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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

객잔을 밖에서 본 모습. 오가는 행인들은 아직 객잔 안에서 벌어진 참극을 모른다. 그러던 어느 순간

번쩍! 객잔의 문과 창문으로 강한 빛이 뿜어져 나오고

[!] [!] [... 뭐냐?] 기겁하는 사람들. 직후

! 객잔 건물 전체가 안에서 일어난 폭발로 터져나간다.

[으악!] [히익!] [끄악!] 오가던 사람들 비명 지르며 나뒹군다. 객잔이 폭발하며 튕겨져 나온 목재와 벽돌 등에 맞아 다치는 사람들도 많고

[이게 무슨...] [주씨네 객잔이 폭발했다!] [피해!] 사람들 비명 지르며 달아나고

! 콰쾅! 객잔의 잔해가 터져나가는 안쪽에서 서로를 치고 있는 크고 작은 그림자. 물론 청풍과 고루존자다. 둘 다 아주 빠르게 움직이며 서로를 공격하는데 청풍은 빛이 나는 주먹으로 공격하고 고루존자는 날카로운 갈쿠리같은 손으로 긋고 움켜쥐려 한다. 청풍은 쓰고 있던 죽립이 사라진 상태고.

콰쾅! 청풍의 주먹이 고루존자의 몸에 작렬하고

충격을 받으면서도 양손을 휘젓는 고루존자.

서걱! ! 고루존자의 손톱에 스치며 청풍의 옷이 갈라지고 몸에도 상처가 생긴다.

하지만 피차 충격을 입으면서도 물러서지 않고 공격한다

주먹과 깡마른 손바닥이 충돌하기도 하고

! 콰쾅! 그럼 충격파가 일어나 주변을 휩쓸고 지나간다. 충격파에 주변의 다른 건물들도 무너지고 터지고

[꺄악!] [엄청난 고수들끼리 싸우고 있다.] [도망쳐!] 사방으로 달아나는 사람들

 

#218>

골목에 숨어서 보고 있는 위상영

위상영의 시점. 객잔이 있던 자리에서 날고 뛰며 서로를 공격하는 청풍과 고루존자.

위상영; (저 괴물...!) 식은땀

위상영; (단양 근처에서는 거령철귀에게 압도당했었는데...) 거령철귀와 싸울 때 고전하던 청풍의 모습 떠올리고

<지금은 같은 구대마왕중 한명인 고루존자와 호각으로 싸우고 있다.> 서로를 때리고 긋는 청풍과 고루존자의 모습 배경으로 위상영의 생각

<오히려 고루존자의 상황이 점점 안 좋아지고 있다.> ! ! 청풍이 날리는 주먹질에 맞아 뒤로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고루존자의 모습

위상영; (이청풍의 무공이 고루존자와 상극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결과다.)

위상영; (고루존자는 몸이 강철보다 단단하기도 하지만 더 치명적인 것은 온몸에 배어있는 시독이다.)

<고루존자의 몸에 묻어있는 시독은 치명적이어서 스치기만 해도 살이 썩어 들어간다.> ! 서걱! 고루존자의 날카로운 손톱이 청풍의 몸을 스치며 상처를 낸다.

<하지만 광명법신을 익힌 때문인지 이청풍은 고루존자의 시독에 전혀 영향을 받고 있지 않다.> ! 콰쾅! 주먹을 빗발치듯 날려서 고루존자의 가슴을 강타하는 청풍.

위상영; (대체 어떻게 되어먹은 괴물인 건가?)

위상영; (불과 며칠만에 무공이 비약적으로 증진되었다.) (게다가...)

위상영; (천향음신을 타고 났다. 그 때문에 어떤 사내라도 나와 함께 있으면 욕정에 휩싸이게 되는데...) 얼굴 발개지고

위상영; (이청풍 저자는 그 오랜 시간 나와 비좁은 선실에 있었으면서도 날 어찌해보려 하지 않았었다.)

위상영; (믿어지지 않는 자제력까지 갖췄고... 어쩌면 나는 고금제일인으로 성장할 인물과 오랜 시간을 보낸 것인지도 모르겠다.) 얼굴 발개지고

 

#219>

다시 싸움 현장.

고루존자; [!] 피를 토하며 뒤로 휘청하고

위상영; (고루존자가 한계에 이르렀다.) 눈 치뜰 때

청풍; [죗값을 치러라!] ! 쇄도해서 강력한 주먹을 고루존자의 가슴에 꽂아 넣고. 그러자

고루존자; [!] ! 피를 토하며 뒤로 날아가는 고루존자

[그렇지!] [승부가 났다!] [죽어라 강시괴물아!] 현장에서 멀찍이 떨어져서 지켜보던 사람들의 환호하고

콰쾅! 뒤쪽의 건물을 등으로 부수며 나뒹구는 고루존자

청풍; [크아!] 미사일처럼 고루존자에게 쇄도하는 청풍.

[그 괴물을 죽이시오!] [천벌을 받아라 마귀야!] 사람들의 환호

위상영; (안돼!) 눈 치뜰 때

고루존자; [크아!] 쓰러진 채 입을 딱 벌리고. 그러자

화악! 고루존자의 입에서 검은 연기가 확 뿜어져 나온다.

청풍; (!) 눈 부릅

청풍; (주변으로 퍼지게 하면 또 무고한 희생이 나온다.) 화악! 주먹을 날리려던 오른손으로 휘젓고. 앞으로 날아가며

화악! 쿠오오! 청풍이 손짓에서 일어난 기운이 고루존자가 뿜어낸 검은 연기를 허공으로 휘말라 올라가고.

[오오! 신기다!] [독기를 허공으로 날려 보냈다.] 환호하는 사람들. 하지만

청풍; [!] 휘익! 눈 치뜨며 날아 내리는 청풍.

고루존자가 쓰러져있던 곳에 이미 아무도 없다

청풍; (독기를 뿜어낸 후 도망쳤구나.) 찡그리며 둘러보고

청풍; (이번 기회에 그 마두의 숨통을 끊어놨어야 애꿎은 희생자가 생기지 않았을 텐데...) 생각할 때

[저 분 소협이 이겼다!] [마귀같은 작자를 쫓아버렸다.] 와아! ! 사람들 환호하고. 그때

[공자님!]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공자님! 무사하신가요?] 울상 지으며 건물들 사이에서 달려오는 위상영

청풍; [난 괜잖소. 소저도 다친 곳 없으시오?] 몸에 묻은 먼지를 털고

위상영; [다행이에요.] 와락 청풍의 품에 안기고

위상영; [정말 다행이에요 공자님!] 청풍의 품에 안겨 떨면서 울먹이는 위상영.

청풍; (의심하면 안되는데...) 위상영을 다독이며 지긋이 보고

청풍; (공교롭게도 이 여자가 자리를 비우자마자 고루존자가 시독을 풀었다.)

<아무쪼록 내 의심이 괜한 것이길 바랄 뿐이다.> 장내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그리고

 

#220>

근처 골목에 숨어서 보고 있는 사내. 바로 고루존자를 만나러 북망산 시독동으로 갔던 중년 사내

사내;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 구대마왕중 한명인 고루존자가 머리에 피도 안마른 놈에서 패해 도망가다니...)

사내; (빨리 이 결과를 태상가주님께 전해드려야한다.) 돌아서고

 

#221>

근처의 산봉우리에 서있는 거대란 독수리와 장신인 여자의 실루엣. 물론 패소정과 패소정이 타고 다니는 독수리다.

크로즈 업. 패소정과 독수리임을 보여주고

패소정의 시점. 폐허 중앙에 끌어안고 있는 청풍과 위상영의 모습이 작게 보이고

패소정; (하여간 사내들이란...) 냉소.

패소정; (계집이 눈물만 찔끔 보여도 무장해제가 되고... 이래서 사내들은 믿을게 못되는 것이다.) 냉소하는 패소정의 모습

패소정; (저런 경박한 사내를 잘 나신 소수마녀께서는 왜 지켜보고 오라고 한 걸까?)

 

#222>

<-낙양 동쪽 도시 정주(鄭州)> 강가의 도시.

강가의 어느 객잔. 사람 많이 드나들고. 마당에는 우마차도 많이 주차해있다.

구석진 자리에서 음식을 먹고 있는 위태무. 그 앞에 앉아서 눈치를 보는 사내 한명. 이사는 바로 위씬에서 나온 사내는 아니다. 다른 인물

멈칫! 하는 위태무의 젓가락질

위태무; [고루존자가 패주했다?]

사내1; [! 낙양지부장이 보내온 전서에 의하면 고루존자는 채 일다경도 안되어서 중상을 입고 피신했다고 합니다.]

위태무; [허어... 듣고도 믿기지 않는 얘기로군. 삼십여 년 전에 이미 우는 아이도 뚝 그치게 만들던 고루존자가 패해서 도망치다니...] 다시 음식을 먹고

사내1; [결국 고루존자도 이청풍이란 자의 발을 묶는데 실패한 셈인데...]

사내1;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청풍이 아직은 아가씨를 의심하지는 않고 있는 듯 하다는 점입니다.]

위태무; [고루존자가 실패했다면 더 지체할 수가 없군.] ! 일어나고. 사내1도 따라 일어나고

위태무; [노부는 길을 서둘러야하니 자네는 낙양과 서안의 지부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하게.] 입구로 가고. + 사내1; [존명![ 포권하고

위태무; (이제 이청풍과의 거리는 대략 반나절...) 객잔을 나서며 생각하고

위태무; (놈이 언제라도 상영이를 떨쳐버릴 수 있는 상황이니 서둘러 따라붙어야만 한다.) 스스스 모습이 사라지는 위태무. 객잔으로 들어오려다가 그걸 보고 기겁하는 사람들

스팟! 사라지는 위태무의 모습

[히익! ... 사라졌다!] [... 귀신이다!] 공포에 질려 도망치거나 주저앉는 사람들

 

#223>

<-종남산(終南山)> . 험준한 산.

산중을 날아가는 청풍과 위상영. 아주 빠르게 날아가지는 않는다.

위상영; [종남산으로 깊이 들어왔는데...] [이제 목적지가 어딘지 알려주실 때가 되지 않으셨나요?] 눈치 보며 묻고

청풍; [내가 가려는 곳은 실로 흉험한 곳이오.] [지금이라도 소저는 안전한 곳에서 기다리셨으면 좋겠는데...]

위상영; [우린 수천리 길을 함께 왔어요.] [이제 와서 절 떼어놓으시려는 건 너무 매정하지 않으신가요?]

청풍; [알았소. 같이 갑시다.] 쓴웃음 지으며 날아가고

청풍; [내가 가려는 곳을 바로 저기요.] 앞을 가리키고. 앞을 보는 위상영.

멀리 산봉우리 너머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위상영; [저 연기가 나는 곳은...?] 긴장

청풍; [종남산의 최악 험지 독룡곡(毒龍谷)이오.]

위상영; [독룡곡!] 아연긴장하고

 

#224>

아주 깊고 험한 산. 산중에서 연기가 치솟는다. #134>에 나온 독룡곡이다. 이하 #134.의 장면과 동일

산중의 어느 계곡. 지면에서 타원형으로 푹 들어간 직경 1키로쯤의 계곡인데 안쪽에서 연기가 치솟는다. 마치 화산같고.

계곡 위 절벽에 비석이 서있는데 <毒龍谷 亡入者死>라는 글이 새겨져 있고.

독룡곡 내부의 모습. #135>에 나온 장면과 동일

짙은 연기에 덮여있는 독룡곡 내부. 상당히 큰 연못이 있고 그 연목 가운데에 정자 같은 건물이 한 채 서있다. 3층 건물인데 그 건물 일대만 연기가 없다. 연기가 뭔가에 밀려나는 모습. 독룡곡 내부는 황량하지만 연못 주변에는 각가지 풀과 꽃이 피어있다.

삼층 건물의 삼층 창가에 망원경을 세워놓고 위를 보고 있는 노인. 독심귀의다. 처음 나왔을 때보다 더 늙고 추악하게 변해있다.

망원경에 보이는 화면. 연기 너머로 절벽 위쪽이 보이는데 그곳에 용신장과 호신장이 서서 내려다보고 있다. 두 사람 사이에는 드럼통 같은 게 하나 놓여있다.

독심귀의; [끌끌 포기라는 걸 모르는 놈들이로다.] 웃으며 망원경에서 눈을 떼고

독심귀의; [그러나 다 부질없는 짓일 뿐이다.] 돌아보고

독심귀의; [오늘 드디어 천약탈태술(千藥奪胎術)이 완성될 테니...] 뒤를 돌아보며 웃는 독심귀l.

! 건물 내부는 실험실 분위기. 중앙에 하얀 돌로 만든 침대가 있고 그곳에 잠옷 차림인 절세미녀가 누워있다. 목과 팔 다리에 족쇄가 채워져 돌침대와 한 몸이 된 그 여자는 바로 진상파다. 헌데 침대 주변에는 수 십개의 사람 키 만한 쇠막대들이 서있고 쇠막대마다 링겔 병같은 것이 걸려있으며 그 병에 든 액체들이 가는 관을 통해서 진상파의 몸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135>에서와 같은 장면인데 다만 다른 점은

1> 돌침대에 누워있는 진상파의 모습. 진상파의 몸은 마치 뭉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있다. 얼굴은 그대로지만 몸은 퉁퉁 부은 모습이다. 그 때문에 몸에 걸치고 있던 잠옷도 찢어지기 직전이고.

2> 진상파가 누워있는 옆에 빈 침대가 하나 더 추가 되어 있다. 그 침대에는 끝이 날카롭고 가는 구리관이 두 개 놓여있고. 반원형인데 하나는 작고 하나는 길다

3> 쇠막대들에 걸려있는 유리병에 든 액체들의 양이 이제 얼마 안남았다.

독심귀의; [노부에게서 모든 걸 빼앗아간 원수 진무륜... 그 늙은이의 양녀인 이 계집을 통해서 노부는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부어오른 진상파의 곁으로 오고.

독심귀의; [진상파, 이년의 핏 속에는 천지간에서 가장 귀한 영약 일천종의 약성이 고여 있다.]

독심귀의; [지금 주입하고 있는 영약만 이년의 몸에 모두 들어가면 천약탈태술이 완성되는데...] 거의 비어있는 약병들을 보고

독심귀의; [그대를 맞춰 이년의 피를 노부의 몸 속의 피와 교체하면 노부는 완전히 전설 속의 환골탈태를 이루게 된다.]

독심귀의; [환골탈태가 이루어지면 노부의 몸은 어떤 힘에도 훼손되지 않을 것이다.]

독심귀의; [천마의 마공이나 섭장천의 신공도 어쩌지 못하게 되면 누가 감히 노부를 거역할 수 있겠는가?] 광기에 차서 웃고

독심귀의; [불사의 능력을 얻는 즉시 무림맹으로 쳐들어가서 노부를 비웃고 물 먹인 모든 인간들을 찢어죽일 것이다.] 흐흐흐흐! 광기서린 웃음

[...] 눈 감은 채 무언가 생각하는 진상파

 

#225>

절벽 위의 용신장과 호신장.

호신장; [정말 이게 통할까?] 자신들 뒤에 놓여있는 금속통을 보고. 강철로 만든 그 통속에는 끈적이는 물체가 2/3쯤 들어있다.

용신장; [시간은 더 이상 없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그걸 믿어볼 수밖에 없네.] 역시 통을 돌아보고

용신장; [그 통속에 든 것은 송진을 비롯해서 가장 강한 열을 내는 인화물질들이 섞여있네.] [불이 붙으면 엄청난 열을 뿜어내 주변의 공기마저 태워버릴 걸세.]

호신장; [불을 붙인 이 통을 들고 들어가면 독룡곡의 독기도 태워버릴 수가 있겠군.] 끄덕이고

용신장; [이론상으로는 그렇네만...]

호신장; [효과를 확신하진 못하고 있군.]

용신장; [가엾은 상파가 끔찍한 변을 당하기 전에 구출할 기회가 있기를 바랄 뿐일세.] 한숨. 그때

호신장; [!] 뭔가를 발견한 듯 절벽 아래쪽을 본다. 독룡곡 쪽이 아니라 독룡곡으로 통하는 긴 협곡. 좌우는 깎아지른 절벽이고 그 절벽 중 한쪽이 용신장과 호신장이 있는 절벽과 이어진다. 헌데

휘익! 그 협곡 초입에 일남일녀가 날아 들어오고 있다. 물론 청풍과 위상영이고

용신장; [저 어리석은 놈들! 여기가 어딘 줄 알고 감히...] 찡그리고

호신장; [길을 잃고 잘못 들어온 게 아닐까?]

용신장; [그렇다고 보기에는 전혀 망설임이 없이 독룡곡으로 접근하고 있네.] 고개를 조금 젓고

호신장; [말려야겠군.] 나무통을 한손으로 잡아들고

용신장;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개죽음 당하는 걸 보고 있을 수는 없지.] 휘익! 먼저 날아내려간다.

호신장; [별 게 다 귀찮게 하는구만.] 휘익! 투덜대며 역시 용신장을 따라 절벽을 날아 려가고

 

#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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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

<-살인상단 총단> . 살인상단의 모습,

비둘기들이 연신 날아든다. 날아나가는 놈도 있고

 

절벽에 나있는 창. 창문 안쪽은 소수마녀의 침실

소수마녀의 침실 내부. 소수마녀가 부모의 초상화 앞에 서있다.

소수마녀; (암흑마가 내에서 나를 지지하는 제자들이 박해를 받고 있다.) 부모의 초상화를 보며 미간을 모으고

소수마녀; (일부는 이미 끔찍한 처형을 당했다고도 하고...) 입술 깨물고

소수마녀; (아무쪼록 자제를 해주길 바라지만 이모부의 종잡을 수 없는 성격과 잔학한 행사에 반감을 품은 제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한숨

소수마녀; (나 역시 이모부가 아버지를 시해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소수마녀; (다만 확실한 증거가 없어서 침묵하고 있을 뿐인데...)

소수마녀; (이모에게는 죄송하지만 머잖아 이모부와 맞서야하는 상황이 도래할 것같은 예감이 든다.)

소수마녀; (전같았으면 이모부와 맞서는 건 꿈도 꾸지 못했지만...)

소수마녀; (이청풍...) 청풍을 떠올리는 소수마녀

소수마녀; (그 아이가 내 앞에 나타나면서 나도 모르게 용기가 생기고 있다.) 얼굴이 좀 발개지고

소수마녀; (아무쪼록 그 아이가 종남산에서의 임무도 완수하길 바랄 뿐이다.)

소수마녀; (두번째 임무마저 해낸다면 의심의 여지도 없이 그 아이는 세상에서 죽이지 못하는 표적이 없는 자객들의 왕이라고 할 수 있으니...) 부모의 초상화를 보며 생각할 때

귀파파; [들어가겠네.] 덜컹 문을 열고 들어오는 귀파라

소수마녀; [어서 오세요 파파.] 돌아서고

귀파파; [노신이 방해를 했는감?] 문 닫고 다가오고

소수마녀; [아니에요.] 귀파파에게 다가가고

귀파파; [그렇다니 다행이구먼.] 탁자 앞에 놓인 의자에 앉고

소수마녀; [다른 아이들을 시킬 수도 있는데 직접 오신 걸 보니 중요한 일이겠어요.] 마주 앉고

귀파파; [다행한 일이기도 하지.]

귀파파; [소정이가... 단주를 만나겠다고 연락해왔네.] 의미심장하게

[!] 약간 놀라는 표정이 되는 소수마녀

 

#212>

높은 산. 바위로 이루어진.

구우우! 그곳으로 날아오는 거대한 독수리. 독수리의 등에는 패소정이 타고 있다. 독수리의 목에 걸려있는 황금 사슬을 한손으로 잡은 도도한 자세.

화악! 가장 높은 바위 봉우리 위로 내려서는 독수리. 사면이 깎아지른 봉우리라 마치 사각 기둥을 꽂아놓은 것같은 봉우리인데 정상 부분의 넓이는 50평 정도

패소정; [수고했다 신응!] ! 독수리의 등에서 뛰어내리고. 이어

주변 둘러보는 패소정. 하지만

바위 봉우리 정상에는 아무도 없다

패소정; [! 이건 예의가 아니잖아. 날 보자고 한 주제에 먼저 와서 기다려야하는 거 아니야?]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궁시렁거릴 때

구우! 독수리가 흠칫하며 한쪽을 보고. 그곳에 삐죽 솟아난 바위가 있다.

패소정; [왜 그래?] 신경질. 그때

꾸우! 뒤뚱뒤뚱 걸어서 바위로 가더니

부리로 바위를 다정하게 비비는 독수리

패소정; [아니 이 독수리 새끼가 실성을 했나? 왜 바위에 대고 친목질이야?] 눈 흘기며 다가갈 때

<신응이 소정이 너보다 났구나.> 스륵! 말소리와 함께 바위가 허물어지고

패소정; (은신술!) 놀랄 때

소수마녀; [내가 널 노리는 자객이었으면 어쩔 뻔 했느냐?] 화악! 쓰고 있던 얇은 천을 휘둘러 벗는 소수마녀. 등받이 없는 도자기 의자에 앉아있고. 소수마녀 앞에는 작은 탁자가 있으며 탁자에는 다과가 차려져 있다. 소수마녀 건너편에 도자기 의자가 하나 더 있다.

패소정; [걱정해주실 거 없네요. 난 자객들이 날붙이 정도에 죽는 수준은 예전에 벗어났으니까요.] 다가가고

소수마녀; [설령 그렇다 해도 무림에서 살아가는 이상 단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된다.] 휘둘러 벗은 얇은 천을 두 손으로 뭉쳐서 작게 만들고. 구우! 그 사이에도 독수리는 소수마녀의 몸에 부리를 비비며 아는 척 하고

패소정; [... ! 명심합죠.] 코웃음 치며 의자에 앉는다. 덩치가 워낙 커서 앉은키가 소수마녀의 선 키에 못지않다.

소수마녀; [신응 너도 배를 좀 채워라.] 발치에 놓인 끈으로 묶은 고기 덩어리를 집어 들고. 상당히 크다

! 고깃덩이를 공터 중앙에 던지고

뒤뚱거리며 고깃덩어리로 달려가는 독수리

이어 한 발로 고깃덩어리를 잡고 뜯어먹기 시작한다.

패소정; [애틋한 정을 나눌 사이는 아니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죠.] [어머니의 유품이 있는 장소를 알려주시겠다구요?] 차 주전자를 드는 소수마녀를 보며

소수마녀; [어렵게 만났으니 차라도 한잔 하며 이야기 하자.] 쪼르르! 차를 패소정 앞쪽에 놓인 찻잔에 따라주며

패소정; [그러죠.] 새침하게 말하며 찻잔을 들고. 손이 커서 찻잔이 작게 보인다.

소수마녀; [우리가 단둘이 만난 것도 어느덧 오년만이로구나.] 자기 잔에도 차를 따르며 말하고

패소정; [어머니가 임종하실 때였죠.] 차를 마시며

패소정; [그리고 어머니는 당신의 유품이 있는 곳을 언니에게 알려주었구요.] 차를 홀랑 마시면서

소수마녀; [이모는 네가 아직 어리고 성격이 급해서 당신의 유품을 물려받을 때가 아니라 생각하셨을 것이다.] 자기 찻잔을 들고

패소정; [눼눼! 그렇겠지요.] 샐쭉거리고

패소정; [하지만 이제 내 나이도 스무살을 넘겼어요.] [어머니의 유품을 물려받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언니 의견은 어떠신가요?] 노려보고

소수마녀; [여자 나이 스무 살이면 가정을 이루고도 남을 나이지.] 끄덕이며 찬잔을 내려놓고

패소정; [그럼 이제 그만 어머니의 유품을 제게 돌려주세요.] 노려보고

소수마녀; [그냥은 못 주겠고...]

패소정; [뭐예요?] 노려보고

소수마녀; [내 대신 어딜 다녀오면 그때 이모의 유품이 있는 곳을 알려주마.] 의미심장하게 웃고

 

#213>

<-낙양(洛陽)> 거대한 도시

<-북망산(北邙山)> 산수화 같은 산이지만 골골마다 무덤으로 가득 차있다.

하늘이 작게 보이는 아주 깊은 계곡.

겁에 질려서 그 계곡 안쪽으로 들어가고 있는 반백의 사내. 눈빛이 번들거려 교활해보이는 인물인데 식은땀을 흘리고 있다. 입과 코를 가리는 방독면을 쓰고 있다. 주변에는 무덤으로 가득 차있다.

사내; (젠장... 오금이 저린다는 게 이런 거로구만.) 겁에 질려 걸음 옮기고

널려있는 해골들. 무너진 무덤 밖으로 드러난 썩은 관들. 관석에는 시체가 들어있고

사내; (한낮이지만 북만산에 올라오는 건 죽기보다 싫었다.)

사내; (하지만 어쩌겠는가? 고루존자께서 계신 곳은 시독이 깔려 있어 비둘기나 매가 접근할 수 없는 길이니...)

사내; (어쩔 수 없이 번뇌마가의 낙양지부장(洛陽支部長)인 내가 직접 가주님의 지시를 전하러 와야만 했다.)

앞쪽에 계곡이 끝난다. 높은 절벽으로 막혀있는데 그 절벽 아래 동굴이 입을 벌리고 있다. 동굴에서는 칙칙한 안개가 흘러나오고 있고 입구 근처에는 <屍毒洞>이라는 글이 적힌 비석이 서있다.

사내; (다 왔다!) 안도

사내; (저곳이 북망산에서 시독이 가장 많이 고인다는 시독동(屍毒洞)이다.)

사내; (시체가 썩으면서 생기는 시독은 공기보다 무겁다.) (그 때문에 북망산에서도 가장 깊은 계곡인 이곳으로 모여든다.)

사내; (시독은 지독해서 보퉁 사람은 한 모금만 마셔도 내장이 썩어 죽는다.)

사내; (나도 우리 번뇌마가에서 특별히 만든 이 방독면이 아니었다면 시독동에 접근할 엄두도 못 냈을 것이다.) 생각하며 <屍毒洞>이란 글이 적힌 비석을 지나가고. 헌데 바로 그 직후

<크크크! 신기한 일이로다. 목숨 붙어있는 놈이 이 지옥에 자진해서 들어오다니...> 동굴 안에서 웃음소리가 들리고

사내; [!] 기겁하며 멈춰서고.

<보아하니 가주가 보낸 놈 같은데... 맞느냐?> 동굴 속에서 이어지는 음성

사내; [... 그렇습니다 고루존자님!] 겁에 질려 급히 품속에 손을 넣고

<무슨 급한 일이기에 가주가 노부를 방해하는 것이냐?> ! 동굴 깊은 곳에서 한쌍의 눈이 번뜩이고

사내; [... 속하는 다만 이 편지를 전하라는 분부를 받았을 뿐입니다.] 덜덜 떨며 내미는 손에 편지가 한통 들려있고

<편지라...> 쿠오오! 말소리와 함께 동굴 안쪽에서 돌풍이 일어나고. 돌풍 뒤에서 한쌍의 눈이 번뜩이고

! 사내의 손을 떠나 그 돌풍에 끌려 동굴 안으로 들어가는 편지

사내; [... 사명을 완수했으니 속하는 이만... ... 물러가겠습니다.] 굽신거리고. 이어

걸음아 나살려라 계곡 입구를 향해 달려가는 사내

<흐흐흐! 이런 이런...> 동굴 속에서 웃음소리가 들리고. 눈은 여전히 번득이고

<확실히 가주가 노부를 귀찮게 할만한 일이 벌어졌군.> 흐흐흐 웃음소리가 들리고

<기대가 되는구나. 천마의 핏줄은 그 피맛이 어떨지...> 크크크! 어둠 속에 떠있는 한 쌍의 눈을 배경으로 들리는 웃음소리

 

#214>

<-낙양(洛陽) 근처 용문협(龍門峽)> 거의 폭포처럼 급한 강물이 흐르는 곳.

강물 아래쪽에 포구가 있다. 강을 거슬러 올라가지 못하는 배들이 바글거린다. 그곳에 짐을 풀어놓고. 짐은 당나귀들이 싣고 절벽에 난 길을 올라간다. 포구에는 술집, 객잔들이 많이 있다.

포구에서 사공과 작별하는 청풍와 위상영. 사공은 뱃머리에 서있고 청풍와 위상영은 포구에 서있는데 둘 다 죽립을 쓰고 있다.

위상영; [여기까지 배를 몰고 오시느라 고생하셨어요.] 큼직한 돈주머니를 사공의 손에 쥐어주고.

사공; [아이구! 뱃삯이라면 이미 충분히 주셨는데...] 입이 귀에 걸리며 두 손으로 돈주머니를 받고

위상영; [안전하고 편하게 태워주신 보답이니 넣어두세요.]

사공; [감사합니다요 마님! 가시는 곳까지 무사히 가시길 바라겠습니요.] 굽신거리고

곧 배를 몰고 포구를 떠나는 사공

청풍; (위소저는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며 단양에서부터 내내 저 사공이 모는 배만 고집해왔다.) 손 흔드는 위상영의 옆에 서서 멀어지는 배를 보며 생각하고

청풍; (그 때문에 일정이 며칠 늦어졌지만... 덕분에 나도 그동안 광명법신의 화후를 팔성(八成) 수준까지 높일 수 있었다.)

청풍; (종남산에 숨어있는 내 두 번째 표적, 독심귀의를 척살하기 위한 준비를 제대로 한 셈이다.) 생각할 때

위상영; [이곳 용문협에서 종남산 근처까지의 황하는 물길이 아주 험해요.] 청풍을 돌아보며 말하고

청풍; [배를 타는 것보다는 육로로 가는 게 빠르고 안전하겠습니다.]

위상영; [맞아요.] [육로지만 서두르면 모래 저녁쯤에 종남산에 도착할 수 있을 거예요.] ! 청풍의 팔짱을 자연스럽게 끼고

뭉클! 위상영의 젖가슴이 청풍의 팔을 누르고

움찔! 하며 곁눈질로 위상영을 보는 청풍

위상영; [오랜만에 땅을 밟으니 좋네요.] 청풍을 끌고 포구의 상가 쪽으로 간다.

위상영; [종남산으로 떠나기 전에 옷도 새로 사 입고 제대로 된 음식으로 배를 채우도록 해요.] 청풍의 팔에 의식적으로 자신의 젖가슴을 누르면서 걸어가고

청풍; [그럽시다.] 억지로 웃으며 끌려간다.

위상영; [객잔에 들러서 목욕도 시원하게 했으면 좋겠어요.] 발랄하게 걸어가고

청풍; (열흘 가까이 좁은 선실에서 함께 지낸 때문일까?)

청풍; (위소저는 스스럼없이 날 대한다. 마치 부부라도 된 듯이...)

청풍; (어쩔 수 없이 동침을 하긴 했지만 우리 사이에서는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쓴웃음을 짓고

청풍; (물론 나도 사내인지라 수시로 충동이 일어나긴 했다.) (그러나 지옥십관을 거치면서 얻은 자제력 덕분인지 위소저의 몸에 손을 대지 않을 수 있었다.)

<그렇긴 해도 눈치 빠르고 싹싹한 위소저라면 평생을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거리로 멀어지는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위상영은 들뜬 표정으로 거리를 둘러보며 뭐라 조잘거리고 있고. 헌데

 

#215>

거리의 건물들 사이에 숨듯이 서서 그런 위상영와 청풍을 훔쳐보는 사내. 음침한 인상의 중년인. 바로 북망산으로 고루존자를 찾아갔던 번뇌마가 낙양지부장인 자인데 그때와의 차이점은 방독면을 쓰지 않고 있다는 점

사내; (드디어 도착했군.) 히죽! 웃으며 돌아서는 그자

사내; (좋아 죽는 것도 여기까지다 이청풍!) 서둘러 골목 안쪽으로 사라지는 사내

 

#216>

포구의 어느 객잔. 손님들이 북적

객잔 내부. 청풍과 위상영이 구석진 자리에 앉아서 점원에게 뭔가 주문하고 있다. 물론 주문은 위상영이 하고 있다. 둘 다 죽립은 여전히 쓰고 있고

점원;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곧 음식을 내오겠습니다.] 굽신거리는 점원

점원; (이상한 사람들이로구만.) 돌아서며 갸웃

점원; (얼굴도 번듯하게 생겼구만... 왜 실내에서까지 죽립을 쓰고 있는 걸까?) 주방쪽으로 멀어지는 점원

위상영; [음식 나올 때까지 시간이 좀 걸리겠지요?] 일어서고

청풍; [손님이 많아서 그럴 것 같소.] 끄덕이며 주변을 보고. 객잔 안은 거의 만석이다

위상영; [외로우시더라도 잠시 혼자 기다려주세요.] 입구쪽으로 간다

청풍; (볼일 보러 가는 모양이군.) + [그럽시다.]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고

객잔을 나가는 위상영

청풍; (위소저는 간간이 포구에 들를 때마다 나 혼자 두고 나갔다 오곤 했었다.) 엽차를 마시며 생각하고

청풍; (하긴 생면부지였던 사내와 여행을 하다보면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겠지.) 쓴웃음을 짓고

청풍; (그나저나 위소저의 진짜 신세내력이 뭔지 궁금해져만 간다.)

청풍; (자기 말로는 원치 않는 결혼을 피해 가출을 했고... 그래서 부모가 보낸 자들에게 쫓기던 중이라고 했는데...)

청풍; (교산사교라는 자들을 호원무사로 둘 정도면 절대 평범한 집안은 아닐 것이다.) 교산사교를 떠올리고

청풍; (하지만 스스로 말하지 않는데 출신내력을 꼬치꼬치 캐물을 수도 없는 일...)

그런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204>의 장면

 

[... 늦었소 아가씨!] [구대마왕중 한분이신 거령철귀께서 도착하셨으니 주제넘게 나선 저놈은 박살이 나서 죽을 수밖에 없소.] 바닥에 나뒹굴었던 무사들이 힘겹게 일어나 앉으며 웃고.

회상 끝

 

청풍; (교산사교는 거령철귀를 존대했다. 그렇다는 건 평소 거령철귀를 알고 있었으며 윗사람으로 모셔왔다는 뜻이 된다.)

청풍; (위소저의 집안과 거령철귀는 긴밀한 관계이기 쉽다.)

청풍; (호감이 가는 여자지만 비밀이 많아서 개운치가 않다.)

청풍; (단양을 떠난 날밤 내 팔찌를 보자마자 탐냈던 것도 석연치가 않고...) + [!] 생각하다가 움찔! 하고

털썩! 퍼억! 갑자기 주변 사람들이 힘없이 쓰러진다.

[끄윽!] [!] 손님들 뿐 아니라 점원과 주방의 요리사들도 나뒹굴고

[끄윽!] [!] 쓰러진 사람들 눈을 까뒤집고 입에서 거품을 물고. 피부색이 검게 변한다.

청풍; (이건...) 엽차 잔을 내려놓으며 죽립 아래에서 눈 번뜩

츠츠츠! 탁자들 사이를 흐르는 칙칙한 연기

청풍; (독이다!) ! 엽차 잔을 내려놓고

청풍; (누군가 독을 풀었다.) 고개를 들고

청풍; (다만 나는 피독주를 지니고 있어서 영향을 받지 않았다.) 생각할 때

! 스윽! 객잔으로 들어서는 괴인. 키가 2미터 가까이 되는데 아주 깡말랐고 살색이 칙칙하다. 몸에 걸친 것은 팔괘 문양이 새겨진 도포다. 머리에도 도사들이 쓰는 모자를 썼다. 이자는 마교 구대마왕중 한명인 고루존자. <신마유희>에 나온 십대악인중 한명인 <고루마군> 캐릭터를 참조

청풍; (시체에 옷을 입혀놓은 것같은 몰골의 괴인...) 의자에 앉은 채 보고

청풍; (저자의 짓이다.) 다가오는 고루존자를 보고

고루존자; [크크크! 과연 만만치가 않구만. 노부가 뿌린 시독을 다랑 마시고도 멀쩡한 걸 보면...] 청풍의 3미터쯤 앞에 서며 말하고

청풍; [죽여야겠군.]

고루존자; [뭐라?] 어이없고

청풍; [무고한 사람들을 망설임없이 죽이는 마귀를 살려두는 것 자체가 세상에 죄를 짓는 게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앉은 채 노려보고

고루존자; [머리에 피도 안마른 놈이...] 피식 웃고

고루존자; [대가리를 뽑아주마!] 화악! 갈쿠리같은 손으로 청풍을 그어온다. 동시에

청풍; [크아!] ! 두 주먹을 강하게 마주치고. 그러자

번쩍! 청풍의 몸에서 강렬한 빛이 터져나온다

고루존자; [... 그 무공은...!] 화악! 빛에 휩싸이면서 경악하고

 

#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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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 넓은 강 중앙에 정박해있는 기절초괴의 요트 악인선. 갑판 외곽에 무사들이 서서 사방을 경계하고 있고

그 요트를 향해 다가가는 쪽배. 사공 한명이 노를 젓고 있고. 선수에는 사우가 초조한 표정으로 서있다.

다가오는 악인선. 20미터쯤의 높이인 갑판 위에서는 건장한 체격의 무사 두 명이 줄사다리를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사우; (가주가 느닷없이 날 소환했다.) 초조하게 손을 마주 비비고

사우;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생각 같아서는 무시하고 잠적해버리고 싶지만...)

! 줄 사다리를 아래로 던지는 갑판 위의 무사들

사우; (그랬다가는 가주가 반드시 찾아내어 날 죽도 살도 못하는 신세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줄사다리가 배의 옆면을 때리며 늘어지는 것을 보며

사우; (죽으나 사나 가주의 호출에 응할 수밖에 없다.) 눈높이쯤으로 다가오는 줄사다리의 끝을 보며 생각할 때

! 쪽배의 뱃머리가 배의 옆구리에 닿고

사공; [도착햇소이다.]

사우; [수고했네.] ! 동전 몇 개를 사공의 발치에 던지고. 이어

! 줄사다리 끝을 한손으로 잡는다. 그러자

! 힘을 줘서 줄사다리를 좌우에서 위로 홱 쳐올리는 두 명의 건장한 무사. 그러자

휘익! 줄 사다리가 위로 강하게 튕겨져 올라가며 줄사다리 끝을 잡고 있는 사우의 몸도 가랑잎처럼 허공을 치솟는다.

화악! 단번에 갑판 위 10미터쯤으로 날아올라가는 사우 직후

사우; [!] 눈 부릅뜨며 놀라는 사우

갑판 위에는 수백 명의 남녀가 선실쪽을 보는 자세로 서있다. 선실을 등지고 기절초괴가 의자에 앉아있고 그 앞쪽에 아홉 명의 사내들이 손이 뒤로 묶인 채 무릎 꿇고 앉아있다. 세명씩 세줄로. 기절초괴는 손에 구룡로를 들고 있고. 갑판 위

사우; (이건 또 무슨 상황인 건가?) 휘릭! 기절초괴의 옆쪽 약간 뒤로 날아 내리며 무릎을 꿇고. 그때

기절초괴; [왔냐?] 고개 조금 돌려 사우를 보며 웃고

사우; [찾으신다는 연락 받고 밤을 새워 달려왔습니다,] 무릎 꿇고 고개 조아리고

기절초괴; [시간 맞춰 잘 왔다. 덕분에 좋은 구경을 하게 될 것이다.] 웃으며 구룡로를 쳐들고. 이어

기절초괴; [마지막 기회야. 충성을 맹세하면 살려줄 수 있어.]

사내1; [죽이려면 죽이시오.] [어떤 위협을 가한다 해도 우린 당신을 가주로 인정할 수 없소.] 묶여있던 자들 중 중년사내가 이를 갈며 외치고. 다른 사내들도 눈을 부릅뜨고

기절초괴; [갸륵하구만. 충신 났어.] 피식

기절초괴; [마지막 소원 들어주는 셈 칠 테니까 하고 싶은 말 다 해봐.]

사내1; [기절초괴 패륵! 당신이 손윗동서인 살인대작님을 시해했다고 믿는 게 우리 뿐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오.]

사내1; [수많은 암흑마가의 식솔들이 당신을 의심하고 있소. 다만 증거가 없어 내색하지 않고 있을 뿐이오.]

사우; (그렇게 된 거였군.) 깨닫고

사우; (암흑마가 내에는 가주를 의심하는 자들이 적지 않다.) 기절초괴를 곁눈질로 보면서 생각하고

<저자들은 노골적으로 가주에게 반기를 들었다가 적발당한 것이다.> 뭐라 외치는 사내1. 다른 사내들도 눈을 부릅뜨고 기절초괴를 노려보고 있고

사내1; [사필귀정이오.] [반드시 진실은 밝혀질 것이고... 결국 소수마녀님이 암흑마가를 물려받게 되실 것이오.]

사우; (저 돌대가리...) 사내1을 흘겨보고

사우; (이런 상황에서 소수마녀 역성을 들어봐야 그년을 오히려 위태하게 만든다는 거 모르나?)

사우; (가주는 비록 처조카이긴 해도 소수마녀를 없앨 기회를 호시탐탐 엿보고 있는데...) 눈을 흘기고

기절초괴; [그럭저럭 하고 싶은 말들은 다 한 것 같군.] 웃으며 구룡로를 쳐들고

! 구룡로에 새겨진 아홉 마리 용이 빛을 발하고

기절초괴; [그럼 이제 소원대로 세상 하직하게 해주마.] 츠츠츠! 쿠오오! 구룡로에서 용의 형상을 한 연기들이 흘러나오고

사우; (구룡로...!)

사우; (천마의 일곱 가지 힘 중 하나가 숨겨져 있다는 구룡로다!) 쿠오오! 아홉 마리의 용이 구룡로에서 흘러나와 거대해지면서 꿈틀거리는 걸 보며 겁에 질리고

갑판에 모인 모든 남녀 두려움에 휩싸이고

기절초괴; [모두 잘 봐둬라.] 갑판에 모인 사람들에게

기절초괴; [허튼 소리나 주절대는 놈들이 어떻게 되는지...]

두려움에 떠는 사람들

[죽이려면 빨리 죽여라!] [귀신이 되어서라도 복수를 하겠다 패륵!] 묶여있는 아홉명은 악을 쓰고.

기절초괴; [그래 그래! 죽여줄 테니 재촉하지 마라.] 웃으며 구룡로를 쳐들고. 그때

[멈춰요!] 허공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엄청 큰 소리라 사람들 귀를 막고.

사우; (이 목소리는...) 놀라며 올려다보고

주변의 모든 사람들 올려다보는데

화악! 허공에서 수직으로 내려오는 거구의 여자. 치마가 아닌 바지를 입었는데 키가 아주 크다. 거의 2미터는 된다. 상체에는 소매 없는 달라붙는 옷을 입었는데 엄청난 글래머 체형. 젖가슴이 크다. 머리는 파마머리고 나이는 20살 전후. 거구의 소유자지만 상당한 미녀다. 양쪽 손목에는 세 개씩의 고리를 끼우고 있고. 이 여자의 이름은 패소정. 기절초괴의 외동딸이다. 허공에는 거대한 독수리가 떠있다. 패소정은 독수리를 타고 날아왔다.

사우; (패소정(覇小井)!) (가주의 외동딸인 소녀패왕(少女覇王) 패소정이다.) 긴장할 때

! 수직으로 떨어져 두 발로 갑판을 딛는 패소정. 배 전체가 뒤흔들리고

사우; (이크!) 흔들리는 갑판 위에서 균형을 잡으려 애쓰고. 다른 사람들도 비틀. 구르는 여자들도 있고.

사우; (패소정은 계집이지만 엄청난 거구에다가 타고난 신력을 지녀서 여자들 중에서는 거의 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암흑마가 내에서 유일하게 가주에게 눈을 부라릴 수 있는 대찬 성격이기도 하고...> 사우의 생각 + 패소정; [이게 뭐 하시는 거예요 아버지?] 아홉 명의 사내들과 기절초괴의 사이로 걸어 들어가며 눈을 부라리고.

기절초괴; [우리 딸, 왔어?] 헤벌쭉 웃고. 들고 있는 구룡로에서는 여전히 아홉 마리 용이 빠져나와 꿈틀거리고 있고

패소정; [귀에 거슬리는 소릴 했다고 사람들을 잡아 죽이면 나중에는 아버지 주위에 아첨꾼들만 남는다는 거 모르세요?] 두 손을 허리에 대고 눈을 부라리고

기절초괴; [우리 딸은 아직 세상 물정 모르니까 무작정 저 놈들 역성만 들면 안돼.] [어서 비켜.] 웃으며 말하지만

패소정; [못 비켜요!] 두 팔 벌리고

패소정; [벌을 주고 싶으면 감옥에 처넣어 반성할 기회를 주는 정도로 끝내세요.]

기절초괴; [네가 관여할 일이 아니래도 그런다.] 웃으며 구룡로를 조금 쳐들고. 그러자

크왕! 화악! 용들이 확 커지며 패소정의 머리 위와 좌우로 흐르며 아홉 사내를 덮쳐간다.

패소정; [그만두라고 했어요!] 퍼퍼펑! 순식간에 아홉 번의 강력한 주먹질을 해서 아홉 마리 용들을 터트려버린다.

사우; (가공...) 경악하지만

히죽 웃는 기절초괴

화악! 콰드드! 중간이 터졌지만 나머지 앞부분이 그대로 아홉 사내를 휘감아버리는 용들. 그러자

[크아악!] [아악!] 화악! 화드드! 단번에 불길에 휘감기는 아홉 사내

패소정; [안돼!] 비명 지르며 돌아보지만

푸스스! 화르르! 단번에 숯이 되거나 재가 되어 흩어지는 아홉 사내들. 용의 형상을 한 불길에 휘감겨서

공포에 질리는 갑판 위의 사람들

사우; (... 단번에 사람을 재로 만들다니...) 전율하고

기절초괴; [구룡로로 만들어내는 초열구룡(焦熱九龍)은 삼매진화의 결정체야.] 스스스 용들이 소멸되는 구룡로를 든 채 웃고

패소정; [아버지!] 이를 갈며 돌아보고

기절초괴; [일종의 기운이기 때문에 초열구룡은 무엇으로도 막을 수가 없단다.] 구룡로를 쓰다듬으며 웃고. 그러자

패소정; [마음대로 하세요.] ! 한 발로 갑판을 박차며 날아오르고

패소정; [사람들이 다 떠나서 외로운 신세가 되더라도 저와 어머니의 위로를 받을 생각은 하지 마세요.] 높이 날아오르며 악을 쓰고

꾸우! 악인선 상공을 맴돌던 독수리가 급히 방향을 틀어서 패소정에게 날아오고. 거의 전투기만한 거대한 독수리다. 목에는 황금으로 만든 사슬을 걸고 있다.

화락! 발 아래로 날아드는 독수리의 등에 올라타는 패소정

패소정; [으아아아아!] 분을 참지 못하고 악을 쓰는 패소정. 독수리의 목과 몸통 부분에 다리 벌리고 앉으며 독수리의 목에 걸려있는 황금사슬을 한손으로 잡는 자세로

쏴아아! 그 패소정을 태우고 멀어지는 독수리. [으아아아!] 패소정의 악 쓰는 소리도 멀어지고

사우; (암흑마가의 수호영물 천년신응(千年神鷹)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는 날도 있군.) 멀어지는 독수리를 보며 힐끔. 으아아아! 멀어지는 독수리의 등에서 패소정이 악 쓰는 소리가 들리고

기절초괴; [저 성미... 대체 누굴 닮았을까?] 혀를 차고

기절초괴; [조신한 제 어미는 물론이고 지혜로운 아비도 닮지 않았으니...] 눈빛이 좀 차가워진다. 사실 패소정은 기절초괴의 진짜 딸이 아니다. 아버지가 따로 있다. 기절초괴는 자신이 씨없는 수박이라 다른 사내로 하여금 아내를 임신하게 만들었다.

사우; (자신이 지혜롭다니... 자화자찬도 예술이로군.) 기절초괴를 흘겨보고

기절초괴; [비웃냐?] 흘겨보고

사우; (이크!) + [...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급히 납작 고개 조아리고

기절초괴; [구경거리 끝났다. 모두 자리로 돌아가라.] 갑판 위의 사람들에게 손짓하고

안도하며 흩어지는 사람들.

 

3층 선실 난간에 서있는 여자. #198>에서 화사와 함께 기절초괴의 다리를 주물렀던 야한 차림의 여자 화접.

패소정을 태우고 날아가는 독수리를 보는 화접

<소정이에게 내 말을 전해라.> 소수마녀의 말을 떠올리는 화접.

화접; (서둘러야겠네. 저 신응(神鷹)을 따라잡으려면...) 서둘러 선실로 들어가는 화접.

잠시후

후두둑! 선실 창문으로 날아 나오는 매 한 마리.

발목에 천을 달고 날아가는 매.

창문을 통해서 보는 화접

멀리 사라지는 거대한 독수리를 빠르게 따라가는 매

화접; (송골매는 신응보다 빠르니 어렵지 않게 따라잡겠지.)

화접; (물론 소정아가씨가 단주님의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지만...)

 

다시 갑판. 모였던 사람들 모두 흩어지고 이제 갑판에는 갑판 모서리에서 주변을 경비하는 무사들과 기절초괴와 사우만 남는다

기절초괴; [이제 네 차례다 사우.] 스륵! 의자를 움직여 사우와 마주 보고

사우; [... 속하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 하교하여 주십시오 가주님!] 공포에 질려 납작 엎드리고

기절초괴; [지은 죄의 추궁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품속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고

기절초괴; [이놈에 대해 아는 대로 털어놔.] ! 그 종이를 사우 앞으로 던지고.

[!] 고개를 들어 자기 앞으로 떨어지는 종이를 보다가 눈 부릅뜨는 사우

<이청풍!> 펄럭! 사우 앞으로 떨어지는 종이에 그려져 있는 청풍의 초상화를 배경으로 사우의 경악. 초상화에는 <兇手 李淸風> <<褒賞金 十萬兩>라는 글도 적혀있다.

 

#209>

악인선을 밖에서 본 모습. 시간이 좀 지났고

기절초괴; [이청풍.. 이청풍...] [일개 백정이었던 그놈을 소수마녀가 거두어서 가공할 살수로 키웠다 이거지?] 헤벌쭉 웃는다. 하지만 눈은 가늘게 뜬 채 웃고 있지 않다. 뱀 같은 느낌이고

사우; (... 이거 어째 가주가 소수마녀를 칠 빌미를 제공한 것같다.) 식은땀 + [... 틀림없습니다.]

사우; (하지만 내 잘못은 아니다. 사실을 사실대로 말한 것뿐이니...) + [이가놈이 속하의 단지회를 도륙하기 직전 독검사랑이 직접 와서 경고를 했었습니다.]

