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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

위태무의 비밀 거점, 역시 깊은 밤

위태무의 침실. 위태무가 옷을 입고 있다.

위태무; (동복쌍로에게서 연락이 없다.) 겉옷을 입으면서

위태무; (매 한 시진마다 전서구를 날리기로 약조 했었지만...) (처음에 두 번 전서구가 도착한 이후로는 소식이 뚝 끊겼다.) 허리띠를 두르고

위태무; (동복쌍로조차 뭔 일을 당했다고 봐야하는데...) 허리띠를 매며

위태무; (동복쌍로가 마지막으로 전서구를 날려 보낸 무호(蕪湖) 쪽으로 내가 직접 가서 탐문을 해봐야겠다.) 옷을 추스르고. 그때

[별일이네요.] 덜컹! 문을 열고 들어오는 여자. 돌아보는 위태무

용설약; [새벽이 멀지 않은 이 밤에 어딜 가시려는 거예요?] 야한 차림으로 들어오는 용설약. 알몸에 짧고 얇은 란제리 형태의 잠옷만 걸치고 있다. 발에는 굽이 있는 꽃신을 신었고. 문 밖에는 빙화이신녀가 서있다.

위태무; [부인이야말로 이 밤중에 무슨 일이오?] 좀 찡그리며

용설약; [왜요? 아내가 오랜만에 만난 남편 침실에 찾아온 게 이상한 일인가요?] 문을 뒤로 닫으며 추파를 보내고

위태무; [물론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난감할 때

용설약; [설마 헤어져 있는 동안 젊은 년들과 놀아나서 저같이 늙은 계집에게는 회가 동하지 않는다는 건가요?] 눈 흘기며 침대로 가고

위태무; (저 도도한 계집이 자존심을 팽개치고 먼저 날 찾아왔다?) 찡그리며 보는데

용설약; [신첩이라고 왜 여자로서의 욕구가 없겠어요?] 침대에 걸터앉고

용설약; [십 년 넘게 독수공방 시킨 걸로 충분하니 어서 남편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세요.] 다리 하나를 벌려 세우며 유혹하고

위태무; [부인! 나는 사실...] 난감해서 거절하려 하지만. + 용설약; [마음대로 하세요.] 침대에 눕고

용설약; [당신이 날 외면하면 그냥 확 바람을 피워버릴 테니까요.] 할딱이며 가랑이를 벌리며 눕고. 한손으로는 가슴을 한손으로는 사타구니를 만지면서

위태무; (어쩔 수가 없군.) + [알겠소.] 한숨 쉬며 다시 허리띠를 풀고

위태무; [부인이 원하는 대로 해드리겠소.] 옷을 벗으며 침대로 간다

용설약; [당연히 그러셔야지요.] 팔 벌려 위태무를 맞고

그런 용설약을 올라타는 위태무. 바지만 벗은 채

용설약; (지금까지 숨겨둔 아들놈의 안위를 확인하러 가겠다?) 자기 몸에 올라타 애무하는 위태무를 끌어안고 표독하게 웃고

용설약; (그렇게 하도록 놔두진 않겠다!) + [하악!] 고개 젖히며 자지러지고

용설약을 올라타고 몸을 움직이는 위태무

용설약; (당신은 이승에서는 두 번 다시 아들 놈과 만나지 못할 것이다 위태무!) + [상... 상공! 좋아요! 아흑!] 자기 몸 위에서 움직이는 위태무를 끌어안고 과장되게 교성 지르고 몸부림치는 용설약

 

#333>

금정신니가 머무는 암자. 아침. 비구니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고

진상파가 치료 받은 객사. 앞쪽에는 황건신장이 팔짱 낀 채 서서 경비를 서고 있고.

근처를 지나던 비구니들이 황건신장을 훔쳐보며 얼굴 발개지고.

황건신장; (비구니도량이다 보니 영 불편하구만.) 쓴웃음

황건신장; (맹주님이 빨리 쾌차하셔야 거처를 옮기실 수 있을 텐데...) 생각하다가

옆을 돌아보는 황건신장

약탕기를 얹은 쟁반을 들고 객사로 오는 신소심. 우울한 표정

황건신장; [어서 와라 사매.]

신소심; [수고가 많으세요 사형.] 다가오면서 억지로 웃으며 고개 숙이고

황건신장; [들어가 봐라. 밤새 못 주무신 것같다.] 객사 입구를 턱으로 가리키고

신소심; [예...] 황건신장을 지나고

신소심; (맹주님과 초공자님은 내게 뭔가 숨기는 게 있어.) 입술 깨물며 객사 입구로 가고.

신소심; (날 인질로 잡은 벽세황이 비겁한 암수를 썼다고는 하지만 맹주님이 그렇게 간단히 당하셨다는 게 이해가 안돼.)

신소심; (맹주님이 치명상을 입으신 데에는 내가 모르는 어떤 내막이 있는 게 분명해.) 문 앞에 이르고

신소심; (그 내막이 무언지 어떻게든 알아내야만 해.) + [소심이에요 맹주님.] 한손으로 문고리를 잡고

신소심; [진노야께서 탕제를 올리라고 하셔서 가져왔어요.] 삐걱!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며 말하고. 직후

[!] 눈 부릅뜨는 신소심

밖에서 흠칫! 돌아보는 황건신장

방안의 광경. 방 끝에 놓인 침대에 진상파가 쿠션을 등에 고이고 일어나 앉아있다. 그 자세로 앞을 보고 있는데.

스윽! 슥! 붓이 하나 진상파가 보는 벽에 직각으로 떠서 움직이고 있다. 방안으로 들어선 신소심의 오른쪽 벽에 수많은 글이 적혀있다. 달필은 아니고 글씨 크기가 제각각이고 또 선이 바르지 않고 삐뚤삐뚤하다

신소심; (맙... 맙소사!) 놀라 비틀하고

황건신장; <무슨 일이냐 사매?> 전음으로 물으며 안을 들여다 보고. 그러다가

[!] 황건신장 역시 놀라고

지긋이 붓을 보는 진상파.

스윽! 슥! 그에 따라 붓이 움직여져 벽에 글을 적고 있고

<붓... 붓이 저절로 움직여서 벽에 글을 적고 있다!> 놀라는 신소심과 황건신장

슥! 붓에 먹물이 말라서 글이 흐리고. 그러자

고개 조금 움직이는 진상파

스윽! 탁자로 날아가는 붓. 탁자 위에는 벼루가 있고 벼루에는 먹물이 고여있다

철퍽! 저절로 먹물을 묻히는 붓

다시 벽을 보는 진상파. 그러자

스윽! 벽으로 날아가는 붓

스윽! 슥! 다시 벽에 글을 쓰는 붓

신소심; (단... 단전이 훼손되어서 내공을 쓸 수 없으신 데도 붓을 움직이고 계셔! 그렇다는 건...) 흥분 감격. 눈물이 눈에 어리고

<심검(心劍)!> <마음으로 검을 쓸 수 있는 진정한 심검의 경지에 이르셨구나!> 정신 집중하여 벽을 보고 있는 진상파의 모습 배경으로 신소심의 감격

[아미타불!] 황건신장도 감격해서 합장하고

<이(理;본질)가 있음으로 기(氣;현상)가 존재한다.> 사자천존이 한 말을 떠올리는 진상파

 

<달리 이르자면 마음(心)이 있은 후에야 몸(身)이 있는 바이니 심검의 이치도 바로 이와 같다.> 작은 바위에 앉아서 말하는 사자천존의 주변으로 크고 작은 돌들이 위성처럼 떠돌고 있다. 사자천존의 앞쪽에는 열 살쯤 된 진상파가 목검을 무릎에 얹은 채 무릎을 꿇은 자세로 듣고 있다.

 

진상파; (사부님과 고독모모께서는 내가 내공에 지나치게 의지하는 것을 늘 경계하셨었다.) 저절로 움직이는 붓을 보며 생각하고

진상파; (물론 머리로는 그분들의 가르침을 이해하고 있었지만... 상승(上乘)의 경지에 이르는 가장 편한 수단인 내공을 포기할 수 없었다.)

진상파; (그러다가 어쩔 수 없이 내공을 쓸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진상파; (전화위복! 마음으로 검을 부릴 수 있는 이치를 체득하게 되었다.)

진상파; (물론 아직은 어설프고 조악한 재주다.) 벽에 쓰여진 제멋대로인 글씨들을 보고

진상파; (하지만 언젠가는 내 마음이 원하는 대로 사물을 부릴 수 있는 경지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진상파; (내게 진 빚을 반드시 갚아야하게 될 것이다.) 벽세황을 떠올리는 진상파

 

#334>

오싹! 술잔을 든 채 갑자기 소름이 돋는 표정이 되는 벽세황. 장소는 객잔

신도풍; [왜 그러십니까 삼공자님?] 벽세황과 마주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던 교활한 인상의 청년이 흠칫! 하며 묻고. 한 두 번 나올 조연으로 이름은 무면사랑 신도풍. 악질인 색마. 경신술과 변장술이 뛰어나다. <마면기정 자료집 제24페이지>에 나오는 신도풍 캐릭터. 벽세황과 신도풍은 객잔의 구석진 자리에 앉아서 술을 마시던 중이다.

벽세황; [아... 아무 것도 아니오.] 억지로 웃으며 고개 젓고. 술잔을 내려놓으면서

벽세황; (갑자기 등골이 서늘해지는 한기가 느껴졌었다. 누가 내게 저주를 걸기라도 한 듯이...) 침 꿀꺽! 삼키며 주변을 곁눈질하고

벽세황; (며칠 전부터 어떤 놈의 시선이 끊임없이 느껴졌었는데... 그것과 관련이 있는 것인가?) 주변을 곁눈질하고. 객잔 안에는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다.

벽세황; (날 노린다면 무림맹과 관련이 있는 인간일 텐데...) + [!] 생각하다가 눈 번뜩이고

조금 떨어진 자리에 어떤 사내가 등을 보인 채 혼자 국수를 먹고 있다.

벽세황; (저놈...) 눈 번뜩이고.

벽세황; (뒷모습이지만 눈에 익다. 분명 전에 한번 본 적이 있는 놈이다.) 벌떡 일어나고. 마주 앉아있던 신도풍이 흠칫! 할 때

벽세황; (세상에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난 한번 본 건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등을 보인 채 국수를 먹는 사내에게 다가가며 눈 번뜩

벽세황; (어디였는지 모르지만 이놈은 확실하게 나와 마주 친 적이 있다.) 콱! 생각하며 사내의 뒷덜미 옷을 강하게 틀어잡는다. 그러자

사내; [컥!] 뒷덜미가 잡혀 옷이 목을 조이면서 사래가 들리는 사내. 눈을 치뜨고 먹던 국수를 토한다. 광대뼈가 툭 튀어나오고 눈꼬리가 쳐진 청년이다. 주변 사람들 놀라서 돌아보고

벽세황; [네놈 무슨 일로 내 뒤를 밟는 것이냐?] 사내의 뒷덜미를 움켜잡아 쳐들며 노려보고. 옆에 선 자세로. 사내는 뒷덜미가 잡혀 위로 끌어올려지는 바람에 반쯤 몸을 일으킨 자세가 되어 벽세황을 돌아보고

사내; [무... 무슨 소리요? 내가 당신 뒤를 밟다니...] 컥컥 대며 겁에 질린 표정으로 벽세황을 곁눈질하고

벽세황; (이놈...) 사내의 뒷덜미를 틀어쥐어 쳐든 채 찡그리고

사내; [난... 난 그냥 출출해서 배를 채우러 이 객잔에 들른 손님일 뿐이란 말이오.] 겁에 질려 울상 짓고

벽세황; (처음 보는 얼굴인 데다가 내공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입에 국수를 문 채 겁에 질려 올려다보는 사내를 내려다보고

벽세황; (그렇다는 건 무림인이 아니라는 건데...) + [실례했소!] 툭! 생각하며 사내의 뒷덜미를 놔주고

사내; [아이쿠!] 털썩! 다시 의자에 주저앉고

벽세황; [내가 사람을 잘못 본 것같소.] [사과하리다.] 포권하고

사내; [자... 자다가 봉창을 두드려도 유분수지...] [내가 별 볼일 없는 인생처럼 보여서 무시하는 거요 뭐요?] 옷에 묻은 국수를 떼어내며 노려보고

벽세황; [기분 푸시오. 다른 사람으로 오해를 한 것뿐이외다.] 말하며 손을 품속에 넣고

사내; [당신이라면 이런 봉변을 당하고도 기분이...] + [헉!] 말하다가 눈 치뜨고.

딱! 사내가 내려다보는 탁자에 벽세황이 은자를 한 덩이 내려놓고 있다.

벽세황; [스무 냥짜리 은자요. 이 정도면 기분을 푸는데 제법 도움이 될 것같은데...] 은자를 손으로 누른 채 지긋이 보고

사내;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소인, 벌써 기분 다 풀렸습니다요.] 비굴하게 웃으며 굽신 굽신거리고

벽세황; [그렇다니 다행이오.] 슥! 은자에서 손을 떼고

벽세황; [식사 맛있게 하고 가시오.] 자기 자리쪽으로 돌아서고

사내; [고... 고맙습니다 대인! 고맙습니다요.] 일어나며 은자를 집으면서 굽신굽신. 이어

사내; [어째 지난밤 꿈자리가 좋더니만...] 희희낙락하며 두 손으로 은자를 들고 입구쪽으로 서둘러 가고

[저치 횡재했구만.] [그러게나 말일세. 멱살 한번 잡히고 최고급 기루에 가서 하룻밤 질탕하게 놀고도 남을 거금을 벌었으니...] 주변 사람들 부러워하는 걸 배경으로 객잔 입구 달리듯 가는 사내의 뒷모습

그 사이에 벽세황은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 앉고 있고

신도풍; [착각을 하신 듯합니다만...] 눈치 보며 말하고

벽세황; [나답지 않은 실수를 했소.] 쓴웃음 지으며 술잔을 잡고

벽세황; [전에 금릉에서인가 한번 본 적이 있는 자같았는데...] 금릉의 술집에서 신행태보와 만날 때 청풍이 등을 보인 채 국수를 먹던 장면 떠올리고 #108>의 장면이다.

벽세황; [요즘 신경 쓰이는 일이 있어서 예민해졌던 모양이오.]

신도풍; [속하가 보기에도 무공을 지니지 않은 무지렁이 같았습니다.] 객잔 밖으로 사라지는 청풍의 뒷모습 보며 웃고

벽세황; [내가 일전에 지시했던 물건은 준비해왔소?]

신도풍; [물론입니다.] 주변 눈치 살피면서 속삭이고. 손을 품속에 넣고

신도풍; [이걸 쓰면 그자의 마누라라 해도 감쪽같이 속아 넘어갈 것입니다.] 슥! 품속에서 얇은 상자를 하나 꺼내고

벽세황; [수고했소.] 신도풍이 두 손으로 내미는 얇은 상자를 한손으로 받고

신도풍; [그런 말씀 마십시오.] [삼공자님께 도움이 될 수만 있다면 이보다 더한 일도 할 준비가 되어 있습지요.] 굽신거리며 아부하고

벽세황; [그러시다니 앞으로도 종종 신(申)형의 도움을 받도록 하겠소.] 딸칵! 말하며 상자 뚜껑을 조금 열고.

쿵! 얇은 상자 안에 들어있는 물건 크로즈 업. 바로 벽세준의 얼굴을 본뜬 가면이다. 벽세준은 <마면기정 자료집 제22페이지>에 나오는 <공야준> 캐릭터

 

#335>

객잔에서 신이 나서 나오는 사내. 벽세황에게서 은자를 받은 그 사내. 두 손에 은자를 들고 있고

사내; [운수대통한 날이로구만. 거금 이십 냥이 공짜로 생기고...] 희희낙락하며 객잔을 나서고

사내; [이 돈으로 뭐할까?] 두리번

사내; [꽁돈 생겼으니 제대로 목구멍의 때를 벗겨 봐야겠다.] 건너편의 또 다른 객잔으로 간다.

[어서 옵쇼!] 객잔의 점원이 사내를 맞이하고. 이 객잔도 북적이는데

사내; [화(化)대인이 기다리고 있을 텐데...] 벽세황이 준 은자를 점원에게 주며 말하고

점원; [화... 화대인 손님이셨군요.] 두 손으로 은자 받으며 입이 귀에 걸리고

점원; [이리... 이리로 오십쇼. 화대인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사내를 안내하고

한쪽에 설치 된 계단으로 사내를 안내해서 가는 점원

점원; [이층으로 올라가셔서 첫 번째 방입니다요.] 한손으로 계단 위를 가리키는 점원

사내; [수고했네.] 계단을 올라가고.

사내; [조용하게 있고 싶으니 부를 때까지 방해하지 말게나.] 계단을 올라가며 말하고

점원; [분부대로 합죠!] 두 손에 든 은자 보며 희희낙락 건성으로 대답하고

턱! 곧 이층에 올라서는 사내. 계단 위에는 복도가 있는데 복도 좌우로 룸이 죽 늘어서 있다. 헌데

독각철개; [어서 오십시오 공자!] 덜컥! 계단 올라서자마자 보이는 문이 열리며 독각철개가 내다본다. 옷을 도박장에서처럼 깔끔하게 입고 있다.

사내; [오래 기다리셨소이다.] 독각철개가 열어주는 문으로 들어가며 두 손으로 자기 얼굴 만지면서 말하고. 문 안쪽에는 간단한 주안상이 차려진 탁자가 있다. 종이와 지필묵도 준비되어 있고. 문 맞은편은 창문이라 거리가 내려다보인다.

독각철개; [아닙니다. 혼자 분위기 잡으며 한잔 하고 있었습지요.] 문을 닫으며 말하고. 사내는 두 손으로 얼굴 만지며 의자에 앉고 있고

사내; [내공을 없는 것처럼 위장하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은 반면...] [얼굴을 다른 사람인 듯 바꾸는 건 아직 적응이 잘 안됩니다.] 얼굴 주무르며 말하고

독각철개; [얼굴이 바뀌면서 근육과 신경이 자극을 받으니 아무래도 불편하겠지요.] 마주 앉으면서 말하고. 그때

사내; [이제야 좀 살 것 같군.] 손을 내리고. 그러자

쿵! 청풍의 얼굴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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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9>

건물 밖의 정원

술렁! 건물을 에워싼 높은 담벼락의 일부가 흔들거리더니

스륵! 모자를 벗어 얼굴을 드러내는 청풍. 이하 얼굴 외 몸은 윤곽으로만 보인다.

[소... 소저! 허억! 소저의 기교는 정말... 끄윽!] 청풍이 보는 건물에서 들리는 야한 신음소리

청풍; (하여간 여러모로 기승스럽고 격렬한 성격의 계집이로군.) 뇌화영이 머리 숙인 채 무언가를 빠는 모습 떠올리며 쓴웃음

청풍; (벽세황으로 완벽하게 위장하려면 세세한 버릇과 습관까지 관찰해둘 필요가 있어서 찾아온 것인데...) 쓴웃음

[허억! 소저... 더는... 끄윽!] 건물을 배경으로 들리는 야한 신음소리

청풍; (뇌화영이란 계집 때문에 난감한 장면까지 보고 듣게 되었다.) 쓴웃음

청풍; (이렇게 된 거 벽세황의 여자에 대한 취향과 재주까지 알아두어야...) + [!] 생각하다가 돌연 눈 번뜩이고

자박! 자박!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가 청풍의 귀에 들리고

청풍; (누가 또 벽세황을 찾아왔군!) 스륵! 모자를 뒤집어쓰고

<가볍게 종종대는 발자국 소리로 미루어 보건데 여자다.> 스으! 청풍의 모습이 사라지고. 그 직후

월동문을 통해 정원으로 들어오는 여자. 바로 동숙빈인데 작은 쟁반에 약탕기를 얹은 채 육감적인 걸음걸이로 들어온다. 몸에 걸친 옷도 아주 야하고

청풍; (저 여자...) 눈만 드러난 채 눈 번득. 몸의 다른 부위는 윤곽선으로만 보이고

<화려한 차림새 하며... 뇌정치의 첩인 동숙빈이라는 여자겠구나.> 기대에 찬 표정으로 건물로 다가오는 동숙빈의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동숙빈은 주변을 할끔거리며 살피고 있다.

이어 개방 양주지부장 구육취개가 하던 말 떠올리는 청풍.

 

구육취개; [이 거지가 듣기로 동숙빈은 신장궁의 안주인인 화룡부인 뇌옥경을 빼닮았다고 하네.]

구육취개; [뇌정치는 거금을 들여서 뇌옥경을 닮은 여자를 찾아내 첩으로 삼은 걸세.] 의미심장하게 웃는 구육취개

회상 끝

 

청풍; (천한 여자의 몸에서 난 탓에 뇌정치는 벽력당의 식솔들로부터 온갖 구박과 멸시를 받으며 자랐다고 한다.) 동숙빈이 벽세황이 머무는 건물로 다가가는 걸 보며 생각하고. 물론 유령익으로 몸을 가려서 몸의 윤곽선만 드러난 채.

 

<그러다가 낳아준 어미가 목을 매어 죽는 일이 벌어졌었는데... 그 원인이 당주의 부인으로부터 당한 모진 구박 때문이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의 뇌정치가 어둑한 건물 안에서 뇌정치가 주저앉아 울고 있고. 그 앞 쪽 허공에 어떤 여자의 하체가 대롱거리고 있다. 목을 매고 죽은 여자의 아랫도리다. 건물 밖에서 사람들이 놀라 비명 지르고 있고

 

청풍; (당시 당주의 부인이 화룡부인 뇌옥경의 생모다.) (즉 뇌정치에게 뇌옥경은 원수의 딸년인 셈이다.) 동숙빈의 뒷모습 보며

청풍; (그래서 뇌정치는 복수심으로 뇌옥경을 닮은 여자를 구해 첩으로 삼았을 것이다.) 동숙빈이 건물로 다가가는 걸 보며 생각하고.

 

<천출(賤出)이라는 열등감과 자살한 어머니에 대한 복수심에서 뇌옥경을 빼닮은 동숙빈을 잔인하게 유린하는 것으로 해소해왔겠지.> 알몸의 동숙빈을 침대에 큰 대자로 묶어놓고 괴롭히는 알몸의 뇌정치를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알고 보면 불쌍한 여인인데...) (무슨 용무로 벽세황이 머물고 있는 곳을 찾아온 걸까?) 동숙빈이 건물로 다가가는 걸 보며 생각할 때

멈칫! 건물로 다가서던 동숙빈의 걸음이 멈춰지고

청풍; (이제야 알아차렸군.) 쓴웃음

[허억! 소... 소저! 소저는 정말... 기가 막힌... 허억!] 건물 안에서 들리는 벽세황의 신음 소리

부르르! 쟁반을 든 동숙빈의 두 손이 경련을 일으키고.

이를 악물며 건물을 노려보는 동숙빈

청풍; (어라...) 놀라고

<벽세황과 뇌화영이 흘레붙는 소리를 듣고 민망해하는 대신 분노한다?> 분노에 치를 떠는 동숙빈의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그렇게 된 거였군.) 깨닫고

<벽세황은 뇌화영과 깊은 관계이면서 뇌정치의 첩인 저 여자와도 야합(野合)을 해왔을 것이다. 그래서 놀라기 보다는 질투를 하는 것일 테고...> 분노에 치를 떨며 홱 돌아서는 동숙빈의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써먹을 데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벽세황의 은밀한 비밀을 한 가지 더 알게 되었구나.) 동숙빈이 월동문으로 나가는 것을 보며 눈 번뜩이고. 그때

춘앵; [마... 마님!] 월동문을 나서는 동숙빈의 앞쪽에서 동숙빈의 몸종 춘앵이 다급히 달려오고 있다

춘앵; [용서하세요. 아가씨가 돌아온 걸 제가 그만 조금 늦게 알았어요.] 눈치 보며 멈춰 설 때

와장창! 이를 악물며 쟁반을 바닥에 내던지는 동숙빈. 쟁반과 그 위에 얹혀져 있던 약그릇이 나뒹굴고

춘앵; [흐윽...] 겁에 질려 뒷걸음질 칠 때

동숙빈; [망할 년!] [어디 두고 보자!] [마지막에 어떤 년 눈에서 피눈물이 날지!] 거칠게 하녀 춘앵 옆을 지나가며 이를 갈고. 춘앵은 겁에 질려 옆으로 물러서고

동숙빈; (아비란 인간은 온갖 변태질로 날 괴롭혀 왔는데 이제는 딸년까지 내 속을 뒤집어놔?) 이를 바득 바득 갈면서 걸어가고

동숙빈; (각오해둬라. 네년이 벽공자와 잘 되는 일은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없을 테니...) 이를 갈며 걸어가는 동숙빈. 오가던 하녀와 하인들 겁에 질려 피하고

 

#330>

위태무의 비밀 거점. 역시 밤

용설약; [동복쌍로가 꼽추새끼를 구해갔다?] 바득! 분노하며 이를 가는 용설약. 장소는 비밀거점 내의 용설약의 거처다. 의자에 앉아 주먹을 쥔 손을 탁자에 올려놓고. 그 앞에 고당주가 한 쪽 무릎 꿇은 채 보고 중이다..

고당주; [뿐만 아니라 그 늙은이들은 타노를 데리고 혈교성역쪽으로 가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겁에 질려 눈치 보면서 보고하고

용설약; [죽일 늙은이들...] [천법사들에게 고자질을 해서 날 엿먹일 작정이구나.] 분노하여 치를 떨며

고당주; [지법사와 인법사들을 비롯하여 동원가능한 모든 인원에게 동복쌍로를 추적, 감시하라는 지시는 내려놓았습니다만...] 눈치 보고

용설약; [감시는 무슨!] 쾅! 주먹으로 탁자를 내려치고. 박살나는 탁자. 기겁하는 고당주

용설약; [늙은이들을 비롯하여 꼽추새끼와 접촉한 인간은 남김없이 척살해버려라!] 퍼석! 부서지고 가루가 되어 바닥에 흩어지는 탁자를 배경으로 마녀같은 형상으로 화를 내는 용설약

고당주; [존... 존명!] 포권하고. 이어

다급히 입구로 달려가는 고당주. 문이 열린 입구에는 두 명의 여자가 서있다. 이 여자들은 <아랑힐월>에 나온 화룡신모와 빙하여제다. 이 작품에서는 이름이 좀 바뀌어서 열화신녀와 빙백마녀다. 이하는 아랑힐월 #372>에 나온 두 여자에 대한 설명

 

열화신녀; 온몸을 하얀 천으로 완전히 감싸고 있다. 하얀 색 옷과 하얀 색 복면을 썼고 손에는 흰색의 장갑을 끼었다. 이 여자가 걸친 천들은 빙잠사라 열기를 막는 역할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의 온몸에서 열기가 번져 나오고 있다. 키는 크지 않지만 아주 풍만한 체형이고 젖가슴도 크다. 몸에서 유일하게 드러나 보이는 복면에 난 구멍으로 보이는 두 눈에서는 뜨거운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빙백마녀; 온몸을 붉은 옷과 붉은 복면으로 가리고 있다. 역시 손에도 붉은 색 장갑을 끼고 있다. 이 여자의 몸을 가린 붉은 천은 화룡포라는 것으로 냉기를 막아주는 보물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의 몸에서는 지독한 한기가 흘러넘쳐서 옷 여기저기 얼음이 얼어있고 바닥도 성애로 깔려있다. 키가 크고 날씬하며 젖가슴도 거의 없다. 복면에 난 구멍으로 보이는 눈에서는 새하얀 냉기가 흘러나온다.

 

고당주; (빙화이신녀(氷火二神女)...) 비켜서는 열화신녀와 빙백마녀 사이를 급히 지나가며 겁에 질리는 고당주

고당주; (주모께서는 혈교의 수호신인 저 마물(魔物)들까지 데리고 오셨구나.) 화르르! 스스스! 문밖 복도로 나가며 곁눈질하는 고당주의 몸이 한쪽은 서리가 얼고 한쪽은 달아올라 옷이 바랜다. 머리카락은 오그라들고

고당주; (불사신에 가까운 빙화이신녀를 부리는 주모님에게 대적할 수 있는 인간은 없다.) 몸에 묻은 성애를 털어내며

고당주; (결국 모든 일은 주모님 뜻대로 될 터!) (주군에게는 안되었지만 주모님 편에 설 수 밖에 없다.) 복도 저편으로 달려가며 생각하고

 

다시 실내

용설약; [위문천! 위문천!] [내가 젊었을 때는 네놈의 천한 어미가 속을 긁더니 이제는 자식새끼인 네놈이 심복의 우환이 되는구나.]

용설약; [반드시...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네놈을 네놈 어미 곁으로 보내주마!] [내 아들 진천이를 위해서라도...] 결심하는 독기 서린 표정 크로즈 업

 

#331>

<-신장궁 양주지점> 이제는 아주 깊은 밤. 양주 시내 뿐 아니라 신장궁의 거의 모든 건물에도 불이 꺼져 있고

벽세황과 뇌화영이 동침한 건물. 역시 불이 꺼져 있고

실내. 침대에 함께 누워있는 벽세황과 뇌화영. 둘 다 알몸이고 얇은 이불로 가슴 아래를 가렸다. 여전히 왼손을 붕대로 감고 있는 벽세황은 바로 누워있고 뇌화영이 그런 벽세황의 품에 안겨 잠든 모습. 뇌화영은 만족한 표정.

눈을 뜨는 벽세황

곁눈질로 뇌화영을 보는 벽세황

[으음...] 행복한 표정으로 옹알거리며 벽세황의 품으로 파고 드는 뇌화영

벽세황; (지겨운 계집, 만나기만 하면 땡볕에 녹은 엿처럼 달라붙기나 하고...) 곁눈질로 뇌화영을 흘겨보고

벽세황; (네년 아비에게 진 빚이 있어 어쩔 수 없이 참는다만...) 슥! 뇌화영을 밀치며 조심스럽게 일어나고

벽세황; (내가 신장궁을 장악하기만 하면 네년과는 얼굴 볼 일이 없을 것이다.) 뇌화영과 떨어지며 일어나고

뇌화영; [으응...] 그 바람에 바로 뉘어지며 깨어나려고 하자

벽세황; (귀찮게 굴지 말고 더 자라.) 파팟! 뇌화영의 가슴 부분을 손가락으로 빠르게 찍고.

[하악!] 퍼득! 혈도가 찔려지며 경련하는 뇌화영

털썩! 널부러져서 잠이 드는 뇌화영

벽세황; (수혈을 짚었으니 날 밝을 때까지 세상모르고 자겠지.) 침대에서 내려서며 그런 뇌화영을 보고

벽세황; (내일 떠나야 하는데 그 여자를 품어보지 않고 갈 수는 없는 일이다.) 옷을 걸치며 히죽 웃고. 동숙빈을 떠올린다

 

#332>

건물을 밖에서 본 모습

문을 열고 나오는 벽세황. 옷을 대충 입었다.

탁! 문을 닫는 벽세황.

벽세황; (서둘러야겠군. 내가 도착했을 때부터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테니...) 히죽 웃으며 건물을 떠나고. 그러다가

오싹! 소름이 돋아 눈을 치뜨는 벽세황

홱! 시선을 담벼락쪽으로 돌리는 벽세황. 하지만

정원과 담벼락에는 아무도 없고

벽세황; (아무도 없다.) 찡그리고

벽세황; (분명 누군가의 시선 같은 것이 느껴졌었는데...) 정원을 살피며 걸어간다

벽세황; (뇌가년에게 둘러댔던 대로 신경과민인가?) 갸웃하며 월동문으로 간다.

월동문을 나가는 벽세황. 직후

술렁! 담벼락에서 사람 형상으로 파문이 일고

청풍; (지난번에는 내가 좀 이익을 보긴 했지만 역시 만만하게 볼 인간은 아니다.) 스윽! 청풍의 눈이 나타나며 생각하고. 눈 부위 외의 다른 부분은 윤곽선으로 묘사하고

청풍; (유령익이 아니었으면 종적이 들통 날 수도 있었다.) 스윽! 몸의 윤곽이 움직여 월동문쪽으로 형하고

<내공은 나와 큰 차이가 없고 알고 있는 무공 역시 만만치가 않다.> 월동문을 빠져나와 다른 건물로 가는 벽세황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그 건물도 주변에 정원이 잘 가꿔져 있는데 깊은 밤이라 인적은 없다

청풍; (감각도 상당히 예민해서 기습을 한다 해도 성공한다는 확신을 할 수 없다.) 월동문 안쪽에서 벽세황을 보는 청풍. 몸은 윤곽이고 눈만 드러나 있다. 벽세황은 다른 건물 입구로 다가가고 있고

청풍; (알아낼 거 다 알아낸 후 제거하려면 나 역시 목숨을 걸어야겠구나.) 생각할 때

덜컹! 주변 살피며 건물의 문을 여는 벽세황 그러자

[왜 이렇게 늦었어?] 열린 문 안쪽에서 들리는 음성

동숙빈; [나 애 타 죽는 꼴 볼 생각인 거야?] 어둑한 실내. 침대에 거의 알몸인 채 야한 자세로 옆으로 누워 문쪽을 보고 있는 동숙빈

청풍; (역시...) 월동문을 나와 건물쪽으로 다가가고. 벽세황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고.

벽세황; [죄송합니다 형수님!] 덜컥! 방안으로 들어가며 문을 닫고

벽세황; [뇌가년이 녹은 엿가락처럼 달라붙어 놔주지를 않았지 뭡니까?] 옷을 벗으며 침대로 다가가고

청풍; (형수?) 건물로 다가가며 눈 번뜩이고

동숙빈; [하여간 각오해! 날 기다리게 한 대가를 톡톡히 치루도록 해줄 테니까.] 슥! 바로 누우며 가랑이를 벌린다

벽세황; [기꺼이 벌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형수님!] 스윽! 그런 그년의 몸 위로 올라가며 음험하게 웃고. 가랑이를 벌리며 벽세황을 끌어안으려는 동숙빈

[하악! 도련님! 죽... 죽여줘요!] [허억! 형... 형수님!] 건물에서 흘러나오는 야한 소리들. 그걸 근처에서 들으며 쓰고 있던 모자를 벗는 청풍

청풍; (이제 보니 벽가놈은...) 혐오의 표정으로 건물을 보고

청풍; (화룡부인 뇌옥경을 빼닮은 동숙빈에게 형수 역할을 시키면서 왜곡된 욕정을 해소해왔구나.) 노려보고

청풍; (신장궁 같은 명문에서 어떻게 저런 패륜아가 나왔는지 모르겠다.) 한숨. 그러다가

[!] 스윽! 무언가를 느끼며 다시 모자를 쓰는 청풍. 직후

스윽! 다른 월동문을 통해서 건물로 다가오는 인물의 실루엣

청풍; (저자는...) 눈만 드러낸 채 흠칫!

<신장궁 양주지점장 뇌정치!> 건물로 다가오는 인물 크로즈 업. 바로 뇌정치다

청풍; (벽세황도 동숙빈도 큰일 났구나. 야합의 현장을 들켜버렸으니...) 쓴웃음 지으며 볼 때

멈칫! 건물 앞에서 멈춰서는 뇌정치

[아흑! 도련님! 도련님... 어쩌면 이렇게... 하악!] [형... 형수! 어... 어떻습니까? 형님과 비교해서...] [하악! 도... 도련님이 더 크고 강해요. 아흑!] 야한 신음소리가 건물에서 흘러나오고

청풍; (당연히 분노할 테지. 자기 첩이 사실상의 사위와 붙어먹고 있는 걸 알았으니...) 생각할 때.

슥! 돌아서며 하늘을 보는 뇌정치

[!] 의외의 반응에 놀라 눈 치뜨는 청풍.

뇌정치의 입가에 스치는 미소

청풍; (맙소사!) 깨닫고

뇌정치; [달이 밝군.] 중얼거리며 다시 왔던 길로 간다. 만족한 표정으로

청풍; (첩이 사위와 야합하는 걸 알고도 화를 내기는커녕 만족한 표정이라는 건...) 깨닫고 눈 번뜩

<뇌정치는 단순히 뇌옥경을 능멸하기 위해 동숙빈을 첩으로 들인 게 아니었다.> 건물 등지고 뒷짐 진 채 걸어가는 뇌정치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저자는 벽세황이 자기 형수에게 왜곡된 욕정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뇌옥경을 닮은 계집을 찾아냈을 것이다.)

청풍; (그 계집을 이용해서 벽세황에게 빠져나가기 어려운 올가미를 씌울 목적으로...)

청풍; (뇌정치! 어쩌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음험하고 야심이 큰 인간일지도 모르겠구나.) 멀어지는 뇌정치를 보며 생각하는 청풍.

 

#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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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

역시 저녁 무렵. 타노와 정정이 머무는 집에서 좀 떨어진 강가. 사당이 하나 있고. 사당 앞에는 칼을 든 정정이 보초를 서고 있다.

[!] [!] 경악하는 동복쌍로.

[뭐... 뭐라고?] [소가주... 위진천이 가주의 소생이 아니다?] 충격을 받는 동복쌍로. 두 사람 앞에는 제사 지내는 탁자가 놓여있고 그 위에 천으로 상처를 감싼 타노가 누워있다.

타노; [주모가... 뒷탈이 생길 걸 뻔히 알면서도 저를 죽이려 하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힘들게 겨우 말을 잇고

[하긴...] [네가 한 말이 사실이라면 주모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네 입을 막으려 들겠지.] 충격 받고 신음하는 동복쌍로

타노; [진천이 놈이... 아버지의 씨가 아니라는 사실은... 저도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헉헉

타노; [하지만 그 직후 주모에게 들켜서 이 지경이 되었던 것입니다.] 처연하게 웃고

동복쌍로; [누구...] [소가주... 아니 위진천의 진짜 아비는 누구냐?] 분노하고 경악하며 묻고

타노; [저희 집안 사내들 중 유독 주모와 친밀하게 어울리는 자가 누구겠습니까?] 냉소하고. 그러자

[맙... 맙소사!] [그자... 가주의 조카인 그자가 위진천의 진짜 아비라는...] 누군가를 떠올리며 경악. 위극겸이지만 아직은 실루엣으로만 보여주고

타노; [주모가 직접 시인한 사실이니 의심의 여지는 없습니다.]

동복쌍로; [가증스러운...] [어떻게 다른 사내도 아니고 남편의 조카와 붙어먹을 수가...] 충격과 분노로 이를 부득 갈고

타노; [결코 세상에 알려져서는 안되는 수치스러운 비밀을 들켰으니 주모는 반드시 저를 죽이려 들 것입니다.] 한숨 쉬고

동복쌍로; [그럼 여기서 이러고 있을 시간 없다.] [곧 주모가 보낸 놈들이 다시 몰려올 것이다.] 타노를 부축해서 일으키고

타노; [저와 접촉한 이상 두 분 장로님도 위험해지셨습니다.] [저는 여기 놔두고 두 분은 정정이와 함께 피하십시오.]

동복쌍로; [말도 안되는 소리 하덜 말아라.] [주군의 유일한 핏줄인 널 어떻게 죽도록 놔둔단 말이냐?] 타노를 부축해서 제단에서 내려서게 하고

동복쌍로; [어떻게든 주군을 만나야만 한다. 그럼 주모도 널 해치지 못할 테니...] [힘들더라도 그때까지만 참아라.] 타노를 양쪽에서 부축해서 사당 입구로 가고

타노; [주군...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고개 젓고

동복쌍로; [그건 또 무슨 소리냐?] [지금 상황에서 널 지켜줄 수 있는 분은 주군 밖에 없다는 걸 모르느냐?] 타노를 데리고 사당에서 나서며 묻고. 사당 밖에서 경계를 서던 정정이 돌아보고

타노; [주모도... 제가 아버지를 만나려고 시도할 것을 충분히 예상하고 있지 않겠습니까?]

동복쌍로; [그걸 생각 못했군.] [주모는 네가 주군과 만나는 걸 어떻게든 막으려 들겠지.] 깨닫고 신음하는 두 노인

타노; [지금 상황에서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것은 죽을 곳을 찾아가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일입니다.] 한숨 쉬고

동복쌍로; [네 말을 듣고 보니 난감하기 이를 없구나.] [주군을 만나서 주모 모자의 비밀을 폭로하기 전에는 이 난국을 타개할 방법이 없는데...] 당혹

타노; [주모는 혈왕조사의 직계인지라 혈왕세가 내의 권세가 아버지를 능가합니다.] [다른 놈들은 물론이고 지법사와 인법사들까지 주모의 명령에 따른다고 봐야합니다.]

동복쌍로; [아마 그럴 것이다.] [우리 혈왕세가 내에서 혈왕조사의 핏줄들은 절대적인 권위를 지니고 있으니...] 끄덕

타노; [그나마 천법사(天法師)들은 주모의 뜻에 휘둘리지 않는 것으로 압니다만...]

동복쌍로; [문천, 네 말이 맞다.] [천법사들은 혈교(血敎)의 전통을 보전한다는 자부심이 강한 분들이라 혈왕세가 내의 분쟁에는 관여하지 않아왔다.] 흥분하고

동복쌍로; [주군 외에 그나마 널 보호해줄 가능성이 있는 건 천법사들뿐이다.] [빨리 혈교의 성역(聖域)으로 가야겠군.] 타노를 좌우에서 부축하며 걸음을 옮기고. 정정도 주변 경계하며 따라가고

동복쌍로; [정정이 너는 알아서 따라와라!] [너까지 돌봐줄 여유는 없으니 뒤처지지 않으려면 젖 먹던 힘까지 써야할 것이다.] 정정을 돌아보고

정정; [예!] 대답

[가자!] [힘들더라도 참거라!] 휘익! 타노의 양팔을 양쪽에서 잡고 날아오르는 동복쌍로. 정정도 그 뒤를 따라 날아가고

타노; (아직...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용설약!) 눈을 감고 동복쌍로에게 부축되어 날아가며 생각하고. 용설약의 기승스러운 얼굴 떠올리고

<천법사들을 만날 때까지 내 숨이 붙어있다면... 당신의 추악한 면모를 혈교의 모든 교도들이 알게 될 것이다!> 날아가는 동복쌍로와 정정의 모습 배경으로 타노의 생각 나레이션. 헌데

 

관목들 사이에 납작 엎드려 숨어서 그걸 보고 있는 고당주

멀리 날아가는 동복쌍로와 정정의 모습이 작게 보이고

고당주; (다행히 동복쌍로에게 들키지 않고 따라붙긴 했는데...) 슥! 관목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고당주; (동복쌍로가 타노를 데리고 가는 방향이 이상하다.) (당연히 주군이 머물고 있는 비밀거점으로 갈 줄 알았거늘...) 찡그리며 생각하다가

고당주; (설마!) 무언가 깨닫고

고당주; (혈교성역!) (본교의 발원지인 그곳으로 갈 생각인가?) 식은땀

고당주; (혈교성역을 지키고 있는 천법사들은 혈왕의 후손이신 주모의 명령이라도 무리한 것은 따르지 않는다.)

고당주; (서... 서둘러야만 한다!) 팟! 동복쌍로가 간 곳과 다른 방향으로 날아오르고

고당주; (동복쌍로가 타노를 천법사들과 만나게 하면 사태는 수습이 불가능하게 되니...) 휘익! 멀리 날아가는 고당주

 

#326>

<-신장궁 양주지점> 이제는 밤. 어두워지기 시작해서 신장궁 양주지점과 그 주변 건물들에도 불이 환하게 밝혀지고 있다.

후원의 어느 건물. 건물 주변에는 잘 가꿔진 정원이 있고, 주변을 하녀들이 오간다.

동숙빈; [화영이는 아직 소식이 없느냐?] 화장대 앞에 앉아 화장하며 묻는 여자. 30대 중반쯤. 아주 풍만한 몸매에 야한 옷을 입은 여자. 뇌정치의 첩인 동숙빈. 이 여자는 신장궁의 안주인인 화룡부인 뇌옥경을 닮았다. 화룡부인 뇌옥경은 <마면기정 자료집 제22페이지>에 나온 <당옥경> 캐릭터를 사용. 동숙빈은 당옥경을 빼닮았지만 눈꼬리가 좀 처지고 입가에 점이 있어서 헤프고 음탕한 인상을 풍긴다. 뇌정치는 뇌옥경과 닮은 동숙빈을 첩으로 삼고 괴롭혀 왔다.

춘앵; [우리 지점의 노복(奴僕)들이 양주 성내의 모든 도박장을 뒤지고 있는 중이지만...] 뒤에 서서 눈치 보며 말하는 젊은 하녀. 좀 교활한 인상. 이름은 춘앵. 그냥 조연

춘앵; [지점 근처의 도박장에서는 발견되지 않아서 수색 범위를 넓히고 있는 중이라고 하옵니다.] 꼬시다는 표정으로

동숙빈; [하여간 화영이 그년의 도박중독은 알아줘야해.] 배시시 웃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뇌정치의 첩 동숙빈(棟淑嬪)>

동숙빈; [아버지에게 매번 머리채를 잡히면서도 도박을 끊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야.]

춘앵; [아가씨는 오늘도 일어나자마자 지점장님 몰래 빠져나갔는데...] [아마 어디선가 도박을 하고 있을 거예요.]

동숙빈; [그나마 몸을 헤프게 굴리지 않는 걸 다행이라 여겨야 하나?] 화장 하면서 배시시 웃고

춘앵; [지점장님이 아가씨를 혼 내시면서도 강제로 잡아가두지 않는 건 그 때문일 거예요.]

동숙빈; [유감스러운 일이지.]

춘앵; [예?] 의아

동숙빈; [아니다.] [그보다 벽공자는 아직 신행태보와 함께 있느냐?]

춘앵; [벽공자께서 식사를 하셨으니 곧 혼자 쉬시지 않을지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하고

동숙빈; [그렇겠지?] 얼굴 좀 달아오르고

동숙빈; [춘앵(春鶯)이 넌 나가서 혹시 화영이가 돌아오는지 살펴봐라.] [돌아오면 즉시 내게 알리고!] 화장 마무리 하며

춘앵; [예 마님!] 고개 숙이고

돌아서 방을 나가는 춘앵

탁! 문이 닫히고

동숙빈; [벽공자가 거의 일 년 만에 찾아왔는데 환영식을 하지 않을 수가 없지?] 할딱이며 자기 가슴을 만지고

동숙빈; [아무쪼록 화영이년이 어디선가 도박하느라 정신 못 차리길 바랄 뿐이다.] 일어난다.

 

#327>

신장궁 양주지점 입구. 아직 깊은 밤이 아니라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는데. 불은 환하게 밝혀져 있고

입구 주변을 오가던 점원들 흠칫! 하며 거리를 보고

입구쪽으로 나는 듯 달려오는 뇌화영

[아가씨!] [어서 오십시오.] 인사하는 점원들과 무사들. 드나들던 사람들은 급히 피하고

[지점장님께서 오후부터 아가씨를 찾고 계셨는데...] [지금까지 어디 계셨는지요?] 점원들 달려오는 뇌화영에게 묻지만

뇌화영; [벽공자! 벽공자는 어디 계셔?] 가게 안으로 달려 들어오며 묻고

[저녁 드시고 후원의 아가씨 거처에서 쉬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비켜서면서 대답하는 점원들

뇌화영; [고마워!] 외치며 달려 들어간다

[저 말썽쟁이...] [아주 발등에 불이 떨어졌구만.] 안쪽으로 사람들 밀치며 달려 들어가는 뇌화영의 뒷모습 보며 혀를 차는 점원들

[참! 마님의 몸종 춘앵이가 아가씨 귀가하면 알려달라고 했잖은가?] [그걸 깜빡했군.] 점원들 자기들 이마 치고. 그러자

[내가 춘앵이에게 가서 전함세!] 한 놈이 급히 안으로 달려 들어가고

[상수, 저 새끼 춘앵이 얼굴 한번이라도 더 보고 싶어서 연락책을 자원하는군.] [냅둬. 둘이 이미 그렇고 그런 사이니까.] 히죽거리는 다른 점원들

 

#328>

신장궁 양주지점의 후원

동숙빈의 거처와 좀 떨어진 조용한 곳. 담장으로 둘러싸여있고 잘 가꿔진 정원 사이에 화려한 건물이 있다. 뇌화영의 거처고.

벽세황; [부당주는 먼저 총단으로 돌아가시오.] 탁자에 앉아서 편지를 쓰며 말하고. 가시가 돋아났던 왼손은 붕대로 감고 있다. 탁자 위에는 반지도 하나 놓여있다. 벽세황이 있는 방은 화려한 방으로 침대와 탁자, 의자등이 있고. 신행태보는 벽세황의 앞에 공손히 서있다.

신행태보; [부상이 아직 완쾌되지 않으셨는데...] [속하가 함께 머물면서 시중을 들어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벽세황의 눈치 보면서

벽세황; [이깟 상처, 며칠 지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거요.] 붕대로 감은 왼손 보고

벽세황; [하지만 총단을 더 이상 비워뒀다가는 막내가 뭔가 수작을 부릴 경우 속절없이 당할 수도 있소.] 편지를 쓰면서

신행태보; [일리가 있는 말씀이십니다만...]

벽세황; [천마련 내에서 내가 전적으로 믿을 수 있는 사람은 부당주 뿐이오.] 붓을 내려놓고

벽세황; [그러니 총단으로 복귀해서 막내의 동향을 철저히 감시하고 문제가 생기면 즉시 내게 연락을 해주시오.] 한손으로 종이를 접고

신행태보; [속하를 그토록 믿어주시니 감읍할 따름입니다.] 감격 포권

벽세황; [총단으로 가기 전에 이 편지와 반지를 <그 여자>에게 전하시오.] [물론 편지와 반지를 보낸 게 나라는 걸 <그 여자>가 눈치 채지 못하게 해야만 하오.] 접은 종이를 반지 옆으로 밀고

신행태보; [분부, 명심하겠습니다.] 두 손으로 편지와 반지를 집어들고

벽세황; [나는 닷새 후에 신장궁에 도착할 테니 그때를 맞춰서 편지와 반지가 <그 여자> 손에 들어가게 처리...] 말하다가 흠칫! 하고. 신행태보도 흠칫! 하며 문쪽을 보고

타타탁! 누구 급히 달려오는 소리가 들리고

벽세황; [이런...] 한숨. 신행태보는 그런 벽세황을 곁눈질하며 조금 웃고

벽세황; [오늘은 좀 조용히 쉬는가 했더니...] 한숨 쉬고.

신행태보는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고. 직후

뇌화영; [공자님!] 벌컥! 문을 부술 듯이 열면서 방 안으로 뛰어드는 뇌화영

뇌화영; [죄송해요! 급한 일로 출타중이었던 탓에 공자님께서 오신 줄도 몰랐어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벽세황의 앞에 멈춰선다. 젖가슴이 출렁 출렁

신행태보; (급한 일은 개뿔...) (도박삼매경에 빠져서 사공자께서 오신 줄도 몰랐겠지.) 내심 비웃고. 편지와 반지를 품에 넣으면서

벽세황; [볼일이 있었으면 다 보고 오지 않고...] [뭘 그리 서두르셨소?] 억지로 웃고

뇌화영; [공자님이 오랜만에 오셨다는데 열일을 제쳐두고라도 달려와야지요.] 말하다가

뇌화영; [그 손...] 붕대로 감긴 벽세황의 왼팔과 손을 보며 실색하고

뇌화영; [어쩌다... 어쩌다 이렇게 다치신 거예요?] 털썩! 탁자 앞에 무릎 꿇으며 두 손으로 벽세황의 붕대에 감긴 왼손을 감싸고

벽세황; [별 거 아니오. 방심하다가 어떤 놈의 꼼수에 당한 것뿐이오.]

뇌화영; [어떤 놈이 감히 공자님을...] [그놈이 누군지 말씀해주세요. 제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복수를 해드릴게요.] 이를 바득

벽세황; (네 능력으로 잘도...) + [말씀만으로도 고맙소.] 쓴웃음 지으며 신행태보를 흘깃 보고

신행태보; [하오면... 속하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눈치 채고 포권하고

벽세황; [수고 해주시오.] 끄덕이고

뇌화영; [살펴가세요 종대협.] 벽세황의 앞에 무릎 꿇은 채 돌아보고

신행태보; [삼공자님을 부탁드리겠소이다.] 뇌화영에게 고개를 숙이고. + 뇌화영; [염려마세요.] 새침하게 대답

열려있는 문으로 가는 신행태보

신행태보; [아무쪼록 몸조리 잘 하십시오 삼공자!] 밖에서 문을 닫아주며 말하고

벽세황; [곧 따라갈 테니 부당주 먼저 돌아가시오.] 끄덕이고

탁! 닫히는 문

건물을 등지고 빠른 걸음으로 가는 신행태보

 

다시 방안

뇌화영; [종대협은 천마련으로 돌아가는 건가요?] 여전히 벽세황 앞에 무릎 꿇은 자세로 닫힌 문을 보고

벽세황; [교활한 막내 놈이 무슨 짓을 할지 몰라 먼저 가서 감시하라고 보냈소.] 끄덕이고

뇌화영; [잘 하셨어요.] 벽세황 앞으로 바짝 다가앉고

뇌화영; [덕분에... 공자님과 단 둘이 있게 되었네요.] 얼굴 발그레 붉히며 두 손으로 벽세황의 바지 끈을 풀고

벽세황; [소저...!] 흠칫! 하는데

뇌화영; [공자님은 가만히 계셔요.] [손이 불편하시니 제가 알아서 해드릴게요.] 벽세황의 바지를 벗기려 하고

벽세황; [그럴 것까지는...] 난감. 당황하고.

뇌화영; [사양하실 거 없어요.] 벽세황의 바지를 벗기고

뇌화영; [거의 일 년 만에 뵙게 되어 저도 급하다구요.] 할딱이며 벽세황의 거시기를 두 손으로 부여잡고. 바로 그때

<쯧!> 누군가의 혀 차는 소리가 들리고. 눈 부릅 뜨는 벽세황

벽세황; [잠깐!] 창문 쪽을 보면서 벌떡 일어나며 오른손으로 바지를 끌어올리고. + 뇌화영; [어머나!] 털썩! 엉덩방아를 찧고

뇌화영; [공자님!] 당황하고 울상 짓는 뇌화영은 무시하고 급히 창문으로 가는 벽세황

벌컥! 왼손으로 바지를 억지로 잡은 채 오른손으로 창문을 거칠게 여는 벽세황

 

창문 밖은 잘 가꿔진 정원. 밤이지만 여기저기 불이 켜져 아주 어둡지는 않다.

벽세황; [...] 날카로운 눈빛으로 정원을 훑어보는 벽세황.

뇌화영; [왜... 왜 그러세요 공자님?] 그제야 이상을 느끼고 긴장하며 묻고. 바닥에 주저앉은 채

벽세황; [아니... 아무것도 아니오.] 고개 젓고. 오른손으로 창문 고리를 잡고

벽세황; [지난 며칠 새 이런 저런 일이 있다 보니 내 신경이 예민해졌던 모양이오.] 덜컹! 다시 문을 닫으며 돌아서고

뇌화영; [안심하세요.] [여긴 저희 집에서 가장 깊은 곳이고 또 도처에 신장궁의 비밀장치들이 설치되어 있어서 어떤 고수라도 들키지 않고 잠입하진 못해요.] 일어나고

벽세황; [나도 그건 알고 있소.] + (분명 어떤 자가 혀를 차는 듯한 소리를 들었는데...) 미심쩍은 표정을 지으며 다시 탁자 쪽으로 오고

뇌화영; [공자님이 말씀하신 대로 신경이 예민해져서 잘못 들으신 걸 거에요.] 다가온 벽세황의 오른 팔을 잡고

뇌화영; [지치고 예민해진 공자님의 신경... 제가 확실하게 풀어드릴게요.] [이리 오세요.] 벽세황의 팔을 잡고 침대로 가고

벽세황; (어쩔 수가 없군.) 털썩! 억지로 웃으며 침대에 걸터앉고

뇌화영; [사실 저도 너무 오랫동안 굶주렸답니다.] 할딱이며 벽세황을 밀어 침대에 누이고

벽세황; [그런 것 같소!] 털썩! 침대에 등을 대고 누우며 웃고

뇌화영; [비록 손을 다치셔서 불편하겠지만 각오하세요.] 촤악! 두 손으로 벽세황의 바지를 거칠게 잡아 아래로 끌어내리고, 무언가가 힘차게 튀어나오고

뇌화영; [밤새 못 주무시게 만들 테니까요.] 두 손으로 무언가를 부여잡고 삼키려 한다

[허억!] 고개 젖히며 자지러지는 벽세황

벽세황의 거시기를 빠는 뇌화영의 실루엣

 

#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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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

<-양주> 역시 저녁 무렵. 해가 지기 직전. 일찌감치 불을 켠 가게들도 있고

강가에 자리한 환락가. 본격적으로 장사들을 시작하는 술집, 기루

<神手賭場>이라는 간판이 걸린 건물. 도박장이다. 중국식 카지노

아편 연기가 자욱한 도박장 내부. 도박에 열중하는 사람들과 그 사이를 오가며 써빙하는 헐벗은 여자들. 여자들 끼고 술 마시며 도박하는 놈들도 많고.

어느 테이블. 여자 한 명이 네 명의 사내들을 상대로 도박을 하고 있다. 여자는 뇌정치의 딸인 뇌화영이다. 뇌화영 캐릭터는 <건곤일척 자료집 제 14페이지>에 나온 뇌화영과 동일한 캐릭터. 이때 나이는 스무 살 전후.

테이블 중앙에 수북이 쌓여있는 동전, 은자, 지폐들. 지폐들은 낮장도 있지만 뭉치도 있다.

뇌화영이 사내들과 하고 있는 도박은 골패. 즉 중국식 포커게임이다. 족보도 포커와 비슷하고. 폭 2센티, 길이 15센티 정도 되는 얇고 납작한 골패가 포커 대신이다. 뇌화영을 비롯한 다섯 명이 각자 앞에 탁자 위에 네장씩의 골패를 오픈하고 있다. 마지막 한 장의 골패를 쪼고 있는 중이다. 골패에는 각기 <龍> <虎> <風> <雲>이란 글자와 함께 일(一)에서 십(十)까지의 숫자가 적혀있다. 포커 패의 <스페이스> <다이아몬드> <하트> <클로버> 무늬와 숫자와 같은 것.

뇌화영의 맞은편에 앉은 뚱보 중년인. 그자의 앞에 오픈 된 네 장의 골패에는 <龍 三> <風 四> <虎 五> <龍 六>이라는 글과 숫자들이 적혀있다. 즉, 스트레이트 양빵 패.

엄지손가락으로 글과 숫자를 가린 채 신중하게 쪼는 뚱보. <風>자가 위에 보이고, 이어

스윽! 엄지손가락을 풍자 아래로 밀어 내리자 나타나는 숫자.

<七>이다. 즉 스트레이트가 완성된 것

뚱보; (삼(三), 사(四), 오(五), 륙(六), 칠(七)의 오관주(五貫珠)!) 흥분하며 웃고. 이어

뚱보; (다른 놈들의 패는 볼 것도 없고...) 죽상을 쓰며 패를 쪼는 세 명의 사내들을 힐끔 보고

뚱보; (문제는 뇌(雷)가년의 패인데...) 맞은편에 앉아서 패를 쪼고 있는 뇌화영 앞쪽의 패를 보는 뚱보.

뇌화영 앞에 오픈 된 네 장의 골패에는 <龍 七> <雲 七> <龍 四> <雲 四>등의 숫자가 적혀있다.

뚱보; (칠, 사의 쌍동주(雙棟柱)...) (만일 칠이나 사가 한 장 더 뜰 겨우 오관주보다 두 끝 위인 전가성(全家成)인데...) 찡그리고

뚱보; (풍(風)의 사와 칠은 내가 갖고 있고...) 자기 앞의 패를 보고. <風 四>라고 적힌 패가 오픈 된 패중에 있다. 손에는 <風 七>의 패가 있다.

이어 옆을 보는 뚱보

옆 자리의 사내 놈이 오픈한 패에 <虎 四>의 패가 있다.

뚱보; (호(虎)의 사(四)도 이미 나온 상태...) 그 패를 곁눈질로 보며

뚱보; (결국 단 하나 남은 <虎 七>이 떠야 저 계집의 패가 전가성이 된다는 뜻!) 패를 쪼고 있는 뇌화영을 보고

뚱보; (그럴 가능성은 극히 낮다.) + [자, 그만들 쪼고 판돈 걸자구.] 패를 엎어서 내려놓고

다른 놈들과 뇌화영도 쪼던 패에서 눈을 떼고

뚱보; [똥패 들고 괜히 헛된 희망 품지 않게 해주지!] 슥! 자기 앞의 지폐 뭉치들을 절반 넘게 집어들고

뚱보; [천 냥!] 툭! 지폐를 판돈 위에 던진다

[천... 천 냥!] [젠장! 오관주가 떴구만!] [똥패로 고래등같은 집 몇 채를 살 수 있는 거금 천 냥을 지를 리는 없겠지.] 다른 세 놈 죽상

[죽었어!] [제기랄! 같은 무늬 패 하나만 더 떠줬으면 연환화(連環花)였는데...] [오늘 끗발 참 안 서네.] 투툭! 툭! 세 놈이 쪼던 패를 바닥에 던지고. 이제 뇌화영만 남았다.

뚱보; (여기까지는 예상대로고...) 히죽 웃으며 뇌화영을 보고. 뇌화영은 갈등하는 표정이고

뚱보; [뇌소저는 어떻게 할 거요?] 음험하게 보고

뇌화영; [이 거 참...] 난감한 표정을 짓고.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신장궁 양주지점장 뇌정치의 딸 뇌화영(雷火英)>

뇌화영; [다른 분들이 전부 죽어 버려서 나까지 죽을 경우 고(高)대인이 판돈을 날로 먹게 되는 건데...] 망설이다가

뇌화영; [인정상 확인은 해줘야겠지요?] 슥! 자기 앞의 지폐 뭉치들 중 하나를 집어들고

뚱보; (옳거니!) 히죽

뇌화영; [천 냥 받았어요.] 툭! 지폐를 던지고

뚱보; (고맙기도 하지! 무려 천 냥씩이나 보태주러 들어오다니...) + [내 패는...] 자기 패를 까려는데

뇌화영; [받고!] 콱! 말하며 나머지 지폐 뭉치들을 움켜쥔다

[!] 패를 까려던 뚱보 눈 부릅뜨고

뇌화영; [시집도 안간 딸년이 밤 늦게 귀가하면 아버지가 혼을 낼 테니 그만 놀아야겠어요.] 슥! 배시시 웃으며 자기 앞의 돈들을 전부 옆의 사람에게 밀어준다

뇌화영; [내 나머지 밑천 전부 걸겠어요.] [얼만지는 유(劉) 대인이 확인해주세요.] 슥! 자기 돈을 옆 사람에게 모두 밀어주고. 그러자

[그럼세!] 돈을 받아 세려는 옆 자리 사내놈. + [화끈하구만!] [그렇지! 도박하려면 그 정도 배짱은 있어야지!] 다른 두 놈은 환호하고. 주변 사람들 모두 돌아보고

뚱보; (저 년...) 오만상 쓰며 뇌화영을 노려보고. 뇌화영은 해실거리며 마주 보고 있고. 옆의 놈이 뇌화영의 돈을 세고 있다.

뚱보; (뻥치는 건가? 아니면 정말 전가성이 뜬 건가?) 당혹하고. 그때

[전부 합쳐서 이천칠백 냥쯤이구만.] 돈을 세던 놈이 말하고

뇌화영; [그렇다네요.] 뚱보를 보며 웃고

뇌화영; [보아하니 고대인의 남은 판돈은 이천칠백 냥이 채 안되는 것 같지만 퉁쳐 주겠어요.] [들어오세요.] 돈 세던 놈에게 돈 넣으라 손짓하고.

[뇌소저가 천 냥 받고 이천칠백 냥을 더 얹었소.] 슥! 돈 세던 놈이 돈을 모두 안쪽으로 밀어넣고

뚱보; (저 년...) 뇌화영을 노려보고

뚱보; (서슴없이 판돈을 올린 걸 보면 허장성세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뇌화영을 노려보며 갈등

<비록 계집이고 나이도 젊지만 몇 년전부터 도박장에 드나들며 제법 솜씨가 좋다고 소문이 난 년이다.> 해실 해실 웃으며 뚱보를 마주 보고 있는 뇌화영의 모습 크로즈 업

뚱보; (돈질을 해서 날 죽이려는 걸 수도 있는데...) 생각하다가

움찔! 하는 뚱보

뇌화영의 입 꼬리가 조금 올라간다

뚱보; (입... 입 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 눈 치뜨고

뚱보; (좋아 죽으려는 걸 억지로 참고 있는 게 분명하다.) + [젠장!] 패를 높이 쳐들고

뚱보; [이 패로 이천칠백 냥을 더 받긴 무리군. 죽었소.] 탁! 패를 탁자에 패대기치듯 던지고.

