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룡강의 만화 시나리오'에 해당되는 글 781건

  1. 2022.08.22 [투천환일] 제 116장 마존의 제자들
  2. 2022.08.22 [투천환일] 제 115장 천년호는 누구(무엇)인가?
  3. 2022.08.22 [투천환일] 제 114장 동심고, 두 개의 몸을 하나로 만드는 1
  4. 2022.07.12 [투천환일] 제 113장 거부할 수 없는 제안
  5. 2022.07.10 [투천환일] 제 112장 기상천외
  6. 2022.07.09 [투천환일] 제 111장 잠들었을 때만 미녀
  7. 2022.07.07 [투천환일] 제 110장 여자와 여자와 여자인 것
  8. 2022.07.06 [투천환일] 제 109장 보은의 방법
  9. 2022.07.05 [투천환일] 제 108장 마귀와 여우
  10. 2022.07.04 [투천환일] 제 107장 혈왕잠의 비밀
  11. 2022.07.02 [투천환일] 제 106장 찾았다!
  12. 2022.07.01 [투천환일] 제 105장 못된 망아지 길들이기
  13. 2022.06.29 [투천환일] 제 104장 도발과 도박
  14. 2022.06.28 [투천환일] 제 103장 독한 놈, 독한 년
  15. 2022.06.27 [투천환일] 제 102장 살고 싶으면 날 죽여라.
  16. 2022.06.26 [투천환일] 제 101장 가공할 병기들
  17. 2022.06.25 [투천환일] 제 100장 간교한 속임수
  18. 2022.06.24 [투천환일] 제 99장 열정과 회한
  19. 2022.06.22 [투천환일] 제 98장 서로 다른 꿈
  20. 2022.06.21 [투천환일] 제 97장 남편을 죽이려는 아내
  21. 2022.06.20 [투천환일] 제 96장 사갈보다 독한
  22. 2022.06.19 [투천환일] 제 95장 바람과 구름
  23. 2022.06.18 [투천환일] 제 94장 가공할 술법
  24. 2022.06.16 [투천환일] 제 93장 악녀와 성녀
  25. 2022.06.15 [투천환일] 제 92장 잔인한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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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

천마련의 어느 건물. 바로 구미호리 구숙정의 거처

지잉! 어둠 속에서 빛나는 거울. 구숙정의 보물인 조천경이다. 어둑한 방안의 탁자에 놓인 거울이 빛을 발하고 그걸 들여다보는 잠옷 차림의 구숙정

구숙정; [찾았다!] 거울을 들여다보며 흥분하고

<벽세황! 네놈이 바로 박룡안의 주인이었구나!> 지잉! 빛을 발하는 거울에 떠오르는 영상. 벽세황(청풍)이 신행태보의 말을 들으며 걸어오는 장면이다.

벽세황(청풍)이 걸친 옷을 크로즈 업

구숙정; [틀림없다! 벽가놈은 박룡안을 구사했던 놈과 똑같은 차림새를 하고 있다.] 거울을 들여다 보며 흥분하고

구숙정; [하지만 정말 의외다.] [욕심 많고 계집질에나 몰두하던 벽가놈에게서 <천자의 눈>이 나타나다니...]

구숙정; [박룡안은 천자나 천자가 될 예정인 자, 혹은 장차 천자가 될 자식을 낳은 자에게서만 발현되는 능력이다.]

구숙정; [하지만 벽가놈은 천자도 아니고 천자가 될 가능성도 없다.] [그럼에도 박룡안을 구사할 수 있다는 건...]

구숙정; [저 놈이 싸지른 자식 중 하나가 장차 천자가 될 예정이라는 건데...]

구숙정; [지금까지는 무시하고 얕잡아봤지만...]

구숙정; [벽세황! 네놈에 대해 좀 더 깊이 알아야겠다.] 요염하게 웃고

 

#421>

봉우리를 등지고 수십 개의 계단이 나있고 그 계단 위의 평지에 웅장한 건물이 한 채 서있다. 천마련 총단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건물. 천강마존의 거처다. 건물 입구는 마치 조각상인 듯 무표정한 노인들 둘이 지키고 있다. 한명은 피부가 검고 한명은 피부가 희다. 검은 피부의 노인은 흰옷을 입었고 흰 피부의 노인은 검은 옷을 입었다. <아랑힐월>에 나온 <흑백신귀>다. 이 작품에서도 이들의 이름은 흑백신귀. 각각의 이름은 흑신과 백귀다.

흑백신귀가 지키고 있는 건물의 처마에는 <魔尊府>라는 편액이 걸려 있다.

흑신; <세황이 놈이 오고 있네.> 계단 아래를 보면서 전음으로 말하고

수십 개의 계단 초입. 선착장까지 이어진 넓은 길을 통해서 벽세황(청풍)이 오고 있다. 신행태보와 졸개들은 그 계단이 시작되는 부분에 공손히 서있다. 감히 위로 올라오지는 못하고

백귀; <마존께 귀환보고를 하기 위해 오는 모양인데...> <삼도초부의 보고대로 어쩐지 위화감이 느껴지는군.> 눈 번뜩

흑신; <아직 서른 살도 안된 놈이니 몇 번이고 변할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확실히 불과 몇 달만에 저렇게 틀 자체가 바뀐 건 예외적인 일이긴 하네.> 계단을 올라오는 벽세황(청풍)을 배경으로 흑신의 말 나레이션

벽세황(청풍); (저곳이 천강마존 엽장천의 거처인 마존부(魔尊府)...) 계단을 올라가며 계단 위로 보이는 마존부의 웅장한 모습을 보고

벽세황(청풍); (십팔 년 전, 아버지가 위태무의 수작에 넘어가 은퇴를 하신 후 천강마존은 강호 무림의 주인이 되었다.)

벽세황(청풍); (하지만 무림을 지배하게 된 후 오히려 천강마존은 칩거에 들어가 사람들 앞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벽세황(청풍); (대신 십여 년 전부터 대제자인 마군자(魔君子) 석헌중(石憲中)이 천마련의 련주의 역할을 해오고 있다.)

벽세황(청풍); (현재 천마련 내에서도 천강마존을 직접 볼 수 있는 사람은 몇 명의 원로와 제자들뿐인데...)

벽세황(청풍); (혹시 천강마존의 신상에 이상이 생긴 것이 아닐까?) 턱! 계단의 맨 윗단에 올라서는 벽세황(청풍)의 발.

건물 입구를 지키고 있는 흑백신귀의 모습

벽세황(청풍); (저 늙은이들이 천강마존의 최측근들이면서 마교의 호법들인 흑백신귀(黑白神鬼)...) 태연한 표정으로 마존부로 다가가며 생각

<무공도 무공이지만 강력한 영력(靈力)이 느껴지는 인물들이다.> 쿠오오! 온몸에서 검고 투명한 기운을 뿜어내는 흑백신귀의 모습 배경으로 벽세황(청풍)의 생각

벽세황(청풍); (방심했다가는 마음을 읽힐 수 있다. 조심해야한다.) + [두 분 호법!] 흑백신귀에게 포권하며 다가가고

벽세황(청풍); [몇 달만에 뵙습니다. 무고하셨지요?] 능글맞게 웃으며 다가가고

흑신; [늙어 죽을 날 기다리는 늙은이들이 무고하고 자시고 할 게 있는가?] 무뚝뚝뚝하게 말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흑백신귀중 흑신(黑神)>

백귀; [마존께서 기다리고 계시네. 들어가서 인사드리게.] 옆으로 조금 물러서며 들어가라는 시늉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흑백신귀중 백신(白神)>

벽세황(청풍); [사부님은 여전하시지요?] 지나가며 묻고

흑신; [삼공자 눈으로 직접 확인하게나.] 무뚝뚝

벽세황(청풍); [그리하지요.] 웃으며 들어가고. 안쪽은 어둑한 복도다. 좌우로는 높은 기둥들이 죽 늘어서 있어서 신전 같고

문 안쪽으로 들어가는 벽세황(청풍). 고개 조금 돌려 그런 벽세황(청풍)의 뒷모습을 보는 흑백신귀

흑신; (저 놈...) 찡그리고

백귀; <흑신, 자네도 느꼈는가?> 굳어진 표정으로 벽세황(청풍)을 보며 전음으로 말하고

흑신; <어쩐지 이십여 년 전에 본 어떤 인간의 분위기가 느껴지네.> 끄덕이며 역시 전음으로 대답하고. 벽세황(청풍)의 뒷모습을 보며

<천마의 핏줄인 교주님을 간단히 무력화 시켰던 무치(武痴)의 후손 사자천존이...> 쿠오오! 높은 기둥들이 도열한 사이를 걸어가는 벽세황(청풍)의 뒤로 구름같이 일어나는 기운을 배경으로 흑신의 생각 나레이션. 구름 같은 기운은 사자천존의 형상과 흡사하다

 

#422>

좌우로 굵고 높은 기둥이 죽 늘어선 복도. 어둑한 그곳을 걸어가는 벽세황(청풍)

벽세황(청풍); (흑백신귀가 뭔가 위화감을 느낀 게 감지된다.) 찌릿! 찌릿! 약간의 감전 현상이 벽세황(청풍)의 몸에서 일어나고

벽세황(청풍); (조심했음에도 불구하고 내게서 벽세황과 다른 무언가를 느낀 모양인데...) 생각하다가

움찔! 하는 벽세황(청풍).

어떤 여자의 강렬한 시선이 벽세황(청풍)의 뇌리에 떠오르고

벽세황(청풍); (흑백신귀에 못지 않은 영력을 지닌 시선이 날 주시하고 있다.) 긴장하며 앞을 보고

앞쪽 막다른 곳. 높은 문이 닫힌 채 서있고. 그 문 앞에 한 명의 여자가 유령인 듯이 서있다. 한 쌍의 눈만이 불빛처럼 빛나고 있고

벽세황(청풍); (저 여자다!) 긴장하며 다가가고

<몸매가 날씬한 것으로 봐선 천강마존의 둘째 재자이며 육감적인 몸매로 유명한 구미호리(九尾狐狸) 구숙정(具淑貞)은 아닌데...> 여자의 실루엣을 배경으로 벽세황(청풍)의 생각

벽세황(청풍); (정체가 뭐기에 천강마존의 거처에 와있고 또 흑백신귀를 능가하는 영력을 품고 있단 말인가?) 여자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그러자

확 드러나는 여자의 모습. 바로 분이의 엄마인 한경파다. 이때 한경파의 실제 나이는 사십대 후반이지만 나이보다 젊어서 30대로 보인다. 좀 차갑고 도도한 인상. <아랑힐월>과 <마면기정 자료집 제3페이지>등에 나오는 한경파 캐릭터. 지금은 석헌중의 부인이다. 이름도 한경파가 아니라 한경예로 쓴다.

벽세황(청풍); (나이는 서른 살 전후... 아니 실제로는 더 많이 먹은 분위기도 느껴지고...) 다가가며 한경파의 몸매를 아래 위로 살피고. 그러자

좀 불쾌한 표정이 되는 한경파. 손으로 슬쩍 아랫도리와 가슴을 가린다

벽세황(청풍); (용운영의 기억을 더듬어 빨리 누군지 알아내야만 한다. 자칫 의심을 살 수도 있으니...) 생각할 때

한경파;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귀환하셨군요 셋째 도련님.] 냉랭한 표정으로 고개 조금 숙이며 말하고. 그러자

벽세황(청풍); (벽세황을 도련님이라 부른다면...) 눈 번뜩이고

벽세황(청풍); (바로 그녀다.) + [감찰을 일찍 끝내고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무림에서 딱히 신경 쓸만한 일이 벌어지지 않은 덕분입니다.] 포권하고

벽세황(청풍); (마군자 석헌중의 처 한경예(韓京芮)!) + [형수님!] 고개도 좀 숙이며 말하고

한경파; [황실이나 무림이나 태평성대이긴 하지요.] 쌀쌀 맞게 말하며 돌아서고

한경파; [기별을 받고 사부님이 기다리고 계세요. 들어가세요.] 끼익! 말하며 문을 열어준다. 열리는 문 안쪽은 어둑하다. 아주 깜깜하진 않지만 흐릿한 불빛이 흘러나오는 정도다

벽세황(청풍); [감사합니다.] 고개 숙이며 한경파가 열어주는 문으로 들어가고. 문 안쪽은 어둑하다

벽세황(청풍); (한경예...) (출신 내력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십여 년 전에 석헌중이 아내로 맞이한 여자...) 문 열어준 한경파 옆을 지나고

벽세황(청풍); (천강마존이 석헌중과의 결혼을 반대하긴 커녕 양녀(養女)로 삼기까지 한 걸 보면 분명 뭔가 내력이 있는 여자인데...) 슥! 한경파 옆을 지나치고. 그러다가

벽세황(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한경파의 뒤로 분이의 얼굴이 떠오른다

벽세황(청풍); (저 여자를 보는 순간 분이가 연상된 것은 우연일까?) 갸웃하며 곁눈질로 뒤쪽의 한경파를 보며 문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고. 헌데 그 직후

[!] 무언가를 발견하고 눈 치뜨는 한경파. 벽세황(청풍)의 허리쯤을 본다

문 안쪽으로 들어가는 벽세황(청풍)의 옆모습.

벽세황(청풍)의 오른손 중지에 끼워져 있는 반지 크로즈 업

한경파; (저... 저 반지!) 눈 치뜨며 숨이 턱 막힌 표정이 되고

<백변음마(百變淫魔) 교백(喬柏)의 가보인 투심환(偸心環)...> 벽세황(청풍)의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 크로즈 업 배경으로 한경파의 경악

한경파; (나... 나로 하여금 자살을 시도하게까지 만들었던 그 색마의 가보를 저 놈이 어떻게...) 이를 악물며 벽세황(청풍)의 뒤를 노려보고

그 사이에 벽세황(청풍)은 문 안쪽으로 완전히 들어갔고

한경파; (뭔가... 뭔가 있다!)

<벽세황! 저 놈은 백변음마와 손을 잡았거나 그자와 관련된 일에 엮인 게 분명하다.> 벽세황(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한경파의 생각 나레이션.

 

#423>

[!] 문 안쪽으로 들어서던 벽세황(청풍) 흠칫! 하고

[잠깐만 기다리거라.] 문 안쪽은 엄청난 양의 책들이 쌓여있는 서고. 전체 넓이는 아주 넓고 천장도 10미터가 넘어 상당히 높은 방인데 사방의 벽은 책장이 덮고 있으며 여기저기 책들이 쌓여있다. 그 사이에서 누군가 말한다.

그 책 더미들 사이에 넓은 책상이 있고. 책들이 쌓인 그 책상을 앞에 두고 천강마존이 앉아서 무언가를 쓰고 있다. 천강마존은 <건곤일척>에 나온 천강마존 캐릭터이면서 아랑힐월에 나온 철면제왕 섭장천 캐릭터다. 다만 이 장면에 나오는 천강마존은 진짜 천강마존이 아니라 석헌중이 위장한 모습이다. 진짜 천강마존은 혈교의 감시를 피해 실종된 아들 부부와 손녀를 찾고 있는 중이다. 석헌중이 천강마존으로 위장하고 있을 때는 천강마존(석헌중)으로 표기.

천강마존(석헌중)이 앉아있는 넓은 책상 한쪽에는 빛을 내는 구슬이 장식대에 얹혀져 있어서 스탠드처럼 빛을 발한다. 그 구슬 외에는 서고 안에 다른 불빛은 없어서 어둑하다.

천강마존(석헌중); [이것만 마저 쓰면 된다.] 슥! 슥! 옆에 쌓아둔 책들의 제목을 살피면서 종이에 뭔가를 쓰고.

벽세황(청풍); (저 인물이 천마의 후손이며 아버지의 숙적이었던 천강마존(天罡魔尊) 엽장천(葉長天)!) + [제자는 괘념(掛念)치 마십시오 사부님!] 책상 앞 쪽에 멈춰서며 두손 공손히 앞으로 모으고

벽세황(청풍); (물론 대단한 고수인 건 틀림없지만...) 눈을 좀 가늘게 뜨고

<생각했던 것만큼 압도적인 위압감은 느낄 수가 없다. 잘 해야 귀면지존 위태무 정도일까?> 글을 쓰는 천강마존(석헌중)의 모습을 배경으로 벽세황(청풍)의 생각

벽세황(청풍); (전력을 기울인다면 지금의 내 실력으로도 이기지 못할 정도는 아니고...) (겨우 저 정도의 인물이 아버지의 숙적이었다니... 좀 실망이다.) 책을 살피면서 글을 쓰고 있는 천강마존(석헌중)을 보며 생각하고. 그러다가

벽세황(청풍); (그나저나...) 시선 돌려서 주변을 둘러보는 벽세황(청풍).

<실로 엄청난 장서(藏書)다. 어림잡아도 수십만권은 되겠다.> 수많은 책들이 채워져 있는 방안을 배경으로 벽세황(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벽세황(청풍); (천강마존의 거처에 자리한 이 서재의 이름은 천마서고(天魔書庫)다.)

벽세황(청풍); (무공 못지않게 학문도 좋아했던 천마가 평생 수집한 서책들을 보관해놓은 곳인데...)

벽세황(청풍); (전설에 의하면 이곳 어딘가에 천마가 창안했던 가장 강력한 무공들인 천마칠절기(天魔七絶技) 중 하나가 숨겨져 있다고도 한다.)

벽세황(청풍); (혈왕을 죽인 초연마강에 못지 않은 위력을 지닌 그 무공을 찾아내면 천하무적이 될 수있다던가?) 생각할 때

천강마존(석헌중); [되었다.] 스슥! 글 쓰는 걸 마치고

돌아보는 벽세황(청풍)

천강마존(석헌중); [사부가 예상한 것보다 빨리 돌아왔구나.] 붓을 내려놓으면서 고개를 들어 벽세황(청풍)을 보며 말하고.

벽세황(청풍); [본련의 지부들 중 딱히 문제를 일으킨 곳은 없었던 덕분입니다 사부님.] 포권하며 대답하고

천강마존(석헌중); [무림맹이 본격적으로 반격에 나서기 전까지는 시끄러울 일이 없겠지.] 끄덕이고

벽세황(청풍); [제자가 총단을 떠나있던 동안에도 강녕(康寧) 하셨던 듯하니 다행입니다.] 포권하며 가식적인 웃음 짓고

천강마존(석헌중); [너희 사형제들이 번거로운 일은 알아서 처리해주니 사부가 달리 신경 쓸 일이 없는 덕분일 게다.] 의자에 등을 기댄 채 웃고

벽세황(청풍);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포권하고

천강마존(석헌중); [그건 그렇고...] 눈을 좀 가늘게 뜨며 벽세황(청풍)을 보고

벽세황(청풍); (조심...) + [하교하실 일이 있으신지요?] 긴장하고

천강마존(석헌중); [이번 강호행(江湖行)에서 무슨 기연이라도 만난 것이냐?]

벽세황(청풍); [기연이라니...] 좀 당황

천강마존(석헌중); [떠나기 전과는 사뭇 분위기가 달라졌구나. 좀 더 어른이 된 것같기도 하고...] 웃으며 말하지만

벽세황(청풍); (안목이 남다르긴 하다.) +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억지로 웃으며 포권하고

벽세황(청풍); [사실 제자는 이번 강호행(江湖行)에서 어려움을 좀 겪었었습니다.]

천강마존(석헌중); [그랬느냐?]

벽세황(청풍); [암중에서 무림을 어지럽히고 있는 귀면지존과 조우하기도 했고...] [검후 진상파는 거의 사로잡았다가 놓치기도 했었습니다.]

천강마존(석헌중); [저런...] 눈을 좀 치뜨고

벽세황(청풍); [그 과정에서 하마터면 죽을 뻔하기도 했는데...] [생사의 고비를 넘긴 덕분에 조금쯤은 성장한 것으로 보이는 게 아닐런지요?]

천강마존(석헌중); [고난은 인간을 성장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하지.] 끄덕이고

천강마존(석헌중); [이번 강호행에서의 겪은 일은 보고서로 작성하길 바란다.] [향후 본련의 무림 경영에 좋은 참고가 될 게다.] 다시 책을 뒤적이고

벽세황(청풍); [그리하겠습니다.]

천강마존(석헌중); [그만 돌아가서 쉬도록 해라. 먼길 오느라 피곤할 테니...] 다시 뭔가를 쓰려고 하면서 말하고

벽세황(청풍); [예! 제자 물러가겠습니다.] 포권하고

돌아선다.

천강마존(석헌중); (성장이라...) 슥! 내려놓았던 붓을 다시 집어들면서 생각하고

천강마존(석헌중); (고양이가 자란다고 호랑이가 되진 않는 법인데...)

천강마존(석헌중); (어쩐지 셋째는 틀 자체가 바뀐 것처럼 느껴지는구나.) 벽세황(청풍)이 문쪽으로 가는 배경으로 책을 보며 글을 쓰는 천강마존(석헌중)의 생각

 

그긍! 벽세황(청풍)이 문간에 이르자 문 밖에 대기하고 있던 한경파가 다시 문을 열어주고

벽세황(청풍); [감사합니다 형수님.] 고개 숙여 한경파에게 인사하며 나오고

한경파의 앞을 지나 건물 입구로 가는 벽세황(청풍). 건물 입구의 밖은 밝다

[...] 입구로 가는 벽세황(청풍)의 뒷모습을 노려보는 한경파.

한경파; (벽세황...) 입술 깨물고

한경파; (과연 네놈은 백변음마와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이냐?) 노려볼 때

<마음에 걸리는 게 있소?> 누군가의 전음이 한경파의 귀에 들리고

한경파; [상공께서 보시기엔 어떠셨어요?] 문을 닫으려는 자세로 문 안쪽으로 들어가고

한경파; [셋째에게서 전과 다른 점을 느끼지는 못하셨나요?] 탁! 문을 안에서 닫으며 말하고

천강마존(석헌중); [다른 점이라...] 종이에 쓰던 걸 멈추며 고개 들고

천강마존(석헌중); [경박하던 놈이 조금은 어른스럽고 의젓해진 것같긴 하던데...] 등을 의자에 기대고

한경파; [상공께서도 위화감을 느끼시긴 하셨군요.] 천강마존(석헌중)이 앉아있는 책상 쪽으로 가고

천강마존(석헌중); [부인이 느끼신 점을 말해보시오.] 다가온 한경파를 올려다보며

한경파; [제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여자의 육감이라고 흉보시면 안돼요.] 슥! 말하며 대담하게 천강마존(석헌중)의 무릎 위에 옆으로 걸터앉으며 말하고. 한손으로는 천강마존(석헌중)의 목을 뒤에서 감싸 안는 자세로

천강마존(석헌중); [내가 어찌 부인의 감을 흉볼 수 있겠소?] 슥! 한 팔로 한경파의 허리를 뒤에서 감싸 안으며

천강마존(석헌중); [부인은 명교(明敎)의 마지막 교주셨던 소명왕(少明王)님의 유일한 핏줄!] [살아있는 미륵(彌勒)이라 할 수 있는 신분이거늘...] 다른 팔로는 한경파의 허리를 앞에서 끌어안고

한경파; [신첩이 정말 미륵의 화신이라면 이토록 기구한 삶을 살지는 않았겠지요.] [제 살을 떼어 만든 딸들의 생사도 모를 정도로.,..] 한숨 쉬고

천강마존(석헌중); [분이와 소소는 명교의 열조들께서 보우하실 테니 너무 걱정하진 마시오.]

천강마존(석헌중); [내가 감히 예언하건데 부인은 머잖아 두 아이의 소식을 듣게 될 게요.] 한경파의 엉덩이를 다독이고

한경파; [마교사가중 으뜸인 폭풍마가(暴風魔家)의 적전(嫡傳)이신 상공의 예언이니 맞을 가능성이 많겠지요.] 한숨

천강마존(석헌중); [명교, 마교, 혈교의 핏줄에 이능(異能)의 힘이 깃들어있는 건 사실이오.] 끄덕이고

천강마존(석헌중); [그리고 난 분이와 소소를 떠올릴 때마다 나쁜 느낌을 받은 적이 없소.] [아마도 두 아이는 어디선가 잘 지내고 있을 거요.]

한경파; [죄 많은 어미인지라 제발 그렇길 바랄 뿐이랍니다.] 눈시울을 닦고

천강마존(석헌중); [이제 셋째에게서 무얼 느끼셨는지 말해주시구려.]

한경파; [저의 육감은...]

한경파; [셋째가 가짜일 수도 있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어요.]

천강마존(석헌중); [셋째가 가짜라...!] 눈을 치뜨는 천강마존(석헌중)의 얼굴 크로즈 업

 

#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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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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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대택향> 대택향의 모습. 역시 해질 무렵. 안개 너머로 천마련의 총단이 신기루처럼 떠있고

<-천마련> 안개의 장벽 안쪽의 천마련 총단 모습. <아랑힐월>에 나온 마교 총단의 모습을 그대로 차용. 수많은 배들이 포구를 드나들고 있고

천마련 총단 뒤쪽의 높은 바위산. 바위산 정상에 서양의 신전같은 정자가 있다.

<-천마정(天魔亭)> 그 정자를 자세히 크로즈 업. 굵기가 1미터 이상이고 높이는 10미터가 넘는 높은 기둥들 수십 개를 원형으로 세우고 그 위쪽에 휘어지게 깎은 바위를 띠처럼 테를 두른 형태. 지붕은 없고. 정자의 직경은 30미터쯤인데 그 중앙에 3단으로 이루어진 원형의 단상이 있으며 단상 중앙에는 커다란 향로가 하나 놓여있다. 사람 키만한 향로다. 향로 옆의 바닥에는 아주 화려한 여자의 옷과 한 쌍의 굽이 있는 꽃신이 놓여있다. <천마귀비>가 걸치고 있던 옷과 신고 있던 신발이다. 헌데

10미터가 기둥으로 떠받혀진 정자의 원형 태두리 위쪽. 호랑이 한 마리가 무료한 표정으로 얼굴을 바닥에 댄 자세로 엎드려 있다. 목에는 개 목걸이같은 띠를 두르고 있고. 그 띠의 앞쪽 중앙에 방울이 하나 달려있다. 천마귀비가 목에 하고 있던 목걸이와 같다. 이 호랑이는 <아랑힐월>에 나온 소천호다. 모습은 의심의 여지도 없이 호랑이지만 사실 실제 크기는 고양이만하다. 다만 이 장면에서는 주변에 비교 대상이 없어 진짜 호랑이로 보이고. 이 작은 호랑이 소천호가 바로 천마귀비의 원래 모습이다. 목에 두르고 있는 목걸이와 방울, 향로 옆에 놓여있는 옷과 꽃신등이 소천호가 곧 천마귀비임을 암시하고

탁탁! 꼬리를 흔들어 정자의 모서리를 치는 소천호. 그러다가

[!] 무언가 느끼고 고개를 드는 소천호. 딸랑! 고개를 들자 목걸이에 달린 방울이 소리를 내고

가느다란 냄새의 흐름 같은 것이 소천호의 코로 흘러들어오고

코를 조금 벌름거리면서 멀리 아래쪽 포구를 내려다보는 소천호

포구를 드나드는 많은 배들.

그 배들 중 포구로 다가오는 조각배 한 척. 삿갓을 쓴 늙은 사공이 노를 젓고 있는 그 조각배의 뱃머리에는 사내가 뒷짐을 짚은 채 서있다.

가릉! 호랑이가 눈을 반짝이며 낮게 울고

호랑이의 눈에 비치는 조각배의 모습. 조각배 뱃머리에 뒷짐을 짚은 채 서있는 사내는 바로 벽세황이다. 물론 이 장면부터의 벽세황은 청풍이 위장한 모습이다. 이하 벽세황의 모습일 때의 청풍은 <벽세황(청풍)>으로 표기. 조각배를 모는 사공은 <아랑힐월>에 나온 <삼도초부>의 모습이다. 삼도초부가 몰고 있는 조각배 뱃머리에 뒷짐을 진 채 서있는 벽세황(청풍)의 손에는 접은 부채가 쥐어져 있다. 부채를 쥔 벽세황(청풍)의 오른손에는 반지가 하나 끼워져 있다. 이 반지는 백변음마가 준 반지다. 곧 사용될 중요한 소품이므로 확실하게 묘사.

[...] 무언가 생각하며 일어서는 소천호. 이어

휘익! 깃털처럼 가볍게 정자 지붕에서 아래로 뛰어내리는 소천호. 이어

탁! 탁! 경쾌하게 포구를 향해 봉우리 아래로 뛰어 내려가는 소천호.

 

#416>

포구로 다가오는 벽세황(청풍)이 탄 조각배의 모습. 지나가던 배의 사공과 승객들이 벽세황(청풍)을 알아보고 굽신거리며 인사하고.

고개 끄덕여 거만한 표정으로 답례하는 벽세황(청풍)

[...!] 끼익! 끽! 노를 저으면서 죽립 아래로 눈 번뜩이며 벽세황(청풍)의 뒷모습을 보는 삼도초부

삼도초부; (사별삼일(士別三日)이면 괄목상대(刮目相對)라더니...) 눈을 좀 가늘게 뜨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천마련 수문장(守門將) 삼도초부(三途梢夫)>

<삼(三)공자는 석 달 전, 총단을 떠날 때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인간이 되어 돌아왔다.> 벽세황(청풍)의 늠름한 모습 배경으로 삼도초부의 생각

삼도초부; (노루가 기린이 되고 뱀이 용이 되는 일은 천지가 개벽해야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이거늘...) 죽립 아래에서 찡그리고

삼도초부; (삼공자의 귀환으로 인해 한 바탕 풍파가 휘몰아칠 것같은 예감이 드는구먼.) 끼익! 끽! 노를 저으며 벽세황(청풍)의 뒷모습을 보고

벽세황(청풍); (드디어 천마련 총단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다가오는 천마련 총단을 보며 좀 흥분한 표정이 되고

벽세황(청풍); (비익연리합령술로 혈관음 용운영의 기억을 읽은 바에 의하면...) (천마련의 배후에 있는 마교는 네 개의 가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가오는 선착장을 보며 생각하고

벽세황(청풍); (무영마가(無影魔家), 폭풍마가(暴風魔家), 섭혼마가(攝魂魔家), 번뇌마가(煩惱魔家)가 그들인데 통칭 마교사가(魔敎四家)라 불린다.)

벽세황(청풍); (용운영이 말한 천강마존에 필적한다는 다섯 명의 고수중 네 명은 그들 마교사가의 가주들이고..) 마주 보는 자세로 앉아서 교접하며 혼망 가던 나이 든 용운영을 떠올리고

 

<마지막 한명은 마교의 비밀 호법인 천년호(千年虎)란 인물이다.> 머리카락이 흩날리는 여자의 실루엣. 음영 처리한 얼굴에서 번뜩이는 한 쌍의 눈이 호랑이 눈 같다. 목에는 방울이 달린 목걸이를 두르고 있다. 천마귀비와 동일인임을 암시하고. 거대한 호랑이 한 마리가 그 여자 곁에 엎드려 있고

 

벽세황(청풍); (천년호란 이름은 마교가 처음 결성되었던 천여 년 전부터 사람들 입에 오르내려 왔다.) (하지만 천년호를 직접 본 사람은 거의 없다.)

 

<천년호를 만나게 되는 자들은 대부분 마교의 적들이었으며 예외없이 무참하게 찢겨 죽었기 때문이다.>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마녀처럼 웃는 여자의 형상. 눈과 입만 보인다. 높이 쳐든 커다란 손은 용의 앞발처럼 생겼는데 어떤 사내의 목을 움켜쥐고 있다. 주변에는 찢겨 죽은 사람들의 시체가 무수히 널려있다. 특이한 것은 여자의 치마 아래로 호랑이의 꼬리가 드러나 있다는 점. 실제로 천년호는 천년 묵은 신령한 호랑이다. 물론 암호랑이

 

벽세황(청풍); (혈교에서 판단하기로 천년호는 천강마존조차 능가하는 고수라고 한다.)

벽세황(청풍); (심지어 천년호의 무력이 천마에 필적한다고 하는데...) (이유는 삼백여 년 전 벌어졌던 마교와 혈교의 격돌을 끝낸 장본인이 천년호였기 때문이다.)

 

<삼백여 년 전, 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던 혈교는 승리를 자신했고 예상했던 대로 마교를 궁지로 몰아넣을 수 있었다.> 천막 안에서 커다란 탁자에 놓인 지도를 보면서 작전 회의를 하는 대여섯명의 인물들. 노인들과 중년인들로 모두 고수들로 보이게 묘사. 모두 흥분하고 기분 좋은 표정들

<하지만 승리를 목전에 둔 혈교의 상층부가 돌연 몰살당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전세는 역전되었다.> 천막이 찢어지면서 나타나는 어떤 여자의 실루엣. 물론 천년호다. 치마 아래로 호랑이의 꼬리가 드러나 있고 살벌한 한 쌍의 눈 외에는 모습을 음영처리. 놀라 돌아보는 천막 안의 사람들. 천막 밖은 밤인데 수많은 무사들이 천막 주위에 죽어있다.

<범인이 누군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시체들이 처참하게 찢겨있어 천년호의 소행임은 짐작할 수 있었다.> 면도날처럼 변한 날카로운 손톱으로 천막 안의 사람들을 갈라 죽이는 천년호. 고함지르는 입이 보이는데 입 안에는 호랑이의 그것같은 날카로운 송곳니가 돋아나있다.

 

벽세황(청풍); (그때의 참사로 인해 혈교는 마교와의 정면 대결을 피하게 되었다.)

벽세황(청풍); (천년호가 존재하는 한 힘으로 마교를 이길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포구를 바라보며 생각. 포구의 선착장에는 몇 명의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 신행태보 종선이 수하들 몇을 거느리고 대기중이다.

신행태보 일행 크로즈 업

벽세황(청풍); (대신 혈교는 마교를 공략하기 위해 음모와 계략을 동원하게 되었다.) 가까워지는 신행태보 일행을 보며

벽세황(청풍); (간자(間者;첩자)들을 투입시켜서 마교를 내부로부터 붕괴시키려 든 것이다.)

벽세황(청풍); (혈교가 마교에 잠입시킨 간자들의 우두머리는 위태극(威太極)이란 자다.) 전작인 <아랑힐월>에 나온 <위태극> 캐릭터를 떠올리고. 용운영의 기억을 읽어서 벽세황(청풍)은 위태극의 모습을 알고 있다.

벽세황(청풍); (혈교의 당대 교주 위태무의 친형인 위태극은 무공이 위태무에 못지않은 뿐 아니라 온갖 술수에 능한 자다.)

벽세황(청풍); (위태무는 그런 친형의 능력을 높이 사서 마교와 관련된 일체를 맡겼으며...)

벽세황(청풍); (마교에 위장 가입한 위태극은 위태무의 기대에 부응하여 마교사가중 번뇌마가의 제이인자(第二人者)가 되어 있는 상태다.)

벽세황(청풍); (번뇌마가를 사실상 장악한 위태극은 이를 바탕으로 마교를 와해시킬 음모를 진행중인데...) 이제 멀지 않은 선착장을 보고. 벽세황(청풍)을 향해 굽신거리는 선착장의 신행태보.

벽세황(청풍); (위태극에게는 위극천(威極天)이란 아들이 있다.) 위극겸을 떠올린다. 위극겸의 진짜 이름이 위극천이다. 위극겸이란 이름은 위극천이 무림맹의 총관이 되기 위해 지어낸 이름이다. 물론 벽세황(청풍)은 용운영의 기억을 읽은 덕분에 위극겸, 즉 위극천의 얼굴을 알고 있다.

벽세황(청풍); (혈미인 용설약과 패륜을 저질러 아들을 낳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그자 위극천이고...) 위극겸이 용설약과 교접하는 장면 떠올리고

벽세황(청풍); (용설약이 남편의 조카와 붙어먹어 낳은 죄 많은 씨는 조부(祖父)인 위태극이 힘을 써준 덕분에 천강마존의 제자가 될 수 있었다.)

벽세황(청풍); (사신마재의 막내인 위진천이 바로 그자다.) 위진천을 떠올린다. 벽세황(청풍)은 용원영의 기억을 통해서 위진천의 얼굴도 알고 있다.

<물론 위진천이 혈교의 소교주인 혈태자(血太子)이기도 하고...> 벽세황(청풍)의 생각 배경으로 떠오르는 장면. #172>의 장면이다. 콰드드! 버티고 선 청풍의 양쪽 팔을 휘감은 빛의 채찍들이 좌우로 당겨지고. 그 빛의 채찍들은 반쪽 가면을 쓴 혈태자의 양쪽 손에서 뻗어나왔는데 그 채찍들이 닿은 양쪽 팔에서 피가 뿜어지고 있고. 고통에 이지러지는 청풍의 얼굴

아래는 회상 장면

 

혈태자; [착혈능혼편(窄血凌魂鞭)이라는 수법이다.] [이름 그대로 몸속의 피를 쥐어짜 내는 무공이지만...] 왼손을 앞으로 밀며 오른손은 당기고. 그러자

청풍; [크윽!] 몸부림치는 청풍의 왼팔이 빛의 채찍에 휘감긴 채 혈태자쪽으로 당겨지고

혈태자; [피를 짜내는 것뿐만 아니라 몸뚱이를 해체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콰직! 강하게 오른손의 빛의 채찍을 끌어들인다.

우직! 왼쪽 팔이 빛의 채찍에 의해 몸통에서 멀어지며 청풍의 어깨에서 뼈가 어긋나는 소리가 들리고

회상 끝

 

벽세황(청풍); (여기까지가 내가 혈관음 용운영의 기억을 읽어서 알아낸 내용이다.) 선착장에 거의 도착한 조각배 뱃머리에 서서 생각하고

벽세황(청풍); (용운영도 혈교 총단을 오래전부터 떠나 있었던 탓에 그 이상의 자세한 내막은 모르고 있었다.) 굽신거리는 손착장의 신행태보

벽세황(청풍); (물론 이 정도 기밀만으로도 충분히 혈교의 음모를 와해시킬 수 있겠지만...) 툭! 마침내 선착장에 닿는 조각배의 앞 부분

신행태보; [삼공자님!] + 부하들; [어서 오십시오 삼공자님!] 일제히 포권하며 인사하는 신행태보와 부하들. 주변을 지나가던 천마련 사람들도 굽신거리며 인사하고

벽세황(청풍); [고맙소 초부.] 고개 조금 돌려 삼도초부에게 말하며 배에서 내린다.

삼도초부; [별 말씀을...] 고개 조금 숙이고

신행태보; [원로에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삼공자님.] 굽신

벽세황(청풍); [본가에 들렸다 오느라 귀환이 좀 늦어졌는데...] [그동안 총단 내에 별일은 없었소?] 신행태보에게 다가가며

신행태보; [몇 가지 보고 드릴 사안이 있긴 합니다만...] 말하며 삼도초부를 곁눈질로 보고

벽세황(청풍); [자세한 얘기는 마존부(魔尊府)로 가면서 듣도록 합시다.] [사부님께 귀환보고를 하는 게 우선이니...] 신행태보를 지나치며 걸어가고. 벽세황(청풍)이 걸어가는 길은 선착장에서 천마련 뒤쪽의 산봉우리 방향으로 곧게 난 넓은 길이다. 비스듬히 경사가 졌는데. 길 끝에는 수백개의 계단이 산중턱으로 이어지고. 산중턱에는 웅장한 건물이 천마련 전체를 내려다보는 형세로 서있다.

신행태보; [예...] 대답하며 서둘러 벽세황(청풍)의 약간 앞으로 나선다

신행태보가 조금 앞장 서서 안내하는 자세로 돌아보며 가고 그 뒤를 벽세황(청풍)이 따라가고. 부하들이 벽세황(청풍)의 뒤를 호위하며 따라간다.

선착장을 떠나는 벽세황(청풍) 일행을 조각배 위에서 보는 삼도초부

삼도초부; (저 걸음걸이..)

<구름 위를 걷는 듯 경쾌하면서도 절도가 있다.> 신행태보를 따라가는 벽세황(청풍)의 뒷모습 배경으로 삼도초부의 생각

삼도초부; (저런 사소한 버릇과 몸가짐은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는 게 아닌데...) 찡그리고

삼도초부; (어쩐지 삼공자는 이번 출행을 통해 뼛속까지 바뀌어서 돌아온 것 같구나.) 눈을 번뜩이고. 그리고

 

#417>

선착장이 내려다보이는 어느 삼층 건물. 창문이 열려있는데. 그 창문 안쪽에 누군가 서있는 실루엣이 보인다.

열려진 창문을 통해서 선착장을 내려다보고 있는 사내. 물론 위진천이다. 위진천은 손에 편지를 한 장 들고 있다.

선착장에서 건물들이 있는 쪽으로 오는 벽세황(청풍) 일행의 모습. 고개 조금 돌린 신행태보가 벽세황(청풍)에게 뭔가 얘기하고 있다. 지나던 사람들은 굽신거리며 인사하고. 손을 들어 대충 답례하며 신행태보의 얘기를 듣는 벽세황(청풍)의 모습이 보이고

위진천; [감쪽같구만. 감쪽같아.] 내려다보며 웃고

<미리 알고 있지 않았다면 나도 저놈이 가짜라는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을 것이다.> 신행태보가 하는 말을 들으며 고개 끄덕이는 벽세황(청풍)의 모습 크로즈 업 배경으로 위진천의 생각

위진천; [장청풍! 네놈이 무슨 목적으로 천마련의 총단에 잠입했는지 짐작이 가긴 한다만...]

위진천; [네놈은 죽을 곳을 찾아들어온 것이다.] 웃으며 손에 들고 있던 편지를 본다

 

<벽세황이 가짜라는 것을 증언해줄 뇌가 계집을 인편으로 보냈다. 이 전서구가 도착할 무렵에는 당도할 테니 사전 작업을 해두거라. -부(父)> 편지의 내용

 

위진천; [역시 아버지의 일처리는 확실하시군.] 편지를 보며 웃고

위진천; [기대하거라 장가야.] [네놈이 설령 사자천존이라 해도 내가 마련해놓은 죽음의 덫에서 빠져나가지는 못할 테니...] 흐흐흐! 편지를 읽으며 음산하게 웃고

 

#418>

[!] 움찔! 하는 벽세황(청풍).앞쪽에서는 신행태보가 고개를 돌린 채 뭔가 얘기하는 중인데

벽세황(청풍); (칙칙한 살기...) 고개를 들어 위진천이 있는 삼층 건물을 보고.

슥! 누군가 창문 안쪽으로 움직여 시야에서 벗어나는 게 보이고

벽세황(청풍); (저곳에서 어떤 자가 내게 살의를 품고 내려다보고 있었다.) 걸어가며 생각. 시선은 위진천이 있는 삼층 건물을 보며

벽세황(청풍); (설마 내가 누군지 알아차린 자가 있는 것인가?) 생각할 때

신행태보; [대(大)공자는 현재 총단을 비우고 있는데...] 말하다가 흠칫! 하고

벽세황(청풍)이 삼층 건물을 보며 걸어오는 게 보이고

신행태보; [왜 그러시는지요?] 물으며 같이 삼층 건물을 보고.

하지만 건물 삼층의 창문은 열려있지만 아무도 없고

벽세황(청풍); [아니, 별 거 아니오.] 고개 좀 젓고

벽세황(청풍); [사형이 자리를 비운 건 언제부터요?]

신행태보; [어제 지금 무렵에 출타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눈치 보며

벽세황(청풍); [사실상 본련을 꾸려가고 있는 게 사형이니 이래저래 바쁘시겠지.]

신행태보; [대공자께서는 확실히 엄청난 과로를 하고 계시지요.]

신행태보; [만일 지혜로운 부인을 두지 않았다면 오래 전에 탈진했을 것입니다.]

벽세황(청풍); [사형이 자식 복은 없어도 아내 복은 있지.] 끄덕이며 함께 가고. 방향은 선착장에서 산봉우리쪽으로 곧게 난 넓은 대로. 대로 변으로는 각가지 상점들이 즐비하다. 사람들도 많이 오가고 있고

 

#419>

그걸 창문 뒤에 숨어서 보는 위진천

위진천; (역시 감이 좋은 놈이로구나. 살기를 억눌렀는데도 알아차리고...) 창문 뒤에 숨어서 벽세황(청풍)을 훔쳐보며 웃고

위진천; (그러나 그 좋은 감으로도 네놈의 목숨을 지키진 못할 것이다.)

위진천; (마교사가의 가주들의 협공을 받고도 살아날 수 있는 인간은 하늘 아래 존재하지 않으니...) 음산하게 웃고. 헌데

 

사각! 그 건물의 지붕을 밟는 호랑이의 앞발

지붕에 서서 내려다보는 호랑이. 바로 소천호

멀어지는 벽세황(청풍)와 신행태보 일행이 보이고

코를 벌름거리는 소천호

벽세황(청풍)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냄새가 지붕으로 이어지고

코로 그 냄새를 들이키는 소천호

[...] 무언가 생각하는 소천호

소천호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3-4세 정도 시절의 진상파가 소천호를 두 팔로 끌어안고 웃는 모습. 멀지 않은 곳에 두 명의 남녀가 마주 앉아 차를 마시며 그걸 보면서 웃고 있다. 두 남녀는 진상파의 부모들이지만 실루엣으로 처리

어린 시절의 진상파 몸에서 나던 냄새

신행태보의 이야기를 들으며 포구 안쪽 시장통을 지나는 벽세황(청풍)의 모습 크로즈 업. 벽세황(청풍)의 몸에서도 냄새가 흘러나온다.

코를 벌름거리는 소천호의 코로 흘러드는 그 냄새

고개 돌려 천마련 총단 뒤쪽의 산을 보는 소천호

산 중턱에 자리한 웅장한 건물이 보인다. 천마련 총단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건물. 그 건물은 포구에서부터 이어지는 대로와 연결되어 있는데 어느 부분부터는 수많은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 그 건물 보며 무언가 생각하는 소천호

 

#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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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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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9>

위태무의 거처. 낮

용설약의 침실

털썩! 침대에 몸을 눕히는 용설약. 얇고 짧은 잠옷 차림

용설약; (용운영, 그년에게 무슨 일인가 벌어지고 있는 게 분명하다.) 침대에 누워 생각. 잠옷 속에서 젖가슴이 출렁

용설약; (그년이 죽든 말든 내 알 바가 아니지만...) 입술 잘근거리며 생각

용설약; (그년 신변에서 벌어지는 일이 나와 진천이의 앞날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슥! 두 손으로 잠옷의 젖가슴 부분을 쥐어 벌린다. 젖가슴이 출렁이며 드러나고

용설약; (천리수경을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 이것들을 믿어볼 수밖에 없다.) 드러나는 젖가슴을 내려다보고

<동심고(同心蠱)...> 용설약의 왼쪽 젖가슴의 젖꼭지 약간 위쪽에서 무언가 벌레같은 게 꿈틀거린다.

용설약; (원래는 한 몸이었던 저 고독(蠱毒)을 둘로 나누어 하나는 내 몸 속에 넣어두었고 다른 한쪽은 용운영의 몸에 심어두었었다.) 왼쪽 젖가슴의 피부 속에서 조금 움직이는 벌레같은 것을 내려다보고

용설약; (그 때문에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내 몸 속의 동심고는 용운영의 몸에 가해지는 자극에 대해 똑같은 반응을 보인다.) 젖가슴을 완전히 드러내며 천장 보고

용설약; (영성(靈性)을 지닌 동심고의 이같은 반응을 살펴보면 용운영의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짐작할 수 있다.) 눈을 지긋이 감고 집중하고

용설약; (과연 네년 몸속에 심어둔 동심고가 깨어난 원인이 뭔지를...!) + [!] 생각하다가 갑자기 눈 부릅 뜨고

찌리릿! 감전된 것같은 모습이 되는 용설약. 고개 젖히고 입 딱 벌린다.

용설약; (이... 이게 무슨...) + [하악!] 혼망 가며 눈을 까뒤집고.

<용운영... 용운영의 몸을 어떤 놈이 범하려고 한다.> 파르르! 벌어진 가랑이가 경련을 일으키고

용설약; (그... 그년의 아랫도리에 자극이 가해지고 있다.) (게다가...) 헉헉 얼굴이 달아오르고. 떨리는 손으로 아랫도리를 만지며

<젖... 젖가슴까지 희롱한다!> 찌릿! 찌릿! 용설약의 젖가슴에도 강한 자극이 가해지고.

용설약; (이렇게... 이렇게 강렬한 느낌이라니...) + [끄윽!] 침대 위에 누워서 몸을 벌벌 떨며

용설약; (용... 용운영의 몸에 심어놓은 동심고가 깨어난 때문에 그년이 지금 당하고 있는 일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용설약; (믿... 믿어지지 않지만... 호호백발의 노파가 된 용운영의 몸뚱이를 어떤 놈이 범하고 있다.) 양손으로 젖가슴과 사타구니를 부여잡고 헉헉

용설약; (용운영은 당연히 사내 경험이 없다.) (난생 처음 사내에게 당하는 것이라 자극을 느끼는 감도가 극한까지 민감하다.) + [하악!] 자지러지고

용설약; (단지... 단지 애무 당하고 있는 중인 데도... 견디기 힘들어서 까무라칠 것만 같다.) 꺽꺽 거리며 벌벌 떨고. 교접 중에 절정에 이르는 모습

용설약; (열여섯 살 때... 진천이의 아버지에게... 처음 처녀를 바칠 때보다 오히려 더 강렬한 느낌이다.) 혼망 가고

용설약; (하긴... 그때는 겁을 먹어 몸이 굳어졌던 탓에 제대로 느낄 여유가 없었었다.) (반면... 지금의 내 몸뚱이는 교접의 기쁨을 완전하게 알아버린 농익은 상태...)

용설약; (그런데 용운영을 통해서 다시 첫 경험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 때문에 지금까지는 상상도 못해봤던 쾌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사시나무처럼 떨고., 자위를 하면서

용설약; (대체... 대체 어떤 놈이 할망구가 된 용운영의 몸을 농락하고 있는 것인가?) + [아흑!] 젖가슴과 사타구니를 부여잡고 몸부림

 

#410>

다시 청풍과 용운영이 있는 폭포. 폭포 아래 연못 옆의 너럭바위에서 청풍이 잠이 든 용운영을 범하고 있다. 용운영은 다시 열아홉 살로 젊은 돌아간 상태. 이하 <젊은 용운영>로 표기. 상의는 걸쳤지만 아랫도리는 벗어서 알몸이 된 청풍이 화려한 옷을 걸친 젊은 용운영의 몸을 올라타고 있다. 아직 직접 하는 건 아니고 애무하는 중이다. 젊은 용운영의 몸에 걸쳐져 있던 화려한 옷은 앞자락이 벌어져서 늘씬하고 탄력 넘치는 알몸이 드러나 있다. 입으로는 젊은 용운영의 젖을 빨고 한손으로는 용운영의 사타구니 속을 만지고 있는 청풍. 젊은 용운영의 가랑이는 적당히 벌어져 있다.

청풍; (기가 막힌 몸뚱이다.) 입으로 젊은 용운영의 젖꼭지를 빨고 한손으로 젊은 용운영의 사타구니 속을 만지며 헐떡이고

청풍; (얼굴은 평범한 축이지만 몸뚱이만큼은 지금껏 품어본 어떤 여자보다 부드럽고 탄력이 넘친다.) 슥! 젊은 용운영의 사타구니 속을 헤집는 손가락의 움직임

청풍; (풍만하면서도 아주 찰 져서 손이 녹아들어가는 것만 같다.) (의심의 여지도 없이 이 여자는 황홀한 명기(名器)의 소유자다.) 헐떡이며 입을 젊은 용운영의 가슴에서 떼고. 침이 번들

청풍; (어쩐지 옷이 지나치게 화려하다 생각했더니만...) 두 팔로 상체를 버티며 자기 몸 아래 깔린 젊은 용운영의 모습을 내려다본다. 젊은 용운영은 젖가슴을 드러낸 채 잠들어 있다. 몸에는 아주 화려한 옷이 걸쳐져 있는 것 묘사

<이 여자는 처음부터 몸을 허락할 작정을 하고 날 유인했던 것이다.> 젊은 용운영의 상체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비록 나이는 많지만 이 여자는 아직 처녀의 몸이다..)

청풍; (그래서 마치 첫날밤의 신부처럼 제대로 옷을 차려 입었던 것일 텐데...) + [!] 생각하다가 흠칫! 하며 젊은 용운영의 젖가슴을 내려다보고

스으! 드러난 용운영의 왼쪽 젖가슴 젖꼭지 위에 피부 속에서 벌레같은 게 꿈틀거리고 있다.

청풍; (뭐지?) 내려다보지만

스으! 젖가슴 살 속으로 깊이 잠겨서 사라지는 벌레같은 것

청풍; (마치 벌레가 살 속에서 움직이는 것 같았는데... 잘못 봤겠지.) 생각하다가

입을 조금 벌리고 잠이 든 젊은 용운영의 얼굴.

약간 출렁이는 젖가슴

벌어진 가랑이도 조금씩 움직이고

청풍; (도...도저히 참기 힘들다.) 젊은 용운영의 몸을 내려다보며 헐떡이고

청풍; (술법이고 뭐고... 일단 급한 불부터 꺼야겠다.) 헐떡이며 한손으로 상체를 버티고 한손으로는 젊은 용운영의 다리 하나를 쳐들고. 꺾이면서 높이 쳐들리는 젊은 용운영의 늘씬한 다리

청풍; (그래야만 이 여자가 가르쳐준 비익연리합령술을 펼치는 과정에서 실수를 하지 않게 될 테니...) 스윽! 벌어진 젊은 용운영의 가랑이 사이로 자신의 아랫도리를 들이민다.

퍼득! 청풍의 몸 아래 깔린 젊은 용운영의 몸뚱이가 출렁이고

청풍; [허억!] 고개 쳐들며 혼망 가는 표정이 되는 청풍

<너... 너무도 뻐근한 이 느낌...> 가랑이 벌린 젊은 용운영의 아랫도리와 청풍의 근육질 아랫도리가 완전히 밀착한 채 경련을 일으키고. 그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손영롱을 품었을 때와 똑같다.) 자신이 천불투의 보물창고에서 손영롱을 범하던 장면 떠올리며 혼망 가고. 젊은 용운영을 내려다보며.

청풍; (그리고 황태자비, 당숙경, 뇌화영, 당아연, 뇌옥경등, 남자를 알고 있던 여자들의 몸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다.) 황태자비, 당숙경, 뇌화영, 당아연, 뇌옥경들과 교접하던 장면 떠올리고

<이 여자는 의심의 여지도 없이 처녀의 몸이다.> 화려한 옷을 걸치고 누운 젊은 용운영의 몸 위에 겹쳐 누워 범하는 청풍의 모습을 위에서 본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411>

다시 위태무의 비밀 거점

[!] 침대에 가랑이를 벌리고 누워 눈을 까뒤집는 용설약.

용설약; (아... 아퍼!) (마치 불에 달군 쇠몽둥이가 들어차는 것같애.) 가랑이 벌리고 누워서 벌벌 떤다. 고통으로 이지러진 얼굴. 두 손으로 사타구니를 부여잡고 엉덩이는 쳐든 채

용설약; (용... 용운영! 그년 때문에... 한 번 더 파과(破瓜)의 고통을 경험하게 되었어!) 끄윽! 끅! 고통으로 이지러진 얼굴.

<주모님! 어디 편찮으시옵니까?> 침실 밖에서 들리는 음성. 백일몽이다.

용설약; [신... 신경 쓰지 마라. 아무... 아무 일도 아니다.] 사타구니를 부여잡고 헐떡이고

<예...> 침실 밖에서 들리는 대답

 

#412>

침실 밖. 문에서 귀를 떼며 갸웃거리는 백일몽

백일몽; (분명 비명같은 신음을 토하고 계시는데...)

백일몽; (설마 뜨거워진 몸을 주체 못하시고 스스로 위로하고 계시는 걸까?) 복면 속에서 얼굴이 좀 발개지고

백일몽; (혈왕부마님과 밤새 그 난리를 치신 게 얼마나 되었다고...) 용설약이 위극겸과 교접하던 장면 떠올리며 고개 설레 젓고

백일몽; (하긴 저렇게 정력이 왕성하시니 욕심도 누구보다 많으시지.) 쓴웃음

 

#413>

다시 방안

용설약; [끄윽!] 옷가지를 입에 물고 눈을 까뒤집고

<짐... 짐승같은 놈...> 청풍이 잠든 용운영을 무자비하게 겁탈하는 장면을 떠올리며 눈이 돌아가는 용설약. 청풍의 얼굴이 자세히 보이지는 않고 실루엣으로.

용설약; (이렇게... 이렇게 뜨겁고 강력하다니...) (말... 말도 안돼!) 끄윽! 끅! 숨이 넘어가려 하고

용설약; (어느덧 중년이 되어버린 그이하고는 차원이 달라.) (그이가 나무 몽둥이라면... 용운영을 범하고 있는 놈은 불에 달군 쇳덩이야.)

용설약; (그 때문에 아랫도리가 으깨지는 것같이 고통스러운데... 마냥 힘든 것만도 아니야.) 혼망 가고

용설약; (너무... 너무 뜨겁고 깊고 강력해서... 까무라칠 것만 같애!)

용설약; (넌... 넌 누구냐? 어떻게 된 놈인데... 호호백발 할망구를 상대로도 이토록 흥이 나서 날뛸 수 있는 것이냐?)

용설약; (부러워! 저런 젊은 짐승에게 직접 당하고 있는 용운영이 부러워 죽겠어!)

<제발... 제발 나도 그년처럼 짓밟아다오! 날 창녀나 계집종처럼 거칠게 범해다오!> 혼자 자위하며 몸부림치는 용설약의 모습 배경으로 용설약의 애원

 

#414>

다시 폭포. 이제 해가 서쪽으로 기울고 있고. 폭포 옆의 너럭바위에는 상의만 걸치고 아랫도리는 벗은 모습인 청풍이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있고. 그런 청풍의 무릎 위에는 가랑이를 벌린 젊은 용운영이 청풍과 마주 보는 자세로 앉아있다. 아직 잠이 들어 있어서 축 늘어져 있는데. 옷은 대충 갈무리 되어 젖가슴은 가려져 있다. 하지만 상체와 달리 아랫도리는 허옇게 드러난 채 청풍의 허리를 감고 있고

청풍; (곧 해가 지겠구나.) 젊은 용운영을 마주 보는 자세로 무릎 위에 앉힌 채 서쪽을 힐끔 보고

청풍; (이 여자의 몸이 너무도 기가 막혀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자신의 무릎 위에 마주 보는 자세로 앉아 잠이 든 젊은 용운영을 보고. 얼굴이 좀 벌개지고

청풍; (어두워지기 전에 천마련에 들어가려면 서둘러야겠다.) 콕콕! 왼손으로는 젊은 용운영의 허리 끌어안고 오른손으로는 젊은 용운영의 등을 찍는다. 그러자

퍼득! 약간 경련하는 젊은 용운영. 이어

[으음...] 신음하며 눈을 뜨는 젊은 용운영.

청풍; (깨어난다.) 젊은 용운영의 허리를 양손으로 안은 채 바라보고. 헌데

스스스! 눈을 뜨는 것과 동시에 젊은 용운영의 모습이 급격히 변한다. 머리카락이 백발로 변하고 갸름하던 얼굴도 나이 든 여자 얼굴로 변하고. 곱게 나이 든 귀부인 같은 분위기. 이하 용운영으로 표기

청풍; (깨어나자마자 다시 나이 든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고...) 생각할 때

용운영; [장공자...] 약간 얼굴 붉히고, 완전히 나이 든 모습이 되어 청풍을 보면서

용운영; [끝냈는가?] + [!] 말하다가 얼굴이 고통으로 이지러지고

파르르! 치마 아래도 드러난 용운영의 허연 다리가 경련을 일으키고

청풍; [죄송합니다. 소저가 너무 매혹적이라 자제를 못했습니다.] 두 손으로 용운영의 허리를 끌어안은 채 말하고

용운영; [그... 그런 것같구나.] 억지로 웃고

용운영; [너... 너무 거칠게 다뤄서 거기에 감각이 없을 정도이니...] 좀 부끄러워서 고개 옆으로 돌리고

청풍; [참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용운영; [너라면... 생살이 찢긴 상처에 거친 돌덩이 같은 게 수도 없이 문질러졌어도 괜잖겠느냐?] 눈을 흘기고. 얼굴 좀 발개져서

청풍; [참으려고 했는데... 소저의 몸이 도저히 자제하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니 저만 탓하지는 마십시오.] 슥! 두 손으로 용운영의 허리를 바짝 끌어안고

용운영; [내... 내 몸이 명기인 탓이라는 것이냐?] 청풍의 품에 안기며 눈을 흘기고. 그러면서도 싫지 않은 표정이고

청풍; [나이답지 않게 경험이 제법 많은 저지만... 소저의 몸이 모든 여자들 중 최고였습니다.] 바짝 끌어안은 용운영의 귀에 대고 속삭이고

용운영; [징... 징그럽게...] [늙은 할망구한테 못하는 말이 없어.] 손으로 청풍의 가슴 밀어내려는 시늉하고. 그러다가

움찔! 하는 용운영의 아랫도리

용운영; [하... 하여간 너란 놈은 엉큼하면서도 뻔뻔하구나.] [날 그렇게 괴롭히고도 여전히 내 몸속에서 벌떡이고 있으니...] 좀 아픈 표정으로 눈을 흘기고

청풍; [그게...] 난감

용운영; [왜?] [늙은 모습으로 돌아온 나도 한 번 범해보고 싶은 것이냐?] 눈 흘기고

청풍; [사실을 말씀드리자면... 전 아직 비익연리합령술을 구사하지 않았습니다.]