사우; (날 원망하지 마라 소수마녀.) + [소수마녀의 전언이라면서...] 눈치 보고

기절초괴; [흐흐흐! 그랬단 말이지?] 웃고

기절초괴; [조만간 사랑스런 처조카를 한번 면담해야겠구만.] 사악하게 웃는 기절초괴의 얼굴 크로즈 업

 

#210>

<-사해용궁사> . 많은 참배객

사해용궁사로 날아드는 비둘기들

위극겸이 있는 건물. 입구를 지키던 무사들이 문을 닫고 있다. 누가 들어간 모습이고

 

위극겸; [어서 오십시오 아버지.] 포권하고. 위태무가 건물 안으로 들어선다. 건물 안에는 의자 몇 개와 탁자가 있다.

위태무; [네가 전서구로 급히 보낸 전갈을 읽었다.] 상좌에 놓인 의자로 가고. 허리에는 생사교를 차고 있고

위태무; [용무린과 섭아연 사이에서 난 아들 놈이 나타났다고?] 상좌에 앉고. 시선은 탁자로 향하는데 탁자에는 청풍의 초상화가 새겨진 철판이 놓여있다.

위극겸; [여러 정황상 확실합니다.] 위태무 앞쪽의 옆으로 놓인 의자에 앉고.

위극겸; [이것이 흡정마고를 감시하던 장당주가 죽기 전에 염사로 남긴 흉수의 모습입니다.] ! 철판을 위태무의 앞쪽으로 밀어주고

위태무; [한눈에 봐도 이놈이 누구의 핏줄인지 알겠군.] 탁자 위의 철판을 보며 눈을 번뜩이고

위태무; [일어나지 않길 바라던 최악의 상황이 현실이 되었어.] 심각

위극겸; [저놈의 존재를 섭장천이 알게 되면 진천이는 모든 걸 잃게 될 것입니다.] 역시 심각하고

위태무; [그래선 안되지!] [진천이를 통해서 무림맹을 장악하기 직전이었는데...] 강렬한 눈빛을 내뿜고

위태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저놈... 섭장천의 외손자놈을 지워버려야만 한다.] 주먹 꽉 쥐고

위극겸; [다행히 상영이가 정신을 차렸습니다.] 웃으며 손을 품속에 넣고

위태무; [무슨 소리냐?] [상영이 그것이 되도 않게 기절초괴를 직접 죽이겠다고 가출을 했다고 들었는데...] 어리둥절. 위극겸은 작은 두루마리를 하나 꺼내고

위극겸; [오늘 아침부터 연이어 도착한 전서구들이 가져온 내용입니다.] 두 손으로 두루마리를 내밀고

위태무; [누가 전서를 보냈다는 것이냐?] 한손으로 받고

위극겸; [직접 읽어보시지요.] 권하고

위태무; [그러마.] 펼쳐서 읽는다.

[!] 눈이 조금 치떠지는 위태무. 웃으며 보고 있는 위극겸

위태무; [이런... 이런...] 흥분한 표정으로 두루마리에서 시선을 떼고

위태무; [정말 상영이가 큰 공을 세웠구나.] 다시 두루마리를 말고

위극겸; [상영이는 이청풍과 동행하면서 수시로 본가의 수하들과 접촉해서 연락을 보내왔습니다.]

위극겸; [이러니 저러니 해도 상영이 역시 번뇌마가의 자식!] [긴박하고도 중대한 상황에 직면하자 자신의 사명을 자각했을 것입니다.]

위태무; [이청풍이란 놈이 종남산으로 향하고 있으며...] [그놈에게 광명륜이 있다?] 화악! 손에 쥔 두루마리가 불길에 휩싸이고

위태무; [이 내용을 아는 자는 몇 명이나 되느냐?] 푸스스! 완전히 재가 되는 두루마리를 털어버리면서

위극겸; [상영이는 암호로 연락을 해왔습니다.] [덕분에 전서구 담당이면서 암호를 해독한 번뇌칠호(煩惱七號) 외에 그 내용을 아는 자는 없습니다.]

위태무; [입단속 확실히 해라.] [아예 화근을 없애면 더 좋고...!] 탁탁 손에 묻은 재를 털면서

위극겸; (번뇌칠호를 죽이라는...) 긴장

위태무; [종남산... 이가놈이 종남산으로 가고 있단 말이지?]

위극겸; [뿐만 아니라 이청풍은 흡정마고를 죽이고 피독주를 손에 넣기까지 했습니다.] 의미심장하게

위태무; [독심귀의(毒心鬼醫) 서래광(西來光)!] [질투심 때문에 무림맹을 배신한 그놈이 이청풍의 다음 표적이겠군.] 눈 번뜩

위극겸; [이청풍은 경항운하를 타고 북상한 후 황하를 거슬러 올라가는 중일 것입니다.] 끄덕이고

위극겸; [아마 닷새 내에 종남산에 도착할 것 같습니다.]

위태무; [이곳 상해에서 종남산까지 가려면 아비가 전력으로 경신술을 펼친다 해도 칠일 이상 걸리는데...] 찡그리고

위태무; [이가놈이 종남산에서의 임무를 완수하고 잠적해버리면 일이 복잡해진다.]

위극겸; [그래서 그놈의 발걸음을 늦추기 위한 모든 방법을 강구해놓았습니다.]

위태무; [황하 근처에 포진한 본가의 수하들에게 전서구로 지령을 내렸느냐?] 눈을 번뜩이고

위극겸; [잔챙이들은 그리 기대할 바가 못 되지만...] [마침 고루존자(骷髏尊者)가 시독(屍毒)을 채집하기 위해 낙양(洛陽) 근처 북망산(北邙山)에 머물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위태무; [구대마왕중 한명인 고루존자라면 이청풍이란 놈을 죽일 가능성이 있겠지.] 흡족적한 표정

위극겸; [거령철귀에게도 연락을 보내 따라붙게 했으니 기대를 해도 좋을 것입니다.] 음산하게 웃는 위극겸

 

#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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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앙! ! 거령철귀의 쇠몽둥이가 모든 걸 박살낸다. 지면이 주로 박살나 바위들이 튀어 오르고. 그 사이를 청풍이 이리저리 날고 뛰어 피한다.

위상영; (대단해!) 놀라고. 바닥에 주저앉아있는 무사들도 놀라고

<내 눈에는 거의 보이지 않는 거령철귀의 공격을 정확히 보고 피하는 중이야.> 유령같이 움직여서 거령철귀가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빠르기로 휘두르는 쇠몽둥이를 피하는 청풍을 배경으로 위상영의 생각 나레이션

위상영; (저 상태라면 최소한 지지는 않겠어.) 안도하는데

부악! ! 날고 뛰며 쇠몽둥이를 휘두르는 거령철귀의 모습. 웃는 얼굴이지만 말은 하지 않는다. 청풍의 시점

청풍; (확실히 이자의 무공은 막강하다.) 부악! 휘익! 쐐액! 빗발처럼 날아드는 쇠몽둥이를 피하면서 생각하고

청풍; (하지만 피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게다가...)

<맞기만 하면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는 저 공격도 단조로워서 다음 초식이 눈에 보인다.> <그 때문에 자연스럽게...> 붕붕거리며 휘둘러지는 쇠몽둥이. 그걸 피하는 청풍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쇠몽둥이를 휘두르느라 드러나는 거령철귀의 가슴.

청풍; (헛점이 보인다!) 화악! 질풍같이 거령철귀의 품으로 파고든다. 오른손이 빛에 감싸여 있고

[!] 눈 치뜨는 위상영

쇠몽둥이를 휘두르는 자세로 가슴이 무방비로 드러난 상태지만 히죽 웃는 거령철귀

위상영; (함정!) + [조심해요!] 다급히 외치고

청풍; [!] ! 놀라면서도 전력으로 거령철귀의 가슴을 후려치는 청풍의 빛이 나는 오른손 손바닥

부욱! 청풍의 손에 맞은 거령철귀의 가슴이 사발처럼 푹 들어간다. 하지만 그 직후

거령철귀; [!] 눈 부릅뜨는 거령철귀. 그러자

! 안으로 푹 들어갔던 거령철귀의 가슴이 풍선처럼 확 부풀어 오르며 청풍의 몸을 강하게 튕겨낸다.

우둑! 청풍의 오른쪽 팔뚝의 뼈가 금이 가고. 이어

청풍; (... 당했다!) + [!] ! 충격을 받아 뒤로 튕겨나가는 청풍의 몸

청풍; (강력한 반탄강기를 지니고 있어서 일부러 허점을 드러낸 것이다.) 휘릭! 피를 토하며 뒤로 날아가다가 내려서려 하고

청풍; (나로 하여금 자기 몸을 치도록...) + [!] 바닥에 내려서려다가 눈을 부릅뜨고

부악! 이미 옆구리 바로 옆까지 수평으로 날아드는 거령철귀의 쇠몽둥이

청풍; (피하긴 틀렸다.) ! 사력을 다해 옆으로 날아간다.

<공격해오는 반대방향으로 최대한 멀리 움직여서 충격을 줄이는 게 최선이다!> ! 청풍의 생각을 배경으로 청풍의 옆구리에 작렬하는 거령철귀의 쇠몽둥이. 허리가 꺾이는 청풍. 눈 부릅뜨며

우둑둑! 청풍의 갈비뼈가 몇 개 부러지고

[그렇지!] 주저앉은 채 환호하는 무사들

콰당탕! 10여 미터를 날아갔다가 나뒹구는 청풍. 절벽 쪽이다.

청풍; [!] 피를 토하며 일어나려 하고. 옆구리를 움켜쥔 채. 직후

[피해요!] 비명이 들려 눈 부릅뜨는 청풍.

부악! 그런 청풍의 머리로 내리쳐지는 거대한 쇠몽둥이.

! 몸을 팽이처럼 돌려 피하는 청풍. ! 청풍이 있던 곳의 지면을 박살내는 거령철귀의 쇠몽둥이.

휘릭! 튀어 올랐다가 뒤로 날아가는 청풍.

콰콰쾅! 콰드드! 거령철귀의 쇠몽둥이에 맞은 절벽이 무너지고. 그 때문에 거령철귀와 청풍의 사이에는 틈이 생긴다. 폭은 5미터 정도

휘릭! 비틀! 옆구리를 움켜쥐고 틈새 건너편에 내려서는 청풍.

첨벙! 콰쾅! 무너진 바위들은 수십 미터 아래 강물로 떨어지거나 절벽 바로 아래 널린 다른 바위들과 충돌한다.

히죽 웃으며 청풍과 자신 사이에 새로 생긴 틈새로 다가서는 거령철귀

청풍; (이거 좋지 않은데...) 옆구리를 움켜쥐고 뒷걸음질을 한다. 입과 코로는 피가 줄줄 흐르고

<부러진 갈비뼈가 몸을 움직일 때마다 내장을 찌르고 있다. 이래서는 지금까지처럼 저 마두의 공격을 피하긴 어렵다.> 옆구리를 움켜쥔 청풍의 손이 떨리고. 그때

<신호를 보낼게요.> 갑자기 귀에 말소리가 들려 움찔! 하는 청풍.

곁눈질로 위상영을 보는 청풍.

위상영은 죽립 속에서 다이나마이트를 꺼내고 있다.

위상영; <제 신호를 듣는 즉시 눈을 감으세요.> 다이나마이트를 조금 들어보이며 전음을 보내고

청풍; (벽력탄인가?) 생각할 때

! 지면을 박차고 날아오르는 거령철귀. 쇠몽둥이를 휘두르려는 자세로 틈새를 건너뛰어 청풍을 공격해온다.

위상영; [지금!] ! 외치며 다이나마이트를 청풍 쪽으로 강하게 던지고

청풍; (왜 거령철귀가 아니고 날 향해서 던지는 건가?) 생각하면서도 즉시 팔로 눈을 가리며 눈도 감고. 직후

! 청풍의 발치에 떨어지는 다이나마이트. 이어

번쩍! 떨어진 다이나마이트에서 엄청난 빛이 터지고.

[!] 청풍을 몽둥이로 내리치려다가 경악하며 눈 치뜨는 거령철귀. 엄청난 빛의 폭발이 발치에서 일어나 그자의 몸을 휩쓴다. 주변의 모든 것이 하얗게 변하고

[!] [!] 무사들도 눈을 감싸쥐고 나뒹굴고

청풍; (폭발이 아니라 빛을 터트리는 섬광탄이었구나.) ! 눈을 감고 팔로 눈 부위를 감은 채 몸을 앞으로 날리고

[!] 시력을 잃고 허공에서 비틀하던 거령철귀가 무언가를 느끼고. 주변이 완전히 새하얀데. 그자를 향해 실루엣만 보이는 청풍이 쇄도한다. 청풍의 오른손이 빛이 나고 있고

청풍; (광명법신!) ! 사력을 다해 거령철귀의 가슴에 일장을 치는 청풍.

위상영; [!] ! 드드드! 돌아서있던 위상영의 귀에 들리는 폭음과 진동

위상영; (무언가를 강하게 때리면서 일어나는 폭음...) 눈을 가늘게 뜨며 돌아보는 위상영. 그 직후

[!] 놀라 눈 치뜨는 위상영

청풍이 비틀거리며 절벽 끝에서 물러서고 있고. 하지만 거령철귀는 보이지 않는다.

위상영; [거령철귀는...?] 다가가며 묻고

청풍; [아래쪽이오.] 손으로 절벽 아래를 가리키고

위상영; [!] 내려다보다가 놀라는 위상영

! 무너진 절벽 아래쪽. 바위들 사이에 하늘 보는 자세로 누워있는 거령철귀. 눈에서 피가 나고 있고. 하지만 쇠몽둥이는 쥐고 있다.

위상영; (눈을 뜰 수 없는 상태에서도 거령철귀를 공격해서 추락시켰구나.) 감탄. 하지만

청풍; [시간이 없소.] 고개 저으며 아래를 보고

[!] 다시 아래를 보다가 놀라는 위상영

꿈틀! 거령철귀의 몸이 움직이고 있다.

위상영; (저 괴물...) 공포에 질리고

위상영; (십장이 넘는 높이에서 떨어지고도 멀쩡하다.) (단지 섬광작렬탄의 섬광에 노출 된 때문에 잠시 시력을 잃었을 뿐이다.) 겁에 질려 물러서고. 그때

청풍; [갑시다!] 옆구리를 잡고 비틀거리며 달려간다.

위상영; [같이 가요!] ! 청풍에게 날아가고

[... 멈추시오 아가씨!] [가주님께 돌아가셔야만 하오.] [무모한 짓은 하지 마시오.] 무사들이 눈을 감은 채 엉금엉금 기면서 외치지만

위상영; [도와드릴게요.] ! 청풍에게 접근해서 청풍의 팔을 잡고.

청풍; [고맙소.] 돌아보며 웃고

위상영; (가까이에서 보니 어리네.) + [별말씀을...] 얼굴 살짝 붉히며 청풍의 팔을 잡고 날아오른다.

위상영; (진천이보다도 연하로 보이는데...) 자신에게 팔을 내준 채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날아가는 청풍의 옆모습을 보고

위상영; (연하의 사내에게 설레기는 또 처음이다.)

<물론 내게는 이 어린 사내에게 딴 마음을 품을 자격은 없지만...> 날아가는 청풍과 위상영을 배경으로 위상영의 생각 나레이션. 그 배경으로. [아가씨!] [제발 돌아오시오.] 무사들이 엉금 엉금 기며 외치는 소리

 

절벽 아래. 바위들 사이에 하늘을 보는 자세로 누워있는 거령철귀. 감은 눈에서 피가 흐르고 있고

거령철귀; [흐흐흐! 좋구만 좋아.] 웃고, 처음으로 말을 하고

거령철귀; [이렇게 흥분되어보기는 또 몇년만인가?]

거령철귀; [다음의 재회가 기대되는구나. 재주가 빼어난 놈을 박살내 죽이는 것보다 더한 쾌감은 없으니...] 웃는 거령철귀.

 

#205>

반달에 가까운 달이 떠있는 밤. 드넓은 강. 정확히는 운하다. 일직선이고. 밤이라 운하를 오가는 배는 거의 없다.

<-북경과 항주는 잇는 경항운하(京杭運河)> 위 운하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운하의 한 가운데를 홀로 떠가고 있는 작은 배. 작은 배지만 가운데에 선실이 있다. 밤이라 배 앞뒤로 등이 달려있다. 배 뒷머리에는 늙은 사공이 죽립을 쓰고 망토를 두른 채 천천히 노를 젓고 있다.

사공; (한 밤중인데 배를 띄워달라고 하다니...) 끼익! 끼익! 앞쪽의 선실을 흘겨보면서 천웅크린다. 추운 표정

사공; (삯을 많이 줘서 배에 태우긴 했지만... 괜한 시비에 말려드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겁을 먹고

사공; (계집이 비구니 차림이었던 것도 그렇고... 뭔가 사연이 있는 자들임에 틀림없다.) 선실을 보고

사공; (애정도피거나 죄를 짓고 달아나는 범법자들일 수도 있는데...) + [!] 생각하다가 흠칫! 하고

스으! 선실에서 틈새로 빛이 흘러나온다.

사공; (저 빛...) 갸웃. 눈 치뜨고

사공; (등불의 빛도 아니고... 무엇이 저런 기이한 빛을 내는 것인가?)

 

#206>

선실 내부. 두 사람이 누우면 꽉 찰 정도로 좁다. 바닥에 담요가 깔려있고 그 위에 청풍이 반듯하게 누워 자고 있다. 위상영은 앉아서 청풍을 내려다보고 있다. 헌데

스으으... 청풍의 몸이 반딧불처럼 빛이 나고 있는 중이다. 사공이 본 빛은 바로 청풍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빛이다.

위상영; (잠이 든 사람의 몸이 마치 반딧불이 것처럼 빛이 나다니...) (이게 대체 무슨 현상일까?) 놀라며 청풍을 보고

위상영; (이자가 익힌 무공과 관련 있는 것 같은데... 무림에 이런 무공이 있었던가?) 찡그리며 생각할 때

우둑! 우두둑! 청풍의 오른팔과 옆구리에서 뼈가 엇갈리는 소리가 난다.

위상영; (부러졌던 팔뼈와 갈비뼈도 저절로 붙고 있다.)

위상영; (자는 도중에 상처가 치유되는 말도 안되는 회복력도 지녔고...) (점점 더 이자의 정체가 궁금해진다.)

위상영; (이자는 자신의 이름이 이청풍이라는 것 외에는 일절 신상을 밝히지 않았다.) 청풍의 얼굴을 보고

위상영; (하지만 내 기억에 당금 무림에서 비중이 있는 인물들 중 이청풍이라는 자는 없었다.) 찡그리고

위상영; (구대마왕중 한명인 거령철귀와 대등하게 싸운 걸 보면 근본이 없는 자는 결코 아니다.)

위상영; (이 정도 고수를 길러낼 수 있는 문파는 마교사가나 무림맹주의 사문인 무성동(武聖洞) 정도일 텐데...) + [!] 생각하다가 흠칫! 하고

츠으! 청풍의 왼쪽 소매 속에서 무언가 빛을 발한다. 청풍의 왼팔은 위상영 쪽이 아니라 벽쪽에 위치해 있다.

위상영; (이자의 소매 속에서 어떤 물건이 빛을 발하고 있다.) 호기심이 생겨 청풍의 왼쪽 소매를 보고.

위상영; (몸에서 번지는 빛과 같은 색인 걸 보면 이자가 익힌 무공과 관련이 있는 물건이 틀림없다.) 몸을 청풍의 몸 위로 숙여서 손을 청풍의 소매로 뻗는 위상영

위상영; (대체 무얼 숨기고 있는지 확인해보자.) ! 청풍의 왼쪽 소매를 조심스럽게 걷어올리고. 그러다가

[!] 눈 부릅뜨는 위상영

<... 저 팔찌는 설마...!> 소매가 걷히자 드러나는 광명륜을 배경으로 위상영의 경악. 광명륜은 청풍의 손목이 아니라 손목 위쪽 팔뚝에 꽉 끼워져 있어서 지금까지 위상영의 눈에 보이지 않았다.

위상영; (광명륜?) (천마묵장을 천마뢰에서 꺼낼 수 있는 두 개의 열쇠 중 하나라는...?) 숨이 턱 막힌 표정이 되고

징징! 은은한 빛을 뿜어내는 광명륜

<팔찌 속에서 용같은 것이 움직이고 있다!> 광명륜 안에서 천천히 움직이는 용의 형상도 보이고

위상영; (... 그렇다면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극도의 흥분

위상영; (저 팔찌의 형상은 책에서 본 광명륜과 일치한다.)

위상영; (천마세가의 마지막 후손 용무린과 함께 세상에서 사라졌던 광명륜이 틀림없다.) 극도의 흥분

위상영; (이자는 대체 누구기에 광명륜을 갖고 있단 말인가?) 탐욕에 찬 표정으로 몸을 숙여서 오른손으로 청풍의 팔뚝에 끼워져 있는 광명륜을 만지려 하고. 그때

뒤척! 청풍의 몸이 조금 움직인다. 그러자

[!] 화들짝 놀라 숙였던 몸을 급히 일으키는 위상영

[으음...] 잠꼬대처럼 웅얼거리는 청풍. 금방이라도 깰 것같고. 그러자

위상영; (... 들키겠어!) ! 급히 청풍의 옆에 몸을 누이고

반듯하게 누워서 눈을 감고 자는 척 하고. 그러자

[음냐...] 입맛 다시는 청풍

! ! 다시 잠이 드는 청풍.

위상영; (놀래라.) 안도의 한숨 쉬며 가슴을 한손으로 누르고

위상영;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더니...) (절대무적의 힘을 얻을 수 있는 광명륜을 보자 저절로 손이 움직였었다.) 이마 찡그리고

위상영; (무리도 아닌 것이... 광명륜에는 우리 번뇌마가의 존망(存亡)이 걸려있기도 하다.) 갈등하고

위상영; (조부님에게 이미 생사교가 있으니 광명륜만 얻으면 천마뢰에서 천마묵장을 꺼낼 수가 있다.)

위상영; (천마묵장의 차지하면 우리 번뇌마가는 천하를 지해할 수 있고...) 생각이 복잡해지는 표정

위상영; (하지만 신세를 진 이자를 배신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도리가 아닌데...) 이마 찡그리고

위상영; (어찌 해야 하나?) (도리에 따를 것인가? 가문의 번창을 위해 이청풍, 이자에게서 광명륜을 빼앗아야하나?)

위상영 (어느 쪽이든 결정을 내려야하는데...) (잠이 몰려와 더 생각할 수가 없다.)

<시간은 충분히 있으니 일단 한숨 자고 생각하자.> 나란히 선실에 누운 청풍과 위상영의 모습 배경으로 위상영의 생각. 헌데

! 오른손으로 왼손의 소매를 다시 내려 광명륜을 가리는 청풍.

청풍; [...] 눈 감은 채 무언가 생각하는 청풍. 잠이 든 게 아니었다.

 

#207>

<-사해용궁사> 새벽이 가까운 깊은 밤. 불은 모두 꺼졌고.

유일하게 불이 켜져 있는 건물. 위극겸이 있는 건물.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고

무사1; [틀림없습니다.] 위상영을 추격했던 교산사교라는 무사들 중 한명이 무릎 꿇은 채 두 손으로 철판을 들고 보며 말하고. 그자 주변에는 교산사교의 나머지 세명도 무릎 꿇고 있고.

건물 안에는 위극겸과 귀면인1이 있다. 위극겸은 의자에 앉아있고 귀면인1은 위극겸 옆에 서있다.

무사1; [갑자기 나타나 속하들의 사상철롱진을 깨트린 것도 바로 이자였습니다.] 철판을 보며 말하고.

무사1이 보고 있는 철판에 새겨진 얼굴은 물론 청풍이다.

귀면인1; (흡정마고를 죽인데 이어 거령철귀의 손아귀에서 상영아가씨를 구해가기도 하고...)

귀면인1; (약관도 안된 애송이의 짓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귀면인1; (가주님의 추측대로 그놈은 정말 천마의 핏줄인 것일까?)

위극겸; [거령철귀는 어찌 되었느냐?]

무사1; [잠시 시력을 잃었었지만 어느 정도 회복되자 이자를 잡아죽이겠다며 추격에 나서셨습니다.] 철판을 든 채 대답하고

위극겸; [수고했다. 나가봐라.] 나가라는 손짓

무사1; [예 가주님!] 동료들과 함께 절하며 일어나고

귀면인1에게 철판을 건네는 무사1. 한손으로 받는 귀면인1

이어 문을 열고 나가는 교산사교.

위극겸; [번뇌사호!] 교산사교가 나가는 걸 보며

귀면인1; [하명하시지요.] 철판을 든 채 고개 숙이고

위극겸; [본가의 모든 전력을 동원해서 그자의 종적을 추적하게.] [기절초괴를 추격중이신 태상가주께도 연락을 넣고...] 손을 내밀고

귀면인1; [존명!] 고개 숙이며 두 손으로 철판을 위극겸에게 건네주고

귀면인1도 나간다. 문은 경비 서던 무사 한명이 열어주고

! 닫히는 문. 위극겸은 귀면인1이 건네준 철판을 보고 있다.

위극겸; (십팔 년 전 실종되었던 용무린과 섭아연의 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가공할 고수가 되어서...) 철판에 새겨진 청풍의 초상화를 보며 생각하고. 심각

위극겸; (이놈의 존재가 알려지면 진천이는 철면무제 섭장천의 후계자 자리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위극겸;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제거해야만 한다.) 강렬한 표정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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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깊은 밤. 청풍이 숨어있는 강가의 바위산.

바위산 아래 강변. 높은 절벽 위의 평지가 있고 그 평지에 갈대와 잡목이 우거져 있다.

갈대와 잡목 사이에 누워있는 위상영. 회색 승복을 입었고 죽립을 가슴에 얹고 있다. 죽립도 회색이라 하얀 얼굴 외에는 눈에 잘 띠지 않는다. 눈은 감고 있는데

휘리릭! 파라락! 무언가 바람에 나부끼는 소리가 위상영의 귀에 들리고. 이어

쏴아! 쐐액! 갈대 밭 위를 새처럼 날아오는 인물들 네 명. 눈빛이 날카로운 무사들인데 생김새가 비슷하다. 형제들이다. 무기는 칼이다.

위상영; (예상대로 아버지가 풀어놓은 사냥개들이 따라붙었네.) 눈을 감은 채 생각하고. 죽립을 조금씩 얼굴 쪽으로 이동시키면서

위상영; (하긴 내가 금릉의 단지회란 흑사회 조직으로 쳐들어가려고 한다는 것쯤은 어렵지 않게 짐작했겠지.) ! 죽립으로 얼굴을 가리고. 직후

스스스! 옷이 움직이며 구겨지고

! 승복이 구겨지며 일어나서 위상영의 몸 전체가 마치 풀로 덮인 것처럼 변한다. 바로 그 직후

휘익! 쏴아아! 위상영의 주변으로 날아지나가는 무사들. 주변을 훑어보며 날아가지만 위상영을 발견하진 못한다.

곧 멀어지는 무사들.

위상영; (일차 수색은 따돌렸다.) ! 얼굴 가리고 있던 죽립을 다시 가슴 쪽으로 끌어내리고. 그러자

스스스! 풀처럼 일어났던 승복도 다시 원래로 돌아간다.

위상영; (그래도 추가적인 수색이 있을지 모르니 오늘밤은 이 갈대밭에서 자야겠다.) 감았던 눈을 뜨고

위상영; (아버지는 내가 홧김에 기절초괴에게 복수하러 달려들었다가 변을 당할 것을 우려하실 것이다.)

위상영; (하지만 나는 머리 쓰는 게 특기인 번뇌마가의 후손이다.)

위상영; (기절초괴를 잡아 죽일 수단과 계획은 얼마든지 생각해낼 수 있다.) 기절초괴를 떠올리며 이를 바득 갈고. 그러다가

[!] 움찔! 놀라는 위상영

화악! 남쪽에 위치한 바위산 중턱에서 빛이 뿜어져 나온다. 물론 청풍이 숨어있는 동굴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다.

위상영; (뭐지?) ! 놀라며 몸을 조금 일으켜서 바위산쪽을 보고

츠으으! 바위산 중턱에서 일어났던 빛은 다시 소멸되고 있다.

위상영; (저 바위산 중턱에 강한 빛을 내는 무언가가 있다.) 똑바로 일어나 앉으며 바위산을 보고. 하지만

츠츠! 완전히 사라지는 빛.

위상영; (뭐였을까?)

위상영; (저기 무엇이 있기에 저토록 강렬한 빛을 뿜어낸 것일까? 단순히 불빛은 아니었는데...) 홀린 듯이 바위산쪽을 보고. 하지만 그 직후

[!] 무언가 느끼는 위상영

화악! 쏴아! 위상영의 주변으로 날아 내리는 네명의 무사들. 방금 전에 수색하며 지나갔던 자들이다.

위상영; (아차!) 찡그리며 그자들을 보고

위상영; (저놈들도 빛을 보고 돌아보다가 날 발견했구나.)

[아가씨! 속하들을 따라 가주님께 가주셔야겠습니다.] [순순히 따르지 않으시면 결례를 하겠습니다.] 포위한 채 다가오는 무사들

 

#201>

바위산. 중턱에서 약하게 빛이 나고

츠으! 빛이 소멸되는 동굴 입구

동굴 끝. 1미터쯤 돌출된 돌기둥 위에 가부좌를 튼 채 앉아있는 청풍이 은은한 빛에 둘러싸여있는데 주변으로 먼지가 흩날리고 있어서 동굴 내부 상황이 자세히 보이진 않는다. 청풍의 머리카락이 펄럭이고 온몸에서 빛이 나고 있다. 광명륜은 두 손으로 잡고 있다.

청풍; (놀라운 진전이다.) 눈 감은 채 흥분하고

<광명법신이 불과 몇 번의 운행만으로도 육성(六成) 수준에 이르렀다.> 츠츠츠! 청풍의 몸을 여러 겹으로 덮은 빛의 막

청풍; (무공이라는 게 원래 이렇게 익히기 쉬운 것이었던가?)

청풍; (그렇지 않다.)

청풍; (광명법신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저급한 음양진기조차 제대로 구사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기까지 한 달 이상이 걸렸었다.)

청풍; (헌데 최상승의 무공인 광명법신이 단번에 육성 수준에 이르다니...)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눈을 뜨기 시작하고

청풍; (어쩐지 광명법신은 내 체질과 딱 맞는 무공인 것처럼 느껴진다.) 눈을 완전히 뜨며 생각하고

청풍; (그 때문에 막힘없이 수련이 진행되었다.) + [!] 생각하다가 경악하며 앞을 보고

! 드러나는 동굴 내부 상황. 완전히 구형의 돔처럼 변해있다. 벽과 천장이 매끈해져있다. 청풍은 1미터쯤의 돌기둥 위에 앉아있는데 청풍이 앉아있는 부분만 바위가 부서지지 않아서 돌기둥 형태가 된 것. 바닥도 매끈하게 갈려있다.

청풍; (이게 무슨...) 놀라 눈이 휘둥그레지고

청풍; (거친 바위로 이루어져 있던 동굴 내부가 매끈하게 갈려서 완전에 가까운 구형(球形求)이 되었다.) 경악과 흥분

청풍; (내 몸에서 뿜어져나간 광명법신의 힘이 동굴 내부를 균일하게 갈아버린 때문일 것이다.) 츠츠츠! 자기 몸에서 은은히 빛이 나는 걸 보고

청풍; (육갑자에 육박하는 흡정마고의 공력중 절반 가까이가 내 공력으로 용해되어 있기도 하고...)

청풍; (광명법신은 생각할수록 엄청난 무공이로구나.) 흥분. 바로 그때

<난 절대 돌아가지 않아!> 누군가의 외침이 청풍의 귀에 들린다. 그 외침은 물론 위상영의 것이다.

청풍; (여자의 음성!) 벌떡 일어나는데

! 그대로 로켓처럼 치솟아 천장을 정수리로 들이받는 청풍.

청풍; [!] 머리에 부딪힌 천장이 박살나는 걸 느끼며 당황하는 청풍. 머리가 천장을 박살냈지만 청풍은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

청풍; (힘을 주체할 수 없어서 몸이 저절로 튕겨져 올라갔다.) 휘청! 후두둑! 부서지는 천장 파편과 함께 다시 아래로 떨어지는데

콰직! 청풍의 발이 닿은 돌기둥이 그대로 박살나 무너진다

청풍; [!] 콰득! 우둑! 박살나는 돌기둥과 함께 바닥에 내려선 청풍의 발이 돌바닥에 움푹 들어가고

청풍; (힘 조절이 잘 안된다.) 콰득! 비틀거리면서 바닥에 박혀있던 발을 뽑아내고

청풍; (내공이 단번에 수십 배 이상 심후해진 때문이다.) 콰직! 다른 발이 또 돌바닥을 두부처럼 뚫고 들어간다.

청풍; (폭증한 힘 조절을 하려면 고생을 좀 해야겠구나.) 생각할 때

<교산사교(蛟山四蛟)! 네놈들이 감히...> 다시 들리는 여자의 비명 소리. 흠칫! 정신 차리는 청풍

청풍; (멀지 않은 곳에서 어떤 여자가 위기에 처했다.) ! 날아오르고

청풍;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슈우! 유령처럼 변해서 동굴 밖으로 날아나가는 청풍

 

#202>

바위 산 아래 갈대밭에서 벌어지는 싸움. 네 명의 무사가 위상영을 포위한 채 사로잡으려 한다. 위상영은 필사적으로 포위망을 빠져나가려 하지만 실패한다.

! 한쪽으로 날아가는 위상영. 죽립은 왼손에 들고 있다. 하지만

화악! 앞을 가로 막으며 양손을 펼치는 무사1. 무사들은 무기를 쓰지 않고 맨손으로 위상영을 잡으려 한다.

위상영; [!] ! 앞쪽에 쳐진 보이지 않은 막에 부딪혀 뒤로 튕겨지는 위상영

뒤로 밀려나 비틀거리며 겨우 몸을 세우는 위상영

화악! 바로 뒤에서 위상영을 잡으려는 무사2

위상영; [!] ! 다급히 몸을 돌리지만

찌직! 무사2의 손아귀에 긁히며 옷이 찢어지고

휘릭! 겨우 몸을 세우는 위상영

휘릭! 스슥! 위상영을 중심으로 몸을 세우는 네 명의 무사들

무사1; [포기하십시오 아가씨.] [우리 형제들이 펼치는 사상철롱진(四象鐵籠陣)에 갇힌 이상 빠져나가지 못한다는 건 잘 아시지 않습니까?]

위상영; (사상철롱진...) (서로의 공력을 공유하며 펼치는 진법...) 이를 악물고

<교산사교, 저놈들 개개인의 무공은 나보다 약하다. 하지만 네 명의 공력이 합쳐진 때문에 나는 거의 이갑자의 공력을 지닌 고수를 상대하는 처지가 되었다.> 포위망을 좁히며 다가오는 네명을 배경으로 위상영의 생각

위상영; (이대로라면 꼼짝없이 저놈들에게 제압당해서 아버지에게 끌려가게 되는데...) 이를 악물고

위상영; (기절초괴를 상대하기 위해 준비한 이걸 써야만 하는 건가?) 왼손에 들고 있는 죽립을 곁눈질로

죽립 속에 다이나마이트 같은 것이 하나 부착되어 있다.

무사1; [밤이 길면 꿈도 많아지는 법! 빨리 아가씨를 제압해서 데리고 가세.] 위상영에게 다가오고

무사2; [그래야겠지?] 역시 다가오고

콰드드! 쿠오오! 그자들이 다가오자 주변의 풀과 잡목들이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마구 눌리고 부러진다.

위상영; (선택의 여지가 없구나. 아깝지만 이 섬광작렬탄(閃光炸裂彈)을 쓰는 수밖에...) 죽립 속에 붙여놓은 다이나마이트 같은 것을 오른손으로 잡아 떼려하고. 바로 그때

[적당히 하지 그래?] 누군가의 말이 들려 무사들과 위상영이 경악하고

청풍; [남이 싫다고 하는 걸 강요하는 게 바로 죄야.] ! 언제였는지 멀지 않은 곳에 서있는 청풍.

위상영; (... 저 사내 언제 저기에...) 경악하고

[웬놈이냐?] [이건 집 안 일이다. 상관 말고 꺼져라.] 무사들 청풍을 돌아보며 살벌한 표정을 짓고

청풍; [집 안 일이든 뭐든 내 알바는 아니고...] [일단 내 눈에 띠였으니 묵과는 못하겠다.] 다가오고

[마지막 경고다.] [멈추지 않으면 피를 보는 수가 있다.] ! ! 무사들이 칼 손잡이를 잡고. 하지만 청풍은 신경 쓰지 않고 다가온다

청풍; [쓸데없이 오지랖 넓다는 뒷말 듣기 싫어서 소저에게 묻겠소.] 위상영에게

흠칫! 하는 위상영

청풍; [내가 도와주기를 원하시오?]

위상영; [도와주세요.] 즉시 끄덕이고

[아가씨!] 무사들 위상영을 노려볼 때

위상영; [대신 죽이지는 마세요. 죽을 정도의 죄를 짓지는 않았으니까요.] 차가운 표정으로 말하고

청풍; [그렇다는군.] 웃으며 무사들을 보고

청풍; [당사자의 요청을 받았으니 내가 관여하는 데 불만은 없겠지?] 무사들에게

[불만은 없다.] [대신 네놈도 우리 손에 죽어도 여한은 없을 것이다.] 차창! 일제히 칼을 뽑는 네놈

[네놈은 실수하는 것이다.] [각오해라!] 사사사! 단번에 청풍을 포위하는 무사들. 뽑은 칼로 청풍을 겨누면서

청풍; (협공에 능숙한 자들이다.) (개개인의 실력도 살인상단 인자급에 못지않고...) 자신을 포위하는 무사들을 돌아보며 생각할 때

[크왓!] [죽어라!] 스악! ! 사방에서 일제히 청풍을 공격하는 무사들. 그자들의 칼에서 섬광이 내뻗치고

위상영; (제발...) 주먹 꽉 쥘 때

빠카카캉! 카캉! 강렬한 섬광이 무사들과 청풍 사이에서 일어나고. 칼이 마치 철벽을 두드린 것 같고. 이어

[!] [!] ! ! 다른 방향으로 튕겨져 나가는 무사들. 화악! 중앙에서는 청풍이 움직였던 고 있고

위상영; [] 자기도 모르게 탄성

 

#203>

청풍이 광명법신을 수련하던 동굴이 있는 바위산. 그 산 정상에 누군가 서서 눈을 번뜩이고 있다. 헐크같은 체격의 거인인데 한손에는 거대한 쇠몽둥이를 들고 있다. 실루엣만 보여주고 눈만 번뜩이는 것으로 묘사

거인의 시점. 청풍이 중앙에 서있고 네명의 무사들이 그 주변으로 튕겨져 나가는게 보인다.

이빨 드러내며 히죽 웃는 거인. 이어

! 투창을 하듯 거대한 쇠몽둥이를 하늘로 던질 자세를 취하는 거인. 이어

부악! 허공으로 쇠몽둥이를 던지는 거인. 아주 역동적으로 보인다. 까마득한 허공으로 치솟는 쇠몽둥이.

 

#204>

다시 절벽 위.

털썩! 퍼억! 네 방향으로 등부터 나뒹구는 무사들

위상영; (어떻게 손을 썼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흥분

위상영; (어려보이는 외모와 달리 상상을 초월하는 고수로구나.) 얼굴 좀 발개지고. 안도하고.

청풍; (광명법신으로 내공이 폭발적으로 증진된 덕분에 손을 쓰는 속도도 빨라졌다.) 몸을 바로 세우며 생각하고. 하지만

서걱! ! 청풍의 옷도 몇 군데 갈라져 있다.

청풍; (그렇긴 해도 저자들의 협공 역시 평범한 게 아니었다.) 사방으로 나뒹굴어 피를 토하며 벌벌 떨고 있는 무사들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 (만일 저자들의 공력이 지금보다 배 정도로 높았다면 나도 가볍지 않은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청풍; (대체 어떤 세력이 길러낸 자들이기에...) 생각하다가 + [!] 오싹! 소름이 돋아서 눈을 치뜨고.

눈 치뜬 청풍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장면. 기둥같은 것이 허공에서 내리꽂히고 있다. 물론 바위산 위의 거인이 던진 쇠몽둥이다. 그때

위상영; [고마워요 공자님!] 고개 좀 숙이며 다가오고

위상영; [도와주신 덕분에 험한 꼴을 면할 수 있었어요.] 말하는 데 + 청풍; [물러서시오!] ! 장풍을 위상영에게 날리며 물러서는 청풍

위상영; [!] ! 가슴에 장풍을 맞아 뒤로 밀려나는 위상영.

위상영; [무슨 짓을...] 몸을 세우며 바락 화를 낼 때

! 청풍과 위상영 사이에 내리꽂히는 전봇대같은 쇠기둥. 실제로는 직경이 20센티에 길이가 3미터쯤인 쇠몽둥이이다.

위상영; [!] 비로소 놀라며 물러서고. 직후

화악! 허공에서 돌풍이 일며 거대한 사람 그림자가 쇠몽둥이 위에 내려선다.

위상영; (... 저 자는...) 공포에 질려 올려다보고

! 기둥같은 쇠몽둥이 위에 팔짱을 낀 채 한발로 우뚝 서있는 거인. 키가 3미터정도고 온몸이 근육질인 거인. 헐크 같다. <신마유희>에 나온 십대악인 서열오위 거령철귀. 이 작품에서도 이름은 거령철귀. 마교 구대마왕의 한명이다.

청풍; (상상도 못해본 체격의 거인이다. 키가 거의 일장(一丈;3미터)나 되는...) 놀라며 물러서고. 그때

위상영; [... 달아나요 공자!] 다급히 외치고

흠칫! 하며 위상영을 보는 청풍.

위상영; [저자는 마교 구대마왕중 한명인 거령철귀(巨靈鐵鬼)예요! 공자가 맞설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에요!]

청풍; (구대마왕!) 눈 부릅 놀라고.

이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소수마녀의 말. #159>의 장면

 

<구대마왕은 천마세가를 제외한 삼대마가에서 세명씩 선정한 고수들로 마교의 수호가 사명이다.> 여자 셋 남자 여섯의 실루엣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하지만 삼십 여년 전 마교가 무림맹의 공격을 받을 때 그 사명을 완수한 것은 암흑마가 출신의 세명뿐이었다. 번뇌마가, 혈전마가 소속의 육대마왕은 사전에 종적을 감춰버렸던 것이다.> 여자 한 명과 남자 두 명이 수많은 적들에게 둘러싸여 악전고투를 치루는 모습을 배경으로

회상 끝

 

청풍; (저자가 바로 흡정마고와 함께 구대마왕에 드는 전대의 마인...) 긴장하며 거령철귀를 볼 때

[... 늦었소 아가씨!] [구대마왕중 한분이신 거령철귀께서 도착하셨으니 주제넘게 나선 저놈은 박살이 나서 죽을 수밖에 없소.] 바닥에 나뒹굴었던 무사들이 힘겹게 일어나 앉으며 웃고.

위상영; [빨리... 지금이라도 빨리 달아나요!] 비명 지르고. 하지만 그 직후

히죽 웃는 거령철귀. 이어

! 콰득! 허공에서 한번 덤블링을 하는데 밟고 있는 거대한 쇠몽둥이가 함께 뽑혀 허공으로 치솟는다. 이 쇠몽둥이가 거령철귀의 무기다

휘릭! 거구를 가볍게 움직여 내려서는 거령철귀. 청풍을 보는 자세로. ! 쇠몽둥이는 그자의 발에서 떨어져 높이 치솟고 있고.

청풍; (엄청난 거구임에도 몸놀림이 경쾌하기 이를 데 없다.) 놀라고 긴장하고

쐐액! 거령철귀를 향해 내리꽂히는 기둥같은 쇠몽둥이

! 옆으로 떨어진 쇠몽둥이를 보지도 않고 한손으로 움켜잡는 거령철귀. 시선은 청풍을 향한 채로

청풍; (흡정마고에 필적하는 고수가 느닷없이 나타났다.) 싸울 준비를 하고. 복싱하듯 가볍게 몸을 움직인다.

청풍; (만만치 않은 상대지만 광명법신 덕분에 내공이 삼갑자 수준으로 급증했으니 싸워볼만 할 것이다.) + [!] 생각하다가 눈 부릅뜨고

! 히죽 웃으며 한손으로 움켜쥔 쇠몽둥이를 쳐들고

청풍; (위험!) 가앙! 전력을 다해 뒤로 물러서고. 직후

! 청풍이 있던 곳을 내리쳐 박살내는 쇠몽둥이. 바닥에 깊은 구덩이가 생기며 흙과 박살난 바위가 사방으로 튄다.

위상영; [!] 손으로 입을 가릴 때

휘릭! 멀찍이 내려서는 청풍.

위상영; (피했어!) 안도하고.

무사들도 놀라고

청풍; [무례하군. 선배가 되어서 느닷없이 공격이나 하고...] 몸에 묻은 흙을 털 때

화악! 거령철귀의 거대한 쇠몽둥이가 그림자처럼 변해서 날아든다.

청풍; (위험...) ! 몸을 움직여 피하고. 하지만

부웅! ! 쐐액! 질풍같이 움직이며 쇠몽동이를 거의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빠르기로 휘둘러대는 거령철귀

청풍; (무서운 자...) ! 스슥! 전력으로 몸을 움직이고 날아서 거령철귀의 공격을 피하는 청풍.

청풍; (공력이 가공할 뿐 아니라 거구임에도 빠르기 이를 데 없다.) 간발의 차이로 거령철귀의 공격을 피하는 청풍.

청풍; (광명법신을 익히기 전의 나였다면 최초의 일격으로 이미 피곤죽이 되어버렸을 것이다.) 유령처럼 움직여 피하는 청풍.

이하 청풍과 거령철귀의 격렬한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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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사해용궁사> 저녁 무렵. 해질 무렵이지만 참배객들이 여전히 많고.

외진 곳에 자리한 어느 건물. 음침한 인상의 사내들이 지키고 있다.

귀면인1; [아침에 탁발을 나갔던 비구니들 중 한명이 귀환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위극겸 앞에 서서 보고하고 있다. 위극겸은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서 주사위를 굴리고 있다. 두 개의 주사위를 한 번에 던져서 나오는 숫자를 보고 있고. 건물 안에 몇 명의 귀면인이 있고.

위극겸; [상영, 그것이 비구니로 위장하고 절을 빠져나갔구나.] 한숨 쉬며 주사위를 탁자에 굴리고

귀면인1; [창문으로 빠져나간 것처럼 꾸며놓고 사실은 방에 숨어있었을 것입니다.]

위극겸; [누구 딸 아니랄까봐 잔꾀는...] 쓴웃음 지으며 다시 주사위를 모아 쥐고

귀면인1; [아가씨는 아마 자신의 손으로 기절초괴를 죽여서 복수할 작정을 하셨을 것입니다.]

위극겸; [그것이 어디로 가고 있는 것같은가?] 주사위를 든 채

귀면인1; [아가씨는 금릉의 흑사회 조직 단지회가 암흑마가의 끄나플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위극겸; [단지회로 쳐들어가서 기절초괴의 행방을 찾을 생각을 하고 있겠군.] 또르르! 다시 주사위를 굴리고

귀면인1; [본가의 아이들을 금릉쪽으로 풀어서 아가씨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위극겸; [거령철귀(巨靈鐵鬼)가 상해와 금릉 사이에 자리한 모산(茅山)에 있지?] 주사위의 점들 개수를 확인하고

귀면인1; [! 모산에 산채를 차려놓고 산적두목 흉내를 내고 있습니다.]

위극겸; [거령철귀에게 전서구를 날려서 도움을 청하도록 하게.] [, 상영이에게 위해는 가하지 말라고 특별히 주의를 주고...] 뭔가 생각하고

귀면인1; [분부 거행하겠습니다만...] 망설이고

위극겸; [집 나간 딸 년 하나 찾는 데 구대마왕중 한명을 동원하는 게 유난떠는 것같이 보이겠지?] 다시 주사위를 집어들고

귀면인1; [거령철귀는 기절초괴와 싸워도 지지 않을 실력의 소유자입니다.] 눈치 보면서 말하고

귀면인1; [하지만 아가씨가 당장 기절초괴와 조우할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만...]

위극겸; [기절초괴 때문이 아닐세.] 또르르! 한숨 쉬며 다시 주사위를 굴리고

위극겸; [몇 번을 반복해도 같은 점괘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네.] 구르는 주사위를 보고

귀면인1; [같은 점괘라면...?] 흠칫! 하고

위극겸; [별리(別離)의 괘!] 심각

귀면인1; [... 별리의 괘!] 놀라고.

실내에 있던 다른 귀면인들도 놀라고

위극겸; [빨리 잡아들이지 않으면 상영이 그것과 헤어질 것이라는 점괘가 반복해서 나오고 있네.] 주사위를 보며

위극겸; [영원한 별리인지 그저 오랜 시간 헤어짐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심각한 얼굴 크로즈 업

 

#197>

역시 저녁 무렵. 강변의 얕으막한 언덕. #116~119>에서 소수마녀가 서있던 야산. 야산 아래로는 이산하가 사우와 정필등 단지회 건달들에게 고문당하다 죽은 길이 지나고 있다.

소수마녀가 몸을 숨기고 서있었던 나무 아래쪽 청풍이 무릎을 꿇고 있다. 나무 아래에는 약간 두툼한 봉분이 있다. 잡초가 제법 난 그 봉분이 이산하의 무덤이다. 무덤 앞에는 술병과 술잔, 향이 타는 작은 향로등이 놓여있다.

 

소수마녀; [영친의 유해는 길가 야산의 나무 아래에 안장했다.] 소수마녀가 말하던 장면을 떠올리는 청풍.

 

청풍; (소수마녀...)

청풍; (어머니와 진진이의 안전을 미끼로 날 종처럼 부리고 있지만 도저히 미워할 수가 없는 여자다.)

청풍; (목적이 있어서 한 일이라 해도 그녀에게는 이런 저런 신세를 져버렸으니...) 쓴웃음 짓고. 이어

청풍; (아버지...) 다시 절하고

청풍; (부디 영면하십시오.) (자유의 몸이 되면 어머니와 진진이를 데리고 와서 고향으로 모시겠습니다.) 무덤에 대고 절하며 다짐하는 청풍. 이어

청풍; (소수마녀가 지목한 두 번째 암살 대상은 종남산(終南山)에 숨어있다.)

