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10>

청풍의 집이 있는 성 밖의 빈민가.

그곳으로 달려오는 청풍. 청풍이 앞장서서 달려오고 그 뒤를 이진진이 숨이 턱에 차서 헐떡이며 따라온다. 거리가 제법 떨어졌다.

[!] 눈 부릅뜨며 앞을 보는 청풍.

청풍의 집 앞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 웅성대며 안쪽을 보고 있다. 그러다가

청풍과 이진진을 발견하고 돌아보는 사람들

[청풍이다!] [청풍이가 왔어!] [빨리 와봐라 청풍아! 네 엄마 큰일 났어!] 사람들 손 흔들며 외치고

와장창! [진진아버지! 제발...] [어디 있어? 빨리 안 내놔?] 물건 부서지는 소리. 애원하는 소리 악쓰는 소리가 청풍의 귀에 들리고

청풍; (젠장!) 더 빨리 달려가고. 그러다가

곁눈질로 옆을 보는 청풍

골목에 서서 히죽히죽 웃고 있는 건달 두 놈. #4>에 나온 도박장 지키던 건달들

청풍; (이 마을에서 못 보던 놈들...)

청풍; (행색을 보면 흑사회의 버러지들인데...) 생각하는 사이에 집 앞에 이르는 청풍. 사람들이 급히 물러서고

와장창!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서 눈 치뜨며 멈춰서는 청풍

 

#11>

와장창! 콰창! 문이 활짝 열려 들여다보이는 집 안 내부.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고. 집 안의 모습. 원룸처럼 방 한 칸에 부엌이 있는 구조인데. 집안에서 절름발이 이산하가 집안의 집기들을 쓰러트리며 난동을 부리고 있다. 진삼낭이 매달리며 애원하고 있고

이산하; [그거 어디 있어? 어디에다 숨겼냐고?] 와장창! 장롱을 잡아 당겨 쓰러트리고. 한쪽 다리를 쓰지 못해서 질질 끄는 모습이다. + 진삼낭; [제발 그만 하세요 진진아버지!] 이산하의 팔에 매달리며 울부짖고

진삼낭; [말했잖아요. 그 팔찌는 오래 전에 잃어버렸다구요.] 필사적으로 매달리며 애원하지만

이산하; [거짓부렁 하덜 말어!] [임자가 그 팔찌를 얼마나 애지중지해왔는지 아는데 잃어버렸다고?] 충혈 된 눈을 번들거리며 이를 갈고

이산하; [빨리 이실직고해! 살림 다 부수기 전에!] ! 발로 장을 걷어차고

진삼낭; [대체 왜 이러시는 거예요 당신?] [얼마나 빚을 졌기에 없는 팔찌까지 내놓으라는 건가요?] 매달리며 애원하고

이산하; [임자가 알 거 없어! 그 팔찌를 꼭 팔아야할 일이 생긴 것뿐이야!] 와장창! 다른 가구도 쓰러트리고

진삼낭; [없는 걸 어떻게 내놔요? 있다고 해도 못 내줘요.] 악에 바쳐 외치고

진삼낭; [노름으로 날려먹을 게 뻔한 데 어떻게 당신에게 내놓겠어요?] 역시 핏발 선 눈으로 노려보고

이산하; [말 다 했어 이 여편네야?] ! 자기 잡은 손을 거칠게 뿌리치고

진삼낭; [!] 철퍼덕! 바닥에 나뒹굴고

이산하; [내가 다리병신 된 게 누구 때문인지 잊었어?] 삿대질하고

이산하; [네년과 청풍이 놈만 아니었어도 내 인생이 이런 꼬라지가 되진 않았다구!] 이를 갈며 손을 들어 진삼낭을 때리려 하고

! 이산하의 손목을 잡는 큰 손

이산하; [!] 손목이 부러지는 것 같은 고통에 눈 치뜨고

! 어느 틈에 방에 들어온 청풍이 이산하의 손목을 잡고 있다. 굳은 표정. 키가 청풍이 이산하보다 한 뼘 쯤 크다. 몸도 더 건장하고

진삼낭; [... 청풍아!] 안도하며 올려다보고

이산하; [너 이 새끼...] 손목을 청풍의 손에서 빼내려 애쓰지만

꿈쩍도 않는 청풍의 손

이산하; [이거 안놔? 네놈 눈에는 아비도 안보여?] 퍽퍽! 다른 손으로 청풍을 때리며 악을 쓰지만 청풍은 꿈쩍도 않고. 그때

이진진; [엄마!] 울면서 뛰어 들어온다. 숨이 턱에 찬 표정이고

진삼낭; [진진아!] 울며 돌아보고. 밖에서 사람들이 기웃거리고

청풍; [뭔 구경났소?] 밖을 노려보며 말하고.

찔끔! 하는 사람들

[... 가세!] [청풍이가 왔으니 별일 없겠지.] [이게 대체 뭔 난리래?] [그렇게 금슬 좋던 부부가 대낮에 싸움이라니...] 혀를 차며 흩어지는 사람들. 그러자

청풍; [문 닫아라 진진아.] 여전히 이산하의 손목을 움켜잡은 채 문간에 서서 숨을 고르는 이진진에게

이진진; [... 알았어 오빠!] 급히 문을 닫고

! 문이 닫히며 집안이 어둑해진다. 이제 밖과는 시선이 차단되었고, 그러자

청풍; [말해보시오.] ! 거칠게 이산하의 손목을 뿌리치듯 놔주며 말하고

비틀하다가

털썩! 주저앉는 이산하

청풍; [이 난리를 친 이유가 대체 뭐요?]

이산하; [너 이놈 아비에게 무슨 행패를...] 일어나며 눈 부라리다가

내려다보는 청풍. 어둑한 방안을 배경으로 청풍의 눈이 화등잔처럼 번들거린다

이산하; (무슨 놈의 눈빛이...) 오싹! 소름이 돋아 시선 피하고

진삼낭; [청풍이 말 대로 털어놔요 여보!] 무릎 꿇으며 이산하에게 애원하고. 이진진은 방 밖의 부엌에 서서 듣고 있고

진삼낭; [당신은 온순한 분이었잖아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하릇 밤 새 사람이 변한 것처럼 군 건가요?] 애원하고

이산하; [... 그게...] 시선 피하며 말을 못하고

청풍; [얼마나 잃었소?]

움찔! 하는 이산하

청풍; [집안의 돈을 몽땅 털어서 바친 것도 모자라 도박장에 빚까지 진 거요?]

이산하; [... 그러니까 그게...]

진삼낭; [말해 봐요 여보.] [나도 일해서 벌고 청풍이도 수입이 적지 않잖아요.] [얼만지 말씀만 하시면 어떻게든 갚아드릴게요.] 이산하를 달리는데

이산하; [... ...] 더듬

진삼낭; [오십 냥을 빚졌어요?] 놀라고

이진진; (오십 냥이면 오빠가 몇 달을 쉬지 않고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인데...) 질린 표정이 되고

청풍도 찡그릴 때

이산하; [오십 냥이 아니오.] 삭 죽어서 눈치 보며

이진진; (맙소사!) 경악하며 두 손으로 입을 가리고

진삼낭; [... 당신!] 털썩! 기가 막혀 주저앉는 진삼낭

찡그리는 청풍

진삼낭; [오십 냥이 아니면... 오백... 오백냥을 빚졌단 말인가요?] 숨이 막혀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이산하; [사기도박에 당한 거요.] 고개 들고 항변

이산하; [절대 질 수 없는 패가 떴는데 그놈들이 짜고 말도 안되는 패를 만들어서 날 물 먹인 거요.] 흥분해서 외치고

진삼낭; [그걸 말이라고 해요?] 악을 쓰고. 움찔! 입을 다무는 이산하

진삼낭; [아무리 도박에 미쳤어도 어떻게 오백냥이나 빚을 질 수가 있어요?] [오백냥은 청풍이와 내가 몇 년을 일해도 모을 수 없는 거액인데...] 울며 이를 갈고

이산하; [... 면목이 없소.] 삭 죽는데

청풍; [뭘 담보로 걸었소?] 이산하를 노려보며

움찔! 하는 이산하

진삼낭; [... 담보라니...?] ! 하는 표정

청풍; [도박장을 운영하는 흑사회의 악귀들이 담보도 없이 오백 냥이나 되는 거금을 빌려줄 리가 없지 않습니까?] 진삼낭에게

진삼낭; [하지만 우리 집에 걸만한 담보 따위는 없는데...] + [!] 말하다가 깨닫고

반사적으로 이진진을 돌아보는 청풍과 진삼낭

[!] 놀라 두 손으로 입을 가리며 전율하는 이진진

진삼낭; [정말이에요?] 와락! 두 손으로 이산하의 멱살을 부여잡고

진삼낭; [진진이를... 우리 딸 진진이를 담보로 돈을 빌린 거예요?] 이를 갈며 울고

이산하; [... 그래서 내가 당신 보고 팔찌를 내놓으라고 한 거요.] 뻔뻔하게 눈을 가재미 눈으로 만들며

이산하; [사흘... 사흘 안에 오백 냥을 갚아야 진진이를 빼앗기지 않을 수 있소.] [그리고 당신이 숨기고 있는 그 팔찌라면 오백 냥 이상 받고 팔 수 있을 거요.]

이산하; [그러니... 우리 딸을 위해서라도 팔찌를 주시오.]

진삼낭; [닥쳐요!] 이산하를 확 뿌리치고. 그러자

! 이산하의 몸이 몇 미터를 날아가 벽에 처박힌다. 집 전체가 흔들리고

청풍; (연약하게만 보이던 어머니에게 저런 힘이...) 움찔 놀랄 때

털석! 바닥에 나뒹구는 이산하

진삼낭; [당신이란 인간... 어떻게... 어떻게 딸을 담보로 걸고 노름을 할 수 있어요?] 벌떡 일어나 삿대질하며 이를 갈고

진삼낭; [당신이 그러고도 인간이라고 할 수 있어요?] 독 오른 고양이처럼 악을 쓰고

이산하; [미안하오. 면목이 없소.] 일어나려 애쓰며 비참하게

진삼낭; [당신이 저지른 일이니 당신이 알아서 해결해요.] [진진이는 절대 못 내줘요. 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안돼요.] 악을 쓰며 울고

이진진도 문간에 주저앉아 울고. 그러다가

움찔! 하는 이진진. 청풍이 방을 나와 이진진의 옆을 지나간다

이진진; [... 오빠!] 겁에 질려 부르지만

청풍은 들은 척도 않고 문을 열고 나간다.

 

#12>

집 밖으로 나오는 청풍. 근처에서 엿듣던 마을 사람들 움찔하며 시선 피하고

굳은 표정으로 그 사람들을 무시하고 한쪽으로 가는 청풍. 건달들이 숨듯이 서있는 골목이다

[!] [!] 골목에 서 있던 건달들도 움찔! 하고. 청풍이 다가온다

딴청 부리는 건달들.

청풍; [어느 조직 식구들이오?] 멈춰서며 말하고

[이 새끼가...] [네까짓 게 우리가 어느 조직 소속인지 알아서 뭐하게?] 눈 희번득이며 청풍을 노려보지만

말없이 노려보는 청풍.

[우리 소속은 알 거 없고...] [우린 네놈 아비한테 볼일 있으니 넌 깝치지 마라.] + [!] 청풍을 협박하다가 움찔하는 두 놈

청풍의 주변이 어둑해지고 눈이 강렬해진다.

(!) (이게 무슨...) 겁에 질려 비틀 물러서는데

<백정 노릇을 해 와서 눈빛이 저런 건가?> <오금이 저려 마주 볼 수가 없다.> 시선 피하는 두 놈

청풍; [어느 조직인지 물었소.] 살벌

건달1; [... 우린 단지회다!] 한 놈이 겁에 질리면서도 용기를 내며 말하고. 손을 들어 보이면서

그자의 새끼손가락이 없는 손 크로즈 업

청풍; (단지회...) 그걸 보며 찡그리고

청풍; (금릉 흑사회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조직이라던가? 조직에 들어가려면 손가락을 하나 잘라야한다는...) 찡그릴 때

건달1; [우리가 어디 소속인지 알았으면 잔머리 굴려도 소용없다는 거 알 거다.] 히죽

건달2; [금릉, 아니 강남(江南) 일대에 우리 단지회의 손이 뻗히지 않은 곳은 없다.] [그러니 행여 야반도주할 생각은 하지도 마라.] 야비하게 웃고. 식은땀을 흘리면서도

청풍; [당신네 사두(蛇頭;두목)에게 가서 전하시오.] [반드시 오백 냥을 구해서 찾아갈 테니 차용증 준비해두라고...] 홱 돌아서고

이어서 빈민가 입구쪽으로 걸어가는 청풍.

