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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

개방의 분타. 이제는 아주 깊은 밤이다. 잠이 든 거지들

청풍이 머무는 건물에도 불이 꺼져 있고.

그 건물이 내려다보이는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나비.

[!] 무언가 느끼고 고개를 드는 나비

슥! 건물 그늘을 따라 숨듯이 청풍의 방문으로 접근하는 작은 그림자. 잠옷을 걸치고 품에 베개를 안은 여자다. 물론 당아연이고.

끼익! 주변 살피며 청풍의 방문을 여는 당아연

안으로 몰래 들어가는 당아연

탁! 닫히는 문

[...!] 닫힌 문을 보며 뭔가 생각하는 나비

 

#358>

어둑한 방안. 침대에 누워 잠들었다가 깨는 청풍. 얇은 이불을 가슴 아래부터 덮고 있었다

탁! 방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는 당아연. 품에 베개를 안고

청풍; [당소저...] 일어나고.

당아연; [죄... 죄송해요.] 주춤

당아연; [낮... 낮선 곳이라 무서워서 잠이 오질 않았어요.] 겁먹은 표정으로 청풍의 눈치를 보며 주춤 주춤 다가오고

청풍; (이거 참...) 난감하지만

<저 표정을 보니 쫓아낼 수도 없군.> 베걔를 두팔로 끌어안은 채 긴장하여 떨고 있는 당아연의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이리 오시오.] 당아연 쪽의 이불을 걷어 보이고

청풍; [같이 자도록 합시다.] 그러자

당아연; [고... 고마워요 공자님!] 안도하며 활짝 웃고. 달리듯 다가와서

당아연; [아이 좋아라.] 침대에 올라와 청풍을 보는 자세로 눕는다. 들고 온 베개를 머리에 대며

당아연; [이젠 안심하고 잠이 들 수 있을 것같아요.] 수줍게 웃고. 청풍은 그런 당아연의 몸에 이불을 덮어주고

청풍; [그렇다니 다행이오.] 당아연 몸을 어깨까지 이불로 덮어주며 자신도 눕고

청풍; [좋은 꿈 꾸시오.] 천장 보는 자세로 누우며 말하고

잠시 침묵

쌔근 쌔근 숨소리가 청풍의 귀에 크게 들리고

청풍; (어째 잠들기는커녕 숨소리가 더 또렸해지는군.) 고개 조금 돌려보고

웅크린 채 청풍을 보는 자세로 누운 당아연이 눈 말똥말똥 뜬 채 보고 있다. 좋아 죽으려는 표정으로

청풍의 눈이 닿자 급히 눈 까는 당아연.

하지만 입에서는 미소가 지워지지 않고

웅크리는 바람에 부각되어 보이는 당아연의 젖가슴과 골짜기

청풍; (이러면 안되는데...) 침 꿀꺽! 삼키며 곁눈질로 당아연을 보고

백치의 표정인 당아연이 황태자의 몸 위에서 방아를 찧던 장면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고

청풍; (당소저는 다른 사내... 그것도 장차 천자가 될 황태자에게 몸을 바친 여자다.) (어쩌면 당소저의 뱃속에서 황태자의 씨가 자라고 있을지도 모르고...) 한숨 다시 천장 보고

청풍; (어쩔 수 없이 떠맡긴 했지만... 건드리면 안되는 여자다.) 생각할 때

뭉클! 청풍의 가슴에 눌리는 당아연의 젖가슴.

찌릿! 충격 받는 청풍

할딱이며 한쪽 팔을 뻗어 청풍의 가슴을 끌어안고 달라붙는 당아연

청풍; [소... 소저!] 당황

당아연; [저... 저는 그때... 미약에 취했던 탓에 기억이 없어요.] 청풍의 몸 위에 반쯤 올라탄 자세로 할딱이고.

당아연; [제가... 정말 공자님의 여자라는 걸 깨닫게 해주세요.] 슥! 다리 하나로 청풍의 사타구니를 자극하기도 하고

청풍; (어... 어쩔 수가 없구나.) 얼굴 벌개져서 당아연을 끌어안고. + 당아연; [하악!] 청풍의 품에 안기며 자지러지고

청풍; (진실을 말해줄 수 없는 상황이니 내가 이 여자를 책임질 수밖에...) 키스하고

당아연; (행복해!) 청풍의 목을 끌어안고 열렬히 키스하고

<드디어 난 확실하게 이분의 여자가 되는 거야!> 키스하는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당아연의 생각.

