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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十二 章

 

             暴風武尊, 千年만의 復活

 

 

 

(제길... 틀렸다.)

자신의 진로를 가로막은 잔혼살객을 발견한 죽립객은 입술을 악물었다.

하지만 그는 추호도 머뭇거리지 않았다.

퍼엉!

맹렬히 앞으로 내달으면서 잔혼살객에게 일장을 가하고 몸을 홱 돌려 바로 뒤에까지 쫓아온 부운청풍객을 향해 쌍장을 날렸다.

그럼에도 그의 몸은 여전히 앞으로 날아가는 중이었다.

퓨아아앗!

부운청풍객은 벼락같이 검을 휘둘러 날아든 장력을 양단하며 죽립인에게로 날아들었다.

장력은 파죽지세로 쪼개지고 부운청풍객의 검은 죽립인의 머리위로 떨어졌다.

그 순간에 잔혼살객의 손에서 청월천인혈(靑月千人血)이라는 공포의 수법도 펼쳐지고 있었다.

앞 뒤에서 펼쳐진 그 두가지 살초는 죽립객이 도저히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

죽립객은 동귀어진을 생각했다.

기왕 죽어야한다면 이 악종들 중 한놈이라도 저 세상으로 데려가야만 한다!

한데 바로 그 순간에 기적이 일어났다.

촤악!

물속에서 불쑥 솟아오른 손이 회오리를 일으키며 죽립객의 발을 끌어당겼고,

그와 동시에 한 자루의 검이 손을 따라 치솟아 오르며 부운청풍객의 검과 잔혼살객의 청월천인혈을 풀어버렸다.

번쩍!

스파팟!

그리고, 돌연 유령같은 흰 그림자가 두둥실 떠올라서는 유유히 장강위로 날아가 버렸다.

그 그림자의 모습은 그야말로 한조각 구름처럼 자연스럽고 부드러워 보였다.

“...!”

“...!”

부운청풍객과 잔혼살객, 그리고 해천월은 묵묵히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너무도 엄청난 충격이 그들로부터 말을 앗아간 것이다.

잠시 후, 부운청풍객 심제을이 암천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무공... 그끝은 도대체 어디란 말인가?]

그는 자신이 천하의 십대고수 중의 일인으로 오객에 속했을 때만 해도 자신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었다.

한데 그 후에 동호천이라는 서열에서 제외된 절대고수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에 부운청풍객은 단혼곡주 하삼풍의 큰소리치기 좋아하는 아들을 자극하여 동호천을 암습하게 했었다.

결과는 어처구니없게도 호신강기에 진탕되어 그가 죽음으로써 증명되었다.

자신의 무공이 부족하다고 생각한 부운청풍객은 잔혹한 수법을 동원하여 삼마경을 얻었다.

그 중에서 구가천마검법을 익히고 난 후에 이번에는 정말 적수가 없을 줄 알았다.

그러나 역시 동호천이었다.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물론 잔혼살객과 적룡혈운도주 해천월마저 합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중상을 입고 도망쳤어야 했다.

물론 동호천은 그때 죽었지만 그에 대한 공포심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그리고 부상을 겨우 치료하고 다시 무림으로 나왔을 때 동호천의 제자와 맞부딪혔다.

더 자라기 전에 제거하려는 것이 그 목적이었는데 동호천의 제자 석두공은 동호천과는 또다른 종류의 고수였다.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그의 기괴하면서도 귀신같이 빠른 공격에 당해 손목이 부러지는 치욕을 당했다.

석두공을 제거한 것은 잔혼살객의 술수에 의하지 않았으면 아마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후 부운청풍객은 절치부심 각고의 수련으로 드디어 구가천마검법을 팔성(八成) 수준까지 익혔다.

그의 무공은 오년전 석두공과 싸울 때에 비해서 다섯 배 이상 강해졌으며 이제야말로 하늘 아래 더 이상 자신의 적수는 없을 것이라 단정했다.

잔혼살객과 해천월마저도 그의 무공은 인정했고 은연 중에 부운청풍객은 그들의 우두머리로서의 위치를 굳혔다.

한데...

한데 이게 또 뭐란 말인가?

자신의 눈앞에서 이렇게 쉽게 사람을 빼갈 수 있는 자가 또 있었단 말인가?

구가천마검법을 막고 잔혼살객의 청월천인혈을 깨뜨리고 말이다.

극심한 피로감이 몰려왔다.

검성과 만박노조 등이 더이상 자신의 적일 수 없었다.

하지만 자신이 모르는 고수들은 아직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을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자신의 뒤에 서있는 검종맹의 수하들을 보면서 말했다.

[돌아가자! 계획은 전면 수정되어야 한다.]

잔혼살객과 해천월도 고개를 끄덕였다.

 

× × ×

 

[노선배님!]

장강의 남쪽에 있는 작은 야산의 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곳엔 용왕묘(龍王廟)가 한채 서있다.

그리고 놀람에 찬 음성이 그 안에서 터져 나왔다.

“...!”

용왕묘의 안에는 한 노인이 뒷짐을 지고 창밖의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뒤에는 죽립객이 엉거주춤 서있고...

노인이 입을 열었다.

[오랫만이군.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가? 네 주인인가 하는 그 아이는 어디로 갔는가?]

[그는 소림사로 가던 중에 실종됐습니다. 아마 부운청풍객이나 잔혼살객을 만났던 것같습니다.]

죽립객은 이제 얼굴을 가릴 필요가 없다는 듯이 죽립을 벗었다.

그는 바로 복우파(伏牛派)의 기재인 혼장서생(渾掌書生) 금사종이었다.

노인이 준엄한 음성으로 말했다.

[너는 뭘 했기에?]

[전 그때 백검보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도중에 적룡혈운도주 해천월을 만나 그자의 검에 가슴을 맞고 정신을 잃었습니다. 깨어나 보니 그는 제가 죽었다고 생각했는지 떠나버린 뒤였습니다. 목숨을 잃지는 않았지만 공력이 극히 미미하게 변한 지라 함부로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혼장서생 금사종,

그가 바로 요즈음 신비의 고수로 이름을 날리는 일초진천수(一招震天手)였다.

지금 그의 눈앞에 있는 노인은 그와 석두공이 구해주었던 고검문의 문주인 섭군천이다.

금사종은 그에게서 포연신공을 전수받은 적이 있기에 해천월의 일격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것이다.

고검문주 섭군천이 냉소했다.

[몇 년이 지났는데도 심제을 그놈을 죽이기는커녕 도로 죽을 뻔 하다니... 창피하지도 않느냐?]

[...!]

금사종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런 그에게 섭군천의 추궁이 이어졌다.

[놈이 삼마경을 익혔다고 해도, 아직 팔성을 넘지 않은 수준인데 그 정도라면 포연신공으로 능히 겨루어 볼 수 있는 것이건만...]

금사종은 암담했다.

지금도 그를 죽일 수 없는데 앞으로 만약 그가 검마경을 십이성까지 수련한다면 그때는 어떻게 죽일 수 있을 것인가?

금사종은 무치무요를 거의 다 익혀보았지만 그중의 어느 무공도 대성(大成)하지는 못했다.

기기묘묘한 수법들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그의 머리속에 있었으나 아직 그것들은 엉킨 실타래처럼 술술 풀려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섭군천이 나직하게 말했다.

[노부는 굳게 마음먹은 것이 있다. 만약 일년 안에 심제을 그놈이 죽는다면 천하에 공도(公道)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천하에 공도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그것이다.]

[...!]

[만약, 천하에 공도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면...!]

섭군천의 두눈에서 무시무시한 광망이 번져나왔다.

[노부는 거리낌없이 천하를 피로써 씻어버리겠다. 그때는 검을 들거나 주먹을 쥔자는 아무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

부르르르...

금사종은 극심한 추위를 느끼며 몸을 떨었다.

천하제일의 검문이라는 고검문의 문주!

그라면 능히 그럴 힘이 있을 것같았다.

부운청풍객 등 삼인의 손에서 주머니의 물건을 꺼내듯이 자신을 빼내온 그가 아닌가?

 

-천하를 피로써 씻어버린다!

-검을 들거나 주먹을 쥔자는 아무도 살아남지 못한다!

 

실로 무시무시한 말이 아닐 수 없었다.

(다른자는 몰라도 부운청풍객만은 반드시 죽여야 한다! 그를 죽이지 못한다면... 무림이 깡그리 사라질 지도 모른다!)

금사종의 가슴은 심하게 떨렸다.

심제을을 죽여야 한다는 생각이 그의 머리속을 꽉 채웠다.

제자의 배신에 가족을 잃고 이십 년을 감금당해 있었던 고검문주!

그는 언제든지 피를 부를 수 있는 위험한 인물이었다.

 

× × ×

 

이정(二正)과 일사이객(一邪二客)이 부운청풍객등에게 당한 패배는 무림에 엄청난 반향(反響)을 불러왔다.

천하제일검이라 불리던 검성등이 어이없이 패해 도망쳤다는 소문은 모든 무림인들에게 커나큰 충격이었던 것이다.

눈치를 보면서 검종맹과 잔혼각등에 붙지 않고 있던 많은 군소문파들이 스스로 장문령부를 그들에게 갖다 바쳤다.

백검보가 패했는데 누가 그들에게 대항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었다.

백검보의 분위기는 침통했고 모였던 고수들은 다시금 뿔뿔이 흩어져 떠나갔다.

뭉쳐도 패배,

흩어져도 패배,

어차피 그럴 바에야 그들의 성격은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쪽을 택한 것이다.

 

* * *

 

[뜻밖의 인물이라!]

금포(錦袍)노인은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어쩌면 뜻밖의 인물이 아니라 본좌가 기다리고 기다렸던 인물일 수도 있지. 그가 만약에 은세정검회(恩世正劒會)의 고수였다면 말이야!]

금포노인의 입가로 미묘한 웃음이 흘렀다.

[이제서야 조금씩 빨라지기 시작하는가? 흐흐흐!]