[풍의 칠!] [역시 오관주였구만.] [천 냥을 지를 만 했어.] 다른 놈들 감탄하는데

뇌화영; [양보해주셔서 고마워요 고대인!] 두 손으로 탁자 위에 쌓인 돈들을 와락 끌어안아 자기 쪽으로 끌어들이고

[판돈이 칠천 냥이 넘었어!] [뇌소저가 또 한 번 대박을 터트렸구만] 다른 놈들 감탄하고 부러워하고

뚱보; [뇌소저! 정말 전가성이 뜬 거요?] 노려보지만

뇌화영; [글쎄요.] 웃으면서 왼팔로는 돈을 자기 앞으로 끌어 모으고. 오른손에 들고 있던 골패는 다른 패들에 섞어버린다.

뇌화영; [제 패가 뭐였는지 알고 싶었으면 이천칠백 냥을 받으셨어야지요.] 웃으면서 양손으로 돈을 세기 시작하고

뚱보; (얄미운 년...) 룰루랄라 돈을 세는 뇌화영을 노려보며 이를 부득 갈고

뚱보; (뻥을 친 건지 정말 패가 뜬 건지조차 알 수 없게 하고... 절대 만만히 볼 년이 아니다.) 뇌화영을 노려볼 때.

도박장 입구로 헐레벌떡 뛰어 들어오는 늙은 노인 한명. 하인같은 분위기. 실제로 이자는 신장궁 양주지점의 하인이다.

도박장으로 뛰어 들어와서 두리번거리는 하인. 그러다가

돈을 세고 있는 뇌화영을 발견하는 하인

하인; [아가씨!] 외치며 그 테이블로 달려오고. 사람들 돌아보고

뇌화영; [조(趙) 영감!] 돈을 세다가 돌아보고. 다른 놈들은 패를 돌리려고 패를 모으고 있고

하인; [여기... 여기 계셨군요.] [아가씨 찾으려고 양주 성내의 모든 도박장을 뒤지고 있는 중입니다요.] 헐떡이며 테이블 옆에 멈춰서고

뇌화영; [왜? 집에 무슨 일 있어?] 흠칫! 하고

하인; [빨리... 빨리 귀가하셔야만 합니다. 그분... 그분이 오셨습니다요.]

뇌화영; [그분!] 눈 치뜨고

뇌화영; [설마 벽공자께서?] 흥분

하인; [예! 벽공자께서 두 시진 전쯤에 찾아 오셔서 치료를 받고 계십니다.]

뇌화영; [이런...] 다급한 표정으로 의자를 밀치며 벌떡 일어나고

뚱보; [뭐야? 돈 따고 튀는 거냐?] 버럭 고함지르는데

뇌화영; [영감은 내 돈 챙겨서 따라와. 개평은 넉넉히 남겨두고...] 사람들을 밀치며 입구쪽으로 뛰어가면서 외치고

하인; [그리합지요.] 굽신거리고.

뇌화영; (젠장! 하필이면 오랜만에 손맛 좀 보러왔을 때 벽공자가 들이닥칠 게 뭐람?) + [비켜요! 비켜!] 사람들 헤치며 도박장 입구로 달려가고

뇌화영; (내가 도박에 미쳐 있는 걸 알면 벽공자가 좋지 않게 생각할 텐데...) 이를 갈며 도박장 밖으로 뛰쳐나가고. 헌데

 

도박장 한쪽 구석에 마주 앉아서 둘이 골패를 하고 있는 청풍과 독각철개. 독각철개는 누더기 대신 평범한 옷을 입고 있다. 골패를 하고 있지만 두 사람의 시선은 도박장에서 뛰쳐나가는 뇌화영을 향하고 있다. 탁자에 쌓여있는 골패들 중에서 하나씩 가져오고 있다. 물론 골패들은 뒤집어져 있어서 글과 숫자가 안보인다. 둘의 수중에는 골패가 세장씩 들려있다. 탁자에는 돈도 조금 쌓여있고

청풍; [저 계집이 바로...] 슥! 골패를 하나 더 가져오면서 뇌화영이 뛰쳐나간 입구를 보고. 뇌화영이 도박하던 테이블에서는 하인이 돈을 챙기고 있다. 다른 놈들은 하인이 개평을 주길 기다리는 표정들이고

독각철개; [신장궁 양주지점장인 뇌정치의 딸 뇌화영입니다.] 곁눈질로 입구쪽을 보고

독각철개; [계집답지 않게 기승스럽고 승부욕이 강한 때문인지 도박에 푹 빠져 있다는군요.] 슥! 역시 골패 하나를 더 가져오고

청풍; [솜씨와 담력이 제법이긴 합디다. 쌍동주로 오관주를 간단히 눌러버리기도 하고...] 가져온 네 번째 골패를 확인하며 웃고.

독각철개; [방금 전 뇌가년의 패가 쌍동주에서 끝났습니까?] 놀라고

청풍; [뇌화영이 마지막으로 받은 패는 호(虎)의 구(九)였습니다.] 슥! 말하며 패를 한 장 더 가져오고. 그러면서 뇌화영이 마지막 패를 다른 패에 석던 장면 떠올린다. 그 패가 약간 기울어진 상태인데 <虎 九>라는 글자가 적혀있다.

독각철개; (상당히 거리가 떨어져 있었는데... 순간적으로 뇌화영의 패를 확인했다는 건가?) 놀라면서도 마지막 패를 집어들고

청풍; [쌍동주에 그쳤으면서도 표정 관리를 완벽하게 해서 상대를 속이더군요.]

독각철개; [보통 사람은 평생을 가도 만져보지 못할 거금을 판돈으로 걸고도 그렇게 태연할 수 있다니...] [확실히 평범한 계집은 아닙니다.]

청풍; [그러게나 말입니다.] 웃고

청풍; [뇌화영이 신장궁 양주지점으로 돌아갔으니 우리도 그만 판을 정리해야겠습니다.] 자기 패를 들어 보이며 말하고

독각철개; [지금까지는 공자께서 연승을 하셨는데...] [그래도 막판은 제가 이긴 듯합니다.] 촤아! 패를 바닥에 쭉 편다.

<龍 三> <虎 三> <風 三> <雲 三> <龍 八> 등의 패다

청풍; [오! 일천 판을 쉬지 않고 해도 한번 나올까 말까하다는 사천왕(四天王)을 뜨셨군요.] 웃으며 짐짓 놀라는 표정을 짓고

독각철개; [이 화자도 평생 도박을 해왔지만 사천왕이 뜬 건 오늘로 네 번에 불과합지요.] 으쓱하며 판돈을 끌어오려 하지만

청풍; [축하드립니다. 하지만 날을 잘못 잡으셨습니다.] 촤라악! 웃으며 자신의 패를 바닥에 펼친다.

쿵! 바닥에 펼쳐지는 패는 <風 六> <風 七> <風 八> <風 九> <風 十> 이다.

독각철개; (맙소사!) 돈을 끌어 모으려다가 경악

독각철개; (골패에서 나올 수 있는 최강의 끗발인 오행전륜(五行轉輪)이 뜨다니...) 청풍의 패를 보며 벙 찌는 표정

청풍; [어렵게 사천왕같은 강력한 패를 뜨셨는데 아깝게 되었습니다.] 바닥에 쌓여있는 골패들에 손을 가져가 하나를 집고

청풍; [하지만 오행전륜이 뜨지 않았어도 지부장께서는 제게 졌을 것입니다.] 턱! 그 패를 까고. <龍 四>가 적혀있는 패다

독각철개; (설마...) 놀랄 때

청풍; [이렇게 말입니다.] 탁! 탁! 차례로 세장을 더 깐다.

쿵! 청풍이 연달아 깐 패에는 <虎 四> <風 四> <雲 四>등의 글이 적혀있다

독각철개; [사... 사(四)의 사천왕!] 눈이 휘둥그래지고. 그러다가

[!] 깨닫는 독각철개

독각철개; [패를... 사십장의 패를 이미 다 외우고 계신 것입니까?] 경악

청풍; [겉보기에는 전부 똑같아도 골패마다 약간씩의 차이가 있지요.] 끄덕이며 일어나고

청풍; [다행히 전 눈썰미와 기억력이 좋아서 그걸 모두 외우고 있습니다.] 웃으면서 탁자를 떠나고

독각철개; (가... 가히 괴물...) 돈을 챙기면서 놀라고. 입구로 가는 청풍의 뒷모습을 보고

<저런 말도 안되는 기린아에게 찍혔으니 벽세황, 아니 천마련은 큰일이 났구나.> 도박장 문쪽으로 오는 청풍의 앞모습 배경으로 독각철개의 놀람

 

#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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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

저녁 무렵. 어느 강가. 초가집. 바로 정정과 타노가 머무르는 집

강변을 따라 난 길을 통해 초가집으로 오는 정정. 품에 커다란 보따리를 안고 있다. 표정이 맹하다. 섭혼술에 당해서 좀 바보가 된 상태

주변을 경계하며 초가집으로 들어가는 정정

탁! 닫히는 초가집의 문. 헌데

 

100여미터쯤 떨어진 언덕 위에서 보고 있는 고당주. 언덕에 서있는 소나무들 사이에 서서 초가집쪽을 내려다보는 고당주 뒤에는 두 명의 장한이 서있다. 서른살쯤 되어 보이고 음침한 인상을 지닌 자들이다.

고당주; [정정 저년, 금의위의 추적이 시들해질 때까지 바깥출입을 삼가라고 했거늘...]

장한1; [삼가 하기는커녕 근처 마을의 시장통을 온통 들쑤시며 다니고 있습니다.]

장한2; [먹을거리를 대량으로 사들였는가 하면 사내가 입을 옷가지들도 여럿 사들인 게 확인되었습니다.]

장한1; [그 때문에 정정이 년의 존재를 모르는 마을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고당주; [그러니까 뭐냐?] 눈 번뜩

고당주; [저년이 집에 어떤 사내를 숨겨두고 있다?]

장한1; [필요 이상의 식재료와 사내의 옷을 모으고 있는 건 그렇게 밖에 설명이 되질 않습니다만...] 눈치 보고.

고당주; (동복쌍로를 감시하는 것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리는데 정정이 년까지 속을 썩여?) 한숨 쉬며 머리 만지고

장한2; [어찌할지요?]

장한1; [자칫 정정이 년이 금의위의 이목을 끌어서 후환을 남기게 될 수도 있습니다만...]

고당주; [죽여라!]

장한1; [정... 정정이 년을 말씀이십니까?] 움찔! 하고

고당주; [정정이 년과 붙어먹고 있는 사내놈을 제거해라.] [만일 정정이 년이 그놈을 살리겠다고 대들면...] 살벌한 표정

장한들 긴장

고당주; [그년도 함께 묻어버려!]

[존... 존명!] [분부 거행하겠습니다!] 포권하는 장한들. 이어

뒤를 항해 손짓하고. 그러자

슥! 슥! 언덕 주변의 풀과 나무, 바위 뒤에서 십여명의 장한들이 일어나고

[가자!] [넓게 포위해서 퇴로를 차단한다!] 휘익! 휙! 장한1과 2가 앞장 서서 날아가고. 십여명의 장한들은 좌우로 퍼져서 날아간다.

언덕 위에서 보고 있는 고당주. 장한1, 2가 지휘하는 무사들 십여명이 반원형으로 퍼져서 정정이 있는 초가집을 포위해간다.

고당주; (동복쌍로는 금릉 주변의 안가들을 수색하며 이쪽으로 오고 있는 중이다.) (만에 하나 정정이 그 늙은이들에게 내게 들은 타노 척살건을 불어버리면 얘기가 복잡해진다.)

고당주; (사내를 끌어들인 걸 차치하고라도 정정이 년의 입을 영원히 막아 버려야할지도 모르겠다.) 생각하는 사이에 장한1, 2가 거느린 10여명의 무사들은 초가집에 거의 도착했다. 강쪽을 제외한 3면을 포위한 형태로

 

#322>

초가집 내부. 정정이 타노에게 옷을 입혀주는 중이다. 타노는 침대에 힘겹게 걸터 앉아있다. 가슴과 복부, 팔등을 붕대로 칭칭 감은 모습이다. 가슴을 감은 붕대는 피가 배어나오고 있고

정정; [집사님 체격에 맞는 옷을 구하느라 애를 먹었어요.] 억지로 팔을 드는 타노에게 옷을 입혀준다. 섭혼술에 당해서 표정이 백치같다.

타노; [내가 꼽추라서 어지간히 큰 옷도 맞지가 않긴 하다만...] 찡그리고

타노; [왜 쓸데없는 짓을 했느냐? 용가년의 졸개들 눈에 띄면 어쩌려고?] 질책하지만

정정; [죄... 죄송해요!] 울먹. 겁먹은 표정

정정; [하지만 집사님의 옷이 누더기가 되고 피에 쩔어서 도저히 다시 입혀드릴 수가 없었어요.] [그렇다고 제가 바느질을 잘 하는 것도 아니라 깁거나 새로 만들 수도 없었고...] 주르르! 눈물 흘리고

타노; [됐다! 뭐라 안 할테니 울지는 말아라.] 한숨

정정; [감사... 감사하옵니다 집사님!] 굽신거리며 소매로 눈물 닦고. 이어

정정; [불편하시더라도 조금만 더 참으세요.] [옷 입혀드리고 금방 저녁 마련해 올릴게요.] 다시 타노에게 옷을 입혀주고

타노; (방심했다.) 정정이 하는 대로 내버려두며 한숨.

타노; (이 계집이 지쳐서 잠든 사이에 근처 마을을 돌며 먹거리와 옷가지를 구해올 줄은 몰랐다.)

타노; (내 섭혼술에 제압당해 무조건 충성을 하게 된 때문에 생긴 일인데...)

타노; (아무래도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되면 여길 떠야겠다.)

타노; (언제 용설약의 졸개들이 들이닥칠지 모르니...) + [!] 생각하다가 눈 부릅뜨는 타노.

쿠오오! 츠츠츠! 사방의 벽과 천장을 통해 밀려드는 칙칙한 기운. 살기다.

타노; (살기!) + [위험하다!] 콱! 자기 옷을 입히는 정정의 팔을 확 잡아당기고. 직후

피피핑! 핑! 창문과 문을 뚫고 날아드는 암기들. 수십개가 비오듯 쏟아진다

[악!] 콰당탕! 비명 지르는 정정을 끌어안고 침대 아래 바닥으로 뒹구는 타노. 정정을 자기 몸으로 덮어 보호하는 모습이고

퍼퍽! 퍽! 침대와 사방의 벽에 마구 박히는 암기들

퍼퍽! 정정을 끌어안은 타노의 몸에도 몇 개 박히고. 주로 튀어나온 등이다

정정; [집... 집사님!] 타노의 몸 아래 깔린 채 그걸 보며 비명 지를 때

펑! 콰창! 벽과 창문과 문을 박살내며 날아들면서 칼질을 하는 두명의 장한들과 십여명의 무사들.

고개 들어서 자신에게 날아드는 칼들을 올려다보는 타노

<타노!> <맙소사!> 쩍! 부악! 장한들과 무사들 경악하면서도 칼질은 멈추지 않고. 직후

타노; [크아!] 웅크린 채 기합 지르고. 부악! 그런 타노의 몸이 붉은 노을에 덮이고

[이건...] [헉!] 쩡! 장한들과 무사들 기겁하고. 그런 그자들 몸 아래에서 노을이 확 번져오른다

 

#323>

[!] 눈 부릅 놀라는 고당주

펑! 초가집을 밖에서 본 모습. 안쪽에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나 초가집을 통째로 날려버리고. 박살나 터지는 초가집 잔해들과 함께 등을 보이며 튕겨져 나오는 장한들과 무사들

고당주; (초가집 안쪽에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나 본교의 제자들을 날려버렸다.) 놀랄 때

[큭!] [컥!] [웩!] 쿵쿵! 콰당탕! 사방으로 내려서거나 나뒹굴며 피를 토하는 장한들과 무사들. 내상을 입긴 했지만 죽은 자는 없다.

퍼퍽! 퍽! 그자들 주변으로 박살난 초가집 잔해들이 마구 떨어지고

[탄... 탄천혈벽!] [혈왕님의 직계만이 익힐 수 있는 탄천혈벽을 타노 당신이 어떻게...] 쿵쿵! 피를 토하며 물러서며 놀라는 두 명의 장한들.

쿠오오! 초가집이 날아간 후폭풍으로 먼지가 자욱한 초가집의 폐허. 벽체만 일부 남은 그곳에 웅크린 사람의 형상이 드러난다.

고당주; (맙... 맙소사!) 경악하고

<타노!> 고당주의 경악 배경으로 + 타노; [끄윽!] 바닥에 주저앉은 채 피를 게워내는 타노. 내상이 극심한 상황에서 사력을 다해 탄천혈벽을 펼친 모습이다. 그 때문에 상처가 도졌고. 정정은 그런 타노를 옆에서 부축하려 하며 겁에 질려 주변을 돌아보고 있다

고당주; (정정! 저년이 숨겨두고 있던 사내가 바로 타노였다니...) 흥분과 분노

고당주; (감히 주모님의 분부를 어기고 타노를 비호해? 정정 네년이 죽기로 작정했구나!) 이를 바득 갈고. 그때

정정; [집사님! 정신 차리세요 집사님!] 울면서 타노의 팔을 잡아 부축하려 애쓴다. 타노는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리면서 자꾸만 앞으로 쓰러지려 한다. 가슴의 상처에서도 피가 줄줄 흘러나오고 있고

(정정이 년이 숨겨두고 있던 사내가 추살령이 내려진 타노였다니...) (저년이 배신을 했구나!) 분노하며 정정을 노려보는 장한들

<타노는 중상을 입은 상태에서 억지로 탄천혈벽을 펼쳤다.> <그 때문에 방근 전의 탄천혈벽은 본래 위력이 채 절반도 안되었다.> 피를 게워내며 자꾸만 쓰러지려는 타노를 부축하며 우는 정정의 모습 배경으로 장한들의 나레이션

장한1; (만일 탄천혈벽이 제대로 구사되었다면 우리 모두는 이미 죽은 목숨이었다.) 침 꿀꺽 삼키고. 바롷 그때

<죽여라!> 누군가의 전음이 들려서 눈 부릅뜨는 장한들과 무사들.

<정정이 년과 그 곱추 둘 다 살려두지 마라! 주모님의 분부다!> 언덕 위에 서서 눈 부릅 뜬 고당주의 모습 배경으로 고당주의 전음이 들리고

[향... 향주(香主)님!] [어... 어찌 해야 할지요?] 무사들이 난감해서 장한들을 보며 묻고

<어쩔 수 없다!> 서로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는 장한1과 장한2. 이어

장한1; [주모님으로부터 추살령이 내려진 죄인과 그 죄인을 비호한 계집이다.] 준엄하게

장한2; [둘 다 처단하라!] 자기 칼로 타노를 겨누며 말하고

[존명!] [분부 거행하겠습니다.] 무사들도 칼을 겨누며 정정과 타노에게 접근하고.

타노; (여기까지로군.) 눈이 풀린 채 정정의 부축을 받으며 고개를 들어 전면의 무사들을 보고. 무사들은 칼로 겨누며 다가서고 있고

타노; (아무래도 살아서 아버지를 뵙진 못할 것 같구나.) 처연하게 웃고. 정정은 겁에 질려 어쩔 줄 몰라하고

 

고당주; (다행히 잘 해결되었군.) 언덕 위에서 보며 안도하고. 장한들과 무사들이 정정과 타노를 포위하며 다가가는 게 멀리 보이고

고당주; (타노만 제거하면 급한 불은 끄게 되는 셈이다.)

고당주; (장청풍이 가주를 만나 소가주가 가주의 핏줄이 아니라는 얘기를 할 가능성은 거의 없으니...) + [!] 오싹! 생각하다가 소름이 돋아 눈 치뜨고

고당주; (엄청난 살기를 뿜어내는 고수들이 접근하고 있다.) 팟! 급히 관목 사이로 몸을 던져 숨고. 직후

쏴아아! 새처럼 소나무 위를 스쳐지나가는 두 명의 노인. 바로 동복쌍로지만 아직 자세히 보여주지는 말고

고당주; (저... 저 늙은이들은...) 관목 사이에 숨어서 눈 치뜨고

<벌써 이곳의 안가까지 찾아왔구나!> 초가집 폐허쪽으로 날아가는 똑같이 생긴 두 노인의 모습 배경으로 고당주이 생각. 역시 노인들이 동복쌍로임은 보여주지 말고.

 

다시 타노와 정정이 포위되어 있는 곳.

<치자!> <밤이 길면 꿈도 많아지는 법!> 쩍! 서걱! 장한과 무사들이 일제히 타노와 정정을 향해 덮쳐가며 칼을 휘두른다.

[악!] 다시 날아두는 칼들을 보며 비명 지르는 정정과 체념하며 눈을 감는 타노. 헌데 바로 그 순간

카카캉! 쩡! 쿠오오! 갑자기 돌풍과 함께 현장에 나타나 타노와 정정의 앞뒤에서 칼을 휘둘러 장한들과 무사들의 칼을 튕겨버리는 동복쌍로

[헉!] [컥!] [큭!] 충격 받고 칼을 놓치거나 농치지 않아도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장한들과 무사들. 이어

화악! 돌풍이 가라앉으며 눈을 부라린 동복쌍로의 모습이 드러나고

[장... 장로님!] + (동복쌍로!) 긴장하고 경악하며 물러서는 장한과 무사들

노인1; [어떤 놈이 설명해봐라.] 살벌한 표정으로 앞쪽의 장한과 무사들을 노려보는 동복쌍로중 한명

노인1; [대체 무슨 이유로 형제 자매를 죽이려 든 것이냐?] 살벌한 표정으로 장한들을 노려보고

장한1; [그... 그게...] + 장한2; [고... 고정하십시오 장로님!] 사색이 되어 설명하려는데

<쳐라!> 장한들의 귀에 들리는 고당주의 전음. 눈 치뜨는 장한들

고당주; <기습해서 타노와 정정의 숨통을 끊어버려라!> 관목 사이에 숨은 채 전음으로 말하고. 그러자

<어쩔 수 없다.> <치자!> 피핑! 쩍! 일제히 암기를 타노와 정정에게 던지는 무사들.

수십개의 암기들이 빗발치듯 타노와 정정에게 날아들고

[네놈들이 감히!] 화악! 텅! 소매를 휘둘러 암기들을 날려버리는 동복쌍로

[용서하십시오.] [죽어줘야겠소 타노!] 동복쌍로가 암기를 막는 틈을 타서 타노와 정정에게 쇄도하여 칼질을 하는 장한1과 2. 하지만

[크아!] [죽일!] 쩍! 서걱! 동복상로가 어느 틈에 칼을 빼서 장한1과 장한2를 베고 있다.

[컥!] [크악!] 피를 뿌리며 스러지는 장한1과 장한2. 직후

슈악! 쩍! 암기를 날렸던 무사들도 다시 타노와 정정에게 쇄도하며 칼을 찌르고 베고. 하지만

부악! 쩍! 역시 동복쌍로가 여러명으로 변하며 무사들을 베어버린다.

퍼억! 퍽! 몸이 토막 나거나 치명상을 입고 쓰러지는 무사들. 몰살했다.

노인1; [이 놈들이 미쳤냐?] [감히 우리에게까지 칼질을 해?] 쓰러진 무사들을 보며 이를 바득 갈고. 그 사이에

노인2; [도와주마!] 정정을 도와서 타노를 바닥에 누이고 있다

눈을 감은 채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있는 타노

노인2; (가주의 핏줄이고 최측근인 타노가 본교의 형제들에게 공격을 당했다?) 정정이 울면서 타노의 입과 코의 피를 닦아주는 것을 보며 눈 번뜩

<본가의 상층부에서 무언가 불길한 일이 진행되고 있기라도 한 것인가?> 놀라는 두 노인 배경으로 나레이션. 그리고

 

고당주; (제길!) 주먹 꽉! 쥐고

고당주; (다 된 밥에 코 빠트린 격이라더니...) (하필 주모님이 포섭하지 못한 동복쌍로가 나타나 타노를 구했다.)

고당주; (동복쌍로까지 포함해서 입을 막아야하는 상황이 되었고...)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구나.) 이를 악무는 고당주. 식은땀을 흘린다.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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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

<-세심암> 저녁 무렵. 금정신니가 머무는 강가의 암자. 저녁 무렵. 비구니들이 숨을 죽이며 오가면서 한쪽 건물을 본다. 금정신니의 거처인 건물이고. 그 건물 앞에는 청풍과 황건신장과 독각철개가 초조한 표정으로 서있다.

청풍; (시간이 걸리는군.) 닫힌 문을 보면서 좀 초조하고

청풍; (그만큼 사저의 상태가 위중하다는 뜻일 텐데...) 생각할 때

덜컹! 문이 열리더니

신소심; [공자님!] 밖으로 나오고. 울어서 눈이 퉁퉁 불었고

청풍; [치료가 끝났소?] 다가가고

신소심; [예!] [안으로 들어오시래요.] 옆으로 물러서고

끄덕이며 문으로 가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청풍.

 

#315>

방안에는 금정신니가 앉아 있다가 돌아본다. 금정신니 앞에는 침대가 있고. 침대에는 진상파가 잠옷 차림으로 누워있다. 잠옷의 배 부분은 벌어져서 배꼽 아래를 붕대로 감싸고 있는 게 드러나 있다. 진의원이 침대 옆에 서서 진상파의 아랫배에 꽂았던 침을 뽑고 있다.

청풍; [노야...] 침대로 다가가고. 신소심이 뒤 따라 들어오며 문을 닫고 있고

청풍; [사저는 어떤 상태이십니까?] 침대 옆에 진의원과 나란히 서며 진상파를 내려다보고. 진상파는 눈을 감은 채 잠들어 있다.

진의원; [소맹주가 짐작했던 대로... 상파는 단전이 완전히 파괴되었네.] 침통하게 말하며 침을 뽑고

청풍; [그... 그럼...] 심각

진의원; [내공을 쓸 수 없는 몸이 된 것일세.] 침통

신소심; [흐윽!] 털썩!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한숨 쉬는 금정신니

청풍; [회복될 가능성은... 어느 정도입니까?] 억지로 입을 열어 묻고

진의원; [일단 단전을 우회하도록 새로운 경락(經絡)을 개통해놓긴 했지만...] 진상파를 보며

진의원; [진기가 생성되는 단전이 구실을 못하니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구먼.] 좀 지친 표정으로 한숨 쉬고.

청풍; [사저는... 남다른 분이시니 다른 방법을 찾아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억지로 웃고

금정신니; [심검(心劍)을 뜻대로 구사하는 경지에 이르면 굳이 내공이 필요 없긴 하네만...] 한숨 쉬며 말하고. 돌아보는 청풍.

금정신니; [과연 온전하지 않은 몸으로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높은 검법의 경지에 이를 수 있을지...] 한숨 쉬고

청풍; [일리가 있는 말씀이신데...] 난감

청풍; [사저의 단전이 다시 기능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정말 없는지요?] 다시 진의원에게 묻고

진의원; [억지로 가능성을 말하자면...]

진의원; [상파를 환골탈태(換骨奪胎) 시킬 수 있는 무언가를 손에 넣으면 되네.]

청풍; [환골탈태!] 눈 치뜨고

진의원; [환골탈태라는 말 그대로 뼈를 바꾸고 태를 빼내어 몸을 완전히 바꿀 수만 있다만 훼손된 단전도 되살아나겠지.]

진의원; [물론 유사 이래 신선이 아니면서 진정한 환골탈태를 경험한 사람은 동방삭(東方朔)을 비롯하여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에 불과하긴 하네만...]

청풍; (사저!) 진의원을 보고

<사저가 이리 되신 데에는 저에게도 책임이 있으니 목숨을 바쳐서라도 반드시 사저를 환골탈태시켜드릴 방법을 찾아내고 말겠습니다. 기다려주십시오.> 실내의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의 다짐

 

#316>

이제 해가 지려 한다. 여전히 세심암. 진상파가 치료 받고 있는 건물 앞에는 황건신장과 독각철개가 서서 문쪽을 보고 있다.

덜컹! 문이 열리며 나오는 청풍. 신소심이 소매로 눈물 닦으며 따라 나오고

청풍; [그럼 사저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돌아서서 방안의 진의원에게 말하고. 진의원은 진상파의 손목을 잡고 진맥하다가 돌아본다. 금정신니는 여전히 의자에 앉아 있다가 돌아보고

진의원; [상파 걱정은 말고 소맹주는 이번 일의 뒤처리에 집중해주게나.]

청풍; [그리하겠습니다.] 포권하고. 이어

돌아서서 계단을 내려오는 청풍. 뒤쪽에서 신소심이 문을 닫고 있고

황건신장; [너무 심려 마시오 소맹주.] 다가오는 청풍을 위로

황건신장; [맹주님은 복이 많은 분이시니 아주 잘못 되시지는 않을 거외다.] 합장하고

청풍; [대사의 말씀이 옳습니다.] 고개 조금 숙이며 억지로 웃고. 이어

청풍; [신소저.] 신소심을 돌아보고

신소심; [예 공자님...] 소매로 눈물 훔치면서 억지로 웃고

청풍; [내공을 쓸 수 없게 된 사저는 이런 저런 불편을 겪으실 거요.] [번거롭더라도 소저께서 사저를 잘 보살펴주시기를 바라겠소.] 포권하고

신소심; [심려 놓으세요. 맹주께서 저리 되신 건 저 때문이니 온몸을 바쳐 보필할 테니...]

청풍; [수고해주시오.] 끄덕이며 돌아서고

곧 독각철개와 함께 암자를 떠나는 청풍. 지나던 비구니들이 인사하고.

청풍; [부탁드릴 게 있습니다 타주.] 암자를 등지고 걸어가며 굳은 표정으로 말하고

독각철개; [부탁이라니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눈치 보며

독각철개; [이 화자(化者;거지)에게 시키실 일이 있으시면 언제든 분부하여주십시오.]

청풍; (분부라...) 깨닫고

청풍; (이 거지도 내가 누군지 알고 있군.) + [개방의 이목을 동원해서 옥기린 벽세황, 그자에 관해 수집 가능한 모든 정보를 취합해주십시오.]

독각철개; [그리 분부하실 줄 알고 이미 폐방의 총단에까지 보고를 해두었습니다.]

독각철개; [곧 벽세황에 관련된 거의 모든 정보를 공자께 보고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청풍; [고맙습니다.]

독각철개; [별 말씀을...]

독각철개; [공자의 분부가 아니었더라도 감히 함정을 파서 본맹의 맹주님을 위해한 벽가놈은 기필코 잡아죽일 작정이었습니다.]

청풍; [벽가놈에 대한 응징은 단순히 잡아 죽이는 것 정도로 끝내서는 아니 되오.]

독각철개; [하오면...] 흠칫! 하고

청풍; [사저가 변을 당하게 된 궁극적인 책임은 천마련에 있다고 봐야 하지 않겠소?]

독각철개; [천... 천마련에 죄를 물으시겠다는...] 깨닫고 놀라고

청풍; [천마련은 벽가놈에 의해 종말을 맞게 될 것이오.] 강렬한 표정

독각철개; (허... 허풍이 아니다.) 침 꿀꺽! 흥분해서 청풍을 보고

<벽세황이 맹주를 해친 대가를 천마련은 이 기린아에게 멸문지화를 당하게 될 것이다.> 무시무시한 기운을 뿜어내며 걸어오는 청풍과 그 뒤에서 초긴장하며 따라오는 독각철개의 모습 배경으로 독각철개의 생각 나레이션

 

#317>

<-양주(楊洲)> 넓은 강과 넓은 운하를 끼고 형성된 도시. 때는 낮

<-신장궁(神匠宮) 양주지점(楊洲支店)> 번화가에 자리한 크고 화려한 가게. 가게 입구에는 <神匠宮 楊洲支店>이라는 간판이 붙어있다. 가게 앞의 진열대에는 온갖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는데 주로 철기 제품들이다. 만물상 같은 분위기. 손님들이 북적 대고 있고.

가게 주변에는 거지들이 구걸을 하고 있다. 귀찮은 표정이지만 쫓아 보내지 못하는 가게 사람들

[개방의 떨거지들이 또 몰려들었군.] [가게 드나드는 손님들에게 귀잖게 굴기나 하고...] [하여간 파리떼가 따로 없어.] 오만상 쓰며 거지들을 보는 가게 안의 점원들

점원들; [그렇다고 쫓아 보낼 수도 없지 않은가?] [그랬다가는 밤낮으로 쪽박을 두드리며 장송곡을 불러댈 걸?] 한숨

점원들; [개방의 걸개(乞丐;거지)들과 시비 붙어서 좋은 꼴 본 사람 없어.] [우리가 참아야지 뭐.] [똥이 무서워 피하는 게 아니고 더러워서 피하는 것과 마찬가지지.] 거지들을 흘겨보는 점원들. 헌데

입구에서 좀 떨어진 담장에 한명의 늙은 거지가 기대 앉아 졸고 있다. 거적데기를 몸에 두르고 있는데.

그 거지의 귀에 이어폰 같은 게 끼워져 있다. 이어폰줄은 거적데기 안쪽으로 이어졌고

거적데기 안쪽에 숨겨진 청진기같은 장치. 그걸 뒤쪽의 벽에 대고 있는 거지의 손

<끄아아악!> 청진기를 통해서 들리는 누군가의 비명 소리

(찾았다!) 히죽! 웃는 잠든 척 하는 거지의 입 부분. 이 늙은 거지는 개방 양주지부장인 구육취개다.

 

#318>

[끄아아악!] 신장궁 양주지점 안쪽 어느 건물을 배경으로 들리는 비명소리

벽세황; [끄으윽!] 가시가 돋아난 왼팔을 탁자에 올려놓은 채로 벌벌 떠는 벽세황. 역시 탁자에 올려놓은 오른손에는 자황척을 움켜쥐고 있다.

실내는 거실 분위기. 신행태보가 보고 있는 가운데 초로의 사내가 벽세황의 왼손과 팔뚝에서 돋아난 가시들을 쪽집게로 집어 뽑아내고 있다. 그때마다 비명을 지르는 벽세황. 초로의 사내는 전형적인 장인 분위기. 꼬장꼬장한 인상. 신장궁 양주지점장이다. 이름은 뇌정치. 조연이지만 상당한 실력자인 것으로 묘사. 탁자 옆에는 신행태보가 서있다. 손에 납작한 작은 약통을 들고 있다.

뇌정치; [거의 다 되었소이다.] 팟! 쪽집게로 손바닥에서 가시를 뽑아내고. 5센티 정도 길이의 가시가 빠져나오며 피도 함께 튀고.

뇌정치; [손바닥에서 형성된 가시들만 제거하면 되니 고통스럽더라도 조금만 더 견디시오.] 따당! 말하며 뽑아낸 가시를 옆의 접시에 떨군다. 접시에는 크고 작은 가시들 십여개가 놓여있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신장궁 양주지점장 뇌정치(雷定置)>

벽세황; [끄윽!] 고통에 벌벌 떨고. 오른손으로는 자황척을 움켜쥔 채. 탁자 옆에 서있던 신행태보가 급히 손가락으로 약통에서 고약을 떠내서

신행태보; [지혈제(止血劑)에는 진통 성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시면 통증이 가실 것입니다.] 슥! 벽세황의 손바닥 상처에 고약을 발라주고. 벽세황의 손과 팔뚝에 나있는 여러 개의 상처에는 고약이 발라져 있다.

뇌정치; [하여간 혈왕이 남긴 악명 높은 마공 형극혈강에 당하고도 이 정도로 끝난 건 천행이오.] 슥! 다시 족집게로 가시를 집으며 말하고

뇌정치; [모든 금속을 다스릴 수 있는 자황척의 힘이 형극혈강의 확산을 막아준 덕분인데...] 지지징! 벽세황이 오른손으로 움켜쥐고 있는 자황척이 진동하는 걸 힐끔 보며

뇌정치; [만일 가시의 생성을 팔뚝 위로 올라오지 못하도록 자황척이 막아주지 않았다면 결과는 치명적이었을 것이외다.] 팟! 가시를 뽑으며 말하고. + 벽세황; [끄아악!] 또 비명 지르고

뇌정치; [형극혈강이 심장에까지 파고들면 달리 치료할 방법이 없으니 말이오.] 따당! 뽑은 가시를 접시에 떨구고. 신행태보는 급히 고약을 벽세황의 손바닥 상처에 바르고

벽세황; [끄윽...] 필사적으로 고통을 참고. 왼손은 부들 부들 떨리고 있고

뇌정치; [나태해질 때마다 오늘의 고통을 잊지 말고 절치부심하시기 바라외다 이(二)공자.] 다시 집게로 가시를 잡으며 말하고

벽세황; [이... 이를 말이오?] 이를 악물고

벽세황; [설령 악마와 손을 잡는 한이 있더라도... 그 새끼는 반드시 내 손으로 찢어죽이고 말 것이오.] 무존령을 쳐들며 비웃던 청풍을 떠올리며 이를 갈고

뇌정치; [그런 각오라면 반드시 뜻을 이루실 수 있을 것이오.] 팟! 다시 가시를 잡아뽑고.

<끄아아악!> 건물을 배경으로 들리는 벽세황의 비명소리.

 

#319>

신장궁 양주지점 정문. 여전히 가게를 드나드는 사람들에게 구걸하고 있는 거지들

담장 끝쪽에 거적데기를 두른 채 졸고 있는 늙은 거지. 개방 양주지부장인 구육취개. 여전히 귀에는 이어폰 같은 것을 꽂고 있고 청진기 같은 장치는 기대고 있는 뒤쪽의 담에 대고 있다.

<끄아아악!> 비명소리가 청진기를 통해서 구육취개의 귀에 들리고

(틀림없군!) 히죽! 웃는 구육취개. 이빨이 듬성듬성 나있다.

<역시 이곳 양주지점에 숨어있었구나 옥기린 벽세황!> 신장궁 양주지점 정문 근처 모습 배경으로 구육취개의 생각 나레이션

 

#320>

양주의 다른 곳. 시내 중심부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자리한 상당한 규모의 사당. 거지들이 안팍으로 득시글. 사당 입구와 안쪽 여기저기 거지들이 진을 치고 있다. 바가지에 담긴 밥을 나눠먹는 거지들, 누워 자는 거지들, 이를 잡는 거지들. 사당에 향화객들이 드나들지만 거지들을 신경 쓰진 않는다.

<-개방 양주지부(楊洲支部)> 위 사당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사당 뒤쪽의 상당히 큰 건물. 건장한 거지들이 지팡이를 들고 지키고 있고

[지금까지 수집된 벽세황에 관한 보고서입니다.] 슥! 상당히 두툼한 책을 두 손으로 내미는 독각철개. 건물 안은 깔끔한 거실. 의자를 사이에 두고 청풍과 독각철개가 마주 앉아있다. 방안에는 다른 사람은 없고

청풍; [수고 하셨습니다.] 한 손으로 책을 받고

독각철개; [보고서를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청풍이 책을 펼치는 걸 보며 말하고

독각철개; [벽세황은 각종 병장기와 기계들을 만드는 재주로 천하의 으뜸인 신장궁의 둘째 아들입니다.]

청풍; [신장궁이 처음부터 천마련 편은 아니었지요?] 보고서를 빠르게 넘겨서 보며

독각철개; [그렇습니다.] 끄덕

독각철개; [오히려 신장궁은 그 성격상 정파백도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이십여 년 전, 한 가지 사건 때문에 무림맹을 등지고 천마련 쪽으로 전향해버렸습니다.]

청풍;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끄덕

청풍; [무림맹과 천마련이 격전을 벌일 때 신장궁이 강호에서는 사용이 금지 된 위험한 무기들을 천마련에 팔았었다지요?] 보고서를 읽으며

독각철개; [공자께서도 접해보셨던 폭염화통(暴焰火筒)과 진천총통(振天銃筒)등의 무기들이 대량으로 천마련에 유입되었고...] [그 바람에 무림맹의 피해가 심각했었습니다.] 끄덕이고

 

<이에 사자천존께서 신장궁의 당시 궁주였던 귀수신장(鬼手神匠) 벽치릉(碧治菱)을 소환하여 엄하게 꾸짖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십대 중반쯤인 사자천존이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손가락질하며 분노하고. 그 앞에 등이 구부정한 노인이 겁에 질려 고개를 굽신거리고 있다. 이 노인이 신장궁의 궁주인 귀수신장 벽치릉이다. <마면기정 자료집 제22페이지>에 나오는 <공야릉> 캐릭터. 거실 안에는 무림맹의 사대장로들이 앉아있고. 위극겸과 장세명은 단상 아래쪽 좌우에 서서 귀수신장 벽치릉을 보고 있다.

 

독각철개; [사자천존께서는 은혜를 베풀어 벽치릉을 꾸짖는 선에서 신장궁의 죄를 면해주려 하셨습니다.] 말 잇고

독각철개; [하지만 속이 좁은 벽치릉은 그때 일을 가슴 속에 담아두고 있었으며...] [사자천존께서 은퇴하시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천마련 편에 붙어버렸던 것입니다.] 분노하고

청풍; [신장궁의 위력적인 무기를 높이 평가한 천강마존은 벽치릉의 둘째 아들인 벽세황을 제자로 맞아들였겠습니다.] 보고서를 읽으며

독각철개; [그 바람에 신장궁의 무기가 천마련에 흘러들어가 우리 무림맹에 심대한 피해를 끼쳤습니다.] 끄덕

청풍; [현재 벽세황의 입지는 어떤 상태입니까?] 보고서를 넘기며

독각철개; [천마련 내에서의 벽세황의 위치는 좀 애매합니다.]

독각철개; [사신마재들이 천강마존의 후계자 자리를 놓고 암투를 벌이고 있지만...] [벽세황은 다른 셋에 비해 딱히 유리한 입장은 아닙니다.]

독각철개; [사신마재중 유일한 계집인 구미호리(九尾狐狸) 구숙정(具淑貞)을 제외하면 지지 세력이 가장 빈약한 때문입니다.]

독각철개; [그래도 신장궁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탓에 천마련의 인간들로부터 홀대는 받지 않고 있는 정도입니다.]

청풍; [그렇군요.] 끄덕이며 보고서를 읽고

독각철개; [다만... 벽세황은 신장궁 내에서의 입지만큼은 확실하게 굳혀가고 있는 중입니다.]

청풍; [그건 좀 이상하군요.] [벽세황은 귀수신장 벽치릉의 둘째 아들 아닙니까?] 흠칫! 하며 보고서에서 눈을 떼며 고개를 들고

청풍; [벽치릉은 신장궁은 장남에게 물려주고 벽세황에게는 천강마존의 후계자 자리를 노리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독각철개를 마주 보며

독각철개; [그랬는데... 아비와 형이 삼년 사이에 거푸 실종되어 버리는 바람에 벽세황이 신장궁 궁주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청풍; [벽치릉이 삼 년 전 의문의 실종을 당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그의 장남마저 실종되었을 줄은 몰랐습니다.] 다시 놀라고

독각철개; [벽치릉의 장남 철수무정(鐵手無情) 벽세준(碧世俊)은 일년전부터 종적이 묘연해졌습니다.]

청풍; (뭔가 있다.) + [개방에서는 어떻게 파악하고 있습니까?] 눈 번뜩

독각철개; [폐방에서 수집한 정보에 의하면 벽세준은 누군가의 편지를 받고 홀로 신장궁을 나간 후 연락이 끊겼습니다.]

독각철개; [당연히 신장궁에서는 가문의 모든 힘을 동원해서 벽세준의 종적을 찾으려 했지만 소득이 없었습니다.]

독각철개; [마치 하늘로 올라갔거나 땅 속으로 꺼지기라도 한 듯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세상에서 사라져 버렸던 것입니다.]

청풍;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해도 시신은 발견되어야하는데...] 찡그리고

청풍; [누군가 벽세준을 의도적으로 유인해서 어딘가에 가뒀을 가능성이 있겠습니다.]

독각철개; [강호에서의 신장궁의 영향력도 있고 해서 폐방 역시 제자들을 동원해서 벽세준의 흔적을 찾아봤지만 성과가 없었습니다.]

청풍; [벽세준이 실종될 무렵 벽세황의 동향은 확인해봤습니까?] 눈을 좀 가늘게 뜨고

독각철개; [공자께서는 벽세황의 짓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시는군요.]

청풍; [벽세준과 벽세황은 어머니가 다른 걸로 알고 있습니다.] 끄덕

독각철개; [그렇습니다.] 끄덕

독각철개; [벽세준은 벽치릉의 본처 소생이고 벽세황은 첩의 자식입니다.]

청풍; [세상에서 가장 사이가 나쁜 것이 이복형제라고 하지 않습니까?]

독각철개; [맞는 말씀이십니다.]

독각철개; [그래서 저희도 벽세황에게 혐의를 두고 집중적으로 벽세준이 실종될 무렵의 벽세황의 종적을 짚어봤습니다만...]

청풍; [벽세황에게는 혐의가 발견되지 않았겠습니다.]

독각철개; [예!] [벽세황은 벽세준이 실종된 시점을 전후해서 세달 동안 천마련 총단을 벗어난 적이 없습니다.] 끄덕이고

청풍; [형의 실종 소식을 듣고도 즉시 신장궁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생각하며 중얼

독각철개; [내막은 알 수 없지만 일단 벽세황은 벽세준의 실종에 관해서만큼은 혐의선상에서 벗어나 있는 상태입니다.]

청풍; [그렇군요.] 뭔가 생각하고

독각철개; (뭔가 짚이는 게 있는 모양이군.) 긴장하며 청풍을 보고. 그때

청풍; [신장궁은 현재 누가 이끌고 있습니까?]

독각철개; [벽세준의 부인인 화룡부인(火龍夫人) 뇌옥경(雷玉鏡)은 화기(火器)의 명가인 벽력당(霹靂堂) 출신인데...]

독각철개; [그 여자가 실종된 남편을 대신해서 궁주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청풍; [벽세준과 화룡부인 사이에 자식은 있습니까?]

독각철개; [진룡(眞龍), 진봉(眞鳳)이라는 이름의 아들과 딸이 하나씩 있습니다.] [하지만 둘 다 열 살도 안된 철부지들이라 아비의 뒤를 잇기는 어려울 듯 싶습니다.]

청풍; [신장궁쯤 되는 거대한 가문에 하루라도 가장이 없으면 안될 일...] [그렇다고 언제까지 여자인 화룡부인이 궁주 노릇을 할 수는 없고...]

청풍; [결국 벽세황이 실종된 이복형을 대신해서 신장궁의 주인이 되겠군요.]

독각철개; [화룡부인 뇌옥경은 어린 아들에게 신장궁을 물려주려고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아마 뜻을 이루긴 어려울 것입니다.] 끄덕

청풍; [그렇겠지요.] 끄덕이고. 그러다가

청풍; [양주지부장께서 돌아오셨군요.] 문쪽을 보며 말하고. 독각철개가 흠칫! 하며 돌아볼 때

[노화자(老化者;늙은 거지), 들어가겠네.] 덜컹! 말과 함께 누군가 방안으로 들어서고

구육취개; [주인 주제에 자리를 너무 오래 비워 미안하구먼.] 들어서는 늙은 거지. 바로 신장궁 양주지점을 염탐하던 구육취개. 문 밖에서는 건장한 거지들이 돌아보고 있다

독각철개; (귀신이로군. 난 기척도 채지 못했는데...) + [어서 오십시오 사형.] 자리에서 일어나고. 청풍도 일어나고

구육취개; [일어나지 말게나.] 손 들며 다가오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개방 양주지부장 구육취개(狗肉醉丐)> 구육취개는 청풍의 신분을 모른다. 그래서 반말을 하고

청풍; [지부장께 폐를 끼쳤습니다.] 포권하고

구육취개; [폐는 무슨...] 탁자로 다가오고

구육취개; [다 무림맹을 위해서인데 폐라고 할 게 있겠는가?] 자리에 앉고. 청풍과 독각철개도 앉고

독각철개; [사형께서 직접 나갔다 오셨으니 성과가 있겠습니다.] 기대에 차서 묻고

구육취개; [물론이지.] [벽세황, 그놈의 종적을 확인했다.] 탁자에 놓여있던 차 주전자를 들어서

독각철개; [그렇습니까?] 눈 번뜩이며 구육취개가 주전자의 차를 잔에 따르는 걸 보고

독각철개; [벽가놈은 초... 아니 장공자에게 낭패를 당한 후 은밀하게 움직이는 바람에 본방의 이목에도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독각철개; [다만 양주 근처로 온 건 확실해서 장공자를 모시고 왔으나 어디에 숨어있는지는 알 수가 없었지요.]

구육취개; [사제 너의 연락을 받고 두 곳을 감시했다.] [바로 천마련 양주지부와 신장궁의 양주지점이었다.] 차를 마시며 말하고

독각철개; [벽가놈은 그 두 곳 중 어디에 숨어있었습니까?]

구육취개; [장공자는 벽가놈이 어디로 숨어들었을 것으로 생각하는가?] 청풍을 보며

청풍; (날 시험하는군.) + [당연히 신장궁 양주지점이겠지요.]

구육취개;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고?] 눈 번뜩

청풍; [천마련의 양주지부로 찾아갔다가는 벽세황 자신의 실패를 경쟁자들인 다른 사신마재들이 알게 될 테고...]

청풍; [벽세황으로서는 그게 죽기보다 싫었을 것입니다.]

구육취개; [정확한 분석이네. 역시 사제의 칭찬이 과한 게 아니었구만.] 엄지 손가락 새워 보이고

독각철개; [벽가놈은 자기 가문의 양주지점으로 숨어들어갔군요.]

구육취개; [벽세황이 신장궁 양주지점에 몸을 숨긴 데는 다른 이유도 한 가지 더 있다.]

독각철개; [다른 이유라니...] + [아!] 묻다가 깨닫고

구육취개; [사제도 눈치 챘느냐?]

독각철개; [물론입니다.] 끄덕

청풍; [신장궁 양주지점에 벽세황이 전적으로 믿는 인물이 있겠습니다.]

구육취개; [바로 그렇네.] 끄덕

구육취개; [신장궁 양주지점장은 뇌정치(雷定置)라는 자인데 화룡부인 뇌옥경과 같은 벽력당 출신이라네.]

청풍; [같은 가문 출신이면서 한쪽은 가모(家母)고 다른 한쪽은 지점장...] [두 사람 사이는 당연히 돈독하겠습니다.]

구육취개; [전혀 그렇지 않네.] 고개 젓고

청풍; [둘 사이에 갈등이 있습니까?]

규육취개; [뇌정치는 비록 벽력당 출신이라고는 하지만 천한 여자의 몸에서 난 서얼(庶孼)의 신분이네.]

구육취개; [그래서 벽력당에서는 아무런 희망도 없다 여기고 일찌감치 벽력당을 뛰쳐나와 신장궁에 투신, 양주지점장의 자리에까지 오른 걸세.]

독각철개; [반면 화룡부인 뇌옥경은 적통(嫡統) 출신으로 벽력당의 당대 당주인 화왕(火王) 뇌곤륜(雷崑崙)의 친 누이동생입니다.]

청풍; [도망쳐 나온 벽력당의 적통인 화룡부인이 느닷없이 상전이 되었으니 뇌정치로서는 심사가 불편했겠습니다.]

구육취개; [그 때문인지 뇌정치는 화룡부인이 신장궁에 시집을 온 이후로 역시 서얼 출신인 벽세황과 유독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네.]

청풍; [둘 사이가 어느 정도로 가깝습니까?]

구육취개; [다른 설명은 다 필요없고...] [벽세황은 사실상 뇌정치의 사위라고 할 수 있네.] 히죽 웃고

독각철개; [뇌정치의 딸년이 벽세황과 붙어먹었습니까?] 흠칫! 놀라고

구육취개; [뇌화영(雷火英)이라는 이름의 뇌정치 딸년은 오래전부터 벽세황과 그렇고 그런 사이를 유지해왔어.] 끄덕

독각철개; [그래서 벽세황이 뇌정치를 전적으로 신뢰해왔군요.] 끄덕

청풍; [두분께 부탁드릴 것이 생겼습니다.] 두거지에게 말하고

구육취개; [뭔가?] + 독각철개; [말씀하시지요 공자.] 동시에 돌아보며 대답하고.

청풍; [벽세준이 실종되었을 무렵 뇌정치의 행적을 조사해주셨으면 합니다.]

구육취개; [그거야 어렵지 않은 일이네만...] 갸웃, 반면 + 독각철개; [공자께서는 혹시...] 깨닫고 표정 심각해지고

청풍; [벽세황과 뇌정치가 전적으로 신뢰하는 사이라면...]

청풍; [뇌정치가 벽세황을 대신해서 벽세준을 해코지 했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강렬한 표정

[!] [!] 놀라는 구육취개와 독각철개

 

#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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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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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태보; (본련의 정예들인 흑혈살객들의 태반이 신장궁의 병기를 써보지도 못하고 몰살당했다.) 침 꿀꺽 삼키며 전율하고. 그때

화악! 사당이 있던 자리를 덮고 있던 먼지가 흩어지면서 주저앉아있는 여자의 형상이 드러난다

쿵! 먼지가 흩어지면서 완전히 드러나는 사당이 있던 자리. 진상파가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주저앉아 입으로 피를 줄줄 흘리고 있다. 아랫배에는 여전히 비수가 깊이 박혀있고. 그 옆에는 기절한 신소심이 누워있다. 사당이 밖으로 터져나간 때문에 두 여자가 앉고 누워있는 바닥은 깨끗하다.

진상파의 모습 크로즈 업

신행태보; (괴물같은 계집...) 전율과 공포

신행태보; (분명 단전이 파괴되어서 내공을 쓸 수 없는 상태일 텐데 검벽신공을 상상을 초월하는 위력으로 구사했다.)

신행태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단 말인가?) 전율. 그때

[컥!] 피를 왈칵 토하는 진상파

신행태보와 생존자들 흠칫! 할 때

퍼억! 옆으로 야하게 쓰러지는 진상파. 이어

진상파; [끄윽...] 바닥에 옆으로 쓰러져 신음하며 눈을 반쯤 감는다. 완전히 기절을 한 건 아니지만 탈진한 상태고

[그렇게 된 거였군!] [단전은 파괴되었지만 몸의 다른 부위에 흩어져 있던 공력을 짜내서 검벽신공을 펼쳤던 것이다.] 안도하는 신행태보와 생존자들. 그러다가

[삼공자님!] [그러고 보니 삼공자님이 안 보인다!] 신행태보와 생존자들 눈 치뜨며 경악

[삼... 상공자님도 당하셨단 말인가?] [젠장! 이러면 이겨도 이긴 게 아닌 게 되는데...] 사색이 되는 신행태보와 생존자들. 직후

<누가 당했단 말이냐?> 어디선가 음성이 들려 신행태보와 생존자들 흠칫! 할 때

펑! 사당 폐허 앞쪽의 땅속에서 허공으로 튀어오르는 벽세황. 땅속으로 몸을 파묻어 피한 것

[아!] [삼공자님!] [무사하셨군요.] 안도하고 환호하는 신행태보와 생존자들

[...!] 눈이 반쯤 감긴 채 절망하는 벽세황

벽세황; [죽일 년...] 휘릭! 바닥에 내려서며 이를 바득 갈고, 온몸이 흙투성이가 되어 있다

벽세황; [곧 죽어도 발악을 하겠다 이거지?] 사당 폐허 주변에 널려있는 수십구의 시체들을 돌아보고

벽세황; [오냐! 우리 천마련의 형제들을 해코지한 대가를 치루게 해주마.] [모두 모여라!] 생존자들에게 손짓을 하고

[부르셨습니까 삼공자?] [하명하십시오.] 휘익! 휙! 사당 폐허 주변으로 날아오고 내려서는 생존자들. 신행태보도 날아오고

벽세황; [동고동락하던 동료들이 저 계집에게 죽임을 당했다! 복수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 진상파를 가리키며 독기서린 표정으로

[물론입니다!] [저희들이 형제들의 복수를 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상공자님.] 이를 갈며 살기어린 눈으로 진상파를 돌아보는 생존자들

벽세황; [저 두 계집을 너희들 마음껏 짓밟아서 동료들의 복수를 해라.] 사악하게 웃고

[!] 반쯤 기절한 상태에서도 분노하는 진상파

[감사합니다 삼공자님!] [허락해주셨으니 복수는 확실하게 하겠습니다.] 포권하는 흑혈살객들

이어 사당의 폐허로 들어가는 흑혈살객들. 눈은 충혈되었지만 긴장한 표정들이고

[긴장을 늦추지 마라!] [또 무슨 수작을 할지 모른다.] 진상파를 칼로 겨누며 접근하고

[즐기기 전에 우선 팔 다리의 근육을 모두 끊어버리자!] [계집의 몸뚱이를 즐기는 데는 아랫도리만 남아있어도 충분하지.] [천하의 검후께서 사내들의 노리개가 되는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하셨겠지?] 긴장하면서도 흉포한 표정으로 웃으며 무기를 진상파에게 겨누는 흑혈살객들

진상파; (끝났다.) 절망

진상파; (더 늦기 전에 혀를 물어버리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선택이겠구나.) 처연하게 웃고

진상파; (사제...) 그러면서 청풍을 떠올리고

진상파; (미안하구나. 이럴 줄 알았으면 네게 너무 냉정하게 굴지 말 것을...) 혀를 이빨 사이에 끼워서 끊으려 하고

[헉! 저 독한 년이...] [혀를 물려고 한다.] [막아!] [쳐라!] 일제히 진상파를 찌르고 베어가는 흑혈살객들. 바로 그 직후

꽈광! 벼락들이 흑혈살객들을 강타한다. [크악!] [꺽!] 감전되어 비명 지르는 흑혈살객들

[헉!] [갑자기 웬 벼락이...!] 벽세황과 신행태보의 경악

진상파; (혈... 혈전창!) 눈을 치뜨고

진상파; (사... 사제가 왔구나!) 감격. 안도. 직후

지지지! 진상파의 앞쪽에 사람 형상이 나타나고. 벼락에 휘감긴 그 사람 형상에서 밖으로 빠져나온 손 하나가 벼락을 뿜어낸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벽세황; [혈전창! 혈교의 혈전창이로구나.] 긴장하며 물러서고.

신행태보; (혈교의 제자가 아니면서도 혈전창을 쓸 수 있는 자라면...) 깨닫고 눈 부릅

<귀면지존과 싸우고도 살아난 장청풍이란 놈일 것이다!> 청풍이 귀면지존 모습인 위태무와 싸우던 장면을 떠올리는 신행태보. 그때

청풍; [죄송합니다 사저!] 스윽! 모자를 젖혀 얼굴 드러내며 진상파를 돌아보고

벽세황; [저... 저 놈!] 눈 부릅

신행태보; (역시!) 청풍을 알아보고 역시 눈 부릅 뜨고

청풍; [소제가 오는 게 너무 늦었습니다.] 슥! 진상파의 옆에 한 무릎 꿇으며 두 손으로 진상파를 바로 누이고

진상파; [네가... 미안해할 이유는 전혀 없다.] 천장 보는 자세로 바로 누우며 여전히 좀 쌀쌀 맞은 표정으로 말하고.

진상파; [내 교만과... 방심이 초래한 결과이니...] 한숨 쉬지만 눈가에 눈물이 어리고

청풍; (단전에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 진상파의 아랫배에 비수가 박혀있고 피로 물든 것을 보고 표정이 심각해지고

청풍; (자칫 사저는 두 번 다시 내공을 쓸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파팟! 비수 주변의 혈도를 서둘러 찍어주고

진상파; [내 대신... 마무리를 지어라.] 한숨 쉬며 눈을 감는 진상파

청풍; [분부 받들겠습니다.] 침통한 표정으로 일어나고. 이어

청풍; [졸개들은 모두 삼도천을 건너갔고...]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며 신행태보와 벽세황을 훑어보고

<지독한 살기!> 오싹! 소름이 돋아 눈 치뜨며 주춤하는 신행태보와 벽세황

청풍; [우두머리인 네놈들만 처단하면 마무리가 되겠구나.] 땅! 오른손을 위로 쳐들면서 손가락을 퉁기고. 그러자

빠캉! 쩍! 두 가닥의 벼락이 신행태보와 벽세황에게 날아가고

신행태보; [헉!] 기겁하며 두 팔로 머리를 가리지만

벼락은 신행태보를 때리지 못한다. 두 팔로 머리를 가린 채 흠칫! 하며 눈을 뜨는 신행태보

지지지! 신행태보의 옆에 서있는 벽세황이 자황척을 꺼내 쳐들고 있고. 청풍이 날린 혈전창은 자황척으로 스며들고 있다.

청풍; [...] 슥! 좀 찡그리며 쳐들었던 손을 내리고

벽세황; [흐흐흐 소용없다.] 득의하며 자황척을 쳐들고. 지지지! 자황척은 여전히 벼락에 휘감겨 있고

벽세황; [신장궁의 으뜸가는 보물인 자황척은 세상의 모든 금속을 지배하는 힘을 지녔다.] [덤으로 금속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벼락도 자황척의 힘을 거스르지 못하고...] 슥! 자황척을 내리고

청풍; (저 쇳조각이 바로 말로만 듣던 자황척...) 눈 번뜩이며 자황척을 보고

벽세황; [내 손에 자황척이 들려있는 한 혈전창은 아무런 위력도 발하지 못한다.] [훔쳐 배운 혈전창을 쓸 수 없게 된 네놈에게 또 어떤 재주가 있을지 궁금하구나.] 거만하고 사악하게 웃고

청풍; [그걸 알고 싶다면...] 차갑게 웃고

<알게 해주마!> 화악! 유령익을 몸에 두르며 모습이 꺼지듯 사라지고

신행태보; [조... 조심하십시오.] 비명

벽세황; [은신술!] 바웅! 경악하며 다급히 몸 주위로 방어막을 친다. 직후

꽝! 벽세황의 뒤에서 나타나며 등을 강철같이 변한 손으로 찍는 청풍. 몸의 대부분은 유령익에 가려져 있지만 얼굴의 눈 부위와 앞으로 내민 오른팔은 드러나 보인다. 하지만

바웅! 벽세황의 몸에서 강한 반탄력이 일어나 청풍의 강철같이 변한 손이 벽세황의 등을 직접 찍는 걸 막는다

청풍; (호신강기(護身罡氣)!) 꽝! 엄청난 탄성에 충격을 받아 뒤로 튕겨져 나가는 청풍. 유령익이 펄럭이며 청풍의 모습이 드러난다. 모자도 뒤로 홱 벗겨져 얼굴이 드러나고. 동시에

벽세황; [컥!] 그래도 등에 충격을 받아 앞으로 휘청이며 피를 왈칵 토하는 벽세황.

휘익! 뒤로 3미터쯤 튕겨졌다가 바닥에 내려서는 청풍.

진상파; (소수인(素手印)이 아니면 깨트리지 못하는 천강탄기(天罡彈氣)에 당했구나.) 찡그리고. 진상파는 벽세황이 쓰는 무공을 잘 안다. 천강무존의 손녀이므로

청풍; (탄천혈벽에 못지 않은 호신강기를 지니고 있다.) (그 때문에 무엇이든 으스러트린다는 철지촌강으로도 직접 타격을 가하지 못했고...) 쿵쿵! 얼굴 찡그리며 뒤로 비틀비틀. 직후

벽세황; [크아!] 쩡! 몸을 틀며 청풍을 향해 왼손을 확 내민다

지지징! 벽세황의 왼손이 진동하면서 초음파같은 원형의 파문이 확 터져 나와서 청풍을 덮쳐온다. 비틀거리고 있던 청풍은 양팔을 교차해서 얼굴과 앞을 가리려 하고. 직후

꽝! 청풍의 몸을 때리는 원형의 파문들.

청풍; [컥!] 피를 왈칵 토하는 청풍

쿵쿵! 뒤로 쓰러질 듯 비틀거리며 밀려나는 청풍. 눈에서도 핏줄이 터져 피가 흘러내린다.

신행태보; [그렇지!] 주먹 불끈

[!] 사당 폐허의 바닥에 누워 고개만 조금 돌려서 보며 찡그리는 진상파

청풍; (강력한 진동을 일으키는 무공이다. 그 때문에 몸속의 피가 들끓어 올라 혈도와 기맥을 막아버렸다.) 입과 코 뿐만 아니라 눈에서도 피를 흘리며 비틀거리고

벽세황; [몸뚱이가 제법 단단한 놈이로군. 진멸천강인(振滅天罡印)에 맞고도 터져 죽지 않다니...] 퉤! 피를 옆으로 뱉으며

청풍; (진멸천강인!) 피가 나는 눈을 좀 가늘게 뜨며 오른손을 입으로 가져가고

청풍; (위력이 범상치 않다 했더니... 천강마존의 오대절기(五大絶技)중 하나인 진멸천강인이었구나.)

