 여자로 변한다. 몸을 웅크린 모습인데 꼬리는 달려있다.

청풍; (다... 다시 사람의 모습이 되고 있다.) 놀랄 때

천마귀비; [두 번째 이유는 네게도 나의 정체를 알 자격이 조금이나마 있기 때문이다.] 쿵! 완전히 알몸이 되어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옷을 집어드는 천마귀비. 엉덩이 위쪽에 꼬리가 달린 뒷모습을 청풍에게 보이는 자세로

청풍; (이런...) 민망해서 얼굴 붉히며 고개 돌리고. 그러자

천마귀비; [볼 거 다 본 놈이 새삼 뭘 예의를 차리고 그러느냐?] 옷을 집어 들고 일어서며 눈을 흘기고. 고개 조금 돌린 채

청풍; (하긴...) 쓴웃음. 얼굴 붉히고. 그러면서 벽세황의 모습을 한 자신이 소천호를 두 손으로 쳐든 채 소천호의 사타구니를 들여다보았던 장면을 떠올린다. 소천호는 앞발로 그런 벽세황(청풍)의 뺨을 때리고 있고. #427>의 장면. 그러다가

청풍; [방금 그 말씀...] 흠칫! 하며 다시 고개 돌리고. 천마귀비는 알몸에 화려한 겉옷을 걸치는 중이다. 엉덩이에 꼬리는 달려있고

청풍; [제게도 귀비님의 정체를 알 자격이 조금은 있다는 게 무슨 뜻인지요?] 놀라고 흥분하고

천마귀비; [너는 물론 모르고 있겠지만...] 옷자락을 여미며 허리띠를 매려는 자세로

천마귀비; [네 몸에도 천마 엽고성의 피가 흐릿하게나마 흐르고 있다.] 청풍을 지긋이 보며 말하고

청풍; [그게 무슨...] 놀라고

천마귀비; [내가 종(種)을 뛰어넘어 천마 엽고성과 연인관계였다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다.] 허리띠를 묶으며 좀 부끄러운 표정을 짓고

청풍; [예...] 멋쩍게 웃고

천마귀비; [하지만 이윽고 우리의 관계는 파경(破鏡)을 맞게 되었는데...] 한숨

천마귀비; [그 원인이 된 천마의 본처(本妻), 절세마후(絶世魔后)가 네 먼 조상이기 때문이다.]

청풍; (맙소사!) 경악과 흥분

 

#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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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2>

<-금릉> 깊은 밤

어느 주택가. 제법 고급 진 주택들이 늘어선 곳이다. 길도 넓고

어느 저택. 건물들에 불은 꺼져 있고

후원의 화려한 건물로 가는 환관 왕진. 손에는 보자기를 하나 들었다

불이 꺼진 건물

왕진; (주무시는 모양이로군.) 불 꺼진 건물 보며 다가가고

끼익!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가는 왕진

문 안쪽은 화려한 침실. 침대에 누군가 잠들어 있다.

탁! 방안으로 들어가 조심스럽게 문을 닫는 왕진.

이어 들고 온 보자기를 탁자에 놓고 침대로 가는 왕진

침대에 누워 잠이 든 것은 칠순을 넘긴 노파. 백발이고 주름살 투성이에 병약해 보인다

왕진; (어머니..) 침대에 엉덩이를 대고 걸터앉으며 한숨

왕진; (어머니는 끼니도 제대로 잇지 못하는 곤궁한 살림에도 날 가르치시려고 무진 애를 쓰셨었다.) 늙은 노파의 얼굴을 내려다보고

왕진; (하지만 연로하신 아버지가 변환으로 쓰러지시면서 우리 가족은 극한 상황에 내몰리고 말았다.) 노파의 머리를 쓰다듬고.

[으음...] 신음하는 노파

왕진; (그래서 내가 선택한 게 스스로 양근을 제거하고 환관이 되는 것이었다. 환관이 되면 최소한 굶어죽지는 않을 것이라는 계산에...) 처연하게 웃고

왕진; (하지만 어린 시절의 그 치기가 어머니에게 너무도 큰 상처며 불효가 되고 말았다.) 잠결에도 눈물 흘리는 노파의 얼굴

왕진; (하나뿐인 아들이 후손을 볼 수 없는 몸이 된 걸 아시고 어머니는 마치 세상이 끝난 것처럼 절망하셨으니...) 우울한 한숨

왕진; (자식으로서 할 수 있는 최대치의 불효를 저지르고 얻은 지금의 재력과 지위를 결코 잃을 수는 없다.) 이를 악물고

왕진; (나 왕진! 비록 환관의 몸이긴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존귀하고 가장 강력한 인간이 되고 말 것이다.) 주먹 불끈

왕진; (다행히 내게는 강력한 수단이 있다.) 음산하게 웃고

<황태자와 손영롱...> 황태자가 청풍에게 강간당하는 장면과 손영롱이 천불투의 무덤에서 청풍과 교접하는 장면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왕진; (다음 대와 다다음대 황실을 지배할 두 계집의 치명적인 약점을 내가 쥐고 있는 것이다.)

왕진; (이대(二代)에 걸쳐 황실의 내원을 지배할 수만 있다면... 세상의 어떤 인간이 나 왕진에게 대항할 수 있겠는가?)

왕진; (심지어 황제라 해도 내 앞에서 설설 기게 될 것이다.) 몸을 숙여서 노파의 이마에 키스하고. 그러자

노파; [진... 진아!] 눈을 뜨고

왕진; [주무시는 데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어머니.] 다정한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노파; [아니... 아니다.] 떨리는 깡마를 손을 들며 억지로 웃고

노파; [우리 아들... 가엾고도 자랑스러운 내 아들을 한번이라도 더 보는 게 어미에게는 가장 큰 행복이란다.] 깡마른 손으로 왕진의 뺨을 쓰다듬고

왕진; [어머니...] 눈물이 쏟아지려 하고

노파; [어미는... 어미는 그저 네게 미안할 뿐이다.] [미안하구나 진아.] 울고

왕진; [그런 말씀 마십시오.] 깡마른 노파의 손을 잡고

왕진; [저를 세상에 태어나게 해주신 것만으로도 전 백번을 고쳐 태어나도 갚을 수 없는 은혜를 어머니에게 입었습니다.] 그 손에 입을 맞추고

왕진; [그러니 제게 미안해하실 것 없고... 미안하다는 말을 하실 이유도 없습니다.] 두손으로 노파의 손을 쥐면서

노파; [그게... 그게 아니란다. 사실 어미는 네게...] 울면서 말하다가

왕진이 흠칫! 할 때

노파; [아니다. 아니야.] 고개 조금 젓고

노파; [세상 사람들이 뭐라 해도... 진이 너는 어미의 아들이다. 효성 깊고 착한 어미의 하나뿐인 아들이야.]

왕진; [물론입니다 어머니.]

왕진; [다시 태어나도 저는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그러니 미안해하시지 마세요.]

말없이 우는 노파

왕진; (믿고 싶지 않지만... 어머니는 내게 감추시는 게 있다.)

왕진; (어쩌면 내가 어머니의 친 자식이 아닐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좋다.)

<핏덩이인 날 키워주고 베풀 수 있는 최대치의 사랑을 베풀어주신 분이 어머니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으니...> 두 모자의 모습 배경으로 왕진의 생각 나레이션

 

#463>

<-대택향> 아침.

천마귀비의 거처. 역시 아침

화려한 여자 침실. 햇살이 흘러들어오고. 기둥과 지붕이 있는 넓은 침대에 잠옷 차림인 청풍이 잠들어 있다. 가슴 아래는 얇은 이불로 덮고 있다

탁! 청풍의 뺨을 때리는 호랑이 꼬리. 호랑이 꼬리 모양이지만 크기는 고양이 꼬리만하다

움찔! 하는 청풍

탁! 다시 청풍의 반대쪽 뺨을 때리는 호랑이 꼬리

눈을 뜨는 청풍.

가릉... 소천호가 청풍의 가슴에 올라서서 고개를 돌려 청풍의 얼굴쪽을 돌아본다. 꼬리를 청풍의 얼굴 위로 흔들면서

청풍; [나비... 너였구나.] 억지로 웃고

가릉! 창밖을 돌아보며 가릉 거리는 소천호. 밝은 햇살이 흘러드는 창문

청풍; [날이 밝았으니까 그만 일어나라고? 게으름 부리지 말고?] 고개 돌려서 창문을 보며 웃고

폴짝! 대답하지 않고 청풍의 가슴에서 침실 바닥으로 단번에 뛰어내리는 소천호. 이어

조금 열린 문으로 나가는 소천호

청풍; [새침한 아가씨로군.] 고개 돌린 채 누워서 그걸 보면서 웃고. 그러다가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기절하기 전의 기억.

 

1> 쿵! 어느 틈엔가 나타난 천마귀비가 맨손으로 그자의 칼날을 움켜잡고 있다. 청풍을 가로 막은 모습으로. 비틀거리면서도 놀라는 표정이 되는 천마귀비 뒤의 청풍. 동시에

[헉!] [저... 저분은...] 모든 사람들 경악

천마귀비의 엉덩이쪽 치마 아래로 나와 있는 두툼한 호랑이 꼬리

<천년호님이시다!> <마교의 비밀 호법 천년호?> 사람들의 경악성을 배경으로 살벌한 표정이 되는 천마귀비의 모습

2> 쩍! 급히 피하는 바람에 위태극의 머리통은 갈라지지 않았지만 그자의 어깨와 팔이 면도날같이 변한 천마귀비의 손가락에 스쳐 그대로 잘려나간다. 아주 날카로운 칼이 두부를 자르듯이. 손톱이 다섯 개라서 어깨와 팔이 다섯 토막이 난다

3> 위태극; [크아아악!] 어깨와 팔이 토막 나서 흩어지며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옆으로 나뒹굴고

회상 끝

 

청풍; (그 여자가 마교의 비밀호법인 천년호...) 치마 아래로 호랑이 꼬리가 보이던 천마귀비의 모습을 떠올리고

청풍; (삼백여 년 전, 단신으로 혈교 수뇌부를 몰살시켰었던 그 여자가 아직까지 살아있었을 줄이야.) 생각하다가

청풍; (헌데 천년호는 왜 나를 구한 것일까? 마교의 수호자인 그녀의 입장에서 보자면 난 죽여야 마땅한 적인데...) 찡그리고. 그러다가

투명해진 채 바닥에 누워 있다가 검으로 자신의 가슴을 찌르던 위태극의 모습을 떠올리는 청풍.

청풍;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다.) 슥! 이불을 들쳐서 자기 가슴을 보는 청풍. 고개 조금 들어서

잠옷 자락이 벌어진 가슴에는 아무런 상처도 없다

청풍; (난 분명 위태극의 암수에 당해서 심장을 궤뚫렸었다.) 찡그리며 천장을 보고.

청풍; (하지만 다쳤던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다.) (뿐만 아니라...)

청풍; (온몸에 힘이 넘쳐흐른다. 전보다 내공이 최소한 배 이상으로 증진된 것같다.) 우둑! 주먹을 쳐들어 쥐어보면서 난감하고 당황. 팔에 근육이 불끈. 그러다가

입술을 움찔거리는 청풍. 코로 무언가 향기가 흘러들어간다. 입과 입술에서 나는 향기다

청풍; (달콤하고 향긋한 무언가의 감촉이 입술에 남아있다.) 혀로 입술을 핥고

청풍; (마치 꿀이 섞인 젖이라도 먹은 것처럼...) 생각하다가

[!] 눈 치뜨는 청풍. 그런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자신이 어떤 여자의 젖을 빨던 장면이다. 얼굴이 보이지 않는 여자가 저고리를 벌려 젖가슴을 드러낸 채 청풍을 품에 안고 젖을 물리고 있다.

청풍; (설마... 설마 천년호가 내게 자신의 젖을 먹여주었단 말인가?) 얼굴 벌개지고. 위 장면에서 여자의 얼굴을 보여주고. 청풍을 품에 안고 젖을 먹여주는 여자는 바로 천마귀비다.

청풍; (내가 심장이 관통당하고도 멀쩡하게 살아있는 건 그 여자가 먹여준 그 젖 때문이고...?) 얼굴 좀 붉어진 채 침 꿀꺽

청풍; (수백 년 전부터 살아온 여자... 기사회생하게 해주는 효능을 지닌 젖...) (어쩐지 인간세상의 존재가 아닌 것처럼 여겨진다.) 쓴웃음 지으며 생각하고. 바로 그때

띠리링! 문 밖에서 들리는 비파소리.

청풍; (비파소리...) 일어나고

청풍; (소천호를 보내 깨웠는데도 일어나지 않자 천년호가 직접 날 부르는구나.) 침대에서 내려선다. 잠옷의 허리띠를 묶으면서

 

#464>

건물을 밖에서 본 모습.

[!] 문을 열고 나오다가 흠칫! 하는 청풍. 잠옷 차림이고

문 밖은 호수가의 잘 가꿔진 정원. 정원 한쪽에 정자가 하나 서있고. 탁자와 의자가 놓여있는 정자 안에는 한명의 여자가 앉아서 비파를 켜고 있다. 물론 천마귀비고. 탁자에는 음식이 차려져 있다. 정자 주변에는 수많은 새와 작은 짐승들이 모여서 천마귀비의 연주를 듣고 있다.

청풍; (천년호...) 놀라고

<새와 짐승들이 저 여자의 비파 연주를 들으려고 몰려들었다.> 비파 연주에 심취한 천마귀비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새와 작은 짐승들이 정자 주변에 모여 있는 것도 보여주고.

청풍; (볼수록 신비한 여인인데...) + [!] 생각하다 눈 치뜨고

천마귀비의 치마 아래로 일부 드러난 두툼한 호랑이 꼬리

청풍; (저 꼬리...) 정자로 다가가며 눈 번뜩

청풍; (진짜 호랑이 꼬리일까? 아니면 장식일까?) 생각하다가

청풍; (무슨 망상을...) 피식! 웃고

청풍; (인간의 여자에게 호랑이 꼬리가 달려있을 까닭이 없잖은가?) 생각하며 정자로 다가가고. 그러자

흠칫! 비로소 청풍의 접근을 알아차리고 놀라 돌아보는 새와 작은 짐승들. 이어

푸드득! 타탁! 일제히 달아나고 날아오르는 작은 짐승들과 새들

띠리링! 그러자 연주를 멈추는 천마귀비

청풍; [죄송합니다. 제가 방해를 한 것 같습니다.] 정자 입구에 멈춰서서 포권하고

천마귀비; [너 들으라고 켠 비파다. 죄송할 거 없다.] 슥! 비파를 탁자 모서리에 내려놓으며 좀 차갑게 말하고. 탁자에는 음식이 차려져 있다.

청풍; (쌀쌀맞기는...) + [구명지은을 입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포권하고

천마귀비; [본녀가 널 살린 데에는 이유와 목적이 있으니 고마워할 필요 역시 없다.]

청풍; [예...] + (하긴...) 머쓱

청풍; (인연이 있었던 사이도 아니고 오히려 마교의 적이기도 한 나를 아무런 목적도 없이 구하진 않았을 것이다.)

천마귀비; [끼니때가 지나 배가 제법 고플 테니 올라와서 먹도록 해라.] 음식 가리키고

청풍; (신경 써서 준비했는데 거절하는 건 예의가 아니겠지.) + [염치없지만 신세를 지겠습니다.] 정자로 올라가고

천마귀비; [아주 오랜만에 만들어본 화식(火食)이라 입에 맞을지 모르겠구나.] 맞은편에 앉는 청풍을 보며

청풍; (자기는 익힌 음식을 먹지 않는다는 뜻이군.) + [냄새가 기가 막힙니다.] 젓가락을 집어들고

청풍; [먹어보지 않아도 하나같이 진미(珍味)인 것을 알겠습니다.] 음식을 살펴보며.

천마귀비; [그렇다면 다행이겠지만...] 좀 자신 없는 표정

청풍; (고금제일마인 천마에 필적하는 고수로 알려진 이 여자가 자신 없는 표정을 보이다니...) 젓가락을 음식에 가져가고

청풍; (자기가 만든 음식 맛에 정말 자신이 없다는 것인데...) + [잘 먹겠습니다.]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들고

천마귀비가 보는 가운데 음식을 입에 가져가고

좀 긴장해서 보는 천마귀비

[!] 젓가락을 입에 물고 놀라는 청풍.

천마귀비; [왜?] 걱정

천마귀비; [맛이 없느냐?]

청풍; [아... 아닙니다.] 젓가락을 입에서 빼며 고개 젓고

청풍; [오래 산 건 아니지만... 지금껏 이렇게 맛있는 음식은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음식을 씹으면서 황홀한 표정

천마귀비; [먹을 만하다니 다행이로구나.] 안도하고. 약간 미소 짓고

청풍;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른다는 말이 실감이 납니다.] 말하면서 게걸스럽게 먹는 청풍

그런 청풍을 보는 천마귀비.

<호접이 해주는 음식은 뭐든지 맛있어!> 활짝 웃으며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던 소년을 떠올리는 천마귀비. 소년은 어린 시절의 천마다.

천마귀비; (천마 엽고성...) (볼수록 그를 연상하게 만드는 아이다.)

<내 신세가 가엾어 천지신명이 엽고성의 환생을 내게 보내준 것일까?> 정자의 모습 배경으로 천마귀비의 생각 나레이션.

 

#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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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8>

<-상해(上海)> 밤. 보름달. 해변의 항구 도시. 거대한 규모. 불야성. 항구에는 수많은 배들이 정박해있고

험준한 절벽으로 이루어진 해변의 절. 엄청난 규모인데 연등이 많이 걸려있다. 불야성. 거대한 해수관음상이 바다를 향해 서있고

수많은 신도들이 해수관음상 주변에 몰려있다.

높이가 30미터쯤 되는 거대한 해수관음상을 돌며 독경을 하는 일단의 비구니들. 그 비구니들을 향해 합장하거나 절하는 신도들. 구름같이 모여들어서 비구니들을 보고 있다

비구니들의 맨 앞쪽에서 젊은 비구니가 목탁을 치며 걸어가고. 그 비구니 뒤를 수십명의 비구니들이 합장하며 따라가는데.

목탁 치는 비구니 바로 뒤쪽에서 합장한 채 따라가는 비구니가 절세미녀다. 비구니들의 우두머리. 나이는 서른 살 가량. 비구니면서도 색기가 넘치고 엄청난 글래머다. <마릴린 몬로>처럼 눈꼬리가 좀 처지고 웃는 얼굴이다. <아랑힐월>에 나온 마교 구대마왕중 한명인 <소면마고> 캐릭터다. 눈이 가늘고 늘 웃는 인상. 승포 속에서 출렁이는 몸매도 엄청나다. 이 여자는 혈교의 전대 교주였던 십면혈신 용린의 세 딸 중 막내인 용상영이다. 위진천의 생모. 위극천은 용설약보다 먼저 용상영과 야합을 했고 용상영이 몰래 낳은 아들을 용설약이 낳은 아들과 바꿔치기 했다. 용상영의 실제 나이는 30대 중반이다.

[주지스님이 심야 예불(禮佛)을 도신다.] [언제 봐도 관음보살님의 현신같애.] [저 자애로운 미소 좀 봐.] [소면관음(笑面觀音)님! 불쌍한 중생의 아들을 병고(病苦)에서 벗어나게 하여주시옵소서!] 사람들 용상영을 향해 합장하거나 절하며 기원하고

사람들 뒤에서 고개 빼서 용상영을 보는 젊은 사내 한명. 뜨내기장사치 같은 인상

그자의 앞쪽을 지나는 용상영의 옆얼굴. 절세미녀다

사내; [기가 막힌 미인이로구만.] 입맛 다시고. 주변 사람들 흘깃! 그놈을 보고

사내; [비구니로 썩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미모야!] 눈을 희번득이고. 그러자 주변의 사람들이 돌아보며 화난 표정을 짓는다

사내 앞쪽을 지나가며 야릇하게 웃는 용상영의 옆얼굴. 사내가 하는 말을 들었다. 그때.

[무슨 죄 많은 소릴 하는겨?] [이 사람이 천벌을 받을 소릴 하는군.] [어딜 감히 주지스님께 불경한 생각을 하는 거예요?] 주변 남녀들 사내에게 화를 내고

사내; [왜... 왜들 이러슈? 아까 그 비구니가 절세미녀라 해본 소리인데...] 겁에 질려 주춤거리고

노파; [빨리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속죄를 해!] [아차하면 벼락이 떨어져 타죽는 수가 있어.] 눈을 희번득이며 사내를 노려보고

사내; [벼... 벼락이라니... 그건 또 무슨 소리요?]

노파; [네놈이 더러운 눈으로 모독한 분이 바로 관음보살의 현신이라는 소면관음님이야.]

사내; [소면관음!] 놀라고

사내; [황하 이남에서 불력(佛力)이 가장 높다는 비구니 소면관음님이 아까 그 분이오?] 놀라고

노인; [그걸 이제 알았나 이 사람아.] 혀를 차고

 

<비록 나이는 많지 않아도 소면관음님은 신통력을 지니고 있어서 수많은 이적(異蹟)을 행해오셨어!> 비구니들을 거느리고 해수관음상을 도는 용상영을 배경으로 노인의 설명

<병을 고치고 귀신을 쫓아낸 건 다반사고 가물 때 용을 부려 비를 내리게 했으며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들을 주문 한번으로 전부 원래대로 복구하는 신통력을 발휘하기도 했단 말일세.> 단상에 올라 두 손 들고 기도하는 용상영. 그러자 구름 속에서 용이 꿈틀대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노인; [소면관음님처럼 고결하고 법력도 높은 분에게 죄를 짓고도 자네가 제 명에 죽을 것같은가?] 눈 부라리며 협박하고. 그러자

사내; [제... 제가 외지에서 온 탓에 소면관음님을 몰라보고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털썩! 사색이 되어 무릎 꿇으며 합장하고

사내; [분부만 하시면 무엇이든 공양으로 바칠 테니 제발 불벌(佛罰)을 내리지는 말아주십시오.] 무릎 꿇은 채 해수관음상 쪽을 향해 싹싹 빈다. 사람들이 비켜서서 해수관음상을 일부 보이게 해주고. 용상영 일행은 해수관음상 건너편에서 이동하고 있고

곁눈질로 사내 쪽을 보는 용상영.

해수관음상 건너편에 사람들이 물러서는 사이로 사내가 무릎 꿇고 앉아 고개 조아린 채 싹싹 비는 모습이 일부 보이고

용상영; (좋네.) 찌릿! 찌릿! 몸에 전기가 오르는 표정

용상영; (어리석은 중생들이 나를 마치 여신이나 관세음보살처럼 경배하는 모습을 보면 온몸에 전율이 스친다.)

용상영; (그 느낌은 사내를 몸에 태웠을 때보다 더 강렬하고 짜릿하다.)

<내가 이래서 비구니 노릇을 그만 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합장하거나 절하는 사람들. 그 앞을 지나가는 용상영의 모습 배경으로 용상영의 생각 나레이션

 

#459>

더 깊어진 밤. 절. 이제 사람들도 많이 줄었고

절의 깊은 곳. 조용한 건물. 젊은 비구니가 불빛이 흘러나오는 문 안쪽에 대고 합장을 한다. 목탁을 치던 그 젊은 비구니다. 건물 뒤의 굴뚝에서는 연기가 솟는다. 불을 때고 있는 모습

젊은 비구니; [하오면 편히 쉬시옵소서.] 합장하고. 이어

조심스럽게 문을 닫아주는 젊은 비구니. 이어

총총히 다른 곳으로 간다.

 

#460>

건물 내부. 정갈한 침실. 불이 켜져 있는데 바닥에 승복이 이리저리 널려있고

한쪽에 난 문. 욕실로 통하는 문이다. 욕실에는 불은 켜져 있지 않고 대신 수증기가 흘러나온다. 철벅! 철벅! 쏴아! 물소리가 나고

욕실. 수증기가 자욱. 커다란 욕조 옆에서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바가지로 욕조의 물을 떠서 몸에 끼얹고 있는 용상영.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라있고. 수증기 때문에 몸의 주요 부위는 가려져 있지만 아주 글래머러스하다는 걸 보여주고. 이하의 씬에서도 주요 부위는 수증기로 가릴 것

사람들 너머에서 자신을 보며 헤벌레 하던 사내를 떠올리는 용상영

용상영; (그 사내 놈...) 찰박! 쏴아! 오른손에 든 바가지로 물을 몸에 끼얹으며 할딱

용상영; (내가 가랑이를 벌려주면 미쳐서 달려들겠지?) 사내가 자신을 강간하는 장면 떠올리며 혼망 가고

용상영; (오늘 따라 몸속이 뜨거워서 견딜 수가 없어.) (이렇게 뜨거워진 몸을 달래줄 수 있는 그이는 가뭄에 콩 나듯이 들르기나 하고...) 떨리는 왼손으로 자기 젖가슴 만지고

용상영; (더 늦기 전에 예불을 드리러 온 놈을 하나 잡아먹을까?) 젖가슴을 뭉개고

용상영; (물론 후환을 없이 하기 위해 재미를 본 후에는 바다에 던져버려야겠지만...) 할딱이는 얼굴

용상영; (안돼! 참아야만 해.) 고개 젓고

용상영; (대충 그이가 찾아올 때가 되었다.) (혹시나 다른 놈과 재미 보는 장면을 그이에게 들키기라도 하면 낭패야.) 딸칵! 바가지를 내려놓고

용상영; (어쩔 수 없이 오늘은 내 손으로 만족해야겠다.) 슥! 오른손을 벌린 가랑이 사이로 밀어넣고

슥! 어딘가를 만지는 검지 손가락

용상영; [하악!] 자지러지며 다른 손으로는 젖가슴을 움켜쥐고

용상영; [거... 거기... 좀... 좀 더 깊이... 끄윽!] 사타구니 속에 집어넣은 손을 움직이며 자위에 몰두하고. 헌데

용상영; [어서... 어서 네가 원하는 대로 마음껏... 끄윽!] 스윽! 혼망 가는 용상영의 뒤쪽에서 한 쌍의 손이 접근하고. 수증기 때문에 용상영의 뒤에 사람 형상과 번뜩이는 눈만 보이고 누군지는 보이지 않는다

용상영; [미... 미칠 것같애! 여보! 여보! 제발... 하악! 나 좀 어떻게...] 자위에 몰두하느라 뒤에서 접근한 사내를 눈치 채지 못하는데

콱! 콱! 뒤에서 용상영의 젖가슴들을 움켜잡는 우왁스러운 손. + 용상영; [학!] 기겁하며 눈 치뜨는 용상영. 직후

위극겸: [내가 지은 죄가 많군.] 입을 용상영의 귀에 대고 속삭이는 사내의 얼굴.

위극겸; [이렇게 뜨거운 몸을 방치해서 당신 스스로 해결하게 만들다니 말이오.] 혀로 용상영의 귀를 핥고. 비로소 사내가 위극겸임을 보여주고

용상영; [여... 여보!] 돌아보며 좋아서 혼망 가고

위극겸; [양주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금릉으로 돌아가는 길에 들렸소.] 한손으로는 용상영의 젖가슴 주무르며 다른 손으로는 자신의 바지를 까내리고

위극겸; [오랜만에 남편 노릇 제대로 할 테니 기대하시구려.] 몸을 앞으로 숙이는 용상영의 등에 달라붙으며 속삭이고.

용상영; [제... 제발 어서... 신첩, 미칠 것같아요.] 할딱이며 두 손으로 욕조를 잡고 엉덩이를 내민다

위극겸; [미치면 안돼지!] 스윽! 그런 용상영의 엉덩이를 부여잡고 바지 까내린 아랫도리를 밀어붙이는 위극겸

용상영; [아흑!] 몸이 앞 뒤로 흔들리며 자지러지고

뒤에서 거칠게 용상영을 범하는 위극겸

용상영; (바... 바로 이거야!) 욕조를 부여잡고 혼망가며

<내겐 여기가 극락이야. 지금 이 시간이 천국에 있는 시간이고...> 수증기 속에서 짐승같이 헐떡이는 두 년놈.