건달1;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새끼가 누구에게 이래라 저래라야?] 멀어지는 청풍을 보며 눈 부라리고. 안도하면서

건달1; [나도 성질 많이 죽었어. 버르장머리 없는 애새끼에게 교훈을 내리지도 못하고...] 궁시렁. 이마의 식은땀 닦으며

건달2; [저년을 보면서 화 죽여.] 청풍의 집 쪽을 보며 히죽 웃고. 돌아보는 건달1

청풍의 집. 문을 조금 열고 내다보던 이진진이 건달들을 보고 깜짝 놀라는 모습

! 급히 문을 닫는 이진진

건달2; [이진진이란 저 년, 행색이 초라해서 그렇지 지금까지 본적이 절세미녀야.] 히죽 거리며

건달2; [저 년만 잘 팔아넘기면 오백냥이 아니라 오천냥도 넘게 벌 수 있을 거야.]

건달1; [물론 그러려면 절름발이의 아들놈이 돈을 구해오지 못해야 하잖은가?]

건달2;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운 가난뱅이들이 오백 냥을 어디 가서 구해? 그것도 사흘 안에...?] 눈 흘기고

건달1; [그렇긴 한데...]

건달2; [두고 봐! 이진진이란 년은 결국 우리 단도회 차지가 될 테니...] 음험하게 웃고

 

#13>

도축장.

어느 건물. 백정들이 지나가면서 힐끔 거리고

[백냥 조금 안된다.] ! 돈주머니를 탁자에 내려놓는 손을 배경으로

추노대; [우리도 매일 지출해야하는 돈이 있어서 이것 밖에는 여유가 안되는구나.] 탁자를 사이에 두고 청풍과 마주 서서 말하고

추노대; [일단 이걸로 급한 불을 끄고 말미를 얻거라.] [며칠 내로 더 마련해보도록 할 테니...] 청풍의 눈치를 보며 말하는데

청풍; [괜한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 노대.] ! 돈주머니를 다시 추노대 앞으로 밀어주고

추노대; [청풍아!] 난색

청풍; [제가 어떻게 해결해보겠습니다. 그동안 온정을 베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포권하며 고개 숙이고

추노대; (황금전장을 찾아갈 생각이로구나.) + [온정은 무슨... 다 나 좋다고 널 쓴 것뿐인데...] 체념하고

청풍; [자주 들르도록 하겠습니다.] 입구로 가며 말하고

추노대; [오냐! 도움이 못 되어서 미안하구나.] 억지로 웃고

! 나가서 문을 닫는 청풍.

추노대; (불쌍한 놈...) 털석! 의자에 앉고

추노대; (아직 어린 나이인데 제 앞가림 뿐 아니라 노름쟁이 아비의 뒷치닥까지 해야 하다니...)

추노대; (아무쪼록 별일 없어야할 텐데...)

 

#14>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6>

금릉의 성 밖. 빈민가. 게딱지같은 집들이 성벽 밖에 다닥다닥 붙어있고. 아직 이른 새벽이라 해는 뜨지 않았다. 그래도 일 나가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보이고

빈민가의 어느 집.

삐꺽! 문이 열리고 밖으로 나오는 청풍. 낡았지만 깨끗한 옷을 입었고 머리에는 띠를 둘렀으며 허리춤에는 칼집에 끼운 단도를 한 자루 꽂고 있다.

이진진; [다녀와 오빠.] 따라 나오는 소녀. 16살 정도. 허름한 옷을 입었지만 절세 미녀. 예쁘지만 병약해 보인다.

청풍; [나오지 마라 진진아. 아직 새벽에는 쌀쌀하다.] 돌아보며 말하고

이진진; [괜잖아. 잠도 깼고...] 옷을 여미며 웃고

청풍; [다녀온다.] 돌아서고

청풍; [입 맛 없어도 밥 잘 챙겨 먹어라. 그래야 잔병치레가 줄어들 테니...] 빈민가 입구쪽으로 가고

이진진; [알았어.] [오빠도 날붙이 쓸 때 조심해!] 외치고

손 흔들며 멀어지는 청풍. 헌데

이진진; (기분이 이상해.) 두근 두근! 심장이 뛰는 걸 느끼며 두 손으로 가슴을 감싸 안는 이진진. 이마를 찡그리며

<무언가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 걸어오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이진진의 생각 나레이션. 진진이 집의 문간에 서서 보고 있다.

 

#7>

청풍; (아버지가 지난밤에도 집에 돌아오지 않으셨다.) 집을 등지고 걸어오며 찡그리고

청풍; (도박에 몰두하다가 통금(通禁)에 걸려서 성 밖으로 나오지 못하셨을 것이다.) 찡그리고

청풍; (몇 달 전 나쁜 친구의 꾐에 빠져 도박장을 구경 가셨던 게 문제였다.) 한숨

청풍; (다리 하나를 못 쓰는 불구인 탓에 소심하고 열등감이 많으신 분인데...) (도박을 하는 동안에는 비루한 현실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을 것이다.)

청풍; (그래서 도박중독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시는 걸 테고...)

청풍; (취미 정도라면 못 본 척 할 수도 있다.)

청풍; (하지만 도박에 몰입하는 도가 지나쳐서 이제는 어머니와 내가 힘들게 모아놓은 돈에까지 손을 대고 계신다.)

청풍; (더 늦기 전에 도박을 끊으시게 해야 한다. 무도한 수단을 써서라도...)

청풍; (일 때문에 피곤했어도 어젯밤에 성 안으로 들어가서 아버지를 찾아봤어야할 것같은 생각이...) + [!] 생각하다가 흠칫! 하며 앞을 보고.

빈민가 입구. 어떤 여자가 담요를 어깨에 두른 채 초조하게 금릉 성문쪽을 보고 있다. 금릉성의 성문은 아직 열려있지 않고. 그 앞에 마차와 사람들이 모여서서 성문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다.

담요를 어깨에 두른 여자 앞모습. 나이는 30대 중반 정도. 정이 많은 인상의 여자. 청풍과 이진진의 어머니인 진삼낭이다.

청풍; (어머니...) 안쓰러운 표정으로 다가가고

청풍; (깨어나 보니 집에 안 계셨는데...) (예상대로 동구 밖에 나와 아버지를 기다리고 계셨구나.) 다가갈 때

[!] 인기척 느끼고 돌아보는 진삼낭

청풍; [그만 집으로 돌아가십쇼.] 짐짓 뚱한 표정으로 다가오고

진삼낭; [청풍아...] 억지로 웃고

청풍; [아버지가 어린 애도 아니고...] [세상 물정 잘 아는 어른인데 뭘 그리 안달을 하십니까?] 옆에 멈춰서고

진삼낭; [미안하구나. 하루 종일 험한 일 해야 할 텐데 아침도 챙겨주지 못해서...] 애잔한 표정으로 보고

청풍; [도축장에 가면 널려있는 게 고기요.] [배고프면 대충 구워먹으면 되니까 신경 쓰지 마십쇼.]

진삼낭; [그래도 어미가 아침을 차려 줬어야했는데...] 미안한 표정

청풍; [난 됐으니까 진진이나 잘 챙겨 먹이십쇼.] 말하며 성문쪽으로 걸어가고.

진삼낭; [너무 무리하진 말거라.] 외치지만

손 흔들며 성문쪽으로 간다. 그때

철컹! 육중한 성문이 열리고. 성문을 여는 건 관병들이다. 성루에서도 관병들이 드나드는 사람들을 감시하고 있고.

성문 안으로 들어가는 마차와 사람들. 하지만

청풍은 성문으로 들어가는 사람들 사이를 지나 반대쪽으로 간다. 그쪽에 도축장이 있다. 진삼낭의 시점

진삼낭; (가엾은 것...) 한숨

진삼낭; (진진이 아버지는 다리 하나를 못 쓰는 불구라 생계를 책임지지 못해왔다.) (어쩔 수 없이 내가 날품팔이를 해서 입에 풀칠을 해왔는데...)

진삼낭; (그걸 보고 자란 탓인지 청풍이는 철이 들자마자 돈을 벌겠다고 나다녔다.)

진삼낭; (온갖 궂은일을 하며 돈을 벌다가 이년 전 부터는 도축장에서 백정 노릇을 하고 있다.)

진삼낭; (가축 잡는 솜씨가 좋아서인지 청풍이는 돈도 많이 벌어온다.) (어른인 내가 버는 것의 몇 배를...)

진삼낭; (덕분에 살림살이가 펴지나 했더니...) 한숨

진삼낭; (진진이 아버지가 도박에 중독되어 우리 모자가 모아둔 돈을 탕진하고 있다.)

진삼낭; (부디 진진이 아버지가 정신 차리고 옛날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랄 뿐이다.)

 

#8>

도축장. 시간은 오전. 해가 떴다.

도축장에서 분주히 일하는 사람들. 짐승들을 건물로 끌고가는 사람. 건물에서 고기를 실은 수레를 끌고 나오는 사람. 도축장 안에서 청소하는 사람들. , 돼지등을 잡는 백정들

청풍도 다른 백정들과 함께 소를 잡고 있다. 가죽 벗기고 내장 제거한 소의 두 다리를 밧줄에 묶어 천장에 걸고 있다.

 

도축장 내의 다른 건물. 허름한 작업장과 달리 이 건물은 제법 번듯하다. 건물 앞에는 마차가 한 대 서있다. 마부가 말에게 물을 먹이고 있다. 구유에 양동이로 물을 부어주는 모습

건물 내부. 일종의 마트다. 나무로 만든 진열대가 죽 놓여있고 그 진열대 위에 손질한 고기들이 넓은 나뭇잎 위들이 깔린 위에 부위별로 놓여있다. 사람 좋아 보이는 뚱뚱한 중년인이 고기들을 살펴보고 있다. 이 중년인이 황금전장 총주방장인 주대육이다. 나이 들고 구부정한 백정이 따라다니면서 설명하고 있다. 이 늙은 백정이 도축장의 우두머리인 추노대다. 건물 입구쪽에는 중년의 백정과 젊은 백정이 서서 보고 있고

백정1; [저 뚱보 누굽니까?] 중년의 백정에게 속삭이며 묻고

백정2; [넌 손님 접대 처음이라 저분을 모르겠군.] 함께 보며 설명하는 중년 백정

백정2; [저분이 바로 우리 도축장의 중요한 단골인 황금전장(黃金錢莊) 총주방장님이야.] [대령숙수(待令熟手;황실요리사) 출신이시지.]

백정1; [황금전장이라면 천하의 전장(錢莊;은행)들 중에서도 규모가 가장 큰 곳 아닙니까?] 놀라고

백정2; [황금전장은 천하삼대 부호가문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해.] 끄덕

백정2; [중원에 황금전장 지점이 없는 곳이 없을 뿐 아니라 황실도 급전이 필요하면 황금전장에 손을 벌린다고 할 정도야.]

백정1; [그 황금전장의 총주방장이라면 엄청난 분인데...] [무슨 일로 직접 우리 도축장을 찾아온 걸까요?]

백정2; [정말 좋은 고기가 필요해서겠지. 귀한 손님 대접하기 위해서...]

주대육; [... 잘 봤네 추노대(秋老大)!] 마지막 고기를 살펴보며 말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총주방장 주대육(朱大育)>

추노대; [마음에 드시는 물건이 없으신지요?] 눈치 보며

주대육; [솔직하게 말하면 그렇네.] 다시 돌아가며 끄덕이고

주대육; [이틀 후에 정말 중요한 손님이 본장을 방문하는데...] [그분이 특히 소고기를 좋아하신다고 해서 내가 직접 와본 걸세.]

추노대; [그런데도 흡족한 물건을 준비해놓지 못해서 송구합니다.] 굽신

주대육; [이건 고기가 좋아.] [최상품이지.] 어떤 고깃덩이 앞에 서며 그 고깃덩이를 만지면서 말하고.

추노대; [잘 보셨습니다.]

추노대; [술지기미와 보리만 먹여 기른 고려(高麗) 산 흑우(黑牛)입지요.] [이만한 품질의 소고기는 다른 곳에서 구하기 어려우실 것입니다.]

주대육; [그런데 정형(整形;손질)이 잘못 됐어.] 고개 젓고

주대육; [피와 근육, 비계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쓸데없는 손짓이 더해진 때문이지.] [피가 살에 배어들었고 과도한 칼질 때문에 고기 상태도 난잡해.] 뒤적이며 혀를 차고

추노대; [노부가 근래 눈이 어두워져서 아랫것들에게 맡겼더니만...] 변명

주대육; [이건 누가 손질한 건가?] 다른 고기를 만지며. 그 고기는 각지고 깔끔하게 썰려있다.