벽세황; [하지만 요행은 한번 뿐이다.] [방금 전에는 엉겁결에 펼치느라 진멸천강인의 진짜 위력의 절반도 채 발휘하지 못했다.] 지지징! 다시 진동하는 손으로 청풍을 겨누고

청풍; (혈도와 기맥이 막힌 탓에 내공을 쓸 수가 없다.) + [확실히 혈태자에 못지않은 실력이긴 하군.] 손등으로 입가의 피를 닦으며 말하고. 두 눈에서도 피가 흐르고 있다

벽세황; [누구? 혈태자?] 공격하려다가 멈칫! 하며 묻고

청풍; (조금만 더...) + [그런 인간이 있다. 귀면지존의 아들이라고 알려진...] 들키지 않게 심호흡을 하고. 숨을 돌린다

벽세황; [그러니까 내 무공이 귀면지존 아들 놈 정도의 수준이라는 거냐?] 눈 번뜩

청풍; (진기가 다시 돌기 시작한다.) + [그렇긴 하지만 네놈과 혈태자 사이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지지지! 비웃는 청풍의 몸에서 약간 진동과 벼락이 휘감기고

벽세황; [차이? 무슨 차이?] 호기심으로 물을 때

청풍; [바로 이거다!] 꽝! 오른발을 쳐들었다가 바닥을 강하게 밟고. 그러자

빠지지직! 지면을 따라 벼락이 치달려 벽세황에게 쇄도한다

벽세황; [억!] 기겁하며 뒤로 뛰어 피하려 하지만

신행태보; [조심...] 비명. 하지만

빠지직! 바닥을 달려온 벼락은 그대로 벽세황의 다리를 타고 몸으로 올라간다

벽세황; [큭!] 빠지직! 감전당해 비틀거리고.

진상파; (자황척이라도 온전히 혈전창을 막아주지는 못한다. 특히 벼락이 생각지도 않은 방향으로 날아든다면...) 고개를 미미하게 끄덕. 그때

청풍; [혈태자에 비하면 네놈은 싸울 줄을 모른다. 승기를 잡고서도 헛소리나 해대고 있으니...] 화악! 감전당해 비틀거리는 벽세황의 바로 앞으로 쇄도하고 있는 청풍. 오른손으로 장풍을 쳐낼 자세고

벽세황; [까... 까불지 마라!] 쩡! 투쾅! 뒤로 물러나며 다시 자황척을 들지 않은 왼손으로 강한 진동을 뿜어내고. 직후

꽝! 벽세황과 청풍의 손바닥이 맞닿으며 굉음을 일으키고

벽세황; [컥!] 코와 입으로 피를 뿜어내며 뒤로 비틀

펑! 꽝! 왼팔로 얼굴을 가린 청풍의 몸에 다시 진동이 가해지면서 뒤로 휘청한다. 오른손은 앞으로 내민 자세로

신행태보; (백중지세!) 손에 땀을 쥐고.

콰득! 밀려나던 청풍의 발이 버티면서 바닥에 고랑을 파고. 이어

슈학! 다시 앞으로 쇄도하며 강철같이 변한 손으로 벽세황의 목을 움켜잡아가는 청풍.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피가 나는 눈을 부릅뜬 공포스러운 표정이고

신행태보; [위험합니다.] 비명.

벽세황; [큭!] 뒤로 목을 홱 젖혀 피하려는 벽세황. 몸도 뒤로 날아가고.

서걱! 청풍의 손 궤적이 아래 그어져 벽세황의 가슴 부위를 스치고 지나가고

휘릭! 5미터쯤 뒤로 날아내리는 벽세황. 청풍은 벽세황이 섰던 곳에 멈춰서고 더 이상 추격하지 않고

벽세황; (위험했다.) 오싹! 소름이 돋는 벽세황.

주르르! 목에 옅은 상처가 나서 피가 흐르고

벽세황; (피하는 게 조금만 늦었어도 놈의 손에 목이 조여질 뻔...) + [!] 목 만지며 생각하다가 눈 부릅뜨는 벽세황

쿵! 청풍이 오른손을 들어 보이며 웃는데. 청풍의 오른손에는 직사각형의 영패가 들려있다. 물론 그건 무존령이다.

청풍이 들고 있는 무존령 크로즈 업

신행태보; [무존령!] 눈 치뜨고

벽세황; [헉!] 기겁하며 자기 가슴을 보고. 가슴 부분의 옷이 면도날에 베어진 듯 베어져 흐늘거린다

신행태보; (삼공자의 목을 노린 게 아니라 사실은 무존령이 목표였구나.] 이를 부득.

안도하는 진상파. 그때

벽세황; [교활한 도둑놈 새끼!] 이를 바득 갈고

벽세황; [당장 내놓지 못...] + [!] 자황척을 청풍에게 겨누며 다가가려다가 갑자기 눈 부릅. 그러자

청풍; [이제야 신호가 간 모양이로군.] 쳐들었던 손을 내리며 웃고

벽세황; [큭!] 왼팔을 늘어트리며 비틀. 얼굴이 고통으로 이지러지고

신행태보; [왜 그러십니까 삼공자?] 놀라 물을 때

벽세황; [끄아아악!] 고통에 몸서리를 치며 왼손을 쳐드는 벽세황. 직후

투학! 찌익! 벽세황의 손바닥과 손목 부분의 피부를 뚫고 나선으로 꼬인 가시들이 마구 튀어나온다. 바로 형극혈강의 힘이 만들어낸 가시들이다.

신행태보; (맙... 맙소사! 손바닥에서 가시가 돋아난다!) 경악. 공포 뒤로 비틀

진상파; (방금 전의 격돌에 형극혈강을 썼구나.) 깨닫고

벽세황; [끄윽! 이게 무슨...] 왼손과 손목, 팔뚝의 피부를 뚫고 나오는 나사 못 같은 가시들을 보며 고통에 비틀거리고

청풍; [이제 시작이니 엄살 부리지 마라.] 무존령을 품속에 넣으며 살벌한 표정을 짓고. 겁에 질려 돌아보는 벽세황. 신행태보는 뒷걸음질.

청풍; [네놈이 지은 죄의 값을 전부 치루려면 아직 멀었다!] 빠캉! 쳐드는 손에서 벼락이 일어나고

벽세황; [큭!] 다급히 오른손의 자황척을 쳐들지만

청풍; [먼저 창자가 지져지는 고통을 느끼게 해주마!] 빠직! 채찍 휘두르듯 벼락을 휘두르고. 그러자

꽈광! 벼락은 두 갈래로 갈라져서 벽세황을 때린다. 한 가닥은 벽세황이 쳐든 자황척에 흡수되지만

빠직! 다른 한 가닦은 벽세황의 배에 꽂힌다

벽세황; [끄아악!] 배에 벼락을 맞아 비명 지르며 뒤로 넘어가고

신행태보; [삼공자님!] 퍼억! 감전되어 뒤로 나뒹구는 벽세황을 보며 비명 지르고

청풍; [저 세상... 정확히는 지옥에 가서 네가 어떤 죄를 지었는지 생각해봐라!] 빠직! 다시 손에서 벼락을 일으켜 벽세황을 때리려 하고.

벽세황; [안... 안돼!] 공포와 절망으로 떨며 기어서 달아나려 하고. 바로 그때

신행태보; [여길 봐라 장가야!] 뭔가를 번쩍 쳐들면서 외치고

벼락으로 벽세황을 때리려다가 돌아보는 청풍.

신행태보의 손에 들려있는 검은 구슬

청풍; (벽력탄?) 눈 부릅 놀랄 때

신행태보; [삼공자보다 저년들이 먼저 뒈질 것이다.] 핑! 구슬을 진상파와 신소심 쪽으로 던지면서 자신은 다른쪽으로 날아가고

청풍; [죽일...!] 빠캉! 벽세황에게 날리려던 벼락을 휘둘러서 진상파에게 날아가는 벼락을 때리고

펑! 벼락에 맞아 허공에서 폭발하는 벽력탄

휘릭! 그 사이에 벽세황은 이를 악물고 몸을 옆으로 굴리고

파앗! 쐐액! 서로 반대 방향으로 날아가는 신행태보와 벽세황. 벽세황은 가시가 돋아난 왼팔을 늘어트린 채 달아난다

청풍; (교활한 놈들!) 둘러보며 분노하지만 추격하지는 못하고. 걸음은 사당의 폐허 쪽으로 향한다. 화악! 사당과 청풍의 중간쯤 허공에서 연기와 불꽃이 퍼지고 있다

청풍; [오냐! 죄 많은 목숨, 좀 더 부지하게 해주마!] 사당 쪽으로 걸어가며 멀리 달아나는 벽세황을 향해 이를 갈고.

청풍; [하지만 다음에 내 얼굴을 보게 되는 날이 네놈에게는 제삿날이 될 것임을 기억해둬라.] 멀어지는 벽세황에게 외치며 사당의 폐허로 들어선다

사당의 폐허 안에 누워있는 진상파. 눈을 감고 있다

청풍; [죄송합니다 사저.] 진상파의 옆에 한 무릎을 꿇고. 무존령을 내려놓으며

청풍; [소제가 무능하여 사명은 완수하지 못했습니다.] 딸칵! 무존령을 진상파 옆에 내려놓고

진상파; [무존령을 지켰으니 그걸로 충분하다.] 눈 감은 채

진상파; [난 신경 쓰지 말고 소심이를 살펴봐라. 섭혼술에 혼백이 제압당한 상태다.]

청풍; (사저가 어이없이 당했다 했더니 그래서였군.) + [예...] 대답하며 신소심 쪽으로 돌아앉고

진상파; [소심이는 자신이 벽세황에게 이용당한 사실을 모른다.] [난... 벽세황에게 당한 것이다.] 눈 감은 채 말하고

청풍; (신소심이 내막을 알게 되면 자책할 것을 우려하시는군.) + [주의하겠습니다.] 파팟! 신소심의 가슴 부위 혈도를 찍고. 그러자

신소심; [학!] 퍼덕이다가

번쩍! 다시 눈을 뜨는데 눈에 여전히 초점이 없고

신소심; [원... 원수! 죽일 거야!] 미친 년처럼 외치며 벌떡 일어나려는데

청풍; [내 눈을 보시오!] 콱! 콱! 양손으로 신소심의 양쪽 어깨를 눌러 꼼짝 못하게 하고

신소심; [놔! 놓으란 말이야!] 몸부림치는데

쩡! 청풍의 두눈이 강한 빛을 뿜어내고

신소심; [하악!] 눈을 치뜨며 전율하고

슈우! 내려다보는 청풍의 눈이 백열되고 그 뒤로 거대한 한 쌍의 눈이 떠오른다

신소심; [끄윽...] 벼락을 맞은 표정이 되어 벌벌 떨고

청풍; (박룡안이 신소저의 혼백을 묶어놓고 있는 섭혼술의 사술을 끊어버릴 것이다.) 쩡! 청풍의 눈이 더 강한 빛을 뿜어내고. 그러자

신소심; [공... 공자!] 눈에 초점이 돌아오며 벌벌 떨고

청풍; (되었다.) + [그렇소. 나요.] 츠으! 백열되었던 눈이 원래대로 돌아오고

신소심; [공자... 공자님이 어떻게 여기에...]

청풍; [벽세황은 쫓아 보냈으니 안심하시오.] 그때까지 누르고 있던 신소심의 양쪽 어깨를 풀어주고

신소심; [그... 그러셨군요. 고마워요.] + [!] 안도하다가 눈 부릅뜨며 옆을 본다. 옆에 눈을 감은 채 누워있는 진상파를 발견한 것

신소심; [맹... 맹주님!] 비명 지르며 벌떡 일어나고

신소심; [맹주님이... 이게... 이게 어떻게 된...] 진상파에게 기어가며 울부짖고

청풍; [고정하시오. 벽세황의 암수에 중상을 입긴 했지만 목숨이 위중하시진 않소.]

신소심; [죄송해요 맹주님 죄송해요!] [저를... 저를 구하러 오셨다가 변을 당하시다니...] 진상파의 옆에 무릎 꿇고 앉아서 울고

눈을 감고 누운 진상파는 말없이 한숨을 쉬고

청풍; (벽세황...) 진상파와 신소심을 보며 눈빛이 살벌해지고

<네놈은 반드시 지은 죄의 값을 치루게 될 것이다.> 현장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결심

 

#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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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

다시 철두의 가게. 시간이 좀 지났고

청풍; [받아라.] 슥! 한권의 책과 크지 않은 자기병을 하나 철두 앞으로 밀어준다.

철두; [뭐냐?] 술 마시면서 힐끔. 탁자에는 안주가 늘었고

청풍; [앞으로도 해하촌에 찝쩍대는 것들이 있을 게다.] [그럴 때 본때를 보여주라고 주는 거다.]

철두; [나보고 무공을 익히라는 거냐?] 술잔 내려놓으며 뚱

청풍; [할아버지에게 배운 운기토납술(運氣吐納術)은 기억하고 있지?]

철두; [기억이야 하고 있다만...] [나란 놈이 진득하게 자리 잡고 앉아있는 성격이 못되어서 수련은 거의 안 했다.] 자기 잔에 술을 따르며

청풍; [네놈 머리 둔한 거 감안해서 최대한 쉽게 풀어서 써놨으니까 겁먹지 말고 익혀라.] 자기 술잔도 내밀고

철두; [쓸데없는 짓을...] 궁시렁 대면서도 청풍 술잔에 술을 따라주고

청풍; [철지촌강이라고... 손가락의 힘을 극단적으로 강화시켜주는 무공이다.] [자기병에 든 건 공청석유라는 건데 체질을 바꿔주고 내공을 짧은 시간 내에 증진시켜주는 영약이다.] 꼴꼴 철두가 따라주는 술을 받으면서 말하고

청풍; [공청석유 마시고 철지촌강을 어느 정도 구사할 수 있게 되면 남에게 맞을 일은 없을 게다.] 철두가 자신의 술잔에서 술병을 떼는 걸 보며

철두; [나보다는 정칠이 놈에게 필요한 물건들이로군.] 탁! 술병을 내려놓고 다른 손으로는 술잔을 든다.

청풍; [정칠에게는 따로 준비해줬으니 신경 쓰지 마라.] 술잔 들고

철두; [용의주도하기로 천하제일인 너인데 어련하겠냐.] 쨍! 술잔을 들어서 청풍의 술잔과 마주 쳐서 소리를 내고

함께 술을 마시는 청풍과 철두. 헌데

술 마시다가 멈칫! 하는 청풍의 손

청풍; [방금 들은 내용은 못 들은 것으로 하시오.] 말하며 가게 입구쪽을 돌아보고. 철두도 움찔! 하며 돌아보고

독각철개; [그렇게 하겠소이다만...] 입구에 서서 말하는 독각철개

독각철개; [장공자는 여기서 이렇게 노닥거리고 있을 시간이 없소이다.]

청풍; (개방의 인물이로군.) + [무림맹에 급변이 생겼소?] 술잔 내려놓으며

독각철개; [금정신니의 제자인 신소심소저가 납치당했소이다.]

[!] 움찔! 눈 치뜨는 청풍.

 

#312>

<-세심암> 금정신니가 머물고 있는 경치 좋은 강가.

암자에는 긴장이 흐른다. 비구니들이 숨도 못 쉬고 돌아다니고. 황건신장이 암자의 본전 건물 앞에 심각한 표정으로 서있다.

금정신니; [이게 흉수가 보낸 편지라네.] 슥! 편지 한 장을 탁자 위로 밀어주는 금정신니. 청풍은 맞은편에 마주 앉아있다. 입구쪽에는 독각철개가 공손히 서있다.

청풍; [이 편지는 언제 전해졌습니까?] 편지를 집어들고

금정신니; [오늘 아침 나절이었고...] [맹주께서 이곳에 왔다가 떠난 것은 반 시진 전쯤일세.] 한숨

그 배경으로 편지를 읽는 청풍.

 

<대사가 금지옥엽인 듯 아끼는 제자를 모시고 있으니 아래의 장소로 와서 무존령(武尊令)과 교환해가시오. 대사의 제자가 무사하길 바란다면 검후께서 직접 무존령을 갖고 혼자 찾아와야만 할 것이오.> 편지의 내용

<만에 하나 경고를 어기고 검후에게 꼬리가 달려있다는 걸 알게 되면 그 즉시 가엾은 신소저는 굶주린 개들의 먹이로 던져질 것이오.> 편지를 읽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청풍; (무존령이라면 십팔년전에 할아버지도 노렸던 물건...) + [이 편지에 적혀있는 내용의 진위는 확인하셨습니까?] 편지를 내려놓고

금정신니; [협박장과 함께 이 물건이 함께 전해졌는데...] 슥! 탁자 위로 목걸이를 하나 내밀고

금정신니; [소심이 어미의 유물이라 소심이가 한시도 몸에서 떼어놓지 않던 물건이네.]

청풍; (신소심이 누군가에게 납치당한 건 분명하군.) + [이번 일을 저지른 흉수의 정체에 대해서는 짐작이 가시는 바가 있으신지요?] 목걸이를 보며

금정신니; [본맹의 맹주령인 무존령을 콕 찍어서 요구한 걸 보면 범인은 의심의 여지도 없이 천마련의 인간일 걸세.]

청풍; [물론 그자가 요구한 무존령은 대단한 가치를 지니고 있겠지요?]

금정신니; [이십삼년전, 영친께서는 혜성같이 나타나 천마련의 횡포에 숨도 크게 못 쉬던 정파백도를 구제해주셨었지.]

독각철개; (장공자의 아버지가 정파백도를 구했다?) 놀라고

금정신니; [이에 정파백도의 유력한 문파와 가문 서른 여럿이 생살여탈(生殺與奪)을 임의로 해도 좋다는 맹세와 함께 무존령을 만들어 영친께 바쳤었네.] 그런 독각철개를 곁눈질로 조금 보며 말하고

청풍; [무존령이 악용되면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겠습니다.]

금정신니; [그 점이 정파백도가 신의(信義)를 우습게 아는 사마외도와 다른 점이라네.] 심각

금정신니; [일단 맹세를 한 이상 무존령을 지닌 인물에게 복종해야하고...] [이를 어기면 그 문파는 자신들이 정파백도에 속하지 않는다는 걸 자인하게 되는 셈일세.]

청풍; (명분에 목숨을 거는 정파백도에는 그런 약점이 있군.) 끄덕

금정신니; [무존령은 빼앗기면 겨우 재기하고 있는 우리 무림맹은 완전한 궤멸에 직면하게 될 걸세.]

금정신니; [그래서 빈니는 차라리 소심이의 목숨을 도외시(度外視)하라 권했지만 맹주는 듣지 않았네.] 한숨 쉬소

청풍; [검후... 사저께서는 흉수가 요구하는 대로 혼자 악속장소로 가셨겠지요?]

금정신니; [어디에 천마련의 이목이 숨어있을지 모르니 모험을 할 수는 없다면서 아무도 따라오지 말라는 명을 내렸네만...] 끄덕이고

금정신니; [천마련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마귀들이라 걱정이 되는구먼.] 지긋이 청풍을 보고

청풍; (무존령을 빼앗기는 것도 문제지만 천마련의 비겁한 암수에 빠져 사저가 위험할 수도 있다.) 심각해지고

청풍; (그래서 나보고 무존령과 사저를 지켜달라고 급히 불러왔을 테지.) + [천마련의 인간들은 아직 저와 사저의 관계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겠지요?]

금정신니; [그 점은 염려하지 않아도 될 걸세.] 끄덕

금정신니; [시주가 맹주와 접촉한 사실을 알고 있더라도 시주의 정체에 대해서는 짐작도 못하고 있을 테니...] 말하며 곁눈질로 독각철개를 슬쩍 보고

청풍; [알겠습니다. 제가 사저를 따라가서 은밀히 돕도록 하겠습니다.] 일어나고

금정신니; [염치없지만 부탁하겠네.] 같이 일어나고

금정신니; [맹주에게는 서둘러 가지 말라고 귀뜸 해두었으니 시주께서 서둘러주면 현장에 늦지 않게 도착할 수도 있을 걸세.] 청풍이 유령익을 꺼내 몸에 두르는 걸 보며 말하고

청풍; [심려하지 마시고 기다려주십시오.] 스윽! 유령익에 몸이 가려져 얼굴만 남은 채 말하고

독각철개; (백변음마의 유령익!) 놀랄 때

청풍; [신소저를 구해오는 것은 물론이고 무존령도 보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스륵! 두 손으로 모자도 쓰고. 순간

퍼억! 사라지는 청풍의 모습

금정신니; [신세를 지겠네.] 합장하고.

독각철개; (기척이 사라졌다.) 놀라고. 금정신니는 합장을 하고 있고

독각철개; (장청풍이란 친구... 상상을 초월하는 고수였구나.)

독각철개; (게다가 장로님께서 언급한 내용을 종합해볼 때 장청풍은 바로...) 흥분하며 생각할 때

금정신니; [분타주.] 합장했던 손을 풀며 말하고

독각철개; [예 장로님.]

금정신니; [방금 전 이곳에서 들은 내용은 허락이 떨어질 때까지는 절대 비밀로 해야만 하네.] 엄한 표정으로 보며 말하고

독각철개; [물... 물론입니다.] 포권하고

독각철개; [이 거지에게는 귀도 없고 입도 없으니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억지로 웃고

금정신니; [믿도록 하겠네.] 다시 의자에 앉고

독각철개; [제자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허리 숙이고. 생각에 잠겨 고개 끄덕이는 금정신니

독각철개; (가히 세상이 알면 경천동지할 비밀을 알게 되었다.) 끼익! 문을 열고 나가며 곁눈질로 금정신니를 보고. 문 밖에서는 황건신장이 돌아보고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던 사자천존님의 외아들이 사실은 금릉에서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건물에서 나오는 독각철개의 모습 배경으로 그자의 놀람 나레이션

 

#313>

음침한 날씨. 어느 황량한 계곡. 계곡 끝 쪽에 낡은 사당이 을씨년스럽게 서있다.

그곳으로 다가오는 진상파. 서두르지 않고 표연히 걸어온다

찌릿! 찌릿! 전기가 오르는 모습이 되는 진상파

진상파; (주변에 매복한 자들은 대략 백여명...)

진상파; (사당 안에도 세 명이 있는데 그중 한명은 맥이 가늘고 불규칙하다.) 다가오는 사당을 보고

진상파; (소심이 일 텐데... 상당한 수준의 무공을 지닌 두 명의 사내가 소심이를 지키고 있다.) 사당 앞으로 다가가고. 그때

[이거 영광이외다.] 삐꺽! 낡은 사당의 문이 열리면서 나오는 사내. 물론 벽세황이다.

벽세황; [여자중의 여자이며 당대의 천하제일검이신 진소저를 직접 뵙는 건 우리 천마련의 인간들중 소생이 첫 번째이니 말이오.] 과장되게 포권하며 밖으로 나서고

진상파; [사신마재의 셋째 벽세황...]

진상파; [당신은 범해서는 안되는 금기를 범했어요.] 멈춰서고

벽세황; [소생같은 무명소졸을 한눈에 알아봐주신 것은 감격스럽소이다만...] [소생이 어떤 금기를 범했는지 말씀해주시지 않겠소?] 포권했던 손을 내리고

진상파; [나는 살생(殺生)을 즐겨하지 않아요.] [하지만 세 부류의 인간은 반드시 죽여 없이 하겠다고 맹세했답니다.]

벽세황; [소저가 죽이기로 맹세한 세 부류의 인간중 한 부류에 나 벽세황이 포함된다?] 눈빛이 좀 흉포해지고

진상파; [아녀자를 간음하거나 약취(略取)하는 자는 그게 누구든 반드시 내 손에 죽게 될 거예요.] 쿠오오! 진상파의 몸에서 아지랑이같고 검의 형상을 한 기운들이 폭발적으로 일어나고

벽세황; (검벽신공!) 아연긴장 하지만 + [부디 소저의 고고한 이상이 성취되시기를 바라겠소이다.] 겉으로는 비웃고

진상파는 그런 벽세황을 말없이 노려보고

벽세황; (오싹하구만! 시작도 안했는데 벌써 온몸이 면도날에 난자당하는 기분이니...) + [어쨌거나 그건 그거고...] 억지로 웃고

진상파; [이제 사람과 물건을 교환하도록 합시다.] 슥! 옆으로 물러서고

그러자 드러나는 사당 안의 광경. 어둑한 사당 중앙에 입에 재갈이 물린 신소심이 두 손이 묶인 채 대들보에 매달려 있다. 고개를 푹 떨구고 있고. 그 옆에는 비수를 손에 든 신행태보가 비수를 신소심의 옆구리에 댄 채 서있다. 긴장한 표정이고. 이자가 들고 있는 비수는 나중에 진상파를 암습하는 데 쓰이는 소품임

진상파; (혈도가 찍혀 기혈의 유통이 순조롭지는 않지만 몸을 더럽히거나 하진 않았다.) 사당 안의 상황을 지긋이 보고

벽세황; [날수비연 신소심소저가 무사하다는 건 확인이 되실 테고...] 문 옆에 서서 말하며 진상파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벽세황; [하지만 언제라도 낙화(落花)할 수 있는 가엾은 처지인 것도 사실이오.] 사당 안쪽을 보며 히죽 웃고. 그러자

슥! 비수를 신소심의 옆구리에 들이미는 신행태보. 금방이라도 찔러버릴 자세

진상파; [이걸 원했지요?] 슥! 왼쪽 소매 속에 넣었던 오른손을 꺼내고. 꺼낸 진상파의 오른손에는 손바닥만한 직사각형의 영패가 들려있다.

영패를 크로즈 업. 여러 마리의 용이 꼬리를 물며 외곽을 빙 둘러 조각된 안쪽에 <武尊之令>이라는 글이 세로로 적혀있다.

벽세황; (무존령!) 흥분

진상파; [구대문파를 비롯한 정파백도의 유력한 서른여섯 세력의 생살여탈권이 이 한 개의 영패에 달려있어요.] 뒤를 보며 말하고

영패의 뒷면에는 수많은 글자들이 새겨져 있다.

진상파; [하지만 아무리 귀한 것이라도 신외지물! 사람의 목숨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요.] [가져가세요.] 핑! 말하며 미련없이 영패를 벽세황에게 던지고

벽세황; [과연 무림맹주다운 배포요!] 팟! 날아드는 영패를 낚아채며 흥분

벽세황; [인질을 풀어달라는 요구도 하지 않고 무존령부터 넘겨주시니 말이오.] 무존령을 살피면서

진상파; [가세요.] 차갑게 말하고.

움찔! 하는 벽세황

진상파; [내 인내심은 이미 바닥이 났어요.] [당신의 혐오스러운 얼굴을 도저히 더는 봐줄 수가 없군요.] 쿠오오! 온몸에서 폭발적으로 흐느적거리는 칼날 같은 기운이 치솟고

벽세황; [알... 알겠소!] 겁에 질리고

신행태보; (우리쯤은 언제든 죽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서 무존령부터 내놨구나.) 오싹! 슈우! 사당 안으로도 넘실대며 밀려드는 칼날같은 기운에 소름이 돋고

신행태보; [심... 심검!] 텅! 겁에 질린 척 비수를 바닥에 떨구며 비틀 뒤로 물러서고. 비수는 신소심의 발치에 떨어진다. 일부러 그곳에 떨어트린 것

벽세황; [우린 곧 다시 보게 될 거요 진소저!] 파앗! 외치면서 날아오르고. 동시에

신행태보; [큭!] 펑! 신행태보도 벼락같이 뒤로 날아서 사당 뒤쪽 벽을 부수며 도망친다

쐐액! 사당 뒤에서 좌우로 갈라져 달아나는 벽세황과 신행태보

진상파; [저열한 인간들...] 혐오스런 표정으로 보며 사당으로 걸어가고

진상파; [정의롭지 못하면서 비겁하기까지 하고...] [저치들을 보니 사제의 방탕함은 차라리 봐줄만한 수준으로 느껴지는구나.] 한숨 쉬며 사당으로 들어서고

[으으으!] 재갈이 입에 물린 채 사당 대들보에 매달려 있는 신소심이 신음을 하고

진상파; [고생했다.] 슥! 다가서며 고개짓을 하고. 그러자

서걱! 칼날 형상의 섬광이 한 가닥 뻗어서 신소심의 손목을 묵고 있는 밧줄을 끊어 버린다.

아래로 떨어지는 신소심의 몸뚱이

진상파; [소심아!] 두 팔로 자연스럽게 받아 안고.

신소심; [으으으!] 눈이 풀린 얼굴로 올려다보며 신음하고. 입에는 재갈이 물린 상태고

진상파; [잠시만 기다려라. 편하게 해줄 테니...!] 조심스럽게 신소심을 바닥에 누이고. 신소심은 쳐들렸던 두 팔을 아래로 늘어트린 자세로 바닥에 눕고. 신소심이 눕는 옆의 바닥에 신행태보가 떨구고 간 비수가 놓여있지만 진상파는 신경 쓰지 않는다.

진상파; (눈이 풀려있는 게 이상하지만... 우선 재갈부터 풀어주고 상태를 점검해 봐야한다.) 신소심의 입에 물려있는 재갈을 풀기 시작하고. 그때

슥! 힘없이 늘어트려져 있던 신소심의 손이 신행태보가 떨구고 간 비수를 쥐고. 물론 진상파는 신소심의 입에 물려진 재갈을 풀어주느라 눈치 채지 못하고

진상파; [됐다.] 슥! 신소심의 입에 물려져 있던 재갈을 완전히 풀어 떼어내고

진상파; [이제 아무도 너를 해치지 못할 테니 안심하거라.] 신소심의 뺨을 쓰다듬고. 그때

신소심; [으으으...] 콱! 헐떡이며 비수를 쥐지 않은 손으로 진상파의 어깨를 움켜잡고

진상파; [왜 그러느냐?] 흠칫! 하며 묻고

진상파; [어디가 불편한지 말하면 내가...] + [!] 말하다가 눈 부릅. 덜컥! 몸이 무언가에 충격을 받은 표정이 되고

쿵! 신소심이 한손으로는 진상파의 어깨를 잡아 고정시킨 채 다른 손으로는 비수를 진상파의 아랫배에 깊이 박고 있다.

진상파; [네가...] 콱! 눈 치뜨며 자기 아랫배를 비수로 찌른 신소심의 손목을 움켜잡고

신소심; [원... 원수! 죽... 죽어...] 눈에 초점이 사라진 채 헐떡이며 더욱 강하게 진상파의 어깨를 잡고 비수를 진상파의 아랫배에 찔러 넣으려 한다.

진상파; (섭혼술!) 고통으로 얼굴 이지러지면서도 깨닫고

진상파; (소심이에게 섭혼술을 걸어 나를 암산하게 했구나.) 파팟! 생각하면서 신소심의 가슴 혈도를 찍고. 그러자

신소심; [끄윽!] 퍼덕! 경련을 일으키며 눈을 까뒤집다가

털썩! 그대로 기절해서 널부러지는 신소심

슥! 그와 함께 진상파가 아랫배에 찔러넣은 비수를 쥐고 있던 신소심의 손도 풀어지고

진상파; [끄윽!] 역시 뒤로 주저앉고

진상파; (방... 방심했다!) 뒤로 주저앉은 채 고통스럽게 땀을 흘리고.

비수가 박힌 진상파의 아랫배가 피로 물들고 있고

진상파; (내가 전적으로 신뢰하는 몇 사람에 속하는 소심이에게 섭혼술을 걸어서 암습하게 할 줄이야.) 억지로 책상다리를 하고

진상파; (상처가... 심각하다.) 비수가 박힌 자기 아랫배를 보고

진상파; (다른 곳도 아니고... 진기가 발원하는 곳인 단전(丹田)을 제대로 찔린 바람에 내공을 쓸 수가 없다.) 헉헉 대고. 그때

벽세황; [감상이 어떻소 진소저?] 휘익! 열려있는 사당 문 앞으로 내려서고

벽세황; [우리가 곧 다시 만나게 될 거라는 본 공자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아셨을 것이오.] 입구에 내려서며 웃고. 문 안쪽에서 주저앉은 채 돌아보는 진상파

벽세황; [다른 건 몰라도 나 벽세황, 한번 내뱉은 말은 반드시 지키는 게 신조라 이거요.] 신이 나서 웃고

진상파; [...] 그런 벽세황을 말없이 노려보고. 한손으로는 피투성이가 된 아랫배를 누른 채. 비수는 여전히 박혀있고

벽세황; [미리 말해두는 데 헛된 희망은 품지 않으시는 게 좋을 것이오.] 딱! 손가락을 퉁기고. 그러자

휘익! 휙! 사방의 절벽 위에서 수많은 흑의인들이 날아내려 사당을 포위한다. 흑혈살객들인데 손에 손에 화염방사기나 조총같은 걸 들고 있다. 지휘자는 신행태보고

벽세황; [어차피 단전이 파괴되어 내공을 쓰지 못하겠지만...] [어찌 어찌 힘을 쥐어짠다 해도 저놈들의 포위를 빠져나가진 못할 테니 말이오.]

흑혈살객들이 쥐고 있는 화염방사기와 조총같은 것들 크로즈 업

벽세황; [소저도 내가 장인들의 가문인 신장궁 출신임은 알거요.] [그래서 천하제일검으로 불리는 소저를 상대하기 위해 신장궁에서 특별히 도구들을 추진해왔소.]

벽세황; [폭염화통(暴焰火筒)과 진천총통(振天銃筒)이라는 것들인데...] 흑혈살객들이 들고 있는 무기들을 배경으로 벽세황의 설명

벽세황; [저 무기들 앞에서는 어떤 무공도 소용이 없소.] 흑혈살객들이 겨누고 있는 화염방사기와 조총들을 돌아보며 말하고

벽세황; [그러니 무모한 저항은 할 생각 말고 순순히 포박을 받으시오.]

벽세황; [본 공자를 따라 천마련으로 가겠다고 약속하면 소저를 정중하게 대접...] + [!] 말하다가 갑자기 눈을 부릅 뜨고

꽝! 사당 안의 진상파가 양손을 강하게 부딪히고 있다. 소리없이 기합을 지르면서. 순간

벽세황; (위험!) 펑! 뒤로 뻣뻣하게 홱 넘어가고. 아주 빠르게

[!] 신행태보도 눈치 채고 눈 부릅

꽝! 뒤로 넘어간 벽세황의 몸이 바닥과 충돌하며 먼지가 확 인다. 동시에

신행태보; [물... 물러서라!] 펑! 폭발적인 기세로 홱 뒤로 날아간다. 직후

번쩍! 진상파의 온몸에서 수많은 칼날 형상의 섬광이 터져나와 사당 안을 하얗게 만들고

꽝! 사당의 사방 벽을 뚫고 터져 나오는 수많은 검의 형상들

[컥!] [큭!] [크악!] 사당을 포위하고 있던 흑혈살객들의 대부분이 그 검의 형상에 관통당하며 비명을 지른다. 외곽에 있다가 신행태보를 따라 날아오른 자들 십여명만 무사하다.

펑! 뒤이어 사당이 그대로 안에서 밖으로 터져나간다. 안쪽에서 엄청난 폭탄이 터진 것처럼

퍼억! 퍼퍽! 동시에 섬광에 관통당한 흑혈살객들의 시체도 일제히 뒤로 나뒹굴고

퍼퍽! 퍽! 쓰러진 흑혈살객들 시체들 위로 사당이 박살나며 사방으로 흩어진 잔해들이 쳐박힌다

[히익!] [맙소사!] 휘익! 휙! 멀찍이 내려서며 전율하는 신행태보와 생존자들

쿵! 드러나는 장내의 모습. 사당은 흔적도 없이 터져 날아갔고 그 자리에는 먼지만 자욱한데. 사당이 터져니간 외곽으로 수십명의 흑혈살객들이 뒤로 나자빠진 채 죽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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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

손영롱의 거처. 청뢰선자와 녹우선자가 난감한 표정으로 건물 입구를 지키고 있고.

<예상 밖이었지?> <그러게 말이야. 대쪽같은 성품으로 유명한 태부께서 이런 일을 허락하시다니...> 문 앞에 서서 곁눈질로 문쪽을 보며 전음을 나누는 두 여자

청뢰선자; <아무리 영락폐하께서 윤허하신 사이라 해도 성혼(成婚)을 하기 전인 딸이 황태손전하와 동침하는 걸 허락할 줄은 상상도 못했어.>

녹우선자; <내 생각인데...> 조심스럽게

청뢰선자; <짚이는 게 있어?>

녹우선자; <태부께서도 당연히 손소저가 납치되었다가 돌아온 걸 알고 계실 거 아냐.>

청뢰선자; <그렇지!>

녹우선자; <그리고 아무리 손가장 식솔들의 입단속을 철저히 한다고 해도 손소저와 관련된 추문은 결국 퍼질 수밖에 없어.>

청뢰선자; <옳거니! 추문이 퍼져서 손소저와 황태손전하의 혼담이 깨지기 전에 쐐기를 박을 생각을 하셨겠네.>

녹우선자; <쌀이 익어 밥이 되어버리면 어지간한 훼방을 받는다 해도 손소저가 황태손전하의 빈궁이 되는 게 취소되진 않을 테니까.>

청뢰선자; <결국 손소저는 황태손전하의 배필이 되어 장차 국모의 자리에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네.> 끄덕이는 청뢰선자

 

#305>

[!] 눈 치뜨는 주첨기. 이곳은 건물 안쪽의 손영롱 침실

손영롱; [부족한 계집이 전하께 크나큰 은총을 입게 되었사옵니다.] 넓은 침대에 야한 잠옷을 입은 채 무릎 꿇고 있다. 머리는 풀었고. 가운형의 잠옷은 얇고 짧으며 속에는 아무것도 입지 않고 있다

손영롱; [부끄럽지만 전하를 모시는 영광을 오래 미룰 수 없어 부끄러운 짓을 하게 되었으니...] 두손 앞으로 모은 채 애절한 표정으로 올려다보고

손영롱; [아무쪼록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주첨기; [용... 용서라니...] 헉헉 완전히 혼망 갔다.

잠옷 상의가 벌어진 사이로 드러나는 젖가슴의 형상

치마가 짧아 다리가 그대로 드러는 무릎 꿇은 아랫도리. 심지어 사타구니와 엉덩이도 드러나 보이고

주첨기; [소저는 내게 무슨 짓을 해도 죄가 되지 않는 유일한 사람이오.] 말하면서 와락 손영롱을 끌어안는다. 이어

손영롱을 쓰러트리고 올라타는 주첨기

손영롱을 물고 빠는 주첨기

손영롱; (공자...) 주첨기에게 몸을 허락하며 울고. 머릿속으로는 청풍을 떠올리며

<비록 몸은 황태손에게 허락하지만... 저의 마음은 영원히 공자님의 것임을 잊지 말아주세요.> 주첨기가 손영롱을 범하는 장면 배경으로 손영롱의 생각 나레이션

 

#306>

<-자금성> 아주 깊은 밤. 대부분의 건물들에 불이 꺼져 있고

환관들이 순찰을 도는 내원에도 불이 꺼져 있고

밀실의 철문 앞에 책상다리 하고 운기조식 중인 왕진

철문 안쪽의 밀실. 침대에 황태자비와 함께 누워있는 청풍. 둘 다 알몸이고. 얇은 천으로 허리부분만 가리고 있다. 청풍은 천장 보는 자세로 누워있고 황태자비는 엎드린 채 지쳐서 잠이 들었다.

손영롱과 교접하던 장면 떠올리는 청풍.

청풍; (잊어야한다.) 입술 깨물고

청풍; (손소저와의 인연은 거기까지였다. 애초에 우리 두 사람은 맺어질 인연이 아니었다.) 주먹 꽉 쥐고

청풍; (날 잊고 주첨기와 원만한 가정을 이루길 바랄 뿐이다.) 한숨 쉬고. 그러자

움찔! 하며 잠에서 깨어나는 황태자비

황태자비; [왜...?] 고개 들고. 눌려있던 젖가슴이 출렁이고

황태자비; [이제 와서 나같이 나이 든 년과 엮인 게 싫어진 거예요?] 상체를 조금 들며 청풍 쪽으로 돌아눕고. 그 바람에 젖가슴 출렁이고

황태자비; [물론 내 욕심에 무리한 요구를 한 건 알아요.] 한숨 쉬며 상체를 일으키고

황태자비; [하지만 전 도련님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도저히 자제할 수가 없게 되었답니다.] 애잔한 표정으로 청풍을 내려다보고. 눈에는 물기가 서리고

황태자비; [죄 많고 음란한 계집이라 욕하셔도 어쩔 수 없어요.] 주르르! 마침내 눈물이 흐르고

황태자비; [이렇게라도 도련님에게 안기지 않으면 나란 년은 살아갈 수가...] 말하다 눈 치뜨며 움찔! 하고

쓰윽! 청풍의 한쪽 손이 황태자비의 허리를 끌어안고 있다. 아래쪽으로 넣어서 위로 끌어안는 자세

황태자비; [도... 도련님!] 감격하여 내려다보고

청풍; [죄는 마마 혼자서 지은 게 아닙니다.] 올려다보며 한숨 쉬고

청풍; [저 역시 마마를 뵌 그 순간부터 못된 생각을 품었었습니다.] 자신이 황태자비 배를 깔고 앉으며 오른손으로 황태자비의 젖가슴을 움켜쥐던 장면 떠올리고

황태자비; [그... 그럼...] 안도. 감격

청풍; [만일 기회가 생겼다면... 마마께서 유혹하지 않았어도 제가 마마를 욕보여 욕심을 채웠을 것입니다.] 한손으로 황태자비의 허리를 감싼 채 올려다보며

청풍; [그러니 오늘 우리가 이렇게 된 것을 전적으로 마마의 죄라 여기진 마시기 바랍니다.]

황태자비; [흐윽!] 와락! 청풍을 끌어안으며 오열하고

황태자비; [고마워요 도련님! 고마워요.] 청풍의 몸 위에 엎드려 끌어안고 몸부림치며 오열하고.

청풍; (이렇게라도 해서 이 여자의 자책이 덜어진다면 다행이다.) 한숨 쉬며 황태자비의 등을 쓰다듬고

<기왕 이리 된 사이인데 이 여자의 죄로만 몰아가는 것도 마음이 편치는 않으니...> 청풍의 생각 배경으로 자연스럽게 키스하는 두 사람. 이어

<그렇긴 하지만...> 황태자비가 청풍의 몸 위에 걸터앉고

<정말 뜨거운 몸을 지닌 여자다.> 다시 격렬하게 교접하는 두 사람. 청풍의 얼굴 위에서 출렁이는 황태자비의 젖가슴

<이토록 뜨거운 몸으로 용케 이십년 가까이 독수공방을 해왔구나.> 여성상위로 교접하는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307>

아침 무렵. 깊은 산중.

깊은 계곡. 계곡 끝에는 수십미터 높이의 바위가 솟아 있고. 그 앞에 진상파가 서있다.

눈을 감은 채 바위와 마주 서있는 진상파.

슈우! 슉! 진상파의 몸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칼날 형상의 기운들

눈을 감은 채 찡그리는 진상파.

진상파의 뇌리에 청풍이 당숙경과 교접하다가 돌아보는 장면이 떠오르고

꾹! 주먹이 쥐어지고.

화악! 소리없이 기합을 지르는 진상파의 몸에서 수많은 검 형상의 기운들이 너울거리며 앞으로 날아가고

투캉! 쩍! 앞쪽의 바위들을 수평과 수직으로 난도질하는 섬광들. 정면의 수평과 수직뿐 아니라 바위의 좌우로도 휘어지며 날아들어 수직과 수평으로 갈라버리는 섬광들

스윽! 자세를 바로 하며 천천히 눈을 뜨는 진상파.

화악! 진상파의 몸에서 너울대던 검 형상의 섬광들이 사라지고. 직후

쩍! 쩌적! 바위에 수직과 수평으로 수많은 선과 파열 현상이 생기더니

콰드득! 콰쾅! 깍두기 썰리듯 썰린 바위들이 무너져 내린다. 높이, 폭, 넓이가 모두 1미터쯤인 정육면체들이고.

[...!] 무너지는 정육면체의 바위 조각들 보며 끄덕이는 진상파. 하지만

콰쾅! 콰드드! 화악! 이윽고 정육면체가 된 바위들이 무너지는 게 끝나고 먼지도 가라앉는다. 헌데

쿵! 드러나는 장면. 깍두 썰기로 잘린 바위들이 쌓인 중간에 잘리지 않은 부분이 서있다. 정육면체가 되다가 만 조각들. 금은 갔지만 완전히 잘리지 않아서 무너지지 않은 바위의 심 부분이 높이 솟아있다.

입술 깨무는 진상파

다시 청풍이 당숙경과 교접하던 장면이 떠오르고

진상파; (추잡한 놈...) 입술 깨물고

진상파; (그런 놈인 줄도 모르고 처녀의 몸으로 너무도 부끄러운 짓까지 하고 말았다.) 자신이 청풍에게 입을 맞대고 약을 먹여주던 장면과 젖가슴 드러낸 채 청풍에게 치료를 받던 장면을 떠올리며 치를 떨고

진상파; (뒷골목에서 막 자란 탓에 그런 짐승이 되었겠지만...)

진상파; (선입견에 눈이 멀어 사람을 잘못 본 대가로 지난 십팔년간의 수련이 수포로 돌아가게 생겼다.) 한숨 쉬고

진상파; (심검(心劍)을 펼칠 때 가장 치명적인 것이 번뇌이거늘...)

진상파; (날 괴롭히고 있는 이 번뇌와 심마를 다스리지 않는 한 내 검법의 경지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진상파; (나가지 못하면 다행... 오히려 퇴보하여 평범해질 수도 있는데...) 한숨 쉬고. 그러다가

움찔! 하는 진상파의 귀. 이어

진상파; (일이 생겼구나.) 조금 찡그리며 돌아보고. 직후

[맹주!] 화악! 허공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날아 내리는 거구의 중. 물론 황건신장이다.

진상파; [어서 오세요 대사.] 고개 조금 숙이고

진상파; [제가 이곳에 머물고 있다는 건 개방을 통해서 아셨을 텐데...] 휘익! 자기 앞에 내려서는 황건신장을 보며 말하고

진상파; [개방을 통하지 않고 대사께서 몸소 찾아오신 것을 보면 긴급한 일이 발생했겠군요.]

황건신장; [그렇소이다.] 침통한 표정으로 합장하고

황건신장; [소심사매가 천마련의 중생들에게 해코지를 당한 것 같소이다.]

[!] 굳어지는 진상파의 얼굴

 

#308>

<-해하촌> 낮.

해하촌 중간쯤의 큰길에서 뛰어 노는 유치원생 쯤의 개구쟁이들. 돼지 오줌보에 물을 채운 공으로 축구를 하고 있다. 폐허가 된 온고당 근처다. 온고당 앞쪽 길에는 타고 남은 집의 잔해들이 쌓여있다. 타지 않은 골동품들과 석물들도 함께. 양이 상당해서 마치 담장이 쳐진 것같다.

[짜샤들아! 내 돌풍축각(突風蹴脚)을 막을 수 있으면 막아봐라!] 뻥! 한 놈이 공을 세게 찬다. 온고당 폐허 앞쪽을 향해서.

[회오리차기는 개뿔!] [내가 막아준다!] 또래 보다 덩치 큰 한 놈이 두손을 내밀어 막으려 하지만

[아이쿠!] 펑! 날아온 힘이 너무 쎄서 그 놈 손에 맞았다가 굴절되며 튀어서 뒤쪽으로 날아가는 공

[으하하하! 이 형님의 축력이 어떠하냐?] 기고만장해서 웃는 공 찬 놈

통통! 그 사이에 공은 온고당 폐허쪽으로 굴러가고

[잡아라!] [막아!] [놓치면 안돼!] 공을 따라 우르르 온고당 폐허 쪽으로 달려가는 개구쟁이들. 그러다가

흠칫! 하며 온고당 폐허쪽을 보는 개구장이들

폐허가 된 온고당 자리. 청풍이 서서 폐허 중간에 서서 무언가를 보고 있다. 우물이 있던 자리 근처다.

[어 저 형...] [온고당의 청풍형이잖아!] 아이들 몰려가던 것 중단하고 온고당 폐허를 보고.

주변 어른들도 그제서야 청풍을 발견하고 놀라고. 청풍이 폐허 중간에 서있어서 길에서 잘 안보였다. 또 유령익을 몸에 둘러 사람들이 보지 못하게 나타났었다.

[조영감 손자 청풍이가 돌아왔구만.] [역시 청풍이는 지난번 폭발이 있었을 때 집에 없었던 게야.] 사람들 기웃거리며 온고당 폐허 안쪽을 보고

청풍이 보고 있는 곳. 작은 비석이 하나 서있고 비석 앞에는 향로와 술병, 술잔등이 놓여있다. 향로에서는 향이 꽂혀 연기가 피어오르고. 비석에는 <趙老爺神位>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청풍; (할아버지를 기리는 비석...)

청풍; (마을의 누군가가 세우고 술과 향을 올려왔구나.) 생각할 때

[향아!] [청풍형아! 어디 갔다 이제 온 거야?] [것봐! 내가 청풍형아는 살아있을 거라고 했잖아!] 온고당 폐허 안으로 우르르 몰려들어오는 아이들

청풍; [난 유령일 수도 있다 이놈들아.] 웅크린 두 손을 쳐들어서 겁주는 시늉하며 눈을 부라리고

[히익!] [유... 유령!] [형아 죽어서 귀신 된 거야?] 겁에 질려 주춤거리는 개구쟁이들

청풍; [뻥이다 이놈들아! 세상에 유령, 귀신이 어디 있냐?] 피식 웃고

[아휴! 놀래라.] [애 떨어질 뻔 했잖아 형!] [다음부터는 못된 장난질 치지마!] 가슴 쓸어내리는 아이, 눈 흘기는 아이, 청풍을 툭 치는 아이

청풍; [*알 달린 놈들이 겁은...] 웃고. 이어

청풍; [헌데 이 비석은 누가 세운 거냐?] 비석 보며 아이들에게 묻고

[철두형이 석공쟁이 문씨 할아버지에게 부탁해서 세운 거야.] 아이들 중 한 놈이 즉시 대답

청풍; [그래?]

[철두형이 여기에 비석을 세운 건 어제 저녁이야.] [술하고 향은 마을 다른 어른들이 가져다 놓은 거고...] 아이들 서로 말하려 하고

청풍; (철두 놈... 첩혈당에서 어제 아침 일찍 나갔다고 하더니 할아버지 비석을 준비하기 위해서였군.) 끄덕이고

<하여간 할아버지가 마을 사람들에게 인심을 잃지 않으셨다는 건 분명하구나.> 합장하고. 개구쟁이들고 청풍을 따라 합장하는 시늉하고. 지나가던 마을 사람들은 폐허 밖에서 보고 있고

 

#309>

철두의 가게. 철두가 고기를 팔고 있다. 장바구니를 옆에 낀 수더분한 여자가 고기를 사러 와서 가게 앞에 서있다.

탁탁! 도마 위에 놓인 커다란 고기 덩어리에서 고기를 뭉텅뭉텅 잘라내는 철두

철두; [됐소.] 텅! 도마에 칼을 박고

철두; [우둔(牛臀) 부위로 세근...] 기름종이에 살코기를 싸고

철두; [무게는 정확하니까 믿으셔도 될 거요.] 기름종이에 싼 고기를 주고

여자; [철두가 정직하게 장사하는 거야 모르는 사람 없잖아.] [돈은 여기 있어.] 고기를 받으며 동전을 몇닢 내밀고

말없이 동전 받는 철두

여자; [많이 팔어.] 추파 던지며 돌아서고

딸랑! 대꾸하지 않고 동전을 옆의 낡은 그릇에 던져넣는 철두

여자; (무뚝뚝하긴...) 눈 흘기며 가고

여자; (저렇게 뻣뻣한데다 도적같이 생겨서 장가나 갈지 몰라.) 샐쭉이며 멀어지고

쩍! 그러거나 말거나 도마에 박혀있던 칼을 다시 뽑는 철두. 그러다가

그 칼을 들여다보는 철두

그러면서 첩혈당 근처에서 타노에게 목이 잡혀 쳐들려지던 장면 떠올리는 철두

철두; (젠장...) 실룩! 거리고

철두; (나란 놈은 언제나 되어야 사람 구실을 하게 된단 말인가?) (이 나이 되도록 얻어맞고 다니기나 하고...) 탕탕! 거칠게 칼질을 해서 고기를 자른다

철두; (그런 수모를 다시 당할 바에야 싸우다 죽고 말겠다.) 탕탕! 거칠게 칼을 내리쳐서 고기를 자르고

[장사 그만 둘 생각이냐?] 가게 앞에 누가 멈춰서며 말하고. 움찔! 하는 철두

청풍; [그렇게 난도질한 고기를 누가 사가겠냐?] 가게 앞에 서서 웃고. 손에는 상당히 큰 술병을 하나 들고 있고. 그런 청풍의 뒤에는 개구쟁이들이 따라와 기웃거리고. 지나가던 마을 사람들도 돌아보고

철두; [돌아왔냐?] 칼 내려놓고

청풍; [다시 떠나야한다.] 가게로 들어오고. 철두는 손을 앞치마에 닦고

청풍; [이번에 떠나면 한동안 못 돌아올 것같아서 마을 한번 둘러보려 왔다.] 가게 안으로 들어오고

철두; [어딜 가려고?] 청풍 쪽으로 돌아서며

청풍; [제법 멀리 가고 시간도 좀 걸릴 게다.] [언제 다시 보게 될지 모르니 술이나 한 잔 하자.] 들고온 술병을 들어 보이며 가게 안의 탁자로 가고

철두; [그러자.] 앞치마를 풀고. 이어

철두; [술잔하고 안주 좀 내와.] 청풍과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으며 내실 쪽으로 말하고. 그러자

[알았어요.] 누가 안에서 대답하고

청풍; (이 목소리는...) 흠칫! 할 때

포칠낭; [오셨어요 장공자님?] 내실에서 문을 밀치며 나오는 여자. 포칠낭이다. 한손에는 술잔 두개와 간단한 안주가 담긴 접시가 얹혀진 쟁반을 들고 있다.

청풍; [포사두를 여기서 뵙게 됩니다.] 좀 놀란 표정으로 웃고

포칠낭; [그러게나 말이에요.] 좀 수줍게 웃으며 쟁반을 탁자에 내려놓고

포칠낭; [정칠... 정용두에게 못할 짓을 한 처지에 첩혈당에 남아있기가 민망하더라구요.] 술잔과 안주접시를 탁자에 내려놓고

포칠낭; [그렇긴 해도 당장 갈 곳이 마땅찮던 참에 이 사람의 권유도 있고 해서 함께 해하촌으로 왔어요.] 약간 얼굴 붉히며 곁눈질로 철두를 보고

청풍; (이 사람이라...) + [그러셨군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철두를 보고. 철두는 좀 머쓱한 표정이고

포칠낭; [고기 좀 볶아올 테니 술 드시고 계세요.] 술잔도 내려놓고 돌아선다

청풍; [우리 둘 다 안주보다는 술을 좋아하는 쪽이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웃으며 말하지만

포칠낭; [깡술은 속 버려요. 안주 내올 동안 술 천천히 드세요.] 말하며 다시 내실로 들어가고

청풍; [어째 우중충하던 가게 분위기가 산뜻해졌다 했다.] 웃으며 내실 쪽을 보고

철두; [흰소리 말고 받아라.] 술병을 내밀고

청풍; [축하한다.] 웃으며 술잔 내밀고

철두; [축하는 무슨...] [포사두의 거처가 정해질 때까지 한시적으로 함께 지내는 것뿐이다.] 쫄쫄... 술을 따라주고

청풍; [과연 그럴까?] 술 받으며 히죽 웃고

철두; [자꾸 허튼소리 하면 맞는다.] 눈 부라리며 술병을 청풍의 술잔에서 떼고

청풍; [아이구 겁나라.] 술잔을 내려놓고

청풍; [겁이 나서 *알이 다 오그라 든다 임마.] 웃으며 손을 내밀어서 철두가 들고 있던 술병을 받고

피식 웃으며 술병을 건네주는 철두

청풍; [기왕에 이리 된 거 잘 살아라 임마.] 꼴꼴 철두가 내미는 술잔에 술을 따라주고

철두; [그럴 생각이다.] 술잔을 내민 채 말하고

<인간에게는 운명이 정해놓은 짝이 따로 있는 법이니...> 함께 술 마시는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철두의 생각 나레이션

 

#310>

해하촌의 입구.

해하촌을 드나들던 사람들 흘깃 거리며 누군가를 보고

딸칵! 딸칵! 쇠로 된 의족이 바닥에 부딪히며 소리가 나고

초로의 거지가 대나무 지팡이를 짚은 채 해하촌으로 들어오는데 거지의 다리 한쪽은 의족이다. 굵은 쇠막대를 다리 대신 달고 있다. 거지지만 눈빛이 날카롭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개방 금릉분타주 독각철개(獨脚鐵丐)>

독각철개; [해하촌에는 오랜만에 와보는군.]

독각철개; [장청풍은 어제 오후에 강녕을 떠나 금릉으로 돌아온 후 종적이 묘연해졌다.] [아직 금릉에 있는 건 분명한데 첩혈당의 파락호들도 아는 바가 없고...]

독각철개; [그러다가 일각 전쯤 해하촌 근처에서 장청풍으로 보이는 자가 발견되었다는 보고가 들어왔었다.]

독각철개; [아이들 보고 대로 그자가 장청풍이고 해하촌에 머물고 있어야 일이 복잡해지지 않는데...] 사람들 시선 무시하며 마을로 들어선다. 겁 먹고 길을 비키는 사람들

 

#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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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건물 내부. 만찬이 벌어지고 있다. 진수성찬이 차려진 세 개의 탁자를 중심으로 하녀들이 시중을 들고 있다. 입구 정면의 상좌에 놓인 탁자에는 손추충이 앉아있고 그 앞에 마주 보는 탁자에는 손영롱과 주첨기가 마주 앉아있다. 하녀들이 각 탁자에 두 세명씩 배치되어 시중을 든다. 손영롱의 탁자에는 유모가 주로 시중을 들고 있는 데 손영롱은 고개를 떨구고 있다.

주첨기; [스승님, 아니 이제는 빙장(聘丈;장인)으로 불러드려야겠지요.] 두 손으로 술잔 들고

주첨기; [어리석은 저를 훈도(薰陶)하시어 사람 구실을 할 수 있게 해주신 것만으로도 은혜가 태산 같거늘...]

주첨기; [고이 기르신 따님마저 첨기에게 배필로 내어주시니 그저 감읍할 따름입니다.]

손추충; [전하께서 미련하고 박색인 여식을 귀히 여겨주시니 노신이 감사할 따름이외다.] 마주 포권하고. 술잔을 두손에 든 채

주첨기; [박색은 당치도 않으신 말씀이십니다.] 헤벌쭉 웃으며 손영롱을 보고

주첨기; [아울러 영애는 첨기와 함께 스승님 슬하에서 수학할 때 번번이 첨기보다 좋은 점수를 받은 재원이 아닙니까?]

주첨기; [모든 면에서 첨기의 배필로 차고 넘치니 겸양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손추충; [듣기 민망하외다.] 한숨

손추충; [기왕에 폐하께서 윤허하시기도 했으니 영롱이를 어여삐 여겨주시길 바랄 뿐이외다.]

주첨기; [영애를 첨기의 눈동자처럼 귀히 여길 것을 맹세드리겠습니다 빙장어른!] 포권하고

이어 함께 술을 마시는 두 사람

한숨 쉬며 깨작거리고 있는 손영롱

유모; (조마조마하네.) 손영롱 뒤에 서서 맞은편의 주첨기를 곁눈질하며, 주첨기와 손추충은 권커니 받거니 하며 연신 술을 마신다. 직접 서로의 잔에 술을 따라주는 게 아니고 시중드는 시녀들이 술잔을 채워준다. 그럼 술잔을 들고 서로에게 권하는 모습이고

유모; (아가씨는 수줍어하시는 게 아니라 실제로 심란하신 상태야. 물론 자신의 처녀를 차지한 어떤 사내 때문일 테지만...)

유모; (부디 전하께서 눈에 콩깍지가 씌워서 아가씨가 심란해 하고 계신다는 걸 눈치 채지 못하길 바랄 뿐이다.) 우울한 표정으로 깨작거리는 손영롱을 심난한 표정으로 훔쳐 보고. 그리고

 

대청의 구석진 곳. 오가는 시녀들 뒤의 어둠 속에 흐릿한 사람의 형상이 서있다. 물론 유령익으로 몸을 가리고 있는 청풍이다. 눈만이 약간 유령익 밖으로 내비치고

청풍; (사실이었구나.) 한숨

<황태손 주첨기가 손소저를 빈궁으로 맞아들이기로 했다는 그 여자의 말이...> 손추충과 함께 술을 마시며 좋아하는 주첨기의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덕분에 나는 빠져나올 수 없는 올가미에 걸려버렸고...) 유령익 속에서 입술을 깨물고

<잘 생각하세요 도련님! 도련님과 영롱이 사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있으니까요.> 그런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밀실에서 야한 자세로 옆으로 누운 황태자비가 청풍 자신을 협박하던 장면이다. 왕진은 문간에 무릎 꿇은 채 겁에 질려 청풍의 눈치를 보고 있고

이하 회상

 

황태자비; [영락폐하께서는 첨기가 영롱이를 아내로 삼는 걸 윤혀하셨어요.] [헌데 이제 와서 그년이 처녀가 아니라는 게 밝혀지면 어떻게 될까요?] 젖가슴이 거의 드러난 야한 차림으로 누워 요염하게 웃고.

황태자비; [장차 황후가 될 수도 있었는데 문란한 계집으로 낙인찍혀 나락으로 굴러 떨어지지 않겠어요?] 스윽! 짧은 잠옷 치마를 끌어올려 엉덩이와 사타구니까지 드러내며 웃고

황태자비; [영롱이의 인생이 어찌 될지는 전적으로 도련님 손에 달려있으니 알아서 판단하세요.] 요염하게 웃는 황태자비의 모습 크로즈 업.

회상 끝

 

청풍; (음란하고 악독한 계집!) (손소저를 갑작스레 자기 아들의 빈궁으로 들이게 한 것도 날 협박하기 위해서였다.)

청풍; (내가 차마 손소저가 불행해지는 것을 두고 보지 못할 것임을 알고...)

청풍; (오냐! 네년이 원하는 대로 해주마.) 분노하며 결심하고

청풍; (대신 손소저를 미끼로 욕심을 채운 것을 두고두고 후회하게 해주겠다.) 쿠오오오! 생각하는 청풍의 몸 주위로 자기도 모르게 살기가 피어오르고. 그러자

찌릿! 음식을 깨작거리던 손영롱의 눈이 치떠지며 벼락에 감전되는 모습이 된다

손영롱; (이... 이 느낌...) 눈 치뜨며 숨이 턱 막히는 표정이 되고

손영롱; (갑자기 온몸에 주체할 수 없는 전율이 치달리고 있어!) 흥분하여 고개 반짝 들고. 청풍이 있는 쪽을 본다

<내 기척을 알아차렸다!> 슥! 움찔! 하며 조금 드러났던 눈까지 유령익에 숨기는 청풍

손영롱; (날... 날 이렇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뿐...) 흥분하여 청풍이 있던 곳 주변을 두리번. 손영롱 뒤에서 보고 있던 유모도 흠칫! 하고

손영롱; (그분... 그분 공자님이 근처에서 날 보고 있어. 비록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할딱이며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그걸 상좌의 손추충도 술을 마시다가 알아차리고.

손추충; [왜 그러느냐 영롱아?] 술잔 내려놓으며 묻고. 주첨기도 흠칫! 하며 건너다 보고

손영롱; [죄... 죄송해요 아버지. 전하...] 발딱 일어나고

손영롱; [먼저... 먼저 자리를 비워야겠사옵니다.] 일어나서 대충 손추충과 주첨기에게 인사하고

손추충; [전하께서 아직 식사를 마치지 않으셨거늘...] 찡그리며 준엄하게 말하지만.

주첨기; [아닙니다 빙장.] 손 들어 웃고

주첨기; [술도 못하는 영애가 자리를 지키느라 고생했습니다.]

주첨기; [이래저래 피곤할 테니 소저는 먼저 가서 쉬도록 하시오.] 손영롱에게

손영롱; [결례를 하겠사옵니다.] 고개 숙이고. 이어

서둘러 입구로 가는 손영롱. 두 손으로 치맛자락을 든 채 종종 걸음으로. 유모가 허둥대며 따라가고

손추충; [저 버릇없는 것이...] 뛰듯이 입구로 나가는 손영롱을 보며 찡그리면서 혀를 차고.

문 근처의 시녀들이 급히 반쯤 열려있던 문을 활짝 열어주고. 문이 열리자 밖에서 지키고 있던 청뢰선자와 녹우선자가 돌아본다.

손추충;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음에도 막내인지 경망스러운 점이 적지 않소이다.] [저 아이 때문에 전하께 누가 되지나 않을지 걱정이외다.]

주첨기; [그런 말씀 마십시오 빙장.] 웃으며 두 손으로 술잔을 들고

주첨기; [빙장에 못지 않게 영애에 대해 잘 알고 있으니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손추충; [부끄럽소이다.] 한숨

주첨기; [다시 한 번 잘 키운 영애를 제게 빈궁으로 주시는 것을 허락해준 점, 사례를 롤립니다 빙장!] 두손으로 술잔 쳐들고

손추충; [별 말씀을...] 마주 술잔을 두손으로 들어 보이고

함께 마시는 주첨기와 손추충

청뢰선자; (두 분의 분위기가 좋은 건 다행이지만...) 문 밖에서 대청 안을 보며 약간 찡그리고

청뢰선자; (초공자의 출현이 행여나 걷잡을 수 없는 파장을 일으키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한숨 쉬고. 녹우선자는 심각한 표정으로 다른 쪽을 본다. 그쪽에서는 손영롱이 뛰듯이 복도를 달려가고 있다. 유모가 허둥대며 따라가고

 

#301>

손가장의 다른 곳. 월동문이 있는 담장으로 구분 된 손영롱의 거처. 안채라 금의위 위사들도 보이지 않고.

