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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어느 계곡.

계곡 끝의 바위 절벽. 최근에 녹아내린 것같은 분위기.

휘익! 그곳으로 나타나는 두 명의 백야마검사. 하지만

한번 슥 둘러보는 바람에 절벽이 녹아내린 걸 발견하지 못하고

휘익! 휙! 다른 곳으로 날아가는 백야마검사들

 

#149>

반짝! 어둠 속에서 빛이 나타나더니

지징! 징! 동굴의 벽과 천장에 띠 모양으로 빛이 한 가닥 나타나 밝아진다. 깊지 않은 동굴. 청풍이 동굴 벽에 손을 대고 있고. 바닥에는 환설이 힘없이 누워있다. 그 환설을 소수마녀가 살펴보고 있고.

청풍;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겼다.) 징! 손바닥을 벽에 댄 채 진동시키며 생각하고

청풍; (혈궁십사 때와 달리 무혈마녀의 살기에 치명상을 입었으면 불멸환혼건으로도 몸을 복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지잉! 또 한 가닥의 빛이 천장에 생기고.

청풍; (역시 무혈마녀는 외조부 수준의 고수였다.) 지잉! 그걸 보며 벽에 댄 손바닥을 또 진동시키고. 그런 청풍의 뇌리에 냉상영이 자신의 목을 살기의 다발로 강하게 조이던 장면이 떠오르고

청풍; (사조님 말씀대로 외조부나 무혈마녀를 이기려면 사조님의 검법과 무제조사님의 무공을 함께 절정까지 수련해야한다.) 징! 세 번째 빛의 선을 벽과 천장에 만들며 생각하고

소수마녀; [볼수록 신기한 재주로구나.] 돌아보고. 청풍도 돌아보고

소수마녀; [바위를 녹여 동굴 입구를 숨긴 것도 그렇고...] [동굴의 벽과 천장에 빛의 띠를 만드는 건 보고도 쉽게 믿기지가 않는구나.] 천장을 올려다보고

청풍; [바위 속에는 자극을 가하면 빛을 내는 성분들이 섞여있습니다.] 두 여자에게 다가가 앉고

청풍; [저는 그걸 찾아내 자극을 가한 것뿐입니다.]

소수마녀; [대단한 재주를 별거 아닌 듯이 말하면 평범한 재능들은 허탈해지잖아.] 눈을 흘기고

청풍; [주의하겠습니다.] + (반년 사이에 몸이 좀 불었구나.) 소수마녀의 몸매를 곁눈질하고. 옷이 좀 펑퍼짐해졌고 아랫배가 좀 나왔다.

청풍; [환소저는 좀 어떻습니까?] 눈을 감고 있는 환설을 돌아보며

소수마녀; [몸속에 침투한 무혈마녀의 살기가 워낙 강력해서 기력을 잃고 있는 것같다.] 함께 살펴보며

청풍; [확실히 내상을 입은 모습은 아니로군요.] 말하며 환설의 목으로 손을 가져가고

청풍; [환소저의 몸에서 무혈마녀의 살기만 뽑아내면 기력을 되찾겠어요.] 냉상영이 쥐었던 부분의 환설의 목을 살며시 쥐고. 이어

지잉! 청풍의 손이 빛을 발하고

움찔! 하는 환설의 몸

소수마녀; (역시 이 아이는 모든 종류의 기운을 다룰 줄 아는구나.) 감탄하며 보고

소수마녀; (소수마녀를 당황하게 만들었던 것도 그 능력 때문이었을 테고...) 청풍이 바닥을 내리쳐서 흙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손으로 냉상영의 하체를 움켜잡던 장면 떠올리고

소수마녀; (비록 오늘은 무혈마녀를 피해 달아나야했지만 다음 번 만날 때면 대등하게 맞설 수 있을 것이다.) 얼굴 좀 발개지고

소수마녀; (생각할수록 반 년 전 그날의 선택은 탁월했던 것같다.) 아랫배를 만지며 얼굴이 발개지고. 그때

[으으으!] 신음하며 천천히 눈을 뜨는 환설

청풍; [정신이 드십니까?] 환설의 목에서 손을 떼며 묻고

환설; [소... 소성주님!] 안도하며 할딱이고

청풍; [무혈마녀의 마수에서는 빠져나왔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환설; [이... 이렇게 소성주님을 뵙게 되다니요. 잘 믿겨지지가 않아요.] 억지로 일어나려 하고

청풍; [무리하지 마십시오.] 말리고

청풍; [몸이 완전히 회복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입니다.]

