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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5>

한왕부의 다른 곳. 외진 곳에 자리한 그리 크지 않지만 화려한 건물. 위극겸의 거처다. 인적은 없고

비틀거리며 그곳으로 오는 위극겸. 눈에서 눈물이 줄줄. 코로도 피가 흐르고

떨리는 손으로 문을 열고 들어가는 위극겸. 문 안쪽은 정갈한 거실

탁! 문을 닫는 위극겸.

털썩! 무릎이 꺾이고

위극겸; [아버지...] 이를 갈며 울고. 위태극을 떠올리며

위극겸; [이렇게... 이렇게 갑작스레 세상을 하직하시다니요.] [어찌... 어찌 이런 일이...] 엎드려 이마를 바닥에 대며 울고

위극겸; (분명... 분명 아까 그 단말마는 아버님이 소멸되시면서 토하신 것이었다.)

위극겸; (진천이가 곁에 있었음에도 이런 변을 당하셨다니...) (설마 천강마존이 다시 천마련에 돌아가기라도 했단 말인가?) 쾅! 쾅! 주먹으로 바닥을 때려 뭉개면서 울고. 눈물을 흘리지만 소리는 내지 않는다. 바로 그때

<나야.> 누군가의 말이 귀에 들려 눈을 부릅뜨는 위극겸

위극겸; (용설약!) 일어나 바로 앉고

<지금 얘기 할 수 있어?> 이어지는 용설약의 음성

위극겸; <괜잖소. 말씀하시오.> 눈물 닦으며 말하고

이하 용설약과 위극겸의 모습 교차로 보여주고

 

용설약; <방금 전 진천이가 호명기를 써서 내가 있는 곳으로 넘어왔어.> 어둑한 골방. 빛이 나는 대야의 양쪽 모서리를 잡고 물을 들여다보며 생각하는 용설약. 여전히 짧고 얇은 잠옷 차림이고. 골방 밖은 창문이 열려 있어 밝은데 위진천이 침대에 힘없이 누워 골방쪽을 돌아보고 있다

 

위극겸; <호명기는 숙모가 비상용으로 아버지에게 준 것인데... 어떻게 진천이가 쓰게 된 거요?> 자기 방 거실에 무릎을 꿇은 채 눈을 감은 모습 배경으로

 

용설약; <아버님이... 아버님이 돌아가셨어.> 눈물 흘리며 생각하고. 대야를 들여다보며

 

위극겸; <역시... 사실이었구려.> 이를 악물고

 

용설약; <자기도 알아차린 거야?>

 

위극겸; <만일을 대비해서 아버지와 연혼진명대법(連魂振命大法)을 함께 수련했었소. 그래서 방금 전 아버지의 혼백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소.>

 

용설약; <조의(弔意)를 표할게. 아버님은 진천이를 제외하면 자기의 유일한 핏줄인데...>

 

위극겸; <고맙소.>

위극겸; <헌데 아버지가 어쩌다 변을 당하신 거요? 천강마존이라 해도 아버지를 해치기는 쉽지 않았을 텐데...?>

 

용설약; <이번 참사에도 장청풍... 그 놈이 개입했어.> 이를 악물고

 

위극겸; <장청풍! 그놈이 아버지를 시해했다는 거요?> 눈 부릅 살기

 

용설약; <장가놈이 직접 아버님을 해친 것은 아니지만... 결국은 그런 셈이 되었어.>

 

위극겸; (장청풍! 장청풍!) 이를 갈며 울고

<두고 보자! 혈채(血債)는 오직 피로만 갚아질 수 있다는 말이 옳다는 것을 알게 해줄 테니...> 눈 감고 무릎 꿇은 채 앉아 주먹 불끈 쥐는 위극겸의 모습 배경으로 그자의 생각 나레이션. 헌데

스윽! 거실의 구석 어둠 속에서 무언가 움직인다.

바로 귀희가 부리는 여우 귀신 호정.

울고 있는 위극겸의 모습. 호정의 시점

[...!] 스윽! 무언가 생각하며 돌아서는 호정

슈우! 벽으로 스며들어간다.