그는 갑자기 소리쳤다.

[미사(美邪)! 둔부를 뒤로 하고 엎드려라!]

명을 받은 미사가 금포노인의 앞에서 둔부를 내밀며 개처럼 엎드렸다.

금포노인의 눈앞에 그녀의 희멀건 둔부가 산등성이처럼 보였다.

그리고 둔부에서 다리로 이어지는 사이에 붉은 꽃잎이 보였고, 꽃잎에는 깊고도 검은 동굴이 수초들에 가로막혀 있었다.

노인은 손가락을 뻗었다.

[!]

미사가 짧은 신음을 내뱉었다.

노인의 중지가 그녀의 붉은 꽃잎속으로 깊이 들어가 있었다.

촉촉한 물기가 손가락을 타고 흘렀다.

노인은 손가락으로 실을 감듯이 뱅글뱅글 돌렸다.

미사의 은밀한 곳이 옴찔옴찔 움직이며 맑은 물이 음모를 타고 흘렀다.

[아아아! 헉헉헉!]

노인은 쥐구멍에 빠뜨린 동전을 꺼집어 내기라도 할 듯이 손가락을 더욱 깊이, 그리고 빠르게 움직였다.

미사의 둔부는 그의 손을 마중하러 나왔으며 질척이는 소리가 침상에 있는 모든 여인들의 귀속으로 파고들며 음욕을 돋구었다.

[아아아!]

미사의 신음소리는 절정을 향해서 치닫고 있었다.

스스로 자신의 가슴을 쥐어뜯다가 자신의 둔부를 끌어당기며 은밀한 부분을 더욱 크게 벌리려 했다.

그때 노인이 손을 뽑았다.

[이정도까지, 흐흐흐...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기 시작한 거지.]

미사가 돌아서서 그의 손가락을 입으로 가져갔다.

달아오른 얼굴은 노인에게도 뜨거운 열기를 전해주었다.

[웁웁]

노인의 손가락을 입에 넣은 미사는 혀를 오물거리며 빨았다.

스윽!

노인의 금포가 젓혀지고 그의 배꼽어림에서 거대한 물건이 서서히 일어서고 있었다.

꿈틀거리며 일어서는 그것은 마침내 완전히 모양을 갖추었고 노인은 미사의 머리를 잡고 그곳으로 끌어당겼다.

[헉헉!]

미사의 혀가 노인의 남성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한입에 들어가기에 그것은 너무도 컸다.

오직 자신의 은밀한 곳으로 밖에는 받을 수 없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그녀는 비스듬히 드러누운 노인에게 다리를 활짝 벌리고 아래서부터 접근했다.

앉은 채 조금 씩 몸을 밀착시켜 노인의 남성을 자기의 꽃잎에 맞추었다.

순간 노인이 와락 그녀의 둔부를 끌어당겼다.

[아악!]

미사가 비명을 질렀다. 천지가 아득해지는 기분이었다.

노인이 흥분한 음성으로 소리쳤다.

[천하는! 이렇게 갑자기 취하는 것... ]

마치 천하를 취하기라도 하는 듯이 미사를 힘껏 끌어당기고 격렬하게 움직였다.

[아아악! ! !... ... ]

침상위에선 광란의 난교가 벌어지고 있었다.

 

× × ×

 

[천신폭풍보...]

석두공은 그말을 중얼거리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몸이 움직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마음껏 달려보고 싶다. 미친듯이 폭풍처럼 달리고 싶다... )

천신폭풍보를 펼쳐보고 싶은 충동으로 그의 가슴을 터질 것만 같았다.

그러한 기분은 명마(名馬)를 얻은 사람이 타보고 싶어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었다.

석두공은 다리가 달달 떨렸다. 절로 달리고 싶어하는 것이었다.

두두두!

마침내 석두공은 달리기 시작했다.

쿠오오오오오!

거대한 폭풍인양 그의 몸은 흐릿해지면서 천신폭풍탑을 이층 내부를 돌기 시작했다.

콰르르르릉!

진정 말 그대로 그는 천신(天神)의 폭풍(暴風)이 되었으며 그 여파에 석탑은 여지없이 터져나가기 시작했다.

콰드드드!

석벽이 터져나갔으며 바닥이 무너져 버렸다.

그러나 기이하게도 탑의 삼층은 전혀 무너지지 않았다.

고오오오!

그는 더욱 빠르게 맴돌았다.

콰콰쾅!

마침내 어느 순간 천신폭풍탑은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린듯 송두리채 터져서 날아올라갔다.

콰아아아아!

휘이이이잉!

 

그것도 분명 인간의 힘이었다.

그러나 도저히 인간의 힘이었다고는 믿을 수 없는 힘이었다.

천신폭풍보-!

그것은 대자연의 거력이었으며 신의 힘이었다.

투두두둑!

천신폭풍탑을 이루고 있던 것들이 모두 작은 모래가 되어서 떨어져 내렸다.

천신폭풍탑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고 또한 항아리같은 그 절곡의 모든 것이 폐허가 되어버렸다.

석두공은 허탈한 심정으로 우두커니 멈추어섰다.

그가 선곳은 처음 석두공이 이 절곡에 떨어져 정신을 차렸던 그 대리석바닥위였다.

자신이 한 일이건만 그는 도저히 자신이 했다고 믿어지지 않았다.

그의 몸속에 어떤 악마가 들어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한데 이럴 수가...!

“....!”

석두공의 머리위 이십여 장 정도의 허공, 그곳에 한사람이 허공을 평지처럼 밟고서 손바닥만한 하늘을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가만히 떠있는 그의 몸에서는 진정 천신도 범할 수 없을 것같은 엄청난 기도가 풍겨나오고 있었다.

석두공의 머리에 벼락같이 생각이 지나갔다.

 

-본좌 폭풍무존은 부활하리라!

 

(정말 폭풍무존이 부활했단 말인가? 저 사람이 폭풍무존이란 말인가?)

석두공은 아연한 눈으로 그를 올려다 보았다.

이곳에서 알같이 생긴 공간을 빠져나오면서 상당한 기억력을 회복한 석두공이었다.

아직도 여전히 보통사람의 십분지 일에도 미치지 못하는 정도이긴 하지만 조금씩은 기억력이 늘고 있었다.

그는 폭풍무존의 글에서 떠오르는 구절을 상기해 내고는 부르르 진저리쳤다.

대체 몇년 전의 인물이란 말인가?

신이 아닌 인간이 어떻게 그처럼 오랫동안 살 수 있단 말인가?

폭풍무존은 이미 이 절곡에서만도 이백사십년을 살았다고 했는데...

그때 폭풍무존이 옷깃을 날리며 서서히 밑으로 내려왔다.

이미 무공이 거의 완성단계에 들어선 석두공이건만 그가 가까이 다가오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히는 것을 느꼈다.

폭풍무존,

그의 모습은 불과 삼십을 넘지 않은 젊은이의 모습이었다.

오관은 반듯했으며 패도적인 기운이 물씬 풍겨나고 있었다.

아니, 그의 몸에서 풍겨나는 기운을 패도적이라고 말할 수도 없었다.

그것은 패도적인 것마저 초월한, 말 그대로 강함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을 것같았다.

석두공은 그의 모습에서 부터 폭풍무존이 위험한 인물이라는 느낌이 와 닿았다.

그의 손짓 하나에 산이 날아가고 그의 입김에 숲의 나무들이 모두 뽑힐 것만 같았다.

석두공은 속으로 생각했다.

(당신의 사부가 당신을 이곳에서 탑이나 깍게한 이유를 알만도 하군. 어쩌면 나라도 그랬을 것...)

석두공과 폭풍무존의 눈이 마주쳤다.

파파파팟!

석두공은 눈알이 뽑히는 것같았다.

그러나 그는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응시했다.

그의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갑자기 폭풍무존의 얼굴이 실룩실룩거렸다.

그리고는 정확하지 않은 발음이 흘러나왔다.

[너가 나르 깨우 자리가?]

석두공은 기억력은 형편없지만 순간적인 이해력은 누구보다도 뛰어나다.

그는 그 말을 정확하게 들을 수는 없었지만 틀림없이 자신에 대해서 묻는 것이라 생각했다.

[제가 깨웠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탑은 제가 부순 것같습니다.]

폭풍무존은 계속 입을 실룩거렸다.

아마도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아서 근육이 잘 움직이지 않는 모양이었다.

이윽고 그가 다시 말했다. 이번에는 상당히 정확한 발음이 나왔다.

[본좌의 천신폭풍보를 익힐 수 있는 자가 있다는 사실이 놀랍군. 너는 누구냐? 본좌는 폭풍무존이다.]

하지만 여전히 말의 두서는 없었다.

그저 생각나는 순서대로 말을 하고 있었다.

석두공은 고개를 갸웃했다.

(원래부터 말이 저런가 아니면 너무 오랫만에 말을 해서 그런가?)

여하튼, 그는 즉시 대답했다.

[전 석두공이라고 합니다. 우연히 천신폭풍보를 익히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어느 시대인가? 본좌가 살았던 때로 부터 얼마나 세월이 흘렀느냐? 본좌는 당()의 고종(高宗) 삼년에 태어났는데...]

놀라운 일이었다.

그렇다면 그가 태어난 지는 천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는 이야기인데,

안타깝게도 그가 최초로 만난 상대는 석두공이었다.

석두공은 역사에 대해서 문외한 일뿐 아니라 무공을 제외한 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 기억하지 못하는 돌머리다.

폭풍무존의 질문은 하나마나 한 것이 되었다.

석두공은 간단히 대답했다.

[상당히 오랜 세월이 지났습니다.]

[얼마나? 이백 년 정도 되었는가?]

[아마 그 정도 됐을 것입니다.]

석두공은 아마라는 말을 붙혀서 답했다.

그래야 틀리더라도 발뺌할 여지는 남을 테니까...

