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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 (고개지가 천마와 절친이면서 동시에 장인이기도 했구나.) 깨닫고

청풍; (그런 사이였기에 천마는 자신의 무덤 위치를 고개지의 그림에 남겼겠지.) 생각하는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청풍 자신이 본 고개지의 그림 낙신부도를 그리는 고개지의 모습. 옆에 천마가 서서 함께 그림을 보고 있고

 

<천마와 부부가 된 고옥정은 거푸 일남일녀의 자녀를 낳아 늙은 남편을 기쁘게 해주었다.> 임산부 복장으로 침대에 누워 미소 짓고 있는 고옥정. 침대 옆에 놓인 의자에는 늙은 천마가 강보에 싸인 아기를 안고 헤벌죽 웃고 있고. 그 옆에는 서너살쯤 된 귀여운 소녀가 까치발을 하고 강보에 싸인 아기를 보려 애쓴다.

<반면 나는 실의와 질투에 몸부림치며 지옥같은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침실 문 밖에서 그걸 보며 질투에 떠는 천마귀비. 천마귀비 뒤로는 정자가 있는 천마유거의 정원이 보인다.

<내 모든 것을 바친 천마가 다른 계집과 부부가 되어 그 계집이 낳아준 자식들을 안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었던 고통이고 형벌이었다.> 상체를 일으켜서 강보에 싸인 아기에게 젖을 물리며 행복해하는 고옥정. 그걸 보며 흐뭇한 천마. 천마의 첫째 딸도 침대에 두팔을 얹어놓은 채 고옥정이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걸 보고 있다. 문 밖에서 그걸 보며 이를 가는 천마귀비

<결국 나의 인내심은 한계에 이르러 일을 벌이고 말았다.> 정원에서 뛰어노는 천마의 아이들. 딸은 여섯, 아들은 3살 정도인데. 의자에 앉아서 천마귀비를 돌아보며 무어라 새침하게 말하는 고옥정. 쟁반에 다과를 얹은 채 들고 서있다가 분노하여 머리카락이 곤두서며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는 천마귀비

<자격지심에 고옥정을 공격하여 하마터면 죽일 뻔 했던 것이다.> 이빨을 드러내며 면도날갘이 날카로워진 손으로 고옥정의 가슴을 그어버리는 천마귀비. 가슴에 여러 가닥의 상처가 나서 피를 뿌리며 뒤로 쓰러지려는 고옥정. 주변에서 놀고 있던 고옥정의 딸과 아들이 돌아보며 비명을 지르고

<아내가 내 손에 죽을 뻔했다는 사실을 안 천마는 불같이 화를 내며 만난 이후 처음으로 내게 손찌검까지 했다.> 불같이 화를 내며 손가락질하는 천마. 천마 앞에 뺨을 맞은 모습으로 주저앉아 고개 돌린 채 울고 있는 천마귀비. 고옥정의 아들과 딸은 가슴이 피로 물든 채 쓰러져 기절한 엄마를 흔들며 울고 있고

<그리고는 다친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천마유거를 떠나버렸다.> 고옥정을 두 팔로 안고 날아오르는 천마. 어린 딸과 아들은 자석에 이끌리듯 반투명한 기운에 휘감긴 채 천마에게 딸려간다. 아래쪽의 정원에서는 천마귀비가 주저앉아 올려다보며 울부짖고 있고

<나는 차마 천마를 찾아 나설 염치가 없어서 홀로 천마유거를 지키며 하루하루 시들어갔다.> 낙엽이 지는 정원에서 조각상같이 의자에 앉아 멀리를 보는 초췌한 모습의 천마귀비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그러다가 흠칫! 하는 천마귀비. 안개를 뚫고 어떤 여자가 배를 저어 호수를 가로질러 온다.

<억겁같은 시간이라고 여겼지만 사실은 겨우 십여년의 세월이 흐른 후 천마가 아닌 그의 본처 고옥정이 다시 내 앞에 나타났다.> 다가오는 배의 모습. 고옥정의 젊은 시절을 빼닮은 18세쯤의 소녀가 노를 젓고 있고. 배 안에는 초췌한 모습이 된 고옥정이 기대 앉아있고. 15살쯤 된 천마를 빼닮은 소년이 고옥정의 팔을 주무르다가 돌아본다. 호숫가에 서서 배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있는 천마귀비

<어느덧 소년과 소녀가 된 아이들을 거느린 그 여자는 내게 말했다. 천마가 이미 죽었다고...> 소년의 부축을 받으며 배에서 내려 정원으로 들어서는 고옥정. 이때 고옥정의 나이는 30대 후반이지만 머리가 반백이 되어 있다.