추노대; [청풍이라고... 아직 어린 신참 놈이 정형한 물건입지요.]

주대육; [어리다면...?] 고기 만지고

추도내; [이제 겨우 열여덟 살입지요.] [저희 도축장에서 일하기 시작한 건 채 이년이 안되었구요.]

주대육; [놀랍군. 불과 이년 만에 이 정도 정형을 하다니...] [피도 완벽하게 뺏고 근육과 비계처리도 감쪽같아.]

주대육; [소의 육질만 좋았다면 완벽했을 텐데 아쉽구만.]

추노대; [내일까지 고려산 흑우를 한 마리 더 조달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마음에 드시면 청풍이에게 그놈을 도축하도록 시키겠습니다.]

주대육; [그래주면 나야 좋지만...]

주대육; [청풍이란 아이의 작업을 볼 수 있을까?]

추노대; [물론입니다. 이리 오시지요.] 입구쪽으로 안내하고

주대육; (열여덟 살짜리 백정이라...) 따라가며 생각하고

주대육; (우연히 정형을 잘 한 게 아니라면 천재라고 해야겠군.)

 

#9>

도축이 벌어지는 큰 가건물. 그곳으로 오는 추노대와 주대육

그러다가 흠칫! 하는 주대육

건물 입구에 백정들이 서서 건물 안을 보고 있다

주대육; [무슨 볼거리라도 있는 건가?]

추노대; [아마 청풍이가 정형하는 걸 다른 놈들이 구경하는 걸 겝니다.]

주대육; [경험 많은 백정들까지 신참의 솜씨를 구경을 하다니... 거 참 별일이로구만.] 추노대를 따라가고.

가건물 입구에 서있던 백정들이 흠칫! 하며 돌아보고.

백정들이 비켜주는 사이를 지나는 추노대와 주대육

[!] 놀라는 주대육

가건물 안에서는 여기저기서 도축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청풍이 가죽 벗긴 소를 천장에 매달아 놓고 뼈에서 고기를 발라내는 중이다. 주변에는 다른 백정들이 청풍이 발라내는 뼈와 고기를 받아서 바구니에 담고 있고. 이제 소는 청풍이 고기 대부분을 발라내서 뼈만 앙상하다.

무심한 표정으로 단도를 써서 살을 발라내는 청풍

주대육; (놀랍군. 정말 놀라워.) 감탄

<경력이 이년도 안된다는 놈이 칼질하는 솜씨가 지금껏 본 어떤 백정보다 능숙하고 자연스럽다.> 청풍의 칼질하는 모습 배경으로

주대육; (의심의 여지도 없이 저 놈은 천재다.) 감탄하고. 그때

청풍; [끝났습니다.] ! 그 사이에 마지막으로 발라낸 고기를 바구니에 던져 넣는 청풍

청풍; [뼈 처리는 형님들이 해주십시오.] 칼을 소매에 닦으며 돌아서고

[수고했다 청풍아.] [다음 작업할 때까지 한숨 돌려.] 바구니를 가져가며 말하는 백정들

청풍; [물 한잔 마시고 오겠습니다.] 칼을 수건으로 닦으며 말하고. 그러다가

[!] 흠칫! 하며 입구쪽을 보는 청풍.

입구에는 백정들 앞쪽에 주대육과 추노대가 서있다. 추노대가 오라고 손짓하고

청풍; (못 보던 얼굴이 있군.) 비수를 허리에 찬 칼집에 꽂으며 다가가고. 모여 있던 백정들은 흩어지고 있고

추노대; [인사드려라. 황금전장의 총주방장이신 주선생이시다.] 주대육을 소개하고

청풍; (황금전장의 총주방장쯤 되는 위인이 무슨 일로 도축장에...) +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이청풍입니다.] 포권하는데

! 흐르듯이 다가와 청풍의 왼쪽 손목을 잡는 주대육의 오른손. 놀라는 청풍

청풍; (손 움직이는 게 보이지 않았다.) 놀랄 때

주대육; [실례함세.] ! 청풍의 왼쪽 소매를 걷어 올리는 주대육의 왼손

드러나는 청풍의 왼쪽 팔뚝. 상처 하나 없이 깨끗하다.

주대육; [깨끗하구만. 다쳤던 흔적이 전혀 없어.] 청풍의 팔뚝 보며 감탄하고

청풍; (왜 이러지?) 놀랄 때

주대육; [손바닥도 좀 볼 수 있겠나?]

청풍; [...] 손바닥을 펴서 보여주고.

청풍의 손바닥 크로즈 업. 역시 깨끗하다

주대육; [손바닥에도 상처가 난 적이 없군. 이건 정말 기적 같은 일이야.] 청풍의 손바닥을 보며 감탄

청풍; [제게 이러시는 이유를 알 수 있을지요?] ! 주대육의 손에서 손목을 빼며

주대육; [백정이든 요리사든 칼을 쓰다보면 다칠 수밖에 없는 게 숙명이야.] 청풍의 손목을 놔주며

주대육; [그런데 자네는 지금까지 도축 과정에서 한 번도 다친 적이 없었던 것같구먼.]

청풍; [무리하지 않으면 다칠 이유도 없지 않습니까?] 어리둥절

주대육; [무리하지 않으면?] 놀라고

주대육; [자네 눈에는 도축하는 짐승들의 몸속 구조가 훤히 보인다는 건가?]

청풍; [도축을 오래 하면 저절로 익숙해지는 게 아닙니까?] 다른 백정들을 돌아보며 말하지만.

<그럴 리가...> <사람 얼굴이 제각각이듯 짐승들의 몸 속 상태는 천차만별이지.> 고개 젓는 주변의 백정들

청풍; [뜻밖이군요. 다들 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갸웃

주대육; [그 칼은 언제부터 써왔는가?] 청풍이 허리띠에 끼우고 있는 비수를 보며

청풍; [처음 일을 시작할 때 노대께서 주신 물건입니다.] 허리춤에서 비수를 뽑고

주대육; [구경 좀 하세.] + 청풍; [그러지요.] 비수를 두 손으로 내미는 청풍. 역시 두 손으로 받는 주대육

스릉! 비수를 뽑는 주대육

원래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비수

주대육; [추노대가 보기에 어떤가?] 비수를 보여주며

추노대; [이 년 전 주었을 때와 거의 모양이 변하지 않았군요.] 비수를 보며

청풍; [가끔 날만 세워주었을 뿐입니다.]

주대육; (이년 동안 쓴 칼인데 원래 모습 대로라는 건 한 번도 뼈를 건드린 적이 없다는 뜻이다.)

주대육; (이놈은 백정들의 조종(祖宗)인 포정(庖丁)의 재래나 다름없다.) 찰칵! 감탄하며 다시 칼을 칼집에 넣고.

주대육; [잘 봤네.] 칼을 내밀고. 두 손으로 받는 청풍.

주대육; [자네 혹시 요리를 배워볼 생각은 없는가?]

청풍; [요리...] 흠칫! 하며 주대육을 보는데. 칼을 허리춤에 끼우며

추노대가 울상을 짓고 있다. 다른 백정들도 놀라 돌아보고

주대육; [칼을 쓴다는 점에서 도축과 요리는 일맥상통하는 분야야.] [자네 정도의 감각이라면 어렵지 않게 요리를 배울 수 있을 걸세.]

청풍; (저 노친네가 울상이로군.) + [어여삐 봐주신 점은 감사드립니다만...] 추노대를 힐끔보며

청풍; (신세진 게 많은데 내 생각만 할 수는 없지.) + [전 아직 노대에게 배울 게 많이 남았습니다.] 포권하고

안도하는 추노대. 백정들도 안도하고

주육대; [그렇다니 유감이로군.] 입맛 다시고

주육대; [나중에라도 생각이 바뀌면 언제든지 황금전장으로 날 찾아오게나.] 돌아서며 말하고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멀어지는 주육대, 서둘러 따라가는 추노대

청풍; (어려웠을 때 추노대에게 진 신세 때문에 거절을 하긴 했다만...) 멀어지는 두 사람 보며 입맛 다시고

청풍; (아쉽긴 하다. 백정보다는 요리사가 여러모로 조건이 좋은 직업이니...)

청풍; (물론 황금전장이라면 대우도 좋을 테고...) + [!] 생각하다가 흠칫! 하고

멀어지는 추노대와 주대육. 그 맞은편에서 비틀거리며 달려오는 소녀가 한 명 있다. 이진진이다.

숨이 턱에 차서 달려오는 이진진의 모습 크로즈 업. 오가던 백정들과 백정촌 여자들이 놀라 돌아보고 있고

청풍; (진진이가 이 시간에 무슨 일로 여기까지 찾아온 건가?) 불길한 표정으로 마주 걸어가고

[! 저 애는 청풍이 동생 아니야?] [무슨 일인데 저리 급히 달려오는 걸까?] 주변의 다른 백정들도 놀라고

주대육과 추노대도 흠칫! 하며 돌아보는 옆으로 헐떡이며 달려지나가는 이진진

주대육; (차림새는 허름해도 귀티가 난다.) + [이 마을 아이는 아닌 것 같군.] 멀어지는 이진진을 보며

추노대; [진진이라고... 청풍이 동생입죠.] 돌아보며

주대육; [누이동생이라...]

추노대; [도축장까지 찾아오는 일은 거의 없는 아이인데...] [아무래도 집 안에 무슨 일이 생긴 것같습니다요.] 말할 때

그 사이에 청풍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는 이진진. 마주 걸어오는 청풍

다리에 힘이 빠져 나뒹구는 이진진.

놀라서 달려와 부축하는 청풍

청풍에게 매달려 우는 이진진. 무슨 말을 들었는지 놀라는 청풍. 이어

분노한 표정으로 이진진을 부축해서 오는 청풍

주대육과 추노대가 서있는 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지나가는 청풍

멀어지는 두 남매의 뒷모습

주대육; (집안 일이라는 게 대게는 돈문제...) (조만간 저놈을 다시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그걸 보며 웃고

 

#10>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2>

<-십팔년후(十八年後)> 강을 끼고 세워진 거대한 도시. 때는 해가 지려는 저녁 무렵

<-금릉(金陵)> 위 도시의 모습을 배경으로.

멀리 금릉이 보이는 강가. 수십 채의 건물들이 들어서있다. 공장 같은 분위기인데 도축장이다. 규모가 엄청나서 요즘 공장의 가건물들처럼 벽체가 없고 기둥과 천장만 있는 큰 건물이 십여 채 있고 작은 건물들은 수십채다. 건물들 사이를 백정차림의 사람들이 오가고. 건물 안에서 도축하는 모습이 작게 보이고. 마차도 연신 도축장을 드나든다. 외부에서 마차에 실려 오는 짐승들. 마차에 실려 도축장을 떠나는 포장된 물건들. 도축당할 소, , 돼지등이 갇혀있는 우리들도 있고. 우리에서 짐승들을 끌고 나오는 백정들도 보이고. 건물들 사이에는 거의 벌거벗은 아이들이 몰려다니며 놀거나 근처 강에서 물장난을 친다.

고기를 어깨에 짊어지거나 잡을 짐승들을 몰고 오가는 백정들의 복장을 잘 묘사. 백정들은 상투를 틀지 않아서 봉두난발인데 끈 같은 것으로 대충 묶고 있다. 소매가 없는 낡은 옷들을 대충 걸쳤다. 바지도 짧아서 정강이가 다 드러나고 신발은 짚신이나 맨발이다. 여자들도 짧은 치마에 소매가 짧은 저고리를 입고 다닌다.

 

도축장에서 100미터쯤 떨어진 높은 나무 위. 어떤 여자가 서서 도축장을 보고 있다.

크로즈 업. 운신장이다. 18년 전과 모습이 같다.

[...] 도축장을 보며 뭔가 생각하는 운신장. 그때

<?> 휘익! 옆의 나무 위로 유령같이 나타나며 말 거는 사람의 형상. 돌아보는 운신장

풍신장; [눈에 띠는 것이라도 있나?] 가는 나뭇가지 위에 내려서지만 나뭇가지는 전혀 흔들리지 않고. 운신장은 나이가 들어서 이제 완전히 중년인으로 보인다. 십팔년 전과 달리 귀밑머리가 희끗해졌다. 실제로 50이 넘은 나이다.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사신장의 일인 풍신장>

운신장; [어서 오세요 풍오라버니.] 고개 좀 숙이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사신장의 일인 운신장>

운신장; [저기도 살펴봐야하나 생각 중이었어요.] 다시 도축장을 보고

풍신장; [도축장(屠畜場)이로구만.] 고개 빼서 도축장을 보고

운신장; [금릉 주변에 있는 십여 곳의 도축장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이라는군요.] 함께 도축장을 보며

풍신장; [금릉은 인구가 많으니 소비되는 고기의 양도 막대하겠지.]