용운영; [무슨 소리냐? 반나절 가까이 날 유린하고도 할 일을 아직 안 했다니...] 좀 화난 표정이 되어 흘겨보고

청풍; [소저가 잠든 사이에 일방적으로 소저의 기억만 읽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 때문입니다.] 진지하게 말하고

[!] 놀라 눈 치뜨는 용운영

청풍; [기왕에 이리 된 것, 서로의 기억을 공유해야하지 않겠습니까?]

용운영; [그...그런...] 충격 받은 표정이 되어 청풍을 올려다보고

청풍; [소저도 제가 누구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아실 자격이 있습니다.] 은근히 끌어안고 열정적으로 내려다보며

용운영; [굳... 굳이 그럴 것까지는...] 감격한 표정이 되고

청풍; [이유와 사연이야 어쨌든 제게 처녀를 바치셨으니 소저는 이제 저의 여자고 배필입니다.] 두손으로 그런 용운영의 허리를 바짝 끌어안고

청풍; [허락하신다면... 소저와 평생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자신의 품에 안긴 용운영을 뜨거운 눈으로 내려다보면서

용운영; [그... 그럴 수는 없다!] 감격하여 눈시울 붉어지지만 고개 젓고

용운영; [나... 나같은 쭈구렁 할망구가 어떻게 앞날이 구만리 같은 너하고 부부가 될 수 있겠느냐?] 눈물을 흘리지만

청풍; [답몽환혼주만 손에 넣으면 다시 열아홉 살의 젊은 여자가 되실 수 있지 않습니까?]

용운영; [그... 그렇긴 하지만...]

청풍; [저 자신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답몽환혼주를 구해다 드리겠습니다.] [그러니 괜한 자격지심 느끼실 것 없습니다.] 용운영의 뺨에 입을 맞추고

용운영; [흐윽!] 청풍의 목을 끌어안고

용운영; [고맙다! 고마워.] 청풍의 목을 끌어안고 몸부림치며 울고

용운영; [답몽환혼주 따위 구해오지 않아도 좋다.] [네 진실 된 마음을 알았으니 이대로 늙어 죽어도 상관없다.] 청풍의 목을 끌어안고 울고

청풍; (근본이 나쁜 여자는 아니었다. 다만 너무도 처참한 일을 겪어 성격이 비뚤어졌을 뿐...) 용운영을 끌어안고 생각하고

청풍; (혈교가 더 이상 세상에 해악을 끼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이 가엾은 여자를 행복하게 해줘야만 한다.) 생각하다가 움찔! 하고

청풍의 목을 끌어안고 눈을 감은 용운영이 아랫도리를 들썩이고 있다.

청풍; [소... 소저...] 헐떡이며 내려다보고

용운영; [내게... 내게도 기회를 다오.] 헐떡이며 방아를 찧기 시작하고. 아파서 찡그린 채

용운영; [너를... 내 속에서 용틀임하고 있는 너를 확실하게 느끼고 싶으니...] 상체를 좀 떼고 청풍의 목을 감은 채 본격적으로 방아를 찧기 시작하고

청풍; [저... 저야 좋지만... 첫 경험을 하신 직후라 아프실 텐데...] 헐떡이며 용운영의 허리를 안고

용운영; [상... 상관없다.] [널.. 널 느낄 수만 있다면 이까짓 고통은... 하악!] 들썩! 들썩! 점점 더 빠르게 방아를 찧고

용운영; [잊지 않으마! 죽어 백골이 되더라도 널 잊지 않으마! 하악! 여보! 여보!]

청풍; [허억! 소... 소저!] 역시 자지러지고

용운영; (죽... 죽어도 좋아!) 눈 감고 눈물 흘리며 할딱이고. 두 손으로는 청풍의 양쪽 어깨를 잡은 채

<늙고 성격까지 못된 날 진심으로 대해준 장부를 얻었으니...> 한 몸이 되어 몸부림치는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용운영의 생각 나레이션

 

#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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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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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6>

위태무의 비밀 거점. 낮. 삼엄한 경비. 건물의 일부는 아직 부서진 상태

어둑한 복도. 복도 끝의 문. 그 문을 등지고 경비서는 백일몽

문 안쪽은 용설약의 침실. 침대 옆에 놓인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 탁자 위에 놓인 얇은 금판을 보면서 종이에 무언가를 쓰고 있는 용설약. 탁자 위에는 혈왕잠도 놓여있고.

용설약이 보고 있는 금판 상단에는 <血王轉輪心法>이라는 좀 큰 글자가 적혀있고. 그 아래로 깨알같은 글이 빼곡하게 새겨져 있다. 바로 위극겸이 용설약에게 준 금판이다.

용설약; (혈왕전륜심법(血王轉輪心法)...!) 눈 반짝이고

용설약; (그 사람 말이 사실이었어.) (이걸 익히면 혈왕잠을 숨을 쉬듯 자유롭게 몸 속에 넣었다가 빼낼 수가 있어.) 종이에 글을 쓰며 흥분. 위극겸을 떠올리고

용설약; (평소에는 혈왕잠을 내단(內丹)의 형태로 지니고 있어야하는 이유는 그 힘이 너무도 강력하기 때문이야.)

용설약; (혈왕잠은 대현량사 장각으로부터 시작해서 혈왕조사님까지 열 세명 절세고수의 내공이 합쳐져서 이루어졌다.)

용설약; (그 가공할 힘을 모두 내공으로 전환할 경우 몸이 감당을 못한다. 폭발 직전의 활화산 하나를 몸속에 넣고 다니는 격이라...)

용설약; (그 때문에 혈왕잠을 쓰지 않을 때는 응축(凝縮)시켜놓았다가 필요할 때마다 녹여서 사용해야만 하는 제약이 있는 것인데...)

 

<혈왕조사께서 천마에게 패사하셨던 것도 아마 그 미묘한 시차(時差) 때문이었을 것이다.> 천마가 마귀같이 웃고 있는 앞쪽에서는 혈왕이 불길에 휩싸여 처절하게 비명을 지르고 있는 모습을 배경으로 용설약의 생각 나레이션

 

용설약; (그렇긴 해도 혈왕잠을 쓰면 절대무적이 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어.) (다만...) 글을 쓰면서 생각하고

용설약; (그 사람이 혈서시님의 유서(遺書)를 바탕으로 복구했다는 이 혈왕전륜심법의 비결에서는 어딘지 모르게 위화감(違和感)이 느껴진다.) 찡그리고

용설약; (위화감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딱히 짚이는 바가 없긴 하지만...) 자신이 쓰고 있는 책을 보며

용설약; (일단 진천이에게 혈왕잠과 혈왕전륜심법을 전해주기 전에 연구를 좀 더 해야만 한다.) 금판을 돌아보고

용설약; (내가 미리 혈왕전륜심법을 수련해서 부작용이 없다는 걸 확인한 후에 진천이가 익히는 게 안전하니까.) 생각하며 글을 쓰고

용설약; (혈왕전륜심법에 대한 분석이 끝나는 대로 내일이나 모래쯤 혈왕잠을 직접 몸속에 넣어봐야겠다.) 생각할 때

찌릿! 갑자기 벼락에 감전되는 모습이 되는 용설약. 눈 부릅뜨고

용설약; [하악!] 고개 젖히며 바르르 떨고.

 

#407>

[!] 복도에서 경비 서던 백일몽의 눈이 번뜩

백일몽; [실례하겠어요 주모님!] 덜컹! 급히 문을 열고

백일몽; [!] 문 열고 안으로 뛰어들다가 눈 치뜨는 백일몽

탁자에 앉은 용설약이 양손으로 탁자를 잡고 고개 젖힌 채 발발 떨고 있다

백일몽; [주모님!] 달려가지만

용설약; [나... 나가라.] 달달 떨면서도 고개 젓고

팟! 멈칫! 하며 멈춰서는 백일몽

용설약; [별... 별일 아니니 나가 있어라.] 헐떡이며 말하고

백일몽; [예...] 의심쩍어 하면서도 고개 숙이고

갸웃하며 문을 닫고

탁! 문이 닫히며 다시 혼자가 되는 용설약

용설약; [용... 용운영...] 탁자 모서리를 양손으로 움켜잡은 채 바들바들 떨며 용운영을 떠올리고

용설약; (그년이 갑자기 무지막지한 살기를 일으키는 게 감지되었다.) (감시하기 위해 그년 몸에 몰래 심어놓은 동심고(同心蠱)가 잠에서 깨어날 정도로 강렬한 살기를...) 헉헉 부들 부들

용설약; (무엇이... 아니면 어떤 인간이 그년의 살기를 자극한 것일까?) 헉헉 대고

용설약; (천리수경을 쓰면 그년의 현 상황을 엿볼 수도 있겠지만...) 한쪽에 있는 방문을 보고

<그랬다가는 동심고를 심어놓은 사실이 들통 날 우려가 있다.> 어둑한 그 방의 탁자에 놓여있는 커다란 대야, 천리수경을 배경으로 용설약의 생각

용설약; (일단은 잠에서 깨어난 동심고를 통해서 그년의 심리 상태를 추측해보는 정도로 만족해야만 한다.) (그렇긴 한데...)

두근 두근! 심장이 뛰는 용설약

용설약;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뛰고 있다.) (마치 뭔가 안 좋은 일이 일어나기라도 할 것처럼...) 손으로 가슴 누르고

<아무쪼록 이 불길한 예감이 기우(杞憂)이기를 바랄 뿐이다.> 실내의 모습 배경으로 용설약의 생각 나레이션

 

#408>

다시 청풍과 용운영이 있는 대택향 근처의 폭포. 이제 용운영은 바위에서 일어나 앉아 청풍에게 등을 보인 자세로 옷을 입고 있다. 마치 혼례복같이 화려한 옷이다. 청풍은 책상다리 한 채 그걸 보고 있고

용운영; [기구하지 않은 인생이 어디 있겠냐만...] 애잔한 표정으로 한숨 쉬며 짧고 얇은 란제리만 걸치고 있는 몸에 화려한 겉옷을 걸치고

용운영; [하늘 아래 나보다 더 비참하고 처절한 인생도 없을 것이다.] 한숨.

청풍; (부인하기 어렵군.) 자신에게 등을 진 채 옷 입는 용운영을 보며 생각

청풍; (꿈 많은 열아홉 살 처녀였었는데 삶을 즐겨보지도 못하고 하룻밤 새 호호백발의 노파가 되어 버렸으니...)

용운영; [음양계를 빠져나오기 위해 포기한 나의 젊음이 음양계의 어디쯤에 방치되어 있는지는 알고 있다.]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청풍; [그렇소?] + (그나저나 옷이 지나치게 화려하다. 마치 혼례복(婚禮服)인 것처럼...)

용운영; [하지만 답몽환혼주를 손에 넣기 전에는 그것을 회수할 방법이 없다.] [음양계에 들어갈 수 있어야 회수하든 말든 할 테니...] 한숨 쉬고. 그러자

청풍; [당신이 나와 거래를 하자고 부른 게...] 깨닫고 흠칫! 하고

용운영; [설약이년이 어딘가에 숨기고 있는 답몽환혼주를 찾아내어 내게 가져다 다오.] 끄덕이며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용운영; [그럼 나도 네가 이곳에서 시도하려는 일에 협조하겠다.] 고개를 조금 돌려서 청풍을 돌아보며 말하고

청풍; [내가 천마련을 찾아온 목적을 알고 있다는 거요?] 눈 번뜩이고

용운영; [유쾌하지 않은 첫 만남 이래 나는 네게서 한 시도 눈을 뗀 적이 없다.] 두 손으로 젖은 머리를 목덜미에서부터 고르며

용운영; [당연히 네가 무슨 목적으로 벽세황으로 위장하려는지도 짐작하고 있다.] 머리를 가다듬고

청풍; (역시 내 주변을 떠돌던 나비들은 모두 이 여자의 분신이었군.) +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린 목숨을 걸고 싸웠던 사이요.]

청풍; [하물며 나는 장차 당신의 출신 문파인 혈교를 세상에서 지워 버려야할 지도 모르는 입장이오.] 심각한 표정

용운영; [상관없다.] 고개 조금 저으며 청풍 쪽으로 돌아앉고

용운영; [하루아침에 여자로서의 삶을 빼앗긴 나를 지켜주지 못한 혈교 따위, 어떻게 되든 내 알 바 아니다.] 완전히 돌아앉으며 냉소하고

청풍; (가문과 혈교가 자신을 버렸다는 생각에 원망을 품고 있군.)

용운영; [답몽환혼주만 내 손에 쥐어주면...] [그래서 나로 하여금 잃어버렸던 젊음을 되찾게만 해주면 난 널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열이 올라 간절하게 말하고. 두 손 앞으로 모으고 고개를 들어 청풍을 올려다보며. 마치 일본 여자처럼

청풍; [안됐지만 난 당신의 도움이 필요 없소.] 고개 젓고

용운영; [뭐라고?] 눈 치뜨고

청풍; [내 목적을 이루기 위해 굳이 당신과 거래를 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오.] 자신 있게 말하지만

용운영; [과연 그럴까?] 냉소하고

용운영; [최소한 난 네가 하려는 일을 방해할 수는 있다.] 살벌하게 웃고

청풍; [당신이 감히...] 눈 치뜨며 노려보고

용운영; [너의 정체와 의도를 천마련의 인간들에게 흘리면 어떻게 될까?] 냉소

용운영; [벽세황으로 위장하기 위해 지금까지 들인 공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은 둘째 치고 목숨 보전하기도 어려위지지 않겠느냐?]

청풍; [살인멸구(殺人滅口)라는 수단이 있다는 것을 잊었느냐?] 화악! 눈 부릅뜨면서 강철같이 변한 손으로 용운영의 목을 움켜쥐어가는 청풍. 몸을 좀 일으켜 한 무릎 꿇는 자세로. 하지만

피하지 않고 올려다보는 용운영

멈칫! 용운영의 목 앞에서 멈추는 청풍의 손

용운영; [그럴 줄 알았다.] 냉소하고

찡그리는 청풍

용운영; [넌 사내대장부 중의 사내대장부!] [설령 자신이 심대한 손해를 보더라도 차마 여자를 죽이지는 못하는 성격일 것이다.] 슥! 자신의 목 앞에서 멈춰선 청풍의 손을 한 손으로 옆으로 밀쳐버리고

청풍; (당했군!) 찡그리지만 어쩔 수 없이 손을 내리는 청풍

용운영; [머리가 좀 식은 것같으니 내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네가 얻게 될 이득에 대해 설명해주마.] 다시 단정하게 앉고

용운영; [먼저 나는 혈교가 지난 이십여 년동안 천마련, 정확히는 마교(魔敎)를 대상으로 펼쳐온 공작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청풍; [천마련이 곧 마교라는 거요?] 흠칫! 놀라고

용운영; [천마련과 마교가 동일한 세력은 아니다.] 고개 젓고

용운영; [다만 천마련을 세운 천강마존 엽장천이 마교가 시조로 떠받드는 천마 엽고성(葉孤星)의 27대 후손이긴 하다.] 끄덕이고

청풍; [천강마존이 천마의 핏줄이었소?] 놀라고

용운영; [천마련을 세우기 전까지 천강마존은 무림에 거의 그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었다.]

용운영;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도 무림의 유력자들이 아무런 이의도 제기하지 않고 그를 자신들의 주인으로 인정한 이유가 뭐겠느냐?]

청풍; [천강마존이 고금제일마이며 마교의 시조인 천마의 핏줄인 때문이었구려.] 놀라고

용운영; [마도무림의 인간들 뿐 아니라 강호의 물을 좀 먹었다고 자부하는 자들의 대부분도 천강마존이 천마의 후손이라는 걸 알고 있다.] 끄덕

청풍; [마교가 천마를 추종하는 무리들이 그를 신격화하고 숭배하기 위해 만든 교파(敎派)라 알고 있소.] 끄덕이고

용운영; [그 때문에 마교 내에서 천마의 후손들이 지닌 권위는 절대적인 것이다.]

용운영; [하지만 천마의 적손(嫡孫)인 천강마존은 천마련을 세울 때 마교의 도움은 일체 받지 않았다.] 끄덕이고

청풍; [당신네 혈교를 자극할 것을 우려한 때문이겠소.]

용운영; [그렇다.] [만일 천강마존이 마교의 무리들을 동원하여 천마련을 세웠다면...]

용운영; [사자천존이 제 아무리 절세적인 무공을 지녔다 해도 이십삼 년 전의 결전에서 무림맹이 천마련을 이기진 못했을 것이다.]

용운영; [왜냐하면 마교에는 천강마존에 필적하는 고수가 최소한 다섯 명 더 있기 때문이다.]

청풍; (맙소사!) 경악하고

청풍; (천강마존 수준의 고수가 다섯 명이나 더 있다니...) (이 여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아버지라 해도 천마련을 어쩌지 못하셨을 것이다.) 놀라고

용운영; [혈교가 일거에 천하를 장악할 수 있는 힘을 지녔으면서도 은인자중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마교의 그같은 막강한 힘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청풍; (말 그대로 천외천(天外天)...)

청풍; (내가 알고 있던 강호 무림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이었구나.)

용운영; [세상 누구도, 어떤 세력도 마교와 정면대결해서는 이기지 못한다.] [그건 혈교 역시 예외가 아니다.]

용운영; [그래서 혈교는 마교에 간세를 투입하여 내부로부터 붕괴시킬 시도를 하게 되었고...] [삼십여 년의 공작 끝에 상당한 진전을 보게 되었다.]

청풍; [혈교가 마교에 투입시킨 간세는 누구요?]

용운영; [그걸 알고 싶으면 나의 거래 제안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배시시 웃고

청풍; [늙은 생강이 맵다더니...] 노려보고

용운영; [여자인 나를 늙은 생강에 비유해?] [말하는 싸가지하고는...] 화난 표정이지만

청풍; (선택의 여지가 없군. 이 요녀가 훼방을 놓으면 천마련을 장악하거나 궤멸시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지니...) + [좋소.]

청풍; [당신의 제안을 받아들이겠소.]

용운영; [잘 생각했다. 나와의 거래로 너는 엄청난 이득을 보게 될 것이다.] 안도하고

청풍; [미리 말해두지만 난 언제까지 답몽환혼주를 당신에게 가져다 줄 수 있다고 약속을 하진 못하오.] 무뚝뚝

용운영; [기한은 상관없다.] 고개 젓고

용운영;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답몽환혼주를 내 손에 쥐어주기만 하면 된다.]

청풍; (그게 언제가 되었든 답몽환혼주를 손에 넣는 시점에서 다시 열아홉 살 나이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겠지.)

용운영; [난 설약이년으로부터 철저하게 경계를 당하고 있기 때문에 직접 나서서 답몽환혼주를 회수하는 건 불가능하다.]

용운영; [하지만 천변만화(千變萬化)하는 재주를 지닌 너라면 설약이년도 방비하지 못할 것이다.] 청풍을 지긋이 보며

청풍; [믿어주니 고맙긴 한데...] 쓴웃음

청풍; [시간이 그리 많지 않으니 혈교가 마교 내에서 벌이고 있는 공작에 대해 말해주시오.]

용운영; [그러고 싶다만... 네게 알려줄 내용이 너무 많아서 직접 말로 하는 건 무리가 있다.] 얼굴이 좀 발개지고

청풍; [말로 하지 않고 당신이 알고 있는 바를 내게 알려주는 수단이 있겠소.]

용운영; [혈교의 술법중에 비익연리합령술(比翼連里合靈術)이라는 것이 있다.] 얼굴 더 붉어지고

청풍; [비익은 날개가 하나뿐이라 암수가 몸을 합쳐야 날 수 있다는 새 비익조(比翼鳥)를 뜻할 테고...] 이마 모으며 생각하고

청풍; [연리는 뿌리가 달라도 가지는 한 몸이 되어 자라는 연리지(連理枝)...] + [!] 말하다가 깨닫고 입 다물고. 눈 부릅뜨면서

용운영; [이름으로 짐작했겠지만...] [비익연리합령술은 남녀가 한 몸이 되어 서로가 알고 있는 바를 공유하는 술법이다.] 억지로 태연한 척

청풍; [그... 그러니까 나보고 당신의 몸을 범하라는...] 얼굴 벌개지고 어이도 없고

용운영; [짧은 시간 내에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걸 너도 알기 위해서는 비익연리합령술을 펼치는 수밖에 없다.] 좀 새침하게

청풍; [아무리 그래도 내가 어떻게 당신과...] 기가 막히는데

용운영; [호호백발인 지금의 나와 교접하라는 건 아니니 안심해라.] 새침

용운영; [네게 비익연리합령술의 비결을 알려주는 대로 난 다시 수혈을 짚어 잠이 들 것이다.]

용운영; [그럼 난 비록 절세미녀는 아니지만 열아홉 살의 젊은 시절로 돌아갈 테고...] [넌 내가 잠든 사이에 젊어진 날 범하면 된다.]

청풍; [무슨 뜻인지는 알겠는데...] 난감. + 용운영; [알면 되었다.]

용운영; [설마 이제 와서 나와 합작하겠다고 한 약속을 깨진 않겠지?] [장부일언(丈夫一言)은 중천금(重千金)이라고 했는데...?] 지긋이 노려보고

청풍; (걸려들고 말았다.) 당혹한 청풍의 얼굴 크로즈 업

<이 교활한 요녀가 쳐놓은 덫에...> 폭포 옆의 바위에 마주 앉은 청풍과 용운영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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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운영; [알지도 못하면서 비웃지 마라.] 좀 화가 나서 흘겨보고

용운영; [여자에게 있어 미모는 중요한 정도가 아니라 목숨이나 다를 바가 없다.] [너희 사내놈들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샐쭉

청풍; [그렇다 치고...] [왜 그렇게 예뻐지려고 목숨까지 걸었던 것이오?]

용운영; [혈교의 교주이며 혈왕세가의 가주셨던 십면혈신님의 장녀로 태어난 덕분에 나는 단 한 가지를 빼고 모든 것을 갖고 있었다.]

 

<아버지가 아들을 얻지 못할 것이 확실해짐에 따라 나는 장차 혈교의 주인이 될 귀한 몸이었으며...> 열아홉 살 쯤인 젊은 시절의 용운영이 광장 중앙에서 서서 양손을 쳐든 채 염력을 써서 거대한 조각상들을 움직이는 것을 보며 혈교의 노인들과 십면혈신등이 좋아하고 감탄하는 모습.

<그에 걸맞게 사람들을 다스리는 영도력을 타고 났을 뿐 아니라 배우고 익히는 재능으로도 세상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십면혈신 옆에는 용운영보다 두 살 어린 열일곱 살 때의 젊은 용설약이 입술 삐죽이고 있다. 팔짱을 낀 채 눈을 흘기며 언니를 보는 모습

<그런 내게도 단 한 가지 열등감이 있었으니 바로 두 살 아래 동생인 설약이에게 못 미치는 미모였다.> 샐쭉거리는 젊은 용설약의 모습 배경으로 용운영의 생각

<설약이는 절세의 미모를 타고나서 고금제일미녀로까지 불렸었던 혈왕조사님의 애첩 혈서시(血西施)님의 환생이라는 칭송을 받고 있었다.> 도도하고 요염하게 웃는 위 장면의 젊은 용설약. 그러자 십면혈신과 혈교의 원로들은 모두 헤벌쭉하며 젊은 용설약을 보고 있다. 노인들은 엄지 손가락을 세워 보이기도 하고. 정작 광장 중앙에서 염력으로 조각상들을 움직이는 젊은 용운영은 아무도 보고 있지 않다. 조각상들을 움직이다가 젊은 용설약을 돌아보며 언짢은 표정이 되는 젊은 용운영.

<어떤 사내라도 설약이의 교태에는 넘어갈 수밖에 없었는데... 그것은 아버지에 의해 데릴사위로 지목된 위태무도 마찬가지였다.> 거실에서 탁자를 사이에 두고 차를 마시다가 돌아보는 젊은 시절의 위태무와 젊은 용운영. 이때 위태무는 30대 중반의 나이였다. 용운영을 19세. 문을 열고 젊은 용설약이 야릇한 자태로 들어선다.

<위태무가 장차 처제가 될 설약이의 미모에 홀려 정신을 못 차리는 것이 내 눈에도 훤히 보였을 정도였다.> 의자에 앉아서 불쾌한 표정인 젊은 용운영. 반면 자리에서 일어난 젊은 시절의 위태무가 헤벌레 한 표정으로 일어나 젊은 용설약에게 자리를 권하고 있고. 젊은 용설약은 그런 위태무에게 추파를 보내며 다가온다.

<그러던 중 나로 하여금 극단적인 시도를 하게 만드는 일이 벌어졌다. 위태무가 친구들에게 털어놓은 속마음을 듣고 만 것이었다.> 다과가 얹혀진 쟁반을 들고 잘 가꿔진 정원 안의 건물로 다가가는 젊은 용운영. 창문이 열린 그 건물 안의 거실에서 젊은 시절의 위태무가 또래 사내들 두 명과 술을 마시며 웃고 있다. 물론 젊다고 해도 30대 중반쯤의 중년에 접어든 나이다. 상시태감 모습일 때의 위태무보다 젊다는 것

이하의 씬은 전체가 회상

 

#404>

위 장면의 연속

젊은 용운영;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들이 찾아왔다더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어.) 건물의 입구에 접근하고

젊은 용운영; (남편 될 사람의 죽마고우(竹馬故友)들이라면 인사를 해둘 필요가 있겠지. 원만한 부부관계를 위해서라도...) 얼굴 살짝 붉히며 건물의 문을 열려하고. 그때

<그래, 혈관음(血觀音)님과 부부가 되는 소감이 어떤가?> 안에서 들리는 누군가의 말. 문을 열려다가 멈칫! 하는 젊은 용운영의 손

젊은 용운영; (친구들이 나와 결혼하는 그이의 속내를 알고 싶은 모양이네.) 얼굴 살짝 붉히며 문의 손잡이에서 손을 떼고

<다 알면서 뭘 물어보나? 소교주... 혈관음님이야 내게 분에 넘치는 배필이지.> 이어지는 음성이 문을 통해서 들리고

젊은 용운영; (알긴 아네.) 수줍게 웃고. 흡족한 표정

젊은 용운영; (배경은 물론이고 나이도 스무 살 가까이 차이가 나는 나와 부부가 되는 건 속된 말로 땡잡는 거지!) 배시시. 얼굴 좀 발개지고

 

친구1; [하여간 태무, 자네는 복도 참 많아.] 방안의 모습. 거실인데. 30대 중반쯤일 때의 위태무가 두 명의 또래 사내들과 탁자에 둘러앉아 술을 마시는 중이다. 사내들 중 한 놈이 술잔을 손에 든 채 말하고. 장비처럼 생겼다. 나중에 나이 든 모습으로 한번 나올 조연

친구1; [백혈총사단(白血總士團)의 일개 총사(總士) 신분에서 단번에 혈교 교주 자리를 목전에 두게 되었으니 말일세.] 술잔을 들어 보이고

친구2; [혈교 역사상 자네처럼 운이 좋았던 인간은 없었을 걸세.] 탁! 또 한 놈이 술잔을 내려놓으며 동조하고. 이놈은 관우처럼 생겼고. 아직 수염이 아주 길지는 앉지만 나중에 노인이 된 모습으로 한번 더 나올 놈.

위태무; [나 위태무가 복이 많다는 건 인정하겠네.] 술잔을 든 채 쓴웃음.

위태무; [하지만 말 타면 경마(競馬) 잡히고 싶다고... 아쉬움이 아주 없는 건 아니라네.] 한숨

 

젊은 용운영; (저 인간이 무슨 소리를...) 화가 나서 눈을 치뜨고

젊은 용운영; (나 정도 배경을 지닌 여자와 결혼하면서 뭐가 아쉽다는 거야?) 분노. 이를 악물며 닫힌 문을 노려보고

 

다시 거실

친구1; [혈관음님과의 결혼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 [복에 겨워서 별 소리를 다하는군.] 위태무에게 눈 부라리며 말하고

친구2; [혼수로 혈교의 교주 자리까지 챙겨오는 혈관음님에게 대체 뭐가 아쉽다는 건가?] 역시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위태무를 보며 비난하고

위태무; [불알친구 사이니까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말해보게.] [자네들은 혈관음님의 외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심각

친구1; [혈관음님이야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미녀시지.] 위태무의 눈치를 보며

친구2; [혈왕조사님의 핏줄답게 기품도 남다르시고...] 억지로 웃으며 동조하고

위태무; [이 새끼들이...] 두 놈에게 눈 부라리고

위태무; [자꾸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면 절교(絶交) 해버린다!] 탁! 소리 나게 술잔을 내려놓고

친구1; [이거 참...] 난감

친구2; [다른 여자도 아니고 친구의 부인이 될 혈관음님의 외모를 거론하는 건 도리가 아닌데...] 난감한 두 놈

위태무; [날 진짜 네놈들의 소꿉친구라 생각하면 헛소리 집어치우고 본심을 말해봐라.] 눈 부라리며 말하자

친구1; [솔직히 말하자면 혈관음님은 그리 대단한 미녀는 못 되지.] 눈치 보며 먼저 말하고

친구1; [물론 추녀라는 얘기는 아니지만 본교 내에서도 혈관음님 정도의 미모를 지닌 여자는 발에 치일 정도잖냐.]

위태무; [네놈도 그렇게 생각한단 말이지?] 찡그리며 뭔가 생각하고

 

젊은 용운영; (저 인간들이...) 수치심과 분노로 이를 악물며 문을 노려보고

젊은 용운영; (미모로 여자의 가치를 메기기나 하고...) (이래서 사내놈들은 어쩔 수 없는 속물이란 비난을 받는 것이다.) 입술 깨물고.

 

다시 방안

친구2; [혈관음님의 외모가 그다지 특출 나지 못하다는 데에는 나도 동의하네.] 술을 마시며 말하고. 위태무와 친구1이 그놈을 돌아보고

친구2; [특히 자네에게 처제가 될 혈미인(血美人)님의 미모와 비교하자면 보름달과 반딧불 정도의 심한 차이가 나지.] 위태무에게

친구1; [보름달과 반딧불의 비교는 실감이 나지 않을 테니 공주와 하녀같다고 해둠세.] 웃으며 술잔을 들어 보이고

 

젊은 용운영; (죽일...) 분노와 수치심

젊은 용운영; (보름달이며 공주인 설약이에 비하면 난 겨우 반딧불이나 하녀라고?) 치를 떨고. 두 손으로 들고 있는 쟁반이 부르르 떨리고

젊은 용운영; (위태무! 설마 당신도 친구라는 인간들과 같은 생각인 것이냐?) 이를 가는 얼굴 크로즈 업

 

다시 방안

친구2; [혈미인님은 고금제일미인으로까지 거론되는 혈서시님의 환생이라 불리시는 분 아닌가?]

친구2; [혈미인님과 비교 당하고도 선방할 수 있는 여자가 있긴 하겠나?] [혈관음님이 아니라 어떤 미녀라도 혈미인님의 미모 앞에서는 초라해질 수밖에 없어.]

친구1; [좀 그렇긴 하지?] 동의

위태무; [두 분 자매를 비교하는 건 삼가주게. 듣는 내가 불편하니...] 험험 헛기침을 해서 친구들의 대화를 막고, 돌아보는 두 친구들

[알았네. 조심하지.] [흥에 취해서 우리가 좀 너무 나갔군.] 친구들 끄덕

위태무; [어쨌거나 너희들이 생각하는 대로 혈관음님의 미색이 그렇게 뛰어나지 않다는 건 사실이네.] 한숨 쉬며

친구1; [그러니까 뭐야?] [혈관음님의 미모가 좀 빠지는 게 아쉽다는 건가?] 깨닫고 흠칫! 하고

친구2; [이 친구 이제 보니 은근히 욕심이 많았구만. 여자의 외모에는 별 관심 없는 것처럼 내숭을 떨더니만...] 눈 흘기고

위태무; [물론 난 혈관음님에게 큰 불만은 없네.] [그분이 내게 과분한 배필이라는 것도 사실이고...] 한숨 쉬고

위태무; [하지만 사람 마음이란 게 본래 간사한 게 아닌가?]

위태무; [전에는 감히 올려다볼 엄두도 못 냈던 혈관음님과 부부가 된다고 생각하자 미모가 좀 빠진다는 단점이 자꾸만 눈에 들어오지 뭔가?] 술을 마시고.

 

젊은 용운영; (그렇단 말이지?) 이를 악물며 문을 노려보고

젊은 용운영; (다른 건 다 마음에 들지만 평범한 내 외모가 위태무 당신 성에 차지 않는다 이거지?) 퍼석! 그때까지 들고 있던 쟁반과 주전자들이 먼지가 되어 버리고

젊은 용운영; (오냐! 당신이 원하는 대로 설약이년을 능가하는 미녀가 되어주마!) 푸스스! 먼지가 되어 흩어지는 쟁반과 주전자를 배경으로 홱 돌아서고

젊은 용운영; (대신 날 모욕하고 비참하게 만든 대가는 평생을 통해 갚아야만 할 것이다.) 거친 걸음으로 월동문을 향해 걸어간다. 헌데

건물 뒤에 숨듯이 서서 그런 젊은 시절의 용운영을 보고 있는 여자. 물론 어린 시절의 용설약이다.

용설약; (걸려들었어!) 사악하고 요염하게 웃는 용설약의 얼굴 크로즈 업

회상 끝

 

#405>

다시 현실.

용운영; [그 일이 있기 며칠 전, 오랫동안 행방이 묘연했던 답몽환혼주가 혈왕세가의 서고(書庫)에서 발견되었었는데...] 폭포 옆의 바위에 누워있는 용운영. 그 옆에 책상다리 하고 앉아서 용운영이 하는 말 듣고 있는 청풍.

용운영; [아버지는 사안의 중요성 때문에 오직 장녀인 나에게만 답몽환혼주를 회수한 사실을 알려주셨었다.] [물론 그것을 어디에 보관해놓으셨는지도...]

용운영; [헌데 외모를 비하하는 위태무의 말에 자극을 받은 나는 답몽환혼주를 써서 음양계에 들어가는 어리석은 짓을 저질렀다.]

청풍; [저런...]

용운영; [물론 내가 답몽환혼주를 써서 음양계에 들어간 목적은 망자들의 공덕을 모아 영원한 젊음과 절세의 미모를 얻는 것이었다.]

청풍; [하지만 실패하셨구려.]

용운영; [이혼대법으로 혼백을 답몽환혼주에 옮겨놓았을 때 외부의 자극이 몸에 가해지면 위험해진다.] 입술 깨물고

용운영; [도중에 이혼대법이 깨지면 혼백이 영원히 답몽환혼주에 갇혀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청풍; [누가 도중에 방해를 한 것입니까?] 눈 번뜩

 

<나는 깊은 밤중, 아무도 접근할 수 없는 연공관(鍊功關)에서 이혼대법을 펼쳤었다.> 사방이 돌로 이루어진 밀실. 창문도 없이 밀폐된 곳인데. 돌로 된 탁자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두 손은 결을 지은 채 눈 감고 주문 외우는 젊은 시절의 용운영. 청풍의 앞에는 방석이 놓여있고 그 방석 위에 답몽환혼주가 놓인 채 빛을 뿜어내고 있다.

<그리고 답몽환혼주의 힘을 빌어 무사히 음양계에 들어갈 수 있었다.> 밀실 안의 풍경이 바뀌어서 연옥같은 음양계의 모습이 되고. 바닥에 책상다리 하고 앉아 있다가 긴장한 채 주변 둘러보며 일어나는 젊은 용운영. 주변으로 수많은 망령들이 흐느적거리며 돌아다니고 있고. 멀리 산같이 높은 우두사자와 마두사자가 등대의 불같은 눈을 빛내며 감시하고 있다. 바닥에는 보석같이 반짝이는 것들이 무수히 널려있고. 그 보석들이 사람들이 저승에 갈 때 내려놓고 간 공덕이다.

<하지만 음양계에 오래 머물 수는 없었다. 음양계를 감시하는 천신과 마귀들의 시선이 도처에서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는 최대한 빨리 공덕들을 모아서 음양계를 빠져나오려고 했다.> 우두사자와 마두사자쪽의 눈치를 보면서 바닥에 떨어져 있는 보석같은 것들을 끌어 모으는 젊은 용운영. 왼팔에는 보석같이 빛나는 것을 가득 끌어안고 있고 오른손으로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을 집어드는 모습

<헌데 음양계에서 빠져 나오기 직전 누군가 내 몸에 강한 충격을 가했다.> 밀실 중앙에 놓인 탁자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다가 벼락에 감전되며 비명 지르는 젊은 용운영. 주변으로 반 투명한 용이 휘돌고 있다. 용설약의 짓임을 암시

<본체(本體)에 가해진 충격은 음양계에 들어가 있던 내 혼백에도 그대로 전해졌으며...> 음양계 안에서 보석을 끌어 모으다가 주저앉으며 비명 지르는 젊은 용운영

<그 바람에 내 존재를 음양계를 지키던 천신과 마귀들이 알아차리고 말았다.> 망령들 사이에서 돌아보는 갑옷 입은 무수한 괴물들. 눈이 강하게 빛나고. 멀리 있던 산같이 높은 키의 우두사자와 마두사자도 등대불같은 빛을 뿜어내는 눈으로 주저앉아 헐떡이는 젊은 용운영을 돌아본다.

<난 다급하게 음양계에서 빠져나오려고 했다.> 음양계 한쪽에 생긴 구멍. 그 구멍을 통해서 탁자가 있는 밀실이 보인다. 탁자 위에서는 젊은 용운영이 감전되었다가 일어나려 하며 헐떡인다. 주변으로 용의 형상을 한 무언가가 휘돌고 있고. 음양계 안의 젊은 용운영은 구멍으로 뛰어들려고 한다.

<하지만 실패했다.> 화악! 거대한 손으로 젊은 용운영을 휘감아 움켜쥐는 우두사자의 털이 숭숭 나고 손톱이 날카로운 손. 그 손에 몸이 조여지며 비명 지르는 젊은 용운영

<음양계를 지키는 천신들인 우두머리인 우두사자(牛頭使者)에게 사로잡혀버린 것이다.> 눈에서 태양같은 빛을 뿜어내고 입과 코로는 불길을 뿜어내는 우두사자가 손에 쥔 젊은 용운영을 쳐들고 으르렁거린다. 머리가 집채만하다. 그 옆에서는 마두사자가 보고 있고. 우두사자의 손아귀에 몸이 쥐어진 채 몸부림치는 젊은 용운영

<나는 선택을 해야만 했다. 망령이 되어 영원히 음양계를 떠돌던지 가장 소중한 것을 포기하고 우두사자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야할지를...> 입에서 빛나는 구슬을 토해내며 몸부림치는 젊은 용운영. 몸통은 여전히 우두사자의 손아귀에 쥐어진 채로

 

청풍; [음양계를 빠져나오기 위해 포기한 가장 소중한 것이라는 게...] 깨닫고 놀라고

용운영; [젊음이다.] 처연한 표정으로 눈을 감고.

용운영; [여자에게는 목숨보다도 더 소중한 젊음...] [그것을 음양계에 남겨놓는 덕분에 나는 우두사자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주르르! 눈물 흘리고. 배경으로 용운영이 토해낸 빛나는 구슬이 허공으로 튕겨지는 대신 용운영의 모습이 우두사자의 손아귀에서 사라지는 모습이 떠오른다.

용운영; [그리고 그 결과가 지금 네가 보고 있는 내 모습이다.] 처연한 웃음

청풍; (스무 살도 안된 이 여자가 하룻밤 사이에 호호백발의 노파가 된 데는 그런 사연이 있었구나.) 생각하다가

청풍; [혹시...] 깨닫고

청풍; [오랫동안 사라졌었던 답몽환혼주가 갑자기 나타나고 또 당신이 이혼대법을 펼치던 중에 충격을 받은 일이 모두...]

용운영; [나도 최근에야 확인한 사실이지만...] 눈뜨며 분노

용운영; [설약이년의 짓이었다.] 이를 바득 갈고.

청풍; [역시...] 끄덕

용운영; [비록 하룻밤 새에 노파가 되긴 했어도 살아서 음양계를 빠져나온 나는 희망을 놓지 않았었다.] [답몽환혼주를 써서 다시 음양계에 들어가 내 젊음을 되찾으면 된다는 생각때문이었다.]

 

<하지만 잠시 정신을 잃었다가 다시 깨어났을 때 답몽환혼주는 연공관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호호백발이 된 용운영이 탁자 위에서 상체를 들다가 눈 치뜨고. 용운영의 앞쪽에 놓인 방석에서 답몽환혼주가 사라졌다.

 

용운영; [본교가 잃어버렸던 답몽환혼주를 찾아낸 것도, 이혼대법을 펼치고 있던 내게 충격을 가해서 젊음을 잃게 만든 것도...]

용운영; [모두 혈교의 주인 자리를 노힌 설약이년의 만행이었던 것이다.] 이를 바득 갈고. 쿠오오! 그런 용운영의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살기가 뿜어져 나오고

 

#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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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2>

<-천마련(千魔聯)> 청풍이 보고 있던 천마련 총단의 모습. <아랑힐월>의 마교 총단 모습 차용. 바위 산 아래 포구로는 수많은 크고 작은 배들이 드나들고 있고

어느 건물. 화려하다

어둑한 방안. 침대에 누가 누워있다

거의 알몸으로 누워있는 여자의 실루엣. 천강무존의 둘째 제자인 구미호리 구숙정이다. 하지만 이 씬에서 얼굴은 보여주지 말고. 두 손을 모아 결을 지은 채 가슴에 얹은 상태다. 뭔가 수련을 하고 있는 모습이고

침대 옆의 탁자에는 구리거울이 하나 받침대에 받혀져 있다. 직경 30센티 정도의 원형 구리거울인데 표면은 유리처럼 매끈하다. 뒷면에는 복잡한 문양이 있지만 지금은 보이지 않고

지이잉! 그 구리거울이 갑자기 빛을 발한다. 그 때문에 어둑한 방안에 밝은 구멍이 난 것같이 보이고. 그 직후

빠지직! 구리거울에서 벼락이 뻗어 나와 침대에 누워있는 구숙정의 몸으로 스며든다

빠지직! 감전당하는 구숙정

구숙정; [학!] 퍼득! 결을 짓고 있던 두 손이 풀리면서 몸이 활처럼 휘어지며 야한 신음을 토하다가

털썩! 침대에 다시 널부러지는 구숙정. 두 팔은 몸통 옆으로 떨어트린 채

지지지! 구리거울에서는 빛과 벼락이 잦아들고

구숙정; [으으으!] 신음하며 눈을 뜨고. 여기서부터는 구숙정의 모습을 보여주고. 구숙정 캐릭터는 <건곤일척> <마면기정> <아랑힐월>에 연속으로 출연한 구숙정 캐릭터. 특히 직전 작품인 <아랑힐월>에서 위진천의 유모겸 십대마왕의 일인이었던 구숙정 캐릭터와 분위기가 일치함. 나이는 30대 중반쯤. 아주 젊지는 않다.

그런 구숙정의 뇌리에 강렬한 빛을 뿜어내는 한 쌍의 눈이 떠오르고

구숙정; [이건... 이건...] 헉헉 대며 천장을 보고

구숙정; [박룡안(縛龍眼)!] [<천자의 눈>이라고도 불리는 박룡안을 쓰는 자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헉헉 대며 힘겹게 침대에서 일어나 앉고. 젖가슴이 출렁

그러면서 침대 옆의 탁자를 돌아보는 구숙정

지이잉! 이제 구리거울에서는 빛이 거의 사라졌다

구숙정; [영적인 존재와 현상을 감지하는 힘을 지닌 조천경(照天鏡)이 반응한 이상 착각일 리는 없다.] 두 손을 뻗어 구리거울의 양쪽을 잡고

구숙정; [과연 어떤 자가 황제나 황제가 될 예정인 인간만이 구사할 수 있다는 박룡안을 쓴 것일까?] 징! 눈 치뜨며 거울을 노려보고. 거울의 양쪽을 쥔 구숙정의 손이 빛을 발하고. 그러자

지징! 구리거울이 다시 밝아지더니

쿵! 구리거울에 떠오르는 화면. 청풍이 두 눈에서 빛의 실들을 수없이 내보내 나비를 그물처럼 변한 빛의 실로 휘감으려던 장면이다. 다만 이 장면에서 청풍의 얼굴은 두 눈에서 뿜어내는 강한 빛 때문에 잘 안보인다. 대신 목 아래의 부분은 확실하게 보이고

구숙정; [나왔다!] 흥분해서 거울을 들여다보지만

두 눈에서 뿜어내는 강한 빛 때문에 얼굴이 보이지 않는 청풍의 모습

구숙정; [두 눈에서 뿜어내는 박룡안의 너무도 강렬한 영력(靈力) 때문에 얼굴은 볼 수가 없는 게 유감이지만...] 거울에 바짝 얼굴을 들이대며 보고

구숙정; [분위기와 몸매로 미루어 보건데 아직 젊은 놈이며...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건 분명하다.] 분석할 때

지지지! 구리거울 속의 화면이 흐려지더니

구숙정; [안돼!] 거울을 잡은 손에 힘을 주지만

스팟! 거울에서 사라지는 청풍의 모습

구숙정; [이런...] 찡그리고

구숙정; [박룡안의 구사를 멈췄다.] 아쉬운 표정으로 얼굴을 거울에서 떼고

구숙정; [그 때문에 조천경도 더 이상 그자의 모습을 감지해내지 못하게 된 것인데...] 다시 거울을 원래의 받침대에 올려놓고

구숙정; [과연 저 놈의 정체가 뭘까?] 다시 침대에 걸터앉으며 청풍을 떠올리고

쿠오오! 구숙정이 떠올리는 청풍의 몸 전체에서 일어나는 강렬한 기운이 구름같이 일어나고

구숙정; [실로 강대한 영력을 지닌 놈이었다.] [심지어 사부님에게서도 그 정도의 영력은 느끼지 못했었는데...] 얼굴이 달아오르며 흥분하고. 한 손으로 젖가슴을 만지고

구숙정; [방금 전의 그놈이 나 구숙정(具淑貞)의 인생에서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는 사내중의 사내일 게 분명하다.] 얼굴이 달아오르고. 한손으로 가슴 주무르고 한손은 사타구니로 내려보내고

구숙정; [드디어... 드디어 내 갈증을 채워줄 사내놈이 나타난 것이다.] 스윽! 자신의 사타구니로 손을 밀어넣고. 가랑이를 벌리면서

구숙정; [어서... 어서 내 앞에 나타나라!] 자위 시작하면서 청풍을 떠올리고. 물론 구숙정이 떠올리는 청풍은 얼굴이 두 눈에서 뿜어지는 강한 빛 때문에 정확히 보이지는 않는다.

구숙정; [삼십 년 넘는 세월동안 가꾸고 쌓아온 내 모든 것을 온전히 맛보게 해줄 테니...] 하악! 자위하면서 자지러지는 구숙정의 모습

 

#403>

그리 높지는 않지만 경치 좋은 바위산. 주변으로 호수와 수로가 있다.

그곳으로 날아오는 나비. 그 나비를 따라 날아오는 청풍.

쏴아! 물소리가 청풍의 귀에 들리고

청풍; (물이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소리...)

청풍; (근처에 폭포가 있겠구나.) 생각할 때

휘익! 높은 바위 절벽을 날아오르는 나비.

청풍도 나비를 따라서 바위 절벽을 날아오르고

[!] 절벽 위로 내려서다가 아래를 보며 눈 치뜨는 청풍

건너편 절벽에서 떨어지는 폭포. 그리 크진 않지만 경치가 좋다. 폭포 아래에는 연못이 있고. 헌데 그 연못에 어떤 여자가 거의 알몸으로 떠있다. 알몸에 짧고 얇은 란제리만 걸친 채 하늘 보는 자세로 떠있는 여자. 나이는 스무 살 전후쯤으로 젊으며 상당한 미녀다. 하지만 좀 대가 세고 차가워 보이는 인상이라 절세미녀는 아니고. 서양 여자 분위기가 나는 이 여자는 용운영의 젊은 모습이다. 노파가 되기 전의 모습. <젊은 용운영>으로 표기. 연못 옆에는 너럭바위가 있고 바위에는 화려한 옷이 널려있다.

눈을 감은 채 물에 떠있는 젊은 용운영의 모습 크로즈 업. 얇은 란제리가 물에 젖어 투명해진 채 살갗에 달라붙어 있는 바람에 사실상의 알몸이다.

청풍; (이런...) 급히 고개 돌리지만

청풍; (뭔가 이상하다.) 고개 돌린 채 찡그리고

청풍; (용운영의 분신인 수혼호접을 따라왔는데 그 계집은 안보이고 젊은 여자가 연못에 빠져있다니...) 갸웃. 생각할 때

꼬르륵! 청풍의 귀에 들리는 소리

청풍; (물을 마시는 소리!) 눈 부릅

청풍; (혹시 저 여자...) 홱 고개 돌려 연못을 보고

[끄르륵!] 코와 입으로 물을 들이키며 연못 물 아래로 갈아 앉고 있는 젊은 용운영. 여전히 눈을 감고 있는데 팔다리를 약간 허우적대고 있고

청풍; (물에 빠져서 익사하려 한다!) 팟! 절벽을 뛰어내리고

청풍; [소저!] 첨벙! 다리부터 연못물에 빠지면서 두 팔로 젊은 용운영을 안아서 얼굴을 물 밖으로 나오게 해준다.

젊은 용운영; [끄륵...] 청풍의 두 팔에 안겨서 얼굴이 물 밖으로 나왔지만 눈을 뜨지 못하고 꺽꺽 대기만 하는 젊은 용운영

청풍; (이미 물을 많이 마신 상태다.) 팟! 젊은 용운영을 안고 날아오르고

휘릭! 연못 옆의 넓은 너럭바위 위로 내려서는 청풍. 그 바위에는 여자의 옷이 널려있다. 물론 용운영의 옷인데 마치 혼례복처럼 아주 화려하다. 품도 넉넉하고

청풍; (빨리 물을 토해내게 해줘야만 한다.) 무릎 꿇으며 젊은 용운영을 바위 위에 누이고

[끄륵!] 꺽꺽 대는 젊은 용운영의 젖가슴이 출렁

청풍; (초면인 여자의 은밀한 부위에 손을 대는 건 예의가 아니지만...)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어쩔 수가 없다.) 콱! 콱! 두 손으로 젊은 용운영의 젖가슴을 하나씩 잡고

뭉클! 청풍의 손아귀에 잡히는 젖가슴의 감촉

청풍; (탄력과 감촉이 기가 막히군.) 쓴웃음 짓고

청풍; (구해주는 보상이라 생각하자.) 징! 젊은 용운영의 양쪽 젖가슴 잡고 누른 청풍의 손아귀가 진동하고. 그러자

[컥!] 푸학! 몸을 퍼덕이며 입과 코로 대량의 물을 토해내는 젊은 용운영.

청풍; (다행히 너무 늦지는 않았군.) 징! 젊은 용운영의 양쪽 젖가슴을 움켜쥔 채로 생각. 여전히 손은 진동하고. 그때

젊은 용운영; [끄윽...] 신음하며 그때까지 감고 있던 눈을 천천히 뜬다, 입과 코로는 연신 물을 줄줄 흘리며

청풍; [정신이 드십니까?] 여전히 젊은 용운영의 양쪽 젖가슴을 움켜쥔 채 젊은 용운영을 내려다보며 묻고

청풍; [피치 못할 상황이라 결례를 할 수 밖에...] + [!]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스스스! 아름답고 젊던 젊은 용운영의 얼굴이 급격히 나이가 들어 간다. 동시에

흐느적! 청풍의 두 손에 쥐어져 있던 탱탱하던 젖가슴도 좀 탄력을 잃고 늘어지고

청풍; (맙... 맙소사!) 털썩! 기겁하며 두 손을 젊은 용운영의 젖가슴에서 떼면서 뒤로 주저앉고

<젊은 여자가 순식간에 노파로 변하고 있다.> 완전히 나이 든 여자로 변한 젊은 용운영을 배경으로 청풍의 놀람. 이하 용운영으로 표기. 나중에 청풍과 썸씽이 있으므로 너무 추하게 그리지는 말 것. <아랑힐월>의 <조운영> 정도로 묘사. 우아하게 나이 든 귀부인 같은 분위기. 머리는 백발로 묘사

용운영; [예상했던 대로의 반응이로구나.] 바위 위에 누운 채 힘없이 웃고. 순간

[!] 눈 치뜨는 청풍. 그런 청풍의 뇌리로 몸이 나비가 되어 흩어지던 용운영의 모습이 떠오르고

청풍; [혈관음 용운영!] [당신이었군!] 찡그리며 책상다리 자세로 앉고

용운영; [정식으로 수인사(修人事)하는 자리라 늙어 추해진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힘없이 웃으면서

용운영; [그래서 잠시 젊은 시절로 돌아갔었던 것인데... 놀랐다면 사과하마.] 바닥에 축 늘어져 누운 채 말하고

청풍; [다시 젊어질 수도 있었던 거요?] 슥! 옆에 놓인 용운영의 화려한 옷을 집어 들고

용운영; [나는 잠이 들었을 때만 옛날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다.] 한숨 쉬며 대답하는 용운영. 그런 용운영의 몸을 옷으로 덮어주는 청풍

용운영; [그래서 네가 도착할 때를 맞춰서 내 스스로 수혈(睡穴;잠이 들게 만드는 혈도)을 찍었던 것이다.] 청풍이 덮어주는 옷에 몸이 가려지며

청풍; [잠이 들면 다시 젊어진다니... 가히 전대미문(前代未聞)의 기사(奇事)이오만...] 찡그리며 손을 거두고

청풍; [술법이오? 저주요?] 겉옷을 덮고 누워있는 용운영을 내려다보며

용운영; [술법이긴 하지만...] [내게는 벗어날 수 없는 족쇄같은 저주라고 해야겠지.] 애잔한 미소를 지으면서

청풍; [흥미가 생겼소.] [어찌 된 사연인지 들어봅시다.] 책상다리 하고 앉아서 용운영을 내려다보고

용운영; [내가 하룻밤 사이에 노파가 된 사연은 알고 있는 것같더구나.] 바위 위에 옷을 덮고 누운 채 청풍을 올려다보고

청풍; [정정에게 들었소.] 날아가는 자신의 품에 안겨 말하던 정정의 모습 떠올리고

용운영; [정정... 그 엉덩이 가벼운 년이 주둥이도 싸게 털었군.] 한숨

쓴웃음 짓고 대답하지 않는 청풍

용운영; [삼십여 년 전, 위태무와의 결혼식을 목전에 두었던 내가 갑자기 노파가 되었던 것은 답몽환혼주(踏夢還魂珠)라는 구슬 때문이다.]

청풍; [답몽환혼주...] [꿈을 밟아서 혼을 바꾸게 해주는 구슬이라...]

용운영; [혈교에 전해지는 네 가지 보물, 혈교사보(血敎四寶)중 하나인데...]

용운영; [난 그 답몽환혼주를 잘못 쓰는 바람에 꽃 같던 열아홉 살 처녀에서 하룻밤 새 호호백발 노파가 되어버린 것이다.] 우울한 한숨

 

<혈교의 창시자인 대현량사 장각, 혹은 전설속의 치우(蚩尤)가 남겼다고 알려진 답몽환혼주를 쓰면 이승과 저승의 틈인 음양계(陰陽界)를 드나들 수 있다.> 창문도 하나 없고 불도 밝혀져 있지 않아 어둑한 밀실. 그 중앙에 놓인 돌로 된 탁자 위에 놓인 방석 위에 여러 가지 색은 지닌 구슬이 놓여있고. 탁자 위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서 그 구슬을 향해 양손을 뻗은 채 눈을 감고 주문을 외우는 젊은 용운영의 모습 배경으로 용운영의 설명

<모든 인간은 죽은 후 저승으로 들어가기 위해 잠시 음양계에 머물면서 평생 쌓아온 업보와 함께 공덕(功德)도 내려놓게 된다.> 밀실의 모습이 커튼처럼 확 걷히면서 어둑하고 음산한 황무지가 나타난다. 황무지에는 유령같은 인간들이 흐느적거리며 걸어 다니고 있고. 바닥에는 빛나는 무언가가 가득히 깔려 있다.

<즉, 음양계에는 인간의 능력으로는 가늠할 수조차 없는 막대한 보물이 쌓여있는 것이다. 망자(亡者)들이 저승으로 가면서 놓고 간 공덕을 모으기만 하면 원하는 건 무엇이든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빛나는 보석같은 것들이 가득 덮인 바닥을 보면서 맨발로 걸어가며 흥분하는 젊은 시절의 용운영의 모습. 그 주변으로는 유령같은 존재들이 흐느적거리며 돌아다니고 있다.

 

용운영; [혈교에 전해지는 이혼대법(離魂大法)으로 혼백을 답몽환혼주에 옮겨 놓으면 음양계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청풍이 덮어준 옷으로 몸을 가린 채 누워서 말하고

용운영; [그리고 음양계에 들어가 망자들이 저승으로 건너가면서 남겨놓은 공덕들을 차지할 경우 원하는 건 무엇이든 이룰 수가 있게 된다.]

용운영; [다른 인생이 평생 쌓았던 공덕을 이용하여 이룰 수 있는 게 오죽하겠소?] 시큰둥하게 말하지만

용운영; [믿거나 말거나 네 자유다만...]

용운영; [살아있는 존재로 음양계에 들어갔다 나오면 영생불사(永生不死)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게 된다.] 의미심장하게

청풍; [영생불사까지 가능하다니...] 어이없고

용운영; [그래서 믿고 말고는 네 자유라고 미리 말했었다.] 냉소

청풍; [그렇다 치고...] [얻을 수 있는 게 그렇게 엄청나다면 위험 부담 역시 크겠소.]

용운영; [맞다.] 끄덕

 

<음양계는 이승에도 속하지 않고 저승에도 속하지 않는 곳이라 상제(上帝)가 보낸 천신(天神)과 염왕(閻王)의 사자인 마귀(魔鬼)들이 함께 지키고 있다.> <마면기정> <아랑힐월>에 나온 연옥의 모습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사방이 어둑한 곳. 음산한 분위기의 하늘에는 먹장구름. 땅은 풀 한포기 나지 않은 황무지. 도처에서 토네이도가 움직이고 있고. 그 사이를 사람 형상을 하긴 했지만 형체는 모호한 망령들이 허깨비처럼 흐느적거리면서 걷고 있다. 모든 게 모호하다. 세상도 아니고 지옥도 아닌 풍경이다. 아주 삭막하고 공포스러운 분위기. <마면기정> #397>에 나온 연옥의 풍경. 저 멀리 하늘을 배경으로 두 명의 거인이 서있는 게 보인다. 키가 수백미터가 되어 하늘 끝까지 머리가 닿는 괴인들인데 머리의 형상이 말과 소다. 한 쌍의 눈이 태양같이 이글거리면서 주변을 살피고 있다. 음양계를 지키는 우두사자와 마두사자들이다.

 

용운영; [만일 생명을 지닌 채 음양계에 들어갔다가 천신과 마귀들에게 들키면 망령(亡靈)이 되어서 영원히 음양계를 떠돌아야만 한다.] 두려운 표정. 자신의 몸을 덮고 있는 옷을 손으로 꽉 쥐고

청풍; [망령이 되어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신세가 된다?] 놀라고

청풍; [확실히 정상적인 정신 상태라면 절대 부담할 수 없는 위험이구려.]

