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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5>

망산쌍독이 갇혀있는 감옥

철컹! 열리는 철문. 철문 밖에는 청풍이 서있고. 철문을 열어주는 것은 흉악한 인상의 간수다. 헌데

찡그리는 청풍.

[어서 와라 애송이.] [배가 고파서 우리 먼저 먹고 있었다.] 감옥 내부. 망산쌍독이 바닥에 주저앉아 술을 마시고 있다가 돌아본다. 바닥에는 술병 여러 개와 안주들이 놓여있고. 천장에는 망산쌍독이 묶여있던 쇠사슬이 늘어져 있고

아무 말 없이 간수들을 힐끔 돌아보는 청풍

간수1; [그... 그게...] 비지땀 흘리는 덩치 큰 간수

간수1; [배가 고프다며...] [술과 안주를 준비해주지 않으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세상을 뒤집어 놓을 기밀에 대해 얘기하지 않겠다고 해서...] 청풍의 눈치 보며 변명. 다른 간수들도 청풍의 눈치를 보고

청풍; [됐소!] 한숨 쉬며 안으로 들어가고

청풍; [죽일 때 죽이더라도 배는 채워줘야겠지.]

끼익! 안도하며 밖에서 문을 닫는 간수들

철컹! 철문이 밖에서 닫히고 청풍은 망산쌍독에게 다가간다

구적; [야, 우리 꼬맹이 많이 컸네.] 술 마시며 이죽거리고

구괴; [삼 년 전에는 귀엽기만 했던 애송이가 이제 천마련의 인간들을 벌벌 떨게 만드는 대단한 분이 되셨으니 말이야.] 역시 이죽거리고

청풍; [술과 음식은 먹을 만하오?] 두 놈 사이에 앉으며 묻고

구괴; [간수들이 나름대로 신경을 써서 준비해준 것들이라 제법 먹을 만하다.] [한 잔 해라.] 술잔을 내밀고. 그적은 술병을 들고

청풍; [그렇다니 다행이오.] 술잔을 받고

청풍; [어쩌면 당신들에게는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만찬일지도 모르니...] 꼴꼴 구적이 따라주는 술을 받으며 말하고

구적; [야야... 겁주지 마라.] 술 따라주며

구적; [그렇잖아도 여기 갇히기 전에 폭풍대형인가 뭔가 하는 곰탱이에게 반쯤 죽을 만큼 맞았단 말이다.] 진저리를 치고

청풍; [그 양반 성격에 당신들을 현장에서 때려죽이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기시오.] 폭풍대형이 분노하던 모습 떠올리며 웃고

구괴; [자네도 우릴 죽일 셈인가?] 눈치 보고. 이제 술잔에 술이 다 차서 구적이 술병을 청풍의 술잔에서 떼고 있고

청풍; [나야 굳이 당신들을 죽일 생각까진 없소.] 술잔을 입에 가져가고

청풍; [원래는 당신들을 독천존 서노사에게 끌고 갈 생각이었소.] 술을 마시며

구적; [서... 서영감이 우릴 보면 때려죽이려 할 텐데..] 겁을 먹고

구괴; [자네 말을 들으니 우릴 서영감에게 넘기려던 생각을 바꾼 것같은데... 아닌가?] 역시 겁을 먹은 채 술을 마시는 청풍에게 묻고

청풍; [아마 내가 당신들을 서영감에게 넘길 기회는 없을 거요.] 술잔을 입에서 떼고

구괴; [무... 무슨 뜻인가?]

청풍; [당신들... 천마련에서도 손속이 가장 무자비한 여자에게 죄를 지었더군.] 술잔을 구괴에게 내밀며 음산하게 웃고

구괴; [구..., 구미호리 구숙정?] 겁을 먹은 채 술잔을 받고

청풍; [천마련의 제자들이 천강마존이나 마군자 석헌중보다 구미호리 구숙정을 왜 더 무서워하는지 생각해봐야할 거요.] 술병을 집어들고

구적; [속... 속 좁은 계집이라 원한을 품으면 반드시 보복을 하는 모양이구만.] 술병을 품에 안은 채 겁을 먹고

청풍; [간단히 복수를 하는 정도가 아니라 자기 분이 풀릴 때까지 손을 쓴다고 하오.] 꼴꼴 구괴의 술잔에 술을 따라주고

구적; [히익!] 겁을 먹고. 구괴도 사색이 되고

청풍; [그런 여자의 몸에 못된 짓을 했으니 어떻게 보복할 것 같소?] 히죽 웃으며 두 놈의 아랫도리를 슬쩍 보고

구적; [안돼!] 비명 지르며 술병으로 아랫도리를 가리고

구괴; [우리... 우리 거시기를 잘라버릴 거란 말인가?] 역시 겁에 질리고

청풍; [잘라버리면 다행이고...] 히죽

청풍; [아마 뿌리 채 뽑아버리려 들지 않겠소? 그쪽이 더 고통스러울 테니...] 히죽 웃으며 구괴의 술잔에서 술병을 떼고

[으으으!] 사색이 되는 구적. 구괴도 눈 부릅뜨고

청풍; [덤으로 자기 몸을 본 눈알을 파내고 만진 손가락도 하나씩 잘라버릴 거라 생각하오.] 손가락 두 개로 자기 눈을 가리키고

청풍; [뿌리 채 뽑아낸 거시기는 개나 돼지에게 먹이로 줄 것같고...] 잔인하게 웃고

구적; [그만!] 비명 지르고

구적; [제발 그만해!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살 떨려 죽겠어!] 몸서리를 치고