청풍;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서둘러 종남산으로 가야하지만...) ! 일어나고

청풍; (그 전에 할 일이 한 가지 생겼다.) 왼쪽 손목에 걸고 있는 광명륜을 만지면서 돌아서고

청풍; (광명법신...) (어머니가 외조부의 위패 속에 숨겨둔 팔찌에서 찾아낸 기이한 무공...)

청풍; (그것을 먼저 수련해야한다.) (흡정마고를 상대할 때와 같은 요행을 바라선 안되니...) 언덕을 걸어 내려간다.

 

#198>

저녁 무렵. 멀리 해안이 보이는 바다를 떠가는 화려한 배. <신마유희>에 나온 악인선 형태인데 좀 작다. 요트같은 분위기

배의 갑판 위에는 음침한 인상의 무사들이 여기저기 경비를 서고 있고

배로 날아드는 비둘기들

비둘기들은 갑판 아래에 나있는 창문으로 날아 들어간다.

 

배의 갑판 끝에 있는 3층 선실.

3층 선실 앞 베란다에 썬 베드에 누워있는 기절초괴. 비키니를 걸친 몸에 얇은 가운만 걸친 헐벗은 여자 둘이 좌우에 앉아서 기절초괴의 다리를 주무르고 있고. 두 년의 이름은 화사와 화접. 기절초괴의 상의는 벌어져 있는데 심장 부위를 붕대로 감고 있다. 기절초괴는 작은 향로 구룡로를 왼손 손바닥에 얹어놓고 살펴보는 중이다.

기절초괴; [구룡로... 구룡로...] 살펴보면서 중얼거리고

두 계집 중 한 년이 곁눈질로 구룡로를 보고. 이 년의 이름은 화사. 뱀이 수 놓여진 옷을 입고 있다. 번뇌마가의 간세다.

기절초괴; [천마가 남긴 일곱 가지 힘 중 하나가 이 작은 향로에 숨겨져 있다 이거지?] 얼굴 위로 들어서 보며

기절초괴; [번뇌마가의 능구렁이들은 마교가 멸망할 때 이걸 훔쳐내서 지금까지 숨기고 있었다.]

기절초괴; [하지만 잔머리만 굴릴 줄 알던 그 인간들은 구룡로의 사용법을 끝내 알아내지 못했어.] 히죽

기절초괴; [어떠냐?] [네년 생각에도 내가 구룡로에 숨겨져 있는 비밀을 풀지 못할 것같겠지?] 구룡로를 곁눈질하던 화사에게 갑자기 묻고

화사; [... 아니옵니다.] 기겁하며 고개 젓고

화사; [가주님이시라면 충분히 구룡로의 힘을 끌어내실 수 있을 것이옵니다.] 억지로 웃으며 아부하고

기절초괴; [화사(花蛇)! 네년은 역시 사람 보는 눈이 있구나.] 웃고

기절초괴; [칭찬하는 의미로 좋은 구경을 시켜주마.] 구룡로를 아래에서 움텨쥐는 자세로 쳐들고. 그러자

! ! 구룡로 표면에 새겨진 용의 조각들이 빛을 내고

<... 구룡로에 새겨진 용들이 빛을 발한다.> 놀라고 긴장하는 두 여자.

기절초괴; [구룡로의 작동 원리는 표면에 새겨진 아홉 마리의 용에 정해진 순서대로 내공을 주입하는 것이다.] 징징! 용 조각이 빛나는 구룡로를 들고 웃으며 말하고.

기절초괴; [그리하여 제대로 된 순서대로 내공이 주입되면...] ! 구룡로를 쥔 손에 힘을 주고

기절초괴; [이런 일이 벌어지지.] 구룡로를 높이 들고 외치고, 직후

화악! 크왕! 구룡로 뚜껑에 난 세 개의 구멍에서 각기 세 마리씩의 용이 튀어나온다. 연기로 이루어진 용들인데 허공으로 확 올라가면서 커진다.

[!] [!] 공포에 질려 물러서는 화사와 화접. 그 직후

화악! 크왕! 아홉 마리의 용 중 한 마리가 꿈틀거리며 화사를 덮치고

화사; [... 안돼!] 주저앉아 비명 지르며 두 팔로 얼굴을 가리는데

화악! 화사의 몸을 휘감는 연기로 이루어진 용

화접은 뒤로 주저앉아 달달 떨며 보고 있고

화사; [... 살려 주세요 가주님!] 연기로 이루어진 용에게 휘감긴 채 달달 떨고

기절초괴; [난 오래 전 마교의 폐허에 갔다가 천마가 남긴 구룡로를 쓸 수 있는 비결을 얻었었다.] [덕분에 구룡로의 힘을 어렵지 않게 끌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구룡로를 쳐든 채 웃고. 다른 용들은 주변에서 꿈틀대고 있고

기절초괴; [이 사실을 한시라도 빨리 번뇌마가에 알리고 싶겠지?] 웃으며 화사를 보고

화사; [... 무슨 말씀이신지요?] [소녀는 번뇌마가와 아무런 관련도 없사옵니다.]

기절초괴; [뭐 믿어주도록 하지.] 웃고

기절초괴; [믿어주는 김에 네년이 번뇌마가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무수한 증거도 조작이었던 걸로 해주겠다.]

화사; [... 감사하옵니다.] 억지로 웃으며 고개 조아리고. 하지만

기절초괴; [하지만 믿어주는 것과 용서하는 건 별개의 문제야.] ! 들고 있는 구룡로를 쥔 손에 힘을 주고. 그러자 구룡로의 표면에 새겨진 용들의 형사잉 더 빛나고. 그러자

! 화사를 휘감은 용도 빛을 발하고. 다음 순간

[끼아아아!] 비명과 함께 단번에 재가 되는 화사

[으으으...] 뒤로 물러나 주저앉은 화접은 달달 떨고. 사타구니에서 뜨거운 물기가 흘러나와 갑판을 적신다.

푸스스! 재가 되어 흩어지는 화사의 몸뚱이

기절초괴; [구룡로는 삼매진화를 최대 아홉 배로 늘려주는 사기급의 무기인 것이다.] 화악! 크오오! 용들을 흩어버리며 웃고

기절초괴; [이게 내 손에 들어왔으니 생사교를 쓰는 늙은이와도 겨뤄볼 수 있게 되었다.] 웃고. 이어

기절초괴; [구경 끝났으면 보고 해!] 구룡로를 두 손으로 쓰다듬으며 누군가에게 말하고. 그러자

갑판에서 3층으로 올라오는 계단 입구에 서있던 중년사내 한명이 움찔하고. 그자는 손에 종이를 두 장 들고 있다.

사내; [... 예 가주님!] 굽신거리며 급히 다가오고

기절초괴; [내 휴식을 방해한 걸 보니 중요한 전서구가 도착한 모양이지?] 구룡로를 소매로 닦으며

사내; [혈모를 감시하던 섬전비호로부터 급전이 도착했습니다.] 두 손으로 종이들을 내밀고

기절초괴; [섬전비호가 급한 연락을 보냈다?] 갸웃하면서도 종이를 받을 생각은 않고 보기만 하고.

기절초괴; [설마 그 할망구가 젊은 놈을 애인으로 삼기라도 했다는 거냐?] 피식 웃고. 그러자

사내; [관계가 확실하진 않지만 혈모가 젊은 사내와 접촉한 것은 맞습니다.] 종이를 보며 말하고

기절초괴; [? 정말이야?] [난 농담으로 해본 말인데?] 어리둥절

기절초괴; [어떤 놈이야?] [혈전마가의 정통 후계자인 혈모 대려군에게 귀여움을 받은 행운아는?] 눈을 흘기고

사내; [바로 이자입니다.] 종이를 한 장 기절초괴에게 보여주고.

사내가 보여주는 종이에는 청풍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황금전장에서 배포한 현상금 포스터다. 청풍의 초상화 아래 위로는 <兇手 李淸風> <褒賞金 十萬兩>라는 글이 적혀있고. 헌데

기절초괴; [으악!] 초상화를 본 순간 기겁하며 펄쩍 뛰어오르는 기절초괴

<?> 놀라는 사내와 화접

기절초괴; [히익!] 휘릭! 비명 지르며 급히 썬 베드 뒤로 날아내려 숨는 기절초괴

사내; [... 용서하십시오! 속하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급히 무릎 꿇으며 사색이 되고. 화접도 겁에 질려 납작 엎드리고

기절초괴; [아니... 아니야! 네놈이 죽을죄를 지은 게 아니야!] 썬 베드 뒤에 숨은 채 달달 떨고. 진짜 겁에 질린 모습이고

사내; [하오면 왜...?] 안도하며 고개를 들고

기절초괴; [그 놈... 그 놈 용모파기를 잘 보이게 쳐들어봐!] 손짓

사내; [...] ! 의아해하면서도 청풍의 초상화를 두 손으로 펼쳐보이고

청풍의 얼굴 그려진 초상화를 유심히 보는 기절초괴. 겁에 질린 표정이고

기절초괴; [틀림없군! 틀림없어!] 침 꼴깍! 삼키고. 식은땀 흘리며

기절초괴; [... 다른 놈들은 모르겠지만 천하제일의 천재인 난 알 수 있어.]

기절초괴; [이청풍이란 그놈... 십팔 년 전 섭아연이가 빼돌린 구천마존의 손자야!] 공포에 질린 표정

<구천마존의 손자!> 놀라는 사내와 화접

 

#199>

<-단양(丹陽)> 해가 진 초 저녁 무렵. #120>에 나온 단양 장면과 같은 도시. 거대한 강과 직선의 운하가 만나는 사거리 교차점에 자리한 도시. 많은 배가 운하와 강을 오가고 있고. 부두에는 배들이 정박해있다. 여기저기 건물들에는 불이 켜지고 있고

단양 교외의 강가. 상당히 높은 바위산이 있다.

바위산 중턱. 강이 보이는 쪽으로 입구가 나있는 동굴이 있다.

휘익! 그 동굴 입구로 날아 내리는 청풍.

청풍; (이쯤이 좋겠군.) 주변 살피며 동굴로 들어간다.

청풍; (이곳 단양은 장강과 경항운하가 만나는 교통의 요충지다.) (그리고 내가 척살해야할 두 번째 표적은 종남산에 있다.) 어둑한 동굴로 들어가고

청풍; (종남산으로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은 배를 타고 경항운하와 황하를 거슬러가는 것이다.) 깊지 않은 동굴 끝에 이르고.

청풍; (일단 이곳에 숨어서 광명법신을 연마한 후 배를 타고 종남산으로 가자.) 동굴 내부 둘러보고.

청풍; (두번째 표적도 흡정마고에 못지않은 인물이다.) 바닥에 앉고

청풍; (아니, 어떤 면에서는 흡정마고보다 죽이는 게 더 어려운 상대다.) 책상다리를 하며 왼쪽 손목에서 팔찌, 광명륜을 뽑는다.

청풍; (소수마녀가 흡정마고를 죽인 다음에 척살하라고 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광명륜을 두 손으로 들고 들여다보고

청풍; (이 팔찌...) ! 광명륜이 어둔 속에서 은은한 빛을 뿜어내고

청풍; (나는 광명법신이라는 무공비결이 숨겨져 있는 이 기이한 팔찌를 분명 처음 본다.) 광명륜을 살피고

청풍;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인가?) (마치 전에 이것을 본 적이 있는 것같은...)

청풍; (어머니가 위패 속에 이 팔찌만 숨겨두셔서 이름은 물론이고 어떤 내력이 있는 물건인지도 알 수가 없다.)

청풍; (하지만 이 팔찌가 내 진짜 신세내력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건 분명하다.)

청풍; (내 신세에 얽혀있는 비밀을 풀기 위해서라도 광명법신을 확실하게 익혀야만 한다.) 광명륜 속에서 움직이는 용의 형상을 들여다보며 생각하고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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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 (깨알을 다시 열 개로 쪼갠 정도 크기의 글씨다.) (너무 작아서 나 정도의 공력을 지닌 사람이 아니면 읽을 수 없다.) (그리고...) 눈을 부릅뜬 채 광명륜을 들여다보고

청풍; (무공비결!) 흥분

청풍; (이 글자들은 어떤 무공을 수련하는 비결이다.)

청풍; (무공의 이름은...) 정신을 집중하여 광명륜 속 용의 비늘에 적혀있는 글을 읽고

청풍; (광명법신(光明法身)!) 흥분하고

청풍; (광명법신이라는 무공인데...) (수련하면 몸속 경맥의 모든 장애와 적폐를 일소하여 무한정으로 공력을 쓸 수 있게 해준다.)

청풍; (흡정마고에게서 흡수한 막강한 내공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는 내게 안성맞춤인 무공이다.)

청풍; (광명법신이라는 이 무공만 익히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수가...) + [!] 생각하다가 흠칫! 하고

<이쪽이 극락전입니다 시주.> <감사하옵니다 스님!> 저벅 저벅! 말소리와 함께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청풍; (나 말고도 참배하러 온 사람이 있다.) ! 광명륜을 급히 왼쪽 손목에 끼우고

청풍; (광명법신은 다른 곳에 가서 제대로 살펴보자.) ! 두쪽으로 분리했던 위패를 양손으로 집어들며 일어나고

달칵! 위패를 합치며 신단으로 다가가는 청풍. 그때

[어머나.] 극락전 안으로 들어서다가 청풍을 보고 좀 놀라는 중년부인. 나이는 5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데 머리는 반백이고 인자한 인상이다. 전형적인 귀부인 인상. 진상파의 나이 든 모습. 사실 이 여자는 진상파의 생모인 대려군. 한 두 번 나올 캐릭터. 하지만 신분은 대단하다. 혈전마가의 가주였던 무적혈신 대각의 딸이었다. 양손에 중지에 각기 하나씩의 가락지를 끼고 있다. 붉은 옥으로 다듬은 가락지. 얼룩덜룩한 무늬가 있는 가락지다

문 밖에는 청풍을 안내했던 중과 키가 훤칠하게 큰 젊은 여자가 서있다. 젊은 여자 이름은 환설. 다른 작품의 환설 캐릭터. 손에는 보자기로 싼 쟁반을 들고 있다. 쟁반에는 술병도 있는 게 보이고.

대려군; [선객이 있으셨군요. 방해가 되지나 않았는지 모르겠어요.] 두 손을 아래로 모으며 고개를 숙이고.

청풍; [아닙니다.] 고개를 조금 돌려서 마주 숙이며 위패를 원래 장소에 놓고

청풍; [고인께 문안 올리고 나가려던 참이었습니다.] 입구쪽으로 오는데

[!] 다가오는 청풍을 보며 무언가 놀라는 대려군.

[!] 환설도 놀라는 표정이고. 이어

대려군; (이 아이는 설마...) + [실례지만 공자의 이름을 들을 수 있을까요?] 청풍의 얼굴을 빤히 보며

청풍; (이 부인이 왜 내게 관심을 보이는 건가?) + [이청풍이라고 합니다.] 츠으! 눈이 약간 빛을 내고. 그러자

<중동(重瞳)!> 빛을 내는 청풍의 눈동자 크로즈업 배경으로 대려군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의 눈동자 안에 원형의 테두리가 하나 더 있다.

대려군; (틀림없다!) + [이공자셨군요.] 뭔가 생각하는 표정으로 청풍을 지긋이 보고

청풍; (나를 왜 저렇게 뚫어져라 보는 건가?) + [소생에게 가르침이 계신지요?]

대려군; [초면에 가르침이라니 가당치도 않아요.] 고개를 좀 숙이며 웃고

대려군; [다만 주제 넘는 참견이겠으나...] [제수(祭需;제사에 쓰는 물품)없이 참배를 오신 것 같군요.] 청풍의 빈손을 보고

청풍; [지나가던 길에 들른지라...] 멋 적게

대려군; [그럼 고인께서 서운해하시지요.] [마침 제가 술을 넉넉히 준비해왔으니 고인께 한잔 올리시는 게 어떨까요?] 미소 짓고

청풍; (확실히 지나친 참견이지만 거절할 수도 없군.) + [염치없으나 폐를 끼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대려군; [폐랄 게 있겠어요?] [오히려 함께 계시는 영령들이시니 기꺼워하실 거예요.] [준비 하거라 환설(煥雪).] 밖에서 기다리던 환설에게

환설; [예 마님!] 대답하며 들어오고

제단 앞에 무릎을 꿇고 앉는 대려군. 그 옆에 쟁반을 내려놓고 보자기를 푸는 환설. 환설이 푸는 보자기 안에는 술병과 술잔, 안주와 과일들이 들어있다.

청풍; (어쩌다 보니 다른 사람의 제사에 참석하게 되었구나.) 두 손 모은 채 공손히 서서 보고. 환설이 안주와 과일들을 제단에 진설하고 있다.

 

#192>

극락전을 밖에서 본 모습. 주변에 사람은 없다. 안내했던 중도 다른 곳으로 가버렸고. 시간이 좀 지났다. 헌데.

절의 다른 건물 뒤에 숨듯이 서서 극락전을 보고 있는 음침한 인상의 사내. 족제비같은 인상이고. 이자는 기절초괴의 수하인 교칠. 그리 중요하지 않은 조연인데 경신술이 뛰어나다. 별호는 섬전비호

교칠; (혈모(血母)의 참배가 오늘 따라 길어지는군.)

교칠; (짜증이 나지만 참아야만 한다.) (혈모의 일거수일투족을 기절초괴님께 보고해야 하는게 나 섬전비호(閃電飛狐) 교칠(喬七)의 사명이니...) 하품하고

 

#193>

극락전 내부. 두 개의 위패가 제단에 놓여있고. 제단 앞의 향로에서는 향이 연기를 내며 타고 있고. 그 향로 앞쪽에 청풍과 대려군이 마주 앉아있다. 청풍은 술잔을 한손에 들고 있다. 음복하는 중이다. 두 사람 사이에는 쟁반에 안주들이 얹혀져 있고. 대려군 옆쪽 조금 뒤에 환설이 무릎을 꿇고 앉아서 청풍을 유심히 보고 있다.

청풍; [오늘이 부군의 기일(忌日)이었군요.] 위패를 보고.

제단에 놓인 위패중 하나는 <先父 龍公神位)라 적혀있고 다른 위패에는 <先夫 皇甫公神位>라고 적혀있다.

대려군; [정이 많고 한없이 착한 분이셨지요.] 함께 위패를 보며 우울한 미소.

대려군; [함자가 황보륜(皇甫倫)이셨는데...] [마음도 약하셔서 하나뿐인 딸이 남에게 해꼬지를 당하자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등지셨답니다.] 위패를 보고

청풍; [따님이 화를 입으셨군요.] 놀라고

대려군; [딸아이의 이름은 황보혜(皇甫惠)로 이공자보다는 한 살 많은데...] [막 돌이 지났을 무렵 악의를 품은 자가 납치를 해갔어요.] 애잔하게 한숨

청풍; [어떤 자가 그런 천인공노할 만행을...] 분노

대려군; [이 계집의 아비는 어떤 문파의 수장이셨어요.] [다만 자식복은 없으셔서 아들들은 모두 요절하고 핏줄이라고는 이 계집 하나만 남았었답니다.]

대려군; [결국 원하는 바는 아니었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딸인 제가 대를 잇게 되었지요.]

청풍; [문파의 수장 자리를 노리는 자가 부인을 협박하기 위해서 따님을 납치한 것입니까?]

대려군; [참담하고도 부끄러운 이야기지요.] 한숨

청풍; (문파 내의 누군가가 이분의 딸을 해꼬지 했구나.) 깨닫고

대려군; [딸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우리 부부는 상속을 포기해야만 했어요.]

대려군; [그렇게 모든 걸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딸은 끝내 제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답니다.] 애잔한 표정으로 한손을 가슴에 대고

청풍; [흉수가 따님을 시해한 것입니까?] 눈 번뜩. 분노. 눈에서 빛이 나고

대려군; (또 눈 속에 중동이 나타나네.) + [납치한 자의 변명에 의하면...] 청풍의 빛이 나는 눈을 마주 보면서

대려군; [함께 납치당했던 딸의 유모가 딸을 데리고 탈출했다가 실종되었다는군요.]

청풍; [실종된 게 아니고 부인을 두고두고 옥죄기 위해 따님을 감춰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대려군; [그렇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요.] 한숨

청풍; [주제 넘는 말이지만 제가 보기에 부인은 복이 많으신 분입니다.]

청풍; [흉수에게 여전히 인질로 잡혀있든 정말 실종되었든 따님은 잘 자라고 있을 것입니다.]

대려군; [큰 위로가 되는 말씀이에요.] 웃고

청풍; [인연이란 모르는 법 아니겠습니까?] [혹시 제가 강호에서 따님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니 따님을 분간할 수 있는 특징이 있으면 말씀해주십시오.]

대려군; [말씀은 고맙지만...] 난감

환설도 찡그리고

청풍; [부담은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고개 숙이고

대려군; [그리 말씀하시니 알려드리지요.]

대려군; [제 딸의 가슴에는 나비 모양의 반점이 있답니다.] 의미심장하게 웃고

청풍; (... 가슴 사이에 반점...) 얼굴 벌개지고

청풍; (그래서 알려주는 걸 망설였구나.) 쓴웃음

환설이 샐쭉하며 흘겨보고

대려군; [공짜로 신세를 질 수는 없지요.] ! 왼손 중지에 끼고 있는 가락지를 뽑는다. 붉은 색이 도는 가락지인데 얼룩덜룩 무늬가 있어서 고급스럽게 보이지 않는다.

[!] 왠지 놀라는 환설

대려군; [이 가락지를 보답으로 드리고 싶어요.] 두 손으로 가락지를 내밀고

청풍; [... 아닙니다.] 당황하며 손사래를 치고

청풍; [받을 수 없으니 거두어주십시오.] 고개 조아리는데

대려군; [보시면 알겠지만 얼룩진 옥으로 깎은 가락지라 그리 귀한 게 아니랍니다.] 더 내밀고

대려군; [별 가치는 없어도 제 성의라 생각하고 받아주세요.] 간절하게

청풍; (확실히 고급스러운 가락지는 아니다.) + [그럼 염치없지만...] 두 손으로 가락지를 받고

가락지를 왼손 중지에 끼우는 청풍.

스륵! 청풍의 중지에 끼워지는 가락지

청풍; (이상하군.) (저 부인의 중지는 나보다 훨씬 가는데 이 가락지는 내 중지에도 거뜬히 맞는다.) 가락지를 살피며 갸웃하고

대려군; [늙은 계집이 주제넘게 참견해서 공자의 귀한 시간을 빼앗았군요.] 웃고. 퍼뜩 정신 차리는 청풍

대려군; [이 계집의 이름은 대려군(代麗君)이라고 해요.] [소주(蘇州)의 피진장(避塵莊)이라는 곳이 거처이니 지날 때 한번 들러주세요.] 청풍을 지긋이 보며 말하고.

 

#194>

극락전을 밖에서 본 모습. 근처 건물의 벽을 등지고 앉아서 하품하는 섬전비호.

섬전비호; (젠장할... 제사를 도대체 얼마나 오래 드리는 거야?) 하품하며 극락전을 곁눈질하고

섬전비호; (이래서 계집을 감시하는 일은 피곤하단 말이야. 뭐 하나 빠릿빠릿하게 하는 일이 없으니...) 궁시렁. 곁눈질. 그러다가

[!] 무언가 발견하고 급히 건물 뒤로 숨는 섬전비호.

극락전에서 나오는 청풍.

섬전비호; (맙소사! 저자는...) 놀라며 품속에 손을 넣고

그 사이에 청풍은 극락전을 등지고 걸어가고 있고

섬전비호; (여기로 오기 직전에 손에 넣은 게 있었지.) 다시 꺼낸 섬전비호의 손에는 두 번 접힌 종이가 한 장 들려있다.

접힌 종이를 펼치며 청풍을 훔쳐보는 섬전비호

섬전비호; (틀림없다!) 흥분하며 종이를 보고

섬전비호; (저자는 황금전장에서 십만 냥의 현상금을 건 이청풍이란 놈이다!) ! 종이에는 청풍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고. 종이 아래 위에는 <兇手 李淸風> <褒賞金 十萬兩>이란 글이 적혀있다.

 

#195>

극락전 내부. 청풍이 나가서 이제 대려군과 환설만 남았다. 대려군은 제단을 보고 있다. 제단에도 <先夫 皇甫公神位>라 적힌 위패만이 놓여있다. 환설은 대려군 뒤에 무릎 꿇고 앉아있는데 좀 불만스러운 표정

대려군; [그 아이 말대로 알다가도 모르는 게 인연이로구나.] 남편의 위패를 보고

대려군; [실종되었다던 그 아이를 이런 곳에서 만나게 되다니...] [아마 먼저 가신 분들이 다리를 놓아주셨을 것이다.] 신단에 놓인 다른 위패들을 보고

환설; [마님께서는... 이청풍이란 자가 정말로 구천마존님의 핏줄이라 생각하시는지요?]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말하고

대려군; [내가 구천마존님을 마지막으로 뵌 건 열아홉 살 때였다.] [뭔가를 착각하고 오인할 어린 아이는 아니었다.]

환설; [세상이 넓으니 비슷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 않는가요?] 여전히 불신

환설; [단지 닮았다는 사실만으로 본가의 보물인 혈왕환(血王環)을 맡기신 건 우려가 되옵니다.] 삐진 표정

대려군; [솔직히 말하자면 이청풍은 구천마존님을 아주 빼닮지는 않았다.] 웃고

환설; (이건 또 무슨 말씀이신지...) 난감할 때

대려군; [구천마존님은 마주 보는 게 어려울 정도로 패도적인 용모를 지니셨던 데 반해 이청풍은 책상 물림같은 분위기를 지녔기 때문이다.]

환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청풍을 구천마존님의 핏줄이라 확신하신 이유가 있으시겠어요.] 새침

대려군; [천마의 후손들에게는 오직 천마일족에게만 전해지는 특징이 있다.] 끄덕이고

환설; [천마일족의 특징이라면...] 놀라고

대려군; [집중하거나 분노할 때 중동(重瞳)이 나타나는 게 그것이다.] 눈을 가리키고

환설; [중동이라면 한눈에 눈동자가 두 개가 들어있다는 전설 속의 겹눈 아닌지요?] 눈 치뜨며 놀라고

대려군; [눈 하나에 눈동자가 두 개라는 건 과장된 얘기고...] 웃고

대려군; [정확히는 눈동자 속에 또 눈동자가 들어있는 것처럼 보이는 눈을 중동이라고 한다.] 청풍의 얼굴의 눈 부위를 떠올리고. 청풍의 눈동자가 두 겹으로 보인다. 큰 눈동자 안에 작은 눈동자가 또 들어있는 듯 보이는

환설; [이청풍이 그 중동을 지니고 있었는지요?] 놀라고

대려군; [내가 본 바에 의하면 틀림없다.] 끄덕

환설; [천마... 천마의 핏줄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었군요.] 흥분 두려움

대려군; [우리 혈전마가(血戰魔家)는 삼십여 년 전 구천마존께서 위기에 처했을 때 모른 척하는 불충(不忠)을 저질렀었다.]

대려군; [혈전마가 대씨일족의 대가 끊기게 생긴 것은 아마도 그 응보인 것같구나.]

환설; [마음 약하게 잡숫지 마세요.] [이청풍의 말대로 아가씨는 어딘가에서 분명 잘 자라고 계실 거예요.] 위로하고

대려군; [그러기를 기도해야겠지.] 한숨 쉬며 남편의 위패를 보고

<부디 우리 딸을 지켜주세요 상공.> 극락전 내부 모습 배경으로 대려군의 생각

 

#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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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

황금전장의 다른 곳. 벽초천의 아내 온유향의 거처. 여자 무사들이 경비 서고 있고

건물 내부의 거실. 벽옥령이 고양이 설아를 안고 초조하게 왔다갔다 한다. 하녀들이 몇 명이 구석에 서서 그런 벽옥령의 눈치를 보고 있고.

벽옥령; (소소 언니에 대한 치료가 늦어지고 있어.) 거실 한쪽의 문을 보며 울상

그런 벽옥령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지난 밤 기절하기 직전 보았던 장면. 두 팔이 침대 기둥에 묶인 채 거의 알몸으로 누워있던 모습이다.

벽옥령; (대체... 대체 어떤 나쁜 사람이 소소언니에게 그런 짓을 한 걸까?)

벽옥령; (누군지는 모르지만 반드시 찾아내 소소언니를 괴롭힌 대가를 치르게 해줄 거야.) 굳은 결심

 

벽옥령이 본 문 안쪽. 온유향의 침실. 침대에 벽소소가 눈을 감은 채 누워있고. 나이 든 노파가 진맥을 하고 있다. 온유향이 침대 옆의 의자에 앉아서 보고 있다. 방안에는 여자무사들의 우두머리인 여자무사1, 즉 냉상아도 있다. 이하 냉상아로 표기

이윽고 한숨 쉬며 허리를 펴는 노파

온유향; [어떤가요 신()파파?]

노파; [겉으로 드러난 상처는 몇 군데 없고 그리 깊지도 않사옵니다 마님.] [다만...] 난감한 표정으로 벽소소를 보고

노파; [워낙 심하게 난행을 당해서 몸 속에 가볍지 않은 상처를 입었사옵니다.] 온유향의 눈치를 보며 말하고

냉상아; (몸속이 헐 정도로 난행을 당하다니...) 찡그리고

냉상아; (이청풍, 그자가 큰 아가씨를 얼마나 미워했는지 짐작이 간다.) 쓴웃음

온유향; [완치까지 얼마나 걸릴 것 같은가요?] 한숨 쉬고

노파; [혼례식 전까지는 어찌어찌 났겠지만...] 망설이고

온유향; [다른 문제가 있는가요?]

노파; [계산해보니 아가씨는 어제 오늘이 가장 위험한 날이었습지요.] 온유향의 눈치를 보며 말하고

눈 꼬리를 살짝 올리는 온유향.

냉상아; (임신할 수도 있다는...) 경악하며 손으로 입을 가리고

[...] 눈 감은 벽소소의 눈 꼬리도 파르르 떨리고

온유향; [그렇군요. 그럴 수도 있겠어요.] 벽소소를 보며 끄덕이고

온유향; [소소에게 일어난 일은 철저하게 기밀로 붙이세요.] 엄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고

노파; [예 마님...] 주눅 들어 눈치를 보고

나가라는 손짓하는 온유향.

서둘러 방에서 나가는 노파와 냉상아.

 

문 밖에서 서성이던 벽옥령이 돌아보고. 냉상아가 문을 열고 나오고 노파가 따라 나온다.

벽옥령; [부단장언니!] [소소언니는 어때요?] 급히 문쪽으로 다가가지만

냉상아; [큰 아가씨는 많이 좋아지셨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작은 아가씨.] 문을 닫으며 말하고

냉상아; [그리고 큰 아가씨는 당분간 안정을 취해야 해서 아무도 만나면 안된다고 하셨어요.] 문을 막아서며 말하고

벽옥령; [... 알았어.] 풀이 죽어 근처의 의자에 털썩 주저앉고

냉상아; (어머니가 다르다지만 자매가 어쩌면 저렇게 다를까 싶다.) 풀이 죽어 고양이를 쓰다듬는 벽옥령을 보고

냉상아; (큰 아가씨가 동생의 반만 닮았어도 이번처럼 끔찍한 꼴을 당하지는 않았을 텐데...) 한숨

 

방안. 눈을 감고 누워있는 벽소소. 침대 옆에 앉아 벽소소의 손을 잡고 있는 온유향

온유향; [지난밤의 일을 잊어버리라고는 하지 않으마.]

온유향; [다만 네가 무슨 일을 당했건 아버지와 나, 그리고 옥령이는 변함없이 네 편이라는 것만은 잊지 말거라.] 잡고 있는 벽소소의 손을 다른 손으로 쓰다듬고. 하지만

! 온유향의 손에서 자기 손을 빼는 벽소소. 이어

! 고개도 온유향의 반대쪽으로 돌리는 벽소소

벽소소의 뇌리에 떠오르는 청풍에게 당하던 장면

입술 악무는 벽소소.

주르르! 눈 꼬리로 눈물이 흐르고

온유향; (말로 위로받기에는 마음의 상처가 너무 크겠지.) 그걸 보며 한숨 쉬는 온유향. 한손으로

온유향; (아무래도 이청풍이란 못된 놈을 내가 한번 만나봐야겠구나.) 눈 번뜩이고. 무시무시한 분위기가 흐른다. 온유향은 사실 무서운 고수다. 황금수라와 황금나찰의 공동 단장이 바로 온유향이다. 온유향의 진짜 신분은 마교 구대마왕의 막내인 천앙마녀다. 암흑마가 출신으로 마교가 멸망할 때 18살이었다. 무림맹과의 싸움에서 심각한 부상을 입고 죽어가던 걸 벽초천이 구했으며 나중에 후처로 삼았다.

 

#189>

<-사해용궁사> 해가 제법 높이 솟았다. 참배객들이 모여들고 있고

반대로 사해용궁사에서 나가는 비구니들이 있다. 죽립을 쓰고 손에 든 목탁을 치며 줄 지어 나가는 비구니들. 사해용궁사도 오던 참배객들이 비구니들을 향해 합장하고

[스님들이 탁발(托鉢)을 나가시는구만.] [사해용궁사는 시주가 많기로 유명한 절인데도 탁발을 나가나?] 지나가는 비구니들을 보며 대화 나누는 참배객들

[탁발이 어디 꼭 시주를 받기 위해 하는 건가?] [맞아 저것도 일종의 수행이야.] 사람들의 대화를 배경으로 죽립을 눌러쓴 비구니 한명 크로즈 업. 바로 위상영이다. 머리를 위로 모아 죽립 속에 감췄고 몸에는 승복을 걸치고 있다.

사해용궁사를 나가는 비구니 일행. 사해용궁사 입구에는 눈빛이 날카로운 사내들이 서서 드나드는 사람들을 감시한다.

위상영; (역시 본가의 고수들이 아직 남아서 사해용궁사를 드나드는 사람들을 감시하고 있구나.) 긴장하여 곁눈질로 그자들을 보고. 하지만

비구니들은 대충 보고 다른 사람들을 감시하는 사내들

위상영; (비구니로 위장하길 잘했다.) 안도하며 사내들 사이를 지나가고

위상영; (아버지도 설마 내가 비구니로 위장할 줄은 생각도 못하고 계실 것이다.)

위상영; (아버지와 조부님은 당신들께서 복수를 해주시겠다고 하셨지만...) 죽립 아래에서 눈빛 강렬해지고

위상영; (다른 사람의 손을 빌리는 것은 진정한 복수가 아니다.)

위상영; (기절초괴 패륵! 그 마귀새끼는 기필코 내 손으로 찢어죽이고 말 것이다.) 이를 가는 위상영의 얼굴 크로즈 업

 

#190>

. 금릉이 멀리 내려다보이는 험준한 바위산

<-금릉의 진산(鎭山) 자금산(紫金山)> 산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경치 좋은 곳에 제법 규모가 있는 절이 한 채 있다.

<-수덕사(修德寺)> 위 절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참배객들이 제법 많다.

외진 곳에 자리한 제법 큰 건물로 오는 중과 청풍. 중이 안내해온다.

건물의 처마에는 <極樂殿>이라는 글이 적힌 현판이 걸려있고

; [이곳이 극락전(極樂殿)입니다.] 열려있는 문을 가리키고.

청풍; [안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님!] 합장하고

; [별 말씀을...] [천천히 참배하시옵소서.] 마주 합장하고

중은 왔던 길로 가로 청풍은 문 안으로 들어간다.

 

#191>

극락전 안쪽은 위패가 보관된 전형적인 사당. 십여 층의 단상으로 이루어진 긴 신단에 수많은 위패들이 죽 늘어서 있다. 위패들은 높이가 50센티에 폭 20센티 정도인데 모두 글이 적혀있다. 입구 맞은편에는 향로가 있고 향로 건너편에는 작은 단상이 있어서 위패를 그곳으로 옮겨놓고 참배할 수 있게 된 구조다. 신단 뒤에는 부처들이 그려진 벽이 있다.

극락전 안으로 들어가며 진삼낭의 말을 떠올리는 청풍

 

진삼낭; [극락전에 안치된 신위중 용()씨 성은 단 한분뿐이니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의미심장하게

회상 끝

 

청풍; (어머니와 성이 다른 외조부...)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하는 건가?) 위패들을 죽 살피며 생각하고

청풍; (어머니는 내게 뭔가 숨기는 것이 있으셨던 게 분명하다.) 위패들을 살피면서 생각하고. 그러다가 청풍의 뇌리에 또 떠오르는 장면들. #11>#31>의 장면

 

이산하; [내가 다리병신 된 게 누구 때문인지 잊었어?] 삿대질하고

이산하; [네년과 청풍이 놈만 아니었어도 내 인생이 이런 꼬라지가 되진 않았다구!] 이를 갈며 손을 들어 진삼낭을 때리려 하고

이상 #11>의 장면

 

청풍; (아버지는 당신이 다리를 다친 게 나와 어머니 때문이라 하셨다.) (그리고 아버지는 어머니와 처음 만났을 때 다리를 다치신 것으로 알고 있다.) 위패들을 살피며 생각하고

청풍; (그렇다는 건 아버지가 어머니를 만나셨을 때 이미 난 태어난 후였다는 얘기가 된다.) (뿐만 아니라...) 이어 떠오르는 장면

 

진삼낭; [이런... 살다보니 이런 일도 있구나.] 눈물 글썽

진삼낭; [역시 도련님은 뭐가 달라도...] + [!] 말하다가 움찔하며 입을 다물고

이상 #31>의 장면

 

청풍; (어머니는 엉겁결에 날 도련님이라 부르셨었다.)

청풍; (물론 급히 얼버무리긴 하셨지만...) (아무래도 내 신세내력에는 나도 모르는 비밀이 있는 것 같다.) 위패들을 살피다가

청풍; (찾았다!) 눈 번뜩이며 위패를 하나 보고

<先父 龍公神位>라는 글이 적힌 위패다

청풍; (이 위패에 그 비밀을 풀 수 있는 열쇠가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위패를 단상에서 집어들고

청풍; (겉보기에는 그냥 평범한 위패인데...) 두 손으로 위패를 들고 살피고. 그러다가

청풍; (혹시...) 다른 위패를 하나 집어들고

두 손으로 위패를 하나씩 들고 무게를 가늠하는 청풍.

청풍; (틀림없다.) 흥분하고

청풍; (외조부님의 것이라는 이 위패가 다른 위패들보다 더 무겁다.) 양손으로 무게를 가늠하면서

청풍; (,외조부님의 위패 속에 무게가 나가는 뭔가가 숨겨져 있다는 뜻이다.) 다른 위패를 원래 자리에 내려놓고

바닥에 위패를 내려놓고 무릎을 꿇는다.

청풍; (용서하십시오!) 내려놓은 위패에 대고 절을 하고

청풍; (정말 저의 외조부님이시진 모르겠지만 죄를 지어야만 합니다.) 위패를 두 손으로 집어들고

옆면을 본다

이패의 옆면 크로즈 업. 두 개의 목판을 붙인 자국이 보인다.

청풍; (예상대로다.) 두 손으로 위패를 잡아 둘로 쪼개려 하고

청풍; (이 위패는 두 장의 목판을 붙여서 만든 것이다.) 투툭! 둘로 쪼개지는 위패

! 그러자 드러나는 위패 내부의 모습. 중앙에 원형의 직경 15센티 정도의 둥근 홈이 파여 있고. 그 원형의 홈에 쇠막대를 굽혀서 만든 듯한 고리가 들어있다. 흰색이면서 은은히 빛이 나는 고리다. 크기는 팔목에 넉넉하게 낄 수 있는 정도. 이것이 천마삼보중 하나이며 천마뢰를 열 수 있는 열쇠중 하나인 광명륜이다.

청풍; (팔찌...) 뚜껑 격인 위패의 뒷면을 바닥에 내려놓으며 광명륜을 보고.

청풍; (이건 일종의 팔찌다.) 달칵! 조심스럽게 광명륜을 위패에서 꺼내고.

청풍; (어머니는 혹시라도 남의 눈에 띨까봐 이 팔찌를 위패 속에 숨겨두셨을 것이다.) 위패의 다른 면도 바닥에 내려놓고.

이어 광명륜을 두 손으로 들고 보는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11> 앞부분에서 이산하가 난리를 피우던 장면이다.

 

이산하; [그거 어디 있어? 어디에다 숨겼냐고?] 와장창! 장롱을 잡아 당겨 쓰러트리고. 한쪽 다리를 쓰지 못해서 질질 끄는 모습이다. + 진삼낭; [제발 그만 하세요 진진아버지!] 이산하의 팔에 매달리며 울부짖고

진삼낭; [말했잖아요. 그 팔찌는 오래 전에 잃어버렸다구요.] 필사적으로 매달리며 애원하지만

이산하; [거짓부렁 하덜 말어!] [임자가 그 팔찌를 얼마나 애지중지해왔는지 아는데 잃어버렸다고?] 충혈 된 눈을 번들거리며 이를 갈고

회상 끝

 

청풍; (아버지도 이 팔찌의 존재를 알고 계셨다.) 두 손으로 광명륜을 들고 들여다보며 생각하고

청풍; (대체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팔찌이기에 어머니가 고심을 다해 숨겨두셨을까?) 광명륜을 들여다보는데

스르르르! 갑자기 광명륜 속에서 무언가 움직인다. 온몸이 비늘로 덮인 가늘고 긴 물체. 바로 용의 형상이다.

청풍; (팔찌 속에서 무언가 움직인다!) 눈 치뜨고

<!> 좀 더 뚜렷해지는 용의 형상. 수많은 비늘이 달린 용이 광명륜 속을 천천히 움직이는 모습이다. 그 배경으로 청풍의 놀람

청풍; (용이다! 팔찌 속에 용이 한 마리 있다.) 흥분하며 들여다보고

청풍; (대체 어떤 기술을 썼기에 팔찌 속에서 용이 움직이는 것같이 보이게 만들었을까?) 홀린 듯이 용을 바라보고. 그러다가

청풍; [!] 눈 치뜨고

스르르! 움직이는 용의 모습 크로즈 업. 용의 비늘에 글자들이 적혀있다.

청풍; (이럴 수가...) 눈에 바짝 갖다 대고 용을 보고

<용의 모든 비늘마다 글이 한자씩 적혀있다.> 스르르! 광명륜 속에서 움직이는 용의 비늘들에 글이 적혀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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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

<-상해> 아침.

<-사해용궁사> 이른 아침이라 아직 참배객은 많지 않고

사해용궁사의 어느 건물. 조금 외진 곳에 자리한 독채 건물이다. 건물 입구에는 차가운 인상의 여자 두 명이 경비를 서고 있다.

그곳으로 오는 비구니 두 명. 각기 쟁반에 죽 그릇과 약탕기를 얹어서 들고 온다.

비구니1; [주지스님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하지?]

비구니2; [주지스님뿐만이 아니야.] [우리 사해용궁사의 살림을 총괄하는 사숙님도 이틀 전부터 보이지 않고 있어.]

비구니1; [아무 말도 않고 어딜 가실 분들이 아닌데...]

비구니2; [당장 내일 있을 법회(法會)가 문제야. 주관하실 주지스님이 사라지셨으니...] 한숨 쉬고

그 사이에 건물 앞에 이르는 두 비구니

차가운 인상의 여자들이 돌아본다.

[말씀하신 미음과 탕약(湯藥)을 가져왔사옵니다.] 여자들의 눈치를 보며 건물로 다가가는 비구니들.

[수고하셨어요 스님.] [안에는 저희들이 갖고 들어가겠어요.] 여자들이 나서서 비구니들이 가져온 쟁반을 받고

돌아가는 비구니들. 힐끔거리며 여자들을 곁눈질하고. 여자들은 쟁반을 들고 건물의 문을 열고 있다.

비구니1; [느낌이 좋지 않은 시주들이야. 마치 차가운 뱀처럼 느껴져.] 겁에 질린 표정으로 뒤를 곁눈질하고

비구니2; [무림인이기 때문일 거야.] 역시 겁에 질린 표정으로

비구니2; [손에 피를 묻히는 게 일상인 시주들일 테니 우리같은 불제자들은 가까이 하면 안돼!] 서둘러 현장에서 멀어지는 비구니들

 

#184>

건물 내부. 쟁반을 하나씩 들고 건물 안으로 들어오는 두 여자.

건물 내부는 단촐하다. 침대와 탁자와 의자 두 개가 있을 뿐인데 침대에는 위상영이 이불을 가슴까지 덮은 채 눈을 감고 있다. 침대 위쪽 벽에는 작은 창문이 하나 달려있다.

여자1; [이 절의 스님들께 부탁해서 미음을 준비했사옵니다.] 쟁반을 탁자에 내려놓으며 위상영에게 말하고.

위상영은 아무런 대꾸도 않고

여자2; [몸을 보하는 탕제도 다려왔사옵니다. 걱정하시는 가주님을 봐서라도 드시옵소서.] 약탕기가 얹혀진 쟁반도 탁자에 내려놓고 말하는 여자2. 하지만

눈 감고 있는 위상영의 미간이 찡그려지고

서로 눈치를 보는 두 여자.

[물러가옵니다.] [필요한 게 있으시면 저희들을 불러주시옵소서.] 공손하게 말하는 두 여자. 이어

나가는 두 여자

! 밖에서 닫히는 문. 이제 방안에는 위상영 혼자 남게 되고

혼자 남게 되자 천천히 눈을 뜨는 위상영

위상영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153>에서 기절초괴에게 강제로 키스 당하던 장면.

이어 기절초괴에게 강간당하던 장면도 떠오르고

이를 악무는 위상영.

주르르! 눈꼬리를 다라 눈물이 흐르고

위상영; (절대... 절대 용서할 수가 없다.) 이를 갈고

고개 돌려 입구 반대쪽을 보는 위상영. 그곳에는 작은 창문이 있다

위상영; (기절초괴 패륵! 네놈과 나 둘 중 하나는 이 세상에서 사라져야만 한다.) 창문을 보며 기절초괴를 떠올리는 위상영. 이를 갈면서

위상영; (한시라도 빨리...) 살기로 물든 위상영의 얼굴

 

#185>

사해용궁사에서 조금 떨어진 절벽. 바로 흡정마고의 비밀소굴이 있던 곳.

절벽 아래 동굴 입구. 얼굴에 귀신 가면을 쓴 사내 둘이 지키고 있고.

동굴 내부. 철문은 열려있고. 안쪽에 불이 밝혀져 있다.

동굴 내부의 모습. 횃불이 여기저기 밝혀진 가운데 위극겸이 몇 명의 귀면인들과 있다.

침대에는 미이라가 된 흡정마고의 시체가 뉘어져 있고 가면 아래로 수염이 삐져나온 귀면인 이 검진을 하고 있다. 이자는 #170>에 나왔던 귀면인1이다.

다른 쪽에서는 중년 비구니가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고. 세 명의 귀면인이 중년 비구니의 양손과 등에 손을 하나씩 붙인 채 앉아서 진기를 주입하고 있다. 중년 비구니는 사경을 헤매는 중이고. 그 중년 비구니 앞에 한명의 귀면인이 서서 상태를 살피고 있다.

이윽고 흡정마고의 시체에서 고개를 드는 수염 난 귀면인1.

귀면인1; [직접적인 사인은 심장에 난 자상입니다만...] [자상을 입기 전에 몸 속의 공력이 바닥 난 상태였소이다.]

위극겸; [역시 치명상을 입기 전에 공력이 소멸되었었군.]

귀면인1; [가주께서도 아시다시피 흡정마고의 내공은 육갑자를 상회하는, 무림을 통틀어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수준이었소이다.]

귀면인1; [그 때문에 금강불괴나 다름없어서 누구도 흡정마고의 몸에 상처를 낼 수 없었지요.]

귀면인1; [흡정마고가 피독주를 숨기고 있는 걸 알면서도 내놓으라 강요할 수 없었던 것도 그 막강한 공력 때문이었소이다.]

위극겸; [그런데 육갑자를 상회한다는 말도 안되는 수준의 공력이 바닥이 나버렸군.]

귀면인1; [짐작하건데 누군가 회천반혼대법으로 흡정마고의 공력을 오히려 빼앗아갔을 것입니다.]

위극겸; [그렇게 밖에는 생각할 수 없겠군.] 끄덕

위극겸; [물론 피독주는 사라졌겠지?]

귀면인1; [흡정마고는 피독주를 자신의 가장 은밀한 곳에 숨기고 있었소이다.] 흡정마고의 시체를 힐끔 보고

위극겸; [그래서 이 마귀할멈이 피독주를 갖고 있는 게 확실한 데도 소재를 알 수 없었군.] 쓴웃음

귀면인1; [어쨌거나 흉수는 실로 대단한 놈이외다.]

귀면인1; [막강한 내공 뿐 아니라 피독주 덕분에 독으로도 죽일 수 없었던 흡정마고를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히 죽인 걸 보면...] 말할 때

[가주님!] 중년 비구니 앞에 서서 상태를 살피던 귀면인이 돌아보며 말하고. 히아 귀면인2로 표기

위극겸; [()당주가 정신을 차렸느냐?] 귀면인1과 함께 다가가고

귀면인2; [그렇긴 합니다만... 회광반조(廻光返照)입니다.] 중년비구니를 보며 말하고. 중년비구니의 표정이 좋아졌다.

위극겸;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생명의 불꽃을 피우고 있군.) 함께 중년 비구니를 보고

귀면인2; [상처를 통해 침입한 독기가 워낙 지독해서 장기가 거의 다 썩어버린 상태입니다.]

위극겸; [용케 지금까지 버텼군.] [깨워라.] 중년비구니를 치료하고 있는 귀면인들에게 말하고. 그러자

! 화악! 양손과 등으로 중년비구니 몸에 강한 기운을 뿜어넣는 귀면인들. 그러자

중년비구니; [!] 퍼득! 몸을 경련하고

중년비구니의 손과 등에서 손을 떼는 귀면인들. 지친 모습들이고. 그때

천천히 눈을 뜨는 중년비구니

위극겸; [정신이 드느냐?]

중년비구니; [... 가주님!] 힘없이 웃으며 고개 조아리고

위극겸; [흡정마고의 감시역을 잘 해주었다. 수고했다.]

중년비구니; [면목이 없습니다.] 고개 조아리고

위극겸; [남길 말이 있으면 하거라.]

중년비구니; [속하의 가족들이야 가주님께서 돌봐주실 테고...] [죽기 전에 흡정마고를 시해한 흉수의 모습을 남길 수 있도록 해주시옵소서.]