용운영; [음양계에 들어갔던 내 정신머리가 정상이 아니었다는 것이냐?] 흘겨보고

청풍; [가만히 있었어도 혈교의 주인이 되었을 당신이 대체 뭐가 부족해서 음양계에 들어갔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사실이오.]

용운영; [매정한 놈...] [대놓고 비웃기나 하고...] 눈을 흘기고

청풍; [망령이 되어 영원한 형벌을 받을 수도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음양계에 들어갔던 이유를 들어나 봅시다.] 용운영의 말을 막고

용운영; [네가 보기에... 젊은 시절의 내 모습은 어떠했느냐?] 약간 얼굴 발개지며

청풍; [단정하고 기품 있는 용모였으며...] [핏줄에 대한 자부심이 온몸에서 느껴지기도 했소이다.] 물에서 건져낸 젊은 용운영을 떠올리며 대답하고

용운영; [곧 죽어도 예쁘다는 말은 하지 않는구나.] 흘겨보고. 그러자

청풍; [미안하오. 지난 한 달 사이 터무니없이 눈이 높아진 터라...] 쓴웃음. 그러면서 여러 여자를 떠올린다. 손영롱, 신소심, 황태자비, 진상파 등등...

청풍; [게다가 난 마음에도 없는 소리는 하지 못하는 성격...] + [!] 말하다가 깨닫고 눈 부릅

청풍; [설마 당신이 위험을 무릅쓰고 음양계에 들어갔던 이유가...] 좀 어이없는 표정이 되고

용원영; [예뻐지기 위해서였다.] 한숨. 얼굴 좀 발개지면서

청풍; [하아...] 어이없어 실소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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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5>

어둡고 깊은 계곡. 반딧불처럼 번져 오르는 흐릿한 불빛. 그 불빛을 들여다보는 웅크린 여자의 실루엣

빛이 나는 샘을 들여다보는 용운영.

샘물에 비치는 광경. 청풍이 뇌옥경의 몸에 겹쳐 누운 채 몸을 움직이고 있는 장면. 뇌옥경은 고개 옆으로 돌린 채 눈 감고 울고 있고

용운영; (발정 난 짐승같은 놈...) 얼굴 붉어진 채 헐떡이고. 샘물을 들여다 보며

용운영; (하다하다 애 딸리고 남편까지 있는 계집까지 범하고...) 옷자락을 움켜잡는 주름진 손

용운영; (전 같았다면 보는 즉시 찢어죽였어야 마땅한 색골인데...) (마음이 걷잡을 수 없이 끌리는 것은 어째서인가?) 헐떡이며 가슴을 누르고

용운영; (어쩌면... 어쩌면 저 놈이 나를 오랜 고통과 절망에서 건져줄 운명의 상대일지도 모른다.)

<겸사겸사 저놈을 직접 만나봐야만 한다.> 샘물 속의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용운영의 생각. 청풍은 여전히 경건하게 뇌옥경과 교접을 하고 있고. 다만 이제 뇌옥경은 두 팔로 청풍의 목을 부여잡고 고개 젖히며 신음을 참고 있는 표정이다.

 

#396>

신장궁의 다른 건물. 바로 벽세준의 침실

창문이 열려있고.

열려진 창가에 놓인 안락의자에 벽세준이 벽진봉을 안고 앉아있다. 벽진봉은 벽세준의 품에 폭 파묻혀 안겨있고

벽세준; (이래저래 긴 밤이 되겠구나.) 붕대를 감은 눈으로 밤 하늘을 보며 생각하고

벽세준; (천지신명께서 만일 단 한 인생에게 단 한 가지 소원만 들어주신다면...)

<내 소원은 못난 남편 때문에 고통으로 점철된 나날을 견뎌온 아내가 행복해지는 것 뿐이다.> 뇌옥경이 청풍의 몸 아래 깔려 헐떡이는 모습 배경으로 벽세준의 생각 나레이션

 

#397>

[벽세황의 종적은 사라졌는데 장청풍은 신장궁에 머물고 있다?] 어둑한 실내에서 누가 의자에 앉아서 말하고. 위진천인데 무언가를 그리고 있다.

고당주; [예! 사(四)공자님!] 어둠 속에 몸을 검은 천으로 휘감은 사내가 한 무릎을 꿇은 사세로 보고 중이다. 바로 고당주다.

고당주; [장가는 벽세황에게 납치를 당해 일년 가까이 모진 고문을 당해 만신창이가 된 벽세준을 구해내어 신장궁으로 데려다 주었습니다.]

고당주; [그 과정이 보름 가까이 걸렸는데... 벽세황의 종적은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위진천; [재미있군! 재미있어!] 스윽! 슥! 그림을 그리고

위진천; [장청풍! 네놈이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지 머리 속이 훤하게 들여다보이는구나.]

위진천; [하여간 어서 오너라! 화려하게 환영식을 베풀어줄 테니...] 붓을 들고 내려다본다

쿵! 그자가 그리고 있었던 것은 바로 청풍의 얼굴이다. 아주 정확한 초상화

 

#398>

<-신장궁 양주지점> 해질 무렵

인적이 없는 후원. 뇌정치의 거처다.

후원을 둘러싼 담장에 난 월동문으로 들어서는 여자. 뇌화영. 두 손으로 약이 든 사발을 얹은 쟁반을 들고 있다

뇌화영; (장공자님이 떠나신 게 불과 보름 전... 하지만 마치 일 년 이상 지난 것같아.) 한숨 쉬며 후원 중앙에 자리한 건물로 다가가고. 주변에 인적은 없다

뇌화영; (이제 난 장공자님 없이는 살 수가 없는 몸이 되었는데...) 욕실의 욕조 안에서 청풍과 마주 보는 자세로 방아를 찧던 장면 떠올리며 얼굴 발개지고.

뇌화영; (장공자님은 혼탁한 세상을 바로 잡기 위해 동분서주하실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나셨다.) 건물의 문 앞에 이르고

뇌화영; (그 때문에 언제나 다시 장공자님을 뵐 수 있을지 기약도 없구나.) 끼익! 한숨 쉬며 한손으로 쟁반 든 채 한손으로 문을 연다.

뇌화영; [저 왔어요 아버지!] 짐짓 밝은 표정을 지으며 문 안쪽으로 들어서고

뇌화영; [정신을 맑게 해주는 탕제를 다려 왔으니 입에 맞지 않으시더라도...] + [!] 말하다가 눈 부릅뜨는 뇌화영

위극겸; [어서 오시오 뇌소저. 기다리고 있었소.] 침대 옆에 앉아 있다가 돌아보는 위극겸. 침대에는 백치가 된 뇌정치가 멍한 표정으로 누워있고

뇌화영; [당신 누군데 함부로 이 방에...] + [!] 외치다가 눈 치뜨고

덜컥! 뇌화영 뒤쪽에서 문을 닫는 복면인.

뇌화영; (또... 또 한 명이 있었어!) 전율하며 자기 뒤의 복면인을 곁눈질로 보고.

뇌화영; (호장무사들이 이 상황을 알아차리게 해야만 해.) 툭! 들고 있던 쟁반을 떨군다. 쟁반 위에 얹혀져 있던 약사발도 기울어지면서 떨어지며 안에 들어있던 약이 쏟아진다. 하지만

위극겸; [잔 머리하고는...] 딱! 피식 웃으며 오른손을 들어서 손가락을 퉁긴다. 그러자

멈칫! 바닥에 떨어지던 쟁반과 약 사발이 허공에 멈춘다. 뿐만 아니라

주륵! 바닥에 쏟아지던 약도 멈추고. 마치 얼어버린 것처럼

뇌화영; (쏟... 쏟아지던 약까지 멈추게 하다니... 가공할 허공섭물(虛空攝物)!) 전율하며 그걸 볼 때

위극겸; [내 수중에서 소저를 구해줄 수 있는 인간은 사방 천리 내에 단 한명도 없으니 헛된 희망은 버리시구려.] 슥! 의자에서 일어나고

뇌화영; [당... 당신 누군데...] 겁에 질려 더듬대며 뒷걸음질. 하지만 문을 가로 막은 복면인이 바로 뒤에 있어 많이 물러서진 못한다

위극겸; [내가 누군지는 알 거 없고...] 슥! 허공에 떠있는 쟁반과 약사발을 양손으로 잡고

위극겸; [백치가 된 아비를 위해 정성 들여 다린 약이 그냥 바닥에 쏟아지면 아깝겠지?] 슥! 약사발을 쏟아지다가 허공에 멈춰있는 약의 아래쪽에 대고. 그러자

주르르! 멈춰있던 약이 다시 아래로 쏟아져 내려 약사발에 담긴다

위극겸; [냄새만 맡아 봐도 몸에 좋은 약이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겠군.] 약사발을 코 아래 대고 냄새를 맏고

위극겸; [이건 아비 대신 내가 마셔주마.] 약사발을 입에 가져가고

꿀꺽! 꿀꺽! 약을 마시는 위극겸. 공포에 질려 보는 그걸 뇌화영

위극겸; [카아 좋다!] 약사발에서 입을 떼고

위극겸; [무겁던 머리가 확 맑아지는 느낌이야. 역시 좋은 약이로구만.] 달칵! 쟁반 위에 다시 약사발을 올려놓으며 웃고

뇌화영; [원... 원하는 게 뭔가요?]

위극겸; [그 나이에 신장궁 양주지점의 점주가 된 계집답게 상황 판단이 빠르군.] 꾹! 한손으로 들고 있던 쟁반에 힘을 주고. 그러자

퍼석! 쟁반과 약사발이 동시에 먼지가 되어 흩어짐

뇌화영; (쟁.. 쟁반과 사발이 먼지가 되었다.) 전율하며 흩어지는 쟁반과 약사발을 보고

위극겸; [네년은 나와 함께 어딜 좀 가줘야 한다.] 반말 하며 다시 침대 쪽으로 돌아가고. 오른손을 품에 넣으면서

뇌화영; [어... 어딜 가자는 건가요?]

위극겸; [대택향(大澤鄕)!] 말하면서 다시 꺼내는 오른 손에 작은 병이 하나 들려있다

뇌화영; [대... 대택향이라면 천마련의 총단이 있는...] 겁에 질리며 놀라고

위극겸; [이곳 양주에서 경항대운하(京杭大運河)을 따라 내려가면 며칠만에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곳이지.] 뽁! 병의 마개를 왼손으로 따고

뇌화영; [천... 천마련 총단에 무슨 일로 절 데려가려는 건가요?]

위극겸; [사실 나도 이번 일은 썩 내키지 않았다.] 툭! 병 마개를 옆의 바닥에 버리고

위극겸; [하지만 마침 내가 양주와 가까운 금릉에 머물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하나뿐인 아들놈의 부탁이라서 거절할 수가 없었다.] 콱! 말하면서 왼손으로 뇌정치의 코를 잡아 누른다. 코로 숨을 쉬지 못하도록

뇌화영; [무... 무슨 짓이에요?] 기겁하며 앞으로 달려가려 하지만

[움직이지 마라!] 콱! 뒤에서 왼손으로 뇌화영의 어깨를 움켜잡고 오른손에 든 비수로 뇌화영의 목을 가로 막는 복면인. 눈 부릅뜨며 멈추는 뇌화영

복면인; [소란 피우면 아비보다 네년 먼저 삼도천을 건너는 수가 있다.] 뇌화영 귀에 속삭이고. 눈 치뜬 채 굳어지는 뇌화영

위극겸; [이 병에 든 것으로 말하자면 칠보단장산(七步斷腸酸)이란 극독이다.] [이름 그대로 먹으면 일곱 걸음을 못 가서 창자가 끊어져 죽는 독성을 지녔다.] 왼손으로 뇌정치의 코를 막은 채 말하고

뇌화영; [그... 그런...] 공포

위극겸; [하지만 안심해라. 이 병에는 칠보단장산뿐만 아니라 해독제도 함께 들어있으니...] 뇌정치를 내려다보며 말하고.

끄윽! 뇌정치는 코가 막히자 입을 벌리며 꺽꺽 대고

위극겸; [그렇긴 해도 몸에 아주 해가 없는 건 아니다.] 코로 숨을 쉬지 못하자 입을 벌리고 꺽꺽 대는 뉘정치의 입에 약병을 가져가고

뇌화영; [안... 안돼요! 그러지 말아요.] 비명 지르지만

위극겸; [칠보단장산과 함께 든 해독제로는 완전 해독은 안되고 다만 독성의 발현을 늦춰줄 뿐이기 때문이다.] 조르르르! 약병에 든 액체를 뇌정치의 벌린 입에 흘려 넣어주고

뇌화영; [아... 아버지!] 절망

위극겸; [즉, 진짜 해독약은 따로 있다는 뜻이다.] 꿀꺽! 꿀꺽! 약을 마시며 목젖이 움직이는 뇌정치를 보며 말하는 위극겸

뇌화영; [대체... 대체 우리 부녀하고 무슨 원수가 졌길래 이런 짓을 하는 건가요?] 이를 갈며 울고

위극겸; [본좌가 버러지만도 못한 너희 부녀와 무슨 원한이 있겠느냐?] 피식 웃으며 침대 옆의 의자에 앉고. 약병은 뇌정치의 입에서 떼며

뇌화영; (버... 버러지만도 못한?) 모멸감에 치를 떨고

위극겸; [대택향에 가서 네 입으로 한 가지를 증언해줘야겠다.] 슥! 품속에서 다른 병을 하나 꺼내고

위극겸; [그럼 네 아비를 살릴 수 있는 이 해독제를 줄 것이다.] 약병을 들어 보이며 말하고

침 꿀꺽! 삼키며 보는 뇌화영

 

#399>

<-대택향(大澤鄕)> 거대한 늪지대. 끝이 안 보인다. 수로와 늪 섬과 바위, 자욱한 안개. <아랑힐월>에 나온 대택향의 묘사와 일치. 이하 천마련의 분위기도 <아랑힐월>의 마교 총단 분위기임

그 대택향이 내려다보이는 상당히 높은 바위산. 안개 위로 섬처럼 떠있는 그 바위산 정상에 누가 서있다. 바로 청풍. 다만 복장은 벽세황의 평소 복장이다. 아주 화려한

청풍; (저기가 천마련(千魔聯)...) 멀리 앞쪽을 보고

안개로 덮인 늪지 건너편. 청풍이 서있는 바위산과는 비교도 안되게 높은 바위산이 안개 속에 섬처럼 떠있고. 그 바위산의 중턱에 수많은 건물들이 성냥곽처럼 늘어서있는 게 보인다. 높은 탑도 몇 개 보이고. 산 정상에는 서양풍의 정자도 서있다. <아랑힐월>의 마교 총단과 같은 모습인데 지금은 대부분의 건물이 안개에 덮여 있어 산봉우리 쪽에 있는 일부 건물만 보이는 모습이다.

청풍; (이십삼 년 전, 아버지에게 패한 천강마존은 대택향에 천마련의 새로운 총단을 구축하고 농성(籠城)했었다.) 멀리 안개 속에 솟아난 천마련이 있는 봉우리를 보며 생각하고

청풍; (그렇긴 하지만 천강마존이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대택향을 피신처로 택한 건 아니다.)

 

<전설에 의하면 천마(天魔)는 바로 이곳 대택향의 어딘가에 천마유거(天魔幽居)라는 은밀한 거처를 마련해놓았었다고 한다.> 경치 좋은 호숫가에 이국적인 건물들이 서있고. 그 배경으로 뒷짐 짚고 서서 절세미녀가 비파를 켜는 걸 보는 천마. 둥근 도자기 의자에 앉아서 비파를 켜는 절세미녀는 천마의 애첩인 천마귀비. 천마귀비는 <아랑힐월>과 <건곤일척>에 나온 <불사미인교>가 사람의 모습일 때의 모습이다. 이 작품에서는 이무기가 아니라 암호랑이가 여자로 변한 모습이다. 치마 아래로 호랑이 꼬리가 보인다. 특이한 것은 목에 개 목걸이 같은 목걸이를 감고 있다는 점. 목걸이의 중앙에는 상당히 큰 방울이 달려있다. 마치 고양이 목걸이 같은

 

청풍; (천마유거가 구체적으로 어디에 지어졌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천마가 생의 대부분을 천마유거에서 보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청풍; (자연스럽게 천마유거가 자리한 대택향은 마도 무림에 속한 인간들에게는 성역(聖域)이고 구심점이 되어왔다.)

청풍; (천강마존에 의해 천마련이 세워지기 이전부터 대택향에는 천마를 추종하는 무수히 많은 문파와 고수들이 몰려들어 터를 잡고 있었던 것이다.)

 

<대택향은 수많은 수로와 늪지로 이루어져 지리적으로 험할 뿐 아니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고수들이 도사리고 있다.> 안개 속에 미로처럼 펼쳐진 수로와 늪지. 조각배를 타고 경계하며 가는 관군들. 수많은 조각배의 행렬. 하지만 물속과 늪지의 수초들 사이에 숨어서 보는 야만인 같은 자들

<그로 인해 역대 그 어떤 왕조도 대택향을 완전히 통제해본 적이 없다. 대택향은 중원 속의 또 다른 세상으로 존재해왔던 것이다.> 물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조각배를 뒤집거나 늪에 난 풀과 나무들 사이에서 활과 독침을 쏘는 야만인 같은 자들. 조각배들은 부서지고 뒤집히고. 물에 빠져 죽은 관군들. 화살이나 독침에 맞아 죽는 자들도 있고

 

청풍; (아버지도 무림맹의 피해를 우려하여 대택향으로는 진입하지 않으셨던 것인데...)

청풍; (그러다가 내가 귀면지존에게 납치당했다 여기시고 어쩔 수 없이 은퇴를 하셔야만 했었다.)

청풍; (그 결과 무림은 다시 천마련의 지배를 받게 되었고... 참극과 혈겁이 끊이지 않게 되었다.)

청풍; (하마터면 아버지의 후계자인 사저가 끔찍한 일을 당할 뻔 했고...) 진상파가 강간당할 뻔한 장면 떠올리고

청풍; (두 번 다시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중 한 가지를 해내야만 한다.) 결심하는 표정

청풍; (바로 천강마존을 죽여서 천마련을 와해시키거나 내가 천마련을 장악하는 게 그것이다.) 눈 번득이고

청풍; (물론 어느 쪽이든 결코 쉬운 목표가 아니다.)

청풍; (천강마존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마도제일인으로 군림해온 인물이라 지금의 내 실력으로 쓰러트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청풍; (비록 벽세황으로 거의 완벽하게 변신할 수 있다고는 해도 그자의 이름을 빌어 천마련의 주인이 되는 것 역시 실패할 확률이 높다.)

청풍; (그러나 나는 반드시 해내야만 한다.)

청풍; (그래야만 사저가 다시는 위험한 상황에 처하지 않게 될 테고...) (무엇보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떳떳하게 찾아뵐 수 있게 될 테니...) 생각할 때

팔락! 청풍의 앞쪽 허공에서 날개 짓하며 내려오는 주먹만한 크기의 나비. 바로 용운영의 분신이다.

청풍; (저 나비...) 찡그리며 나비를 보고

<날개의 무늬가 마치 사람의 눈같다.> 팔락이는 나비의 날개 크로즈 업. 사람 눈 같은 무늬가 날개에 새겨져 있다.

청풍; (그렇다는 건 혹시...) 화악! 유령같이 변하며 날아올라 손을 확 뻗어서 나비를 움켜잡는다. 단번에 청풍의 손아귀에 잡히는 나비. 하지만

콱! 청풍의 손아귀에 쥐어지는 나비. 직후

퍼억! 가루가 되어 흩어져 청풍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가는 나비의 잔해

[!] 손을 허공에 뻗은 자세로 놀라는 청풍.

푸스스! 청풍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간 나비의 흔적은 다른 곳에서 다시 나비의 형태를 만들고

청풍; (역시...) 휘릭! 다시 지면으로 날아 내리며 나비를 올려다보고

팔락! 다시 나비의 형상을 만들며 날개 펄럭이는 나비

청풍; (저 나비는 혈관음(血觀音) 용운영(龍雲影)! 그 요녀가 술법으로 만든 수혼호접이다!) 나비를 올려다보는 청풍의 뇌리에서 자신의 강철같이 변한 손아귀에 목이 잡혔던 용운영의 몸이 나비가 되어 흩어지던 장면 떠오르고

청풍; [무례한 계집!] 쩡! 나비를 올려다보며 눈을 강하게 빛내고.

청풍; [날 훔쳐보라고 허락하진 않았다!] 화악! 눈을 부릅 뜬 청풍의 얼굴 뒤로 거대한 눈의 형상이 떠오르고

 

#400>

경치 좋은 호숫가에 이국적인 건물들이 서있고. 바로 천마귀비와 천마가 동거했던 천마유거다.

그 건물 중 하나

멈칫! 빗으로 머리를 빗다가 멈추는 여자의 손

창가에 놓인 의자에 앉아 머리를 빗다가 멈추는 여자. 바로 천마귀비다. 목에는 방울이 달려있는 목걸이를 개목걸이처럼 두르고 있고. 몸에는 마치 혼례식의 신부가 입는 것같은 화려하면서도 고풍스러운 옷을 입고 있다.

치마 아래로 굽이 있는 꽃신을 신은 신발이 드러나 보이는데 치마의 엉덩이쪽 밑으로 호랑이의 탐스러운 꼬리 끝 부분이 드러나 있다. 휘어지고 털이 많은 두툼한 호랑이 꼬리다.

천마귀비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바로 위 씬의 마지막 장면이다. 눈 부릅뜨는 청풍의 얼굴 뒤로 거대한 눈의 형상이 떠오르는 장면.

천마귀비; (<천자의 눈(天子之眼)>...) 빗을 머리에서 떼고

천마귀비; (가장 오래 전에는 진시황(秦始皇)에게서 나타났었고 마지막으로 본 것은 연왕 시절의 영락제 주체란 자에게서 였거늘...) 생각하고

천마귀비; (생각지도 않은 순간 <천자의 눈>을 또 보게 될 줄이야.)

천마귀비; (여전히 멀었구나. 천기를 읽는 것은 고사하고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니...) 탁탁! 치마 아래로 드러난 꼬리로 바닥을 가볍게 치고

천마귀비; (천마(天魔) 엽고성(葉孤星)...) (그 사람에 대한 집착과 죄책감의 굴레가 여전히 날 옭매고 있기 때문이겠지.) 한숨

<어쩌면 이번에 대택향에 나타난 <천자의 눈>의 주인이 나 천마귀비(天魔貴妃)의 오랜 숙원을 풀어줄지도 모르겠구나.> 열린 창가에 앉아서 멀리 하늘을 보는 천마귀비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401>

다시 청풍이 있는 곳. 눈 빛내는 청풍의 얼굴 뒤로 강렬한 눈의 형상이 떠오르더니

화악! 여러 가닥의 끈같은 기운이 그 눈의 형상에서 일어나 그물 형태를 이뤄서 허공에 뜬 나비를 휘감아 간다.

<잡았다!> 화악! 그물 형태의 빛이 나비를 휘감고. 하지만 그 직후

<너와 싸울 생각은 없다!> 퍼억! 다시 흩어지는 나비를 배경으로 누군가의 생각이 전해지고

청풍; [...!] 츠으! 무언가 생각하며 눈에서 빛을 소멸시킬 때

<너와 한 가지 거래를 하고 싶다. 할 의향이 있으면 내 분신을 따라와라.> 팔락이며 날아가는 나비를 배경으로 떠오르는 누군가의 생각

청풍; [거래?]

<난 네가 대택향을 찾아온 목적을 이루도록 도와줄 수 있다. 손해 볼 일은 없을 테니 잘 생각해봐라.> 이어지는 용운영의 생각

청풍; (무슨 꿍꿍이인지는 모르지만 한번 만나는 봐야겠군.) 팟! 날아오르는 청풍

<귀찮은 꼬리를 달고 천마련에 잠입하면 위험해질 수도 있으니...> 나비를 따라 날아가는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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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1>

<-열흘후> 화산을 등지고 있는 신장궁의 모습 배경으로. 때는 저녁 무렵

<-신장궁> 신장궁의 정면 모습. 사람들과 우마차들이 드나들고 있고, 무사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드나드는 사람들 감시하고 있고

신장궁 입구로 출입하는 마차들 중 한 대. 두 필의 말이 끄는 마차가 다가온다. 마부석에는 독각철개가 죽립을 쓴 채 말을 몰고 있고

무사들이 주시하고

독각철개가 영패를 하나 들어 보이고. <碧>자가 적힌 영패. 그러자.

포권하며 말없이 길을 열어주는 무사들

신장궁 정문을 통과하는 그 마차. 신장궁 무사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자기들 앞을 지나는 마차를 보고

[저 마차가...] [양주지점으로부터 미리 연락이 왔던 그 마차라네.] 마차가 앞을 지나가가 무사들이 낮은 목소리로 대화. 헌데

사람들 뒤에 숨듯이 선 야비한 인상의 사내가 그걸 듣고 있고

[어쩌다 본궁에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군.] [그러게나 말일세!] [그래도 그분이 무사히 살아돌아오셨으니 불행중 다행이지!] 무사들의 속삭임.

사내; (첩보대로라면 저 마차에는 벽세준과 함께 그자가 타고 있을 것이다.) 사람들 뒤에 숨듯이 서서 자기 앞을 지나는 마차를 보고

사내; (빨리... 총단의 사(四)공자님 측근에게 알려야겠다.) 급히 돌아선다

 

#392>

신장궁의 깊은 곳에 자리한 마당에 이르는 마차. 담장으로 둘러싸인 그곳에 여러 명의 사람들이 나와서 기다리고 있다. 중앙에는 뇌옥경이 벽진룡, 벽진봉을 좌우에 세운 채 서있고. 그 주변으로 남녀노소가 수십 명 서있다. 신장궁 벽씨 일족의 식솔들이다.

마당으로 들어서는 마차.

독각철개; [도착했습니다.] 말고삐를 잡아채 말을 멈추게 하는 독각철개. 마차를 돌아보며 말하고

무사들이 급히 다가가

삐꺽! 마차의 문을 열어준다. 그러자

슥! 마차에서 먼저 나오는 청풍,

청풍; [나오시지요.] 바닥에 내려서면서 돌아서서 손을 마차 안으로 내밀어 누군가의 손을 잡고

청풍; [영부인과 진룡, 진봉이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두 손으로 누군가의 팔을 하나 잡아 밖으로 나오게 부축한다

벽세준; [고맙소.] 대답하며 마차 밖으로 나오는 상체부터 나오는 벽세준. 눈을 붕대로 가리고 있지만 몸에는 깔끔한 옷을 입고 있다. 마르고 초췌하지만 운신은 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 소매로 입을 가리는 뇌옥경

턱! 비틀거리며 마차 밖으로 발을 내리는 벽세준

벽세준; [흐읍...] 고개를 들어 심호흡하는 벽세준

벽세준; [틀림없군.] [유황과 쇠 냄새가 공기에 섞여있고... 여기가 바로 신장궁이야.] 웃고. 그때

[아버지!] [아빠!] 외치며 달려오는 벽진룡과 벽진봉

벽세준; [진룡아! 진봉아!] 고개 돌려 돌아보는 벽세준

[아빠!] [아버지!] 달려와 벽세준의 다리를 끌어안는 벽진봉과 벽진룡

벽세준; [오냐 내 새끼들...] 무릎 꿇으며 딸과 아들을 끌어안는 벽세준

벽세준; [고맙구나. 아비가 없는 동안에도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주어서...] 양손으로 아들과 딸을 끌어안고 우는 벽세준

그걸 보며 모든 사람들 울고. 뇌옥경도 소매로 입 가린 채 울며 다가오고

눈시울이 붉어져 하늘 보는 청풍.

뇌옥경; (고마워요 초공자!) 그런 청풍을 보는 뇌옥경

<결초보은... 저의 딸과 아들에게 아버지를 되찾아주신 은혜는 기필코 갚아드리겠어요.> 장내의 모습 배경으로 뇌옥경의 결심

한 마리 나비가 허공을 날며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고 있고

 

#393>

깊은 밤. 신장궁. 불이 대부분 꺼졌다.

후원의 어느 건물. 화려하다

삐꺽!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뇌옥경. 야한 잠옷 위에 가운을 걸친 모습. 목욕을 해서 머리에 물기가 남아있고

방안은 침실. 침대에 잠옷 차림인 벽세준이 누워있다. 눈을 여전히 붕대로 가린 채. 바로 누어있는 벽세준의 품에는 귀여운 잠옷을 입은 벽진봉이 안겨 잠들어 있다.

뇌옥경; [아직 안 주무셨어요?] 약간 얼굴 붉히며 침대로 다가가고

벽세준; [여전히 집에 돌아와 있다는 게 실감이 나질 않소.] [그래서 어린애처럼 설레어 잠이 오질 않는구려.] 품에 안겨 잠든 딸을 다독이며

뇌옥경; [꿈이 아니에요.] 스륵! 침대 옆에서 가운의 허리띠를 풀고

뇌옥경; [초공자 덕분이지만 상공께서 다시 제게 돌아와 주신 거예요.] 가운을 벗으며 얼굴 발그레. 가운 속에는 짧고 얇은 란제리만 걸쳤고. 그 때문에 젖가슴과 몸매, 사타구니의 형상이 드러나 보인다.

뇌옥경; [진봉이가 자기 방에 가지 않고 여기서 잠들었군요.] 슥! 한 무릎 굽히며 침대로 올라간다. 벽진봉을 안으려고

벽세준; [오랜만이라 아비와 떨어지고 싶지 않은 모양이오.]

뇌옥경; [잠시만 기다리세요. 진봉이를 옆방에 옮겨다 놓고 올게요.] 무릎 꿇은 자세로 벽진봉을 끌어안으려는데

벽세준; [그냥 두시오. 나도 오랜만에 진봉이를 품에 안고 자고 싶구려.] 벽진봉을 바짝 끌어안고

뇌옥경; [예...] 실망하며 손을 딸에게서 떼는데

[아빠...] 오물거리며 벽세준의 품에 파고 드는 벽진봉

뇌옥경; [별일이로군요. 나이 들었다고 이제는 엄마하고도 같이 안 자던 아이가...] 한숨

벽세준; [부인...] 침통하게

뇌옥경; [말씀하세요.] 흠칫! 하며 대답하고

벽세준; [부인에게... 한가지... 부탁드릴 일이 있소.] 어렵게 말을 잇고

뇌옥경; (이 양반이 왜 이러지?) + [부탁이라니요? 분부하실 일이 있으면 기탄없이 하시도록 하세요.] 무릎 꿇으며 자세 바로 하고

벽세준; [초공자를... 어찌 생각하시오?]

뇌옥경; [의심의 여지도 없는 기린아이고 인중지룡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기는 분이지요.] 얼굴 약간 붉어지고

벽세준; [초공자를 그렇게 생각한다니 마음이 놓이는구려.] 미소

뇌옥경; [무슨 말씀이신지...?] 불길한 표정

벽세준; [오늘밤... 초공자의 거처에 가서 밤을 보내도록 하시오.]

뇌옥경; [상... 상공!] 기겁

벽세준; [초공자에게 어떻게 은혜를 갚을까 곰곰이 생각을 해봤소.] [하지만 이미 모든 걸 갖고 있는 초공자에게 의미 있는 보상은 생각나질 않았소.]

뇌옥경; [그... 그렇다고 저를... 당신의 아내인 신첩으로 하여금 초공자의 수청을 들게 하시다니...] 억울하고 충격. 울먹

벽세준; [내가 왜 부인을 초공자에게 보내려고 하는지 잘 아시지 않소.] 한숨 쉬며 자신의 아랫도리를 만지고

뇌옥경; [상... 상공!] 그걸 보며 절망의 표정이 되고

벽세준; [부인의 나이, 아직 채 서른 살도 안 되었소. 반면 나는 이미 남자로서의 능력을 상실했고...] 쓸쓸한 미소

뇌옥경; [상관없어요! 당신의 몸이 어떻든 신첩이 당신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에는 추호의 변함도 없다구요.]

뇌옥경; [그러니 신첩 보고 다른 남자 품에 안기라는 말씀은 하지 마세요!] 무릎을 꿇은 채 애절하게 울지만

벽세준; [잘 알고 있소. 부인의 마음이 어떤지...] 한숨

벽세준; [그래서... 난 더욱 더 부인이 초공자에게 가길 바라고 있소.]

뇌옥경; [안돼요! 싫어요! 그럴 수는 없어요.] 울며 발작적으로 고개 젓고

뇌옥경; [제 몸은 마음처럼 오직 당신만의 것이에요. 절대... 절대 다른 사내에게 줄 수 없답니다!] 애원하 지만

뇌옥경; [차라리 신첩 보고 혀를 물고 죽으라 명령하세요!] + 벽세준; [당신을 사랑해서 내린 결정이오.] 말 막고

벽세준; [여전히 젊고 아름다운 당신이 불구가 된 나 때문에 시들어가는 것을 보는 건 내게 무엇보다도 큰 고통이 될 거요.]

뇌옥경; [그렇지 않아요! 신첩에게 여자로서의 욕구 따위는 아무 의미도 없어요.] 울며 애원하지만 + 벽세준; [게다가...] 스윽! 벽진봉을 끌어안으며 뇌옥경의 말을 막고

벽세준; [아직 어린 진봉이와 진룡이가 사람 구실을 할 정도로 자랄 때까지 지켜줄 든든한 보호자가 필요하지 않소?]

[!] 충격 받는 뇌옥경

 

#394>

신장궁의 다른 곳. 여전히 깊은 밤

조용한 곳에 따로 자리한 건물.

건물 근처의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나비

건물 내부는 어둑한 침실. 불 꺼진 방안 침대에 누워있는 청풍. 얇은 이불을 가슴 아래만 덮고 있다. 하지만 눈은 뜨고 있다

청풍; (준비는 모두 끝났다.)

청풍; (비록 벽세황이 생각보다 빨리 죽어버렸지만 그자에 대해 알아야할 것은 얼추 다 알아냈고...) 벽세황이 뇌정치에게 죽던 장면 떠올리고

청풍; (유령익에서 찾아낸 천환역형(千幻易形)도 어느덧 익숙해졌다.) 스슥! 우둑! 청풍의 얼굴이 바뀌기 시작하고

쿵! 간단히 벽세황의 얼굴이 되는 청풍의 얼굴. 벽세황의 얼굴일 때는 벽세황으로 표기

벽세황; (천강마존의 제자들인 사신마재(四神魔才)중 셋째인 옥기린 벽세황이 되어 천마련에 잠입해서...) 벽세황으로 변한 얼굴을 만지며

벽세황; (혈교가 세상에 심어놓은 화근을 뿌리 채 뽑아버려야만 한다.) 스슥! 우두둑! 다시 얼굴이 변하기 시작하고

청풍; (그 정도의 업적은 이루어야만 자타가 공인하는 천하제일인인 아버지 앞에 떳떳이 나설 수 있다.) 다시 청풍 얼굴로 변하고.

청풍; (아버지... 무엇보다도 어머니를 한시라도 뵙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다.) 사자천존과 어머니 주혜금을 떠올리고.

청풍; (하지만 두 분에게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는 것이 두 분에 대한 그리움보다 우선이다.) 눈을 번뜩이고

청풍; (나 혼자의 힘으로 천마련을 와해시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

청풍; (천마련 상층부에 잠입한 혈교의 간세를 찾아내서 제거함으로써 혈교에 타격을 가하는 것이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청풍; (그자를 찾아내려면 완벽하게 벽세황으로 변신을 해야...) + [!] 생각하다가 무언가 깨닫고

사락! 미닫이문이 조심스럽게 열리더니

사박! 여자의 맨발이 문을 통해서 방안으로 들어선다

청풍; (여자...) 눈을 감고. 그런 청풍의 코로 냄새가 흐르고

청풍; (이 깊은 밤중에 어떤 여자가 내 침실에 찾아온 것일까?) (양주지점의 뇌화영과 달리 신장궁 본가 내에서는 내게 딴 마음을 품을 여자는 없는데...) 눈 감고 생각할 때

사락! 열린 문으로 나비도 한 마리 날아들고

탁! 미닫이 문을 등 뒤로 닫는 여자. 짧고 얇은 란제리만 알몸에 걸친 모습. 물론 그 여자는 뇌옥경이다. 문을 등지고 망설인다.

청풍; (내 침실을 찾아오긴 했지만 선뜻 다가오지 못한다.) (그렇다는 건...) 깨닫고

청풍; (내 수청을 들라고 신장궁 사람들이 보낸 하녀거나 몸을 파는 여자는 아닐 것이다.) + [!] 생각하다가 깨닫고

청풍; (저 여자의 살 냄새...) 코로 다시 스치는 냄새

청풍; (관능적이면서도 성숙한 이 냄새는 맡은 적이 있다.) (설마...) 찾아온 여자가 누군지 깨닫고는 전율할 때

[죄송... 해요.] 슥! 결심하고 문으로부터 떨어져 침대로 다가오는 뇌옥경

뇌옥경; [하지만... 신첩... 공자님을 찾아올 수밖에 없었답니다.] 떨면서 침대로 다가오고

<화룡부인 뇌옥경!> 침대로 다가와 내려다보며 얼굴이 불덩이처럼 달아오른 뇌옥경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뇌옥경; [그이... 제게 하늘같은 그이의 명령인지라...] 침대 옆에 서서 달달 떨고. 고개 조금 옆으로 돌린 채로

청풍; (맙소사!) 깨닫고

청풍; (벽세준이 자기 아내를 내게 보냈구나.) 벽세준을 떠올리고

청풍; (남자로서의 능력을 거세당한 자신을 대신해서 아내를 책임져달라는 뜻이겠지!) 엄청난 충격에 숨이 멎은 표정이 될 때

사락! 청풍의 옆의 이불을 들추며 침대로 올라오는 뇌옥경

청풍; (남편을 하늘같이 여기는 이 여자로서는 남편의 명령을 끝내 거역할 수 없었을 테고...) 자기 옆에 눕는 뇌옥경을 곁눈질하며 입이 타들어가고

청풍의 옆에 누운 뇌옥경은 이불을 끌어올려 목까지 덮은 채 눈을 감고

잠시 함께 누워 미동도 하지 않는 두 사람

청풍; (어떻게... 어떻게 해야만 하는 건가?) (뇌화영이나 당아연을 품을 때와는 전혀 다른 상황인데...) 눈을 조금 뜨고 곁눈질로 자기 옆에 눈 감고 누운 뇌옥경을 본다.

청풍; (행복한 여생을 보내라고 아내를 내게 보낸 벽세준의 뜻은 알겠지만...) (어엿하게 남편이 살아있고... 아이들까지 슬하에 둔 이 여자를 범하는 건 용서받지 못할 죄가 아닌가?) 생각할 때

뇌옥경; [진룡이...] 눈 감은 채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입을 열고

움찔! 하는 청풍. 곁눈질로 보며

뇌옥경; [그리고 진봉이를... 공자님 자식인 듯 여겨주세요.] 주르르! 감은 눈에서 눈물 흘리고

청풍; (그렇게 된 거였구나.) 깨닫고

청풍; (벽세준이 정절 굳은 아내로 하여금 외간 사내인 내게 수청을 들게 한 무기는 바로 자식들이었다.) 벽진룡과 벽진봉을 떠올리고

청풍; (아직 어린 자녀들의 보호자로 나를 지목했던 것이고...) 슥! 몸을 조금 일으키며 옆으로 돌아눕고

눈을 감은 채 파르르 떠는 뇌옥경

청풍; (부부가 이토록 필사적인데 매정하게 거부할 수는 없다.) 스윽! 이불 속에서 몸을 움직여 그런 뇌옥경의 몸에 올라타고. 한손으로는 이불 속에서 자신의 바지를 내리면서

[!] 청풍의 몸 아래 깔리며 온몸이 굳어지는 뇌옥경

슥! 그러면서도 이불 속에서 가랑이를 벌리며 청풍을 받아들일 자세를 취하는 뇌옥경

또 이불 속의 양손으로는 자신의 잠옷을 위로 끌어올려 아랫도리를 드러내는 뇌옥경. 잠옷 속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있고

청풍; [약속드리겠습니다 부인.] 그런 뇌옥경을 내려다보고, 양손으로 상체를 버티어 뇌옥경의 젖가슴을 누르려 하지 않으면서. 이제 이불은 흘러내려 두 사람의 허리 아래만 가리고 있다.

청풍; [진룡이와 진봉이를 저의 피와 살로 만들어진 아이들인 듯이 보살펴 주겠습니다.] 스윽! 말하며 자신의 아랫도리를 벌어진 뇌옥경의 사타구니에 밀어붙이고

[!] 입을 딱 벌리며 고개 젖히지만 비명은 지르지 않는 뇌옥경

청풍; [허억!] 청풍도 혼망 가고

얇은 이불에 덮인 두 사람의 아랫도리가 완전히 밀착된 채 파르르 떨린다. 뇌옥경은 가랑이를 벌리고 있고 그 사이에 청풍의 아랫도리가 들어간 형상이 드러나 보이고

청풍; (화... 화룡부인이라는 별호에 어울리게... 뜨겁고도 엄청난 명기를 지녔다.) 내려다보며 헐떡이고. 혼망 간 표정으로.

뇌옥경은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 눈을 감고 있고.

청풍; (이래서는... 오래 버티지 못하겠구나!) 헐떡이며 뇌옥경의 몸 위에서 움직이기 시작하는 청풍

뇌옥경; (이걸로... 이걸로 되었다.) 청풍이 몸을 움직일 때마다 뇌옥경의 몸도 아래 위로 움직이고. 뇌옥경은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 눈물 흘리고 있고

<그게 무엇이든 남편의 명령에 복종하는 것이 아내로서의 의무이니...> 진봉이를 품에 안고 누워있는 벽세준을 떠올리면서 우는 뇌옥경

이불로 허리 아래만 가린 채 말없이 교접하는 두 사람. 두 팔로 상체를 버틴 채 아랫도리를 아래 위로 움직이는 청풍과 가랑이를 벌리고 누워 그런 청풍을 받아들이며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 울고 있는 뇌옥경. 청풍이 몸이 치받을 때마다 잠옷 속의 젖가슴이 출렁거린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방안의 가구 모서리에 앉아서 보고 있는 나비

 

#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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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속에서 완전히 밀착한 두 사람의 아랫도리

청풍; (당... 당했다!) 욕조 턱에 등을 기댄 채 혼망 가고

뇌화영; [언제든... 원하시면 저를... 공자님 마음대로... 하악!] 찰박! 찰박! 청풍의 양쪽 어깨를 잡고 물 속에서 엉덩이를 아래 위로 들썩이며 방아를 찧기 시작한다

청풍; (이 여자...) 혼망 가면서 자기 얼굴 위에서 출렁이는 뇌화영의 젖가슴 보고

<나름대로 필사적이다!> 찰박! 찰박! 울면서 고개를 조금 돌린 채 연신 방아를 찧는 뇌화영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아비란 자는 신장궁을 배신했다가 백치가 되어 버렸고... 자신과 미래를 약속했던 벽세황은 아비의 손에 불귀의 객이 되었다.> + 뇌화영; [아흑! 하악!] 철벅! 철벅! 방아를 찧으며 억지로 야한 소리를 내는 뇌화영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아비를 살리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의지할 누군가가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고...) 얼굴 위에서 출렁이는 젖가슴을 보며 한숨

청풍; (그 대상으로 날 선택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다.) + 뇌화영; [어... 어때요? 즐... 즐거우신가요 공자님?] 억지로 야하게 웃으며

뇌화영; [이렇게... 이렇게 하는 게 재미없으시면 다른 방법으로 해드릴게요.] [원하시는 체위가 있으면 말씀... 말씀만 하세요.] 말하는데

슥! 그런 뇌화영의 허리를 청풍의 양손이 강하게 잡는다

뇌화영; [공... 공자님!] 겁에 질려 보고

뇌화영; [더... 더 잘할 테니 한번... 한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부탁드려요!] 두 손 모아 싹싹 빌고. 울면서. 하지만

청풍; [애쓸 거 없소.] 와락! 뇌화영을 끌어당겨서 품에 안고. + 뇌화영; [흐윽!] 전율하며 청풍의 품에 안기고

청풍; [소저의 지금 심정이 어떤지 잘 알고 있소. 그러니 너무 무리하지 마시오.] 끌어안고 뇌화영의 머리 쓰다듬으며

뇌화영; [공... 공자님!] 흥분, 감격

청풍; [소저의 부친이 저리 된 데는 내 책임도 일부 있소.] [내 능력이 닿는 한 소저의 부친과 소저를 보살펴 줄 테니 안심해도 좋소.] 뇌화영의 이마에 입술을 맞추고. 순간

뇌화영; [와앙!] 울면서 청풍의 목에 매달리는 뇌화영

뇌화영; [고마워요 공자님! 고마워요!] 청풍의 목에 매달리며 몸부림치며 울고

뇌화영; [너무... 저 너무 무서웠어요.] [이 험한 세상에 백치가 된 아버지와 함께 살아가야한다는 생각에 죽을 만큼 무서웠어요.] 포대붕에게 강간당할 뻔한 장면 떠올리며 바들 바들 떨고

청풍; (내 업보다.) 한숨 쉬며 뇌화영의 머리와 등을 쓰다듬고

청풍; (드센 것같지만 사실은 온실에서 곱게 자란 화초같은 이 여자의 삶이 거센 풍파에 휩쓸린 데는 나의 책임도 일부 있다.)

청풍;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이 여자를 보살펴 주어야만 한다.) 생각할 때

슥! 고개를 들며 입술 내미는 뇌화영. 눈은 감은 채

흠칫! 하는 청풍

눈 감고 입술 내미는 뇌화영의 얼굴이 홍조로 발개졌고.

꿀꺽! 침 삼키는 청풍

뭉클! 젖가슴을 청풍의 가슴에 눌러 문지르는 뇌화영

찰박! 엉덩이도 물 속에서 조금씩 움직이고

청풍; (도저히... 참을 수가 없군.) 헐떡이며 뇌화영의 허리를 끌어안고

<죄를 짓는 기분이지만 이 여자의 도발에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다.> 열렬히 키스하는 두 사람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약간 열린 창문을 통해 수증이가 흘러나오고. 욕실 내부의 모습이 좀 보인다. 욕조에 잠겨 열렬히 키스하는 청풍과 뇌화영의 모습

그걸 나뭇가지에 앉아서 보는 나비

나비의 눈 크로즈 업

 

#388>

깊고 어두운 계곡 밑바닥의 샘. 빛이 번져나오는 샘가에 앉아 샘을 들여다 보는 용운영

샘에 비치는 모습. 욕실에서 응응하는 청풍과 뇌화영의 모습이다. 이제 뇌화영이 욕조 모서리를 잡은 자세로 엉덩이를 내밀고 있고. 뒤에서 청풍이 그런 뇌화영을 범하며 헐떡인다. 뇌화영도 돌아보며 자지러지고

[하아! 하!] 가쁜 숨을 몰아쉬며 손으로 자신의 가슴 누르는 용운영

용운영; (짐승같은 놈...) 샘물을 들여다 보며 헐떡

용운영; (눈에 띄는 계집마다 범해서 욕심을 채우기나 하고...) 이을 악물지만

용운영; (그런데 그걸 굳이 훔쳐보는 내 심사는 대체 뭘까?) 자기 젖가슴을 꽉 쥐고. 그러다가

용운영; (설마...) 수치스러운 표정으로 눈 치뜨고. 얼굴 붉어진 채

<나도 어느덧 저 어린 색골에게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고 있는 것일까?> 몸을 앞으로 숙여서 고개 돌린 뇌화영과 키스하는 청풍의 모습을 배경으로 용운영의 생각

<말도 안돼!> 가슴과 사타구니를 만져 자위를 하며 샘물을 들여다보는 용운영의 모습.

 

#389>

새벽녘. 위태무의 비밀 거점. 동녘이 훤히 밝아오고

어둑한 복도. 백일몽이 문 옆의 벽에 기대 앉아있다. 뭔가에 지친 모습이고

백일몽; (겨... 겨우 끝났네.) 얼굴 좀 발개져서 문을 힐끔

백일몽; (아무리 오랜만에 만났다고는 해도 밤새 저러는 게 가능하긴 한 거야?)

백일몽; (주모님이야 여자니 그렇다 쳐도... 혈왕부마께서는 남자면서도 쉬지 않고 열 번 이상을 한 것같은데...) 위극겸과 용설약이 격렬하게 교접하던 장면 떠올리고

백일몽; (두 분 다 욕심이 큰 만큼 욕정도 절륜한 때문 일 것이다.)

백일몽; (그런 면에서는 천생연분이긴 하겠지만... 경호를 하는 입장에서는 곤욕도 이런 곤욕이 없었다.) 한숨 쉬고

백일몽; (그냥 듣기만 한 내가 다 진이 빠져서 일어날 수가 없을 지경이니...) 달달 떨리는 아랫도리

 

#390>

침실 내부. 난장판이 되어 있다. 가구들이 쓰러져 있고 옷가지와 이불이 침대 밖에 마구 널려있다. 침대에는 거의 알몸인 용설약과 위극겸이 달라붙어 숨을 고르고 있다. 아랫도리를 얇은 이불로 가린 채 반듯하게 누운 위극겸의 품에 찢어진 잠옷을 걸친 용설약이 안기듯 누워있다. 위극겸의 얼굴은 여전히 보여주지 말고. 혈왕잠은 침대 한쪽에 놓여있다.

용설약; [나이도 얼추 비슷하고... 우린 처음부터 부부가 되었어야만 했어.] 위극겸의 가슴을 만지며 한숨. 둘 다 땀으로 범벅

용설약; [만일 아버지가 애초에 자길 데릴사위로 지목했으면 모든 게 순조로웠을 텐데...] 위극겸의 가슴에 뺨을 댄 채

위극겸;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 [그러게나 말이오.]

위극겸; (혈교의 사실상 주인이 되기 위해 언니인 혈관음 용운영에게 악랄한 독수를 쓰기까지 한 주제에...) + [하지만 명분이 무에 중요하겠소?]

위극겸; [우리의 애정의 결실인 진천이가 장차 천하의 주인이 될 텐데...]

용설약; [자기 말이 맞아.] [우리야 살만큼 살았으니 진천이만 잘 된다면 아쉬울 게 없는 인생이야.] 배시시 웃고

위극겸; (하지만 진실을 알면 미쳐버리겠지.) 음산하게 웃는 입 부분

위극겸; [우린 혈왕잠을 얻은 데다가 그걸 이용할 수 있는 비밀까지 손에 넣었소.] 침대에 놓여있는 혈왕잠을 돌아보고

위극겸; [우리 아들이 천하의 주인이 되는 걸 막을 수 있는 인간은 없게 될 것이오.] 혈왕잠을 배경으로 위극겸의 말

용설약; [그... 그 비밀이란 게 뭐야?] 침 꼴깍 삼키면서 고개를 들고

위극겸; [내단이 어떻게 혈왕잠이 되었겠소?] 고개를 드는 바람에 출렁이는 용설약의 젖가슴을 올려다보며 말하고

용설약; [특별한 비결이나 무공이 있겠네.] 상체를 들고 위극겸을 내려다보며 눈 반짝

위극겸; [그렇소.]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현량사(大賢良師) 장각(張角)은 술사(術士)이면서 무공 방면에도 해박한 고수였소.] 용설약의 젖가슴을 올려다보면서

용설약; [혈왕잠의 기원이 우리 혈교의 창시자인 대현양사 장각에게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거야?] 놀라고 흥분하고. 이제 완전히 일어나 앉는다. 이하 용설약은 앉아있고 위극겸은 누워서 대화한다.

위극겸; [장각은 고생하여 몸에 쌓아둔 단기(丹氣)가 죽는 순간 사라지는 걸 안타까워했소.] 끄덕이고

 

<그래서 단기를 결정화(結晶化) 시켜 후손에게 물려주는 비법을 연구하게 되었으며...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혈왕전륜심법(血王轉輪心法)이오.> 신선같은 중년인이 펄펄 끓는 커다란 솥에 자신의 손목을 칼로 그어 흐르는 피를 떨구는 모습. 장소는 수많은 부적이 붙어있는 동굴

 

위극겸; [혈왕전륜심법을 수련하면 자신의 내공을 내단의 형태로 응결시킬 수 있고...] [그걸 혈왕전륜심법을 익힌 후손에게 그대로 물려줄 수가 있소.] 혈왕잠을 집어들고

용설약; [이름 그대로 피땀으로 이룬 성취를 수레바퀴 돌리듯(轉輪) 후세에 전할 수 있는 비법이겠네.] 침 꼴깍

위극겸; [이같은 비법은 초창기 혈교 교주들 사이에만 은밀히 전해졌는데...] 혈왕잠을 쳐들어 보면서. 용설약도 함께 혈왕잠을 보며

 

<대현양사로부터 세어서 제 십삼 대 교주였던 혈왕조사께서 천마에게 패사(敗死) 하시면서 절전되고 말았소.> 천마가 마귀같이 웃고 있는 앞쪽에서는 혈왕이 불길에 휩싸여 처절하게 비명을 지르고 있다

 

용설약; [혈왕조사님께서 천마에게 패사했다는 거야? 실종되셨던 게 아니고?] 놀라고

위극겸; [천마와 시비가 붙었던 혈왕조사께서는 천마가 구사한 초연마강(超然魔罡)에 맞아 육신이 소멸되어버렸던 거요.] 혈왕잠으로 용설약의 젖가슴을 희롱하며

위극겸; [다만 일종의 기운 형태인 이 혈왕잠만은 소멸되지 않고 현장에 남았던 것이고...] 혈왕잠을 들어 보이고

용설약; [혈... 혈왕조사께서 혈왕잠을 지니고 있었으면서도 천마에게 패사했다는 건 혈왕잠이 그리 대단한 게 아니라는 반증 아닐까?] 혈왕잠을 보며 당혹

위극겸; [그렇지는 않소.] 고개 젓고

위극겸; [혈왕잠은 평소에는 내단의 형태로 몸속에 존재하는데...] [혈왕전륜심법을 펼쳐야만 융해되어 내공처럼 쓸 수 있는 거요.]

용설약; [혈왕조사께서는 혈왕잠을 내공으로 전환하지 않은 상태에서 천마와 싸우다 패사했겠구나.] 안도하고

위극겸; [천마를 얕본 탓인지... 아니면 다른 사정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혈왕조사께서 천마와의 격돌시 혈왕잠을 쓰지 않는 건 틀림없소.] 끄덕이고

위극겸; [그나마 다행인 것은 천마가 혈왕잠의 존재를 몰라서 그냥 떠났다는 점이고...] [덕분에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했던 혈서시께서 혈왕잠을 회수하실 수 있었던 것이오.]

용설약; [정말 천우신조였네.] 안도하고

위극겸; [혈서시께서는 혈왕잠의 비밀에 대해 혈왕조사로부터 단편적으로 들어서 대충 알고 계셨었소.] 혈왕의 품에 안겨 애교 부리던 혈서시를 떠올리고

위극겸; [그리고 자신이 알고 있던 내용을 적어 남기신 비결을 소질이 우연히 발견하였고...] 수많은 고서들이 쌓여있는 서고에서 낡은 책을 한권 보고 있는 어떤 사내의 모습을 떠올리고

위극겸;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인 끝에 마침내 혈왕전륜심법을 복구하는 데 성공했소.]

용설약; [혈... 혈왕잠을 사용할 수 있는 혈왕전륜심법을 직접 만들었다는 거야?] 흥분

위극겸; [직접 만들었다고 하긴 그렇고...] 혈왕잠으로 침대 아래를 가리키고. 그러자

툭툭! 위극겸이 벗어놓은 옷이 들썩이더니

텅! 손바닥만한 금판이 옷 속에서 튀어 오른다. 얇은 금판인데 글이 가득 적혀있다. 돌아보는 용설약

위극겸; [숙모께서 직접 살펴보시오.] 슥! 혈왕잠을 움직이고

스윽! 그에 따라 금판이 용설약에게 날아오고

팟! 손을 뻗어 금판을 잡는 용설약

금판 상단에는 <血王轉輪心法>이라는 좀 큰 글자가 적혀있고. 그 아래로 깨알같은 글이 빼곡하게 새겨져 있다.

용설약; (혈... 혈왕잠을 용해할 수 있는 비결...) (이것만 익히면 가히 절대무적이 될 수 있단 말이지?) 흥분하여 눈 번뜩이며 금판 위의 글을 읽고

위극겸; (간단히 걸려드는군.) + [혈왕잠도 숙모께서 보관하시오.] 혈왕잠을 내밀고. 깜짝 놀라며 돌아보는 용설약

용설약; [그... 그래도 돼?] 흥분해서 한손으로 혈왕잠을 받고

위극겸; [한왕과 그 인간의 둘째 아들 주첨탄은 의심으로 뭉쳐진 인간들이오.] [수시로 수하들을 시켜 몰래 내 신변을 수색하곤 했소.]

위극겸; [혈왕잠을 내가 갖고 있다가는 언제 그들 부자에게 들켜 빼앗길지 모르는 일이오.]

위극겸; [그러니 숙모께서 혈왕전륜심법과 혈왕잠을 갖고 있다가 진천이를 만나면 전해주시오.] [어차피 혈왕잠은 진천이가 써야하는 물건이니...]

용설약; [알았어! 그렇게 할게.] 흥분. 좋아 죽으려 하지만 억지로 참고

용설약; [날 믿고 맡겨준 보답을 할게.] 금판과 혈왕잠을 옆에 내려놓으며 얼굴을 위극겸의 아랫도리로 가져가고.

위극겸; [무리할 거 없는데...]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용설약을 말리지 않고

용설약; [아니야! 꼭 보답을 하고 싶으니 사양할 거 없어.] 위극겸의 아랫도리를 가린 얇은 이불을 걷고. 이어

용설약; [하여간 자긴 정말 대단해! 밤새 힘을 쓰고도 이렇게 즉시 반응하는 거 보면...] 무언가를 두손으로 잡으며 할딱이고

위극겸; [아마 그쪽 방면 능력으로는 내가 확실하게 천하제일일 거요.] 웃고

용설약; [그런 것같애!] 말하며 입을 벌려 무언가를 삼키려 하고

위극겸; [허억!] 고개 젖히며 신음하고. 양손으로는 자신의 거시기를 물고 움직이는 용설약의 머리채를 부여잡은 채

위극겸; [숙... 숙모의 그 기술은 정말 천하일풍이오. 허억!] 헐떡이고

출렁! 출렁! 위극겸의 칭찬에 더 신나게 머리를 움직이는 용설약. 머릿결이 물결치듯 일렁이고. 하지만

위극겸; (제대로 미끼를 물었구나 용설약!) 그런 용설약을 보는 위극겸의 눈빛이 음산하고 차갑다

<나의 대업을 위해 당신이 좀 희생을 해줘야겠소이다 숙모!> 위 장면을 배경으로 위극겸의 생각 나레이션

 

#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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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4>
위태무의 비밀 거점깊은 밤아직 수리가 다 안 끝난 건물에 불이 꺼져 있고어둠 속에 경비 서는 무사들만 몇 있고유일하게 불이 켜진 창문이 하나 있다
불 켜진 창문 안쪽은 용설약의 침실흐릿한 증이 하나 켜져 있고침대에는 쿠션을 등에 대고 앉아있는 용설약야한 잠옷을 입었는데 허리 아래는 얇은 이불로 가리고 있다두 손으로 든 혈왕잠을 보고 있는 용설약
용설약이 보고 있는 혈왕잠 크로즈 업
용설약; (혈왕잠...) 혈왕잠을 조금 들어올리고
용설약; (천마와의 결전 후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신 혈왕조사님의 유물...) 더 높이 들어서 옆의 벽에 걸린 등불에 비춰보고혈왕잠은 유리로 만든 듯 반투명하다.
 