하지만 그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폭풍무존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 본좌는 혹시 한 천 년이나 지났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지. 세상이 너무 많이 달라져 버리면 곤란하지.]

[여기서 나갈 방법은 있습니까?]

석두공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폭풍무존이 씨익 웃었다.

[천신폭풍보를 익힌 놈이 겨우 그런 걱정을 하고 있다니... 아마도 네 녀석은 바보인 모양이군. 이미 이곳을 폐쇄하고 있던 진도 깨어졌다. 못나갈 이유가 어디 있겠느냐?]

[밖으로 나가시면 뭘 할 작정입니까?]

석두공이 빠르게 물었다.

그는 폭풍무존이 세상으로 나가기만 하면 꼭 무슨 일을 저지르고 말듯한 기분이 들어 염려스러웠던 것이다.

폭풍무존은 눈을 지그시 감으며 말했다.

[... 일단은 본 은세정검회의 숙적인 독존패왕궁, 그놈들이 아직도 발톱을 다듬고 있는지 살펴봐야겠지. 그리고 은세정검회로 돌아가서 어떤 녀석이 회주가 되었는지도 알아보고, 사부께서 내게 혹시 남긴 말은 없는지도 알아봐야겠지.]

[그 다음에는요?]

[글쎄... , 아무래도 무림에 돌아다니면서 신나게 놀아봐야겠지. 평생 가까이 못했던 여자들도 한번 만나보고... ]

폭풍무존의 입에서 나온 말은 석두공이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어처구니없는 것이었다.

폭풍무존은 천천히 허공으로 올라가면서 말했다.

[그럼 무림에서 보게나.]

그의 몸은 구름처럼 두둥실두둥실 떠올라서 손바닥만한 하늘로 사라져 버렸다.

그것은 하늘을 나는 것이지 신법을 펼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부공답허니 허공답보는 하는 경공술도 비록 허공을 밟고 오를 수는 있는 것이지만 이처럼 날아가는 그런 것은 아니었다.

폭풍무존의 모습을 만약에 도가(道家)의 제자가 보았다면 신선(神仙)이라고 엎드려 절하고 그 자리에 도관이라도 세웠을 것이다.

그처럼 폭풍무존의 모습은 우화등선(羽化登仙) 그 자체였다.

석두공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무래도 뭔가 이상해. 폭풍무존에게 뭔가가 모자라는 것같은데 그걸 알 수가 없군. 틀림없이 그도 나처럼 뭔가 하나는 빵통인데...]

하지만 그는 이내 생각을 포기하고 자신의 방망이를 손에 들고 폭풍무존의 흉내를 내어 날아올랐다.

하지만 흉내뿐인 무공은 어쩔 수 없었다.

그의 몸은 떨어질듯 말듯 위태위태하게 올라가고 있었다.

이 순간 석두공은 폭풍무존에게 뭔가가 빠진 것같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설마 자신에게도 기억이외에 다른 그 무엇이 빠져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었다.

그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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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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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폭풍탑은 1994년  전 7권 박스본으로 출간한 작품입니다.

박스본은 만화가게에 대여용 출간을 의미합니다.

5-7권으로 완결되는 작품을 박스에 넣어 공급한 데서 생긴 이름이지요.

2000년 3월에 만인루라는 제목의 전 3권 단행본으로 재간이 되었었습니다.

만인루로 재간이 된 후로도 무려 20년이란 세월이 흘렀군요.

오래 전 작품이라 요즘의 웹소설들과는 많은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감안하시고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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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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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장

 

           살성의 귀향

 

 

그날부터 막비강은 칠흑같이 어두운 우혈의 밀실 안에서 청구단서에 수록된 절예를 연마하기 시작했다.

청구상인의 무공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치우강기(蚩尤罡氣)라는 것이었다.

잘 알려진 대로 상고시대에 치우(蚩尤)는 황제(黃帝) 헌원씨와 세상의 지배권을 놓고 싸웠던 전설 속의 초인이다.

중원에서도 전신(戰神)으로 추앙받는 치우는 동방 청구에서는 상고시대 그들 종족이 모셨던 제왕의 한 명으로 추앙받고 있다.

청구상인의 무공 중 가장 중요한 강기신공(罡氣神功)에 치우의 이름이 붙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순리였다.

치우강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천하무적의 파괴력을 발휘하지만 다른 무공과 초식에도 쉽게 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무리 평범한 무공이라도 이 치우강기가 실리면 가공할 파괴력을 발휘한다.

청구절학의 고하(高下)는 바로 치우강기의 화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막비강은 식음도 잊고 신공수련에 몰입했다.

그와 함께 매일 한 뿌리씩의 하수오와 단호 한 병 분량의 영천석유가 사라져 갔다.

그렇게 얼마의 세월이 흘렀을까?

어느 날 문득 공력을 돋우어 보니 전신이 후끈 뜨거워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진기를 운용하는 대로 석벽에서 웅웅 울리는 소리가 일어났고, 호흡을 할 때마다 몸이 깃털처럼 허공으로 떠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드디어 치우강기가 구체적으로 발현(發現)되는 수준인 오성(五成)의 경지에 이른 것이다.

막비강은 자기의 공력을 시험해 보기 위해 한천을 향해 일장을 뻗어냈다.

꽈르릉!

그러자 굵은 물기둥이 공중으로 수십 장이나 치솟아 오르는 것이 아닌가?

막비강은 그제서야 비로소 자기가 광세절학(曠世絶學)을 연성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막비강은 자신이 치우강기를 십 성(十成) 수준까지 올리려면 앞으로도 수십 년의 세월이 흘러야 함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오성의 치우강기로도 천하무적(天下無敵)은 장담할 수 없어도 충분히 강호를 호령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하여 막비강은 청구절학의 수련을 중단하고 출도할 결심을 하였다.

사실 그때는 이미 대부분의 하수오가 사라져 석벽이 드러난 상태였다.

더 있고 싶어도 있을 수가 없는 상황인 것이다.

청구단서를 얻은 후 불과 일 년 여의 짧은 시간이 흘렀을 뿐이다.

그러나 막비강에게는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의 변화가 생겼다.

치기가 가시지 않은 어린 소년이었던 그는 어느덧 건장하고 영준한 청년으로 변했으며 무공도 일류 중의 일류고수가 되어 천하오기도 능가할 정도가 되어 있었다.

마지막 한 뿌리의 하수오와 마지막 한 모금의 영천석유를 마신 그는 선사(先師) 청구상인의 유명(遺命)에 따라 비급을 옥합 속에 넣어 한천에 던져 넣었다.

그리고는 진기를 한 모금 끌어올려 단숨에 우혈 위의 동굴에 올라섰다.

 

* * *

 

막비강은 우혈에서 나온 즉시 경신술을 전개하여 영롱탑이 있는 경지하 변에 도착했다.

때는 새벽무렵이다. 당연히 영롱탑 근처에도 인적이 없다.

막비강은 조씨부인 일가의 집터에 이르렀다.

하지만 역시 그곳에도 사람의 흔적은 보이지 않고 지난 일 년 사이 집터에 잡초만 무성해져서 한 층 더 을씨년스러워 보일 뿐이었다.

조씨부인의 집터에서 서성이며 막비강은 여러 가지 생각을 굴렸다.

(복수를 먼저 할까, 아니면 신세를 먼저 조사할까? 참! 염라철장께서 말씀하신 전포(田袍)라는 사람을 만나야 할 텐데...!)

그러다가 그는 세차게 머리를 저었다.

(아니다. 지금 나의 무예로 막고천을 격살하는 것은 어려운 일도 아니니 직접 혈검산장으로 찾아가자! 막가 악적을 생포하여 심문하면 모든 것을 알 수 있을 테니 전포를 찾아다니며 시간을 낭비할 필요 없지.)

그는 직접 막고천을 찾아가기로 결심했다.

스악!

결심을 한 막비강은 즉시 허공으로 몸을 뽑아올렸다.

다음 순간 그의 모습은 새벽의 어둠 속으로 유령같이 사라져 버렸다.

 

* * *

 

해가 서산으로 기울고 저녁노을이 아름답게 물들었을 무렵, 종남산 자락에 자리한 혈검산장 정문 앞에 한 명의 영준한 청년이 나타났다.

그의 나는 듯한 걸음걸이는 곧장 문을 박차고 뛰어들 것만 같았다.

[멈춰라!]

정문을 지키고 있던 네 명의 장한이 급히 청년의 앞을 가로 막았다.

네 명의 장한들 중 우두머리로 보이는 눈이 부리부리한 장한이 청년에게 말했다.

[무슨 일로 본장을 찾아왔느냐?]

청년이 검미를 치켜 올리며 말했다.

[서평(徐平), 너는 어찌 나를 몰라보느냐?]

서평이라 불린 건장한 장한은 어리둥절하여 청년을 아래 위로 훑어보다가 갑자기 눈을 휘둥그레 떴다.

[이제 보니 둘째 도련님이시군요. 삼년 동안 만나지 못한 사이에 이렇게 건장한 청년이 되셨는데 제가 어떻게 알아볼 수 있겠습니까?]

서평은 여기까지 말하더니 곧 정문 안쪽을 향해 고함을 질렀다.

[둘째 도련님께서 돌아오셨다! 둘째 도련님께서 돌아오셨다!]

그의 고함 소리를 들은 정문 안쪽의 사람들이 황급히 후당(後堂)으로 달려가 이 소식을 전했다.

막비강이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

[통보할 필요 없다. 내가 직접 안으로 들어가 어른들을 만나겠다.]

그러자 서평이 난색을 지었다.

[둘째 도련님, 지금의 본장은 지난날과 크게 달라 어느 누구도 무단히 출입할 수가 없습니다.]

막비강은 이마를 찌푸렸다.

[그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 그럼 장주님이라도 산장을 들고 날 때는 누군가에게 통보를 해야 한단 말이냐?]

막비강의 말에 서평은 말문이 막혀 대꾸를 못했다.

