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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새벽. 청풍과 진상파가 있는 사당.

사당에서 좀 떨어진 곳의 바위. 한 다리를 아래로 늘어트린 채 바위 위에 누워있는 패소정. 그러다가

[흐윽!] 누군가의 울음소리가 패소정의 귀에 들려 움찔! 하는 패소정

[죄송해요! 죄송해요 검조님!] 울음소리가 패소정의 귀에 들리고

패소정; (진상파...) 억지로 눈을 뜨고

그러면서 위진천이 자기 가슴을 찍던 장면 떠올리고

패소정; (명불허전...) (그 애송이 놈이 어린 나이에 마교 교주가 되었던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를 악물며 억지로 일어나고

패소정; (제왕성 사신장중 한명인 내가 그렇게 어이없이 당한 걸 보면...) 헉헉 대며 바위에서 내려서고.

패소정; (그나마 죽이고 가지 않은 걸 고마워해야하나?) 사당으로 비틀거리며 걸어가고. 그때

[흐윽!] [흑!] 사당에서 다시 울음소리가 들리고

패소정; (무사히 욕화에서는 벗어난 모양인데...) 비틀거리며 사당으로 간다

패소정; (왜 저토록 서럽게 우는지 모르겠구나.) 사당 근처에 이르러 안을 기웃거리고

진상파; [흐윽! 그런 죄를 저지른 줄도 모르고... 용서해주세요 검조님!] 엎드려 우는 진상파. 옷은 대충 입었다. 그런 진상파의 어깨를 다독이며 달리는 청풍.

패소정; (어떤 상황인지 대충 짐작이 가네.) 끄덕

<몸을 불덩이처럼 달궜던 화기가 잃었던 기억을 되살렸을 것이다.> 우는 진상파. 달래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패소정의 생각 나레이션

<기억이 돌아오자 자신이 무애호유선에서 저지른 일이 떠올라 죄책감에 몸부림치고 있는 것이겠지.> 엎드려 우는 진상파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패소정; (그렇긴 하지만 참 복이 많은 계집이다.) 소리 없이 한숨

패소정; (검조님의 무기명(無記名) 제자가 된 것으로 모자라 이제 우리 제왕성의 안주인이 되게 되었으니...)

<전화위복! 진상파에게 닥쳤던 모든 화는 복이 되어 돌아가는구나.> 사당의 모습 배경으로 패소정의 생각 나레이션

 

#197>

<-마교 강소지부> 아침.

냉상영의 거처인 후원

냉상영과 위극겸이 식탁에 마주 앉아 아침을 먹고 있다. 방안에는 단 둘 뿐이고. 위극겸은 여전히 상복 차림이지만 냉상영은 아주 화려한 옷을 입었다. 밤에 한탕 뛰어서 그런지 둘 사이의 분위기가 좋다. 방구석에는 두 명의 시녀가 시중 들 준비를 하고 있다. 한 여자는 물병을 두 손으로 들고 있고 한 여자는 수건을 두 손으로 바쳐들고 있다.

냉상영 몸을 앞뒤로 흔들면서 음식을 먹고 있어서 의자가 다각 다각 소리가 난다.

마주앉은 위극겸은 신경이 쓰이는 듯한 표정으로 힐끔 보고,

냉상영; [음... 오늘 아침엔 뭔 좋은 일이 생기려나?] 입 안에 음식을 넣고 오물거리면서 들뜬 표정을 짓고

위극겸 그걸 보고 자기도 모르게 미소를 짓고

냉상영; [당신은 여자의 육감을 안 믿죠?] 눈치채고 눈 흘기고

냉상영; [하여간 남자들은 그게 문제야. 문제!] 샐쭉거리며 교태를 부린다.

위극겸; [무공이 깊어지면 앞일을 내다 볼 수 있다고 알고 있소.]

위극겸; [당신도 무공이 정묘하니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느낄 수도 있을 거요.]

냉상영; [음... 그래도 근래 이런 기분이 드는 날은 없었는데...] [음... 혈궁의 용가늙은이가 벼락이라도 맞았나?]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고

냉상영;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기분이 좋네.] 입에 넣고 오물거리고

위극겸; [언제 마천루로 돌아갈 생각이오?]

냉상영; [가만있어 봐요. 이런 날은 꼭 뭔 일이 생긴다니까요.] 눈을 흘기고. 그때

휘익! 밖에서 들리는 파공음.

냉상영; [왔다!] 흥분하며 문쪽으로 손을 젓고. 그러자

덜컹! 방문이 보이지 않는 힘에 활짝 열린다. 그러자

열린 문을 통해 한명의 중년인이 서둘러 월동문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이자는 마교 강소지부장인 장세명이다. 한 두 번 나오고 말 조역

장세명; [급보가 있어서 방해를 하게 되었습니다. 용서하십시오 루주님!] 포권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마교 강서지부장 장세명(張世明)>

냉상영; [용서해줄 테니까 가져온 급보나 풀어봐.]

장세명; [백야마검단 부단장 히지가타지로의 보고입니다.] [혈궁의 소궁주인 혈영공주 용설영을 생포했다고 합니다.]

냉상영; [그렇지!] 젓가락으로 탁자를 탁 치고. 작부가 젓가락 장단을 맞추고

냉상영; [내가 기다리던 기쁜 소식이야!]

냉상영; [혈궁의 후계자를 손에 넣었으니 용가 늙은이를 제대로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게 되었어!]

위극겸; [부상귀검 히지가타지로가 근래 무슨 기연이라도 만났는가?] 장세명에게

장세명; [속하가 알기로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위극겸; [그런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혈궁의 소궁주를 생포했다?] [육합마신을 능가하는 고수인 혈영공주를...?]

장세명; [그건...] + 냉상영; [아이 뭘 복잡하게 따져요?] 위극겸에게 눈 흘기며 말을 막고

냉상영; [무림에서의 승부가 반드시 무공의 고하로 결정되는 건 아니잖아요.]

위극겸; [맞는 말이오.] 더 싸우기 싫어서 수긍하는 척 하고

냉상영; [용가년은 혈궁의 목에 채워진 목걸이나 다름없는 귀한 인질이다.] [꼭꼭 숨겨두라고 전해라.] 장세명에게

장세명; [존명!] 포권하고

돌아서려는 장세명

냉상영; [너희 교주는 어디 갔느냐?] 지나가는 듯한 말투로 묻고. 다시 젓가락질 하면서

장세명; [그것이...] 당황하여 즉답을 못하고

냉상영; [교도가 되어서 교주의 소재도 몰라?] [그러고도 네놈들이 마교의 교도야?] 살벌하게 노려보고. 장세명과 하녀들 사색

장세명; [즉... 즉시 파악해서 보고 올리겠습니다.] 사색이 되어 굽신

허둥대며 월동문으로 달려가는 장세명

냉상영; [밥만 축내는 식충이들같으니...]

위극겸; [그러고 보니 어제 저녁 이후로 진천이가 보이질 않소.]

냉상영; [뭐 어디선가 잘 지내고 있겠죠.] 좀 뜨끔한 표정으로

냉상영; [해가 중천에 뜬 지금까지 몸 파는 계집의 품에 파묻혀 있을 수도 있고...] 다시 음식 집어먹고

위극겸; [진천이가 그럴 아이가 아니라는 건 당신이 누구보다 잘 알지 않소?] 한숨

냉상영; [몰라요.]

냉상영; [내속으로 낳았지만 그놈이 무슨 생각하는지 전혀 모르겠어요.] [누구 아들 아니랄까봐..] 눈 흘기며 술잔을 집어들고

쓴웃음 짓는 위극겸

냉상영; [하여간 마천루로 돌아가기 전에 번거로운 인간 하나 치워놔야겠어요.] 술도 마시면서

위극겸; [당신이 치우려는 인간이란 게 제왕성 소속은 아니길 바라겠소.]

냉상영; [아니에요.] 술잔 내려놓고

위극겸; [제왕성... 특히 청풍이에게는 손을 쓰면 아니 되오.]

냉상영; [왜 사람 말을 못 믿어요?] [아니라면 아닌 것으로 알아야지.] 벌컥 화를 내며 자리에서 발딱 일어나고

위극겸; [당신의 살기가 얼마나 강렬한지 알기 때문에 하는 말이오.]

위극겸; [충동적으로라도 청풍이를 해치거나 하진 마시오.]

냉상영; [졸장부!] 팟! 젓가락을 내리쳐서 돌로 만든 탁자에 푹 박히게 만들고

냉상영; [몇번이나 같은 말을 하게 만들어?] [에잇! 입맛 버렸네.] 찬바람을 일으키며 건물을 나가고. 하녀들이 사색이 되어 보고 있고

위극겸; [그만 먹어야겠다. 치워라.] 한숨

[예!] 대답하고 급히 탁자로 다가와.

그릇들을 치우기 시작하는 하녀들

위극겸; (장마철 날씨같이 종잡을 수 없는 성격...) (하지만 어쩌겠는가? 동심고를 나눠먹은 사이고 또 내 아들의 어미인 것을...)

위극겸; (업보로 여기고 보듬으며 살아갈 수 밖에...) 우울한 표정

 

#198>

<-서호> 아침. 며칠 전에 내린 눈이 아직 여기저기 남아있고. 호수 중간에 작은 바위섬. 그 바위섬에 서있는 정자. 헌데 새들이 많이 정자 주변을 날고 있다. 크고 작은 새들. 피리소리가 들려오고. 누군가 정자 난간에 걸터앉아 있는 게 보인다.

정자 난간에 걸터앉아서 피리를 불고 있는 위진천 크로즈 업. 정자 안에는 원형의 도자기 의자와 의자 사이에 그리 크지 않은 탁자가 놓여있다.

위진천이 부는 피리소리에 따라 크고 작은 새들이 춤을 추듯 날아다닌다. 바위섬 위에는 몇 마리의 학이 춤을 추고 있기도 하고. 천국 같은 모습. 하지만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심취해서 피리를 부는 위진천

위진천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지난 밤 냉상영이 뇌공량의 무릎에 걸터앉아 교태를 부리며 유혹하던 장면

위진천의 이마가 찡그려지고

삐리! 삐이! 피리소리가 날카로워지고. 그러자

새들의 태도가 일변하더니

까악! 깍! 끼익! 크고 작은 새들이 마구 뒤엉켜 싸우기 시작한다. 작은 새들도 겁을 상실하고 큰 새에게 덤벼들고

퍼퍽! 후두둑1 서로 쪼고 물어뜯어 깃털과 피와 시체가 난무하며 정자 주변을 적신다.

두루미들도 서로 물고 차며 싸우고

아수라장. 지옥같은 광경.

위진천의 뇌리에 냉상영이 뇌공량의 아랫춤을 더듬던 장면이 떠오르고

삐이! 더 강해지는 위진천의 피리소리. 그러자

퍽! 퍽! 머리에서 피가 튀는 새들

털썩! 후두둑! 머리가 터진 새들이 일제히 바닥에 떨어지고

슥! 그제야 피리를 입에서 떼는 위진천.

우울한 한숨 쉬며 아수라장으로 변한 정자 주변을 보고. 새들의 시체가 어지러이 널려 있거나 물에 떠있다. 그때

[이제 음공이 경지에 이르렀구나.] 누가 위진천의 뒤에서 말하고. 놀라지 앉는 위진천

냉상영; [소리에 살기를 실어 보낼 수 있는 경지에 이른 음공의 소유자는 천하를 통틀어도 다섯 이하일 게다.] 슥! 강물을 밟으며 정자가 있는 섬으로 다가오는 냉상영

걸터앉아 있던 난간에서 말없이 엉덩이를 떼며 일어나는 위진천

냉상영; [망설임 없이 남의 눈치 볼 거 없이 살아라.] [죽일 놈은 죽이고 뺏을 것은 망설이지 말고 빼앗도록 해라.]

냉상영; [넌 마교의 교주고 마천루의 후계자이니 그럴 자격이 충분히 있어.] 정자로 올라오며 말하고

역시 대답하지 않는 위진천

냉상영; [주변에 이목이 없으니 속내를 얘기하기에는 좋은 곳이네.] 의자에 앉으며 주변 둘러보고.

위진천은 여전히 서있고

냉상영; [앉아!] 앞쪽의 의자를 가리키고

말없이 의자에 앉는 위진천

냉상영; [지난 밤, 네가 뇌가장에 있었다는 거 안다.]

여전히 대답하지 않는 위진천

냉상영; [왜? 어미가 부정한 년으로 보여서 말도 섞기 싫어?] 노려보고

위진천; [제게는 어머니를 평가할 자격이 없습니다.]

냉상영; [말만이라도 고맙네.] 샐쭉

냉상영; [변명을 하자면 뇌공량... 네게는 사백이 되는 그가 어미의 첫사랑이었다.]

냉상영; [네 아버지를 만나기 전이었는데...] [하지만 뇌공량은 내가 휘두를 수 있는 인간이 아니었다.] [관심도 오직 검법뿐이었고...]

냉상영; [그래서 결국 어미와 뇌공량의 사이는 파국을 맞게 되었다.]

냉상영; [그러다가 네 외조부에게 사로잡혀온 네 아버지를 만나게 되었는데...] 말하다가 멈추구. 그 앞에서 위진천이 일어나고

냉상영; (이놈이... 어미의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표정이 살벌

위진천; [자식이 되어 선대의 일에 관심을 갖는 것은 불효막심이라 생각합니다.]

위진천; [지난밤에 보고 들은 일은 영원히 입 밖으로 내지 않을 테니 안심하십시오.] [먼저 돌아가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휘익! 냉상영의 대답도 듣지 않고 날아가는 위진천

냉상영; [못된...] 멀어지는 위진천의 뒷모습 보며 표정이 살벌해지고. 독기도 서리고

냉상영; [네놈이 어느덧 날 갈보나 다름없는 불결한 년으로 치부하고 있었구나!] 이를 바득 갈고

냉상영; [아무리 내 속으로 낳은 자식새끼라도 날 모욕하고 무시하는 건 참지 못한다.]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고

냉상영; [한번 제대로 된 훈육을 해줘야겠구나.] 이를 바득 가는 마녀같은 표정

 

#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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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

다시 뇌가장. 조용하다.

불이 켜진 건물은 뇌공량의 거처뿐이고.

불이 켜진 실내. 혼자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서 술을 마시는 뇌공량. 술을 좀 많이 마신 모습이다. 창문은 열려 있고

뇌공량; (이래 저래 긴 밤이 되겠구나.) 술 마시며 한숨 쉬고

뇌공량; (이십이 년만에 돌아온 집...)

뇌공량; (마지막으로 여길 들렸을 때... 그 여자가 저 앞에 있었지!) 앞을 보고

스으! 뇌공량의 앞쪽에 유령처럼 서리는 여자의 형상

뇌공량; (지금 내 눈에 보이는 것처럼...) 그 여자의 형상을 보며 생각하는데

화악! 완전히 형상을 드러내는 여자. 바로 냉상영이다.

[...] 말없이 냉상영을 보며 술을 마시는 뇌공량

냉상영; [공량... 당신은 이십이 년 전과 달라진 게 없군요.] 요염하게 웃으며 말하고

뇌공량; [그렇지 않소.] 우울한 표정으로 술을 마시며

뇌공량; [가슴은 식었고 열정은 재가 된지 오래요.] [그대가 보고 있는 것은 그저 지난 시절의 잔영일 뿐이오.]

냉상영; [그래서 지금 저를 잊었다 말하고 싶으신 건가요?] 눈 흘기며 뇌공량에게 다가가고. 요염한 자태로

냉상영; [당신은 날 잊었고 마음은 차갑게 식었다고 하지만...] ! 뇌공량의 무릎에 걸터앉는 냉상영. 밀어내지 않고 술만 마시는 뇌공량

냉상영; [지난 세월 신첩은 단 한시도 당신을 잊은 적이 없답니다.] 뇌공량의 품에 안겨 뜨거운 입김을 토해내며 할딱이고

냉상영; [여자가 자신의 첫 남자를 어떻게 잊을 수 있겠어요?]

뇌공량; [그만하시오.] 우울하게

뇌공량; [그때의 그일도 내가 원했던 게 아니라는 걸 당신이 잘 알고 있지 않소?]

냉상영; [정말 그럴까요?]

냉상영; [그날 밤 이곳에서 날 거의 죽일 뻔 하셨던 게 누구셨더라?] 뇌공량의 목을 두 팔로 끌어안으며 눈을 흘기고

뇌공량; [당신은 내가 제왕성의 대공자라는 걸 알고 목적을 갖고 접근했었소!]

뇌공량; [방심하고 있던 난 당신이 푼 미약에 중독되어 이성을 잃었었고...]

뇌공량; [내 의지로 벌인 일이 아니었으니 내게 책임을 물을 생각을 하진 마시오.]

냉상영; [설마 내가 이십이 년이나 지난 일의 책임을 물게 하려고 찾아왔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눈 흘기고

뇌공량; [그럼 왜 갑자기 날 찾아온 거요?]

냉상영; [오늘 밤 당신이 간절하게 필요해서랍니다.]

뇌공량; [당신이... 아니 우리가 이러면 안된다는 건 누구보다 당신 자신이 잘 알고 있지 않소?]

냉상영; [제가 사제의 마누라라서요?]

뇌공량; [사제에게 죄를 지을 바에는 죽는 쪽을 택하겠소!]

냉상영; [죽을 때 죽더라도...] ! 한손을 뇌공량의 가슴 섶으로 집어넣고

냉상영; [제발 저부터 죽여준 후 죽으세요!] [오늘밤 저는 사내 없이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몸이 되었으니까요.] 할딱이며 뇌공량의 가슴을 만지며 뇌공량의 얼굴에 뜨거운 숨을 불어넣고. 굳어진 뇌공량의 얼굴

 

#190>

[!] 눈이 치떠지는 위진천

건물 밖. 열린 창문을 통해 실내를 보고 있는 위진천.

뇌공량을 유혹하는 냉상영의 모습이 보이고

우둑!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움켜쥐어 소리를 내는 위진천

 

#191>

다시 실내

뇌공량; [떨어지시오.] 단호하게

뇌공량; [더 이상 죄 많은 짓을 하면 내 손으로 당신을 죽이고 말겠소!]

냉상영; [그럼 날 죽여야할 거예요.] 할딱이며 손을 뇌공량의 아랫도리로 향하게 하고

냉상영; [오늘밤 난 기어코 당신과 죄를 지을 작정으로 찾아왔으니까요.] ! 뇌공량의 사타구니를 만지려 하고.

뇌공량; [그만!] ! 냉상영의 가슴을 손바닥으로 후려치고

냉상영; [!] ! 가슴을 맞고 뒤로 날아가는 냉상영

냉상영; [정말 이럴 거예요?] 휘릭! 내려서고.

냉상영; [자존심이고 뭐고 다 내려놓고 달려온 날 이렇게 막 대해도 되는 거냐구요?] 가슴 섶이 흩어져 젖가슴이 일부 드러난 모습으로 이를 갈고.

뇌공량; [당장 나가시오.] 벌떡 일어나고

뇌공량; [아니면 오늘 이곳에서 당신과 나 둘 중 하나는 죽게 될 테니...] 무시무시한 기운을 뿜어내고

냉상영; [그따위 협박으로 날 쫓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면...] + [!]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빠각! 무언가 부러지는 듯한 소리가 들리고

[!] 뇌공량도 무언가 느끼고

반사적으로 창문을 돌아보는 냉상영과 뇌공량, 동시에

스스스! 사람 형상 같은 것이 흩어지며 사라진다.

냉상영; (... 설마!) ! 저고리 섶을 가리며 급히 창 밖으로 날아가고

휘이! 멀리 사라지는 사람의 형상

냉상영; (진천... 진천이가 내 뒤를 밟아왔단 말인가?) 달달 떨고

냉상영; (안돼!) ! 날아오르고

냉상영; (진천이가 여기서 본 걸 제 아버지에게 일러바치면 모든 게 끝장이야!) 휘익! 날아가고

냉상영; (어떻게든 진천이의 입을 막아야만 해!) 사색이 되어 날아간다.

창가에 서서 그걸 보는 뇌공량

뇌공량; (번뇌...)

뇌공량; (냉상영! 그대는 너무도 부끄럽고도 영원히 지워버릴 수 내 번뇌인 거요.) 우울한 한숨

 

#192>

. 강변. 휘청거리며 걷고 있는 위진천

위진천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냉상영이 뇌공량의 무릎에 앉아 교태를 부리며 유혹하던 장면

위진천; (내가... 내가 무얼 보고 들은 건가?)

위진천; (내 눈으로 보고 내 귀로 들은 게 꿈이 아니고 현실이란 말인가?)

위진천; (어머니가 포악하고 냉혹한 것은 천성이니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해왔다.)

위진천; (하지만... 하지만 부정(不淨)하기까지 할 줄은...) 이를 악물고

위진천; (그저... 일편단심인 아버지가 가엾을 따름이다.) 허탈하게 웃고. 그때

[여기 계셨군요 교주님!] 휘익! 날아 내리는 불로왜선

불로왜선; [강소지부까지 갔다가 루주님과 교주님이 항주쪽으로 갔다는 말을 듣고 달려오던 중이었사옵니다.]

위진천; [무슨...] 한숨

위진천; [당신은 또 무슨 번뇌를 내게 가져온 거요?]

불로왜선; (교주님의 상태가 심상치가 않네.) + [파병희란 년과 관련된 일이옵니다.] 눈치 보면서

위진천; [진상파가 왜?]

불로왜선; [루주님의 손속에 당해서 탕녀가 될 위기에 처했사옵니다.] 위진천의 눈치를 보며 말하고

위진천; [탕녀?] 찡그리고

 

#193>

여전히 밤. 청풍과 진상파가 들어간 사당이 멀리 보이는 강변. 절벽 위의 강변이다. 평평한 바위가 하나 있고. 그 바위 위에 누군가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있다. 넓적한 바위는 1미터 정도 높이

크로즈 업. 패소정. 눈을 감고 앉아있다. 부처같고

패소정; (사방 십리 내에 인기척은 없다.) 눈 감은 채 생각하고

패소정; (훼방꾼이 없는 건 다행이다만...) 얼굴 좀 붉어지고

사당을 크로즈 업. 안에서 야한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고

패소정; (벌써 한 시진 가까이 고문 아닌 고문을 당하다 보니 심적으로 지친다.) 쓴웃음

패소정; (보초 서는 나를 위해서라도 빨리 좀 마무리를 해줬으면 좋겠는데...) + [!] 오싹! 생각하다가 소름이 돋아 전율하고

패소정의 머리 속에 떠오르는 한 쌍의 눈. 바로 위진천의 눈이다.

패소정; (... 누가 바로 앞에 있다!) 경악하며 눈 부릅

! 패소정의 바로 앞에 위진천이 뒷짐을 짚고 서서 패소정의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고 있다. 패소정은 1미터쯤 높이의 바위 위에 앉아있어서 얼굴이 위진천보다 약간 위쪽에 위치해 있다.

패소정; (언제...) 지익! 경악하며 방어막을 일으키려 하지만

피핏! 이미 패소정의 가슴을 몇 군데 찍고 있는 위진천의 손가락

패소정; (... 안돼!) 일어나려는 자세로 눈에서 촛점이 사라지고

털썩! 뒤로 넘어지며 기절하는 패소정. 책상다리를 하고 있다가 한쪽 다리를 바위 아래로 늘어트린 자세로.

불로왜선; [제왕성의 사신장중 현무철후 패소정이라는 년이옵니다.] 스윽! 위진천의 뒤로 내려서고

불로왜선; [내공이 심후하고 실전경험도 풍부해서 상대하기 까다로운 년이었는데...] 기절한 패소정을 내려다보며

불로왜선; [교주님에게 걸리니 시정잡배와 다를 바가 없네요.] 아부. 하지만

위진천; [...] 위진천은 불로왜선의 말은 듣지 않고 사당 쪽을 보고 있다. 그제서야 불로왜선도 흠칫! 사당을 보고

불로왜선; (저 사당...) 흠칫! 하며 사당을 보고

사당 크로즈 업. 사당에서 야한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고.

불로왜선; (... 이런...) 얼굴 발개지고

[...] ! 찡그리며 사당 쪽으로 가는 위진천

불로왜선; (년놈이 육욕을 불태우는 소리...) (그렇다는 건...) 휘익! 급히 위진천을 따라가고. 얼굴 발개진 채

불로왜선; (실수했다! 백야마검사들을 보내는 게 아니라 내가 직접 진가년을 따라붙었어야 했는데...) 사당 쪽으로 흐르듯 가는 위진천의 뒤를 따라가며 입술 깨물고

곧 사당 앞에 도착하는 위진천과 불로왜선. 사당의 문이 보이는 30미터쯤

[!] 눈 치뜨며 멈추는 불로왜선

사당의 어둠 속 두 개의 몸뚱이가 뒤엉킨 채 몸부림치는 게 실루엣으로 보이고

<이청풍!> 여자를 올라탄 사내의 실루엣. 물론 청풍이다. 그 배경으로 불로왜선의 생각 나레이션

불로왜선; (현무철후 패소정이 번을 서고 있어서 혹시나 했는데...) 입술 깨물고

불로왜선; (인초 이무외의 아들놈이 먼저 진가년을 해치웠구나.) 소리없이 한숨 쉬면서 얼굴 발개져서

! 돌아서는 위진천

불로왜선; <그냥 가시게요?> 돌아보며 전음으로 묻고

위진천; <그냥 가지 않으면...?> 전음으로 대답하며 허탈한 표정. 걸어간다

불로왜선; <저 년놈을 제압하면 여러 모로 쓰임새가 있을 텐데...>

위진천; <나보고 어머니가 쌓은 죄에 자식인 나의 죄까지 더하라는 거요?>

불로왜선; <... 죄송해요.> 눈치 보고

위진천; (차라리 잘된 결말이다.) 우울하게 미소

위진천; (저 둘만큼 잘 어울리는 한 쌍도 없으니...)

<어머니가 저지른 죄가 좋은 결과를 맺은 거의 유일한 경우겠지.> 멀어지는 위진천과 불로왜선 배경으로 위진천의 생각 나레이션

 

#194>

<-마교 강소지부> 깊은 밤

강소지부 깊은 곳. 절벽을 등진 곳에 자리한 사당 건물. 문은 열려 있고. 불은 켜져 있지 않다.

사당 안. 수많은 위패들이 몇 단의 제단에 모셔져 있고. 맨 아랫단에 작은 단상이 있고 그 단상에 무애검조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위패 앞에는 향로. 향로 앞에는 위극겸이 무릎을 꿇고 있다.

위극겸; (마음이 어지럽다.) 우울 한숨

위극겸; (그 사람에게 모질게 대한 때문인가?) 자신이 냉상영의 뺨을 때리던 장면을 떠올리고

위극겸; (그럴 수도 있지만... 오늘 밤 무슨 일인가 벌어진 것같은 기분이 든다.) 미간 찡그리고

위극겸; (아무쪼록 그 사람이나 진천이에게 불길한 일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한숨 쉬고. 그때

냉상영; [나 왔어요!] 휘익! 사당 앞에 내려서는 냉상영. 좀 미친 년 같은 분위기고

냉상영; [진천이... 우리 아들 진천이는 돌아왔나요?] 좀 광기 서린 표정으로 사당으로 들어서고

위극겸; [영령들을 모신 곳이오. 자중하시오.] 한숨 쉬는데

냉상영; [영령 같은 소리 그만 하고...] ! 향로를 걷어차고

찡그리는 위극겸

콰당탕! 구석까지 날아가 나뒹구는 향로. 향로에 들어있던 재와 타고 있던 향도 흩어지고

냉상영; [진천이가 돌아왔느냐고 물었잖아요! 빨리 대답해요.] 초조한 표정으로 이를 갈며 윽박지르고

위극겸; (참자!) + [당신을 따라가라고 했는데 못 만났소?]

냉상영; (나보다 먼저 제 아비를 만나지는 않았구나.) + [만났어요!] 안도하며

냉상영; [하지만 주제 넘는 소리를 하기에 모진 소리를 했더니 화를 내고 떠났었어요.] 짐짓 코웃음 치며

위극겸; [얼마나 심한 소릴 했기에 부처 반 토막 같은 그 아이가 화를 낸 거요?]

냉상영; [심하긴 뭐가 심해요? 어미가 자식새끼한테 좀 험한 소리를 할 수도 있지...] 안도하며 샐쭉거리고

한숨 쉬는 위극겸

냉상영; [먼저 돌아온 줄 알았는데 욘석이 딴 데로 샌 모양이네요.] ! 위극겸의 옆에 붙어 앉고.

냉상영; [홧김에 갈보를 찾아간 거나 아닌지 몰라.] 몸을 위극겸에게 기대고

위극겸; [여러 영령들을 모신 사당이오.] [제발 여기에서만이라도 경건하도록 노력하시오.] 기대오는 냉상영을 밀쳐 내려 하지만

냉상영; [싫어요!] 와락 위극겸의 목을 끌어안고

냉상영; [난 지금 당신의 사랑을 받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다구요!] 위극겸을 쓰러트리려 하고

위극겸; [이게 무슨 짓이오?] 당황하며 냉상영을 밀쳐내려 하고

냉상영; [쫓아내고 싶으면 쫓아내 봐요! 사당을 나가는 대로 혀를 칵 물어버릴 테니까요.] ! 위극겸을 강제로 눕히며 올라타고

체념하며 바닥에 눕는 위극겸

냉상영; [맹세해요!] [나 하나 만을, 오직 나 하나만을 영원히, 무슨 일이 있어도 사랑하겠다고 맹세해요!] 위극겸을 올라탄 채 위극겸의 양쪽 어깨를 양손으로 찍어누른 채 내려다보며 광기 서린 표정으로 윽박지르고

위극겸; [설령 동심고가 아니더라도 내 인생에서 여자는 오직 당신뿐이라고 맹세하지 않았소?] 바닥에 누운 채 한숨 쉬고

냉상영; [지금 그 말 잊으면 안돼요!] [무슨 일이 있어도 날 버리지 않겠다는 맹세, 지켜야만 해요!] 위극겸을 와락 끌어안고 몸 부림친다

위극겸; (세상에서 가장 가엾은 여자다.) 한숨 쉬고

위극겸; (죄에 죄를 더해서 단 한순간도 불안하지 않은 때가 없는...) ! 손을 들어 냉상영을 끌어안고

<나마저 등을 돌리면 세상이 지옥일 이 여자를 어떻게 버린단 말인가?> 키스 하는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위극겸의 생각 나레이션.

 

#195>

사당의 벽에 등을 기대고 서있는 위진천

위진천; (어찌 해야 하나?) 우울하게 한숨 쉬며 하늘 보고. 사당에서는 냉상영의 야한 소리가 흘러나오고

위진천; (어머니를 위해서는 뇌사백의 일은 영원히 가슴에 묻어둬야만 하는데...)

위진천; (그러면 아버지가 너무 불쌍해지지 않겠는가?)

<나 위진천에게는 지금의 세상이 지옥이나 다름없구나.> 사당의 모습 배경으로 위진천의 생각 나레이션

 

#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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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

항주 번화가의 객잔. 투숙객들이 많다

어느 객실. 문이 닫혀있고

어둑한 방. 침대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운기조식 중인 진상파. 온몸이 달아올라 있고

<이건 약이나 침구(鍼灸)로 다룰 수 있는 증상이 아니오.> 늙은 의사가 말하던 장면 떠올리는 진상파.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서 진맥하며

이하 회상

 

의사; [소저의 몸속으로 스며든 너무도 강력한 힘이 혈도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오.]

진상파; [그럼... 치료 방법이 없다는 말씀이신가요?] 얼굴 달아오른 채

의사; [방법은 두 가지가 있소.] 진상파의 손목을 놓으며

의사; [금제를 가한 인물이 해혈을 해주는 것이 하나고...] [다른 한 가지 방법은 소저도 이미 알고 계실 거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하고

회상 끝

 

진상파; (결국... 탕녀가 되지 않으려면 그 마녀의 뜻대로 해야 한다는 건데...) 마녀같이 웃는 냉상열을 떠올리고

진상파; (절대... 그 마녀가 원하는 짓은 하지 않는다.) 이를 갈며 눈을 뜨고

진상파; (그럴 바에는... 차라리 깨끗이 죽어버리고 말겠다.) 이를 갈며 침대에서 힘겹게 내려온다.

 

객실을 밖에서 본 모습.

문이 열리고

비틀거리며 나오는 진상파.

열에 들뜬 표정의 진상파의 얼굴

! 날아올라서

멀어지는 진상파

[...] 그걸 건물 그늘에서 보고 있는 거구의 여자. 패소정.

휘익! 역시 날아올라 진상파를 따라간다. 헌데

그런 패소정을 또 훔쳐보고 있는 여자. 이번에는 작은 체구의 여자인데 정원의 소나무 뒤에 서있다. 불로왜선

[...!] 역시 뭔가 생각하는 불로왜선

불로왜선; (아무래도 진가년이 딴 생각을 한 것 같다.)

불로왜선; (서둘러 교주님께 연락을 해야한다.) 스스스! 모습이 흐려지는 불로왜선

<교주님의 어머니가 저지른 일이니 교주님이 해결하시는 게 마땅하니...> 사라지는 불로왜선

 

#184>

<-서호> 경치 좋은 호반. 절벽 위에 세워진 장원. 크지 않은 규모. 별장 분위기. 때는 이제 막 어두워지는 초저녁 밤. 하지만 불은 한 건물에만 켜져 있다. 오가는 사람도 안 보이고

장원 입구에는 <雷家莊>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필집사; [저희 뇌가장은 자손이 귀했습지요.] 등을 들고 앞서 정원을 걸어가며 말하고. 청풍이 뒤따라가고. 정원 안에 불이 켜진 건물이 있다.

필집사; [장주님이 유일한 후손이셨는데...] [이십 년 넘게 행방이 묘연하셔서 모두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갔었습니다.] 청풍을 그 건물로 안내하고

필집사; [그 동안 하인들도 떠나거나 늙어 죽어서 이제는 열명도 채 안남았습지요.] 건물 입구로 가고

청풍; [마음고생이 심하셨겠습니다.]

필집사; [그래도 기다린 보람이 있어서 이렇게 보상을 받는 날이 왔지 뭡니까?] 불이 켜진 건물 입구에 이르고

필집사; [장주님! 이공자님을 모셔왔습니다.]

<안으로 들이게.> 안에서 들리는 말

청풍; (역시 뇌사백이시구나.)

필집사; [...] 대답하며 문을 열고. 문 안쪽에서 불빛이 흘러나오고

필집사; [안으로 드시지요.] 문을 열고 옆으로 물러서고

청풍; [고맙습니다.] 들어가고

뇌공량; [어서 와라!] 진수성찬이 차려진 탁자 앞에 앉아 있다가 일어난다. 물론 죽립은 쓰지 않았고 좀 화려한 옷을 입었다. 나이 든 노파가 음식을 차리다가 돌아보고

뇌공량; [네가 무림에 다시 나왔다는 보고를 받고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모른다.] 급히 다가오고

청풍; [청풍이 대사백을 뵙습니다.] 포권하고

뇌공량; [기연이 있었구나!] [그새 몸도 튼튼해지고 어른이 되었어!] 한손으로 청풍의 손을 잡고 다른 손으로는 청풍의 어깨를 다독이며 기뻐한다. 뇌공량의 키가 청풍보다 한뼘 이상 크다

청풍; (진심으로 기뻐하고 계시는 게 느껴진다.) 감격하고

<뇌사백은 역시 대인(大人)이고 장자(長者)이시다.>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185>

시간이 좀 지났다. 여전히 뇌가장.

청풍과 뇌공량이 있는 건물. 입구에 필집사가 서있다.

흠칫! 하며 한쪽을 보는 필집사

한명의 사내가 늙은 의사를 데리고 온다. 사내는 위극겸이 머물던 객잔에서 청풍을 몰래 훔쳐보던 자. 제왕성 소속이다. 의사는 진상파를 진맥했던 그 의사고

필집사; [()장사, 이 밤중에 어인 일이오?] 마중 나가고

사내; [필집사님!] 고개 숙이고

사내; [이분을 대공자께 모시고 가라는 현무철후님의 분부가 계셨습니다.] 의사를 소개하고. 그러자

필집사; [노야는 남문통(南門通)의 유()의원 아니시오?] 의사가 누군지 알고 놀라고

의사; [필집사, 오랜만이오.] 역시 아는 척 하고

필집사; [항주에서도 손꼽히는 명의이신 유의원께서 이 밤중에 어인 행차신지요?] 포권하며 묻고

의사; [이분 장사의 상전으로부터 뇌가장을 방문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소.] 사내를 가리키며 말하고

의사; [귀장의 장주께 긴히 말씀드릴 게 있으니 통보해주시오.]

 

#186>

실내. 청풍이 뇌공량과 진수성찬이 차려진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식사중이다. 반주도 곁들여서

뇌공량; [무외... 네 아버지가 무사했구나!] 술잔 든 채 흥분하고

청풍; [아버지는 불멸환혼건을 수련하신 덕분에 심장이 뽑히고도 목숨을 보전하실 수 있었던 것입니다.]

청풍; [그후 천신만고 끝에 천추각으로 들어가셨지만...] [심장은 다른 부위와 달리 쉽게 복구가 되질 않아서 강호로 나오실 수 없는 형편입니다.]

뇌공량; [몸이 좀 약하면 어떠냐?] [살아있다는 게 중요하지.] 술 마시며 감격하고

뇌공량; [둘째에 이어 네 아버지도 살아있는 게 확인되었으니 사부님께서 아시면 정말 기뻐하실 것이다.] 술잔 내려놓고

청풍; [급한 일이 마무리 되는 대로 사백을 천추각으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뇌공량; [오냐. 네 덕분에 우리 사형제들이 다시 모이게 되겠구나.] 감격. 그때

<죄송합니다 장주님!> 문 밖에서 들리는 필집사의 말

뇌공량; [무슨 일인가?] 돌아보고

<천병신기보의 진소저와 관련하여 장주님을 급히 뵙자는 분이 찾아오셨습니다.> 이어지는 음성

청풍; (진상파 신변에 무슨 일이 생겼구나!) 깨달을 때

뇌공량; [안으로 모시게.] 일어나려 하며

<!> 덜컹! 필집사의 대답과 함께 문이 열리고

필집사; [바로 이분이십니다.] 의사와 함께 들어오며 의사를 소개하는 필집사

필집사; [어린 시절의 장주님을 진맥해주셨던 적도 있는 남문통의 유의원이십니다.]

뇌공량; [어서 오시오 유노사.] 포권하고. 청풍도 일어나고

의사; [의생 유광남이 오랜만에 장주님께 인사 올립니다.] 마주 포권하고

뇌공량; [그래 어인 일로 늦은 시간에 어려운 발걸음을 해주셨소이까?]

의사; [오후에 진상파라는 소저가 찾아와 진맥을 청했었는데...]

의사; [진소저의 뒤를 밟고 있던 패소정이란 분으로부터 장주님께 보고를 올리라는 지시가 있었습지요.]

뇌공량; [진상파라는 아이와는 인연이 있소이다만...]

뇌공량; [그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이오?]

의사; [진소저는 아주 악독한 수법에 당해서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죽을 수도 있는 신세입지요.]

[!] [!] 놀라는 청풍과 뇌공량

 

#187>

깊은 밤. 어두운 강변. 한쪽이 높은 절벽인 강변이다.

절벽 위를 질풍같이 날아가는 청풍.

<하루를 넘기면 화기가 뇌에 침범하여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외다.> 의사의 말을 떠올리는 청풍.

<오랫동안 환자들을 접해온 이 늙은이가 보기에 진소저는 단호한 성격상 탕녀가 되느니 깨끗이 삶을 포기하는 쪽을 택할 것 게 확실하외다.> 이어진 의사의 말

청풍; (제발 늦지 않았어야하는데...) 쐐액! 강변을 따라 날아가고

청풍; (유의원의 판단대로 진상파는 추한 모습을 보이느니 자결하는 쪽을 택하고도 남을 성격이다.)

청풍; (현무철후가 따라가긴 했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청풍; (자결할 결심을 한 사람을 막을 방법은 없으니...) 생각할 때

<이쪽이에요!> 청풍의 귀에 들리는 전음. 흠칫! 하는 청풍

앞쪽도 강변의 높은 절벽인데 한굽이 도는 그곳에 자란 관목 뒤에 패소정이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숨어 있다가 돌아보며 손짓을 한다. 거리는 백여미터

청풍; (제왕성 사신장의 셋째인 현무철후 패소정!) 휘익! 날아가며 생각하고

패소정; <소성주님!> 고개 숙여 인사하고

청풍; <인사는 나중에... 어떤 상황입니까?> ! 패소정 옆에 내려서며 몸을 숙이고. 역시 전음으로 말하면서. 패소정은 키가 커서 한쪽 무릎 꿇은 자세로도 청풍보다 키가 그리 작지 않다

패소정; <다행히 늦지 않게 도착해주셨지만...> 관목 너머를 보며 말하고

패소정; <서둘러주셔야 할 상황이에요.> 청풍과 함께 관목 너머를 본다.

 

#188>

청풍과 패소정이 숨어있는 곳에서 50미터쯤 떨어진 곳, 유달리 가파른 절벽이 있다. 그 절벽 위에 낡은 사당이 있고. 사당 앞쪽 절벽 끝에 여자가 한명 서있다. 물론 진상파다

진상파 크로즈 업. 절벽 끝에 서서 절벽 아래를 보고 있다. 얼굴이 달아올라 있고

진상파가 내려다보는 절벽 아래. 거친 강물이 흐르고. 그 강물이 절벽에 부딪혀 하얀 포말을 일으킨다

진상파; (장강의 한 지류인 저곳에 빠지면... 내 시체는 숭명도 근처로 흘러가겠지.) 처연하게 웃고

진상파; (운이 좋으면 천병신기보의 식솔들에게 발견되어 부모님의 묘소 옆에 묻힐 수 있을 것이다.) 생각할 때

화악! 열기가 치솟고

! 현기증도 느끼는 진상파

진상파; (... 욕화가 시시각각 강렬해지고 있다.) 비틀

진상파; (더 지체했다가는... 이성을 잃고 무슨 추태를 부리게 될지 모른다.) 헐떡이며 이를 악물고

진상파; (더 늦기 전에... 결행을 해야만 한다!) 절벽 끝으로 다가가고

진상파; (죄송해요 할아버지!) 진무륜을 떠올리고

진상파; (할아버지보다 먼저 세상을 등지는 불효를 저지를 수밖에 없게 되었답니다.) ! 절벽에서 뛰어내리고

추락하는 진상파의 몸. 빙글 돌아 하늘 보는 자세로 떨어진다

진상파; (나 진상파의 길지 않은 인생도 이렇게 끝나는구나.) 눈 감고 떨어지며 생각하고. 처연한 미소. 하지만

슈욱! 갑자기 진상파의 추락 속도가 늦어진다. 무언가가 휘감아 끌어당기는 모습이고

진상파; (이게 무슨...) 경악하고

진상파; (보이지 않는 힘이 내 몸이 떨어지는 것을 막고 있다.) 눈 뜨고. 직후

[!] 눈 치뜨는 진상파

절벽 위에 서서 양손을 내밀어 무언가를 조작하는 시늉하는 청풍

진상파; (... 저자는!) 놀라고.

그런 진상파의 뇌리에 떠오르는 기억. #44>의 장면

 

청풍;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제가 누님을 집까지 무사히 모셔다 드릴 테니 저만 믿으세요.] 청풍이 진상파의 눈물 닦아주며 달래고

회상 끝

 

진상파; (제왕성의 소성주 이청풍!) 충격 받은 표정이 되고.

진상파; (... 저자가 어떻게 여기에...) 그때

양손을 움직여서 무언가를 조작하는 시늉하는 청풍. 그러자

화악! 강한 바람이 진상파의 몸을 휘감아 절벽 위로 끌어올린다

진상파; (바람을 부려서 내 몸을 끌어올리고 있어!) 허우적대며 바람에서 벗어나려 하고

청풍;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편하게 해드리겠습니다.] 바람을 조작해서 진상파를 끌어올리며 말하고.

진상파; (안돼!) 허우적

진상파; (지금 상태에서 난 사내의 손길만 닿아도 이성을 놓게 될게 분명해!) 허우적거리며 저항하려 하고

진상파; (그럴 바에는 차라리 죽는 게 낳아.) + [... 놔요!]

진상파; [내 일에 상관하지 말란 말이에요.] 몸부림치지만 이미 절벽 위로 완전히 끌어올려졌고.

청풍; [미안하지만 그럴 수는 없습니다.]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진상파를 받아 안으려 팔을 뻗고

청풍; [왜냐하면 소저가 이리 된 데에는 제 책임도 있기 때문입니다.] ! 허우적대며 떨어지는 진상파를 두 팔로 받아 안는다. 순간

[!] 눈 치뜨며 퍼덕이는 진상파

진상파; (... 틀렸어!) 온몸에 전기가 오른 표정으로 벌벌 떨고

진상파; (사내의 체취를 맡는 것만으로도 더는 견딜 수가 없게 되었어.) + [하악!] 와락 청풍을 끌어안고

당황하지만 어쩔 수 없이 마주 끌어안는 청풍

진상파; [... 나 좀 어떻게... 몸이... 너무 뜨거워서 죽을 것 같아요.] 청풍을 끌어안고 몸부림친다

청풍; (어쩔 수가 없다.) 한숨 쉬며 진상파를 안고 사당 쪽으로 가고

청풍; (어쩌면 우린 처음부터 이리 될 운명이었는지도 모르니...) + [조금만 더 기다려주십시오.] 진상파를 안고 사당으로 들어간다

청풍; [곧 편하게 해드리겠습니다.] 자기 목을 감고 몸부림치는 진상파를 안고 사당 안으로 들어가는 청풍의 모습

곧 사당 안에서 진상파의 자지러지는 비명이 들리고

 

#189>

좀 떨어진 관목 뒤에 숨어서 사당 쪽을 보는 패소정

사당 안에서 흘러나오는 진상파의 자지러지는 교성

패소정; (처녀의 몸으로는 참 난감하고 민망한 상황이다.) 얼굴 좀 달아올라서 쓴웃음

패소정; (어쨌거나 결말이 바람직하게 나서 다행이다.)

패소정; (이런 저런 일이 있긴 했지만 천병신기보의 후계자라면 우리 제왕성의 안주인으로 부족함이 없기도 하고...) 생각하다가

[!] 무언가 느끼는 패소정

패소정; (이런...) 살벌한 표정으로 돌아보고

멀리서 은밀하게 접근하는 자들의 실루엣이 보이고

패소정; (벌레들이 꼬여들었다.) 살벌한 표정

패소정; (누가 보낸 버러지들인지는 모르지만...) (소성주님의 초야를 훼방하는 건 용납할 수가 없지.) 스스스! 사라지는 패소정

 

#190>

강변의 절벽을 따라 은밀하게 이동하는 세명의 사내. 백야마검사들이다.

<이쪽이 맞지?> <불로왜선께서 말씀하신 방향이 맞네.> 전음을 나누며 절벽 위를 이동하는 세놈.

<불로왜선께서는 우리에게 진상파의 추적을 맡기신 후 교주님께 보고하러 가셨다.> <혹시라도 진상파의 종적을 놓치면 불벼락이 떨어질 테니 정신 차려야한다.> 대화 나누며 전진하는 세놈

사내1; <그런데 어떤 경우라도 진가년의 몸에 직접 손을 대면 안된다다고 하신 건 무슨 의미일까?>

사내2; <뭘 복잡하게 생각해?> 히죽 웃고

사내2; <진가년이 교주님께서 즐기실 진미라는 뜻인 걸...> 히죽 웃고

사내3; <당연히 우리가 교주님께서 맛보실 진미에 손을 대면 안되는 거지.> 역시 웃고. 하지만 바로 그때

콰득! 맨 뒤의 놈의 목을 으스러트리는 우왁스러운 손. 비명도 못 지르고 죽는 그놈. 물론 손아귀의 주인은 패소정이고

[!] [뭐냐?] 나머지 백야마검사 두놈이 기겁하며 돌아볼 때

! 목을 부러트려 죽인 놈의 시체를 절벽으로 던지는 패소정

[감히...] [죽이자!] ! 스악! 벼락같이 발검하여 패소정을 베는 두 놈. 피하지 못하고 그자들이 검에 베이는 패소정

<베었다!> <덩치만 비정상적으로 큰 년이었다!> 패소정을 벤 자세로 안도하는 두 놈. 하지만 그 직후

화악! ! 벼락같이 다가와 두 놈의 목을 움켜쥐려는 패소정

[!] [안돼!] 두 놈이 기겁하며 피하려 하지만

! 콰득! 이미 두 놈의 목을 움켜잡고 있는 패소정의 우악스러운 손아귀

패소정의 몸은 옷은 베어졌지만 그 안쪽의 피부는 멀쩡

[끄윽! ... 베이지 않았구나!] [... 금강불괴였다니...] 목이 부러지려 하며 신음하는 두 놈들. 직후

패소정; [쉬이!] 고개 젓고

패소정; [소성주님의 초야를 방해하는 건 용서가 안돼!] 우둑! 콰득! 그대로 두 놈의 목을 부러트려 죽이는 패소정

목이 꺾어져 죽는 두 놈

! ! 그 시체들도 절벽으로 던져 버리는 패소정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시체들

첨벙! 첨벙! 거친 강물에 떨어지는 시체들

앞서거니 뒷서거니 흘러가는 세구의 시체들

절벽 위에 서서 그걸 보는 패소정

패소정; (마교의 인간들 같았는데...) 눈 번뜩

패소정; (또 몰려올지 모르니 수색 범위를 더 넓혀야겠구나.) 돌아서고

<소성주님의 뜨거운 밤을 방해하는 것들은 그게 누구든 용서하지 않는다!> 스스스! 사라지는 패소정

 

#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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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위극겸이 머물던 객잔.

후원. 객잔의 점원들이 뇌공량이 원령으로 구멍을 낸 건물 안을 정리하고 있다. 일부 하녀와 하인들이 월동문을 통해 보고 있고

[젠장! 이래서 무림인들에게는 방을 빌려주면 안되는 거야.] [우리 객잔에서 가장 비싼 객실을 이 꼴로 만들어놓고 사라지기나 하고...] 궁시렁 대며 건물 안에서 건물 잔해들을 모으는 점원들

월동문 밖에 서서 그걸 보고 있는 청풍. 하녀와 하인들이 힐끔거리며 지나간다. 모두 겁을 먹고 말은 건네지 못하고

청풍; (한발 늦었구나.) 찡그리고

청풍; (위사백이 제왕성으로 돌아오지 못한 사정을 들어보려고 천목산에서부터 쉬지 않고 달려왔는데...)

청풍; (누군가 나보다 먼저 위사백을 찾아왔던 것 같다.)

<일격으로 객실을 저렇게 만들어 놓은 걸 보면 가공할 고수였던 것 같은데...> 벽에 구멍이 난 객실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아무쪼록 위사백의 신변에 불미한 일이 벌어지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다.) 돌아서서 가고. 오가던 하인과 하녀들은 그런 청풍의 눈치만 보고 말도 걸지 못한다. 하지만

[...] 건물 모퉁이에서 어떤 인물이 청풍을 훔쳐보고 있다. 이 사내는 제왕성의 무사다. 손에는 작은 수첩을 들고 있고

수첩을 보는 사내. 수첩에는 청풍의 얼굴과 함께 이름이 적혀 있다. <李淸風>

사내; (틀림없다!) 눈 번득이며 수첩의 그림과 청풍의 뒷모습을 번갈아 보고

<불과 반년 사이에 어른의 모습이 되었지만 인초 이무외의 아들인 이청풍이다!> 청풍의 앞 모습 배경으로 사내의 생각 나레이션

 

#179>

항주 외곽에 자리한 절. 그 절의 높은 탑.

탑 위에 서있는 뇌공량. 죽립을 쓰고 있고

뇌공량; (사제는 내가 오는 걸 알고 반대 방향으로 몸을 피했을 것이다.) 멀리를 바라보고. 바로 위극겸과 위진천 부자가 간 쪽이다. 물론 두 부자의 모습은 지금은 보이지 않고

뇌공량; (거의 확실히 이쪽으로 왔겠지만... 종적을 찾는 게 쉽지 않겠구나.) 생각하다가

[!] 눈 번뜩이며 앞을 보는 뇌공량

멀리에서 비틀거리며 항주 쪽으로 오는 진상파의 모습

뇌공량; (저 계집아이...) 눈 번뜩

뇌공량; (사제가 머물던 객잔 근처를 활공(滑空)했던 그 계집아이 같은데...) 죽립을 좀 쳐들며 눈을 가늘게 뜨고

진상파의 모습이 좀 더 자세히 보인다. 후들거리는 다리로 걸음 옮기는 진상파. 얼굴도 달아올라 있고

뇌공량; (아무래도 몸 상태가 심상치 않은 것 같구나.) 생각할 때

[대공자님!] 휘익! 허공에서 어떤 여자가 날아내린다. 거구의 여자. 패소정이다. 돌아보는 뇌공량

패소정; [마교의 동태를 감시하느라 보고 드리러 찾아뵙는 것이 늦었습니다.] 포권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제왕성 사신장의 일인 현무철후 패소정>

뇌공량; [괜잖네.]

뇌공량; [그보다 저 계집아이가 누군지 알아보겠는가?] 아직 1키로 이상 떨어진 진상파를 가리키며 묻고

패소정; [저 계집은...] 손을 이마에 대고 살피고

비틀거리며 걸어오는 진상파의 모습

패소정; [천수검희 진상파로군요!] 표정이 안 좋아지고

뇌공량; [귀수신장 진무륜의 손녀이며 유일한 혈육이라는?] [무애호유선의 침몰사건의 범인이기도 한?] 역시 표정 안 좋아지고

패소정; [몇 달 전부터는 악용되는 천병신기보의 병장기들을 깨트리고 다녀서 파병희라 불리고 있습니다.]

뇌공량; [그 소문은 들은 적이 있네.] 끄덕

뇌공량; [이래저래 사부님과도 인연이 깊은 계집아이니 만나봐야겠어.] 휘익! 날아가고

패소정; (저 못된 년의 상태가 이상하긴 하네.) 휙! 역시 날아가고

 

#180>

비틀거리며 걸어오는 진상파

진상파; (정신도 몽롱해진다. 마치 독한 술을 마신 것처럼...) 비틀거리며 걸어오는 얼굴이 달아올라 있고

진상파; (숭명도로 돌아가기만 하면... 독심귀의와 무애검조님께서 어떻게든 치료를 해주실 텐데...)

진상파; (문제는 숭명도까지 가려면 아무리 서둘러도 최소 이틀은 걸린다는 점이다.) (반면 무혈마녀는 내게 하루 밖에 시간이 없다고 했고...)

진상파; (일단 항주에서 가장 용하다는 의원을 찾아가서 도움을 청하자.)

진상파; (그 의원이 약물을 쓰든 침술을 쓰든 하루 이상의 시간만 벌어주면 되는데...) + [!] 생각하다가 눈 치뜨고

휘익! 화악! 앞쪽에 내려서는 거구의 남녀. 물론 뇌공량과 패소정이다.