<경천동지할 싸움이 끝난 후 현장으로 달려간 혈왕조사님의 아내 혈서시(血西施)께서 발견하신 것은 잿더미 속에서 달아올라 있던 이 비녀 하나가 전부였다고 한다.어떤 절세미녀 바위들이 깨지고 여기저기 연기가 나서 마치 폭격을 맞은 것같은 곳에 서서 경악하고 있다이 여자는 혈왕의 아내였던 혈서시혈서시는 <아랑힐월>에 나온 혈서시 캐릭터 차용혈서시가 보고 있는 앞쪽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 잿더미가 있는데 그 잿더미 속에서 혈왕잠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채 빛나고 있다반쯤 재에 파묻힌 채로
 
용설약; (그 비녀가 혈왕잠인데...)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혈왕잠이 느닷없이 그때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이다.) 혈왕잠을 등불에 비춰 보면서 찡그리고
용설약; (그래도 혈서시께서는 혈왕잠에 대해 뭔가 알고 있으셨던 것같았다.) (돌아가시기 전에 <혈왕잠의 비밀을 푸는 자는 단번에 혈왕조사님보다 세 배 강해질 것이다!> 라는 말을 남기신 걸 보면...) 혈왕잠을 살피면서
용설약; (하지만 그후 천여 년의 세월이 흘렀으나 혈왕잠의 비밀을 푼 사람은 없었다.)
용설약; (그 때문에 혈왕잠은 그저 혈왕조사님의 상징 역할만 해왔었다.) (아버지는 돌아가시면서 데릴사위인 위태무에게 혈교의 교주 자리와 함께 혈왕잠을 물려주셨었고...)
용설약; (혈서시님의 유언이 아니더라도 이 혈왕잠에 혈왕조사님께서 남긴 절대무적의 힘이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용설약; (문제는 그걸 어떻게 찾아내야하는가 인데...) 찡그릴 때
갑자기 용설약의 아랫도리 위에 살덩이 하나가 떨어진다좀 말라비틀어진 그것은 사람의 심장이다.
[!] 눈 치뜨는 용설약
심장 크로즈 업
용설약; [꺄악!] 비명 몸을 뒤로 젖히고
 
#385>
[!] 복도 형태인 문 밖에 서서 경비 서다가 눈 부릅뜨는 백일몽. [꺄악!] 비명이 들리고
백일몽; [주모님!] 벌컥문을 열며
백일몽; [무슨 일...] + [!] 외치다가 눈 부릅뜨고
어떤 사내가 백일몽에게 등을 보인 채 침대쪽으로 걸어가고 있다침대에서는 용설약이 진저리를 치던 모습으로 그 사내를 돌아보고 있다이 사내는 위극겸이다하지만 이 장면에서도 위극겸의 얼굴 전체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백일몽; [감히...] 손톱을 길게 뽑으며 사내를 덮쳐가려 한다손톱이 면도날처럼 변했다타노의 심장을 찍을 때처럼하지만
왼손을 쳐들어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퉁겨 소리를 내는 위극겸그러자
음파가 백일몽의 머리를 관통하고 지나가고눈 부릅뜨는 백일몽
백일몽; (... 몸이 굳었다!) 덜컥손을 쳐든 채 몸이 굳어지고그때
용설약; [... 소란 피우지 말고 나가라별일 아니다.] 용설약이 백일몽에게 나가라는 손짓하고그러자
씨익웃는 위극겸의 입 부분
다시 손가락을 퉁겨 소리를 내는 위극겸직후
비틀다시 머리에 충격을 받아 비틀하며 몸을 움직이는 백일몽
백일몽; (... 마비가 풀렸다.) + [예 주모님!] 고개 숙이고
백일몽; (누구지?) 비틀거리며 돌아서면서 위극겸의 뒷모습을 곁눈질하고
백일몽; (뒷모습이지만 내 기억에는 없는 사내인데...) + [!] 생각하다가 눈 부릅
백일몽; (맙소사!) 숨이 턱곁눈질로 위극겸을 보고
백일몽; (그분... 진짜 혈왕부마(血王駙馬)께서 찾아오셨구나.) 흥분하고 두려워하며 조심스럽게 문을 닫는다밖으로 나가서
백일몽; (외부로만 전전하신 탓에 난 이제껏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밖에서 문을 닫으며 문 안쪽의 위극겸 뒷모습을 엿보고이어
닫히는 문그러자
위극겸; [눈치가 빠른 년이로군만난 적도 없는 내가 누군지 단박에 알아차리고...] 침대에 바로 옆에 이르러 뒤를 조금 돌아보고닫힌 문을 보며
위극겸; [하긴 저렇게 머리가 잘 돌아가고 상황 판단이 빠르니 위태무가 곁에 두고 몸종으로 썼겠지.] 말하며 다시 침대를 돌아보고용설약은 얼굴이 좀 발개져서 눈을 흘기고 있다하지만 여전히 침대에 던져진 심장을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보고 있고
위극겸; [물론 그 몸종에게 뒤통수를 맞아서 인생 종치긴 했지만...] 침대에 던져놓은 심장을 보며 웃고그러자
용설약; [... 위태무의 심장?] 알아차리고 눈 치뜨고
위극겸; [숙모는 확실한 걸 좋아하는 성격 아니오?] 몸을 숙여서 용설약이 오른손에 들고 있던 혈왕잠을 잡고용설약이 흠칫할 때
위극겸; [숙부의 심장을 확실하게 뽑아버렸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버리지 않고 가져온 거요.] 혈왕잠을 들고 몸을 세우며 말하고시선은 혈왕잠을 향한 채
용설약; [... 징그러워빨리 없애버려!] 진저리를 치며 곁눈질로 위태무의 심장을 보고
위극겸; [숙모도 참 박정하시오.] [그래도 수십 년 간 부부로 산 인간의 일부인데 징그럽다니...] 혈왕잠을 살펴보며 웃고
용설약; [... 그 인간 자체가 징그러웠는데 뽑혀진 심장은 오죽 하겠니?] 흘겨보고
위극겸; [하긴...] 말하며 혈왕잠으로 심장을 가리키고
위극겸; [숙모는 숙부와 살갗이 닿는 것만으로도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고 하셨었지요.] 혈왕잠이 진동하더니
푸스스화악먼지가 되어 사라지는 위태무의 심장
용설약; [... 혈왕잠의 숨겨진 힘을 쓴 거야?] 놀라고
위극겸; [그럴 리가 있겠소?] [그냥 소질의 내공을 써서 진동 시킨 것뿐이오.] 혈왕잠을 만지며 침대에 옆으로 걸터앉고
위극겸; [만일 혈왕잠의 진짜 힘을 썼다면 사자천존이라도 간단히 죽였을 거요.] 혈왕잠을 다시 용설약에게 내밀고
용설약; [혈왕잠에 숨겨진 힘이 정말 그렇게 엄청 난 거야?] 받고
위극겸; [전에 천리수경으로 연락하셨을 때 잠깐 언급했었지만...] 스윽손을 용설약의 잠옷 솟으로 넣어 용설약의 젖가슴을 하나 움켜잡고용설약은 피하지 않고
위극겸; [혈교성역에 들렀을 때 손에 넣은 오래 된 문서를 통해 혈왕잠의 비밀을 얼추 풀게 되었소.] 용설약의 젖가슴을 움켜잡으며
용설약; [... 어떤 내용인데?] 하악젖가슴이 잡혀서 자지러지면서도 묻고
위극겸; [놀라지 마시오.] [혈왕잠은 바로...] 주물럭거리며
위극겸; [일종의 내단(內丹)이오.] 고개 좀 숙이며 속삭이고
용설약; [... 내단!] [이게 비녀가 아니라 내단이라고?] 경악하며 혈왕잠을 쳐들고
위극겸; [그것도 한 사람의 내단이 아니오.] 주물럭
위극겸; [혈왕조사까지 혈교의 교주 십삼 인의 평생 수련의 결정체가 바로 혈왕잠인 것이오.] [만일 혈왕잠을 용해시켜서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위극겸; [혈서시께서 말씀하셨다는 혈왕조사님보다 세배 강한 힘을 구사할 수 있는 게 꿈이 아닌 것이오.] 다시 힘주어 용설약의 젖가슴 움켜잡고
용설약; [... 혈왕조사님보다 세 배 더 강해진다는 건 말 그대로 고금제일인(古今第一人)이 된다는 뜻인데...] 하악젖가슴 강하게 주물리키자 흥분하고얼굴도 달아오르고
용설약; [이걸... 혈왕잠을 어떻게 용해시킬 수 있는 건데...?] 눈을 욕정과 욕심으로 번들거리며
위극겸; [그렇게 중요한 비밀을 공짜로 들으실 생각이시오?] 히죽 웃으며 용설약의 젖가슴에서 손을 떼고
용설약; [... 뭘 원하는 데말만 해뭐든 줄 테니까!] 헉헉 대며 올려다보고
위극겸; [잘 아시면서 그러시오?] 용설약의 아랫도리를 보고
용설약; [... 난 또 뭐 엄청난 걸 원한다고...] 이불을 걷어 아랫도리를 드러내고잠옷 치마가 짧아서 거의 사타구니가 드러나 보인다
용설약; [우리 아들... 진천이를 낳은 내 몸은 오직 당신만 즐길 수 있어.] [그러니 허락 같은 건 구할 필요없어!] 다리를 벌리며 할딱이고걷어 올리는 치마 속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있고
위극겸; [그럼 사양하지 않고...] 일어나며 옷을 거칠게 벗고
용설약; [빨리... 빨리 와... 나 미칠 것같애!] 다리 벌리며 두 손 내밀고
위극겸; [분부 받들겠소이다 숙모!] 와락알몸이 되어 덮치고
[아흑!] [허억!] 한 몸이 되며 자지러지는 년놈.
용설약; [... 좋아너무 좋아 죽을 것만 같애하악여보여보!] 자지러지는 용설약그런 용설약을 올라타고 잔인하게 범하는 위극겸
 
#386>
<-신장궁 양주지점깊은 밤불은 거의 다 꺼져 있고.
경비가 삼엄한 어느 건물신장궁 무사들 뿐 아니라 개방의 건장한 거지들도 경비를 서고 있다불이 켜져 있고
근처의 나무 나뭇 가지 위에 앉아서 쉬고 있는 나비그때
문을 열고 나오는 청풍철각독개가 따라 나오고청풍은 피곤한 모습이다의사 복장인데 몸이 피와 오물로 물들어 있다방안에는 의사들이 침대에 누운 알몸의 벽세준을 보살피고 있다벽세준은 깨끗이 씻겨진 모습인데 눈을 붕대로 감고 있고 온몸을 거의 붕대로 다 칭칭 감고 있다아랫도리도 감고 있고
청풍; [중요한 상처의 소독과 수술은 잘 끝났습니다.] 피와 고름으로 물든 손을 수건으로 닦고무사들 청풍과 독각철개에게 인사하고
청풍; [다행히 장기의 손상은 심하지 않아서 목숨에는 지장이 없을 것같습니다.] 정원을 가로질러 가며
독각철개; [수고하셨습니다 공자.]
독각철개; [그나저나 공자께서 의술에도 능통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존경
청풍; [지금보다 어렸을 때 금릉의 제민서(濟民署)에서 일 년쯤 일하면서 어깨 너머로 배운 정도입니다.] 멋쩍게 웃고
독각철개; [지나치게 겸손하십니다.]
독각철개; [단언컨대 이 거지가 지금껏 만난 의원들 중 공자에 비견되는 자는 없었습니다.] 엄지 손가락 세워 보이고
청풍; [소생을 부끄럽게 만드시는군요.] 수건으로 목의 땀도 닦으며 웃고
청풍; [목욕을 좀 하고 오겠습니다.] [별일은 없겠지만 타주께서 의원들과 함께 소궁주의 상세를 지켜봐주십시오.] 월동문으로 가며
독각철개; [여긴 걱정 말고 눈 좀 붙이고 오십시오어제 이후로 한 잠도 못 주무시지 않으셨습니까?] 멈춰서며 말하지만
청풍; [쉬는 건 소궁주가 깨어나는 걸 확인한 후에 쉬도록 하겠습니다.] 손들어 보이며 가고
나뭇가지에서 날아오르는 나비
청풍을 따라 가는 나비
독각철개; (고집하고는...) 멀어지는 청풍을 보며 한숨 쉬며 돌아서고
독각철개; (무공이 경이적일 뿐 아니라 의술까지 탁월하고...) (초공자의 능력의 한계는 이제 가능하기도 어렵구나.) 다시 건물 쪽으로 가고
독각철개; (저런 기린아가 정파백도에서 나왔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건물로 가고
 
#387>
신장궁 양주지점의 후원.
어느 건물불이 켜져 있고굴뚝에서 연기가 난다.
약간 열린 창문을 통해서 수증기가 흘러나오고
근처 나무에 앉아서 보고 있는 나비
열린 창문을 통해서 수증기가 흘러나오는 실내는 욕실수증기가 가득 차있다넓은 원형 욕조에 청풍이 몸을 담그고 있다.
청풍; (벽세준의 외상(外傷)이 얼추 낳는 대로 신장궁으로 데려다줘야만 한다화룡부인이 일각이 여삼추로 기다리고 있을 테니...) 생각하고
청풍; (사실 벽세황이 뇌정치의 손에 죽었을 때는 좀 안된 마음도 들었었다.) (하지만 그자가 벽세준에게 한 만행을 알고 나니 일말의 동정심도 느껴지지 않는다.)
청풍; (눈을 뽑고 남근을 잘라버리고...) 벽세준의 끔찍하던 모습 떠올리고
청풍; (아무리 배다른 형제의 사이가 나쁘다 해도 형인데 그런 짓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새삼 분노하고
벽세황; (만일 벽세준에게 한 짓을 미리 알았다면 뇌정치보다 먼저 내 손으로 벽세황을 죽였을 것이다.) 이를 바득 갈고바로 그때
달캉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 흠칫하는 청풍.
이어 어떤 여자가 안으로 들어온다알몸에 얇고 짧은 잠옷만 걸친 모습으로수증기 때문에 여자의 모습이 금방 보이지는 않는데
청풍; (이 밤중에 개방 분타에 머물고 있을 당소저가 찾아왔을 리는 없고... 동숙빈인가?) + [누구요?] 돌아볼 때
뇌화영; [... 죄송해요 공자님허락도 받지 않고 들어와서...] 손으로 가슴과 사타구니 가린 채 다가오는 뇌화영얼굴이 긴장과 흥분으로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다
청풍; (뇌화영!) + [뇌소저!] 무뚝뚝
청풍; [여긴 무슨 일이오?]
뇌화영; [... 목욕시중을 들어드리려고 들어왔어요.] 다가오고
청풍; [필요없소.]
청풍; [나 혼자 씻을 수 있으니 돌아가시오.] 말하는데
스윽옆으로 발을 넣으며 욕조로 들어오는 뇌화영눈 치뜨며 돌아보는 뇌화영
뇌화영; [사양하지 마세요이렇게라도 보은을 하고 싶으니...] 참방... 청풍의 옆쪽에 청풍을 보는 자세로 물속에 주저앉고
청풍; [필요 없다고 하지 않았소귀찮게 굴지 말고 나가시오.] 말하지만
뇌화영; [제발...] 애원하며 청풍의 팔을 잡고
뇌화영; [끝내 쫓아내신다면 혀를 물고 죽어버리겠어요.] 청풍의 팔을 양손으로 잡고 애원
청풍; [혀를 물다니무슨 그런 소리를...]
뇌화영; [은공께서 구하고 보호해주지 않으셨으면 제 아버지가 지금쯤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거 알아요.] [자식 된 도리로 아비가 입은 은혜를 보답하지 않을 수가 없잖아요.] 촤아청풍의 팔을 잡고 바짝 다가앉으며
청풍; [난 당신네 부녀에게 은혜를 베풀기 위해서 당신 아비를 살린 게 아니...] + [!] 말하다가 눈을 부릅뜨고
스윽물속에서 무언가 굵은 것을 잡는 뇌화영
청풍; (허억!) + [무슨 짓을...] 기겁하지만
뇌화영; [제가... 제가 처녀가 아니라는 거 알고 계실 거예요.] 애절하게 웃으며 청풍과 마주 보는 자세로 몸을 좀 일으키고
뇌화영; [그러니... 일체 부담 갖으실 필요없어요책임지실 일도 아니구요.] 가랑이 벌리며 청풍의 아랫도리 위에 걸터앉는다한손으로 청풍의 것을 잡아 자신의 아랫도리에 끼우려는 자세로그 바람에 허리와 엉덩이 일부도 물 밖으로 드러나고
청풍; [... 당장 멈추지 않으면 진짜 화를...] + [!] 일어나려다가 눈 치뜨고
참방물 위로 올라왔던 뇌화영의 엉덩이가 아래로 깊이 잠긴다
청풍; [허억!] 혼망 가고
뇌화영; [하악!] 양손으로 청풍의 어깨를 잡으며 역시 자지러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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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

<-개방 양주지부> 개방의 양주지부 모습. 깊은 밤. 사당 안팍에 수많은 거지들이 거적이나 담요를 덮은 채 잠들어 있고

사당의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 건물. 건장한 거지들이 지키고 있고. 건물 안에 불이 켜져 있다.

문이 열리며 나오는 당아연. 더러운 물이 든 대야를 두손으로 들고 수건을 팔에 건 채 나온다. 안쪽에서 철각독개가 문을 열어준다

거지들이 당아연에게 인사하고. 고개 숙여 답례하는 당아연

당아연; (별로 기분이 좋지는 않네.) 샐쭉거리며 뒤쪽을 곁눈질하고. 철각독개가 다시 문을 닫는데. 방안에 침대가 있고 침대 아래 뇌화영이 무릎을 꿇고 있는게 보인다. 청풍이 그 옆에 서있고

당아연; (그이와 엮일 가능성은 없는 여자라지만 함께 있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아.)

당아연; (진정하자 당아연아! 진정하자.) 심호흡

당아연; (질투 하는 내색을 드러내는 건 장부(丈夫;남편)의 총애를 끊는 가장 어리석은 행태이니...) 한숨 쉬며 건물에서 멀어지고

그런 당아연을 보는 나뭇가지에 앉은 나비

 

#380>

[!] 눈 치뜨는 뇌화영

침대에 누워있는 뇌정치. 상체를 붕대로 감고 있는데 눈에 초점이 없다. 방안에는 뇌화영 외에도 청풍과 독각철개와 구육취개가 있다.

뇌화영; [아... 아버지!] 덜덜 떨며 뇌정치의 손을 잡고

뇌화영; [어쩌다... 어쩌다 이런 꼴이 되셨어요 아버지?] 털썩! 침대 옆의 바닥에 무릎을 꿇으면서 오열하고. 한손으로는 뇌정치의 손을 잡은 채로

청풍; [오는 도중에 사정 얘기는 했으니 반복하진 않겠소.] 냉정하게

청풍; [소저 아비와 벽세황은 신장궁의 후계자인 철수무정 벽세준을 납치해서 어딘가에 가둬두고 있는 게 분명하오.]

청풍; [하지만 벽세황은 소저 아비의 손에 죽었고 소저 아비는 독을 깨문 후유증으로 백치가 되어 버렸소.]

청풍; [만일 이대로 시간이 며칠만 더 지나도 철수무정 벽세준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될 테고...]

청풍; [그럼 소저와 소저의 아비는 신장궁으로부터 가혹한 대접을 받게 될 거요.] 살벌한 표정으로 이를 가는 뇌옥경을 떠올리고

뇌화영; [하지만... 하지만 전 정말 아는 게 없어요.] 고개 젓고

뇌화영; [아버지는 소궁주님의 종적에 관해 일절 언급하신 적이 없어요.] 애절하게 울며 말하고

독각철개; (확실히 초공자의 공작이 효과가 있군.) 그런 뇌화영을 보며 생각

독각철개; (워낙 되바라지고 성정이 격렬한 계집이라 협박이나 회유가 통하지 않았을 테니...) 눈물 훔치는 뇌화영을 보고

청풍; [소저의 말을 믿겠소.] 준엄하게

청풍; [하지만 소저의 아비는 분명 벽세준 소궁주를 가둔 장소에 대한 단서를 남겼을 테고...]

청풍; [그걸 알아낼 수 있는 사람은 소자 밖에 없소.] [그러니 잘 생각해보시오.]

뇌화영; [정말... 정말 전 아무것도 몰라요.] [믿어주세요.] 울며 청풍을 돌아보고

청풍; (도박 빚을 지게 만들어서 끔찍한 일을 당하게 한 효과로 드세던 성격이 나긋나긋해 지긴 했는데...) 찡그리고

청풍; (이 계집마저 벽세준의 행적과 관련하여 아는 게 아무 것도 없으면 일이 난감해진다.) 찡그리며 생각하고

청풍; [소저의 아비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생각해내야...] + [!] 말하다가 입을 다물고

독각철개; (뭔가 떠올리셨군.) 눈 번뜩일 때

청풍; (혹시...) + [소저의 아비는 정기적으로 양주를 떠났다 돌아오곤 했을 거요. 그렇지 않소?]

뇌화영; [맞... 맞아요.] 끄덕

독각철개; (그렇군!) 깨닫고

구육취개; (벽세준을 고문하되 죽지 않도록 보살피려면 일정한 간격으로 보러 갔어야했겠지.) 역시 고개 끄덕이고

청풍; [소저의 아비가 언제, 어디를 다녀왔는지 말해보시오.]

뇌화영; [아버지는 효심이 깊어서 닷새에 한 번씩은 조모님의 위패가 봉안된 암자에 다녀오셨어요.] 뇌정치를 돌아보며

<닷새에 한번!> <찾았다!> 독각철개와 구육취개의 흥분

청풍; [그 암자는 어디에 있소?] 눈 번뜩

뇌화영; [이곳 양주에서 북쪽으로 백여리쯤 떨어진 홍택호(洪澤虎) 근처 노자산(老子山)에 있어요.] 눈물 닦으면서

<노자산!> 흥분하는 청풍과 독각철개와 구육취개

 

#381>

<-노자산(老子山)> 낮. 멀리 거대한 호수가 보인다.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경치 좋은 산이고. 도처에 암자와 도관, 별장등이 있다

날아가는 나비 한 마리

나비가 날아가는 쪽. 경치 좋은 곳에 자리한 건물들이 보인다. 암자다.

<-자재암(自在庵)> 건물 몇 채로 구성 된 암자. 암자 주위로 거지들이 무언가를 찾고 있다. 구육취개가 거지들을 지휘하고 있다.

암자 위에 이르는 나비

암자 앞의 뜰에 서서 거지들의 수색 상황을 보고 있는 독각철개. 중들이 불안한 표정으로 오가며 독각철개를 힐끔거리고 있고

독각철개 뒤쪽에 서있는 암자의 본채. <自在庵>이란 현판이 걸려있고. 문은 열려있다.

열려있는 문 안쪽. 불단 앞에 청풍이 늙은 중과 마주 앉아 차를 마시고 있다. 늙은 중은 이 암자의 주지다. 온화한 인상

사방에서 달려오는 중년의 거지들.

독각철개에게 인사하며 무어라 보고하는 중년 거지들. 끄덕이는 독각철개. 심각한 표정

손짓하자 다시 흩어지는 중년의 거지들

돌아서서 대웅전으로 가는 독각철개

독각철개를 따라가는 나비

 

주지; [뇌정치시주 모친의 영패는 일 년 전쯤 우리 암자에 안치 되었다오.] 청풍과 마주 앉아 차를 마시며 말하고

주지; [그때 이후로 뇌시주는 매달 한 번씩 찾아와 향화(香火)를 올려왔소.]

청풍; [제삿날도 아니고 한 달에 한 번씩 찾아오는 건 참 대단한 효심이 없으면 어려운 일이겠습니다.] 차를 마시며

주지; [제삿날은 고사하고 몇 년씩 부모 위패에 공양을 올리지 않는 중생들도 허다한 세상이라오.] 한숨 쉬고

청풍; (역시 뇌정치가 어미의 위패에 향화를 올리기 위해 이 암자를 찾아왔다는 건 눈속임이었다.)

청풍; (뇌화영의 자백에 의하면 뇌정치는 닷새에 한 번씩 노자산에 왔다고 했지만 그자가 정작 이 암자에 들린 것은 한 달에 한 번뿐이었으니...) 차를 마시며 생각하다가

돌아보는 청풍.

문간에 독각철개가 서있다.

청풍; [말씀하시지요.] 찻잔 내려놓으며

독각철개; [사방 십리 내를 샅샅이 뒤지고 있지만 소득이 없습니다.] 고개 젓고

청풍; [주변의 다른 암자와 도관(道觀)들은...?]

독각철개; [후하게 시주를 하고 협조를 구한 후 찾아보고 있지만...] 고개 젓고

청풍; [홍택호가 멀지 않고 경치가 좋아 도처에 별장들도 산재해 있더군요.]

독각철개; [쉽진 않지만 주인들의 협조를 구해 각각의 별장들도 탐문하고 있는 중입니다.]

청풍; [비록 산중이긴 하지만 자재암 주변으로는 사람의 통행과 이목이 적지 않더군요.] 고개 돌려 주지에게 말하고

주지; [멀지 않은 곳으로 항주(杭州)에서 북경(北京)까지 이어지는 경항대운하(京杭大運河)가 지나고 있지요.] [그 때문에 노자산 근처로는 물산과 사람의 통행이 빈번하외다...]

독각철개; (보고 듣는 이목이 많은 곳이라 납치한 사람을 들키지 않고 가둬두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 생각할 때

청풍; [노자산에 폭포가 많지요?] 뜬금없이 주지에게 묻고

주지; [산은 그리 높지 않지만 수량이 풍부한 곳이라 폭포가 도처에 있다오.]

독각철개; (뜬금없이 왜 폭포를 거론...) + [!] 생각하다 깨닫고 눈 부릅

청풍; [자재암 주변의 폭포들 중 물소리가 유달리 크고 웅장한 폭포가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넘겨 짚으며 말하고. 그러자

주지; [동쪽으로 산봉우리 두 개를 넘어가면 화엄폭(華嚴瀑)이라는 폭포가 있소.] 벽쪽을 가리키며

주지; [물소리가 웅장하여 마치 화엄경을 듣는 것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말하다가 흠칫! 하고. 청풍이 급히 일어난다

청풍; [자세한 말씀은 다녀와서 듣도록 하겠습니다 스님! 감사합니다.] 합장하고

주지; [그러십시다.] 마주 합장하고

서둘러 암자에서 나가는 청풍.

독각철개; [초공자! 화엄폭이라는 곳에...] 암자를 나서는 청풍에게 흥분하여 묻고. 근처에 나비가 한 마리 날고 있고. 물론 그 나비는 용운영의 분신

청풍; [고문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비명을 숨기기에는 폭포의 물 소리만한 게 없겠지요.] 굳은 표정으로 대웅전 옆으로 걸어가며 말하고

독각철개; [과연!] 흥분

휘익! 날아오르고. 독각철개도 날아오르고. 그 모습을 주변의 중들과 수색하던 거지들이 흠칫하며 본다

독각철개; (주변 상황을 유추하여 단번에 핵심을 짚어낸다.) 앞서 날아가는 청풍을 보며 감탄

<초공자의 탁월함은 그저 무공 방면에만 국한된 게 아니로구나.> 멀어지는 두 사람 모습 배경으로 독각철개의 감탄. 나비도 두 사람을 따라 날아가고

 

#382>

산중의 웅장한 폭포. 높이는 아주 높지 않지만 옆으로 넓고 수량이 많다. 연못으로 떨어지는 폭포 소리가 요란하고.

휘익! 휙! 그 폭포 아래 연못가의 바위로 날아 내리는 청풍과 독각철개.

내려서며 바위를 살피는 청풍

폭포로 향하는 바위들의 윗부분이 반질반질하다

독각철개; (폭포쪽으로 향하는 바위 윗부분에 이끼가 없다.) 깨닫고

독각철개; (누군가 자주 밟아서 이끼가 살지 못한다는 건데...) 앞장 서서 그 바위들 밟으며 폭포쪽으로 걸어가는 청풍의 모습 보며 생각

손을 내미는 청풍.

징! 청풍의 손이 진동하자

화악! 쏟아지던 폭포가 마치 커튼이 젖혀지듯 옆으로 밀려난다

독각철개; (저토록 엄청난 양의 폭포를 옆으로 밀쳐버리는 잠경(潛勁)이라니...) 놀라고. 직후

[!] 눈 부릅뜨는 독각철개

쿵! 폭포줄기가 커튼 젖혀지듯 옆으로 밀려나자 드러나는 동굴. 폭포 뒤쪽에 동굴이 있었다. 높이 3미터쯤 되는 상당히 큰 동굴이다

독각철개; (수렴동(水簾洞)!) 놀라며 청풍을 따라가고

독각철개; (폭포의 물줄기 뒤에 동굴이 숨겨져 있었다.) 한손을 들어 물줄기를 밀어버리는 자세로 동굴로 가는 청풍을 따라가는 독각철개

동굴 안쪽으로 들어서는 청풍과 독각철개. 청풍은 폭포 줄기를 향해 손을 내밀 자세로

독각철개; (무언가 썩는 냄새...) 동굴 안으로 들어서며 소매로 코를 가리고. 그 뒤에서 청풍은 손은 내리고 있고

쏴아! 다시 원래대로 쏟아져 내려오는 폭포

독각철개; [공자! 이 동굴이 맞는 것같습니다.] 소매로 코를 가린 채 말하자

청풍; [이십 장쯤 안쪽에서 심장 박동이 느껴집니다.] 끄덕이며 독각철개를 지나 걸어가고

독각철개; [그럼...] 안도

청풍; [다행히 너무 늦게 찾아오진 않은 것같습니다.] 앞장 서서 걸어가고

따라온 나비는 폭포 밖을 배회하고 있고

 

#383>

어두운 동굴. 한 굽이를 돌아가는 두 사람. 직후

[이번에는... 또 무슨 수작이냐 세황?] 어둠 속에서 누군가의 음성이 들리고

벽세준; [어떤 수작도... 소용없으니... 포기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쿵! 막다른 곳. 석벽에 기대앉아 말하는 알몸의 사내. 바로 철수무정 벽세준이다. 봉두난발에 두 눈이 뽑혀 피와 고름이 흐르고 온몸이 상처로 덮여있다. 아랫도리도 썩어가고 있고. 목과 양팔목에 족쇄가 채워져 있고. 그 족쇄들은 쇠사슬에 연결되어 벽에 박혀있다. 주변에는 각가지 고문 도구들이 널려있고. 썩은 음식이 들어있는 그릇들도 보인다

독각철개; (맙소사!) 소매로 입을 가리고 눈 치뜨고

벽세준의 모습 크로즈 업

눈이 뽑힌 얼굴,

상처투성이의 몸뚱이,

남근이 잘려서 썩어가는 아랫도리 등등

독각철개; (눈을 뽑아버리고 남근(男根)까지 자르는 만행을 저질렀다.) 분노와 진저리

독각철개; (비록 어머니는 다르다 해도 같은 아버지를 둔 형제에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벽세황을 떠올리며 분노할 때

벽세준; [신장궁을... 망칠 네놈에게 십자금천건의 사용법을 알려주느니... 죽는 편을 택하겠다.] 말하는 벽세준 앞으로 다가가 몸을 숙이는 청풍.

벽세준; [그러니 헛된 꿈 꾸지 말고 나를 죽이는 게 그나마...] 말하다가 전율하는 벽세준. 청풍이 다가와 두팔로 벽세준을 꽉 끌어안는다

뒤에서 보다가 놀라는 독각철개

벽세준; [무슨 수작을...] + [!] 청풍에게 안기며 당황하다가 뭔가 느끼고

두근! 두근! 맞닿은 몸을 통해 청풍의 심장 박동이 벽세준에게 느껴지고

벽세준; (격하게 뛰는 심장 박동이 느껴진다!) 전율할 때

청풍; [이제... 끝났습니다.] 주르르! 벽세준을 끌어안고 눈을 감는 청풍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청풍; [곧 영부인과 진룡이 진봉이를 만나실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힘주어 벽세준을 끌어안고

벽세준; [그럼... 그럼 귀하는...] 덜덜. 눈이 뽑힌 눈에서 물기가 배어나오고

청풍; [예! 영부인의 부탁을 받고 찾아왔습니다.] 고개를 들고 눈을 뜨고

청풍; [영부인께서는 지난 일 년 간 단 한시도 소궁주를 잊으신 적이 없습니다.]

벽세준; [흐흐흐 그랬을 거요.] 울며 웃고

벽세준; [그녀라면 그랬을 것이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날 잊어도 그녀만은 내 생각을 끊은 적 없었을 거요.] 울음 터트리고

말없이 그런 벽세준을 끌어안고 다독이는 청풍..

독각철개도 눈시울이 붉어져 고개 들어 천장을 보고

벽세준; [고맙소! 뉘신지 모르지만 고맙소!] 청풍의 품에 안겨 울고

벽세준; [세상에서 잊혀진 채 홀로 죽어가지 않게 해주셔서 고맙소이다.] 오열하는 벽세준

독각철개; (무공보다도 초공자의 저런 능력이 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붉어진 눈시울을 소매로 닦으며 생각하고

<인간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기꺼이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존재이므로...> 동굴 내의 모습 배경으로 독각철개의 생각

 

#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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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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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 [용(龍)패만 나오고... 연환화인가?] 딸각! 웃으며 두 번째 패를 깐다.

청풍이 깐 두 번 째 패는 <虎 一>이다

뇌화영; [쌍화점으로 시작인 건가?] 딸칵! 냉소하며 세 번째 패를 까고.

<龍 八>이다.

청풍; [정말 연환화가 뜨려는 건가?] 딸칵! 세 번째 패를 까고.

쿵! <風 一>이다.

[오오오! 오관주 바로 아래 끗발인 삼태성(三台星)이다!] [강패가 떴어!] [저러다가 전가성(全家成)이 뜨는 거 아니야?] 사람들 흥분하고. 구경꾼들 더 몰려들고

뇌화영; [당신 끗발이 좋네.] 딸칵! 웃으며 네 번째 패를 까고. 그러자

쿵! <龍 七>이 뒤집어진다.

[오오! 저건...] [패와 숫자가 전부 연결되고 있어.] [골패에서 나올 수 있는 최강의 패인 육, 칠, 팔, 구, 십의 오행전륜(五行轉輪)이 만들어지기 직전이야.] 사람들 흥분하고

[오행전륜이라니...] [도박장 출입 십년 동안 한번도 보지 못한 궁극의 패라구.] [기막힌 구경거리로구만.] 사람들 흥분. 뇌화영은 냉소하며 청풍을 보고 있고

청풍; [이거 참 쫄리는구만.] [설령 전가성이나 사천왕(四天王)이 뜬다 해도 오행전륜이 만들어지면 박살 나는 건데...] 슥! 골패 하나를 두손으로 조심스럽게 끌고 와서

조금 들어 보는 청풍

[뭐... 뭐지?] [설마 사천왕이 뜨는 건가?] 사람들 웅성거릴 때

청풍; [쳇!] 딱! 실루거리며 패를 거칠게 뒤집어 내려친다.

바닥에 깔리는 청풍의 네 번째 패는 <虎 四>다.

[호의 사!] [아깝구만. 아직은 사천왕이 아니야.] [보는 내가 다 손에 땀이 나는구만.] 사람들 흥분하고

뇌화영; [피차 마지막 한 패에 운명이 걸렸군요.] 슥! 패를 하나 가져가며 냉소하고

청풍; [그런 것같소.] 웃으며 역시 패를 하나 가져오고

서로 패를 조금 들어서 보는 청풍과 뇌화영

뇌화영의 패에는 <龍 六>이 적혀있다. 즉, 스트레이트 플러시가 뜬 것.

뇌화영; (됐어!) 약간 웃으며 고개를 들고

청풍이 고개 뒤로 빼고 몸을 젖힌 채 신중하게 패를 쪼고 있다.

그런 청풍의 패에는 <雲 一>이 적혀 있다. 즉 포카드가 완성된 것

청풍; [휴우...] 자기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쉬고. 그러자

뇌화영; (저 치도 패가 떴구나.)

뇌화영; (그래 봐야 전가성이나 사천왕이겠지만...) + [그럼 결판을 보자구요.] 패를 다시 내려놓고, 아직 뒤집지 않은 상태

청풍; [패를 먼저 가져가셨으니 판돈도 먼저 걸어 보시오.] 역시 패를 내려놓으며 말하고

뇌화영; [시간 끌 거 없고...] 슥! 자기 앞의 돈을 전부 민다

뇌화영; [대략 오만 냥쯤일 거예요.] [전부 걸겠어요.]

[오... 오만 냥을 단판에...] [무시무시하구만.] [이렇게 큰 승부는 머리에 털 나고 처음이야.] 구경꾼들 흥분하고.

청풍; [오...오만 냥이나 한판에?] [소저는 정말 배포가 크신 분이오.] 겁먹고 감탄한 표정

피식! 웃는 독각철개

청풍; [하지만 나도 이 패로 죽기는 아까운데...] 패를 만지작거리며 고민하는 척하고

뇌화영; (물론 아깝겠지.)

뇌화영; (특히 전가성이라면 죽을 수도 있지만 사천왕이 떴다면 절대 못 죽을 테고...) 생각할 때

청풍; [에잇! 여자는 절개고 사나이는 배짱이라는데 까짓 거!] 드륵! 상자 하나를 앞으로 밀고

뇌화영; [뭐 하자는 거예요? 그 상자 안에 십만 냥이 들어있다면서...] 노려볼 때

청풍; [소저의 오만 냥 받고...] 드륵! 두 번째 상자도 밀고

청풍; [십오만 냥 더 얹었소!] 히죽 웃고

[헉!] [이... 이십만 냥을 한 판에...] [말도 안돼!] [정말 사천왕이 뜬 모양이구만.] 사람들 눈이 휘둥그레 떠지고

뇌화영; [돈으로 내 패 죽이자는 거예요 뭐예요?] 발끈

청풍; [그게 뭐 잘못 되었소?] [돈질도 도박 실력중 하나 아니오?] 웃고

뇌화영; [당신...] 노려볼 때

청풍; [그럼 이렇게 합시다.] [잠시 시간 줄 테니 십오만 냥을 구해보시오.]

청풍; [돈 조달하는 것도 실력이니까 못 구하면 소저가 지는 거고...]

뇌화영; (개새끼...) 이를 갈며 노려보고. 그때

포대붕; [무슨 문제가 생겼소 뇌소저?] 조폭처럼 음침하고 느끼하게 생긴 뚱보 중년인이 흉악하게 생긴 덩치 두 놈 데리고 다가온다. 사람들 급히 피하고. 조폭처럼 생긴 중년인이 도박장 주인이고. 이자는 뇌화영에게 단 마음을 품고 있다.

<이 도박장 주인인 포대붕(浦大棚)이야.> <양주 흑사회의 실력자이기도 한 거물이지.> 사람들 겁에 질려 길을 터주고

뇌화영; [마침 잘 오셨어요 포(浦)대인!] 반색

뇌화영; [글쎄 저치가 돈으로 날 죽이려 들지 뭐예요?]

포대붕; [돈으로 죽이다니... 얼마나 모자라는 거요?] 판을 힐끔 보면서

뇌화영; [내 밑천은 오만 냥뿐인데 판돈을 무려 이십만 냥으로 올렸어요.] 청풍을 흘겨보면서

포대붕; [허어! 이십만 냥이나...] 놀라고

뇌화영; [그러면서 돈 못 구하면 이 패로 죽으라지 뭐예요.] 이를 갈며 자기 패를 가리키고

포대붕; (오행전륜?) 눈 치뜨고

청풍; [나도 지를만한 패니까 지른 건데 거 너무 징징거리지 맙시다.] 눈 흘기고

뇌화영; [뭐? 징징?] 발끈하고. 포대붕은 청풍의 패를 보고

포대붕; (저자의 패는 사천왕이란 말이지?)

뇌화영; [야! 너 말 다했어? 누구 보고 징징대지 말라는 거야?] 벌떡! 일어나며 삿대질. 그 바람에 탁자가 좀 흔들리는데

청풍; [어쭈! 그러다 사람 치겠소!] 두 손으로 흔들리는 탁자를 잡으며 눈 치뜨고

징! 탁자를 쥔 청풍의 양손이 약간 진동하고. 그러자

추하! 치릿! 바닥의 패 하나와 뇌화영의 마지막 패가 재빨리 위치를 바꾼다.

독각철개; (기가 막히군.) 눈 번득

독각철개; (나도 유심히 보고 있지 않았으면 패가 바뀌는 줄 몰랐을 것이다.) 웃고. 그 사이에 청풍과 뇌화영은 아웅다웅하고 있고. 뇌화영은 일어났고 청풍은 자리에 앉은 채. 그때

포대붕; [조용! 조용히 하시오 두 분!] 두 손 들어 말리고

뇌화영; [흥!] 다시 자리에 앉고

청풍; [그럽시다.] 끄덕이고

포대붕; [나도 영업을 해야 하니 빨리 이 상황이 끝나도록 도와드리겠소이다.] 옆쪽으로 손을 내밀고. 그러자

[여기...] 두명의 어깨중 한 놈이 급히 수표책과 연필 형태의 붓을 내밀고.

포대붕; [내가 대륙전장 앞으로 십오만 냥짜리 전표(錢票)를 한 장 끊어서 뇌소저에게 드리겠소.] 수표책에 싸인을 하고

포대붕; [대륙전장 양주지점과는 오래전부터 거래를 해왔으니 이 전표를 가져가면 두말 않고 십오만 냥을 내줄 거요.] 찌익! 수표책에서 수표를 찢어내고

포대붕; [대신 뇌소저는 이 돈, 오늘 내로 갚아야만 하오.] 수표를 뇌화영에게 내밀고. 표정이 느끼하다

뇌화영; [걱정 마세요. 바로 이 자리에서 돌려드릴 테니까요.] 자신 만만하게 말하며 두 손으로 수표를 받고. 이어

뇌화영; [십오만 냥 받았어요.] 휙! 전표를 자신이 밀어낸 돈더미 위에 던지고.

청풍; [이십만 냥이나 서슴없이 도박에 쏟아 붓고... 과연 소저는 여걸이오.] 슥! 뒤집어놓았던 자기 패를 집어들고.

청풍; [하지만 이번 판은 내 승리요!] 딱! 소리 나게 패를 바닥에 내려놓고.

물론 청풍이 뒤집은 패에는 <雲 一>이라는 글이 적혀 있다. 그러자

[오오! 일(一) 끗이 나왔다!] [역시 사천왕이었어!] 사람들 흥분하고 환호하고. 그 배경으로 청풍은 느긋한 표정인데

뇌화영; [사천왕이라니... 축하드려야겠지만...] 냉소하며 자기 마지막 패를 잡고

뇌화영; [유감스럽지만 이 판의 승자는 나예요.] 딱! 소리 내며 패를 바닥에 오픈한다. 헌데

쿵! 오픈 된 패는 <虎 六>이다. 순간

[!] 엄청난 충격을 받고 눈 치뜨는 뇌화영

[헉!] [뭐... 뭐야 저거?] 구경하던 사람들과 포대붕 일행도 경악

<오행전륜이 아니라 단순한 오관주잖아!> 사람들 비명 배경으로 깔린 패. <龍 十> <龍 九> <龍 八> <龍 七> <虎 六>이다.

뇌화영; [말... 말도 안돼! 분명 오행전륜이었는데...] 덜덜 떨고

청풍; [휴우! 십년 감수했구만.] [난 또 진짜 오행전륜이 뜬 줄 알았지.]

청풍; [이십만냥은 부모님이 사신 땅 잔금이었는데 날렸으면 집에서 쫓겨날 뻔했어.] 이마의 땀을 닦는 시늉하고.

뇌화영; [으으으!] 사색

청풍; [하여간 소저의 배포에는 감탄했소.] 판돈 위에 얹혀진 포대붕의 수표 집어들고

청풍; [오관주로 소생이 전가성이나 사천왕이 떴는지 확인하러 들어오시기도 하고...] 수표 흔들어 보이며 웃고. 그러자

뇌화영; [아니야! 그럴 리 없어!] 벌떡 일어나며 바닥의 패를 뒤지고

뇌화영; [저자가 <龍 六>을 빼돌린 게 분명해!] 패를 마구 뒤지며 악을 쓰고. 그 배경으로 청풍은 수표를 품에 넣고. 직후

[!] 패 하나를 쥐고 눈 부릅 뜨는 뇌화영

쿵! 뇌화영이 쳐든 패에 <龍 六>이 적혀 있다.

[빼돌리기는 개뿔...] [바닥 패에 <龍 六>이 있었구만.] [너무 큰 돈을 잃어서 정신줄을 놨어!] 쯧쯧 혀를 차거나 흘겨보며 흩어지는 사람들. 그 배경으로 뇌화영은 패를 들고 부들부들 떨고 있고

뇌화영; [이럴 리가... 이럴 리가 없는데...] 패를 보며 실성한 듯 중얼

청풍; [이럴 리고 저럴 리고 하여간 잘 놀았소!] 딸칵! 딸칵! 돈 상자를 닫고

청풍; [이건 내가 들고 갈 테니 자네는 나머지 돈 챙기게.] 돌아서며 철각독개에게 말하고.

청풍; [개평 넉넉하게 주는 거 잊지 말고!] 가방 들고 돌아서며 말하고

철각독개; [예 도련님!] 대답하며 품속에서 포대를 하나 꺼낸다. 이어

철각독개; [고액권이 아니라 오만 냥도 한 짐이로군.] 그 포대에 돈을 담기 시작한다. 포대붕은 찡그리며 보고 있고. 뇌화영은 넋이 나가 덜덜 떨고 있고

뇌화영; (분명... 내가 마지막에 뜬 건 분명 이 패였는데... 어떻게 <虎 六>으로 바뀐 거지?) 덜덜 떨고. 그 직후

[옛소!] 툭! 돈뭉치 하나가 그런 뇌화영 앞에 던져지고

퍼뜩 정신 차리는 뇌화영.

철각독개; [개평으로 천 냥씩이나 주는 건 크게 인심 쓰는 거요.] [그러니 너무 서운해 하진 마시오.] 돈주머니를 어깨에 척 걸치고 돌아선다. 청풍은 이미 문쪽으로 나가고 있고

뇌화영; [기... 기다려!] 외치며 철각독개를 따라 가려 하지만

[어딜!] [허튼 수작하지 마라!] 콱! 콱! 뇌화영의 양 팔을 잡는 어깨들

뇌화영; [뭐... 뭐야 너희들?] [이 팔 안 놔? 누구 몸에 손을 대는 거야?] 악을 쓰며 몸부림치지만 꿈쩍도 않는 어깨들

뇌화영; [너희들 내가 누군지 알고...] + [컥!] 외차 눈 치뜨고. 뇌화영의 목을 움켜잡은 포대붕의 우왁스러운 손아귀

포대붕; [아가리 닥쳐라!] 살벌. 주변 사람들 겁에 질리고

뇌화영; [끄윽...] 공포에 질리고

포대붕; [영업 방해하다가는 내일 아침 해를 못 보는 수가 있다.] 다시 목을 놔주고. 이어

포대붕; [잠시 소란을 막지 못해 죄송하게 되었소이다.] [재미있는 승부들 하시길 바라겠소이다.] 사람들에게 포권하고

사람들 다시 웅성거리며 자기들 도박을 하고

포대붕; [한번만 더 방해를 하면...] 슥! 뇌화영에게 다가오며 어느 틈에 빼든 비수를 뇌화영의 배에 대고. 눈 치뜨는 뇌화영

포대붕; [이 자리에서 네년 눈으로 네년의 창자를 보게 해주마!] 스윽! 비수를 배에 들이밀며 웃으면서 말하고

뇌화영; [흐윽...] 전율하고

포대붕; [다행히 말귀를 알아들은 것 같군.] 슥! 비수를 다시 소매 속으로 숨기며 떨어지고

포대붕; [후원으로 끌고 가라.] 말하며 앞장 서서 걸어가고

[예 주인님!] 고개 숙이며 대답하는 어깨들. 이어

뇌화영을 다른 쪽으로 끌고 가는 어깨들. 사색이 되어 끌려가는 뇌화영

[쯧쯧! 저렇게 끝나는군.] [계집이 도박장을 드나들 때부터 정해진 수순이었지.] [도박 빛 갚으려면 몸뚱이 파는 길 밖에 더 있겠나?] [계집이라 팔 몸뚱이라도 있어 다행이지. 사내놈이었으면 흑점(黑店;인육을 파는 식당)에 만두용 고기로 팔렸을 테니...] 끌려가는 뇌화영을 보며 수군거리는 사람들

뇌화영; (안... 안돼!) 절망

<누가... 누가 나 좀 구해줘요.> 끌려가는 뇌화영을 배경으로 뇌화영의 애원 나레이션

 

#377>

밤이 깊어진 양주. 이제 불도 많이 꺼졌고

도박장은 여전히 불야성

그 도박장 뒤의 제법 잘 가꿔진 정원. 건물이 한 채 있고. 건물을 어깨들이 지키고 있다.

그곳으로 다가오는 포대붕

[주인님!] [이제 오십니까?] 인사하는 어깨들

포대붕; [그년은?] 건물 보며 묻고

[하녀들이 준비 시켜 놓았습니다.] 한 놈이 음험한 표정으로 대답하고

포대붕; [방해하는 놈 없게 잘 감시해..] 문을 열고 들어가고

[예!] [걱정 마십시오.] 대답하는 어깨들

탁! 닫히는 문

[주인님이 오랜만에 회가 동하신 거 같지?] [물건이 물건이니까.] 히죽이며 문을 보는 어깨들

 

#378>

[!] 눈 치뜨는 뇌화영. 침대에 두 팔이 쳐들려진 채 묶여있다. 몸에는 야한 란제리가 입혀져 있다. 속이 지치고 치마는 짧다. 속옷은 안 입었고. 필사적으로 두 다리 오무려서 가랑이 가리려 애쓰는 자세

포대붕; [네년을 어떻게 할까 고민을 좀 했다.] 침대 옆에서 허리띠를 풀면서

뇌화영; [포... 포대인! 이러지 마세요.] 사색

뇌화영; [저를 집으로 돌려보내 주시면 아버지가 어떻게든 돈을 마련해줄 거예요.] 애원하지만

포대붕; [네년 아비가 무슨 돈이 있어서?] 냉소하며 상의를 벗고. 뱃살이 출렁

포대붕; [비록 신장궁 양주지점장이라고는 해도 네년 아비는 그냥 고용인일 뿐이다.] [조사해본 바에 의하면 네년 아비의 재산은 잘 해야 육, 칠만 냥 정도에 불과했다.] 툭! 벗은 상의를 침대 아래 던지고. 배가 불룩하고 상체가 털과 문신으로 덮여있다.

뇌화영; [그... 그렇지 않아요.] 다급

뇌화영; [아버지는 장차 신장궁의 주인이 될 벽세황공자의 최측근이기도 해요.] [십오만 냥쯤은 어렵지 않게 융통하실 수 있을 거예요.]

포대붕; [그건 네년 생각이고...] 바지의 끈도 풀고

포대붕; [난 확실하게 십오만냥을 회수할 방법이 필요했다. 그래서 네년을 사창가에 팔아넘길까도 생각해봤다만...] 바지를 벗으면서 뇌화영의 아랫도리를 보고

포대붕; [네년 거기를 조사한 하녀 말로는 처녀가 아니라더구나.] 히죽 웃으며 바지도 벗고. 이제 빤스차림이 된다.

뇌화영; [으으으!] 수치심으로 치를 떨고

포대붕; [처녀도 아닌 네년을 십오만 냥이나 주고 사갈 포주가 있을 리 없고...] [그래서 결국 결정을 했다.] 빤스만 걸친 알몸이 되어 침대로 올라가고

뇌화영; [흐윽!] 진저리를 치지만 두 팔이 침대 모서리에 묶여 있어서 상체는 움직일 수가 없다. 하체만 구석쪽으로 움직이고

포대붕; [네년을 내 첩으로 삼기로...] 기어서 다가가며 변태처럼 웃고

뇌화영; [흐윽! 오... 오지 말아요!] 기겁해서 비명 지르지만

포대붕;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라.] [첫째! 사창가에 팔려가서 몸을 팔아 십오만 냥을 갚는다!] 손으로 뇌화영의 젖가슴을 쓰다듬고. + 뇌화영; [흐윽!] 진저리를 치고

포대붕; [물론 그럴 경우 한 번 몸 팔 때마다 두 세 냥씩 밖에 못 갚아서 죽을 때도 빚이 남겠지만...] 잔인하게 웃고

뇌화영; [으으으!] 절망

포대붕; [두 번째 선택이 바로 내 첩이 되는 거다...] 콱! 뇌화영의 젖가슴을 강하게 움켜잡고

뇌화영; [아흑!] 비명

포대붕; [난 아직 대를 이을 아들을 얻지 못했다.] 주물럭

포대붕; [내게 아들을 하나 낳아주면 십오만 냥의 빚은 없는 것으로 해주마.] 혀로 뇌화영의 뺨을 핥으면서 징그럽게 웃고

뇌화영; (말... 말도 안돼!) 젖가슴을 주물리키고 포대붕의 긴 혀에 뺨이 핥아지면서 진저리를 치고

뇌화영; (내가... 신장궁과 천마련의 안주인을 꿈꾸던 내가 어쩌다 이런 꼴이 되었단 말인가? 그것도 불과 반나절 만에...) 절망하고

포대붕; [그럼 사창가에 팔려가는 것보다는 내 첩이 되는 쪽을 선택한 것으로 알겠다.] 한손으로 뇌화영의 가랑이를 벌리며 올라타고

뇌화영; [안... 안돼요!] 비명

포대붕; [알아서 결정해라.] 올라타며 강간하려 하고

포대붕; [지금이라도 내 첩이 되는 걸 원치 않는다면 사창가에 가서 몸을 팔게 해줄 테니...] [그럼 매일 밤 수십 명에게 가랑이를 벌려야하겠지만...] 뇌화영의 한쪽 다리를 쳐들고 자신의 거시기를 뇌화영의 사타구니에 끼우려 하고

뇌화영; (제발...) + [끄윽!] 무거운 포대붕의 몸 아래 깔려 꺽꺽 대며 절망

<누가 나 좀 이 짐승에게서 구해주세요! 그럼 무슨 짓이든 할 테니...> 강간당하기 직전인 모습의 뇌화영을 배경으로 뇌화영의 애원 나레이션. 직후

펑! 갑자기 방문이 박살난다.

[헉!] 막 뇌화영을 강간하려다가 돌아보는 포대붕. 뇌화영도 눈 치뜨며 돌아보고

청풍; [이거 실례!] 슥! 웃으며 방으로 들어서고. 부서진 문 밖에는 어깨들이 거품 물고 쓰러져 있고. 그자들 사이에 독각철개가 서서 보고 있다. 돈 상자는 들고 있지 않다

청풍; [본의 아니게 재미 보려던 걸 방해하고 말았소이다.] 능글맞게 웃으며 방안으로 들어서고

뇌화영; (저... 저 사람이 혹시...) 기대에 차서 보고

포대붕; [네... 네놈!] 분노와 두려움. 눈 치뜨며 급히 뇌화영의 몸에서 일어나고

포대붕; [감히 내가 누군 줄 알고...] [컥!] 말하다가 눈이 튀어나오려 하고. 그자의 목은 반투명한 용의 몸통이 한 바퀴 감아서 조이고 있다

청풍; [도박장 운영하면서 숱한 인생 나락으로 떨어트려온 주제에 무슨 자부심을...] 쿠오오! 웃는 청풍의 몸에서 용의 형상이 일어나 포대붕이 목을 한 바퀴 조이고 있다. 용의 머리와 앞발은 허공에서 방향을 틀어 포대붕의 얼굴을 물어뜯고 할퀴려는 형상을 하고 있고

뇌화영; (용...!) 눈 치뜰 때

우우둑! 포대붕의 목을 조이며 그자를 허공으로 띄우는 용

청풍; [나도 당신 흉내를 내서 두 가지 선택지를 제시하지!] 슥! 말하며 종이를 한 장 쳐든다. 포대붕이 발행한 수표다

청풍; [첫째! 당신이 발행한 이 전표를 돌려받고 오늘 일을 완전히 잊는다.] 전표를 흔들어 보이고

청풍; [둘째! 지금 이 자리에서 강도를 당해 목숨을 잃는 꼴로 생을 마감한다.] 빠직! 종이가 칼날처럼 단단해지고

청풍; [어느 쪽을 선택하든 존중해줄 테니 알아서 하셔.] 스윽! 칼날처럼 변한 종이로 포대붕의 출렁이는 배를 천천히 긋는다. 칼날처럼 변한 종이가 포대붕의 배를 가르며 피가 주르르 나고

포대붕; [전... 전표를 돌려받겠소!] 다급히 비명 지르고

청풍; [그게 귀하의 선택이오?] 놀라는 척

포대붕; [전... 전표만 돌려주면... 오늘 일은 영원히 잊어버리겠소!] 애원

청풍; [과연 양주 제일의 도박장을 운영하는 분답게 현명한 판단을 내리실 줄 아는군.] 슥! 웃으며 포대붕의 배를 가르려던 종이를 떼고

청풍; [귀하의 선택을 존중해주겠지만 이것 한 가지는 명심해둬야할 거요.] 쩡! 청풍의 뒤로 한 쌍의 거대한 눈이 떠오르고

포대붕; [허억!] 전율하고

청풍; [오늘 일을 입에 올리기라도 하면 살아있는 걸 후회하게 된다는 것을!] 쩡! 청풍의 눈도 태양같이 강렬해지고

포대붕; [으으으으!] 대답도 못하고 고개만 끄덕이고

청풍; [그럼 얘기 끝난 걸로 알고 풀어드리지!] 웃으며 고개 젓고

슈욱! 휘릭! 포대붕의 목을 휘감고 있던 용이 미끄러지듯 움직여서 청풍의 몸으로 들어간다

포대붕; [컥!] 퍼억! 콰당탕! 목이 풀리자 침대 아래 쳐박히는 포대붕

청풍; [오래 기다리셨소.] 나뒹구는 포대붕 옆에 서서 침대에 묶여있는 뇌화영을 돌아보고. 그러자

퍼석! 푸스스! 뇌화영의 양쪽 손목을 묶고 있던 천이 가루가 되고

뇌화영; [흐윽!] 양쪽 손목이 풀리자 급히 일어나 앉는 뇌화영

청풍; [자! 그만 갑시다. 댁까지 모셔다 드리겠소.] 손을 내밀고. 그러자

뇌화영; [흐윽!] 와락! 청풍의 품에 안기는 뇌화영. 흠칫! 하지만 뇌화영을 품에 안는 청풍.

뇌화영; [고마워요 공자님! 고마워요!] 안겨서 울며 달달 떨고

청풍; [진정하시오 다 끝났으니...] 뇌화영을 두팔로 번쩍 안아들고

그런 청풍의 품에 안기며 우는 뇌화영

청풍; (벽세준의 행방을 알아내기 위해서였지만 못할 짓을 한 것같군.) 뇌화영을 안고 문쪽으로 가고

<하지만 누구보다 기가 센 이 여자를 나긋나긋하게 만들려면 어쩔 수 없는 과정이었다.> 뇌화영을 안고 문을 통해 나가는 청풍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포대붕은 겁에 질려 일어나 앉아 눈치를 보고 있고

 

#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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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5>

[!] 수건과 그릇들을 들고 월동문을 나오다가 깜짝 놀라는 동숙빈의 몸종 춘앵.

월동문 쪽으로 달려오는 뇌화영

춘앵; [아... 아가씨!] 당황하며 월동문을 의식적으로 막어서고

춘앵; [도... 도장(賭場;도박장)에 계신 줄 알았는데... 이 시간에 어인 일로...] 억지로 웃으며 몸으로 뇌화영을 막으려 하지만

뇌화영; [비켜 이년아!] 팍! 춘앵을 옆으로 확 밀면서 월동문 안쪽으로 뛰어 들어가고. + 춘앵; [엄마...] 비명 지르며 옆으로 밀려나고

털썩! 그릇과 수건들이 바닥에 흩어지고 그 옆에 나뒹구는 춘앵

뇌화영; [공자님!] 외치며 월동문 안쪽으로 뛰어 들어가는 뇌화영

춘앵; (일... 일 났어!) 일어나 앉으며 사색이 되고

뇌화영; [저 왔...] + [!] 외치며 자기 거처로 뛰어가다가 눈 부릅

[아흑! 공자님! 죽... 죽어요!] 근처 건물에서 여자의 비명이 들리고. 바로 동숙빈의 거처다.

뇌화영; (동숙빈!) 눈 부릅 급정거하며 그 건물을 돌아보고

뇌화영; (아버지는 벌써 며칠 째 출타중이다. 그런데 대낮부터 감창을 낸다는 건...)

