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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펑! 창문을 박살내며 밖으로 뛰쳐나가는 청풍. 칼은 들고 있다. 허리춤에 치롱퇴를 끼고 있고

정원에 멈춰서며 빠르게 주변 둘러보는 청풍.

멀리 새처럼 날아가는 그림자. 여자가 옷을 날리며 날아간다.

청풍; (여자?) 파앗! 날아오르고

성벽 쪽으로 훨훨 날아가는 여자.

청풍; (대단한 경신술이다!) 휘익! 속도를 높여 쫓아가고

청풍; (주칠이 엿들었던 두견충의 대화 상대였을 것이다.)

청풍; (두견충 근처에서 감시하고 있다가 기밀을 말하려 하자 살인멸구 했을 테고...)

청풍; (정체가 뭔지, 내일 진상파 소저를 대상으로 무슨 짓을 꾸미고 있는지 알아내야한다.) 수십미터씩 도약하여 여자와의 간격을 좁힌다.

성벽 쪽으로 날아가며 돌아보는 여자. 구숙정이지만 아직 얼굴을 보여주지는 말고. 얼굴에 얇은 면사를 쓰고 있기도 하고

배시시 웃는 면사 속의 얼굴

휘익! 성벽을 날아 넘으며 사라지는 구숙정

휘익! 청풍도 성벽에 이르러 내려서고

빠르게 두리번

성벽 너머는 넓은 강변. 갈대가 무성

휘익! 갈대 밭 위를 서핑 하듯 스치며 강쪽으로 가는 구숙정

청풍; (충분히 은신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숨지 않고 날아간다.) 팟! 몸을 날리고

청풍; (날 유인할 생각인 모양이다만...) 휘익! 질풍처럼 추격

청풍; (후회하게 해주겠다.) 구숙정과의 거리를 좁히고

 

갈대 밭 너머로 사라지는 구숙정

[!] 파앗! 도약하는 청풍

강변의 모래밭에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 구숙정

청풍; (따라잡았다.) 쐐액! 구숙정을 덮쳐가고

확 좁혀지는 거리

슈학! 쩍! 빠르게 여러 번 구숙정의 몸을 토막 치는 청풍.

토막 쳐지며 비틀하는 구숙정

청풍; (지나치게 쉽다.) 놀라며 멈춰설 때

구숙정; [정말 무정한 사내잖아! 여자에게도 가차 없이 칼질을 하고...] 청풍의 귀에 대고 속삭이는 구숙정. 얼굴에 얇은 면사 쓰고 있음 주의. 경악하여 눈 부릅뜨는 청풍

스악! 쩍! 바람처럼 돌아서며 구숙정을 베는 청풍

구숙정; [어머나!] 휘익! 구름처럼 뒤로 밀려가고. 옆에는 아직 토막 쳐진 다른 구숙정이 비틀거리고 있는데

구숙정; [위험해라! 다칠 뻔 했네.] 휘익! 내려서는 구숙정. 가슴 부분의 옷이 갈라지고 살갗에 상처가 조금 나서 피가 배어 흐른다. 직후

퍼억! 주변에서 비틀거리던 다른 구숙정이 안개처럼 흩어진다.

청풍; [이형환위(移形換位)...] 찡그리며 멈춰서고

구숙정; [어린 아이가 안목이 대단하네.] [강호에서는 오래 전에 실전된 이형환위를 한 눈에 알아보기도 하고...]

청풍; [방명이 궁금하군요.] 칼을 털 듯이 흔들며 다가가고

구숙정; [누나의 이름은 비싸!] [알려면 자격을 증명해야만 해.] 교태스럽게 포즈 취하며 추파를 보내고

청풍; [자격의 증명이라는 게...] 파앗! 돌진

청풍; [이런 것으로 이해하겠습니다.] 스악! 쩍! 칼을 번개처럼 휘두르고. 사방에서 칼 바람이 일어나 꽃봉우리처럼 구숙정을 베어간다.

구숙정; [어머나!] 화악! 놀라면서 모습을 여러 개로 만들고

[!] 칼질하며 눈 부릅 청풍.

여러 개로 변하는 구숙정의 몸으로 수많은 빛의 선이 치달리고. 직후

퍽! 퍽! 여러 명의 구숙정을 관통하는 칼바람들. 하지만

퍽! 퍼석! 관통당한 구숙정의 모습들이 다시 안개처럼 흩어진다.

청풍; (이번에도 이형환위...) 팟! 찡그리며 돌아서고

쩍! 바로 뒤에서 날카로운 손톱으로 청풍의 목을 쥐어오는 구숙정. 마녀같이 웃으며

캉! 휘두르는 청풍의 칼과 충돌하는 구숙정의 손톱

파삭! 절반쯤이 그대로 깨지는 청풍의 칼. 구숙정의 손톱이 청풍의 칼을 유리처럼 깨트렸다.

청풍; (강철을 유리처럼 깨트리는 조공(爪功)이라니...) 팟! 깨지는 칼의 파편을 피해 뒤로 휙 날아가고. 칼은 반토막이 났다. 하지만

구숙정; [이제 시작이야!] 슈학! 여러 명으로 변한 구숙정들이 청풍을 따라붙고

구숙정; [받은 대로 돌려줄게! 사양하지마!] 스악! 쩍! 여러 명으로 변해서 손톱으로 청풍을 긁어오는 구숙정. 하지만 그 직후

화악! 모습이 여러 개로 변하며 피하는 청풍.

[!] 쩍! 스악! 놀라며 손아귀를 여러 번 긁어대는 여러 명의 구숙정

퍼석! 퍽! 구숙정의 손아귀에 긁히는 청풍의 모습들. 하지만

퍼석! 퍼억! 청풍의 모습들이 안개처럼 흩어지고

구숙정; [이형환위?] 스슥! 놀라며 멈춰서고. 주변의 다른 구숙정들은 사라지고 잇고

스슥! 한쪽에 나타나는 청풍. 목을 왼손으로 누르고 있다. 다쳤다. 오른손에는 반 토막 난 칼이 들려있고

청풍의 목에 상처가 나서 피가 흐른다.

청풍; (위험했다.) 목을 누른 채 찡그리고

청풍; (저 여자 손톱에 독이라도 묻어있었다면 꼼짝없이 당했을 것이다.) 피 묻은 왼손을 떼어 내려다보고

구숙정; [뭐야? 동생도 이형환위를 익히고 있었어?] 놀라고

대답하지 않고 반 토막 난 칼로 겨누며 천천히 옆으로 움직이고.

[!] 깨닫는 구숙정

걸어가는 대로 모습이 늘어나는 청풍.

구숙정; [말도 안돼!] 경악

구숙정; [내가 생각하는 그걸 한 거야?] 어이없고

청풍; [정체를 압시다.] 스슥! 모습이 여러 개로 늘어나며 말하고

흠칫 구숙정

청풍; [이 정도면 정체를 알 자격이 증명된 거 아닌가요?] 여러 명으로 변한 채 구숙정을 포위해오며 말하고

구숙정; [귀엽네.] 피식 웃고

구숙정; [뭐 좋아! 이형환위를 두 번 보고 흉내 낼 정도의 재능이라면 이 누나와 통성명 할 자격은 충분하지.]

구숙정; [누나의 본명은 알려줄 수 없고...] [누나를 아는 인간들은 제칠마왕(第七魔王)이라 불러!] 도도하게

청풍; [마왕...] 여러 명의 청풍 중 한명이 눈 번뜩

청풍; [혹시 마교에 적을 두고 계신 건가요?]

구숙정; [뭔 말을 못하게 만드네.] [한 마디만 들으면 열 가지를 추측해내니...] 질린 표정으로 어깨 으쓱하고

청풍; [구중천 눈치를 보던 마교가 드디어 세상에 나왔군요.]

구숙정; [뭐 그런 셈이긴 한데...] [누나가 왜 정체를 알려줬을 것 같애?] 슥! 슥! 양쪽 소매에서 각기 세 자루씩의 비수를 손가락에 끼워 빼내고

청풍; [살인멸구하실 자신이 있으신 건가요?]

구숙정; [바로 그거야!] 슈학! 비수들을 동시에 던진다. 좌우로 흩뿌리듯이

퍽! 퍽! 여러 명의 청풍을 관통하는 비수들. 하지만

캉! 캉! 여러 명의 청풍 중 한명은 부러진 검으로 비수들을 쳐날린다. 진짜 청풍이다.

구숙정; [역시 네가 진짜였구나!] 춤을 추듯 손을 흔들고

가앙! 쩡! 튕겨졌던 비수들이 포물선을 그리며 진짜 청풍에게 날아들고

청풍; (어검술이로구나!) 슈학! 쩍! 빠르게 칼을 휘둘러 비수들을 쳐내고

구숙정; [소용없어!] 춤을 추듯 양손을 휘두르고

가강! 가앙! 튕겨졌던 비수들은 더 빨리 청풍에게 날아들고

청풍; (비수들이 되 날아오는 속도가 빨라진다.) 더 빨리 칼을 휘둘러 비수들을 튕겨버리고

구숙정; [누나의 수혼어검(收魂御劍)은 막을수록 빨라져! 일단 당하면 누구도 벗어나지 못해!] 춤을 추며

청풍; (과장이 아니다!) 캉! 캉! 겨우 겨우 비수들을 쳐날리며 식은땀

<비수에 내가 쳐낸 힘이 실려서 더 빠르게 날아든다.> 가강! 쐐액!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드는 비수들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스악! 쩍! 완전히 방어하지 못한 비수들이 스치며 청풍의 몸에 여기저기 상처를 낸다. 옷이 갈라지고

구숙정; [살려달라고 애원해봐! 그러면 살려줄 수도 있으니...] 신나게 춤을 추며 웃고

캉! 캉! 굴하지 않고 반쪽 날 칼로 비수들을 쳐내는 청풍.

서걱! 쩍! 일부 비수는 청풍의 몸을 스치며 상처를 내고

구숙정; [그렇게 고집 부리다가 숫총각인 채 세상 하직할 수도...] + [!] 외치다가 눈 부릅

캉! 캉! 비수들을 쳐내고. 몸에 상처가 생기면서도 청풍의 눈빛이 강렬하다.

구숙정의 몸에 수많은 선들이 달리는 모습

구숙정; [또 내 운공비결을 훔치려고?] + (시간 끌면 안되겠다!) 이를 갈며 손을 번쩍 쳐들고

멈칫! 허공에서 멈칫하는 비수들

[!] 눈 치뜨는 청풍

구숙정; [그만 끝내자!] 강하게 손을 젓고

번쩍! 쩍! 형체가 안보이는 속도로 청풍에게 내리꽂히는 비수들

스팟! 청풍의 몸이 여러 개로 확 늘어나고.

세 개의 비수가 청풍의 모습을 관통하며 지나간다. 그 모습들은 가짜들이다.

캉! 캉! 늘어난 청풍의 모습 중 하나가 반쪽짜리 칼로 비수 두 개를 쳐낸다. 하지만

퍽! 마지막 비수가 청풍의 허벅지에 깊이 박힌다.

쿵! 비수가 박힌 다리가 꺽여 무릎을 꿇는 청풍

 

#50>

<-양주(楊州)> 바다같이 넓은 강의 북쪽에 자리한 도시. 남쪽으로는 드넓은 강, 서쪽으로는 직선의 운하가 지난다. 금릉과 달리 성벽도 궁궐도 없다. 물류가 활발한 상업도시 분위기. 강변의 부두에는 수많은 배들이 정박해있다. 때는 깊은 밤. 강과 운하로 오가는 배는 없다.

강변의 장원. 닫혀있는 입구에 등이 걸려있고. 무림맹 무사들 몇이 경비를 선다. 정문에는 <武林盟 楊州支部>라는 글이 새겨진 현판이 걸려있고

<-무림맹 양주지부(楊州支部)> 위 정문 배경으로

양주지부 깊은 곳. 월동문이 있는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인 건물. 건물 앞에는 패소정이 의자를 놓고 앉아있다. 팔짱을 끼고 눈을 감고 있다.

움찔! 하는 패소정의 눈썹

<으으으...> 신음이 들리고

패소정; (오늘 밤에도 어김없이 염몽을 꾸시는구나.) 눈 감은 채 생각

 

건물 내부. 침실. 휘장이 쳐진 침대. [으으으...] 신음하며 잠들어 있는 진상파. 식은땀을 흘리고

진상파의 꿈. 크지 않은 용이 거대한 사마귀와 싸우고 있다.

사마귀의 날카로운 앞발이 휘둘러지고

그 앞발에 몸통이 찍히는 용

고통에 비명 지르는 용

진상파; [악!] 비명 지르며 퍼덕이고

 

[!] 패소정이 놀라 눈 뜨며 돌아보고

 

진상파; [아... 안돼!] 헐떡이며 눈을 뜨고

패소정; [실례하겠어요!] 덜컹! 문을 열고 들어오는 패소정

진상파; [미... 미안해요 언니.] 헐떡이며 고개 돌려 패소정을 보고

패소정; [또 심한 염몽을 꾸신 건가요?] 문을 닫고 들어오며 걱정

진상파; [이젠 괜잖아요! 꿈이 너무 생생해서 조금 놀랐을 뿐이랍니다.] 억지로 웃고

패소정; [땀을 많이 흘리셨어요.] 손수건으로 진상파의 이마를 닦아주고

패소정; [어떤 꿈인데 이렇게 힘들어 하신 건가요?]

진상파; [언니 보기가 부끄럽군요.] [어린 아이도 아니고, 매일 밤 이렇게 심한 잠투정이나 하고...] 억지로 웃고

패소정; [그런 말씀 마세요.] [소맹주님만 행복해지실 수 있으면 이런 건 고생도 아니니...] 웃으며 땀을 닦아주고

진상파; (멀지 않은 것 같구나.)

<그 사람과의 거리도, 만날 날도...> 침실의 모습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51>

다시 금릉 성 밖의 강변. 청풍이 허벅지에 비수가 박혀 무릎을 꿇고 있다. 그 앞에서 손을 쳐들고 있는 구숙정

구숙정; [드디어 다리가 잡혔네.] 호공을 향해 손을 젓고

가앙! 기잉! 다시 허공으로 치솟아 오르는 다섯 자루의 비수

구숙정;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에서 누나의 공격을 피하진 못하겠지?] 춤추려는 동작으로 비웃고

구숙정; [마지막으로 한번 더 기회를 주겠어!]

구숙정; [누나에게 항복하면 목숨만을 구할 수도...] 말하다가 찡그리고

팟! 무릎 꿇은 채 부러진 칼을 강하게 던지는 청풍

팽! 회전하며 구숙정에게 날아가는 부러진 칼

구숙정; [그나마 쓰던 칼을 던지네!] 캉! 파삭! 웅크린 손으로 날아든 칼을 치고. 유리처럼 박살나는 반토막 칼

구숙정; [항복한 것으로 받아들이면 되는 거야?] + [!] 말하다가 흠칫하고

슥! 청풍이 허리춤에 차고 있던 치룡퇴를 뽑아든다.

구숙정; [뭐야? 하다하다 몽둥이 따위로 이 누나를 상대하겠다?] 비웃고

치룡퇴를 쳐들어 던지려는 청풍

구숙정; [설마 그걸 던져서 누나를 어떻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거니?] 비웃는데

팽! 치룡퇴를 던지는 청풍. 치룡퇴도 회전하며 구숙정에게 날아들고

구숙정; [마지막 발악치고는 너무 궁색한 거 아니야?] 쩡! 다시 날카로워진 손아귀로 치룡퇴를 쳐내려 하고. 하지만

꽝! 치룡퇴가 구숙정의 손가락을 박살낸다. 눈 치뜨는 구숙정

박살난 구숙정의 손가락들을 엑스레이 사진으로 보여주고

구숙정; [악!] 손가락이 부러진 손을 쳐들며 비명. 비틀. 치룡퇴는 구숙정의 손가락을 부러트리고 뒤로 날아간다. 빙빙 돌면서

구숙정; (집채만한 바위에 맞은 것 같다.) 고통에 떨며 비틀하는데. 그러다가

[!] 눈 치뜨는 구숙정

청풍이 오른손을 내밀었다가 확 당기는 시늉하고

구숙정; (설마 어검술?) 기겁하며 돌아보고

가가강! 엄청난 속도로 돌며 뒤에서 되날아오는 치룡퇴. 이미 바로 뒤로 날아들었다.

구숙정; (위험...) 팟! 사력을 다해 몸을 틀어 치룡퇴를 피하려 하고. 하지만

퍼억! 구숙정의 옆구리를 스치며 지나가는 치룡퇴

콰작! 그대로 부러지는 옆구리의 늑골 몇 개. 엑스레이 사진으로 보여주고

구숙정; [악!] 콰당탕! 비명 지르며 옆으로 나뒹굴고

구숙정; (무슨 몽동이가...) 나뒹굴었다가 일어나려 하며 공포에 질리고

구숙정; (수천, 아니 수만근의 무게를 지녔다니...) + [!] 일어나려다가 경악

청풍이 손을 높이 쳐들고 있다.

가가강! 청풍을 스치고 지났던 치룡퇴가 맹렬히 치솟고

쩍! 다시 구숙정에게 떨어진다. 벼락이 떨어지듯

구숙정; [안돼!] 스팟! 구르면서 여러 명으로 변하는 구숙정

꽝! 지면을 강타하는 치룡퇴. 흙과 먼지가 폭발하듯 터져 오르고

청풍; (비명이나 뼈가 부서지는 소리는 나지 않았다.) 무릎 꿇은 채 앞을 보고

화악! 흩어지는 먼지

청풍; (놓친 것 같군.) 앞을 보며 한숨

화악! 흩어지는 먼지, 치룡퇴가 비스듬히 바닥에 박혀있다. 그 주변으로 운석이 떨어진 것처럼 구덩이가 푹 파여있다.

<괴물 같은 놈...> 어디선가 들리는 음성

<오늘 진 빚은 기억해두겠어!> 으아아아! 멀리서 악을 쓰는 소리가 들리고

청풍; (이 다리 상태로 따라잡긴 틀렸고...) 팟! 허벅지에 박힌 비수를 뽑는다. 피가 치솟고

청풍; (다음을 기약해야겠다.) 팟팟! 상처 주변의 혈도를 손가락으로 찍고.

잦아드는 피

청풍; (지혈은 제대로 되었고...) 비틀거리며 일어나는 청풍

청풍; (다행히 근육이 다치진 않았다.) 비수에 찔린 다리를 움직여 보는 청풍.

청풍; (그 여자...) 구숙정을 떠올리고

청풍; (지부장님을 확실히 능가하는 고수였다. 치룡퇴의 힘을 빌리지 않았으면 이기지 못했을 것이다.) 비틀거리며 치룡퇴가 박힌 구덩이 쪽으로 가고

청풍; (동심인혼술 덕분에 그 여자가 구사한 이형환위와 어검술을 흉내 낼 수 있었지만...) 구덩이로 들어가고

청풍; (제칠마왕이라는 그 여자 정도의 고수를 상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치룡퇴를 뽑고

청풍; (어쨌거나 첫 실전에서 살아남은 게 중요하다.) 비틀거리며 구덩이에서 나오고

청풍; (다음에 강적을 만났을 때는 어찌 대처해야하는지도 배웠고...) 치룡퇴를 허리춤에 꽂으며 걸음을 옮기고

동녘이 조금 밝아진다.

청풍; (이각(二刻;30분) 정도 지나면 해가 뜰 것이다.) 금릉성 쪽으로 걸어가고. 점점 걸음을 빨리 해서

청풍; (아침잠 없는 할아버지가 일어나시기 전에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쩔뚝거리며 성벽쪽으로 달려간다.

곧 성벽 쪽으로 멀어지는 청풍.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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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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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황금전장. 여전히 사람들 드나들고 있고

벽세경의 거처

청풍; [무투연이라...] 젓가락으로 음식 집으며. 이하 청풍은 음식을 먹으며 벽세경과 대화를 나눈다. 벽세경은 먹지 않고

벽세경; [명목상으로는 무림맹 전력 증강이 목적이라지만 진짜 목적이 뭔지 모르는 사람은 없어.] 술잔 만지작.

벽세경; [삼비검조는 무투연을 통해서 자신의 후계자를 결정할 생각인 거야.] [동문들 간의 경쟁조차 이겨내지 못하는 놈이 무림맹이란 거대한 조직을 이끌어갈 수는 없을 테니...]

청풍; [그렇겠습니다.] 음식을 입에 넣으며

청풍; [현재까지 무맹사신재간의 전적은 어떻습니까?] 우물거리며

벽세경; [막상막하야.] [나쁘게 얘기하자면 도토리 키 재기지.] 찡그리고

벽세경; [넷 중 누구도 동문들을 압도하지 못하고 있어.] 한숨

청풍; [삼비검조님의 고민이 깊겠습니다.] 음식 먹으며 끄덕

벽세경; [삼비검조의 나이 이미 팔순을 넘겼어. 내일 당장 죽어도 이상할 게 없는 나이야.] 심각한 표정

벽세경; [그럼에도 무림맹을 맡길 후계자를 정하지 못하고 있으니 속이 타들어갈 거야.]

벽세경; [하나뿐인 손녀가 병약하지만 않았어도 후사는 걱정이 없었을 텐데...]

청풍; [삼비검조님께 손녀가 있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만... 어떤 분입니까?] 음식을 젓가락으로 집으며

벽세경; [진상파란 아이, 너보다 두 살 더 많은데 천하제일재녀(天下第一才女)로 불리고 있어.] 야릇한 표정

청풍;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무심히 음식을 입에 넣으며

벽세경; [지혜롭고 예쁘고, 심지어 천기를 읽을 줄 안다는 소문까지 있어.] [그래서 앞으로 일어날 일을 미리 볼 수 있다고도 하고...]

청풍; [선녀가 따로 없군요.] 먹으며 웃고

벽세경; [관심이 생기는 거야? 맹주님의 손녀에게?] 눈 흘기고

청풍;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일 테고... 거짓말 하면 소저에게 바로 들키겠지요?] 웃으며 다시 젓가락으로 음식 집어들고

벽세경; [능구렁이같으니...] 눈 흘기고

웃으며 먹는 청풍.

벽세경; [어쨌거나 진상파를 아내로 얻으면 다음 대 무림맹 맹주자리는 따논 당상이야.]

벽세경; [진상파는 구중천 중 만검총의 유일무이한 후계자이기도 하니까.]

청풍; [영제를 포함해서 맹주님의 제자들 간에 진소저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겠습니다.] 젓가락질 하며

벽세경; [꼭 그렇지도 않아.] 고개 젓고

벽세경; [무맹사신재의 둘째인 만화정 합요나는 여자이니 논외지만 첫째인 군자검 석헌중도 경쟁에서 이탈했기 때문이야.] 합요나와 석헌중을 떠올리고

청풍; [군자검에게는 이미 배필이 있는 모양이지요?] 음식 입에 넣고

벽세경; [소꿉친구와 부부가 되었는데 금슬이 아주 좋다네.] 끄덕.

청풍; [결국 영제와 무맹사신재의 막내인 운중룡 위진천의 경쟁이겠습니다.] 우물거리며

벽세경; [그랬으면 좋겠지만... 진상파는 세황이와 위진천에게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어.] [성에 차지 않는다는 거지.] 찡그리고

청풍; (그래서 진소저를 두고 무맹사신재 간에 경쟁이 벌어지지 않고 있다고 했군.) 끄덕. 음식을 먹으며, 젓가락으로는 새 음식을 집으려 하며

벽세경; [그 진상파가 금릉 근처에 와있어.]

멈칫! 음식 집으려던 청풍의 손이 멈춰지고

벽세경; [금릉과 마주 보는 강 건너의 큰 도시 양주에 오늘 입성했다고 해.]

벽세경; [양주에서 쉬고 내일 강을 건너올 거야. 금릉 근처에 진상파 생모의 위패가 모셔진 절이 있거든.]

청풍; (이것 봐라.) 눈 번뜩.

이어 떠올리는 주칠의 말. #36>의 장면

 

주칠; [단편적이라 내용은 잘 모르겠고...] 생각하며

주칠; [내일, 거사, 소맹주, 강상(江上)등의 단편적인 말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요.]

회상 끝

 

청풍; (내일 벌어질 일이 진소저와 관련 있는 건가?) (그래서 단지회에서 별 볼일 없는 존재인 주칠의 입을 막으려 시도했고...?) 다시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들고

[...] 술잔 만지작거리며 그런 청풍을 보는 벽세경

청풍; (사실이라면 심각한 사안인데...) 음식을 입에 넣고

벽세경; [뭐 마음에 걸리는 일 있어?]

청풍; [아닙니다. 진소저가 어떤 분인지 좀 생각했었습니다.] 웃고

벽세경; [엉큼한 녀석 같으니...] 눈 흘기고

청풍; [기회가 닿으면 한번 만나보고 싶군요. 천하에서 가장 지혜로운 분이라고 하시니...] 웃고

벽세경; [서로 아는 게 많으니 말이 잘 통하긴 하겠지.] [그건 그렇고...]

청풍; (드디어 본론으로 들어가는군.) 웃고

벽세경; [넌 낭중지추 같은 존재야.] [재주를 숨기려 애써도 알만한 인간들은 다 알게 되지.]

청풍; [과찬의 말씀을...] 웃고

벽세경; [필연적으로 네게 유혹과 제안이 쇄도하게 될 거야.]

청풍; [절 무투연에 출전시키려고 영입하려는 분들이 있겠군요.] 한숨

벽세경; [넌 의심의 여지도 없는 무적자(無敵者)야. 만인적(萬人敵;혼자 만 명을 상대할 수 있는 인물)이기도 하고...]

청풍; [저같은 놈을 삼국지의 장비나 관우에 비견하시다니... 감당할 수 없습니다.] 웃고

벽세경; [널 영입하는 데 성공하면 무투연을 평정할 수 있을 테고...] [그럼 무림맹 맹주 자리를 손에 넣은 것이나 다름없게 돼.]

청풍; [제가 영제 진영에 합류하길 바라시는군요.] 한숨 쉬며 젓가락을 내려놓고

벽세경; [어떻게 할 거야?] 윽박지르고

청풍; [소저는 천생 장사꾼이시군요.] 쓴웃음

벽세경; [칭찬으로 들리네.] 웃고

청풍; [소저는 일 년 전부터 제게 과분한 호의를 베푸셨습니다.] [오늘도 주씨남매를 받아주시는 것으로 빚을 지웠고...]

청풍; [덕분에 빚을 지면 반드시 갚게 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심각

벽세경; [삐진 거야?] 눈치 살피고

청풍; [그렇지는 않습니다.] 웃으며 고개 젓고

청풍; [이런 결과를 짐작하면서도 소저의 호의를 받아들인 건 저 스스로도 좋아서라고 해야겠지요.]

벽세경; [솔직하네.] 안도하고

청풍; [소저에게 신세를 진 처지에 다른 무맹사신재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는 없지요.] [영제가 무투연에서 우승하는 데 일조하도록 하겠습니다.]

벽세경; [고마워!] 몸을 앞으로 숙이며 와락 청풍의 손을 잡고

벽세경; [세황이를 무림맹 맹주로 만들어줘! 그럼 어떤 요구라도 들어줄 테니까.] 청풍의 손을 잡고 감격하고

청풍; (어떤 요구라도 들어준다라...) 얼굴이 좀 붉어지고

눈앞에서 출렁거리는 벽세경의 젖가슴. 저고리 벌어진 사이로 젖가슴 골도 보이고

청풍; (아무래도 벽소저의 유혹은 떨쳐버릴 수가 없겠구나.) +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다하겠습니다.] 슥! 벽세경의 손에서 자기 손을 빼고

벽세경; [내가 너무 흥분했지?] 쑥스러워하며 손을 떼고

청풍; [영제를 반드시 무림맹 맹주로 세우시려는 이유가 있으시겠습니다.]

벽세경; [그래야만 세천이를 지킬 수 있기 때문이야.] 표정 갑자기 심각해지고

청풍; (역시...) 끄덕이고

벽세경; [세황이가 무림맹을 차지하지 못할 경우 의모가 어떻게 나올지는 불문가지 아니겠어?] 심각하고

청풍; (냉하상이란 여자, 무림맹 대신 황금전장을 자기 아들 것으로 만들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겠지.) 역시 표정 심각해져서 끄덕. 냉하상의 도도하고 살벌한 표정 떠올리며

벽세경;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세천이는 내 손으로 키웠어.] [동생이라기보다는 아들 같은 존재야.] 눈빛이 형형

벽세경; [무슨 짓을 해서든 세천이는 내 손으로 지키고 말 거야!] 강렬한 표정

청풍; (제대로 코를 꿰였구나. 이 암호랑이가 쳐놓은 덫에서는 빠져나갈 길이 보이지 않으니...) 침 꿀꺽 삼키고

 

#44>

여전히 황금전장.

화려한 건물. 여자 무사들이 지키고 있고

냉하상; [이청풍이란 놈에게 호의를 베푼 게 세황이를 위해서다?] 야한 차림으로 화장대 앞에 앉아서 화장을 하며

냉상아; [제가 보기에도 이청풍은 비범한 인간이옵니다.] 뒤에 손 모으고 서서

냉상아; [그자가 소장주님 휘하에 들어가면 큰 힘이 될 게 확실하옵니다.]

냉하상; [세황이를 무림맹 맹주로 세우기 위해 세경이 그것이 힘을 쓰고 있다는 건데...] 화장하며 눈을 번뜩이고

냉상아; [목적이 무엇이든 아가씨가 소장주님을 도우려 애쓰는 건 분명하옵니다.]

냉하상; [당연히 그래야지! 배가 달라도 제 동생인데...] 코웃음

냉하상; (하지만 내가 세경이 네년의 꿍꿍이를 모를 줄 아느냐?) 배시시

냉하상; (세황이를 무림맹으로 보내버리고 황금전장을 차지할 생각이겠지만...)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수작이다. 무림맹 뿐 아니라 황금전장도 세황이의 것이 될 테니...> 실내의 모습 배경으로 냉하상의 생각 나레이션

 

#45>

여전히 금릉. 깊어가는 밤. 상가들도 불이 많이 꺼져있다.

서림당이 있는 거리. 대부분의 가게들은 문을 닫았다. 주점들만이 불이 밝혀져 있고. 몇 명 손님들만이 주점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

서림당. 불이 꺼져 있고. 문도 닫혀있다.

골목에 숨어서 서림당을 보는 깡패들. 단지회의 파락호들이다.

그자들 뒤로 유령같이 나타나는 그림자.

팟팟! 목 뒤의 혈도를 찍는 그림자

눈을 까뒤집고 쓰러지는 파락호들

청풍; (예상했던 대로군.) 내려다보는 청풍.

청풍; (주씨남매를 구해간 게 나라는 게 밝혀졌을 테고... 당연히 서림당 일대를 감시하고 있을 것이다.) 몸을 숙여서 한놈의 바지 춤을 움켜잡고

청풍; (두 번 다시 이 근처에 얼씬거리지 못하게 만들어주마.) 촤악! 바지를 아래로 끌어내리고

털썩! 후둑! 한쪽에 널려지는 바지들

파락호들이 아랫도리를 벌거벗은 모습으로 널브러져 있다.

청풍; (날이 밝으면 볼만한 구경거리가 되겠지.) 웃으며 어둠 속으로 걸어들어가고

털썩! 퍼억! 다른 골목에서도 나뒹구는 파락호들. 청풍이 그자들을 내려다 보고

여기 저기 골목에 아랫도리를 드러낸 채 쓰러져 있는 파락호들

 

청풍; (대충 정리가 된 것 같군.) 골목에서 나와 서림당으로 가는 청풍.

서림당에는 불이 꺼져 있다.

청풍; (벽소저가 기별을 보낸 덕분에 할아버지와 유모 모두 잠자리에 드신 것 같다.) 서림당이 아닌 살림집의 문을 열고 들어간다. 서림당을 보면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청풍

청풍; [!] 움찔하고

문을 조심스럽게 닫는다.

마당에 놓인 탁자와 의자. 의자 하나에 앉아서 곰방대를 물고 있는 노인. 살인객주. 곰방대에서 불빛이 발갛게 번지고

청풍; [늦었습니다.] 고개 숙이며 다가가고

살인객주; [벽세경이가 네 승급을 제대로 축하해준 모양이로구나.] 곰방대를 입에서 빼며

청풍; [축하주가 제법 입에 맞아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어색하게 웃으며 살인객주 앞에 서고

살인객주; [벽세경, 그 아이가 네게 진심이긴 하지.] 끄덕

살인객주; [받은 대접과 배려에 실망시키지 않도록 노력해라.]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살인객주; [밤이 늦었다.] [내일은 이래저래 바쁠 테니 푹 쉬어 두거라.] 다시 곰방대를 입에 물고

청풍; [할아버지도 편히 주무십시오.] 인사하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는 청풍.

탁! 문이 닫히고

<소주께서 소독을 확실히 해놓으셔서 속하들이 따로 손 쓸 일은 없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의 전음이 살인객주의 귀에 들리고

살인객주; <교대하거나 추가로 투입되는 것들이 있을 수 있다. 일절 배제해라.> 역시 전음으로 말하고

<존명!> 누군가의 대답이 들리고

살인객주; (청풍이가 점점 더 강호의 은원에 깊이 말려들고 있다.) 한숨

살인객주; (노부의 능력으로도 형세를 되돌릴 수는 없고...)

<청풍이 무림의 주재자가 될 운명은 바꿀 수 없는 것 같소이다 제수씨!> 마당에 홀로 남아 곰방대를 물고 있는 살인객주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46>

<-무림맹> 깊은 밤

어느 건물. 어둠에 잠겨있고

창문이 열려있다.

스윽! 소리없이 건물로 날아드는 부엉이. 부엉이라 소리가 안 난다. 발목에 천을 묶고 있고

건물 안에 놓여있는 횃대.

그 횃대에 소리없이 앉는 부엉이

[수고했다.] 여자의 손이 부엉이의 발목으로 다가오고

부엉이 발목에 묶여진 천을 푸는 여자의 손.

스윽! 다시 날아나가는 부엉이. 그 배경으로 침대로 가는 여자. 천을 펼치면서. 육감적인 몸에 얇은 잠옷을 걸치고 있다. 이 여자는 석헌중의 아내다. 물론 지금은 얼굴 보여주지 말고

여자가 다가가는 침대에는 어떤 사내가 반듯하게 누워있다. 위진천이지만 역시 얼굴을 보여주지는 말고

[...] 침대에 걸터앉으며 편지를 읽는 여자

<계획 순조, 후속 조치를 준비할 것> 편지에 적힌 짧은 글

[...] 편지를 내리며 뭔가 생각하는 여자

사내; [무슨 일이오?] 뒤에서 여자의 허리를 끌어안는 사내. 누워있다가 돌아누우며

여자; [아니에요.] 푸스스! 여자 손에서 가루가 되는 편지

여자; [만사가 순조롭다는 전갈이 도착했어요.] 몸을 돌려 사내의 품에 안기고

사내; [당연히 그래야지. 얼마나 오래 심혈을 기울여 진행해온 계획인데...] 여자를 끌어안으며 웃고

여자; [뒷 처리는 제칠마왕(第七魔王)께서 맡으셨으니 뒷탈도 없을 거예요!] 사내 품에 안기며

사내; [제칠마왕의 일처리는 믿을만하지.] 여자의 이마에 키스하고

사내; [그럼 이제 내가 무림맹의 은인이 될 일만 남은 셈이로군.] 여자를 끌어안고 음산하게 웃는 사내

[...] 사내의 품에 안겨 뭔가 고민하는 여자

 

#47>

<-금릉> 이제는 밤이 아주 깊었다. 거의 모든 건물에 불이 꺼져 있고

서림당이 있는 거리. 역시 불빛이 없다. 주점들도 불이 꺼져 있고

뒷골목에는 아랫도리가 발가벗겨진 파락호들이 여기저기 쓰러져 있고

서림당. 역시 어둡고

서림당 안채. 마당에는 빈 탁자와 의자만 놓여있고

청풍의 방. 침대와 탁자, 옷걸이 정도만 있다. 책은 서림당에서 읽을 수 있으므로 책장은 없다. 탁자에는 무림맹 복장인 옷과 치룡퇴가 놓여있고. 검은 수건도 한 장 놓여있다. 입구 건너편에 크지 않은 창문도 있다.

침대에 누워있는 청풍. 이불을 가슴까지 덮고 있고.

눈 감고 있는 청풍.

뎅! 뎅! 뎅! 뎅! 뎅! 멀리서 종치는 소리가 들리고

천천히 눈을 뜨는 청풍.

청풍; (오경(五更;새벽 3-5시)...)

청풍; (밤이 가장 깊어진 시간... 지금쯤이면 경계도 느슨해질 수 밖에 없다.) 누워서 생각하고

청풍; (누군가를 몰래 만나보려면 이때쯤 움직여야한다.) 이불을 걷으며 일어나는데. 몸에 검은색 옷을 입고 있다. 옷을 입은 채 잠이 든 것

탁자로 다가가는 청풍.

검은 수건을 집어서

눈 아래를 가리는 청풍. 뒤로 묶고.

치룡퇴를 허리춤에 꽂고

창문을 열고

휘익! 연 창문을 통해 바람처럼 빠져나가는 청풍

 

서림당을 위에서 본 모습. 청풍이 서림당 안채에서 연기처럼 빠져나오는 청풍

근처 건물 위로 내려서는 청풍

방향을 살펴본 후

슈우! 한 방향으로 날아가는 청풍. 한데

서림당 안채의 다른 창문. 열려있는 창문을 통해 밖을 보고 있는 살인객주. 창가에 놓인 의자에 앉아서 곰방대를 물고 있다.

멀리 멀어지는 청풍의 모습이 보이고

<허락하시면 속하가 소주 뒤를 따라가 보겠사옵니다.> 누군가 전음으로 말하지만

살인객주; [그럴 필요 없다.] 곰방대를 입에 문 채

살인객주; [실수를 할 녀석이 아니고, 만에 하나 실수를 한다 해도 실수에서 무언가를 배울 게다.]

<예...> 누군가의 전음

살인객주; (효과적으로 일을 처리하려면 냉혹하고 비정해지기도 해야 하는데...)

살인객주; (과연 저 녀석이 어디까지 냉정해질 수 있을지 기대가 되는구먼.) 웃고

 

#48>

깊은 밤. 금릉의 뒷골목. 환락가다. 술집, 기루, 주점들이 즐비한 곳

뒷골목 안쪽. 막다른 곳에 음침한 건물이 있다. 입구가 견고해 보이는 문으로 막혀있고. 문 밖에는 의자를 놓고 앉은 파락호들 몇이 졸고 있다.

정문 처마에 <단지회>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단지회 본부는 <투천환일>에 나온 조폭집단 <첩혈당>의 본부를 차용

 

단지회 안쪽. 제법 잘 가꿔진 정원. 화려한 건물이 있다.

건물 내부. 화려한 침실.

침대에 누워 잠든 육지도부 두견충. 상체가 알몸인데 좌우에는 젊은 기녀 두명이 달라붙어 잠들어 있다.

툭! 툭! 두견충의 뺨을 건드리는 칼날

움찔! 깨어나는 두견충

[육지도부 두견충! 깨었으면 눈을 떠라.] 툭툭! 칼로 두견충의 뺨을 때리며 누군가 말하고

두견충; (자객!) 눈을 부릅뜨고 하지만 그 직후

두견충; [!] 눈 부릅뜨며 경악

두견충; (몸... 몸을 움직일 수 없다..) 식은땀

두견충; (어떤 놈이 마혈을 찍었다.)

청풍; [상황 파악이 된 것 같군.] 침대 옆에서 내려다보는 청풍. 물론 얼굴을 수건으로 가리고 있다. 한데 왼쪽 옆구리에 10세쯤 된 소년이 축 늘어져 있다. 잠옷을 입었고

청풍; [데리고 잔 기녀들은 물론이고 이 건물 주변의 모든 인간들은 정신을 잃은 상태다.] [소란을 피워봐야 널 도와줄 인간은 없다.]

두견충; [네놈 누군데...] + [!] 말하다가 눈 부릅

청풍의 옆구리에 끼어 축 늘어져 있는 소년.

두견충; [보... 보옥(寶玉)아!] 사색이 되고

청풍; [두보옥...] [귀한 아들답게 귀한 이름을 붙였더군.] 웃고

두견충; [보... 보옥이에게 무슨 짓을 한 것이냐?] 분노

청풍; [아직까지는 안심해도 된다.] [수혈이 짚여 잠이 든 것뿐이니...]

청풍; [하지만 본좌를 만족시키지 못할 경우 너희 두씨집안은 대가 끊기게 될 것이다.] 슥! 칼을 소년의 목에 대고

두견충; [조... 조심해라!] 기겁

청풍; [네가 화류병에 걸려 더 이상 자식을 못 가지는 몸이 되었다는 걸 알고 있다.] [외아들인 이 아이가 죽으면 영영 대가 끊기게 되는 것이지.] 칼날로 아이의 얼굴을 들어 두견충에게 보여주고. 아이는 세상모르고 잠들어 있다.

두견충; [원... 원하는 게 뭐냐?] 식은땀

청풍; [내일 무림맹 소맹주를 대상으로 꾸미고 있는 계획의 전모!]

[!] 눈 부릅 두견충

청풍; [무슨 소리냐는 둥, 난 모른다는 둥 헛소리는 하지 마라!]

청풍; [본좌는 인내심이 많지 않다.] 다시 칼날을 세워 아이의 목에 대고

청풍; [셋을 셀 동안 결정하지 않으면 외아들의 목이 따이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하나!] 칼날을 아이의 목에 스윽 들이밀고

두견충; [말... 말하겠다.] 다급히 외치고

청풍; (역시 외아들을 이용해서 협박하는 게 효과적이었군.) +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말해라.] 칼을 아이 목에 댄 채로

두견충; (이놈은 아마 이청풍일 것이다.) + [네가 추측하는 대로다.] 분노하며

두견충; (정체를 알았으니 반드시 복수해주마.) + [본좌는 내일 벌어질 진상파의 암살, 아니 납치극에 참여할 것을 제안 받았다.]

청풍; [범인은?]

두견충; [모른다.]

두견충; [그저 말도 안되는 거금을 제시하기에 참가한 것뿐이다.] 곁눈질로 치밀 구석을 보며 말하고

침실 구석에 보물 상자가 하나 놓여있다. 상당히 큰 상자인데 쇠사슬로 묶어 들고 다닐 수 잇게 되어 있다.

청풍; (거짓말은 아닌 것 같군.) 그걸 힐끔 보고

청풍; [진상파의 납치극에 너는 어떤 역할을 맡았느냐?]

두견충; [납치극에 필수적인 인력을 동원하기로 했다.] 체념해서 말하고

청풍; [구체적으로 그 인력이라는 게 누구냐?]

두견충; [모두 세 명인데...] 말하는데

퍼퍽! 청풍의 등 뒤 창문을 뚫고 들어오는 비수 세 자루

청풍; [감히!] 스악! 뒤를 향해 칼을 휘두르고

캉! 캉! 창문을 뚫고 날아든 비수 세 개가 청풍의 칼에 맞아 튕겨나간다. 하지만

가앙! 튕겨진 비수들이 포물선을 그리며 다시 두견충에게 날아들고

청풍; (어검술(馭劍術)?) 스악! 놀라며 칼을 비수들을 향해 휘두르고. 하지만

텅! 텅! 두 개의 비수는 막는다. 하지만

퍼억! 마지막 하나의 비수는 그대로 두견충의 이마에 박힌다.

눈을 부릅뜬 채 죽는 두견충

청풍; (당했다!) 이를 갈며 아이를 침대에 던지며 돌아서고

털썩! 아비 시체 옆에 널브러지는 아이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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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황금전장> 밤이 되었지만 문은 열려있고. 여러 개의 등이 내걸려 환하다. 황금수라들이 입구를 지킨다. 여전히 드나드는 사람들과 우마차들이 있다.

삼층 건물. 창문이 열린 실내. 벽세천이 늙은 서생과 책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무언가를 배우는 모습.

뭐라 열심히 설명하는 늙은 선생. 따분한 표정으로 책을 넘기는 벽세천.

벽세천; (따분해!) 억지로 하품 찾고

벽세천; (저 늙다리는 다 알고 있는 내용이나 주절대고 있고...) 뭐라 열심히 설명하는 앞자리의 늙은 서생을 흘겨보고

벽세천; (작년의 향시 사건 때문에 자숙하느라 올해는 과거도 못 봤다.)

벽세천; (빨리 과거에 급제해서 아버지가 계신 북경으로 뜨고 싶다.)

벽세천; (금릉 본점에는 독사같은 그 여자가 따리를 틀고 있어서 영 불편하니...) 의붓엄마 냉하상을 떠올리고.

벽세천; (그나저나 그 여자는 왜 아버지가 계신 북경으로 안가는 건가?)

벽세천; (혹시 나와 누나가 황금전장의 재산을 빼돌리지 못하게 감시하고 있는 걸까?) 생각하다가 밖을 보며 흠칫! 하고

벽세경이 서둘러 어딜 가고 있다. 황금수라 복장의 여자무사 한명이 안내한다.

벽세천; (누나잖아!)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고

서생; [소장주!] 찡그리고

서생; [딴전 부리지 말고 집중하시오.] 탕! 탕! 손바닥으로 책상 치며 호통 치지만

벽세천; [잠깐 쉬었다 합시다.] 문쪽으로 달려가고

서생; [소장주!] 따라서 일어나지만

벽세천; [바람 좀 쐬고 올 테니까 노사도 차 한 잔 들고 계시오.] 서둘러 방을 나간다

서생; [허어! 저런 버르장머리 봤나.] 혀를 차며 다시 의자에 앉고

벽세천; (지금은 하루 영업을 마감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시간이다.) 서둘러 계단을 내려가며 생각하고

벽세천; (그럼에도 누나가 짬을 낸 걸 보면 무슨 일이 생겼다.) 흥분하며 건물에서 나온다. 멀리 앞쪽으로 벽세경이 여자 황금수라의 뒤를 따라 건물들 사이로 돌아가는 게 보인다.

벽세천; (저쪽은 영빈관(迎賓館)쪽인데...) 달려가고

벽세천; (이 시간에 귀한 손님이라도 온 건가?) 흥분해서 달려간다.

 

#39>

화려한 건물. <迎賓館>이란 팻말이 붙어있다. 화려한 정원에 둘러싸여있고. 여자 무사 두 명이 입구를 지키고 있다.

 

건물 내부. 화려한 객실. 긴 의자에 분이가 힘없이 누워있고 그 앞에 앉아서 분이를 진맥하고 있는 청풍. 주칠은 화려한 실내에 압도당해 안절부절 손만 비비고 있다.. 입구쪽에는 두 명의 하녀가 로봇처럼 서있다.

주칠; (말 그대로 별천지...) 화려한 실내를 연신 둘러보고

주칠; (세상에는 이토록 화려한 곳도 있구나.)

실내를 장식하고 있는 도자기, 그림, 각가지 가구들

주칠; (이 안의 물건 하나만 내다 팔아도 평생을 먹고 살 수 있을 것 같다.) 침 꼴깍 삼키며 물건들을 보고

청풍은 심각한 표정으로 분이의 진맥을 하고 있다.

청풍; (음기(陰氣)가 지나치게 강하다.)

청풍; (온몸이 음기의 덩어리처럼 느껴진다. 반면 양기는 거의 느껴지지 않고...) 냉기가 느껴지는 분이를 보며

청풍; (이 아이가 병약한 건 음기가 과잉인 체질과 관련있을 것이다.)

청풍; (좀 더 진맥을 해봐야겠지만 이 체질은 아마도...) 생각할 때

[이게 누구야?] 뒤에서 들리는 음성. 돌아보는 청풍

벽세경; [무림맹의 동급무사께서 청하지도 않았는데 친림(親臨)해주셨잖아.] 유쾌하게 웃으며 들어서고. 문 밖에서는 여자 무사들이 문을 열어주고 있다. 건물 안에 있던 하녀들은 급히 허리 숙여 인사를 하고

주칠은 당황하여 뒷걸음질 치고

청풍; [소저!] 웃으며 일어나고

분이도 억지로 눈을 뜨며 돌아보고

벽세경; [잘 왔어! 그렇잖아도 날 잡아 서림당으로 찾아가볼까 생각하던 참이었으니까.] 거침없는 걸음으로 다가오고

청풍; [갑자기 들이닥쳐서 죄송합니다.] 멋쩍게 웃고

청풍; [신세 질 일이 있어 방문했는데... 귀견수께서 영빈관으로 안내하여 놀랐습니다.] 다가온 벽세경의 눈치를 보고

벽세경; [내가 말해뒀어. 자기가 찾아오면 무조건 영빈관으로 모시라고...] 청풍의 옆의 의자에 털썩 앉고

청풍; [그러셨군요.] 웃으며 마주 앉고

억지로 일어나려는 분이

벽세경; [누워있어. 몸도 편치 않은 것 같은데...] 다리 꼬고 앉으며 분이에게

분이; [초면에 어찌 그런 결례를 할 수 있을런지요?] 억지로 일어나 앉으려 하지만

청풍; [누워 있거라. 벽소저는 속례(俗禮)에 구애받지 않는 분이시다.] 분이를 부축해서 다시 의자에 눕게 하고

분이; [하오면 염치없지만...] 억지로 웃으며 다시 의자에 눕고

벽세경; [쳇! 주인인 내 말보다 같은 객인 네 말을 더 잘 듣는구나.] 눈 흘기고

청풍; [그러게나 말입니다.] 웃고

벽세경; [그래 무슨 바람이 불어서 불쑥 찾아온 거야?]

청풍; [사정을 말씀드리기 전에 주씨남매를 소개시켜드리겠습니다.] 주칠에게 가까이 오라고 손짓하며 말하고

 

#40>

[!] 눈 치뜨는 벽세천.

벽세천은 열린 문 밖에 서있다. 입구를 지키던 여자 무사들이 당황하여 눈치를 보고 있고

벽세천의 시점. 청풍이 주씨남매를 벽세경에게 소개 시키고 있다. 유쾌하게 웃는 벽세경. 굽신 거리는 주칠. 벽세경과 마주 앉아 주칠을 소개하는 청풍. 벽세경과 청풍의 사이로 긴 의자에 힘없이 누워 돌아보는 분이의 모습

분이의 초췌하고 창백한 얼굴 크로즈 업

두근! 가슴이 세차게 뛰는 벽세천

벽세천; (뭐... 뭐지 이 생소한 감정은?) 침 꼴깍. 얼굴 벌개지고

<저 계집의 얼굴을 보는 순간 심장이 제멋대로 뛴다. 어떤 절세미녀를 보아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힘없이 누워 얼굴을 문쪽으로 향하고 있는 분이의 모습 배경으로 벽세천의 생각 나레이션

벽세천; (설마... 설마 이런 게 연정(戀情)이라는 건가?) 침 꼴깍

[!] 분이도 벽세천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문 밖을 보고

문 밖에 넋이 나가 서있는 벽세천. 여자무사들이 어리둥절해서 벽세천을 보고 있고

고개 조금 숙여 인사하는 분이. 그러자

벽세천; [아 예...] 자기도 모르게 굽신거리며 마주 인사하고

청풍; (이런...) 쓴웃음 짓고. 분이가 벽세천에게 인사하는 걸 알아차렸다.

벽세경; [사정은 알았어.] 웃으며 끄덕이고. 아직 벽세천의 존재를 모르고 있고

벽세경; [어려운 처지를 몰라라하는 건 내 성미에 맞지 않으니 기꺼이...] 말하다가 흠칫하며 분이를 돌아보고

분이가 얼굴이 발그레해져서 고개를 조금 숙여서 문 밖의 누군가에게 인사하고 있다.

벽세경; (요 여우가 뭘 보았기에...) 분이의 시선을 따라 문쪽을 돌아보고

문 밖에 넋이 나가 서있는 벽세천

벽세경; [얼씨구!] 어이없고

퍼뜩! 정신을 차리는 벽세천

벽세천; [지... 지나다가 들러봤어!] 시치미 뚝 떼려 하며 돌아서고

벽세천; [노... 노사가 기다리고 있어서 그만 가볼게.] 걸음 옮기는데. 발과 손이 함께 나간다.

로봇처럼 걸어가는 벽세천. 여자무사들은 놀라고 어이없어서 손을 입으로 가리며 웃으면서 그 모습을 보고

벽세경; [뭐야 저 녀석! 아주 혼이 나갔잖아!] 문쪽을 보며 어이없어 하고. 주칠은 어리둥절해서 보고 있고

청풍; [인연이란 건 본래 느닷없는 게 아니겠습니까?] 의미심장하게 웃고

벽세경; [하아! 그러니까 네 말인 즉슨 요것들이...] 어이없어 하며 분이를 돌아보고

분이가 얼굴 발개져서 옷자락만 만지작거리고 있다.

청풍; [물론 봄날 날씨 같아서 종잡을 수 없는 게 인연이기도 하지요.] 웃으며 분이를 보고

벽세경; [이거 참...] 머리 긁적

청풍; [탐탁하지 않은 면이 있더라도 잠시 지켜봐주시는 게 어떨지요?] 의미심장하게

벽세경; [뭐 지금으로서는 그 방법 밖에 없는 것 같네.] 한숨

청풍; (하여간 벽소저와는 말이 잘 통한다니까.) 웃고

벽세경; [너희 남매의 사정은 잘 들었다.] 주칠에게

벽세경; [있고 싶을 때까지 본장에 머물러도 된다.] [단지회 놈들이 극악스럽다 해도 감히 본장에 시비를 털지는 못할 게다.]

주칠; [선선이 받아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굽신

벽세경; [힘든 하루 보냈을 테니 푹 쉬도록 해라.] 일어나고. 청풍도 따라서 일어나고

벽세경; [아랫것들이 수발을 들어줄 것이다. 네 집인 듯 편하게 지내라.] 주칠과 분이에게 말하며 입구로 가고.

주칠; [감사, 감사합니다 소저!] 굽신 굽신

분이; [폐를 끼치겠어요.] 누운 채 인사하고

벽세경; [동급무사께선 날 좀 봐! 할 얘기가 있으니까.] 입구로 가며 청풍을 돌아보며

청풍; [그리하지요.] 입구로 가고. 입구쪽에 있던 하녀들이 허리 숙여 인사하고

청풍; [벽소저 말씀대로 편히 지내거라. 신세진 보답은 나중에 천천히 해도 되니...] 주칠과 분이에게 말하며 밖으로 나간다.

주칠; [명심하겠습니다.] 굽신거리고

밖으로 나가는 청풍.

밖에서 문을 닫아주는 여자무사들

주칠; [허억!] 숨을 크게 쉬며 의자에 주저앉고

주칠; [이... 이제야 숨이 트이는구나.] 헉헉 대고

주칠; [이공자나 벽소저 모두 존재감이 너무 강해서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었어.] 가슴을 손으로 쓸면서

분이; (고마워요 엄마.) 목걸이를 쥔 채 어머니 교씨를 떠올리고. 교씨는 초췌하지만 절세미녀

분이; (옥분이가 걱정되셔서 이공자님을 보내주신 거 잘 알아.) 얼굴 발그레

<엄마의 혼령이 보살펴주시는 게 확실하니 오빠나 나의 삶에도 큰 우여곡절은 없을 거야.> 실내의 모습 배경으로 분이의 생각 나레이션

 

#41>

황금전장의 다른 곳. 역시 잘 가꿔진 정원과 담장에 둘러싸인 건물. 화려하지만 그리 크지 않다. 건물 안에는 불이 켜져 있고. 주변에 사람은 없다.

월동문을 통해 정원으로 들어오는 벽세경과 청풍

벽세경; [여기가 내 거처야!] 건물로 가며

청풍; [단아하군요. 조용하기도 하고...] 둘러보고

벽세경; [시끄럽고 요란한 건 내 성미에 맞지 않아. 그래서 가장 외진 이곳을 거처로 삼고 있지.] 건물고 가고

청풍; [!] 따라가며 눈 반짝

건물 입구 처마에 걸려있는 현판. <尋龍堂>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청풍; (심룡당(尋龍堂)...) (용을 찾는 집이라...) 현판 보며 건물로 다가가고

벽세경; [당호(堂號;집 이름. 또는 집주인의 호)가 촌스럽지?] 고개 조금 돌려 돌아보며 웃고. 입구에 이르렀다.

청풍;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깊은 뜻이 담겨있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웃으며 따라가고

벽세경;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눈 흘기고

벽세경; [참고로 난 풍수지리에는 관심없어.] 덜컹! 문을 열고 들어가고

청풍; (심룡은 풍수지리에서 명당을 찾는다는 의미도 있다.) 따라 들어가고

청풍; (풍수지리를 믿지 않는다면 글자 그대로 용을 찾고 있다는 건데...) + [!] 건물로 들어서다가 좀 놀라고

건물 안. 사방이 수많은 책들이 꽂힌 서가로 채워져 있고. 그 중앙에 식탁이 있다. 식탁에는 진수성천과 함께 술병이 두 개 준비되어 있고. 2인분 주안상인데 각자 앞에 술병이 하나씩 놓여있다. 술잔도 함께

벽세경; [도저히 규방(閨房;부녀자의 방)으로는 안 보이지?] 웃으며 입구를 보는 자리로 다가가 의자 등받이를 당기고

청풍; [소저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방이로군요.] 웃으며 다가가고

벽세경; [흉인지 칭찬인지 알 수가 없네. 여기 앉아.] 뒤로 뺀 의자를 권하고

청풍; (저 자리가 상좌인데...) + [염치없지만...] 벽세경이 권한 자리로 가고. 벽세경은 다시 입구쪽으로 오고.

상좌에 앉는 청풍. 맞은편 자리에 앉는 벽세경

벽세경; [우선 한잔 받아!] 자기 앞의 술병을 들어 내밀고

청풍; [감사합니다.] 두 손으로 술잔을 내밀고

벽세경; [동급으로의 승급 축하해.] 술 따라주며

청풍; [기대하셨던 것보다 승급이 느리지요?] 웃으며 술을 받고

벽세경; [일부러 승급 안하고 있었던 거 알아.] 눈 흘기며 술병을 술잔에서 떼고

청풍;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술잔을 두 손으로 든 채 웃고

벽세경; [마시고 나도 한잔 줘.]

청풍; [예.] 술잔을 입으로 가져가고

원샷하는 청풍

청풍; [당연하지만 정말 좋은 술입니다.] 술잔을 입에서 떼고

벽세경; [오랫동안 아껴뒀던 술이야. 특별한 날에 마시려고...] 술잔을 들고 기다리는 벽세경.

청풍; (오늘이 특별한 날이란 건가?) + [그런 것 같습니다.] 자기 앞의 술병을 집어들고

벽세경; [아버지와 동생들 외의 남자에게 술을 따라준 건 네가 처음이었다.] 술잔 내밀고

청풍; [영광입니다.] 꼴꼴 두 손으로 든 술병의 술을 벽세경의 술잔에 따라주고

벽세경; [당연히 영광으로 여겨야지. 내가 누군데...] 눈웃음을 치고. 술병을 술잔에서 떼는 청풍을 보며

우아하게 술을 마시는 벽세경.

청풍; (외간남자에게 술 따라준 게 처음이라...) 술 마시는 벽세경을 보며

청풍; (이래저래 예사롭지 않게 들리는구나.) 쓴웃음

벽세경; [카아! 좋네.] 술잔 입에서 떼고

벽세경; [사내들이 왜 계집이 따라주는 술을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아.] 술잔 만지며 웃고

청풍; [기분이 좋으시다니 한잔 더 따라드리지요.] 술병을 내밀지만

벽세경; [맨 정신으로 할 이야기가 있으니까 대작은 좀 미루도록 해.] 술잔 내려놓고

청풍; [그리하시지요.] + (올게 왔군.)

벽세경; [속에 능구렁이를 기르고 있는 너니까 잔머리 굴리지 않고 바로 얘기하지.]

벽세경; [내 첫째 동생, 세황이를 도와주었으면 해!] 강렬한 눈빛

청풍; (역시...) 쓴웃음

 

#42>

금릉 밖의 빈민가 해하촌. 게딱지같은 오두막들에는 드문드문 불이 켜져 있다.

주칠과 주옥분의 집. 불이 환하게 밝혀져 있고. 단지회의 파락호들이 집과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 등을 든 놈들도 있고

주변 집들도 수색하고. 수색당하며 겁에 질리는 사람들

성벽 위에서 그걸 내려다보는 일남일녀.

사내는 전형적인 조폭. 흉악한 인상. <투천환일>에 나온 조폭들 중 인도부 두견충 캐릭터. 왼손에는 손가락이 엄지손가락 뿐이다. 단지회의 회주인 육지도부 두견충이다.

여자는 구숙정. 꽃이 그려진 부채로 얼굴을 일부 가리고 있다. 이 장면 내내 얼굴 전체를 보여주지 않는다. 입술 옆에 애교점이 있다는 것만 보여주고

두 년놈의 시점. 주씨남매의 집 일대가 환하고

두견충; [간발의 차이였다고 하오.] 발하는 배경으로 나레이션. <-단지회 용두 육지도부(六指屠夫) 두견충>

두견충; [주칠이란 놈이 저 거렁뱅이들 소굴로 돌아온 직후에 졸개들이 들이닦쳤지만...]

두견충; [그놈과 그놈 누이는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거요.]

구숙정; [용두의 수하들을 혼내줬다는 무림맹 동급무사가 도와줬겠어요.] 얼굴 가린 부채를 살살 부치면서

두견충; [가져와라.] 뒤를 향해 말하고.

성벽 안쪽에서 성벽으로 올라오는 계단을 통해 한 놈이 올라온다. 주칠을 추격하다가 최루 가루를 뒤집어썼던 두 놈 중 한 놈. 양손으로 종이를 한 장 들고 있다.

사내2; [여기...] 두 손으로 종이를 바치며 긴장. 굽신굽신

두견충; [이게 주칠과 동생 년을 도와준 무림맹 동급무사의 용모파기요.] 사내2가 내민 종이를 받으며 말하고. 구숙정도 보고

두견충이 받아든 종이에 그려진 초상화. 바로 청풍의 초상화다.

두견충; [이청풍이란 놈으로 지난 일 년 간 금릉 사람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놈이오.] 음침하게 눈 번뜩

구숙정; [사고를 자주 친 모양이지요?] 눈 반짝. + (어쩐지 눈에 익은 것 같기도 하고...)

두견충; [사고라면 사고겠지요.] 내미는 종이. 그걸 부채 들지 않은 손으로 받는 구숙정

두견충; [향시에 장원 급제하더니 느닷없이 무림맹에 가입하기도 하고... 그런가 하면 황금전장을 제 집처럼 드나들기고 했으니...] 구숙정이 종이를 보는 걸 보며

구숙정; [황금전장과도 연결이 되고...] [확실히 난 놈은 난놈이네요.] 청풍의 초상화를 자세히 들여다 보고

두견충; [이가놈이 주씨남매를 빼돌렸다면 갈 곳은 두 곳 뿐이오.] [서림당과 황금전장인데...]

두견충; [양쪽으로도 수하들을 보냈으니 곧 보고가 도착할 거요.]

구숙정; [서림당이란 책방은 그렇다 쳐도 황금전장은 건드리기 어렵겠어요.]

두견충; [물론이오.] 난감

두견충;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고수들을 헤아리기 힘들 정도기도 하지만...] [황금전장을 잘못 건드렸다가는 관부로부터 불벼락이 떨어질 거요.] 구숙정의 눈치 보며

구숙정; [금릉에서 터 잡고 사는 용두의 입장 이해해요.] [무리하게 주씨남매를 찾을 건 없어요.] 종이를 흔들며

두견충; (살았다.) + [이해해주셔서 고맙소이다.] 굽신

구숙정; [그래도 내일 있을 거사에는 만전을 기해야해요.] [이청풍이란 자가 초를 칠 수도 있으니 지속적으로 감시를 하도록 하세요.]

두견충; [분부 받들겠소이다.] 굽신

구숙정; [난 준비할 게 있어서 이만 가봐야겠어요. 만나서 반가웠어요.] 스윽! 구름처럼 하늘로 올라가기 시작하고

두견충; [살펴가시오 소저!] 포권하며 굽신

대답하지 않고 하늘로 날아올라가는 구숙정. 종이에 그려진 청풍의 초상화를 보면서

구숙정; (이청풍... 이청풍...) 초상화를 보면서

구숙정; (성이 이씨인 것도 그렇고... 내가 아는 그 인물과 닮아 보이는 건 우연일까?)

구숙정; (무림맹 동급무사에 불과하지만 어쩐지 신경이 쓰인다.)

구숙정; (본교(本敎)의 대업(大業)에 어떤 식으로든 방해가 될 것 같기도 하고...)

구숙정; (내일의 급한 일이 끝나는 대로 한번 만나봐야겠다.) 눈빛이 요염해지고

구숙정; (여차하면 후루룩 해버리자. 후환은 싹부터 제거하는 게 최선이니...) 혀로 입술 핥으며 요염하게 웃는 구숙정의 얼굴 하단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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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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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금릉> 저녁. 해가 지고. 여기 저기 등이 내걸린다.

서림당이 있는 번화가. 가게마다 불빛이 흘러나오고. 등불도 내걸리고. 거리에는 사람들이 북적인다.

사람들 사이를 걸어오는 청풍. 무림맹 무사 복장. 무기는 지니지 않았다. 소매의 띠가 두 개로 늘었다.

[이공자 퇴근하는가?] [이공자라니, 이소협이라고 해야지!] [한잔 하고 가지 그래.] 주변 가게 사람들 아는 척하고. 웃으며 일일이 고개 숙여 인사하는 청풍

<서림당의 이공자야!> <코흘리개 아기였는데 멀끔한 청년이 되었어!> <나날이 잘 생겨지네. 어떤 년이 데려갈지 부럽기만 해.> 가게 여자들이 청풍을 훔쳐보며 좋아 죽으려 하고

<저것 봐. 소매의 띠가 하나 더 늘었어!> <무림맹의 동급무사가 되었다는 거잖아!> <저 나이에 벌써 무림맹의 세 번째 등급이 되다니...> <하여간 난 놈이야!> 사람들의 수군거림이 청풍의 귀에 들어오고

청풍; (무림맹 복장은 가뜩이나 눈에 띄는데...)

