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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

위태무의 비밀 거점. 해가 지기 직전이다.

[...!] 파르르! 종이를 들고 경련하는 여자의 손

백일몽; [사부님이 보내오신 전서구에 의하면 천법사들 중 운귀와 풍모가 타노와 만났다고 하옵니다.] 눈치 보며 보고하고. 그 앞에 용설약이 살벌한 표정으로 종이를 보고 있다.

백일몽; [아마도 두 늙은이는 구화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던 모양인데...] + 용설약; [병신같은 년!] 이를 바득 갈고

백일몽; [예?] 기겁. 겁에 질리고

용설약; [네게 한 욕이 아니다.] 짜증. 고개 젓고

용설약; [혼자 생각할 게 있으니 나가 봐라.] 나가라 손짓하고

백일몽; [예...] 굽신

살았다는 표정으로 급히 돌아선다.

열린 문 밖에는 빙화이신녀가 서있고

백일몽이 나가자 밖에서 문을 닫는 빙화이신녀

용설약; [지랄...] 화르르! 이를 갈며 움켜쥐는 종이가 불에 타고

용설약; [용운영, 그년이 꼽추새끼를 죽였으면 일이 간단했다.] [진천이가 위태무의 씨가 아니라는 건 낭설에 불과했다고 강변하면 되었으니까.] 불타는 종이를 노려보고

용설약; [위태무가 의심을 할지는 몰라도 물러터진 성격이라 집요하게 파고들진 않았을 게 분명하고...] 재가 된 종이를 털어 버리고

용설약; [그럼 진천이가 다음 대 혈교의 교주가 되는 데는 아무 문제도 없었다.] 이를 바득 갈고

용설약; [하지만... 꼽추 새끼가 살아서 천법사들과 위태무에게 증언을 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벌떡 일어난다

용설약; [진천이의 출생을 두고 추문이 걷잡을 수 없이 퍼질 테고...] [그럼 진천이가 혈교와 혈왕세가를 물려받는 건 물 건너가고 만다.] 손톱을 물어뜯고

용설약; [일이 돌이킬 수 없게 되기 전에... 내가 먼저 손을 써야만 한다.]

용설약; [한 인간만 사라져주면 진천이의 앞날에 아무런 우환도 없게 될 테니까!] 긴장하여 땀을 흘리면서도 사악하게 웃고

 

#346>

이제 상당히 어두워졌다. 위태무의 비밀 거점 도처에 불이 켜져 있고. 건물 주변에 운집한 무사들이 왠지 긴장한 표정으로 건물을 힐끔 거린다.

그늘에 숨듯이 서서 건물 상층부를 올려다보는 지법사 한 명. 바로 청풍을 공격하다가 진상파에게 혼이 났던 그 노인. 진상파에게 당한 상처를 붕대로 감고 있다. 그 지법사 뒤에는 <人>자가 새겨진 반쪽 가면을 쓴 두 명의 사내가 서있다. 인법사들. 청풍을 공격했던 인법사들은 아니다. 건장한 체격인데 한놈은 창을 들었고 한놈은 자루가 긴 망치를 들었다.

지법사; (검후 진상파에게 당한 부상 때문에 타노를 추살하는 임무에 참여하지 않고 남아있었던 것인데...) 건물 상층의 어느 불 켜진 창문을 보고

지법사; (내키지 않는 일에 참여하게 되었군.) 한숨 쉬고. 이어

지법사; <각오들을 단단히 해둬야 할 것이다.> 자기 뒤의 인법사들에게 전음을 보내고. 인법사들도 긴장하고

지법사; <맡겨진 임무를 실패할 경우 우리의 피붙이들은 강호 천지에 발을 붙일 곳이 없게 될 터이니...>

<각... 각골명심하겠습니다.> 긴장한 채 대답하는 인법사들

지법사; (이제 와서 주모의 뜻을 돌리기는 불가능...) 다시 건물의 불 켜진 창문을 올려다보며 한숨 쉬고

<전력을 다해 그분의 명에 따르는 것 외에 선택은 없다.> 지법사와 인법사들의 모습 배경으로 지법사의 생각

 

#347>

지법사 일행이 훔쳐보던 건물 상층의 불 켜진 창문.