<죽어가면서 자신의 핏줄을 지켜달라는 유언을 내게 남겼다고...> 천마귀비 앞에 무릎 꿇고 우는 고옥정. 굳건한 표정을 짓는 천마의 아들이 그 옆에 함께 무릎을 꿇은 채 팔을 부축하며 천마귀비를 올려다본다. 천마의 딸은 배에서 내리지 않고 노를 잡은 채 서서 천마귀비를 노려보고 있고

<믿기 어려웠지만 그때쯤 나도 천마가 영영 내 곁을 떠났음을 알아차리고 있었다.> 눈물 흘리며 하늘을 올려다보는 천마귀비

<어린 아들을 내게 맡긴 절세무후 고옥정은 딸과 함께 대택향을 나갔다.> 호숫가에서 절을 하는 천마의 아들. 천마귀비는 그 옆에 서있고. 고옥정과 딸을 태운 배가 호숫가에서 멀어지고 있다. 노를 젓는 것은 물론 고옥정이 딸이다. 이때 이미 고옥정의 딸은 천마의 숙적이었던 무치의 아이를 배고 있었다.

<그후 나는 천마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천마의 핏줄을 지키며 천마유거에서 지박령(地搏靈)처럼 살아온 것이다.> 정자 앞의 의자에 앉아있는 천마귀비. 그 앞에서 무공수련을 하는 천마의 아들

 

청풍; [절세마후가 데리고 떠났다는 천마의 따님이 바로...] 흥분하고

천마귀비; [엽천파(葉千波)란 이름의 그 계집이 너희 초씨(楚氏) 가문의 조상인 어떤 인물과 관계하여 아이를 낳았었다.]

청풍; (내가 초씨 가문의 후손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구나.)

천마귀비; [엽천파가 낳은 그 아이로 인해 천마의 피가 너에게까지 이어진 것이다.] 복잡한 표정으로 천마유거를 내려다보며

청풍; (처음 본 내 몸 속에 천마의 피가 흐른다는 것까지 단번에 알아차리고...) (영물은 영물이로구나.) 그런 천마귀비를 곁눈질로 훔쳐보고

천마귀비; [내가 널 알아본 것은 비단 네 몸속에 흐르는 천마의 피뿐만이 아니고...] + [!] 말하다가 무언가를 느끼고 입을 다무는 천마귀비

청풍; (왜 저러지?) 의아하며 곁눈질. 하지만 묻지는 않고

이마 살짝 찡그리는 천마귀비.

그런 천마귀비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망산쌍독이 한경파의 거처로 들어가는 모습이다. 구적은 한손에 램프를 들고 한손으로 흑신의 멱살을 잡고 들어가고 그 앞쪽에서는 구괴가 구숙정의 머리채를 잡고 끌고 들어간다. 방안에는 한경파가 쓰러져 있고

방안에 쓰러져 있는 한경파의 모습 크로즈 업

천마귀비; [때가 되었구나.] 한숨을 쉬고

청풍; [무슨 일인지요?] 눈치 보며

천마귀비; [내 대신 천마련의 총단에 가서 혈교의 음모를 분쇄하거라.]

청풍; [위태극과 위진천 조손이 일을 꾸미고 있습니까?] 눈 번뜩

천마귀비; [지난 밤 난 네게 천년호유(千年虎乳)를 먹여주었다.] 얼굴이 약간 붉어지지만 표정은 변함이 없고.

청풍; (내가 비몽사몽간에 빨아먹은 이 여자의 젖 이름이 천년호유였구나.) 침 꿀꺽! 얼굴 좀 붉어진 채로 천마귀비가 자신에게 젖을 물려주던 장면 떠올리고

천마귀비; [인형삼왕이 만년 가까이 살며 축적해놓은 천지간의 정기가 내 몸속에서 다시 수천 년의 세월동안 정제되어 만들어진 것이 천년호유다.]