그때 문 안쪽에서 여러 사람이 이리 저리 부산히 움직이더니 몇 사람이 나는 듯이 밖으로 뛰어나왔다.

그자들 중 우두머리는 살이 없는 강팍한 얼굴에 눈빛이 얼음같이 차가운 초로의 장한이었다.

그가 바로 혈검산장의 총관인 혈적수(血滴手) 원인초(元人初)란 인물이다.

원인초는 그 지닌 바 실력이 육요, 칠절에 필적한다고 알려진 흑도의 거효(巨梟)인데 막고천의 초청을 받아 혈검산장의 총관일을 맡고 있었다.

[이(二)소장주께서 드디어 돌아오셨구려. 신태비범해지신 것을 보니 이미 청구단서상의 절학을 연성하신 모양이외다. 경하드리오!]

혈적수 원인초가 손을 모으며 말했다.

공손하게 말하는 원인초를 보는 순간 막비강은 절로 구역질이 날 것 같았다.

삼 년 전 혈검산장을 떠나기 전까지 혈검산장의 수하들 중에서 누구보다도 막비강을 멸시하고 천대했던 자가 바로 총관인 원인초였기 때문이다.

원인초로부터 받은 온갖 수모와 능멸이 떠오르자 막비강의 가슴 속에서 뜨거운 것이 치밀었다.

하지만 막비강은 웃음을 머금으며 마주 포권을 했다.

아직 막고천의 상판도 못 봤는데 그의 졸개인 원인초와 시비를 붙을 수는 없는 일이다.

[원총관! 내게 너무 공손하실 필요 없소. 그보다 장주께선 지금 안에 계시오?]

원인초는 얄팍한 입가에 교활한 웃음을 머금으며 대답했다.

[이미 통보했으니 장주께선 곧 영접하러 나오실 것이외다.]

[내가 직접 들어가서 만나면 안 되오?]

[소장주는 외인이라 자처하고 부친을 장주라 불렀으니 부자의 정이 끊어졌음이 분명하오. 그러므로 장주의 분부 없이는 장원 안으로 들여보낼 수 없소.]

막비강은 원인초와 대화를 나누면서도 장원 안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비록 큰 소리는 나지 않지만 급히 서두르는 발자국 소리와 나직 나직한 호령소리들이 들린다.

갑작스런 막비강의 귀향에 혈검산장의 인물들이 놀라 대응 준비를 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아마도 혈검산장 안에서는 유사시를 대비하여 고수들을 총 동원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막비강은 조금도 내색하지 않고 기다렸다.

그때 대문 안에서 이십 삼, 사세쯤 된 건장한 청년이 달려나오며 외쳤다.

[둘째! 아버지께선 너를 명륜당(明倫堂)에서 만나시겠다고 하셨다.]

그 청년이 바로 막고천의 장남인 막불계(莫不戒)로 막비강보다는 네 살이 위였다.

[알겠소!]

막비강은 응답을 한 후 막불계를 따라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명륜당은 혈검산장에서 중대한 사건을 처리하는 일종의 형당(形堂)이다.

이 무렵 명륜당 주위에는 백여명의 무사들이 병기를 든 채 삼엄한 경비를 하고 있었다.

막비강이 막불계를 따라 명륜당 안으로 들어가니 낯 익은 얼굴들이 여럿 눈에 들어왔다.

혈검산장의 장주인 금사혈검 막고천은 상좌에 놓인 호피를 깐 태사의에 거만한 모습으로 앉아 있다.

삼년전과 별로 변한 것이 없는 막고천의 모습을 본 순간 막비강은 가슴 속에서 살기가 불끈 치솟는 것을 느꼈다.

자신을 구박한 것을 그렇다 쳐도 가엾은 어머니를 창녀처럼 다루던 그자의 만행이 떠오른 때문이다.

막비강은 필사적으로 살기를 억누르며 명륜당에 모인 다른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우선은 어머니 한경파의 안위를 확인하는 일이 급선무다.

그리고 한 차례 명륜당 안을 둘러본 그는 이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거만하게 앉아있는 막고천 뒤에는 하나같이 천하절색인 중년미부 여섯 명이 시립하고 있다.

삼십대 중반에서 사십대 후반까지의 나이인 이 미녀들이 바로 막고천의 일처오첩(一妻五妾)이다.

막고천의 여섯 아내 뒤쪽에는 다시 여섯 명의 젊은 여자들이 서있다.

막고천의 아내들이 낳은 딸들이다.

그들 중 둘은 본처 소생이고 넷은 첩들의 자식이다.

헌데 막고천의 여섯 아내 중 한 명은 한 손으로 입을 가린 채 흐느끼고 있다.

연약한 몸매에 파리한 안색을 한 그 중년미부가 바로 막비강의 생모인 한경파였다.

(어머니!)

한경파가 무사한 것을 확인한 막비강은 당장이라도 그녀를 구해 혈검산장을 빠져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막고천과 그의 부인들 앞쪽에는 수십명의 인물이 늘어서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같이 눈빛이 형형하고 기세가 사나워 한 지역의 패주로도 손색이 없어 보이는 자들!

그들이 바로 강호에 악명이 자자한 혈검산장의 십악구흉(十惡九兇)과 칠열팔준(七烈八駿)이다.

이 서른 네 명의 고수들이야말로 혈검산장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막고천 외에 의자에 앉아있는 인물은 단 둘이다.

막고천 좌측에는 선풍도골의 풍모를 지닌 고희를 넘긴 노인 두 명이 앉아 있다.

한 눈에 보기에도 그 노인들은 장내에 있는 누구보다고 강한 실력의 소유자들로 보인다.

막비강은 두 노인은 처음 본다.

아마도 그가 혈검산장을 떠난 후 막고천이 초청한 강호의 기인들인 모양이다.

[흥!]

명륜당을 한 바퀴 돌아본 막비강은 차가운 코웃음을 날렸다.

막고천은 막비강이 안하무인격으로 굴자 눈을 부릅뜨며 노성을 질렀다.

[불효자식 같으니! 빨리 무릎을 꿇지 못하겠느냐?]

하지만 막비강은 고개를 쳐들고 오만하게 대꾸했다.

[막고천! 너는 그래도 내 아버지 행세를 할 생각이냐? 오늘 나는 네놈의 목숨을 뺏으러 왔다.]

그러자 얼굴을 가리고 흐느끼고 있던 한경파가 고개를 번쩍 들며 막비강을 꾸짖었다.

[강아! 너 미쳤느냐? 아버지에게 그게 무슨 말버릇이냐? 빨리 무릎을 꿇어라!]

낳아준 어머니가 호통을 치자 막비강은 하는 수 없이 그녀 앞에 무릎을 꿇었다.

[어머니...!]

[아직도 이 어미를 기억하고 있다니, 너는 역시 착한 아이구나.]

한경파는 막비강이 순순히 자기 말을 따르자 눈물을 흘리며 앞으로 나섰다.

[그만 두시오 삼(三)부인!]

그 순간 막고천이 한경파의 팔을 거칠게 잡아채며 고함을 질렀다.

[저런 불효막심한 자식에게 당신은 아직도 사랑을 베풀 생각이오?]

어머니의 가냘픈 몸이 막고천의 손에 잡혀 비틀거리는 것을 본 막비강은 분기를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나며 눈을 부라렸다.

[노적! 너는 왜 나의 아버지로부터 어머니를 강제로 빼앗았느냐?]

이 말이 떨어지자 막고천 뿐 아니라 한경파도 온몸을 세차게 떨었다.

그리고 막고천의 다섯 부인들도 모두 안색이 일변했다.

하지만 한경파는 곧 격동을 가라앉히며 막비강을 꾸짖었다.

[강아! 이 무슨 무례한 언동이냐? 네 부친께서 네 아버지로부터 강제로 나를 빼앗았다니! 누가 네게 그런 헛소리를 하더냐?]

막비강은 굳은 표정으로 반문했다.

[그럼 어머니는 자진해서 저자에게 시집을 왔단 말입니까?]

막비강이 막고천을 가리키며 말하자 한경파의 가녀린 교구에 다시 한 번 세찬 경련이 스쳤다. 그녀의 얼굴은 보기에도 안쓰럽게 파리해졌다. 지극히 심한 충격을 받았고 심적인 갈등을 일으키는 것이 분명했다.

어머니의 이같은 반응을 본 막비강은 자신의 의심이 사실임을 확신했다. 해서 이를 악물며 생모를 몰아붙였다.

[말씀해보십시오! 어머니는 저자와 자의로 결합했습니까?]

그러자 잠시 파르르 떨던 한경파는 대답은 못하고 고개만 겨우 끄덕였다. 그녀는 두려움이 실린 표정으로 연신 막고천의 눈치를 살핀다.

막비강은 어머니가 본심을 숨기고 막고천을 지아비라고 인정하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그는 얼굴을 분노의 빛으로 물들이며 코웃음을 날렸다.

[흥! 그럼 어머니에게는 남편이 모두 몇 명이나 됩니까?]

[저... 저런 패륜무도한...!]

막비강의 이 무엄한 말에 장내의 인물들은 분노의 노성을 질렀다.

한경파도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그녀의 가냘픈 교구는 애처롭게 떨려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이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곧 안색을 가다듬으며 처연하게 말했다.

[하나의 안장은 수만 마리의 말 등에 올릴 수 있지만 한 마리 말은 동시에 두 개의 안장을 올릴 수 없다. 이 어미의 남편은 네 아버지 한 분뿐인데 어찌 다른 남편이 있을 수 있겠느냐?]

막비강은 눈에서 차가운 안광을 토하며 날카롭게 외쳤다.

[솔직히 말씀해 주십시오! 진짜 나의 부친은 누굽니까?]

그러자 한경파는 서럽게 흐느끼며 대답했다.

[강아! 지난 몇 년 동안 너는 도대체 무얼 잘못 배웠기에 어미에게 그런 뚱딴지같은 질문을 하느냐? 너의 진짜 부친은 네 면전에 계시는 장주님이시다.]

