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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

어느 도시.

화려한 장원

장원의 후원. 백야마검사들이 삼엄하게 지키고 있는 건물.

흠칫! 하는 백야마검사들

월동문으로 걸어 들어오는 히지가타.

히지가타; (아버지의 종적은 여전히 묘연하다.) 심각

히지가타; (그리고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만난 게 이청풍, 그놈일 가능성이 높다.) 다가가는 히지가타에게 인사하는 백야마검사들

히지가타; (어떻게든 그놈을 만나서 아버지에 대해 아는 바를 물어봐야만 한다.) + [우리 공주님은?]

사내1; [조용합니다.] 건물 쪽을 곁눈질

사내2; [이제는 체념하고 상황을 받아들인 듯합니다.]

히지가타; [그렇다면 다행인데...] 덜컥!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는 히지가타.

! 다시 문을 닫으며 안쪽을 살피는 히지가타.

 

안쪽은 제법 화려한 방. 침대에 힘없이 누워있는 용설영. 얇은 이불을 가슴 아래에 덮고 있는데 이불 밖으로 나온 오른손이 붕대로 감겨 있다. 고개는 방문과 반대쪽으로 돌린 채 누워있다.

히지가타; [벌써 며칠째 물 한 모금 입에 대지 않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소.] 침대로 다가가고. 침대 옆에는 의자가 하나 있다.

히지가타; [나중에 기회가 생겼을 때 도망치기 위해서라도 체력을 보전해야할 거 아니오?] 의자를 끌어당겨 앉으면서

대답하지 않는 용설영

히지가타; [루주가 소저의 손가락을 자르는 걸 막지 못한 건 미안하오.] 붕대로 감긴 용설영의 손을 보며 한숨 쉬고

히지가타; [나 역시 매인 몸이라 감힌 상전인 루주에게 거스를 수가 없었소,]

용설영; [그 새끼...]

히지가타; [그 새끼라니... 누구 말씀이시오?]

용설영; [이청풍!] 입술 깨물고

용설영; [그 인간 지금 어디 있어요?]

히지가타; [항주에서 목격된 후 돌연 종적을 감춰버렸소.] [마교와 마천루에서도 사방으로 놈의 종적을 찾고 있는 중이오만...]

용설영; [그 인간 행방을 알아내서 알려줘요. 그럼 음식을 먹을게요.]

히지가타; [노력해보겠소.]

히지가타; [그건 그렇고... 좋은 소식이 한 가지 있소.]

묻지 않는 용설영

히지가타; [루주로부터 소저를 몸단장 시키라는 지시가 있었소.]

미간 살짝 찡그리는 용설영

히지가타; [짐작하시는 대로 궁주는 소저를 혈궁으로 돌려보낼 생각인 것 같소.] 고개 끄덕이고

히지가타; [그러니 하녀들이 와서 화장을 시키고 옷을 새로 갈아입힐 때 협조를 해주시오.] 일어나고

히지가타; [이청풍의 행방을 알아보겠다고 약속할 테니 우선 식사를 하도록...] + [!] 말하다가 움찔! 하고

손으로 입을 가리고 구역질하는 용설영. 필사적으로 티를 내지 않으려 하고

히지가타; (구역질!) 놀라고

히지가타; (설마 그때 이청풍에게 당한 만행으로 임신을 했다는 건가?) 청풍이 동굴에서 용설영을 강간하던 장면 떠올리고

<그래서 갇혀있는 자신의 처지는 아랑곳 않고 이청풍의 행방을 알고 싶어하는 것이고?> 실내의 광경 배경으로 히지가타의 놀람 나레이션

 

#206>

<-무산삼협(巫山三峽)> 까마득히 치솟은 절벽 사이로 거친 강물이 흐르고. ! ! 그 강물을 거슬러 가는 배 한척. 배경으로 북소리가 들린다. 상당히 큰 화물선 겸 여객선이고 좌우에 수십명씩의 노꾼이 앉아서 노를 저어 강물을 거슬러 올라간다. 뱃머리에는 나이 든 선장이 앉아서 북을 치고 있다. 노꾼들은 그 북소리에 맞춰서 노를 젓는다. 화물들 틈에 앉은 승객들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웅크리고 있고

선장; [힘을 내라!] [파동(巴東)까지 이제 삼십여리 남았다!] ! ! 양손에 든 북채로 북을 일정한 간격으로 치면서 외치고

영차! 어영차! 그 북소리에 맞춰서 노를 젓는 노꾼들. 모두 근육질

겁에 질린 사람들 사이에 끼어 앉아있는 청풍. 천으로 싼 거궐신검을 등에 짊어지고 있는데 수염이 덥수룩하고 눈에는 안대를 해서 애꾸처럼 보인다.