진상파; (이... 이 자들은...) 흐려지려는 눈을 억지로 뜨며 자기 앞으로 다가오는 뇌공량과 패소정을 보고

진상파; (앞쪽의 사내는 누군지 모르겠지만...) 다가오는 뇌공량을 보며

<여자는 제왕성 사신장의 한명인 현무철후 패소정이다. 몇 년 전 무애검조님을 따라 우리 천병신기보에 왔던 적이 있는...> 뇌공량을 따라오는 패소정을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나레이션. 패소정은 좀 놀란 표정이고

뇌공량; [악독한 수법에 당했군!] 아래위로 살펴보며 말하고

뇌공량; [괜잖다면 내가 진맥을 좀 해봤으면 하네만...]

진상파; (이 상태로 사내와 접촉하면 무슨 추태를 부릴지 모른다.) + [말씀은 고맙지만...] 옆으로 피하고

진상파; [별일 아니니 신경 쓰지 마세요.] 옆으로 방향을 틀어서 가고

뇌공량; [도움이 되고 싶으니 거절하지 말게나.] 따라 가려 하지만

진상파; [필요없다고 했잖아요! 귀찮게 굴지 마세요!] 팟! 외치며 날아오르고. 이어

쐐액! 항주 쪽으로 날아가고. 쫓아가진 않고 보기만 하는 뇌공량과 패소정

뇌공량; [아무래도 심상치가 않지?] 멀어지는 진상파를 보며

패소정; [속하의 눈에도 그리 보이옵니다.] 함께 보면서

뇌공량; [따라가 보게. 사제의 행적을 찾는 건 내게 맡기고...]

패소정; [존명!] 포권하고

휘익! 진상파가 날아간 쪽으로 날아가는 패소정

뇌공량; (진상파... 저 아이가 당한 일이 아무래도 마천루와 관련이 있는 것같다.) 멀어지는 진상파와 패소정을 보며 생각하고

뇌공량; (이래저래 그 여자를 한번 만나봐야겠구나.) 우울한 표정

 

#181>

해가 지려는 저녘 무렵. 넓은 강 너머로 항주가 보이는 강가에 자리한 웅장한 성채. 음침한 인상의 무사들이 안팍을 지키고 있고

<-마교 강소지부> 위 성채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장원의 후원. 잘 가꿔진 정원. 화려한 건물이 한 채 있고. 하녀들이 음식이 얹혀진 쟁반을 들고 들어간다. 빈 그릇을 내오는 하녀도 있고

화려한 거실. 위진천과 위극겸, 냉상영이 탁자에 둘러앉아 음식을 먹고 있다. 모두 말없이 음식만 먹고 있다. 위극겸과 냉상영이 마주 앉은 모습, 하녀들이 소리 내지 않고 드나들며 빈 그릇을 치우거나 음식을 바꾸면서 시중을 든다.

냉상영; [오늘 따라 말씀이 없으시네요.] 힐끔 위극겸을 보고.

위극겸; [사부님의 상중(喪中)이오.] [실없는 말을 입에 올릴 심사가 못되오.] 무뚝뚝하게 말하고

냉상영; [그래도 며칠 만에 절 다시 만났는데 궁금한 게 없으세요?] 눈 흘기고.

위극겸; [잘 다녀온 걸 내 눈으로 보고 있는데 무에 궁금하겠소?] 무뚝뚝

냉상영; [흥!] 코웃음. 빈정 상한 표정.

위진천; (어째 조마조마해진다.) 부모의 눈치를 보고

위진천; (어머니가 아버지의 역린은 건드리지는 마셔야하는데...) 생각할 때

위극겸; [잘 먹었소.] 젓가락을 내려놓고

위극겸; [이만 사부님의 위패를 모신 사당에 가보겠소.] 일어나고.

냉상영; [갈 때 가더라도 제 말은 듣고 가세요.] 새침하게 말하며 술잔을 들고

위진천; (이거 위험한 느낌인데...) 눈치 보며 초 긴장

위극겸; [할 말이 뭐요?] 한숨 쉬며 멈춰서고

냉상영; [바람이 전해준 말인데...]

냉상영; [당신은 제왕성에 죄를 지으면 마누라인 나라고 해도 용서하지 않겠다고 하셨다면서요?] 얄밉게 웃으며 술을 마시고

위진천; (결국...) 체념하며 위극겸의 눈치를 살피며

위극겸; [부인하지 않겠소.]

냉상영; [그럼 당신은 제게 죄를 물으셔야만 해요.] 배시시 웃으며 술잔을 입에서 떼고

위극겸; [죄를 물어야한다니!] [무슨 뜻이오?] 불길한 예감에 노려보고

냉상영; [이번에 천목산에 갔다가 어떤 놈을 하마터면 죽일 뻔 했거든요.] 배시시 웃고

위극겸; [제왕성의 누군가를 해꼬지하려 했다는 거요?] 노려보고

냉상영; [맞아요.] 새침

위극겸; [누굴... 누굴 죽일 뻔한 거요?] 필사적으로 분노를 참으며 묻고

냉상영; [당신의 금쪽같은 사질(師姪)!] 아무렇지 않게 말하며 술을 마시고

위극겸; [설마... 청풍이에게 손을 댄 거요?] 머리카락이 곤두설 정도로 분노하고

위진천; (제발 그만 하십시오 어머니!) 속으로 부탁하며 한숨 쉴 때

냉상영; [잘 하면 그놈을 죽일 수도 있었는데...] [소수마녀라는 년이 훼방을 놔서 놓쳤지 뭐예요.]

[!] 눈 부릅뜨는 위극겸

한숨 쉬는 위진천

냉상영; [당신도 봤으면 좋았을 걸 그랬어요. 이청풍이란 놈의 모가지가 부러질 뻔한 장면을...] 깔깔 웃고. 순간

위극겸; [망할!] 쩍! 벼락같이 냉상영의 뺨을 후려치고. + 냉상영; [악!] 얼굴이 홱 돌아가며 비명 지르고. 기겁하는 위진천

콰당탕! 나뒹구는 냉상영

사색이 되어 입구쪽으로 뒷걸음질 치는 하녀들

위진천; (쯧...) 한숨 쉬며 일어나고

위극겸; [당신이란 여자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사는 거요?] 바닥에 나뒹군 냉상영에게 삿대질하며 불같이 화를 내고

위극겸; [날 사랑한다면서 내가 견디지 못하고 참지 못하는 것만 골라서 도발하는 이유가 대체 뭐요?]

위극겸; [이렇게 괴롭히고 자극하는 게 배우자인 내게 할 짓이오?] 위진천이 부축해서 일어나 앉게 하는 냉상영을 향해 불같이 화를 내고

냉상영; [내가 왜 이러는지 정말 몰라요?] 마주 악을 쓰고

냉상영; [나만... 오직 나만 생각해달라고 애원해왔잖아요.] [그런데 당신의 생각은 늘 내가 아니라 제왕성에 가있잖아요.]

냉상영; [하늘같은 사부, 끔찍하게 소중한 사형제들...] [나란 년의 존재는 제왕성의 모든 인간들 다음이 아닌가요?] 일어나고

냉상영; [내 남편이라면서 왜 날 늘 뒷전으로 밀어놓느냐구요!] 두 주먹 불끈 분노하며 악을 쓰고. 위극겸은 노려보기만 하고 반박은 하지 않고

냉상영; [당신이 관심 갖지 못하게 제왕성의 인간들의 씨를 말려버리고 말겠어요.] 악을 쓰고

위극겸; [당신이...] 다시 분노하여 손을 쳐들어 냉상영을 때리려 하고

냉상영; [때려요!] [아주 때려죽여요!] 얼굴을 드리대며 악을 쓰고. 그러자 막상 때리지 못하는 위극겸

냉상영; [그래서 같이 한날한시에 죽어버리자구요!] 울부짖고

위극겸; [그만 합시다! 진천이도 있는 자리 아니오?] 한숨 쉬며 손을 내리지만

냉상영; [그만하긴 뭘 그만해요?] [오늘 아주 끝장을 봐요!] 대들지만

위극겸; [미안하오. 손찌검을 한 건 사과하리다.] 한숨 쉬며 냉상영의 양쪽 팔을 잡아 진정시키려 하고

냉상영; [내 몸에 손대지 말아요!] 몸부림치며 위극겸의 손을 뿌리치고

냉상영; [당신 따윈 꼴도 보기 싫다구요!] 펑! 악을 쓰며 벽을 박살내면서 날아나가고. [흑!] [악!] 비명 지르며 나뒹구는 벽 근처의 하녀들

[으아아아!] 멀어지는 냉상영의 악을 쓰는 소리

위극겸; [진천아...] 한숨 쉬며 그쪽을 보고

위진천; [예 아버지!]

위극겸; [네 어머니를 따라가 봐라. 흥분해서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니...]

위진천; [예...] 고개 숙이고.

휘익! 냉상영이 부숴놓은 벽으로 날아나가고

위극겸; (모질지 못해서 정에 매여버린 업보다.) 한숨

위극겸; (저 사람이 동심고로 위협을 했어도 이십일 년 전에 사부님께로 돌아갔어야 했다.) 우울

<죽더라도 사부님 앞에서 죽었어야 했고...> 혼자 남은 위극겸의 우울한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182>

항주. 번화가. 해가 져서 등이 내걸리기 시작하는 때

객점. 술과 음식을 먹은 사람들로 북적

구석 자리. 청풍이 혼자 앉아서 국수를 먹고 있다. 입구쪽을 향한 자세

청풍; (위사백은 어디로 가셨을까?)

청풍; (이십일 년 만에 겨우 모습을 드러내신 분인데...) (또 종적을 잃어버렸으니 막막하구나.)

청풍; (사조님께서 위사백이 돌아오시길 학수고대해오셨다.) (이번 기회에 위사백을 사조님께 모시고 갈 수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청풍; (위사백은 나보다 먼저 객잔에 들이닥친 누군가를 피하신 정황이다.)

청풍; (강호에서 찾아보고... 안되면 선하령의 마천루로 쳐들어가서 위사백을 사조께 모시고 가야한다.) 슥! 국수 먹으며 생각하는 청풍의 앞에 누군가 다가온다

청풍; (물론 그러려면 무혈마녀와 맞서도 지지 않을 정도의 실력을 갖춰야겠지만...) + [!] 생각하다가 흠칫! 고개 들고

늙은 노인이 사람 좋은 표정을 지은 채 청풍의 탁자 앞에 두 손을 모은 채 공손히 서있다. 손에는 종이를 한 장 들고 있고. 늙은 집사 분위기. 실제로 이 노인은 뇌공량 본가의 집사다. 성은 필씨. 한번 나올 단역. 이하 필집사로 표기.

청풍; [소생에게 용무가 있으십니까?] 젓가락을 내려놓고

필집사; [늙은이는 필(弼)가로 뇌가장(雷家莊)의 집사입지요.]

청풍; [뇌가장의 필집사셨군요.] 고개 좀 숙이고

청풍; [헌데 필집사께서는 소생이 누군지 알고 계신 듯합니다.]

필집사; [그렇습니다. 늙은이의 주인께서 이공자를 모셔오라는 분부를 내리셨습니다.]

청풍; [필집사의 주인은 어떤 분이신지 알려주시겠습니까?]

필집사; [주인께서는 이걸 보시면 당신이 누군지 아실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두손으로 종이를 내밀고

두손으로 종이를 받아서

펼쳐보는 청풍

<來也> 종이에 적힌 글

청풍; (래야(來也), 오너라?) 글 읽으며 어리둥절

청풍; (느닷없이 오라고 명령을 하다니...) 당혹. 찡그리고

청풍; (대체 누군데 내게 명령을...) + [!] 생각하다가 깨닫고

청풍; [필집사의 주인께서 뇌(雷)씨시겠습니다.]

필집사; [그렇습니다.] 웃고

청풍; (그분도 위사백을 만나러 항주로 오셨구나.) + [안내하시지요.] 벌떡 일어나고

필집사;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앞장서서 입구로 가고

청풍; (위사백이 머물던 객잔에 나보다 먼저 들이닥쳤던 분도 그분이셨고...) 필집사를 따라가며 생각하고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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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五十五 章

 

         새로운 복지(福地)를 찾아서

 

 

폐허가 된 소음곡이 있던 절벽 위‥‥‥

아무런 흔적도 남지않고 오직 거대한 바위들만 흩어져 있는데‥‥‥

한여인이 미친 듯이 바위를 던져내고 땅을 파고 있었다.

바로 조응경이었다.

[안돼‥‥‥그가 죽으면‥‥‥그는 틀림없이 살았을 거야‥‥‥]

그녀는 이성을 잃고 중얼거리며 손에서 피가 나는 것도 의식하지 못하고 바위를 파고 있었다.

돌연,

펑펑!

하나의 바위가 허공으로 날아올라 산산히 깨어졌다.

한데,

바위가 있던 곳 아래로 검은 구멍이 뚫려있는 것이 아닌가?

그곳으로부터 몰골이 말이 아닌 남녀들이 힘겹게 걸어 나오고 있었다.

그들은 바로,

황청청을 데린 주혜린과 황창설을 필두로한 계곡의 탈출자들이었다.

황군성과 진우란 등이 나오고‥‥‥

황군우와 전연옥이 나왔으며‥‥‥

금화선녀와 육천태가 나왔다.

또한,

가까스로 위기일발의 순간에 그들과 합류했던 전무옥과 위지장천이 만신창이 된 몸으로 나왔다.

[아!]

조응경의 긴장이 풀리면서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고 말았다.

자연의 대 재앙앞에서,

인간은 나약할 뿐이고 비록 원수라 하더라도 자연과 맞서기 위해서는 인간은 힘을 합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생존자들의 얼굴에는 엄청난 일을 경험한 뒤의 허탈감으로 가득차 있었다.

위지장천과 전무옥은 황창설에게 포권해 보인다음 힘없이 떠나갔다.

금화선녀는 정신이 나간 채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 사람이 나오지 못하다니‥‥‥그 사람이 나오지 못하다니‥‥‥어떻게 그럴 수가‥‥‥그럴 수가‥‥‥]

놀랍게도,

중얼거릴 때마다 그녀의 얼굴은 점점 늙어가고,

삼단같던 머리채는 검은 색을 잃어가며 백발로 변하고 있었다.

[어 어머니‥‥‥]

임단심이 안타까워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울먹였다.

[그가‥‥‥그가‥‥‥아! 여보‥‥‥당신은 영원히 죽지 않을 줄 알았는데‥‥‥]

금화선녀의 중얼거림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애절한 심정이 그대로 담겨있어 주위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모두가 큰 일을 겪은 후이라 힘이 있어도 기력이 없는 때인데‥‥‥

바로 그 순간,

어디선가 담담히 들려온 음성이 금화선녀를 사시나무처럼 떨리게 했다.

[부인! 당신은 평생 늙지 않을 줄 알았는데 당신도 늙었구려‥‥‥]

절벽의 한쪽에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나타나는 것이었다.

그는 애정을 듬뿍 담은 눈으로 금화선녀를 응시했고‥‥‥

[나도 용암을 뚫고 올라오느라 금강신(金剛身)이 파괴되어 버렸소.]

금화선녀와 임단심이 그를 향해 달려갔다.

 

× × ×

 

계곡을 똑바로 뚫고 올라왔던 임보산은 근처에서 한천사방객을 찾아서 타협을 본 후였다.

그의 뒤에는 그들이 서있었다.

진우란이 그들 앞에 가서 무릎을 굻고 처분을 기다렸다.

한천사방객 중 초사륭이 탄식하며 말했다.

[네째! 이 모든 것이 운명이라 여기게. 자네의 복수는 사신의 귀한 딸에게 우리 제자의 아이를 낳게 하는 것으로 끝내게나.]

단극린이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한을 풀자고 제자에게 한을 줄 수로 없겠지요. 한이 얼마나 무서운지 누구보다 잘 아는 우리가 아닙니까. 저도 이 아이처럼 예쁜 아이를 죽일 수는 없습니다.]

늙어버린 임보산과 육천태가 그를 칭찬하며 말했다.

[진정 훌륭하오. 원한을 이렇게 갚는 것은 훗날에도 귀감이 되어야 할 것이오.]

진우란은 단극린에게 절하며 울먹였다.

[평생 아버님처럼 생각하며 모시겠어요.]

황군성은 사부들에게 연거푸 절하며 감사했다.

소음곡이 있던 절벽 위에는 모든 은원이 풀어지고 있었는데‥‥‥

오직 한사람 조응경만은 쓸쓸히 혼자 떨어져 서있었다.

그녀의 손은 온통 상처투성이었다.

그녀 혼자 황군성을 구하려고 태산을 옮기려는 것이나 다름없는 짓을 벌였는데‥‥‥

 

황창설은 주혜린과 의논한 후에 그의 가족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이제 우리 문성무존은 새로운 장소를 찾아 떠나야 한다. 나와 청청이, 그리고 이사람은 강북 일대를 물색해 보겠다. 군성이는 강남을 맡고 군우는 사천 지방을 맡도록 해라.]

문성무존의 가족들은 다시 서천복지를 찾아 모이기로 약속하고 떠나가기 시작했다.

황창설 부부가 제일 먼저 떠나갔고 그 다음에 황군우가 전연옥을 데리고 떠나갔다.

남은 사람들은 모두 황군성과 관계가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의 일행이 가장 많기에 제일 늦게 출발하는 것이다.

[이제 떠나게나.]

임보산이 말했다.

황군성은 조응경을 힐끗 돌아보고 고개를 돌려 앞장서서 걸었다.

조응경은 참담한 기분 속에서 하늘을 보고 눈물을 삼키고 있었다.

그때 임단심이 말했다.

[아무래도 않되겠어요. 아버지! 육백부! 통심마고를 몸속에서 꺼낼 방법이 있어요?]

임보산도 육천태도 고개를 저었다.

[전륜법왕은 할 수 있을 텐데 그가 죽었으니 이제 아무도 그걸 하는 사람이 없어졌지.]

임단심이 황군성의 소매를 잡으며 소리쳤다.

[방법이 없다잖아요. 황오라버니 당신은 나를 죽일 참인가요? 왜 조소저를 데려와 죽지 못하게 지키지 않는 거예요? 그녀도 당신을 위해 손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있는 것 같은데‥‥‥]

임단심과 똑같은 모습의 조응경의 얼굴에 가득낀 먼지를 씻어 내리며 눈물이 타고 흘렀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은 세상에 태어난 후 어느 때 보다도 기쁨으로 가득 차있었다.

 

× × ×

 

하늘에 호생지덕이 있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하늘은 인간의 피를 좋아할 뿐이다.

그렇지 않다면 왜 고대로 부터 인간을 제물로 해서 하늘에 제사지냈겠는가?

살아남은 사람들은 무림에 새로운 질서를 부여할 것이고,

하늘은 그들이 또 어느 정도 자라고 나면 잡아먹을 궁리를 할 것이다.

어떻게 요리할까 하면서‥‥‥

 

<大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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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

완전히 붕괴된 창랑전 내부. 크고 작은 바위들이 마구 뒤엉켜 있는데

지직! 문득 바위틈에서 촉수같은 것이 일어난다. 바로 번뇌인이고

퍼억! 퍽! 여기저기서 번뇌인들이 바위를 간단히 뚫고 나오더니

가가강! 드릴처럼 움직이며 주변의 바위들을 가루로 만드는 번뇌인들

쿵! 그러자 드러나는 장면. 패륵이 몸을 웅크리고 있고. 한손에 식혼마적을 쥔 채 웅크리고 있는 패륵의 몸은 겹겹의 번뇌인으로 덮여있다. 지금 바위들을 박살내고 있는 번뇌인들은 겹겹의 번뇌인들중 외곽의 번뇌인들이다. 패륵은 마치 양파같은 번뇌인들에 덮여있는 중이다.

가가강! 가가강! 파스스스! 마구 돌아다니는 번뇌인들에 의해 패륵이 있던 공간이 상당히 넓어진다.

패륵; [이 정도면 되었겠지.] 웅크리고 있던 몸을 펴며 고개를 든다

패륵; [사존에게서 훔쳐 배운 번뇌인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 [그 노괴를 다시 만나게 되면 죽이기 전에 고맙다는 말부터 해야겠어.] 웃으며 일어나고. 그래도 충격을 받은 듯 패륵의 몰골도 말이 아니다. 옷은 찢어지고 불 타고 머리카락은 그슬렸고 입과 피로는 피가 줄줄 흐른다

그러다가 옆을 보는 패륵

바위 아래 깔려 죽은 여자의 몸 일부가 보인다. 한쪽 팔을 앞으로 내민 채 엎드려 죽었는데 긴 머리카락과 화려한 옷으로 여자임을 알 수 있다

패륵; [쯧쯧! 미인박명이라더니... 당령 너도 제법 이름값을 하는구나. 오십살도 채우지 못하고 뒈졌으니...] 혀를 차고

패륵; [죽은 년은 죽은 년이고...] 두리번

패륵; [하마터면 날 죽일 뻔했던 놈은 대충 이쯤에 있겠지.] 한쪽을 보고. 그러자

콰드득! 콰드드! 번뇌인들이 그가 보는 쪽의 바위들을 박살내며 길을 낸다. 그러자

쿵! 드러나는 모습. 거대한 바위에 깔려 죽은 냉막과 낭왕의 모습 냉막은 낭왕을 끌어안고 죽은 모습이다

패륵; [재미없구만.] [살아있었으면 실컷 희롱한 다음에 죽여주었을 텐데...] 입을 삐죽거리고

패륵; [그래도 천마해체대법의 마지막 비결을 넘겨주고 죽었으니 몸뚱이를 훼손하진 않겠다.] 손에 든 식혼마적을 보고.

패륵; [번뇌인을 얻은 이상 굳이 천마해체대법까지 익힐 필요는 없을 것같지만...] [그래도 다다익선이니 익혀둬야겠지?]

패륵; [문제는 냉막이 놈이 이 피리 어디에 천마해체대법의 비결을 숨겨 두었는가인데...] 피리를 살피고. 그러다가

흠칫! 하며 귀를 기울이는 패륵

<살... 살려주세요.> 어디선가 애원하는 소리가 들리고

패륵; [얼씨구...] 눈 번뜩

<제발... 누가 저 좀 살려주세요.> 다시 들리는 음성

패륵; [이 아수라장에 기어들어왔다가 용케 목숨이 붙어있는 계집이 있구만.] 한쪽으로 가고

가가강! 패륵의 몸에서 번뇌인이 일어나 앞쪽의 바위들을 박살내고.

곧 그곳도 넓어지는데 바로 비밀통로 입구다.

[누... 누구신가요?] 비밀통로도 무너져 있고 그 앞쪽의 바위 사이 공간에 웅크린 채 겁에 질려 묻는 여자. 물론 아나타고

패륵; [이런 이런...] 눈 치뜨고

아나타; [누구... 누구시죠? 설마 귀신은 아니시겠지요?] 양손으로 무릎을 끌어안은 태 겁에 질려 올려다 보는 아나타의 모습이 아주 도발적이다. 옷이 찢어져 한쪽 어깨가 드러나있고 그 바람에 젖가슴도 드러나있고. 치마가 찢어진 다리는 무릎을 세우고 약간 벌려서 사타구니와 허벅지가 그대로 드러나 보인다.

패륵; [이렇게 귀여운 토끼가 살려달라고 할 줄은 몰랐군.] 파스스! 주변의 바위들을 모두 가루로 만드는 패륵. 이제 패륵과 아나타가 있는 공간은 상당히 넓어졌다.

아나타; [고... 고마워요 은공! 살려주신 은혜 잊지 않겠어요.] 애절한 표정으로 올려다 보며 눈물 글썽이고 순간

패륵; (우물(尤物)...) 두근! 심장이 뛰는 패륵

패륵; (나로 하여금 이렇게 강렬한 욕정을 느끼게 만든 계집은 처음이다.) + [이름이 뭐냐?] 아나타 앞에 몸을 숙이며.

아나타; [아... 아나타라고 해요.]

패륵; [아나타?] [아극파의 딸 아나타?]

아나타; [예... 제가 바로 황금성의 소성주예요.] [아버지 뒤를 밟아 이곳에 들어왔다가 죽을 뻔 한 것인데...] 말하다가

아나타; [아버지... 제 아버지는 어찌 되셨는가요?] 급히 주변 두리번 거리며 일어나려 하고

출렁! 그 바람에 찢어진 옷 사이로 드러난 젖가슴이 출렁이고. 그러자

패륵; [도저히 못 참겠다.] 와락! 아나타를 끌어안는다. + 아나타; [악!] 패륵에게 안겨서 비명 지르며 바닥에 눕고

패륵; [네 아비를 찾는 것보다 내 육허기를 풀어주는 게 먼저다.] 찍! 찌직! 아나타를 올라타고 옷을 거칠게 찢어버린다.

아나타; [싫어! 하지 말아요.] 비명 지르며 몸부림치지만

패륵의 몸이 아랫도릴 거칠게 치받고

입 딱 벌어지는 아나타. 강간당했다.

[아아악!] 비명이 빈 공간을 뒤흔들고

 

#284>

환요가 빠져나왔던 비밀통로의 출구.

턱! 열려있는 비밀통로의 입구를 누군가의 피 묻은 손이 움켜쥔다. 이어

침독; [끄윽...] 신음하며 나오는 침독. 얼굴과 상체가 수많은 핏방울에 관동당한 모습이다. 두눈도 터져서 장님이 되었고. 시력을 아주 잃은 건 아니고 흐릿하게 보인다

침독; [아극파... 그놈... 그놈이 마지막 한 수를 숨겨두었을 줄이야...] 헐떡이며 통로를 나서고.

침독; [하지만... 하지만 난 살아남았다.]

침독; [훼손된 눈도 다시 고칠 자신이 있고... 무엇보다 나 혼자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흐흐흐 웃고

침독; [우내사천도 삼비검조를 제외하면 다 뒈졌고... 패천오수들중 다른 놈들도 사부를 만나라 갔다.]

침독; [이제 앞으로 백년간 나 침독의 앞을 가로 막을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웃으며 비칠비칠 걸어가는데

툭! 무언가 침독의 발에 걸려 굴러가고. 공같이 둥근 것이고

침독; (뭐... 뭐지?) 눈을 가늘게 뜨며 발치에 구르는 것을 보고. 직후

쿵! 그 물체 크로즈 업. 바로 독불군의 머리통이다. 눈을 치뜬 채 볼살도 뜯겨 먹힌 채 죽었다

침독; [불... 불군아!] 비명 지르며 무릎 꿇고

침독; [네가.... 네가 어쩌다가... 어떤 놈이 널 이 모양으로...] 두손으로 독불군의 머리통을 안고 덜덜 떠는데

푹! 푹! 앞과 뒤에서 침독의 가슴을 뚫는 두 자루의 칼. 눈 치뜨는 침독

침독; [끄윽... 네놈... 네놈이...] 눈 치뜨며 앞을 보고

바로 앞에 파면살주가 서서 칼을 침독의 가슴에 찔러넣고 있고. 뒤에서는 이장진이 칼을 등에 찌르고 있다

이장진; (아들의 처참한 죽음에 정신줄을 놓은 덕분에 어이없을 정도로 쉽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었다.)

파면살주; [이제 빚을 정산할 때가 되었소 련주.]

침독; [끄윽... 네놈... 네놈이 왜 배신을...]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파면살주; [내가 흑수련에 투신하기 전의 이름을 알면 당신이 내게 갚아야할 빚이 무엇인지도 알 것이오.]

침독; [네놈... 네놈의 진짜 이름이 뭔데...]

파면살주; [옥면신협 이무옥이 내 본래 이름이오.]

침독; [무림맹 맹주 인의대협의 아들 놈이 바로...] 눈 부릅

파면살주; [바로 나요!] 콰득! 가슴에 박은 칼을 돌려서 심장을 도려내고. 이장진은 칼을 뽑고

[크아아악!] 심장이 도려지며 처절한 비명.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생기고

퍽! 심장이 꽂힌 칼을 침독의 가슴에서 뽑는 파면상주

심장이 뽑혀짐네따라 앞으로 쓰러지는 침독

이장진; [천벌이다!] 쩍! 목을 베는 이장진

텅! 텅! 잘려진 침독의 목이 바닥을 구른다. 그 사이

파면살주; (아버지...) 침독의 심장이 꽂혀있는 피 묻은 칼을 두손으로 들어올리며 하늘을 보고. 눈에서 눈물 주르르

<원수의 피를 흠향하시옵소! 소자가 마침내 아버지와 무림맹의 복수를 마쳤나이다.> 울면서 칼을 들어올리는 파면살주. 그 앞에서 역시 피묻은 칼을 두손에 들고 포권하며 고개 숙이는 이장진

 

#285>

[!] 눈 부릅뜨는 패륵. 얼굴이 초췌해졌다. 아나타를 올라타고 있는데

패륵; (내... 내 공력과 정혈이 걷잡을 수 없이 이 계집의 몸으로 흘러들어간다.) 두팔로 상체를 버텨서 자기 아래에 깔린 아나타를 내려다 보는데

아나타; [어머 눈치 챘어?] 요염하게 웃고

아나타; [하지만 이제 와서 눈치 채어봤자 소용없는데 어떻게 하지?] [당신의 모든 건 이미 절반 넘게 내게 빼앗긴 상태니...] 콰득! 콱! 두 다리로 패륵의 아랫도리를 휘감고. 두손으로도 패륵의 허리를 끌어안아 조인다.

패륵; [끄윽!] 우두둑! 아나타의 팔과 다리에 몸이 조여지며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는 패륵

패륵; [네년... 소녀환희밀법을 익혔구나.] 분노

아나타; [십삼년전, 네놈이 찢어죽이려고 했던 계집아이가 바로 나야.] 이를 갈고

패륵; [네년이 바로 그때...] 다섯 살 가량의 아나타의 목을 쥐어 쳐들고 웃던 자신의 모습 떠올리고

아나타; [벽력당 오백 식솔의 피값을 갚아라 패륵!] 화악! 패륵의 몸을 조이며 강하게 그자의 정기를 빨아들이는 모습의 아나타.

패륵; [지랄...] 콱! 한손으로 아나타의 목을 움켜쥐고

아나타; [끄윽!] 목이 조여지자 꺽꺽

패륵; [네년이 내 정혈을 모두 흡수하는 게 빠른지 네년의 목이 부러지느 게 빠른지 보자!] 우두둑! 더 강하게 아나타의 목을 조이고

아나타; (안... 안돼!) 눈이 돌아가고

아나타; (이자를 너무 얕봤어! 좀 더 기다렸다가 정체를 밝혔어야했는데...)

<미... 미안해요 공자님! 살아서 공자님을 뵐 수 없을 것같아요.> 뒤엉킨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아나타의 생각.

 

#286>

[!] 눈 부릅뜨는 이군악. 여전히 귀마신갑을 바닥에 댄 채 아나타의 행방을 찾고 있던 중이고

<미... 미안해요 공자님!> 이군악의 뇌리에 아나타의 말이 떠오르고. 그러자

이군악; (찾았다!) 눈 부릅.

지잉! 귀마신갑이 아주 밝게 빛나고

퍼억! 이군악의 모습이 사라진다

 

#287>

다시 패륵과 아나타가 뒤엉켜 있는 곳. 두 사람의 몸이 강한 열기에 휩싸여 있고. 그러다가

[끄윽...] 아나타의 눈이 돌아가고

툭! 패륵의 몸을 휘감고 있던 아나타의 팔 다리가 힘없이 풀어지고

패륵; (이겼다!) 초췌해진 채 눈 희번득

패륵; [감히... 감히 날 우롱해!] 한손으로 아나타의 목을 조이면서. 다른손을 쳐들어 아나타의 머리통을 찍으려 한다

패륵; [머리통부터 박살내주마!] 부악! 주먹으로 아나타의 얼굴을 찍어가고.

쇳덩이같은 패륵의 주먹이 아나타의 얼굴에 쇄도. 위기일발

쾅! 허공에 갑자기 나타나며 무에타이 하듯 무릎으로 패륵의 얼굴을 찍어올리는 이군악

패륵; [컥!] 고개가 뒤로 홱 젖혀져서

쾅! 멀리 날아가 쳐박히는 패륵

이군악; (위험했다.) 슥! 아나타의 옆에 내려서고. 아나타는 아랫도릴 벗은 야한 모습으로 가랑이 벌린 채로 늘어져 있고

이군악; (안심하시오. 소저의 원한은 이제 내손으로 마무리 지어줄 테니...) 치마 내려 아나타의 아랫도리 가려주고. 그때

[흐흐흐 또 네놈이냐?] 들리는 음성에 돌아보는 이군악.

패륵; [잘 만났다. 오늘은 기어코 네놈을 사부 곁으로 보내주고 말 것이다.] 화악! 패륵의 몸에서 수많은 번뇌인이 일어나 촉수처럼 이군악을 휘감아온다.

이군악; [그 나이 먹도록 장유유서라는 말도 모르시오?] 쩡! 화악! 이군악의 몸에서도 더 짙은 번뇌인들이 일어나 마주쳐가고

패륵; [네놈도 번뇌인을...]

콰콰쾅! 번뇌인끼리 충돌하며 폭발이 일어나고

이군악; [나는 아직 세상에서 할 일, 즐길 일이 많이 남았으니 사형이 먼저 가서 사부님께 안부를 전하시구려.] 콰지직! 콰쾅! 더 짙은 색의 이군악의 번뇌인이 패륵의 번뇌인들을 뚫고 들어가고

콰직! 퍼억! 날아든 이군악의 번뇌인에 온몸이 찔리고 베이면서 눈 부릅뜨는 패륵

 

#288>

흠칫! 돌아보는 이장진. 비밀통로 입구. 발치에는 목이 잘린 침독의 시체가 있고. 파면살주는 주머니에 침독의 머리를 집어넣고 있다

드드드! 비밀통로 입구가 진동한다

이장진; [아버지! 창랑곡 지하에서 또 폭발이 일어난 것같습니다.]

파면살주; [처음에 터지지 않은 폭약이 추가로 폭발했을 것이다.] 대수롭지 않게 말하며 침독의 머리를 주머니에 넣는다

이장진; (폭약이 터진 것같진 않은데...) 갸웃

 

#289>

어둑한 통로를 지나가는 이군악. 두팔로는 기절한 아나타를 안고 있다. 몸에서는 번뇌인이 넘실 거리고 있고

이군악; (결국 패륵을 죽인 것은 소저였소.)

이군악; (소저가 패륵의 내공을 절반쯤 감소시키지 않았다면 누가 죽었을지 모르는 일전이었으니...) 생각하며 걸어가는 이군악의 앞쪽에 통로가 무너진 부분이 보이고

이군악; (세상을 구한 소저의 공로는 영원히 기억될 것이오.) 콰드드! 퍼퍽! 앞쪽 통로를 막은 바위들을 이군악의 번뇌인이 박살을 내서 통로를 개척하고

이군악; (곧 집으로 모실 테니 지금은 편히 쉬도록 하시오.) 아나타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그러다가

이군악; [이런...] 멈춰서며 아래를 보고

이군악; [소저의 양아버지가 유산까지 남겨두었소이다 그려.] 웃으며 내려다보고

이군악의 발치에는 으스러진 아극파 시체가 누워있는데.

아극파의 왼손에 끼워져 있는 반지 크로즈 업

 

<2015년 9월 21일 19시 악군자전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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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

항주의 번화가. 사람들 북적.

냉상영과 위극겸이 투숙했던 객잔.

그 객잔이 내려다보이는 탑. 절 안에 있는 탑이다. 7층탑이고

7층탑 꼭대기 창가. 여자가 한명 서서 객잔 쪽을 보고 있다. 진상파다. 허리에는 만근척을 차고 있고

<제왕삼신재의 둘째이신 지절 위공자께서 무혈마녀의 남편이 되셨더군요.> 객잔을 보며 환설의 말을 떠올리는 진상파

진상파; (환소저의 말대로라면 마교의 현 교주인 위진천은 지절 위극겸의 아들이다.) 서호에서 가로질러 가며 돌아보는 자신의 모습 떠올리고. <진소저!> 냉상영과 함께 배를 타고 오며 포권하면서 아는 척 하던 위진천의 모습 떠올리고. #117>의 장면

이어지는 회상 장면. 역시 #117>의 장면

 

위진천; [오랜만이오. 그 동안 무고하셨소?] 포권하며 외치던 모습.

 

진상파; (위진천은 분명 날 알고 있었다.)

진상파; (그렇다는 건 기억을 잃었을 때의 나와 만난 적이 있다는 뜻이다.)

진상파; (위진천을 만나 추궁하면 내가 기억을 잃었을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 수 있겠지만...)

진상파; (문제는 저 객잔이 용담호혈(龍潭虎穴)이라는 사실이다.) 객잔을 노려보고

쿠오오! 객잔 안쪽에서 칙칙한 기운이 흐르는 모습

진상파; (무혈마녀는 말할 것도 없지만 실력을 가늠할 수 없는 고수들이 다수 객잔 안에 은신하고 있다.)

진상파; (섣불리 발을 들여놓았다가는 위진천의 그림자도 못 보고 비명횡사할 수 있다.) 심각

진상파; (일단 어두워지길 기다렸다가 잠입을 시도해봐야 하는데...) + [!] 생각하다가 눈 번득이고

객잔의 후원에서 날아올라 멀리 사라지는 두 줄기 인영이 보인다. 물론 위극겸과 위진천 부자고.

진상파; (저 자들 혹시...) 급히 오른손을 왼쪽 소매에 손을 넣고

다시 꺼낸 오른손에 오페라 관람용의 작은 망원경이 들려 있다

그걸 눈에 대는 진상파

멀리 날아가는 두사람의 모습이 망원경에 들어오고. 물론 위극겸과 위진천이다. 위진천이 앞장서고 위극겸이 따라간다.

<위진천!> 위진천 크로즈 업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진상파; (찾았다!) 창틀에 한 발을 걸치며 올라서고.

<위진천이 알아서 용담호혈같은 객잔을 빠져나와 주는구나!> 팟! 탑 밖으로 날아가는 진상파.

쏴아! 새처럼 허공을 가로질러 위진천 부자를 추격하는 진상파

 

#173>

번화한 거리를 걸어오다가 죽립을 조금 들추며 위를 보는 뇌공량.

쏴아! 높은 허공을 새처럼 가로 질러 날아가는 진상파의 모습이 작게 보이고

뇌공량; (아직 어린 계집아이인데...) 죽립을 쳐든 채 눈 번뜩

<내공이 반석같이 심후하다.> 날아가는 진상파의 모습 크로즈 업

뇌공량; (당금 무림의 누가 저런 인재를 길러냈는지 궁금하다만...) 다시 죽립을 내리고

뇌공량; (둘째를 만나보는 게 급선무이니 관심을 두지 말아야 한다.) 객잔 쪽으로 걸어가고. 헌데

객잔 근처 주루의 이층 창가에서 그런 뇌공량의 뒷모습을 훔쳐보는 사내 둘. 백야마검사들이다.

<천검 뇌공량이다!> <저자가 드디어 항주에 들어왔다!> 객잔쪽으로 가는 뇌공량의 뒷모습 보며 전음을 나누는 백야마검사들

<신호를 보내지 않아도 되겠지?> <본교와 마천루에서 파견된 인원의 대부분은 객잔을 빠져나갔으니 별일 없을 걸세.> 전음 주고받는 백야마검사들

<그렇긴 하지만 직접 보니 무시무시하구만!> <심지어 루주님마저 뇌공량을 꺼려하는 이유가 있었어!> 무시무시한 기운을 뿜어내는 뇌공량의 앞 모습을 배경으로 백야마검사들의 생각 나레이션

 

#174>

객잔의 후원. 아무도 없다. 문득

뇌공량; [극겸! 어디에 있느냐 극겸?] 쩌렁쩌렁한 음성으로 외쳐 부르며 월동문으로 들어오는 뇌공량. 객잔의 하녀와 하인들이 멀찍이에 서서 보고 있다. 겁에 질린 표정으로

뇌공량; [우형이 왔다! 모습을 드러내거라!] 외치며 정원으로 들어서지만

물론 대답이 없고

뇌공량; [네가 이곳에 있다는 걸 알고 찾아왔다. 제발 우형을 피하지 말거라!] 정원에 멈춰서며 외치고. 그러다가

정원의 한쪽을 보는 뇌공량.

위진천이 무형의 검기로 조각하다가 실패한 용 조각. 그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놓인 향로. 향로에서는 여전히 향이 피어오르고 있고. 향로 앞쪽 바위에는 위패가 놓였던 자국이 남아있다.

다가가서 향로를 보는 뇌공량

뇌공량; (제법 긴 향도 있는 걸 보면 방금 전까지 둘째는 이곳에 있었다.) 우울하게 향로를 보고

뇌공량; [어째서 우형을 피하는 것이냐 극겸?] [네가 마천루와 깊은 관계라는 건 알지만 그렇다고 무공을 금제당한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뇌공량; [만에 하나 마천루가 널 제왕성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핍박을 하고 있는 것이라면...] 살벌

뇌공량; [우형의 손으로 마천루를 없이해버릴 것이다.] 이를 부득 갈고. 그때

<흥!> 어디선가 코웃음 치는 소리가 들려 눈 부릅뜨는 뇌공량. 다음 순간

뇌공량; [감히!] 화악! 돌아서며 손을 젓자

꽝! 건물 전체에 구멍이 뻥 뚫린다. 몇 개의 벽에 원형으로 구멍이 난 모습

[히익!] [엄마야!] 월동문 밖에서 보던 하녀와 하인들 기겁. 그 직후

스스스! 무언가 사라지는 기척이 뇌공량의 귀에 들리고

뇌공량; (내 폭렬검기(爆裂劍氣)에 직격당하고도 유유히 사라졌다.) (코웃음 소리로 봐서는 여자였고...) 구멍 쪽을 보고

뇌공량; (그렇다면 방금 떠난 게 무혈마녀겠구나.) 한숨 쉬고

뇌공량; (나 뇌공량의 크나큰 번뇌이기도 한...) 한숨 쉬는 뇌공량의 모습

 

#175>

항주 외곽. 호수와 야산이 뒤섞인 전원지대.

멀리 항주가 보이는 높지 않은 바위산.

휘익! 그곳으로 날아오는 위진천과 위극겸. 위진천이 앞장 서고 위극겸이 따라오는 모습. 헌데

휘릭! 바위 산 위에 내려서는 위극겸.

[!] 앞장 서서 날아가다가 돌아보는 위진천.

바위산 위에서 항주 쪽으로 무릎을 꿇는 위극겸.

휘릭! 한숨 쉬며 위극겸의 뒤로 날아내리는 위진천

위극겸; [사형!] 항주 쪽으로 절을 하는 위극겸. 이마를 바닥에 대고

위극겸; [못난 극겸, 차마 사형 앞에 나설 면목이 없어 도망치고 있습니다.] 참담한 표정으로

위극겸; [부디... 부디 건승하시길 북두칠성께 빌겠습니다.] 이마를 바닥에 대내 채 말하고. 그걸 뒤에서 두 손 모은 채 보고 있는 위진천

위진천; (아버님이 삶은 대하시는 자세는 내가 어머니 밑에서 배우고 봐왔던 것들과는 너무도 다르다.) 소리없이 한숨

위진천; (정이 많으실 뿐 아니라 사조님을 부모처럼 받들고, 사조님이 돌아가신 지금 사형인 뇌사백을 사조님 대하듯 하신다.)

위진천; (사조님은 대체 어떤 분이시기에 뇌사백과 아버님이 모두 한결같이 대하신단 말인가?) 생각하다가

위진천; [!] 무언가 느끼고 찡그리고. 이어

위진천; [예의가 없는 소저시로군!] 한쪽의 바위를 보며 말하고.

위진천; [때로는 보고도 못 본 척 지나가줘야 하는 상황이 있는 것이오.] 그러자

[결례를 했군요.] 슥! 그 바위 뒤에서 나서는 여자의 모습

위진천; (이 여자는...) 놀라고 흥분하고.

위진천; <진상파!> 위진천의 놀람 배경으로. + 진상파; [하지만 교주에게 긴한 용무가 있어서 지나칠 수가 없었답니다.] 바위 뒤에서 완전히 나서는 진상파

무릎 꿇고 있던 위극겸도 고개 들며 돌아보고

위진천; [누군가 했더니 진소저셨군요.] 포권하며 얼굴에 화색이 돌고

진상파; [제가 누군지 아시나요?] 형형한 눈빛

위진천; (역시 날 알아보지 못한다.) + [물론이지요.] 포권했던 손 내리고

위진천; (백치에서는 회복이 되었지만 기억을 일부 잃은 모양이다.) + [무림인이 되어서 천병신기보의 소보주이신 천병희 진상파소저를 어찌 몰라보겠소?]

진상파; [제가 그렇게 유명한 줄은 몰랐어요.] 멈춰서고

진상파; [하지만 교주께서는 풍문으로 저를 알고 계신 게 아닌 듯하군요.] 지긋이 보며 위진천을 말하고

위진천; [저는 아둔해서 소저의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를 못하겠습니다만...] 웃고

진상파; [우리는 전에 만난 적이 있지요?] 찌르는 듯한 눈빛

위진천;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웃고.

진상파; [서호에서 바로 저를 알아보셨잖아요.] 추궁. 하지만

위진천; [워낙 유명한 분이라 먼발치로도 한 눈에 알아보았다고 말씀드리면 되겠습니까?] 태연하게 웃으며 말하고

진상파; [정말 저를 전에 보신 적이 없으신가요?] 재차 추궁

위진천; (내 입으로 이청풍과 안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군.) + [그렇습니다.] 웃으며 고개 끄덕이고

진상파; [...] 말없이 위진천을 보고

위진천; (백치였던 울보 계집아이가 불과 반년 만에 절세미녀가 되어 나타났군.) 웃으며 마주 보고

흥미진진하단 표정으로 보는 위극겸. 무릎을 꿇고 있다가 일어서면서

진상파; [천하의 마교 교주께서 허언을 하시진 않으셨으리라 믿어요.] 새침하게 말하고

위진천; [물론입니다.] 웃고. 그때

<교주님! 뇌공량이 객잔을 나와 수색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누군가의 전음이 들리고

<이쪽으로도 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어지는 전음 배경으로 + 위진천; [사정이 있어서 이만 작별을 고해야겠습니다.] 포권하고

진상파; [폐를 끼쳤군요.] 고개 숙이고

위진천; [본교도 무림의 세력이다 보니 천병신기보와는 함께 할 사업이 제법 있습니다.] [시간 나시면 본교의 강소지부(江蘇支部)를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진상파; [저도 교주님과 할 얘기가 더 있으니 일간 찾아뵙도록 하겠어요.]

위진천; [기다리겠습니다.] 말하며 돌아서고. 이어

위진천; [가시지요.] 먼저 몸을 날리고.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진상파를 보며 몸을 날리고.

목례하는 진상파

곧 멀어지는 두 부자

 

#176>

위극겸; [재원(才媛)이로구나. 보기 드문 미인이기도 하고...] 위진천을 따라 날아가며 웃고

위진천; [당금 무림의 여자들 중에서는 으뜸이겠지요.] 자기도 모르게 흥분해서

위극겸; [어째 반했다는 말로 들리는걸.]

위진천; [그... 그런 건 아닙니다.] 당황. 얼굴 발개지고

위진천; [워낙 눈에 띄는 여자라 관심이 갈 뿐입니다.]

위극겸; [사내가 미녀에게 관심을 갖는 건 자연의 이치이니 부끄러워할 일은 아니다.] 웃으면서

위극겸; [다만 어떤 여자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대하면 안된다.] [그 여자에게는 일생일대의 사건일 수도 있으니...]

위진천; [명심하겠습니다.] 대답하며 날아가고

위극겸; (어느덧 내 아들도 여자를 진지하게 생각할 나이가 되었구나.) 앞서 날아가는 위진천의 뒷모습을 보며 소리없이 한숨 쉬고

위극겸; (그만큼 내가 늙어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고...) 우울

 

#177>

바위 산 위에 서서 멀어지는 위극겸, 위진천 부자를 보는 진상파

진상파; (의심의 여지가 없다.) 노려보고

진상파; (위진천은 분명 내게 숨기는 게 있다.)

진상파; (과연 내가 기억을 잃었을 때 어떤 경로로 날 만났었을까?)

진상파; (상대가 마교의 교주라는 게 찜찜하긴 하지만... 마교의 강소지부에 한번 들러봐야겠다.) 생각하다가

[!] 오싹! 소름이 돋아 눈 치뜨는 진상파

진상파; (뒤... 뒤에 누가 있다.) 전율하며 곁눈질. 뒤쪽에 마녀같은 형상이 서있다. 물론 냉상영이고

진상파; (숨... 숨을 제대로 쉴 수 없게 만드는 살기를 뿜어내는 무시무시한 고수가...) 천천히 돌아보고

쿵! 3미터쯤 거리를 두고 서서 진상파를 노려보는 냉상영. 옷자락과 머리카락이 저절로 펄럭이고 두 눈은 강렬한 빛을 뿜어낸다.

진상파; (그 여자다!)

<위진천의 어머니라는 무혈마녀 냉상영!> 서호에서 스쳐지나갈 때 위진천이 탄 배의 단상에 놓인 의자에 앉아있던 냉상영의 모습을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나레이션

냉상영; [내가 누군지 알아본 눈치네.] 마녀같이 웃으며 한 걸음 다가서고

진상파; [마... 천루의 루주를 뵙게 되어 영광이에요.] 포권하고. 억지로 웃으면서

냉상영; [확실히 물건은 물건이네.] [내 시선을 정면으로 받아넘긴 계집은 네가 처음이다.] 웃으며 지긋이 진상파의 아래 위를 보고. 다시 멈춰서면서

진상파; (마치 발가벗은 채 서있는 기분이다.) + [과찬이세요.]

진상파; [그보다 후배에게 용무가 있으신지요?]

냉상영; [있지!] [있으니까 금쪽같은 시간을 쪼개서 너와 수다를 떨고 있는 중이고...] 사악하게 웃고

진상파; [세이경청하겠어요. 말씀하시지요.]

냉상영; [내 아들... 진천이를 어찌 생각하느냐?]

진상파; [인중지룡(人中之龍)을 아드님으로 두셔서 기쁘시겠어요.] 억지로 웃고

냉상영; [인중지룡이라...] 미소 짓고

냉상영; [내 아들을 그리 높게 평가한다니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손을 써도 되겠구나.] 파팟! 유령같이 다가와 진상파의 가슴과 아랫배의 혈도를 재빨리 찍고

진상파; [학!] 찌릿! 전율하며 비틀. 오르가즘을 느끼는 듯한 표정과 자태

진상파; [무슨...] 뒤로 물러서며 허리춤에 찬 만근척의 손잡이를 잡고. 냉상영은 쫓아오지 않고

진상파; [내게 무슨... 짓을 한 건가요?] 지지지! 몸에 자잘한 벼락이 감돌고 온몸이 떨리며 냉상영을 노려본다. 만근척을 뽑아들면서

냉상영; [해롭게 한 건 아니니 걱정마라.] 미소

냉상영; [다만 혈도를 몇 군데 찍어서 여자로서의 욕구를 극대화시켜놓았다.]

진상파; [그... 그런...] 전율

냉상영; [시간이 지날수록 욕구는 강렬해져서...] [하루가 지나면 욕화가 골수에 미쳐 사내 없이는 한시도 살 수 없는 탕녀가 될 것이다.]

진상파; [흐윽!]

냉상영; [늘 발정 난 상태로 살고 싶지 않으면 하루 안에 마교의 강소지부로 찾아와라.] 돌아서고

냉상영; [내 아들과 운우지락을 한번만 갖어도 혈도는 저절로 풀릴 테니...] 휘익! 날아가며 말하고

진상파; [멈... 멈춰요!] 다급히 외치지만

진상파; [혈도를 풀어주고 가세요!] 따라가려 하지만

휘청! 다리에 힘이 풀리고

진상파; [흐윽!] 털썩! 주저앉고

냉상영; [명심해라!] [네게 남은 시간은 단 하루뿐이라는 사실을!] 날아가며 웃고

냉상영; [하루 안에 사내와 관계를 갖어야 횡액을 면할 수 있는데...] [그나마 상대가 인중지룡인 내 아들인 게 널 위해서도 좋지 않겠느냐?] 호호호! 멀어지며 웃고

진상파; (협... 협박이 아니다.) 주저앉은 채 부들 부들 떨고

진상파; (몸... 몸의 깊은 곳이 걷잡을 수 없이 뜨거워져 몸을 제대로 가눌 수가 없다.) 벌벌 떨리는 아랫도리

진상파; (악랄한 마녀!) 이를 갈고

진상파; (같은 여자에게 이런 음탕한 수법을 쓰다니...) 사력을 다해 일어나고

진상파; (하지만 내가 네년의 아들을 찾아가는 일은 없다!) 비틀거리며 바위산 아래를 향해 걸어가고

진상파; (그럴 바에는 혀를 물고 죽어버리는 쪽을 택할 테니...) 후들거리는 다리로 걸어가는 진상파. 헌데

슥! 진상파가 바위산을 내려가자 근처의 바위 뒤에서 나타나는 불로왜선. 품에 무애검조의 위패를 안고 있고

바위산을 내려가 항주 쪽으로 비틀거리며 가고 있는 진상파의 뒷모습

[...] 그걸 보며 무언가 생각하는 불로왜선. 이마 모은 채

 

#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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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

다시 태산

[끄윽...] 이마에 구멍이 나서 뒤로 넘어지는 철신장. 눈에서 초점이 사라졌고

모든 사람들 경악

퍼억! 나뒹구는 철신장. 그 앞에서 손가락 튕긴 자세로 서있는 벽세황. 입으로 피가 좀 흐르고

[정말 단 일초에...] [철신장 정도 되는 고수가 저렇게 간단히...] [과연 무림왕이다!] 사람들 환호. 그 가운데 죽립을 눌러쓴 청풍이 서있고

청풍; (혹시나 했는데... 괜한 우려였다.) 안도

<세황 형님은 신선 김가기가 남긴 오행전륜심법(五行轉輪心法)을 익혀 오행륜의 모든 무공을 자유자재로 구사하신다.> 손을 내리고 철신장의 시체를 갑옷을 입은 오행백강중 두 명이 끌고 내려가는 걸 보는 벽세황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도연도 다시 일어나며 징을 칠 준비를 한다

청풍; (길지 않은 시간이겠지만... 세황형님은 절대무적의 무림왕으로 군림하실 것이다.) 생각할 때

징! 도연이 징을 친다.

모든 사람들이 다시 비무대를 보고

도연; [두 번 남았소!] 다시 징을 칠 준비를 하고

도연; [두 번의 징이 더 울릴 때까지 도전자가 없으면 오늘의 비무대회를 마감하도록 하겠소!] 징! 다시 징을 치는 도연. 바로 그때

[본좌가 나서겠소!] 팟! 사람들 사이에서 치솟는 인물

청풍; (저자는...) 눈 번뜩이고

위극겸; [본좌는 벽세황이란 애송이를 무림왕으로 인정할 수 없소!] 휘릭! 내려서며 외치고. 갈쿠리 검과 원형의 방패를 들었다.

청풍; (위극겸!) 눈 번뜩

벽세황; [삼성동의 제자께서도 세속의 명예를 탐하시는 거요?] 웃고. 그러자

[삼성동!] [저 인물이 사비세중 삼성동의 제자란 말인가?] 사람들 경악하고

위극겸; [명예를 탐하는 것이 아니다.] 슥! 방패로 앞을 가리며 말하고

위극겸; [삼성동의 제자로서 오행륜의 후계자가 무림의 왕을 자처하는 것을 좌시할 수 없을 뿐이다.]

벽세황; [대의명분을 내세우시겠다?] 웃고

벽세황; [그 점에 관해서는 할 말이 있는 사람이 또 있는 것같은데...] 사람들 사이를 보고. 그러자

[우리 부자를 지칭하는 것이라면 맞네.] 휘익! 날아오르는 두 사람. 삼절신통과 조원룡 부자.