창문 안쪽 실내는 위태무의 거처. 위태무가 탁자에 천마총의 장보도를 펼쳐놓고 보고 있다. 일어나서 두 손을 탁자에 짚은 채 보고 있는데 천마총의 장보도는 표구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두루마리에서 떼어 내 뒤집어 놓은 상태

위태무; (시간이 갈수록 불안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복잡한 천마총의 지도를 보고 있는데 사실은 다른 생각을 하는 중이다.

위태무; (문천이는 물론이고 문천이를 찾으라 보낸 동복쌍로도 연락이 끊겼다.) 탁자를 짚은 손에 힘이 들어가고

위태무; (날 보는 아랫것들의 시선에서도 불안한 감정이 느껴지고...) 찡그리고

위태무; (설마 진천이 어미가 문천이의 정체를 알고 해코지 한 것이 아닐까?) 용설약의 기승스런 표정을 떠올리고

위태무; (아니다. 그렇진 않을 것이다.) 고개 조금 젓고

위태무; (진천이 어미가 비록 불같은 성격이긴 해도 사리 분별을 못하는 성격은 아니다.) 용설약을 떠올리고

위태무; (내 핏줄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해도 문천이를 해쳤을 경우 되돌아올 불이익이 얼마나 클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찡그리고

<문천이를 괴롭힐지언정 해코지를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인데...> 무릎 꿇은 타노에게 험한 말을 하던 #244>의 장면 배경으로 위태무의 생각.

위태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마음을 침식(浸蝕)해 들어오는 이 불안감의 원인은 무엇이란 말인가?) 한숨 쉬며 지도를 보고

지도를 크로즈 업

위태무; (지난 십몇 년동안 수없이 들여다 본 천마총의 장보도다.) 슥! 지도를 두 손으로 집어들고

위태무; (정신을 극한까지 집중해서 보았어도 알아낸 게 없는 이 난해한 지도를 심란한 상태에서 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슥! 그림을 완전히 뒤집고

위태무; (차라리 앞쪽에 그려진 고개지의 낙신부도나 보면서 마음을 갈아 앉히자.) 스륵! 뒤집은 그림을 탁자 위에 잘 펴고.

위태무; (고개지가 살았던 동진(東晋) 연간은 여러모로 놀라운 시대였다.) 그림을 보면서

위태무; (삼황 중 두 명이나 고개지와 같은 시대에 활약을 했었으니...)

위태무; (기록으로는 남아있지 않지만 화중지성(畵中之聖)으로 불리던 고개지는 마중지성(魔中之聖)인 천마나 사중지성(邪中之聖)인 혈왕과도 교유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위태무; (특히 독불장군이고 거만했던 혈왕조사와 달리 천마는 담백한 성격의 소유자였던 터라 고개지와 잘 맞았을 것이다.)

위태무; (어쩌면 뒷면의 장보도도 고개지가 천마의 부탁을 받고 그린 것일 수도...) + [!] 눈 치뜨며 무언가 깨닫고

위태무; (만일 천마총의 장보도와 낙신부도 모두를 고개지가 그린 것이라면...) 그림을 두 손으로 들고

위태무; (장보도와 낙신부도는 별개가 아니라 하나의 연결된 그림일 수도 있다.) 뒷면의 장보도를 보고

위태무; (즉, 천마총의 장보도는 낙신부도가 합쳐져야 완성이 되는 것이다.) 흥분하고

위태무; (드디어 내가 천마총의 비밀을 알아낸 것같다.) 생각하는데

<가주님! 백일몽이옵니다.> 문쪽에서 들리는 음성. 돌아보는 위태무

위태무; [무슨 일이냐?] 그림을 내려놓고

<주모님께서 저녁 식사를 함께 하시자고 청하셨사옵니다.> 이어지는 문 밖에서의 말

위태무; (하필 이런 때에 방해를...) + [알겠다.] 그림을 둘둘 말고

위태무; [먼저 가서 곧 간다고 전해라.] 둘둘 만 그림을 들고 탁자 옆으로 돌아가고. 그곳에 여러개의 둘둘 만 그림과 두루마리등이 꽂혀있고

<그리 전하겠사옵니다.> 문 밖에서 들리는 음성

위태무; (생각 같아서는 내 추측을 확인해보고 싶다만...) 슥! 둘둘 만 그림을 그 통의 다른 두루마리들 사이에 끼운다.

위태무; (진천이 어미의 성질을 건드려봐야 나만 피곤해질 뿐이니 갔다 와서 확인해봐야겠다.) 문쪽으로 간다.