청풍; (이 정도면 기선제압은 확실히 한 셈이 되겠지.) + [이제 말해보시오.] 술병 내려놓고

청풍; [천하의 정세 어쩌구 하며 날 보자고 했는데...] [만일 헛소리를 해서 나로 하여금 헛걸음을 하게 만든 것이라면...]

청풍; [당신들의 처분을 구숙정에게 맡길 수밖에 없소.] 음산하게 웃고

구적; [그... 그러지 마라.] 비명 지르며 무릎을 꿇고

구적; [아는 대로 말하고... 네가 하자는 대로 다 할 테니까 우릴 구숙정에게만 넘기지 말아다오.] 두 손 모아 비는 척 하며 애원하고. 두손에는 술병을 들고 있고

구적; [차라리 우릴 서영감에게 데려가서 넘겨라! 그 영감은 우릴 죽일 지언정 양근을 뽑거나 하는 짓은 하지 않을 테니...] 눈물까지 글썽

구괴; [제기랄! 적당히 해라 어리석은 놈아!] 버럭 고함 지르고

구적; [너... 넌 또 왜 그래?] 구괴를 돌아보고

구괴; [인정하마! 우리가 네놈에게 당했다.] 청풍을 노려보며 술을 거칠게 마시고

구적; [우리가 당해? 뭘 당해?] 어리둥절

구괴; [이 영악한 놈이 기선을 제압해서 우리가 무리한 요구를 하지 못하게 만든 거란 말이다.] 입에서 뗀 술잔으로 청풍을 겨누며

구적; [어! 그런 거야?] 청풍을 돌아보고

청풍; [구괴 당신은 그래도 제법 눈치가 있군.] 웃으며 술병을 다시 내밀어 술을 따라주고

청풍; [하지만 내가 좀 과장을 하긴 했어도 구숙정이 당신들에게 치를 떨고 있다는 건 사실이다.] 구괴가 내민 술잔에 술을 따라주며

청풍; [그러니 구숙정의 손에 넘겨져 끔찍한 짓을 당하기 싫으면 날 설득시킬만한 가치를 지닌 기밀을 털어놔야할 것이다.]

구괴; [우리가 엄청난 정보를 갖고 있는 건 사실이다.]

청풍; [그게 엄청난 가치를 지닌 정보인지 아닌지는 내가 듣고 판단한다.] 고개 젓고

구괴; [하여간... 그 기밀을 말해주기 전에 약속부터 해라.]

청풍; [어떤 약속?]

구괴; [우리가 대택향 밖으로 무사히 나갈 수 있게 해다오.]

청풍; [들어주기가 쉽지 않은 요구인데...] [구숙정이 당신들에게 품은 원한이 간단한 게 아니라서...] 난감한 표정을 짓고

구괴; [그럼 넌 머잖아 수십만, 아니 수백만 명의 목숨이 무참하게 사라지는 참사를 목도하게 될 것이다.] 청풍을 노려보고

청풍; [오호 그러셔?] 웃고

더 이상 말 안하고 청풍을 노려보는 구괴. 눈치 보는 구적

청풍; (수십만, 수백만 명의 목숨이 사라지는 참사라...) 지긋이 구괴를 보고

청풍; (확실히 심각한 뭔가를 알고 있긴 하다.) + [먼저 당신들이 아는 기밀에 대해 말해보시오.]

청풍; [그 기밀이 당신들의 목숨을 구해줄만한 가치가 있다면 두 말 않고 대택향 밖으로 나가게 해주겠소.] 그러자

구괴; [기밀만 듣고 내보내주지 주지 않으면 우리만 손해 아니냐?]

청풍; [날 그 정도의 인간으로 생각한다면 어쩔 수 없지.] 슥! 일어나고. 그러자

구적; [기... 기다려라.] 비명 지르며 다급히 청풍을 막고. 구괴는 찡그리기만 하고

문쪽으로 가려다가 멈추는 청풍.

구적; [젠장! 먼저 말해주마!] [우릴 죽이든 살리든 맘대로 해라.] 울상

구괴; [너...] 구적을 돌아보며 찡그리지만

구적; [더 간보지 말고 그냥 저 애송이 놈을 믿어보자. 이용만 당하면 우리 팔자려니 해야지 어쩌냐?] 울상으로

구괴; [나 참...] 한숨 쉬지만 말리지 않고

청풍; [마음을 정했으면 말해보시오.] 털썩! 다시 바닥에 주저앉고

구적; [우리가 서영감네 집에서 훔친 실혼고는 두냥이다.] [하지만 이번에 천마련으로 올 때 가져온 건 한 냥뿐이었다.]