[저 노인은...] [오십 년동안 무적이었다는 삼절신통이다!] [사실상의 천하제일인 삼절신통도 등장했다!] 청풍 주변의 사람들 웅성.

삼절신통; [삼성동이 오행륜에 시비를 걸려면 노부부터 상대해야할 것이다.] 웃으며 내려서는데

슈학! 갑자기 갈쿠리 검을 휘두르는 위극겸

조원룡; [조심...] 기겁하며 물러서고

삼절신통; [삼성동의 후손이 기습도 하는가?] 팟! 역시 웃으며 뒤로 날아가려는데

지잉! 휘둘러지는 위극겸의 갈쿠리 검이 진동하자

삼절신통; [헉!] 화악! 보이지 않는 밧줄에 휘감겨 위극겸에게 확 끌려가는 삼절신통

삼절신통; (흡인력이 너무 강해서 피할 수 없다!) + [지랄!] 쩡! 방어는 포기하고 통천신화지를 날리는 삼절신통. 하지만

텅! 삼절신통이 날린 통천신화지는 위극겸의 방패에 부딪혀 굴절되고

쩍! 반면 삼절신통의 목을 위극겸의 갈구키 검에 걸렸다가

쩍! 그대로 베어진다

조원룡; [아버지!] 비명

[쯧쯧!] 혀를 차는 벽세황

[저런...] [말도 안되는...] [천하제일인 삼절신통이 단 일격에...] 사람들 경악

오방희와 냉혈전호와 삼봉공도 경악하고.

텅! 바닥에 떨어지는 삼절신통의 목. 피를 뿌리며 비틀하는 삼절신통의 몸통

조원룡; [안돼!] 비명

퍼억! 목이 잘린 삼절신통의 몸통도 나뒹굴고

<가... 가공!> 장내가 조용해지고. 조원룡은 넋이 나가 바닥에 주저앉고

위극겸; [맛보기 여흥으로는 충분했던 것 같군.] 웃으며 갈쿠리 검을 내리고.

위극겸; [그럼 이제 본 경기를 시작해볼까 무림왕 나으리?] 벽세황을 돌아보는데

벽세황; [그러고 싶지만...] 웃으며 위극겸의 뒤를 보고

벽세황; [나보다 더 당신에게 긴한 볼일이 있는 사람이 있는 것같으니 어쩐다?]

위극겸; [!] 오싹! 소름이 돋고

쿵! 언제였는지 위극겸의 뒤에 서있는 청풍. 죽립을 눌러쓰고 일본도를 찼다.

[헉! 저 인물이 언제 비무대에...] [대.. 대단한 고수다!] 놀라는 사람들

냉혈전호; [불이!] 놀라고.

[허허! 저 놈도 와있었군!] [그러면 그렇지.] 삼봉공도 놀라고 안도하고

<불이공자님이 오셨어!> 오방희들 얼굴 발개지고

위극겸; [불이살검?] 긴장하며 천천히 돌아서고.

청풍; [그렇소! 나요.] 슥! 죽립을 벗고. 그러자

[불이살검!] [오오오! 저 청년이 바로 황금전장 시절의 절대무적을 자랑했던 수금사자 불이살검이다!] [사람 죽이는데 두 번 손을 쓰지 않는다는 불이살검도 와있었다!] 사람들 환호하고. 흥분하고

위극겸; [내게 볼일이 있는 것이냐?] 돌아서고

위극겸; [천존경이라면 이미 내 손을 떠났다만...] 긴장하고

청풍; [오늘 내가 귀하 앞에 나타난 것은...] 핑! 우울한 표정으로 죽립을 비무대 아래로 던지고

[오오!] [불이살검의 죽립이다!] [저건 보물이야!] [내거다!] 사람들 그 죽립 받으려고 아우성치는데

청풍; [당신이 세황 형님 손에 죽기 전에 아들의 복수를 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요.]

위극겸; [아... 아들의 복수!] [설마...] 경악하고 전율하고

청풍; [유감이지만... 당신의 아들은 내 손에 죽었소!] 끄덕이고

위극겸; [!] 비틀! 충격 받고 비틀거리고

청풍; [삼성록은 물론 호삼자께 돌아갔고...] 일본도 손잡이를 잡고

청풍; [아들의 복수를 하고 싶으면 시작하시오.] 스릉! 일본도를 뽑는다. 끝이 잘려나가 2/3정도만 남은 일본도이고

위극겸; [흐흐흐! 마누라에 이어 아들까지 죽였다 이거지?] 미친놈처럼 웃고. 쿠오오!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살기가 뿜어져 나오고

[힉!] [헉!] [숨... 숨통이 조여온다!] [인간이 어떻게 저런 살기를...] 비무대 주변 사람들 기겁하며 물러서고

위극겸; [확실히 네놈과는 생사를 결하지 않을 수가 없구나!] 지지징! 진동하는 검으로 청풍을 겨누고

청풍; (공력이 전과 비교도 안되게 증진되었군.) + [싸우기 전에 알려줄 것이 있소.]

위극겸; [오냐! 곧 죽을 몸이니 할 수 있는 말은 모두 해봐라!] 이를 갈고

청풍; [난 이(李)자 무(無)자 외(畏)자를 존함으로 쓰시는 분의 아들이오.]

벽세황; (역시...) 고개 끄덕이는 벽세황. 반면

위극겸; [네놈이 누구 아들인지는 궁금하지도 않...] + [!] 말하다가 뒤늦게 눈 부릅뜨고

위극겸; [네놈... 네놈이 바로...] 경악. 충격. 비틀거리고

청풍; [그렇소. 무제라는 분이 내 아버지요 사백(師伯)!] 고개를 좀 숙여서 예의를 표하고

[무제?] [그런 인물이 무림에 있었나?] [대체 무슨 이야기지?] 비무대 아래 사람들은 어리둥절하고

냉혈전호; [무제라면 혹시...] 야차선녀에게

야차선녀; [천신부의 대제자였던 인물이랍니다.] [약관 무렵에 이미 번뇌신존이나 사부인 천신대야조차 능가했다고 전해지는....]

냉혈전호; [불이 저놈이 남다르다 했더니만...] 놀라고

독심귀의; [원래 씨가 좋았던 거요.] 납득하고

위극겸; [흐흐흐! 어쩐지... 어쩐지 밑도 끝도 없이 네놈같은 괴물이 나타났다 했더니...] 마귀처럼 웃고

위극겸; [역시 핏줄은 무서운 것이로구나.] 이를 부득 갈고

청풍; [사백에게 유감은 없소.] [호삼자께서도 굳이 사백의 목숨을 원하진 않으셨고...] 침통하게 말하고

청풍; [아들의 복수를 포기하시겠다면 그냥 보내드리겠소이다.] 왼손으로 가도 좋다는 시늉하고

위극겸; [흐흐흐 눈물 나게 고마운 배려로구나.] 이를 갈며 웃고

위극겸; [하지만 하나뿐인 자식을 잃은 아비가 더 살아서 무엇 하겠느냐?] 파팟! 방패를 든 왼손의 손가락으로 자신의 몸 여기저기를 찍고.

벽세황; [조심하게 아우! 모든 잠력을 폭발시키는 모양이니...]

청풍; [주의하겠습니다.] 고개 좀 숙이고. 그때

위극겸; [복수를 해주는 게 아비로서 죽은 자식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배려겠지!] 우둑! 우두둑! 위극겸의 온몸에서 뼈가 엇갈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우둑! 콰득! 위극겸의 몸이 헐크처럼 변하면서 커진다. 온몸의 근육이 터질 듯이 부풀어오르고

냉혈전호; [저건...] 긴장하고

독심귀의; [증폭마공(增幅魔功)이외다. 평생 쓸 공력을 단 한 번에 폭발시키는...] 긴장하고

위극겸; [각오해라! 갈가리 찢어 죽여줄 테니...] 크아아! 3미터가 넘는 거인으로 변하며 악을 쓰는데

푹! 이미 위극겸의 목을 깊이 찌르고 있는 청풍의 일본도. 부러진 끝 부분에서 길게 섬광이 뿜어져 나와 전체 길이가 3미터 가까이 되었고

[아!] 오방희 경악과 안도

냉혈전호가 자기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고

[언제!] [허억!] [빠르다!] 사람들 경악할 때

콱! 자기 목을 관통한 일본도의 칼날을 잡는 위극겸의 거대해진 손

중토희; [조심하세요!] 비명 지를 때

위극겸; [크아!] 목이 관통당한 상태에서도 갈쿠리 검을 벼락같이 휘둘러 청풍의 몸을 베어오고. 청풍은 일본도가 위극겸의 손에 잡혀 움직일 수 없다

중토희; [칼을 버려요!] 비명. 하지만

징! 고개 숙이는 청풍의 눈이 부릅떠지고. 그러자

콰득! 갈쿠리 검을 휘둘러오는 위극겸의 손목이 홱 뒤틀리고

쩍! 그 바람에 갈쿠리 검은 홱 뒤집히며 청풍의 머리 위를 스치고 지나가고

벽세황; [잘 한다!] 짝짝 박수치고

<저게 무슨!> <왜 불이살검의 목을 치려다가 검의 방향을 바꿨지?> 사람들 경악할 때

위극겸; [저... 저주심인결?] 칼을 헛 친 자세로 경악할 때

청풍; [바로 그렇소!] 스악! 지잉! 빛이 나는 칼을 위극겸의 손아귀에서 확 뽑고.

후두둑! 그 바람에 위극겸의 손가락들이 잘려서 허공으로 흩뿌려지고

위극겸; [크아!] 부악! 갈쿠리 검을 내리찍는 위극겸. 목이 궤뚫려 피가 앞 뒤로 뿜어지지만 상관하지 않고

슥! 슬쩍 옆으로 움직이는 청풍.

꽝! 청풍의 바로 옆을 스치며 바닥을 박살내며 깊이 박히는 위극겸의 갈쿠리 검

슥! 그 갈쿠리 검의 칼등을 두 발로 밟고 올라서는 청풍

위극겸; [네놈...] 경악할 때

청풍; [용서하시오 사백!] 지잉! 진동하는 일본도를 두 손으로 높이 쳐들며 올라가고. 이제 위극겸의 목과 청풍의 칼 위치가 비슷해졌고

쩌억! 그대로 칼을 비스듬히 내리쳐서 위극겸의 목을 치는 청풍의 칼

[!] [!] 모든 사람들 경악

오방희들은 안도하고

텅! 텅! 바닥에 구르는 위극겸의 머리통. 목이 잘린 위극겸의 거대한 몸통은 갈쿠리 검을 놓치며 뒤로 비틀하고. 청풍은 바닥에 박힌 갈쿠리 검의 칼등과 손잡이를 밟은 자세로 서있다. 일본도를 옆으로 그어낸 자세다

츄휵! 피를 뿜어내며 줄어드는 위극겸의 시체. 그러다가

쾅! 뒤로 넘어지는 시체

슈우! 구르던 위극겸의 목도 원래 크기로 돌아가고.

[와아!] [불이살검이 이겼다.] [대단하오 불이살검!] 사람들 폭발적으로 환호하고

청풍; [오행백강!] 슥! 갈쿠리 검에서 내려서며 단상 주변을 경호하는 갑옷과 투구 쓴 무사들을 부르고

퍼뜩! 정신 차리는 무사들

[하명하십시오 공자!] [분부하십시오!] 휙! 휙! 몇 명의 무사들이 비무대로 날아오르며 포권하고

청풍; [비록 적이었지만 사문의 존장이오.] [정중히 운구할 수 있게 준비하시오.] 칼을 칼집에 꽂으며 말하고

[존명!] [분부 받들겠습니다.] 포권하는 무사들. 이어

서둘러 위극겸의 목과 시체를 챙겨서

휙! 휘익! 비무대 아래로 날아 내려가는 무사들. 그때

벽세황; [좋아! 좋아!] [이제 더 이상 방해꾼은 없겠지.] 짝짝 박수치며 다가오고

청풍; [형님!] 벽세황에게 포권하고

벽세황; [우리 둘만 남았으니 마지막 승부를 시작하자.]

청풍; [형님! 그게 무슨...] 경악

도연도 흠칫

[흑!] [안... 안돼!] 오방희들 기겁

냉혈전호; [세황아!] 기겁하며 나서려 하지만

야차선녀; [그냥 두고 보세요.] 소매를 잡으며 말리고. 한숨 쉬고

냉혈전호; [하지만 저 아이들이 싸우면 반드시 둘 중 하나는 치명상을 입을 텐데...]

야차선녀; [소장주에게 생각이 있을 거예요.] [소장주를 잘 아시잖아요.]

냉혈전호; [그렇긴 하지만...]

야차선녀; (소장주는 아마도 불이에게 무림왕 자리를 양도하려고...) 우울한 한숨.

[무슨 소리인가?] [무림왕이 절친이던 불이살검에게 싸우자고 한 건가?] [이게 무슨...] 사람들도 당활. 그때

벽세황; [우리가 싸워야하는 이유를 정녕 모르겠느냐?] 강렬한 표정.

벽세황; [너는 내게서 모든 것을 앗아가지 않았느냐?] 무시무시한 기운을 뿜어내고. 순간

털썩! 벽세황의 앞에 무릎을 꿇는 청풍. 이어

청풍; [제 목숨은 형님의 것입니다.] 고개 숙이고

청풍; [원하시면 앗아가십시오. 기꺼이 드리겠습니다.] 고개 숙인 채 말하지만

벽세황; [그럴 수 없는 이유는...] 강렬한 눈빛

벽세황; <내 목숨이 이제 일각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음으로 말하고

[!] 눈 부릅뜨는 청풍.

청풍; [형... 형님!] 눈물 그렁 올려다 보고

벽세황; <네가 무림왕이 되어야 오방희와 소소를 돌봐줄 수 있을 것 아니냐?> 다시 전음으로 말하며 눈 부라리고

청풍; (오방희!) 오방희들을 돌아보고

오방희들은 떨면서 보고 있는데 모두 의식적으로 아랫배를 한손으로 감싸고 있다

청풍; (맞는 말이다!) 일어나고

청풍; (저 여자들의 뱃속에 든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형님이 원하는 대로 해주어야한다.) 완전히 일어나고

벽세황; [잘 생각했다!] 웃고

벽세황; [준비하라! 날 이기면 네가 무림왕이다!] 쿠오오! 벽세황의 몸에서 거대하며 타는 듯이 붉은 용이 나타난다.

[용... 용이다!] [저... 저런 무공이 존재하다니...] 사람들 경악하고

청풍도 일본도를 다시 뽑고

벽세황; [여한없이 놀아보자!] 외치면서 양손을 펄럭이고

크왕! 거대한 용이 청풍에게 날아들고.

청풍도 아주 길어진 일본도로 용을 베고

벽세황; [으하하하! 좋구나 좋아!] 날아오르며 용을 부리고

청풍도 날아오르며 수십미터에 이르는 빛의 칼로 용을 상대하고

이하 두 사람은 허공을 날며 신선처럼 싸운다. 벽세황은 용을 부리고 청풍은 신선처럼 날아다니며 칼질을 하고

도연; [아미타불...] 감탄하고

[가... 가공!] [저... 저게 과연 인간의 무공인가?] [신... 신인이다 둘 다!] 사람들 입을 벌리며 보고

카카앙! 빠카캉! 꽈과광! c의 검기와 용의 발톱이 충돌하며 불꽃과 벼락이 마구 일어나고

벽세황; [항룡유회(亢龍有悔)!] 양손을 펄럭이고

그에 따라 폭발적으로 커진 용이 청풍을 휩쓸어가고

부악! 청풍의 칼도 벼락을 일으키며 용을 베어가고

꽈광! 엄청난 폭음.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지고. 마치 핵폭탄이 터지는 것같고

[허억!] [히익!] 구경하던 사람들 공포에 질려 비틀거릴 때

콰아! 이윽고 돌풍과 충격파가 사라지고

쿵! 허공에 떠있는 청풍과 벽세황의 모습. 헌데

청풍의 온몸의 옷이 갈가리 찢겼고 몸에서 피가 흐른다. 반면 벽세황은 멀쩡한데

오방희; [흐윽!] 입을 틀어막고

[저런...] 냉혈전호와 삼봉공 경악과 안도

[불... 불이살검이 패했다!] [무림왕께서는 멀쩡하다!] [결판이 난 것같다!] 사람들 흥분하여 외칠 때

히죽 웃는 벽세황. 이어

주르르! 벽세황의 입과 코로 피가 쏟아지고

[악!] [상공!] 오방희들의 비명

[헉! 저런...] [무림왕께서도 내상을 입은 것 같다!] 사람들 깨닫고

냉혈전호; [세황아!] 비명 지를 때

허공에서 비틀! 하던 벽세황

퍼억! 그대로 바닥에 추락하여 쓰러진다

청풍; [형님!] 휘익! 급히 날아가고

[안돼!] [상공!] 비명 지르며 날아오르고

청풍; [안됩니다! 돌아가시면 안됩니다 형님!] 칼을 떨구며 벽세황의 옆에 무릎을 꿇고

벽세황; [울지 마라. 난 아무렇지도 않다.] 바닥에 누워 웃고.

[흐윽!] [상공!] 털썩! 털썩! 두 사람 주변에 무릎 꿇으며 오열하는 오방희들

벽세황; [먼저 가서 미안하지만...] 오방희들 둘러보고

벽세황; [뱃속의 아기들을 위해서라도 절대 무모한 짓은 하지 마라.] [내 마지막 명령이다.] 엄한 표정

청풍; (오방희가 자신을 따라 자결할까봐...)

[예 상공!] [분부 따르겠사옵니다.] 절하며 우는 오방희들

벽세황; [무림의 왕 노릇까지 해봤으니 여한이 없는 삶이었다.] 웃으며 눈을 감고.

툭! 손이 힘없이 옆으로 떨궈지고. 순간

[상... 상공!] 오방희들의 통곡

[상공!] 모두 엎드리며 우는 오방희. 청풍도 무릎을 꿇은 채 울고

냉혈전호; [세황이가... 내 아들 세황이가...] 비틀하고.

[장주!] 좌우에서 급히 냉혈전호를 부축하는 독심귀의와 야차선녀

냉혈전호; [세황아! 세황아!] 부축 받아 의자에 앉으며 오열하고

<죽었다!> <무림왕으로 봉해진 벽세황이 죽었다!> 사람들 충격 받아 조용하고. 그때

스윽! 자리에서 일어나는 청풍

사람들 흠칫! 할 때

청풍; [본인이... 세황 형님을 대신하겠소.] 장내를 둘러보며 말하고

청풍; [무림왕의 자리가 탐나는 자는 올라오시오. 내가 상대해줄 테니...] 눈물 흘리며 강렬한 표정을 짓는 청풍의 얼굴 크로즈 업

 

<2017년 4월 4일 보보경천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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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

침대에 누워있는 사존. 상체를 붕대로 칭칭 감고 있는데. 몸이 삐쩍 말랐다. 흡혈창에 피가 빨려서

손가락이 움찔하더니

천천히 눈을 뜨는 사존

[...] 가만히 누워서 천장을 보고.

패륵의 가슴에 나비 모양의 문신이 있던 것 떠올리고.

주먹이 꾸욱 쥐어지고. 그때

덜컥! 문이 열리더니

뇌진룡; [오늘도 안 깨어나시는 건가?] 약사발이 든 작은 쟁반을 들고 방안으로 들어온다. 열린 문을 통해 이곳이 벽력당임을 보여주고.

뇌진룡; [어!] 방으로 들어오다가 눈 치뜨고

사존이 고개 조금 돌려 보고 있다.

뇌진룡; [할아버지! 정신이 드셨어요?] 급히 다가와서

뇌진룡; [어디 불편하신 데는 없으세요?] 쟁반을 탁자에 내려놓으며 묻고

사존; [노부가.... 며칠이나 정신을 잃었었느냐?]

뇌진룡; [군악 형님이 닷새 전에 할아버지를 모시고 갑자기 돌아오셨었어요.] 의자에 앉고

뇌진룡; [그때는 기식이 엄엄하셨었는데.... 군악형님이 필사적으로 치료를 하셔서 일단 외상은 나으신 것같아요.]

사존; [그놈이 주제넘고 쓸데없는 짓을 했군.] 허탈하게 웃고

사존; [살려봤자 노부는 이미 한 발을 저승에 옮겨놓은 상태이거늘...]

뇌진룡; [그런 말씀 마시고 군악형님의 정성을 봐서라도 하루빨리 털고 일어나세요.] 약사발을 집어들고

뇌진룡; [기력을 보충하는 탕제라고 하니 쭉 드세요.] 약사발을 내밀지만

사존; [필요없고... 가서 이군악이나 불러와라.]

뇌진룡; [형님은 먼곳에서 찾아온 손님을 접견하고 계세요.] [곧 돌아오실 테니 약부터 드세요.]

사존; [이군악을 불러오면 약을 마시마.]

뇌진룡; [아이 참... 어린 애도 아니고...] 노려보고

사존; [원래 인간은 늙으면 어린애가 되는 법이다.] 웃고

뇌진룡; [알았어요.] 벌떡! 일어나고. 약사발은 다시 탁자에 내려놓고

뇌진룡; [군악형님을 모셔올 테니까 약은 드셔야 해요.] 외치며 문으로 달려간다

다람쥐처럼 문 밖으로 달려 나가는 뇌진룡

사존; [꿈을 꾸고 있는 것같군. 노부에게도 이렇게 평온한 시간이 올 줄은 몰랐거늘...]

사존; [인생이 한바탕의 꿈이긴 하지만...] 눈가로 눈물이 흐른다

<지금까지 무얼 위해 악머구리처럼 필사적으로 살아왔는지 모르겠구나. 집착이 끊기면 이렇게 평온한 것을...> 혼자 누워 눈물 흘리는 사존

 

#275>

벽력당의 모습. 낮

당가연이 머무는 성한 건물

[진... 진교가 그런...] 사색이 되어 벌벌 떠는 당가연. 거실인데 그곳에 이군악과 환요와 함께 탁자에 둘러앉아있었다. 환요가 아나타의 말을 전하는 중이고

환요; [아소저에게는 일단 창랑전을 안전하게 드나들 수 있는 비밀통로를 가르쳐주긴 했어요.] 이군악의 눈치를 보며 당가연에게 말하고

환요; [하지만... 창랑곡 지하에 매설된 폭약의 양이 워낙 엄청나서 폭발할 경우 그 비밀통로라고 해서 안전할 것같진 않았어요.]

당가연; [이공자!] 이군악을 돌아보며 애원하고

이군악; [너무 걱정마십시오. 제가 즉시 창랑곡으로 달려가 보겠습니다.] 벌떡 일어나고

당가연; [제발... 제발 부탁드려요. 진교를... 가엾은 제 딸을 구해주세요.] 울며 애원하고

이군악; [영애를 보살피는 일은 제 사명이기도 합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안전하게 부인 곁으로 데리고 오겠습니다] 말하며 입구쪽으로 돌아서는데

뇌진룡; [형님! 군악형님!] 외치며 달려오고. 열린 문을 통해서 보인다. 거실 안의 일남 이녀가 돌아보고

뇌진룡; [그 할아버지가 깨어나서 형님을 찾으세요.] 멈춰서며 헐떡이고

이군악; [그래?] 나가고

뇌진룡; [빨리 가봐요. 형님을 데리고 오라고 뗑깡을 부리고 계세요.] 이군악의 소매를 잡아끌고

이군악; [알았다. 같이 가보자.] 걸음 옮기고

이군악; (창랑곡으로 달려가는 일이 급하더라도 사존은 만나보고 가야겠지.) 달려가는 뇌진룡의 뒤를 따라가고

 

#276>

이군악이 아나타와 동침했던 그 건물. 문이 열려있고 뇌진룡이 안쪽을 기웃거린다

이군악; [사실 패륵은 노야와 야차서시의...] 침대 옆에 놓인 의자에 앉아 침대에 누워있는 사존을 보며 말하고

사존; [알고 있다. 그 때문에 마귀새끼들에게 틈을 보였으니...] 손을 들어 막고

이군악; (패륵이 아니라 침독과 아극파의 독수에 당했다 했더니...) (싸우는 도중 패륵이 누군지 알고 충격을 받았었구나.) 깨닫고

사존; [네 사부... 형님이 입적하시기 전에 한 말이 없었느냐?]

이군악; [마지막 가르침이라시면서 일체유심조...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든다.>라는 말씀을 화두로 주셨습니다.]

사존; [일체유심조.... 일체유심조...] 중얼거리고

사존; [그렇군. 너무도 간단한 이치였어.] 허탈하게 웃고

사존; [살기(殺氣)라는 것도, 주화입마도 결국 사람의 마음이 지어내는 그림자일 뿐이거늘...]

이군악; (번뇌인의 단점에 대해서 깨달았구나.)

사존; [너는 번뇌인을 어느 수준으로 익혔느냐?] 일어나 앉으며 이군악에게 묻고

이군악; [주화입마가 겁나서 그냥 대강(大綱)을 파악했을 뿐입니다.]

사존; [그 정도면 충분하다.] 슥! 책상다리를 하고

이군악; [충분하다니 무슨 말씀이신지요?] 어리둥절할 때

사존; [받아라.] 투학! 가슴 부분에서 번뇌인이 튀어나와 이군악의 가슴으로 뚫고 들어간다. 눈 부릅뜨는 이군악

뇌진룡; [악!] 밖에서 보다가 비명

뇌진룡; [이 못된 할배야! 무슨 짓이야?] 비명 지르며 방으로 뛰어들지만

손을 들어 막는 이군악

뇌진룡; [형님!] 놀라 이군악의 뒤에 멈칫!

이군악; <날 해치시려는 게 아니다. 걱정 말고 나가 있어라.> 전음으로 말하며 손을 내리고

뇌진룡; [예...] 갸웃하며 돌아서고

뇌진룡; (해치려는 게 아니면 뭐지? 느닷없이 번뇌인을 펼쳐서 형님의 가슴을 찔렀는데...) 갸웃하며 나가고

사존; <네 사부가 남긴 화두에서 깨달음을 얻어 살기를 제거한 번뇌인이다.> 지지지! 자신의 심장에서 튀어나온 번뇌인을 이군악의 심장으로 심어주며 전음으로 말하고

사존; <너도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깨우치겠지만...> <노부의 번뇌인을 이전받으면 즉시 완전무결한 번뇌인을 쓸 수 있을 것이다.> 평안한 표정으로

사존; <노부가 넘겨주는 이 번뇌인으로 노부가 세상에 뿌려놓은 죄악을 근절하도록 해라.> 눈을 감는다

이군악; (내게 모든 걸 넘겨주고 세상을 등질 작정이시구나.)

<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막을 수가 없다. 오직 죽음만이 이분에게서 고통과 자책을 소멸시켜주는 유일한 방법이고 수단이니...> 번뇌인을 주고 받는 사존과 이군악의 모습 배경으로 이군악의 생각

 

#277>

<-창랑곡> 낮. 하지만 하늘에는 먹장 구름

[!] [!] 눈 부릅뜨는 파면살주와 이장진.

쿵! 마주 선 절벽 아래 계곡 바닥에 수많은 늑대들의 시체가 널려있다. 모두 토막 나서 죽은 모습이고

이장진; [창랑곡의 악명높은 늑대군단이 몰살당했습니다.]

파면살주; [일류고수들에 못지 않으니 뭐니 해봐야 짐승일 뿐이다.] [패천오수들에게는 아무런 위협도 되지 못했을 것이다.] 역시 살펴보며

이장진; [피가 식지 않은 것을 보면 늑대군단이 학살당하고 채 일각도 지나지 않았습니다.]

파면살주; [냉막도 아무런 준비없이 패륵에게 맞서려 하진 않았을 것이다.] [무슨 일인가 벌어질 게 분명하니 일단 외곽으로 물러가자.] 돌아서고

이장진; [예...]

파면살주; [침독은 누구보다 교활한 인간이다.] [설령 냉막이 죽음의 함정을 파놓았다 해도 빠져나올 구멍을 마련해뒀을 테고...] 팟! 몸을 날린다

파면살주; [우린 놈이 사경을 헤쳐 나왔다고 안심할 때를 노려서 끝장을 내야한다.] 날아간다. 강렬한 표정

 

#278>

창랑곡 끝의 동굴 속

창랑전 끝에 놓인 의자에 냉막이 거만하게 앉아있다. 옆에는 낭왕이 고개를 바닥에 대고 앉아있고

냉막; [지금이라도 빠져나가라 낭왕.] [너까지 죽음을 각오할 필요는 없다.] 낭왕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하지만

그릉! 고개를 조금 저어 거부하는 낭왕

냉막; [나야 저승길이 외롭지 않아서 좋다만...] 한숨 쉬고. 그때

<역시 인간들보다는 배신을 모르는 짐승이 더 믿음직스러운 법이야.> 웃는 소리가 들리고

냉막; [왔으면 들어오게나 친구들.] 웃으며 앞을 보고

<여전히 뻐기기는 좋아하는군.> <밥맛이야!> <아주 제대로 분위기 잡고 있네.> 스스스! 스스! 음성과 함께 사람들의 형상이 나타나더니

쿵! 창랑전 안에 모습을 드러내는 패륵과 아극파와 당령과 침독의 모습

그릉! 고개 들며 이빨 드러내는 낭왕

냉막; [괜잖다 낭왕.] 낭왕의 머리 다독여서 진정시키고

패륵; [오랜만이야 냉사제.] 팔 벌려 보이며 웃고

패륵; [동문이 지옥 문턱에서 돌아왔는데 인사쯤은 하러 와야되는 거 아니었나?]

냉막; [짐승들과는 충분히 어울려 와서 다른 짐승과 또 만나고 싶진 않더군.]

패륵; [그 새끼...] 피식

냉막; [환영하고 싶진 않으니 찾아온 목적이나 말하고 가라.]

패륵; [두가지를 주면 물러가도록 하마.]

냉막; [뭔지 말해봐라.]

패륵; [첫째! 네 몫의 천마해체대법!]

냉막; [어렵지 않은 요구로군.] 허리띠에 꽂고 있던 피리를 뽑고

냉막; [천마해체대법의 비결은 이 식혼마적 안에 숨겨져 있으니 재주껏 찾아봐라.] 핑! 피리를 던지고

패륵; [시원시원해서 좋군.] 팟! 받고

냉막; [두번째로 원하는 건 뭐냐?]

패륵; [잘 알면서...] 피리를 만지면서 히죽

냉막; [내 목숨을 원하는 것이냐?] 담담하게

패륵; [내 눈 밖에 나는 인간은 살려두지 않는다는 게 내 본성임은 잘 알지 않느냐?]

냉막; [그까짓 목숨, 원한다면 주지.] 꾹! 의자 손잡이를 쥐고

당령; (저 인간이 너무 순순히 나오는데...) 찡그릴 때

[!] [!] 아극파와 침독은 눈이 번쩍이고

냉막; [단, 내 목숨을 주는 대신 너희들 목숨도 받아야겠다.] 콱! 움켜쥔 의자 손잡이를 강하게 쥐어 박살 낸다. 순간

번쩍! 광장의 바닥에서 강한 불빛이 일어난다. + 당령; [악!] + 패륵; [!] 그 불빛 속에서 비명 지르는 당령과 패륵. 동시에

팟! 침독과 아극파는 비밀 문이 있는 벽쪽으로 몸을 날린다.

눈을 감으며 낭왕의 머리 쓰다듬는 냉막. 입가에는 미소

번쩍! 아주 강한 빛이 장내를 휩쓴다. 그 배경으로 + 패륵; [냉막! 네놈...] 고함치는 패륵의 모습이 보이고

 

#279>

콰앙! 창랑곡을 밖에서 본 모습. 계곡 막다른 곳이 화산이 폭발하듯 터진다.

[!] [!] 창랑곡이 내려다 보이는 높은 바위 산 위에서 놀라는 파면살주와 이장진. 그들이 서있는 바위 산도 마구 뒤흔들리고

 

#280>

[!] 날아오다가 눈 부릅 경악하는 이군악.

퍼엉! 멀리 산너머에서 화산이 폭발하듯 바위와 불길이 치솟고

드드드! 지면이 지진이라도 난 듯 뒤흔들린다.

콰쾅! 콰드드! 수백미터까지 치솟았다가 바위와 불꽃들이 마구 떨어지고

이군악; [안... 안돼!] 팟! 이를 악물고 몸을 날린다

이군악; (제발... 제발 뇌소저가 창랑곡 안에 들어가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다.) 쐐액! 이를 악물고 날아간다

 

#281>

드드드! 마구 뒤흔들리는 비밀통로. 강철 기둥으로 보강되어 있지만 여기저기 무너지고 있고.

이윽고 진동이 잦아들고.

콰득! 무너진 바위를 밀며 기어 나오는 아극파.

아극파; [젠... 젠장! 이 통로는 안전하다고 하더니만...] 피투성이가 되고 먼지를 뒤집어쓴 모습으로 바위를 밀고 밖으로 나온다.

아극파; [냉막, 그 새끼의 장담을 믿었다가 하마터면 골로 갈 뻔 했잖아.] 헐떡이며 바위에 기대 앉는다.

아극파; [뭐 죽을 고비를 넘기긴 했지만 그만한 가치는 있는 모험이었다.] 자신이 기어나온 바위 틈을 보며 웃고

아극파; [이 정도의 폭발이라면 제 아무리 패륵이라 해도 살아있을 턱이 없고...]

아극파; [다른 놈들도 함께 죽어주었을 테니 세상은 나 아극파의 것이 되지 않겠는가?] 흐흐흐 좋아 죽으려 하고. 바로 그때

툭! 툭! 아극파의 발치로 두 개의 구슬이 떨어지고. 눈 부릅뜨며 돌아보고

지직! 쩍! 바닥에 떨어진 구슬들은 갈라지며 강한 빛을 뿜어내고

아극파; [누가 벽력탄을...] 기겁하며 고개 들어 통로 저편을 보고.

무너진 바위 뒤에 몸을 숨긴 채 돌아보는 침독의 실루엣이 보이고

아극파; [침독! 네놈이...!] 바웅! 호신강기를 최대한 일으키며 비명 지르지만

번쩍! 강한 빛에 휩싸인다.

펑! 아극파가 앉아있던 곳이 폭발에 휩싸이고

드드드! 진동하는 비밀통로.

후둑! 투둑! 돌조각들이 떨어지고

쿵! 드러나는 장면. 몸이 으스러져 만신창이가 된 아극파가 바위 사이에 널부러져 있다. 달 다리가 부러지고 내장도 터져 나온 모습이고

아극파; [끄윽... 지랄...]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신음. 눈도 하나 으스러졌고. 직후

슥! 그런 아극파 앞으로 다가오는 침독. 먼지를 뒤집어썼지만 크게 다치지는 않는 모습이고

아극파; [네놈... 어떻게 이 비밀통로를 알고...]

침독; [알면서 묻는 것으로 들리는군.] 아극파와 3미터쯤 떨어진 곳에 서서 냉정하게

아극파; [불군... 네놈의 아들 불군이 놈을 시켜서 냉막을 구워삶았겠구나.] 헉헉

침독; [불군이가 전서구를 통해 이 비밀통로의 존재를 알려왔었다.] 고개 끄덕이고

아극파; [지랄... 역시 독사를 품에 넣어 기르는 건 위험부담이 너무 컸어!] 헉헉

침독; [고통스러워보이는데 도와줄까?]

아극파; [내가... 내가 죽기를 기다리는군.]

침독; [네 왼손에 끼워진 그 반지가 필요하거든.] 손가락으로 아극파의 왼쪽 손을 가리키고.

으스러진 아극파의 왼팔. 그 끝의 손 중지에 굵은 금반지가 끼워져 있다. 반지에는 도장이 달려있고

아극파; [내.... 내가 심혈을 기울여 키워온 황금성의 재물을 임의로 인출할 수 있는... 만보금인(萬寶金印)을 원한다는 건데...] 히죽 웃더니

아극파; [아무렴 내가 만보금인을 순순히 네놈에게 넘겨줄 것같으냐?] 콰득! 으스러진 몸을 억지로 홱 틀어서

콰득! 엎어지며 입으로 반지를 물어뜯는 아극파.

침독; (만보금인을 이빨로 깨물어 훼손하려 한다) + [멈춰!] 팟! 다급히 아극파를 덮쳐오는데

아극파; <그럴 줄 알았다!> 고개 홱 돌리는데 입에 무언가 가득 물고 있는 모습이다.

침독; (아차!) 기겁하지만 덮쳐오던 중이라 멈출 수가 없고

아극파; <같이 죽자!> 푸욱! 입으로 대량의 피를 확 뿜어낸다. 핏방울들이 총알처럼 변해서 침독에게 날아가고. 주로 침독의 얼굴을 노리고 피를 뿜었다

침독; [마왕토혈공(魔王吐血功)!] 경악하며 팔로 얼굴을 가리려 하지만

퍼퍽! 퍽! 수많은 핏방울들이 총알처럼 침독의 눈과 피부로 뚫고 들어간다

침독; [끄아아아악!] 두손으로 두눈을 가리며 처절한 비명. 허공에서 휘청하면서

 

#282>

좌우의 절벽이 무너져서 거의 평지가 된 창랑곡. 그곳에 이군악이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눈을 감고 있다. 귀마신갑을 낀 오른손을 바닥에 댄 채

징징! 귀마신갑이 진동하고

이군악; (귀마신갑이 반응을 보인다.)

이군악; (뇌소저가 무너진 창랑곡 내부에 아직 살아있다는 증거인데....) 아나타를 떠올리고

이군악; (중상을 입은 것인지... 아니면 의식적인지 거의 기척을 내지 않고 있다.) (그 때문에 뇌소저가 있는 곳을 특정(特定)할 수가 없다.)

이군악; (제발 내 부름에 반응을 하시오 뇌소저.)

<반응만 강하게 한다면 귀마신갑의 힘을 빌어 소저가 있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으니...> 귀마신갑을 바닥에 대고 필사적으로 탐지하는 이군악의 모습 배경으로 이군악의 생각 나레이션

 

#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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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五十四 章

 

             피리소리가 끊기다.

 

 

 

끼익! 끽!

기괴한 소리를 내면서 일어선 동피철골시들은 마치 군대처럼 정렬하고 있었다.

먼저 내려온 것들은 위치를 정하고 움직이지 않고,

뒤에 떨어진 것들은 그뒤로 나열하고 있다.

여인들은 이 기괴한 광경에 죽음보다 더한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동피철골시는 오백 여구 정도 되었다.

그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숫자라고 할 수 있었다.

그들은 무엇을 기다리기라도 하듯이 목석처럼 정렬하고 있다.

골짜기에는 오직 두쌍의 싸움만 치열하게 벌어질 뿐,

모든 사람들이 숨을 죽인 채 동피철골시를 바라보고 있다.

 

× × ×

 

소음곡 절벽위,

언젠가는 마왕 하후승이 서서 은밀히 소음곡을 훔쳐보던 자리,

제갈공지가 마치 제왕같은 모습으로 치장하고 서있다.

그는 만족스런 웃음을 지으면서 절벽 아래로 내려갔다.

황혼이 그의 금포를 비치고 찬란하게 흩어지고 있었다.

제갈공지는 동피철골시의 위로 내려와 그들의 머리를 밟고 섰다.

[후후후후‥‥‥]

기이한 웃음을 날리며 뭇사람들을 오만하게 바라보는 제갈공지는 신검보에서 검신에게 완전히 복종하고 있던 그때의 제갈공지가 아니었다.

그를 모르는 사람들은 몰라서 가만있고,

그를 아는 사람들은 너무도 어이가 없어서 입을 못떼고 있었다.

제갈공지가 말했다.

[안심하시오. 본 황(皇)은 문성무존의 무공과 영약따위에는 관심이 없으니‥‥‥]

그는 자신을 황이라고 일컫고 있었다.

[그러나, 이곳에는 고수가 너무 많소. 그래서 나는 이곳을 깨끗이 청소할 생각이오만‥‥‥]

위지장천이 무거운 음성으로 소리쳤다.

[갈지공‥‥‥갈지공이었군. 결국은 모습을 드러내는군.]

제갈공지가 앙천광소를 했다.

[크하하하‥‥‥위지장천, 아니 혈주, 미안하게도 너무 늦게 알았소. 이제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죽어줘야 하오. 본 황의 무림대업을 위해서‥‥‥]

[이자들은 모두 삼장(三莊)을 찾았다가 실종된 고수들이겠군.]

[그또한 혈주는 너무 무심했지. 확실히 어리다는 것은 어리석다는 것과 통했으니까.]

바로 그때,

번쩍!

쾅쾅!

황군성과 남궁파가 충돌하고 떨어졌다.

한데 남궁파의 혈화창은 황군성의 복부를 관통하고 등뒤에까지 빠져나와 있었다.

진우란이 비명을 질렀다.

[악!]

하지만 땅에 내려선 황군성은 쓰러지지 않고 굳건하게 서서 막 내려서는 남궁파를 노려보고 있었다.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남궁파의 몸이 발을 땅에 대는 순간에 종이조각처럼 힘없이 반으로 갈라지는 것이 아닌가?

뭉클뭉클‥‥‥

뜨거운 내장이 와르르 쏟아지고 그의 몸은 머리까지 정확하게 양분되어버렸다.

서로가 치명적인 일격을 추고 받았던 것인데 황군성은 살았고 남궁파는 죽었다.

황군성은 자신의 복부를 관통하고 있는 혈화창의 손잡이를 이를 악물고 힘껏 쳤다.

푸욱!

그의 등뒤로 혈화창이 빠져 나가면서 피가 솟구쳤다.

임단심이 달려가 구룡로를 갖다 댔다.

그녀는 황군성이 그 지경이 됐어도 안색도 변하지 않았다.

구룡로로 상처를 문지르면서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

[제갈공지가 바로 신검보에서 내게 누명을 씌운 자예요. 어쩐지 그의 서재가 우리가 가보았던 삼성혈의 화운장과 비슷하다 싶었어요.]

황군성이 말했다.

[싸우면서도 저자의 말은 듣고 있었소.]

[위지장천의 표정을 보니까 동피철골시라는 게 보통이 아닌 모양이에요. 최악의 경우도 생각해야 할 것같아요.]

임단심이 그렇게 속삭일 때,

황군성의 귀로 주혜린의 전음이 파고들었다.

[내 말을 명심해라. 이건‥‥‥소음이 멈추면‥‥‥]

그녀는 황군우에게 했던 것과 똑같은 말을 황군성에게 했다.

황군성은 전신에 새로운 긴장이 팽배해짐을 느꼈다.

임단심의 말마따나 정말 최악의 경우를 생각해야 할 것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황군성은 제갈공지를 향해 걸어가며 말했다.

[제갈군사, 축하하는 바이오. 호랑이가 없는 산에서 왕이 되시려 하는구려.]

그러자 황숭환이 소리쳤다.

[더 이상 다가가지 마라.]

제갈공지가 광소를 터뜨렸다.

[으하하하‥‥‥확실히 늙은이가 뭔가를 아는군. 그러나 다 끝났어! 이제 모두 죽어야지.]

그가 손을 번쩍 들었다.

바로 그때,

콰쾅!

마왕과 임보산의 경력이 맞부딪히며 방향을 바꾸어 제갈공지를 향해 밀려갔다.

쿠쿠쿠쿠-------!

제갈공지가 손으로 가리키며 소리쳤다.

[막아라!]

순간,

동피철골시들이 날아오르며 풍차처럼 회전했다.

콰콰콰쾅!

그들이 이룬 힘이 천년의 공력을 지닌 하후승과 임보산의 힘을 되 튕겨 버렸다.

임보산과 하후승은 충격을 받고 땅으로 떨어졌다.

동피철골시들은 내려서고 제갈공지는 오만하게 웃고있었다.

[크하하하‥‥‥모두 내 위력을 보았겠지.]

그는 쇠가 울리는 듯 쟁쟁하게 소리쳤다.

[모두 죽여라!]

동피철골시들은 벌떼처럼 산개하며 사람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크아악!

아악!

비명이 터져 나오고,

어느 순간에 주혜린은 귀가 허전함과 동시에 소음(簫音)이 들려오지 않음을 느꼈다.

그녀는 빠르게 눈을 굴려 황창설을 찾았다.

그녀의 귀에 황숭환의 준엄한 외침이 들렸다.

[가라!]

주혜린은 황청청의 손을 잡고 날아올랐다.

더 이상 머뭇거릴 수가 없다.

동피철골시는 괴물이었다.

그들은 진정 마물이었다.

우우우우------!

황군성은 용처럼 길게 부르짖으며 임단심과 조응경을 껴안고 날아올랐다.

그의 곁으로 진우란이 그림자처럼 따랐다.

이미 예언은 맞아 떨어지고 있었다.

[어머니 아버지!]

임단심이 목이 터져라 외쳤고,

금화선녀가 그들의 뒤를 따라 날았다.

황군우와 전연옥도 날아오르는 중이었다.

날아오르는 자들의 뒤를 따라 동피철골시들도 튀어올랐다.

번쩍!

황숭환이 철인검을 펼쳐 그들을 공격하며 괴노 육천태와 임보산에게 소리쳤다.

[저들을 따라가시오.]

[조부님!]

황창설이 외치자 황숭환이 호통을 쳤다.

[뭣하는 게냐?]

황창설은 육천태와 함께 몸을 날렸다.

바로 그 순간,

[키야압!]

위지장천이 동피철골시의 틈을 뚫고 허리춤에서 긴 채찍을 펼쳐 휘둘렀다.

우우웅-----!

채찍은 영활한 뱀처럼 빈틈을 뚫고 제갈공지를 향해 날아갔다.

파파파팟------!

그의 채찍에서는 푸른 번개가 치는 듯했다.

동피철골시들도 그것이 두려운 지 순간적으로 멈칫하고,

그 사이에 고금십대천병의 하나인 위지장천의 자전편(磁電鞭)은 제갈공지의 코앞에 다가가 있었다.

[크흣! 자전편 따위‥‥‥]

제갈공지의 몸이 환상처럼 옆이로 이동하며 자전편을 피했다.

파파팍!

동피철골시들이 자전편을 휘어감았다.

순간,

제갈공지는 뇌호혈이 화끈해지는 것을 느끼며 그 자리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그의 눈은 경악으로 물들어 있었다.

[어 어이해 내가‥‥‥? 나 갈지공이‥‥‥]

본명 갈지공‥‥‥

제갈공지란 이름으로 이십여년을 살아온 그의 머리에는 뒤에서 부터 이마까지 작은 구멍이 나있었다.

동피철골시 하나가 뛰어오르며 그의 앞에 섰다.

한데,

괴물같은 얼굴을 떼어버리자 그는 전무옥으로 변하는 것이 아닌가?

그는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제갈공지를 감시하다가 마침내 기회를 봐서 무광검으로 죽인 것이었다.

위지장천이 경악하며 소리쳤다.

[그를 죽여서는 안돼! 이 마물들을 조종할 사람이 없어!]

그러나 이미 제갈공지는 허망하게 죽어버렸고,

그와 영성에 통제를 받던 마물들은 더욱 미친 듯이 날뛰었다.

황숭환과 살아남은 문성무존의 인물들은 마물들이 소음곡 안쪽으로 가지 못하게 치열하게 막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속절없이 죽어갔고,

마왕과 마물은 또한 그렇게 둘 다 미쳐서 어우러져 있고,

임보산은 가공할 무공으로서 황숭환을 도와 마물들이 들어가지 못하게 막고 있었다.

그는 이미 돌아가는 상황으로 봐서 먼저 안쪽으로 떠나간 사람들이 탈출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더욱 떠나지 못하고 마물들을 막고 있는 것이었다.

자신이 빠져 나가면 금방이라도 저지선은 무너지고 말것이기에‥‥‥

[여보‥‥‥! 빨리 와요!]

금화선녀가 천리전음으로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황숭환이 소리쳤다.

[가시오! 당신의 무공이면 지금도 갈 수 있소.]

그러나,

임보산은 선뜻 몸을 빼지 못하고 있었다.

끼얍!

위지장천과 전무옥이 대신 날아오르고 있었다.

그들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오직 저지선 안쪽으로 들어가는 것 뿐이라고 뜻이 통한 것이다.

문성무존의 생존자들은 그들을 저지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의 뒤를 따라 잡으려는 마물들을 저지할 뿐이었다.

황숭환이 다시 한번 소리쳤다.

[가시오!]

순간,

쿠쿠쿠쿠쿠-------!

하늘이 우는가?

땅이 곡을 하는가?

지축이 흔들리며 바위들이 허공에서 떨어졌다.

콰릉‥‥‥!

계곡 양쪽의 석벽이 무너지면서‥‥‥

쿠아아------!

시뻘건 용암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계곡은 비틀리고 계곡을 형성하고 있던 원래의 갈라진 두개의 절벽은 무너지면서도 합쳐지고 있었다.

아!

인간의 천인공노할 살겁에 마침내 태산도 분노한 것인가?

쿠르르르-------!

용암이 노도와 같이 쏟아지고, 집채만한 바위가 하늘을 새까맣게 뒤덮으면서 떨어져 내렸다.

콰르르르르------!

그 사이를 뚫고 한마리의 용이 꿈틀대듯 누군가가 승천해 올라갔다.

그리고‥‥‥

콰콰콰쾅‥‥‥‥‥‥

계곡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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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저녁 무렵. 천목산. 비가 그쳤다. 해가 서산에 지기 직전. 구름이 걷히며 해가 나와 있다.

청풍과 용설영이 있는 동굴

동굴이 멀리 보이는 바위 뒤. 비에 젖은 모습으로 은신해있는 히지가타

히지가타; (그럭저럭 끝난 모양이군.)

히지가타; (어린놈이라고 생각했는데... 제법 사내다운 면도 있었다.) 쓴웃음

히지가타; (그 때문에 귀가 좀 괴로웠지만...) 한숨

 

#163>

동굴 속. 청풍이 허리띠를 매고 있다. 용설영을 등진 채. 용설영은 힘없이 누워있다. 눈을 감고 눈꼬리로 눈물이 흐르고. 저고리가 좀 찢어져 그 틈으로 젖가슴 일부가 보이고. 치마는 원래대로 내려와 있지만 강간당한 분위기고. 바닥에는 거궐신검이 놓여있다.

청풍; [미안해!] 허리띠를 묶으면서 용설영을 등진 채 한숨 쉬고.

청풍; [오늘 이곳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은 내가 질 게.] 허리를 숙여서 바닥의 거궐신검을 집어들고

청풍; [그러니 제발 나쁜 마음은 먹지마.] 슥! 거궐신검을 허리띠에 끼우고

청풍; [누가 뭐라 해도 우린 몇 안되는 가족이잖아.] 돌아보며 입구로 가고

눈 감은 채 반응하지 않는 용설영

청풍; [입구를 막아놓고 갈게.] 동굴 밖으로 나가서

청풍; [조용히 쉬면서 뇌신건에 맞은 후유증이 완치되면 그때 나오도록 해] 동굴 입구 절벽에 손을 대고.

징! 청풍의 손이 빛을 발하며 진동하고. 그러자

주르르! 절벽 윗부분이 녹아내려 동굴의 깨진 입구를 메운다

 

히지가타; (맙소사!) 손으로 입을 가린 채 경악하고

히지가탄; (바위가 녹아내려 동굴 입구를 막고 있다.) 놀라고

 

이윽고 동굴 입구가 완전히 녹아내려 막히고

청풍; (됐군.) 슥! 손을 떼고

청풍; (나름대로 설득은 했지만 설영누나가 마음을 바꿔먹지 않고 어머니를 해꼬지할 가능성이 있다.) 돌아서고

청풍; (항주로 돌아가 지절 위사숙을 만나본 후 바로 무산으로 떠나자!) 팟! 날아오르고

청풍; (세상 그 어떤 일보다 급하고 중요한 것이 외조부의 손에서 어머니를 구해드리는 것이니...) 날아가는 청풍.

멀리 사라지고. 그걸 숨어서 보는 히지가타

 

#164>

입구가 막혀서 어둑해진 동굴 내부. 용설약이 힘없이 누워있다.

용설영; (못된 새끼!) 이를 악물고

용설영; (죽일 거면 그냥 죽일 것이지...)

용설영; (그런 짓을 해버려서 이제 내가 네 어미를 죽일 수도 없게 되었잖아!) 청풍이 자신을 강간하던 장면 떠올리고

용설영; (애라도 들어서면 네 어미를 시어머니로 모시고 살아야하니...)

용설영; (미안해요 엄마! 죄송해요 아버지!) 부모를 떠올리고

용설영; (아무래도 전 두 분의 복수를 못해드릴 것 같아요.) 우는데

퍼석!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들리고

용설영; [왜?] 돌아보지 않고 말하고

용설영; [내게 볼일이 더 남아서 다시 돌아온 거냐?] 말하는데

[물론 소저에게 볼일이 있긴 하지만 다시 돌아온 건 아니오.] 슥! 누군가 안으로 들어서며 말하고

용설영; (청풍이 아니다!) + [누구냐?] 홱 고개 돌리며 일어나려는데

피핑! 핑! 용설영의 몸에 꽂히는 섬광들

용설영; [학!] 퍼득이다가

털썩! 널부러지는 용설영

용설영; (방... 방심했다!) 고개 겨우 돌려 입구쪽을 보고

히지가타; [마교 백야마검단 부단주 히지가타 지로, 혈궁의 소궁주께 인사드리겠소이다.] 포권하며 내려다보는 히지가타

용설영; (마... 마교!) 절망하고

히지가타; [결례인 줄은 알지만 본교까지 동행해주셔야겠소이다.] 흥분 억지로 참으며 웃는 히지가타의 얼굴

용설영; (안... 안돼!) 절망하는 용설영

 

#165>

<-항주> 내린 눈이 아직 남아있고. 낮

위극겸이 머물고 있는 객잔.

경비가 삼엄한 후원.

월동문 앞에 불로왜선이 서서 경비를 서고 있다. 장난감 같은 망치를 손에 들고 손바닥을 톡톡 치며. 이 망치가 불로왜선의 무기. 내공을 주입하면 거대해진다.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마천루 육합마신의 일인 불로왜선>

[!] 무언가 알아차리는 불로왜선.

스스스! 앞쪽에 유령같은 형상이 서리더니

나타나는 냉상영

불로왜선; [루...] 인사하려다가 멈칫! 하고

손가락을 입에 대며 조용히 하라는 시늉하는 냉상영

손으로 입을 가리는 불로왜선

냉상영; <그이는...?> 월동문을 보며 전음으로 묻고

불로왜선; <소루주님의 수련을 봐주고 계시옵니다.> 역시 전음으로 대답하고

냉상영; <천검 뇌공량이 오고 있다는 얘긴 안 했겠지?> 월동문을 보며

불로왜선; <예...>

냉상영; <잘 했다. 진천이의 수련을 방해하고 싶지 않으니 내가 돌아왔다는 얘기도 아직 하지 마라!> 월동문 밖의 건물로 가며 전음으로 말하고

불로왜선; <알겠습니다.> 대답하고

냉상영; (두 부자가 단둘이 있을 때는 무슨 얘기를 하는지 엿들어봐야겠다.) 월동문 밖의 건물의 문을 열고 들어간다. 문 안쪽은 거실 형태

 

#166>

위극겸이 머물고 있는 위 객잔의 독채. 정원에 위극겸과 위진천 부자가 있다. 눈은 치워졌고. 상복 차림인 위극겸이 원형의 도자기 의자에 앉아있고 그 앞에 위진천이 서서 검을 내민 채 바위를 겨누고 있다. 위진천은 눈을 감고 있다. 위극겸이 앉은 것 같은 원형의 도자기 의자는 하나 더 있다. 조금 떨어진 곳에는 무애검조의 위패와 향로가 놓인 곳이 있다. 위극겸이 제사를 지내던

슈우! 위진천이 내미는 검에서 아지랑이 같은 것이 피어올라 앞으로 나가고

파팟! 앞쪽의 바위가 그 아지랑이같은 것에 닿아 조금씩 부서진다. 용의 형상이 되어 가고 있고

진지한 위진천

푸시시! 카카카! 검기에 부서지며 점점 형태를 갖춰가는 용의 형상

위극겸; (천마의 핏줄 아니랄까봐 기를 느끼는 감각이 남다르다.) 그걸 보며 감탄

위극겸; (육안이 아니라 심안으로 사물을 인지하는 능력은 나도 서른 살이 넘어서야 겨우 갖출 수 있었거늘...)