손영롱; [공자님!] 벌컥! 방문을 열어젖히며 자신의 침실로 뛰어드는 손영롱. 흥분이 극에 달한 표정이고. 문 밖에는 유모가 당황한 표정으로 멈춰서고 있고

손영롱; [근처에 계신 거 알아요.] [어서 소녀 앞에 현신(現身)해주세요.] 침실 안을 둘러보며 애원하고.

유모; (그러니까 아가씨를 두 번이나 구해주고 마침내 처녀를 차지한 사내가 이 주변에 있다고...) 흥분과 두려움으로 역시 두리번

유모; (위험해!) 덜컥! 급히 문을 닫고

유모; (그 사내의 존재가 알려지면 아가씨는 끝장이야. 장래의 황후는 고사하고 목숨을 부지하기도 힘들어!) 급히 주변 둘러보고

마침 시녀들이 옷가지와 수건등을 들고 월동문으로 들어오고

유모; [모두 나가라.] 월동문쪽으로 급히 가면서 시녀들을 막아서고. 흠칫! 하며 멈추는 시녀들

유모; [아가씨가 피곤해서 잠자리에 드셨으니 방해하면 안된다. 누구도 이 주변에 얼씬거리지 말라고 전해라.] 시녀들을 향해 가라고 손짓하고

[예 유모님!] [말씀 모두에게 전하겠어요.] 어리둥절하면서도 고개 숙이는 시녀들

갸웃거리며 서둘러 월동문을 돌아나가고

유모; (제발... 제발 이 밤이 무사히 지나가기를...) 두 손 모은 채 기원. 조마조마한 표정

 

다시 방안.

손영롱; [공자님! 제발...] 울먹이며 주변 둘러보는데

청풍; [고정하시오 소저.] 스윽! 한숨 쉬며 손영롱의 뒤에서 모자를 벗어 얼굴 드러내는 청풍

손영롱; [공자님!] 홱 돌아보며 반색하고

청풍; [나로 인해 소저의 명예에 누가 가지 않기를 바라오.] 한숨 쉬며 몸통도 유령익 밖으로 드러내고. 그러자

[흐윽!] 와락! 그대로 청풍의 품에 안기는 손영롱. 당황하지만 밀어내지 못하는 청풍

손영롱; [저를... 소녀를 데리고 멀리 가주세요 공자님!] 청풍의 허리를 끌어안고 몸부림치며 울고

손영롱; [아버지나 저나 황태손의 청혼을 감히 거절할 수는 없어요.] [그러니 공자님이 저를 납치해서 황태손이 찾을 수 없는 곳으로 데려가주세요.] 얼굴을 청풍의 가슴에 대고 문지르며 울지만

청풍; [미안하오 소저.] 손영롱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한숨 쉬고

손영롱; [공자님!] 울며 올려다보고

청풍; [나는 이름 없는 도둑이고 강호의 일개 무부(武夫)일 뿐이오.] [소저를 지켜줄 능력은 물론이고 자격도 없소.]

손영롱; [상관없어요! 저는 공자님이 누구고 신분이 무엇이든 개의치 않아요.] [어디든 따라가고 아무리 힘들어도 공자님을 모시고 살 수 있어요.]

손영롱; [그러니 제발 저를...] + [!] 말하다가 눈을 치뜨고. 청풍이 손영롱의 입술을 자신의 입술로 덮어 눌렀다.

손영롱; (공... 공자님!) 갑자기 키스를 당하자 눈 치뜨며 당황하지만

꾸욱! 손영롱의 허리를 굳게 끌어안는 청풍의 팔.

지긋이 눈 감은 채 키스하는 청풍의 얼굴

손영롱; (공자님...) 눈 감으며 우는 손영롱

손영롱; (어떤 말로도 표현이 안되는 공자님의 마음이 전해져.) 슥! 청풍의 목을 두팔로 끌어안고

<내가 싫어서가 아니라... 내 행복을 위해 이분은 날 밀쳐내고 떠나시려는 거야.> 열렬히 키스하는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손영롱의 생각 나레이션

<공자님께 부담과 걱정을 끼쳐드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나는 황태손에게 시집을 가야만 해!> 건물 밖의 모습을 배경으로 손영롱의 생각이 이어진다. 건물 밖에서는 유모가 두손 문지르며 초조하게 서성이고 있다.

 

#302>

<-자금성> 좀 더 깊어진 밤

환관들과 궁녀들만 오가는 내원의 모습

쾅! 철문을 부술 듯 열고 들어서는 청풍. 굳은 표정이고. 문 밖에는 겁에 질린 왕진이 무릎을 꿇고 있고

황태자비; [금방 돌아오셨군요.] 침대에 야한 자세로 옆으로 누워 웃고. 여전히 얇고 짧은 잠옷 차림이다. 잠옷 안에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있고

황태자비; [손가장에 가서 직접 보셨으면 신첩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건 아셨을 테고...] 굳은 표정으로 다가오는 청풍을 보며 웃고. 왕진은 문 밖에서 일어나 문을 닫으려 한다

황태자비; [그럼 영롱이 년이 비참해지지 않게 하려면 어찌 하셔야하는지도 아시겠지요?] 스륵! 그나마 짧던 치마를 끌어올려 엉덩이를 드러내며 할딱이고. 순간

청풍; [간악한 계집!] 짝! 한 걸음에 침대로 올라와 황태자비를 깔고 앉으며 황태자비의 뺨을 후려친다. + 황태자비; [악!] 뺨을 맞아 얼굴이 돌아가며 비명

[!] 밖에서 철문을 닫다가 움찔! 하는 왕진

청풍;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해도 된다는 거냐?] [어디서 배워먹은 버릇이고 못된 심보냐?] 철썩! 철썩! 황태자비를 깔고 앉아 뺨을 좌우로 연달아 때린다. 아주 세게 때리는 건 아니지만. + 황태자비; [악!] [아흑!] 고개가 이리저리 돌아가며 비명 지르고

[잘못... 잘못 했어요 도련님! 용서해주세요. 아흑!] [닥쳐라! 너같은 년은 따끔하게 혼이 나야한다!] 철썩! 짝! 황태자비의 비명과 청풍의 고함소리. 때리고 맞는 소리가 한숨 쉬며 문을 닫는 왕진의 모습 배경으로 들린다.

왕진; (마마께서 제대로 임자를 만났군.) 철컹! 철문을 닫고

왕진; (황태자전하는 물론이고 지금껏 마마를 저렇게 거칠게 막 대하는 사내는 없었다.) 닫힌 문 안쪽에서 들리는 황태자비의 비명을 들으며 쓴웃음. <아... 아파요! 제발 살살... 도련님! 잘못 했어요 아악!>

왕진; (그러다가 자신에게 거침없이 손찌검도 하는 상대를 만났으니 마마로서는 당황스러우면서도 신선한 충격을 받겠지.)

왕진; (결국 마마는 초공자에게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복종하게 될 테고...) (장차 황실을 지배하게 될 마마를 하녀나 첩처럼 다루는 초공자야말로 대명제국의 진짜 지배자라고 할 수 있다.)

왕진; (나 왕진이 초공자에게 잘 보이고 눈에 들어야하는 이유다.) 히죽 웃고. 그러다가

흠칫! 하며 철문 쪽을 보고

왕진; (마마의 비명이 그쳤다.) 귀를 철문에 대고

쯔읍! 쯔읍! 철문 안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고

왕진; (대신 뭔가를 빠는 듯 질척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렇다는 건...) 얼굴 좀 벌개지고

왕진; (순진한 생김과 달리 초공자는 참으로 대담하군. 장차 국모가 될 고귀한 분께 대뜸 그런 짓부터 시키다니...) 철문에서 귀를 떼며 쓴웃음 짓고. 직후

<아흑!> 비명이 들리고. 흠칫! 하는 왕진

<어쩜... 어쩜... 도... 도련님! 이렇게나... 아악!> 비명이 이어지고

왕진; (드디어...) 침 꿀꺽! 삼키고

<뜨... 뜨거워요, 어떻게 이런... 끄윽! 제발... 제발 살살... 너무 깊어요. 하악! 도... 도련님! 살... 살려주세요. 아악!> 철문 안쪽에서 비명이 들리고

왕진; (아주 마마를 잡는구만. 하긴 초공자는 쇳덩이가 따로 없을 나이긴 하지.) 히죽

<어떻게... 저 어떻게 해요? 끄윽! 앞으로 도련님 없으면 어떻게 살아요? 하악! 절... 신첩을 버리시면 안돼요! 뭐든지 할 테니... 아악!> 이어지는 철문 안쪽에서의 비명

왕진; (난생 처음 당해보는 제대로 된 몽둥이찜질에 사경을 헤매시는군.) 벽에 기대앉으며 히죽거리고. 그 사이에도 철문 안쪽에서는 죽겠다고 지르는 비명이 들리고

왕진; (마마의 성격상 황후가 되셨다면 통제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원하는 대로 권력을 휘둘러 조야(朝野)를 공포로 몰아넣었을 텐데...)

왕진; (다행히 초공자에게 제대로 혼이 나고 있으니 황후의 자리에 오르더라도 자제하시게 될 것이다.)

<비록 떳떳하지 못한 난륜이긴 하지만 초공자는 세상을 위해 큰 공을 세우고 있는 셈이다.> 황태자비를 엎드려 놓고 뒤에서 강간하는 청풍의 모습. 한손으로는 황태자비의 뒷목을 쥐고 침대에 얼굴을 찍어눌러 움직이지 못하게 한 상태로

 

#303>

<-손가장> 밤이 깊었다. 대청에서는 여전히 술 자리가 이어지고 있고. 대청 입구는 청뢰선자와 녹우선자가 지키고 있다. 대청 주변에는 금의위 위사들이 에워싸고 있고

뚜껑이 있는 찻잔을 두 개 얹은 작은 쟁반을 들고 다가오는 유모

다가오며 청뢰선자와 녹우선자에게 고개를 숙이는 유모

<손소저의 유모로군.> 고개 끄덕이며 비켜주는 청뢰선자와 녹우선자

대청 안으로 들어가는 유모.

대청 안에서는 직각으로 앉은 손추충과 주첨기가 뭔가 얘기를 나누고 있고. 이제 술은 안 마신다. 시녀들은 좀 떨어져서 대기하고 있고

두 사람에게 다가오는 유모

유모; [실례하겠사옵니다.] 고개 숙이며 다가가고. 돌아보는 손추충과 주첨기

유모; [아가씨께서 먼저 자리를 뜬 결례의 용서를 비신다면서 차를 손수 다려 주셨사옵니다.] 슥! 말하며 쟁반에서 찻잔을 하나 주첨기 앞에 내려놓고

주첨기; [영롱소저는 이름뿐 아니라 마음씨까지 곱군.] 웃고

손추충; (그 녀석이 안하던 짓을...) 찡그리고. 그런 손추충 앞에도 찻잔을 내려놓는 유모

주첨기; [잘 마시겠다고 전해주게나.] 찻잔을 들며 유모에게 말하고

유모; [예 전하.] 쟁반을 두손으로 든 채 고개 숙이고

이어 총총히 입구로 가는 유모. 그 배경으로

주첨기; [드시지요 빙장!] 손추충에게 먼저 권하고

손추충; [차에 대해 조예가 깊지 않은 아이가 전하의 취향에 맞게 내렸을지 모르겠소이다.] 한숨 쉬며 찻잔을 들고

주첨기; [영롱소저 손을 거친 게 무엇인들 제 입에 안맞겠습니까?] 웃으며 왼손으로 찻잔을 들고 오른손으로 뚜껑을 열고. 직후

[!] 움찔! 하며 찻잔을 들여다 보는 주첨기.

찻잔의 바닥에 종이가 한 장 깔려있는데 그 종이에 <待>라는 글이 적혀있다.

주첨기; (대(待)...!) (내가 가는 걸 기다리겠다는...) 흥분하고

손추충; [뭔가 문제라도...?] 눈치 채고 묻지만

주첨기; [아니... 아닙니다.] 급히 웃으며 찻잔을 입에 가져가고

꿀꺽! 차를 원샷으로 마시는 주첨기

손추충; (술도 아닌 차를 단숨에...) 갸웃하며 볼 때

주첨기; [좋은 차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마셔본 차중에 향이 으뜸입니다.] 찻잔 내려놓고

손추충; [민망하외다.] 쓴웃음. 역시 찻잔을 내려놓는데

주첨기; [빙장께 부탁드릴 게 있습니다.] 좀 흥분된 표정으로

손추충; [말씀하시지요.]

주첨기; [기분이 좋아서 과음을 한 탓인지 피로가 급격히 밀려오고 있습니다.] [오늘 밤 이곳에서 신세를 질 수 있을지요?]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 무언가 느끼고 심각한 표정이 되는 손추충

 

#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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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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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

역시 해가 질 무렵. 금정신니가 머무는 암자가 멀리 보이는 강변. 한쪽은 절벽이고.

절벽 위로 난 길을 따라 날아오는 환설과 신소심. 그러다가

앞쪽에 나타나는 갈림길. 길 하나는 암자 쪽으로 이어지고 다른 길은 우측으로 꺾인다. 암자까지의 거리는 5리 정도

환설; [여기서 헤어지자.] 휘익! 갈림길에 내려서며 말하고.

신소심; [언니는 어디를 가시려구요?] 휘익! 뒤 따라 내려서고

환설; [귀면지존에게 인질로 잡혀있는 게 도련님이 아니라는 걸 한시라도 빨리 천존님과 영청공주님께 알려드려야하지 않겠느냐?]

신소심; [그렇긴 한데... 전서구로 알려드려도 되지 않나요?]

환설; [이토록 기쁜 소식을 어찌 전서구를 통해서 아시게 할 수 있겠느냐?]

환설; [내가 직접 천존님과 공주님께 알려드려야만 한다.]

신소심; [언니의 뜻이 그렇다면야...]

환설; [먼저 간다! 장로님들께는 네가 잘 말씀드려라.] 휘익! 날아오르고

신소심; [살펴가세요.] 손 흔들지만

뒤도 돌아보지 않고 새처럼 멀리 날아가는 환설. 암자 쪽으로 난 길이 아니라 우측으로 갈라지는 갈림길을 따라 날아간다

신소심; [뒤도 안돌아보고 가버리네.] 멀어지는 환설을 보며 샐쭉

신소심; [하긴 십팔 년동안 괴롭혀온 죄책감에서 벗어나게 되었으니 날아갈 것같은 기분이겠지.] 암자 쪽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걸어가고. 길은 절벽 위로 나있다.

신소심; (환설언니 입장에서는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을 거야.) (아기 때 헤어진 주인집 도련님을 다 커서 만났으니...) 약간 얼굴 발개지고

신소심; (나하고는 동갑...) (잘 하면 그 인간과의 사이에 좋은 일이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두 손으로 발개진 뺨을 감싸고

신소심; (천하제일인이신 사자천존님의 외아들이고 황태자와는 종형제 사이!) (그러면서 무공도 경이적인이니 말 그대로 최고의 배필감이야.) 청풍을 떠올리며 할딱이고

신소심; (게다가 난 부끄러운 물건을 그 인간에게 빼앗긴 경험도 있어.) 청풍이 자신의 젖가리개를 흔들며 놀리던 장면 떠올리고. #52>의 장면이다.

신소심; (비록 장난이라고는 해도 처녀의 젖 가리개를 훔쳐 희롱했으니 책임을 져야하지 않겠어?) 흥분해서 할딱이고

신소심; (사자천존님의 며느리가 될 수만 있다면 세상 부러울 게 없는데...) + [!] 생각하다가 눈 부릅뜨고

슈욱! 면도칼처럼 날카로운 손톱이 달린 손이 신소심의 바로 앞으로 들이닥친다.

신소심; (암습!) 스팟! 벼락같이 뒤로 물러서고

화악! 돌풍과 함께 나타나며 면도날같은 손톱이 돋은 손을 휘두른 자세인 신행태보. 그 앞쪽에서 신소심이 뒤로 날아올랐다가 다시 내려서고 있다.

서걱! 신소심의 가슴 부분 옷이 세 가닥으로 갈라지면서 탐스런 젖가슴의 형태가 드러나는데 피부에 상처가 살짝 생겨서 피가 번져 나오고 있다.

신소심; (위험했다.) 창! 양쪽 허리에 차고 있던 휘어진 칼을 반대 쪽 손으로 뽑으면서 자기 가슴을 내려다보고. 그때

신행태보; [이거 아깝게 되었구만!] [조금만 깊었어도 탐스러운 젖가슴을 구경할 수 있었을 텐데...] 화악! 가라앉는 돌풍 속에 서서 날카로운 손톱이 돋아난 손을 쳐들어 보이면서 웃고

신소심; [죽일...] 이를 바득

신소심; [네놈 누군데 개수작을...] + [!] 말하다가 눈 치뜨고

신행태보; [제법이로군. 날 알아보는 눈치라니...] 웃으며 변태처럼 손톱을 혀로 핥고. 그러자

신소심; [신행태보 종선!] [네놈은 천마련 순찰당의 부(副)당주인 신행태보로구나.]

신행태보; [어린 나이임에도 용케 본좌를 알아본 것이 기특해서 괴롭히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신행태보; [순순히 투항하면 정중하게 대해주마.]

신소심; [개소리는...] 스팟! 앞으로 쇄도하고

신소심; [지옥에 가서 마저 해라!] 쩍! 스악! 양손의 칼을 질풍같이 휘두르고

신행태보; [빠르기로 겨뤄보자?] 스팟! 날아서 피하고

신행태보; [신행태보라는 별호답게 경신술이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고 자부해온 본좌다!] [네년 실력으로는 본좌의 옷깃조차 건드리지 못할 것이다.] 휘익! 강변과 반대쪽, 숲으로 날아가며 비웃고. 신소심을 마주 보는 자세로

신소심; [과연 그럴지 보자 마졸새끼야!] 슈슈슉! 엄청난 속도로 쇄도하며 양손의 칼을 휘두르고

[!] 뒤로 날아가다가 눈 부릅뜨는 신행태보. 사방에서 여러 개의 칼 그림자가 날아든다

신행태보; (이 어린 계집...) 스팟! 스슥! 모습을 여러 개로 만들어 그 칼질들을 피하려 하지만

서걱! 쩍! 신행태보의 몸 여기저기가 칼 그림자에 스치며 피를 튀긴다.

신행태보; (경신술은 나보다 빠르고 도법은 신랄하기 이를 데 없다.) 피를 뿌리면서도 사력을 다해 피하고. 그런 신행태보를 향해 미친 년처럼 칼을 휘두르며 쇄도하는 신소심

<과연 무림맹이 공들여 키운 복수사영중 한명답다!> 서걱! 쩍! 생각하는 신행태보의 몸에 상처가 마구 나고.

화악! 신행태보는 고통으로 얼굴 이지러트리며 몸을 휘돌려 피하지만

신소심; [잘 가라!] 쩍! 이미 바로 앞에 나타나 쇄도하며 오른손의 칼로 신행태보의 목을 벼락같이 찌르는 신소심

신행태보; (피할 수가...) 목으로 날아드는 신소심의 날카로운 칼 끝을 보며 절망하고.

신소심; (해치웠다!) 쩍! 신행태보의 목을 향해 칼을 내뻗으며 차가운 미소. 하지만 그 직후

캉! 갑자기 신행태보의 옆에 나타나며 자황척으로 신소심의 칼을 강하게 쳐올리는 벽세황.

[!] 자황척에 칼이 쳐올려지는 바람에 손도 함께 쳐들리며 눈 부릅뜨는 신소심

쩍! 자황척에 닿은 신소심의 칼은 자황척에 달라붙어 함께 위로 쳐올려지고

신소심; (내 칼이 저자의 무기에 달라붙었다.) 슥! 찡그리며 쳐든 손의 손아귀가 벌어진다. 칼은 자황척에 달라붙어 위쪽으로 끌려올라가고 있고

벽세황; [영차!] 투학! 자황척을 높이 쳐올려서 칼이 신소심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오게 하고

신소심; [크왓!] 쩍! 물러서며 왼손의 칼로 벽세황의 오른쪽 옆구리를 빠르게 긋지만

캉! 신소심의 칼은 벽세황의 오른쪽 옆구리를 스치면서 쇳소리를 낸다. 벽세황은 자황척을 쳐든 상태라 옆구리가 무방비였는데

번쩍! 갈라진 벽세황의 옆구리쪽 옷이 갈라지는 안쪽에 번쩍이는 비늘로 엮은 갑옷이 일부 드러난다

신소심; (옷 속에 호신용 갑옷을 입고 있다!) 팟! 뒤로 휙 날아가고. 하지만

휘익! 휙! 스슥! 신소심의 뒤로 나타나는 검은 옷의 무사들. 천마련 순찰당 소속 무사들인 흑혈살객들이다

신소심; (함정!) 내려서며 곁눈질로 흑혈살객들을 보면서 얼굴 굳어지고

신소심; (이자들... 미리 세심암으로 가는 길목에 매복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내가 환설언니와 헤어지자 공격을 해온 것이다.) 하나 남은 칼을 움켜쥐어 앞쪽을 가리키며 이를 바득 갈고. 그때

벽세황; [신소저의 미모가 서시나 월궁항아에 못지 않다는 소문은 오래전부터 들어왔소이다.] 능글맞게 웃으며 자황척을 흔들고. 신소심의 칼 한 자루는 자황척에 붙어있다

벽세황; [과장이 좀 섞이지 않았나 의심했는데 오늘 이렇게 직접 뵈니 오히려 과소평가 된 면이 있으시구려.] 포권하는 시늉

신소심; [개소리는 집어치우고...] 분노

신소심; [네놈이 누군지 정체나 밝혀라.] [죽이기 전에 이름이나 알아둬야 하니...] 표독하게 말하고

벽세황; [소저도 소생의 이름은 들어보셨을 거요. 옥기린(玉麒麟) 벽세황(碧世皇)이라고...] 거만하게 히죽 웃고. 순간

신소심; [벽세황!] 눈 치뜨고

신소심; [네놈이 천강마존의 제자들인 사신마재(四神魔才)중 셋째인 그 벽세황이냐?] 아연긴장하고

벽세황; [그렇소. 동시에 천하제일의 장인 가문인 신장궁(神匠宮)의 후계자이기도 한 귀한 몸이 바로 본 공자요.] 거만하게 웃고

신소심; (상대가 천강마존의 제자중 한명이라면 지금의 내 실력으로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얼굴 굳어져 뒷걸음질

신소심; (사부님과 사형이 계시는 세심암이 멀지 않으니 빨리 여길 빠져나가야...) + [!] 생각하다가 눈 부릅뜨고

신소심; (현기증!) 띵! 현기증을 느끼고 비틀하는 신소심

신소심; (갑자기 현기증이...) + [!] 비틀거리다가 눈 부릅 깨닫고

<독?> 자신의 가슴에 나있는 옅은 상처를 내려다보는 신소심. 상처에서는 피가 아직 나고 있고. 그때

벽세황; [이제야 효과가 나는구만.] 히죽

신행태보; [몽혼고(夢魂膏)가 스며든 곳이 심장에 가까운 곳이라 제법 빨리 효과가 나타난 것입죠.] 자기의 면도날같이 날카로운 손톱을 들어보이며 웃고

신소심; [비... 비겁한... 독을 쓰다니...] 술 취한 듯 비틀. 눈도 풀렸고

벽세황; [이기고 지는 승부에 비겁하고 자시고가 뭐 있겠소?] 웃고

벽세황; [하긴 그걸 따져야만 정파백도입네 주장할 수 있긴 하겠지만 어쩌겠소?] [우린 사파, 또는 흑도라고 불리는 천마련 소속인데...]

벽세황; [이길 수만 있다면 무슨 수단이든 쓸 수 있다는 게 본련의 철칙이니 이해하시구려.]

신소심; (더... 정신이 더 흐려지기 전에 여길 빠져나가야만 한다!) 팟! 사력을 다해 몸을 날려 허공으로 치솟지만. 그 직후

[!] 눈 부릅뜨는 신소심. 이미 벽세황이 그녀 바로 앞에 육박해있다. 사악하게 웃으면서

벽세황; [이제 막 만났는데 그냥 가시면 서운하지 않소?] 날아오르는 신소심 앞으로 얼굴 들이밀며 웃고

신소심; [크아!] 쩍! 사력을 다해 하나 남은 칼을 휘두르지만

파팟! 이미 신소심의 가슴 부분의 혈도를 찍고 있는 벽세황이 손가락

신소심; [끄윽!] 혈도가 찍혀서 눈을 까뒤집고 퍼득이고

벽세황; [영차!] 두 팔로 그런 신소심의 몸을 받아안고

휘익! 바닥에 내려서는 벽세황

벽세황;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니 더욱 더 절색으로 보이는구만.] 두 팔로 안은 신소심을 내려다보며 음험하게 웃고

신행태보; [경하드립니다 삼공자님! 절세미녀를 손에 넣으셨습니다.] 포권하며 아부하고

벽세황; [고맙소 부당주.] [하지만 신소저와 같은 미녀와 운우지락을 맛보는 즐거움은 잠시 미뤄둬야만 하오.] 눈이 충혈된 채 신소심을 내려다보고

벽세황; [이 계집은 더 큰 대물을 유인할 미끼로 써야만 하니...] 신소심의 뺨에 입을 맞추고

신소심; (나... 날 맹주님을 함정에 빠트릴 미끼로 쓸 생각이로구나.) 정신 잃어가며 깨닫고

신소심; (공자님...) 청풍을 떠올리고

<제발 소녀를 구해주세요.> 벽세황의 두팔에 안긴 채 축 늘어진 신소심의 모습 배경으로 신소심의 애원 나레이션. 벽세황은 신소심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좋아 죽으려 하고 있고.

 

#299>

<-손가장> 이제는 해가 져서 손가장 주변에 불이 밝혀져 있다. 여전히 손가장 일대에는 금의위 위사들이 삼엄한 경계를 펴고 있고

대청에 불이 환하게 밝혀져 있고 하녀들이 연신 음식을 들여가고 또 빈 그릇을 내온다. 음식 들여갈 때는 입구에 서있는 청뢰선자와 녹우선자가 검사를 한다. 주로 녹우선자가 살펴보고 허락을 맡은 음식만 들어간다. 마당 쪽에는 금의위 위사들이 삼엄한 경비를 서고 있고. 건물 안에서는 웃음소리가 흘러나온다.

녹우선자가 음식을 검수하는 동안 흘깃 한쪽을 보는 청뢰선자.

건물 뒤편에서 두 명의 나이가 좀 있는 위사들과 걸어 나오는 동방여명. 헌데

약간 찡그리며 건물 뒤쪽을 보는 동방여명

<걸리시는 게 있으신가요 통령님?> 누군가의 전음이 동방여명의 귀에 들리고

동방여명; <아니오.> 전음으로 대답하며 건물 입구를 보고. 시녀가 내미는 음식을 검수하는 녹우선자 옆에 선 청뢰선자가 동방여명을 보고 있다

동방여명; <한왕부가 멀지 않다보니 본직의 신경이 예민해진 것같소.> 고개 조금 저으며 전음을 보내고. 배경으로 <-금의위 통령 동방여명>

청뢰선자; <조심은 해야지요. 한왕전하께서 황태손전하를 눈엣가시처럼 여기시는 건 사실이니...> 고개 조금 끄덕이며 전음으로 대답하고

동방여명; (신경과민이었으면 좋겠는데...) 찡그리며 시선을 앞으로 돌리고

동방여명; (분명 누군가의 시선이 날 주시하는 게 느껴졌었다.)

동방여명; (홍무폐하와 영락폐하를 보위하며 숱한 사선(死線)을 넘은 내 감각이 오류를 일으켰을 리는 없다.) + [경호의 단계를 극상으로 올려라.] 자신의 뒤를 따라오는 중년 위사들에게 낮게 말하고. 흠칫! 하는 중년 위사들

동방여명; [손가장은 사가(私家)인지라 불순한 뜻을 품은 자가 잠입할 만한 여지가 도처에 있다.]

동방여명; [황태손전하께서 자금성으로 환궁하시기 전까지는 목숨을 걸고 보위해야만 한다.]

[존명!] [한 번 더 경비 상태를 점검하겠나이다.] 포권하는 두명의 중년 위사들

이어 각기 다른 방향으로 서둘러 가는 중년 위사들, 그자들을 등지고 동방여명은 다시 건물 주위를 돌기 시작하고

그런 동방여명을 보는 청뢰선자. 약간 찡그리며

녹우선자; [왜?] 음식을 들여보내며 청뢰선자를 보며 묻고

청뢰선자; [동방통령이 뭔가를 감지한 것같애.] 건물 뒤로 돌아가는 동방여명을 보며

녹우선자; [그래?] 눈 번뜩

녹우선자; [백전노장인 동방통령이 착각을 했을 리는 없고...] 눈을 반쯤 감으며 한손을 눈 앞에 세우고

녹우선자; <손가장 내의 공기를 한번 걸러볼게. 불순한 것이 끼어들었는지...> 슈우! 사방에서 안개같은 것이 녹우선자 주위로 몰려들고

오가던 시녀들 깜짝 놀라고 겁 먹어 멈춰서거나 물러서고.

<저... 저게 무슨...> <갑자기 안개가 사방에서 모여들고 있어!> <술... 술법이야!> 시녀들이 놀라며 보고.

위사들도 흠칫! 하지만 전에 본 적이 있어서 크게 놀라지는 않고

청뢰선자; (물을 다루는 술법을 지닌 녹우는 후각도 아주 예민하여 수천종의 냄새를 구분할 줄 안다.) 안개가 물결치듯 휘도는 녹우선자의 모습을 보면서

청뢰선자; (손가장에 원래 있던 자가 아니라면 냄새로 확실하게 구분해낼 것이다.) + [!] 생각하다가 흠칫! 하며 녹우선자를 보고

[!] 녹우선자의 이마가 찡끗하고

청뢰선자; <침입자의 존재가 감지되기라고 한 거냐?> 긴장하며 묻는데

녹우선자; <확실히 이전까지 없던 냄새가 하나 감지되긴 하는데...> 천천히 눈을 뜨고. 좀 난감한 표정으로

청뢰선자. <그럼 침입자가 있다는 거잖아! 빨리 동방통령에게 알려야겠어.> 동방여명이 간 쪽을 보며 말하는데

녹우선자; <기다려 청뢰!> 콱! 청뢰선자의 소매를 잡아 저지하고, + 청뢰선자; <왜?> 뒤를 돌아보는 청뢰선자.

녹우선자; <침입자가 있긴 하지만... 우리도 아는 사람이야.> 얼굴 약간 발개지고

청뢰선자; <우리가 아는 사람?> 흠칫! 하고

녹우선자; <그래!> 끄덕이며 주변을 보고

청뢰선자; <우리가 아는 사람이면서 동방통령의 이목을 간단히 속여 넘길만한 고수가 대체 누구...> + [!] 묻다가 깨닫고

청뢰선자; <맙소사! 그자... 아니 그 분이 온 거야?> 손으로 입을 가리며 놀라고

녹우선자; <자신이 구해주었던 손영롱의 상태가 궁금해서 찾아온 것같으니까 모른 척 해!>

청뢰선자; <미묘한 시기에 찾아왔네. 하필이면 황태손께서 손영롱에게 청혼하러 온 날 손가장을 방문하다니...> 한숨 쉬고

녹우선자; <난감하긴 하지만 입 다물고 있자구. 동방통령에게 알려봐야 괜히 긁어 부스럼이 될 뿐이니...>

청뢰선자; <그래야겠지?> 한숨 쉬고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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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

<-강녕> 다시 강녕. 시간은 오후

멀리 보이는 곡가표국을 등지고 강을 따라 난 길을 걸어가는 청풍과 환설과 신소심. 청풍과 신소심이 나란히 걷고 환설이 조금 뒤에서 따라온다.

신소심; [맹주님이 어디로 떠나셨는지도 모른다구요?] 나란히 걸어가는 청풍에게 눈을 흘기고

청풍; [곡가표국으로 돌아 오셨는가 했는데 다른 곳으로 가신 모양입니다.] 어색하게 웃고

신소심; [솔직히 말해 봐요. 맹주님께 뭐 죄 지은 게 있죠?] 의심의 눈초리

청풍; [그게...] 어색하게 웃고. 그런 청풍의 뇌리에 자신이 당숙경과 교접하는 장면을 진상파가 열린 문을 통해 정원에 선 채 보던 장면이 떠오르고

신소심; [공자님이 걱정되어 한 밤중에 금릉에까지 찾아가셨던 맹주님이 행선지도 말하지 않고 떠나셨다는 게 말이 되냐구요?] 얼굴 들이대며 윽박지르고

청풍; [물... 물론 소저의 말씀에도 일리가 있지만...] 당황하여 버벅. 옆으로 물러서며 + 신소심; [여러 말 말고 이실직고해요.] 청풍의 말을 막고

청풍; [공자는 대체 맹주님께 무슨 죄를 지으신 건가요?] 윽박지르고.

청풍; (난감하구만.) + [피치 할 사정이 있었던 것 맞소이다.]

신소심; [글쎄 그 피치 못할 사정이 뭐냐니까요!] + 환설; [그만해라 소심아.] 청풍을 윽박지르는 신소심을 말리고.

돌아보는 청풍과 신소심

환설; [맹주님과 도련님 사이에 남에게는 말하지 못할 사정이 있을 수도 있지 않느냐?] [두 분 사이의 문제를 아랫사람들인 우리가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신소심; [하지만...] + 청풍;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신소저.] 포권하고

청풍;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사저에게 용서를 빌 일이 있습니다.] [다만 지금은 자세한 사정을 말씀드리기 곤란하니 양해를 부탁드리겠소이다.] 포권하고

신소심; [알았어요. 말하기 곤란하다면 저도 더 이상 채근하지는 않겠어요.] [하지만...]

신소심; [만에 하나 맹주님 눈에서 눈물이라도 나게 했다면...] [내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라는 점은 명심하세요.] 노려보고

청풍; [각골명심해두겠습니다.] 안도하며 포권하고

환설; [다른 급한 일 없으시면 이 길로 저와 함께 천존님을 뵈러 가세요.] [연락은 드렸으니 천존님과 주모님께서 학수고대하시고 계실 거예요.]

청풍; [그러고 싶지만...] [어머니와 아버지를 뵙기 전에 처리해야할 일이 한 가지 있습니다.]

환설; [어떤...] 좀 실망하고

청풍; [외조부, 천불투님의 원수이며 우리 집안에 벌어진 모든 비극의 원흉이기도한 귀면지존의 정체와 배후를 알아낼 수 있는 열쇠를 쥔 자가 금릉에 있습니다.] 왕진을 떠올리고.

청풍; [금릉을 떠나기 전에 그자를 만나서 충분히 취조를 한 후 어머니와 아버지를 뵈러 가야합니다.]

환설; [알겠어요.] 한숨.

환설; [저희는 금정신니께서 머물고 계시는 세심암(洗心庵)에 가서 기다리고 있도록 하겠어요.] 공손히 인사하고

청풍; [가급적 빨리 일을 마치고 세심암으로 가도록 하겠습니다.] 휘익! 날아오르고

신소심; [살펴가세요.] 마지 못해 인사하고

멀리 사라지는 청풍

신소심; [하여간 바람 같다니까. 한시도 한 곳에 진득하니 머물러 있지 않고...] 멀어지는 청풍을 보며 샐쭉거리고. 그래도 얼굴 약간 발개지고

환설; [도련님은 감당해야할 짐이 세상 누구보다도 많으신 분이다.] [쉴 틈이 없이 천하를 누벼야하는 게 숙명인 게다.]

신소심; [그렇겠네요.]

환설; [우리도 그만 가자. 장로님들이 걱정하고 계실게다.] 청풍이 간 곳과 다른 곳으로 걸음 옮기고. + 신소심; [예 언니.] 따라가고

휘익! 휙! 몸을 날려 멀어지는 두 여자. 헌데

 

<드디어 계집들이 장청풍이란 놈과 헤어졌군.> 스스스! 유령같은 그림자가 나타나고

쿵! 모습을 드러내는 자는 신행태보 종선이다.

신행태보; [장청풍이란 저 놈...] [그저께 밤 귀면지존의 절맥혈장에 맞고도 죽지 않았었구나.]

신행태보; [죽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괄목상대(刮目相對)로 강해졌다. 불과 며칠 사이에 전혀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변할 수도 있단 말인가?]

신행태보; [믿기지 않지만 지금 저놈의 무공은 삼곰자에 필적하거나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신행태보; [그런 장가 놈이 붙어있는 한 두 계집을 건드리는 건 무모한 일이었는데...]

신행태보; [알아서 두 계집과 헤어져주니 일이 좀 더 수월하게 되었다.] 음산하게 웃고

신행태보; [이제 며칠 내로 천지가 경동하는 일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흐흐흐! 스스스! 웃음과 함께 사라지는 신행태보.

 

#295>

<-금릉> 저녁 무렵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금릉의 성문

사람들 사이에 섞여 금릉 성내로 들어서는 청풍. 생각에 잠겨있다

<무림에는 혈교(血敎)라는 사교(邪敎) 집단이 존재한다. 귀면지존은 아마도 그 혈교의 요인일 것이다.> 진상파의 말을 떠올리는 청풍. 첩혈당 내의 침실에서 형극혈강의 치료를 마친 후 헤어지기 전에 나눈 대화다.

이하 회상 장면

 

진상파; [혈교는 후한(後漢) 시절의 술사(術士) 대현량사(大賢良師) 장각(張角)에 의해 세워진 태평도(太平道), 즉 황건적(黃巾賊)에 뿌리를 둔 조직이다.] 저고리를 여며 드러냈던 젖가슴을 가리면서 무심한 표정으로 말한다. 청풍은 그 앞에 멋쩍은 표정으로 마주 앉아있고

진상파; [배교(拜敎)라고도 불리는 그 혈교 사상 가장 유명한 인물이 삼황 중 한명인 혈왕(血王) 용백(龍魄)이다.]

청풍; [혈교라는 게 혈왕에 의해 세워진 조직이 아니었군요.] 곁눈질로 진상파의 가슴을 보면서

진상파; [혈교의 역사는 대현량사 장각조차 거슬러 아득한 상고시대의 치우(蚩尤)에게까지 연결된다.] 고개 조금 젓고

진상파; [이름이 널리 알려지긴 했지만 혈왕 용백도 혈교가 배출한 무수한 술사들 중 한명일 뿐인 것이다.]

청풍; [소제의 일천한 견문으로는 금시초문인 비사입니다.] 감탄

진상파; [나도 사부님... 즉 네게 아버지가 되시는 사자천존님께 듣지 않았으면 몰랐을 것이다.]

진상파; [사실 혈교의 내력에 대해서도 해박하신 건 사부님이 삼황 중의...] 말하다가 멈추고

청풍; (우리 가문도 삼황과 관련이 있다는 건가?) 의아하지만 묻지는 않고

진상파; [초씨일족의 가승(家乘;가문내력)을 방외자(方外者)인 내가 입에 올리는 것은 적당치 않은 것같구나.] [네 가문의 자세한 내력은 사부님을 뵙고 직접 듣도록 해라.]

청풍; [예...]

진상파; [무림에는 혈교 외에도 마교(魔敎)라는 세력이 존재한다.]

진상파; [마교는 삼황 중 천마를 추종하는 무리들인데...] [삼백여년전 무림의 패권을 놓고 혈교와 건곤일척의 격돌을 벌였었다.]

진상파; [하지만 양측의 세력이 말 그대로 백중(伯仲)하여 두 세력은 피차 막대한 피해를 입고 세상에서 사라졌었다.]

진상파; [헌데 그중 혈교가 삼백여년만에 다시 준동을 시작한 것 같다.] [그리고 혈교가 모습을 드러내면 필연적으로 마교도 다시 세상에 뛰쳐나올 것이다.]

진상파; [혈교와 마교의 격돌로 야기되었던 생지옥이 재현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혈교의 야심을 저지해야만 한다.] 강렬한 표정 크로즈 업

회상 끝

 

청풍; (아버지가 무림맹을 만드셨던 데는 단순히 천마련을 저지하는 것 이상의 더 큰 목적이 있으셨던 것같다.)

청풍; (하지만 귀면지존이 나를 납치한 것으로 속이는 바람에 아버지는 어쩔 수 없이 뜻을 접으셔야만 하셨고...)

<대신 사저를 제자로 키워 무림맹을 재건하게 하셨을 것이다.> 어린 시절의 진상파가 목검으로 검법을 수련하고 있고. 30대가 된 사자천존이 그걸 보고 있는 장면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사저는 여자의 몸으로 강호무림을 수호할 막중한 사명을 짊어지고 있거늘...) 한숨

<나란 놈은 사저를 돕기는커녕 상심하게 만드는 못난 짓을 저질렀다.> 청풍이 당숙경과 교접하는 장면을 문 밖에서 보고 있던 진상파를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장차 어찌해야 사저에게 용서를 받을 수 있을지 막막하구나.)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 번화가로 접어드는 청풍. 헌데

그런 청풍을 보는 사내 한명. 성문 근처의 건물 사이 골목에 숨듯이 서서 보고 있다. 수염이 없고 어딘지 환관 분위기가 나는 그자는 손에 종이를 한 장 들고 있고

청풍을 보고 다시 자신이 들고 있는 종이를 보는 사내

그자의 손에 들린 종이 크로즈 업. 바로 청풍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찾았다!> 눈 번뜩이는 그자.

 

#296>

<-자금성> 자금성의 모습. 역시 오후

<-내원> 환관과 시녀들만 오가고 있고

어느 건물. 주변이 한산하고

스윽! 건물 앞에 윤곽만 보이는 유령같은 사람 형상이 나타나더니

스윽! 쓰고 있던 후드의 모자를 뒤로 벗는 청풍. 청풍의 얼굴이 드러나고. 몸은 여전히 윤곽만 보이는 상태고

청풍; (여기가 왕진의 거처...) 문으로 다가가고

청풍; (아직 업무시간일 테니 들어가서 기다리자.) 끼익! 주변에 사람이 없기도 하지만 신경 쓰지 않고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고. 헌데

[!] 안으로 들어서다가 움찔! 하는 청풍. 무언가를 느꼈고.

[어서 오십시오 초공자님! 소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둑한 거실 중앙에 무릎 꿇고 있는 왕진. 고개 조아리는데 한쪽 팔은 아직 다 났지 않아서 부목으로 고정시킨 채 광목천으로 목에 걸고 있다.

청풍; (왕진...) 딸칵! 눈 번뜩이면서 뒤로 뻗은 손으로 문을 닿는다.

청풍; (내가 찾아올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 + [기다리고 있었다니 잘 되었군.] 몸에 두르고 있는유령익을 등뒤로 젖혀서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며 안쪽으로 들어가고

청풍; (졸개들을 풀어서 내가 금릉을 들고 나는 걸 감시하고 있었다는 건데...) 거실의 상좌에 놓인 의자로 가고. 거실 중앙에 무릎 꿇고 있던 왕진은 고개 조아린 채 몸을 의자쪽으로 돌리고

청풍; (이래저래 아주 만만하게 볼 놈은 아니다.) 털썩! 의자에 앉는다. 왕진은 그 앞에서 몸을 돌려 청풍을 마주 보는 자세로 무릎을 꿇고 있고

청풍; [왕진...!] 의자 팔걸이에 두 팔을 걸치며 거만하게

청풍; [내가 찾아온 이유에 대해서는 알고 있을 것이다.] 지긋이 내려다보고

왕진; [그... 그렇사옵니다.] 겁에 질려 청풍의 눈치를 보며

왕진; [공자께서는... 역적 위태무를 찾아낼 단서를 찾고 계신 게 아니시온지요?]

청풍; [그자에 대해 아는 바를 전부 말하라.]

왕진;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왕진; [천한 것은 위태무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사옵니다.] 겁에 질려서 눈치 보며 말하고

청풍; [...] 이마 조금 찡그리며 말없이 내려다보고

왕진; [추호의 거짓도 없는 사실이오니 부디 해량(海量;바다같은 마음으로 이해하고 용서해줌)을...] + [!] 고개를 들며 말하다가 갑자기 눈 부릅뜨는 왕진

쿠오오! 청풍의 몸을 용같은 기운에 감싸고 돌고 그의 뒤 허공에 거대한 눈 한 쌍이 떠올라 있다.

왕진; (박... 박룡안!) 충격과 공포로 숨이 콱 막히고

왕진; (천자... <천자의 눈>이 어떻게 초공자에게서 나타난단 말인가?) 사시나무 떨 듯 떨며 다시 고개 조아리고. 그러다가

왕진; (맙소사!) 고개 조아린 채 눈을 부릅 뜬다. 무언가 깨닫고

왕진; (오늘 마침내 손영롱을 황태손의 빈궁으로 들여도 좋다는 허락이 황태자비마마로부터 떨어졌다.) 고개 조아린 채 부들 부들 떨고

왕진; (그리고 손영롱은 어제 미약에 중독당한 상태로 초공자와 한 시진 넘게 시간을 보냈다.) (그렇다는 건...)

<손영롱은 이미 수태를 했으며 그녀에게서 태어날 아기씨가 장차 천자가 될 게 분명하다.> 청풍이 천불투의 비밀 창고에 있는 침대에서 손영롱과 교접하던 장면 배경으로 왕진의 생각. 손영롱은 청풍을 끌어안고 자지러지고

왕진; (천자가 되거나 천자가 될 인물의 아비만이 쓸 수 있는 박룡안이 초공자에게서 나타난 것은 그렇게 밖에 설명이 안된다.) 엎드린 채 부들 부들 떨고

왕진; (황... 황태손 다음 대에서 천자의 핏줄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전율하고. 그때

청풍; [고개를 들어라 왕진!] 용과 같은 기운에 둘러싸인 채 말하고

왕진; [천... 천명(天命;하늘의 명령, 즉 천자의 명령)!] 덜덜 떨며 고개를 들고

청풍; (천명?) + [알고 있는 내용의 많고 적음은 중요치 않다.]

청풍; (이 환관 놈의 반응이 어째 예사롭지가 않군.) + [거짓 없이 네가 아는 대로만 말하면 된다.]

왕진; [분... 분부 받들겠사옵니다.] 다시 고개 조아리고

왕진; [소인은 자궁환관(自宮宦官)이 된 직후부터 위태무의 총애를 받아왔사옵니다.] [아마 다른 내신(內臣)들보다 배운 바가 조금 더 있었기 때문일 텐데...]

왕진; [위태무는 소인을 효율적으로 부리기 위해 제자로 삼고 무공을 전수해주었던 것이옵니다.]

청풍; [위태무가 혈교의 인간임을 모르지는 않았겠지?]

왕진; [그자가 쓰는 무공과 소인에게 전수해준 무공이 혈왕과 관련이 있는 것들이라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사옵니다.]

청풍; [위가의 다른 신분은 무엇이고 어디에 소굴이 있느냐?]

왕진; [위... 위태무는 워낙 의심이 많고 용의주도한 인간인지라 제자로 삼은 소인에게도 황실 밖에서의 사정은 거의 언급하지 않았사온데...]

왕진; [다만... 지나가며 흘린 말을 종합해보건데 천마련(千魔聯)의 상층부에 그자의 핏줄이 잠입해있는 것은 확실하옵니다.]

청풍; [위태무의 마수가 천마련에도 뻗어있다?]

왕진; [그렇사옵니다.] 고개 조금 들어 눈치를 보며

왕진; [위태무는 무심결에 머잖아 천마련도 자신의 수중에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사옵니다.] 말하는 왕진의 얼굴 크로즈 업

 

#297>

역시 자금성의 내원. 이제 해는 거의 서산에 걸려있고

왕진의 거처. 주변에 인적은 없는데

왕진; [소인은 지은 죄의 대가를 치루기 위해 공자님의 견마(犬馬)가 될 각오가 되어 있사옵니다.] 고개 조아린 채

왕진; [하오니 소인을 부리실 일이 있으시면 하시라도 불러주시옵소서.]

청풍; [왕진! 네 말이 진실되다는 것은 안다.] 일어나고

청풍; [하지만 우리가 앞으로 다시 볼 일은 없을 것이다.] 슥! 문쪽으로 걸음을 옮기는데

왕진; [잠시...] 급히 고개 들고

왕진; [가시더라도 소인에게 잠시 시간을 내어주시옵소서.]

청풍; [할 말이 남았느냐?] 멈춰 서며 내려다보고

왕진; [사실은... 혹시 필요할까 몰라서 위태무와 관련된 일체의 자료를 한곳에 모아두었사옵니다.] 청풍의 눈치를 보며

왕진; [사용한 물품과 써서 남긴 글등이 모두 수집되어 있으니 살펴보시면 위태무의 실체에 대한 단서를 발견하실 수 있지도 않을런지요?] 긴장하여 땀을 흘리며 억지로 웃고

청풍; (이 환관놈이 뭔가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 느낌인데...) 그런 왕진을 노려볼 때

왕진; [소인이 직접 살펴보고 보고를 올릴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안목이 남다른 공자께서 직접 자료들을 검토하시는 것보다야 부족하지 않을지요?] 청풍의 시선 피하며

청풍; (아주 일리가 없는 말은 아니로군.) + [안내해라.] 말하고.

왕진; [예 공자!] 안도하며 일어나고

왕진; [이쪽으로 모시겠나이다.] 방 한쪽으로 가고. 벽인데. 청풍도 따라가고

청풍; (벽...) 왕진이 다가가는 벽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 (저곳에 숨겨진 비밀 문이 있겠군.) 생각할 때

벽에 걸린 액자를 들추고 뒤에 있는 무언가를 만지는 왕진. 그러자

그긍! 벽의 일부가 옆으로 밀려나며 그 뒤에서 비밀통로 입구가 나타난다. 비밀통로는 아래쪽으로 이러진 계단 형태고. 통로 안쪽에서는 빛이 새어나온다

청풍; (역시...) 미미하게 끄덕

왕진; [소인을 따라오시옵소서.] 굽신대며 돌아보면서 계단을 내려가고

청풍; (찜찜하지만 날 해코지할 정도의 배짱을 지닌 놈은 아니니 따라가 보자.) 왕진을 따라서 비밀 통로로 들어가고

어둑한 계단을 내려가는 왕진과 청풍. 왕진이 앞장 서서 내려서고 있는 계단 아래쪽은 수평의 복도인데 복도 안쪽에서 빛이 번져나오고 있다.

청풍; (자금성 지하에 유사시를 대비한 비밀통로들이 거미줄처럼 깔려있다는 소문이 사실이었군.) 앞장 서서 가는 왕진을 따라 계단을 다 내려가 복도로 접어들면서 생각하고.. 복도 안쪽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등이 걸려있다. 복도는 2-30미터쯤 앞에서 직각으로 꺾인다.

청풍; (최근에 청소를 했는지 바닥에 먼지는 거의 없다.) 앞장 서서 모퉁이쪽으로 걸어가는 왕진의 뒷모습을 보며 생각. 왕진이 걸어가는 앞쪽에 발자국은 나지 않는다.

청풍; (하지만 공기중에 습기와 곰팡이 냄새가 느껴진다.) 코를 약간 벌름

청풍; (최근까지는 쓰이지 않은 통로라는 뜻인데...) 생각할 때

왕진; [이리로...] 모퉁이를 돌아서며 돌아보고. 긴장하고 있지만 억지로 웃으며

청풍도 왕진을 따라 모퉁이를 돌아서고

모퉁이를 돌아서자 4-5미터 밖이 막다른 곳인데 그곳에 철문이 하나 버티고 있다. 밖으로 잡아 열 수 있게 손잡이가 달린 매끈한 철문이다.

청풍; [!] 왕진이 다가가는 철문을 보며 무언가 알아차리고 찡그리는 청풍.

두근! 심장 뛰는 소리가 청풍의 귀에 들리고

청풍; (심장 뛰는 소리...) (철문 안쪽에 누군가 있다!) 얼굴 굳어지고. 그때

왕진; [도착했사옵니다.] 철문 앞으로 다가가며 억지 웃음

왕진; [이 안쪽에 위태무와 관련된 모든 자료가...] + [!] 철문의 손잡이을 잡으며 청풍을 돌아보다가 눈을 부릅 뜬다.

쿠오오! 왕진의 2-3미터 밖에 멈춰선 청풍이 노려보고 있는데 그런 청풍의 뒤로 거대한 눈이 떠오르고 있다. 몸에서도 용 같은 반투명한 기운이 일어나 휘감고 있고

왕진; (박... 박룡안!) + [공... 공자!] 턱! 공포에 질려 벌벌 떨며 뒷걸음질 하고. 철문이 등에 닿고

청풍; [교활한 놈!] [저 철문 안쪽에 누군가 날 기다리고 있다는 것 정도를 모를 줄 안 것이냐?] 무서운 눈빛으로 왕진을 노려보고

왕진; [말... 말씀드리는 게 늦었사옵니다.] 비지땀 흘리며 굽신

왕진; [공... 공자를 도와줄 분이 미리... 미리 와서 기다리고 계시옵니다.] 달덜 떨며 말하고

청풍; [...] 그런 왕진을 말없이 노려보고. 뒤쪽에는 거대한 눈이 떠오르고 온몸에서는 용같은 형상의 반투명한 기운이 일어나 휘감는다.

왕진; (숨... 숨이 막힌다.) 숨이 막혀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표정. 투명한 밧줄같은 것에 온몸이 칭칭 묶여있는 것같고

<박룡안의 힘이 심장을 틀어쥐는 때문인데...> 콰득! 왕진의 심장이 용의 앞발 같은 것에 쥐어지는 모습을 배경으로 왕진의 생각

왕진; (이러다가는 정말 죽는다.) + [제... 제발...] 오른손으로 왼쪽 가슴을 움켜쥐고 꺾꺾 대며 애원하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그러자

청풍; [네놈이 한 말이...] 슈우! 청풍의 몸에서 일어나던 기운이 흩어지고

청풍; [아무쪼록 사실이기를 바란다. 네 놈에게는 죽고 사는 열쇠가 될 테니...] 슈우! 청풍의 뒤에서 일어나던 거대한 눈도 사라지고. 그러자

왕진; [흐윽!] 턱! 다리에 힘이 풀려 뒤로 넘어지다가 철문 옆의 벽에 등이 닿고

[으으으!] 벽에 등을 기댄 채 벌벌 떠는 왕진 앞을 지나가는 청풍

청풍; [실례하겠소!] 콱! 철문 손잡이를 잡으며 철문 안쪽의 사람에게 말하고

청풍; [귀하가 뉘신지는 모르지만...] + [!] 끼익! 말하며 철문을 열고 안쪽으로 들어서다가 눈을 부릅뜨고

쿵! 청풍이 들어선 곳은 아주 화려하게 꾸며진 여자의 방이다. 철문 건너편에는 휘장이 쳐진 커다란 침대도 하나 놓여있고. 그 침대에는 얇고 짧은 잠옷을 걸친 어떤 여자가 누워있다가 상체를 일으키고 있다

청풍; (저... 저 여자는...) 분노와 당혹으로 눈 부릅 뜰 때

황태자비; [어서 오세요 도련님!] 사락! 한손으로 휘장을 젖히는 여자. 물론 황태자비다

황태자비; [학수고대하며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휘장을 한손으로 젖혀서 모습을 드러내는 황태자비를 배경으로 + <황태자비 장씨!> 청풍의 경악 나레이션

 

#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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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7>

위태무의 비밀 소굴. 역시 아침

건물의 어느 방. 거실 분위기인데 넓은 탁자에 천마총의 장보도를 펼쳐놓고 보는 위태무.

위태무; (문천이는 물론이고 백일몽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천마총의 장보도를 보고 있지만 다른 생각하는 위태무

위태무; (둘 다 내 이목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는 아이들인데...) (뭔가 사달이 난 게 틀림없다.) 이마가 찡그려 지고

위태무; (혹시 진천이 어미가 문천이의 정체를 알고 해코지 한 게 아닐까?) 탁자에 얹어놓은 두 주먹 꽉 쥐어지고

위태무; (진천이 어미의 격렬한 성격상 문천이가 내 핏줄이라는 걸 알았다면 충분히 그런 짓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고민. 그때

[주군!] [찾아계시었소이까?] 들어오는 동복쌍로라는 이름의 쌍둥이 늙은 환관. 지금은 환관 복장이 아니고 평복이다. 이하 동복쌍로로 표기. 배경으로 나레이션. <-위태무의 심복 동복쌍로>

위태무; [어서 오시오 두 분 장로.] 천마총의 장보도에서 시선을 떼고

위태무; [앉으시오.] 장보도를 둘둘 말면서 턱으로 앞쪽 자리를 권하고

[예!] [그럼...] 조심스럽게 자리에 앉고

위태무; [두 분이 나를 따라 남경분조에 잠입한 게 정확히 얼마 전이었소이까?] 두루마리를 말면서 동복쌍로에게 묻고

일로; [먼저 남경분조에 잠입하시는 데 성공하신 주군께서 이 늙은이들을 불러들이신 건 구년하고도 팔개월, 근 십년전이었소이다.] 동복쌍로중 한명이 눈치 보며 대답하고

위태무; [실로 오랜 시간을 허비했으나... 진천이를 주첨기로 위장시키려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소이다.] [두분 장로께는 그저 면목이 없을 따름이외다.] 고개 좀 숙이고

[별 말씀을...] [장청풍이란 괴물이 개입해서 무산 된 것일 뿐 주군께서 실수하신 때문은 아니니 자책하지 마시기 바라외다.] 위태무를 위로하는 두 노인

위태무;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큰 위로가 됩니다그려.] 웃으며 포권하고

이로; [주군께서는 이 늙은이들에게 긴한 하명이 계신 듯하외다.] 눈치 보며 말하고

위태무; [사실이오만...] 뭔가 망설이고

동복쌍로는 긴장해서 위태무의 말을 기다리고

위태무; (이들 역시 진천이 어미에게 포섭되었다면 어쩔 수 없지.) + [두 분에게 고백할 비밀이 한 가지 있소이다.] 몸을 좀 똑바로 세우고

[남이 알면 안되는 비밀이라면 말씀하지 마시오.] [그렇소이다. 노부들도 모르게 비밀을 누설할 수도 있으니...] 동복쌍로가 만류하지만

위태무;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두 분 장로께서는 반드시 알아두셔야할 비밀이니 말씀드리겠소이다.] 엄숙한 표정으로

위태무; [두 분은 본좌가 위가대원의 집사로 부리던 타노를 어찌 생각하시오?]

[성실한 아이지요.] [불구인 게 안타깝지만 믿고 쓸만한 인재라 생각하외다.] 어리둥절하면서도 대답하는 동복쌍로.

위태무; [타노를 그리 봐주셨다니 고맙소이다.] 좀 안도하고

위태무; [사실은...] 뜸을 들리고.

(무슨 일인데 이렇게 뜸을 들이는 건가?) (주군의 최측근인 타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가?) 긴장하며 위태무의 말을 기다리는 동복쌍로

위태무; [타노의 진짜 이름은 문천이외다.] 목소리를 좀 낮추고. 순간

[타노의 이름이 문천?] [타노에게 따로 이름이 있는 줄은 몰랐...] 말하다가

[!] [!] 눈 부릅뜨며 놀라는 동복쌍로

[혹시... 혹시 타노가 바로...] [어려서 죽은 것으로 알려진 주군의...] 경악 충격에 휩싸이는 동복쌍로

위태무; [그렇소이다.] 끄덕

위태무; [타노가 바로 본좌의 장남인 위문천이외다.] 진지하게 말하는 얼굴 크로즈 업

[!] [!] 충격 받는 동복쌍로

 

#288>

위태무의 비밀 소굴을 외부에서 본 모습. 시간이 좀 지났고

위태무; [문천이의 종적이 지난 밤 이후로 묘연해졌소이다.] 심각

노인1; [주군께서는 혹시...]

노인2; [주모께서 문천이... 소주를 시해했을 수도 있다고 보시는 것이오?]

위태무; [어떤 경로를 통해서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백일몽을 떠올리고

위태무; [타노가 바로 문천이라는 사실을 진천이 어미가 알았을 가능성이 있소.]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고. 그러자

(그렇다면 주모의 불같은 성정상 문천이를 죽이려 들었다 해도 이상할 게 없다.) (자신의 소생인 진천이의 지위에도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니...) 역시 심각한 표정이 되는 동복쌍로. 그러다가

노인1; [주군께서 늙은이들을 부르신 이유가...] 눈치 보며 말하고

위태무; [장로들께서 본좌를 대신해서 문천이를 찾아 보호해주시오.]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고

 

#289>

여전히 위태무의 소굴. 시간이 좀 더 지났고.

건물에서 나오는 동복쌍로. 인사하는 무사들

건물 등지고 계곡 입구쪽으로 가는 동복쌍로

건물의 맨 꼭대기 층에서 그걸 보고 있는 용설약. 창가에서 조금 안쪽에 놓인 의자에 다리 꼬고 앉아서 보고 있다

계곡 입구쪽으로 멀어지는 동복쌍로의 뒷모습이 보이고

[두 분 장로들께서는 떠나시기 전에 주군과 독대를 하셨습니다.] 용설약 뒤에서 누군가 보고하고

고당주; [다만 주군께서 시전하신 것으로 보이는 단음강벽(斷音罡壁) 때문에 면담 내용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문쪽에 공손히 서서 보고하고

용설약; [고굉(高宏)!] [네 생각을 말해봐라. 숨김없이 솔직하게...] 밖을 보며 말하고

고당주; [속하의 생각으로는...] 눈치 보며

고당주; [주군께서는 두분 장로에게 타노의 행방을 탐문시키신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용설약; [그 인간이 용케 내 손이 미치지 않는 인간들을 골라냈다는 건데...] 표독해지고

용설약; [이번에 내가 데리고 온 지법사와 인법사들을 모두 동원해서 동복쌍로를 감시해!] [그러다가 동복쌍로가 타노, 그 병신을 찾아내기라도 하면...]

침 꿀꺽! 긴장하며 듣는 고당주

용설약; [전부 염라전으로 보내버려라.] 손으로 자기 목을 치는 시늉하는 용설약의 살벌한 표정 크로즈 업

 

#290>

<-곡가표국> 낮. 정상적인 표국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열려있는 문을 통해서 사람과 짐이 드나든다. 말과 마차들도 많이 드나들고 있고.

표국에서 나가는 마차들에는 깃발들이 두 개씩 꽂혀있다. 하나는 <曲家鏢局>이고 다른 깃발에는 <西> <毒>이라는 글자가 아래 위로 적혀있다. 독천존 서래음의 표식이다

표국 안의 마당. 출발하려는 마차들이 대기하고 있고. 곡부인이 <西> <毒>이라는 글자가 적힌 깃발들을 마부와 표사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깃발을 받은 마부들은 마차에 깃발을 설치하고 있고. 시녀가 깃발을 여러 개 들고 곡부인 뒤에 서있다.

곡부인; [표행(鏢行)을 하는 동안 이 깃발들을 절대 표차(鏢車)에서 떼지 않도록 하세요.] 마부에게 깃발을 하나 건네주면서

곡부인; [독천존 서노야님의 표식인 이 깃발을 달고 있는 우리 곡가표국의 표행에 감히 시비를 걸 수 있는 인간은 없을 거예요.]

[물론입죠.] [어떤 간 큰 인간이 우내칠절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분이신 독천존님께 죄를 지을 수 있겠습니까?] [독천존님의 가호(加護) 덕분에 우리 곡가표국은 명망은 욱일승천하게 될 것입니다.] 마부와 표사들도 깃발을 받으며 좋아하고

곡부인; (피난 온 천불투의 가족들 때문에 험한 일을 겪긴 했지만 보상은 충분하고도 넘치게 받았다.) (독천존께서 당신의 표식을 우리 곡가표국의 표차에 다는 걸 허락해주셨으니...) 깃발을 달고 떠나는 마차들을 보며 만족한 표정을 짓고

곡부인; (독천존, 나아가 만독동천의 비호를 받는 이상 우리 곡가표국은 중원 어디든 안전하게 표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곡부인; (그이, 늦어도 내 아들 대에서는 우리 곡가표국이 천하제일표국이 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생각할 때

건물 사이에서 나오는 곡강한

곡부인; [나오셨어요?]

곡강한; [나 대신 수고하셨소.]

곡부인; [수고는요 뭘...] [그보다 장공자께서는?] 안쪽을 보고

곡강한; [서노야를 뵙고 있소.] 자신이 온 쪽을 돌아보고

곡강한; [금릉에 갔던 일은 잘 처리된 모양인데...] [뒤따라갔던 진소저와 함께 돌아오지 않은 게 마음에 걸리는구려.]

곡부인; [별일이야 있겠어요? 진소저의 무공이야 이미 우내칠절에 필적하는데...]

곡강한; (그랬으면 좋겠지만...)