운신장; [규모가 큰 만큼 저 도축장에서 일하는 백정의 숫자도 삼백 명이 넘는 것같더군요.] [스무 살 안쪽의 젊은 사내들도 적지 않고...]

풍신장; [하지만 수색해볼 엄두가 나지 않겠지?] [지저분한데다가 짐승들이 해체되는 끔찍한 장면을 봐야하니...] 웃고

운신장; [십팔년전, 아연아가씨의 아들과 함께 사라진 진삼낭(陳三娘)이 금릉 쪽으로 온 흔적이 있었어요.]

풍신장; [그래서 그때부터 수시로 금릉 일대를 수색해왔었지.] 끄덕

운신장; [샅샅이 뒤진다고 했지만 금릉은 워낙 큰 도시라 우리 무림맹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여전히 많아요.]

풍신장; [저 도축장도 그중 하나고 말이야.]

풍신장; [엄두가 안나면 내가 들어가서 살펴보고 오마.] 몸을 날리려 하고

운신장; [그러실 필요없어요.] 고개 조금 저으며 말하고. 몸을 허공에 좀 띄웠다가 돌아보는 풍신장

운신장; [아무리 생각해도 진삼낭이 도련님을 백정으로 키울 것같진 않네요.] 찡그리고

풍신장; [하긴...] ! 다시 나뭇가지 위로 내려서고

풍신장; [십팔년전 아연아가씨의 거처에서는 아연아가씨의 패물과 상당한 양의 은자가 사라졌었다.] [몇 대가 일 하지 않고도 먹고 살 수 있는 재물이었지.]

운신장; [그 정도 재물이 있으면서 귀하디귀한 아연아가씨의 아들에게 백정 노릇을 시킬 리는 없겠지요.]

풍신장; [맞는 말이다.]

운신장; [곧 총관이 소맹주의 혼서(婚書;신랑 집에서 신부 집에 보내는 서찰)를 갖고 금릉으로 올 거예요.] [아연아가씨의 아들 찾는 일은 잠시 접어두고 총관 맞을 준비에 집중해야만 해요.]

풍신장; [마교의 잔당들이 총관을 노리고 무슨 수작을 부릴지 모르지.] 끄덕이고

운신장; [금릉 외곽은 제가 맡을 테니 오라버니는 성내를 살펴주세요.] 휘익! 날아오르고

풍신장; [수고해라.]

멀어지는 운신장

풍신장; [이제 그만 자책해도 될 텐데...] 멀어지는 운신장을 보며 혀를 차고

풍신장; [운매는 아연아가씨 모자에게 벌어진 비극을 자신의 탓이라 생각하고 있다.]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았던 상황이었는데...]

풍신장; [자책하지 말라는 말이 통할 리는 없고... 그저 시간이 해결해주길 바랄 뿐이다.] 휘익! 날아오르고.

사라진다

 

#3>

도축장 내의 어느 건물. 벽체가 없는 작업장 건물이다.

우머! 코에 걸려있는 고삐를 좌우에 선 건장한 사내 두명의 손에 틀어 잡힌 소가 애처롭게 우는 모습. 머리 크로즈 업.

퍼억! 그 소의 정수리를 뾰족한 망치가 깊이 박힌다.

눈에서 초점이 사라지는 소

털썩! 쓰러지는 소. 그 앞에는 망치를 든 청풍이 서있다. 이때 나이 18. 하지만 체격이 건장해서 어른 같다. 다른 백정들과 달리 낡았지만 소매가 있는 옷을 입었고 이마에는 머리띠를 묶고 있다. 허리띠에는 단도를 꽂고 있다. 주변에는 양동이를 든 백정들 대 여섯 명이 있고. 그중 두 명의 백정이 소의 코에 걸린 고삐를 놓으며 일어선다.

청풍의 모습. 헌데

섶이 벌어진 상의 사이로 나비 모양의 반점이 있다. 손바닥 크기만한 반점. 청풍이 바로 섭아연과 용무린의 아들임을 보여주고.

청풍이 서있는 곳은 천장이 높고 넓은 가건물 내부다. 사방의 벽은 트여있고. 바닥에는 돌 판이 깔려있다. 돌 판에는 오물과 물이 흘러가게 홈이 파여 있고. 수시로 물을 뿌려 청소하는 백정도 있다. 여기저기 짐승들을 묶는 틀이 설치되어 있고 곳곳에서 소, 돼지, 양등이 도살되고 있다. 청풍은 소들을 도살하는 장소에서 소를 죽였다.

[잘 가시오 우공(牛公)!] [부디 극락왕생하시오.] [다음 생에서는 인간으로 태어나시구려.] 청풍 주변의 백정들이 합장하거나 고개 숙이며 소의 명복을 빌고

촤아! 촤아! 양동이에 담겨있던 물을 소의 시체에 뿌리는 백정들. 청풍은 그 사이에 망치를 옆의 탁자에 내려놓고. 이어

청풍; [시작합시다.] 허리에 끼우고 있던 칼을 뽑으며 소의 시체로 가는 청풍.

[피 받을 준비해!] [한 방울도 흘리면 안된다.] [오늘 처리할 마지막 작업이다.] [빨리 끄내자.] 서둘러 양동이를 들고 다가오는 백정들

스윽! 한쪽 무릎 꿇고 소의 목을 따는 청풍.

쏟아지는 피를 양동이로 받는 백정들. 그 옆에서 소의 가죽을 벗기기 시작하는 청풍

[역시 현란하구만.] [청풍(淸風)이의 칼 쓰는 솜씨는 언제 봐도 감탄이 저절로 나와.] [살점 한 점 붙어있지 않게 가죽 벗기는 저 솜씨 좀 봐.] 청풍이 칼질하는 걸 주변에서 둘러보며 감탄하는 백정들

[저게 어디 봐서 이년 밖에 안된 솜씨야?] [이젠 백정질로 수십 년을 먹고 살아온 우리가 오히려 청풍이에게 배워야할 판이야.] [포정(庖丁;전설 속의 백정)이 재림한 것같구만.] 감탄하는 백정들

청풍; (보는 사람마다 내 솜씨가 대단하다고 하지만... 아직도 잘 모르겠다.) 슥슥! 무언가를 가르는 자세인 채로 생각하는 청풍

청풍; (가축을 죽이고 가죽과 살과 뼈를 분리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청풍; (내 눈에는 가축의 몸 상태가 일목요연하게 보여서 그냥 따로 따로 분리하면 되는 것뿐인데...)

청풍; (물론 도축(屠畜) 일이 좋아서 하는 건 아니다.) 한숨

청풍; (아버지는 다리가 불편해서 가족을 부양할 능력이 없었다.) (그 때문에 어머니가 갖은 고생을 하며 아버지와 우리 남매를 먹여살려왔다.)

청풍; (난 어머니를 돕기 위해 철이 들자마자 돈을 벌려 다녔는데...) (어쩌다보니 도축장에서 일하게 되었다.)

청풍; (살아있는 생명을 죽이는 것만큼 끔찍하고 역겨운 일도 없다.) (하지만 다른 어떤 일보다 벌이가 좋아서 도축 일을 그만 둘 수가 없다.)

청풍; <무엇보다도 도축이 이렇게 쉬운 걸 보면 난 백정이 될 운명이었던 것같다.> 청풍이 도축하는 걸 다른 백정들이 둘러서서 보는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4>

<-금릉> 아주 깊은 밤이다. 새벽이 가까운 시간. 날은 밝아오기 시작하지만 거의 모든 건물들에 불이 꺼져 있다.

술병과 쓰레기들이 뒹구는 환락가. 기루와 술집들이 빼곡하고 인적은 없다.

그 환락가 뒷골목의 몇몇 건물에는 불이 켜져 있다. 도박장이다. 흑사회, 족 조폭조직의 건달들로 보이는 자들이 도박장 입구를 어슬렁거리고 있고. 입구 근처의 의자에 앉아 조는 자들도 있다. 무기를 지니고 있고

<大慶賭場>이라는 간판이 걸린 도박장. 창문이 두꺼운 판자인데 창문 틈으로 빛이 흘러나온다. 그 도박장 주변에도 건달 몇 놈이 경비를 서고 있다. 좌우의 길쪽을 감시하는 젊은 놈들도 있고 입구에는 의자를 문 좌우에 놓고 앉은 30대의 건달 두 놈도 있다. 이 두 놈은 나중에도 몇 번 나올 캐릭터. 모두 칼을 차고 있다.

건달1; [아웅! 오늘 야근도 끝나가는구만.] 의자에 앉은 놈중 한 놈이 하품. 뺨에 칼자국이 나있다.

건달2; [교대해줄 놈들 오면 자러 가기 전에 한잔 하세.] 닫혀있는 도박장 입구를 돌아보며. 육중한 문틈으로도 불빛이 흘러나오고. 뺨이 홀쭉한 놈. 음침한 인상

건달1; [그거 좋지.] 입맛 다시며 문을 돌아보고.

건달1; [그나저나 참 징한 놈들이야. 날밤 꼬박 새면서 도박을 하고...] 굳게 닫힌 문을 보며 혀를 차고

건달2; [도박에 미치면 고칠 약도 없다잖아.] [이 시간까지 죽치고 있는 놈들은 도박하기 위해서라면 제 마누라라도 팔 말종들이야.]

건달1; [머 저런 인간들 덕분에 우리 같은 밑바닥 인생들이 먹고 살긴 하지.] 히죽

건달2; [어차피 어디 가서든 재산 몽땅 꼴아 박을 놈들이지.] [기왕이면 우리 단지회(斷指會)의 도장(賭場;도박장)에 풀어주면 감사할 뿐이야.] 히죽 웃으며 왼손을 들어 보이는데 새끼손가락이 없다. 단지회라는 흑사회 조직의 상징이다.

 

#5>

어둑한 실내. 도박에 열중하는 사람들. 마작 하는 자들도 있고 카드나 주사위 노름을 하는 자들도 있고. 투패(3센티에 길이 20센티 정도 되는 얇은 나무판에 새겨진 숫자와 글로 하는 카드놀이와 비슷한 규칙의 도박)를 하는 자들도 있다. 여기 저기 건달들이 앉아서 도박꾼들을 감시하고. 야한 차림의 여자들이 도박꾼들의 시중을 들기도 한다. 요즘의 카지노 같은 분위기.

한쪽 구석에는 교활한 인상의 사내가 탁자를 앞에 두고 졸고 있다. 이자가 도박장의 책임자로 이름은 정필이다. 정필의 책상에는 돈다발과 함께 서류들이 널려있다.

어느 원형 탁자. 다섯 명의 사내들이 앉아서 투패 도박을 한다. 100장 정도 되는 패를 탁자 중앙에 쌓아놓고 차례로 한 장씩 가져와 다섯 장으로 승부하는 도박이다.

다섯 명 중 한명은 초췌한 인상의 중년인. 원래는 잘 생겼지만 페인처럼 눈이 퀭하다. 청풍의 아버지인 이산하. 직전 작품 <신마유희>의 이산하 캐릭터를 변형. 이때 나이는 40살 정도인데 한쪽 다리를 심하게 전다. 이산하 옆의 기둥에는 지팡이가 하나 기대어 있다. 다리 불편한 사람들이 겨드랑이에 끼워서 쓰는 목발 형태의 지팡이다.

이산하와 함께 도박하는 자들은 뚱보 상인, 껄렁거리는 인상의 건달, 투박한 인상의 나무꾼, 꼬장꼬장한 노인등의 분위기인 자들이 순서대로 앉았다. 이산하 좌우에 상인과 노인이 앉은 모습.

탁자 가운데에는 뒤집어놓은 백여 장의 패와 함께 지폐와 은자, 동전등이 수북이 쌓여있다. 이제 마지막 다섯 번째 패를 쪼고 있는 다섯 사람

패를 쪼는 이산하. 긴장

맨 앞의 패에는 <>이라는 숫자가 적혀있고.

! 맨 뒤의 패를 위로 끌어올려 확인하는 이산하

마지막 패에는 <朱雀>이라는 글이 적혀있다.

이산하; (주작(朱雀)!) 흥분하여 눈이 치떠지고.

그런 이산하를 곁눈질로 보며 히죽 웃는 건달. 패를 쪼는 자세인데 상인을 사이에 두고 이산하와 나란히 앉아있다.