위극겸; (이토록 빼어난 아들이 있다는 것을 사부님께 고하지 못한 것이 한스러울 따름이다.) 소리없이 한숨 쉬고. 그때

위진천의 뇌리에 떠오르는 여자의 형상

쿵! 뚜렷해지는 여자의 형상. 바로 진상파다. 조각배를 몰고 도도한 표정으로 가로질러 가던 장면이고

위진천의 얼굴이 좀 달아오르고.

위극겸; [!] 무언가 느끼고.

위진천의 뇌리에 떠오르는 진상파의 다양한 표정. 청풍과 함께 셋이 마차를 타고 갈 때의 백치 같은 표정도 떠오르고.

진상파의 얼굴, 입술. 가슴. 몸매등이 연달아 떠오르고. 그에 따라

슈우! 위진천의 검에서 뻗어나가던 아지랑이 같은 기운이 불규칙하게 휘돌고.

위극겸; (저 녀석... 돌연 혈기(血氣)가 끓어올랐다.) 찡그릴 때

카카칵! 불규칙하게 뻗어간 검기들이 용의 조각을 휘감고. 그러자

위진천; (이런...) 급히 정신을 집중하려 하지만

퍼석! 그대로 부서지는 용의 머리 부분

위진천; [아...] 탄식하며 눈을 뜨고

퍼석! 바닥에 떨어지는 용의 조각 머리 부분

위진천; [죄송합니다 아버지!] 고개 돌려 숙이며 사죄하고

위진천; [다시 집중해서 시도하겠습니다.] 내렸던 검을 다시 쳐드는데

위극겸; [그게 무엇이든 집착하지 마라.] 한숨

멈칫! 하는 위진천.

위극겸; [여색이든 감정이든 집착은 시야를 좁게 만든다.] [무언가에 사로잡히면 드넓은 세상도 안뜰만큼 좁아지는 법이다.] 우울한 표정으로 말하고

위극겸; [애비의 삶을 살펴보면 집착의 전말을 알 수 있지 않겠느냐?] 처연한 미소

 

#167>

냉상영이 들어가 있는 건물

냉상영; (그러니까 뭐야?) 거실의 의자에 앉아서 창문쪽을 노려보고

냉상영; (내가 당신한테 집착해서 당신이 드넓은 세상을 활개 치지 못한 걸 원망한다는 거야?) 이를 바득 갈고

냉상영; (내가 당신을 그만큼 사랑한다는 건 왜 생각 못해?)

냉상영; (당신 때문에 내 인생도 지금껏 선하령의 산골짜기에 매여 있었다는 걸 몰라?) 손톱을 물어뜯고

냉상영; (누군 당신한테 집착하고 싶어서 집착하는 줄 알아?) (당신을 내 눈 밖에 나가지 못하게 한 것도 내가 당신을 끔찍하게 여기기 때문인데...!) 치를 떨고

냉상영; (당신을 위해 아들까지 낳아준 내게 서운한 감정을 품으면 안되는 거 아니야?) 독기 서린 표정

 

#168>

위극겸; [잠시 쉬면서 마음을 다스려라.] 옆쪽의 도자기 의자를 가리키고

위진천; [예...] 대답하며 의자에 앉고. 검을 허리에 찬 칼집에 꽂고

위극겸; [무학의 길은 끝이 없다.] [그것이 요즘 들어 한층 더 새록새록 해지는 것이 아비의 감상이다.]

위진천; [십면혈신을 어찌 생각하시는지요?] 안색 살피며

위극겸; [외도(外道)!] [이 한 마디로 평가할 수 있는 인물이다.] 단호하게

위진천; [정도(正道)를 벗어난 인물이라고 보시는군요.]

위극겸; [배교에 뿌리를 둔 혈궁의 술법들은 인도(人道)와 천리(天理)를 거스르는 것이 대부분이다.]

위극겸; [그 때문에 혈궁의 역대 종사들은 끝이 좋은 경우가 전무하다.]

위극겸; [물론 십면혈신이 술법과 무공에서 극상(極上)의 경지에 이른 인물임에는 틀림없다.] 엄숙

위극겸; [하지만 덕을 쌓지 못하고 죄업이 중첩되었으니 그의 삶이 어떻게 끝날지는 눈에 보이는 듯하구나.] 한숨

위진천; [십면혈신에게 있어서 가치의 척도가 자신의 마음이라는 것은 느꼈습니다.] 고개 조금 숙이며

위극겸; [작은 그릇에는 많은 물을 담지 못한다.] [그러므로 무학에서도 막힘이 없으려면 마음을 크게 기르려 노력해야한다.]

위극겸; [늘 네 마음이 집착과 편협으로 기우는지를 살피도록 해라.]

위진천; [명심하겠습니다.]

위극겸; [그런 면에서 전범(典範;모범)이 될만한 분이 스승님이셨지만...] 고개 들어 무애검조를 떠올리고

위극겸; [이제 뵙고 싶어도 뵐 수 없는 처지가 되었구나.

위진천; [사조님께서 일대종사이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만...] 조심스럽게

위진천; [어머니는 사조님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위극겸; [네 어미가 스승님보다 나은 게 있다면...] 잠시 말을 멈추고

 

옆 건물에서 긴장한 채 듣는 냉상영

 

위극겸; [나이가 젊고 그래서 몸이 더 튼튼하다는 정도겠구나.] 한숨 쉬고

 

냉상영; (뭐라 씨부리는 거야? 하나뿐인 아들 앞에서...) 엄청 화난 표정

냉상영; (내게서 자기 스승보다 나은 점을 찾을 래야 찾을 수 없다는 거야?) 이를 바득 갈며 치를 떨고

 

위극겸; [스승님은 천년에 한 번 나올 만한 대종사셨다.]

위극겸;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이 독학으로 그 정도 경지에 이른 인물은 무림사를 통틀어도 존재하지 않는다.]

위진천; (고금제일인을 다투었던 불멸삼성에게도 스승은 있었지.) 끄덕

위극겸; [스승님은 많은 것을 배우진 않으셨으나 배운 것은 마침내 달통하여 반드시 새로운 길을 여셨다.]

위극겸; [막히면 궁구하길 밤낮없이 하시어 새로운 것을 익히실 때는 날마다 그 깊이가 측량할 수 없을 정도셨다.]

위극겸; [게다가 일찌기 천하제일인이 되셨음에도 욕심이란 게 전혀 없으셨다.]

위극겸; [제왕성도 당신께서 만드신 게 아니라 스승님을 존경하는 무리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 [!] 말하다가 뭔가 알아차리고

위극겸; [혹시 네 어미가 제왕성을 건드린 것이냐?] 놀라고 긴장하여 위진천에게 묻고

위진천; [아닙니다.] 고개 젓고

위진천; [다만 소자가 궁금했을 뿐입니다.]

위극겸; [그렇다면 다행이다만...] 안도하는 위극겸. 이어

위극겸; [다른 건 몰라도 제왕성만은 안된다!] 안색을 엄숙하게 고치고,

위극겸; [네 어미가 돌아가신 스승님께 죄를 짓겠다면 나 역시 네 어미한테 죄를 지을 수밖에 없다.] 단호한 표정

 

#169>

냉상영; (나한테 죄를 지을 수밖에 없다?) 엄청난 분노. 치를 떨고

냉상영; (이십년 넘게 부부로 살았고 아들까지 낳아준 나보다 어쩌다 만나 사제지간이 된 섭늙은이가 더 중요하다 이거지?) 무시무시한 살기. 이를 갈고

냉상영; (오냐! 어디 한 번 죄를 지어보라지!) (이 순간 이후로 섭늙은이와 관련된 인간들을 반드시 내 손으로 해꼬지 해버릴 테니까!) 이를 바득 바득 갈고. 그러다가

냉상영; (하지만 지금은 진정해야한다.) 억지로 숨을 쉬어 진정하고

냉상영; (뇌공량과 저 인간을 만나게 할 수는 없으니...) + <왜선!> 불로왜선에게 전음을 보내고

 

불로왜선; <예 루주님!> 월동문 밖에 서있다가 흠칫! 하며 냉상영이 있는 건물쪽을 보며 전음으로 대답하고

 

냉상영; <뇌공량의 현재 위치는?>

 

불로왜선; <일각(一刻)전 쯤 항주에 들어섰다는 보고가 있었으니 곧 이곳에 도착할 것이옵니다!>

 

냉상영; <진천이 아버지에게 보고하고... 너희들도 이 객잔에서 철수해라!>

 

불로왜선; <존명!> 대답하며 월동문 안쪽으로 뛰어 들어가고

 

#170>

위극겸과 위진천이 마주 앉아있는 정원

위극겸; [네 어머니의 성정이 저리 모질어진 사정은 이해한다.] 한숨

위극겸; [하지만 이해를 하더라도 배워서는 안된다.] [다른 사람을 해치면 반드시 자신도 해가 되는 법이니...]

위진천; [명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그때

불로왜선; [부마님!] 외치며 달려오고

위극겸; [무슨 일이오 왜선?]

불로왜선; [큰일... 큰일 났어요!] 짐짓 헐떡거리며 멈춰서고

불로왜선; [천검 뇌공량대협께서 이곳으로 오고 계시다는 첩보가 들어왔사옵니다.]

위극겸; [사형이?] 놀라며 벌떡 일어나고. 위진천도 찡그리며 일어나고

불로왜선; [일각 안에 당도할 것 같은데... 뇌대협을 맞이할 준비를 할지요?] 눈치 보며 말하고

위극겸; [그걸 거 없다.] 한숨 쉬며 의관을 정제하며 한쪽으로 간다. 무애검조의 위패가 놓인 곳이다. 향이 피어오르는 향로도 있고. 위진천도 따라가고

위극겸; [사부님!] 위패 앞에 무릎을 꿇고. 위진천은 그 뒤에 두 손 모으며 시립하고

위극겸; [차마 대사형을 볼 면목이 없어서 한동안 자리를 비워야할 것 같습니다.] [부디 제자의 불효를 용서하여 주십시오.] 절한다.

침통하게 보는 위진천.

다시 일어나는 위극겸.

위패에 한 번 더 공수하고. 이어

위극겸; [마교의 분타로 안내해라.] 돌아서며 위진천에게

위진천; [모시겠습니다.] 휘익! 날아오르고

위극겸; [사부님의 위패를 수습해주시오.] 휘익! 불로왜선에게 말하며 날아오르고

불로왜선; [맡겨주세요.] 공손히 대답

사라지는 두 부자

불로왜선; (아슬아슬했네.) 위패로 다가가고

불로왜선; (루주님이 돌아오시는 게 조금만 늦었어도 천검 뇌공량과 부마께서 만나실 뻔했으니...) 위패를 챙긴다.

<나중에라면 모르지만 지금은 두 분이 만나면 안되겠지. 루주님이 원하시는 바가 아니니...> 스스스 사라지는 불로왜선의 모습 배경으로 불로왜선의 생각 나레이션

 

#171>

창문을 열고 서서 위극겸과 위진천 부자가 멀리 날아가는 것을 보는 냉상영

냉상영; [무애검조 섭장천! 그 영감은 대체 제자들을 어떻게 기른 거야?] [무슨 방법을 썼기에 자식보다 더 효도하겠다고 날뛰는 제자들을 길러낼 수 있었을까?]

냉상영; [무려 삼년상이라니... 말라빠진 서생나부랑이도 아니고...] 입술 깨물고

냉상영; (그나저나 그 사람이 오고 있다 이거지?) 얼굴이 좀 발개지고

냉상영; (진천이 아버지는 꿈에도 모르겠지. 내가 자기 사형과 이미 알고 지내던 사이라는 걸...)

냉상영; (이십이 년 만인데... 과연 그 사이에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하구나.) 스스스! 사라지고

 

#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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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十四 章

 

           夫婦의 情

 

 

 

“우------- 우------!”

우렁찬 장소성이 천중산을 뒤흔들었다.

동시에,

쐐------- 액!

한 줄기 찬연한 검광이 충천한 가운데,

빛살처럼 단애 밑으로부터 일직선으로 곧장 치솟는 것이 있었다.

창룡(蒼龍)이 비상하는가?

그것은 한 명의 젊은 청년이었다.

휘르르르...

드디어 그는 옷자락을 휘날리며 단애 위로 우뚝 올라섰다.

남루한 의복에 꾀죄죄한 형색.

더구나 허리에는 고철덩이같은 묵검 한 자루가 덜렁 매달려 있었다.

하지만 초탈한 외모와 범접키 어려운 기품을 지녀 청년은 마치 신선(神仙)과도 같았다.

그의 시선은 줄곧 단애 밑을 향하고 있었다.

문득 맑은 그의 두 눈에 뿌연 감회가 어렸다.

“드디어 세상으로 나왔다.”

그는 탄식하듯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청년은 바로 이검엽이었다.

이곳에 발을 디딘지가 어언 석달.

드디어 그는 이곳을 떠나려는 것이었다.

그는 시선을 움직여 주위를 돌아보았다.

성하(盛夏)임을 알려주듯 짙푸른 녹음을 본 그는 다시 중얼거렸다.

“벌써 한 계절이 지났군.”

이어 그는 갑자기 길게 휘파람을 불었다.

“삐------ 익!”

그리고는 무엇인가를 기대하듯 꼼짝않고 서 있었다.

하지만 일각이 지나도록 주위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흑풍... 이 녀석이 나를 기다리지 않을 리 없는데...!”

애마(愛馬) 흑풍(黑風).

그는 흑풍을 부른 것이었다.

“흑풍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 아닐까?”

그는 초조했으나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아마 혼자 집으로 갔을 게다. 영리한 녀석이니...!”

문득 그는 자신의 집이 있는 북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환하게 떠오르는 얼굴이 있었다.

“자운(紫雲)...!”

그의 얼굴엔 은은한 미소가 스르르 번졌다.

“자운이 무척 걱정했겠군, 돌아가면 내 자운에게 큰 낭패를 당하리라.”

이어 그는 호통한 대소를 터뜨렸다.

“하하하핫...! 자운, 조금만 기다리시오. 바람처럼 달려가리라!”

번------- 쩍!

다시 찬란한 검광이 일었다.

쐐----- 액!

검인(劍人), 일체(一體).

그의 신형은 즉시 흐르듯 날아가고 있었다.

 

X X X

 

보국승상부(保國丞相府)의 정문을 향해 한 명의 백포서생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를 본 정문의 호원무사들이 화들짝 놀랐다.

“소... 소부주님이시다!”

“장팔(張八)! 빨리 안으로 알려드리게!”

“알았네.”

한 장한이 나는 듯 급히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나머지 호원무사들은 백포서생을 향해 일제히 허리를 굽혔다.

“소부주님! 어디 계시다가 이제야 돌아오셨습니까?”

백포서생은 보국승상의 소부주인 이검엽이었다.

이검엽은 가볍게 미소했다.

“이삼(李三). 수고가 많네. 아버님, 어머님께서는 무고하시겠지?”

“예. 하오나 두 분께선 걱정이 크셨습니다.”

이검엽은 침중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셨겠지. 수고하게.”

그는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갔다.

지나가던 하인들과 시녀들이 그를 보며 급히 허리를 숙였다.

이검엽은 그들을 지나 웅장한 대전 앞에 이르렀다.

대전 앞에 한명의 미소부(美少婦)가 두 명의 시비를 거느리고 서 있었다.

창백하고 초조한 안색으로...

이검엽은 한눈에 그녀를 알아볼 수 있었다.

“자운(紫雲)!”

그가 부르자 자운은 망연히 그를 보았다.

“상... 상공!”

그녀의 눈이 금세 촉촉히 젖어 들었다.

그녀는 눈에 뛸만큼 수척해져 있었다.

이검엽은 그녀의 그런 모습에 몹시 마음이 저려왔다.

“자운. 미안하오.”

그는 자운의 작은 손을 꼬옥 쥐었다.

“상... 공!”

자운은 고개를 푹 떨구었다.

눈물이 하염없이 맞잡은 두 사람의 손등을 적셨다.

그녀는 내심 이렇게 뇌이고 있었다.

(되었습니다. 이처럼 건강하게 돌아오셨는데 소첩이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어요...?)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그녀는 나직이 말했다.

“안으로 드시옵소서. 아버님 어머님이 심려하심이 무척 크셨사옵니다.”

“알겠소. 자! 함께 들어갑시다.”

이검엽은 자운의 가냘픈 어깨를 이끌어 함께 대전으로 들어섰다.

 

대전 안.

입구 전면의 태사의(太師椅)에 승상부부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었다.

“용서하십시오. 소자 이제야 돌아왔습니다.”

이검엽은 우선 부모님들에게 문안을 올렸다.

“엽아...!”

그의 모친은 눈물을 글썽이며 그를 맞았다.

그러나 승상은 노한 표정으로 호령했다.

“어찌된 일이냐? 석달 가량이나 아무 연락도 없이 집을 비우다니! 애비와 네 어머니가 걱정하는 것을 잊고 있었더냐?”

이검엽은 난감한 기색이 되었다.

“소자가 어찌... 다만 불가피한 사정으로 인해 인적이 닿지 못하는 곳에서 석달을 지내게 되었습니다.”

승상 이성진(李聖眞).

지위의 고하(高下)와 무관한 것이 부정(父情)이런가?

그는 아들의 난색에 표정이 금세 누그러들고 있었다.

“음. 어찌 되었던 무사히 돌아왔으니 다행이다.”

이어 그는 다시 엄격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황망스럽게도 황상께옵서 내 안위를 염려하시어 수 차례 애비에게 하문(下問)이 계셨다.”

“황상께옵서,...”

이검엽은 할 말을 지은 듯 말끝을 흐렸다.

승상은 다시 나무라기를 멈추지 않았다.

“황상께서 너를 유달리 총애함을 모르지는 않질 않느냐? 의관을 정제하고 입궐하여 문안을 여쭙도록 해라.”

“예.”

이검엽은 고개를 조아린 후 자리에서 일어섰다.

“소자, 물러가 준비하겠습니다.”

“오냐. 어서 가보도록 해라.”

이검엽은 부친의 말이 떨어지자 곧 자운을 데리고 대전을 나섰다.

 

이검엽과 자운.

두 사람은 나란히 후원을 향해 발길을 옮겼다.

이검엽은 걸으면서 자운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삼단같이 틀어올린 그녀의 머리결은 탐스러웠다.

그의 눈길을 의식한 탓인지 우유빛 긴 목이 발갛게 물들어 있었다.

“자운... 걱정 많이 했겠구료.”

그는 은근한 음성으로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그녀의 작고 여린 옥수(玉手)를 꼭 쥐었다.

자운의 촉촉히 젖은 새초롬한 두눈이 이검엽을 응시했다.

반짝이는 그녀의 동공이 그에게 많은 말을 하는 듯 했다.

그러나 막상 그녀는 담담히 한 마디 입을 열었다.

“소첩보다도... 아버님 어머님께서 끼니마저 잊으시며 상공의 안위를 걱정하셨사옵니다.”

이검엽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대신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았다.

“자운 고맙소.”

그는 그녀의 귓가에 나직이 속삭였다.

“그나마 자운이 곁에 있었기에 아버님, 어머님의 심려도 많이 덜어졌을 것이오.”

“상... 상공...!”

그녀는 당황한 듯 그의 팔을 풀려했다.

하지만 그때 이검엽의 얼굴에는 장난스런 미소가 떠올랐다.

그는 그녀를 안은 팔에 힘을 주며 끌어안았다.

“자운에게 감사하는 의미요.”

“어머머... 시녀들이 보옵니다!”

그녀의 만류를 뿌리치며 그는 대뜸 그녀의 입술을 찍어 눌렀다.

달콤한 숨결,

팔딱이는 심장의 고동이 그의 가슴으로 전해왔다.

이렇게 되자.

민망한 것은 그들을 뒤따르던 시녀들이었다.

시녀들은 저마다 황망히 고개를 돌리며 물러가고 있었다.

“아이 참...!”

이윽고 입술이 풀리자 자운은 부끄러운 듯 총총히 달아나 버렸다.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이검엽은 호탕하게 웃었다.

“하하하핫...!”

이어 그 역시 걸음을 옮겨 자운의 뒤를 따랐다.

 

***

 

달밤(月夜).

승상부의 후원,

가산 위 정자에는 푸른 달빛이 그득했다.

그 아래로 널찍한 연못,

우아한 백련(白蓮)이 가득하고 계류(溪流)가 조약돌을 간지르고 있었다.

띵! 띠딩!

청아한 비파성이 정자로부터 흘러나와 연못 위로 퍼졌다.

정자 안의 일남일녀(一男一女),

이검엽과 자운이었다.

이검엽은 폭신한 포단에 비스듬히 기대누워 자운을 바라보았다.

자운은 그림같이 고운 자태로 비타줄을 당기고 있었다.

구름같이 틀어올린 머리,

연어(연漁)의 속살같이 뽀얀 피부,

게다가 살포시 내리 감은 긴 속눈썹.

오똑한 콧날.

촉촉히 젖어 발갛게 윤기 흐르는 입술.

그녀는 정말 너무도 아름다왔다.

더구나 길고 우아한 목아래로 나사(羅紗)에 살짝 숨겨진 단려한 동체.

이검엽의 눈길은 차츰 뜨거워졌다.

띵! 띠디딩!

그는 섬세한 비파의 선율과 함께 넋이 나간 듯 자운의 미태를 감상하고 있었다.

실로 아름다운 정경(情景)이었다.

한데 어느 한순간-------

띠------ 잉!

비파음이 뚝 끊기고 말았다.

자운은 비파를 매만지며 고개를 떨구었다.

“오랫만에 잡아본지라 소첩이 그만 실수를 했사옵니다.”

이검엽은 미소하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오. 아주 훌륭했소.”

이어 그는 나직히 청했다.

“자운, 한곡 더 들려주지 않겠소?”

“예.”

자운은 다시 비파를 뜯었다.

애잔한 비파음이 낮게 흐르는 가운데 자운은 단아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美人捲珠簾

深坐嚬蛾眉

但見淚痕濕

不知心恨誰

 

주렴을 걷고 그린 듯이 앉은 가인,

곱게 모아 흐린 아미,

옥같은 볼에 이슬이 적시니,

누구를 원망함인가?

 

노래를 마치자 자운은 다시 고개를 떨구었다.

바로 이백(李白)의 미인(美人)이 아닌가?

이검엽은 소리내어 웃었다.

“하하... 이백의 시(詩)이나 자운의 모습을 말하는 것 같소.”

“부끄럽사옵니다.”

그녀의 머리는 더욱 숙여져 버렸다.

“...!”

이검엽은 입을 다물었다.

분명 해야할 말이 있었으나 하지 못함은 무엇 때문인가?

잠시 두 사람 사이에는 침묵이 내려앉았다.

이윽고 어렵게나마 먼저 입을 연 것은 자운이었다.

“다시... 떠나셔야 하옵는지요...?”

이검엽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자운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앞서는구료.”

그는 따스함이 깃든 시선으로 자운을 바라보았다.

자운은 미태가 자르르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애끓는 내심을 보여주듯 그것은 처연한 아름다움이었다.

이검엽은 시선을 돌려 그녀를 외면한 채 말을 이었다.

“이번 강남행에서... 원치를 않았으나 한 가지 은원을 짊어지게 되었소.”

그가 짊어진 은원,

그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바로 검황종의 일이었다.

“황상께서는 나를 곁에 두시고자 하셨으나 나는 경륜의 부족함을 들어 일 년(一年)의 말미를 구하였소.”

그는 다시 자운을 응시하였다.

이어 가녀린 그녀의 손목을 잡아 당겼다.

“일년... 일 년이면 되오. 모든 은원을 그안에 마무리 짓고 돌아와 자운과 조용히 지낼 것이오.”

“...!”

“황상께선 어사(御使)의 직분을 일년 더 위임시켜 주시었소. 일 년만 더 강호에 나갔다가 돌아올 것이오.”

그말에 자운의 고운 아미에 짙은 그늘이 드리워졌다.

그녀의 서늘하고 맑은 두 눈에는 염려의 기색이 어렸다.

“소... 소첩은 안심이 되지를 않사옵니다. 강호라 하면... 항시 위험이 뒤따르는 곳이라 들었아온데...”

그녀는 차마 뒷말을 잊지 못한 채 바르르 교구를 떨었다.

“자운! 이것을 보시오.”

이검엽은 웃으며 우수(右手)를 쳐들었다.

그 순간,

쩌------- 엉!

기이한 음향을 울리며 그의 우수는 삽시에 새파란 강기(靑色강氣)로 물들었다.

위------- 잉!

파팍!

이어 섬전같은 강기가 날아 십 장(十丈) 밖의 거대한 바위에 작렬했다.

푸스슥...!

그러자 모래성이 허물어지듯 바윗덩어리는 그 순간 가루가 되고 말았다.

“어머낫! 어떻게 저럴 수가...!”

도저히 믿기지 않은 광경!

평소 지나치리만큼 침착한 그녀였으나 이 순간만은 달랐다.

엄청난 경악이 그만 그녀의 자제력을 무너뜨린 것인가?

그녀는 안색이 핼쓱해진 채 가슴을 쓸어 내렸다.

“정말 놀랍군요...!”

이검엽은 이러한 그녀의 모습에 가만히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자신있게 말했다.

“보시오. 내 한몸 지킬 능력은 충분하지 않소?”

“예...”

“여유가 있으면 몇달 내로 들를 것이오. 한데 그 때는...”

이검엽은 자운의 아랫배에 손을 가져갔다.

“기쁜 소식이 있기를 바라오.”

“...!”

자운은 귓볼까지 새빨개져 어쩔줄을 몰라했다.

하지만 이검엽의 손길은 그때 이미 그녀의 깊은 곳을 더듬고 있었다.

자운은 거부하지 않았다.

다만 부끄러움에 고개를 푹 숙인 채 그의 손에 몸을 내맡겼다.

이윽고 이검엽은 자운을 부드럽게 안아 자신이 깔고 있던 포단 위에 뉘였다.

물씬 짙은 육향이 코에 스미는 것을 느끼며 그는 자운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사르륵...

그녀를 감쌌던 꺼풀들이 한겹한겹 벗겨져 내렸다.

이검엽의 숨소리는 차츰 고조되었다.

그는 더욱 숨결과 함께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자운... 내가 홀로 강호에 떠돌며 자운을 얼마나 그리워 했는지 아시오?”

“상공...!”

자운은 신음하듯 뇌이며 그를 껴안았다.

드디어 이검엽은 탄탄한 육체를 그녀 위에 실었다.

여인(女人)으로서의 은밀한 즐거움을 아는 자운,

“아... 아...!”

닥쳐올 희열에 대한 기대로 그녀는 몸부림 쳤다.

“자운...!”

은밀한 이검엽의 애무...!

그의 입술이 지닌 뜨거운 열기는 자운의 온몸을 불태우고 있었다.

자운의 매끈한 팔 다리가 스스럼없이 그를 휘감았다.

그리고 그들은 쾌락의 심연(深淵)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살(肉)과 살(肉)이 부딪히며 무수히 불꽃을 튕겨내었다.

이미 서로의 몸을 알고 있어 익숙한 몸짓들...!

뜨겁고 달콤한 부부지정(夫婦之情)이 밤을 밝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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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

<-태산> 관도로 수많은 사람과 우마차들이 가고 있다. 모두 황금산장으로 가고 있는 중이다.

그 사람들 사이에 끼어있는 청풍.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게 죽립을 눌러쓰고 있다.

오방희중 중토희의 말을 떠올리는 청풍. <상공께서는 공자님이 반드시 단오의 무림대회에 참석해주십사 당부하셨사옵니다.>

청풍; (형님의 분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오긴 했다만...) 우울

청풍; (거푸 두 번이나 형님이 살 수 있는 기회를 앗아간 내가 무슨 낯으로 형님의 얼굴을 본단 말인가?) 멀리 보이는 황금전장의 정문 보며 생각하고. 성벽과 성문 일대에 수많은 깃발들이 나부끼고 있는 게 보인다

<발걸음은 천근이고 실제로는 멀지 않은 황금전장... 아니 제왕성까지의 거리가 천리처럼 느껴진다.>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 황금전장 정문쪽으로 가는 청풍의 뒷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269>

<-제왕성(帝王城)> 황금전장의 정문. 성루에는 <黃金錢莊>이 아니라 <帝王城>이라 적힌 황금빛의 현판이 걸려 있다. 활짝 열린 문으로 사람과 우마차들이 물결처럼 움직이고 있고. 성루와 성벽 위에는 화려한 무복을 입은 황금전장의 무사들이 지키고 있다.

 

제왕성의 중심부. 드넓은 광장. 입추에 여지도 없이 사람들이 들어차있고 그 중앙에 비무대가 설치되어 있다. 그리 높지 않아 모든 방향에서 볼 수 있는 비무대 위에서는 두 사람이 싸우고 있다. 신행태보와 벽세황이다. 벽세황은 왕에 어울리는 화려한 차림이고. 비무대 한쪽에는 도연이 징을 들고 서있다. 비무대 뒤의 높은 단상에는 냉혈전호 벽초천과 삼봉공, 나이 든 무림 원로들이 죽 앉아보고 있다. 단상 주변에는 금속 갑옷과 투구를 쓴 무사들이 경호를 하고 있고

단상 바로 아래에는 오방희가 가슴 졸이는 표정으로 서있고.

콰콰콰! 신행태보의 몸에서 구름같은 기운들이 뿜어져 나가 벽세황을 공격한다. 구름같은 기운들은 고운 쇳가루인데 벽세황의 몸 주변을 맴돌 뿐 벽세황의 몸에 닿지는 않는다. 벽세황의 몸은 붉은 노을로 덮여있고

[오행륜 중 철왕각의 자전철사강기로군!] [게다가 성취가 극성에 달해서 쇳가루가 구름처럼 보이는군!] 냉혈전호 주변의 무림 원로들 흥분하며 대화 나누고. 냉혈전호는 초조한 표정이고.

신행태보; (이 괴물...) 쿠쿠쿠! 구름같은 쇳가루를 몰아내며 식은땀

<화왕동의 화룡신강을 극한까지 연마하여 내 자전철사강기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지지지! 벽세황의 몸 주위에 노을처럼 번지는 붉은 기운. 그것에 닿자 그대로 타들어가는 고운 쇳가루들

신행태보; (하지만 육마신의 내공을 모두 흡수한 내 내공을 견디지는 못할 것이다!) + [크아!] 두 주먹 불끈 쥐며 고함

콰드드! 허공을 맴돌던 구름같은 기운들이 검은 용처럼 변해서 벽세황에게 쇄도한다

펑! 그대로 벽세황의 방어막을 뚫고 들어가는 검은 용

화악! 펑! 그대로 벽세황의 몸으로 스며들어가는 검은 용. 조금 휘청하는 벽세황

[헉!] [저... 저런...] [무림왕이 당했다!] 사람들 경악

오방희들 손으로 입을 가리고

두 주먹 불끈 쥐며 긴장하는 냉혈전호. 삼봉공도 긴장하고.

신행태보; [으하하하! 맛이 어떠냐?] 광소. 하지만 그 직후

씩! 웃는 벽세황

신행태보; [웃어?] 눈 부릅 뜰 때

벽세황; [겨우 이 정도로 본왕을 어찌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것인가?] 쿠오오! 웃는 벽세황의 몸에서 용의 형상이 나타나는데 검은 색이 아니라 붉은 색이다

[헉 저건...] [이번에는 무림왕의 몸에서 붉은 용이 나타났다!] 사람들 놀라고

오방희와 냉혈전호등 안심하고.

신행태보; [설마 자전철사강기와 화룡신강을 결합시켰다는 것이냐?] 경악. 비틀할 때

벽세황; [바로 그렇다!] 화악! 외치는 벽세황의 몸에서 붉은 용기 빠져나와 신행태보에게 덮쳐가고

신행태보; [돌... 돌아가라!] 두 주먹 불끈 쥐며 고함. 그러자

펑! 신행태보의 몸에서 확 터져나간 검은 기운에 막혀서 날아들던 붉은 용의 형상이 폭발하고

[막았다!] [쇠를 다루는 자전철사강기의 힘으로 막아냈다!] 사람들 환호. 하지만 그 직후

화악! 흩어졌던 것같던 붉은 용이 다시 날아들고

신행태보; [안... 안돼!] 검은 쇳가루를 장벽처럼 만들어 막으려 하지만

화르르! 신행태보의 검은 장벽도 달아오르더니

화악! 붉은 용에 흡수되어 신행태보의 몸으로 스며든다

신행태보; [끄아아악!] 붉은 용이 몸속으로 스며들자 처절한 비명

화악! 신행태보의 몸이 불길에 휩싸이고

[저... 저런...] [화룡신강의 초 고열이 섞인 자전철사강기가 신행태보의 몸을 태우고 있다!] 사람들 경악할 때

신행태보; [지... 지랄...] 불길에 휩싸여 휘청하다가

[끄아아악!] 화악! 처절한 비명과 함께 그대로 재가 되어 흩어지는 신행태보의 몸

경악하는 사람들

화르르! 푸스스! 완전히 소멸되는 신행태보의 몸

[가... 가공!] [오행륜의 무공 두 가지가 합쳐지니 저런 말도 안되는 위력을 발휘하는군!] 사람들 감탄할 때

도연; [무림왕께서 신행태보의 도전을 물리치셨소!] 징! 징을 치고

도연; [징이 세 번 울릴 때까지 다른 도전자가 없으면 무림왕께서 무림왕으로 확정될 것이오!] 징! 다시 한번 징을 울리고

사람들 모두 긴장해서 보고

도연; [무림왕께 도전할 용사는 등단하시오.] 징을 치려고 망치를 쳐들고

도연; [이 징이 울리면 빈승 도연(道衍)은 연왕전하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빌어 오늘의 비무대회가 끝나는 것으로 선언하겠소!] 징을 치려 하고

사람들 긴장해서 서로를 보고.

하지만 나서는 사람이 없고

도연; [그럼 더 이상 도전자가 없는 것으로 알고...] 징을 치려 하고. 그때

[기다리시오!] 휘익! 외침과 함께 날아오르는 거구의 인물

멈칫! 징을 치려던 것을 멈추는 도연.

철신장; [본좌가 도전하겠소.] 휘릭! 벽세황 앞에 내려서는 거구의 인물. 철신장이다. 그러자

[오오! 저 사람은...] [신녀문 사신장의 첫째인 철신장이다!] [철신장이 나섰다!] 사람들 환호하고 호기심 어린 표정을 짓고

철신장; [방(方)모가 제일대 무림왕께 인사 올리겠소.] 음산하게 웃으며 벽세황에게 형식적으로 포권하고

벽세황; [방철산(方鐵山)!] [천마 방각의 후손을 자처하는 그대라면 야심을 품을만 하지.] 웃고

철신장; (건방진...) 분노

벽세황; [본왕은 무림왕으로서 그대에게 삼초를 양보하겠다!]

철신장; [뭐?] 분노. 어이없고

벽세황; [삼초를 방어만 한 후 제사초에 그대를 죽일 생각이다.] 음산하게 웃고

벽세황; [목숨이 아깝다면 지금이라도 비무대에서 내려가라.]

철신장; [으하하하하!] 고개 젖히고 미친 듯이 웃고. 그러자

펑! 엄청난 충격파가 비무대 주변으로 확 퍼지고

[헉!] [큭!] 비무대 주변에 둘러서있던 무림인들이 가랑잎처럼 나자빠지고. 공력이 강한 자들만이 버티고 서고

비무대 위의 벽세황과 도연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 벽세황은 웃고 있고 도연은 찡그리지만 방어막을 일으켜 막고

화악! 오방희는 중토희가 내민 손에서 일어난 방어막이 전체를 방어하고

단상에서는 혈가람과 야차선녀가 손을 내밀어 역시 방어막을 형성하여 냉혈전호를 보호하고. 그러다가

뚝! 웃음을 그치는 철신장

[가... 가공!] [신행태보보다도 공력이 심후해 보인다!] [철신장의 공력이 이 정도였는가?] 나자빠지고 주저앉았거나 비틀거리던 사람들 경악하고

철신장; [기꺼이...] 이빨 드러내며 웃고

철신장; [네놈의 오만한 양보를 받아들이마!] 부악! 강력무비한 주먹질로 벽세황을 후려친다. 주먹에서 벼락이 일어나고

꽝! 벽세황의 몸에서 일어난 방어막을 때리는 철신장의 주먹

바웅! 엄청난 충격파가 비무대를 휩쓸고

도연; [어이쿠!] 충격파에 휘청하고. 하지만

보호막에 휩싸인 채 웃는 벽세황

철신장; (이놈...) 지지지! 주먹으로 벽세황의 보호막을 친 상태로 눈 부릅뜨고

철신장; (십갑자에 가까운 내 일격을 미동도 않고 막다니...)

철신장; (오냐! 과연 네놈이 얼마나 버틸지 보자!) + [크아!] 부악! 다른 쪽 주먹을 휘두르고. 더 강력하고

꽝! 더 큰 충격파와 굉음이 일어나고

[헉!] [큭!] [고... 고막이...] 비무대 주변 무림인들 귀를 막고 주저앉거나 피를 흘리고

지지지! 역시 방어막에 덮인 채 웃고 있는 벽세황

철신장; (이 괴물!) 이를 악물며 물러서다가

철신장의 뇌리에 떠오르는 풍신장, 염신장, 냉신장이 탈진해서 쓰러진 모습

철신장; (아우들의 희생을 봐서라도 질 수 없다!) 부악! 다시 주먹을 질러가고

철신장; (내 십이성의 공력이 실린 이 일격을 막을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꽝! 천둥이 치는 듯한 굉음과 함께 철신장의 주먹이 벽세황의 방어막을 강타하고

꽝! 비무대 전체가 폭발에 휘말리고

[힉!] [헉!] 다시 나뒹구는 무림인들

[헉!] 과당탕! 견디지 못하고 뒤로 주저앉는 도연

바웅! 바웅! 혈가람과 야차선녀가 일어나며 손을 내밀어 냉혈전호 앞에 방어막을 형성하고. 그때

드드드! 무너질 듯 뒤흔들리는 비무대. 이어

쿠오오! 사라지는 진동과 연기

[어... 어떻게 되었지?] [방금 전의 일격이 삼초째 였는데...] 주저앉았던 무림인들 일어나며 비무대 위를 기웃

쿵! 드러나는 장면

지지지! 여전히 방어막에 덮여 있는 벽세황. 하지만 철신장의 주먹이 얼굴 바로 앞에까지 와있다. 방어막이 밀린 모습이고

[막... 막았다!] [무림왕께서 제삼초째도 견디어냈다!] 사람들 환호하고

철신장; (말... 말도 안되는...) 눈 부릅 뜰 때

주르르! 벽세황의 입과 코로 피가 흐르고

[저... 저거...] [무림왕께서 피를 흘리신다!] [내상을 입었구나!] 사람들 손가락질

[!] [!] 오방희 눈 치뜨고

냉혈전호가 의자 손잡이를 꽉 움켜잡을 때

벽세황; [아슬아슬했군!] 웃고

벽세황; [당신의 내공이 일, 이성만 더 높았어도 내 몸에 손을 댈 수 있을 뻔 했어.] 웃으며 오른손을 쳐드는데 엄지와 검지를 모아 튕길 자세

철신장; (위험...) 팟! 기겁하며 뒤로 물러나려 하지만

퍽! 이미 한줄기 섬광이 철신장의 이마를 궤뚫고 뒤통수로 나간다. 벽세황이 손가락을 튕긴 것

[!] [!] [!] 모든 사람들 경악.

오방희도 안도하며 손으로 입을 가리고.

 

#270>

어떤 산.

깊은 계곡.

계곡 끝의 동굴. #260>에 나온 철신장이 다른 삼신장의 힘을 흡수한 곳

[!] 눈 치뜨는 냉상영. 동굴 속의 석실에 앉아 술을 마시던 자세다. 탁자를 사이에 두고 냉신장, 염신장, 풍신장도 힘없이 앉아있었는데

[컥!] [큭!] [억!] 풍신장 등도 가슴을 움켜잡고

풍신장; [부젓가락으로 가슴을 지지는 듯한 느낌...] [방형님의 신변에 변고가 생겼다!] 가슴을 쥐어뜯으며 고통스러워 하고. 그러다가

[!] [!] [1] 무언가 깨닫는 세 사람

냉상영이 고통스러워하지만 죽지는 않는다

풍신장; [신녀! 당신은 분명 동심고를 나눠먹었는데...]

냉상영; [방철산이 죽은 것같은데 왜 내가 죽지 않은 것같은가요?]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일어나고

풍신장; [설마...!] 경악하고

냉상영; [맞아요.] 마녀처럼 웃고

냉상영; [당신들이 절반의 동심고를 다시 사등분해서 먹은 덕분이랍니다.] [난 당신들이 동시에 죽지 않는 한 죽지 않아요. 다만 좀 괴로울 뿐이지요.]

염신장; [잘도 우릴 속였구나!] 벌떡 일어나는데

퍽! 염신장의 이마에 구멍이 나고

냉상영; [사내 노릇도 못하는 고자께서 가장 먼저 죽어야겠지요?] 손가락을 튕긴 자세로 비틀하고. 고통스러운 표정

퍼억! 나뒹구는 염신장. [염제!] [형님!] 풍신장과 냉신장이 비명 지를 때

냉상영; [기왕에 겪을 고통, 빨리 끝내는 게 좋겠지요?] 핑! 다시 손가락 튕기고. 고통스러워하면서

퍼억! 냉신장도 뒤통수에서 앞쪽으로 구멍이 나며 죽고. 풍신장 눈 부릅

풍신장; [네년이...] 털썩! 나뒹구는 냉신장을 앞에 두고 이를 갈며 냉상영을 노려보고

냉상영; [나도 여자야.] [설마 여러 놈을 동시에 배에 태우는 걸 좋아할 거라 생각한 건 아니겠지?] 이를 갈며 손가락으로 풍신장을 겨누며 이를 갈고

풍신장; [하하하 결국 지난 십칠년동은 우리는 네년에게 철저하게 농락을 당했다는 얘기가 되는군.] 허탈하게 웃고

냉상영; [풍신장!] [그나마 당신에게는 정을 느끼는 때가 있긴 했어요.] 징! 빛이 나는 손가락으로 풍신장을 겨누고

냉상영; [다음 생에서 만나게 된다면 당신과는 해로동혈하고 싶은 생각도 없지 않답니다.]

풍신장; [환멸이 일 뿐이다. 잡설은 그만하고 죽여라.] 한숨

냉상영; [더 험한 말을 듣기 전에 끝내야겠네요.] 징! 손가락으로 빛을 뿜어내 풍신장을 죽이려 하고. 바로 그때

화악! 입구를 가득 메우며 덮쳐드는 패소정

냉상영; [네년...] 투쾅! 경악하면서 손가락을 돌려 패소정에게 빛을 뿜어내고

꽝! 패소정의 가슴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패소정의 입에서 피가 터진다

냉상영; [네년 누군데 감히...] + [!] 이를 갈다가 눈 부릅

화악! 비틀거리는 패소정의 머리를 뛰어넘으며 냉상영을 향해 채찍을 휘두르는 금면무황

냉상영; (아차... 떡대 좋은 년은 미끼였구나!) 팟! 경악하며 뒤로 날아피하려 하지만

쩍! 팽! 벼락같이 날아든 금면무황의 채찍 끝이 냉상영의 목을 스치며 잘라버린다. 눈 치뜨는 냉상영

풍신장; [신녀...] 비명 지르며 손을 뻗고. 그 앞에서 몸통과 분리 된 냉상영의 수급이 떨어지고 있고

털썩! 두 팔로 냉상영의 목을 끌어안는 풍신장.

퍼억! 나뒹구는 냉상영의 몸통

휘익! 스슥! 내려서는 패소정과 금면무황

풍신장; [방금 전의 그 말... 취소하리다.] 품에 안은 냉상영의 목을 내려다 보며 웃고

풍신장; [다음 생에서는... 해로동혈할 수 있기를 바라겠소.] 주르르!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웃다가

퍼억! 냉상영의 머리를 안고 나뒹구는 풍신장

금면무황; [깔끔하게 정리가 되었네.] 풍신장의 시체를 발로 툭 건드려 보면서

금면무황; [이걸로 신녀문이 우리 무황성에 맞설 일은 없겠지.] + [!] 말하며 돌아보다가 눈 부릅

스륵! 비틀거리던 패소정의 몸이 앞으로 쓰러지고 있다

금면무황; [왜 그러느냐?] 팟! 급히 손을 뻗어 패소정을 부축하려 하는데

쿵! 쓰러지는 패소정 뒤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타노

금면무황; [네놈 누군데...] 팟! 패소정의 팔을 놓고 기겁하며 물러서려 하지만

콱! 이미 그년의 목을 움켜잡고 있는 타노의 손아귀

금면무황; [끄윽...] 목이 부러지며 눈을 까뒤집고

타노; [살인상단 십대자객 서열삼위 도화선자!] [맞는가?] 다른 손으로 금면무황의 얼굴에 쓰고 있는 가면을 잡고

팟! 가면을 벗기는 타노의 손. 가면이 벗겨지자 드러나는 얼굴은 절세미녀지만 좀 헤픈, 마릴린 몬로 분위기의 여자다. 목이 부러져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눈이 돌아가 있다. 이 얼굴이 도화선자

타노; [틀림없군!] 콰득! 도화선자의 목을 완전히 꺾어버리는 타노의 손아귀

툭! 목이 부러져 죽는 도화선자

타노; [날 원망하진 마라.] 슥! 가면을 자기 얼굴에 쓰고

타노; [내가 앞으로 모실 마님 중 한분이신 독호접께서 널 확실하게 죽이라는 분부가 계셨기 때문이니...] 슥! 다른 손으로 도화선자의 품을 뒤지고

다시 꺼내는 타노의 손에는 영패가 하나 들려있다. <武皇令>이란 글이 적힌 영패로 글씨 주변에 용이 조각되어 있다.

타노; [황금 가면과 이 무황령(武皇令)만 있으면 무황성은 무혈로 장악할 수 있지.] 휙! 영패를 보며 도화선자의 시체를 던지고

털썩! 냉상영의 목 없는 시체 근처에 나뒹구는 도화선자의 시체.

타노; [하여간 독호접마님은 욕심도 많으셔!] [신녀문에 이어 무황성까지 삼키실 계획을 세우시고...] 영패를 품속에 넣고

타노; [네년은 운이 좋은 줄 알아라.] 패소정의 허리를 끌어안고

타노; [함께 고난을 겪은 인연 덕분에 죽이지 말고 살려서 데려오라는 독호접 마님의 분부가 계셨으니...] [영차!] 패소정의 거구를 한쪽 어깨에 짊어지고

타노; [덩치가 커서 데려가는 것도 일이구먼.] 패소정을 한쪽 어깨에 짊어지고 입구로 가는 타노

타노; [그래도 도련님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켜줄만한 물건이니 잘 모시고 가야겠지.] 흐흐흐! 웃으며 나가는 타노. 그 뒤로 두 여자와 세 남자의 시체가 널려 있다.

 

#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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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

여전히 밤. 창랑곡에서 상당히 떨어진 어떤 계곡

덜컥! 계곡 끝의 절벽의 바위가 움직이더니

그긍! 한쪽으로 열리는 바위. 숨겨진 문이다.

그문으로 조심스럽게 나오는 환요. 여전히 들창코

환요; (거의 십리 가까운 길이의 비밀통로였다.) 돌아보며 나오고

환요; (비밀통로 내부가 복잡하고 또 어두워서 빠져나오는데 상당히 시간이 걸렸다.)

환요; (냉막이 언제 눈치 채고 추격해올지 모르니 서둘러서 이 산을 빠져나가야한다.) 계곡 입구쪽으로 달려가고. 그러다가

[!] 눈 부릅뜨며 바닥을 보는 환요

쿵! 바닥에 드리워진 그림자. 어떤 사람의 형상이다.

환요; (설마....) 홱! 고개 돌려서 달이 뜬 쪽의 절벽을 올려다 보고

쿵! 달을 등지고 서서 내려다보는 사내. 물론 독불군이다.

환요; (독.... 독불군!) 굳어지며 뒷걸음질 칠 때

독불군; [죽일 년...] [감히 날 물 먹여?] 이를 부득 갈고

독불군; [그 대가로 오늘 여기서 늑대 먹이가 되게 해주겠다.] 손을 쳐들고. 손에는 천랑번이 들려있고. 그러자

번쩍! 번쩍! 계곡 입구쪽 절벽 그늘에서 수많은 짐승들의 눈이 번뜩이더니

쿵! 고개는 낮춘 채 이빨 드러내며 나타나는 수십마리의 늑대들

환요; [흑!] 전율하며 오른손을 급히 왼쪽 소매 속에 손을 넣고

크르르! 크르! 이빨 드러내며 다가오는 늑대들

독불군; [그 계집이 오늘 밤 너희들의 만찬이다.] [사양하지 말고 먹어치워라.] 천랑번을 든 채 잔인하게 웃고. 그러자

크르릉! 크릉! 천천히 다가오던 늑대들이 맹렬히 환요에게 달려든다.

환요; [멈춰!] 다급히 외치며 왼쪽 소매에 넣었던 오른손을 잡아뽑고. 그런 환요의 오른손에도 천랑번이 들려있다.

크릉! 크르르! 환요에게 달려들려던 늑대들 급정거하고

독불군; (천랑번...) 찡그리고

환요; [물... 물러서라! 난 너희들의 적이 아니다.] 깃발을 쳐든 채 외치고. 뒷걸음질. 겁에 질린 표정으로. 그러자

크르르! 끼잉! 늑대들의 표정이 순해지면서 뒤로 물러선다.

독불군; [네년이 내 천랑번을 훔쳐간 걸 깜빡했군.]

독불군; [그럼 내 손으로 직접 네년을 처단할 수밖에....] 휘익! 뛰어내리고

긴장하며 물러서는 환요

독불군; [저 세상으로 보내주기 전에 네년의 정체나 알자.] 휘익! 환요 앞으로 내려서고

독불군; [무슨 목적으로 내게 접근 한 것이냐?] [요석화라는 이름도 물론 진짜 이름이 아닐 테지?]

환요; [오냐! 이렇게 된 마당에 무얼 숨기겠느냐?] 이를 갈며 손으로 코를 만지고

환요; [내 본 얼굴을 보면 내가 네놈에게 접근한 이유를 알 것이다.] 슥! 코를 만지던 손을 내리고

쿵! 코가 원래대로 돌아가며 환요의 진짜 얼굴이 드러나고

독불군; [그 얼굴....] 흠칫! 하다가

독불군; [그렇군!] [네년은 바로 화의사신 환극의 딸년이었구나.]

독불군; [이름이 환요였던가?] 청도 근처 산속의 폭포 옆에서 자신이 환요를 농락하던 장면 떠올리고

환요; [내가 누군지 알았으면 죽어야하는 이유도 알 것이다.] 두 손을 쥐어 결을 지으며 외치고. 그러자

슈웅! 환요 주변의 바위와 돌들이 무중력 상태처럼 둥실 떠오르고

독불군; [배교의 술법!] 눈 치뜨며 막을 자세

환요; [죽어라 아버지의 원수!] 악을 쓰며 양손을 앞으로 확 뿌리고. 그러자

투쾅! 쐐액! 떠올랐던 바위들이 포탄처럼 독불군에게 쏘아간다.

끼잉! 컹! 늑대들이 놀라 꽁무니를 말며 뒷걸음질치고.

독불군; [별 시답잖은 술법이로군.] 펑! 퍼펑! 냉소하며 장풍을 치고 호신강기로 바위들을 막아내는 독불군

환요; [크아아!] 날아드는 바위틈에 섞여 날아들면서 오른손을 내지르는 환요. 오른손에는 비수가 한 자루 들려서 독불군을 찔러간다. 하지만

징! 히죽 웃으며 앞으로 내미는 독불군의 손바닥이 빛을 발하고. 직후

쾅! 아무런 기척도 없었는데 덮쳐오던 환요의 가슴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환요; [악!] 후두둑! 가슴에서 피가 확 터지며 뒤로 퉁겨져 나가는 환요. 강한 흡인력이 환요의 가슴에서 피를 빨아내는 모습이고. 그 앞쪽에서 장풍을 내친 자세의 독불군

퍼억! 등부터 바닥에 쳐박히는 환요

[쿨럭!] 피를 토하며 고개를 드는 환요

독불군; [아무렴 천하패주를 노리는 나 독불군이 너같은 계집 손에 어찌 될 것같으냐?] 콰쾅! 콰드드! 이리저리 나뒹구는 바위와 돌들 틈에서 걸어 나오며 음산하게 웃고

환요; [끄윽...] 옷이 터진 가슴에 손바닥 형상의 상처가 나있고 그곳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는 모급으로 입과 코로 피를 토하며 필사적으로 일어나려는 환요

독불군; [가망 없는 저항이니 포기해라!]

독불군; [천마대종사의 칠대절기중 하나인 흡혈삼첩장(吸血三疊掌)에 당한 이상 네년은 온몸의 피가 몸 밖으로 빠져나와 죽을 수밖에 없다.]

환요; [으으으...] 상체를 일으키며 손으로 가슴을 누르지만 가슴에서는 계속 피가 쏟아져 나오고. 주저앉은 자세로

독불군; [상황 파악이 된 것같으니 이제 그만 죽어라.] 지징! 진동하는 손으로 환요를 겨누고.

환요; (죄송해요 아버지!) 절망하는 환요

<아무래도 소녀는 아버지의 복수를 해드리지 못할 것같아요.> 위 장면을 배경으로 환요의 생각 나레이션.

독불군; [네년의 몸뚱이로 늑대들이 주린 배를 채우게 될 것이다.] 진동하는 손으로 환요를 겨눈 채 웃고

독불군; [아무쪼록 그걸 위안으로 삼고...] + [!] 말하다가 눈 부릅. 그 뒤에서 여러 마리의 늑대들이 벼락같이 날아서 덮치고 있다

독불군; [네놈들이...] 스팟! 다급히 몸을 돌려 피하고.

찍! 찌직! 늑대들의 이빨과 발톱이 스치면서 독불군의 옷이 찢기고

독불군; [큭!] 비틀거리며 절벽을 등지고 내려서고

환요; (늑대들이 왜 갑자기...) 놀라고

독불군; [이 똥개새끼들이 미쳤나?] [내게 천랑번이 있다는 걸 잊은 거냐?] 천랑번을 꺼내 쳐들며 외치지만

<그따위 천조각은 소용없다!> 누군가의 말이 들려 눈 부릅뜨는 독불군

[이 귀염둥이들은 이미 옥녀진액(玉女眞液)을 복용한 나의 수족이 되어있으니....] 어떤 여자가 늑대 무리 뒤에서 걸어오며 말한다. 늑대들은 그 여자 앞쪽에서 이빨 드러내며 독불군에게 다가서고 있고

환요; (누구지?)