청풍; (등급이 하나 더 올라서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다.) 소매에 새겨진 띠를 보고

청풍; (아무래도 내일부터는 사복으로 출퇴근을 해야겠다.)

청풍; (지부장에게 들키면 한 소리 듣겠지만...) 생각할 때

다다다! 다급한 발자국 소리가 뒤에서 들리고.

[꺅!] [뭐야!] [조심해라 이놈아!] 뒤에서 들리는 소리

슥! 길가로 피하는 청풍.

후다닥! 다람쥐처럼 달려와 청풍의 옆을 지나치는 소년. 청풍 또래인데 영악하게 생겼다. <투천환일>에 나온 청풍의 친구 정칠의 어릴 때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이름은 성만 바뀌어 주칠. 체격은 좀 작다. 영양이 부실해서. 청풍보다 2-3살 쯤 어려 보인다. 주칠은 구중천 중 유령궁의 후손이다. 엄마가 유령궁 출신이었다. 아비는 한왕 주고후였고

청풍; (저 녀석은...) 사람들 사이로 달려가는 주칠의 뒷모습 보며 생각할 때

[엄마야!] [힉!] [뭐... 뭐하는 짓들이냐?] [사람 많은 데서 그렇게 뛰면 어떻게 해?] 다시 뒤에서 들리는 여자들의 비명과 사람들의 고함소리

흉악하게 생긴 사내 세 놈이 사람들 밀치고 자빠뜨리며 달려온다. 전형적인 뒷골목의 어깨들. 금릉의 유명한 조폭 단지회란 조직 소속의 깡패들이다. 얼굴과 목에 문신도 보이고. 단지회 관련 인물들은 <투천환일>에 나옴.

청풍의 앞을 지나가는 세 놈. 사람들 겁에 질려 급히 피하고.

청풍의 눈이 조금 가늘어지고

지나가는 놈들의 새끼손가락이 잘리고 없다.

청풍; (단지회(斷指會)...)

청풍; (금릉의 뒷골목에서 암약하는 흑사회(黑社會) 삼대조직 중 하나...) 멀리 앞쪽에 도망치는 주칠을 따라가는 세 놈 뒷모습 보며 생각하고

뒤돌아보며 겁에 질리는 주칠

사람들 밀치며 달려오는 세 놈

겁에 질려 옆의 골목으로 뛰어드는 주칠

주칠이 뛰어든 골목으로 달려 들어가는 세놈

청풍; (흑사회 인간들은 관부를 두려워한다. 그래서 사람들 이목이 있는 곳에서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게 불문율인데...) 주칠이 도망쳐 들어간 골목 쪽으로 걸어가고. 놀라던 사람들은 궁시렁대며 다시 갈길 가고 있고

청풍; (대로에서 저리 급하게 군 걸 보면 뭔가 중요한 일이 생겼다는 뜻이다.) 골목으로 다가가고

청풍; (우리 동네에 흑사회 인간들이 설치는 걸 방치하면 안되기도 하고...) 골목으로 들어간다. 골목에서 겁에 질려 서둘러 나오는 사람들도 있다.

청풍; (그놈이 단지회에 쫓기는 이유도 좀 들어봐야겠다.) 주칠을 떠올리며 좁은 골목 안으로 들어간다.

 

#35>

좁고 더러운 골목. 빈민가다.

탁탁! 그곳을 숨이 턱에 차서 달려오는 주칠

뒤에서 쫓아오는 두 놈. 사람들이 밖에 내놓은 물건들을 밀치고 걷어차며 달려온다. 집 밖으로 나오려던 사람들 기겁하며 다시 들어가고

주칠; (조금... 조금만 더 가면 단지회의 세력권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 달려가고

주칠; (저 놈들도 단지회와 앙숙인 야차방(夜叉幇) 영역까지는 쫓아오지 못하겠지.) 달려가고. 하지만

파팟! 앞쪽에 옆으로 나있는 골목들 중 하나에서 튀어나오는 한 놈.

주칠; (아차!) 급정거하고

주칠; (이 일대의 지리를 아는 놈이 있었다!) 팟! 옆의 골목으로 급히 뛰어 들어가고

세 놈도 주칠을 따라 그 골목으로 뛰어 들어가고

주칠; (니미...) 사색이 되어 좁은 골목을 달리고

주칠; (다른 길로 앞질러 간 놈이 있을 줄이야!) 골목에서 밖으로 뛰쳐나간다. 하지만

[!] 그 직후 기겁하며 급정거하는 주칠.

제법 넓은 공터. 마을 사람들 몇이 집밖에 나와 있다가 놀라 일어나고. 여자와 노인들, 아이들이다. 문제는 공터에 다른 길이 없다는 점

주칠; (막다른 길이다!) 기겁하며 멈춰서고

골목에서 공터로 뛰어 들어오는 세 놈.

사람들 놀라 급히 집으로 들어가고

주칠; [기... 기다려요!] 그 중 한 집으로 들어가는 노인의 뒤를 따라 들어가려 하며 외치지만

안에서 급히 문을 닫는 노인

탁! 제법 튼튼한 나무문이 닫히고

주칠; [들어가게 해주세요! 폐 안 끼칠게요!] 덜컹 덜컹! 문을 잡아당기며 필사적으로 외치고. 하지만

콱! 주칠의 뒷 멱살을 움켜쥐는 우악스러운 손길

주칠; [악!] 반짝 들리며 비명. 바둥댄다. 한 놈이 주칠의 뒷 멱살을 잡아 높이 쳐들고 있고. 다른 두 놈이 숨겨두었던 비수를 뽑으며 다가온다.

사내1; [쥐새끼 같은 놈! 감히 어르신들 발에 땀나게 했으렸다.] 주칠을 쳐들고 흉악하게 웃고

주칠; [죄... 죄송해요! 살려주세요!] 돌아보며 비명

사내1; [바랄 걸 바래라!] 퍽! 주칠을 패대기치고

주칠; [악!] 바닥에 내동댕이쳐지며 비명 지르고

사내1; [안심해라 이놈아!] 콱! 주칠의 가슴을 밟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드는 사내1

[컥!] 가슴이 밟혀 숨이 턱 막히는 주칠

사내1; [송장 치우는 건 귀찮고 번거로워서 죽이진 않는다. 대신...] 주칠의 가슴 밟은 채 흉악하게 웃고

사내1; [혀를 함부로 놀리지 못하게 해주겠다.] 동료들을 돌아보며 고개짓 하고

비수를 뽑아든 두 놈이 다가와서

사내2; [조심해라 아가야!] 슥! 비수를 주칠의 목에 대고 누른다.

주르륵! 비수 날이 주칠의 목에 파고 들며 피가 나고

사내2; [너무 심하게 바둥대다가는 멱이 따지는 수가 있다.] 비수를 주칠의 목에 대고 누르며 웃고

주칠; [히익!] 공포에 질리고. 사내3은 사내2의 맞은편에 무릎 꿇고 있고

사내1; [여긴 야차방의 세력권이다. 빨리 처리하고 귀환하자.] 주변 둘러보며 말하고. 발로 주칠의 가슴 밟은 채

문을 조금 열고 내다보던 마을 사람들 기겁

탁! 탁! 급히 열었던 문을 닫는 마을 사람들

사내3; [좋게 말할 때 입 벌려라!] 비수를 들지 않은 손으로 주칠의 턱을 강하게 움켜잡고. 그러자

주칠; [꺼억!] 눈 까뒤집으며 입이 벌어지고

사내2; [혀만 자를 테니까 너무 겁먹진 마라.] 주칠의 목에 비수를 댄 채 손을 주칠의 입에 집어넣고

강제로 꺼내지는 주칠의 혀

사내3; [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 걸 다행으로 여겨라.] 꺼내진 주칠의 혀에 비수를 대고

사내3; [덕분에 혀만 잘라도 비밀을 지킬 수 있어서 목숨은 살려주는 것이니...] 주칠의 혀를 비수로 자르려 하고

주칠; (안... 안돼!) 공포에 질리고. 그때

짝짝! 박수치는 소리. 기겁하는 주칠과 세 사내

청풍; [구경 잘 했다. 거기까지만 해라.] 손뼉 치며 공터로 들어오는 청풍

사내2; [이거 참...] 인상 쓰며 주칠의 혀에서 비수를 떼고. 사내1은 찡그리며 청풍을 보고

주칠; (저... 저자는...) 눈 치뜨며 안도와 기대

사내2; [의협심이 남다른 분 같은데... 피보고 싶지 않으면 꺼져라.] 일어나며 비수로 청풍을 겨누는데

사내1; [기다려라.] 사내2의 어깨를 잡아 저지하고

사내2; [형님!] 찡그리는데

사내1; [무림맹의 대협께서 이런 뒷골목에 어인 행차시오?] 긴장하며 청풍을 보고. 청풍은 입구를 막은 자세로 서서 보고 있다.

<무림맹!> <그러고 보니 저 놈 복장은...> 사내1과 사내2도 비로소 청풍의 차림새를 알아차리고

주칠; (역시 서림당의 이공자였다.) 주칠도 청풍을 알아보고

청풍; [대협 소리를 들을만한 대단한 인간은 아니고...] 멋쩍어서 머리 긁적

청풍; [난 그저 우리 마을이 소란스러워지는 걸 원치 않을 뿐이다.] [그래서 하는 부탁인데...]

청풍; [조용히 떠나주면 안될까? 앞으로도 이 근처에 얼씬대지 말아주면 더 좋고...] 포권하는 시늉하고

<무림맹의 인간들은 하나같이 일류고수들이다.> <우리 같은 뒷골목 인생들이 어찌해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겁에 질리고 갈등하는 사내들.

<하물며 저 놈은 무림맹의 서열삼위인 동급무사다.> <우리 단지회의 형제들 세명이 아니라 서른 명이 덤벼도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갈등하는 놈들. 그러다가

사내1; (무림맹과는 충동하면 안된다. 하지만...) 자기 발에 가슴이 밟혀있는 주칠을 돌아보는 사내1. 주칠은 공포에 질려 올려다 보고 있고

사내1; (이놈이 알고 있는 기밀이 누설되면 뒷감당이 안된다.) 공포에 질린 주칠을 노려보며 생각하고

사내1; (담그자!) 딱! 다른 두 놈만 보이게 손가락을 튕기고

[!] [!] 눈 번뜩이는 사내2와 사내3

주칠; (이 새끼들 혹시...) 깨닫고

사내1; [실례했소이다 대협!] 주칠의 가슴에서 발을 떼며 청풍을 향해 돌아서고

사내1; [다른 분도 아니고 무림맹의 대협께서 권고하시니 듣지 않을 수가 없소이다.] 두 손을 모아 포권하며 굽신거리고

슥! 그러면서 오른손을 재빨리 왼손 소매 속에 넣고

그자의 오른손에 소매 속에 숨겨두었던 작은 금속 통을 잡고. 후추통처럼 생겼다.

청풍; [말귀가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오.] 피식 웃으며 마주 포권하고

청풍; [나도 흑사회 분들과는 엮이는 걸 원치 않던 참이오. 잘 가시오.] 옆으로 물러서며 길을 터주는데

사내1; [너그러이 대해주셔서 고맙소이다.] 굽신거리며 청풍에게 다가가고. 사내2와 사내3도 그자를 따라가고

주칠; [조... 조심해!] 일어나며 비명

사내1; [늦었다!] 확! 오른손을 뿌린다. 오른손에는 금속통이 잡혀있는데 그것에서 대량의 가루가 확 뿜어져 청풍을 덮어씌운다.

청풍; [어이쿠!] 가루를 뒤집어쓰며 비틀하고

[죽어라!] [담근다!] 사내2와 사내3이 돌진해서 비수로 청풍을 찔러 가는데

후욱! 입을 오무려 주변의 공기를 강하게 빨아들이는 청풍의 입. 이어

후욱! 다시 강하게 바람을 앞으로 분다. 눈을 감은 채. 그러자

화악! 청풍을 덮어씌우던 가루들이 그대로 사내들을 덮어씌운다. 사내1은 반사적으로 소매로 얼굴 가리고

[크악!] [케엑!] 가루를 뒤집어쓰며 비명 지르는 사내2와 사내3. 최루탄이나 고춧가루를 뒤집어쓴 것으로 보면 됨

주칠; [아!] 일어나 앉다가 놀라고 안도하고

[크악!] [눈... 눈이...] 비수 떨구고 얼굴 두 손으로 감싸며 비명 지르는 사내2와 사내3

사내1; [지랄...] 팔로 얼굴 가린 덕분에 얼굴에 가루를 뒤집어쓰진 않아서 무사하다. 이를 갈며 물러서고. 금속통은 떨구면서

청풍; [아무렴 흑사회분들을 상대하면서 방심할 것 같았소?] 웃으며 눈을 뜨고

주칠; (무슨 수작을 부릴지 알고 있었구나.) 안도할 때

사내1; [같이 죽자!] 비수를 들고 청풍에게 돌진한다. 하지만

청풍; [미안하군.] 콱! 사내1의 오른손 손목을 왼손으로 간단히 움켜잡고

청풍; [당신같은 밑바닥 인생과 같이 죽어줄 생각은 추호도 없어.] 우둑! 사내1의 손목을 강하게 움켜쥐어 부러트리고

그자의 손목이 부러지는 걸 엑스레이 사진으로 보여주고

사내1; [끄아악!] 손목이 부러지며 비명. 하지만

화악! 왼손을 웅크린 채 청풍의 얼굴을 찍으려는 사내1. 하지만

청풍; [이크!] 콱! 오른손을 내밀어 사내1의 왼손과 깍지를 끼고

청풍; [당분간 못된 짓 못하도록 해줘야겠어.] 콰득! 우직! 사내1의 왼손을 뒤로 꺾어 손가락들을 부러트린다.

사내1의 왼손 손가락뼈들이 모두 부러지는 모습 엑스레이로 보여주고

사내1; [끄으으윽!] 끔찍한 고통에 거품 물고 기절하려는 사내1

툭! 오른손에 들고 있던 비수도 떨어트리고

[형... 형님!] 사내2와 사내3이 눈물 콧물 흘리며 보고. 눈을 겨우 떠서

청풍; [데려가라.] 팟! 사내2와 사내3의 앞쪽에 사내1을 밀쳐 나뒹굴게 하고

털썩! 나뒹구는 사내1

청풍; [한번만 더 이 동네에서 보이면 야차방에 넘겨버릴 것이다.] 살벌한 분위기를 풍기면서 협박하고

[갑... 갑시다.] [정신 차리시오 형님!] 눈물 콧물 흘리며 사내1을 부축해서

허둥대며 골목으로 나가는 사내2와 사내3

청풍; (야차방과 단지회는 앙숙지간이다.) 골목으로 비틀거리며 나가는 세 놈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 (관부에 넘기는 것보다 야차방에 넘긴다는 협박이 더 잘 먹혔을 것이다. 야차방에 끌려가면 살아서 지옥을 경험하게 될 테니...) 생각할 때

주칠; [사... 살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이공자님!] 뒤에서 들리는 말소리. 돌아보는 청풍

주칠; [공자님께서 구해주시지 않았으면 팔자에도 없는 벙어리가 될 뻔했습니다요.]

청풍; [말 놔라. 우린 동갑 아니냐?] 웃고

주칠; [소... 소인을 알고 계셨습니까?] 눈치 보며

청풍; [이름 주칠(朱七), 관부가 운영하는 고아원 시혜원(施惠院) 출신이지?] 웃고

주칠; [시혜원에서는 열다섯 살 까지만 살 수 있어서 독립했습지요.] 눈치 보며

청풍; [그래서 우리 마을 가게들의 심부름과 날품팔이 등으로 살아가고 있는 거 안다.] 고개 끄덕

주칠; [소인같은 천한 것을 알고 계실 줄을 몰랐습니다요.] 굽신

청풍; [말 놓으라고 했다.] 한숨

주칠; [이... 이러는 게 편하니 존대를 하게 해주십시오.] 눈치 보고

청풍; [편할 대로 해라.] + (남의 눈치를 보며 살아온 습관을 하루아침에 버리진 못하겠지.) 쓴웃음

청풍; [한데 어쩌다가 단지회의 파락호들에게 쫓기게 된 거냐?]

주칠; [그게...] 주변을 불안한 표정으로 보고

공터 주변의 오두막집 문들이 조금씩 열려있고. 주민들이 밖을 엿보고 있다.

청풍; (남이 듣는 걸 꺼려하는군.) + [가면서 얘기하자.] 골목으로 가고

주칠; [그... 그래야할 것 같습니다.] 사내1이 떨어트린 금속통과 비수를 집어들고

골목을 나가는 청풍을 허둥지둥 따라간다. 그 뒤에서 주민들이 문을 열고 나오고

 

#36>

골목을 걸어가는 청풍과 주칠. 청풍이 뒷짐 짚고 걸어가고 그 뒤를 주칠이 굽신거리며 따라온다. 비수와 후추통은 품속에 넣었다. 어둑해진 골목에 인적은 없다.

주칠; [해질 무렵에 단지회로 술 배달을 갔었습지요.] 주변을 불안하게 두리번거리며 말하고

주칠; [단지회 총타(總舵;본부) 주방에 술 단지를 전해주고 돌아 나오다가... 호기심에 안채로 들어갔었습니다요.] 어색하게 웃으며 눈치 보고

청풍; (길을 잃은 척 안채로 들어갔다가 돈 되는 물건이 눈에 띄면 슬쩍 할 생각이었겠지.) 쓴웃음

주칠; [그러다가 어느 건물 근처를 지나는데...]

 

<건물 안에서 두런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어둑한 건물 뒤에 붙어서 귀를 기울이던 자신의 모습 떠올리고. 건물에서는 불빛이 흘러나오고.

<건물 안에서는 단지회 용두(龍頭;두목) 두견충(杜見忠)이란 자가 어떤 여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요.> 마주 앉아서 술을 마시는 중년사내와 야한 차림의 여자 실루엣. 둘 다 얼굴을 아직 보여주지 말고. 여자는 위진천의 유모인 구숙정. 구숙정은 <아랑힐월>에 나온 십대마왕이 일인. 이 작품에서도 마교 십대마왕의 일인이다.

 

청풍; [그 대화를 엿듣다가 들킨 게 문제가 되었겠군.] 눈 번뜩이고

주칠; [그렇게 밖에는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요.]

주칠; [갑자기 대화가 끊기기에 불길한 생각이 들어서 서둘러 현장을 떴는데...] 불안한 표정으로 연신 손을 부비고

주칠; [단지회 총타를 빠져나오자마자 추격을 당했습지요.]

청풍; [엿들은 대화 내용이 무엇이냐?]

주칠; [단편적이라 내용은 잘 모르겠고...] 생각하며

주칠; [내일, 거사, 소맹주, 강상(江上)등의 단편적인 말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요.]

청풍; [내일 어떤 강 위에서 소맹주란 인물과 관련된 거사를 벌인다?] 눈 번뜩

주칠; [대충 그런 뜻의 대화였습니다.]

청풍; [흥미롭군! 흥미로워!] 끄덕이고

주칠; [공자님 덕분에 혀가 잘리는 건 면했지만...] [단지회 놈들은 소생이 누군지 알고 있습니다요.] 눈치 보며

청풍; (거의 확실히 단지회에서 손을 쓰겠지.) + [숨어 지낼만한 곳은 없느냐?]

주칠; [천애고아라 시혜원 외에는 기댈 곳이 없습니다요.] 울상

청풍; [시혜원은 널 보호해줄 힘이 없고... 단지회도 꺼려하는 곳에 의탁을 해야 하는데...] 뭔가 생각하다가

청풍; [생각난 곳이 있다. 그곳으로 가자.]

주칠; [말씀은 고맙지만...] 울상

청풍; [함께 가지 못할 사정이 있는 게냐?]

주칠; [사실은... 소인에게 누이가 한명 있습니다요.] 눈치 보며 말하고

 

#37>

<-금릉 외곽 해하촌(蟹蝦村)> 달동네 분위기의 마을. 동쪽으로 금릉을 에워싼 높은 성벽이 보이고. 성벽 밖의 마을이다. 빈민들이 사는 곳이라 앞 씬의 금릉 내부의 넓은 거리와 달리 길도 좁고 게 딱지 같은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좁은 골목에서는 낡은 옷을 입은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고 있고. 해가 져서 불이 켜진 집도 있지만 많지는 않다. 해하촌은 <투천환일>에 나왔었음. 하늘에는 반달이 떠있고

해하촌의 좁은 골목. 아이들과 주민들 놀라 누군가를 보고. 주칠의 안내를 받아 청풍이 오고 있다. 멀끔한 청풍의 모습이 빈민가와 어울리지 않고

주칠; [제 누이의 이름은 주옥분(朱玉粉)입니다. 저보다 두 살 어리지요.]

주칠; [제가 다섯 살, 분이가 세 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일가친척이 일절 없었던 처지라 시혜원에 맡겨졌었지요.]

청풍; [다섯 살 때 돌아가셨으면 그래도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남아 있겠군.]

주칠; [성은 교(喬)씨셨고... 얼굴이 유달리 희셨던 것만 기억납니다.]

청풍;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없고?]

주칠; [어머니는 아버지가 주(朱)씨라고만 하셨을 뿐 일절 다름 언급이 없으셨습니다.] 한숨

주칠; [이름을 주칠로 지어주신 걸 보면 제가 아버지의 일곱 번째 아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쓴웃음을 짓고

청풍; (이름을 성의 없이 붙여준 걸 보면 이 친구 모친은 남편이나 남편 집안에 원망하는 마음을 품고 있었겠구나.)

주칠; [제 누이도 어머니를 닮아서 병약합니다. 늘 병을 달고 살아서 걱정이지요.]

청풍; (악착같이 돈을 벌려고 한 이유가 누이의 병구완 때문이었겠군.)

주칠; [다 왔습니다요.] 멋쩍을 표정으로 앞을 보고

골목 끝. 다 쓰러져가는 오두막. 방 한 칸과 부엌이 함께 있는 형태다. 그 앞에 의자가 놓여있고 한 소녀가 힘없이 앉아있다. 무릎을 낡은 담요로 덥은 채. <투천환일> <아랑힐월> 등 다른 작품의 분이 캐릭터인데 초췌한 것으로 묘사

주칠; [추운데 왜 나와있어?] 다가가고

흠칫 돌아보는 분이

분이; [오빠!] 반색하며 일어나려다가

현기증 느끼고 휘청하며 쓰러지려는 분이

주칠; [조심해라.] 급히 다가가 분이의 팔을 잡고

분이; [괜잖아. 갑자기 일어나서 현기증이 느껴진 것 뿐이야.] 억지로 웃고. 그러다가

[!] 흠칫하며 청풍을 보고. 청풍은 좀 떨어진 곳에 서서 남매를 보고 있다.

분이; [손님을 모셔올 줄 알았으면 저녁 준비라도 할 걸...] 어색하게 웃고

주칠; [저녁 준비는 안해도 된다. 그보다 당장 해하촌을 떠야한다.]

분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목에 상처도 나있고...] 주칠의 목을 보고

주칠; [자세한 사정은 나중에 하고... 어머니 목걸이는 어디 있냐?] 집을 기웃

분이; [목걸이는 여기 있어.] 목에 걸고 있는 목걸이를 옷 속에서 꺼내 보여주고. 사람 눈을 닮은 보석이 박혀있는 목걸이다. 구중천 중 하나이며 지금은 세상에서 사라진 유령궁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열쇠가 된다.

청풍; (저 목걸이...) 눈 번뜩

청풍; (뭔가 사연이 있는 물건 같다.) 생각할 때

[엄마야!] [까악!] [당... 당신들 뭐야?] [왜 이러는 거요?] 마을 입구에서 사람들 비명 소리가 들리고. 거리가 좀 있고. 마을 길이 좁고 구불 거려서 보이진 않는다.

주칠; [공... 공자님! 혹시...] 겁에 질려 마을 입구쪽을 보고

청풍; [아무래도 네가 몰래 들은 게 중요한 내용인 것 같다.] 웃으며 입구쪽을 보고

다다다! 타탁! 달려오는 발자국 소리들

청풍; [대략 스무 명 정도 몰려왔다.] 입구 쪽 웃고

주칠; [그... 그럼...] 사색

청풍; [싸우면 시끄러워질 테고... 이럴 때는 피하는 게 상책이다.] 남매에게 다가가고

주칠; [피하려 해도 옥분이는 몸이 약해서 뜀박질을 못하는데...]

청풍; [뛸 거 없다.] 남매 뒤로 가고. 이어

청풍; [실례!] 남매를 뒤에서 두 팔로 한명씩 끌어안는다.

[!] 분이가 놀라 입을 가리고.

주칠; [공... 공자!] 당황하지만

[!] [!] 다음 순간 놀라는 남매. 이미 수십 미터 상공에 떠있다. 청풍이 남매를 양팔로 끼고 날아오른 것

분이; [흑!] 자신도 모르게 두 팔로 청풍의 목을 끌어안고

주칠; (날... 날았어!) 경악. 흥분. 그러다가

[!] 놀라 아래를 내려다본다.

뭐라 외치며 골목길을 내달려 자신들의 집 앞으로 몰려오는 파락호들. 주칠을 추격했던 단지회의 파락호들과 같은 복장과 분위기들

주칠; (간... 간발의 차이였어!) 휘익! 청풍의 품에 안겨 날아가며 아래를 보고

<돌아오는 게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분이가 저놈들에게 잡혀갔을 거야.> 자신들의 집으로 들이닥쳐 집안으로 뛰어들고 주변 수색하는 파락호들의 모습 배경으로 주칠의 생각 나레이션

휘익! 그 사이에 청풍은 높은 금릉 성벽을 날아 넘는다.

탁! 성벽 위를 한번 찍고

다시 날아서 성벽 너머로 날아가는 청풍. 양팔로 주칠과 분이 남매를 낀 채

분이; (하늘... 하늘을 날고 있어!) 청풍의 목에 매달린 채 흥분.

<이분 공자님이라면 날 달까지도 데려가줄 것 같아!> 반달이 뜬 하늘을 배경으로 날아가는 청풍과 남매의 모습 배경으로 분이의 생각 나레이션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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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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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황금전장> 낮

대청 건물. 입구를 귀견수가 지키고 있고

벽세경; [이청풍이 별 문제없이 무림맹에 가입했다고 합니다.] 벽초천과 마주 앉아서 대화. 책상을 사이에 두고. 벽초천이 서류 작업을 하던 중이다.

벽세경; [공청석유를 먹여서 내공은 충분하고...] [머잖아 일류고수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강해질 것입니다.]

벽초천; [넌 그놈에 대한 믿음이 확고한 것 같구나.] 고개를 들어 건너보고

벽세경; [소녀는 벽씨일족의 인간입니다.] [물건의 가치를 알아보는 재주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합니다.]

벽초천; [네 안목은 물론 탁월하지.] 끄덕

벽초천; [오죽했으면 네가 딸이라는 걸 알았을 때 아비가 낙심을 했다는 거 아니냐?] [사내였으면 우리 황금전장을 천하의 주인으로 만들 수도 있었을 텐데...] 한숨

벽세경; [소녀를 과대평가하시는군요.] 발그레

벽초천; [과대평가인지 아닌지는 두고 보면 알게 될 테고...]

벽초천; [이청풍 그놈, 세황이에게 확실히 도움이 되긴 하겠지?] 지그시 보고

벽세경; [소녀의 예상대로라면 이청풍은 일년 안에 충분히 금급이 될 수 있습니다.] 흥분하고

벽세경; [금급 정도의 지위와 능력이면 세황이가 삼비검조의 후계자가 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런지요.]

벽초천; [무림맹 내에서의 기반이 약한 세황이로서는 천군만마가 되겠지.] 끄덕이고

벽세경; [이청풍의 성장에 관해서는 수시로 보고 올리겠습니다.] 일어나고

벽초천; [그렇게 해라.] 끄덕

인사하고

대청 입구로 가는 벽세경

[...] 찡그리며 벽세경의 뒷모습 보는 벽초천

대청에서 나가는 벽세경

벽초천; (어쩔 수 없는 계집의 소견이라는 건가?) 그걸 보며 한숨

벽초천; (이청풍이란 놈의 자질에 혹해서 그놈이 성장했을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

벽초천; (세경이가 예상한 대로 일 년 안에 금급이 될 정도의 천재라면...)

벽초천; (말 그대로 낭중지추(囊中之錐)! 삼비검조의 눈에 띄지 않을 리 없다.)

벽초천; (그렇게 되면 이청풍은 세황이의 조력자가 아니라 경쟁자가 될 터...)

벽초천; (이청풍이란 놈이 세황이 앞길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에 대비해야만 한다.)

벽초천; (유사시에는 싹을 잘라버려야 하고...) 스산한 표정

 

#30>

<-일년 후> 깊은 밤. 웅장한 산. 그 산 중턱에 웅장한 성채. 다른 작품의 제왕성이 자리한 태산의 모습 차용

<-태산(泰山)> 웅장한 성채가 산 중턱에 있는 걸 배경으로. 밤이 깊어 모든 건물에 불이 꺼져 있다. 방범용의 등불만이 여기 저기 걸려있는 게 보인다.

<-무림맹> 성채의 모습. 다른 작품의 제왕성 모습이다. 밤이 깊어 인적은 거의 없다. 경비 서고 순찰 도는 무사들만이 종종 보인다. 무사들은 금릉지부 무사들과 같은 복장. 소매에 띠가 하나나 둘 그려져 있다.

 

무림맹 깊은 곳. 담장으로 둘러쳐진 정원. 정원에 아담한 건물. 건물 입구 앞에 의자가 놓여있고. 의자에는 보디 빌더같은 덩치의 여자가 팔짱을 낀 채 눈을 감고 있다. 사내처럼 다리를 쩍 벌렸다. 치마 대신 바지를 입었고. <아랑힐월> <투천환일> 등 다른 작품에 나온 철관음 패소정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이름을 철관음 패소정. 여주인공인 진상파의 호위다. 나이는 서른살 정도.

[!] 움찔! 하는 패소정

[으으으] 신음소리가 건물 안에서 들리고

패소정; (아가씨...) 눈을 뜨며 돌아보고

[으으으... 안돼! 저리가!] 흘러나오는 신음소리

패소정; (오늘도 악몽을 꾸시는 모양이다.) 한숨

패소정; (무슨 고민이 저리 많으셔서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시는 걸까?) 생각하고

 

#31>

건물 내부. 전형적인 여자의 침실인데

[으으으...] 앓는 듯한 신음소리

[으으으...] 침대에 얇은 이불 덮고 누워 신음하는 소녀. 스무살 전후. 진상파 캐릭터. 무림맹 맹주 삼비검조의 손녀다. 병약하다.

식은땀을 흘리며 꿈을 꾸는 진상파

이하 꿈 장면

 

[학학!] 어둠 속에서 맨발로 도망치는 진상파. 장소는 험준한 계곡. 사방이 새카맣고. 바닥에는 해골이 가득 차있다.

[학학!] 숨이 턱에 차셔 달아나는 진상파. 몸에는 얇은 잠옷만 걸쳤고 산발한 상태다.

콰삭! 빠직! 진상파의 발에 밟혀 부서지는 해골들

[학학!] 숨이 턱에 차는 진상파.

그러다가 돌아보며 놀라는 진상파

번쩍! 번쩍! 진상파가 달려온 쪽에서 짐승의 눈이 번쩍이고

크왕! 거대한 용이 튀어나와 진상파를 덮친다.. 날카로운 발톱이 난 발을 뻗으며. 어둠을 배경으로 색이 좀 옅고 또 전체에서 빛이 난다. 붉은 색인데 묘사가 불가능하므로 좀 옅은 색으로 처리

진상파; [안... 안돼!] 비명 지르며 달아난다. 돌아보며. 하지만

콰득! 용의 앞발 하나가 진상파를 움켜쥐고.

[악!] 용의 발에 잡혀 쳐들리며 비명.

그러다가 공포에 질려 돌아본다.

용의 거대한 아가리가 쩍 벌어진 채 다가온다. 용의 입에는 수많은 이빨들

진상파; [안... 안돼!] 다가오는 용의 아가리를 보며 비명. 두 팔로 얼굴 가리려 하고. 직후

콰직! 용의 입이 그대로 진상파의 몸을 깨문다.

 

[아악!] 벌떡! 비명 지르며 일어나고.

진상파; (꿈... 꿈이었어!) 헉헉. 온몸이 식은땀.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소맹주 다지옥녀(多智玉女) 진상파(陳祥芭)>

진상파; (늘 시달리던 악몽이었는데...) 해골이 가득한 계곡을 달리던 장면 떠올리고

진상파; (다른 때와 달랐던 건 날 쫓는 게 마귀나 괴물이 아니라 용이었다는 점이었어.) 헉헉 거대한 용이 자신을 잡아먹던 장면 떠올리고. 얼굴 좀 발개지고

이불을 들쳐 자기 사타구니를 보는 진상파

진상파; (날 잡아먹은 용은 붉은 적룡(赤龍), 게다가 예정에 없던 경도까지 터지고...) 이불을 든 손이 떨리고

진상파; (붉은 색이 겹쳐졌다.)

진상파; (아무래도 붉은 색이 상징하는 남쪽으로 가보라는 계시...) 얼굴이 발그래해질 때

<들어가겠사옵니다.> 밖에서 들리는 음성

진상파; [들어오세요.] 슥! 급히 이불을 다시 내려 아랫도리를 가리고

문을 열고 들어오는 패소정.

패소정; [소맹주님!] 눈치 살피며 들어오고

패소정; [오늘 밤에는 특히 심하게 염몽(厭夢;악몽. 가위눌림)을 꾸셨는데... 괜잖으신지요?] 진상파를 살피며.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금급무사 철관음(鐵觀音) 패소정(覇小鼎)>

진상파; [제가 아이처럼 요란을 떨어 언니를 놀라게 해드렸군요.]

패소정; [아닙니다.] [그저 전과는 다른 것같아서...]

진상파; [꿈자리가 험하긴 했지만 나쁜 기분은 아니었어요.] 얼굴 좀 발개져서

패소정; [단순한 염몽이 아니었군요.] 눈 반짝l 안도

진상파; [나 자신과 관련된 꿈이라 길몽인지 흉몽인지는 판단이 서지 않는군요.]

패소정; [그래도 나쁜 기분이 아니셨다면 길몽일 가능성이 높지 않을런지요?]

진상파; [그랬으면 좋겠는데...] 말꼬리를 흐리고

진상파; [어머니의 기일이 다음 달이에요.]

패소정; [속하도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진상파; [몸이 약해졌다는 핑계로 어머니의 위패를 모신 절에 가보지 못한 게 몇 년이 되었군요.]

패소정; [그러시면...] 긴장

진상파; [올해는 금릉으로 어머니의 위패를 뵈러 가야겠어요. 언니가 준비를 해주세요.] 끄덕이고

패소정; (일 났다.) + [그리 하겠습니다.] 긴장

 

#32>

<-금릉> 낮.

<-무림맹 금릉지부> 무림맹 금릉지부의 모습.

넓은 연무장. 입구 맞은편의 단상에는 독안룡이 의자에 앉아있고. 정씨쌍걸이 독안룡 뒤에 서있다. 축구경기장 반만한 연무장에는 백여 명의 무사들이 빙 둘러 서서 관전하고 있다. 두 명의 무사가 연무장 중앙에서 대련하고 있다.

소매에 띠 두 개인 건장한 사내와 청풍이 대련하고 있다. 청풍은 키가 훌쩍 커서 이제 어른스러워졌다. 복장은 무림맹 무사 복장. 소매에는 띠가 하나 새겨져 있다. 이후로 이 복장으로 출연한다. 등급이 올라가면 띠가 늘어나는 것만 차이가 난다. 목검이 아닌 진짜 칼로 대결 중이다.

캉! 캉! 청풍을 몰아붙이는 건장한 사내. 동급으로 이름은 진패. 표정이 없는데 검법이 아주 살벌하고 강력하다.

캉! 캉! 일일이 진패의 공격을 막고 있는 청풍. 일방적으로 공격을 당한다.

정표; [진패(陳貝)가 이청풍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독안룡 뒤에서 말하고

정표; [이번에도 이청풍을 동급(銅級)으로 승급시킬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찡그리며 보고 있는 독안룡

정호; [처음의 기대와 달리 실망스럽습니다.]

정호; [물론 일 년만에 철급(鐵級)이 된 것도 대단하긴 하지만 그후로 거의 발전이 없습니다.]

정표; [저래서는 몇 년 안에 금급(金級)이 되는 건 언감생심이고 평생 노력해도 은급(銀級)조차 되지 못할 것입니다.]

독안룡; (겉보기에는 그런데...)

캉! 캉! 진패의 공격을 겨우 겨우 막고 있는 청풍.

독안룡; (매번 아슬아슬하게 진패의 공격을 막거나 피하고 있다.) 찡그리고

독안룡; (한 번도 아니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상황이 거푸 이어진다.) (우연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독안룡; (아무래도 청풍 저놈...) 눈 번득

<진짜 실력을 숨기고 있는 것 같다.> 캉! 캉! 진패의 공격을 막는 청풍을 배경으로 독안룡의 생각

독안룡; (확인해봐야겠다.) 벌떡! 일어나고. 뒤에서 흠칫하는 정씨쌍걸

독안룡; [거기까지!] 외치며 단상에서 내려가고

[!] [!] 슥! 휙! 서로 거리를 벌리면서 돌아보는 진패와 청풍

둘러서있던 무사들도 독안룡을 보고

독안룡; [수고했다.] 진패에게 다가가며 손을 내밀고

진패; [별 말씀을...] 두 손으로 칼을 독안룡에게 내민다. 손잡이가 독안룡에게 향하도록

<지부장님이 왜 저러시지?> 보고 있던 무사들 어리둥절

<설마...> 정씨쌍걸을 무언가 깨닫고

붕! 붕! 칼을 휘둘러보며 청풍에게 다가가는 독안룡

청풍; (이런...) 다가오는 독안룡을 보며 쓴웃음

독안룡; [이청풍! 지금부터 난 네놈을 죽일 것이다.] 무시무시한 표정과 살기를 뿜어내며 칼을 겨누고

[무슨 말씀을...] [이청풍을 죽이신다니...] 진패와 무사들 경악

독안룡; [살고 싶으면 최선을 다해야할 것이다!] 부악! 무시무시한 기세로 칼을 비스듬히 내리친다. 칼에서 칼바람에 몇 미터씩 내뻗힌다.

[헉!] [지부장님!] [손에 사정을...] 무사들 기겁하고

꽝! 펑! 독안룡의 칼질과 함께 굉음이 터지며 지면이 일직선으로 5미터 이상 쩍 갈라진다. 흙먼지도 확 일어나 주변을 휩쓸고.. 청풍의 모습도 흙먼지에 가려 보이지 않게 되고

정씨쌍걸; (지부장님은 진심이다!) (독문도법인 광룡절해도(狂龍絶海刀)를 구사하셨다.) 아연긴장

[안... 안돼!] [이청풍이 지부장님의 전력이 깃든 일격에서 살아날 리가 없어!] 진패들 비롯한 무사들 사색. 하지만

[!] 칼을 내리친 독안룡은 미간 찡그리고. 그 직후

쿠오오! 먼지가 흩어지고. 누군가 서있는 모습이 드러난다.

쿵! 칼을 반대쪽 몸 통쪽으로 비스듬히 비껴든 자세로 서있는 청풍. 지면이 갈라진 자국이 그 칼 밖으로 나있다. 독안룡의 칼질을 비스듬히 흘려버린 모습이고

[저... 저럴 수가...] [지부장님의 일격을 막아냈다!] [말도 안돼! 이청풍은 겨우 철급인데...] 무사들 기겁

정씨쌍걸; (이청풍 저놈, 실력을 숨기고 있었구나!) (그래서 지부장님이 직접 나서셨고...) 깨닫고

독안룡; [이 음흉한 놈!] 흉포하게 웃고

독안룡; [잘도 본좌를 속였겠다!] [그 대가로 죽을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쩌엉! 섬광이 내뻗히는 칼로 청풍을 겨누고

청풍; [아무쪼록 손속에 사정을 두어주시기 바랍니다.] 웃으며 맞설 자세를 취하고

독안롱; [허튼 소리 마라 이놈아!] 부악! 청풍을 공격하는 독안룡. 칼질 한 번에 몇미터씩의 섬광이 내뻗힌다. 하지만

캉! 캉! 슥! 스윽! 청풍은 산책하듯 걸으며 칼로 독안룡의 공격을 받아넘긴다. 진패와 싸울 때처럼 아슬아슬하게 받아넘기는 모습

[말... 말도 안돼!] [진패 때와 다를 바가 없잖아!] [지부장님의 공격도 아슬아슬하지만 받아넘기고 있다.] 무사들 경악

캉! 캉! 일방적인 독안룡의 공격. 아슬아슬하게 막고 피하는 청풍

정씨쌍걸; [지금 우리가 꿈을 꾸는 건 아니겠지?] [무공을 배운지 일 년 밖에 안된 놈이 지부장님과 호각으로 싸우다니...] 경악하고.

꽝! 서로의 칼이 부딪히는 청풍과 독안룡

콰콰각! 두 발로 바닥에 깊은 골을 파며 뒤로 쭉 밀려나는 청풍. 독안룡은 칼을 휘두른 자세로 멈춰있고

정씨쌍걸; [지부장님이 추격을 멈췄다.] [그걸 쓰려는 모양이로군!] 긴장할 때

독안룡; [후욱!] 심호흡을 하며 청풍을 칼로 겨누고

[!] 청풍의 눈이 번뜩

독안룡의 몸에 생기는 투명한 선들.

청풍; (이건 조심해야겠군.) 방어 자세로 독안룡을 마주보고.

청풍; (발산하는 게 아니라 수렴하는 방식으로 공력을 운용하고 있다.) (저런 식으로 공력을 운용할 때 생기는 현상은 추측하기도 어렵다.) 그때

독안룡; [크왓!] 칼을 내밀며 기합

쿠와! 화악! 아리랑 같은 형상으로 맹렬히 휘돌며 독안룡의 칼로 빨려 들어가는 주변의 공기

[!] 놀라는 청풍의 몸도 수많은 실 같은 것에 휘감기고

콰드득! 청풍의 몸이 강한 흡인력에 독안룡쪽으로 끌려간다.

청풍; (이런 거였군!) 콰드드! 두 발로 버티며 독안룡에게 끌려가며 깨닫고

<지부장의 칼에서 강력한 흡인력이 생겨 날 끌어당긴다.> 독안룡의 정면 모습. 그가 내민 칼을 향해 끌려가는 청풍.

[나왔다!] [지부장님의 구명절초 획천열지도(獲天裂地刀)다!] [지금까지 획천열지도에 맞서고 무사했던 인간은 없었다.] 무사들 환호하고. 정씨쌍결은 긴장해서 보고 있고

쩡! 쩡! 빛을 발하며 진동하는 독안룡의 칼. 강력한 흡인력을 일으키는 것으로 묘사

청풍; (지부장이 발휘하는 흡인력이 걷잡을 수 없이 강해지고 있다.) 콰드드! 흡인력에 끌려가며 찡그리고

청풍; (이대로 끌려가면 꼼짝없이 지부장의 칼에 난도질당할 것이다.) 안 끌려가려 버티며 생각하고

청풍; (더 늦기 전에 타개책을 찾아내야만 하는데...) 눈을 가늘게 뜨고. 직후

독안룡의 몸에 생기는 수많은 투명한 선들

청풍; (그렇게 하면 되겠군.) 눈 번뜩이며

파앗! 오히려 독안룡에게 쇄도하는 청풍

[저 미친 놈!] [버텨도 시원찮을 판에 돌진하다니...] [자살할 작정인가?] 무사들 기겁하고.

정씨쌍걸은 눈 부릅

[!] 차차창! 역시 눈 부릅뜨며 내민 칼을 좌우로 흔드는 독안룡. 칼이 풀잎처럼 흔들리며 여러 개로 변하고

청풍; (예상했던 대로다!) 쩌쩡! 스악! 칼을 벼락같이 휘두르며 쇄도하고

<돌발 상황에 당황하여 초식이 어지러워졌다. 충분히 막을 수 있다!> 꽝! 꽝! 청풍의 칼과 독안룡의 칼이 부딪히며 굉음이 일어나는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화악! 머리를 아래로 하며 덤블링 해서 독안룡을 타넘는 청풍. 칼을 휘두른 자세고. 그 아래쪽에서 독안룡 역시 칼을 휘두른 자세로 서있다.

[저런...] [와아!] [지부장님의 치명적인 공격을 받아넘겼다!] 무사들 경악. 환호

휘익! 허공에서 한번 덤블링 한 후 독안룡의 뒤로 날아 내리는 청풍.

서걱! 청풍을 돌아보는 독안룡의 어깨 쪽 옷이 갈라지고

펄럭!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청풍의 가슴 부분 옷이 길게 갈라지고. 청풍의 옷이 더 길게 갈라졌다.

[상토(相討;서로를 침)했다!] [지부장님과 이청풍의 옷이 모두 베어졌다!] [지부장님과 무승부라니 말도 안돼!] 무사들 환호하거나 경악하고

[...!] 자신의 어깨 쪽 옷이 갈라진 걸 돌아보는 독안룡

청풍; (쯧! 도광하라는 할아버지의 분부를 또 어겼다.) 혀를 차며 갈라진 자기 가슴 섶을 만지고.

정씨쌍걸; [이해가 안되지?] [무공에 입문한지 불과 일 년 만에 금급인 지부장님과 호각이라니...] 경악. 혀를 차고. 그때

독안룡; [이청풍!] 노려보고

청풍; [하명하시지요.] 칼을 든 채 포권하고

독안룡; [이번에도 진짜 실력을 숨긴 거냐?] 분노

청풍; [그럴 리가 있습니까?] 웃으며 포권하고

청풍; [지부장님 칼에 토막 쳐지지 않기 위해 젖 먹던 힘까지 다 짜냈습니다.]

독안룡; [...] 노려보고

정씨쌍걸; [저 놈 거짓말 하는 것 같지?] [속에 얼마나 많은 능구렁이를 숨기고 있는지 누가 알겠나?] 고개 절레

서로를 보는 청풍과 독안룡. 웃는 청풍. 살벌하게 노려보는 독안룡.

무사들 조마조마해서 보고

독안룡; [흥!] 휙! 칼을 옆으로 던지는 독안룡

퍽! 바닥에 박히는 칼

독안룡; [오늘의 승급시험은 통과다.] [지금 이 순간부터 네놈은 동급이다.] 홱! 돌아서고

청풍; [그냥 철급으로 남아있으면 안되겠습니까? 지부장님께 이긴 것도 아니고...] 난감한 표정으로

홱! 돌아보는 독안룡. 표정이 살벌하고

청풍; (이크...) 움찔하며 시선 피하고

정씨쌍걸; (하여간 준 거 없이 얄미운 놈이야!) (지부장님과 무승부였으니 우리와 같은 은급이 되어도 시원찮은데...)

청풍; [그러니까... 전 딱히 승급에는 관심이...] 눈치 보며 말하는데 + 독안룡; [헛소리 말고...] 말 끊고

청풍; [예...] 입 다물고

독안룡; [일 년 전 무림맹에 가입했을 때 했던 말 잊지 마라.] [무림맹의 대의를 위해서도 진력하겠다고 했던...]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 (제대로 된 무공을 배워볼 욕심에 했던 맹세가 족쇄가 되는군.) 쓴웃음

독안룡; [오늘의 승급시험은 이것으로 파한다. 해산하라.] 단상 쪽으로 걸어가며 외치고

[존명!] [수고하셨습니다 지부장님!] 일제히 포권하며 외치는 무사들.

[축하한다 이청풍!] [이 음흉한 놈! 진짜 실력을 숨겨온 거냐?] [어떻게 하면 너처럼 단 시일 내에 강해질 수 있는 거냐?] 청풍의 주변으로 몰려드는 무림맹 무사들. 멋쩍어하는 청풍.

독안룡; (저 놈...) 단상쪽으로 가며 청풍을 곁눈질. 단상에서는 정씨쌍걸이 내려와 독안룡을 수행할 준비를 하고

<말 그대로 낭중지추! 머잖아 맹주님의 귀에도 이름이 들어갈 것이다. 그게 복일지 화일지는 모르겠지만...> 무림맹 무사들에 둘러싸여 어색하게 웃는 청풍의 모습을 배경으로 독안룡의 생각 나레이션

[...] 동료들 틈에 끼어 청풍을 보는 진패의 표정이 예사롭지 않고

 

#33>

<-무림맹> 역시 낮.

무림맹 중앙의 넓은 연무장. 금릉지부 연무장보다 몇 배 넓은 연무장에서 비무대회가 벌어지고 있다. 입구 정면에 높은 단상이 있고. 연무장 주변에는 좌우에 두 개씩 커다란 천막이 쳐져 있다. 천막 주변에는 무사들이 도열해있다. 연무장 중앙에서는 두 명의 무사가 날고 뛰며 싸우는 중이다.

입구 정면에 자리한 단상 위에는 20여명의 노인들이 2열로 앉아있다. 무림맹의 장로들이다. 승, 도, 속, 거지등, 노파도 세명 있다. <아랑힐월>에 나온 제왕성 십대장로들 중 노파들이다. 쌀쌀한 분위기의 비구니, 칼을 찬 뚱뚱한 노파, 화려한 옷을 걸친 부잣집 노마님같은 노파. 별호는 냉면사태, 신도대낭, 매화모모.

이십여 명의 노인들 앞쪽에 따로 놓인 화려한 의자에 앉아있는 노인. 무림맹 맹주인 삼비검조 진무륜. 진무륜 옆 조금 뒤에는 살집이 좋고 웃는 얼굴인 중년의 서생이 두손을 앞으로 모은 채 서있다. 무림맹 총관인 장세명. 장세명 캐릭터는 <신병전설> <아랑힐월> 등에 나왔음.

연무장에서 벌어지는 대결. 캉! 캉! 건장한 체격의 도객과 날렵한 체격의 검객이 날고 뛰며 싸운다. 백중지세. 거구의 늙은 중이 날카로운 눈으로 심판을 보고 있다. <아랑힐월>에 나온 제왕성 부성주 혈가람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혈가람. 무림맹 부맹주들 중 한명이다. 소림사 출신이다.

연무장 좌우에 네 개의 커다란 천막이 쳐져 있다. 두 개씩의 천막이 마주 보는 위치에 세워져 있다. 각각의 천막 주변에는 무림맹 무사들이 도열해있다. 대부분 남자지만 좌측 첫 번째 천막 주변에는 여자무사들만 있다. 각각의 천막 안에는 진무륜의 제자들이 한명씩 앉아있다. 참모진들이 주변에 서있고. 진무륜의 제자들인 석헌중, 합요나, 벽세황, 위진천이다. 다른 작품에 나온 캐릭터들을 사용.

우측 첫 번째 천막에는 석헌중이 앉아있다. 그 옆의 천막에는 위진천이 앉아있다.

석헌중 천막 건너편에 합요나 천막, 위진천 천막 맞은편에는 벽세황의 천막

진무륜의 제자들인 무맹사신재를 차례로 보여주고. 모두 심각하다. 위진천만 싱글벙글하고 있고

캉! 캉! 점점 격렬해지는 대결. 도객과 검객의 무기에서 무지개같은 섬광이 내뻗혀 서로를 베어가고

서걱! 쩍! 칼과 검에서 내뻗힌 섬광에 서로의 옷이 베어진다.

[!] 혈가람의 눈 번쩍

캉! 캉! 칼과 검이 다시 부딪히고

혈가람; [그쳐!] 손을 들며 외치고

팟! 팟! 즉시 반대 방향으로 물러나 거리를 벌리는 도객과 검객

슥! 휘익! 멈춰서며 혈가람을 보는 검객과 도객

혈가람; [판정을 내린다.] 준엄한 표정으로 말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부맹주 혈가람(血伽藍)>

모든 사람들 혈가람을 주목

혈가람; [상토!] [이번 승부는 무승부다!] 손으로 두 사람 사이를 가르는 시늉하고.

두 사람의 옷에 난 갈라진 흔적들

그걸 발견하고 끄덕이는 장로들.

무기를 쥔 채 혈가람에게 포권하며 고개 숙이는 검객과 도객. 이어

단상을 향해 함께 돌아서는 두 사람

역시 포권하며 고개 숙이는 도객과 검객

짝짝! 박수치는 장로들.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장로들>

삼비검조는 표정이 없고.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맹주 삼비검조(三臂劍祖) 진무륜(陳無倫)>

석헌중의 천막으로 가는 도객

위진천의 천막으로 오는 검객

위진천; [아깝게 되었습니다 대사형! 초반에는 대사형 측이 우세했는데...] 고개 옆으로 돌려 옆의 천막의 석헌중에게 웃으며 말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맹사신재 넷째 운중룡(雲中龍) 위진천(威振天)>

석헌중; [백중지세였다. 무승부는 합당한 결과겠지.] 끄덕이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맹사신재 첫째 군자검(君子劍) 석헌중(石憲中)>

벽세황; (마음에도 없는 소리들을 잘도 하는군.) 석헌중과 위진천이 서로를 보며 말하는 것 건너다보며 냉소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맹사신재 셋째 옥기린(玉麒麟) 벽세황(碧世皇)>

벽세항; (어떻게든 이기려 애쓰면서...) 코웃음

합요나; [이번엔 우리 차례네.] 그런 벽세황을 돌아보며 요염하게 웃고. <아랑힐월>에 나온 색목관음 합요나 캐릭터. 금발에 벽안.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맹사신재 둘째 만화정(萬花精) 합요나(盒曜娜)> 합요나 주변 여자들은 하나같이 표정이 없다. 그래서 별호들이 무정화들이다.

합요나; [이번 달 우리 화정단(花精團)은 성적이 저조해. 좀 살살해줘.] 벽세황에게 추파를 보내고

벽세황; [소제야말로 사저에게 부탁을 드려야하는 처지입니다.] [지난달에는 제법 성적이 좋았지만 이번 달에는 삼할 승률도 못 내고 있으니...] 돌아보며 웃고

합요나; [삼할이 어디야?] [넷이 경쟁하는 판이니 이할오푼이 평균인데...] 눈을 흘기고

벽세황; [소제의 수하들도 지난 한 달간 각고의 수련을 해왔습니다.] 자기 뒤에 도열한 검객들을 돌아보고. 모두 긴장한 표정들

벽세황; [적절한 성과가 있어야 힘내서 노력을 이어가지 않겠습니까?]

합요나; [양보 못한다는 말을 참 길게도 한다.] 샐쭉

벽세황; [죄송합니다.] 웃고

합요나; [하여간 결과는 두고 봐야겠네.] 샐쭉. 그때

혈가람; [화정단! 기린단(麒麟團)!] [준비되었으면 대표를 출전시켜라!] 혈가람이 합요나와 벽세황에게 말하고

벽세황; [적청(狄靑)! 실력 발휘하고 와라!] 뒤에 서있던 무사들 중 한명을 돌아보며

적청; [존명!] 포권하는 놈. <아랑힐월>에 나온 백마병 적청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이름은 적청. 무기는 검이다.

연무장으로 나가는 적청.

합요나; [이번에는 삼호(三號)가 나가.] 뒤쪽의 무정화들에게 말하고

삼호; [예 단주님!] 고개 숙이며 대답하는 키가 큰 여자. 얼굴은 싸늘. 늘씬한 키에 휘어진 칼 두 자루를 양쪽 허리에 차고 있다. 무정화들 중 서열삼위. 이하 삼호로 표기. <신병전설>에 나온 복수회 혈루화 분위기

연무장 중앙으로 나가는 적청과 삼호

먼저 단상을 향해 포권하며 인사하는 삼호와 적청.

고개 끄덕이는 삼비검조 진무륜.

마주 서는 삼호와 적청

혈가람; [준비되었느냐?]

적청; [예 부맹주님!]

삼호; [준비되었사옵니다.]

혈가람; [그럼 시작하라.] 끄덕

창! 검을 뽑는 적청

스릉! 반대쪽 허리의 휘어진 칼들을 함께 뽑는 삼호

무기로 서로를 겨누고

노려보고

슈학! 쩍! 그러다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쇄도해서 공격하는 적청과 삼호.

캉! 카캉! 현란하고 강렬한 대결.

손에 땀을 쥐며 보는 천막의 무사들

단상 위에서 보는 삼비검조 진무륜. 뭔가 생각하고.

장세명; (맹주님의 심기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곁눈질로 삼비검조를 보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총관 소면신산(笑面神算) 장세명(張世明)>

장세명; (제자들이 기른 자들의 실력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으시다는 건데...) 연무장에서 벌어지는 대결을 보고.

이하 나레이션

 

<-무투연(武鬪宴)! 무림맹에서 매달 한 번씩 열리는 비무대회다.> 적청과 삼호의 치열한 대결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투회는 삼비검조의 제자들인 무맹사신재의 주재로 진행된다. 무맹사신재는 인재를 모아 훈련을 시켜서 다른 동문이 기른 자들과 겨루게 한다.> 무맹사신재들의 모습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규칙은 단순하다. 상대방의 몸이나 의복에 먼저 흔적을 남기는 자가 승리한다. 동시에 흔적을 남기면 경중을 따지지 않고 무승부가 된다.> 앞서 싸운 도객과 검객의 옷이 베어진 것을 배경으로

 

장세명; (무투연이 시작된 것은 삼년 전이다.)

장세명; (맹주님이 제자들로 하여금 무투연을 주재하게 하신 이유는 명확하다.)

<인재를 모으고 키우는 지도력을 보시기 위해서다. 장차 누가 무림맹 맹주에 어울리는지 판별하실 목적으로...> 심각한 표정으로 수하들의 대결을 보는 벽세황과 합요나의 모습 배경으로

<무맹사신재도 그걸 알고 있기에 필사적으로 수하들을 고수로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 석헌중과 위진천의 모습. 석헌중은 표정이 없고 위진천은 실실 웃으며 느긋하게 비무를 보고 있다.

장세명; (문제는 무맹사신재 중 누구도 다른 동문을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숨

장세명; (삼년이 지난 지금까지 무맹사신재 간의 전적은 비등하다.)

장세명; (맹주님으로서는 누구를 후계자로 세워야할지 결정을 내리기 곤란하실 것이다.) 생각할 때

진무륜; [상파 소식은 왔느냐?] 연무장을 보며 말하고

장세명; (무투연에는 흥미를 잃으셨군.) + [도착한 전서구의 보고에 의하면 소맹주께서는 오늘 양주(楊州)에 입성하신다고 합니다.]

장세명; [양주에서 하루 쉬며 여독을 푸신 후 장강(長江)을 건너실 것 같습니다.]

진무륜; [어려서 여윈 제 어미를 그리워하는 심정이야 이해한다만...] 한숨

진무륜; [건강도 썩 좋지 않은 녀석이 이천리가 넘는 여정을 굳이 고집했구먼.]

장세명; [소맹주님을 수행한 철관음에게 특별히 주의를 주었습니다.] [소맹주님의 몸 상태를 봐가며 일정을 조정하라고...]

진무륜; [패소정이 알아서 잘 하겠지만...]

진무륜; [금릉까지 가고 오는 여정의 경호에 만전을 기하게 해라.]

장세명; [명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단상을 힐끔 보는 위진천.

단상에서는 장세명이 허리 숙인 채 진무륜의 말을 듣고 있다.

위진천; (사부님의 늙은 얼굴에 근심이 가득하시군.) 히죽 웃고

위진천; (머잖아 모든 근심이 사라지게 해드릴 테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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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황금전장의 어느 마당. 사방이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여있어서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일종의 연무장. 각가지 병장기가 구비된 시렁이 있고. 무공 수련을 위한 시설들도 준비되어 있다. 사람 모양의 타격 연습용 인형, 쇠기둥, 바위덩이등이 있다. 그곳에서 태극권같은 무공을 수련하는 소년이 있다. 벽세천이다. 귀견수가 수련을 봐주고 있다. 몇 명의 황금수라들이 긴 쇠몽둥이들 들고 있고.

천천히 태극권을 펼치는 벽세천. 신중하게 움직이고. 온몸이 땀으로 젖어있다.

 

담장 너머로 보이는 3층 건물. 3층 창가에 마주 보고 앉아서 연무장을 내려다보는 두 사람. 청풍과 벽세경

청풍과 벽세경 사이에는 진수성찬이 차려진 상이 있다. 청풍은 헐렁하고 화려한 옷을 걸쳤다.

음식을 먹으며 연무장을 내려다보는 청풍. 벽세경은 술을 마시고 있다.

땀을 흘리며 태극권을 수련하는 벽세천

청풍; [영제는 무공 수련에도 진심인 것 같습니다.] 건성으로 젓가락질하며 벽세천을 내려다보고

벽세경; [그렇긴 한데... 보다시피 무공 방면의 자질은 평범한 수준이다.] [머리는 제법 잘 돌아가지만...] 한숨

청풍; [황금전장의 차남 정도면 직접 무공을 익힐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늘 경호무사들이 지근거리에 있을 테니...]

벽세경; [세상일은 모르는 법이다.] [정말 위급한 순간에는 스스로 몸을 지켜야하고...] 심각하고

벽세경; [그래서 세천이는 주로 호신무공을 수련하고 있다.] 벽세천을 향해 고개짓을 하며 말하고

태권도의 굴신 자세로 멈추는 벽세천

귀견수가 황금수라들에게 고개짓하고

쇠몽둥이를 들고 벽세천에게 다가가는 황금수라들

심호흡하는 벽세천

쩡! 쩡! 벽세천의 몸이 강철처럼 변하고

쇠몽둥이를 휘두르는 황금수라들

꽝! 꽝! 쇠몽둥이에 맞은 벽세천의 몸에서 금속성이 터지고

튕겨지는 쇠몽둥이들

청풍; [영제의 몸이 쇳덩이처럼 단단해졌군요.] 놀라고

벽세경; [철신금강(鐵身金剛)이란 외공을 수련하고 있다.] 끄덕

벽세경; [각가지 영약을 꾸준히 복용한 덕분에 철신금강이 제법 경지에 이르렀지.] [이제는 어지간한 도검에는 상처를 입지 않을 것이다.]

청풍; [저와 동갑으로 알고 있는데 대단합니다.]

벽세경; [대단할 것도 없다.] [외공은 제법 성취가 있지만 내공은 일갑자 전후에서 정체되어 늘지 않고 있으니...] 한숨

청풍; [영약을 꾸준히 복용해도 내공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는 듯 합니다.]

벽세경; [배고플 때 먹는 밥은 꿀맛이지만 배가 부른 후에는 어떤 진수성찬도 맛을 못 느끼는 것과 마찬가지다.]

벽세경; [영약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일정량 이상은 몸이 흡수하지 못한다.]

청풍; [영약의 문제가 아니라 흡수율의 문제로군요.]

벽세경; [어떤 인간의 체질은 거의 무한대로 영약의 기운을 흡수하기도 한다.]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청풍; (날 지칭하는 건가?)

벽세경; [흡수율이 좋은 체질은 영약을 먹는 대로 소화해서 막강한 내공을 지닐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청풍; [소저의 흡수율도 평범하진 않겠습니다.]

벽세경; [내 체질은 세천이 보다 세 배쯤 효율이 좋을 것이다.]

청풍; [대단하군요.] + (여자면서도 내공이 막강했던 이유가 있었군.)

벽세경; [나보다도 더 흡수율이 좋은 게 세황이다. 나보다 두 배 가까이 좋겠지.] 복잡한 표정으로

청풍; [세황이라면...]

벽세경; [우리 삼남매의 둘째다. 세천이보다 세 살 많지.] 표정이 좀 어두워지고

청풍; (표정이 어두워진다.)

벽세경; [기왕에 집안 사정을 거론했으니 자세히 알려주마.]

청풍; (사양하기도 그렇군.) + [세이경청하겠습니다.]

벽세경; [우리 벽씨일족은 몇 대에 걸쳐 돈놀이를 해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원한과 미움도 많이 사게 되었다.]

청풍; (황금전장이 빚쟁이들을 다루는 수단이 가혹한 건 소문이 자자하긴 하지.)

벽세경; [저주를 많이 받은 탓인지 우리 일족은 자손이 귀하다.]

벽세경; [대대로 독자(獨子)였던 경우가 많았다.] [아버지도 예외가 아니었고...] 우울

 

<냉혈전호 벽초천은 아직 어린 나이에 조혜연(趙惠姸)이란 이름의 아내를 얻었다. 후손을 보기 위해 조혼(早婚)을 한 것이다.> 15살 쯤 된 벽초천이 같은 나이 또래의 소녀와 신방을 차린 모습. 조혜연은 절세미녀. 벽세경 어린 시절로 묘사해도 되고. 신방에서 벽초천에게 손을 잡힌 채 수줍어하는 조혜연

<하지만 집안의 기대와 달리 조혜연은 딸 하나만 낳고 더 이상 자식을 낳지 못했다.> 여고생 정도 나이인 조혜연이 강보에 싸인 아기를 안고 달래는 모습. 옆에서 좀 실망스런 표정의 같은 나이 또래 벽초천이 보고 있다.

<대를 이을 아들이 필요했던 벽초천은 냉하상이란 여인을 첩으로 들였고 냉하상은 아들을 낳아주었다. 벽초천의 장남인 벽세황(碧世皇)이 태어난 것이다.> 젊은 시절의 냉하상이 아기를 안고 자랑스러워하는 모습. 벽초천도 좋아하고. 문 밖에서 그걸 보며 상심하는 조혜연 모녀. 당시 벽세경은 7살 정도의 소녀였다. 엄마의 손을 잡고 있다.