뇌화영; (감히 후원에 외간 사내를 끌어들인 것이냐?) 분노하며 건물로 다가가고. 직후

[이... 이렇게 하는 건 어떻소? 허억!] [아흑! 너... 너무 깊어요 공자님!] 이어지는 소리들이 뇌화영의 눈을 치뜨게 만들고

[숙빈... 당신은 정말... 허억! 뜨거운 뻘이 따로 없소.] 이어지는 음성

뇌화영; (벽... 벽공자?) 엄청난 충격

[어쩜... 어쩜 공자님... 전과는 비교도 안되게... 하악! 너무 뜨거워 견딜 수가... 끄윽!] 이어지는 여자의 야한 음성

[숙... 숙빈, 당신 때문이오. 당신이 천하의 명기라서... 허억.] 이어지는 음성

뇌화영; (틀... 틀림없어! 벽공자의 음성이야!) 휘청하고

[어... 어때요? 화영이하고 신첩하고... 어느 쪽이 공자님을 더 즐겁게 만드나요?] 그런 뇌화영의 귀에 들리는 야한 소리들

[비... 비교할 걸 비교하시오. 숙빈 당신이 농익은 홍시라면 화영이, 그년은 설익은 땡감일 뿐이오. 헉헉!] 살 부딪히는 야한 소리도 들리고

[게다가... 내가 당신에게 미치는 이유를 알고 있지 않소?] 이어지는 사내 음성

[제가... 신첩이 공자님 형수인 화룡부인 뇌옥경을 빼닮아서인가요?] 여자의 음성

[그... 그렇소! 마치 형수를 범하는 것같은 기분까지... 허억!] 사내의 음성

[도... 도련님! 어서... 절 마음대로 짓밟으세요. 제 몸은 도련님 거예요. 아흑!] 여자의 비명

뇌화영; (죽일...) 치를 떨며 문으로 달려가고

뇌화영; [그만들 해 이 개같은 년놈들아!] 벌컥! 문을 부술 듯이 열어젖히고

[꺄악!] [헉!] 침대에서 교접하다가 돌아보는 벽세황과 동숙빈. 잠옷을 허리 위로 걷어올려 아랫도리를 드러낸 모습인 동숙빈이 네 발로 엎드려 있고 그 뒤에 바지만 까내린 벽세황이 달라붙어 있다가 문쪽을 돌아본다.

동숙빈; [화... 화영아!] 팟! 비명 지르며 침대 위에 납작 엎드리고. + 벽세황; [뇌... 뇌소저!] 앞으로 눕는 동숙빈을 따라서 동숙빈 등에 누우며 돌아보고

뇌화영; [이... 이...] 충격과 분노로 부들 부들. 말도 못하고

동숙빈; [공... 공자! 제발... 내려가세요.] 침대에 엎드려서 엉덩이를 흔들며 애원하고. 두 팔을 몸통에 붙인 채. 하지만

벽세황; [허억! 그... 그렇게 움직이면 견딜 수가...] 엉덩이를 흔드는 동숙빈의 아랫도리에 자신의 아랫도리를 밀착시킨 채 혼망가고. 두팔로는 침대를 짚은 채 상체를 든 자세로. 이어

동숙빈; [안... 안돼요! 제발... 참으세요.] 뭔가 느끼고 비명 지르지만

벽세황; [숙... 숙빈... 허억!] 고개 젖히면서 혼망 간다. 아랫도리를 필사적으로 동숙빈 엉덩이에 밀착시키는 자세로.

경직된 벽세황의 엉덩이가 부르르 떨리고. 

동숙빈; [몰... 몰라요! 하악!] 두 손으로 얼굴 가리며 발발 떨고. 함께 느끼고

뇌화영; [이... 이 개만도 못한 잡것들!] 그 모습을 보며 얼굴 새빨개져서 이를 갈고

뇌화영; [오냐! 마음껏 흘레붙어봐라! 아버지가 돌아오면 본 대로 일러줄 테니까!] 악을 쓰며 홱 돌아서고

뇌화영; [으아아아!] 파앗! 울부짖으며 월동문쪽으로 달려간다. 춘앵은 다시 월동문 안으로 들어오다가 기겁하며 옆으로 비켜서고

뇌화영; [전부 죽여 버리고 싶어!] 타타탓! 울부짖으며 춘앵 앞을 지나 월동문 밖으로 달려가고

춘앵; (일... 일이 나도 제대로 났네.) 으아아아! 울면서 멀어지는 뇌화영의 뒷모습 보며 걸음은 건물 쪽으로 향하고

춘앵; (불같은 아가씨 성격에 뭔 사달을 내도 내고 말 텐데...) 한숨 쉬며 건물로 다가가는데

[하악! 너... 너무 하세요 공자님! 어... 어떻게 금방 하고 또... 끄윽!] [숙... 숙빈, 당신 때문이니 날 탓하진 마시오.] 건물에서 다시 들리는 신음소리

춘앵; (물... 물개가 따로 없어.) 얼굴 발개져서 열린 문으로 가고

춘앵; (욕실에서 한판 뛰고도 연달아 마님을 괴롭히고 있으니...) 열린 문 안쪽을 곁눈질하며 문을 닫으려 한다.

[아흑! 당신... 당신 전과 너무 달라요. 다른 사람 같애!] [그럼 다른 놈하고 즐긴다 생각하시오. 허억!] 다시 엉겨 붙어 즐기는 둘의 모습이 조금 보이고

춘앵; (마님 말이 예사롭지가 않네.) 탁! 문을 닫아주고

춘앵; (여자 몸은 예민해서 차이를 금방 안다고 하던데...)

춘앵; (정말 다른 사내하고 하는 것처럼 느껴지시는 걸까?) 닫힌 문을 보며 갸웃하고

 

#376>

양주. 밤. 불야성

어느 도박장. 아주 크다. 아편 연기 자욱한 가운데 여자들과 도박꾼들이 뒤섞여 있고.

구석진 어느 테이블 구경하는 사람들이 많다. 몇 명이 앉아서 골패를 하고 있다. 전부 사내들인데 한명만 여자. 바로 뇌화영이다. 테이블 중앙에 지폐가 수북하다. 다발로 돈이 쌓여있고

다른 도박꾼들 앞에는 이제 돈이 별로 없다. 반면 뇌화영 앞에는 엄청난 돈다발과 은자, 금덩이들이 쌓여있다. 마지막 다섯 번째 패를 쪼고 있는 뇌화영과 도박꾼들

뇌화영의 맞은편에 앉은 놈이 마지막 패를 쫀다. 그자의 패는 스트레이트 직전이다. 바닥에는 <風 四> <雲 五> <雲 六> <龍 八>이 깔려있고

사내1; (칠(七), 칠 떠라!) 슥! 엄지 손가락을 내려 글과 숫자를 보는 사내1. 하지만

패에는 <龍 五>란 글자가 적혀 있다.

사내;1 (젠장...) 실망

사내1; (엄청 큰 판인데... 이럴 때 오관주(五貫珠)가 떠주면 얼마나 좋아?) (겨우 오(五)의 쌍화점(雙花點)이라니...) 생각하며 다른 놈들 보고

다른 세 놈의 표정이 죽상이다. 모두 패를 쪼고 있고

사내1; (표정들을 보아하니 전부 개패들이 떴구만.) 히죽

사내1; (잘 해야 짝패 두 개가 뜬 쌍동주(雙棟柱)일 테고...) 한 놈의 패를 보고 <一>과 <九>가 한쌍 씩 깔려있다.

사내1; (문제는 뇌가년의 패다.) 건너편에서 패를 쪼는 뇌화영을 보고

뇌화영 앞의 패는 <風 三> <雲 四> <虎 五> <風 六>이다.

사내1; (저년도 나처럼 오관주를 노리고 있는데...) (최강으로 뜨면 삼, 사, 오, 륙, 칠의 오관주...)

사내1; (반면 내가 오관주를 뜰 경우에는 사, 오, 륙, 칠, 팔...) 슥! 마지막 골패를 오픈한 패들 옆에 내려놓고

사내1; (허풍(虛風)을 때릴 기회다.) + [시작하지!] 지폐 뭉치 하나를 집어들고.

다른 놈들 패를 쪼다가 흠칫! 고개 들고

사내1; [약소하게 천 냥으로 시작하자구.] 툭! 지폐 뭉치를 가운데 쌓인 돈 무더기에 던지고

[천... 천 냥!] [시작부터 천 냥을 질러?] [오관주 떴다고 선언하는 건가?] 다른 놈들 당황. 하지만 뇌화영은 자기 패만 쪼고 있다.

[죽었어!] [젠장! 이렇게 큰 판에 패가 떠야 되는 건데...] 두 놈은 골패를 던지고

사내2; [이 패로 죽긴 아까운데...] 고민하며 거의 마지막 남은 지폐뭉치를 잡고. <一>과 <九>를 쌍으로 깔아놓은 자다.

사내2; [판돈 보고 들어간다. 천 냥까진 받았어!] 툭! 지폐 뭉치를 던져 넣고

사내1; (두 놈은 죽였고...) 시선을 뇌화영에게

사내1; (찜찜하니 저년도 죽어 줬으면 좋겠구만.) 생각할 때

뇌화영; [당신 밑천 얼마 남았어?] 쪼던 골패 내려놓으며 사내1에게

사내1; (설마...) + [한 오천 냥 정도?]

뇌화영; [그럼 천 냥 받고 오천 냥 더...] 슥! 자기 앞의 돈 뭉치를 두손으로 앞으로 밀어낸다.

[합... 합이 육천 냥!] [확실하게 지르는구만.] 죽은 놈들 눈이 휘둥그레 지고. 반면

사내2; [니기미... 오관주가 확실하게 떴구만!] [쌍동주로 오천 냥은 더 못 받겠다.] 인상 쓰며 들고 있던 마지막 골패를 패대기치고.

사내1; (정말 오관주가 뜬 걸까?) 노려보고. 뇌화영은 짜증스런 표정으로 몸 뒤로 젖힌 채 기다리고 있고

사내1; (지금까지의 판을 되짚어 보자.) (생각해보니 저년은 상대가 까놓은 패가 정말 강력한 게 아닌 한 전부 막판까지 질러댔었다.)

사내1; (물론 가끔씩 납득할만한 강패가 떠서 먹었지만... 어떤 때는 말도 안되는 똥패로 먹기도 했다.)

사내1; (즉, 저년은 오늘 웬만하면 지르기로 방침을 정하고 골패를 하고 있는 중이다.) + [그 오천 냥...] 슥! 두손으로 남아있던 돈 모두를 밀고

사내1; (내 감은 저년의 오관주가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 [받아주지!] 호기롭게 돈을 모두 가운데로 밀어넣고

[대단하구만.] [판돈이 대체 얼마야?] [최하로 잡아도 삼만 냥은 되겠어.] 다른 놈들과 구경꾼들 눈이 휘둥그레해지고

[삼만 냥이면 몇 대가 놀고 먹을 수 있는 거금이잖아.] [오랜만에 대박 판이 벌어졌군.] 사람들 웅성거리고

사내1; [자 그럼 패까자구.] 자기 패를 들고

사내1; [난 소저가 오관주를 만들지 못했다고 확신한다.] 짝! 자기 패를 바닥에 내려치고.

<龍 五>라 적힌 그 패가 <雲 五> 옆에 떨어진다. 그러자

[에게! 뭐... 뭐야?] [오관주가 아니잖아!] [오의 쌍화점... 그런 약패로 육천 냥을 받은 거냐?] 사람들 어이없고 분노하고. 특히 <一> <九> 투페어 깔아놨던 놈 얼굴 벌개지고. 그때

뇌화영; [잘 봤어요. 나도 오관주를 짓지는 못했어요.] 슥! 자기 패를 바닥에 내려놓고.

뇌화영; [하지만 당신 패는 이길 수 있는 패를 잡았답니다.] 딸칵! 그 패를 뒤집고.

쿵! <龍 六>이다.

사내1; [*팔!] 팟! 버럭 고함 지르며 일어나고

[헉!] [저게 뭐야?] [육(六)의 쌍화점이잖아!] [딱 한 끗발 차이야!] 사람들 기가 막히고

[나... 난 일(一), 구(九)의 쌍동주였는데...] 투페어 잡았던 놈은 울상이고

사내1; [어떻게... 어떻게 쌍화점으로 오천 냥을 더 지를 수 있는 거냐?] 뇌화영에게 삿대질하고. 뇌화영은 양손으로 탁자 중앙의 돈을 자기 앞으로 끌어 모으고 있다.

사내1; [내 패를 훔쳐보기라도 한 거야 뭐야?] 이를 갈고. 얼굴 벌개지고 눈이 충혈된다

뇌화영; [구질구질하게 굴지 말아요. 도박장 드나들면서 똥패에 농락당한 게 오늘이 처음은 아닐 거잖아요.] 시큰둥하게 말하며 돈 몇장 집어들고

뇌화영; [이거 갖고 근처 술집 가서 계집 엉덩이나 두드리세요.] 툭! 지폐를 사내1 앞에 던지고

부들부들 떨며 뇌화영을 노려보는 사내1. 뇌화영은 그러거나 말거나 짜증나는 표정으로 돈을 정리한다. 돈다발은 돈다발대로 쌓고. 지폐는 지폐대로 모으고. 은자는 따로 쌓는다.

그걸 노려보는 사내1. 그러다가

사내1; [젠장!] 팟! 뇌화영이 던져준 돈을 낚아채며 돌아서고

사내1; [두고 보자! 다음번에는 반드시 피눈물 흘리게 해줄 테니까.] 삿대질하며 간다

뇌화영; [그러시던가?] 냉소하며 골패들을 모으고. 하지만

[오늘은 그만 해야겠군.] [판돈이 너무 차이가 나.] [돈 질 앞에 장사 없지.] 다른 세놈도 자리에서 일어난다. 자기들 돈 챙겨서

뇌화영; [뭐예요? 더 안 놀 거예요?] 그자들 부르지만

[도귀(賭鬼)가 붙은 상대는 피하는 게 상책이지.] [오늘 뇌소저가 바로 도귀가 씌워진 날이야.] [다음에 보자구.] 다른 곳으로 가버리는 사내들. 구경꾼들도 흩어지고

뇌화영; [겁쟁이들...] 몸을 뒤로 젖히고

뇌화영; [이놈이나 저놈이나 간이 콩알 만해가지고...] 오만상

그런 뇌화영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벽세황이 동숙빈의 등에 올라탄 채 사정을 하며 벌벌 떨던 야한 장면이다.

뇌화영; (죽일...) 이를 바득. 주먹 불끈

뇌화영; (잘도 날 농락하고 아버지의 첩인 동가년하고도 흘레를 붙어?) (네놈이 그러고도 인간이야?)

뇌화영; (그런 짐승인줄 모르고 모든 걸 바친 내 자신이 미워질 뿐이다.)

뇌화영; (그때 이후로 혐오스런 그 장면과 난장치는 소리들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도박에 몰두하면 잊혀질까 해서 다시 도박장을 찾은 것인데...)

뇌화영; (미친 듯이 지르다 보니 천 냥쯤이던 밑천이 어느덧 오만 냥이 넘어버렸다.)

뇌화영; (평소라면 기분이 째질 상황이지만... 돈이고 뭐고 다 싫다.) (그 짐승들이 흘레붙던 장면만 잊을 수있다면 이따위 돈 쯤 아무에게나 줘버릴 수도 있는데...) 생각할 때

[자리 비었소?] 슥! 뇌화영 앞으로 누군가 다가서고

뇌화영; [무슨 용건이에요?] 짜증나는 표정으로 올려다보고

청풍; [도박장에 와서 도박하는 것 외에 또 무슨 용건이 있겠소?] 뇌화영 앞에 서서 웃고 있는 청풍. 화려한 옷을 입었고. 청풍의 뒤에는 커다란 상자 두 개를 양손에 나눠든 독각철개가 서있다. 독각철개도 깔금한 옷을 입고 있고

뇌화영; [나하고 놀아보자는 거예요?]

청풍; [근처에서 지켜봤는데...] 드륵! 의자를 뒤로 빼고

청풍; [소저의 기세가 너무 좋아서 다들 겁을 먹고 상대하길 꺼려하는 것같더이다.] 허락도 받지 않고 의자에 앉고

뇌화영; [당신은 겁 안난다는 건가요?] 흘낏! 독각철개를 보고

청풍; [돈 좀 잃어볼까 하고 들렀는데 겁날 게 뭐가 있소?] 손짓하고. 그러자

독각철개; [예 도련님!] 굽신거리며 다가와

텅! 텅! 두 개의 상자를 탁자에 올려놓고

덜컥! 상자 하나를 연다

쿵! 상자 안에 돈다발이 가득 들어있다.

[...!] 찡그리는 뇌화영

[헉! 저게 다 교자(交子;종이돈)야?] [대체 상자 하나에 얼마씩 든 거야?] 두 번째 상자도 열어 보이는 독각철개를 보며 주변 사람들 놀라고. 사람들 모여든다.

청풍; [신용도 으뜸인 대륙전장(大陸錢莊)에서 발행한 은표(銀票;지폐)로 상자마다 십만 냥씩 들어 있소.] 상자들을 턱으로 가리키고

[맙소사!] [도박 판돈을 이십만 냥이나 준비해왔다는 건가?] [이십만 냥이면 양주 성내의 거주민들을 일 년 동안 먹일 수도 있는 거금인데...] [게다가 대륙전장에서 발행한 은표라면 현금과 다름없는 교자잖아.] 모여든 사람들 흥분

청풍; [이십만 냥쯤이면 소저와 신나게 놀아볼 판돈으로 충분하지 않겠소?] 느긋하게

뇌화영; [당신... 누구야?] 노려보고

청풍; [그냥 부모 잘 만난 한량이라 생각하시오.] 웃고

그런 청풍을 노려보는 뇌화영.

꿈틀! 꿈틀! 그년의 손이 움직이고

청풍; (도발에 간단히 걸려드는군.) 웃고

뇌화영; [좋아!] 몸을 바로 하고

뇌화영; [오랜만에 불타오르게 만드는 인간을 만났네.] 촤락! 바닥에 널려있던 골패들을 정리해서 숫자와 글자들 안보이게 뒤집고

눈을 지긋이 뜬 채 보는 청풍

뇌화영; [패, 내가 나눠줄까? 아니면 당신이 나눌래?] 골패를 바닥에 죽 늘어놓으며 말하고. 물론 글과 숫자가 안 보이게

청풍; [공평을 기하기 위해 자기 패는 자기가 가져오는 걸로 합시다.] [소저부터 가져가시오.]

뇌화영; [좋아!] 냉소하며 골패들을 고르게 펴고

뇌화영; [판돈은 언제 걸래?] 골패들을 만지면서

청풍; [쪼잔하게 걸 것 없이 막판에 몰아서 걸도록 합시다.

뇌화영; [화끈한 성격은 마음에 드네.] + (잘 걸렸다 요놈!) 슥! 패를 하나 끌어오고

뇌화영; (난 다른 놈들과 이 골패로 수십차례 도박을 하면서 나만이 알아볼 수 있는 표시를 해뒀었다.) 딸칵! 집어온 패를 깐다. 적혀있는 글자와 숫자는 <龍 十>이다.

뇌화영; (여럿이 하면 다른 놈이 원하는 패를 가져갈 가능성이 높지만...) 청풍이 패를 하나 골라 가져가는 걸 걸 보며

뇌화영; (단 둘이 하면 내가 원하는 패만 모을 수가 있다 이거야.) 냉소하고

딸칵! 청풍이 뒤집는 골패는 <龍 一>이다.

뇌화영; (이렇게!) 다시 한 장의 패를 가져오고

딸칵! 뇌화영이 뒤집는 패에는 <龍 九>가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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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옥경; (겉으로 보기에는 사자천존의 아들인 것같은 저 청년이 벽세황에게 일방적으로 밀리는 것처럼 보인다.) 거의 알몸인 채 벽진봉을 품에 안고 앉아서 청풍과 벽세황의 싸움을 보고. 벽진룡도 그런 뇌옥경의 옆에 앉아서 보고 있는데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언제든 엄마를 보호할 자세다.

<하지만 초공자는 사실 일부러 방어만 하고 있는 중이다. 게다가...> 휘릭! 휙! 펑! 벽세황의 공격을 막으며 피하는 청풍을 배경으로 뇌옥경의 생각

뇌옥경; (어떻게 가능한지는 몰라도 벽세황이 사용한 무공을 금방 똑같이 흉내 내고 있다.) 펑! 다시 서로 진동을 일으켜 폭음을 일으키는 청풍과 벽세황을 보고.

뇌옥경; (겉모습과 목소리뿐만 아니라 무공까지 그대로 흉내를 낸다면 초공자가 벽세황으로 위장을 할 경우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다.) 생각할 때

벽세황; [크아!] 자황척을 돌리고 휘돌려서 청풍을 공격하는 벽세황. 그러자

청풍; [그만 하자!] 휘릭! 벽세황이 자황척을 돌리는 대로 몸이 빙글 돌아가며 말하고

청풍; [네가 구사하는 무공은 더 이상 봐줄 게 없다!] 쩍! 빙글 돌아가던 몸을 홱 돌려 발을 수평으로 내뻗고. 풍차처럼 도는 청풍의 발이 쭉 뻗어나가 벽세황의 얼굴을 후려쳐가고. 거리가 가까워 눈 부릅뜨며 피하지 못하는 벽세황

벽세황; [큭!] 꽝! 왼팔을 세워 청풍의 발길질을 겨우 막는 벽세황. 하지만

화악! 벽세황이 발차기를 막은 반동으로 청풍의 몸이 휙 돌면서

쾅! 수평으로 누운 청풍의 다른 발이 벽세황의 명치를 강하게 찍는다

벽세황; [컥!] 펑! 명치를 차여서 피를 토하며 뒤로 튕겨져 나가는 벽세황

콰득! 겨우 멈춰서는 벽세황

벽세황; [끄윽!] 쿨럭! 명치를 왼손으로 잡고 몸을 숙이며 피를 게워내고. 그러다가

[!] 눈 부릅뜨는 벽세황. 바로 앞에서 갈쿠리같이 변한 손의 손이 몸을 움켜쥐어 온다

벽세황; (안돼!) 팟! 다급히 몸을 뒤로 홱 젖혀 피하고

쩍! 갈쿠리같이 변한 청풍의 손이 벽세황의 가슴을 길게 그어 상처를 내며 미끄러지다가

서걱! 자황척을 든 벽세황의 손목을 긋고 지나간다

툭! 저절로 손이 벌어지며 자황척을 떨구고

벽세황; [큭!] 손목이 그어진 손을 쳐들며 비틀

스팟! 벽세황이 놓친 자황척을 재빨리 낚아채며 멈춰서는 청풍

벽세황; (자... 자황척을 빼앗겼다.) 휘릭! 공포에 질리며 비틀 뒤로 물러난다. 왼팔로는 청풍의 발에 채인 명치를 감싼 채 손목이 그어진 오른팔은 늘어트린 자세로.

벽진룡; [잘 했어요!] 환호. 옆에서 뇌옥경도 안도하고

청풍; [드디어 이게 내 손에 들어왔군.] 자황척을 살피며 멈춰서고

청풍; [자황척까지 자유자재로 쓰면 내가 가짜라고 의심할 인간은 없겠지?] 자황척을 살피며 웃고

벽세황; (놈을 이길 가능성은 거의 전무!) 겁에 질려 이를 악물고

벽세황; (따돌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달아나야한다.) 생각할 때

<공자! 이쪽으로 오시오!> 누군가의 전음이 들려 흠칫! 하는 벽세황

<노부에게 저 놈을 죽일 비책이 있소.> 바위에 힘없이 기대앉아 벽세황을 보고 있는 뇌정치의 모습 배경으로

벽세황; (뇌정치!) 곁눈질로 뇌정치를 보며 옆 걸음으로 뇌정치에게 다가간다. 청풍은 자황척을 보느라 주의하지 않고

뇌옥경; (저 말종들이 또 무슨 꿍꿍이를...) 벽세황이 옆 걸음으로 뇌정치에게 다가가는 걸 보고 이마 찡그리고.

벽세황; (뭔가 계획이 있는 모양이다.) + [말씀하시오 점장!] 뇌정치 옆으로 다가가 시선은 청풍을 향한 채 몸을 옆으로 숙여 뇌정치에게 귀를 기울이는데

뇌정치; [내 계획은...] 콱! 왼팔로 벽세황의 오른쪽 어깨를 잡아 끌어당긴다. 벽세황의 가슴 앞으로 팔을 뻗어 벽세황의 어깨를 잡는 모습이고. 벽세황은 흠칫! 하지만 경계하지 않는데

뇌정치; [바로 이거요!] 푹! 오른손으로 비수를 잡고 벽세황의 가슴을 쑤시는 뇌정치

[!] 덜컥! 가슴에 비수가 깊이 박혀 눈 치뜨는 벽세황

뇌옥경; [악!] 그걸 보고 비명. 벽진룡도 눈 치뜨며 보고

[!] 자황척에서 시선 떼며 돌아보다가 놀라는 청풍

벽세황; [크악!] 퍽! 손으로 뇌정치의 머리를 치며 그 반동으로 뒤로 비틀. 머리를 맞은 뇌정치는 옆으로 나뒹굴려 하고

푸훅! 비수가 가슴에서 뽑히면서 심장 부위에서 피를 뿜어내며 비틀하는 벽세황

퍼억! 옆으로 나뒹구는 뇌정치, 등에 구멍이 나서 기대 앉았던 바위가 피로 물들어 있다

청풍; (뇌정치! 저자가 왜 벽세황을...) 놀라면서 급히 두 놈에게 다가갈 때

벽세황; [뇌... 뇌정치... 네... 네놈이 나를...] 가슴 움켜잡고 비틀. 뇌정치를 노려보고, 움켜쥔 가슴에서 피가 분수처럼 뿜어지고 있는데

뇌정치; [먼저... 저승에 가서 기다리시오 삼공자!] 옆으로 쓰러진 채 웃고

뇌정치; [나도 곧 벽세준을 데리고 뒤 따라 가리다!] 까득! 웃으며 이빨 속에 감춰진 무언가를 강하게 깨물고

청풍; (아차!) 팟! 눈 치뜨며 뇌정치를 덮쳐가고

뇌옥경; [악!] 깨닫고 비명 지르고. 벽진룡은 어리둥절해서 눈을 치뜨고

퍼억! 가슴에서 피를 뿜어내며 나뒹구는 벽세황

털썩! 뇌정치도 고개를 옆으로 쳐박는데.

끄르륵! 눈을 까뒤집고 입으로 거품을 무는 뇌정치.

청풍; (이빨 속에 숨겨두었던 독을 터트렸다!) 팟! 콱! 뇌정치의 옆에 한쪽 무릎을 꿇으며 왼손으로는 뇌정치의 목을, 오른손으로는 뇌정치의 거품 무는 입을 틀어막는다.

청풍; (독이 엄청난 속도로 퍼지고 있다.) 지지징! 눈 부릅뜨는 청풍의 오른손이 진동과 빛을 발하고

청풍; (조룡여의대법) + [크왓!] 촤악! 뇌정치의 입을 틀어막았던 손을 허공으로 확 끌어당긴다. 그런 청풍의 오른손 손아귀가 뇌정치의 입에서 시커먼 기운을 뽑아낸다. 입을 벌린 채 퍼덕이는 뇌정치

뇌옥경; [독을... 독을 뽑아내신 건가요?] 벽진봉을 안고 비틀거리며 일어나며 외치고. 벽진룡도 일어나고

청풍; [일단 독의 대부분은 뽑아냈습니다.] 말하며 뇌정치를 내려다보고. 지지지! 쳐든 청풍의 오른손으로는 검은 기운이 스며들어가고 있고.

끄으... 눈을 까뒤집고 신음하는 뇌정치. 입 부분의 살이 타들어가 있다

청풍; (비록 거의 다 제거하긴 했지만 이자가 입속에 숨겨두었던 독의 독성이 워낙 강렬해서 후유증이 남았다.) 푸시시! 입 주변의 살이 타면서 연기가 나는 뇌정치를 내려다보고

뇌옥경; [그자... 그 인간이 벽세황을 죽인 이유가 혹시...] 덜덜 떨며 다가온다. 거의 알몸인데 벽진봉을 끌어안고, 그 뒤에서 벽진룡이 찢어진 옷가지를 주워들고 뒤따라오고

청풍; [부군(夫君;남의 남편)의 행방을 아는 자는 벽세황과 이자뿐입니다.] 끄덕이고. 쳐들었던 오른손은 내리고

청풍; [즉, 뇌정치는 벽세황을 죽이고 자신도 죽으면 부군이 어디에 갇혀있는 알 수 있는 사람이 없게 된다는 계산으로 이런 짓을 한 것입니다.] 뇌정치의 상태를 살피면서

뇌옥경; [그... 그럼...] 사색이 되고

청풍; [뇌정치는 부인의 가족에게 복수하는 것이 삶의 목적이었던 인생이외다]

청풍; [만일 이자를 살리지 못하면... 부군도 변을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뇌옥경; [안... 안돼요!] 비명 지르며 청풍의 뒤에 무릎을 꿇고. 벽진룡도 눈을 치뜨고

뇌옥경; [제발... 제발 그이를 구해주세요 공자님!] [어떤 보상이든 해드릴 테니 저의 남편을 찾아주세요.] 벽진봉을 품에 안은 채 엎드리며 애원하고

벽진룡; [부탁드립니다 은공! 아버지를 살려주세요.] 벽진룡도 엄마 옆에 무릎 꿇고 애원하고

청풍; [최선을 다할 테니 고정하십시오.] 한숨 쉬며 한손으로는 뇌정치의 눈을 까보고. 다른 손으로는 그자의 입을 벌려본다.

뇌옥경; [어떤 가요? 그자는 죽지 않은 건가요? 살릴 수 있는지요?] 초조해서 어쩔 줄 몰라하고

청풍; [강력한 독이 퍼지면서 입안이 다 타들어갔는데...] 뇌정치의 벌려진 입을 살피고. 그자의 입에서는 연기가 나고 입 안이 다 헐었다.

청풍; [숨은 붙어있지만 독의 일부가 뇌에까지 침투했었는지 정신을 잃은 상태입니다.]

뇌옥경; [그럼... 그럼 어떻게 되는 건가요?] 상체를 들었다가

청풍; [죽지는 않겠지만 백치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될 경우 부군이 어디에 갇혀있고 어떤 상태인지도 알아낼 수가 없을 테고...]

뇌옥경; [흐윽!] 털썩! 주저앉고

벽진룡; [어머니!] 급히 뇌옥경의 팔을 잡아 부축하고

벽진룡; [마음을 굳게 가지세요.] [은공께서 반드시 아버지를 구해오실 거예요.] 뇌옥경의 팔을 잡아 바닥에 앉게 하며 위로하고

벽진룡; [그렇지요 은공? 아버지를 저희 가족에게 모셔와 줄 수 있으시지요?] 청풍에게

청풍; (대견한 놈이로군.) + [약속하마!] 벽진룡을 돌아보고

청풍; [네 아버지를 반드시 찾아서 신장궁으로 모셔오겠다.]

벽진룡; [은공만 믿겠어요.] 미소

벽진룡; [아버지를 다시 볼 수 있게 해주시면 결초보은(結草報恩) 할 것을 천지신명 앞에 맹세드리겠어요.] 청풍에게 절하는 벽진룡

청풍; (효심 깊은 저 녀석을 봐서라도 벽세준이 어디에 갇혀있는지 알아내야겠지.)

<그러기 위해서는 이자를 반드시 살려야만 하고...> 눈을 까뒤집고 누워 신음하고 있는 뇌정치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371>

위태무의 비밀 거점. 낮. 급히 수리는 했지만 건물 상층부 몇 개 층과 구역이 파괴된 흔적은 남아있다. 무사들이 긴장한 표정으로 건물을 보며 오간다

[가주는 주모의 남편이기 전에 우리 혈교의 교주예요.] 넓은 대청을 배경으로 누군가 고함치는 소리가 들리고

풍모; [그토록 존귀한 분의 행방을 모른다는 게 말이 돼요?] 대청에 서서 불같이 화를 내고 있는 풍모. 풍모 옆에는 운귀가 서있고. 두 사람 앞쪽 상단에는 용설약이 짜증나는 표정으로 앉아있다. 대청에 다른 사람은 없고

용설약; [풍모! 왜 제게 화를 내고 그러세요?] 새침

용설약; [두 발 달린 인간이 오가는 걸 내가 어떻게 일일이 통제를 하느냐구요.]

풍모; [두 발 달린 인간이라니!] 분노. 운귀도 찡그리고

용설약; (아차!) 찡그리고

풍모; [그게 하늘같은 남편에게 할 언사인가요?] 노려보고

용설약; [인정할게요. 내가 가주에게 좋은 감정을 품고 있지 않은 건 사실이에요.] 새침. 한숨

용설약; [건곤일척의 사업을 하니 마니 하며 십년 넘게 날 독수공방 시킨 인간을 어떻게 살갑게 대할 수 있겠어요?]

용설약; [우리 부부는 이미 사실상의 남남이란 말이에요.] [십여 년 만에 만난 탓에 어색하고...] [그래서 그 인간이 들고 나도 자세히 물어볼 생각도 들지 않았어요.]

용설약; [이런 지경인데 가주가 어디 간 줄 모른다고 날 탓할 수 있어요?]

풍모; [아무리 사이가 나쁘다 해도...] + 운귀; [그만하게 풍모.] 옆에서 말리고

풍모; [오라버니...] 불만스럽지만 입을 다물고

운귀; [오늘 이 늙은이들이 찾아온 것은 가주에게 긴히 여쭐 일이 있어서였소이다.] 용설약에게

운귀; [하지만 마침 가주께서 출타중이시라니 나중에 다시 찾아 뵙고 보고 올리도록 하지요.]

용설약; [그이에게 직보(直報)할만한 중요한 일이라도 생긴 건가요?] 눈 반짝이고

운귀; [중요하다기보다는 가주께서 직접 들으셔야할 사안이외다.] 의미심장한 눈으로 보고

용설약; [그렇군요.] 새침

운귀; [그럼 늙은이들은 이만 물러가겠소이다.] [가주께서 돌아오시는 대로 천리수경을 써서 기별을 주시기 바라외다.] 포권하고

용설약; [그렇게 하지요.] [멀리 안 나가겠어요.] 고개 숙이고

운귀; [가세.] 먼저 돌아서고. + 풍모; [예...] 용설약을 흘겨보며 돌아서고

입구로 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 그걸 노려보는 용설약

용설약; (위태무에게 직접 보고할 일이다?) 이를 바득

용설약; (위태무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알지만... 늙은이들이 위태무를 만날 일을 천지가 개벽해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 인간은 이미 심장이 뽑혀 저 세상에 가있으니...) 냉소하고

용설약; (위문천, 그 꼽추 놈이 진천이의 출생에 대해 까발렸어도 열등감 때문에 꾸며낸 것이라 몰아붙이면 되고...)

용설약; (결국 내 아들 진천이가 다음 대 혈교 교주가 되는 데 방해될 일은 절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사악하게 웃는 용설약 크로즈 업

 

#372>

건물에서 나오는 풍모와 운귀. 무사들이 눈치 보며 인사하고. 물론 풍모와 운귀는 본 척도 않고

풍모; [어땠어요?] 문을 등지고 나서며 운귀에게 묻고

풍모; [주모의 어조와 말에서 진가(眞假)를 가려내실 수 있었나요?]

운귀; [주모는 워낙 속이 깊고 대담한 성격이라 거의 동요를 드러내지 않았다.]

운귀;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가 가주를 언급할 때마다 심장의 박동에 변화가 감지되었었다.]

풍모; [그렇다는 건...] 흠칫.

운귀; [가주에게 무슨 일인가 일어났으며 가모는 그에 대해 알고 있다는 뜻이다.]

풍모; [가증스러운 것!] [그런 데도 아닌 척 시치미를 뚝 떼고 있어?] 이를 바득

운귀; [일단 우리는 문천이의 치료와 보호에 전념하고... 가주의 행방의 찾는 일은 다른 천법사들에게 맡기도록 하자.]

풍모; [그래야겠지요.]

풍모; [하지만 만에 하나 가주에게까지 독수를 쓴 정황이 발견된다면...] 곁눈질로 자신들이 나온 건물을 흘겨보고

풍모; [혈왕의 핏줄이고 뭐고 절단을 내버리고 말겠어요.] 강렬한 살기를 뿜어내는 풍모.

 

#373>

<-양주> 저녁 무렵.

<-신장궁 양주지점> 정문 모습. 사람들 많이 드나들고. 무사들이 경비도 서고 있고

후원. 동숙빈의 거처. 주변에 인적은 없고

욕실. 욕조에서 목욕하는 동숙빈

동숙빈; [쓸데없는 짓을 하고 있잖아.] 찰박! 찰박! 욕조에 앉아 몸을 씻으며 한숨

동숙빈; [이렇게 닦고 씻으면 뭐해? 만지고 즐길 사내도 없는데...]

동숙빈; [늙은 남편이야 내 몸에 손대지 않은 게 벌써 몇 년 전부터고...] [잘 생긴 연하의 정랑(情郞)은 가뭄에 콩 나듯 들르니 만날 기약이 없고...]

동숙빈; [나도 이제 젊은 나이가 아닌데...]

동숙빈; [더 늙어 추해지기 전에 이 뜨거운 몸뚱이를 누가 좀 여한이 남지 않도록 식혀주었으면 좋으련만...] 한숨 쉴 때

[그래서 내가 왔소!] 벌컥! 욕실의 문을 열고 누가 들어선다. 깜짝 놀라는 동숙빈

동숙빈; [꺅!] 비명 지르며 돌아보고

벽세황; [살려달라고 애원할 때까지 사랑해줄 테니 각오하시구려.] 히죽거리며 들어서는 벽세황. 물론 진짜 벽세황이 아니라 벽세황으로 위장한 청풍이다. 벽세황 모습일 대는 벽세황으로 표기. 열린 욕실 문 밖에서는 동숙빈의 몸종 춘앵이 놀라고 흥분된 표정으로 보고 있다.

 

#374>

신장궁 양주지점의 입구. 경비 서던 무사들 흠칫!

거리에서 신장궁 양주지점의 입구로 달려오는 뇌화영

[아가씨!] [어서 오십시오.] 무사들이 인사하지만

뇌화영; [나 바뻐! 아는 척 하지마!] 다람쥐처럼 안으로 달려 들어간다. 앞쪽에서 사람들 급히 피하고

[하여간 코는 개코야!] [그러게나 날일세. 누가 기별하러 간 것도 아닌데 용케 벽공자가 다시 들른 걸 알아차리고...] 무사들 안쪽으로 달려가는 뇌화영의 뒷모습 보며 히죽거리고

[아가씨가 도박 외에 유일하게 빠져 있는 대상이 벽공자잖아.] [벽공자 때문에 우리 지점 후원이 며칠은 또 후끈 달아오르겠어.] [아가씨가 감창(甘唱;여자가 교접할 때 내는 소리) 요란 한 건 파다하게 소문이 나있긴 하지.] 히죽 거리는 무사들

 

#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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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8>

절벽 위. 사람의 윤곽이 서있다. 유령익을 두른 청풍이다.

청풍; (드디어 주연과 조연이 모두 모였군.) 눈만 보이는 모습으로 서서 계곡 아래를 내려다보고. 뇌정치와 신도풍이 바닥에 내려서고 있다. 복면인들이 뇌옥경을 겁탈하던 것을 보다가 두 사람들 돌아보는 벽세황. 복면인들도 돌아보고 있고

<처리해야할 쓰레기들이 알아서 한 자리에 모여주니 번거로움이 덜어지겠구나.> 위 장면을 크로즈 업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벽세황과 뇌정치를 사로잡아 추궁하면 벽세준의 행방을 알아낼 수 있겠지.) + [!] 생각하다가 움찔! 눈을 치뜨고

<어떤 자가 날 주시하고 있다.> 눈 부릅뜬 청풍의 뒤로 여자의 눈이 떠오른다. 눈가에 주름이 진 늙은 여자의 눈. 물론 용운영의 눈이고

청풍; (감히...) 팟! 모자가 벗겨질 정도로 빠르게 홱 돌아보지만

뒤에 아무도 없다. 다만

팔락! 나비 한 마리가 날아가고 있다. 상당히 큰 나비

청풍; (아무도 없는데...) 돌아보며 찡그리고., 모자가 벗겨져 몸의 윤곽 위에 머리가 얹혀진 모습이 되고. 그러다가

나비를 발견하고 올려다보는 청풍.

청풍; (저 나비...) 나비를 노려보고

<혹시 혈관음 용운영과 관련이 있는 나비 아닐까?> 나비를 올려다보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그리고

 

#369>

낮임에도 여전히 어둡고 깊고 음친한 계곡의 밑바닥. 빛이 번져나오는 샘을 들여다 보고 있는 마귀 할멈 같은 분위기의 용운영

거울같은 샘물 표면에 비치는 모습. 올려다보는 청풍의 얼굴이다. 몸은 윤곽선만 보이고

용운영; [눈치까지 빠른 놈이로구먼.] 샘물을 들여다 보며 웃고

용운영; [하지만 네놈은 어딜 가든 내 시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용운영; [답몽환혼주(踏夢還魂珠)...] [하룻밤 새에 날려버린 내 청춘을 되찾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 샘물 속의 청풍을 노려보며 이를 갈고

용운영; [그것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네놈의 방해로 날려버렸다.] 마귀할멈의 것같은 주름진 손을 꽉 움켜쥐고

용운영; [그 대가를 반드시 치루게 해주고 말 것이다.] 살벌한 눈빛

 

#370>

다시 계곡 안쪽.

벽세황; [뇌점장! 신형! 어서 오시오.] 뇌정치와 신도풍을 돌아보고.

[!] 사내들에게 유린당하다가 눈 치뜨는 뇌옥경

다가오는 뇌정치와 신도풍의 모습이 사내들 사이로 보이고

뇌정치가 뒷덜미를 잡고 있는 벽진룡과 신도풍이 옆구리에 끼고 있는 벽진봉의 모습 크로즈 업

뇌옥경; [진... 진룡아! 진봉아!] 절망하고

뇌정치; [뇌옥경, 저년의 입을 열 수단을 준비해왔소이다.] 스윽! 뒷덜미를 잡고 있는 벽진룡을 쳐들어 보이고

벽세황; [과연 점장은 난 분이시오. 용케 그놈을 손에 넣으시고...] 반색하며 포권하고. 이어

벽세황; [그 계집을 놔줘라.] 복면인들에게 말하고

[예 삼공자님!] [아쉽구만.] 입맛 다시며 어쩔 수 없이 뇌옥경에게서 떨어지는 복면인들. 두 명만 남아서 뇌옥경의 양쪽 팔을 잡아 일으키고

뇌옥경; [진... 진룡아! 어디 다치지는 않았느냐? 진봉이는 왜 저렇고?] 거의 알몸이 된 채 양팔이 잡혀 일어나며 벽진룡에게 다급하게 묻고

벽진룡; [소자는 괜잖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어머니.] 야무진 표정으로

벽진룡; [진봉이는 너무 심하게 우니까 저자가 혈도를 찍었을 뿐이에요.]

뇌옥경; [이... 이 악귀들아! 어린 아이들이 무슨 죄라고 괴롭히는 것이냐?] 벽세황등에게 악을 쓰고

벽세황; [어미를 잘 못 둔 죄지 무슨 죄겠소?] 히죽

뇌옥경; [죽일...] 분노에 치를 떨고

벽세황; [질질 끌 거 없고...] [아들놈과 딸년의 목숨은 형수에게 달렸으니 알아서 하시오.] 이어 신도풍을 돌아보며

벽세황; [신형! 내가 셋을 샐 동안 저 년이 입을 열지 않을 경우 그 계집을 바위에 내리쳐 죽이시오.] 신도풍에게

뇌옥경; [안... 안돼!] 비명

신도풍; [그리하겠소이다!] 히죽 웃으며 기절한 벽진봉을 한손으로 높이 쳐들어 근처의 바위에 겨누고

벽세황; [하나!]

뇌옥경; [이 마귀들아! 어떻게... 어떻게 그런 짓을...]

벽진룡도 눈 부릅

벽세황; [딸년을 살리려면 십자금천건의 사용법을 실토하면 되는 거요.] [둘!] 말하며 숫자를 세고

뇌옥경; [그... 그건...] 갈등. 사색

벽세황; [딸년을 살릴 마음이 없는 모양이로군!] + [셋!] 눈 번뜩이며 말하고

신도풍은 벽진봉을 바위에 패대기치려 하고

뇌옥경; [그만...] 비명 지를 때

콰득! 갑자기 누군가의 강철같은 손이 나타나 벽진봉을 치켜든 신도풍의 손목을 강하게 움켜잡아 으스러트리고. 물론 그 손의 주인은 청풍인데 유령익을 두르고 있어 모습은 윤곽선으로 보이고. 유령익에서 팔만 빠져나와 신도풍의 손목을 움켜잡았다. 눈은 허공에 뜬 형태로 드러나 있고

신도풍; [크아아악!] 우두둑! 손목이 으스러지며 비명 지르는 신도풍. 저절로 벽진봉을 놓치고

슥! 떨어지는 벽진봉을 다른 손으로 받아 안는 청풍.

[헉!] [저... 저자 언제 저기에...] [안돼!] 복면인들 기겁. 벽세황과 뇌정치도 놀라 눈 치뜨고

[!] 눈 치뜨는 뇌옥경. 직후

화악! 한 팔로는 벽진봉을 안은 채 다른 손으로 움켜쥔 신도풍의 몸뚱이를 바람개비처럼 돌리는 청풍.

퍼억! 그대로 신도풍의 머리통을 바위에 내리쳐서 깨트려 죽이는 청풍.

뇌정치; [헉!] 놀라 비틀

털썩! 머리가 깨져서 청풍의 발치에 나뒹구는 신도풍의 시체

벽세황; [네... 네놈은 장청풍...!] 팟! 경악하며 급히 자황척을 꺼내고.

뇌옥경; (장청풍?) 놀랄 때

스윽! 벽진봉을 유령익에 넣어 감추며 모습이 사라지는 청풍

뇌정치; (사라졌다!) 눈 부릅 뜰 때

벽세황; [조... 조심하시오 점장! 그놈이 뒤집어쓴 건 유령대제의 유령익이오!] 외칠 때

[!] 덜컥! 충격 받고 눈 부릅뜨는 뇌정치

푹! 그자의 등을 뚫고 들어가 깊이 박히는 청풍의 강철같은 손가락들

뇌정치; [끄아아아악!] 고개 젖히며 비명 지르고.

뇌옥경; [아!] 놀라고 안도하고. 양팔은 여전히 복면인들에게 잡힌 채

벽세황; [점장!] 비명

청풍; [죽을 짓을 했으니 죽어도 유감은 없을 것이다.] 팟! 푸학! 뇌정치의 등에서 다섯 손가락을 뽑는 청풍. 상처에서 피가 확 뿜어지고

뇌정치; [끄윽!] 눈이 돌아가며 앞으로 비틀

툭! 그 바람에 목덜미를 쥐고 있던 벽진룡을 떨구는 뇌정치

휘릭! 바닥에 떨어지며 재빨리 한 바퀴 구르는 벽진룡

벽진룡; [고마워요 은공!] 휘릭! 구른 몸을 바로 세우며 한쪽 무릎 꿇은 자세로 외치고

청풍; [고맙긴...] 앞으로 쓰러지려는 뇌정치의 뒤에 서서 웃는 청풍. 이제 쓰고 있던 모자가 뒤로 넘어가 얼굴도 드러나 있다. 한쪽 팔로는 기절한 벽진봉을 안고 있고

벽세황; [그... 그 계집을 죽여라!] 뒷걸음질 치며 뇌옥경을 잡고 있는 자들에게 악을 쓰고

[잘 가라!] [죽어라!] 쩍! 부악! 뇌옥경에게 칼질을 하는 복면인들. 하지만 그 직후

[크악!] [컥!] [하악!] 꽈광! 벼락이 내리쳐지고. 그 벼락에 맞는 복면인들. 뇌옥경의 양팔을 잡고 있던 복면인들도 벼락에 맞는데 그자들의 몸을 통해 흘러든 벼락에 뇌옥경도 야한 자세가 되며 퍼덕인다

[헉!] [난데없이 벼락이...] 다른 복면인들 기겁

지지지! 청풍이 뇌정치 뒤에서 손을 쳐들고 있는데 벼락이 그 손에서 허공으로 치솟고 있고. 그런 청풍의 앞에서 뇌정치가 바닥에 무릎을 꿇으며 쓰러지고 있다. 등에서는 피가 분수처럼 치솟고 있고

벽세황; [혈... 혈전창!] 이를 갈며 공포에 질려 주춤거리고

퍼억! 털썩! 나뒹굴며 죽는 뇌옥경을 베려던 복면인들과 뇌옥경의 팔을 잡고 있던 복면인들. 뇌옥경도 휘청이며 쓰러지려 하고

[저 놈...] [저 자가 벼락을 일으켰다!] 뒤늦게 청풍이 벼락을 일으킨 걸 알아차리고 경악과 공포에 질리는 복면인들. 벽세황도 겁에 질려 뒷걸음질치고

털썩! 뇌옥경도 감전되어 복면인들 사이에 쓰러지고.

벽진룡; [어머니!] 한쪽 무릎 꿇은 채 그런 뇌옥경을 돌아보며 외치고.

뇌옥경; [괜... 괜잖다! 걱정 말거라.!] 억지로 일어나려 하며 말하고. 그때

청풍; [주인을 잘못 만난 죄이니 날 원망하지 마라!] 쩌적! 벽진봉을 안지 않은 쪽 손으로 강력한 벼락의 채찍을 일으켜 옆으로 길게 휘두르고.

벽세황; [조... 조심해라!] 다급히 자황척을 앞으로 세워 뭔가를 막는 자세로 외치지만

빠직! 자황척으로 스며드는 벼락. 동시에

빠지지직! 지직! 채찍처럼 옆으로 스치는 벼락들이 복면인들이 들고 있는 무기로 스며든다

[크아아악!] [꺽!] 지지직! 빠지직! 무기를 통해 스며든 벼락에 감전되어 비명 지르는 복면인들.

벽세황; [큭...] 자황척이 벼락에 휩싸이긴 하지만 큰 충격을 받지는 않고 휘청하지만

퍼억! 털썩! 새카맣게 탄 복면인들의 몸뚱이가 나뒹군다

벽진룡; [잘했어요!] 주먹 불끈. 한쪽 무릎 꿇은 채

[아!] 감전되어 쓰러졌던 뇌옥경도 상체를 조금 든 채 놀라 눈 치뜨고

청풍; [그럭저럭 정리가 되었군.] 스윽! 휘둘렀던 손을 내리며 주변 둘러보고. 한쪽 팔로는 여전히 벽진봉을 안은 채로

[!] 깜짝 놀라며 정신을 차리는 벽세황

청풍; [훼방꾼들도 사라졌으니 이제 우리 사이의 볼일을 마무리 짓도록 하자.] 벽진봉을 안은 채 뇌옥경에게 가며 시선은 벽세황에게 향하고

벽세황; [으으...] 뒷걸음질

청풍; [겁이 나면 도망쳐도 된다.] 벽진봉을 안고 겨우 일어나 앉으려는 뇌옥경에게 다가가며 벽세황에게 말하고

뇌옥경; [아... 아가!] 울며 두 손을 내밀고

청풍; [하지만 그렇게 될 경우 오늘 이곳에서 네가 한 짓을 신장궁의 모든 사람들이 알게 되겠지.] 벽진봉을 뇌옥경에게 내밀며 벽세황에게 말하고

[!] 눈 부릅뜨는 벽세황

뇌옥경; [흐윽!] 벽진봉을 와락 끌어안고

뇌옥경; [미안해! 놀라게 해서 엄마가 미안해!] 벽진봉을 끌어안고 울고

청풍; [신장궁으로부터 버림을 받으면 천마련 내에서의 너의 입지도 일거에 와해될 게 자명하지 않겠느냐?] 모녀를 등지고 벽세황에게 돌아서며

청풍; [아무런 이용가치도 없는 너를 천마련의 인간들이 우대해줄 이유가 없을 테니까 말이다.]

벽세황; [으으으...] 얼굴이 이지러지는 벽세황. 반박을 못하고

청풍; [이제 네게 남겨진 단 한가지의 선택은... 나를 죽이는 것뿐이다.] 양손을 벌려 보이며 벽세황에게 다가가고

[!] 무언가 깨닫는 벽세황

청풍; [나를 죽이고 네놈이 원래대로 세웠던 계획을 완성시켜야만 신장궁을 차지하고 천마련에서의 입지도 유지할 수 있다는 말이다.]

벽세황; [네놈이었군.] 이를 부득 갈고

벽세황; [지난 며칠간 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해온 게 바로 네놈이었어.] 자황척을 앞으로 내민 채 이를 갈고

청풍; [그나마 눈치는 살아있군.] 웃고

벽세황; [무슨 꿍꿍이냐? 왜 날 집요하게 관찰해온 것이냐?]

청풍; [이걸 보면 궁금증이 풀릴 것이다.] 얼굴을 좀 움직이고. 그러자

우둑! 우둑! 청풍의 얼굴이 좀 움직이고.

벽세황; [역... 역용술?] 경악할 때

스슥! 청풍의 얼굴이 좀 변하다가

쿵! 벽세황의 얼굴이 된다. 이하 벽세황(청풍)로 표기

벽세황; [그... 그 얼굴...] 경악 비틀

뇌옥경; [!] 놀라 손으로 입을 가리고

벽진룡도 눈 치뜨고

벽세황(청풍); [자신의 얼굴을 직접 보는 기분이 어떠냐?] 손으로 턱을 만지며 웃고

벽세황; [이... 이제 보니 네놈...] [나... 나로 위장하여 천마련에 잠입할 작정이로구나.] 분노와 경악.

벽세황(청풍); [이... 이제 보니 네놈...] [나... 나로 위장하여 천마련에 잠입할 작정이로구나.] 벽세황이 한 말을 그대로 따라하고

뇌옥경; (얼굴 뿐 아니라 목소리까지 거의 흡사해.) 놀라고

벽세황; [네놈... 대체... 대체 나와 무슨 원한이 있기에 이런 짓을 하는 것이냐?] 이를 갈며 식은땀을 뻘뻘 흘리고

벽세황(청풍); [너는 얼마 전 절대 지으면 안되는 죄를 지었고... 이제 그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 스윽! 얼굴을 만지고.

[!] 눈 부릅 벽세황. 자신이 진상파를 해코지 했던 장면 떠올리고

벽세황; [네놈... 검후 진상파와 무슨 관계인 거냐?]

벽세황(청풍); [그날 내가 그분에게 사제라고 자칭한 건 못 들은 거냐?] 우두둑! 청풍이 얼굴을 만지자 다시 변하는 얼굴

벽세황; [사자천존의 제자인 검후 진상파에게 사제가 있다는 건 금시초문...] + [!]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청풍; [이제야 감이 오는 모양이로군.] 다시 청풍의 얼굴로 돌아오며 웃고

뇌옥경; (맙소사! 사자천존의 제자인 검후 진상파에게 사제가 된다는 건...) 역시 알아차리고 놀라고

청풍; [세상에는 장청풍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내 진짜 성은 초(楚)씨다!] 웃고

벽세황; [네놈... 네놈이 실종되었다고 알려진 사자천존의 외아들 초무궁...] 공포. 식은땀. 비틀

뇌옥경; (역... 역시...!) 흥분. 놀라고

청풍; [내 정체까지 알았으니 이제 네게는 선택의 여지가 정말 없게 되었다.] 슥! 양손 벌려 보이고

청풍; [날 죽이지 못하면 네가 오늘 여기서 죽어야만 한다.] [그러니 있는 재주 없는 재주 다 동원해 봐야할 것이다.]

벽세황; [그럴 작정이다 개잡종아!] 쩡! 악을 쓰며 내미는 벽세황의 자황척에서 강한 흡인력이 확 일어나 청풍을 끌어당긴다.

청풍; (자황척이 몸속의 철분을 끌어당긴다.) 콰드득! 그 힘에 끌려가며 눈 치뜨고

뇌옥경; [조... 조심하세요 공자!] 비명

벽진룡도 눈 치뜨며 보고

벽세황; [늦었다! 진멸천강인!] 꽝! 자황척으로 청풍을 끌어들이며 왼손으로 강한 진동을 일으킨다. 천둥치는 소리가 그자의 손바닥에서 일어나고. 하지만

꽝! 끌려가며 앞으로 내미는 청풍의 손에서도 천둥치는 소리와 진동이 일어나고

펑! 서로의 진동이 충돌하며 엄청난 폭음과 먼지가 확 일어난다.

콰드득! 콰득! 서로 반대 방향으로 밀려나가는 청풍과 벽세황. 청풍이 더 많이 밀린다. 심지어

펑! 청풍의 가슴 부분에서 폭발이 일어나며 유령익 안쪽의 옷이 터진다. 이어

청풍; [컥!] 비틀하며 피를 토한다.

벽세황; [네놈도 천강진멸인을...] 비틀하며 몸을 세운다. 피는 토하지 않고

청풍; (과연 천강마존의 오대절기답군.) 비틀거리던 몸을 세우며 소매로 피를 닦고

청풍; (지난번에 한번 당해봤음에도 불구하고 완벽하게 재현해내지는 못했다.) 몸을 세울 때

벽세황; [크아!] 꽝! 다시 손에서 진동을 일으키며 앞으로 쇄도하고

청풍; [잘 생각했다!] 꽝! 마주 손으로 진동 일으켜 막아내고

펑! 두 사람 사이에서 폭발이 일어나는데 이번에는 서로 밀려나지 않는다. 그래도 청풍은 비틀하고

청풍; [네놈이 달아날 수 있는 가능성은 전무하니 후회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봐라.] 비틀거리던 몸을 세우는데

벽세황; [돌아라!] 쩍! 자황척을 돌리면서 옆으로 긋고

[!] 휘릭! 비틀거리던 청풍의 몸이 옆으로 갑자기 홱 돌고

퍼억! 바닥에 쳐박히는 청풍

뇌옥경; [악!] 자기도 모르게 비명. 벽진룡도 눈 치뜨고

청풍; (자황척의 자력(磁力)이 내 몸을 옭아매어 조종한다.) 팟! 쳐박혔다가 튀어 일어나고

벽세황; [크아!] 쩍! 자황척으로 검고 긴 칼날을 만들어내며 쪼개온다. 주변에서 철분을 모아 칼날처럼 부리는 것

팟! 꽝! 튀어 올라 피하는 청풍. 청풍이 있던 곳을 강타하여 깊고 길게 구덩이를 파는 벽세황

휘릭! 내려서는 청풍.

바웅! 그런 청풍을 향해 다시 손으로 진동을 일으켜 공격하는 벽세황.

꽝! 청풍도 마주 진동을 일으켜 막는데

이번에도 서로 비틀하기만 하며 물러서진 않는 청풍과 벽세황

뇌옥경; (이번에는 대등했다.) + 벽진룡; [그렇지!] 주먹 불끈

벽세황; [크아!] 다시 자황척을 돌리며 휘두르고

휘릭! 자황척이 돌아가는 대로 몸이 팽 도는 청풍. 하지만

펑! 머리가 바닥 쪽으로 돌아갈 때 손바닥으로 바닥을 치는 청풍.

휘릭! 그 반동으로 몽을 돌려 세우는 청풍.

이하 두 사람의 치열한 공방. 주로 벽세황이 공격하고 청풍이 피하거나 막는다. 청풍은 지금 벽세황의 무공을 카피하는 중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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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6>

깊은 산중. 화산 근처다

휘익! 날아가는 여자. 뇌옥경. 몸을 망토로 둘러 가리고 있고

<살아있는 남편을 보고 싶다면 아무도 모르게 호로곡(胡虜谷)으로 오셔야할 거요. 신장궁 궁주의 상징인 십자금천건을 가지고...> 날아가면서 누군가의 말을 떠올리는 굳은 표정의 뇌옥경. 이어

쥐고 있던 손바닥을 펴보는 뇌옥경. 손바닥에 반지가 하나 들어있다. 바로 벽세황이 신행태보에게 편지와 함께 주었던 그 반지다. 손에는 검은색의 장갑을 끼고 있는데 손목 위까지 가려지는 그 장갑은 작은 비늘을 엮어 만든 것같이다.

뇌옥경; (내가 그이의 서른 번째 생일 선물로 주었던 반지...)

뇌옥경; (반지가 가짜가 아니니 편지를 보낸 자의 위협을 무시할 수가 없다.)

뇌옥경; (드디어 상공을 납치한 자들이 내게 접촉해온 것이다.) 이를 악물며 날아가고.

앞쪽에 깎아지른 절벽이 마주 보고 있는 계곡 입구가 있다.

뇌옥경; (놈들의 목적이 우리 신장궁의 모든 것을 차지할 수 있는 십자금천건일까?) 휘익! 계곡 입구로 날아가고

뇌옥경; (그렇게 간단한 동기가 아닐 것이다. 상공을 납치한 후 일 년 가까이 어떤 요구도 해오지 않은 걸 보면...) 고개 조금 젓고

뇌옥경; (내 예상대로라면 그 인간이 개입되어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벽세황을 떠올리며 계곡의 좁은 입구를 통과하고.