곡강한; (장공자의 표정이 어두웠던 게 마음에 걸리는구나.) 걱정

 

#291>

곡가표국의 후원. 조용하다. 독천존 거처인 건물을 환설과 신소심이 지키고 있고

[구룡짐독을 가져오는 게 늦어서 심려를 끼쳐드렸습니다.] 스윽! 탁자 위로 구룡짐독이 든 향로를 내미는 청풍의 손.

청풍; [예기치 못한 일들이 거푸 생기는 바람에 돌아오는 길이 지체되었습니다.] 거실 중앙에 놓인 탁자를 사이에 두고 독천존과 마주 앉아있는 청풍. 거실 안에는 분이, 전삼낭, 온유향이 함께 있다. 온유향은 의자에 힘없이 앉아있고 좌우에 분이와 전삼낭이 서있다. 분이는 좀 울쌍을 짓고 있고 온유향은 힘없이 앉아있다.

독천존; [늦은 건 상관없다. 구룡짐독이 무사히 돌아온 게 중요하니...] 조심스럽게 향로를 집어들고

독천존; [그래, 황태자의 치료는 의도한 대로 되었느냐?] 향로를 품에 넣고

청풍; [진의원님 말씀대로라면 일 년 이상은 무리없이 연명이 가능할 것같습니다.]

청풍; [그래도 혹시 몰라 진의원님께서 황태자 옆에 상주하며 진행 상황을 봐주시기로 하셨습니다.]

독천존; [진평장(陳平障)노사는 신의(神醫)라 불릴만한 인물이지.] 끄덕

독천존; [그런 진노사가 맡아준다면 황태자가 죽은 후에도 구룡짐독이 유출될 염려는 없을 터!] [한결 마음이 놓이는구나.]

청풍; [노야께서 제게 주셨던 빙결화옥고(氷結化玉膏)도 진의원님께 맡겼습니다.] [만일 황태자가 서거하면 그 즉시 시신을 빙결(氷結)시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독천존; [잘 했다.] 끄덕

독천존; [황태자와 관련된 일이 마무리 되었으니 이제 노부도 분이와 함께 만독동천(萬毒洞天)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말하며 분이와 두 여자를 돌아보고.

독천존; [앞으로 분이는 노부 밑에서 독공을 익히며 만독조종님의 후손으로서의 능력을 갖춰가게 될 것이다.]

독천존; [특히 네가 금천구룡로에서 찾아낸 조룡여의대법을 집중적으로 수련하게 할 생각이다.] [조룡여의대법으로 구룡짐독을 부릴 수만 있으면 세상에 무서울 게 없게 되겠지.] 분이를 보면서 말하고

청풍; [축하한다 분이야.] [머잖아 독문(毒門)의 여제(女帝)가 되겠구나.] 독천존과 함께 분이를 보며 웃고

분이; [고... 고마워 오빠.] 억지로 웃고

분이; (하지만 난 독문의 여제따윈 되고 싶지 않아. 그저 오빠와 함께 지내고 싶을 뿐이야.) 눈가의 눈물을 소매로 닦고

독천존; [분이 어미는 물론이고 네 엄마도 노부를 따라 만독동천으로 가기로 했다.]

청풍; [정말이십니까?] 온유향을 보며 놀라고

온유향; <청풍이 네게는 막중한 사명이 기다리고 있지 않느냐?> 전음으로 말하고. 처연한 표정으로

온유향; <농맹(聾盲)인 어미 때문에 그 사명이 지체되거나 지장을 받아서는 안된다.> <그래서 서노야께 신세를 지기로 한 것이니 어미 걱정은 하지 말고 죄값을 치러야할 자들은 모두 찾아내 응분의 대가를 치루게 하거라.> 자세를 바로 하며 의연하게 말하고

청풍; [어머니의 말씀 명심하겠습니다.] 일어나고. 이어

청풍; [아무쪼록 다시 뵈올 때까지 강녕하시기를 비옵니다.] 온유향 앞에 무릎 꿇고 고개 조아리며 절을 하고

온유향; <오냐! 어미도 너의 무운장구를 북두칠성께 빌도록 하마.> 억지로 웃고. 그 옆에서 전삼낭도 소매로 눈물 닦고.

 

#292>

<-금릉> 낮

<-손가장> 손가장의 모습. 헌데 손가장 입구에 금의위 위사들이 여럿 포진하고 있어서 주변 사람들을 통제한다. 화려한 마차도 한 대 손가장의 정문 안쪽 마당에 서있고. 손가장의 하인과 하녀들은 금의위 위사들 눈치 보며 오가고 있고

[저치들 금의위 위사들이잖아.] [포악하고 잔인하기가 승냥이나 호랑이 보다 더 하다는 금의위의 인간들이 무슨 일로 손태부의 저택에 몰려온 걸까?] 먼 발치에서 손가장 정문쪽 보며 수군대는 행인들

[분위기를 보니 손가장을 손 봐주러 몰려온 것같진 않지?] [높은 분께서 방문하신 것같구만. 경비가 삼엄한 건 그 때문일 테고...] 손가장의 정문 안쪽에 서있는 마차를 보며 말하는 행인들

 

#293>

손가장 내의 어느 건물. 손영롱의 거처인데 월동문이 나있는 담장 밖에는 동방여명이 몇 명의 금의위 위사들과 서서 경계를 하고 있다.

담장 안쪽의 건물 입구에는 청뢰선자와 녹우선자가 서있다.

[!] 놀라 눈 치뜨며 한쪽 손으로 입을 가리는 손영롱. 장소는 손영롱의 거처 내부로 거실인데 유모도 문간에 서있다가 놀라고

주첨기; [어마마마께서도 흔쾌히 허락하셨소.] 작은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웃고. 두 사람 사이가 가깝다. 정면으로 마주 앉은 게 아니고 약간 옆으로

주첨기; [다음 달에 있을 영락폐하의 북벌에 수행했다가 돌아오는 대로 소저를 빈궁(嬪宮)으로 맞이하러 오겠소.] 놀라는 손영롱을 보며 웃고. 입에 귀에 걸려있다.

손영롱; [전... 전하...] [그... 그런...] 당황하여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울먹이고

주첨기; [소저도 알고 있다시피 내 나이 이미 스물네 살이오,] 슥! 조금 손영롱쪽으로 다가앉고

주첨기; [가정을 이룬 것도 십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까지 대를 이을 자식은 두지 못하고 있소.] 슥! 한손을 뻗어 손영롱의 손을 잡고

움찔! 하지만 주첨기의 손을 뿌리치지 못하는 손영롱

주첨기; [내게 자식 복이 없는 것인지 호씨(胡氏;주첨기의 본처)가 부덕한 때문인지 모르지만 딸 하나도 생기지 않은 것이오.] 손영롱의 손을 잡은 채 말하고

주첨기 [그렇다고 아바마마께서 후궁(後宮) 들이시길 즐겨하지 않으시는데 자식 된 도리로 비빈(妃嬪)을 추가로 들일 수는 없었소.] 다른 손으로 손영롱의 손등을 쓰다듬고..

주첨기; [하지만 황태손이 되어 종묘사직을 이을 후사(後嗣)를 보지 못하는 것은 크나큰 불효이며 불충!] [몇년전부터 비빈을 추가로 들이라는 소청이 끊이질 않아왔소.]

주첨기; [어쩔 수 없이 이번에 남경으로 올 때 영락폐하에게 말씀드렸더니 소저를 빈궁으로 들여도 좋다는 윤허를 내리셨소.]

주첨기; [소저에 대해서는 영락폐하께서도 전부터 어여삐 여겨오셨기에 허락을 받는 데 문제가 전혀 없었던 것이오.]

손영롱; [하오나...] 입 가렸던 손을 내리며 당황하여 말하지만 + 주첨기; [폐하의 윤허가 있었음에도 소저를 바로 찾지 못한 것은 아바마마의 환후 때문이었소.] 손영롱의 말을 막고

주첨기; [헌데 지난 밤 어떤 은인의 도움으로 아바마마의 환후가 극적으로 호전되는 일이 벌어졌소.] 흥분해서 말하고. 그러자

손영롱; (그분... 그분 공자님이야.) 청풍을 떠올리며 눈 치뜨고

주첨기; [그리고 아바마마가 쾌차하시자 소저를 빈궁으로 들여도 좋다는 허락이 어마마마로부터 떨어지게 된 것이오.]

손영롱; [영락폐하와 황태자비께서 분에 넘치는 사랑을 베풀어주시는 점은 감읍하옵니다만...] 애절한 표정으로 주첨기 보며 말하지만 + 주첨기; [어마마마의 허락이 떨어지자 즉시 태부(太傅)께도 말씀을 여쭈었소.] 손영롱의 말을 막고

주첨기; [당연히 태부께서도 소저와의 성혼을 허락해주셨소.]

주첨기; [그러니 북벌이 끝난 대로 소저를 맞으러 올 때까지만 참고 기다려주시오.]

손영롱; [소녀같이 흠결 많은 계집이 어찌 전하의 배필이 될 수가...] + 주첨기; [아무 말 마시오.] 두 팔로 손영롱을 끌어안고.

난감하지만 피하지 못하고 주첨기의 품에 안기는 손영롱

주첨기; [난 영친이신 태부 밑에서 동문수학한 터라 소저가 어떤 재원(才媛)인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소.] 손영롱을 끌어안고 다독이며

주첨기; [하늘 아래 나 주첨기에 어울리는 짝이 있다면 오직 소저뿐이오.] 손영롱을 다독이고

손영롱; (공자...) 주첨기 품에 안겨서 청풍을 떠올리며 눈물 흘리고

손영롱; (소녀는... 소녀는 어찌 하면 좋아요?) (소녀는 몸뿐 아니라 마음마저 공자님께 드렸는데 황태손전하의 청혼을 받았으니...) 주첨기의 품에 안겨 우는 손영롱

유모; (아가씨가 황태손전하의 빈궁이 되시는 일이 실제로 일어났어.) 서로 끌어안고 있는 주첨기와 손영롱을 보며 손으로 입을 가린 채 흥분을 금치 못하고

유모; (황태손비(皇太孫妃)인 호씨가 불임(不姙)이라는 건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 (만일 아가씨가 황태손전하의 아들을 낳기라도 하면 다, 다음 대의 황후(皇后)가 되실 게 분명하다.) 주첨기가 우는 손영롱을 달래는 장면 배경으로 유모의 생각

유모; (당연히 다시없을 경사고 영광이지만...)

유모; (문제는 아가씨가 이미 처녀의 몸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주첨기의 품에 안겨 눈물 흘리고 있는 손영롱을 보고

<아가씨를 철저하게 준비시켜서 황태손전하와의 초야(初夜)를 잘 넘기시게 해야만 한다.> 방안의 광경 배경으로 유모의 생각 나레이션

 

#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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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

<-첩혈당> 역시 아침

진상파; [사제는 막바지 운공료상(運功療傷)을 하고 있는 중이에요.] 첩혈당의 입구에서 모야차, 신귀파와 인사하고 있는 진상파. 옷은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전에 입고 있던 옷은 가슴 부분이 피로 물들었었고

진상파; [제가 강녕에 다녀올 동안 잘 부탁드리겠어요.]

모야차; [걱정하지 마세요 맹주님.] 공손하게

모야차; [장공자는 저희들이 신명을 바쳐 보위하겠어요.]

진상파; [그럼 첩혈당의 여러분을 믿고 다녀오도록 하겠어요.] 고개 조금 숙이고. + [안심하고 다녀오세요.] 마주 인사하는 모야차와 신귀파.

돌아서는 진상파. 헌데

<저 여자가 드디어 자리를 비우네.> 누군가의 생각이 읽혀서 찡끗하는 진상파

진상파; (어떤 계집의 생각이 읽혀진다.) 걸어가며 고개를 조금 돌려 뒤를 보는 진상파

진상파; (누군데 내가 첩혈당을 떠나는 걸 반기는 것일까?) 곁눈질로 뒤를 살피고

첩혈당의 대문 안쪽, 건물들이 보이는데. 사람들이 오가고 있고

그 중 한 건물 뒤에서 숨어서 입구쪽을 보는 여자. 바로 당숙경의 몸종인 시녀1이다.

진상파; (첩혈당에 속한 하녀같은데...) 생각할 때

시녀1; (빨리 마님께 알려드려야해!) 돌아서고

시녀1; (언제 다시 돌아올지 모르니...) 돌아서서 달려가는 시녀1

진상파; [...] 뭔가 생각하며 걸어가는 진상파

 

#281>

첩혈당의 내부. 청풍과 진상파가 머물던 건물. 주변에 아무도 없고

그곳으로 주변 살피며 오는 영악한 인상의 여자. 당숙경의 몸종인 시녀1이다

시녀1; (주변이 조용하네.)

시녀1; (장공자를 방해하지 말라는 용두의 명령이 떨어진 때문인데...) 배시시 웃고

시녀1; (덕분에 방해 받지 않고 마님의 분부를 장공자에게 전할 수 있게 되었어.) 건물로 다가간다.

 

건물 내부의 침실. 잠옷 차림의 청풍이 침대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운기조식 중이다. 합장하고 있고

눈 감고 운기조식 하는 청풍의 몸에서 뱀 같은 기운들이 일어나고

그 기운들이 꼬이고 뭉쳐서 이윽고 용의 형상이 된다

반투명한 용이 청풍의 몸을 휘감으며 돌고.

스으! 그에 따라 방안의 모든 물건들이 떠올라서

청풍의 몸을 휘감고 도는 용을 따라 같이 휘돈다.

청풍; (몇 번의 악전고투를 거치면서 조룡여의심법(調龍如意心法)이 좀 더 다양하고 위력적으로 다듬어졌다.) 점점 거대해지는 반투명한 용에 에워싸인 채로 생각하고

청풍; (구룡짐독을 부리는 조룡여의대법은 부리는 대상이 치명적인 만큼 신중하고 정확한 운용 위주였다.) 위 화면의 연속

<조룡여의대법을 내공으로 전환해서 쓰면 일천개의 바늘을 동시에 움직여서 바느질을 할 수도 있고 만근의 바위도 공깃돌처럼 갖고 놀 수도 있다.> 청풍 자신이 곡가표국의 후원의 조경석들을 움직여서 돌로 이루어진 용을 만들던 장면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물론 그 정도로도 충분히 위력적이었지만 속도와 파괴력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

청풍; (그러다가 위태무가 구사한 혈전창과 혈태자의 형극혈강에 당해본 경험을 조룡여의심법에 적용하게 되었다.) 귀면지존 모습인 위태무가 날린 혈전창에 맞고 감전되던 모습과 혈태자의 모습인 위진천과 싸우다가 왼손 팔뚝에서 가시들이 삐져나오던 모습을 떠올리고

청풍; (몸속에서 음양이기(陰陽二氣)를 혼합하여 벼락을 만들어내는 혈전창은 조룡여의심법에 속도를 가미해주었으며...) 빠지직! 벼락처럼 빠르게 청풍의 몸 주위를 도는 반투명한 용. 그 용을 따라 방안의 물건들도 빠르게 휘돌고

청풍; (몸속의 철분을 응결시켜 가시를 만들어내는 형극혈강은 대상을 여지없이 부서트리는 파괴력을 조룡여의심법에 부여해주었다.) 퍼석! 퍼엉! 청풍의 주변을 휘도는 반투명한 용에게 부딪힌 사물들이 그대로 먼지가 되어 흩어진다

청풍; (섬세함과 진중함에 속도와 파괴력까지 더해졌으니 이제 조룡여의심법은 거의 완전해졌다.) 미소 짓고. 이제 방안에는 침대 주변을 제외하고는 가구들이 모두 사라졌다. 고운 먼지가 되어 버린 것

청풍; (위태무, 그자와 반년후에 재대결을 약속할 필요도 없었다.) (조룡여의심법이 거의 완성되었으니 이제 최소한 지지는 않을 테니...) 생각할 때

<장공자님! 긴히 여쭐 말씀이 있사옵니다.> 문 밖에서 들리는 음성

청풍; (젊은 여자 목소리...) + [말씀하시오.] 눈을 뜨며 문쪽을 보고

시녀1; [본당의 마님께서 모시고 오라는 분부가 계셨사옵니다.] 문 밖에 서서 공손하게 말하고

청풍; (그 여자가 아침부터 왜...) + [그렇소?] 당숙경을 떠올리고

시녀1; [촌각을 다투는 사안이니 서둘러 와주십사 하셨사옵니다.] 방문을 곁눈질로 보며

청풍; (찜찜하지만 어쩔 수가 없군.) + [알겠소.] 스스스! 용의 형상을 흩트리고

청풍; [먼저 가서 내가 곧 찾아뵙겠다고 전해주시오.] 침대를 내려서고. + <예 공자님!> 문 밖에서 시녀1의 대답이 들린다

시녀; (걸려들었어!) 서둘러 문 앞을 떠나는 시녀1. 배시시 웃으며 문을 곁눈질하면서

청풍; (머잖아 금릉을 떠나야하니 한번은 그 여자를 만나봐야만 한다.) 잠옷을 벗고

청풍; (떠나기 전에 그 여자가 원하는 보상을 해줘야겠지.) 탁자 위에 잘 개어놓은 옷을 집어 든다.

청풍; (그렇긴 하지만 그 여자가 바라는 보상이 과연 무엇일지 걱정이 되긴 하는구나.) 쓴웃음 지으며 상의를 걸친다.

 

#282>

금릉이 멀리 보이는 강가. 그곳을 날 듯이 걸어가는 진상파. 손에 구룡짐독이 든 향로를 들고 보고 있다.

진상파; (부끄럽구나.) 얼굴 좀 발개진 채 한숨

진상파; (지난밤에 대체 어디서 용기가 생겨나 그런 대담한 짓을 했을까?) .

진상파; (젖가슴을 아무렇지 않게 드러내 보이는 짓을 하고...) (사제가 날 가벼운 여자로 여기지나 않을지 모르겠다.) 한숨. 젖가슴 드러낸 채 청풍과 마주 앉아 치료를 받던 장면 떠올리고

진상파; (날이 밝자 비로소 제 정신이 돌아왔는데...) (차마 사제를 보기 민망하여 구룡짐독을 서둘러 서노사에게 가져다 줘야한다는 핑계로 첩혈당을 빠져나왔다.) 손에 들고 있는 구룡짐독이 든 향로를 보고

진상파; (물론 사제에게 일생을 의탁할 결심을 한 상태이긴 했다.)

진상파; (그렇다 해도 앞으로 사제의 얼굴을 어떻게 볼지...) 한숨. 그러다가

<저 여자가 드디어 자리를 비우네.> 첩혈당의 대문 안쪽의 어느 건물 뒤에 숨어서 입구쪽을 보는 시녀1의 생각이 진상파의 뇌리에 떠오른다

진상파; (그 계집...) 스윽! 걸음을 멈추고

진상파; (첩혈당의 시녀들 중 한명이었을 텐데... 날 보는 표정이 아무래도 심상치 않았다.) 고개 돌려서 금릉 쪽을 보며 생각하고

진상파; (누군가의 지시로 내가 첩혈당을 떠나는 걸 감시했다는 건데...) 조금 찡그리고

진상파; (다시 말해 내가 사제의 곁을 떠나길 바라는 누군가가 있었다는 뜻이다.) 금릉쪽으로 완전히 돌아서고

진상파; (어쩐지 불길하고도 불쾌한 예감이 든다. 첩혈당에 남겨두고 온 사제에게 불상사가 생길 것같은...) 슥! 다시 금릉쪽으로 걸음을 옮기고

진상파; (만에 하나라는 경우도 있으니 돌아가서 사제의 안전을 확인해보자!) 휘익! 속도를 높여서 날 듯이 금릉쪽으로 간다

 

#283>

다시 첩혈당

[!] 눈 부릅뜨는 청풍. 청풍이 서있는 곳은 화려한 여자의 방안이다.

당숙경; [어서 와라 장청풍!] 침대에 야한 자세로 옆으로 누워서 청풍을 보는 당숙경. 몸에는 짧고 얇은 란제리만 걸치고 있어서 아주 야하고 도발적이다.

이곳은 물론 당숙경의 침실이고. 청풍의 뒤에서는 시녀1이 밖으로 나가 문을 닫고 있다.

당숙경; [내가 왜 널 보자고 했는지는 대충 짐작이 가겠지?] 한손으로 자신의 아랫도리를 만지면서 요염하게 웃으며

청풍; [부인 이게 무슨...] 얼굴 벌개진 채 말하다가 흠칫. 탁! 뒤쪽에서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청풍이 흠칫! 하며 돌아보니 침실 문은 밖에서 닫혔다. 방안에는 이제 청풍과 당숙경 뿐이고

청풍; (당했다.) 닫힌 문을 보며 낭패로 얼굴 벌개지고

청풍; (당숙경 저 여자, 날 유혹하려고 불러온 것이다.) 문쪽으로 뒷걸음질을 치며 곁눈질로 당숙경을 보는데

당숙경; [장청풍! 네놈은 내게 하나뿐인 핏줄인 보옥이를 죽게 만들었다.] 침대에 누워 노려보며 말하고. 움찔! 하며 멈춰서는 청풍.

당숙경; [이에 네놈은 보옥이의 죽음과 관련하여 내게 무엇으로든 보상해주겠다고 말했었다. 기억하느냐?] 얼굴이 달아오른 채 짐짓 표독하게 말하고

청풍; [물... 물론 기억하고 있습니다.] 억지로 웃고. 두손을 마주 잡고 초조하게 비비면서

당숙경; [난 네가 나의 두 가지 요구조건을 수락하면 보옥이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더 이상 묻지 않겠다고 했었으며...]

당숙경; [그중 첫번째는 내가 장차 낳을 아이의 양부(養父)가 되어달라는 것이었다.] 자기 아랫배를 만지면서

청풍; [저는 부인께서 출산할 자녀를 위해 기꺼이 양부 역할을 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억지로 웃으며 다시 문쪽으로 뒷걸음질 치고.

당숙경; [물론 사내중의 사내인 네가 일구이언하지는 않을 것임은 안다.] [그걸 확인하려고 부른 게 아니다.]

청풍; [그럼 무슨 용건으로...] 이제 거의 문쪽에 이르러 비지땀 흘리며 억지로 웃고

당숙경; [이 안에서 자라는 아기 따위는 없다.] 자기 배를 만지며 말하고

청풍; [임... 임신하신 게 아니란 말씀이십니까?] 기겁하고

당숙경; [이세창, 그 인간이 날 마지막으로 품었던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데 어떻게 아기가 들어서겠느냐?] 새침하게

청풍; [임신하지도 않았으면서 왜 거짓말을...] + [!] 말하다가 눈 치뜨며 입을 다물고

당숙경; [역시 영특하네. 설명하지 않아도 짐작한 것 같으니...] 배시시 웃고

청풍; [그... 그러니까 부인은 뱃속의 아기를...] 헉헉

당숙경; [없으면 만들면 되지 않겠느냐?] 슥! 바로 눕고

당숙경; [마침 지금의 내 몸은 수태하기에 최적인 상태고 시기다.] [네가 몇 번만 씨를 뿌려줘도 거의 확실하게 임신이 될 것이다.] 스윽! 가랑이를 벌리고. 한손으로는 짧고 얇은 잠옷의 치마를 허리쪽으로 걷어 올리면서. 그 바람에 당숙경의 풍만한 아랫도리가 드러나고

청풍; [그... 그런...] 턱! 사색이 되어 등을 문에 기대고

당숙경; [경고하는데... 네가 이 방을 나서면 난 그 즉시 혀를 물어버릴 것이다.] 노려보고

청풍; [부... 부인...] 당황

당숙경; [평생 죄책감과 회한에 시달리고 싶지 않으면 빨리 와서 날 임신시키란 말이다!] 가랑이를 쩍 벌리며 할딱이고. 잠옷 치마를 허리 위로 걷어 아랫도리를 드러낸 채

[!] 꿀꺽! 눈 치뜨며 침 삼키는 청풍. 얼굴은 벌개진 채

 

#284>

건물을 밖에서 본 모습. 건물 주변에는 인적이 없다. 시녀1만이 월동문 근처에 서서 밖을 기웃거리며 누가 오지 않나 감시하고 있고.

시녀1; (지금까지는 잘 되어가고 있어,) 월동문 밖을 살피며 배시시 웃고

시녀1; (여자가 작정하고 달려들면 넘어가지 않은 사내는 없는 법!) (결국 장공자도 마님이 원하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거야.)

시녀1; (이제 내가 할 일은 장공자가 마님에게 충분히 씨를 뿌려주도록 다른 인간들이 방해하지 못하게 하는...) + [!] 오싹! 소름이 돋는 그년

시녀1; (누... 누가 뒤에 있어!) 겁에 질려 곁눈질로 뒤를 훔쳐보고. 스스스! 뒤쪽에서 섬뜩한 기운이 밀려오고 있다.

쿵! 언제였는지 건물 입구쪽 정원에 서서 건물의 문을 보고 있는 여자의 뒷모습. 물론 진상파다.

시녀1; (검... 검후!) 공포에 질리고

시녀1; (지금쯤 강녕으로 가고 있어야할 저 여자가 어떻게...) 사색이 되어 주춤 거리고

[...!] 문을 노려보는 진상파. 표정은 별 변화가 없지만

꾸욱! 주먹에는 힘이 들어간다.

<아흑! 하악! 정말... 정말 대단해! 나... 나 어떻게 해? 하악!> <허억! 헉!> 문 안쪽에서 나는 야한 소리가 진상파의 귀에 들리고

이마가 찡그려지는 진상파. 문을 노려보며. 그러자

펑! 문이 부서질 듯 열린다.

 

[!] [!] 경악하며 활짝 열리는 문쪽을 돌아보는 청풍과 당숙경. 얇고 짧은 잠옷을 입었지만 젖가슴과 아랫도리 다 드러내어 거의 알몸인 당숙경이 가랑이를 벌리고 누워있고. 아랫도리만 까내린 청풍이 그 사이에 누워 아랫도리를 밀착시키고 있다가 돌아본다

쿵! 열린 문을 통해서 보이는 문 밖의 상황. 정원에 진상파가 서있고 진상파의 뒤로 월동문쪽에는 시녀1이 겁에 질려 뒤로 주춤거리고 있는 게 보인다.

청풍; (안돼!) + [사... 사저!] 사색이 되어 당숙경의 몸에서 일어나려 하지만

당숙경; [그대로 있어!] 콱! 팔 다리로 청풍의 몸을 휘감고

청풍; [이... 이러지 마시오!] 당황해서 당숙경을 떼어내려 하지만

당숙경; [내 허락 없이 이 방에서 나가봐. 누구 죽는 꼴 보게 될 테니까.] 표독하게

청풍; (이... 이런 낭패가...) 난감 당혹. 부끄럽고. 당숙경을 떼어내지도 못하는데

슥! 소매 속에 넣었던 오른손을 꺼내는 진상파.

다시 꺼낸 진상파의 오른손에는 구룡짐독이 든 향로가 들려있다.

진상파; [구룡짐독은 네가 직접 서노사에게 돌려드려라.] 휙! 향로를 방안으로 던지고

따당! 방 바닥에 구르는 향로. 깨지지는 않는다. 뚜껑도 열리지 않고. 그래도 기겁하며 보는 청풍.

청풍; [사... 사저...] 당황하는데

진상파; [다시는... 이후로 두 번 다시 서로 보지 않도록 하자.] 돌아서고

청풍; [기... 기다려 주십시오 사저.] 다급히 일어나지만 당숙경은 찰거머리처럼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고 함께 일어난다

휘익! 아무 말 없이 그대로 날아오르는 진상파

청풍; [사저!] 당숙경에게 휘감긴 채 침대에서 내려서며 외치지만

이미 멀리 사라져버린 진상파

청풍; (이... 이대로 사저를 보내면 안되는데...) 울상 지을 때

당숙경; [포기해. 이미 벌어진 일이야.] 두 팔로는 청풍의 목에 매달리고 두 다리로는 청풍의 허리와 허벅지를 휘감은 채 할딱이고

당숙경; [그러니까 하던 일이나 마저 해. 날 확실히 수태시키려면 한 두 번으로는 안될 거야.] 청풍의 귀에 대고 속삭이고, 눈 부릅뜨는 청풍.

청풍; [망할 계집!] 분노해서 당숙경의 몸을 거칠게 떼어내 침대에 패대기치고. + 당숙경; [악!] 털썩! 침대에 천장 보고 널부러지며 비명 지르는 당숙경

청풍; [오냐! 원하는 대로 해주마.] 살벌한 표정으로 침대로 올라가고. + 당숙경; [흐윽!] 겁에 질려 일어나려 하지만

청풍; [진절머리가 나서 두번 다시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다시 올라타며 강간하기 시작한다

[아악!] 청풍에게 강간당하며 비명 지르는 당숙경.

미친 듯이 당숙경을 범하는 청풍.

시녀1; (어... 어쨌든 불상사 없이 끝났네.) 안도하며 문으로 다가오고. + [아... 아퍼! 제발 살살... 아흑!] 그 배경으로 당숙경의 자지러지는 비명이 들리고

시녀1; (마님이 원하시는 대로 오늘 확실하게 수태가 되실 것같아.) 끼익! 문을 닫아주며 배시시 웃고. 얼굴은 발개진 채로. 그 배경으로도 당숙경의 죽겠다고 지르는 비명이 들리고

 

#285>

휘익! 금릉의 건물들 지붕 위를 새처럼 날아가는 진상파. 표정은 없지만 눈에서 살기가 뿜어진다.

진상파; (내가 사람을 잘못 봤다.) 쐐액! 입술을 조금 물며 날아가는 진상파

진상파; (아무리 혈기방장한 나이임을 감안한다 해도 그런 천박한 계집의 유혹에 넘어가기나 하고...) 눈물이 흐른다. 얼굴은 무표정하지만

진상파; (하지만 사제... 초무궁을 탓할 것도 없다.)

진상파; (사부님의 핏줄이니 정신과 혼백도 사부님과 같을 것이라 예단(豫斷)한 건 나 자신이니...)

진상파; (아무리 핏줄이 중요하다고 해도 살아온 환경을 무시할 수는 없는 법이다.)

진상파; (천한 것들과 어울려 살면서 초무궁 역시 천한 것들의 수준이 되었을 뿐이다.) (그러니 잊어버리고 마음에서 지워야만 한다.)

진상파; (그렇긴 해도 마음이 찢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구나.)

<이십삼 년의 삶에서 처음으로 마음을 주었던 인간에게 배신을 당한 셈이니...> 멀어지는 진상파의 모습을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나레이션. 헌데

 

#286>

첩혈당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이층 건물. 그 건물 이층 창가에 서서 진상파가 멀어지고 있는 것을 보는 사내. 바로 벽세황이다. 신행태보 종선은 조금 뒤에 서서 역시 진상파가 멀어지는 것을 보고 있다.

벽세황; [어째 천하의 검후께서 심기가 몹시 불편해 보이시는구만.] 웃고

신행태보; [흑사회의 소굴 첩혈당에서 불쾌한 일을 당했거나 목격한 듯합니다.]

벽세황; [내막이야 어찌 되었든 내게는 호재라고 할 수 있지.] [인간은 심기가 불편한 상태하면 쉽게 충동적이 될 수 있고... 그건 얼음처럼 차갑고 바위처럼 신중한 검후라 해도 예외는 아닐 테니...]

신행태보; [삼공자님의 계책이 먹혀들어갈 여지가 더 커지겠습니다.] 아부

벽세황; [이를 말이오?] 웃고

벽세황; [그보다 강녕 곡가표국의 상황은 어떻소?]

신행태보; [방금 전에 도착한 전서구에 의하면...] 길쭉한 천을 두손으로 들어 읽으면서

신행태보; [삼공자님께서 지목한 그 계집은 곡가표국 안에 머물고 있다고 합니다.]

벽세황; [그럼 슬슬 준비를 해야겠구만.]

벽세황; [무림맹의 맹주이며 계집의 몸으로 천하제일검이라 불리는 대어를 낚기 위한 투망질을...] 사악하게 웃는 벽세황의 얼굴 크로즈 업

 

#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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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

<-자금성> 깊은 밤. 대부분 불이 꺼졌고

<-내원> 순찰 도는 환관들이 가끔 보일 뿐이고.

황태자비의 화려한 건물. 환관들이 경비를 서고 있고

건물 내부의 복도를 서둘러 걸어오는 왕진. 복도에는 아무도 없고.

왕진; (주변을 물리셨군.) 눈치 보며 복도 끝으로 가고

왕진; [마마! 왕진이옵니다.] 복도 끝의 방문 앞에 서며 굽신.

<들어와라.> 안에서 대답이 들리고

왕진; [예...] 드륵!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왕진이 들어서는 방은 화려한 침실. 불이 꺼져 있는데 휘장이 쳐진 침대에 누군가 이불 덮지 않고 누워있는 실루엣이 보이고. 황태자비다. 길고 두툼한 쿠션을 등에 댄 채 좀 야한 자세로 누워서 두툼한 서류를 읽고 있다. 짧고 얇은 잠옷도 야하고

왕진; [다녀왔사옵니다.] 침대 앞으로 가며 굽신

황태자비; [밤도 깊었으니 알아온 게 있으면 간결하게 말해라.] 휘장이 쳐진 침대 안에 누워서 서류를 보는 자세로 말한다. 실루엣만 보이고

왕진; [예상하신 대로 손영롱은 손가장으로 무사히 돌아갔습니다만...] 눈치 보며

황태자비; [왜?] 서류 뭉치에서 시선 떼고

황태자비; [영롱이의 상태에 무슨 문제라도 생겼느냐?] 돌아보며

왕진; [탐문해본 바에 의하면 손소저는 자신이 납치되었었다는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같습니다만...]

황태자비; [그럼 잘 된 일인데 뭐가 문제냐?] 노려보는 눈빛

왕진; [소인이 계산을 해보니 손소저가 초공자에 의해 구해진 후 다시 손가장에 나타났을 때까지 한 시진 이상의 시차가 존재합니다.] 눈치 보면서

황태자비; [네 말 뜻은...] 흠칫! 하며 상체를 좀 들고. 서류를 옆에 내려놓으면서

왕진; [아시다시피 손소저는 섭음보정대법을 원활하게 치루기 위해 미약(媚藥)을 다량 복용한 상태였었습니다.] 눈치 보며

황태자비; [발정이 날 대로 난 채 한 시진 넘게 초무궁과 함께 보냈다는 건...] 이불을 꽉 움켜쥐는 황태자비의 손

왕진; [마마께서 생각하시는 대로의 일이 벌어졌을 게 분명합니다.] 눈치 보며 억지로 웃고

황태자비; [죽일 놈...] 털썩! 조금 쳐들었던 상체를 다시 침대에 누이며 천장을 보고

황태자비;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누가 번다더니...] 이를 바득 갈고

왕진; (아끼던 장난감을 빼앗긴 심정이시겠지.) 히죽

황태자비; [이 사실...] 다시 입 열고.

움찔! 왕진

황태자비; [내가 짐작하는 그 일이 벌어진 사실을 아는 자가 또 누가 있느냐?]

왕진; [일단은 소인 외에는 없습니다만...]

황태자비; [그럼 입 다물어!] 이를 바득 갈며 말하고

움찔! 하는 왕진

황태자비; [만에 하나...] [영롱이의 정조에 관한 추문이 퍼지기라도 하면 네 놈의 목을 따버릴 것이다.] 휘장 안에서 살벌한 눈빛이 번뜩이고

왕진; [각... 각골명심하겠나이다.] 공포에 질려 포권하고 굽신

황태자비; [왕진아.] 목소리 부드럽게 해서 부르고

왕진; [예 마마...] 긴장해서 대답하고

황태자비; [네게 한 가지 사명을 주겠다.] [만일 그 사명을 확실하게 완수한다면...] 얼굴 붉히며 말을 끊고

긴장해서 침 꿀꺽! 삼키는 왕진

황태자비; [네가 지은 모든 죄를 사하여줄 뿐 아니라 장차 태감(太監)으로 세워주도록 하겠다.]

왕진; [보... 보상은 원치 않습니다.] 무릎을 꿇고

왕진; [소인은 마마의 분부라면 기꺼이 지옥의 불속에라도 걸어갈 각오가 되어 있사옵니다.] 머리를 조아리고

황태자비; [그런 각오라니 믿고 맡기도록 하마.]

황태자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초무궁을 내 침실로 데리고 와라!]

[!] 머리 조아린 채 눈 치뜨며 침 꿀꺽! 삼키는 왕진

 

#278>

새벽 무렵의 첩혈당. 불이 켜져 있는 건물은 거의 없다.

그 중 한 건물에서 흐릿한 불빛이 흘러나온다. 청풍이 있는 건물

방안. 그리 밝지 않은 불이 켜져 있는데. 침대에는 잠옷 차림인 청풍이 책상다리를 한 채 눈을 감고 운기조식 중이다. 힘이 드는 듯 이마 찡그린 채 땀을 뻘뻘 흘리고 있고. 그 앞에는 진상파가 의자에 단정히 앉아서 그런 청풍을 보고 있다.

진상파; (볼수록 사부님을 닮았다.) 청풍을 보며 생각

진상파; (이십년쯤 지나면 지금의 사부님 모습이 되겠지?) 머리 희끗한 사자천존을 떠올리고

진상파; (처음 만났을 때는 순진하고 어리숙한 소년으로 보였었는데...) 진상파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청풍과 처음 만나던 장면이다. 당시 진상파는 남장을 하고 있었고 청풍은 코 밑에 수염을 붙이고 있다. #81>의 장면이다.

<지금은 어떻게 봐도 알 거 다 아는 어른 남자의 모습이 되어 있다.>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나레이션

진상파; (불과 며칠 사이에 사제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생각할 때

청풍; [휴우!] 긴 한숨을 쉬고

이어 천천히 눈을 뜨는 청풍

진상파; [몸 상태는 어떠냐?]

청풍; [걱정 끼쳐드려 송구합니다. 통증은 얼추 사라졌습니다.] 포권하고

진상파; [호천불훼대법(護天不毁大法) 덕분일 게다.]

진상파; [사제가 태어난 직후 시술받은 호천불훼대법은 상처를 다른 사람보다 열 배 이상 빠르게 회복시켜주니...]

청풍; [사저의 영친이신 진의원님께는 너무도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진상파; [그렇긴 하다만...] 좀 망설이다가

진상파; [사실을 말하자면 그분은 내 생부가 아니라 양부(養父)시다.] 결심한 표정으로 말하고

청풍; (맙소사!) + [그렇습니까?] 놀라고

진상파; [진의원님이 내 양부라는 사실은 사부님과 장로님들을 제외하면 아는 사람이 없다.] [소심이를 비롯한 복수사영도 모르고 있다.]

진상파; [하지만 사제는 곧 사부님을 뵙게 될 테니 미리 알아두는 게 좋을 것같아서 말해주는 것이다.] 심각한 표정으로

청풍; [진의원님이 양부시라면 사저의 진짜 성도 진씨가 아니겠습니다.] 살피며

진상파; [그렇다.] 끄덕

진상파; [사실 난 성이 진씨가 아닐뿐더러 이름도 상파가 아니다.] [상파라는 이름은 양부께서 처음 날 보셨을 때 근처에 파초(芭椒)가 자라고 있어 지어주신 가명(假名)이다.] 가슴을 손으로 만지며 이마를 조금 찡그리고

청풍; (성뿐만 아니라 원래 이름까지 숨길 정도라면 사저의 진짜 신분에 엄청난 비밀이 있다는 건데...) 긴장하며 듣다가

진상파; [내 진짜 성은 엽(葉)씨이고...] + [!] 말하다가 가슴을 누르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청풍; [왜 그러십니까?] 흠칫! 하고

진상파; [위태무와 격돌한 후유증 때문이다.] 억지로 웃지만 땀을 흘리고. 헌데

츠츠츠! 진상파의 가슴 중간 부분의 옷이 피로 물든다

청풍; (심상치가 않다.) + [위태무의 어떤 무공에 피해를 입으셨습니까?]

진상파; [형극... 혈강에 당했었다.] 심호흡하고

청풍; [형극혈강!] 경악하고

진상파; [응급조치로 형극혈강의 파괴력이 더 이상 퍼지지 못하게 전중혈(田中穴) 근처에 가둬두긴 했다만...] [시도 때도 없이 통제를 벗어나서 가시를 만들어내려 드는구나.] 피로 물드는 자기 가슴을 내려다보며 한숨 쉬고

진상파; [그래도 너무 걱정하진 마라. 시간이 좀 걸리긴 해도 형극혈강을 온전히 몸 밖으로 몰아낼 수 있을 테니...] 억지로 웃는데

청풍; [제가 사저를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침대에서 내려오며 말하고

진상파; [그러냐?] 흠칫!

청풍; [사실 소제는 자금성 내원에서 혈태자를 상대하다가 형극혈강에 타격을 입었었습니다.] 침대에서 내려왔다가 다시 침대에 걸터앉는다. 의자에 앉은 진상파와 무릎이 닿을 정도로 가깝게 마주 앉은 모습이 되고. 그 배경으로 청풍이 주첨기 모습을 한 위진천과 싸우는 도중 왼팔에서 가시가 돋아나던 장면이 오버랩 되고. #203>의 장면이다.

진상파; [만천신안을 써서 형극혈강의 운용비결까지 네 것으로 만들었겠구나.] 깨닫고

청풍; [그걸 알려드릴 테니 형극혈강을 몸 밖으로 몰아내는 데 사용하십시오.]

진상파; [그럴 거 없이... 네가 직접 손을 써서 형극혈강을 뽑아내주지 않겠느냐?] 짐짓 무표정하게 말하고

청풍; [예?] 흠칫! 하고

진상파; [나는 사제 너만큼 영특하지 않다. 만천신안을 지닌 것도 아니고...]

진상파; [형극혈강의 운용비결을 알려준다 해도 그걸 온전히 깨우쳐서 내 것으로 만들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진상파; [그 동안 수시로 가시가 몸속에서 자라나려들 테고... 그 고통은 제법 견디기가 어려울 것이다.] 약간 찡그리며

청풍; [소제의 생각이 짧았습니다.] 고개 좀 숙이고

청풍; [형극혈강의 운용비결은 나중에 알려드리고 우선 치료부터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진상파와 좀 더 가까이 다가앉고. 그러자

진상파; [그럼... 부탁하마.] 양손으로 자신의 저고리를 잡는다. 무표정하게

청풍; (설마...) 놀라 숨 멈출 때

촤악! 거침없이 자신의 저고리를 좌우로 활짝 벌리는 진상파. 그러자

출렁! 세찬 출렁거림과 함께 진상파의 젖가슴 전체 모습이 청풍의 눈 앞에 드러난다. 상당히 큰 젖가슴 사이의 계곡 일대가 피로 물들어 있고 작은 가시들이 돋아나 있다.

청풍; (이런...) 급히 고개 돌리는데

진상파; [치료를 위해서는 어떤 금기도 없는 법이다.] 젖가슴 드러낸 채 짐짓 무표정하게

진상파; [심지어 금남의 절대금역인 황실 내원에조차 의원들은 자유로이 드나들지 않느냐?]

청풍; [그... 그렇지요.] 억지 웃음. 어색

진상파; [날 여자가 아니라 환자로 여기고 어서 손을 쓰거라.]

청풍; [그... 그리 하겠습니다.] 어색하게 웃으며 다시 진상파의 가슴 쪽으로 고개 돌리고

진상파의 젖가슴 크로즈 업

청풍; (엄... 엄청나게 크구나.) (손소저의 젖가슴은 손 안에 들어올 정도로 아담했었는데...) 떨리는 손을 진상파의 젖가슴 사이의 피로 물든 상처 부분에 가져가고

슥! 마침내 청풍의 손바닥이 진상파의 젖가슴 사이에 닿고

표정의 변화가 없는 진상파. 하지만

꽉! 허벅지에 얹어놓은 진상파의 두 손은 세게 움켜쥐어지고 있고

출렁! 청풍의 손바닥이 좀 강하게 밀착하자 물결치듯 출렁이는 진상파의 젖가슴

청풍; (크면서도 탄력은 손소저의 것에 못지 않다.) 진상파의 젖가슴 사이에 댄 청풍의 손이 떨리고

청풍; (아무래도 치료가 쉽지 않겠구나. 치료보다는 움켜쥐어보고 싶은 충동이 자꾸만 일어나니...) 억지로 심호흡하며 눈을 반개하고

지징! 진상파의 가슴에 댄 청풍의 손바닥이 빛과 진동을 일으키고

진상파; (이걸로 되었다.) 청풍을 지긋이 보고. 표정은 변화가 없지만 볼을 약간 발개졌고

진상파; (만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사제가 내 운명의 짝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미 입술까지 허락하기도 했고...) 며칠 전 강가 절벽 위에서 다친 청풍을 위해 입으로 약을 먹여주던 장면 떠올리고. 신소심이 근처에서 보며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놀라고 있고

<초(楚), 엽(葉) 두 가문의 화해를 위해서라도 우리 둘은 부부로 맺어져야만 한다.> 치료하고 치료 받는 두 사람의 모습을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사실 진상파는 천강마존 엽장천의 손녀딸이다.

 

#279>

아침. 어느 강가. 초가집

고당주; [몸은 좀 어떠냐 정정(淨淨)아?] 초가집 입구에 음침한 인상의 중년인이 정정과 마주 서있다. 중년인은 자금성 내원에서 주첨기로 위장한 위진천에게 겉옷을 벗어줬던 중년의 환관이다. 지금은 평민 복장을 하고 있다. 성은 고씨이고 직책은 당주이므로 고당주로 표기. 정정은 벼락에 맞은 후유증으로 화상을 좀 입었고 머리카락도 부스스 하다. 몸에는 시골 여자같은 옷을 입고 있고

정정; [이제 운신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을 정도로 회복 되었사옵니다 고(高)당주님!]

고당주; [다행이로구나.] 끄덕

고당주; [혈전창에 맞고도 목숨을 부지한 걸 천운으로 여겨라.]

정정; [예...]

고당주; [너도 짐작하고 있겠지만 자금성에 파견되었던 본가의 인물들은 모두 금의위의 추포(追捕) 대상에 올라있다.]

고당주; [이런 때에 본가로 복귀하기 위해 이동하다가는 오히려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고당주; [그러니 추포에 나선 금의위와 관부의 기세가 좀 수그러들 때까지 이곳 안가(安家)에 은신하고 있다가 복귀하도록 해라.]

정정; [분부하시는 대로 은인자중하겠사옵니다.]

고당주; [이 집에서는 네 또래의 계집이 홀로 살아왔으니 딱히 의심을 받진 않을 게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가급적 바깥출입은 하지 말거라.]

정정; [명심하겠사옵니다.]

고당주; [상황이 좋아지면 연락을 할 테니 그때 복귀하면 되고...] 말을 끊고.

잠시 고민하는 고당주

정정; (뭔가 문제가 있구나.) 생각할 때

고당주; [떠나기 전에 지난밤에 급전으로 받은 내용을 네게도 알려줘야겠다.] 심각한 표정으로

정정; [어떤 사안인지요?] 긴장

고당주; [타노는 알고 있겠지?] 지긋이 보며

정정; [예! 어린 시절에는 먼발치로 자주 보았었고... 금릉으로 파견 와서도 몇 번 뵌 적이 있사옵니다.] 고개 조금 끄덕

정정; [마지막으로 본 것은 올 봄에 주군을 따라 위가대원에 갔을 때였구요.] 눈치 보며

고당주; [그 타노에 대한 추살령(追殺令)이 내려왔다.]

정정; [추... 추살령이라니요? 타노는 주군의 심복으로 알고 있는데...] 경악

고당주; [우리 같은 아랫것들이야 내막을 알 수 있겠냐만...] [아무래도 타노가 주군과 소주에게 죽을 죄를 지은 것같다.] 한숨

정정; [그... 그랬군요.]

고당주; [네가 타노를 만날 일은 없겠지만 기억은 해두거라.] [혹시라도 타노의 종적을 발견하거나 직접 만나게 된다면...]

고당주; [단 한 마디의 말도 섞지 말고 즉시 살수를 써서 죽이라는 주군의 명령이 모든 문도들에게 내려진 상태다.]

정정; [분부, 잊지 않겠사옵니다.]

고당주; [지난 몇 년간 황실 장악을 위한 공작에 동원된 탓에 제대로 쉰 적이 없었을 게다.] [이곳에 은신하는 동안 푹 쉬어두도록 해라.] 돌아서서 가며 말하고

정정; [다녀가시옵소서.] 허리 숙여 인사하고

휘익! 손 흔들며 날아서 가는 고당주

숙였던 허리 펴는 정정

삽시에 멀어지는 고당주의 모습

정정; (타노에게 추살령이 내려졌다?) 찡그리고

정정; (이해하기 힘드네. 타노는 주군께서 가장 신뢰하는 인물이었다고 알려져 있었거늘 하루아침에 역적으로 낙인찍히다니...) 찡그리며 갸웃하고. 헌데 바로 그 직후

털썩! 집 뒤에서 무언가 쓰러지는 듯한 소리가 들리고

정정; (무언가 쓰러지는 소리...) 흠칫! 돌아보고

정정; (뒷곁에 무언가 있다.) 스윽! 소매 속에서 비수를 하나 뽑으며 집 뒤를 향해 가고. 눈은 차갑게 번득이고

정정; (소리로 봐선 상당히 큰 물체가 쓰러진 것같은데...) 조심스럽게 집 뒷곁으로 돌아간다. 손에 비수를 든 채로. 직후!

[!] 눈 부릅 정정

쿵! 집 뒷곁에 쓰러져 있는 인물 바로 타노다. 만신창이가 된 모습이고. 눈 감은 채 쓰러져 있다

정정; (타... 타노!) 경악과 두려움

정정; (맙소사! 타노... 타노가 나타났어!) 덜덜 떨면서도 조심스럽게 타노에게 접근

정정; (타노는 주군의 측근중의 측근이었으니 이곳에 안가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중상을 입자 숨을 곳을 찾아 여기로 왔을 테고...!) 타노 옆에 이르러 내려다보고.

눈을 감고 있는 타노의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 있다. 온몸이 상처투성이 인데 가슴에도 다섯 개의 구멍이 나있고

정정; (말 그대로 만신창이...) 침 꼴깍

정정; (도망치는 과정에서 악전고투를 겪은 증거일 텐데...) 생각. 그러다가

<혹시라도 타노의 종적을 발견하거나 직접 만나게 된다면... 단 한 마디의 말도 섞지 말고 즉시 살수를 써서 죽이라는 주군의 명령이 모든 문도들에게 내려진 상태다.> 고당주의 말을 떠올리는 정정

정정; (왜 말을 섞지 말라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비수를 쳐들고

정정; (고당주의 지시를 받았으니 타노의 숨통을 끊어야만 한다.) 슉! 몸을 숙이며 비수로 타노의 목을 찔러간다. 바로 그때

타노; [정정아!] 갑자기 입을 열고. 눈을 감은 채

[!] 자기도 모르게 움찔! 하며 타노를 찔러가던 비수를 멈추는 정정

타노; [너는 왜 날 죽이려 드는 것이냐?] 말하며 천천히 눈을 뜨고

정정; [미안해요 집사님!] 다시 칼을 쳐들고

정정; [집사님을 만나면 일체 말을 섞지 말라는 명령을 받아서...] + [!] 말하다가 눈 부릅

지잉! 지긋이 올려다보는 타노의 눈에서 초음파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원형의 고리가 번져나오는 모습이고. 그러자

정정; (아차!) 띵! 눈에 초점이 사라지면서 비틀하고

정정; (섭... 섭혼술에 당했다!) 스륵! 눈에 초점이 사라지고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으려는 정정. 눈은 타노를 보며

털썩! 타노 옆에 무릎 꿇고 앉는 정정

툭! 들고 있던 비수도 옆에 떨어지고

타노; [나를... 나를 방안으로 옮겨라.] 지잉! 눈으로 초음파 같은 것을 뿜어내며 말하고

정정; [예...] 혼이 나간 표정으로 대답하며 타노를 부축하고. 이어

타노를 부축해서 일으키는 정정.

타노; (최악의 고비는 넘겼다. 섭혼술에 제압당한 정정이 년이 날 보호하고 치료해줄 테니...) 정정에게 부축되어 집 앞쪽으로 돌아가며

타노; (하지만... 백일몽과 그년의 졸개들에게 당한 상처가 심각하여 산다는 보장이 없다.) 정정에게 부축되어 집의 문으로 가며 생각하고

타노; (그저 천지신명의 가호를 바랄 뿐이다.) 덜컹! 한손으로 문을 여는 정정에게 부축 된 채로

<내가 살아야 사갈같은 심보의 용설약의 독수로부터 아버지를 지켜드릴 수가 있으니...> 방안으로 들어가는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타노의 생각 나레이션

 

#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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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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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파; [굳이 본녀를 적으로 돌리다니... 유감이로군요.] 콰드드! 몸에서 일어난 수많은 검 형상의 기운으로 몸을 지키며 한숨 쉬고. 주변에서 흙과 돌로 이루어진 거대한 손이 조이려 하지만 검벽신공을 위축시키지는 못하는데

지법사; [무얼 보고만 있느냐? 힘을 보태지 않고!] 지지지! 지팡이를 바닥에 꽂은 채 벼락을 흘려보내며 남녀 인법사들에게 외치고

퍼뜩! 정신 차리는 남녀 인법사들

[죄송해요 지법사님!] [각오해라 계집!] 따당! 딸랑! 딸랑! 급히 비파를 치고 종을 흔들어 강력한 음파를 진상파에게 날리는 남녀 인법사들

퍼펑! 펑! 남녀 인법사들이 날린 초음파가 흙과 돌로 이루어진 거대한 손에 덮인 진상파의 주변을 진동시키고. 그러자

[...!] 초음파의 파문에 닿자 이마를 조금 찡그리는 진상파

콰득! 검벽신공이 흔들리면서 흙과 돌로 이루어진 거대한 손이 오그라들면서 진상파의 몸을 조여가고

<음공이 통한다!> <저 년의 심기를 어지럽혀 검벽신공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 띠리리링! 따당! 땅! 연신 비파와 종을 치는 남녀 인법사.

콰드드! 그에 따라 진상파의 몸을 조여가는 흙과 돌로 이루어진 거대한 손이 오그라들면서 진상파를 위협하는데

[...!] 이마 조금 찡그리며 무언가 생각하는 진상파. 몸에서는 검의 형상을 한 기운들이 너울거리며 흘러나오고 있고.

츠으! 그런 진상파의 가슴 중앙 부분의 저고리에 다시 피가 배어 나오고

[...!] 지지지! 지법사도 바닥에 꽂은 지팡이를 쥔 손에 힘을 주고

<조금만 더!> <검벽신공만 무너트리면 저 계집을 지법사께서 처리하실 것이다.> 따라랑! 따당! 더 집중해서 비파와 종을 치는 남녀 인법사. 그 직후

꽈광! 꽝! [악!] [컥!] 벼락이 남녀 인법사를 강타해서 휘청이게 만들고

빠지직! 지법사도 벼락에 맞지만 그 벼락은 지팡이를 타고 지하로 흘러들어 큰 타격은 받지 않는다. 눈만 치뜨며 움찔하고

청풍; [날 무시하면 섭섭하지!] 한쪽 무릎 꿇은 채 손을 쳐들고 있고. 쳐든 손이 벼락에 휘감겨 있고

진상파; [...!]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 조금 끄덕이고

[지랄...] [또 혈전창을...] 털썩! 쿵! 견디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는 남녀 인법사. 온몸이 벼락에 휘감겨 있다. 쓰러지지는 않았지만 타격을 받은 모습이고

청풍; [깽깽이(해금같은 악기, 또는 그것을 연주하는 사람)들은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사저께서는 요상한 술법을 쓰는 저 늙은이나 상대하십시오.] 빠지직! 진상파에게 외치며 다시 손으로 벼락을 일으키고

지법사; [빨리 손을 바닥에 대라! 혈전창의 전격(電擊)을 흡수해줄 테니...] 지팡이를 바닥에 꽂은 채 남녀 인법사들에게 외치고. 바로 그때

진상파; [저는 무시하는 건가요?] 스윽! 차갑게 말하며 검을 앞으로 찌르듯 내민다. 순간

투쾅! 검에서 미사일같은 섬광이 튀어나가 흙과 돌로 이루어진 거대한 손을 뚫고 지법사를 찔러간다

지법사; [검... 검강(劍罡)!] 팟! 다급히 피하려 하지만

퍽! 지법사의 왼쪽 어깨 아래의 가슴을 관통해버리는 섬광

[지법사님!] [안돼!] 비명 지르는 남녀 인법사. 앉아있던 자세에서 일어나려 하며

지법사; [큭!] 휘청! 하며 물러서고.

퍽! 그 바람에 쥐고 있던 지팡이가 바닥에서 뽑히고. 그러자

퍼석! 진상파의 몸을 움켜쥐던 흙과 돌로 이루어진 거대한 손도 힘을 잃고 무너지고

청풍; [갈!] 빠캉! 손을 휘두르자 벼락이 세 가닥으로 날아가고

꽈광! 꽝! [악!] [컥!] 벼락에 맞아 비명 지르는 남녀 인법사. 지법사도 비명은 지르지 않지만 벼락에 맞아 휘청하고

털썩! 퍼억! 주저앉아있던 남녀 인법사들은 벼락에 맞아 나뒹굴고

털썩! 지법사도 바닥에 주저앉고. 벼락에 휘감긴 채. 왼팔은 가슴의 상처 때문에 늘어트리고 있고 오른손으로는 지팡이를 쥔 채로

진상파; [여러분들은 스스로 화를 자초하셨어요.] 퍼억! 푸스스! 무너지는 흙과 돌로 이루어진 거대한 손아귀 밖으로 걸어 나오고

진상파; [설령 당신들의 상전인 귀면지존이라 해도 우리 두 사람의 협공을 무시 못하거늘...]

진상파; [겨우 두 명의 인법사와 한 명의 지법사로 우리에게 맞설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건가요?] 화악! 남녀 인법사와 지법사에게 다가오는 진상파의 온몸에서 길고 투명한 검 모양의 섬광들이 넘실거린다. 마치 불길에 휩싸인 것같고

<저 계집...> <이미 검법으로는 신화경(神化境)에 이르렀다.> 공포에 질리는 남녀 인법사. 일어나려 애쓰고. 그때

지법사; [확실히 노부가 너희들을 경시(輕視)한 것같군.] 끄덕이며 지팡이를 쳐들고

지법사;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이만 작별하자!] 콱! 말하며 지팡이를 세차게 바닥에 꽂고. 그러자

펑! 일대의 모든 흙과 바위와 돌이 허공으로 치솟는다. 무사들의 시체와 몸뚱이들도 함께 튀어 오르고

청풍; [달아나겠다?] 바캉! 흙과 돌이 치솟는 가운데에서 두 주먹 불끈 쥐어 벼락을 일으키고

진상파; [...] 바웅! 온몸을 검벽신공으로 뒤덮어 보호하고.

청풍; [갈 때 가더라도 대가는 치러야겠다.] 빠지직! 빠캉! 청풍의 손이 휘저어지면서 벼락이 바위와 흙과 돌들 사이로 날아간다.

빠카캉! 빠캉! 흙먼지와 돌조각들 사이에서 벼락이 무언가에 부딪히며 불꽃을 튀기고

멈칫! 허공으로 떠오르던 돌과 흙과 시체들이 정지하더니

퍼억! 퍼퍽! 다시 바닥으로 떨어져 나뒹구는 돌과 흙과 시체들

화악! 먼지가 휘몰아치는 가운데 장내의 모습이 드러난다. 여전히 한 무릎을 꿇은 채 소매로 입과 코를 가린 청풍. 검벽신공에 덮인 채 서있는 진상파. 하지만 이미 남녀 인법사와 지법사는 사라지고 없다.

청풍; (셋 다 사라졌다.) 이를 부득 갈며 주변 두리번거리고. 그러다가

흠칫! 하며 자기 뒤를 보는 청풍. 강을 향한 그곳에는 백일몽과 타노도 없다

청풍; (타노와 백일몽도 사라졌다.) 찡그리고

청풍; (그자들이 데려간 것인가? 그럼 타노는 확실히 죽은 목숨인데...) 생각할 때

진상파; [다치지 않았느냐?] 검을 칼집에 꽂으며 다가오고

청풍; [괜잖습니다.] 억지로 웃으며 일어나고

청풍; [사저께서 제 때 구해주셔서...] 말하다가 오른손으로 늑골을 감싸며 오만상을 쓰고

진상파; [늑골이 부러졌느냐?] 청풍의 앞에 멈춰서며 걱정

청풍; [부러지지는 않았지만... 금이 갔는지 움직이면 통증이 좀 느껴지는군요.] 식은땀 흘리면서

진상파; [통증이 조금 느껴지는데 비지땀을 흘리느냐?] 슥! 한숨 쉬며 청풍의 팔을 잡고

진상파; [강녕보다는 금릉이 가까우니 첩혈당으로 가자.] [상처를 치료하는 게 우선이다.] 청풍의 팔을 잡고 멀리 보이는 금릉 쪽으로 돌아서고.

청풍; [예...]

진상파; [움직이면 상처가 도질 수도 있으니 내게 온전히 몸을 맡기도록 해라.] 화악! 진상파의 몸에서 일어난 너울거리는 띠같은 기운이 청풍의 몸도 감싸고.

청풍; (사저의 검벽신공이 내 몸을 감싸서 움직이지 않게 고정시킨다.) 띠같은 반투명한 기운에 자신의 몸이 칭칭 감기는 걸 보며 놀라고

진상파; [일다경 안에는 도착할 게다. 조금만 참아라.] 화악! 청풍의 팔을 잡고 날아오르는 진상파.

청풍; (쑥스럽구만.) 띠같은 기운에 휘감겨 진상파와 함께 날아가며 자신을 끌고 날아가는 진상파를 곁눈질. 얼굴 조금 붉히고

<마치 남에게 두들겨 맞다가 손위 누이에게 구해진 기분이 들어서...> 멀리 보이는 금릉을 향해 날아가는 두 사람의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273>

위태무의 비밀 소굴. 밤이 깊어 불은 모두 꺼져 있고

건물 입구를 경비하는 무사들

<주군께서 그리로 가신다.> 갑자기 누군가의 전음이 들려 흠칫! 하는 무사들. 직후

휘익! 돌풍과 함께 누군가 나타나고

스윽! 돌풍 속에서 걸어 나오는 인물은 위태무다.

[주군!] [어서 오십시오 가주님!] 포권하는 무사들

위태무; (문천이가 안 보이는군.) + [내가 일 보고 오는 사이에 별일 없었느냐?] 인사하는 무사들에게 다가오며 묻고

[예!] [주군께 보고 드릴만한 일은 없었습니다.] 대답하는 무사들. 눈치 보면서

위태무; (아무리 밤이 깊어도 날 기다리지 않을 문천이가 아닌데...) + [타노는 잠자리에 들었느냐?] 무사들을 지나 입구로 가며 묻고

[집사께서도 금릉 쪽에 볼일이 있다면서 출타하셨습니다만...] 무사 한 명이 따라오며 대답하고.

위태무; [그래?] + (문천이가 금릉으로 돌아갔다?) 찡그리며 건물 입구로 다가가고

위태무; [길이 엇갈린 모양인데... 금릉에 무슨 일로 가는지 말했느냐?]

[용건에 대한 구체적인 말씀은 없으셨습니다. 그냥 급한 일이라고만 하셨을 뿐...] 위태무의 눈치를 보며 말하는 무사

위태무; (저놈들, 내게 숨기는 게 있다.) + [알겠다. 수고해라.] 말하며 건물로 들어가고

[예 주군.] [안녕히 주무십시오.] 고개 숙이는 무사들. 안도하고

위태무; (불길한 예감...) 찡그리고

위태무; (문천이와 관련하여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질 것같은 예감이 드는 건 어째서인가?) 찡그리는 얼굴 크로즈 업. 헌데

 

건물의 맨 위층. 불은 꺼져 있는데. 불 꺼진 창문 안쪽에 서서 내려다보는 여자. 용설약.

건물로 들어오는 위태무의 모습이 보이고. 용설약의 시점

용설약; (저 인간은 금릉을 떠난 후 다른 곳에 들르지 않고 바로 이곳으로 돌아왔다.)

용설약; (그렇다는 건 회수한 혈왕잠을 다른 곳에 숨기지 않고 몸에 지니고 있다는 얘기인데...) 생각하며 돌아서고. 이어

용설약; [어떻게 생각하느냐 진천아.] 어둠 속을 보며 말하고

위진천; [결단을 내려야할 상황인 것같습니다.] 어둠 속, 침대 옆에 놓인 의자에 앉아 손에 든 긴 천을 읽고 있다.

위진천; [백일몽이 신응(神鷹)을 통해 급히 보내온 이 전서(傳書)에 의하면 타노는 죽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심각한 표정으로 천에 적힌 글을 읽고

위진천; [장청풍! 그자까지 제가 누구의 아들인지 알아버린 듯합니다.]