 

#461>

밤이 더 깊어졌다. 여전히 바닷가의 절, 대부분의 건물에서 불이 꺼져 어둡다

용상영의 거처

어둑한 침실. 넓은 침대에 함께 누워있는 용상영과 위극겸. 용상영이 위극겸의 품에 안긴 모습. 허리 아래를 얇은 이불로 덮고 있다.

용상영; [위태무가 실패했다는 보고는 저도 받았어요.] 위극겸의 품에 안겨 위극겸의 가슴을 만지면서 말하고

위극겸; [그 무능한 인간이 십년 넘게 세월을 허비하고도 진천이를 황태손 주첨기로 바꿔치기하는 데 실패했소.] 눈 번뜩이고

용상영; [아쉽네요. 위태무가 성공했으면 우리 아들이 다음 대 천자가 되는 건데...] 위극겸의 가슴 만지면서 한숨

위극겸; [위태무는 실패의 대가를 치뤘으니 아쉬움을 대신하도록 하시오.] 음산하게 웃고

용상영; [그 늙은이를 저 세상으로 보냈나요?] 흠칫! 하며 고개 조금 들어 위극겸의 얼굴을 보고

위극겸; [좀 더 살려두고 이용해먹을 생각이었는데...] [당신의 둘째 언니 용설약과 나와의 사이가 들통 날 상황이 벌어졌소.]

위극겸; [그래서 계획을 앞당겨 염라대왕을 보러 가게 만들었소.] 히죽 웃고

용상영; [후환이 없도록 확실하게 처리하셨겠지요?] 고개 조금 들어 위극겸의 얼굴 보면서

위극겸; [내 손으로 심장을 뽑아버렸으니 후환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거요.] 그런 용상영의 뺨을 만지면서. 자신이 위태무의 심장을 뽑아버리던 장면 떠올리고

용상영; [당신이 직접 처리한 일이니 믿어도 되겠지요.] [그나저나 우리 아들... 진천이가 황제가 되는 일은 물 건너간 건가요?] 뺨을 위극겸의 손에 밀면서 아쉬운 표정

위극겸; [그럴 리가 있겠소?] 히죽 웃고

위극겸; [내가 한왕 주고후에게 접근하여 그 탐욕스러운 인간의 신뢰를 확보해둔 것은 위태무가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서였소.] 용상영의 어깨를 만지고

용상영; [그럼...] 흥분하여 상체를 들고. 그 바람에 출렁이는 젖가슴

위극겸; [비록 위태무는 실패했지만 우리 아들 진천이는 머잖아 천자의 보좌에 앉게 될 것이오.] 그 젖가슴을 올려다보며

용상영; [한왕... 한왕을 이용해서 우리 아들을 황제로 만드실 계획이시군요.]

위극겸; [정확히는 한왕의 둘째 아들 주첨탄을 이용하게 될 거요.] 끄덕. 주첨탄의 거만하게 웃는 모습을 떠올리고

위극겸; [조만간 북원정벌에 나선 영락제와 주첨기의 신변에 큰 사고가 터질 예정이고...]

위극겸; [그 결과 황제의 보좌는 황태자 주고치가 아니라 한왕 주고후가 차지하게 될 거요.]

용상영; [한왕이 황제가 되면 그자의 둘째 아들 주첨탄이 대를 잇게 될 테고...] [진천이를 주첨탄으로 위장시키면 다다음대 황제 자리는 우리 아들의 것이 되겠군요.] 흥분하고

위극겸; [그래서 진천이에게는 지속적으로 주첨탄의 습성과 버릇을 주지시켜오고 있소.] 끄덕

용상영; [진천이가 황제가 되면... 용설약은 제 년이 황제의 어미가 된 걸로 믿고 기고만장할 텐데...] 입술 깨물고

위극겸; [걱정 마시오.] 음산하게 웃고

위극겸; [우리 아들이 황제가 되면 그때는 진천이를 낳은 생모가 용설약이 아니라 당신이란 걸 세상에 공표해버릴 생각이니...]

용상영; [정말... 정말 그래 주실 건가요?] 흥분과 감격

위극겸; [용상영(龍霜英)!] [당신은 혈교의 교주셨던 십면혈신(十面血神) 용린(龍麟)님의 막내딸이오.] 용상영의 허리를 만지고

위극겸; [혈통으로 보나 능력으로 보나 황제의 어머니가 될 자격은 충분하고도 넘치는 신분인 것이오.] 용상영의 허리를 끌어안고

위극겸; [당신네 세 자매 중에서 나 위극천의 마음을 빼앗은 진정한 존재이고...] 열에 들뜬 표정으로

용상영; [그래서 어리디 어린 계집아이 시절의 저를 범해서 진천이를 낳게 만드신 건가요?] 눈 흘기고. 하지만 싫은 표정은 아니다

위극겸; [어쩔 수 없었소.] [혹시나 다른 놈이 먼저 당신에게 침을 바를까봐 강제로라도 범해서 차지해야만 했던 거요.] 키스하고

용상영; [절 그렇게 사랑했다면서 둘째 언니 용설약을 먼저 건드린 건 어떻게 설명하실 건가요?] 샐쭉이고

위극겸; [친척도 아니면서 너무 어린 당신과 함께 있는 장면을 남이 보면 뭐라 하겠소?] 용상영의 엉덩이를 만지고

위극겸; [무엇보다도 용설약이 우리 사이를 의심하는 낌새가 보였고...]

위극겸;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당신보다 먼저 용설약을 해치워버렸던 거요.]

용상영; [당신이 그렇게 말하니 일단은 믿어드리겠어요.] 쪽! 몸을 숙여서 키스하고 + 위극겸; [고맙소 상영!] 엉덩이 다독이고

용상영; [헌데 아주 어린 나이임에도 당신이 틈날 때마다 사랑을 해준 결과 덜컥 아기가 생겨버렸었지요.] 한숨

위극겸; [난 말렸지만 당신은 주변 사람들의 비난과 질책이 싫어서 머릴 깎고 비구니가 되어버렸고...]

용상영; [출가한 후 저는 추문(醜聞)을 우려한 비구니들의 도움을 받아 몰래 아기를 낳았는데 그게 진천이였지요.]

위극겸; [그 얼마 후 용설약도 내 애를 낳았었소.]

용상영; [이에 당신은 우리들의 아들로 혈교를 잇게 할 목적으로 용설약이 낳은 아이와 바꿔치기를 해버렸지요.]

위극겸; [당신이 반년쯤 먼저 낳았지만 아기 때는 구분이 힘들어서 용설약을 속이는 데는 무리가 없었소.] 끄덕

용상영; [결국 용설약은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어미가 된 셈이지요. 남이 낳은 아이를 제가 낳은 아들로 알고 키워왔으니까요.]

위극겸; [가엾기로 따지면 위태무도 만만치가 않소.] [조카인 내가 자기 마누라와 붙어먹은 줄은 끝내 모르고 죽었으니..] 히죽

용상영; [그렇긴 하죠.] 요염하게 웃고

용상영; [헌데 용설약의 진짜 아들은 어찌 되었나요?] 다시 위극겸을 내려다보며

위극겸; [자식이 없는 왕씨(王氏) 성의 늙은 부부에게 주었더니 기꺼이 키우겠다고 했소.] 말하면서 떠올리는 장면. 어둑한 밤. 허름한 방안. 무릎 꿇은 초로의 부부. 그 앞에서 강보에 쌓인 아기를 내미는 복면을 쓴 위극겸. 위극겸이 내민 아기를 두 손으로 받으며 기뻐하는 여자

용상영; [왕씨... 흔한 성이로군요.]

위극겸; [얼마 전 왕씨부부에게 맡긴 용설약의 아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게 되었소.] 좀 어두운 표정이 되고

용상영; [그래도 당신 씨라고 신경이 쓰여 찾아봤군요.] 눈 흘기고

위극겸; [일부러 알려고 한 건 아닌데...] 한숨

위극겸; [어떤 놈이 내 젊었을 때 모습을 빼닮았기에 뒷조사를 해봤더니...] [그놈이 바로 내가 이십여 년 전 왕씨부부에게 맡겼던 용설약의 아들이었던 거요.] 우울한 표정이 되고

용상영; [그래서... 그래서 그놈은 지금 어찌 살고 있는가요?] 긴장. 침 꿀꺽!

위극겸; [그놈을 진천이의 경쟁자로 의식할 필요는 없소.] 쓴웃음

용상영; [아무리 그래도 당신의 핏줄인데 제가 어떻게 의식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좀 화가 난 표정인데

위극겸; [왜냐하면... 그놈은 후손을 볼 수 없는 몸이 되었기 때문이오.] 우울한 표정으로 한숨을 쉬고

용상영; [후... 후손을 볼 수 없는 몸이라면 설마...] 깨닫고 눈 부릅

위극겸; [어리석은 놈이...] [빈궁한 처지를 비관하여 자궁(自宮;스스로 거세함)하고 환관(宦官)이 되어버린 거요.] 한숨을 쉬고

용상영; [맙소사!] 놀라는 척하는 얼굴 크로즈 업

 

#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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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7>

천마정이 자리한 봉우리의 북쪽 끝. 험준한 절벽.

쐐액! 그곳으로 날아오는 청풍. 이제 벽세황으로 변장하지 않은 상태. 청풍으로 표기

청풍; (오합지졸(烏合之卒)이란 말이 반드시 별 볼일 없는 자들을 빗대는 말만은 아니다.)

청풍; (마교사가의 가주들은 나를 경시한데다가 다른 사람이 막겠거니 하는 생각에 대응이 철저하지 않았다.)

청풍; (그래서 내가 혈전창을 써서 현장을 혼란하게 만들자 당황하며 즉각적인 대응을 하지 못한 것이다.) (말 그래도 오합지졸이 되어버린 것인데...)

청풍; (천마정을 무사히 빠져나온 것과 대택향에서 살아서 빠져나가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청풍; (대택향은 하나의 왕국이나 다름없는 곳이다.)

청풍; (이제 대택향의 모든 인간들이 눈에 불을 켜며 나를 찾아내고 잡으려 할 것이다.)

청풍; (수백 리에 이르는 대택향을 횡단해서 무사히 빠져나가는 일은 그야말로 낙타가 바늘을 빠져나가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다.)

청풍; (그렇지만 나는 천하 오대신투 중 한명인 천불투님의 후계자다.)

청풍; (기필코 살아서 대택향을 빠져나가 할아버지의 이름을 전설로 만들 것이다.) 쐐액! 날아가고. 앞쪽에 막다른 절벽이 있다. 절벽을 따라 옆으로 길이 나있고. 절벽 아래는 거친 강물이 흐르고. 헌데

청풍이 절벽 위로 난 길을 따라 방향을 틀며 날아갈 때

화악! 갑자기 지면에서 수많은 촉수같은 것이 일어나 청풍의 몸을 휘감으려 한다

청풍; (술법!) 팟! 날아올라 피하려 하지만

콰득! 촉수중의 하나가 청풍의 발목을 휘어감고

우둑! 엄청난 힘으로 청풍의 발목을 조이는 촉수

청풍; [큭!] 빠캉! 몸을 돌리며 손을 저어서 벼락의 칼날로 촉수를 끊어버리고

휘릭! 멀찍이 내려서는 청풍. 하지만

욱씬! 촉수에 잡혔던 발목에서 통증이 느껴지고

청풍; [큭!] 털썩! 욱신거리는 발목 쪽의 다리가 꺾여 바닥에 무릎을 꿇는다. 한쪽 무릎을 꿇는 자세

청풍; (촉수에 엄청난 내공이 실려 있어서 뼈에 금이 갔다.) 얼굴 이지러진 채 다시 일어나려 하고. 바로 그때

푹! 바닥에서 칼이 한 자루 솟구쳐서 청풍의 가슴을 뚫어 버린다. 유리로 만들어진 것처럼 반투명한 칼인데 칼 끝이 청풍의 등쪽으로 삐져나왔다. 눈 부릅 뜨며 바닥을 보는 청풍.

위태극; [흐흐흐! 역시 애송이로구만. 간단한 함정에 걸려들다니...] 스윽! 바닥에서 솟아나는 위태극. 몸이 투명해져서 바닥과 동화되어 숨어 있다가 칼을 내밀어 청풍의 가슴을 궤뚫었다.

청풍; [위... 위태극...] 끄윽! 주르르!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눈 치뜨고

위태극; [차물이격(借物以擊)의 술법에 은신술을 가미한 정도로 해치울 수 있는 네놈을 태무는 왜 쩔쩔 맸는지 모르겠구나.] 슥! 칼을 찌른 상태로 일어나고. 청풍은 가슴이 칼에 관통당한 채 밀려서 몸이 일어나고. 직후

청풍; [크아!] 악을 쓰며 위태극의 가슴을 손바닥으로 내려치고

위태극; [이크!] 바웅! 엄살 부리는 그자의 몸이 반투명한 방어막에 덮이고

꽝! 청풍의 손바닥이 위태극의 몸에서 일어난 강력한 방어막을 때리며 폭음이 일어나고

위태극; [컥!] 콰직! 방어막에 덮인 몸이 바닥의 바위를 움푹 들어가게 만들며 눈 치뜨고. 피를 토한다

펑! 그 반탄력으로 청풍의 몸이 뒤로 튕겨 나간다. 그 때문에 칼이 가슴에서 확 빠지며 피가 뿜어지고

화악! 피를 뿌리며 허공으로 튕겨지는 청풍의 몸뚱이

퍼억! 십여 미터를 날아가 바닥에 등부터 쳐박히는 청풍

쿨럭! 하늘 보고 누운 자세로 피를 토하며 퍼덕이는 청풍

위태극; [확실히 대단한 점은 있는 놈이로군.] 콰득! 바닥에 박혔던 몸을 일으키며 웃고. 입에서는 피가 흐른다

위태극; [심장이 궤뚫린 상태에서도 노부에게 이 정도 충격을 가할 수 있을 줄은 몰랐다.] 움푹 파인 바위에서 나오며 왼쪽 소매로 피를 닦고

그런 그자의 앞쪽에서 청풍이 가슴을 누른 채 필사적으로 일어나 앉으려 하고 있고, 입과 코로는 피를 줄줄 흘리면서

위태극; [애쓰지 마라 애송이야. 오늘 네놈이 살아날 수 있는 가능성은 전무하니...] 칼을 들고 청풍에게 다가가고. 청풍은 이제 한 무릎을 꿇은 채 앉은 자세가 되었고

위태극; [심장이 궤뚫린 상태로 용케 아직 숨이 붙어있다만...] 말하며 힐끔 청풍의 뒤를 보고

위태극; [저 인간들까지 도착한 이상 네놈에게는 저승으로 가는 길 뿐이다.] 멀리를 보고. 청풍이 날아온 쪽에서 네 개의 그림자가 날아온다. 물론 그들은 마교사가의 가주들이고

번뇌대작; [총관! 놈을 잡았는가?] 가장 앞쪽에서 날아오며 외치고. 그 뒤를 폭풍대형, 무영비마천, 섭혼대모가 따라온다.

다시 멀리 뒤로 위진천이 폭풍노군과 유리정과 거령살영과 함께 날아오고 있다,

위태극; [다행히 저 놈이 도망치는 길목을 제대로 짚었습니다.] 칼로 청풍을 겨누며 말하고. 이제 청풍과 위태극의 거리는 3미터 정도. 청풍은 가슴을 누른 채 비틀거리며 일어서고 있고

[잘했네 총관.] [번뇌마가가 오늘 큰 공을 세웠군.] 휘익! 휙! 번뇌대작과 폭풍대형이 청풍의 뒤로 내려서고. 그 뒤로 섭혼대모와 무영비마천이 내려선다. 다시 100여미터 뒤로 위진천 일행이 날아오고 있고

[죽일 놈! 감히 벽세황으로 위장하고 잠입해서 성스러운 천마제전을 더럽혔으렸다?] 부악! 손바닥으로 드릴처럼 회오리치는 힘을 쏟아내며 청풍을 덮치고. 청풍은 돌아보는데.

눈 부릅뜬 채 자신에게 날아드는 드릴 같은 기운을 본다

번뇌대작; [죽이진 마시오.] 다급히 외치지만. 그 직후

퍼억! 청풍의 모습이 드릴같은 기운에 휘말려 흩어지고

[!] 눈 부릅뜨는 마교사가 가주들, 직후

퍼억! 3미터쯤 떨어진 옆에 공간이동 하듯 나타나는 청풍. 비틀거리면서

[분신술?] 폭풍대형이 눈 부릅뜰 때

청풍; [쿨럭!] 피를 토하며 비틀거리고

위태극; (저놈이 구사한 보법은...) 눈 치뜨고

번뇌대작; [오제 중 유령대제의 신법 유령백팔변(幽靈百八變)을 구사하다니...] 이를 바득 갈고

[유령대제의 신법!] [방금 그게 유령백팔변이었구나!] 폭풍대형과 섭혼대모 흠칫! 무영비마천도 눈을 번뜩이고

번뇌대작; [간덩이가 부었다 했더니 네놈에게도 믿는 구석이 있었구나.] 쩡! 쩡! 양손에서 빛의 고리를 만들어내며 청풍에게 다가오고

번뇌대작; [하지만 설령 유령대제 본인이라 해도 본교에 죄를 짓고는 목숨을 부지하지 못한다.] 지지징! 양손에서 일어나는 빛의 고리가 겹겹이 늘어나며 살벌하게 말하고. 직후

휘익! 휙! 마교사가 가주들의 뒤로 위진천과 유리정과 폭풍노군과 거령살영이 나타난다.

마교사가 가주들의 뒷모습과 그 사이로 가슴을 손으로 누른 채 비틀거리는 청풍의 모습이 보이고

위진천; (장청풍...) 눈 번뜩

위진천; (오늘에야말로 네놈의 질긴 숨통을 끊어놓을 수 있게 되었구나.) 히죽 웃고.

[...!] 그런 위진천을 약간 뒤에서 보며 무언가 생각하는 유리정. 그때

위태극;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가주님.] 위태극이 청풍에게 다가가며 번뇌대작에게 말하고

번뇌대작; [뭔가 총관?] 빛의 고리들을 청풍에게 날리려다가 멈추며 위태극을 보고

위태극; [가주님께서 탈번뇌륜강(脫煩惱輪罡)을 쓰시면 저놈은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청풍을 칼로 가리키며 말하고

위태극; [하지만 놈의 배후를 알아내려면 생포를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번뇌대작; [일 리가 있군.] 끄덕

위태극; [문제는 놈이 이미 속하에게 심장을 찔려 심각한 상태라는 사실입니다.] [일단 저항을 못하게 만든 후 응급처치를 해서 죽지는 못하게 만들어야할 것입니다.]

번뇌대작; [자네 말이 맞네.] 츠츠! 양손에서 만들어내었던 빛의 고리들을 소멸시키고

번뇌대작; [달아나려던 놈을 저지한 건 총관의 공이니 마무리도 총관 손으로 직접 짓도록 하게.] 다른 마교사가 가주들을 돌아보며 말하자

[그렇게 하게 위총관.] 폭풍대형이 고개 끄덕이고. 섭혼대모와 무영비마천도 고개 끄덕여 동의한다

위태극; [속하를 믿고 맡겨주시니 감읍할 따름입니다.] 칼 든 채 마교사가 가주들에게 포권하고. 이어

위태극; [그럼 우리끼리 하던 일을 마무리 짓도록 하자 애송이놈!] 음산하게 웃으며 청풍에게 다가가고

위태극; [응급처치를 해주기 전에 네놈의 두 다리를 잘라주마. 그래야 하튼 짓을 못할 테니...] 징! 유리같은 칼로 긴 섬광을 만들어내며 청풍을 겨누고. 광선검같이 변하는 위태극의 칼

청풍; (틀렸다.) 눈에서 초점이 사라지고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정신이 몽롱해진다.> 스스! 앞에서 광선검같이 변한 칼로 자신을 겨누는 위태극의 모습이 흐려져서 잘 안보이는 청풍의 시점

청풍; (위태극, 저자의 다음 공격은 도저히 피할 방도가 없다.) 절망하며 비틀하고

위태극; [그럼 그만 앉은뱅이로 만들어주마.] 쩍! 광선검같이 변한 칼로 청풍의 다리를 그어간다.

위진천; (꼴 좋구나 장가야!) 히죽. 흥분. 유리정은 찡그리고. 헌데 그 직후

덜컥! 휘둘러지던 위태극의 칼이 뭔가에 막혀서 멈춰지고

쿵! 어느 틈엔가 나타난 천마귀비가 맨손으로 그자의 칼날을 움켜잡고 있다. 청풍을 가로 막은 모습으로. 비틀거리면서도 놀라는 표정이 되는 천마귀비 뒤의 청풍. 동시에

[헉!] [저... 저분은...] 모든 사람들 경악

천마귀비의 엉덩이쪽 치마 아래로 나와 있는 두툼한 호랑이 꼬리

<천년호님이시다!> <마교의 비밀 호법 천년호?> 사람들의 경악성을 배경으로 살벌한 표정이 되는 천마귀비의 모습

위태극; [말... 말도 안되는... 천년호가 아직까지 살아있다니...] 경악하며 비틀할 때

스윽! 칼을 잡지 않은 손을 쳐드는 천마귀비

쩡! 쩡! 천마귀비의 웅크린 손이 커지면서 손가락들이 마치 면도날처럼 변한다.

위진천; [피하십시오!] 다급히 외치고

위태극; [큭!] 급히 칼을 놓으면서 뒤로 날아가려 하지만

화악! 노려보는 천마귀비의 눈이 강렬한 빛을 뿜어내고. 그 뒤로 호랑이의 거대한 눈이 떠오른다

덜컥! 몸이 굳어지는 위태극. 눈을 부릅뜨며

<저... 저 계집의 눈빛이 닿자 몸이 굳어진다!> 공포에 질리고 경악하는 위태극.

위태극; (노려만 봐도 모든 짐승들이 얼어붙는다는 전설 속의 절대호시(絶代虎視)다!) 사색이 되고. 그 직후

쩍! 면도날처럼 변한 손을 내리긋는 천마귀비

<안돼!> 콱! 혀끝을 깨무는 위태극

우둑! 그러자 몸이 조금 움직이고

그자의 머리를 그어 내리는 천마귀비의 면도날 같은 손가락

[큭!] 팟! 사력을 다해 고개를 옆으로 젖히는 위태극

쩍! 그 바람에 위태극의 머리통은 갈라지지 않았지만 그자의 어깨와 팔이 그대로 잘려나간다. 아주 날카로운 칼이 두부를 자르듯이. 손톱이 다섯 개라서 어깨와 팔이 다섯 토막이 난다

위태극; [크아아악!] 어깨와 팔이 토막 나서 흩어지며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옆으로 나뒹굴고

[!] [!] 경악과 공포로 눈 치뜨며 보는 사람들

[끄아아아!] 퍼퍽! 바닥에 나뒹굴며 잘려나간 어깨를 부여잡고 몸부림치는 위태극

그자를 힐끗 보며 돌아서는 천마귀비

스륵! 뒤에서 청풍이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있다.

슥! 쓰러지는 청풍을 두 팔로 가볍게 받아 안는 천마귀비. 이어

천마귀비; [어리석은 것들같으니...] 두 팔로 청풍을 끌어안은 채 마교사가 가주들을 쓸어본다

움찔! 겁을 먹고 고개 돌리거나 시선 까는 마교사가의 가주들

천마귀비; [너희 년놈들의 근본을 잊지 마라!] [나를 다시 보게 되면 그게 누구든 용서치 않을 것이니...] 슈우! 청풍을 안고 선녀처럼 천천히 떠오르고

[존... 존명!] [각골명심하겠습니다.] 포권하고 고개 조아리는 마교사가 가주들. 직후

퍼억! 안개처럼 꺼져서 사라지는 천마귀비와 청풍의 모습. 그러자

섭혼대모; [하악!] 털썩! 참았던 숨을 토해내며 바닥에 주저앉고

[이게 무슨...] [천년호님께서 왜 저 가짜를 비호하시는 건가?] 폭풍대형, 번뇌대작등의 당혹

그 사이에 위진천은 위태극의 옆에 무릎을 꿇고 혈도를 찍어 지혈을 시켜주고 있고. 위태극은 벌벌 떨고 있다.

유리정; (그 사내...) 날아오르는 천마귀비의 품에 안겨 고개를 뒤로 젖힌 채 눈을 감고 있던 청풍을 떠올리고

유리정; (천년호님으로부터 비호를 받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심의 여지가 없어.)

<그 사내가 바로 제이(第二)의 천마야.> 장내의 모습 배경으로 유리정의 생각 나레이션

 

#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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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2>

군자각의 열린 창문 안쪽에 앉아서 천마정 쪽을 보고 있는 한경파

지잉! 천마정 위로 빛의 기둥이 치솟는 것이 보이고

한경파; (감천광주...)

한경파; (일단 천마제전은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구나.) 초조한 표정

한경파; (천마정에 있는 감천보정(感天寶鼎)은 오직 천마의 핏줄에만 반응한다.) (천마의 피를 이은 후손의 피가 감천보정에 고여 있는 물에 떨어지면 강한 빛을 뿜어내는 것이다.)

한경파; (당연한 얘기지만 사부님으로 위장하고 있는 상공은 천마의 후손이 아니다.)

한경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천보정이 상공의 피에 반응하는 것은 사부님이 어떤 식으로든 안배를 해놓으신 덕분인데...)

한경파; (하지만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감은 시간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두근 두근 뛰는 가슴을 손으로 누르며 숨을 잘 못쉬는 한경파

한경파; (당장이라도 무슨 일인가 벌어질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두근 두근 뛰는 가슴 크로즈 업

<빨리 오늘 밤이 지나갔으면 좋겠다. 아무 일도 생기지 않고...> 두 손으로 가슴 누른 채 초조한 표정인 한경파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453>

무릉도원같은 천마귀비의 거처. 역시 보름달이 빛을 비추고 있어서 어둡지는 않다. 건물 앞 마당에 두 팔을 좌우로 벌린 채 얼굴은 하늘을 향한 자세로 서있는 천마귀비. 눈은 감고 있고. 정신을 집중해서 술법을 펼치는 모습이다.

지잉! 멀리 몇 개의 산 너머에서 빛의 기둥이 하늘로 치솟고 있다.

<부탁드리겠소이다.> 정신 집중하고 있는 천마귀비의 뇌리에 떠오르는 천강마존의 모습. 포권하며

이하 회상

 

천강마존; [손녀가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다는 호법의 말씀을 의심하는 바는 아니외다.] 천마정에서 향로가 놓인 단상 모서리에 걸터앉은 도도한 자태의 천마귀비 앞에 서서 포권하는 천강마존

천강마존; [하지만 어느덧 인생을 정리해야할 때가 다가오니 초조함이 극에 달해가고 있소이다.]

천강마존; [노부 눈으로 직접 손녀 아이를 보기 전에는 번뇌가 사라지지 않을 것같소이다.]

천강마존; [다만 노부가 자리를 비울 경우 혈교가 분탕질을 할 것이 자명한 탓에 노부의 부재(不在)를 감출 필요가 있소이다.]

천강마존; [노부의 대역은 헌중이에게 맡길 테니 그 아이가 할 수 없는 일은 호법께서 처리해주시기를 간청드리외다.]