하지만 막비강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흥! 그럼 염라철장이란 분은 누굽니까?]

한경파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반문했다.

[염라철장이라니? 어미는 그런 사람 모른다.]

다른 처첩들도 웅성대며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그때 막고천이 격노한 음성으로 외쳤다.

[불효막심한 놈! 빨리 무릎을 꿇고 사죄하지 않고 무엇 하느냐? 네놈이 이런 터무니없는 말을 하는 것으로 보아 염라철장에게 속았음이 분명하구나.]

막비강은 냉소를 날렸다.

[흥! 나는 신분이 뚜렷하지 않은 사람에게 무릎을 꿇을 수 없다. 만약 내가 너의 자식이라는 것을 네가 증명한다면 나는 즉시 자진을 해서 무례한 행위에 대한 사죄를 하겠다.]

막고천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가 다시 앉더니 치를 바르르 떨었다.

[불효막심한 놈이 말 하는 꼴이 갈수록 가관이구나. 네 어미가 나와 결혼하여 너를 낳았음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인데 무슨 증명이 필요하단 말이냐?]

막비강은 검미를 치켜올리며 말했다.

[나의 모친이 너와 결혼한 것은 사실이고 네가 나를 양육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절대 네 자식이 아니다.]

[당치 않은 소릴 계속 지껄일 테냐?]

[내 말은 절대 당치 않은 소리가 아니다.]

막고천의 노갈에 막비강도지지 않고 마주 외쳤다.

[나는 형제자매들 중에서도 유달리 냉대를 받았다. 너는 내게 무예도 가르치지 않았고 다른 형제자매들처럼 귀여워해 주지도 않았다. 네가 정말 나의 부친이 틀림없다면 중인들 앞에서 피를 섞어 시험해볼 용기가 있느냐?]

막고천은 피를 뽑아 시험하자는 말을 듣더니 안색이 일변했다.

본래 피를 나눈 부모 자식간의 피는 무리없이 섞이지만 서로 다른 피는 완전히 혼합되지 않는 법이다.

막비강은 남산의성으로부터 이같은 이치를 배워 알고 있었다.

[이 패륜무도한 놈이 이젠 반란을 일으키려는구나!]

막고천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막비강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욕설을 퍼부었다.

[혼혈(混血)하여 혈친 관계를 시험하자니! 삼부인! 이놈은 당신이 낳았으니 당신이 직접 사로잡으시오!]

막고천의 그 말에 한경파는 안색이 일변하여 막비강에게 침중한 어조로 말했다.

[강아! 너는 스스로 포박을 받지 않고 어미로 하여금 손을 쓰게 만들려느냐?]

막비강은 검미를 치켜 올리며 단호하게 대꾸했다.

[진상이 밝혀지기 전에는 나는 어느 누구의 말도 듣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자 막고천은 징그러운 괴소를 터뜨렸다.

[낄낄낄, 좋다! 혼혈친인(混血親認)의 시험을 하고 싶다면 해주겠다. 그 시험으로 사실이 밝혀지면 네놈이 또 무슨 말을 하는지 두고 보겠다.]

그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문 밖에 대기하고 있던 비녀들에게 명령했다.

[물을 한 그릇 떠와라!]

명륜당에 운집한 사람들은 모두 긴장한 채 부자가 피를 섞어 친자 여부를 증명하는 시험을 지켜보았다.

비녀가 물을 대야에 떠오자 막고천은 한경파에게 고함을 질렀다.

[당신이 먼저 피를 떨구시오!]

한경파는 전전긍긍하며 품속에서 비수를 뽑아 왼손 약지 끝을 찔러 선혈을 몇 방울 떨어뜨렸다.

붉은 피는 대야의 물 속에 떨어지자 붉은 구름처럼 신속하게 확산되었다.

막고천도 한경파에게서 비수를 받아 중지 끝을 찔러 핏방울을 물그릇에 떨구었다.

물 속에서 만난 부부의 피는 완만하게 섞이기 시작했다.

[불효막심한 놈아! 너도 와서 핏방울을 떨구어라!]

[흥!]

막비강은 코웃음을 날리더니 허리춤에서 강장을 꺼내 들며 빠르게 어머니와 막고천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그는 두 사람의 얼굴 표정에서 약간의 실마리나마 찾아낼 심산이었다.

그러나 한경파는 시종 고개를 숙인 채 계속 혼합이 진행되는 피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막고천이 또 흉흉하게 외쳤다.

[이놈! 빨리 피를 떨구지 않고 무엇 하느냐?]

막비강은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흥! 정말 가증스런 한 쌍의 간부음부(奸夫淫婦)군.)

자신의 어머니가 자신이 들고 있는 강장을 보지 않는 것과 막고천이 빨리 손을 쓰라고 재촉하는 것을 본 막비강은 어머니가 본래의 남편을 배반하고 막고천과 재혼했다고 단정했다.

자연히 어머니 한경파에 대해 심한 반감이 일어났다.

그는 분노에 떨면서 강장의 날카로운 손톱 부분으로 왼손 약지를 살짝 찔렀다.

일순, 한 줄기 선혈이 흘러 그릇 속에 떨어지더니 막고천 부부의 피와 혼합되어 신속하게 사방으로 확산되었다.

이처럼 피가 잘 혼합되는 것은 막고천과 막비강이 친혈육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 이럴 리가 없는데...!)

막비강은 이 광경을 보고 어리둥절했다.

막고천은 득의의 웃음을 머금으며 말했다.

[불효막심한 놈! 그래도 할말이 있느냐?]

막고천은 고함을 치며 막비강에게 강력한 일장을 후려쳤다.

펑!

두 사람의 거리는 석 자도 되지 않았고 막비강은 또 조금도 방비하지 않고 있던 터라 막고천의 일장에 그대로 가슴을 얻어맞았다.

사패천 중 서패천 혈검산장의 장주인 금사혈검은 육요 칠절을 능가하는 고수다.

그런 그자의 일장을 무방비 상태에서 얻어맞고 무사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쿵! 쿵!

막비강은 쓰러질 듯 비틀거리며 연달아 다섯 걸음이나 후퇴했으며 입가로는 한 줄기 피가 흘렀다.

만일 그가 금강옥액을 복용하여 몸이 무쇠처럼 단단해지지 않았다면 막고천의 이 독랄한 일장에 즉사했거나 죽지 않았다고 해도 회복 불능이 중상을 입었을 것이다.

[내 자식을 때리지 마세요!]

막고천의 일장에 가슴을 얻어맞은 막비강이 피를 흘리며 물러서는 것을 본 한경파가 울음을 터뜨리며 앞으로 달려갔다.

그리고는 두 팔을 활짝 벌려 막비강 앞을 가로막았다.

다행히 막고천은 다시 막비강을 공격하지 않았다.

사실 그는 이 순간 가슴이 철렁하는 느낌을 받고 얼어붙어 있었다.

(저놈이 죽지 않다니...!)

전력을 기울인 자신의 일장을 정통으로 얻어맏고도 그저 몇 걸음 물러섰을 뿐인 막비강의 모습이 막고천에게는 괴물처럼 보인다.

막비강은 비록 불의의 일격을 당했지만 심한 타격은 입지 않았다.

그저 일시에 기혈이 흔들여 역류했을 뿐이다.

헌데 우연히 옆으로 시선을 돌리던 막비강은 막고천의 첩 중 한 명이 쓰러질 듯이 비틀거리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바로 막고천의 다섯째 부인 냉상영(冷祥英)이었다.

냉상영은 웬일인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의 소생인 딸 막영란(莫英蘭)에게 부축되어 몸을 떨고 있었다.

막영란은 막비강보다 두 살 어린 열 일곱 살이다.

이것은 실로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막비강이 막고천에게 맞았는데 왜 다섯째 부인인 냉상영이 괴로운 표정을 짓는 것일까?

막비강은 비록 이상하다고 느껴졌지만 깊이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비키시오!]

펑!

정신을 수습한 막고천이 한경파를 거칠게 밀어내고는 또 다시 일장을 날려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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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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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세무림기보(千世武林奇譜)

 

 

1983년 5월 경에 전 5권 박스본으로 출간한 작품입니다.

박스본은 전권을 박스 하나에 포장하여 만화방에 대여용으로 출간한 형태를 말합니다.

무려 37년 전의 작품입니다.

문장은 거칠고 구성은 허술하며 이야기 전개는 고루한 면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때는 이런 작품도 있었지 하는 마음으로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2020년 4월 24일 와룡강이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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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룡강 무협소설

 

 

               북두무맥 -北斗武脈

 

서장

 

                   눈알을 뽑고 복수를 맹세하다!

 

 

츄훅!

눈에 박힌 화살을 잡아 뽑자 안구(眼球)와 함께 대량의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온다.

상상 밖으로 큰 눈알의 안쪽에는 명주실 같은 것들이 여러 개 달려 있다가 함께 뽑혀진다.

눈알이 뽑히자 시뻘겋게 달궈진 송곳이 머릿속을 후벼 파는 듯한 통증이 엄습한다.

하지만 주윤문(朱允炆)에게 그 정도 통증은 대수로운 것이 아니었다.

방금 전 사랑하는 아내가 어린 딸을 안고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아아악!”

끼야악!”

시뻘건 불길에 휩싸이며 모녀가 함께 토해내던 단말마의 비명은 안구가 뽑히는 것보다 백배 천배 더한 고통으로 그의 심장을 난도질 했었다.

미안하오 황후! 미안하다 공주야!”

지하의 어둑한 통로를 엉금엉금 기어가며 주윤문은 피눈물을 쏟아냈다.

자신의 무능과 우유부단함이 아내와 딸을 타죽게 만들었다.

참담하기 이를 데 없는 자책과 회한에 당장이라도 돌바닥에 머리를 박고 죽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다.

복수!

복수를 해야만 한다!

후두둑! 후둑!