청풍; (무산...) 까마득한 절벽을 올려다보고

청풍; (불과 일곱 달 만인데...) (돌아오는데 마치 십년 이상의 세월이 흐른 것 같다.)

청풍; (어머니...) 살사의 칼에 목을 들이대고 돌려서 자결을 하려던 어머니 용설약의 모습을 떠올리고

<조금만...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소자가 지금 모시러 가고 있으니...> ! ! 북소리를 배경으로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배를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위쪽에서 노를 젓지 않고 내려오는 배들도 보이고

 

#207>

<-혈궁> 혈궁의 모습. 저녁 무렵

창문도 없고 돌로 지어진 감옥 같은 음침한 건물. 역시 음침한 인상의 무사들이 지키고 있고.

그곳으로 오는 살사

[살사님!] [어서 오십시오.] 고개 숙이는 무사들

살사; [내가 오늘밤 순찰이다.] [설약공주의 상황을 살피러 왔다.] 다가오고

[!] [안으로 드시지요.] 급히 철문을 여는 무사들

안으로 들어가는 살사.

밖에서 문을 닫는 무사들

안쪽은 전형적인 감옥. 복도를 중심으로 좌우로 철문이 죽 있고 복도 끝에 특별히 단단해 보이는 철문이 있다. 그 철문 앞에 덩치 좋은 중년 여자 둘이 의자에 앉아있다가 일어난다. 마녀같은 분위기의 여자간수들이다.

[살사님!] 인사하는 여자들

살사; (우리 혈궁십사에 필적하는 실력자들인 흑혈나찰(黑血羅刹)...) + [수고가 많네.] 다가가고

살사; [설약공주의 상태는 어떤가?]

여자1; [특별한 변화는 없어요.] 문을 열고

여자2; [하루 종일 누워서만 지내는데... 어떻게든 기운을 좀 차렸으면 좋겠군요.] 동정의 표정

철문 안쪽으로 들어가는 살사. 여자들은 문을 완전히 닫지 않고 대기한다. 밖에서 안을 힐끔거린다.

철문 안쪽은 살풍경한 감옥. 가재도구는 아무것도 없고 달랑 쇠로 만든 침대 하나. 그 침대에 이불을 덮고 힘없이 누워있는 용설약. 목에 흉터가 있는 것 주의. 살사의 칼에 베어졌던 흔적이다.

살사; [쯧쯧! 궁주님이 좀 무심히긴 하군.] 다가가고.

살사; [하나뿐인 따님을 이렇게 냉대하시기나 하고...] 침대 옆에 서고

용설약; [실없는 소리 하려고 찾아왔나요?] 돌아보지 않고 말하고

살사; [아들 소식이 궁금하지 않나?] + <의심이 가더라도 끝까지 들어라.> 전음을 함께 보내고

찡그리는 용설약

살사; [공주에게 기쁜 소식일 텐데... 청풍이 놈은 결국 우리의 추격을 결국 뿌리쳤었다.] + <요사가 궁주에게 학대를 당해 죽어가고 있다. 내가 요사를 친누나처럼 생각하고 있다는 건 알 것이다.>

용설약; [잘 되었네.] + (무슨 꿍꿍인가?)

살사; [청풍이 놈은 제왕성에 들어가는 건 성공했는데...] + <요사를 혈궁에서 빼돌리고 싶어도 나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살사; [문제는 그 직후 죽을 위기에 처했다는 점이다.] + <정황상 청풍이는 조만간 공주를 구하러 무산으로 올 것이다.>

용설약; [그건 또 무슨 소리인가요?]

살사; [청풍이는 천병신기보가 무애검조에게 만들어 바친 유람선을 탔다가 대량의 폭약이 터지는 폭발에 휘말렸다.] + <그리고 내가 요사를 구하려면 청풍이의 도움이 절실하다.> 진지한 표정

용설약; [그 말을 나보고 믿으라는 건가요?]