<벽초천은 당연히 냉하상을 편애했고 황금전장은 그녀 소생인 벽세황이 이을 것만 같았다.> 걸음마하는 사내 아이를 함께 앉아 보며 좋아하는 벽초천과 냉하상

<한데 삼년 후, 본처인 조혜연도 아들을 낳으면서 황금전장의 후계구도는 복잡해졌다.> 임산부 복장인 조혜연이 아기에게 젖을 물리며 행복해하고. 침대 아래에서는 열 살쯤 된 벽세경이 턱을 괴고 앉아 보며 좋아한다. 그걸 문 밖에서 보며 이를 가는 냉하상. 냉하상 뒤에는 유모가 세 살쯤 된 사내 아이를 품에 안고 있고

<조혜연은 유력한 명문가 출신이다. 반면 냉하상의 출신은 한미했다. 자연스럽게 황금전장은 조혜연이 낳은 아들 벽세천이 잇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강보에 싸인 아기를 안고 도도하게 걸어오는 조혜연. 그 앞에서 굴욕적으로 고개 숙이며 물러서는 냉하상

 

벽세경; [어머니는 십년 전쯤에 돌림병으로 돌아가셨다.] [그후 세천이는 내가 키우다시피 했다.] 술을 마시며 우울하게

청풍; [여러모로 마음고생이 많으셨겠습니다.]

벽세경; [아무래도 의모와의 사이에서 생겨나는 갈등과 긴장은 피하기 어려웠다.] 쓴웃음 짓고

청풍; (전처소생과 의붓어머니 사이가 좋은 사례는 전무하다고 봐야겠지.)

벽세경; [집안의 갈등을 완화할 목적으로 아버지는 세황이를 무림맹으로 들여보냈다.] 다시 술을 마시고

청풍; [영제가 무림맹에 속해있군요.]

벽세경; [무림맹 맹주 삼비검조에게는 네 명의 제자가 있다.] [이름하여 무맹사신재(武盟四神才)인데 세황이는 그 중 셋째다.]

청풍; [무림맹주의 제자...] [장차 영제가 무림맹 맹주가 될 가능성도 있겠습니다.]

벽세경; [아버지는 그걸 바라고 세황이를 삼비검조의 제자로 들여보낸 것이다.] [무림맹 맹주가 되면 굳이 황금전장 장주 자리를 노리진 않을 테니...]

청풍; (이루어지기가 쉽지 않은 소원이로군.)

벽세경; [무공을 익힐 생각은 없느냐?]

청풍; (훅 치고 들어오는군.) + [관심은 있지만... 어떻게 입문해야할지는 모르겠습니다.]

벽세경; [네가 장경각에서 읽은 무공 관련 책들 중에는 그리 대단한 게 없다.]

벽세경; [무엇보다도 무공은 책으로만 익힐 수 있는 게 아니다.]

벽세경; [제대로 된 스승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아야 시행착오와 주화입마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청풍; [소저께서 직접 가르쳐주실 수는 없겠지요? 워낙 바쁘신 분이라...] 웃고

벽세경; [바쁘기도 하지만 난 누굴 가르칠만한 재주는 없다.] [성에 차지 않으면 화부터 내고 보는 성격인지라...] 웃고

청풍; [그러실 것 같았습니다.]

벽세경; [무공에 입문하고 싶다면 말만해라.] [상당히 괜잖은 스승을 소개시켜줄 테니...] 의미심장하게

[!] 찡그리는 청풍.

 

#25>

<-서림당> 오후.

통! 통! 서림당 안쪽에서 들리는 칼질 소리

부엌에서 요리하는 손이낭. 표정이 심란하다.

손이낭; (불과 사흘...) 심란한 표정으로 한숨

손이낭; (사흘 만에 돌아온 도련님이 어쩐지 낯설게 느껴진다.)

손이낭; (갑자기 아이에서 어른이 되어버린 것 같고...)

손이낭; (대체 황금전장에서 무슨 일을 겪으신 걸까?) 서점쪽을 보고

 

서점 내의 거실. 청풍과 살인객주가 택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있다. 청풍 앞에는 봉투가 하나 놓여있다.

살인객주; [무공입문이라...] 심란한 표정

청풍; [교만한 생각이라 책하시겠지만...] [소손은 더 이상 학문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살인객주의 눈치를 살피며

청풍; [그러던 중에 무공을 접하니 새로운 지경을 본 기분입니다.]

말없이 듣는 살인객주

청풍; [황금전장의 벽소저가 소개장을 써주었습니다.] 슥! 자기 앞에 놓여있는 봉투를 살인객주에게 밀어주고

살인객주는 봉투를 보기만 하고 집어 들지는 않는다.

청풍; [할아버지가 허락하시면 내일 소개받은 곳을 찾아가볼 생각입니다.] 눈치 보며 말하고. 그러자

살인객주; [필연인 것 같구나.] 탄식

청풍; [..!] 의아해하면서도 묻지는 않는 청풍

살인객주; [네가 평범하고 무난한 삶을 살게 해달라는 것이 네 어미의 유언이었다만...] 노경주를 떠올리고

살인객주; [아무래도 할애비는 네 어미의 유언을 들어주지 못할 것 같구나.] 탄식하고

청풍; [죄송합니다.] 고개 숙이고

살인객주; [네 마음은 이미 무공의 길로 들어섰다.] [할애비가 무어라 한 들 돌아 나오는 건 불가능할 것이다.]

청풍; [...] 죄송한 표정

살인객주; [기왕 이리 되었으니 두 가지만 명심해라.]

청풍; [세이경청하겠습니다.]

살인객주; [첫째! 어떤 경우든, 상대가 누구든 네 능력의 전부를 드러내지 마라.]

청풍; [그리 하겠습니다.]

살인객주; [둘째! 인간을 이해하려 하지 마라! 설령 그 대상이 할애비라도...]

청풍; (의미심장한 말씀을...)

살인객주; [인간의 마음은 심해보다 몇 배, 아니 몇천 배 더 깊고 복잡하다.]

살인객주; [그럴진대 완전히 이해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그저 이해했다고 착각할 뿐이지.] 엄숙

묵묵히 듣는 청풍

살인객주; [믿지 않으면 실망도 하지 않는 법이다.] [인간들에게 애정을 품되 신뢰하지는 마라.]

살인객주; [그것이 험한 세상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방책임을 잊지 마라.]

청풍; [가슴에 깊이 새겨두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살인객주; [벽세경에게 소개받은 곳은 내일 방문할 생각이냐?] 봉투를 보며

청풍; [금릉 내에 있어서 언제라도 방문할 수 있습니다.]

살인객주; [그럼 방문하기 전에 할애비로부터 한 가지 비결을 배워라.]

청풍; (할아버지도 무림인이시겠구나.)

살인객주; [동심인혼결(同心引魂訣)이라는 할애비의 독문심법이다.]

청풍; (마음을 함께 하여 혼을 끌어들인다?) (아니, 심장의 박동에 동조하여 혼을 잡아끈다고 해석해야하나?)

살인객주; [이 비결을 깨우치면 상대의 심장박동, 진기의 흐름을 마치 나 자신의 것인 듯 느낄 수 있다.]

청풍; [놀랍군요.] 정말 놀라고

살인객주; [동심인혼결의 무서움을 알아차린 것 같구나.] 웃고

청풍; [상대의 몸 상태를 정확히 알면 강점과 약점도 간파할 수 있지 않을 런지요?]

청풍; [상대의 강점은 피하고 약한 부분을 공격하면 반드시 이길 수 있을 테고...]

살인객주; [허허허! 누가 이씨 집안 핏줄 아니랄까봐!] 철썩! 자기의 무릎을 치며 크게 웃는다.

 

[!] 부엌에서 요리하다가 놀라 흠칫 돌아보는 손이안. [허허허!] 서점 쪽에서 살인객주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손이낭; (단주님께서 저리 유쾌해하시는 것도 오랜만이네.)

 

살인객주; [요체(要諦)를 깨우쳤으니 수련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살인객주; [동심인혼결을 구사하면 가깝게는 한 뼘, 멀게는 수십 장 밖 상대의 몸 상태도 파악할 수 있다.]

청풍; [실로 놀라운 비결입니다.]

살인객주; [할애비의 수준은 십여 장 정도다.] [하지만 너라면 동심인혼결을 몇 배 더 넓은 영역에 구사할 수 있을 것이다.]

청풍; (십장 안쪽 상대의 몸 상태를 파악하실 수 있다니...) 놀라고

<할아버지는 상상을 초월하는 고수일 수도 있겠구나.> 뭔가 설명하는 살인객주. 경청하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26>

아침. 금릉

<-무림맹(武林盟) 금릉지부(金陵支部)> 어느 웅장한 장원. 정문을 군복처럼 통일된 복장을 걸친 무사들이 지키고 있다. 소매에 띠가 한 줄씩 붙어있다. 디가 많을수록 게급이 높다. 정문 처마에는 <武林盟 金陵支部>라는 간판이 걸려있다.

정문 안쪽은 넓은 연무장. 같은 복장을 걸친 청년들이 목검이나 목도를 써서 대련을 하고 있다. 대개는 소매에 띠가 한 줄이거나 없거나. 띠로 무림맹 내에서의 등급이 구별된다. 금, 은, 동, 철, 목등 다섯 등급이다. 띠 하나짜리가 철등급이다. 목등급은 띠가 없다. 청년들의 대련을 지도하는 인물들은 소매에 띠가 두개

 

#27>

대청 건물. 소매에 띠가 한 줄인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고

독안룡; [...] 의자에 앉아서 편지를 읽고 있는 외눈박이 장한. 건장하고 호탕한 인상이다. 무림맹 금릉지부장으로 별호는 독안룡. 소매에는 네 개의 띠가 새겨져 있다. 독안룡 뒤에 두 명의 중년인이 손을 앞으로 모으고 서있다. 얼굴이 똑같이 생긴 쌍둥이인데 그들의 소매에는 띠가 세 개씩 있다. 이름은 정씨쌍걸. 전작인 <신병전설>에 나온 정씨쌍걸 캐릭터. 이름은 정호, 정표다.

탁자를 사이에 두고 독안룡과 마주 앉아서 독안룡이 편지를 읽기를 기다리는 청풍.

청풍; (동심인혼결...) 눈이 조금 가늘어지고

<아직 어설프긴 해도 동심인혼결을 구사하니 다른 사람의 몸에 흐르는 기운들이 감지된다.> 슈우! 편지를 읽는 독안룡의 몸에 투명한 선이 수없이 떠오른다. 그 띠들은 모두 심장으로 연결되어 있고

<각자가 지닌 내공의 강도와 속도는 제각각이다.> 독안룡 뒤에 서있는 정씨쌍걸의 몸에도 투명한 선들이 수없이 연결되어 있다.

청풍; (이 인물은 무림맹 금릉지부장인 독안룡(獨眼龍) 서문탁(西門卓)이다.) 앞에 앉은 독안룡을 보며 생각하고.

<세 사람 중 압도적으로 강한 내공이 느껴진다. 아마 황금전장 황금수라대의 부영반인 귀견수와 비슷한 수준의 고수일 것이다.> 편지를 읽는 독안룡의 모습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청풍; (독안룡의 무공은 제법 이름난 문파의 장문인들에 필적할 것이다.)

<저들의 무공은 황금수라들과 비등한 정도일 테고...> 독안룡 뒤에 서있는 정씨쌍걸들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그때

독안룡; [황금전장의 벽소저는 자네를 높이 평가하는군.] 편지에서 눈을 떼고

독안룡; [잘 기르면 몇 년 내에 금급(金級)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적었어.] 편지를 흔들어 보이며 웃고

피식 웃는 독안룡 뒤쪽의 정씨쌍걸

청풍; [확실히 벽소저께서는 소생을 고평가하셨습니다.] 고개 조금 숙이며 웃고

독안룡; [그렇게 믿고 싶지만...] 편지를 내려놓고

독안룡; [황금전장의 암호랑이가 빈말 따위는 하지 않는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게 문제야.] 난감한 표정

청풍; (벽소저가 황금전장의 암호랑이라고도 불리는군.)

독안룡; [원래 이런 류의 청탁은 거절해야만 한다.] 편지를 턱으로 가리키고

독안룡; [무림맹의 특성상 무림맹에 가입했거나 협력하는 문파의 제자들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고민하고

청풍;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독안룡; [소속된 문파도 없고... 무공을 정식으로 익히지도 않은 놈을 무림맹에 들여야 하나?] 머리 긁적

정씨상걸도 독안룡의 눈치를 보고

청풍; (무림맹은 그 영향력이 막강한 만큼 적도 많다.)

청풍; (보안을 위해서라도 아무나 가입시켜줄 수는 없겠지.)

독안룡; [문제는 다른 사람도 아니고 황금전장의 벽소저가 소개한 놈이라는 건데...] 천장을 보고

정씨쌍걸; (벽세경 소저는 맹주님의 제자인 벽세황공자의 누이이기도 하다.) (지부장님으로서도 눈치를 보지 않을 수가 없지.)

청풍; [심기를 어지럽혀드려 송구합니다.]

독안룡; [됐고...] 손 젓고

독안룡; [네가 어렸을 때부터 신동으로 이름 난 수재라는 건 알고 있다.] [최근에 치러진 향시에서도 장원급제했었다는 것도...]

청풍; [한바탕 소동이 있어서 장원급제는 없던 일로 되었지요.] 웃고

독안룡; [며칠 전까지만 해도 과거준비를 했던 놈이 느닷없이 무림맹에 가입하려는 목적이 뭐냐?] 노려보고

청풍; [무공을 제대로 배워볼까 해서입니다.] 웃고

독안룡; [뭐?] 어이없고

정씨쌍걸도 피식

청풍; [글 읽는 게 슬슬 지겨워져서 무공을 배워볼 생각이 들었는데...] [친분이 있던 황금전장의 벽소저께서 무림맹을 추천하셨습니다.]

청풍; [무림맹 만큼 방대한 무공을 보유한 곳도 없다면서...]

독안룡; [입신양명이나 협행을 위해서가 아니라 무공을 배울 목적으로 무림맹에 가입하겠다?] 머리 긁적이며 어이없고

정씨쌍걸도 서로를 보며 어깨 으쓱. 입술 삐죽

청풍; [가입을 허락해주신다면 무림맹의 대의를 위해서도 진력(盡力)하겠습니다.]

독안룡; [누가 장원급제한 놈 아니랄까봐 말은 참 잘해요.] 피식

청풍; (기분이 풀렸군.) + [말과 글로 먹고 사는 게 책상물림들이지요.] 웃고

독안룡; [총단에 품의(稟議)를 올려 허락받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일단 가입을 허락하마.]

청풍; [감사합니다.] 고개 숙이고

독안룡; [정표(鄭彪), 저 놈에게 지부를 안내해줘라.] [무고(武庫)도 보여주고...] 뒤에 있던 정씨쌍걸 중 한명을 돌아보며

정표; {예 지부장님!} 고개 숙이는 한 놈. 똑같이 생겨서 구분이 안 간다.

정표; [따라와라.] 입구로 가고

청풍; [신세를 지겠습니다.] 일어나고

나가는 정표와 청풍

독안룡; [정호(鄭虎), 네 감상을 말해봐라.] 정표를 따라 나가는 청풍을 보며 정씨쌍걸 중 남아있는 놈에게

정호; [다른 건 모르겠고... 무공을 익힌 적 없다고 한 건 거짓말 같습니다.] 눈 번뜩이며 청풍을 보고

<지닌 바 내공이 저희 정씨쌍걸(鄭氏雙傑) 수준으로 느껴졌습니다.> 정표를 따라 대청에서 나오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대청을 지키던 띠 하나짜리 무사들이 인사를 하고

독안룡; [겨우 열여섯 살 먹은 놈의 내공이 일갑자 수준이라...]

독안룡; [신원이 확실하긴 하지만 뭔가 숨기는 게 있는 놈이야.]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보도록 해.]

정호; [존명!] 고개 숙인다.

이어 나가는 정호

독안룡; [맹주님 후계자 문제로 어수선하던 참인데 이상한 놈이 가입했다.]

독안룡; [어쩐지 저 놈으로 인해 한바탕 파란이 일 것 같은 예감이 드는구나.] 오만상을 쓰고

 

#28>

연무장 근처를 지나는 정표와 청풍.

오가던 무사들이 인사한다. 소매에 띠 세 개인 사람은 정씨쌍걸뿐이다. 두 개나 한 개, 띠가 아예 없는 자들도 많다.

청풍; (무림맹은 소매에 둘러진 띠로 등급을 구분하는 것 같다.) 연무장에서 수련하는 청년들 보며 생각하고

청풍; (지부장인 독안룡의 띠는 네 개, 날 안내하는 정표라는 인물은 띠가 세 개...)

청풍; (띠가 두 개인 사람도 종종 보이지만 대부분은 띠가 하나이거나 아예 없다.) 생각할 때

정표; [본맹 소속 무사들은 금(金) 은(銀) 동(銅) 철(鐵) 목(木)의 다섯 등급으로 나뉜다.] 앞서가며 설명하고

정표; [지부장님은 금급(金給)이다.] [무림맹을 통틀어도 금급은 백명이 채 안된다.] 독안룡을 떠올리며

청풍; (그래서 벽소저의 소개장을 읽고 어이없어했군.) 쓴웃음.

그러면서 바로 위씬의 장면 떠올린다.

 

독안룡; [황금전장의 벽소저는 자네를 높이 평가하는군.] 편지에서 눈을 떼고

독안룡; [잘 기르면 몇 년 내에 금급(金級)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적었어.] 편지를 흔들어 보이며 웃고

피식 웃는 독안룡 뒤쪽의 정씨쌍걸

회상 끝

 

청풍; (금급 정도면 무림맹의 핵심 중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구나.)

정표; [부(副)지부장을 맡고 있는 우리 정씨쌍걸은 은급(銀給)이다.] 자기 소매를 들어 보이고

청풍; (소매의 띠 세 개가 은급이로군.) 정표의 소매를 보고

정표; [동급(銅級)은 띠가 둘, 철급(鐵給)은 하나, 그리고 너처럼 갓 가입했거나 능력이 미달인 자는 목급(木給)으로 분류된다.]

청풍; [목급은 아예 띠가 부여되지 않는군요.]

정표; [지급되는 무기도 목검이나 목도뿐이다.] 목도와 목검으로 대련하는 띠가 없는 무사들을 보며

<어설프게 날붙이를 지급하면 사고만 나기 때문이다.> 상대방 목검에 맞고 비명 지르는 수련생 한명을 보여주고

청풍; [그렇겠습니다.] 웃으며 보고

정표; [다섯 등급 외에 특급(特級)도 존재한다.]

정표; [맹주님의 제자들인 무맹사신재(武盟四神才), 맹주님의 초빙을 받은 원로들, 그리고 무림맹 소속 문파들의 장문인들이 특급 대우를 받는다.] 엄숙한 표정

청풍; (유구한 역사를 지닌 세력답게 조직이 잘 갖춰져 있구나.) 생각할 때

정표; [다 왔다.] 앞을 보고. 청풍도 앞을 보고

상당히 크고 높은 단층 건물. 전체가 돌과 강철로 지어져 견고하게 보인다. 입구는 육중한 철문이고 창문은 아래 외로 가늘고 좁다. 건물 입구를 띠 두 개의 무사 두 명이 지키고 있다. 건물 처마에는 <武庫>라는 글이 적힌 현판이 걸려있다.

정표; [금릉지부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라고 할 수 있는 무고(武庫)다.] 다가가고

인사하는 띠 두 개 무사들

정표; [지부장님의 허락이 내렸다. 오늘부터 이놈을 무고에 출입시켜도 된다.] 청풍을 가리키고

[예!] 대답하며 허리에 찬 열쇠 뭉치를 끌어내는 은급

철컹! 이어 열쇠 중 하나로 철문을 열고

그긍! 철문을 열어주는 은급들

안으로 들어가는 정표. 정표를 따라 들어가며 은급들에게 인사하는 청풍.

[!] 안으로 들어서며 눈 번뜩이는 청풍.

천장이 상당히 높은 무고 안은 원룸처럼 한 칸으로 이루어져 있다. 천장까지 닿은 책꽂이들 수십 개가 죽 늘어서 있고, 책꽂이마다 책들이 가득. 중앙에는 긴 탁자가 놓여있다. 탁자에는 십여 개의 의자가 놓여있고.

정표; [본맹에 가입하는 문파나 가문은 최소한 열권 이상의 비급을 제공해야만 한다.] 탁자로 가며

정표; [그리고 구대문파를 비롯해서 본맹에 가입한 문파나 가문의 수는 칠백을 넘는다.] 자부심

청풍; [무림맹은 최소한 칠천 권 이상의 무공비급을 보유하고 있겠습니다.] 감탄하며 둘러보고

정표; [더 많이 제공한 문파들도 있고 해서 만권 가까이 되는 걸로 알고 있다.] 탁자에 이르러 주변을 둘러보고

청풍; [만권의 무공비급이라니... 정말 대단합니다.] 흥분해서 둘러보고

청풍; [벽소저가 무공에 입문하려면 무림맹에 가입하는 게 최선이라고 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감탄

정표; [물론 이곳에 있는 비급들은 진본이 아니다.] [제공된 비급들은 필사해서 각 지부로 배정되었다.] 비급들을 둘러보고

청풍; [필사본이라 해도 그 가치는 따지기 힘들 정도겠습니다.]

정표; [무림맹의 맹도는 누구나 이 안의 비급들을 읽을 수 있다.] [단, 밖으로 내가거나 필사하는 건 금지되어 있다.]

정표; [비급을 읽을 수 있는 건 오직 이 안에서만이다.] 탁자를 보고. 탁자에는 아무것도 없다.

청풍; [그러고 보니 필기도구는 없군요.] 비어있는 탁자를 보며

정표; [비급을 제공한 문파나 가문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다.] [필사를 못하게 하면 절기가 유출되는 걸 그나마 막을 수 있지 않겠느냐?]

청풍; [그렇겠습니다.]

정표; [물론 통째로 외워서 빼내는 거야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의미심장하게 청풍을 보고

청풍; [이 안에서 읽은 내용은 단 한 자도 유출시키지 않겠습니다.] 웃고

정표; [혹시 비급의 내용들을 외울 생각인 거냐?] 흠칫

청풍; [글쎄 어떨지요?] 웃기만 하고

정표; [뭐 외울 수 있으면 외워봐라.] 돌아서고

정표; [지금껏 무공 비급을 열권 이상 틀리지 않고 외운 인간은 본 적이 없으니...] 입구로 가고. 철문은 열려있고

정표; [밖으로 나오고 싶으며 문을 두드려라. 밖에서 열어줄 것이다.] 나가면서 청풍을 돌아보고

청풍; [안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개 숙이고

손 흔들며 완전히 나가는 정표. 밖에서 철문을 닫는 띠 두 개 무사들

철컹! 철문이 닫히고

청풍; [드디어...] 흥분하며 무고 안을 둘러보고

청풍; [무공다운 무공을 접해볼 수 있게 되었구나.] 근처의 책꽂이로 가고

청풍; (이곳에 보관되어 있는 무공비급들도 대단한 수준은 아닐 것이다.) 슥! 책꽂이에서 책을 한권 뽑고

청풍; (무림맹에 가입한 문파나 가문들로서도 자신들의 비전절기는 숨기고 싶을 테고...) 책을 넘기고

청풍; (외부로 유출되어도 큰 타격이 없는 것들만 무림맹에 제공했을 것이다.) 빠르게 책장을 넘기며

청풍; (그렇다 해도 너무 평범하거나 쓰레기라고 할만한 걸 내놓지는 못했을 것이다.) 책을 책꽂이에 다시 꽂고

청풍; (문파나 가문의 체면 때문에...) 다른 책을 뽑고

청풍; (일정 수준 이상의 무공비급 만여 권...) 책을 읽으며

<무고 안의 비급을 모두 읽으면 더 이상의 무공은 필요 없을 것이다.> 서서 책장을 넘기는 청풍의 모습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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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역시 황금전장

아주 웅장한 삼층 건물. 도서관 분위기. <신선부>에 나온 황금전장의 장경각. 장경각 일대는 지키는 무사들은 없다. 오가는 하녀와 하인들

그곳으로 오는 청풍과 벽세경. 오가던 하인과 하녀들 급히 인사하고

벽세경을 따라오는 청풍의 허리춤에는 육모방망이를 닮은 치룡퇴가 끼워져 있다.

청풍; (치룡퇴...) 치룡퇴를 만지고

청풍; (신기하게도 내 몸에 닿아있을 때는 무게가 전혀 나가지 않는다.) 생각하다가

앞에 나타나는 장경각. 입구 처마에 <藏經閣>이란 현판이 걸려있다.

청풍; (저 건물이 황금전장의 서고인 장경각(藏經閣)이로군.)

장경각 입구에서 서둘러 나오는 선비들 몇 명. 장경각 담당의 사서들이다.

[아가씨!] [어서 오십시오.] [오신다는 전갈을 받았습니다.] 벽세경의 앞에 이르러 굽신대는 사서들

청풍; (장경각을 관리하는 사서(司書)들이겠군.)

벽세경; [이청풍 공자예요. 이름은 들어봤겠지요?] 사서들에게 청풍을 소개

[물론입니다.] [서림당 노노야의 보물이지요.] [만나서 반갑네.] 청풍에게 아는 척하는 사서들

청풍; [신세를 지겠습니다.] 포권하고

벽세경; [이공자는 당분간 장경각에서 지낼 거예요. 편의를 봐주도록 하세요.]

[분부 받들겠습니다.] [언제까지라도 장경각에 머물게나.] 벽세경과 청풍에게 아부는 하는 사서들

벽세경; [그럼 사흘 후에 보자.] 손을 들어보이며 왔던 길을 가고

청풍; [신세를 졌습니다.] 굽신

벽세경; [영조부에게는 인편을 보내 사정을 보고하마. 마음 편하게 지내라.] 손 흔들며 멀어지고

[자자 들어가세!] [어려서부터 영재로 소문이 자자했던 자네를 만나게 되어 기쁘구먼.] 청풍을 글고 장경각으로 들어가는 사서들

 

그 모습을 근처 건물 모퉁이에서 노려보는 소년. 벽세천

청풍이 사서들과 함께 장경각으로 들어가는 모습

벽세천; (이청풍!) 이를 바득 갈고

벽세천; (보고를 받고 설마했거늘... 누나가 정말로 네놈을 본장으로 데려왔구나.)

벽세천; (나를 이토록 비참하게 만들고...)

<반드시 설욕해주마!> 결의를 다지는 벽세천

 

#22>

<-사흘 후> 황금전장

대청 건물. 황금수라들과 귀견수가 경비를 서고

벽세경; [장경각의 책들을 다 읽었다?] 검토하던 서류에서 고개를 든다. 넓고 화려한 택상을 앞에 두고 앉아서 일을 하던 중이다. 책상에는 서류가 가득. 주변에는 비서들 십여명이 작은 책상에서 서류 작업을 하고 있고. 전형적인 오피스 사무실 모습. 벽세경의 앞에는 장경각의 사서들 중 한명이 두 손 앞으로 모으고 서있다. 나이가 가장 많은 사서

사서; [실로 말도 안되는 속독(速讀)이었습니다.] 흥분하고

사서; [이미 읽은 책이 삼할 정도 된다고 했는데...] [나머지 칠할을 불과 사흘만에 거의 다 읽은 상태입니다.]

벽세경; [정말 말이 안되는 얘기네.] 몸을 뒤로 젖히고 손가락으로 탁자를 까닥이고

벽세경; [보통 사람보다 백배, 아니 그 이상의 속도로 책을 읽는다는 건데...]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 걸까?]

사서; [읽는 시늉만 한 걸까 의심해서 시험을 해봤습니다.]

사서; [책을 읽어야만 대답이 가능한 질문을 했는데...]

벽세경; [정답을 얘기했겠지.] 흥분

사서; [그렇습니다. 이공자는 절대 읽는 시늉을 한 게 아닙니다.]

사서; [아마 보이는 모든 걸 한 번에 인식하고 기억하는 능력을 지닌 것 같습니다.]

벽세경; (확실히 괴물이잖아!) + [지금은 뭘 읽고 있는가요?]

사서; [무공 관련된 책들은 따로 모아두더니 그걸 읽고 있습니다.]

벽세경; [무공 관련된 책들이라...]

사서; [대략 천여 권쯤인데... 이미 절반 이상을 읽은 상태입니다.]

사서; [그나마 무공에 흥미가 생겼는지 여러 번 반복해서 읽는 바람에 속도가 좀 늦어졌습니다.]

벽세경; [수고했어요. 계속 경과를 보고해주세요.]

사서; [분부 받들겠습니다.] 굽신

서둘러 입구로 가는 사서

[!] 문을 나서려다가 기겁하는 사서

한 쌍의 남녀가 들어선다. 남자가 앞서고 여자가 따라오는 모습

사서; [장...] 기겁하며 인사하려 하고

손가락을 입에 세워 말을 막는 사내

입을 손으로 틀어막고 옆으로 물러서는 사서

벽세경; (이래저래 상식으로는 설명이 안되는 괴물인데...) 천장 보며 생각하고

벽세경; (대체 부모가 누구이기에 저런 괴물이 태어난 걸까?) 찡그리고. 그때

[진귀한 일이로군.] 누군가의 음성이 들려 깜짝 놀라는 벽세경

주변의 모든 비서들도 깜짝 놀라 일어나고

벽초천; [세경이 네가 업무를 보던 중에 딴 생각을 하다니 말이다.] 뒷짐 짚고 들어오는 벽초천. 뒷짐 진 손으로는 접은 부채를 쥐고 있다. 다른 작품의 냉혈전호 벽초천 캐릭터다. 벽초천 뒤로 후처인 냉하상이 도도한 자태로 따라온다. 냉하상 뒤로는 냉상아가 따라오고. 문간에는 사서가 겁에 질려 서있고

벽세경; [아버지!] 급히 일어나고. 비서들도 당황해서 일어나 굽신거리고

벽초천; [아비가 자릴 비운 동안 고생이 많았다.] 접은 부채를 흔들어 보인다. 나가라는 신호.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장주 냉혈전호 벽초천>

허둥지둥 밖으로 나가는 비서들. 그 사이에 벽세경도 자리에서 일어나 옆으로 물러서고 있고

벽세경; [별 말씀을요.] 옆으로 물러서며 공손

벽세경이 앉았던 자리에 앉는 벽초천. 냉하상도 근처로 가고

냉상아가 주변에 놓여있던 의자를 재빨리 벽초천의 옆에 놓고

벽초천과 나란히 앉는 냉하상. 냉상아는 뒤로 물러서고

벽초천; [첫째 너도 앉아라.]

벽세경; [예!] 책상 앞의 의자에 앉고

벽초천; [그동안 이런 저런 일이 있었다는 보고는 받았다.]

벽초천; [다행히 뒷탈 없도록 잘 처리한 것 같구나.] [잘 했다.]

벽세경; [감사하옵니다.] 고개 숙이고

샐쭉하는 냉하상

벽세경; [북경에 가셨던 일은 잘 진행되셨는지요?] 조심스럽게

벽초천; [북경 중심가에 지점을 완성했다.] [서두른 덕분에 영락제(永樂帝)가 북경으로의 천도를 마무리 짓는 시점에 맞추어서 개점할 수 있었다.]

벽세경; [노고가 많으셨사옵니다.]

벽세경; [하온데 장차 본점을 북경으로 옮기실 예정이신지요?] 눈치 보며

벽초천; [돌아오는 내내 고심했다.] 찡그리고

벽초천; [권력 주변에 본점을 두는 건 맞다. 금릉에 본점이 있었던 이유고...] 부채로 손바닥을 톡톡 치며

벽세경; (일 년 전까지만 해도 공식적으로 명조의 수도는 금릉이었지.) 끄덕

벽초천; [하지만 강북은 재화의 풍부함에 있어서 강남에 비할 바가 못 된다.] [높게 쳐줘야 3할 정도인데...] 고민

벽초천; [부유한 강남을 떠나 북경으로 터전을 옮기는 게 맞는 결정인지는 아직도 판단을 못 내리고 있다.]

벽세경; [여유를 두고 심사와 숙고를 할 필요가 있는 사안이옵니다.]

벽초천; [그렇겠지.] 끄덕

냉상아; (대화의 수준이 높아.)

냉상아; (여자의 몸으로 장주님과 저 정도 대화를 할 수 있는 건 큰 아가씨뿐일 텐데...) 감탄하고

벽세경을 흘겨보며 샐쭉거리는 냉하상

냉상아; (덕분에 큰 아가씨는 마님의 미움을 한 몸에 받고 있지.) 쓴웃음

벽초천; [세천이가 일을 저질렀다는 보고는 받았다.]

벽세경; [본장의 북경 이전설도 있고 해서 반드시 향시에서 장원급제해야한다는 압박을 받은 듯하옵니다.] 한숨

벽초천; [향시에 장원급제해서 북경의 정계로 진출할 수 있다면 본장의 사업에 큰 도움이 되었겠지.] 끄덕

벽세경; [제 딴에는 만전을 기한답시고 주문충을 매수해서 일을 벌였는데...]

벽세경; [노회한 시험관들 눈에는 아이들 장난질처럼 보였을 것이옵니다.]

벽초천; [네가 잘 대처했고... 아비도 인맥을 동원해서 입막음을 해놨다.] [덕분에 심각한 사안으로 번지진 않을 게다.]

벽세경; [예...] 한숨

벽초천; [세천이를 물 먹인 녀석이 본장에 머물고 있다고?] 눈을 좀 가늘게 뜨고

벽세경; [만일을 대비해서 꿀을 먹여두려고 데려왔는데... 뜻대로 되진 않았사옵니다.] 쓴웃음

벽초천; [평범한 놈이 세천이를 물 먹일 수 있었을 리는 없지.]

벽세경; [재물도 보물도 마다하고 장경각에 사흘간 머물게 해달라는 요구를 했사옵니다.] 쓴웃음

벽초천; [확실히 별종이로군.]

벽세경; [불과 사흘 만에 장경각의 책 대부분을 읽었으며... 지금은 무공 관련 책들을 읽고 있다고 하옵니다.]

벽초천; [물론 우리 가문의 비전에는 접근시키지 않았겠지?] 눈 번뜩

벽세경; [장경각에 수장되어 있어서 누구나 볼 수 있는 책들만 제공했사옵니다.]

벽초천; [잘 했다.] 끄덕

냉상아; (황금전장은 소림사에 못지않게 수준 높은 무공비급들을 갖고 있다.) (그것들을 볼 수 있는 건 장주님 일족뿐이지만...)

벽초천; [오는 도중에 태산에 들렀다.]

벽세경; [세황이를 만나고 오셨군요.] 냉하상을 곁눈질

벽초천; [세황이는 무림맹에서 제법 입지를 굳히고 있더구나.] 끄덕

콧대놓은 표정을 짓는 냉하상.

벽세경; [쉽지는 않겠지만 무림맹의 차기 맹주 자리를 노려봐야겠지요.]

벽초천; [아비도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해왔고 할 생각인데...]

벽초천; [세경이 너도 세황이를 위해 힘을 좀 써봐야겠다.]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벽세경; (역시 이렇게 나오시네.) 소리없이 한숨

 

#23>

장경각

장격각 내부. 높이 4-5미터에 이르는 책장들이 끝이 안보이게 늘어서 있고. 사서들이 조용 조용 움직이며 책을 정리한다.

그러면서 한쪽을 힐끔거리는 사서들

책꽂이 사이의 조금 넓은 공간. 불빛이 보이고

그 공간에 책상이 놓여있고 책상에는 수많은 책들이 쌓여있다. 청풍이 책상을 두고 앉아서 책을 읽고 있다. 읽는 게 아니라 그냥 슥슥 책의 폐이지를 넘기는 모습이다. 먹지도 자지도 않아서 좀 초췌해진 모습이다. 코 아래 수염도 조금 나있고. 청풍이 앉아있는 책상 건너편에는 의자가 하나 더 있다.

청풍의 눈이 빛을 발하고.

책의 폐이지 전체가 청풍의 머릿속에 떠오른다.

사서들; <정말 말도 안되는 괴물이로구만.> <사흘 내내 잠도 자지 않고 책만 읽고 있어.> 지나가며 청풍을 곁눈질하고

사서들; <수만권의 책을 사흘만에 독파하다니...> <인간인가 싶기도 하구만.> 지나가고

 

청풍; (서림당에는 무공에 관련된 책들은 한 권도 없었다.) 슥 슥 책의 폐이지를 넘기며 생각

청풍; (할아버지는 의도적으로 무공 관련 서적은 들여놓지 않으셨다.) (내가 무림과 엮이는 걸 원치 않으신 때문일 것이다.)

청풍; (황금전장의 장경각에서 처음으로 무공에 관련된 책들을 보게 되었다.)

청풍; (양은 상당하지만 수준 높은 무공을 수록한 책은 없다.) 책상 뒤에 쌓여있는 책들을 힐끔

청풍; (돈만 주면 구할 수 있는 무공 관련 책들인데...)

청풍; (그래도 일독할 가치들은 있었다.) (무공의 이치와 활용법에 대해 잘 알게 된 때문이다.)

청풍; (기초적인 내용의 비급들이라 오히려 무공의 본질에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책을 넘기고

청풍; (덕분에 무공에 관련된 기반을 탄탄하게 갖출 수 있었다.)

청풍; (이 기반 위에 제대로 된 무공을 익히면 남보다 빠르게 성취를 볼 테고...)

청풍; (무공수련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무림의 연원과 현 무림의 상황등도 알게 되었다.) 눈을 빛내고

청풍; (마교!) (이 비밀결사가 사실상 무림의 역사를 주도해왔다고 볼 수 있다.)

 

<-마교! 고금제일인으로도 불리는 천마(天魔)를 숭배하는 비밀결사이며 무림세력이다.> 다른 작품의 천마가 단상에 앉아 웃고 있는 모습. 그 앞에 세명의 인물이 포권하며 허리 숙이고 있다. 여자 한명 남자 두 명. 남자 중 한명은 덩치가 크다

<마교가 유사 이래 최강의 세력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구대문파(九大門派)와 삼문오가(三門五家)라는 무림의 주축이 힘을 합쳐도 마교를 상대하지 못한다.> 천마가 양손을 내밀어 세상을 움켜쥐려 하며 웃고.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는 모습

<그럼에도 마교는 온전히 무림을 정복했던 적이 없다. 구중천(九重天)이라는 강력한 적수들 때문이다.> 높은 산 정상에 선 천마를 향해 올라가는 팔남일녀의 인물들. 모두 눈빛이 형형하다.

<나한원(羅漢院), 극품당(極品堂), 독성부(毒聖府), 신비각(神祕閣,) 유령궁(幽靈宮), 팔황전(八荒殿), 만검총(萬劍塚), 신녀문(神女門), 신장곡(神匠谷)이 구중천이다.> 아홉명의 남녀들. 실루엣으로 묘사. 모두 막강한 고수들임을 묘사. 여자는 선녀같고. 검을 든 인물, 칼을 든 인물, 거대한 망치를 짊어진 인물 등등

<구중천의 역사와 지닌 바 힘은 마교에 못지않다. 구중천 중 두 문파가 손을 잡으면 마교에 맞설 수 있을 정도다.> 아홉명이 천마를 공격하는 모습

<마교가 일시적으로 강호를 정복했던 사례는 여러 번 있다. 하지만 이내 구중천의 반격을 받고 패퇴하기를 반복해왔다. 구중천 덕분에 무림은 평화를 유지해올 수 있었던 것이다.> 위 싸움의 연속. 구대일의 격전에서 밀리며 울부짖는 천마

<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며 구중천은 하나둘씩 세상에서 사라졌다. 구중천 중 당금에도 건재가 확인된 문파는 오직 둘뿐이다. 신비각과 만검총이다.> 나한원이 불타는 모습을 배경으로

<당금의 무림을 지배하고 있는 무림맹은 만검총의 변신이다. 맹주인 삼비검조(三臂劍祖) 진무륜(陳無倫)이 만검총의 당대 문주이기 때문이다.> 긴 검을 허리에 차고 뒷짐 진 신선같은 노인의 모습. 다른 작품의 진무륜 캐릭터. 좀 더 신선같은 분위기. 그 앞에서 포권하는 네 명의 남녀들. 석헌중, 합요나, 벽세황, 위진천이다.

 

청풍; (무림맹은 원명(元明) 교체기의 혼란 속에서 결성되었다.) 책을 넘기며 생각하고

청풍; (원나라를 세운 몽고족을 몰아내기 위해 중원의 무림인들이 일치단결하여 결성한 것이 무림맹이다.)

청풍; (칠십여 년 전의 일인데 초대 무림맹 맹주는 나한원의 원주 나한대협(羅漢大俠)이었다.) 두근! 생각하다가 가슴이 뛰고

청풍; (나한원... 나한원...) 찡그리고

청풍; (이곳에서 처음 접한 문파인데... 나한원이란 이름을 떠올릴 때마다 심장이 제멋대로 뛴다.) 가슴을 누르고

청풍; (나한원이 나와 어떤 인연이 있는 것일까?) 생각하며 심호흡

청풍; (어쨌거나 나한대협은 무림맹을 지휘하여 몽고족, 아니 변황 무림의 세력을 중원에서 몰아내는 게 성공했다.)

청풍; (그 후 명나라가 세워지자 무림맹 맹주 자리를 후배인 삼비검조에게 물려주고 은퇴...)

청풍; (한데 이 기록에 의하면 나한원은 십오 년 전에 의문의 멸문을 당했다고 한다.) (구중천 중 만검총과 신비각만이 남은 사연이다.)

청풍; (십오 년 전 나한원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생각하는데

슥! 찻잔 하나가 청풍의 앞에 내밀어진다. 우윳빛의 액체가 가득 들어있다.

고개 들어 보는 청풍.

벽세경; [너무 무리하는 거 아냐?] 찻잔을 밀어주고 내려다본다.

청풍; [오셨습니까 소저?] 책에서 시선 떼고

벽세경; [사흘 내내 먹지도 자지도 않고 책만 읽었다고 들었다.] 청풍의 건너편 의자에 앉고

벽세경; [책 좋아하는 건 충분히 알았으니까 몸도 좀 챙기도록 해.] 다리를 꼬고 앉으며 건너다보고

청풍; [말씀만으로도 고맙습니다.] 웃고

벽세경; [그거 마셔.] 턱으로 찻잔을 가리키고

청풍; [그럼 사양하지 않고...] 찻잔을 들어서

마신다.

마시는 순간 청풍의 미간이 움찔하고.

웃는 벽세경

하지만 청풍은 내색하지 않고 찻잔의 액체를 모두 마신다.

청풍; [잘 마셨습니다.] 찻잔을 입에서 떼고

벽세경; [그게 뭔지도 묻지 않고 마신 거냐? 독이 들어있을 수도 있는데?]

청풍; [소저께서 저를 해코지할 이유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떠오르지 않는군요.] 웃으며 찻잔을 내려놓고

벽세경; [하여간 머리 좋은 놈은 상대하기기 피곤해. 속을 빤히 들여다보이는 것 같아서...] 한숨 쉬고

청풍; [저는 딱히 머리가 좋다고 생각은...] + [!] 말하다가 찡그리고

화악! 온몸에서 열기가 치솟는 느낌이 되는 청풍

벽세경; [거봐! 펄펄 끓는 기름을 마신 기분이지?] 그걸 보며 웃고

청풍; [우유인 줄 알았는데... 우유가 아니었던 것같군요.] 억지로 웃고. 열이 온몸으로 뻗히는 모습이 되어서

벽세경; [그래서 사람 함부로 믿으면 안되는 거야.]

청풍; [교훈을 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헉헉

벽세경; [읽은 비급들 중에 내공심법이 있었지?]

청풍; [예...]

벽세경; [그 중 마음에 드는 걸 운용해서 몸속에서 날뛰는 힘을 제어해봐.]

청풍; [그래야겠습니다.] 눈 감고.

두 손을 단전에 모으고. 직후

화악! 청풍의 몸에서 강한 기운이 뿜어진다.

벽세경; (단번에 삼매(三昧)에 드네. 내공심법은 익힌 적이 없을 텐데...)

우둑! 우둑! 청풍의 몸에서 무언가 어긋나는 소리가 들리고

벽세경; (심지어 약기운을 맹렬한 속도로 받아들이고 있다.) 놀라고

<어쩌면 환골탈태를 해버릴지도 모르겠구나.> 우둑 우둑! 소리가 나고. 몸이 커지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얼굴은 땀으로 젖어있고

벽세경; (이런 괴물을 적으로 돌리는 건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두려운 일이다.) 긴장하며 생각할 때

[휴우!] 청풍이 긴 숨을 토하고

천천히 눈을 뜨는 청풍

번쩍! 청풍의 눈에서 빛이 뿜어지다가

이내 원래로 돌아온다.

벽세경; (내공이 단번에 일갑자 수준이 되었다.)

벽세경; (직접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가 않는다.) + [기분이 어떠냐?]

청풍;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강력한 힘이 전신에 퍼져 있군요.] 우둑! 우둑! 근육질로 변한 팔을 보고

청풍; [그런가 하면 몸이 깃털처럼 가볍게도 느껴지고...]

청풍; [제게 주신 것이 대단한 영약이었던 것 같습니다.] 찻잔을 보고

벽세경; [공청석유(公淸石乳)란 것이었다.]

움찔하는 청풍.

벽세경; [공청석유에 대해서서도 당연히 알고 있겠지?] 웃고

청풍; [무림인이라면 몽매에도 얻길 원하는 영약이라지요?] [한 방울만 마셔도 기사회생할 수 있고 근골이 강철 같아진다는...]

벽세경; [넌 그걸 한 방울도 아니고 한 잔을 마셨다.] [앞으로 무공을 익힐 때 공력이 모자르거나 하는 일은 없을 거야.]

청풍; (과장이 아니다.)

벽세경; [돈 얘기하긴 그렇지만 대략 십만 냥 쯤 나갈 테고...]

청풍; [제게 이리도 과분한 대접을 하시는 이유가 있겠습니다.] 한숨

벽세경; [내가 말하지 않아도 짐작하는 바가 있잖아?]

청풍; [제게 빚을 쌓아놓을 생각이시군요.] 한숨

벽세경; [뭐 그런 셈이지.] [아직 읽어야할 책이 남았느냐?]

청풍; [얼추 다 읽었습니다. 완전히 이해가 되지 않은 책들을 다시 읽던 중이었구요,]

벽세경; [그럼 함께 가자. 보여줄 게 있으니...] 일어나고

청풍; [그러지요.] 일어나는데

옷이 낀다. 체격이 커져서

벽세경; [옷부터 갈아입어야겠네.] [공청석유를 마신 덕분에 골격이 달라졌어.] 꽉 끼는 옷을 입은 청풍을 훑어보며

청풍; [그래야겠습니다.] 쓴웃음

앞서 가는 벽세경. 사서들이 급히 인사하고

청풍; (저 여자가 쳐놓은 올무에 제대로 걸린 것같다.) 앞서 가는 벽세경을 보며 한숨

<이래서 할아버지는 도광을 살겸하셨을 텐데...> 책장 사이를 지나가는 청풍과 벽세경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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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낮. 서림당이 있는 거리. 사람들 북적

서점 안에서 청풍이 털이개로 책의 먼지를 털고 있다.

서점 안쪽의 서재에서는 살인객주가 책을 읽고 있고

[!] 책 넘기다가 멈칫하는 살인객주의 손

살인객주; [쯧쯧...] 혀를 차며 다시 책을 넘기고

살인객주; (청풍이가 호승지심을 누르지 못하고 향시에 나간 여파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겠구나.)

살인객주; (아무쪼록 청풍이가 그 여파에 휘말려들지 말아야할 텐데...) 어떤 여자가 서점으로 들어오는 걸 떠올리며 한숨

 

[!] 털이개로 책을 털다가 흠칫하는 청풍

서점 입구에 한 여자가 서서 유심히 청풍을 보고 있다. 훤칠한 체형의 여자. 바로 벽세경인데 실루엣으로 묘사.

청풍; (이런...) 찌릿 찌릿! 몸에 전기가 일어나는 느낌을 받으며 털이개를 내리는 청풍

<지금까지 본 적이 없을 정도로 기가 센 여자다.> 쿵! 입구에 서서 보고 있는 벽세경의 모습 크로즈 업.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청풍; (책이 아니라 내게 볼일이 있는 것 같다.) + [찾으시는 책이 있으신지요?] 정중하게 묻고

벽세경; [과연...] 슬쩍 웃고

벽세경; [가까이에서 보니 못난 아우의 심정이 이해가 가네.]

청풍; (날 훑는 시선이 송곳 같군.) + [책이 아니라 제게 볼일이 있으시군요.]

벽세경; [책이라면 충분히 갖고 있다.] [아마 이 가게의 책보다 백배 이상 될 게다.] 주변의 책들을 둘러보고

청풍; [그건 참 부럽습니다.]

벽세경; [대뜸 반말을 하는데 불쾌하지 않느냐?] 웃으며

청풍; [본래 다섯 살 안쪽은 동년배라고 했습니다.]

청풍; [하지만 소저께서는 그보다 위이신 듯하니 제게 하대를 하실 자격이 있으십니다.] 의미심장

벽세경; [그 녀석, 대놓고 멕이네.] [여자는 나이 많은 게 약점이고 흉이라는 걸 알면서도...] 눈 흘기고

청풍; [오해입니다. 소저를 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습니다.] 굽신하며 웃고

벽세경; [통성명해야 하는 사이니 나이를 속일 것도 없지.] [사실 난 너보다 열한 살이 많다.]

청풍; [열한 살이나 많으시다니... 제게 하대를 하실 자격은 충분하고도 넘치십니다.] 굽신 거리고

벽세경; [그렇다치고...] 서점 안으로 들어오고

벽세경; [너의 윗분에게는 예의를 차려야겠지?]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청풍을 지나간다. 서점 안쪽으로

청풍; (거침이 없는 성격이로군.) 쓴웃음 지으며 벽세경을 따라고

청풍; (대충 누군지 짐작이 가긴 한다.)

서점 안쪽의 서재 같은 곳으로 들어가는 벽세경. 살인객주가 책에서 눈을 떼며 보고 있다.

벽세경; [후학 벽세경이 노(魯)노야께 인사 올리옵니다.] 정중히 인사하고

청풍; (벽세경... 역시 그 여자였군.) 벽세경의 뒤에 서서

살인객주; [황금전장의 냉혈전호(冷血錢虎) 벽초천(碧招天) 장주에게는 기린같은 아들과 봉황같은 딸이 있다는 소문을 들어왔네.] 웃고

벽세경; [저의 아우가 기린일지는 몰라도 저는 봉황이라 여겨질 자격이 없는 계집이옵니다.]

살인객주; [겸양할 것 없네.] [오늘 직접 보니 자네는 봉황 정도가 아니라 자룡(雌龍)이로구먼.] 눈을 좀 가늘게 뜨고

청풍; (자룡... 암컷 용이라...)

벽세경; [거듭된 과찬에 몸 둘 바를 모르겠사옵니다.]

살인객주; [과찬이 아니야. 나이가 들면 저절로 관상에 눈을 뜨게 된다네.]

벽세경; [그리 말씀하시니 저의 복록(福祿)이 어떠한지 듣고 싶사옵니다.] 웃고

살인객주; [일단 장수는 할 테고... 유복함이야 말할 것도 없는데...] 눈을 가늘게 뜨며 말하고

벽세경; [혹시 남편 복이나 자식 복은 없는 것으로 보이시는지요?] 웃고

살인객주; [그럴 리가 있나?]

살인객주; [자네는 드러내고 자랑하고 싶어 견디기 힘들 정도로 대단한 장부(丈夫;남편)를 얻게 될 걸세.]

벽세경; [어머나!] 놀라 입을 가리고. 진짜 놀란다.

살인객주; [자식복도 대단하구먼.]

살인객주; [늙은이의 눈에 보이는 것만 해도 열 손가락을 다 써야할 정도야.]

벽세경; [너무도 후하게 덕담을 해주시니 어찌 보은을 해야 할지 모르겠사옵니다.] 몸을 꼬듯이 숙이고. 좋아하며

살인객주; [그저 덕담이라 생각하면 어쩔 수 없고...]

살인객주; [그래 어인 일로 어려운 발걸음을 하셨는고?]

벽세경; [영손(令孫)을 잠시 빌려갔으면 하오니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살인객주; [그러게나.] 웃으며 끄덕이고

살인객주; [다만 늙은이의 손주가 아직 관례(冠禮;성인식)도 치르지 않은 미성년이라는 점은 염두에 두시게나.]

벽세경; [명심하겠사옵니다.] 배시시. 얼굴 조금 붉히며

청풍; (내가 미성년이라는 조부님의 경고가 의미심장하구나.)

청풍; (벽소저로 하여금 내게 엉큼한 생각을 품지 말라 하시는 것 같으니...)

벽세경; [웃어른의 허락도 받았고...] 청풍을 돌아보고

벽세경; [그럼 함께 가보도록 하자.] 콱! 청풍의 팔을 잡고

청풍; [할아버지!] 당황하여 살인객주를 돌아보고

살인객주; [다녀와라.] [시간이 걸릴 것 같으면 사람을 보내어 기별하고...] 끄덕

청풍; [예...] 억지로 웃으며 벽세경에게 끌려가고

서점 밖으로 나가는 벽세경과 청풍의 뒷모습. 그걸 보는 살인객주

살인객주; (벽씨일족의 피가 가장 농후한 저 계집이 청풍이에게 눈독을 들였다.)

<과연 화가 될지 복이 될지 판단이 서지 않는구나.> 살인객주의 생각 배경으로 서점에서 청풍을 끌고 나오는 벽세경

 

청풍; (무슨 여자의 힘이...) 끌려나오며 당황

청풍; (날 아기 다루듯 한다. 아마 무공을 익혔겠구나.) 생각할 때

다가오는 마차 한 대. 화려하다. 마부석에는 죽립을 눌러쓴 사내가 말을 몰고 있다. 오가던 사람들 놀라서 돌아보고

워워! 마부의 말에 멈춰서는 말들. 주변 가게 사람들이 보고 있고

벽세경; [타고 가자.] 마차 문을 열고

벽세경; [주변의 시선도 있고 하니...] 먼저 마차로 들어간다.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어가는 청풍. 마차 내부는 벽세경이 벽세천을 기다리던 그 마차와 대동소이하다.

청풍; (화려하군.) 화려한 마차 안을 둘러보며 마부석을 보는 쪽 의자에 앉고

<과연 황금전장의 마차답구나.> 마차의 문을 닫는 벽세경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탁! 밖에서 본 모습. 마차의 문이 닫히고

다가 다각 다시 움직이는 마차

[뭐야 저 여자?] [누군데 청풍이를 데려가는 거지?] [청풍이가 보쌈을 당하는 건가?] [그건 그것대로 아까운데...] 사람들 웅성대며 마차를 보고

 

#18>

웅장한 장원. <신선부> <신비무쌍> <폭풍신마> 등 다른 작품의 황금전장을 차용. 이 작품에서도 이름이 황금전장. 많은 사람, 우마차들이 드나들고. 정문을 황금 갑옷과 투구로 무장한 무사들이 지키고 있다. 다른 작품에 나온 황금전장의 무사들인 황금수라들이다. 여자들로 이루어진 황금수라들도 있다.

정문을 지키는 황금수라들.

긴장하는 황금수라들.

다가오는 마차. 청풍과 벽세경이 탄 마차다

경의를 표하는 황금수라들

그들 사이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는 마차

 

#19>

황금전장의 깊은 곳. 인적이 없다.

아주 견고하고 웅장한 건물. 넓이가 수백 평은 됨직한데 전체가 강철과 바위로 이루어진 육중한 건물. 높직한 축대 위에 세워져 있고.

건물 입구는 강철로 만들어져 있다. 두 쪽으로 이루어져있으며 두 개의 손잡이와 두 개의 열쇠구멍이 있다. 철문은 계단을 몇 개 올라가야 만난다. 이곳은 황금전장의 보물창고다. 황금수라들이 일정 간격으로 경비를 서고 잇고.

철문 앞에는 투구를 쓰지 않고 갑옷만 걸친 황금수라가 서있다. <신선부> 등에 나온 황금수라 부영반 귀견수. 무기는 허리에 찬 칼인데 반대쪽 허리춤에는 여러 개의 커다란 열쇠가 달린 고리를 차고 있다.

귀견수가 지키고 있는 건물 입구 처마에는 <藏珍庫>라는 현판이 걸려있고

흠칫하는 귀견수

다가오는 마차.

서둘러 달려가는 귀견수

다각 다각 멈추는 마차

마차의 문을 여는 귀견수

벽세경; [다 왔어!] 먼저 내리고.

고개 숙여 경의를 표하는 귀견수. 주변의 황금수라들도 경의를 표하고

벽세경을 따라 내리는 청풍

청풍; (황금전장의 중지(重地)로 바로 온 것 같군.) 주변 둘러보고

벽세경; [앞으로 알고 지낼 사이이니 인사해.] 청풍에게 귀견수를 소개

벽세경; [우리 황금전장의 경비를 책임지는 황금수라(黃金修羅)들의 부(副)영반 귀견수(鬼見手)야.]

청풍; [이청풍입니다.] + (고수로군.)

귀견수; [어서 오게.] 사람 좋게 웃으며 포권하고

귀견수; [머무는 동안 시킬 일이 있으면 허심탄회하게 시키게나.]

청풍; (웃는 얼굴과 달리 은연중에 풍기는 살기가 살갗을 따갑게 한다.) + [신세를 지겠습니다.] 마주 포권하고

벽세경; [보여줄게 있어. 따라와.] 건물로 가고.

귀견수가 서둘러 앞쪽으로 달려가고

벽세경을 따라가며 건물을 보는 청풍. 귀견수는 이제 계단을 올라가고 있고. 옆구리에 찬 열쇠꾸러미를 끌러내려 하며

<藏珍庫>라 적힌 현판 크로즈 업

청풍; (장진고(藏珍庫)라...) 간판 올려다보며 건물로 가고

<황금전장의 보물창고겠구나.> 귀견수가 몇 개의 열쇠가 달린 열쇠 꾸러미를 들고 철문에 난 구멍에 열쇠를 끼우는 장면 배경으로

철컹! 돌아가는 열쇠. 하지만 문은 열리지 않고

옆으로 물러서는 귀견수.

청풍; (열쇠를 돌렸는데도 문이 열리지 않는군.) 벽세경을 따라 계단을 올라가며 철문을 보고.

청풍; (하긴 귀중한 보물을 수장한 보물창고가 열쇠 하나로 열리는 게 오히려 이상하겠지.) 생각할 때

철문 앞에 이른 벽세경.

큼직한 보석이 박힌 반지를 낀 오른손을 들어서

철문에 나있는 구멍에 끼운다.

뭐라 중얼거리는 벽세경. 그러자

징! 구멍에 끼워진 보석이 빛을 발하고

철컹! 철문 안쪽에서 뭔가 움직이고

반지를 구멍에서 떼는 벽세경. 직후

그그긍! 두쪽으로 이루어진 철문이 안쪽으로 열린다.

청풍; (그렇게 된 거였군.) 깨닫고

<장진고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아마 황금전장 장주와 장주의 피붙이들뿐일 것이다.> 열리는 철문을 보고 있는 벽세경의 모습 배경으로

<저 반지에 철문을 열게 하는 힘이 숨겨져 있을 테고...> 벽세경이 끼고 있는 반지 크로즈업

철컹! 그 사이에 완전히 안쪽으로 열리는 철문. 철문 안쪽은 평범한 복도다. 복도 끝에 다른 철문이 있고

벽세경; [들어가자.] 청풍을 돌아보며 걸어 들어가고

[예...] 벽세경을 따라 들어가는 청풍

철컹! 그긍! 벽세경과 청풍이 들어서자 다시 닫히기 시작하는 철문

철컹! 완전히 닫히는 철문. 밖에서 본 모습

귀견수; (말 그대로 파격...) 닫힌 철문을 보고

귀견수; (외부인이 황금전장의 장진고에 들어가는 게 얼마만인가?)

귀견수; (본장의 운영 전권을 부여받은 큰 아가씨의 결정이니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지만...) 곁눈질로 근처의 건물을 보고

장진고가 보이는 담장 너머의 삼층 건물. 열린 창가에 어떤 여자가 앉아있는 실루엣이 보인다.

귀견수; (마님 입장에서는 당연히 마땅하지 않겠지.) 쓴웃음

<이번 일로 마님과 큰 아가씨가 충돌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랄 뿐이다.> 건물 크로즈 업. 창가에 앉아있는 여자. <폭풍신마>에 나온 벽세황의 생모 냉하상. 이 작품에서도 냉하상으로 표기. 냉혈전호 벽초천의 첩이다.

 

냉하상의 시점. 철문이 닫힌 장진고가 보이고

냉하상; [교만한 년!] [장주님의 허락도 없이 외인을 장진고로 데리고 들어가?] 분노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냉혈전호 벽초천의 후처 냉하상(冷霞霜)>

냉하상; [장주가 전권을 맡겼다고 제 멋대로 굴고... 반드시 후회하게 해주고 말겠다.] 이어

냉하상; [세경이 년이 데리고 들어간 놈이 누군지 확인했느냐?] 누군가에게 묻고

냉상아; [예 마님!] 슥! 어둑한 그늘에서 나서는 황금 갑옷을 입은 젊은 여자. 표정이 얼음장 같다. <폭풍신마> 등 다른 작품의 냉상아 캐릭터

냉상아; [어제 치러진 향시에서 둘째 공자님을 제치고 장원급제했던 이청풍이라는 자이옵니다.]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수라의 일원 냉상아(冷孀娥)>

냉하상; [서림당 주인의 손자라는 그 놈?]

냉상아; [틀림없는 그자이옵니다.]

냉하상; [세경이 년이 향시에서 장원급제한 놈을 본장의 보물창고로 데리고 들어갔다 이거지?] 눈 번뜩

냉상아; [뭔가 대단한 보물을 안겨줘서 어제 일을 무마하려는 게 아닐지요?]

냉하상; [그 말인즉슨 이가놈이 부정행위 했다고 무고한 범인이 세천이라는 얘기네.] 배시시 웃고

냉상아; [주문충이란 자를 매수해서 꾸민 짓 같은데...]

냉상아; [주문충은 어젯밤 갑자기 사라졌다고 하옵니다.]

냉하상; [세경이 년이 손을 썼겠네.] 흥분한 표정

냉상아; [둘째 도련님과 공모한 주문충이 사라졌사옵니다.] [이청풍에게 꿀을 먹여 입을 봉하면 향시에서 벌어진 소동은 유야무야될 것이옵니다.]

냉하상; [그럴 듯해!] [역시 세경이 년이 하는 일에는 구멍이 없어.] 웃고

냉하상; [하지만 내가 세경이 네년의 속내를 훤히 들여다보고 있다는 게 문제가 될 것이다.]

냉하상; [내 아들 세황(世皇)이는 무림맹(武林盟) 뿐만 아니라 황금전장까지도 차지해야만 한다.]

냉하상; [세황이의 앞길을 막는 건 그게 누구든 내 손으로 치워버릴 것이다.] 마녀같은 표정으로 웃고

 

#20>

철문 안쪽. 벽세경을 따라 복도를 걸어가는 청풍. 복도의 벽과 천장에는 일정 간격으로 구멍이 뚫려있다.

청풍; (이 복도...) 앞서 가는 벽세경을 따라가며 복도를 두리번

청풍; (한눈에 봐도 무시무시한 기관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청풍; (유사시에는 저 구멍들이 치명적인 무언가를 토해낼 테고...)

청풍; (금강불괴에 만독불침이 아니면 살아서 이 복도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생각하는 동안에

복도 끝의 철문 앞에 이르는 벽세경. 하지만

벽세경; [다 왔다.] 그긍! 아무렇지 않게 철문을 밀고 들어가는 벽세경

청풍; (이 철문에는 아무런 기관장치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군.) 벽세경을 따라 철문 안으로 들어가고. 직후

[!] 눈을 치뜨고

쿵! 드넓은 실내. 벽돌같은 것들이 일정 간격으로 쌓여있다. 한 더미가 집채만하고. 그런 게 수백평 넓이의 실내를 가득 채우고 있다. 색이 두가지 한 가지는 짙고 한 가지는 밝은 색이다.

청풍; (맙소사!) 벽세경을 따라 벽돌 사이를 지나고

<벽돌처럼 보이는 이것들은 모두 금괴와 은괴다.> 번쩍이는 벽돌 더미들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청풍; (저 금괴나 은괴 하나만 있어도 평생을 먹고 살 수 있을 텐데...)

청풍; (그런 금괴들의 숫자를 헤아릴 수가 없다.)

청풍; (황금전장이 천하삼대 부호가문 중 하나하는 말이 과장된 게 아니었다.) 생각할 때

실내 중간쯤에 이르는 벽세경

쿡! 바닥을 강하게 밟고. 그러자

덜컹! 바닥이 아래로 꺼지고.

쿵! 그곳에 사람 둘이 함께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이 생겼다.

청풍; (직접 보지 않았다면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절묘하게 숨겨진 계단이 있었다.) 그걸 보며 놀라고

계단으로 내려가는 벽세경

청풍; (금괴나 은괴를 능가하는 진짜 보물들이 지하에 숨겨져 있겠구나.)

계단을 내려오는 청풍과 벽세경

계단 아래에도 드넓은 광장이 있다. 다만 1층과 다른 점은 수많은 좌대들이 설치되어 있다는 점이고. 각각의 좌대마다 각가지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다. 골동품. 산호, 각가지 무기와 공에품들. 두루마리와 책들.

청풍; (역시...)

청풍; (이곳에 수장되어 있는 게 진짜 보물이다.)

<그림 한 점, 골동품 한 점도 보물이 아닌 게 없다.> 골동품과 두루마리들을 배경으로

청풍; (저 보물들 대부분은 값을 매길 수 없는... 그야말로 무가지보(無價之寶)들일 것이다.)

벽세경; [다시없을 수재이니 알아봤을 거야.] 둘러보고

벽세경; [여기 있는 보물들 대부분은 국보급이라고 할 수 있어.] [한 가지만 내다 팔아도 몇 대가 호의호식할 수 있을 거야.]

청풍; [그럴 것 같습니다만...]

청풍; [보물을 자랑하기 위해 저를 이곳까지 데려온 건 아니시겠지요?]

벽세경; [당연히 아니지.] 웃고

벽세경; [선물로 줄 테니까 아무거나 한 가지 챙기도록 해.]

청풍; [말씀은 고맙지만 전 그럴 생각이 추호도 없습니다.]

벽세경; [생각을 바꿔!] 강압적으로

벽세경; [여긴 우리 황금전장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어!] [널 데리고 들어온 이상 반드시 무언가를 들려서 내보내야만 해.]

