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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

<-개방 양주지부> 개방의 양주지부 모습. 깊은 밤. 사당 안팍에 수많은 거지들이 거적이나 담요를 덮은 채 잠들어 있고

사당의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 건물. 건장한 거지들이 지키고 있고. 건물 안에 불이 켜져 있다.

문이 열리며 나오는 당아연. 더러운 물이 든 대야를 두손으로 들고 수건을 팔에 건 채 나온다. 안쪽에서 철각독개가 문을 열어준다

거지들이 당아연에게 인사하고. 고개 숙여 답례하는 당아연

당아연; (별로 기분이 좋지는 않네.) 샐쭉거리며 뒤쪽을 곁눈질하고. 철각독개가 다시 문을 닫는데. 방안에 침대가 있고 침대 아래 뇌화영이 무릎을 꿇고 있는게 보인다. 청풍이 그 옆에 서있고

당아연; (그이와 엮일 가능성은 없는 여자라지만 함께 있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아.)

당아연; (진정하자 당아연아! 진정하자.) 심호흡

당아연; (질투 하는 내색을 드러내는 건 장부(丈夫;남편)의 총애를 끊는 가장 어리석은 행태이니...) 한숨 쉬며 건물에서 멀어지고

그런 당아연을 보는 나뭇가지에 앉은 나비

 

#380>

[!] 눈 치뜨는 뇌화영

침대에 누워있는 뇌정치. 상체를 붕대로 감고 있는데 눈에 초점이 없다. 방안에는 뇌화영 외에도 청풍과 독각철개와 구육취개가 있다.

뇌화영; [아... 아버지!] 덜덜 떨며 뇌정치의 손을 잡고

뇌화영; [어쩌다... 어쩌다 이런 꼴이 되셨어요 아버지?] 털썩! 침대 옆의 바닥에 무릎을 꿇으면서 오열하고. 한손으로는 뇌정치의 손을 잡은 채로

청풍; [오는 도중에 사정 얘기는 했으니 반복하진 않겠소.] 냉정하게

청풍; [소저 아비와 벽세황은 신장궁의 후계자인 철수무정 벽세준을 납치해서 어딘가에 가둬두고 있는 게 분명하오.]

청풍; [하지만 벽세황은 소저 아비의 손에 죽었고 소저 아비는 독을 깨문 후유증으로 백치가 되어 버렸소.]

청풍; [만일 이대로 시간이 며칠만 더 지나도 철수무정 벽세준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될 테고...]

청풍; [그럼 소저와 소저의 아비는 신장궁으로부터 가혹한 대접을 받게 될 거요.] 살벌한 표정으로 이를 가는 뇌옥경을 떠올리고

뇌화영; [하지만... 하지만 전 정말 아는 게 없어요.] 고개 젓고

뇌화영; [아버지는 소궁주님의 종적에 관해 일절 언급하신 적이 없어요.] 애절하게 울며 말하고

독각철개; (확실히 초공자의 공작이 효과가 있군.) 그런 뇌화영을 보며 생각

독각철개; (워낙 되바라지고 성정이 격렬한 계집이라 협박이나 회유가 통하지 않았을 테니...) 눈물 훔치는 뇌화영을 보고

청풍; [소저의 말을 믿겠소.] 준엄하게

청풍; [하지만 소저의 아비는 분명 벽세준 소궁주를 가둔 장소에 대한 단서를 남겼을 테고...]

청풍; [그걸 알아낼 수 있는 사람은 소자 밖에 없소.] [그러니 잘 생각해보시오.]

뇌화영; [정말... 정말 전 아무것도 몰라요.] [믿어주세요.] 울며 청풍을 돌아보고

청풍; (도박 빚을 지게 만들어서 끔찍한 일을 당하게 한 효과로 드세던 성격이 나긋나긋해 지긴 했는데...) 찡그리고

청풍; (이 계집마저 벽세준의 행적과 관련하여 아는 게 아무 것도 없으면 일이 난감해진다.) 찡그리며 생각하고

청풍; [소저의 아비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생각해내야...] + [!] 말하다가 입을 다물고

독각철개; (뭔가 떠올리셨군.) 눈 번뜩일 때

청풍; (혹시...) + [소저의 아비는 정기적으로 양주를 떠났다 돌아오곤 했을 거요. 그렇지 않소?]