건달이 쪼는 마지막 패에는 <>이라는 글자가 적혀있다. 그때

상인; [니미...] 패를 쪼며 오만상. 이놈 앞에 돈과 지폐가 가장 많이 있다.

상인; [뭐 이런 개패만 주구장창 걸리는 건가?] ! 말하면서 발로 옆에 앉은 건달을 치고

건달; [거 죽는 소리 좀 그만합시다.] 패를 쪼는 자세로 궁시렁 거리고

건달; [너무 들어서 귀에 딱지 앉겠소.] 툭툭! 발로 상인 발 옆의 바닥을 친다. 신호를 주고받는 것

나무꾼; [밤새 *됐다는 말만 해대서 조()대인의 말은 믿을 수가 없소.] 동조하며 패를 쪼고

노인; [하지만 노부는 누구와 달리 솔직하지. 이번 판은 죽었어.] ! 들고 있던 다섯 장의 패를 바닥에 던지고

건달; [()형은 어쩌시겠소?] 심각한 표정으로 마지막 패를 쪼는 이산하에게

이산하; [... 날도 샜는데 이기든 지든 그만 일어나야겠소. 나머지 열두 냥 모두 걸었소.] ! 자기 앞에 있던 은자와 동전을 앞으로 밀어 넣고. 이산하가 밑천이 가장 적다.

<저 호구!> <이번에는 높은 족보가 들어온 게 훤히 보이잖아!> 노인과 나무꾼이 티 안내며 비웃고. 이어

나무꾼; [이 족보 갖고 죽긴 아깝고...] 노인 다음 자리에 앉은 나무꾼이 오른손으로 자기 앞의 돈을 세고.

나무꾼; [받기만 했소.] ! 돈을 밀어 넣고

이산하; (한 놈 걸렸고...) 좋아 죽으려 하고

건달; [판 접는다는데 확인은 해주는 게 꾼의 도리겠지?] [나도 받기만 하겠소.] ! ! 은자 몇 개를 판에 던지고

이산하; (됐어.) 좋아 죽으려 하고

이산하; (두 놈이 받으면서 판돈이 백 냥을 넘겼다. 덕분에 오늘 밤에는 잃지 않게 되었다.) 안도할 때.

건달; [조대인은 어쩔 거요?] 자기 옆의 건달에게 말하며 탁자 아래로 손을 내밀고. 손바닥이 위로 향하게 내미는데 패가 하나 들려있다.

상인; [어디 보자...] 판에 쌓인 돈을 보는 척 하고

상인; [얼마나 되려나? 대충 백 냥 정도인가?] 패를 들지 않은 오른손으로 돈을 뒤적이고. 왼손은 탁자 모서리 밖으로 향하게 하면서. 그러자

이산하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돈을 세는 상인의 오른손을 향하고. 그때

! 왼손에 들고 있는 패 중 하나를 자연스럽게 탁자 아래로 떨구는 상인.

건달; [모두 몸을 사려서 판돈이 얼마 안되는구만.] ! 동시에 자기 손에 든 패를 위로 튕기는 건달

! ! 서로 패를 주고받는 건달과 상인의 손

상인; [백냥이 적은 돈은 아니지.] [백냥이면 식구 네 명인 가족이 일 년은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잖은가?] 판돈을 뒤적이며

건달; [가난뱅이들에게야 큰돈이겠지.] [안 그렇소 이형?] 히죽 웃으며 이산하를 보고

이산하; [조대인, 죽을 건지 살 건지 어서 결정하시오.] 건달은 상대하지 않고 자기 옆의 상인을 재촉하고. 하지만 이미 상인은 건달이 건네준 패로 바꾼 후고

상인; [! 오랜만에 어렵게 족보를 만들었는데 죽긴 좀 그렇군.] 고민하는 척하다가.

상인; [나도 오늘은 그만 끝내야겠어.] 오른손으로 자기 앞에 놓인 상당히 많은 돈과 지폐를 앞으로 민다.

상인; [오백 냥이 좀 넘지만 오백 냥으로 쳐서 전부 걸도록 하지.] 히죽

이산하; [... 오백 냥!] 경악하고

나무꾼; [허어! 오늘 밤에 벌어진 판 중에서 최대로구만.]

노인; [오백 냥이면 그럴 듯한 집을 한 채 사고도 남을 거금인데...] [조대인 족보도 상당히 강한 모양이구만.]

건달; [이번 판만 먹으면 이형은 지난 한달 간 잃은 돈의 몇 배를 챙기겠어.] 히죽 웃으며 이산하를 보고. 이산하를 부축인다. 하지만

이산하; [그러게나 말이오.] 난감하고 당황한 표정으로 억지로 웃고

상인; [날도 밝아오는 데 빨리 결정들 하셔.] 느긋하게 둘러보고. 그러자

건달; [난 죽었소.] ! 패를 바닥에 던지고

나무꾼; [나도 낄 판이 아니로구만.] 역시 패를 던지고

상인; [이형은 어쩌시겠소?] 이산하를 보고

이산하; [어쩌다니...] [방금 전에 전부 걸어서 더는 돈이 없는 거 알지 않소?] 울상

상인; [그럼 사전에 약속한 대로 이형은 날 이겨도 이번 판에 건 돈만큼 가져가는 거요.] [패 깝시다.] 패를 까려 하고

이산하; [잠깐! 잠깐만 기다리시오.] 급히 손을 흔들어 저지하고

상인; [할 말 있으시오?] 패를 까려던 상인 멈칫! 하고

이산하; [()총관!] [나 좀 봅시다.] 구석에 앉아있던 정필에게 손을 들고

잠에서 깨는 정필.

정필; [왜 그러시오 손님?] 하품하며 다가오고

이산하; [판돈이 모자라서 그러는데... 오백 냥만 대부(貸付) 해주시오.] 말하며 자기 패를 정필에게 내밀고

정필; [어디 보자.] 패를 받아서 확인하고

이산하; [... 그 정도면 충분히 승부를 걸만하지 않겠소?] 비굴하고 간절한 표정

정필; [그렇긴 하지만...] [세상일이란 모르는 건데...] 패를 다시 이산하에게 돌려주며 난색을 표하고

이산하; [차용증을 쓰라면 쓰겠소. 제발 대부를 해주시오.] 간절하게. 그러자

정필; [사정이 딱하기도 하고... 패도 잘 떴으니 편의를 봐줘야겠군.] 뒤를 향해 손짓하고. 그자의 뒤에는 건달 한 놈이 서류철과 연필을 갖고 온다.

이산하; [고맙소. 정말 고맙소 총관!] 굽신굽신. 그 사이에 건달은 서류철에 끼운 종이와 일종의 연필인 지필묵을 이산하 앞에 내려놓는다.

정필; [손님에게 마땅히 걸 담보가 없다는 걸 알고 있소.] [그러니 지금부터 내가 불러주는 대로 차용증을 쓰시오.]

이산하; [그럽시다.] 지필묵을 잡고 글 쓸 준비하고

정필; [나 이산하(李山河)는 대경도장(大慶賭場)으로부터 일금 오백 냥을 하루 일푼의 이자로 빌리며...] 말하고

그걸 받아쓰는 이산하

<저 어리석은 놈!> <하다하다 피도 눈물도 없는 흑사회(黑社會)의 돈을 빌리는구만.> <못 갚을 경우에는 자신 뿐 아니라 가족들도 나락으로 떨어질 텐데...> 주변에서 도박하는 놈들 힐끔거리며 혀를 차고

건달들은 히죽거리며 보고

정필; [사흘 내로 변제하지 못할 경우 딸 이진진(李眞眞)의 소유권을 대경도장에 넘길 것을 약속합니다.] 아무렇지 않게 말하고

이산하; [... 뭐요?] 기겁하며 돌아보고

<드디어 나왔다!> <흑사회 놈들이 남의 집 귀한 딸을 뺏는 수단!> <이산하라는 놈 딸의 이름까지 알고 있는 걸 보면 전부터 노리고 있었구만.> <이진진이란 계집이 절색인 모양이여.> 도박꾼들 힐끔거리고. 혀를 차는 놈들도 있고

이산하; [... 이보시오 정총관!] [딸을 담보로 걸라니... 너무 심한 거 아니오?] 분노

정필; [심하게 느껴지시오?] 웃고

이산하; [잠깐 돈 빌리는 건데 못 갚을 경우 딸의 소유권을 넘긴다는 조항을 넣는 경우가 어디 있소?]

정필; [마음이 상하셨구려.] [알겠소!] 이산하 앞에 놓인 서류철을 집어들고. 당황하는 이산하

정필; [오백 냥 대부 건은 없었던 것으로 합시다.] [빈정 상하게 해드렸다면 사과하겠소이다.] 정중하게 고개 숙이고.

이산하; [... 그게...] 당황하고

정필; [판돈도 마르신 것 같은데 안녕히 가시오.] [얘들아! 손님 가신다.] 말하며 돌아서고. 그때

이산하; [... 기다려주시오 정총관.] 급히 일어나며 정필의 소매를 잡고

정필; [하실 말씀이 남으셨소?] 돌아보며 무표정

이산하; [... 그러니까...] 탁자에 올려놓은 자기 패를 보고. 그러다가

이산하; (저 패가 질 리 없다.) + [알겠소!] 결심

이산하; [총관이 원하는 대로 차용증을 쓸 테니 대부 해주시오.] 애원하고

<결국...> <쯧쯧! 또 한 집안 풍비박산 나겠구만.> 혀를 차는 도박꾼들

정필; [그렇게 간절히 부탁하시니 거절할 수가 없군.] 히죽 웃으며 서류철을 다시 이산하에게 주고

이산하; [... 고맙소.] 서류철을 받아서 자리에 앉고

이산하; [은혜는 잊지 않겠소.] 종이에 글을 적는다.

정필; (은혜라...) 히죽 웃으며 보는 정필

이산하; [여기 있소.] 서류철을 다시 내밀고. 받는 정필

정필; [어디 보자.] 읽고

정필; [내용은 정확하고 수결(手決;싸인)까지 하셨군. 좋소.]

정필; [이분 손님께 오백 냥을 드려라.] 작은 상자에 은자를 가득 담아서 들고 온 건달3에게 말하고

건달3; [예 총관님!] 대답하며 다가와

건달3; [은자로 오백 냥이오. 확인해보시오.] 이산하에게 상자를 건네주는 그자

이산하; [고맙소 총관.] 상자를 받으며 정필에게 인사하고

이산하; [조대인의 오백 냥, 받았소.] 상자를 호기롭게 탁자 중앙으로 밀어 넣고.

상인; [얼마나 대단한 족보이기에 차용까지 하면서 들어오셨을까?] 자기 패를 다시 보며 웃고

이산하; [사신주(四神柱)!] 촤악! 자기 패를 바닥에 호기롭게 깐다.

이산하가 깐 다섯 개의 패에는 <朱雀> <> <> <玄武>등의 글이 적혀 있다. 마지막 한 개의 패에는 <>이란 숫자가 적혀있고

[오오! 사신주!] [투패(鬪牌)에서 서열이위의 족보가 떴다.] [저런 강패를 쥐었으니 딸까지 담보로 걸고 돈을 빌렸지.] [말 그대로 도박에 성공했구만.] 구경꾼들 환호. 다른 자리의 도박꾼들까지 몰려와서 보고 있고

이산하; (널 담보로 건 아비를 용서해라 진진아.) 거만하게 웃고

이산하; (하지만 아비가 질 수가 없는 도박이었다.) (사신주는 오직 투패의 최고 족보인 오행륜(五行輪)에게만 질뿐이니...) + [!] 생각하다가 눈 부릅뜨고

상인이 히죽 웃으며 패를 깔려고 한다.

이산하; (... 설마!) 경악. 숨이 멎는 표정을 지을 때

상인; [아깝게 되었소 이형!] 촤악! 자기 패를 깐다

<오행륜!> ! 모두의 경악을 배경으로 상인의 패를 보여준다. <> <> <> <> <>의 글이 적혀있다.

[나왔다!] [투패의 무상(無上) 족보 오행륜이다!] 사람들 환호하고. 그 배경으로 벌떡 일어나는 이산하.

상인; [오백 냥, 잘 먹겠소!] ! 두 손으로 판돈을 끌어 모으고

이산하와 함께 도박한 건달과 정필등의 의미심장한 웃음

이산하; (... 안돼!) 비틀. 사색

<아비를 용서해라 진진(眞眞)!> 털썩! 넋이 나가 의자에 주저앉는 이산하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6>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1>

<-마교(魔敎)> . 삼면이 높은 절벽으로 둘러싸인 음침한 계곡. 상당히 넓은 계곡에는 중세 유럽의 고성 같은 분위기의 성채가 무너져서 폐허가 되어 있다. 잡초가 무성하고. 도처에 마귀나 괴물의 조각들이 부서져 나뒹굴고 있다. 이곳이 마교의 총단이었다.