청풍; (억지를 부리는군.) + [소저!] 다시 사양하려는데

벽세경; [내가 왜 이러는지 잘 알잖아!] 노려보고

청풍; (동생이 한 짓의 입막음이로군.) 쓴웃음

벽세경; [네가 대범한 인물이라는 건 알아.] [어제 일은 가슴에 묻어두고 말겠지.]

청풍; [대범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럴 생각이었습니다.]

청풍; [그러니 동생분의 일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벽세경; [그건 네 생각이고...]

벽세경; [네가 뭔가를 받지 않으면 내 마음속에서 불안함이 사라지지 않을 거야.]

벽세경; [널 위해서가 아니라 날 위해서라도 뭔가를 가져가도록 해라.]

청풍; (말도 안되는 억지지만 무작정 거절할 수도 없군.) + [그러시다니 이렇게 하지요.]

벽세경; [다른 제안이 있다면 들어보자.]

청풍; [제게 자랑하셨지요? 서림당보다 백배는 더 많은 책을 갖고 계시다고...]

벽세경; [본장의 서고에는 서림당보다 백배 이상 많은 책이 보관되어 있긴 하다.]

청풍; [그 서고에서 사흘만 머물러 있게 해주십시오.] [제게는 그것보다 더 큰 선물이 없습니다.]

벽세경; [하아... 겨우 책 정도로...] 어이없고. 그러다가

진지하게 마주보는 청풍

벽세경; [면피하려고 해본 말이 아니로구나. 책이 어떤 보물보다 좋다는 게...]

청풍; [당연히 저의 진심입니다.]

벽세경; [졌다!] 철썩! 자기 이마를 손바닥으로 때리며 웃고

벽세경; [나도 세천이 녀석처럼 네놈에게 한방 먹었구나.] 웃고

벽세경; [좋다. 원하는 대로 본장의 서고에서 지내게 해주마. 사흘이 아니라 몇 달이라도...]

청풍; [배려해주시는 건 고맙지만 사흘이면 충분합니다.]

벽세경; [너 좋을 대로 해라.] 돌아서고

벽세경; [살다 살다 보물 싫다는 인간도 다 보네.] 궁시렁거리며 다시 계단쪽으로 가고

청풍; [실망시켜드려 죄송합니다.] 웃으며 따라가고

벽세경; [실망은 무슨...] 손 저으며 앞장 서서 가고.. 한데

빠직! 갑자기 벼락에 맞는 것같은 기분이 되는 청풍

<나를 가져가라!> 무언가가 청풍에게 말을 걸고.

청풍; (설마...) 홱 한쪽을 돌아보고

[!] 계단을 올라가려다가 돌아보는 벽세경

청풍이 한쪽을 보고 있다.

벽세경; (저놈이 뭘 보고 있지?) 다시 돌아서서 청풍이 보고 있는 쪽을 보고

계단 근처. 좌대에 방석이 놓여있다. 그 방석 위에 방망이 하나가 놓여있다. 길이는 40센티 정도. 우리나라 포졸들이 들고 다니던 육모방망이를 닮았다. 손잡이 끝에 뚫린 구멍에 끈을 꼬아 만든 매듭이 달렸다. 이름은 치룡퇴

벽세경; (얼씨구!) 놀라며 다가가고

홀린 듯 방망이를 보는 청풍

벽세경; [치룡퇴(治龍槌)가 마음에 든 거냐?] 웃고

청풍; [저 방망이 이름이 치룡퇴입니까?] 퍼뜩 정신을 차리고

벽세경; [이름은 거창한데 전혀 쓸모가 없는 물건이다.] [그저 아주 오래된 물건이라 보관하고 있을 뿐이다.]

청풍; [아주 오래되었다면...]

벽세경; [믿기지 않겠지만 저 몽둥이는 상고시대 우왕(禹王)이 치수를 할 때 용들을 부리던 물건이라고 한다.]

벽세경; [용을 다스리는 몽둥이(治龍槌)라는 이름이 붙은 유래다.]

청풍; [우왕이 쓰던 물건이라면 삼천년도 더 되었다는 건데...] 불신

벽세경; [여러 기록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 [본장에서 다방면으로 조사해본 바에 의하면 치룡퇴는 진품이 거의 확실하다.]

청풍; [사실이라면 정말 대단한 보물이겠습니다.]

벽세경; [이곳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보물이긴 한데...] 찡그리다가

벽세경; [마음에 들면 가져가라. 물론 가져갈 수 있으면 말이지만...] 웃으며

청풍; [안될 말씀입니다.] 손 사래

청풍; [황금전장이 보유한 보물들 중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걸 제가 어찌 감히 가져갈 수 있겠습니까?]

벽세경; [말했잖느냐? 가져갈 수 있으면 가져가라고...]

청풍; [예?] 어리둥절

벽세경;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보여주마.] 치룡퇴를 두손으로 잡고

벽세경; [자랑은 아니지만 나의 내공은 삼갑자(三甲子)를 상회한다.] 치룡퇴를 잡은 손에 힘을 주며

청풍; (삼갑자 내공!) 경악

청풍; (아무 일도 안하고 백팔십년 동안 면벽좌선 해야 얻을 수 있는 공력 아닌가?)

청풍; (겉보기에 날렵한 이 여자의 내공이 삼갑자를 넘다니...) + [!] 생각하다가 놀라 눈 치뜨고

모든 힘을 써서 치룡퇴를 들려고 하는 벽세경. 얼굴과 목에 핏줄이 돋았고

우둑! 치룡퇴를 잡은 두 손도 근육이 불끈. 하지만

스윽! 겨우 조금 들려지는 치룡퇴

청풍; (말도 안되는...) 경악

청풍; (삼갑자 내공을 지녔다는 저 여자가 저 작은 몽둥이를 조금 움직일 뿐이라니...) 생각할 때

벽세경; [휴우! 역시 안되는구나.] 스륵! 다시 치룡퇴를 내려놓고

청풍; [온힘을 쓰신 것 같습니다만...]

벽세경; [사실이다.] 끄덕

벽세경; [본장의 수중에 들어온 이래 혼자서 치룡퇴를 움직인 사람은 없었다.]

벽세경; [나 정도의 내공을 지닌 사람 여럿이 힘을 써서 겨우 이곳으로 옮겨놓을 수 있었다.]

청풍; [인간의 지식으로는 이해가 불가능한 어떤 힘이 숨겨져 있겠습니다.]

벽세경; [신통력이라고 할까?]

벽세경; [하여간 치룡퇴를 쓸 수 있는 인간은 천하의 주인이 된다는 전설이 전해져오고 있다.]

청풍; [신기한 물건이로군요.]

벽세경; [이제는 가져갈 수 있으면 가져가라고 한 말이 이해가 되겠지?] 웃고

청풍; [충분히 이해가 되었습니다.]

벽세경; [혹시 모르니 한번 들어봐라.] [쓸 수 있으면 네게 주도록 하마.] 놀리고

청풍; [삼갑자 내공을 지닌 소저도 들지 못했는데 일초무학인 제가 어떻게...] 말하며 치룡퇴를 잡고. 한데

슥! 그냥 들리는 치룡퇴

청풍; [어!] 놀라 치룡퇴를 들고

너무 놀라 손으로 입을 가리는 벽세경

청풍; [이게 뭐지? 마치 솜방망이처럼 가벼운데...] 휙 휙 휘둘러 보고

벽세경; (맙소사!) 전율

벽세경; (치룡퇴가 주인을 만났다.) (그렇다는 건...)

<저 녀석이 장차 천하의 주인이 된다는...> 치룡퇴를 이리저리 휘둘러보는 청풍을 배경으로 벽세경의 생각.

청풍; [혹시 절 놀리신 겁니까?] 방방이를 흔들어 보이고

퍼뜩 정신 차리는 벽세경

벽세경; [의심스러우면 치룡퇴를 떨어트려봐라.]

청풍; [그러지요.] 슥! 치룡퇴를 놓는다. 수직으로 바닥을 향해

꽝! 굉음과 함께 치룡퇴 끝이 돌로 이루어진 바닥에 박힌다.

청풍; [헉!] 놀라 물러서고

청풍; (그냥 놓았을 뿐인데 치룡퇴가 돌바닥에 박혔다.) 놀라고

벽세경; [이제 내가 널 놀린 게 아니라는 걸 알겠지?] 흥분

청풍; [그런 것같습니다.] 억지로 웃으며 치룡퇴를 다시 잡고

슥! 바닥에 박힌 치룡퇴를 가볍게 뽑아드는 청풍

벽세경; [축하한다. 마침내 치룡퇴가 주인을 찾았구나.] 박수치고

청풍; [이거 참 이해할 수가 없는 물건이로군요.] 왼손으로 머리 긁적. 오른손에 든 치룡퇴를 보며

벽세경; (분명하다. 저 놈이 다음 세대 천하의 주인이다.) 그걸 보며 흥분

<어떻게든 잡아야하는 보물중의 보물인 것이다.> 치룡뢰를 휘둘러보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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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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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시험관1; [벽세천!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했는지 자각하고 있긴 한 것이냐?] 엄한 표정으로 노려보고. 다른 시험관들도 노려보고

벽세천; [물론입니다.] 거만

벽세천; [제 말을 믿기 어려우시면 이가놈의 몸을 수색해보십시오!] [분명 부정의 증거를 숨기고 있을 것입니다.] 청풍에게 삿대질하고

시험관1; [이청풍! 자네 의견을 말해보게.] 청풍에게

청풍; [먼저 여러 사부님들의 심기를 어지럽히게 된 점, 사과드립니다.] 포권하고

청풍; [하지만 소생은 이번 향시에 어떤 결과도 바라지 않고 응시했음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청풍; [그저 지금까지 홀로 공부해온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었을 뿐입니다.]

끄덕이는 시험관들

벽세천; [그렇게 떳떳하면 몸수색에 응해라.] 비웃고

청풍; [못할 것도 없지.] 한숨

청풍; [사부님들께서 저의 결백을 증명해주시기 바랍니다.] 시험관들에게

시험관1; [그렇게 하지.] 다른 시험관들에게 고개 짓을 하고

두 명의 시험관이 일어나고

시험관들; [결례를 하겠네.] [속상하더라도 잠시만 참아주게.] 다가와 청풍의 몸을 뒤지고. 헌데

후둑! 툭! 청풍의 저고리에서 두 개의 돌돌 말린 종이가 떨어진다. 도장 정도 크기

시험관들 눈 부릅

벽세천; [그거요!] 신나서 삿대질

벽세천; [저 놈이 답안 작성 중에 그걸 몰래 펴보는 걸 보았습니다!] 득의만면해서 웃고

찡그리는 청풍. 몸 수색 하던 시험관들이 몸을 숙여 종이 만 것을 집어들고 있고

주문충은 조마조마한 표정이고

 

#12>

[저럴 수가!] [이청풍의 옷에서 무언가 떨어졌다.] [정말 부정행위를 한 건가?] 시험관들이 종이 만 것을 풀어 읽는 모습 보며 사람들 놀라고

 

#13>

종이를 펴서 읽으며 굳어지는 시험관들. 이어

그걸 시험관1에게 건네주는 시험관들

다른 시험관들과 함께 종이의 내용을 읽는 시험관1

[허어! 이런 괘씸한...] [오늘 출제 문제에 대한 예상답안 아닌가?] [용케 이런 걸 준비했군.] 시험관1과 함께 종이를 읽는 시험관들 분노하고

청풍; (그렇게 된 거였군.) 한숨 쉬며 그걸 보는 청풍.

청풍; (저 작자가 축하하는 척 하며 내 품속에 예상답안을 넣었겠지.) 주문충을 흘깃 보고. 주문충은 딴전을 부리고 있고. 주문충이 과장되게 자기 팔을 잡으며 축하하던 장면이 청풍의 머릿속에 떠오른다.

청풍; (소인배들의 꾀는 대비하기 어렵다는 옛 말이 사실이었구나.) 쓴웃음. 그런 청풍을 흘겨보며 좋아 죽으려는 벽세천

벽세천; (이가야! 네놈은 끝난 거다.)

벽세천; (관부에서 주관하는 과거에서 부정을 저지른 게 들통 났으니 평생 응시는 못하게 될 것이다.)

벽세천; (응시를 못할 뿐 아니라 감옥에 쳐박혀 엄한 벌까지 받을 테고...)

시험관1; [이청풍!] [이 건에 대해 할 말이 있으면 해봐라.] 종이를 흔들며

청풍; [여러 사부님들께 이청풍이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부디 허락해주십시오.] 포권하고

시험관1; [허락하마.]

청풍; [사부님들께서도 잘 아시겠지만 세상에는 똑같은 필체란 존재하지 않는 법입니다.]

주문충; (아차!) 기겁

벽세천; (이런...) 굳어지고

[그렇지!] [필체는 지문 같아서 서로 다를 뿐 아니라 완벽하게 흉내 내는 것도 불가능하지.] 시험관들 끄덕

청풍; [그 예상 답안지라는 것의 필체와 소생이 제출한 답안의 필체를 비교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러고 보니...] [허어! 이런...] [어떻게 봐도 동일인의 필체가 아니로구먼.] 예상답안과 책상에 놓인 종이를 비교하며 놀라는 시험관들

벽세천; [다... 다른 자가 예상답안지를 작성했을 수도 있습니다.] 급히 반론하지만

시험관1; [그 입 다물라!] 버럭! 고함

움찔하며 시선 피하는 벽세천

 

고개 저으며 한숨 쉬는 벽세경

 

시험관1;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 건을 조사할 것이다.] [만일 무고를 획책한 자가 있다면...] 말을 끊으며 벽세천과 주문충을 번갈아 보고

긴장해서 숨도 못 쉬는 주문충.

얼굴 이지러지는 벽세천

시험관1; [국법을 어기고 황상의 심기를 어지럽힌 죄로 처단할 것이다.] 살벌

주문충; (일... 일 났다.) 사색이 되고

벽세천; (젠장!) 이를 악물고.

시험관1; [이청풍! 벽세천, 주문충!]

청풍; [하교하시지요.] 포권

벽세천과 주문충도 눈치를 보고

시험관1; [사안의 전말이 밝혀질 동안 금릉에 머물며 근신하라.] [만에 하나 금릉을 벗어나면...] 살벌

모두 긴장. 장내의 다른 응시생들도

시험관1; [죄를 지어 도피한 것으로 간주하겠다.]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벽세천과 주문충도 고개 숙이고

시험관1; [금번의 향시는 이것으로 파하겠다.] 선언하며 돌아서고. 시험관들도 일어나 돌아서고

청풍; [원로에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돌아서서 가는 시험관들에게 고개 숙이고

그런 청풍을 노려보며 돌아서는 벽세천. 주문충도 청풍의 눈치를 돌아서고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사람들. 벽세천과 주문충도 서둘러 입구로 가고

청풍; (입맛이 쓰구나.) 돌아서며 쓴웃음

입구로 몰려가는 응시생들. 그 중에 벽세천과 주문충도 보이고

청풍; (할아버지 말씀을 들을 걸 그랬다.) 입구로 가며

<재능을 드러내면 반드시 질시하는 자가 생길 테니 도광(韜光;재능을 숨김)만이 보신(保身)의 방책이라 하신...> 응시생들 맨 뒤에서 입구로 가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14>

금릉부 밖. 구경꾼들 흩어지고. 응시생들도 흩어진다. 일부 응시생들은 마차에 타고 있다.

마차들 줄 가장 화려한 마차. 두 필의 말이 끄는 마차고. 지붕에 <黃金錢莊>이라 적힌 깃발이 걸려있다. 마부석은 비어있다. 마부는 마차의 입구에 서있는데 눈빛이 날카롭다. 이자의 이름은 필곤. 상당한 고수.

그 마차로 오는 벽세천. 오만상. 거친 발걸음. 오가던 사람들 겁에 질려 급히 비키고

말없이 고개 숙여 벽세천을 맞이하는 마부

벽세천; [집으로 간다.] 다가오며 퉁명스럽게.

마부; [예!] 덜컹 마차의 문을 열어주고

벽세천; (죽일 놈!) 청풍을 떠올리며 이를 부득. 마차에 탄다. 한데

[!] 마차 안으로 들어서다가 눈 부릅

마차 안에 이미 누군가 타고 있다. 마차 안에는 마주 보는 의자가 놓여있는데 마부석을 바라보는 자리에 누군가 다리를 꼬고 팔짱을 낀 채 앉아있다. 눈빛이 살벌한 여자다. 벽세경이지만 얼굴을 아직 보여주지 말고

벽세천; [누... 누나!] 억지로 웃으며 맞은 편 의자에 앉으려 하고

탁! 밖에서 문을 닫는 마부

 

마차 안. 벽세천이 벽세경과 마주 앉으며 눈치를 본다. 여전히 벽세경의 보 모습은 보여주지 말고

벽세천; [누... 누나가 마중 나올 줄은 몰랐어!] 억지로 웃는데

짝! 벽세천의 뺨을 후려치는 벽세경. 얼굴이 홱 돌아가는 벽세천

벽세천; [왜 이래 누나!] 화가 나서 고개 홱 돌리며 노려보지만

짝! 이번에는 반대쪽의 뺨을 후려치는 벽세경

벽세천; [아이쿠!] 이번에는 세게 맞아서 옆으로 쓰러지는 벽세천

 

혀를 차며 말 고삐를 잡는 마부. 마부석에 올라와 앉았다.

마부; [이랴!] 고삐를 치고

움직이기 시작하는 마차

 

다시 마차 안.

벽세천; [대체 왜 이러는 거야?] 억울한 표정으로 벌떡 일어나며 뺨을 만지고. 입이 터져 피가 흐른다. 코에서도 피가 흐르고

벽세경; [몰라?] 슥! 몸을 앞으로 숙이고

벽세경; [네놈이 뭔 짓을 했는지 아직도 모르겠어?] 콱! 벽세천의 멱살을 부여잡아 당기며 이를 갈고. 벽세경의 얼굴 처음으로 보여주고

벽세천; [누... 누나!] 상체가 앞으로 당겨진 채 주눅이 들고

벽세경; [우리 집안이 아무리 부유하다 해도 관부, 황실에 밉보이면 하루아침에 멸문지화를 당할 수도 있다는 걸 몰라?] 얼굴을 들이밀며 고함. 배경으로 나레이션. <-벽세천의 누나 벽세경(碧世鏡)>

벽세천; (다 알고 있었구나.) + [미... 미안해 누나.] 눈치 보며

벽세경; [멍청한 놈 같으니...] 확! 벽세천을 밀어버리며 원래 자리에 돌아가고

털썩! 원래 자리에 패대기쳐지듯 앉는 벽세천

벽세경; [우리 집안은 돈놀이가 업이다.] [필연적으로 남을 속이고 갈취해야만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벽세경; [다만 그 어떤 경우라도 들키거나 혐의를 받게 되면 안된다!] [그게 돈놀이의 철칙이고 필수요소인 것이다.]

벽세천; (내가 이청풍을 무고한 걸 탓하는 게 아니라 제대로 무고 하지 못한 걸 탓하는구나.) 깨닫고

벽세경; [어설프게 설계해서 자칫하다가는 집안에 불똥이 튈 뻔하게 만들고...] 노려보고

벽세천; [잘못했어! 앞으로는 실수하지 않을게.] 주눅 들어 눈치 보고

벽세경; [함정을 파려면 이중 삼중으로 파! 그래야 네가 판 함정이라는 게 들킬 가능성이 줄어드는 거야.]

벽세천; [명심할게.] 눈치 보며

벽세경; [덜 떨어진 놈 같으니...] 혀를 차고

눈치 보는 벽세천.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양쪽 볼이 벌개졌다.

벽세경; [이리 와!] 두 팔 벌리고. 한숨 쉬며

벽세천; [응...] 벽세경에게 건너가

벽세경의 품에 안기는 벽세천

벽세경; [오늘 일을 교훈으로 삼아서 더 지혜롭고 더 교활해져야한다.] 품에 옆으로 안긴 벽세천의 입과 코의 피를 닦아주고. 둘은 열살 정도 나이 차이가 난다.

벽세경; [그래야 독사같고 전갈같은 그 여자의 독수에서 살아날 수 있어.] 어떤 여자를 떠올리며 이를 갈고. 그 여자는 벽세천과 벽세경 남매의 양모다. 두 남매의 친모는 죽었다.

 

#15>

이제 해가 졌다.

금릉의 번화가. 등불이 걸리기 시작하고

그곳으로 오는 청풍. 등에 배낭 같은 걸 지고 있다.

[이공자! 과거 잘 보았는가?] [당연히 장원했겠지?] 가게 사람들 청풍에게 말 걸고

손들어 보이며 웃기만 하는 청풍

[정말 과묵해!] [원래 똑똑한 수재들은 말이 적은 법이야.] [똑똑한 데다가 잘 생기기도 하고...] [어느 집에서 사위로 데려갈지 부럽구만.] 청풍의 뒷모습 보며 감탄하는 사람들

번화가의 어느 가게. 서점이다. 상당한 규모. 입구에는 <書林堂>이라는 간판이 걸려있고. 가게 안팍에 책이 가득 쌓여있다. 가게에는 입구가 두 개다. 넓직한 서점의 입구. 그 옆에 쪽문이 있다. 살림집으로 통하는 문이다. 쪽문 앞에 후덕한 인상의 중년여인이 서서 거리를 살펴 보고 있다. <투천환일> 등 다른 작품에 나오는 유모 캐릭터. 몸매가 넉넉하고 정이 많게 생겼다. 하지만 사실은 대단한 고수다. 살인상단의 십대살수 중 한명. 별호는 모야차 손이낭

손이낭의 눈 반짝

사람들에게 손 인사 하며 다가오는 청풍

손이낭; [왔네.] 안도하고. 그때

청풍; [다녀왔어 유모.] 머쓱한 웃음 지으며 다가오고.

손이낭; [어서 오세요 도련님.] 다가가며 손을 내밀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이청풍의 유모 손이낭(孫二娘)>

손이낭; [어떠셨어요 오늘 치룬 과거시험은?] 청풍이 지고 있는 배낭을 벗기며

청풍; [그냥 그랬어.] 으쓱하며

청풍; [할아버지는?] 서점 쪽의 문을 보며

손이낭; [기다리고 계셔요. 들어가 보세요.]

청풍; [응...] 서점으로 들어가고

손이낭; [저녁 다 되어가니 손만 닦고 오세요.] 옆의 쪽문으로 들어가며

손들어 보이며 서점으로 들어가는 청풍

 

서점 내부. 책꽂이들이 죽 늘어서 있다. 천장까지 닿는 책꽂이 마다 책이 가득. 천장에 등이 걸려있어 아주 어둡지는 않고

책장들 사이를 지나가는 청풍

책장들이 끝나고 좀 넓은 공간이 나타난다. 서재같은 분위기. 큼직한 책상이 중앙에 있고. 의자가 두 개 놓여있다. 입구 건너편 의자에 한 노인이 앉아서 무언가 쓰고 있다. 살인객주다. 15년 동안 상당히 늙었다. 다른 작품의 살천인조 모습이 되어 있다.

청풍; [다녀왔습니다 할아버지.] 눈치 보며 책상으로 다가가고

살인객주; [오냐.] 고개를 천천히 들고. 살인객주임을 보여주고

청풍; [죄송합니다.] 눈치 보며 맞은편 의자에 앉고

살인객주; [할애비에게 사과부터 하는 걸 보니 험한 일을 겪었겠구나.] 혀를 차며 붓을 내려놓고

청풍; [속 좁은 어떤 놈이 되도 않는 무고를 하더군요.] 쓴웃음

청풍; [다행히 우문(宇文)학사께서 명철(明哲)한 분이시라 누명을 쓰진 않았습니다.]

살인객주; [우문술은 현자지.] [한림원의 학사들 중에서도 몇 손가락에 드는 학식의 소유자이기도 하고...]

청풍; [그분 덕분에 혐의는 벗었지만...]

청풍; [할아버지가 왜 도광하라하셨는지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다시 고개 숙이고

살인객주; [얻는 바가 있었다면 되었다.]

청풍; [예...]

살인객주; [네 어미와 아비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는 아직 말해줄 때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네 어미가 할애비에게 했던 부탁만은 다시 한 번 들려주마.]

살인객주; [네가 세상의 시비에 휘말리지 않고 평온한 삶을 살게 해 달라!] [이것이 네 어미가 남긴 유언이었다.]

침통한 표정이 되는 청풍.

살인객주;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지 않고 사는 건 실로 어려운 일이다.]

살인객주; [특히 너는 남다른 재능을 타고 났다.] [보통의 인간은 백번을 읽어도 깨우치지 못하는 이치를 일별(一瞥)로 터득하고...]

살인객주; [남이 일 년 걸릴 노력을 너는 일각에 해치우기도 한다.]

살인객주; [이런 재주를 숨기며 사는 건 실로 어렵고도 어려운 일이다.]

살인객주;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도광(韜光)! 이 한마디를 늘 명심해야한다.] [그게 네 어미가 남긴 유언을 지키는 일이니...]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살인객주; [그만 안채로 가봐라.] [손이낭이 네게 주려고 성찬을 준비하는 것 같더구나.] 다시 글을 쓰려 하고

청풍; [할아버지도 함께 드시지요.]

살인객주; [입맛이 없구나. 아직 정리해야할 일이 남아있기도 하고...] 글을 쓰며

청풍; [그럼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일어나고

살인객주; [오냐.] 글을 쓰고

옆의 쪽문을 열고 나가는 청풍.

쪽문 안쪽은 작은 마당. 마당에 놓인 탁자에 손이낭이 음식을 늘어놓다가 돌아본다. 마당을 중심으로 부엌과 방 두칸이 있다.

탁! 다시 닫히는 문

살인객주; [낭중지추(囊中之錐)... 낭중지추...] 탄식하고

살인객주; [주머니 속의 날카로운 송곳은 반드시 밖으로 뚫고 나오는 법!]

살인객주; [아무래도 제수씨의 유언은 지켜드리기 어려울 것같구나.] 죽어가며 유언하던 노경주를 떠올리고

 

#16>

밤. 금릉의 주택가. 평범한 주택가다.

어느 집. 담장 안에 세채의 건물이 있는 집이다. 밤이 깊어 불은 켜져 있지 않다.

그 중 한 건물

건물 내부. 침실 겸 서재. 책장에 책이 가득

책장 사이에 놓인 침대. 주문충이 잠들어 있다.

음냐 음냐! 배를 긁으며 자는 주문충

쿡! 쿡! 그런 주문충의 옆구리를 찌르는 칼집에 든 칼

주문충; [아 뭐야?] 짜증내며 칼집을 손으로 치고

주문충; [알아서 일어날 때까지 깨우지 말라고 했잖아.] 오만상 눈을 뜨고. 그러다가

[!] 눈 부릅. 턱! 목에 걸쳐지는 칼집에 든 칼

주문충; [누... 누구?] 기겁

벽세경; [큰 소리 내면 영원히 재워버리는 수가 있다.] 쿵! 칼집에 든 칼로 주문충의 목을 누르고 내려다보는 여자. 복면을 쓰고 있지만 벽세경이다.

주문충; [누... 누구십니까? 왜 내게 이러시는 거고?] 겁에 질려 벽세경의 눈치를 보고

벽세경; [내가 누군지는 알 거 없고...] 슥 칼을 주문충의 목에서 떼고

벽세경; [살고 싶다면 순순히 따라와라.] 문쪽으로 가고

주문충; [영... 영문은 알아야 따라가든 말든 할 거 아닙니까?] 겁에 질려 일어나면서도 할 말은 하는데

벽세경; [네놈이 오늘 낮 향시에서 한 짓을 알고 있다.] 돌아보고

[!] 눈 부릅. 자신이 청풍의 품에 종이 만 것을 몰래 넣던 장면 떠올리고. 이어

 

시험관1;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 건을 조사할 것이다.] [만일 무고를 획책한 자가 있다면...] 말을 끊으며 벽세천과 주문충을 번갈아 보고

시험관1; [국법을 어기고 황상의 심기를 어지럽힌 죄로 처단할 것이다.] 살벌

회상 끝

 

주문충; [혹시... 황금전장에서 보내신 분이십니까?] 겁에 질려 침대에서 내려오고

벽세경; [그 주둥이...] 문을 열다가 돌아보고

주문충; [흡!] 급히 입을 손으로 틀어막고

벽세경; [올리면 안되는 말을 입에 올리면 제 명에 못 죽을 수도 있다.] 문을 열고 나가고

주문충; [예...] 겁에 질려 따라 나가고

 

주문충의 집을 밖에서 본 모습. 문이 조금 열려있고. 문 밖에 마차가 한 대 서있다. 창문이 없는 상자 형의 마차. 마부석에는 얼굴에 면사를 쓴 마부가 앉아있다. 황금전장의 마부 필곤이다.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나오는 벽세경.

이상 없다는 표시고 고개 숙이는 필곤

벽세경; [나와도 좋아.] 문 안을 향해

주문충이 겁에 질려 나온다.

벽세경; [타라!] 마차 문을 열고

벽세경; [이 마차가 널 천리 밖으로 데려가줄 것이다.]

벽세경; [가는 곳에 새로운 신분과 먹고 살만한 재물을 준비해두었다.] [그곳에서 최소한 오년은 지내다가 돌아와라.]

주문충; [부... 부모님에게 작별인사라도...] + [!] 말하다가 기가 죽고

복면 속에서 노려보는 벽세경의 눈빛이 강렬하다.

주문충; [죄... 죄송합니다.] 겁에 질려 허둥지둥 마차에 오르고

탁! 문을 닫아주는 벽세경. 이어

벽세경; [데려다주고 와.] 필곤에게

필곤; [예!] 고개 숙이고

마차 고삐를 채는 필곤. 이어

따각 따각 멀어지는 마차

그걸 보며 복면 윗부분을 잡는 벽세경

슥! 복면을 벗는 벽세경.

그러자 드러나는 벽세경의 얼굴

벽세경; [세천이가 매수한 주문충이 사라지면 향시에서 벌어진 소동도 유야무야될 테고...]

벽세경; [만일을 대비해서 이청풍의 입만 단속해두면 되겠지.] 스산하게 웃는 벽세경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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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중지추 囊中之錐

 

#1>

산중에서 큰 불이 났다.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고.

화르르! 화악! 불타고 있는 장원.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십여 채의 건물로 이루어졌는데 건물들이 거의 다 불타고 있다.

장원 안팍에 수십 명의 남녀가 죽어있다. 남자들을 싸우다가 죽은 모습. 복면을 쓴 자들의 시체도 섞여있고. 복면인들이 장원 담장 밖에 널려있는 시체들을 살피고 있다.

불타고 있는 장원 정문. 처마에 <羅漢院>이란 글이 적힌 현판이 걸려있다. 정문 주변에도 복면인들이 시체를 살피거나 주변을 경계한다. 그러다가

[끄아악!] 장원 안쪽에서 들리는 비명. 돌아보는 복면인들

[아직 버티고 있는 놈이 있군.] [끈질긴 놈들이야!] 혀를 차고. 슈욱! 그런 그들의 목을 휘감는 가는 실들. 이어

툭! 쩍! 놈들의 목이 그대로 잘린다. 실이 조여지며

털썩! 퍼억! 담장 밖에 있던 복면인들 모두 목이 잘려 나뒹굴고.

쿠오오! 무시무시한 살기를 흘리며 다가오는 어떤 인물의 실루엣. 노인인데 눈빛만이 보인다. 내민 손에서 수많은 실들이 뻗어 나와 너울거리고 있다.

 

[끄윽!] 고개 떨구며 죽는 노인. 기둥에 두 팔이 쳐들린 채 매달린 모습

쿵! 불타는 건물들 사이에 커다란 나무가 있고 나뭇가지에 매달려 죽은 사람들. 두 손이 묶여 나무에 매달린 모습. 지독한 고문을 당해 몸이 찢기고 으스러졌다. 전부 죽었고. 나무 주위에 복면인들이 서서 시체들을 보고 있다. 나무 주변에 널려진 남녀의 시체들. 시체들이 살아있는지 살피는 복면인들도 있고

복면인들 시체도 많다. 동료들의 시체를 한쪽으로 모으고 있는 복면인들도 있고

복면인1; [이 늙은이도 결국 명줄을 놨군.] 마지막으로 죽은 노인의 시체를 칼로 쿡쿡 찔러보고. 주변에 다른 복면인들도 보고 있고

복면인2; [정말 지독한 것들이야. 단 한 놈도 입을 열지 않고 죽었어.] 다른 시채들을 둘러보고

복면인3; [이 정도 고문을 하면 한 놈쯤은 입을 열 줄 알았는데 말이지.]

복면인1; [나한원(羅漢院)이 괜히 나한원이 아니지.] [종들조차 평범한 인간이 한 놈도 없었어.]

복면인2; [중독당한 상태에서도 발악을 해서 본교 형제들의 희생이 컸어!] 동료들이 죽은 복면인들의 시체를 한쪽으로 모으는 걸 돌아보고

복면인3; [주인 일가에 대한 충성심은 가상하지만...] [그 바람에 나한대협(羅漢大俠) 이무외(李無畏)의 마누라와 아들 놈 종적은 알아낼 수 없게 되었어.]

복면인1; [한 번 더 뒤져보세.] [완전히 포위당한 상태니 탈출하지 못하고 어딘가 숨어있는 게 분명해!]

복면인2; [후환을 없이하기 위해서라도 나한원의 핏줄은 확실히 끊어야겠지.] 돌아서고. 바로 그때

[늦었도다! 너무 늦었도다!] 누군가의 말이 들려 복면인들 기겁

살인객주; [한 시진, 아니 일각이라도 빨리 도착했다면 천추의 한을 남기지 않았을 것을...] 시체들 사이로 걸어오는 노인. 정문 밖에서 복면인들을 죽인 노인의 모습을 처음으로 자세히 보여주고. 나이는 60세 중반 정도인데 체구는 크지 않지만 눈빛이 아주 강렬하다. <신병전설> 등 다른 작품의 <살천인조> 캐릭터인데 좀 더 젊게 묘사 이 작품에서는 살인객주로 표기. 최강의 살수 조직인 살인상단의 단주다.

<고수다!> <이곳까지 들어올 동안 어떤 경고도 없었다> <나한원 외곽을 포위하고 있는 형제들이 몰살당한 것 같다!> 창! 차창! 복면인들 기겁하며 무기를 뽑지만. 하지만 그 직후

[!] [!] 복면인 모두 기겁

쿵! 그자들의 목이 전부 가는 실에 한 바퀴 감겨 있다.

오른손을 내밀며 다가오는 살인객주. 펼친 손 뒤쪽 소매에서 수십 가닥의 가는 실이 빠져나와 복면인들의 목을 감고 있다

<언... 언제...> <목... 목이 실에 감겼다!> <실은 실인데 철사보다 질 것같다!> 으으으! 공포에 질리는 복면인들. 가는 실들이 그자들의 목을 강하게 조여서 살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주르르! 조여진 상처가 베어지며 피도 번져 나오고

살인객주; [무고한 피를 흘릴 때는 대가를 치를 각오도 했을 것이다.] 살벌한 표정으로 손을 웅크리고.

[제... 제발...] [목숨만은...] 텅! 터엉! 무기를 떨구며 애원하는 복면인들. 하지만

살인객주; [네놈들 자신의 목을 희생자들의 영전에 제물로 바쳐라!] 팽! 내밀었던 손을 뒤로 확 잡아당기는 시늉하고. 그러자

서걱! 스악! 실이 조여지며 복면인들의 목이 일제히 잘린다. 실이 강하게 조이자 복면인들의 목이 두부처럼 잘린다.

바닥으로 떨어져 구르는 복면인들의 머리통. 잘린 상처에서는 피가 뿜어진다. 피를 뿜으며 비틀거리는 복면인들의 몸뚱이

털썩! 퍼억! 목 없는 시체들 나뒹구는 복면인들의 몸뚱이

슈우! 스르르! 모든 실들이 살인객주의 손등 위로 스며들어가고

실을 회수하며 마지막으로 죽은 노인에게 다가가는 살인객주

고개 떨구고 죽은 노인의 모습

살인객주; [능(陵)집사, 미안하네. 노부가 어리석어 이런 일이 벌어졌어.] 노인을 올려다보며 탄식하고

살인객주; [노부가 지은 업보는 반드시 노부의 손으로 해결하겠네. 저승에서나마 지켜봐주게나.] 합장하고. 이어

살인객주; [오며 들은 대로라면 노(魯)부인과 아들은 나한원 내에 숨어있을 것이다.] 돌아서면서 주변 둘러보고. 이제 장원 내에 살아있는 사람은 없다.

살인객주; [그럼에도 마교(魔敎)의 마귀들이 찾아내지 못했다면 깊이 숨어있다는 뜻...] 바닥에 한 무릎을 꿇고

살인객주; [부디 탈 없이 숨었기를 바랄 뿐이다.] 손을 바닥에 대고

<색적(索敵)!> 눈을 감으며 생각하고

지징! 바닥에 댄 살인객주의 손이 진동하고

화악! 화면의 모든 것이 반투명하게 변한다. 마치 엑스레이로 찍듯이

차례로 보여주는 장원 내의 엑스레이 사진. 불타는 건물. 널려있는 시체들

살인객주; (찾았도다!) 흥분하고

어떤 좁은 공간에 아기를 안은 여자가 철문 같은 것에 기대 앉아있는 게 보인다. 고개를 떨구고 있으며 가슴이 피로 물들어 있다.

일어나며 장원 한쪽을 보는 살인객주

살인객주가 보는 곳에 우물이 있다. 井자형으로 돌을 쌓아 턱을 만든 상당히 큰 우물. 턱의 한 면이 3미터쯤 된다. 턱의 높이는 허리 정도

우물로 달려가는 살인객주

아래를 내려다본다.

우물은 상당히 깊다. 15미터쯤 아래가 수면인데 수면에 무언가 가득 떠있다.

크로즈 업. 떠있는 것은 시체인데 주로 여자와 아이들이다.

살인객주; (악독한 놈들! 여자와 아이들을 우물에 던져 죽였구나.) 이를 갈며 우물 턱으로 올라서고

휘익! 우물 안으로 뛰어내리는 살인객주. 발이 아래로 향하게 하고

콰콱! 아래로 떨어지며 웅크린 손으로 벽을 긁는 살인객주. 그 바람에 아래로 떨어지는 속도가 늦어지고

[!] 아래로 내려가며 눈을 번뜩이면서 맞은편을 보는 살인객주

시체가 떠있는 우물 수면 조금 위쪽에 굴이 수평으로 뚫려있다. 그리 넓지는 않아서 엎드리거나 기어서 들어갈 수 있는 정도의 크기. 한데

굴 바닥에는 핏자국이 안쪽으로 이어져 있다.

팟! 동굴 벽을 한 발로 차는 살인객주

휘익! 굴로 날아 들어가는 살인객주. 거의 수평으로 날아들어간다.

살인객주; (우물 속에 이토록 비밀스러운 장소가 있었구나.) 굴을 수평으로 날아가며 생각하고. 굴 바닥에는 무언가 끌려간 듯한 핏자국이 나있고

살인객주; (나한원의 비밀무고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날아가고. 잠시 후

동굴이 확 넓어진다. 걸어서 갈 수 있는 정도

[!] 스윽! 몸을 바로 세우며 눈을 부릅뜨는 살인객주

동굴 끝에 철문이 있다. 철문에는 <羅漢洞>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한데 철문 아래에 한 여인이 등을 기대고 앉아있다. 20세 가량의 절세미녀. 다른 작품의 온유향이나 영청공주 캐릭터. 청풍의 엄마로 이름은 노경주. 가슴이 피로 물들어 있고. 품에는 아기를 안고 있다. 강보에 쌓인 아기는 기절한 상태.

노경주의 모습 크로즈 업

살인객주; [제수씨!] 급히 달려가고

노경주의 앞에 무릎을 꿇으며 노경주와 청풍의 상태를 살핀다.

강보에 싸인 아기 청풍의 모습

살인객주; (청풍(淸風)이는 수혈이 짚여 잠이 든 것뿐이지만...) 청풍을 보고. 이어

노경주의 모습 크로즈 업. 가슴이 피로 물들어 있는데. 옷이 터져 나간 안쪽에 손바닥 자국이 나있다.

살인객주; [제수씨는 마교의 십대절기 중 하나인 절맥혈장(絶脈血掌)에 당했다!] 분노하며 노경주의 손목을 잡아보고

살인객주; [마교의 최강자들인 삼태상(三太相)이나 십대마왕(十大魔王)이 직접 쳐들어왔었구나.] 분노하며 진맥하고. 잠시 후

살인객주; (틀렸다.) 절망

살인객주; (절맥혈장에 당해 온몸의 경맥이 다 끊어졌다.) (잠시 정신을 차리도록 도와줄 수 있을 뿐이다.) 징! 노경주의 손목 잡은 손아귀에 힘을 주고. 빛이 발해진다.

그 빛이 팔을 타고 노경주의 상체로 이동하고. 그러자

쿨럭! 피를 토하는 노경주. 이어

천천히 눈을 뜨는 노경주

살인객주; [제수씨!] 노경주의 손목에서 손을 떼고

살인객주; [노부가... 노부가 너무 늦게 왔소이다.] 눈 시울 붉히며 비통하게

노경주; [그런... 그런 말씀 마셔요.] 애잔하게 웃고

노경주; [우리 아들... 청풍이를 아주버니에게 맡길 수 있게 되었는 걸요.] 춤에 안고 있는 아기를 내려다보고

살인객주; [청풍이를... 이 늙은이의 핏줄인 양 지켜드리겠소이다.] 무릎 꿇은 채 맹세하고

노경주; [그리 말씀해주시니... 편히 눈을 감을 수 있겠어요.] [하온데...]

노경주; [염치없지만... 부탁을 한 가지 드리겠어요.]

살인객주; [말씀하시지요.]

노경주; [청풍이를... 무림인으로... 키우지는 말아주세요.] 아들을 내려다보고

살인객주; [어찌하여 그런 말씀을...] 당황

노경주; [강호에 발을 들여놓으면... 반드시 은원의 덫에 걸리지 않을런지요?] 애잔하게 웃으며 아들을 보고

살인객주; [그렇기는 하지만...] 여전히 난감

노경주; [저의 친정 신장곡(神匠谷)은 무림인들의 탐욕으로 멸문지화에 가까운 참상을 입었고...]

노경주; [세상을 지켜온 나한원도 결국 이 지경이 되지 않았는지요?]

살인객주; (부인할 수가 없구나.) 한숨

노경주; [이 계집의 단 한 가지 소원은... 우리 청풍이가... 평온한 일생을... 보내는 것이랍니다.] 아들의 뺨을 쓰다듬고. 그러다가

스륵! 힘을 잃고 떨어지는 노경주의 손

살인객주; [제수씨!] 다가앉으며 노경주의 손목을 잡아보지만

살인객주; (소천했구나.) 탄식하며 손을 떼고. 이어

살인객주; [부디 영면하시오!] 포권하고

<제수씨의 유언은 살인상단(殺人商團의 단주 살인객주(殺人客主)의 이름을 걸고 반드시 이루어드릴 테니...> 현장 배경으로 살인객주의 맹세

 

#2>

<-십오 년 후> 거대한 강을 끼고 세워진 대도시. 해가 서쪽으로 기운 저녁 무렵

<-금릉(金陵)> 위 도시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어느 웅장한 장원이 보인다. 관부다. 금릉을 다스리는 금릉부다. 높은 담장을 따라 여러 대의 마차들이 줄 지어 서있다. 짐 싣는 마차가 아니라 사람이 타는 마차.

금릉부의 웅장한 정문. 마차 몇 대가 동시에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넓고 웅장한데. 정문 위에는 <金陵府>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관병들이 통제하는 중에 수많은 사람들이 입구에 모여 안을 기웃거린다. 여자들도 많이 끼어있다. 모두 초조하고 불안한 표정. 사람들 뒤로 담장을 따라 마차들이 즐비하게 서있고.

보부상으로 보이는 사내 둘이 금릉부 입구로 다가오고

사내1; [여긴 금릉을 다스리는 관청 금릉부(金陵府)잖아!]

사내2; [뭔 일인데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모여 있지?] 다가가고

사내1; [마차들도 많이 대기하고 있구만.] 담장 아래 줄 지어 서있는 마차들을 보고

입구로 다가가는 두 놈.

사내1; [금릉부에서 뭔 볼거리라도 생긴 거요?] 모여 있던 사람들 중 한명에게 다가가 묻고. 나이 지긋한 중년 사내다. 뭔가 아는 게 많아 보이는 인상

사내3; [오늘 향시(鄕試)가 있었소.] 사람들 사이에서 돌아보고

사내1; [오오! 과거시험이 있었구만.] 놀라는 척

사내2; [그래서 응시생과 관련된 사람들이 이렇게 모여 있었군.] 호들갑

사람들 틈에 끼어있던 죽립 쓴 키큰 여자가 사내들을 힐끔 돌아본다. 도도한 인상의 20대 중반쯤의 여자. 여자의 이름은 벽세경. 천하제일의 부자인 황금전장의 장녀다. 동생인 벽세천이 과거에 응시해서 몰래 지켜보는 중이다. 벽세경의 오른손 중지에는 큼직한 반지가 하나 끼워져 있다. 나중에 쓰이는 아이템.

사내3; [금릉은 남경(南京)으로도 불리는 중요한 고장이오.] [덕분에 금릉에서 치러지는 향시는 특별한 우대를 받고 있소.] 목을 빼서 앞을 보며

사내1; [우대라면 어떤...]

사내3; [본래 과거시험은 동시(童試), 원시(院試), 향시, 회시(會試), 전시(殿試)의 다섯 단계로 이루어져 있소.]

사내2; [복잡하구만.]

사내3; [그중 가장 중요한 시험이 북경(北京)에서 치러지는 회시오.] [회시에 합격해야 중앙의 정계로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오.]

사내1; [전시가 마지막 단계라고 하지 않으셨소?]

사내3; [전시는 회시의 합격자들이 황제에게 자기 자랑하는 정도의 의미만 있을 뿐이오.] 시큰둥

사내1; [황제를 직접 만날 정도면 시험이라고 할 수도 없겠군.] 끄덕

사내2; [금릉의 향시가 특별대우를 받는다고 하셨소만...]

사내3; [금릉에서는 동시나 원시를 치르지 않소.] [동시와 원시 통과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향시에 응시할 수 있는 거요.]

사내1; [시험 한번으로 단박에 중앙 정계로 진출할 수도 있겠구만!] 짝! 알아차리고 손뼉을 치고.

사내2; [합격하기만 하면 말 그대로 일확천금(一攫千金), 가문융성(家門隆盛)의 기회를 잡겠어.]

사내3; [그래서 강남의 수재라면 누구나 금릉의 향시에 목을 매고 있소.] 목을 빼서 금을부 안쪽을 기웃거리며

사내2; [향시는 지금 어떻게 진행되고 있소?] 사내3을 따라서 안쪽을 기웃거리며 사내3에게 묻고

사내3; [드디어 채점이 끝나고 등수를 발표할 때가 임박한 것 같소.] 목을 빼어 안을 들여다보며 말하고

 

#3>

금릉부 정문 안쪽. 넓은 광장인데 그곳에 수백 명의 서생들이 앉은뱅이책상을 앞에 두고 앉아있다. 나잇대가 다양하다. 어린 아이부터 늙은 서생까지. 하지만 대부분은 낙담한 표정들이다.

마당 끝의 웅장한 건물. 건물 앞에 놓인 책상들 십여 개. 응시생들 앞의 앉은뱅이책상과 달리 크고 화려하다. 그 책상들 마다 나이 든 관리들이 한명씩 앉아서 무언가 의논을 하고 있다. 책상에는 시험지가 수북하고. 관리들 앞에 세 명의 소년이 두 손을 앞으로 모으고 서있다.

세 소년 들 중 가운데에 서있는 건 청풍이다. 이때 나이는 16세. 차림새는 전형적인 학생의 모습. 복장도 소박하고.

청풍의 우측에는 화려한 옷을 입은 소년이 서있다. <폭풍신마>에 나온 벽세천 캐릭터. 잘 생겼지만 교만한 인상. 천하 삼대부자가문 중 하나인 황금전장 장주의 아들이다. 무맹사신재 중 벽세황의 배다른 동생. 벽세천이 정실 소생이고 벽세황은 첩이 낳은 서자다.

청풍의 좌측에는 교활한 인상의 소년이 서있다. 이름은 주문충. 벽세천의 똘마니다.

 

#4>

사내3; [합격, 불합격은 가려졌고...] 마당에 앉아 낙담해하는 서생들을 보며

<지금은 상위 세 명이 등수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오.> 청풍 일행을 배경으로 사내3의 나레이션

사내1; [셋 다 똘망똘망하게 생겼구만.]

사내2; [형장이 보기에 누가 장원(壯元;일등급제)이 될 것 같소?] 사내3에게

사내3; [원래는 벽세천(碧世天) 공자가 유력했소..]

[...] 뭔가 생각하는 죽립 쓴 벽세경

사내1; [벽세천이 누구요?]

사내3; [시험관들 앞에 서있는 세 명 중 맨 우측이 벽세천공자요.] 말조심하는 기색이 역력하고

<천하삼대 부자가문 중 하나인 황금전장(黃金錢莊)의 차남인데 어려서부터 수재로 소문이 자자했소.> 벽세천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벽세천은 뭔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내1; [저 분 공자께서 황금전장의 자손이셨구려.] 놀라고 존경하는 표정

사내2; [황금전장이라면 황실도 종종 신세를 진다는 부자 중의 부자 가문 아니오?] 침 꼴깍 삼키고

사내3; [장사하시는 분들이라 잘 아시는구려.] 사내1과 사내2의 행색을 아래위로 살피며 말하고

사내1; [장사치면서 황금전장을 모를 수는 없소.] 엄숙한 표정

사내2; [관부에는 죄를 지어도 황금전장에는 절대 죄를 짓지 마라!] [이게 우리 장사치들 사이에 전해지는 불문율이오.] 두 손 모아 포권하는 시늉까지 하고

사내1; [황금전장에 죄를 지은 장사치는 이 바닥에서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오.]

소리없이 한숨 쉬는 벽세경

사내3; [황금전장을 잘 아신다니 설명이 쉽겠소이다.] 표정을 엄숙하게 하며

사내3; [명성이나 가문으로 보나 벽공자가 장원이 될 게 분명한 시험이었소이다만...] 시험관들쪽을 보며

뭔가 고민되는 표정으로 의논을 주고 받는 시험관들

사내1; [시험관들이 고민하고 있는 기색이 역력하군.]

사내2; [벽세천공자보다 시험을 더 잘 본 자가 있겠소.]

사내3; [셋 중 가운데 서있는 이청풍(李淸風)이란 아이가 그 장본인일 거요.] 끄덕

<이청풍은 금릉의 유서 깊은 서점 서림당(書林堂) 주인의 손자인데 역시 어려서부터 수재로 소문났었소.> 셋 중 가운데 서있는 청풍을 배경으로 사내3의 말 나레이션. 청풍은 좀 심드렁한 표정이고

사내3; [얼마나 머리가 좋은지 서림당이 보유한 수천 권의 책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외우고 있다고 할 정도요.]

사내1; [수천 권의 책을 외우고 있다?] [괴물이 따로 없구만.]

사내2; [우리 같은 범인들은 책 한권 내용도 다 외우기 어렵지.]

[...!] 고개 끄덕이는 벽세경

사내3; [수재로 소문났지만 이청풍은 나서는 걸 좋아하지 않는 아이였소.] [당연히 과거시험 같은 것에도 흥미가 없을 줄 알았소.]

사내1; [그랬는데 느닷없이 향시에 응시했겠소.]

사내3; [벽세천공자와 이청풍!] [용호상박이라 할만한 수재들끼리의 대결이 벌어진 거요.] 흥분된 표정

사내2; [흥미진진하구만.]

사내1; [또 한명은 누구요?]

사내3; [주문충(朱文忠)이라고 역시 수재로 소문이 났던 아이요.]

<하지만 운 나쁘게 벽세천공자, 이청풍이란 괴물과 동년배로 태어났소. 아마 두각을 나타내는 건 어려울 거요.> 벽세천의 눈치를 보는 주문충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사내1; [어쨌거나 장원이 될 가능성이 높은 건 벽세황공자겠소.]

사내2; [일개 서점 주인의 손자와 황금전장 차남은 존재감부터 비교가 안되지.]

사내3;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소.]

사내1; [어째서요?]

사내3; [금릉에서 치러지는 향시가 워낙 중요한 탓에 북경으로부터 직접 시험관들이 파견되기 때문이오.]

사내1; [황금전장의 영향력이 통하지 않을 수도 있겠군.] 깨닫고

사내2; [천하제일의 전장이니 뭐니 해도 높으신 분들 입장에서는 그저 돈놀이하는 장사치일 뿐이지.]

쓴웃음 짓는 벽세경. 그때

사내3; [결정이 난 것 같소.] 안쪽을 보며 흥분

다른 사람들과 벽세경도 안쪽을 보고

 

#5>

시험관들 중 중앙에 앉아있던 노인이 일어난다. 이하 시험관1로 표기, 손에 종이 한 장을 들고 있고

[저분은 한림원(翰林院)의 학사라지?] [한림원 학사는 황제 폐하와 수시로 독대할 수 있는 정계의 유력자고...] 종이를 들고 일어나는 시험관1을 배경으로 사람들 웅성

시험관1; [숙의 끝에 장원, 방안(榜眼;2등급제), 탐화(探花;3등급제)를 결정했소.] 종이를 보며 말하고

시험관1; [금번 향시의 장원은...]

모두가 긴장하며 보고

벽세천과 주문충도 긴장. 하지만 청풍은 여전히 심드렁

벽세경도 두 손을 꼭 모으며 긴장.

시험관1; [이청풍! 축하하네.] 청풍에게 웃으며 말하고

와락 이지러지는 벽세천의 얼굴.

주문충은 눈을 치뜨고

 

#6>

[와아!] [서림당이 손주가 장원이다!] [축하드립니다 이공자!] 금릉부 밖에서 보고 있던 사람들 환호하고.

그 사람들 사이에서 한숨 쉬는 벽세경

사내1; [이변이라면 이변이라 할만한 결과로군.]

사내2; [황금전장의 재력도 관부에는 완전히 통하지 않는다는 게 증명되었어!]

사내3; [이청풍은 원래 영특하기로 이름났던 아이요.] [이번 향시의 장원을 차지했다 해도 뒷말은 안 나올 거요.] 끄덕

 

#7>

시험관1; [자네의 답안은 노부 우문술(宇文述)이 칠십 평생 본적이 없는 명문이었네.] [앞으로 기대하겠네.] 종이를 내려놓으며 흐뭇.

다른 시험관들도 끄덕이고

청풍; [감사합니다. 여러 사부님들께서 좋게 봐주신 덕분입니다.] 시험관들에게 포권하고

인상이 우그러진 채 청풍을 노려보는 벽세천

시험관1; [향시에서 장원 급제했으니 회시 준비를 하게나.] [두 달 남짓 남아서 시간이 충분하진 않을 게야.]

청풍; [성심(誠心)으로 준비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그때

주문충에게 고개짓을 하는 벽세천

주문충; (준비했던 그걸 하자?) 긴장하고

째려보는 벽세천

주문충; (어쩔 수 없군. 벽세천에게는 받아먹은 게 많으니...) 쓴웃음 지으며 왼손을 오른쪽 쇄에 집어넣고

시험관1; [장원은 발표했고...] 다시 종이를 보며

왼손을 오른쪽 소매에서 꺼내며 앞을 보는 주문충. 왼손은 주먹을 쥐고 있다.

시험관1; [차석인 방안은 벽세천, 삼등급제 탐화는 주문충이네.] 종이에서 시선을 떼며 벽세천과 주문충을 보고

주문충; [감사합니다.] 포권하고. 벽세천은 뚱해있고. 이어

주문충; [축하한다 이청풍!] 오른손으로 청풍의 왼팔을 잡고. 간살스럽게 웃으며

그걸 곁눈질하는 벽세천

주문충; [이번에는 내가 졌어. 앞으로도 선의의 경쟁을 해보자구.] 슥! 왼손을 재빨리 청풍의 저고리 사이로 넣었다 빼고

곁눈질로 청풍과 주문충을 보며 눈 번득이는 벽세천

청풍; [주형도 축하드립니다.] 형식적으로 주문충에게 답례하고

히죽 웃는 벽세천

시험관1; [벽세천, 자네도 한 마디 하지 않겠는가?] 그런 벽세천에게 말하고. 그러자

벽세천; [여러 사부님들의 가르침에 감사드립니다.] 포권하고

벽세천; [하오나 후진은 오늘 채점하신 결과에 이의가 있습니다.] 굳어진 얼굴로 말하고

 

#8>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벽공자는 이청풍의 장원급제를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건가?] 정문 주변 사람들 어리둥절. 웅성거리고. 그 사이에 벽세경이 있고

벽세경; (세천이 저 녀석 설마!) 눈 부릅. 불길한 예감

 

#9>

시험관1; [벽세천! 노부들의 채점에 문제가 있다는 것인가?] 노려보고

벽세천;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아부

벽세천; [여러 사부님들의 채점은 당연히 공정했을 것입니다.] [다만!]

벽세천; [이청풍! 저 작자는 답안 작성시 부정을 자행했습니다.] [제가 그것을 똑똑히 보았습니다!] 청풍에게 삿대질. 찡그리기만 하고 반박은 하지 않는 청풍

 

#10>

[그런!] [이청풍이 부정을 저질렀다고?] [사실이라면 국기를 어지럽힌 중죄인데...] 사람들 경악하고. 벽세경도 경악하고

벽세경; (세천이 놈이 초조해서 일을 저질렀구나.) 초조. 다급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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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

다시 지하의 어느 넓은 광장.

그곳으로 손을 잡고 들어서는 청풍과 진상파. 맞은편에 또 다른 어둑한 통로가 있고

진상파; [여기서 잠시 헤어져야할 것같네.] ! 청풍의 손을 놓고

청풍; [제가 안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손을 놓고 맞은편의 어둑한 통로를 보고

진상파; [그게 좋겠지.] [저 안에 숨어있는 인간과는 피차 해결할 일도 있을 테니...] 광장 중앙에 멈춰서서 어둑한 통로를 보고

청풍; [양보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돌아보는데

진상파; [헤어지기 전에 고백할 게 있어.]

청풍; [소제에게 빠지셨다는 고백이라면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미 알고 있으니...] 너스레를 떨고

진상파; [내 진짜 이름에 관한 거야.] 눈을 흘기고

청풍; [... 제가 사저의 진짜 이름을 맞춰볼까요?]

진상파; [해봐.] 끄덕

청풍; [사저의 진짜 이름은 아마 천마의 따님과 같을 것입니다.]

청풍; [엽천파라고...] 진지하게 그러자

[!] 어둑한 통로 안에서 누군가 놀라는 기척이 나고

진상파; [어떻게 알았어?] 좀 놀란 표정으로

청풍; [천마귀비님이 천강마존님의 손녀를 찾아오라는 분부를 내리시면서...] [제가 이미 그분을 만났었다고 하더군요.]

청풍;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사저가 아니면 천마의 딸과 같은 이름을 쓸 자격이 있는 여자는 없었구요.]

진상파; [날 높이 평가해줘서 고마워.]

진상파; [사제 말대로 내가 바로 엽천파야.]

[!] 통로 안에서 다시 놀라는 기척

진상파; [위태극이 보낸 자객들에게 아버지는 변을 당하시고... 어머니도 나를 보호하시다가 중상을 입으셨는데...]

진상파; [마침 근처를 지나던 사부님이 날 구해주셨으며 의부님께서는 양녀로 삼아 길러주셨지.] [진상파라는 가명으로...]

청풍; [저도 사실 고백할 게 있습니다.]

진상파; [물론 나처럼 장청풍이란 지금의 이름이 진짜가 아니라는 고백이겠지?] 어둑한 통로를 곁눈질로 보며 웃고. 물론 진상파는 청풍의 본명을 알고 있지만 숨어있는 위극천을 끌어내기 위해 연극하는 중이다

청풍; [그렇습니다.] 역시 곁눈질로 건너편 어둑한 통로를 보며 말하고. 웃으며.

청풍; [저를 길러주신 분은 무림맹 총관 신행철필의 미망인이었지요.] [그래서 지금까지 그분의 아들인 장청풍으로 살아왔구요.]

[!] 다시 어둑한 통로 안에서 누군가 놀라는 기척이 들리고

진상파; [그럼 혹시 사제가...] 놀라는 척 하고

청풍; [소제가 바로 사자천존님의 외아들 초무궁입니다.] 어둑한 통로를 돌아보며 말하고. 그러자

<흐흐흐! 그렇군! 그런 것이었어!> 드드드! 웃음소리가 어둑한 통로 안에서 일어나 광장이 뒤흔들리고

<어디서 말도 안되는 괴물이 툭 튀어나왔다 했더니...> 스윽! 어둑한 통로 안에서 사람 형상이 나타난다. 물론 위극천이고

위극천; [네놈이 바로 사자천존의 외아들이었구나.] [그 옛날 천마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신비한 기인 무(武痴)의 마지막 후손이기도 한...] ! 광장으로 들어서는 위극천. 온몸에서 수많은 촉수같은 기운이 번져 나와 넘실거린다. 마치 고슴도치나 말미잘 같다

청풍; [! 전보다 사멸혈장이 몇 배 더 강해졌소이다 그려.] 감탄하는 표정을 짓고

위극천; [흐흐흐 잘 봤다!]

위극천; [지금의 나는 혈왕조사님에 못지 않은...] 말하다가 흠칫! 하고. + 청풍; [저희 초씨 집안의 선조이신 무치께서 사저의 조상이신 천마님을 죽음으로 몰아넣으셨습니까?] 위극천은 상대하지 않고 다시 진상파에게 묻고

위극천; (건방진 놈이...) 분노하는데

진상파; [내가 알기로 거기에는 사연이 있어.] 한숨

진상파; [나와 똑같은 이름을 지닌 천마의 따님이 어떤 서생과 사랑을 해서 아이를 배었는데...] [알고 봤더니 그 서생이 천마에게 도전했던 무치였던 게야.]

청풍을 공격하려다가 멈칫! 하는 위극천

청풍; [천마께서 충격을 받으셨겠군요.] [딸을 임신 시킨 장본인이 하필이면 자신의 숙적이었으니...] 곁눈질로 그런 위극천을 보며 웃고

진상파; [게다가 둘 사이의 대결이 절정에 이르자 천마의 따님은 아버지가 아니라 연인인 무치를 응원하기까지 했다는구나.]

청풍; [역시 딸자식은 키워봐야 소용없다는 말이 사실이었군요.]

진상파; [결국 열불이 터진 천마께서 그분답지 않게 실수를 했고...] [무치에게 한 수 패하셨던 모양이야.]

청풍; [저런...]

위극천도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보고 있고

진상파; [사실 승패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닌 가벼운 상처를 입으신 정도였지만...]

진상파; [그때까지 그 누구도 자신에게 손을 대지 못하게 해왔던 천마께서는 엄청난 수치심과 절망을 느끼셨다고 해.]

진상파; [그리고 그게 홧병이 되어서 천마는 삶을 마감하게 되었다는구나.]

진상파; [지금까지 내가 한 이야기는 무치의 먼 후손이신 사부님, 즉 사제의 아버지께서 해주신 이야기야.]

청풍; [그렇다고 하외다.] 돌아보고.

움찔! 얘기 듣다가 정신 차리는 위극천

청풍;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으셨으니 이제 뒤의 통로로 들어가게 허락해주시지요.] 위극천 뒤의 통로를 가리키며 웃고

위극천; [개소리 마라.] 쿠오오! 츠츠츠! 온몸에서 넘실거리는 촉수로 청풍의 앞을 가로 막으며

위극천; [지금 진천이는 저 안에서 천마가 부활해도 죽일 수 있는 무공을 연마하고 있다.]

위극천; [진천이가 연공을 마치기전에는 그 누구도 내 뒤로 가지 못한다.]

청풍; [그렇다는 데 어쩌지요 사저?] 웃으며 손가락으로 위극천을 가리키고

진상파; [신경 쓰지 말고 다녀와.] 스릉! 검을 뽑으며 말하고

위극천; [계집! 조잡한 심검(心劍) 따위로 본좌 앞에서 날뛰다가는...] + [!] 쿠오오! 수많은 촉수를 일으키며 진상파를 위협하다가 눈 부릅뜨고

슈욱! 그자의 눈동자 하나의 바로 앞으로 다가오는 날카로운 검 끝

위극천; [!] 기겁하며 몸을 피하지만

검을 다시 내미는 진상파. 그러자

슈욱! 채찍처럼 휘어지며 위극천의 눈동자에 박힐 듯이 따라붙는 날카로운 검 끝

위극천; [지랄...] 촤락! 촤앙! 수많은 촉수로 눈 앞을 가리며 뒤로 날아가고. 하지만

퍼퍽! 퍼석! 촉수들을 썩은 새끼줄처럼 끊으며 날아드는 검 끝

위극천; (피할 수가...) ! 눈을 감으며 고개 홱 돌리고

! 위극천의 눈 꼬리를 스치며 피를 내는 날카로운 검 끝. 그리고

진상파; [이 정도면 되었지?] 스윽! 쳐들었던 검을 내리면서 웃는 진상파

[!] 눈 부릅뜨는 위극천

! 어느덧 통로 입구 좌측의 벽에 까지 밀려나 등을 벽에 기대고 있는 위극천

위극천; (... 나도 모르게 구석까지 밀려왔다.) 전율할 때

청풍; [역시 사저는 대단하십니다.] ! ! 박수치며 통로를 향해 간다. 고개를 반쯤 돌려서 위극천과 진상파를 보며

위극천; [멈춰라!] 화악! 온몸에서 내뻗치는 5미터즘의 촉수들을 휘두르며 청풍을 덮쳐가는 위극천. 하지만 그 직후

! 날카로운 섬광이 위극천 얼굴 앞에서 떨어지며 그 앞쪽의 촉수들을 모두 잘라버린다

위극천; [!] 급정거 하며 진상파를 돌아보고

진상파는 검을 내리그은 자세로 서서 보고 있다.