뇌화영; [맞... 맞아요.] 끄덕

독각철개; (그렇군!) 깨닫고

구육취개; (벽세준을 고문하되 죽지 않도록 보살피려면 일정한 간격으로 보러 갔어야했겠지.) 역시 고개 끄덕이고

청풍; [소저의 아비가 언제, 어디를 다녀왔는지 말해보시오.]

뇌화영; [아버지는 효심이 깊어서 닷새에 한 번씩은 조모님의 위패가 봉안된 암자에 다녀오셨어요.] 뇌정치를 돌아보며

<닷새에 한번!> <찾았다!> 독각철개와 구육취개의 흥분

청풍; [그 암자는 어디에 있소?] 눈 번뜩

뇌화영; [이곳 양주에서 북쪽으로 백여리쯤 떨어진 홍택호(洪澤虎) 근처 노자산(老子山)에 있어요.] 눈물 닦으면서

<노자산!> 흥분하는 청풍과 독각철개와 구육취개

 

#381>

<-노자산(老子山)> 낮. 멀리 거대한 호수가 보인다.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경치 좋은 산이고. 도처에 암자와 도관, 별장등이 있다

날아가는 나비 한 마리

나비가 날아가는 쪽. 경치 좋은 곳에 자리한 건물들이 보인다. 암자다.

<-자재암(自在庵)> 건물 몇 채로 구성 된 암자. 암자 주위로 거지들이 무언가를 찾고 있다. 구육취개가 거지들을 지휘하고 있다.

암자 위에 이르는 나비

암자 앞의 뜰에 서서 거지들의 수색 상황을 보고 있는 독각철개. 중들이 불안한 표정으로 오가며 독각철개를 힐끔거리고 있고

독각철개 뒤쪽에 서있는 암자의 본채. <自在庵>이란 현판이 걸려있고. 문은 열려있다.

열려있는 문 안쪽. 불단 앞에 청풍이 늙은 중과 마주 앉아 차를 마시고 있다. 늙은 중은 이 암자의 주지다. 온화한 인상

사방에서 달려오는 중년의 거지들.

독각철개에게 인사하며 무어라 보고하는 중년 거지들. 끄덕이는 독각철개. 심각한 표정

손짓하자 다시 흩어지는 중년의 거지들

돌아서서 대웅전으로 가는 독각철개

독각철개를 따라가는 나비

 

주지; [뇌정치시주 모친의 영패는 일 년 전쯤 우리 암자에 안치 되었다오.] 청풍과 마주 앉아 차를 마시며 말하고

주지; [그때 이후로 뇌시주는 매달 한 번씩 찾아와 향화(香火)를 올려왔소.]

청풍; [제삿날도 아니고 한 달에 한 번씩 찾아오는 건 참 대단한 효심이 없으면 어려운 일이겠습니다.] 차를 마시며

주지; [제삿날은 고사하고 몇 년씩 부모 위패에 공양을 올리지 않는 중생들도 허다한 세상이라오.] 한숨 쉬고

청풍; (역시 뇌정치가 어미의 위패에 향화를 올리기 위해 이 암자를 찾아왔다는 건 눈속임이었다.)

청풍; (뇌화영의 자백에 의하면 뇌정치는 닷새에 한 번씩 노자산에 왔다고 했지만 그자가 정작 이 암자에 들린 것은 한 달에 한 번뿐이었으니...) 차를 마시며 생각하다가

돌아보는 청풍.

문간에 독각철개가 서있다.

청풍; [말씀하시지요.] 찻잔 내려놓으며

독각철개; [사방 십리 내를 샅샅이 뒤지고 있지만 소득이 없습니다.] 고개 젓고

청풍; [주변의 다른 암자와 도관(道觀)들은...?]

독각철개; [후하게 시주를 하고 협조를 구한 후 찾아보고 있지만...] 고개 젓고

청풍; [홍택호가 멀지 않고 경치가 좋아 도처에 별장들도 산재해 있더군요.]

독각철개; [쉽진 않지만 주인들의 협조를 구해 각각의 별장들도 탐문하고 있는 중입니다.]