회상 끝

 

천마귀비; (내 능력으로 감천주광을 조작해주는 것이야 별일 아니지만...) 눈을 감은 채 이마를 조금 찡그리고

츠츠츠! 천마귀비의 뇌리에 떠오르는 천마정의 모습. 칙칙한 안개 같은 것이 천마정 일대를 휘감고 있어서 자세한 상황이 안보인다. 빛의 기둥은 향로에서 치솟고 있고

천마귀비; (사악한 영력(靈力)이 천마정 일대를 휘감고 있어서 마치 장막처럼 내 시야를 가리고 있다.) 슥! 쳐들었던 손을 내리고. 그러자

지잉! 멀리 몇 개의 산 너머에서 치솟던 빛의 기둥이 소멸되고

천마귀비; (삼백여 년 전, 혈교의 공세로부터 마교를 지켜준 이래 인간사에는 더 이상 개입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천천히 눈을 뜨고

이제 무릎 꿇고 술잔을 향로 앞에 올리는 천강마존(석헌중)의 뒷모습을 보고 있는 벽세황(청풍)의 옆 모습이 천마귀비의 뇌리에 떠오른다. 천강마존(석헌중) 좌우에서는 폭풍대형과 번뇌대작이 서서 천강마존(석헌중)이 술잔을 올리는 것을 돕고 있다.

<어떤 자의 살의가 저 아이를 노리고 있다.> 츠츠츠! 벽세황(청풍)의 몸을 휘감고 있는 뱀 같은 칙칙한 기운을 배경으로 천마귀비의 생각

천마귀비; (아무래도 직접 천마정에 가봐야 마음이 놓이겠구나.) 휘익! 선녀처럼 날아 오른다

<나의 오랜 숙원을 풀어줄 인간의 사내가 위험에 처하게 할 수는 없으니...> 선녀처럼 날아가는 천마귀비의 모습. 방향은 이제 빛의 기둥이 소멸되어 흔적만 남아있는 몇 개의 산 너머의 천마정 쪽이다

 

#454>

다시 천마정. 이제 빛의 기둥은 완전히 소멸되었고. 하늘에는 보름달

향로 앞에서는 제사의 마지막 단계가 펼쳐지고 있다. 무릎 꿇은 채 두 손을 하늘 향하게 펴고 있는 천강마존(석헌중). 그의 두 손바닥 위에서는 여러 장의 종이돈이 타들어가고 있다. 활활 타는 종이돈들. 하지만 천강마존(석헌중)은 전혀 뜨거운 기색이 아니고

눈 감고 무어라 주문을 외우는 천강마존(석헌중). 이윽고

푸스스! 완전히 타서 재가 되어 흩어지는 종이돈들. 그러자

천강마존(석헌중); [모두 수고하셨소.] 양손에서 재를 털면서 일어나고

천강마존(석헌중); [가주들께서 도와주신 덕분에 올해의 천마제전도 무탈하게 끝낼 수 있었소이다.] 마교사가 가주들에게 포권하고

폭풍대형; [별 말씀을!] + 번뇌대작; [천마조사님의 탄생을 경축하는 자리를 어찌 소홀할 수 있겠습니까?] + 섭혼대모; [교주님이야말로 노고가 많으셨어요.] 마주 포권하며 답례하는 폭풍대형, 번뇌대작, 섭혼대모. 무영비마천은 포권만 하고 말은 하지 않는다.

벽세황(청풍); (그럭저럭 마교의 가장 중요한 행사도 끝났군.) 생각할 때

천강마존(석헌중); [그럼 다 함께 마존부로 내려가서 음복(飮福;제사를 지낸 후 제사 음식을 먹음)을 하도록 합시다.] 단상에서 내려서려 하고. 바로 그때

번뇌대작; [천마정을 내려가기 전에 처리할 사안이 한 가지 있습니다.]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천강마존(석헌중);에게 포권하고

천강마존(석헌중); [무슨 안건인지 말씀하시오 번뇌가주.] 향로가 있는 단상에서 아랫단으로 내려서려다가 멈춰서며 말하고

벽세황(청풍); (번뇌대작! 저자가 왜...) 불길한 표정.

히죽 웃는 위진천

번뇌대작; [교주님과 여러 가주들께서는 믿지 못하시겠지만...] 주변 둘러보며

번뇌대작; [지금 이 자리에 무림맹과 관련이 있는 자가 본교 제자로 위장한 채 참석하고 있소이다.] 차갑게 말하고. 벽세황(청풍)을 보진 않고

벽세황(청풍); (아차!)

구숙정; (설마!) 눈 치뜨며 역시 벽세황(청풍)을 곁눈질하고

찡그리는 천강마존(석헌중)

히죽 웃는 위태극

폭풍대형; [무림맹과 관련이 있는 놈이 이 자리에 있다?] 눈 부라리며 번뇌대작을 보고

섭혼대모; [그게 사실인가요 번뇌가주?] 역시 번뇌대작에게 묻고

번뇌대작; [믿을만한 제보이니 확실하외다.] 여전히 벽세황(청풍)을 보지 않고 말하고

벽세황(청풍); (내가 가짜라는 걸 어떤 경로를 통해 알려졌구나.) (가능한 빨리 여길 벗어나야만 한다.) 슥! 뒷걸음질 치려 하고. 그때

폭풍대형; [아무도 현재 자리에서 움직이지 마라!] 둘러보며 버럭 고함 지르고. 번뇌대작과 섭호대모, 무영비마천도 돌아서고

어쩔 수 없이 멈춰서는 벽세황(청풍).

폭풍대협; [만일 허락 없이 천마정을 내려가려는 놈이 있다면...] 벽세황(청풍)와 구숙정과 위진천과 자신들이 수행원들을 보며 눈을 부라리고. 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터져나온다.

폭풍대형; [그 즉시 곤죽으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쿠오오! 쿠쿠쿠! 폭풍대형의 몸에서 폭풍같은 기운이 일어나고

섭혼대모; [허튼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역시 차갑게 일곱 사람 둘러보고

섭혼대모; [교주님과 우리 마교사가 가주들이 있는 자리에서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는 자는 하늘 아래 존재하지 않으니...] 슈우! 섭혼대모의 몸에서도 촉수같은 기운이 넘실거린다

쩡! 쩡! 무영비마천의 늘어트린 양쪽 소매에서 <X맨>의 울부린의 그것같은 날카로운 갈쿠리들이 튀어나오고

벽세황(청풍); (어째 기분이 싸해지는 걸.) 무표정하게 생각하고.

벽세황(청풍); (여차하면 있는 재주를 한꺼번에 쏟아내고 빠져나가야겠다.) 생각할 때

천강마존(석헌중); [번뇌가주!] [무림맹의 간세가 천마제전에 잠입하여 본교를 능멸했다는 게 사실이오?] 심각한 표정

번뇌대작; [이토록 엄중한 사안을 속하가 어찌 확증도 없이 거론했겠습니까?] 포권하고

번뇌대작; [위태극!] 원형 정자 바깥을 돌아보며 위태극을 부르고. 다른 사람들도 돌아보고

위태극; [하명하십시오 가주님!] 앞으로 한 걸음 나서며 포권하고

번뇌대작; [가서 증인을 데려오게.] 엄숙

위태극; [봉명!] 고개 숙이고

팟! 날아오르는 위태극.

벽세황(청풍); (증인?) 곁눈질로 보며 생각

쐐액! 천마정 밖의 산 중턱으로 날아 내려가고

벽세황(청풍); (내가 진짜 벽세황이 아니라는 걸 증언할 사람을 데려왔다는 건가?) 생각할 때

위태극; [증인을 데려왔습니다!] 팟! 다시 천마정 쪽으로 치솟으며 외치고. 헌데 그자의 오른손은 어떤 여자의 팔을 잡고 있다. 사람들 돌아보고

벽세황(청풍); (저 여자는...) 눈 부릅

<뇌화영!> 휘릭! 다시 천마정 위로 내려서는 위태극을 배경으로 벽세황(청풍)의 경악. 위태극이 한 팔을 잡고 함께 내려서는 여자는 바로 뇌화영이다.

위태극; [이 계집이 바로 가짜가 누군지 교주님과 가주님들께 증언할 것입니다.] 뇌화영의 팔을 잡은 채 멈춰서며 말하고

벽세황(청풍); (위태극과 위진천 조손(祖孫)의 마수가 뇌화영에게까지 뻗혔을 줄이야.) 굳어지고. 그때

폭풍대형; [말해봐라 계집!] 뇌화영에게 눈 부릅뜨고.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뿜어지고

폭풍대형; [네년은 누구고 가짜는 또 누구란 말이냐?]

뇌화영; [저... 저의 이름은 뇌화영으로...] [신장궁 양주지점의 지점장이었던 뇌정치란 분의 외동딸이옵니다.] 겁에 질리고 벽세황(청풍)의 눈치도 봐야 해서 어렵게 말하기 시작

폭풍대형; [신장궁 지점장의 딸년이 무슨 일로 본교에...] + [!] 말하다가 깨닫고

[!] [!] 모든 사람들 일제히 벽세황(청풍)을 보고. 구숙정만 어쩔 줄 몰라하고

폭풍대형; [벽세황... 저놈이 가짜라는 것이냐?] 벽세황(청풍)을 손가락질하며 이를 갈고. 시선은 뇌화영에게 향한 채

뇌화영; [그게... 그게...] 어쩔 줄 몰라하며 쉽사리 입을 열지 못하는데

<아비를 살리고 싶지 않은 것이냐?> 뇌화영의 귀에 누군가의 전음이 들려 눈 부릅뜨는 뇌화영.

위태극이 지긋이 보고 있고

벽세황(청풍); (그렇게 된 거였군.) 그걸 보고 깨닫고

벽세황(청풍); (내 정체에 의심을 품은 위씨 조손이 뇌화영을 찾아가 협박을 했겠구나.) 꾸욱! 양손을 움켜쥐고. 그때

뇌화영; (용서하세요 장공자님.) + [맞아요.] 결심하며 고개 들고

뇌화영; (제게는 아버지의 목숨이 더 소중하답니다.) + [저 사람은 진짜 벽세황공자님이 아니에요.] 벽세황(청풍)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한다. 벽세황(청풍)을 차마 보지는 못하고.

뇌화영; [벽공자는 장청풍이라는 저 사람 손에 이미 불귀의 객이 되었답니다.] 죄책감에 고개 떨 군 채 말하고. 직후

벽세황(청풍); [그 여자 말이 맞다!] 빠카카캉! 두 주먹 불끈 쥐는 벽세황(청풍)의 양손에서 강력한 벼락이 일어나고

벽세황(청풍); [나는 벽세황이 아니다!] 빠카카캉! 온몸에서 엄청난 벼락을 뿜어내고

빠카캉! 빠지직! 천마정 내부가 수많은 벼락에 휩싸인다. 벽세황(청풍)의 몸에서 내뻗치는 벼락들에 의해

[혈전창!] [혈교의 절기 혈전창이로구나!] 빠카캉! 빠캉! 벼락에 직격당하거나 벼락을 튕겨내며 이를 가는 번뇌대작, 무영비마천, 폭풍대형, 섭혼대모. 하지만 그들은 워낙 고수들이라 벼락에 맞아도 꿈쩍도 않는다. 반면

[학!] [큭!] 구숙정, 뇌화영, 위진천, 그리고 정자 밖에 서있던 유리정등 일행들은 벼락에 맞아 휘청거리거나 비명 지른다.

 

#455>

한경파의 거처

[!] 벌떡! 눈을 치뜨며 의자에서 일어나고

빠지직! 지지직! 천마정 정상 일대를 휘감는 수많은 벼락과 섬광들

한경파; [벼... 벼락이...] 벌벌

한경파의 뇌리에 떠오르는 벽세황(청풍)의 모습

한경파; [장공자...] [장공자에게 문제가 생겼어.] 사색이 되고

 

건물 밖의 흑신도 천마정을 보고

 

천마련의 사람들도 벼락에 휘감긴 천마정을 보며 손가락질 하며 놀라고.

 

기린각에서 천마정을 올려다보는 신행태보. 주변의 시녀들과 함께 놀란다

 

#456>

다시 천마정. 엄청난 벼락이 천마정 안에서 밖으로 터져나오고 있고

[큭!] [학!] 천마정 밖에 있다가 벼락에 맞아 비틀거리는 폭풍노군, 유리정, 거령살영. 위태극은 없다

화악! 빠지지직! 벼락에 휘감겨 야주 밝아진 천마정 내부. 구숙정, 뇌화영은 감전되어 나뒹굴고 있고. 위진천은 방어막을 일으켜 벼락을 흘려보낸다. 빛이 강력해서 실루엣으로 보이고 비명도 들리지 않는다

[!] 눈 부릅뜨는 폭풍대형. 주변의 섭혼대모, 번뇌대작, 무영비마천도 눈 부릅뜬다. 그들은 벼락에 맞았지만 꿈쩍도 않고 있다. 하지만 빛이 강렬해서 실루엣으로만 보인다. 마교사가 가주들 뒤로 천강마존(석헌중)이 향로를 등지고 우뚝 서서 눈을 치뜨고 있는 게 보이고

화악! 눈 부릅 뜬 폭풍대형에게 돌진하는 흐릿한 실루엣. 벽세황(청풍)이다. 여기서부터는 벽세황으로 변장하지 않고 청풍의 원래 모습이 드러난다. 이하 청풍으로 표기

폭풍대형; [본좌가 가장 만만하다는 것이냐?] 꽝! 두 주먹 불끈 쥐며 이를 가는 폭풍대형의 몸에서 천둥치는 굉음과 함께 강력한 진동이 일어난다

빠캉! 날아들다가 강철같이 변한 손을 내밀어 그 진동을 맞받아치는 청풍. 직후

투쾅! 날아들던 실루엣의 청풍의 몸이 미사일처럼 도로 튕겨져 나간다. 엄청난 속도고

폭풍대형; (아차!) 눈 부릅

쩌억! 청풍의 몸은 이미 쏘아진 화살처럼 천마정 밖으로 날아나가고 있다. 엄청난 속도

[교활한 놈! 반탄력을 이용해서 빠져나가려고 했구나.] [서랏!] 스팟! 스슷! 번뇌대작, 섭혼대모, 무영비마천이 추격한다. 엄청난 속도

폭풍대형; [감히... 감히 날 이용해?] 분노에 치를 떨고. 그런 폭풍대형 앞에서 섭혼대모와 번뇌대작이 천마정 밖으로 빛살처럼 날아나가고 있는 게 보인다.

폭풍대형; [찢어죽이고 말겠다아아아!] 화악! 으아아아! 고함 지르며 날아오른다

으아아아! 폭풍대형이 멀어지면서 토해내는 고함소리.

지지지! 이제 천마정 안의 벼락은 잦아들면서 모습이 드러난다. 천강마존(석헌중);이 단상 위에 향로를 등지고 서있는데 몸이 벼락에 휘감겨 있고. 그 앞쪽 바닥에는 역시 벼락에 휘감긴 구숙정이 주저앉아있고 감전당한 뇌화영은 쓰러져서 바들 바들 떨고 있다. 위진천은 서서 비틀거리지만 심하게 감전되지 않은 모습이다.

천마정 밖에서는 폭풍노군, 유리정, 거령살영이 비틀거리고 있지만 구숙정만큼 심하게 감전당하지는 않았다. 위태극은 보이지 않고

위진천; [무사하십니까 사부님?] 비틀거리며 단상 위의 천강마존(석헌중);을 보고

천강마존(석헌중);; [상관 말고 세황이로 위장한 놈을 추적해라.] 가라고 손짓하고.

위진천; [존명!] 포권하고. 이어

위진천; [세분은 어떻소?] 힐끗 구숙정을 보며 천마정 밖의 유리정등을 향해 걸어가고

폭풍노군; [견딜만 하네.] + 유리정; [거리가 있어서 전격(電擊)이 심하지는 않았어요.]

위진천; [그럼 가주님들을 따라 갑시다.] 팟! 날아오르고

휘익! 휙! 폭풍노군, 유리정, 거령살영도 따라서 날아가고

곧 멀어지는 네 사람

구숙정; (초무궁...) 지지지! 감전당해 주저앉은 채 위진천 일행이 멀어지는 것을 보고

구숙정; (제발 살아서 빠져나가거라. 난 이미 너 없이는 살 수 없는 몸이 되었으니...) 간절하게 기원하고.

[...!] 뭔가 생각하며 그런 구숙정을 보는 천강마존(석헌중);

 

#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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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

흑신; (소주모가 방효유 선생과의 사이에서 난 딸이 독천존 서래음의 제자가 되었다?) 문 밖에서 들으며 놀라고

흑신; (점입가경이로구만.) 흥분

흑신; (소주모가 명교의 후계자라는 건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오제 중 만독조종의 핏줄이기도 하다니...)

흑신; (우리 마교의 숙적인 혈교와의 결전에서 만독동천의 지원을 받으면 이길 가능성이 급증한다.) 흥분하고

흑신; (이래저래 소주모는 본교의 복덩이인 셈인데...)

흑신; (벽세황, 아니 그놈으로 위장한 저 애송이의 정체는 대체 무엇인가?)

흑신; (어떤 배경을 지닌 놈이기에 소주모의 엄청난 비밀까지 알고 있는 것인가?)

 

#446>

다시 방안

한경파; [소소... 소소가 귀면지존에게 인질로 잡혀 있다구요?] 사색이 되고

벽세황(청풍); [비록 적이기는 하지만 귀면지존은 나름대로 신의(信義)가 있는 자입니다.] 다시 의자에 앉아서 한경파를 마주 보는 자세로 말하고

벽세황(청풍); [백변음마... 편복귀께서 그자의 요구를 충실히 이행했으니 소소를 해치거나 하진 않았을 것입니다.]

벽세황(청풍); [그러니 안심하셔도...] + 한경파; [부탁드려요 도련님!] 기듯이 넘어지듯이 침대에서 내려오며 애원하고

한경파; [부디... 부디 소소를 혈교의 마수에서 구해주세요.] 털썩! 벽세황(청풍)의 발치에 무릎 꿇으려 하며 애원하고.

벽세황(청풍); [고정하십시오 형수님!] 급히 의자에서 내려와 그런 한경파의 팔을 잡아 부축하고

벽세황(청풍); [편복귀님의 부탁도 있고 해서 둘째 따님은 제가 반드시 구해내어 형수님 품에 안겨드리겠습니다.]

한경파; [고마워요 도련님!] 벽세황(청풍)의 품에 와락 안기고. 당황하지만 그런 한경파를 밀쳐내지 못하는 벽세황(청풍)

한경파; [저는... 이 박복한 계집은 그저 도련님만 믿을 뿐이랍니다.] 벽세황(청풍)의 품에 안겨 울고

벽세황(청풍); (세상에서 가장 가엾은 여인이다.) 그런 한경파를 품에 안고 다독이고

벽세황(청풍); (명교 교주의 유일한 핏줄이면서 젊었을 때는 화류계를 전전해야했으며... 세 번의 결혼을 통해 얻은 어린 두 딸과도 거푸 생이별을 해야만 했으니...) 벽세황(청풍)의 품에 안겨 하염없이 우는 한경파의 모습 배경으로 벽세황(청풍)의 생각

<분이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 여자를 행복하게 해주어야만 한다.> 끌어안고 있는 두 사람 모습 배경으로 벽세황(청풍)의 생각

 

#447>

한경파의 거처가 멀리 보이는 어느 건물. 2층. 창문이 조금 열려 있고

창문 안쪽에 서서 한경파의 거처쪽을 보는 위진천

위진천의 시점. 흑신이 한경파의 거처 입구를 지키고 있는 게 보이고

위진천; (어제의 소동 이후로 흑신이 한경예의 지근거리에서 경호를 하고 있다.)

위진천; (그 때문에 장청풍, 그놈이 한경예를 만나 무슨 얘기를 주고 받고 있는지 알아낼 방도가 없다.) 찡그리고

위진천; (한경예가 백변음마와 관련된 내용이 오가는 건 분명한데...)

위진천; (하지만 상관없다.) 음산하게 웃고

위진천; (오늘이 가기 전에 장가놈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될 테니...) 사악하게 웃는 위진천의 얼굴 크로즈 업

 

#448>

밤. 천마련. 먹장구름. 먹장구름 사이로 보름달이 일부 보이고

천마련 뒤의 높은 산. 산봉우리 쪽이 밝다. 정자 주변에 횃불들이 여럿 밝혀져 있다. 마치 조명같이 빛을 발하는 횃불들

천마련 내의 남녀들이 모두 멈춰선 채 밝게 빛나는 봉우리를 올려다보고 있고, 모두 경건한 표정

기린각 앞의 정원에서도 신행태보가 하녀들과 함께 천마정쪽을 보고 있고

광장에 모여있는 무사들

무사1; [곧 자정이야!] 그 중 한놈이 하늘의 보름달을 보고.

무사2; [천마제전(天魔祭典)이 시작될 텐데 일기가 불순하구만.] 먹장구름이 낀 하늘을 보고. 먹장구름 사이로 보름달의 일부가 보인다

무사3; [그러게나 말일세. 천마제전이 거행되는 날은 예외없이 날씨가 좋았는데 말이야.] 역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하늘을 보고

무사1; [마교의 시조이신 천마님의 탄생일에 올려지는 제사이니 하늘도 경건해지는 덕분이었을 텐데...] 걱정스런 표정

무사1; [올해는 하루 종일 구름이 걷히지 않아서 싱숭생숭하구만.] 구름이 잔뜩 낀 하늘 보며

무사2; [기다려 보세. 아직은 자정이 되기까지 시간이 있으니...]

무사3; [우리가 아무리 초조한 들 공자님들과 마교사가의 가주님들만 하겠는가?]

무사1; [그렇긴 하지.]

무사2; [올해의 천마제전에도 대공자님은 빠지신 것같더군.]

무사3; [뭔가 피치 못할 일이 있으시겠지.]

무사1; [지난 몇 년간 대공자님은 천마제전에 참석하지 않고 있네.] [이게 나중에 천강마존님의 후계자를 선정할 때 변수가 될지도 모르겠어.]

무사2; [그럴 수도 있지만...]

무사2; [원래 천마제전에는 천강마존님과 마교사가(魔敎四家)의 가주님들만이 참석하게 되어 있었으니 큰 문제는 안될 걸세.]

무사3; [천강마존님의 제자들인 사신마재들께서는 그냥 참관인 자격으로 천마정에 올라가신 것뿐이긴 하지.] 끄덕

무사1; [그건 알지만...]

무사1; [어쨌든 다른 제자들은 참석한 천마제전에 정작 대제자가 빠진 건 문제가 될 소지는 있어.]

무사2; [본련의 원로들과 마교사가 가주님들의 눈 밖에 나고도 천강마존의 후계자로 인정받긴 어려울 테니 말일세.]

다른 놈들도 고개 끄덕여서 동조하고

 

#449>

<-군자각> 한경파의 거처. 흑신이 지키고 있고. 건물에는 불이 켜져 있다

열려진 창문. 창문가에 놓인 의자에 앉아서 천마정을 보고 있는 한경파. 천마정은 횃불이 밝혀져 있어서 환하게 보이고

두근! 두근! 한경파의 가슴이 뛰고

한경파; (아까부터 심장의 박동이 거칠어지고 있어.) 오른손으로 가슴 누르며

한경파; (올해의 천마제전에서 뭔가 심각한 사달이 날 것만 같은 예감을 떨칠 수가 없다.) 두근 두근 하는 한경파의 심장.

 

<-천마제전! 천마의 탄생일을 기념하여 하늘에 지내는 제사로 마교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다.> 천마정의 모습 수많은 횃불들이 정자 외곽에 죽 꽂혀있고 열 두명의 인물이 정자 안과 밖에 서있다. 아래는 그 인물들에 대한 대강의 설명. 자세히 묘사는 나중에

정자 바깥쪽에는 네명의 남녀가 입구쪽에 서있다. 삼남일녀로 그중 한명은 위태극이다. 다른 두 명의 사내는 꼬장꼬장한 인상의 노인(아랑힐월의 폭풍노군)과 얼굴에 민짜 가면을 쓴 거구의 사내. 여자는 몸이 유리처럼 투명한 여자(아랑힐월의 유리정)

정자 안쪽에는 여덟 명의 남녀가 향로 앞에 죽 늘어 서있다.

맨 앞에 천강마존으로 위장한 석헌중이 서있다. 향로가 놓인 삼단의 단상 중 맨 윗부분에 서있고. 이하 천강마존(석헌중)으로 표기

천강마존(석헌중) 뒤쪽 단상의 한 칸 아래쪽에 네 명의 남녀가 서있다. 그들이 마교사가의 가주들이다. 세명은 남자고 한명은 여자다. 보디빌더같은 체격의 중년인(아랑힐월의 폭풍천호), 좀 신경질적인 인상이지만 잘 생긴 늙은 선비(건곤일척의 번뇌대작), 얼굴에 민짜 가면을 쓴 노인. 금발의 절세미녀(아랑힐월의 유령대모 우후라). 마교사가 가주들은 각기 술병과 술잔과 제기와 종이 돈이 얹혀진 쟁반등을 하나씩 들고 있다.

마교사가의 가주들 뒤쪽 단상 아래 바닥에는 구숙정과 벽세황(청풍)와 위진천이 나란히 서있다.

<천마제전은 천마의 직계후손인 천강마존이 의식을 집전하고 천마를 보필했던 종들의 후손인 마교사가의 가주들이 시중을 들게 되어 있다.> 천강마존(석헌중)과 천강마존(석헌중) 뒤에 늘어선 마교사가 가주들의 모습을 배경으로.

<그들 외에 천마제전이 거행될 때 천마정에 올라갈 수 있는 사람은 천강마존의 제자들과...> 구숙정과 벽세황(청풍)와 위진천의 모습 배경으로. 구숙정은 얼굴이 좀 발개져서 벽세황(청풍)을 곁눈질하고 있다. 벽세황(청풍)은 무심한 표정으로 앞을 보고 있고

<마교사가 가주들의 수행원 각 한명씩이다.> 정자 밖에 서있는 위태극 일행을 배경으로.

 

한경파; (혹시 그이가 사부님으로 위장한 게 들통 나는 게 아닐까?) 석헌중을 떠올리고

한경파; (사부님은 행방이 묘연해진 며느리와 손녀를 찾기 위해 강호로 나가시면서 그이로 하여금 당신의 역할을 하게 하신 것인데...)

한경파; (하지만 설령 들통 난다고 해도 심각한 상황이 되진 않을 것이다.)

한경파; (그이가 사부님으로 위장한 것은 사부님의 지시였다는 것을 흑백신귀가 증언해줄 것이므로...) 흑백신귀를 떠올리고

한경파; (결국 사달이 난다면 그이가 사부님으로 위장한 게 아니라 다른 이유 때문일 텐데...) 근심어린 표정. 그러다가

한경파의 뇌리에 떠오르는 벽세황(청풍)의 모습

한경파; (벽세황, 아니 벽세황으로 위장한 그 젊은이와 관련하여 문제가 생기는 게 아닐까?) 벌떡! 의자에거 일어나고

한경파; (실수했다. 그이에게 벽세황으로 위장한 그 젊은이가 나의 은인이라는 사실을 통보해둘 것을...) 두 손 부비고.

한경파; (그럼 만일의 사태가 벌어져도 그이가 그 젊은이를 비호해줄 텐데...)

한경파; (그렇다고 해서 이제 와서 내가 천마정에 올라갈 수도 없다.) (일단 천마제전이 시작된 이상 허락받지 않은 내가 올라가면 그이가 곤란해질 테니...) 창문을 통해 보이는 천마정을 올려다보며 초조해하고

<그저 내 걱정이 기우에 그치길 바랄 뿐이다.> 창문을 통해서 밖을 보는 한경파의 모습 배경으로 한경파의 생각 나레이션

 

#450>

천마정의 모습. 모두 보름달이 중천에 뜨기를 기다리고 있다. 아직 달은 먹장구름 속에 일부가 가려져 있는 상태

벽세황(청풍); (의도한 건 아니지만 어쩌다보니 천마제전이 거행되기 하루 전에 천마련에 잠입하게 되었는데...)