살사; [믿든 말든 공주의 자유지만...] + <머잖아 무산에 잠입할 청풍이와 만날 수 있도록 도와다오.>

찡그리는 용설약

살사; [청풍이가 탔던 유람선이 폭발한 건 무림인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다.] + <공주의 몸속에 깃든 원정(元精)을 이용하면 청풍이가 어떻게 변장을 해도 찾아낼 수 있다는 건 알 것이다.>

용설약; [그래서 청풍이가 죽기라도 했다는 건가요?] + (함정이겠지!)

살사; [유감인지 다행인지는 모르지만 그 얼마 후 청풍이의 모습이 여러 곳에서 발견되었다.] + <청풍이도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혈궁에 들어오지 못한다는 걸 알지 않느냐?> 강렬한 시선으로 보고

생각하는 용설약

살사; [살아있는 건 분명하니 조만간 청풍이를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 <어머니의 명예를 걸고 부탁하니 날 도와다오.>

살사; [청풍이놈을 시체로 만들어서라도 만나게 해줄 테니...] 고개 숙이며 약올리듯 말하고. + <부탁한다!>

용설약; [악독한 인간!] 철썩! 힘없이 손을 휘둘러 살사의 뺨을 때리고

[!] [!] 밖에서 보던 두 여자가 흠칫! 할 때

살사; [여전히 기가 살아있구만!] ! 한손으로 용설약의 손목을 움켜잡고

여자1; [거칠게 대하면 안돼요!] 급히 제지하고

살사; [걱정 말게!] ! 다른 손의 검지 손가락에서 빛을 내서 용설약의 손가락 끝에 상처를 내고.

살사; [아무리 나라 해도 궁주님의 하나뿐인 자식인 우리 공주님을 해꼬지 할 담력은 없으니...] 피가 나는 용설약의 손가락에 자기 손가락을 대고

눈을 감고 정신 집중하는 용설약

츠으! 용설약의 손가락에서 나는 피가 살사의 손가락으로 스며들어가고

용설약; [놔요!] ! 살사의 손을 뿌리치고

용설약; [날 약 올릴 목적으로 왔다면 성공했어요.] 돌아눕고

용설약; [꼴보기 싫으니 나가요!] 이불을 끌어올려 어깨까지 덮고

살사; [기분이 상했다면 사과하마.]

살사; [어쨌거나 청풍이를 조만간 보게 될 테니 힘을 내거라.] 비웃으며 돌아서고

살사; [시체가 된 놈과 만날 가능성이 크지만...] [으하하하!] 미친놈처럼 웃으며 나오는 살사. 그 뒤에서 문을 닫으며 그런 살사를 흘겨보는 여자들

살사; (성공했다.) 흐흐흐! 웃으며 입구쪽으로 가고

살사; (어미와 자식은 생명의 원천인 원정지기(元精之氣)를 공유한다.) 손을 들어 보고

츠으! 용설약의 피를 흡수한 손가락이 빛을 발하고

살사; (다만 원정지기는 주려는 자의 의지에 좌우되는 제한이 있어서 타인은 원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게 아닌데...)

살사; (용설약이 넘겨준 이 원정지기를 이용하면 청풍이 놈을 보다 쉽게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음침하게 웃는 얼굴 크로즈 업

 

감옥 내부. 이불을 어깨까지 덮어쓴 채 등을 입구쪽으로 향하게 누워 있는 용설약

용설약; (청풍... 청풍이가 날 구하러 오고 있다고?)

용설약; (무슨 기연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청풍이가 날 아버지의 독수에서 빼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용설약; (제발 어미 때문에 무리를 하진 말거라 청풍아!)

<어미로 인해 네가 불행해지면 어미에게는 그게 바로 지옥이니...> 혼자 남은 용설약의 모습 배경으로 용설약의 생각 나레이션

 

#208>

. 어느 계곡. 음침하다

휘익! 그곳으로 날아드는 민짜 가면을 쓴 자들 네 명. 가면 이마에 숫자가 적혀 있다. <十七> <十九> <二十四> <八十八>

가면17; <여기가 맞지?> 가면 이마 부분에 <十七>이라 적혀 있는 자

가면19; <천마령(天魔令)으로 발해진 지령서에는 분명 이곳이라고 적혀 있었네!> 가면의 이마 부위에 <十九>라고 적힌 자. 계곡 안으로 날아들며 가면17과 전음으로 대화를 나누고

가면24; <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소! 루주님은 십면혈신을 만나러 종남산(終南山)으로 간 걸로 알고 있는데...> 가면 이마에 <二十四>라 적힌 자

가면88; <마천루의 최정예인 우리들 마면광전사(魔面狂戰士) 전원을 소환한 걸 보면 일도 보통 일이 아니겠지요.> 가면의 이마에 <八十八> 적힌 자가 말하고. 이자가 일행 중의 막내다.