청풍; [비록 산중이긴 하지만 자재암 주변으로는 사람의 통행과 이목이 적지 않더군요.] 고개 돌려 주지에게 말하고

주지; [멀지 않은 곳으로 항주(杭州)에서 북경(北京)까지 이어지는 경항대운하(京杭大運河)가 지나고 있지요.] [그 때문에 노자산 근처로는 물산과 사람의 통행이 빈번하외다...]

독각철개; (보고 듣는 이목이 많은 곳이라 납치한 사람을 들키지 않고 가둬두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 생각할 때

청풍; [노자산에 폭포가 많지요?] 뜬금없이 주지에게 묻고

주지; [산은 그리 높지 않지만 수량이 풍부한 곳이라 폭포가 도처에 있다오.]

독각철개; (뜬금없이 왜 폭포를 거론...) + [!] 생각하다 깨닫고 눈 부릅

청풍; [자재암 주변의 폭포들 중 물소리가 유달리 크고 웅장한 폭포가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넘겨 짚으며 말하고. 그러자

주지; [동쪽으로 산봉우리 두 개를 넘어가면 화엄폭(華嚴瀑)이라는 폭포가 있소.] 벽쪽을 가리키며

주지; [물소리가 웅장하여 마치 화엄경을 듣는 것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말하다가 흠칫! 하고. 청풍이 급히 일어난다

청풍; [자세한 말씀은 다녀와서 듣도록 하겠습니다 스님! 감사합니다.] 합장하고

주지; [그러십시다.] 마주 합장하고

서둘러 암자에서 나가는 청풍.

독각철개; [초공자! 화엄폭이라는 곳에...] 암자를 나서는 청풍에게 흥분하여 묻고. 근처에 나비가 한 마리 날고 있고. 물론 그 나비는 용운영의 분신

청풍; [고문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비명을 숨기기에는 폭포의 물 소리만한 게 없겠지요.] 굳은 표정으로 대웅전 옆으로 걸어가며 말하고

독각철개; [과연!] 흥분

휘익! 날아오르고. 독각철개도 날아오르고. 그 모습을 주변의 중들과 수색하던 거지들이 흠칫하며 본다

독각철개; (주변 상황을 유추하여 단번에 핵심을 짚어낸다.) 앞서 날아가는 청풍을 보며 감탄

<초공자의 탁월함은 그저 무공 방면에만 국한된 게 아니로구나.> 멀어지는 두 사람 모습 배경으로 독각철개의 감탄. 나비도 두 사람을 따라 날아가고

 

#382>

산중의 웅장한 폭포. 높이는 아주 높지 않지만 옆으로 넓고 수량이 많다. 연못으로 떨어지는 폭포 소리가 요란하고.

휘익! 휙! 그 폭포 아래 연못가의 바위로 날아 내리는 청풍과 독각철개.

내려서며 바위를 살피는 청풍

폭포로 향하는 바위들의 윗부분이 반질반질하다

독각철개; (폭포쪽으로 향하는 바위 윗부분에 이끼가 없다.) 깨닫고

독각철개; (누군가 자주 밟아서 이끼가 살지 못한다는 건데...) 앞장 서서 그 바위들 밟으며 폭포쪽으로 걸어가는 청풍의 모습 보며 생각

손을 내미는 청풍.

징! 청풍의 손이 진동하자

화악! 쏟아지던 폭포가 마치 커튼이 젖혀지듯 옆으로 밀려난다

독각철개; (저토록 엄청난 양의 폭포를 옆으로 밀쳐버리는 잠경(潛勁)이라니...) 놀라고. 직후

[!] 눈 부릅뜨는 독각철개

쿵! 폭포줄기가 커튼 젖혀지듯 옆으로 밀려나자 드러나는 동굴. 폭포 뒤쪽에 동굴이 있었다. 높이 3미터쯤 되는 상당히 큰 동굴이다

독각철개; (수렴동(水簾洞)!) 놀라며 청풍을 따라가고

독각철개; (폭포의 물줄기 뒤에 동굴이 숨겨져 있었다.) 한손을 들어 물줄기를 밀어버리는 자세로 동굴로 가는 청풍을 따라가는 독각철개

동굴 안쪽으로 들어서는 청풍과 독각철개. 청풍은 폭포 줄기를 향해 손을 내밀 자세로

독각철개; (무언가 썩는 냄새...) 동굴 안으로 들어서며 소매로 코를 가리고. 그 뒤에서 청풍은 손은 내리고 있고

쏴아! 다시 원래대로 쏟아져 내려오는 폭포

독각철개; [공자! 이 동굴이 맞는 것같습니다.] 소매로 코를 가린 채 말하자

청풍; [이십 장쯤 안쪽에서 심장 박동이 느껴집니다.] 끄덕이며 독각철개를 지나 걸어가고

독각철개; [그럼...] 안도

청풍; [다행히 너무 늦게 찾아오진 않은 것같습니다.] 앞장 서서 걸어가고

따라온 나비는 폭포 밖을 배회하고 있고

 