천마귀비; [그걸 먹은 덕분에 넌 심장이 궤뚫리고도 살아날 수 있었으며...] [앞으로 무궁무진한 효과를 보게 될 것이다.] 좀 부끄러운 표정으로 가슴을 손으로 누르며

청풍; (역시 내 몸에 상처의 흔적도 남아있지 않았던 게 이 영물이 먹여준 적 덕분이었구나.) + [너무도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포권하고

청풍; [귀비께서 베풀어주신 은혜,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천마귀비; [천마를 제외하면 나의 천년호유를 먹은 인간은 오직 너뿐이긴 하다.] [그 사실은 잊지 말고 기억해둬라.] 도도하게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천마귀비; [천년호유를 먹은 이상 이제 이 세상에서 널 어찌 할 수 있는 존재는 거의 없다.]

청풍; [제가 느끼기에도 그런 것같습니다.] 주먹 쥐어 팔뚝에 알통을 만들어 보면서

천마귀비; [천마련의 총단으로 가서 겁난을 없이한 후... 떠나기 전에 다시 날 찾아와라.] [네가 날 위해 해줄 일이 남아있으니...]

청풍; [그리하겠습니다.] 포권하고.

천마귀비; [그만 가봐라. 천마련 총단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급박해지고 있으니...] 가라고 손짓

청풍; [다녀오겠습니다.] 팟! 날아오르고. 헌데

[!] 날아오르다가 놀라는 청풍. 아래를 내려다본다. 까마득한 아래쪽에서 올려다보고 있는 천마귀비의 모습이 개미처럼 작게 보인다

청풍; (그냥 가볍게 도약했는데 일거에 수십 장을 날아올랐다.) 쐐액! 포물선을 그리며 천마련 총단으로 날아가며 놀라고.

청풍; (내공이 배 이상으로 증진된 덕분일 텐데...) (있는 힘껏 도약할 경우 하늘 끝까지 닿을 것만 같다.) 휘익! 천마련 총단으로 날아가며 흥분

청풍; (이제는 상대가 위태극이던 위태무이던 질 것같지가 않은 기분이 든다.) 날아가는 청풍

천마련 총단 쪽으로 작게 변해 날아가는 청풍을 보는 천마귀비

천마귀비; (실로 오랜 세월이었다.) 한숨

<하지만 저 아이 덕분에 저주와도 같던 나의 고독한 삶도 끝이 나겠지.> 날아가는 청풍을 배경으로 천마귀비의 생각 나레이션

천마귀비; (저 아이를 내게 보내준 것은 천마의 혼백일 테고...) 천마를 떠올리며 애잔한 표정이 되는 천마귀비기

 

#470>

천마련 총단. 오전

<-마존부(魔尊府)> 천마련 총단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천강마존의 거처. 헌데 입구를 지키던 백귀가 안 보인다.

 

마존부 내부의 거대한 서고. <천마서고>로 불리는 이 서고의 형상을 다시 묘사. 일종의 도서관인데 중요한 설정임. 천장이 십미터가 넘으며 넓이는 수백평인데 수백개의 책장들이 제각기 위치가 다르게 놓여있어 마치 미로같다. 책장들은 크기가 일정하고 높이는 3미터 이상. 책장들이 미로처럼 놓여진 서고 중앙에는 커다란 책상이 하나 놓여있다. 책상과 주변 책장에 박힌 빛나는 구슬 덕분에 책상 주변만 밝다. 책이 수십권 쌓여있는 그 책상에 앉아서 책들을 살피며 책의 제목을 빈 책에 적는 천강마존. 물론 진짜 천강마존이 아니고 천강마존으로 변장한 석헌중이다. 이하 천강마존(석헌중)으로 표기

천강마존(석헌중); (마음이 어지럽다.) 찡그리며 글을 쓰고. 한손으로는 책상 위에 쌓아놓은 책을 옆으로 옮기면서

천강마존(석헌중); (집중이 안되어 글씨도 중구난방이구나.) 공책처럼 비어있는 책에 붓으로 쓰는 글씨들이 크기가 제 멋대로고

천강마존(석헌중); (무슨 일인가 벌어질 듯한 불길한 예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두근! 두근! 천강마존(석헌중)의 심장이 뛰고

그런 천강마존(석헌중)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지난밤 천년호가 청풍을 안고 날아가던 장면이다.