위극겸; [그렇게 하마.] 귀면인1을 돌아보고. 귀면인1은 얇은 철판을 하나 들고 있다. 참고서 정도 크기의 철판

위극겸; [장당주가 염사(念寫)를 남길 수 있게 도와주게.] 귀면인1에게

귀면인1; [분부 받들겠소이다.] 말하며 중년비구니 앞에 무릎을 꿇고

귀면인1; [노부가 도와줄 테니 흉수의 모습을 이 동판에 투사하게.] ! 양손으로 든 철판을 중년비구니 앞에 내밀고

중년비구니; [신세를 지겠어요 법사님.] ! 손바닥을 철판에 대고

눈을 감는 중년비구니

청풍의 얼굴을 떠올리는 중년비구니

! 철판을 양손으로 잡은 귀면인1도 눈을 감는데 철판이 빛을 발한다.

츠츠츠! 철판에 댄 중년비구니의 손이 빛을 발하고.

모두 긴장해서 볼 때

스륵! 철판에 대었던 중년비구니의 손이 아래로 미끄러지고. 이어

! 고개를 떨구며 죽는 중년비구니

귀면인2가 급히 중년비구니의 목 옆을 만져보고. 귀면인1은 철판을 확인하며 일어나고

위극겸; [어떤가?] 귀면인2에게

귀면인2; [고통에서 해방되었습니다.] 고개 좀 숙이며 대답하고

위극겸; [우리 번뇌마가를 위해 끝까지 헌신한 충신이다. 정중히 장례를 치루어 주도록 해라.] 합장하며 말하고

[존명!] 고개 숙이는 귀면인들.

이어 중년비구니의 시체를 부축해서 바닥에 누이는 귀면인들

위극겸; [어떤가?] 귀면인1을 돌아보고. 귀면인1은 철판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고개를 약간 갸웃하고

위극겸; [염사가 제대로 찍히지 않았는가?]

귀면인1; [아닙니다!] [장당주가 떠올린 흉수의 모습은 확실하게 동판에 새겨졌습니다만...] 철판을 두 손으로 내밀고 위극겸에게 내밀고

위극겸; [문제가 있는가?] 받으며

귀면인1; [직접 보시지요.] 철판을 건네주며

위극겸; [그럼세.] 철판을 살피고. 직후

[!] 눈 부릅뜨는 위극겸

<본교의 마지막 교주 구천마존(九天魔尊) 용백(龍伯)의 젊은 시절 모습?> ! 동판에 새겨진 것은 청풍의 모습이다.

 

#186>

위상영이 머무는 건물. 두 명의 여자가 경비를 서고 있고.

여자1; <미음과 탕제를 들여보낸 후 반 시진 가까이 지났어.> 전음으로 동료에게 말하며 문쪽을 보고

여자2; <다 드셨는지 확인을 해봐야겠지?> 끄덕이며 문고리를 잡고

여자2; [실례하겠사옵니다 아가씨!] 덜컥! 문을 열고. 직후

[!] [!] 경악하는 두 여자

! 방안의 광경. 뒤쪽으로 통하는 창문이 열려있고. 침대에는 이무도 없다. 이불이 침대에 모서리에 걸려있고. 그래서 침대 아래쪽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아가씨가 사라졌다.] 비명 지르는 여자들

열러 있는 창문 크로즈 업

여자1; [창문을 통해 빠져나가셨어!] [추적해!] ! 건물의 좌우로 날아가며 외치고

휘익! ! 단번에 건물 뒤로 돌아와 멈추는 두 여자. 하지만 건물 뒤에는 아무도 없고

여자1; [와병중이시라 멀리는 못 가셨을 것이다.] [넌 저쪽을 맡아!] ! 한쪽으로 날아가며 외치고.

여자2; [경보를 울려서 도움을 청하자!] 호각을 입에 물며 여자1과 반대 방향으로 날아가고. 이어

삐익! ! 호각을 불며 서로 반대 방향으로 날아가는 두 여자

[!] [!] 오가던 비구니들이 놀라 돌아보고. 이어

! ! 절의 여기저기에 잠복해있던 귀면인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날아간다. 헌데

다시 위상영이 있던 건물.

건물 내부 모습. 헌데

! 침대에 걸려있던 이불이 들쳐지고

침대 아래에서 기어 나오는 위상영. 여전히 초췌한 모습

주변을 살피며 건물 밖으로 나오는 위상영.

삐익! ! 호각소리와 함께 사방으로 날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고

주변을 살피며 다른 건물로 가는 위상영. 비구니들이 근처에 웅성거리지만 멀어지는 사람들 보느라 위상영을 발견하지 못한다.

어느 건물로 자연스럽게 들어가는 위상영

건물 안은 일종의 창고. 한쪽에 승복들이 죽 걸려있고 죽립도 걸려있다.

위상영; (아버지 일행이 모두 떠날 때까지 잠시 여기 숨어있자.) 구석으로 가서 짐들 사이에 주저앉고

위상영; (어머니! 아버지!) 구석진 곳에 쪼그리고 앉으며 눈물 보이고. 섭비연과 위극겸을 떠올리면서

위상영; (부디 이 못난 딸년은 없는 것으로 생각해주세요.) 두 팔로 무릎 끌어안고 소리 죽여서 울고

<이제 내 삶의 유일한 목적은 그 마귀새끼를 죽이는 것뿐이다.> 어둑한 창고 안에 쪼그리고 앉아서 이를 가는 위상영의 모습

 

#187>

<-황금전장> 역시 아침. 흉흉하고 살벌한 분위기

벽초천의 집무실. 황금수라들이 경비를 서고 있고

 

건물내부. 황금수라 부단장 귀견수가 벽초천에게 보고를 하는 중이다.

귀견수; [단지회에서 대 학살이 일어났습니다.] 의자에 앉아있는 벽초천에게 보고하는 귀견수. 실내에는 단 둘이다.

귀견수; [운영하는 도박장까지 포함해서 삼백 명이 넘는 파락호들이 누군가에게 살해당했습니다.]

벽초천; [동일인의 소행이라 생각하는가?]

귀견수; [파락호들의 숨통을 끊어놓은 수법이 치명적이면서도 단 한 번의 헛손질도 없었습니다.]

벽초천; [어떻게 하면 산 목숨을 효과적으로 끊을 수 있는지 아는 놈의 짓이겠지.] 고개 끄덕이고

귀견수; [...]

벽초천; [이청풍...] 중얼

움찔! 하는 귀견수

벽초천; [놈이 남긴 흔적을 포착한 게 있는가?]

귀견수; [죄송합니다.] 고개 숙이고

귀견수; [관부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반드시 행적을 알아내겠습니다.] 벽초천의 눈치 보며 말하는데

벽초천; [이가놈에 대한 추적활동을 일절 중단해라.] 고개 조금 젓고

귀견수; [?] 놀라고

벽초천; [소소의 혼례일이 불과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일을 크게 벌리면 벌릴수록 소소의 정절을 의심받을 위험이 가중된다.]

귀견수; [그렇긴 합니다만...] 말과 달리 내심 안도하지만

벽초천; [물론 우리 황금전장을 건드린 놈을 용서할 수는 없지.] 음산한 표정이 되고

벽초천; [너희들은 이번 일에 일체 개입하지 말고...] [대신 이가 놈의 목에 십만 냥쯤의 상금을 걸어라.]

벽초천; [또 놈에 대한 정보도 모두 공개해라. 그럼 돈에 굶주린 놈들이 본장 대신 처리해줄 것이다.] 무표정하게 말하고

귀견수; (무서운 분...) + [분부 받들겠습니다.] 포권하고

귀견수; (조심해라 이청풍...) 돌아서며 청풍을 생각하고

귀견수; (십만 냥이라는 어마어마한 현상금이 걸리면 무림의 거의 모든 인간들이 널 척살하려고 나설 것이다.) 문을 열고

귀견수; (반 년 전에 용케 살아남았으니 이번에도 부디 살아남길 바란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 문이 닫히고 혼자 남는 벽초천

벽초천; (사별삼일(士別三日)이면 괄목상대(刮目相對)라더니...) 몸을 의자에 깊이 묻으며 찡그리고

벽초천; (소소 그 망할 것 때문에 적으로 돌리면 안되는 놈을 적으로 돌린 것같은 예감이 드는구나.) 한숨

 

#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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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

황금전장 내의 또 다른 건물. 역시 여자 무사들이 지키고 있고. 지휘자는 여자무사들의 우두머리이며 여자무사1로 표기 된 냉상아다. 이하 냉상아로 표기. 이 건물은 벽옥령의 거처. 온유향과 같은 건물을 쓰지만 침실은 다르다.

벽옥령의 침실. 전형적인 계집애의 침실. 아기자기하고

한쪽에 공주님 침대가 놓여있고

[으음...] 식은땀 흘리며 뒤척이는 벽옥령. 악몽을 꾸고 있다.

이하 벽옥령의 꿈.

<살려줘 옥령아! 언니 좀 살려줘!> 피투성이가 된 채 비명 지르며 달려오는 벽소소의 모습. 잠옷 차림이고. 하지만

번쩍! 달려오는 벽소소 뒤쪽 어둠 속에서 한쌍의 거대한 눈이 번쩍이더니

콰득! 어둠 속에서 거대한 용의 발이 나타나 그대로 벽소소의 몸을 움켜잡는다. <아아악!> 비명 지르는 벽소소

! 어둠 속에서 드러나는 용의 형상. 중국식의 용이 아니라 서양의 드래곤 같고

벌린 입으로 벽소소를 가져가는 용. 벌린 입에는 칼날 같은 이빨들이 가득하고

벽옥령; (... 안돼!) 눈 감은 채 비지땀을 흘리고. 하지만 그 직후

콰직! 용의 입이 그대로 벽소소의 상체를 물어뜯는다. 눈 까뒤집으며 죽는 벽소소

벽옥령; [!] 벌떡! 비명 지르며 벌떡 일어나 앉고

 

[!] [!] 건물을 지키던 냉상아와 다른 여자무사들 흠칫! 하고

 

[!] 건물 내의 다른 침실에서 깨어나는 벽초천의 아내 온유향. 머리를 풀어헤치고 있다. 온유향의 침실은 전체적으로 우아하고.

 

다시 벽옥령의 침실.

벽옥령; [안돼! 안돼 언니!] 울면서 침대에서 내려서려 하고. 침대 아래 있는 꽃신을 신으면서 덜덜 떨고. 그때

온유향; [왜 그러니 옥령아?] 달칵! 옆의 벽에 달린 문을 열고 들어오는 온유향. 우아한 잠옷을 입었다.

벽옥령; [... 엄마!] 헐떡이며 침대에서 내려와 온유향을 돌아보고

온유향; [악몽이라도 꾼 모양이로구나.] 미소 지으며 다가오는데

벽옥령; [... 빨리 가봐야 해요!] 온유향 쪽이 아니라 다른 쪽의 문으로 비틀거리며 가면서 울먹이고. 비지땀을 흘리면서

벽옥령; [소소언니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같아요.] 울먹이면서 문을 열고 나간다. 문 밖은 바로 밖이 아니라 거실이고

온유향; (소소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 온유향의 미간이 살짝 찡그려지고

온유향; (곧잘 미리 일어날 일을 맞추곤 하는 옥령이의 말이라 허투루 들리지 않는구나.) 벽옥령이 나간 거실쪽을 보며 심각해지고

온유향; (소소에게 정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여자무사들의 수령인 여자무사1, 즉 냉상아와 함께 뜀박질로 건물에서 멀어지는 벽옥령. 건물 앞에는 남은 여자무사들이 당황하며 벽옥령을 보고 있고

벽옥령; (제발... 제발 옥령이의 예감이 틀렸기를 바랄 뿐이야.) 울먹이며 뜀박질하고

 

#178>

이세창의 거처.

그 앞으로 오는 황금수라 두명. 한명은 개를 끌고 온다. 헌데

킁킁! 건물 쪽으로 코를 벌름거리는 개. 이어

크르르! 건물쪽으로 가려고 하며 버둥대는 개

[이놈이 왜 그러지?] 당황하는 황금수라들

크르르! 그래도 필사적으로 건물로 가려는 개

<뭔가 있다.> <확인해보자!> 개를 끌고 건물 입구로 가는 황금수라들

[총관님! 별일 없으십니까?] 건물 입구에서 안에 대고 묻는 황금수라들. 하지만

건물 안에서는 대답이 없고. 대신

크르르! 벅벅! 개는 더 발광하며 발로 건물 입구를 긁으려 하고

<뭔가 이상이 있다!> <열어보세.> 서로를 보는 황금수라들. 이어

[실례하겠습니다 총관님!] 덜컹! 개 줄을 잡지 않은 자가 건물의 문을 열고. 그러자

[!] [지독한 피비린내!] 문 안쪽에서 흘러나오는 냄새에 경악하는 두 놈. 이어

[!] [!] 눈 부릅뜨는 두 놈

! 드러나는 장면. 이세창이 피투성이가 된 채 대들보에 거꾸러 매달려 있다. 바닥은 피로 흥건하고

<총관님!> 이세창의 끔찍한 시체를 배경으로 황금수라들의 비명

 

#179>

다시 벽소소의 거처. 여자 무사들이 여전히 지키고 있는데

어둑한 침실. 청풍이 침대 위에 앉아있다. 거의 알몸인 벽소소의 몸에 걸터앉은 자세고. 벽소소는 넋이 나간 표정이고. 강간당한 모습이지만 은유적으로 묘사

청풍; <지금까지 용케 버텨주었다. 기특하게 여겨 이제 그만 고통을 끝내주마!> 왼손으로 벽소소의 목을 잡고 오른 손에 든 비수를 가슴에 찔러 넣으려 하고

청풍; <복수하고 싶으면 다음 생에서 해라.> ! 비수를 벽소소의 가슴에 찔러넣기 시작하고.

퍼득! 벽소소의 몸에 경련이 일어나고. 바로 그때

[언니!] 건물 밖에서 비명이 들려 움찔! 하는 청풍

 

건물 밖의 모습

벽옥령; [언니! 무사한 거지?] 월동문으로 다람쥐처럼 달려오며 외치고. 숨이 턱에 찬 표정이고. 그 뒤를 냉상아가 찡그린 표정으로 따라온다. 벽소소의 건물 지키던 여자 무사들도 당황하며 보고

 

청풍; (벽옥령...) 비수를 벽소소의 가슴에 찔러 넣으려다가 문쪽을 돌아보고

 

벽옥령; [빨리... 빨리 문 열어요! 언니가 무사한지 확인해야 해요!] 건물로 달려오며 건물 앞의 여자무사들에게 외치고.

[예 작은아가씨!] 벽소소의 거처를 지키던 여자무사들중 한명이 대답하며 급히 건물 입구로 달려가고

 

다시 침실. 청풍이 벽소소의 몸에 걸터앉아 벽소소를 죽이려다가 문쪽을 돌아보고 있다

그런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들. 벽옥령과 처음 만났을 때 장면. #26>의 장면이다.

 

벽옥령; [설아를 구해줘서 고마워요 오빠.] 얼굴 발개져서 청풍을 올려다보고

벽옥령; [설아가 잘못 되었으면 옥령이는 정말 슬펐을 거예요.]

귀견수; [소개하겠네. 이분이 본장의 둘째 아가씨야.] 청풍에게 벽옥령을 소개하고

청풍; [이청풍입니다.] [내일부터 주방에서 일하게 되었으니 잘 부탁드립니다.] 포권하고

벽옥령; [... 벽옥령이에요.] 수줍어 어쩔 줄 몰라하고

청풍; (착하고 귀여운 계집아이로군.) 웃고

귀견수; (별일도 다 있구먼.) 청풍과 벽옥령을 보며 눈 번뜩

<황금전장의 딸인데다가 귀염둥이 막내로 자라서 누구도 어려워하지 않는 둘째 아가씨가 저렇게 수줍어하다니...> 청풍을 훔쳐보며 얼굴 발개져서 좋아 죽으려는 벽옥령을 배경으로 귀견수의 생각. 그때

벽옥령; [이거...] ! 머리에 꽂고 있던 머리 핀 하나를 뽑고. 꽃 모양인데 가운데에 상당히 큰 보석이 박혀있다.

벽옥령; [받아주세요. 설아를 구해준 감사예요.] 머리핀을 내밀고

회상 끝

 

청풍; (하필이면 이런 때에 그 꼬맹이가...) 문쪽을 보며 난감. 갈등. 그때

[큰 아가씨! 실례하겠사옵니다.] 덜컹! 침실 밖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와 여자무사가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입구쪽 문이 열린 거라 아직 침실 문이 열린 건 아니고

청풍; (서둘러서 빠져나가야한다.) 다시 벽소소를 내려다보고

겁에 질려 눈물 흘리며 올려다보고 있는 벽소소

청풍; (깔끔하게 마무리를 지어야하는데...) 벽소소를 노려보며 갈등

벽옥령의 우는 얼굴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고

청풍; (실기(失機)했다.) 한숨 쉬고

청풍; (이 경박한 계집을 보자마자 숨통을 끊었어야했는데...) ! 벽소소의 가슴에서 비수를 떼고

[!] 안도하는 벽소소

청풍; (복수심에 눈이 멀어 갖은 방법으로 괴롭히다보니 시간을 지체하고 말았다.) ! 소리없이 침대에서 내려가고. 그때

[큰 아가씨! 실례하겠사옵니다.] 덜컹! 침실 문이 열리려 하고

청풍; (살아서 치욕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 복수를 대신하자.) ! 조금 열려있는 창문으로 소리없이 뛰어나가고. 직후

덜컹! 침실 문이 활짝 열린다. 냉상아가 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보고. 그 뒤로 벽옥령이 다른 여자무사들과 함께 거실로 들어오고 있다

! 동시에 청풍이 빠져나간 창문이 닫히고

[!] 문을 열던 냉상아의 눈이 부릅떠진다.

! 침실 안의 모습. 벽소소가 두 팔이 침대 기둥에 묶인 채 누워있는데 옷이 갈라져 거의 알몸인 상태다.

냉상아; (맙소사!) 경악할 때

벽옥령; [언니!] 외치며 거실을 가로질러 침실 쪽으로 달려오고

냉상아; (보게 하면 안돼!) + [실례하겠어요.] 파팟! 돌아서며 재빨리 벽옥령의 가슴을 손가락으로 찍는 냉상아. 눈 치뜨며 가슴이 찔리는 벽옥령. 하지만

벽옥령; (... 언니?) 눈이 감기면서 경악하고. 그런 벽옥령의 뇌리로 벽소소의 무참한 모습이 떠오른다.

냉상아; [침입자가 있다! 비상을 걸어라!] 쓰러지는 벽옥령을 안으면서 건물 밖의 여자 무사들에게 외치고. 깜짝 놀라는 여자무사들

 

#180>

휘익! 높은 담장을 하나 뛰어넘어 골목으로 내려서는 청풍. 직후

삐익! ! 사방에서 날카롭고 다급한 호각소리들이 들리고

청풍; (벽소소의 거처 외에도 다른 곳에서 다급한 호각소리가 들린다.) ! 품속에서 가면을 꺼내고.

청풍; (아마 이세창의 시체가 발견되었을 것이다.) 가면을 쓰고. 이하 황금수라(청풍)으로 표기

황금수라(청풍); (더 시끄러워지기 전에 황금전장을 빠져나가자.) 걸음 옮기고.

! 휘익! 여기저기서 황금수라들이 날아오고 있고

황금수라(청풍); (금릉을 떠나기 전에 들를 곳이 한 곳 더 남아있기도 하고...) ! 날아오르며 눈 번뜩이고

 

#181>

여전히 금릉. 이제 새벽이 되었다. 동녘이 훤하게 밝아오고

금릉의 환락가. 하지만 아직 인적은 드물고

<-단지회> 단지회의 모습. 문은 굳게 닫혀있는데. 안개 같은 것에 덮여있다.

단지회가 멀리 보이는 3층 건물.

3층의 창문이 열려있고

창문 안쪽은 침실. 넓은 침대에 두 명의 야한 계집이 잠들어 있다. 바로 #172>에서 사우가 끼고 잠들었던 계집들. 창가에는 사우가 의자에 앉아서 단지회 쪽을 보고 있다.

사우의 뇌리에 떠오르는 독검사랑의 말. #172>에 나온 장면

 

독검사랑; [단주께서 회주에게 전하라는 전갈이 있소.] [내용은 <사신이 찾아갈 테니 잠시 몸을 피하시는 것을 권한다!>.]

회상 끝

 

사우; (독검사랑, 그 새끼의 경고를 무시할 수 없어서 단지회를 빠져나오긴 했는데...) 단지회 쪽을 노려보고

사우; (새벽이 되어가지만 단지회에서는 딱히 변고가 감지되지 않는다.)

사우; (독검사랑의 허풍에 내가 농락당한 건 아닐까?) (소수마녀, 그년이 날 겁쟁이로 낙인찍기 위해 부린 수작일 수도 있고...)

사우; (도저히 더는 못 참겠다.) 벌떡 일어나며 이를 갈고

사우; (사신인지 뭔지 하는 놈의 상판을 내 눈으로 직접 봐야겠다.) 휘익! 열린 창문을 통해서 단지회쪽으로 날아간다.

 

확 다가오는 단지회. 전체가 흐릿한 연기같은 것에 덮여있고

사우; (안개인가?) 휘익! 찡그리면서도 별 생각없이 단지회로 날아 들어가고. 하지만

[!] 휘익! 단지회 안으로 날아 내리다가 눈 부릅뜨는 사우

! 단지회 내부, 여기저기에 쓰러져 있는 건달들.

사우; (... 허풍이 아니었다.) 그걸 보며 겁에 질려 주춤거리면서 내려서고

사우; (독검사랑의 경고가 맞았다. 어떤 놈이 단지회에 쳐들어와서 무차별 살인을 자행했다.) 겁에 질려 시체들 사이를 살금살금 걸어가고.

시체들 크로즈 업. 목이 베어졌거나 심장 부근에서 피가 흐른다

사우; (목이 베어졌거나 심장이 궤뚫렸다.) 그걸 보며 전율

사우; (어떤 놈인지 쓸데없는 살수는 펼치지 않고 단 일격에 확실하게 목숨을 빼앗았다.) 전율하며 앞쪽에 있는 건물로 가고. 건물의 문은 열려있고

열린 문을 통해 안을 들여다보는 사우

건물 안에는 사내와 계집들이 뒤엉켜 있는데 사내들은 모두 죽었지만 여자들은 잠이 든 모습이다.

[으음...] [...] 여자들은 뒤척이고 있고. 잠에 빠진 모습.

사우; (계집들은 죽이지 않고 오직 사내놈들만 숨통을 끊어 놨다.) 그걸 확인하고 놀라고

사우; (단지회에 머물고 있는 삼백 명 이상의 파락호들이 몰살을 당했다는 건데...) 공포에 질리고

사우; (대체 어떤 놈이 단지회에 원한을 품고 이런 짓을 한 것일까?)

사우; (게다가 삼백 명이 넘는 놈들이 어째서 남김없이 몰살당하면서 비명 한번 못 지른...) ! 생각하다가 현기증이 느껴져 휘청하는 사우

사우; (... 현기증이 갑자기...) ! 비틀거리며 건물 기둥을 짚고. 그러다가

[!] 깨닫는 사우.

사우; (몽혼향(夢魂香)...) 오싹! 소름이 돋는 표정

사우; (범인은 몽혼향을 풀어 단지회 놈들을 무력화시킨 후 살인을 했다.) (나도 아직 다 흩어지지 않은 몽혼향을 상당량 마셨다.) 비틀거리며 걸어가고. 주변에 널려있는 시체들을 보면서

사우; (... 빨리 안전한 곳으로 가서 운... 운기조식으로 몽혼향을 태워 버려야한다.) 공포에 질리며 건물을 지나가는데

[불이야!] [불이야!] 땡땡땡! 요란한 종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아우성이 들려 눈 부릅뜨는 사우.

화악! 멀지 않은 곳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고. [불이야!] [... 빨리 물을 가져와!] [옆 건물로 퍼지지 않게 막아라!] 땡땡땡! 다급한 고함소리, 종소리가 마구 뒤섞여 들리고. 거센 불길이 치솟고 있다.

사우; (... 저기는 단지회의 사업장 중 하나인 대경도장...) 전율하며 불길이 치솟는 쪽을 보고

사우; (그 대경도장이 느닷없이 화마에 휩싸였다면...) 전율하며 눈 부릅

사우; (이청풍!) 사우의 뇌리에 떠오르는 청풍의 살벌한 표정

사우; (반 년 전 정필이를 죽이고 실종되었던 그놈이 마귀가 되어 살아 돌아왔던 것이다.) 공포에 질리는 사우

 

#182>

[불이야!] [대경도장에 불이 났다!] [히익!] [꺄악!] 불길에 휩싸인 대경도장. 야한 차림의 여자와 도박하던 인간들이 비명 지르며 도망쳐 나오고. 구경꾼들이 몰려들고 있고

불길에 휩싸인 대경도장. 그 안에 죽어있는 건달들의 시체가 보이고. 헌데

 

대경도장 근처 골목에서 불타는 대경도장을 보고 있는 청풍. 복장은 황금수라 복장이지만 얼굴에 가면을 쓰고 있지는 않다.

청풍; (단지회의 회주 무면악교(無面鰐鮫)는 대경도장에도 없었다.) 불타는 대경도장을 보며 살벌한 표정을 짓고

청풍; (생각 같아서는 금릉을 다 뒤져서라도 그자를 찾아내 척살하고 싶지만...) (더는 지체하면 안된다.) 돌아서고

청풍; (곧 황금전장에서 나에 대한 대대적인 추격을 시작할 게 분명하므로...) 대경도장을 등지고 걸어간다

청풍; (아직 내게는 황금전장과 정면으로 맞설만한 힘이 없다. 정면으로 맞서면 안된다.) 걸어가고

청풍; (다만 금릉을 떠나기 전에 들를 곳이 한 군데 남아있다.) 눈 번뜩이고. 그런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30>의 장면이다.

 

진삼낭; [어미가 없는 살림에도 가끔 불공을 드리러 다닌다는 것을 알 것이다.] 밤하늘 보며 엉뚱한 소리하고

청풍; [금릉의 진산 자금산(紫禁山)에 있는 수덕사(修德寺)에 철마다 다녀오셨지요.] 고개 끄덕이고

진삼낭; [네 외조부의 위패가 수덕사 극락전(極樂殿)의 안치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한숨 쉬며

청풍; [외조부님의 신위(神位)가 수덕사에 안치되어 있었군요.] [함자가 어찌 되는지 알려주시면 저도 오며가며 문안 올리겠습니다.]

진삼낭; [극락전에 안치된 신위중 용()씨 성은 단 한분뿐이니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회상 끝

 

청풍; (당시에도 어머니의 말씀이 이해가 가지 않았었다.)

청풍; (어머니의 성은 진()씨인데 외조부는 용씨라니...) (내가 의아해하자 어머니는 짐짓 화제를 돌리셨었다.)

청풍; (어머니는 내가 모르는 어떤 비밀을 숨기고 계신 게 분명하다.) 강렬한 표정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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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

<-금릉> 깊은 밤.

<-단지회> 단지회 총단. 정문은 닫혀있고. 밤이 깊어 주변에 인적은 없다.

단지회 내부도 인적이 거의 없고. 몇 곳에 피워진 화톡불 주변에 망토 두른 채 쪼그려 앉아 졸고 있는 건달들이 몇 보인다. 건물에는 모두 불이 꺼져 있다.

사우의 거처. #72>에 나온 건물. 기절초괴와 소수마녀가 처음 등장했던 그 건물. 건물 입구에 역시 망토를 몸에 두른 건달 몇 놈이 경비를 서고 있다.

건물 내부. #72>에서처럼 여자를 좌우에 끼고 잠이 든 사우. 여자들은 어리고 예쁘다

[!] 움찔! 무언가 느끼는 사우.

침대 옆에 놓인 의자에 누가 앉아있다.

사우; [안됩니다.] 비명 지르며 두 계집을 와락 끌어안고. [!] [!] 사우에게 안기며 비명 지르는 여자들.

사우; [이년들은 속하가 정말 아끼는 것들이니 제발 잡아먹지 마십...] + [!] 두 년을 끌어안고 일어나려다가 흠칫! 하고

의자에 앉아있는 것은 독검사랑이다.

사우; [젠장! 가주인 줄 알고 심장 떨렸잖아.] 여자들을 놓고 일어나 앉고. 여자들은 겁에 질려 비명도 못 지르고

독검사랑; [가주가 아니라 내가 찾아온 걸 더 두려워해야할 거요.] [다음에 내가 찾아온다면 회주는 두 번 다시 깨어나지 못할 테니 말이오.] 무뚝뚝하게

사우; (건방진 새끼!) + [아이구 살 떨리게 무섭구만.] 눈 흘기고

사우; [그래 사신(死神) 노릇으로 바쁘신 독검사랑께서 무슨 일로 날 찾아온 겐가?] 비아냥거리고

독검사랑; [단주께서 회주에게 전하라는 전갈이 있소.] [내용은 <사신이 찾아갈 테니 잠시 몸을 피하시는 것을 권한다!>.]

사우; [... 사신이 날 찾아온다고?] 긴장. 여자들도 겁에 질리고

사우; [... 살인상단에서 날 표적으로 삼은 것이냐?] 노려보며 여차하면 싸울 자세

독검사랑; [살인상단이 회주를 표적으로 삼았다면 굳이 내가 전갈을 전할 이유가 없지 않소?]

사우; (하긴...) + [그럼... 사신이란 게 대체 누굴 말하는 거냐?]

독검사랑; [그것까지 말해주라는 명령은 받지 않았소.] ! 일어나고

독검사랑; [나는 단주의 전갈을 전한 것으로 사명을 다했소.] [이후로 어찌 할지는 회주가 알아서 할 일이오.] 문을 열고 나가는 독검사랑.

독검사랑이 열고 나가는 문 밖에는 건달들이 쓰러져 있고

사우; (짐작은 했지만 내 거처를 지키는 놈들은 전멸했군.) 실룩. 여자들도 공포에 질리고

! 닫히는 문

사우; [흐흐흐! 좋아 좋아. 네 성의를 받아주마 막내야.] 소수마녀를 떠올리고

사우; [하지만 언제까지 내 머리 꼭대기 위에서 놀 수 있을지는 두고 보면 알게 될 것이다.] 음산하게 웃는 사우

 

#173>

<-황금전장> 역시 깊은 밤.

황금전장 내부. 건물들은 모두 불이 꺼져 있고.

황금수라들이 어둠에 잠긴 황금전장을 순찰한다. 사나운 개를 몰고 다니는 자들도 있고.

황금전장의 어느 곳. 개 한 마리를 몰고 두 명의 황금수라들이 걸어온다.

맞은편에서 두 명의 황금수라들이 오고 있고

황금수라1, 2; [교대하러 왔네.] [수고했어.] 개를 끌고 가던 황금수라들에게 다가온 두 명의 황금수라들이 말하며 한명이 개의 줄을 잡는다.

황금수라3, 4; [특이사항은 없네.] [새벽까지 수고하게.] 개 줄을 새로 온 자들에게 건네주는 황금수라들

황금수라1, 2; [딴 데로 새지 말고 바로 방으로 가서 쉬게.] [요즘 부단장님 신경이 곤두서계시니 책잡히지 않도록 해.] 개를 끌고 가며 말하는 새로 온 황금수라들. 손 흔들며 그들을 등지고 가는 원래 있던 황금수라들

잠시 후, 외진 곳으로 오는 황금수라3, 4

황금수라3, 4; [쉬게나.] [내일 보세.] 건물들 사이에서 헤어지는 두 명의 황금수라들

그중 한명 황금수라4가 건물과 담장 사이의 폭이 좁은 골목으로 접어들 때

! 건물이 끝나는 쪽에서 무언가 황금수라4 앞쪽 바닥에 떨어지고. 그걸 발견하고 흠칫! 하는 황금수라4

허리에 찬 칼의 손잡이를 잡으며 다가가는 황금수라4

바닥에 떨어진 물건 크로즈 업. 동전이다.

황금수라4; (동전...) 내려다보며 생각하고.

황금수라4; (분명 이쪽에서 던져졌다.) 건물 모퉁이쪽을 보며 눈 번뜩이면서 칼을 뽑으려 하고.

황금수라; (어떤 종자가 감히 황금전장 안에서 장난질을 치는 것인가?) 건물 모퉁이로 가려 하고. 바로 그때

스윽! 그자의 뒤쪽, 즉 관목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담장 아래의 어둠 속에서 두 개의 손이 빠져나온다. 소리없이

[!] 무언가 느끼고 눈 부릅뜨는 황금수라4. 하지만

! 이미 팔뚝으로 뒤에서 그자의 목을 조이는 누군가의 팔과 손

황금수라4; (... 속았다!) 빠져나가려 몸부림치지는 황금수라4. 그자의 뒤쪽 담장 아래의 어둠 속에서 한 쌍의 눈이 번득이고. 이어

우두둑! 황금수라4의 목을 조이는 팔뚝이 강철같고

황금수라4; (... 상상을 초월하는 공력을 지닌 자다.) (... 벗어날 수가 없다.) 눈을 까뒤집고 정신을 잃으려 하는 황금수라4. 이윽고

! 쥐고 있던 칼의 손잡이에서 손이 풀리는 황금수라4.

! 그자를 끌고 담장 아래 어둠속으로 들어가는 팔.

관목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담장 아래의 어둠을 보여주고. 시간이 지났다. 이윽고

! 누군가의 발이 나오고.

이어 어둠 속에서 나오는 청풍. 황금수라의 복장인데 아직 가면은 쓰지 않고 들고 있다.

돌아보는 청풍.

담장 아래 어둠 속 관목 아래 황금수라4가 기절한 채 누워있다. 가면이 벗겨진 얼굴은 우락부락한 인상의 중년 사내다.

청풍; (비록 황금수라들의 몸이 금강불괴처럼 단단하다 해도 숨이 막히면 견딜 수 없지.) ! 가면을 얼굴에 쓰려 하면서 황금수라4가 왔던 쪽으로 걸어가는 청풍.

청풍; (그렇다 해도 황금수라들을 소리없이 쓰러트리는 방법은 질식뿐이다.) ! 완전히 가면을 얼굴에 쓰는 청풍. 이하 황금수라(청풍)로 표기

걸어가는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들. #87>#119>의 장면들이다.

 

벽소소; [궁금해 하는데 알려주는 게 도리겠지?] 배시시 웃고

벽소소; [네 사랑스러운 누이동생은 사창가에 끌려갔어.] [어쩌면 지금쯤 사내놈들에게 몸을 팔고 있을지도 몰라.]

벽소소; [상상해보렴. 네 누이의 가련한 몸뚱이가 냄새나고 징그러운 털북숭이 사내들에게 깔려 바르작 거리는 모습을...]

이상 #87>의 장면

 

정필; [... 살려다오 이청풍!] [... 난 그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다.] 기어가던 자세로 돌아보며

정필; [이세창... 황금전장의 총관 이세창이 시켰다.] 필사적으로 애원

정필; [... 이유는 모른다.] [이세창은... 네 누이를 사창가에 팔아버리는 대가로 천냥을 주었다.]

이산하; [이상하구먼. 아직 이승인 것 같은데... 청풍이 네 얼굴이 보이다니...] 바닥에 누워 청풍을 보며 죽어가는 눈의 초점을 맞추려 애쓰고

#119>의 장면. 회상 끝

 

황금수라(청풍); (인과율(因果律)은 신불(神佛)도 피하지 못한다고 했다.) 가면 속에서 살벌하게 번뜩이는 눈빛

황금수라(청풍); (우리 집안을 참극으로 몰아넣은 자들은 오늘 밤 그 죄를 치르게 될 것이다.) 걸어가고. 그때

맞은편에서 개를 끌고 오는 두 명의 황금수라들

개가 코를 벌름거리지만

멈추지 않고 다가가는 황금수라(청풍)

[왜 거처로 안 돌아간 건가?] [자넨 교대 시간 지났잖아.] 황금수라(청풍)에게 다가오며 말을 거는 황금수라들

황금수라(청풍); [저녁 무렵에 총관님이 개인적으로 심부름 시키신 게 있어서 전해드리러 가는 길일세.] 가슴을 툭툭 치며 다가가고

[그랬구만.] [빨리 일 보고 돌아가 쉬게나.] 지나치는 황금수라들. 개는 코를 벌름거리지만 짓지는 않고

황금수라(청풍); (번견(番犬)은 내게서 낮선 냄새를 맡았을 것이다.) 곁눈질로 개를 보며 걸어가고. 개는 황금수라(청풍)을 돌아보며 끌려간다.

황금수라(청풍); (하지만 황금수라들에게 지급된 이 향낭 때문에 의심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소매 속에서 작은 향기 주머니를 꺼내보고

황금수라(청풍); (황금전장의 경비가 금성철벽이니 뭐니 해봐야 내부 사정을 아는 내게는 무인지경일 뿐이다.) 냉소하며 걸어간다.

 

#174>

어느 건물. 주변에 인적이 없어 조용하다. 순찰 도는 자들도 없고.

방안. 침실. 어둡다. 침대에 누워 잠이 든 인물

크로즈 업. 이세창이다. 가운 형태의 잠옷 차림이다.

[!] 움찔! 무언가를 느끼는 이세창

이세창; (방안에 누가 있다!) 눈 번쩍 뜨고

! 침대 옆에서 내려다보는 사람의 실루엣. 눈 한 쌍만 강렬하게 번뜩이고 있고. 물론 황금수라(청풍)이다.

이세창; (누구...) ... 목소리가 안 나오고. 몸도 움직이지 않는다.

이세창; (... 아혈(啞穴)이 짚여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몸도 마비된 걸 보면 마혈(痲穴)도 짚였고...) 벌벌 떨며 고개만 조금 돌려 황금수라(청풍)을 보고 그러다가

[!] 눈 부릅뜨는 이세창.

! 처음으로 제대로 보이는 황금수라(청풍)의 모습. 황금수라(청풍)의 한손에는 밧줄을 들고 있다.

이세창; (황금수라에 속하는 놈이 왜 나를...) + [!] 생각하다가 깨닫고

<... 이놈, 황금수라가 아니다!> 가면 속에서 번뜩이는 황금수라(청풍)의 강렬한 눈빛 배경으로 이세창의 놀람. 그때

! 이세창이 덮고 있던 이불을 걷어버리는 황금수라(청풍). 이어

! ! 밧줄로 이세창의 발목을 밧줄로 묶는 황금수라(청풍)

이세창; (... 무슨 짓을 하려고...) 경악할 때

이세창의 발목을 묶은 후 위를 올려다보는 황금수라(청풍).

대들보가 보이고.

! 대들보를 향해 밧줄을 던지는 황금수라(청풍)

휘릭! 밧줄이 대들보를 넘어서 다시 내려오고

스윽! 밧줄을 당기는 황금수라(청풍). 그러자

휘릭! 거꾸로 매달리는 형태로 대들보에 매달리는 이세창.

이세창; (... 왜 나를 대들보에 매다는 건가?) 두려움에 떨고. 끼익! 그런 그자의 몸뚱이가 위로 끌려 올라가고. 두 팔은 아래로 떨어트리는 자세

곧 이세창의 발이 황금수라(청풍)의 얼굴 위쪽에 위치하고.

콰득! 밧줄을 이세창의 발목에 다시 묶어 고정하는 황금수라(청풍). 이세창의 얼굴은 청풍의 명치 부분쯤에 오고

황금수라(청풍); <황금전장 총관 이세창! 빚을 받으러 왔다.>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며 가면을 벗으려 하고. 전음으로 말한다.

이세창; (... 빚이라니?) 눈 부릅

이세창; (대체 저 놈이 누군데 내게 빚 운운 하는...) + [!] 눈 부릅뜨고

! 황금수라 가면을 얼굴에서 떼는 황금수라(청풍). 청풍의 얼굴이 드러나고. 이하 청풍으로 표기

이세창; (... 맙소사!) 눈 치떠지고

<... 이청풍!> 청풍의 얼굴 배경으로 이세창의 공포.

이세창; (... 반 년 전에 실종되었던 저놈이 절세고수가 되어 돌아왔다!) 공포와 전율을 느끼고

청풍; <날 기억한다면 내가 말하는 빚이 무언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 가면은 품속에 넣고. 이어

다시 꺼내는 청풍의 손에는 비수가 한 자루 들려있다.

이세창; (... 제 아비의 복수를 하겠다는...) 전율, 공포

청풍; <내가 솜씨 좋은 백정인 건 잘 알 테지?> ! 비수로 이세창이 걸친 가운형 잠옷의 띠를 자르고

스륵! 잠옷이 벌어지고 아래로 흘러내려 이세창의 상체가 드러나고

청풍; <도축장에서 도축하던 솜씨로 네가 내게 진 빚을 갚게 해주마!> 툭툭! 비수로 이세창의 뺨을 때리며 말하고. 공포로 치떠지는 이세창의 얼굴

<.,.. 안돼!> 그자의 얼굴 앞에서 번뜩이는 청풍의 비수를 배경으로 공포에 질린 이세창의 얼굴 크로즈 업

 

#175>

새벽이 멀지 않은 시간. 황금전장 내의 아주 화려한 건물. 벽소소의 거처다. 주변은 몇 명의 여자 무사들이 지키고 있고

화려한 침실. 기둥과 천장이 있는 넓고 화려한 침대에 잠이 든 란제리형의 잠옷 차림의 벽소소. 이불을 덮지 않았는데 두 팔을 쳐든 자세인데 자세히는 보여주지 말고

! 문득 벽소소의 뺨을 쓰다듬는 누군가의 손.

벽소소; (뭐지?) 오만상 쓰며 눈을 뜨고. 하지만 다음 순간

[!] 눈 부릅뜨는 벽소소.

! 두 팔이 쳐들려 침대 모서리에 묶여있다. 이불은 덮지 않아서 잠옷 차림의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다리는 묶이지 않았고

벽소소; (... 누가 내 손을 침대 기둥에 묶어놨는데...) 바르작거리지만 몸이 거의 움직이지 않고

벽소소; (... 몸이 움직이질 않아! 목소리도 나오지 않고...) 공포에 질리고

벽소소; (혈도가 짚였어!)

벽소소; (대체 누가 감히 이런 짓을...) + [!] 생각하다가 눈 부릅뜨는 벽소소

침대 옆의 의자에 누가 앉아서 보고 있다. 물론 청풍이다. 강렬한 눈빛

벽소소; (... 사내야!) 전율하고

벽소소; (어떤 사내가 잠입해서... 날 해꼬지 하려고 해!) 공포에 질릴 때

청풍; <새벽이 멀지 않았으니 시간 낭비하지 말고 바로 시작하자.> ! 의자에 일어나는 청풍. 손에 비수를 들고 있고. 이하 말은 전음으로 한다.

[!] 경악하는 벽소소

벽소소; (... 이청풍!) 경악하고

청풍; <너는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우리 집안을 비극으로 몰아갔다.> ! 한 무릎 꿇는 자세로 침대에 올라오고

청풍; <어머니와 진진이는 끔찍한 일을 당할 뻔했고 아버지는 비참하게 돌아가셨다.> ! 벽소소 옆에 무릎을 꿇은 자세로 비수를 벽소소의 잠옷 젖가슴 사이로 밀어넣고. 전율하는 벽소소

청풍; <그 대가를 네년 몸으로 치르게 해주겠다.> 사각! 비수로 벽소소의 얇은 잠옷을 자르고

벽소소; (... 안돼!) 전율하면서 자신의 잠옷이 비수에 잘라져 젖가슴이 드러나는 것을 내려다보고

청풍; <궁금해할까봐 알려주는 것인데... 이세창은 이미 죄의 대가를 치르었다.> ! 벽소소의 잠옷을 길게 아래로 잘라내면서 말하고

벽소소; (... 설마!) 경악과 공포

청풍; <네가 생각하는 대로다.> 몸을 일으키며 벽소소를 돌아보고. 이제 벽소소의 잠옷은 완전히 아래 위로 잘려서 알몸이 드러나고

청풍; <이 비수에 묻어있는 피가 이세창의 것이다.> 피가 묻은 비수를 벽소소의 얼굴 위에 가져가 보여주고. 공포에 질리는 벽소소의 얼굴

청풍; <내 도축 솜씨에 대해서는 네년도 들었을 것이다.> ! 피 묻은 비수를 벽소소의 뺨에 문지르고

청풍; <덕분에 이세창은 자신의 몸속에 들어있던 모든 걸 본 후에야 안식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음산하게 웃고

벽소소; (으으으...) 이세창이 거꾸로 매달려 피투성이가 된 걸 떠올리며 전율하고

청풍; <이제는 네년이 나, 아니 우리 집안에 진 빚을 몸으로 갚아주어야겠다.> 잔인한 표정을 지으며 웃고

벽소소; (... 살려주세요.) 공포에 질려 우는 벽소소의 얼굴 크로즈 업

 

#176>

건물 밖에서 경비 서는 여자 무사들

흠칫! 하며 건물을 보는 한 년. <헉헉...> 거친 숨소리가 들리고

여자1; <큰 아가씨의 숨이 거칠어진 것같지 않아?> 전음을 써서 동료에게 물으며 건물을 보고

여자2; <그렇네.> 웃으며 돌아보고

여자1; <몸 상태가 안 좋으신 모양이야. 확인해봐야겠어.> 건물 입구로 가려는데

여자2; <그만 둬.> 여자1의 팔을 잡고

여자1; <왜 말려?> 돌아보고

여자2; <방해하면 큰 아가씨에게 혼쭐이 날 거다 너.> 의미심장하게 웃고

여자1; <내가 뭔 방해를 한다고... !> 대꾸하다 깨닫고

여자2; <큰 아가씨는 몸이 유달리 뜨거운 분이야. 저렇게라도 해소하지 않으면 짜증이 심해지셔서 아랫것들이 고달퍼져.> 여자1의 팔을 놓아주고

여자1; <이 일도 이래저래 힘이 드네.> 한숨

여자2; <봐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 해야하는 게 우리들의 숙명이지.> 웃고

여자1; (그렇긴 한데...) 건물 힐끔

<헉헉> 거친 숨소리가 들리고

여자1; (저 숨소리는 큰 아가씨의 것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거친데... 마치 사내의 숨소리 같기도 하고...) 갸웃

 

#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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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항주(杭州)> 운하가 많고 거대한 호수를 낀 도시

<-항주 교외 전당강(錢塘江)> . 깎아지른 절벽 아래를 거센 강물이 휘돌아 흐른다. 마치 용이 꿈틀대는 것처럼 흘러가는 강물.

쿠쿠쿠! 강물의 거친 흐름을 보여주고

휘익! 절벽 위를 날아오는 인물. 위극겸. 오른손에 상자를 하나 들고 있다. 가로 세로 높이가 각 15센티쯤의 그리 크지 않은 상자.

위극겸; (이쯤일 텐데...) 멈춰서며 두리번. 그때

<실로 지극한 부정(父情)이로구만. 딸 년 하나 구하려고 마교의 보물까지 미련없이 포기하다니...> 음성이 들리고. 위극겸이 흠칫할 때

꿈틀! 근처의 커다란 바위 하나가 움직이더니

슈우! 화악! 덮고 있던 얇은 천을 걷어내며 모습을 드러내는 기절초괴. 바위처럼 보였던 것은 덮고 있던 얇은 천이 만들어낸 착각이고. 기절초괴 뒤에는 두 명의 복면인이 서있는데 복면인들은 한명의 여자의 팔을 잡고 있다. 고개 떨군 채 축 늘어져 있는 여자는 물론 위상영이다. 단 위상영의 모습은 아직 기절초괴의 몸에 가려서 정면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위극겸; (암흑마가의 가주 기절초괴 패륵!) 눈 번뜩

위극겸; (역시 저자가 꾸민 짓이었구나.) (동영(東瀛)의 자객들이 쓴다는 은형장안포(隱形障眼布)로 몸을 숨기고 있었고...) 눈 번득. 이어

기절초괴; [반갑소 위장주!] 앞으로 걸어 나오며 그 뒤에 있던 위상영의 모습이 보이고

위극겸; [귀하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내 딸에게 위해는 가하지 않았으리라 믿소.] 노려보며

기절초괴; [이런 이런...] [참으로 곤란한 양반이구만.] 웃으며 고개를 젓고. 들고 있던 천을 휘리릭 말면서

기절초괴; [내가 누군지 잘 알고 있으면서 무슨 내숭을...] [사람이 솔직해야하는 거 아니오 위장주?] 계집처럼 눈을 흘기고. 휘릭 휘감은 천은 단번에 주먹만하게 작아지고

위극겸; [사람 민망하게 만드는군.] 쓴웃음

위극겸; [좋소 좋아.] [귀하가 마교 사대마가중 암흑마가의 당대 가주 기절초괴라는 건 알고 있소.] 노려보고,

기절초괴; [그래도 끝내 발뺌하지 않는 건 마음에 드는구만.] 둘둘 만 천을 품속에 넣고

위극겸; [서로 얼굴 붉힐 처지에 친목을 도모할 이유는 없소.] [원하는 물건 가져왔으니 내게 딸을 넘기시오.] 상자를 쳐들고

기절초괴; [물건 먼저!] 손 내밀고

노려보는 위극겸

기절초괴; [딸년을 돌려받고 입 싹 닦으면 나만 뭐 쫓던 개새끼 신세가 되지 않겠소?] 싱글 싱글 웃으며 손을 내밀고

위극겸; [가져가시오.] ! 분노하는 표정을 지으며 상자를 던지고.

기절초괴; [잘 생각했소 위장주!] ! 웃으며 상자를 낚아채고

기절초괴; [이런 신외지물(身外之物) 때문에 하나뿐인 딸년을 잃을 수야 없지 않겠소?] 달칵! 웃으며 상자의 뚜껑을 열고

상자 안에 들어있는 것은 주먹만한 크기의 향로, 구멍이 아홉 개 나있는 뚜껑이 달린 향로인데 향로 표면에는 용이 여러 마리 새겨져 있다.

기절초괴; [구룡로!] 들여다보며 흥분하고

기절초괴; [본교의 중()시조이신 천마의 일곱 가지의 힘 중 하나가 숨겨있는 구룡로가 틀림없구만.] 상자 안에서 작은 향로를 꺼내보며 좋아 죽으려 하고

위극겸; [기뻐하는 건 뒤로 미루고 약속부터 지켜야하지 않겠소?]