용설약; [다행히 타노가 죽었다 해도 장가놈의 입을 통해서 비밀이 위태무의 귀에 들어갈 여지가 있겠구나.] 초조한 표정으로 이빨로 손톱을 물어뜯고

위진천;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대책을 강구해야할 것같습니다.] 푸스스! 손에 들고 있던 천이 불에 타기 시작하고

용설약; [그래야겠지.] 끄덕

위진천; [일단 모든 전력을 동원하여 타노의 생사를 확인하고 장가놈을 척살하도록 하겠습니다.] 천을 모두 태우며 말할 때 + 용설약; [진천아.] 부르고

위진천; [예 어머니!] 대답하며 고개 들고

용설약; [위태무, 그 인간에 대한 대책은 어미에게 맡기고 넌 천마련으로 복귀해라.]

위진천; [혹시 어머니는...] 눈 치뜰 때

용설약; [화근(禍根)을 없이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뿌리를 들어내 버리는 것이 아니겠느냐?] 사악하고 음산하게 웃는 용설약의 얼굴 크로즈 업

위진천; (드디어!) 침 꿀꺽! 삼키는 위진천의 얼굴도 크로즈 업

 

#274>

<-금릉> 불이 거의 꺼져 있는 금릉의 모습

<-첩혈당> 깊은 밤이지만 불이 켜져 있고. 사람들이 좀 부산하게 움직인다. 시녀들이 부엌에서 불을 때 물을 끌이기도 하고. 세수대야와 수건등을 들고 어느 건물로 들어가기도 한다. 시녀들을 지휘하는 사람은 모야차다.

건물 그늘에 숨듯이 서서 그걸 보는 시녀 한명. 나이는 이십대 중반쯤으로 좀 교활한 인상. 시녀1로 표기. 당숙경의 몸종이다

모야차가 여러 시녀들에게 무언가 지시하는 모습

[...] 무언가 생각하며 그걸 보는 시녀1

서둘러 돌아서서 가는 시녀1

 

#275>

첩혈당의 다른 곳. 월동문이 달려있는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인 후원이고. 당숙경의 거처다. 불이 켜져 있다. 주변에 인적은 없다

월동문으로 달려 들어오는 윗 씬의 시녀1.

시녀1; [마님!] 불 켜진 건물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는 시녀1

당숙경; [어서 와라.] 화장대 앞에 야한 잠옷 차림으로 앉아서 화장하며 곁눈질로 입구를 보고. 방안은 당숙경의 침실이다.

당숙경; [그래 알아보았느냐? 이 밤중에 왜 소란스러워 진 건지?] 문을 닫고 들어서는 시녀1에게 묻고. 화장 하면서

시녀1; [예, 마님!] 다가오고

시녀1; [글쎄... 이각(二刻;30분)쯤 전에 떠났던 검후 진상파라는 여자가 다시 돌아왔는데 동행이 있지 뭐예요.] 흥분한 표정으로

당숙경; [동행?] 눈 치뜨며 멈칫! 하고

당숙경; [누굴 데리고 돌아왔다는 거냐?]

시녀1; [그게...] 눈치를 보며 선뜻 말을 못하고

당숙경; [설마!] 눈 꼬리 치솟고

시녀1; [마님이 짐작하시는 대로에요.] 억지로 웃고

시녀1; [소당주님을 해친 원수, 장가놈을 데리고 왔지 뭐예요?] 눈치 보며 말하지만

당숙경; [그래?] 살벌하게 웃고

당숙경; [그놈이 다시 첩혈당으로 기어들어왔다 이거지?] 사악하게 웃는 얼굴 크로즈 업

 

#276>

모야차가 지키고 있는 건물. 이제 건물 안에서 시녀들이 대야와 수건등을 들고 나오기만 하고. 들어가는 시녀는 없다.

마지막으로 나오는 정칠. 돌아보는 모야차

덜컹! 문을 닫아주는 정칠

모야차; [장공자는 좀 어때?] 다가가며 묻고

정칠; [누구와 싸웠는지는 두 사람 다 말하지는 않는데...] [청풍이의 부상이 가볍지는 않은 것같았습니다.] 계단을 내려오며

모야차; [저런...] 멈춰서고

정칠; [그래도 몸을 닦을 때 보니 겉으로 드러난 상처는 딱히 없더군요.] 모야차 옆을 지나가고

모야차; [외상이 아니라 내상을 입었겠구나.] 따라가고

정칠; [진소저 말로는 하룻밤쯤 치료하면 나을 거라고 했습니다.] 앞장 서서 가며 말하고

모야차; [그나마 다행이네.] 따라가며 방을 돌아보고

정칠; [진소저가 밤새 호법을 선다니 우리는 그만 자러가도 될 것같습니다.] 앞장 서서 가고

모야차; [그... 그래야겠지?] 얼굴 살짝 붉히며 따라가고

모야차; (진소저는 말할 것 없고... 장청풍 역시 보면 볼수록 인간 세상의 존재가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건물쪽을 곁눈질로 보며 앞서 가는 정칠을 따라가고

모야차; (뒷골목 인생인 우리들은 상상도 하지 못할 삶을 살겠지.) 고개 돌려 앞서 가는 정칠을 보고

모야차; (하지만 부럽진 않아.) 얼굴 발그레 미소

<내게는 내 수준에 딱 맞는 최고의 배필이 있으니까.> 인사하는 시녀들과 어깨들에게 마주 인사하며 다른쪽으로 가는 정칠의 뒷모습 배경으로 모야차의 생각.

 

#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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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장청풍!] [학!] 경악하는 타노와 백일몽. 백일몽 주변의 무사들은 돌아서며 칼로 청풍을 겨누고

백일몽; [네놈... 네놈이 어떻게 여기에...] 주춤 거리며 물러서고

청풍; [우연히 지나가던 길이라고 해두지.] 멈춰서고.

청풍; [그나저나 이 상황은 제법 좋은 내 머리로도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누가 설명을 좀 해주지 않겠느냐?] 타노와 백일몽을 보며 말하고. 직후

<죽여라!> 전음으로 무사들에게 명령하는 백일몽. 눈을 부릅뜨며

슈학! 쩍! 빗발치듯 청풍을 베는 무사들. 하지만

청풍; [말로 해선 안듣겠다?] 빠캉! 양손에서 벼락이 일어나고

청풍; [그럼 뜨거운 맛을 보게 해줄 수밖에!] 벼락을 내치고

크악! 컥! 빠직! 파캉! 무기를 통해 스며드는 벼락에 맞아 비명 지르는 무사들. 하지만 그 직후

[!] 벼락을 쳐낸 자세로 눈 부릅뜨는 청풍

슈욱! 백일몽은 청풍이 아니라 타노에게 쇄도하고 있다. 타노는 비틀거리며 칼을 쳐들려 하고 있고

청풍; [네년이...] 투쾅! 손을 저어 벼락의 채찍을 휘두르지만

백일몽; [미안해요 오라버니!] 쩍! 손톱이 날카롭게 돋아난 오른손으로 타노의 가슴을 찔러간다.

슈학! 타노도 반사적으로 칼을 휘두르지만

콰창! 백일몽의 손톱에 맞은 칼이 유리처럼 깨지고

콱! 그대로 타노의 심장 부분에 깊이 박히는 백일몽의 오른손 다섯 손가락.

푸시시! 손톱이 박힌 부위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직후

빠캉! 백일몽의 등을 때리는 벼락의 채찍

백일몽; [악!] 벼락에 맞아 등을 젖히며 비명 지르고. 오른손은 타노의 가슴에 박은 채

휘둘렀던 벼락의 채찍을 거두는 자세인 청풍.

콰당탕! 한 몸이 되어 나뒹구는 백일몽과 타노.

툭! 타노의 가슴에 박혀있던 백일몽의 손톱이 빠지고.

털썩! 하늘 보고 누운 타노의 옆으로 굴러 떨어지며 하늘 보는 자세로 눕는 백일몽. 감전되어 기절했다.

타노; [끄윽...] 그런 백일몽 옆에 누워 벌벌 떨고. 푸시시! 백일몽의 손톱이 빠져나간 타노의 가슴에서 연기가 나고 있고. 옷과 살이 타들어가고 있다.

청풍; (백일몽 저 계집, 수하들이 날 공격하는 사이에 도망치는 대신 타노를 죽이려 들었다.) 벼락의 채찍을 소멸시키며 타노와 백일몽 쪽으로 다가가고

청풍; (기필코 타노를 죽여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는 건데...) 타노를 내려다보고

타노; [끄윽...] 푸시시! 눈을 까뒤집고 벌벌 떠는 타노의 가슴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타노의 가슴에 난 다섯 개의 구멍이 타들어가고 있는 것 보여주고

청풍; (옷과 살이 타들어가는 걸 보니 저 계집의 손톱에 지독한 독이 묻어있었구나.) 슥! 타노의 옆에 한쪽 무릎을 꿇고

청풍; (정확히 심장 부위를 찔러서 원래대로라면 죽을 수밖에 없는 치명적인 독상이지만...) 징! 빛이 나는 손 바닥을 타노의 가슴에 대고

청풍; (독중지존인 구룡짐독까지 조종할 수 있는 조룡여의대법을 익힌 내게 독은 큰 문제가 안된다.) 지지징! 타노의 가슴에 댄 청풍의 손바닥이 진동과 빛을 일으키고

청풍; (그렇긴 해도 심장이 훼손되었다면 나라고 해도 어쩔 수가 없는데...) 심각한 표정으로 타노의 가슴을 누르고. 그러자

슈우! 타노의 몸에서 무언가 청풍의 손으로 스며드는 모습이 보이고. 이어

타노; [컥!] 피를 왈칵 토하며 고개를 젖힌다.

청풍; (백일몽의 손톱에 묻어있던 독은 모두 흡수했다.) + [정신이 드시오?] 타노를 내려다보며 묻고

타노; [장... 장청풍...] 헐떡이며 올려다보고. 코와 입으로는 피를 줄줄 흘리며

청풍; (객혈하는 피에 살점이 섞여있는 걸 보니 심장이 다쳤다.) + [당신의 몸 상태가 어떤지 느껴지시오?] 손바닥으로 타노의 가슴을 누른 채

타노; [보다시피... 난 이미 염라전(閻羅殿)에 소환을 당한 상태일세.]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리면서도 처연하게 웃고

청풍; [유감이오.] + (심장이 다친 이상 살리긴 힘들겠군.)

청풍; [헌데 어쩌다 동류(同流)들에게 척살의 대상이 된 거요?]

타노; [알아서는 안되는... 비밀을 알아버린 결과지.] 허탈하게

청풍; [알아서는 안되는 비밀?]

타노; [우리 가문에서... 차마 입에 올리기도 부끄럽고도 참담한 난륜이 벌어졌네.] [그 사실을 안 악독한 모자(母子)가 날... 죽이려 한 것이고...] 청풍을 올려다보며

청풍; (부탁을 하려는 표정...) + [소생이 그 비밀을 알길 원하시오?]

타노; [내가 이대로 죽어버리면... 천륜(天倫)을 어긴 그 비밀은 다시 묻혀질 테고...] [그럼... 내 아버지가 너무도 가엾고 불쌍해지네.] 주르르! 눈물

청풍; [귀하의 아버지라면...]

타노; [세상에 귀면지존과 상시태감으로 알려진 분이... 사실은 내 생부일세.] 처연한 표정으로 웃고

청풍; (맙소사!) 경악

청풍; (이 곱추가 사실은 위태무의 아들이었구나.) + [그것만으로도 놀라운 비밀이구려.]

타노; [난 어머니가 비천한 신분이었을 뿐 아니라... 장애까지 갖고 태어났네.] [그 때문에 아버지에게 친자(親子)로 인지(認知) 받지 못하고... 죽은 자식으로 처리되었지.]

청풍; (알고 보니 이자도 가엾은 신세였군.)

타노; [게다가... 아버지에게는 아주 기승스럽고 질투심이 많은... 용설약이라는 이름의 본처까지 있었네.] 한숨 쉬고

타노; [정확하게 말하자면 아버지는 용씨(龍氏) 집안의 데릴사위가 된 것인데...]

청풍; (용씨성을 쓰는 집안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위태무 정도 되는 인물을 데릴사위로 들였단 말인가?) 놀라고

타노; [아버지는... 본처인 용설약과의 사이에 아들을 하나 두고 있네.] [헌데...]

타노; [알고 보니... 그 아들이 아버지의 씨가 아니었던 것일세.]

청풍; [용설약이라는 여자가 바람을 피운 것입니까?] 놀라고

타노; [단순히 바람을 피운 정도가 아니라네.] 분노. 이를 갈고

타노; [용설약은... 가증스럽게도 내 사촌형... 즉 아버지에게는 조카가 되는 자와 배가 맞아서... 자식까지 낳은 걸세.]

청풍; [맙소사!] 경악과 분노

타노; [오늘 밤... 그 추악한 비밀을 내가 알아버렸다네.] [그래서 용설약과 그 계집의 아들놈이 날 죽이려 든 것이고...]

청풍; [용설약과 배가 맞아 자식을 낳은 당신의 사촌형은 어떤 자요?]

타노; [그자는... 위극...] 말할 때. 따앙! 강한 쇳소리가 나고.

타노; [컥!] 벼락에 맞은 듯 퍼덕이고. + 청풍; [큭!] 양손으로 귀를 막으며 휘청이고

털썩! 눈을 까뒤집고 바닥에 널부러지는 타노

청풍; (지... 지독한 음공(音功)!) 주르르! 입으로 피를 흘리며 양손으로 뒤를 막은 채 돌아보고. 그때

여자인법사;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잖아!] 띠리링! 백일몽이 쓰던 작은 비파를 왼손에 든 채 오른손으로 현을 튕기며 다가오는 여자. 얼굴에 알록달록한 문양이 새겨진 반쪽 가면을 쓰고 있다. 코 윗부분만 가리는 반쪽 가면의 이마에는 <人>자가 적혀있다. 그년 뒤로는 두명의 사내가 따라오는데 한명은 손에 구세군이 쓰는 것같은 종을 든 건장한 사내로 역시 이마에 <人>자가 적힌 가면을 쓰고 있다. 여자와 이 사내는 혈왕세가의 법사들중 세 번째 등급인 인법사다. 마지막 한명은 지팡이를 짚고 있는 구부정한 노인인데 역시 얼굴에 알록달록한 반쪽 가면을 쓰고 있고 이마에는 <地>자가 적혀있다. 이자는 혈왕세가의 법사들중 두 번째 등급인 지법사다.

여자인법사; [저 병신새끼가 진짜 혈왕부마(血王駙馬)님의 정체를 까발릴 뻔 했으니 말이야.] 띠리링! 작은 비파를 자잘하게 치며 다가오고

청풍; [용설약이란 탕부의 졸개들이냐?] 오른손으로 입가의 피를 닦으며 일어나고

[탕부?] [죽일 놈이 감히...] 남녀 인법사와 지법사의 분노

청풍; (평범한 자들이 아니다. 조심해야겠다.) + [탕부가 아니면?] 냉소하고

청풍; [남편의 조카와 붙어먹은 년을 달리 무어라 불러야겠느냐?] 비웃고. 지지지! 늘어트린 왼손은 주먹을 쥐어서 벼락을 모으면서. 청풍이 비웃자

[아가리 닥쳐!] [용서가 안된다!] 비파의 현을 손가락으로 그으려 하는 여자인법사와 종을 흔들려는 남자인법사. 하지만

청풍; [내가 먼저다!] 빠캉! 벼락을 모으고 있던 왼손을 휘둘러 벼락을 날리는 청풍.

[헉!] [네놈이 어떻게 혈왕조사님의 절기인 혈전창을...!] 자신들에게 날아드는 벼락을 본 두 인법사가 기겁하지만

지법사; [갈!] 쾅! 지팡이로 바닥을 강하게 찍고. 그러자

투쾅! 슈학! 두 인법사에게 날아가던 벼락들이 갑자기 확 떨어져 지법사가 지팡이로 찍은 바닥으로 날아든다.

청풍; (혈전창으로 일으킨 벼락을 땅으로 끌어들였다.) 놀랄 때

여자인법사; [죽인다!] 땅! 세차게 비파의 현을 내리긋고

남자인법사; [타종발번뇌(打鐘發煩惱)!] 따앙! 손잡이 달린 종을 세차게 흔들어서 강한 종소리를 내고. 그러자

바웅! 가앙! 두 가지의 초음파가 청풍을 휩쓸어 휘청이게 만든다

청풍; (이건...) 눈에서 초점이 사라지며 두 손으로 귀를 막으며 휘청

<비파와 종소리가 정신을 몽롱하게 만든다!> 앞쪽에 서있는 두 인법사와 지법사의 모습이 아지랑이를 통해서 보는 것처럼 흐느적거리는 것으로 보이고.

청풍;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힘을 지닌 음공이다!) 비틀. 그때

지법사; [죽어라!] 빠지직! 바닥을 찍은 지팡이가 벼락을 일으키고. 다음 순간

콰득! 갑자기 청풍의 발 아래쪽 땅이 거대한 손으로 변해서 청풍의 몸을 강하게 움켜쥔다. + 청풍; [!] 기겁하지만 완전히 피하지 못하고

청풍; (땅 바닥이 거대한 손으로 변했다!) 팟! 날아올라 피하려 하지만

콰득! 그대로 솟구치며 청풍의 몸을 움켜쥐는 흙과 돌로 이루어진 거대한 손아귀. 가슴 아래를 움켜잡았다. 그 바람에 청풍 주변에 있던 타노와 백일몽의 몸은 옆으로 굴러가고

털썩! 퍼억! 반대 방향으로 굴러 떨어지는 타노와 백일몽의 몸뚱이. 타노의 모습은 절벽쪽으로 굴러 떨어져서 인법사와 지법사들의 시야에서 가려진다.

우두둑! 거대한 손아귀에 쥐어진 청풍의 가슴 늑골이 부러지려는 소리가 나고

청풍; [크아아악!] 엄청난 힘에 온몸이 조여지며 비명 지르는 청풍.

[그렇지!] [잘하셨습니다 지법사(地法師)님!] 환호하는 두 인법사

청풍; (당... 당했다!) 콰드득! 자신의 몸통을 으스러트리려는 돌과 흙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손에 가슴 아래가 조여지며 고통에 찬 몸부림. 양손으로 거대한 손의 손가락을 밀어내려 하며

청풍; (저자들은 무공이 아니라 술법을 쓰는 술사(術士)들이었다.) 우두둑! 으스러지려는 몸통에 얼굴이 고통으로 이지러지고

지법사; [네놈이 누군지 모르겠다만... 범해서는 안되는 금기를 범했다.] 지지지! 바닥을 찍은 지팡이로 벼락을 일으키면서

지법사; [혈왕(血王)조사님의 고귀한 직계 후손이신 혈미인(血美人)님을 능멸한 죄는 절대 용서받지 못한다.] 살벌한 눈빛

청풍; (용... 용설약이라는 여자가 삼황(三皇) 중 혈왕의 직계 후손이라는...) 고통에 얼굴 이지러트리면서도 깨닫고

지법사; [피 곤죽으로 만들어주마!] 지지지! 바닥에 꽂은 지팡이가 벼락에 휘감기고

콰드득! 청풍을 움켜쥔 손이 더 강하게 청풍의 몸을 움켜잡고

청풍; [끄아아악!] 우두둑! 온몸의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나면서 비명을 지르고

청풍; (술... 술법을 깨트리는데 무공은 소용이 없고... <천자의 눈>을 써야만 한다.)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면서 눈을 부릅떠서 지법사를 노려보지만

[천천히 죽어라!] [우리 인법사(人法師)들의 표적이 된 이상 네놈은 살아서 지옥을 경험하고 죽게 될 것이다.] 딸랑 딸랑 지지징! 종과 비파를 켜면서 웃는 두명의 인법사들

지지징! 그들이 일으키는 초음파가 거대한 손아귀에 움켜쥐어져있는 청풍의 몸을 진동시키고

청풍; (저... 저 자들의 음공이 정신을 집중하지 못하게 만든다.) 눈이 풀리며 신음하고

청풍; (구룡짐독이라도 써야하는데... 조룡여의대법 역시 정신을 집중해야만 시전이 가능하고...)

청풍; (방심하다가 대처를 제대로 못한 대가를 치루는구나.) 사력을 다해 흙과 돌로 이루어진 손을 손으로 밀어내려하고. 하지만

지법사; [쓸데없는 저항이다!] 지지징! 벼락이 휘감긴 지팡이를 바닥에 꽂은 채 비웃고

지법사; [노부는 지법사다.] [노부의 두 발이 땅에 붙어있는 한 땅 전체가 네놈의 적이 되어 죽이려 들 것이다.]

청풍; (지법사...) (이름 그대로 땅의 힘을 빌어서 술법을 쓰는 자였구나.) 콰드득! 필사적으로 저항하지만 온몸의 뼈가 어그러지는 소리가 나고

타노; [...!] 청풍의 몸뚱이를 움켜쥐고 있는 거대한 손과 팔뚝 뒤에 쓰러져 있는 타노가 조금 눈을 뜨고.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아직 살아있다

타노의 시점. 거대한 기둥같이 치솟은 흙과 돌로 이루어진 팔뚝. 그 팔뚝에 가려져서 지법사와 인법사는 안보인다. 좀 떨어진 곳에는 기절한 백일몽이 쓰러져 있고

타노; (지법사의 술법에 걸려든 이상 장청풍도 끝장이다.) 스윽! 사력을 다해 강쪽의 절벽을 향해 몸을 뒤집으려는 타노

타노; (저놈까지 죽어버리면... 용설약의 추악한 음행은 영영 비밀로 묻혀버린다.) 털썩! 몸을 한 바퀴 굴리고. 절벽 쪽으로

<어떻게든 살아서... 아버지가 용설약의 실체를 아시게 해야만 한다.> 몇 번 힘겹게 몸을 굴려서 절벽 끝에 이르는 타노

타노; (한... 한 번만 더...) 스윽! 절벽 끝에 이르러 사력을 다해 몸을 뒤집는 타노. 직후

<됐다!> 쐐액!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타노의 몸뚱이

<이제 살고 죽는 것은 운명에 맡길 뿐이다.> 강물을 향해 떨어지는 타노의 몸뚱이

첨벙! 수십미터 아래의 강물 속으로 추락하는 타노

 

다시 절벽 위. 띠딩! 딸랄 딸랑! 두 명의 인법사들이 비파와 종을 치는 배경으로 청풍이 거대한 손아귀에 가슴 아래가 조여지며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고

지법사; [애송이놈!] 눈 부릅

지법사; [그만 저 세상으로 보내주마!] 지지지! 바닥에 꽂은 지팡이를 휘감은 벼락이 더 강해지고. 그러자

우두둑! 콰득! 청풍의 몸을 움켜쥔 흙과 돌로 이루어진 손아귀가 더 강하게 청풍의 몸을 움켜잡고

청풍; [컥!] 피를 왈칵 토하는 청풍. 콰드득! 몸이 더 강하게 조여지고.

청풍; (더... 더는 견딜 수가...) 절망하고. 바로 그때

쾅! 갑자기 어디선가 날아온 빛으로 둘러싸인 검이 청풍의 몸통을 움켜쥐고 있는 흙과 돌로 이루어진 거대한 팔뚝 중간을 뚫고 지나가며 폭발시킨다. 빛에 덮인 검이 뚫고 지나가자 직경 1미터 이상의 구멍이 생기는 흙과 돌로 이루어진 팔뚝

[!] [!] 지법사와 두 명의 인법사들 경악하고

퍼억! 청풍의 몸을 쥐고 있던 돌과 흙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손이 그대로 무너지며 청풍의 몸도 아래로 떨어지고

가앙! 흙과 돌로 이루어진 팔뚝을 궤뚫어 무너트린 보검은 허공으로 치솟았다가 날아온 쪽으로 다시 날아가고

[어... 어검술!] [누구냐?] 두 명의 인법사들 경악하며 돌아보고

청풍; (혹... 혹시...) 퍼억! 흙과 돌로 이루어진 손이 무너지며 그 잔해들과 함께 바닥에 나뒹굴었던 청풍도 사력을 다해 일어나려 하며 돌아보고. 그 앞쪽에서 지법사도 돌아보는데

콱! 도로 날아온 보검의 손잡이를 잡는 여자의 손. 이어

진상파; [오늘은 참으로 이상한 밤이로군요.] 검을 내리면서 걸어오고. 가슴 중앙 부분의 저고리가 피에 젖어있음을 주의

청풍; (사... 사저가 나타났구나!) 안도하고

진상파; [마교(魔敎)와 싸우다 양패구상(兩敗毆傷)의 타격을 받고 세상에서 사라졌던 혈교(血敎)의 잔당들을 이곳에서 만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요.]

여자인법사; [네년은 누군데 개소리를...] 나서며 비파를 켜려 하고 + 남자인법사; [조심해라 사매!] 딸랑! 종을 낮게 치며 긴장하고

남자인법사; [저 계집이 바로 무림맹의 현 맹주인 검후 진상파다!]

여자인법사; [검후!] 아연긴장하고

[...] 지법사도 뭔가 생각하며 긴장하고

진상파; [몸은 어떠냐 사제.] 세 년놈의 뒤쪽에 쓰러져 있는 청풍을 보며 묻고. 청풍은 이제 일어나 한쪽 무릎을 꿇고 있다. 한손으로는 늑골을 감싼 자세로

청풍; [견... 견딜만 합니다.] 늑골 만지며 억지로 웃고

진상파; [다행이로구나.] 끄덕이고.

<사제!> <어린 놈이 범상치 않다 했더니 검후의 동문이었구나.> 남녀 인법사들, 청풍을 곁눈질하며 긴장하고. 지법사는 검후를 보고 있고. 그때

진상파; [비록 가는 길이 다르다고는 해도 본녀가 귀하들과 목숨을 걸고 싸울 이유는 없어요.] 지법사와 두 명의 인법사들을 보면서 말하고. 흠칫! 하며 다시 진상파를 보는 남녀 인법사들

진상파; [나의 동문을 다치게 했지만 심각한 정도는 아니니 불문에 붙일 수도 있어요.] [어찌 할지 잘 생각하고 판단하도록 하세요.] 검을 늘어트린 채 말하지만

지법사; [건방진 계집!] 거꾸로 든 지팡이를 두 손으로 높이 들었다가

지법사; [네년도 으깨서 죽여주마!] 쾅! 지팡이를 바닥에 강하게 박는다. 그러자

청풍; [조심...] 외치고

콰득! 진상파 주변의 땅이 꽃봉우리처럼 확 일어나 진상파의 몸을 움켜쥐려 한다. 하지만

화악! 진상파의 몸에서 수많은 검의 형상들이 일어나 흙과 돌로 이루어진 거대한 손아귀가 자신의 몸을 움켜쥐지 못하게 막는다

[검벽신공!] [어린 계집이 벌써 검벽신공을...] 경악하는 남녀 인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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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캉! 투쾅! 온몸에서 투명한 검의 형상을 일으켜 방어하며 물러서는 진상파. 하지만

콰창! 핏빛으로 물든 위태무의 손이 진상파의 몸에서 일어난 투명한 검들을 박살내며 뚫고 들어오고

진상파; [!] 뒤로 휙 날아가며 눈을 부릅뜨고. 하지만

쩡! 내질러오는 위태무의 손바닥에서 손바닥 형상을 한 붉은 빛이 확 튀어나온다. 마치 <에이리언>의 입에서 또 다른 입이 튀어나오는 것처럼

정칠; (손바닥에서 손바닥 형상의 섬광이 튀어나온다!) 눈 치뜰 때

펑! 손바닥 형상의 핏빛 섬광이 진상파의 가슴 정 중앙을 때리고. 동시에

쾅! 진상파의 몸에서 일어난 검 형상의 섬광이 위태무의 가슴을 때린다

정칠; (상토(相討;서로를 침)!) 눈 부릅뜰 때

진상파; [컥!] 펑! 피를 토하며 뒤로 튕겨져 나가는 진상파의 몸뚱이

매화부인; [악!] 비명 지를 때

푸학! 위태무도 가슴에 상처가 나 피를 뿌리며 허공에서 비틀하고

쿵! 쿵! 바닥에 내려서며 뒤로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위태무. 가슴에 깊은 상처가 나서 피가 뿜어진다

휘익! 진상파도 바닥에 내려서지만

콰드드! 버티고 선 두 발이 바닥에 고랑을 파며 뒤로 밀려가고.

<누가 이긴 건가?> 신귀파 일행이 손에 땀을 쥘 때

[!] 눈 치뜨며 비틀하는 진상파

쩍! 투학! 이어 위태무의 장풍에 맞은 진상파의 가슴 정중앙에서 한 뼘 가량의 가시들이 십여개가 튀어나온다

[헉!] [저... 저런...] [몸에서 가시가 돋아난다!] 신귀파 일행 경악. 정칠도 눈 부릅

콱! 고통스럽게 얼굴 찡그리며 오른손의 검을 바닥에 박아 비틀거리는 몸을 지탱하는 진상파

위태무; [자초한 화이니 본좌를 원망하진 마라.] 상처가 난 가슴을 손으로 누르며 웃고

위태무; [본문의 형극혈강(荊棘血罡)에 맞으면 몸속의 철분이 응결되어 가시, 즉 형극(荊棘)을 형성하게 된다.]

[맙소사!] [그... 그런 무공이 존재하다니...] 신귀파 일행 경악

위태무; [핏속의 철분이 엉겨 붙어 형성되는 가시들이 곧 네 심장을 파고 들 것이다.] 음산하게 웃으며 돌아서고

위태무; [본좌에게 주제넘은 훈계를 한 대가를 치루고 죽어라!] 파악! 날아오르고

[으하하하!] 쐐액! 웃으며 사라지는 위태무

신귀파; [소저!] 달려 들어오고. 노인들도 따라 들어온다. 어깨들은 밖에서 기웃거리고 있고

신귀파; [괜잖으시오 소저?] 신귀파와 노인들이 진상파에게 달려가려는데

정칠; [기다리십시오.] 손을 옆으로 뻗어 신귀파 일행을 막고. 멈칫! 하는 신귀파 일행

정칠; [우리가 도울 일은 없습니다. 저분 소저 스스로 극복하기를 기대해야만 합니다.] 말하며 앞을 보고. 신귀파일행도 앞을 보고

바닥에 꽂은 보검의 손잡이 위에 두 손을 겹쳐서 얹어놓은 채 눈을 감고 있는 진상파

비지땀을 흘리지만 표정에는 변화가 없는 진상파. 츠츠츠! 그런 진상파의 몸 주위로 아지랑이같은 기운이 일어나고 있고

<내공의 힘으로 형극혈강이라는 무공의 작용을 밀어내고 있구나.> 신귀파 일행 긴장해서 보고. 정칠도 긴장하며 보고. 그때

월동문을 통해 두 여자가 달려 들어온다. 모야차와 포칠낭. 둘 다 잠옷 위에 겉옷을 두른 모습이고. 월동문 밖에서 기웃거리던 어깨들은 급히 길을 터주고

모야차; [귀파언니!] 포칠낭보다 앞서서 월동문 안으로 달려 들어오고

모야차; [무슨 일인데...] + 신귀파; [조용히!] 손가락을 입에 대며 말하고. 시선은 진상파를 향한 채. 그러자

<맙소사!> 비로소 놀라는 모야차와 포칠낭.

<살아있는 계집의 몸에서 가시가 돋아나고 있잖아!> 눈을 감은 채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진상파의 모습 배경으로 모야차와 포칠낭의 놀람.

눈 감은 채 땀을 비 오듯 흘리는 진상파.

모든 사람들 초긴장해서 보고. 그러던 어느 순간

콱! 검의 손잡이에 얹어놓은 진상파의 두 손에 힘이 들어가고. 이어

입은 벌렸지만 소리는 내지 않고 기합을 지르는 진상파. 그러자

퍽! 핏! 진상파의 가슴에서 돋아났던 가시들이 일제히 몸 밖으로 튕겨져 나오고

<몸에서 돋아났던 가시들이 밀려나왔다!> 사람들 놀라서 볼 때

툭! 투툭! 진상파의 발치에 떨어지는 가시들

진상파; [휴우...] 긴 한숨 토하며 눈을 뜨고. 얼굴은 땀으로 범벅

진상파; (형극혈강... 실로 지독한 마공이다.) 발치에 떨어진 가시들을 본다. 검을 덮어 누르고 있는 두 손은 바르르 떨리고

진상파; (응급처치로 더 이상 확산되는 건 막았지만...) (가슴 주변에 모아놓은 형극혈강은 두고두고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겠구나.) 생각할 때

정칠; [소저! 완치되셨습니까?] 포권하며 묻고

진상파; [염려해주셔 고마워요 정용두!] 고개 조금 숙이고

정칠; [필부 정모를 아시는지요?]

진상파; [제 사제가 정용두의 신세를 여러 번 졌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팟! 검을 바닥에서 뽑고

정칠; [소저의 사제라면...] 흠칫

진상파; [초무궁... 첩혈당의 여러분들이 장청풍이라 알고 있는 그가 저의 동문 사제랍니다.] 검을 칼집에 꽂으면서

[오오! 장공자의 동문이셨구먼.] [어쩐지 비범하시다 했더니...] 신귀파와 노인들 감탄하며 포권하고

정칠; (청풍이는 외조부에게 무공을 배운 걸로 알고 있었는데... 동문이 있었던가?)

진상파; [저의 사제가 첩혈당으로 돌아오지 않은 모양이군요.] 주변 둘러보고

정칠; (게다가 이 여자는...) + [어제 낮에 자금성으로 떠난 후 연락이 없었습니다만...]

진상파; [아무래도 길이 엇갈린 것같군요.] [야심한 중에 결례가 많았어요.] 사람들에게 고개 숙여 보이고

정칠; [별 말씀을...]

진상파; [날이 밝을 때 다시 찾아뵙고 사죄를 드리겠어요.] 팟! 날아오르고.

정칠; [살펴가십시오.] 포권하고. 다른 사람들도 포권하고

선녀처럼 날아서 사라지는 진상파

정칠; [선녀가 따로 없구만.] 손 내리고

모야차; [용두! 저 여자가 혹시...]

정칠; [무림맹의 현 맹주인 검후 진상파소저일 것입니다.] 끄덕이고

[오오!] [역시...] [과연 소문대로구만.] 노인들과 신귀파 감탄하고

신귀파; [여자 중의 여자이며 당대의 천하제일검이라는 검후까지 우리 첩혈당을 찾아오는 일이 벌어졌구만.] 흥분

노인1; [금릉의 다른 조직 놈들이 이 사실을 알면 겁에 질려 지리겠어.]

노인2; [용두가 친구를 잘 둬서 별별 거물들이 다 우리 첩혈당을 드나드는구먼.]

정칠; [그러게나 말입니다.] 웃고

매화부인; (고마워요 장공자.) 방안의 침대에 앉아 밖을 보며 얼굴 발그레

매화부인; (장공자 덕분에 또 한 번 목숨을 건졌군요.)

매화부인; (이 보답은 확실하게 해드릴 테니 기대하세요.) 배시시 웃고

 

#271>

한밤 중. 강변. 한쪽은 평지지지만 한쪽은 깍아지른 절벽이다. 절벽 아래로 거친 강물이 흐르고 있고. 달이 떠있어서 아주 어둡지는 않다. 멀리 뒤쪽으로 금릉이 보인다.

절벽 위로 난 길을 날 듯이 달려가는 청풍

청풍; (자금성에서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달려가며 생각

청풍; (독천존께서 걱정하실 테니 서둘러 강녕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러다가

<아바마마를 쾌차케 해주신 은혜는 백골이 되어서라도 잊지 않겠소이다.> 포권하며 말하던 황태손 주첨기의 모습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고.

청풍; (황태손 주첨기...)

청풍; (배분상으로는 내게 종질(從姪;사촌의 자식)이 되지만 나이는 다섯 살이나 연상...)

청풍; (패기와 진중함을 함께 지니고 있어서 좋은 황제가 될게 분명하다.) (고생하며 구해준 보람이 있긴 한데...) 미소 짓고

청풍; (그 여자 때문에 자주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쓴웃음 지으며 황태자비 장씨를 떠올린다.

이어 떠오르는 #248>의 뒷부분의 장면. 회상 처리

 

황태자비; [한 번... 한 번 더 신세를 지겠어요 초공자!] 청풍에게 무릎 꿇고 두손 바닥에 모은다. 그 자세 때문에 젖가슴이 도드라져 보이고

젖가슴 크로즈 업

두근! 가슴이 뛰는 청풍. 얼굴이 좀 달아오르고

황태자비; [전하께서 정신을 차리시기만 하면... 기필코 은혜를 갚도록 하겠어요.] 청풍에게 엎드리듯 고개 조아리고. 좀 야한 자세다.

회상 끝

 

청풍; (황태자비 장씨...) 쓴웃음. 얼굴 좀 붉어지고

청풍; (남편이나 아들과 달리 탐욕스럽고 집요한 성격을 지녔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어떤 짓이라도 서슴치 않고 저지르는 독부(毒婦)이기도 하고...)

청풍; (그 여자가 은혜를 갚겠다는 의미가 뭔지는 물어보지 않아도 뻔하다.) 쓴웃음. 얼굴 좀 벌개지고

그런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자신이 황태자비 장씨의 배를 엉덩이로 깔고 앉고 오른손으로 젖가슴을 움켜쥐었던 장면. 밀실에서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은 채 한손으로 자신의 아랫춤의 거시기를 부여잡은 채 올려다보며 애원하던 황태자비 장씨의 야한 모습. 또 밀실에서 자신의 손에 몸이 닿자 절정을 느끼고 늘어져 자신의 품에 안겨 혼망 가던 황태자비 장씨의 모습 등등.

청풍; (야심이 큰 만큼 욕정 역시 강한 여자인데...) (남편인 황태자가 남자로서 부실한데다가 오랫동안 투병을 해온 탓에 왕성한 그 욕정을 해소할 기회가 없었다.)

청풍; (그렇게 쌓이고 쌓인 욕구불만은 폭발 직전이 된 상태고...) 자신의 품에 안겨 혼망간 표정이 되던 황태자비를 떠올리고

청풍; (피치 못할 상황이긴 했지만 자기 몸에 난생 처음 손을 댄 외간 남자인 내게 딴 마음을 품은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결과다.)

청풍; (하물며 황태자비는 도덕관념이 희박한 여자다. 자신의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내게 육탄돌격을 한다 해도 이상할 게 없다.)

청풍; (다시 만나게 된다면 거의 확실하게 날 유혹할 게 분명한데...) 자신의 품에 안겨 혼망간 표정이 되었던 황태자비를 떠올리며 난감

청풍; (배분상으로 형수이고... 장차 국모(國母)가 될 그녀와 난륜을 벌이는 죄를 짓지 않기 위해서는 황실과의 인연을 끊어야만 한다.) 한숨 쉬고.

그러다가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241>의 장면이다

 

황태자비; [좋게... 좋게 해주마! 내 손과 입과... 몸뚱이의 모든 부분을 써서 널 황홀하게 만들어주마!] 슥! 청풍의 거시기를 손으로 잡고

청풍; [무... 무슨 짓을...] 얼굴이 벌개져 충격을 받고. 눈 치뜬 채 비틀

황태자비; [너도 알다시피 난 장차 국모가 될 몸이다.] [황후가 될 예정인 내 몸뚱이를 네 마음대로 즐기게 해주마.] 청풍의 것을 주물러대며

황태자비; [누가... 세상 어떤 사내가 황후의 아내의 몸을 맛 볼 수 있겠느냐?] [이 정도 보상이면 그년을 포기할 수 있지 않겠느냐?] 청풍의 한쪽 다리를 두 팔로 끌어안으며 혀로 청풍의 아랫도리를 핥으려는 시늉하고.

회상 끝

 

청풍; (그때는 정말 위험했다.) 얼굴 벌개져서 한숨

청풍; (하마터면 그 여자의 도발에 넘어갈 뻔했으니...)

청풍; (물론 나도 사내인지라 아쉬움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떳떳해지기 위해서는 황태자비의 유혹을 떨쳐버려야만 한다.) 생각하는데

[크아아악!] 어디선가 들리는 비명소리

청풍; (단말마의 비명소리!) 움찔! 하며 앞을 보고

멀리 앞쪽 강가 절벽 위에서 사람들이 날고 뛰는 것이 작게 보인다. 섬광도 무지개처럼 치솟고 있고

청풍; (이 깊은 밤중에 어떤 자들이 죽고 죽이는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일까?) 그걸 보며 눈 번뜩

청풍; (마침 강녕으로 가는 방향에서 싸움이 벌어지고 있으니 확인해보자!) 휘익! 속도를 내서 그쪽으로 날아가는 청풍.

 

#272>

캉! 카캉! 강변 절벽 위에서 벌어지는 싸움. 절벽을 등진 타노를 수십명의 무사들이 반원형으로 에워싼 채 공격하고 있다. 지휘자는 백일몽이다. 무사들은 모두 고수들이고 타노는 이미 중상을 입은 상태다.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있고. 타노는 칼을 쓴다. 피차 기합은 지르지 않고 빠르게 움직이며 싸운다. 주변에는 십여구의 시체가 널려있고 백일몽은 포위망 밖에서 보고 있다.

쩍! 부악! 삼면에서 타노를 칼로 베어오는 무사들. 빠르고 강한 칼질. 기합도 없다.

쩍! 부악! 피하고 칼로 긋는 타노

[크악!] [컥!] 두 놈이 타노의 칼에 쓰러지지만

푸학! 서걱! 타노도 어깨와 얼굴과 허리에 칼을 맞고 휘청

공격하는 자들 뒤쪽에서 암기를 날리는 무사들

카캉! 칼로 막고 피하려는 타노. 하지만

퍼퍽! 퍽! 다 막지 못해서 타노의 가슴과 허벅지에 암기가 박히고

콰당탕! 균형을 잃고 나뒹구는 타노

쩍! 슈칵! 가까이 있던 자들 셋이 칼질로 타노를 베고 찌르고

쩍! 바닥을 구르면서 칼을 휘두르는 타노

[크악!] [컥!] 두 놈이 타노의 칼질에 다리가 잘리며 비명 지르지만

푹! 마지막 한 놈의 칼이 타노의 배를 찌른다.

타노; [컥!] 베에 칼이 깊이 찔려 피를 토하지만

타노; [크아!] 악을 쓰며 칼을 위로 높이 처올리고. 그 칼에 가랑이에서 어깨까지 베이는 그놈

푸학! 쩍! 몸이 둘로 쪼개지는 그놈. 그놈 피가 타노의 몸에 흩 뿌려지고

털썩! 퍼억! 후두둑! 몸이 쪼개져 나뒹구는 그놈의 시체를 보고 공포에 질려 주춤하는 다른 놈들

타노; [끄윽!] 일어나며 헐떡이고. 배에 칼이 박힌 상태로

백일몽; [그만해요 오라버니.] 한숨 쉬며 나서고. 좌우로 길을 터주는 다른 놈들. 타노는 자기 칼을 바닥에 박아 짚은 채 한쪽 무릎을 꿇고 일어나려 애쓴다. 왼손으로는 자기 배에 박힌 칼을 움켜쥔 채로

백일몽; [오라버니가 우리의 포위망을 빠져나갈 가능성은 없어요.] [더 이상 괴로움을 자초하지 마시고 투항하세요.]

백일몽; [그럼 소매가 주모님께 잘 말씀드려 선처를 하시도록 해볼게요.]

타노; [백일몽... 날 우롱할 생각마라.] 한쪽 무릎 꿇은 채로 백일몽을 노려보고

타노; [주모가 얼마나 질투심이 많은지는 누구보다 네가 더 잘 알지 않느냐?] [내가 주군의 핏줄이라는 사실을 네가 주모에게 일러바친 순간부터 나 위문천의 운명은 정해졌다.]

백일몽; [하지만...] + 타노; [하물며...] 백일몽의 말을 막고

타노; [진천이 놈이 주군이 핏줄이 아니라는 비밀까지 내가 알아버렸다.] 흐흐흐! 웃고

타노; [이런 나를 주모가 살려둘 거라 생각하는 것이냐?]

백일몽; [주모님은 오라버니가 생각하는 정도로 냉혹무정하시진 않아요.] 한숨

백일몽; [오라버니가 입을 다물기만 하면 목숨을 빼앗지는 않으실 거예요.] 애원

백일몽; [그러니 제발 제 손으로 오라버니의 목숨을 거두게 하지는...] + 타노; [됐다.] 다시 백일몽의 말을 막고

타노; [어차피 죽어야한다면...] 팟! 복부에 박힌 칼을 왼손으로 확 잡아 뽑고. 그러자 칼날과 함께 피도 확 뿜어지고

백일몽; [오라버니!] 안타깝고

타노; [차라리 네 손에 죽는 쪽을 택하겠다.] 텅! 배에서 뽑은 칼을 바닥에 던지며 일어나고

백일몽; (회유는 틀렸다.) + [어쩔 수 없군요.] 한숨 쉬고

백일몽; [그만 고통을 끝내드려라.] 주변의 무사들에게 손짓하고

고개 조금 숙이는 무사들

사방에서 일제히 타노에게 무기를 겨누며 접근한다.

타노; (여기까지인 것같군.) 비틀거리며 웃고. 칼을 늘어트린 채.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왼팔은 부상의 후유증으로 늘어트린 채로

타노; (죄송합니다 아버지.) 억지로 칼을 쳐들면서 위태무를 떠올리고

타노; (소자, 자식이 되어 부모를 앞서 가는 불효를 저질러야할 것 같습니다.) 비감하게 웃고

백일몽; [잘 가요 오라버니!] 한숨 쉬며 손짓하고

쩍! 화악! 일제히 타노를 공격해가는 무사들

타노; [와라!] 고함지르며 마주 칼을 휘두르려 하고.

그런 타노에게 쇄도하는 칼들. 눈 부릅뜨며 그 칼들을 노려보는 타노. 헌데 바로 그때

빠카캉! 빠지지직! 벼락이 치면서 타노를 난도질하려던 칼들이 벼락에 휘감긴다

[크악!] [컥!] 벼락에 감전되어 퍼덕이며 비명 지르는 무사들. 뒷열의 무사들 십여명은 감전되지 않고 눈 부릅뜬다.

[!] 역시 눈 부릅뜨는 타노

백일몽; [혈... 혈전창!] 역시 경악할 때

퍼억! 따당! 눈 부릅뜬 타노 주변으로 나뒹구는 무사들. 감전되지 않은 뒷열의 무사들은 경악하며 뒤로 물러서고. 이어

청풍;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로군.] 현장으로 걸어오는 청풍. 비스듬히 쳐든 오른손은 벼락에 휘감겨 있어서 혈전창을 날린 게 청풍임 보여주고. 일제히 돌아보는 백일몽과 무사들

청풍; [타노! 백일몽!] [분명 한 솥밥을 먹는 사이인 너희들끼리 죽고 죽이려드는 이유가 뭔지 짐작이 가질 않는구나.] 약간 갸웃하며 다가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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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부인; (저... 저 젊은 계집...) 목을 손으로 쥔 채 헐떡이며 위태무의 뒤에서 밖을 보고

<어딘지 장공자와 닮았어.> 무심한 표정으로 정원 한 가운데 서있는 진상파의 모습을 배경으로 매화부인의 생각. 진상파의 뒤로 청풍의 모습이 오버랩 되고. 그때

쿠오오! 츠츠츠! 문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노려보는 위태무와 진상파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기운들이 밀려가고 밀려오고

빠지직! 지지직! 두 사람 사이의 허공에서 벼락이 치달린다. 서로의 힘이 충돌해서 벼락이 일어나는 모습이고.

위태무; (장가놈만이 아니다.) 굳어지고

<이 계집 역시 불과 이틀만에 몰라보게 강해졌다.> 고요한 자세로 서있는 진상파의 몸 주위로 거대한 나무의 형상이 떠오르고

위태무; (의심의 여지도 없는 별격(別格)의 존재!) (이번 기회에 제거하지 않으면 다음에 만났을 때 저 계집을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스윽! 눈을 강렬하게 빛내며 문쪽으로 발을 내딛고

진상파; [...] 스윽! 눈을 좀 가늘게 뜨며 무언가 생각하는 표정으로 검의 손잡이에 오른손을 가져 간다

매화부인; (저 인간의 몸에서 폭발적인 기운이 터져나가려는 것이 느껴져!) 위태무의 뒤쪽에서 보며 숨을 멈추고. 문쪽으로 걸어가는 위태무의 몸에서 아지랑이같은 기운이 뿜어지고

매화부인; (그 힘이 내뿜어지면 산이라도 무너뜨릴 거야.) 초긴장. 그때

스윽! 드디어 위태무의 한 발이 문 밖으로 내딛어지고

꾸욱! 검의 손잡이를 잡은 진상파의 손에 힘이 들어가고

위태무; [잘... 가라!] 투쾅! 문 밖으로 나가면서 기합 지르며 앞으로 쇄도하는 위태무. 돌진하는 위태무의 몸 앞쪽에서 해일같은 기운이 먼저 내뻗치고

스릉! 진상파의 검이 높이 뽑히고

콱! 두 손으로 검의 손잡이를 잡는 진상파. 그런 진상파의 앞으로 벼락을 동반한 해일같은 기운이 육박하고 있고

쩍! 두 손으로 쳐들었던 검으로 검도하듯이 앞으로 내리긋는 진상파. 굴진 자세로

번쩍! 위태무가 뿜어낸 힘과 내려친 진상파의 검이 충돌하며 강렬한 빛이 터져 나오고

 

#269>

첩혈당의 다른 곳. 화려한 건물. 건물에 불은 꺼져있고 주변에 인기척도 없다. 헌데

꽝! 엄청난 폭음이 어둑한 건물 내부를 뒤흔들고.

모야차; [악!] 비명 지르며 정칠의 품에 안기고. 둘이 알몸으로 침대에 함께 누워있다가 폭음에 깨어난다. 정칠은 놀라 눈 부릅뜨고. 그런 정칠의 품에 안기며 바들바들 떠는 모야차. 두 사람의 알몸은 얇은 이불로 가슴 아래가 덮여있다

드드드! 건물 전체가 무너질 듯 진동하고

모야차; [지진... 지진이 난 모양이야!] 정칠의 품에 안겨 달달 떨고

정칠; [지진이 아니오.] 벌떡 일어나고. 모야차를 안은 채

모여차; [지... 지진이 아니면?] 이불로 알몸을 가리며 정칠이 침대에서 내려가는 걸 보고. 정칠은 바지를 입고 있다.

정칠; [사달이 난 것 같소!] 상의를 급히 걸치고

모야차; [사달?]

정칠; [소제가 먼저 나갈 테니 누님은 주변 상황을 살펴본 후에 나오시오.] 옷을 대충 걸친 채 칼을 집어들며 문쪽으로 간다,

모야차; [그... 그럴게.] 문을 열고 나가는 정칠의 뒷모습 보며 수줍어하고

탁! 닫히는 문

모야차; (추문이 날까봐 날 걱정해주기도 하고...)

모야차; (이제는 정칠이가 열 살 넘게 연하의 사내라는 사실도 종종 까먹곤 한다.) 좋아 죽으려 하고

모야차; (헌데 일이 생기긴 생긴 것같구나. 여진이 없는 걸 보면 지진이 난 건 아닌 게 분명하니...) 드드드! 아직도 조금씩 흔들리는 천장을 보며 생각하고

 

#270>

드드드! 다시 매화부인의 거처. 앞마당에 폭탄이 터진 것같이 변했다. 폭발은 반원형으로 일어났는데 매화부인이 있는 건물의 앞쪽으로 터져나간 모습이다. 그래서 매화부인이 있는 건물은 흔들리기만 할 뿐 무너지진 않았고. 대신 마당의 나무들과 조경석들이 다 날아갔으며 앞쪽의 담장이 밖으로 터져나갔다. 먼지가 자욱한 가운데 우뚝 선 사람 그림자가 보인다. 물론 그자는 위태무다. 위태무의 앞쪽으로 마당이 반원형으로 터져나간 모습인데 먼지가 자욱해서 앞쪽의 자세한 상황은 안보인다

매화부인; (어... 어떻게 되었지?) 드드드! 흔들리는 건물 안쪽. 침대 구석에 웅크린 채 두려움에 떨며 문 밖을 보고

휘몰아치는 먼지 속에 위태무가 등을 보이고 서있는 게 보인다

매화부인; (위태무... 저 인간은 멀쩡해!) 겁에 질리고

매화부인; (그럼 날 구해준 그 여자가 변을 당한 것일까?) 고개를 빼서 밖을 살피고

화르르! 푸스스! 흩어지고 가라앉는 먼지

그와 함께 드러나는 광경. 반원형으로 박살난 정원. 그 건너편에 진상파가 서있다. 밀려난 모습이고 검을 바닥에 꽂은 채 오른손으로 검의 손잡이 윗 부분을 덮어 누른 채 서있다. 허리는 꼿꼿이 세우고 있지만. 아직 먼지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서 자세한 모습은 안 보이고. 진상파는 거의 담장에까지 밀려나 있는데 진상파의 뒤쪽 담장은 밖으로 터져나가 있다.

매화부인; (무... 무사했구나.) 안도할 때

뚝뚝! 진상파의 발치에 떨어지는 핏방울들

드러나는 진상파의 모습. 표정은 변화가 없지만 입과 코로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다.

매화부인; (하... 하지만 다쳤어!) 침 꼴깍! 삼키고

위태무; (전력으로 탄천혈벽을 구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저년을 쓰러트리지는 못했다. 심검으로 일으킨 검기가 탄천혈벽의 힘을 갈라버린 때문인데...) 굳어진 표정으로 보고.

위태무; (나 역시 목숨을 걸지 않으면 저 어린 계집의 숨통을 끊어놓기는 어렵겠구나.) 지지지! 몸에서 벼락을 일으키며 생각하고. 그때

[매부인! 무슨 일이오?] [무사하시오 매부인?] 월동문으로 달려 들어오는 사람들. 정칠과 신귀파와 세명의 노인들. 그 뒤로 어깨들도 달려오고 있는 게 보이고

[!] [!] 월동문 안으로 달려 들어오다가 눈 부릅! 급정거하는 정칠 일행

마당에서 대치하고 있는 위태무와 진상파의 모습이 보이고. 두 사람은 몰려든 정칠 일행에게 신경도 쓰지 않는다. 진상파는 왼쪽 소매로 입과 코의 피를 닦고 있다. 오른손으로는 바닥에 박아놓은 보검의 손잡이 윗 부분을 덮어 누르고 있는 자세로

신귀파; [너희들 어디서 굴러먹던 것들인데...] 지팡이를 꼰아들고 앞으로 나서며 외치는데. + 정칠; [안됩니다.] 팔 옆으로 뻗어 신귀파를 막고

신귀파; [용두!] 불만 섞인 표정으로 돌아보면서도 멈출 때

정칠; <형제들을 월동문 밖으로 물리십시오. 우리가 어쩔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굳은 표정으로 낮게 말하고

움찔! 하면서도 앞을 보는 신귀파와 노인들

쿠오오! 츠츠츠! 대치하고 있는 위태무와 진상파의 몸에서 폭발적으로 치솟고 있는 기운들

<정말이다!> 오싹! 소름이 돋는 신귀파와 노인들

<신장(神將)처럼 느껴지던 장공자에게 필적하거나 오히려 뛰어넘는 고수들이다!> <우리같은 뒷골목 인생들이 어찌할 수 있는 인간들이 아니다!> 노인들과 어깨들 압도당하고. 그때

신귀파; (그러고 보니...) 눈 치뜨며 위태무를 보고

신귀파; (맙소사! 저 늙은이는 상시태감 위태무가 아닌가?) 공포에 질리고

신귀파; [물... 물러가세. 저 늙은이가 바로 상시태감이야.] 뒷걸음질 치며 노인들에게 속삭이고

<상... 상시태감 위태무!> <역적으로 몰린 저 노괴가 도망치긴 커녕 금릉으로 돌아왔다니...> <매부인에게 볼 일이 있어서 우리 첩혈당에 쳐들어왔겠구나.> 노인들 놀라고 겁먹으며 뒷걸음질치고

신귀파; [용두도 피하게나.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 꼴이 될 수도 있어.] 뒷걸음질 치며 정칠에게 말하지만

정칠; [저는 첩혈당의 용두입니다.] 고개 젓고

정칠; [불청객이 쳐들어왔다고 주인이 자리를 피하는 법은 없습니다.] 웃고

[용... 용두!] 감격하는 신귀파와 노인들

정칠; [제 걱정은 마시고 형제들과 함께 안전한 곳에서 대기하십시오.] 말하며 오히려 앞으로 걸어가고

신귀파; [그럼세!] 포권하고. 다른 노인들도 포권하고

신귀파; [아무쪼록 조심하게나.] 노인들과 어깨들과 함께 뒷걸음질 치며 정칠에게 말하고.

고개 끄덕이며 앞으로 나가는 정칠.

정칠; (담대한 척 나서긴 했다만...) 찌릿! 찌릿! 온몸이 감전당하는 느낌이 들어 찡그리고

정칠; (아찔하구만. 저 두 사람중 한명이 손을 쓰기라도 하면 꼼짝없이 세상 하직하게 될 상황이니...) 멈춰서며 위태무와 진상파를 보고. 그때

위태무; [귀찮은 파리떼가 몰려들기도 했으니 빨리 결판을 내도록 하자.] 빠지직! 양손으로 벼락을 일으키며 진상파를 향해 걸음을 옮기고

진상파; [결판을 원하신다면 상대해드리지요.] 슥! 바닥에 꽂아놓았던 검을 뽑으며 말하고

진상파; [하지만 그전에 충고를 해드리고 싶군요.] 스슥! 검을 조금 흔들어서 검 끝에 묻은 흙을 털면서 말하고

위태무; [충고?] 멈춰서며 노려보고

진상파; [충고가 아니라 예언이라고 하는 편이 어울리겠지요.] 스윽! 검 끝을 쳐든 왼팔의 소매에 닦으며 무심히 말하고

위태무; [허어!] 어이없어 실소하고

위태무; [하다하다 무당이나 복자(卜者;점쟁이) 흉내까지 내겠다?] 노려보고. 살벌

진상파; [귀하는 머잖아 큰 화를 입게 될 것입니다.] 검 끝의 반대편도 소매에 닦으며 말하고

움찔! 하는 위태무의 이마

진상파; [화가 작으면 신체의 일부를 잃는 것으로 그치겠으나...] [크면 목숨마저 잃을 것입니다.] 닦은 검 끝을 살피면서. 마치 눈 앞에 위태무가 없다는 듯이

위태무; [싸우기 전에 내 심기를 흔들 목적이라면...] 이를 갈며 노려보지만 + 진상파; [저는 작은 이익을 위해 머리를 쓰는 성격은 못됩니다.] 고개를 조금 저어 말을 막고

입을 다무는 위태무

진상파; [귀하가 장차 화를 입게 될 이유는 세 가지가 있답니다.] 위태무를 지긋이 보면서 말하고. 검은 내려트리고

위태무; [세 가지의 이유?] 찡그리는 위태무

진상파; [한 가지도 아니고 세 가지씩이나 원인이 중첩되었는데 결과가 없다면 그것이 오히려 비정상이 아닐까요?] 서늘하게 웃고

위태무; [그년...] 피식! 웃고

위태무; [여한이 남지 않도록 말할 기회를 주마!] [내가 기필코 화를 입게 될 원인 세 가지를 말해봐라.] 살벌하게 노려보며

진상파; [첫째! 귀하는 과욕(過慾)으로 인해 하늘의 분노를 입었습니다.] 왼손 검지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말하고

[!] 움찔! 하는 위태무. 주첨기로 위장한 위진천이 황태자비를 겁탈하던 장면을 떠올리고

진상파; [황제가 천자(天子), 즉 하늘의 자식이라 불리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쯤 아실 테지요?] 서늘한 표정으로 위태무를 보며 말하고

정칠; (자격도 없으면서 제위를 노렸으니 천벌을 면할 수 없다는 얘기로군.) 끄덕

위태무; [그렇다 치고...]

위태무; [두 번째 이유도 들어보자.] 짐짓 냉소하고

진상파; [귀하의 철저하지 못함이 화를 불렀고 또 부를 거예요.]

위태무; [내가 일처리를 무르게 한 것이 화의 원인이다?] 심각해지고

진상파; [당신은 정의(正義)롭지 못하면서 극악무도(極惡無道)하지도 못했어요.]

진상파; [목적을 위해 무고한 여자들의 생명을 망설임 없이 희생시켜왔으면서도...]

진상파; [정작 독해져야할 때는 망설이거나 인정(人情)에 이끌려 주저하는 우를 범하곤 하더군요.] 건물 안의 매화부인을 곁눈질로 보며 말하고

위태무; [내가 피 보는 걸 즐겨하지 않는 건 사실이지.] 끄덕이고

진상파; [귀하가 정인군자(正人君子)였거나 냉혹무비한 악인(惡人)이었다면 크든 작든 이루는 바가 있었을 거예요.]

진상파; [하지만 귀하는 정의를 따르지 못하면서도 죄를 지을 때는 매번 망설여 왔어요.] [마치 마지못해 악을 따르는 듯이...]

위태무; [...] 말이 없고.

진상파; [차갑지도 않고 뜨겁지도 않으니 귀하는 반드시 썩어버릴 수밖에 없는 운명입니다.] 준엄하게 말하고

오싹! 소름이 돋는 사람들. 매화부인도 소름이 돋는 표정이 되고

침묵하는 위태무. 하지만

부르르! 꽉 쥔 위태무의 주먹이 경련을 일으키고

정칠; (내색은 하지 않고 있지만 위태무는 심적인 동요를 일으키고 있다.) 그걸 보며 생각하고

정칠; (하긴 나조차 저 여자의 말에 가슴이 서늘해졌으니 당사자는 오죽하겠는가?) 침 꿀꺽 삼키며 진상파를 보고

정칠; (저 여자는 검법뿐만 아니라 말로 사람을 난도질하는 재주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진상파를 보며 생각하고. 그때

위태무; [좋다... 좋아!] 가위 눌린 표정으로 억지로 웃고

위태무; [본좌가... 기필코 화를 입을 마지막 세 번째 이유를 들어보자.] 노려보고

진상파; [귀하는...] 눈을 좀 가늘게 뜨고

진상파;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우를 범했어요.]

위태무; [무슨 억지를...] 냉소하지만

진상파; [믿어야할 사람은 믿지 못하고...] 매화부인을 다시 곁눈질로 보고.

움찔! 하는 매화부인

진상파; [믿지 말아야할 사람은 믿어온 것같더군요.] 차갑게 웃으며 이번에는 한쪽의 벽을 보고

위태무; [믿어야할 사람이 누굴 지칭하는지는 알겠다만...] 흘깃 매화부인을 보고

위태무; [믿지 말아야할 사람을 믿어왔다는 궤변으로 나를 미혹시킬 생각이라면...] + [!] 말하다가 눈 부릅뜨는 위태무

정칠; (위태무도 무언가를 알아차렸다!) 눈 번뜩일 때

위태무; [넌... 언제부터 그 물건들이 날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느냐?] 진상파를 노려보고

진상파; [여자는 남자보다 육감이 발달했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하지요.] 다시 위태무를 보며 차갑게 웃고

굳어진 표정을 짓는 위태무

정칠;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감시하다니...?) 주변 두리번.

진상파; [귀하를 경계하면서 동시에 내게는 적의를 드러내는 자라면 대체 누구의 수족일까요?] 스윽! 다시 고개를 돌리며 웃고. 한쪽 담벼락 아래쪽을 본다. 그러자

위태무; [갈!] 투쾅! 버럭 고함을 지르며 진상파가 보는 쪽으로 손을 휘두르고. 그자의 손 끝에서 벼락이 일어나 담벼락 아래를 강타한다

[헉!] [손에서 벼락이...] 신귀파등이 기겁할 때

꽝! 벼락이 떨어진 곳에 구덩이가 파이고 담벼락이 뒤로 터져나간다. 이어

휘익! 구덩이 옆으로 내려서는 위태무. 그 앞쪽에서는 담장이 무너지고 있고

구덩이에는 찢어진 옷자락과 피가 뿌려져 있지만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위태무; (땅속으로 달아나 내 혈전창을 피했다. 그렇다는 건...) 구덩이를 내려다보며 눈을 치뜨고

위태무; (날 감시하던 게 본문의 지법사(地法師)라는 얘기인데...)

위태무; (진천이 어미가 무엇 때문에 지법사를 시켜서 내 뒤를 밟은 것인가?) 심각한 표정으로 구덩이를 보고. 도도하게 웃으며 자신을 내려다보는 용설약을 떠올리고

위태무; (설마 장인어른이 내게 맡긴 혈왕잠(血王簪)에 욕심을 내고 있단 말인가?) 비녀를 넣은 가슴 부분을 자기도 모르게 만지면서.

진상파; [안타깝게도 귀하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노려지는 바가 된 것같군요.] 그런 위태무를 지긋이 보며 말하고. 순간

위태무; [닥쳐라!] 팟! 외치며 홱 돌아서고

위태무; [요망한 혓바닥을 더 이상 놀리지 못하게 해주마!] 빠캉! 한손을 휘둘러 혈전창을 날린다

[헉!] [조심하시게!] 신귀파와 노인들 비명. 정칠도 눈 부릅뜰 때

쩍! 당황하지 않고 마주 검을 휘두르는 진상파

빠캉! 휘둘러 옆을 가리키는 진상파의 검를 따라 날아들던 벼락이 옆으로 홱 방향을 튼다.

