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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

새벽. 쾌활림. 건물들의 불은 다 꺼져 있다.

어느 화려한 건물. 역시 불이 꺼져 있고.

어둑한 방안. 넓은 침대에 이군악이 누워 잠들어 있다. 알몸으로 얇은 이불로 아랫도리만 가린 채. 얼굴에 덥수룩하던 수염도 말끔히 면도가 되었고.

움찔! 하는 이군악.

천천히 눈을 뜨고. 침대 옆에 누가 앉아있다. 야차서시다

이군악; [고낭...] 좀 멋쩍어서 이불을 끌어올려 가슴까지 가리며 일어나려 하고

야차서시; [방해해서 미안하구나. 그냥 누워있어라.] 말하는 야차서시 잠옷을 입고 있다. 가운 형태의 잠옷이고

이군악; [몸은 좀 어때?] 멋쩍어서 다시 눕고

야차서시; [이 나이에 몸 상태가 무슨 대수겠느냐?] 한숨 쉬고

야차서시; [다만 잠도 오지 않고... 마음이 어지러워 널 찾아왔다.]

이군악;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는 거야?]

야차서시; [넌 패륵이 나와 무슨 관계인 줄 아느냐?]

이군악; [고낭이 패륵과 전부터 아는 사이였다는....] + [!] 말하다가 깨닫고

이군악; [패.... 패씨라면 설마...] 놀라 눈이 휘둥그레지고

야차서시; [패극천이 날 욕보여서 태어난 죄의 열매가 바로 패륵이다.] 애잔하게 웃고

이군악; [맙소사!] [그럼 패륵 그 인간, 하마터면 자기를 낳아준 엄마를 죽일 뻔한 거잖아.] 경악하고

야차서시; [난 패극천을 증오해서 패륵을 낳자마자 버렸다.] [어미로서 최악의 죄를 지은 셈이지.] 애잔한 미소

이군악; (그래서 아들인 패륵 손에 죽으려 했었구나. 아들을 버린 죄의 값을 치루기 위해...) 깨닫고 침 꿀꺽

야차서시; [그랬는데.... 패극명... 네 사부가 널 보내 날 살린 것이다.] 혈나한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히고

야차서시; [그 영감탱이로서는 아들이 어미를 죽이는 패륜이 벌어지는 건 차마 볼 수가 없었을 게다.] 애잔한 표정.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고

이군악; [나도 사부와 같은 생각이야.] 엄한 표정

이군악; [아무리 큰 죄를 지었어도 자식이 부모를 죽이는 패륜은 벌어지면 안돼!]

이군악; [그러니까 앞으로도 괜히 패륵 손에 죽여야 했다니 어쩌니 하는 소린 하지도 말아.] 엄한 표정으로 다짐을 받으려 하고

야차서시; [이 나이가 되어서 증손주뻘인 어린 것에게 훈계를 다 듣는구나.] 눈 흘기고

이군악; [고깝게 들려도 상관없어!] 고개 젓고. 단호

이군악; [패륵이 고낭을 해치는 일은 내가 두고 못 봐.]

야차서시; [다정하기도 하지...] 이군악의 머리를 쓰다듬고

야차서시; [네 사부가 너같이 다정다감한 성격이었다면 내 삶도 이렇게 모질지는 않았을 텐데...]

이군악; [거참 쑥스럽게...] 머쓱

야차서시; [기왕에 신세를 졌으니 한 번 더 신세를 지도록 하마.] 슥! 이군악의 머리에서 손을 떼고

이군악; [말해봐. 무슨 일인데?]

야차서시; [알고 하는 짓인지는 모르겠다만...] [패륵의 다음 표적은 패극천일 게 분명하다.]

이군악; [자칫하면 아비가 아들 손에 죽는 일이 벌어지겠구만.] 긴장 침 꿀꺽

야차서시; [어제 저녁에 패륵이 보인 능력이라면.... 패극천이 패륵의 손에 죽는다 해도 하등 이상할 게 없다.]