가면17; <어쩌면 십면혈신에 대한 암살이 진행중일지도 모르네.>

가면19; <십면혈신이 표적이라면 이번 소환령이 납득이 가긴 하지.> 날아 들어가고

곧 계곡 끝에 이르는 네 사람. 계곡 끝에는 동굴이 있고 동굴 입구에는 누군가 서있다. 바로 위진천이다.

위진천을 크로즈 업

<소루주께서 기다리고 계시는군!> <역시 천마령으로 우릴 소집한 건 소루주셨구만!> 휘익! 안심하며 계곡 끝으로 날아가는 가면들

[소루주님!] [교주님을 뵙습니다.] 휘익! ! 내려서며 포권하는 가면들

위진천; [어서 오시오.] 끄덕이고

위진천; [먼저 온 분들이 안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들어가시오.] 동굴 안을 가리키고

가면들; [!] [분부 받들겠습니다.] 고개 숙이며 위진천을 지나쳐서

동굴 안으로 들어가는 가면들

위진천; (마면광전사의 총원은 백팔명...) (어머니의 경호에 나선 십여명을 제외한 전원이 천마령으로 발해진 소환에 응했다.) 들어가는 가면들 뒷모습을 보고

위진천; (마면광전사들은 광혈폭룡공(狂血暴龍功)이라는 마천루의 마공을 익혔다.) 동굴로 걸어 들어가고

위진천; (광혈폭룡공을 구사하면 한번 쓸 때마다 수명이 십년 씩 줄어들지만...)

위진천; (대신 지닌 바 내공의 세배를 쓸 수 있다.) 앞서 달려가는 가면들의 뒤를 따라가며 생각하고

위진천; (그 때문에 광혈폭룡공을 쓰는 마면광전사의 힘은 개개인이 육합마신에 필적한다.)

위진천; (그런 마면광전사들이 백팔명이나 있다는 건 세상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살벌한 표정

위진천; (하물며 혈궁은 이청풍에 의해 눈이 뽑히고 손이 잘린 꼴이 되었다.)

위진천; (혈궁에 숨겨둔 힘이 없지 않겠지만 지금 마천루가 혈궁을 공격하면 이길 가능성이 칠할 이상이다.)

위진천; (혈궁과 마천루의 전력이 이토록 심하게 불균형을 이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동굴이 끝나고 앞쪽에 불빛이 보인다. 위진천의 앞에서 달려가던 자들이 걸음을 늦추며 그 불빛 속으로 들어가고

위진천; (어머니의 야심을 좌절시킬 필요도 있고 하니...) 앞쪽에 불빛이 비치는 곳은 많은 횃불이 밝혀진 지하광장이다.

<오늘 마면광전사의 대부분은 이곳에 뼈를 묻어야한다.> 강렬한 표정으로 동굴 안의 광장으로 들어서는 위진천.

 

동굴 안의 광장에 모여 있던 백여명의 가면들이 입구를 돌아보고

[소루주!] [교주님을 뵙습니다!] 들어서는 위진천을 발견하고 일제히 포권하는 가면들

위진천; [천마령의 소환에 응하기 위해 먼 길을 달려온 여러분들께 먼저 치하를 올리겠소.] 마주 포권을 하고

[치하라니요?] [천마령에 복종하는 것은 마천루 제자의 본분 아니겠습니까?] 마주 포권하며 황송해하는 가면들

위진천; [치하에 이어 유감과 애도를 표하겠소.] 손 내리고

<유감과 애도?>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가면들 경악할 때

위진천; [이 지하광장에는 삼천근의 화약이 매설되어 있소.]

[... 화약이 매설되어 있다고?] [소루주! 그게 무슨 뜻이오?] 가면들 경악할 때

위진천; [아무쪼록 나 위진천을 저주하시오.] 한숨 쉬며 포권하고

위진천; [그럼 먼저 삼도천을 건너도록 하시오.] ! 말하며 바닥을 강하게 밟고. 직사각형으로 잘려진 흔적이 있는 바닥

파직! 그 바닥이 아래로 확 내려가며

번쩍! 화악! 동굴 광장의 바닥이 바둑판처럼 금이 가며 그 금 아래에서 강한 빛이 뿜어진다. 경악하는 마면광전사들

 

#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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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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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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