눈알이 뽑힌 왼쪽 눈에서 피인지 눈물인지 구분이 안되는 체액이 줄줄 흘러내려 바닥을 적시고 있다.

아내와 자식을 버려두고 비굴하게 도망치던 중 연왕(燕王)의 졸개가 쏜 화살이 눈에 박혔었다.

화살촉이 한 치만 더 깊이 박혔어도 아내와 딸의 뒤를 따라갔을 것이다.

살아야 한다! 살아서 복수를 해야만 한다!”

주윤문은 이를 갈며 어둑한 통로를 기어갔다.

출혈이 심한 탓인지 정신이 급격하게 흐려진다.

눈에 박혀있던 화살을 잡아 뽑은 것도 멀어지려는 의식을 부여잡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눈알이 뽑히면서 느껴졌던 고통도 이내 무뎌지며 정신은 다시 혼미해지고 있다.

짐은... 짐은 이대로 죽을 수 없다! 귀신이든... 악귀든 나타나다오! 복수를 할 수 있게만 해준다면... 나 주윤문의 혼백이라도 기꺼이 바칠 테니...”

허연 눈알이 꽂혀있는 화살을 움켜쥔 채 기어가며 주윤문은 간절하게 소망했다.

유학(儒學)의 세례를 받으며 자라온 터라 괴력난신(怪力亂神)을 믿지 않았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주윤문은 세상 그 어떤 인생보다도 간절하게 귀신과 악귀를 찾고 있었다.

자신의 소원을 들어줄 존재는 인간중에 없으므로...

지금의 그 맹세를 믿어도 되겠소?”

누군가의 말이 의식이 멀어지는 주윤문의 귓전을 울린 것은 바로 그때였다.

환청인가 싶어 의심하면서도 주윤문은 하나뿐인 눈을 치떠 앞을 바라보았다.

그런 그의 앞쪽에 어떤 존재가 있었다.

통로는 지하에 나있어 어두운 데다가 극심한 출혈로 인해 실체를 뚜렷하게 볼 수는 없다.

그래도 주윤문은 그 존재가 인간임은 알아볼 수 있었다.

푸르스름한 빛을 뿜어내는 한 쌍의 눈이 그의 앞쪽 허공에서 내려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 누구냐?”

주윤문은 흐려지려는 정신을 필사적으로 부여잡으며 그 인물을 노려보았다.

다시 묻겠소. 복수를 할 수만 있다면 어떤 대가라도 치룰 각오가 되어 있으시오?”

푸른 눈빛의 인물이 다시 물었다.

천지신명께 맹세코... 기꺼이...”

주윤문은 폐부를 쥐어짜 토해낸 목소리로 맹세했다.

그렇다면 되었소. 이제부터 폐하는 대명(大明)의 황제(皇帝)가 아니고 마교(魔敎)의 제자요.”

푸른 눈의 인물이 허연 이빨을 드러내며 웃었다.

그것이 명()나라 제이대 황제였던 건문제(建文帝) 주윤문이 정신을 잃기 전에 본 마지막 기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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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의 변>

 

달마묵장처럼 전설신검도 현재 <리디북스> <원스토어> <미스터블루>등에 연재중인 작품입니다.

유료연재 작품이라 이 카테고리에서 전체를 연재하지는 못하고 대략 1권 분량을 연재할 계획입니다.

뒷 부분의 열람을 원하시면 상기의 플랫폼들을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전체 연령이 열람가능하도록 묘사와 설정에도 손을 봐서 연재한다는 점도 알려드립니다. 

 

 

와룡강 무협소설

 

                            전설신검-傳說神劒

 

재간(再刊)의 변

 

 

 

 

이번에 선보일 작품은 1990년에 전14<박스본>으로 출간했던 <기인연작(奇人連作)>입니다.

졸자 와룡강은 1982년부터 무협소설을 집필해왔으며 100 타이틀이 넘는 작품들 중에는 시리즈물, 즉 연작(連作)이 몇 작품 존재합니다.

<군마무 2부작> <십왕경-십왕무적> <대륙풍-대륙몽> <철혈기인-철혈무적> <고독천년-고독만리-고독무적> <금포영왕 2부작> <북두질풍록-무제질풍록>등이 그것입니다.

상기의 연작들은 모두 재간되어 다시 선을 보였었습니다.

다만 <기인 2부작>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전체가 재간되지는 못했었습니다.

2000년에 제1<기인천년(奇人千年)><기인몽(奇人夢)>이란 제목으로 단행본 출간이 된 적은 있습니다.

하지만 제2<기인무적(奇人無敵)>은 미간으로 남아있었습니다.

이에 1, 2부를 합본한 온전한 기인연작을 <기인천년>이란 제목으로 재간하게 되었습니다.

무려 29년 전의 작품이며 가필(加筆)을 통해 출간 된 박스본 형태라 문장이 조야하고 구성이 거친 면이 있을 것입니다.

참고로 가필이란 단어의 뜻대로 원작에 보태 쓰는 것을 말합니다.

당시 시장의 수요와 출판사의 요구에 맞춰주다 보니 와룡강도 가필 작업을 많이 했습니다. 와룡강이 스토리를 쓰고 다른 작가들이 문장을 완성하는 형태의 작업을 했지요.

데뷔 초기의 몇 작품과 시공사와 작업할 무렵에 출간된 몇몇 작품 들 외에는 대부분이 가필 작품이었습니다.

작품마다 문장이 다르다고 느끼셨다면 가필에 참가한 작가들의 필력과 필체가 원인일 것입니다.

이번에 재간을 진행하면서 최대한 문장을 다듬었으며 미진한 내용과 구성은 보완하였습니다.

여러모로 부끄러운 글이지만 와룡강의 무협소설 계보에서 나름대로 의미 있는 작품이기에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2019년 여름 와룡강 배

 

**********************************************************************

서장 1

 

              사신검(四神劒)의 전설

 

 

<신검(神劒)을 얻는 자 천하를 얻는다!>

 

이같은 말이 무림에 떠돌기 시작한 것은 오백여 년 전이다.

얻으면 천하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신묘한 검!

무림인들에게 신검이란 존재는 비교할 대상이 없는 지고(至高)의 동경이다.

신검은 한 자루의 검을 지칭하는 게 아니다.

신검은 모두 네 자루이며 그중 하나라도 얻는 자는 천하무적이 된다고 한다.

 

-사신검(四神劒)!

 

무림인들은 네 자루의 신묘한 검을 사신검이라 부르며 꿈에도 잊지 못할 갈구의 대상으로 삼아왔다.

 

-자전(紫電)!

-규룡(叫龍)!

-흡혈(吸血)!

-복마(伏魔)!

 

전설처럼 전해져오는 사신검의 이름이다.

사신검은 금석(金石)을 무 베듯 한다고 한다.

그렇기는 해도 날카로움만으로 따진다면 사신검이 최강은 아닐 것이다. 간장(干將), 막야(莫耶), 거궐(巨闕), 전설 속 명검들의 예리함은 사신검에 못지않거나 능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신검을 얻으면 천하를 얻는다는 전설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그것은 사신검에 새겨져있다는 무공비결 때문이었다.

사신검의 검신에는 심오한 무공비결이 새겨져 있으며 그것을 연마하면 천하에 적수가 없게 된다고 한다.

이같은 사신검의 전설이 시작된 것은 오백여 년 전이다.

당시 무림에는 네 명의 신비한 고수들이 돌연 나타나 패권다툼을 벌였었다.

 

-동룡(東龍)!

-서호(西虎)!

-남마(南魔)!

-북신(北神)!

 

사방무신(四方武神)이라 불리는 그들은 지금까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기이한 무공으로 무림의 동서남북을 장악했다.

사방무신은 각자의 정복지에 가문을 세우고 무림을 사분하여 지배했다.

 

-사패천(四覇天)!

 

무림인들은 사방무신이 세운 가문을 사패천이라 부르며 경외했다.

우연의 일치인지 사방무신들은 모두 검을 사용했으며 그들의 애검이 바로 사신검이다.

무릇 한 산에 두 호랑이가 살 수 없고 한 하늘에 두 개의 태양이 뜰 수 없다는 것은 천고불변의 진리다.

헌데 당시의 무림에는 두 명도 아닌 네 명의 패주들이 존재했다.

사방무신 간의 충돌은 필연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사방무신은 은밀한 곳에 모여 누가 최강인지를 겨루게 되었다.

그러나 뉘 알았으랴? 그것이 바로 사방무신의 최후였음을...

모처로 떠난 사방무신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아마도 백중의 실력으로 서로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고 동귀어진 한 듯했다.

 

사방무신은 그렇게 세상에서 사라졌다.

제자들은 물론이고 숱한 무림인들이 사방무신의 대결장소를 찾아 헤매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사방무신이 최후를 마친 장소를 찾아내지는 못했다.

그 후 가주를 잃은 사패천은 급격히 몰락하여 이윽고 세인들의 뇌리에서 사라졌다.

헌데 언제부터인가 한 가지 소문이 무림에 퍼져나갔다. 사방무신의 애검들이 무림에 떠돌고 있다는 것이다.

소문에 의하면 사신검에는 사방무신의 독문절기가 한 가지씩 기록되어 있다고 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사신검이 모두 모이면 사방무신이 동귀어진한 장소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이같은 소문이 아주 허황된 것만은 아니었다.

실제로 사신검은 간간이 무림에 나타났으며 검신에는 난해한 무공비결들이 새겨져 있었다.

다만 사신검의 절기를 연마하여 무림의 패주가 된 사람은 없었다. 사신검을 얻으면 그 즉시 전 무림인들의 표적이 되어 무참하게 살해당했기 때문이다.

오백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사신검은 때때로 무림에 나타나 가공할 혈풍을 일으킨 후 다시 사라지곤 했다.

피는 공포를 부르고 공포는 외경을 낳았다.

사신검의 전설은 과장될 대로 과장되어 무림패주의 상징, 그 자체가 되었다.