이군악; [알았어.] [내가 달려가서 패륵이 살부(殺父)의 죄를 짓는 걸 막아볼게.] 일어나고. 얇은 이불로 아랫도리를 감싼 채

야차서시; [부탁하마.] 한숨 쉬고

이군악; [고맙다니 뭐니 하는 인사는 그만 둬.] 이불로 아랫도리 감싼 채 침대에서 내려와서

이군악;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니까.] 옆의 탁자로 간다. 그곳에는 깨끗한 옷이 잘 개어져 마련되어 있고

야차서시; [널 찾아오기 전에 신녀문의 술법을 펼쳐서 살펴보니...] 이군악이 탁자로 가서 아랫도리 감싼 이불을 버리고 옷을 집어드는 걸 곁눈질로 보며

야차서시; [패극천은 지난 며칠간 호남성(湖南省)에 머물고 있다가 이곳 낙양쪽으로 이동을 시작한 것같았다.]

이군악; [내가 귀마신갑을 쓴 걸 감지하고 벽력당쪽으로 가던 행로를 바꿨겠지.] 바지를 입으며 말하고.

야차서시; [지금 출발하면 이틀쯤 후에 패극천을 만날 수 있을 게다.] [만화총련 아이들이 도와준다고 하니 그 늙은이의 소재를 알아내는 것도 어렵진 않을 테고...] 이군악이 웃옷을 입는 걸 보며 말하고

이군악; [어떻게든 부자가 상잔하는 건 막아볼 테니 날 믿고 마음 편히 지내길 바래.] 허리띠 매며 돌아보고

야차서시; [오냐. 너만 믿으마.] 말하며 소매 속에 넣었던 오른손을 꺼내고

야차서시; [이걸 가져가거라.] 내미는 손에는 구리 거울이 있고

이군악; [뭔데?] 허리띠 매며

야차서시; [천마대종사가 사용하던 칠대마병중 하나인 수혼경이다.] 내밀면서

야차서시; [이걸 쓰면 어떤 공격에서도 몸을 지킬 수가...] + 이군악; [됐어! 그건 고낭이 갖고 있어.] 고개 저으며 문간으로 가고

이군악; [사부가 마지막으로 전수해준 비결도 수련할 겸 맨손으로 패륵을 상대해볼 거야.]

야차서시; [그래도 이게 조금은 도움이 될 텐데...]

이군악; [정 물려줄 사람이 없으면 칠낭 누나에게 전수해줘.] 문을 열며 돌아보고

이군악; [칠낭 누나는 앞으로 수많은 인생을 책임져야하는 막중한 사명을 한 몸에 짊어진 몸이니...] 나간다.

이군악; [그럼 다녀올게.] 탁! 밖에서 문을 닫으며 방에 대고 말한다

이군악; (떠나는 건 떠나는 거고...) 걸음 옮기고

이군악; (오랜만에 들렸는데 칠낭누나를 한번 눌러주고 가지 않으면 서운해 하겠지?) 히죽 웃으며 걸어가고

이군악; (나 역시 아쉬움이 남을 테고...) 신이 나서 달려간다

 

다시 방안.

야차서시; [수많은 인생을 책임져야하는 막중한 사명을 짊어진 몸이라...] 혼자 앉아서 수혼경을 들여다보며 중얼거리고

야차서시; [허망하구나. 실로 덧없고 가치 없는 삶이었다.] 똑! 눈물이 수혼경에 떨어지고

야차서시; [어떤 아이는 비참한 환경에서 자랐음에도 다른 가엾은 인생들을 돌보기 위해 살고 있는데....] 자신을 간호하던 동칠낭을 떠올리고

야차서시; [나란 계집은 누릴 것 다 누리고 갖을 것 다 갖었으면서도 일신의 욕망에 휘둘러 허송세월을 해왔다.] 똑똑! 거울 표면에 떨어지는 눈물. 그 거울에 들여다보며 우는 야차서시 자신의 얼굴이 떠오르고

<다시 한 번 인생을 살 수만 있다면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한 삶을 살아보고 싶구나.> 수혼경을 들여다 보며 우는 야차서시의 모습

 

#267>

<-창랑곡> 저녁 무렵. 하지만 우중충한 날씨 탓에 밤 같다.

[!] 초긴장한 환요의 얼굴. 여전히 들창코.

쿵! 수많은 늑대들이 노려보고 있는 사이를 걸어가는 환요와 독불군. 독불군은 손에 작은 삼각형의 깃발이 들려있다. 깃발에는 늑대의 얼굴이 그려져 있고.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독불군 역시 긴장

환요; (신.... 신기하네.) 곁눈질로 늑대들을 보며 침 꼴깍

환요; (한 마리 한 마리가 호랑이보다도 무섭다는 창랑곡의 늑대들이 독불군이 든 저 작은 깃발을 보자 덤비지 않고 있어.)