<한 때 천하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사상 최강의 세력 마교는 십여 년 전에 멸망했다.> 폐허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마교를 멸망으로 이끈 것은 무림의 거의 모든 문파가 합세하여 결성한 무림맹(武林盟)과 마교 내부의 배신자들이었다.> 끄아아악! 폐허의 어디선가 비명이 들리고.

<비록 멸망했지만 마교가 뿌려놓은 공포는 여전히 악령처럼 무림을 뒤덮고 있었다.> 폐허의 끝. 절벽 아래 악마의 입 같은 형상의 동굴이 있다. 동굴 위에는 <天魔牢>라는 글이 크게 새겨져 있고. 수많은 부적이 붙여진 철문이 있었지만 지금은 활짝 열려있다. 동굴 입구에는 얼굴에 복면을 쓴 무사들 몇 명이 서있다.

<천마(天魔)의 검은 손(墨掌)이 나타나는 날 마교에 빚을 진 자는 몰살을 면치 못한다는 저주와 함께...> [끄아아악!] 비명이 울리는 동굴 내부. 동굴 끝에서 들려온다.

[끄아아악!] 동굴의 끝, 정확히는 막다른 곳. 횃불이 밝혀진 가운데 어떤 사내에 대한 고문이 진행중이다. 전체적으로 원형의 광장 형태인데 입구 정면에는 높은 철문이 있다. 두 쪽으로 이루어진 철문에는 수많은 마귀의 형상이 새겨져 있다. 철문이 합쳐지는 부분의 지면으로부터 1.5미터쯤에 원형의 틈이 있다. 직경 15센티 정도의 고리가 끼워지게 된 형태. 그 원형의 틈에는 수평으로 흠이 있다. 무언가를 끼우고 돌리는 일종의 열쇠구멍이다.

광장 내에는 십여 명의 인물들이 있다.

광장 중앙에는 의자가 하나 놓여있고 그 의자에 엄숙한 표정의 노인이 앉아서 광장의 좌측을 보고 있다. 다른 작품의 섭장천. 이 작품에서도 이름은 철면무제 섭장천으로 무림맹의 맹주다. 이때 나이는 60살 정도. 아주 늙은 노인은 아니다.

섭장천 뒤쪽에는 머리가 유달리 큰 노인과 덩치가 큰 중년인이 서있다. 머리 큰 노인은 다른 작품의 쌍뇌마로나 쌍뇌신로. 이 작품에서는 쌍뇌신로로 표기. 덩치 큰 노인은 <신마유희>에 나온 섭패천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이름은 섭패천. 섭장천의 사촌동생이다.

용무린; [끄아아악!] 비명 지르는 용무린. 20대 초반의 나이에 잘생긴 청년. 마교의 소교주인데 청풍 캐릭터와 비슷한 면이 있다. 용무린은 섭장천 앞쪽에 놓인 철제의 고문용 의자에 팔 다리가 묶인 채 비명을 지른다. 상체는 벌거벗고 있는데 지독한 고문을 당해 상처투성이인데 용무린의 몸은 왼쪽은 얼어붙고 오른쪽은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다.

용무린 뒤에는 두 명의 건장한 사내들이 서있다. <신마유희>에 나온 무림맹 사신장중 용신장과 호신장이다. 이 작품에서도 용신장과 호신장으로 표기. 다만 이때의 나이는 30대 초반으로 젊다. 입고 있는 옷에 <><>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용무린 앞에는 음침한 인상의 노인이 서서 용무린의 상태를 보고 있다. <마고천장>등 다른 작품의 <독심귀의>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이름은 독심귀의. 정인군자가 아니라 괴짜이고 제멋대로인 성격인데 손에 유리병을 하나 들고 있다.

용무린; [끄으으윽!] 치치치! 츠츠츠! 몸의 한쪽은 얼어붙고 한쪽은 불덩이처럼 변한 채 고통에 떠는 용무린

독심귀의; [마교 소()교주 용무린(龍武吝)!] [음양독망(陰陽毒蟒)의 독혈(毒血)을 마신 기분이 어떠냐?] 음산하게 웃으며 용무린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유리병을 들어 보인다. 유리병에는 걸쭉한 액체가 절반 쯤 들어있다.

독심귀의; [음양독망의 피를 마시면 몸의 반쪽은 얼음이 되고 반쪽은 숯이 되어버린다.] [네가 지금 겪고 있는 것보다 더한 고통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푸시시! 츠츠츠! 반은 얼고 반은 타들어가는 용무린의 모습을 보며. 말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형당(刑堂) 당주 독심귀의(毒心鬼醫)>

독심귀의; [이 지옥같은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으면 천마뢰(天魔牢)를 열 수 있는 열쇠 광명륜(光明輪)을 어디에 숨겼는지 자백해라.]

용무린; [... 헛된 꿈 꾸지 마라 늙은이!] 헉헉 대며 독심귀의를 노려보고

용무린; [내가 광명륜을 내놓길 바라느니 해가 서쪽에서 뜨길 바라는 게 나을 것이다.] 고통에 떨면서도 이를 갈고

독심귀의; [쯧쯧! 아무래도 음양독망의 독혈을 덜 먹인 것 같군.] 혀를 차며 용신장과 호신장에게 고개 짓을 하고. 그러자

! 호신장이 용무린의 머리채를 부여잡아 고개를 젖힌다. 입이 저절로 벌어지고

독심귀의; [십여 년 전 마교가 궤멸당할 때 네놈은 용케 도망쳤었지.] 유리병 입구를 용무린의 입에 기울이고

독심귀의; [그랬는데 이제는 아비 구천마존(九天魔尊) 용백(龍伯) 곁으로 빨리 가고 싶어 안달이 난 모양이니 도와주도록 하마.] 주르르! 벌어진 용무린의 입에 유리병의 액체를 또 흘려 넣는다.

[끄륵!] 강제로 액체를 마시며 눈을 까뒤집는 용무린. 이어

쩌저적! 치치치! 용무린의 몸 반쪽은 얼음이 되고 반쪽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른다.

독심귀의; [기왕에 마시는 거 사양하지 말고 모두 마셔라.] 잔인하게 웃으며 유리병의 액체를 용무린의 입에 모두 부어넣고

용무린; [끄으으...] 눈을 까뒤집으며 벌벌 떨고. 몸의 반은 얼고 반은 타들어가면서

[...] 그걸 보며 무표정한 섭장천.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맹주 철면무제(鐵面武帝) 섭장천(葉長天)>

용무린; [끄아아악!] 고통에 몸부림치는 용무린. 독심귀의는 유리병을 다 비우고 물러섰고. 호신장은 여전히 용무린의 머리채를 뒤에서 잡고 있다.

! 의자 손잡이를 잡고 있는 섭장천의 양손에 힘이 들어간다.

쌍뇌신로; (맹주님은 심사가 복잡하시겠지.) 그걸 곁눈질로 보며 소리없이 한숨 쉬는 쌍뇌신로. 그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삼태상(三太相) 중 문()태상 쌍뇌신로(雙腦神老)>

쌍뇌신로; (비록 숙적인 마교의 소교주이지만 당신에게는 사위인 셈이니...) 침통한 표정을 짓고. 그때

섭패천; <독심귀의가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소.> 찡그리며 전음으로 쌍뇌신로에게 말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삼태상중 무()태상 철신금강(鐵身金剛) 섭패천(葉覇天)>

섭패천; <저러다가 용가놈이 죽어버리기라도 하면 광명륜을 찾아낼 방법이 없는데...> 난감해 하며 보고. 호신장은 용무린의 머리채를 놓고 물러선다.

쌍뇌신로; <독심귀의가 알아서 조절할 거요.> 전음으로 대답하며 고개를 조금 젓고.

쌍뇌신로; <어떻게든 광명륜을 찾아내야만 무림에 진정한 평화가 찾아온다는 걸 알고 있을 테니 말이오.> 말하며 입구 맞은편의 철문을 보고

섭패천; <그나저나 마교의 시조 천마(天魔)는 생각할수록 대단한 인물이오.> 철문을 돌아보고

<자신의 진정한 힘을 숨겨놓은 천마뢰에 무엇으로도 깨트릴 수 없는 금제(禁制)를 설치해놓은 것만 봐도.,..> 철문을 배경으로 섭패천의 생각 나레이션.

쌍뇌신로; <마교를 멸망시킨 후 천마뢰를 열어보려던 모든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었소.> 고개 끄덕이며 역시 철문을 돌아보고

쌍뇌신로; <전해지는 대로 천마뢰는 두 개의 열쇠가 있어야만 열린다는 것이 확인되었으며 그중 하나가 광명륜인데...> 찡그리고

쌍뇌신로; <광명륜만 찾아내서 파괴하면 절대무적이라는 천마의 저주가 세상에 나올 일은 없을 것이오.>

섭패천; <그걸 아시기에 맹주께서도 대의멸친(大義滅親)의 결단을 내리신 것이오.> 끄덕이고. 그때

용무린; [끄으...] 몸이 얼고 타들어가며 신음하는 용무린. 그러다가

! 고개 떨구는 용무린

보고 있다가 움찔! 하는 섭장천

쌍뇌신로; [어찌 된 겐가?] 급히 묻고. 독심귀의는 용무린의 목을 만지고 있고

독심귀의; [명색이 천마의 후손인 놈이오. 쉽게 죽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마시오.] 진맥하며 대답하고.

쌍뇌신로; [조심해서 다루게나.] + (다행이로군.)

독심귀의; [명심하겠소이다.] [하지만...] 쿡쿡! 용무린의 몸 몇 군데를 손가락으로 찍고

독심귀의; [보시다시피 몸을 괴롭히는 고문만으로는 이 독종의 입을 열기 힘들 것같습니다 맹주님!] 섭장천에게

섭패천; [귀의! 설마 아연(娥姸)이가 낳은 아이를 이용하자는 건가?] 눈 부릅뜰 때

독심귀의; [무태상께 다른 방책이 있으시다면 가르쳐주시구려.] 포권하며 음산하게 웃고

섭패천; (저 독사같은 놈이...) 노려볼 때

쌍뇌신로; [천마의 저주를 소멸시키는 건 물론 중요하다.] 대신 독심의에게 말하고

쌍뇌신로; [그렇다 해도 정도라는 게 있는 법!] [어떻게 맹주님의 유일한 핏줄인 아연이를 ...] 말할 때 + 섭장천; [그리하게.] 침통한 표정으로 독심귀의에게 말하고

쌍뇌신로; [맹주님!] 당황. + 섭패천; [형님!] 기겁

용신장과 호신장도 놀라고. 독심귀의만 히죽 웃고

섭장천; [무림맹의 존립, 더 나아가 수많은 생명이 희생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광명륜을 찾아내야 하네.] 쌍뇌신로와 섭패천을 조금 돌아보며 엄숙한 표정으로

섭장천; [천마의 저주를 봉인할 수만 있다면 치르지 못할 희생은 없어.]

섭패천; [... 물론 세상을 생각하는 형님의 숭고한 뜻은 잘 알지만...] [아연이의 아들은 우리 섭씨일족의 핏줄이기도 한데...] 당황

섭장천; [본좌를 배려하지 말고 심문을 진행하게!] 독심귀의에게

독심귀의; [분부 받들겠습니다.] 포권. 이어

독심귀의; [아가씨를 안으로 모셔라.] 입구를 향해 외치고. 그러자

[!] 대답이 들리더니

수수한 옷을 입은 20살 남짓인 절세미녀가 두 명에게 끌려온다. 양팔이 잡혀서 끌려들어는 여자는 섭장천의 딸인 섭아연이다. 입에 천으로 만든 재갈이 물려있는데 두 팔로는 강보에 싸인 아기를 꼭 끌어안고 있다. 좌우에서 섭아연의 팔을 잡고 들어오는 남녀는 사신장중 풍신장과 운신장이다. <발검진천> <신마유희> 나왔던 캐릭터와 일치. 옷에 <> <>자가 새겨져 있다

[!] 끌려 들어오다가 눈 치뜨는 섭아연

실내의 모습.

고개 떨구고 있는 용마린의 모습.

섭아연; [으읍!] 몸부림치는 섭아연

독심귀의; [아가씨의 재갈을 풀어드려라.]