기절초괴; [약속?] 고개 들고. 구룡로를 손에 든 채

위극겸; [설마 마교사가중 한 가문의 수장께서 식언을 하진 않으리라 믿소.] 노려보고

기절초괴; [물론 약속은 지켜야지.] [위장주에게 따님을 돌려드려라.] 뒤에 있던 복면인들에게 말하고. 그러자

[존명!] 대답하며 앞으로 나오는 복면인들. 이어

[받으시오.] ! 위상영을 위극겸에게 던지는 복면인들. 인형처럼 위극겸에게 날아오는 위상영

위극겸; [상영아!] 두 팔을 내밀며 앞으로 나서서 날아오는 위상영을 받으려 하고. 하지만 그 직후

번쩍! 감았던 눈을 뜨는 위상영. 눈이 광기로 덮여있고

[카아!] 마녀처럼 변해서 위극겸을 양손으로 할퀴려는 위상영. 하지만

위극겸; [간교한...] 파팟! 자신을 덮치는 위상영의 가슴을 손가락으로 재빨리 찍으며 분노하고

[!] 퍼덕! 퍼덕이며 기절하는 위상영

위극겸; [설마 했거늘...] 털썩! 분노하면서도 두 팔로 위상영을 받아 안고.

위극겸; [상영이에게 섭혼술을 걸어서 날 공격하게 했구나!] 기절초괴를 노려보고

기절초괴; [하하하! 역시 위장주는 주도면밀하시오. 내가 딸년에게 수작을 부렸을 수도 있다고 예상하고 대비하다니...] 향로를 왼쪽 소매 속에 넣으며 웃고

위극겸; [오늘 진 빚은 장부에 적어두겠다.] 뒷걸음질 치며 이를 부득 갈고. 그때

기절초괴; [그러시든지 말든지...] 웃고

기절초괴; [그런데 따님의 꿀단지는 참 맛깔나더이다.] 히죽

위극겸; [네 놈 설마 상영이를...] 경악하고 분노하며 눈 부릅 뜰 때

기절초괴; [천향음신을 지닌 년이 수중에 들어왔는데 당연히 못 본 척 할 수가 없었지.] [요 며칠 동안 질릴만큼 즐겼소.] 화악! 웃으며 위극겸을 덮쳐오고. 오른손을 왼쪽 소매에 넣었다가 긴 꼬챙이를 뽑으면서

위극겸; [죽일...] ! 극도로 분노하여 얼굴에 핏대가 오른 상태에서 날아올라 피하려 하고. 하지만

기절초괴; [본좌가 진짜로 노린 건 구룡로가 아니라 바로 당신 위극겸이야!] 취리릭! 지지직! 벼락에 휘감긴 꼬챙이가 여러번 내질러지는데 그에 따라 여러 개의 꼬챙이 그림자가 위극겸을 찔러온다.

위극겸; [암흑마가의 마병 착천삭(鑿天削)!] 스스스스! 몸을 여러 개로 나누어 피하려 하고. 하지만

기절초괴; [이형환위(移形換位) 정도로 내 착천삭을 피할 수 없다는 건 아실 텐데...?] 파파팟! 꼬챙이를 찌르며 웃고.

위극겸; [!] 서걱! ! 꼬챙이에 긁히지만 겨우 피하고. 하지만

빠지직! 꼬챙이 그림자들과 함께 날아든 벼락에 감전되는 위극겸.

위극겸; [!] 콰당탕! 몸이 굳어지며 나뒹구는 위극겸. 위상영을 끌어안은 채

기절초괴; [잘 생각해! 본색을 드러내지 않으면 오늘 여기서 세상 하직하게 될 테니까!] 스악! 허공에서 덮치며 쇠꼬챙이를 긋고. 기절초괴가 쇠꼬챙이를 긋는 대로 긴 섬광이 칼날처럼 내뻗혀 위극겸을 베어가고

[!] 구른 자세로 눈을 부릅뜨는 위극겸. 순간

[!] 멈칫! 허공에서 멈칫하는 기절초괴의 뒤로 사람의 커다란 눈이 한 쌍 떠오르고

(왜 저러시지?) (가주께서 결정적인 순간 공격을 멈추셨다!) 놀라는 복면인들. 그때

! 위상영을 끌어안고 옆으로 떼굴 구르는 위극겸. 이어

기절초괴; [번뇌철백안(煩惱徹魄眼)이로구나!] 스악! 마비되었던 몸이 풀리며 쇠꼬챙이를 강하게 긋고.

! 쇠꼬챙이가 그어지는 대로 지면이 쩍 갈라진다. 하지만

떼굴! 간발의 차이로 굴러서 피하는 위극겸. 그 뒤의 지면이 길고 깊게 갈라진다. 칼로 두부를 자르듯이

휘릭! 굴렸던 몸을 튕겨 올렸다가 내려서는 위극겸

기절초괴; [으하하하! 역시 본좌의 짐작이 맞았구만.] 휘릭! 위극겸의 앞으로 내려서며 통쾌한 표정으로 웃고

기절초괴; [눈빛으로 사람의 몸을 마비시키는 번뇌철백안을 쓰고...] [의심했던 대로 위가장이 바로 삽십여 년 전에 종적을 감췄던 번뇌마가였어.] 흥분한 표정

<맙소사! 위가장이 사대마가중 번뇌마가였다니...> <그렇다면 번뇌마가는 무림맹의 소맹주가 된 위진천을 통해 이미 무림맹을 장악한 것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놀라는 복면인들. 하지만

위극겸; [패륵! 패륵!] [너는 실수한 것이다.] 노려보고

기절초괴; [실수?] [천하제일의 천재인 내가 무슨 실수?]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

위극겸; [내 딸을 욕보인 건 분노할 일이지만 굳이 무리해서 널 죽일 이유는 되지 않는다.] [어차피 딸년은 과부이기도 하고...] 위상영을 안은 채 말하고

기절초괴; [박정한 아비로구만. 딸년이 겁탈 당했다는 데 복수를 해줄 생각이 없다니...] 샐쭉 거리고

위극겸; [하지만 날 핍박해서 정체를 드러나게 했으니 너는 오늘 이곳에서 생을 마감해야만 한다.]

기절초괴; [아이구 그러셔?] 피식

기절초괴;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가장 굴욕적인 초식이라는 나려타곤(懶驢打棍;게으른 나귀를 몽둥이로 때린다)까지 구사하신 분께서 본좌를 죽이시겠다고?]

기절초괴; [이거야 원 지나가던 개도 웃을 일이잖아!] 비웃는데

<개는 웃을지 몰라도 노부는 아니다.> 갑자기 들리는 음성에 눈 부릅뜨는 기절초괴

기절초괴; (이렇게 가까이에 접근할 때까지 내가 알아차리지 못할 고수라면...) ! 경악하며 홱 돌아서고. 그때

[!] [끄으!] 서걱! 몸이 둘로 반듯하게 잘려서 쓰러지는 두 명의 복면인들. 이어

! 쓰러지는 복면인들 뒤에 서있는 얼굴에 두 개의 뿔이 달린 일본식 귀신 가면을 쓰고 있는 인물. 손에 투명한 검을 들고 있다. 이 가면 쓴 인물은 물론 위극겸의 아버지인 위태무다. 가면을 쓰고 있을 때는 귀면인으로 표기. 왼쪽 허리에 칼집을 차고 있다.

기절초괴; (저 작자가 들고 있는 저 검은 설마...!)

퍼억! 나뒹구는 복면인들 시체를 배경으로 진동하는 투명한 검 크로즈 업

기절초괴; [생사교(生死橋)로구나!] ! 경악하며 뒤로 홱 날아오른다. 날아가는 뒤쪽은 절벽이고. 하지만

! 이미 기절초괴의 심장 부위를 찌르고 있는 투명한 검. 검에 심장이 궤뚫려 눈을 치뜨는 기절초괴

귀면인; [이런 경우를 일컬어 아는 게 병이라고 하지.] 멀리서 투명한 검, 생사교를 내밀고 있는 귀면인. 생사교가 무한정으로 늘어나 기절초괴의 심장을 궤뚫었다.

기절초괴; [!] 허공에 뜬 채 피를 왈칵 토하고

귀면인; [생사교는 살기(殺氣)를 검기(劍氣)로 바꿔주기 때문에 일단 표적이 되면 아무리 멀리 도망쳐도 피하지 못한다.] 지지징! 생사교를 내민 채 웃고. 그때

기절초괴; [... 젠장!] 츠으! 이를 가는 기절초괴의 몸이 노을 같은 것에 덮이고

귀면인; (저 핏빛 노을을 설마...) 놀랄 때

기절초괴; [삼십여 년 전 그날, 생사교를 빼돌린 건 역시 당신이었구나 번뇌마야(煩惱魔爺)!] [크아!] 스악! 꼬챙이를 쳐들었다가 강하게 내리긋고

위극겸; [조심하십시오 아버지!] 다급히 외치지만

! 이미 강력한 벼락이 허공에서 떨어져 귀면인을 강타한다

벼락에 맞아 움찔! 하는 귀면인. 이어

츠으! 길어졌던 생사교가 짧아진다. 정확히는 생사교에서 내뻗혔던 섬광이 사라지는 것

후두둑! 피를 뿌리며 절벽 아래로 추락하는 기절초괴

귀면인; [...] 푸시시! 몸이 연기와 벼락에 덮인 채 무언가 생각하는 귀면인.

위극겸; [괜잖으십니까?] 외치고

귀면인은 왼손을 흔들어 괜잖다는 시늉하고

위극겸; (하긴 패륵이 빈사상태에서 펼친 반격 정도에 어찌 되실 아버지가 아니지.) 생각하며 서둘러 절벽으로 가는 위극겸. 두 팔로 위상영을 안은 채. 하지만

쿠쿠쿠! 백여 미터 높이의 절벽 아래에는 거센 강물이 흐르고 있을 뿐 기절초괴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위극겸; (놓친 건가?) 내려다보며 찡그리고

귀면인; [놈의 심장은 확실하게 궤뚫었다.] ! 스릉! 생사교를 허리에 찬 칼집에 꽂으며 다가오고. 돌아보는 위극겸

위극겸; [심장이 궤뚫렸다면 확실하게 죽었겠습니다.] 안도하지만

귀면인; [그랬으면 좋겠다만...] ! 얼굴에 쓴 가면을 왼손으로 벗으며 말하고. 가면을 벗자 드러나는 얼굴은 물론 위태무다. 이하 위태무로 표기

위극겸; [마음에 걸리시는 것이라도 있으신지요?] 흠칫! 하며 보고

위태무; [생사교에 심장이 궤뚫린 직후 그놈의 몸이 핏빛의 노을에 덮였었다.] 심각한 표정으로 절벽 아래를 보고. 가면은 품속에 넣으면서

위극겸; [... 핏빛의 노을이라면...] 경악하고

위태무; [패가놈은 혈전마가 최강의 마공 혈왕신공(血王神功)을 익혔을 가능성이 있다.]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위극겸; [... 혈왕신공!] 경악과 불신

위태무; [너도 알다시피 혈왕신공의 무서운 점은 가공할 재생력이다.] [혈왕신공을 익힌 자는 목이 베어지거나 심장이 뽑히기 전에는 죽지 않는다.]

위태무; [물론 심장이 궤뚫려도 어렵지 않게 재생시킬 수 있고...]

위극겸; [... 하지만 기절초괴 패륵은 암흑마가의 가주 아닙니까?] 식은땀 흘리고

위극겸; [암흑마가의 가주가 어떻게 혈전마가의 마공을...] + 위태무; [패륵이 암흑마가의 핏줄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마라.]

위극겸; [!] 놀라고

위태무; [패륵은 암흑마가의 마지막 가주 암흑수라(暗黑修羅)의 사위일 뿐이다.] [그것도 첫째 사위가 아니라 둘째 사위...]

위극겸; [패륵이... 혈전마가 출신이면서 신분을 속이고 암흑수라의 둘째 딸과 결혼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식은땀

위태무; [암흑마가와 혈전마가는 이미 오래 전에 하나가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고개 끄덕이고

위극겸; [패륵이 우리 번뇌마가의 군림천하에 걸림돌이 될 거라 예상은 했지만...] [상상했던 것 이상의 장애가 될 것같습니다.]

위태무; [그놈이 죽지 않고 살아있을 것을 가정하고 대책을 마련해야만 한다.] 고개 끄덕이고

위극겸; [진천이가 번뇌마가 출신인 게 알려지면 일이 심각해질 텐데...] 식은땀을 흘리며 위태무의 눈치를 보고

위태무; [패륵이 살아있다면 그 사실을 폭로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철저히 부인하면 그리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

위태무; [정말 심각하게 생각해야하는 것은 꾀가 많고 생각을 알 수 없는 패륵 그 자체다.] [전력을 기울여 그놈의 생사를 확인하고 살아있다면 척살하도록 해라.]

위극겸; [그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위태무; [패륵은 자신의 손윗동서이며 암흑수라의 후계자였던 살인대작(殺人大爵) 나뢰(那雷)의 실종에 관여했을 수도 있다.]

위태무; [그 증거를 찾아낼 수만 있다면 살인상단으로 하여금 패륵을 치게 할 수도 있다.] 음산하게 눈 번뜩

위극겸; [그 부분도 심혈을 기울여 규명해보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위태무; [아비는 하류로 내려가며 패륵의 생사를 확인해보겠다.] 말하며 시선은 강과 반대쪽으로 향하고

흠칫! 하며 그쪽을 보는 위극겸

멀리서 누군가 날아오고 있는데

삐이! 가늘고 날카로운 피리소리가 들린다.

위극겸; (우리 번뇌마가의 번뇌천리적(煩惱千里笛)소리...) (본가 소속의 전령이다.) 날아오는 자를 보며 생각할 때

위태무; [여기 일의 마무리는 네가 하도록 해라.] !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위태무. 돌아보는 위극겸

위극겸; [조심하십시오.] 외치고.

휘익! 격렬하게 소용돌이치는 강물 위로 날아내리며 손을 들어 보이는 위태무. 이어

휘익! 서핑하듯 물살을 타고 하류로 내려가는 위태무.

곧 멀어지는 위태무.

위극겸; (아무쪼록 아버지가 패륵을 발견했으면 좋겠는데...) 생각할 때

[보고 드립니다 가주님!] 휘익! 위극겸의 뒤로 날아내리며 포권하는 인물. 얼굴에 귀신 가면을 썼는데 위태무가 쓴 가면과 다른 점은 뿔이 나있지 않다는 점이다. 가면 아래로 수염이 빠져나와 있어 노인임을 알 수 있다. 이하 귀면인1로 표기

위극겸; [무슨 일이냐? 번뇌사호(煩惱四號)?]

귀면인1; [지난 밤, 흡정마고가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했습니다.] 눈치 보며

위극겸; [!] 경악하는 위극겸

 

#171>

쿠쿠쿠! 위극겸이 서있는 절벽.

그 절벽의 상류. 즉 위태무가 사라진 반대쪽

! 거센 물 속에서 누군가의 손이 튀어나와 절벽 아래 자리한 너럭바위의 모서리를 움켜잡고

기절초괴; [끄윽...] 처참한 몰골이 되어 너럭바위 위로 기어 올라오는 패륵. 가슴에서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고

기절초괴; [흐흐흐 살았다. 살았어!] 털썩! 너럭바위 위로 몸을 완전히 끌어올리며 웃고

기절초괴; [사력을 다해 상류로 거슬러 올라온 덕분에 번뇌마야, 그 음험한 늙은이를 속일 수 있었다.] 털썩! 너럭바위 위에 몸을 누이고

기절초괴; [역시 마지막에 의지할 것은 우리 혈전마가의 비전절기인 혈왕신공이로구나.] ! 헐떡이며 자기 가슴 부분의 옷을 찢듯이 벌려보고

츠츠츠! 구멍이 났던 그자의 가슴 부위 상처가 급격히 아물고 있다.

기절초괴; [출혈이 심해서... 회복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치른 댓가에 비해 성과가 훨씬 컸다.] 헐떡이며 웃고

기절초괴; [위태무! 위극겸! 너희들이 바로 번뇌마가 출신이라는 걸 알아냈으니 승산은 내게 있다.]

기절초괴; [기대하고 있어라. 네놈들의 야심을 차근차근 박살내줄 테니...] 흐흐흐! 웃는 패륵의 얼굴

 

#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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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자금성> 자금성의 모습. 저녁 무렵

외진 곳에 자리한 음침한 건물. 건물 처마에 <東廠>이라는 현판이 걸려있고., 허리에 검이나 칼을 찬 환관들이 오간다.

<-동창(東廠)> 위의 건물의 모습 배경으로

 

환관1; [내각(內閣)에서 보내온 이번 전시의 급제자 명단입니다.] 젊고 건장하게 생긴 환관이 책상을 사이에 두고 앉아있는 담길에게 두 손으로 서류를 내밀고. 이 환관은 담길이 과거 시험장에 나왔을 때 수행했던 두 명의 젊은 환관중 한명이다.

담길; [장원은 누구냐?] 서류를 받으며 묻고. 장소는 담길의 집무실. 상당히 넓고 여러 명의 환관들이 여기저기 앉아서 서류 작업을 하고 있다.

환관1; [남경(南京)에서 재자(才子)로 명성이 자자하던 양여생(楊如生)입니다.]

담길; [내각 수보였던 양정화의 조카 이름이 양여생이었지?] 서류를 펼치면서

환관1; [바로 그자입니다.]

담길; [양여생은 제 백부를 빼닮은 영민한 놈이니 장원급제를 했어도 뒷말은 없겠군.] 끄덕이며 서류를 넘기며 읽고. 그러다가

멈칫! 서류를 넘기던 담길의 손이 멈춰지고

담길; [탐화는 벽세황?] [이놈 이름도 어쩐지 낯설지가 않군.] 서류를 보며

환관1; [벽세황은 황금전장의 소장주입니다.]

담길; [그랬었지. 기억이 났다.] 끄덕이며 다시 서류를 넘기고

담길; [하지만 의외로군.] [조상이 백정인 놈이 과거에 급제를... 그것도 삼등급제를 하다니...]

환관1; [그래서 한림원에서도 답안을 모든 학사들에게 돌려 검토하게 했다는데...] 눈치 보며

환관1; [결론은 삼등급제가 타당한 것으로 나왔다고 합니다.]

담길; [백정의 후손이고 수전노의 아들인 놈이 과거에 급제라...]

담길; [말 그대로 개천에서 용이 난 셈이로군.] 끄덕이며 서류를 넘기고

환관1; [나머지 급제자들 중에도 딱히 의심되는 자는 없었습니다.] [신원조회에서 이상이 발견된 자 역시 없습니다.]

담길; [그렇긴 한데...] 서류를 덮으며 생각에 잠기고

담길의 뇌리에 떠오르는 청풍의 모습. 고개 숙이고 요패를 두 손으로 든 모습

환관1; [마음에 걸리시는 게 있으신지요?] 눈치 보며

담길; [종이!] 옆의 벼루에서 붓을 집어들고

환관1; [여기...] ! 책상 한쪽에서 종이를 집어 담길 앞쪽으로 내밀고

! ! 종이에 사람 얼굴을 그리기 시작하는 담길

환관1; (제독께서 누군가의 용모파기를 그리신다.)

환관1; (제독의 능력 중 하나가 탁월한 기억력이지.) 생각할 때

! 이윽고 그림 다 그리고 붓을 뗀다.

그림을 보며 붓은 다시 벼루에 내려놓고

환관1; [지급으로 이자를 찾아라!] ! 그림을 환관1에게 밀어주고

! 드러나는 그림. 바로 모자를 눌러쓴 청풍의 모습이다. 과거 시험장에서 담길이 본 청풍의 모습이다.

환관1; [이자가 누군지요?] 두 손으로 종이를 집어들고

담길; [이름은 모르지만 지난 번 전시를 봤던 자다.]

담길; [급제자들의 용모와 대조하고...] [일치하는 자가 나오지 않으면 탈락한 응시생들을 전수 조사해서 찾아내라.]

환관1; [존명!] 허리 숙이고

종이 들고 가는 환관1

담길; (그놈이 손가락에 끼고 있던 그 반지...) 청풍이 왼손 가운데 손가락에 끼고 있던 반지를 떠올리고

담길; (워낙 특이한 모양이라 분명 어디선가 본 적이 있었다.) 찡그리고

담길; (그리고 오랜 세월 세상의 정보를 주물러온 내 본능이 말하고 있다.)

담길; (그놈이 천하를 뒤흔들 사연을 품고 있다는 것을...) 강렬한 표정

 

#37>

<-북경 북쪽 조백하(潮白河)> 깊은 밤. 멀리 북경의 불빛이 보이는 강가.

그 강가에 세워진 음침한 장원. 불은 거의 켜있지 않다. 하지만

어둠 속에 유령같이 매복해 있는 자들이 있다. 정원의 나무나 바위, 건물 그늘등에 은신해있는 자들. 주변 사물과 동화되어 있으며 얼굴에 복면을 쓰고 있다. 백살파의 자객들이다. 그리고

그자들이 지키는 장원의 가장 큰 건물. 그 건물에서만 불빛이 흘러나오고 있는데 문과 창문은 꼭꼭 닫혀있다.

 

#38>

건물 내부. 넓은 대청인데 그곳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장면. 바닥에 수십 개의 관이 뚜껑이 열린 채 놓여있고. 관 옆에 고급스러운 옷을 걸친 사내들이 한명씩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주문을 외우고 있다. 관속에는 속옷차림의 사내들이 눈을 감고 누워있다. 헌데

츠츠츠! 츠츠!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는 자들의 얼굴이 조금씩 변하는데

그 모습이 관속에 누워있는 자들을 닮아가는 것을 보여준다. 관속에 누운 인물들의 얼굴과 가부좌를 튼 자들의 얼굴을 함께 보여주고

열심히 주문을 외우는 자들. 그에 따라

츠츠츠! 그자들의 얼굴이 움직이고

대청의 끝. 조금 높은 단상에 두 명의 인물이 나란히 서서 현장을 보고 있다. 한 놈은 보통 체격에 기생오라비 같은 서생이고 한 놈은 덩치가 아주 큰 데 백정같은 인상이다. 캐릭터는 394. 기생오라비같은 놈은 환마루의 부루주인 천면서생이고 덩치 큰 놈은 백살파의 부루주인 인도부다. 천면서생의 무기는 접는 부채. 인도부의 무기는 양쪽 허리에 차고 있는 두 자루의 중식 주방용 사각 칼인데 보통 주방용 칼보다 몇 배 더 크다.

인도부; [그럭저럭 막바지에 이른 것 같소 부()루주!] 팔짱 낀 채 대청 안을 보며 말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백살파 부()파주 인도부(人屠夫)>

천면서생; [이 밤이 가기 전에 마무리가 지어질 거요.] 부채를 들고 뒷짐을 쥔 채 고개 끄덕이고.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환마루 부()루주 천면서생(千面書生)>

인도부; [하여간 지존께서 하사하셨다는 천변만화결(千變萬化訣)은 신통하기 이를 데 없소.] [가면이나 약물을 쓰지 않고도 다른 사람과 똑같은 얼굴이 될 수 있다니...] 감탄하며 둘러보고

천면서생; [본좌도 명색이 역용술의 달인이오만...]

천면서생; [내공으로 얼굴의 근육을 하나하나 조작해서 다른 사람으로 변신하는 재주는 들어본 적이 없소.]

인도부; [역용술로는 천하를 통틀어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천면서생께서 그리 말하니 천변만화결이 얼마나 대단한 재주인지 알겠소.]

인도부; [지존은 대체 이런 재주를 어떻게 손에 넣었는지 모르겠소.]

천면서생; [무림에 알려지지 않은 재주라면 출처가 정해져 있지 않겠소?]

인도부; [전설 속의 문파들인 신선부나 마귀동이겠소.] 눈 번뜩

천면서생; [구대천마의 후손인 우리 백살파나 환마루를 간단히 제압할 수 있는 문파가 신선부와 마귀동 외에 또 어디 있겠소?]

인도부; [동감이오.] 끄덕이고. 그때

! 관 옆에 있던 놈들 중 하나가 손을 쳐들며 일어난다.

천면서생; [드디어 역용이 끝난 놈이 나왔군.] 그자에게 다가가고. 인도부도 따라가고

사내1; [부루주님!] 일어나며 포권하고

천면서생; [진짜의 머리맡에 서라.] 다가가며 말하고.

사내1; [...] 대답하며 관에 누운 인물의 머리맡으로 가서 서고

인도부와 함께 관속의 인물과 그 인물 머리맡에 선 사내1의 얼굴을 번갈아 보는 천면서생과 인도부. 관속 인물과 사내1의 얼굴은 똑같다. 다만 관속의 인물은 화려한 옷 대신 속옷차림이라는 게 차이가 나고

인도부; [허어! 같은 뱃속에서 나온 쌍둥이처럼 똑같구만.] 감탄하고

사내1; [감사합니다!] 굽신

천면서생; [얼굴은 되었고...] [네가 대역을 할 자의 신상에 대해 읊어봐라.]

사내1; [이자는 도찰원(都察院) 정사품 첨도어사(僉都御使) 윤증(尹拯)이란 자입니다.] 관속의 인물 보며

사내1; [올해 마흔 한 살로 한명의 처와 세 명의 첩이 있으며 슬하에는 이남사녀의 자식을 두고 있습니다.]

천면서생; [잘 알고 있군.] 끄덕

천면서생; [감찰기관인 도찰원의 어사라면 우리 지존회가 천하를 얻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천면서생; [만에 하나라도 정체가 들통 나지 않도록 윤중이란 자의 언행을 모방하는 데 공을 들이도록 하라.] 돌아서고

사내1; [존명!] 포권하고

여기저기에서 손을 들며 일어나고 있는 자들. 그자들에게 가는 천면서생. 그 뒤를 따라가 는 인도부

인도부; (하여간 지존의 철두철미함에는 소름이 돋는다.) 천면서생이 다른 자의 얼굴을 확인하는 걸 보며 생각하고

인도부; (무림뿐만 아니라 황실까지 차근차근 가짜들로 채워가고 있다.)

인도부; (물론 지금 당장은 황실의 고위직까지는 건드리지 못하고 있긴 하지만...) 천면서생이 다른 자들을 점검하는 걸 보며

<이대로 몇 년만 지나면 황실도 완벽하게 지존의 수중에 들어갈 것이다.> 장내의 모습 배경으로 인도부의 생각 나레이션

 

#39>

건물 밖. 여기저기 은신해있는 백살파의 복면인들. 문득

띠리링! 어디선가 비파 소리가 들리고

<비파소리!> <이 야심한 중에 누가 비파를 탄주하는 것인가?> 매복해있던 백살파의 복면인들 눈 번뜩일 때

띠리링! 띠리링! 비파소리가 점점 커지고. 그러자

두근! 두근! 매복해있던 복면인들의 심장이 급격히 빨라진다.

<... 이게 무슨 조화인가?> <심장이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당황하는 복면인들. 직후

띠리링! 비파 소리가 확 커지고. 그러자

[!] [케엑!] [기혈이 역류한다!] [!] 일제히 피를 토하며 나뒹구는 복면인들

 

#40>

건물 내부. 천면서생이 손을 든 자들의 용모를 진짜와 비교하는 중인데

[!] 천면서생 뒤에 서있던 인도부의 눈이 부릅떠지고

<크악!> <!> 여러 명이 동시에 터트리는 비명소리가 동시에 터지는 게 인도부의 귀에 들린다

인도부; [이런!] ! ! 양쪽 허리의 칼들을 반대편 손으로 급히 뽑으며 이를 갈고

천면서생; [!] 역시 놀라 돌아볼 때

띠리리링! 건물 안에도 비파 소리가 들리고. 그러자

[!] [!] [... 심장이...] 가짜들이 기겁하며 가슴을 누를 때

천면서생; [음공(音功)이다! 귀를 막아라!] 다급히 외치며 자신의 귀를 양손으로 막고. 하지만 그 직후

따다다당! 강한 비파소리가 터지고. 그러자

[크악!] [케엑!] [!] 가짜들이 일제히 비명 지르며 입과 코와 귀로 피를 터트린다. 관속의 인물들은 정신을 잃은 상태가 멀쩡하고.

천면서생; [!] 입과 코로 피를 토하며 비틀. 귀는 두 손으로 막고 있고

인도부; [!] 뒤늦게 칼을 들고 있는 두 손으로 귀를 막으며 비틀하고. 입과 코, 귀로 피가 터지고.

털썩! 퍼억! 가짜들이 남김없이 쓰러지고. 직후

! ! 사방의 문과 창문을 박살내며 뛰어드는 거지들. 거지지만 덩치들이 크고 귀에는 헤드폰 같은 것을 쓰고 있고 무기는 칼이나 몽둥이, 밧줄들이다. 지휘자는 정문을 박살내며 뛰어드는 거지들을 따라 들어오는 독두신개다.

인도부; [... 개방의 거지들!] 양손으로 귀를 막은 채 비틀

천면서생; [호천맹이 오늘의 회합을 알아차렸구나!] 역시 귀를 막은 채 비틀하고

독두신개; [가짜들을 생포하라.] [저항하는 놈은 죽여도 무방하다!] 정문으로 들어오며 눈을 부라리면서 외치고

[존명!] [잡아라!] [잘 걸렸다 환마루의 잡것들아!] 파팟! 콰득! 우둑! 개방의 거지들이 자기 주변에 쓰러져 있는 가짜들의 혈도를 찍거나 밧줄로 묶는다.

[죽일 놈들!] [개수작 마라!] 부악! 화악! 인도부와 천면서생이 몸에서 강한 기운을 터트리며 가까운 개방 제자들을 공격하려 하고. 하지만

[네놈들은 우리 몫이다!] [크아!] 쐐액! 화악! 독두신개를 날아 넘으며 천면서생과 인도부를 공격해가는 색목쌍교. 일교는 아라비아 풍의 휘어진 긴 칼을 휘두르고 이교는 거대한 도끼를 휘두른다.

[네년들은...] [호천맹 군사 병서시(病西施)의 호위 색목쌍교로구나!] 급히 맞서 싸울 준비를 하는 인도부와 천면서생

! 일교의 칼은 천면서생을 베어가고. + 쉬악! 천면서생은 접은 부채를 휘둘러 맞서는데 부채에서 긴 섬광이 일어난다

부악! 이교의 도끼가 강력하게 날아들고 + 쉬악! ! 인도부는 양손의 거대한 식칼로 맞선다

! ! 서로의 무기가 격돌하고

콰드드! 콰득! [크윽!] [!] 이미 내상을 입은 상태인 천면서생과 인도부가 다시 피를 토하며 뒤로 밀려난다. 그 앞에서 일교와 이교가 내려서고

독두신개; (어린 것들이 대단하구먼.) 뒤에서 보며 감탄하고

<비록 내상을 입은 상태였다고는 해도 환마루와 백살파의 이인자들을 압도하다니...> 크아! 죽어라! 다시 칼과 도끼를 휘두르며 천면서생과 인도부에게 쇄도하는 색목쌍교의 모습을 배경으로 독두신개의 감탄. 하지만

천면서생; [철수합시다 부파주!] ! 발로 바닥을 강하게 밟으며 외치고

인도부; [크왓!] ! 역시 발을 구르고, 그러자

! 두 놈이 서있던 바닥이 그대로 푹 꺼지고 두 놈도 함께 아래로 내려간다

쩌억! 부악! 간발의 차이로 두 놈의 머리 위로 스치는 색목쌍교의 칼과 도끼

색목쌍교; [이런 쥐새끼 같은 것들이!] [도망갈 구멍을 마련해두었구나!] 휘익! ! 구멍이 난 바로 앞에 내려서며 이를 갈고

아래를 들여다보는 색목쌍교. 바닥이 꺼진 5미터쯤 아래에 옆으로 통하는 비밀통로가 있다. 그러자

일교; [가자 이교(二嬌)!] 외치며 구덩이로 몸을 날리려 하고. 이교도 아래로 몸을 날리려는데

[멈추세요!] 뒤에서 들리는 음성에 멈칫! 하는 색목쌍교

위상영; [궁지에 몰린 적은 쫓으면 안되는 법이에요.] 부서진 정문으로 천천히 들어서는 위상영. 비파를 안고 있는데 도도하고 여신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돌아보는 독두신개. 주변의 거지들은 고개 숙여 인사하고

색목쌍교; [아가씨!] 위상영쪽으로 돌아서고

독두신개; [어서 오게나 군사.] 역시 위상영 쪽으로 돌아서고

독두신개; [군사가 이혼비파로 미리 기혈을 뒤집어놓은 덕분에 환마루와 백살파의 마귀새끼들을 손쉽게 제압할 수 있었어.] 거지들이 환마루의 가짜들을 제압하여 한쪽으로 끌고 가는 걸 보며 말하고

위상영; [인도부와 천면서생을 놓친 건 아쉽지만 이 정도만 해도 지존회에 충분히 타격을 입힌 셈이에요.] 역시 둘러보며 말하고. 색목쌍교는 서둘러 위상영에게 다가온다.

위상영; [황실에 가짜들을 심으려던 지존회의 의도를 무산 시켰으니까요.]

독두신개; [그런 셈이지.]

위상영; [납치 된 관리들과 환마루의 가짜들을 금의위에 넘겨주세요.] [지존회가 무슨 짓을 하려고 했는지를 황실이 알게 해야만 해요.]

독두신개; [그리 함세.] 끄덕이고.

일교; (오늘 일로 지존회는 황실에 의해 불온한 세력으로 낙인찍히겠지.) 고개 끄덕이고. 그때

독두신개; [이놈들아! 군사의 말씀 들었지?] 거지들에게. 돌아보는 거지들

독두신개; [납치되어 온 관리 분들과 생포한 역적 놈들을 모두 북경으로 압송한다.] 거지들에게 외치고

[예 태상호법님!] [존명!] 대답하는 거지들

서둘러 포로들을 끌고 건물에서 나가는 거지들. 관속에 누워있던 관리들은 두 명이 한 조가 되어 조심스럽게 일으키고

위상영; (오늘을 기점으로 지존회와의 본격적인 격돌이 시작될 것이다.) 거지들이 관리들과 포로들을 끌고 나가는 걸 보며 생각하고.

위상영; (얼마나 많은 희생이 뒤따를지 모르지만... 아버지의 잘못된 야망은 반드시 좌절시켜야만 한다.) 우울한 표정

 

#41>

<-북경> 아침.

<-황금전장> 정문이 활짝. 헌데 사람들이 평소보다 더 많이 드나든다. 화려한 마차들도 드나들고 있고

 

황금전장 내부. 건물 사이를 발랄하게 걸어가는 벽옥령. 한손에는 찬합을 싼 보자기를 들고 있다. 오가던 하녀들과 하인들이 인사하고

벽옥령; (청풍오빠는 오늘도 장경각에서 죽치고 있을 생각일 거야.) 하녀와 하인들에게 손을 들어 보이며 걸어가고.

벽옥령; (같이 간식 먹자는 핑계로 청풍 오빠와 시간을 보내야지.) 찬합을 든 채 걸어가며 입이 귀에 걸리고

벽옥령; (청풍오빠는 삼등급제를 해서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켰어.) (이제 곧 아버지는 나와 청풍오빠의 혼례를 준비시킬 거야.) 생각하며 건물 사이에서 나와 황금전장을 가로지르는 큰 길로 나온다.

큰 길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화려한 차림의 중년부인들도 양산을 쓰고 오간다. 이 중년 부인들은 매파, 즉 뚜쟁이들이다.

벽옥령; (드디어 청풍오빠와 몰래 해온 사랑이 결실을 맺게 되는 거야.) 좋아 죽으려 하며 걸어가고.

그런 벽옥령을 보고 눈을 치뜨는 매파들

매파1; [혹시 벽옥령아가씨 아니신가요?] 다른 매파들과 함께 급히 벽옥령에게 다가오며 묻고. 그러자

벽옥령; (못 보던 얼굴들인데...) + [그래요. 내가 벽옥령이에요.] 멈춰서며 매파들을 돌아보고. 그러자

[어머나! 정말 아가씨셨군요.] [소문보다 몇 배는 더 예쁘세요.] [침어낙안, 폐월수화라는 말이 어울리는 미녀세요.] 매파들 호들갑 떨고

벽옥령; (이 아줌마들 아부가 지나치네.) + [고마워요. 그런데 부인들은 뉘신가요?] 새침하게

매파들; [어머나 결례를 했군요.] [저희들은 여러 권문세가에서 보낸 매파(媒婆)들이랍니다.] 호들갑 떨며 자기소개를 하고

벽옥령; [매파?] 찡그리고

벽옥령; [제 오빠에게 혼담을 가져온 건가요?]

매파들; [어디 소저 오라버니만이겠어요?] [아가씨에 대한 혼담도 쇄도하고 있답니다.] 눈웃음을 치며

벽옥령; [나한테도 혼담이 들어오고 있다구요?] 눈 치뜨고

매파들; [그럼요. 권문세가들은 물론이고 왕후장상들도 아가씨를 며느리로 들이려고 안달이 났답니다.] [잘하면 아가씨는 어느 왕가의 왕비가 되실 수도 있어요.]

벽옥령; [쓸데없는 소리들 말아요.] 눈 치뜨며 버럭 외치고

매파들; [엄마야!] [심기를 불편하게 해드렸다면 용서하세요.] 매파들이 놀라며 벽옥령의 눈치를 보고. 오가던 사람들과 하녀, 하인들도 무슨 일인가 하며 보고

벽옥령; [난 권문세가든 왕후장상이든 관심없어요.] [그러니 헛물켜지 말고 혼담 따위 물어오지 마세요.] ! 돌아서는데

매파들; [저희도 그러고 싶지만 마님께서는 혼담을 모두 접수하라고 하셨는 걸요?] [들어온 혼담 중에서 마음에 드는 혼처를 고르실 생각이실 거예요.] 매파들이 벽옥령의 등에 대고 눈 흘기며 말하고.

돌아서다가 눈 치뜨는 벽옥령

벽옥령; [어머니가 내 혼담도 모으라고 했다구요?] 다시 홱! 돌아보고

매파들; [맞아요.] [벌써 열군데 넘는 혼담을 마님께 전해드렸답니다.] 신이 나서 말하고. 그러자

털썩! 들고 있던 찬합이 벽옥령의 손에서 떨어지고

벽옥령; (엄마... 엄마가 설마 나를 청풍오빠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시집을 보내려고...) 분노와 충격으로 부들부들 떨고. 매파들이 겁에 질려서 볼 때

벽옥령; (절대 그런 일이 벌어져선 안돼!) 파팟! 이를 갈며 달려간다.

매파들; [어마나!] [소문대로 조신하진 않은 아가씨잖아.] [품행이 방정한 것과는 거리가 있네.] 사슴처럼 달려가는 벽옥령의 뒷모습을 흘겨보고. 벽옥령의 앞쪽을 오가던 사람들은 황급히 비켜서고 있고

매파들; [그래도 큰 흠결은 안될 거야.] [그렇고 말고! 천하삼대 부호가문의 고명딸을 어느 집안에서 마다하겠어?] 웃는 매파들

 

#42>

황금전장의 내원. 마은혜의 거처. 여자 무사들이 지키고 있고

마은혜; [정말 살다보니 이런 날도 오는군요.] [어제부터 내로라하는 집안들로부터 혼담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지 뭐예요.] 벽초천과 마주 앉아 신이 나서 말하고. 두 사람은 탁자를 사이에 두고 앉아서 다과를 나누던 중이다. 벽초천은 심각한 표정. 방안에는 강혜분과 다른 하녀 한 명이 눈치를 보며 시중을 들고 있다. 그 하녀는 강혜분보다 어려 보인다.

마은혜; [이게 다 세황이가 과거에 급제하면서 벌어진 일이에요.] 신나서 말하고

벽초천은 말없이 차를 마시며 듣고 있고

마은혜; [세황이가 당당하게 관계에 입성하면서 우리 황금전장은 더 이상 근본 없는 집안이 아니게 되었어요.]

마은혜; [그러자 지금까지는 백정의 후손이니 뭐니 하며 깔보고 비하하던 집안들이 사돈을 맺고 싶어 안달이 난 거예요.]

마은혜; [왜 그러고 싶지 않겠어요?] [사돈만 되면 우리 황금전장의 막대한 부를 함께 누릴 수 있는데...]

여전히 말없이 듣고 있는 벽초천. 생각이 복잡한 표정

마은혜; [세황이 뿐만이 아니에요.] [옥령이를 며느리로 달라는 집안들도 속출하고 있어요.] 신나서 말하고

찡그리는 벽초천

[!] 깜짝 놀라는 강혜분과 하녀

강혜분; (마님은 설마 옥령아가씨를...) 불길한 예감

마은혜; [기침 꽤나 한다는 집안이 여럿인데...] [조금 더 기다리면 왕가(王家)에서도 옥령이를 달라고 할지 몰라요.] 흥분

마은혜; [우리 옥령이가 왕비가 될 수도 있다니...] [이게 정말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어요.] 두 손으로 자기 볼을 감싸며 좋아하고. 순간

[무슨 소리 하시는 거예요 엄마!] 벌컥! 문을 부서져라 열고 거실로 뛰어드는 벽옥령. 문 밖에서 여자 무사들이 당황하며 돌아보고 있고

강혜분; (일 났네.) 탁자에서 물러서며 벽옥령의 눈치를 보고

마은혜; [어서 와 우리 딸!] 반색하며 돌아보지만

벽옥령; [매파들에게 들었어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눈물 글썽이며 다가오고. 그 뒤에서 여자 무사들이 급히 문을 닫아주고

마은혜; [옥령아! 그건...] 당황하는데. + 벽옥령; [세황오빠 대신 과거를 보는 대가로 청풍오빠에게 나를 주기로 약속하셨잖아요.] 눈물 글썽이며 이를 갈고

찡그리는 벽초천. 얼굴 굳어지는 마은혜

벽옥령; [그런데 이제 와서 날 다른 집안에 시집을 보내겠다구요?] 악을 쓰고

마은혜; [옥령아! 엄마 말 좀 들어보렴.] 달래려 하지만

벽옥령; [나와 청풍오빠 사이를 허락하셨으면서 왜 매파들에게 혼담을 모아오라고 하신 건가요?] 두 주먹 불끈 쥐며 악을 쓰고

벽옥령; [신용을 으뜸으로 삼는 게 우리 집안의 전통 아니었나요?] [설마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처럼 생각이 바뀌신 건가요?] 발 동동 구르며 쏟아내고.

마은혜; [무슨 말 버릇이냐 옥령아?] 당황하며 벽초천의 눈치를 보지만

벽초천은 여전히 이마 찡그리며 듣고만 있다.

마은혜; [너도 어미 입장이 되어봐라!] [겨우 대리시험 한 번 봤다고 귀한 딸을 종놈에게 시집보낼 수 있겠느냐?]

벽옥령; [... 뭐라구요?] 기가 막히고

강혜분의 얼굴도 굳어지고

벽초천은 찡그리고

마은혜; [청풍이에게는 서운하지 않게 보상을 할 것이다.] [면천을 시켜줄 뿐 아니라 돈이든 땅이든 원하는 대로 줄 생각을 하고 있다.] 달래려 하고

마은혜; [대신 너는 가장 좋은 혼처로 시집을 보내야겠다.] [그러니 여러 말 말고 엄마가 하자는 대로 해!]

벽옥령; [그렇게는 못해요!] 악을 쓰고

벽옥령; [엄마가 뭐라 해도 난 청풍오빠에게 시집 갈 거예요.] 주먹 불끈 쥐며 악을 쓰고. 눈물도 흘리면서

마은혜; [닥치지 못해?] 버럭 고함지르며 일어나고

벽옥령; [막으려면 막아보세요. 청풍오빠하고 야반도주라도 해버릴 테니...] 홱 돌아서며 악을 쓰고

벽옥령; [어른이 되어서 이러면 안되는 거 알잖아요.] [엄마 아빠 미워요!] ! 울면서 문을 박차고 달려 나간다. 밖에 있던 여자 무사들이 당황하고

마은혜; [이 못된 년! 당장 돌아오지 못해?] 발 구르며 화를 내지만

[으아아아!] 악을 쓰며 월동문 밖으로 달려가는 벽옥령

마은혜; [... 저 년이 정말...] 씨근덕대고

마은혜; [혜분아! 종종아!] [옥령이 년을 쫓아가봐라. 정말 청풍이와 야반도주할지도 모르니...] 강혜분과 하녀에게

강혜분; [예 마님!] 다른 하녀와 함께 고개 숙이고

서둘러 거실에서 나가는 두 하녀.

강혜분과 하녀가 나가자 밖에서 여자 무사들이 문을 닫고

! 닫히는 문. 이제 방안에는 벽초천과 마은혜 부부만 남는다.

마은혜; [상공께서도 한 마디 하셨어야지요.] 씨근거리며 다시 벽초천과 마주 앉고

마은혜; [따끔하게 혼내지 않으면 옥령이 저것은 청풍이와의 혼인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구요.]

벽초천; [이번 건에 관해서는 옥령이가 옳소.] 처음으로 입을 열고

마은혜; [상공!] 기겁하고

벽초천; [우리 황금전장이 불과 삼대 만에 거만의 부를 쌓을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신용 덕분이었소.] [일단 한 약속은 지켜야만 하오.]

마은혜; [물론 사업에서 신용은 지켜야지요.]

마은혜; [하지만 이건 사업이 아니라 우리 딸년의 장래가 걸린 집 안 일이잖아요.] 눈을 희번덕이고

마은혜; [신첩은 죽었다 깨어나도 옥령이를 종놈에게 시집은 못 보내겠어요.] 새침하게 토라지고

벽초천; [이 건에 대해서는 다시 언급하지 마시오.] 엄숙하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고

마은혜; [상공!] 사색이 되어 올려다보고

벽초천; [청풍이가 우리 집안을 위해 세운 공은 다른 무엇으로 보상할 수 있는 게 아니오.] 돌아서고

벽초천; [가급적 빨리 옥령이를 청풍이와 짝 지어줄 생각이니 길일을 택하도록 하시오.] 문쪽으로 가고.

마은혜; [하지만...] 말하지만.

덜컹!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는 벽초천. 여자 무사들이 돌아보고

! 다시 닫히는 문. 혼자 남는 마은혜

마은혜; (기어코 청풍, 그 종놈에게 옥령이를 시집보내시겠다?) 닫힌 문을 노려보며 이를 바득 갈고

마은혜; (절대...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표독한 얼굴 크로즈 업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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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동굴이 있는 절벽 위. 어떤 인물이 서서 하늘을 보고 있다.

크로즈 업. 독검사랑이다.

독검사랑; (명심해라 이청풍! 기회는 단 한번 뿐이다.)

독검사랑; (네가 회천반혼대법을 펼치고 있는 것을 흡정마고에게 들키거나 반격의 기회를 주면 끝장이다.)

독검사랑; (네가 실패하면 흡정마고를 죽일 수 있는 기회는 사실상 없다고 봐야한다.) (육갑자가 넘는 내공을 지닌 그 마녀를 누가 죽일 수 있단 말인가?)

독검사랑; (설령 섭장천이 건강한 상태라 해도 지금의 흡정마고를 이기긴 쉽지 않을 것이다.)

<네가 너무 약해서 방심한 지금이 유일하게 흡정마고를 죽일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초조한 표정으로 하늘 보고 있는 독검사랑의 모습 배경으로

 

#163>

다시 동굴 속의 밀실. 여전히 흡정마고가 청풍의 위에 네 다리로 엎드린 자세로 정기를 흡수하고 있는데. 벌린 입으로 청풍의 정기를 흡수하는 그년의 정수리에서 흘러나온 기운이 청풍의 정수리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헌데

흡정마고; (... 이상하다.) 피곤한 얼굴로 찡그리고

흡정마고; (벌써 한 시간 가까이 흡수하고 있는데도 이놈의 몸에서는 정기가 끊이지 않고 뿜어져 나온다.) (게다가...)

흡정마고; (어쩐지 피곤하다.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청풍의 어깨를 잡고 있는 두 팔이 부들부들 떨리고

흡정마고; (이런 경우는 백년 내에 한 번도 없었는데...) 초췌해진 얼굴로 이마 찡그리고

흡정마고; (안되겠다.) ! 입을 다물려 하고

흡정마고; (일단 흡정대법을 멈추고 몸 상태를 확인...) + [!] 고개를 들다가 비명을 지르고

슈우! 그제서여 자신의 정수리에서 기운이 빠져나가 청풍의 정수리로 스며들고 있는 것을 발견하는 흡정마고.

흡정마고; [회천반혼대법!] 비명 지르며 다급히 청풍의 몸에서 뛰어 일어나려 하고. 하지만

콰직! 그년의 팔 위쪽을 강하게 움켜잡는 청풍의 양손. 이어

청풍; [어딜 가시려고?]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눈을 뜨고 올려다보며 말하고. 양손으로 흡정마고의 양쪽 팔을 움켜잡은 채로

흡정마고; [... 네놈...] 몸부림치며 이를 갈고.

흡정마고; [나의 내공을 노리고 일부러 접근했었구나.] 우두둑! 몸부림치지만

청풍; [아는 게 늦었다 흡정마고!] 역시 필사적으로 흡정마고의 팔을 잡고 놓치지 않고

청풍; [네년의 악행을 오늘로 종지부를 찍개 해주겠다!] 지지지! 머리로 빨아들이는 기운이 더 강해지고

흡정마고; [... 안돼!] [아아아악!] 정기를 빼앗기며 처절한 비명을 지르고

 

#164>

[!] 절벽 위의 독검사랑. 흠칫! 놀라고

<아아악!> 여자의 비명이 들린다.

독검사랑; (계집의 비명! 이청풍이 해냈구나!) ! 절벽에서 뛰어내린다.

휘익! 절벽 아래의 동굴 입구에 내려서고

! 검을 뽑으며 동굴 안으로 들어간다. 독검사랑의 검은 검날이 검은색이다. 독이 묻어있어서

 

#165>

[주지스님!] 비명 지르며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는 세 비구니.

[아아악!] 철문 안쪽에서 이어지는 비명.

중년 비구니; [주지스님! 무슨 일인가요?] 탕탕! 철문을 밖에서 두들기지만

[끄으으윽! ... 안돼!] 비명 소리만 들리고

중년 비구니; [사단이 났다! 안으로 들어가 보자!] 철문을 열려 하고. + [예 총관님!] 젊은 비구니들도 철문을 열려 하고

[그렇게는 안되지!] 비구니들 뒤에서 들리는 음성. 눈 부릅뜨는 비구니들

[!] [누구냐?] 깜짝 놀라 돌아보는 세 비구니. 직후

! 서걱! [!] [!] 검은 섬광이 종횡으로 스치면서 젊은 비구니들은 비명과 함께 쓰러지고. 등이 제대로 베어졌고

중년 비구니; [!] ! 옆구리를 검은 섬광에 베이며 비명과 함께 옆으로 휙 날아간다.

스슥! 철문 앞에 나타나는 독검사랑. 검은색의 검을 휘두른 자세고. 그 앞에서 젊은 비구니들이 쓰러지고 있다.