환요; (술법은 아니고...)

환요; (아마 저 깃발에 사람의 이목에는 감지되지 않는 무언가가 발라져 있기 때문일 거야.) 독불군이 든 깃발 보며 생각할 때

<네놈은 누구냐?> 누군가의 음성이 들려 화들짝 놀라는 환요와 독불군

<누군데 내가 세상에 내보낸 세 개의 천랑번(天狼幡)중 하나를 지니고 있는 것이냐?> 늑대들 앞쪽에서 들리는 음성

쿵! 늑대들이 모세의 기적처럼 갈라지는 앞쪽. 계곡의 끝인데 그곳에는 음산한 동굴이 하나 있고 동굴 앞에 냉막이 바위에 걸터앉아있다. 허리춤에는 쇠로 만든 피리를 하나 꽂고 있다. 이 피리의 이름은 식혼마적. 그리고 냉막의 옆에는 황소만한 크기의 거대한 늑대, 낭왕이 앉아서 강렬한 눈으로 환요와 독불군을 보고 있다

환요; (냉... 냉막!) 숨을 멈추며 긴장하고

환요; (저자가 패천오수중 창랑곡의 곡주인 냉막이로구나.)

<지금까지 내가 본 무림인들 중 가장 강해 보인다.> 차가운 표정으로 지긋이 보고 있는 냉막의 모습을 배경으로 환요의 생각. 그때

독불군; [소질(小姪) 독불군이 냉사백(冷師伯)에게 문후 여쭙니다.] 포권하며 말하고. 그러자

냉막; [독불군...] 눈 번뜩

냉막; [네가 아극파의 제자인 그 독불군이냐?]

독불군; [그렇습니다 사백님.] 곰살 맞게

독불군; [소질은 사부님의 분부를 받잡고 창랑곡의 준비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냉막; [그 천랑번은 네 사부가 준 것이냐?] 독불군이 손에 들고 있는 작은 깃발 보며

독불군; [사부님께서는 사백을 뵈려면 천랑번을 반드시 지니고 있어야하신다며 소질에게 주셨습니다.]

냉막; [네 사부가 직접 오지 않은 이유는?]

독불군; [사부님은 현재 패사백에게 감시를 받고 있어서 운신이 자유롭지 못하신 상태십니다.] 솔직하게

냉막; [그래서 지금 네 사부 일행은 어디에 있느냐?]

독불군; [패륵과 사부님과 두분 사숙들께서는 야차서시와 사존 패극천에 대한 척살을 진행중이십니다.]

독불군; [야차서시는 제거되었고....] [지금쯤 사존 패극천이 사부님 일행의 공격을 받고 있을 것입니다.]

냉막; [사존 패극천 다음이 내 차례겠군.] 냉소

독불군; [그래서 사부님은 창랑곡의 준비 상황을 소질로 하여금 직접 확인하게 보내셨습니다.]

독불군; [만일 냉사백께서 아직 준비가 다 되지 않으셨다는 보고를 받으시면 사부님은 패륵이 창랑곡으로 쳐들어오는 것을 최대한 지연시키실 계획이십니다.]

냉막; [그럴 필요 없다고 전해라.] 자리에서 일어나고

냉막; [준비는 이미 며칠 전에 끝났으니 이제 네 사부가 패륵 일행을 유인해오기만 하면 된다.] 돌아서서 동굴로 가고

냉막; [따라와서 네 눈으로 직접 확인해봐라.] 동굴로 들어가고

독불군; [그리하겠습니다.] 굽신거리며 따라가고. 환요도 따라가고

낭왕 옆을 지날 때 겁먹고 긴장하는 독불군과 환요.

그르르! 황소크기만한 낭왕은 두 사람을 살펴보며 나직히 그릉 거리고.

환요; (무.... 무슨 늑대가 황소만하지?) 두려움에 곁눈질하며 낭왕의 앞을 지나고

환요; (저 우두머리 늑대만 봐도 허락없이 창랑곡에 발을 들여놓으면 살아서 빠져나가지 못한다는 걸 알겠어.)