운신장; [!] 대답하며 섭아연의 팔을 잡지 않은 손으로 재갈의 뒷부분을 잡아 푸는 운신장. 그러자

섭아연; [아버지!] 섭장천에게 악을 쓰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주 섭장천의 딸 섭아연>

섭아연; [그이에게 무슨 짓을 한 거예요?] [비록 무림맹의 숙적인 마교 출신이지만 저이는 아버지의 사위 아닌가요?] 표독하게 이를 갈며 눈물 글썽

섭장천; [자중해라.] [이 자리에서 나는 네 아비가 아니라 무림맹의 맹주다.] 엄숙하게 말하고

섭아연; [제 아버지가 아니라 무림맹의 맹주란 말씀이시지요?] 이를 갈고

섭아연; [좋아요. 그럼 저도 섭씨일족의 딸이 아니라 마교 용씨일족의 며느리로 행동하겠어요.] 악에 바친 표정으로 웃고

섭아연; [무림맹은 우리 부부를 핍박해서 결코 어떤 것도 얻지 못할 거예요.] 이를 갈며 섭장천을 노려보고

독심귀의; [과연 그럴지 두고 봅시다 아연아가씨.] 파팟! 히죽 웃으며 용무린의 가슴 몇 곳을 손가락으로 강하게 찍고. 그러자

용무린; [!] 퍼덕이며 정신을 차리고.

용무린; [포기해라 독심귀의!] 헐떡

용무린; [무슨 수작을 부려도 네놈이 원하는 건 얻을 수 없...] + [!] 말하다가 눈을 부릅뜨고

섭아연; [상공! 정신이 드셔요?] 운신장과 풍신장에게 팔이 잡힌 채 애절하게

용무린; [독하구나 인간의 마음이여!] [목적을 위해서는 핏줄도 간단히 버리다니...] 헐떡이며 웃고.

섭장천; [...] 침통한 표정으로 듣기만 하고. 쌍뇌신로와 섭패천도 복잡한 표정을 짓고

독심귀의; [상황 파악 되었을 테니 길게 말하지는 않겠다.] 용무린의 머리채를 잡아 고개 처들게 하면서 윽박

독심귀의; [아가씨는 차마 해치지 못하겠지만 아가씨와 네놈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은 그렇지 않다.] 용무린과 함께 섭아연 쪽을 보며. 말하고.

섭아연; [독심귀의! 네놈이 감히...] 분노에 치를 떨며 강보의 아기를 끌어안지만

독심귀의; [아들놈이 무사하길 원한다면 광명륜의 소재를 자백해야할 것이다.] 섭아연의 반응은 상관하지 않고 용무린을 협박하고

용무린; [으으...] 갈등하고

쌍뇌신로; (갈등이 되겠지. 아들을 지킬 것인지 광명륜을 지킬 것인지 결정해야하는 처지가 되었으니...)

독심귀의; [괜한 협박으로 생각하지는 마라.] 머리채를 잡은 용무린의 귀에 입을 대고 속삭이고

독심귀의; [맹주님께서는 네놈의 입을 열기 위해서라면 무슨 수단을 써도 좋다고 허락하셨으니까.] 사악하게 웃고

독심귀의; [핏덩이 아들놈이 눈앞에서 찢겨 죽는 걸 보고 싶지 않다면 광명륜의 소재를 실토해야할 것이다.] 사악하게 웃고

용무린; [으으...] 갈등에 휩싸인 표정. 그때

섭아연; [그 늙은이의 협박은 무시해요 상공!] 악을 쓰고

용무린; [!] 움찔! 하며 섭아연을 돌아보고

섭아연; [저희 모자의 안위는 생각지 마시고... 절대 굴복하면 안돼요!] [광명륜을 빼앗기면 마교의 부흥은 영원히 불가능해지잖아요.] 울면서. 그러자

용무린; [고맙소 아연!] 웃고

용무린; [당신의 그 한마디로 더는 망설이지 않을 수 있게 되었소.]

쌍뇌신로; (설마!) 무언가 깨닫고 눈 부릅. 섭장천도 찡그리는데

용무린; [섭맹주! 귀하가 광명륜을 얻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거요.] 섭장천에게 웃으며 말하고

쌍뇌신로; [자결을 막게!] 다급히 외치며 앞으로 나서고

<자결!> 독심귀의와 용무린의 뒤에 있던 용신장과 호신장이 기겁할 때

! 강하게 혀를 무는 용무린. 입에서 잘리는 혀와 피가 확 뿜어진다

섭아연; [상공!] 비명. 몸부림. 섭아연의 팔을 좌우에서 잡고 있던 풍신장과 운신장도 기겁하고

[!] 눈 치뜨는 섭장천

주르르! 용무린의 악 다문 입에서 피가 철철 흘러내리는 섭아연

섭아연; [안돼요! 안돼요 상공!] 몸부림. 울부짖고. 하지만 양팔이 풍신장과 운신장에 잡혀 있어 운신의 폭이 좁고

! 고개 떨구며 죽는 용무린.

독심귀의; (이런...) 급히 용무린의 목을 만져보지만

섭아연; [상공!] 으아아아! 울부짖으며 몸부림치고. 그러면서 그때까지 안고 있던 아기를 떨어트리고. 운신장이 흠칫! 하며 볼 때

털썩! 바닥에 떨어지는 강보에 싸인 아기

[으아아앙!] 자지러지게 우는 아기.

운신장; [아가씨를 잡고 있어요 풍()오라버니!] 울부짖고 몸부림치는 섭아연의 팔을 놓으려 하며 말하고.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사신장(四神將)의 일인 운신장(雲神將)>

풍신장; [그러지.] ! 뒤에서 섭아연의 양쪽 팔을 잡고. 운신장은 섭아연의 팔을 놓고 몸을 숙이려 하고. <으아아아!> 그 사이에도 섭아연은 몸부림치며 울부짖고 있고.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사신장의 일인 풍신장(風神將)>

앙앙! 울어대는 아기 옆에 무릎을 꿇고 아기를 안아들려는 운신장,. 아기도 울며 몸부림쳐서 강보가 흩어져 알몸이 드러나려 하고 있고

[!] 무언가 알아차리고 눈 치뜨는 운신장

운신장; (맙소사!) 경악하며 강보 채로 아기를 안고 일어나고. 그때

쌍뇌신로; [어떻게 되었는가 귀의?] 섭장천 뒤에서 묻고. 독심귀의는 여전히 용무린의 몸을 만지며 진맥하고 있고. [상공!] [돌아가시면 안돼요 상공!] 배경으로 섭아연의 울부짖음이 들리고.

독심귀의; [... 그게...] 당황, 난감

쌍뇌신로; (살리긴 틀렸군!) 굳어진 얼굴. 그때

운신장; [맹주님! 직접 보셔야할 게 있사옵니다.] 아기를 안고 다가오고. 모든 사람이 그녀를 돌아보고. 강보에 싸인 아기도 울고 있고

섭패천; [아기는 무사한가?] 대신 묻고

운신장; [그렇사옵니다만...] 난색을 표하며 섭장천 일행 앞에 멈춰서고

운신장; [이 아기, 사내가 아니라 계집이옵니다.] 강보를 조금 젖혀서 아랫도리를 보여주며 말하고

쌍뇌신로; [계집?] 경악

섭패천; [그게 무슨 소리인가?] [아연이의 해산을 도운 유모(乳母)는 분명 아연이가 아들을 낳았다고 보고했는데...] 경악. 눈 부릅뜨고. 섭장천과 쌍뇌신로도 경악

쌍뇌신로; [아연아! 너 아들을 빼돌린 것이냐?] ! 고개 돌려 섭아연을 보고. 그러자

섭아연; [호호호! 이제 알아봤자 틀렸답니다!] 미친년처럼 웃고

섭아연; [우리 부부의 아들은 이미 천리 밖으로 피신시켰어요.] [물론 광명륜과 함께...] 웃으면서

섭패천; [그런...] 경악. 다른 사람들도 경악

쌍뇌신로; (우리 무림맹이 추적하는 걸 알아차리고 아들을 미리 빼돌렸구나.)

섭아연; [기대해도 좋아요 아버지.] 섭장천을 돌아보며

섭아연; [이십 년 안으로 우리 아들이 아비의 복수를 하기 위해 찾아뵐 테니까요.] 호호호호! 미친년처럼 웃어대는 섭아연.

쌍뇌신로; [당장 추적을 시작하라!] 버럭 고함 지르고

깜짝 놀라는 사신장들과 독심귀의

쌍뇌신로; [유모의 제보에 의하면 아연이의 아들 가슴에는 나비 형상의 반점이 있다고 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아이를 찾아와라!]

[존명!] 동시에 대답하는 용신장과 호신장.

화악! 휘익! 바람처럼 광장 밖으로 달려 나가는 용신장과 호신장. 독심귀의도 허둥대며 두 사람을 따라가고

! 섭아연의 등을 찍는 풍신장. 눈을 치뜨며 기절하는 섭아연

풍신장; [가자 운()!] 기절한 섭아연을 바닥에 누이며

운신장; [!] 아기를 안은 채 돌아서고

휘익! ! 풍신장과 운신장도 광장 밖으로 날아나가고

쌍뇌신로; [속하들도 수색에 나서겠습니다.] 섭장천에게 포권하고

말없이 고개 끄덕이는 섭장천

쌍뇌신로; [갑시다 무태상!] 휘익! 먼저 날아나가고.

섭패천도 쌍뇌신로를 따라가면서 섭장천을 돌아보고

무표정하게 앉아서 용무린의 시체와 기절한 섭아연을 보는 섭장천

섭패천; (형님 심정이 어떨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자기 손으로 사위를 죽인 셈이니...) 고개 저으며 광장을 날아나가고

광장 안에는 이제 섭장천과 용무린의 시체와 기절한 섭아연만 남았다.

고개 떨군 채 죽은 용무린.

기절한 채 누워있는 섭아연의 감은 눈꼬리로 흐르는 눈물

섭장천; (잘못 살았다. 잘못 살았어!) ! 의자의 손잡이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가고

섭장천; (하나뿐인 딸조차 행복하게 해주지 못한 주제에 대의(大義) 운운했으니... 얼마나 부끄럽고 참담한 인생인가?) 주르르! 눈물이 흐르고

<할 수만 있다면 시간을 돌이키고 싶을 뿐이다.> 고개 떨군 채 울고 있는 섭장천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2>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황성 화백의 화실에서 만화로 제작한 시나리오입니다. 만화와 비교하며 보시면 제법 흥미로울 것입니다. ***

 

                          자객일지 -刺客日誌

          

<설정>

청풍은 금릉의 빈민가에 산다. 가족으로는 아버지 이산하, 어머니 진삼낭, 누이동생 이진진이 있다. 이산하는 다리 하나를 못 쓰는 불구자라 생활 능력이 없다. 어쩔 수 없이 진삼낭이 힘들게 일을 해서 집안을 꾸려왔다. 어머니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고생하는 걸 보며 자란 청풍은 일찌감치 철이 들어서 돈을 벌기 위해 직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청풍이 현재 일하는 곳은 도축장이다. 나이는 어려도 실력이 뛰어나 백정들과 손님들의 칭찬이 자자하다. 청풍을 눈 여겨 본 손님중 한명이 황금전장의 주방장 주대육이다.

청풍이 돈을 벌면서 청풍의 가족은 풍족하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행복하게 살아왔다.

문제는 이산하가 도박에 빠지면서 시작된다. 도박에 중독 된 이산하는 아내와 청풍이 피땀 흘려 모은 돈을 탕진한다. 그래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이산하는 결국 사고를 치게 된다. 사기도박에 걸려들어 조폭들이 운영하는 도박장에 거액을 빚지게 된 것이다.

돈을 갚으라는 조폭들의 독촉에 시달린 이산하는 아내가 숨겨둔 어떤 물건을 빼돌리려고 한다. 특이하게 생긴 팔찌인데 청풍의 신세내력과 관련이 있는 물건이다.

청풍은 이산하가 팔찌를 빼돌리는 걸 막지만 도박장을 운영하는 조폭들에게 협박을 받게 된다. 누이동생을 데려가 팔아버리겠다는 조폭들과 한바탕한 청풍은 며칠 말미를 얻게 되고 궁리 끝에 황금전장의 주방장 주대육을 찾아간다.

천하삼대 부호가문중 하나인 황금전장을 찾아가던 길에 청풍은 백주대로에 말을 달리던 소녀와 시비가 붙는데 알고 보니 황금전장 장주 벽초천의 큰딸 벽소소였다.