 

#486>

근처 건물의 지붕 위. 귀희가 앉아있고. 직후

슈우! 건물의 지붕에서 스며나오는 호정

귀희; [수고했다 호정!] 두 팔 내밀고

가릉! 울면서 귀희의 품에 안기는 호정. 마치 솜덩이나 안개같이 안기고

징! 그런 호정의 이마에 빛이 나는 손가락을 대는 귀희

눈을 감고. 그러자

<진천... 숙모... 호명기... 연혼진명대법... 장청풍...> 용설약과 위극겸이 나눈 대화의 요점이 귀희의 뇌리에 떠오르고.

귀희; (혹시나 했는데...) 눈을 뜨고

귀희; (역시 위극겸은 혈교와 접점(接點)이 있구나.)

귀희; (과연 넌 무얼 노리고 한왕의 군사가 된 것이냐 위극겸?) 호정을 품에 안은 채 위극겸이 있는 건물을 건너다보고

귀희; (한왕을 이용하여 황실을 전복하는 게 목적인 것같은데... 그 이면에는 어떤 노림수가 있는 것일까?) 찡그리고

<하지만 내 주의를 끈 이상 넌 원하는 바를 쉽사리 이루진 못할 것이다 위극겸.> 지붕 위에 호정을 안고 앉아있는 귀희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487>

천마련 총단. 낮

폭발이 일어났던 군자각 일대를 무사들이 정리하고 있고

폭풍노군, 거령살영이 지키고 있는 웅장한 건물.

흠칫! 하는 두 사람

월동문을 통해서 서둘러 오는 유리정. 두 손으로 작은 쟁반을 들고 있는데 쟁반 위에는 편지가 한 장 얹혀져 있다.

쟁반 위의 편지 크로즈 업

<무슨 일이냐 유리정?> <웬 편지냐?> 전음으로 묻는 거령살영과 폭풍노군

유리정; <번뇌마가에서 신가주님 앞으로 급전(急傳)이 도착했어요.> 쟁반 들고 다가오며 역시 전음으로 대답하고

<번뇌마가에서 보낸 급전?> 놀라는 거령살영과 폭풍노군

 

#488>

[!] [!] 놀라는 폭풍대형, 섭혼대모, 번뇌대작, 무영비마천. 길쭉한 탁자에 둘씩 마주 앉아있는데 섭혼대모는 놀라서 손으로 입을 가리고 있다. 석헌중은 자리에 없고 청풍이 문쪽을 보는 방향인 상좌에 앉아있다

폭풍대형; [그... 그러니까 그대의 진짜 이름이 장청풍이 아니고...] 버벅대며 청풍을 손가락질

청풍; [초무궁입니다.] 포권하고

청풍; [소생은 혈교의 음모에 의해 어린 시절 부모님 품을 떠나 의모(義母)님 손에 자랐습니다.] 포권한 손을 내리고

섭혼대모; [사... 사자천존, 영친께서 돌연 은퇴를 했던 게 혈교의 수작 때문이었군요.] 흥분 놀라고.

청풍; [그렇습니다.] 끄덕

청풍; [비록 저희 초씨 가문이 마교와 숙적지간이긴 하지만 지금은 공통의 적을 둔 처지이기도 합니다.] 마교사가 가주들을 둘러보고

청풍; [여러 가주들께서 용납하신다면 혈교의 음모를 분쇄하기 전까지는 지난 시절의 은원은 묻어두고 합력(合力)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시 포권하고

폭풍대형; [이건... 이건 너무도 엄청난 일이라 우리들 선에서는 결정을 내리기가...] 버벅대며 뭐라 말을 잇지 못할 때

번뇌대작; [잠행(潛行) 중이신 교주님의 재가가 필요한 사안인 것같네.] 끄덕

섭혼대모; [하지만 천년호님께서 장공자... 아니 초공자에게 호의를 베푸신 데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지 않겠어요?] 다른 가주들을 둘러보고

번뇌대작; [그렇긴 한데...] 난감하고

청풍; [천년호께서는 제게 맡기실 임무가 있다고도 하셨습니다.]

폭풍대형; [그런가?]

청풍; [떠나기 전에 천마유거에 다시 들르라고 하셨는데...]

청풍; [그분의 분부도 있고 하니 초(楚), 섭(葉) 양가의 갈등은 한시적으로라도 봉합해두었으면 합니다.]