중년 비구니; [... 웬놈이냐?] 콰득! 우두둑! 쌓여있는 해골들 위로 날아 내리면서 비틀하지만

푸시시! 그년의 베어진 옆구리에서 연기가 난다. 그걸 돌아보며 기겁하는 중년 비구니

중년 비구니; [... 독이 묻어있는 검...] [네놈은 바로...] 연기가 나는 옆구리를 움켜잡고 비틀거리고

독검사랑; [살인상단 지자급 자객 독검사랑이 바로 나다.] 스릉! 검은색 검을 다시 칼집에 꽂으며 말하고. 젊은 비구니들은 쓰러져 있다.

중년 비구니; [... 검에 독을 바르다니... 악독한...] 얼굴이 검게 변해 비틀하다가

퍼억! 해골들 사이로 처박히는 중년 비구니. 이년은 이 장면에서 죽지 않았다. 죽은 척 하는 것이고

독검사랑; [사돈 남말 한다더니...] 혀를 차고

독검사랑; [이런 무참한 짓을 해온 주제에 누구보고 악독하다는 것인가?] 주변을 둘러보며 냉소하면서 철문으로 가고

[끄으윽! ... 제발... 끄윽!] 철문 안쪽에서 들리는 비명소리

독검사랑; (이청풍이 확실히 승기를 잡았군.) ! 철문 앞에 놓인 의자중 하나에 앉고. 근처에서는 두 젊은 비구니들의 몸뚱이가 연기를 내며 타들어가고 있다.

독검사랑; (내 역할은 일이 끝날 때까지 혹시 있을지도 모를 방해를 막아주는 것뿐이겠구나.) 느긋하게 앉고

독검사랑; (이번 일로 단주의 안목이 남다르다는 걸 본단의 상하 모두가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독검사랑; (무공을 익힌 지 겨우 반년 밖에 안된 애송이로 하여금 육갑자가 넘는 내공을 지닌 강적 중의 강적을 척살하게 했으니...)

 

#166>

퍼억! 침대 아래로 나뒹구는 흡정마고. 완전히 바람 빠진 풍선처럼 변했다. 미이라가 가운을 걸치고 있는 듯한 몰골이고

청풍; [허억!] 털썩! 청풍도 헐떡이며 침대에 벌렁 드러눕는다. 얼굴이 달아오르고 몸에서 열이 펄펄 나는 모습이고

청풍; [... 끝났다.] 헉헉 대고. 슈우! 온몸에서 강한 열이 나는 모습이고

청풍; (측량할 수도 없는 엄청난 힘이 몸속으로 흘러들어왔다.) 온몸에서 열이 나고

청풍; (저 마녀가 백여 년의 세월동안 흡정대법으로 쌓은 내공이 모두 내 몸으로 옮겨진 것이다.) 미이라처럼 변해서 침대 아래 나뒹군 흡정마고를 보며 상체를 힘겹게 들고

청풍; (그 때문에 몸속의 모든 경맥이 당장이라도 펑 터져버릴 것만 같다.) 비틀! 억지로 일어나 앉고

우둑! 우두둑! 청풍의 몸에서 뼈가 엇갈리는 소리가 나고 근육이 제멋대로 움직인다.

청풍; (단기간에 수용 능력을 초과한 내공을 흡수한 때문에 몸이 견디지 못하는 것 같다.)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가부좌를 틀고. 몸에서 열이 펄펄 난다

청풍; (급한 대로 내공심법을 일주천해서 날뛰는 내공들을 통제해보자.)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아 아랫배 쪽에 대고

슈우! 청풍의 몸에서 강렬한 열기가 뿜어지고

청풍; (음양진기(陰陽眞氣)... 내가 익힌 유일한 내공심법...) 고통으로 얼굴이 심하게 이지러지고

청풍; (익히기는 쉬웠지만 그리 심오하다고는 할 수 없는 음양진기로 이 엄청난 공력을 통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화악! 중얼중얼 주문을 외우는 청풍의 몸이 강렬한 열기를 뿜어내고

청풍; (가급적 빨리 상승의 심법을 구해 익히지 않으면 오히려 이 공력들이 나를 망칠지도 모르겠구나.) 슈우우! 운기조식하는 청풍의 모습. 헌데

꿈틀! 침대 아래로 나뒹굴었던 흡정마고의 미이라같이 변한 몸이 움직이고

츠으! 감았던 눈을 뜨는 흡정마고. 눈에서 빛이 나고

흡정마고; (... 죽일 놈...) 곁눈질로 침대 위의 청풍을 보고

흡정마고; (감히... 감히 내가 백년 넘게 고생해서 모은 내공을 훔쳐?) 깡마른 두 손을 모아 합장 하고. 바닥에 누워 천장을 보는 자세로

흡정마고; (어떤 놈들인지 무공을 익힌 지 얼마 안된 놈에게 회천반혼대법을 익히게 한 후 내게 접근시켰다.) 츠으! 합장한 손바닥 사이로 빛이 나고

흡정마고; (그 때문에 방심해서 내공을 몽땅 빼앗겼지만... 아직 반격의 기회는 있다.) 이를 부득 갈고

흡정마고; (강호경험이 일천한 놈답게... 내 숨통을 확실히 끊어놓지를 않았다.) (덕분에... 난 죽지 않았고...) 우둑! 마주 댄 손에 힘을 주고

흡정마고; (몸을 움직일 수 잇을 정도의 내공만 끌어 모으면... 운기조식 하느라 정신이 없는 저 저놈을 죽일 수 있다.) 츠츠츠! 마주 댄 손바닥 사이에서 생긴 빛이 온몸으로 번져 나간다.

흡정마고; (저놈이 운기조식을 끝내는 게 빠른가 내가 최소한의 공력을 모으는 게 빠른가로 생사가 결정될 것이다.) 온몸이 흐릿한 빛에 덮이고

 

#167>

철문 밖. 타들어가는 비구니들의 시체 옆에 의자를 놓고 앉은 독검사랑. 눈을 감고 있다. 그러다가

독검사랑; (그러고 보니 단말마의 비명이 들리지 않았다.) 눈을 뜨며 이마 찡그리고

독검사랑; (천고에 다시없을 기재니 뭐니 해도 이청풍, 이놈이 실전 경험이 없는 티를 내는구나.) ! 쓴웃음을 지으며 일어나 철문쪽으로 돌아선다.

 

#168>

침대에 앉아 운기조식하는 청풍. 온몸에서 열기가 치솟고.

우둑! 우두둑! 뼈가 엇갈리는 소리가 들리고. 그러다가

스으... 불룩거리던 근육들의 경련이 가라앉는다. 이윽고

청풍; [휴우...] 긴 한숨 쉬며 운기조식을 끝내고

청풍; (일단 급한 불은 끈 셈이 되었다.) 눈을 뜨고

청풍; (빈약한 내공심법이긴 하지만 음양진기가 야생마처럼 날뛰던 공력들을 어느 정도 통제...) + [!] 눈 부릅뜨는 청풍

흡정마고; [죽엇!] 슈학! 바로 앞에서 미이라 몰골의 흡정마고가 한 자루 칼을 두 손으로 쳐들어서 청풍을 내리치려 한다.

청풍; (아차!) 경악하면서도 자기도 모르게 팔을 들어 막으려 하고. 하지만

퍼득! 청풍을 칼로 내리치려던 흡정마고의 몸이 경직되고

청풍; (왜 공격을 멈춘 건가?) 들었던 팔을 내리며 놀라고

흡정마고; [끄윽...] 신음하며 자기 가슴 쪽을 보는 흡정마고. 푸시시시! 그년의 명치 쪽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어

푸시시! 가운이 타면서 가슴 부분이 드러나는데 검은색의 검이 등에서 심장 부분으로 뚫고 나와 있다. 물론 독검사랑의 검이다. 다만 흡정마고의 몸은 타지 않고 옷만 타는 것으로 묘사. 흡정마고는 몸 속에 피독주를 품고 있어서 독이 통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죽은 것은 독검사랑의 검이 심장을 관통한 때문이다.

청풍; (독이 묻어있는 검! 그렇다면...) ! 놀라며 침대에서 옆으로 내려설 때

독검사랑; [이번 한번 뿐이다. 뒤처리를 해주는 것은...] 흡정마고의 등에 독검을 찔러넣은 자세로 말하고. 독검사랑 뒤쪽의 문은 조금 열려있다.

청풍; (지자급 자객 독검사랑!) + [면목이 없습니다.] 포권하고

독검사랑; [표적의 숨이 완전히 끊어졌는지 확인하는 것이 자객이 엄수해야할 철칙임을 잊지 마라.] ! 흡정마고의 등에서 독검을 뽑고

퍼억! 침대로 쓰러지는 흡정마고의 시체.

푸시시! 독검에 찔린 흡정마고의 시체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다만 옷이 타는 것이지 살이 타는 게 아님. 옷이 타버리며 드러난 흡정마고의 등에는 찔린 상처만 있고 살이 타진 않았다.

청풍; (여기까지 오는 내내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진다 했더니... 강호경험이 일천한 내가 걱정된 소수마녀가 독검사랑을 딸려 보냈구나.) 검을 칼집에 끼우는 독검사랑을 보며 생각하고

독검사랑; [오해는 하지 마라. 나는 단순히 널 보호하기 위해 따라온 게 아니다.] 품속에 손을 넣고

독검사랑; [받아라.] 다시 꺼낸 독검사랑의 손에 편지가 한통 들려있고

독검사랑; [네가 죽여여할 두 번째 표적에 대한 지령서다.] 내밀고

청풍; [감사합니다.] 두 손으로 받고

독검사랑; [명심해라. 누군가 널 도와주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었다는 것을...] 돌아서며 말하고.

독검사랑; [세번째 표적에 대한 지령서는 두 번째 표적을 해치웠을 때 누군가가 전해줄 것이다.] 철문으로 가고

청풍; (과연 내가 죽여야 하는 두 번째 인물은 누구인가?) 봉투를 열고

봉투 안에서 여러 장의 종이를 꺼내는 청풍.

종이의 내용을 읽는 청풍. 헌데

청풍; (맙소사!) 경악하며 흡정마고의 시체를 보고

청풍; (두번째 표적을 죽이기 위해 이 마녀를 먼저 죽이게 했구나.) 옷이 타며 연기가 나는 흡정마고를 보며 경악하고.

 

#169>

밀실 입구. 철문은 열려있고. 두 젊은 비구니의 시체는 이제 살이 녹아 뼈만 남아있다. 연기는 피어오르는 중이다.

열린 철문에서 나오는 청풍. 열이 오르고 몸에서 주체 못할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모습. 머리카락과 옷이 저절로 펄럭인다. 헌데

청풍의 왼손에는 구슬이 하나 들려있다. 계란만한 구슬인데 빛이 난다

청풍; (피독주(避毒珠)...) 구슬을 내려다보고

<존재하는 모든 독을 막아준다는 마교의 보물...> 청풍의 손에 들려진 구슬 크로즈 업

청풍; (마교가 멸망할 때 사라졌던 이걸 흡정마고가 숨기고 있었던 것이다. 자기 몸의 민망한 어딘가에...) 쓴웃음 지으며 동굴 입구로 가고

청풍; (이걸 꺼내기 위해 끔찍한 짓을 하긴 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청풍; (두번째 표적을 척살하기 위해서는 피독주를 반드시 손에 넣어야했으니...) 동굴 입구에 거의 도착하고. 동굴 밖에는 파도가 치고 있다.

청풍; (이곳 상해에서 금릉까지는 팔백여리...) (서두르면 내일 밤쯤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동굴 입구에서 돌아서며 절벽 위를 보고

청풍; (두번째 표적을 척살하기 전에 금릉으로 가서 만나볼 인간들이 있다. 우리 집안에 크나큰 빚을 지은 자들이...) 벽소소와 이세창을 떠올리며 이를 부득 가는 청풍.

! 동굴 입구에서 절벽 위를 향해 날아오르고

동굴에서 사라지는 청풍. 헌데

청풍이 사라진 직후

투둑! 철문 주변에 쌓여있던 시체들 중 하나가 들썩이더니

중년 비구니; [끄윽...] 얼굴이 검게 변한 채 시체들 사이에서 고개를 든다

중년 비구니; [... 살았다!] 헐떡이며 상체를 일으키는데

푸시시... 독검사랑의 검이 스친 옆구리에서 연기가 난다. 헌데 그 부분의 살이 크게 찢어져 있다.

중년 비구니; [... 독검사랑의 독검에 베인 부분의 살을 즉시 뜯어낸 덕분에 독이 깊이 퍼지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 헐떡이며 시체들 사이에서 기어 나오고. 하지만

푸시시! 뜯겨진 상처에서 연기가 난다.

중년 비구니; (다만... 독이 퍼지는 기세가 워낙 맹렬해서 내장으로 스며드는 걸 완전히 막지는 못했다.) 겨우 일어나고. 연기 나는 옆구리를 움켜잡은 채

중년 비구니; (빨리... 빨리 해독을 하지 못하면 죽음을 피할 수 없다.) 비틀거리며 동굴 입구로 가고

중년 비구니; (살인상단의 지자급 살수중 으뜸가는 실력자라는 독검사랑에게 당했으니 죽는다 해도 어쩔 수 없는 일...) 이를 갈며 동굴 입구로 가고. 옆구리를 누르지 않은 손은 품속에 넣으면서

중년 비구니; (하지만 죽더라도... 그냥 죽지는 않는다.) 덜덜 떨리는 손이 다시 품속에서 꺼내지는데. 작은 피리가 하나 들려있다.

중년 비구니; (흡정마고님을 해친 놈들이 누군지... 가주님께 보고하고 죽어야만 한다.) 삐이! 피리를 부는 중년 비구니

삐이! 삐이! 동굴 입구를 밖에서 본 배경으로 피리소리가 멀리 퍼진다.

 

#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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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천주산> . 먹장구름

<-은일곡> 폐허가 되어있으며 잡초가 무성하다. 건물들이 탄 잔해들이 널려있고

그 은일곡이 내려다보이는 양지 바른 곳에 무덤이 하나 있다. 무덤 앞에는 <葉氏一族之墓>라는 글이 수직으로 새겨져 있다. 은일곡 식솔들 시신을 화장한 재를 묻은 무덤. 무덤 앞에는 크지 않은 향로가 하나 놓여있다. 향로에는 거의 다 탄 향이 꽂혀 연기가 가늘게 피어오르고 있고

 

스악! ! 돌들이 섬광에 스쳐 무처럼 잘려나간다.

화장이 치러졌던 은일곡 중앙 광장. 사람 키만한 바위들 수십 개가 세워진 중앙에서 검을 휘두른 자세로 서있는 섭아연. 상복을 입었고 머리에 띠를 둘렀다. 왼쪽 허리춤에 칼집을 차고 있다. 살기어린 표정이고

! 스륵! 섭아연 주변의 돌들의 윗부분이 미끄러지더니

털썩! 퍼억! 바닥에 나뒹구는 바위들. 하지만 섭아연 주변의 바위들만 베어지고 조금 떨어진 곳의 바위들은 잘리지 않는다

섭아연; [...] 불만스러운 듯 찡그리며 검을 내리는 섭아연

이어 잘리지 않은 바위로 다가가 살펴보는 섭아연

바위에 금이 가긴 했지만 완전히 잘리지는 않았다. 절반 정도만 잘린 상태

이를 악무는 섭아연.

! 살펴보던 바위 윗부분을 왼손 손바닥으로 강하게 치는 섭아연.

콰직! 절반쯤 잘렸던 바위의 윗부분이 부러져 뒤로 날아간다.

털썩! 바닥에 떨어지는 잘려진 바위. 그걸 불만스런 표정으로 보는 섭아연.

섭아연; (어림없다.) 입술 깨물고

섭아연; (지금의 내 무공은 아버지에게도 한참 못 미친다.)

섭아연; (이런 실력으로 어떻게 그 많은 원수들을 척살한단 말인가?) 절망

섭아연; (은일곡에서 변고가 생긴 후 한 달 넘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조부님은 나타나지 않으셨다.) (분명 누군가 조부님께 알렸을 텐데도...) 하늘 올려다보며 섭장천을 떠올리고

섭아연; (어쩌면 조부님의 신상에도 변고가 생겼을지도 모른다.)

섭아연; (결국 복수는 온전히 내 힘으로 해야 한다는 건데...) 생각할 때

스윽! 갑자기 섭아연의 뒤쪽에서 사람 그림자가 유령처럼 덮쳐오고

섭아연; [감히!] 스악! 벼락같이 돌아서며 검을 수평으로 휘두르는 섭아연. 검에서 긴 섬광이 내뻗치고. 하지만 그 직후

! 누군가의 손가락 두 개가 검날을 잡아버렸다

섭아연; (공수입백인(空手入白刃;맨손으로 칼날을 잡는 수법)!) 놀랄 때

위진천; [어이쿠! 하마터면 목이 날아갈 뻔 했소이다.] 웃으며 서있는 위진천. 자기 목으로 날아들던 검의 날을 손가락 두 개로 잡은 채. 그 직후

설렁! 위진천의 목 주변의 머리카락이 잘려서 흩날리고

섭아연; [죄송해요 위공자! 절 노리는 적인 줄 알았어요.] 고개를 조금 숙인다. 검을 내뻗은 자세로

위진천; [아니오. 소저를 놀래키려고 했던 내 잘못이오.] ! 웃으며 검날을 놔주고

섭아연; [마침 잘 오셨어요. 그렇잖아도 위공자에게 묻고 싶은 게 있었어요.] 스륵! 검을 왼쪽 허리춤에 찬 칼집에 꽂으며

위진천; [말씀해보시오.]

섭아연; [솔직하게... 숨김없이 말씀해주세요.] 찰칵! 검을 완전히 칼집에 꽂으며

섭아연; [지금의 제 실력은 어느 정도인가요?]

위진천; [소저의 검법은...] 말하다가 멈추고

진지한 표정으로 보고 있는 섭아연

위진천; [실망하시더라도 사실대로 말씀드려야겠습니다.] 으쓱하고

섭아연; [저를 위해서라도 그리 해주세요.] 고개 조금 숙이고

위진천; [말씀드리기 전에 이것부터 보여드리지요.] 스악! 돌아서며 자기 주변의 돌기둥들을 향해 손을 수직으로 내리긋는다. 장난같이 긋고 아무런 기척도 없는데. 다음순간

! 서걱! 위진천 주변의 모든 바위들이 일제히 수직으로 갈라지더니

콰쾅! ! 두 쪽이 된 바위들이 좌우로 넘어진다

섭아연; (맙소사!) 그걸 보고 전율하고

섭아연; (아무런 기척도 없었는데 열 개 이상의 바위가 쪼개졌다.) 쪼개져서 나뒹구는 바위들을 보고

위진천; [우리 가문에 전해지는 무영삭도(無影削刀)라는 무공이외다.] [이름 그대로 기척도 없이 강기(罡氣)의 칼날을 날려서 표적을 베는 수법이지요.]

섭아연; [놀랍고도 치명적인 무공이로군요.]

위진천; [하지만 이 무영삭도로도 어찌할 수 없는 상대가 무림에는 최소한 백명 이상 있다고 봐야하외다.]

섭아연; [공자 정도의 실력자도 무림백대고수(武林百大高手) 안에 들지 못하신다는 말씀이신가요?] 놀라고

위진천; [백대고수에 드는 것은 언감생심이지요. 천대고수(千大高手)라면 혹시 모를까...] 어깨 으쓱 하고

섭아연; [공자의 실력으로도 천대고수에 겨우 든다니 믿기지가 않는군요.] 찡그리고

위진천; [그만큼 강호에는 기인이사가 모래알같이 많다는 뜻입니다.]

위진천; [하물며 정파백도의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구대문파와 삼문육가(三門六家)의 주인들의 실력은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섭아연; [복수...] 하늘 보고

섭아연; [아무래도 저는 부모님의 복수를 할 수 없을 것 같군요.] 처연하게 웃고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그런 섭아연을 보는 위진천.

 

#31>

무덤 앞. 섭아연이 무릎을 꿇고 있고 그 뒤에 위진천이 두 손을 모은 채 서있다. 무덤 앞의 향로에는 향이 꽂혀서 연기를 피워 올리고 있고

섭아연; [조부님의 검법은 의심의 여지도 없이 절대무적의 위력을 지녔어요.] 무덤 앞에 세워진 <葉氏一族之墓>라 적힌 비석을 보면서 말하고

위진천; [영조부께서 검성이라 불리시는 데는 합당한 이유가 있지요.] 끄덕

섭아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아버지나 저의 무공이 평범한 게 이해가 가지 않으실 거예요.] 한숨

위진천; (사실이 그렇다.) + [이유가 있겠소이다.] 눈 번뜩

섭아연; [조부님의 비기인 절대삼검(絶代三劍)은 그 위력이 막강한 대신 수련하기가 극히 어렵다고 해요.]

섭아연; [오의(奧義)를 깨우치려면 죽음을 경험해야한다고 할 정도예요.]

위진천; [한번 죽었다 살아나야 깨우칠 수 있는 검법이라니... 얼마나 무서울지 상상이 가지 않소이다.] 진짜 놀라고

섭아연; [그래서 조부님은 아버지에게 절대삼검을 전수하실 엄두를 내지 못하셨다고 해요.]

섭아연; [또 절대삼검에는 천도(天道)를 거스르는 면이 있기도 해서 당신이 돌아가시면 함께 세상에서 절전되기를 바라셨다는군요.]

위진천; (천도를 거스르는 면이라...) 눈 번뜩

위진천; (섭장천이 멸신창에 심장을 궤뚫리고도 즉사하지 않은 이유와도 관련이 있겠군.) 섭장천이 멸신창에 몸이 관통당한 장면 떠올리고

섭아연; [결국 조부님은 아버지에게 일반적인 검법만을 전수하셨는데...]

섭아연; [그나마도 아버지의 재질이 평범한 탓에 채 일할도 익히지 못하셨다고 해요.] 한숨 쉬고

섭아연; [자연스럽게 아버지에게서 검법을 배운 저의 실력도 보잘 것 없는 수준에 머물렀지요.] 우울하게

위진천; [저의 생각은 자질의 문제보다는 배우신 검법 쪽에 더 문제가 있는 것 같소이다만...]

섭아연; [검법에 문제가 있다고 하시는 건...] 돌아보고

위진천; [검성께서는 아마 정종(正宗)의 검법만을 영친에게 전수하셨을 것입니다.] 진지하게 말하고

위진천; [잘못된 무공을 익힐 경우 주화입마를 당하거나 마성에 빠질 수도 있다는 염려 때문에...]

섭아연; [그렇다고 들었어요.] 끄덕

위진천; [헌데 대부분의 정종무공에는 오랜 수련이 뒷받침이 되어야 제 위력을 발휘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위진천; [소저가 익힌 검법도 대단한 위력을 지녔겠지만 최소한 십년 이상은 쉬지 않고 수련해야 경지에 이를 수 있을 것입니다.]

섭아연; [십년...] 우울하게 무덤을 보고

섭아연; [참고 견디기에는 너무도 긴 시간이로군요.] [과연 그때까지 내가 살아있을 지도 모르고...]

위진천; [소저의 사정이 딱해서 제가 준비한 게 있습니다만...] 오른손을 품속에 넣으며 말하고

섭아연; [어떤...] 돌아보고

위진천; [마침 제 손에 들어온 검법이 한 가지 있습니다.] 다시 꺼내는 손에 낡은 책이 한권 들려있다. 표지에는 <修羅七式>이라는 제목이 적혀있고

위진천; [이 검법을 수련할 경우 짧으면 반년 안에 죽이지 못하는 인간이 없게 될 것입니다.] 책을 들어 보이고

섭아연; [반년... 반년 안에 죽이지 못하는 인간이 없게 되는 검법!] [그런 게 정말 존재하는지요?] 불신

위진천; [천잔수라(天殘修羅)라는 이름을 들어보셨소이까?]

섭아연; [불구로 태어난 탓에 성격이 비뚤어져 평생 십만 명 넘게 죽였다는 전설적인 살인마 아닌가요?]

위진천; [천잔수라는 구대천마중 파천검마(破天劍魔)에게 죽었소.] 끄덕

위진천; [헌데 그 과정에서 파천검마도 하마터면 천잔수라에게 죽을 뻔 했었다고 하오.]

섭아연; [저도 그렇게 들었어요.] 말하다가

섭아연; [혹시 그 비급이...] 위진천이 들고 있는 낡은 책을 보고

위진천; [천잔수라의 살인검법 수라칠식(修羅七式)이 수록된 비급이오.] 내밀고

섭아연; [... 수라칠식!] 흥분하며 두 손으로 받는 섭아연. 표지에 <修羅七式>이라는 제목이 적혀있다.

위진천; [천잔수라는 팔 다리를 하나씩 못 쓰는 불구의 몸이었소.] [만일 그가 성한 몸으로 수라칠식을 펼쳤다면 어땠을 것 같소?] 섭아연의 표지를 들추고 내용을 읽는 것을 보면서 묻고

섭아연; [파천검마도 천잔수라 손에 죽었을 가능성이 높겠어요.] 흥분하며 책을 보고

위진천; [수라칠식은 위력이 가공할 뿐 아니라 속성으로 연마하는 것도 가능한 검법이오.] 그런 섭아연을 보며

위진천; [검성의 손녀인 소저라면 아마 반년 내에 구사하실 수 있을 거요.] [익히실 의향이 있으시다면 수라칠식을 소저에게 드리겠소이다.]

섭아연; [염치없지만 잠시 이 비급을 빌리도록 하겠어요.] 다시 비급을 덮으면서 고개를 조아리고

위진천; [돌려주실 필요는 없소이다. 세상 모든 물건에는 주인이 있는 법이니...] 사람 좋게 웃고

섭아연; [고마워요 공자님!] [은혜는 결코 잊지 않겠어요.] 다시 고개를 숙이고.

위진천; [별 말씀을...] 마주 포권하고

섭아연; (수라칠식! 어쩌면 구대천마중 파천검마조차 능가했을지 모르는 전설적인 살인귀의 검법...) 비급을 보며 흥분

섭아연; (위공자 말대로 수라칠식만 익히면 정피백도의 위선자들을 멸절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살기어린 표정으로 비급을 보고

위진천; (쉽군! 너무도 쉬워!) 그런 섭아연을 보며 히죽 웃는 위진천

위진천; (수라칠식은 인간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마성을 촉발시키는 힘을 지녔다.) (그 때문에 일단 익히면 피도 눈물도 없는 살인귀가 될 수 밖에 없다.)

<이제 머잖아 무림에는 복수심에 미쳐 날뛰는 마녀가 등장하게 될 것이다!> 현장 모습 배경으로 위진천의 생각 나레이션

 

#32>

<-북경>

황금전장으로 통하는 길에 사람들이 좌우로 모여서 무언가를 보고 있다. 황금전장 쪽이 아니라 반대편을 보고 있다.

황금전장 쪽으로 오던 상인 차림의 사내 둘이 인파를 보고 어리둥절

사내1; [무슨 일 났소?] + 사내2; [왜 이렇게 모여 있는 거요?] 길가에 서있던 사람들에게 묻고

사내3; [일이 나긴 났지요.] + 사내4; [글쎄 황금전장의 소장주가 이번 달에 치러진 과거에서 삼등급제를 했다지 뭐요?] 길가에 서있던 사람 둘이 신이 나서 대답하고. 둘은 가게 주인 분위기

사내1; [황금전장 소장주가 과거에 급제를 해? 그것도 삼등으로?] + 사내2; [허어! 천하삼대부호가문의 후계자면서 과거에 급제까지 하다니...]

사내3; [그래서 난리가 난 거요.] + 사내4; [황금전장에 경사가 생겼으니 주변 사람들에게도 뭔가 좋은 일이 있지 않겠소?] 기대하는 표정

사내1; [세상 참 불공평하구만. 엄청난 부자면서 관계에까지 진출하고...] + 사내2; [냉혈전호 벽장주의 소원이 가문을 명문가로 만드는 거라던데 드디어 소원성취 했군.] 대화하며 걸어갈 때

삘릴리! 삘릴리! ! ! 나팔소리, 징치는 소리가 두 놈이 온 방향에서 들린다. 이어

[온다!] [벽공자가 오고 있어!] [자금성에서 과거급제의 사령장(辭令狀)을 받고 돌아오고 있어!] 사람들 환호하며 한쪽을 보고. 사내들이 온 방향

사내1과 사내2도 걸음 멈추고 돌아보고

삘릴리! 삘리! ! ! 와아! 와아! [감축드립니다 소장주!] [삼등급제 축하합니다!] [이제부터는 탐화랑(探花郞)이라 불러야겠습니다.] 징소리, 나팔소리 사람들의 환호를 배경으로 황금전장을 향해 다가오는 행렬. 관복을 입고 긴 어사화 두 가닥이 달린 관모를 쓴 채 벽세황이 백마를 탄 채 오고 있다. 벽세황의 복장은 우리나라 과거에 급제했을 때 입는 복장으로 묘사. 백마의 고삐는 황금수라의 부영반인 귀견수가 잡고 있다. 벽세황이 탄 백마 뒤로는 십여 명의 하인들이 두 줄로 따라오는데 하인들을 인솔하는 건 이세창이다. 이세창은 두 손으로 쟁반을 하나 받쳐 들고 있는데 쟁반에는 두루마리가 하나 얹혀져 있다. 하인들은 각자 커다란 통을 가슴에 메고 있는데 통에서 동전을 꺼내 좌우로 뿌린다

동전을 연신 뿌리는 하인들. 그 동전을 주우려고 사람들이 아수라장을 만들고 있고

[벽공자!] [벽공자!] [과거급제 감축드립니다!] [축하합니다 소장주!] 사람들의 환호에 한손을 들어 답하는 벽세황. 입이 귀에 걸렸고

이세창; (소장주는 당장이라도 하늘로 날아올라갈 수 있는 것같은 기분이겠지.) 뒤에서 그걸 보며 좀 비웃고. 두 손으로는 두루마리가 얹혀진 쟁반을 든 채

이세창; (하지만 관계에 들어가 보면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르다는 걸 절감하게 될 것이다.)

이세창; (관계야말로 가장 끔찍한 악머구리들의 소굴이니...)

이세창; (그래도 눈치가 빠른데다가 황금전장이라는 막강한 배경이 있어서 어찌 어찌 버티긴 할 것이다.)

이세창; (그나저나 청풍이 놈은 생각할수록 대단하다.)

이세창; (이목이 집중되는 걸 피하기 위해 장원으로는 급제하지 않겠다더니 정말 삼등급제를 했다.)

이세창; (학문의 재능으로만 따지면 청풍이 놈을 능가하는 자는 당금 천하에 존재하지 않겠지.) 생각할 때

앞쪽에 항금전장의 정문이 보인다. 정문 주변에도 엄청난 인파가 모여있다. 구경꾼 뿐 아니라 황금전장의 식솔들도 다 나와 있다. 정문 앞에는 벽초천과 마은혜 부부, 벽옥령이 서있고 주변을 황금수라와 황금나찰들이 경비하고 있다. 벽초천 일가 뒤쪽 문 안쪽은 황금전장 식솔들로 가득 차있다.

뒷짐 진 벽초천은 무표정. 반면 마은혜는 좋아 죽으려 하고. 벽옥령은 시큰둥.

마은혜; [상공! 세황이 좀 보세요.] 흥분하며 앞을 가리키고. 귀견수가 고삐를 잡은 백마가 이제 20미터쯤 앞으로 다가왔다.

마은혜; [관복을 입고 어사화(御史花)를 꽂은 관모를 입은 모습이 너무 잘 어울리지 않는가요?]

벽초천; [그렇구려.] 무뚝뚝

벽옥령; (잘 어울리기는...) 샐쭉

벽옥령; (산적같은 오빠에게 관복이 어울릴 리 없잖아. 천생 선비인 청풍오빠라면 또 몰라도...) 코웃음을 치고

마은혜; [이런 날이... 우리 아들이 관복을 입은 모습을 볼 수 있는 날이 올 줄은 몰랐어요.] 손수건으로 눈시울을 닦고. 그때

벽세황을 태운 백마가 마침내 5미터쯤 앞에 이르렀다. 귀견수가 백마의 고삐를 틀어쥐어 백마를 멈추게 하고

즉시 말에서 내리는 벽세황. 이세창이 서둘러 다가오고. 이어

벽세황; [아버지! 어머니!] 이세창이 내미는 쟁반에서 두루마리를 집어들며 벽초천과 마은혜를 보고

벽세황; [소자, 폐하로부터 직접 삼등급제의 사령장을 하사받고 돌아왔습니다.] 두 손으로 두루마리를 들고 벽초천과 마은혜에게 다가오고

마은혜; [수고했다 세황아!] 달려 나오고

마은혜; [장하다! 수고했어 내 아들!] 벽세황을 와락 끌어안으며 감격하고

[감축드립니다 소장주님!] [벽장주님! 축하드립니다.] [황금전장에 경사가 났어!] 와아! ! 짝짝! 주변 모든 사람들 박수치고 환호하고.

마은혜와 함께 사람들의 환호에 답하는 벽세황. 손을 흔들고. 마은혜는 두루마리를 품에 안고 좋아 죽으려 하고. 반면

벽초천;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심각한 표정

벽초천; (막강한 재력을 지닌 우리 가문이 관계에까지 진입했으니 치열한 견제와 시기가 난무할 것이다.)

벽초천; (앞으로 펼쳐질 아수라장을 헤쳐나가려면 재력에 더해 인맥(人脈)도 필요한데...) 힐끗 벽옥령을 보고. 벽옥령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벽세황과 마은혜를 보고 있다

벽초천; (생각할수록 아깝구나. 옥령이 저것을 이용하면 든든한 인맥을 구축할 수 있을 텐데...) 소리없이 한숨 쉬고

 

황금전장 정문 안쪽. 환호하는 황금전장 식솔들 사이에 숨듯이 서있는 타노

사람들 틈으로 벽초천 일가의 뒷모습이 보인다. 타노의 시점

타노; (결국 장주가 원하는 대로 일이 진행되었다.)

타노; (하지만 장주가 과연 신의를 지킬지는 미지수다. 딱 봐도 생각이 많아진 얼굴이니...) 한숨

타노; (아무쪼록 청풍이가 상처를 입지 않길 바랄 뿐이다.) 한숨

 

#33>

황금전장 정문 상황이 원경으로 보인다. 이제 벽세황이 벽초천에게 인사하며 두 손으로 두루마리를 바치고 있다.

황금전장 근처의 3층 건물. 창가에 어떤 여자가 의자에 앉아서 황금전장 입구쪽을 보고 있다. 절세미녀인데 병약한 인상이다. 위극겸의 딸 위상영이다. 다른 작품의 위상영을 젊게 묘사. 절세미녀고 병약해 보이지만 좀 도도한 인상. 나이는 18세 가량. 품에는 검은색의 비파를 안고 있다. 이 검은 색 비파의 이름은 이혼비파. 강력한 위력을 지닌 보물로 위상영의 무기다. 근처에 의자가 하나 더 있다.

[...] 뭔가 생각하며 창밖을 보는 위상영.

두루마리를 펴서 읽어보는 벽초천. 그 앞에 서서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는 벽세황의 모습 크로즈 업

위상영; [저자가 정말 과거 시험에서 삼등급제를 했단 말인가요?] 황금전장 쪽을 보며 누군가에게 묻고. 그러자

일교; [틀림없사옵니다 아가씨.] 뒤에 서서 말하고. 위상영의 뒤에는 얼굴이 똑같이 생긴 서양미녀 두 명이 서있다. 다른 작품의 <색목쌍교>. 일교는 무기가 휘어진 긴 칼이며 등에 원형의 방패를 짊어지고 있다. 반면 이교는 자기 키만한 양날 도끼다를 들고 있고 방패는 지니지 않았다. 색목쌍교의 나이는 20대 초반

일교; [황금전장의 소장주 벽세황!] [저자는 며칠 전 치러진 전시에서 삼등급제, 즉 탐화(探花)를 했사옵니다.] 앉아있는 위상영의 어깨 너머로 창밖을 보며

위상영; [그런가요?] 여전히 창밖을 보며

이교; [아가씨 보시기에는 그만한 재목이 아닌 모양입니다.] 직설적으로 말하고

위상영; [영특하다기보다는 기민한 인상... 게다가 순발력은 제법 있지만 지구력은 엿보이지 않고...] 무표정하게 혼잣말처럼 말하고

위상영; [어떻게 보아도 진득하니 학문에 매진해온 인물은 아니로군요.]

일교; [아가씨의 관상(觀相) 보는 안목은 틀린 적이 없으니 정확하겠지요.]

이교; [그럼 혹시 매관(賣官)을 한 게 아닐까요? 황금전장이라면 관직을 살 재력이야 충분하고도 넘치니...]

위상영; [매관을 했든 대리시험을 치게 했든 뭔가 수단을 썼을 거예요.] 끄덕이고

일교; [하여간 세상은 썩지 않은 곳이 없군요.]

이교; [오죽 했으면 우리 선조들께서 세상을 벗어나 곤륜산(崑崙山)에 신선부를 만드셨겠어?] 일교에게 말하는데

지링! 위상영이 안고 있는 비파의 현이 저절로 조금 울리고.

<환우십보중 하나인 이혼비파(離魂琵琶)가 울었다!> 놀라는 색목쌍교. 그러자

위상영; [손님이 도착하셨어요. 맞을 준비를 하세요.] 비파를 쓰다듬으며 말하고.

[예 아가씨!] 급히 대답하며 돌아서는 색목쌍교. 그 직후

[수고할 거 없다 색목쌍교(色目雙轎)!] 스윽! 뒤쪽 어둠 속에서 거지가 한명 아메바처럼 빠져나오며 말하고. <무쌍일지>에 나온 독두신개. 이 작품에서도 이름은 독두신개. 캐릭터 060. 대나무 지팡이를 들었고 허리춤에는 호로병을 하나 차고 있는 것으로 묘사. 이 거지는 개방의 태상장로인 독두신개. 개방 방주의 사숙이다. 또한 당금 무림의 최고 고수들인 우내사절중 한명이기도 하다.

독두신개; [호천맹(護天盟)의 군사(軍師) 일로 피곤할 너희 주인을 늙은 거지 때문에 번거롭게 해선 안돼.] 어둠 속에서 완전히 나오는 독수신개

일교; (놀라운 은신술!) + [독두신개(禿頭神丐) 호법님을 뵈옵니다!] 포권

이교; (과연 개방(丐幇)의 태상장로이며 우내사절(宇內四絶)의 일인답다.) + [어서 오시옵소서 호법님!] 역시 포권하며 내심 놀라고

위상영; [원로에 노고가 많으셨사옵니다.] 고개 조금 숙이며 일어나려 하고

독두신개; [앉아있게나 군사.] 고개 저으며 다가오고

위상영; [결례를 하겠사옵니다.] 다시 의자에 앉고

위상영; [하온데 호법께서 직접 저를 찾아오신 걸 보니 일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겠사옵니다.] 마주 보며

독두신개; [맞네.] 위상영 맞은편 의자에 앉고

독두신개; [환마루에 잠입시킨 본방의 제자가 보고를 해왔는데... 환마루와 백살파의 잡것들이 오늘 밤 북경 외곽에서 회합을 한다는구만.]

위상영; [지존회(至尊會)가 황실을 노리고 꾸미는 음모의 일환이겠군요.]

독두신개; [본디 무림은 황실과 엮이지 않는 게 불문율이지만...] [지존회 놈들이 먼저 움직였으니 묵과할 수 없지.] 끄덕이고

독두신개; [이 기회에 지존회와 지존에게 한방 제대로 먹여 보세나.] 히죽 웃고

 

#34>

<-장경각(藏經閣)> 황금전장 내부. 장경각. 근처에는 인적이 없다. 모두 정문으로 달려가서

그곳으로 오는 20대 중반쯤의 하녀. 두 손으로 작은 쟁반을 들었다. 쟁반에는 뚜껑이 덮여있는 죽 그릇과 수저가 하나 얹혀져 있고. 이 하녀는 #8>에 나온 하녀 강혜분이다. 그 새 나이가 들어 완숙해졌다. 어른 여자 분위기.

장경각 이층을 올려다보며 입구로 다가가는 강혜분

 

#35>

장경각 내부. 높은 책꽂이들이 늘어선 사이에 놓여있는 책상. 상당히 넓은 책상 위에 수많은 책들이 쌓여있다. 청풍이 그 책상을 앞에 두고 앉아서 빈 책에 무언가를 쓰고 있다. 주변에 있는 책들을 가끔 들춰보면서, 그러다가

멈칫! 붓을 움직이던 청풍의 손이 멈칫하고

<와아! 와아!> <감축드립니다 소장주님!> <삼등급제를 축하드립니다.> 멀리서 환호성이 청풍의 귀에 작게 들린다.

한숨 쉬는 청풍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하고. 그때

[역시 여기 있었네.] 누군가 책꽂이 사이로 나타나며 말하고.

돌아보는 청풍.

강혜분; [하긴 청풍이 네가 안보일 경우 찾을 수 있는 곳은 장경각 외에는 없겠지.] 쟁반을 들고 다가오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하녀 강혜분(姜惠芬)>

청풍; [혜분 누님!] 돌아보며 고개를 좀 숙이고

강혜분; [아침도 먹는 둥 마는 둥 했다고 들었어.] 다가오고

강혜분; [그래서 연실(蓮實) 죽을 끓여왔으니 한술 뜨도록 해.] 쟁반을 청풍의 앞쪽 책상 위에 놓고

청풍;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되는데...] 그걸 보며 난감

강혜분; [어떻게 신경을 안 쓰니? 함께 황금전장에서 자라온 남매같은 사이인데...] 달칵! 옆의 의자에 앉으며 죽 그릇의 뚜껑을 열고

강혜분; [그릇 가져가게 어서 먹어.] 뚜껑을 옆에 내려놓고

청풍; [고맙습니다.] 수저를 들고

곧 죽을 먹기 시작하는 청풍

강혜분; (모든 게 원하는 대로 되어 가는데...) 말없이 죽을 먹는 청풍을 보며 생각하고

강혜분; (어째 청풍이의 표정은 밝지가 않네.) 소리 없이 한숨. 그러다가

책상 위의 책들을 보는 강혜분

강혜분; (책상 위의 이 책들...) 그 중 한 권을 집어들며 놀라고

책 표지에 <流雲步法>이라는 제목이 적혀있다.

강혜분; (유운보법(流雲步法)...) 책의 제목을 읽고.

강혜분; (그러고 보니...) 책상 위의 다른 책들을 둘러보고

강혜분; (지금 책상 위에 있는 책들은 모두 무공과 관련된 것들이야.) 생각할 때

청풍; [누님도 무공을 배우셨지요?] 죽을 먹으며 묻고

강혜분; [본장 내원의 하녀들은 유사시를 대비해서 모두 무공을 배우게 되어있어.] 고개 끄덕이고

강혜분; [그러다가 재능이 있는 것으로 판정나면 본격적으로 무공을 수련해서 여자 경호무사인 황금나찰(黃金羅刹)이 되는데...]

강혜분; [네가 보다시피 난 자질이 평범 이하라 그냥 마님의 몸종 노릇을 하고 있단다.] 어깨 으쓱

청풍; [그래도 내공 수련은 꾸준히 해오셨지요?]

강혜분; [무공 때문은 아니고... 내공을 수련하면 나이 먹는 게 늦어진다고 해서...] 얼굴 약간 붉히고

청풍; [확실히 누님은 여전히 십대소녀처럼 보이십니다.] 달칵! 웃으며 수저를 쟁반에 내려놓고

강혜분; [얘는 농담도 잘해!] ! 부끄러워서 청풍의 어깨를 손으로 치고. 헌데 그 순간

휘익! 강혜분의 몸이 허공으로 홱 떠오른다. 다리가 천장을 향하게. 손은 청풍의 어깨에 달라붙어 있고

강혜분; [엄마야!] 거꾸로 선 자세가 되어 비명 지르고.

청풍; [놀라셨지요?] 웃고

청풍; [내려드릴 테니 안심...] + [!] 움찔 하고

스륵! 거꾸로 서는 바람에 강혜분의 치마와 속치마가 아래로 흘러내리며 아랫도리가 그대로 드러난다. 가죽신을 신은 발과 미끈한 다리. 삼각 빤스 같은 속옷으로 가려진 사타구니 일부까지

강혜분; [!] 비명 지르며 급히 나머지 한손으로 사타구니쪽의 치마를 밀어서 아랫도리가 완전히 드러나지 않게 하고

청풍; (아차!) + [... 죄송합니다.] ! 얼굴 좀 붉어진 채 강혜분의 손이 붙어있는 어깨를 움찔하고. 그러자

슈욱! 거꾸로 섰던 강혜분의 몸이 다시 원래 자리쪽으로 내려져서

털썩! 의자에 앉혀지는 강혜분. 한손으로 치마를 사타구니에 밀어넣은 자세로 놀란 표정이다.

청풍; [용서하십시오. 제가 장난이 지나쳤습니다.] ! 멋쩍게 웃는 청풍의 어깨에서 강혜분의 손이 떨어지고

강혜분; [... 어떻게... 어떻게 한 거니?] 손을 청풍의 어깨에서 떼며 놀라 달달 떨고

강혜분; [내손이 네 어깨에 닿는 순간 강한 흡인력이 일어나서 뗄 수가 없었어.] [그후에는 내 몸을 통제할 수 없었고...] 흥분하며 몸을 떨고. 두 손으로 치마를 끌어내려 아랫도리를 가리며

청풍; [이화접목(移花接木)이라는 수법입니다.] [상대의 힘을 끌어들여서 내 것처럼 쓸 수 있게 해주는 무공이지요.] 멋쩍게 웃고

강혜분; [청풍이 너 무공도 익혔구나!] 놀라고

청풍; [익힌 건 아닙니다. 내공수련은 한 적이 없으니까요.] 고개 젓고

청풍; [다만 이화접목은 내공이 없어도 쓸 수 있어서 한번 구사해본 것뿐입니다.]

강혜분; [놀래라. 네게 이런 재주가 있을 줄은 몰랐어.] 한손으로 가슴 누르고

청풍; [사실을 말씀드리자면 이화접목은 제가 장경각에 있는 무공 비급들을 참조해서 만든 무공입니다.] 책상 위의 책들을 둘러보고

강혜분; [무공을 직접 만들었어?] 또 놀라고

청풍;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무공을 관통하는 이치는 대동소이합니다.] 끄덕

청풍; [그 이치를 응용해서 만들어본 게 이화접목입니다.] 멋적게 웃고

강혜분; [청풍이 넌 정말 말도 안되는 괴물이로구나. 약관도 안된 나이에 직접 무공을 만들기까지 하고...] 흥분. 얼굴 발개지고

청풍; [다른 사람이 알면 번거로워지니...] 손가락을 하나 입술에 대고. + 강혜분; [걱정하지마. 절대 입 밖으로 내지 않을 테니..]

청풍; [감사합니다.] ! 말하며 여러 권의 책들 중 한권을 뽑아내고. 최근에 지은 책이고 얇다. 제목은 없고

청풍; [놀라게 해드린 배상으로 이걸 드리겠습니다.] 내밀고

강혜분; [혹시...] 놀라며 두 손으로 받고

청풍; [이화접목의 수련비결입니다.] 건네주며 웃고

청풍; [그걸 수련하시면 아무리 힘 센 상대라도 문제없이 처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강혜분; [고마워! 열심히 수련할게.]

청풍; [그런 일이 없길 바라지만...] [언제고 이화접목이 누님에게 필요한 때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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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천주산(天柱山)> 섭장천이 함정에 빠졌던 그 산

경치 좋은 곳에 자리한 암자.

어느 건물

건물 내부. 침대에 가슴까지 이불을 덮고 누워 잠들어 있는 섭아연

섭아연; [으으으!] 신음. 식은땀. 악몽을 꾸는 중이다.

이하 섭아연의 꿈 내용

 

[아악!] [안돼!] [살려줘요!] 불타는 건물. 복면인들에게 학살당하는 은일곡의 식솔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무차별 살상하는 복면인들. 신음하는 섭아연의 모습 배경으로 떠오른다. 이어

섭무궁; [두렵더라도 굳세게 견디거라. 네 조부님께서 반드시 구하러 오실 것이다.] 관의 뚜껑을 닫으려 하며 말하는 섭무궁. 관속에 누운 섭아연의 시점. 섭무궁은 피투성이가 된 채 관의 뚜껑을 닫으려 한다.

섭무궁; [사랑한다 아연아.] [다음 생에서도 아비의 딸로 태어나다오.] 스윽! 관 뚜껑을 닫으며 말하는 섭무궁

꿈 장면 끝

 

섭아연; (안돼요 아버지!) 눈물 흘리며 몸을 벌벌 떨고

섭아연; (아연이만 두고 가시면 안돼요.) 끄윽! ! 울고. 가위에 눌려 온몸을 벌벌 떨면서. 바로 그때

! 누군가의 손에 들려진 손수건이 섭아연의 이마의 땀을 닦아준다. 그걸 느끼고 움찔하는 섭아연

섭아연; [!] 벌떡 일어나며 비명 지르고. 땀을 닦아주던 손의 주인이 흠칫! 하며 손을 떼고.

섭아연; [... 누구...] 급히 돌아보고

위진천; [놀라게 해드렸다면 미안하오 소저!] 침대 옆에 놓인 의자에 앉아서 손수건 든 손을 거두며 웃고 있고

섭아연; [!] 경계하며 반대쪽으로 피하면서 몸을 움츠리고

위진천; [안심하시오. 이 주변에 소저를 해칠 인간은 존재하지 않소.]

섭아연; [... 누구신가요?] 헐떡이며 경계하고

위진천; [소생은 위진천이라고 하외다.] [우연히 은일곡 주변을 지나다가 소저를 구하게 되었소이다.] 매력적인 표정으로 웃고

섭아연; [은일곡!] 비명 지르며 침대에서 뛰어내리려 하고. 하지만

! 현기증 느끼며 쓰러지려는 섭아연

위진천; [조심하시오.] 급히 일어나며 섭아연을 부축하고

위진천; [소저는 밀폐되어 공기가 통하지 않는 관에 갇혀있었던 시간이 너무 길었소.] 섭아연을 부축해서 다시 침대에 앉히고

위진천; [그 때문에 몸이 정상으로 돌아오려면 시간이 제법 걸릴 것이오.] 섭아연을 침대에 눕게 하며 말하고

섭아연; [은일곡... 아니 저희 부모님은 어찌 되셨는가요?] 침대에 누우며 간절한 표정으로 위진천을 올려다보고

위진천; [슬픈 소식을 전하게 되어서 유감이오.] 엄숙한 표정으로 한숨 쉬고. 몸을 바로 세우면서

위진천; [은일곡에서는 오직 소저만 살아계셨소이다.]

섭아연; [흐윽!] 전율하고

위진천; [특히... 소저의 부모님으로 보이는 두 분은 끔찍한 고문과 겁탈을 당한 끝에 돌아가셨소이다.]