청풍; [금방 끝내고 나오겠습니다.] 누구에게 말하는지 알 수 없는 손짓을 하며 통로로 들어가는 청풍

위극천; (... 안돼!) 사색이 되지만 청풍을 덮쳐가진 못하고

진상파; [귀하에게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요.] 검을 늘어트린 채 다가오고. 돌아보는 위극천

진상파; [부모가 되어서 자식을 앞세우는 참척(慘慽)을 겪고 싶지 않으시다면 저와의 승부를 서두르셔야만 할 거예요.] 천천히 검을 들어올리고

위극천; [나보고 아들놈인 진천이 보다 먼저 죽어라?] 흉악하게 이를 갈고

위극천;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네년을 찢어죽이고 장청풍, 아니 초무궁이 놈을 쫓아가 죽이면 되니까!] 화악! 수많은 촉수를 5미터 넘게 뻗으며 진상파를 덮쳐오고

진상파; [유감스럽게도 당신의 그 바램은 이루어지 않을 거예요.] 슈욱! 검을 휘두르고. 그러자

화악! 진상파를 향해 날아들던 수많은 촉수들이 갑자기 방향을 틀어 위극천에게 날아든다.

위극천; [!] 투학! 기겁하며 뒤쪽의 촉수들로 앞쪽에서 날아드는 자신의 촉수를 막는다

콰콰쾅! 빠지직! 촉수들끼리 충돌하며 벼락과 폭음이 일어나고

위극천; (내 사멸혈장들이 통제를 벗어났다.) 빠지직! 몸 앞에서 일어나는 벼락을 보며 경악과 불신

진상파; [궁금증을 풀어드리자면...] 검을 늘어트리고

흠칫! 진상파를 보는 위극천

진상파; [저는 천지간에 흐르는 모든 기운을 다스릴 수 있는 비결을 터득했답니다.] [그리고 무공이든 뭐든 다 기운으로 이루어졌다고 봐야하구요.]

위극천; [다른 사람의 무공도 네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다는 거냐?]

진상파; [믿기지 않으면 직접 시험해보세요.] 스윽! 검을 쳐들고

위극천; [그럴 생각이다.] 화악! 엄청난 숫자의 촉수를 부려서 사방에서 진상파의 몸을 찌르고 휘감는다. 그 안쪽에서 천천히 검을 휘두르는 진상파의 모습이 보이고

 

#551>

밀실. 아무것도 없는 살풍경한. 어둑하다

그 밀실로 들어서는 청풍

[흐흐흐 예상보다 빨리 들이닥쳤군.] 들어서는 청풍의 귀에 들리는 음성

위진천; [하지만 이미 늦었다 초가야!] ! ! 어둑한 밀실 안쪽에서 야수의 그것같은 한쌍의 눈이 번뜩이고

위진천; [나도 아버지의 예상보다 빨리 혈왕의 마지막 힘을 얻었으니까 말이다.] ! 드러나는 장면. 침대인데 침대에 잠옷을 걸친 여자가 누워있고. 그 여자 건너편에 가부좌를 튼 알몸의 위진천이 앉아있다. 여자는 바로 혈왕의 첩이었던 혈서시

청풍; [내공이 어마어마해졌군.] 멈춰서며 말하고

청풍; [나보다 최소한 두 배... 아니 세배 이상 강한 것같군.] [혈왕잠의 힘을 혼자 차지했다 해도 그 정도의 내공을 쌓기는 어려웠을 텐데...] 말하며 위진천 앞에 누워있는 혈서시를 보고

위진천; [흐흐흐 눈치 챘구나.]

위진천; [바로 이 계집... 혈서시(血西施)가 나를 무적의 존재로 만들어준 은인이다.]

청풍; [혈서시? 혈왕의 첩이었던?]

위진천; [그렇다. 이 계집이 바로 혈서시다. 연원을 따져 거슬러 올라가면 내게는 조상이 되기도 하는....]

청풍; [조상이기도 한 그 여자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한숨

위진천; [아버지가 우연히 혈서시의 무덤을 발굴했는데...] [혈서시는 무려 천여년의 세월동안 가사상태로 살아오고 있었다.]

위진천; [보다 중요한 것은 혈서시가 혈왕이 가르쳐준 한 가지 절세 무공을 연마하던 상태로 가사상태에 빠졌다는 점이다.]

위진천; [그 결과 혈서시의 몸에는 혈왕의 그 마지막 무공이 깃들어 있었고...]

위진천; [아버지의 양보로 혈서시를 차지한 난 혈왕의 최후 절기를 흡정대법으로 흡수하여 내 것으로 만들었다.] 슈욱! 앉은 자세로 떠오르고

청풍; [조상이기도 한 혈서시를 능욕하면서까지 얻은 무공이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견식해 보자.] 화악! 청풍의 몸에서 여러 마리의 용이 튀어나와 몸을 휘감고

위진천; [얼마든지 맛보게 해주다!] [지존혈강(至尊血罡)!] 화악! 시뻘건 불덩이가 되어 청풍을 덮쳐오는 위진천. 동시에

청풍; [잘 왔다!] 용을 내보내며 강철같이 변한 양손을 밀고 당기는 청풍

번쩍! 두 사람 사이에서 강렬한 섬광이 터진다

 

#552>

[!] 휘청이는 백일몽. 드드드! 주변이 땅이 마구 흔들리고

백일몽; (... 지하에서 엄청난 역장이 소용돌이치고 있어!) 공포에 질릴 때

콰드드! 쩌저적! 마당이 무너지면서 깊은 골짜기가 생기고. 그곳으로 떨어지는 정신 잃은 자들

백일몽; (... 위험해!) ! 날아오르고.

근처의 건물 지붕 위로 내려서는 백일몽

콰드득! 콰쾅! 구덩이가 더 커지면서 근처의 건물들까지 구덩이로 무너져 내리고

백일몽; (이게... 이게 과연 인간들이 낼 수 있는 파괴력이란 말인가? 지각을 아주 무너트리고 있으니...) 흔들리는 건물 지붕 위에서 몸을 가누며 공포에 질리고. 그때

화악! 무너지는 흙더미 아래쪽에서 밝은 빛이 떠오르고

백일몽; (무너지는 지면 아래쪽에서 밝은 빛이 떠오르고 있어. 설마...) 긴장하며 볼 때

슈우! 빛의 구슬에 덮여 천천이 떠오르는 진상파. 한 손에는 사람 목을 하나 들고 있는데 물론 위극천이다. 그리고 뒤이어 두 여자가 딸려 올라온다. 빙화이신녀

백일몽; (저 계집은 바로...) 놀라고

<검후 진상파!> 놀라는 배경으로 진상파의 모습이 완전히 밖으로 올라오고.

진상파의 손에 들려진 위극천의 수급

백일몽; (혈왕잠의 기운을 흡수해서 전보다 배 이상 강해진 위극천의 목을 베었어.) 놀라고

<빙화이신녀도 무력화 시켰고....> 진상파에게 딸려 올라오고 있는 빙화이신녀의 모습 배경으로 백일몽의 놀람

백일몽; (장공자님이 천하무적인 줄 알았는데... 저 여자는 어떤 면에서 장공자님보다 더 강해 보인다.) 슈우! 이제 근처 건물 지붕 높이로 떠오르는 진상파의 모습을 보며 긴장

백일몽; (이래서 세상은 넓고 인재는 무궁무진하다는 말이 나온 것이로구나.) ! 진상파가 빙화이신녀와 함께 근처 건물 지붕 위로 내려서는 걸 보고. 그때

진상파; [사제가 좀 늦네.] 아래를 내려다보며 혼잣말을 할 때

! 갑자기 무너지는 흙더미 속에서 미사일처럼 치솟는 알몸의 위진천. 온몸이 피를 뒤집어쓴 듯이 시뻘겋고 칙칙한 기운을 내뿜지만 온몸이 상처투성이고 입과 코로도 피를 줄줄 흘린다

백일몽; [!] 자기도 모르게 비명. 그러자

위진천; [백일몽!] 수십 미터를 치솟은 채 돌아보는 위진천

위진천; [네년이 배신을 했구나. 초가놈이 어떻게 아버지의 비밀 거처를 간단히 알아냈나 했더니...] 쐐액! 미사일처럼 백일몽을 향해 날아내리고

백일몽; [... 안돼!] 공포에 질려 주춤하고.

위진천; [찢어 죽인다! 개같은 년!] 화악! 허공에서 내뻗는 위진천의 손에서 집채만한 시뻘건 손이 튀어나와 백일몽을 뭉개간다.

백일몽; [!] 절망. 그 직후

<마무리를 부탁드립니다 사저!> 누군가의 말이 백일몽의 귀에 들리고

진상파; [휴우!] ! 어쩔 수 없다는 듯 검을 슬쩍 긋고. 순간

! 백일몽을 향해 뻗던 위진천의 팔이 싹뚝 잘린다.

위진천; [크악!] 팔이 잘리며 비명. 잘린 팔에서 피분수가 쏟아지고

퍼석! 막 백일몽을 뭉개버리려던 거대한 손도 물방울처럼 터져 소멸되고. + 백일몽; [흐윽!] 팔로 얼굴 가린 채 놀라고.

위진천; [검후 진상파! 이 가랑이를 찢어 죽여도 시원치 않을 년이 감히 내 팔을...] ! 몸을 허공에서 틀며 이를 갈 때

진상파;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했으니 대가를 치러야겠군요.] 스윽! 길게 검을 휘두르고. 순간

! 그대로 목이 잘리는 위진천

위진천; [이게 무슨...] 투학! 목과 몸이 분리되어 추락하며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짓고

퍼억! ! 무너지는 구덩이 속으로 떨어지는 위진천의 잘린 목과 몸뚱이. 이어

백일몽; (가공...) 입 딱

백일몽; (저 여자에게 불가능한 일이 있기나 한지 모르겠다.) 진상파를 보며 놀랄 때

진상파; [사제는 무얼 하느라 뒤처리까지 내게 맡긴 것이냐?] 무너지는 구덩이를 내려다보며 말하고. 그러자

<죄송합니다> 퍼석! 누군가의 말과 함께 무너지는 흙더미와 건물 잔해들을 뚫고 빛의 덩어리가 하나 치솟는다.

청풍; [궁지에 몰린 위진천이 이 여자를 미끼로 쓰고 도망치는 바람에 좀 지체했습니다.] 옷이 너덜너덜 해진 청풍이 두 팔로 혈서시를 안고 떠오른다

진상파; [!] 표정이 안 좋아지고

백일몽; (저 난장판 속에서 또 여자를 하나 건져왔네.) 역시 좀 샐쭉할 때

청풍; [이해해주십시오. 천마귀비님과 같은 시대를 산 여인이라 차마 모른 척 할 수가 없었습니다.] 슈우! 혈서시를 안고 건물지붕 높이로 날아오르고

진상파; [천마귀비님과 좋은 말벗이 되긴 하겠구나.] 한숨 쉬며 검을 꽂고

청풍; [... 사저도 그렇게 생각하시지요?] 진상파의 눈치를 보며 진상파의 옆으로 내려서고

진상파; [대신!] 엄한 표정

진상파; [엉뚱한 생각은 하지도 마라. 다른 여자라면 몰라도 그 여자는 안되니까.] 혈서시를 보며 말하고

청풍; [에이 아무렴 소제가 천년도 전 시대의 여자를...] 안도하며 웃고

진상파; [말은 그렇게 하면서 입 꼬리가 올라가는 건 뭐냐?] 흘겨보고

청풍; [... 오해이십니다 사저.] [제 입 꼬리는 원래 태어날 때부터 올라가 있었어요.] [제발 믿어주세요 사저.] 혈서시를 안고 굽신거리는 청풍

백일몽; (결국 진짜 승리자고 천하의 주인은 저 여자로구나.)

<검후 진상파...> 청풍에게 무어라 쿠사리를 주는 진상파의 모습 배경으로 백일몽의 생각 나레이션.

 

<2016615일 투천환일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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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6>

철문의 안쪽. 용설약이 윤간을 당하고 있다. 두 팔이 침대 위쪽 모서리에 묶여있고. 잠옷이 찢겨 거의 알몸인 용설약을 강간하는 건 위극천과 위진천을 따라왔던 고당주를 비롯한 네명의 사내놈들이다. 지금은 고당주가 용설약을 올라타고 강간하는 중이다. 다른 놈들은 침대 주변에 둘러서서 용설약의 몸을 만지며 희롱하고

고당주; [이년아 꼴좋구나!] 턱턱! 용설약의 두 다리를 쳐들고 강간하며 헐떡이고

고당주; [나 고굉을 종처럼 부리기나 하고...] [종처럼 부리던 내 물건에 박히는 기분이 어떠냐?] 거칠게 강간하고. 눈을 감은 채 힘없이 몸이 흔들리는 용설약. 입과 코로는 피가 흐른다

고당주; [눈을 떠봐라 이년아!] 철썩! 한손으로 용설약의 뺨을 때리고. 뺨을 맞아 돌아가는 용설약의 얼굴

고당주; [지금 네년이 배에 태우고 있는 주인이 누군지 보란 말이다.] 철썩! 철썩! 연달아 용설약의 뺨을 때리고. 그때마다 용설약의 얼굴이 이리저리 돌아가고

사내1; [고당주! 대충하고 빨리 끝내!] 손으로 자기 사타구니 만지며 재촉하고

사내2; [맞아. 그년 멱을 따기 전에 우리도 한번 씩 더 해야 잖은가?]

사매3; [살살 다뤄. 내 차례 돌아오기 전에 명줄 놓으면 낭패니까.]

고당주; [젠장! 발정 난 것들 때문에 느긋하게 즐기지도 못하겠군!] 턱턱! 더 빠르게 아랫도리를 흔들고

고당주; [되... 된다!] 혼망가고

고당주; [이년아! 종처럼 부려온 내 씨를 네 년 자궁에 듬뿍 채워줄 테니 기대해라.] 헐떡이는데

털썩! 퍼억! 갑자기 옆에 있던 사내들이 모두 쓰러진다

고당주; [이 새끼들이 이번에는 또 무슨 지랄들을...] 아랫도리를 흔들며 돌아보다가 눈 부릅

쿵! 푸시시! 새카맣게 타들어가는 사내들 세 놈 뒤에 청풍이 우뚝 서서 노려보고 있다

고당주; [장... 장청풍!] 팟! 비명 지르며 벌떡 일어나고

<장... 장청풍?> 고당주가 빠져나가는 바람에 몸이 흔들리며 눈을 조금 뜨는 용설약

고당주; [네... 네놈이 어떻게 여길...] 팟! 바지 끌어올리며 옆으로 튀어 도망치려 하지만

콱! 거대한 투명한 손이 고당주의 몸을 움켜잡고

용설약; (정... 정말이야.) 강간당하던 자세로 누워 고개만 옆으로 돌리며 눈 치뜨고

<정말로 장청풍이 날 구하러 와줬어!> 용설약의 생각 배경으로 주먹 쥔 손을 앞으로 내민 채 밀실로 들어오는 청풍의 모습

들어서면서 강간당하던 모습의 용설약을 보는 청풍

청풍; [죽일 놈!] 콰직! 분노하며 주먹 쥔 손에 힘을 주고. 그러자

우두둑! 치치치! 새빨갛게 달아오르면서 고당주의 몸을 강하게 움켜쥐는 투명하며 거대한 손

고당주; [끄아악!] 우두둑! 푸시시! 몸의 뼈들이 부서지고 타들어가며 처절한 비명

고당주; [제발... 제발 목숨만은....] 푸싯! 화르르! 몸이 타들어가며 연기에 휩싸인 채 애원하지만

청풍; [살려 달라? 죽을 짓을 산더미처럼 저질러놓은 주제에?] 이를 부득 갈고. 시선은 용설약을 향한 채.

두 팔이 쳐들려 묶인 채 강간당한 자세로 누워 있다가 고개를 옆으로 돌려 청풍을 외면하는 용설약. 입술 깨물면서

자신의 몸 아래 깔려 몸부림치던 용설약의 모습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고

청풍; [용서가 안된다!] 이를 갈고

청풍; [너같은 놈들은 세상에 뼈다귀도 남겨둘 가치가 없다.] 화악! 고당주의 몸을 움켜쥔 손의 형상이 새빨갛게 달아오르고

[끄아아악!] 화악! 불길에 휩싸이며 처절한 비명을 지르는 고당주.

푸스스! 그자의 몸뚱이가 재가 되어 흩어지고

퍼억! 그러자 고당주의 몸을 움켜잡고 있던 거대한 손 형상도 사라진다

청풍; [오는 도중에 백일몽에게서 내막을 들었소.] 손을 내리며 침대로 다가가고

청풍; [인간의 악의(惡意)가 어디까지 사악해질 수 있는지 직접 몸으로 깨우쳤을 것이오.] 한숨 지으며 손을 젓고

푸석! 퍼억! 용설약의 손목을 묶고 있던 천들이 재가 되어 흩어지고. 그러자

청풍에게 등을 보이며 몸을 달팽이처럼 웅크리는 용설약. 말없이 울고

청풍; [지나간 일은 돌이킬 수 없는 반면 현재에 영향을 끼치지도 못하오.] 자기 겉옷을 벗고

청풍; [아무쪼록 미친개들에게 한 번 물렸다, 구정물에 몸이 빠졌었다 생각하고 잊어버리시오.] 겉옷으로 거의 벌거벗은 상태인 용설약의 몸을 덮어주고

용설약; [꺼져...] 청풍에게 등을 보인 채 달팽이처럼 웅쿠린 자세로 이를 갈고

옷을 덮어주다가 멈칫 하는 청풍

용설약; [어줍잖은 위로도, 공자 말씀 따위도 필요 없으니까... 날 혼자 있게 내버려둬!] 울면서 이를 갈고

청풍; (하긴...) 한숨 쉬며 그런 용설약을 보고. 침대에 걸터앉으면서

청풍; (지금의 이 여자에게는 어떤 위로도 통하지 않겠지. 지금까지의 삶이 바닥부터 무너져 버렸으니...) 한숨 쉬며 용설약의 머리를 쓰다듬고

신경질적으로 조금 머리를 저어 청풍의 손길을 피하려 하지만

청풍; (위태무의 혼백이 승천하기 전에 읽은 천기는 바로 이런 상황이었을 것이다.) 다시 용설약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태무의 혼백이 말하던 장면을 떠올리고

이하 회상. #515>의 장면

 

위태무; <용설약은...> <가엾은 인생이다. 세상 그 누구보다도...>

위태무; <날 위해 용설약에게 복수를 할 생각은 하지 마라. 오히려...> <할 수 있다면 그 계집을 네가 거두어 보살펴주기를 바란다.>

위태무; <내가 왜 그 독한 계집에게 연민의 감정을 품게 되는지는 곧 알게 될 것이다.>

회상 끝

 

청풍; [열흘 전, 부인과 그 일이 있은 후 나는 부인의 남편... 위태무의 혼백을 만났었소.] 용설약의 머리를 쓰다듬고

[!] 바르르! 경직되는 용설약의 몸. 울음도 그치고

청풍; [그 분의 혼백은 이미 부인을 용서했을 뿐 아니라... 부인을 위해 근심하기까지 했소.]

청풍; [아마 천기를 읽어서 이런 상황을 내다본 듯한데...] + 용설약; [헛소리 마!] 버럭 외치며 돌아보고. 몸도 조금 일으키고. 그 바람에 청풍이 덮어준 겉옷이 흘러내리며 가슴이 드러나고

용설약; [혼백 따위, 지옥이나 천당 따위는 없어!] [만일 그런 게 있다면 나같이 죄 많은 인생들은 어떻게 하라고?] 젖가슴 드러나는 것도 상관 않고 일어나 앉으며 청풍에게 악을 쓰고

청풍; [부인...] 탄식하는데

용설약; [꼴 보기 싫어!] [이때다 싶어 잘 난 척 하는 네놈 상판을 보고 있자니 구역질이 나서 못 견디겠어!] 악을 쓰고

용설약; [그러니 당장 내 눈 앞에서...] 철썩! 악을 쓰는 용설약의 뺨을 때리는 여자의 손. 주름으로 덮인 나이 든 여자의 손이다.

용운영; [마음에도 없는 소리 그만해라 이것아.] 어느 틈에 나타났는지 청풍의 뺨을 때리고 있는 용운영. 몸의 일부가 나비가 되어 있다. 나비의 형태로 날아와서 몸으로 합쳐지고 있는 모습이고. 알고 있었다는 듯 돌아보는 청풍

용설약; [언... 언니!] 울먹이며 돌아보는 용설약

용운영; [이 못된 년아! 겨우 이런 꼴 보자고 날 노파로 만들었어?] [어떻게 사람을 봐도 그렇게 못 볼 수가 있어?] 펑펑! 철썩! 철썩! 양손으로 마구 용설약을 때리며 울고. 물론 아프라고 때리는 건 아니다. 용설약도 맞으면서 울고

용설약; [미안해 언니! 미안해!] 맞으면서 울고

용운영; [내가 어떻게... 죽어서 어떻게 부모님 얼굴 보라고 이런 꼴이 되었어? 어?] 펑펑 철썩! 철썩! 용설약을 때리며 울고

용운영; [언니가 되어서 동생들 간수 못했다고 부모님이 혼내시면 어쩌라고?] 울부짖으면서 와락 용설약을 끌어안고

용운영; [날 물 먹였으면... 내 걸 모두 빼앗아갔으면 네년이라도 잘 살고 행복해졌어야지!] [이게 무슨 꼴이야 이게!] 용설약을 끌어안고 대성통곡하고. 그런 용운영 품에 안겨 말없이 오열하는 용설약

청풍; (이걸로 되었다.) 두 자매가 부둥켜 안고 우는 걸 보며 안도하고

청풍; (생판 남인 나보다는 피붙이의 설득이 저 여자로 하여금 계속 살아갈 의지를 북돋아줄 것이다.) 돌아서서 입구로 가고

입구에는 백일몽이 서서 울고 있다가 고개 숙이고

청풍; (위극천! 위진천!) (네놈들의 죄업이 하늘을 찔렀으니 하늘의 벌이 있을 것은 당연한 이치!) 살벌한 표정

청풍; (곧 나를 보게 될 것이다.) 걸어가고. 백일몽을 등지고

 

#547>

건물 내의 다른 방. 위태무의 서재. 변한 건 없다. 그곳으로 들어오는 청풍

청풍; (다행히 위태무의 서재는 원형대로 보전이 되어왔군.) 둘러보고

청풍; (그렇다면 낙신부도가 들어있는 쓰레기통은...) 두리번거리며 탁자 쪽으로 가고

탁자 옆의 통에 잡다한 종이 뭉치들이 끼워져 있고

청풍; (찾았다.) 다가가고

청풍; (한눈에 봐도 이게 낙신부도라는 걸 알 수 있다.) 슥! 두루마리 하나를 뽑아들고

양손으로 펴는 청풍.

앞쪽에는 낙신부도, 뒤에는 복잡한 지도

청풍; (낙신부도와 천마총의 장보도를 전부 고개지가 그린 것이라면...) 뒤집어서 뒷면의 지도를 보고. 이어

청풍; (그렇군!) 눈 번쩍

청풍; (천마총은 거기에 숨겨져 있었구나.) 눈 번뜩이는 청풍의 얼굴 크로즈 업

청풍; (위극천, 위진천 부자에게 합당한 징벌을 내린 후에 찾아가서 천마가 남긴 양정을 회수하자.) 두루마리를 말고

청풍; (천년 세월을 홀로 견디어온 천마귀비를 더 이상 기다리게 할 수는 없으니...) 입구로 가고. 입구에는 백일몽이 서서 기다리고 있다

 

#548>

어느 도시.

화려한 장원. 바로 위극천이 은신하고 있는. 헌데

화악! 백일몽을 안고 그 장원의 마당으로 날아 내리는 청풍. 헌데

[!] [!] 마당으로 날아 내리다가 놀라는 청풍과 백일몽

쿵! 수없이 널려있는 사람들. 모두 죽진 않았지만 정신을 잃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백일몽; [누가... 누가 먼저 위극천의 비밀소굴에 쳐들어 왔나 봐요.] [살아있는 인간이 한 명도 없어요.] 주변의 사람들 사이로 가며

청풍; [죽은 자는 없소.] 고개 저으며 발치릐 사내를 발로 건드려서 뒤집고. 돌아보는 백일몽

[으으으...] 몸이 뒤집어지며 신음하는 사내.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있고

백일몽; [정... 정말이군요.] 자기 근처의 다른 사내를 살피며

백일몽; [그냥 정신을 잃었을 뿐이에요.] [수백 명의 사내가 거의 동시에 기절한 것같아요.] 발로 그자를 건드리며. 신음하는 그자

청풍; [단순히 기절한 게 아니라 경맥(經脈)이 토막토막 끊어져 두 번 다시 무공을 쓸 수 없는 몸들이 되어 있소.]

백일몽; [믿어지지가 않아요.] 침 꼴깍

백일몽; [위극천의 비밀소굴답게 이곳에 주둔하는 자들은 하나같이 일류고수들인데 이렇게 어이없이 전멸 당하다니...]

청풍; (겉으로 보기에는 상처가 없는데 경맥들이 끊겼다.)

청풍; (아무래도 그분이 나보다 먼저 여길 알아낸 것같구나.) 누군가를 생각하며 사람들 사이를 걸어갈 때

드드드! 지진이 난 듯 지면이 흔들린다

[악!] 놀라 비명. 비틀하고. 청풍은 흠칫할 때

지지지! 츠츠츠! 지면의 한쪽이 시뻘겋게 달아오르고 한쪽은 얼어붙는다. 달아오르는 곳에 쓰러져 있던 자들은 몸이 단번에 타버리고 얼어붙는 곳에 쓰러져 있던 자들은 얼음이 된다. 그 구역이 정확히 직경 30미터쯤의 원형이다

백일몽; [지... 지하에 엄청난 열기와 냉기를 뿜어내는 존재들이 있어요.] 팟! 놀라며 뒤로 날아 원형 구간에서 벗어나며 외치고

백일몽; [혈교의 가장 무서운 수호신들인 빙화이신녀(氷火二神女)가 지하에서 누군가와 싸우고 있는 것같아요.] 휘릭! 내려서며 원형 구간을 보고

청풍; [여기서 기다리시오.] 슥! 발을 하나 들어서

쾅! 내리구른다. 그러자

퍼억! 청풍의 몸을 중심으로 직경 3미터쯤의 수직 동굴이 뚫린다

백일몽; [아!] 놀라며 보는 사이에

슈욱! 청풍은 자신이 뚫은 수직의 동굴로 갈아 앉는다.

백일몽; (발 한 번 굴러서 이렇게 거대한 수직 동굴을 만들기도 하고...) 다가와 아래를 내려다보고

백일몽; (어쩌면 나는 고금제일인이 현세에 나타나는 걸 목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얼굴 발그레 해지고

 

#549>

넓은 지하광장. 기둥들이 즐비. 그곳에서 싸우는 세 여자. 진상파가 서서 검을 얼굴 앞에 세우고 있고. 그 앞쪽에서 빙화이신녀가 열기와 냉기를 쏟아내고 있다. 흰옷을 벗어버려 알몸이 된 열화신녀의 몸에서는 용암같은 열기가 뿜어져 나오고. 역시 붉은 옷을 벗어버린 빙백마녀의 몸에서는 새하연 기운이 용처럼 휘몰아치며 진상파에게 몰려든다. 하지만

지지징! 진상파의 검에서 일어난 기운이 마치 자석인 것처럼 열기와 냉기를 좌우로 소용돌이치며 물러가게 만든다.

왼손의 손 가락을 세워 앞으로 그어내는 진상파

퍼퍽! 퍽! 열화신녀와 빙백마녀의 몸에 박히는 무형의 검. 검 형태의 섬광. 하지만

움찔! 움찔! 검 모양의 섬광에 박히지만 움찔 할 뿐인 두 마녀

진상파; (역시 까다로운 상대야.)

진상파; (저 두 여자는 무공을 써서 열기와 냉기를 뿜어내는 게 아니다.) (몸 자체가 불덩이고 얼음덩이다.)

진상파; (그래서 무형의 검기로 경맥을 끊어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다.)

진상파; (내공이 아니라 기운을 쓰는 지금의 나로서는 상대하기에 가장 까다로운 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진상파; (좀 무리를 해서라도 두 여자를 교대로 상대해서 목을 베어야할 것같구나. 가엾긴 하지만...) 스윽! 바로 세웠던 검을 옆으로 눕히면서 생각

진상파; (한 여자의 목을 벨 때 다른 여자가 전력을 기울여 공격하면 나도 간단치 않은 타격을 입을 수도 있지만...) 생각할 때

청풍; [소제가 마무리를 할 기회를 주십시오.] 스윽! 옆으로 나서는 청풍.

진상파; [왔네 사제.] 웃으며 눕히려던 검을 다시 바로 세우고

청풍; [다른 곳을 들렀다 오느라 좀 늦었습니다.] 양손을 앞으로 내밀며 앞으로 가면서 말하고

진상파; [사제만큼 바쁜 사람도 하늘 아래 없을 거야.]

청풍; [그런 것 같습니다.] 양손을 천천히 저으면서 웃고. 그러자

화악! 팔자로 돌리는 청풍의 양손을 따라 용의 형상이 두 마리가 일어나고

콰드드! 8자로 돌아가는 두 마리의 용의 움직임에 따라 지금까지는 정확히 반쪽을 이루고 있던 열화신녀의 열기와 빙백마녀의 하얀 기운이 요동치며 서로 섞이려 한다. 태극의 형상을 이루려 하면서. 용들이 열기와 냉기를 하나씩 물어서 반대쪽으로 끌고 들어가는 모습

진상파; [조룡여의심법이 경지에 이르렀네.] 감탄의 표정

청풍; [사저에게 배운 이화접목도 한몫했습니다.] 말하며 양손을 벌렸다가

청풍; [조룡여의(調龍如意)!] 쩡! 박수를 친다. 그러자

화악! 화악! 흰 기운을 문 용은 열화신녀에게 빨려 들어가고 붉은 기운을 문 용은 빙백마녀에게 빨려 들어가고. 그러자

슈학! 쩍! 용에 이끌려 붉은 기운은 빙백마녀에게 스며들어가고 흰 기운은 열화시녀에게 스며들어간다. 마치 스폰치가 물을 빨아들이듯이. 그러자

화악! 서로 다른 기운을 빨아들인 두 여자의 몸에서 엄청난 수증기가 일어난다.

진상파; [빙탄불상용(氷炭不相容)!] [얼음과 불타는 석탄은 서로를 용납하지 못한다는 고사 그대로네.] 감탄하며 검을 내리고

화악! 치치치! 열화신녀와 빙백마녀는 둘 다 몸에서 엄청난 수증기를 뿜어내면서 비틀거리다가

스륵! 슥! 뒤로 넘어지는 두 여자

텅! 텅! 뒤로 넘어지는 두 여자. 이제 더 이상 두 여자의 몸에서 열기와 냉기가 쏟아져 나오진 않는다

진상파; [조룡여의심법이 조화를 부렸구나.]

진상파; [열화신녀의 열기는 빙백마녀의 몸속으로 흘러들어가게 만들고, 빙백마녀의 냉기는 열화신녀의 몸속으로 스며들어가도록...] 청풍과 함께 두 여자에게 다가가고. 검을 허리에 찬 검집에 넣으면서

청풍; [서로 상극의 힘을 뿜어내는 존재가 가까이 있어서 상대하기가 쉬웠습니다.]

진상파; [저 두 여자를 상대로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사부님을 제외하면 사제뿐일 거야.]

청풍; [과찬이십니다.] 멋쩍고. 그 사이에 두 여자 옆에 이르는 청풍과 진상파

[끄윽!] [끅!] 온몸에서 수증기를 뿜어내며 벌벌 떠는 두 여자

진상파; [죽진 않겠지?] 두 여자를 내려다보고

청풍; [이대로 죽인다면 너무 가엾은 일이지요.] [이 여자들이 자신의 의지로 죄를 지은 적이 없기도 하고...]

진상파; [그렇긴 하지.] 끄덕이고

청풍; [일단 상극인 기운들이 스며들어가서 한동안 무기력해지겠지만...] [아마 다시 원래의 힘을 되찾게 될 것입니다.] 빙화이신녀를 지나서 두 여자 뒤의 문으로 가며 말하고

진상파; [저 여자들을 잘 부릴 수 있는 주인을 만나게 해야겠지.]

청풍; [그렇습니다.] 생각하며 용운영을 떠올리고. 그때

진상파; [무사히... 다시 내 앞에 나타 주어서 고맙다 사제.] 슥! 청풍의 손을 잡으며 말하고

청풍; [저도 사저가 건강해진 모습을 뵙게 되어 여한이 없습니다.] 함께 진상파의 손을 꼭 잡고

진상파; [여한까지야...] 웃지만 얼굴 좀 발개지고

진상파; (좀 떨어져 있다가 다시 만나니 확실해지는구나.) 청풍과 손을 잡고 지하의 복도를 걸어가며 생각하고

<난 평생 사제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는 가엾은 존재라는 것을...> 손잡고 나란히 복도를 걸어가는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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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2>

<-황산(黃山)> 기암절봉들이 구름 속에 삐죽 삐죽. 낮. #338>에서 용운용이 박살 낸 암자가 있는 곳

산 중턱. 암자의 폐허. 용운영이 살기를 참지 못하고 폭파 시켰던 암자. 그 암자의 폐허에 커다란 봉문이 하나 세워져 있고. 봉분 앞의 비석에는 <蓮花庵 比丘尼之墓>라는 글이 적혀있다. 그 비석 앞에 앉아 합장하고 있는 나이 든 여자. 바로 용운영. 나이 든 모습인데 손에 염주를 낀 채 독경하고 있다.

용운영; (죄 많은 인생...) 눈물 한숨

<아무 연고도 없는 날 받아주고 보살펴준 스님들을 살기를 누르지 못하고 학살했다.> #338>에서 자신이 나비들로 비구니들을 학살하던 장면 떠올리고

용운영; (만일 그 아이가 날 깨우쳐주지 않았다면 나란 인생은 여전히 독기를 세상에 뿌리며 살고 있겠지.) 얼굴 약간 붉어지고. 책상다리를 한 청풍의 하체 위에 마주 보는 자세로 앉아서 방아를 찧으며 자지러지던 자신의 모습 떠올리고

용운영; (다시 젊음을 되찾든 못 찾든 남은 여생은 지은 죄를 속죄하며 살아야만 한다.) 생각하는데

빠지직! 갑자기 벼락이 용운영의 정수리에 내려치고

용운영; [하악!] 자지러지고

털썩! 나뒹구는 용운영

용운영; (이... 이게 무슨...)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엄청난 충격이 전해졌다.) 벌벌 떨며 일어나려 하는데

츠으! 그런 용운영의 저고리 사이로 드러나는 젖가슴 골에서 벌레 한 마리가 살 속에서 꿈틀대고 있다.

용운영; (이.. 이건...) 자기 가슴 속에서 꿈틀대는 벌레의 형상을 보고

용운영; (동심고(同心蠱)!) (원래는 한 마리였지만 둘로 잘리면 아무리 멀리 있어도 감응(感應)한다는 동심고다.)

용운영; (설약! 그년이 나를 감시하기 위해 몰래 동심고를 내 몸에 심어놨을 텐데...) (그 동안은 그년이 동심고를 통제한 탓에 나는 동심고가 심어진 줄도 몰랐다.) 용설약을 떠올리며 분노하고

용운영; (헌데 지금 그년이 무언가에 엄청난 충격을 받아서 동심고에 대한 통제를 상실했다.) (그래서 나도 그년 몸에 심어져 있는 동심고를 통해 그년이 느끼는 감정을 일부 느끼고 있는 것이고...) 벌벌 떨리는 용운영의 하체

용운영; (아랫도리에... 지독한 통증과 이물감이 느껴진다. 그렇다는 건...)

용운영; (설약이 년이 누군가에게 겁탈을 당하고 있다.) 헐떡이며 가부좌를 틀고

용운영; (동... 동심고를 통제해서... 그년이 지금 어떤 일을 당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두 손을 결을 지으며 눈을 감고. 그 사이에도 몸을 벌벌 떨리고

주문을 외우는 용운영. 그러자

지잉! 용운영의 젖가슴 살가죽 아래에서 꿈틀대는 벌레가 빛을 발하고.

용운영; (되었다!)

용운영; (이제 동심고는 설약이 년이 아니라 나의 통제 하에 들어왔다.)

용운영; (과연 설약이 년이 무슨 일을 당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주문을 외우고. 직후

[!] 엄청난 충격을 받는 용운영

<맙... 맙소사!> 용운영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침대에 눕혀져 몸부림치는 거의 알몸인 용운영. 그 용운영의 몸에 올라타고 강간하는 위극천. 그리고 위로 쳐들린 용운영의 양쪽 팔목을 한손으로 잡고 다른 손으로는 용운영의 젖가슴을 주무르며 희롱하는 젊은 사내

<위... 위진천! 네놈이 어떻게 설약이에게 그런 짓을...> 젊은 사내의 웃는 얼굴. 바로 위진천이다.

 

#543>

낮. 강변의 암자. 진상파가 머물고 있는 암자.

암자의 마당에 비구니들과 함께 신소심, 당아연, 황건신장등이 서있다. 신소심과 당아연은 각기 죽립과 보검 한 자루씩을 들고 있고. 신소심이 죽립. 당아연이 보검. 두 계집은 울상. 황건신장은 좀 떨어져 있고

삐꺽! 문이 열리고.

금정사태가 문을 열고 나오고 진상파가 뒤따라 나온다. 진상파는 먼 길을 가려는 차림이고

금정사태; [그럼 조심해서 다녀오너라.] 밖으로 나와 옆으로 비켜서면서

진상파; [아마 열흘 남짓 걸릴 것같군요.] 밖으로 나오고

진상파; [별일이 없으면 바로 돌아와서 경과보고를 드리겠어요.] 나오며 말하고

금정사태; [이 늙은이야 신경 쓸 거 없고...] [아무쪼록 몸조심 하거라.] 한숨

진상파; [걱정 끼쳐드리지 않도록 노력하겠어요.] 미소 지으며 계단을 내려오고

신소심; [맹주님...] 걱정되어 울먹이며 죽립을 내밀고

신소심; [정말 괜잖으시겠어요?] [내공을 쓰실 수 없어 이래저래 불편하신 점이 한 둘이 아닐 텐데...] 죽립을 진상파에게 건네주고

당아연; [맞아요. 허락하신다면 소심언니와 제가 상파언니를 따라가서 보필할게요.] 죽립을 쓰는 진상파를 보며 울상

진상파; [별 걱정들을 다 하는구나.] 당아연이 내미는 검을 받고

진상파; [원래 사람은 내공 없이도 오랜 세월 잘 살아왔다.] [내공의 유무가 사는데 무슨 큰 차이가 있겠느냐?] 검을 허리에 차고

당아연; [하지만...] + 신소심; [강호가 워낙 험한 동네고 또 맹주님을 노리는 마귀들이 도처에 있을 텐데...] 울먹이고

진상파; [그냥 걸어가려고 했는데...] 한숨 쉬며 검의 손잡이를 잡고

진상파; [너희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어쩔 수 없구나.] 스릉! 검을 뽑고.

황건신장; (설마...) 흠칫! 할 때.

당아연; [검으로 무얼 하시게요?] 어리둥절. 비구니들도 어리둥절

반면 신소심과 금정신니는 알아차린 표정이고

진상파; [이렇게 하려고 한다.] 스윽! 검을 바닥에 떨구는데 검이 천천히 떨어지더니

지징! 지면에서 50센티쯤 되는 높이에서 검이 멈추며 진동하고. 이어

화악! 갑자기 검이 엄청난 크기로 늘어난다. 길이는 10미터, 폭은 1미터 정도

당아연; [에그머니나!] 기겁 물러서고

[관세음보살!] [저... 저런...] [검... 검이 저렇게 커지다니...] 비구니들 경악

신소심; (역시...) 놀라며 물러서고.

진상파; [이걸 보여주면 아연이도 안심이 되겠지?] 슥! 웃으며 거대해진 검으로 올라선다

당아연; [어검비행(御劍飛行)!] [어검비행이 정말 가능한 것이었군요.] 흥분해서 팔짝 거릴 때

진상파; [돌아와서... 한번 태워주도록 하마.] 웃으며 완전히 검으로 올라서고.

당아연; [그 약속! 잊으시면 안돼요 상파언니!] 흥분하는데

진상파; [그럼... 다녀오겠어요.] 금정사태에게 다시 인사하고

금정사태; [여기 생각은 말고...] 당아연과 신소심 힐끔 보고

금정사태; [초공자를 만나면 그동안 못 푼 회포를 충분히 풀도록 해라.]

진상파; [예...] 얼굴 살짝 붉히더니

탁! 앞으로 내민 발을 살짝 굴러 검을 자극하고. 그러자

투학! 미사일처럼 날아가는 거대한 검. 그 검 위에 윈드서핑 하는 자세로 꼿꼿이 서서 옷자락 날리며 날아가는 진상파

[잘 다녀오세요 상파언니!] [초공자님께 저희 얘기도 꼭 해주세요 맹주님!] 당아연과 신소심이 달려가며 손을 흔들고

손을 들어 보이는 진상파

반짝! 빛이 나더니

사라지는 진상파를 태운 거대한 검

당아연; [어검비행도 가능하고... 상파언니는 아무래도 사람의 경지를 벗어난 것 같아요.] 마당 끝에 멈춰서며 흥분해서 할딱이고

신소심; [맹주께서 신선이 되셨다면 우리한테야 좋지 뭐.] 옆에 멈춰서며 당아연과 함께 진상파가 사라진 곳을 보고

당아연; [왜요? 상파언니 덕분에 우리도 불노불사가 될 수 있어서인가요?]

신소심; [그게 아니야 요것아.] 당아연의 머리에 꿀밤 주고. + 당아연; [아양!] 엄살

신소신; [만일 맹주님이 인간으로 남아있어 봐라. 우리가 맹주님의 상대가 되겠니?] 당아연의 어깨를 감싸 안으면서

당아연; [상파언니의 상대?] 어리둥절

당아연; [우리가 상파언니와 싸울 일이 뭐가 있다고...] + [아!] 깨닫고

신소심; [이제야 알겠니?] 눈 흘기고

당아연; [상... 상파언니가 초공자님을 독차지 하려고 마음 먹으면 우리에게는 국물도 없겠군요.] 울상

신소심; [그래서 맹주님이 차라리 세속에 초연한 신선이 되셨다면 우리에게 유리하다고 한 거야.] 당아연의 어깨를 끌어안고 말하며 얼굴 살짝 붉히고

금정사태; (내공을 잃은 후 오히려 한 걸음 더 나가서 무상의 경지에 이르렀다.) 진상파가 사라진 곳을 보며 생각하고

금정사태; (이래서 아무리 노력해도 타고난 핏줄의 힘은 이길 수 없는 모양이다.)

<고금제일인인 천마의 마지막 후손인 상파를 누가 능가할 수 있겠는가?> 거대한 검을 타고 미사일처럼 날아가는 진상파의 모습 배경으로 금정사태의 생각 나레이션. 검이 날아가는 주변으로 날아가던 새들이 기겁하며 달아나고

 

#544>

<-장팔령(張八嶺)> 험준한 산.

그 산 속을 흐르는 강.

그 강 위를 걸어가는 청풍. 걸어가는 것같지만 마치 급류를 타듯이 아주 빠르게 간다

그러면서 위태무의 유령과 나눴던 대화를 떠올리고. 회상 형식으로

 

위태무; <낙신부도는... 금릉의 서쪽 장팔령(張八嶺)에 숨겨진... 내 비밀 거점의 서재에 있다.> <잡다한 서류들과 함께 쓰레기통에 꽂혀 있어서 오히려 쉽게 발견되지 않을 것이다.> 위태무의 시체를 배경으로 시체에서 피어오르는 유령같은 것이 말하고

위태무; <보답이 될지 모르겠지만... 낙신부도를 네게 주마.>

회상 끝

 

청풍; (천마귀비를 위해서라도 천마총은 반드시 찾아내야만 한다.)

청풍; (아무쪼록 낙신부도가 여전히 위태무의 서재에 남아있기를 바랄 뿐이다.) 생각할 때

[기다려 주세요!] 누군가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돌아보는 청풍

백일몽; [제발... 제발 저를 만나주세요 공자님!] 강변을 따라 달리며 필사적으로 외치는 백일몽

청풍; (저 계집은 위태무, 아니 용설약의 심복인 백일몽...) 속도를 늦추며 백일몽 쪽을 보고

<헌데 저 계집이 날 보자 숨거나 도망치기는커녕 필사적으로 따라붙고 있다. 그렇다는 건...> 강변을 따라 달리며 악을 쓰는 백일몽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용설약에게 무슨 일인가 생겼다.) 홰액! 방향을 틀어서 백일몽쪽으로 날아가는 청풍.

 

#545>

위태무의 비밀 거점. 여전히 인적은 없고.

화악! 허공에서 날아 내리는 청풍. 두 팔로 백일몽을 안고 있다. 백일몽은 두 팔로 청풍의 목에 매달려 있고

백일몽; [저기... 저기에요.] 건물 중간 쯤에 열려있는 문을 가리키고

휘익! 그곳으로 날아드는 청풍

문 안쪽은 넓은 방. 방 끝에 절벽에 뚫린 지하복도의 문이 있다. 철문은 활짝 열려있고

[!] 방안으로 내려서다가 무언가 느끼는 청풍

백일몽; [제발... 제발 늦지 말았어야하는데...] 청풍의 팔에서 내리고

백일몽; [주모님은 저 안쪽의 연공관에서 천인공노할 만행을 당하고 계셨어요.] 말하며 달려들어가려는데

청풍; [기다리시오.] 콱! 침통한 표정으로 백일몽의 팔을 잡고

백일몽; [공자님! 왜...] 돌아보며 의아

청풍; [안에는 나 혼자 들어가 보겠소. 소저는 부르면 들어오시오.] 백일몸의 팔을 놓고 백일몽을 지나쳐서 지하통로를 향해 간다

백일몽; [예,,,] + (무언가 알아차리셨구나.) 대답하며 멈추고

슈우! 걷는 것같은데 미끄러지듯 복도의 끝으로 가는 청풍

백일몽; (여러모로 사람 같지가 않아.) 가슴 두근. 두 팔로 가슴 안으면서

백일몽; (처음 만난 곳이 오십여 리 밖이었는데... 몇 번 눈을 깜빡이고 보니 여기에 도착해있었어.)

<난생 처음 하늘을 나는 경험도 해봤고...> 청풍의 품에 안겨 까마득히 높은 하늘을 날며 두 팔로 청풍의 목을 감싸 안던 자신의 모습 떠올리고

백일몽; (저 사내라면... 주모님을 그 마귀새끼들에게서 구해주실 수 있을 거야.) 두근 두근 복면 속에서 얼굴 발개지고

 

#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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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9>

<-신장궁> 낮. 연기를 뿜어내는 화산을 등지고 공장 분위기의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연기를 뿜어내는 굴뚝들도 많고.

신장궁 입구에서 이별하는 청풍과 여자들. 황보경과 귀희 외에 화룡부인 뇌옥경과 벽세준도 있고. 뇌옥경의 자녀들인 벽진룡과 벽진봉도 있다. 벽진봉은 여우를 안고 있다.

청풍; [그럼 두 분을 부탁드리겠습니다.] 벽세준과 뇌옥경에게 포권하고

벽세준; [장공자의 손님이시니 이 벽세준의 귀빈이시기도 하외다. 성심을 다해 모시겠습니다.] 포권하고. 뇌옥경은 약간 얼굴 붉힌 채 고개 숙이고

청풍; [따로 거처가 정해질 동안 신장궁에 신세를 지시기 바랍니다.] 황보경과 귀희를 보며 말하고.

황보경; [저희 걱정은 마시고 잘 다녀오세요.] 조신하게 대답하고

귀희; [우리 걱정은 하덜 마.] [원래 여자들은 어디서든 잘 적응하는 법이니까.] 황보경의 손을 잡은 채 요염한 표정으로 말하고

청풍; [그러시다니 안심입니다.] 말하다가 흠칫! 아래를 보고

벽진룡이 서서 청풍의 바지를 잡고 올려다 본다

청풍; [미안하구나 진룡아.] 한 무플 꿇은 자세로 몸을 숙이고

청풍; [숙부가 오늘은 바빠서 그만 가봐야 한단다. 다음에 왔을 때는 오래 머물며 같이 놀아주마.] 벽진룡의 머리를 쓰다듬고

벽진룡; [그 약속! 꼭 지켜야만 해 장숙(張叔)!]

벽진룡; [진룡이와 진봉이도 장숙을 보고 싶지만 엄마도 늘 장숙 생각하는 것 같으니까.] 뇌옥경을 돌아보며 말하고

화들짝 놀라며 얼굴 발개지는 뇌옥경

귀희: (요것 봐라!) 눈 반짝

귀희; (낌새를 보니 장가놈은 남편과 자식이 있는 뇌옥경이란 년과도 그렇고 그런 사이인 것같네.) 벽진룡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일어나는 청풍. 어색한 표정으로 뇌옥경을 보고. 뇌옥경은 고개 조금 옆으로 돌린 채 부끄러워 한다

귀희; (이해할 수 없는 건 남편이란 작자도 두 사람 관계를 알고 있는 것같다는 점인데...) 벽세준을 보며. 벽세준은 웃으며 청풍과 인사하고 있다.

귀희; (마누라가 장가놈과 놀아나는 걸 질투하긴 커녕 오히려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잖아.) 벽세준의 얼굴 보며

청풍; [그럼... 가능한 빨리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돌아서고

[다녀오세요.] [몸 조심해!] 여자들 인사하고.

휘익! 날아가는 청풍

[장숙! 빨리 와야해!] [맛있는 거 사와.] 벽진룡과 벽진봉도 작은 손을 흔들며 외치고.

손을 들어 보이며 멀어지는 청풍.

뇌옥경; (무사히 다녀오세요 공자님!) 얼굴 발개진 채 청풍이 멀어지는 것을 보는데. 한손이 아랫배를 감싸고 있다

뇌옥경; (다음번에 오시면 기쁜 소식을 전해드릴 테니까요.) 아랫배를 만지며 얼굴 발그래해지는 뇌옥경. 그걸 흘겨보는 귀희

귀희; (뭐야? 심지어 장가놈의 아이까지 밴 거야?)

<도대체 이들 부부와 장가놈 사이에 무슨 사연이 있는지 모르겠네. 한 계집을 사내 둘이 사이좋게 공유하기나 하고...> 현장의 모습 배경으로 귀희의 생각 나레이션

 

#540>

위태무의 비밀 거점. 경비 서는 놈들이 없다. 텅텅 빈 분위기이고.

슥! 입구쪽에서 날아드는 백일몽

슥! 건물이 보이는 곳의 바위 뒤에 몸을 숨기고

백일몽; (인적이 사라졌어.)

백일몽; (소교주가 갑자기 이곳에 주둔하던 본교의 모든 인원을 총단으로 돌려보낸 때문인데...)

백일몽; (주모님은 여전히 폐관연공중이시고...)

백일몽; (주모님의 경호를 어찌 하려고 본교의 고수들을 모두 해산시킨 걸까?)

그런 백일몽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용설약이 여행을 떠날 때 위진천이 음산하게 웃으며 용설약의 뒷모습을 보던 장면. 백일몽 자신은 그걸 느끼고 소름이 돋아했었고.

백일몽;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상황이야.) (소교주는 어째서 생모인 주모님께 음습한 악의를 품고 있는 걸까?)

백일몽; (내가 알지 못하는 어떤 일이 진행되고 있는 게 분명해.) 슥! 숨었던 곳에서 조금 일어나고

백일몽; (소교주의 명령을 어기는 일이지만 주모님이 걱정되어 견딜 수가 없다. 몰래 연공관에 가서 주모님의 상태를 살펴보자.) 슥! 바위 뒤에서 나가려 하고. 그때

휘릭! 옷자락 펄럭이는 소리가 들리고

백일몽; (누가 온다.) 팟! 다시 급히 바위 뒤에 숨고. 직후

쏴아! 바위 위로 날아서 지나가는 여섯 명의 사내. 앞장 선 것은 위진천과 위극천 부자고. 그 뒤를 고당주를 비롯한 네 명의 건장한 사내가 따라간다.

백일몽; (저들은...) 숨은 채 놀라고

<소교주와 소교주의 생부인 혈왕부마 위극천...> 위극천의 얼굴 크로즈 업. 가시가 돋아났던 흉터가 남아있어 흉측하다.

쏴아! 그 사이에 건물로 날아 들어가는 위극천 일행

백일몽; (소교주 부자가 다른 제자들은 모두 해산시킨 후 심복들만 데리고 돌아왔다.) 전율하고

백일몽; (설마... 설마 주모님께 못된 짓을 하려고 이목을 없앤 것인가?) 조심스럽게 일어나고

백일몽; (확인해보자! 주모님께 무슨 일이 벌어질 것같은 예감이 드니...) 조심스럽게 건물로 접근한다

 

#541>

건물 내부. 철문이 있는데 열려있다. 철문 안쪽은 긴 복도. 산을 뚫어 만든 복도다.

복도 끝에는 철문이 또 있다.

 

철문 내부. 전형적인 연공관. 단촐한 집기. 밀폐된 장소. 밀실 끝에 돌로 만든 침대가 있고. 침대에 잠옷차림인 용설약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운기조식 중이다. 온몸이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고. 합장을 한 채 사력을 다해 뭔가를 억누르는 모습이다.

용설약; (혈왕전륜심법을 이용해서 혈황잠을 모두 용해했다.) (문제는...) 쿠오오! 온몸이 달아오른 용설약의 몸에서 가공할 기운이 일어나고

용설약; (그 힘이 너무 강력해서 제어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몸속에 폭발을 기다리는 화산이 꿈틀대고 있는 기분인데...)

용설약; (자칫 제어하지 못하면 진기가 폭주해서 주화입마에 빠지고 만다.)

용설약; (혈왕전륜심법의 어디가 잘못 된 것일까?) (진천이 아버지가 만든 혈왕전륜심법에 미비한 점이 보여서 나름대로 보정을 하긴 했었는데...)

용설약; (혈왕전륜심법을 좀 더 가다듬은 후에 혈왕잠을 흡수했어야만 했다. 그랬는데...)

용설약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자신이 청풍을 올라타고 앉아서 방아를 찧는 것을 침대 옆에 서서 보고 있던 위태무의 끔찍한 모습

용설약; (그 인간... 위태무가 유령의 모습으로 나타난 사실에 겁을 먹고 서둘러 혈왕잠을 삼킨 게 문제였다.) 이를 악물고. 우둑! 우두둑! 그 사이에도 용설약의 몸은 뼈가 어긋나는 소리가 들리고 핏줄이 제멋대로 움직이고

용설약;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몸 속에서 날뛰고 있는 막강한 잠력을 배출해버리든지 다스리지 못하면... 끔찍한 꼴을 당하게 될 것이다.)

용설약; (혈왕전륜심법에 뭔가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니 다시 한 번 검토해보자.) 생각하는데. 철컹! 철문이 열린다

용설약; (어떤 놈이 내 허락도 없이 연공관에 들어온 건가?) 분노하며 눈을 뜰 때

위극천; [여어! 어째 상태가 많이 안좋아 보이시오 숙모!] 웃으며 들어오는 위극천. 위진천이 따라 들어오고. 그 귀에서 고당주를 비롯한 사내 네놈이 힐끔거린다

용설약; [당신... 무슨 일로 여기에...] 몸을 떨며 말을 제대로 못하는데

위극천; [왜긴 왜요 수확(收穫)을 하러 왔지!] 파팟! 팟! 재빨리 용설약의 혈도를 몇 군데 찍고. + 용설약; [악!] 혈도가 찍히며 퍼득이고

털썩! 침대에 야하게 널부러지는 용설약

용설약; [당신... 당신 이게 무슨...] 바들 바들. 온몸이 달아올라 있고. 얇은 잠옷만을 걸쳐서 아랫도리고 다 드러나 보인다.

위극천; [때가 되었으니 오래 유지해온 비밀을 모두 해제해야겠소.] 침대에 걸터앉으며 말하고. 위진천은 좀 떨어진 곳에 서서 보고 있고

용설약; [비밀?] [당신... 내게 숨겨온 비밀이 있다는 건가요?] 불신과 경악

위극천; [한 두 가지가 아닌데... 먼저 혈왕전륜심법에 관한 것부터 말씀해드릴까?] 손을 뻗어 용설약의 젖가슴을 만지며

용설약; [진천이도 보고 있는데 무슨 짓을...] 수치스러워 전율. 하지만 혈도가 찍혀서 움직이지 못하고

위극천; [진천이가 신경 쓰인다니 진천이와 관련된 비밀부터 말씀해드리리다.] 용설약이 젖가슴 주물럭거리며 d을 돌아보고

위극천;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진천이는 당신의 아들이 아니오.]

용설약; [그... 그게 무슨...] [내 몸으로 낳은 아들을 어떻게 내가 모를 수가...] 경악과 불신

위극천; [모성(母性)이니 뭐니 해도 갓난아기 때는 다 비슷비슷해서 아무리 생모라 해도 제 자식을 확실하게 알아보기 힘들지 않겠소?]

용설약; [진천... 진천이가 내 아들이 아니면... 내가 낳은 아들은 지금 어디 있다는 건가요?]

위극천; [당신의 동생 용상영이 당신과 거의 같은 시기에 역시 아들을 낳았었소.]

용설약; [상영이는 출가해서 비구니가 되었는데 어떻게...] + [!] 말하다가 깨닫고

용설약; [설마... 당신 상영이 그 어린 것까지...] 이를 갈고

위극천; [나 위극천이 정말로 사랑했던 건 당신네 세 자매중 막내인 용상영이었소.] [그런데 그 어린 것이 덜컥 임신을 했지 뭐요.]

위극천; [그래서 일단 출가시키고 당신에게 접근해서 당신도 임신을 시켰던 거요.]

용설약; [그럼... 진천이... 저놈은 내가 낳은 아들이 아니고...] 위진천을 보며 꺽꺽. 충격으로 거의 실신지경이다

위극천; [용상영의 아들이오. 당신의 동생인...] 끄덕

용설약; [그럼... 그럼 내가 낳은... 진짜 아들 진천이는 어찌 되었느냐?] 악을 쓰고

위극천; [그놈은 자식이 없는 왕씨 성의 노부부에게 기르라고 줬는데...] [어리석게도 그놈이 늙은 부모 봉양한다고 자궁(自宮;스스로 거세함)하고 환관이 되었지 뭐요.]

용설약; [환... 환관! 내 아들이 환관이 되었다고?] 엄청난 충격. 꺽꺽 대며 기절하려

위극천; [이름이 왕진인가 할 거요.] [혹시라도 나중에 인연이 닿으면 남경분조로 찾아가 왕진이란 환관놈을 찾아보시구려.] 손을 용설약의 아랫배로 이동시키고

용설약; [이... 이 마귀! 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그런...] 끅끅! 기절하려 하며 악을 쓰고

위극천; [기왕에 마귀 소리를 들었으니 혈왕전륜심법에 얽힌 비밀도 바로 알려드리겠소.] 슥! 용설약의 사타구니로 손을 밀어 넣고

위극천; [사실 난 혈왕전륜심법을 복구하면서 몇 군데에 허점을 만들어놨소.] [혈왕잠을 녹일 수는 있지만 본신의 내공과 융합이 되지 않게 말이오.]

용설약; [설... 설마 네놈이 혈왕잠과 혈왕전륜심법을 내게 준 목적이...]

위극천; [혈왕잠은 혈왕의 핏줄이 아니면 용해가 불가능하오. 그래서 당신의 몸을 빌어 용해한 것이고...] 히죽거리며

위극천; [이제 여기를 통해서 당신의 몸속에서 폭주중인 혈왕잠의 기운을 뽑아내 내 것으로 만들 것이오.] 꽉! 용설약의 사타구니를 움켜잡고

용설약; [아흑!] 비명

위극천; [다른 방법도 있지만 가장 효과적으로 혈왕잠이 힘을 흡수하는 비결은 교접을 통하는 거요.] 일어나고

위극천; [즉 채음보양대법(採陰補陽大法)을 쓰는 게 후유증도 없고 깔끔하게 혈왕잠의 힘을 회수할 수 있다 이 말이오.] 자신의 허리띠를 풀고

용설약; [제발...] 애원

용설약; [날 죽이든 살리든 상관없다.] [대신... 진천이는 내보내고 해라.] 위진천을 보며 애원하고

위극천; [친자식인 줄 알고 길러온 진천이 앞에서 겁탈당하는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다?] 바지를 벗으며 웃고. 위진천은 히죽거리고 있고

용설약; (설마...) 전율할 때

위극천; [사실을 말하자면 혈왕잠의 힘은 너무 거대해서 나 혼자 흡수했다가는 탈이 날 수도 있소.]

위극천; [그래서 절반쯤 남겨뒀다가 진천이가 흡수하게 할 생각이오.] 위진천을 돌아보고

위진천도 자신의 불룩해진 아랫도리를 만지며 히죽거리고 있고

용설약; [안... 안돼!] 절망하는 용설약

[아아악!] 철문 밖에서 들여다보는 고당주와 사내놈들 배경으로 처절한 비명이 들린다. 그리고

 

[!] 첫 번째 철문 밖에 등을 대고 숨어서 입으로 손을 틀어막고 있는 백일몽

[안돼! 안된다 이 마귀들아! 어떻게 너희들이 함께 날... 아악!] 멀리 두 번째 철문 안쪽에서 들리는 용설약의 비명소리

백일몽; (마귀...) 진저리를 치고

백일몽; (저것들은 인간도 아니야.) 이를 갈며 철문 밖의 벽에서 등을 떼고

백일몽; (죄송해요 주모님! 제게는 주모님을 구해드릴 힘이 없어요.) 이를 악물고 달려간다

백일몽; (그 사람...) 청풍을 떠올리고

<빨리... 늦기 전에 그 사람을 찾아야만 해. 가엾은 주모님이 그나마 목숨이라도 건지려면...> 건물 밖으로 날아나가는 백일몽의 모습 배경으로 백일몽의 생각 나레이션

 

#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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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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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 [위극천...] 살벌한 표정으로 이를 부득

청풍; [아니, 삼절서생 위극겸이라 불러드릴까?] 차갑게 웃고

위극천; [쯧쯧...] 혀를 차고

위극천; [엉덩이 가벼운 년이 내가 바로 위극천이라는 사실을 나불거렸군.] 귀희를 보며

코웃음 치며 시선 피하는 귀희

청풍; [한왕과 당신이 오랫동안 꾸며온 계획은 반은 성공했고 반은 실패한 셈이 되었소.]

위극천; [인정하기 싫지만 그렇다고 봐야겠지.] 짝짝! 작게 박수를 치고. 온몸에서 뿜어져 나온 촉수같은 기운이 일렁거리고

위극천; [하지만 아직 우리 위씨일족이 천하의 주인이 될 수 있는 기회는 남아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네놈부터 세상에서 치워버려야겠다.] 짝짝! 박수가 점점 커지고

청풍; [아무쪼록 소원 성취하시기 바라겠소.] 양손을 벌려 보이는데

위극천; [빈말이라도 고맙다!] 짝! 강하게 박수를 치고

꽝! 갑자기 청풍의 가슴에서 폭발이 일어난다

황보경; [악!] 비명. 여우도 깜짝 놀라고. 귀희는 눈을 치뜨고

위극천; [네놈이 남의 무공을 훔쳐 배우는 게 특기라고 들었다.] [어디 이 무공도 한번 흉내 내 봐라.] 쾅쾅! 쾅! 거리를 두고 주먹질을 하는데

쾅! 콰쾅! 아무런 기척도 없는데 청풍의 몸에서 연달아 폭발이 일어나고. 청풍은 팔로 얼굴만 가린 채 비틀거리며 물러난다

황보경; [흑!]

귀희; (아무런 기척도 없는데 장청풍의 몸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있어.) 긴장

위극천; [잘 가라!] 꽝! 아주 강하게 주먹을 내지르고

꽝! 청풍의 가슴에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나고

콰드드! 두 발로 버텨서 바닥에 긴 고랑을 만들며 밀려나는 청풍. 두 팔로 얼굴을 가린 채

위극천; [어떠냐? 맛 뵈기로 좀 화끈했지?] 웃고. 하지만

[!] 놀라는 위극천

쿵! 청풍이 모습 가슴 부분의 옷이 전부 터져나가 맨살이 드러났는데. 몸이 멀쩡하다

위극천; (말도 안되는... 방금 전의 내 공격이라면 작은 바위산 하나는 통째로 날려버릴 수 있었는데....) 놀랄 때

청풍; [확실히 아비보다는 뛰어나군.] 슥! 얼굴을 가렸던 양팔을 내리고

[아!] [휴!] 가릉! 안도하는 황보경과 귀희와 여우

청풍; [공력의 심후함, 싸우는 방법, 무공의 파괴력 등에서 모두 아비인 위태극보다 윗길이다.]

청풍; [다만 불운한 것은 내가 최근 얻은 어떤 무공 덕분에 몸이 사실상 금강불괴가 되었다는 점이다.] 번쩍이는 자신의 가슴 보고

위극천; [사실상의 금강불괴?] 눈 번뜩

귀희; (그래서 첫 공격 이후로 피할 수 있었음에도 그냥 맞았구나.) 깨닫고

위극천; [네놈... 혹시 천마가 남겼다는 일곱 가지 절기 중 불훼금강신(不毁金剛身)을 천마서고에서 찾아낸 것이냐?] 긴장. 눈 부릅

청풍; [대단하군! 눈치로는 천하제일이야.] 짝짝! 박수치고

청풍; [아직 보정해야할 곳이 좀 있긴 하지만 불훼금강신을 익힌 덕분에 내 몸을 상처 낼 수 있는 무공은 거의 없다.]