독불군; [네년은...] 눈 부릅

[아나타!] 독불군의 비명 배경으로 모습 드러내는 아나타. 살벌하고도 요사스러운 분위기. 온몸에서 안개같은 기운이 뿜어져 나온다. 소녀환희밀법을 수련한 상태고

환요; (아나타라면 황금성 성주 아극파의 딸인데 동문인 저 인간을 왜...) 어리둥절할 때

독불군; (옥... 옥녀진액!) 깨닫고

독불군; (수컷이라면 절대 거역하지 못한다는 그 미약 때문에 늑대들이 저년에게 복종하고 있구나.) 늑대들에게 에워싸인 채로 다가오는 아나타를 보며 공포에 질리고. 아나타 주변의 늑대들은 강아지처럼 학학 거리며 아나타를 보고 있고

아나타; [버러지만도 못한 말종!] 늑대들을 몰고 다가오며 이를 바득 갈고

아나타; [드디어 네놈을 내 손으로 때려죽일 수 있게 되었구나.]

독불군; [지랄....] 이를 갈다가

독불군; [네년이야말로 내 앞에 나타나지 말았어야 했다.] 쩍! 미사일처럼 아나타에게 쇄도하며 오른손을 뻗어 장풍을 날리려 하고. 하지만

아나타는 피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늑대들 역시 자신들 머리 위로 날아가는 독불군을 막지 못하고

환요; [조... 조심해요!] 비명 지르고. 직후

펑! 독불군의 장풍이 아나타의 가슴을 때린다

환요; [악!] 그걸 보며 비명

독불군; (해치웠다!) 오른손으로 장풍을 내친 자세로 웃고

독불군; (첩혈삼첩장에 맞은 이상 금강불괴라도 무사하지 못...) + [!] 생각하다가 눈 부릅

화악! 엄청난 흡인력이 아나타의 몸에서 일어나 독불군을 아나타쪽으로 끌어당긴다. 아나타는 양팔을 벌리고 있는데 가슴 부분의 옷이 터져나가 젖가슴이 드러나지만 상처는 나지 않았다.

독불군; (내.... 내 공력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저년의 몸으로 흘러들어간다!) 쐐액! 자석에 끌리는 쇳가루처럼 아나타에게 끌려가며 경악과 공포에 질린 표정이 되고. 오른손을 앞으로 내민 자세로 끌려가며

마녀처럼 웃는 아나타의 얼굴 확 크로즈 업

독불군; (그렇게 된 거였구나!) + [크아!] 쾅! 왼손으로 자신의 오른팔을 후려치는 독불군

우직! 독불군의 오른팔이 부러지고

독불군; [크아악!] 오른팔이 부러지는 충격으로 아나타에게 끌려가는 건 면하지만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아나타 앞쪽의 바닥에 나뒹구는 독불군. 그러다가

[!] 눈 부릅뜨는 독불군. 왼손으로 부러진 오른팔을 부여잡고 허공을 본다

슥! 아나타가 발을 들어 내리밟으려 한다

독불군; [안돼!] 팟! 옆으로 사력을 다해 구르고

쾅! 간발의 차이로 바닥을 밟아 움푹 들어가게 만드는 아나타의 발. 그 옆으로 튀어 오르고 있는 독불군. 왼손으로 부러져서 덜렁거리는 오른팔을 부여잡은 채

휘릭! 절벽을 등지고 내려서는 독불군. 사색이 되었고

아나타; [어리석은 놈!] [내 발에 밟혀 편히 죽을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놓치는구나.] 냉소하며 돌아보고

아나타; [소원이라면 내 귀염둥이들에게 산 채로 뜯어 먹히게 해주마.] 주변의 늑대들을 둘러보면서

아나타; [저놈이 오늘 너희들의 양식이다. 뼈 조각까지 남기지 말고 먹어치워라.] 주변의 늑대들에게 외치고

크르르! 크르! 이빨 드러내며 독불군에게 접근하는 늑대들

독불군; [소녀환희밀법!] [네년.... 천마대종사의 칠대절기중 소녀환희밀법을 수련했구나.] 깨닫고 공포에 질리고

아나타; [그렇다.] [비록 본격적으로 수련한지 얼마 되지 않은 탓에 고육지책(苦肉之策)을 쓴 네놈은 놓쳤었지만...]

아나타; [이제 곧 나의 소녀환희밀법은 완성된다.] 쿠오오! 온몸에서 사악한 기운이 뿜어져 나와 마녀처럼 변하고

아나타; [그럼 네놈 아비를 포함해서 어떤 짐승도 내게 저항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독불군; [젠장!] 이를 갈며 몸을 날리려 하고. 바로 그때

콱! 콱! 바닥의 흙이 손처럼 변해서 독불군의 양쪽 발목을 움켜 잡는다

독불군; [헉!] 양쪽 발목이 잡혀서 내려다 보며 비명

환요; [죄값을 치러라 마귀새끼야!] 두 손을 결을 지으며 외치고 있다. 바닥에 주저앉은 채

독불군; [배... 배교의 술법...] 사색이 되어 두 다리를 뒤틀어서 짜져나가려 하지만

아나타; [모두 달려들어서 저놈을 산 채로 먹어치워라!] 주변의 늑대들에게 명령하며 손으로는 독불군을 가리키고. 그러자

크왕! 크르르! 늑대들이 일제히 독불군을 덮쳐간다.

독불군; [아... 안돼!] 비명 지르며 온전한 왼손으로 장풍을 내쏘고. 두발이 묶여 있어서 피하지는 못하고

퍼엉! 콰직! 케엥! 컹! 몇 마리의 늑대는 독불군이 날린 장풍에 으스러져 죽지만

콰직! 마침내 늑대 한 마리가 독불군의 목을 물어뜯는다. 눈 치뜨는 독불군

독불군; [끄아아악!] 자기 목을 문 늑대 머리를 떼내려 하며 비명. 하지만

콰직! 우두둑! 다른 늑대들이 일제히 독불군의 몸뚱이를 물어뜯는다. 팔 다리도 물어뜯고

독불군; [크아아아악!] 늑대들에게 잡아먹히며 처절한 비명 지르는 독불군

차마 보지 못하고 고개 돌리는 환요.

아나타; [당신 얘기는 이공자님을 통해서 들었어요.] 그런 환요에게 다가오고

환요; [이공자.... 저희 교주님을 아시는가요?] 올려다보고

아나타; [알지요. 아주 잘....] 애잔한 표정

환요; (이 여자, 교주님과 깊은 관계로구나.) 깨닫고

아나타; [나는 이 주변에 은신해 있다가 다섯 짐승들에게 죄값을 치루게 할 계획이에요.] [그러니 당신이 내 대신 이공자님을 만나러 가주세요.]

아나타; [절대... 무슨 일이 있어도 날 구하러 오지 말라고!] 결연한 표정

[!] 눈 치뜨며 침 꿀꺽 삼키는 환요

 

#273>

낮. 숲이 울창한 산.

빠카카캉! 갑자기 숲 한가운데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벼락이 허공으로 치솟고

푸드득! 푸득! 새들이 기겁하며 허공으로 날아오르고

박살난 숲 가운데에서 삼대일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아극파, 당령, 침독이 사존 패극천을 포위공격하고 있는 중이다. 패륵은 좀 떨어진 곳의 바위에 앉아서 술병의 술을 마시며 관전하고 있고. 하지만

야차서시때보다도 더 고전하고 있는 아극파와 당령과 침독. 사존의 몸에서 촉수처럼 뻗어 나와 넘실거리는 여러 가닥의 번뇌인이 스치는 모든 것 잘라버린다. 아극파는 파천연환륜을 써서, 당령은 백장육혼삭을 써서, 침독은 흡혈창을 써서 상대하지만 겨우 겨우 막는 중이다.

번뇌인이 넘실거리며 날아들면 무엇으로도 막을 수가 없어 여기 저기 베이고 간발의 차이로 피하는 세년놈.

아극파; [젠장! 야차서시 왕할망구와는 차원이 다르구만.] + 당령; [사부의 동생인데 오죽하겠어?] + 침독; [싸우는데 집중해라!] 각자의 무기를 휘두르고 내치는 세 년놈. 하지만

투쾅! 텅! 날아드는 세 년놈의 무기들은 사존의 몸에서 느닷없이 튀어나오는 번뇌인에 막혀 퉁겨진다.

사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들이....] 비웃고

사존; [진정한 금강불괴를 이룬 네놈들의 사부를 상대하기 위해 수련한 번뇌인이다.]

사존; [아무렴 두부같이 부드러운 몸뚱이를 지닌 네놈들이 감당할 수 있을 것같으냐?] 슈욱! 쩍! 여러 가닥의 번뇌인을 몸에서 뻗어내 세 년놈을 몰아붙이며 웃고

[큭!] + [아얏!] + [!] 번뇌인에 또 몸이 베어지며 비명 지르는 세 년놈

사존; [노부는 갈길이 바쁜 몸이다. 더 이상 네놈들과 놀아줄 시간이 없다.] 슈학! 쩌억! 사존의 몸에서 치솟는 번뇌인이 폭잘적으로 치솟더니

사존; [그러니 그만 죽어라!] 투쾅! 쩍! 미사일처럼 내려꽂히거나 엄청난 힘으로 휩쓸어오는 번뇌인

[헉!] [안돼!] [큭!] 전력을 기울여 파천연환륜과 백장육혼삭과 흡혈창을 휘둘러서 자신들을 베고 찔러 오는 번뇌인을 막으려는 세년놈

꽝! 콰창! 번뇌인과 세년놈의 무기가 충돌하며 강한 폭발과 섬광이 터지고

아극파; [컥!] 피를 토하며 날아가고

당령; [악!] 얼굴에 길게 갈라진 흉터에서 피를 뿜어내며 뒤로 날아가고

퍽! 왼쪽 어깨 아래 가슴이 번뇌인에 관통당하는 침독

콰당탕! 나뒹구는 아극파

당령; [내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얼굴 감싸며 내려서고

퍽! 오른손의 흡혈창으로 번뇌인을 쳐서 끊어버리는 침독

쿵쿵! 끊어진 번뇌인이 가슴에 박힌 채 뒤로 물러서는 침독.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아극파; [괜잖은 거냐 침독?] 일어나며 외치고

괜잖다는 표시로 흡혈창을 들어보이며 비틀거리는 침독. 입과 코로는 피를 흘리고 왼팔은 축 늘어트리고 있다

푸스스! 침독의 가슴에 박혀있던 번뇌인은 흩어져 안개처럼 사라지고

사존; [제법 끈질긴 년놈들이로군.] 온몸에서 뽑아낸 번뇌인을 넘실거리며 웃고

사존; [더 이상 귀찮게 굴지 못하도록 이번에는 확실히 죽여주겠다.]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고. 그러자

당령; [야 이 인간아! 언제까지 구경만 하고 있을 작정이야?] 뒤쪽의 패륵을 향해 악을 쓰고. 한손으로 얼굴의 상처를 누른 채. 아극파와 침독도 힐끔 돌아보고

당령; [벌써 이각(二刻;30분) 가까이 버텼어!] [우릴 이 정도로 뺑이 치게 만들었으면 충분한 거 아냐?]

패륵; [그년 참 누가 입 두 개 아니랄까봐 시끄럽긴...] 웃으며 술병 입에서 떼고

당령; [너 이 새끼...]

패륵; [알았다! 알았으니까 그만 좀 앙앙 거려라.] 퍽! 술병을 옆으로 던져 깨트리며 그때까지 앉아있던 바위에서 엉덩이를 뗀다

패륵; [너희 셋이 피를 본 덕분에 저 늙은이의 밑천을 모두 알아냈다.] [이제 마무리는 내가 하도록 하마.] 나서고

사존; [내 밑천을 모두 알아냈다?] 어이없고

사존; [그 놈, 다른 건 몰라도 허세만큼은 제 사부를 까마득히 능가하는구만.]

패륵; [허세인지 아닌지는 노괴가 직접 확인하시지.] 슈우! 말하는 패륵의 몸에서 번뇌인이 넘실거리며 일어난다.

[번... 번뇌인!] [맙소사!] [!] 아극파, 당령, 침독의 경악

사존; [허어...] 역시 놀라고

패륵; [어떤가? 그럴 듯하지?]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는 번뇌인을 둘러보며 웃고

사존; [이상하군. 어떻게 너 같은 괴물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 나타날 수 있는 건가?] [천재라는 게 이렇게 간단히 세상에 나타날 수도 있는 건가?] 갸웃하고

패륵; [궁금증은 저 세상에 가서 염라대왕에게 직접 물어보시구려.] 슈악! 번뇌인이 사존을 덮쳐가고

사존; [오냐! 네놈의 그게 진짜 번뇌인인지 확인해보자.] 슈악! 역시 번뇌인을 뿜어내어 마주 쳐가고

콰콰쾅! 꽝! 서로의 번뇌인이 충돌하며 굉음이 일어나고

우뚝 선 채 서로에게 번뇌인을 날려서 공격하는 둘. 주로 번뇌인끼리 충돌한다. 상대방의 번뇌인을 번뇌인으로 요격하는 모습이고

당령; [하다하다 사존의 번뇌인까지 그대로 복제해내다니...] [대체 패륵 저건 어떻게 되어 먹은 인간인 거지?] 공포에 질리고

아극파; (도저히... 도저히 무공으로는 어찌 해 볼 수 없는 괴물이다.) 이를 악물고. 역시 식은땀 흘리면서

아극파; (역시 믿을 건 창랑곡에 매설해놓은 폭약뿐인 것인가?) 이를 부득 갈고

그런 아극파를 곁눈질로 보는 침독

콰콰쾅! 쾅! 번뇌인들끼리 충돌하는데

콰직! 사존의 번뇌인 한 가닥이 패륵의 번뇌인들을 뚫고 들어간다.

그걸 보며 눈 부릅뜨는 패륵

당령; [위험해!] 비명

아극파; (역시 날림으로 배운 번뇌인이라 진짜 번뇌인을 완전히 막아내지는 못하는구나.) 침 꿀꺽 삼킬 때

퍼억! 패륵의 방어를 뚫고 들어간 번뇌인이 몸을 젖혀 피하려는 패륵의 가슴을 가르며 지나가는데

사존; [크크크! 네놈이야말로 밑천을 드러내는구나.] 슈악! 번뇌인을 넘실거려 패륵을 베어가며 웃고

사존; [아무렴 사파제일의 절기인 번뇌인이 그렇게 쉽게 흉내낼 수 있는 게...] + [!]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상의가 갈라져 피를 뿌리며 비틀거리는 패륵. 헌데

갈라진 상의를 통해서 패륵의 가슴에 나비 모양의 반점이 있는 게 보이고

사존; (맙소사!) 경악하고.

그런 사존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임산부 복장의 야차서시가 침대에 기대앉아 아기를 보여주는데. 강보에 싸인 그 아기의 가슴에 나비 모양의 반점이 있었다.

사존; (성도 나와 같은 패씨! 그렇다는 건...)

사존; (저놈이 바로 야차서시가 핏덩이 시절 남에게 줘버렸다는 내 아들....?) 멈칫! 경악하는 사존의 몸에서 번뇌인이 움직임을 멈추고

패륵; [뭐하는 짓이야?] 부악! 몸을 진동하고

쾅! 그 진동에 강타당한 사존의 몸이 충격을 받아서 입과 코로 피를 팍 터트리며 물러서고

패륵; [아무리 한수 이득을 봤기로서니 날 얕보는 건 용서가 안...] + [!]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퍼억! 어느 틈에 뒤로 돌아간 침독이 사존의 등에 흡혈창을 박아넣고 있다

사존; [컥!] 피를 토하며 앞으로 비틀하고. 흡혈창이 몸을 뚫고 배쪽으로 나왔다.

당령; (저 노괴가 왜 갑자기 방심을 했지?) 어리둥절

아극파; [잘 했다 침독!] 투쾅! 바웅! 파천연환륜을 전부 분해해서 원반으로 날린다

팟! 침독은 재빨리 흡혈창을 놓고 뒤로 날아가 피하고

카캉! 캉! 대부분의 원반은 다시 움직이는 번뇌인에 막혀 퉁겨지지만

퍼퍽! 퍽! 몇 개는 사존의 몸에 박힌다.

사존; [지랄...] 비틀하다가

사존; [젊었을 때의 죄값을 이렇게 치루는구만.] 쿵! 앞으로 무릎을 꿇는다. 이어

슈우! 번뇌인이 모두 사라지고. 늙은 사존의 몸이 드러난다.

아극파; [겨우 끝났구만!] 이마의 땀을 닦고

아극파; [마무리는 패륵 네가 지어라.] 돌아보다가 흠칫!하는 아극파.

[...] 패륵이 뭔가 생각하며 사존을 보고 있다.

당령; (저 인간도 사존이 갑자기 공격을 멈춘 이유가 뭔지 모르고 있구나.) 눈 반짝이며 패륵을 보고.

아극파; [네 손으로 거꾸러트린 게 아니라 찝찝하다면 내가 대신 마무리를 짓도록 하마.] 징! 진동하는 손으로 사존을 겨누며 앞으로 나서는데

번쩍! 허공에서 벼락이 작렬하고

꽈광! 아극파 앞으로 벼락이 떨어진다. + 아극파; [헉!] 비명 지르며 뒤로 물러서고. 다른 년놈들도 경악

패륵; [뇌신건!] 경악할 때

이군악; [젠장! 한발 늦었구나.] 쿠오오! 돌풍을 일으키며 사존의 옆으로 나타나는 이군악

[이군악!] 모두가 경악할 때

이군악; [갑시다 태상교주!] 콱! 사존의 팔을 움켜잡고.

징! 그런 이군악의 오른손에서 귀마신갑이 나타나고

패륵; [네놈이...] 바웅! 몸으로 진동을 일으키며 이를 갈지만

꽝! 패륵의 몸에서 일어난 진동이 지면을 박살냈을 뿐 이군악의 모습은 이미 사라지고 없다

[또!] [귀마신갑을 썼구나!] 당령과 아극파가 당혹해할 때

패륵; [미꾸라지 같은 놈!] 분노

패륵; [네놈이 어디로 숨을 수 있을지 보자!] 으아아아! 분노하는 패륵

 

#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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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五十三 章

 

                驚天動地할 大 血鬪

 

 

 

문성무존의 밖으로 나오던 주혜린은 마왕을 보고 경악했다.

[구문제독 하후승!]

마왕의 유리알 같은 눈이 백열하면서 그녀를 보았다.

[크흐흐흐‥‥‥주혜린! 너는 내 것이어야 했는데‥‥‥크하하하하 하지만 복수하게 되었으니 후회하지는 않는다.]

놀랍게도 마왕은 옛날 주혜린에게 눈독을 들였던 것이다.

가만 두면 자신의 아내가 될 가능성이 많았던 주혜린이었다.

헌데 황창설이 나타나 자신의 음모를 파괴했을 뿐 아니라 주혜린마저 데리고 사라져버리자,

한때 마왕은 모든 수하들을 동원하여 그들을 찾는데 혈안이 되었던 적이 있다.

황군우가 분기탱천하여 소리쳤다.

[어디서 감히 더러운 말을 입에 담느냐?]

휘루룽!

그의 손에서 음양합일신공이 마왕을 향해 뻗어나갔다.

[크흐흐‥‥‥]

마왕이 가소롭다는 듯이 웃으며 일수를 내저었다.

순간,

슈콰콰콰------!

그의 손에서 뻗어나온 가공할 장력이 황군우의 음양합일신공과 부딪혔다.

위지장천의 입에서 놀란 외침이 터져 나왔다.

[월음천마공!]

쾅!

[으윽!]

황군우의 몸은 이장이나 뒤로 튕겨나갔다.

월음천마공‥‥‥

스치는 것은 무엇이나 부수어버린다는 금단의 마공‥‥‥

전연옥이 재빨리 날아올라 황군우를 받아안으며 물었다.

[괜찮아요?]

[으음‥‥‥괜찮소. 충격을 조금 받았을 뿐이오.]

황군우는 그녀의 손을 밀면서 말했다.

그의 음양합일신공은 천의무봉(天衣無縫)한 것이라 내공에 있어서만 딸리지 않으면 천하의 어떤 무공보다도 못하지 않은 것이다.

아마도 월음천마공과 정면에서 맞부딪히고도 살아난 사람이 있다면 지금까지는 오직 황군우 한사람뿐일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경악하고 있는 바로 그 순간,

한줄기 뿌연 연기같은 선이 그어지며 마왕 하후승을 뒤에서 덮쳤다.

도신 범강이었다.

번쩍!

소리도 없고 기척도 없었다.

더우기 그 빠름과 강함은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도신 범강은 자신의 도가 마왕의 대추혈에 닿는 것을 느끼며 내심 소리쳤다.

(베었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 성급한 판단이었다.

카캉!

소리와 함께 그의 도(刀)는 산산조각이 나서 흩어지고,

번쩍!

[큭!]

마왕의 손이 벼락처럼 뒤로 돌아가며 우악스럽게 그의 목을 움켜잡았다.

그리고,

하후승의 유리알 같은 눈은 심장을 얼려버릴 것같은 마기가 뿜어지는 순간,

툭!

도신의 목이 그의 손에 잘려지면서 수없이 흩어져 있는 시체들 위에 뒹굴었다.

마왕의 무공은 진정 경천동지, 오로지 경악 그 자체였다.

천하의 종주를 노리던 인물중의 하나였던 도신 범강이 기습을 하고도 마왕의 단 일초를 피하지 못하고 목이 잘려 죽었다.

이것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충격을 황군우와 전연옥에게 주었다.

또한,

문성무존의 인물들 역시 대경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같은 무공은 인간의 한계를 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마왕‥‥‥

처음에는 그는 냉정한 듯했다.

그러나,

막상 무공을 펼치기 시작한 후는 완전한 살인마가 되어버렸다.

[크하하하‥‥‥]

괴성을 지르며 멋대로 장력을 날리면서 움직이는 모든 것을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문성무존의 가족과 남궁파나 북혈마, 위지장천등을 가리지도 않았다.

슈콰콰콰-------!

스치면 무엇이나 부수어버리는 장력앞에 맞설 수 있는 인물은 거의 없었다.

오직 문성무존의 황숭환이나 황필민이 겨우 몇 수를 버틸 정도이고,

또한 남궁파만이 아무렇지 않게 유유자적 그의 장력을 피하고 막을 수 있을 뿐이었다.

[철인검!]

황숭환이 소리치며 검을 날렸다.

슈우우우-------!

시간이 정지되어버린 듯한 순간에 그의 검은 마왕의 장력을 뚫고 들어가 그의 목에 꽂혔다.

하나,

캉!

소리와 함께 검은 부숴져 버리고,

황숭환은 벼락처럼 뒤로 물러섰다.

문성무존의 철인검 마저도 그의 몸을 벨 수 없었다.

그자는 진정 이름 그대로 마왕이었다.

 

싸움은 난전의 형세로 치닫고 있었다.

이제는 황숭환이 노구를 이끌고 남궁파를 대적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력이 딸려 그에게 연방 밀리고 있었다.

황군우는 북혈마를 몰아붙이며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었고,

전연옥은 낙일검은 번쩍이며 위지장천과 싸우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을 제외한 전부가 마왕 하후승 한 사람만을 공격하는데도 마왕은 끄덕도 없었다.

그의 손에 의해 피가 끊임없이 피가 뿌려지고 있었다.

문성무존의 여인들마저 나와 싸우는데‥‥‥

금단의 마공 월음천마공을 완성한 마왕을 어떤 수법으로도 죽일 수 없었다.

남궁파와 싸우던 황숭환은 점점 밀리고 있었다.

천하에 상대할 것이 없다고 자부하던 철인검도 천년의 공력을 지녀 금강불괴가 된 자를 베지 못했다.

문성무존의 멸망은 눈앞에 다가온 것같았다.

그런데‥‥‥

갑자기 소음곡을 무너뜨릴 듯이 들려오는 소리‥‥‥

아아아-------!

또한 이와 조화를 이루는 소리‥‥‥

우우우-------!

맑고 청랑하면서도 분노가 느껴지는 소리가 소음곡을 울렸다.

그리고,

칠인의 인물이 빛살처럼 빠른 속도로 떨어져 내렸다.

그들은 황군성과 임보산, 육천태, 금화선녀, 임단심, 진우란, 그리고 전륜법왕의 하인이었던 마타였다.

마왕이 임보산을 보더니 괴성을 지르며 흉폭한 기세로 달려들었다.

[죽어라!]

그는 임보산에게 일장을 당한 기억에 그를 가장 강한 적수로 간주한 것 같았다.

임보산이 소리치며 손을 들어 가리켰다.

[마물! 월음천마공을 익히다니. 신주독존공을 받아라!]

그의 손이 하늘을 가리키다가 벼락처럼 마왕을 가리키자 강렬한 빛이 뻗어나갔다.

번쩍!

크윽!

마왕이 몸이 십여장 날아가 석벽에 부딪혔다.

진정 무제 임보산의 공력과 무공은 도저히 타인이 미칠 바가 못되었다.

그런 가공할 무공에 중인은 두려움과 함께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크아!]

마왕은 아무렇지도 않은듯 괴성을 지르며 다시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한편,

[북혈마!]

황군성은 내려서자마자 벽력같은 소리로 외치며 그를 향해 쌍장을 날렸다.

번쩍!

[크아악!]

북혈마의 몸이 피떡이 되어 날아갔다.

황군우와 대적하고 있던 그는 미처 피할 틈도 없었다.

황군성의 천년의 공력에 목게신공의 뒷받침을 받은 장력을 그로서는 받아낼 엄두도 내지 못한 것이었다.

황군성은 즉시 방향을 돌려 남궁파를 향해 날아가며 소리쳤다.

[남궁파! 목숨을 바쳐라!]

펑!

남궁파와 황군성이 서로 한 걸음 씩 물러섰다.

남궁파는 소매 속에서 한자루의 단창을 꺼내들었다.

고금십대천병 중의 하나인 혈화창이었다.

그가 자신의 사부인 전륜법왕을 살해할 때 사용한 것이기도 하다.

황군성이 소리쳤다.

[그것으로 사부를 잘도 죽였겠다.]

그의 손에서 백색 광채가 뻗어나왔다.

번천도가 펼쳐진 것이다.

붉은 빛과 백광이 어우러지며 한폭의 찬란한 그림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파파파팟-------!

스팟---------!

 

한편,

진우란은 전연옥과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위지장천을 향해 걸어갔다.

그녀의 손에는 지멸고가 들려있었다.

[삼성혈주! 이것이 뭔지 알아보시겠어요?]

진우란은 지멸고를 치켜들며 말했다.

위지장천이 전연옥에게서 물러섰다.

[지멸고‥‥‥당신이 사신‥‥‥?]

[그래요. 하지만 삼성혈을 쑥밭으로 만들고 지멸고를 빼앗은 사람은 바로 제 아버지였어요. 나는 이곳에 오기 전까지 당신에 대해 죄책감을 갖고 있었는데 이제 조금도 없어 져버렸어요.]

진우란은 비웃듯이 말했다.

[당신이 이곳에 온 이유나 제 아버지께서 삼성혈에 간 이유나 뭐가 다르겠어요? 하지만, 지멸고는 돌려드리죠.]

그녀는 지멸고를 휙 던졌다.

위지장천은 자신의 기형괴검을 뻗쳐 지멸고를 받고는 묵묵히 서있었다.

그리고,

한동안 고개를 숙이고 생각하더니,

[소저의 말이 옳소. 나도 다를 것이 없었구려.]

침중하게 말하면서 등을 돌렸다.

방금전까지 문성무존에 들기 위해 치열하게 싸움을 벌였던 그지만,

물러설 때는 깨끗하게 물러서는 장부다운 일면이 있었다.

진우란은 속으로 생각했다.

(저 사람도 대장부였구나.)

 

펑펑!

마왕과 임보산은 팽팽한 대치를 이루고 한치의 물러섬도 없이 서로의 몸을 격타하고 있었다.

임보산은 고금십대천병 중에서 금강신(金剛身)을 소유한 인물이고,

마왕 하후승은 월음천마공으로 불사불괴지체가 된 몸이다.

펑! 펑! 펑!

수 만근의 경력이 서로의 몸위에 떨어져도 그들은 끄덕도 없이 공격만을 해대고 있었다.

임보산이 일푼 정도 우세한 듯했지만 쉽게 이길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그들의 싸움은 두 사람만의 싸움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황군성과 임보산이 나타난 이후,

문성무존은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이미 반 수 이상의 가족이 죽었지만 그들은 슬퍼할 겨를도 없었던 터다.

싸우는 사람은 오직 황군성과 임보산 두 사람 뿐이고,

황창설 등은 가족의 시체를 한군데로 모으고 있었다.

황필민도 마왕의 손에 목숨을 잃었고 황자준, 황자걸, 황자웅 등도 모두 불귀의 고혼이 되고 말았다.

모두들 슬퍼하고 있는데도 황숭환은 불안한 마음으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것이 끝이 아닌데‥‥‥아닌데‥‥‥)

그의 말은 옳았다.

정말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소음곡 절벽 위로부터 새까맣게 인영들이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문성무존의 사람들은 아득해 짐을 느꼈다.

주혜린은 황청청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할아버지 말씀을 잊지 않았겠지? 절대로 내 곁을 떠나서는 않된다.]

황청청이 두려움에 떨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소음곡을 떠나려던 위지장천도 떠나지 못하고 떨어져 내리는 인영들을 보고 있었다.

한데,

떨어져 내리는 인영들은 마치 나무토막처럼 아무렇게나 떨어지며 소음곡 바닥에 쳐박혔다.

쿵!쿵!쿵!

마치 방아짓는 소리같은 음향이 한동안 계속되었다.

그런데,

땅에 쳐박혀 도저히 일어날 수 없을 것같던 자들이 몸을 세우고 있었다.

위지장천이 경악에 찬 외침을 터뜨렸다.

[동피철골시(銅皮鐵骨尸)!]

 

일어서고 있는 자들‥‥‥

그들은 인간이라고 할 수가 없었다.

실혼인의 상태에서 약물에 달궈지고 특이한 종류의 금속을 복용하면서 이십 년이상을 살아온 자들‥‥‥

그들에겐 오직 명령을 내리는 대로 따라할 만큼의 단순한 정신 밖엔 없다.

하지만,

그것이야 말로 가장 무서운 것이다.

이들은 불로도 독으로도 도검으로도 죽일 수가 없다.

또한,

이성이 없기에 잔인함이 어떤 것인지도 모르고 마음대로 손을 쓴다.

냉혹, 무자비, 그러면서도 빠르고 강한 이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것이 동피철골시다.

그러나,

소음곡 안에 있는 사람들 중에 동피철골시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오직 위지장천 밖에 없었다.

이것은 삼성혈에서도 극히 비밀로 전해내려오는 대법 중 하나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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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

[!] 망원경을 보고 있다가 놀라는 히지가타

빠지직! 허공에서 벼락이 장춘곡으로 떨어지는 게 보이고

망원경에 벼락에 맞아 휘청거리는 용설영의 모습이 보인다

히지가타; [하다하다 벼락까지 끌어내려?] 어이없고. 망원경에서 눈 떼며

히지가타; [분명한 건 적으로 삼으면 답이 없는 괴물이라는 점이다.] 겁 먹은 표정

 

#158>

다시 장춘곡

<가공...> <하늘에서 벼락을 끌어내렸다!> <저런 게 가능하단 말인가?> 미몽살객들 경악하고.

용설영; [끄으...] 몸에서 연기를 뿜어내고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비틀. 눈에서 초점이 사라졌고. 몸에서 뻗어나오던 투명한 뱀들도 사라지고

퍼억! 나뒹구는 용설영

청풍; [아버지가 불멸환혼건과 무제조사님의 절기를 합쳐서 만든 뇌신건(雷神鍵)이란 무공이야.] 다가가고

청풍; [이름 그대로 뇌신의 힘을 끌어낼 수 있는 열쇠인 무공이지.]

용설영; [지... 지랄...] 신음하다가

털썩! 기절하는 용설영

<혈궁의 십대술법 중 서열삼위를 익힌 년을 저렇게 간단히 거꾸러트리다니...> <도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괴물이란 말인가?> 용설영의 상태를 살피는 청풍을 보며 미몽살객들 불신과 경악. 그때

청풍; [여러분들에게는 선택할 수 있는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미몽살객들을 돌아보고

흠칫! 하며 청풍을 보는 미몽살객들

청풍; [하나는 죽는 길이고 하나는 영원히 사는 길입니다.]

[사는 길과 죽는 길?] [무슨 소리지?] 어리둥절하는 미몽살객들

청풍; [다만 죽는 길은 쉽지만 사는 길은 어려운 길입니다.]

진원원; [쉽게 얘기해봐.] 앞으로 나서고

진원원; [우리들은 머리가 녹슬어서 어렵게 하는 말은 알아듣지 못해!] 샐쭉거리고

청풍; [저는 장춘곡에 누구도 깨트리지 못할 금제를 완성해서 외부 세계와 완전히 격리시킬 작정입니다.]

진원원; [우릴 가둬두겠다는 거야?] 노려보고

청풍; [죽은 것도 아니고 산 것도 아닌 존재, 게다가 혈궁이 세상을 도탄으로 빠트리는 도구로 악용될 여러분들을 이곳에서 나가게 할 수는 없습니다.]

진원원; [네 무공이 신묘하다는 건 누구보다 내가 잘 알아.]

진원원; [그렇다고 해도 개개인이 구대문파 장문인에 필적하는 고수들인 우리를 너 혼자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미몽살객들 동조하며 청풍을 노려보고

청풍; [물론 무리겠지요.] 웃고

청풍; [하지만 전 여러분을 뿌리치고 여길 빠져나갈 자신이 있고...] [나가는 즉시 금제를 발동할 겁니다.]

청풍; [물론 일부는 금제가 완성되기 전에 빠져나갈 수 있겠지만...] [그런 분은 제가 반드시 찾아내 죽여드릴 생각이랍니다.] 음산하게 웃고

얼굴 굳어지는 미몽살객들

진원원; [무섭고 잔인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애송이잖아.] 흘겨보고

청풍; [어릴 때부터 워낙 험한 삶을 살아서 냉혹한 성정을 지니게 되었으니 이해하세요.] 웃고

진원원; [좋아! 그렇다 치고...]

진원원; [죽는 길은 쉽고 사는 길을 어렵다는 건 무슨 뜻이야?]

청풍; [활강시로 사는 걸 원치 않는 분들은 제가 무애검결로 죽여 드리겠습니다.] [그게 쉬운 길입니다.]

진원원; [이대로 활강시인 채로 사는 건 어려운 길이다?] 한숨

청풍; [제가 여길 나가면 여러분들은 스스로 죽지 못합니다.] 끄덕

청풍; [그럼 영원히 죽은 것도 아니고 산 것도 아닌 채 세월을 보내야하니 어렵고도 어려운 일 아니겠습니까?]

청풍의 말에 심각한 표정이 되어 고개 끄덕이는 사람들.

잠시 장내에 침묵

청풍; [사실 마음만 바꾸면 영원히 사는 것도 나쁘진 않을 선택입니다.]

청풍; [경우는 조금 다르지만 신선의 다른 형태가 아니겠습니까?]

[그렇긴 하지.] [불로장생이야 인간들의 궁극적인 꿈이니...] 끄덕이는 사람들. 그때

진원원; [금제가 발동해도 너는 장춘곡을 출입할 수 있겠지?]

청풍; [가능합니다.]

진원원; [그럼 됐어! 난 영원히 사는 쪽을 선택하겠어.]

진원원; [썩어 구더기들의 밥이 되느니 가짜 신선 노릇하며 사는 게 좋아.]

진원원; [정 지겨우면 네가 들어왔을 때 죽여 달라고 하면 되고...]

[하긴...] [진창에 굴러도 이승이라는 말도 있지.] 대부분의 사람들 동조하고. 그때

슥! 하원길이 앞으로 나선다.

사람들 흠칫! 할 때

하원길; [부탁하겠네.] 청풍의 앞에 책상다리를 하고

[하노사!] [설마...] 다른 미몽살객들 흠칫! 하고

하원길; [불구로 태어난 탓에 노부에게는 인생이 지옥이었고 형벌이었네.]

하원길; [이런 몸으로 영원히 사는 것은 내가 원하는 바가 아닐세.]

하원길; [그러니 오늘 이곳에서 내게 안식을 주게나.] 탄식하고

청풍; [알겠습니다.] 한숨 쉬고

청풍; [노인장이 원하는 대로 해드리지요.]

청풍; [이분과 동행하실 분은 더 없습니까?]

[노부도 함께 가겠네!] [노신도 부탁하네.] 몇 명의 노인들이 나온다. 대게는 불구거나 아주 늙은 노인들이다.

[함께라면 저승길도 외롭지 않겠지!] [같이 갑시다.] 노인들 하원길 옆에 나란히 앉고

남은 미몽살객들은 침통하게 보고 있고

청풍; (더는 없는 것같군.) + [그동안 열심히 사셨습니다.] 징! 진동하는 검으로 하원길의 가슴을 겨누고

청풍; [부디 안식하시기 바랍니다.] 거궐신검을 하원길의 가슴에 찔러넣고

화악! 지징! 진동하면서 강한 열을 뿜어내는 거궐신검

하원길; [고... 맙네!] 불길에 휩싸이며 고개 끄덕이고

사람들 고개 돌리거나 합장하며 명복을 빌고

청풍; (외조부가 세상에 뿌린 죄업의 일부다.) 화르르르! 재가 되는 하원길의 시신을 보며 생각하고. 침통한 표정

<천의를 거스르는 이같은 죄가 더 이상 저질러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가급적 빨리 외조부를 만나봐야한다.> 위 장면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159>

<-무산(巫山)> 다른 작품의 무산 모습

<-혈궁(血宮)> 다른 작품, <아랑힐월> <건곤일척> 등의 신녀문 모습을 차용. 단, 신녀문 때와 달리 남자들이 더 많다.

어느 건물. 감옥 같은 분위기. 흑사와 백사와 살사가 서있다. 경비를 서는 중

덜컹! 문이 열리고. 흠칫! 하며 돌아보는 세 사람

허리띠를 매며 나오는 십면혈신.

살사; (끝났군.) 우울한 표정

십면혈신; [죄의 값을 다 치르게 하려면 아직 멀었다.] 허리띠 매며 흑사와 백사 사이를 지나가고

십면혈신; [자살하지 않도록 잘 감시해라.] 가면서 말하고

[존명!] 마지 못해 고개 숙이는 흑사와 백사. 그 사이에 살사는 건물로 들어가고

건물 내부. 감옥같은 분위기의 밀실. 철제 침대에 요사가 힘없이 누워있다. 옷이 찢어지고 젖가슴과 아랫도리가 일부 드러나 있다. 강간당한 모습이고. 침대 아래에는 이불이 떨어져 있고

한숨 쉬며 이불을 집어드는 살사

요사; [부탁할게.] 눈 감은 채 울며 말하고

요사; [죽여줘!]

요상; [아니면... 내가 스스로 죽을 수 있게 혈도를 풀어주던지...]

살사; [소제가 그럴 수 없다는 거 아시지 않소?] 이불을 요사의 몸에 덮어주며

살사; [궁주의 노여움이 갈아앉을 때까지... 어떻게든 살아남으시오.] [굴욕은 잠깐이지만 인생은 기니...] 이불을 완전히 덮어주고

요사; (용백...) 이를 악물며 울고

요사; (두고 봐라. 날 죽게 하지 않은 걸 후회하게 해줄 테니...) 눈물 흘리고

 

#160>

건물들 사이를 걸어가는 십면혈신. 흑사와 백사가 그 뒤를 따르고. 오가던 사람들 겁에 질려 인사하고

십면혈신; (무혈마녀...) (그 계집의 속셈을 모르겠군.)

십면혈신; (섭혼술을 썼든 세뇌를 했던 요사에게 뭔가 수작을 부려서 돌려보냈다고 생각했거늘...)

십면혈신; (지금까지 파악하기로 요사에게는 이상이 없다.)

십면혈신; (노부가 지나치게 냉가년을 의식한 것일까?) 찡그리고. 그러다가

쩡! 무언가 느끼는 십면혈신

멈칫! 걸음을 멈추고

흠칫! 하는 흑사와 백사

찡그리는 십면혈신

백사; [왜 그러시는지요?] 조심스럽게 묻고

십면혈신; [장춘곡에... 변고가 생겼다.] 찡그리는 십면혈신. 그자의 뇌리로 청풍이 하원길의 심장에 거궐신검을 박아 불 태우는 장면이 떠오른다.

흑사; [장춘곡도 청풍이 놈에게 궤멸당한 것입니까?] 놀라고

십면혈신; [무능한 계집...] 한숨 쉬며 용설영을 떠올리고

십면혈신; [역시 천한 핏줄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 한숨 쉬며 걸어가고

<천한 핏줄?> <설마 하나뿐인 핏줄인 혈영공주를 두고 하시는 말씀이신가?> 놀라는 흑사와 백사

흑사; (뭔가 알면 안되는 비밀을 엿본 듯한 불길한 기분이다!) 소름이 끼치는 표정이 되어 십면혈신의 뒷모습 보고.

음산하게 웃는 십면혈신의 앞모습

 

#161>

<-천목산> 다시 천목산. 낮. 먹장구름이 가득.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한 날씨

환설과 소수마녀가 숨어있던 계곡

절벽의 일부가 깨져 있고. 얇은 바위가 깨진 뒤는 동굴

휘익! 동굴 앞에 청풍이 용설영을 안고 내려선다. 용설영은 여전히 기절한 상태고

청풍; (동굴 입구가 깨져 있다.) 주변 살피며 안으로 들어가고

청풍; (소수마녀와 환소저는 이미 떠났구나.) 들어선 동굴 안에는 아무도 없고

청풍; (환소저를 직접 제왕성으로 데려다주었으면 좋았을 것을...) 둘러보고.

청풍; (죽기를 원한 미몽살객들의 장례까지 치러주고 오느라 시간을 너무 지체했다.) 생각할 때

후둑! 후두둑! 동굴 밖으로 빗방울이 떨어지고.

돌아보는 청풍.

후두둑! 후둑! 세차게 오기 시작하는 비

청풍; (아직 한 겨울인데 비라니...) 밖에 쏟아지는

청풍; (강남이라 강북보다 날씨가 푹한 때문이겠지.) 용설영을 바닥에 조심스럽게 누이고

용설영; [으으으!] 바닥에 눕혀지며 신음하고

청풍; (비가 그칠 때까지 여기서 기다려야겠다.) 용설영의 옆에 앉고.

그런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소수마녀의 모습. 좀 살이 찐 것 같고 아랫배도 불룩했고.

청풍; (소수마녀...) 얼굴이 좀 달아오르고

청풍; (그 여자를 생각할 때마다 기분이 이상해진다. 괜스레 가슴이 두근거리고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 생겨나고...)

청풍; (단순히 그 여자가 지닌 여자로서의 매력 때문은 아니다.)

청풍; (무엇보다 소수마녀는 반년 사이에 몸이 많이 불어서 절세미녀라 하기는 어렵게 되었는데...)

청풍; (그럼에도 그녀의 존재가 내 가슴 깊이 파고 드는 이유를 모르겠다.)

청풍; (역시 첫 여자라서 그런 것일까?) 쓴웃음. 그때

[죽여!] 옆에서 들리는 소리. 돌아보는 청풍

용설영; [날 지금 죽이지 않으면 네가 피눈물을 흘리게 될 것이다!] 눈을 감은 채 이를 갈며 말하고

청풍; (깨어났군.) + [별소리를 다하네.] 돌아보며 피식

청풍; [아무렴 내가 누나를 죽일 수 있을 것같애?]

청풍; [내 원수는 외조부이지 누나가 아니야.]

용설영; [누나라...] 웃고

용설영; [이제 세상에서 오직 세 사람만이 아는 비밀을 말해주지.] [나, 네 어머니, 그리고 십면혈신 용백만 아는...!]

청풍; (십면혈신 용백?)

청풍; (누나는 어째서 친조부의 이름을 거침없이 부르는 것일까?) 의아해 할 때

용설영; [난... 청풍 네놈과 아무런 혈연관계도 아니다.] 이를 갈며 눈을 치뜨고

청풍; [무슨 소리야?]

청풍; [비록 사이가 좋다고 할 순 없지만 우린 사촌지간이잖아.]

용설영; [내 아버지는 십면혈신의 아들 혈태자(血太子) 용준(龍嶟)이 아니다!]

청풍; [뭐?] 경악하고

용설영; [십면혈신 용백... 아니 혈궁의 가장 추잡한 치부... 그게 내 출생의 비밀이다.]

청풍;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당혹

용설영; [원인은 모르겠지만 네게 외숙이 되는 혈태자 용준은 자식을 갖을 수 없는 몸이었다.]

청풍; (설마!) 전율

용설영; [하지만 십면혈신의 외아들인 혈태자에게 자식이 없으면 혈궁의 용씨는 명맥이 끊기게 된다.]

용설영; [혈태자는 결혼을 한 후 십 년 넘도록 자식을 보지 못했다.]

<이에 십면혈신은 아들을 협박하고 설득해서... 며느리를 다른 사내에게 안게 했다.> 분노하여 벌떡 일어나는 삼십대 중반의 사내. 준수하게 생긴 이 인물이 십면혈신의 아들인 혈태자 용준이다. 용준 앞에는 십면혈신이 앉아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용설영; [며느리... 내 어머니로 하여금 외간 사내의 씨를 받게 한 것이다!] 이를 갈고

청풍; (맙소사!) 경악

용설영; [결국 어머니는 매일 밤 약에 취한 상태에서 사내들에게 범해지고 또 범해졌다.] [아이가 들어설 때까지...] 치를 떨고

용설영; [물론 어머니를 범했던 자들은 그후 십면혈신과 혈태자에 의해 흔적도 없이 세상에서 사라졌고...]

용설영; [이윽고 어머니가 임신을 해서야 그같은 만행이 멈춰졌는데...]

용설영; [십면혈신과 혈태자가 바라던 아들이 아니라 딸이 태어났다.] [그게 바로 나다.] 마녀같은 표정으로 웃고

용설영; [실망한 십면혈신이 다시 어머니를 사내들에게 내돌리려고 했지만 혈태자가 결사적으로 반대를 해서 무산되었다.]

용설영; [그래도 한 가닥 양심이 남아있던 혈태자는 더 이상 아내에게 죄를 지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용설영; [그리고... 아비가 누군지도 모르는 나를 친 딸처럼 아끼고 사랑해주었는데...] 이를 갈며 울고

용설영; [칠년 전 그날 우리 집안의 행복은 복수심에 사로잡힌 어떤 여자에 의해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청풍; (그러고 보니...) 깨닫고

 

<설영누나가 장경각(藏經閣)에서 책을 읽고 있던 날 죽이려 들기 얼마 전 외숙과 외숙모가 연달아 죽는 일이 벌어졌었다.> #153>에 나온 장면. 용설영이 청풍을 죽이려고 목을 조이며 울던 장면. 열린 문으로 용설약이 뛰어 들어오고 있고

 

청풍; [누나... 누나의 출생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세명중 한명이 혹시...] 헉헉

용설영; [물론 네 어머니 용설약이다.] 이를 갈고

 

<용설약은 아주 우연히 내 어머니가 당한 끔찍한 일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한밤중의 창 밖에 등을 기대고 서서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있는 용설약. 조금 열린 창문을 통해 침실에서 어떤 사내가 어떤 여자를 올라타고 있는 게 보이고

 

용설영; [그래도 네 어머니는 차마 그 비밀을 누설하진 못했다.] [가문의 수치이기도 하고 우리 모녀가 너무 가엾어서...]

용설영; [그랬는데... 내가 열다섯 살 되던 해에... 네 어머니가 거의 미치기 직전까지 이르는 일이 벌어졌었다.]

 

<십면혈신이 네 아버지 이무외에게 끔찍한 고문을 하는 장면을 보고 만 것이다.> 고문실에서 이무외가 천장에 알몸으로 매달려 있고, 배가 갈라져 내장이 삐져나와있다. 고문실에서 돌아보는 십면혈신과 고문관들. 문을 열어젖히고 용설약이 뛰어든다.

<네 아버지는 엄청난 회복력을 지녀 목숨을 건지긴 했지만... 그 일로 네 어머니는 이성을 잃고 말았다.> 바닥에 눕혀진 이무외를 끌어안고 울부짖으며 십면혈신을 돌아보는 용설약.

<그래서 십면혈신과 혈태자와 우리 모녀가 모여있는 자리에 뛰어들어 자신이 알고 있는 추잡한 비밀을 폭로해버린 것이다.> 화려한 거실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십면혈신과 혈태자와 열다섯 살 무렵의 용설영과 용설영의 어머니. 거실에는 시중들던 하녀들도 여럿 있다가 놀라 돌아보고. 용설약이 용설영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뭐라 악을 쓰고 있다. 미친 년 분위기로

<현장에 있던 하녀들은 십면혈신에 의해 모두 죽임을 당해 비밀이 누출되진 않았다. 하지만 그날 일로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이 일어났다.> 십면혈신이 발휘한 띠 같은 기운에 목이 부러지는 하녀들

<충격과 수치심을 참지 못한 어머니가 자살을 했고...> 문을 열다가 비명 지르는 용설영. 용설영의 어머니가 대들보에 목을 매고 매달려 있다

<죄책감을 견디지 못한 아버지도 곧 어머니의 뒤를 따랐던 것이다.> 아내의 무덤 앞에 엎드려 죽어있는 혈태자. 그걸 흑사와 백사가 발견하고 당황한다.

 

용설영; [난 아버지가 누군지 모른다. 당연히 청풍, 네놈과는 아무런 혈연관계도 아니다!] 이를 갈고

용설영; [그리고 우리 집의 비극은 바로 널 싸지른 용설약이란 년 때문에 벌어진 것이다.] 악에 바쳐서 청풍을 노려보고

용설영; [만일 오늘 날 죽이지 않는다면...] [혈궁의 뇌옥에 갇혀있는 네 어미를 죄수들의 정액받이로 만들어버리겠다.]

청풍; [그만 해!] 버럭. 분노

청풍; [아무리 이성을 잃었어도 정도라는 게 있어야지!]

청풍; [홧김에라도 어떻게 그런 말을 입에 올릴 수 있어?]

용설영; [홧김?] [내가 지금 홧김에 네 어미를 사내들의 노리개가 되게 하겠다고 말하는 것 같아?] 마녀처럼 웃고

용설영; [난 오래 전부터 네 어미에게 복수할 기회를 엿봐왔었다.]

용설영; [지금까지는 십면혈신의 눈치를 보느라 결행을 하지 못했다만...]

용설영; [이번에 혈궁으로 돌아가면 반드시 네 어미를 갈보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호호호! 마녀처럼 웃고

청풍; [당신이...] 분노

용설영; [호호호! 상상을 해봐라 청풍아! 널 낳아준 계집의 몸뚱이가 사내들의 욕정의 배설구가 되는 장면을...] 깔깔 마녀처럼 웃고

청풍; [닥치지 못해?] 철썩! 분노를 참지 못하고 용설영의 뺨을 후려치고

용설영; [이 정도로는 어림없다!] 입에서 피를 흘리며 악을 쓰고

용설영; [오늘 날 죽이지 않으면 네 어미가 대신 대가를 치루게 될 것이다.]

청풍; [못된 계집!] [그만 하라고 했다!] 철썩! 짝! 용설영을 깔고 앉으며 양손으로 뺨을 마구 때리고. 하지만

용설영; [죽여라! 날 죽이지 않으면 후회하게 될 것이다.]

용설영; [네 어미는 우리 집안을 풍비박산 만든 대가를 치러야만 해!] [반드시 치르게 해줄 테다!] 악을 쓰고.

청풍; [오냐! 소원이 죽는 거라면 죽여주겠다!] 콱! 한손으로 용설영의 어깨를 누르고 한손으로 용설영의 저고리를 움켜잡는다

용설영; [너...] 전율할 때

청풍; [네가 자초한 일이니 날 원망하지 마라!] 찌익! 용설영의 저고리를 거칠게 찢고. 가슴 드러나며 눈 치뜨는 용설영

[아아악!] 동굴을 밖에서 본 모습 배경으로 비명이 터지고

 

#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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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十 三 章

 

           巨人의 最後

 

 

 

염천(炎天),

사계(四季)의 변화는 어김없이 돌고 돌아 폭염지절(暴炎之節)을 맞이한다.

천중산(天中山),

폭양(暴陽)은 마치 천중산 전체를 태워 버릴 듯 했다.

하지만 폭염조차 전혀 미치지 못하는 은밀한 곳이 있었다.

구천지옥인 양 까마득한 절곡,

이곳은 지면으로부터 무려 이백 장(二百丈)이나 낮은 지대였다.

한 줄기의 햇빛도 스며들지 못해 주위는 너무도 습하고 음침했다.

몇 백 년을 자랐는지 이끼가 풀처럼 무성하게 자라 있었다.

그것은 좌우로 시커먼 흑요석의 절벽이 가로막힌 때문이리라.

한데 이 곳에 언제부터인지 한 청년이 우뚝 서 있었다.

이검엽이었다.

그는 상의를 벗고 하의만 걸치고 있었다.

얼굴은 좀 더 초탈하게 보일 뿐 이전과 별반 달라진 데가 없었다.

하지만 그의 몸은 가까운 지인들도 몰라보리만치 건장해져 있었다.

딱 벌어진 어깨,

알맞게 붙은 근육,

미끈하게 쭉 빠진 허리 등,

한 마디로 보기 좋게 잘 발달한 상체였다.

이로 인해 그의 일신은 영웅의 기개를 발산하고 있었다.

한데 괴이한 일이 발생했다.

스스슥!

이검엽의 주위로 새파란 기류가 무럭무럭 피어오르는 것이 아닌가?

바로 태청대라신공의 지고무상한 정화였다.

이어 그것은 삽시에 엄청난 선풍을 몰아쳤다.

휘르르!

그것은 일순 그를 휘감는가 싶더니 금세 삼십 장 방원으로 확산되었다.

우르르------- 릉!

천지가 개벽하는 듯한 굉음이 지축을 뒤흔들었다.

사위는 갑자기 어두컴컴해졌다.

휘몰아치는 선풍에 사석들이 제멋대로 흩날렸다.

그 순간,

“이------- 얍!”

한 줄기 낭랑한 기합성이 울렸다.

동시에,

쿠------- 앙!

콰르르-------!

실로 폭풍노도와 같은 강풍이 폭사되었다.

펑!

요란한 굉음이 터지는 찰나,

콰르릉!

무쇠같이 단단한 흑요석 절벽의 일각이 어이없이 허물어지고 있었다.

우수수...

하나 그때 재차 기합성이 터졌다.

“하------- 앗! 태청강기(太靑罡氣)!”

그 순간 선풍 내에서 새파란 유형의 강기가 폭출되었다.

쩌------ 엉!

기이한 음향과 함께 그것은 다시 절벽을 짓쳐갔다.

파파팟!

절벽면은 한 차례 새파란 불꽃을 튕겨 내었다.

다음 순간,

쩌------- 억!

절벽면은 무려 석 자 깊이로 삼 장이나 갈라지고 말았다.