환설; [아니... 아니에요.] [성주님과 관련하여 소성주님께 올릴 말씀이 있어요.] 청풍 앞에 무릎을 꿇으며 말하고

청풍; [사조님과 관련된 말이라니요?] 흥분과 기대에 찬 표정

환설; [성주님은... 반 년 전에 돌아가신 게 아니셨답니다.] 애절한 표정으로 말하고. 무릎을 꿇은 채

[!] [!] 놀라 눈 부릅뜨는 청풍과 소수마녀

 

#150>

천목산. 여전히 밤. 높은 산봉우리. 마녀처럼 옷자락과 머리카락 날리며 서있는 냉상영.

핏발 선 눈으로 어둠에 잠긴 천목산을 둘러보는 냉상영. 뺨에 옅은 상처가 있다. 가슴에도 핏 자국이 있다.

냉상영; (죽일 놈...) 청풍이 거궐신검으로 자신의 가슴을 찌르던 장면을 떠올리며 이를 바득 갈고

냉상영; (금강불괴인 내 몸에 간단히 상처를 냈다는 건... 그놈이 쓴 검이 예사롭지 않을 뿐 아니라 검법 역시 특별했다는 걸 의미한다.)

냉상영; (아마 무애검조 섭늙은이에게 배운 검법이겠지.)

냉상영; (아직은 내 상대가 아니지만 방치했다가는 어떤 괴물이 될지 모른다.)

냉상영; (진천이를 위해서라도 그놈을 반드시 잡아 죽여야만 한다.) 이를 갈고. 그때

[보고 올립니다!] 휘익! 날아 내리는 히지가타. 환설의 검에 베어진 목을 천으로 감싸고 있다. 돌아보는 냉상영

히지가타; [이청풍과 소수마녀의 종적이 발견되지 않아 수색범위를 반경 오십 리로 넓혔습니다.] 포권하고

냉상영; [이가놈은 내상이 가볍지 않은데다가 환가년까지 데리고 갔다.] [절대 멀리 가지 못했을 테니 철저하게 수색하라.]

히지가타; [분부 받들겠습니다.] 포권 하지만 가지 않고

냉상영; [왜?] 다시 돌아보며 묻고

히지가타; [반년 전에도 이번과 유사한 상황이 벌어졌었습니다.] 눈치 살피며

냉상영; [네가 유리혈적자를 써서 소수마녀를 척살하기 직전이었는데 이가놈이 나타나 훼방을 놨었다지?]

히지가타; [그후 년놈의 종적이 감쪽같이 사라져서 추살에 실패했었습니다.]

냉상영; [술법이라도 써서 은신을 했다?] 눈 번뜩

히지가타; [년놈이 모두 혈궁과 선이 닿아있으니 은신을 위한 술법 정도는 알고 있지 않겠습니까?]

냉상영; [일리가 있네.] 끄덕

냉상영; [술법이 펼쳐진 흔적을 집중적으로 찾아서...] + [!] 말하다가 입을 다물며 미간 찡그리고

히지가타; (왜 저러지?) 의아해할 때

<속하입니다 루주님!> 스스스! 유령같은 사람 형상이 나타나고

히지가타; (가공할 경신술! 그가 왔구나.) 긴장하고

쿵! 모습 드러내는 인물은 신행태보

냉상영; [무슨 일이냐?] 신행태보를 노려보고

냉상영; [항주에 남아서 그이를 감시하라고 하지 않았느냐?]

신행태보; [부디 용서를!] [피치 못할 상황이 벌어져서 속하가 직접 루주님께 보고 올리기 위해 달려왔습니다.]