벽세황(청풍); (덕분에 마교의 요인들 전부와 혈교에서 잠입시칸 간세들까지 한꺼번에 볼 수 있게 되었다.)

벽세황(청풍); (저들이 바로 마교사가의 가주들...) 자기 앞쪽의 마교 사가 가주들을 보며 생각하고

이하 마교사가 가주들의 개별 설명

 

<-폭풍마가 가주 폭풍대형(暴風大兄) 석헌륭(石憲隆)> 아랑힐월의 폭풍천호 캐릭터

<-번뇌마가 가주 번뇌대작(煩惱大爵) 신도륜(申渡倫)> 건곤일척의 번뇌대작 캐릭터

<-무영마가 가주 무영비마천(無影飛魔天)> 민짜 가면을 쓴 인물

<-섭혼마가 가주 섭혼대모(攝魂代母) 구후라(具后羅)> 아랑힐월의 유령대모 우후라 캐릭터

 

벽세황(청풍); (혈관음 용운영의 말대로 마교사가 가주들은 개개인이 천강마존에 못지 않은 실력의 소유자들로 보인다.) 앞쪽에 서있는 네명의 가주들을 보며 생각하고

벽세황(청풍); (천강마존은 세상에 남아있는 천마의 유일한 핏줄이다.) 마교사가 가주들 너머의 천강마존으로 위장한 석헌중을 보고

<당연히 그의 무공은 마교사가 가주들을 압도해야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맨 앞줄에 서서 하늘을 보고 있는 천강마존으로 위장한 석헌중을 배경으로 벽세황(청풍)의 생각

 

<천여 년 전, 숙적이던 혈왕을 격살하는 등 전성기를 구가하던 천마는 돌연 모습을 감춰버렸고... 그 때문에 초연마강(超然魔罡)을 비롯한 그의 진정한 무공은 후손들에게 전해지지 못했다.> 천마가 마귀같이 웃고 있는 앞쪽에서는 혈왕이 불길에 휩싸여 처절하게 비명을 지르고 있다. #390>의 장면.

<반면 천마의 종이었던 천마사시(天魔四侍)들은 당시에 이미 각자 세력을 구축하고 있었으며...> 단상의 의자에 앉은 천마 앞에 서서 포권하는 삼남일녀의 모습. 그들이 천마의 종들인 천마사시인데 지금의 마교사가 가주들과 비슷한 분위기를 지닌 자들이다.

<천여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꾸준히 무공을 갈고 닦으면서 강력한 가문을 형성해왔다.> 위 화면의 천마사시들의 모습을 정면으로 보여주고

 

벽세황(청풍); (그들 천마사시의 후손들이 마교사가인데...) 마교 사가 가주들을 보며

<당대에 이르러서 마교사가의 무공은 주인 가문인 엽씨일족(葉氏一族)을 능가할 지경이 되었다.> 마교사가 가주들의 모습을 배경으로 벽세황(청풍)의 생각. 마교사가의 가주들은 좀 마지 못해 현장에 있는 듯한 분위기다.

벽세황(청풍); (마교사가는 그저 천마에 대한 경외심 때문에 엽씨일족을 주인으로 인정하고 있을 뿐인 것이다.) 노골적으로 짜증나는 표정을 짓고 있는 번뇌대작을 보며

벽세황(청풍); (천강마존이 무리하게 천마련을 만들어 대택향을 나가려 했던 것도 자신의 가문을 압도하는 세력으로 성장한 마교사가가 껄끄러워서였을 테고...) 생각하다가

찌릿! 누군가의 시선이 등 뒤로 느껴지는 벽세황(청풍).

벽세황(청풍); (끈적한 살의(殺意)가 담긴 시선...) 곁눈질로 뒤를 보고

기둥 밖에 서있는 위태극등 삼남일녀의 모습. 위태극은 딴청을 부리고 있다.

벽세황(청풍); (저들은 마교사가 가주들의 수행원...) 곁눈질로 보며 생각하고

<폭풍마가의 장로 폭풍노군(暴風老君)> 폭풍노군의 모습 배경으로

<무영마가의 이인자 거령살영(巨靈殺影)> 민짜가면을 쓴 거구의 사내

<섭혼대모의 제자 유리정(琉璃精)> 유리정의 모습 배경으로

<그리고 저자가 번뇌마가의 이인자인 위태극이다.> 딴청 부리는 위태극의 모습 크로즈 업 배경으로 벽세황(청풍)의 생각

벽세황(청풍); (위태극은 번뇌마가의 가주인 번뇌대작의 신임을 한 몸에 받고 있다고 하는데...) 뭔가 짜증나는 표정인 번뇌대작을 보고

<혈관음 용운영이 기억을 읽지 않았다면 저자가 마교를 궤멸시킬 목적으로 혈교에서 침투시킨 간세라는 사실을 쉽사리 알아내지 못했을 것이다.> 음산한 표정으로 웃는 위태극의 모습 배경으로 벽세황(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벽세황(청풍); (날 살의가 담긴 시선으로 노려본 장본인이기도 하고...) 곁눈질로 그런 위태극을 보고

그런 벽세황(청풍)을 또 곁눈질로 보며 히죽 웃는 위진천.

위진천을 또 곁눈질로 보며 찡그리는 구숙정.

벽세황(청풍); (위태극이 나를 주목하고 있다는 것은 나에 대해서 뭔가 알아차렸다는 의미다.)

벽세황(청풍); (벽세황으로 위장하는 과정에서 내가 뭔가 실수를 했을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만 한다.) 생각할 때

섭혼대모; [자정이 되었어요.] 섭혼대모가 말하며 하늘을 보고.

그 말에 모두 하늘을 보고

스으! 먹장구름이 갈라지면서 보름달이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더니

쩡! 완전히 드러난 보름달이 강한 빛을 천마정을 향해 뿜어낸다.

화악! 천마정의 원형 정자 내부가 대낯같이 밝아지고

섭혼대모; [다행히 달님도 제 때 얼굴을 드러내시네요.] 달을 올려다보며 웃고

천강마존(석헌중); [이제 시간이 되었소.] 역시 하늘을 보며 말하고

천강마존(석헌중); [천마제전을 시작합시다.] 왼쪽 소매에 손을 넣으며 말하고

마교사가의 가주들이 고개를 숙이고

다시 꺼낸 천강마존의 손에는 비수가 한 자루 들려있다.

비수를 들고 향로 앞으로 가는 천강마존(석헌중)

향로 앞에 서서 왼쪽 속목을 내밀고 오른손의 비수를 손목에 댄다.

슥! 비수로 손목을 좀 긋고. 그러자

주르르! 손목에 난 상처에서 피가 흘러

똑! 향로 안에 가득 채워진 물에 그 피가 떨어진다. 그러자

징! 핏방울이 물속으로 퍼지면서 물 전체가 빛이 나기 시작하더니

쩡! 부악! 향로에서 빛의 기둥이 일어나 허공으로 치솟는다.

 

#451>

천마련에서 본 천마정의 모습. 아람드리 빛의 기둥이 천마정에서 치솟아 먹장구름이 낀 밤하늘로 치솟고 있다. 보름달이 먹장구름 사이에서 나와 있고. 천마련 사람들이 모두 올려다보고 있다

[천마정에서 감천광주(感天光柱)가 치솟았다.] [올해의 천마제전도 무사히 치러지는구만.] 올려다보며 안도하는 무사들

[천마의 영령께서 올 한해도 우리 천마련과 마교의 교도들을 보우하실 것이다.] [감사합니다 천마님!] [천마련의 문도들에게 가호를 내려주시옵소서!] 천마정을 향해 합장하거나 절하는 사람들

 

#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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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3>

여전히 천마련. 낮. 하지만 날씨가 어둑하다. 하늘에 먹장구름이 잔뜩 끼어있고

<-군자각> 석헌중의 거처

한경파의 거처. 흑신이 입구를 지키고 있다. 주변에는 흑신 외에는 인적이 없고

 

#444>

건물 내부. 한경파의 침실

한경파; [바쁘실 텐데 뵙자고 해서 죄송해요.] 침대에 반쯤 기대 누운 채 힘없이 말하고. 쿠션을 등에 받쳐서 상체를 반쯤 일으킨 자세다. 잠옷을 입고 있고. 그 침대 옆에 놓인 의자에 벽세황의 모습을 한 청풍이 앉아있다. 이하 벽세황(청풍)으로 표기

벽세황(청풍); [아닙니다 형수님.] 고개 젓고

벽세황(청풍); [불편하신 중에도 부르셨으니 당연히 달려와야지요.]

한경파;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고맙군요.] 말하면서 벽세황(청풍)의 오른손을 보고

벽세황(청풍); [이 반지에 대해 하문(下問)이 계신지요?] 슥! 왼손으로 오른손 중지에 끼고 있던 반지를 빼며 묻고

한경파; [짐작하고 계실 테니 숨김없이 말씀드리지요.]

한경파; [그 반지의 주인은... 이 박복한 계집의 전(前) 남편이랍니다.] 벽세황(청풍)이 손가락에서 반지 빼는 걸 보며 말하고

벽세황(청풍); (역시...) + [편복귀라는 분이 형수님의 이전 배우자셨군요.] 두 손으로 반지를 내밀면서

한경파; [고마워요.] 두 손으로 반지를 받고

한경파; [십 년... 무려 십 년 만에 이걸 다시 만져 보는군요.] 주르르! 반지를 두 손으로 들고 보며 울고. 눈물이 흐른다.

벽세황(청풍); (흑신이 근처에 있는 데도 망설이지 않고 말하는 걸 보면 흑백신귀는 이 여자의 정체를 알고 있겠구나.)

한경파; [저는 남편이 오대신투중 한명인 편복귀라고만 알고 있었답니다.]

한경파; [그래도 저는 남편을 천하게 여기지 않았어요. 교씨 집안은 대대로 도둑 가문이었지만 나름대로 긍지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한경파; [살림이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손대지 않고 오직 탐관오리와 부정하게 재물을 모은 자들만 표적으로 삼는 것이 교씨 집안의 전통이었어요.]

벽세황(청풍); [저도 편복귀께서 불의한 짓을 저질렀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한경파; [그 사람의 얼굴을 세워주시니 그저 감사드릴 뿐이에요.]

벽세황(청풍); [헌데 편복귀님과는 어쩌다 파경(破鏡)을 맞게 되신 것인지요?]

한경파; [도련님도 짐작하셨겠지만...] [그 사람의 숨겨진 정체가 악명 높은 백변음마라는 것을 알게 된 때문이랍니다.] 눈물 닦으며 애잔하게

 

<십 몇 년 전부터 북경 일대에는 젊은 여자들만 골라서 겁탈하는 정체불명의 색마가 출몰했었어요.> 한 밤중. 침대 위쪽 모서리에 두 팔이 천으로 묶였고 입에 재갈이 물린 여자가 누군가에게 강간당하며 몸부림을 친다.

<수많은 여자들이 강간을 당했고 수법도 비슷했지만 겁탈 당한 여자들이 진술한 색마의 얼굴은 전부 제각각이었답니다. 그래서 그 색마에게 백변음마라는 이름이 붙여졌지요.> 열려진 창문으로 날아가며 돌아보는 어떤 사내. 열린 창문을 통해 침대에는 강간당한 여자가 울고 있다.

 

한경파; [약간의 무공을 지니고 있었던 저는 정의감과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백변음마의 뒤를 추적하기 시작했어요.]

한경파; [남편도 직업이 직업인지라 거의 매일 밤 집을 비웠고, 그래서 무료함도 달랠 겸 백변음마의 행적을 쫓은 것이지요.]

 

<몇 번의 착오 끝에 저는 백변음마가 여자들을 겁탈할 때 일정한 행적을 보인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한 밤중. 수많은 건물이 늘어선 대도시. 지붕 위에 날렵한 복장을 한 채 서서 주변 살피는 한경파. 지금과 비슷한 모습

<추적을 따돌릴 목적으로 늘 직전 피해자의 대척점에 있는 위치에서 겁탈한 대상을 구한다는 것이었어요.> 이마에 손을 대고 멀리는 보며 눈 번쩍이는 한경파

<그걸 알아낸 저는 백변음마가 다음에 노릴 표적들이 있을만한 구역에 미리 가서 잠복했고...> 멀리 누군가 지붕 위로 날아가는 모습이 작게 보인다

<마침내 그자가 어느 저택에 침투하여 젊은 부인을 겁탈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어요.> 어떤 저택의 지붕 위로 내려서다가 놀라는 한경파

<일은 이미 끝나 백변음마는 막 현장을 떠나던 중이었는데...> 방을 나서는 어떤 사내의 모습. 열려진 방문 안쪽은 침실이고. 침대에 강간당한 여인이 울고 있다

<그 저택을 나서는 순간 원래 얼굴로 돌아온 백변음마를 보고 저는 그만 절망하고 말았답니다.> 경악하는 한경파의 얼굴

<백변음마가 바로 저의 남편이었던 편복귀 교백이었던 거예요.> 쿵! 방을 나서는 사내의 얼굴 크로즈 업. 바로 백변음마의 얼굴이다

<남편이 재물뿐만 아니라 여자들의 정조마저 유린해온 사실을 제게 말 그대로 청천벽력이었답니다.> 놀라는 백변음마. 그 앞으로 내려서며 악을 쓰는 한경파. 울부짖으면서

<제게 정체를 들킨 남편은 뭔가 변명을 하려 했어요.> 뭐라 말하는 백변음마. 그 앞에서 삿대질하며 울부짖는 한경파

<하지만 분노와 수치심에 눈이 뒤집힌 저의 귀에는 아무 말도 들어오지 않았어요. 저는 그저 그 사람에게 온갖 저주를 퍼붓고는 북경을 떠나버렸답니다.> 울부짖으며 날아가는 한경파. 아래쪽에서 뭐라 외치며 손짓하는 백변음마

 

한경파; [그후 강호를 떠돌던 저는 인연이 닿아서 지금의 남편을 만나 새 삶을 꾸리게 된 거예요.] 애절한 한숨. 반지를 만지면서

벽세황(청풍); [제가 직접 본 바에 의하면 편복귀님은 일반적인 색마들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눈치를 살피면서

벽세황(청풍); [그분이 색마가 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이 있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한경파; [사연은.. 확실히 있었어요.] 끄덕.

벽세황(청풍); [그렇습니까?] 눈 번득이고

한경파; [지금의 남편과 재혼하고 몇 년이 지난 뒤 저는 우연히 천마서고(天魔書庫)에서 한 권의 의서(醫書)를 접하게 되었답니다.]

벽세황(청풍); (천마서고는 석헌중이 천강마존으로 위장한 채 머물고 있는 마존부 내의 서고였지.) 석헌중이 위장한 천강마존이 책상을 앞에 두고 앉아서 무언가를 쓰던 거대한 서고를 떠올리고

한경파; [천마서고에서 본 의서에 남편이 색마가 될 수밖에 없었던 내막이 수록되어 있었어요.]

벽세황(청풍); [편복귀님은 색마 노릇을 해야만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병에라도 걸린 것입니까?] 깨닫고 눈 번뜩

한경파; [그런 병이 있는 건 맞는데...] 한숨

한경파; [병에 걸린 것은 남편이 아니라 저희 부부의 외동딸인 소소였어요.] 애절한 표정으로 눈물 주르르 흘리고

벽세황(청풍); [따님에게 문제가 있었군요.] 깨닫고 끄덕

 

<살아있다면 두 달 후 열일곱 살이 되는 소소는 태어날 때부터 몸이 허약해서 저희 부부의 근심이었답니다.> 젊은 시절의 한경파가 의자에 앉아서 품에 안은 강보에 싸인 아기를 내려다보며 울상을 짓는다. 그 옆에 선 역시 젊은 시절의 백변음마도 걱정스러운 표정. 두 부부의 나이는 30대 초반. 젊은 한경파의 품에 안긴 아기는 작고 왜소하고 병색이 완연하다

<발육도 또래들보다 현저히 늦은 데다가 병치레가 끊이질 않았지만 원인을 찾을 수가 없었어요.> 아기의 모습 크로즈 업.

<저러다가 오래 살지 못하고 먼저 떠나보내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될 정도로 딸의 병약한 체질은 심각한 상태였어요.> 아기를 내려다보며 우는 젊은 시절의 한경파. 그런 한경파의 어깨를 다독이며 위로하는 젊은 시절의 백변음마

<헌데 딸이 다섯 살이 되던 해, 즉 십이 년 전부터 딸의 상태가 급격히 호전되기 시작했고 곧 보통의 아이들 정도로 건강하게 자랐어요.> 정원에서 두 팔 벌리고 허리 숙인 활짝 웃는 젊은 시절의 한경파. 그런 한경파를 향해 달려오는 해맑은 표정의 소녀. 5살 정도 된 아주 귀여운 그 소녀가 교소소의 어린 시절의 모습. 한경파 뒤에는 젊은 백변음마가 역시 미소 지으며 두 모녀를 보고 있다.

<저는 때가 되어서 소소가 건강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소소가 고질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남편이 지은 죄 덕분이었답니다.> 건강해진 딸을 품에 안고 좋아 죽으려고 하는 젊은 시절의 한경파. 그걸 보며 좀 어두운 표정이 되는 백변음마

 

벽세황(청풍); [혹시 따님의 체질이 육양절맥(六陽絶脈) 아니었는지요?]

한경파; [도련님도 육양절맥에 대해 아시는군요.] 눈가의 눈물을 소매로 닦으며 놀라고

벽세황(청풍); [한 때 의술에 관심을 두었던 덕분에 육양절맥의 증상에 대해서도 조금은 알고 있습니다.] 끄덕

한경파; [도련님 추측이 맞아요.] 애잔한 표정

한경파; [소소는 계집아이면서 음기(陰氣)가 극도로 부족한 육양절맥을 타고 났어요.] [발육이 늦고 병치레가 끊이지 않았던 것은 그 때문이었구요.]

벽세황(청풍); (황태자와 같은 체질을 여자의 몸으로 타고 났었군.) + [육양절맥은 완치가 불가능한 고질입니다.] 황태자를 떠올리고

벽세황(청풍); [다만 수시로 음기를 충전해줘서 활력을 되찾게 해주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경파; [그래서 남편은 주기적으로 젊은 여자들을 겁탈해서 음기를 모으고 있었던 거였어요.]

한경파; [자신이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소소를 위해 색마 짓을 하고 다녔던 것이지요.] 애절한 표정으로 울고

벽세황(청풍); (백변음마에게서 색마 느낌이 나지 않았던 이유가 그 때문이었구나.) 깨닫고

한경파; [남편은 여자들을 겁탈해서 모은 음기를 제가 모르는 사이에 소소 몸에 주입시켜주곤 했을 거예요.] [덕분에 소소는 건강해질 수 있었던 것이고...]

한경파; [그같은 사실을 천마서고에서 발견한 의서 덕분에 알게 되었지만...] [저는 다시 딸과 남편에게 돌아갈 수가 없는 신세가 되어있었어요.] 비탄에 잠긴 표정으로 울고. 반지를 두 손으로 만지면서

벽세황(청풍); (나이 많고 이미 자식까지 낳았던 경력이 있는 자신을 아내로 맞아준 석헌중을 배신할 수가 없었겠지.) 소리없이 한숨 쉬고

한경파; [비록 몸은 이곳에 있지만... 저의 마음은 늘 엄마 없이 자라고 있을 딸에게 가있었는데...] 눈물 닦으면서

한경파; [저의 딸... 소소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요?] 애절한 표정으로 벽세황(청풍)을 보고

벽세황(청풍); [그걸 말씀드리기 전에 소생이 알고 싶은 게 있습니다.]

한경파; [하문하세요.]

벽세황(청풍); [형수님의 신세내력을 알 수 있을지요?] 눈치 보며

한경파; [제가... 나이도 많고 남편과 자식이 있었던 몸으로 사신마재의 첫째이신 분과 부부가 될 수 있었던 게 의아하시겠지요.] 애잔한 미소

벽세황(청풍); [송구합니다.]

한경파; [아니에요. 도련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마교 교도들이 궁금해 하는 게 저의 배경이랍니다.] 애잔하게 웃고

벽세황(청풍); (그렇겠지. 이 여자의 드러난 조건으로는 도저히 천강마존의 대제자인 석헌중과 부부가 될 수 없었으니...)

한경파; [사실을 말씀드리자면... 저의 본명은 한경예가 아니고 한경파(韓京芭)랍니다.]

한경파; [지금의 남편과 재혼을 하면서 어머니의 존함이었던 능파예(凌芭芮)를 빌어 개명을 한 것이지요.] 애싸 웃고

벽세황(청풍); (한경파?) (전에 어디서 들어본 적이 있는 이름인데...) 금방 떠올리지 못하고. 벽세황(청풍)은 #175>에서 한경파의 이름을 들은 적이 있다.

한경파; [또 한 가지 부끄러운 비밀을 말씀드리자면...] 부끄러운 표정

한경파; [신첩은 백변음마와 부부가 되기 전에 이미 한번 결혼을 했었으며...] [첫 남편과의 사이에서도 딸을 하나 낳았었답니다.] 부끄러운 표정

벽세황(청풍); (남편을 세 번이나 갈아치우다니...) + [그러셨군요.] 좀 민망한 표정으로 웃고

한경파; [첫 번째 남편은 아버지뻘로 나이가 많은 분이셨는데...] [십구 년 전, <정난의 변> 때 영락제에 의해 십족(十族)이 몰살당하고 말았답니다.]

벽세황(청풍); [십... 십족!] 경악하고

벽세황(청풍); (십족은 일가친척인 구족(九族)에 친구와 제자들까지 포함한 뜻이며... 역사상 십족이 주멸당한 사례는 단 한번 뿐이다.) 충격을 받고

벽세황(청풍); [설마... 설마 형수님이 바로...] 놀라 버벅 대고

한경파; [도련님이 짐작하시는 대로랍니다.] 소매로 눈물 찍으며 애잔한 표정

한경파; [이 박복한 계집의 첫 번째 남편은 연왕, 즉 지금의 영락제에게 십족이 주멸당한 거유(巨儒) 방효유(方孝孺) 선생님이셨답니다.] 좀 긍지에 찬 표정이 되며 말하고

벽세황(청풍); (맙소사!) 자기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고

벽세황(청풍); (이 여자... 아니 이분이 만독조종과 명교의 유일한 핏줄이며 분이의 어머니인 한경파였구나.) 흥분하여 한경파를 내려다보고. 분이를 떠올리고.

이어지는 벽세황(청풍)의 회상. #175>의 장면이다.

 

분이; [방... 방숙분(方淑分)?] 놀라 눈을 치뜨고

분이; [제... 제 진짜 이름이 방숙분이고 방효유라는 유명한 분께서 세상에 남기신 유일한 핏줄이란 말씀이신가요?] 독천존과 마주 앉아 놀라고 흥분하고. 장소는 건물 내의 거실인데 청풍과 전삼낭은 두 사람 옆에 앉아 놀라고 있다. 특히 전삼낭은 손으로 입을 가리며 울려 하고

독천존; [네 신분은 그저 방효유의 딸 정도가 아니다.] 엄숙하게

독천존; [너는 명교의 마지막 교주였던 소명왕(少明王) 한림아(韓林兒)의 후손이며...]

독천존;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만독동천의 시조이신 만독조종님의 핏줄이라는 사실이다.]

독천존; [네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독인 구룡짐독(九龍鴆毒)이 들어있던 금천구룡로(禁天九龍爐)를 간단히 열었던 것은 그 때문이다.]

분이; [어... 어떻게 그런...] 충격과 흥분

분이; [지금... 지금까지 난 그냥 아비도 없는 가난한 집 딸이라고 생각했는데...] 전율하며 전삼낭을 돌아보고. 그러자

전삼낭; [아가씨!] 털썩! 의자에서 내려와 분이 앞에 무릎을 꿇고. 옆에서 보며 흠칫! 하는 청풍

분이; [엄마!] 깜짝 놀라며 의자에서 일어나고

전삼낭; [지금까지 속여 왔던 쇤네를 용서하시옵소서.] 무릎 꿇고 이마 바닥에 대며 눈물 흘리고

분이; [엄마! 갑자기 왜 이래?] [일어나 엄마!] 당황하며 마주 무릎을 꿇고 전삼낭의 팔을 잡고 일으키려 하고

전삼낭; [마님... 한경파(韓京芭)마님은 혹시 있을지 모를 영락제의 추격을 피하기 위해 아가씨를 쇤네에게 맡기고 몸을 숨기셨사옵니다.] 고개 들어 울면서 분이를 보고

전삼낭; [당시 쇤네는 열여섯 살에 불과한 계집아이였던 터라 아가씨를 제대로 가르치지도, 양육하지도 못했사옵니다.]

전삼낭; [귀하디 귀한 아가씨를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게 하여 죄송할 따름이옵니다.]

분이; [그런 말 하지마 엄마.] 무릎 꿇고 전삼낭의 눈물 닦아주며 같이 울고

분이; [내가 누구의 딸이고 핏줄인 건 상관없어.] [날 키워준 엄마가 분이의 진짜 엄마야.]

분이; [그러니까 앞으로도 날 분이라 부르고... 잘못 한 거 있으면 혼내고 그래.]

전삼낭; [아가씨...] 감격

분이; [한번만 더 날 아가씨라 부르면 정말 화낼 거야.]

전삼낭; [흐윽!] 분이를 와락 끌어안고

전삼낭; [그래! 넌 내 딸이야! 내 딸 분이야.] 끌어안고 몸부림치며 울고. 분이도 함께 끌어안고 울고

회상 끝

 

한경파; [사부님... 천강마존께서는 신첩의 첫 번째 남편이었던 방효유 선생과 친교(親交)가 있으셨답니다.] 벽세황(청풍)이 일어나자 놀랐지만 차분하게

한경파; [그런 연고로 천강마존님께서는 제가 명교의 마지막 교주셨던 소명왕 한림아님의 딸이라는 사실도 알고 계셨어요.]

벽세황(청풍); (그래서 천강마존은 나이도 적지 않고 두 번이나 결혼했던 이 여자를 대제자의 배필로 허락했을 뿐 아니라 양녀로 삼기까지 했구나.) 깨닫고

벽세황(청풍); (명교라면 마교나 혈교보다 오히려 명가라고 할 수 있으니...)

한경파;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방효유 선생의 십족이 연왕에게 주멸당할 당시 저는 뱃속에 그분의 아이를 담고 있었답니다.]

벽세황(청풍); [저도 알고 있습니다.] 포권하고

벽세황(청풍); [형수님이 영락제의 살수를 피해 어렵게 출산하신 방효유 선생의 핏줄은 딸이며 이름이 방숙분이라는 사실을...]

한경파; [도... 도련님이 그걸 어떻게...] 경악하며 놀랄 때

벽세황(청풍); [기쁜 소식 한 가지와 안타까운 소식 한 가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벽세황(청풍); [먼저 기쁜 소식은 형수님의 첫째 따님 방숙분, 분이가 잘 자랐다는 사실입니다.]

한경파; [숙분이... 신첩이 몸종인 삼낭이에게 맡겼던 숙분이를 알고 계시는가요?] 흥분. 상체를 일으켜 금방이라도 벽세황(청풍)에게 달려들 자세로

벽세황(청풍); [알고 있는 정도가 아닙니다.]

벽세황(청풍); [저는 분이와 어렸을 때부터 한 동네에서 자랐습니다.]

한경파; [그런... 그런 일이...] 흥분으로 달달 떨며 두 손으로 입을 가리며 울고

벽세황(청풍); [분이는 잘 자랐을 뿐 아니라 오제 중 만독조종님의 핏줄이라는 사실이 밝혀져서 독천존 서래음 노사의 보살핌과 가르침을 받고 있는 중입니다.]