청풍; [그래도 혹시 몰라서 이 잘 생긴 얼굴은 보호하고 있었던 것이고...] 자신의 턱을 만지며 거만하게 웃고

[풋!] 입을 손으로 가리고 웃는 황보경과 귀희

위극천; [그 새끼...] 피식 웃고

위극천; [확실히 불훼금강신을 익힌 네놈의 몸에 타격을 가하긴 힘들 것이다. 인정한다.] 화악! 촤악! 위극천의 양쪽 손에서 촉수같이 생긴 긴 기운이 뻗어 나오고. 수많은 가느다란 촉수들이 뒤엉켜서 굵은 밧줄 형태를 이룬 촉수다

위극천; [하지만 천마만 가공할 절기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츠츠츠! 화르르르! 위극천의 양손에서 뿜어낸 촉수들이 너울거리자 주변의 풀들이 일거에 말라 틀어진다

황보경; (저.... 저자의 손에서 뿜어져 나온 기운이 주변의 풀들을 마르게 하고 있어.) 놀라고. 귀희도 긴장하는데

청풍; [좀 더 뒤로 물러나 계십시오.] 긴장한 채 뒤의 여자들에게 말하고

귀희; [그래야겠네.] 스윽! 황보경의 팔을 잡고 얼음판 위를 미끄러지듯 뒤로 미끄러지고. 단번에 수십미터 뒤로 나간다

위극천; [혈왕은 늘 천마를 의식하고 있었다.] [그래서 천마를 죽일만한 수단을 끊임없이 연구했었는데...] 온몸에서 칙칙한 살기를 뿜어내고

위극천; [그 중 하나가 바로 이것 사멸혈장(死滅血杖)이다!] 휘익! 길이가 5터쯤으로 늘어난 양손의 촉수를 흔들어 보이며 말하고. 그러자

화악! 위극천 주변의 풀들이 모두 하얗게 말라 쓰러진다.

위극천; [물론 혈왕은 사멸혈장을 만들기만 했을 뿐 수련하지는 못한 상태에서 천마와 싸우다가 허무하게 죽었고...]

청풍; [죽이고 소멸시키는 피의 지팡이라...]

청풍; [살아있는 생명을 말라버리게 만드는 마공이겠군.]

위극천; [보는 눈도 뛰어나군.] 히죽

위극천; [네 말대로 사멸혈장은 생명을 지닌 것들에게서 생명력을 없애버리는 힘을 지닌 무공이다.]

위극천; [즉, 네놈의 몸뚱이가 금강불괴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사멸혈장에 맞으면 말라 죽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화악! 말하면서 양손의 촉수를 휘둘러 청풍을 공격한다

청풍; (몸에 닿으면 위험하다!) 파팟! 청풍의 모습이 여러 개로 변하고

빠카캉! 청풍이 손에서 일어난 벼락이 위극천을 때리지만.

위극천; [나도 연마한 혈전창으로 날 어쩔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화악! 부악! 벼락에 맞지만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웃으며 촉수를 휘둘러 대고

이하 넘실거리는 촉수로 청풍을 때리거나 잡으려는 위극천과 여러 명으로 변해서 그 난무하는 촉수들 사이를 날고 뛰며 공격하는 청풍의 모습이 이어진다

황보경; (제발...) 여우를 안고 기원

귀희; (살 떨리네.) 침 꼴깍

귀희; (아차 실수만 해도 말라죽을 상황이니...)

<위극천이 숨겨둔 실력이 있다는 건 짐작하고 있었지만 내 예상을 한참 뛰어넘는 인간이었다.> 이리저리 날면서 촉수를 휘둘러대며 웃는 위극천의 모습 배경으로 귀희의 생각. 청풍은 여러 명으로 변해서 빗발치듯 휘몰아치는 촉수들 사이를 날아다니고

청풍; (사멸혈장에 직접 맞지 않아도 급격히 피곤이 몰려온다. 생기를 빼앗기기 때문일 텐데...) 비지땀을 흘리며 촉수를 피하고

슈학! 촉수가 스치면서 흩날리던 청풍의 머리카락이 부서져 날아간다

청풍; (피곤이 몰려오면서 몸도 급격히 둔해지고 있다.) 비틀거리며 피하고

청풍;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승부를 걸어 봐야한다.) 빠지직! 피하는 청풍의 오른손에서 다시 벼락이 일어나고

위극천; [실망이다 애송이야.] 촉수를 휘두르며

위극천; [할 줄 아는 게 겨우 훔쳐 배운 무공을 쓰는 것이냐?]

청풍; [바로 그렇다!] 빠카캉! 오른손으로 휘두른 벼락을 촉수 사이로 찔러 넣는다. 물론 촉수들 안쪽에는 그 촉수를 휘두르는 위극천이 있고

위극천; [그만 죽어라!] 촤아! 쩍! 두 가닥의 촉수가 청풍의 가슴을 후려치고

꽈광! 촉수들의 안쪽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팟! 휘익! 양쪽으로 튕겨져 나가는 청풍과 위극천.

쿵쿵! 쓰러질 듯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청풍.

츠츠츠! 가슴에 X자로 흉터가 생긴다. 촉수 두개가 스친 모습이고

청풍; [큭!] 쿵! 견디지 못하고 한쪽 무릎을 꿇는다

황보경; [악!] 그걸 보고 비명

귀희; (이런...) 얼굴 굳어지고

귀희; (결국 사멸혈장을 피하지 못한 건가?) 생각하며 품속에 손을 넣고

귀희; (여차하면 내 모든 술법을 동원해서 빠져나갈 틈을 마련해야겠다.) 슥! 다시 꺼내는 귀희가 손가락 사이에는 여러 장의 부적이 들려있다. 그때

청풍; (위가놈의 장담이 헛 게 아니었다.) 헉헉 대며 자기 가슴을 보고

청풍; (직접 맞은 것도 아닌데... 불훼금강신을 연마한 내 몸에 지워지지 않을 흉터가 새겨졌다.) 가슴에 X자로 난 상처를 내려다 보고

청풍; (촉수가 스친 부분의 살에서 생기가 소멸된 때문이다.) 헐떡이며 앞을 보고

지지지! 청풍이 날린 벼락에 맞은 위극천도 비틀거리던 몸을 세운다. 양손으로 촉수를 늘어트린 채

위극천; [이번 혈전창은 제법 따끔했다.] 지지지! 벼락에 휩싸인 채 웃고.

위극천; [하지만 말했듯이 나도 익힌 혈전창 따위는...] + [!] 말하다가 갑자기 눈 치뜨고. 이어

위극천; [큭!] 한손으로 가슴을 누르며 비틀하고

<저 작자가 왜 저러지?> 황보경과 귀희가 어리둥절할 때

청풍; [이제야 반응이 오는 모양이로군.] 웃으며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위극천; [네.... 네놈 설마 혈전창에...] 비틀거리는데. 툭! 투툭! 그자의 몸에서 가시가 돋아나기 시작한다

황보경; (맙소사! 몸에서 가시가 돋아나고 있어!) 놀라고. 귀희도 흠칫하는데

청풍; [혈전창은 견딜만하지만 핏속의 철분을 뭉쳐서 가시로 변하게 만드는 형극혈강(荊棘血罡)만은 감당이 안되는 모양이로군.] 웃으며 비틀거리면서 위극천에게 가고. 손을 허리춤에 넣어서 무언가를 꺼내려 하며

위극천; [끄윽! 혈전창에 형극혈강을 섞어서 날리는 게 가능했다니...] 투툭! 찌직! 몸의 여기저기를 쇠로 된 가시들이 뚫고 나오고

청풍; [같은 뿌리에서 나온 무공이라 조금만 생각하면 결합이 가능하더구나.] [그걸 왜 혈교의 인간들은 생각 못했는지 의아할 정도로 수월하게...] 슥! 다시 꺼낸 청풍의 손에 자황척이 들려 있다

위극천; [말... 말도 안되는 괴물이...] 비틀 겁에 질려 물러나고. 여전히 양손으로 촉수를 들고 있지만 휘두를 엄두는 못 내고 있고

청풍; [몸속에서 생기는 가시 때문에 괴로워하는 것같으니 좀 도와주도록 하마!] 지지징! 다가가며 앞으로 내미는 청풍의 수중의 자황척이 진동하고.

위극천; [자... 자황척?] 드드드! 눈 치뜨는 위극천의 몸에서 돋아난 가시들이 청풍 쪽으로 향하고. 그러자

청풍; [바로 그렇다!] 지잉! 외치는 청풍의 수중에서 자황척이 더 강하게 진동하고. 그러자

파파팟! 위극천의 몸에서 돋아난 가시들이 일제히 빠져나와 자황척으로 날아가고

위극천; [크아아악!] 가시들이 살을 뚫고 빠져나가자 휘청거리며 처절한 비명을 지르고

청풍; [많이도 생겼군.] 파파팍! 쩌적! 날아와 자황척에 붙는 가시들을 보며 웃고.

[아!] [시원하겠네.] 안도하며 웃는 황보경과 귀희

청풍; [생기는 족족 뽑아줄 테니 열심히 가시를 만들어내 봐라.] 지지징! 차차착! 진동하는 자황척으로 가시들을 끌어모으며 웃고

위극천; [닥쳐라 개잡종아!] 콰쾅! 부악! 악을 쓰며 사력을 다해 양손의 촉수로 청풍을 때리고

청풍; [이크!] 팟! 뒤로 날아올라 피하고

콰쾅! 퍼펑! 청풍이 섰던 곳에서 대 폭발이 일어나고

휘릭! 청풍은 여자들에게 등을 보이며 여자들 앞에 내려서고. 시선은 폭발을 향한 채

<두고 보자 장가야! 아버지의 복수에 오늘의 빚까지 합쳐서 반드시 돌려주겠다.> 으아아아! 폭발을 배경으로 악을 쓰는 소리가 들리고

청풍; (놓쳤군.) 슥! 좀 피곤한 표정으로 자황척을 내리고

청풍; (생각 같아서는 추적해서 끝장을 내고 싶지만... 나도 적지 않게 타격을 입어 몸이 천근만근인 상태다.) 털썩! 바닥에 주저앉고

[공자!] [괜잖아?] 급히 다가오는 두 여자. 가릉! 여우도 걱정스럽게 울고

청풍; [걱정하지 마십시오. 좀 지쳤을 뿐입니다.] 손을 들어 보이고. 이어

청풍; (위극천...) 위극천이 사라진 곳을 보고

청풍; (날 납치해서 어머니의 가슴을 찢어지게 만든 대가는 다음에 만났을 때 확실하게 치루도록 해주마.) 위극천을 떠올리며 이를 갈고. 여자들이 다가와 청풍의 상태를 살핀다

<네놈이 어디에 숨어있든 반드시 찾아내서!> 현장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538>

어느 도시

화려한 장원. 음침한 인상의 사내들이 경비를 서고 있고

지하의 복도를 서둘러 걸어가는 위진천.

지하 복도 끝의 철문. 그 철문을 지키는 두 여자. 열화신녀와 빙백마녀다

위진천; [수고한다 빙화이신녀(氷火二神女)!] 다가가고

고개 숙이며 문을 열어주는 두 여자

위진천; [아버지! 급전을 받고 소자 달려왔습니다.] 들어가며 외치고. 그러다가

위진천; [!] 놀라고

위극천; [어... 어서 와라 진천아!] 침대에 앉아 신음하고. 벌거벗었는데 온몸에 수많은 구멍이 나서 피가 흐른다. 의사로 보이는 노인들이 치료 하고 있고

위진천; [어찌 된 일입니까? 그 상처는 혹시...] 놀라며 다가가고

위극천; [장청풍... 그놈에게 당했다.] 고통으로 이지러진 얼굴.

위진천; [단순한 형극혈강이라면 아버지에게 이 정도의 피해를 입히진 못했을 텐데...] 다가가서 위극천의 상처를 살피고

위극천; [장청풍... 그 괴물이... 혈전창에 형극혈강을 가미해서 아비를 쳤다.]

위진천; [혈전창과 형극혈강을 섞다니... 그게 가능한 일입니까?] 경악

위극천; [믿기지 않지만 장가놈은 그걸 해냈다.]

위극천; [그리고 너도 알고 있다시피... 혈전창은 벼락을 바탕으로 한 탓에 확산속도가 빠르다.]

위극천; [그 때문에 혈전창의 힘에 실려 몸 속을 누비는 형극혈강의 파괴력을 제어하기도 힘들다.] 고통으로 이지러진 얼굴로

위진천; [그래서... 지금은 어떤 상태이십니까?]

위극천; [혈전창의 힘을 제어하는데 성공해서 형극혈강이 더 이상 확산되는 것을 저지했다.]

위진천; [천만다행입니다.] 안도

위극천; [주첨기로 하여금 영락제를 죽이게 만들려던 계획은 실패했다.]

위진천; [소자도 보고를 받았습니다.]

위진천; [영락제는 암살당한 게 아니라 병사 한 것으로 발표되었고... 현재 시신이 북경으로 운구중이라고 합니다.]

위극천; [물론... 장가놈이 공작을 한 결과다.]

위극천; [그놈 때문에... 황태자측과 한왕측 사이에 내전을 촉발하려던 우리의 계획은 무산되었다.] 이를 갈면서

위극천; [주첨기가 영락제를 암살한 범인이라는 것만 밝혀졌어도 네가 한왕의 아들 주첨탄으로 위장하여 다음 대 황제가 되었을 텐데...]

위진천; [황실 문제보다 장가놈의 처리가 급선무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눈치 보며

위극천; [그렇지. 장가놈이 살아있는 한... 우리 부자가 어떤 계획을 세워도 무산 될 테니...] 이를 부득 갈고. 그러자

위진천;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눈치 보며

위극천; [말해봐라.]

위진천; [어머니... 아니 둘째이모가 드디어 혈왕잠의 흡수에 들어갔습니다.]

위극천; [그래?] 눈 번뜩

위극천; [진행 상태는?]

위진천; [이곳으로 오기 전까지 확인한 바에 의하면... 혈왕점의 힘을 절반 남짓 이모의 것으로 만든 것같았습니다.]

위극천; [그럼 서둘러야겠다.] 벌떡 일어나고. 치료하던 의사들 깜짝 놀라며 물러서고

위극천; [하루 이틀 내에 그 계집이 혈왕잠을 모두 용해해낼 수도 있으니...] 거칠게 옷을 입으며 음산하게 웃고

 

#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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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2>

영락제의 거처를 밖에서 본 모습. 아직 위사들을 변고를 눈치 채지 못하고 있는데

천막 사이에 숨어서 영락제의 거처를 보는 번뇌대작

번뇌대작; (초가놈이 영락제의 거처로 잠입한 건 거의 확실한데...)

번뇌대작; (놈은 대체 무슨 목적으로 영락제의 거처에 숨어든 것일까?)

번뇌대작; (설마 영락제를 암살하려고?)

번뇌대작; (그럴 리 없다.) (놈에게 영락제는 외숙인데 암살을 한 하등의 이유도 동기도 없지 않은가?) 고개 젓고

번뇌대작; (분명한 것은 영락제의 거처에서 무슨 일인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생각하는데

<미안하오 신도가주.> 갑자기 번뇌대작의 귀에 누군가 속삭이고. 눈 부릅뜨는 번뇌대작

번뇌대작; (뒤에 누가 있다.) 다급히 돌아서려 하지만

콰직! 그자의 목덜미를 강하게 쥐는 강철같은 손아귀

번뇌대작; [끄윽![ 눈을 까뒤집고 기절하는 번뇌대작. 그자의 뒤에 나타나 유령익에서 뻗은 손으로 번뇌대작의 목을 쥐고 있는 청풍. 유령익의 모자를 완전히 쓰지 않아 얼굴이 들어나 있고

청풍; (주첨기가 혐의를 벗으려면 영락폐하를 시해한 범인이 있어야만 한다.)

청풍; (안됐지만 당신이 그 혐의를 써주어야만 한다 신도륜!) 슥! 다른 손으로 번뇌대작의 얼굴을 움켜잡고

츠츠츠! 청풍의 손아귀 안에서 번뇌대작의 얼굴이 타들어가고

청풍; (얼굴을 뭉개고 신분을 유추할 수 있는 물건을 모두 없애버리면 마교나 번뇌마가가 귀찮아지는 일도 없겠지.) 번뇌대작의 얼굴에 댔던 손을 떼고

쿵! 화상을 입어서 얼굴이 완전히 달라진 번뇌대작

청풍; (잔혹하긴 하지만... 당신이 부인에게 저지른 죄의 대가로 생각하시오.) 슥! 유령익으로 번뇌대작의 몸도 가리고. 그러자

퍼억! 사라지는 청풍과 번뇌대작의 모습

 

#533>

황보경과 귀희가 은신하고 있는 곳. 황보경은 여우를 품에 안은 채 군영을 내려다 보고 있다.

두근 두근 황보경의 가슴이 뛰고

황보경;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뛰고 있어.)

황보경; (나와 관련된 인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느낌이야.) 그런 황보경을 힐끔 보는 귀희

귀희; [마음이 어지러운 표정이네.]

황보경; [혹시... 공자님께 불길한 일이 일어난 건 아니겠지요?]

귀희; (남편보다 젊은 낭군 걱정부터 하네.) + [그럴 일은 없으니 걱정을 비끄러매.]

귀희; [내가 장담하건데... 당금 천하에서 장공자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인간은 거의 없으니까.]

황보경; [그럼 다행인데...] 두근 두근. 여전히 뛰는 심장

황보경; (장공자가 아니라면 그 박정한 인간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번뇌대작을 떠올리고

황보경; (그 인간이 어찌 되든 상관없다고 생각해왔지만...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가 없구나. 어쨌든 내가 난 아이들의 아비이니...)

<모든 게 운명인 듯이 느껴진다. 내가 북쪽으로 온 것도... 그 인간이 그런 나를 쫓아 마침내 중원에서 머나먼 이 변방까지 온 것도...> 두 여자의 모습 배경으로 황보경의 생각 나레이션

 

#534>

다시 영락제의 천막. 아직 위사들은 변고를 눈치 채지 못하고 있고.

내부. 영락제의 시체 옆에 한비와 궁녀들이 앉아 울면서 청풍을 보고 있고. 청풍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번뇌대작의 검으로 주첨기를 겨누고 있고. 근처에는 얼굴이 녹아 붙은 번뇌대작이 쓰러져 있고. 번뇌대작의 몸에서도 피가 흐르고 있다. 심장, 목 등에 상처가 나서 피가 흐르는 모습

슥! 슥! 이리저리 검을 긋는 청풍. 그러자

서걱! 쩍! 주첨기의 옷이 갈라지고 그 아래 살도 갈라져서 피가 튀고

[흐윽!] 손으로 입 가리며 진저리치는 한비와 궁녀들

청풍; [황실제일고수인 동방여명도 막지 못한 고수와 싸웠으면서 상처 하나 없으면 이상하지 않겠습니까?] 여자들을 돌아보며 말하고

(그... 그래서 황태손 전하의 몸에 상처를 냈구나.) (주도면밀한 사람이야.) 궁녀와 한비 놀라고

청풍; [자객이 쳐들어왔고... 동방여명과 황태손 전하께서 그자를 막으려 했지만 영락폐하를 시해하는 건 막지 못한 것입니다.] 툭! 번뇌대작 옆에 검을 던져놓고

청풍; [이에 자책한 동방여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슥! 손으로 주첨기를 겨눈다.

청풍; (황태손께서는 몸의 상처와 정신적인 충격으로 혼절하신 것입니다.] 징! 주첨기를 겨눈 손바닥이 진동하고. 그러자

화악! 퍼득이는 주첨기의 몸에서 무언가 빠져나와 청풍의 손으로 스며든다

(독... 황태손전하를 미치게 만든 독을 흡수하고 있어!) (우리와 같은 사람으로 믿어지지 않아.) 궁녀와 한비 놀라서 보고. 그때

화악! 주첨기를 겨눴던 손을 궁녀들에게 흩뿌리는 청풍. 그러자

슈욱! 슉! 청풍의 손에서 내뻗힌 연기같은 것이 궁녀들의 코와 입으로 스며들고

[흐윽!] [하악!] 눈에 초점이 사라지는 궁녀들. 한비는 깜짝 놀라는데

청풍; [사건이 사건인지라 궁녀들은 가혹한 취조를 받게 될 것입니다.] [혹시 그 과정에서 다른 소리를 할까봐 실혼고로 중독 시켰습니다.]

청풍; [실혼고에 중독되었다가 깨어나면 처음 듣고 보는 걸 사실로 믿게 되니 산통을 깨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한비; [예...]

청풍; [마마깨서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에 비견되는 큰일을 당하셨습니다.] [하지만 천자를 모셨던 귀한 몸이라는 긍지를 잃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포권하고

한비; [사려 깊은 말씀, 명심하겠어요.] 고개 숙이고

청풍; [그럼 이후의 일은 한비마마께 맡기고... 소생은 이만 자리를 피하겠습니다.] 스윽! 다시 모자를 쓰고. 그러자 모습이 사라진다

한비; (인중지룡이라 할만한 인물이다.) 청풍이 사라진 곳을 보고

한비; (그러나 구중궁궐에 갇혀 살아온 나같은 계집과는 인연이 없는 장부이고...) 심호흡하고

한비; (시작하자. 억조창생이 도탄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한 내 일생일대의 연극을...) + [꺄아아악!] 자지러지게 비명을 지르고

[!] [!] 천막을 지키던 위사들 기겁하며 천막을 돌아보고

한비; [폐하! 아니되옵니다 폐하!] 영락제의 시체를 부여잡고 울부짖고

<일 났다!> <안돼!> 펑! 문을 박살내고 천막을 칼로 찢으며 안으로 뛰어드는 위사들. 직후

쿵! 실내의 광경에 얼어붙는 위사들. [폐하! 폐하! 돌아가시면 아니되옵니다.] 한비가 영락제의 시체를 부여잡고 울부짖고 있다.

 

#535>

영락제의 군영이 내려다보이는 작은 산. 그 위에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는 위극천.

위극천; (동방여명이 손을 쓸 때가 되었는데...) 내려다보며 술을 마시고. 옆에는 기름종이에 싼 고기도 안주로 있고

위극천; (몇 번 실험을 해봤지만 실혼고의 효과는 확실했었다.) (일단 실혼고를 쓰면 주첨기가 영락제를 죽이는 건 거의 확실하다.)

위극천; (오늘 밤 드디어 천지를 뒤흔들 변고가 일어나는 것이다.) 하늘 보며 생각할 때

<저예요.> 누군가의 생각이 머리에 떠올라 움찔하는 위극천

위극천; (용상영...) + <무슨 일이오?> 손가락 두 개를 관자노리에 대고 생각하고

 

용상영; <번뇌대작 신도륜이 영락제의 거처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있어요.> 대야 모서리를 두 손으로 잡고 대야를 들여다보며 생각하고

 

위극천; <신도륜! 그 인간이?> 눈 치뜨고

 

용상영; <혹시 당신이 진행하는 역천대업에 방해가 될지도 몰라서 연락을 드렸어요.>

 

위극천; <잘 하셨소. 내가 직접 가서 그자의 목적이 뭔지 확인해보고 처리 하겠소.> 일어나고

 

용상영; <조심하세요.> 생각하고

 

위극천; (신도륜?)

위극천; (그놈이 제 마누라를 쫓아서 북쪽으로 왔다는 보고는 받았었는데...) (대체 무슨 생각으로 영락제의 주둔지에까지 숨어든 것일까?) 퍼석! 술병을 옆으로 던져 깨트리고

위극천; (왠지 그놈 때문에 큰 파란이 일 것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생각하며 산을 내려가려는데

삐익! 삑! 깡깡깡! 둥둥둥! 갑자기 영락제의 군영에서 폭발적인 소음이 일어난다. 호각소리, 꽹과리 소리., 북치는 소리, 나팔 부는 소리

위극천; (이건...) 멈춰서고

천막에서 군사들이 뛰쳐나오고. 횃불을 든 군사와 위사들이 천막 사이를 달리고

군영 중앙의 영락제의 거처인 천막 일대로 수많은 횃불과 사람들이 모여드는 게 보이고

위극천; (드디어 영락제가 죽었다.) 주먹 불끈 쥐고

위극천; (하지만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전에는 단정 지을 수 없다.) 스스스! 사라지고

 

#536>

영락제의 천막 근처. 횃불과 등불에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군사들이 수없이 몰려왔지만 위사들이 통제를 하고 있다. 일반 군사들은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 있고. 환관과 의사, 궁녀들만 들여보낸다. 허둥대며 천막으로 들어가는 궁녀와 환환들

[무슨 일이 난 건가?] [금의위에서 통제를 하고 있어서 어찌 된 상황인지는 모르겠어.] 잠옷 차림의 군사들 수군대고. 그 사이에 위극천도 서있다

[분명 한 건 폐하의 신상에 변고가 생겼다는 사실이야.] [심각하구만.] [이게 대체 무슨 날 벼락이래?] 군사들 수군대는 사이에 서서 손가락을 관자노리에 대고 찡그리는 위극천

<자객... 자객이 뛰어들었는데... 황태손께서 동방통령과 함께 막으려 했지만 역부족이었어요.> <결국 폐하께서 변을 당하시고 그 와중에 황태손께서도 중상을...> 누군가 울며 말하는 소리가 위극천의 귀에 들린다

위극천; (이런...) 찡그리고

위극천; (영락제를 죽인 게 주첨기가 아니고 어떤 자객으로 둔갑했다.) (이런 일을 계집 혼자 꾸며냈을 리른 없고...)

위극천; (장청풍!) 이를 갈고

위극천; (번뇌대작 뿐 아니라 네놈도 이곳에 와있었구나!) 퍼억! 사라지는 위극천. 주변의 군사들이 깜짝 놀라 돌아보고

 

#537>

황보경과 귀희가 숨어있는 곳.

[!] [!] 두 여자도 깜짝 놀라고

영락제 군영 중심부로 수많은 횃불과 사람들이 몰려가는 게 보이고

황보경; [언.... 언니...] 겁에 질리고

귀희; [아무래도 사달이 난 것같네.] 찡그리며 보고

황보경; [사달이라면...]

귀희; [영락제가 시해당한 것같아.] 군영 쪽을 살피며

황보경; [그... 그럼 장공자님이 가신 건...] 말할 때

<헛걸음이었소.> 스스스! 사람의 형상이 나타나며 말하고.

청풍; [간발의 차이로 영락폐하가 시해 당하는 걸 막지 못했소.] 두 손으로 유령익의 모자를 벗어 얼굴 드러내는 청풍.

황보경; [그... 그런...] 손으로 입을 가리고 + 귀희; [결국...] 쯧! 혀를 차고

청풍; [그나마 다행인 것은 황태손이 영락폐하를 시해한 범인으로 지목당하지 않도록 손을 쓸 시간이 있었다는 점이오.]

황보경; [천... 천하대란은 피했군요.]

청풍; [황실의 체면도 있고 하니 영락폐하는 암살당한 게 아니라 병으로 붕어(崩御)했다고 공표될 것입니다.]

귀희; [병으로 죽었다고 공표하면 영락제의 죽음으로 불벼락을 맞을 사람은 거의 없겠어.]

청풍; [그걸 위안으로 삼아야겠지요.] 돌아서고

청풍; [혹시 모르니 우리도 이만 여길 이탈해야합니다.] 앞장서서 걸어가고

귀희; [그래야겠지. 가뜩이나 신경이 곤두섰을 황실의 인간들과 부딪혀서 좋을 일은 없을 테니...] 황보경의 팔을 잡고 따라가고. 헌데

 

멈칫! 얼마 안가서 멈춰서는 청풍.

귀희; [왜?] 의아해하며 묻고.

청풍; [두 분은 여기 계십시오.] 슥! 팔을 들어 두 여자가 더 이상 앞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고 자신은 앞으로 간다. 순간

귀희; [이런...] 비로소 얼굴 굳어지고

카아! 어리둥절 하는 황보경의 품에 안긴 여우도 이빨을 드러내고.

황보경; (앞쪽에 뭔가 있구나.) 긴장하며 보고. 직후

청풍; [난 준비가 되었는데 귀하는 어떠신지?] 어둠 속을 보며 말하고. 그러자

<흐흐흐! 났군! 역시 난 놈이야.> 어디선가 웃음소리가 들리더니

<우리 모두... 아니 세상이 네놈 손아귀에서 놀아나고 있었어.> 츠으! 청풍의 앞쪽 어둠 속에서 어둠이 뭉치며 사람의 형상이 된다. 한 쌍의 강렬한 눈만이 보이고

황보경; [흑!] 입을 가리고.

귀희; [...] 이마를 찡그리고

위극천; [네놈이 바로 사사건건 우리 위씨일족의 일을 방해해온 장청풍이란 놈이구나.] 쿵!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는 위극천. 온몸에서 칙칙한 기운이 촉수처럼 일어나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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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5>

영락제 군 주둔지 외곽

슥! 언덕 위에서 조심스럽게 몸을 내미는 번뇌대작

번뇌대작의 시야. 군사들의 경계망을 비웃으며 빠르게 안으로 날아 들어가는 그림자가 보인다

그림자 크로즈 업. 바로 청풍이고

번뇌대작; (초무궁....)

번뇌대작; (네놈이 무슨 목적으로 영락제 군대의 주둔지로 잠입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슥! 숨었던 곳에서 일어나고

번뇌대작; (내게는 네놈에게 복수할 절호의 기회를 준 셈이다.) 사악하게 웃고

번뇌대작; (네놈이 숨어든 근처에서 큰 소동을 일으키고 몸을 숨기면 네놈이 덤터기를 쓸 수밖에 없다.) 앞으로 걸음을 옮기고

번뇌대작; (그리고 황제의 신변으로 허락도 받지 않고 접근한 죄는 사형으로 다스려질 터...) 슥! 청풍이 날아간 곳으로 날아간다

번뇌대작; (죽고 살고 이기고 지는 것이 꼭 무공의 고하로 정해지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해주마.) 날아가고. 헌데

스스스! 번뇌대작이 사라진 곳으로 나타나는 두 여자. 황보경과 귀희. 귀희는 황보경의 팔을 잡고 있고. 황보경은 여우를 안고 있다

두 여자의 시점. 영락제 군대 주둔지로 은밀히 날아가는 번뇌대작의 뒷모습이 작게 보이고

황보경; [신도륜... 저자가 무슨 목적으로 장공자의 뒤를 밟고 있는 걸까요?]

귀희; [구체적인 목적이야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겠지.]

귀희; [장공자에게 나쁜 마음을 품고 있다는 것!]

황보경; [그럼 장공자에게 알려드려야겠군요. 신도륜이 따라붙고 있다는 걸...]

귀희; [그럴 생각이었어.] 손가락 두 개를 관자노리에 대고

 

#526>

수많은 막사들. 군사들이 짝 지어 오가며 순찰을 돌고

하지만 무인지경으로 날아가는 청풍. 군사들의 시야가 빈 곳으로 날아간다. 지그재그로. 멈췄다가 다시 갑자기 가속하기도 하고

청풍; (동방여명은 협박을 받지 않았는데도 자진해서 한왕 측과 협조하고 있다고 한다.) 천막들 사이를 움직이며 생각하고

청풍; (그렇다는 건 동방여명이 오래전부터 영락폐하에게 역심을 품고 있었다는 뜻인데...)

청풍; (어쩌면 동방여명은 <정난의 변> 때 실종된 건문폐하의 숨겨진 충신일 수도 있다.)

청풍; (어쨌거나 한왕, 정확히는 위극천은 그런 동방여명의 속내를 알고 접근하여 포섭, 실혼고를 황태손 주첨기에게 쓰도록 사주했다.)

청풍; (당장 오늘 밤이라도 동방여명이 실혼고를 쓸 수도 있으니 서둘러야한다.) 생각하며 날아가는데

<조심해. 꼬리가 따라붙었어.> 누군가의 전음이 들리고

청풍; (귀희...) + <번뇌대작 신도륜?> 전음으로 되묻고

<맞아! 자기와 삼십여 장쯤 거리를 두고 따라가는데... 무슨 수법을 쓰는지는 몰라도 정확하게 자기 뒤를 밟고 있어.> 관자노리에 손가락 두 개 붙이고 말하는 귀희의 모습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고

청풍; (귀찮은 꼬리가 따라붙었군. 그자가 소란이라도 피우면 황태손에게 경고하기가 어려워지는데...) 생각하고.

청풍; (신도륜이 훼방 놓기 전에 빨리 황태손의 거처를 찾아야만 한다.) 천막 사이를 날아가고

 

#527>

주첨기의 거처보다 더 큰 천막. 마치 하나의 장원 정도로 크고 화려하다. 천막 주변에는 30미터쯤의 공터가 있고. 금의위 위사들 백여명이 빙 둘러 호위하고 있다

공터를 가로질러 그곳으로 다가오는 주첨기. 동방여명이 따라온다.

<황태손께서 폐하께 혼정을 드리러 오신다.> <오늘 따라 행렬이 단촐하군. 통령 한분만 대동하시고...> <황태손전하에 대한 경호야 황실 제일고수이신 통령 한분으로 충분하지.> 전음을 주고 받는 위사들

약간 넋이 나간 표정인 주첨기가 다가오자 말없이 인사하는 위사들. 한명은 급히 문을 열어주고

동방여명; [내일 일정에 대한 논의로 혼정 드리는 것이 좀 길어질 수도 있다.] [분부가 있을 때까지 일체 방해하지 마라.] 주첨기를 따라 들어가며 말하고

[존명!] 낮은 목소리로 대답하는 위사들

<전하의 표정이 좀 이상하지 않나?> <넋이 나간 듯이 보이기도 하고...> <낮에 무리하셔서 피곤하신 모양이지.> 문 안쪽으로 들어가는 동방여명과 주첨기를 보며 전음 주고 받는 위사들

위사가 문을 밖에서 닫고

 

주첨기와 동방여명이 들어선 문 안쪽은 복도. 바닥에는 융단. 복도 끝에는 또 다른 문. 두 명의 나이 든 환관이 지키고 있다. 한명은 인사하고 한명은 서둘러 두 번째 문을 열어주고.

문으로 들어가는 주첨기.

환관들에게 눈짓하며 따라 들어가는 동방여명

긴장하며 침 꿀꺽! 삼키는 환관들. 동방여명과 한 패다

 

#528>

주첨기가 들어선 곳은 넓고 화려한 실내. 바닥에는 융단. 황실의 일부를 옮겨놓은 것같다. 화려한 침실인데 넓은 침대도 있고. 침대 옆의 탁자에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는 영락제. 영락제 옆에는 이십대의 절세미녀가 술시중을 들고 있다. 나이 든 궁녀와 젊은 궁녀들도 몇 명 있다가 들어서는 주첨기를 향해 인사하고.

영락제; [어서 와라 황태손.] 술잔을 든 채 흡족한 표정으로 웃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명나라 제삼대 황제 영락제(永樂帝)!]

영락제;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한비(韓妃)와 한 잔 하고 있었다.] 옆의 미녀를 돌아보며 말하고. 고개 숙여 인사하는 미녀. 영락제의 후궁인 한비다

주첨기는 영락제에게 다가가고. 동방여명은 입구에 서서 대기한다.

동방여명; (황태손이 확실하게 영락제를 척살할 동안 방해 받지 않도록 천막 내부에 단음강벽(斷音罡壁)을 쳐 놔야겠지?) 슈우! 동방여명의 몸에서 기운이 일어나.

투명한 막같은 것이 실내를 뒤덮고. 그 사이에 주첨기는 영락제 앞으로 다가가고 있고

영락제; [황태손의 얼굴을 봤으니 되었다.]

영락제; [내일도 고된 일정이 이어질 테니 그만 돌아가서...] + [!] 말하다가 눈 부릅 뜨고

스릉! 주첨기가 검을 뽑는다

한비; [전하! 무슨 짓을...] 기겁하며 자기 몸으로 영락제를 가리려 하고

궁녀들도 깜짝 놀라는데

주첨기; [백성의 원수!] 쩍! 그대로 영락제를 찌른다. 영락제를 가리고 있는 한비도 함께 찌르고. 하지만

영락제; [안된다!] 팟! 자기 몸을 가리는 한비를 옆으로 확 밀치고, 그 바람에 정작 영락제의 가슴은 노출이 되고

푹! 주첨기가 내지른 검은 그대로 영락제의 가슴에 깊이 박힌다. 눈 부릅뜨는 영락제.

한비; [악!] 콰당탕! 옆으로 나뒹굴었다가

한비; [폐하!] 일어나며 비명 지르고

영락제의 가슴을 관통해서 뒤로 나오는 검의 끝.

[흑!] [악!] 비명 지르는 궁녀들.

동방여명; (됐어!) 주먹 불끈

 

#529>

[!] 천막들 사이로 움직이다가 무언가 깨닫는 청풍

빠지직! 벼락같은 것이 청풍의 정수리를 때리고

청풍; (수천 가닥의 거문고 줄이 한꺼번에 끊어지는 듯한 충격이 뇌리를 때렸다.) 턱! 비틀하며 옆의 천막을 짚고

청풍; (아무래도 한 걸음 늦은 것같구나.) 이를 악물고 비틀거리며 걸음 옮긴다. 손을 품속에 넣으면서

청풍; (충격파가 느껴진 곳은 이쪽이었다.) 펄럭! 가면서 흔드는 청풍의 손에 유령익이 들려지고

청풍; (즉시 소동이 일어나지 않은 걸 보면 아직 상황을 수습할 여지는 있다.) 화락! 유령익을 머리부터 뒤집어쓰고

그러자 사라지는 청풍의 모습. 직후

 

[!] 천막들 사이에서 고개 내미는 번뇌대작

번뇌대작; (놈의 모습이 갑자기 사라졌다.)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오고

반뇌대작; (아마 유령익을 쓴 모양이다만...) 코를 벌름거리고

번뇌대작; (내 장기중 하나가 후각이란 걸 아는 놈은 드물다.)

번뇌대작; (난 한번 맡은 냄새는 절대 잊어버리지 않고 공기 중에 작은 흔적만 남아있어도 추적이 가능하다.)

번뇌대작; (유령익으로 몸을 감췄다만... 네놈이 이쪽으로 간 걸 난 알고 있다.) 천막들 사이를 지나고. 그러다가

번뇌대작; [!] 눈 치뜨고

급히 다시 천막 옆에 숨고

천막들 밖에는 공터가 있고 공터 안쪽에 웅장한 천막이 있다. 물론 영락제의 거처다

번뇌대작; (유달리 크고 경비가 삼엄한 천막...)

번뇌대작; (영락제의 거처가 분명한데... 초무궁, 그놈은 무슨 일로 영락제의 거처로 숨어든 것일까?) 생각하며 영락제의 천막을 본다.

 

#530>

<-상해> 바닷가의 절. 높은 탑

탑 맨 위층에서 약간의 빛이 흘러 나온다

천리수경을 들여다보고 있는 잠옷 차림의 용상영. 방안에 사공의 손자인 소년은 없다

용상영이 들여다보고 있는 천리수경. 그곳에 번뇌대작의 시점으로 영락제의 천막이 보이고

용상영; (저건 영락제의 천막일 텐데...)

용상영; (번뇌대작 신도륜! 저 놈은 무슨 목적으로 영락제의 거처를 기웃거리고 있는 걸까?)

용상영; (자칫 영락제를 제거하려는 그이의 계획을 망칠 수도 있다. 빨리 그이에게 연락을 해야겠다.) 슥! 손가락을 대야의 물 속에 넣어 휘저어서 물 속의 화면을 지워버린다

 

#531>

다시 영락제의 천막 내부.

쿵! 주첨기가 보검을 영락제의 가슴에 깊이 찌르고 있고. 주변에는 한비와 궁녀들이 사색이 되어 주저앉고 있다. 입구에는 동방여명이 눈을 번뜩이며 서있고

주첨기; [천하대란의 원흉... 죽어라!] 눈이 풀린 채 중얼거리고 있고

영락제; [어리석은 놈!] [남에게 이용을 당하다니...] 펑! 손바닥으로 가까워진 주첨기의 가슴을 치고

주첨기; [컥!] 푸학! 그 충격에 영락제의 가슴에서 검을 확 뽑으면서 뒤로 나자빠지고

콰당탕! 뒤로 나뒹구는 주첨기.

영락제; [큭!] 푸학! 가슴에서 피를 뿜어내며 앞으로 쓰러지려 하고

한비; [폐하!] 비명 지르며 급히 영락제를 부축하는데

영락제; [동방여명... 네놈... 짓이냐?] 입과 코로도 피를 줄줄 흘리며 입구에 서있는 동방여명을 노려보고

동방여명; [용서하여 주십시오 폐하!] 포권하고

동방여명; [소신은 건문폐하께 큰 은혜를 입었던 터라 이렇게라도 그분의 복수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음산하게 웃고

영락제; [허허... 건문의 복수란 말이지?] 허탈하게 웃고

동방여명; [이제 소신이 실내에 쳐놓은 단음강벽을 해제할 것입니다.] [그럼 변고를 알아차린 위사들이 몰려들 테고...] 슥! 손을 저어 실내를 덮은 얇은 막 같은 것을 흐트리고

동방여명; [황태손께서 폐하를 시해한 사실이 만천하에 알려지게 될 것입니다.] 비틀거리면서 일어나는 주첨기를 보고. 주첨기는 여전히 눈이 풀린 채 손에는 보검을 들고 있다.

영락제; [네놈이...] 분노

동방여명; [자연스럽게... 제이의 <정난의 변>이 일어나 폐하께서 일구신 태평성대는 파탄을 맞이하게 될 것입....] 말하다가 눈 부릅뜬다. 슈욱! 유령같은 그림자가 동방여명의 뒤로 나타나고. 물론 유령익을 둘러쓴 청풍이다.

동방여명; (누가...) 화악! 다급히 몸을 돌리며 검을 뽑아서 반격하려 하지만

콰직! 이미 강철같은 청풍의 손아귀 하나가 동방여명의 어깨를 뒤에서 잡고

콱! 다른 강철같은 청풍의 손은 동방여명의 검을 뽑아든 오른손을 잡아서

턱! 검의 칼날을 강제로 동방여명의 목에 대게 한다

동방여명; [안... 안돼!] 비명 지르지만

스악! 동방여명의 어깨를 잡아 고정시킨 채 칼을 잡은 손을 움직여 목을 베어버리는 청풍.

[흐윽!] [아!] 한비와 궁녀들 경악. 한비의 부축을 받은 영락제도 피를 흘리며 보고 있고

동방여명; [끄윽...] 푸학! 목이 반쯤 잘려 피를 뿜어내며 앞으로 쓰러지려 하며 무릎을 꿇는 동방여명

청풍; (영락폐하를 지키지 못한 죄책감에 자결을 한 형상으로 만들어준 것을 고맙게 생각해라.) 스륵! 동방여명의 뒤에서 그자의 어깨와 손목을 잡은 손을 놔주고

청풍; (덕분에 네 피붙이들이 책벌을 당하는 일은 없을 테니...) 털썩! 앞으로 고개 쳐박고 죽는 동방여명을 보며 생각하고

 

털썩! 동방여명이 쓰러지는 소리를 들은 문 밖의 환관들이 흠칫! 하며 문을 돌아보지만

<무슨 소리가 들렸지?> <통령께서 들어와도 좋다는 신호가 없으니 일단 기다리세.> 전음 주고받으며 문을 열지는 않는 환관들

 

청풍; (상황을 수습할 수 있을 때까지 단음강벽을 쳐놓고...) 화악! 손을 내밀어

실내에 투명한 막을 쳐놓고. 그때

주첨기; [원수... 백성들의 원수...] 다시 비틀거리며 영락제에게 다가간다. 보검을 질질 끌며

청풍; [그만하십시오.] 슈욱! 콱! 유령같이 움직여서 주첨기의 뒷목을 움켜잡고

영락제; [죽... 죽이면 안된다.] 피를 흘리면서도 다급히 말하고

청풍; [심려 놓으십시오 폐하.] 찌직! 움켜쥔 주첨기의 뒷목에 벼락을 가하고

[끄윽!] 눈을 까뒤집고 기절하는 주첨기

털썩! 따당! 검을 놓치며 기절하는 주첨기

청풍; (실로 간발의 차이로 인해 천추의 한을 남기게 되었다.) 슥! 침통한 표정이 되어 주첨기를 조심스럽게 바닥에 누이고. 이어

스슥! 유령같이 영락제의 앞에 나타나 한비를 깜짝 놀라게 만드는 청풍.

청풍; (심장을 앞뒤로 관통을 당했다.) 파팟! 팟! 영락제의 가슴과 등을 번갈아 찍어 지혈을 하고.

영락제; [누구... 그대는 누구인가?] 한비와 함께 자신을 바닥에 누이는 청풍을 올려다보고

영락제; [어쩐지 얼굴이 눈에 익은데...]

청풍; (치명상이라 살리기는 틀렸다.) + [영청공주께서 소신의 어미입니다.]

영락제; [영청... 영청의 아들이라면...] 놀라고

영락제; [네가... 사자천존 초패강의 아들이로구나.] 흥분. 안도

청풍; [예! 소신이 초무궁입니다.] 징! 손으로 영락제의 가슴을 누르며 대답하고

영락제; [그래서... 영청누이의 아들이라 눈에 익었군.] 웃고.

영락제; [네가... 금릉에서 고치와 첨기를 구해주었다는 얘기는 첨기를 통해서 들었다.]

청풍; [하지만 폐하의 존체를 보위해드리지 못하는 대죄를 지었습니다.] 한 무릎 꿇은 채

영락제; [자책할 것 없다. 이리 된 거도 짐의 운명이고 팔자이니...] 웃고. 이어

영락제; [다만 첨기... 첨기가 절대 짐을 죽였다는 혐의를 뒤집어쓰면 안된다.] [만 백성을 위해서라도...] 입으로 피를 흘리며

청풍; (주첨기가 범인임이 밝혀지면 세상이 또 피바다로 변할 걸 알고 있군.) + [명심하겠습니다.]

영락제; [가엾은 놈...] 쓰러져 있는 주첨기를 보고

청풍; [소신이 힘을 다해 황태손전하를 보위할 테니 근심하지 마십시오.] + (손영롱이 낳을 내 아들이 무사히 천자의 보위에 오르게 하기 위해서라도 주첨기를 지켜줘야만 한다.)

영락제; [그리 말해주니... 고맙구나.] 허탈한 미소. 이어

영락제; [한비...] 한비에게

한비; [예 폐하! 신첩 여기 있사옵니다.] 두 손으로 영락제의 손을 꼭 잡은 채

영락제; [뒷일은 모두... 영청의 아들이 알아서 할 테니...] [너는 영청의 아들의 지시를 따르면 되느니라.] 청풍을 보며 한비에게 말하고. 입과 코에서는 여전히 피가 흐르고

한비; [분부... 명심하겠사옵니다.] 울고

영락제; [늙은 짐을 따라... 머나먼 변방에까지 와서... 시중 드느라... 고생했다.] 눈을 감고

한비; [폐하... 폐하...] 애절하게 우는데

영락제; [뒷일을... 부탁한다. 영청의 아들.... 아!] 청풍을 보며 말하다가

툭! 고개 옆으로 떨구며 죽는 영락제.

한바; [폐하! 폐하!] 영락제의 시체를 부여잡고 울고

[흐윽!] [폐하...] 궁녀들도 우는데

청풍; [잠시 나갔다 올 것입니다.] 일어나고. 한비와 궁녀들이 울면서 돌아보고

한비; [위사들이 눈치 채면 안되니 절대 소리 내어 우시면 안됩니다.] 한비에게 말하고

한비와 궁녀들. 입을 소매로 막은 채 울며 고개 끄덕이고

청풍; (어쩐지 운명 같군. 그자가 날 따라붙은 것이...) 스스스! 번뇌대작을 떠올리며 유령익을 덮어써서 모습을 감추고

<모... 모습이 사라졌어!> 소매로 입을 가리고 울며 놀라는 한비와 궁녀들

 

#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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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2>

모닥불이 피워진 곳. 여우가 황보경을 내려다보고 있고

[!] 무언가 느끼고 고개 돌려 모닥불 너머의 어둠 속을 보는 여우

가릉! 슥! 일어나 어둠 속을 노려보는 여우

<이제 보니 진짜 여우가 아니었군.> 번쩍! 어둠 속에서 한쌍의 눈이 살벌하게 빛나고

번뇌대작; [그럼 좀 성가실 수도 있겠군.] 스윽! 모닥불이 비치는 밝은 곳으로 나오는 번뇌대작

카악! 꼬리와 털을 세우며 위협하는 여우

그 바람에 황보경도 깨어나서 눈을 뜨고

그러다가 흠칫! 하는 황보경.

모닥불 너머에서 보검을 뽑으며 다가오는 번뇌대작

황보경; [신도륜... 당신이란 사람...] 한숨 쉬고

황보경; [비에 젖은 낙엽처럼 참으로 질척거리는 성격이로군요.] 누운 채 고개만 옆으로 돌려 번뇌대작을 보면서 말하고

번뇌대작; [남편보고 당신이란 사람?] 살벌

번뇌대작; [더 이상 날 남편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뜻인데...] [설마 벌써 초가놈과 붙어먹은 것이냐?]

황보경; [당신...] 분노하여 벌떡 일어나려다가

욱신! 번뇌대작에게 채였던 옆구리가 걸러서

황보경; [휴우...] 털썩! 다시 바닥에 드러눕고

황보경;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내 몸을 맛 본 사내는 당신이 유일해요.] [당신 자신을 위해서라도 날 모욕하지 말아요.]

번뇌대작; [그 말을 나보고 믿으라고?] [위태극이 당신 몸뚱이를 수시로 물고 빠는 걸 봤는데?] 광기 서린 표정으로

황보경; [그건 당신이 위태극에게 날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암시를 준 때문이에요.] 수치심과 분노

<그래서 수도 없이 그자에게 농락을 당했지만... 당신과 아이들을 위해 필사적으로 저항해서 마지막 선은 지켰어요.> 창고 같은 곳에서 위태극에게 희롱당하는 황보경. 몸부림치며 빠져나가려 하고. 문 틈으로 그걸 보는 번뇌대작

황보경; [이런 절 의심하기나 하고... 당신은 참으로 가엾은 인생이로군요.]

번뇌대작; [무슨 소릴 해도 귀에 들어오지 않으니 애써 변명을 늘어놓을 거 없고...] [당신이 날 위해 마지막으로 해줄 일은 함께 번뇌마가로 돌아가는 거요.] 다가오고. 그러자

카아! 이빨 드러내며 황보경 앞을 가로 막는 여우

번뇌대작; [요물!] [미리 경고하는데 날 방해하지 마라.] 지징! 빛이 나는 검으로 여우를 겨누고

번뇌대작; [정신이 깃든 검은 혼백도 벤다.] [네놈이 비록 제법 요력을 지닌 요물이긴 해도 내 참요검결(斬妖劍訣)을 견디지는 못할 것이다.] 빛나는 검으로 겨누며 여우에게 다가오고. 순간

카아! 폭발적으로 도약해서 번뇌대작을 덮쳐가는 여우

번뇌대작; [경고는 했다!] 슈학! 빛나는 검으로 여우를 수직으로 갈라버리고

황보경; [흑!] 입으로 손을 가릴 때

슈칵! 둘로 나뉜 여우가 그대로 번뇌대작의 몸으로 스며든다

두근! 그자의 심장을 뚫고 지나가는 둘로 나뉜 여우

번뇌대작; [큭!] 휘청하고

슈욱! 그런 그자의 등으로 빠져나오는 두 개로 갈라진 여우. 하지만

슈우! 다시 하나로 합쳐지며 바닥에 내려서는 여우. 하지만

푸스스! 여우의 몸의 상당 부분이 흩어지고

번뇌대작; [제... 제법이로군! 심장에 충격을 주다니...] 비틀하며 돌아서고

번뇌대작; [하지만 네놈의 상태도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구나.] 쾅! 웃으면서 왼손으로 자기 왼쪽 가슴 때려서 심장을 다시 뛰게 하고

두근! 다시 뛰는 심장의 형상

번뇌대작; [아무리 요물이라도 영적인 타격을 받으면 결국 소멸하고 말지.] 지징! 빛나는 검으로 여우를 겨누며 다가가고.

카아! 버티고 서며 이빨 드러내는 여우

번뇌대작; [한 번만 더 내 참요검결에 당하면 네놈은 영영 소멸되어 사라질 것이다. 그러니 잘 생각해서 대처해라.] 검으로 겨누며 여우에게 다가가고

카아! 이빨 드러낸 채 물러서지 않는 여우

번뇌대작; [소멸을 각오하고 초가놈이 부여한 사명을 완수하겠다?] 표정이 살벌해지고

번뇌대작; [그럼 원하는 대로 해주지!] 징! 빛이 나는 검으로 여우를 찌르려 하고.

카아! 비틀하며 뒤로 물러서는 여우. 그때

[무리할 것 없다.] 스윽! 누군가의 팔이 여우를 끌어안아 품에 안고

번뇌대작; [!] 놀라 눈 부릅

[!] 황보경도 놀라고

청풍; [수고했다 호정! 네 역할은 여기까지다.] 스윽! 어둠 속에서 모닥불로 일어난 밝은 쪽으로 들어서는 청풍. 품에 여우를 안고. 여우는 안도하며 고개 돌려 청풍의 턱을 혀로 핥고

번뇌대작; [초... 초무궁!] 얼굴 이지러지며 주춤 물러서고

청풍; [이미 두 분 사이는 파경에 이르렀는데... 무슨 미련이 남아서 부인을 괴롭게 하는 것이오?] 여우를 쓰다듬으며 지긋이 보고

번뇌대작; [부부 사이 일에 주제넘게...] + [!] 말하다가 입 다물고

지긋이 보는 청풍의 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일어나고

번뇌대작; (젠장!) 얼굴 이지러지고

번뇌대작; (도저히... 정면 승부로는 어쩔 수 없는 놈이다.) 이를 바득 갈고. 이어

번뇌대작; [오늘 진 빚도 장부에 적어두지.] 철컹! 검을 칼집에 넣고

번뇌대작; [언제고... 반드시 빚을 갚을 때가 올 것이다. 나 신도륜, 은원은 죽지 않는 한 잊지 않는 성격이니...] 화악! 날아올라서

번뇌대작; [으하하하!] 비통하게 웃으며 어둠속으로 멀어진다

안도하는 황보경

청풍; [은원은 죽지 않는 한 잊지 않는다?] 여우를 쓰다듬으며 쓴웃음

청풍; [별로 자랑할 만한 성격이 아닌데 입 밖에 내는군.] 황보경 쪽으로 가고

황보경; [그러게나 말이에요.] 일어나려 하며 애처롭게 웃고

청풍; [누워계십시오. 아직 쾌차하신 상태도 아니신데...]

황보경; [죽을 정도도 아니니 은공께 결례를 할 수는 없지요.] 일어나 앉고. 그러자

귀희; [확실히 저 벽창호가 각별한 마음을 품을 만 하네.] 슥! 유령같이 뒤에 나타나 황보경의 귀에 속삭이고. 흠칫! 하지만 놀란 티는 크게 내지 않는 황보경

귀희; [역시 여자는 조신해야 제대로 된 사내의 관심을 받는 모양이야.] 황보경 옆에 앉고

귀희; [놀라게 했다면 사과할게. 아마 내가 몇 살 많을 테니 말을 놔도 되겠지?]

황보경; [은공의 지인이실 테니 제게 편히 대하셔도 되어요.] 조신하게 웃고

귀희; [확실히 못 당하겠어. 우리처럼 강호에서 막 굴러 먹은 인생이 흉내 낼 수 없는 품위가 배어있으니...] 샐쭉거리며 앉고

청풍; [신녀문 출신의 귀희라는 분입니다.] 두 여자 앞쪽에 앉으며 귀희를 황보경에게 소개하고

황보경; [신녀문의 고제자(高弟子)셨군요. 황보경이라고 해요.] 고개 좀 숙이고

귀희; [고제자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아. 이미 오래 전에 신녀문에서 배신자로 낙인을 찍어버린 몸이니...] 한숨 쉬고

황보경; [사연이 없는 인생이 어디 있겠어요?] 애잔한 미소

귀희; [제법 위로가 되는 말이네.] [어쩐지 동생하고는 말이 잘 통하겠어.] 황보경의 손을 잡고

황보경; [그러게요.] 미소

청풍; [수인사는 그 정도로 하시고...] 끼어들고. 두 여자 청풍을 보고

청풍; [이제 약속했던 대로 내 질문에 답을 할 차례요.] 준엄하게 귀희에게

귀희; (순둥이처럼 보이지만 정색을 하니 무섭네.) + [말해봐.]

청풍; [한왕의 사주를 받아서 주첨기에게 실혼고를 먹일 예정인 자는 누구요?]

귀희; [그건...] 좀 당황하고

청풍; [내게 구함을 받을 때 했던 약속, 잊지 마시오.] 준엄

귀희; [어쩔 수 없네.] [발설했다가는 한왕, 아니 위극겸이 날 용서하지 않겠지만 약속은 지켜야겠지.] 한숨 쉬고

청풍; [위극겸?]

청풍; [어쩐지 어디서 들어본 이름 같은데...]

귀희; [몰랐어?] [한왕의 군사인 삼절서생 위극겸과 위태극의 아들 위극천은 동일인이야.]

귀희; [삼절서생 위극겸은 사자천존 아래에서 무림맹 군사 노릇을 했었고.]

청풍; (그랬구나!) 이를 부득

청풍; (아버지를 속이고 신행철필로 하여금 어린 날 납치하게 핍박한 원흉은 귀면지존 위태무가 아니라 삼절서생 위극겸, 즉 위극천이었구나.) 이를 부득. 자기도 모르게 살기를 뿜어내고

귀희; (저 인중지룡이 위극겸, 아니 위극천에게 지독한 살심을 품고 있네.) 눈치 보고

귀희; (저 녀석에게 찍혔으니 위극천의 인생이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 눈에 선하구나.)

청풍; [위극천이 황태손 주첨기 옆에 누굴 간세로 심어둔 거요?]

귀희; [놀라지 마. 위극천의 사주를 받은 자는 바로...] 목소리 낮추며 주변 살피면서

귀희; [금의위(錦衣衛) 통령 동방여명(東方黎明)이야!]

청풍; [!] 눈 부릅 놀라고.

 

#523>

<-영락제의 주둔지 유목천(楡木川)> 밤. 휘어져 흐르는 강변에 거대한 군대 주둔지가 형성되어 있다. 수많은 천막이 끝이 보이지 않게 이어져 있고. 한쪽에는 수많은 말들이 울타리 안에 서서 자고 있고. 중무장한 군사들이 오가고 있다.

무장한 군사들 수십 명이 삼엄하게 지키는 커다란 막사.

그곳으로 오는 동방여명.

[각하!] [어서 오십시오.] 군례하는 군사들

동방여명; [황태손께서는?] 다가오며

군사1; [폐하께 혼정(昏定;부모님께 저녁에 드리는 문안)드릴 준비를 하고 계십니다.] 말하며 문을 열어주는 군사.

동방여명; [언제 몽고족의 자객이 숨어들지 모른다.] [황태손께서 폐하께 문안드리러 가는 행로에 대한 순검(巡檢)을 반복하도록.] 안으로 들어가며 말하고

[옛!] [분부 거행하겠습니다.] 대답하는 군사들

동방여명; (드디어...) 천막 안으로 들어가는 동방여명의 표정이 굳어있고

 

#524>

천막 내부. 화려하다. 바닥에는 융단이 빼곡하게 깔려 있고. 침대와 탁자등도 있고. 주첨기가 서있고 궁녀 두명이 주첨기에게 옷을 입혀주는 중이다. 모기를 쫓기 위해 상당히 큰 향로가 준비 되어 있고 그 향로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들어서는 동방여명

주첨기; [통령! 어서 오시오.] 궁녀들의 시중을 받으며 관복을 입으면서 말하고

동방여명; [오늘 하루도 전하께서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포권하고

주첨기; [고생은 여러 장군들이 했지.] [나야 뭐 말만 좀 타고 돌아다닌 정도인데 고생이랄 게 있겠소?] 궁녀들이 입혀주는 옷을 입으면서 대답하고

동방여명; [몽고 최강의 부족인 오이라트애서 고용한 자객들의 표적이 되실 수도 있습니다.] [당분간 막부 내에 머무르시는 것이 어떨지요?] 슥! 향로 옆에 멈춰서며 포권 했던 손을 내리고

주첨기; [군사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나나 폐하중 한명은 늘 군사들의 이목에 노출되는 게 좋소.] 옆을 보며 말하는데

툭! 포권 푸는 동방여명이 손에서 작은 덩어리가 튕겨져 나가서

쏙! 향로 속으로 들어간다.

푸시시 향로에서 뿜어지는 연기가 조금 더 많아지고

주첨기; [폐하의 연세도 있으니 내가 주로 군사들 앞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고...] 아무것도 모르고 옷매무새를 살피는데

동방여명; [소신이 전하의 깊은 뜻을 어찌 헤아리지 못하겠습니까?] 포권하는 척 하면서 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고

동방여명; [하지만 이제 곧 모든 근심은 끝이 날 테니 무리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음산하게 웃고

주첨기; [모든 근심이 끝이 나다니... 무슨 뜻이오?] 슈우! 어리둥절 하는 주첨기의 코로 연기가 흘러들어가고. 그러자

[!] 덜컥! 연기를 들여마신 주첨기의 눈이 흐려지고

연기는 궁녀들의 코로도 흘러들어가고

[으음!] [하악!] 궁녀들도 눈이 풀리며 쓰러지고

털썩! 쿵! 쓰러지는 궁녀들

동방여명; (됐군!) + [지금부터 소신이 하는 말씀을 새겨들으시기 바랍니다.]

주첨기; [말... 하시오.] 눈에 초점이 없는 상태로 멍하니 대답하고

동방여명; [만악(萬惡)의 근원은 다름 아닌 영락폐하시오.] 다가가고

주첨기; [영락폐하가... 만악의 근원...] 중얼

동방여명; [영락폐하만 돌아가시면 수많은 군사들이 이렇게 변방에까지 와서 고생을 하지 않으셔도 되지 않겠소이까?] 주첨기의 귀에 대고 속삭이고

주첨기; [그렇지. 군사들의 고생이... 너무 막심하지.] 중얼

동방여명; [그러니 오늘밤... 혼정 문안을 드리러 간 자리에서 모든 화근의 싹을 잘라버리시는 것이오.] [전하의 손으로...] 속삭이며 긴장한 표정을 짓고

 

#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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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1>

지지직! 빠지직! 초원 한 가운데에서 벌어지는 싸움. 귀희가 거대한 지구본 같은 것에 갇혀있다. 벼락으로 이루어진 지구본이고. 그것에서 벼락이 치솟아 하늘로 치솟는다. 그 지구본 같은 것 앞에 자기 키보다 큰 지팡이를 든 소녀가 서있다. 마법사들이 들고 다닐 법한 지팡이고. 소녀는 바로 다른 작품에 나온 <불로왜선> 캐릭터다. 이 작품에서는 신녀문의 문주고

불로왜선; [꼴 좋구나 완설(玩雪)아.]

불로왜선; [너도 잘 알겠지만 우리 신녀문의 최고 금제인 뇌롱충전뢰(雷籠衝電牢)에 갇힌 이상 빠져나온 건 불가능해.]

불로왜선; [섣불리 탈출을 시도했다가는 벼락에 맞아 새카맣게 타죽을 테니까 말이야.]

불로왜선; [이제 네게는 두 가지 선택만이 남았다.] [그 벼락으로 이루어진 새장 속에서 타죽던가, 아니면 내게 걸어놓은 너의 저주를 풀고 용서를 구하던가.]

귀희; [개소리 말고...] 이를 갈고

귀희; [태워죽이려면 태워 죽여라 풍완령(馮玩鈴)!] [대신 네년은 평생 어린 계집의 몸에 갇혀 연애 한번 못해보고 세상 하직해야할 테니까.] 마녀처럼 웃고

불로왜선; [연애 따위는 상관없다. 어차피 난 이십여 년 전에 여자로서의 삶은 포기했으니까.]

불로왜선; [다만 그래도 피를 나눈 자매인 네년을 태워죽이고 싶지 않아서 선택권을 준 것이다.]

귀희; [이제 와서 자매 운운해?] 이를 갈고

귀희; [내 모든 걸 바친 사내에게 꼬리를 쳐서 빼앗아 간 주제에 무슨 혈육의 정을 내세우는 것이냐?] 악에 바치고

찡그리는 불로왜선

귀희; [난 네년에게 저주를 걸어 어린 계집애로 만든 일에 추호의 후회도 없다.] [그러니까 헛소리 말고 죽이려면 죽여라.] 악을 쓰고

볼로왜선;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살벌

불로왜선; [살이 타들어가면서도 지금처럼 당당할 수 있을지 보자.] 슥! 지팡이로 벼락의 새장을 겨누고. 그러자

지지지! 지팡이에서 벼락이 일어 새장으로 흘러들고.

빠지직! 슈욱! 그에 따라 새장이 사방에서 오그라든다.

귀희; [흐윽!] 몸을 웅크리고. 벼락으로 이루어진 새장이 오그라들면서 서있을 수도 없게 된다.

빠지직! 푸시시! 벼락에 닿은 머리카락이나 옷이 타들어가고

불로왜선; [고기 굽는 냄새가 나잖아.] 킁킁! 코로 냄새를 맡고

불로왜선;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살고 싶으면 내게 건 저주를 풀어라.]

귀희; [저승에 먼저 가있을 테니까 월경도 못하는 어린 계집으로 살다가 따라와라.] 마녀처럼 웃고. 광기. 몸이 벼락에 닿아 머리카락과 옷이 타들어가면서도

불로왜선; [죽일...] 살벌. 이를 갈고

불로왜선; [어머니에게는 죄송하지만 네년을 내 손으로 죽이고 말겠다.] 지지지! 벼락이 일어나는 지팡이로 새장을 겨눈다

드드! 츠으! 새장이 더 오그라들려 하고.

귀희; (제발... 어서 와다오!) 애원하는데

쩍! 갑자기 누군가의 수도가 불로왜선의 지팡이에서 일어나 새장으로 흘러들던 벼락을 잘라버리고

불로왜선; [네놈...] 눈 치뜨며 비틀하고

귀희; [아!] 안도하고

청풍; [그러니까 뭐요?] 스윽! 지지직! 벼락을 수도로 내려쳐 끊은 손이 벼락이 감긴 채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청풍.