환요; (그런데도 또 어떤 함정을 준비해두었다는 걸까?) 앞장 서서 동굴로 들어가는 독불군을 따라가며 생각

[....] 그런 환요의 뒷모습 보며 무언가 생각하는 낭왕

 

#268>

여러 개의 통로가 있는 넓은 지하광장으로 들어오는 냉막. 그 뒤를 따라서 독불군과 환요가 따라 들어온다. 이 지하광장은 냉막이 폭약을 매설한 그 곳인데 전과 좀 달라졌다. 먼저 바닥 전체에 두터운 융단이 깔려있다. 그 때문에 바닥이 조각조각 나있다는 것이 감춰지고. 입구 맞은편에 화려한 의자가 하나 놓여있다. 의자 뒤의 벽에는 <蒼狼殿>이라는 글이 커다랗게 새겨져 있다.

냉막; [바로 이곳 창랑전(蒼狼殿)에서 모든 게 끝이 날 것이다.] 의자로 가고

냉막; [일단 창랑전에 발을 들여놓은 이상 누구도 살아서 빠져나가지 못한다.] 의자에 앉고

독불군; [소질이 보기에는 특별한 것이 없어 보입니다만...] 둘러보며

냉막; [바닥에 깔린 융단의 끝은 들춰봐라.] 의자에 앉아서 한쪽 끝을 가리키고

독불군; [예....] 대답하며 광장 한쪽 벽으로 가고

서걱! 그곳의 융단을 잡아당겨서 바닥이 드러나게 하는 독불군

융단 아래에 바닥이 균열이 가있는 게 보이고. 절벽과 닿은 모서리도 갈라져 있고

독불군; (바닥에 균열이 가있다.) 눈 번득이며 자세히 살피고

조금 넓게 갈라진 틈으로 다이나마이트가 가득 든 상자 일부가 보인다. 상자 안의 다이나마이트들은 도화선으로 연결되어 있고

독불군; [폭약!] 놀라고

환요도 흠칫! 할 때

독불군; [바닥에 폭약이 빼곡히 깔려있군요.] 흥분 두려움이 실린 표정으로 돌아보고

냉막; [이 의자의 팔걸이가 발화장치다.] 의자에 앉아서 손으로 의자 손잡이를 움켜잡고

냉막; [이 팔걸이를 강하게 쥐면 마찰이 일어나 도화선에 불이 붙게 될 테고....]

침 꼴깍! 독불군과 환요

냉막; [그럼 창랑곡 지하에 매설된 수만관의 폭약이 일제히 터져서 붕괴가 일어날 것이다.] 음산하게 웃고

냉막; [대라신선이 아닌 한 죽을 수밖에 없는 함정이지.]

독불군; [완... 완벽하군요.] 흥분 두려움. 융단을 다시 원래대로 내려놓고

독불군; [그래도 한 가지 의구심이 드는 것은...] 조심스럽게 눈치 보며

냉막; [정작 나나 네 사부는 창랑곡에서 어떻게 탈출할 수 있을지 의문이겠지?] 냉소

독불군; [송구하지만 그렇습니다.]

냉막; [난 살 생각이 없으니 굳이 탈출로를 만들 이유 또한 없었다.] 일어나고

냉막; [하지만 네 사부는 자신을 위해 탈출구를 만들 것을 주장했고....] [합작하는 나로서는 그 주장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말하며 의자 옆의 벽으로 가고. 독불군의 시점에서는 왼쪽, 냉막에게는 오른쪽 인곳

냉막; [이곳에 붕괴되는 창랑곡에서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는 비밀통로가 있다.] 독불군의 시점에서 왼쪽인 그 벽에 손바닥을 대고. 그러자

그그긍! 벽이 뒤로 열리면서 통로가 생긴다.

환요; (벽속에 교묘하게 비밀통로 입구를 만들어 놓았구나.) 감탄

냉막; [들어와 봐라.] 통로 안으로 들어가고

독불군; [예...] 따라 들어가고. 환요도 따라 들어가고

통로 안쪽은 공사장 같다. 굵은 쇠막대기들이 천장과 벽에 부착되어 보강되어 있다

냉막; [창랑곡에는 창랑전뿐 아니라 모든 통로에도 폭약이 매설되어 있다.] [일단 점화를 하면 창랑곡 전체가 붕괴되는데...]