 

#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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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1>

<-호리각> 역시 깊은 밤. 모든 건물에 불은 꺼져 있고

어두운 침실 배경으로 들리는 음성. 침대에 알몸인 청풍과 야한 잠옷차림인 구숙정이 누워있다. 바로 누운 청풍의 옆에 옆으로 누운 구숙정이 달라 붙어잇는 모습. 두 사람의 아랫도리는 얇은 이불로 가려져 있고. 구숙정은 청풍의 팔을 베고 한손으로 청풍의 가슴을 만지고 있다. 청풍의 가슴에는 이제 약간의 흔적만 남아있고 상처는 모두 나았다.

청풍; (확실히 요녀는 요녀다.) 구숙정에게 팔 베개를 해준 자세로 누워 천장 보며 쓴웃음

<남자를 모르는 처녀라면서 입과 손을 쓰는 재주가 너무도 기가 막혔었다.> 수줍은 표정으로 청풍의 가슴에 뺨을 대고 누워서 한 손으로 청풍의 가슴을 쓰다듬는 구숙정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그 바람에 겨우 차 한 잔 마실 수 있을 정도로 짧은 시간 동안 거푸 세 번이나 만족을 했으니...) 쓴웃음.

청풍; (몸이 아닌 손이나 입만으로도 남자를 극락으로 보낼 수 있는 여자가 있을 줄은 몰랐다.) 생각할 때

구숙정; [오해는 하지 말아줘.] 청풍의 가슴을 손가락으로 만지며 얼굴 좀 발개지고

구숙정; [우리 섭혼마가의 장기는 이름 그대로 상대방의 혼을 빼앗는 거야.] [자연히 이성을 유혹하고 황홀하게 만드는 기교들도 사용하는데...]

구숙정; [나 역시 본가의 비법들을 거의 다 익힌 상태지만 한 번도 그것들을 실전에서 써본 적은 없어.]

구숙정; [그러니까 내가 너무 능숙했다고 해서 경험이 많거나...] + 청풍; [걱정하지 마십시오.] 팔 베개를 해준 손으로 구숙정의 등을 쓰다듬고

청풍; [저는 소저가 진실만을 말하는 분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고개 돌려서 구숙정의 정수리에 입을 맞추면서. 놀라는 구숙정

구숙정; [고마워! 그렇게 말해줘서!] 와락! 한 팔로 청풍의 가슴을 강하게 끌어안으며 감격하고. 움찔하는 청풍.

구숙정; [날 가볍고 음란한 계집이 아니라고 믿어준 건 자기가 처음이야!] 뭉클! 감격한 구숙정이 강하게 끌어안는 바람에 얇은 잠옷 속의 풍만한 젖가슴이 청풍의 가슴에 짓눌려 이지러진다.

청풍; (죽... 죽겠구만.) 얼굴이 달아오르고.

구숙정; [자기를 낳아준 분이 영락제의 누이였지?] 청풍의 가슴 만지며 말하고

청풍; [그렇습니다.]

구숙정; [홍무제의 막내 따님이셨고?] 고개 조금 들어서 청풍의 얼굴 보며

청풍; (왜 아버지가 아니라 어머니에 대해서 집요하게 묻는 건가?) + [벌써 십팔 년 넘게 뵙지 못하는 불효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한숨 쉬고

구숙정; [자당은 사자천존께서 잘 보살펴 주시고 계실 테니 걱정할 건 없고...]

구숙정; [하지만 여전히 난 이해가 안되네.]

청풍; [뭐가 이해가 안되십니까?] 고개 조금 돌려 구숙정을 내려다보며 묻고

구숙정; [자기 몸에 홍무제의 피가 흐르는 것과 박룡안을 쓸 수 있는 건 별개의 문제야.]

청풍; (내가 박룡안을 쓴 사실 때문에 어머니에 대해 물었군.) 깨닫고

구숙정; [만일 홍무제의 핏줄이라고 해서 누구나 다 박룡안을 쓸 줄 안다면 그게 <천자의 눈>이라 불릴 이유가 없어.]

청풍; (하긴...) 끄덕. 찡그리고

청풍; (당금 천하에서 박룡안을 쓸 수 있는 사람은 영락제와 황태자뿐이다.) 가마에 탄 뚱뚱한 황태자가 눈에서 강렬한 빛을 뿜어내고. 그 뒤로 거대한 한 쌍의 눈이 떠어르던 장면 떠올린다. 물론 금릉 자금성의 내원에서의 일이다

청풍; (심지어 황태손 주첨기에게서도 아직 발현되지 않은 박룡안을 어째서 난 쓸 수 있는 것일까?)

구숙정; [자기가 박룡안을 쓸 수 있게 된 데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어.] 고개 들고. 눈을 반짝이며 얼굴 좀 붉어지고. 그 바람에 청풍의 가슴에 눌려있던 풍만한 젖가슴이 출렁이고

청풍; [어떤...] 출렁이는 구숙정의 젖가슴 곁눈질하며

구숙정; [첫째! 자기가 장차 천자가 될 몸이라면 박룡안을 쓸 수 있는 게 이상할 게 없어.] 옆으로 누운 자세로 한쪽 팔로 몸을 지탱해서 반쯤 일어나 앉은 자세로

청풍; [무서운 말씀을 하십니다.] 굳어진 표정

청풍; [저는 제위(帝位)에 대한 욕심이 추호도 없으니 두 번 다시 지금의 그 말 올리지 마십시오.] 삼엄한 표정으로. 말하고. 그런 청풍의 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일어나고

구숙정; [조... 조심할게.] + (무서워라.) 침 꼴깍. 겁을 먹고

구숙정; (엄한 표정을 지으니까 가슴이 떨려서 얼굴을 볼 수가 없을 정도야.) + [그리고... 자기가 천자가 되지 않더라도 박룡안을 쓸 수 있는 경우가 한 가지 더 있어.] 눈치 보며

청풍; [그게 뭐요?] 좀 화가 난 표정으로

구숙정; [자기 혹시...] 슥! 청풍의 시선을 피하며 오른손을 이불로 덮인 청풍의 아랫도리로 밀어넣고.

찡그리지만 말리지 않는 청풍

구숙정; [숨겨둔 자식 있어?] 슥! 무언가를 잡으며 묻고

청풍; [숨겨둔 자식이라니... 무슨 뜻이오?] 거시기가 구숙정의 손에 자극을 받는 바람에 몸이 좀 떨리고

구숙정; [있어? 없어?] [그것만 말해.] 슥! 슥! 이불 속에서 손을 움직이며 말하고. 용두질을 해준다

청풍; [아... 아직 약관도 안된 나이요.] [자식이 있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하지 않소?] 용두질 당하며 헐떡이고

구숙정; [그래? 그렇단 말이지?] 흥분하며 벌떡 일어나더니

구숙정; [그럼 서둘러야겠어!] 화락! 청풍의 아랫도리를 덮고 있던 이불을 확 걷어버리고. 그 바람에 청풍의 알몸이 완전히 드러나고. 용두질 당하던 거시기가 불끈 거리고. 당황하는 청풍

청풍; [서두르다니 무슨...] + [!] 이불을 다시 끌어올리려다가 눈 부릅

슥! 구숙정이 짧은 잠옷 치마를 걷어 올려 아랫도리를 드러내면서 청풍의 아랫도리 위에 걸터앉으려 한다.

청풍; [소... 소저!] 당황하며 저지하려 하지만

구숙정; [가만히 있어! 이건 내가 원해서 하는 거니까.] 소변보는 자세로 앉아서 청풍의 것을 잡아 자신의 가랑이 사이로 이끌면서 할딱이고

청풍; [하지만 소저는 분명 소저 입으로 처녀의 몸이라고 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한 몸이 되는 건...] 헉헉. 전율하고

구숙정; [상관없어!] 고통스러운 듯 찡그리며 엉덩이를 아래로 내리고

구숙정; [내가 지금 간절히 원하는 건 자기의 씨야!] + [하악!] 엉덩이를 세게 내리누르며 자지러지고. 고개 젖히며

청풍; [허억!] 청풍도 구숙정의 엉덩이를 잡은 채 혼망가고

파르르! 청풍의 알몸인 아랫도리에 완전히 밀착시킨 구숙정의 엉덩이가 경련을 일으킨다. 얇은 잠옷 치마에 덮여 맨살은 드러나지 않지만 잠옷 치마가 얇아서 엉덩이의 윤곽은 그대로 드러나 보인다

구숙정; [아... 아파라!] 두 손으로 청풍의 가슴 누른 채 눈물 찔끔

구숙정; [이럴 거라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진짜 아프네.] [생살이 비수로 저며지는... 아니 달군 쇠몽둥이가 아랫도리에 강제로 끼워진 것처럼...] 할딱이고

청풍; [소... 소저! 어째서 이렇게 무리를...] [나야 좋지만...] 헉헉 대고

구숙정; [이제 쌀은 익어 밥이 되었고 나무는 파여서 배가 되었으니 이유를 말해줘도 되겠지.] 두 손으로 청풍의 가슴 누른 채 청풍을 내려다보며 할딱이고

구숙정; [천자가 될 몸이 아니면서도 박룡안을 쓸 수 있는 마지막 한 가지 가능성은...] 할딱이며 엉덩이를 조금씩 들썩이기 시작하고

구숙정; [자손들 중에서 천자가 나올 경우야.] 고통으로 이마 찡그리며 할딱이고

청풍; [그런...] 놀라고

구숙정; [실제로... 홍무제의 아비인 주세진(朱歲進), 즉 인조(仁祖)가 가끔 이능(異能)을 발휘하여 주변 사람들을 놀래켰다는 전설이 있어.] 말하는 배경으로 떠오르는 장면. 어떤 농부가 양손을 펼치자 논에 쳐박혔던 마차가 둥실 떠오른다. 주변에서 보며 놀라는 사람들. 마차를 끌던 말을 논에서 끌어내는 사람도 있고. #246>에 나온 장면이다. **착오로 씬 #246>이 두 번인데 두 번째 #246>임**

청풍; (맙소사!) 깨닫고 눈 부릅

 

<이 여자 말대로라면 손영롱! 그녀가 나와의 단 한 번의 동침으로 수태를 했겠구나.> 천불투의 보물 창고 안의 침대에서 자신이 손영롱을 범하던 장면 떠올리는 청풍.

<그리고 내가 금릉을 떠난 직후 손영롱은 황태손 주첨기의 청혼을 받아들여 후궁으로 들어갔다는 얘기가 들렸었다.> 손영롱이 신부 복장을 하고 주첨기와 두 손을 맞잡은 채 수줍어 하고 있다. 두 사람 앞쪽에는 황태자와 황태자비가 나란히 앉아서 보고 있다. 둘 다 좋아하고

 

청풍; (주첨기에게는 아직 자식이 없다.) 자기 얼굴 위에서 출렁이는 구숙정의 육감적인 젖가슴 올려다보며 생각하고

청풍; (만일 손영롱이 낳은 아이가 아들이라면 주첨기의 뒤를 이어 천자가 될 것이다.) 얼굴 위에서 출렁이는 구숙정의 젖가슴 올려다보며.

청풍; (내 후손중 누군가 제위에 오른다면 그렇게 밖에 생각할 수가 없다.) 생각할 때

구숙정; [내게... 오늘밤 날 수태시켜줘! 그럼 그 아이가 장차 천자가 될지도 모르니까.] 신나게 방아를 찧으면서 할딱이고

청풍; (그래서 느닷없이 나와 결합을 했구나.) 깨닫고

청풍; (자식이 황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면 당연히 욕심을 낼 만한 상황이긴 하다.)

청풍; (하지만 미안하게도 천자의 어미가 되는 건 당신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이오.) 소리없이 한숨을 쉬며 두 손으로 구숙정의 허리를 끌어안고

<장차 천자가 되어 천하를 다스릴 내 아이는 이미 다른 여자의 몸에서 자라고 있는 중일 테니...> 응응하는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아흑! 하악! 청풍의 몸 위에서 방아를 찧으며 자지러지는 구숙정

 

#442>

<-천마정> 천마련 뒤쪽 봉우리의 정자. 정자 중앙에 놓인 향로를 들여다보고 있는 천마귀비.

향로에는 물이 채워져 있고. 밤하늘이 비쳐서 거울같은데

거울같은 수면 위로 떠오르는 장면. 구숙정이 청풍의 아랫도리에 걸터앉아 방아를 찧으며 자지러지는 모습이다.

까득! 향로 모서리를 움켜쥔 천마귀비의 손톱이 향로를 파고 들면서 소리와 흠집을 내고

팟팟! 엉덩이쪽 치마 아래로 드러난 두툼한 꼬리도 신경질적으로 좌우로 움직인다

구숙정의 몸 아래 깔려 혼망 간 표정인 청풍의 얼굴이 수면에 비친다. 두손으로는 구숙정의 젖가슴을 아래에서 움켜쥔 채로

천마귀비; (어렵구나. 정말 어려워.) 한숨

천마귀비; (천지신명의 은혜를 입어 호풍환우할 수 있는 신통력을 얻었으나...)

천마귀비; (내 능력과 술법으로도 인간의 마음을 장악하는 것은 난망(難望)할 뿐이다.)

천마귀비; (그토록 정이 깊었던 천마 엽고성도 결국 내가 아닌 동족의 암컷을 택했는데...)

천마귀비; (똑같은 일이 반복될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정녕 내가 온전한 인간이 되는 기적은 이번 인연에서도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일까?> 향로를 들여다 보는 천마귀비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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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8>

창문이 닫힌 방안. 울고 있는 한경파. 창문을 닫고 돌아서는 석헌중

침대에 알몸을 이불로 가린 채 앉아서 말없이 울고 있는 한경파

석헌중; [부인! 혹시 셋째가 말한 인물이...] 슥! 침대에 걸터앉으며 묻고

한경파; [신첩의 두 번째 남편이었던 백변음마 교백이랍니다.] [셋째 도련님이 끼고 있던 반지는 교씨가문에 전해지는 가보 투심환이었구요.]

석헌중; (역시...) + [그럴 거라 생각했소.] 한숨 쉬며 한경파의 어깨를 끌어안고

한경파; [그 인간... 그 죄 많은 인간이야 죽었든 말든 상관없어요.] [하지만... 하지만 우리 불쌍한 소소(素素)는 어떻게 해요?] 석헌중의 품에 안겨 울고

한경파; [셋째 도련님이 한 말대로라면 소소의 신변에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게 분명한데...] 석헌중의 품에 안겨 몸부림치며 울고

석헌중; [진정하시오.] [내 예감은 소소가 무탈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하고 있소.]

석헌중; [하물며 소소는 명교의 핏줄이 아니오?] [명교의 열조들께서 틀림없이 보살피고 있을 테니 작게 놀라는 일은 있을지언정 심각한 해를 입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거요.]

한경파; [그러기를... 상공의 예감이 맞기를 바랄 뿐이에요.] [자격 없는 어미인 신첩이 소소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은 없으니...] 석헌중의 품에 안겨 우는 한경파

석헌중; (가장 존귀한 핏줄이면서 세상의 신고(辛苦)란 신고는 다 격은 여인이다.) 한숨

<이 가엾은 여인을 내가 어찌 모른 척 할 수 있단 말인가?> 끌어안고 있는 두 부부의 모습 배경으로 석헌중의 생각 나레이션

 

#439>

<-호리각> 구숙정의 거처. 건물 한 채에만 불이 켜져 있다.

불 켜진 방. 상체를 벗은 벽세황(청풍)이 침대에 걸터앉아 무언가 생각하고 있고 그 앞에 놓인 의자에 앉은 구숙정이 상처에 고약같은 것을 발라주고 있다.

침대 옆의 탁자에는 조천경도 놓여있고. 헌데

스스스! 벽세황(청풍)의 가슴에 났던 상처들이 급격히 아물고 있다.

구숙정; (엄청난 회복력이야.) 약을 발라주며 놀라고

구숙정; (상처가 나자마자 치유되는 체질이 존재할 줄은 몰랐어.)

구숙정; (무서우면서도 까칠한 소천호로부터 애정 공세를 받기도 하고...) (대체 요 가짜 놈의 정체가 뭐길래 이렇게 비밀이 많은 걸까?) 갸웃거릴 때

 

한경파; [셋째 도련님! 질문이 있어요.] [그 반지... 오른손에 끼고 있는 그 반지, 언제부터 끼고 있었던 건가요?] 한경파가 흥분해서 묻던 장면 떠올리는 벽세황(청풍).

 

벽세황(청풍); (석헌중의 아내 한경예...) (그 여자가 이 반지에 대해 알고 있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자기 오른손에 끼워진 반지를 보면서 생각하고

벽세황(청풍); (그렇다는 건 그 여자가 백변음마와 아는 사이라는 건데...)

벽세황(청풍); (백변음마, 즉 편복귀(蝙蝠鬼)는 별호에 어울리게 극히 비밀스러운 인물이라 그에 대해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벽세황(청풍); (나도 백변음마가 자기 입으로 털어놓지 않았다면 백변음마가 당대의 오대신투(五大神偸) 중 한명인 편복귀일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벽세황(청풍); (과연 그 여자는 백변음마와 어떤 사이일까?)

 

<그... 그랬군요! 북경 광안문 밖에 사는 어떤 인물이 자기 딸을 보살펴 달라는 부탁을 하며 그 반지를 주었군요.> 필사적으로 울음 참으며 애절한 표정으로 말하던 한경파의 모습

 

벽세황(청풍); (백변음마의 딸 얘기를 들은 한경예의 반응이 예사롭지 않았었다.) (그렇다는 건...)

벽세황(청풍); (그 여자가 백변음마의 딸을 낳은 장본인일 수도 있다는...) + [!] 생각하다가 움찔! 하고

슥! 여자의 손이 벽세황(청풍)의 사타구니를 어루만진다. 물론 구숙정의 손이다.

구숙정; [정말 튼실하네.] 얼굴 좀 발개진 채 벽세황(청풍)의 사타구니를 만지고

벽세황(청풍); [사.. 사저...] 당황하면서도 구숙정의 손을 피하거나 거부하지 못하고

구숙정; [고백할게.] [사실 난 남자의 이걸 직접 만져본 건 오늘이 처음이었어.] 바지 속에서 불끈거리는 벽세황(청풍)의 거시기를 만지며 얼굴 달아오르고

구숙정; [당연히 난 아직 남자를 모르는 처녀의 몸이고...]

벽세황(청풍); [그... 그럼 금존청을 마시면서 했던 말은...] 놀라고

구숙정; [물론 널 떠보기 위해서 한 거짓말이었어.] 콱! 벽세황(청풍)의 거시기를 강하게 쥐고

벽세황(청풍); [꺼억!] 눈이 돌아가고

구숙정; [이제 실감나지? 네가 죽고 사는 게 내 손아귀에 달려있다는 게?] 슥! 벽세황(청풍)의 옆으로 옮겨 앉으며 속삭이고. 손으로는 여전히 벽세황(청풍)의 거시기를 움켜잡은 채

벽세황(청풍); [제... 제발...] 헐떡

구숙정; [제발 뭐?] 벽세황(청풍)의 귀에 대고 속삭이고.

구숙정; [어떻게 해달라는 건지 분명하게 말해!] 그러면서 손을 움직여 벽세황(청풍)의 거시기를 자극하고

벽세황(청풍); [살... 살려주십시오.] 비지땀을 흘리며 울상

구숙정; [살려줄게. 아니 죽여줄 수도 있어.] 할딱이고

구숙정; [대신 네가 누구고 무슨 목적으로 본련에 잠입했는지 이실직고해야만 할 거야.] 강렬한 표정으로

벽세황(청풍); (내가 진짜 벽세황이 아니라는 걸 알아차렸구나.) + [어... 어떻게...] 헐떡이고

구숙정; [어떻게 네가 벽세황으로 위장했는지 알았느냐고?]

벽세황(청풍); [예...]

구숙정; [저거야!] 고개 돌려서 조천경을 보고. 벽세황(청풍)도 조천경을 보고

지이잉! 약간 진동하며 빛을 내는 조천경

벽세황(청풍); (저 거울... 평범한 물건이 아니다.)

구숙정; [조천경이라고... 우리 섭혼마가의 보물인데 영적인 존재나 현상을 감지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벽세황(청풍); [그럼 저 거울로...] 깨닫고. 자신이 박룡안을 펼쳐서 나비를 사로 잡으려 하던 장면 떠올리고

구숙정; [네가 <천자의 눈>이라 불리는 박룡안을 구사하는 것을 조천경을 통해서 보았었다.] 끄덕이고

벽세황(청풍); (어쩐지...)

구숙정; [벽세황, 그 난봉꾼놈은 당연히 박룡안을 구사할 조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구숙정; [그래서 네가 진짜 벽세황이 아니란 것을 안 것인데...] [대체 네놈은 정체가 뭐냐?] 여전히 청풍의 거시기를 부여잡은 채

벽세황(청풍); [그게...] 난감

구숙정; [나이로 보자면 영락제의 손자인 주첨기와 비슷하지만 주첨기 일 리는 없고...] [황태자도 황손도 아니면서 어떻게 박룡안을 쓸 수 있는 것이냐?]

벽세황(청풍); (이 요부에게 내 정체를 밝혀야만 하나?) 구숙정을 보며 갈등. 진지한 표정으로 올려다보고 있는 구숙정. 한손으로는 벽세황(청풍)의 가시기를 부여잡은 채로

벽세황(청풍); (자신의 입으로 처녀라 말하기도 했고... 분방한 요녀라고 알려졌지만 사실은 사람들의 눈을 속이기 위한 위장일 것이다.)

벽세황(청풍); (외양과 달리 속이 깊은 여자이기도 하니 모험을 걸어보자.) + [제 진짜 이름은 초무궁입니다.]

구숙정; [초무궁?] [어디서 들어본 적이 있는 이름인데...] 갸웃. 그러다가

구숙정; [흑!] 눈 치뜨며 기겁하고. 여전히 청풍의 거시기를 부여잡은 채로

구숙정; [설마... 설마 너 사자천존의...] 기겁하는데

벽세황(청풍); [거기까지..] 텁! 손으로 구숙정의 입을 가리고

벽세황(청풍); [제가 누군지 아는 사람은 아직 천하를 통틀어도 열 명이 채 되지 않습니다.] 손을 내리면서

구숙정; [맙소사!] 벽세황(청풍)의 손이 치워지자 놀라서 헉헉

구숙정; [넌... 넌 분명 십팔 년 전에 누군가에게 납치당했었다고 들었는데...] [그 때문에 본련의 숙적인 사자천존도 은퇴를 했었고...] 주변 살피는 표정으로 속삭이고

벽세황(청풍); [제가 납치범의 수중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데는 복잡한 사연이 있습니다.] [그보다...]

벽세황(청풍); [저... 저 좀 풀어주면 안될까요?] 아랫도리를 보고

흠칫! 하는 구숙정

벽세황(청풍); [여러 가지 의미로 죽겠습니다.] 죽상

구숙정; [풀어줄게. 원하면 죽여줄 수도 있고...] 얼굴 발개져 할딱이고

구숙정; [대신 지금 뒤집어쓰고 있는 벽세황의 가면을 벗고 진짜 얼굴을 보여줘.]

벽세황(청풍); [가면 따윈 쓰고 있지 않습니다.] 눈 부릅뜨며 인상 쓰고. 그러자

우둑! 우둑! 벽세황(청풍)의 얼굴에서 뼈가 엇갈리는 소리가 들리고

구숙정; (내공으로 얼굴을 바꾸는 역용술을 익히고 있었구나.) 벽세황(청풍)의 얼굴이 변하는 것을 보며 긴장할 때

쿵! 벽세황의 얼굴이 청풍의 얼굴로 변한다. 이하 당분간 청풍으로 표기

구숙정; (요놈이 바로 사자천존의 외아들인 초무궁!) 흥분하며 긴장된 표정으로 청풍을 보고

구숙정; (벽세황보다 잘 생겼다고는 못하겠지만 훨씬 더 사내답고 귀태(貴態)가 풍긴다.) 얼굴이 좀 발개진 채 청풍의 얼굴을 살피고

청풍; [제 진면목을 드러냈으니 이제 그만 풀어주십시오.] 억지로 웃고

구숙정; [풀어줄게.] 할딱이며 끄덕이더니

구숙정; [단, 한번 죽여준 후에!] 팟! 청풍의 상체를 강하게 밀어 뒤로 자빠지게 하고. + 청풍; [헉!] 불의의 기습에 뒤로 벌렁 넘어간다. 다리는 침대 아래로 늘어트린 채 침대에 벌렁 누운 자세가 되고. 이어

촤악! 두 손으로 청풍의 바지를 재빨리 아래로 까내리는 구숙정. 무언가 탱! 하며 튀어나오고

청풍; [소... 소저!] 고개 들며 비명 지르지만

슥! 청풍의 거시기를 잡는 구숙정의 손. 이어

고개를 숙여서 그걸 입으로 답싹 물어버리는 구숙정. 침대 아래에 무릎을 꿇은 자세로

청풍; [허억!] 고개 젖히며 비명 지르고

손과 입을 움직이는 구숙정. 머리가 들썩이고.

청풍; (당... 당했다!) 자신의 아랫도리에 얼굴 묻은 구숙정의 어깨를 부여잡은 채 눈을 까뒤집으며 꺽꺽 대고

<이름 그대로 구미호리... 탕녀는 아닐지 몰라도 요녀인 건 분명하구나. 만난 지 하루도 안된 내게 이렇게 대담한 짓을 하는 걸 보면...> 침대에 누운 청풍의 아랫도리 사이에 무릎 꿇은 채 머리를 청풍의 아랫도리에 묻고 들썩이는 구숙정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440>

<-운중각> 위진천의 거처. 불은 모두 꺼져 있고.

휘익! 운중각의 가장 크고 화려한 건물 앞에 내려서는 위진천. 시선은 뒤로 하여 살피면서.

위진천; (한경예... 한경예...) 찡그리며 건물로 다가간다

위진천; (아무도 그 늙은 년의 내력을 모른다.) (하지만 천강마존은 석헌중이 열 살 가까이 연상인 그년과 결혼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심지어 양녀로 삼기까지 했다.)

위진천; (그렇다는 그년에게 엄청난 배후가 있다는 얘긴데...) 입구로 다가가고

위진천; (그런 그년이 벽세황으로 위장한 장가놈이 끼고 있던 반지를 한눈에 알아보았다.)

위진천; (게다가 장가놈이 북경 광안문 밖 운운했을 때의 반응도 예사롭지가 않았고...) 문고리를 잡고

위진천; (한경예는 내가 생각하는 그 인간과 관련이 있을지 모른다.) 덜컥! 문을 열고 어둑한 방안으로 들어간다. 그러다가

멈칫! 하는 위진천

[어서 와라 진천아.] 방안에 누군가 커다란 상자에 걸터 앉아있다가 말한다. 바로 위태극이다.

위진천; [조부님!] 탁! 뒤로 문을 닫으며 방안으로 들어가고

위진천; [아직 번뇌마가로 돌아가시지 않으셨군요.] 다가가고

위태극; [네 아비가 아랫것들을 통해서 운반시킨 물건이 마침 도착했구나.] 슥! 걸터앉아있던 상자에서 일어나는 위태극의 모습 제대로 보여주고. 그자가 깔고 앉아있던 상자는 폭 1미터, 길이 1.5미터. 높이 1미터쯤 되는 상당한 크기다.