그것은 도저히 상상을 초월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단 한 번의 공격으로 흑요석으로 된 절벽이 입을 쩍 벌린 것이었다.

그 정도라면 능히 만년한철이라도 부술만한 위력이 아닌가?

이윽고,

스스스...!

주위를 휩싸던 선풍도, 기류도 모두 가라앉았다.

그리고 한 개의 신형이 드러났다.

이검엽, 바로 그였다.

그는 다음 허리에 손을 가져갔다.

목검(木劍),

자신이 차고 있던 목검을 빼어든 것이었다.

“차------- 앗!”

그는 목검을 휘둘렀다.

위------ 잉!

천변만화(天變萬化)!

일순 목검은 수천수만의 검영(劍影)을 일으켜 천지를 뒤덮었다.

촤르르!

쐐------- 액!

태풍이 몰아치듯,

노도가 넘실거리듯,

연이은 검기와 검영이 천지변색의 조화를 일으켯다.

그 순간,

“극(極)!”

위------- 잉!

목검이 그의 머리 위에서 거대한 원을 그렸다.

다음 순간,

우르릉!

콰------- 쾅!

방원 오 장 내의 모든 물체는 그대로 박살이 나고 말았다.

검기(劍氣)의 륜(輪)!

바로 그것이 빚어낸 엄청난 결과였다.

이검엽은 목검으로 원을 긋자,

그 원은 그대로 방원 오장의 거대한 검기(劍氣)의 륜(輪)으로 돌변한 것이었다.

이검엽은 손을 멈추며 나직이 뇌었다.

“파천패혈삼십육파! 이젠 더 이상 깨우칠 것이 없다.”

그렇다. 지금 그가 펼쳐낸 것이 바로 파천패혈삼십육파의 최후초식이었다.

 

<극(極)>

 

그렇다면 지금의 이검엽은 역시 혈검파천황의 무공을 완전히 연성해낸 것이 아닌가?

그러나 의외로 그의 표정은 담담했다.

무아(無我)의 경지에서 오직 무공 익히기에만 몰두한 것인가?

뒤이어 그는 목검을 쳐들어 또 한번 전면을 내쳤다.

“파천무적강살(破天無敵罡煞)!”

쩌엉!

순간 휘황찬란한 청색 검강(劍罡)이 사위를 밝혔다.

다음 순간,

쾅! 쿠르릉!

절벽은 흑요석 덩어리를 마구 토해내고 말았다.

목검이 끝이 향햇던 부분,

바로 그곳에는 무려 방원 삼 장에 깊이 일 장은 됨직한 구멍이 뻥 뚫린 것이다.

낙뢰(落雷)!

그것은 마치 낙뢰가 짓쳐간 자국과도 같았다.

이를 보자 이검엽은 스스로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과연 파천무적강살이다! 호신강기 파해전문의 검공(劍功)! 천하의 어떤 호신강기가 이에 견디어 내겠는가?”

그때였다.

끼루룩!

절애의 상공을 선회하는 한 마리 독수리가 그의 눈에 띄었다.

“가랏!”

이검엽은 들고 있던 목검을 허공으로 힘차게 던져냈다.

슈------- 웅!

그 순간 목검은 뇌전으로 돌변했다.

번------- 쩍!

한 무더기 검광이 하늘을 뒤덮었다.

푸------ 학!

그것으로 독수리는 절단이 나고야 말았다.

까------ 악!

찢어지는 괴성(怪聲)!

피(血),

그리고 독수리의 날개짓이 허공에 어지러이 흩날렷다.

독수리는 정확히 양단된 채 급강하하고 있었다.

위------- 잉!

목검은 검명(劍鳴)을 발하며 그의 손에 회수되었다.

툭!

양단된 독수리의 시신이 곤두박질한 것은 그 다음 순간이었다.

“역시... 어심극검(御心克心)이다.”

이검엽은 신음하듯 부르짖었다.

이어 그는 목검을 바로 잡아들며 엄숙한 자세를 취했다.

그는 품에 안듯 목검을 왼팔에 비스듬히 기대어 쥐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천뢰벽력섬(天雷霹靂閃)!”

우렁찬 일갈이 채 끝나기도 전이었다.

쿠------ 앙!

한 무더기 검기가 이십 장 밖의 거대한 바위를 비스듬히 스쳤다.

흔들-------!

그르르... 릉...!

이검엽은 그때 이미 검을 거두고 난 후였다.

한데, 이게 웬일인가?

무려 만 근(萬斤)이 넘어뵈는 바위가 마치 무우 잘리듯 싹둑 잘려져 있지 않은가?

더구나 그 잘려진 면은 유리같이 반질반질 했다.

쾌검(快劍)!

실로 믿기 어려운 쾌검이었다.

사실 일반적으로 쾌(快)하면 중(重)하기란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검엽의 검세만은 달랐다.

쾌하면서도 족히 만 근이 넘는 힘(力)이 실려있는 것이었다.

스스스...!

이검엽과 목검은 혼연일치가 되어 섬칫한 예기를 무럭무럭 발산시키고 있었다.

뒤이어,

“건곤멸절파(乾坤滅絶破)!”

위------- 잉!

츠츠츳!

이검엽의 일갈과 함께 가공할 검기가 방원 이십여 장을 뒤덮었다.

푸스스...!

경천동지, 그 자체인가?

검기에 스치는 모든 물체가 가루가 되어가고 있었다.

이검엽은 멈추지 않고 재차 대갈했다.

“천폭혈살뢰(天暴血殺雷)!”

위------ 잉!

그 순간 이검엽은 보이지 않았다.

목검을 중심으로 시뻘건 검기에 휘감긴 것이었다.

“차----- 앗!”

슈------- 웅!

시뻘건 검기는 이내 검강이 덩어리가 되어 목검의 끝으로 뭉쳤다.

동시에,

쉬------ 잇!

번쩍-------!

한 줄기 뇌전이 무섭게 허공을 갈랐다.

다음 순간,

쾅! 콰릉!

오십 장 밖의 바위가 폭발하듯 부서져 날아갔다.

실로 가공할 위력의 검강이었다.

“음...”

이검엽은 나직하게 신음하며 또 다른 동작을 취해갔다.

한데 문득 그의 얼굴에는 기이한 기색이 스쳤다.

하지만 어느새------

츠츠츠...!

양손으로 목검을 쥔 그는 무형검기에 휩싸이고 있었다.

“멸겁패천류(滅劫覇天流)!”

위------ 잉!

일순 절곡 전체가 검기로 뒤덮였다.

그것은 그대로 절곡을 초토화시켜버릴 것만 같았다.

그러나-------

스스스...!

이내 가공할 흔적도 없이 스러지는 것이 아닌가?

“으음!”

이검엽은 짙은 검미를 모으며 신음을 토해냈다.

“역시 안되는구나...! 실제로 배울 수 있는 것은 천황사대검종 중 제삼(第三)검종까지 뿐이었던가?”

그는 안타까운 듯 탄식을 금치 못했다.

 

-천황사대검종(天荒四大劍宗).

 

이검엽은 물론 그 오의를 모두 깨달았다.

하지만 그것은 고도의 실전경험을 토대로 한 절정의 검학(劍學)이었다.

그러므로 실전경험이 없는 그가 천황사대검종을 모두 펼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다른 것은 모르되, 집대성(集大成)인 최후초식 멸겁패천류(滅겁覇天流)만은 펼치지 못한 것이었다.

한데, 그때였다.

스스스...!

절벽 한쪽의 석동으로부터 한 명의 괴인이 소리없이 나섰다.

검황종이었다.

그는 이검엽의 무공 시전을 모두 지켜 보았다.

그리고는 내심 감탄을 금치 못하는 터였다.

(저 녀석... 사람을 너무 놀라게 하는군. 천황사대검종만도 적게 잡아 반년은 걸려애 익히는 것을... 겨우 석달만에 그것을 비롯한 모든 것을 마쳐 내었구나!)

문득 그는 자신의 가슴에 박힌 흡혈옥령망을 쓰다듬었다.

(이제... 저 녀석을 강호로 내보낼 때가 왔구나...!)

일순 무엇인가 결연한 비치 그의 시선을 스쳤다.

(강해야만 한다. 무림의 경험이라고는 전혀 없는 저 녀석이 그 험한 세파와 싸워 더욱 강해져야만...)

그는 협혈옥령망을 의미깊은 시선으로 응시했다.

(흡혈옥령망의 피는 공력을 복돋아 주고 혜지를 맑게 해준다...! 저 녀석이 지금까지 융해한 천지곤룡의 내단은 겨우 이갑자(二甲子) 공격이다.)

그의 눈은 망연히 허공을 응시했다.

(일반 고수들을 상대하는 데야 모자람이 없다. 하나 절정의 고수들을 상대하기엔 많은 부족함이 있다...)

그는 발길을 돌려 천천히 동굴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나직이 이검엽을 불렀다.

“엽아(葉兒). 이리 들어오너라.”

이검엽은 그 목소리에 언뜻 정신이 들었다.

“예 노야.”

대답을 한 이검엽은 서둘러 동굴로 달려갔다.

 

동굴의 끝부분.

그곳은 이검엽이 검황종에게 구원을 받고 깨어난 곳이었다.

즉. 두 사람이 처음 상면한 곳이었다.

검황종은 그곳에 단정히 앉아 있었다.

“부르셨습니까 어르신.”

이검엽은 밝은 표정으로 그와 마주했다.

한데 그는 늘상 검황종의 가슴에 박혀 있던 흡혈옥령망이 없음을 알았다.

처음에는 기이했으나 곧,

(어딘가 다른 짐승의 피를 빨아 먹으러 나갔겠지.)

하며 그냥 지나치려 했다.

하나 육감이란 무서운 것인가?

이검엽은 웬지 모르게 불안한 심정이 되고야 말았다.

그때, 검황종이 미소하여 입을 열었다.

“네 진전이 무척이나 빠르더구나.”

“부끄럽습니다.”

이검엽은 슬쩍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검황종과 이검엽.

늘 그렇듯 그들의 대화는 예사로웠다.

검황종은 다시 말했다.

“노부는 네가 천황사대검종까지 모두 익혀 내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돌연 그는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핫...! 한데 네녀석은 정말 놀랍게도 모두 연성해 내고 말았구나.”

“모두가 어르신의 가르치심 덕분입니다.”

“허헛! 노부의 얼굴에 금칠을 할 생각은 말아라. 이 모두 너의 뛰어난 자질 덕분이다.”

이어 그는 짐짓 정색을 하며 물었다.

“그래, 마지막 멸겁패천류까지 시전이 가능 하더냐?”

그 말에 이검엽은 다시금 얼굴이 붉어졌다.

“실은... 그 중의 현오함은 모두 이해했다고 생각되나 막상 펼치려면 되지를 않습니다.”

검황종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것이다. 하나 걱정 마라. 몇 차례 강적들과 부딪히다 보면 자연히 터득하게 될 것이다.”

말을 마치자 검황종은 묵묵히 이검엽을 주시했다.

얼핏 그의 눈에는 따뜻함이 어렸다.

하지마나 곧 그는 무심한 투로 다시 말을 이었다.

“이제 마지막 무공을 전수하겠다.”

“예...!”

이검엽은 바짝 긴장하여 검황종을 주시했다.

“어검비행술(馭劍飛行術)...! 바로 이 절곡을 빠져나갈 무공이다.”

검황종은 이어 난해한 구결들을 줄줄이 쏟아내었다.

 

-어검비행술(馭劍飛行術).

 

이는 절세의 경공술(輕功術)이다.

문자 그대로 검기(劍氣)를 빌어 허공으로 나는 절묘한 신법이었다.

이검엽은 온 신경을 집중하여 그자리에서 구결들을 외우려 애썼다.

잠시 후------!

검황종이 나직이 물었다.

“모두 외웠느냐?”

“예 노야.”

이검엽은 공손히 대답했다.

“그럼 이것을 단숨에 마셔라.”

검황종은 돌로 깎은 큼직한 사발을 내밀었다.

그 안에는 검붉은 액체가 가득 들어 있었다.

“...?”

이검엽은 의아했으나 주저없이 그것을 즉각 받아 마셨다.

비릿하고 다소 역겹기까지 했다.

(피를 마시는 기분이군.)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사발을 입에서 떼었다.

한데, 그때였다.

“윽!”

돌연 이검엽은 비명을 질렀다.

갑자기 그는 전신의 경맥에서 엄청난 폭발이 이는 것만 같았다.

그는 다급히 부르짖었다.

“어... 어르신 이것은 혹시...”

검황종은 그의 말을 막고 대뜸 불호령을 내렸다.

“이놈! 어서 운공하여 공력으로 다스리지 않고 무얼 하느냐?”

이검엽은 이것저것 생각할 겨룰없이 즉시 운공에 들어갔다.

스스스...!

그의 전신에서 새파란 강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헉!)

헌데 그 직후 이검엽은 기겁했다.

하나의 손이 자신의 백회혈(百會穴)에 닿음을 느낀 것이다.

쿠쿠쿠!

이어 그 손으로부터 장강대하와도 같은 엄청난 공력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 공력은 이내 이검병 본신의 진기와 뒤섞이기 시작했다.

본신진기와 용해되지 않은 잠력. 그리고 외부에서 흘러드는 강력한 공력...

서로 다른 세 가지 기운은 서로 좌충우돌하며 이검엽의 심맥을 터려버릴 듯 팽창시켰다.

몸이 갈가리 찢기는 듯한 고통이 이검엽을 엄습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세 가지 기운은 합쳐져 강대하고도 도도한 흐름이 되었다.

그리던 어느 순간,

꽈------- 꽝!

“크윽!”

머리 속에서 대폭발이 이는 것을 느끼며 그는 혼절하고 말았다.

이는 무슨 현상인가?

무림인이라면 꿈에서라도 숙원인 경지!

바로 생사현관이 타통(打通)함이 아닌가?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이검엽은 눈을 번쩍 떴다.

직후 그는 스스로 느낄 수가 있었다.

일신이 마치 새털처럼 가벼워지고 체내의 힘(力)의 충만함을.

그러나 그는 곧 검황종을 의식하고 주위를 살폈다.

그 직후,

“헛!”

이검엽은 대경실색했다.

검황종.

그는 이미 이승을 하직하고 난 후였다.

편안한 미소를 띄운 채 자는 듯 죽어 있는 것이었다.

“노... 노야!”

검황종이 숨을 거둔 것을 확인한 이검엽은 오열을 터뜨리고 말았다.

검황종은 자신의 최후의 한방울 공력까지 이검엽에게 불어넣어주고 죽은 것이었다.

또 한쪽에는 껍질만 남은 흡혈옥령망의 시신이 널브러져 있었다.

이검염이 마셨던 검붉은 액체는 바로 흡혈옥령망의 피(血)였던 것이다.

“이... 이럴 수는 없습니다 노야!”.

이검엽은 오열하며 온몸을 떨었다.

“이.. 이건...”

그러던 어느 순간 이검엽의 눈이 부릅떠졌다.

검황종의 시신 옆의 바닥에 피로 쓴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이 녀석아... 울지 말아라... 노부는 이미 오래 전에 죽었어야할 몸이었다...>

 

그것은 검황종이 숨을 거두기 직전에 쓴 일종의 유언이었다.

 

<네 녀석은 정말로 손자사위를 삼고 싶은 녀석이었다. 강호에 나가면 매검지(梅劍芝)라는 아이를 찾아 보아라. 그 녀석은 양 젖가슴 사이에... 검(劍)모양의 흉터가 있다.>

 

글씨는 점점 흔들려 서체가 불분명해지고 있었다.

 

<만일... 그 아이가... 살아 있다면... 네 녀석의... 첩(妾)으로 주... 마... 허허... 잘 가... 거라... 짧은 기간이었... 으나... 네놈같이... 뛰... 어난... 놈을... 만날 수... 있어... 기뻤...>

 

이검엽은 통곡을 할 것만 같았다.

그는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검황종이 호쾌한 반면 정(情)이 깊은 인물이라는 것을.

단지 그릇이 너무 커 자잘한 위인이 아닐 뿐이지 않았던가?

검황종은 한맺힌 생(生)을 이렇게 마친 것이었다.

이검엽은 눈물어린 시선으로 검황종의 시신을 응시했다.

“어르신께서 비록 사제지간을 강요하지는 않으셨으나 소생은 어르신을 평생의 스승으로 섬기겠습니다.”

이윽고 그는 경건히 검황종의 시신에 구배(九拜)를 올렸다.

배사지례(拜師之禮).

그것은 실로 진정에서 우러나오는 배사지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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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

<-철왕각> 낮. 무사들이 긴장한 표정으로 건물을 지키고 있고. 그러던 어느 순간

[으하하하!] 건물에서 터지는 웃음소리. 깜짝 놀라는 무사들

[각주님!] [왜 그러십니까?] 문을 열고 뛰어드는 무사들. 으하하하! 그 사이에도 웃음이 이어지고

[!] [!] 건물 안으로 뛰어들다가 놀라는 무사들. [으하하하!] 웃음소리

[으하하하!] 쿵! 건물 중앙에 육마신이 발을 입구쪽으로 한 채 누워있고. 그들의 머리맡에 신행태보가 가부좌를 틀고 앉아 고개 젖힌 채 웃고 있다.

지지지! 지직! 그런 신행태보의 몸에서 벼락이 일어나고

<각... 각주님의 몸에서 가공할 기운이 느껴진다!> <공력이 얼마나 강해졌는지 추측할 수도 없다!> 무사들 흥분. 그 사이에도 [으하하하!] 웃고 있는 신행태보. 그러다가

뚝! 웃음 그치는 신행태보. 눈을 부라리며

무사들 긴장할 때

신행태보; [크왓!] 기합 지르고. 그러자

화악! 신행태보의 몸에서 검은 구름같은 것이 쏟아져 나가더니

퍼퍼퍽! 퍽! 육마신의 몸뚱이가 순간적으로 그 구름같은 것에 휩쓸려 소멸된다

<맙소사!> <금강블괴지체인 육마신의 몸뚱이가 단번에 소멸되었다!> <각주님의 자전철사강기가 극한에 이르렀다!> 무사들. 흥분, 경이

신행태보; [흐흐흐! 무림왕이 어째?] 광기 서린 표정으로 웃고. 그자의 몸 주위로 검은 기운이 소용돌이 치고 있고

신행태보; [벽세황! 곧 네놈의 몸뚱이도 육마신처럼 만들어줄 테니 기다리고 있어라!] 흐흐흐! 웃는 신행태보

 

#265>

<-신녀문> 낮. 사람들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오가고

신녀문의 대청. 사람들이 조심스럽게 오가는데

똑똑! 또그르르! 목탁 소리가 들린다

대청 안에 차려진 상청. 제단에는 관이 올려겨 있고 관 앞에서는 몇 명의 중들이 목탁을 치며 염불을 하고 있다. 중들 뒤에는 청풍이 무릎 꿇고 앉아있고. 관 앞에는 <千神大爺 冷公神位>라는 커다란 위패가 세워져 있다

청풍; (번뇌신존님의 말씀대로 다 부질없는 짓이다.) 한숨

청풍; (아버지의 원수를 갚으면 가슴이 후련할 거라 생각했지만...)

청풍; (천신대야의 삶이 제자에 대한 질시와 딸에 대한 분노로 점철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니 미워할 수만도 없게 되었다.)

청풍; (부디 다음 생에서는 평탄한 삶을 누리시길...) 합장하며 고개 숙이는데

슥! 청풍의 옆에 누가 무릎을 꿇고 앉는다. 신소심이다.

신소심; [그래도 고인이 복이 아주 없지는 않군요.] 합장하며 웃고. 앞을 보면서. 고개 조금 돌려서 보는 청풍.

신소심; [장차 천하제일인이 되실 분으로부터 진심어린 조의(弔意)를 받고 있으니 말이에요.]

청풍; [의외의 조문객이로군.] 한숨

신소심; [제가 저 늙은이에게 조의를 표할 인연은 없구요.]

신소심; [조의를 핑계로 당신과 협상을 하러 찾아왔답니다.]

청풍; [협상이라...]

신소심; [여자의 생명인 얼굴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으니 책임을 져야할 거 아니에요?] 뺨 만지며 눈 흘기고

청풍; [책임...] 쓴읏음

청풍; [어떻게 책임지라는 거냐?]

신소심; [이런 상판으로 다른 사내에게 시집가긴 틀렸으니까 당신이 데리고 살아줘야하지 않겠어요?] 얼굴 좀 발개지고

청풍; [말이 되는 소리를...] 찡그리는데

신소심; [그래서 협상이라고 했잖아요.] 새침

청풍; [내가 그대를 데리고 살아주는 대신 뭔가를 내놓겠다?]

신소심; [맞아요!] 새침

신소심; [그리고 당신은 내 제안을 절대 거절하지 못할 거예요.]

청풍; [믿긴 힘들지만 들어는 보자.] 쓴웃음

신소심; [제가 당신한테 시집가면서 가져갈 혼수는...]

신소심; [삼성록이에요!]

[!] 놀라는 청풍.

 

#266>

깊은 산중.

계곡

계곡 끝에 커다란 바위

그 바위 뒤에 숨겨진 동굴

동굴 내부. 석실. 아늑. 바닥에는 여러 장의 모피가 깔려 있어 아늑하고.

그 모피 위에서 알몸으로 뒹구는 년놈. 위진천과 백일몽. 근처에 천존경, 지극경, 인황경등 세권의 비급이 뒹굴고 있다

자지러지는 백일몽.

그년 위에서 사정하려 하며 혼망가는 위진천

백일몽; (다... 다 되어가!) 위진천을 끌어안고 혼망가고

백일몽; (오늘이 배란일이니까 소단주의 씨를 받기만 하면 거의 확실히 애가 들어설 거야!) 더 거세게 몸부림

위진천; [백... 백일몽!] 헐떡이며 사정하려 하고. 그러다가

쩡! 오싹! 소름이 돋아 눈 부릅뜨는 위진천

백일몽; [왜...] 혼망 간 얼굴로 올려다보는데

위진천; (누... 누가 보고 있다!) 팟! 급히 백일몽에게서 떨어지며 옷을 집어들고.

백일몽; (씨를 받기 직전이었는데...) + [소단주님...] 당황할 때

[방해를 해서 미안하게 되었군!] 쿵! 입구에 누가 역광으로 서서 말하고

위진천; [네... 네놈은...] 경악하며 급히 일어난다. 옷으로 앞을 가리며

청풍; [방문하는 시기가 안 좋았던 점은 사과한다.] 쿵! 입구에 서서 보고 있는 청풍.

위진천; [불... 불이살검!] 공포

백일몽; [흑!] 역시 기겁하며 옷으로 알몸 가리며 일어나 앉고

청풍; [기다려줄 테니 옷을 입어라.] 고개 조금 돌리며 말하고

위진천; (끝이다!) 절망하면서도 옷을 입고

 

동굴 밖에서 기다리는 신소심. 작은 바위에 걸터앉아 기다리고. 직후

[아악!] 여자의 비명이 들리고

신소심; (백일몽의 비명!) 흠칫! 하고

신소심; (설마 이 인간이 그년까지 죽인 건 아니겠지?) 생각할 때

[안돼! 안돼요 소단주님!] 이어지는 비명

신소심; (그럼 그렇지.) 피식! 웃고

신소심; (들어가자마자 간단히 끝내버렸네.) 웃고. 그때

밖으로 나오는 청풍. 손에 세권의 책을 들고 살핀다. 맨 위의 것은 진본인 <天尊經>이고 다른 두 권은 최근에 새로 지은 <地極經>과 <人皇經>이다.

신소심; [볼일은 다 보신 거죠?] 일어나고

청풍; [삼성록은 무사히 회수했다.] 세권을 신소심에게 내밀고

신소심; [왜...] 당황하면서도 두 손으로 받고

청풍; [진상파소저는 그렇다 쳐도...] [소소는 샘이 많고 까탈스러운 계집아이다.] 한숨

청풍; [그 사나운 고양이에게 대적하려면 나름대로의 무기가 필요할 게다.] 말하며 지나치고. 감격하는 신소심

신소심; (그... 그러니까 삼성록을 회수한 공을 내게 양보하겠다는...) 앞서가는 청풍을 따라가며 할딱이고

신소심; [같이 가요.] 삼성록을 품에 안고 달려가고

신소심; [생각해봤는데요.] 한 팔로는 삼성록을 끌어안고 다른 손으로 청풍의 팔장을 끼고. 흘깃 돌아보는 청풍.

신소심; [당신 아기를 갖더라도 진소저가 아들을 낳은 다음에 갖어야겠어요.] 꾹! 얼굴 발개져서 청풍의 팔에 자기 가슴 누르며

청풍; [어째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거지?] 좀 얼굴 붉어지며 돌아보고

신소심; [진소저에게는 진 빚도 있고...] [게다가 벽소소, 그 앙칼진 년에게 대적하려면 든든한 아군을 만들어놓을 필요가 있을 것같아서요.]

청풍; [하여간 여자들이란 자기 외의 모든 여자를 적으로 생각한다더니만...] 고개 설레 젓고

신소심; [남자들은 뭐 다른가?] 샐쭉거리고

신소심; [나같이 예쁜 여자는 절대 다른 인간에게 양보 못하는 게 남자면서...] 샐쭉거리는 옆모습. 그걸 보는 청풍.

청풍; (정칠...) 정칠을 떠올리고

<어쩌다보니 신소심과는 이런 관계가 되었다. 부디 저 세상에서나마 축하해다오.> 멀어지는 두 사람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267>

<-신장궁> 낮. 활기차다.

진상파의 거처. 환설이 경비를 서고 있고

방안의 침대에 잠옷 차림으로 누워있는 포숙정. 등에 쿠션을 대고 반쯤 누운 자세. 옆에 앉아 수저로 포숙정에게 약을 떠먹이는 진상파,

진상파; [드디어 내일이 단오(端午)예요.] 포숙정의 입에서 수저를 떼고

포숙정;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되었구나.] 소매로 입을 가리며

진상파; [태산 일대가 시장통이 되었을 거예요.] [무림에 몸을 담은 인간치고 무림왕의 취임식에 관심이 없는 인간은 없을 테니까요.] 한숨 쉬며 약 그릇의 바닥에 남은 약을 숟가락으로 긁고

포숙정; [청풍이도... 지금쯤 태산에 가까이 갔겠지?] 한숨

진상파; [그렇겠지만... 발걸음은 천근만근일 거예요.] 우울

포숙정; [빚쟁이를 만나러 가는 심정이 오죽하겠느냐?] 역시 한숨

포숙정; [그나마 벽세황의 첩들이 모두 임신을 했다고 하니 빚을 일부나마 갚은 셈이다만...]

진상파; [오히려 그것도 빚으로 여길 사람이에요.] [벽공자의 목숨에 이어 여자들까지 빼앗은 셈이 되었다고 생각할 테니...] 약이 든 수저를 내밀고

포숙정; [벽씨의 대가 끊기지 않게 해준 걸로 마음의 부담을 좀 덜었으면 좋으련만...] 한숨 쉬며 약을 받아먹으려 하고. 그때

[어머니! 어머니!] 발칵! 문을 부술 듯 열며 뛰어드는 벽소소. 문 밖에서는 환설이 놀라 돌아보고 있고

약을 먹이고 먹으려던 진상파와 포숙정도 돌아보고

벽소소; [억울해요! 소소는 분해서 못살겠어요!] 와앙! 울음 터트리며 포숙정의 품에 안기고. 영락없는 막내고

포숙정; [얘가 왜 이럴까?] 당황하면서도 안기는 벽소소를 끌어안고

벽소소; [정말 미워 죽겠어!] [바로 앞에 있었으면 어머니 아들의 얼굴을 박박 긁어버렸을 거라구요.] 몸부림치며 울고

포숙정; [이런 이런...] 깨닫고 한숨 쉬고

포숙정; [청풍이가 또 여자를 보냈느냐?]

벽소소; [보낸 정도가 아니에요!] [글쎄 그 망할 년이...]

벽소소; [뻔뻔하게 둘째 며느리 자리를 달라고 아버님에게 꼬리를 치고 있다구요!] 악을 쓰며 울고. 눈물 콧물 흘리며

포숙정; [저런! 누가 그런 간 큰 짓을 하는 걸까?] [소소가 우리 집안의 둘째 며느리라는 건 정해진 사실인데...] 웃으며 소매로 벽소소의 콧물을 닦아주고

벽소소; [그년이 글쎄...] 팽! 포숙정의 소매에 코를 풀며 울고

벽소소; [삼성록을 가져와서 아버님을 꼬시지 뭐에요!] 분해서 이를 바득 바득 갈고

포숙정; [삼성록?] 놀라고

진상파도 흠칫! 하고

벽소소; [아버님도 그렇지!] [삼성록을 보시자 입에 귀에 걸리셔서 오냐 오냐 하시기나 하고...] [이 집안 남자들은 다 미워 죽겠어요!] 치를 떨고. 그때

[어머나! 어린 것이 말하는 싸가지 좀 봐!] 누가 들어오고. 모두 돌아보고

신소심; [시어머니에게 남편 욕하는 건 그렇다 쳐도 시아버지 욕까지 하는 버르장머리는 어디서 배워먹은 걸까?] 눈을 흘기며 들어서는 신소심. 환설이 복잡한 표정으로 들여다 보고 있고

벽소소; [너... 너...] 분을 참지 못하고 벌벌 떨 때

신소심; [어머니!] 날아갈 듯 절하고

신소심; [부족한 몸이지만 효도를 다하겠사옵니다!] 절하는 신소심.

포숙정; [나야 며느리가 많으면 좋다만...] 절 받으며 웃는 포숙정. 그 앞에서 치를 떠는 벽소소

진상파; (오방희에 이어서 독호접까지...) 한숨

진상파; (이씨 집안 안채를 다스리다 보면 내가 제명에 죽긴 힘들겠구나.) 뭐라 악을 쓰며 신소심에게 삿대질하는 벽소소와 눈 흘기며 웃는 신소심 모습 보며 한숨 쉬고

 

#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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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

새벽. 쾌활림. 건물들의 불은 다 꺼져 있다.

어느 화려한 건물. 역시 불이 꺼져 있고.

어둑한 방안. 넓은 침대에 이군악이 누워 잠들어 있다. 알몸으로 얇은 이불로 아랫도리만 가린 채. 얼굴에 덥수룩하던 수염도 말끔히 면도가 되었고.

움찔! 하는 이군악.

천천히 눈을 뜨고. 침대 옆에 누가 앉아있다. 야차서시다

이군악; [고낭...] 좀 멋쩍어서 이불을 끌어올려 가슴까지 가리며 일어나려 하고

야차서시; [방해해서 미안하구나. 그냥 누워있어라.] 말하는 야차서시 잠옷을 입고 있다. 가운 형태의 잠옷이고

이군악; [몸은 좀 어때?] 멋쩍어서 다시 눕고

야차서시; [이 나이에 몸 상태가 무슨 대수겠느냐?] 한숨 쉬고

야차서시; [다만 잠도 오지 않고... 마음이 어지러워 널 찾아왔다.]

이군악;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는 거야?]

야차서시; [넌 패륵이 나와 무슨 관계인 줄 아느냐?]

이군악; [고낭이 패륵과 전부터 아는 사이였다는....] + [!] 말하다가 깨닫고

이군악; [패.... 패씨라면 설마...] 놀라 눈이 휘둥그레지고

야차서시; [패극천이 날 욕보여서 태어난 죄의 열매가 바로 패륵이다.] 애잔하게 웃고

이군악; [맙소사!] [그럼 패륵 그 인간, 하마터면 자기를 낳아준 엄마를 죽일 뻔한 거잖아.] 경악하고

야차서시; [난 패극천을 증오해서 패륵을 낳자마자 버렸다.] [어미로서 최악의 죄를 지은 셈이지.] 애잔한 미소

이군악; (그래서 아들인 패륵 손에 죽으려 했었구나. 아들을 버린 죄의 값을 치루기 위해...) 깨닫고 침 꿀꺽

야차서시; [그랬는데.... 패극명... 네 사부가 널 보내 날 살린 것이다.] 혈나한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히고

야차서시; [그 영감탱이로서는 아들이 어미를 죽이는 패륜이 벌어지는 건 차마 볼 수가 없었을 게다.] 애잔한 표정.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고

이군악; [나도 사부와 같은 생각이야.] 엄한 표정

이군악; [아무리 큰 죄를 지었어도 자식이 부모를 죽이는 패륜은 벌어지면 안돼!]

이군악; [그러니까 앞으로도 괜히 패륵 손에 죽여야 했다니 어쩌니 하는 소린 하지도 말아.] 엄한 표정으로 다짐을 받으려 하고

야차서시; [이 나이가 되어서 증손주뻘인 어린 것에게 훈계를 다 듣는구나.] 눈 흘기고

이군악; [고깝게 들려도 상관없어!] 고개 젓고. 단호

이군악; [패륵이 고낭을 해치는 일은 내가 두고 못 봐.]

야차서시; [다정하기도 하지...] 이군악의 머리를 쓰다듬고

야차서시; [네 사부가 너같이 다정다감한 성격이었다면 내 삶도 이렇게 모질지는 않았을 텐데...]

이군악; [거참 쑥스럽게...] 머쓱

야차서시; [기왕에 신세를 졌으니 한 번 더 신세를 지도록 하마.] 슥! 이군악의 머리에서 손을 떼고

이군악; [말해봐. 무슨 일인데?]

야차서시; [알고 하는 짓인지는 모르겠다만...] [패륵의 다음 표적은 패극천일 게 분명하다.]

이군악; [자칫하면 아비가 아들 손에 죽는 일이 벌어지겠구만.] 긴장 침 꿀꺽

야차서시; [어제 저녁에 패륵이 보인 능력이라면.... 패극천이 패륵의 손에 죽는다 해도 하등 이상할 게 없다.]

이군악; [알았어.] [내가 달려가서 패륵이 살부(殺父)의 죄를 짓는 걸 막아볼게.] 일어나고. 얇은 이불로 아랫도리를 감싼 채

야차서시; [부탁하마.] 한숨 쉬고

이군악; [고맙다니 뭐니 하는 인사는 그만 둬.] 이불로 아랫도리 감싼 채 침대에서 내려와서

이군악;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니까.] 옆의 탁자로 간다. 그곳에는 깨끗한 옷이 잘 개어져 마련되어 있고

야차서시; [널 찾아오기 전에 신녀문의 술법을 펼쳐서 살펴보니...] 이군악이 탁자로 가서 아랫도리 감싼 이불을 버리고 옷을 집어드는 걸 곁눈질로 보며

야차서시; [패극천은 지난 며칠간 호남성(湖南省)에 머물고 있다가 이곳 낙양쪽으로 이동을 시작한 것같았다.]

이군악; [내가 귀마신갑을 쓴 걸 감지하고 벽력당쪽으로 가던 행로를 바꿨겠지.] 바지를 입으며 말하고.

야차서시; [지금 출발하면 이틀쯤 후에 패극천을 만날 수 있을 게다.] [만화총련 아이들이 도와준다고 하니 그 늙은이의 소재를 알아내는 것도 어렵진 않을 테고...] 이군악이 웃옷을 입는 걸 보며 말하고

이군악; [어떻게든 부자가 상잔하는 건 막아볼 테니 날 믿고 마음 편히 지내길 바래.] 허리띠 매며 돌아보고

야차서시; [오냐. 너만 믿으마.] 말하며 소매 속에 넣었던 오른손을 꺼내고

야차서시; [이걸 가져가거라.] 내미는 손에는 구리 거울이 있고

이군악; [뭔데?] 허리띠 매며

야차서시; [천마대종사가 사용하던 칠대마병중 하나인 수혼경이다.] 내밀면서

야차서시; [이걸 쓰면 어떤 공격에서도 몸을 지킬 수가...] + 이군악; [됐어! 그건 고낭이 갖고 있어.] 고개 저으며 문간으로 가고

이군악; [사부가 마지막으로 전수해준 비결도 수련할 겸 맨손으로 패륵을 상대해볼 거야.]

야차서시; [그래도 이게 조금은 도움이 될 텐데...]

이군악; [정 물려줄 사람이 없으면 칠낭 누나에게 전수해줘.] 문을 열며 돌아보고

이군악; [칠낭 누나는 앞으로 수많은 인생을 책임져야하는 막중한 사명을 한 몸에 짊어진 몸이니...] 나간다.

이군악; [그럼 다녀올게.] 탁! 밖에서 문을 닫으며 방에 대고 말한다

이군악; (떠나는 건 떠나는 거고...) 걸음 옮기고

이군악; (오랜만에 들렸는데 칠낭누나를 한번 눌러주고 가지 않으면 서운해 하겠지?) 히죽 웃으며 걸어가고

이군악; (나 역시 아쉬움이 남을 테고...) 신이 나서 달려간다

 

다시 방안.

야차서시; [수많은 인생을 책임져야하는 막중한 사명을 짊어진 몸이라...] 혼자 앉아서 수혼경을 들여다보며 중얼거리고

야차서시; [허망하구나. 실로 덧없고 가치 없는 삶이었다.] 똑! 눈물이 수혼경에 떨어지고

야차서시; [어떤 아이는 비참한 환경에서 자랐음에도 다른 가엾은 인생들을 돌보기 위해 살고 있는데....] 자신을 간호하던 동칠낭을 떠올리고

야차서시; [나란 계집은 누릴 것 다 누리고 갖을 것 다 갖었으면서도 일신의 욕망에 휘둘러 허송세월을 해왔다.] 똑똑! 거울 표면에 떨어지는 눈물. 그 거울에 들여다보며 우는 야차서시 자신의 얼굴이 떠오르고

<다시 한 번 인생을 살 수만 있다면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한 삶을 살아보고 싶구나.> 수혼경을 들여다 보며 우는 야차서시의 모습

 

#267>

<-창랑곡> 저녁 무렵. 하지만 우중충한 날씨 탓에 밤 같다.

[!] 초긴장한 환요의 얼굴. 여전히 들창코.

쿵! 수많은 늑대들이 노려보고 있는 사이를 걸어가는 환요와 독불군. 독불군은 손에 작은 삼각형의 깃발이 들려있다. 깃발에는 늑대의 얼굴이 그려져 있고.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독불군 역시 긴장

환요; (신.... 신기하네.) 곁눈질로 늑대들을 보며 침 꼴깍

환요; (한 마리 한 마리가 호랑이보다도 무섭다는 창랑곡의 늑대들이 독불군이 든 저 작은 깃발을 보자 덤비지 않고 있어.)

환요; (술법은 아니고...)

환요; (아마 저 깃발에 사람의 이목에는 감지되지 않는 무언가가 발라져 있기 때문일 거야.) 독불군이 든 깃발 보며 생각할 때

<네놈은 누구냐?> 누군가의 음성이 들려 화들짝 놀라는 환요와 독불군

<누군데 내가 세상에 내보낸 세 개의 천랑번(天狼幡)중 하나를 지니고 있는 것이냐?> 늑대들 앞쪽에서 들리는 음성

쿵! 늑대들이 모세의 기적처럼 갈라지는 앞쪽. 계곡의 끝인데 그곳에는 음산한 동굴이 하나 있고 동굴 앞에 냉막이 바위에 걸터앉아있다. 허리춤에는 쇠로 만든 피리를 하나 꽂고 있다. 이 피리의 이름은 식혼마적. 그리고 냉막의 옆에는 황소만한 크기의 거대한 늑대, 낭왕이 앉아서 강렬한 눈으로 환요와 독불군을 보고 있다

환요; (냉... 냉막!) 숨을 멈추며 긴장하고

환요; (저자가 패천오수중 창랑곡의 곡주인 냉막이로구나.)

<지금까지 내가 본 무림인들 중 가장 강해 보인다.> 차가운 표정으로 지긋이 보고 있는 냉막의 모습을 배경으로 환요의 생각. 그때

독불군; [소질(小姪) 독불군이 냉사백(冷師伯)에게 문후 여쭙니다.] 포권하며 말하고. 그러자

냉막; [독불군...] 눈 번뜩

냉막; [네가 아극파의 제자인 그 독불군이냐?]

독불군; [그렇습니다 사백님.] 곰살 맞게

독불군; [소질은 사부님의 분부를 받잡고 창랑곡의 준비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냉막; [그 천랑번은 네 사부가 준 것이냐?] 독불군이 손에 들고 있는 작은 깃발 보며

독불군; [사부님께서는 사백을 뵈려면 천랑번을 반드시 지니고 있어야하신다며 소질에게 주셨습니다.]

냉막; [네 사부가 직접 오지 않은 이유는?]

독불군; [사부님은 현재 패사백에게 감시를 받고 있어서 운신이 자유롭지 못하신 상태십니다.] 솔직하게

냉막; [그래서 지금 네 사부 일행은 어디에 있느냐?]

독불군; [패륵과 사부님과 두분 사숙들께서는 야차서시와 사존 패극천에 대한 척살을 진행중이십니다.]

독불군; [야차서시는 제거되었고....] [지금쯤 사존 패극천이 사부님 일행의 공격을 받고 있을 것입니다.]

냉막; [사존 패극천 다음이 내 차례겠군.] 냉소

독불군; [그래서 사부님은 창랑곡의 준비 상황을 소질로 하여금 직접 확인하게 보내셨습니다.]

독불군; [만일 냉사백께서 아직 준비가 다 되지 않으셨다는 보고를 받으시면 사부님은 패륵이 창랑곡으로 쳐들어오는 것을 최대한 지연시키실 계획이십니다.]

냉막; [그럴 필요 없다고 전해라.] 자리에서 일어나고

냉막; [준비는 이미 며칠 전에 끝났으니 이제 네 사부가 패륵 일행을 유인해오기만 하면 된다.] 돌아서서 동굴로 가고

냉막; [따라와서 네 눈으로 직접 확인해봐라.] 동굴로 들어가고

독불군; [그리하겠습니다.] 굽신거리며 따라가고. 환요도 따라가고

낭왕 옆을 지날 때 겁먹고 긴장하는 독불군과 환요.

그르르! 황소크기만한 낭왕은 두 사람을 살펴보며 나직히 그릉 거리고.

환요; (무.... 무슨 늑대가 황소만하지?) 두려움에 곁눈질하며 낭왕의 앞을 지나고

환요; (저 우두머리 늑대만 봐도 허락없이 창랑곡에 발을 들여놓으면 살아서 빠져나가지 못한다는 걸 알겠어.)

환요; (그런데도 또 어떤 함정을 준비해두었다는 걸까?) 앞장 서서 동굴로 들어가는 독불군을 따라가며 생각

[....] 그런 환요의 뒷모습 보며 무언가 생각하는 낭왕

 

#268>

여러 개의 통로가 있는 넓은 지하광장으로 들어오는 냉막. 그 뒤를 따라서 독불군과 환요가 따라 들어온다. 이 지하광장은 냉막이 폭약을 매설한 그 곳인데 전과 좀 달라졌다. 먼저 바닥 전체에 두터운 융단이 깔려있다. 그 때문에 바닥이 조각조각 나있다는 것이 감춰지고. 입구 맞은편에 화려한 의자가 하나 놓여있다. 의자 뒤의 벽에는 <蒼狼殿>이라는 글이 커다랗게 새겨져 있다.

냉막; [바로 이곳 창랑전(蒼狼殿)에서 모든 게 끝이 날 것이다.] 의자로 가고

냉막; [일단 창랑전에 발을 들여놓은 이상 누구도 살아서 빠져나가지 못한다.] 의자에 앉고

독불군; [소질이 보기에는 특별한 것이 없어 보입니다만...] 둘러보며

냉막; [바닥에 깔린 융단의 끝은 들춰봐라.] 의자에 앉아서 한쪽 끝을 가리키고

독불군; [예....] 대답하며 광장 한쪽 벽으로 가고

서걱! 그곳의 융단을 잡아당겨서 바닥이 드러나게 하는 독불군

융단 아래에 바닥이 균열이 가있는 게 보이고. 절벽과 닿은 모서리도 갈라져 있고

독불군; (바닥에 균열이 가있다.) 눈 번득이며 자세히 살피고

조금 넓게 갈라진 틈으로 다이나마이트가 가득 든 상자 일부가 보인다. 상자 안의 다이나마이트들은 도화선으로 연결되어 있고

독불군; [폭약!] 놀라고

환요도 흠칫! 할 때

독불군; [바닥에 폭약이 빼곡히 깔려있군요.] 흥분 두려움이 실린 표정으로 돌아보고

냉막; [이 의자의 팔걸이가 발화장치다.] 의자에 앉아서 손으로 의자 손잡이를 움켜잡고

냉막; [이 팔걸이를 강하게 쥐면 마찰이 일어나 도화선에 불이 붙게 될 테고....]

침 꼴깍! 독불군과 환요

냉막; [그럼 창랑곡 지하에 매설된 수만관의 폭약이 일제히 터져서 붕괴가 일어날 것이다.] 음산하게 웃고

냉막; [대라신선이 아닌 한 죽을 수밖에 없는 함정이지.]

독불군; [완... 완벽하군요.] 흥분 두려움. 융단을 다시 원래대로 내려놓고

독불군; [그래도 한 가지 의구심이 드는 것은...] 조심스럽게 눈치 보며

냉막; [정작 나나 네 사부는 창랑곡에서 어떻게 탈출할 수 있을지 의문이겠지?] 냉소

독불군; [송구하지만 그렇습니다.]

냉막; [난 살 생각이 없으니 굳이 탈출로를 만들 이유 또한 없었다.] 일어나고

냉막; [하지만 네 사부는 자신을 위해 탈출구를 만들 것을 주장했고....] [합작하는 나로서는 그 주장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말하며 의자 옆의 벽으로 가고. 독불군의 시점에서는 왼쪽, 냉막에게는 오른쪽 인곳

냉막; [이곳에 붕괴되는 창랑곡에서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는 비밀통로가 있다.] 독불군의 시점에서 왼쪽인 그 벽에 손바닥을 대고. 그러자

그그긍! 벽이 뒤로 열리면서 통로가 생긴다.

환요; (벽속에 교묘하게 비밀통로 입구를 만들어 놓았구나.) 감탄

냉막; [들어와 봐라.] 통로 안으로 들어가고

독불군; [예...] 따라 들어가고. 환요도 따라 들어가고

통로 안쪽은 공사장 같다. 굵은 쇠막대기들이 천장과 벽에 부착되어 보강되어 있다

냉막; [창랑곡에는 창랑전뿐 아니라 모든 통로에도 폭약이 매설되어 있다.] [일단 점화를 하면 창랑곡 전체가 붕괴되는데...]

냉막; [창랑곡 밖으로 연결되는 이 통로는 특별히 철봉으로 보강 되어있다.] [물론 바닥에 폭약이 매설되어 있지도 않고....]

냉막; [덕분에 창랑곡 전체가 붕괴되더라고 이곳은 최소한 완전 붕괴는 면할 것이다.]

독불군; [그렇겠습니다.] 침 꿀꺽

냉막; [네 사부에게 전해라.] [내가 팔걸이를 쥐는 걸 보는 즉시 이곳으로 뛰어들라고!] 다시 지하광장 쪽으로 돌아서고.

독불군; [그리 전하겠습니다 냉사백!] 냉막이 지나갈 수 있도록 옆으로 물러서며 포권하고. 환요도 고개 숙이며 독불군을 따라 옆으로 물러서고

냉막; [곧 어두워질 것이다.] 다시 통로에서 창랑전이라는 지하광장으로 들어가고

냉막; [창랑곡 일대에서는 밤에 움직이는 건 위험하니 하룻밤 자고 가도록 해라.] 창랑전으로 들어서고. 독불군과 환요도 따라 나서고

냉막; [저쪽 통로로 들어가면 몇칸의 석실이 있으니 적당히 골라서 자면 될 것이다.] 한쪽 통로를 가리키고

독불군;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포권하고

냉막; [배려는 무슨....] [그보다...] 돌아보고

[!] 움찔! 환요

냉막이 차가운 눈으로 환요를 보고 있다

독불군; [무슨 가르치심이 있으신지요?] 포권하며 어리둥절

냉막; [아니다.] 고개 저으며 돌아서고

냉막; [물과 건량이 재워져 있는 석실도 있으니 허기지면 배를 채우도록 해라.] 말하며 다른 통로로 가고

독불군; [안녕히 주무십시오.] 포권하고

대답하지 않고 다른 통로로 들어가는 냉막

독불군; (쌀쌀 맞기는...) 음산한 표정이 되어 포권했던 손을 풀고

독불군; (아극파를 제외하고 모두 이곳에서 죽을 예정이라는 건데...) 둘러보고

독불군; (내가 알아버렸으니 당신들 뜻대로는 되지 않을 거요. 냉사백! 아사부!) 음산하게 웃고

그런 독불군의 뒤를 차갑게 노려보는 환요

 

#269>

깊은 밤. 창랑곡

낭왕이 높은 절벽 위에서 주변을 감시하고 있고

절벽 아래에서는 수많은 늑대들이 잠들어 있고

 

창랑곡 끝의 동굴

창랑전이라는 광장

통로 안쪽에 죽 늘어선 문 달린 석실들

그중 한 석실 내부. 탁자와 침대가 하나씩 있는 단촐한 방인데. 침대에는 독불군과 환요가 잠들어 있다. 한탕 뛴 모습이고. 대충 옷을 입었다. 탁자 위에는 몇가지 물건과 무기들과 천랑번이 놓여있다.

슈우! 눈을 감은 채 입으로 무언가를 내뿜는 환요

연기같은 것이 독불군의 코로 스며들고

[음...] 더 깊이 잠이 드는 독불군

<됐다!> 천천히 눈을 뜨는 환요

<수마향(睡魔香)을 마셨으니 쉽게 깨어나진 못할 것이다.> 곁눈질로 독불군을 보는 환요

조심스럽게 일어나는 환요

[으음...] 뒤척이지만 깨지 않는 독불군

환요; (생각같아서는 지금 당장 살수를 쓰고 싶다만...) 독불군을 노려보며 침대에서 조심스럽게 내려오고

환요; (실패할 가능성도 있고.... 무엇보다 이 마귀새끼를 죽인다 해도 창랑곡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늑대 밥이 될 게 뻔하다.)

환요; (지금은 여길 빠져나가 냉막과 아극파의 음모를 이공자... 교주님께 알리는 것이 급선무다.) 탁자로 가고

환요; (자칫 교주님도 패천오수의 음모에 휘말려들 수 있으니...) 천랑번을 집어들고

방을 나가는 환요

 

#270>

깊은 밤. 창랑곡

지하광장. 냉막이 서서 한쪽 벽을 보고 있다. 바로 안전한 비밀통로. 헌데 그 비밀통로의 문이 열려있고 낭왕이 비밀통로 주변의 바닥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는 중이다.

[....] 그걸 보며 무언가 생각하는 냉막

 

#271>

독불군과 환요가 잠들었던 밀실

침대에 혼자 잠들어있는 독불군. 그러다가

오싹! 갑자기 소름이 돋는 독불군

눈 번쩍 뜨고.

쿵! 침대 옆에 서서 내려다보고 있는 냉막

독불군; [헉!] 경계하며 벌떡

독불군; [사.... 사백! 이 밤중에 무슨 일로....] 두려움

냉막; [네 동행은 어디 있느냐?] 차갑게. 냉막 뒤쪽의 문은 열려있다

독불군; [!] 눈 부릅 돌아보고. 물론 침대에는 환요가 없다.

독불군; (요석화(夭石花)! 그년이 사라졌다!) 사색이 되며 침대에서 내려서고

냉막; [그 계집과는 어떤 사이였느냐?] 차갑게 묻고

독불군; [소... 소질에게 반해 따라다니던 계집이었는데...] 옷을 입으면서 사색

냉막; [출신내력도 확실하지 않는 계집을 본곡에 데려왔다는 것이냐?] 노려보고

독불군; [순.... 순진한데다가 전적으로 소질에게 목을 매는 계집인지라...] 변명을 하다가 입을 다문다

차갑게 보고 있는 냉막

독불군; (나.... 날 죽일까 말까 갈등하고 있다.) 숨을 멈추고.

그릉! 살벌하고 차가운 표정인 냉막의 뒤쪽 열린 문으로 낭왕이 들여다 보며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

독불군; (피... 피할 곳도 없고...) (냉막이 날 죽이려고 결심하면 꼼짝없이 죽을 수밖에 없다.) 사색. 얼어붙고

냉막; [....] 차가운 표정으로 보고 있고.

독불군; [사... 사백! 제발...] 두손 모으며 비는 시늉할 때

슥! 품속에 손을 넣는 냉막

독불군; (젠장...) 비지땀을 흘리고

독불군; (죽더라도 짹 소리는 내봐야겠다.) 발악할 준비를 하고. 그때

슥! 다시 꺼낸 냉막의 손에는 천랑번이 하나 들려있다.

독불군; (천랑번!) 눈 치뜨며 안도하고

냉막; [한 번 더 기회를 주겠다.] 천랑번을 내밀고

독불군; (살았다!) 두손으로 천랑번을 받고

냉막; [본곡에 대량에 폭약이 매설되어 있다는 사실은 누구도 알아선 안된다.] 두 손으로 천랑번을 받는 독불군을 보며

냉막; [본곡의 늑대들을 데리고 그 계집을 추적해서 입을 막아라!]

독불군; [맡... 맡겨주십시오!] 굽신

서둘러 문으로 가는 독불군

크르르 낭왕이 옆으로 물러서며 이빨 드러내고

낭왕의 눈치를 보며 겁에 질려 문을 나서는 독불군

독불군; (죽일 년....) 낭왕을 등지고 복도를 달려가며 이를 악물고. 환요를 떠올리며

독불군; (결국 네년은 딴 마음을 먹고 내게 접근했었던 것이냐?)

독불군; (용서하지 않겠다!) 살벌한 표정. 그럴 그자 뒤로 냉막이 밀실에서 나와 낭왕과 함께 보고 있다

지하광장 쪽으로 달려 나가는 독불군의 뒷모습 보는 냉막과 낭왕

크르르! 무어라 낮게 으르렁 거리는 낭왕. 이빨 드러내며

냉막; [알고 있다. 저놈의 몸에서 침독의 냄새가 난다는 것을....] 낭왕의 머리를 쓰다듬고

냉막; [침독은 아극파의 기업인 황금성을 삼키기 위해 제 아들을 아극파의 제자로 들여보냈을 것이다.]

크르르!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가릉 거리는 낭왕

냉막; [알면서도 왜 저놈에게 속아 넘어간 척 했느냐고?] 웃으며 낭왕의 머릴 쓰다듬으면서 광장쪽으로 걸어간다

냉막; [저놈을 죽일 경우 침독이 눈치를 채고 본곡에 들어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냉막; [내 무덤으로 마련한 곳인데 단 한 놈이라도 놓칠 수는 없지 않겠느냐?] 음산하게 웃는 냉막의 얼굴 크로즈업.

 

#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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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五十二 章

 

           바위를 잘 보아라.

 

 

 

은은한 퉁소소리가 끊임없이 들리는 곳,

태산의 정기가 한곳에 뭉쳐졌다는 소음곡이다.

소음곡 뒤쪽의 절벽에서 쏟아지는 폭포수 밑,

문성무존의 최고 어른인 황숭환이 뒷짐을 지고 배회하고 있다.

한쪽에는 지금 문성무존의 안살림을 맡아하고 있는 황창설의 처 주혜린이 황청청을 데리고 서있고‥‥‥

황숭환이 물었다.

[지금까지 몰려온 자가 몇이라고?]

주혜린이 대답했다.

[호수 안에 들어온 자들 만도 이천 명 정도입니다.]

[음‥‥‥발디딜 곳이 별로 없겠군.]