청풍; [사이 나쁜 자매끼리 죽자 살자 싸우고 있었던 거요?]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고

불로왜선; [어디서 굴러먹던 놈이냐?] 청풍을 노려보고

청풍; [아직 경도(經度;월경)도 안했을 것같은 어린 계집에게 이놈 저놈 소리 들으니 기분이 묘해지는걸.] 웃으며 다가와서

불로왜선; [뭐? 경... 경도?] 분노와 수치심

피식! 웃는 귀희

청풍; [어째 상황이 안 좋아보이시는구려 풍소저.] 이제 청풍의 가슴 정도 높이까지 크기로 줄어든 새장 밖에 서서 새장 안에 웅크리고 있는 귀희를 보며 웃고

귀희; [부인할 수가 없네.] 새침

귀희; [하지만 자기가 달려와 줘서 이제 한 시름 놨어.] 배시시

청풍; [거기서 꺼내 달라?] 피식

귀희; [그러려고 와준 거 아니야?] 새침

불로왜선; (저... 저것들이...) 분노, 수치심

불로왜선; (바로 옆에 있는 난 안중에도 없다 이거지?) 분노하며 청풍과 귀희를 보고

청풍; [꺼내줄 수는 있는데... 공짜로는 안돼!] [어쨌든 당신은 나와 적대하는 쪽 인간이니...]

귀희; [뭘 원해?] 배시시

귀희; [말만 해! 자기 요구는 무엇이든지 들어줄 테니까.] 슥! 한손으로 저고리를 벌려서 젖가슴을 일부 드러내 보이며 교태를 부리고

불로왜선; (저... 저 부끄러움도 모르는 년이...) 치를 떨고

청풍; [소저의 몸이 제법 탐스럽지만 내가 아는 여자들에 비해 딱히 강점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귀희의 젖가슴을 힐끔 보면서 천마귀비와 용설약을 떠올리고

귀희; [자존심 상하네.] 샐쭉하며 자기 젖가슴 가리고

불로왜선; (쌤통이다. 엉덩이 가벼운 년아!) 코웃음

청풍; [내 질문 한가지에만 숨김없이 대답하겠다고 약속하면 그 새장에서 꺼내주겠소.]

귀희; [선택의 여지가 없네. 수락할게.]

청풍; [그럼 거래 성립된 걸로 알고 먼저 새장에서 꺼내드리겠소.] 슥! 손을 새장을 이루고 있는 벼락으로 가져가고

불로왜선; [누구 맘대로!] 빠카카앙! 지팡이로 벼락을 일으켜서 청풍의 등을 강타하지만

움찔! 하기만 하는 청풍. 오히려 새장 안의 귀희가 놀라는데

청풍; [당신 차례는 나중이니 잠시 기다려주시오 꼬맹이 아가씨.] 콱! 웃으며 새장을 이룬 벼락을 잡고

볼로왜선; (우리 신녀문 자뢰편(紫雷鞭)을 맨몸으로 맞고도 멀쩡하다니...) 경악할 때

지지지! 새장을 이룬 벼락을 쥔 청풍의 손이 벼락에 휘감기고

불로왜선; [어리석은 놈! 뇌롱충전뢰를 이루고 있는 벼락은 진짜 벼락이다.]

불로왜선; [그걸 만지고 살 수 있는 인간은...] + [!] 말하다가 눈 부릅

청풍; [크왓!] 기합. 그러자

지지지! 화악! 새장이 진동하더니

콰지직! 청풍의 손을 통해 몸으로 흡수되는 벼락들

볼로왜선; [혈... 혈교의 초뢰흡전대법(招雷吸電大法)!] [혈교의 인간이냐?] 긴장 경악할 때

청풍;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오.] 콰지직! 새장 형상의 벼락들을 몸으로 흡수하고. 그러자

펑! 마침내 벼락으로 이루어진 새장이 터지면서 사라진다

귀희; [아휴! 이제야 살 것같네.] 안도하며 허리를 펴고

귀희; [목숨 구해준 은혜, 잊지 않을게.] 추파를 보내고. 그때

불로왜선; [너희 년놈, 둘 다 용서 못한다!] 콱! 지팡이를 두손으로 들었다가 바닥을 찍으며 고함 지르고. 그러자

화악! 땅바닥이 갑자기 1미터 두께로 확 일어나 카펫처럼 청풍과 귀희를 덮어온다. 귀희는 흠칫! 하고 청풍은 돌아보고

콰드드! 그대로 청풍과 귀희를 말아버리는 바닥. 두께 일 미터가 넘는 카펫이 청풍과 귀희를 말아버린 모습이고

불로왜선; [혈교의 잔재주 따위를 믿고 감히 신녀문의 문주인 나 불로왜선(不老倭仙) 풍완령에게 죄를 짓다니...] 지지지! 벼락이 일어나는 지팡이로 거대한 덩어리가 된 바닥을 겨누고

불로왜선; [완설이 년과 함께 저 세상으로 가서 후회 하거라.] 호호호! 웃고. 그때

<신녀문의 문주 불로왜선 풍완령! 역시 당신이었군.> 누군가의 말이 롤케익처럼 말린 거대한 흙더미 속에서 들리고

불로왜선; [설마...] 경악할 때

펑! 롤케익처럼 감긴 거대한 흙더미를 뚫고 거대한 손이 하나 튀어나온다. 반투명한 손이고

불로왜선; [악!] 콰득! 비명 지르는 불로왜선의 몸뚱이를 움켜잡는 반투명한 거대한 손

청풍; [과연 술법으로 혈교에 필적한다는 신녀문의 문주다운 실력이지만...] 펑! 터지는 롤케익처럼 말린 흙더미 속에서 손을 앞으로 내민 자세로 나오는 청풍. 귀희가 뒤 따라 나오고

불로왜선; [놔... 놔라!] 몸부림치지만

청풍; [실전 경험이 별로 없구만.] 콰득! 불로왜선의 몸뚱이를 더 강하게 움켜잡는 투명한 손

청풍; [적의 시체를 보기 전에는 방심하면 안되는 게 강호라는 거친 바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이거늘...]

불로왜선; [개... 개소리 말고...] 투명한 손아귀에 잡힌 채 몸부림치고

불로왜선; [죽이려면 지금 죽여라! 오늘 날 살려두면 반드시 복수하고 말테다.] 눈물 콧물 흘리며 악을 쓰고. 그러자

청풍; [이거 참...] 머리 긁적이고

청풍; [어째 어른이 되어서 코흘리개를 울린 것같아 민망한 걸?]

불로왜선; [코... 코흘리개라니... 누굴 보고..] 악을 쓰다가 흠칫! 하고.

청풍이 바로 앞에 와서 지긋이 살펴보고 있고

불로왜선; [너... 너 무얼 하려고...] 겁에 질리고

청풍; [정말 코흘리개인지, 아니면 나이는 많이 먹었는데 몸만 안자란 건지 확인해보려고...] 히죽 웃으며 손가락으로 불로왜선의 저고리 자락을 살짝 들어 안을 들여다 본다

불로왜선; [개... 개소리... 이래 뵈도 난 마흔 살이 넘은 나이다. 일찍 시집갔으면 네놈 또래 자식이 있을 나이야.] 수치심에 얼굴 발개진 채 악을 쓰지만

청풍; [어이구 그러셔?] 저고리 안쪽을 들여다 보고

청풍; [나이는 마흔 살을 넘겼는지 모르지만 가슴은 도저히 애를 낳아서 젖을 먹일 수 있는 상태가 아닌데?] 음험한 표정으로 불로왜선의 가슴을 보고

불로왜선; [이... 이 죽일...] 수치심으로 치를 떨고.

귀희; (아이고 고소해라.) 눈 흘기며 웃고

귀희; (신녀문의 문주니 뭐니 하며 잘난 척은 다 하다가 아들 뻘인 사내에게 희롱이나 당하고...)

청풍; [살펴본 결과 내 결론은...] 불로왜선의 저고리에서 손을 떼며 물러서고

청풍; [실제 나이는 어떤지 몰라도 몸뚱이의 상태는 아직 어린 계집아이라는 거야.]

청풍; [어른이 되어서 코흘리개 꼬맹이와 다툴 수는 없는 노릇!] [그만 풀어주지!] 딱! 손가락 퉁기고. 그러자

팟! 사라지는 투명한 손아귀. + 불로왜선; [악!] 턱! 비틀하며 바닥에 내려서고, 이어

불로왜선; [죽인다!] 빠지직! 악을 쓰며 지팡이를 휘두르려 하고. 지팡이가 벼락에 휘감기는데

청풍; [잘 생각해!] 살벌한 표정으로 말하고

[!] 멈칫! 눈 치뜨며 멈추는 불로왜선

청풍; [다음번에는 발가벗긴 후 옷을 몽땅 태워버린다.] [그럼 알몸으로 돌아다니며 이놈 저놈에게 눈요기를 시켜줘야 할 테고.] 음산하게 노려보고

불로왜선; [흑!] 두 손으로 가슴과 사타구니를 가리고.

귀희; (협박을 효과적으로 할 줄도 알잖아.) 웃고

불로왜선; [이 추잡한 놈이...] + [!] 이를 갈다가 눈 치뜨고

쿠오오! 지긋이 내려다보는 청풍의 몸에서 엄청난 기운이 치솟고. 그 뒤로 한 쌍의 거대한 눈이 떠오른다

불로왜선; (박... 박룡안!) 경악. 공포로 굳어지고

귀희; (신녀문의 문주답게 한 눈에 이 사내가 박룡안, 즉 <천자의 눈>을 지녔다는 걸 알아보네.)

불로왜선; [어떻게... 어떻게 너같은 놈에게서 박룡안이...] 공포에 질려 비틀거리고

청풍; [너같은 놈?] 살벌하게

청풍; [아직 혼이 덜 난 것같군.] 우둑! 양쪽 주먹 마주 쥐어 소리를 내고. 그러자

불로왜선; [흐윽!] 팟! 뒤로 휙 날아오르고. 이어

불로왜선; [두... 두고 보자!] 날아가며 악을 쓰고

불로왜선; [반드시 복수 하고 말 테야!] 와앙! 울면서 날아가는 불로왜선

청풍; [이거 어째 죄책감이 느껴지는 걸.] 쓴웃음 지으며 손을 내리고

그 사이에 불로왜선은 멀리 날아가고 있고

청풍; [철부지 꼬맹이를 윽박질러서 울린 것같으니...]

귀희; [저 꼬맹이... 한번은 누군가에게 혼쭐이 좀 나야했어.] [무서울 게 없이 자라서 막 돼먹은 데다가 극단적으로 이기적인 성격이라서...]

청풍; [사연이 많은 것같습니다.] 돌아보고

귀희;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벌어진 사이 나쁜 자매의 암투가 있었다는 정도로만 알아둬.]

청풍; [그래야겠습니다.]

청풍; [그럼 약속한대로 내가 하는 질문에 거짓 없이 답을 해야만 합니다.]

귀희; [그전에...] 말하며 멀리를 보고. 멀리 작은 불이 깜빡인다. 청풍이 피워놓은 모닥불인데

귀희; [동행 분부터 구해야할 것같네.] 손짓을 하고. 순간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어떤 그림자가 모닥불이 피워진 바위 쪽으로 접근하는 뒷모습이 떠오르고. 모닥불 뒤편에는 황보경이 누워있고. 여우가 그 옆에 앉아서 황보경을 들여다 보고 있다

청풍; [이런!] 푸학! 미사일처럼 날아가고

귀희; [불 맞은 황소가 따로 없네.] 삽시에 멀리 날아가는 청풍을 보며 한숨

귀희; [어떤 계집이기에 저 인중룡에게 극진한 보살핌을 받고 있는 것일까? 부러운걸...] 스스스! 사라지는 귀희

 

#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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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대작; (사자천존의 아들인 저 놈이 혈교의 술법까지 알고 있단 말인가?) 놀랄 때

휘릭! 절벽 위로 내려서는 청풍. 번뇌대작 일행과 조금 떨어진 곳이다

[누구냐?] [주모님을 내려놔라!] 검객들 청풍을 포위하며 검으로 겨누고. 하지만

청풍; [안심하십시오 부인. 이제 안전합니다.] 황보경을 조심스럽게 내려놓지만

황보경; [뉘신지 모르지만 쓸데없는 짓을 하셨군요.] 한숨 쉬며 바닥에 주저앉는다. 다리에 힘이 풀려서. 황보경은 청풍을 본 적이 없다

[주모님에게서 물러서라.] [번뇌마가에 죄를 지을 배짱이 있다면 상대해주겠다.] 검을 겨누며 다가오는 검객들. 그때

번뇌대작; [물러서라. 너희들이 어쩔 수 있는 분이 아니다.] 한숨 쉬며 다가오고

[가주님!] [존명!] 놀라면서 비켜서고

번뇌대작; [오랜만이외다 초공자.] 포권

청풍; [대택향에서 헤어진 지 어느덧 열흘... 의외의 장소에서 뵙게 되었습니다.] 마주 포권하고

번뇌대작; [먼저 집 사람을 구해주신 점, 감사를 드립니다.]

번뇌대작; [어수선한 상황이라 제대로 된 사례는 집 사람을 집으로 데려다 놓은 후에 다시 하도록 하겠습니다.] 다가오는데

황보경; [저를 지켜주세요.] 청풍의 바지를 잡고. 흠칫! 돌아보는 청풍

황보경; [저는 절대 번뇌마가로 돌아가지 않아요.] [뉘신지 모르지만 박복한 계집을 지켜주시길 바래요.] 오만한 표정으로 말하고

청풍;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고 있다.)

청풍; (이 여자도 평범한 인물은 아니로구나.) + [가주! 보시는 대로요.] 포권하고

청풍; [영부인께서 함께 귀가하시기를 원치 않으니 존중해주셨으면 합니다.]

번뇌대작; [초공자! 이 일은 우리 부부 사이의 문제요.] 정색하고

번뇌대작; [아무쪼록 부부 사이의 일에 끼어들어 얼굴 붉히는 일이 없으셨으면 하외다.] 포권하지만

청풍; [물론 마땅한 말씀입니다만...] 마주 포권하고

청풍; [부인께서 집으로 돌아가길 원치 않으시는데 강제로 데려가시게 할 순 없습니다.]

번뇌대작; [기어코 얼굴을 붉히자는 것이오 초공자?] 쿠오오! 굳은 표정으로

청풍; [비록 부부 사이라 해도 배우자에게 완력을 쓰는 건 옳지 않은 일이오.] [내 비록 제삼자라 하나 참견할 수밖에 없소이다.] 역시 굳은 표정으로 말하고. 그러자

번뇌대작; [흐흐흐! 그러시다니 어쩔 수 없군.] 슥! 허리춤의 검을 잡으며 발검할 자세를 취하고

번뇌대작; [주제넘게 부부 간이 일에 끼어든 대가이니 날 원망하지 마시오.] 쩍! 검을 그어내는 번뇌대작. 거리는 5미터가 넘지만

쩍! 이미 청풍을 베고 있는 긴 섬광.

[그렇지!] [나왔다 번뇌육혼검기(煩惱戮魂劍氣)!] 검객들 환호하고

[!] 놀라 입을 손으로 가리는 황보경. 하지만

쿵! 어느 틈에 손을 들고 있는 청풍. 손에 자황척을 들고 있고. 징! 징! 진동하는 자황척의 힘이 번뇌대작의 검기를 안개처럼 흩트리고 있다

[저런...] [가주님의 검기가 안개처럼 흩어지다니...] 검객들 놀라고

안도하는 황보경

번뇌대작; (자황척...!) 찡그리고

청풍; [자황척이 내게 있는 한 쇠붙이로 발휘한 힘은 전혀 통하지 않는다는 것 정도는 아실 것이오.] 징징! 진동하는 자황척을 내밀어보이면서

청풍; [더 이상 얼굴 붉히지 말고 소생이 영부인과 함께 떠날 수 있게 해주시오.]

번뇌대작; [떠나고 싶으면...] 쩍! 다시 검기를 그어내고

번뇌대작; [내 검 아래에서 살아서 떠나라!] 부악! 쩍! 이리저리 그어지는 검기. 찌르기도 하고

청풍; [적당히 합시다 신도가주!] 캉! 카캉! 퍼펑! 자황척을 휘둘러 번뇌대작의 검기를 흩트리면서 한숨 쉬고

번뇌대작; [크아!] 쩍! 육박해서 검을 강하게 찌르는 번뇌대작

캉! 번뇌대작의 검과 자황척이 충돌하고. 순간

번뇌대작; [크와!] 쩍! 자신의 검에 달라붙은 자황척을 강하게 잡아 당긴다

[!] 휘청! 자기도 모르게 번뇌대작이 검을 휘두르는 대로 옆으로 비틀 끌려가고. 순간

번뇌대작; [데리고 가라!] 펑! + 황보경; [악!] 청풍을 옆으로 끌려가게 만들며 발로 황보경의 옆구리를 걷어찬다. 옆구리가 채인 황보경이 몸이 검객들에게 날아가고. 비명을 지르면서

후둑! 피를 토하며 날아가는 황보경. 두 손을 뻗어 그런 황보경을 잡으려는 검객들

청풍; [당신이...] 쩡! 분노하며 휘두르는 자황척에서 강한 진동이 일어나고

번뇌대작; [헉!] 검에서 흘러든 진동에 온몸이 진동하며 휘청하는 번뇌대작

[주모!] [용서하십시오.] 날아든 황보경의 팔을 좌우에서 잡는 검객들

황보경; [놔... 놔라.] 입으로 피를 토하면서도 몸부림치는데

번뇌대작; [조심해라!] 비틀거리며 물러서며 외치고

[!] [!] 황보경의 팔을 잡고 날아가려다가 돌아보던 검객들 경악

화악! 이미 그자들 바로 뒤에까지 날아든 청풍이 분노한 표정으로 양손을 내밀고 있다. 오른손에는 자황척을 들었고 왼손에서는 벼락이 일어난다

쾅! 빠캉! [크악!] [컥!] 등이 자황척에 찍히고 벼락에 맞은 두놈이 비명을 지르고

그 바람에 두 놈은 황보경의 팔을 잡고 있던 손을 놓치고. 황보경은 바닥에 나뒹굴려 하고

청풍; [실례하겠습니다.] 슥! 양손으로 그런 황보경을 안고

휘릭! 황보경을 안고 몸을 세우는 청풍. 콰당탕. 그 앞쪽에서 나뒹구는 검객들.

피를 흘리며 눈을 감고 있는 황보경

청풍; (박정한 인간... 아무리 사이가 틀어졌다 해도 자식을 낳아준 아내에게 거침없이 발길질을 하다니...) 두 팔로 안고 있는 황보경을 내려다보며 분노하고. 그때

번뇌대작; [내려놔라! 내 계집이다!] 쩍! 강하게 검을 찔러오고

청풍; [피를 보고 싶다면...] 빠카캉! 청풍의 몸에서 강한 벼락들이 일어나고

청풍;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 꽈광! 분노한 청풍의 몸에서 강력한 벼락이 일어나 자신을 찔러오는 번뇌대작의 검으로 스며든다

빠지직! [크아아악!] 강력한 벼락에 맞아 비명 지르는 번뇌대작

[가... 가주님!] [안돼!] 비명 지르는 검객들

지지직 [끄윽!] 온몸이 검게 타고 벼락에 휩싸인 채 눈을 까뒤집는 번뇌대작. 이어

땅! 검을 떨어트리고

퍼억! 바닥에 나뒹군다.

[안... 안돼!] [가주님!] [돌아가시면 안됩니다.] 번뇌대작에게 달려가는 검객들. 청풍을 경계하는 자도 있고

청풍; (화가 나서 손을 좀 과하게 썼군.) 지지지! 자잘한 벼락에 덮인 채 그걸 보고. 그때

[부탁... 드리겠어요.] 작게 말하는 말이 들려 내려다보는 청풍.

황보경; [저를... 번뇌마가의 인간들이... 찾을 수 없는 곳으로 데려가 주세요.] 눈을 감은 채 말하고.

청풍; (거절 할 수가 없군.) + [그리하겠습니다.] 돌아서고

휘익! 황보경을 안고 새처럼 날아가는 청풍

[저... 저자가 대체 누군데 사대마가중 하나인 번뇌마가의 가주님을 이 지경으로 만든단 말인가?] [처음 보는 놈인데... 가주님은 아시는 눈치셨다.] 번뇌대작을 보살피면서 청풍이 멀어지는 것을 보는 검객들. 그때

끄윽! 신음하는 번뇌대작

[가주님!] [정신이 드십니까?] 급히 묻는 검객들

번뇌대작; [집... 집 사람은...?] 눈을 조금 뜨며 묻고

[가주님께서 초공자라 부른 자가 데리고 갔습니다.] [죄송합니다. 속하들의 능력으로는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겁객들이 대답하고

번뇌대작; (초무궁...) 이를 갈고

번뇌대작; (결정이 되었다.)

<네놈이 누구 자식이든지 나 신도륜과 한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는 원수가 되었다!> 현장의 모습 배경으로 번뇌대작의 생각 나레이션. 그리고

번뇌대작의 등쪽, 살에 꼬리처럼 박혀있는 작은 검은 점이 빛을 발하고

 

#519>

위 장면이 그대로 물이 담겨진 대야에 떠오른다. 천리수경이다. 물론 대야를 들여다 보고 있는 것은 용상영이다.

용상영; [초공자?] 야한 잠옷 차림인 채 갸웃하고. 그년이 대야를 들여다보고 있는 곳은 물론 바닷가 절의 높은 탑 위다.

용상영; [내가 알기로 번뇌대작에게서 마누라를 구해간 자는 분명 우리 집안의 원수인 장청풍이라는 자인데...]

용상영; [번뇌대작은 어째서 저자를 초공자라고 부른 것일까?]

용상영; [한번 내막을 알아볼 필요가 있겠네.] [그보다...]

용상영; [초공자라는 그놈... 정말 늠름하게 생겼지 뭐야. 사대마가의 가주를 애인 듯이 다루기도 하고...] 청풍이 벼락으로 번뇌대작을 지지던 장면 떠올리고

용상영; [역시 사내는 그놈처럼 좀 거칠고 우왁스러워야만 해.]

용상영; [저 놈처럼 어린 것도 나름 품는 맛이 있지만 품기보다는 깔리는 게 여자의 진짜 행복이니까.] 돌아보고.

탑 한쪽 구석에 놓인 침대에는 알몸의 소년이 두 팔이 침대 모서리에 묶인 채 힘없이 눈을 감고 있다. 물론 그 소년은 용상영이 구해낸 늙은 사공의 손자다.

용상영; (마지막으로 한번 맛을 더 본 후에 흔적도 없이 치워야겠다.) 입맛 다시며 침대로 가고

소년; [스... 스님...] 눈을 뜨며 겁에 질리고

소년; [제발... 저는 더 이상...] 울먹이며 애원하고

용상영; [걱정 하지마. 이번 한번만 용을 쓰면 집으로 보내줄 테니까.] 잠옷을 벌리면서 소년에게 올라타고

소년; [정... 정말인가요? 정말 집으로 가게 해주시는 건가요?]

용상영; [명색이 불제자인데 식언을 할까?] 소년의 거시기를 잡아 아랫도리에 끼우려는 자세로 눈을 흘기고

용상영; [약속 지킬 테니까 마지막으로 힘을 써봐.] 스윽! 엉덩이를 내리누르고

[하악!] 소년 자지러지고

용상영; (물론 집으로 보내준다. 영원한 안식의 집으로...) 사악하게 웃으며 방아를 찧는 용상영

 

#520>

밤. 초원. 아직 아주 깊은 밤은 아닌데 초원 멀리서 불빛이 보이고

초원 중앙에 돋아난 바위들 그 바위 사이의 공간에 모닥불이 피워져 있고. 바위 사이에 천이 걸쳐져 천막이 쳐진 것 같다. 그 천막 아래 아늑한 곳에 황보경이 누워있다. 바닥에는 천이 깔려 있고 그 위에 누운 황보경의 몸에 담요가 덮여져 있다. 청풍이 모닥불 옆에 앉아 불을 살피고 있다. 꼬챙이로

[으음...] 신음하는 황보경

돌아보는 청풍

[미안해. 영아... 엄마를 용서하거라 진아.] 잠꼬대를 하며 눈가로 눈물 흘리는 황보경

청풍; (번뇌마가의 안주인 황보경(皇甫鏡)...) 이어지는 회상

 

<거울(鏡)은 소중히 다루고 장미(薔薇)는 멀리해야할 것이다.> 천마귀비의 말을 떠올리는 청풍

 

청풍; (천마귀비가 말한 거울이란 게 아무래도 저 여자 같다.)

청풍; (장차 저 여자가 무언가 큰 역할을 한다는 의미일 텐데...)

청풍; (그걸 떠나서 참으로 가엾은 여인이다.) 한숨. 이어지는 회상

 

황보경; [신도륜은 장남이지만 문중 내의 평판이 좋질 않았어요.] 청풍의 품에 안겨 날아가며 눈 감은 채 말하고

황보경; [둘째인 신도강(申渡綱)이 성품이나 인격등 여러 방면에서 형을 능가하여 차기 가주로 거론이 되었었지요.]

황보경; [헌데... 신도강이 언제부터인가 광증(狂症)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성격이 변해서 갑자기 화를 버럭 버럭 내기도 하고...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대 소변을 보기도 하고...]

황보경; [결국 신도강을 가주로 옹립하려던 원로들도 생각을 바꿔서 신도륜을 가주로 삼게 되었답니다.]

황보경; [그리고... 그 일이 벌어진 건 위태극이 신도륜의 측근이 된 이후였구요.]

청풍; [위태극이 수작을 부려서 신도강을 미치게 만들었단 말씀이시군요.]

황보경; [증거는 없어요.]

황보경; [하지만 가주가 된 이후 남편이 위태극의 눈치를 지나치게 많이 봐온 건 사실이에요.]

청풍; (위태극에게 약점을 잡혀서 위태극이 하라는 대로 해왔겠군.)

황보경; [심지어... 위태극이 제게 엉큼한 마음을 품고 있다는 걸 알자...] [은근히 그자에게 수청을 들라고 압력을 가하기까지 했어요.] 수치스러운 표정

청풍; [인간의 탈을 쓰고 어찌 그런 짓을...] 분노

황보경; [신도륜의 허락을 받았다고 생각해서인지... 위태극은 사람의 눈을 피해 수시로 절 희롱했어요.] 위태극이 골방에서 황보경을 끌어안고 애무하고. 몸부림치며 빠져나오려는 황보경

황보경; [부끄럽기도 하고... 자식들 때문에 그자의 만행을 폭로하지도 못했지만...] [그래도 필사적으로 저항을 해서 희롱은 당했어도 겁탈은 당하지 않았답니다.]

황보경; [하지만 신도륜은 제가 이미 위태극에게 몸을 허락했다고 여기는 것 같아요.]

황보경; [그러다가 위태극이 죽기 전에 저와의 관계를 암시하자 저를 강제로 자결시키기 위해 번뇌마가로 끌고 가려고 했구요.]

청풍; [절대... 그 무정하고 박정한 인간이 부인을 핍박하지 못하도록 지켜드리겠습니다.] 맹세하고

회상 끝

 

청풍; (많은 악당들을 만났지만 신도륜을 능가하는 자는 없었다.) 한숨

청풍; (자신을 위해 아이들을 낳아준 조강지처를 다른 사내로 하여금 농락하도록 허락하다니...)

청풍; (그런 자인 줄 알았으면 낮에 아주 끝장을 내버릴 걸 그랬구나.) 생각하고. 그러다가

멈칫! 하는 청풍의 손

청풍; [왜?] 찡그리며 어둠 속을 보고

청풍; [지난번에 덜 혼이 나서 내 주변을 얼쩡거리고 있는 것이냐?] 어둠 속을 노려보고. 그러자

끼잉! 슥! 여우의 발이 나타나고. 이어

낑! 낑! 겁을 먹은 표정으로 고개 숙인 채 청풍의 눈치를 보며 빛 속으로 들어서는 여우귀신 호정

청풍; [네가 나타났다는 건 귀희라는 네 주인이 이 근처에 있다는 건데...] + [!] 말하다가 흠칫 하고

스스스! 여우의 꼬리가 부스러지고 있고

청풍; (호정의 형체가 붕괴되고 있다. 그렇다는 건...) + [무슨 일이냐?]

청풍; [네 주인에게 변고라도 생긴 것이냐?]

끼잉! 낑! 눈치 보며 고개 끄덕이는 여우

청풍; [저쪽이냐?] 고개 들어 호정이 온 쪽을 보고

끄덕이는 여우

지지직! 지직! 멀리 지평선 너머에서 벼락이 치고 있다

청풍; (저 낙뢰...)

청풍; (자연적인 게 아니라 강력한 영기(靈氣)가 느껴진다.) 일어나고

청풍; (저 벼락을 일으키는 인물이 귀희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자 그녀가 부리는 여우귀신이 근처에 있는 나를 찾아와 도움을 청한 것이고...) 벼락을 보며 생각할 때

끼잉! 낑! 청풍의 발치에서 올려다보며 낑낑 대는 여우

청풍; [그거 참...] 난감하다가

애원하는 여우의 얼굴

청풍; [알았다. 내가 갔다 올 테니까 그동안 이곳에서 저 부인을 지키고 있어라.] 황보경을 돌아보고

낑! 낑! 안도하며 고개 끄덕이는 여우

청풍; [다녀오마.] 팟! 날아가고

청풍; (여우에게는 귀희를 도와준다고 했지만 사실 저길 가봐야하는 이유가 있다.)

청풍; (귀희는 한왕의 측근이다. 그런 그녀가 영락제가 설치한 막부에서 멀지 않은 곳에 나타났다는 건 예사롭지가 않다.)

청풍; (대체 한왕이 무슨 꿍꿍이인지 알아내려면 귀희를 만나봐야 한다.) 날아가고. 헌데

 

청풍이 불을 피워놓은 현장에서 수백미터 떨어진 돌더미 뒤에 숨어서 청풍이 멀어지는 걸 보는 인물. 바로 번뇌대작이다. 몸에 화상을 입은 흔적이 남았지만 옷은 새옷을 입었다

번뇌대작; (죽일 놈...) 이를 바득 갈며 멀어지는 청풍을 노려보고

번뇌대작; (나 신도륜은 엿 먹인 대가는 반드시 치루게 해준다.) 슥! 일어나고

번뇌대작; (물론 그 전에 손을 봐줄 계집이 있지.) 사악하게 웃으며 모닥불이 피워진 곳으로 걸어간다

 

#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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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무; <끄아아아!> 시체에서 폭발적인 기운이 치솟고. 울부짖는 거대한 형상이 그림자처럼 치솟는다

드드드! 절벽 전체가 뒤흔들리고

청풍; (섬뜩하구만.) 침 꿀꺽! 삼키고. 드드드! 그 사이에도 절벽이 뒤흔들리고 작은 돌들이 마구 떨어진다

청풍; (하긴 얼마나 비참하고 끔찍하겠는가?) (자신의 핏줄이라 여기고 온갖 정성을 들여 키워온 아들이 사실은 조카의 씨라는 걸 알았으니...)

위태무; <그 짐승.... 그 짐승들이... 끄윽!>

청풍; [위안이 될지 모르겠지만...]

청풍; [귀하의 장남 위문천은 동심쌍로와 정정의 희생 덕분에 무사히 혈교성역으로 가고 있소.] 침통하게

위태무; <문천... 문천이를 만났느냐?>

청풍; [용설약이 보낸 자객들에게 하마터면 척살 당할 뻔했지만...] [다행히 천법사들이 도착할 때까지 버틸 수가 있었소.]

위태무; <네가.... 네가 내 아들 문천이가 목숨을 부지하는데 일조했겠구나.>

청풍; [그리 큰 역할은 한 게 아니니 신경 쓰지 마시오.]

위태무; <네게는... 너무도 큰 빚을 졌다. 한 때는 널 죽이려 들었던 노부를 용서해다오.>

청풍; [지난 일은 이미 모두 잊었소.] 한숨

위태무; <신세를 졌으니... 보답을 하마.>

청풍; [그럴 필요는 없는데...]

위태무; <난 용설약과 위극천의 손에 살해당하기 직전에 천마총의 비밀을 알아냈다.>

청풍; [그렇습니까?] 흠칫! 하고

위태무; <보답이 될지 모르지만... 그 비밀을 알려주마.>

청풍; (천마귀비를 위해서라도 천마의 무덤은 반드시 찾아내야한다.) + [그리해주신다면 감사할 따름입니다.] 포권하고

위태무; <너도 이미 보았을 낙신부도... 그 뒤에 그려진 장보도는 천마가 그린 게 아니다.>

청풍; [천마가 그린 게 아니라면...] + [!] 깨닫고 눈 부릅

이하 회상. #469>의 장면

 

천마귀비; [처음에는 완강하게 거절하던 천마도 계속 되는 나의 권유와 점점 커지는 자손에 대한 갈망에 져서 마침내 인간의 여자를 본처(本妻)로 들이게 되었다.]

<그 계집이 바로 절세마후(絶世魔后)... 천마의 절친이었던 화성(畵聖) 고개지(顧愷之)의 딸 고옥정(顧玉精)이었다.> 의자에 앉아서 어떤 여자를 보며 헤벌쭉하는 늙은 천마. 천마 앞에서 가녀리지만 키가 큰 여자가 수줍어하고 있다. <건곤일척 자료집 제23페이지>의 포숙정 캐릭터를 좀 젊게 묘사

회상 끝

 

청풍; [고개지!] [화성 고개지가 천마총의 장보도를 천마 대신 그렸겠습니다.] 흥분하고

위태무; <그렇다. 천마는 절친이었던 고개지에게만 자신의 무덤을 알려주었을 텐데...> <낙신부도와 그 뒷면의 장보도를 합치면 천마총의 위치가 드러날 것이다.>

청풍; [그런... 그런 비밀이 있었군요.] 흥분하고

위태무; <낙신부도는... 금릉의 서쪽 장팔령(張八嶺)에 숨겨진... 내 비밀 거점의 서재에 있다.> <잡다한 서류들과 함께 쓰레기통에 꽂혀 있어서 오히려 쉽게 발견되지 않을 것이다.>

위태무; <보답이 될지 모르겠지만... 낙신부도를 네게 주마.>

청풍; (거절할 수가 없군.) + [감사히 받도록 하겠습니다.] 포권하고

위태무; <나는 너를 보자마자 진천이 놈의 천적임을 직감하고 해코지 하려 애썼는데... 지금은 네가 진천이놈의 천적인 것이 다행스럽게 여겨진다.>

위태무; <아무쪼록... 그 패륜의 씨가 여러 사람의 인생을 좌지우지 하는 일이 없도록 막아다오.>

청풍; [노력하겠습니다.]

위태무; <위극천은 지은 죄의 값을 치루게 될 테지만...> 말하다가 멈추고

기다리는 청풍

위태무; <용설약은...>

청풍; (그 요부의 운명에 관하여 천기(天機)를 읽기라도 한 것일까?) 기다릴 때

위태무; <가엾은 인생이다. 세상 그 누구보다도...>

청풍; (용설약에게 내가 알지 못하는 무슨 사연이 또 있는 모양이로구나.)

위태무; <날 위해 용설약에게 복수를 할 생각은 하지 마라. 오히려...>

위태무; <할 수 있다면 그 계집을 네가 거두어 보살펴주기를 바란다.>

청풍; [귀하를 이 지경으로 만든 그 독부에게 온정을 베푸시는 것입니까?] 놀라고

위태무; <내가 왜 그 독한 계집에게 연민의 감정을 품게 되는지는 곧 알게 될 것이다.>

청풍; (확실히 천기를 읽었구나.)

위태무; <쓸모가 있을지 모르지만... 혈교에 관해 나만이 아는 비밀들을 너도 알게 해주마. 마음을 열고 받아들여라.> 슈우! 아지랑이같은 유령이 다시 위태무의 시체에서 피어오르고

청풍; (거절하기도 그렇군.) + [그리하겠습니다.] 눈 감으며 가슴을 내밀고

위태무; <네가 우리 부자에게 베푼 은혜는 다음 생에서라도 반드시 갚도록 하마.> 슈우! 유령이 피어오르더니

화악! 그대로 청풍의 몸을 관통하는 유령. 눈 감은 채 충격 받고 퍼득하는 청풍

청풍; (엄청난 양의 정보와 지식이 머리 속으로 흘러든다.) 지지지! 감전되며 찡그리고

청풍; (대부분이 용운영과의 비익연리합령술을 통해 안 것이지만...) (혈교의 교주인 위태무만이 알고 있는 내용도 상당수 섞여있다.) 지지지! 감전 된 채 생각할 때

<용설약을 부탁한다.> 슈우! 청풍의 몸에서 빠져나가는 유령같은 존재, 이어

퍼석! 그때까지 형태를 유지하고 있던 위태무의 시체가 먼지처럼 변해 무너져 내린다

청풍; (이승에서의 미련을 모두 떨치고 삼도천을 건넜구나.) 천천히 눈을 뜨고

청풍; (귀하의 근심과 염려는 모두 나 초무궁이 감당하겠습니다.) 무릎 꿇으며 합장하고

<부디 다음 생에서는 좋은 관계와 인연으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무너진 위태무의 시체 앞에 무릎 꿇고 합장하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516>

낮. 위태무의 비밀 거점

복도를 서둘러 오는 위진천.

문 앞에 서있다가 인사하는 백일몽

위진천; [어머니가 돌아오셨다고?]

백일몽; [예! 소주께서 운기조식 중에 돌아오셔서 바로 알려드리지 못했사옵니다.] 말하면서도 문에서 안 비키고

위진천; [왜?] 불쾌하게 노려보고

백일몽; <주모님의 몸 상태가 좋지를 않사옵니다.> 등진 문을 눈짓하며 전음으로 말하고

위진천; <몸 상태가 안좋으시다니? 어떻게?>

백일몽; <뭔가에 크게 놀라셨는지 돌아오신 이후로 사시나무 떨 듯 떨기만 하고 계시옵니다.> 전음으로 대답하고

위진천; <그래?> 찡그리고

위진천; <어떤 상태이신지 내 눈으로 직접 봐야겠다.> 백일몽을 밀치며 문으로 접근하고. 어쩔 수 없이 옆으로 비켜서는 백일몽

위진천; [소자 들어가겠습니다.] 끼익!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그러다가 흠칫! 하는 위진천

방안에 불이란 불은 다 켜놓아 아주 환한데. 침대에는 용설약이 이불을 뒤집어쓰고 머리만 내놓은 채 달달 떨고 있다. 사색이 되고 넋이 나간 표정이고

위진천; (대낮인데 불이란 불은 다 켜놨군.) + [왜 그러십니까 어머니?] 다가가고

위진천; [장가놈을 요격하러 가셨다가 다치시기라도 한 것입니까?] 침대 앞에 멈춰서며 살피고

용설약; [그 인간... 그 인간을 봤다.] 달달 떨고

위진천; [그 인간이라니 누구...] + [!] 말하다가 깨닫고

위진천; [설마... 위태무를 보셨다는 말씀이십니까?] 믿기지 않고

용설약; [그래... 바로 그 인간... 그 인간이... 날... 날 노려보고 있었어.]

위진천; [하지만 위태무는 아버지에게 심장이 뽑혀서 확실하게 죽었지 않습니까?]

용설약; [그랬는데... 어미 앞에 나타났다. 원한에 사무친 표정으로...]

위진천; [설마... 위태무의 유령을 보셨단 말씀이십니까?] 어이없고

용설약; [나도... 나도 헛것을 봤으면 좋겠다. 하지만...]

용설약;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장가놈도 분명히 위태무의 유령을 보고 반응을 보였었다.]

위진천; (장가놈과 붙어먹던 중에 위태무의 유령을 봤다는 건데...) + [그럼 신빙성이 있겠군요.]

용설약; [우리... 우리 혈교의 인간들은 영적인 힘이 강력해서 육신과 혼백을 분리시키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용설약; [위태무는... 네 아비에게 심장이 뽑혀 죽게 되자 자신의 혼백을 육신과 분리시켰을 것이다.] [그래서 아직 저승으로 건너가지 못하고 이승을 떠도는 중일 테고...] 겁에 질려 주변 둘러보고

위진천; [진정하십시오 어머니.] 용설약의 어깨 다독이며 달래고

위진천; (저 육덕진 걸 장가놈이 물고 빨았겠군.) + [혼백은 사람에게 직접 위해를 끼치지 못한다는 걸 잘 아시지 않습니까?] 말하면서 힐끔 시선을 내려서 이불 사이로 드러나는 용설약의 젖가슴을 보고

용설약; [안다. 하지만... 하지만 그 인간의 유령이 수시로 나타날 생각만 하면 소름이 끼쳐 견딜 수가 없다.]

위진천; [그럼 어찌 해야 편해지실 수 있겠습니까?] 좀 짜증나는 표정

용설약; [혈왕잠... 혈왕잠을 가져와라.] 올려다보고

위진천; [혈왕잠을 말씀이십니까?] 흠칫! 하고

용설약; [혈왕잠에는 본교 역대 교주님들의 혼백도 서려있다. 그걸 흡수하면 위태무의 혼백도 더 이상 나를 귀찮게 굴지 못할 것이다.] [영력(靈力)의 규모가 다르니...]

위진천; [알겠습니다. 곧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돌아서고

위진천; (드디어 때가 되었다.) 입구로 걸어가며 사악하게 웃고

위진천; (혈왕잠에 서려있는 절대무적의 힘을 손에 넣을 수 있는 때가...) 히죽 웃으며 백일몽이 열어주는 문으로 나가고

백일몽; (이해가 안되는구나.) 복도를 걸어가는 위진천의 뒷모습 보며 문을 닫고

<소교주는 어째서 자신의 생모인 주모님에게 저런 악의와 불순한 감정을 품고 있는 것인가?> 사악하게 웃으며 걸어오는 위진천의 얼굴 배경으로 백일몽의 생각 나레이션

 

#517>

<-팔달령(八達嶺)> 나무가 거의 없는 험준한 바위산

산중을 날아가는 청풍.

청풍; (이곳 팔달령만 넘으면 만리장성 밖, 몽고족의 땅이다.)

청풍; (영락제의 제 오차 북원정벌은 이십만 명이 넘는 군사와 종군인력이 동원된 탓에 진군 속도가 느리다.)

청풍; (서두르면 하루 이틀 사이에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다.) 생각하고

청풍; (그나저나 황태손 주첨기에게 실혼고를 먹일 범인은 누구일까?)

청풍; (망산쌍독도 그자가 누군지까지는 모른다고 했는데...)

청풍; (분명한 것은 주첨기의 거처에 아무 제재도 받지 않고 드나들 수 있는 고위직의 인간이라는 사실이다.)

청풍; (부디 내가 도착할 때까지 그자가 주첨기에게 실혼고를 투약하지 않았기를 바랄 뿐...) 생각하다가 흠칫! 하고

삐익! 삑! 멀리서 들리는 날카로운 호각소리

청풍; (호각소리...) 날아가며 고개 돌려 호각소리가 들린 곳을 보고

청풍; (새 울음소리는 아니다. 무림인들끼리 신호를 주고받기 위해 부는 호각소리다.)

청풍; (명나라와 북원의 경계인 팔달령에 출몰하는 무림인이라니...) (예사롭지가 않다.) 팟! 방향을 틀고

청풍; (영락제의 막부에 가는 일이 급하긴 하지만 확인해보고 가자.) 쐐액! 호각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날아간다

 

#518>

깎아지른 절벽 위. 어떤 여자가 절벽을 등지고 서있고 그 앞에 사내가 마주 서있다. 바로 황보경과 번뇌대작이다. 삼십대 중반쯤인 황보경은 아주 초췌한 모습인데 5미터쯤 되는 거리를 두고 번뇌대작이 황보경을 설득하고 있는 중이다. 주변에 번뇌대작의 수하들인 검객들은 없다

번뇌대작; [제발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마시오 부인.] 두 손 합장하며 애원하고

번뇌대작;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을 생각해보시오.]

번뇌대작; [부인에게 무슨 실수와 과오가 있었든 상관하지 않겠소.] [난 이미 다 잊었으니 함께 번뇌마가로 돌아갑시다.]

황보경; [왜요?] [제가 다른 사람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자살을 할까봐 두려우신가요?] 냉소하고.

번뇌대작; [부인!] 정색

번뇌대작; [무슨 그런 소리를 하는 거요?] [난 우리 집안의 아이들의 어머니인 당신이 행여나 잘못 될까 걱정하고 있을 뿐이오.]

황보경; [이런 상황이 되었는데도 그 음침한 속내를 여전히 감추고 계시는군요.] 냉소하고

황보경; [당신은 당신과 가문의 명예를 위해 제가 여러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자살하길 바라고 계시잖아요.]

황보경; [그래야만 마누라가 위태극과 놀아났다는 추문에 휩싸인 가문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테니까요.]

번뇌대작; [제발 오해하지 마시오.] 한숨

번뇌대작; [난 일심으로 부인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을 뿐이오.] + 황보경; [그만 하세요.] 손을 들어 막고

황보경; [당신이 졸개들로 하여금 날 덮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말을 끌어온 거 알고 있으니까요.] 냉소하며 절벽 옆을 보고

쿵! 절벽의 벽면에 몇 명의 검객들이 거미처럼 달라붙어 황보경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다가 눈을 치뜨고 있다. 그 중에는 번뇌대작의 심복인 검객1도 있고

번뇌대작; [젠장!] [잡아라!] 팟! 벼락같이 몸을 날려 황보경을 덮치고

[크왓!] [잡아라!] 파앗! 팟! 절벽에 달라붙어 있던 검객들도 좌우에서 날아올라 황보경을 덮쳐가고. 하지만

황보경; [잘 있어요.] 팟! 아주 세차게 뒤로 날아오른다

[헉!] [이런...] [안돼!] 좌우에서 날아오른 검객들 비명 지르면서도 황보경을 따라가진 못한다. 자신들도 떨어지게 되는 형편이라 절벽 위로 날아내리면서. 반면

번뇌대작; [크와!] 확! 손을 뻗으며 절벽 밖으로 날아가지만

찌직! 번뇌대작의 손아귀는 황보경의 저고리를 잡아채 찢어버리고.

휘익! 저고리가 뜯겨나간 황보경을 등을 아래로 한 채 추락한다. 냉소 지으면서

손아귀에 황보경의 저고리 찢어진 것을 쥔 번뇌대작의 몸도 절벽 밖으로 멀리 나간 상태고

[이런!] [위험합니다 가주님!] 피핑! 절벽 좌우에서 날아올랐던 검객들이 절벽 위로 내려서며 다급히 외치고. 검객1이 자신의 검을 번뇌대작의 발치로 던진다

번뇌대작; [고맙다 금철(金撤)!] 탁! 검객1이 날린 검을 세차게 밟으면서 허공으로 치솟고

휘릭! 크게 한 바퀴 돌면서 절벽 위로 날아 내리고

번뇌대작; [너희들 주모는?] 휘릭! 절벽 위로 내려서며 외치고. 돌아보며. 그때

검객1; [저기...] 아래를 가리키며 놀라고

절벽 아래로 꽃잎처럼 떨어지는 황보영. 하늘 보는 자세로. 눈을 감고. 헌데

팟팟! 절벽을 따라 옆으로 달리는 누군가의 모습. 황보경이 떨어지는 쪽으로 달려가는 그 인물은 물론 청풍이다

[말도 안되는...] [절벽의 옆면을 평지처럼 달리다니...] 경악하는 검객들. + 번뇌대작; [!] 눈 부릅 놀라고

절벽을 따라 평지처럼 수평으로 달리는 인물 크로즈 업. 물론 청풍이다

번뇌대작; (초무궁! 저놈이 어떻게 여길...) 놀랄 때

청풍; [실례하겠습니다.] 팟! 절벽에서 옆으로 도약하여 근처로 떨어지는 황보경을 덮쳐가고

황보경; [악!] 콱! 청풍의 두팔에 안기자 놀라며 비명 지르면서 눈을 치뜨고

슈학! 황보경을 두 팔로 안은 청풍은 다시 포물선을 그리며 절벽쪽으로 내려서더니

팟! 파팟! 이번에는 절벽 위를 향해 절벽을 평지처럼 달려 올라온다

[말도 안되는...] [어... 어떻게 절벽을 평지처럼 달리는 게 가능하단 말인가?] 검객들 놀라고. 번뇌대작은 굳은 표정으로 보고.

번뇌대작; (혈교의 건곤역위주법(乾坤逆位走法)을 쓰면 절벽도 평지처럼 달릴 수 있다고 들었는데...) 놀라며 볼 때

휘익! 절벽 위로 치솟는 청풍. 두 팔로 황보경을 안고. 황보경은 자신도 모르게 두 팔로 청풍의 목에 매달리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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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3>

깊은 밤. 객잔. 이제 불이 켜진 방이 별로 없고

청풍과 용설약이 투숙한 독채도 불이 꺼져 있고

어둑한 방안. 청풍이 복잡한 표정으로 누워있다. 이제 벌거벗었고. 좀 지친 표정이고. 그 옆에 달라붙어 쌔근거리는 용설약

청풍; (아무리 화류계의 여자라지만 처음 만난 여자와 이런 짓을 하다니...) 한숨

청풍; (나란 놈, 아직 멀었구나. 자제력이 이렇게 형편없으니...)

용설약; [죄송해요 공자. 초면에 무례하게 굴어서...] 청풍의 가슴 만지며 울먹이고

청풍; [아니, 아닙니다.]

청풍; [죄를 질려면 제가 빌어야지요.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부인의 정절을 범했으니...] 고개 조금 저으며 용설약의 어깨를 끌어안고

용설약; [하지만... 저같이 정결하지 못한 계집이 공자님 같은 분을 모욕한 것같아서...] 눈물 조금 흘리고

청풍; [그렇지 않습니다.] 용설약의 정수리에 입을 맞추고

청풍; [인연이 아니었다면 우리가 이렇게 되는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저는 부인과 이렇게 된 게 어쩐지 필연처럼 느껴집니다.]

용설약; [물론 인연이 없었으면 우리가 만날 일도 없었겠지만...] + 청풍; [그래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몸을 옆으로 돌리며 용설약을 내려다보고.

용설약; [무... 무슨 말씀을...] 출렁! 바로 눕는 용설약의 젖가슴이 출렁이고. 잠옷은 걸쳤지만 앞자락이 벌어져 젖가슴이 다 드러나 있고

청풍; [만일 부인께서 허락만 하신다면...] 바로 누운 용설약을 옆으로 누운 자세로 상체 조금 들어 내려다보면서 진지하게

청풍; [부인을 평생 제 곁에 두고 싶습니다.]

용설약; [공... 공자!] 눈 치뜨고

청풍;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이렇게 아름다운 부인을 남에게 빼앗기고 싶지 않습니다.] + (기가 막힌 명기이기도 했고...) 용설약의 머리를 쓸어넘기고

청풍; [부인이 앞으로는 오직 저만을 위해서 몸단장을 하시길 원합니다.] 진지하게

용설약; [흐윽!] 와락 청풍의 목을 두 팔로 끌어안고

용설약; [고마워요 은공! 고마워요.] 청풍을 끌어안아 자기 몸에 올라타게 하며 몸부림치면서 울고

용설약; [저같이... 저같이 막 구르며 살아온 계집을 이리 귀하게 여겨주시니 죽어도 여한이 없어요.] 자기 몸에 올라탄 청풍을 끌어안고 몸부림치면서 울고

청풍; (가식이 아니다.) 감격

청풍; (이 여자, 내 첩이 되어달라는 제안에 정말 감격하고 있다.) 생각하며 입으로 용설약의 입술을 찾고

용설약; (고맙다 장청풍...) 청풍의 목에 두 팔로 열렬히 매달리며 같이 키스하는 용설약. 눈을 감고

용설약; (날 첩으로 삼겠다는 네 말... 진심이라는 걸 안다.) 아랫도리를 움직이고

용설약; (만일... 만일 내게 진천이가 없었다면... 아마 난 네 제안을 기쁘게 받아들였을 것이다.) 이불 속에서 벌린 가랑이를 움직이고

청풍; [허억!] 혼망가며 입을 용설약의 입에서 떼면서 상체를 쳐들고

용설약; (하지만 넌 내 아들 진천이의 앞길을 가로 막을 치명적인 장애물...) + [하악!] 두 팔로 청풍의 목을 끌어안으며 고개 젖히며 자지러지고

청풍; [부... 부인...] 내려다보며 헐떡이고

용설약; [공자님이 원하시는 대로...] + (유감이지만 내 몸으로 널 치워버릴 수밖에 없다.) 몸을 움직이며 할딱이며 생각

청풍; [그... 그럼... 실례를...] 미친 듯이 다시 용설약을 치받고. 청풍이 치받을 때마다 용설약의 젖가슴이 아래 위로 세차게 흔들리고

용설약; [공자님! 아흑! 죽을 것같아요. 좋아서... 하악!] 청풍을 몸에 태운 채 자지러지고. 두 팔로는 청풍의 어깨를 잡은 채로

청풍; (새...새삼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기가 막힌 명기다.) 이를 악물고 용설약을 범하며

청풍; (수많은 빨판을 숨기고 있는 것같아 빠져나올 수가 없을 뿐 아니라 엄청난 흡인력까지 발휘하고 있다.) 치받히며 혼망간 용설약의 얼굴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그 때문에 몸속의 모든 게 빠져나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이를 악물고. 헌데. 슈우우! 청풍의 얼굴이 급격히 초췌해진다.

청풍; (정신도 혼미해지고... 왜 이리 급격하게 피곤해지는 건가?) + [!] 생각하다가 눈 부릅

쿵! 눈을 치뜬 채 올려다보는 용설약의 얼굴. 얼굴은 달아올라 있지만 눈빛이 차갑다. 입으로는 교성을 흘리고 있고

청풍; (눈빛...) 경악

청풍; (입으로는 교성을 토하고 있지만 눈빛은 뱀의 그것처럼 차갑게 가라앉아있다.) (게다가 내 몸속에서는 진기와 정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고...)

청풍; [당신 설마...] 이를 악물며 급히 용설약의 몸에서 일어나려 하지만

[늦었어!] 콱! 콱! 외치면서 양팔과 두 다리로 청풍의 몸을 강하게 옥죄는 용설약

우두둑! 용설약의 두 다리에 휘감긴 청풍의 허리가 부러질 듯 소리를 내고

청풍; [허억!] 문어처럼 조이는 용설약의 팔 다리에 몸이 조여지며 비명 지르고

용설약; [이제 와서 알아차려봤자 때는 늦은 거야 어리석은 애송이야.] 강하게 끌어안은 청풍의 귀에 대고 속삭이고

청풍; [흡... 흡정대법(吸精大法)...!] [당신... 당신 누군데 이런 짓을...] 필사적으로 상체를 일으키려 하며 이를 갈지만

용설약; [소용없는 몸부림이야. 이미 너의 공력은 반절 넘게 내게 빨린 상태니까.] 우둑! 청풍을 더 강하게 끌어안으며 귀에 대고 속삭이고

청풍; (정... 정말이다! 내공이 벌써 반 넘게 이 요녀의 몸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 때문에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벌벌 떨면서 용설약의 팔 다리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용설약; [그렇다고 너무 날 원망하진 말아.] [죽기 전까지 쉬지 않고 황홀경을 느끼게 해줄 테니까.] 아랫도리를 움직이면서 속삭이고

청풍; (기... 기가 막힌 명기로 날 계속 자극한다. 그 때문에 내공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면서도 행위를 멈출 수가 없다.) 혼망 가고

용설약; [하악! 좋아라! 너를... 네 뜨거운 걸 직접 맛보는 게 소원이었는데... 드디어 오늘 소원성취 했지 뭐야.] 청풍을 끌어안고 몸을 꿈틀대면서 할딱이고

청풍; [네년... 네년 누군데 함정을... 파고 날 기다린 것이냐?] 눈이 흐려진 채 곁눈질로 용설약을 보며 헐떡이고

용설약; [어머나! 아직도 내가 누군지 눈치 채지 못한 거야?] 청풍의 목을 끌어안았던 팔에 힘을 조금 풀고. 그 바람에 청풍은 고개를 들어 용설약을 내려다 볼 수 있게 되고

용설약; [서운하네. 용운영, 그년과 교접하면서 펼친 비익연리합령술(比翼連里合靈術) 덕분에 내 얼굴도 알고 있을 줄 알았는데...] 요염하게 웃으며 눈을 흘기고

청풍; [비... 비익연리합령술!] 눈 치뜨고

청풍; [네년 이제 보니 용운영의 첫째 동생인 용설약이로구나!]

용설약; [참 일찍도 알아본다.] 냉소

용설약; [그 벌로 골수까지 빼먹어주마!] 우둑! 두 다리로 청풍의 허리와 엉덩이를 더 강하게 조이고

화악! 무언가 청풍의 몸에서 엄청난 속도로 빠져나가는 분위기 묘사. + 청풍; [허억!] 자지러지고

용설약; [어때? 네 몸속에서 진기와 정혈이 폭포수처럼 빠져나가는 기분이?]

용설약; [나도 흡정대법을 처음 펼치는 거라 다른 년들에게 들은 것인데...] [정혈이 빨려나갈 때는 사정하는 것과 비교도 안되는 쾌감이 느껴진다며?]

청풍; [끄윽...] 혼망 간 채 부들 부들 떨며 대답하지 못하고

용설약; [표정을 보아하니 사실인 것같네.]

용설약; [그럼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자기 정혈을 몽땅 빨아먹어줄게.] 화악! 눈 치뜨는 용설약의 몸에서 더 강한 흡인력이 일어나고

청풍; (죽... 죽는다.) 절망하고. 그러면서

<거울(鏡)은 소중히 다루고 장미(薔薇)는 멀리해야할 것이다.> 천마귀비의 말을 다시 떠올리는 청풍

이어지는 회상

 

천마귀비; [이제 네 앞길에 큰 파란(波瀾)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거의 마지막이 될 한 번의 관문은 무사히 넘겨야만 한다.] 정자에 청풍과 마주 앉아서 말하고

천마귀비; [나의 신통력으로도 네가 만나게 될 위기를 구체적으로는 볼 수가 없다.] [널 위기에 빠트릴 인간을 보호하는 강력한 영(靈)이 존재하는 때문이다.] 슥! 말하며 저고리 고름에 손을 가져가고

천마귀비; [다만 그 인간에게서 장미의 형상이 연상되니 주의를 게을리 하지 말거라.] 스륵! 저고리 고름을 풀고

회상 끝

 

청풍; (천... 천마귀비의 경고가 그대로 들어맞았다.) 필사적으로 상체를 버티며 용설약을 내려다보고

청풍; (용설약... 이 계집이 바로 장미를 연상케 했다는... 내게 마지막이 될 생과 사의 관문이었다.) 무어라 말하며 요염하게 웃는 용설약의 얼굴 배경으로 청풍의 절망

용설약; [위태무와 진천이 아버지를 제외하면... 내 기막힌 꿀단지를 맛보는 건 네가 유일한 사내야.]

용설약; [장차 천자의 어미가 될 내 몸을 맛보는 걸 영광으로 생각하고 죽어라.]

용설약; [오늘 네가 내게 보시하는 막강한 공력과 정혈은 진천이에게 전해줘서 세상을 다스리는데 유용하게 쓰도록 할 테니...] 우둑! 청풍의 몸을 끌어안고 휘감으며 웃고

청풍; (정신이 아득해진다.)

청풍; (이제 틀린 것인가?) 절망하고.

용설약; [운영이 년이 네 걸 맛보는 걸 느끼면서 얼마나 부러웠는지 알...] + [!] 말하다가 눈 부릅

쿵! 침대 바로 옆에 서서 내려다보는 사람의 형상.

용설약; [꺅!] 자기도 모르게 비명 지르며 청풍에게 매달리고. 청풍도 혼미한 상태에서 흠칫! 하며 옆을 돌아보고

청풍; (누... 누가 옆에 있다!) 놀라며 고개 돌리고. 직후

쿵! 선명해지는 침대 옆에 서서 내려다보는 유령. 바로 위태무인데 가슴에 구멍이 뻥 뚫려서 뒤쪽이 보이는 모습이다. 몸의 반은 타고 몸의 반은 얼어붙은 끔찍한 모습

청풍; [위... 위태무! 당신이 어떻게 여기에...] 멍청한 표정으로 되뇌일 때

용설약; [안돼!] 펑! 청풍을 확 밀치면서 옆으로 구른다

청풍; [억!] 콰당탕! 위태무의 유령이 서있는 쪽으로 굴러떨어지고

용설약; [아악!] 펑! 등으로 뒤쪽의 벽을 부수며 밖으로 튀어나간다. 이어

용설약; [아아악!] 휘익! 사색이 되어 날아가는 용설약. 몸에 대충 걸친 잠옷을 펄럭이며

청풍; [끄윽!] 침대 아래 알몸으로 쓰러져 벌벌 떨고. 그 옆에 위태무가 서서 내려다보고

청풍; (살... 살았다!) + [어... 어쨌든 신세를 졌소.] 헐떡이며 위태무를 올려다보고

청풍; [귀하가 나타나지 않았으면 꼼짝없이 귀하의 사악한 마누라에게 정혈이 빨려 말라죽을 뻔...] + [!] 일어나려 애쓰며 말하다가 눈 부릅

쿵! 위태무의 유령의 다리 부분이 흐릿하게 허공에 떠있다

청풍; (다리가 없다!) + [헉!] 뒤로 물러나 앉아 등을 침대에 대고

청풍; [유령...] [귀... 귀하 이미 죽어서 저 세상의 존재가 된 거요?] 헉헉

말없이 밖을 손으로 가리키는 위태무의 유령

청풍; [나하고 어딜 가자고?] 깨닫고 흠칫! 하고

스윽! 고개 끄덕이며 돌아서는 위태무의 유령

청풍; [잠깐... 잠깐만 기다려주시오.] 급히 불러 세우고

돌아보는 위태무의 유령

청풍; [보다시피 당신의 마누라에게 내공과 정혈을 거의 대부분 갈취당해 운신하기가 힘든 상태요.] 억지로 웃으며 책상다리를 하고

청풍; [기력을 회복할 때까지 잠시만 기다려주시오.] 눈 감고 운기조식하기 시작하고

이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천마귀비의 말

 

천마귀비; [천년호유(千年虎乳)를 한 번 더 먹고 가거라.] [단 이번에 먹는 천년호유는 내공으로 전환하지 말고 몸속에 재워두도록 해라. 따로 쓸 데가 있을 테니...] 젖가슴 하나를 손으로 떠받혀 들어 보이며 말하고. 얼굴을 좀 붉히면서

회상 끝

 

청풍; (천마귀비는 이런 상황도 내다보고 천년호유를 한 번 더 먹여준 것이로구나.) 화악! 청풍의 몸에서 강한 기운이 치솟고

청풍; (천마귀비의 지시대로 두 번째 먹은 천년호유를 내공으로 전환하지 않고 몸속에 재워뒀던 보람이 있다.)

청풍; (조금만 기다려라 마귀같은 요부야!) 이를 악물고

<남편을 해치고 나까지 시해하려 한 죄의 대가를 치루게 해줄 테니...> 운기조식하는 청풍의 모습. 그걸 옆에서 지켜보는 위태무의 유령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514>

새벽이 멀지 않은 깊은 밤. 험준한 산

한쪽이 깎아지른 절벽인 바위산. 바로 위태무가 위극겸의 암습을 받아 심장이 뽑혔던 곳. #360>에 나온 곳

휘익! 허공에서 유성처럼 떨어지는 물체. 바로 청풍. 물론 옷을 제대로 입었다

청풍; (이쪽으로 왔는데...) 휘릭! 바닥에 내려서며 주변 두리번

멀지 않은 절벽 끝에 희끄므레한 것이 보이고

위태무의 유령인데 절벽 쪽으로 서서 청풍을 돌아본다

청풍; (저기 있군.) 다가가고

청풍; [왜 이곳으로 날 데려온 거요?] 다가가며 말하는데

슈우! 그대로 절벽 아래로 뛰어내리듯 사라진다

청풍; (절벽 아래로 사라졌다.) 침 꿀꺽! 절벽으로 다가가고

절벽 끝에 서서 내려다보고

어둡고 깊어 바닥이 안 보이는 절벽 아래

청풍; (위태무의 시체가 저 아래 있기 쉽겠구나.) 슥! 절벽으로 한 발을 내딛고

청풍; (기분은 섬뜩하지만 내려가 봐야한다.) 휘익! 절벽에서 뛰어내리고

청풍; (유령이든 뭐든 큰 신세를 진 셈이니...) 화라락! 다리를 아래로 한 채 어둑한 절벽 아래로 날아 내려가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515>

깊고 좁고 음침한 절벽의 바닥. 크고 작은 바위들이 삐죽 삐죽

휘릭! 깃털처럼 그곳으로 내려서는 청풍.

청풍; (여기 어디쯤일 텐데...) 두리번

한쪽에 희끄므레한 형상이 보이고

청풍; (찾았다.) 다가가고

코로 흘러드는 냄새

청풍; (시체 썩는 냄새...) 코를 조금 만지며 가고

쿵! 유령이 서있는 절벽 아래 절벽 아래쪽의 약간 움푹한 곳에 기대 앉아 죽어있는 위태무의 시체

청풍; (위태무!) 긴장하며 시체 앞으로 다가가고

청풍; (한 때 천하를 좌지우지했던 당신이 이런 곳에서 비참한 최후를 마치셨구려.) 한숨 쉬며 시체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청풍; (비록 우리가 한 때는 목숨을 걸고 싸운 사이긴 하지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조의를 표하는 바요.) 포권하며 고개 숙이고. 그러자

<고맙다 장청풍!> 누군가의 음성이 들려서 흠칫! 고개 드는 청풍

<그나마 네 덕분에 한을 품고 저 세상으로 건너가지 않아도 되게 되었구나.> 슈우! 위태무의 유령이 위태무의 시체로 스며 들어간다

청풍; (여한이 많아서 아직 혼백이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있었구나.) + [누구 짓이오?] 책상다리 하며 위태무의 시체와 마주 앉아 묻고

청풍; [용설약이 직접 귀하를 이 지경으로 만든 건 아닌 것 같은데...]