위진천; [그럼 그 상자 안에...] 흠칫! 하고

위태극; [태무가 진천이 너의 인생에 걸림돌이 될지도 모른다고 한 놈을 끝장 내줄 비밀무기가 들어있다.] 덜컹! 웃으며 상자의 뚜껑을 열고

위진천; [드디어 도착했군요.] 흥분해서 상자 안을 들여다 보고

<장청풍, 그놈을 저 세상으로 보내줄 무기가...> 쿵! 위진천의 말 배경으로 상자 내부의 모습 보여준다. 입에 재갈이 물리고 두 팔이 뒤로 묶인 뇌화영이 웅크린 자세로 들어있다. 옆 모습이 보이게. 눈을 감고 있고

 

#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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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6>

<-구숙정의 거처 호리각(狐狸閣)> 천마련 내의 또 다른 건물. 화려하고 이국적인 건물들인데 밤이 깊어 역시 불은 켜져 있지 않고

어둑한 방. 화려한 여자의 침실.

침대에 거의 알몸으로 잠들어 있는 구숙정. 입구쪽을 향해 옆으로 누워 잠들어있는데 얇은 이불을 허리 아래에 덮고 있다

[!] 눈 번쩍 뜨는 구숙정. 꽝! 굉음이 들린 것

구숙정; (이건...) 벌떡! 일어나고. 젖가슴이 출렁. 드드드 건물이 진동하고

꽝! 꽈광! 그 사이에도 연달아 폭음이 일어나고

구숙정; (사형의 군자각 쪽이다.) 급히 침대에서 내려서면서 침대 옆 탁자에 걸쳐놓은 가운에 손을 뻗고

구숙정; (뭔가 사달이 났다.) 화락! 가운을 몸에 걸치면서 몸을 날린다

펑! 구숙정 앞쪽의 창문이 저절로 활짝 열리고

화악! 그 창문으로 날아나가는 구숙정

 

#437>

다시 한경파 침실 앞의 정원. 벽세황(청풍)와 석헌중이 격렬하게 싸우고 있다. 석헌중은 주먹질과 손짓에서 회오리와 벼락이 일어나고. 벽세황(청풍)은 양손으로 진동을 일으켜 맞서고. 전체적으로 벽세황(청풍)이 밀린다. 두 사람 주변의 정원은 박살났으며 담장도 무너져지고 터져나갔다. 한경파가 있는 건물은 건물 밖으로 나온 흑신의 몸에서 일어난 검은 안개 같은 장벽이 가리고 있어서 무사하고

[무슨 일이십니까 소주모님?] [무사하십시니까?] 휘익! 휙! 사방에서 날아드는 무사들. 그러다가

[!] [!] 장내의 상황을 보고 당황하는 무사들

[저... 저분들은...] [대공자님과 삼공자님이 왜...] [대공자님은 출타하신 게 아니었나?] 무사들 주변의 건물 지붕과 담장 위에 내려서며 당황하고.

흑신; (벽세황 저 놈...) 찡그리며 보고

꽝! 꽝! 바웅! 양손으로 일으키는 진동으로 폭풍같이 몰아치는 석헌중의 주먹질을 막아내는 벽세황(청풍). 비틀거리긴 하지만

흑신; (일견 대공자에게 일방적으로 밀리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생각하는 흑신의 뒤쪽, 건물 안에서 한경파가 눈물 닦으며 내다보고 있고. 얇은 이불로 몸을 가린 채로 침대에 앉아서

<어쩐지 진짜 실력을 노출하지 않으려 애쓰는 것처럼 느껴지는 건 노부의 착각인가?> 콰드드! 꽈꽝! 양손으로 방어하지만 충격 받아 비틀거리는 벽세황(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흑신의 생각.

벽세황(청풍); (확실히 벽세황보다 강하다.) 바웅! 쩡! 양손으로 일으키는 진동으로 돌덩이처럼 날아드는 석헌중의 공격을 막으며 생각하고

벽세황(청풍); (내공이 더 심후할 뿐 아니라 공격의 완급 조화가 절묘해서 반격할 기회가 없다.) 빗발치듯 주먹질을 하는 바람에 벽세황(청풍)의 시점에서는 석헌중의 모습이 거의 안보인다. 강렬한 한 쌍의 눈만이 보이고

벽세황(청풍); (진멸천강인등, 벽세황이 구사할 수 있는 무공만으로는 도저히 어찌 해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벽세황(청풍); (도망치든 쓰러트리든 전세를 뒤흔들려면 다른 무공이나 수법을 써야하는데...)

벽세황(청풍); (그랬다가는 내가 진짜 벽세황이 아니라는 게 탄로 나서 지금까지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만다.) 곁눈질로 흑신을 보고

벽세황(청풍); (뭔가 타개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혈교의 인간들이 원하는 대로 되고 만다.) 생각 할 때

석헌중; [크아!] 가가강! 주먹질을 하는데. 이전과 달리 주먹 앞쪽에서 드릴같은 기운이 소용돌이치며 날아든다.

벽세황(청풍); (이 무공은 위험해 보인다!) 바웅! 다시 손바닥으로 진멸천강인을 일으켜서 방어를 하지만

꽝! 파카카캉! 드릴 같은 기운이 진멸천강인의 진동을 그대로 뚫고 들어온다. 마치 드릴이 철판을 뚫듯이. 이어

꽝! 벽세황(청풍)의 가슴을 때리는 드릴같은 기운

벽세황(청풍); [컥!] 피를 토하며 뒤로 날아가는 벽세황(청풍). 가슴이 드릴 같은 기운에 맞아 헤집어지면서 옷이 찢기고 가슴의 피부에도 상당한 상처가 났다.

흑신; [그렇지!] 주먹 불끈

한경파; [죽어라 짐승아!] 환호

퍼억! 등부터 바닥에 쳐박히는 벽세황(청풍).

벽세황(청풍); (강기(罡氣)가 밀집해서 소용돌이치며 내 방어를 뚫고 들어왔다.) 쿨럭! 피를 토하며 고개를 들고

벽세황(청풍); (폭풍마가의 최강 절기인 폭풍회멸추(暴風廻滅錐)겠구나.) + [!] 일어나려다가 무언가 느끼고 눈 부릅

쩍! 허공에서 누군가의 발이 강철 기둥처럼 내려꽂히며 벽세황(청풍)의 가슴을 밟아온다. 발을 쭉 뻗은 자세로 벽세황(청풍)을 밟아오는 자의 얼굴은 실루엣으로만 보인다. 눈빛은 강렬하게 번뜩이고. 이자는 위진천이지만 이 씬에서는 얼굴을 확실하게 보여주진 말고

벽세황(청풍); (위험...) 팽! 옆으로 팽이처럼 돌면서 피하려 하고

위진천; [크아!] 꽝! 바닥에 굴진 자세로 내려서며 한쪽 발로 벽세황(청풍)의 가슴을 내리밟는 위진천. 온몸에서 강력한 기운이 터져 나오고. 그자가 밟은 벽세황(청풍)의 몸 주위로 폭발이 일어난다. 마치 폭격을 당한 듯

한경파; [아!] + 흑신; [!]

석헌중; [너...] 주먹을 지른 자세로 눈 부릅 뜨고.

[헉!] [사(四)공자님이다!] [넷째 공자님이 셋째 공자님을 밟아버렸다!] 지붕과 담장 등에 서서 보던 천마련 무사들 놀라고. 하지만

[!] 무언가 느끼고 눈 부릅뜨며 발치를 보는 위진천. 주변으로 먼지가 자욱하고

쿵! 위진천의 발이 내려밟은 지면은 사발처럼 움푹 파이고 터져나갔는데 어디에도 벽세황(청풍)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위진천; (놓쳤다!) 눈 부릅뜨며 생각할 때

화악! 뒤쪽의 먼지를 뚫고 강철같이 변한 손아귀가 위진천의 목을 긁어온다. 물론 벽세황(청풍)의 손이다

위진천; [큭!] 팟! 역시 팽이처럼 돌며 피하고

쩍! 간발의 차이로 벽세황(청풍)의 강철같이 변한 손아귀가 위진천의 목을 스치면서 위진천의 목에 상처만 낸다. 잡지는 못하고

위진천; [큭!] 화악! 벽세황(청풍)의 손톱에 긁힌 목을 잡으면서 정원 한쪽으로 돌며 내려서고

화악! 흙먼지가 흩어지는 정원 중앙에 손아귀로 허공을 움켜쥔 벽세황(청풍)이 비틀거리며 서있다. 가슴이 피로 물들어 있고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면서

흑신; (세황이 놈이 용케 피했군. 진천이의 붕천각(崩天脚)에 밟혔다고 생각했는데...) 찡그리고.

한경파; (미꾸라지 같은...) 이를 바득. 그때

벽세황(청풍); [쿨럭!] 다시 피를 토하며 비틀하고

위진천; [하하하! 이거 위험했소이다 삼사형!] 목을 잡고 있던 손을 떼며 웃고. 그자의 목에는 세 가닥의 상처가 나있다. 피가 흐르고

위진천; [삼사형을 좀 혼내주려다가 자칫 소제부터 삼도천을 건널 뻔 했지 뭐요.] 목의 상처를 만지며 웃고

석헌중; [넌 끼어들지 마라 막내.] 눈 부라리며 다가오고. 돌아보는 위진천

석헌중; [세황이와 결판내는 데 끼어드는 건 용서하지 않겠다.]

위진천; (똥고집하고는...) + [주제 넘었습니다 대사형. 용서하십시오.] 포권하고.

벽세황(청풍); (위진천, 저 놈까지 가세하고...) 상처가 난 가슴을 오른손으로 누른 채 비틀. 찡그리고

벽세황(청풍); (아무래도 내 본 실력을 드러내야할 것 같다. 천마련을 어찌 하는 것보다 안전이 먼저이니...) 생각할 때

구숙정; [이게 다 무슨 난리에요?] 휘익! 장내로 날아 내리는 구숙정. 야한 잠 옷 위에 가운을 대충 걸친 모습이다. 다리부터 내려오고 가운이 흩날려서 굽이 있는 꽃신을 신은 알몸의 아랫도리 대부분이 드러나 보인다

벽세황(청풍); (구미호리 구숙정까지...) 입가의 피를 닦으며 찡그리고

위진천; [어서 오십시오 이사저!] 포권하며 반기고

구숙정; [다른 사람들도 아니고 왜 동문끼리 피를 보고 있는 건가요?] 휘릭! 바닥에 내려서며 힐끔 청풍을 본다. 벽세황(청풍)은 피투성이가 된 가슴을 손으로 누르며 비틀거리고 있고

위진천; [여긴 대사형의 거처, 대충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가지 않으십니까?] 힐끔 건물 쪽을 보며 말하고.

창문이 열려진 건물 안쪽 침대에는 여전히 한경파가 이불로 알몸을 가린 채 앉아있다. 창문은 흑신이 등지고 있고

구숙정; [셋째가 올케에게 못된 짓을 하다가 걸렸다는 거냐?]

위진천; [소제야 직접 눈으로 본 게 아니니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만...] 곁눈질로 석헌중을 보며 말끝을 흐리고. 석헌중은 굳은 표정으로 서있고

석헌중; [입 다물어라 넷째!] 버럭

석헌중; [문중의 수치를 세상에 까발릴 생각이냐?] 노려보고

위진천; [죄송합니다 대사형!] 기죽은 표정

석헌중; [모두 물러가라! 명령을 어기고 기웃거리는 놈은 쳐죽이겠다.] 주변의 담장과 지붕 위에 서있는 무사들 둘러보며 외치고

[존... 존명!] 일제히 포권하며 겁에 질리는 무사들

휘익! 휙! 사방으로 흩어지는 무사들.

이제 장내에는 석헌중과 청풍과 위진천과 구숙중, 흑신, 한경파만 남고

구숙정; (넷째가 귀환하자마자 사형의 늙은 마누라를 겁탈하려 들었다?) (뭔가 냄새가 나네.) 청풍을 곁눈질로 보며 생각할 때

석헌중; [둘째와 넷째!] [너희도 돌아가라.]

위진천; [예...] 눈치 보며 떠나려는데

구숙정; [갈 때 가더라도 확인해볼 게 있어요.] 건물 쪽으로 가고

석헌중; [확인?] [뭘 확인해보겠다는 것이냐?] 불만. 하지만 구숙정위진천l 건물로 다가가는 것을 막지는 않고. 흑신도 옆으로 물러서고

구숙정; [올케언니! 한 가지만 물어볼게요.] 창문 밖에 서서 방안의 한경파를 보며 말하고

한경파; [말씀하세요 아가씨.]

구숙정; [언니에게 못된 짓을 한 범인이 정말 셋째였나요?]

한경파; [제가 없는 일을 꾸며냈다는 건가요?] 불쾌. 노려보고

구숙정; [사람이 당황하거나 공황 상태에 빠지면 판단력이 흐려질 수도 있지 않겠어요?] 달래면서 말하고

한경파; [불쾌하군요. 절 의심하는 것같아서...] 화가 나고

한경파; [저는 저 짐승이 분명 더러운 손으로 나를...] + [!] 벽세황(청풍)을 손가락질하다가 눈 치뜨며 말 멈추고

위진천; (어라! 예감이 안 좋은데...) 흠칫! 할 때

한경파의 시점. 상처 난 가슴을 누르고 있는 벽세황(청풍)의 오른손 크로즈 업. 반지가 끼워져 있다.

한경파; (저 반지...) 눈 치뜨고

한경파; (그러고 보니...) 이어 떠오르는 장면. 가짜 벽세황이 자신의 젖가슴을 움켜쥐려 두 손을 젖가슴에 접근시키던 장면이다. 물론 가짜 벽세황의 오른손 중지에는 반지가 끼워져 있지 않았다.

한경파; (날 욕보이려던 자의 손가락에는 저 반지, 투심환이 끼워져 있지 않았다.) + [셋째 도련님! 질문이 있어요.] 벽세황(청풍)에게

벽세황(청풍); [말씀하시지요 형수님.] 고개 숙이고

한경파; [그 반지... 오른손 중지의 그 반지, 언제부터 끼고 있었던 건가요?] 흥분하고 긴장하며 묻고.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벽세황(청풍)을 보고

위진천; (이런...) 낭패

위진천; (저 놈이 반지를 끼고 있었다는 걸 간과했다.) 찡그리고. 그런 위진천을 구숙정이 곁눈질로 보고 있고

구숙정; (요 놈 봐라!) 그런 위진천을 곁눈질로 보며 눈 번뜩이고

벽세황(청풍); [이 반지는...] 오른손에 낀 반지를 들어 보이며.

이어 벽세황(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100>의 장면이다. 죽어가는 백변음마가 반지를 주며 말하던 장

 

백변음마; [북경 자금성(紫禁城)의 서쪽 출입문인 광안문(廣安門) 밖에 교가장(喬家莊)이란 장원이 있다.] [그 교가장 후원의 우물 속에... 내 비밀창고가 있으니 시간 나면 찾아가 봐라.]

백변음마; [이게 있어야 내 비밀창고를 드나들 수 있다. 가져가라] 떨리는 손을 쳐들고. 그자의 가운데 손가락에 굵은 반지가 끼워져 있다. 금반지인데 반지의 중앙에는 붉은 보석이 박혀있다.

백변음마; [내게는 소소(素素)라는 이름의 딸이 하나 있다.] 청풍이 자기 손가락에서 반지를 빼는 걸 보며 말하고

백변음마; [헌데 지금으로부터 사 년 전, 그 딸이 어떤 악랄한 인간에게 사로잡혀 인질이 되어 버렸고...] 분노하고. 청풍은 흠칫! 하며 백변음마의 손을 다시 내려놓고. 반지를 뽑았다.

백변음마;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자의 요구대로 서너 달에 한 번씩 처녀의 몸이면서 순음지기를 지닌 계집을 납치할 수밖에 없었다.] 한숨 쉰다

회상 끝

 

벽세황(청풍); (저 여자가 왜 이 반지에 관심을 갖는 걸까?) + [어떤 인물이 제게 한 가지 부탁을 하고 그 대가로 준 물건입니다.] 반지를 들어 보이며 말하고

한경파; [부탁... 어떤 부탁이기에 범상치 않아 보이는 그 반지를 대가로 주었나요?] 필사적으로 흥분을 억누르며

벽세황(청풍); (확실히 뭔가 있다.) + [딸을 보살펴 달라고 했습니다.]

한경파; [딸... 딸을 부탁했다구요?] 눈 치뜨고

벽세황(청풍); (하지만 주의해야만 한다.) + [그렇습니다.]

벽세황(청풍); (저 놈도 듣고 있는 자리이니...) + [그 인물의 집이 북경의 광안문 밖에 있다고 하더군요.] 곁눈질로 위진천을 보며 한경파에게

한경파; (틀림없어.) + [그... 그랬군요!] 필사적으로 흥분과 울음을 참으려 하고

한경파; [북경 광안문 밖에 사는 어떤 인물이 자기 딸을 보살펴 달라는 부탁을 하며 그 반지를 주었군요.]

벽세황(청풍); [그렇습니다.] 끄덕이고

[...] 석헌중도 무언가 깨닫는 표정이 되고

위진천; (저 놈에게 부탁을 했다는 작자가 혹시...) 굳어지고

한경파; [그 사람... 도련님에게 딸을 부탁한 사람은 어찌 되었는가요?] 필사적으로 울음 참으며 묻고

벽세황(청풍); [유감스럽게도 제게 부탁을 한 직후 세상을 등졌습니다.]

한경파; [아!] 휘청! 하며 쓰러지려 하고

구숙정; [언니!] 휘익! 유령처럼 안으로 날아들고

구숙정; [왜 그러세요 언니?] 쓰러지려던 한경파를 부축하고

한경파; [괜잖아요. 전 괜잖아요.] 주르르! 마침내 눈물 흘리고. 억지로 웃으면서. 이어

한경파; [상공! 신첩이 드릴 말씀이 있어요.] 창문 밖의 석헌중에게. 구숙정의 부축을 받으면서

석헌중; [말씀하시오 부인.] 침통하게

한경파; [처음에 신첩을 욕보이려던 자의 얼굴은 분명 셋째 도련님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자는 손가락에 반지를 끼고 있지 않았어요.]

구숙정; (역시 어떤 놈이 셋째로 위장하여 셋째에게 누명을 씌웠구나.)

석헌중; [부인이 그리 말씀하시니 틀림이 없을 것이오.] 끄덕이며 창문으로 다가오고

흑신; [결국 어떤 인간들이 공자들 사이를 이간하기 위해 꾸민 짓이라는 것인데...] [대체 어떤 놈이 이런 더러운 짓을 꾸몄단 말인가?] 분노할 때

석헌중; [셋째야! 상처는 괜잖으냐?] 창문 근처에서 돌아보며 벽세황(청풍)에게 묻고

벽세황(청풍); [견딜만 합니다.] 억지로 웃고

석헌중; [그렇다니 다행이로구나.] 다시 돌아서고

석헌중; [오해한 데 대한 사과는 날이 밝으면 할 테니 지금은 물러가다오.] 슥! 창문으로 훌쩍 넘어 방으로 들어가며 말하고

벽세황(청풍); [마음에 두지 마십시오.] 포권하고

석헌중; [사매도 그만 가서 쉬도록 해라.] 창가에 서서 말하고. 약간 옆으로 몸을 돌려 구숙정에게 나가라는 의사표시하면서

구숙정; [그럴게요.] 침대에서 떨어지고

구숙정; [그럼 편히 쉬세요 언니.] 한경파를 돌아보며 창문쪽으로 가고

한경파; [고마워요 아가씨.] 억지로 웃고

휘익! 창문을 훌쩍 넘어서 밖으로 나가는 구숙정.

그러자 방안에서 창문을 닫는 석헌중

구숙정; [우리도 그만 돌아가요. 두 분의 오붓한 시간 방해하지 말고...] 흑신을 지나치며 말하고

흑신; [그러세.] 스스! 한숨 쉬는 흑신의 모습이 흩어지고

퍼억! 사라진다. 이제 정원에는 벽세황(청풍)과 위진천과 구숙정만 남았고

구숙정; [셋째는 나와 함께 가자. 상처를 치료해주마.] 벽세황(청풍)에게 다가가며 말하고

벽세황(청풍); [말씀은 고맙지만...] 사양하려 하지만

구숙정; [말 들어라. 맞기 전에...] 콱! 벽세황(청풍)의 팔을 잡으며 눈 흘기고.

벽세황(청풍); (무서워라.) + [예...] 억지로 웃고

구숙정; [막내 너도 그만 가봐라! 괜히 일 복잡하게 만들지 말고!] 벽세황(청풍)을 끌고 한쪽으로 걸어가며 뻘쭘하게 서있는 위진천에게 말하고

위진천; [예 사저.] 포권하고

위진천; [소제 먼저 갑니다. 좋은 시간 보내십시오.] 휘익! 날아오르며 능글맞게 웃고

구숙정; [능구렁이 같은 놈...] 벽세황(청풍)의 팔을 잡고 월동문쪽으로 걸어가며 멀어지는 위진천의 뒷모습을 노려보고

구숙정; [언제까지 그렇게 이죽거릴 수 있을지 보자.]

벽세황(청풍); (이 여자...) 자길 끌고 가는 구숙정을 보며 눈 번뜩

벽세황(청풍); (어쩌면 세상 사람들은 이 여자의 분방해 보이는 겉모습에 속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생각하고

 

#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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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

벽세황(청풍)의 침실이 있는 건물을 밖에서 본 모습

슥! 문을 열고 나오는 벽세황(청풍).

주변 둘러보며 문을 닫고

팟! 날아오르고.

멀리 사라지는 벽세황(청풍). 헌데

정원의 나무 그늘에 동화되어 보고 있는 사내. 바로 위태극이고

위태극; (진천이의 예상대로군.) 멀어지는 벽세황(청풍)을 보며 웃고

위태극; (벽세황으로 위장한 장청풍이란 놈이 오늘 밤부터 움직일 거라고 하더니만...)

위태극; (확실히 머리 쓰는 데는 진천이가 할애비인 나 위태극(威太極)을 앞서는구먼.) 슥! 숨어있던 그늘에서 나오고

위태극; (덕분에 우리 위씨일족의 앞날은 탄탄대로가 되겠지.) 딱! 생각하며 손가락을 들어 퉁기고.

그러자

 

#431>

<-위진천의 거처 운중각(雲中閣)> 벽세황(청풍)의 거처인 기린각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자리한 건물들.

그 건물 안쪽의 어둑한 방. 탁자에 징이 하나 거치대에 걸려있고.

징! 그 징이 울린다. 그러자

<장가놈을 감시하고 계시던 조부님이 신호를 보내셨군.> 슥! 어둠 속에서 징 앞으로 나서는 위진천.

위진천; (어서 와라 장가야.) 징! 손으로 징을 만져서 진동을 멈추게 하고

위진천; (네놈을 조부님 손에 죽게 할 수도 있었지만... 돌이킬 수 없는 누명을 쓰고 죽게 해줄 테니...) 사악하게 웃는다.

 

#432>

<-석헌중의 거처 군자각(君子閣)> 또 다른 건물들. 역시 불이 꺼져 있어 어둡다

열린 창가에 앉아서 멀리 마존부 쪽을 보고 있는 여자. 한경파다. 잠옷 위에 솔을 어깨에 두른 모습이고

멀리 보이는 마존부

한경파; (상공은 오늘도 사부님의 거처에서 돌아오시지 못하네.) 마존부 쪽을 보며 한숨

한경파; (혈교의 간세가 언제 사부님의 부재를 알아차릴지 몰라서 정기적으로 사부님 흉내를 내고 있는 중이신데...)

한경파; (벽세황이 각 지부의 순찰을 마치고 돌아온 탓도 있고 해서 당분간 마존부에 머무실 수밖에 없겠지.) (그놈이 언제 또 사부님을 면담하겠다고 쳐들어갈지 모르는 일이니...)

한경파; (덕분에 우리 부부는 생이별 아닌 생이별을 하고 있다.)

한경파; (이래서는 아기가 들어설 여지가 없다.) 자신의 아랫배를 만지고

한경파; (용케 지금까지는 버티고 있지만... 내 아기집(子宮)도 머잖아 문을 닫게 될 것이다.)

한경파; (더 늦기 전에 그이에게 자식을 낳아주어야 하지만...)

한경파; (하늘을 봐야 별을 따든지 하지.) (상공과 동침할 수 있는 기회가 가뭄에 콩 나듯 하니 아기가 들어설 가능성도 함께 희박해진다.) 한숨 쉬고

한경파; (상공은 자신이 폭풍마가의 차남이라 굳이 자식이 필요하진 않다고 하시지만...)

한경파; (수많은 사내를 거쳤고 두 명의 아비가 다른 딸까지 낳은 날 더럽다 않고 배필로 삼아준 상공의 은혜를 보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임신을 해야만 한다.)

한경파; (이번에 돌아오시면 며칠이고 밤에 못 주무시게 해야겠지.) 얼굴 발그레. 헌데 바로 그때

파팟! 갑자기 뒤에서 날아든 섬광이 한경파의 등을 찍고. + 한경파; [학!] 경직되며 눈 치뜨고

한경파; (암... 암습!) 스륵! 몸이 굳어져 옆으로 쓰러지려 하고. 직후

턱! 뒤에서 나타나 한경파를 두 팔로 안아 쓰러지는 것을 막는 사내

한경파; (어... 어떤 자가...) 눈에서 초점이 사라지려 하며 절망할 때

사내; [남편이 너무 오래 방치 해두어서 몸이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르신 것같구려.] 한경파를 번쩍 안아들며 웃는 사내. 얼굴이 벽세황이다.

가짜 벽세황; [그래서 소제가 좀 식혀드리려고 방문했소이다.] 쿵! 어둠 속에서 드러나는 얼굴. 바로 벽세황이고. 물론 진짜 벽세황도 벽세황으로 위장한 청풍도 아니다. 위진천이 벽세황으로 위장한 모습. 그래도 벽세황의 모습이므로 <가짜 벽세황>으로 표기

한경파; (벽... 벽세황!) 눈 치뜨며 경악과 분노.

가짜 벽세황; [그럼 함께 뜨거운 밤을 보내도록 합시다 형수님.] 한경파를 안고 침대로 가고

가짜 벽세황; [사형은 출타중이라 방해받을 일도 없을 테니...] 털썩! 한경파를 침대에 던지듯 내려놓고. 그 바람에 세차게 출렁이는 한경파의 육중한 젖가슴. 몸은 날씬하지만 젖가슴은 크다. 걸치고 있던 솔은 몸에서 떨어졌고

가짜 벽세황; [사실 난 오래전부터 형수의 몸에 관심이 있었소.] 침대로 올라와서 한경파의 몸에 걸터앉으려 하면서 말하고

가짜 벽세황; [비록 나이는 들었지만 형수만큼 색기 넘치는 여자는 만난 적이 없었기 때문이오.] 촤악! 양손으로 한경파의 잠옷을 찢어발기고. 그 바람에 세차게 출렁이며 드러나는 한경파의 육중한 젖가슴. 눈 치뜨는 한경파

가짜 벽세황; [역시 기대했던 대로구만.] [기막힌 젖가슴이오!] 한경파의 몸에 걸터앉은 채 출렁이는 젖가슴을 내려다보고

가짜 벽세황; [그럼 어디 제대로 즐겨볼까?] 슥! 두 손으로 한경파의 젖가슴을 쥐려하고. 이자의 손가락에는 반지가 끼워져 있지 않다는 점 주의

한경파; (상... 상공!) 자신의 젖가슴을 향해 다가오는 가짜 벽세황의 양손을 올려다보는 초점이 사라진 한경파의 두 눈

<구해주세요!> 콱! 뭉클! 젖가슴이 가짜 벽세황의 양손에 거칠게 움켜쥐어져 이지러지는 배경으로 한경파의 애원

 

#433>

<-마존부> 입구에는 여전히 흑백신귀가 조각상처럼 서서 지키고 있고. 눈은 감고 있다.