번뇌대작; [알겠네.] 끄덕이고

번뇌대작; [우리끼리 더 논의를 해봐야겠지만 일단 초공자는 본교의 귀빈으로 대접하도록 하겠네.] 다른 가주들을 둘러보고

다른 가주들도 끄덕이고

청풍; [관대한 결정에 감사를 드립니다.] 포권하면서 문쪽을 보고. 문은 닫혀있고

[!] [!] 그제야 가주들도 흘깃 문쪽을 보고

 

#489>

유리정; (맙소사!) 닫힌 문 밖에 서서 떨고 있다. 두 손으로 편지가 한통 얹혀진 쟁반을 들고 있고.

문에서 좀 떨어진 곳에 서있던 폭풍노군과 거령살영이 왜 저러나 하는 표정으로 돌아보고 있고

유리정; (범... 범상치 않은 배경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장공자가 바로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사자천존의 외아들이었다니...)

유리정; (천년호님은 장공자... 아니 초공자의 정체를 알고 계셨기에 비호하셨을 것이다.) 흥분한 표정으로 생각할 때

<들어오너라.> 안에서 들리는 음성

유리정; [예 사부님...] 대답하며 한손으로 문을 열고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는 유리정. 청풍을 비롯하여 마교사가 가주들이 유리정을 보고 있다

유리정; (아까 봤을 때도 비범하게 느껴졌었지만... 정체를 알고 나니 다른 세상사람 같이 느껴져.) 곁눈질로 청풍을 보며 조심스럽게 탁자로 다가가고

섭혼대모; (저것이 초공자를 지나치게 의식하네.) 쓴웃음

섭혼대모; (하긴 초공자의 정체를 알고 태연할 수 있는 계집아이들이 있을 리 없지.) + [무슨 일이냐?] 생각하며 유리정에게 묻고

유리정; [방해를 해드려 죄송하옵니다.] 탁자 앞에 서서 고개 숙이고

유리정; [번뇌마가에서 가주님께 급히 전해달라는 서찰이 당도하였사옵니다.] 쟁반을 두손으로 번뇌대작에게 내밀고

번뇌대작; [이런...] 슥! 한숨 쉬며 쟁반의 편지를 집어들고

청풍; (번뇌마가에서 급히 자기네 가주를 찾는다면 그 일 때문이겠구나.) 눈 번뜩. 이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회상처리. #473>의 장면.

 

위태극; [가주는 무공 수련에 지나치게 집착하느라 마누라를 너무 오래 방치 하셨었소.] 쿡쿡! 피투성이가 된 손의 엄지 손가락으로 자기 가슴의 혈도를 몇 군데 찍고.

위태극; [황보경(皇甫鏡), 번뇌마가의 안주인께서 노부를 총관으로 적극 추천한 이유가 뭐일 것같소?] 야비하게 웃고. 엄지 손가락으로 혈도를 찍으면서

회상 끝

 

청풍; (위태극이 한 말의 사실 여부를 떠나서...) (번뇌마가의 안주인인 황보경이란 여자의 귀에 그 말이 들어갔으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편지를 읽는 번뇌대작을 보며 한숨

청풍; (그 여자는 수치심이든 죄책감이든 느끼게 될 테니...) 생각할 때

번뇌대작; [먼저 실례하겠소이다.] 편지를 접으며 일어나고

섭혼대모; [저희가 도울 일은 없겠어요?] 일어나며 묻고. 폭풍대형과 무영비마천, 청풍도 일어나고

번뇌대작; [너무도 민망한 일이라 차마 여러 가주들께 폐를 끼칠 수가 없구려.] 포권하고

번뇌대작; [일을 수습하는 대로 다시 돌아와 초공자와 여러 가주들께 결례한 죄를 빌겠소이다.] 고개 숙이고. 이어

서둘러 문쪽으로 간다. 옆으로 비켜서는 유리정

번뇌대작; [초공자를 잘 대접해라.] 유리정을 지나쳐 밖으로 나가며 말하고

유리정; [예...] 얼굴 붉히며 대답하고

휘익! 날아서 멀어지는 번뇌대작

섭혼대모; [대강 짐작은 간다만...] 한숨 쉬며 유리정에게 말하고. 돌아보는 유리정

섭혼대모; [번뇌마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냐?]