냉상영; [종집사가 직접 달려온 걸 보니 보통 일은 아니겠네.] 좀 긴장할 때

신행태보; [천검 뇌공량이 제왕성을 떠나 항주로 접근중입니다.]

냉상영; [뇌공량이 항주로?] 경악

신행태보; [아마도 환가년이 보낸 첩보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항주로 오고 있는 듯 합니다만...] 눈치 보며 말하고. 그러자

냉상영; [철수한다!] 팟! 날아오르고

냉상영; [최소한의 수색 인원만 남겨두고 항주로 돌아간다.] 멀리 날아가며 외치고.

신행태보; [뒷정리를 부탁하네 부단주!] 날아오르고. 휙! 휘익! 여기저기서 그림자들이 날아오르고

삽시에 까마득히 멀어지는 냉상영 일행

현장에는 이제 히지가타만이 남았다.

히지가타; [천검 뇌공량이 항주로 가고 있다?]

히지가타; [역시 루주님의 남편이 지절 위극겸이라는 사실이 들통 났겠구나.]

히지가타; [루주님의 남편에 대한 집착은 말 그대로 병적인데...] [이번 일이 또 무슨 풍파를 불러올지...] 혀를 차고

 

#151>

청풍이 소수마녀, 환설과 숨어있는 계곡

환설; [성주님께서는 당신에게 변고가 생기면 실종된 제자들이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소성주님마저 속이셨던 거예요.] 다시 바닥에 누운 채 말하고. 환설을 사이에 두고 청풍과 소수마녀가 마주 앉아있다.

환설; [결국 성주님께서 기대하신 대로 제왕삼신재께서 모두 모습을 드러내셨구요.]

청풍; [아버지와 뇌사백은 그렇다 쳐도... 위사백도 세상에 나오셨다는 말씀이신가요?] 놀라고

환설; [예.]

환설; [마교 교주 위진천의 아버지가 바로 지절 위공자님이셨어요.]

청풍; [위진천의 아버지라면...] 경악하고

환설; [무혈마녀의 남편이기도 하지요.] 한숨

청풍; [그래서 무혈마녀가 직접 나서서 소저를 해꼬지 하려고 했군요.]

환설; [제가 확인한 바로는 지절께서는 무고하신데...] [제왕성으로 돌아오시지 못한 다른 사정이 있는 것같아요.]

소수마녀; [무혈마녀는 냉혹하면서도 소유욕이 지독한 여자란다.] 끼어들고. 그녀를 돌아보는 청풍과 환설

소수마녀; [무혈마녀는 마천루의 루주가 되기 위해 아비와 동생을 포함한 자신의 피붙이들까지 모두 죽여 버렸었다.]

청풍; [피붙이들까지 죽이다니... 그 여자는 이름만 마녀가 아니었군요.] 한숨

소수마녀; [알고 보면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여자고...] [그래서 아마 지절 위극겸에게 병적으로 집착하고 있을 것이다.]

환설; [스스로 자초한 것이지만 천애고독한 신세가 되었는데 남편으로 삼은 지절 위공자님마저 떠나는 건 도저히 못 참겠군요.]

소수마녀; [아마 무혈마녀의 그 지독한 집착이 위극겸의 발을 묶어두고 있을...] + [욱!] 말하다가 헛구역질을 하고

청풍; [왜 그러십니까?] 흠칫! 하고. 환설도 놀라 돌아보고

청풍; [무혈마녀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다치시기라도 한 것입니까?]

소수마녀; [아니... 아니다.] 억지로 웃고

소수마녀; [속이 좀 안 좋을 뿐이다.]

청풍; [그러시다면 다행인데...]

환설; (이 여자 혹시...) 무언가 깨닫고

소수마녀; [서둘러 장춘곡에 가봐야 되지?] 소매로 입을 가린 채 청풍에게 말하고

청풍; [그렇긴 합니다만...]