천강마존(석헌중); (천년호님은 무슨 생각으로 장청풍이란 자를 데려가신 것일까?)

천강마존(석헌중); (아내로부터 그자가 아내의 은인이라는 얘기는 들었지만 천년호님이 구해주실 이유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없는데...) 찡그리고

천강마존(석헌중); (의혹을 품는 못난 짓은 그만 두자. 천년호님의 행동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을 테니...) 고개 젓고

천강마존(석헌중); (딴 생각 말고 천마서고의 책들을 분류하는데 집중하자.) 스윽! 슥! 다시 책을 살피며 글을 쓰고

천강마존(석헌중); (전설에 의하면 천마께서는 이곳 천마서고에 천마칠절기(天魔七絶技) 중 하나를 숨겨놓으셨다고 한다.) 책 제목을 살피며 동시에 글을 쓰면서

천강마존(석헌중); (천마께서 창안하신 무공들 중 최강인 천마칠절기를 얻으면 혈교의 도발 따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천강마존(석헌중); (하지만 지난 천여 년 간 본교의 역대 교주들께서 온갖 노력을 기울이셨음에도 불구하고 그 무공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천강마존(석헌중); (사부님은 수십만 권에 달하는 장서(藏書)의 표제(表題)에 비밀이 숨겨져 있을 것같다고 하셨다.)

천강마존(석헌중); (그래서 당신께서 자리를 비우시는 동안에도 표제의 정리를 계속하라는 분부를 내리셨었는데...) 책을 살피면서 글을 쓰고

천강마존(석헌중); (몇 년간 고생을 했지만 아직 표제를 일할 남짓 정리했을 뿐이다.) (과연 어느 세월에 끝이 날지...) 한숨 쉬고

천강마존(석헌중); (그보다 정말 표제 속에 천마칠절기를 찾아낼 단서가 숨겨져 있을지도 의문이고...) 한숨 쉬며 글을 쓰고. 바로 그때

<교주님! 실례하겠습니다.> 밖에서 들리는 누군가의 전음

천강마존(석헌중); (순찰당 당주 독심마유...) + [무슨 일이냐?] 문쪽을 보며 말하고

<군자각에서 변고가 발생하였습니다. 빨리 가보셔야겠습니다.> 이어지는 음성

천강마존(석헌중); [군자각에서 변고?] 벌떡! 일어나며 놀라고

<흑백신귀께서 개입하셨지만 수습이 안되어 교주님을 번거롭게 해드리게 되었습니다. 서둘러 주셔야겠습니다.>

천강마존(석헌중); (어쩐지 백귀의 존재가 안 느껴진다 했더니...) + [알았다!] 팟! 입구쪽으로 몸을 날리고

 

덜컹! 마존부의 육중한 문을 급히 열고 나오는 천강마존(석헌중). 문 밖에는 독심마유가 서있다.

독심마유; [교주님!] 포권하고

천강마존(석헌중); [군자각에서 무슨 일이 생겼기에 흑백신귀가 수습을 못한 것이냐?] 나서면서 아래쪽을 보고

멀리 군자각. 군자각 앞의 마당으로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고 있고

독심마유; [마교사가의 가주들이 몰려들어 소(小)주모님을 반역자라 몰아붙이고 있는 중입니다.] 눈치 살피며

천강마존(석헌중); [경예가 반역자라니... 누가 그런 헛소리를 하고 있단 말이냐?] 분노

독심마유; [속하도 거기까지는...] 눈치 보고

천강마존(석헌중); [어리석은 것들이...] 팟! 몸을 날리고

쏴아아! 거대한 새처럼 날아서 군자각쪽으로 가는 천강마존(석헌중)

독심마유; (일단 여기까지는 순조롭게 진행이 되었다.) 이마의 땀을 닦고

독심마유; (하지만 아직도 일말의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구나.) 팟! 날아오르고

<사(四)공자가 주장하는 것과 달리 교주님이 가짜가 아닐 경우 우리 모두 죽을죄를 짓는 셈인데...> 쏴아! 새처럼 날아가는 천강마존(석헌중)의 뒤를 따라 날아가며 걱정하는 독심마유의 생각 나레이션

 

#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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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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