유리정; [제자도 자세한 경과는 모르고 있사온데...] 조심스레

유리정; [번뇌마가의 안주인이신 황보부인께서 모습을 감추신 것같사옵니다.]

폭풍대형; [저런...]

무영비마천; [...]

섭혼대모; [위태극, 그 악귀가 뿌려놓은 분란의 씨가 싹을 틔웠구나.] 한숨

청풍; (섭혼대모의 말대로 위태극은 죽어가면서도 사람들을 해코지하고 가정을 파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청풍; (번뇌대작 부부가 겪게 될 고통이 다시 재현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혈교는 가능한 빨리 무력화시켜야만 한다.) 결심

 

#490>

<-군자각> 일부 부서진 건물과 정원들을 무사들이 정리하고 있고

부서지지 않은 어느 건물. 흑백신귀중 백귀가 입구를 지키고 있다.

건물 내부. 침실. 어둑한데 침대에 누가 누워있고 침대 옆에는 여자가 둥근 의자에 앉아 침대에 누워있는 인물을 내려다보고 있다.

침대에 누워있는 것은 석헌중. 물론 옆에 앉아 보고 있는 여자는 한경파.

[으으으!] 가슴을 붕대로 감은 채 누워 신음하고 있는 석헌중

한경파; (나란 계집은 정말로 남편을 잡아먹는 요물인 걸까?) 석헌중의 이마에 흐르는 땀을 손수건으로 닦아주며 한숨

한경파; (거유 방효유선생, 편복귀 교백에 세 번째 남편인 이 사람까지 하마터면 비명횡사하게 만들 뻔했다.) 신음하는 석헌중을 내려다보며 애잔한 표정

한경파; (장공자가 제때 나타나 구원의 손길을 뻗어주지 않았다면 난 또 한 번 과부가 되었을 것이다.) (그것도 나 자신이 원인이 되어...)

한경파; (내가 계속 곁에 머물면 이 사람이 불행해질지도 모른다.)

한경파; (가슴은 미어지는 것같지만... 이 사람을 위해서라도 마교를 떠나야할지도 모르겠다.) 생각하는데

슥! 자기 이마의 땀을 닦아주는 한경파의 손목을 잡는 석헌중의 손

한경파; [상공...] 흠칫! 내려다보고

석헌중; [잘못 된 생각... 하지 마시오.] 눈을 조금 뜬 채 올려다보고. 눈빛은 몽롱하고

한경파; (내... 내가 당신 곁을 떠나려는 걸 알아차렸어.) 눈 치뜨고

석헌중; [이번 일에... 당신은 아무런 잘못도 없소.] [그러니... 당신이 죄책감이나 책임감을 느낄 이유도 없는 거요.]

한경파; [하지만... 하지만...] 눈물이 눈에 가득 차고

석헌중; [당신이 없는 삶은... 생각할 수가 없소.] [그런데 만일 당신이 사라져 버린다면... 나는 망가져 버리게 될 거요.]

석헌중; [정말 날 위한다면... 사랑한다면... 당신은 언제까지라도 내 곁에 있어줘야만 하오.] 진지한 표정과 눈빛. 그러자

한경파; [흐윽!] 오열하며 석헌중의 가슴 아래쪽에 얼굴을 묻고. 가슴에는 상처가 있어서

한경파; [약속할게요. 당신 곁에서 늙어 죽겠다고 약속드릴게요.] 석헌중의 가슴 아래쪽에 얼굴 묻고 오열하고. 한손으로 석헌중의 허리를 끌어안은 채

석헌중; [고맙소 부인. 고맙소.] 한숨 쉬고 웃으면서 한경파의 머리를 쓰다듬고

한경파; (이걸로 결정되었다.) 울면서 생각하고

한경파; (이 사람이 원하는 대로... 나는 이사람 곁에서 늙어가야만 한다.) 하염없이 울고

<무슨 짓을 해서든지 이 사람에게 대를 이을 자식을 안겨주어야만 하고...>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한경파의 생각 나레이션

 

#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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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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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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