냉막; [창랑곡 밖으로 연결되는 이 통로는 특별히 철봉으로 보강 되어있다.] [물론 바닥에 폭약이 매설되어 있지도 않고....]

냉막; [덕분에 창랑곡 전체가 붕괴되더라고 이곳은 최소한 완전 붕괴는 면할 것이다.]

독불군; [그렇겠습니다.] 침 꿀꺽

냉막; [네 사부에게 전해라.] [내가 팔걸이를 쥐는 걸 보는 즉시 이곳으로 뛰어들라고!] 다시 지하광장 쪽으로 돌아서고.

독불군; [그리 전하겠습니다 냉사백!] 냉막이 지나갈 수 있도록 옆으로 물러서며 포권하고. 환요도 고개 숙이며 독불군을 따라 옆으로 물러서고

냉막; [곧 어두워질 것이다.] 다시 통로에서 창랑전이라는 지하광장으로 들어가고

냉막; [창랑곡 일대에서는 밤에 움직이는 건 위험하니 하룻밤 자고 가도록 해라.] 창랑전으로 들어서고. 독불군과 환요도 따라 나서고

냉막; [저쪽 통로로 들어가면 몇칸의 석실이 있으니 적당히 골라서 자면 될 것이다.] 한쪽 통로를 가리키고

독불군;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포권하고

냉막; [배려는 무슨....] [그보다...] 돌아보고

[!] 움찔! 환요

냉막이 차가운 눈으로 환요를 보고 있다

독불군; [무슨 가르치심이 있으신지요?] 포권하며 어리둥절

냉막; [아니다.] 고개 저으며 돌아서고

냉막; [물과 건량이 재워져 있는 석실도 있으니 허기지면 배를 채우도록 해라.] 말하며 다른 통로로 가고

독불군; [안녕히 주무십시오.] 포권하고

대답하지 않고 다른 통로로 들어가는 냉막

독불군; (쌀쌀 맞기는...) 음산한 표정이 되어 포권했던 손을 풀고

독불군; (아극파를 제외하고 모두 이곳에서 죽을 예정이라는 건데...) 둘러보고

독불군; (내가 알아버렸으니 당신들 뜻대로는 되지 않을 거요. 냉사백! 아사부!) 음산하게 웃고

그런 독불군의 뒤를 차갑게 노려보는 환요

 

#269>

깊은 밤. 창랑곡

낭왕이 높은 절벽 위에서 주변을 감시하고 있고

절벽 아래에서는 수많은 늑대들이 잠들어 있고

 

창랑곡 끝의 동굴

창랑전이라는 광장

통로 안쪽에 죽 늘어선 문 달린 석실들

그중 한 석실 내부. 탁자와 침대가 하나씩 있는 단촐한 방인데. 침대에는 독불군과 환요가 잠들어 있다. 한탕 뛴 모습이고. 대충 옷을 입었다. 탁자 위에는 몇가지 물건과 무기들과 천랑번이 놓여있다.

슈우! 눈을 감은 채 입으로 무언가를 내뿜는 환요

연기같은 것이 독불군의 코로 스며들고

[음...] 더 깊이 잠이 드는 독불군

<됐다!> 천천히 눈을 뜨는 환요

<수마향(睡魔香)을 마셨으니 쉽게 깨어나진 못할 것이다.> 곁눈질로 독불군을 보는 환요

조심스럽게 일어나는 환요

[으음...] 뒤척이지만 깨지 않는 독불군

환요; (생각같아서는 지금 당장 살수를 쓰고 싶다만...) 독불군을 노려보며 침대에서 조심스럽게 내려오고

환요; (실패할 가능성도 있고.... 무엇보다 이 마귀새끼를 죽인다 해도 창랑곡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늑대 밥이 될 게 뻔하다.)

환요; (지금은 여길 빠져나가 냉막과 아극파의 음모를 이공자... 교주님께 알리는 것이 급선무다.) 탁자로 가고

환요; (자칫 교주님도 패천오수의 음모에 휘말려들 수 있으니...) 천랑번을 집어들고

방을 나가는 환요

 

#270>

깊은 밤. 창랑곡

지하광장. 냉막이 서서 한쪽 벽을 보고 있다. 바로 안전한 비밀통로. 헌데 그 비밀통로의 문이 열려있고 낭왕이 비밀통로 주변의 바닥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는 중이다.