 

[공... 공자님! 하악!] [견... 견디기 힘들면... 그만 두겠소.] 야한 소리가 건물 밖으로 흘러나오고

[아... 아니에요. 전... 전 상관 말고... 하악!] [소... 소저!] 그 소리를 듣고 있는 나뭇가지 위의 나비. 이어

팔락! 날아가는 나비

조금 열려있는 창문 틈으로 날아들어간다.

어둑한 방안에서는 허연 알몸뚱이 한쌍이 뒤엉켜 몸부림치고 있고, 물론 청풍과 당아연. 청풍이 당아연을 올라타고 있다

그걸 내려다보는 나비

 

#359>

깊은 산중. 깊은 밤

어느 계곡. 빚도 들어오지 않는 곳

계곡 끝의 바닥에서 불빛이 번져 나오고 그 불빛 옆에 누구 쪼그리고 있다.

바닥에 작은 샘이 있고. 그 샘물 가에 두터운 천을 뒤집어쓴 여자가 마귀할멈처럼 앉아 거울같이 고요한 샘물을 들여다 보고 있다. 용운영이고

샘물 표면에 비치는 장면. 청풍이 육중한 몸이 당아연의 가녀리고 작은 몸을 짓누른 채 움직이는 장면이고

청풍의 몸 아래 깔려 청풍을 끌어안고 숨이 넘어가는 당아연의 얼굴 크로즈 업. 물론 소리는 안 들리고.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좋아 죽으려는 표정이고

용운영; (부럽구나.) 입술 깨물고

<나에게도 저 계집처럼 젊고 풋풋한 시절이 있었는데...> 당아연의 혼망 간 얼굴 배경으로 용운영의 생각

용운영; (분에 넘치는 욕심을 부린 대가로 세월을 단번에 건너뛰고 말았다. 청춘은 즐겨보지도 못한 채...) 주름투성이 손으로 주름 투성이 얼굴을 만진다. 떨리는 손으로

<잘 생긴 놈이다. 무엇보다 젊음이 넘치고...> 당아연을 올라탄 채 치받고 있는 청풍의 얼굴 배경으로 용운영의 생각

용운영;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몸이 달아오르고 가슴이 뛴다.) 떨리는 손으로 자기 가슴 누르고. 숨이 가빠지고

용운영; (이런 걸 보면 늙은 몸뚱이에 갇히긴 했어도 내 마음은 여전히 청춘에 머물러 있는 게 분명한데...)

<저것들처럼 다시 젊음을 되찾을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하련만...> 샘물에 떠오르는 장면을 보며 한숨짓는 용운영. 샘물에는 이제 청풍이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있고 그런 청풍의 하체에 마주 보고 걸터앉은 당아연이 청풍의 목을 두팔로 끌어안고 방아를 찧으면서 자지러지는 모습이 떠오른다

 

#360>

이제 새벽이 멀지 않은 깊은 밤. 험준한 산

한쪽이 깎아지른 절벽인 바위산

휘익! 허공에서 유성처럼 떨어지는 물체

퍼억! 나뒹구는 그 물체는 바로 위태무다. 살아있는 게 신기할 정도의 중상을 입은 상태. 몸의 반은 화상을 입어 살이 녹아내렸고 반은 얼어붙어있다. 그 상태에서 가슴에는 부러진 창이 관통하고 있고 부러진 무기들이 여러 개 박혀있다.

위태무; [이해... 이해할 수 없다.] 끄윽! 끅! 피를 게워내고. 사력을 다해 일어나려 하면서. 타들어간 몸에서는 연기가 나고 얼어붙은 몸에서는 수증기가 피어 오른다

위태무; [용설약... 그년이 이토록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를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다.] 일어나 앉고. 헉헉 대고

위태무; [내가... 죽은 것으로 처리한 문천이를 곁에 두고 있었다는 게 그렇게도 한스러웠단 말인가?]