청풍; [나머지 한 냥의 실혼고가 혹시...] 눈 번뜩

구적; [우린 그걸 한왕 주고후의 군사(軍師)인 위극천에게 주었다.] [위극천은 이번에 폭사한 위태극의 아들이고...]

청풍; [위극천이 실혼고로 무슨 짓을 꾸미고 있는 거요?] 눈 번뜩

구괴; [위극천은 실혼고로 역천지계(逆天之計)를 결행할 것이라고 했다.]

청풍; [역천지계!] [설마...] 눈 부릅

구괴; [네가 생각하는 대로다.] 히죽

구괴; [위극천은 실혼고를 써서 황태손 주첨기로 하여금 조부인 영락제를 죽이게 만들 계획이다.] [그럼 제위는 자연스럽게 한왕에게 굴러들어갈 테니까.]

[!] 눈 부릅 뜨는 청풍.

 

#496>

저녁 무렵의 천마련. 해가 지려 한다.

천마련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무존부. 무존부 입구를 지키고 있는 흑신

계단을 통해 무존부를 향해 올라오는 청풍. 굳어진 표정

<북원정벌에 나선 영락제와 주첨기를 수종하는 측근들 중에 한왕 주고후가 심어놓은 간세가 있다.> 구괴의 말을 떠올리는 청풍

이하 회상

 

구괴; [위극천은 그자에게 실혼고를 주어서 주첨기를 꼭두각시로 만들 음모를 꾸미고 있다.] 감옥 안에서 음식과 술병들을 사이에 두고 바닥에 주저앉아 말하고.

청풍; [간세의 정체는?]

구괴; [거기까진 우리도 모른다.] 고개 젓고

구괴; [다만 그 간세가 주첨기의 거처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신분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구괴; [실혼고에 의해 꼭두각시가 된 주첨기가 영락제를 죽이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느냐?] 히죽

구괴; [범인인 주첨기는 말할 것도 없이 주첨기의 아비인 황태자 주고치도 책임을 면하지 못하고 실각하지 않겠느냐?]

청풍; [그렇게 되면 한왕 주고후가 어부지리로 제위를 차지하겠군.]

구괴; [하지만 황태자 주고치 측의 세력은 순순히 한왕에게 제위를 넘기려 들지 않을 것이다.]

회상 끝

 

<결국 제이(第二)의 <정난의 변>이 벌어질 테고... 그 과정에서 수십만, 수백만 명의 목숨이 사라지지 않겠느냐?> 구괴가 음험하게 웃으며 말하던 얼굴을 떠올리며 계단을 올라가는 청풍.

청풍; (망산쌍독의 말은 과장이 아니다.)

청풍; (위극천이 꾸민 음모대로 주첨기가 영락폐하를 시해하게 될 경우 세상은 다시 한 번 아수라장이 될 것이다.)

청풍; (비록 내가 강호에 몸을 담고 있긴 하지만 황실의 핏줄이기도 하다.) 계단을 거의 다 올라갔고. 무존부 입구를 지키는 흑신의 모습이 보인다

청풍; (또 한 번 제위를 놓고 골육상잔이 벌어지는 일은 막아야만 한다.) 턱! 마지막 계단 위로 올라서고. 그러자

흑신; [어서 오시게 초공자!] 흑신이 정중하게 고개 숙이고

청풍; [작별 인사를 드리러 왔습니다.] 흑신 앞으로 다가가고

청풍; [한부인께서는 천마서고에 계시다구요?] 무존부 입구를 보며

흑신; [대공자 대신 천마서고를 지키고 있네. 들어가 보게.] 끼익! 문을 열어주고

청풍; [고맙습니다.] 고개 숙이며 들어가고

문을 잡은 채 청풍이 안쪽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는 흑신. 이어

<오늘 제가 무슨 짓을 하든지 모른 척 해주세요.> 한경파의 말을 떠올리는 흑신

 

한경파; [이해하시기 어렵더라도... 결국은 그이를 위해 벌이는 일이니까요.] 애잔하게 웃으며 말하던 한경파의 모습이 흑신의 뇌리에 떠오르고

 

흑신; (소주모가 무얼 하려는지 대충 짐작이 간다.) 그긍! 한숨 쉬며 다시 문을 닫고

흑신; (세상의 도리로 보면 말도 안되는 짓이지만...) (이것도 소주모가 대공자를 사랑하는 방법이니 묵인해줄 수밖에 없다.)

흑신; (또 우리들 흑백신귀는 마교사가가 아니라 천마의 후손들에게 충성하는 것이 본분이기도 하고...)

흑신; (소주모는 어쨌든 교주의 양녀이니 우린 대공자보다 소주모의 뜻을 따르고 소주모에게 봉사해야만 한다.) 문에서 멀어지며 멀리를 보고

흑신; (그렇긴 하다만... 착잡한 시간이 되겠구나.) 계단 끝에 서서 천마련을 내려다보고. 뒷짐 쥔 채

 

#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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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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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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