우여곡절 끝에 황금전장을 찾아간 청풍은 주방장 주대육과 만난다. 질 좋은 고기를 구하기 위해 도축장을 찾아왔다가 청풍을 눈여겨보았던 주대육은 총관 이세창의 허락을 받고 청풍에게 선금을 주고 채용한다. 청풍은 황금전장 주방에서 고기 담당을 맡게 되는데 텃세를 부리는 자들도 있지만 대체로 잘 적응하며 지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도축장을 다녀오던 청풍은 벽소소가 어떤 사내와 밀회를 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는데 그것이 화근이 된다. 벽소소는 무림맹의 소맹주 위진천과 혼담이 오가고 있었는데 만일 벽소소의 분방한 행실이 무림맹에 알려질 경우 파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청풍은 무림맹에서 찾아온 무림맹 총관 장세명의 눈에 들어 따로 만나게 되는데 황금전장에서는 그걸 청풍이 장세명에게 고자질 한 것으로 오해를 한다.

이런 저런 오해가 쌓여서 청풍은 여러 사람에게 미움을 받는 처지가 된다.

특히 자신의 처지가 위태로워진 벽소소가 악독한 계책을 꾸며 청풍을 함정에 빠트린다.

도둑으로 몰려 감옥에 갇힌 청풍에게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전해진다. 아버지가 진 도박 빚이 조폭들에게 전해지지 않았고 그 때문에 누이동생 이진진이 사창가에 팔려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의 배후에는 벽소소와 총관 이세창이 있었다.

분노한 청풍은 감옥에서 탈출하여 벽소소에게 화풀이를 한 후 이진진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이진진은 이미 기루에서 탈출한 후였다. 이산하와 진삼낭이 기루를 습격하여 이진진을 빼돌리는 데 성공한 것이다. 두 사람 모두 약간의 무공을 지니고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조폭들에게 쫓기게 되고 이산하는 아내와 딸을 지키다가 죽음을 맞이한다. 진삼낭과 이진진은 실종되었는데 북경으로 간 흔적이 있었다.

이에 어머니와 누이를 찾아 북경으로 가던 중 청풍은 인신매매를 당해서 악명 높은 살수조직 살인상단에 팔려간다.

살인상단의 지옥십관을 신기록으로 돌파한 청풍은 살인상단의 소단주 소수마녀에게 속아서 이진진을 살인상단이 인질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살인상단의 지시에 따르게 된다. 살인상단이 지목한 열 명의 표적을 암살하면 이진진을 만나게 해주겠다는 소수마녀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청풍의 표적이 된 열명은 하나같이 절세고수들인데 그자들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청풍은 자객으로서 완성되어 간다. 죽인 자들의 재주를 자신의 것으로 만든 것이다.

드디어 열 번째 표적이 정해지는데 바로 청풍 자신과도 인연이 있었던 무림맹 소맹주 위진천에 대한 암살 의뢰였다.

당금의 무림은 30여 년 전부터 무림맹이 지배해오고 있다. 무림맹은 숙적인 마교를 궤멸시키고 천하의 주인이 되었다. 마교는 교주를 잃고 지하로 잠적해서 복수를 노리고 있다.

무림맹의 맹주는 철면무제 섭장천이다.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섭장천에게는 대를 이을 핏줄이 없다. 외동딸 섭아연은 십팔 년 전에 의문의 실종을 당했다. 어쩔 수 없이 섭장천은 먼 친척 조카인 섭비연의 아들 위진천을 후계자로 삼는다.

바로 그 위진천에 대한 암살 청부를 접수하면서 청풍은 전 무림을 소용돌이로 몰아넣는 음모에 휘말려 들어가게 되는데...

 

<등장인물>

이청풍; 금릉 빈민가에 살고 있는 소년 백정. 불구인 아버지 대신 백정 일로 생계를 꾸려간다. 그러다가 아버지가 진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선불을 받고 황금전장의 하인이 된다. 하지만 황금전장 장주의 첫째 딸 벽소소와의 악연으로 인해 청풍 자신은 물론 가족 전부가 환란을 겪는다. 헌데 청풍에게는 신세의 비밀이 있다. 무림맹주 섭장천의 딸 섭아연과 마교의 소교주 용무린의 아들인 것이다.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비극적인 최후를 맞고 청풍은 섭아연의 몸종에 의해 길러진 것이다.

이산하; 청풍의 아버지. 다리 하나를 못 쓰는 불구자다. 다리를 다친 데에는 사연이 있다.

진삼낭; 청풍의 어머니. 친어머니는 아니고 키워준 양어머니다. 진삼낭은 청풍의 생모 섭아연의 몸종이었다. 청풍의 신분을 밝혀줄 특이한 팔찌를 숨기고 있다. 진삼낭은 어린 청풍을 데리고 탈출하던 중 위기에 처했었는데 표사였던 이산하의 도움을 받았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이산하는 다리를 다쳐 불구가 된다. 그에 대한 보은으로 진삼낭은 이산하와 부부가 되었지만 못난 남편 때문에 고생한다.

이진진; 청풍의 누이동생. 착하고 아름답지만 병약하다. 벽소소의 음모로 기루에 팔려간다. 이산하와 진삼낭 사이에서 태어나 청풍과는 혈연관계가 없다.

냉혈전호 벽초천; 천하를 통틀어도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부자 가문인 황금전장 장주. 이익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해서 냉혈전호라 불린다. 딸을 무림맹의 소맹주 위진천에게 시집을 보내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한다.

황금공자 벽세황; 벽초천의 아들. 야심이 크고 아버지를 닮아 성품이 냉혹하다. 무림맹의 맹주 철면무제 섭장천의 제자들중 한명이다.

벽소소; 벽초천의 두 딸중 큰 딸이다. 성격이 제멋대로이고 경박하다. 욕심도 많고 남자도 밝힌다. 무림맹의 소맹주인 위진천의 약혼자가 된다.

벽옥령; 황금전장 장주 냉혈전호의 둘째 딸. 언니와 달리 착하고 순수하다.

벽세황; 냉혈전호의 아들. 섭장천의 네 제자중 한명이다.

분면랑군 사우; 벽소소를 유혹한 제비. 준수한 얼굴과 화려한 언변으로 벽소소를 함락시킨다. 사실은 마교의 잔당중 한명으로 황금전장의 재산을 노리고 벽소소에게 접근했었다.

철면무제 섭장천; 무림맹의 맹주. 당대의 천하제일인. 삼십여 년 전 무림맹을 세워 마교를 멸망직전으로 몰아넣었다. 마교 교주 구천마존 용백은 섭장천의 손에 죽었고 마교도들은 무림맹의 추적을 피해 지하로 숨어들었다. 전설 속의 문파 무성동의 후예다. 외동딸이 있었으나 구천마존의 아들과 사랑에 빠져 아버지를 배신한다. 어쩔 수 없이 친척 조카인 섭비연의 아들 위진천을 후계자로 삼는다.

구천마존 용백; 마교의 마지막 교주이며 용무린의 아버지. 무림맹 맹주인 철면마제 섭장천에게 패해 죽는다. 하지만 용백이 패사한 것은 마교내의 배신자 때문이었다. 용백은 배신자의 배신으로 최강의 무기를 쓰지 못하는 상태에서 섭장천과 싸워 패사했기 때문이다.

위진천; 무림맹의 소맹주. 섭장천 사촌동생의 딸의 아들이다. 하지만 위진천의 출신 가문에도 마교의 마수가 뻗어있는데...

용무린; 마교의 소교주. 즉 구천마존의 아들이다. 마교가 무림맹에 멸망당할 때 십대 초반이었는데 기적적으로 살아남는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으로 원수인 무림맹주 섭장천이 딸 섭아연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아이를 얻는다. 그 아이가 청풍이다.

섭아연; 무림맹주인 철면무제 섭장천의 외동딸. 섭장천이 데릴사위를 들여 자신의 뒤를 잇게 할 생각으로 곱게 길렀지만... 섭아연은 마교의 후손인 용무린과 사랑에 빠진다. 남편이 자살하는 것을 눈앞에서 보고 미쳐 버린다.

장세명; 무림맹의 총관.

사신장; 섭장천이 기른 사실상의 제자들. , , , 운이며 개개인이 절세고수다.

위태무; 마교의 부교주. 위태무의 배신으로 마교는 무림맹에 멸망을 당한다.

독심귀의; 무림맹 소속으로 독공과 의술의 달인이지만 성격이 냉혹하다. 그 때문에 무림맹에서 찬밥 신세가 되자 복수하기 위해 악독한 음모를 꾸미지만...

섭패천; 무림맹 삼태상의 일인. 섭장천의 사촌동생이고 섭장천의 후계자가 된 위진천의 외조부다. , 위진천의 어머니인 섭비연이 섭패천의 딸이다. 유서 깊은 명가 위가장에 딸을 시집 보내지만 사실은 그 위가장이 마교의 사대마가중 하나였다.

쌍뇌신로; 무림맹의 문태상. 무림맹에 마교의 마수가 스며든 것을 알아차린다.

사대마가; 마교를 이루는 네 가문. 마교의 시조인 천마의 직계 천마종가, 번뇌마가, 암흑마가, 혈전마가가 사대마가다. 그중 번뇌마가 위진천의 가문이고 암흑마가가 무림맹의 주적이며 암흑마가의 생존자들이 살인상단이다.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728x90

정리 해보니 만화 시나리오도 참 많이 썼군요.

현대물과 애니메이션 시나리오도 몇편 썼지만 무협극화 시나리오만 정리해봤습니다.

극화와 비교해서 보시면 제법 흥미로우실 것입니다.

 

<이재학>

 

철사자 (1993년)

천마성 (1994년)

전신 (1995년 01월)

무림악인전 (1995년 07월)

요마환술록 (1995년 10월)

 

<야설록>

 

남성북궁 (1995년 12월)

율궁협성 (1996년 04월)

제왕기행 (2001년 10월)

불사기행 (2001년 11월)

천마2세 (2002년 04월)

사대세가 (2002년 07월)

천하무적 (2002년 08월)

오수맹 (2003년 01월)

무림왕 (2004년 08월)

귀면왕 (2004년 10월)

구룡왕 (2004년 11월)

옥면염라 (2005년 04월)

호색군자 (2005년 07월)

사자왕 (2005년 12월)

도룡계 (2006년 04월)

다정사신 (2006년 08월)

전신강림 (2007년 01월)

협골독심 (2007년 05월)

실명대협 (2008년 04월)

천애독행 (2013년 10월)

제왕본색 (2014년 09월)

대도독행 (2015년 04월)

악군자전 (2015년 09월)

마협독행 (2016년 06월)

살수대협 (2016년 11월)

 

<황성>

 

마검천자 (1995년 04월)

십왕지존 (1996년 04월)

혼돈마조 (1996년 07월)

백치룡 (1997년 04월)

장한검 (1997년 07월)

마인 (1998년 05월)

역천행 (2002년 04월)

구마경 (2002년 10월)

아수라 (2003년 01월)

낭왕일대기 (2003년 04월)

백면무적 (2003년 09월)

도부 (2003년 11월)

지옥도 (2004년 03월)

냉혈대협 (2004년 07월)

달마2세 (2004년 11월)

백인천 (2005년 02월)

파죽지세 (2005년 03월)

태산북두 (2005년 11월)

생사탄 (2006년 05월)

남사여호 (2006년 08월)

무적의생 (2006년 10월)

천방지축 (2007년 03월)

일기당천 (2007년 07월)

사자불루 (2007년 11월)

질풍노도 (2008년 04월)

황금전장 (2008년 08월)

금포염왕 (2008년 10월)

요리지존 (2009년 01월)

혈로독행 (2009년 07월)

무림창세기 (2010년 02월)

오대무벌 (2010년 04월)

백마사원 (2010년 06월)

독행일지 (2010년 08월)

구중천 (2010년 11월)

고금제일인 (2011년 03월)

칠보하천하 (2011년 06월)

무명초인 (2011년 11월)

승풍파랑 (2012년 01월)

용맥백정 (2012년 06월)

마귀대협 (2012년 10월)

협기천추 (2013년 03월)

무제천추 (2013년 06월)

기인천추 (2013년 10월)

마면기정 (2014년 03월)

마왕유희 (2014년 07월)

건곤일척 (2015년 02월)

아랑힐월 (2015년 10월)

투천환일 (2016년 06월)

마고천장 (2017년 02월)

보보경천 (2017년 04월)

불멸무성 (2017년 05월)

퇴마신협 (2017년 07월)

마인총 (2017년 10월)

천지무쌍 (2017년 12월)

발검진천 (2018년 01월)

마왕강림 (2018년 03월)

신마유희 (2018년 05월)

자객일지 (2018년 07월)

무쌍일지 (2018년 10월)

신선부 (2018년 12월)

폭풍신마 (2019년 04월)

몽유강호 (2019년 07월)

견자전설 (2020년 02월)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블로그 이미지
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와룡강입니다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