뇌옥경; (신장궁 궁주 자리를 노릴 인간은 그자뿐이니...) 분노하며 좁은 입구의 끝에 이르고. 그러다가

[!] 눈 치뜨는 뇌옥경. 좁은 통로에서 빠져나오는 모습으로

 

#367>

좁은 입구를 통과하자 갑자기 넓어지는 계곡. 사방이 높은 절벽으로 둘러싸여있는데 중앙에 낡은 사당이 한 채 서있다. 그 사당 앞에 얼굴을 복면으로 가린 자가 덩치 큰 사내가 한명 서있고

뇌옥경; (저 자...) 휘익! 눈 번뜩이며 사당 쪽으로 날아가고

뇌옥경; (체형으로 봐서는 벽세황이 아닌데...) 휘릭! 사당 앞쪽 20미터쯤에 멈춰서고

복면인1; [과연 부인은 여장부며 열녀요. 남편을 구하기 위해 단기필마로 험지를 찾아오신 걸 보면...] 포권하고

뇌옥경; [개소리는 집어치우고...] 슥! 망토 속에서 오른손을 꺼낸다

뇌옥경; [십자금천건을 가져왔다.] [이걸 원한다면 상공을 내 앞으로 데려와라.] 쳐드는 뇌옥경의 손에 십자금천건이 들려있고

복면인1; [벽력당 출신답게 성격도 화끈하시군.]

복면인1; [원하는 대로 해드리지.] 딱! 뒤를 향해 손가락을 퉁기고. 그러자

삐꺽! 사당의 문이 열리면서 세 명의 복면인이 나온다. 한 놈이 앞장 서서 문을 열고 나오고

두 놈이 뒤따라 나오는데 그자들의 손에 한 명의 인물이 끌려나온다. 바로 철수무정 벽세준이다. 벽세준 캐릭터는 <마면기정 자료집 제22페이지>의 <공야준> 캐릭터. 입에 재갈이 물려있다. 초체한 행색이고 옷도 낡고 지저분 한다. 오랫동안 고문을 당해온 모습이고. 사실 이자는 진짜 벽세준이 아니고 벽세황이 벽세준의 가면을 뒤집어쓴 모습이다. 하지만 벽세준 모습을 하고 있을 때는 벽세준으로 표기

벽세준의 모습 크로즈 업

뇌옥경; [상공!] 눈 치뜨며 외치고

벽세준; [으으으!] 신음하며 억지로 고개를 들고. 눈을 게슴츠레 뜨면서

뇌옥경; [네놈들... 그이에게 무슨 짓을 한 것이냐?] 분노

복면인1; [안심하시오 부인. 지난 일 년 간 좀 험하게 대접을 했지만 목숨에는 지장이 없으니...] 벽세준을 돌아보며

뇌옥경; [목적이... 목적이 뭐냐? 우리 신장궁과 무슨 원한이 있어서 그이를 괴롭힌 것이냐?] 이를 갈며 노려보고

복면인1; [간단히 그간의 상황을 설명하자면...] 콱! 옆으로 끌려온 벽세준의 머리채를 움켜잡고

복면인1; [십자금천건을 손에 넣는다 해도 사용법을 모르면 무용지물!] [그래서 사용법을 추궁했으나...] 슥! 움켜쥔 벽세준의 머리채를 뒤로 채서 떨구고 있던 얼굴을 들게 만든다. 재갈이 물린 벽세준은 눈을 게슴츠레 뜨고 있고

복면인1; [부인의 낭군은 워낙 강골에 고집이 쇠심줄이라 입을 열지 않았소.] [어쩔 수 없이 부인을 모셔서 원하는 대답을 들으려 한 것이오.]

뇌옥경; [죽일 놈!] [그이를 능멸하지 마라.] 분노하며 이를 갈고

복면인1; [실례했소이다.] 팟! 벽세준의 머리채를 놓고. 머리채가 놓여진 벽세준은 고개를 다시 떨구지만 아주 깊이 떨구진 않고

복면인1; [오랜만에 낭군의 얼굴을 자세히 보길 원하실 것같아 고개를 들게 한 것이니 노여워하지 마시구려.] 웃고

뇌옥경; [상공! 신첩을 알아보시겠어요?] 슥! 말하면서 오른쪽으로 걸어간다. 그러자

벽세준; [으으으...] 신음하며 자신의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뇌옥경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즉. 벽세준의 입장에서는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것. 순간

뇌옥경; (목을 왼쪽으로 움직였다!) 눈 부릅뜨고

뇌옥경; (가짜!) (함정이다!) 팟! 날아오르고

[!] [!] 벽세준과 복면인들 눈 부릅뜨고

뇌옥경; [간교한 말종들! 잘도 날 속이려 들었구나!] 팟! 허공에서 몸을 돌리며 입구쪽으로 날아간다. 이를 갈며. 순간

벽세준; [젠장! 들통 났다!] 입에서 재갈을 끌어내리며 벌떡 일어나는 벽세준. 이자는 벽세준의 가면을 쓴 벽세황임을 주의

[서라!] [잡아라!] 팟! 휘익! 일어나는 벽세준 주변에서 네명의 복면인들이 몸을 날리고

뇌옥경; (혹시나 했는데... 그이로 위장한 자를 내세워 십자금천건의 사용법을 알아내려 했다.) 쐐액! 입구를 향해 날아가며 이를 갈고. 그때

[못 간다!] [서라 계집!] [네년은 이미 독안에 든 쥐 신세다!] 휘익! 휙! 입구쪽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복면인들. 장풍을 날리려 하거나 암기를 날리려는 자도 있고 대부분은 무기도 휘두른다. 좁고 높은 절벽 사이의 통로에서도 복면인들이 몇 명 무기를 휘두르며 달려 나와 뇌옥경을 막는다. 하지만

뇌옥경; [죽기 싫으면 비켜라!] 촤락! 그때까지 몸에 두르고 있던 망토를 거칠게 뜯어 벗으며 외친다. 날아가면서. 그러자

망토가 뜯기며 드러나는 갑옷. 용의 비늘같은 것으로 만든 갑옷을 옷 위에 걸치고 있다. 상체는 완전히 가리고 하체는 무릎까지 가리는 갑옷인데 번쩍거린다. 그러자

벽세준; [조심해라! 신장궁의 보물인 천손갑(天孫鉀)을 걸치고 있다.] 복면인들 뒤에서 날아오며 외치고. 하지만

피핑! 펑! 이미 암기를 날리거나 장풍을 날리는 복면인들. 그러자

꽝! 따다다당! 장갑을 낀 양손으로 얼굴 앞을 가리며 쇄도하는 뇌옥경의 몸에 작렬하는 장풍과 암기들. 헌데 그 직후

쩡! 텅! 갑옷을 이루는 비늘들이 장풍과 암기에 닿자 하나씩 용수철처럼 튕겨지며 일어나고

쾅! 따당! 뇌옥경의 몸통을 때린 장풍과 암기들이 날아든 것과 똑같은 방향으로 튕겨진다

펑! 퍼퍽! [크악!] [컥!] 되날아든 장풍에 맞고 암기가 몸에 박혀 비명을 지르는 복면인들

[헉!] [저게 무슨...] [공격을 그대로 돌려보내는 갑옷이다!] 벽세준 앞쪽에서 날아가던 네명의 복면인들 경악하고. 그 직후

[크아!] [못 간다!] 쩍! 부악! 암기와 장풍을 날린 자들은 나뒹구는 배경으로 무기를 휘둘러 뇌옥경을 막으려는 복면인들. 하지만

텅! 캉! 그자들이 휘두른 무기들도 뇌옥경이 걸친 갑옷에 닿은 순간 강한 탄력에 그대로 튕겨져서

[헉!] [위험!] [큭!] 무기가 자신들에게 튕겨지자 기겁하는 복면인들. 자기 무기에 베이고 상처 입는 자들도 있고. 그 직후

뇌옥경; [날 막는 놈은 죽는다!] 쩍! 화악! 비틀거리는 자들을 향해 돌진하면서 장갑 낀 양손으로 밀고 휘젓는 뇌옥경. 그리고

지지징! 장갑의 비늘들이 일어나며 진동하더니

콰차차창! 퍼퍽! 뇌옥경이 낀 그 장갑에 닿은 무기들은 유리처럼 깨지고. 사람들의 몸뚱이는 물방울처럼 터진다.

[헉!] [무슨 장갑이...] [강철제 무기를 유리처럼 깨트리다니...] 공포에 질려 다급히 비켜서는 복면인들

벽세준; [신기창에서 천손갑뿐만 아니라 쇄옥강장(碎玉鋼掌)까지 꺼내 무장했구나.] 촤악! 복면인들을 추월하면서 소매 속에서 밧줄을 하나 꺼낸다. 길이는 1.5미터쯤인 밧줄인데 양쪽 끝에 쇠구슬이 하나씩 달려있다. 포획용의 밧줄이다.

뇌옥경; (빠져나갈 자신이 없었으면 혼자 찾아오지도 않았다!) 쐐액! 입구쪽으로 쇄도하고. 복면인들은 겁에 질려 뒷걸음질 치고

뇌옥경; (우리 신장궁의 최고 보물들인 신기십보(神器十寶)에 드는 천손갑은 어떤 공격이든 되돌려 보낸다.)

뇌옥경; (그리고 쇄옥강장은 아무리 단단한 것이라도 옥을 부수듯 깨트리는 힘을 지녔고...) 양손에 끼고 있는 장갑을 배경으로

뇌옥경; (수비와 공격에 최적화된 천손갑과 쇄옥강장으로 무장한 날 막을 수 있는 건 없다.) 복면인들이 피하는 사이로 계곡 입구로 뛰어들려고 하고. 하지만 직후

피피핑! 뒤에서 세차게 날아드는 쇠구슬 달린 밧줄. 바로 벽세준이 던진 것.

네 명의 복면인들을 추월하여 날아오면서 밧줄 던진 자세인 벽세준

콰다닥! 휘릭! 그대로 뇌옥경의 하체를 휘감는 밧줄

뇌옥경; [악!] 콰당탕! 하체가 밧줄에 묶여 나뒹구는 뇌옥경

[잡아라!] [움직이지 못하게 해!] [갑옷 때문에 타격은 통하지 않는다.] 확! 팟! 비켜섰던 복면인들이 무기를 버리고 맨손으로 뇌옥경을 덮쳐오고. 뇌옥경을 찍어 눌러 움직이지 못하게 하려고. 하지만

뇌옥경; [크아!] 콰직! 한 팔로 바닥을 짚고 다른 손을 휘두르는 뇌옥경.

콰직! 우둑! 장갑을 낀 뇌옥경의 손길에 닿는 복면인들이 몸뚱이는 물풍선처럼 터진다

[크악!] [컥!] [헉!] [히익!] 몸이 터지거나 팔이 터져서 피를 뿌리며 비명 지르는 자들.

[헉!] [이런...] [조심해라!] 팟! 휘익! 무사한 자들은 공포에 질려 급히 물러서고

팟! 이어 바닥을 짚었던 손으로 밧줄을 움켜쥐어 끊어버리는 뇌옥경. 장갑을 낀 손아귀에서 밧줄은 젤리처럼 터져버리고. 퍼퍽! 후두둑! 그런 뇌옥경의 주위로 으스러진 시체들이 난무하고. 이어

휘릭! 밧줄이 다리에서 풀리자 용수철처럼 튀어 일어나는 뇌옥경. 직후

벽세준; [여기까지!] 휘릭! 계곡 입구로 날아내려 뇌옥경의 퇴로를 막는 벽세준.

뇌옥경; [네놈 누구냐?] 휙! 이를 바득 갈면서 이미 끊어버렸지만 일부를 들고 있던 밧줄을 강하게 앞으로 던지고

벽세준; [이크!] 핑! 날아든 밧줄을 고개 젖혀서 피하고

뇌옥경; [누군데 감히 그이로 위장을 한 것이냐?] 그런 벽세준을 노려보고.

벽세준; [내가 누군지는 이걸 보면 아실 거요.] 스윽! 왼쪽 소매에 넣은 오른손을 꺼내는 벽세준

쿵! 벽세준이 다시 꺼낸 오른손에는 자황척이 들려있다. 순간

뇌옥경; [자... 자황척!] 경악하고

뇌옥경; [그럼 네놈이 바로...] 놀라고 분노하며 뒤로 물러설 때

벽세준; [수인사는 혼이 좀 난 후에 합시다!] 쩍! 확 다가서며 자황척으로 뇌옥경을 찌르고

뇌옥경; [안돼!] 콱! 가슴으로 날아드는 자황척을 양손으로 움켜잡지만

징! 뇌옥경이 낀 장갑에 조여지면서도 진동하기만 할 뿐 훼손되지 않는 자황척

<저 계집이 끼고 있는 기괴한 장갑도 자황척은 훼손하지 못했다!> 복면인들 안도할 때

쾅! 그대로 밀고 들어가 자황척 끝으로 뇌옥경의 가슴을 찍는 벽세준.

지지징! 자황척에 찍힌 뇌옥경의 가슴 부분 갑옷이 진동을 일으키지만

꽝! [악!] 강렬한 진동과 함께 피를 토하며 뒤로 날아가는 뇌옥경. 자황척을 잡고 있던 양손도 충격으로 풀리고

벽세준; [큭!] 지지징! 자황척으로 진동이 전해져서 비틀하며 물러서고

퍼억! 등부터 바닥에 쳐박히는 뇌옥경

벽세준; [제압하라.] 비틀거리며 외치고

[이년!] [잘도 우리 형제들을 학살했으렸다.] [갑옷과 장갑을 벗겨!] 화악! 팟! 나뒹군 뇌옥경에게 덮치는 복면인들

뇌옥경; [안... 안돼!] 일어나며 손을 저으려 하지만

[어림없다!] [팔부터 눌러!] [갑옷을 벗겨라!] 콱! 콱! 사방에서 뇌옥경의 팔 다리를 찍어 누르는 복면인들. 이어

[아악!] 콰직! 지직! 바둥거리는 뇌옥경의 팔 다리를 찍어 누른 채 장갑을 벗기고 천손갑도 벗기는 복면인들. 천손갑은 어깨 부분에 묶는 끈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옷도 마구 찍히고

벽세준; (천손갑의 방호력은 역시 대단하군.) + 퉤! 입으로 피를 뱉으며 뇌옥경이 제압당한 쪽으로 다가서는 벽세준.

벽세준; (자황척으로도 천손갑에서 일어난 반탄력을 완전히 흡수하지 못해 내상을 입었다.) 다가가고

[끝났습니다 삼공자님!] [뇌가년을 제압했습니다!] 벽세준이 다가서자 돌아보는 복면인들. 대부분의 복면인들은 빙 둘러 서있고

그자들 가운데에 뇌옥경이 누워있는데 사방에서 뇌옥경의 팔 다리를 네 명의 복면인들이 찍어 누르고 있다. 뇌옥경은 옷이 마구 찢겨지면서 젖가슴과 아랫도리도 야하게 드러난 모습이고. 복면인들 중 한놈은 찢어낸 뇌옥경의 옷가지에게 십자금천건을 찾아내 집어 들고 있다.

벽세준; [자황척이 괜히 신장궁의 보물들 중 으뜸이 아니다.] 다가서며 왼손으로 얼굴 하단을 잡고

벽세준; [금속으로 만들어진 건 그게 무엇이든 자황척에 지배를 당하게 되고...] [그건 천손갑이나 쇄옥강장도 예외가 아니지.] 찌직! 말하며 가면을 턱부터 얼굴에서 뜯어낸다

벽세황; [이걸 쓰고 있느라 답답했다.] 쿵! 가면을 뜯어내자 드러나는 얼굴. 벽세황이다. 이하 벽세황으로 표기하고

뇌옥경; [벽세황! 이 천벌을 받을 인간아!] 복면인들에게 팔 다리가 눌린 채 이를 갈고

뇌옥경; [역시 네놈이 그이를 시해한 범인이었구나.] 이를 갈고

벽세황; [전부터 짐작을 하고 있었을 테니 내가 범인이라 해도 새삼스러울 게 없지 않소 형수?] 벽세준의 가면을 들어 보이며 웃고

벽세황; [헌데 형수는 어떻게 내가 형이 아니라는 걸 단번에 알아차린 거요?] 휙! 벗은 가면을 뇌옥경에게 던지고

뇌옥경; [그이는 네놈과 달라서 어렸을 때부터 대장장이 일과 세공(細工) 일에 전념해왔다.] 툭! 말하는 뇌옥경의 가슴에 떨어지는 가면

뇌옥경; [그 후유증으로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지 못한다.] 이를 갈며 노려보고

벽세황; [늘 망치질하거나 물건 만드는데 쓰는 오른손 쪽만 보다 보니 고개가 완전히 굳어버렸겠군.] 슥! 자황척을 다시 왼쪽 소매에 넣고

벽세황; [그렇게 간단히 진가(眞假)를 구분할 수 있는 비밀이 있었을 줄은 몰랐구만.]

뇌옥경; [그이를... 그이를 어찌 했느냐?] 치를 떨며 노려보고

벽세황; [아직 살아있기는 한데...] [직접 데리고 올 수 있는 상황은 못 되어서 내가 형으로 위장했던 거요.] 말하며 십자금천건을 들고 있는 복면인1을 보고

뇌옥경; [그... 그런...] 사색이 되고

복면인1; [십자금천건, 여기 있습니다.] 두 손으로 십자금천건을 벽세황에게 내밀고

벽세황; [수고했다.] 한 손으로 십자금천건을 받고

벽세황; [드디어 신장궁 궁주의 상징인 십자금천건이 내 손에 들어왔군.] 받아든 십자금천건을 살피며 감개무량한 표정을 짓고

벽세황; [문제는 이걸 손에 넣어도 사용법을 모르면 말짱 황이라는 건데...] 십자금천건을 쳐들며 뇌옥경을 보고

뇌옥경; [꿈 깨라 악귀야!] 악을 쓰고

뇌옥경; [그이가 일 년 가까이 네놈에게 고문을 당하면서도 발설하지 않은 비밀을 아내인 내가 실토할 것 같으냐?] 이를 갈고

뇌옥경; [패륜무도한 네놈에게 알려주느니 십자금천건의 비밀은 저승으로 가져가고 말겠다!] [죽일 테면 죽여라!] 악을 쓰고

벽세황; [결의가 대단한 건 알겠는데... 너무 자신하진 마시오 형수.] 음산하게 웃고

벽세황; [난 계집의 입을 열게 할 수 있는 수단을 최소한 백가지 이상은 알고 있으니 말이오.] [벗겨라!] 복면인들에게 명령. 그러자

[예 삼공자님!] [기쁜 마음으로 분부 거행하겠습니다.] 찍! 찌직! 복면인들 눈 희번덕이며 뇌옥경의 옷을 마구 찢고 벗긴다.

삽시에 거의 알몸이 되는 뇌옥경. 하지만 수치심에 치를 떨면서도 비명을 지르거나 하지 않는 뇌옥경

벽세황; (치욕스러운 꼴을 당하면서도 비명 한 번 안지르고...) (굴복시키는 게 간단치는 않겠는데...) 옷이 찢어지고 벗겨지면서도 이를 악문 채 노려보는 뇌옥경을 보며 찡그리고

뇌옥경; [강간하려면 강간하고 찢어죽이려면 찢어 죽여 봐라!] 악을 쓰고

뇌옥경; [무슨 짓을 해도 네놈의 뜻을 이루진 못할 것이다.]

벽세황; [과연 그럴지 두고 봅시다.] 히죽 웃으며 뇌옥경의 알몸을 내려다보고.

벽세황; [동료들을 잃은 분풀이 기회를 주겠다.] [저 계집을 너희들 마음껏 짓밟아도 좋다.] 복면인들에게 말하고.

[감사합니다 삼공자님!] [배려해주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복면인들 눈을 희번득이며 포권하고. 이어

[죽일 년! 잘도 우리 형제들을 죽였겠다?] [내년의 몸뚱이로 대가를 치루게 해주마!] 복면인들이 일제히 뇌옥경에게 덮치고

[아흑!] [아악!] 복면인들에게 주물리키고 희롱당하며 비명 지르는 뇌옥경

벽세황; [아무리 일 년 가까이 사내 맛에 굶주렸어도 수십 명을 혼자 상대하긴 힘들 거요.] [정 못 견디겠으면 말씀하시구려.] 사내들에게 유린당하는 뇌옥경을 보고 웃고. 바로 그때

[소용없소 삼공자!] 휘익! 누가 말하며 근처로 내려서고. 흠칫! 돌아보고

뇌정치; [그 계집 성미는 내가 아는데 강간 좀 당하는 걸로 입을 열 계집이 아니오.] 휘릭! 바닥에 내려서는 뇌정치. 한손으로는 벽진룡의 뒷덜미를 잡고 있다. 벽진룡은 눈을 치뜨고 있고. 그자 뒤로는 신도풍이 따라 내리는데 옆구리에 기절한 벽진봉을 끼고 있다

 

#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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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1>

<-신장궁(神匠宮)> 낮. 먹장구름. 음침한 날씨. 연기를 뿜어내는 화산을 등지고 공장 분위기의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연기를 뿜어내는 굴뚝들도 많고.

신장궁의 후면. 건물들과 좀 떨어져서 검은 색의 반질반질한 절벽이 있다. 인적이 없는 그 절벽 아래쪽에 철문이 하나 있다. 아주 견고해 보이는 철문인데 중앙에 입을 벌린 귀신 형상이 조각되어 있다. 귀신의 코에 소뚜레같은 손잡이도 달려있고. 그 철문 앞에는 아이언맨처럼 온몸을 철갑으로 무장한 두 명의 거한이 서있다. 화승총으로 무장하고 있다. 망토를 둘렀고. 철문 위쪽 벽에는 <神器廠>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흠칫! 하는 무사들

건물들 사이로 나타나는 한명의 여인과 두 명의 아이. 여인은 화룡부인 뇌옥경이다. 뇌옥경 캐릭터는 <마면기정 자료집 제22페이지>의 <화룡부인 당옥경> 캐릭터를 성만 뇌씨로 바꿔 사용. 뇌옥경의 얼굴은 신장궁 양주지점장 뇌정치의 첩인 동숙빈과 아주 흡사하다. 단, 동숙빈의 눈꼬리가 쳐진 것에 비해 뇌옥경은 눈꼬리가 올라가 쌀쌀 맞은 인상이다.

뇌옥경의 한쪽 팔에는 5살쯤 된 계집아이가 인형을 품에 안은 채 안겨있고 옆에는 8살쯤 된 사내 아이가 보자기를 품에 안은 채 따라온다. 사내아이는 뇌옥경의 아들 벽진룡, 안고 있는 계집 아이는 딸인 벽진봉이다.

[주모님!] [주모님을 뵙습니다.] 인사하는 무사들

뇌옥경; [수고가 많군요.] 다가오며 도도하게 인사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벽세준의 처 화룡부인(火龍夫人) 뇌옥경(雷玉鏡)>

뇌옥경; [신기창(神器廠)에 긴한 볼일이 있으니 두 분 호법께서는 잠시 자리를 피해주셨으면 해요.]

[존명!] [분부 받들겠습니다.] 포권하는 무사들

서둘러 건물 쪽으로 가는 무사들

철문 앞에 서서 무사들이 가는 것을 보는 뇌옥경.

이윽고 무사들이 사라지자

뇌옥경; [잠깐 오빠와 함께 있거라.] 딸을 바닥에 내려주고

벽진봉; [응 엄마...] 폴짝! 뛰어내리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벽세준의 딸 벽진봉(碧珍鳳) 5세>

벽진룡; [오빠 손 잡아.] 손을 내밀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벽세준의 아들 벽진룡(壁珍龍) 8세>

벽진봉; [알았져 오빠.] 인형을 한 팔로 안고 다른 손으로 오빠의 손을 잡는 벽진봉.

그 사이에 소매 속에 손을 넣으며 철문 앞으로 다가가는 뇌옥경

다시 꺼내는 뇌옥경의 손에는 특이한 열쇠가 들려있다. 단면이 십자 형태의 금속인데 길이는 한 뼘 가량. 단면이 십자 형태라 네 개의 돌출 면이 있는데 그곳에 수많은 크고 작은 흠이 새겨져 있다.

열쇠를 들고 살피며 철문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는 뇌옥경.

철문 중앙에 새겨진 귀신 얼굴 크로즈 업. 벌린 귀신의 입에는 십자형의 흠이 있다. 열쇠를 끼우는 구멍이다.

슥! 열쇠를 귀신 조각의 입 부분에 나있는 구멍에 끼우는 뇌옥경.

찰칵! 열쇠가 깊이 들어가자 뭔가 철문 안쪽에서 움직이고. 이어

끼릭! 끼릭! 열쇠를 이리 저리 돌리는 뇌옥경.

슥! 다시 열쇠를 뽑는 뇌옥경. 그러자

그그긍! 철문이 안쪽으로 열리는데 철문의 두께가 거의 1미터가 된다.

철문이 열리며 드러나는 내부는 검은색의 반질반질한 바위를 매끈하게 광택을 낸 복도다. 천장에 빛을 내는 구슬들이 박혀있어서 어둡지 않고. 탁자와 의자등도 구비되어 있어서 일종의 거실 분위기를 낸다. 입구 맞은 편에 또 다른 철문이 있다.

뇌옥경; [들어가자.] 안으로 들어가며 딸과 아들을 돌아보고

[예 어머니!] + [응 엄마!] 대답하며 뇌옥경을 따라 들어가는 벽진룡과 벽진봉

아이들이 들어오게 옆으로 물러서서 밖을 보는 뇌옥경, 절벽 근처에는 아무도 없고.

그긍! 문을 닫는 뇌옥경.

철컹! 완전히 닫히는 철문. 헌데

 

#362>

절벽 앞쪽 공터 너머의 건물 중 하나 크로즈 업. 창문이 조금 열린 틈으로 나팔 같은 것이 밖으로 나와있다. 그리고

슥! 열린 창틈으로 나타나 절벽 쪽을 보는 사내의 얼굴. 나팔 같은 것 위쪽에서. 바로 뇌정치.

뇌정치; (철두철미한 계집...) 절벽을 노려보고.

뇌정치; (자신이 자리를 비울 동안 아이들이 반대파에 해코지를 당할까봐 신기창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생각하면서

뇌정치; [뇌옥경의 목소리는 잘 들었는가?] 옆으로 물러서며 자기 뒤를 돌아보고

신도풍; [거리가 좀 있었지만...] 창문이 있는 벽에 바짝 다가 앉아있는 사내. 바로 신도풍. 나팔 같은 것을 들어 창 밖으로 내밀고 있고. 그 나팔에 연결된 관을 한쪽 귀에 이어폰처럼 꽂고 있다.

신도풍; [저희 무위각(無違閣)의 보물인 이 청음신라(聽音神喇) 덕분에 바로 옆에서 말하는 것처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나팔 같은 것을 들어 보이며 말하고. 다른 손으로는 귀에서 관을 빼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면사랑(無面邪朗) 신도풍(申道風)>

뇌정치; [그럼 들은 대로 말해보게.]

신도풍; [험험!] 손으로 목을 만지며 목을 가다듬은 후

신도풍; [수고가 많군요.] 뇌옥경이 했던 말을 그대로 따라하고

신도풍; [신기창(神器廠)에 긴한 볼일이 있으니 두 분 호법께서는 잠시 자리를 피해주셨으면 해요.] 표정도 뇌옥경인 듯이 꾸미면서.

끄덕이는 뇌정치

신도풍; [어떻습니까 지점장님.] 돌아보고

신도풍; [뇌옥경의 목소리와 비슷하게 들렸습니까?]

뇌정치; [한 번 더 말해보게.] 말하며 눈을 감고

신도풍; [그러지요.] 험험! 다시 목소리를 가다듬고

신도풍; [수고가 많군요.] [신기창에 긴한 볼일이 있으니 두 분 호법께서는 잠시 자리를 피해주셨으면 해요.] 표정도 뇌옥경인 듯이 꾸미면서 다시 말하고. 뇌정치의 눈치를 살피며. 그러자

뇌정치; [눈을 감고 들으니 더 감쪽같군.] 눈을 뜨며 말하고

뇌정치; [역시 무위각의 후계자다운 솜씨요.] [뇌가년과 십년 가까이 한 이불 덮고 산 벽세준이라 해도 얼굴을 보지 않으면 구분하지 못할 걸세.] 열려진 창틈을 통해 절벽 쪽을 보며

신도풍; [과찬이 말씀이십니다.]

신도풍; [헌데 후배가 화룡부인의 음성을 흉내내야하는 이유가 뭔지 알 수 있겠습니까?] 눈치를 살피며 묻고

뇌정치; [곧 알게 될 테니 잠시만 더 기다...] 말하다가 급히 옆으로 몸을 숨기고

[!] 신도풍도 흠칫! 하며 옆으로 숨고.

숨어서 절벽 쪽을 보는 두 놈

 

#363>

철컹! 닫혔던 철문이 다시 열리고.

이어 반쯤 열린 문으로 철문 안쪽의 상황이 드러난다. 뇌옥경이 다시 모습 드러내 밖을 살피는데 몸에 망토를 두르고 있다. 옷 속에도 무언가를 껴입은 분위기이고. 그런 뇌옥경의 뒤로 벽진봉과 벽진룡이 서있다. 벽진봉은 엄마의 몸에 둘러 쳐진 망토 자락을 잡고

뇌옥경; [그럼 엄마 다녀오마.] 열린 문 안쪽에서 아들 딸을 돌아보고

뇌옥경; [엄마가 돌아올 때까지 절대 이 문을 열면 안된다.] 밖으로 나오려 하지만

꼬옥! 벽진봉의 고사리 같은 손이 망토를 잡고 안 놔준다. 벽진봉은 한손으로는 인형을 품에 안고 있고. 울먹이고

뇌옥경; [진봉아.] 한숨 쉬며 돌아보고

벽진봉; [엄... 엄마! 안 가면 안돼요?] 울먹이고

뇌옥경; [엄마도 우리 진봉이를 두고 다녀오기 싫단다.] 몸을 숙여서 벽진봉을 끌어안고

뇌옥경; [하지만 아빠를 구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어.] [진봉이도 아빠 보고 싶지?] 벽진봉의 뺨을 쓰다듬고

벽진봉; [응! 진봉이도 아빠 보고 싶어.] 끄덕

뇌옥경; [그럼 엄마가 다녀올 때까지 오빠랑 있어야만 해. 알았지?]

벽진봉; [알았져.] 슥! 뇌옥경의 망토 잡고 있던 고사리 손을 풀고

벽진봉; [진봉이 울지 않고 기다릴 테니까 아빠 데리고 와야만 해!] 억지로 웃는 표정

뇌옥경; [착하기도 하지.] 벽진봉의 머리 쓰다듬고. 억지로 눈물 참는 표정. 이어

뇌옥경; [동생 잘 보살펴야만 한다 진룡아.] 일어나며 벽진룡을 돌아보고

벽진룡; [걱정 마세요 어머니.] [진룡이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진봉이를 지킬 거예요.] 다부진 표정으로 말하고

뇌옥경; [그래. 엄마는 진룡이만 믿는다.] 벽진룡의 어깨 다독이고

뇌옥경; [명심해라. 엄마가 올 때까지 이문의 잠금장치는 절대 풀면 안된다.] 문 안쪽에 수편으로 달려있는 30센티 길이의 레버를 가리키며 말하고.

벽진룡; [명심할게요.] 끄덕

뇌옥경; [아빠를 모시고 오마. 조금만 기다리거라.] 밖으로 나오며 문 안쪽을 향해 말하고

벽진룡; [다녀오세요 어머니.] 두 손 모으며 인사 + 벽진봉; [빨리 와 엄마.] 손을 흔들고

뇌옥경; [오냐!] 그긍! 철문의 귀신 머리 장식에 달린 손잡이를 당기고

닫히는 문틈을 통해 벽진룡과 벽진봉 남매의 모습이 보이고

뇌옥경; (아직 어린 것들에게 미안하지만 이렇게 해야만 그나마 안심이 된다.) 철컹! 닫히는 문을 배경으로 생각.

뇌옥경; (근래 들어 신장궁 내에 벽세황쪽으로 전향하는 자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입술 깨물며 돌아서는 뇌옥경. 이어

뇌옥경;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혼란스러워진 상황이라 진룡이와 진봉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인간이 없다.) 팟! 몸을 날리고

뇌옥경; (저 아이들이 인질로 잡히기라도 하면 신장궁을 꼼짝없이 벽세황에게 넘겨줄 수밖에 없고...) 파팟! 팟! 절벽의 돌출된 부분들을 연달아 밟으며 위로 날아오르고

뇌옥경;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선 안된다.) 휘릭! 절벽 위에 올라서고

뇌옥경; (무슨 짓을 해서든 신장궁을 보전했다가 내 아들 진룡이에게 물려줘야만 한다.) 휘익! 몸을 날려 신장궁 뒤쪽의 산을 향해 날아간다

곧 멀어지는 뇌옥경. 그리고

 

#364>

뇌옥경이 사라져서 다시 조용해진 절벽 앞쪽

숨어있던 건물에서 문을 열고 나오는 뇌정치와 신도풍.

신도풍; [이제야 지점장께서 왜 뇌옥경의 목소리를 흉내 내라고 하셨는지 알겠습니다.] 앞서가는 뇌정치를 따라가면서

뇌정치; [이 철문을 열기 위해 뇌옥경의 목소리가 필요했군요.] 뇌정치와 함께 철문 앞에 멈춰서며 살피면서 말하고

뇌정치; [여긴 신기창이라는 곳인데 신장궁에서 만든 병장기들 중 말 그대로 신기(神器)라 불릴만한 것들만 보관되고 있네.] 철문을 보며

신도풍; [신장궁의 보물창고로군요.]

뇌정치; [신기창에 수장되어 있는 병장기들은 어떤 절세고수라 해도 죽일 수 있을 정도로 위력적이네.] 진지하게

신도풍; [당연히 신기창에는 그에 걸맞는 강력한 금제가 설치되어 있겠습니다.]

뇌정치; [신기창이 자리한 이 석벽의 재질은 강옥(鋼玉)일세.] 반질반질한 벽을 손으로 만지고

신도풍; [이 절벽 전체가 비취(翡翠)나 마노(瑪瑙)를 뜻하는 그 강옥인 것입니까?] 놀라고

뇌정치; [질이 좋지 못해서 보석으로의 가치는 없네.] 고개 젓고

뇌정치; [하지만 강철보다도 단단하기 때문에 파고 들어가서 신병이기들을 훔치는 건 불가능에 가깝지.] 벽을 만지며

신도풍; [결국 신기창의 신병이기들을 손에 넣으려면 이 철문을 열고 들어가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철문을 만지고

뇌정치; [신장궁의 기술력이 집약되어 있는 이 철문을 힘으로 깨트리는 건 불가능하고...] [오직 두 가지 방법만으로 열 수가 있다네.]

신도풍; [첫번째 방법은 뇌옥경이 쓴 열쇠겠습니다.] 뇌옥경이 십자형의 열쇠로 철문을 열던 장면 떠올리면서 말하고

뇌정치; [십자금천건(十字禁天鍵)이라는 것으로 신장궁 궁주의 상징이기도 한 물건이네.]

신도풍; [그럼 아까 뇌옥경을 덮쳐서 빼앗지 그러셨습니까?]

뇌정치; [그렇게 하지 않은 건 십자금천건을 손에 넣는다 해도 이 문을 열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일세.]

신도풍; [사용방법을 알아야 열수 있군요.] 눈 번뜩

뇌정치; [무위각의 후계자답게 눈치가 빠르군.] 웃고

신도풍; [아무래도 하는 일이 일이다 보니...] 멋쩍고.

뇌정치; [십자금천건의 사용법에 어떤 제한이 있을 것 같은가?]

신도풍; [열십자의 단면을 지닌 십자금천건을 정확한 위치에 꽂는 것부터가 문제겠습니다.] 귀신 머리 형태 장식의 벌린 입을 들여다보며 말하고. 귀신 입 속에는 십자 형상의 열쇠 구멍이 있다.

뇌정치; [만일 잘못 끼우기라도 하면 그 즉시 이 철문은 영구히 잠겨버리네.] [그럼 십자금천건으로도 열 수 없게 되는 것이지.]

신도풍; [간단하면서도 효율적인 방범 수단이군요.] 구멍 살피며

뇌정치; [게다가 십자금천건을 정확히 끼우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네.]

신도풍; [정해진 순서와 회수에 따라 열쇠를 좌우로 돌려야하겠습니다.]

뇌정치; [대대로 십자금천건의 사용법을 아는 사람은 당주와 당주의 본처(本妻)뿐이네.] 끄덕이고

뇌정치; [전대 당주 부부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며 장남인 철수무정 벽세준도 유고인 상태...]

뇌정치; [그래서 현재 신장궁에서 십자금천건의 사용법을 아는 사람은 오직 한명, 뇌옥경뿐이네.]

신도풍; [결국 뇌옥경이 아니면 신기창 안에 보관되어 있는 무시무시한 무기들은 그림의 떡인 셈이로군요.] 끄덕

뇌정치; [십자금천건을 써서 신기창을 드나들 수 없으면 신장궁의 궁주 노릇은 할 수 없네.] 끄덕

신도풍; [벽공자께서 신장궁을 장악하려면 어떻게든 십자금천건을 손에 넣어야겠습니다.]

뇌정치; [사실 십자금천건 없이도 이 문을 열 수 있는 방법이 한 가지 더 있네.]

신도풍; [혹시 안에서...] 놀라고

뇌정치; [들어가긴 어려워도 나오기는 허탈할 정도로 쉬운 게 신기창이라네.] 끄덕

뇌정치; [철문 안쪽에 설치 된 철봉을 내리누르면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이 철문도 간단히 열리는 걸세.] 철문 안쪽에 레버가 있었던 것 떠올리고

신도풍; [드디어 후배의 재주가 빛을 발할 때가 되었군요.] 험험! 목청을 가다듬고. 이어

신도풍; [진룡아 엄마다!] 귀신의 입 부분에 대고 말하고

 

#365>

[!] [!] 철문 안쪽. 탁자를 사이에 두고 의자에 앉아 있다가 흠칫! 하는 벽진룡과 벽진봉...탁자 위에는 과자와 과일이 펼쳐져 있다. 벽진봉은 과자를 먹던 중이다. 인형을 품에 안고 있고. 입구 건너편 벽에 또 철문이 있는 것 주의. 그 철문 중앙에도 귀신의 형상이 새겨져 있다.

<진룡아! 진봉아 들리니! 엄마야!> 이어지는 음성. 그러자

벽진봉; [엄마!] 펄쩍! 먹던 과자 내려놓고 앉아있던 의자 위에서 뛰어내리고

벽진봉; [엄마! 엄마!] 철문으로 달려가고, 그 뒤에서 벽진룡도 급히 의자에서 내려오고

벽진봉; [엄마가 돌아왔어!] 철문 앞에 멈춰서며 머리 위의 레버를 잡아당기려는데

벽진룡; [기다려봐!] 급히 벽진봉의 손을 잡고

벽진봉; [왜 그래 오빠? 엄마가 왔잖아.] 돌아보며 울상

벽진룡; [엄마! 왜 벌써 돌아오셨어요?] 문에 대고 묻고. 벽진봉의 손은 놔주면서. 그러자

<잊어버린 물건이 있다. 어서 문을 열거라.> 들리는 음성

벽진룡; (엄마의 목소리 같긴 한데...) + [열쇠가 있으시잖아요.]

벽진룡; [왜 직접 문을 열지 않으세요?] 의심

<시간이 없어서 그런단다. 어서 문을 열거라.> 이어지는 음성

벽진룡; (뭔가 이상해!) 의심하는데

벽진봉; [난 엄마 볼 거야!] 콱! 폴짝 뛰어 머리 위의 레버를 잡는다

벽진룡; [안돼!] 다급히 막으려 하지만

끼릭! 레버가 매달린 벽진봉의 몸 무게에 의해 아래로 확 내려오고.

철컹! 그에 따라 문이 안쪽으로 열린다

벽진룡; (안돼!) 콱! 다급히 철문을 다시 밖으로 밀려 하지만

그그긍! 안쪽으로 열리는 철문이 워낙 무거워서 오히려 밀리고

벽진봉; [엄마!] 레버를 놓고 열린 철문으로 뛰어나가려 하고. 하지만

쿵! 한손으로 철문을 밀며 들어서는 뇌정치. 신도풍은 그 뒤에 따라오며 히죽 웃고 있고

벽진룡; (아차!) 눈 치뜨고

벽진봉; [엄... 엄마가 아니야!] 눈 치뜨며 굳어질 때

뇌정치; [물론 노부는 네 어미가 아니다.] 들어서고

벽진룡; [내 뒤로 피해 진봉아!] 옆으로 물러서면서 급히 벽진봉을 잡아 자기 뒤로 피하게 하지만

뇌정치; [자네는 애새끼들을 맡게.] 벽진룡과 벽진봉을 지나가며 신도풍에게 말하고

신도풍; [그리 합지요.] 히죽 웃으며 벽진봉과 벽진룡 앞으로 다가온다.

벽진룡; [도... 도망쳐!] 벽진봉을 막아선 채 외치지만

피핏! 핏! [악!] [학!] 신도풍이 날린 지풍에 맞아 휘청. 비명 지르는 남매

신도풍; [강아지처럼 깽깽거리기는...] 지풍을 튕긴 자세로 웃고

털썩! 콰당! 쓰러지는 남매

신도풍; [생각보다 쉽게 신기창을 장악...] 말하며 뇌정치를 돌아보다가 눈 치뜨며 입 다물고

뇌정치가 철문 안쪽의 또 다른 철문 앞에 서있다.

신도풍; [설... 설마 그 철문도...] 당혹하며 다가가고

뇌정치; [십자금천건을 제대로 써야 열린다네.] 끄덕이고

신도풍; [젠장! 이중(二重)으로 금제가 설치되어 있었을 줄이야.]

신도풍; [이래서야 이것들의 어미 노릇을 항 이유가 없는데...] 발로 벽진봉의 몸을 툭 건드리면서 말하고. 그러다가

신도풍; (설마!) 무언가 깨닫고

신도풍; [지점장께서 정말로 노리신 건 십자금천건도 신기창의 보물도 아니고 이 애새끼들이었군요.] 두 남매를 보며

뇌정치; [뇌옥경, 그년과는 악연이 깊고 오래 되었지.] 돌아보며 음산하게 웃고

뇌정치; [그리고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설욕을 할 수 있을 것같군!] 히죽 웃는 뇌정치의 얼굴 크로즈 업

 

#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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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

개방의 분타. 이제는 아주 깊은 밤이다. 잠이 든 거지들

청풍이 머무는 건물에도 불이 꺼져 있고.

그 건물이 내려다보이는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나비.

[!] 무언가 느끼고 고개를 드는 나비

슥! 건물 그늘을 따라 숨듯이 청풍의 방문으로 접근하는 작은 그림자. 잠옷을 걸치고 품에 베개를 안은 여자다. 물론 당아연이고.

끼익! 주변 살피며 청풍의 방문을 여는 당아연

안으로 몰래 들어가는 당아연

탁! 닫히는 문

[...!] 닫힌 문을 보며 뭔가 생각하는 나비

 

#358>

어둑한 방안. 침대에 누워 잠들었다가 깨는 청풍. 얇은 이불을 가슴 아래부터 덮고 있었다

탁! 방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는 당아연. 품에 베개를 안고

청풍; [당소저...] 일어나고.

당아연; [죄... 죄송해요.] 주춤

당아연; [낮... 낮선 곳이라 무서워서 잠이 오질 않았어요.] 겁먹은 표정으로 청풍의 눈치를 보며 주춤 주춤 다가오고

청풍; (이거 참...) 난감하지만

<저 표정을 보니 쫓아낼 수도 없군.> 베걔를 두팔로 끌어안은 채 긴장하여 떨고 있는 당아연의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이리 오시오.] 당아연 쪽의 이불을 걷어 보이고

청풍; [같이 자도록 합시다.] 그러자

당아연; [고... 고마워요 공자님!] 안도하며 활짝 웃고. 달리듯 다가와서

당아연; [아이 좋아라.] 침대에 올라와 청풍을 보는 자세로 눕는다. 들고 온 베개를 머리에 대며

당아연; [이젠 안심하고 잠이 들 수 있을 것같아요.] 수줍게 웃고. 청풍은 그런 당아연의 몸에 이불을 덮어주고

청풍; [그렇다니 다행이오.] 당아연 몸을 어깨까지 이불로 덮어주며 자신도 눕고

청풍; [좋은 꿈 꾸시오.] 천장 보는 자세로 누우며 말하고

잠시 침묵

쌔근 쌔근 숨소리가 청풍의 귀에 크게 들리고

청풍; (어째 잠들기는커녕 숨소리가 더 또렸해지는군.) 고개 조금 돌려보고

웅크린 채 청풍을 보는 자세로 누운 당아연이 눈 말똥말똥 뜬 채 보고 있다. 좋아 죽으려는 표정으로

청풍의 눈이 닿자 급히 눈 까는 당아연.

하지만 입에서는 미소가 지워지지 않고

웅크리는 바람에 부각되어 보이는 당아연의 젖가슴과 골짜기

청풍; (이러면 안되는데...) 침 꿀꺽! 삼키며 곁눈질로 당아연을 보고

백치의 표정인 당아연이 황태자의 몸 위에서 방아를 찧던 장면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고

청풍; (당소저는 다른 사내... 그것도 장차 천자가 될 황태자에게 몸을 바친 여자다.) (어쩌면 당소저의 뱃속에서 황태자의 씨가 자라고 있을지도 모르고...) 한숨 다시 천장 보고

청풍; (어쩔 수 없이 떠맡긴 했지만... 건드리면 안되는 여자다.) 생각할 때

뭉클! 청풍의 가슴에 눌리는 당아연의 젖가슴.

찌릿! 충격 받는 청풍

할딱이며 한쪽 팔을 뻗어 청풍의 가슴을 끌어안고 달라붙는 당아연

청풍; [소... 소저!] 당황

당아연; [저... 저는 그때... 미약에 취했던 탓에 기억이 없어요.] 청풍의 몸 위에 반쯤 올라탄 자세로 할딱이고.

당아연; [제가... 정말 공자님의 여자라는 걸 깨닫게 해주세요.] 슥! 다리 하나로 청풍의 사타구니를 자극하기도 하고

청풍; (어... 어쩔 수가 없구나.) 얼굴 벌개져서 당아연을 끌어안고. + 당아연; [하악!] 청풍의 품에 안기며 자지러지고

청풍; (진실을 말해줄 수 없는 상황이니 내가 이 여자를 책임질 수밖에...) 키스하고

당아연; (행복해!) 청풍의 목을 끌어안고 열렬히 키스하고

<드디어 난 확실하게 이분의 여자가 되는 거야!> 키스하는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당아연의 생각.

 

[공... 공자님! 하악!] [견... 견디기 힘들면... 그만 두겠소.] 야한 소리가 건물 밖으로 흘러나오고

[아... 아니에요. 전... 전 상관 말고... 하악!] [소... 소저!] 그 소리를 듣고 있는 나뭇가지 위의 나비. 이어

팔락! 날아가는 나비

조금 열려있는 창문 틈으로 날아들어간다.

어둑한 방안에서는 허연 알몸뚱이 한쌍이 뒤엉켜 몸부림치고 있고, 물론 청풍과 당아연. 청풍이 당아연을 올라타고 있다

그걸 내려다보는 나비

 

#359>

깊은 산중. 깊은 밤

어느 계곡. 빚도 들어오지 않는 곳

계곡 끝의 바닥에서 불빛이 번져 나오고 그 불빛 옆에 누구 쪼그리고 있다.

바닥에 작은 샘이 있고. 그 샘물 가에 두터운 천을 뒤집어쓴 여자가 마귀할멈처럼 앉아 거울같이 고요한 샘물을 들여다 보고 있다. 용운영이고

샘물 표면에 비치는 장면. 청풍이 육중한 몸이 당아연의 가녀리고 작은 몸을 짓누른 채 움직이는 장면이고

청풍의 몸 아래 깔려 청풍을 끌어안고 숨이 넘어가는 당아연의 얼굴 크로즈 업. 물론 소리는 안 들리고.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좋아 죽으려는 표정이고

용운영; (부럽구나.) 입술 깨물고

<나에게도 저 계집처럼 젊고 풋풋한 시절이 있었는데...> 당아연의 혼망 간 얼굴 배경으로 용운영의 생각

용운영; (분에 넘치는 욕심을 부린 대가로 세월을 단번에 건너뛰고 말았다. 청춘은 즐겨보지도 못한 채...) 주름투성이 손으로 주름 투성이 얼굴을 만진다. 떨리는 손으로

<잘 생긴 놈이다. 무엇보다 젊음이 넘치고...> 당아연을 올라탄 채 치받고 있는 청풍의 얼굴 배경으로 용운영의 생각

용운영;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몸이 달아오르고 가슴이 뛴다.) 떨리는 손으로 자기 가슴 누르고. 숨이 가빠지고

용운영; (이런 걸 보면 늙은 몸뚱이에 갇히긴 했어도 내 마음은 여전히 청춘에 머물러 있는 게 분명한데...)

<저것들처럼 다시 젊음을 되찾을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하련만...> 샘물에 떠오르는 장면을 보며 한숨짓는 용운영. 샘물에는 이제 청풍이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있고 그런 청풍의 하체에 마주 보고 걸터앉은 당아연이 청풍의 목을 두팔로 끌어안고 방아를 찧으면서 자지러지는 모습이 떠오른다

 

#360>

이제 새벽이 멀지 않은 깊은 밤. 험준한 산

한쪽이 깎아지른 절벽인 바위산

휘익! 허공에서 유성처럼 떨어지는 물체

퍼억! 나뒹구는 그 물체는 바로 위태무다. 살아있는 게 신기할 정도의 중상을 입은 상태. 몸의 반은 화상을 입어 살이 녹아내렸고 반은 얼어붙어있다. 그 상태에서 가슴에는 부러진 창이 관통하고 있고 부러진 무기들이 여러 개 박혀있다.

위태무; [이해... 이해할 수 없다.] 끄윽! 끅! 피를 게워내고. 사력을 다해 일어나려 하면서. 타들어간 몸에서는 연기가 나고 얼어붙은 몸에서는 수증기가 피어 오른다

위태무; [용설약... 그년이 이토록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를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다.] 일어나 앉고. 헉헉 대고

위태무; [내가... 죽은 것으로 처리한 문천이를 곁에 두고 있었다는 게 그렇게도 한스러웠단 말인가?]

위태무; [설령 배신감을 느꼈다고 해도... 난 제 년이 배 아파 낳은 진천이의 아비가 아닌가?] 이를 갈고

위태무; [어쨌든 명색이 혈교의 교주이며 혈왕세가의 가주인 날 암살할 경우... 교도들과 식솔들이 거센 반발을 살 것도 자명한데...]

위태무; [왜... 무엇 때문에 날 죽이려 한 건가? 날 죽여서 그년이 얻을 이득이 대체 뭐기에...] 주저앉아서 헐떡이고

위태무; (무언가... 내가 놓치고 있는 무언가가 있다.) 이를 갈고

위태무; (후환을 두려워하지 않고... 나를 반드시 죽여야만 하는 이유가 용설약 그년에게 있다.) 눈 번뜩이고

위태무; (그걸 알아내기 위해서라도... 나는 이대로 죽을 수 없다!) 사력을 다해 일어나고

위태무; (죽더라도... 혈교성역에 가서 죽어야만 한다.) 비틀 일어나고

위태무; (내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는 대상은... 천법사들 뿐이니...) 비틀거리며 걸음을 옮긴다. 푸시시! 몸에서는 연기와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헌데 그 직후

움찔! 타고 녹아 붙은 위태무의 귀가 움찔! 하고. 무언가를 들었다

휘익! 무언가 날아오는 소리가 위태무의 귀에 들린 것

위태무; (누군가 날아오면서 내는 파공성(破空聲)!) 급히 돌아보고

쐐액! 어둠 속에서 새처럼 날아오는 사내

위태무; (벌써... 용가년의 개들이 따라붙은 건가?) 억지로 심호홉, 싸울 준비를 하고. 그때

[여기 계셨군요 숙부님!] 휘익! 누군가 위태무 앞에 날아 내린다. 물론 그자는 위극겸이지만 이 씬에서도 뒷모습만 나온다. 앞을 보여주면 안되고. 보여줘도 코 아랫부분만 보여준다

위태무; [너... 너는...] 상대를 알아보고 눈 치뜨며 안도하고

위극겸; [예 소질입니다 숙부님.] 다가서고

위극겸; [우리 위씨 집안의 충복(忠僕)이 숙부께서 위해를 당하셨다는 연락을 보내와 달려왔습니다.]

위태무; [그... 그랬구나.] 안도하며 비틀하고

위극겸; [상세가 심각해 보입니다.] 슥! 손을 내밀어 부축하려 하고

위태무; [상관없다.] 다가오는 위극겸의 손을 보면서도 경계하지 않고

위태무; [죽기 전에 널 만났으니 용설약 그년의 만행을 천법사들도 알게 될 테니...] + [!] 덜컥! 말하다가 몸이 진동하고

쿵! 위극겸의 손이 위태무의 가슴에 깊이 박혀있다. 심장을 뽑으려는 모습이고

위태무; [네... 네놈...] 비틀하며 눈 치뜨고

위극겸; [미안하게 되었소이다 숙부!] [날 이곳으로 보낸 건 다름 아닌 숙모였소이다.] 팟! 말하며 손을 잡아 뽑고. 뽑아내는 위극겸의 손에 심장이 쥐어져 있고

위태무; [끄윽... 네... 네놈까지...] 심장이 뽑힌 가슴에서 피를 뿜어내며 뒤로 비틀하고. 뒤쪽은 절벽이다. 그러다가

툭! 발뒤꿈치가 절벽에서 미끄러지는 위태무

쐐액! 그대로 절벽 아래로 추락하는 위태무. 하늘을 보는 자세로 눈을 부릅뜬 채

위극겸; [잘 가시오 숙부!] 위태무의 심장을 움켜쥔 채 절벽 끝으로 가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위극겸

까마득한 절벽 아래. 어둠속에 허연 포말을 일으키며 계곡 물이 흐르고 있고

풍덩! 무언가 물 속에 빠지는 흔적이 작게 보이고

위극겸; [숙부가 자기 핏줄이라 철석같이 믿고 정성을 기울여온 진천이는 소질이 기필코 천하의 주인으로 만들겠소.] 피로 물든 손에 위태무의 심장을 쥐고 쳐든 채 웃고

위극겸; [그걸 위안으로 삼고 저 세상으로 가시길 바라겠소!] 위극겸의 웃음소리가 절벽을 배경으로 들린다

 

#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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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

어느 도시. 청풍이 독각철개와 헤어졌던 도시. 밤. 아직 아주 깊은 밤은 아니라 불야성

그 도시 외곽의 사당. 도시와 달리 사당의 건물들은 불이 꺼져 있어 어둡고. 사당 안팍에 수많은 거지들이 거적을 덮고 자고 있고.

사당 안쪽의 건물. 사당의 건물들 중 유일하게 불이 켜져 있는 그 건물 주변은 조용하다. 헌데 건물 앞에는 독각철개가 나와서 누구를 기다린다.

독각철개; [도착할 때가 되었는데...] 하늘 보며 중얼. 직후

<과연 개방의 정보망은 대단하군요.> 누군가의 음성이 들려 독각철개가 흠칫! 할 때

청풍; [제 딴에는 은밀하게 움직였는데 행적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스륵! 독각철개 앞으로 내려서며 유령익의 모자를 젖혀 얼굴을 드러내는 청풍. 유령익이 펄럭여서 다리도 드러나고. 몸의 다른 부위는 윤곽선으로 보인다

독각철개;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포권하고

독각철개; [세상에 널려있는 게 거지들이다보니 공자께서 잠깐 잠깐 모습을 드러내실 때에도 알아볼 수가 있었을 뿐입니다.]

청풍; [그렇게 단편적으로 모인 정보를 취합하여 추론하는 능력이 대단한 것 아니겠습니까?] 유령익을 등 뒤로 돌려 몸을 완전히 드러내며 다가서고

독각철개; [구화산에서 서둘러 오시느라 식사를 못하셨겠지요?] 돌아서고

청풍; [마음이 급하다 보니 쉴 수가 없었습니다.] 따라가고

독각철개; [간단하게 식사를 준비해두었습니다. 들어가시지요.] 덜컹!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라 권한다

청풍; [신세를 지겠습니다.] 안으로 들어가고. 헌데

 

스으! 근처 나뭇가지 위로 내려앉는 커다란 나비 한 마리. 물론 이 나비는 용운영의 분신이다.

청풍과 독각철개가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이고. 나비 시점. 늦게 들어간 독각철개가 문을 닫는 중이다.

탁! 닫히는 문

[...!] 무언가 생각하는 나비

 

#351>

[!] 흠칫! 건물 안으로 들어서다가 놀라는 청풍. 독각철개가 따라 들어오며 문을 닫고 있고

건물 안은 깔끔한 거실. 중앙의 탁자에 음식이 차려져 있는데. 어떤 젊은 여자가 등을 보인 채 음식을 살피고 있다. 탁자 중앙에는 화로가 있고 화로에는 찌개가 끓고 있어서 그걸 살펴 보는 중인데

청풍; (저 여자... 뒷모습이 눈에 익다.) 여자의 뒷모습 보며 들어서고. 그 뒤에서 독각철개가 문을 닫으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고 있고. 그대

[오... 오셨어요?] 여자가 수줍어하며 돌아본다. 바로 당아연이다.

청풍; (사천일교(四川一嬌) 당아연(唐娥姸)...) + [오랜 만입니다 당소저.] 다가가고

청풍; [몸은 좀 어떠십니까?] 당아연 앞에 멈춰서며

당아연; [진... 진신의께서 봐주신 덕분에 쾌차하였사옵니다.] 수줍어 어쩔 줄 몰라하고

청풍; [그러시다니 다행입니다.] + (섭혼술의 후유증에서도 벗어난 것 같군.)

당아연; [술... 술을 더 내오겠사옵니다.] 후다닥! 청풍을 지나쳐서 문쪽으로 가고

문을 열고 뛰어나가는 당아연. 돌아보는 청풍. 독각철개도 탁자로 가며 돌아보고

탁! 문이 닫히고

청풍; [당소저를 여기서 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문을 보며

독각철개; [이게 다 당소저가 준비한 음식들입니다.] 탁자의 음식들을 가리키며

청풍; [명문가의 말괄량이인 줄만 알았는데 이런 재주가 있다니... 의외로군요.] 의자에 앉고

독각철개; [사실은 사천당문의 문주께서 며칠전부터 간곡히 부탁을 하셨었습니다.] 마주 앉고

청풍; [팔비나타 당천성 문주가?]

독각철개; [자기 막내딸을 공자와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을 하는데...] 술병을 들고

독각철개; [탈퇴했던 삼문육가(三門六家)를 다시 무림맹에 합류시켜야하는 문제가 걸린지라 거절할 수가 없었습니다.] 두 손으로 술병을 내밀고

청풍; [사저가 허락했겠습니다.] 한숨 쉬며 술잔을 집어들고. 진상파의 쌀쌀 맞고 도도한 모습을 떠올린다

독각철개; [오늘 낮에 맹주님의 허락이 최종적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당분간 당소저가 저희 개방에서 머물게 되었습니다.] 꼴꼴! 청풍의 눈치 보며 술을 따라주고

청풍; (당천성도 인물인지라 자기 딸이 이미 처녀의 몸이 아닌 줄 알아차렸을 것이다.) 술을 받으며 쓴웃음

청풍; (그리고 당아연은 내가 자기 처녀를 차지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생각하는 청풍의 술잔에서 술병을 거두는 독각철개

청풍; (당천성은 그게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딸을 내게 보냈겠지.) 술잔을 입에 가져가고

청풍; (그렇게 하는 것이 사천당문의 명예는 물론이고 딸의 인생을 위해서도 최선이라 판단 하에...) 쓴웃음 지으며 술을 마시고

눈치 보며 자기 잔에도 술을 따르는 독각철개

청풍; (사저로서도 사천당문을 포함한 삼문육가를 무림맹에 합류시킬 수 있는 기회이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을 테지.) 술잔 입에서 떼고

독각철개; [구화산에 다녀오시는 동안 벽세황에 대한 감시에 만전을 기했습니다.] 다시 술병을 청풍에게 내밀고

청풍; [벽가는 여전히 신장궁쪽으로 가고 있겠습니다.] 꼴꼴... 독각철개가 따라주는 술을 받으며 말하고

독각철개; [벽세황이 신장궁으로 돌아가 뭔가를 도모하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술을 따라주며

독각철개; [그리고 아마도 그 일은 화룡부인 뇌옥경과 관련이 있을 듯합니다.]