꽈광! 옆쪽의 담장을 강타하여 박살내는 강력한 벼락

[오!] [벼락의 방향을 틀어버렸다.] [신기(神技)로다!] 사람들 감탄할 때

[!] 검을 휘두른 자세로 눈 부릅뜨는 진상파

위태무; [네년의 충고를 받아들여서 독해지도록 하마!] 화악! 이미 바로 앞에 육박하며 왼손을 후려치는 위태무. 너무 가까워서 피할 수가 없다. 또한 검을 휘두른 자세라 가슴이 드러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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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

<-자금성> 밤. 아직 깊은 밤은 아니라 불야성

황태자가 치료를 받고 있는 밀실. 입구를 지키는 청뢰선자와 녹우선자

흠칫! 하는 두 사람

앞쪽 복도 끝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흑풍선자.

그 뒤를 백운선자가 주첨기를 부축한 채 들어온다

<황태손께서 정신을 차리셨네.> <그러게.> 긴장하는 청뢰선자와 녹우선자

백운선자의 부축을 받으며 다가오는 주첨기

[전하!] [어서 오시옵소서.] 인사하는 청뢰선자와 녹우선자.

주첨기; [수고들 한다.] 끄덕이고

주첨기; [아바마마가 특별한 치료를 받고 계시다고?]

녹우선자; [지금쯤 치료가 시작되고 있을 테니 직접 참관하시옵소서.] 철컹! 철문을 열어준다

주첨기; [그래야겠지.] 비틀거리며 백운선자의 부축을 받고 들어간다

철컹! 다시 닫히는 철문. 백운선자만 주첨기를 부축해서 안으로 들어가고 세 여자는 남는다

녹우선자; [몸은 어때요 흑풍언니?]

흑풍선자; [그럭저럭 움직일만 하다.] [그보다 정말 가능성이 있는 치료방법일까?] 닫힌 철문을 보며 걱정하고

녹우선자; [백년 내에 세상에 등장했던 삼대신의(三大神醫)중 한분이신 진신의께서 주도하는 치료니까 믿을만 할 거예요.]

흑풍선자; [잘 되어서 전하께서 다시 섭음보정대법에 의지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한숨

청뢰선자; [그러게 말이에요.] 끄덕

청뢰선자; [같은 여자 입장으로 매달 한명씩 어린 계집아이들이 희생되는 것을 보는 건 참으로 못할 짓이었으니까요.]

녹우선자; [전하께서 섭음보정대법을 받지 않게 되시는 것만으로도 초공자는 우리 모두에게 은인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266>

치료실 내부. 문 안쪽으로 들어온 주첨기. 백운선자가 부축하고 뒤쪽에서는 문이 닫힌다

[!] 안으로 들어오다가 눈 치뜨는 주첨기.

밀실 중앙에 놓인 침대를 원형으로 둘러싸고 있는 환관과 의사들. 침대에서 상당히 멀찍이 떨어져서 보고 있는 중이다. 그러다가 주첨기가 들어오는 걸 발견하고 돌아서며 고개 숙이고 포권해서 인사하는 환관과 의사들

그들 안쪽에 직경 15미터쯤 되는 원형의 빈 공간에는 네명이 있다. 중앙에 놓인 침대에는 알몸의 황태자가 누워있고. 침대 옆에 청풍과 진의원과 황태자비가 있다. 황태자비는 침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놓인 의자에 앉아있고. 침대 옆에는 진의원이 보는 중에 청풍이 금천구룡로를 왼손에 들고 주문을 외우는 중이다.

주첨기; (저자...) 백운선자의 부축을 받으며 침대로 다가가며 눈 번뜩. 환관과 의사들이 급히 길을 터줘서 안쪽 상황이 보인다.

<나보다도 어린 것같은데 정말 아버지의 고질을 고칠 수 있다는 건가?>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주첨기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은 주첨기를 봤지만 주첨기는 청풍을 본 적이 없다. 당시 기절한 상태라서. 그때

지잉! 징! 청풍의 손바닥 위에 올려진 금천구룡로가 진동하며 밝아지고

청풍; [구룡짐독이 깨어났습니다.] 진동하는 금천구룡로를 황태자쪽으로 내밀며 진의원에게 말하고. 초긴장

진의원; [금침도인술(金針導引術)로 전하의 경맥을 단전까지 열어놨네.] 황태자를 보고. 알몸에 수많은 금침이 박혀있다. 얼굴에도

진의원; [구룡짐독의 일부가 전하의 단전에 자리 잡으면 육양절맥의 지독한 열기를 견제해서 전하를 깨어나게 할 걸세.]

청풍; [금천구룡로를 열겠습니다. 조심하십시오.] 슥! 말하며 향로의 뚜껑을 오른손으로 잡고. 그러자

진의원; [잠시 숨을 참으시오.] 슥! 소매로 자기 입과 코를 가리며 황태자비에게 말하고

황태자비; [예...] 대답하며 소매로 입과 코를 가린다

딸칵! 청풍의 손이 향로의 뚜껑을 연다. 그러자

쿠오오! 향로 바닥에 검은 뱀 같은 것들이 꿈틀거리고 있는 게 보이고. 이어

청풍; [때가 되었다! 현신하라.] 향로를 들여다 보며 말하고. 그러자

쩡! 쩡! 향로 안에 들어있던 검은 뱀같은 것들의 여기저기에서 한 쌍씩의 빛들이 번쩍인다. 바로 구룡짐독을 이루는 용들의 눈이고. 이어

화악! 크와아앙! 향로에서 분수가 터지듯 확 위로 터져 나오는 아홉 마리의 검은 용

[헉!] [저... 저 작은 향로에서 아홉 마리의 용이...] [저... 저게 바로 모든 독들의 제왕이라는 구룡짐독...] 환관과 의사들 놀라고. 황태자비 뒤에까지 이른 주첨기와 백운선자도 놀라고. 황태자비도 물론 놀라는 표정인데 아직 주첨기가 바로 뒤에 있다는 걸 모른다. 주첨기와 백운선자도 경악

쿠오오! 크아아앙! 조금 찡그리며 올려다보는 진의원. 소매로 입을 가린 채.

주첨기; (저... 저 작은 향로에서 무려 아홉 마리의 거대한 용이 튀어나오다니...) 경악할 때

백운선자; <저 검은 용들은 세상에서 가장 지독한 극독인 구룡짐독이옵니다. 위험하오니 뒤로 물러나시옵소서.> 전음 보내며 주첨기의 팔을 뒤로 당기지만

주첨기; <아니다!> 고개 저으며 백운선자의 손에서 팔을 빼내고

주첨기; <부모님께서도 위험을 감수하고 계시는 데 자식 된 도리로 어찌 안전을 도모하겠느냐?> 말하며 앞으로 나가고

백운선자; (고집하고는...) 한숨 쉬며 따라가고

백운선자; (여차하면 황태손전하만이라고 구해서 여길 빠져나가야만 한다.) 생각할 때 주첨기는 다시 황태자비 뒤에 이르러 앞을 보고 있고. 앞쪽에서는 청풍이 금천구룡로에서 튀어나온 아홉 마리 검은 용들과 대화를 나누듯 주문을 외우고 있다.

청풍; [구룡짐독! 너희들에게 새로운 집을 주겠다.] [하늘 아래에서 가장 크게 될 집을...] 향로를 쳐든 채 구룡짐독들에게 말을 걸고

청풍; [너희들 중 누가 새집으로 이사를 가겠느냐?] [그 집과 함께 천하포무(天下布武)의 뜻을 펼쳐보지 않겠느냐?] 주문 외우고

밀실 천장에까지 치솟아 서로 눈치를 보며 꿈틀대는 검은 용들. 그러다가

슈우! 아홉 마리의 용중 한 마리가 머리를 아래로 하며 내려온다.

청풍; (되었다!) 안도할 때

슈우! 검은 용의 머리가 황태자의 얼굴로 내려간다. 용의 대가리가 가마솥 만하다.

황태자비를 포함하여 모두 초긴장하여 보고. 황태자비는 양손으로 의자 손잡이를 으스러져라 움켜쥔 채로. 직후

주첨기; (저... 저렇게 큰 용이 어떻게 아버지의 몸속으로 들어간단 말인가?) 믿기지 않고. 직후

슈욱! 황태자의 얼굴로 접근하는 검은 용의 머리 부분의 크기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한다

주첨기; (검은 용이 아버지의 얼굴에 접근하면서 급격히 가늘어진다!) 놀랄 때

슈우! 마침내 황태자의 콧속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하는 가늘어진 용의 앞 부분

황태자비; [아!] 안도

백운선자; (구룡짐독이 가늘어져서 전하의 몸 속으로 흘러들어간다.) 역시 침 꼴깍

주첨기; (제발...) 필사적인 표정으로 기원하며 보고

슈우! 그 사이에도 검은 용은 가늘게 변하면서 황태자의 코로 들어가고

비지땀을 흘리면서 주문을 입 안으로 외우는 청풍.

징징! 진동하는 금천구룡로

진의원; (아슬아슬하구먼.) 소매로 입과 코를 가린 채 청풍을 보고

진의원; (소맹주가 구룡짐독의 통제에 실패하면 그 순간 황태자의 육신은 증발해버릴 테니...)

진의원; (어찌 되었든 지금은 소맹주를 믿어볼 수밖에...) 생각할 때

눈 부릅뜨며 무언가 고함을 소리 없이 지르는 청풍. 그러자

화악! 마침내 무리들에서 꼬리를 빼내며 황태자의 콧속으로 들어가는 검은 용

슈욱! 용의 꼬리 부분이 완전히 황태자의 몸속으로 사라지고

[아!] [끝났다!] [구룡짐독중 일부가 전하의 몸속으로 무사히 들어갔다.] 안도하는 사람들. 진의원도 끄덕이고. 그때

청풍; [돌아와라! 이제 작별할 때다.] 금천구룡로를 쳐들고 중얼. 그러자

화악! 크와앙! 이제 남은 여덟 마리의 검은 용들이 용틀임하며 저항하다가

<만독조종을 대리하여 명령한다! 돌아와라!> 청풍의 눈빛이 강렬해지는 배경으로 청풍의 주문을 나레이션으로 표기. 그러자

화악! 크왕! 남아있던 여덟 마리 검은 용들이 방향을 틀어 청풍에게 쇄도하고

황태자비; [조심!] 자기도 모르게 비명

[악!] [흑!] 환관과 의사들도 놀랄 때

쿠오오! 슈학! 급격히 작아지면서 금천구룡로 안으로 밀려들어가는 검은 용들

<향... 향로 속으로 다시 들어간다!> 사람들 놀라며 볼 때

슈욱! 마침내 꼬리들까지 금천구룡로 안으로 들어가고

향로 안쪽에 처음처럼 검은 뱀같은 것들이 꿈틀거리는 게 보인다. 눈 부위가 반작거리고

청풍; (다행히 무사히 끝났다.) 딸칵! 향로의 뚜껑을 닫고

청풍; (이제 진노야께서 말씀하신 대로 구룡짐독이 음기의 역할을 하여 황태자가 깨어나길 바랄 뿐이다.) 앞을 보며 생각. 진의원이 황태자의 얼굴에 박아놓은 금침들을 뽑고 있다.

슥! 얼굴에 박혀있던 마지막 하나의 금침이 뽑혀지고. 그러자

꿈틀! 움찔! 황태자의 몸이 경련을 일으키고

황태자비; [전하!] 흥분하여 벌떡! 일어나고. 그 뒤에 서있던 주첨기도 눈 치뜰 때

천천히 눈을 뜨는 황태자. 순간

<전하께서 깨어나셨다!> <드디어 섭음보정대법의 저주에서 풀려나셨다.> 흥분하지만 입 밖으로 내지 못하는 환관과 의사들. 안도하고 기뻐하는 표정들이고 주먹 불끈 쥐는 사람도 있다.

멍한 표정으로 진의원이 자신의 몸에서 금침을 뽑는 걸 보는 황태자

진의원; [이 늙은이가 누구인지 기억에 나시외까?] 침을 뽑으며. 그러자

황태자; [기억... 나다마다...!] [홍무폐하의 전의였던 진신의 아니신가?] 억지로 웃으며 말하고

진의원; [이십여년 만에 만난 늙은이를 알아보시니 전하의 고질은 제대로 치료가 이루어진 것으로 봐도 무방하오.] 덜덜 떨며 근처로 와있는 황태자비에게 말하고. 그러자

황태자비; [전... 전하...] 비틀거리며 침대로 다가가고

황태자비; [신첩... 신첩도 알아보시겠는지요?] 황태자의 손 하나를 두 손으로 잡고 묻고

황태자; [물론이오. 조강지처인 부인을 어찌 몰라보겠소?] 웃고. 그러자

황태자비; [흐윽!] 황태자의 손에 얼굴을 묻고 오열 터트리는 황태자비.

황태자비; [감사합니다 천지신명이시여! 감사합니다.] 황태자의 손에 얼굴 부비며 오열하는 황태자비

청풍; (내 역할은 여기까지다.) 금천구룡로를 소매 속에 넣으면서

청풍; (오랜 병치레로 인해 약해질 대로 약해진 황태자의 기력을 회복시키는 건 진노야께서 해주실 테니 내가 할 일은 더 이상 없다.)

청풍; (그만 강녕으로 돌아가야겠다.) 생각하며 돌아서는데

[고맙소이다 은공!] 청풍을 향해 한 무릎 꿇으며 인사하는 주첨기

청풍; (주첨기...!) 눈 번뜩일 때

주첨기; [아바마마를 쾌차케 해주신 은혜는 백골이 되어서라도 잊지 않겠소이다.] 포권하며 말하는 주첨기의 얼굴 크로즈 업

 

#267>

<-강녕> 밤. 곡가표국. 불이 꺼져 있고.

마당에 나와 서있는 신소심. 뭔가 걱정하는 표정으로 하늘을 보고 있고

건물 사이에서 나오는 환설

환설; [맹주님께서 금릉으로 떠나셨다고?] 다가오고

신소심; [아직 안 주무셨어요?] 돌아보고

환설; [잠이 안오는구나.] [그보다 맹주님은 무슨 일이 있으셔서 굳이 한밤중에 떠나신 거냐?]

신소심; [저도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어요.] [다만 마음에 걸리는 걸 확인해봐야겠다면서 떠나셨어요.]

환설; [맹주님이 그렇다면 그렇거니 해야 하는데...] 함께 밤하늘을 보고

<맹주님의 심기를 어지럽힌 일이 도련님과 관련된 게 아니길 바랄 뿐이다.> 두 여자의 모습 배경으로 환설의 생각 나레이션

 

#268>

<-첩혈당> 깊은 밤. 불이 다 꺼져 있고

후원의 어느 건물. 불이 꺼져 있다.

방안. 여자의 침실. 침대에 야한 모습으로 잠이 든 여자. 매화부인. 란제리형태의 짧고 얇은 잠옷을 입고 있는데 방자한 자태로 이불 걷어찬 모습으로 잠이 들었다. 아랫도리를 벌리고 있으며 저고리가 벌어져 젖가슴도 일부 드러나 있다. 머리는 풀어헤쳤고 그 때문에 비녀는 꽂지 않고 있다.

매화부인; [음냐...] 입맛 다시며 손을 저고리에 넣어 젖가슴을 벅벅 긁는 매화부인. 그러다가

움찔! 하는 매화부인.

딸칵! 딸칵! 옆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고

매화부인; [뭐... 뭐야?] 눈 억지로 뜨며 신경질 부리고

매화부인; [밤도 깊었는데 어떤 년이 잠도 안 자고 지랄을...] + [!] 말하다가 눈 부릅

쿵! 침대 옆의 탁자 옆에 누가 서서 탁자 위의 물건들을 뒤지고 있다. 탁자 위에는 매화부인이 위가대원에서 챙겨온 패물들을 싼 보자기가 있었는데 보자기가 풀려있고 누군가 풀려진 보자기 위에 수북이 쌓인 패물들을 뒤지고 있다

매화부인; [도... 도둑...!] 기겁하며 벌떡 일어나고. 젖가슴 출렁이는데

턱! 그런 매화부인의 입을 틀어막는 우악스러운 손, 눈 치뜨는 매화부인

위태무; [소란 피우지 마라.] 몸을 조금 돌려 한손으로 매화부인의 입을 틀어막은 채 말하는 사내의 실루엣. 아직 위태무임은 보여주지 말고

위태무; [네게 맡겨놓은 물건을 찾으러 들른 것뿐이니...] 쿵! 말하는 위태무의 얼굴 보여주고

매화부인; (위... 위태무!) 겁에 질리고

위태무; [비녀는 어디에 두었느냐?] 슥! 매화부인의 입 틀어막았던 손 떼면서 묻고

매화부인; [비... 비녀라니요?] 달달 떨며. 두 손으로 가슴을 가리고

위태무; [처음 만났을 때 내가 정표(情表)로 준 비녀를 늘 몸에 지니고 있었지 않았느냐?] 지긋이 매화부인을 노려보고

매화부인; [그... 그 비녀는...] 더듬대며 한쪽을 보고

위태무도 고개 돌려 그쪽을 보고

바닥에 옷가지가 널려있다. 매화부인이 걸치고 있던 옷가지들인데 대충 옷을 벗어 놓은 형상이다. 헌데

그 옷가지들 사이에 비녀의 둥근 머리 부분이 보이고

위태무; (단정치 못한 계집!) 찡그리며 비녀 쪽으로 손을 뻗고

위태무; (걸치고 있던 옷을 대충 벗어놓으면서 비녀도 함께 뽑아놨구나. 그 때문에 내 눈에 띄지 않았고...) 징! 비녀쪽을 겨눈 손이 진동하고. 그러자

들썩! 비녀가 흔들리며 일어나더니

핑! 자석에 이끌린 쇳조각처럼 위태무의 손으로 날아든다.

콱! 날아든 비녀를 잡는 위태무의 손. 비녀는 손가락 굵기에 길이는 30센티 정도인데 표면에는 금박과 칠보가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비녀의 머리 부분은 둥그스름한데 역시 화려한 문양이 새겨져 있어서 비싸지만 평범해 보이는 비녀다.

매화부인; [상... 상공께서 그 비녀를 한시도 몸에서 떼어놓지 말라고 해서... 늘 지니고 있었어요.] 비녀를 살펴보는 위태무의 눈치를 보며 말하는데

콱! 대꾸하지 않고 비녀를 강하게 쥐는 위태무. 그러자

빠지직! 빠직! 비녀 표면에 마구 균열이 가고

매화부인; (비... 비녀의 표면이 갈라지다니...!) 놀랄 때

푸스스! 투툭! 비녀의 껍질이 그대로 부서져 내리기 시작하더니

쩡! 부서지는 껍질 안쪽에서 빛이 번져 나온다.

매화부인; (균열 사이로 피처럼 붉은 빛이 번져 나오고 있어!) 역시 놀랄 때

퍼석! 푸스스! 둥그스름하던 머리 부분도 갈라져 껍질이 부서지고

쿵! 안전히 드러나는 비녀의 모습. 전체가 유리로 만들어진 듯 투명한데 붉은 빛을 내뿜고 있으며 둥글던 머리 부분은 입을 벌린 마귀의 머리 형상이다.

매화부인; (맙소사!) 손으로 입을 가리고

매화부인; (어쩐지 무겁다 했더니 유리나 수정 같은 걸 깎아서 만든 위에 금과 칠보(七寶)를 덧씌웠던 거야.) 붉은 빛을 뿜어내는 유리같은 재질의 비녀를 얼굴 앞에 들고 살피는 위태무를 보며 전율하고

위태무; [이상은 없군.] 마귀 머리 형상인 비녀 끝 부분을 살피며 끄덕이고

매화부인; [타노... 타노의 말이 사실인가요?] 겁에 질려 묻고. 돌아보는 위태무

매화부인; [상공께서... 대역의 죄를 지으셨다고 하던데...] 겁에 질리고 경계하며

위태무; [사실이다.] 끄덕이며 비녀를 품속에 넣고

위태무; [대장부로 태어났으면 꿈을... 그것도 가능한 큰 꿈을 꿔봐야 하지 않겠느냐?]

매화부인; [그... 그런...] 절망

위태무; [운이 따르지 않아 역천지계(逆天之計)가 수포로 돌아갔지만 후회는 없다.] [다만 매초풍, 네게는 미안할 따름이다.] 음산하게 눈 번뜩이며 침대로 다가오고

매화부인; [흐윽!] 두려움 느끼고 뒤로 물러나 앉고

위태무; [머잖아 넌 금의위에 체포될 테고 그럼 어떤 꼴을 당하게 될지는 불문가지(不問可知)!] 스윽! 손을 펼쳐서 매화부인을 겨누고

위태무; [그래도 십년 넘게 살을 맞대고 산 정을 생각해서 고통 없이 삶을 마감하게 해주마!] 징! 손바닥이 진동하고.

매화부인; [제발...] 공포에 질려 뒤로 물러나 앉지만

위태무; [살만큼 살았고 누릴만큼 누리지 않았느냐?] [미련 두지 말고 그만 극락왕생하거라!] 징! 진동하는 손을 천천히 조이고. 그러자

우둑! 매화부인의 목이 보이지 않는 힘에 조여지며 소리가 나고. 눈을 까뒤집는 매화부인

매화부인; [끄윽! 이... 이러지 말아요.] 조여지는 목을 양손으로 부여잡고 눈 까뒤집으며 애원

매화부인; [살... 살려주세요! 죽... 죽기 싫어요!] 눈 까뒤집고 눈물 흘리며 애원하지만

위태무; [이게 널 위하는 길이다. 그만 포기해라.] 우둑! 손을 더 조이고

매화부인; [끄윽!] 콰득! 목이 꺾이며 신음. 목이 완전히 부러지려 하고. 바로 그때

[!] 슈욱! 위태무의 눈으로 쏘아오는 송곳같은 섬광. 눈 부릅뜨며 놀라는 위태무

위태무; (이건!) 팟! 사력을 다해 몸을 돌리며 고개를 옆으로 젖히고. 간발의 차이로 그자의 눈 앞을 스치고 지나가는 섬광

매화부인; [컥!] 털썩! 그 바람에 목이 풀리며 나뒹구는 매화부인

스팟! 홱 돌리며 젖히는 위태무의 눈 꼬리를 스치고 지나는 섬광에 살갗이 베어지며 피가 튄다.

위태무; [심검(心劍)!] 휘릭! 몸을 돌리며 문쪽을 보고

위태무; [또 내 일을 방해할 생각이냐 진상파?] 문쪽을 노려보며 살벌한 표정을 지을 때

<본의 아니게 그리 되었군요.> 덜컹! 문이 저절로 열리며 누군가의 말이 들리고

진상파; [비록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귀하의 무정(無情)한 독단(獨斷)을 목격했으니 두고 볼 수만은 없더군요.] 열려지는 문 밖의 정원에 진상파가 조용하게 서있다. 왼손으로 허리에 찬 검의 칼집을 잡고 있기는 하지만 오른손은 늘어트린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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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

<-곡가표국> 밤이 되었다. 아직 깊은 밤은 아니라 곡가표국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고

[학학!] 건물들 사이를 달려오는 분이. 곡가표국의 하녀와 표사들이 비켜서며 인사하고

분이; (너무 해! 정말 너무해.) 울상

분이; (하룻만에 돌아왔다가 또 말도 없이 떠나는 게 어디 있어?) 이를 악물며 달려가고. 놀라 피하는 사람들

분이; (미워 죽겠어!) 달려가는 앞쪽에 대청 건물이 나타나고. 하녀와 표사들이 급히 피해주고.

 

대청에서 나오는 사람들. 청풍과 독천존이 나란히 나오고 그 뒤를 진상파와 곡강한이 따라 나온다. 입구에는 곡부인이 아기를 안고 서있다가 나오는 청풍과 독천존에게 공손히 인사하고 있고

청풍; [금천구룡로는 황태자의 치료가 끝나는 대로 돌아와 노야께 돌려드리겠습니다.] 구룡짐독이 든 향로를 손에 든 채 대청을 나서며 독천존에게 말하고

독천존; [서두를 건 없다.]

독천존; [다만 구룡짐독을 다룰 때는 십분 주의해야한다는 걸 한시도 잊으면 안된다.]

독천존; [네가 비록 조룡여의대법을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다 해도 구룡짐독은 영성을 지니고 있어서 뜻대로 부릴 수 없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말할 때

[오빠!] 외치는 소리가 들려서 돌아보는 사람들

분이; [정말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삐져서 외치며 달려오고

청풍; [몰래 왔다 갈려고 했는데 들켰군요.] 달려오는 분이를 보며 쓴웃음 짓고. + 독천존; [계집아이들 눈치를 어떻게 당하겠나?] 역시 웃으며 보고

분이; [뭐하자는 거야 오빠? 돌아왔으면서 날 따돌린 거야?] 퍽퍽! 달려들어 청풍의 가슴을 주먹으로 마구 때린다.

청풍; [미안하다 분이야.] 툭 탁! 가슴을 분이 주먹에 마구 맞으면서 난감

청풍; [촌각을 다투는 상황이라 어머니께도 인사드릴 시간이 없었다.]

분이; [변명 같은 변명을 해!] [얼굴 보이는 데 얼마나 걸린다고 몰래 왔다 갈려고 했어?] 두 손으로 청풍의 멱살을 잡고 흔들고. 분해서 울먹이며

분이; [어머니들과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기나 하냐구?] 청풍의 멱살을 잡은 채 청풍의 가슴에 이마를 쾅쾅 부딪히며 울고. 난감한 청풍.

독천존; (옳지! 잘 한다 분이야.) 의미심장하게 웃고. 진상파는 소리없이 한숨 쉬고.

독천존; (그렇게 바짝 조여 놔야 청풍이 놈이 한눈을 안 팔지.) 히죽 거리고. 그때

진상파; [그 정도 했으면 되었다.] 한숨 쉬고. 움찔! 하며 돌아보는 분이

진상파; [사제가 말한 대로 촌각을 다투는 상황이니 그만 보내주도록 해라.]

분이; [예...] 삭 죽어 눈치 보며 청풍의 멱살을 놓고

청풍; [금릉에서의 일이 끝나는 대로 돌아올 테니 어머니들 시중 들면서 조금만 더 기다려라.] 분이의 어깨 쓰다듬고.

분이; [알았어.] 입이 댓발 나와서 소매로 눈물 닦고

청풍; [그럼 후배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독천존에게 포권하고

독천존; [그러게나.] 끄덕

청풍; [제 대신 어머니께 잘 말씀 드려주십시오 사저.] 진상파에게도 포권하고

진상파; [여기 걱정은 말고 네 앞가림이나 잘 하도록 해라.] 좀 쌀쌀 맞게 말하고

청풍; [예...] 좀 멋쩍은 표정으로 웃고

청풍; [다녀오겠습니다.] 슈학! 미사일처럼 날아오르고

분이; [조심해 오빠!] 청풍이 날아가는 쪽으로 몇 걸음 달려가며 손 흔들고

곡강한; [밤길 조심하십시오 공자!] 곡강한도 포권하고. 곡부인도 고개 조아리고

쇄액! 삽시에 멀리 사라지는 청풍

독천존; [그놈 참, 바람이 따로 없구만. 갑자기 들이닥치더니 질풍같이 사라져버리고...] 짐짓 혀를 차고. 반면

[...!] 청풍이 사라지는 곳을 보며 무언가 생각하는 진상파

진상파; (이 찜찜한 기분...) 약간 찡그리며 청풍이 사라진 곳을 보고

진상파; (나도 어쩔 수 없는 계집이라 육감이라는 게 있는데...) (하룻 사이에 분명 사제에게 무슨 일이 있었다.)

<더 이상 순진한 소년이 아니라 장성한 사내같은 느낌이 든 것으로 봐서...> 진상파의 약간 찡그린 얼굴 배경으로 나레이션

 

#251>

귀면지존의 비밀 소굴. 역시 밤. 타지마할 같은 건물에 불이 여기저기 켜져 있고. 무사들이 경비를 선다

건물의 맨 위층. 불이 켜진 창가에 서서 밖을 보고 있는 여자. 혈미인 용설약이다.

[...!] 무언가 생각하는 용설약

그 모습을 건물 아래쪽 그늘진 곳에서 올려다보는 타노. 주변에 무사들이 있지만 타노를 신경쓰지는 않고 있고

타노; (느낌이 좋지 않다.) 건물 맨 위층 불 켜진 방의 창가에서 밖을 보고 있는 용설약을 올려가보며 생각하고

타노; (주모가 내 정체를 알아차린 건 의심의 여지가 없는데...)

타노; (대체 어떤 경로로 내가 주군의 핏줄이라는 걸 알게 되었는지 짐작이 가질 않는다.) (내 출생의 비밀을 아는 사람은 주군과 어머니, 그리고 나 단 세사람뿐인데...)

타노; (주모의 주변을 탐문해봐야 한다.) 건물로 들어가고

타노; (내가 죽고 사는 게 문제가 아니라 주군... 아버지의 위상에도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사안이니...) 눈 번뜩이며 건물 안으로 사라지고

 

#252>

용설약이 창가에 서있는 그 방. 화려한 거실 겸 침실이다. 한쪽에는 넓은 침대도 있고. 탁자와 의자등도 있다.

[...] 살벌한 표정으로 창 밖 멀리를 보는 용설약

용설약의 시점. 뒷짐 짚은 자세로 날 듯이 걸어 멀리 사라지고 있는 사람 한명. 아주 작게 보인다

그 인물 크로즈 업. 귀면지존의 모습을 한 위태무다

용설약; (무능한 인간...) 멀어지는 위태무의 뒷모습을 노려보고. 입술 깨물며.

용설약; (계획했던 대로 진천이를 황제로 만들어주기만 했다면 날 속이고 우롱한 죄를 모두 용서해주려고 했거늘...!) 살벌

용설약; (어이없이 정체가 들통 나 상시태감 자리에서도 쫓겨난 네놈을 더 이상 지아비로 인정해줄 이유가 없다.) 미친 년 같은 분위기

용설야; (마지막으로 네놈이 숨기고 있는 <그것>만 회수하면 벼르고 별러온 복수를 하고 말 것이다.) 주먹 꽉. 그때

[어머니!] 뒤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위진천. 방안은 화려한 거실 겸 침실이다. 돌아보는 용설약

위진천; [아버지는 금릉에 마무리 지을 일이 있다면서 떠났습니다.] 들어오고. 문은 닫지 않는다

용설약; [나도 봤다.] 문간에서 떨어져 안으로 오고

위진천; [소자가 아버지에게 마무리 지을 일이 무언지 반복해서 물어봤지만 알 거 없다는 말만 했습니다.] 의자 옆에 멈춰서며 말하고

용설약; [아버지는 무슨...] 냉소하고

용설약; [어미하고 있을 때는 그냥 가주(家主)라고 불러라.] [네가 아무런 혈연관계도 없는 그 인간을 아버지라 부르는 건 마음이 편치 않으니...] 의자에 앉고

위진천; [그리하겠습니다.] 대답하며 마주 앉고. 헌데

 

#253>

[!] 어둠 속에서 눈 부릅 뜨는 타노.

타노; (이게... 이게 무슨 소리인가?) (소주... 진천이가 가주와 아무런 혈연관계도 없다니...) 전율하고. 타노는 불 꺼진 옆방의 벽에 귀를 대고 있다.

타노; (설마... 설마 소주는 주모가 다른 사내의 씨를 받아 난 자식이란 말인가?) 극도로 흥분해서 부들 부들 떨고

타노; (그렇다면 가주... 아버지는 지금까지 주모에게 철저하게 농락당해왔다는 건데...) 이를 악물고

타노; (홧김에 말실수를 한 것인지, 정말 소주가 아버지의 자식이 아닌 것인지 확인해서 알려드려야만 한다.) 다시 귀를 기울이고

 

#254>

다시 용설약과 위진천이 있는 방

용설약; [위태무, 그 인간은 혈왕님의 진짜 핏줄인 네가 가주라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해야한다.] 위진천과 마주 앉아서 코웃음 치고

위진천; [예...] 쓴웃음

용설약; [그래 그동안 <그것>... 혈왕잠(血王簪)의 행방을 탐문해온 일에선 성과가 있었느냐?] 표정 온화하게 바꾸면서

위진천; [저는 지금의 신분 때문에 아버지... 아니 가주와 자주 접촉할 수가 없었던 탓에 딱히 보고드릴만한 사항은 없고...] 문쪽을 돌아보고

위진천; [상세한 보고는 가주 신변에 밀착해서 감시해온 담당자에게 직접 들으시지요.] [들어와라.] 문쪽을 향해 말하고. 그러자

[예 소주!] 슥! 대답과 함께 누군가 들어선다. 여자다

백일몽; [소녀, 주모님께 정식으로 인사 올립니다.] 포권하는 여자. 바로 백일몽이다

 

#255>

타노; (맙소사!) 어둑한 옆 방에서 훔쳐들으며 전율

타노; (아버지가 나 못지 않게 신임하는 백일몽, 저년이 사실은 주모의 지령을 받는 간자(間者;첩자)였을 줄이야!)

타노; (아버지는 주모에게 철저하게 농락을 당해오셨구나.) 이를 악물고

 

#256>

다시 거실

용설약; [환관 시늉하는 인간 옆에 붙어서 감시하느라 고생했다 백일몽!] 위진천 뒤에 공손히 서있는 백일몽에게

용설약; [네가 아니었으면 난 여전히 위태무, 그 인간에게 농락당하며 살아왔을 것이다.]

백일몽; [과찬의 말씀이시옵니다.]

용설약; [과찬이 아니다.] [타노, 그 병신놈이 죽었다고 알려진 위문천(威問天)임을 알아낸 것만으로도 네 공은 차고도 넘친다.]

백일몽; [감사하옵니다.] 고개 숙이고

 

#257>

다시 옆방의 타노

타노; (역시 주모는 내가 누군지 이전부터 알고 있었구나. 그래서 내게 그토록 지독한 살의를 품고 있었고...) 분노와 충격

타노; (내가 바로 죽은 것으로 위장한 위문천이라는 사실을 알아내 주모에게 고자질한 것은 백일몽이었던 것이다.) 주먹 불끈

타노; (저년은 아버지와 단 둘이 있을 때 부주의하게 호칭을 한 것으로 눈치를 챘겠지.) 이를 악물고

 

#258>

다시 거실

용설약; [가증스러운 인간!] [뭐? 젊어서 종년하고 붙어먹어 생긴 첫 번째 자식새끼가 돌림병으로 죽어?] 살벌한 표정

용설약; [하지만 사실은 제 놈 곁에 두고 온갖 공을 들여서 키워왔다 이거지?] 이를 바득 갈고

용설약; [언제든지 장남인 그놈을 제 아들로 인지(認知)해서 우리 혈왕세가(血王世家)를 통째로 넘겨줄 속셈으로...] 이를 갈고

위진천; [이제는 타노가 진짜 곱추인지도 의심스럽기까지 하군,]

백일몽; [제가 아는 한 곱추인 건 틀림없는 것같사옵니다.]

백일몽; [타노, 즉 위문천은 아마 어렸을 때 중병을 앓은 후유증으로 곱추가 된 것같고...]

백일몽; [가주는 자기 자식이 불구라는 게 부끄러워서 돌림병으로 죽었다고 사람들을 속여 왔을 것이옵니다.]

용설약; [그 병신 놈이 진짜 곱추라면 그보다 기쁜 일이 없는데...]

용설약; [그보다 혈왕잠의 행방에 대해서는 알아낸 것이 없느냐?]

백일몽; [일단 위가대원에는 숨겨두지 않은 게 확실하옵니다.]

백일몽; [지난 몇 년동안 소녀가 위가대원의 모든 곳을 남김없이 수색해봤지만 혈왕잠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옵니다.]

용설약; [집에 숨겨두지 않았다면 혈왕잠을 늘 몸에 지니고 다녔다는 건데...]

백일몽; [가주의 의복 일체는 소녀가 챙겨드렸습니다만...] [의복 어디에서도 혈왕잠을 숨기고 있었다는 징후는 발견하지 못했사옵니다.]

용설약; [집에 숨겨두지도 않았고 몸에 지니고 다니지 않았다면...] 찡그리고

위진천; [소자가 생각하기에 가능성은 두 가지입니다.]

용설약; [말해봐라.]

위진천; [첫째! 가주는 혈왕잠을 자금성의 내원에 숨겨두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백일몽이 위가대원에서는 찾아낼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용설약; [그럴 수도 있겠구나.] 끄덕

용설약; [그럼 다른 한 가지 가능성은 무어냐?]

위진천; [매화부인 매초풍입니다.]

용설약; [그러고 보니 그 갈보년이 안보이는구나.] 눈 반짝

위진천; [어쩌면 가주는 매화부인에게 혈왕잠을 주어 빼돌리게 했을지도 모릅니다.]

용설약; [매화부인이란 년은 제 년이 혈왕조사님께서 남기신 보물중의 보물 혈왕잠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를 수도 있고...]

위진천; [소자의 생각도 같습니다.] 끄덕

백일몽; [그럼 가주가 다시 금릉으로 돌아간 건 자금성에 숨겨두었거나 매화부인에게 맡겨둔 혈왕잠을 회수하기 위해서일 가능성이 높겠군요.] 눈 반짝

위진천; [소자가 가주의 뒤를 밟아볼 걸 그랬습니다.]

용설약; [네가 직접 수고할 건 없다.] 냉소

위진천; [그럼...] 흠칫!

용설약; [어미가 몇년만에 집을 떠나면서 혼자 나왔을 것같으냐?]

위진천; [호위를 대동하셨군요.] 깨닫고

용설약; [지법사(地法師) 셋과 인법사(人法師) 다섯을 대동했다.] [그중 지법사 둘이 뒤를 밟고 있으니 위태무는 어딜 가든 내 이목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요염하고 사악하게 웃고

위진천; [역시 어머니는 주도면밀하십니다.] 포권하고

용설약; [이래 뵈도 어미는 혈왕조사님의 직계(直系)고 적손(嫡孫)이다.] [아무렴 일을 허술하게 처리하겠느냐?] 교만한 표정으로 웃고

위진천; [어머니가 잘 안배하고 계시니 어쨌든 혈왕잠의 행방은 곧 밝혀지겠습니다.]

용설약; [천마총의 장보도처럼 혈왕잠의 비밀도 천여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끄덕이고

용설약; [하지만 혈왕잠에 숨겨져 있는 혈왕조사의 진정한 힘을 얻게 되면 절대무적으로 군림할 수 있게 된다.]

용설약; [진천이 네가 천하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혈왕잠을 손에 넣어 그것의 비밀을 알아내야만 한다.]

위진천; [명심하겠습니다.]

용설약; [그동안 네 아버지도 혈왕조사께서 남기신 단서를 연구하여 혈왕잠의 비밀을 풀 수 있는 단서를 얼추 찾아낸 것같았다.]

 

#259>

타노; (아버지!) 눈 치뜨고

타노; (역시 진천이는 아버지가 아닌 다른 사내의 씨였구나.) 분노

타노; (주모는 대체 어떤 사내의 씨를 받아서 진천이를 낳은 것인가?) 귀를 바짝 벽에 대고 듣고

 

#260>

위진천; [아버지가 타고난 재능으로는 사자천존 초패강에 못지 않으시다는 건 문중의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는 바가 아니겠습니까?]

위진천; [그런 분이 작정하고 십년 넘는 세월동안 연구를 해오셨으니 단서를 잡지 못하는 게 오히려 비정상이겠지요.]

 

#261>

타노; (재능으로는 사자천존 초패강에 못지 않다?) 눈 부릅

타노; (그렇게 불리는 사람은 우리 혈왕세가 내에서 단 한명 뿐인데...) 충격으로 부들 부들

타노; (설마... 설마 그자가 자신에게 백모(伯母)가 되는 주모와 사통하여 진천이를 낳았단 말인가?) 빠득! 자기도 모르게 분노하여 이를 갈고.

 

#262>

용설약; [네 아버지가 혈왕잠의 비밀을 거의 다 푸셨으니 이제 혈왕잠을 손에 넣은 일만 남았다.]

용설약; [비록 널 황태손 주첨기로 위장시키는 건 실패했지만 위태무는 어딘가에 숨겨둔 혈왕잠만은 확실하게 회수할 것이다.]

용설약; [그 작자가 혈왕잠을 회수한 걸 확인만 되면 즉시 손을 써서...] + [!] 빠득! 말하다가 눈 부릅뜨는 용설약의 귀에 누가 이를 가는 소리가 들린다. 물론 타노가 자기도 모르게 이를 간 소리고

[!] 위진천도 뒤늦게 알아듣고 벌떡 일어나며 한쪽 벽을 보고. 백일몽은 놀라 눈 치뜨는데

용설약; [쥐새끼가 있었구나!] 화악! 휘두르는 용설약의 왼손에서 용 형상의 거대한 기운이 한쪽 벽으로 날아간다. 직경이 2미터가 넘고 대가리의 직경은 그 이상인 거대한 용. 핏빛인데 반투명하다. 왼손 중지에 끼고 있는 용 모양의 반지에서 용이 튀어나가 확 커진 모습니다

퍼억! 벽으로 그냥 스며들어가는 반투명한 용의 형상. 물이 스펀지에 스며들 듯이 스며들어가고

 

#263>

타노; (아차!) 팟! 놀라며 벽에서 귀를 떼며 뒤로 휙 날아가고. 직후

크왕! 반투명한 핏빛의 거대한 용의 아가리가 벽을 뚫고 들어와 타노를 삼키려 한다. 벽을 부수고 들어온 게 아니라 물이 스펀지를 통과하듯 투과해서 덮친 것 주의

타노; (식백혈룡(食魄血龍)!) 팟! 경악하며 뒤로 날아가지만 집채만한 입을 쩍 벌려서 그대로 타노를 물어오는 반투명한 핏빛 용

콰직! 그대로 입을 다물어서 타노를 삼키는 거대한 핏빛의 용. 동시에 타노의 몸도 밝은 빛에 휘감기고. 호신강기를 일으켰다

 

#264>

위진천; [감히...] 팟! 용수철처럼 튀어 벽으로 쇄도하고. 용설약이 손으로 밀어낸 거대한 핏빛의 용이 스며들고 있는 그 벽으로

백일몽; [이런...] 팟! 입구로 날아간다.

퍼석! 어깨로 들이받아서 벽을 모래처럼 부수며 옆방으로 뛰어드는 위진천. 하지만

[!] 휘릭! 파앗! 옆방으로 뛰어들다가 눈 치뜨는 위진천

퍼억! 반투명하고 거대한 용의 머리 부분이 터져나간 채 꿈틀거리고 있다.

위진천; (어머니의 호신보패(護身寶牌)인 식백혈룡이 오히려 터져나갔다.) 팟! 놀라며 몸을 세울 때

쩌저적! 스스스! 터져나갔던 용의 대가리 부분이 다시 원상대로 복구되고. 직후

백일몽; [이 방 밖으로 도망친 흔적이 있어요. 추적하겠사옵니다.] 팟! 열려진 방문을 스치고 지나가며 외치고

위진천; [수하들을 모두 동원해서 추적하라!] 외치고

<예!> 멀어지는 백일몽의 대답. 이어

삐익! 삐익! 여기저기서 들리는 호각소리. 그 배경으로 머리 부분이 터진 채 꿈틀대는 용을 올려다보는 위진천

위진천; (식백혈룡은 술법이 가미된 무공이라 보통의 무공으로는 훼손시키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지경이 되었다는 건...)

위진천; (이방에서 엿듣던 자도 우리 혈왕세가의 인간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인데...) 표정이 심각해지고

위진천; (그자는 내가 가주의 핏줄이 아니라는 비밀을 알아버렸다. 반드시 찾아내 입을 막지 않으면 심각한 풍파가 일어날 것이다.)

위진천; (어머니의 정조에도 돌이킬 수 없는 오점이 남게 되고...) 생각할 때

용설약; [제법 재주가 있는 놈이로구나. 내 귀염둥이에게 기습을 당하고도 빠져나가다니...] 무너진 벽을 통해서 들어서는 용설약. 붉고 거대하고 반투명한 용이 용설약의 몸을 휘감고 돈다.

용설약의 왼손 중지에 끼워져 있는 큼직한 반지 크로즈 업. 자기 꼬리를 물고 있는 그 반지의 눈 부분에서 용의 꼬리가 빠져나온 형상이다...

위진천; [식백혈룡의 공격에 반응을 보인 속도하며... 평범한 자는 절대 아니었습니다.] 말하며 자기 발치의 바닥을 보고

바닥에 피가 뿌려져 있다.

위진천; [하지만 놈도 무사하지는 못했습니다.] 피를 가리키며

용설약; [아무렴 식백혈룡에 물리고도 타격을 입지 않을 인간이 당금 하늘 아래 있을 리가 없지.] 교만하게 말하며 핏자국 근처에 이르러 내려다보고

위진천; [피를 남겼으니 그자의 정체를 알아내는 건 어렵지 않겠습니다.]

용설약; [물론이다.] 끄덕이며 용 모양의 반지를 낀 왼손을 활짝 펴서 앞으로 내밀고. 그러자

징! 반지가 진동하고

카앙! 허공을 떠돌던 반투명한 용이 방향을 틀며 바닥에 떨어진 피를 아가리로 벌리며 삼켜간다.

화악! 피가 뿌려진 바닥을 입 벌리고 지나가는 용. 용의 아래 턱은 바닥으로 스며들었다가.

슈우! 치치치! 반투명한 용이 지나가자 바닥에 뿌려진 피가 증발된다. 이어

츠츠츠! 피가 증발되며 일어나는 연기가 사람의 형상을 이룬다.

[이놈은!] [이런...] 눈 부릅 뜨는 용설약과 위진천

<타노!> <위문천!> 두 모자의 놀라는 소리를 배경으로 연기가 형성하는 사람의 모습. 반투명한 용에게 물리며 비틀하는 인물은 물론 타노다. 타노의 형상도 반투명하다. 홀로그램처럼

 

#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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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 [진맥이 끝나셨습니까?] 진의원에게 다가가며 묻고. 그 뒤에서 황태자비도 정신을 추스르며 몸을 바로 하고

진의원; [네놈들... 네놈들이 전하로 하여금 죄를 짓게 만들었구나.] 주변의 의원들을 노려보고

[죄... 죄송합니다 노야.] [후배들은 최선을 다했사오나...] 눈치 보며 말하는 의원들. 의원들은 대개 중년이나 초로의 나이지만 진의원보다는 전부 연하다.

진의원; [시끄럽다!] 버럭!

찔끔하는 의원들

진의원; [아무리 전하의 목숨이 귀하다 해도 의원으로서 결코 해서는 안되는 일이 있다는 걸 잊었느냐?] 고함

진의원; [네놈들이 그러고도 하늘을 대신하여 천도(天道)를 세상에 펼치는 의원이라 자처할 수 있느냐?] 불같이 화를 내고

삭 죽어서 대꾸하지 못하는 의원들. 환관들도 주눅 들고. 그때

황태자비; [노인장은 홍무폐하의 어의였던 진신의가 맞지요?] 의자에 앉은 채 묻고

진의원; [오랜만에 뵙소이다 마마.] 화가 나서 뚱한 표정으로 형식적으로 고개를 숙이고. 약간 고개만 돌린 채로

청풍; (저 여자가 남편을 연명시키느라 섭음보정대법을 펼친 것 때문에 화가 단단히 나셨구나.) 쓴웃음을 짓고.

황태자비; [역시 진신의셨군요. 그동안 어찌 지내셨는지요?]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진의원; [눈 뜨고는 차마 못 볼 꼴들이 많아서 속세를 등졌었소이다.] 시큰둥하게 말하며 다시 황태자를 돌아보고

황태자비; [신의께서 갑자기 은거하시는 바람에 친정아버지의 중병을 고쳐주신 은혜에 보답할 기회가 없었어요.] [비록 늦었으나 감사드리옵니다.] 공손하게

진의원; [환자를 돌보는 것은 의원의 본분이니 사례하실 필요 없소이다.] 여전히 시큰둥

<황태자비마마께서 저토록 공손한 건 처음 보는군.> <하긴 진신의라면 저러실만도 하지. 전하를 살려줄 지도 모르니...> 의원과 환관들 황태자비를 곁눈질하며 생각하고

황태자비; [염치없지만... 이 계집 지아비의 고질(痼疾)도 고쳐주시길 청하옵니다.] 간절하게

진의원; [소맹주의 부탁도 있고 해서 그럴 생각으로 찾아왔소만...] 힐끔 청풍을 보고

황태자비; [역시 초공자가 청을 넣어준 덕분에 신의께서 어려운 발걸음을 하셨군요. 감사드려요.] 청풍에게 고개 숙이고.

청풍; [내게 고마워할 거 없소.] 뚱한 표정으로 외면할 때

진의원; [소맹주 말대로요.] [마마는 소맹주나 노부에게 고마워할 필요가 없소.]

황태자비; [무... 무슨 말씀이신지...] 불길한 표정

진의원; [노부라 해도 손을 쓰기에는 이미 늦었단 말씀이외다.]

황태자비; [그... 그런...] 비틀하고

청풍; [조심...] 손을 뻗어 황태자비의 팔을 잡아 부축하려다가

청풍; (위험하다!) 다시 손을 급히 거두고. 자신의 손이 닿자 혼망 가던 황태자비의 얼굴 떠올리며

황태자비; [어... 어째서인가요?] 콱! 비틀거리다가 침대 모서리를 잡고

황태자비; [진신의는 숨만 붙어있다면 어떤 환자라도 다시 살리는 것으로 유명한 분이시잖아요.] 침대 모서리를 잡은 채 간절하게 말하고

진의원; [설령 숨이 끊어지기 직전의 환자라도 몸속에 충분한 생기(生氣)가 남아있으면 살릴 방도가 있소.] [생기를 북돋아주어 저절로 기력을 회복하게 해줄 수 있으니...] 냉정하게 말하고

황태자비; [그... 그럼 그이는...] 전율하며 신음

진의원; [전하는 몸속의 생기가 완전히 고갈되어 말라비틀어진 고목같은 상태요.] [이래서는 백약이 무효하오.] 황태자를 보며

황태자비; [그... 그런...] 절망

진의원; [이십여 년 전에도 말해준 것같은데... 전하는 육양절맥(六陽絶脈)을 타고 났소.]

청풍; [육양절맥이라면 양기(陽氣)가 지나치게 강해서 몸을 말려 죽이는 체질 아닌지요?] 아는 척

진의원; [그렇네.] [열여섯 살을 넘기지 못하고 죽게 만드는 구양절맥(九陽絶脈) 정도는 아니지만 육양절맥을 타고 나도 오래 살지는 못한다네.]

황태자비; [저...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힘겹게 말하고

황태자비; [설령 육양절맥을 타고 났어도 식보(食補)와 약보(藥補)만 잘하면 보통 사람들 정도의 수명은 누릴 수 있는 게 아닌가요?]

진의원; [맞소!] [문제는...] 의원들을 노려보고. 찔끔하는 의원들

진의원; [양기를 억누르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여한 음(陰)한 성질의 약재 양을 조절하지 못했다는 사실이오.] 차갑게

황태자비; [약... 약을 잘못 썼단 말씀이신가요?] 눈 치뜨고.

사색이 되는 의원들

진의원; [음기(陰氣)가 강한 약을 순차적으로 썼어야하는데...] [그때그때의 몸 상태를 좋게 만드는데 급급해서 강한 음기를 지닌 약들을 무분별하게 투입하였소.]

진의원; [그 결과 몸속의 음양조화(陰陽造化)가 깨지게 되었으며...] [전하의 몸 속에 대량으로 유입되어 소모되지 않고 쌓인 음기는 살을 찌게 만들었소.]

황태자비; [원... 원래는 지금처럼 비만하진 않으셨는데 오륙 년 전쯤부터 체중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버렸어요.] 의원들을 노려보며. 의원들은 사색이 되고

진의원; [자연의 이치는 늘 균형을 유지하려는 속성이 있소.] [그래서 전하의 몸에 축적된 막대한 음기는 양기의 폭발적인 활성화를 야기하게 되었소.]

황태자비; [육... 육양절맥의 양기가 음기를 압도해버렸군요.] 벌벌 떨고

진의원; [보통 사내들보다 몇 배 더 강력한 육양절맥의 양기는 전하의 몸에서 음기를 완전히 소멸시키기에 이른 것이오.]

진의원; [큰 불이 산을 몽땅 태워버린 것과 같은 형국이고...] [그 다음에 벌어진 일은 마마께서 직접 보셨을 테니 설명 드리지 않겠소.]

황태자비; [사... 사 년 전쯤부터는 음의 성질을 지닌 어떤 약도 듣지 않았어요.]

황태자비; [결국 저는 위태무의 제안을 받아들여서 섭읍보정대법이라는 죄 많은 치료법을 쓰게 되었고...] 이를 악물며 눈물 흘리고

진의원; [아무리 전하의 목숨이 귀하다 해도 매달 한명씩의 귀한 목숨을 희생시키는 것은 하늘이 허락하지 않는 큰 죄요.] 노려보고

황태자비; [제가... 제가 어찌 그걸 모르겠어요?] 주르르! 울면서 고개 떨구고

황태자비; [하지만 전하께서 단명하시면 제 아들 첨기는 제이(第二)의 건문폐하의 꼴이 되고 말 거예요.] 고개 들고

황태자비; [영락폐하가 그랬듯이 한왕이 첨기를 해치고 제위를 빼앗으려 들 게 불 보듯 뻔하지 않겠어요?] 애절하게

진의원; [그래서!] 버럭 고함지르고.

황태자비; [흑!] 깜짝 놀라고. 주변 모든 사람들도 깜짝 놀라고

진의원; [아들 하나 황제로 만들기 위해서, 아니 마마가 천자의 어미 노릇 해볼 욕심에 꽃 같은 아이들을 계속 희생시키겠다는 거요?] 황태자비를 노려보고. 불같이 화내는 모습

황태자비; [저는... 저는...] 압도당해서 고개 떨구며 벌벌 떨고

진의원; [천망회회(天網恢恢) 소이불루(疏而不漏)!] [하늘은 결코 인간이 지은 죄를 간과하지도 흘리지도 않소.] 손가락으로 천장을 가리키고

진의원; [전하의 몸에 일어난 일들이 사실은 영락폐하께서 지은 끔찍한 죄의 결과라는 생각은 어찌 못하는 거요?] 살벌하게 황태자비를 노려보고

황태자; [흐윽!]

청풍;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군.)

진의원; [마마의 아들이 어찌어찌 제위에 오른다 칩시다.]

진의원; [하지만 그 과정에서 지은 죄 때문에 마마의 손자, 증손자들이 어떤 고난을 겪게 될지 상상이나 해보셨소?]

황태자비; [제발...] 부들 부들 떨며 바닥에 주저앉고. 울면서

황태자비; [제발 그렇게 무서운 말씀은 하지 말아주세요.] 주저앉고

황태자비; [벌을 받아야한다면 죄를 지은 제가 다 받아야지... 제 자손들에게 죄가 미치면 아니 되옵니다.] 엎드려 울음을 터트리고

진의원; [이미 늦었소.] 냉정하게 고개 돌리고

진의원; [지은 죄가 산더미같은데 후과(後果)가 없기를 기대하는 건 말 그대로 도둑심보일 뿐이오.] 황태자비에게 등을 보이며 냉정하게 말하고

황태자비; [흐윽...] 엎드려 울고

주변의 의원과 환관들도 사색이 되고

진의원; [어리석은 인생들 같으니...] 다시 황태자를 보며 혀를 차고. 심기가 불편한 모습으로.

진의원; [인과(因果)의 그물은 부처도 천신도 벗어나지 못한다는 걸 어찌 모른단 말인가?]

두려움에 떠는 환관과 의원들

청풍; [기왕에 지은 죄들은 가증하지만...]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고

청풍; [황태자전하께서 이대로 운명하실 경우 수다한 인생들이 참화에 휩쓸려 들어갔던 <정난의 변>이 재현되지 않을런지요?]

진의원; [아네.]

진의원; [하지만 이미 노부에게도 손을 쓸 방도가 없다네.] 황태자를 보며

청풍; [예...] 실망하고.

진의원; [이미 말라버린 고목에 다시 꽃이 피게 하는 건...] 말하다가 멈추고. 찡그리고

잠시 황태자를 보는 진의원

청풍; (무언가 떠오르셨구나.) 긴장하며 보고

진의원; [마마는 전하가 얼마나 더 사시길 바라시오?] 황태자비에게

황태자비; [신... 신의!] 희망에 차서 고개 들고. 얼굴이 눈물 범벅

진의원; [말라버린 나무는 꽃을 피울 수 없지만 불을 붙이면 재가 될 때까지 활활 탈 수는 있소.]

청풍; (일종의 회광반조(廻光返照)의 이치로군.)

황태자비; [얼마나... 그럼 얼마나 더 사실 수 있을지요?]

진의원; [길면 이년, 짧아도 일년 이상은 연명하실 수 있을 것이오.]

황태자비; [일년... 일년...] 고개 떨구며 무언가 생각하고.

청풍; (저 집요한 여자가 또 무슨 꿍꿍이를 꾸미는 걸까?) 그 모습 보며 생각할 때

황태자비; [그렇게라도 해주세요.] 고개 들고. 결심한 표정

황태자비; [어차피 사 년 전에 이미 돌아가셨을 분이에요.] [앞으로 일 년 이상만 더 사실 수 있다면 여한은 없답니다.] 애잔하게 웃고

청풍; (일 년 안에 자기 아들이 제위에 확실하게 오를 수 있는 방책을 생각해낸 모양이다.) 좀 불안한 표정이 되어 황태자비를 보지만

진의원; [그리 결심하셨다면 되었소.] 끄덕

진의원; [소맹주는 강녕에 가서 독천존 서노사로부터 구룡짐독을 빌려와주게나.] 침대 옆의 탁자에 올려놓은 왕진 가방을 열면서

청풍; [구... 구룡짐독을 쓰실 생각이신지요?] 놀라고

진의원; [독(毒)은 음기의 결정이고 그중 으뜸이 구룡짐독이네.] 가방을 열자 가방 안에 각가지 치료도구들과 약병들이 들어있는게 보인다.

진의원; [심지어 영성(靈性)까지 지닌 구룡짐독을 전하의 몸속에 머무르게 하면 소멸된 음기를 대신하게 할 수 있어.] 침통을 꺼내면서 말하고

청풍; (그런 이치로군.) + [알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청풍; [강녕까지는 왕복 백리가 채 안되니 이각(二刻;30분) 내에 다녀올 수 있을 것입니다.] 돌아서고

진의원; [노부도 준비할 게 있으니 너무 서두를 거 없네.] 침통의 침을 탁자에 죽 늘어놓으면서

청풍; [알겠습니다.] 문쪽으로 걸음 옮기는데

황태자비; [한 번... 한 번 더 신세를 지겠어요 초공자!] 청풍에게 무릎 꿇고 두손 바닥에 모은다. 그 자세 때문에 젖가슴이 도드라져 보이고

젖가슴 크로즈 업

두근! 가슴이 뛰는 청풍. 얼굴이 좀 달아오르고

황태자비; [전하께서 정신을 차리시기만 하면... 기필코 은혜를 갚도록 하겠어요.] 청풍에게 엎드리듯 고개 조아리고. 좀 야한 자세다.

청풍; [보은(報恩) 같은 걸 바라고 하는 일 아닙니다.] 짐짓 퉁명스럽게 말하며 돌아서고

청풍; [그저 종형제(從兄弟) 사이인 황태자전하의 처지를 모른 척 할 수 없었을 뿐입니다.] 문쪽으로 가며 말하고

황태자비; [초공자께서 그리 생각하신다 해도 큰 은혜를 입는 처지라 무심할 수가 없군요.]

청풍; [전하의 간병에 전념하느라 피로가 누적되셨을 것입니다.] 문으로 다가가자 밖에서 녹우선자와 청뢰선자가 급히 문을 열어준다

청풍; [몸조리나 잘 하십시오 형수님!] 말하며 그 문을 나가고.

덜컹! 다시 문이 닫히고

황태자비; (형수...) 무릎 꿇고 앉아서 닫힌 문쪽을 보고. 그 뒤에서 진의원은 황태자의 몸에 침을 꽂고 있고

황태자비; (내 마음을 알아차리고 거리를 두려고 날 형수라 부른 모양이다만...)

황태자비; (그래도 소용없다. 난 기필코 보은을 하고 말 테니까.) 얼굴 붉어진 채 배시시 웃는다. 요염한 표정으로

<네가 혹시 한왕에게 포섭되어 딴 마음을 먹는 불상사가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실내의 모습 배경으로 황태자비의 생각 나레이션

 

#249>

<-손가장> 이제 해가 졌다. 등이 내걸리고 있고

월동문을 통해서 손영롱의 거처가 있는 정원으로 등을 들고 오는 유모. 주변은 조용하고

유모; (장주님도 무심하시지.) (아가씨가 납치당했다는 기별을 들으시고도 모른 척 하시고...) 한숨

유모; (지난번처럼 무사히 돌아오셔서 다행이긴 한데...)

유모; (따지고 보면 무사히 돌아오신 것도 아니다. 어떤 놈에게 유린당해 처녀를 잃어버리셨으니...) 울상 짓고

유모; (입단속을 해놓긴 했지만 자칫 아가씨의 정조에 오점이 남을 수도 있는 일이다.) (처녀의 몸이 아니면 황태손의 배필이 되기도 어렵고...)

유모; (만일 일이 잘 되어 황태손에게 시집을 가시게 되면 첫날밤을 잘 속여 넘기시도록 교육을 시켜드려야...) + [!] 생각하다가 흠칫! 하고

건물에 불이 켜져 있다.

유모; (아... 아가씨 침실에 불이 켜져 있어.) 급히 뛰어가고

유모; [아가씨!] 침실 문을 급히 열고 들어가고

그러다가 흠칫! 하는 유모

화장대 앞에 앉은 손영롱이 빗으로 머리를 빗고 있다. 몸에는 얇고 짧은 란제리만 걸친 채. 표정이 밝고 콧노래까지 부른다

유모; [아... 아가씨!] 울먹이며 들어간다. 한손으로는 침실 문을 닫으면서

손영롱; [유모 왔어?] 빗질하며 고개 조금 돌려 보면서 웃고. 얼굴이 발그레하다

유모; [괜... 괜잖으신 거예요? 어디... 어디 불편하진 않으세요?] 울먹이며 걱정되어 손영롱을 살피며 다가가고

손영롱; [한숨 자고 일어났더니 날아갈 듯 개운해.] [이런 저런 일로 며칠 제대로 잠을 못 잤던 던 탓인지 세상 모르고 잤네.]

손영롱; [분명 아침나절에 잠이 들었었는데 깨어보니 벌써 어두워졌지 뭐야.]

유모; [아가씨...] 털썩! 참지 못하고 손영롱의 발치 바닥에 주저앉으며 울음 터트리고. 등을 내려놓으면서

손영롱; [왜 그래 유모?] 어리둥절

유모; [짐짓... 괜잖으신 척 하시지 않아도 돼요!] [유모는 다 이해하니까요.] 손영롱의 손을 잡고 무릎을 쓰다듬으며 올려다보고. 울면서

손영롱;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유모?] 어리둥절

유모; [얼마나... 얼마나 무섭고 아프셨어요? 나쁜 꿈 꾸셨다 생각하시고 다 잊어버리세요.]

손영롱; [난 정말 유모가 무슨 소리 하는지 모르겠어.] [난 정말 괜잖아! 기분도 날아갈 것같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말하고

유모; [아가씨...] 그래도 우는데

손영롱;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았더니 배가 몹시 고파.] [먹을 것 좀 준비해줘.] 자기 배를 만지면서

유모; [그... 그럴게요.] [좋아하시는 거 많이 준비해올게요.] 울며 일어나고

유모; [많이 드시고 힘을 내셔야해요.] 울면서 문을 연다.

탁! 문이 닫히고 다시 혼자가 되는 손영롱

손영롱; (정말이야 유모. 난 정말 괜잖아.) 배를 만지고. 얼굴이 달아오른 채

손영롱; (오히려 난 지금 하늘을 날고 있는 황홀한 기분인 걸.) 혼망간 표정이 되고

<과정은 어땠는지 상관없어. 내 간절한 소망이 이루어져 그분 초공자님의 여자가 되었으니까.> 청풍의 몸 아래 깔려 황홀경을 헤매던 장면 떠올리고. 청풍이 헐떡이며 몸을 움직이고. 손영롱도 팔 다리로 청풍을 휘감으며 자지러지는 모습이다.

이하 회상

 

청풍; [소저에게 내가 첫 남자이듯이 내게도 소저가 첫 여자요.] 한바탕 끝나고 숨 고르며 자기 몸 아래 깔린 손영롱을 내려다보며. 손영롱도 얼굴이 달아오른 채 할딱이며 올려다보는데 부끄러워서 두손으로 젖가슴을 가리고 있다.

청풍; [소저가 행복해질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하겠소.] 손으로 손영롱의 뺨을 쓰다듬으며 얼굴 가까이 접근시키고. 키스 하러.