<원흉은 그 계집이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내 숨통을 끊은 것은... 조카인 위극천이란 놈이다.> 시체를 배경으로 들리는 음성

청풍; [위극천! 역시...] 끄덕이고.

위태무; <극천이 놈이 왜 숙부이기도 한 나를 죽이려 들었는지 이유를 아는 것같구나.>

청풍; [부인.... 용설약은 왜 귀하를 시해하려 들었을 것같소?]

위태무; <그게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위태무; <비록 내가 상시태감 노릇을 하느라 오랫동안 그 계집을 방치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죽이려 들 정도로 원한을 품을 사안은 아닌데...>

청풍; [그럼 조카인 위극천은 왜 귀하를 죽이려 들었겠소?] 한숨

위태무; <그걸 아무래도 알 수가 없...> + [!] 무언가를 느끼고

청풍; [이제야 이해가 되시는 듯 하오.] 한숨

위태무; <그년... 용설약이 내가 곁에 없는 동안 조카인 위극천과 붙어먹은 것이냐?> 우르르! 위태무 주변의 공기가 진동하고. 몸에서 살기가 피어오른다

청풍; [단순히 패륜을 벌인 것 때문이라면 부인이 아들의 아비인 귀하를 시해할 생각까지 했겠소?] 한숨

위태무; <그럼... 그럼 진천이가...>

청풍; [위극천의 씨요.] [년놈은 용설약이 귀하에게 시집오기 전부터 붙어먹던 사이고...] 고개 끄덕이고

위태무; <으으으...>

청풍; [즉, 용설약은 위극천의 애를 밴 몸으로 귀하의 아내가 된 거요.]

청풍; [헌데 그 사실을 귀하의 숨겨진 아들 타노가 알아버렸고...] [타노를 죽여서 입을 막는데 실패한 년놈은 결국 후환이 두려워 귀하를 죽일 생각을 하게 된 것이오.]

위태무; <끄아아아!> 시체에서 폭발적인 기운이 치솟고. 울부짖는 거대한 형상이 그림자처럼 치솟는다

드드드! 절벽 전체가 뒤흔들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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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0>

비가 오는 산중. 세찬 비는 아니고 봄비같은 부슬 부슬 오는 비다. 산속을 관통하는 관도

길가의 주루. 추적거리긴 해도 비가 와서 길 가던 사람들이 많이 주루에서 비를 피하고 있다. 주루 앞에는 마차와 말들도 서있고

길이 보이는 창가에 앉아서 국수를 먹는 청풍.

힐끔거리며 청풍을 보는 산적 분위기의 사내 네 명. 입구에 가까운 창가에 앉아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골똘하게 생각에 빠져 국수를 먹는 청풍.

<거울(鏡)은 소중히 다루고 장미(薔薇)는 멀리해야할 것이다.> 천마귀비의 말을 떠올리는 청풍

이하 회상

 

천마귀비; [이제 네 앞길에 큰 파란(波瀾)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거의 마지막이 될 한 번의 관문은 무사히 넘겨야만 한다.] 정자에 청풍과 마주 앉아서 말하고

천마귀비; [나의 신통력으로도 네가 만나게 될 위기를 구체적으로는 볼 수가 없다.] [널 위기에 빠트릴 인간을 보호하는 강력한 영(靈)이 존재하는 때문이다.] 슥! 말하며 저고리 고름에 손을 가져가고

천마귀비; [다만 그 인간에게서 장미의 형상이 연상되니 주의를 게을리 하지 말거라.] 스륵! 저고리 고름을 풀고

청풍; (설마...) 놀라고 흥분할 때

천마귀비; [이제 내가 네게 줄 것은 이것 밖에 없구나.] 얼굴 약간 붉히며 젖가슴을 드러내고. 적당한 크기에 아주 탱탱한 젖가슴이다. 젖꼭지도 크고

천마귀비; [천년호유(千年虎乳)를 한 번 더 먹고 가거라.] [단 이번에 먹는 천년호유는 내공으로 전환하지 말고 몸속에 재워두도록 해라. 따로 쓸 데가 있을 테니...] 젖가슴 하나를 손으로 떠받혀 들어 보이며 말하고. 얼굴을 좀 붉히면서

회상 끝

 

청풍; (벌써 며칠이 지났지만... 아직도 입 안에 천년호유의 맛과 향기가 감돌고 있다.) 자신의 입술을 손으로 만지면서 얼굴 좀 벌개지고

청풍; (그날 난 공청석유에 못지 않은 효능을 지닌 천년호유를 거의 한 홉 이상 마신 것같다.) 자신이 천마귀비 앞에 무릎 꿇고 앉아서 천마귀비가 손으로 쳐든 젖을 빨던 장면 떠올리고. 얼굴 좀 벌개지고.

청풍; (만일 그걸 내공으로 전환시키면 그 즉시 내공이 두 배로 증진되겠지만...) (천마귀비께서 당신의 젖을 당장 내공으로 전환하지 말고 재워두라고 한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청풍; (천년호유 맛을 또 보기 위해서라도 가능한 빨리 천마의 양정을 찾아서 천마유거로 돌아가야 하는데...) 젖을 빠는 자신을 얼굴 붉히면서도 자애로운 표정으로 내려다보던 천마귀비를 떠올리고

청풍; (그나저나 거울은 무엇이고 장미는 또 무엇일까?)

청풍; (실제 거울이나 장미를 뜻하는 건 아닐 테고...) (하여간 만리장성 밖으로 나갈 때까지 만나게 될 모든 상황에 조심스럽게 대처해야만 한다.) 생각할 때

[오오! 죽이는데...] [그림 좋구나.] [삐익!] 창가에 앉아서 술 마시던 불량해보이던 사내들이 밖을 보며 휘파람을 불고. 흠칫! 하며 밖을 보는 청풍

주막 앞을 지나가는 용설약. 커다란 장미가 새겨진 일본 기생들이 입는 것같은 화려한 옷을 걸쳤는데 발에는 나막신을 신었으며 커다란 우산을 쓰고 있다. 머리에는 작은 죽립을 비스듬히 썼고. 얼굴에 화장이 진해서 청풍은 단번에 알아보지 못 한다

[오오! 절색이로구만.] [저게 사람이야 선녀야?]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저렇게 예쁜 여자는 처음이야.] 다른 자리의 사내들도 눈이 휘둥그레해지고

새침한 표정으로 눈을 흘기며 주막 앞을 지나가는 용설약

청풍; (이 주변 풍경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여자다.)

청풍; (차림새하며 행동거지로 미루어 볼 때 화류계의 여자같긴 한데...) (날씨 때문에 인적이 드물어진 산길을 혼자 가는 건 좀 위험해 보인다.) 눈으로 용설약을 따라가며 생각하고

용설약이 걸치고 있는 옷을 크로즈 업

청풍; (장미?) 흠칫! 하고

 

<거울(鏡)은 소중히 다루고 장미(薔薇)는 멀리해야할 것이다.> 천마귀비의 말을 다시 떠올리는 청풍

 

청풍; (천마귀비가 경고한 장미가 혹시 저 여자가 아닐까?) 생각하며 용설약을 보고. 용설약은 엉덩이를 샐룩거리며 우산을 쓴 채 산길로 접어들고 있다.

청풍; (무공을 익힌 낌새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청풍; (그렇긴 해도 천마귀비의 경고가 있으니 아예 신경을 끊자.) 다시 국수를 먹고. 그러다가

흠칫! 하는 청풍.

불량해 보이는 사내들이 히죽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한 놈은 열린 창문을 통해 멀어지는 용설약의 뒷모습을 흘깃거리며 히죽거리고.

한 놈이 계산대에서 돈을 내고 다른 놈들은 밖으로 나간다.

부슬비를 맞으며 용설약이 간 쪽으로 가는 네명의 사내들. 껄렁거리며 걸어간다. 서로를 보며 뭐라 키득거리면서

청풍; (저자들 설마...) 찡그리며 사내들의 뒷모습을 보고

<그 여자에게 못된 짓을 하려고 따라가는 거 아닐까?> 용설약이 사라진 곳으로 멀어지는 네놈의 뒷모습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괜한 의심하지 말자. 우연히 가는 길이 같을 수도 있으니...) 다시 국수 먹고. 하지만

눈 흘기며 지나가던 용설약의 모습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고

청풍;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해도 자꾸만 그 여자 얼굴이 떠오른다.) 찡그리고

청풍; (그러고 보니...)

청풍; (그 여자 얼굴이 눈에 익다. 전에 어디서 보았더라?) 찡그리며 용설약의 눈 흘기던 얼굴을 떠올리고.

청풍; (눈에 익은 얼굴이라 그 여자의 모습을 쉽게 뇌리에서 떨쳐버리지 못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생각하는데.

<아악!> 멀리서 여자의 비명 소리가 작게 들리고

움찔! 하며 젓가락질 멈추는 청풍. 이어

주변을 둘러보는 청풍.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듣지 못한 듯 태평하게 술을 마시거나 음식을 먹고 있다.

청풍; (잘 못 들은 건가?) 생각할 때

<아악... 안.. .안된다 이놈들아!> 다시 들리는 여자의 비명소리에 눈 치뜨는 청풍

청풍; (잘 못 들은 게 아니다.) 주변 두리번

청풍; (상당히 먼 곳에서 들리는 비명이라 주막 안의 사람들 중 나 혼자만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찡그리며 생각할 때

<제발... 안된다! 이러지 마라. 아흑!> 이어지는 여자의 비명소리

청풍; (젠장!) 벌떡 일어나고. 손을 품속에 넣으면서

청풍; (천마귀비의 경고고 뭐고 도저히 방치할 수가 없다.) 스팟! 사라지는 청풍의 모습. 땡그렁. 대신 몇 개의 동전만이 탁자에 떨어져서 주변 사람들 놀라 돌아보게 만들고

[사... 사라졌어!] [알고 보니 무림의 고수였구먼.] 사람들 그제야 청풍이 무공고수였음을 알아차리고 겁에 질린 표정을 짓고

 

#511>

여전히 비가 오고 있는 산속. 네 명의 사내가 용설약을 강간하는 중이다. 죽립과 우산, 나막신은 바닥에 뒹굴고. 용설약은 두 팔이 쳐들려진 채 바닥에 눕혀진 채 몸부림치고 있다. 쳐들린 용설약의 두 팔은 사내 두놈이 누르고 있고. 한놈은 용설약이 벌린 가랑이 사이에 무릎 꿇은 채 바지를 벗고 있다. 마지막 한놈은 망을 보고 있고. 용설약의 치마는 허리까지 걷혀져 아랫도리가 다 드러났다. 발에는 버선을 신고 있고. 나막신은 벗겨진 상태

용설약; [제발... 제발 이러지 말아요.] [오늘 일 아무에게도 말 안할 테니까 절 보내주세요.] 울며 애원하고. 폭행당한 듯 뺨이 부었다.

사내1; [이년아 이쯤 되면 포기할 줄도 알아야하는 거다.] 바지를 까내리고

용설약; [흐윽!] 사내의 아랫도리를 보며 눈 치뜨고

사내1; [이 깊은 산중에 네년을 구해줄 인간이 나타나기라도 할 것같으냐?] [기왕에 당하는 거니까 함께 즐기도록 노력해봐라.] 용설약의 다리를 양손으로 쥐어 더 넓게 벌리고

용설약; [안돼! 안된다 이 죽일 놈아!] [내가 누군지 알고 이런 짓을 하려는 것이냐?] 최후의 발악. 버둥거리며 악을 쓰지만

사내1; [아가리 닥쳐.] 퍽! 주먹으로 용설약의 명치를 내리찍고

용설약; [꺼억!] 눈을 까뒤집으며 꺽꺽 거리고. 숨이 막힌 표정이고

[그년, 매를 버는구만.] [어차피 피할 수 없으면 즐기지 않고...] 용설약의 팔을 누른 놈들 키득거리고

사내2; [야야! 살살 다뤄라. 그러다 그년 명줄 놓겠다.] 망을 보던 놈이 돌아보며 말하고

[네놈이 웬일이냐? 계집이라도 눈 하나 깜짝이지 않고 살수를 쓰던 악당께서...] [해가 서쪽에서 뜰 일이로구만.] 용설약의 팔을 누른 놈들이 사내2를 보며 키득거리고. 팔이 눌린 용설약은 부들 부들 떨고 있고

사내2; [오해하지 마라. 자칫 그년이 명줄 놓으면 내 차례가 돌아오지 않을 것같아서 하는 말이니...]

[그럼 그렇지.] [저 새끼가 겁탈당하는 계집 걱정해줄 리가 없지.] 용설약의 팔을 누르고 있는 놈들이 키득거리고

사내1; [이게 마지막 경고다.] 한손으로 자기 거시기를 잡고 용설약 위로 몸을 숙이며

사내1; [한번만 더 헛소리를 하면 죽여 놓고 재미 볼 테니 알아서 해라.] 잔인하게 웃으며 내려다보고

용설약; [끄윽...] 공포에 질려 꺽꺽대고

사내1; [이제야 말귀를 알아먹는 것같군.] 히죽

사내1; [그럼 함께 만리장성을 쌓아보자.] 슥! 손으로 쥔 자신의 거시기를 용설약의 아랫도리에 끼우려는 몸짓을 하고

사내2; [젠장! 오늘도 다른 놈들이 코 풀어놓은 걸 맛봐야하게 생겼구만.] 곁눈질로 사내1이 용설약을 강간하는 걸 보며 투덜대는데. 스윽! 그런 그자의 목으로 다가오는 사람의 손

슥! 사내1의 아랫도리가 용설약의 사타구니에 들이밀어진다. 사내1의 한손은 이제 자신의 가시기 대신 용설약의 다리 하나를 들고 있고

사내1; [흐으! 그년...] 눈 치뜨며 혼망가고

용설약; [끄윽...] 여전히 눈을 까뒤집은 채 꺽꺽 대고

퍼득! 쳐들린 다리는 경련을 일으키고

사내1; [그... 그년 상판뿐 아니라 거기도 기가 막힌 명기로구먼.] 헐떡이며 완전히 거시기를 용설약의 몸에 삽입하려는데

[꺽!] 갑자기 들리는 비명소리에 눈 부릅뜨는 사내1., 용설약의 두 팔을 누르고 있던 놈들도 깜짝 놀라 돌아보고

쿵! 청풍이 나타나 한손으로 사내2의 목을 잡아 부러뜨리고 있다. 살벌한 표정인데 몸 주위로 빗물이 퉁겨져나간다.

[헉!] [웬놈이냐?] [훼방꾼이다.] 사내1과 용설약의 팔을 누르고 있던 사내 두명이 기겁하며 벌떡 일어나고. 사내1이 떨어지자 퍼덕이는 용설약의 몸뚱이

[!] 살벌한 표정이 되는 청풍.

뭐라 악을 쓰며 무기를 집어들고 뽑는 세놈과 그자들 사이에 아랫도리를 드러낸 채 누운 용설약의 모습이 보인다. 물론 청풍의 시점이고

명치를 맞은 여파로 꺽꺽 대며 바들바들 떠는 용설약의 얼굴.

힘없이 벌어진 아랫도리도 경련을 일으키고 있고

청풍; [도저히... 용서가 안되는 말종들이로구나.] 퍽! 이를 부득 갈며 사내2의 시체를 옆으로 던지고

[개새끼!] [죽여라!] [목숨 값을 갚아라!] 쐐액! 쩍! 사내들 청풍에게 쇄도하며 무기를 휘두르지만

청풍; [귀찮다!] 딱! 손가락을 퉁기고

빠지직! [크아악!] [케에엑!] [꺽!] 청풍의 손가락 끝에서 일어난 벼락에 맞아 숯이 되며 비명 지르는 나머지 세 놈.

청풍; [한번만 죽는 걸 다행으로 여겨라.] 지지지 벼락이 이는 손을 내리며 냉소하고

털썩! 퍼억! 숯이 되어 나뒹구는 세놈

청풍; [부인! 안심하시오.] 다가가고

청풍; [죄를 지은 놈들은 죄값을 치뤘으니...] 말하다가 흠칫! 하며 내려다보고

끄윽! 용설약이 눈을 까뒤집은 채 입으로 거품을 흘리고 있다

청풍; [이런...] 급히 한 무릎을 꿇으며 용설약의 목을 만지고

청풍; (겁탈당하는 과정에서 당한 폭행 때문에 상태가 심각하다.) 손을 떼고

거의 벗겨진 용설약의 옷. 옷에 그려진 장미

청풍; (장미...) 장미 그려진 옷을 보고

청풍; (옷에 새겨진 저 문양 때문에 자꾸만 천마귀비의 경고가 떠오른다.) 천마귀비를 떠올리고

청풍; (하지만 이 여자는 무공을 지니지 않았고 또 이대로 방치하면 큰일을 당할 수도 있는 상태다.) 결심하며 용설약을 안아들려 하고

청풍; (천마귀비의 경고와는 관련이 없는 여자인 게 분명하다.) 양손으로 번쩍! 용설약을 안아들고

청풍; (일단 비를 피할 곳으로 데리고 가서 치료를 해주자.) 스슥! 사라지는 청풍. 헌데

 

스스스! 청풍과 용설약이 사라진 자리에 유령같은 형상이 서리고. 이 유령은 위태무의 혼백이다. 아주 처참한 모습이다. 몸의 반은 화상을 입어 살이 녹아내렸고 반은 얼어붙어있다. 몸에는 부러진 창이 관통하고 있고 부러진 무기들이 여러 개 박혀있다. 특히 심장 부분에는 구멍이 뻥 뚫려있다

[...] 무언가를 생각하는 위태무의 혼백.

스스스! 사라진다

 

#512>

저녁 무렵. 산속의 작은 마을. 이제 비는 그쳤다

객잔.

객잔 후원의 독채. 입구에 청풍이 서성이고 있고

끼익! 문을 열고 나이 든 여자가 나온다. 대야에 수건과 용설약이 걸치고 있던 옷을 담아서

청풍; [어떻습니까 아주머니?] 다가가고

여자; [부탁하신 대로 동행 분을 씻기고 잠옷으로 갈아입히긴 했는데...] 문 안쪽을 힐끔. 침대에 누군가 누워있는 형상이 보이고

여자; [한 여름 날씨인데도 오한이 드는지 벌벌 떨고 있어요.] [병이 걸려도 단단히 걸린 모양이우.] 혀를 차고

청풍; [비를 좀 오래 맞아서 그런 모양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억지로 웃으며 동전을 몇닢 여자의 손에 쥐어주고

여자; [부인인 모양인데... 잘 좀 보살펴줘요.] 돈을 받으며 눈 흘기고

청풍; [그게...] 난감

여자; [여자든 남자든 몸 아플 때는 배우자가 옆에 있어주는 것만큼 위안이 되는 게 없는 법이라우.] 말하며 청풍을 지나치고

청풍; (내가 그렇게 나이가 들어 보이나? 저 여자와 부부로 보다니...) 쓴웃음 지으며 방으로 들어간다. 고개 돌려 멀어지는 여자를 보며

탁! 방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는 청풍.

[으으...] 침대에 누워 신음하고 있는 용설약. 이불을 목까지 덮고 누워있는데 머리는 풀어헤친 상태다. 얼굴의 화장도 말끔하게 지워졌다. 그래서 청풍은 또 용설약을 알아보지 못하고

청풍; (열이 있나?) 슥! 손으로 용설약의 이마를 만지고

청풍; (미열 정도일 뿐 딱히 뜨겁진 않은데...) 슥! 손을 떼고.

그러다가 흠칫! 하는 청풍.

[으으으...] 이불을 목까지 덮은 채 달달 떨고 있는 용설약의 얼굴. 떨고 있고 머리를 풀어헤친 상태라 더 아름답게 보이고

청풍; (우물(尤物)...) 침 꿀꺽! 삼키고

청풍; (화장을 지우니 한층 더 아름답고 청초해 보인다.) (그 때문에 나이를 전혀 짐작할 수가 없다.)

<청초해서 이십대 초반쯤으로 보이는가 하면 육덕 진 몸매와 분위기는 알 거 다 아는 중년여인을 연상시킨다.> 으으으! 열이 올라 신음하는 용설약을 보며 생각하는 청풍

청풍; (분명한 건 이 여자가 천마귀비를 제외한 어떤 여자보다도 아름답다는 사실이다.) 침 꿀꺽. 얼굴이 좀 벌개지고

청풍; (뿐만 아니라 이 여자의 얼굴은 왠지 낯이 설지가 않다. 마치 최근에 이 여자의 얼굴을 어디선가 본듯한 느낌이 드는데...) 그때

용설약; [은... 은공!] 헐떡이며 눈을 조금 뜨고

청풍; [예, 저 여기 있습니다.] 몸을 숙이고

청풍;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씀하십시오. 준비해드리겠습니다.] 이불을 좀 만지며 말하는데

용설약; [추... 추워서 정신을 못 차리겠어요. 제발... 제발 저를 좀 따듯하게 해주세요.]

청풍; (이 여름 날씨에 추워 죽겠다니... 학질에라도 걸린 것일까?) + [점원에게 말해서 따뜻한 물과 이불을 좀 더 가져오라고 하겠습니다.] 돌아서려는데

콱! 그런 청풍의 옷자락을 잡는 여자의 손. 물론 용설약의 손이다

흠칫! 돌아보는 청풍.

용설약; [이... 이불 따위 필요 없어요.] 손을 이불 밖으로 뻗어서 청풍의 옷자락을 잡아당기고

청풍; (이 여자 설마...) 흠칫! 할 때

용설약; [공자... 공자님의 체온으로 저를 좀 따듯하게 해주세요. 부탁드려요.] 애절한 표정으로 올려다보며 말하고. 열에 들 뜬 얼굴로

청풍; (이 여자...) 내려다보는 청풍의 눈이 풀리고

<도저히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애절한 표정으로 올려다보는 용설약의 얼굴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몸을 섞는 것도 아니고... 체온은 나눠주는 정도는 괜잖겠지.) + [알겠습니다.] 슥! 용설약이 덮고 있는 이불을 좀 들추고

청풍; [그럼 잠시 함께 있어드리겠습니다.] 이불을 들추다가 흠칫!

이불이 들쳐지자 드러나는 용설약의 모습. 가운 형태의 잠옷을 입고 있었지만 이미 허리띠를 풀어버려서 젖가슴과 아랫도리가 다 드러나 있다. 잠옷 속 아랫도리에도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있고. 사실상 알몸이다

청풍; (이런...) 난감하며 멈칫! 고개를 돌리는데

용설약; [제발...] 헐떡이며 청풍의 옷을 잡아끌고

용설약; [어서... 어서 제 몸을 좀 녹여주세요.] 애원하고

청풍; [그럼 실례를...] 당황하며 서둘러 이불을 들춘 아래로 들어가고. 그러자

용설약; [흐윽!] 와락 안기는 용설약. 당황하는 청풍

용설약; [고마워요 은공! 고마워요.] 청풍의 몸에 달라붙어서 비미며 할딱이고

용설약; [은공의 몸은 불덩이같이 뜨겁군요. 이제야 좀 살 것같아요.] 청풍의 몸을 휘감으며 손으로는 청풍의 옷을 벗긴다. 물론 이불 속에서

청풍; [부... 부인...] 당황한 청풍이 몸이 굳어지고. 반면

용설약; [맨살... 은공의 맨살이 필요해요. 그래야 체온이 잘 전달 될 테니..] 청풍의 옷을 이불 곳에서 능숙하게 벗기고

청풍; (이... 이러면 안되는데...) 혼망가고

청풍; (멈추라고 해야 하는데... 도저히 입 밖으로 말이 안 나온다.) 당혹. 그러다가

스윽! 용설약의 섬섬옥수가 무언가를 만지려 하고

청풍; [허억!] 자지러지며 기억하고

용설약; [이렇게... 이렇게 뜨겁다니요.] 혼망 가서 청풍의 것을 만지며 할딱이고. 얼굴은 청풍의 목과 가슴에 대고

청풍; (이렇게 대담한 짓을 하다니... 정말 화류계의 여자인가?) + [부... 부인...] 벌벌 떨며 신음. 용설약의 손을 떨치지는 못하고

용설약; [죄송... 죄송해요.] 할딱이며 손으로 청풍의 것을 용두질하고

용설약; [이렇게.... 제가 원하는 대로 하게 해주세요.] 슥! 이불 속에서 다리 하나를 들어서 청풍의 허리를 감으려 하고

청풍; [하... 하지만 이건...] 몸이 굳은 채로 벌벌. 헉헉

용설약; [은혜... 은혜를 잊지 않을 게요. 용서해주세요.] 입으로는 청풍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청풍; [제발...] 죽으려 하고. 그러면서도 용설약의 손을 떨치지 못하는데

용설약; [생... 생각하시는 대로랍니다. 저는... 화류계에 몸을 담고 있어요.] 다리 하나 들어 올려 청풍의 아랫도리 휘감은 채 아랫도리를 움직이면서

용설약; [그러니... 그러니 죄책감을 갖으실 필요 없어요. 이것도 보은이라 생각하시고...] 스윽! 슥! 손으로는 무언가를 주물러대고

청풍; (역시...) (그래서 손놀림도 이렇게 능숙하게...) 끄윽 거리는 청풍

용설약; [수많은 손님을 받아봤지만 이렇게... 은공처럼 이렇게 뜨거운 건 처음이랍니다.] 청풍의 것을 손으로 만지고

용설약; [굵고 단단하기도 하고... 은공의 부인은... 행복하시겠어요.] 젖가슴도 문지르고

청풍; [그만... 우린 이러면 안됩니다.] 참지 못하고 용설약을 밀어내려 하지만

용설약; [그러기엔... 이미 늦었어요.] 청풍의 몸에 올라타며 아랫도리를 움직이고. 손으로 무언가를 잡은 채

[!] 눈 치뜨는 청풍.

용설약; [하악!] 이불 속에서 상체를 들며 자지러들고. 아랫도리는 청풍의 아랫도리와 밀착한 채

청풍; (들... 들어갔다!) + [허억!] 역시 고개 젖히며 전율하고

용설약; [이런... 이런 기분이었군요. 아흑! 죽... 죽을 것같아요.] 두손으로 청풍의 어깨를 누른 채 상체를 들고 벌벌 떤다. 젖가슴이 출렁이고

용설약; [거기... 저 거기가 녹아내리는 것같아요. 하악! 여보! 여보!] 몸부림치고

청풍; (이게 무슨... 마치 수많은 빨판이 들어있는 것같다니...) 혼망 가서 두손으로 용설약의 젖가슴을 움켜잡고

용설약; [죽... 죽을 것같아요. 너무 좋아서! 죽어도 좋아요 이제! 하악! 여보! 여보!] 비명 지르며 본격적으로 방아를 찧기 시작하고. 그 아래 깔려 혼망 가는 청풍. 두손으로 용설약의 젖가슴 움켜쥔 채

청풍; (실제로 이런 명기가 존재했구나.)

<이 여자가 한번 움직일 때마다 정신이 혼미해진다. 이런 명기라면 정말로 복상사라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아흑! 여보! 여보! 좋아요! 하악!] [허억! 부인...] 둘의 신음과 교성 배경으로 방의 어둑한 구석에 유령같은 존재가 서서 보고 있다

 

#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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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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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 노인의 목으로 파고 들던 검날이 뽑히면서 피가 뿜어지고.

노인; [컥!] 목에서 피를 뿜어내면서도 숨을 토하고

소년; [우... 우리 배는 회하(淮河)를 따라 서쪽에서 동쪽으로 내려오다가 북경(北京)과 항주(杭州)를 잇는 경항운하 부근에서 폭풍우를 만났었습니다.] 헐떡이며 울상

소년; [그때... 저희 사공들은 모두 폭풍에서 배를 지키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쳐들었던 검을 내리고

소년; [그 여자분은 몰아치는 바람을 타고 깃털처럼 강변으로 날아갔었습니다요.]

번뇌대작; [강변이면 어느쪽 강변을 말하는 것이냐?] 눈 번뜩

소년; [경항운하를 따라 난 절벽의 좌측이었으니까... 서쪽 강변이었습니다.] 비지땀을 흘리며 말하고

번뇌대작; [금철(金撤)! 의견을 말해봐라.] 검객1에게

검객1; [경항운하를 타고 내려오지 않고 서쪽 강변으로 상륙하셨다면 주모님께서는 북쪽으로 방향을 잡으신 것같습니다.]

번뇌대작; [이유는?]

검객1; [도중에 배에서 내리셨으니 동해쪽으로 가실 생각은 없으셨을 테고...] [서쪽은 대택향 방향이니 당연히 피하지 않으셨을 지요?]

번뇌대작; [회하를 건너지 않았으니 남쪽으로 갈 생각은 아니었을 테고...] 끄덕

검객1; [마치 동해로 가실 것처럼 배를 타셨던 것은 뒤를 쫓은 저희들을 기만하기 위해서였을 것입니다.] 눈치 보며

번뇌대작; [네 분석대로다.] 벌떡! 일어나고

번뇌대작; [너희들 주모는 북쪽으로 간 게 거의 확실하다.] [모두에게 알려 북쪽을 집중적으로 수색하게 하라.] 입구쪽으로 돌아서며 검객1에게 말하고

검객1; [존명!] 외치고

팟! 번뇌대작보다 먼저 입구로 날아나가는 검객1. 덕분에 이자는 이 자리에서 죽지 않는다

번뇌대작; (황보경! 네년이 날 따돌리기 위해 잔머리까지 굴렸다 이거지?) 이를 부득 갈며 입구쪽으로 가고. 검객1은 이미 사라졌고

번뇌대작; (내 얼굴에 똥칠까지 하고... 반드시 대가를 치루게 해주마!) 이를 갈며 입구로 나가려는데

검객2; [이자들은 어찌 할지요?] 그런 번뇌대작의 뒤에서 묻고

멈칫! 창고에서 나가려다가 멈춰 서서 돌아보는 번뇌대작.

[으으으!] 겁에 질려 번뇌대작을 보고 있는 소년과 노인. 소년은 검을 든 채 비틀거리고 있고 노인은 피가 흐르는 목을 손으로 누른 채 주저앉아있다. 검객들이 그런 두 사람 주위에 검을 빼든 채 서서 지시를 기다린다.

번뇌대작; [본가의 수치스러운 일은 세상에 알려지면 안된다.] 다시 고개 돌리며 입구쪽으로 가고

번외대작; [입을 막아라.] 냉혹하게 말하고

[존명!] [우릴 원망하지 마라!] 쩍! 서걱! 검을 들어 소년과 노인을 베어가는 검객들

[안... 안돼!] [살려주시오.] 소년과 노인 비명. 소년은 들고 있던 검을 들어 막으려는 자세. 바로 그때

화악! 갑자기 검은 안개같은 것이 천장에서 떨어져 내려 창고 안을 뒤덮고. [억!] [뭐냐?] 깜짝 놀라는 검객들

[!] 입구쪽에 이르렀던 번뇌대작도 눈 부릅뜨며 홱 돌아보고

<크악!> <컥!> 소년과 노인을 베던 검객들의 비명이 검은 안개 속에서 들리고

번뇌대작; [혈교의 술법!] 쩍! 이를 갈며 벼락같이 검을 뽑아 검은 안개를 베어버린다. 번뇌대작의 검이 길게 섬광을 그어내며 안개를 수평으로 토막 내고. 그러자

<번뇌육혼검기(煩惱戮魂劍氣)! 역시 번뇌마가의 인간이었구나!> 어디선가 음성이 들리고

번뇌대작; (계집의 음성!) 눈 부릅 뜰 때

<하긴 피도 눈물도 없는 마교의 인간이니 살인멸구(殺人滅口)를 고민도 않고 지시했겠지.> 푸스스! 흩어지는 검은 안개를 배경으로 들리는 음성

[!] 눈 부릅뜨는 번뇌대작.

쿵! 창고 안의 광경. 검객들이 모두 죽어있고. 노인도 검객들이 휘두른 검에 죽어있지만. 소년은 사라졌다

번뇌대작; (어린놈은 데려갔다!) 팟! 천장을 향해 치솟고

 

펑! 창고 지붕을 뚫고 날아오르는 번뇌대작. 직후

슈학! 검은 촉수들이 사방에서 번뇌대작을 휘감아오고

번뇌대작; [이따위 잡술로 본좌를 어쩔 수 있을 것같으냐?] 부악! 허공에서 몸을 틀며 검을 그어내고

쩍! 서걱! 모든 촉수들이 번뇌대작이 휘두른 검에서 뻗어나간 섬광에 잘려버리고. 하지만

툭! 끊어진 촉수의 일부가 번뇌대작의 등에 먹물처럼 찍히고

휘릭! 잘려서 흩어지는 촉수들 사이로 지붕 위에 내려서는 번뇌대작

[!] 다시 놀라며 아래를 내려다보는 번뇌대작

쿵! 창고 밖을 지키던 검객들도 몰살당했다.

번뇌대작; [죽일...] 이를 부득 갈며 왼손을 얼굴 앞에 세우고

화악! 반쯤 눈을 감은 번뇌대작의 몸에서 수많은 빛의 가닥들이 실처럼 흘러나가고.

휘익! 그런 번뇌대작의 귀에 무언가 날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번뇌대작; (북쪽으로 삼백여 장쯤에 무언가 날아간다!) 눈 번쩍! 뜨고

번뇌대작; [가랑이를 찢어죽이고 말겠다 계집!] 팟! 날아오르고

쐐액! 무지개처럼 포물선을 그리며 절벽 너머로 날아가는 번뇌대작. 헌데

 

검객들과 사공들이 죽어있는 창고 내부. 바닥에 피가 흥건. 헌데

번쩍! 바닥을 물들인 핏물 속에서 사람의 눈이 번뜩이더니

슈욱! 핏물이 일어나며 사람의 형상이 되고

쿵! 모습을 드러내는 용상영. 육감적인 몸에 얇고 짧은 란제리만 걸치고 있을 뿐 승복은 걸치지 않고 있다. 왼쪽 옆구리에는 기절한 소년을 끼고 있다.

용상영; (위험했네.) 오른손으로 자기 목을 만지고. 목에 살짝 베어진 흔적이 있다.

용상영; (금강불괴에 필적하는 호신술법으로 보호 받고 있는 내 몸에 간단히 상처를 내다니...) (번뇌마가의 번뇌검기가 무엇이든 베어버린다는 소문이 사실이었다.) 목의 상처를 누르며 생각하고

용상영; (번뇌대작... 번뇌마가의 가주인 저 인간이 직접 강호로 뛰쳐나온 걸 보면 뭔가 심각한 일이 벌어진 것은 분명하다.)

용상영; (저자가 마누라의 종적을 쫓아 북쪽으로 간다는 사실이 어쩐지 불길하게 느껴진다.)

용상영; (혹시 진천이가 주첨탄으로 위장하는 것을 방해할지도 모르니 감시를 할 필요가 있다.) 생각하며 눈을 감고

용상영; (번뇌대작은 깨닫지 못하고 있지만 방금 전의 공격으로 빙의별첨안(憑依別添眼)을 그자의 몸에 이식시켰다.) 오른손의 손가락으로 관자노리를 누르고. 그러면서 번뇌대작의 등에 먹물처럼 촉수의 잔해가 달라붙던 장면 떠올리고

용상영; (빙의별첨안을 이용하면 번뇌대작이 보는 것을 나도 볼 수 있게 된다.) 징! 이마에서 빛이 나고. 이어

<보인다!> 용상영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강변인데 앞쪽에 무언가 날아간다. 펄럭이는 여자의 옷이다. 바로 용상영이 걸치고 있던 승복이다.

<번뇌대작은 내가 격물대법(格物大法)으로 날려보낸 승복을 추격하고 있는 중이다.> 사람의 형상으로 날아가는 승복을 떠올리며 생각하는 용상영.

용상영; (마치 내 눈으로 보고 있는 것같으니 빙의별첨안은 제대로 시술이 된 셈이다.) 생각할 때

쩍! 용상영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사람인 것처럼 날아가던 승복이 섬광에 의해 갈라진다

펄럭! 갈라진 승복이 이리저리 흩날리며 흩어지고

<으아아아!> 그 배경으로 악을 쓰는 소리가 들린다.

용상영; (어리석은 인간! 이제야 내게 우롱당했다는 것을 알아차렸구나.) 배시시 웃으며 감고 있던 눈을 뜨는 용상영

용상영; (저 작자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올지도 모른다.) 생각하며 입구로 가면서 자기 옆구리에 끼고 있는 소년을 보고

기절한 소년의 모습 크로즈 업

용상영; (나이는 어리지만 뱃사공 노릇을 해와서 몸이 탄탄하네.) 소년을 보며 할딱이고

용상영; (조용한 곳으로 가서 이 귀여운 것이나 사랑해줘야겠다. 나이 든 그이와의 관계에서는 맛보지 못하는 상큼함이 있을 테니...) 스스스! 사라지는 용상영

<번뇌대작! 과연 네가 무얼 보게 될지 기대가 되는구나.> 퍼억! 완전히 사라지는 용상영과 소년의 모습 배경으로 용상영의 생각 나레이션

 

#508>

역시 저녁 무렵. 위태무의 비밀 거점.

백일몽; [천마련에 대한 감시를 총괄하고 있는 고당주로부터 급전이 도착했사옵니다.] 두 손으로 긴 천을 내밀며 말하고. 이곳은 용설약의 침실이다.

용설약; [고굉이?] 곁눈질로 백일몽이 내미는 천을 보기만 하고 받지는 않는다. 화장대 앞에 앉아서 화장을 하고 있던 중이다. 잠옷 차림의 야한 모습이고

백일몽; [장가놈이 드디어 천마련을 떠났다고 하는데...] 천을 읽으면서

용설약; [무슨 문제 있어?] 화장하며 곁눈질로

백일몽; [그놈의 진행방향이 예상 밖이었다고 하옵니다.]

용설약; [예상 밖?] 멈칫! 화장하던 손이 멈추고

용설약; [어디로 가고 있는데 예상 밖이라는 것이냐?]

백일몽; [대택향에서 정북(正北)으로 가고 있으며 워낙 서둘러 가고 있어서 추격에 실패했다고 하옵니다.] 조심스럽게

용설약; [정북!] 눈 부릅뜨고

용설약; [게다가 서둘러서 가고 있다?]

백일몽; [북쪽에 아무런 연고도 없는 장가가 북쪽으로 직행하고 있다는 건...]

백일몽; [아무래도 그자의 목적지가 만리장성 너머의 북원(北元)인 것같습니다.]

용설약; [장가놈이 주첨기로 하여금 영락제를 죽이게 만들려는 우리의 계획을 알아차리고 방해를 하기 위해 북상중이라는 것이냐?]

백일몽; [마교에 잠입해있는 본교의 간세들의 보고에 의하면 망산쌍독이 실혼고를 쓰고도 마교 내에 멀쩡하게 살아있다고 하옵니다.]

용설약; [하마터면 마교를 말아먹을 뻔한 그놈들이 척살당하지 않고 살아있다면...] 눈 번뜩

백일몽; [망산쌍독은 주모님과 부마께서 진행중이신 역천지계를 장가놈에게 누설하고 그 대가로 목숨을 부지한 것같사옵니다.]

용설약; [버러지들...] 이를 부득 갈고

용설약; [그이가 망산쌍독같은 버러지들과 어울리는 게 탐탁치 않았는데... 결국 이런 사달이 났구나.] 벌떡 일어나고

백일몽; [어찌 하실 계획이신지요?] 큰 걸음으로 탁자로 가는 용설약을 보며

용설약; [어찌하긴 어찌해?] 덜컹! 책상에 달린 서랍을 잡아 열고.

쿵! 드러나는 것. 혈왕잠이 새로 쓴 두툼한 책 위에 얹혀져 있다.

용설약; [중간에서 요격(邀擊)해서 장가놈이 만리장성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막아야지!] 콱! 혈왕잠을 움켜잡으며 강렬한 표정

 

#509>

역시 위태무의 비밀 거점

어둑한 방. 침대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운기조식중인 위진천. 상체는 벗고 있고

눈 감은 채 운기조식 하는 위진천의 주먹이 무릎에 얹혀진 채 부르르 떨리고

그런 위진천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478>의 마지막 장면

 

위태극; [함께 삼도천(三途川) 구경을 가자!] 으하하하! 빛에 휩싸인 채 미친 듯이 웃고. 다음 순간

화악! 아주 강한 빛이 위태극의 몸에서 뿜어지며 주변의 모든 것이 하얗게 변한다

회상 끝

 

위진천; (장청풍... 장청풍!) 이를 갈고

위진천; (네 놈... 결국 네 놈 때문에 조부님이 돌아가신 것이다.) 청풍을 떠올리고

위진천; (철이 든 이래 나는 아버지의 얼굴을 본 적이 거의 없다.) (대부분의 시간을 조부님과 보냈고... 오늘의 나를 만들어주신 분도 조부님이다.) 이를 갈고

위진천; (사실상의 아버지였던 조부님을 시해했으니... 네 놈과 나는 한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우둑! 우두둑! 몸에 힘을 주어서 뼈와 근육이 움직이는 소리를 내고

위진천; (기필코... 기필코 피의 값을 치루게 해줄 것이다.) 얼굴에도 핏줄이 돋으며 이를 갈고. 그때

파팟! 팟! 위진천의 가슴을 몇 군데 빠르게 찍는 여자의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에 상체는 여자고 하체는 뱀인 사녀의 형상을 한 반지가 끼워져 있다. 용설약의 손임을 보여주고

위진천; [허억!] 막혔던 숨을 확 토하고

[주화입마를 조심해야만 한다.] 어떤 여자가 눈을 뜨는 위진천 앞에 서있는 뒷모습. 장미 문양이 커다랗게 새겨진 화려한 외출복을 입고 있다. 물론 용설약이지만 이 장면에서는 뒷모습

용설약; [운기조식 중에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면 진기가 폭주하지 않겠느냐?] 일본 기생같은 분위기를 내며 위진천 앞에 서있는 용설약. 왼손에는 책 한권과 혈왕잠을 들고 있고. 발에는 굽이 높은 나막신을 신었다. 위진천의 가슴을 찍었던 오른손은 내리고 있다. 열린 문 밖에는 백일몽이 크지 않은 여자용의 죽립과 커다란 우산을 든 채 서있다.

위진천; [어... 어머니...] 헐떡이며 올려다보고

용설약; [몸보다는 마음을 다스리는 게 먼저다.] [평정심을 되찾을 때까지는 운기조식도 하지 말고 정양(靜養)에 전념 하거라.]

위진천; [예...] 대답하며 문 밖을 보고

죽립과 우산을 들고 있는 백일몽의 모습 크로즈 업

위진천; [어디로 출타를 하시려는지요?]

용설약; [어미가 직접 만나볼 놈이 있다.] 말하며 오른손에 들고 있던 책과 혈왕잠을 내밀고

<혈왕잠!> 혈왕잠 크로즈 업 배경으로 위진천의 생각

위진천; [혈왕잠을 왜...] 어리둥절하면서도 두 손으로 혈왕잠과 책을 받고

용설약; [그럴 리는 없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법이다.] 건네주고

용설약; [혹시 어미의 신상에 변고가 생길 수도 있으니 다녀올 동안 혈왕잠은 네가 보관하거라.]

위진천; [그런 불길한 말씀을...] 울상

용설약; <함께 준 책은 혈왕잠을 용해할 수 있다는 혈왕전륜심법(血王轉輪心法)을 어미가 나름대로 보정(補正)한 것이다.> 문 밖의 백일몽을 곁눈질로 보며 전음으로 말하고

용설약; <한번 읽어보고... 미비한 점이 없다는 판단이 서면 수련해서 혈왕잠을 네 것으로 만들어도 무방하다.>

위진천; [말씀은 고맙지만...] 난감

용설약; [일단 예정하기로는 열흘 안으로 다시 돌아올 것같다.] 다시 육성으로 말하면서 돌아서고

용설약; [그동안 몸조리 잘 하고 있거라.] 문쪽으로 가고. 백일몽이 옆으로 조금 물러서며 죽립과 우산을 건네주려 한다

위진천; [어머니!] 급히 침대에서 내려서지만

용설약; [나올 것 없다.] 백일몽이 건네주는 우산과 죽립을 받고.

용설약; [내가 자릴 비우는 동안 진천이의 시중을 부탁하마.] 백일몽에게

백일몽; [명심하겠사옵니다.] 고개 숙이고

용설약; [다녀오마!] 급히 문쪽으로 걸어오는 위진천을 돌아보며 말하고. 다음 순간

스스스! 용설약의 모습이 흐려진다. 그런 용설약을 향해 고개 숙이는 백일몽

위진천; [조심해서 다녀오십시오.] 두 손에 혈왕잠과 책을 든 채 급히 포권하지만

<오냐!> 스스스! 대답과 함께 사라지는 용설약의 모습

위진천; (갔군.) 용설약이 사라지자 포권을 풀며 고개 드는 위진천의 표정이 음산하다.

위진천; (할 수 있다면 혈왕잠을 내가 흡수해도 좋다?) 손에 든 혈왕잠을 보며 음산하게 웃고

위진천; (그럴 수 있었다면 아버지가 왜 혈왕잠은 물론이고 혈왕전륜심법까지 당신에게 양보했겠소?) 히죽 웃고

[!] 오싹! 고개 돌려 보다가 소름이 돋는 표정이 되는 백일몽

위진천; (혈왕잠은 반드시 당신이 직접 흡수해야하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오.) 음산한 표정으로 웃고

위진천; (둘째 이모님!) 사악하게 웃는 얼굴 크로즈 업. 그러자

백일몽; (섬... 섬뜩한 악의(惡意)...!) 숨을 멈추고

백일몽; (소교주가 어째서 당신의 생모인 주모님께 저런 감정을 내비치는 것인가?) 곁눈질로 위진천을 보고. 위진천은 혈왕잠을 만지며 다시 돌아서고 있다.

<소교주와 주모님 사이에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다!> 혈왕잠을 보며 음산하게 웃는 위진천. 그런 위진천 뒤쪽에서 문을 닫아주며 엿보는 백일몽의 생각 나레이션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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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5>

아침. 대택향. 멀리 천마련 총단이 보이는 곳

그곳을 날아가는 청풍.

청풍; (원래는 사람들과의 작별 인사가 길어지는 게 번거로워 한밤중에 떠날 생각이었다.) 날아가며 생각하고

청풍; (하지만 한밤중은커녕 날이 훤히 밝은 후에야 천마련을 나설 수 있었다.) (한부인의 한도 끝도 없는 요구를 들어주다보니...) 자기 위에서 방아를 찧던 한경파를 떠올리며 쓴웃음 짓고

청풍; (어쩔 수 없이 밤손님처럼 몰래 빠져나올 수밖에 없었다. 뇌소저와 구숙정 눈에 띄었다가는 밤새 뭘 했는지 추궁당할 게 뻔했으므로...) 구숙정과 뇌화영이 눈 흘기는 장면 떠올리고

청풍; (그나저나 이상하군.) 쐐액! 주변 두리번거리며 날아가고

청풍; (여기 어디쯤에 천마유거가 있었는데...) 갸웃거리며 날아가고.

청풍; (도중에 방향을 잘못 잡았나?) 좀 방향을 틀려 하고. 그러자

<직진해라.> 누군가의 말이 들리고

청풍; (천마귀비!) 쐐액! 놀라며 직진. 빠르게 날아가고. 순간

퍼엉! 투명한 무언가를 뚫고 들어가는 청풍의 몸. 그러자

멀지 않은 곳에 천마유거가 보인다. 정자 주변에 새들과 작은 짐승들이 모여 있고. 정자 안에서는 천마귀비가 비파를 켜고 있다.

청풍; (천마유거!) 놀라며 날아가고

정자에 앉아서 비파 켜는 천마귀비의 모습 크로즈 업

청풍; (방금 전까지 이곳에 아무것도 없었는데...) 날아가며 돌아보자

화악! 뚫렸던 투명한 막이 다시 복구되는 모습. 마치 비눗방울같은 그 투명한 막 너머로 멀리 천마련 총단이 보이고. 밖에서는 천마유거가 안보이지만 안에서는 주변이 모두 보이는 구조

청풍; (역시 천마귀비가 신통력으로 결계(結界)를 쳐놓았구나.) 깨닫고

청풍; (그래서 천마귀비의 허락이 없으면 천마유거를 볼 수도, 드나들 수도 없었던 것이다.) 휘익! 정자 앞으로 날아 내리고

후두둑! 타닥! 새들이 놀라 날아오르고 작은 짐승들이 사방으로 흩어진다.

천마귀비; [천마련에서의 일은 모두 끝낸 것 같구나.] 띠링! 비파 연주를 끝내며 말하고

청풍; [다행히 분부하신 일은 완수했습니다.] 포권하고

천마귀비; [완수한 정도가 아니지.] [천마의 후손들을 위해 이런 저런 일까지 해치웠으니...]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하고

청풍; [과찬이십니다.] 멋쩍은 표정으로 정자로 올라가고. 자신이 한경파를 범하던 장면 떠올리고

천마귀비; [앉아라. 네가 나를 위해 해줄 일을 말해줄 테니...] 비파를 옆에 내려놓고

청풍; [예...] 마주 앉고

천마귀비; [네가 날 위해 해줄 일은 사람 하나와 물건 한 가지를 찾아오는 것이다.]

청풍; [물건이라는 것은 혹시...]

천마귀비; [물론 천마의 양정(陽精)이다.]

청풍; [천마의 양정이 아직 세상에 남아있습니까?]

천마귀비; [천마는 대택향을 나간 후 세상 어딘가에 자신의 무덤을 생전에 마련해놓았다.]

청풍; [천마총에 대한 전설은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고개지의 낙신부도를 떠올리고

천마귀비; [천마는 죽을 때까지도 날 용서하지 않은 것같다.] [그래서 내 신통력으로도 천마총을 찾을 수 없게 조치를 취해놓았다.] 우울

청풍; [귀비님도 위치를 모르고 있는 그 천마총에 천마의 양정이 남아있겠군요.]

천마귀비; [천마는 내게 자신의 양정을 주겠다고 맹세했고...] [천지신명 앞에 한 탓에 그 맹세는 결코 깨어질 수가 없다.]

천마귀비; [그래서 비록 천마의 육신은 이미 사라졌다 해도 그의 양정은 천마총에 남아있을 것이다.]

청풍; [반드시 천마총을 찾아내어 천마의 양정을 귀비님께 바치겠습,니다.]

천마귀비; [말만으로도 고맙구나.]

청풍; [헌데... 천마의 양정을 얻으면 귀비님은 정말 신선이 되실 수 있는 것입니까?] 눈치 살피며

천마귀비; [설령 신선은 못 된다 해도 완전한 인간은 될 수 있겠지.] 스륵! 치마 아래로 드러난 호랑이 꼬리를 움직이며 말하는데 얼굴이 살짝 붉어진다

청풍; (천마의 양정이 최소한 진짜 인간이 되게는 해준다는...) 천마귀비의 꼬리를 곁눈질로 보며 침 꼴깍. + [찾아와야하는 물건은 무엇인지 알았고...]

청풍; [제가 찾아내야할 사람은 누구입니까?]

천마귀비; [내가 처음 본 네게 호의를 베풀고 용납한 이유가 무어라 생각하느냐?]

청풍; [제 몸에도 천마의 피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는지요?] 조심스럽게

천마귀비; [그것 외에도 내가 찾아내어 보호해야만 하는 어떤 계집아이의 냄새가 네 몸에 묻어있었기 때문이다.]

청풍; [그 말씀은...] 놀라고

천마귀비; [네가 알고 있는 계집아이들 중 한명이 내가 찾는 대상이라는 뜻이다.] 청풍을 지긋이 보며 말하고

청풍; [그 여자가 누군데 귀비님께서 보호를...] + [!] 말하다가 멈추고

천마귀비; [누군지 생각이 났구나.] 미소

청풍; [천마의 마지막 후손... 천강마존의 손녀를 찾고 계시는군요.]

천마귀비; [그 아이 이름은 엽천파(葉千波)다.]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청풍; [엽천파... 어디서 들어본 이름인데...] 갸웃하다가

[!] 깨닫는 청풍.

이어 떠오르는 #464>의 장면

 

청풍; [절세마후가 데리고 떠났다는 천마의 따님이 바로...] 흥분하고

천마귀비; [엽천파(葉千波)란 이름의 그 계집이 너희 초씨(楚氏) 가문의 조상인 어떤 인물과 관계하여 아이를 낳았었다.]

회상 끝

 

청풍; [천... 천마의 피를 저희 초씨가문에 흐르게 하신 분과 이름이 같군요.] 흥분

천마귀비; [천강마존이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의 손녀는 우연히 너희 초씨가문에 시집을 간 천마의 딸과 같은 이름을 갖게 되었다.]

천마귀비; [그리고 무릇 이름이라는 것은 무서운 힘을 지니고 있다.]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다보면 이름에 실려 있는 의미가 운명이 되기 때문이다.]

청풍; [이... 이름은 함부로 짓고 부를 게 아니로군요.] 침 꼴깍

천마귀비; [천파는 천개의 파도... 즉 모든 파도라는 뜻이다.] [널리 퍼져가는 파도의 근원이라는 뜻도 되고...]

천마귀비; [그래서 천마의 딸 엽천파가 그랬던 것처럼 천강마존의 손녀 엽천파도 장차 어느 가문의 가장 위대한 조상으로 기록될 것이다.] 의미심장하게

청풍; [제가 엽소저를 만난 적이 있다고 하셨지만...] 자신이 아는 모든 여자들을 떠올려본다. 온유향, 분이, 전삼낭, 당숙경, 매화부인, 황태자비, 손영롱, 환설, 진상파. 신소심, 당아연, 뇌옥경등 이 작품에 있는 모든 여자들을 보여주고

청풍; [제가 아는 여자들 중에 엽씨성을 쓰는 여자는 없었습니다.] 눈치 살피고

천마귀비; [이름이야 얼마든지 숨기고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냐?]

청풍; [그렇긴 합니다만...]

천마귀비; [분명한 것은 네가 이미 그 아이를 만난 적이 있다는 사실이다.]

천마귀비; [그 아이를 찾아서 내게 데려와라! 그게 네가 나를 위해 해줄 두 번째 사명이다!] 강렬한 표정

[!] 침 꿀꺽! 삼키는 청풍의 얼굴 크로즈 업

 

#506>

<-상해> 저녁 무렵. 수많은 배들이 포구를 드나들고

해수관음상이 있는 해변가의 거대한 절

해수관음상을 돌면서 기도하는 사람들

해수관음상의 머리 부분. 눈 부분이 창문이다. 마치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처럼

헌데 그 한쪽 눈에 누군가 서있다

크로즈 업. 용상영이다.

<아버지가 마교에서 폭사(爆死)하셨소.> 징! 용상영 뒤쪽의 탁자에 놓인 대야가 물을 가득 담은 채 빛을 발하고 있다. 천리수경이다. 그걸 배경으로 들리는 위극겸의 생각

용상영; <조의를 표해요. 마음이 많이 아프시겠어요.> 밖을 보며 생각하고

위극겸; <그나마 다행인 건 진천이가 호명기를 써서 무사히 마교를 빠져나왔다는 점이오.> 징! 빛을 발하는 대야를 배경으로 들리는 음성

용상영; <진천이는 지금 어디 있나요?>

위극겸; <진천이를 제 소생으로 알고 있는 당신의 둘째언니와 함께 있소.>

용상영; <다친 데는 없구요?> 근심

위극겸; <호명기를 써서 음양계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심력(心力)의 소모가 심해서 앓아누운 것 빼고는 무사하다고 하오.>

용상영; <그나마 불행중 다행이로군요.> 안도하고

위극겸; <난 이 길로 영락제 조손을 처리하기 위해 북쪽으로 가야만 하오. 혹시 진천이에게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면 당신이 수고를 해주시오.>

용상영; <그럴게요.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위극겸; <북쪽에서 경천동지할 소식이 들리면 진천이를 주첨탄으로 위장시킬 준비를 하시오.> 츠츠! 빛이 사라지는 대야

완전히 빛이 사라지는 대야. 그걸 등진 채 서서 창 밖을 보는 용상영

용상영; [위태극... 그 늙은이가 죽었다 이거지?] 개미처럼 작게 보이는 해수관음상 주변의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용상영; [위태무도 그렇고... 하여간 위씨 집안의 인간치고 밥값 제대로 하는 인간이 없어.] 입술 깨물고

용상영; [천강마존이 잠적해서 주인도 없는 마교 하나 요리하지 못한단 말이야?] 이마 찡그리고

용상영; [내가 나서서 진천이를 도와주고 싶어도 용설약의 눈치가 보여서 어렵고...]

용상영; [이래저래 깝깝한 상황이네.] 한숨. 그때

지잉! 대야가 다시 빛을 발한다.

용상영; (뭐지?) 돌아보고

용상영; (그 사람이 다시 접촉을 해왔나?) 대야로 가고

용상영; (진천이 아버지에게는 천리수경이 없지만 방금 전 접촉한 영기(靈氣)를 활성화 시키면 먼저 접촉을 해올 수는 있는데...) 생각할 때

<죽여라!> 징! 누군가의 생각이 대야를 배경으로 떠오르고. + 용상영; [!] 눈 치뜨는 용상영

<대답을 할 입은 하나면 족하다. 나머지는 살려둘 이유가 없다.> 이어지는 생각이 대야를 배경으로 떠오르고

용상영; (진천이 아버지가 아니다!) 대야를 들여다보고

용상영; (아주 강한 살기를 지닌 자가 멀지 않은 곳에서 살기를 뿜어내고 있어서 천리수경이 감지한 것이다.) 고개를 들어 창밖을 보고

용상영; (살기가 발해지는 방향은 저 쪽...) 창가로 가고

용상영; (대체 어떤 인간이 그렇지 않아도 편치 않은 내 심기를 건드리고 있는지 확인해보자!) 스스스! 사라지고

 

#507>

바다와 강이 만나는 곳. 절벽 안쪽으로 움푹 들어간 곳에 돛까지 달린 상당히 큰 배가 한 척 정박해있고. 절벽 아래에는 버려진 창고가 한 채 서있다. 번뇌마가의 검객들 몇이 창고 주변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푸학! 쩍! 잘려진 목들이 튀어 오르고. 목이 잘린 상처에서 피가 뿜어진다

창고 안에서 벌어지는 살육. 서너명의 검객들이 뱃사공처럼 보이는 사내들의 목을 치고 있다. 뱃사공들은 모두 십여명이었지만 이미 세 명을 제외하곤 전부 죽었다. 살아남은 세 명은 노인, 소년, 중년인이다. 셋 다 모두 손이 뒤로 묶인 채 사색이 되어 있다. 소년은 16-7세쯤, 순진한 인상에 가무잡잡한 피부. 하지만 나이에 비해 몸은 근육질이다.

털석! 떼구르... 잘린 목이 공처럼 구르고 피를 뿜어내는 몸뚱이가 넘어진다.

[히익!] [허억!] 그걸 보고 사색이 되는 세명의 사공.

번뇌대작; [다음에는 누가 죽겠느냐?] 의자에 앉아서 보며 말하고. 세 명의 사공 맞은편에 앉아있다. 손에는 종이를 한 장 들고 있다

중년인; [제... 제발...] 무릎 꿇은 채 사색

중년인; [소인들의 말을 믿어주십시오.] [소인들은 정말 그 부인이 어디로 가셨는지 모릅니다요.] 애원하고. 하지만

번뇌대작; [시끄럽군!] 귀찮다는 표정으로 목을 치는 시늉하고

쩍! 즉시 중년인의 목을 치는 검객1

떼구르! 털썩! 목과 몸이 분리되어 쓰러지는 중년인

[히익!] [으으으...] 노인과 소년이 겁에 질리고

번뇌대작; [이제 말 할 수 있는 입이 두 개 밖에 안 남았군.] 노인과 소년을 보며 음산하게 웃고

번뇌대작; [살고 싶으면 빨리 기억해 내야할 것이다.] [이 여자가 어디서 하선(下船)을 했는지를...] 슥! 종이를 들어 보이고

종이에는 황보경 얼굴이 그려져 있고

[으으으...] [그... 그게...!] 공포에 질려서 그림을 보는 소년과 노인

번뇌대작; [이 여자가 너희들이 모는 배에 탔었다는 건 이미 확인했다.]

번뇌대작;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희들은 이 여자가 어디서 내렸는지 모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인; [정말입니다요. 그 분 부인은 어느 순간 배에서 사라져 버렸습니다요.]

노인; [이 늙은이의 말에는 한 치의 거짓도 없으니 제발 믿어주십시오.]

번뇌대작; [이 여자가 언제 너희들의 배에서 내렸는지 모른다는 말은 믿어주마.] [하지만 너희들의 기억에는 분명 이 여자가 하선한 시점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을 것이다.]

소년;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안 나는데...] 울먹

번뇌대작; [인간은 극한상황에 이르면 믿어지지 않는 능력을 발휘하곤 한다.] [기억력도 마찬가지다.] 냉혹한 표정

번뇌대작; [이 아수라장을 겪으면서 너희들의 기억력은 최고조로 발휘되고 있을 것이다.] 목이 잘린 시체들이 널려있는 실내를 둘러보고

번뇌대작; [그러니 더 늦기 전에 기억해내라.] [이 순간에도 이 여자가 내게서 멀어지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속이 타들어가고 있으니...] 살벌한 기운

소년; [그... 그렇게 말씀하셔도 기억이 안 나는데...] 울상

번뇌대작; [그렇다니 최후의 수단을 쓸 수밖에 없군.] [그놈에게 검을 쥐어줘라.] 부하 검객에게

검객1; [예! 가주님!] 대답하며 자기 검을 거꾸로 잡고

슥! 검객2가 검을 긋자 소년의 손목을 뒤로 묶은 밧줄이 끊어지고. 이어

검객2; [일어나라!] 발로 소년의 엉덩이를 차고. + 소년; [히익!] 겁에 질리며 일어나고

검객1; [명심해라.] 검날을 잡은 채 검의 손잡이를 소년에게 내밀고. 일어난 소년은 묶여있던 손목을 주므르며 겁에 질리고

검객1; [이 검을 손에서 놓으면 그 즉시 목이 몸뚱이에서 분리될 것이다.] 슥! 검의 손잡이를 소년의 가슴 앞으로 내밀고

소년; [으으으...] 겁에 질리며 검의 손잡이를 두 손으로 잡고

번뇌대작; [그럼 이제 그 검으로 늙은이를 겨눠라.]

소년; [그... 그건...] 사색이 되고. 노인도 사색이 되고. 하지만

검객2; [못 하겠다?] 슥! 소년의 목에 자기 검을 겨누고. 화들짝 놀라는 소년

검객2; [그럼 네놈의 목이 대신 잘리면 되겠군.] 슥! 검이 조금 소년의 목으로 파고 들고

주르르! 검객2의 검날이 파고 든 소년의 목에서 피가 흐르고

노인; [그... 그러지 마시오 제발!] 비명

노인; [그 아이는 이 늙은이의 유일한 핏줄이오. 아직 철부지이니 해치지 말아주시오.] 고개 조아리며 애원하지만

번뇌대작; [할애비와 손자 사이라니 더더욱 잘 되었군.] 고개 짓을 하고. 그러자

스윽! 소년의 손에 들린 검이 쳐들려서 노인을 겨눈다

소년; (검... 검이 저절로...) 사색이 되고. 두 손으로 든 검으로 노인을 겨누며

번뇌대작; [이제 네놈의 손에 들린 검이 네놈 할애비의 목으로 파고 들 것이다.] 음산하게 웃으며 검객들에게 고개짓을 하고

콱! 콱! 다른 검객들이 노인의 양쪽 팔과 어깨를 잡아 상체를 들게 해서 고정시키고.

번뇌대작; [네 할애비의 목을 네놈 손으로 따는 걸 원치 않으면 이 여자가 언제 어디서 하선했는지 기억해내라.] 종이를 들어 보이며 말하고. 이어

비틀! 소년의 몸이 앞으로 밀려가고

슥! 소년의 검 끝이 노인의 목에 닿는다

소년; [할... 할아버지!] 비명

노인; [으으으!] 사색

주르르! 검 끝이 조금 박힌 노인의 목에서 피가 흘러나오고

번뇌대작; [네놈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어서 생각해내라.] 고개 짓을 하고

지직! 버티고 선 소년의 몸이 다시 앞으로 밀려가고

서걱! 그 바람에 소년의 손이 쥐고 있는 검이 더 깊이 노인의 목으로 파고들고

노인; [끄윽...] 눈이 돌아가고

소년; (생각... 생각해내야만 해! 안 그러면 할아버지를 내 손으로 죽이게 된다.) 사색이 되고.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리고. 그러다가

[!] 눈 부릅뜨는 소년. 이하는 그런 소년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강한 바람이 몰아치는 넓은 강. 사공들이 노를 잡고 돛을 접으려 하며 우왕좌왕하고 승객들이 겁에 질려 웅크리고. 소년 자신도 돛을 내리는 것을 돕다가 돌아본다.

이어지는 장면. 손님들 사이에서 일어나 뱃전으로 올라서려는 여자. 황보경이다. 주변 사람들 겁에 질려 있어 황보경이 일어난 것을 모르고 있다.

<그 여자다!> 배의 난간으로 올라서는 황보경의 모습 배경으로 소년의 생각

화악! 바람을 타고 깃털처럼 날아오르는 황보경의 모습

회상 끝

 

소년; (생각났다!) 흥분하는 소년의 얼굴. 그 배경으로 깃털처럼 폭풍 속으로 날아가는 황보경의 모습. 황보경이 날아가는 쪽에 절벽으로 이루어진 강변이 있고. 그러다가

[!] 눈 부릅뜨는 소년

[끄으...] 검이 어느덧 손가락 한마디 정도로 노인의 목으로 파고 들어가 피가 철철 흐르고 있고

소년; [경항운하(京杭運河)!] 비명 지르고. 그러자

[!] 눈 번뜩이며 손을 슬쩍 젓는 번뇌대작. 그러자

소년; [헉!] 뒤로 끌려나오며 비명

! 노인의 목으로 파고 들던 검날이 뽑히면서 피가 뿜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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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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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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