[....] 그걸 보며 무언가 생각하는 냉막

 

#271>

독불군과 환요가 잠들었던 밀실

침대에 혼자 잠들어있는 독불군. 그러다가

오싹! 갑자기 소름이 돋는 독불군

눈 번쩍 뜨고.

쿵! 침대 옆에 서서 내려다보고 있는 냉막

독불군; [헉!] 경계하며 벌떡

독불군; [사.... 사백! 이 밤중에 무슨 일로....] 두려움

냉막; [네 동행은 어디 있느냐?] 차갑게. 냉막 뒤쪽의 문은 열려있다

독불군; [!] 눈 부릅 돌아보고. 물론 침대에는 환요가 없다.

독불군; (요석화(夭石花)! 그년이 사라졌다!) 사색이 되며 침대에서 내려서고

냉막; [그 계집과는 어떤 사이였느냐?] 차갑게 묻고

독불군; [소... 소질에게 반해 따라다니던 계집이었는데...] 옷을 입으면서 사색

냉막; [출신내력도 확실하지 않는 계집을 본곡에 데려왔다는 것이냐?] 노려보고

독불군; [순.... 순진한데다가 전적으로 소질에게 목을 매는 계집인지라...] 변명을 하다가 입을 다문다

차갑게 보고 있는 냉막

독불군; (나.... 날 죽일까 말까 갈등하고 있다.) 숨을 멈추고.

그릉! 살벌하고 차가운 표정인 냉막의 뒤쪽 열린 문으로 낭왕이 들여다 보며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

독불군; (피... 피할 곳도 없고...) (냉막이 날 죽이려고 결심하면 꼼짝없이 죽을 수밖에 없다.) 사색. 얼어붙고

냉막; [....] 차가운 표정으로 보고 있고.

독불군; [사... 사백! 제발...] 두손 모으며 비는 시늉할 때

슥! 품속에 손을 넣는 냉막

독불군; (젠장...) 비지땀을 흘리고

독불군; (죽더라도 짹 소리는 내봐야겠다.) 발악할 준비를 하고. 그때

슥! 다시 꺼낸 냉막의 손에는 천랑번이 하나 들려있다.

독불군; (천랑번!) 눈 치뜨며 안도하고

냉막; [한 번 더 기회를 주겠다.] 천랑번을 내밀고

독불군; (살았다!) 두손으로 천랑번을 받고

냉막; [본곡에 대량에 폭약이 매설되어 있다는 사실은 누구도 알아선 안된다.] 두 손으로 천랑번을 받는 독불군을 보며

냉막; [본곡의 늑대들을 데리고 그 계집을 추적해서 입을 막아라!]

독불군; [맡... 맡겨주십시오!] 굽신

서둘러 문으로 가는 독불군

크르르 낭왕이 옆으로 물러서며 이빨 드러내고

낭왕의 눈치를 보며 겁에 질려 문을 나서는 독불군

독불군; (죽일 년....) 낭왕을 등지고 복도를 달려가며 이를 악물고. 환요를 떠올리며

독불군; (결국 네년은 딴 마음을 먹고 내게 접근했었던 것이냐?)

독불군; (용서하지 않겠다!) 살벌한 표정. 그럴 그자 뒤로 냉막이 밀실에서 나와 낭왕과 함께 보고 있다

지하광장 쪽으로 달려 나가는 독불군의 뒷모습 보는 냉막과 낭왕

크르르! 무어라 낮게 으르렁 거리는 낭왕. 이빨 드러내며

냉막; [알고 있다. 저놈의 몸에서 침독의 냄새가 난다는 것을....] 낭왕의 머리를 쓰다듬고

냉막; [침독은 아극파의 기업인 황금성을 삼키기 위해 제 아들을 아극파의 제자로 들여보냈을 것이다.]

크르르!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가릉 거리는 낭왕

냉막; [알면서도 왜 저놈에게 속아 넘어간 척 했느냐고?] 웃으며 낭왕의 머릴 쓰다듬으면서 광장쪽으로 걸어간다

냉막; [저놈을 죽일 경우 침독이 눈치를 채고 본곡에 들어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냉막; [내 무덤으로 마련한 곳인데 단 한 놈이라도 놓칠 수는 없지 않겠느냐?] 음산하게 웃는 냉막의 얼굴 크로즈업.

 

#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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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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