회상 끝

 

손영롱; (우린 동정과 처녀를 주고 받은 사이야.) 달아오르는 뺨을 두 손으로 만지며 할딱. 그런 손영롱의 뇌리에 청풍과 열렬히 키스하던 장면이 떠오르고

손영롱; (운명적으로 한 몸이 될 수밖에 없고...) (그분을 위해서라면 나 역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어!) 좋아 죽으려 하고

손영롱; (어쩌면...) 자기 아랫배를 만지고

<이미 내 몸 속에서는 그분의 씨가 자라고 있는지도 몰라.> 자기 아랫배를 만지며 좋아 죽으려 하는 손영롱의 모습 배경으로 손영롱의 생각 나레이션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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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

해가 서산으로 기울고 있는 오후. 강가의 암자. 금정신니가 머무는 곳.

쩍! 도끼가 세워진 장작을 간단히 쪼개고

암자 앞의 마당에서 도끼로 장작을 패고 있는 황건신장. 지나가던 비구니들이 그런 황건신장 할끔 거리며 보고

황건신장의 우람한 체격 크로즈 업

그걸 곁눈질하며 얼굴 발개지는 비구니들

퍽! 퍽! 오른손에 든 도끼로 가볍게 내려칠 때마다 쪼개지는 장작들

왼손으로 손짓하면 쪼개진 장작들이 날아서 옆쪽에 차곡차곡 쌓인다. 그러다가

눈 번뜩이는 황건신장

황건신장; [무례한 시주로군.] 팟! 왼손을 옆으로 좀 세게 젓고

팽! 미사일처럼 날아가는 장작

[흑!] [왜 갑자기...] 비구니들 깜짝 놀랄 때

쩍! 투학! 허공을 날던 장작이 두 쪽으로 갈라져 좌우로 흐르고

[저... 저런...] [저기 눈에는 안 보이는 뭔가가 있어!] 비구니들 기겁하며 놀랄 때

황건신장; [제법이로군.] 장작이 둘로 갈라져 날아가는 걸 보며 눈 번뜩

황건신장; [그럼 이건 어떤가?] 부악! 도끼로 강력하게 무언가를 내려찍는다. 도끼가 갑자기 확 커져서 내리찍어가는데. 실제 도끼가 커진 게 아니라 도끼 주변으로 강기가 형성되어 칼날같은 섬광으로 도끼가 덮이면서 커보이는 것. 하지만

<검강(劍罡)도 도강(刀罡)도 아닌 부강(斧罡)이라니...> 콰직! 누군가의 감탄과 함께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강철같이 변한 손이 나타나 다섯 손가락으로 도끼의 날을 움켜쥔다.

황건신장; [!] 도끼를 내려친 자세로 놀라고. 직후

<덕분에 오늘 안목을 넓히게 되었습니다.> 펑! 말소리와 함께 도끼에 실린 힘에 의해 강력한 돌풍이 터져나가면서 청풍이 몸에 두르고 있던 유령익과 머리에 쓰고 있던 유령익의 모자가 뒤로 훌렁 젖혀지면서 청풍의 모습이 드러난다. 오른손을 내밀어서 황건신장이 내려친 도끼를 막은 모습이고

[아!] [저 분 시주는...] 비구니들 놀라며 안도하고

황건신장; [소맹주!] 놀라고

청풍; [결례를 했습니다 대사.] 웃으며 쥐고 있던 도끼의 날을 놓고

황건신장; [아니외다. 소맹주 덕분에 빈승이 제대로 한 수 배웠소이다.] 웃으며 도끼를 내리고

청풍; [진노야께서는?] 건물 쪽을 보며 물을 때

진의원; [노부 여기 있네.] 덜컹! 문을 열고 나오고. 방안에서 금정신니와 차를 마시던 중이다. 금정신니는 찻잔을 손에 든 채 돌아보고 있고

청풍; [소생 왔습니다 노야!] 다가가며 포권하고

황건신장; (사별삼일(士別三日)이면 괄목상대(刮目相對)라더니...) 놀라며 청풍의 뒷모습 보고

황건신장; (내가 전력을 기울여 내려친 일격을 너무도 쉽게 받아냈다.) 도끼의 날을 보고. 도끼날에 움푹 흠집들이 나있다. 청풍이 손가락으로 잡아서 뭉갠 흔덕

황건신장; (어제까지만 해도 잘해야 나와 대등한 정도의 실력이었는데...) (지금은 내가 전력을 기울여도 삼십여초를 버티기 힘든 절세고수가 되어 있다.)

<대체 불과 하룻만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건물 앞으로 다가가는 청풍을 보는 황건신장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진의원; [상파가 소심이와 함께 강녕으로 갔는데 못 만났는가?] 문간에 서서 내려다보며

청풍; [저도 어제 오후 강녕에 갔다가 밤중에 금릉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마도 서로 길이 엇갈렸던 모양입니다.] 공손히 고개 숙이고

진의원; [소맹주가 의모와 함께 강녕에 머물지 않고 이곳으로 달려온 걸 보니 노부가 봐줘야할 환자가 있는 게로구먼.]

청풍; [예!]

청풍; [억조창생의 안위와도 관련이 있는 중요한 인물이 와병중이니 함께 가주셨으면 합니다.]

 

#246>

<-자금성> 역시 해가 서쪽으로 기울고 있는 저녁 무렵

황태자의 거처.

지하 밀실 입구. 경비 서는 것은 백운선자와 흑풍선자가 아니고 녹우선자와 청뢰선자다

녹우선자; [백운언니와 흑풍언니의 상태는 어때?] 철문을 등지고 나란히 서서 청뢰선자에게 묻고

청뢰선자; [정신은 차렸는데... 기력은 아직 돌아오지 않아서 운신을 제대로 못하고 있어.]

녹우선자; [하긴 박룡안은 몸이 아니라 정신에 타격을 주는 능력이니 쉽게 회복되지는 않겠지.] 고개 끄덕이고

청뢰선자; [그래도 언니들은 누구보다 강한 정신력을 지녔으니 곧 회복 될 거야.]

녹우선자; [그렇긴 한데... 난 아직도 이해가 안되네.] 찡그리고

청뢰선자; [뭐가?] 돌아보고

녹우선자; [박룡안이 그렇게 아무에게서나 나타나는 능력이야?]

청뢰선자; [그럴 리가 있어?]

청뢰선자; [<천자의 눈>이라는 별칭 그대로 천자님이거나 천자님이 되실 분만이 쓸 수 있는 힘이잖아.] 고개 젓고

녹우선자; [그런데 그걸 장청풍... 아니 초무궁이 썼다잖아.]

청뢰선자; [초무궁의 모친은 홍무폐하의 막내 따님이신 영청공주님이시라잖아.] [그것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닐까?]

녹우선자; [그런 식으로 따지자면 한왕을 비롯하여 황실의 종친들도 모두 박룡안을 쓸 수 있어야만 해.] 고개 젓고

녹우선자; [하지만 우리가 아는 대로 당금의 천자이신 영락폐하와 다음 대 천자가 되실 황태자전하에게서만 박룡안이 나타나고 있어.]

녹우선자; [이게 뭘 의미하는 것같아?] 주변 눈치 보며 목소리를 낮추고

청뢰선자; [녹우 너 설마...] 긴장

청뢰선자; <초무궁이 천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 싶은 거야?> 긴장하고 겁 먹은 채

녹우선자; [박룡안에 대한 통설이 맞다면 그렇게 밖에는 설명이 안 되잖아.] 긴장한 채 낮은 목소리로 대답하고. 그러자

청뢰선자; [맞는 말이긴 하지만...] 찡그리다가

청뢰선자; [내가 아는 한에서는 한 가지 가능성이 더 있어.] 목소리 낮추고

녹우선자; [어떤 가능성?]

청뢰선자; <장차 천자가 될 인물의 아버지에게서도 박룡안이 발현되는 경우가 있다고 해!> 다시 전음으로 말하며 주위 눈치 살피고

녹우선자; [정말이야?] 놀라고

 

<실제로 홍무폐하의 황부(皇父)이신 주세진(朱歲進), 즉 인조(仁祖)께서도 가끔 이능(異能)을 발휘하여 주변 사람들을 놀래키셨다는 전설이 있어.> 어떤 농부가 양손을 펼치자 논에 쳐박혔던 마차가 둥실 떠오른다. 주변에서 보며 놀라는 사람들. 마차를 끌던 말을 논에서 끌어내는 사람도 있고

 

녹우선자; <그... 그 말인즉슨 초무궁의 자식이 천자의 보위에 오를 예정이기 때문에 초무궁이 박룡안을 쓸 수 있었다는...!> 침 꼴깍

청뢰선자; <천기(天機)에 관련된 일이니 절대 입 밖에 내선 안되는 내용이야.> 손가락을 입에 대며 고개를 조금 젓고

녹우선자; <백운언니와 흑풍언니가 자신들이 박룡안에 당했다는 걸 우리들에게만 말하고 입을 다문 것도 그래서였겠네.> 식은땀을 흘리고

청뢰선자; <우리같은 하찮은 인생이 하늘의 큰 안배를 어떻게 짐작이나 할 수 있겠니? 그저 속에 담아두고 어찌 되는가만 지켜볼 수밖에...>

녹우선자; <그... 그래야겠지.> 억지로 웃으며 끄덕이고. 직후

움찔! 무언가를 알아차리는 청뢰선자

두근! 누군가의 심장 뛰는 소리가 청뢰선자의 귀에 들리고

청뢰선자; [감히...] 눈 부릅뜨며 두 주먹 불끈. 그러자

빠지직! 지직! 청뢰선자의 몸에서 일어난 몇 가닥의 벼락이 앞쪽의 밀로로 날아간다. 하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고. 그러나

녹우선자; (침입자!) 화악! 역시 뭔가 깨닫고 몸에서 물줄기로 이루어진 소용돌이를 일으켜서 몸 주위로 휘감게 하며 앞을 노려보고. 직후

빠카캉! 날아간 청뢰선자의 벼락들이 무언가를 때리고

지지지! 벼락에 휘감겨서 사람의 형상이 이루어진다. 넓은 망토로 몸을 가린 사람의 형상. 물론 유령익으로 몸을 가린 청풍이다.

녹우선자; (이상한 천으로 몸을 가리고 있어서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놀랄 때

청뢰선자; [초공자이신지요?] 포권하며 묻고

<내가 누군지 짐작하는 걸 보면 그대들도 사대시위장에 속한 모양이군.> 벼락에 감싸인 사람 형상을 배경으로 누군가의 음성이 들리더니

스륵! 유령익의 모자가 벗겨지면서 청풍의 얼굴이 드러나고.

<역시!> <저 기린아가 또 무슨 일로 여기에...> 긴장하는 두 여자. 그때

청풍; [도착했습니다 노야.] 고개 돌려서 옆을 본다. 촤락! 유령익을 걷으면서. 그러자.

유령익이 걷혀진 청풍의 옆에 진의원이 서있는 게 드러나고. 진의원은 청풍보다 키가 한 뼘쯤 작다. 한손에는 왕진 가방을 들었고

청뢰선자; (심지어 혼자 온 게 아니었다.) + [초공자!] 얼굴 굳어지고.

청뢰선자; [종친이신 초공자야 그렇다 쳐도 외인까지 내원에 동행하시다니요?]

녹우선자; [황실 내원의 금기를 너무 능멸하시는 게 아니신가요?] 역시 화가 나고. 그러자

청풍; [남자지만 환관 말고도 내원을 출입할 수 있는 신분이 하나 더 있을 텐데?] 유령익을 완전히 거둬 등 뒤로 돌리면서 말하고. 그러자

청뢰선자; [동행께서 의원(醫員)이신가요?] 흠칫! 녹우선자도 분노하다가 입을 다물고

진의원; [실로 오랜만이로군.] 주변 둘러보며 두 여자에게 오고

진의원; [두 번 다시 이곳에 발을 들이지 않겠다고 맹세했거늘...] 복잡한 표정으로 다가오고. 그러자

[!] [!] 무언가 깨닫는 두 여자

청뢰선자; [혹... 혹시 진(陳) 신의신지요?] 두 손 공손히 모으며 말하고

진의원; [노부가 진평장(陳平障)이다.] 꼬장꼬장한 표정으로 다가오며 말하고. 그러자

[신의(神醫)를 몰라 뵙고 결례했사옵니다.] [이리 왕림해주시니 감읍할 따름이옵니다.] 감격하며 허리 숙이는 두 여자

진의원; [명재경각(命在頃刻)인 위중한 환자가 있다고 해서 보러 왔을 뿐이다. 안내해라.] 무뚝뚝하게 말하며 다가오고

청뢰선자; [예!] 끼익! 급히 철문을 열고

청뢰선자가 열어주는 철문으로 들어가는 진의원. 따라가는 청풍.

청뢰선자; <빨리... 빨리 마마께 알려라!> 녹우선자에게 전음으로 말하며 청풍의 뒤를 따라들어가고

녹우선자; <알았어!> 급히 돌아서고

 

#247>

[도대체 네놈들은 밥 처먹고 하는 게 뭐냐?] 화려한 건물을 배경으로 고함 소리가 들리고. 황태자비의 거처다.

황태자비; [계집년 하나 찾는 게 뭐가 어려워서 반나절이 지났는데 아무 성과도 없어?] 건물 안의 화려하고 넓은 대청 끝에 놓인 단상 위에 서서 발광을 한다. 앉아있던 의자에서 일어나 삿대질을 하고 있는 중인데. 그 앞에서 십여명의 환관들이 겁에 질려 서있다. 전부 나이 든 중년 이상의 환관들인데 그들 중에 왕진도 섞여 있고. 왕진은 옷 속의 가슴을 붕대로 감고 있고 팔 하나도 부목을 댄 채 천으로 목에 걸고 있다. 청풍에게 패대기쳐질 때 부러진 팔이다.

황태자비; [초가놈이 영롱이 년을 절대 멀리 데려가진 않았을 것이다.] [금릉의 기왓장 하나 벽돌 하나까지라도 다 뒤집어서 년놈을 찾아내!] 미친년 같은 모습으로 눈에 핏발이 선 채 이를 갈고

[존... 존명!] [분부 거행하겠나이다.] 겁에 질려 굽신거리는 환관들.

이어 도망치듯 대청을 빠져나가는 환관들. 왕진만 남는다

황태자비; [년놈을 찾아내지 못하면 전부 죽은 목숨인 줄 알아라!] 대청을 빠져나가는 환관들에게 악을 쓰고. 이어

황태자비; [밥버러지들 같으니...] 털썩! 의자에 주저앉고. 그때

왕진; [저...] 눈치 보며 말하고.

황태자비; [뭐냐?] 짜증나는 표정으로

왕진; [손소저 외에도 순음지체를 지닌 계집을 한 명 더 알고 있습니다만...] 눈치 보며

황태자비; [그래?] 번쩍! 눈에서 광기. 의자에 기댔던 몸을 바르게 세우고

황태자비; [어떤 년이냐? 그걸 왜 이제 말해?] 노려보고

왕진; [죄... 죄송합니다. 알고는 있지만 쉽게 손에 넣을 수는 없는 계집인지라...]

황태자비; [어떤 년인지 알기만 하면 잡아들일 방법은 얼마든지 생각해낼 수 있다.] [그년이 누구인지나 빨리 말해라.] 몸이 달아서 외치고

왕진; [날수비연 신소심이라고...] [아미파의 속가 제자인 계집이옵니다.]

황태자비; [무림에 몸을 담고 있는 년이란 말이지?]

왕진; [그래서 쉽게 손에 넣을 수 없을 것이라 말씀드린 것이온데...] [역적 위태무가 그 계집이 순음지체임을 확인해줬으니 틀림없을 것이옵니다.]

황태자비; [위가놈이 확인했다면 순음지체일게 분명하다.] [당장 그년이 지금 어디 있는지 확인해봐.] 흥분해서 말하고

왕진; [예 마마!] 고개 숙이는데

[마마!]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흠칫! 하며 돌아보는 황태자비와 왕진

녹우선자; [마... 마마! 빨리... 빨리 황태자전하께 가보셔야만 하옵니다.] 휘익! 대청 안으로 내려서며 흥분해서 외치고

황태자비; [무슨 일이냐 녹우?] 벌떡! 일어나고. 얼굴이 사색이 되어서

황태자비; [그이... 전하의 환후(患候)에 이상이라도 생긴 것이냐?]

녹우선자; [그게 아니옵고...] 숨을 고르며 흥분을 삭이고

녹우선자; [초무궁이 의원을 대동하고 찾아왔사옵니다.]

[!] [!] 놀라는 황태자비와 왕진

 

#248>

[초공자!] 황태자가 치료받는 밀실로 뛰듯이 들어오는 황태자비. 녹우선자와 청뢰선자가 밖에서 문을 열어주고 있고.

황태자비; [초공자가 다시 찾아와 줄줄은 정말 몰랐...] 외치다가

[!] 눈 치뜨며 입을 다무는 황태자비

밀실 중앙에 놓인 침대 옆에 서 있다가 돌아보며 손가락을 입에 대어 조용히 하라는 시늉하는 청풍. 주변에는 환관들과 의사들이 둘러서서 보고 있다가 역시 돌아보고 있고.

침대 옆에 서서 황태자를 진맥하고 있는 노인의 뒷모습. 물론 진의원이고

황태자비; (꿈... 꿈이 아니야! 정말 저 놈이 다시 와주었어!) 소매로 입을 가린 채 눈물 글썽이며 청풍에게 다가간다. 뒤에서 녹우선자와 청뢰선자가 문을 닫고 있다. 두 여자는 밖에서 대기한다

황태자비의 뇌리에 떠오르던 장면. 청풍이 자신의 배를 깔고 앉던 장면. 자신이 청풍의 다리에 매달려 청풍의 거시기를 부여잡고 애원하던 장면. 청풍이 발로 걷어차 날아가던 장면. 청풍이 발로 자신의 젖가슴을 밟아 터트리려 하던 장면 등등

황태자비; (몸이... 몸이 녹아내릴 것같이 찌릿거려!) 눈이 풀려서 비틀거리며 앞으로 가고. 앞쪽에서 의원들과 환관들이 인사하지만 눈에 들어오지 않고

황태자비; (단지 저 놈... 저 무례하고 사나운 놈을 보는 것만으로 이제까지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절정을 느끼고 있어!) 바들바들 떨며 청풍에게 다가간다. 의원과 환관들은 그런 황태자비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며 길을 터주고. 하지만 청풍은 다시 황태자를 보고 있다

황태자비;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죽을 것같은데...) (저놈이 진짜로 내 몸을 만지고... 무지막지한 걸로 날 범해버리면 어떤 기분일까?) 학학! 혼망 간 표정. 그나마 소매로 입을 가리고 있어서 적나라하게 드러나진 않고 있다.

황태자비; (아마 몇 번이고 고쳐서 죽다 살아나겠지.) + [!] 생각하다가 흠칫! 하고. 이제 황태자가 누워있는 침대에 거의 다다랐다.

황태자비; (그이를 진맥하고 있는 저 늙은이...) 진의원을 보며 눈 치뜨고. 황태자비는 진의원을 알고 있다. 하지만 아직 진의원은 뒷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완전히 알아보지 못한다.

황태자비; (틀림없어! 분명 내가 아는 늙은이야.) 생각하며 청풍의 옆으로 다가가며 진의원을 보고

[!] 눈 치뜨는 황태자비

심각한 표정으로 황태자를 진맥하고 있는 진의원의 옆 모습. 물론 황태자는 눈을 감은 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고

황태자비; [진... 진의원!] [역시 홍무폐하의 어의였던 진의원이셨군요.] 흥분해서 진의원에게 다가가려 하지만

청풍; [진맥에 전념하고 계시니 방해하지 마시오!] 콱! 황태자비의 팔을 잡아서 저지하고. 순간

찌릿! 온몸을 벼락에 맞는 표정이 되는 황태자비

황태자비; [아...!] 황홀경에 빠져 다리가 풀려 쓰러지려 하고

주변의 환관과 의원들 흠칫! 할 때

청풍; (반응이 이상하군.) + [조심하시오.] 슥! 말하며 다른 손으로 황태자비의 허리를 끌어안고

찌릿! 청풍의 손에 잡힌 황태자비의 허리에서 감전이 일어나고

황태자비; [흐윽!] 혼망가며 기절하려 하고

청풍; (이 여자 혹시...!) 당황하면서도 황태자비의 팔과 허리를 잡고 부축해서 끌어안고

[마마!] [어디 불편하시온지요?] 환관들이 급히 다가오지만

청풍; [좀 지치신 때문인 것같으니 귀찮게 하지 마시오.] 황태자비를 안고 침대 옆의 의자로 가고

[예...] 환관들 미심쩍어 하면서도 물러서고

청풍; (틀림없다.) 황태자비를 침대 옆의 의자에 앉히면서 생각하고. 황태자비는 눈이 풀린 채 입을 헤 벌린 모습으로 의자에 앉혀진다. 축 늘어진 몸을 가늘게 떨며

<절정에 이르렀을 때의 손소저와 똑같은 표정이다.> 자신의 몸 아래 깔려 눈을 치뜬 채 입을 헤벌리고 바들 바들 떨던 손영롱을 떠올리고

청풍; (내가 손을 대는 것만으로 느껴버렸다는 건데...) 의자에 축 늘어져 파르르 떠는 혼망 간 표정의 황태자비를 내려다보며 당혹

청풍; (어째 귀찮은 일이 벌어질 것같은 예감이 드는구나.) 생각할 때

[그렇게 된 거였군.] 뒤에서 들리는 음성. 흠칫! 돌아보는 청풍

축 늘어졌던 황태자비도 눈에 초점이 돌아와 청풍의 뒤를 보고

진의원; [어리석은 것들...] 찡그리며 황태자의 몸에서 손을 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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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

경치 좋은 산속.

삼면이 절벽으로 막혀있고 정면은 강인 계곡 안쪽에 자리한 이국적인 건물. 절벽과 바짝 붙어 있고 인도의 타지마할 같다. 건물 입구를 무사들이 지키고 있고. <건곤일척>에 나온 위극천의 비밀 소굴같은 분위기

흠칫! 하는 무사들

계곡 입구에서 건물 쪽으로 달려오는 타노. 다친 팔을 늘어트린 채. 옷이 피로 물들었으며 가슴에도 청풍에게 당한 부상 흔적이 드러나 있다. 갈비뼈가 일부 삐져나온

[저 분은...] [타노집사님이시군!] [합류가 늦어 걱정했었는데 무사하셨구만.] 반색하는 무사들

뒤를 힐끔거리며 달려오는 타노

[...] 뭔가 생각하는 표정으로 뒤를 흘깃 거리는 타노. 그 사이에 건물 입구에 이르고

[집사님!] [어서 오십시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포권하는 무사들

타노; [주군과 소주께서는?] 속도 줄이며 묻고

[소주께서 다치셔서 치료중이십니다.] 무사 한명이 대답하고

타노; [많이 다치셨느냐?] 걱정

[외상은 없으신데... 시력에 이상이 있으신 것같습니다.] [그보다 집사님께서도 부상이 가볍지 않으신 것같습니다만...] 타노의 상처를 살피는 무사들

타노; [견딜만하니 신경 쓰지 마라.] 말하며 뒤를 힐끔 보고

[뭔가 걸리시는 게 있으십니까?] [뒤를 밟히는 기척이라도 느껴지신 것인지요?] 무사들도 긴장하며 타노가 온 쪽을 보고

타노; [아니다. 지난 밤 일로 내 신경이 예민해진 모양이다.] 고개 저으며 무사들 사이를 지나 건물쪽으로 간다

[예...] [속하들이 한번 순찰을 돌아보겠습니다.] 대답하는 무사들. 그런 그자들을 남겨두고 건물로 들어가는 타노

타노; (비상시 집결지인 이곳으로 접근한 직후부터 끈적한 시선이 느껴졌었다.) 타노의 뇌리에 떠오르는 어떤 여자의 눈. 요염하면서도 사악한 눈빛이다

타노; (심장이 멎을 듯 지독한 살기를 품은 시선인데...)

타노; (누가 내게 이런 살의(殺意)를 품고 있단 말인가?) (설마 가문 중의 누군가가 내 진짜 신분에 대해서 알아차리기라도 했단 말인가?) 생각하며 건물 안으로 걸어 들어가고, 헌데

타노가 사라진 직후

<더러운 종년의 씨!> 누군가의 사념이 들리더니

<내가 따라온 걸 알아차렸다 이거지? 병신 치고는 제법이구나.> 츠츠츠! 허공에서 갑자기 검은 안개같은 것이 형성되기 시작하고.

[헉!] [저건...] 무사들 비로소 그걸 발견하고 깜짝 놀라고

<아비라는 인간이 곁에 두면서 이것저것 가르쳐준 덕분이겠지.> 츠츠츠! 검은 안개 같은 것이 사람의 형상을 이룬다. 여자의 모습이다.

(맙소사! 저분은 바로...) (저분이 직접 찾아오시다니... 일 났다!) 공포에 질리는 무사들의 얼굴. 그 앞에서 여자의 알몸을 형성하는 검은 안개

 

#244>

건물 깊은 곳에 자리한 밀실. 어둑한 방안인데 위진천이 침대 위에 책상 다리를 하고 앉아있다. 눈을 붕대로 가리고 있었는데 백일몽이 옆에서 조심스럽게 붕대를 풀어주고 있다. 그 앞에 위태무가 뒷짐을 짚고 서서 보고 있다. 일종의 응급실. 벽쪽에는 각가지 약과 치료도구들이 놓여있는 서랍들이 있고

백일몽; [되었어요.] 슥! 붕대를 완전히 벗기고

백일몽; [반나절 넘게 지났으니 약기운은 충분히 스며들었을 거예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 눈은 천천히 뜨도록 하세요.]

위진천; [알겠다.] 끄덕이고

이어 조심스럽게 눈을 뜨는 위진천. 눈이 물기로 젖었고

백일몽; [어때요?] 들여다보며

백일몽; [저와 주군의 모습이 잘 보이세요?]

위진천; [그게...] 좀 찡그리고

흐릿하게 보이는 백일몽과 위태무의 모습

위태무의 얼굴에 달리 표정은 없지만

좀 긴장해서 뒷짐 쥔 위태무의 손에 힘이 꾸욱 들어간다

좀 더 눈을 크게 뜨며 찡그리는 위진천. 그러자

확실하게 보이는 백일몽과 위태무의 모습

위진천; [됐다! 선명하게 보인다.] 끄덕이고

백일몽; [다행이에요.] 안도하고

백일몽; [소주의 시력에 이상은 없는 것같아요.] 뒤의 위태무를 돌아보며 말하고

위태무; [잘 됐구나.] 끄덕

위진천; [심려를 끼쳐드려서 송구합니다 아버지.] 포권하고

위태무; [박룡안에 당하고도 그 정도로 끝났으면 천행(天幸)이라고 할 수 있다.]

위진천; [박룡안... <천자의 눈>이라는 게 실제로 존재할 줄은 몰랐습니다.]

위태무; [유사 이래 삼대(三代) 이상 천자의 자리를 유지한 가문에만 전해지던 능력이다.]

위태무; [거꾸로 말하자면 자손에게서 <천자의 눈>이 나타나지 않으면 그 왕조는 하늘에 버림을 받았다는 증거가 된다.]

위진천; [주첨기에게서는 아직 <천자의 눈>이 발현되지는 않은 것으로 압니다만...]

위태무; [늦게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인데...] [혹시나 해서 한왕이 헛된 꿈을 꾸고 있기도 하다.]

위진천; [다시 말해 황태자까지는 어떻게든 천자의 자리에 오르겠지만 그 다음의 제위(帝位)는 미정이라는 뜻이 되겠습니다.]

위태무; [아비가 너를 주첨기로 위장시키려 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위진천; [죄송합니다. 소자가 무능해서 아버지의 오랜 노고를 수포로 돌아가게 만들었습니다.] 고개 숙이며 사죄하고

위태무; [네 잘못이 아니라 결정적인 때에 장청풍이 나타나 훼방을 놓은 결과다. 네가 자책할 일은 아니다.] 고개 젓고

위진천; [사자천존이 아버지에게 그랬던 것처럼 장가놈이 저의 삶에 걸림돌이 될 지도 모른다고 하신 말씀이 실감이 납니다.]

위태무;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그놈을 제거해야만 하는 이유다.] 말하다가 뒤를 돌아본다. 위진천도 돌아보고.

백일몽도 흠칫! 돌아보고

문 밖에 타노가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있다. 고개를 숙인 채

백일몽; [타노오라버니!] 놀라고

한쪽 팔을 늘어트린 타노의 모습. 가슴도 뭉개져 있고

위진천; [타노! 어쩌다 그 지경이 된 거요?] 역시 놀라고.

위태무는 짐작 했다는 듯 혀를 차고

타노; [용서하여주십시오 주군!] 고개 숙이고

위태무; [매초풍을 죽이지 못했겠구나.] 탄식하고

타노; [생각지도 않은 방해가 있었습니다.]

위진천; [장청풍?] 눈 부릅

타노; [예!] [그 귀신같은 놈이 생각지도 않게 나타나 마님을 구해갔습니다.]

위태무; [유쾌하지 않은 예감이 들었던 것이 이런 결과 때문이었군.] 쯧쯧! 혀를 차고

타노; <죄송합니다. <그것>을 회수하는 데도 실패했습니다.> 고개 숙인 채 전음으로 말하고

위태무; [어쨌거나 수고했다. 장가놈과 충돌하고도 치명적인 부상을 입지 않았으니...] 고개 끄덕이며 대답할 때

<수고는 무슨 얼어 죽을 수고!> 갑자기 누군가의 말이 들려서 모두 깜짝 놀라고

<임무에 실패했으면 혀라도 물 것이지 무슨 낯짝으로 살아 돌아온 것이냐?> 화악! 밀실 중앙에 사람 형상의 안개가 생기더니

쿵! 모습을 드러내는 여자. 도도한 인상의 절세미녀. 나이는 마흔 살 가량. <아랑힐월>에 나온 <용설약>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용설약으로 표기. 별호는 혈미인. 위태무의 아내고 위진천의 생모다. 양쪽 손 중지마다 반지를 하나씩 끼고 있다. 왼손에는 용이 자기 꼬리를 물고 있는 모양의 반지. 오른손에는 상반신은 여자인 뱀의 모습을 한 사녀 형상의 반지. 두 반지 모두 용과 사녀의 눈 부위에는 밝은 빛이 나는 보석이 박혀있다.

반지의 모습 크로즈 업

위진천; [어머니!] 용설약을 보자 급히 침대에서 내려오고

백일몽; [마님!] 뒷걸음질 치며 고개 숙이고. 두려워하는 모습

타노; [마님을 뵙습니다.] 문 밖에서 고개 숙이고

용설약; [쓸모없는 것들!] 타노에게 눈을 흘기고

위태무; [부인! 여긴 어인 일이시오?] 좀 난감한 표정을 짓고

용설약; [신첩이 왜 찾아왔을 것같아요?] 도도하게 서서 위태무를 흘겨보고. 그 사이에 위진천은 침대에서 완전히 내려섰고

용설약; [진천이가 드디어 건곤일척의 승부를 건다기에 달려와 봤더니만... 일 돌아가는 꼬락서니 하고는...] 코웃음을 친다. 아주 도도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위태무의 본처 혈미인(血美人) 용설약(龍雪若)>

용설약; [진천이가 주첨기로 위장하는 건 고사하고 하마터면 큰일 날 뻔하지 않았어요?] [대체 일을 어떻게 처리한 거예요?] 위태무에게 삿대질하며 눈을 치뜬다. 용설약은 혈왕의 직계라 방계 출신인 위태무를 얕잡아본다.

용설약; [십년 넘게 신첩을 독수공방 시키면서까지 환관 노릇을 한 결과가 겨우 이거예요?] 살벌하게 화를 내고. 난감한 표정으로 대꾸도 못하는 위태무. 타노와 백일몽은 겁에 질려 숨도 제대로 크게 쉬지 못하며 보고

위진천; [고정하십시오 어머니.] 위태무의 눈치를 보며 끼어들고

위진천; [장청풍이라고... 생각지도 못한 훼방꾼이 나타나서 파탄이 난 것뿐, 아버지의 계획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용설약; [그래도 제 아버지라고 역성 들기는...] 위진천에게 눈을 흘기지만 표정이 풀어졌다.

용설약; [그래 몸은 좀 어떠냐?] [오는 도중에 네가 중상을 입었다는 보고를 받고 어미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느냐?] 위진천의 뺨을 만지며 근심

위진천; [시력에 좀 문제가 있었지만 지금은 회복되었으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용설약이 얼굴을 만지자 멋 적게 웃고

용설약; [다른 곳도 아니고 눈을 다쳤었다면 경과를 잘 지켜봐야한다.] [완쾌 된 게 확인될 때까지 어미가 직접 간병을 해야겠다.] 위진천의 눈을 이리저리 살피고

위진천; [소자는 정말 괜잖습니다.] 억지 웃고

용설약; [말 들어!] 눈 부라리고

용설약; [오랜만에 만난 것이기도 하니 어미가 해주는 밥도 먹고!] 위진천의 손을 잡아끈다. + 위진천; [예...] 어쩔 수 없어 억지로 웃고

용설약; [진천이는 내가 보살필 테니 당신은 이번 일의 실패로 야기될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전념하세요.] 위진천의 손을 잡고 문쪽으로 가며 위태무에게 말하고. 눈을 흘기면서

위태무; [그러리다.] 쓴웃음 지으며 고개 끄덕이고

용설약; [밥값도 못하는 버러지 같으니...] 위진천의 손을 잡고 문 밖으로 나서며 무릎 꿇고 있는 타노를 흘겨본다.

타노; [죄송합니다 주모님!] 고개 숙이고

용설약; [말로만 죄송, 죄송하지 말고 결과로 보여!] [종이면 종답게 주인 걱정시키지 말고!] 쌀쌀 맞게 말하며 타노를 지나친다.

한숨 쉬며 고개 떨구고 있는 타노

백일몽; (마님의 말씀이 지나치시네. 타노 오라버니가 실패하고 싶어서 실패한 것도 아닌데...) 문 밖으로 멀어지는 용설약의 뒷모습을 흘겨보고

위태무; [네 주모의 말을 너무 고깝게 받아들이진 마라.] 문쪽으로 오면서 타노에게 말하고

위태무; [저 사람 딴에는 오랜 세월 독수공방한 게 헛 게 된 걸 알게 되자 마음이 많이 상했을 게다.] 타노의 옆을 지나가며 말하고

타노; [소인은 괜잖습니다.] 억지로 웃으며 고개 숙이고

위태무; [당분간은 몸을 치료하는 데에만 전념하도록 해라. 다른 일에 신경 쓰지 말고...] 타노에게 등을 보이며 밀실을 떠난다.

타노; [예...] 대답하고.

밀실에서 나가 복도 저편으로 멀어지는 위태무.

백일몽; [그만 일어나요 오라버니.] 다가와서 타노의 성한 팔을 잡고

백일몽; [주모님의 모진 말씀은 잊어버리시고 상처부터 치료하세요.] 백일몽을 부축해서 일으킨다. 위진천이 누워있던 침대로 데려가기 위해

타노; [고맙다.] 비틀거리며 침대로 가고

백일몽; [잠깐 앉아계세요. 내, 외상을 다스릴 약을 골라올게요.] 타노를 침대에 걸터앉게 하고. 이어

서둘러 약병들이 진열된 진열장으로 가는 백일몽

타노; (날 뒤쫓던 끈적한 시선의 주인은 주모님이었다.)

타노; (주모께서 내게 노골적으로 살의와 적대감을 드러내셨다는 건...) 백일몽이 약을 고르는 걸 보며 생각하고

<누굴 통해서인지 모르지만 내가 주군의 씨라는 사실을 알아내신 게 분명하다!> 굳어지는 타노의 얼굴 배경으로 타노의 생각 나레이션. 헌데

[...!] 약을 고르면서 곁눈질로 그런 타노를 보는 백일몽

 

245>

<-손가장> 이제 오후가 되었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고 있고

손가장 근처 골목에서 손가장 쪽을 살피는 사내들 두 명. 수염이 없어서 환관들임을 알 수 있다. 환관들이지만 평복을 하고 있고

골목에서 그들에게 다가오는 또 다른 환관

환관1; [별일 없는가?] 손가장을 감시하던 환관들에게 묻고. 돌아보는 환관들

환관2; [손가장의 분위기는 여전히 초상집이네.] 돌아보며 대답하고

환관3; [손가장에 출입하는 자들 중 의심 가는 자도 없었어.]

환관1; [그럼 손영롱은 손가장으로 돌아오지 않은 게 확실하구만.]

환관2; [거의 확실하네.]

환관3; [장가놈이 손영롱을 어디로 데려갔는지 짐작도 안되는구만.]

환관1; [문제는 문제야. 손영롱의 종적에 대해 소득 없이 돌아갔다가는 황태자비마마께서 불벼락을 내리실 텐데...]

환관2; [그러게나 말일세.] 손가장쪽을 보며 한숨

 

#246>

손가장 내부. 사람들이 근심에 찬 표정으로 오간다.

유모; [아직... 아직도 장주님으로부터 연락이 없나요 총관님?] 대청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유모. 그 앞에 서서 난감해하는 중년인. 손가장의 총관이다.

총관; [유모도 알고 있지만 지난 밤 자금성에서 역모가 발생하지 않았는가?] [장주님께서도 그 뒷수습으로 분주하셔서 몸을 빼실 수가 없으실 걸세.] 남감해서 손 부비며

유모; [그래도 다른 일도 아니고 막내 아가씨의 안위가 걸린 변고잖아요.] [총관님께서 직접 입궐하셔서라도 장주님을 모시고 와주세요.]

총관; [장주님 성품 몰라서 그런 소릴 하는가?] [공사(公私)의 구분이 칼 같으신 분인데 업무를 중단하시고 퇴청하실 리가 없네.]

유모; [하지만...] + 총관; [관부는 물론이고 내가 아는 흑사회의 무리들을 동원해서 아가씨 행방을 찾고 있는 중일세.]

총관; [속이 타는 건 알지만 조금만 더 기다려 보세.] 말할 때 + [총... 총관님!] 문을 열고 뛰어 들어오는 시녀 한명.

돌아보는 총관과 유모

시녀; [유... 유모도 여기 계셨군요.] 할딱이며 유모에게 달려들고

유모; [옥분이 너, 무슨 일로 호들갑이냐?] 노려보는데

시녀; [빨리... 빨리 아가씨 처소에 가보세요. 빨리요!] 할딱이며 유모의 팔을 잡아끌고

유모; [아가씨 처소라니... 혹시...] 흥분 기대로 눈 치뜨며 끌려가고

시녀; [아... 아가씨께서 나타나셨어요!] 감격하고 흥분해서 울먹

[!] [!] 놀라는 총관과 유모

 

#247>

손가장 내의 건물. 바로 손영롱의 거처. 시녀들이 주변에 모여 수군대고 있고.

그러다가 흠칫! 하며 돌아보는 시녀들. 월동문을 통해서 유모가 부르러 왔던 시녀와 함께 달려 들어온다. 총관도 뒤 따라오고

[어서... 오서 오세요 유모.] [총관님을 뵈옵니다!] 시녀들 인사하지만

대답하지 않고 건물 안으로 달려 들어가는 유모. 건물 입구는 열려 있었고. 총관은 입구에 멈춰서고

[아가씨!] 덜컹! 거실을 지나 건물 안쪽 침실의 문을 열고 뛰어 들어가는 유모.

건물 내부. 휘장이 쳐진 침대에 곤히 잠들어 있는 손영롱. 몸에는 얇은 잠옷을 입은 차림이고. 좀 나이 든 시녀 둘이 침대 옆에 서있다가 돌아본다. 한 명은 손가락을 입에 대고 조용히 하라는 시늉하며

유모; [어떻게... 어떻게 된 게냐?] 목소리 낮추며 다가가고

시녀1; [저희도 모르겠어요.]

시며2; [심란한 마음에 청소라도 하려고 들어와 보니 주무시고 계시지 뭐예요.]

유모; [내가... 내가 돌볼 테니까 나가들 봐.] 침대 옆으로 다가가 손영롱을 내려다보며

유모; [주변을 물리고 입단속들 시켜.] [아가씨는 실종되신 적 자체가 없는 거야.]

[예!] [명심할게요.] 시녀들 대답하고

서둘러 침실을 나가는 시녀들

유모; (이게 무슨 귀신이 곡할 노릇이란 말인가?) 침대에 걸터앉으며

유모; (분명 반나절 가까이 실종 되셨었는데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돌아와 주무시고 계시다니...) 안도하면서 손영롱의 얼굴 살피고. 그러다가

[!] 무언가 깨닫는 유모

잠든 손영롱의 얼굴이 발그레해진 채 미소를 짓고 있다. 뭔가 흡족한 표정

유모; (아... 아가씨 표정이 변했다. 순진무구한 처녀에서 육체의 기쁨을 안 성숙한 여자로...) 숨이 막힌 표정이 되고

유모; (설마...) 엉덩이를 들며 급히 이불을 들춰보고. 그러자 손영롱의 가녀린 팔이 드러나는데. 팔뚝 안쪽이 깨끗하다

손영롱의 깨끗한 팔뚝 안쪽 크르즈 업

털썩! 사색이 되어 바닥에 주저앉는 유모

유모; (수... 수궁사(守宮沙;처녀임을 증명하는 점)가 사라졌다.) 바닥에 주저앉아 침대 위에 누워있는 손영롱을 보고

<누가... 어떤 사내가 아가씨의 처녀를 깨트렸구나!> 위 장면을 배경으로 유모의 생각 나레이션

 

#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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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

[!] [!] [헉!] [히익!] [누... 누구냐?] 쾅! 소리와 함께 일제히 철문 쪽을 돌아보는 황태자비와 왕진과 밀실 안에 있던 의사, 환관 궁녀들

문을 활짝 열어젖히며 밀실 안쪽으로 유령익을 날개처럼 펄럭이면서 들어서는 청풍. 양팔을 쳐들어 문을 여는 과정에서 유령익이 완전히 젖혀져 온몸이 드러나 보인다

황태자비; [너는...] 벌떡! 의자에서 일어나고

<장청풍!> 사람들 입에서 일제히 터지는 경악성을 배경으로 눈 부릅뜬 채 밀실 안으로 들어서는 청풍.

그런 청풍의 시점으로 보이는 밀실의 광경. 중앙에 놓인 침대 위에 황태자가 알몸으로 누워있고 그 황태자의 알몸 위에 거의 알몸인 손영롱이 걸터앉아서 막 엉덩이를 황태자의 거시기 위로 내리누르려 한다. 한손으로는 황태자의 가슴을 누른 채 한손으로는 황태자의 거시기를 쥐어 자기 사타구니네 끼우려는 자세. 그 침대 주변에 황태자비, 왕진. 의사, 환관. 궁녀들이 서있다가 일제히 청풍쪽을 돌아보는 중이다

<손영롱!> 약에 취해 할딱거리면서 엉덩이를 황태자의 아랫도리에 내리누르려는 손영롱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그때

[이놈!] [여기가 어디라고 난입하는 것이냐?] [죽여라!] 화악! 환관들중 무공을 쓸 줄 아는 자들이 일제히 청풍을 덮쳐온다. 하지만

청풍; [용서할 수가...] 지지지! 머리카락이 곤두설 정도로 분노하여 양손을 가슴 앞에 마주 보게 쳐들면서 이를 갈고

청풍; [안된다!] 꽝! 마주 세운 양손으로 아주 강하게 박수를 친다. 귀면지존 모습을 한 위태무가 한왕과 진상파를 상대하기 위해 박수를 치던 것과 같은 장면이고. 순간

빠캉! 꽝! 강력한 초음파가 장내를 휩쓸고

[크악!] [컥!] 꽝! 펑! 청풍에게 쇄도하던 환관들이 그 초음파에 직격당해 입과 코와 귀로 피를 팍 터트리며 비명 지르고

[악!] [헉!] 쩡! 바웅! 황태자비와 왕진, 그 주변의 환관 의사들은 귀를 싸매며 비명을 지른다. 역시 벼락에 맞은 듯한 모습이고

[악!] + [컥!] 펑! 쩡! 막 황태자와 교접하려던 손영롱과 손영롱의 몸 아래 누워있던 황태자도 세차게 퍼덕이고

퍼억! 퍽! 청풍의 바로 앞쪽에 피를 토하며 나뒹구는 환관들

털썩! 퍼억! 황태자비와 주변의 환관과 의사 궁녀들도 몸이 마비되어 나뒹군다.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면서. 왕진도 두 손으로 귀를 가린 채 무릎을 꿇은 모습으로 주저앉고. 그나마 타격을 가장 적게 받은 모습

[끄윽...] 스륵! 몸이 마비되어 옆쪽으로 쓰러지려는 손영롱. 그 아래에 누워있는 황태자도 벌벌 떨고 있고

퍼억! 침대 아래 바닥에 나뒹구는 손영롱

청풍; [너희 년놈들이 이러고도 인간이냐?] 쿠오오! 지지지! 무시무시한 살기와 분노를 뿜어내며 침대쪽으로 오고. 주로 황태자비를 노려보며

끄윽! 끅! 청풍이 지나가는 주변 바닥에 환관, 의사, 궁녀들이 쓰러져 벌벌 떨고 있고

청풍; [이토록 무참히 천도(天道)를 짓밟아 왔으면서도 복을 받길 바라느냐?] [이게 하늘을 대신해서 천도를 편다는 천자의 집안 식솔들이 할 짓이냐 말이다.] 불같이 화내며 황태자비에게 다가가고. 왕진은 황태자비 옆에 무릎을 꿇은 채 벌벌 떨고 있고

황태자비; [네... 네놈이...] 수치심과 분노로 벌벌 떨지만 몸이 마비되어있고

왕진; (젠... 젠장!) 팟! 사력을 다해 몸을 튕겨 올리고. 청풍을 마주 보는 자세로

왕진; (달아나야한다. 저 괴물 손에 잡히면 죽을 수밖에 없다!) 휘익! 옆으로 날아가고. 하지만

콱! 이미 그자의 목을 움켜잡고 있는 청풍의 손. 유령같이 움직여 다가섰고

왕진; (벌써...) + [꺼억!] 목이 조여져서 눈을 까뒤집을 때

청풍; [크아!] 쾅! 왕진의 몸뚱이를 번쩍 쳐들었다가 바닥에 패대기치는 청풍. 엄청난 분노.

텅! 텅! 바닥에 비스듬히 내팽개쳐졌다가 몇 번을 튕겨지는 왕진의 몸뚱이

털석! 이윽고 바닥에 널부러지는 왕진

왕진; [끄윽...] 피를 게워내며 벌벌 떨고. 눈을 까뒤집은 채

콰직! 그런 가슴을 강하게 밟는 청풍의 발. 눈이 튀어 나오려는 왕진

왕진; [꺼억...] 피를 게워내며 벌벌 떠는 왕진

청풍; [버러지만도 못한 놈! 이런 죄를 짓고도 살기를 바라지는 않겠지?] 콰직! 왕진의 가슴을 밟아 으깨려 하면서 눈을 부릅뜨고. 머리카락이 곤두서고 몸이 벼락에 휘감긴다. 유령익이 날개처럼 흩날리고. 공포스러운 모습

왕진; (마... 마왕(魔王)!) 우두둑! 청풍의 발 아래에서 늑골이 부러지면서 입과 코로 피를 팍 뿜어내며 공포에 질리고

<이자는 아수라(阿修羅)고 마왕이다! 인간이 상대할 수 없는...> 쿠오오! 왕진의 시점 눈에서 불을 뿜어내며 이를 갈면서 무어라 외치는 청풍의 모습. 곤두선 머리카락과 거꾸로 흩날리는 유령익. 온몸을 휘감는 벼락과 불꽃과 살기

청풍; [네놈을 밟아 죽여서 천도(天道)가 엄존(儼存)함을 보여주겠다!] 우두둑! 왕진의 가슴을 밟아 으스러트리며 이를 갈고. 그때

왕진; [살... 살려주십시오! 제발...] 명치 쯤에 두손 모으며 애원

청풍; [뻔뻔하게 목숨을 구걸해?] 어이없고 분노할 때

왕진; [이... 이 모두 위태무가 뿌린 죄업입니다. 이... 이 천한 것은 그자의 죄를 답습했을 뿐이니 제발...] 필사적으로 애원하고. 순간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왕진; [사부님!] 가슴에 난 구멍을 손으로 누르는 자세로 비명 지르는 왕진. 그자 앞에서 등에 비파천강지를 맞고 비틀하는 귀면지존의 모습. 귀면지존은 당시 등쪽 옷에 구멍이 나고 피부가 움푹 들어가긴 했지만 치명상을 입진 않았었다. #126>의 장면이다.

회상 끝

 

청풍; (이 환관 놈은 귀면지존 위태무의 제자다.) 내려다보고

청풍; (그자의 정체와 음모를 알아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단서이니 감정에 휘말려 죽이면 안된다.) 슥! 왕진의 가슴에서 발을 떼고

왕진; [공... 공자!] 안도와 기대로 헐떡이며 올려다보고

청풍; <내가 다시 찾아올 때까지 자금성을 떠나지 마라. 만일 도망치거나 숨을 경우...> 노려보며 전음으로 말하고.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며

왕진; [으으으!] 공포에 질리고

청풍; <반드시 찾아내 살아있는 것을 후회하게 해줄 것이다.> 슥! 돌아서고

왕진; (살... 살았다!) 안도하고. 피를 컥컥 거리면서

그런 왕진을 뒤로 하고 침대 옆으로 가는 청풍. 침대에는 황태자가 알몸으로 누워 벌벌 떨고 있고. 침대 주변에는 거의 알몸인 손영롱과 환관, 의사들이 쓰러져 있다. 좀 떨어진 곳에 황태자비도 쓰러져 벌벌 떨고 있고

청풍; (황태자 주고치...) 침대에 누워 벌벌 떨고 있는 황태자의 모습을 보고

<발병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사 년 전쯤부터 목숨이 경각에 달린 중병을 앓아왔을 것이다.> 벌벌 떨며 신음하는 황태자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결국 색마살귀란 남편을 어떻게든 연명시키려는 황태자비의 욕심과 황실을 장악하려는 위태무의 야심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것이었다.) 옆으로 돌아서고, 그곳에 손영롱이 쓰러져 있다.

청풍; (황태자 한명을 살리기 위해 순음지체를 지닌 여자들이 오십 명 넘게 희생되었고...) 거의 알몸으로 쓰러져 벌벌 떨고 있는 손영롱에게 다가간다.

청풍; (마침내 황태손 주첨기의 여자가 될 예정이었던 손소저마저 제물이 되었다.) 몸을 숙여서 손영롱의 상태를 살피고.

[으으으!] 온몸이 달아오른 채 벌벌 떠는 손영롱

야한 자세인 손영롱의 아랫도리. 사타구니 일대가 깨끗하다.

청풍; (당아연과 달리 손소저는 몸을 더럽히진 않았다.) 조심스럽게 끌어안고

청풍; (시아버지가 될 뻔했던 황태자와 관계를 갖는 불상사는 다행히 벌어지지 않은 것이다.) 슥! 손영롱을 두팔로 조심스럽게 안고 일어나고. 그때

[안... 안된다!] 콱! 외침과 함께 청풍의 발목을 잡는 여자의 손.

황태자비; [그년... 그년을 데려가면 안된다.] [그년이 없으면 전하께선 죽은 목숨이야!] 기어와서 청풍의 다리를 부여잡으며 악을 쓰고

청풍; [당신이란 여자는...] 분노하고 어이없고

황태자비; [오... 오늘 일 불문에 붙이마!] [아니, 원하는 건 뭐든지 들어줄 테니 그년만은 데려가지 말거라.] 두 손으로 청풍의 다리를 잡고 일어나며 애원. 몸이 완전히 마비가 풀리지 않은 상태임 주의

청풍; [하아...] 어이없어 실소할 때

황태자비; [재물... 재물이 필요 없다면 다른 걸로 보상해주마.] 슥! 손을 청풍의 사타구니로 올리고

청풍; [헉!] 기겁할 때

황태자비; [좋게... 좋게 해주마! 내 손과 입과... 몸뚱이의 모든 부분을 써서 널 황홀하게 만들어주마!] 슥! 청풍의 거시기를 손으로 잡고

청풍; [무... 무슨 짓을...] 얼굴이 벌개져 충격을 받고. 눈 치뜬 채 비틀

황태자비; [너도 알다시피 난 장차 국모가 될 몸이다.] [황후가 될 예정인 내 몸뚱이를 네 마음대로 즐기게 해주마.] 청풍의 것을 주물러대며

황태자비; [누가... 세상 어떤 사내가 황후의 아내의 몸을 맛 볼 수 있겠느냐?] [이 정도 보상이면 그년을 포기할 수 있지 않겠느냐?] 청풍의 한쪽 다리를 두 팔로 끌어안으며 혀로 청풍의 아랫도리를 핥으려는 시늉하고.

청풍; [더러운 년!] 퍽! 분노를 참지 못하고 황태자비가 끌어안은 다리를 확 쳐올린다. 얼굴은 벌개진 채 두 팔로는 손영롱을 안고. + 황태자비; [악!] 청풍이 다리를 강하게 쳐올리는 바람에 그 다리를 두 팔로 안고 있던 황태자비의 몸뚱이도 뒤로 휙 날아가고

퍼억! 야하게 나뒹구는 황태자비. 청풍 쪽으로 다리를 향한 채 등으로 바닥에 떨어지는데 가랑이를 벌린 채 미끄러진다. 치마가 걷혀 올라가며 맨 다리가 드러난다. 발에는 버선과 꽃신을 신었고

황태자비; [흐윽!] 고통에 벌벌 떨고. 야한 자세로 쓰러져서

청풍; [네년이 정녕 인간이긴 한 것이냐?] 다가가며 노려보고. 얼굴이 분노와 흥분으로 물든 채

황태자비; [제발...] 고개 들며 또 애원하려는데

청풍; [죽을 운명인 남편 연명시키자고 딸같은 여자들을 수십 명이나 희생시키고도 아무런 죄책감도 못 느끼고...] 콱! 황태자비의 젖가슴을 발로 세게 밟고. + 황태자비; [악!] 청풍의 발아래 젖가슴이 밟혀 이지러지며 자지러지는 비명을 지르고

청풍; [이젠 그것도 모자라 배분으로는 시동생이고 나이로는 아들 뻘인 날 유혹해?] 우둑! 황태자비의 가슴 밟은 발에 힘을 주고

황태자비; [아... 아프구나! 제발 살살...] 벌벌 떨고

청풍; [네년이야말로 인두겁을 쓴 야차고 짐승 아니냐?]

황태자비; [마음대로... 네 마음대로 해도 좋다.] 자기 젖가슴을 밞은 청풍의 다리를 두 손으로 끌어안고 억지로 웃고

황태자비; [고귀한 신분인 날 학대해서 쾌감을 느낀다면 기꺼이 당해주마.] [종처럼 다뤄도 좋고 창녀 취급을 해도 상관없다.]

황태자비; [그러니 그년... 영롱이년만은 데려가지 말아다오.] 필사적으로 애원하고

청풍; (이 여자!) 오싹! 소름이 돋는 청풍.

<말 그대로 괴물이고 요물이다! 권력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자신에게 가슴이 밟힌 채로 올려다보며 애원하는 황태자비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두 번 다시 상종하면 안되는 계집이다.) + [귀찮다!] 팟! 다시 다리를 휘두르고. + 황태자비; [학!] 이번에도 청풍의 다리를 두 팔로 끌어안고 있다가 옆으로 패대기쳐지며 구르는 황태자비

청풍; [네년을 내 손으로 응징하진 않겠다.] 퍼억! 나뒹구는 황태자비를 돌아보며 몸을 홱 돌리고. 화악! 유령익이 날개처럼 펼쳐지고

청풍; [하지만 하늘이 기필코 네년의 죄를 물을 것이다] 화악! 스스스! 유령익이 청풍과 손영롱의 몸을 휘감으며 두 사람의 모습이 사라진다

황태자비; [안돼! 안된다!] 나뒹굴었다가 청풍 쪽으로 기어오려 하며 비명 지르고

황태자비; [그년을 데려가면 안된다! 전하께서 돌아가시게 된단 말이다.] 기어가며 외치지만

퍼억! 청풍의 모습은 유령처럼 사라지고

황태자비; [안돼! 안돼!] [이럴 수는 없어!] 청풍이 사라진 쪽을 보며 절망하여 울부짖고

황태자비; [돌아와라! 그년을 다시 데려와라!] 으아아아! 울부짖는 황태자비

황태자비; [그년... 영롱이가 없으면 내 아들 첨기가 제위에 오르는 것도 불가능해진단 말이다.] 우는 황태자비. 그런 황태자비를 고개 돌려 보고 있는 왕진. 가슴이 청풍에게 밟힌 자세로 누워서

왕진;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이다.) 소름이 오싹 끼치는 표정으로 황태자비를 보고

왕진; (아름다운 얼굴과 육감적인 몸뚱이 속에 마귀를 숨기고 있는 여자다.) 울부짖는 황태자비를 보며 전율하고. [개같은 놈아! 영롱이년을 데려와라! 기필코 네놈을 찾아내서 찢어죽이고 말겠다!] 으아아아아! 악을 쓰는 황태자비

<자식... 정확히는 권력욕에 미친 저 악랄한 여자와 엮이지 않는 게 상책이지만 난 이미 빠져나갈 가망이 없는 수렁에 발을 담근 셈이 되었구나.> 으아아아아! 몸의 마비가 완전히 풀리지 않아 문쪽으로 기어가려 하며 악을 쓰는 황태자비 모습을 배경으로 왕진의 생각 나레이션

 

#242>

<-해하촌> 청풍이 자란 빈민가. 낮

해하촌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의 폐가

 

폐가의 지하에 숨겨져 있는 천불투의 보물창고. 천불투의 시신이 들어있는 황금관도 보이고. 보물들이 종류별로 분류되어 있어 마치 박물관 같은 분위기

철컹! 보물창고 한쪽 벽에 달려있는 육중한 철문이 열리고.

청풍이 안쪽으로 들어선다. 몸에 두르고 있는 유령익이 벌어져 몸이 드러나 보이는데 두 팔로 거의 알몸인 손영롱을 안고 있다. 모자는 뒤로 젖혀서 얼굴도 드러나 있고

[으으으!] 청풍의 품에 안긴 손영롱은 열에 들 뜬 채 할딱이고 있다.

청풍; (몸이 불덩이같다.) 손영롱을 안고 안으로 들어서며 손영롱의 상태를 살핀다. 좀 난감한 표정

청풍; (섭음보정대법이 원활하게 시전 되게 하기 위해 미약(媚藥)을 먹였을 것이다.) 흐윽! 뜨... 뜨거워! 나 좀 어떻게... 할딱이는 손영롱을 보며 보물창고 안으로 완전히 들어온다. 철컹! 뒤에서는 다시 철문이 열리고

청풍; (이 상태로 손가장에 돌려보낼 경우 손소저의 정조에 누가 될게 뻔하고...) (어쩔 수 없이 일단 이곳으로 데리고 오긴 했는데...) 난감한 표정

앞쪽에 천불투의 시체가 안치된 황금 관이 있고

청풍; (할아버지!) 관 앞에 서서 고개 숙이고

청풍; (아직 소손의 능력이 모자라 할아버지의 원수를 갚지도 못하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청풍; (늦어도 일년 안에는 위태무의 목을 영전에 바칠 테니 기다려 주십시오.) 고개 들고. 이어

황금 관을 지나 안쪽으로 가는 청풍.

청풍; (여기 어디쯤에 그것들이 있을 텐데...) 두리번. 주변에는 무기, 골동품, 각가지 보물등이 진열되어 있다. 그러다가

청풍; (역시 있었다.) 눈 반짝이고

청풍의 앞쪽 일종의 진료실같은 분위기의 공간이다. 중앙에 뱀 가죽을 씌운 커다란 침대가 있다. <아랑힐월>에서도 천불투의 보물창고에 있었던 그 침대. 침대 주변에는 수많은 약병들이 진열된 장식장이 둘러쳐 있다. 의학 서적들이 꽂혀있는 책꽂이도 있고. 이런 저런 치료도구들도 진열되어 있다.

청풍; (이곳에 진열되어 있는 것들은 할아버지가 수십년동안 수집한 각종 영약과 의술에 관련된 물품들이다.) 장식장을 둘러보며 침대로 가고

청풍; [잠시만 더 견뎌주시오. 곧 편하게 해드릴 테니...] 손영롱을 침대에 내려놓고. + 손영롱; [하악!] 벌벌 떨며 신음하고. 몸속에서 열이 치솟는 표정

청풍; (미약의 기운이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벌벌 떠는 손영롱을 침대에 눕혀 놓고 일어나며 다급해지고

청풍; (서둘러 열독을 내리는 해독제를 먹이지 않으면 심각한 부작용이 야기될 수도 있다.) 진열장으로 서둘러 가고

청풍; (해약... 해약...) 장식장에 진열된 약병들을 빠르게 살핀다.

약병들에는 글이 빼곡하게 적힌 라벨이 붙어있고

청풍; (병을 치료하고 몸을 보하는 영약들이 대부분이고... 간간히 독약들도 보이지만...) 빠르게 약병들을 살피면서 초조해지고

청풍; (미약의 독기를 해독해줄만한 해독제는 보이지 않는다.) 초조

청풍; (이렇게 시간 허비하면 안되는데...) 스슥! 딸칵! 더 빨리 약병들을 만지며 라벨들을 살피는데

[아악!] 갑자기 뒤에서 비명이 들려 눈 부릅뜨는 청풍

손영롱; [끄윽! 끅!] 간질 환자처럼 몸을 뒤틀고 경직시키며 입으로 게거품을 무는 손영롱. 눈을 까뒤집은 채. 약병들을 살피다가 돌아보는 청풍.

청풍; [소저!] 급히 침대로 달려가고

청풍; [왜 그러시오 소저? 어디가 불편하신 거요?] 침대로 올라가 손영롱의 옆에 무릎을 꿇고. + 손영롱; [끄윽! 끅!] 눈알 까뒤집은 채 게거품은 무는 손영롱

청풍; (이건...) 눈 부릅 뜨며 손영롱의 목 옆을 만지고

<엄청난 열기...!> 푸스스! 손영롱의 몸에서 열기가 확 뿜어지고 있고

청풍; (혈맥 속의 피가 들끓고 있다. 미약의 기운이 골수에까지 미친 때문이다.)

청풍; (이제 손소저에게는 더 이상 남아있는 시간이 없다.) 당황하고. 그때

손영롱; [나... 나 좀 어떻게... 제발... 살려줘요! 끄윽!] 콱! 자기 목을 만지는 청풍의 소매를 잡고 애원하는 손영롱. 제 정신이 아닌 표정으로

청풍;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되었다.) 얼굴 벌개져서 한숨 쉬고

청풍; (해독약을 찾을 시간이 없으니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는 수밖에...) + [알겠소이다 소저.] 자기 소매를 잡은 손영롱의 손을 떼어내고

청풍; [편하게 해드릴 테니 잠시만 더 견뎌주시오.] 촤악! 무릎 꿇은 채로 자신의 웃옷을 거칠게 벗어젖히고. 드러나는 알몸

손영롱; [어서... 더는... 더는 못 견디겠어요!] 가랑이 쩍 벌리고 두 팔을 청풍에게 뻗으며 애원하고.

청풍; (얄궂은 운명이다.) 하의도 까내리면서 손영롱의 벌린 가랑이 사이로 들어가고. 상체는 이미 알몸이 된 채

청풍; (내 첫 상대는 분이로 정해놓고 지금까지 숱한 유혹을 견디어 왔었는데...) 한손으로 상체를 버티고 한손으로 거시기를 잡아 벌어진 손영롱의 가랑이 사이에 끼우려는 몸짓으로 손영롱의 몸에 자신의 몸을 올리고. 그러자

손영롱; [하악!] 청풍이 올라타자 자지러지며 청풍을 끌어안고

청풍; (이렇게... 염두에 두지도 않았던 여자와 첫 경험을 하게 될 줄이야.) 스윽! 아랫도리를 손영롱의 가랑이 사이에 들이밀고. 직후

손영롱; [아악!] 비명 지르며 청풍의 목에 매달리고

청풍; [허억!] 청풍도 혼망 가고

벌어진 채 파르르 경련하는 손영롱의 가랑이. 그 사이에 밀착한 청풍의 아랫도리도 경직되고

청풍; (상... 상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 혼망가고 이 악물며

손영롱; [아... 아파요! 하... 하지만 좋아요!] [어서... 어서 후련하게 해줘요! 하악!] 팔 다리로 청풍을 휘감으며 몸부림치고. 눈을 까뒤집은 채

청풍; (여... 여자와 한 몸이 되는 게 이런 기분이었구나!) 혼망 가서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고

<마치... 혼백과 육신이 결합 된 부위를 통해서 이 여자의 몸 속으로 남김없이 녹아들어가는 것같다.> 끌어안고 몸부림치는 손영롱과 그 손영롱의 몸에서 알몸으로 치받아대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어째서 숱한 사내와 여자들이 육욕(肉慾) 때문에 파멸해갔는지 알 것같다.> 이 악물고 손영롱을 강간하는 청풍의 모습. 청풍에게 치받히며 고개 젖히면서 자지러지는 손영롱의 모습

 

#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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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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