소수마녀; [그럼 늦기 전에 어서 가봐라.] [혈궁에서도 네가 장춘곡에서 일을 벌이려는 걸 짐작하고 있을 게다.]

청풍; [서둘러야하긴 하지만 환소저의 몸도 회복되지 않았고...] 환설을 보고

소수마녀; [환소저는 내가 책임지고 제왕성까지 데려다줄 테니 걱정하지 말거라.]

청풍; [알겠습니다.] 일어나고

청풍; [입구 부분은 그리 두껍지 않으니 어렵지 않게 깨트리실 수 있을 것입니다.] 입구쪽으로 걸어가며 말하고

소수마녀; [무혈마녀가 아직 근처에 있을 수도 있다. 마주 치지 않도록 조심해라.]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웃으며 손을 입구쪽 석벽에 대고. 돌아보며. 그러자

징! 청풍의 손바닥이 빛을 발하고

슈욱! 입구를 막고 있던 석벽이 커텐처럼 젖혀지며 밖으로 나갈 통로가 생긴다. 석벽 자체는 그리 두껍지 않다.

환설; (맙소사! 석벽이 저절로 열렸어.) 누운 채 놀라고

밖을 살피며 나가는 청풍

슈욱! 청풍이 나가자 다시 닫히는 석벽

환설; [술... 술법인가요?]

소수마녀; [저런 술법은 혈궁에도 없어.] 고개 젓고. 대견한 표정

소수마녀; [청풍...] [환소저의 소성주는 삼라만상의 기운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녀서 저게 가능한 거야.] 얼굴 좀 발개져서 입구쪽을 보며 말하고. 그러면서 의식적으로 한손으로 불룩한 아랫배를 감싸고 있다.

환설; (틀림없어!) 그걸 훔쳐보며 확신하고

<이 자객들의 대모는 소성주님의 아기를 갖고 있어.> 소수마녀의 모습 배경으로 환설의 생각 나레이션

 

#152>

새벽 무렵. 강변. 날아가는 가마. 가마를 얼굴에 민짜 가면을 쓴 네명의 거인이 어깨에 메고 있다. <마고천장>에서 냉혈전호의 가마를 메고 가던 자들과 같고. 가마도 같다. 지붕과 기둥은 있지만 벽은 없는 가마인데 두터운 커텐이 쳐져 이다. .

가마 내부. 넓진 않지만 화려한데. 용설영이 쿠션을 등에 기대고 야한 자세로 누워있다.

용설영; [지금 어디쯤이냐?] 누군가에게 묻고

<천목산까지 백여리쯤 남았습니다.> 누군가가 대답하고

용설영; [밤에도 쉬지 않고 달려온 보람이 있네.] 끄덕

용설영; [청풍이놈의 동향은?]

<해질 무렵 천목산의 산역으로 들어간 게 확인되었습니다.>

용설영; [장춘곡의 상황은?]

<장춘곡을 관리하는 법사들로부터 들어온 보고에 의하면 어제까지 미몽살객의 육할 정도가 입곡(入谷) 했다고 합니다.>

<밤에도 꾸준히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고가 들어오는 걸 보면 곧 전원이 장춘곡에 들어갈 것 같습니다.>

용설영; [그 살아있는 시체들이 지나치게 말을 잘 듣는 것도 문제네.] 찡그리고

용설영; [미몽살객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이면 청풍이 놈이 뭔 짓을 하게 분명한데 말이야.] 입술 깨물고

용설영; [좀 더 서둘러라!] [대륙전장에 이어 장춘곡까지 박살나면 조부님을 뵐 면목이 없게 된다!]

<존명!> 대답이 들리고

쐐액! 더 빨리 날아가는 거인들. 가마가 한줄기 선이 된 듯이 날아가고. 그 앞쪽 멀리고 산의 형상이 보인다

용설영; (청풍! 제발 내 얼굴에 더 이상 먹칠하게 하지 마라.) 손톱을 물어뜯고

용설영; (그럼 아무리 네놈이 사촌이라 해도 찢어죽이고 싶어지니...) 마녀같은 얼굴 크로즈 업

 

#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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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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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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