위태무; [설령 배신감을 느꼈다고 해도... 난 제 년이 배 아파 낳은 진천이의 아비가 아닌가?] 이를 갈고

위태무; [어쨌든 명색이 혈교의 교주이며 혈왕세가의 가주인 날 암살할 경우... 교도들과 식솔들이 거센 반발을 살 것도 자명한데...]

위태무; [왜... 무엇 때문에 날 죽이려 한 건가? 날 죽여서 그년이 얻을 이득이 대체 뭐기에...] 주저앉아서 헐떡이고

위태무; (무언가... 내가 놓치고 있는 무언가가 있다.) 이를 갈고

위태무; (후환을 두려워하지 않고... 나를 반드시 죽여야만 하는 이유가 용설약 그년에게 있다.) 눈 번뜩이고

위태무; (그걸 알아내기 위해서라도... 나는 이대로 죽을 수 없다!) 사력을 다해 일어나고

위태무; (죽더라도... 혈교성역에 가서 죽어야만 한다.) 비틀 일어나고

위태무; (내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는 대상은... 천법사들 뿐이니...) 비틀거리며 걸음을 옮긴다. 푸시시! 몸에서는 연기와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헌데 그 직후

움찔! 타고 녹아 붙은 위태무의 귀가 움찔! 하고. 무언가를 들었다

휘익! 무언가 날아오는 소리가 위태무의 귀에 들린 것

위태무; (누군가 날아오면서 내는 파공성(破空聲)!) 급히 돌아보고

쐐액! 어둠 속에서 새처럼 날아오는 사내

위태무; (벌써... 용가년의 개들이 따라붙은 건가?) 억지로 심호홉, 싸울 준비를 하고. 그때

[여기 계셨군요 숙부님!] 휘익! 누군가 위태무 앞에 날아 내린다. 물론 그자는 위극겸이지만 이 씬에서도 뒷모습만 나온다. 앞을 보여주면 안되고. 보여줘도 코 아랫부분만 보여준다

위태무; [너... 너는...] 상대를 알아보고 눈 치뜨며 안도하고

위극겸; [예 소질입니다 숙부님.] 다가서고

위극겸; [우리 위씨 집안의 충복(忠僕)이 숙부께서 위해를 당하셨다는 연락을 보내와 달려왔습니다.]

위태무; [그... 그랬구나.] 안도하며 비틀하고

위극겸; [상세가 심각해 보입니다.] 슥! 손을 내밀어 부축하려 하고

위태무; [상관없다.] 다가오는 위극겸의 손을 보면서도 경계하지 않고

위태무; [죽기 전에 널 만났으니 용설약 그년의 만행을 천법사들도 알게 될 테니...] + [!] 덜컥! 말하다가 몸이 진동하고

쿵! 위극겸의 손이 위태무의 가슴에 깊이 박혀있다. 심장을 뽑으려는 모습이고

위태무; [네... 네놈...] 비틀하며 눈 치뜨고

위극겸; [미안하게 되었소이다 숙부!] [날 이곳으로 보낸 건 다름 아닌 숙모였소이다.] 팟! 말하며 손을 잡아 뽑고. 뽑아내는 위극겸의 손에 심장이 쥐어져 있고

위태무; [끄윽... 네... 네놈까지...] 심장이 뽑힌 가슴에서 피를 뿜어내며 뒤로 비틀하고. 뒤쪽은 절벽이다. 그러다가

툭! 발뒤꿈치가 절벽에서 미끄러지는 위태무

쐐액! 그대로 절벽 아래로 추락하는 위태무. 하늘을 보는 자세로 눈을 부릅뜬 채

위극겸; [잘 가시오 숙부!] 위태무의 심장을 움켜쥔 채 절벽 끝으로 가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위극겸

까마득한 절벽 아래. 어둠속에 허연 포말을 일으키며 계곡 물이 흐르고 있고

풍덩! 무언가 물 속에 빠지는 흔적이 작게 보이고

위극겸; [숙부가 자기 핏줄이라 철석같이 믿고 정성을 기울여온 진천이는 소질이 기필코 천하의 주인으로 만들겠소.] 피로 물든 손에 위태무의 심장을 쥐고 쳐든 채 웃고

위극겸; [그걸 위안으로 삼고 저 세상으로 가시길 바라겠소!] 위극겸의 웃음소리가 절벽을 배경으로 들린다

 

#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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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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