청풍; [그렇게 판단하신 이유가 있겠습니다.]

독각철개; [벽세황의 심복인 신행태보 종선이 천마련으로 복귀하면서 굳이 남쪽으로 크게 우회하여 신장궁 근처를 지나갔는데...]

독각철개; [그자가 벽세황의 측근을 만나서 무언가를 화룡부인에게 은밀히 전한 정황이 포착되었기 때문입니다.]

청풍; [그런 일이 있었군요.] 끄덕이고

독각철개; [신장궁의 대를 이을 예정이었던 벽세준이 실종된 이후로 신장궁의 인간들 중 벽세황에게 줄을 서는 자가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독각철개; [그래서 저희 개방에서도 신장궁 내 세력 판도 변화에 주목하고 있으며...] + 청풍; (하여간 개방의 능력은 대단하구나.)

청풍; (다른 문파의 내밀한 사정까지 손금 들여다보듯 알고 있으니...) + [벽세황과 관련하여 염두에 두어야할만한 상황은 또 없습니까?]

독각철개; [신장궁 양주지점장인 뇌정치도 벽세황과 거의 같은 시기에 양주를 떠난 것을 확인했습니다.]

청풍; [뇌정치... 그자가 양주를 떠나 향하고 있는 곳이 혹시...]

독각철개; [신장궁 방향입니다.] 끄덕

독각철개; [가는 길은 벽세황과 다르지만 거의 비슷한 시기에 구강(九江) 근처에 자리한 신장궁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청풍; [뇌정치까지 가세한 걸 보면 신장궁에서 한바탕 사달이 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겠습니다.] 눈 번뜩이고

독각철개; [나름대로 준비에 만전을 기한 듯하니 벽세황이 신장궁을 장악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입니다.] 말하고

술 마시면서 고개만 끄덕이는 청풍

독각철개; (물론 초공자가 주목한 이상 벽세황의 운명은 정해져있지만...) 그런 청풍을 보며 약간 웃는 독각철개

<그게 누구든 이 기린아에게 찍히면 결코 무사할 수 없을 것이다.> 실내의 모습 배경으로 독각철개의 생각.

 

#352>

건물 밖. 기둥에 기대 서있는 당아연. 얼굴이 발개져서 한손으로 가슴을 누르고 있다

당아연; (두... 두근거림이 멈추질 않아.) 두근 두근 심장이 뛰고

당아연; (어렴풋이 기억이 나긴 했지만... 직접 보니 너무도 늠름하게 생기셨어.)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얼굴이 화끈 화끈

당아연; (무림맹의 맹주이신 검후 언니의 사제라고 하니 신분도 범상치 않은 것 같고...)

당아연; (험한 일을 겪긴 했지만 말 그대로 전화위복이지 뭐야?)

<꿈속에서나 만날 수 있을 법한 멋진 분과 맺어지게 되었으니...> 좋아 죽으려는 당아연의 모습 배경으로 당아연의 생각 나레이션

근처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나비

[...!] 이상의 장면을 보며 뭔가 생각하는 나비

 

#353>

<-금릉> 역시 아직은 깊은 밤이 아니라 불야성

<-한왕부> 한왕부의 모습

주첨탄; [아버지의 우유부단함에는 정말 질려 버렸소.] 누군가와 마주 앉아 술을 마시는 주첨탄. 배경으로 나레이션 <-한왕의 차남 주첨탄(朱瞻坦)>

주첨탄; [황태자와 주첨기, 두 부자가 함께 있었던 건 그야말로 천재일우!] [일거에 둘을 쓸어버렸으면 제위는 저절로 아버지의 손에 굴러들어왔을 거요.] 분해하며 원샷하는 주첨탄 앞에 수수한 문사 복장의 사내가 앉아있다. 두손으로 술잔을 들고 있지만 만지작거리기만 하고 마시지는 않는다. 이 사내는 위극겸이지만 뒷모습만 보여준다.

주첨탄; [그런데 혈육의 정에 져서 그 좋은 기회를 날려버리시기나 하고...] 술잔 입에서 떼고

주첨탄; [결국 오늘 아침에 주첨기가 북경으로 떠나버렸으니 두 부자를 함께 처치하긴 틀려버렸소.] 탁! 얼굴 이지러트리면서 술잔을 거칠게 내려놓고

위극겸; [전하의 분한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가외다.] 말하는 뒷모습

위극겸; [하지만 기회라는 건 또 있게 마련이외다.] [그때는 전하께서 한왕전하를 움직여 일을 성사시키시면 되지 않겠소이까?]

주첨탄; [사부(師傅) 말씀대로 된다면야 얼마나 좋겠소?] 꼴꼴... 빈 잔에 다시 술을 채우고

주첨탄; [하지만 주첨기가 북경으로 떠나면서 일석이조(一石二鳥)의 기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것같은 예감이 드외다.] 술병을 내려놓고

주첨탄; [황태자를 해치우더라도 제위는 황태자를 건너뛰어 주첨기에게 전해질 테니 말이오.] 술잔을 잡고

위극겸; [발상을 바꿔보시길 권하겠소이다.]

주첨탄; [발상을 전환하라?] [어떻게 말이오?] 술을 마시려다가 흠칫! 하고

위극겸; [황태자가 살아있더라도 주첨기가 영락폐하와 함께 변을 당하면 어떻게 되겠소이까?] 히죽

주첨탄; [옳거니!] 탕! 술잔 들지 않은 왼쪽 주먹으로 탁자를 치며 흥분하고

주첨탄; [그런 일이 벌어질 경우 황태자가 제위를 잇겠지만 병약해서 오래 그 자리를 보전하진 못할 게 분명할 터!]

주첨탄; [황태자가 뒈지면 그 다음 제위는 자연스럽게 아버지에게 돌아오겠군.] 흥분하고

위극겸; [영락폐하와 황태자 부자만 사라지면 하늘 아래 누가 감히 한왕전하에게 맞설 엄두를 낼 수 있겠소이까?]

주첨탄; [맞는 말이오만...] 찡그리며 술잔 내려놓고

주첨탄; [문제는 북원정벌에 나선 영락폐하와 주첨기를 동시에 지워버린다는 게 과연 가능할까 하는 거요.] 심각

위극겸;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전하를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소이다.]

주첨탄; [생각해둔 계획이 있으시오 사부?] 흥분하여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

위극겸;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제법 쓸만한 복안이 여기에 들어있소이다.] 손가락으로 자기 머리를 가리키고

주첨탄; [과연 사부는 천하제일지(天下第一智)이고 우리 한왕부의 장자방(張子房)이오!] 포권을 하고

위극겸; [과찬이시오.] 마주 포권하고

주첨탄; [사부의 계획이 뭔지 맛 뵈기로 보여주시지 않으시겠소?] 흥분

위극겸; [그건...] + [!] 말하다가 움찔

<얘기 좀 해.> 누군가의 생각이 위극겸의 뇌리에 울리고.

위극겸; (용설약!) + [계획을 언급하는 건 자칫 천기를 누설하는 셈이 될 수도 있소이다.] 내색하지 않고

위극겸; [답답하시더라도 저를 믿고 잠시만 더 기다려주시오.] 포권하고

주첨탄; [사부가 그리 말하는데 어쩔 수가 없지.] 실망하며 몸을 뒤로 기대고

위극겸; [잠깐 실례 하겠소이다.] 슥! 일어나고

주첨탄; [천천히 다녀오시오.] 술잔을 집어들고

방에서 나가는 위극겸. 그걸 보며 집어든 술잔을 입에 가져가는 주첨탄

주첨탄; (강호의 인간이던 인물을 스승으로 삼을 때 이런 저런 논란이 많았었지.) 탁! 닫히는 문을 보며 생각

주첨탄; (하지만 십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그때의 선택이 탁월했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사부의 장기적인 책략에 의해 둘째인 내가 형을 밀어내고 환왕부의 세자(世子)가 되었으니...) 만족스러운 표정

주첨탄; (한왕부의 후계자가 된 나의 다음 목표는 당연히 천자의 자리!) (처음에는 허황된 목표라고 생각되기도 했었지만...)

<사부가 지금처럼만 이끌어주면 나 주첨탄이 대명제국의 주인이 되는 것도 꿈만은 아니다.> 건물 뒤로 돌아가는 위극겸의 뒷모습 배경으로 주첨탄의 생각 나레이션

 

#354>

여전히 한왕부

한적한 곳에 이르는 위극겸. 주변을 둘러보며 오른손 검지 손가락으로 관자노리를 누른다

위극겸; <어인 일로 이 밤중에 접촉을 해오신 거요 숙모(叔母)?> 관자노리를 손가락으로 누른 채 전음을 보내고

<지금도 금릉 근처에 머물고 있어?> 누군가의 음성이 이어지고

위극겸; <그렇소이다. 숙부(叔父)의 역천지계(逆天之計)를 지원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는데... 실기(失機)하여 진천이를 돕지는 못했소.>

 

#355>

용설약; <진천이와 관련된 건으로 연락했어.> 지잉! 어둑한 실내. 대야를 들여다보고 있는 용설약. 두 눈에서 빛이 나서 대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두 손으로는 물이 가득 찬 대야의 모서리를 잡고 있고

용설약; <진천이가 사실은 상공의 씨라는 게 들통이 났고... 어쩔 수 없이 위태무를 제거하려 했지만 실패했어.> 대야를 들여다보며 전음으로 말하고

 

#356>

[!] 눈 부릅뜨며 놀라는 위극겸. 눈 부위만 보여주고

<위태무는 혈교성역으로 달아날 생각일 거야. 곧 금릉 근처를 지나갈 테니 자기가 그 인간을 처리해줘.> 관자노리를 누른 위극겸의 손가락이 경련을 일으키는 배경으로 용설약의 말이 이어지고

위극겸; <알겠소이다!> 한숨

<내 딴에는 만전을 기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인간을 완전히 끝장 내지 못했어!> 이어지는 용설약의 전음

위극겸; <기왕에 벌어진 일이니 너무 자책하진 마시오. 내가 알아서 마무리를 지을 테니...> 슥! 손가락을 관자노리에서 떼고

<고마워. 난 자기만 믿겠어.> 대야를 들여다보는 용설약의 모습이 위극겸의 뇌리에 떠오르고

위극겸; (어리석은 계집...) 한숨을 쉬며 관자노리에서 손을 떼고

위극겸; (일을 벌였으면 알아서 마무리를 지을 것이지...) (이래서 계집에게는 대사(大事)를 맡기면 안되는 것이다.) 이를 부득 갈며 걸음을 옮기고

<용설약! 조상의 핏줄 하나만 믿고 분에 넘치는 욕심을 부려온 그 계집 때문에 나만 바빠지게 생겼구나.> 스스스 사라진다.

 

#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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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무; [당... 당신... 술에 무슨... 짓을...] 콱! 한손으로 식탁을 잡아 쓰러지는 걸 면하지만 혀가 꼬이고

용설약; [대단한 건 아니에요. 당신도 들어본 적이 있을 응혈마비산(凝血痲痺散)을 술에 좀 탔을 뿐이에요.]

위태무; [응... 응혈마비산!] 눈 부릅

용설약; [독성이 그리 독한 건 아니지만 일시적으로 피를 굳어지게 만들고 장기를 마비시켜서 기능을 정지시키는 작용을 하죠.]

용설약; [무엇보다도 무색무취하여 몰래 중독 시키기에 적합한 독이구요.]

위태무; (그래서 술에서 아린 맛이 느껴졌었구나!) + [끄윽...] 분노와 충격. 비틀

용설약; [물론 신첩은 사전에 해독약을 먹어둬서 중독되지 않았답니다.] 얄밉게 웃고. 손에 든 혈왕잠을 흔들어 보이며

위태무; [무... 무엇 때문이오?] 헉헉! 이를 갈고

위태무; [어... 어째서 자식까지 낳고 살아온 사이인... 날 암살하려는 거요?]

용설약;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혈왕잠을 당신이 독차지하려고 했던 것도 이유중 하나라고 해두죠.]

위태무; [그럼... 타노의 행방이 묘연해진 것도...] 분노

용설약; [이 지경이 되어서까지 속일 작정인가요?] [그 꼽추 새끼는 당신이 종년과 붙어먹은 결과로 생긴 아들이잖아요.] 표독하게 노려보고

위태무; [문... 문천이를 해쳤소?] 이를 부득

용설약; [당신이 짐작하시는 대로예요.] 슥! 일어나고

용설약; [꼽추새끼는 이미 저승에 가있을 테니 당신도 서둘러 따라가 보세요.]

위태무; [이... 이까짓 응혈마비산 따위로 나를...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다니...] 우둑! 이를 가는 위태무의 몸이 뻣뻣하지만 조금 움직이고

용설약; [알아요! 당신을 죽게 만들 수 있는 독은 천하를 통틀어도 채 열 가지가 안된다는 걸!] 냉소하며 뒷걸음질 치고

용설약; [하지만 이들이라면 당신을 몇 번이고 고쳐 죽일 수 있지 않겠어요?] [와라!] 딱! 물러서며 손가락을 퉁기고. 순간

펑! 콰직! 방의 좌우 벽이 박살나며 한쪽에서는 뜨거운 열기가 한쪽에서는 아주 강한 냉기가 확 쏟아져 들어온다.

무너진 벽을 통해 들어서는 두 여자. 빙화이신녀다. 열화신녀는 온몸이 불길에 휩싸여 있고 빙백마녀는 새하얀 냉기를 뿜어낸다. 두 여자 모두 얼굴을 가리고 있던 복면과 양손에 끼고 있던 장갑을 벗은 상태. 그래서 열기와 냉기가 얼굴과 양손을 통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두 여자 모두 백인인데 열화신녀는 대머리에 눈썹도 없다. 피부는 붉은색을 띄고 있고. 빙백마녀는 머리카락과 눈썹이 모두 흰색인데 머리카락이 아주 길다. <눈의 여왕> 분위기

위태무; [빙... 빙화이신녀!] 얼굴이 일그러지며 빙화이신녀를 보고

용설약; [빙화이신녀... 열화신녀(熱火神女)와 빙백마녀(氷魄魔女)에 대해서는 신첩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고 계시겠지요?] 창문쪽으로 물러서며 웃고

이하 빙화이신녀에 대한 설명

 

<-빙화이신녀! 혈왕 용백이 천마를 상대하기 위해 만들었던 마물들이다.> 위태무의 좌우에서 다가오는 빙화이신녀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혈왕은 서역(西域) 배화교(拜火敎)의 성녀 열화신녀와 북해(北海) 빙궁(氷宮)의 궁주 빙백마녀를 납치하여 살아있는 강시, 즉 활강시(活畺屍)로 만드는 만행을 저질렀었다.> 각기 희고 붉은 관 속에 알몸으로 누워있는 열화신녀와 빙백마녀를 내려다보며 웃는 혈왕의 모습. 장소는 신전같은 분위기의 동굴 속이다. 두 여자가 누워있는 관속에는 각기 붉고 흰 액체가 가득 고여있다. 열화신녀가 누워있는 관과 그 속의 액체는 흰색이고 빙백마녀가 누워있는 관은 붉은색에 붉은색 액체가 고여있다.

<하지만 혈왕은 빙화이신녀를 활강시로 완성시키기 직전에 천마와 시비가 붙었으며 그 결과 흔적도 남기지 않고 세상에서 사라져버렸었다.> 천둥번개가 치는 배경으로 높은 절벽 위에서 천마와 싸우는 혈왕. 혈왕이 천마에게 밀리고 있다.

<혈왕의 갑작스러운 실종으로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상태로 천여년의 세월을 살아온 빙화이신녀는 십여 년 전 혈교 출신의 어떤 천재에 의해 극적으로 깨어났었다.> 관속에서 퍼덕이며 눈을 뜨는 열화신녀와 빙백마녀. 등을 보인 어떤 사내가 한손에는 거울을 한손에는 여러 개의 방울을 묶어 작대기에 매단 방울을 울리고 있다. 술법을 펼치는 모습인 이자는 위극겸이지만 아직 앞 모습을 보여주지는 말고. 현장에는 용설약과 위진천도 있다. 위극겸과 맞은편에 서있는 두 모자는 양손으로 결을 지은 채 주문을 외우고 있고

 

용설약; [열화신녀와 빙백마녀는 각기 극양신공과 극음마공으로 고금최강이었던 년들이었어요.] 뒷걸음질 쳐서 창가로 완전히 물러서며 설명.

위태무는 아직 마비가 풀리지 않아서 비틀거리고 있고. 좌우에서는 빙화이신녀가 위태무에게 다가오고

용설약; [게다가 혈왕조사께서 술법을 써서 두 년의 능력을 극대화시켜놓기까지 했어요.]

용설약; [그 결과 두 년이 함께 손을 쓸 경우 천마가 살아온다 해도 어렵지 않게 죽일 수 있을 거예요.]

용설약; [하물며 혈왕조사의 발끝에도 못 미치는 실력을 지닌 당신이 빙화이신녀를 상대로 살아날 가능성은 전무(全無)하지 않겠어요?] 비웃고

용설약; [설상가상으로 당신은 지금 응혈마비산에 중독되어 몸을 움직일 수도 없는 상태인데...] 사악하게 웃을 때 + 위태무; [크왓!] 쾅! 갑자기 자신의 왼쪽 가슴을 오른손 다섯 손가락으로 강하게 찍는다. 그자의 손가락이 왼쪽 가슴으로 푹 들어가고

용설약; [흑!] 기겁할 때

위태무; [크아!] 콰득! 심장 근처에 박았던 손가락을 확 잡아뽑고. 그에 따라 피가 분수처럼 치솟고

두근! 멈춰있던 심장이 다시 뛰는 모습을 보여주고

위태무; [큭!] 비틀하고

용설약; [독한 인간! 심장에 구멍을 내서 마비를 풀었구나!]

털썩! 바닥에 한 무릎을 꿇는 위태무. 가슴에서 피가 뿜어지고. 하지고

우두둑! 위태무의 온몸 근육이 부풀어 오른다.

용설약; [죽... 죽여라 이신녀!] 쾅! 등으로 뒤쪽의 벽과 창문을 박살내며 날아나가면서 악을 쓰고. 그러자

화악! 쩌엉! 가공할 열기와 냉기를 일으키며 좌우에서 위태무를 덮치는 열화신녀와 빙백마녀

위태무; [탄천혈벽(彈天血壁)!] 바웅! 이를 가는 위태무의 몸에서 붉은 색을 띤 반구형의 방어막이 확 일어난다

꽝! 쩡! 그 핏빛의 방어막에 덮인 위태무의 몸을 좌우에서 때리는 열화신녀와 빙백마녀

 

#349>

쾅! 건물을 밖에서 본 모습. 건물 상층부의 중간쯤에서 등으로 벽과 창문을 박살내며 날아 나오는 용설약. 건물 쪽을 보는 자세로

<주모님!> <시작되었다!> 건물 아래 그늘에 숨어있던 지법사, 인법사, 주변에 운집한 무사들 아연긴장 할 때

콰앙! 용설약이 튀어나온 부분의 건물 벽이 대폭발과 함께 터진다. 아래 위로 몇 층, 옆으로도 몇 개의 층이 그대로 터져나가는 엄청난 폭발. 대량의 폭약이 터진 것 같고

[!] [!] 지법사와 두 명의 인법사 눈 부릅. 드드드! 콰드드! 그들이 몸을 숨기고 있는 근처가 지진이 난 듯 뒤흔들리고

용설약; [나와라 식백혈룡!] 허공에서 허우적대며 외치고. 왼손을 쳐든 채. 그러자

쩡! 용설약 왼손 중지에 끼워져 있는 용 형상의 반지가 빛을 발하더니

크왕! 화악! 반지에서 반투명하면서 거대한 용이 튀어나와 꿈틀거리고

콱! 용설약은 그 용의 뿔을 잡고 매달리고

크왕! 휘익! 용설약을 태운 용은 허공으로 치솟고

[헉!] [꺄악!] [엄마야!] [이게 무슨...] 드드드! 건물에서 남자와 여자들이 기겁하며 비명 지르며 뛰쳐나온다.

드드드! 콰쾅! 진동과 함께 건물 잔해들이 마구 바닥에 쳐박혀서 건물 주변에 잠복해있던 무사들은 아연 긴장하고.

용설약; (해치웠나?) 화악! 건물의 지붕으로 날아 내리는 용의 목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그년의 아래쪽에서는 폭발의 여파로 연기와 먼지, 건물의 잔해들이 건물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데

콰드득! 퍼퍽! 건물의 아래쪽에서 본 상황. 건물 잔해가 건물 앞 광장에 마구 떨어지고

[!] [!] 지법사와 인법사들 눈 부릅

퍼억! 건물 잔해와 함께 바닥에 쳐박히는 사람의 형상

위태무다.

용설약; [살아있었구나.] 지붕에 선 채 그걸 내려다보며 이를 바득.

위태무; [끄윽...] 바닥에 나뒹굴었다가 사력을 다해 일어나려는 위태무. 화르르! 몸의 한쪽은 불길에 휩싸여 있고. 쩌저적! 반쪽은 얼어붙어 있다. 얼굴도 한쪽이 화상을 입어 살 가죽이 줄줄 녹아내리고 있고

<위태무!> <가주다!> <빙화이신녀의 공격을 받고도 아직 살아있다.> 지법사와 인법사들 눈 부릅뜨고. 그때

화악! 쩍! 터지고 무너진 건물 상층부에서 미사일처럼 아래로 내려 꽂히는 빙화이신녀. 머리를 아래로 하여 내려오는데 온몸이 불길과 얼음에 뒤덮여 있다

화악! 열화신녀의 손바닥에서 태양같은 불덩이가 터져 나와 겨우 일어나려는 위태무를 덮치고

투쾅! 쩌저정! 빙백마녀가 내미는 손에서는 대들보 크기의 얼음으로 이루어진 창들이 여러 개 내려 꽂힌다.

만신창이가 되어 그걸 올려다보는 위태무

콰콰쾅! 화악! 열화신녀와 빙백마녀의 공격이 내려꽂힌 지면이 폭발하며 다시 지진이 난 듯 뒤흔들리고

[허억!] [이게 무슨...] [이신녀가 왜 가주님을...] 건물 밖으로 뛰쳐나왔던 남자와 여자들 멀찍이 선 채 경악과 당혹. 위태무가 쓰러져 있던 지면에서 대폭발이 일어나 다시 먼지와 연기가 확 일어나 시야를 가린다. 그 때문에 위태무와 빙화이신녀의 모습도 안보이고. 직후

화악! 폭발 밖으로 튕겨져 나오는 위태무. 몸의 반은 화상을 입어 녹아내리고 있고 몸의 반은 얼어붙어 있다.

[가주님!] [가주님은 무사하시다!] 영문을 모르는 남자와 여자들 환호할 때

쿵! 쿵! 멀찍이 내려서며 비틀거리는 위태무. 이어

위태무; [컥!] 피를 토하는데

콰득! 갑자기 위태무 주변의 지면이 확 솟아나 위태무를 움켜잡으려 한다. 청풍을 움켜쥐었던 돌과 흙으로 이루어진 손이 생기는 모습이고. 눈 부릅 뜨는 위태무

위태무; [칠호(七號) 지법사! 네놈이...] 팟! 사력을 다해 튀어 올라 피하려 하지만

콰득! 흙과 돌로 이루어진 거대한 손이 그대로 위태무의 몸을 움켜 잡는다

건물 그늘에서 지팡이를 바닥에 꽂은 채 주문을 외우고 있는 지법사. 그런 지법사 앞으로 두명의 인법사가 튀어나와 위태무에게 쇄도해가고 있다.

위태무; [크아아악!] 우두둑! 허리 아래를 움켜잡고 강하게 조이는 흙과 돌로 이루어진 거대한 손아귀 속에서 고통에 몸부림치는 위태무. 스스로 구멍을 낸 왼쪽 가슴에 나있는 다섯 개의 구멍들에서는 피가 분수처럼 뿜어진다. 쥐어 짜이는 것같은 모습이고

[용서하시오 가주!] 푹! 앞장 선 인법사가 긴 창으로 위태무의 가슴을 찔러 창날 끝이 등으로 삐져나오게 만들고. 창에 궤뚫리며 눈 부릅뜨는 위태무

[극락왕생!] 부악! 두 번째 인법사가 창을 내지른 첫 번째 인법사 뒤에서 확 도약하며 거대한 망치로 위태무의 머리를 내리쳐간다.

쩍! 위태무의 머리로 내리쳐지는 망치. 눈 치뜨며 올려다보는 위태무

콱! 두 주먹 불끈 쥐며 입술을 물어 터트리는 위태무

번쩍! 위태무의 몸에서 빛의 폭발이 일어나고

[컥!] [큭!] 그 빛에 부딪힌 두 인법사가 피를 토하며 뒤로 튕겨져 나간다. 창날과 망치 손잡이는 박살이 났고

지법사; [탄천혈벽!] 눈 부릅뜨는 지법사

펑! 위태무의 몸을 움켜잡고 있던 돌과 흙으로 이루어진 손이 그대로 터져나간다. 허공에서 비틀하는 위태무의 몸에서 핏빛의 폭발이 일어나고 있고. 가슴에는 부러진 창이 박혀 창날 끝이 등 뒤로 튀어나와 있다

퍼억! 콰당탕! 몸의 앞면이 으스러져 피투성이가 된 채 나뒹구는 인법사들 중상을 입었지만 죽지는 않았고

콰당탕! 허공에서 비틀거리던 위태무의 몸뚱이가 바닥에 쳐박히고

위태무; [끄윽!] 피를 게워내며 필사적으로 일어나고

슈악! 쩍! 그런 위태무를 향해 사방에서 수십명의 무사들이 일체 말을 하지 않으면서 쇄도하며 칼질을 해댄다. 장풍을 날리는 자도 있고

위태무; [네놈들까지...] 일어나며 눈 치뜨고. 직후

콰쾅! 먼저 날아든 장풍들이 그런 위태무의 몸을 강타한다. 피가 튀고 살이 튀는 위태무의 몸뚱이. 그 와중에 팔로 얼굴과 머리를 가리는 위태무

푹! 쩍! 서걱! 뒤이어 날아든 자들의 칼과 검이 위태무의 몸을 베고 찌르고

고슴도치가 되는 위태무의 몸뚱이.

[해치웠다!] [그렇지!] 몸의 앞면이 으스러져 피투성이가 된 인법사들 일어나려 하며 환호하고. 하지만 직후

위태무; [크아!] 쩡! 양손을 마주 쳐서 강하게 박수를 치는 위태무. 그러자

펑! 위태무의 몸에서 강한 충격파가 일어나 자기 몸을 찌른 무사들의 몸뚱이를 강타한다

퍼펑! 콰득! 크악! 컥! 몸과 병기가 으스러져 날아가며 비명 지르는 무사들. 여럿이 죽었고

[아... 아직도 저런 힘이...] [괴물...] 인법사들 질리고. 지법사도 눈 부릅 뜰 때

쩡! 미사일이 발사되듯이 단번에 까마득히 치솟는 위태무의 몸뚱이. 불에 타서 녹아내리고 얼어붙은 온몸에 칼과 검의 파편, 창날이 박혀 만신창이가 되어 있는 상태로

[저... 저런...] [달아난다!] 살아난 무사들 기겁

[!] 건물 지붕 위에 서있던 용설약 눈 부릅. 용의 형상은 그년 주위에서 꿈틀거리고 있고

삽시에 까마득히 멀어지는 위태무

[추격하라!] [놓치면 안된다!] 휘익! 휙! 지법사를 필두로 살아남은 무사들이 날아오르고.

용설약; [뭘 보고 있는 거냐 이신녀?] 아래쪽을 향해 악을 쓰고

번쩍! 번쩍! 아직 자욱한 연기와 먼지 속에서 두 쌍의 눈이 번뜩이고

화악! 투학! 먼지와 연기를 뚫고 날아오르는 열화신녀와 빙백마녀

용설약; [땅 끝까지라도 쫓아가서 위가놈의 목을 뽑아와라.] 반지 낀 손을 저으며 외치고

화악! 쩡! 지법사와 무사들의 머리 위로 미사일처럼 날아서 위태무를 추격하는 빙화이신녀

용설약; [위태무! 위태무! 끝까지 내 속을 긁어대는구나. 곱게 죽어주었으면 일말의 죄책감이라도 느꼈을 텐데...] 멀어지는 위태무와 빙화이신녀를 보며 이를 갈고. 지법사와 무사도 그 뒤를 따라가고 있고

용설약; [하지만 너희 부자의 운명은 정해졌다. 위대한 혈왕님의 후손인 내게 죄를 짓는 순간 이 세상에 존재할 자격이 없는 것이다.] 호호호! 마녀처럼 웃고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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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

위태무의 비밀 거점. 해가 지기 직전이다.

[...!] 파르르! 종이를 들고 경련하는 여자의 손

백일몽; [사부님이 보내오신 전서구에 의하면 천법사들 중 운귀와 풍모가 타노와 만났다고 하옵니다.] 눈치 보며 보고하고. 그 앞에 용설약이 살벌한 표정으로 종이를 보고 있다.

백일몽; [아마도 두 늙은이는 구화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던 모양인데...] + 용설약; [병신같은 년!] 이를 바득 갈고

백일몽; [예?] 기겁. 겁에 질리고

용설약; [네게 한 욕이 아니다.] 짜증. 고개 젓고

용설약; [혼자 생각할 게 있으니 나가 봐라.] 나가라 손짓하고

백일몽; [예...] 굽신

살았다는 표정으로 급히 돌아선다.

열린 문 밖에는 빙화이신녀가 서있고

백일몽이 나가자 밖에서 문을 닫는 빙화이신녀

용설약; [지랄...] 화르르! 이를 갈며 움켜쥐는 종이가 불에 타고

용설약; [용운영, 그년이 꼽추새끼를 죽였으면 일이 간단했다.] [진천이가 위태무의 씨가 아니라는 건 낭설에 불과했다고 강변하면 되었으니까.] 불타는 종이를 노려보고

용설약; [위태무가 의심을 할지는 몰라도 물러터진 성격이라 집요하게 파고들진 않았을 게 분명하고...] 재가 된 종이를 털어 버리고

용설약; [그럼 진천이가 다음 대 혈교의 교주가 되는 데는 아무 문제도 없었다.] 이를 바득 갈고

용설약; [하지만... 꼽추 새끼가 살아서 천법사들과 위태무에게 증언을 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벌떡 일어난다

용설약; [진천이의 출생을 두고 추문이 걷잡을 수 없이 퍼질 테고...] [그럼 진천이가 혈교와 혈왕세가를 물려받는 건 물 건너가고 만다.] 손톱을 물어뜯고

용설약; [일이 돌이킬 수 없게 되기 전에... 내가 먼저 손을 써야만 한다.]

용설약; [한 인간만 사라져주면 진천이의 앞날에 아무런 우환도 없게 될 테니까!] 긴장하여 땀을 흘리면서도 사악하게 웃고

 

#346>

이제 상당히 어두워졌다. 위태무의 비밀 거점 도처에 불이 켜져 있고. 건물 주변에 운집한 무사들이 왠지 긴장한 표정으로 건물을 힐끔 거린다.

그늘에 숨듯이 서서 건물 상층부를 올려다보는 지법사 한 명. 바로 청풍을 공격하다가 진상파에게 혼이 났던 그 노인. 진상파에게 당한 상처를 붕대로 감고 있다. 그 지법사 뒤에는 <人>자가 새겨진 반쪽 가면을 쓴 두 명의 사내가 서있다. 인법사들. 청풍을 공격했던 인법사들은 아니다. 건장한 체격인데 한놈은 창을 들었고 한놈은 자루가 긴 망치를 들었다.

지법사; (검후 진상파에게 당한 부상 때문에 타노를 추살하는 임무에 참여하지 않고 남아있었던 것인데...) 건물 상층의 어느 불 켜진 창문을 보고

지법사; (내키지 않는 일에 참여하게 되었군.) 한숨 쉬고. 이어

지법사; <각오들을 단단히 해둬야 할 것이다.> 자기 뒤의 인법사들에게 전음을 보내고. 인법사들도 긴장하고

지법사; <맡겨진 임무를 실패할 경우 우리의 피붙이들은 강호 천지에 발을 붙일 곳이 없게 될 터이니...>

<각... 각골명심하겠습니다.> 긴장한 채 대답하는 인법사들

지법사; (이제 와서 주모의 뜻을 돌리기는 불가능...) 다시 건물의 불 켜진 창문을 올려다보며 한숨 쉬고

<전력을 다해 그분의 명에 따르는 것 외에 선택은 없다.> 지법사와 인법사들의 모습 배경으로 지법사의 생각

 

#347>

지법사 일행이 훔쳐보던 건물 상층의 불 켜진 창문.

창문 안쪽 실내는 위태무의 거처. 위태무가 탁자에 천마총의 장보도를 펼쳐놓고 보고 있다. 일어나서 두 손을 탁자에 짚은 채 보고 있는데 천마총의 장보도는 표구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두루마리에서 떼어 내 뒤집어 놓은 상태

위태무; (시간이 갈수록 불안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복잡한 천마총의 지도를 보고 있는데 사실은 다른 생각을 하는 중이다.

위태무; (문천이는 물론이고 문천이를 찾으라 보낸 동복쌍로도 연락이 끊겼다.) 탁자를 짚은 손에 힘이 들어가고

위태무; (날 보는 아랫것들의 시선에서도 불안한 감정이 느껴지고...) 찡그리고

위태무; (설마 진천이 어미가 문천이의 정체를 알고 해코지 한 것이 아닐까?) 용설약의 기승스런 표정을 떠올리고

위태무; (아니다. 그렇진 않을 것이다.) 고개 조금 젓고

위태무; (진천이 어미가 비록 불같은 성격이긴 해도 사리 분별을 못하는 성격은 아니다.) 용설약을 떠올리고

위태무; (내 핏줄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해도 문천이를 해쳤을 경우 되돌아올 불이익이 얼마나 클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찡그리고

<문천이를 괴롭힐지언정 해코지를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인데...> 무릎 꿇은 타노에게 험한 말을 하던 #244>의 장면 배경으로 위태무의 생각.

위태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마음을 침식(浸蝕)해 들어오는 이 불안감의 원인은 무엇이란 말인가?) 한숨 쉬며 지도를 보고

지도를 크로즈 업

위태무; (지난 십몇 년동안 수없이 들여다 본 천마총의 장보도다.) 슥! 지도를 두 손으로 집어들고

위태무; (정신을 극한까지 집중해서 보았어도 알아낸 게 없는 이 난해한 지도를 심란한 상태에서 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슥! 그림을 완전히 뒤집고

위태무; (차라리 앞쪽에 그려진 고개지의 낙신부도나 보면서 마음을 갈아 앉히자.) 스륵! 뒤집은 그림을 탁자 위에 잘 펴고.

위태무; (고개지가 살았던 동진(東晋) 연간은 여러모로 놀라운 시대였다.) 그림을 보면서

위태무; (삼황 중 두 명이나 고개지와 같은 시대에 활약을 했었으니...)

위태무; (기록으로는 남아있지 않지만 화중지성(畵中之聖)으로 불리던 고개지는 마중지성(魔中之聖)인 천마나 사중지성(邪中之聖)인 혈왕과도 교유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위태무; (특히 독불장군이고 거만했던 혈왕조사와 달리 천마는 담백한 성격의 소유자였던 터라 고개지와 잘 맞았을 것이다.)

위태무; (어쩌면 뒷면의 장보도도 고개지가 천마의 부탁을 받고 그린 것일 수도...) + [!] 눈 치뜨며 무언가 깨닫고

위태무; (만일 천마총의 장보도와 낙신부도 모두를 고개지가 그린 것이라면...) 그림을 두 손으로 들고

위태무; (장보도와 낙신부도는 별개가 아니라 하나의 연결된 그림일 수도 있다.) 뒷면의 장보도를 보고

위태무; (즉, 천마총의 장보도는 낙신부도가 합쳐져야 완성이 되는 것이다.) 흥분하고

위태무; (드디어 내가 천마총의 비밀을 알아낸 것같다.) 생각하는데

<가주님! 백일몽이옵니다.> 문쪽에서 들리는 음성. 돌아보는 위태무

위태무; [무슨 일이냐?] 그림을 내려놓고

<주모님께서 저녁 식사를 함께 하시자고 청하셨사옵니다.> 이어지는 문 밖에서의 말

위태무; (하필 이런 때에 방해를...) + [알겠다.] 그림을 둘둘 말고

위태무; [먼저 가서 곧 간다고 전해라.] 둘둘 만 그림을 들고 탁자 옆으로 돌아가고. 그곳에 여러개의 둘둘 만 그림과 두루마리등이 꽂혀있고

<그리 전하겠사옵니다.> 문 밖에서 들리는 음성

위태무; (생각 같아서는 내 추측을 확인해보고 싶다만...) 슥! 둘둘 만 그림을 그 통의 다른 두루마리들 사이에 끼운다.

위태무; (진천이 어미의 성질을 건드려봐야 나만 피곤해질 뿐이니 갔다 와서 확인해봐야겠다.) 문쪽으로 간다.

<아무쪼록 식사만 하고 어젯밤처럼 달라붙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문을 열고 나가는 위태무의 모습 배경으로 위태무의 생각 나레이션

 

#348>

백일몽; [주군께서 오셨사옵니다.] 삐꺽 문을 열어준다. 문 밖에는 위태무가 서있고. 빙화이신녀는 보이지 않는다

용설약; [어서 오세요 상공.] 화려한 복장을 한 채 공손히 맞는다. 헌데 방안의 탁자에는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고

위태무; [웬일이오? 부인이 식사 초대를 다 하고?] 어리둥절하면서 들어서고. 밖에서 백일몽이 문을 닫고

용설약; [앉으세요.] [명색이 아내면서 상공에게 식사 한번 제대로 차려드리지 않은 게 마음에 걸리더군요.] 다가오는 위태무에게 자리에 앉으라고 권하며. 자신은 탁자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 서있다.

용설약; [실로 오랜만에 당신과 한 지붕 아래 있게 되어서 좀 설레기도 했구요.] 쪼르르! 자리에 앉는 위태무의 앞쪽에 놓인 제법 큰 술잔에 술을 따라준다.

위태무; [다 늙어서 설레기는 무슨...] 멋쩍게 웃고

용설약; [신첩도 한잔 따라주세요.] 두 손으로 술병을 위태무에게 내밀고

위태무; [그럽시다.] 한손으로 받고

용설약; [정말 오랜만이네요.] 위태무와 마주 앉으며 두 손으로 술잔을 들고. 이년의 술잔은 좀 작다

용설약; [우리 부부도 한 때는 하루 종일 붙어 지내던 때가 있었지요.] 술잔을 내밀고

위태무; [그러게나 말이오.] 꼴꼴... 용설약이 내민 술잔에 술을 따라주며

용설약; [헌데 인생이 꿈같아서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덧 황혼이 되어버렸군요.] 애절하게 한숨을 쉬고

위태무; [당신보다 스무 살 넘게 나이가 많은 나야 인생황혼이 맞지만...] 술을 다 따라주고 술병을 거두면서

위태무; [아직 사십대인 당신은 여전히 아름답고 젊으니 자탄(自嘆;자신에 대해 한탄 함)할 필요는 없소.] 탁! 술병을 내려놓고

용설약; [애써 위로해주실 필요 없어요.] 눈 흘기고

용설약; [쉰 살을 바라보는 여자에게 여전히 아름답고 젊다는 말은 빈말로 들릴 수밖에 없으니까요.] 술잔을 앞으로 내밀고. 그 앞에서 위태무도 술잔을 들고 있다.

위태무; [내 말이 그저 빈말만은 아니라는 걸 어젯밤에 확인하지 않았소?]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자기 술잔을 앞으로 내밀고

용설약; [확실히 젊었을 때 못지 않으셨지요.] 챙! 수줍게 웃으며 자기 술잔을 위태무의 술잔에 부딪히고. 이어

함께 원샷으로 술을 마시는 위태무와 용설약

[...] 술을 마시다가 이마를 약간 찡그리는 위태무

위태무; (기분 탓인가?) 마시며 생각하고

위태무; (술 맛이 좀 아린 느낌이...) 생각할 때 + 용설약; [아이 써라.] 과장 되게 술잔을 입에서 떼며

그 바람에 더 이상 생각하지 않고 술잔을 입에서 떼며 용설약을 보는 위태무

용설약; [향기가 좋으니 어쩌니 하지만 여전히 술의 쓰고 독한 맛은 적응이 안되네요.] 탁! 술잔을 내려놓으며 소매로 입술을 닦고.

위태무; [빙장 어른의 훈육이 워낙 엄해서 부인이 젊은 시절에 술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오.] 탁! 술잔을 탁자에 내려놓고

위태무; [어렸을 때 술을 접해봤어야 미각이 술맛에 적응을 할 수 있는 법인데...] 술잔을 만지면서

위태무; [사내라면 모르지만 미모를 생각해서라도 여자들은 술을 입에 대지 않는 게 최선이오.] 진지하게

용설약; [그럼 오늘 이 술은 상공 혼자 모두 드셔야겠군요. 제법 이름난 명주(名酒)를 남기면 아까우니...] 다시 술병을 집어들고

위태무; [그래야할 것 같구려.] 다시 술잔을 들어 앞으로 내밀고

용설약; [그나저나 신첩, 궁금한 게 한 가지 있어요.] 꼴꼴... 위태무의 술잔에 두 손으로 든 술병의 술을 따라주며

위태무; [말씀해보시오.] 술을 받으면서

용설약; [의심하는 건 아닌데...] [혈왕잠(血王簪)은 잃어버리지 않고 잘 보관하고 계시는가요?] 위태무를 곁눈질로 보면서 묻고

위태무; [물론이오.] 끄덕

위태무; [혈왕잠은 혈왕조사님의 진정한 힘을 얻을 수 있는 열쇠! 어찌 소홀히 보관하겠소?] 엄숙하게

용설약; [혈왕잠의 비밀을 풀기만 하면 현재 우리 혈왕세가에 전해져 내려오는 무공과 술법들이 단번에 세 배 이상 강력해진다고 하잖아요.] 술병을 거두고

용설약; [그렇게만 되면 설령 천마가 부활한다고 해도 이길 수 있지 않겠어요?] 탁! 술병을 내려놓고

위태무; [하지만 천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본가의 어떤 분도 혈왕잠의 비밀을 풀진 못했소.] 술잔을 들면서 고개 젓고

위태무; [혈왕잠에 얽힌 전설은 어쩌면...] 술잔을 입으로 가져가고

위태무; [어려운 시절을 닥쳤을 때 후손들이 희망을 잃지 않도록 혈왕조사께서 배려하신 안배일 수도 있소.] 술을 마시고

용설약; [그저 전설만은 아니에요.] 고개 젓고

용설약; [최근에 제가 서고(書庫)에서 혈왕잠의 비밀을 풀 단서를 찾아낸 것 같아요.]

위태무; [그렇소?] 흠칫! 하며 술잔을 입에서 떼고

용설약; [어떤 단서인지 설명 드리고 싶으니 혈왕잠을 보여주지 않으시겠어요?] 두 손을 위태무에게 내밀고

위태무; [부인도 기억하고 있겠지만...] 술잔을 내려놓으면서 좀 난감

위태무; [빙장 어른께서는 혈왕잠을 사위인 내게 물려주시면서 절대 타인의 손이 닿지 않도록 하라고 하셨었소.]

용설약; [우리가 남인가요?] 눈을 흘기고. 좀 서운

용설약;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말도 있잖아요] [잠깐 구경만 하고 돌려드릴 테니 보여주세요.] 다시 두 손 내밀며 채근하고

위태무; (무작정 거절할 수도 없군.) + [알겠소.] 어쩔 수 없이 손을 품속에 넣고

위태무; [대신 보기만 하고 돌려준다고 약속하시오.] 다시 손을 꺼내면서

용설약; (드디어...) + [약속드릴게요.] 흥분해서 눈 번뜩이며 보고

위태무; [여기 있소.] 슥! 다시 품에서 꺼내 앞으로 내미는 위태무의 손에는 비녀가 들려있다. 바로 위태무가 매화부인에게서 회수한 혈왕잠이다.

용설약; [정말... 정말 오랜만이에요.] 흥분해서 두 손으로 혈왕잠을 받으며 보고

용설약; [어린 시절 아버지가 만지게 해주셨던 이후로 사십년도 넘게 세월이 흐른 후에야 이걸 다시 만져보게 되는군요.] 혈왕잠을 쓰다듬고

위태무; [부인이 알아낸 혈왕잠의 비밀을 풀 수 있는 단서는 뭐요?] 눈 번뜩

용설약; [그런 건 없어요.] 혈왕잠을 보면서

위태무; [뭐요?] 어이없고

용설약; [이걸 다시 차지하기 위해 꾸며낸 거짓말이라는 뜻이에요.] 혈왕잠을 두 손으로 들고 보며 흥분한 표정으로

위태무; [내 놓으시오.] 몸을 반쯤 일으키며 손을 내밀어 용설약의 손에서 혈왕잠을 낚아채려고 하지만

덜컥! 눈 부릅뜨며 몸이 굳어지는 위태무

위태무; (이... 이건...) 경악

위태무; (피의 흐름이 멎고 장기들이 기능을 멈췄다!) 고통스럽게 비틀하고

용설약; [어머나! 이제야 반응이 오는 모양이네.] 혈왕잠에서 시선을 떼며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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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운영; (위태무가 아니다!) 놀라고

이로; [장... 장청풍?] 고개 들면서 불신과 경악. 그때

정정; [대공자님!] 휘익! 비명 지르며 청풍의 품에서 뛰어내리고. 부상을 당한 몸이지만 아랑곳 하지 않는다. 이로는 자기 몸으로 덮고 있던 타노의 몸에서 상체를 들며 청풍을 돌아보고 있다. 이로의 표정은 놀람과 감격으로 물들어 있고

청풍; (아주 늦지는 않았군.) 정정을 놔준 청풍은 그런 이로와 타노를 보고

이로; [정정아...] 자신들에게 뛰어오는 정정을 올려다보며 놀라고 안도하고. 이제 일어나 앉은 자세가 되었다.

정정; [제... 제가 대공자님을 구해주실 은인을 모시고 왔어요 장로님!] 털썩! 타노 옆에 무릎을 꿇으며 이로에게 말하고

이로; [그... 그런 것 같구나.] 감격하며 눈가에 눈물이 어린 채 청풍에게 좀 고개를 숙이고. 청풍은 몸을 반쯤 돌린 채 이로와 타노를 보고 있고.

정정; [타노... 대공자님의 상세는 어떠신가요?] 이로 옆에 무릎을 꿇은 채 타노를 내려다보며 다급하게

이로; [좋지 않다.] 타노를 돌아보고. 청풍은 용운영쪽으로 돌아서고

이로; [우리가 교대로 주입해준 내공의 힘으로 겨우 겨우 연명을 하고 있는 중이다.] 소매로 눈물을 닦으면서 말하고.

정정; [걱정... 걱정 마세요. 은공을 모셔왔으니 이제 누구도 대공자님을 해치지 못할 거예요.] 타노의 이마에 흐르는 땀을 소매로 닦아주며 울고. 그 사이에 청풍은 정정과 이로를 등지고 용운영에게 다가가고 있다.

용운영; [누구도 그 꼽추새끼를 해치지 못한다?] 어이없는 표정을 짓고

용운영; [네놈이 대체 누군데 저 계집년으로부터 말도 안되는 신뢰를 받고 있는지 궁금하구나.] 자신에게 다가오는 청풍을 지긋이 보고

청풍; [가엾은 인생이로군.] 용운영의 5미터쯤에 멈춰서며 차가운 표정으로 말하고

용운영; [뭐?] 어이없고 분노하고

청풍; [순진하고 어리석어 평생을 남의 손아귀 안에서 희롱당해 살아왔다.] [그런 인생이 어찌 가엾지 않겠는가?] 음산하고 준엄한 표정으로 말하고

이로; (단번에 용운영의 인생 내력을 파악했다.) 돌아보며 놀라고.

용운영; [죽... 죽일...] 수치심과 충격에 이를 갈고

청풍; [평생을 농락당하며 살고도 모자라서 또 못된 계집의 앞잡이 노릇을 할 생각인가?] 살벌한 표정으로

용운영; [아가리 닥쳐!] 화악! 지팡이를 휘두르고

화악! 쏴아아! 그에 따라 수많은 나비떼들이 청풍에게 날아든다.

이로; [조심하게 장공자! 그 나비들은 본교의 술법으로 만들어져서 닿는 건 무엇이든 소멸시키네.] 다급히 외치고. 반명 정정은 돌아보지 않고 타노의 이마의 땀을 닦아주는 중이다. 전적으로 청풍을 신뢰하기에

꽈광! 번쩍! 청풍의 몸에서 벼락이 일어나 나비들을 태우지만

용운영; [훔쳐 배운 혈전창 정도로 수혼호접을 막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손을 젓고

화악! 불길에 휩싸이면서도 맹렬히 소용돌이치며 청풍을 휘감는 나비들

이로; [장공자!] 기겁하는데

청풍; [...] 스윽! 무언가 생각하며 한손으로 모자를 머리에 쓰고

용운영; [수혼호접에 포위된 이상 네놈은 죽은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 [!] 신이 나서 외치다가 눈 부릅

스스! 나비들에게 뒤덮이고 휘감기던 청풍의 모습이 사라졌다

용운영; [은신술!] 팟! 놀라면서도 몸을 홱 돌려 피하고

화악! 어느 틈에 뒤쪽에서 나타나 용운영의 목덜미를 움켜쥐려는 청풍의 강철같이 변한 손. 눈 부위와 유령익 밖으로 내민 손만 허공에서 갑자기 나타났다

용운용; [큭!] 서걱! 핏! 간발의 차이로 목이 청풍의 강철같이 변한 손가락에 스치면서 피가 튀는 용운영

용운영; [죽일...] 화악! 뒤로 날아 피하지만

쩍! 다시 내뻗은 청풍의 손이 이미 용운영의 목을 쥐고 있다

용운영; (빠... 빠르다!) 자기 목을 쥐는 청풍의 손을 보며 경악

이로; [확실하게 죽이게!] 주먹 불끈

청풍; (해치웠다!) 콱! 용운영의 목을 강하게 잡아 부러트리려 하고. 하지만 그 직후

퍼억! 용운영의 몸이 수많은 나비로 편해 흩어진다. 그에 따라 청풍의 손아귀도 허무하게 허공을 움켜잡고

청풍; (술법!) 경악 눈 부릅 급정거할 때

화악! 다른 곳으로 모이는 나비들

돌아보는 청풍.

스스스 모였던 나비들이 흩어지면서 다시 용운영의 모습이 나타난다.

청풍; (몸을 흩었다가 다시 모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계집이다.) (상대하기가 위태무에 못지 않게 까다롭겠구나.) 다시 용운영쪽으로 걸어가며 생각하고

용운영; (저 어린 놈...) 다가오는 청풍을 보며 아연긴장.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질

<행동거지에 망설임이 없고 느긋하다. 자신의 지닌 바 능력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으며 다음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예상하고 있다는 뜻이다.> 걸어오는 청풍의 모습을 배경으로 용운영의 생각

용운영; (저 놈이 나타난 이상 누구도 꼽추 새끼를 해치지 못한다고 한 정정이 년의 말이 어째 예사롭게 여겨지지가 않는구나.) 곁눈질로 정정을 보고. 정정은 타노를 간호하고 있고. 이로는 그 옆에 한쪽 무릎을 꿇은 자세로 칼에 손을 댄 채 만약을 대비하고 있다

청풍; [당신과 목숨을 걸고 싸워야할만한 은원이 내게는 없다.] 다시 용운영과 5미터쯤 간격을 두고 멈춰서며

청풍; [지금이라도 물러간다면 없던 일로 하겠다.] 거만하게

용운영; [개소리는 작작하고...] 두 손으로 지팡이를 강하게 잡고

용운영; [네놈도 오늘 기필코 죽여야겠다.] 화악! 펑! 용운영의 몸이 수많은 나비들로 변해서 청풍을 덮쳐온다.

청풍; [원한다면 상대해주지!] 화악! 두 주먹 불끈.

꽈과광! 청풍의 온몸에서 벼락이 일어나 전면에서 덮쳐오던 나비들을 태우고 부순다. 하지만

화악! 타지 않은 나비들은 청풍의 주변을 우회해서 쏜살같이 이로와 정정을 향해 몰려간다. 정정은 돌아보지 않지만 이로는 눈 부릅뜨며 칼을 뽑는다. 한 무릎을 꿇은 자세로.

청풍; (아차!) 화악! 돌아서며 손을 긁는 청풍. 청풍의 손에서 거대한 용이 나타나 날아가고. 물론 실제 용이 아니라 용의 형상을 한 기운이다. <구룡짐독>중 한 마리가 투명해진 모습으로 굵기가 한 아름이 넘는다

화악! 퍼퍼펑! 아가리를 쩍 벌린 용이 나비들을 휩쓸고 지나가면서 나비들과 부딪혀 함께 소멸된다. 하지만

용이 미처 소멸시키지 못한 나비떼들이 정정과 이로를 덮쳐간다

이로; (노부의 능력으로 막기에는 수혼호접의 숫자가 너무 많다.) 칼을 뽑은 채 벌떡 일어나 양팔을 벌려 자신의 몸으로 정정과 타노를 향해 날아드는 나비떼들을 막으려 하고

<호호호! 잘 가라!> 나비 떼 사이에서 용운영의 얼굴이 나타나며 웃고.

화악! 정정과 이로를 휩쓰는 나비떼들

청풍; (당했다!) 이를 갈고. 그때

쩡! 쩡! 갑자기 투명한 상자 같은 것이 나타나 정정과 이로와 타노의 몸을 덮어버리고. 그 안에 갇힌 정정과 이로는 동작을 멈춘다.

퍼억! 텅! 그 투명한 유리상자 같은 것에 부딪힌 나비들이 튕겨지거나 부서진다

[!] 놀라는 청풍. 동시에

[속명유리궤(束命遊離櫃)!] 화악! 나비들 사이에서 용운영의 모습이 나타나며 이를 갈고.

청풍; (술법!) 안도하며 멈추고

<누군가가 술법으로 펼친 저 투명한 상자 안에서는 시간이 멈춰 주변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게 되는 모양이다.> 유리 상자같은 것에 갇혀서 멈춘 정정과 이로와 타노를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직후

<대체 무슨 생각인 것이냐 막내야!> 스스스! 유리상자 같은 것 앞으로 두 개의 크고 작은 그림자가 나타난다.

쿵! 모습을 드러내는 일남 일녀. 엄청난 거구의 여자와 왜소한 노인이다. 여자는 풍만한 몸매를 지닌 중년여인이고 노인은 허리가 굽은 엄청 나이 많은 노인으로 곰방대를 입에 물고 있다. <건곤일척>에 나온 <용로>와 <호모> 캐릭터. 이 작품에서는 혈교의 천법사들이다. 이름은 운귀와 풍모.

풍모; [용설약이 네게 한 짓을 잊기라도 한 것이냐? 왜 불쌍한 문천이를 해치려는 거냐?] 눈 부릅뜨며 화내는 풍모. 풍만한 몸에서 바람이 솟구쳐 오르는 모습. 용운영보다 젊어 보이지만 사실 풍모가 용운영보다 나이가 더 많다. 그런 풍모 배경으로 나레이션. <-혈교 천법사의 일인 풍모(風母)>

청풍; (저 인물들...) 눈 번뜩

청풍; (혈교의 천법사들일 테데... 동복쌍로가 날려 보낸 전서구를 통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고 있구나.)

용운영; (틀렸다.) 입술 깨물며 정정과 이로, 타노를 가둔 투명한 상자를 노려보는 용운영

<운귀(雲鬼)가 구사한 술법 속명유리궤 안에서는 시간과 공간이 함께 정지해버린다.> 상자를 등지고 서서 곰방대로 연기를 뿜어내는 운귀를 배경으로 용운영의 생각

용운영; (시술자인 운귀를 쓰러트리기 전에는 꼽추새끼를 죽일 방법이 없다.) 입술 깨물 때 생각할 때

풍모; [네가 전대 교주의 장녀라 받아들이긴 했지만...] [과연 네게 천법사로서의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풍모; [집법대전(集法大展)을 소집해서 너의 거취에 대한 논의를 해봐야겠다.] 노려보고

용운영; [마음대로 하세요.] 냉소하며 돌아서고

풍모; [뭐라고?] 분노

고개 설레 젓는 운귀

용운영; [천법사고 용희(龍姬)고 내가 원해서 쓴 감투는 아니었어요.] [쫓아내든 말든 마음대로 하시라구요.] 화악! 말하는 용운영의 몸이 수많은 나비로 변해서 흩어진다

풍모; [거기 서지 못해?] 화악! 몸에서 일어난 바람의 소용돌이가 나비로 변해 흩어지는 용운영의 몸을 휘감으려 하지만

퍼억! 그대로 사라지는 나비들

풍모; [저 버르장머리 없는 년이...] 분노 치를 떨고. 그 사이에 운귀는 투명한 박스에 갇힌 정정, 이로, 타노를 보고 있다

청풍; (위험한 상황은 지나갔다.) 슥! 두 손으로 모자를 쓰고

청풍; (혈교의 인물들과는 친구이기보다는 적이 될 가능성이 높으니 그만 사라지자.) 스윽! 청풍의 모습이 사라지고

풍모; [용운영!] [네년이나 용설약이나 혈왕조사의 핏줄인 것만 믿고 오만방자가 하늘을 찌르는구나.] 그것도 모르고 풍모는 용운영이 사라진 쪽을 노려보며 이를 갈고

[!] 반면 운귀는 무언가를 느끼고

풍모; [내 반드시 네년을 천법사의 자리에서 쫓아내고 말 것이다.] 분노. 치를 떨고. 그때

운귀; [멈추게!] 후욱! 곰방대로 연기를 확 뿜어내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혈교 천법사의 일인 운귀(雲鬼)>

풍모가 흠칫! 할 때

화악! 구름으로 이루어진 띠가 아무것도 없는 곳을 한 바퀴 휘감는다.

휘감긴 것은 윤곽선만 보이는 사람의 형상, 즉 청풍이다.

풍모; [은신술!] 눈 부릅뜨고

청풍; (순간적으로 몸 주변의 습기가 구름으로 변해 날 옭아맸다.) 놀라면서 + [하교하실 말씀이 있으십니까?] 슥! 망토의 모자가 저절로 벗겨져 얼굴이 일부 드러나며 말하고

운귀; [신세를 졌다.] [보답을 해야겠으니 이름을 말해라.] 지긋이 보며 말하고

청풍; [보답을 바라고 한 일은...] + [!] 말하다가 찡그리고

우두둑! 구름의 띠들이 마치 쇠사슬처럼 청풍의 몸을 옭아맨다

운귀; [네 의사는 상관없다.] 곰방대를 입에 문 채 음산하게 청풍을 노려보고

운귀; [노부는 네가 누구인지 반드시 알아야겠다.]

청풍; [별 수 없군요.] 한숨 쉬고

청풍; [말학후진의 이름은 장청풍입니다.] [어떤 인생인지는 정정과 타노에게 물어보시면 알 수 있을 테고...] 투명한 상자에 갇힌 정정과 타노를 보고

풍모; [장청풍?] 갸웃

풍모; [들어본 적이 없는 걸 보면 무명소절인데...]

청풍; [무명소졸이 스스로를 소개한 것은 어차피 두 분은 정정과 타노를 통해서 내가 누군지 알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스륵! 말하는 청풍의 모자가 다시 얼굴 앞으로 내려와 청풍의 얼굴이 사라지고

청풍; [즉, 절대 노인장의 핍박에 못 이겨 자백한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술렁! 윤곽으로 보이던 청풍의 몸이 흔들하더니

슈악! 바람처럼 사라지는 청풍의 윤곽

콰득! 그에 따라 청풍의 몸을 조이고 있던 구름의 띠가 확 조여진다

찡그리는 운귀

풍모; [놓친 거예요 오라버니?] 놀라고

운귀; [기름칠한 미꾸라지처럼 내 속명철운삭(束命鐵雲索)을 빠져나갔다.]