<아무쪼록 식사만 하고 어젯밤처럼 달라붙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문을 열고 나가는 위태무의 모습 배경으로 위태무의 생각 나레이션

 

#348>

백일몽; [주군께서 오셨사옵니다.] 삐꺽 문을 열어준다. 문 밖에는 위태무가 서있고. 빙화이신녀는 보이지 않는다

용설약; [어서 오세요 상공.] 화려한 복장을 한 채 공손히 맞는다. 헌데 방안의 탁자에는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고

위태무; [웬일이오? 부인이 식사 초대를 다 하고?] 어리둥절하면서 들어서고. 밖에서 백일몽이 문을 닫고

용설약; [앉으세요.] [명색이 아내면서 상공에게 식사 한번 제대로 차려드리지 않은 게 마음에 걸리더군요.] 다가오는 위태무에게 자리에 앉으라고 권하며. 자신은 탁자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 서있다.

용설약; [실로 오랜만에 당신과 한 지붕 아래 있게 되어서 좀 설레기도 했구요.] 쪼르르! 자리에 앉는 위태무의 앞쪽에 놓인 제법 큰 술잔에 술을 따라준다.

위태무; [다 늙어서 설레기는 무슨...] 멋쩍게 웃고

용설약; [신첩도 한잔 따라주세요.] 두 손으로 술병을 위태무에게 내밀고

위태무; [그럽시다.] 한손으로 받고

용설약; [정말 오랜만이네요.] 위태무와 마주 앉으며 두 손으로 술잔을 들고. 이년의 술잔은 좀 작다

용설약; [우리 부부도 한 때는 하루 종일 붙어 지내던 때가 있었지요.] 술잔을 내밀고

위태무; [그러게나 말이오.] 꼴꼴... 용설약이 내민 술잔에 술을 따라주며

용설약; [헌데 인생이 꿈같아서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덧 황혼이 되어버렸군요.] 애절하게 한숨을 쉬고

위태무; [당신보다 스무 살 넘게 나이가 많은 나야 인생황혼이 맞지만...] 술을 다 따라주고 술병을 거두면서

위태무; [아직 사십대인 당신은 여전히 아름답고 젊으니 자탄(自嘆;자신에 대해 한탄 함)할 필요는 없소.] 탁! 술병을 내려놓고

용설약; [애써 위로해주실 필요 없어요.] 눈 흘기고

용설약; [쉰 살을 바라보는 여자에게 여전히 아름답고 젊다는 말은 빈말로 들릴 수밖에 없으니까요.] 술잔을 앞으로 내밀고. 그 앞에서 위태무도 술잔을 들고 있다.

위태무; [내 말이 그저 빈말만은 아니라는 걸 어젯밤에 확인하지 않았소?]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자기 술잔을 앞으로 내밀고

용설약; [확실히 젊었을 때 못지 않으셨지요.] 챙! 수줍게 웃으며 자기 술잔을 위태무의 술잔에 부딪히고. 이어

함께 원샷으로 술을 마시는 위태무와 용설약

[...] 술을 마시다가 이마를 약간 찡그리는 위태무

위태무; (기분 탓인가?) 마시며 생각하고

위태무; (술 맛이 좀 아린 느낌이...) 생각할 때 + 용설약; [아이 써라.] 과장 되게 술잔을 입에서 떼며

그 바람에 더 이상 생각하지 않고 술잔을 입에서 떼며 용설약을 보는 위태무

용설약; [향기가 좋으니 어쩌니 하지만 여전히 술의 쓰고 독한 맛은 적응이 안되네요.] 탁! 술잔을 내려놓으며 소매로 입술을 닦고.

위태무; [빙장 어른의 훈육이 워낙 엄해서 부인이 젊은 시절에 술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오.] 탁! 술잔을 탁자에 내려놓고