[!]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서 글을 쓰다가 눈 부릅뜨는 천강마존(석헌중). 물론 진짜 천강마존이 아니고 석헌중이 위장한 모습이다.

<구해주세요 상공!> 천강마존(석헌중)의 귀에 들리는 다급한 비명 소리

천강마존(석헌중); [이런...] 팟! 벌떡 일어나고

 

[!] [!] 눈을 감고 있다가 번쩍 뜨는 흑백신귀.

쾅! 문을 부술 듯 열어젖히며 튀어나오는 천강마존(석헌중)

<대공자!> <무슨 일인가?> 다급히 전음으로 묻는 흑백신귀

<집사람 신변에 변고가 생겼소이다!> 쐐액! 미사일처럼 아래로 날아 내려가는 천강마존(석헌중)

<그런...> <소주모를 어떤 놈이...> 흑백신귀의 경악

흑신; <어떤 놈들의 양동작전일 수도 있네. 대공자는 나 혼자 따라가 볼 테니 여긴 백귀 자네가 지키게!> 팟! 역시 날아서 천강마존(석헌중)을 따라가며 전음 보내고

백귀; <그럼세!> 끄덕이고

천강마존(석헌중); (제발... 제발 늦지 않았기를...) 쐐액! 스스스! 이를 악물고 날아가는 천강마존(석헌중). 헌데 얼굴이 변한다. 그러다가

<어떤 놈인지 모르겠지만...> 절반쯤 바뀐 천강마존(석헌중)의 얼굴. 석헌중으로 바뀌는 중이다.

석헌중; (아내를 해코지 했다면 살아있는 것을 후회하게 해주겠다!) 쿵! 천강마존의 얼굴이 석헌중으로 변한다. 이하 석헌중으로 표기.

멀어지는 석헌중과 그 뒤를 따라 날아가는 흑신. 헌데

 

어느 건물 처마 아래에서 올려다보고 있는 위태극

쐐액! 그 위를 새처럼 날아서 지나가는 석헌중의 모습

석헌중의 얼굴 크로즈 업

위태극; (마군자 석헌중...) 웃으며 올려다보고

위태극; (그럴 거라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역시 석헌중이 제 사부인 천강마존으로 위장한 채 마존부를 지키고 있었군.)

위태극; (이 사실을 조금 왜곡해서 이용하면 석헌중을 어렵지 않게 낙마시킬 수 있겠지?)

위태극; (그럼 천마련은 알아서 우리 위씨일족의 수중으로 굴러들어올 테고...) 음산하게 웃는다

 

#434>

<-위진천의 거처 운중각> 불이 켜져 있는 건물이 없어서 어둡다

어느 건물. 바로 징이 놓여있는 그 건물. 어둠 속에 서서 방안을 살피는 벽세황(청풍).

벽세황(청풍); (여기가 분명 위진천의 거처일 텐데...) 침대 옆에 서서 주변 둘러보고

벽세황(청풍); (침대에서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슥! 손으로 침대를 만져보고

벽세황(청풍); (그렇다는 건 위진천은 상당히 오래전부터 이 방에 있지 않았다는 뜻인데...)

벽세황(청풍); (신행태보를 통해 미리 알아본 바에 의하면 위진천은 분명 운중각에 머물고 있었다.)

벽세황(청풍); (헌데 이 깊은 밤중에 침실에 없다는 건...)

벽세황(청풍); (그놈도 나처럼 지금쯤 어디선가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벽세황(청풍); (과연 위가놈은 무슨 짓을 꾸미고 있는...) 생각할 때 + <악!> 멀리서 여자의 비명이 들리고

벽세황(청풍); (여자의 비명소리!) 팟! 몸을 날리고

<네... 네 놈이 감히! 안... 안된다! 아악!> 건물 밖으로 날아나가는 벽세황(청풍)의 귀에 들리는 여자의 비명.

벽세황(청풍); (어떤 여자가 위기에 처했다!) 쐐액! 건물들 위를 날아가고. 그러다가

[!] 눈 부릅 뜨는 벽세황(청풍)

수십 미터 떨어진 앞쪽. 다른 건물들과 달리 불이 켜진 건물이 하나 있다. 건물의 창문은 열려있고. 열려진 창문을 통해 어떤 여자가 강간을 당하는 장면이 보인다. 침대에 알몸이 되어 누워있는 여자. 그 여자의 가랑이를 벌린 채 무릎을 꿇은 자세로 바지를 까내리려는 사내의 뒷모습. 그자는 물론 위진천이 위장한 가짜 벽세황

여자의 얼굴 크로즈 업. 바로 한경파다.

벽세황(청풍); (마군자 석헌중의 처 한경예!) 눈 부릅. 쐐액! 날아가면서

벽세황(청풍); (석헌중은 현재 출타중이다. 그렇다는 건...)

<외간 사내가 한경예를 강간하는 중이다!> 쐐액! 건물을 향해 미사일처럼 날아가는 벽세황(청풍). 마존부보다 거리가 가까워 먼저 도착하는 상황이다

 

#435>

건물 내부. 잠옷이 갈가리 찢겨 거의 알몸이 된 한경파가 초점이 없는 눈으로 허우적대고 있고. 제 정신이 아닌 모습. 그런 한경파의 벌어진 가랑이 사이에 무릎을 꿇은 가짜 벽세황이 바지를 까내리는 시늉하며 한경파의 몸에 누우려 한다. 곁눈질로 창문 쪽을 보면서.

쐐액! 바람 가르는 소리가 가짜 벽세황의 귀에 들리고

벽세황; (제대로 때를 맞춰 오는군!) 히죽 웃고. 그 직후

화악! 창문을 통해 유령같이 날아들며 강철같이 변한 손으로 가짜 벽세황의 목을 움켜쥐어가는 벽세황(청풍). 소리없이

벽세황(청풍); (잡았다!) 콱! 가짜 벽세황의 목을 잡는 벽세황(청풍)의 강철같은 손. 하지만 그 직후

퍼억! 안개같이 흩어지는 가짜 벽세황의 몸뚱이

벽세황(청풍); (이 술법!) 화악! 눈 부릅뜨며 침대 앞에 급정거하고

벽세황(청풍); (혈교의 혈무산혼술(血霧散魂術)이다!) (몸의 일부를 다른 곳에 옮겨 놓았다가 합침으로서 위기를 모면하는...) 이를 부득 갈고

벽세황(청풍); (그렇다는 건 방금 전까지 한경예를 겁탈하려던 자가 혈교의 인간, 그것도 위진천이나 위태극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된다.) 한경예를 들여다 보며 상태를 살피고

벽세황(청풍); (혈무산혼술은 고급술법이라 혈교 내에서도 상층부의 인간들만 익힐 수 있으므로...) + (혈도를 짚였군.) 한경파의 상태를 파악하고

벽세황(청풍); (몸을 뜻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정신이 혼미한 걸 보면 혼혈(混穴)을 찍혔을 것이다.) 파팟! 한경파의 가슴 부위의 혈도를 빠르게 찍고.

한경파; [아흑!] 퍼득이고.

그 바람에 세차게 출렁이는 한경파의 젖가슴

벽세황(청풍); (삼십대 중반인 석헌중보다 무려 열 살 가까이 연상이라 들었는데...) (나이에 비해 탄력이 경이로울 정도로구나.) 파팟! 생각하며 다시 한경파의 젖가슴을 찍고. 순간

한경파; [네... 네놈...] 정신이 돌아와 눈을 치뜨고

벽세황(청풍); [안심하십시오 형수님. 놓치긴 했지만 음적은 쫓아 보냈습니다.] 슥! 찢어진 잠옷을 모아 한경파의 알몸을 가려주려 하고. 몸을 숙이면서 바로 그때

한경파; [안돼!] 비명 지르며 몸부림치고. 벽세황(청풍)을 밀쳐내려는 자세로

한경파; [이 짐승... 네놈이 어떻게 나를... 하지마라!] 분노와 공포에 질려 악을 쓰며 벽세황(청풍)을 밀쳐내고

벽세황(청풍); [고정하십시오 형수님!] 몸부림치는 한경파의 양쪽 손목을 잡고

벽세황(청풍); [아무도 형수님을 해코지 하지는 못할 테니...] + [!] 오싹! 소름이 돋아 눈을 치뜨고. 쾅! 무언가 거칠게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쿵! 열린 문 밖에 우뚝 서서 눈을 부릅뜨고 있는 석헌중. 복장은 천강마존의 복장이지만 얼굴은 석헌중으로 돌아왔다.

벽세황(청풍); (석헌중!) 굳어진 얼굴로 돌아보고. 양손으로 한경파의 양쪽 손목을 쥔 상태로

<출타중이라던 저자가 어떻게 여기에...> 눈 부릅뜬 석헌중의 모습 배경으로 벽세황(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그러다가

[!] 깨닫는 벽세황(청풍)

<저 복장...> 석헌중의 차림새 크로즈 업

벽세황(청풍); (저녁 무렵에 보았던 천강마존의 복장이다. 그렇다는 건...) 깨닫고. 그때까지 한경파의 양쪽 손목을 잡고 있었고.

<석헌중이 천강마존으로 위장하고 있었구나!> 눈 부릅뜬 석헌중의 모습 배경으로 벽세황(청풍)의 생각. 바로 그때

한경파; [상... 상공!] 벽세황(청풍)에게 양쪽 손목을 잡힌 채 돌아보며 울부짖고

벽세황(청풍); (아차...) 팟! 급히 한경파의 양쪽 손목을 놔주며 몸을 일으키고. 그때

[!] 화악! 창문 밖으로 날아 내리다가 눈 부릅뜨는 흑신.

벽세황(청풍); (흑신까지 나타나고... 오해받기 딱 좋은 상황이다.) + [사형!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석헌중 쪽으로 돌아서고. 그 뒤에서 한경파는 비통한 표정을 지으며 급히 이불을 끌어당겨 알몸을 가리고

벽세황(청풍); [소제가 지금 이곳에 있는 것은...] 말할 때. + 흑신; [벽세황! 이 죽일 놈!] 화악! 분노하며 온몸에서 시커먼 안개 같은 것을 일으키고

흑신; [아무리 계집질에 환장을 했기로서니 사형의 아내를 유린해?] [네놈이 그러고도 인간이냐?] 화악! 이를 갈며 휘두르는 손을 따라 앞 부분이 표범의 형상을 한 검은 기운이 포효하며 벽세황(청풍)에게 날아든다. <아랑힐월>에서 분이가 사용하던 <암흑철표>같은 놈이다

벽세황(청풍); [오해입니다.] 꽝! 외치며 내미는 벽세황(청풍)의 손 바닥 앞에서 진동이 일어나 검은 표범을 흩어버리고. 하지만

쿵쿵! 충격을 받고 물러서는 벽세황(청풍)

벽세황(청풍); (가공할 내공...) 얼굴 이지러지며 비틀할 때

흑신; [개소리는 저승에 가서 마저 해라!] 화악! 양손을 내젖자 다시 두 마리의 검은 표범이 일어나 벽세황(청풍)을 덮쳐가려하고. 그때

석헌중; [멈추십시오 흑호법!] 슥! 손을 들어 말리고

흑신; [대공자!] 검은 표범들을 벽세황(청풍)에게 날려 보내려다가 돌아보고

석헌중; [집사람이 피해자외다.] [이번 일은 본인에게 일임해주시오.] 굳어진 표정으로

흑신; [알겠소이다.] 스스스! 퍼억! 어쩔 수 없는 표정으로 검은 표범들을 없애고

석헌중; [밖으로 나와라 세황!] 돌아서고

벽세황(청풍); (난감하게 되었다.) + [예...] 문으로 가고

벽세황(청풍); (오해를 풀기가 쉽지는 않겠...) + [!] 깨닫고.

자신의 손아귀에서 안개처럼 흩어지던 가짜 벽세황의 모습이 벽세황(청풍)의 뇌리에 떠올린다

벽세황(청풍); (그자는 마치 준비하고 있었던 듯 내게 잡히는 순간 혈무산혼술을 펼쳐 빠져나갔다. 그렇다는 건...)

벽세황(청풍); (함정이었다!) 이를 부득 갈며 문 밖으로 나서고

흑신; [소주모!] 휘익! 흑신이 안으로 날아들어 벽세황(청풍)와 한경파 사이를 가로 막는다. 한경파는 이불로 알몸을 가린 채 울고 있고

흑신; [고정하시게. 저 죽일 놈은 반드시 죄가를 치루게 될 테니...] 한경파를 등지고 서서 문 밖으로 나가는 벽세황(청풍)을 노려보고

벽세황(청풍); (틀림없다! 그 놈... 위진천의 짓이다!) 이를 부득 갈며 정원으로 나서고. 석헌중은 정원 중앙에 서서 기다리고 있고.

벽세황(청풍); (내가 가짜라는 걸 알았는지 몰랐는지 모르지만... 이번 기회에 벽세황을 확실히 제거할 목적으로 한경파를 겁탈했다는 누명을 씌웠을 것이다.) 석헌중에게 다가가고

석헌중; [준비해라.] 쿠오오!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일어나고

벽세황(청풍); [소제에게 소명할 기회를 주십시오 사형.] 포권하고

벽세황(청풍); [소제는 간교한 자가 설계한 함정에 빠졌을 뿐입니다.]

석헌중; [닥쳐라!] 콰콰콰! 두 주먹 불끈 쥐는 석헌중의 몸을 중심으로 폭풍같은 회오리가 일어나고

석헌중; [난 내 눈으로 본 것만을 믿을 뿐이다!] 주먹을 불끈 쥐어 쳐들고

석헌중; [그래도 네놈이 사내라면 저지른 죄의 대가는 치러라!] 쩍! 주먹을 강력하게 내지르고. 내지르는 석헌중의 주먹 주위로 폭풍이 몰아치는 것같은 소용돌이가 함께 일어나 내뻗힌다

벽세황(청풍); (말이 통하지 않는다.) + (진멸천강인(振滅天罡印)!) 바웅! 진동하는 오른손을 마주 내밀어 석헌중의 공격을 막는다

꽝! 석헌중이 주먹으로 날린 소용돌이치는 기운과 벽세황(청풍)이 날린 쟁반같은 원형의 진동이 충돌하며 강렬한 폭발과 폭음을 일으킨다.

 

#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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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숙정; (말... 말도 안돼!) 소천호가 벽세황(청풍)을 마구 때리는 걸 보며 놀라고

<저 무서운 소천호가 진짜 고양이처럼 굴고 있어!> 화가 나서 앞발로 벽세황(청풍)의 뺨을 마구 때리는 소천호를 배경으로 구숙정의 생각. 그때

벽세황(청풍); [미안해 야옹아!] 와락! 자기를 때리는 소천호를 품에 꼭 안아 발버둥 치지 못하게 하고.

벽세황(청풍); [내가 말을 잘못했다.] 소천호를 꼭 안은 채 쓰다듬고. + 가르릉! 벽세황(청풍)의 품에 안겨서 발버둥치고

벽세황(청풍); [무례하게 군 것 사과하마.] 그런 소천호를 품에 안고 쓰다듬고

벽세황(청풍); [그러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다오.] 쪽! 고개를 숙여서 소천호의 정수리에 입을 맞추고. 그러자

가르릉! 발버둥치는 것을 멈추는 소천호.

벽세황(청풍); [너그러운 데다가 말귀도 알아듣고... 정말 착한 아가씨로구만.] 웃으며 소천호를 쓰다듬고.

가르릉! 소천호도 기분이 좋아졌는지 벽세황(청풍)의 품에 안겨 가릉거리고.

구숙정; (직접 보고도 믿을 수가 없어!) 놀라서 그걸 보고

구숙정; (저 무시무시한 소천호가 고양이가 된 것처럼 굴다니...! 이런 일은 지난 수백 년 동안 한 번도 없었는데...) 놀라며 보고. 그때

벽세황(청풍); [우리 야옹이 이름이 뭘까?] 소천호를 쓰다듬으며

벽세황(청풍); [사저! 혹시 이 아가씨의 이름 아십니까?] 구숙정을 돌아보며 묻고. 깜짝 놀라는 구숙정

구숙정; [그... 그게...] 당황하며 버벅거리고

벽세황(청풍); [이름이 없는 모양인데...] [음...] 생각하며 소천호를 쓰다듬고. 그러다가

벽세황(청풍); [살쪘다고 놀린 죄도 있으니 좋은 이름을 지어주마.] [지금부터 네 이름은 호접(胡蝶;나비)이다.]

가르릉! 눈을 치뜨며 올려다보는 소천호. 좀 놀란 표정이고

벽세황(청풍); [고양이들을 나비라 부르기도 하지만 나비처럼 가벼워지라는 의미인데...] [마음에 드느냐?] 소천호를 쓰다듬으며 묻고. 그러자

스륵! 마치 구름인 듯 미꾸라지인 듯 벽세황(청풍)의 팔에서 빠져나오는 소천호. 벽세황(청풍)은 흠칫! 하지만 그런 소천호를 잡지 못하고

벽세황(청풍); (마치 구름이나 허깨비인 듯 빠져나가서 잡을 수가 없었다.) 놀랄 때

가릉! 벽세황(청풍)의 무릎 위에서 등을 구부리고 앞발을 쭉 내밀며 고개를 낮춰서 기지개를 펴는 소천호. 헌데 그 직후

슈욱! 슉! 소천호의 양쪽 옆구리에서 나비의 날개가 한쌍 씩 돋아난다

벽세황(청풍); [헉!] 놀라 상체를 젖히고. + 구숙정; [!] 옆에서 놀라며 초긴장

쿵! 소천호의 옆구리에서 완전히 돋아나는 나비의 날개. 날개의 크기가 소천호의 몸통보다 크다

벽세황(청풍); [나비... 나비의 날개가...] 놀라서 꺽꺽 대며 볼 때

슈욱! 날개를 펼치며 그 힘으로 천천히 허공으로 떠오르는 소천호

벽세황(청풍); (맙소사!) 놀라서 올려다 볼 때

휘익! 휘익! 날개를 저어서 허공을 천천히 유영하는 소천호. 네 발은 수영하듯이 천천히 허공에서 움직이면서

벽세황(청풍); [날... 날개를 만들어내서 하늘을 날다니...] [너... 너란 아가씨는 이제 보니 술법을 쓸 줄 아는 영물이었구나.] 놀라고 흥분해서 볼 때

가릉! 벽세황(청풍)에게 눈을 흘기며 방향을 천장으로 트는 소천호. 이어

슈욱! 천장으로 빠르게 날아오르는 소천호.

벽세황(청풍); [조심...] 외치며 벌떡 일어나지만

슈육! 그대로 천장으로 스며들어가는 소천호

벽세황(청풍); (천장으로 스며들어갔다!) 경악하며 올려다보고

벽세황(청풍); (그렇다는 건 저 고양이가 실제 고양이가 아니라는...) + [사저!] 고개를 돌려서 구숙정을 보며 묻고

벽세황(청풍); [저 고양이가 혹시...] + 구숙정; [고양이 아니다.] 손가락으로 입을 가리는 시늉하며 겁을 먹고 작게 말하고

구숙정; [소천호...] [본교의 비밀호법이신 천년호께서 기르신다는 영물 소천호야.] 겁에 질려서 천장 쪽을 보며 말하고. 순간

벽세황(청풍); [소천호!] 놀라고

 

<-소천호(小天虎)! 수천 년을 살았다는 영물 호랑이다. 전설에 의하면 천마의 애완 호랑이였고 천마가 실종된 후 마교의 비밀 호법인 천년호가 길러오고 있다고 한다.> 천마가 천마유거 앞의 의자에 앉아있고. 그 앞에 집채만한 호랑이가 누워서 머리를 천마의 발치에 숙이고 있다. 천마가 한손으로 호랑이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고

<원래 소천호는 작은 산만한 거구였지만 신통력을 얻어 몸 크기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고 하며 호풍환우(呼風喚雨)를 비롯한 온갖 술법을 구사할 수 있다고도 한다.> 위 장면의 연속. 천마의 품에 안겨 있는 고양이만한 크기의 호랑이. 고개를 들어 천마의 얼굴을 올려다보고 있고. 천마도 미소를 지으며 소천호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벽세황(청풍); [방금 그 고양이가 소천호였다니...] 털썩! 놀라 의자에 주저앉고

구숙정; [소천호도 소천호지만 소천호가 나타났다는 건 근처 어딘가에 천년호님이 계시다는 뜻이기도 해.] 겁에 질려 속삭이고

구숙정; [그리고 사제도 들어서 알고 있겠지만...] [천년호님의 노여움을 사면 그게 누구든 죽을 수밖에 없어.] 삼백 년 전 천년호가 혈교의 수뇌부를 학살하던 장면을 떠올리고

벽세황(청풍); [소... 소천호의 주인이 천년호라는 얘긴 들었습니다.] + (그래서 이 요부가 사시나무 떨듯이 떨었었구나.) 침 꼴깍

구숙정; [사람들이 자길 무서워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소천호는 사람들 앞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겁에 질려 주변을 곁눈질하고

구숙정; [그랬는데 오늘 이례적으로 사제를 찾아온 거야.]

벽세황(청풍); [저는 그냥 호랑이를 닮은 고양이인줄 알았습니다.] 웃고

벽세황(청풍); [실제로 무섭다는 생각은 들지 않더군요.] 갸웃하고

구숙정; (이놈...) 그런 벽세황(청풍)을 보며 눈 반짝

구숙정; (박룡안을 구사할 줄 알뿐 아니라 소천호의 사랑까지 받고 있다.)

<의심의 여지도 없이 장차 천하의 주인이 될 운명을 타고 난 놈이다.> 실내의 모습 배경으로 구숙정의 생각

 

#428>

<-천마정> 천마련 뒤의 바위산 꼭대기에 자리한 지붕이 없는 원형의 정자

정자 중앙에 사람 키만한 향로가 놓여있고. 향로 앞에는 여자의 옷이 한 벌 흩어져 있다. 굽이 있는 꽃신도 한 쌍 놓여있고. 물론 천마귀비가 걸치고 있던 옷과 신발이다.

휘익! 허공에서 정자 안쪽으로 날아 내리는 소천호. 나비 날개가 몸통에서 돋아난 상태.

스윽! 뒷발부터 옷 위에 닿는 소천호. 헌데

스스스! 그 발이 여자의 발이 되더니

스스스! 발부터 사람 여자의 몸이 되는 소천호

쿵! 완전히 알몸의 여자가 되는 소천호. 엉덩이에 꼬리는 달려있다. 꼬리는 아주 길어서 바닥에 끌릴 정도. 비정상적일 정도로 늘씬하고 글래머인 몸매. 허리가 가늘고 젖가슴은 엄청 크면서도 탄력이 넘친다. 머리카락도 길어서 그 머리카락으로 젖가슴 일부와 사타구니를 가린다. 이 여자는 바로 천마의 애첩이었던 천마귀비다. 소천호가 바로 천마귀비이며 천년호다. 천마귀비로 변했을 때는 천마귀비로 표기

스윽! 몸을 숙여서 옷을 집어 드는 천마귀비. 무언가 생각하는 표정이고.

알몸에 화려한 옷을 걸치는 천마귀비

<지금부터 네 이름은 호접(胡蝶;나비)이다.> 벽세황(청풍)이 소천호의 모습이었던 자신을 쓰다듬으며 하던 말을 떠올리는 천마귀비

이어지는 회상 씬

 

벽세황(청풍); [고양이들을 나비라 부르기도 하지만 나비처럼 가벼워지라는 의미인데... 마음에 드느냐?] 소천호를 두 손으로 안고 쓰다듬으며 말하던 장면을 회상

회상 끝

 

얼굴이 약간 발개지는 천마귀비. 옷을 입으면서.

이어지는 또 다른 회상

 

<호접! 이게 내가 네게 주는 이름이다.> 똘망한 10세 가량의 소년이 소천호를 두 손으로 쳐들어 보며 말하던 장면을 떠올리는 천마귀비. 이 소년은 어린 시절의 천마다.

<맹세하마. 네가 날 버리지 않는 한 너를 영원히 내 곁에 두고 귀여워해주겠다고...> 소천호를 높이 쳐들며 웃던 어린 시절의 천마의 모습

스스스! 소년이던 얼굴이 천마의 늙은 모습으로 변한다. 여전히 두 손으로 소천호를 높이 쳐들어 올려다보면서 웃는 모습으로

회상 끝

 

천마귀비; (인간의 약속과 맹세가 얼마나 부질없는 것임을 알고 있다.) 한숨

<그토록 진실되고 정이 깊었던 천마 엽고성조차 결국 후손을 볼 욕심에 날 배신하고 말았었으니...> 침실에서 천마가 어떤 여자를 무릎에 앉힌 채 좋아하는 모습. 절세미녀고 병약해보이는 여자는 임신한 상태라 배가 불룩하다. 행복한 표정. 그걸 침실 밖의 나무 뒤에 숨어서 보며 치를 떠는 천마귀비

천마귀비;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레고 기대게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구나.)

천마귀비; (마치 천마 엽고성이 환생한 듯해서...) 벽세황(청풍)을 떠올리며 얼굴 좀 발개지고

<이래서 내가 아직도 승천하지 못하고 속세에 묶여있는 것이다. 천마에 대한 죄책감과 인간의 여자가 되고 싶은 욕심 때문에...> 옷을 입는 천마귀비의 모습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429>

깊은 밤. 이제 천마련에도 대부분 불이 꺼졌다.

벽세황(청풍)의 거처. 역시 불이 꺼져 있고

침실. 벽세황(청풍)이 침대에 누워있다. 옷을 입고 있으며 눈을 뜬 채 천장을 보면서 생각에 잠겨 있다.

벽세황(청풍); (천강마존 엽장천은 세상에 단 한 명뿐인 천마의 직계 자손이다.)

벽세황(청풍); (천마의 후손들은 손이 귀해서 겨우 외아들이나 외동딸을 둘 수 있었고...)

벽세황(청풍); (천강마존 엽장촌도 젊었을 때부터 무진 노력을 했지만 늦으막히 아들을 한 명 얻었을 뿐이다.) 천장 보며 생각하고

 

<엽진현(葉眞賢)이라는 천강마존의 외아들은 <진실 된 현자>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현명하고 재능도 뛰어난 인물이었다.> 의자에 앉아서 흡족한 표정을 짓고 있는 천강마존. 그 앞에 나란히 서있는 한 쌍의 부부. 둘 다 이십대 중반쯤인데 잘 생겼고 미인이다. 미인은 갓난아기를 품에 안고 있다. 이 미인은 진상파의 기억에 나왔던 진상파의 어머니. 죽어가는 엄마 옆에서 사자천존을 올려다보던 장면에서.

 

벽세황(청풍); (천강마존이 마교의 교주로 만족하지 못하고 무리하게 천마련을 세운 것은 사실 아들에게 번듯한 기업을 남겨주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벽세황(청풍); (좁은 대택향에 갇혀서 마교 교도들로부터 원치 않는 숭배를 받으며 사는 것은 그리 행복한 삶이 아니었을 것이므로...)

벽세황(청풍); (하지만 천강마존은 느닷없이 세상에 나타난 아버지에게 패해서 다시 대택향으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벽세황(청풍); (천강마존으로서는 실로 뼈아픈 좌절이었을 텐데...)

벽세황(청풍); (그후 귀면지존의 음모 덕분에 천강마존은 다시 한 번 강호로 나올 수 있게 되었으며 무림을 수중에 넣기에 이르렀다.)

벽세황(청풍); (하지만 대업을 이루었다 여긴 순간 천강마존은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절망에 빠지고 말았다.)

 

<아내와 어린 딸을 데리고 강남으로 유람을 떠났던 외아들 엽진현이 누군가에게 암살을 당한 것이다.> 엽진현이 피투성이가 되어 복면인들과 싸우고 있고. 그 뒤에서 3-4살 쯤 된 어린 진상파를 안은 엽진현의 아내가 도망치고 있다.