[지금 고조부님을 위시한 식구들이 가차없는 살수를 펼쳐 그들을 막고있습니다만‥‥‥흘러내린 피로 이미 호수가 붉게 물들었다 합니다.]

황숭환은 하늘을 바라보더니 말했다.

[피할 수 없는 일이야. 피할 수 없는‥‥‥]

[할아버님! 그럼 우린 이제 어떻게 살죠?]

황청청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황숭환은 다가가 그녀의 머리를 스다듬으며 말했다.

[너는 아무 걱정할 것없다. 네 어미 곁에서 한시도 떠나지 말아라.]

[네!]

황숭환은 주혜린을 불렀다.

[얘야, 이리와서 앉도록 해라.]

그는 곁에 있는 바위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

[명심하겠습니다.]

[우리 문성무존이 대를 이어가고 못가고는 오직 네 손에 달렸다.]

황숭환의 말에 주혜린은 흠칫했다.

그의 말이 이어졌다.

[너와 창설, 그리고 너희들의 세 아이를 제외한 모든 가족이 죽게될 것이다.]

주혜린의 몸이 가늘게 떨렸다.

문성무존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황숭환이 앞일을 내다보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있다.

그가 그렇다고 하면 필경은 그런 것이다.

[오늘로서 우리 문성무존의 소음곡에서의 생활은 끝날 것이다. 너와 창설이는 새로운 터전을 찾아서 문성무존을 이어가야 한다.]

[…………]

[오늘 적어도 일만 명 이상이 소음곡에서 죽어갈 것이다. 그 중에는 무공이 강한 자도 있고 약한 자도 있다.]

[…………]

황숭환은 황청청의 손을 꼭 잡은 후에 그녀에게 자신이 앉은 곳으로 부터 다섯걸음 나아가서 원을 그리게 시켰다.

그리고 주혜린에게 말했다.

[청청이가 그린 원을 잘봐둬라. 이곳에서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이 원안에 있는 것뿐이다. 저녁무렵, 갑자기 소음곡에서 소음(簫音)이 끊어지면 어디에 있던간에 무조건 이곳으로 달려와야 한다. 반드시 이곳이어야 한다. 잊지 말아라. 소음이 끊어지면‥‥‥]

[명심하겠습니다.]

[창설이와 군성, 군우에게만 이 사실을 알리도록 해라. 다른 식구들에겐 알릴 필요가 없다.]

황숭환의 눈가에는 이슬이 맺혔다.

[너는 총명하니까 어쩌면 이해할 수 있을 게다. 애야. 하늘은 사람의 피를 좋아한단다. 그럼 우리도 가보자구나.]

황숭환은 노구에도 불구하고 황청청을 사랑스럽게 품에 안아들고 문성무존의 입구쪽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주혜린은 황숭환이 앉았던 바위를 거듭 눈여겨 보았다.

그것은 평소 황숭환이 즐겨 앉던 곳이기도 했다.

그녀는 주위의 원을 익힌 다음에 지워버리고 황숭환의 뒤를 따라갔다.

그녀의 머리속에는 황숭환이 말한 하늘은 사람의 피를 좋아한다는 말이 맴돌고 있었다.

(그래‥‥‥우리 가족은 인간세상에 산 것이 아니었어. 너무나 오랜 세월을 피흘리지 않고 평화롭게 살았어. 하늘이 시기할 만도 해‥‥‥)

 

***

 

문성무존의 앞,

백발이 성성한 신선같은 노인들과 중년인들이 장검을 들고 길게 장사진(長蛇陳)을 늘어서있고,

그들의 맞은 편에는 각양각색의 무림인들이 병기를 번쩍이며 대치하고 있는데,

무림인들의 앞에는 시체가 마치 방죽처럼 쌓여있었다.

약 이천여명의 무림인들이 호수를 건너와 입추의 여지도 없이 빽빽히 서있었지만 그들 중 어느 누구도 섣불리 시체의 방죽을 넘어오려 하지 않았다.

문성무존의 문이 열리고 황숭환이 황청청을 안은채 밖으로 나왔다.

황청청이 무수한 시체들과 피를 보자 황숭환의 가슴을 얼굴을 묻고 보려하지 않았다.

황숭환이 그녀의 등을 다독거렸다.

장사진의 가운데 서있던 노인, 황필민이 허리를 굽히며 그를 맞았다.

바로 그때,

호수 쪽에서 소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목숨이 아까우면 비켜라!

----아악! 크악!

 

비명소리가 어우러지더니 무림인들 가운데로 길이 뚫리며 이십여 명의 사요(邪妖)한 모습을 한 인물들이 나타났다.

그들의 몸에서는 요상스런 기운이 일고 있었다.

그들은 걸리적 거리는 인물들은 모조리 베어버리며 시체의 방죽앞에 도착했다.

그들 중에 붉은 옷을 입은 삼십여세 정도로 보이는 여인이 시체를 밟고 올라서며 깔깔 웃었다.

[호호호호‥‥‥우리는 청해 신선동의 사람들이다. 영감들을 죽이고 싶지는 않으니 순순히 길을 비켜주기바란다.]

청해 신선동‥‥‥

그러한 문파를 아는 사람은 없었다.

그들은 검술에 요상스런 술법을 섞어서 사용하는 인물들고 한마디로 사파에서도 사파로 치우친 자들이라 할 수 있었다.

황필민이 황창설에게 물었다.

[신선동이 뭐하는 데냐?]

[보잘 것없는 검술에 조잡스런 사술(邪術)을 섞어 사용하는, 눈여겨 볼 것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곳입니다. 우두머리는 스스로 구천미랑(九泉美娘)이라고 하는 여자인데 아마 저 여자 일듯 싶습니다.]

황창설은 무림에 나갈 때마다 외부의 기업에서 모아둔 정보를 통해 그들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구천미랑은 그의 말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으나,

방금 전과는 달리 내심 두려움이 일고 있었다.

상대는 자신들을 정확하게 알고 있지 않은가?

황필민이 구천미랑을 보며 말했다.

[이제보니 쓸모없는 물건이었군.]

구천미랑은 앙칼지게 소리쳤다.

[공격해라!]

그녀의 뒤에있던 이십여명의 인물들이 검을 번쩍이며 일제히 날아올랐다.

한데,

바로 그순간,

장사진을 치고 있던 문성무존의 식구들 중의 일부가 검을 휘둘렀고,

번쩍!

툭! 털썩! 털썩!

비명도 없이 날아올랐던 자들이 시체들의 방죽위에 떨어지면서 방죽을 높혔다.

구천미랑도 이미 그녀가 밟고 섰던 시체위에 포개져 있었다.

시체들의 방죽은 무림인들이 더 이상 다가설 수 없는 최후의 선이었던 것이다.

이런 정도가 되니까 이천여 명이나 되는 무림인들이 더 이상 다가오지 못하고 서있는 것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이미 문성무존은 쑥밭이 되고 말았으리라.

그러나,

문성무존의 가공할 무공을 본 무림인들의 탐욕은 더욱 커지고 있었으니‥‥‥

신선동의 요사한 무리들이 죽은지 채 일각도 되지 않았을 때,

호수 쪽에서 다시 소란이 일었다.

 

-----취옥성의 삼절일천군단이다!

 

누군가의 외침에 뒤이어 살벌한 음성이 들렸다.

 

-----이곳에 있는 자들을 모두 죽여라!

 

삼절일천군단은 말을 타고 작은 호수를 헤엄쳐 건너오고 있었다.

먼저 도착한 자들이 닥치는 대로 살인하기 시작했다.

 

----으악! 악!

----도망쳐라! 이들은 우리를 몰살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두두두두-----!

말발굽소리가 울리기 시작하면서 땅에는 시체가 쌓이기 시작했다.

비명이 끝없이 터져 나왔다.

으악!악!

번쩍! 우웅!

삼절일천군단은 불과 삼각이 되지 않아서 원래 그곳에 있던 이천여 명의 무림인을 하나도 남겨놓지 않고 몰살시켜버렸다.

단주 염녹균이 말을 몰아 시체들의 방죽위에 우뚝서며 외쳤다.

[본 취옥성의 삼절일천군단은 이곳 소음곡을 접수한다!]

황필민이 황창설에게 말했다.

[이 자들은 그래도 좀 낫군.]

[진법으로 싸우는데 특히 능한 자들입니다.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황창설은 침중한 어조로 말했다.

문성무존은 개인들의 무공은 발전시켰지만 집단 간의 싸움에는 문외한이나 마찬가지다.

그런 그들에게 삼절일천군단은 가장 무서운 적이 될 수 있다.

황필민이 차갑게 말했다.

[그럼 진을 펼칠 틈을 주지 말아야지.]

순간,

그는 말을 멈추고 하늘을 보았다.

절벽 위에서 부터 꽃처럼 날아 내리는 인영들이 있었다.

슈우우우------!

[드디어 강한 놈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는 모양이군.]

황필민은 얼굴을 찌푸렸다.

그때,

날아 내리는 백여 명의 인물들 중 하나가 세찬 기세로 떨어져 내려왔다.

황필민이 손을 들어 빛을 가리며 중얼거렸다.

[군성인가?]

[아닙니다. 군우입니다.]

떨어져 내린 인물은 황군우였다.

그는 내려서자 마자 무릎을 꿇고 황숭환에게 절했다.

황창설이 하늘을 가리키며 물었다.

[저들은?]

[아버님, 제가 거느린 사람들입니다.]

[그래? 그럼 이쪽으로 내리게 해라.]

황창설은 반가워하며 말했다.

헤어진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아들이 부하들을 데리고 위급할 때 찾아왔으니 그가 기뻐지 않을리가 없다.

싱글벙글하는 그를 보며 황필민이 말했다.

[너보다 낫다.]

 

황군우는 현현궁의 용봉들이 날아 내리자 마자 명령을 내렸다.

[경천위지백인진을 펼쳐 적들을 섬멸하라!]

휘휘휙!

구십팔 명의 용봉들과 전연옥이 삼절일천군단의 사이로 날아들어가고,

황군우 자신도 그들 중에 합류했다.

이어서,

우르렁! 쿵쾅!

[크아아악!]

삼절일천군단과의 경천동지할 대결전이 벌어졌다.

숫적으로는 황군우측이 턱없이 모자란다.

그러나,

그들은 개개인이 모두 우수한 고수들일 뿐 아니라,

경천위지백인진이란 절진을 펼쳐서 일사불란 하게 움직이는데 비해,

삼절일천군단은 발대기도 비좁은 공간에 있으니 그들의 특기인 혈검천륙살진을 펼칠래야 펼쳐볼 수도 없었다.

말과 사람의 비명이 연이어 터져 나오고,

사람들은 시체를 밟지 않고는 움직일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이천여 명의 무림인을 몰살시킨 똑같은 그자리에서,

삼절일천군단은 똑같은 운명을 걷고있었다.

그들은 좁은 소음곡으로 들어온 자체가 실수였던 것이다.

전연옥이 휘두른 낙일검에 삼절일천군단의 단주인 염녹균은 일찌감치 종씨인 염라대왕을 만나러 가버렸고,

넓은 곳으로 뛰쳐나가 싸우려고 시체의 방죽을 넘었던 자들은 문성무존의 징계를 받고 그자리에서 시체로 변했었다.

아름답던 소음곡은 이제 오직 혈혈혈(血血血)‥‥‥

피와 죽음이 가득하고,

늘 푸르던 작은 호수는 붉게 변한 채 시체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다.

현현궁의 용봉들의 피해도 상당했다.

그들 중의 사할이 삼절일천군단과 함께 죽어갔다.

살아남은 그들은 황필민의 배려에 의해 문성무존에서 휴식을 취했다.

실로,

처참하기 이를 데 없는 혈전이었다.

황군우는 들어가지 않고 전연옥과 함께 장사진에 합류하려 했다.

그때,

[작은 오빠! 이리와요. 어머니께서 기다리셔요.]

황숭환의 눈짓을 받은 황청청이 그와 전연옥을 데리고 주혜린이 있는 곳으로 갔다.

 

문성무존의 여인들은 모두 문성무존의 요소요소에서 경계하고 있었다.

주혜린은 전연옥을 데리고온 황군우를 반갑게 맞았다.

[이 아름다운 아가씨는?]

황군우는 겸면쩍게 웃으면서 머리를 긁었고,

전연옥이 절하며 말했다.

[어머님을 뵙습니다. 전연옥입니다.]

[우리 군우에게 과분한 아가씨구나. 시간이 허락하는대로 우리 집안에 관한 것들을 들려주마.]

[예.]

전연옥이 절하며 물러섰다.

주혜린은 황군우를 응시하며 위엄있는 음성으로 나직히 말했다.

[이것은 제일 위 조부님 말씀이시니 절대로 명심하고 있어야 한다.]

황군우는 제일 위 조부님의 말이라는 소리에 바짝 경각심을 가졌다.

[소자 명심하겠습니다.]

[당신께서 늘 앉으시던 바위를 기억하느냐?]

[폭포수 있는 데 말씀이십니까?]

[그래, 바로 그곳이다. 저녁 때가 되면 소음곡에서 소음이 끊어질 때가 올 것이다. 그때는 만사를 젓혀 두고 그곳으로 달려와야 한다. 이것은 절대로 잊어선 안된다. 어떤 경우에도 소음이 들리는지 아닌지 신경쓰고 있어야 한다.]

 

× × ×

 

휘이이-------

휘이이-------

문성무존의 장사진 앞에는 시간이 갈 수록 시체가 높이 쌓였다.

벌써 몇 차례나,

시체가 가득한 곳을 메웠던 무림인들이 죽어갔는지 모른다.

문성무존의 가족들에 의해서도 죽고,

자기들 끼리도 죽고죽였다.

평평했던 곳은 말 그대로 시체가 쌓여서 언득을 이루고,

피는 흘러서 내를 이루었다.

시간은 오후도 반이 지나버린 때다.

더 이상 소음곡안으로 들어오는 무림인들은 없을 듯했다.

그러나,

그들은 알고 있었다.

곧, 지금까지와는 격이 다른 절정의 고수들이 출현하리라는 것을‥‥‥

돌연,

[크하하하하‥‥‥]

가공할 내공이 깃든 웃음소리가 허공에서 들려오며 한 인물이 푸르스름한 기운에 휩싸인 채 소음곡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푸른 머리카락을 한 그는 북혈마였다.

그는 시산혈해에 우뚝 내려서서 형형한 눈초리로 장사진을 노려보며 광소를 터뜨렸다.

[크하하하‥‥‥본좌에게 저항하지 마라. 순순히 길을 비켜라!]

그는 임보산을 만난 후에 자신의 무공에 열등감을 느꼈던 것인데,

소음곡에 무수한 비급과 영약이 있다는 말을 듣고 총력을 경주하고 있었다.

황필민이 황창설에게 물었다.

[저 미치광이는 대체 누구냐?]

[소손은 모르는 자입니다.]

그때 전연옥과 함께 서있던 황군우가 말햇다.

[북혈마라는 자로 저희가 섬멸시킨 삼절일천군단의 주인입니다.]

[무공은 어떻냐?]

[소손에 비해 나은 것이 없을 줄로 생각합니다.]

그때,

허공에서 다시 한 명의 인물이 날아 내렸다.

얼핏 보기에도 그자의 무공은 북혈마를 훨씬 상회하고 있었다.

구름을 탄듯이 천천히 내려온 그는 남궁파였다.

고수는 하늘에서 내려온다?

다시 기형장검을 둘러맨 위지장천이 내려왔고,

그의 뒤를 전신이 마기로 뒤덮힌 중년인이 내려왔다.

바로 마왕 하후승이었다.

그리고, 도신 범강이 뚝 떨어지듯 소음곡에 내려섰다.

황숭환의 눈이 남궁파와 하후승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황필민은 이제 말하지 않았다.

눈앞에는 진정한 강적이 도달했고,

지금부터는 모든 것을 그의 아버지이자 문성무존의 최고 어른인 황숭환이 주도할 것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외부에서 온 자들과,

원래부터 있었던 자들은 한동안 말없이 대치하기만 하고있었다.

황숭환이 낮은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내 아들들아 손자들아! 이제 너희들이 죽어야 할때가 도래했구나. 검을 높이 들어 적을 맞도록 해라.]

바야흐로‥‥‥

소음곡의 운명을 판가름할 대 혈전의 서막이 올랐다.

지금 나타난 고수들은 먼저 죽어 시산혈해를 이루었던 그자들 모두를 합한 것 만큼이나 강한 자들‥‥‥

진정한 위기는 지금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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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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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설영; [네놈... 내공을 회복했구나!] 긴장과 경악하며 뒤로 물러나고

청풍; [당신네 조손(祖孫)에게는 재앙이지.]

청풍; [삼성동천의 열쇠를 노리고 우리 가족에게 저지른 만행의 대가를 치러야만 하니...] 쿠오오! 온몸에서 살기를 뿜어내고

<지독한 살기...> 미몽살객들 압도당하고

용설영; (단전이 파괴된 상태에서도 혈궁십사를 농락했던 괴물이다.) 심각한 표정으로 청풍을 노려보고

용설영; (이제 내공까지 슬 수 있게 되었으니 저놈을 어쩔 수 있는 건 천하를 통틀어도 몇 명 안될 것이다.)

하원길; [말해보게.] 앞으로 나서고

사람들 모두 하원길을 보고

용설영; (이런...) 유일하게 얼굴 굳어지고

하원길; [노부는 귀안존자라고 하네.] [천형(天刑)으로 눈을 잃은 대신 사물의 본령을 볼 수 있는 심안(心眼)을 얻어서 생긴 별호라네.]

청풍; [백여 년 전부터 강호에서 활동하셨던 일세기인 귀안존자께서 귀신도 볼 수 있는 능력자라는 풍문은 들었어요.]

하원길; [노부의 심안에 비치는 자네는 거짓을 말하고 있는 게 아니로군.]

청풍; [눈뜬 봉사들보다는 노야가 백배 더 현명하시군요.] 진원원을 힐끔

진원원; (저 애송이 놈이...) 수치심

하원길; [그래서 자네가 우리들에게 말해주려는 진실이란 게 무언가?]

청풍; [그건...] 말하려는데 + 용설영; [개소리를 들어줄 이유는 없다!] 머리를 확 젓고. 그러자 머리에서 투명한 무언가가 수없이 일어나 청풍을 덮쳐온다. 가늘지 않고 제법 굵다. 뱀의 형상을 하고 있고. 그 때문에 이하의 용설영은 마치 메두사처럼 보인다. 머리카락이 수많은 뱀으로 이루어진

[헉!] [저건...] [술법인가?] 미몽살객들 경악

청풍; [!] 팟! 바람을 타고 뒤로 날아오르고. 퍼퍽! 콰쾅! 청풍이 있던 곳으로 내려꽂히는 투명한 뱀들

치치치! 푸시시! 투명한 뱀들이 박힌 바닥이 그대로 녹고 타들어간다

[흙... 흙이 타들어간다!] 놀라는 사람들

진원원; (술법이면서 동시에 독공이잖아!) 역시 놀라고

휘릭! 내려서는 청풍.

용설영; [크아!] 고개 젓고. 마녀처럼 울부짖으면서

화악! 슈욱! 수많은 뱀 같은 것들이 청풍을 향해 날아들고.

진원원; [조심...] 자기도 모르게 외치는데

청풍; [고마워요!] 땅! 웃으면서 왼손 검지손가락을 오무렸다가 펴며 거궐신검의 검날을 강하게 때린다. 아주 맑은 소리가 나고

쩡! 그 소리가 용설영의 귀를 뚫고 지나가고

용설영; [악!] 비명 지르며 두 손으로 귀를 막고

푸스스! 소멸되는 투명한 뱀들

용설영; [끄윽!] 귀를 막고 비틀 + (불에 달군 송곳으로 귓속을 후벼파는 것같은 음공이다!) 코로 피를 흘리며 이를 갈고

진원원; (괜한 걱정이었잖아.) 안도

진원원; (십면혈신이나 무혈마녀가 나서지 않는 한 저 어린놈을 어쩔 수 있는 인간이 있을 리 없는데...) 다시 다가오는 청풍을 보며 생각하고. 그때

하원길; [대답을 기다리고 있네!] 하원길이 말하고. 다른 사람들이 돌아보고

하원길; [그대가 노부들에게 말해주겠다는 진실이란 게 뭔가?] 그러자

청풍; [제가 말씀드리려고 했던 건...] 말하려고 할 때 + 용설영; [그 새끼의 개소리를 듣지 말아요!] 귀를 막은 채 악을 쓰지만

청풍; [여러분들이 활강시라는 사실입니다.] 신경 쓰지 않고 말하는 청풍.

<활강시!> 진원원을 제외한 모든 미몽살객들 경악과 불신

용설영; (기어코...) 이를 갈며 절망

신권패왕; [활... 활강시?] [네놈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냐?] 놀라는 사람들을 대표해서 경악과 불신의 표정으로 나서고

청풍; [이름 그대로예요.]

청풍; [여러분들은 이미 오래 전에 죽었지만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시체... 강시랍니다.] 우울한 표정으로 말하고

[!] [!] 진원원을 제외한 모든 미몽살객들 경악

 

#155>

장춘곡이 내려다보이는 높은 산봉우리

히지가타가 서서 망원경으로 장춘곡을 들여다보고 있다. 중세시대에 쓰던 원통형의 망원경이고. 접으면 손바닥 길이 정도로 짧은

히지가타가 보는 망원경에 들어오는 장면. 청풍이 뭔가 말하고 미몽살객들이 놀라는 모습. 청풍과 미몽살객들 사이에는 용설영이 두 손으로 귀를 막은 채 비틀거리고 있다

청풍의 모습 크로즈 업

히지가타; (이청풍...) 망원경을 내리고

히지가타; (어느덧 보는 것만으로도 두려운 존재가 되었지만...)

히지가타; (그래도 반드시 한번은 만나봐야만 한다.)

<마천루의 인간인 흑모신원을 수하로 부린 것도 그렇고...> 흑모신원이 뒤에서 냉상영을 끌어안다가 온몸에서 가시가 돋아나던 장면을 떠올리고

히지가타; (아버지... 살천인조님은 이청풍을 추격한 후 행방이 묘연해지셨다.)

히지가타; (만일 아버지를 시해한 게 네놈이라면 귀신이 되어서라도 복수하고 말겠다!) 강렬한 표정

 

#156>

다시 장춘곡

신권패왕; [너... 너 지금 무슨 헛소리를...] 충격 받아 비틀거리고

용설영; (니기미...) 여전히 두 손으로 귀를 막은 채 얼굴이 이지러지고

신권패왕; [멀쩡하게 살아있는 우릴 보고 강시라니...]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면 찢어죽이고 말겠다.] 악을 쓰고

[신권패왕의 말이 맞다!] [우릴 활강시라고 단정한 이유를 대라!] 다른 미몽살객들도 살기를 뿜어내며 다가오고

용설영; [저놈은 우리 혈궁에 원한이 있어요.] 한손을 귀에서 떼어 청풍을 가리키며 선동하고

용설영; [그래서 혈궁의 최고 전력인 여러분들을 혼란에 빠트리고 모욕하려는 거예요!] [당장 찢어죽이세요.] 악을 쓰지만

청풍; [입 다물어!] 땅! 다시 손가락으로 거궐신검의 날을 때리고

빠직! 용설영의 귀로 파고드는 벼락

용설영; [악!] 다시 귀를 막고 비틀하고

신권패왕; [죽일 놈!] 부악! 청풍을 덮치면서 주먹을 내지르고. 그러자

콰웅! 집채만한 주먹 형상이 청풍에게 날아든다. 마치 불도저가 밀고 오는 듯 주변 바닥이 확 뒤집어지고. 하지만

쩍! 청풍이 거궐신검을 내리긋자 집채만한 주먹의 형상은 둘로 쪼개져서 청풍의 좌우로 지나가고

[!] 주먹 내지른 자세로 급정거하며 놀라는 신권패왕

쾅! 쾅! 청풍의 좌우로 지나간 주먹의 파편이 뒤쪽의 바위들을 박살내고

<권법으로는 오십년 전에 이미 천하무적이던 신권패왕의 권강(拳罡)을 저렇게 간단히 갈라버리다니...> 진원원 주변의 미몽살객들 놀라고

청풍; [생로병사는 하늘이 정한 이치!] [하지만 당신들은 오랜 세월 노쇠를 겪지 않고 있습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한 것 같습니까?] 검을 내린 채 미몽살객들에게

[!] [!] 입 다무는 미몽살객들

청풍; [강호의 명숙들이던 여러분은 모두 죽을병에 걸렸었거나 죽는 게 당연한 중상을 입었던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그... 그랬었지!] [저 말은 사실인데...] 미몽살객들 끄덕

청풍; [그때 혈궁의 법사들이 찾아와서 당신들의 육신을 썩지 않는 시체, 강시로 만들고 혼백을 그 시체에 묶어 두었던 것입니다.]

청풍; [즉, 당신들의 혼백이 분리되지 않는 한 당신들의 육신은 썩지도 쇠하지도 않게 된 것입니다.]

청풍; [어떤 중상을 입어도 이내 원상 복구되는 이유도 그 때문이구요.]

[설... 설마 저놈의 말이 사실이란 말인가?] [우리 몸이 어떤 중상을 입어도 이내 회복되는 것도 사실인데...] 술렁이는 진원원 주변의 미몽살객들. 진원원은 심각한 표정이고. 그때

신권패왕; [아가리 닥쳐라!] 악에 바쳐서 외치고

신권패왕; [그 따위 요설(饒舌)로 우릴 능멸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삿대질하면서 이를 갈고

신권패왕; [우리가 살아있다는 건 우리 자신이 잘 알고 있다!] [그렇지 않소?] 다른 미몽살객들 돌아보며 외치고.

[그건 그렇지!] [요욕칠정(五慾七情)을 느끼는 게 살아있다는 증거 아닌가?] 일부 미몽살객들 동조하고. 그때

청풍; [여러분들 중 미몽살객이 된 후 자손을 두신 분이 계신가요?]

[그... 그건...] [그러고 보면...] 당황하는 미몽살객들

청풍; [그게 바로 여러분들이 활강시라는 증거입니다.] [시체가 어떻게 자손을 만들 수 있겠습니까?]

[그런..] [우... 우리가 이미 오래 전에 죽은 강시였다니...] 혼란에 빠진 미몽살객들

신권패왕; [더는 못 들어주겠다!] 부악! 온몸에서 강한 기운을 폭발적으로 일으키며 악을 쓰고

신권패왕; [헛소리를 못하도록 아가리를 으깨주마!] 주먹질할 준비. 지지지! 주먹이 벼락에 휘감기고

청풍; [부인하지 못할 증거가 필요하겠군요.] 지잉! 거궐신검을 진동시키며 신권패왕에게 다가가고

청풍; [이분의 최후를 보고 알아서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거궐신검으로 신권패왕을 겨누며 미몽살객들에게 말하고

신권패왕; [크아!] 다시 집채만한 주먹 형상을 일으키며 청풍을 후려쳐오고

쩍! 이미 그자의 몸을 갈라버리고 있는 청풍. 두 손으로 거궐신검을 쥐고 굴진 자세로 친 모습이고. 신권패왕은 몸이 수직으로 근이 간다. 하지만

신권패왕; [크크크! 어림없다!] 몸에 수직으로 금이 간 채 웃고.

청풍은 다시 물러서고 있고

지잉! 신권패왕을 베었던 거궐신검이 진동을 일으키고 있고

신권패왕; [네놈 입으로 우리가 어떤 중상을 입어도 원상복구 된다는 말을 하고도 잊은...] + [!] 말하다가 눈 부릅

푸르르! 츠츠츠! 신권패왕의 몸의 갈라진 단면이 진동을 일으키고 있고.

신권패왕; [억!] 기겁하며 두 손으로 머리를 좌우에서 눌러 진동을 멈추려 하지만

<신권패왕의 몸의 갈라진 단면이 진동을 일으키고 있다!> <그 때문에 상처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미몽살객들 그걸 보고 모두 놀라고

청풍; [무애검조님의 무애검결중 진(振)자결입니다.]

청풍; [검에 실렸던 진동이 표적에 남아서 분쇄시켜버리는 힘을 지녔지요.] 말할 때

퍼퍼퍽! 신권패왕의 몸의 갈라진 부위들이 강한 진동 때문에 으스러지기 시작하고

신권패왕; [아... 안돼!] 비명 지르며 필사적으로 머리를 누르지만. 다음 순간

펑! 머리를 포함해서 몸의 잘려진 단면이 일제히 터지면서 몸이 둘로 갈라지는 신권패왕. 그걸 보고 경악하는 미몽살객들

퍼억! 털썩! 장작처럼 쪼개져 좌우로 나뒹구는 신권패왕의 시체.

[끄으으!] 몸이 둘로 갈라진 채로 여전히 신음하다가

털썩! 이윽고 널부러지는 두 쪽 난 신권패왕의 시체. 그러자

푸스스! 치치치! 급격히 연기를 내며 썩어 들어가는 두 쪽 난 신권패왕의 시체

[헉! 저게 무슨...] [신권패왕의 몸이 엄청난 속도로 썩어 들어간다!] 미몽살객들 기겁하고. 여자들은 손으로 입과 코를 막고

청풍; [오십 년 넘게 유보되었던 부패가 일거에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역시 왼쪽 소매로 입을 가리며 물러서고

청풍; [여러분들도 마찬가지 운명입니다.]

[!] [!] 전율하는 미몽살객들

청풍; [세상에는 활강시가 된 여러분의 육체에서 혼백을 분리시키는 몇 가지 무공과 술법이 있습니다.]

청풍; [그 무공과 술법에 당해서 혼백과 육신이 분리되면 여러분의 몸도 저처럼 될 것입니다.] 거궐신검으로 썩어 들어가고 있는 신권패왕의 시체를 가리키며

[그... 그럴 수가...] [우리도 신권패왕처럼 된다니...] [정말 우리의 육신이 죽어도 썩지 않는 강시였단 말인가?] 전율 하거나 공황상태에 빠지는 미몽살객들

[흐윽!] [싫... 싫어!] 여자들은 주저앉아 오열하고. 그러다가

[저년이다!] 누군가 악을 쓰며 용설영을 손가락질 하고. 미몽살객 모두 일제히 용설영을 돌아보고. 관망하다가 움찔! 하는 용설영

[우릴 이 꼴로 만든 게 혈궁이다!] [그리고 저년은 혈궁의 궁주인 십면혈신 용백의 손녀다!] 사람들 악을 쓰며 용설영에게 다가가고. 얼굴 굳어지는 용설영

[저년을 죽여서 화풀이를 하자!] [잘도 우릴 활강시로 만들어 도구로 썼겠다?] 가공할 살기를 뿜어내며 용설영에게 다가가는 미몽살객들

청풍; (애꿎은 설영 누나가 변을 당하게 되었구나.) 난감. 한숨

청풍; (밉긴 하지만 일단 구해줘야할 것같다.) 다가가려는데

용설영; [버러지들아!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는 것이냐?] 번쩍! 사각형의 영패를 높이 들며 악을 쓰고. 그러자

징! 영패의 보석이 강한 빛을 발하고. 마치 서치라이트처럼. 그러자

[헉!] [큭!] 그 빛에 접한 미몽살객들 현기증 느끼며 쓰러지고

[히익!] [저... 저 빛을 쪼이면 안된다!] 뒷열의 미몽살객들 다급히 물러서고

용설영; [아무렴 우리 혈궁이 아무런 대책도 없이 너희 년놈들을 활강시로 만들었을 것 같으냐?] 지지징! 빛을 발하는 영패를 쳐든 채 이를 갈고

용설영; [이 장춘령에는 너희들의 혼백을 일부 담아뒀다.] [만일 장춘령이 깨어질 경우...] 살벌한 표정

용설영; [너희 년놈들의 혼백은 육신과 분리될 테고 그럼 신권패왕의 몸뚱이처럼 단번에 썩어버릴 것이다.]

[으으으...] [그... 그런 암수를...] [죽일 놈의 혈궁!] 치를 떨며 물러서는 미몽살객들

청풍; (굳이 내가 도와줄 필요도 없게 되었군.) 멈춰설 때

용설영; [이청풍!] 홱! 고개 돌려 돌아보고

용설영; [잘도... 잘도 우리 혈궁이 오랜 세월 공을 들여 만든 미몽살객들을 쓸모없게 만들었겠다?] 화악! 이를 가는 용설영의 머리에서 또 투명한 뱀 형상들이 마구 일어난다.

용설영; [사촌이고 뭐고 오늘 여기서 죽여 버리고 말겠다!] 슈육! 몸에서도 뱀 같은 것들이 마구 뻗어 나오고

청풍; [몸에서 털이 모두 사라져서 이상하다 했더니...] [누나는 혈궁의 십대술법(十大術法)중 하나인 짐독천사신(鴆毒千蛇身)을 수련했구나.]

용설영; [그렇다!] 몸에서 수많은 뱀의 형상을 뿜어내며 마녀처럼 웃고

용설영; [십대술법 서열삼위인 짐독천사신을 익히려면 독중의 독인 짐독(鴆毒)을 상복해야하고 그 때문에 털이란 털은 모두 사라지고 만다.]

[짐독을 상복하다니...] [독한 계집...] 미몽살객들 전율하고

용설영; [대신 나는 누구든 죽일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었다.]

용설영; [어떤 호신강기나 술법으로도 짐독천사신은 막지 못하기 때문이다.] 화악! 몸에서 생겨난 수많은 뱀의 형상들이 청풍에게 날아든다.

땅! 다시 거궐신검을 손가락으로 때려서 소리를 내고. 하지만

용설영; [소용없다!] 호호호! 마녀처럼 웃고.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

[!] 놀라는 청풍. 청풍에게 몰려드는 수많은 투명한 뱀의 형상들

용설영; [같은 수법에 세 번씩이나 당하면 병신이지!] [내 청각은 이미 완벽하게 봉쇄한 상태다!] 화악! 뱀을 몰고 돌진하고

진원원; [조심...] 자기도 모르게 외치고.

청풍; [!] 팟! 날아올라 피하고. 하지만

용설영; [호호호! 가긴 어딜 가? 누나하고 놀아야지!] 떠 빠르게 달려들고

용설영; [경신술이라면 나도 너에 못지 않아!]

청풍; [!] 부악! 피하면서 검으로 여러 번 섬광을 일으켜 투명한 뱀들을 베지만

화악! 카아! 잘린 뱀들이 그대로 덮쳐온다

스스스! 청풍의 몸이 순간적으로 여러 개로 변하고. 뱀들이 그 청풍의 형상들을 관통하고

용설영; [이형환위(移形換位)!] 팟! 급정거하며 돌아보고

슈욱! 유령같이 뒤에 내려서며 검으로 용설영의 등을 찌르는 청풍

[그렇지!] [승부가 났다!] 안도하는 진원원 주변의 미몽살객들 환호. 하지만

등이 찔리면서도 배시시 웃는 용설영

슈욱! 미끈! 청풍의 거궐신검은 용설영의 등에 닿은 순간 마치 기름칠한 철판에 닿은 나뭇가지처럼 옆으로 밀려간다. 용설영의 몸도 빙글 돌아서 청풍이 찌른 거궐신검을 미끄러지게 만들고

[저럴 수가!] [검 끝이 저년 몸에 닿자 미끄러진다!] 진원원과 미몽살객들 경악하고

청풍; (천하에서 가장 날카로운 거궐신검을 미끄러지게 만들다니...) 팟! 경악하며 다시 거궐신검으로 용설영을 베려 하지만

용설영; [어림없는 수작!] 화악! 맹렬히 돌아서며 수많은 뱀들을 청풍에게 날리는 용설영

[!] 팟! 전력으로 날아 뒤로 피하는 청풍.

휘릭! 진원원을 등지고 내려서는 청풍.

푸시시! 치치치! 청풍의 옷 여기저기가 삭아서 녹아내린다.

진원원; (요놈의 옷이 짐독에 닿아 녹아내린다.) 놀라고

용설영; [호호호! 처음의 그 당당하던 기세는 어디로 사라지셨을까?] 마녀처럼 웃으며 청풍에게 다가오고

용설영; [네놈도 명색이 혈궁의 자손이면서 짐독천사신의 또 다른 위력을 몰랐다니 실망이네.] 웃고

찡그리는 청풍.

용설영; [짐독천사신은 몸을 뱀처럼 미끄럽게 만들어주어서 어떤 타격이라도 빗나가게 만들어준다.]

[그래서 검에 찔리고도 상처를 입지 않았구나!] [과연 혈궁십대술법의 서열삼위답다!] 놀라는 미몽살객들

용설영; [공수가 완벽한 짐독천사신을 익힌 날 어쩔 수 있는 인간은 없어.]

청풍; [누나도 모르는 게 한 가지 있어.]

용설영; [뭐라고 조잘대는 거니?] 샐쭉

용설영; [알고 싶지만 막아놓은 청각을 해제했다가는 또 요상한 음공을 쓸 게 뻔하니 그럴 수도 없네.]

청풍; [내가 익힌 불멸환혼건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모른다는 말이야.] 슥! 말하며 거궐신검을 허공으로 쳐들어 하늘을 가리키고

용설영; [무슨 수작인지 모르겠지만...] 화악! 다시 수많은 뱀을 일으켜 청풍을 공격하려 하고. 바로 그때

빠지직! 거궐신검에서 벼락이 일어나 하늘로 치솟고

용설영; [뜬금없이 무슨...] 화악! 투명한 뱀으로 청풍을 공격하면서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허공을 올려다볼 때

슥! 거궐신검으로 용설영을 겨누고. 그러자

꽝!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져 용설영을 때린다

용설영; [끄아아악!] 벼락에 맞아 휘청하며 비명 지르고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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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 (어... 어머니!) 전율과 흥분으로 숨이 턱 막힌 표정을 짓고

포숙정; [회포는 나중에 풀기로 하자! 지금은 저 원수 놈을 죽이는 게 급선무이니...] 차가운 표정으로 말하며 다가오고

청풍; [예...] + (내가 누군지 아셨구나!) 흥분을 억지로 누르고

포숙정; [신녀... 그년이 저 늙은이의 딸일 수도 있다는 가정은 했었으나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청풍과 나란히 서고

포숙정; [하지만 저 늙은이가 천안탑 지하에 갇혀있는 것으로 모든 게 확연해졌다.]

청풍; [천신대야를 이곳에 가둔 게 딸인 냉상영이란 말씀이십니까?] 놀라고

포숙정; [제 딴에는 짝 사랑했던 네 아버지의 복수를 한 셈인데...]

포숙정; [그냥 가둔 게 아니라 전설 속의 극독 주광지독을 먹인 후 가둬버렸다.]

포숙정; [그 때문에 저 늙은이는 무공이 멀쩡함에도 이곳에서 빠져나갈 엄두를 못낸 것이다.]

청풍; [주광지독에 중독되면 빛이 치명적인 모양이군요.]

포숙정; [확인시켜주마.] 쩡! 내미는 손바닥에서 아주 밝은 빛이 뿜어진다. 그러자

천신대야; [안... 안돼!] 비명 지르며 팔로 얼굴을 가리고

치치치! 푸시시! 얼굴을 가린 천신대야의 팔과 노출된 피부가 그대로 타들어간다.

청풍; [어... 어떤 종류의 빛에 닿아도 살이 타들어가는군요.] 깨닫고

포숙정; [덕분에 네 아버지의 복수가 쉬워졌지.] [죽여라!] 쩡! 손바닥으로는 더 강한 빛을 뿜어내며 말하고.

청풍; [예!] 슈악! 앞으로 쇄도하며 부러진 일본도를 휘두른다.

투캉! 다시 청풍의 일본도가 길어지면서 칼날에서 제트자의 섬광이 내달리고

천신대야; [안... 안돼!] 투쾅! 얼굴 가리지 않은 손으로 다시 음파의 폭발을 일으켜서 청풍의 공격을 막으려 하지만

청풍; [같은 수법이 두 번 통할 것같소?] 부악! 칼을 강하게 휘두르고. 그러자

슈칵! 제트자의 섬광이 음파의 폭발을 타고 넘어가 천신대야의 목을 친다

콰직! 단번에 천신대야의 목을 반 넘게 자르고 들어간 섬광

천신대야; [끄윽!] 입과 코로 피를 토하며 청풍을 노려보고

청풍; (전력을 기울인 내 일격에도 목이 완전히 잘리지 않고...) (몸의 단단하기가 금강불괴 이상이다!) 가가강! 천신대야의 목을 완전히 자르려 전력을 기울여 칼을 움직이려 하고

천신대야; [혼자... 죽지는 않겠다!] 크와! 악을 쓰며 입에서 피로 이루어진 덩어리를 청풍에게 포탄처럼 토하고

청풍; (막을 수가...!) 칼을 휘두르려는 자세로 눈 부릅. 바로 앞에까지 피로 이루어진 포탄이 날아들고. 하지만 위기의 순간

바웅! 청풍의 뒤에서 불쑥 내밀어지는 포숙정의 손바닥이 진동하고. 그러자

가가강! 멈칫! 더 날아들지 못하고 허공에서 맹렬히 돌기만 하는 핏덩이

청풍; (어머니의 내공이 저 늙은이에 필적하는구나!) 경이의 표정으로 곁눈질하고

천신대야; [이... 이제 보니 네 년은 이무외의 마누라...] 비로소 포숙정이 누군지 알아보고

포숙정; [알았으면 죽어라!] 번쩍! 손가락을 모았다가 확 펼치고. 그러자

투쾅! 핏덩이가 도로 천신대야에게 날아가고

꽝! 그자의 가슴을 때리는 핏덩이. 그러자

펑! 콰직! 핏방울이 터지며 천신대야의 가슴도 같이 터진다. 갈비뼈가 드러나고

천신대야; [크악!] 펑! 가슴이 터져서 뒤로 날아가고

청풍; (가공...) 놀라고

쾅! 깊지 않은 동굴 끝에 등이 부딪히는 천신대야

천신대야; [컥!] 피를 토하며 앞으로 쓰러지고

쿵! 무릎을 꿇는 천신대야. 목이 반쯤 잘리고 가슴은 터졌다.

천신대야; [끄윽!] 피를 게워내다가 고개 들고.

청풍이 바로 앞에 이르러 두 손으로 일본도를 쳐들어 내려칠 자세를 취하고 있다

천신대야; [네놈...] 피를 게워내며 올려다보고

칼을 쳐든 청풍의 뒤로 이무외의 모습이 오버랩 되고

천신대야; [좋다! 좋아.] 웃으며 책상다리를 하고

천신대야; [제법 바람직한 결말이다! 이무외의 아들 놈의 손에 죽는 것이라면...] 눈을 감고

청풍; [극락왕생!] 쩍! 천신대야의 목을 비스듬히 내려친다

텅! 잘려서 구르는 천신대야의 머리.

텅! 텅! 공처럼 굴러서 포숙정의 앞으로 굴러가는 머리. 돌아보는 청풍

자신의 앞으로 굴러오는 천신대야의 머리를 보며 눈 치뜨는 포숙정.

포숙정; [이날을... 이십년 동안 이날을 기다렸다!] 확! 이를 갈며 발을 쳐들어서

포숙정; [그이의 복수다!] 콰악! 천신대야의 머리통을 으스러트리려 하고. 하지만

슥! 누군가의 손이 옆에서 나와 천신대야의 머리채를 잡아 옆으로 빼고

포숙정; [!] 꽝! 눈 부릅뜨는 포숙정의 발이 바위로 이루어진 바닥을 푹 파고 든다.

[!] 놀라는 청풍

번뇌신존; [쯧쯧! 결국 이렇게 종명(終命)했구먼. 불쌍한 친구같으니...] 두 손으로 천신대야의 머리를 들고 숙였던 몸을 일으키며 혀를 차는 번뇌신존

청풍; [노... 노야!] 경악하고

포숙정; [사... 사부님!] 콰득! 역시 전율하며 바닥에 박혔던 발을 빼고

번뇌신존; [노부에게 독한 제자가 있었다면 그대에게는 비정한 딸이 있었던 게야!] 한숨 쉬며 청풍에게로 와서. 청풍은 칼을 칼집에 넣고

번뇌신존; [비록 네게는 살부지수(殺父之讐)지만 무림의 일대종사였던 위인이다.] [정중히 모시도록 해라.] 천신대야의 수급을 내밀고

청풍; [예...] 두 손으로 천신대야의 수급을 받고

번뇌신존; [너희 부부의 사랑 때문에 너무도 많은 고통이 생겨났구나!] 포숙정을 돌아보며 한숨.

포숙정; [변명할 생각은 없사옵니다.] 무릎을 꿇고

포숙정; [제자는 그저 사부님의 처분에 따를 뿐이옵니다.] 엎드리고

번뇌신존; [독한 것!] 쿵! 발로 바닥을 구르고. 지진이 난 듯 동굴이 뒤흔들리고

번뇌신존; [정에 눈이 뒤집혀 자식마저 돌보지 않다니... 그러고도 네가 어미라고 할 수 있느냐?] 청풍을 가리키며 호통

포숙정; [어미보다 나은 자식이옵니다.] 한숨

포숙정; [다만 어미로써 애정을 주지 못한 것이 미안할 뿐입니다.]

번뇌신존; [부질없다! 다 부질없는 짓이었다!] 한숨 쉬며 고개 젓고

포숙정 입을 다문다.

번뇌신존; [너는 사소한 원한으로 자칫 우리 삼성동을 단절시킬 뻔했다.] [그 죄를 물어 파문한다.]

포숙정; [그리 하시옵소서!] 이마를 바닥에 붙이고

번뇌신존; [네 공력은 모두 나로 말미암은 것이니 내가 거두겠다.] 징! 빛이 나는 손으로 포숙정의 머리를 겨누고

청풍; [노야!] 다급히 비명 지르며 달려오려 하지만

<관여하지 마라!> 고개 조금 흔들며 전음 보내는 포숙정

멈칫! 하며 멈춰서는 청풍

번뇌신존; [다시는... 다시는 내 곁에서 도망치지 못하게 만들어주마!] 지잉! 진동하는 손. 그러자

쏴아! 무언가 포숙정의 몸에서 빠져나와서 번뇌신존의 손바닥으로 몰려가고

부르르 떨리는 포숙정의 몸

청풍; (어... 어머니의 몸에서 내공을 뽑아내고 계신다!) 경악할 때

지지지! 포숙정의 몸에서 빠져나온 빛은 번뇌신존의 손바닥 앞의 허공에서 뭉치면서 벼락을 일으키더니

쿵! 투명한 구슬이 되기 시작한다

청풍; (맙소사!) 경악하며 바닥에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안고 있던 천신대야의 머리는 내려놓으면서

<어머니의 몸에서 빠져나온 내공들이 결정(結晶)을 이루고 있다.> 쿠오오! 지지지! 점점 커지는 구슬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최종적으로 구슬은 호두알만하게 커진다.

청풍; (어머니의 몸에서 뽑아낸 내공을 뭉쳐서 내단으로 만들고 계신다.) 놀라고. 그때

스륵! 온몸에서 힘이 빠져 무너지는 포숙정

털썩! 야하게 옆으로 쓰러지며 기절하는 포숙정

청풍; [어머니!] 급히 일어나려는데

번뇌신존; [기진하여 잠시 혼절한 것뿐이다.] 슥! 허공에 떠있던 구슬을 잡으며 말하고. 이어

번뇌신존; [네 어미의 내단(內丹)이니 네가 갖도록 해라. 복용하고 용해하면 지금보다 내공이 배 정도 강해질 것이다.] 구슬을 내밀고

청풍; [제가 어찌...] 당황

번뇌신존; [네 어미도 너에 대한 미안함으로 이걸 주길 바랄 것이다.] 내밀고

청풍; [예...] 두손으로 받고

번뇌신존; [네 어미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마라.] 포숙정에게 가고

번뇌신존; [네 어미가 더 이상 노부의 제자는 아니지만 이리 만든 것도 노부이니 끝까지 책임지고 보살펴주마.] 조심스럽게 포숙정을 안는다

청풍; (끝까지 책임지고 보살펴준다는 건 어머니를 아내로 맞이하시겠다는...) 깨닫고 얼굴 벌개지고

번뇌신존; [네 어미는 신장궁으로 데려갈 테니 황금전장의 일이 끝나면 보러오도록 해라.] 걸어가며 말하고

청풍; [어머니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무릎 꿇은 채 고개 숙이고

번뇌신존; [걱정 말거라. 세상 누구보다 행복하게 해줄 테니...] 스스스! 사라진다

팟! 사라지는 번뇌신존

청풍; (아버지에게는 미안하지만... 이게 어머니를 위해선 최선의 결말이다.) 한숨

<어머니에게 번뇌신존님은 사부보다는 보호자로서 더 잘 어울리는 분이시니...> 현장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260>

어떤 산.

깊은 계곡.

계곡 끝의 동굴.

휘익! 그 동굴 입구로 나타나는 여자. 냉상영

냉상영; (이곳의 존재를 아는 인간은 신녀문에 단 한명도 없다.) 주변 두리번거리며 동굴로 들어가고

냉상영; (포가년도 여기까지는 쫓아오지 못하겠지!) 겁에 질린 표정으로 주변 두리번거리며 동굴로 들어간다. 그러자

[어서 와라 신녀!] 번쩍! 어둑한 동굴 안쪽에서 강렬한 눈빛이 번득이고

철신장; [마침 때를 잘 맞춰서 왔다.] 쿵! 드러나는 장면. 동굴 안쪽은 석실인데. 중앙에 철신장이 앉아있고. 풍신장, 염신장, 냉신장이 탈진해서 쓰러져 있다. 세 사람 모두 눈을 감았는데 온몸이 땀투성이

냉상영; [어떻게... 어떻게 되었는가요?] 흥분과 기대에 찬 표정으로 다가가고

철신장; [네가 원한대로 우리 네 사람의 능력이 모두 내 한 몸으로 모였다.] 지지지! 철신장의 몸이 자잘한 벼락에 덮이고

냉상영; [정... 정말 내공이 얼마나 심후해졌는지 추측이 어려울 정도로군요.] 다가가며 흥분하는데

철신장; [바로 그렇다!] 화악! 손을 저어 빨아들이듯이 냉상영을 끌어들이고. + 냉상영; [하악!] 자지러지며 끌려가고

철신장; [지금의 나는 천마 방각님에 필적할 정도로 강하다!] 냉상영을 무릎 위에 앉히며 끌어안고

철신장; [네가 원하는 대로 벽가놈을 때려죽이고 너를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계집으로 만들어주마.] 흥분한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냉상영; [기대할게요.] 와락! 철신장의 목에 매달리고

냉상영; [신첩은 당신만 믿을 뿐이랍니다.] 애절한 표정으로 철신장의 품에 안기고

철신장; [믿어도 좋다! 지금의 난 누구에게도 질 수 없을 것같은 기분이니...] 끌어안고 더듬고

냉상영; (둘 중 하나다!) 하지만 교활하게 눈 번뜩이고

<신행태보와 철신장 둘 중 하나만 벽세황을 때려죽이는 데 성공하면 무림은 내 것이 되는 것이다!> 서로 키스하는 년놈의 모습 배경으로 냉상영의 생각. 헌데

 

#261>

절벽 위. 내려다보고 있는 거구의 여인. 패소정이다

동굴의 모습이 멀리 보이고

패소정; (단주님의 지시로 신녀문을 감시하고 있었던 보람이 있구나.) 동굴을 내려다 보고

패소정; (무황성과 신녀문의 오랜 항쟁을 끝낼 단서를 찾아냈으니...) 음산하게 웃고

 

#262>

<-무황성> 낮

인적이 없는 곳의 건물. 높은 담으로 다른 건물들과 분리되어 있고.

월동문으로 들어오는 금면무황

주변 살피며 문을 열고 건물로 들어간다.

 

어둑한 방안. 위극겸이 눈을 감은 채 운기조식 중이다.

지잉! 위극겸의 몸에서 진동이 일어나고. 그러자

스으! 방안의 모든 물건들이 떠오른다

방안을 둥둥 떠다니는 물건들

위극겸; (드디어...) 약간 미소 짓고

<내공의 이치에 대해 설파한 천존경을 참수한 덕분에 내공의 운용이 비약적으로 자유스러워졌다.> 둥둥 떠다니는 물건들 사이에 앉아서 생각하고

위극겸; (다시 그놈을 만나면 피하지 않아도 되겠지.) 청풍에게 죽을 뻔한 장면 떠올리고. 그러다

[!] 무언가 깨닫는 위극겸, 금면무황이 온 걸 알았다.

지잉! 몸에서 다시 진동이 일어나고. 그러자

스슥! 슥! 물건들이 원래 자리에 내려앉고. 이어

위극겸; [들어와라.] 눈을 뜨며 입구쪽을 보고. 그러자

<예!> 드륵! 대답과 함께 문이 열리고 금면무황이 들어온다.

위극겸; [서둘러 온 것을 보니 급보가 있는 모양이구나.]

금면무황; [패소정으로부터 천안신녀의 은신처를 발견했다는 보고가 도착했사옵니다.]

위극겸; [희소식이군!] 눈 번뜩 끄덕이고

위극겸; [삭초제근(朔草制根)!] [뿌리를 확실히 제거해야 후환이 없는 법이지.]

위극겸; [삼좌, 그대가 직접 가서 그 계집의 목숨을 거두게.]

금면무황; [존명!] 고개 숙이고

돌아서려는 금면무황

위극겸; [진천이의 행적은 기밀에 붙여두었겠지?]

금면무황; [예! 무황성 내에서도 소단주님의 현재 거처를 아는 것은 속하뿐이옵니다.]

위극겸; [진천이의 행방은 누구도 알아서 안된다.] [또한 진천이도 바깥의 상황을 알면 안된다.]

금면무황; (혹시 단주님은...) 긴장

위극겸; [내가 벽세황에게 패하든 이기든 상관없이 진천이는 삼성록의 힘을 모두 얻은 후에 무림에 나와야만 한다.]

금면무황; [목숨으로 기밀을 유지하겠사옵니다.] 포권하고

나가는 금면무황

위극겸; (결국 이기는 것은 우리 위씨일족이다.)

위극겸; (나 위극겸의 뒤에는 누구보다 뛰어난 아들이 있으니...) 만족

 

#263>

산중의 작은 마을. 작지만 있을 건 다 있는 마을이다. 사람들 제법 북적

죽립을 쓰고 등에 망태기를 짊어진 백일몽이 식료품 가게에서 음식 재료를 산다.

돈을 지불하고 물건을 받는 백일몽. 물건을 망태기에 넣고

[또 들려주십쇼.] 인사하는 주인을 등지고 돌아서는 백일몽.

그러다가 흠칫! 위를 보는 백일몽

나비 몇 마리가 팔락거리고 있다

백일몽; (혹시...) 신소심을 떠올리지만

붕붕! 벌도 날아가고

백일몽; (무슨 생각을...) 그걸 보고 피식! 웃고

백일몽; (꽃이 피는 계절이니 벌 나비가 날아다니는 건 당연한 일인데...) 걸어가고. 헌데

오가는 사내들이 힐끔거린다

백일몽; (그렇긴 하지만 내 몸에서 좋은 냄새가 나는 것도 사실이지.) 소매를 코에 대고 냄새 맡고

<암컷 나비가 수컷 나비를 유혹할 때 쓰는 향이에요. 호접미향(胡蝶媚香)이라 부르죠.> 신소심의 말을 떠올리는 백일몽. #246>의 장면

 

신소심;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어서 이걸 향수로 쓰면 남자들이 정신을 못 차린답니다.] 배시시 웃고

신소심; [언니도 언제까지 혼자 살 수는 없잖아요.] [그러니까 마음에 드는 사내를 만나게 되면 그걸 써봐요.] 야릇하게 웃고

신소심; [여자도 승부를 걸 때는 화끈하게 걸어야하는 법이라구요.] 일어나고

회상 끝

 

백일몽; (승부를 걸어야할 때라...) 눈가가 발개지고

백일몽; (제법 오랫동안 소단주님을 혼자 모실 수 있는 기회다.)