섭아연; [안돼! 안돼요 아버지!] 오열하며 돌아눕고

섭아연; [어떻게... 아연이 혼자 어떻게 살라고 돌아가신 건가요?] 위진천에게 등을 보인 채 웅크린 채 울고

섭아연; [아버지! 어머니!] 웅크린 채 이불을 쥐어뜯으며 오열하고

위진천; (더 슬퍼하고 분노해라.) 그런 섭아연의 뒷모습 보며 음산하게 웃고

위진천; (그래야만 나 위진천이 천하의 주인이 되는데 쓸모가 많은 무기가 될 테니...) 사악하게 웃는다.

 

#28>

<-은일곡(隱逸谷)> 섭무궁 가족이 살던 계곡.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은일곡 내부. 거의 모든 건물들은 불에 타서 형체를 잃었는데 은일곡 중심부인 광장에서 연기와 불꽃이 치솟고 있다

광장 중앙. 거대한 장작불이 타고 있고. 장작 위에는 수십 구의 시체가 얹혀져 있다. 그 시체들 중간에는 수의를 차려입은 섭무궁과 섭무궁 아내의 시체가 놓여있다. 장작불 주위에서는 비구니들이 서서 목탁을 치며 염불을 외우고 있고. 장작불 전면에는 상복을 입은 섭아연이 무릎 꿇고 앉아서 합장하고 있다.

불길에 휩싸이는 시체들

비구니들의 염불은 이어지고

섭아연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고문당하고 죽은 섭무궁의 시체와 윤간 당하고 죽은 어머니의 시체.

섭아연; (용서... 용서하지 않겠다!) 합장한 채 이를 악무는 섭아연.

섭아연; (두 분을 해친 데 책임이 있는 인간들은 마지막 한 놈까지 내 손으로 죽이고 말 것이다.) 결심. 그때

섭아연 뒤로 다가오는 위진천. 손에는 얇은 책을 들었다.

위진천; [다시 한 번 조의를 표하겠소이다.] 섭아연 옆에 서며 고개를 숙이고

합장한 채 대꾸하지 않는 섭아연

위진천; [위로가 될지 모르지만 본문의 장로들께서 은일곡 식솔들의 사인(死因)을 검안한 결과를 정리해봤소이다.] 책을 내밀고

섭아연; [사인...] 눈을 뜨고

섭아연; [제 부모와 식솔들을 살해한 수법과 무공이 무엇인지 알아내신 건가요?] 흥분하며 두 손으로 책을 받고

위진천; [전부는 아니지만 특이한 흔적이 남는 무공은 식별해낼 수 있었소이다.] 책을 건네주며

섭아연; [어떤... 어떤 자들이 은일곡을 공격한 건가요?] 책을 펼쳐보며 이를 갈고

위진천; [소생도 처음에는 사마외도의 무리들이 범인인 줄 알았소이다.]

섭아연; [예상을 벗어났다는 말씀이신가요?] 돌아보고

위진천; [그렇소이다.] 심각한 표정으로 끄덕이고

섭아연; [믿기지 않게도 영친과 자당을 비롯하여 은일곡 식솔들을 해친 무공은 대부분 정파백도의 것이었소이다.]

섭아연; [... 그런...] 충격

섭아연; [... 정파백도의 인간들이 왜 우릴 공격한 건가요?]

위진천; [아마도 은일곡에 소저의 조부... 절대검성님의 비급이 숨겨져 있다는 소문이 퍼진 것 같소이다.]

섭아연; [... 그러니까 조부님의 무공비급을 노리고 정파백도에서 우리 은일곡을 공격했단 말이지요?] 이를 갈고

위진천; [영친에게 끔찍한 고문을 가하고 자당을 무참하게 윤간한 후 죽인 이유도 비급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었겠소이까?] 음산하게 웃고. 그러자

섭아연; [정파백도! 정파백도!] 이를 갈고

섭아연; [네놈들은 은일곡에서 흘린 피의 열 배 백배를 흘리게 될 것이다.] 으아아아아! 하늘 보며 악을 쓰고

염불 외우던 비구니들이 깜짝 놀라며 돌아보고

섭아연; [아버지! 어머니!] [구천에서나마 지켜봐주세오! 소녀 아연이가 어떻게 두 분의 복수를 하는지를...] 으아아아아! 악을 쓰는 섭아연

위진천; (좋아 아주 좋아!) 그걸 보며 사악하게 웃고

<섭아연! 저 계집 덕분에 내 손에는 피를 묻히지 않고도 정파백도를 쓸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으아아아! 거대한 장작불을 앞에 두고 악을 쓰는 섭아연의 모습 배경으로 위진천의 생각 나레이션

 

#29>

<-한 달후> 북경의 모습

<-북경> 북경 성내의 자금성의 모습

<-자금성> 자금성 내부의 모습. 건물들 사이의 넓은 광장. 수많은 책상들이 도열해있고 그 책상 옆에 사람들이 서있는 게 작게 보인다

<-전시(殿試) 과장(科場)> 위 장면을 자세히 묘사. 수백 개의 일인용 책상과 의자가 건물 앞마당에 놓여있고. 책상 옆에는 서생 차림의 사내들이 서있다. 과거 시험장의 모습. 응시생들은 어린 소년에서부터 노인까지 연령대가 다양한데 모두 같은 복장이다. 서생 차림에 머리에는 사각형 모자를 쓴 모습. 책상에는 문방사우가 놓여있다. 관리들이 앞 열에서부터 응시생들의 신분을 확인중이다. 응시생들이 두 손으로 내미는 호패를 보고 서류와 대조하는 모습. 호패는 길이 한 뼘 정도에 폭은 5센티 정도 되는 얇은 판자. 그 위에 이름과 생년월일등이 새겨져 있다.

응시생들이 보고 있는 정면에는 웅장한 건물이 축대 위에 서있고. 그 축대 위에는 화려한 의자가 두 개 놓여있다. 건물과 의자 주변에는 화려한 복장의 위사들과 무기를 지닌 환관들 수십 명이 눈을 번득이며 주변을 경계한다. 화려한 복장의 위사들은 금의위 소속이다.

건물 앞 광장에 도열해있는 응시생들

그 응시생 사이에 서있는 청풍. 거의 맨 뒷열인데 서생 복장에 모자를 썼다. 모자를 이마가 다 가리도록 써서 가급적 얼굴이 노출되지 않게 했다. 두 손으로는 호패를 들고 있고. 앞쪽에서 관리들이 호패를 확인하며 청풍 쪽으로 다가오고 있다.

청풍의 모습.

호패를 든 두 손 중 왼손 중지에 반지가 끼워져 있는 것 주의. 청풍의 신분을 암시하는 두 마리 용이 서로의 꼬리를 물고 있는 형태의 금반지.

청풍; (오늘만 지나가면 된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관리들을 보고

청풍; (직례의 향시는 차석(次席)으로 통과했고...) (오늘 치루는 전시에서는 삼등급제 정도가 되도록 답안을 조절하자.)

청풍; (아버지 말씀대로 장원급제를 했다가는 주변의 이목을 끌어 귀찮은 일이 벌어질 수도 있으니...) 생각하다가

[!] 흠칫 하며 앞을 보는 청풍

관리들이 웅성대며 뒤를 돌아본다.

수험생들 사이를 걸어오는 늙은 환관. 다른 작품의 늙은 환관 캐릭터 참조. 건장하고 눈빛이 날카로운 젊은 환관 두 명이 따라오는데 쌍둥이다. 이 젊은 환관들은 나중에 한 두 번 더 나옴. 주변의 관리들이 허리를 굽히며 눈치를 본다. 늙은 환관의 이름은 담길. 실존인물이고 동창의 책임자다.

청풍; (저 늙은 환관...) 눈 번뜩

<관리들이 극도로 긴장하는 걸 보면 지위가 높을 것이다.> 관리들이 굽신거리는 사이로 걸어오는 담길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그때

<저 양반이 누군지 알겠어! 동창(東廠)의 제독태감(提督太監)인 담길(覃吉)이야!> 옆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 흠칫! 하는 청풍.

응시생1; [동창제독?] [정말인가?] 청풍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 서있는 응시생 둘이 속삭이며 대화를 나눈다

응시생2; [틀림없네.] [담제독님은 몇 달 전 내 조부의 칠순잔치에 축하해주러 온 적이 있었어.] 부티나게 생긴 놈이 뻐기며 말하고

응시생1; [자네 조부께서는 예부(禮部)의 상서를 역임하셨으니 동창제독과도 아는 사이였겠지.] 부러운 표정으로

응시생2; [그날 나도 인사를 드려서 담제독님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네.] 뻐기고

응시생1; [그런데 동창의 책임자인 담제독께서 무슨 일로 과시(科試;과거)에 모습을 드러내신 것일까?]

응시생2; [전시에는 황상께서 친림(親臨;임금이 몸소 나옴)하시지 않는가?] [황상의 안위를 책임지는 동창에서도 당연히 관여를 해야지.]

응시생1; [듣고 보니 그렇구만.] 끄덕

청풍; (동창은 금의위(錦衣衛)와 함께 황실을 지키는 양대 세력이다.)

청풍; (황제가 곧 시험장에 모습을 드러낼 테니 보안을 위해 동창이 관여하는 건 당연한데...) 다가오는 담길을 보며 생각하고. 담길은 다시 응시생들의 신분을 확인하는 관리들의 뒤를 따라 천천히 다가온다

청풍; (설마 동창의 책임자인 제독이 직접 현장 시찰을 나올 줄은 몰랐다.) 고개를 조금 숙이고

청풍; (눈에 띠여서 좋을 일 없으니 눈도 마주치지 말자.) 고개 가능한 깊이 떨군 채 두 손으로 들고 있는 호패만 보고. 그때

관리1; [요패(腰牌)를 보이게.] 관리 중 한명이 청풍의 앞에 이르러 말하고. 한손에는 서류를 들고 한손에는 연필처럼 생긴 지필묵을 들었다. 이자는 나중에 한 두 번 더 나올 캐릭터이므로 특징 있게 묘사. 관리1로 표기

청풍; [...] 두 손으로 호패를 보이고. 글자가 관리1에게 보이도록

관리1; [성명 벽세황...] [병인년 칠월 십구일생...] 청풍이 내민 요패와 서류를 교대로 보며 확인하고. 그 뒤에 담길이 뒷짐을 짚고 서서 보고 있다. 담길 뒤에는 젊은 환관 두명이 서있고

담길; [...] 무언가 생각하며 청풍을 보는 담길. 청풍의 얼굴이 성화제와 닮아서 자세히 보고 있는 것

청풍; (이유는 모르지만 담길이 날 유심히 보고 있다. 조심해야한다.) 곁눈질로 담길을 보며 긴장하고.

담길; [...] 미간 조금 찡그리며 고개를 조금 갸웃하는 담길. 그때

관리1; [본인 확인이 되었네.] 서류에 체크를 하고. 이어

관리1; [요패를 보이게.] 청풍의 뒤에 서있는 응시생에게 다가가는 관리1. 호패를 내미는 그 응시생

청풍; (이번에도 신분 확인절차는 무사히 통과했다.) ! 쳐들었던 호패를 내리고. 그 사이에 담길과 두 명의 환관이 청풍을 지나가려 하고. 그때

담길; [!] 담길의 눈이 갑자기 번쩍. 청풍의 손을 본다

호패를 든 청풍의 두 손 크로즈 업. 왼손 중지에 반지가 끼어있는 것을 보여주고

청풍; (아마 저 관리도 장주에게 포섭되었을 것이다.) ! 오른손에 든 요패를 왼쪽 소매에 넣으려 하고. 바로 그때

! 갑자기 청풍의 왼쪽 손목을 잡는 깡마른 손

청풍; [!] 자기도 모르게 신음을 토하고.

주변 사람들 모두 놀라 청풍을 돌아보고. 관리와 시험생들 모두

우둑! 강하게 청풍의 손을 쥐어쳐드는 담길. 강렬한 표정으로 청풍의 왼손을 보고. 그 뒤에서 젊은 환관들도 긴장하고

관리1; [... 각하!] 청풍의 신분을 확인했던 관리1이 사색이 되어 돌아오고

관리1; [... 그자가 혹시 부정행위라도 했는지요?] 식은땀을 흘리며 담길의 눈치를 보지만

담길; [...] 관리1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청풍의 손을 쳐들어서 중지에 끼워져 있는 반지를 보는 담길

청풍; (아차!) 얼굴 굳어지고

이어지는 회상. #10>에서 타노가 주의 주던 장면

 

타노; [전에도 말했지만 너는 세상 사람들의 주목을 끌어서는 안된다.] [너에 대한 것이 알려지면...]

타노; [너는 물론이고 아비도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심각

회상 끝

 

청풍; (어머니의 유품이라는 쌍룡패미환(雙龍敗尾環)...) 자기 왼손 중지에 끼워져 있는 반지를 보며 긴장하고. 담길도 유심히 그 반지를 보고 있고

청풍; (철이 든 이래 한 번도 손가락에서 빼본 적이 없었던 탓에 무심코 끼고 왔는데...) 식은땀을 흘리고

청풍; (특이한 형태의 반지라 담길의 이목을 끈 것 같다.) 담길의 눈치를 보고

담길; [...] 뭔가 생각하는 담길. 그러다가

담길; [이 반지... 내력을 말해라.]

청풍; (둘러대야 한다.) + [골동품 가게에서 우연히 입수한 것입니다.] 담길이 자기 얼굴 잘 보지 못하도록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대답하고

청풍; [값은 그리 나가지 않지만 세공과 만듦새가 특이해서 늘 끼고 있었습니다.] 바닥을 보며 대답하고

담길; [골동품 가게에서 입수한 물건이라...] ! 잡고 있던 청풍의 손을 놔주고

청풍; [감사합니다.] 오른손으로 왼손을 가리고

관리1과 주변의 응시생들 모두 안도하고

담길; [이름!] 왼손을 가리는 청풍을 보며 묻고

청풍; [소생은...] 대답을 하려는데. + ! 갑자기 어디선가 징 치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 그러자

담길과 환관, 모든 관리들이 긴장하며 뒤를 돌아본다.

! ! 다시 징 치는 소리가 건물 뒤에서 들리고. 건물 주변을 경비하던 금의위 위사들과 무기를 지닌 환관들이 일제히 뒤로 돌아서며 경계하고 있고. 그러자

담길; [황상께서 친림하신다. 신분 확인을 서둘러라.] 돌아서서 건물쪽으로 가며 관리들에게 말하고.

[예 제독각하!] [서두르세!] 관리들 급히 돌아서서 아직 신분 확인이 안된 응시생들의 호패를 확인하기 시작한다.

청풍; (살았다.) 안도하고

청풍; (어쩔 수 없이 소장주의 이름을 말했으면 후환이 있을 뻔 했다.) 단상 쪽으로 가는 담길의 뒷모습 보며 생각하는 사이에

관리들이 신원 확인을 마치고 서둘러 뒤로 빠진다. 직후

담길; [황상께서 친림하신다. 모두 복배고두(伏拜叩頭;엎드려 머리를 조아림)하라!] 서둘러 단상으로 가며 외치고. 그러자.

[만세!] [만세!] 외치며 일제히 무릎 꿇고 고개 조아리는 응시생들. 응시생들과 달리 관리들은 고개만 숙인다.

청풍도 다른 놈들과 함께 무릎 꿇고 고개 조아리고.

그 상태로 기다리는 청풍과 응시생들. 잠시 후

! 다시 한 번 징이 울리고

[고개를 들라!] 누군가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청풍; (여자 목소리...) 생각하며 고개를 들고. 주변의 다른 응시생들도 일제히 고개를 들고 있다. 무릎은 꿇은 채

청풍; (아마 그 여자겠지.) 고개를 들고 앞을 보고

! 단상에 나란히 놓인 화려한 의자 두 개에 일남일녀가 앉아있다. 사내는 40살 정도로 소심하고 온화한 인상인데 어딘지 청풍을 닮았다. 특히 코가 닮았고. 몸에는 곤룡포. 머리에는 면류관을 썼다. 황제인 성화제다. 청풍의 아버지. 성화제 옆에는 역시 중년의 나이인 미녀가 앉아있다. 대단한 미인이지만 체격이 커서 성화제 못지않다. 특이하게 몸에는 장군복을 입었고 머리에는 투구를 썼으며 한손에는 보검까지 들고 있다. 눈빛이 아주 강하다. 만귀비다. 나이는 성화제보다 많지만 여전히 젊고 아름답게 묘사. 단상 뒤쪽에는 수십 명의 환관과 궁녀들이 대기하고 있다.

청풍; (저 두 사람...) 눈 번뜩

 

<당금의 황제인 성화제(成化帝)와 성화제를 손아귀에 넣고 좌지우지한다는 요녀 만귀비(萬貴妃)!> 나란히 앉은 성화제와 만귀비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이름이 만정아(萬貞兒)인 만귀비는 성화제를 어렸을 때부터 돌보아왔다.> 위씬의 두 사람 중 만귀비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어린 시절의 성화제는 부친인 정통제(正統帝)가 몽고의 포로로 잡혀간 <토목보(土木堡)의 변()>으로 인해 생명의 위협까지 느꼈던 시절이 있었으며 그때 성화제를 지켜준 것이 여장부중의 여장부인 만귀비다.> 20대 시절의 만귀비가 창을 들고 복면 쓴 자객들과 맞서 싸우는 모습. 만귀비 뒤에는 5살쯤 된 청풍 모습의 소년이 달달 떨고 있다. 소년은 물론 어린 시절의 성화제다.

<어렸을 때의 그 기억 때문인지 성화제는 만귀비에게 철저하게 의지하는 성격이 되어버렸다. 그 결과 만귀비는 황후마저도 자기 뜻대로 바꿔버리는 절대권력을 휘둘러왔다.> 만귀비의 눈치를 보는 성화제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성격이 냉혹할 뿐 아니라 질투심도 격렬한 만귀비는 자기 외의 비빈들이 성화제의 아이를 낳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수많은 비빈과 그녀들이 낳은 아이들이 만귀비의 독수에 죽임을 당한 것이다.> 도도한 표정으로 성화제에게 뭐라 하는 만귀비. 억지로 웃으며 고개 조아리는 성화제

 

청풍; (성화제가 연상의 후궁 만귀비의 꼭두각시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단상에서 뭔가 대화를 나누는 성화제와 만귀비의 모습을 보고

청풍; (나도 지금까지는 만귀비가 성화제를 일방적으로 조종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보니 세상의 소문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성화제는 진심으로 만귀비를 사랑하는 것 같다.> 만귀비의 말에 헤벌쭉 웃으며 고개 끄덕이는 성화제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청풍; (만귀비를 총애한 성화제는 그녀를 황후로 삼고 싶어 했다고 한다.) (하지만 만귀비의 출신이 워낙 한미(寒微)해서 귀비로 책봉하는 게 최선이었다고 한다.)

청풍; (비록 귀비의 신분에 불과하지만 황후도 만귀비의 눈치를 보며 산다던데...)

청풍; (그나저나 기분이 조금 묘하다.) 단상의 성화제를 보며 생각하고

 

<억조창생의 주인인 성화제... 저 양반의 얼굴이 어째서 이리도 눈에 익은 것인가?> 만귀비와 대화를 나누는 성화제의 얼굴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대체 저 얼굴을 전에 어디서 보았을까?) 갸웃. 청풍은 신분이 종인지라 자기 얼굴을 제대로 본 적이 없다. 거울을 본 적이 없어서. 그래서 성화제가 자기와 닮았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청풍; (본적이 있기 때문에 낯설지가 않은 것일 텐데...) 생각할 때

만귀비; [담길!] 단상의 만귀비가 담길을 부르고. 담길은 단상 아래에 대기하고 있다. 그 옆에 관리들이 서있는데 한명은 쟁반에 두루마리를 얹어서 들고 있다

담길; [소인 담길, 하명을 기다리옵니다.] 허리 숙이고.

만귀비; [과제(科題;과거 문제)를 제시하라.] 자기가 황제인 것처럼 명령하고.

담길; [복명하옵니다 귀비마마!] 허리 숙이고. 이어

관리들에게 돌아서는 담길. 쟁반을 든 관리가 서둘러 다가오고

쟁반에 대고 고개 조아리는 담길.

이어 쟁반에서 두루마리를 집어드는 담길

두루마리를 펴는 담길. 이어

담길; [성지를 받들어 금번 전시의 과제를 공표하노라.] 두루마리를 펼쳐서 읽는다

담길; [조송(趙宋) 신법(新法)의 해악(害惡)을 논하고 개선(改善)의 방책을 제시하라.] 두루마리의 내용을 읽는다.

청풍; (조송, 즉 송나라의 신법..!) 일어나고

청풍; (신법은 송나라 신종(神宗) 때의 재상 왕안석(王安石)이 구습과 적폐를 타파할 목적으로 시행했던 법이다.) 의자에 앉고

청풍; (하지만 지나치게 급진적이고 과격한 법이었던 탓에 기득권 세력인 구법당(舊法黨)의 공격을 받아 시행이 무산되었었다.) (그로 인해 송나라는 부흥의 기회를 놓쳤고...) 의자에 앉아 글을 쓸 준비를 한다.

청풍; (신법을 긍정하는 내 생각보다는 당금 명나라의 실정에 맞는 의견을 제시해야한다.) 글을 쓰기 시작하고

청풍; (다만 장원으로 급제하면 곤란하니 논리에 적당히 파탄을 섞어야하고...)

<과거를 보면서 장원으로 급제하지 않기 위해 애쓰는 사람은 아마 나 외에는 없을 것이다.> 과거 시험장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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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상해(上海)> 해변의 항구 도시. 거대한 규모. 항구에는 수많은 배들이 정박해있거나 드나들고 있고. 때는 저녁 무렵. 해가 지려는 시간

상해 교외. 험준한 절벽으로 이루어진 해변에 서있는 절. 엄청난 규모인데 거대한 해수관음상이 바다를 향해 서있고. <투천환일> <퇴마신협> <신마유희>등에 나온 진해관음사다. 이 작품에서의 이름은 사해용궁사.

수많은 신도들이 해수관음상 주변에 몰려있다.

높이가 30미터쯤 되는 거대한 해수관음상을 돌며 독경을 하는 일단의 비구니들. 그 비구니들을 향해 합장하거나 절하는 신도들. 구름같이 모여들어서 비구니들을 보고 있다

비구니들의 맨 앞쪽에서 어린 비구니가 목탁을 치며 걸어가고. 그 비구니 뒤를 수십 명의 비구니들이 합장하며 따라가는데.

목탁을 치는 어린 비구니 바로 뒤쪽에서 합장한 채 따라가는 비구니가 절세미녀다. 비구니들의 우두머리. 나이는 서른 살 가량. 비구니면서도 색기가 넘치고 엄청난 글래머다. <마릴린 몬로>처럼 눈 꼬리가 좀 처지고 웃는 얼굴이다. 이 여자는 마교 구대마왕중 흡정마고다. 한번 나올 캐릭터지만 엄청 강하고 또 미인으로 묘사. 실제 나이는 백살이 넘었다.

[주지스님 소면관음(笑面觀音)께서 저녁 예불(禮佛)을 도신다.] [주지스님은 언제 봐도 관음보살님의 현신같애.] [저 자애로운 미소 좀 봐.] [소면관음님! 불쌍한 중생의 소원을 들어주시옵소서!] 사람들 흡정마고를 향해 합장하거나 절하며 기원하고.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 서서 흡정마고를 보고 있는 청풍. 귀공자 차림이고 손에 든 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청풍; (저 여자가 내 자객행(刺客行)의 첫 번째 표적...)

<상해 교외에 자리한 비구니 도량 사해용궁사(四海龍宮寺)의 주지 소면관음을 죽여라.> 소수마녀의 말을 떠올리는 청풍

이하 회상

 

소수마녀; [소면관음은 도력(道力)이 높기로 상해 일대에 소문이 자자한 비구니다.] [특히 수십 년 전의 용모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관음보살의 현신이라는 숭배를 받아왔다.] 소수마녀가 침실에서 잠옷 차림으로 마주 앉아서 말하던 장면. 책 한권과 향낭 하나를 밀어주며 말하고

소수마녀; [그 소면관음의 정체가 무엇이고 왜 죽여야 하는지는 이 책에 적혀있다,] ! 책과 향낭을 밀어주면서 말하고

소수마녀; [명심할 것은 책 안에 수록되어 있는 한 가지 심법을 완전히 숙지한 후에 척살을 시도해야한다 사실이다.]

회상 끝

 

<향낭(香囊)에 들어있는 천웅고(天雄膏)는 소면관음을 상대할 때 도움이 될 테니 늘 몸에 지니고 있어야 한다.> 소수마녀의 말을 떠올리며 허리춤에 찬 향낭을 만지는 청풍.

청풍; (여자를 죽이는 것은 썩 유쾌한 일이 아니다. 그것도 자객이 되어 첫 번째 임무로...) 다가오는 흡정마고를 보며 생각하고

청풍; (하지만 저 여자의 정체가 소수마녀의 말대로라면 반드시 죽여야만 한다.) 생각할 때

청풍의 앞쪽을 지나가는 흡정마고의 옆얼굴. 절세미녀다. 헌데

예쁜 코를 벌름하는 흡정마고. 어떤 향기가 흡정마고의 코로 흘러들어가는 모습이고. 이어

스윽! 자연스럽게 고개 돌려 사람들을 훑어보는 흡정마고

청풍; (걸려들었다!) ! 자연스럽게 얼굴 가리고 있던 부채를 내리는 청풍

청풍을 발견한 흡정마고의 눈이 약간 치떠지고

청풍; (소수마녀의 말대로 천웅고의 향기가 저 요부의 후각을 자극했다.) 합장하는 시늉을 하며 생각하는 청풍.

<양기가 가장 강한 수컷들의 체취를 농축시킨 천웅고의 향기는 여자, 특히 내공이 높아 감각이 예민한 여자에게 치명적인 위력을 발휘한다.> 배시시 웃으며 마주 고개를 조금 숙이는 흡정마고를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그러자

[어흑 심장 떨려!] [... 날 보고 웃었어!] 청풍의 주변에 있던 구경꾼들 중 장사치처럼 생긴 자들이 뿅 가는 표정이 되고

그 사이에 청풍의 앞을 지나가는 흡정마고.

사내들; [소문대로 이 절의 주지스님은 기가 막힌 미인이로구만.] [저런 절세미인이 무슨 사연으로 비구니가 되었을까?] 입맛 다시며 말하고. 그러자 주변 사람들 흘깃! 그놈을 보고

사내들; [비구니로 썩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미모야!] [황실에 들어갔으면 제이의 양귀비 소리를 들었겠구만.] 눈을 희번득이는 사내들. 주변 사람들이 돌아보며 화난 표정을 짓는다

사내들에게서 멀어지면서 야릇하게 웃는 흡정마고의 옆얼굴. 사내들이 하는 말을 들었다. 그때.

[무슨 죄 많은 소릴 하는 거요?] [이 사람들이 천벌을 받을 소릴 하는군.] [어딜 감히 주지스님께 불경한 생각을 하는 거예요?] 주변 남녀들 사내들에게 화를 내고

[... 왜들 이러슈? 아까 그 비구니가 절세미녀라 해본 소리인데...] [말이야 바른 말이지 저 비구니만한 미녀는 천하를 뒤져도 없을 거요.] 사내들 겁에 질려 주춤거리고. 그러다가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사내들을 노려보고

[... 가세!] [이거야 원 말도 마음대로 못하는구만.] 허둥대며 현장에서 멀어지는 사내들

[두 번 다시 오지 마슈!] [벼락이나 맞아라 이 못된 중생들아!] 사내들을 향해 삿대질하는 사람들. 그 배경으로 현장을 떠나 절의 본채로 가는 청풍

흡정마고; (본전(本殿)으로 가고 있네.) 합장한 채 해수관음상을 돌면서 곁눈질로 청풍을 보는 흡정마고

그 사이에 본전으로 간 청풍이 중년의 비구니에게 합장하며 뭔가 말하고. 마주 합장하는 중년 비구니. 중년 비구니는 사해용궁사의 총관. 곧 죽을 캐릭터지만 청풍의 정체를 알아내는 역할을 하는 조연이다.

그 중년 비구니의 안내를 받아서 본전으로 들어가는 청풍

흡정마고; (다행이네. 오늘 밤 본사에서 자고 갈 모양이니...) 배시시 웃는 흡정마고

흡정마고; (정말 오랜만에 가슴 울렁이게 만드는 시주를 발견했지 뭐야?) 좋아 죽으려는 흡정마고

 

#157>

. 보름달에서 기울어 반달에 가까워진 달이 하늘에 떠있다.

사해용궁사. 이제 해수관음상을 참배하는 사람들도 사라졌고. 절 건물의 대부분이 불이 꺼져 있다. 헌데

본전의 건물에는 불빛이 흘러나오고 있고

본전의 내부. 불상들이 안치되어 있는 불단 앞에 청풍이 무릎 꿇고 앉아서 합장한 채 눈을 감고 있다. 입으로는 중얼 중얼 불경을 외우고 있고

그런 청풍을 내려다보는 불상. 헌데

불상의 눈이 빛나고

 

#158>

어둑한 공간. 불상 머리 뒤의 공간인데 그곳에 무를 꿇고 앉아서 구슬에 눈을 대고 있는 흡정마고. 불상의 눈을 통해 불전을 보고 있다. 흡정마고의 뒤에는 청풍을 안내했던 중년 비구니가 무릎 꿇고 있다.

중년 비구니; [이름은 이청천(李靑天), 금릉에 사는 중생인데 급사한 아비의 극락왕생을 위한 밤샘 기도를 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사옵니다.] 무릎 꿇고 앉아서 눈치 보며 흡정마고에게 보고하고

중년 비구니; [시주도 넉넉히 내었으며... 무엇보다 위험한 구석은 발견되지 않는 중생이옵니다.]

흡정마고; [알아!] 귀찮다는 듯이 뒤로 손짓을 해서 말을 막고

<무공을 익히긴 했지만 내공이 극히 미미한 수준이야. 잘 해야 삼년 면벽수련한 정도의 내공이야.> 합장한 채 불경을 외우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흡정마고의 말. 둥근 구슬을 통해 보이는 모습

흡정마고; [육갑자(六甲子;360)에 육박하는 내공을 지닌 나에 비하면 그야말로 조족지혈 수준이지.]

중년 비구니; [하오면...] 눈치 보고

흡정마고; [오늘밤 내 봉사를 받을 행운아는 당연히 저 중생이야.] ! 불상의 눈에서 눈을 떼고

흡정마고; [먼저 가있을 테니 내 거처로 데리고 와!] 스스스! 모습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중년 비구니; [분부 거행하겠사옵니다.] 절하고

<일진 뽑아본 게 좋게 나오더니 저런 보물덩어리가 제 발로 찾아왔구나.> 사라지는 흡정마고의 모습 배경으로 웃음소리가 들리고

 

#159>

불상 앞에 무릎 꿇고 합장하는 청풍

청풍; (기척이 사라졌다.) 눈 감은 채 생각하고

청풍; (천웅고의 향기에 매료되어 지금까지 날 훔쳐보고 있었겠지.)

청풍; (썩 내키지 않지만 오늘밤 반드시 소면관음, 아니 흡정마고(吸精魔姑)를 척살해야만 란다.) (앞날이 구만리 같은 무고한 청년들이 더 이상 희생당하지 않도록...) 합장하며 생각하고.

 

<-흡정마고! 마교의 구대마왕(九大魔王)중 한명으로 나이가 백살이 넘는 여마두다.> 합장한 채 해수관음상을 돌던 흡정마고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구대마왕은 천마세가를 제외한 삼대마가에서 세명씩 선정한 고수들로 마교의 수호가 사명이다.> 여자 셋 남자 여섯의 실루엣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하지만 삼십 여년 전 마교가 무림맹의 공격을 받을 때 그 사명을 완수한 것은 암흑마가 출신의 세명뿐이었다. 번뇌마가, 혈전마가 소속의 육대마왕은 사전에 종적을 감춰버렸던 것이다.> 여자 한 명과 남자 두 명이 수많은 적들에게 둘러싸여 악전고투를 치루는 모습을 배경으로

<흡정마고는 번뇌마가 출신으로 내공의 심후함으로는 구대마왕의 으뜸이었다. 심지어 내공만 따지면 구천마존이나 철면마제를 압도할지도 모른다고 알려져 있다.> 멀리 산봉우리 위에서 그걸 보며 웃고 있는 흡정마고. 삼십년 전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이 같은데 다른 것은 당시에는 머리를 기르고 있었다는 점

<흡정마고의 내공이 그토록 심후한 것은 배교(拜敎)에서 유래한 흡정대법(吸精大法)을 익힌 때문이다. 흡정대법을 써서 무려 일만 명이 넘는 젊은 청년들의 양정을 흡수한 덕분에 흡정마고는 영원한 젊음과 함께 무적의 내공을 지니게 된 것이다.> 수많은 해골 위에 요염한 자태로 누워서 웃고 있는 현재 모습의 흡정마고

 

청풍; (물론 지금의 내 무공으로 흡정마고를 죽이는 것은 말 그대로 언감생심이다.) (그 마녀가 손가락 한번만 튕겨도 내 몸뚱이는 물방울처럼 터져 버릴 것이다.) 기도하며 생각하고. 긴장한 표정

청풍; (하지만 내게는 소수마녀가 준비해준 두 가지 무기가 있다.)

청풍; (그중 하나는 천웅고다.) 허리에 차고 있는 향낭을 배경으로

청풍; (수컷의 양기 그 자체인 천웅고는 여자들의 이성을 마비시킨다.) (특히 내공이 심후할수록 더 강하게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청풍; (그 때문에 내가 회천반혼대법(回天返魂大法)을 펼쳐도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다.)

청풍; (소수마녀가 흡정마고를 상대하기 전에 반드시 익혀야한다고 한 심법이 바로 회천반혼대법이었다.)

청풍; (회천반혼대법도 흡정대법의 일종인데 주도적으로 상대의 정기를 흡수하지는 못한다 게 차이다.)

청풍; (대신 상대가 내 것을 빼앗으려 하면 배로 돌려받는 장점이 있다.)

청풍; (물론 회천반혼대법을 펼치는 걸 들킬 경우 흡정마고 손에 죽음을 면치 못하겠지만...)

청풍; (명색이 자객인 이상 그 정도 위험은 감수해야만 한다.) 생각할 때

스으! 어떤 향기 같은 것이 청풍의 코로 스며들고

청풍; (시작되었군.) + [갑자기 졸음이..] 중얼거리면서

털썩! 쓰러진다. 그러자

덜컹! 불단 한쪽에 나있는 비밀 문이 열리더니

손에 작은 향로를 든 중년 비구니가 나온다. 그 향로에서 연기가 흘러나오고.

이어 두 명의 건장한 젊은 비구니들이 따라 나온다. 젊은 비구니들은 사내에 못지 않은 체격을 지녔다.

청풍에게 다가와서

손으로 청풍의 코에 대보는 중년 비구니

중년 비구니; [확실하게 잠이 들었다.] 끄덕이며 일어나고

중년 비구니; [주지스님의 거처로 옮겨가라.] 옆으로 물러서고

[예 총관님!] 대답하며 다가온 젊은 비구니들은

청풍의 양쪽 팔을 잡고 일으켜서

불단에 난 비밀 문으로 끌고 들어간다.

중년 비구니; (어쩐지 이상한 기분이 든다.) 갸웃거리고

중년 비구니; (이미 오래 전에 육욕은 극복했다고 생각했는데... 저 젊은 시주를 보니 가슴이 걷잡을 수 없이 뛴다.) 얼굴이 달아오른 채 비밀 문으로 들어가고

중년 비구니; (주지스님에게 넘기고 싶지 않다는 생각까지 들고...) (도대체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구나.) ! 비밀 문을 닫는다.

 

#160>

사해용궁사에서 조금 떨어진 절벽 해변

쏴아! 철썩! 거센 파도가 절벽 하단을 때려 하얀 포말을 일으키고

그 절벽 아래에 위에서 보면 보이지 않는 동굴이 하나 있다. 헌데

동굴 깊은 곳. 넓은 광장. 그곳에 수많은 해골들이 뒹굴고 있고. 그 해골들 너머에 철문이 하나 있다. 철문 앞에는 해골들이 치워져있고. 그곳에 중년 비구니와 두 명의 젊은 비구니가 의자를 놓고 앉아있다. 중년 비구니는 눈을 감고 있다

젊은 비구니1; [주지스님도 참 취향이 독특하셔.] [정기를 빨아먹고 남은 빈 껍데기들을 이렇게 모아두시다니...] 좀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주변의 해골들 보고

젊은 비구니2; [저걸 보면서 당신이 살아있다는 걸 실감하시는 걸 게야.]

젊은 비구니1;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너무 혐오스러워. 섬뜩하기도 하고...] 중년 비구니를 보고. 중년 비구니는 눈을 감고 있다.

중년 비구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다.) 얼굴이 좀 발개졌고. 가슴이 두근 거리고

중년 비구니; (주화입마도 아닌데 가슴이 제멋대로 뛴다. 무언가에 영향을 받았다는 증거인데...)

중년 비구니; (혹시 그 중생이 무슨 수작을 부린 것이 아닐까?) 청풍을 떠올리고

중년 비구니; (순리대로라면 주지스님에게 경고를 해야겠지만... 지금 방해했다가는 불벼락이 돌아올 수도 있다.)

중년 비구니; (무공도 별볼일 없는 수준의 중생이니 일단 추이를 지켜보도록 하자.)

 

#161>

철문 안쪽 화려한 침실. 침대에 누워있는 청풍. 옷을 입은 채 눈을 감고 있고

쏴아! 청풍의 귀에 들리는 물소리

청풍; (준비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군.) 눈을 감은 채 생각하고.

한쪽에 천으로 입구가 가려진 욕실이 있고. 그 욕실에서 누군가 앉아서 샤워하는 실루엣이 비친다.

청풍; (사내들의 양정을 흡수하기 전에 목욕재계를 하는 게 습관인 건가?) 쓴웃음

청풍; (나는 지옥십관중 독관(毒關)을 통과하기 위해 오독신공(五毒神功)이라는 독공을 수련했다.) (그 덕분에 어지간한 독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청풍; (당연히 비구니들이 날 재우기 위해 뿌린 몽혼향은 효과가 없었다.)

청풍; (잠든 척 한 나를 비구니들이 이곳으로 옮겨놓은 후 벌써 일각 이상이 지났는데 저 요부의 목욕은 끝날 줄을 모른다.)

청풍; (이러다가 지쳐서 정말 잠이 들지도 모르겠다.) 하품. 그때

사락! 욕실을 가린 천이 젖혀지고

청풍; (이크...) 급히 하품 하던 걸 멈추고

욕실에서 가운 차림으로 나오는 흡정마고. 가운의 허리띠를 묶으며 나오는데 물기에 젖은 모습이고

청풍; (드디어 결전의 때가 다가왔다.) 내심 긴장할 때

침대로 와서 청풍을 내려다보는 흡정마고

흡정마고; [볼수록 탐나는 중생이긴 한데...]

흡정마고; [왠지 얼굴이 낯설지가 않다.] [이 중생을 닮은 사내를 어디서 보았더라?] 갸웃하고

청풍; (날 닮은 사람을 알고 있다는 건가?) 눈 감은 채 의아하고

흡정마고; [처음에는 착각인가도 생각했지만...] ! 침대로 올라와서 청풍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흡정마고; [착각이 아니야! 난 분명 이 귀염둥이를 닮은 누군가를 전에 본 적이 있어.] 청풍의 얼굴을 만지며 독백

청풍; (나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생각하고

청풍; (별 볼일 없었던 표사 출신인 아버지와 평범한 주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내가 흡정마고같은 전설적인 마녀와 인연이 있을 까닭이 없다.)

청풍; (아마 이 마녀가 백살이 넘다 보니 망령이 들어서 나와 다른 사람을 착각한 것이 분명하다.) 생각할 때

흡정마고; [하긴 누굴 닮았던지 그게 무슨 상관이야?] ! 네발로 엎드리는 자세로 청풍의 몸 위에 자세를 잡고

흡정마고; [내 미모를 유지하기 위해 양정만 흡수하면 그만인데...] 청풍의 양쪽 어깨를 누르고 입을 청풍의 입에 가져간다.

흡정마고; [너의 순수한 양정, 잘 먹으마. 부디 극락왕생하거라.] 후욱! 청풍의 입 위에서 입을 벌려 무언가를 빨아들이는 시늉하는 흡정마고. 그러자

화악! 지지지! 청풍의 입이 벌어지면서 안개 같은 것이 흘러나와 흡정마고의 입으로 흘러들어간다.

흡정마고; <... 최고야!> 지지지! 청풍의 정기를 빨아들이는 흡정마고의 몸이 벼락에 휘감기고

흡정마고; <백년 넘게 살면서 일만 명이 넘는 사내의 양정을 흡수했지만... 이놈처럼 농후하고 순수한 양정은 처음이다.> 청풍의 정기를 강하게 흡수하는 흡정마고. 청풍의 목이 젖혀지고

<네놈의 정기를 마지막 한 방울까지 흡수해주마! 그럼 내 미모와 목숨은 다시 십년 이상 늘어날 것이다.> 흡정마고가 청풍의 정기를 빨아들이는 모습을 배경으로. 헌데

슈우! 청풍의 정기를 빨아들이고 있는 흡정마고의 매끈한 머리에서 안개같은 것이 흘러나와서

슈우! 다시 청풍의 정수리쪽으로 스며들어간다. 하지만 청풍의 입을 통해 정기를 빨아들이는 데 집중한 탓에 그걸 눈치 채지 못하는 흡정마고

 

#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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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

월동문 안쪽. 화려한 건물이 있고 건물 주변에는 몇 명의 무사들이 경비서고 있다.

 

[사우! 위상영이란 계집이 정말 너를 찾아올 거라 생각하느냐?] 건물 내부를 배경으로 들리는 말. 건물 내부는 거실인데 사우가 거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다. 열려있는 침실 문쪽을 향해 앉아있다

사우; [속하는 그리 생각하고 있습니다.] 긴장해서 침실 안쪽에 있는 누군가의 눈치를 보며 대답

기절초괴; [그렇게 확신하는 이유가 있겠지?] 열린 문을 통해 침실의 침대 앞에 놓인 의자에 다리 꼬고 앉아서 거실 쪽을 보고 있다. 기절초괴지만 밝은 거실과 달리 침실에는 불이 켜져 있지 않아 어두워서 실루엣으로만 보인다.

사우; [아시다시피 무림맹 소맹주 위진천의 하나 밖에 없는 누이인 위상영은 오 년 전 과부가 되었습니다.]

기절초괴; [한창인 나이에 홀몸이 되었으니 욕구불만에 차있겠군.] 히죽 웃고

사우; [그러던 차에 일 년 전, 속하가 낙양에 들렀을 때 속하의 연극을 보러 왔었습니다.] [속하는 그때 의도적으로 그년과 눈을 맞춰두었습니다.] 긴장하지만 비굴한 미소

기절초괴; [섭혼술(攝魂術)을 걸었다?] 실루엣인 상태에서 눈 번뜩

사우; [속하가 자연스럽게 구사한 섭혼술에 걸렸으니 위가년은 지난 일 년 중 단 하루도 속하를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었을 것입니다.] 득의한 표정

기절초괴; [섭혼술을 써서 상사병에 걸리게 만들기도 하고...] [하여간 다른 건 몰라도 사우, 네놈의 계집 후리는 재주에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구나.] 웃고

사우; [감사합니다 가주님!] 고개 조아리며 비굴하게 웃고

사우; [신분이 신분인만큼 위가년의 신변에는 엄중한 경호가 펼쳐져 있습니다.] [그 때문에 납치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봐야만 합니다.]

사우; [철옹성에 살고 있는 그년을 잡으려면 제 발로 철옹성에서 빠져나오게 하는 수밖에...] 말할 때. + 기절초괴; [이런...] 웃으며 옆을 보고

사우; [혹시...] 목소리 낮추며 기절초괴가 보는 쪽의 창문을 본다

기절초괴; [준비해라. 네 손님 왔다.] ! 손을 젓고

끼익! 침실 문이 움직이고

사우는 서둘러 일어나고

! 닫히는 침실의 문

사우; (과연 가주님은 다르구나.) 거실의 의자에 앉고.

사우; (내 귀에는 이제야 인기척이 느껴지는데 미리 감지하셨다.) 책을 집어들고 읽는 시늉하고. 그 직후

[실례하겠어요.] 덜컥! 창문이 열리며 여자의 실루엣이 나타나고.

사우; (왔구나.) + [!] 놀라는 시늉하며 책을 떨구고. 직후

휘익! 바람처럼 안으로 날아드는 면사를 쓴 위상영

사우; [.,.. 소저는 뉘시오?] 겁에 질리는 표정

위상영; [놀라게 해드렸다면 죄송해요.] ! 얼굴에 쓰고 있던 면사를 떼어내고

위상영; [공자님께 긴히 여쭐 게 있어 방문하였으니 잠시 시간을 내주셨으면 하옵니다.] 공손하게 허리 숙이는데

사우; [죄송할 거 없소이다.] 히죽 웃고

위상영; (표변(표변(豹變)!) (분위기가 갑자기 일변했다!) 오싹! 사우를 보며 소름이 돋는 표정이 되고

사우; [시간이라면 얼마든지 있으니 진지한 대화를 나눠봅시다.] 포권하며 웃고

위상영; (위험한 인간이다! 가까이 해서는 안되는...) 뒷걸음질 칠 때

기절초괴; [향기가 좋구만!] ! 언제 나타났는지 위상영의 뒤에 나타나 손으로 위상영의 머리카락을 만지며 웃고. 냄새를 맡는 시늉하며. + 위상영; [!] 소름이 돋아 눈 치뜨는 표정이 되고

기절초괴; [몸에서 저절로 향기가 나는군.] [네년같은 체질이 바로 사내를 보는 족족 잡아먹는다는 천향음신(天香淫身)이야.] 코를 위상영의 목덜미에 대고 냄새를 맡고

위상영; (... 언제 나타나는지 알아차릴 수가 없었다!) 공포에 질리고

기절초괴; [시집 간지 불과 반년만에 과부가 되었다는 것도 이해가 간다.]

기절초괴; [남편이란 놈은 네년과 함께 있으면 단 한시도 쉬지 않고 달려들었을 테고...] [결국 마른 북어처럼 변해서 죽었겠지?] 혀로 목덜미를 핥기도 하고. 전율하는 위상영

위상영; (... 마치 본 것처럼 내가 과부가 된 내막을 알고 있어!) ! 겁에 질리고 놀라면서도 오른손을 왼쪽 소매에 넣고

기절초괴; [도저히 참을 수 없군. 소중한 인질이지만 써먹지 전에 맛을 좀 봐야겠어!] ! 허리를 끌어안고.

위상영; [... 죽어랏!] 스악! 수치심에 떨며 벼락같이 몸을 돌리면서 오른손을 휘두르는데 어느 틈에 비수를 한 자루 거꾸로 잡고 있다.

확 다가오는 기절초괴의 목덜미. 그곳으로 날아드는 비수

사우; [조심...] 기겁할 때

위상영; (죽였다!) ! 비수로 기절초괴의 목을 비수로 강하게 찌른다. 하지만

! 빠캉! 기절초괴의 목을 찌르는 순간 유리처럼 깨지는 위상영의 비수

사우; [!] 환호. 감탄

위상영; [!] + (강철도 자르는 내 비수가 유리처럼 깨지다니...) 경악하며 급히 뒤로 물러서려 하지만

기절초괴; [어림없다.] ! 한 팔로 위상영의 허리를 강하게 끌어안고. + 위상영; [!] 허리가 안기며 비명 지르고

기절초괴; [본좌의 호신강기를 깨트릴 수 있는 무기는 천하를 통틀어도 다섯 개가 되지 않아.] 두 팔로 위상영의 허리를 안으며 키스 하려 하고

위상영; [... 안돼!] 두 손으로 기절초괴를 밀면서 상체를 뒤로 젖히지만

기절초괴; [비싸게 굴지마셔! 처녀도 아닌 과부 주제에...] ! 그대로 위상영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덮어버리는 기절초괴

[!] 눈 치뜨며 필사적으로 기절초괴의 몸을 밀어내려 애쓰는 위상영. 하지만

눈을 지그시 감고 키스하는 기절초괴. 그러자

눈에서 초점이 사라지는 위상영.

기절초괴의 몸을 밀어내려던 위상영의 손이 떨리더니

스륵! ! 힘없이 늘어지는 위상영의 손.

눈도 풀려버리는 위상영

사우; (끝났군.) 웃고

<저 계집은 가주의 흡정대법(吸精大法)에 음기의 상당한 양을 빼앗겼을 것이다.> 기절초괴에게 안겨 축 늘어진 위상영을 배경으로 사우의 생각 나레이션

사우; (섭혼술까지 함께 구사했을 테니 이제 위가년은 가주의 꼭두각시가 될 것이다.) 생각할 때

! 이윽고 위상영의 입에서 자신의 입을 떼는 기절초괴

기절초괴; [역시 기가 막힌 계집이로구만. 입술을 맛본 것만으로도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니...] 눈에 초점이 풀린 채 축 늘어진 위상영을 내려다보며 웃고

사우; [살아있는 보물이라는 천향음신의 계집을 얻으신 것을 감축드리옵니다.]

기절초괴; [본심이 아닌 것 같은데?] [이년을 내게 빼앗겨 속이 쓰리지?] 사우에게 눈을 흘기고

사우; [... 아닙니다! 가주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이 속하의 기쁨입니다.] 억지로 비굴한 웃음을 흘리고

기절초괴; [그렇다 치고... 원래 계획했던 대로 위가장으로 편지를 보내라.] 위상영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기절초괴; [이 계집이 사창가에서 몸을 파는 걸 원치 않는다면 위가장으로 흘러든 마교의 그 물건을 내놓으라고...] 사악하게 웃는 사우의 얼굴 크로즈 업

 

#154>

<-무산(巫山)> 역시 깊은 밤. 하늘엔 역시 완전한 보름달이 떠있다.

신녀문의 폐허. 헌데 그 폐허 중간에서 무언가 빛난다

폐허 중앙에 높은 단상이 있다. 탑의 윗부분을 싹둑 자른 것 같은 모습. 그 중앙에 마법진이 그려져 있고 마법진 중앙에 누워있는 소녀의 몸이 밝게 빛난다.

크로즈 업. 잠옷 차림인 이진진이다.

츠으! 눈을 감고 있는 이진진의 몸이 빛나고.

사라라! 스스스! 달빛이 가루처럼 변해서 이진진의 몸으로 스며들어가고

스륵! 이진진의 몸이 무게 없는 깃털처럼 허공으로 조금 떠오른다.