과연 사신검에 새겨진 절기들이 천하무적의 위력을 지녔는지, 사신검을 얻으면 정말 무림의 패자가 될 수 있는지의 여부는 누구도 확인하지 못했다.

 

***

 

이것이 사신검에 얽힌 전설이다.

바야흐로 사신검이 동시에 무림에 나타날 날이 다가오고 있었다.

사신검의 출현은 또 얼마나 많은 인간의 피를 요구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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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묵장(達磨墨掌)

 

 

 

 

서장

 

 

 

 

달마(達磨)는 시기하는 자들에게 독살당해 웅이산(熊耳山)에 묻혔다.

삼년 후, 서역에 사신으로 갔다 오던 송운(宋雲)이라는 인물이 총령(葱嶺;파미르고원)을 넘다가 달마를 만났다.

맨발인 채 서쪽으로 가고 있던 달마는 신발 한 짝을 주장자(拄杖子;지팡이)에 매달고 있었다.

송운의 보고를 받은 황제가 달마의 무덤을 파헤쳐보니 과연 시신은 사라지고 낡은 신발 한 짝만이 관 속에 남아있었다.

이것이 세상에 알려진 달마혜(達磨鞋)의 전설이다.

하지만 달마의 관에서 발견된 것은 신발 한 짝만이 아니었다.

주먹을 쥐고 있는 검은색 팔 하나가 신발과 함께 남아있었던 것이다.

황제는 검은색 팔에 신통력이 있다 여겨 그 존재를 철저히 비밀에 붙였다. 달마의 관에 가죽신 한 짝만이 남아있었다고 알려진 것은 그 때문이다.

그러나 영원한 비밀은 없는 법이다.

달마가 남긴 검은색 팔에 대한 소문은 은밀하게 퍼졌으며 마침내 달마묵장(達磨墨掌)이란 이름까지 붙게 되었다.

그와 함께 달마묵장의 비밀을 푸는 자는 절대무적이 된다는 소문이 퍼져 무림인들이 눈에 불을 켜고 찾는 바가 되었다.

달마가 남긴 정체 모를 팔 하나가 수백 년의 세월동안 강호 무림을 뒤흔들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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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룡강 무협소설

 

                금포염왕 -錦袍閻王

 

                                             제1

 

 

서장

 

 

 

 

!

부엌칼이 섬뜩한 소리를 내며 날아들었다.

뒤로 나뒹구는 반응이 조금만 늦었어도 임청우(林靑牛)는 치명상을 입었을 것이다.

퍼억!

간발의 차이로 임청우의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간 부엌칼은 마당에 서있는 늙은 팥배나무 둥치에 깊이 박혔다.

바닥에 나뒹굴었던 임청우는 재빨리 옆으로 굴렀다.

퍼억!

또 한 자루의 부엌칼이 임청우가 처음 나뒹굴었던 바닥에 박혔다.

이번에도 반응이 조금만 늦었으면 큰 사단이 났을 것이다.

어머니! 진정하세요.”

달군 철판 위의 콩처럼 튀어 오르며 임청우는 다급하게 외쳤다.

아가리 닥쳐!”

어둑한 부엌에서 임단심(林丹心)이 악을 쓰며 뛰어나왔다.

병이 깊어 초췌한 얼굴에 산발까지 한 여자가 부엌칼을 들고 뛰쳐나오는 모습은 공포스럽기 그지없다.

상대가 자신의 어머니임을 알면서도 임청우는 온몸의 피가 얼어붙는 기분이 되었다.

(정말 날 죽이시려는구나.)

임청우는 사색이 되어 뒷걸음질을 쳤다.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자신을 모질게 대해오긴 했었다.

악담과 저주, 매질과 학대가 없었던 날은 임청우의 기억에 단 하루도 없었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의 심한 손찌검은 당하지 않았었다.

헌데 오늘은 평소와 달랐다.

핏발 선 눈과 온몸에서 뿜어내는 독기는 임단심이 살의(殺意)를 품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주받을 악귀의 새끼야! 너 같은 건 세상에 태어나지도 말았어야해!”

임단심은 부엌칼을 휘두르며 임청우에게 득달같이 달려왔다.

임단심의 무공은 일류고수라는 말을 충분히 들을 수 있는 수준이다.

반면 어느덧 열여덟 살이 되어가지만 임청우는 무공다운 무공을 배운 적이 없다.

어머니는 절기를 여러 가지 알고 있으면서도 아들인 임청우에게는 단 한 가지도 가르쳐주지 않은 것이다.

일류고수인 임단심이 죽일 작정을 했다면 임청우로서는 죽을 수밖에 없다.

(어쩔 수 없지.)

임청우는 체념하며 뒷걸음질을 멈췄다.

어머니가 죽이려든다면 죽어드리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늘은 임청우가 죽을 날이 아니었던 듯 했다.

!”

콰당탕!

아들을 죽일 기세로 달려들던 임단심이 왈칵 피를 토하며 나뒹군 때문이다.

임단심은 아주 오래 전, 원수의 독수에 깊은 상처를 입었었다.

그 상처는 뿌리가 깊고 악독하여 어떤 영약으로도 완치되지 않았다.

헌데 겨우 다스려놨던 그 상처가 격한 감정의 폭발로 인해 도져버렸던 것이다.

끄윽! !”

부엌 앞의 마당에 나뒹군 임단심은 손으로 흙바닥을 긁으며 연신 피를 게워냈다.

어머니...”

임청우는 급히 임단심에게 달려가려 했다.

하지만 임청우는 몇 발 떼지 못하고 몸이 굳어졌다.

피를 게워내면서 고개를 드는 어머니의 눈이 새파란 살기로 물들어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제발... 제발 진정하시고 몸을 돌보세요.”

꺼져라!”

걱정하는 임청우의 말을 임단심은 차갑게 끊었다.

더 이상... 단 한시도 네놈의 상판을 보고 싶지 않다.”

임단심은 억지로 일어나 앉으며 내뱉었다.

오늘 안으로 짐을 챙겨 떠나라. 만일 자정이 지나서도 내 눈에 뜨인다면...”

아들을 노려보는 임단심의 얼굴에서는 추호의 모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반드시 내손으로 토막 쳐 버릴 것이다.”

어머니의 모진 말을 들으며 임청우는 가슴 한 구석이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오늘이 지나면 자신이 고아 아닌 고아가 된다는 것을 절감한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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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으로 출간한 작품의 목록입니다.

 

           武俠小說 執筆日誌() 단행본

 

1; 사대천왕(四大天王) <전3권>

2; 사련오맹(四聯五盟)

3; 천년무벌(千年武閥)

4; 흑룡왕(黑龍王)

5; 화룡왕(火龍王)

6; 해룡왕(海龍王)

7; 혈룡왕(血龍王)

8; 무림기병(武林奇兵)

9; 사황마존(邪皇魔尊)

10; 도수무영(盜帥無影)

11; 고독사랑(孤獨死狼)

12; 마면신협(魔面神俠)

13; 혈무연(血霧淵)

14; 폭풍세가(暴風世家)

15; 탄검강호(彈劍江湖)

16; 천왕팔가(天王八家)

17; 신마팔황(神魔八荒)

18; 패왕투(覇王鬪)

19; 혈해등룡(血海騰龍)

20; 촉루혈(燭淚血)

21; 자객혈(刺客血) <전4권>

22; 마제열전(魔帝列傳) <전3권>

23; 탑마생사화(塔魔生死花)

24; 종횡사해(縱橫四海)

25; 유아독존(唯我獨尊)

26; 환신(幻神)

27; 신행마동(神行魔童)

28; 영웅산맥(英雄山脈)

29; 천하제일인(天下第一人)

30; 역천항로(逆天航路)

31; 패왕전승(覇王傳承)

32; 무영신화(無影神話)

33; 백면투신(白面鬪神)

34; 무명신협(無名神俠)

35; 풍류몽(風流夢)

36; 마왕투(魔王鬪)

37; 존(尊)

38; 황(皇)

39; 패(覇)

40; 전황(戰皇)

41; 철인(鐵人)

42; 천외천(天外天)

43; 용왕투(龍王鬪)

44; 무적혼(無敵魂)

45; 철혈혼(鐵血魂)

46; 천인혈(千人血)

47; 초인행(超人行)

48; 금포염왕(錦袍閻王) 제1부 <전4권>

49; 적붕왕(赤鵬王) <전3권>

50; 호화지존(護花至尊)

51; 군림몽(君臨夢)

52; 철환교(鐵環轎)

53; 대혈하(大血河)

54; 초혼무(招魂舞) <전4권>

55; 호협도(豪俠道) <전3권>

56; 철혈시대(鐵血時代)

57; 기상천외(奇想天外)

58; 철왕투(鐵王鬪)

59; 무적시대(無敵時代)

60; 열혈시대(熱血時代)

61; 혈왕겁(血王劫)

62; 흑도백도(黑道白道)

63; 금포염왕(錦袍閻王) 제2부 <전4권>

64; 지옥교(地獄橋) <전3권>

65; 몽환시대(夢幻時代)

66; 사신검(四神劍)

67; 질풍록(疾風錄) 제1부

68; 질풍록(疾風錄) 제2부

69; 폭풍시대(暴風時代)

70; 강호야화(江湖夜話)

71; 고검추애기(孤劍追愛記)

72; 사신겁(邪神劫)

73; 지백천년(至白千年)

74; 강호두목(江湖頭目)

75; 만인루(萬人淚)

76; 백왕경(百王經)

77; 낭인맹(浪人盟)

78; 흑백강호(黑白江湖)

79; 강호전선(江湖戰線)

80; 고독천년(孤獨千年) 제1부

81; 팔혼번(八魂幡)

82; 화왕시대(花王時代)

83; 벽공일월(碧空一月)

84; 고독천년(孤獨千年) 제2부

85; 고독천년(孤獨千年) 제3부

86; 강호천년(江湖千年)

87; 기인몽(奇人夢)

88; 마도겁(魔刀劫)

89; 탐화랑객(探花浪客)

90; 군마무(群魔舞) 제1부

91; 생사지존(生死至尊)

92; 군마무(群魔舞) 제2부

93; 도(刀)

94; 쾌도난마(快刀亂魔)

95; 천방지축(天房地築)

96; 연정무한(戀情無限)

97; 기정무한(奇情無限)

98; 독행무한(獨行無限)

99; 저주마경(詛呪魔經)

100; 몽정무림(夢征武林)

101; 다정독왕(多情毒王) 제1부

102; 엽기도사(獵奇道士)

103; 대마일대기(大馬一代記)

104; 흑백염라(黑白閻羅)

105; 불루(不淚)

106; 래도(來盜)

107; 절대고수(絶代高手)

108; 환골탈태(換骨奪胎) <전8권>

109; 삼절지존(三絶至尊) <전4권>

110; 나한대협(羅漢大俠) <전5권>

111; 패왕독보(覇王獨步) <전6권>

112; 대륙독보(大陸獨步) <전6권>

113; 지존독보(至尊獨步) <전5권>

 

단행본 출판은 지존독보가 마지막이었습니다.