#383>

어두운 동굴. 한 굽이를 돌아가는 두 사람. 직후

[이번에는... 또 무슨 수작이냐 세황?] 어둠 속에서 누군가의 음성이 들리고

벽세준; [어떤 수작도... 소용없으니... 포기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쿵! 막다른 곳. 석벽에 기대앉아 말하는 알몸의 사내. 바로 철수무정 벽세준이다. 봉두난발에 두 눈이 뽑혀 피와 고름이 흐르고 온몸이 상처로 덮여있다. 아랫도리도 썩어가고 있고. 목과 양팔목에 족쇄가 채워져 있고. 그 족쇄들은 쇠사슬에 연결되어 벽에 박혀있다. 주변에는 각가지 고문 도구들이 널려있고. 썩은 음식이 들어있는 그릇들도 보인다

독각철개; (맙소사!) 소매로 입을 가리고 눈 치뜨고

벽세준의 모습 크로즈 업

눈이 뽑힌 얼굴,

상처투성이의 몸뚱이,

남근이 잘려서 썩어가는 아랫도리 등등

독각철개; (눈을 뽑아버리고 남근(男根)까지 자르는 만행을 저질렀다.) 분노와 진저리

독각철개; (비록 어머니는 다르다 해도 같은 아버지를 둔 형제에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벽세황을 떠올리며 분노할 때

벽세준; [신장궁을... 망칠 네놈에게 십자금천건의 사용법을 알려주느니... 죽는 편을 택하겠다.] 말하는 벽세준 앞으로 다가가 몸을 숙이는 청풍.

벽세준; [그러니 헛된 꿈 꾸지 말고 나를 죽이는 게 그나마...] 말하다가 전율하는 벽세준. 청풍이 다가와 두팔로 벽세준을 꽉 끌어안는다

뒤에서 보다가 놀라는 독각철개

벽세준; [무슨 수작을...] + [!] 청풍에게 안기며 당황하다가 뭔가 느끼고

두근! 두근! 맞닿은 몸을 통해 청풍의 심장 박동이 벽세준에게 느껴지고

벽세준; (격하게 뛰는 심장 박동이 느껴진다!) 전율할 때

청풍; [이제... 끝났습니다.] 주르르! 벽세준을 끌어안고 눈을 감는 청풍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청풍; [곧 영부인과 진룡이 진봉이를 만나실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힘주어 벽세준을 끌어안고

벽세준; [그럼... 그럼 귀하는...] 덜덜. 눈이 뽑힌 눈에서 물기가 배어나오고

청풍; [예! 영부인의 부탁을 받고 찾아왔습니다.] 고개를 들고 눈을 뜨고

청풍; [영부인께서는 지난 일 년 간 단 한시도 소궁주를 잊으신 적이 없습니다.]

벽세준; [흐흐흐 그랬을 거요.] 울며 웃고

벽세준; [그녀라면 그랬을 것이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날 잊어도 그녀만은 내 생각을 끊은 적 없었을 거요.] 울음 터트리고

말없이 그런 벽세준을 끌어안고 다독이는 청풍..

독각철개도 눈시울이 붉어져 고개 들어 천장을 보고

벽세준; [고맙소! 뉘신지 모르지만 고맙소!] 청풍의 품에 안겨 울고

벽세준; [세상에서 잊혀진 채 홀로 죽어가지 않게 해주셔서 고맙소이다.] 오열하는 벽세준

독각철개; (무공보다도 초공자의 저런 능력이 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붉어진 눈시울을 소매로 닦으며 생각하고

<인간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기꺼이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존재이므로...> 동굴 내의 모습 배경으로 독각철개의 생각

 

#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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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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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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