풍모; [믿어지지 않는군요.] [이름 그대로 일단 묶이면 죽기 전에는 빠져나가지 못하는 오라버니의 술법을 아무렇지 않게 빠져나가다니...]

운귀; [뒤집어쓰고 있는 두건 달린 피풍의도 그렇고... 아무래도 저놈은 우리 혈교의 배신자인 유령대제의 후손인 것같다.]

풍모; [그럼 방금 전 오라버니의 술법에서 빠져나간 수법이...] 놀라고

운귀; [유령대제의 오대절기(五大絶技)중 하나인 유령백팔변(幽靈百八變)이었을 것이다.] 고개 끄덕이고

풍모; [오래전에 맥이 끊긴 것으로 알려진 유령대제의 후손도 나타나고...] [조만간 무시무시한 풍파가 세상을 생지옥으로 만들지도 모르겠어요.] 어두운 표정으로 말하고

 

#343>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산봉우리

스윽! 누군가의 발이 바위를 딛고

슥! 쓰고 있던 모자를 한손으로 벗으며 아래를 내려다보는 청풍

계곡 안쪽에서는 정정과 이로가 유리 상자 같은 것에서 풀려나있다. 이로는 일로가 죽은 장소에서 부식된 칼을 앞에 놓고 무릎 꿇은 채 울고 있고. 바닥에 무릎 꿇은 정정은 풍모에게 무언가 얘기하고 있는 중이다. 운귀는 다시 타노를 투명한 상자에 가두고 있고

위의 장면을 크로즈 업

청풍; (혈교의 천법사...) 내려다보고

청풍; (확실히 지법사, 인법사들과는 차원이 다른 인물들이다.) 몸을 두른 유령익을 들쳐보고

유령익 안쪽의 옷이 밧줄에 얽힌 형상으로 튿어져 있고. 튿어진 옷 안쪽의 피부에도 흔적이 나있다.

청풍; (구름으로 이루어진 사슬이 유령익과 옷을 파고 들어 몸에 상처를 냈다.) (내 호신강기가 조금만 약했어도 중상을 입었을 것이다.) 상처를 보고

다시 계곡을 보는 청풍.

정정이 울면서 풍모에게 뭐라 말하는 모습 크로즈 업

청풍; (정정, 저 계집을 잘 구슬렀으면 혈교가 천마련에 잠입시켜놓은 간세가 누군지 알 수도 있었을 텐데...)

청풍; (어차피 잃어버린 기회이니 미련 둘 것 없다. 내가 직접 알아내면 되는 일이니...) 스윽! 돌아서고

청풍; (그나저나 혈교 내에서 한바탕 피바람이 불겠구나.) 휘릭! 유령익을 다시 몸에 두르고

<세상을 위해서 잘 된 일일 수도 있지만...> 스스스 사라지는 청풍. 헌데

팔락! 근처에 떠있는 나비 한 마리.

탁! 탁! 멀리에서 무언가 연속으로 멀어지는 기척. 모습은 안보인다. 물론 청풍이 멀어지고 있는 모습이고

[...!] 무언가 생각하는 나비. 물론 이 나비는 용운영의 분신이다.

휘익! 휙! 날개를 저어서 청풍이 사라지는 쪽으로 날아가는 나비. 그리고

 

#344>

위 장면의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또 다른 절벽 위. 관목 사이에 숨어서 정정 일행을 보는 여자. 얼굴에 알록달록한 문양이 새겨진 반쪽 가면을 쓰고 있다. 코 윗부분만 가리는 반쪽 가면의 이마에는 <人>자가 적혀있다. 바로 청풍을 공격했던 여자 인법사다.

여자인법사; (한발 늦었다.) 이를 악물고

여자인법사; (용운영이 타노를 죽이는 데 실패했을 뿐 아니라 운귀와 풍모가 주모의 추문을 확인해버렸다.) 운귀와 풍모의 모습을 보고

여자인법사; (이제 주모가 위태무로부터 소가주를 지키는 방법은 단 한 가지만 남게 되었다.) 뒤로 물러나며

여자인법사; (과연 주모가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 미심쩍긴 하지만...) 돌아서서 달려간다

곧 사라지는 여자인법사

 

#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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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

<-구화산(九華山)> 웅장한 산. 저녁 무렵

그 산중을 날아가는 청풍. 두 팔로 정정을 안은 채

정정; [혈교는 모두 네 개의 가문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날아가는 청풍의 품에 안긴 채 말하고. 이하 청풍의 품에 안겨 날아가는 정정과 청풍의 대화다. 주변의 경치가 계속 바뀌는 배경으로

정정; [혈왕(血王)세가, 무왕(巫王)세가, 심왕(心王)세가, 영왕(影王)세가가 혈교를 이루는 네 가문 혈교사주(血敎四柱)인데...]

정정; [혈교사주들중 맹주가 혈왕세가로써 혈교의 교주는 대대로 혈왕세가의 가주가 맡아왔어요.]

청풍; [혈왕세가가 다른 세 가문을 압도해온 것은 혈교 사상 최강자로 삼황의 한자리를 차지하기까지 한 혈왕을 배출한 덕분이겠군.]

정정; [맞아요.]

정정; [혈왕께서는 그저 술법과 주문, 섭혼술등으로 세상을 속여 왔던 혈교를 단번에 천하 최강의 세력으로 성장시켰어요.]

 

<무공에 술법을 가미한 혈왕의 절기들은 그때까지 존재해온 무공에 대한 상식을 일거에 깨트렸으며 엄청난 충격으로 강호를 혼돈에 몰아넣었었어요.> 장발을 흩날리는 마귀같은 노인이 광소를 터트리고. 그 주변에 수많은 시체들이 널려있다.

 

정정; [비록 같은 시대에 나타났던 고금제일마 천마(天魔)와의 대결에서 패해 세상에서 사라지긴 했지만...] [혈왕께서는 혈교를 새롭게 창건하신 것이나 다름없었어요.]

정정; [그래서 저희들끼리는 혈왕님을 혈왕조사(血王祖師)라 부른답니다.]

청풍; [헌데 혈교의 영도(領導) 가문인 혈왕세가의 계승과 관련하여 문제가 생긴 것같더군.] 슬쩍 떠보고

정정; [혈교의 교주 자리는 물론이고 혈왕세가의 가주 자리 역시 오직 남자만이 이을 수 있는데...]

 

<혈교의 교주이시며 혈왕세가의 가주셨던 십면혈신(十面혈神) 용린(龍麟)께서는 백방으로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후사를 이을 아들을 끝내 얻지 못하셨어요.> 얼굴이 하얗고 눈썹도 수염도 없는 음산한 인상의 백발노인이 뭔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침대 옆에 서서 침대에 누은 여인을 보고 있다. 이 노인이 혈교의 전대교주이며 혈왕세가의 가주였던 십면혈신 용린. <아랑힐월>에 나온 혈교 교주 십면혈신 용린과 동일 캐릭터. 십면혈신의 앞쪽에 놓인 침대에는 막 해산한 절세미녀가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 울고 있다. 미녀의 옆에는 강보에 쌓인 갓난아기가 누워있고. 십면혈신 뒤에는 2살 쯤 된 귀여운 소녀를 품에 안은 유모가 십면혈신의 눈치를 보고 있다. 유모 옆에는 똘망한 인상의 네 살쯤 된 소녀가 인형을 안고 서있고. 유모가 안고 있는 소녀가 용설약이고 유모 옆에 서있는 소녀가 용설약의 언니인 용운영이다.

<딸만 셋을 두었을 뿐이고... 그 때문에 혈왕조사님 이래 면면히 이어온 혈왕세가의 대(代)가 끊어질 위기에 처한 거예요.> 위 장면의 연속

 

정정; [결국 십면혈신께서는 다른 세 가문의 양해를 얻어 데릴사위를 들이게 되었어요.] 한숨 쉬고

청풍; [그 데릴사위가 위태무였군.] 위태무를 떠올리고

정정; [지금이야 호호백발 노인이 되었지만 젊은 시절 주군은 백혈총사단(白血總士團)의 가장 촉망 받는 인재였어요.]

청풍; [백혈총사단?]

정정; [혈교사주에 속하지 않으면서 교단을 수호하는 전사 집단이에요.]

 

<비록 숫자는 백여명에 불과하지만 백혈총사들은 개개인이 구대문파 장문인에 필적하는 실력을 지닌 절세고수들이지요.> 고대신전 같은 곳에 도열하여 단상에 놓인 의자에 위엄 있게 앉아있는 십면혈신에게 인사하는 흰옷을 입은 무사들. 그들 중에는 젊은 시절의 위태무도 있다. 당시 위태무의 나이는 30대 중반

 

청풍; (혈교사주 외에도 구대문파 장문인에 필적하는 고수들이 백여 명이나 더 있다니...) (혈교의 전력은 상상을 초월하는구나.)

정정; [대공자를 보위하고 있는 동복쌍로도 전에는 백혈총사단의 일원이었어요.] 동복쌍로를 떠올리고

청풍; (동복쌍로가 다른 자들과 달리 위태무를 배신하지 않은 이유가 그 때문이겠군.)

정정; [삼십여 년 전, 십면혈신께서는 백혈총사들 중 최고의 인재로 꼽히던 위태무님을 혈왕세가의 대를 이을 데릴사위로 고르셨어요.]

청풍; (혈교사주 내의 세력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혈교사주가 아닌 백혈총사단에서 데릴사위를 구했겠지.)

정정; [원래는 십면혈신님의 장녀인 혈관음(血觀音) 용운영(龍雲影)님이 위태무님과 부부가 되어 혈왕세가의 대를 이을 계획이었어요.]

청풍; [그랬는데...?]

정정; [결혼식 직전, 용운영님의 신상에 끔찍한 일이 벌어졌고...] [어쩔 수 없이 용운영님의 동생인 혈미인(血美人) 용설약이 대신 위태무님과 부부가 되셨어요.]

청풍; [혈관음 용운영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느냐?] 흠칫! 하고

정정; [원인은 모르겠지만...] [용운영님이 하루아침에 호호백발 노파가 되어버렸다고 해요.] 겁에 질리고

청풍; [꽃 같은 처녀가 하룻밤 새에 노파가 되었다?] [그런 게 가능한 일이냐?] 놀라고

정정; [혈교 내의 높은 분들은 원인을 짐작하고 계시는 눈치지만 저같은 일반 제자야 내막을 알 수가 없지요.]

청풍; (용설약이란 여자가 뭔가 수작을 부렸겠구나. 자신이 혈왕세가의 주인이 되기 위해...) 사악하고 요염하게 웃는 용설약을 떠올리고

정정; [어쨌거나 위태무님은 처제가 될 뻔했던 용설약과 부부가 되었으며...] [삼 년 후 타개하신 십면혈신님의 뒤를 이어 혈왕세가의 가주가 되었던 거예요.]

청풍; (위태무는 명목상 가주고 실제로는 용설약이 혈왕세가를 지배해왔겠군.)

정정; [부부가 된 후에도 두 분 사이에서는 자식이 안 생겨 혈교의 모든 제자들이 걱정을 했었어요.]

정정; [그러다가 마침내 이십삼 년 전, 득남을 하게 되었어요.]

청풍; [헌데 알고 보니 그 아들이 위태무가 아닌 위태무 조카의 씨였군.]

정정; [지금까지 감쪽같이 속고 살아온 가주님만 불쌍하게 된 거죠.] 입술 깨물고 분노

청풍; [그후 혈관음 용운영은 어찌 되었느냐?]

정정; [갑자기 노파가 되어버린 용운영님은 혈교성역으로 들어가 술법의 수련에만 전념하셨고...]

정정; [십여 년 전, 드디어 천법사의 자리에 오르셨어요.]

청풍; [용운영이 천법사의 일원이란 말이지?] 눈 번뜩

정정; [본교의 천법사는 아홉명이 정원이에요.] 말하는 배경으로 청풍이 흠칫! 하며 앞을 본다. 물론 날아가는 상태에서

정정; [아홉 분의 천법사는 각기 용(龍), 호(虎), 풍(風), 운(雲), 수(水), 금(金), 목(木), 화(火), 토(土)를 상징으로 삼으시는데...] + [!] 말하다가 흠칫! 하고. 청풍이 고개 돌려 멀리 앞쪽을 보고 있다.

정정; [왜... 왜 그러시는가요?]

청풍; [이 앞쪽 이십여 리쯤에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쐐액! 날아가며 말하고

정정; [이... 이십여 리쯤이면 장로님들이 대공자님을 치료하고 계시는 곳이에요.] 눈 치뜨며 다급해지고

정정; [용설약의 수하들이 벌써 대공자님의 은신처를 찾아낸 것같으니 서둘러 주세요.] 다급한 표정으로 청풍의 옷자락을 움켜잡고

청풍; [그럴 생각이다!] 팟! 날아오르고

쏴아아! 미사일처럼 날아가는 청풍

정정; (제발...) 너무 빨리 날아가 눈도 뜨지 못하고 청풍의 품에 파고 들며 기원

<천지신명이시여. 이 기린아가 도착할 때까지 가엾은 대공자님을 보호해주세요.> 멀리 날아가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정정의 기원 나레이션

 

#341>

구화산의 깊은 곳에 자리한 깊은 계곡

[크악!] [컥!] 몸이 갈라지며 죽는 무사들.

털썩! 퍼억! 나뒹구는 갈라진 시체들. 이어

콱! 바닥에 거꾸로 박히는 누군가의 칼

일로; [큭!] 바닥에 거꾸로 박은 칼의 손잡이를 잡은 채 한쪽 무릎 꿇는 노인. 동복쌍로중 한명인데 온몸이 피로 물들어 있다. 몸에도 크고 작은 상처가 나있고. 각가지 암기들도 몸에 박혀있다. 한쪽 다리 허벅지에 깊은 상처가 나서 무릎을 꿇은 모습이다.

일로; [지겨운 놈들...] 헉헉! 가쁜 숨을 몰아쉬며 주변을 둘러본다. 일로가 있는 곳은 삼면이 절벽으로 가로 막힌 계곡의 끝. 뒤에 동굴이 하나 있고 그 동굴 입구 주변에 수십구의 시체들이 뒹굴고 있다. 모두 몸이 갈라져 죽은 시체들. 혈교 무사들의 시체다

일로; [이렇게 빨리 우리들의 은신처를 찾아낼 줄은 몰랐다.] 헉헉. 입가의 피를 소매로 닦고. 그때

<다 해치웠는가?> 동굴 안쪽에서 들리는 음성. 돌아보는 일로

일로; [일... 일단 몰려온 놈들은 모두 제거했네만...] 힘겹게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일로; [더는 지체할 수 없는 상황일세.] 팟! 칼도 뽑고

일로; [이놈들은 수색에 나섰던 전위(前衛)의 일부일 뿐이고... ] 동굴로 돌아서고

일로; [곧 지법사와 인법사가 포함된 용가년 졸개들의 주력이 들이닥칠 게야.] 비틀거리며 동굴로 들어가고. 동굴은 그리 깊지 않다

이로; [서둘러 떠나야하는 상황인 건 아네만...] 동굴 끝에 한쪽 무릎 꿇은 자세로 앉아 바닥을 본다. 한손은 무언가를 누르고 있는데 이로의 몸도 피로 물들어 있고 각가지 암기들이 여기저기 박혀있다.

이로; [문천이가 도저히 움직일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게 문제야.] 아래를 보고. 타노가 눈을 감고 누워있는데 정신을 놓은 상태. 가슴에 난 상처를 이로가 손바닥으로 누른 채 지혈시키면서 내공을 주입중이다. 타노의 가슴에 닿은 이로의 손바닥이 빛을 발하고 있고

일로;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네.] 이로 뒤에 멈춰서고

일로; [여기 머물러 있다가 개떼들에게 죽임을 당하거나 혈교성역쪽으로 가는 도중에 문천이의 상처가 돌이킬 수 없게 되거나 매 한가지니...]

이로; [맞는 말일세.] 슥! 한숨 쉬며 타노의 가슴에서 손을 떼고

이로; [죽더라도 천법사들과 만나러 가다가 죽어야겠지.] 타노를 두 팔로 안아들고

 

#342>

동굴에서 나오는 일로. 절뚝거리며 앞을 경계하면서 나오고. 그 뒤를 두 팔로 타노를 안은 이로가 따라 나온다.

일로; [조용한 걸 보니 주모의 졸개들중 주력은 아직 이 근처까지 육박해 오진 않은 것 같네.] 경계하며 앞장서고

이로; [위험은 증대하겠지만 곧장 혈교성역쪽으로 방향을 잡으세.] 일로를 따라오며 말하고

일로; [지금 상황에서는 천법사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앞당기는 것이 유일한 선택지겠지.] + [!] 말하다가 흠칫! 하고. 팔락! 바로 앞 허공에서 손바닥만한 나비 한 마리가 날아 내리고 있다. 날개에 사람 눈 같은 무늬가 새겨진 나비고

일로; (무슨 나비가 이렇게 큰 건가?) 놀라면서 나비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걸 보는데

[!] 뒤에서 보다가 무언가를 깨닫는 이로

일로의 얼굴 바로 앞에까지 접근한 나비의 모습 크로즈 업. 순간

이로; [피하게! 그건 용희(龍姬)의 수혼호접(狩魂胡蝶)이야!] 다급히 외치고

일로; [수혼호접!] 기겁하며 고개를 젖히고 돌리는데

번쩍! 나비의 눈 부위가 빛을 발하고

화악! 그대로 일로의 얼굴을 덮치는 나비. 날개를 뒤로 젖히고 엄청 빠른 속도로

스팟! 고개 젖히고 돌리는 일로의 얼굴 옆쪽 이마를 스치고 지나가는 나비. 순간

퍼억! 푸학! 나비가 스치고 지나간 일로의 옆쪽 이마의 살과 머리카락이 흩어지면서 피가 확 뿜어진다. 두개골이 드러날 정도의 중상이고

일로; [크악!] 두개골이 드러난 이마를 움켜쥐고 물러서며 비명 지르고.

이로; [조심하게!] 뒷걸음질 치며 다급히 비명. 그러자

[!] 눈 부릅뜨는 일로

화악! 일로의 앞쪽으로 수많은 나비떼가 구름같이 몰려든다

일로; [혈관음 용운영!] 부악! 칼로 긴 섬광을 일으켜 미친 듯이 그어내며 악을 쓰고

일로; [네년까지 용설약의 주구가 된 것이냐? 용설약은 네년에게서 모든 걸 앗아간 원수거늘...] 쩌적! 서걱! 부악! 일로가 미친 듯이 휘두르는 칼에서 내뻗힌 섬광들이 몰려들던 나비들을 토막내 버린다. 하지만

<종놈 주제에 말이 많구나.> 화악! 몰려드는 나비들 사이에서 말 소리가 들리더니

<게다가 감히 혈왕의 핏줄인 내게 욕지거리를 했으니 대가를 치러야겠다.> 화악! 소용돌이치며 일로를 휘감는 나비떼들

일로; [달아나라 둘째야!] 쩌정! 부악! 이로에게 외치며 사력을 다해 칼을 휘두른다. 일로의 주변으로 수많은 칼날로 이루어진 벽이 생긴다. 하지만

퍼퍽! 칼날로 이루어진 벽들이 나비에 닿자 녹아내리고

화악! 녹아내린 벽 안으로 날아드는 나비떼

일로; [크아!] 칼로 나비들을 베지만

퍼억! 푸스스! 휘두르는 일로의 칼날에 나비가 달라붙자 칼날이 그대로 부식되어 흩어지고

화악! 갈라지고 쪼개지면서도 일로의 몸에 달라붙는 나비들

일로; [크아아!] 푸스스! 나비들이 닿은 부위가 먼지가 되어 흩어지며 처절한 비명 지르고

이로; [안... 안돼!] 비명. 주춤 거리며 뒤로 물러서고

화악! 완전히 나비에 덮이는 일로

따당! 부식된 칼날이 바닥에 떨어지는데 뼈가 드러난 손이 칼의 손잡이를 잡고 있다.

<끄윽...> 나비들 속에서 신음이 들리더니

화악! 다시 흩어져 날아오르는 나비들. 그러자.

먼지가 되고 있는 일로의 시신 잔해가 드러나고

이로; [첫째!] 동굴 쪽으로 뒷걸음질 치며 비통하게

퍼억! 일로의 시신은 흩어져 버리고

이로; [용운영! 이 개같은 년아! 어디 나도 죽여 봐라!] 눈물 흘리며 이를 갈고

<그렇지 않아도 죽여줄 생각이니 재촉하지 마라!> 화악! 나비들이 소용돌이치는 가운데에서 누군가의 말이 들리고

용운영; [우리 가문의 수치스러운 비밀을 알고 있는 인간은 살려둘 수 없으니 말이다.] 쿵! 나비들이 흩어지면서 드러나는 용운영의 모습. 지팡이를 짚고 있는 곱게 늙은 노파. 이 여자는 <아랑힐월>에 나온 혈교의 교모 <조운영> 캐릭터다. 성만 용씨로 바꿔서 용운영으로 표기. 원래는 위태무와 부부가 될 계획이었지만 동생인 용설약의 음모에 빠져 하룻밤에 늙어 노파가 되었다. 나이는 오십이 채 안되었지만 백발에 주름투성이, 허리도 좀 굽었다.

이로; (틀렸다.) 절망하고

이로; (용운영, 저 계집은 동생인 용설약의 부탁을 받고 문천이를 죽이러 왔을 것이다.) 사악하게 웃는 용설약을 떠올리고

이로; (그리고 개인적인 은원보다는 가문의 명예를 더 중시하는 저 계집의 성격상 진천이의 출생의 비밀을 아는 우릴 살려둘 생각이 없을 테고...)

용운영; [상황파악이 끝난 얼굴이구먼.] 음산하게 웃고

용운영; [그럼 미련 두지 말고 그만 죽어라.] 퍽! 지팡이로 바닥을 두드리고. 그러자

화악! 허공을 맴돌던 수백 수천마리의 나비들이 먹구름같이 이로에게 몰려온다

이로; (용서하시오 주군!) 팟! 타노를 끌어안고 바닥에 몸을 던진다. 자신의 몸으로 타노의 몸을 덮어 가리는 자세가 되고

이로; (노부의 능력으로는 더 이상 문천이를 지켜줄 수가 없구려.) 와락! 필사적으로 자신의 몸으로 타노를 덮고.

용운영; [죽더라도 주인의 아들놈보다 먼저 죽겠다?] [위태무가 졸개 하나는 잘 뒀군.] 그걸 보며 냉소하고. 헌데 바로 그 직후

꽈과광! 허공에서 수많은 벼락이 내려 꽂혀서 나비떼를 때리고

용운영; [혈전창!] 경악

[!] 이로도 눈 부릅 뜨며 돌아보고. 여전히 몸으로 타노를 덮은 채

퍼억! 화드득! 불이 붙은 나비들이 마구 바닥에 떨어지고

용운영; [위태무! 당신인가요?] 외치며 이를 갈면서 뒤로 주춤 물러서고. 직후

화악! 돌풍을 일으키면서 이로의 앞쪽 3미터쯤에 내려서는 청풍. 두 팔로는 정정을 안고 있고 유령익을 날개처럼 펄럭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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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

위태무의 비밀 거점. 낮

용설약; [동복쌍로가 이미 혈교성역에 전서구를 날려보냈다?] 마녀같은 표정으로 이를 바득 갈고. 의자에 앉아있고

백일몽; [고당주께서 전서구로 급히 알려온 바에 의하면 그렇사온데...] 눈치 보며 말하고. 이곳은 용설약의 거처. 거실이다. 백일몽은 몸 상태가 별로 안 좋아 보이지만 용설약 앞에 공손한 자세로 서있다.

백일몽; [늙은이들이 어디까지 까발렸는지는 모르지만 무호분타에서 전서구를 도난당한 것은 확인했사옵니다.]

용설약; [죽일...] 주먹 부르르 떨고

백일몽; [급한 대로 지법사와 인법사를 비롯하여 동원 가능한 인원은 모두 구화산으로 직행 시켰사옵니다.] 눈치 보며

백일몽; [하지만 천법사들보다 먼저 동복쌍로와 타노를 찾아낼 수 있을지는...] + 용설약; [나가 봐라!] 나가라고 손짓하고

용설약; [종년의 새끼가 구화산에 숨어있다는 걸 확인했으니 처리할 방법은 있다.]

백일몽; [예...] 고개 숙이고

돌아서서 문쪽으로 가는 백일몽. 열린 문 밖에는 빙화이신녀가 있고

용설약; (혹시 몰라서 빙화이신녀에게 그걸 가져오라고 시켰는데 쓸 데가 생겼다.) 일어나고

한쪽의 문으로 가고

문을 열고 들어가는 용설약. 어둡다

어둑한 내부. 침대가 있고 침대 옆에는 탁자와 의자. 탁자 위에는 대야가 하나 놓여있다. <아랑힐월>에 나온 천리수경이다. 윗부분의 테두리에 복잡한 문양이 가득 새겨져 있다.

대야를 크로즈 업

용설약; (우리 혈교의 사대보물(四大寶物)중 하나인 천리수경(千里水鏡)...) 물이 가득 채워진 대야을 내려다보고

용설약; (이걸 쓰면 아무리 먼 곳에 있는 인간에게라도 내 생각을 전할 수가 있다.) 양손으로 대야 테두리를 잡고

용설약; (물론 이혼전령술(離魂傳靈術)을 알고 있는 상대에게만 접촉을 할 수 있긴 하지만...) 대야를 들여다보고.

징! 눈에서 빛이 나는 용설약

용설약; (마지막으로 보고 받았을 때 <그년>이 구화산에서 멀지 않은 황산(黃山) 근처에 머물고 있다고 했는데...) 쩌엉! 눈에서 난 빛이 대야의 물로 스며들고

용설약; (지금으로서는 <그년>에게 희망을 걸어볼 수밖에 없다.) 징! 양쪽 눈에서 일어난 빛으로 대야의 물을 밝히고. 눈빛이 스며드는 대야의 물에는 원형의 파문이 인다. 직후

<누구?> 진동하는 대야의 물을 배경으로 누군가의 생각이 떠오르고

<누가 내게 볼일이 있는 건가요? 천리수경으로 접촉해온 걸 보면 본교의 요인이신 듯한데...> 대야 속에서 여자의 상체 실루엣이 떠오르며 말을 하고. 나이 든 노파의 실루엣이다.

용설약; <나야.> 전음으로 말하고

[!] 대야 속의 노파의 실루엣이 흠칫! 하더니

노파; <별일도 다 있구나. 고귀하신 혈왕세가의 안주인께서 나같이 별 볼일 없는 인생에게 먼저 접촉을 해오시다니...> 냉소하고. 이 나이 든 여자는 용설약의 언니인 용운영이다. 지금은 실루엣으로만 보이므로 노파로 표기

용설약; <피차 대화하는 게 불편할 테니 시간 끌 거 없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대야를 들여다보며 전음으로 말하고

용설약; <위태무가 종년하고 붙어먹어서 싸지른 아들놈이 죽지 않고 살아있는 게 확인되었어.>

노파; <위문천... 어렸을 때 돌림병으로 죽었다던 그 놈이 살아있다?> 흠칫! 하는 대야 속의 여자 실루엣

용설약; <나도 얼마 전에야 타노가 사실은 위문천이라는 사실을 알았어.>

노파; <타노!>

노파; <점입가경이로구나. 가주의 몸종인 그놈이 사실은 가주의 장남이었다니...>

용설약; <위태무, 그 인간의 장남이 살아있다는 게 내게 어떤 의미인지는 언니도 잘 알 것이다.>

노파; <글쎄... 속은 좀 썩어 들어가겠지만 위문천은 천출(賤出) 소생이라 네 아들의 위치를 위협하지는 못할 텐데...>

용설약; <언니도 어차피 알게 될 내용이라 미리 말해두는 건데...> 망설이다가

용설약; <사실 진천이는 위태무, 그 인간의 씨가 아니야.> 말하고

<!> 대야 속에서 놀라는 노파

용설약; <이제는 내가 위문천에 대해 심각하게 여기는 이유를 알겠지?>

용운영; <바람을... 맙소사! 다른 놈과 놀아났다는 것이냐? 그 난리를 쳐가며 내게서 빼앗아간 위태무를 배신하고...?> 쩡! 노파의 실루엣의 눈 부위가 강렬한 빛을 뿜어내고

용설약; <남녀간의 감정이라는 게 언제든 변할 수 있는 거잖아.> 새침

용설약; <어쩌다 보니 다른 사내에게 몸과 마음을 주게 되었는데 덜컥 애까지 들어섰던 거야.>

용설약; <기왕에 생긴 애라 낳을 수밖에 없었고... 위태무의 자식인 척 키워왔지만 얼마 전 그 비밀이 들통 나고 말았어.> 새침하게

노파; <그럼 진천이가 혈왕세가의 가주 자리를 물려받지 못하는 건 고사하고... 우리 혈교의 결속이 위문천이란 존재 때문에 와해될 수도 있겠구나.>

용설약; <내가 혈교를 심각한 위험에 빠트렸다는 건 인정할 테니 비난은 이번 난국을 해결한 후에 하도록 해.>

노파; <나보고 위문천을 죽여 달라는 소리로 들리는구나.> 냉소

용설약; <위문천, 그 꼽추는 지금 동복쌍로와 함께 구화산에 숨어있어.> <언니가 아직 황산에 머물고 있다면 그리 먼 거리가 아니니 가서 처리를 해줬으면 해.>

노파; <꼽추새끼의 숨통을 끊어놓은 거야 큰일도 아니지만...>

노파; <내가 왜 꼴도 보기 싫은 널 위해 손에 피를 묻혀야하는 건데?>

용설약; <왜냐하면...> 배시시 웃고

용설약; <답몽환혼주(踏夢還魂珠)가 내 손에 있으니까!> 사악하게 웃고. 순간

노파; <용설약!> 버럭 고함

쩌엉! 지지지! 대야에서 벼락이 치솟고 빛이 치솟으면서 물이 출렁거린다. 하지만 대야 모서리를 두손으로 움켜잡고 있는 용설약은 놀라지도 않고

노파; <답몽환혼주! 그 마물(魔物)로 날 망친 게 바로 네년이었느냐?> 이를 갈고. 쩡! 여자의 실루엣에서 한 쌍의 눈이 강렬하게 빛난다

용설약; <망치긴 누가 망쳐? 언니 욕심이 스스로를 망친 것이지!>

노파; <잘도 그런 개소리를...> 치를 떨지만

용설약; <결정해. 나 대신 위문천의 숨통을 끊어놓고 답몽환혼주를 돌려받을 것인지 말 것인지를...>

노파; <가증스러운 년...> 이를 갈고

노파; <내가 예언하는데... 네년의 만행은 네년의 새끼가 대신 치루게 될 것이다.> 츠츠츠! 대야에서 사라지는 노파의 형상

용설약; [정말 막 되어 먹은 년이잖아! 어쨌든 피를 나눈 자매인 내게 이년 저년 하기나 하고...] 고개 들며 냉소하고. 츠으! 눈에서 나던 빛도 사라지고

용설약; [하지만 용운영(龍雲影), 네년은 결국 내 뜻대로 움직이게 될 것이다.] 대야에서 손을 떼며 몸을 바로 세우고

용설약; [피어보지도 못하고 잃어버린 세월을 되찾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답몽환혼주이니까.] 호호호! 마녀같이 웃고

 

#338>

<-황산(黃山)> 기암절봉들이 구름 속에 삐죽 삐죽. 낮

펑! 어느 바위 봉우리 중턱에서 폭발이 일어난다.

화드득! 화악! 수많은 나비들이 폭발하듯 허공으로 흩어지는데. 손바닥 크기만한 크기에 날개에 눈같은 문양이 새겨진 그 나비들에 닿은 모든 게 먼지가 되어 흩어진다. 산 중턱에 세워져 있던 암자가 먼지가 되어 흩어지는 중인데 암자에 있던 비구니들도 가루가 되어 흩어진다.

[아악!] [흐윽!] 암자 외곽의 비구니들이 비명 지르며 달아나지만

화악! 커다란 나비들이 스치고 지나가자

퍼억! 푸스스!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먼지가 되어 흩어지는 비구니들의 몸뚱이

화르르! 먼지가 가라앉고. 나비들은 다시 암자의 폐허로 돌아간다

폐허가 된 암자 중간. 먼지에 휩싸여 어떤 여자가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있는 게 보인다. 노파다. 바로 용설약이 들여다보던 대야에 떠올랐던 노파의 실루엣의 주인. 하지만 먼지에 휩싸여 있어 모습이 자세히 보이지 않는다. 강렬한 눈 한 쌍만 보이고. 옷은 모두 사라져 알몸이다. 몸은 구부정, 젖가슴은 늘어졌다. 노파는 암자의 방에 앉아있었는데 몸에서 터트린 나비들이 암자 전체를 가루로 만들어버린 것. 노파가 앉아있는 직경 2미터쯤 되는 원형의 방 바닥만이 부서지지 않았다.

화르르! 쏴아! 사방으로 흩어졌던 나비들이 노파의 주위로 소용돌이치며 모여 든다

노파; [용설약! 용설약!] 먼지와 나비들에 둘러싸인 채 이를 가는 노파의 실루엣

노파; [날 이 지경으로 만들어서 내가 누려야할 모든 걸 앗아간 범인이 네년이었단 말이지?] 알몸인 채 책상다리를 하고 앉은 노파의 무릎에 얹혀져 있는 주먹이 세게 쥐어져 뼈마디가 다 드러난다.

노파; [용서 못한다! 절대로!] [비록 네년이 같은 핏줄이라고 해도...] 스스스! 나비들이 달라붙어 몸에 옷을 형성하고. 그 나비들 사이로 한 쌍의 눈이 강렬한 빛을 뿜어내고

노파; [네년이 원하는 대로 위태무의 아들 놈을 내 손으로 죽여주마!] 이를 갈고

노파; [그 다음 순서로 내 손에 찢겨 죽어야할 인간은 용설약 바로 네년이니 기다리고 있어라!] 호호호! 마녀처럼 웃고.

 

#339>

금정신니와 진상파가 머무는 암자. 낮. 비구니들이 오가고 있고

암자 끝. 강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한 정자. 그곳에 금정신니와 진상파가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있다. 바둑을 두는 중이다. 금정신니는 손으로 바둑을 두지만 진상파의 바둑돌은 저절로 움직인다. 신소심이 정자 밖에서 화로에 차를 다리고 있고, 그러다가

암자 쪽을 돌아보는 신소심

정자로 오는 두 사람. 황건신장의 안내를 받아서 사천당문의 문주인 팔비나타 당천성이 오고 있다.

신소심; (사천당문의 문주인 팔비나타 당천성...) 일어나고

신소심; (별로 반가운 손님은 아니네.) 입술 깨물고

좀 떨어진 곳에 멈춰서며 손으로 암자를 가리키며 가라는 시늉하는 황건신장. 합장하는 당천성

정자로 오는 당천성. 황건신장은 다시 암자 쪽으로 돌아가고

신소심; [어서 오세요 당문주님.] 공손히 인사하고

당천성; [맹주께서 날 보자고 기별을 주셨더군.] 다가오며 정자를 보고

신소심; [하온데 마침 두 분의 위기(圍碁;바둑)가 막바지에 이르렀사옵니다.] 약간 난색

당천성; [그럼 잠시 기다림세.] 뒷짐 짚으며 정자 쪽을 보고

온 신경을 집중하여 바둑을 두는 금정신니와 진상파

당천성; (금정신니의 기력(碁力)은 정평이 나있지. 거의 국수(國手)급이라던가?)

당천성; (그럼에도 내가 오는 걸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집중하고 있다는 건 판세가 녹록치 않다는 건데...) + [!] 생각하다가 움찔! 하고

딱! 검은 돌을 놓는 금정신니. 그러자

몸을 약간 앞으로 숙여서 그 돌을 보는 진상파.

이어 약간 웃더니

고개를 좀 움직이고. 그러자

스윽! 돌통에서 하얀 돌이 하나 둥실 떠오르더니

스윽! 바둑판으로 이동한다.

당천성; (접인공력?) 놀랄 때

스륵! 조용히 바둑판에 내려앉는 하얀돌

당천성; (아니다! 내공을 쓰는 기척이 전혀 느껴지지가 않았다.) (게다가...)

<진소저의 몸에서 아예 공력 자체가 감지되지 않는다.> 단아하고 조용하게 앉아있는 진상파의 모습을 배경으로 당천성의 놀람

당천성; (그렇다는 건 내공의 힘으로 바둑돌을 움직인 게 아니라는 건데..) 당혹하고. 신소심은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다시 찻물이 끓는 화로 앞에 쪼그려 앉고. 그때

딱! 다시 검은 돌을 놓는 금정신니

진상파의 고개가 조금 움직이고

스윽! 다시 흰 바둑돌이 돌통에서 떠오르고

스륵! 바둑판에 내려앉는 흰돌

당천성; (설마...) 놀라 숨을 멈추고

당천성; (정신력(精神力)... 또는 심력(心力)으로 바둑돌을 움직이고 있는 것인가?) 놀랄 때

딸칵! 검은 돌을 들어서 바둑판에 놓으려던 금정신니가

멈칫! 손이 멈추고

이마 찡그리는 금정신니. 그러다가

금정신니; [투료(投了;던져서 끝냄)해야겠네.] 딸칵! 바둑판 아무 곳에나 검은 돌을 내려놓고

진상파; [아까웠어요.] 미소 짓고

금정신니; [아깝긴... 실력이지.] [한 두판도 아니고 다섯판을 내리 졌지 않는가?] 한숨 쉬며 검은 돌을 모으기 시작하고

진상파; [오늘은 제쪽이 집중이 잘 된 탓일 거예요.] 고개 좀 움직이며 말하고. 그러자

슈우! 바둑 판의 모든 흰돌이 둥실 떠오르더니

[!] 당천성이 놀랄 때

스르륵! 딸그락! 차례차례 돌통으로 들어가는 흰돌들

당천성; (틀... 틀림없다!) 경이

<진상파... 맹주의 검법은 이미 심검(心劍)을 구사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 당천성의 놀람을 배경으로 돌아보는 진상파. 금정신니도 비로소 당천성을 발견하고 흠칫! 하고. 검은 돌을 돌통에 모으면서

진상파; [어서 오세요 문주님.] 앉은 채 고개 조금 숙이고. 그 앞에서 금정신니는 자리에서 일어나고

당천성; [소생이 두분의 즐거운 시간을 방해한 것같소이다.] 포권하고

진상파; [아니에요. 문주님께서 오시는 동안 시간을 죽이고 있던 것뿐이에요.] 말하며 손을 내밀어 앞쪽의 자리를 권하고. 금정신니는 옆으로 물러나 진상파와 직각진 자리로 갔다.

 

암자 앞에 서서 정자 쪽을 보는 황건신장. 지나던 비구니들은 황건신장을 보며 얼굴 발개지고

정자 안에는 이제 진상파와 당천성이 마주 앉아있고 두 사람을 보는 자리에 금정신니가 앉아있다. 세 사람 앞에는 차와 다과가 차려져 있고. 신소심이 정자에서 쟁반 들고 나오고 있다.

샐쭉거리는 신소심

신소심; (그러니까 뭐야? 결국 당아연, 그 싸가지 없고 골빈 년만 횡재했다는 거잖아!)

신소심; (분해 죽겠어!) 소매를 물어뜯고

[!] 찻잔을 들다가 눈 치뜨는 당천성

당천성; [그... 그럼...] 흥분

진상파; [제게는 사제의 부모님을 대리할 권한이 있답니다.] 찻잔을 두 손으로 들고 말하고

진상파; [일전에 제안하셨던 대로 영애를 사제에게 보내셔도 좋아요.]

당천성; (드디어!) 안도. 환하게 웃고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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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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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각철개; [실로 절묘한 역용술입니다.] 감탄하며 청풍의 얼굴을 보고

독각철개; [이 거지도 사전에 알고 있지 않았다면 초공자인 줄 상상도 못했을 것입니다.]

청풍; [다른 건 몰라도 백변음마(百變淫魔)가 역용술로는 천하제일을 다툴 만 했지요.]

독각철개; [맞습니다. 역용술 중에서도 최고의 경지가 내공으로 얼굴의 골격과 근육을 바꾸는 것인데...] 끄덕이고

독각철개; [이 거지가 알기로 그 정도 역용술을 구사할 수 있는 인물은 천하를 통틀어도 다섯이 채 안될 것입니다.]

청풍; (백변음마로부터 물려받은 유령익 안쪽에는 역용술 한 가지와 경신술 한 가지가 적혀있었지.) 끄덕이며 탁자에 놓인 지필묵을 집어들고. 지필묵은 일종의 연필이다

청풍; (천환역형(千幻易形)과 유령백팔변(幽靈百八變)이란 것인데...) (오제(五帝)중 한명인 유령대제(幽靈大帝)가 남긴 절기일 가능성이 높다.) 스윽! 슥! 지필묵으로 종이에 그림을 그리고

청풍; (오제가 남긴 절기로 겨우 도둑질과 색마 노릇을 하다가 생을 마친 백변음마의 삶이 안타까울 뿐이다.) 한숨 쉬며 그림을 그리고

종이에 그려지는 그림은 바로 신도풍이다. 맞은편에 앉아서 그림을 보다가 흠칫! 하는 독각철개

청풍; [벽세황이 은밀하게 만난 자의 용모파기입니다.] 지필묵을 내려놓고

청풍; [이자에 대해 조사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슥! 종이를 내미는데

독각철개; [따로 조사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두 손으로 종이를 집어들고

청풍; [지부장께서 아는 자입니까?]

독각철개; [이자의 이름은 신도풍(申道風), 별호는 무면사랑(無面邪朗)입니다.]

독각철개; [사기(詐欺)와 위조(僞造)로 악명이 높은 무위각(無違閣)이란 문파의 소문주입지요.]

청풍; [무위각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있습니다.] [사파에 속하는 자들로 온갖 가짜를 만들어 세상을 어지럽혀 왔다지요?]

독각철개; [무위각은 당연히 천마련에 속해있습니다.] [그리고 소문주인 무면사랑 신도풍은 오래전부터 벽세황의 졸개 노릇을 해왔습니다.]

청풍; [벽세황이 무면사랑을 부린다는 건 뭔가를 위조해서 일을 꾸민다는 건데...] + [!] 자신이 나온 객잔을 내려다보다가 눈 번뜩이고

독각철개; [벽가는 현재 천마련이 아니라 신장궁쪽으로 가고 있는 중입니다.] 말할 때 청풍이 고개를 창 밖으로 내밀며 무언가를 본다.

독각철개; [만일 일을 꾸미고 있다면 자신의 가문인 신장궁과 관련된 것일 텐데...] 말하다가 흠칫! 하며 청풍을 보고. 청풍은 고개를 좀 빼서 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

독각철개; [무슨 일인지요?] 창가로 다가 앉아 함께 밖을 내려다보고

청풍; [본 적이 있는 계집을 의외의 장소에서 보게 되는군요.] 말하며 거리를 손짓하고. 독각철개도 함께 보고

사람들 틈에 섞여서 걸어가는 여자. 두리번. 바로 정정이다.

독각철개; [저 계집... 본방의 어떤 보고서에서 본 것도 같습니다만...] 독각철개는 정정을 금방 알아보지 못하고 찡그리며 갸웃하는데

청풍; [귀면지존 위태무가 남경분조에 심어놓았던 측근 중 한명입니다. 황태손을 시해하려다가 제 손에 혼이 좀 났지요.]

독각철개; [아!] 깨닫고

독각철개; [공자께서 그려주셨던 위태무 측근들의 용모파기 중에서 본 적이 있었군요.] 주먹으로 손바닥을 치고

청풍; [정정이라고... 황태자비의 시녀 노릇을 하고 있었습니다. 황태손과는 그렇고 그런 사이였고...] 정정을 보면서 말하고

독각철개; [헌데 이해하기 힘들군요.] 함께 보면서

독각철개; [금릉에서 난장을 친 결과 금의위의 수배를 받고 있는 대역죄인인 주제에 저렇게 활보를 하고 다니다니...] 찡그리고

청풍; [뿐만 아니라 저 계집을 노리는 자들도 있습니다.] 정정의 뒤쪽을 보며 말하고. 독각철개도 그쪽울 보고

사람들 사이를 걸어가는 정정. 그 정정과 10미터쯤 떨어져서 음침한 인상의 사내들 네 명이 따라가고 있다. 그자들은 물론 혈교의 무사들이다.

독각철개; [저놈들... 만만치 않은 무공의 소유자들로 보입니다.] 긴장

청풍; [무슨 사정인지 한번 확인해봐야겠습니다.] 일어나고. 독각철개도 일어나고

청풍; [벽세황과 신도풍에 대한 감시는 지부장께서 해주시기 바랍니다.] 입구로 가고

독각철개; [그리하겠습니다.] 포권하고

문 열고 나가는 청풍

독각철개; (한시도 쉴 틈이 없이 바쁘시군.) 닫히는 문을 보며 생각하고

독각철개; (하긴 불면불휴(不眠不休)가 세상을 구하는 영웅의 숙명이긴 하지.) 자리에 앉으며 웃고

독각철개; (거기에 비하면 적당히 놀고 먹고 쉴 수 있는 우리같은 범부(凡夫)들의 삶이 더 행복한 것일 수도 있다.) 창가에 앉아서 밖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이 객잔을 나가는 게 보인다. 정정과 정정의 뒤를 밟는 무사들의 모습은 멀찍이 멀어지고 있고

 

#336>

청풍이 있던 도시가 멀리 보이는 산중

[헉헉!] 쐐액! 날아가는 정정.

쐐액! 그런 정정의 뒤에서 날아오는 무사들. 거리는 백여미터

정정; (그래! 어서 날 쫓아와라!) 뒤를 곁눈질하며 날아가고

정정; (그래야만 타노... 아니 대공자(大公子)님이 더 안전해지니...) 날아가고

정정; (타노가 주군의 유일한 핏줄인 줄을 몰랐을 때야 얕보고 경멸했지만...) (사실을 안 이상 목숨을 바쳐서라도 보위해야만 한다.) 날아가고. 하지만

화악! 유령처럼 정정이 앞으로 날아 내리는 그림자

정정; [흑!] 팟! 급히 방향을 틀어 그 인물을 피하려 하지만

고당주; [망할 년!] 펑! 내려서면서 몸을 돌리며 장풍을 날리고

정정; [악!] 펑! 몸을 틀어 방향을 바꾸다가 등에 장풍을 맞고 비명 지르는 정정

퍼억! 야하게 나뒹굴고

[고당주님!] [잘 하셨습니다!] 휘익! 휙! 현장으로 날아 내리는 무사들. 고당주는 쓰러진 정정에게 다가가고 있고

정정; [끄윽!] 피를 게워내며 상체를 일으켜서 기어가려 애쓰고. 등판이 피투성이가 되었고. 고당주는 그런 정정에게 다가오고

고당주; [죽일 년!] 콱! 피투성이가 된 정정의 등을 발로 무자비하게 밟고

정정; [악!] 고개 젖히며 비명 지르고

고당주; [네년이 감히 배신을 해? 그러고도 살기를 바라느냐?]

정정; [배... 배신?] 두 손으로 바닥의 풀을 쥐어뜯으며 고개 조금 돌려 고당주를 노려보고

정정; [누가 배신을 했단 말인가요?] [주군의 유일한 핏줄인 타노... 아니 위문천공자님을 해치려는 당신들이 배신을 하는 게 아닌가요?] 악을 쓰고

고당주; [닥쳐라!] 콱! 발을 들었다가 더 강하게 밟고

콰직! 고당주의 발 아래에서 정정의 갈비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나고

정정; [끄윽...] 벌벌 떨며 눈이 돌아가고. 입과 코로 피가 줄줄

[당주님!] [아직 죽이면 안됩니다!] [동복쌍로와 타노가 어디 숨었는지 알아내야하지 않겠습니까?] 무사들이 기겁하며 말리고

고당주; [네년은 주모님이 혈왕조사의 핏줄임을 잊었느냐?] [주군은 그저 혈왕조사님의 핏줄이 끊이지 않게 씨를 뿌려준 종마(種馬)일 뿐이다.] 발에서 좀 힘을 빼고

고당주; [혈왕세가의 식솔이기 전에 혈교의 교도들인 우리는 당연히 주군이 아니라 주모님께 충성을 해야만 한다.]

고당주; [헌데 네년은 혈왕조사님의 핏줄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타노... 위문천을 비호하고 있다.] [그런 네년이야말로 배신자가 아니냐?]

정정; [개... 개소리 말아요.] 헉헉

고당주; [뭐라?]

정정; [남편의 조카와 붙어먹은 화냥년이 주모는 무슨...] [위대한 혈교의 역사에 오점을 남긴 대역죄인인이 주모 아닌가요?]

고당주; [이... 이년이...] 분노에 치를 떨고

무사들은 난감

정정; [죽이려면 죽여요!] [당신들을 유인할 때부터 난 이미 주군 부자를 위해 죽기로 결심했으니까요.] 악을 쓰고

(역시...) (저 년이 백주에 대로를 활보해서 우리들 눈에 띈 것은 우릴 유인하기 위해서였구나.) (그 사이에 동복쌍로는 타노를 데리고 혈교성역에 더 가까이 갔거나 은밀한 곳에 숨었을 테고...) 깨달은 무사들 얼굴 굳어지고

정정; [동복쌍로께서는 이미 혈교성역으로 전서구를 날리셨어요.] [지금쯤 천법사들이 사태를 파악하고 타노... 위문천 대공자를 보호하러 달려오고 있을 거라구요.] 호호호! 신이 나서 웃고

[그런...] [무호(蕪湖) 분타에서 전서구를 도난당한 게 동복쌍로의 짓이었군!] 무사들 놀라고

고당주;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얼굴 굳어지고

고당주; (천법사들이 타노를 만나 사정 얘기를 들으면 혈교 내에서의 주모 입지는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다.) 굳어지고

고당주; (무슨 일이 있어도 천법사들이 도착하기 전에 타노를 찾아내 쳐죽여야만 한다.) 이를 부득 갈며 발을 들고

고당주; (타노가 직접 증언하지 않는 한 주모와 관련된 추문은 흐지부지 될 테니...) + [오냐 네년이 얼마나 독한지 보자!] 퍽! 발로 정정의 옆구리를 차서 몸을 바로 뒤집고.

정정; [악!] 털썩! 바로 누우며 비명

고당주; [저년의 팔 다리를 눌러라!] 스릉! 칼을 뽑으며 무사들에게 말하고

[존명!] [예 고당주님!] 대답하며 정정에게 달려들어서 정정의 양쪽 팔과 두 다리를 찍어 누르는 무사들. 정정의 다리는 무사들에 의해 벌려진다.

정정; [마... 마음대로 해라!] 겁을 먹지만 악을 쓰고

고당주; [내게 무슨 짓을 해도 대공자를 찾아내진 못할 것이다.]

고당주; [과연 그럴지 보자.] 징! 정정의 아랫도리를 겨누는 고당주의 칼이 달아오르고.

정정; [흐윽!] 진저리

고당주; [삼매진화를 써서 제대로 달궜다.] 달아오른 칼을 보며

고당주; [이 뜨거운 게 아랫도리로 들어가기 시작하면 네년도 아마 생각이 바뀌게 될 것이다.] 스윽! 잔인하게 웃으며 칼로 정정의 치마를 사타구니에서 아래로 죽 내리긋고.

화드득! 치마가 타면서 갈라져 좌우로 벌어지고. 작은 빤스만 걸친 정정의 아랫도리가 드러난다

정정; [개... 개새끼...] 치욕에 떨며 가랑이를 오므리려 하지만 무사들이 누르고 있어 소용이 없고

고당주; [마음이 바뀌면 말해라.] 스윽! 새빨갛게 달아오른 칼 끝을 빤스만 걸치고 있는 정정의 사타구리로 접근시키고

고당주; [하지만 빨리 결단을 내려야할 것이다. 너무 늦으면 이 뜨거운 게 네 뱃속으로 깊이 끼워질 테니...] 잔인하게 웃으며 칼 끝을 정정의 사타구니에 대고

치치치! 새빨갛게 달아오른 칼 끝에 닿자 정정의 빤스가 연기를 내며 타들어가고

정정; [아흑!] 고통과 열기에 비명을 지르고

고당주; [창자가 익기 싫으면 어서 자백해라!] 스윽! 달아오른 칼 끝을 타들어가는 빤스 안쪽으로 조금 더 끼우며 협박하고

정정; [죽... 죽여!] 악을 쓰고

고당주; (이년이...) 얼굴 굳어지고

정정; [죽여라 악귀야! 귀신이 되어서라도 복수하고 말 테니...] 악에 바쳐 이를 갈고

고당주; [아랫도리로 뜨거운 맛을 보는 게 소원이라면 그렇게 해주마!] 슥! 잔인하게 웃으며 칼을 더 들이밀려 하고.

치치! 정정의 사타구니에서 더 많은 연기가 나고

차마 보지 못하고 고개 돌리는 무사들.

[아아악!] 비명 지르는 정정.

고당주; (독한 년! 가장 예민한 곳이 타들어가면서도 버티다니...) 얼굴 이지러지고. 바로 그때

꽈광! 허공에서 벼락이 일어나 고당주를 때리고. 놀라는 정정. 기겁하는 무사들

푹! 벼락에 감싸인 고당주의 칼이 미끄러져 끝이 바닥에 박히고

고당주; [끄윽...] 스륵! 지지지! 온몸이 벼락에 휘감기고 새카맣게 타서 뒤로 넘어가고

정정; (혈... 혈전창!) 흥분 눈 치뜨고

털썩! 따당! 칼을 놓치며 나뒹구는 고장주

[고당주님!] [웬... 웬놈이냐?] 정정의 팔 다리를 누르고 있던 무사들 기겁하며 벌떡 일어난다. 직후

<왜 같은 편끼리 이런 짓을 하는지는 알고 싶지도 않다.> 어디선가 말이 들리더니

청풍; [하지만 사내 망신을 시키는 짓을 한 것만은 용서가 안된다.] 스륵! 양손으로 쓰고 있던 모자를 벗으며 얼굴을 드러내는 청풍. 몸의 다른 부위는 윤곽선만 보이고.

[헉!] [저기 있었다!] [은... 은신술을 쓰는 자다!] 차창! 창! 무기를 뽑으며 아연긴장하는 무사들. 그러다가

청풍; [*알 달린 놈이 할 짓이 없어서 여자에게 그런 만행을 자행하는 것이냐?] 살벌한 표정으로 말하는 청풍의 모습 크로즈 업

[저... 저놈!] [자금성에서 주군의 사업을 망친 장청풍이란 놈이다!] [저 놈이 어떻게 여기에...] 무사들 청풍을 알아보고 기겁하고

청풍; [날 알아보는 걸 보니 네놈들도 환관으로 위장해서 자금성에 잠입했던 잡것들이겠지?] 지직! 양손에서 벼락이 일어나고

[헉!] [본... 본교의 혈전창이다!] [피... 피해라!] 팟! 휘익! 비명 지르며 사방으로 달아나려 하지만

청풍; [달아나겠다?] [꿈도 참 야무진 놈들이군!] 빠캉! 피식! 웃으며 양손으로 네 가닥의 벼락을 허공으로 날리고

빠직! 그 벼락들은 무사들이 뽑아든 무기로 흘러들어간다

[끄아아악!] [케엑!] 날아오르다가 벼락에 감전되어 비명 지르는 무사들

퍼억! 털썩! 새카맣게 타서 숯덩이가 되어 나뒹구는 무사들

청풍; [어리석은 놈들! 내가 혈전창을 쓰는 걸 알면서도 쇠붙이를 버리지 않다니...] 냉소하며 정정에게 다가간다. 정정은 필사적으로 일어나 앉으며 한손으로 갈라진 치마를 모아 아랫도리를 가리려 하고

청풍; [자, 사정을 들어볼까?] 멈춰서며 내려다보고

청풍; [너도 혈교의 제자이면서 어쩌다가 동기들에게 끔찍한 만행을 당할 뻔한 것이냐?] 묻는데

정정; [도와주세요 공자님!] 와락! 두 팔로 청풍의 다리를 끌어안고.

찡그리는 청풍

정정; [타노... 위문천 대공자님이 사경을 헤매고 있어요.] [동복쌍로께서 필사적으로 상세의 악화를 막고 있지만...] 올려다보며 눈물 쏟으며 애원

정정; [이 상황에서 주모가 보낸 자들에게 습격을 받기라도 하면 그 가엾은 분은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되실 거예요.]

청풍; (그렇게 된 거였군.) 끄덕

 

<나흘 전 내가 혈교의 지법사에게 고전할 때 현장을 빠져나갔었던 타노는 죽지 않고 살아있었던 것이다.> 강녕으로 가는 강변위의 길 가에서 청풍이 지법사가 만들어낸 흙과 돌로 만들어진 손에 조여지며 비명을 지르자 그 뒤에서 몸을 굴려 절벽으로 떨어지던 타노의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오랫동안 위태무의 측근으로 살아온 이 여자는 용설약이 아니라 위태무 부자편에 섰다가 변을 당할 뻔한 것이고...)

정정; [사실 타노... 대공자님은...] 청풍의 다리를 부여안은 채 말하려는데 + 청풍; [대강의 사정은 나도 알고 있으니 구구한 설명을 할 필요는 없다.]

정정; [그... 그럼 공자님도 타노가 주군의 소생이라는 걸 사전에 알고 계셨다는...] 눈 치뜨며 놀라고

청풍; [용설약이 남편의 조카와 패륜을 저질러 자식까지 낳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냉소하며 몸을 숙이고. 정정을 안으려는 자세

정정; [아!] 놀라며 긴장할 때

청풍; [타노와는 이런저런 인연이 있으니 도와주도록 하마.] 정정의 몸을 두 팔로 번쩍 안아든다. + 정정; [흑!] 놀라고 부끄러워하면서도 청풍의 품에 안기고.

청풍; [타노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말해봐라.] 두 팔로 정정을 안고 숙였던 몸을 세우며

정정; [동... 동복쌍로께서는 추적을 뿌리치기 위해 혈교성역으로 직접 가지 않고 남쪽으로 멀리 우회, 구화산(九華山) 근처에 은신하고 계셔요.] 청풍의 품에 안긴 채 부끄러워하고

청풍; (타노의 상태가 심각한 모양이로군.) 몸을 돌리고

정정; [장로님들이 대공자님의 치료에 전념하실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제가 주모의 수하들을 유인해야만 했어요.] 청풍의 품에 안긴 채 눈물을 닦고

정정; [그래서 일부러 모습을 드러내 혈교성역이 있는 서안(西眼) 쪽으로 가는 척 했던 거예요.]

청풍; [나름대로 머리를 썼군.] 끄덕이며 걸음을 옮기고

정정; [그래도 대공자의 은신처가 언제 주모가 보낸 자들에게 발각될지 모르니 서둘러 주시면...] + 청풍; [징징대지 마라.] 팟! 날아오르고

청풍; [그러지 않아도 어떤 상황인지 잘 알고 있으니...] 쏴아아! 유령익을 배트맨 망토처럼 날리며 날아가는 청풍

정정; [흐윽!] 속도감에 자신도 모르게 청풍의 품으로 파고들고

청풍; (구화산 쪽이면 다행히 신장궁과 같은 방향...) 날아가며 생각하고

<타노를 돕다가 벽세황이 꾸미고 있는 짓을 막지 못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겠지.> 멀리 날아가는 청풍. 헌데

청풍이 정정을 안고 날아가 사라진 현장에는 숯덩이가 된 고당주와 네 명 무사들의 시체만 뒹굴고 있는데

꿈틀! 하는 고당주의 시체

고당주; [끄윽...] 신음하며 필사적으로 고개를 들고

고당주; (천... 천우신조...) 헉헉 대며 일어나며 근처에 떨어진 칼을 본다

고당주; (칼 끝이 바닥에 닿는 바람에 혈전창의 뇌격 상당 부분이 땅으로 흘러들어갔다.) 사력을 다해 일어서고. 그러면서 자신의 칼 끝이 바닥에 닿던 장면 떠올리고

고당주; (빨리... 빨리 동료들을 만나 알려야만 한다. 동복쌍로와 타노가 구화산 근처에 숨어있다는 사실을...) 비틀 비틀 걸어가고

고당주; (그렇긴 하다만... 장청풍, 저 괴물은 전생에 본교와 무슨 원한이 있었기에 사사건건 끼어든단 말인가?)

<장청풍을 제거하지 않으면 소가주의 대업에 심각한 차질이 생기겠구나.> 비틀거리며 걸어가는 고당주의 뒷모습을 배경으로 고당주의 생각 나레이션

 

#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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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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