이후로는 웹 전용으로 집필중이며 그 목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고독천년(전8권)>

<북두무맥(전8권)>

<전설신검(전14권)>

<달마묵장(전10권)>

<무림일기(전11권)>

<제2천마(연재 중)>

 

상기의 작품들은 카카오페이지, 문피아, 원스토오, 리디북스, 미스터불루, 판무림등에서 열람 가능합니다.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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武俠小說 執筆日誌(一) 박스본

 

1; 무림군웅보(武林群雄譜) <전5권> 1983년 3월.

2: 천세무림기보(千世武林奇譜) 6월.

3: 마종천황보(魔宗天皇譜) 7월.

4; 천룡파황보(天龍破荒譜) <전6권> 1983년 8월.

5; 천마무(天魔舞) 10월.

6; 천존창룡보(天尊蒼龍譜) 11월.

7; 천황존신보(天荒尊神譜) 12월.

8; 철혈패황보(鐵血覇皇譜) 1984년 2월.

9; 만상지존보(萬象至尊譜) 3월.

10; 천병신기보(天兵神奇譜) 4월.

이상 金龍出版社 發行.

11; 환(幻) 6월.

12; 제왕인(帝王印) 7월.

13; 제천존(帝天尊) 8월.

14; 팔대가문(八大家門) 9월.

15; 대군림무(大君臨舞) 10월.

16; 군마무(群魔舞) 제1부 12월.

17; 군마무(群魔舞) 제2부 1985년 1월.

18; 군림천하(君臨天下) 3월.

19; 영웅동맹(英雄同盟) 4월.

20; 지존(至尊) 6월.

21; 군웅무(群雄舞) 7월 20일.

22; 폭풍세가(暴風世家) 8월 26일.

23; 대투혼(大鬪魂) 10월 31일.

24; 천년대전(千年大戰) 12월 27일.

25; 초인대전(超人大戰) 1986년 2월 24일.

26; 패왕대전(覇王大戰) 4월 23일.

27; 천년맹(千年盟) 6월 1일.

28; 악인전기(惡人戰記) 9월.

29; 풍운혈맹(風雲血盟) 10월

30; 무영패왕(無影覇王) 1987년 2월.

31; 자객혈(刺客血) 4월 25일

32; 마교천년(魔敎千年) 5월.

33; 철혈무적(鐵血無敵) 6월 5일.

34; 칠대마가(七大魔家) 7월 3일.

35; 사대천왕(四大天王) <전7권> 8월 19일.

36; 구중천(九重天) 9월 24일.

37; 오대무벌(五大武閥) 1988년 1월 15일.

38; 태양전사(太陽戰士) 3월 12일.

39; 환마대전(幻魔大戰) 4월 22일.

40; 삼황오제(三皇五帝) 7월 25일.

41; 십패천(十覇天) 11월 15일.

42; 신비잠룡(神秘潛龍) 1989년 3월 29일.

43; 환영신마(幻影神魔) 6월 15일.

44; 구룡황(九龍皇) 8월 7일.

45; 천마이세(天魔二世) 11월 23일.

46; 지옥인(地獄印) 1990년 1월 2일.

47; 지옥철인(地獄鐵人) 제1부 2월 10일.

48; 지옥철인(地獄鐵人) 제2부 3월 15일.

49; 무적천년(無敵千年) 4월 15일.

50; 대륙풍(大陸風) 제1부 6월 18일.

51; 대륙몽(大陸夢) 제2부 7월 18일.

52; 기인천년(奇人千年) 제1부 9월 19일.

53; 기인무적(奇人無敵) 제2부 11월 28일.

54; 십왕경(十王經) 제1부 1991년 2월 21일.

55; 십왕무적(十王無敵) 제2부 4월 30일.

56; 나한대협(羅漢大俠) 7월 20일.

57; 고독천년(孤獨千年) 제1부 9월 19일.

58; 고독만리(孤獨萬里) 제2부 11월 6일.

59; 고독무적(孤獨無敵) 제3부 12월 23일.

60; 혼돈혈경(混沌血經) 1992년 3월 5일.

61; 세외기인전(世外奇人傳) 4월 23일.

62; 철혈기인(鐵血奇人) 제1부 5월.

63; 철혈대협(鐵血大俠) 제2부 6월.

64; 만겁마종(萬劫魔宗) 7월

65; 천년지존(千年至尊) 9월

66; 마종신협(魔宗神俠) 12월.

67; 파천황전기(破天荒傳奇) 1993년 3월.

68; 구문천종(九門天宗) 5월 11일.

69; 불사패왕(不死覇王) 7월 19일.

70; 삼절지존(三絶至尊) 8월 30일.

71; 복마기인탑(伏魔奇人塔) 11월 4일.

72; 환락영웅(歡樂英雄) 1994년 2월 14일.

73; 신안무적(神眼無敵) 3월 14일.

74; 철환교(鐵環轎) 4월 20일.

75; 구자패왕(九字覇王) 5월 7일.

76; 태산북두(泰山北斗) 6월 10일.

77; 지존화왕(至尊花王) 7월 22일.

78; 무제질풍록(武帝疾風錄) 제1부 8월 24일.

79; 북두질풍록(北斗疾風錄) 제2부 10월 4일.

80; 전신폭풍탑(戰神暴風塔) 11월 5일.

81; 역천기(逆天記) 12월 16일.

82; 지존무영(至尊無影) 1995년 1월 19일.

83; 지존마로(至尊魔路) 2월 17일.

84; 구마총(九魔塚) 3월 24일.

85; 구성천하(九星天下) 제1부 4월 20일.

86; 구성지존(九星至尊) 제2부 5월 18일.

87; 옥수금강(玉手金剛) 6월 8일.

88; 괴인동맹(怪人同盟) 제1부 10월 2일

89; 괴인무적(怪人無敵) 제2부 1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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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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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협소설 작가가 된 사연

 

시작은 1982년 겨울, 이화여대 근처의 금룡출판사를 찾아간 일이었습니다.

 

가난한 학생이었던 터라 필사적으로 민생고 해결을 도모하던 중이었는데...

 

중학생 때부터 빠져살았던 무협지를 읽다가 우연히 작가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써놓은 습작도 제법 있고 해서 용기를 내어 출판사 문을 두드렸습니다.

 

금룡출판사의 박사장께서 반겨주시면서 선배 작가들의 사무실에 자리를 마련해주더군요.

 

당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던 사마달, 검궁인 작가의 사무실이었습니다.

 

그 사무실에서 한달 만에 첫 작품을 탈고 했습니다.

 

사실 탈고가 아니라 습작 중 한종을 정리한 것이었지만...

 

그렇게 완성한 첫 작품이 1983년 초에 <전 5권> 박스본으로 출간되었습니다.

 

<무림군웅보>입니다.

 

필명인 와룡강은 검궁인 작가가 지어주셨습니다.

 

몇 가지 필명을 제시하셨는데 제갈공명과 관련이 있는 지명 와룡강이 마음에 들더군요.

 

첫 작품의 고료로 거금 50만원을 받았습니다.

 

당시 사립대 한 학기 등록금이 40-50만원이었으니 어마어마한 거금이었지요.

 

그렇게 저는 돈 버는 맛에 빠져 학생의 본분을 망각하게 되었습니다.

 

평균 두달에 한 작품씩 써대었습니다.

 

<천세무림기보> <마종천황보> <천마무> <천병신기보> <천룡파황보> <천황존신보> <철혈패황보> <만상지존보>

 

금룡출판사에서 출간한 작품들입니다.

 

그러다가 1984년에 영덕출판사로 적을 옮겨서 집필을 이어갔습니다.

 

그후 대부분의 작품을 영덕출판사에서 출간하였습니다.

 

도중에 전두환 대통령의 큰아들 전재국씨가 운영하는 시공사에서 작품을 낸 적은 있습니다.

 

<금포염왕> <철환교> <질풍록>등 세 작품입니다.

 

대명종 출판사에서도 몇 작품을 내긴 했지만 영덕출판사와 가장 많이 작업을 했군요.

 

 

오랜 세월이 흘렀습니다.

 

첫 작품 <무림군웅보>를 출간한 것이 어느덧 37년전의 일입니다. 

 

돌이켜보면 한바탕의 꿈을 꾼 것같은 세월이었습니다.

 

너무도 조야하고 허술해서 부끄러운 글들만 써온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와룡강을 기억하고 또 애독해주시는 독자님들께 그저 고마울 뿐입니다.

 

이 블로그는 와룡강을 기억하는 독자님들과 추억을 공유하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박스본 무협지를 위주로 연재할 생각이며 신작도 간간이 선보일 예정입니다.

 

와룡강과 질풍노도의 시절을 공유하셨을 독자님들의 관심과 응원을 기대하겠습니다.

 

 

우한폐렴으로 소란스러운 2020년 2월 23일에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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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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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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