백일몽; (독호접 말대로 승부를 걸어봐야겠지?) (덜컥 아기라도 들어서면 제이의 소수마녀님이 될 수도 있으니...) 멀어지고. 헌데

팔락! 나비 한 마리가 골목으로 날아내리고

[수고했어!] 누군가의 손등에 내려앉는 나비. 그 배경으로 들리는 목소리

신소심; [너희들 덕분에 난 천하제일인의 마누라 노릇을 할 수 있게 될 거야!] 손등에 나비를 얹고 배시시 웃는 신소심.

 

#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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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럭!] 벽에 박혀 있다가 피를 왈칵 토하며 몸이 앞으로 쓰러지려는 야차서시. 헌데

쾅! 이미 다가와서 발로 야차서시의 단맥편을 든 오른쪽 손 손목을 강하게 밟아 부러트리는 패륵. 야차서시의 손목이 벽에 박히면서 단맥편을 쥐고 있던 손가락들이 벌어진다

당령; (빨라!) 뒤에서 보며 경악. 두려움에 떨고

아극파; (패륵 저놈...) 역시 식은땀

침독; (자신이 사부에 못지 않은 경지에 올랐다는 장담이 과장이 아니었군.) 굳은 얼굴

툭! 떨어지는 단맥편.

패륵; [이제부터 이건 내가 써주지!] 왼손으로 단맥편을 받아쥐고. 왼발로는 야차서시의 손목을 밟아 벽에 박은 자세로. 야차서시의 몸은 아래로 늘어져 있고

야차서시; [잘... 잘 났구나.] 웃고.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면서도

야차서시; [역시 네놈은 패씨의 핏줄이야.] [오직 패씨의 핏줄에서만 너같은 괴물이 나올 수 있으니...] 웃고. 그 앞에서 패륵은 왼손에 쥐었던 단맥편을 오른손으로 옮겨 쥐고 있다.

패륵; [우리 패씨가 좀 잘나긴 했지.] 웃으며 단맥편을 흔들어 보고

야차서시; [어서 죽여라. 날 살려두면 네놈에게 두고두고 우환이 될 테니...]

패륵; [그럴 작정이니 너무 재촉하지는 마.] 팟! 그때까지 밟고 있던 야차서시의 오른쪽 손목을 놔주고

퍼억! 바닥에 나뒹구는 야차서시. 오른쪽 손목이 부러져 덜렁거린다.

패륵;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목숨 조금 일찍 끊어주는 것이니 날 원망하진 않겠지?] 단맥편으로 야차서시를 겨누며 웃고

야차서시; (그래 어서 죽여라.) 주저앉아서 등을 벽에 기댄 채

야차서시; (그럼 네놈은 어미를 죽인 죄인이 되어 천벌을 피할 수 없게 될 테고...) (씨만 뿌리고 나 몰라라 한 결과 자식을 패륜아로 만든 패극천도 천벌을 면치 못하겠지.)

야차서시; (물론 죄로 점철된 삶은 살아온 네놈을 싸지른 나 역시 하늘의 징벌을 피할 수 없을 테고...) 처연하게 웃고

패륵; [그 할망구 참, 심란하게 만드는 표정이로구만.] 찡그리고

패륵; [물론 그런다고 살려둘 생각은 없다.] 쩍! 단맥편을 높이 쳐들었다가 내리그으려 하고

<드디어!> <우릴 종으로 부려서 죽이려 하는 표적 중 첫 번째가 제거 되는군.> 당령, 아극파 흥분. 침독은 찡그리고.

쩍! 패륵이 내려친 단맥편이 야차서시의 몸을 비스듬히 그으려 하고. 헌데 바로 그때

꽝! 갑자기 허공에서 나타나 파번뇌탁으로 패륵의 머리통을 강하게 후려치는 이군악. 파번뇌탁에 머리통이 맞아 고개가 홱 돌아가며 몸도 뒤틀리는 패륵. 아주 강하게 머리통이 맞아 돌아가는 모습이고

[학!] [저놈은...] [!] 당령, 아극파, 침독의 경악

[!] 놀라 눈 치뜨는 야차서시

콰당탕! 머리통을 엄청 세게 맞아서 몸도 함께 홱 돌아가 바닥에 팽이처럼 돌면서 패대기쳐지는 패륵. 그 앞쪽에서 이군악이 야차서시의 옆에 내려서고 있다. 파번뇌탁을 휘두른 자세고 눈 부릅뜬 채

내려선 이군악의 손에 들려진 파번뇌탁 크로즈업

아극파; [사부의 파번뇌탁!]

당령; [이... 이군악!] 이를 갈며 고함

침독; (저 놈이 바로...) 눈 번뜩이고

퍼억! 나뒹굴었던 패륵은 하늘 보는 자세로 벌렁 나뒹굴고. 입과 코로 피를 흘리긴 하지만 죽지는 않았다

이군악; [야 이 개잡종들아!] 고함. 눈 부라리며 패륵과 다른 세 년놈을 본다. 패륵은 벌렁 누워 벌벌 떨고 있고

이군악; [할 짓이 없어서 여럿이 여자 하나를 다구리 놓냐?] 파번뇌탁으로 다른 놈들 가리키며 눈을 부라리고

이군악; [사타구니에 달고 있는 게 아깝다 개잡놈들아!] [당장 뚝 떼어내!] 눈 부라리고

아극파; [허, 그놈 참 입 한번 걸군.] 어이없고. 그때

야차서시; [쓸데없는 짓을 했다.] 뒤에서 말해서 돌아보는 이군악

야차서시; [아직 늦지 않았으니 피해라. 네가 상대할 수 있는 물건들이 아니다.]

이군악; [내가 저 인간들 상대가 안된다는 건 나도 알아.] 돌아서고

이군악; [하지만 저 인간들도 날 어쩌지 못하기는 매 한가지니 걱정은 비끄러매셔.] 한쪽 무릎 꿇고왼팔로 야차서시의 허리를 끌어안는다.

[뭐?] [우리가 네놈을 어쩌지 못한다?] [그놈 참....] 어이없는 당령, 아극파, 침독. 피식 웃는데

패륵; [이런 제길...] 바닥에 누운 채 피 섞인 침을 옆으로 뱉고. 그러자 흠칫! 하며 돌아보는 다른 년놈들

당령; (혹시나 했더니...) 입술 샐쭉거리며 실망

아극파; (파번뇌탁에 대갈통을 강타당하고도 죽기는커녕 별 타격도 입지 않았구만.) 역시 실망해서 입맛 다시고.

침독도 이마 찡그리며 곁눈질 할 때

패륵; [사부가 우릴 없애려고 키운 놈이 그렇게 쉽게 죽었다는 게 믿기지 않더니만...] 오만상 쓰며 일어나고. 다른 놈들도 돌아보고.

패륵; [너 이 새끼! 신무곡에서는 어떻게 살아났는지 모르겠다만...] 일어나며 이군악을 보다가 눈 부릅. 이군악은 왼팔로 야차서시의 허리를 끌어안고 일어나고 있는데.

징! 파번뇌탁을 들고 있는 이군악의 오른손이 빛과 진동을 발하더니

쿵! 귀마신갑이 모습을 드러낸다. 귀마신갑을 낀 손이 파번뇌탁을 들고 있는 모습이고

패륵; [달아난다! 죽여라!] 쩍! 벌떡 일어나며 단맥편을 이군악에게 내지르고

[아차!] [귀마신갑!] [이런...] 쩡! 투학! 당령의 백장육혼삭, 아극파의 파천연환륜, 침독의 흡혈창이 동시에 이군악을 찔러간다. 엄청 빠르고 강하게. 하지만 그 직후

츠으! 이군악과 야차서시의 모습이 흐려진다. 이군악은 파번뇌탁으로 앞을 가리면서 눈 부릅뜬 모습이고

콰콰쾅! 쾅! 투쾅! 패륵 일행의 공격이 작렬하면서 이군악과 야차서시가 등지고 있던 절벽이 박살이 난다. 드드드! 진동과 먼지.

당령; <해치웠을까?> + 아극파; <귀마신갑의 힘이 발동하는 것과 동시에 우리들의 공격이 작렬한 것같은데...> 눈 부릅뜨며 먼지가 일어나는 절벽 쪽 보는 패륵 일행. 패륵은 오만상 쓰고 있고. 이윽고

휘잉! 먼지가 흩어지며 드러나는 광경. 절벽 일대가 대형 폭탄에 맞은 듯 움푹 파여있다. 하지만 이군악과 야차서시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아극파; [이... 이런...] + 당령; [미꾸라지 같은 놈이...] + 침독; [놓쳤군!]

패륵; [재미있군 재미있어!] 웃고. 다른 놈들 돌아보고

패륵; [오만상 쓸 거 없다. 즐거움이 하나 더 늘었다고 생각하면 되니까.]

당령; [하지만 이군악, 저놈은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야.]

아극파; [당령 말이 맞다. 이대로 방치하면 조만간 사부의 수준에 이를 수도 있는 놈이다.]

아극파; [한시라도 빨리 제거해야만 해.]

패륵; [일리가 있는 말이긴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너희들이 내 종노릇을 해야 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패륵; [이가놈이 야차서시 할망구를 구해갔으니 말이야.]

당령; [그건 그렇네.] 입술 깨물고.

아극파; (이가놈 때문에 자칫 일이 꼬일 수도 있겠다. 냉막이 지금쯤 준비를 다 해놨을 텐데...) 한숨 쉬고

패륵; [속들이 쓰리겠지만 어쩌겠느냐? 세상사란 게 원래 뜻대로 안되는 것 투성이인데...] 그런 아극파를 곁눈질하면서 웃고

패륵; [이가놈이 어디로 튀었는지는 각자 졸개들을 동원해서 알아내기로 하고...] 피 섞인 침을 뱉으며 걸어가고

패륵; [우린 다음 표적을 제거하러 가자.] 강렬한 표정

<사존 패극천!> 당령, 아극파, 침독의 얼굴 긴장으로 굳어지고

 

#263>

깊은 산중. 저녁 무렵

산적들의 산채

<黑心寨>라는 현판이 산채 정문에 걸려있고

산채 중앙의 제법 큰 건물. 산적들과 여자들이 오가며 건물을 흘겨본다.

건물들 사이에서 십여명의 산적들의 모여서 건물을 보고 있다. 전형적인 산적들

두목; [더는 못 참겠다.] 이를 부득 가는 산적 두목. 구렛나루 우락부락. 얼굴에는 흉터

두목; [느닷없이 쳐들어와서 우릴 종 부리듯 해?] [호남성 일대에서는 우는 애새끼도 뚝 그치게 만든다는 흑심채(黑心寨)의 산대왕(山大王;산적)들을?] 이를 바득 갈고

두목; [애들 전부 소집해! 오늘 저 늙은이 질긴 살을 포 떠서 젓을 담근다.]

산적1; [하.... 하지만 상대는 사파제일인인데...] 뒤에 서있던 나이 든 산적 한놈이 겁에 질려서 이의제기

산적2; [정삼의 말이 맞소 채주.] 또 다른 산적이 거들고

산적2;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고 사존이 떠날 때까지 참고 기다립....] 말하다가 찔끔하는 산적2.

두목이 노려보고 있다.

두목; [겁쟁이 새끼들...] 이를 바득 갈고. 산적1, 2 삭 죽어서 시선 피하고

두목; [저 늙은이가 본채에 쳐들어온 게 언제냐?]

산적1; [닷... 닷새 전 아니오?] 눈치 보며

두목; [팔순을 넘긴 늙은이가 닷새 내내 자지도 않고 술만 퍼마시고 있다.] [그럼 지금 상태가 어떻겠느냐?]

산적2; [옳거니! 지금쯤 제 몸 하나 운신하기 어렵게 고주망태가 되었겠소!] 주먹으로 손바닥 치며 깨닫고.

[그렇지!] [패가 늙은이가 안주도 없이 독한 술을 닷새 내내 푸고 있었다는 걸 잊었어!] 다른 놈들도 깨닫고

두목; [제 아무리 사파제일인이니 뭐니 해도 닷새 내내 자지도 먹지도 않고 깡술을 마셨으니 반송장이 되었을 것이다.]

두목; [본채의 백여명 형제들이 동시에 쳐들어가면 패가 늙은이의 목을 따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사존의 목만 따면 우리 흑심채가 단번에 흑도제일문파가 되겠소.] [까짓 한번 죽는 목숨인데 해봅시다.] [사존같은 거물을 사냥할 기회가 언제 또 오겟소?] 흥분하는 산적들

두목; [새끼들...] 미소

두목; [알아들었으면 가서 애들 모두 불러와. 쓸 수 있는 암기나 독탄 같은 것도 다 준비해오고...]

[봉명!] [분부 거행하겠소이다 채주!] 포권하는 산적들

이어 우르르 몰려가는 산적들. 이제 현장에는 두목만 남고

두목; [사존 패극천!] [나 흑심표두(黑心豹頭) 두우령(杜宇領)의 이름이 천하를 뒤흔드는 제물이 되어주어야겠소이다.] 음험하게 웃고

 

웅장한 건물 내부. 어둑한데 중앙에 놓인 안락의자에 앉아서 누군가 술을 마시고 있다. 주변에는 수많은 술병과 술동이들이 널려있고. 대부분의 술동이와 술병들은 비어있고 깨진 것도 많다

축 늘어져서 술병을 들고 고개 떨구고 있는 사존. 사존임을 보여주고

그런 사존의 뇌리에 떠오르는 말소리들.

<팔순을 넘긴 늙은이가 닷새 내내 자지도 않고 술만 퍼마시고 있다. 그럼 지금 상태가 어떻겠느냐?> <옳거니! 지금쯤 제 몸 하나 운신하기 어렵게 고주망태가 되었겠소!> <제 아무리 사파제일인이니 뭐니 해도 닷새 내내 깡술을 마셨으니 반송장이 되었을 것이다.> <사존의 목만 따면 우리 흑심채가 단번에 흑도제일문파가 되겠소.> <사존 패극천! 나 흑심표두(黑心豹頭) 두우령(杜宇領)의 이름이 천하를 뒤흔드는 제물이 되어주어야겠소이다.>

사존; [흐흐흐.... 그래도 부처님을 모시던 형의 낮짝을 봐서 당분간 살생을 자제하려 했거늘...] 고개 떨군 채 웃고

사존; [스스로 형의 제단에 바쳐진 제물이 되겠다는 놈들을 사양할 이유는 없겠지.] 웃는데. 그 직후

빠직! 벼락이 사존의 정수리에 내려 꽂히고. 눈 부릅뜨는 사존

사존; [귀마신갑!] 눈 부릅 고개 벌떡

사존; [이군악.... 이군악!] [네놈이 또 귀마신갑을 썼구나.] 지지지! 벼락에 휘감긴 채 눈을 광기로 번뜩이고

사존; [다른 놈들은 몰라도 네놈만은 반드시 내 손으로 잡아 죽여야 직성이 풀리겠다.] 흐흐흐 마귀처럼 웃고

사존; [물론 그 전에 처리해야할 쓰레기들이 있긴 하지만...] 술병을 입에 대고 병나발을 분다. 직후

쐐액! 피피핑! 퍼펑! 사방의 창문을 뚫고 수많은 화살과 암기들이 날아들고. 구슬같은 것들도 날아든다

퍼퍼퍽! 퍽! 사존의 몸에 박히는 수많은 화살과 암기들. 그 상태로 술 마시는 사존

퍼퍼펑! 구슬들도 터지며 연기가 자욱해지고. 이어

[쳐라!] [죽여라!] 와아! 와장창! 정문을 박살내며 두목을 선두로 산적들이 무기를 휘두르며 돌입한다.

콰창! 퍼펑! 사방의 창문들도 박살나며 그곳에서도 자객들이 뛰어들고

암기와 화살들이 온몸에 박힌 채로 술을 마시고 있는 사존

[죽여라!] [담가라.] [사존! 목을 받겠다!] 사방에서 사존의 몸을 난도질하는 두목과 산적들. 하지만

콰창! 텅! 사존의 몸을 베고 찌른 산적들의 무기가 박살나거나 퉁겨지고

[헉!] [칼이 퉁겨진다!] [금... 금강불괴...] 산적들 기겁할 때

사존; [대충 모일만한 놈들은 다 모인 것 같군.] 술병을 입에서 떼고. 이어

사존; [그럼 그만 형의 영전에 바칠 제물이 되어라.] 슈학! 사존의 양쪽 어깨에서 긴 띠같은 것에 두 개 솟구치고

[허억!] [히익!] [안돼!] 산적들 기겁하며 도망치려 하지만

투학! 쩌억! 이미 모든 산적들의 목을 치고 있는 디, 즉 번뇌인. 꾸불거리며 지나가 정확히 산적들의 목을 벤다

터텅! 텅! 산적들의 머리들이 일제히 바닥으로 굴러 떨어지고. 목이 잘린 시체들은 비틀거리는데. 이어

화악! 츄학! 목이 잘려진 부분에서 일제히 피가 공중으로 치솟는다. 여러개의 샴페인 뚜껑이 일제히 열린 것처럼

사존; [이게 내가 당신 앞에 바치는 제물이고 향화다.] 술병을 쳐들며 웃고. 주변에서는 목이 잘린 시체들이 피를 뿜어내며 비틀거리고 있고.

퍼억! 콰당당! 나뒹구는 시체들

사존; [기다려라 이군악!] 일어나며 술병의 술을 바닥에 흘린다

사존; [네놈도 곧 이놈들처럼 만들어주겠다.] 투학! 치솟고. 술병은 놓은 채

펑! 건물의 지붕을 뚫고 수직으로 치솟는 사존

파삭! 바닥에 떨어진 술병이 깨지고

[으하하하하!] 미친 듯이 웃으며 포물선을 그리면서 허공을 가로지르는 사존. 그걸 올려다보며 기겁하는 산채의 여자와 아이들.

 

#264>

<-낙양(洛陽)> 저녁 무렵.

<-쾌활림(快活林)> 아직 밝은데도 일찌감치 손님들로 북적

대청. 불이 켜졌고.

대청 안에서는 동칠낭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긴 탁자에 나이 든 여자들이 죽 앉아서 동칠낭의 말을 듣고 있다. 동칠낭은 전과 달리 아주 화려한 옷을 입고 있다.

동칠낭; [본련에 속한 모든 업장의 보표(保鏢;경비무사)들을 지금보다 배로 확충한다.] [다만 보표들을 선발할 때 실력보다 인성을 기준으로 선발해야한다는 점은 유념하라!] 위엄있게 말한다. 여왕벌같은 분위기가 되었다.

[예 대모님!] [즉시 시행하겠습니다.] 고개 숙이는 여자들

동칠낭; [나나 너희들처럼 본련의 아이들은 어쩔 수 없이 몸뚱이를 호구지책(糊口之策)으로 삼는 가엾은 신세들이다.] 여자들을 둘러보며

동칠낭; [마음에도 없는 웃음을 팔아야하는 처지에 억울한 일까지 당하면 너무도 가엾지 않겠느냐?]

여자들 고개 끄덕이며 동감

동칠낭; [우리 아이들을 학대하거나 무리한 요구를 하는 손님은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일단 내친 후에 보고를 하게 해라.]

동칠낭; [뒷처리는 사후에 하고...] [만일 개별 업장에서 감당할 수 없는 사안은 내가 감당하겠다.] 말하다가

<나 왔어.> 누군가의 전음이 동칠낭의 귀에 들리고. 눈 치뜨는 동칠낭

동칠낭; [오늘 회의는 이것으로 마친다.] [방금 전의 지시 상황은 즉시 모든 업장에 전하도록!] 상기 된 표정으로 일어난다. 다른 여자들도 급히 일어나고

동칠낭; [잠시 쉬고 오겠다. 급한 일이 아니면 방해하지 마라.] 서둘러 입구 쪽으로 간다. + [예 대모님!] [쉬시옵소서.] 여자들 인사하고

동칠낭; (그 아이.. 그 아이가 날 잊지 않고 찾아와줬어!) 얼굴 달아올라서 서둘러 입구로 걸어가고

[제이대(第二代) 대모님이 우려했던 것보다 본련을 잘 이끌고 계시지?] [잘 이끄시는 정도가 아니라 제일대(第一代) 대모님의 존재가 벌써 잊혀질 정도야.] 여자들 말하며 입구쪽으로 간다. 동칠낭은 이미 나가고 없고

여자들; [제일대 대모님이 아이들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한 거에 반해 제이대 대모님은 진심으로 걱정하고 아껴주잖아.] [지금만 같으면 노류장화(路柳墻花)로 살아가는 게 일부종사(一夫從事)하는 것보다 낫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 정도야.]

[살다보니 밤거리 여자로 사는 게 즐거운 시절도 다 오네.] [그러게 말이야.] 웃으며 대청을 나가는 여자들

 

#265>

동칠낭의 거처인 한적한 곳의 아담한 집. 불이 켜져 있고

그곳으로 서둘러 오는 동칠낭. 화려한 옷이 거추장 스러운 듯 양손으로 치마를 들고 뛰듯이 오고 있고

동칠낭; [군악아!] 덜컹! 상기 된 표정으로 문을 열고

동칠낭; [연락도 없이 갑자기...] 말하며 들어서다가 눈 치뜨고

방안. 침대에 야차서시가 힘없이 눈 감고 누워있고. 그 침대 옆에 놓인 의자에 에는 이군악이 앉아서 야차서시의 부러진 오른쪽 손목을 두손으로 쥐어 치료해주는 중이다. 야차서시는 비지땀을 흘리고 있고. 이군악도 오랫동안 씻지 않아서 몰골이 말이 아니다.

이군악; [잠깐만 기다려 칠낭누나. 금방 끝나니까.] 징! 부러진 손목을 쥔 이군악의 손이 빛을 발하고

동칠낭; (저 여자...) 급히 문을 닫으며 들어오고.

<인간이 아닌 것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비지땀을 흘리며 누워있지만 신비한 분위기를 풍기는 야차서시

동칠낭; (절대 평범한 여자가 아니야.) 침 삼키며 다가가고. 그러다가

흠칫! 하며 침대 옆의 탁자에 놓인 파번뇌탁을 본다. 파번뇌탁에는 깊이 긁힌 자국들이 나있고. 파번뇌탁 옆에는 수혼경이 놓여있다.

동칠낭; (맙소사!) 놀라며 파번뇌탁을 보고

동칠낭;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금속인 태강으로 만들어졌다는 파번뇌탁에 이렇게 깊은 흠집이 나다니...)

동칠낭; (군악이는 대체 어떤 자들과 싸운 것일까?) 긴장하며 이군악을 보고. 이군악은 부러진 야차서시의 팔목을 잡고 치료중이다. 그러다가

이군악; [됐어!] 슥! 쥐고 있던 야차서시의 손목을 놓아주고

이군악; [일단 부러진 뼈와 근육은 복구했으니 며칠 쉬면 쓸 수 있을 거야.] 손으로 비지땀을 흘리는 야차서시의 이마를 쓰다듬고

야차서시; [쓸데없는 짓을 했다.] [난 아까 거기서 그냥 죽었어야했는데...] 눈을 감은 채 중얼거리고

이군악; [고낭(姑娘;고모, 아줌마)이야말로 쓸데없는 소리 좀 그만해!] 눈 부라리고

이군악; [살 수 있는 데 죽긴 왜 죽어?] [다른 사람 목숨 하잖게 여기다 보니 고낭 자신의 목숨도 덧없게 느껴진 거야?]

이군악; [죽었어야하니 마니 하면 사부님의 마지막 분부를 지키기 위해 이천리가 넘는 길을 쉬지 않고 달려간 나는 뭐가 되는데?]

야차서시; [패극명...] 부르르 떨고

야차서시; [네 사부 혈나한이 날 구하라고 널 보낸 것이냐?] 눈 조금 뜨며 본다.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해지고

이군악; [젠장할! 또 눈물이 나네.] 소매로 눈을 닦고

이군악; [그 영감탱이가 닷새 전 밤에 갑자기 날 찾아왔었어.]

이군악; [그러면서 뜬금없이 당신이 세상에 남긴 미련과 죄가 열매를 맺게 해선 안되니 뭐니 하며 여산으로 가라지 뭐야?] 눈물 닦으면서 말하고. 눈에서는 눈물이 줄줄 흐르고

야차서시; [그... 그랬단 말이지?] 주르르! 야차서시의 눈에서도 눈물이 흐르고

야차서시; [그래도 그 인간이 내게 한 가닥 연민과 미안한 감정은 품고 있었단 말이지?] 울며 웃고

동칠낭; (맙소사! 그러니까 저 여자가 혈나한님과 연인관계였다는...) 놀라서 소매로 입을 가리고

야차서시; [망할 영감탱이...] [그럼 그렇다고 살아있을 때 날 찾아와서 말해줬으면 얼마나 좋아?]

야차서시; [그럼 나도 지금같은 악독한 노파가 되어 세상에 화풀이하며 살지는 않았을 텐데....] 울고

야차서시; [먼저 죽기까지 해서 끝까지 내 속을 뒤집어놓기나 하고...]

동칠낭; (무... 무슨...) 경악

동칠낭; (설마 혈나한님께서 타계하셨다는 말인가?)

이군악; [이것 봐 고낭!] 한숨

이군악; [심사가 복잡한 건 알겠는데 마음 잘 추슬러.] 다독이고

이군악; [외상은 치료가 되었지만 내상은 아직 다 낳은 게 아니라 지나치게 상심하면 도질 수가 있어.] +동칠낭; [수고했다.] 옆으로 다가오며 말하고

이군악; [누나...] 돌아보고

동칠낭; [이분 선배님은 내가 돌보마.] 품속에서 영패를 하나 꺼낸다. 노리개가 달린 영패인데 가운데에 <花>자가 적혀있다. 만화대모를 상징하는 만화보패다.

동칠낭; [군악이 너도 좀 쉬어야하는 상태인 것 같으니 이걸 갖고 가게에 나가봐라.] 영패를 내밀고

이군악; [괜잖은데...] 영패를 받으며 일어나고

동칠낭; [만화보패(萬花寶牌)라는 것으로 만화총련의 모든 야화(野花;화류계의 여자)들을 부릴 수 있는 힘이 있다.] 영패를 쥐어주고

동칠낭; [우리 가게 아이들 시중 받으면서 쉬고 있어라. 이분 선배님의 상태를 봐서 부를 테니...] 이군악이 앉았던 의자에 앉고

이군악; [그.... 그럴까?] 헤벌죽 하며 영패를 들여다 보고

이군악; [그럼 여자들끼리 잘 해봐. 난 가서 쉬고 있을 테니까.] 신이 나서 문으로 가고

이군악; (그렇잖아도 이것저것 고프던 참인데 잘 됐다.) 덜컹! 희희낙락해서 문을 열고 나가는 이군악.

동칠낭; (좋아하는 티를 너무 내네.) 한숨 쉬며 닫히는 문을 보고

동칠낭; (하긴 저렇게 순진하고 솔직한 면에 반해서 내 모든 걸 주긴 했지만...) 얼굴 좀 붉히며 다시 야차서시를 보고. 야차서시는 다시 눈을 감은 채 울고 있다

<이렇게라도 가끔 찾아주면 나야 더 바랄 것도 없지.> 야차서시의 이마의 땀을 손수건으로 닦아주는 동칠낭의 생각

 

#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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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五十一 章

 

          船上에 흩어진 絶世高手의 遺骸

 

 

 

황하가 바다와 만나는 곳에 있는 포구 연운항(蓮雲港),

키가 큰 꼽추 하나가 갖가지 물건을 사들고 포구에 닿아있는 한척의 배위로 올라간다.

그는 바로 전륜법왕의 하인인 마타(魔駝)였다.

배위에 올라가 창고에 물건을 넣고 선실로 다가가던 그는 이상한 기분을 느끼고 몸을 날렸다.

쿵!

문이 떨어져 날아가고,

확!

피비린내가 그의 코를 찔렀다.

[주인님!]

마타는 크게 부르짖고는 털썩 무릎을 꿇었다.

실로,

참혹한 광경이 선실안에 펼쳐져 있었으니‥‥‥

마타의 주인 전륜법왕은 이미 사람이 아니었다.

팔과 다리는 따로따로 잘려서 흩어져 있고,

머리는 뎅그라니 식탁위에 올려져 눈을 부릅뜨고 있으며,

의자에 놓여있는 그의 몸통에는 예리한 것으로 난자당한 흔적이 가득했다.

사람을 죽여도 이렇게 죽일 수는 없다.

개를 잡고 소를 잡아도 이렇게까지는 하지 않는다.

마타는 분노로 치를 떨며 미친듯이 고함쳤다.

[으아아아아------!]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그는 창고에서 부대를 가지고 와서 흩어져 있는 전륜법왕의 살점과 수족을 주워모았다.

그리고 끊임없이 중얼거렸다.

[남궁파‥‥‥개같은 놈‥‥‥아니 개보다 못한 놈‥‥‥네놈은 살아있다는 것을 후회하며 죽게 될 것이다‥‥‥]

 

× × ×

 

[흐흐흐‥‥‥괴물같은 난장이 영감‥‥‥이게 순서지 순서. 큭큭‥‥‥]

한 야산에서 전신을 피로 뒤집어쓴 듯한 노인이 상처를 싸매면서 키들거리고 있었다.

한데,

이 노인이야 말로 마타가 저주를 퍼부은 그 남궁파가 아닌가?

[사부‥‥‥대단했소. 사부가 내게 준 이 혈화창이 아니었더라면 죽은 것은 아마 나였을 것이오. 큭큭‥‥‥]

남궁파는 옆에 놓여진 두척길이의 단창을 꽉 잡으며 말했다.

[그 상황에서도 내게 반격을 가하다니 과연 사부는 천하의 무학종사였소.]

남궁파는 전륜법왕을 칭찬하는 것인지 비웃는 것인지 모를 어조로 계속 말을 내뱉었다.

[하지만 사부‥‥‥나 역시 배신은 내가 거둔 놈으로부터 배웠소. 하지만 나는 그것을 써먹을 수 있었지만 사부는 배운 것을 써보지도 못하고 갔구려.]

으드득!

그는 이빨을 갈며 분한 듯 소리쳤다.

[그놈! 황군우‥‥‥! 갈아마시고 말겠다.]

그의 눈에서는 줄기줄기 혈광이 뻗쳐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마치 미친 사람처럼 다시 음흉하게 웃으면서 중얼거렸다.

[흐흐흐‥‥‥비록 상처를 입기는 했지만 사부의 내공을 흡수했으니 나는 천년의 공력을 이루었다. 흐흐흐‥‥‥이제 누구도 나를 당할 순 없을 것‥‥‥크하하하‥‥‥]

그는 앙천광소를 터뜨리며 날아올랐다.

그가 앉았던 자리에는 핏자국이 붉게 남았다.

사부를 죽이고,

그 내공을 흡수한 천인공로할 살인자의 앞날은 과연‥‥‥

 

× × ×

 

나는 듯이 날아가는 황군성 일행의 앞을 누군가가 가로막았다.

[누구냐!]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던 황군성이 날카롭게 소리쳤다.

나타난 사람은 넙죽 땅에 엎드리며 말했다.

[노복 마타올시다. 주인!]

황군성은 어리둥절하면서 그의 앞에 멈춰섰다.

[마타가 웬일이시오?]

황군성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는 마타가 한때 수많은 여인을 간살했던 대마두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금화선녀가 차갑게 말했다.

[마타! 간이 단단히 부었구나. 감히 내앞에 나타나다니‥‥‥]

그러나,

그녀의 일갈에도 불구하고 마타는 머리를 땅에 찧으면서 황군성을 향해 울부짖었다.

[작은 주인! 법왕께서 돌아가셨습니다. 흉수는 남궁파‥‥‥처참하게 돌아가셨소이다.]

쿵쿵!

마타의 충심에서 우려나오는 음성이 황군성과 금화선녀, 임보산의 가슴을 격탕시켰다.

임보산이 탄식했다.

[그같은 인물이 제자의 해침을 받다니‥‥‥전륜법왕! 전륜법왕! 당신같은 무림의 일대종사가 너무 허망하게 갔구려‥‥‥]

[휴‥‥‥사형이 죽다니 믿어지지가 않군요. 남궁파 따위가 무슨 수로 사형을 죽일 수 있었을까요?]

금화선녀가 한숨을 쉬면서 임보산에게 물었다.

[그 친구가 혈화창을 가지고 있지 않았소? 아마도 그 혈화창에 해침을 받았을 것이오.]

[무제의 말씀대로입니다. 저희 주인님의 유해는 너무 참혹하여 남에게 보일 수 조차 없을 지경입니다.]

마타는 전륜법왕과 수 십년을 살면서 그를 충심으로 따랐던 것이다.

강호의 은원을 모두 잊고 그를 따르면서 유유자적 신선같은 생활을 했던 그이기에 자신이 존경하는 전륜법왕을 죽인 남궁파에 대한 원한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의 무공은 남궁파에 미치지 못한다.

그리하여 전륜법왕의 다른 제자가 된 황군성을 찾아 복수를 부탁하려한 것이다.

복수의 화신이 된듯 마타의 눈은 분노로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망연자실하던 황군성이 입을 열었다.

[사부! 당신의 그 괴벽스런 성격을 싫어했소만 인간적으로 미워하진 않았소. 사부의 복수는 기필코 하겠소.]

그의 마음은 굳은 결의로 가득차있었다.

(어쩌면 소음곡을 무림에 알린 원흉이 바로 남궁파일지도 모른다. 그건 누군가의 음모일 테니까. 남궁파‥‥‥네가 살길은 이제 어디에도 없어져 버렸다.)

가자!

태산으로‥‥‥

황군성은 앞장서서 지름길을 찾아 몸을 날렸다.

휘이익!

그의 몸은 한줄기 빛이 되어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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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

천목산. 이제 아침이 되었다.

<-장춘곡(長春谷)> 사면이 높은 산봉우리로 둘러싸인 무릉도원같은 계곡. 넓은 분지인데 계곡 전체가 도넛 같은 안개에 덮여있다. 천추곡이 있는 신무곡과 비슷하지만 더 넓다. 잘 가꿔진 정원. 도처에 화려한 전각들이 세워져 있고. 사람들이 전각을 드나들거나 잘 가꿔진 정원을 산책하고 있다. 하인과 하녀는 없고 전부 한량들 같은 분위기.

장춘곡의 입구. 계곡. 안개에 덮여 있고

휘익! 휙! 그곳으로 날아오는 십여명의 사람들. 모두 중년 이상의 나이인 남녀들인데 차림새가 화려하다. 어딘지 사람 같지 않은 분위기들. 미몽살객들이다.

슈우! 미몽살객들이 다가오자 안개를 뚫고 두 명의 인물이 나온다. 얼굴에 가면을 쓴 혈궁의 법사들이다.

법사1; [어서 오십시오.]

법사2;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인사하고

노인; [다른 친구들은?] 멈춰서며 대표로 묻고

법사1; [귀인들께서 마지막입니다.]

법사2; [피치 못할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하는 열 세분을 제외하고 모두 입곡하셨습니다.]

노인; [궁주께서 왜 우릴 소환하신 것인가?] 법사들의 안내로 안개의 장벽으로 다가가며

법사1; [저희들도 거기까진 알지 못합니다.]

법사2; [다만 각몽초혼부가 발동된 것은 확실하니 안으로 들어가 기다리시지요.]

노인; [별일이 다 있군.] [정례 모임도 아닌데 갑자기 소환을 하다니...] 갸웃하며 법사들을 따라 안개 속으로 들어간다.

이내 안개 속으로 모두 들어가는 노인 일행과 법사들. 직후

슥! 한쪽 절벽 위에서 몸을 일으키는 청풍.

청풍; (대충 미몽살객의 거의 모두가 장춘곡으로 들어간 것 같다.)

청풍; (그럼 이제 무제께서 남기신 용맥금천대법(龍脈禁天大法)을 완성해서 장춘곡을 세상과 격리시키자.) 돌아서고

절벽 위에서 본 장춘곡 전체 모습 높은 산봉우리에 싸여있고 안쪽으로 도넛 같은 형태의 안개의 띠가 둘러쳐져 있다.

청풍; (장춘곡 일대에는 혈궁의 금제인 미혼혈무대진(迷魂血霧大陣)이 설치되어 있다.) 둘러보고.

청풍; (그 때문에 혈궁의 허락을 받지 않은 사람은 장춘곡에 출입이 불가능한데...) 한쪽 무릎 꿇고

청풍; (밤새 장춘곡 일대에 용맥금천대법을 설치할 준비를 해놨다.) 한쪽 무릎 꿇은 채 돌아보고,

일정 간격으로 칼이나 검등이 바닥에 박혀있다.

청풍; (우리 천추각의 용맥금천대법은 땅속을 흐르는 지기(地氣)를 끌어내어 설치하는 금제다.) 양손을 바닥에 붙이고.

청풍; (지기가 지표와 가장 가까운 곳에 지기를 자극한 쇠붙이들을 꽂아두었다.) 바닥에 일정한 간격으로 박혀있는 칼이나 검등을 보고

<저 쇠붙이들이 지기를 활성화시켜서 장춘곡 전체를 거대한 감옥으로 만들 것이다.> 바닥에 꽂힌 칼과 검들을 배경으로

청풍; (일단 용맥금천대법이 발동하면 땅의 기운을 바꾸지 않는 한 깨어지지 않는다.) 징! 징! 바닥에 붙인 양손 손바닥이 진동하며 빛을 발하고

청풍; (그럼 설치한 나라고 해도 쉽사리 장춘곡을 드나들 수 없게 된다.) 지지지! 바닥에 붙인 청풍의 양손에서 일어난 벼락이 손 밖으로 흘러 넘치고

청풍; (용맥이여!) (대지의 어머니여! 나의 부름에 응하라!) 눈을 감고 양손으로 바닥을 누른 채 주문을 외우는 모습. 그러자

지지지! 청풍의 양쪽 손바닥에서 일어난 빛이 지면을 따라 가장 가까이 박혀있는 칼로 달려가고

빠지직! 그 칼이 빛과 벼락에 휩싸이고

지지지! 그 칼은 다시 수십미터 밖에 박혀있는 검으로 달려간다.

지지지! 검도 벼락과 빛에 휘감기고.

지지지! 다시 검에서 일어난 빛이 멀리 떨어진 곳에 박혀있는 칼로 달려간다.

하늘에서 본 모습. 지지지! 지직! 장춘곡을 감싸면서 빛의 가닥들이 연결되며 달린다. 이윽고

지지지! 청풍이 있는 건너편 절벽 위에 박혀 있는 칼이 벼락과 빛에 휩싸이고 있다.

청풍; (되었다.) 건너편의 절벽에 박혀있는 칼을 돌아보고

청풍; (이제 건너편의 저 칼과 지맥을 연결시키기만 하면 장춘곡은 들어갈 수도 나올 수도 없는 절지가 된다.) 지지지! 건너편 절벽을 향한 자세로 앉아서 양손으로 빛을 내어 바닥을 누르고.

지지지! 청풍의 양손에서 일어난 빛이 바닥과 절벽의 사면을 타고 달린다. 헌데

[!] 갑자기 눈 치뜨는 청풍.

휘익! 무언가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청풍의 귀에 들리고

청풍; (누가 온다!) 팟! 급히 양손을 바닥에서 떼고

청풍; (장춘곡에 들어가지 않은 미몽살객이 있었나?) 바위 사이에 은신하며 계곡을 내려다보고. 직후

휘익! 계곡 저편에서 날아오는 가마. 바로 용설영이 탄 그 가마다

청풍; [!] 눈 부릅

<용설영!> 청풍의 놀람 나레이션 배경으로 가마의 모습 크로즈 업. 커텐이 흩날리는 사이로 가마 안에 용설영이 야한 자세로 앉아있는 게 보인다

청풍; (저 여자가 외조부를 대신해서 장춘곡을 살펴보러 왔구나.) 난감하고. 그 사이에

슈우! 장춘곡 입구를 가리고 있는 안개의 장막 안으로 날아 들어가는 가마

청풍; (생각지도 않은 변수가 생겼다.) 난감

청풍; (이대로 용맥금천대법을 완성시키면 설영누나도 장춘곡에 갇히게 된다.) 찡그리고

이어 떠오르는 기억. 회상 처리

 

어린 시절 혈궁의 악동들에게 린치 당하는 청풍. 악동들은 십대 중반. 청풍은 열 살 쯤

쓰러지는 청풍.

발로 밟으려는 덩치 큰 악동,

갑자기 나타나서 그놈의 아구통을 날려버리는 십대 중반의 용설영. 그때는 머리카락이 있었다.

나뒹구는 악동. 다른 놈들 깜짝 놀라고

뭐라 호통 치는 용설영.

겁에 질려 도망치는 악동들

주저앉은 청풍의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주는 용설영. 다정한 모습. 하지만

 

비가 오고 번개가 치는 밤. 혈궁

도서관에서 혼자 책을 읽는 청풍. 역시 열 살 무렵

문이 열리며 살벌한 표정으로 들어서는 용설영. 놀라 돌아보는 청풍

뭐라 악을 쓰며 청풍을 덮치는 용설영

청풍을 깔고 앉아 목을 조이며 울부짖는 용설영

목이 조여지며 바둥대는 청풍. 죽기 직전

도서관으로 뛰어들어오는 청풍의 엄마 용설약

용설영을 다급히 청풍에게서 떼어놓으려는 용설약. 바둥대며 악을 쓰면서 청풍의 목을 조이는 용설영

용설영의 뺨을 모질게 후려치는 용설약. 얼굴이 돌아가며 청풍의 목을 조이던 손을 푸는 용설영

청풍을 안고 다급히 정신 차리라 외치는 용설약. 용설영은 뭐라 악을 쓰며 일어나 앉고

청풍을 안고 도서관을 나가는 용설약. 그 뒤에서 뭐라 악을 쓰는 용설영

회상 끝

 

청풍; (설영 누나가 그때 왜 표변해서 내게 모질게 굴었는지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우울한 한숨

청풍; (모든 게 나 때문이라고... 어머니 때문이라고 원망했던 것까진 기억이 나는데...) 뭐라 악을 쓰는 용설영의 모습을 떠올리고

청풍; (어쨌거나 피붙이이기도 하고 어렸을 때 신세도 졌던 설영 누나를 장춘곡에 가둘 수는 없다.) 한숨 쉬고

청풍; (설영누나를 장춘곡에서 빼낸 후에 용맥금천대법을 완성시키자.) 휘익!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청풍.

휘이! 바로 떨어지지 않고 새처럼 날아서

안개 속으로 사라지는 청풍. 헌데 그 직후

 

슥! 안개의 장벽 밖의 바위 뒤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히지가타

히지가타; (뜻 밖의 소득...) 안개의 장벽을 보고

히지가타; (혈궁의 미몽살객들을 발견하고 뒤를 밟았는데 이청풍을 찾아냈다.) 안개의 장벽으로 가고

팟! 발로 돌을 하나 걷어차고

핑! 날아가는 돌조각. 하지만

파삭! 안개의 장벽에 닿자 그대로 부서지는 돌조각

히지가타; (예상했던 대로다.)

히지가타; (저 안개는 자연적으로 생긴 게 아니라 강력한 진법으로 발생한 것이다.)

히지가타; (멋 모르고 들어갔다가는 불귀고혼이 될 게 뻔한데...)

히지가타; (과연 이 계곡 안쪽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154>

장춘곡 내부. 무릉도원 같다. 천추각을 더 확대 시켜 놓은 것 같은 분위기. 화려한 건물도 여러 채. 잘 가꿔진 정원과 과수원. 사슴과 토기 등도 뛰어놀고. 그 사이를 거닐며 대화 나누는 잘 차려 입은 남녀들

이층 건물의 창가에 걸터앉아 그걸 보며 오만상 쓰고 있는 진원원

진원원; (느낌이 안좋아.) 찡그리고

진원원; (소집을 받고 달려온 미몽살객들은 물론이고 장춘곡을 관리하는 혈궁의 법사들도 전혀 영문을 모르고 있다.) 장춘곡을 내려다보며

진원원; (혈궁은 대체 무슨 일로 느닷없이 우릴 소환한 것일까?)

진원원; (다른 인간들 몰래 장춘곡을 빠져나갈까?)

진원원; (그럴 수도 없다.) 고개 저으며 한숨

진원원; (혈궁에 밉보였다가는 매 일 년 마다 받는 불로(不老)의 시술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

진원원; (그럼 급격히 노화가 진행되어 지금의 젊음을 잃을 수도 있고...) 자기 얼굴을 만지고

진원원; (무엇보다도 혈궁의 지시를 거부했다가 소리 소문없이 사라진 미몽살객들의 경우를 염두에 두어야만 한다.)

진원원; (이래저래 혈궁에 매인 몸이니 각몽초혼부에 거역은 할 수 없고...)

진원원; (일단 일의 돌아가는 추이를 살펴보자.) 생각할 때

징! 갑자기 들리는 징소리. 흠칫! 놀라는 진원원.

장춘곡의 다른 인단들도 흠칫! 놀라며 징소리가 들리는 곳을 돌아보는 사람들

징! 징! 입구에서 멀지 않은 길에 서서 북채로 징을 치고 있는 거인. 가마를 메고 온 자들 중 한명이고. 다른 세명은 가마 주위에 서있다.

진원원; (왔다!) 벌떡! 일어나고

휘익! 건물에서 날아나가는 진원원.

징! 징! 징을 연달아 치는 거인. 그러자 가마 주위로 몰려드는 사람들. 느긋하게 걸어서 오는 사람도 있고 먼 곳에서는 날아서도 온다. 날아서 오는 자들 중에 진원원도 있다.

건물 쪽에서는 법사 두명도 서둘러 달려오고 있다. 누구보다 빨리 날아서 온다

징! 마지막으로 징은 친 거인.

북채를 내린다.

<저분은...> 느긋하게 걸어서 모이는 사람들과 달리 빨리 달려와 가마로 다가오던 법사들 놀라 멈춰서고.

<혈영공주(血影公主)!> 가마 안에 앉아있는 용설영의 모습 크로즈 업 배경으로 법사들의 생각 나레이션

법사1; [공주님!] + 법사2; [어인 행차신지요?] 가마에 대고 인사하고

용설영; [제사(第四)법사, 제칠(第七)법사, 그동안 수고가 많았어요.] 가마 안에 요염하게 앉아서

법사들; [별 말씀을...] [속하들은 그저 소임을 다할 뿐입니다.] 굽신거리고.

그 사이에 백여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진원원도 사람들 사이에 멈춰 섰고

신권패왕; [저 어린 계집, 누구요?] 하원길과 함께 다가오며 진원원에게 묻고, 시선은 가마를 향한 채

진원원; [글쎄요. 저도 처음 보는 계집아이네요.] 고개 젓고

하원길; [궁주의 손녀인 혈영공주 용설영이네.] 천으로 가린 눈으로 가마쪽을 보며 말하고. 흠칫! 돌아보는 진원원과 신권패왕

진원원; [궁주의 손녀?] 하원길을 보며

하원길; [노부가 심안(心眼)으로 본 바에 의하면 틀림없네.] 단호하게

신권패왕; [궁주의 손녀가 직접 온 걸 보면 확실히 무슨 일이 있긴 있겠군.] 눈 번뜩으며 용설영을 볼 때

용설영; [얼추 다 모인 것 같으니 시작하지요.] 슥! 가마에서 내리고

노인1; [소저는 뉘신가?] 가까이 서있던 노인 중 한명이 묻고

용설영; [제가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고 제 손에 이게 있다는 게 중요하지 않겠어요?] 슥! 말하며 영패를 하나 쳐들어 보인다. 영패에는 <谷>자가 새겨져 있으며 특이한 보석이 박혀있다. 바로 십면혈신이 용설영에게 준 두 개의 영패중 한명

[장춘령(長春令)!] [혈궁 궁주의 대리인임을 상징하는 장춘령이로군!] [영주를 뵙소이다!] 미몽살객들 일제히 포권하고

용설영; [예의를 거두세요.] 영패를 내리고

미몽살객들 포권을 풀고

용설영; [갑자기 각몽초혼부가 발해져서 모두 당황하였을 거예요.]

신권패왕; [그렇소 영주!] 나서고. 진원원과 하원길도 따라 나오고. 돌아보는 사람들

신권패왕; [예정에도 없이 우릴 한 자리에 불러모은 합당한 이유를 듣고 싶소.] 둘러보며 말하자

다른 사람들도 고개 끄덕이며 동조하고

용설영; (각몽초혼부를 청풍이 놈에게 빼앗겼다는 얘기는 할 수 없지.) + [마천루 때문이에요.]

[마천루?] [마천루와 전쟁이 벌어지는 거요?] 사람들 긴장

용설영; [맞아요. 마천루의 루주인 무혈마녀가 무려 이십일 년만에 선하령을 떠나 이곳에서 멀지 않은 항주로 왔어요.]

용설영; [십면혈신님과 모종의 협상을 위해 마천루를 나온 것인데...] [기회를 노려서 그 마녀를 척살할 계획이었어요.]

[마천루의 루주를 공격하기 위해서라면 우리들 미몽살객 전원을 소집한 이유가 되는군!] [전멸을 각오해야하는 큰 사업이지!] 미몽살객들 납득하며 끄덕이고

진원원; [계획이었다는 건...] 나서며 말하고

돌아보는 용설영

진원원; [무혈마녀에 대한 공격은 취소된 건가요?]

용설영; [다행히 조부님과 무혈마녀 사이의 회담이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았어요.] + (진회하의 전설적인 악녀 진원원이로군.)

용설영; [덕분에 여러분들께서 위험을 무릅쓰고 무혈마녀를 공격할 필요는 없어졌어요.] 둘러보고

용설영; [그러니 장춘곡을 나가서 각자의 거처로 돌아가시도록 해요.]

[이렇게 해산이라니 좀 허망하긴 하군.] [그래도 무혈마녀를 공격하는 위험을 무릅쓰는 것보다는 낫지] [한 일 없이 천리 길을 왕복한 셈이로구만.] 불만과 안도의 표정을 짓는 미몽살객들.

진원원; [영주님의 지시도 있고 하니 떠나도록 해요.] 둘러보며 말하고. 사람들 진원원을 보고

진원원; (불길한 예감이 줄어들긴 커녕 증폭되고 있다.) + [소매는 이만 작별 인사를 드리겠어요.] 사람들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고

진원원; (가능한 빨리 장춘곡을 빠져나가는 게 좋을 것 같다.) + [다음에 뵙도록 해요.] 돌아서려는데

<아무도 떠날 수 없어요.> 누군가의 말이 천둥처럼 들려 진원원과 용설영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 놀라 돌아보고

청풍; [여러분들은 장춘곡에서 영원히 살아야 합니다!] 안개의 장벽을 뚫고 나오는 청풍.

용설영; (왔다!) 돌아보며 눈 치뜨고

진원원; (이... 이청풍!) 두려움에 떨며 멈칫! 하고

[뭐야 저 놈?]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미몽살객들 어리둥절하고.

법사1; [웬놈이냐?] + 법사2; [본곡의 금제를 어떻게 뚫고 들어온 것이냐?] 청풍에게 다가가며 위협하고.

청풍; [미몽살객이 아닌 두 분에게는 용무가 없어요.] 쾅! 발로 앞을 강하게 밟으며 말하고. 그러자

콰드득! 콰득! 갑자기 바닥의 흙이 거대한 손으로 변해서 법사1, 2의 몸을 움켜잡으려 한다. 손의 크기가 사람보다 크다

[헉!] [이런...] 두 손으로 결을 쥐고 주문을 외워 그 흙의 손에서 벗어나려 하는 법사1, 2. 하지만.

콰득! 화악! 흙의 손들은 그대로 법사1과 법사2의 몸을 움켜잡아 보이지 않게 만들고

[술법!] [저 애송이놈도 술법을 쓴다!] 미몽살객들 긴장하고

용설영; [이청풍! 이청풍!] [못 본 사이에 몸만 커진 게 아니라 간덩이도 부었구나.] 냉소하며 청풍을 마주 보고

용설영; [지금 이곳에는 백명이 넘는 미몽살객이 모여있다.] [개개인이 구대문파 장문인에 필적하는 실력자들인 미몽살객들을 설마 혼자서 상대하겠다는 것이냐?] 냉소

청풍; [아니!] 고개 젓고

청풍; [난 미몽살객들과는 싸울 이유가 없어.] [싸우려고 찾아온 것도 아니고...] 용설영의 뒤쪽 미몽살객들을 보고

용설영; [뭔 개소리인지...] 피식 웃고

용설영; [그럼 무슨 목적으로 장춘곡에 쳐들어온 거냐?] [설마 죽을 자리가 필요해서냐?] 노려보고

청풍; [난 그저 저들에게 진실을 알게 해줄 생각이야.] 미몽살객들을 보며 말하고

<진실?> 미몽살객들 어리둥절.

흠칫! 하고. 진원원의 표정 주의

청풍; [여러분들은 많게는 백년 전부터 지금과 똑같은 모습으로 살아왔을 거예요.] [그게 이상하게 생각되지 않던가요?] 미몽살객들을 보며 말하고

<그러고 보니...> <우린 세월을 비켜나가서 혈궁의 법사들을 만났을 때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놀라고 당황하는 미몽살객들. 반면

용설영; (살려두면 안되겠네!) + [쳐라!] 누군가에게 외치고. 그러자

화악! 갑자기 청풍의 주위로 투명한 사람의 형상 두개가 나타나며 청풍을 공격한다. 스텔스같은 은신술을 쓰고 있었다. <백일몽>의 은신술과 비슷하고. 무기는 휘어진 칼 두 자루씩이다. 그 칼들도 투명하게 보인다.

슈학! 쩍! 네 자루의 칼이 좌우에서 청풍의 몸을 난도질한다. 청풍은 도저히 피할 수 없을 것 같고. 하지만

슈욱! 청풍은 산책하듯 두 사람 사이를 지나 앞으로 오고 있는데 이미 거궐신검을 뽑아들고 있다

퍼억! 푸학! 몸이 잘려서 나뒹구는 투명한 인간들.

<가공할 쾌검!> <검을 뽑는 게 보이지 않았다!> 미몽살객들 경악

용설영; (혈궁십사에 필적하는 실력자들인 은밀위사(隱密衛士)들이 저렇게 간단히...) 찡그릴 때

[크아!] [카앗!] 네명의 가마꾼이 또 청풍을 덮쳐간다. 엄청난 속도

용설영; (금강불괴에 못지 않게 몸이 단단한 가마꾼들이라면...) 주먹 불끈 쥐며 기대하고. 하지만 다음 순간

가마꾼들 사이를 지나오는 청풍. 거궐신검을 휘두른 듯한 자세고. 가마꾼들은 그런 청풍을 스쳐 지나가는 자세로 주먹을 지르거나 손으로 무언가를 잡으려는 모습이다. 이어

삐끗! 쩍! 가마꾼들의 허리 부분이 어긋나더니

퍼억! 푸학! 피를 뿌리며 나뒹구는 가마꾼들

<처음 보다 더 빨라졌다!> <저런 쾌검이 존재하다니...> 진원원을 포함한 미몽살객들 경악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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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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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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