 

벽세황(청풍); (하나뿐인 아들은 불귀의 객이 되어버렸고 며느리와 손녀는 생사불명이 되어 버렸다.)

벽세황(청풍); (자칫 천년 넘게 어렵게 이어온 천마의 혈맥이 천강마존 대에서 끊길 지도 모르는 상황이 된 것이다.)

벽세황(청풍); (극한의 절망과 분노에 사로잡힌 천강마존에 의해 그후 몇 년동안 무림은 아수라장이 되었었다.)

 

<조금이라도 혐의가 있는 자들은 천강마존과 천마련에 의해 끔찍한 고문을 당하고 죽었기 때문이다.> 마귀처럼 변해서 사람들을 때려죽이는 천강마존. 불타는 건물들 배경이고 주변에는 수많은 시체들이 널려있다.

 

벽세황(청풍); (그 과정에서 정파백도는 거의 궤멸직전까지 가는 타격을 입어야만 했다.) (세력 구도상 엽진현 일가를 습격한 첫 번째 용의세력이 정파백도였기 때문이다.)

벽세황(청풍); (그렇게 몇 년이 지났지만 끝내 엽진현 일가를 습격한 범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벽세황(청풍);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 이성을 되찾은 천강마존은 천마련과 마교의 다음 세대를 걱정하게 되었다.)

벽세황(청풍); (천마의 핏줄은 끊기더라도 천마의 유업인 마교는 존속시켜야만 한다.)

벽세황(청풍); (그래서 천강마존은 자신의 대를 이을 제자들을 받아들였는데 그들이 바로 사신마재다.)

벽세황(청풍); (마군자 석헌중, 구미호리 구숙정, 옥기린 벽세황, 운중룡(雲中龍) 위진천...) (그들 중 신분이 확실한 건 석헌중과 구숙정과 벽세황이다.)

벽세황(청풍); (석헌중은 폭풍마가의 차남이고 구숙정은 섭혼마가 가주의 조카, 벽세황은 신장궁의 차남이기 때문이다.)

벽세황(청풍); (하지만 번뇌마가의 추천을 받아 천강마존의 막내 제자가 된 위진천은 출신 내력이 확실하지 않다.)

벽세황(청풍); (번뇌마가의 방계 출신이라고만 알려졌는데...) (번뇌마가는 워낙 폐쇄적인 집안이라 위진천에 대해 그 이상은 아무도 모른다.)

벽세황(청풍); (물론 나는 혈관음 용운영의 기억을 읽은 덕분에 위진천이 누군지 알고 있다.)

벽세황(청풍); (위진천은 공식적으로는 혈교 교주 위태무와 혈미인 용설약 사이에서 태어난 외아들 혈태자(血太子)다.)

벽세황(청풍); (하지만 그자의 실제 생부는 위태무의 조카인 위극천이란 자다.) 위극겸을 떠올리고

벽세황(청풍); (번뇌마가의 이인자인 위태극이 그자의 친 조부고...) 아주 잘 생긴 청년 서생을 떠올린다. <아랑힐월>에 나온 <위태극> 캐릭터. 나이가 8순이 넘었지만 30대로 보인다.

벽세황(청풍); (사신마재중 구숙정은 여자의 몸이라 천마련의 차기 련주가 될 가능성을 희박하다.) 구숙정을 떠올리고

벽세황(청풍); (벽세황은 마교사자중 어느 가문의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어 논외의 대상...)

벽세황(청풍); (결국 천강마존의 후계자는 석헌중과 위진천 중 한명으로 결정될 텐데...)

벽세황(청풍); (혈교의 음험한 본성 상 위진천은 석헌중을 낙마(落馬)시키기 위한 모종의 음모를 진행하고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벽세황(청풍); (밤도 깊을 만큼 깊었고...) 침대에서 일어나고

벽세황(청풍); (위진천과 혈교가 무슨 수작을 부리고 있는지 그자의 거처를 탐문해보자.) 스윽! 침대에서 내려서고

벽세황(청풍); (할 수만 있으면 위가놈의 숨통을 끊어버려 우환을 없이해야만 한다.) 문으로 다가간다.

 

#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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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

여전히 천마련. 이제 어두워졌다. 하늘에는 보름달이 되기 직전의 달이 떠있어서 아주 어둡지는 않다.

천마련의 총단에는 불이 환하게 밝혀졌고. 포구를 드나드는 배들도 선수의 기둥에 등을 달고 움직인다.

천마련의 어느 건물. 여러 칸의 방으로 이루어진 건물인데 담장으로 구획된 정원 안에 있고. 밝은 불이 켜진 상태. 건물 중앙의 큰 방으로 하녀들이 음식과 술을 들고 드나든다. 빈 그릇과 빈 술병을 들고 나오는 년들도 있는데 표정이 모두 밝다. 하녀들은 모두 상당한 미인들이다. 건물 안에서는 웃음소리가 들리고

처마에는 <麒麟閣>이라는 글이 적힌 현판이 걸려 있다.

건물 안을 드나들며 입이 귀에 걸린 하녀들. 서로 눈짓도 하고

무사 몇이 월동문 근처에서 그걸 보고 있다

무사1; [저 년들의 얼굴에 화색이 도는구만.]

무사2; [어찌 그렇지 않겠나? 삼 공자님이 몇 달만에 돌아오셨는데...]

무사3; [벌써부터 아랫도리들이 근질거릴 걸?]

무사1; [그럼 소문이 사실이겠구만. 기린각(麒麟閣)의 하녀들은 전부 삼공자의 손을 탔다는 게...] 주변 눈치 살피며 속삭이고

무사2; [난봉꾼으로 유명한 삼공자가 손닿는 곳에 있고 건드려도 후환이 전혀 없는 하녀들을 잘도 그냥 두었겠다.] 비웃고

무사3; [그래서 숫자는 많지 않지만 기린각에서 일하는 년들은 하나같이 미녀들이잖아.]

무사1; [젠장 불공평하구만.] [우리같은 졸개들은 사창가에나 가야 겨우 계집 살 냄새를 맡아볼 수 있는데 내키는 대로 미녀들을 맛볼 수 있다니...]

무사2; [억울하면 출세해.] + 무사3; [돈을 많이 벌든지.] 비웃고. 그때

[역시 집에 하루라도 주인이 없으면 안되는 거야.] 슥! 어떤 여자가 월동문쪽으로 다가오며 말하고. 깜짝 놀라 돌아보는 무사들

구숙정; [주인이 몇 달 집을 비웠다고 졸개들 군기가 개판이 된 걸 보면...] 쿵! 하늘거리는 야한 잠옷 차림에 술을 한 병 품에 안고 다가오는 구숙정. 순간

<구... 구미호리(九尾狐狸) 구숙정(具淑貞)!> <저 여우가 예고도 없이 들이닥치다니...> <일 났다!> 사색이 되는 무사들

 

#425>

건물 내부. 술판이 벌어졌다. 벽세황(청풍)이 상좌에 앉아있고. 그 앞에 늙은이들 십여명이 술상을 앞에 두고 앉아있다. 신행태보는 문간에 서서 대기하고 있고. 쭉쭉 빵빵한 미녀들이 벽세황(청풍)와 노인들 주변에서 시중을 든다. 술잔이 비었으면 술을 따라주고. 안주도 먹여주고

벽세황(청풍); [소생이 자리를 비운 동안 여러 원로(元老)들께서 기린각을 지켜주셔서 고마울 따름이외다.] 두 손으로 상당히 큰 술잔을 들고 노인들에게 말하고

[그런 말씀 마시오.] [삼공자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면 이 늙은이들이야말로 영광이외다.] 노인들도 포권하며 답례하고

벽세황(청풍); [어쨌거나 원로님들 덕분에 아무 근심 걱정 없이 순찰을 돌고 올 수가 있었소이다.] [사례의 의미로 먼저 삼배(三盃) 하겠소이다.] 술잔을 높이 들어 보이고

이어 호쾌하게 술을 마시는 벽세황(청풍). 벽세황(청풍)의 앞에는 술잔이 두 개 더 채워져 있고

벽세황(청풍); [일배!] 탁! 빈 술잔을 내려놓는 벽세황(청풍).

짝짝! 박수치는 노인들. [잘 마신다.] [역시 호주(豪酒)여.] 박수치는 노인들

벽세황(청풍); [이배요!] 다른 술잔을 두 손으로 들고

거침없이 마시고.

[이태백이 따로 없구만.] [삼공자는 배포만큼 술 배도 크시구려.] 박수치며 환호하는 노인들

신행태보; (배알도 없는 늙은이들...) 비웃고

신행태보; (폭풍마가 출신인 대(大)공자, 섭혼마가 출신인 둘째 아가씨, 번뇌마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사(四)공자에 비해 삼공자의 배경은 보잘 것이 없다.) 술 마시는 벽세황(청풍)을 보며 생각하고

신행태보; (그 때문에 삼공자 주변으로 모여든 원로들이라고 해봐야 주류(主流)에서 밀려난 패배자들뿐이다.) 박수치며 환호하는 노인들을 보며

신행태보; (지금이야 삼공자의 재력에 혹해서 간, 쓸개 다 빼줄 것처럼 굴지만...) (상황이 어려워지면 손바닥 뒤집듯 삼공자 곁을 떠날 테지.)

벽세황(청풍); [카아! 좋은 분들과 마시니 술맛 사는구만.] 탁! 술잔을 내려놓고. 박수치는 노인들

신행태보; (하긴 나도 대공자나 사공자쪽에서 써주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삼공자에게 붙은 신세긴 하다.) 세 번째 술잔을 두손으로 잡는 벽세황(청풍)을 보며 자조의 웃음. 그때

벽세황(청풍); [삼배요!] 마지막 술잔을 두 손으로 들어 보이고. 이어

<만일 삼공자가 천마련의 주인이 될 가능성이 전무하게 된다면 나 역시 살길을 찾아 삼공자를 등지게 될 것이다.> 세 번째 술잔의 술을 마시는 벽세황(청풍)을 배경으로 신행태보의 생각 나레이션. 벽세황(청풍)이 술 마시는 걸 보며 박수치면서 환호하는 노인들

신행태보; (의리보다는 생존이 먼저이니...) 술잔을 입에서 떼는 벽세황(청풍)을 보며 생각하고

벽세황(청풍); [고맙소이다! 고맙소이다!] 빈 술잔을 거꾸로 들어 보이며 노인들을 둘러보고

벽세황(청풍); [부족한 벽세황이지만 앞으로도 여러 원로들께서 지속적인 지지와 협조를 기대하겠소이다.] 술잔을 손에 들고 포권하고

[걱정마시구려 삼공자.] [우린 삼공자께서 본련의 다음 대 련주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고 있소이다.] [신명을 바쳐서 삼공자께서 대업을 이루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소이다.] 노인들도 포권하고.

신행태보; (날 위해서도 늙은이들의 그 소망이 이루어지길 바랄 뿐이다.) 생각할 때

[어머나 분위기가 참 좋네.] 갑자기 누군가의 음성이 들려 깜짝 놀라는 노인들과 시녀들. 신행태보는 놀라서 문쪽을 돌아보고.

구숙정; [혹시 내가 눈치 없이 때를 잘못 택해서 찾아온 거야?] 문간에 야한 자세로 서서 말하고. 품에는 술병을 하나 안은 채. 문간에 서있던 신행태보가 놀라고 겁에 질려 주춤 뒤로 물러서고 있고

벽세황(청풍); (저 계집...) 눈 번뜩일 때

[둘... 둘째 아가씨!] [이(二)소저를 뵙소이다.] 우당탕! 노인들이 기겁하며 일어나며 포권하고 굽신거린다. 그 바람에 노인들이 앉아있던 의자들이 뒤로 넘어가거나 무릎에 부딪힌 탁자가 엎어져 술병과 안주가 바닥에 쏟아지기도 하고. 시녀들도 겁에 질려 벽쪽으로 물러서고

벽세황(청풍); (둘째 아가씨라면...) 눈 번뜩

벽세황(청풍); (천강마존의 둘째 제자인 구미호리 구숙정이로구나!)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고

구숙정; [분위기 깼다면 미안해.] 엉덩이 살랑이며 안으로 들어서고

벽세황(청풍); [아... 아닙니다 사저.] 어색한 웃음 + (남자라면 사족을 못 쓰는 탕부지만 무공은 기오막측하다던가?)

구숙정; [셋째가 돌아왔다는 소문은 들리는데 코빼기도 안보여서 애가 타지 뭐야?] 벽세황(청풍)이 앉아있던 상좌 쪽으로 오며. 배경으로 벽세황(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 <마군자 석헌중도 무공으로는 이 요부를 이기지 못한다는 소문이 돌 정도다.>

구숙정; [그래서 체면 불구하고 내가 직접 찾아온 거야. 우리 잘 생긴 사제의 얼굴을 촌각이라도 빨리 보고 싶은 마음에...] 눈을 흘겨 추파를 보내면서

벽세황(청풍); (별호 그대로 꼬리가 아홉 개 달린 여우!) + [죄송합니다 사저.] 포권하며 옆으로 물러서고

벽세황(청풍); (아차하면 내가 가짜라는 걸 알아차릴 수도 있다. 조심해야만 한다.) + [당연히 소제가 먼저 찾아뵙고 인사드렸어야 했는데...]

벽세황(청풍); [오늘은 시간이 너무 늦어서 내일 아침 호리각(狐狸閣)으로 찾아뵐 생각이었습니다.] 자기가 앉았던 자리를 권하면서

구숙정; [무슨 얘기인지 알았어.] 벽세황(청풍)이 앉았던 자리에 맵시 있게 앉고

구숙정; [옛말에도 목마른 놈이 우물 판다고 했잖아.]

구숙정; [사제보다는 내가 더 마음이 급해서 찾아온 거니까 부담 갖지 말도록 해.]

벽세황(청풍); [그리 말씀해주시니 소제, 마음이 놓입니다.] 포권하며 억지로 웃고. 그러자

구숙정; [여기서 뭣들 하고 있는 거야? 모두 한가한 모양이지?] 노인들을 둘러보며 눈을 흘기고. 그러자

퍼뜩! 정신 차리는 노인들

[한... 한가하다니요?] [그렇지 않아도 가보려던 참이었소이다.] [삼공자의 얼굴을 봤으니 늙은이들은 이만 물러가겠소이다.] 포권 하는 노인들. 이어

허둥대며 방에서 나가는 노인들.

구숙정; [멀리 못나가니 알아서들 잘 돌아가.] 가라고 손짓하고. 여자들과 신행태보는 눈치 보며 나가지도 못하고

곧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노인들

구숙정; [귀찮은 늙은이들은 내쳤고...] 코웃음

구숙정; [네년들은 또 뭐하고 있어? 빨리 자리 정리 안하고?] 하녀들에게 눈 흘기고

깜짝! 놀라는 하녀들

[죄... 죄송하옵니다 아가씨.] [술상 새로 봐 올리겠사옵니다.] 허둥대며 탁자의 그릇과 술병, 술잔들을 쟁반에 담는 여자들. 쓰러진 의자를 바로 세우는 여자들

이어 허둥대며 나가는 하녀들. 신행태보는 뻘쭘한 표정으로 입구에 서있고

구숙정; [종선, 당신도 그만 가봐. 더 시중 들 일 없을 테니까.] 가라고 손짓하고

신행태보; [분부 받들겠습니다 이소저!] 포권하고

신행태보; (살았다!) 안도하며 서둘러 방에서 나가고

 

#426>

건물을 밖에서 본 모습. 노인들은 월동문으로 달리듯 나가고 있고 이어 하녀들과 신행태보가 나온다. 무사들이 당황하고 겁에 질려서 보고 있고. 헌데

슥! 딸랑! 호랑이 한 마리가 건물로 다가온다. 호랑이를 뒤에서 본 모습. 물론 소천호인데 실제로는 고양이만하지만 이 화면에서는 거대한 호랑이인 것처럼 묘사. 목에 걸고 있는 목걸이의 방울이 울리고

건물에서 도망치듯 나오다가 소천호를 발견하고 흠칫! 하는 하녀들과 신행태보

[호... 호랑이!] [소... 소천호(小天虎)야!] 하녀들과 신행태보가 놀라서 주춤거리는 배경으로 소천호의 뒷모습을 보여준다. 아직 소천호가 고양이 만하다는 건 보여주지 말고

 

#427>

다시 건물 내부

구숙정; [하여간 나잇살이나 먹어 눈치도 없고 말이야.] [대충 분위기 보고 자릴 피해줘야지!] 문쪽을 보며 샐쭉거리고. 벽세황(청풍)은 뻘쭘하게 옆에 서있고.

구숙정; [뭐해? 앉지 않고?] 옆에 서있는 벽세황(청풍)을 돌아보며 눈 흘기고

벽세황(청풍); [죄송합니다.] 드륵! 옆의 의자를 끌어당기며 억지로 웃고

구숙정; [죄송한 거 알면 빨리 한잔 따라줘.] 술병을 벽세황(청풍)에게 내밀고. + 벽세황(청풍); [예...] 두 손으로 술병을 받는 벽세황(청풍)

구숙정; [사제와 회포를 풀려고 아껴 두었던 명주 금존청(金尊淸)을 가져왔어.] 술잔을 집어 들면서

벽세황(청풍); [같은 무게의 금과 값이 같다는 금존청은 소제도 오늘 처음 봅니다.] 뽁! 감탄하며 병의 마개를 따고

구숙정; [귀한 술이면 뭐해? 지금까지 함께 마셔줄 사람이 없었는데...] 술잔 내밀고

벽세황(청풍); [소제를 금존청의 대작(對酌) 상대로 선택해주셔서 영광입니다.] 꼴꼴 잔에 술을 따라주고

구숙정; [영광인 줄은 아네.] 술 받으며 추파 보내고

벽세황(청풍); (이 요녀와 벽세황이 어떤 관계였는지 모르겠다.) 술병을 거두며 생각하고

벽세황(청풍); (용운영의 기억에서도 이 요녀와 벽세황의 관계에 대한 정보는 없었다.) 술병을 탁자에 내려놓고

벽세황(청풍); (그저 사신마재들끼리 천강마존의 후계자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는 내용만 있을 뿐...) 젓가락을 집어들면서 구숙정이 맵시 있게 술을 마시는 것을 보며 생각하고

구숙정; [카아 좋다!] 술잔을 입에서 떼고.

구숙정; [내가 아끼던 술이긴 하지만 정말 기가 막혀.] 혀로 입술에 묻은 술을 핥으며

구숙정; [향기, 맛, 목 넘김등이 전부 극상(極上)이야. 금존청이란 이름이 괜히 생긴 게 아니었어.] 술잔을 코에 대어 냄새를 맡고

벽세황(청풍); [안주는 어떤 것으로 드릴까요?] 젓가락으로 상에 차려진 안주들을 가리키며 묻고

구숙정; [내가 먹고 싶은 안주는 말이야.] 탁! 배시시 웃으며 술잔을 탁자에 내려놓고

구숙정; [바로 이거야.] 콱! 그대로 벽세황(청풍)의 사타구니 거시기를 움켜잡는다.

벽세황(청풍); [헉!] 눈이 튀어나와라 놀라는 벽세황(청풍).

구숙정; [맵싸하고 화끈한 이것만큼 금존천에 어울리는 안주가 어디 있겠어?] 벽세황(청풍)의 거시기를 부여잡아 주무르고 몸을 벽세황(청풍)에게 기대며 할딱이고. 다른 손으로는 벽세황(청풍)의 허리를 뒤에서 감싸면서

벽세황(청풍); [사... 사저...] 충격으로 꺽꺽대지만

<에그머니나!> 불끈! 구숙정의 손아귀에 잡힌 벽세황(청풍)의 거시기는 바지 속에서 맹렬히 용틀임하고. 그 배경으로 구숙정의 놀람. 사실 구숙정은 이미지와 다르게 처녀다.

구숙정; (커!) + [요 못 된 놈!] 할딱이며 벽세황(청풍)에게 더 몸을 밀착시킨다.

구숙정; (불에 달군 쇳덩이처럼 뜨거우면서 단단해.) + [손대자마자 불같이 화를 내기나 하고...] 입술을 벽세황(청풍)의 귀에 대고

벽세황(청풍); (당... 당했다.) 얼굴이 달아올라 꺽꺽

구숙정; [이럴 거면서...] [이렇게 기막힌 걸 갖고 있으면서 뭐 너무 늦어서 내일 아침 찾아오겠다고?] 꽈악! 벽세황(청풍)의 것을 강하게 쥐면서 벽세황(청풍)의 귀에 속삭이고

구숙정; [솔직히 말해봐! 너 이걸 오늘밤 나 말고 다른 년에게 쓸 생각이었지?] [그래서 돌아오자마자 날 찾아오지 않은 것이고...]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고

벽세황(청풍); [그... 그게 아니고...] 굳어진 채 헐떡. + (그러니까 뭐냐?)

구숙정; [아니긴 뭐가 아니야?] 꽉! 더 강하게 벽세황(청풍)의 것을 잡으며 눈 흘기고. 표독한 표정으로. + 벽세황(청풍); (벽세황은 이 요부와 그렇고 그런 사이였다는 건가?) 죽상이 되며 생각하고

구숙정; [네놈이 깔쌈한 계집은 보는 족족 해치우고 있다는 거 모를 줄 알아?] 진짜 질투하고

구숙정; [빨리 자백해! 오늘 밤은 이걸 나 말고 어떤 년에게 쓸 생각이었을지를!] 더 강하게 벽세황(청풍)의 것을 잡은 채 윽박지르고

벽세황(청풍); [믿... 믿어주십시오 사저.] 울상

벽세황(청풍); [오늘밤은 정말 혼자 잘 생각이었습니다. 먼길을 온 데다가 늙은이들 접대하느라 피곤해서 욕구가 없었습니다.]

구숙정; [이렇게 벌떡거리면서 욕구가 없어?] [그 말을 나보고 믿으라는 거야?]

벽세황(청풍); [그거야 사저의 손 기술이 워낙 절묘해서...] 헉헉

벽세황(청풍); [그걸로 밤새 죽여드릴 테니까... 용서해주십시오.] 스윽! 한손으로 구숙정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음험하게 속삭이고. 순간

구숙정; (이 놈...) 고개 조금 숙인 채 눈 부릅. 벽세황(청풍)이 구숙정을 내려다보는 자세라 벽세황(청풍)은 구숙정의 그 표정을 모른다

구숙정; (가짜다!) 표정이 굳어지고.

구숙정; (죽일 놈! 감히 셋째로 위장하고 본련에 잠입해?) 이를 갈고

구숙정; (*뿌리를 확 뽑아내서 죽여 버리겠다!) 꽉! 벽세황(청풍)의 거시기를 잡으며 이를 갈고

벽세황(청풍); [사... 사저!] 비명 지르고

벽세황(청풍); [그... 그렇게 세게 쥐면 아파서 견딜 수가...] 끄윽! 눈이 돌아가고

구숙정; [네놈은 죽어 마땅...!] + [!] 이를 갈며 말하다가 눈 부릅

스윽! 구숙정의 다리를 털뭉치같은 것이 문지른다

깜짝 놀라 내려다보는 구숙정

쿵! 소천호가 구숙정을 올려다보며 몸을 구숙정의 맨살인 다리에 문지르고 있다. 고개를 들어서 올려다보며. 이 장면부터 소천호가 고양이만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구숙정; [꺄악!] 와락! 비명 지르며 벽세황(청풍)에게 안긴다. 벽세황(청풍)의 거시기를 잡고 있던 손은 뗀 채로 겁에 질려 진저리를 치는 모습이고. 벽세황(청풍)도 흠칫! 하며 발치를 내려다보고

그르르릉! 이빨을 드러내며 구숙정을 올려다보는 소천호.

벽세황(청풍); (고양이만한 호랑이!) 놀라 내려다보고

<아니, 호랑이를 닮은 고양이인가?> 그르릉! 이빨 드러내며 올려다보는 소천호를 배경으로 벽세황(청풍)의 놀람. 그 때

구숙정; [안... 안돼!] 사색이 되어 벽세황(청풍)의 품에 안겨 벌벌 떨고. 벽세황(청풍)은 자기도 모르게 그런 구숙정을 끌어안고

구숙정; [살... 살려줘!] 진짜 겁 먹은 모습이고

벽세황(청풍); (세상 무서울 게 없는 것같던 이 요부가 사시나무처럼 떨고 있다.) 놀라면서도 구숙정을 끌어안고

벽세황(청풍); (다른 것도 아니고 겨우 고양이 따위에게 이토록 겁을 먹을 줄은 몰랐군.) + [고정하십시오 사저.] 발발 떠는 구숙정을 다독이고

벽세황(청풍); [호랑이를 빼닮긴 했지만 고양이일 뿐이지 않습니까?] 슥! 웃으며 다른 손을 내려서 소천호의 머리를 쓰다듬으려 한다

구숙정; [하... 하지마! 죽어!] 비명 지르며 급히 벽세황(청풍)의 품에서 떨어지고. 벽세황(청풍)에게서 멀어지려고. 하지만

스윽! 손으로 소천호의 머리를 쓰다듬는 벽세황(청풍).

구숙정; [위... 위험해!] 비명. 하지만 그 직후

스륵! 귀를 뒤로 젖히는 소천호. 눈도 가늘게 뜨고. 드러냈던 이빨도 감추고

[!] 벽세황(청풍)에게서 떨어지며 도망치려다가 놀라 눈 치뜨는 구숙정

벽세황(청풍); [착한 야옹이로구만.] 웃으며 몸을 숙여서 소천호를 쓰다듬고.

가르릉! 가릉! 벽세황(청풍)의 손길이 좋은 듯 눈을 가늘게 뜨며 가릉거리는 소천호

구숙정; (맙소사!) 그걸 보며 놀라는 구숙정. 벽세황(청풍)와 좀 떨어진 채

<소천호가 이 가짜 놈을 거부하지 않고 있어!> 자기 등을 쓰다듬는 벽세황(청풍)의 손목을 혀로 핥는 소천호를 배경으로 구숙정의 놀람. 그때

벽세황(청풍); [영차!] 두 손으로 소천호를 쥐어 쳐들고. 소천호의 앞 다리 아래쪽 겨드랑이를 잡아서 쳐드는 모습. 그러자.

움찔! 하며 벽세황(청풍)와 좀 더 떨어지는 구숙정

벽세황(청풍); [생각보다 무겁구만.]

벽세황(청풍); [너 살 좀 빼야겠다.] 두 손으로 소천호 앞발 아래 겨드랑이를 쥐어 높이 쳐들며 웃고. 그러자

퍽! 앞발 하나로 벽세황(청풍)의 뺨을 때리는 소천호. 발톱은 숨긴 채 몽실한 발로 때린다. 세게 때린 건 아니고

벽세황(청풍); [아이쿠!] 아픈 시늉하며

[!] 놀라 입을 손으로 가리는 구숙정

벽세황(청풍); [왜? 살 쪘다고 해서 빈정 상한 거냐?] 웃으며 소천호를 보고.

가르릉! 이빨 드러내며 화난 표정이 되는 소천호

벽세황(청풍); [그렇군!] 소천호위 아랫도리의 가랑이 사이를 보며 히죽 웃고

벽세황(청풍); [너 암컷이었구나. 그래서 살 쪘다는 소리에 민감한 거였고...] 소천호의 사타구니를 들여다 보며 히죽 웃고. 그러자

가르르릉! 가릉! 퍽! 퍽! 화가 난 듯 앞발 두개로 벽세황(청풍)의 좌우 뺨을 마구 때리는 소천호. 물론 발톱은 내놓지 않아서 솜뭉치로 때리는 것 같고. + 벽세황(청풍); [아이쿠!] 소천호의 앞발질에 연신 맞으면서 비명 지르고. 물론 엄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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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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