위태무; [어렸을 때 술을 접해봤어야 미각이 술맛에 적응을 할 수 있는 법인데...] 술잔을 만지면서

위태무; [사내라면 모르지만 미모를 생각해서라도 여자들은 술을 입에 대지 않는 게 최선이오.] 진지하게

용설약; [그럼 오늘 이 술은 상공 혼자 모두 드셔야겠군요. 제법 이름난 명주(名酒)를 남기면 아까우니...] 다시 술병을 집어들고

위태무; [그래야할 것 같구려.] 다시 술잔을 들어 앞으로 내밀고

용설약; [그나저나 신첩, 궁금한 게 한 가지 있어요.] 꼴꼴... 위태무의 술잔에 두 손으로 든 술병의 술을 따라주며

위태무; [말씀해보시오.] 술을 받으면서

용설약; [의심하는 건 아닌데...] [혈왕잠(血王簪)은 잃어버리지 않고 잘 보관하고 계시는가요?] 위태무를 곁눈질로 보면서 묻고

위태무; [물론이오.] 끄덕

위태무; [혈왕잠은 혈왕조사님의 진정한 힘을 얻을 수 있는 열쇠! 어찌 소홀히 보관하겠소?] 엄숙하게

용설약; [혈왕잠의 비밀을 풀기만 하면 현재 우리 혈왕세가에 전해져 내려오는 무공과 술법들이 단번에 세 배 이상 강력해진다고 하잖아요.] 술병을 거두고

용설약; [그렇게만 되면 설령 천마가 부활한다고 해도 이길 수 있지 않겠어요?] 탁! 술병을 내려놓고

위태무; [하지만 천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본가의 어떤 분도 혈왕잠의 비밀을 풀진 못했소.] 술잔을 들면서 고개 젓고

위태무; [혈왕잠에 얽힌 전설은 어쩌면...] 술잔을 입으로 가져가고

위태무; [어려운 시절을 닥쳤을 때 후손들이 희망을 잃지 않도록 혈왕조사께서 배려하신 안배일 수도 있소.] 술을 마시고

용설약; [그저 전설만은 아니에요.] 고개 젓고

용설약; [최근에 제가 서고(書庫)에서 혈왕잠의 비밀을 풀 단서를 찾아낸 것 같아요.]

위태무; [그렇소?] 흠칫! 하며 술잔을 입에서 떼고

용설약; [어떤 단서인지 설명 드리고 싶으니 혈왕잠을 보여주지 않으시겠어요?] 두 손을 위태무에게 내밀고

위태무; [부인도 기억하고 있겠지만...] 술잔을 내려놓으면서 좀 난감

위태무; [빙장 어른께서는 혈왕잠을 사위인 내게 물려주시면서 절대 타인의 손이 닿지 않도록 하라고 하셨었소.]

용설약; [우리가 남인가요?] 눈을 흘기고. 좀 서운

용설약;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말도 있잖아요] [잠깐 구경만 하고 돌려드릴 테니 보여주세요.] 다시 두 손 내밀며 채근하고

위태무; (무작정 거절할 수도 없군.) + [알겠소.] 어쩔 수 없이 손을 품속에 넣고

위태무; [대신 보기만 하고 돌려준다고 약속하시오.] 다시 손을 꺼내면서

용설약; (드디어...) + [약속드릴게요.] 흥분해서 눈 번뜩이며 보고

위태무; [여기 있소.] 슥! 다시 품에서 꺼내 앞으로 내미는 위태무의 손에는 비녀가 들려있다. 바로 위태무가 매화부인에게서 회수한 혈왕잠이다.

용설약; [정말... 정말 오랜만이에요.] 흥분해서 두 손으로 혈왕잠을 받으며 보고

용설약; [어린 시절 아버지가 만지게 해주셨던 이후로 사십년도 넘게 세월이 흐른 후에야 이걸 다시 만져보게 되는군요.] 혈왕잠을 쓰다듬고

위태무; [부인이 알아낸 혈왕잠의 비밀을 풀 수 있는 단서는 뭐요?] 눈 번뜩

용설약; [그런 건 없어요.] 혈왕잠을 보면서

위태무; [뭐요?] 어이없고

용설약; [이걸 다시 차지하기 위해 꾸며낸 거짓말이라는 뜻이에요.] 혈왕잠을 두 손으로 들고 보며 흥분한 표정으로

위태무; [내 놓으시오.] 몸을 반쯤 일으키며 손을 내밀어 용설약의 손에서 혈왕잠을 낚아채려고 하지만

덜컥! 눈 부릅뜨며 몸이 굳어지는 위태무

위태무; (이... 이건...) 경악

위태무; (피의 흐름이 멎고 장기들이 기능을 멈췄다!) 고통스럽게 비틀하고

용설약; [어머나! 이제야 반응이 오는 모양이네.] 혈왕잠에서 시선을 떼며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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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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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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