 

근처의 높은 건물. 맨 윗층 창가에 서서 이진진을 보고 있는 두 여자. 바로 진삼낭과 운신장이다.

진삼낭; (신녀문의 월음천강대법(月陰天罡大法)...) 단상 위의 이진진을 보고

진삼낭; (보름달의 음기를 흡수한다는 저 술법을 수련하면 몸의 탁기(濁氣)가 모두 빠져나간다고 한다.)

진삼낭; (몸의 탁기가 완전히 빠져나가면 정신은 거울처럼 맑아지고 영혼은 납처럼 무거워진다고 했다.)

진삼낭; (그 상태가 되면 금천마장을 헤집고 들어가 혼천경을 꺼내올 수 있다고 하는데...) 문틀을 쥔 진삼낭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진삼낭; (실패할 경우 진진이도 신녀문의 역대 문주들처럼 금천마장 속에 영원히 갇히게 된다.)

진삼낭; (과연 진진이에게 그런 위험을 무릅쓰게 해야 하는지 아직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 소리없이 한숨 쉬고

그런 진삼낭을 곁눈질하는 운신장

운신장; (벌써 여섯 번째 보름을 맞이했으면서도 여전히 진진이의 안위에 대해 걱정하고 있구나.)

운신장; (물론 어머니로서 당연한 걱정이겠지만...)

운신장; (내가 보기에 진진이는 월음천강대법을 완전하게 성취할 재목이다.) (몸에 탁기가 너무 많아서 실패했던 나와는 달리...) 단상의 이진진을 보면서

운신장; (수련한지 불과 반 년 만에 월음천강대법의 완성을 눈앞에 둔 경우는 신녀문의 역사를 통틀어도 없었다.)

운신장; (그리고 일단 진진이가 월음천강대법만 완성하면 금천마장을 깨트리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진삼낭을 곁눈질하며

운신장; (물론 그걸 설명한다 해도 이()부인에게 위로가 되진 않겠지.) 소리없이 한숨을 쉬고

운신장; (그나저나 이부인은 비밀이 많은 분이다.) 다시 진삼낭을 곁눈질하며 생각하고

운신장; (의식적으로 자신의 신세내력을 말하지 않고 있다.)

운신장; (내게 뭔가 숨기는 게 있는 게 분명하지만 추궁하기도 그렇고...)

운신장; (바탕이 나쁜 여자는 아니니 굳이 출신내력까지 알아낼 필요는 없겠지.)

<지금은 오직 진진이가 월음천강대법을 완성하는 것을 돕는 데 집중해야한다.> 단상에 누워 온몸에서 빛을 내는 이진진의 모습 배경으로 운신장의 생각 나레이션

 

#155>

낙양. 아침.

번화가의 규모가 엄청 크고 웅장한 장원. 높은 담장으로 외부와 차단되어 있다. 정문은 굳게 닫혀있고. 문 밖에 무사들이 어쩐지 긴장한 표정으로 경비 서고 있고. 정문에는 <威家莊>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위가장(威家莊)> 위의 정문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전부 혀 물고 뒈져버려라!] 악을 쓰는 소리가 웅장한 건물 배경으로 터진다. 경비 서던 무사들과 오가던 하인 하녀들 공포에 질리고

섭비연; [상영이가 몰래 집을 빠져나가는 것도 몰랐다는 게 변명이 되느냐?] 무릎 꿇은 하녀와 무사들을 앞에 두고 분노하여 길길이 날뛰는 중년 여자. 손에 칼을 들었다. 나이는 40살 정도로 보인다. #1>에 나온 청풍의 엄마 섭아연과 닮았는데 좀 더 기승스러운 인상이다. 눈 꼬리가 올라가있다. 위진천과 위상영 남매의 엄마인 섭비연이다. 무림맹주인 섭장천의 조카이기도 하고. 위가장의 안주인이다. 옷이 아주 화려하다

섭비연; [대체 너희 년놈들에게 비싼 밥 먹이는 이유가 뭐라 생각하는 것이냐?] 악을 쓰는 배경으로 나레이션. <-위가장의 안주인 섭비연(葉飛燕)>

섭비연; [주인 하나 지키지 못하고... 밥값 못하는 버러지들은 살아있을 자격도 없다!] 칼을 허공에 대고 휘두르며 분노하여 치를 떠는 섭비연 뒤에는 중년 사내가 의자에 앉아 찡그리고 있다. 다른 작품의 위극겸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위극겸이고 위진천의 아버지다.

한숨 쉬는 위극겸. 배경으로 나레이션. <-위가장 장주 위극겸(威極兼)>

섭비연; [만일 상영이가 손톱만한 상처라도 입은 게 확인된다면...] 이를 부득 갈고

섭비연; [상영이의 경호와 시중을 담당했던 너희 년놈들은 남김없이 찢어죽이고 말겠다!] 이를 갈고. 무시무시한 살기

달달 떠는 무사와 하녀들. 하녀들 중에는 위상영의 유모도 있고

위극겸; (무림맹주 철면무제님의 조카 아니랄까봐...) (부인의 저 격렬한 성격은 나도 감당이 안된다.) 한숨 쉬고. 그때

[... 보고 드립니다!] 건물 입구에서 누가 외치고.

무사 한명이 두 손으로 편지를 든 채 서서 눈치를 보고 있다.

섭비연; [뭐냐?] 버럭

무사; [... 아가씨를 납치했다는 자가 보낸 편지가 개방(丐幇)의 거지를 통해 도착했습니다.] 눈치 보며

섭비연; [납치범이 보낸 편지?]

위극겸; [!] 눈 번뜩

무사; [개방의 거지는 어떤 사내로부터 열 냥의 은자와 함께 이 편지를 전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고 합니다.] 눈치 보며 두 손으로 편지를 내밀고

섭비연; [가져와라! 빨리!] 고함. 칼을 휘두르며. 하지만

위극겸; [내가 확인하겠소.] 손을 들고. 그러자

! 무사의 손에서 편지가 세차게 빠져나와서

! 위극겸의 손에 잡히는 편지

무사; (장주님의 격공섭물(隔空攝物) 능력이 이 정도였다니...) 놀라고

편지 봉투를 여는 위극겸

섭비연; [조심하세요 상공! 편지에 수작을 부렸을 수도 있어요.]

위극겸; [걱정마시오. 편지로 허튼 수작을 부린 것 같지 않으니...] 편지 봉투에서 접은 편지를 한 장 꺼내고. 다가오는 섭비연

편지를 읽으며 찡그리는 위극겸

섭비연; [무슨 내용인가요?] 궁금해 하는데

위극겸; [문 닫고 주위를 물려라.] 문간의 무사에게

무사; [예 장주님!] 대답하고. 이어

끼익! 밖에서 문을 닫고

덜컹! 문이 닫히며 외부와 차단되고

섭비연; [대체 편지에 무어라 적혀있기에 이목까지 차단하신 건가요?] 궁금

위극겸; [부인이 직접 확인하시오.] 편지를 내밀고

섭비연; [그러지요.] ! 칼을 바닥에 찍어 세우며 다른 손으로 편지를 받고

[!] 편지 읽으며 눈 부릅뜨는 섭비연

 

<곱게 키운 따님이 사창가에서 몸을 파는 신세가 되는 건 원치 않으리라 믿소. 위가장으로 흘러들어간 마교의 보물 구룡로(九龍爐)를 갖고 항주(杭州) 교외 전당강(錢塘江)으로 와서 따님을 교환해가시오.> 편지의 내용

 

섭비연; [... 구룡로!] 경악하고

섭비연; [마교의 보물이라는 그 물건이 정말 우리 위가장으로 흘러들어왔었나요?] 위극겸에게 묻고

위극겸; (입이 싸기는...) + [그런 적이 있소.] 끄덕이며 실내에 있는 무사들과 하녀들을 곁눈질하고

섭비연; [그럼... 그럼 뭘 망설이세요?] [당장 그걸 갖고 가서 상영이와 교환해오세요.] 안달하지만

위극겸; [구룡로는 그렇게 간단히 남에게 넘길 수 있는 물건이 아니오.] 찡그리며 고개를 젓고

섭비연; [그럼 어쩌자는 건가요? 우리 딸이 끔찍한 일을 당해도 어쩔 수 없다는 건가요?] 분노하고

위극겸; [상영이를 포기하자는 게 아니고...] 난감해 할 때. + 섭비연; [듣기 싫어요!] 악을 쓰며 말을 막고

섭비연; [가엾은 상영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나도 칵 죽어버리고 말 거예요.] 이를 갈며 눈물도 글썽이고

위극겸; (이 생각 없는 여자가...) 찡그릴 때

[진정해라 아가야.] ! 갑자기 위극겸의 뒤로 유령같이 나타나는 노인. 선비 스타일의 청수한 노인. 머리카락과 수염은 희지만 얼굴을 팽팽하다. 이 노인은 위극겸의 아버지인 위태무. 실제로는 번뇌마가의 가주 번뇌마야이지만 위태무로 표기.

섭비연; [아버님!] 급히 옷매무새 가다듬고. 그 앞에서 위극겸도 일어나고

위극겸; [어서 오십시오 아버지.] 고개 숙이고

섭비연; (저 양반이 어떻게 여기 나타났지? 문이 닫혀서 드나들 곳이 없는데...) 위태무의 눈치를 볼 때

위태무; [이야기는 오면서 들었다.] ! 위극겸이 옆으로 물러서 양보한 자리에 앉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위가장 전대 장주 위태무(威太武)>

위태무; [이번 일의 범인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위극겸; [소자의 소견으로는...] + 위태무; [잠깐 기다리거라.] 손을 들어 막고

위태무; [주변 정리부터 하고 대화를 나누도록 하자.] ! 손가락을 튕기고. 그러자

[!] [끄윽!] 눈을 까뒤집는 실내에 있던 하녀와 무사들. 벼락에라도 맞은 모습들이고

섭비연이 경악하며 돌아볼 때

털썩! 퍼억! 모두 숨이 끊겨 나뒹구는 하녀와 무사들

섭비연; (... 가공!) 전율

섭비연; (아버님의 무공이 손가락 한번 튕기는 것으로 수십명을 죽일 정도였다니...) 겁에 질려 위태무의 눈치를 보고

위태무; [오늘 본 건 입 밖으로 내지 말거라.] 놀라는 섭비연에게 웃고

섭비연; (... 위험해!) + [명심하겠사옵니다.] 겁에 질려 급히 고개 조아리고

위태무; [이제 말해 보거라.] 위극겸에게

위극겸; [상영이는 새송옥이라는 배우놈을 만날 목적으로 집을 몰래 빠져나간 후 실종되었습니다.]

위극겸; [그리고 소자가 급히 수하들을 풀었으나 새송옥이라는 놈은 이미 구주악극단에서도 모습을 감춘 후였습니다.]

위태무; [새송옥이라...]

위극겸; [정황상 그자는 암흑마가와 선이 닿아있는 게 분명합니다.]

위태무; [암흑마가라면 구룡로를 노릴 이유가 충분하지.] 끄덕이고

섭비연; [마교... 마교의 잔당들이 이번 일을 꾸몄단 말씀이시옵니까?]

위태무; [그런 것 같다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아가야.] 웃고

위태무; [무슨 일이 있어도 상영이를 구해오도록 하마.] 음산하게 웃는 얼굴 크로즈 업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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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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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앙! ! 가가강! 도끼, 갈쿠리, 톱니바퀴들이 섭장천의 몸을 강타한다. 하지만 그 직후

[!] [!] [!] 공격한 자세로 경악하는 지옥혈부, 백일살신, 환마루주. 허공에 몸이 떠있는 상태들이고

가가강! 카카캉! 세 사람의 무기는 쓰러져 있는 섭장천의 몸에 닿았지만 깊이 파고 들어가지 못하고 무언가에 저지당하고 있다.

<이럴 수가...> <천하오대극독중 하나인 부심지독(腐心之毒)에 중독당하고도 공력을 잃지 않다니...> <우리들의 공격이 섭장천의 호신지력(護身之力)에 막혔다!> 지옥혈부들이 경악하며 다급히 다시 허공으로 치솟으려 할 때

! 부악! 섭장천의 몸에서 죽순처럼 돋아나는 검의 형상들.

[!] [검벽신공(劍壁神功)!] [위험하다!] ! 투학! 경악하며 다급히 도로 날아오르려는 지옥혈부 일행, 하지만

번쩍! 투쾅! 일어나 앉는 섭장천의 몸에서 수많은 검의 형상들이 터져 나와 지옥혈부들을 휩쓴다

[!] [!] [!] 부악! ! 사력을 다해 방어벽을 일으키며 날아오르는 지옥혈부 일행. 팔로는 얼굴과 목을 가리며. 하지만

퍼퍽! ! 그자들의 방어벽을 그대로 뚫고 들어오는 검의 형상들

[크악!] [!] [!] 푸학! 퍼퍽! 몸이 여기저기 궤뚫리며 허공에서 퍼덕이며 비명 지르는 지옥혈부 일행. 그래도 치명상은 입지 않았다. 이어

퍼억! 콰당탕! 퍼억! 세 방향으로 나뒹구는 지옥혈부 일행

섭장천; [감히 아연이를 이용해서 노부를 함정에 빠트려?] 화르르! 온몸에서 연기를 뿜어내며 완전히 일서서고. 수많은 검의 형상도 몸에서 빠져나오고 있고

섭장천; [용서할 수 없다!] 온몸이 검의 형상으로 덮이며 이를 갈고. 머리에는 불이 붙었고 눈은 백열되어 마귀같은 형상이 된다.

[끄윽!] [지랄...] [명불허전이다! 부심지독에 중독된 상태에서도 우리 셋을 이 지경으로 만들다니...] 급히 일어나려 하지만 힘들어 비틀거리는 세 놈. 검의 형상에 궤뚫린 상처에서 피가 뿜어지고 있고

섭장천; [네놈들에게 죽어간 아이들의 숫자보다 열배씩 난도질 한 후 죽여주겠다.] 파츠츠츠! 온몸에서 일어나는 검의 형상이 더 많아지고.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려서 마귀같이 변한 채로

<... 이 정도였을 줄이야!> <이 늙은이가 고금제일검이라는 평판은 결코 과장된 게 아니었다!> <혈세사패의 패주들인 우리 능력으로도 맞설 수 없는 상대다!> 공포에 질리며 주춤거리는 지옥혈부 일행. 바로 그때

휘익! ! 두 개의 구슬이 섭장천의 앞으로 날아들고

섭장천; [벽력탄?] 눈 부릅 뜰 때

콰쾅! ! 강력한 폭발을 일으키는 두 개의 구슬. 연기와 불길이 섭장천을 뒤덮고

[벽력탄이라면 혹시...] [중독당한 상태라 호신강기도 많이 약해졌을 것이다.] [...] 기대하는 지옥혈부 일행. 하지만 그 직후

화악! 화르르! 흩어지는 연기와 불길. 그 안쪽에 사람 형상이 보인다

[설마!] [벽력탄도 통하지 않는 것인가?] [!] 백일살신과 환마루주의 경악

! 드러나는 폭발현장. 섭장천이 여전히 검의 형상에 뒤덮인 채 우뚝 서있고. 그 앞쪽으로 두 개의 구덩이가 생겼다. 벽력탄이 터진 흔적. 구덩이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고. 그 직후

[어머나! 정말 존경스럽네요!] 짝짝! 박수치는 소리가 들리고. 일제히 돌아보는 지옥혈부 일행

구미호리; [살과 뼈로 이루어진 인간이면서 벽력탄의 파괴력을 호신강기로 막는 게 가능했네요.] ! ! 박수치며 걸어오는 구미호리. 야한 차림인데 지옥혈부의 뒤쪽에서 다가온다. 돌아보는 지옥혈부

섭장천; [염라전(閻羅殿)으로 보낼 물건이 하나 더 늘었군!] 핏발이 선 눈으로 구미호리를 노려보고. 이어

섭장천; [자기소개를 해라! 그래야 염라대왕을 만났을 때 누굴 죽였는지 고할 수 있을 테니...]

구미호리; [그리하지요 섭노사!] 배시시 웃으며

구미호리; [신첩은 구미호리라고 해요. 쾌활림의 림주를 맡고 있답니다.] 절하는 시늉하며 말하고

섭장천; [쾌활림!] 눈 부릅

섭장천; [이제 보니 너희 년놈들은 근래 무림을 피로 물들이고 있다는 혈세사패의 수괴들이로었구나.]

지옥혈부; [그렇소. 후배가 바로 지옥갱의 갱주 지옥혈부요!] 두 손으로 도끼를 불끈 쥐며 고개 끄덕

백일살신; [백살파의 파주를 맡고 백일살신이오.] 지옥혈부 쪽으로 이동하며 말하고

환마루주; [본좌가 환마루의 루주, 환마루주요!] ! 역시 지옥혈부쪽으로 이동하며 포권하고. 그자의 몸 주위로는 네 개의 톱니바퀴가 저절로 돌아가고 있고

섭장천; [혈세사패! 혈세사패!] 이를 부득 갈면서 자기 앞쪽에 늘어서는 네 년놈들을 노려보고

섭장천; [구대천마의 잔당들이라면 저승 길동무로는 부족함이 없구나!]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리면서도 노려보고

<우리가 누군지 한 눈에 알아봤다!> <볼수록 대단하고 무서운 늙은이다!> 지옥혈부 일행이 놀라고

구미호리; [후배를 또 감탄하게 만드시는군요.] 교태롭게 웃고

구미호리; [하지만 죄송해서 어쩌죠? 저희들은 섭노사의 저승 길동무가 되어줄 생각이 없으니 말이에요.]

섭장천; [네놈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 ! 양손으로 특히 긴 검의 형상을 뽑아내 움켜쥐며 이를 갈고. 휘어져 있어서 검이라기보다는 칼의 형태다

섭장천; [하늘 아래 노부를 거역할 수 있는 인간은 없다!] 부악! 쩌억! 두 자루의 거대한 검의 형상을 지옥혈부등에게 휘두르려 한다.

<온다!> <조심해라!> <아차하면 죽는다!> 아연긴장하며 맞상대하려는 지옥혈부 일행. 하지만 바로 그 직후

덜컥! 양손으로 뽑아낸 검 형상으로 칼춤을 추려던 섭장천의 몸에 진동이 일어나고 눈을 부릅뜬다.

! 섭장천의 가슴 앞으로 삐져나온 빛으로 이루어진 창날.

지존; [처음 뵙겠소이다 검성!] 섭장천의 뒤에 서서 두 손으로 든 창을 찌르고 있는 지존. 이 창은 손잡이는 50센티 정도인데 그 끝에서 빛으로 이루어진 창날은 1.5미터쯤 된다. 이름은 멸신창. <무쌍일지>에 나온 <화염창>과 같은 것으로 묘사

[!] [휴우!] 안도하는 구미호리와 지옥혈부 일행

지옥혈부; (우리가 이목을 끈 덕분에 지존이 섭장천을 암습하는 데 성공했다.) 안도

섭장천; [... 지존이란 놈이냐?] 가슴이 궤뚫린 채 돌아보며 이를 갈고. 입과 코로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지존; [그렇소이다. 본좌가 바로 섭노사에게 편지를 보낸 장본인이외다.] 치치치! 내민 멸신창에 힘을 주자 멸신창의 창날이 하얗게 백열된다.

섭장천; [... 멸신창(滅神槍)!] 끄윽! 고통스러워하며 신음하고

츠츠츠! 그와 함께 섭장천의 몸을 덮고 있던 검의 형상들도 사라진다

지존; [역시 대단한 안목이시오. 수백 년 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던 멸신창을 알아보기도 하시고...] 웃고

지존; [이 창이 바로 환우십보(寰宇十寶) 중 하나이며 신도 죽일 수 있다는 멸신창이오!] 웃는데

화악! 웅크린 섭장천의 등에서 고슴도치같이 검의 형상들이 돋아난다

지존; [이크!] ! 멸신창을 급히 뽑으면서 뒤로 휙 물러나고. 멸신창이 뽑히는 섭장천의 등과 가슴에서 피가 뿜어지고

투쾅! 쩌억! 섭장천의 등에서 수십 개의 검의 형상이 터져 나와 미사일처럼 지존에게 날아간다.

구미호리; [조심...] 자기도 모르게 비명 지를 때

지존; [영차!] 휘릭! 물러서면서 앞으로 내민 멸신창을 빙글 돌린다. 창날 끝이 여러 개로 변해 원을 그리는 모습. 그러자

투콰콰쾅! 여러 개로 변해 원을 그리는 멸신창에 부딪힌 검의 형상들이 유리처럼 깨져 흩어진다

[!] [그러면 그렇지!] 안도하고 놀라는 구미호리 일행

섭장천; [!] ! 바닥에 앞으로 고꾸라지듯 주저앉으며 피를 토하는 섭장천

그런 섭장천의 가슴과 등에서 피가 뿜어지고 있고

<심장을 궤뚫렸다!> <저래서는 신선이 아닌 이상 살 수 없겠지.> <드디어 검성 섭장천을 잡았다!> 안도하는 지옥혈부 일행.

지존; [끝까지 후배를 실망시키지 않으시는구려 섭노사!] 섭장천의 검기를 깨트려서 막은 후 멸신창을 내리며 웃고. 섭장천은 돌아보고

지존; [중독되면 죽을 수밖에 없는 부심지독에 당하고 심장까지 궤뚫린 상태에서도 반격하실 줄은 몰랐소이다.]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리며 돌아보는 섭장천에게 말하고. 섭장천은 가슴과 등에서도 피가 뿜어지고 있다

섭장천; [네놈... 정체가 뭐냐?] 가슴의 상처를 누른 채 지존을 노려보고. 상처를 누른 손 사이로 피가 뿜어지고 있고

지존; [구대천마의 후손들인 혈세사패를 누가 종으로 부릴 수 있겠소?] 거만하게 웃고

굴육의 표정이 되는 지옥혈부 일행. 반면

섭장천; [... 신선부와 마귀동!] 눈 부릅 충격 받은 표정이 되고

섭장천; [네놈... 신선부(神仙府)나 마귀동(魔鬼洞) 출신이겠구나!]

지존; [궁금증을 해소하셨으면 이제 그만 아들 부부 곁으로 가도록 하시오.] ! 멸신창으로 겨누며 다가오고

동시에 섭장천의 뒤에서는 지옥혈부등이 반원형으로 포위하며 다가오고. 구미호리는 소매 속에서 긴 띠를 꺼내 채찍처럼 휘두른다.

지존; [본좌가 군림천하 하는 데 거의 유일한 장애물이 섭노사셨소.]

지존; [정면승부로도 이길 자신은 있었지만 완벽을 기하기 위해 함정을 파고 수하들을 부린 것이니 이해하시오.] 멸신창을 쳐들어 휘두르려 하고

지옥혈부등도 공격하려 하고. 바로 그때

섭장천; [지존... 네놈은 아마도 신선부 출신일 것이다.] 이를 부득 갈고

[!] 섭장천을 공격하려던 지존이 움찔하고

[!] [!] 지옥혈부들도 흠칫 할 때

섭장천; [군림천하하겠다?] 지직! 왼손이 벼락에 휘감기고

섭장천; [네놈 뜻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다!] ! 왼손을 들었다가 강하게 바닥을 치는 섭장천. 그러자

! 섭장천 주변의 바닥이 그대로 폭발해서 치솟으며 지존들의 시야를 가린다.

지존; [어딜!] ! 멸신창을 찌르고

부악! ! 지옥혈부등도 전력을 기울여 흙먼지 속의 섭장천을 공격한다. 지옥혈부의 도끼, 백일살신의 칼쿠리에서 내뻗치는 섬광, 흙먼지 속으로 날아드는 환마루주의 네 개의 톱니바퀴, 구미호리의 긴 띠라 무언가를 휘감아가고.

! 화악! 다섯 사람의 공격에 흙먼지가 사방으로 흩어진다. 하지만

[!] [!] 경악하는 지존 일행., 지옥혈부는 도끼를 내리찍은 자세

! 이미 섭장천이 앉아있던 현장에는 아무도 없다. 바닥만 박살나있고. 바닥에는 피가 뿌려져 있고.

<사라졌다!> <도저히 포위를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어떻게 우리들의 공격을 피한 것인가?> 지옥혈부등의 경악. 그 직후

후두둑! 바닥에 뿌려지는 피

지존; [위다!] 고개 젖히며 고함. 지옥혈부등도 일제히 올려다보고.

! 쐐애액! 탄도미사일처럼 수백미터를 치솟았다가 옆으로 날아가고 있는 섭장천

구미호리; [맙소사!]

백일살신; [... 인간이 어떻게 백여장이나 도약을...] 역시 경악

지존; [추격한다! 저 늙은이를 살려보내면 안된다!] 쐐액! 미사일처럼 날아가고

휘익! ! 지옥혈부등도 몸을 날린다

멀리 사라지는 섭장천. 그 뒤를 따라 날아가는 지옥혈부등 네 사람

곧 장내는 조용해지고. 한쪽에 쓰러져 있는 섭아연만 남는다. 직후

스스스! 섭아연 곁으로 나타나는 인물. 바로 위진천

섭아연을 내려다보는 위진천

다시 기절한 섭아연. 눈을 까뒤집고 입과 코로 거품을 물고 있다. 가슴 부분에 나비 문양이 보이고

위진천; [쯧쯧! 아버지도 참 냉혹하시단 말이지.] [이렇게 어여쁜 계집을 한번 이용하고 버리시기나 하고...] 혀를 차며 한쪽 무릎을 꿇는다. 오른손을 품속에 넣으면서

위진천; [예쁘기도 하지만 여러모로 쓸모가 있는 이 계집을 그냥 죽게 놔둘 수는 없지.] 품속에서 작은 병을 꺼내고

위진천; [섭아연! 섭아연!] ! 병 마개를 따고

위진천; [살려주는 대가로 너는 모든 것을 나 위진천에게 바쳐야만 한다.] 쪼르르! 섭아연의 입에 약병의 액체를 흘려 넣어주며

위진천; [충성은 물론 네 몸과 마음까지도...] 사악하게 웃는 위진천의 얼굴 크로즈 업

 

#20>

<-북경>

<-황금전장>

어느 화려한 건물. 벽초천의 집무실. 건물 주변에는 황금수라 십여 명이 지키고 있고. 지휘자는 귀견수. 엄중한 경비

 

[!] 놀라는 청풍. 뒤에는 벽세황이 서서 청풍의 눈치를 보고 있다.

벽초천; [청풍이 너도 짐작하고 있을 테니 솔직하게 말하겠다.] 서재 분위기의 집무실. 화려한 의자에 앉아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그 옆 조금 뒤쪽에는 우문술이 수수한 의자에 앉아있고. 커다란 책상을 사이에 두고 청풍이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자세로 서있다. 청풍 뒤쪽 조금 옆에는 벽세황이 청풍의 눈치를 보고 있다. 청풍과 벽세황은 뒷모습

벽초천; [세황이가 과거에 급제하는 것은 백년하청(百年河淸;황하가 맑아지기를 바람.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굴욕적인 표정이 되는 벽세황. 고개 떨구고

벽초천; [하지만 나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세황이를 관계(官界)에 들여보낼 생각이다.] 강렬한 표정으로 청풍을 보고

벽초천; [이에 대한 네 의향을 말해봐라.]

청풍; [장주님께서는 제가 소장주를 대신해서 과거를 보길 원하시는지요?] 신중한 표정으로 묻고

벽초천; [노사의 의견을 청풍이에게 말해주시오.] 대답 대신 우문술에게

우문술; [노부의 판단으로는...] 청풍의 눈치를 보며

우문술; [청풍이 너는 과거에 응시할 경우 향시는 물론 전시에서도 어렵지 않게 급제할 수 있을 것이다.]

대답하지 않은 청풍

우문술; [마침 한 달 안에 직례의 향시와 전시가 거푸 치러진다.] [남의 이목에 노출될 기간이 짧은 만큼 발각될 위험도 줄어들 것이다.]

청풍; [물론 그렇긴 하겠지만...] 난색을 표할 때 + 벽초천; [준비는 모두 해놓았다.] 끼어들고.

벽초천을 보는 청풍

벽초천; [청풍이 너는 그저 세황이의 요패(腰牌;신분증)를 지참하고 과거시험을 보기만 하면 된다.]

청풍; [말씀하신 대로 소장주의 요패를 지참하면 대리로 시험 보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무표정하게

청풍; [그러나 과연 뒤탈이 아예 없을런지요?]

우문술; (완곡하게 거절하는군.) 혀를 차고

벽초천; [뒤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고개 젓고

벽초천; [이미 향시와 전시의 감독관들 대부분을 포섭해놓았다.] [네가 대리로 응시를 한 사실은 절대 발각되지 않을 것이다.]

청풍; (엄청난 돈을 뿌려 감독관들을 매수해놓았다는 건데...) 생각하면서도 입 다물고 있는 청풍.

벽세황; (청풍이 놈 성격상 설득이 쉽지 않을 것이다.) 곁눈질로 청풍을 보고

벽세황; (하지만 거절할 경우 아버지가 청풍이를 그냥 두지는 않을 텐데...) 걱정하고

우문술; (제발 승낙해라 이놈아. 목숨이 걸린 일이다.) 역시 긴장. 주먹 꽉 쥐고. 그때

벽초천; [물론 아무런 대가도 없이 대리시험을 치라는 건 아니다.] 심각한 표정으로 몸을 앞으로 좀 세우고

벽세황; (역시 대리시험에 대한 보상을 생각해두셨군.) 안도

벽초천; [네가 세황이의 명의로 과거를 봐서 급제하면 너희 부자를 면천(免賤)시켜줄 뿐 아니라...] 말을 끊고.

여전히 대답이 없는 청풍. 그러자

벽초천; (어쩔 수 없군.) + [옥령이를 너와 짝지어주겠다.]

[!] [!] [!] 청풍, 벽세황, 우문술까지 모두 놀란다.

우문술; [장주!] 놀라며 말하지만

손을 들어 우문술의 말을 막으며 청풍을 보는 벽초천.

벽세황; (옥령이를 청풍이에게 시집보내시겠다니...) 놀라고

벽세황; (아버지가 제대로 작정을 하셨구나.) 긴장하며 청풍과 벽초천을 보고.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벽옥령의 사랑스러운 모습. 연무장가의 정자에 나란히 앉아 서로 손을 잡고 있던 모습

청풍; (장주님은 내가 옥령이와 몰래 정분을 키워왔음을 알고 있었구나.) 자기도 모르게 침 꿀꺽. 그때

벽초천; [어찌 하겠느냐?] 청풍을 노려보고

움찔! 하며 정신을 차리는 청풍.

청풍;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는 제안이다.) + [저는 그저 장주님의 분부를 따를 뿐입니다.] 허리 숙이며 말하고. 그러자

벽세황; [잘 생각했다!] ! 안도하며 청풍의 등을 두드리고

역시 안도하는 우문술. 반면

벽초천; [네가 제안을 받아들일 줄 알았다.] ! 무뚝뚝하게 말하며 세웠던 등을 다시 의자에 밀착시키고. 이어

벽초천; [향시가 며칠 앞이다. 돌아가서 준비를 해라.] 가라는 시늉

청풍; [예 장주님!] 포권하고.

이어 방문을 열고 나가는 청풍.

그런 청풍의 뒷모습을 노려보는 벽초천.

! 닫히는 문. 이제 방안에는 벽초천과 벽세황, 우문술만이 남는다

 

#21>

문을 닫고 방에서 나오는 청풍. 문 밖은 복도. 방문 밖에는 총관 이세창이 등지고 서있다가 돌아본다.

이세창에게 고개 조금 숙이며 지나가는 청풍. 심각한 표정

복도 저편으로 멀어지는 청풍. 그걸 뒤에서 보는 이세창

이세창; (종놈 주제에 황금전장의 사위가 된다?) 질투의 표정으로 청풍의 뒷모습을 노려보고

<하지만 그다지 기쁜 표정은 아니군.> 심각한 표정으로 걸어오는 청풍의 앞모습 배경으로 이세창의 생각 나레이션

이세창; (하긴 과거를 대신 보는 대가로 황금전장의 사위가 되는 게 마냥 기쁜 일만은 아니겠지.) 비웃고

이세창; (평생 짊어지고 살아야할 비밀의 무게도 엄청날 테고...) 음침한 얼굴.

 

#22>

다시 방안. 찡그리며 생각에 잠긴 벽초천. 눈치를 보는 벽세황과 우문술.

벽세황; (아버지의 심사가 복잡하신 게 느껴진다.) 눈치 보고

벽세황; (애지중지 길러온 옥령이를 종놈에게 내주는 게 마뜩하실 리 없지.) + [죄송합니다 아버지.]

벽세황; [소자가 못나서 이런 심려를...] + 벽초천; [알면 되었다.] 무뚝뚝하게 말해서 벽세황의 말을 끊고

벽초천; [오늘 일은 절대 비밀로 하고...] [청풍이의 신분이 노출될 수도 있으니 너는 당분간 바깥출입을 하지 마라.]

볏세황; [명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벽초천; (옥령이를 청풍이 놈 따위와 짝지어 주어야하는 게 쓰리긴 하지만 이미 쏘아 보낸 화살이다.) 의자에 몸을 묻은 채 생각하고

<옥령이를 이용해서 청풍이로 하여금 대리시험을 치게 한 것은 최고의 투자가 될 것이다.> 서재 내부의 모습을 배경으로 벽초천의 생각 나레이션

 

#23>

황금전장 내의 청풍의 거처. 주변에는 하녀들이 오가고. 아이들이 뛰어논다.

청풍과 타노의 방. 밖에서 본 모습

 

[!] 찡그리는 타노. 청풍과 마주 앉아있다. 전보다 머리가 좀 더 희어졌을 뿐 외양은 큰 변화가 없다.

청풍; [그 자리에서 바로 대답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아버지께 허락을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눈치 보며 말하고.

청풍; [이토록 심각한 사안을 저 혼자 결정한 것을 용서하여주십시오.] 고개 숙이고

타노; [장주는 세상 그 누구보다도 셈이 확실한 분이다.]

타노; [그런 장주가 아무런 대가도 없이 대리시험을 치라고 하진 않았겠지?] 청풍을 지긋이 보며

청풍; [우리 부자를 면천시켜주겠다고 하셨고...] 눈치 보며 말하고

말없이 대답을 듣는 타노

청풍; [옥령아가씨를 소자에게 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얼굴 좀 붉어진 채 말하고

타노; [옥령아가씨와 짝을 지어주겠다?] 놀라고

청풍; [...] 눈치 보며 대답

타노; (대쪽같은 성격인 이놈이 대리시험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가 있었군.) 쓴웃음을 지으며 청풍을 보고

타노; [보상으로 장중주(掌中珠)까지 내놓은 걸 보면 장주의 결의가 어떠한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심각한 표정을 쉬고

타노; [그러니 이제 와서 돌이킬 수는 없는 일...] [소장주 대신 과거를 보도록 해라.] 고개 끄덕이고

청풍;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도하며 고개를 숙이고

타노; [다만 한 가지는 명심해라.] 엄숙

청풍; [세이경청 하겠습니다.]

타노; [향시와 전시 모두에서 절대 두각을 나타내면 안된다.] [주목을 끌게 되면 자칫 네가 대리로 응시한 게 들통 날 수도 있다.]

청풍; [...]

타노; [이등 급제인 방안(榜眼)나 삼등 급제인 탐화(探花)라면 모르지만 절대 장원(壯元)으로 급제하면 안된다.]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타노; (무슨 일이 있어도 황실과는 관계를 맺지 않게 하려고 했는데...) 고개 숙인 청풍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이가 잠깐이나마 황실에 돌아가는 건 운명처럼 느껴지는구나.> 방안의 모습. 무어라 대화 나누는 청풍과 타노의 모습 배경으로 타노의 생각 나레이션

 

#24>

황금전장의 후원. 여자 무사들이 지키는 화려한 건물. 벽초천의 아내 마은혜의 거처다

 

마은혜; [무슨...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상공?] 경악하며 의자에서 일어나려는 자세. 거실에서 원형의 탁자를 사이에 두고 벽초천과 마주 앉아 있다가 놀란 모습이다. 방안에는 두 부부만 있고. 탁자에는 다과가 차려져 있다.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벽초천의 본처 마은혜(馬恩惠)>

마은혜; [왕후장상에게 시집보내도 아까운 우리 옥령이를 종놈에게 주겠다구요?] [어떻게 그런 결정을 하실 수 있어요?] 분노해서 벌떡 일어난다.

벽초천; [진정하고 내 말을 마저 들으시오 부인.] 한숨

마은혜; [진정 못하겠어요.] 악을 쓰고

마은혜; [하나뿐인 딸을 종놈에게 시집보내다니... 신첩은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어요.] 치를 떨지만

벽초천; [부인은 지난달에 있었던 세황이의 혼담 건을 벌써 잊은 거요?]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고

[!] 움찔! 하며 입을 다무는 마은혜.

벽초천; [상서(尙書;장관)도 아니고 일개 시랑(侍郞;부장관) 따위가 우리 황금전장의 혼담을 거절했었소.] 분노

벽초천; [그것도 천한 백정의 후손 따위에게 줄 딸은 없다는 폭언까지 하면서...] 이를 부득 갈며

! 입술 깨물며 다시 의자에 앉는 마은혜

벽초천; [천하삼대 부호가문중 하나이니 뭐니 거들먹거려봐야 아무런 소용도 없소.] 한숨을 쉬고

벽초천; [우리 집안은 여전히 권문세족들에게는 백정의 후손으로 멸시받고 있는 게 현실인 것이오.]

마은혜; [내세울 건 족보밖에 없는 버러지들이 감히...] 이를 바득 갈고

벽초천; [우리 후손들이 더 이상 수모를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든 세황이를 관계에 들여보내야만 하오.] 진지하게

벽초천; [그것도 음서(蔭敍;고관의 자손을 관리로 채용함)나 매관(賣官;돈이나 재물로 벼슬을 삼)이 아니라 정정당당하게 과거를 통해서!]

마은혜; [돈으로 벼슬을 사봐야 지금까지처럼 멸시를 받겠지요.] 납득하고

벽초천; [다행히 우리 집안의 종놈 중 하나가 천고의 기재인 게 확인되었소.]

벽초천; [한림학사 출신인 우문노인의 평가를 빌자면 청풍이놈이 실력은 장원급제도 문제가 안될 정도라고 하오.]

마은혜; [신첩도 그렇다고 들었어요.] 끄덕

벽초천; [이런 천재일우의 기회를 어찌 놓칠 수 있겠소?] [청풍이 놈을 이용하면 세황이가 단번에 관계의 중추로 진입할 수 있는데...] 설득하고

마은혜; [알았어요!] 한숨 쉬고

마은혜; [정말 아깝고 아깝지만... 옥령이를 청풍이와 짝 지어주도록 하지요.]

벽초천; [잘 생각했소 부인!] 안도하고

벽초천; [포전인옥(抛塼引玉;벽돌을 던져 옥을 얻음. 작은 대가를 치루고 큰 이익을 얻음.)이오.]

벽초천; [딸 하나 희생해서 우리 집안을 명문가로 세울 수 있을 테니 결코 밑지는 장사는 아닌 것이오.] 강렬한 표정

 

#25>

[!] 두 손으로 입을 가리며 눈 치뜨는 벽옥령. 벽옥령은 벽초천과 마은혜 부부가 대화를 나누는 방 밖의 복도에 서있다. 바로 문 밖

<알았어요 상공! 정말 아깝고 아깝지만... 옥령이를 청풍이와 짝 지어주도록 하지요.> 마은혜가 문 안쪽에서 하는 말이 들린다.

벽옥령; (... 아버지와 어머니가 나를 청풍오빠에게 시집을 보내시기로 하시다니...) 좋아 죽으려 하고

벽옥령; (고맙습니다 천지신명! 이 은혜, 결코 잊지 않겠어요.) 하늘에 대고 기도하는 자세로 황홀한 표정

 

#26>

깊은 밤. 황금전장

외진 곳의 정원. 중앙에 정자가 있고. 월동문이 있는 높은 담장으로 둘러쳐진 곳이다.

정자 앞에서 서성이고 있는 청풍. 뒷짐 진 손에는 편지가 한 장 들려있고

<삼경에 늘 만나던 곳으로 갈게.> 편지의 내용을 떠올리는 청풍

청풍; (옥령이가 심복 하녀를 통해서 편지를 몰래 전하는 건 늘 있던 일이지만...) 좀 설레는 표정이 되고

청풍; (어째 오늘밤에 보자고 한 건 평범하게 느껴지지가 않는구나.) 생각할 때

타탁! 누군가 달려오는 소리가 들리고. 돌아보는 청풍. 월동문 쪽이다.

월동문으로 다람쥐처럼 달려 들어오는 벽옥령. 상기 된 표정

청풍; [옥령아.] 반색하며 마중 나가고

청풍; [오늘은 또 무슨 일로 날 보자고...] 말하다가 놀라고. + 벽옥령; [오빠!] 와락! 그대로 달려들어서 청풍을 끌어안는다. 청풍도 엉겁결에 마주 끌어안고

벽옥령; [들었어! 나도 들었어.] 청풍의 품에 안겨 몸부림치고

청풍; (소장주 대신 과거를 보는 대가로 자기를 나와 짝 지어주겠다고 한 얘기를 들었구나.) 깨닫고 쓰다듬고

벽옥령; [아직도...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아. 아버지가 나와 오빠 사이를 허락하시다니...] 눈물 글썽이며 청풍의 품에 안겨서 떨고

청풍; [너무 좋아하진 마라.] [내가 네 오빠 대신 과거 시험을 봐서 급제를 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있으니...]

벽옥령; [싫어! 나 마음껏 좋아할 거야.] 고개 들며 응석 부리고

벽옥령; [오빠에게 과거 급제 따위는 일도 아니라는 거 잘 알고 있어.] 청풍의 허리를 마주 끌어안으며 할딱이고

청풍; [우문노사가 장담을 하시긴 했다.] 내려다보고

청풍; [하지만 세상일이란 게 결과가 나와 봐야...] + [!] 눈 치뜨며 기겁하고. 벽옥령이 갑자기 와락 목에 매달리며 입을 맞춘다.

청풍; [... 옥령아!] 당황하며 벽옥령을 떼어놓으려 하지만

벽옥령; [가만... 가만있어 오빠!] 청풍의 목을 필사적으로 끌어안으며 입을 맞추고

청풍; (거부할 수가 없다.) 혼망가며 마주 끌어안고

<우리는 결국 이렇게 될 사이였던 것이다.> 열렬히 키스하는 두 사람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헌데

 

월동문 밖에 인기척이 있고

월동문 밖에 숨어서 안으로 보는 이세창

정자 앞에서 끌어안고 키스하는 청풍과 벽옥령의 모습이 보이고

이세창; (우라질...) 입술 깨물고. 주먹 불끈

이세창;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고 기대를 했다.)

<장주의 고명딸 옥령이를 차지하면 나 이세창이 황금전장의 주인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청풍과 열렬히 키스하는 벽옥령의 모습 배경으로

이세창; (하지만 이제는 그 기대가 백일몽이었다는 게 확인이 되었다.) 일술 깨물고

이세창; (청풍이 놈이 소장주를 대신해서 과거에 급제하면 옥령이는 완전히 내가 손을 댈 수 없는 존재가 되겠지.) 돌아서고

이세창; (허튼 기대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입맛은 쓰구나.) 월동문을 등지고 걸어가며 이를 부득 가는 이세창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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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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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북경>

<-황금전장> 여전히 북적

 

벽세황; [고금제일검?] 놀라는 표정. 이때의 나이는 19. 건장하고 오만한 인상의 청년이 되어 있다. 정자에 앉아서 차를 마시다가 누군가에게 묻는다.

풍뢰검왕; [그렇게까지 불리는 인물이 당금 무림에 존재한다네.] 역시 차를 마시며 끄덕인다. 풍뢰검왕은 도사 복장의 검객. 캐릭터는 196 참조. 한 두 번 나올 조연. 노인이고 상당한 고수다. 무기는 검이고

사방이 담장으로 둘러싸인 연무장. 연무장 한쪽에 자리한 정자에는 벽세황과 청풍과 풍뢰검왕이 둘러앉아 차를 마시고 있다. 벽세황이 검법 연습을 하다가 쉬는 중이고. 벽세황 앞의 탁자에는 검이 한 자루 얹혀져 있다. 풍뢰검왕은 자기 검을 차고 있고. 청풍의 나이는 이때 17. 이제 완연히 청년 분위기가 난다. 여전히 체격은 호리호리하다. 키는 보통 이상으로 크다.

벽세황; [놀랍소이다 사부!] [우리가 고금제일의 검객과 같은 시대에 살고 있다니...] 흥분하며 찻잔을 내려놓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소장주 벽세황 19>

청풍; (그 인물을 말하는 거겠지.) 누군지 짐작한 표정으로 차를 마시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이청풍 17>

벽세황; [그래서 고금제일검이 누군지 어서 말씀해주시오 사부!]

풍뢰검왕; [검성(劍聖), 또는 절대검성(絶代劍聖)으로 불리는 인물일세.] 대답하는 배경으로 나레이션. <-화산파 장로 풍뢰검왕(風雷劍王)>

벽세황; [절대검성!] [이름만으로도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지 짐작이 갑니다.] 흥분한 표정으로

벽세황; [헌데 그토록 대단한 인물의 존재를 제자는 어째서 지금까지 몰랐을까요?]

풍뢰검왕; [이유는 검성께서 이미 삼십여 년 전에 은퇴를 했기 때문일세.] [그래서 요즘 젊은 세대는 검성에 대해 거의 모르고 있지.]

청풍; (다만 나는 장경각에 남겨진 기록으로 그 이름을 알고 있었다.)

벽세황; [오래 전에 은퇴한 인물이었군요.] 아쉬운 표정

벽세황; [만일 아직까지 활동하고 있었다면 아버지를 졸라서 사부로 초빙해봤을 텐데...] 입맛 다시고.

청풍; (이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는 돈이면 뭐든지 된다고 생각하고 있구나.) 쓴웃음을 짓고

풍뢰검왕; [검성의 지도를 받을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큰 행운이 없겠지.] 역시 쓴웃음을 짓고

풍뢰검왕; [검성을 잠깐 만나 가르침을 받은 것만으로도 무공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니...]

벽세황; [은퇴를 했다고 하셨는데... 어딜 가면 검성을 만날 수 있습니까?]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풍뢰검왕; [그분의 소재는 아무도 모른다네.] 고개 젓고

풍뢰검왕; [강호의 은원에서 벗어나기 위해 은퇴를 한 것이라 철저하게 종적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지.]

벽세황; [정말 아쉽습니다.] 입맛 다시고

벽세황; [어디 있는지 알기만 하면 기필코 검성을 사부로 모셔올 수 있었을 겁니다.] 아쉬워하고

이하 나레이션

 

<-검성 섭장천(葉長天)! 일갑자 전부터 천하무적의 위업을 유지해온 절대고수다. 사문이 어딘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섭장천과 맞서 삼초(三招)를 견딘 인물이 없다.> 다른 작품의 철면무제 섭장천 캐릭터의 인물이 검을 늘어트리고 있고. 그 앞에 수많은 사람들이 검을 겨누며 두려움에 떨고 있다.

<절대삼검(絶代三劍)으로 알려진 섭장천의 검법은 신묘하면서도 막강하여 고금의 어떤 검법도 비견되지 못한다고 한다.> 위 장면의 연속. 무릎을 꿇고 머리 조아리는 사람들의 모습. 모두 피를 토하고 있고. 섭장천은 검으로 그들을 겨누고 있다.

 

청풍; (내가 읽은 기록대로라면 검성은 이미 검이 필요 없는 무검(無劍), 살기로 적을 살상할 수 있는 심검(心劍)의 경지에 이르렀을 것이다.)

청풍; (그토록 대단한 인물이라면 나도 한 번 만나보고 싶구나.)

풍뢰검왕; [비록 은퇴하셨지만 검성이란 존재 때문에 지난 삼십여 년간 무림은 평화를 유지해올 수 있었다네.]

벽세황; [어떤 야심가라도 검성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겠습니다.]

풍뢰검왕; [그래서 소소한 다툼은 있었어도 대량의 유혈사태를 일으키는 충돌은 없었네만...] 말끝을 흐리고

벽세황; [최근에는 그렇지 않다는 겁니까?] 눈 번뜩

풍뢰검왕; [혈세사패라는 이름은 들어봤는가?] 청풍과 벽세황을 번갈아 보며

벽세황; [사부님도 아시다시피 아버지는 제가 무림의 은원에 엮이는 걸 금해오셨습니다.] 고개 젓고

벽세황; [그래서 강호의 정세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풍뢰검왕; [황금전장을 이어야하는 소장주가 굳이 무림과 깊이 엮일 필요는 없겠지.] 끄덕이고. 이어

벽세황; [혈세사패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풍뢰검왕; [지옥갱! 백살파! 환마루! 쾌활림!] [몇년전부터 돌연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정체불명의 세력들을 혈세사패라 부른다네.]

벽세황; [혈세사패라는 이름만으로도 그자들이 좋은 인간들은 아님을 알 수 있겠습니다.] 눈 번뜩이고

풍뢰검왕; [결코 좋은 인간들이 아니지!]

풍뢰검왕; [그자들은 일단 시비가 붙으면 상대 세력을 기필코 몰살을 시켜오는 것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어.]

풍뢰검왕; [지난 몇 년간 혈세사패에게 멸문지화를 당한 문파나 가문이 백 개를 훌쩍 넘길 정도지.]

벽세황; [저런 악독한 놈들이 있나?] 분노

청풍도 미간을 모으고

벽세황; [검성이야 은퇴했으니 그렇다 치고..] [관부나 무림의 명문대파들은 왜 혈세사패의 만행을 보고만 있는 것입니까?]

풍뢰검왕; [관부는 무림의 일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있기 때문이고...]

풍뢰검왕; [우리 화산파를 비롯한 구대문파에게는 말 못할 사정이 있다네.] 한숨

청풍; (구대문파에 외부에는 알려지지 않은 변고가 생긴 모양이로구나.) 눈 번뜩

벽세황; [사부님이 보시기에 지금의 제 무공은 어느 정도입니까?]

풍뢰검왕; [소장주의 무공 수준이라...] 난감하고

벽세황; [제자는 철이 든 이래 무수한 영약을 먹었고 또 사부님처럼 뛰어난 기인명숙들을 초빙해서 무공을 배워왔습니다.]

벽세황; [최소한 제자의 지금 무공수준은 무림을 통틀어도 서열 백위 안에 들지 않을런지요?] 으쓱

청풍; (소장주의 저 근거 없는 자존망대(自尊妄大;잘난 체)...) 쓴웃음

풍뢰검왕; [무림에서의 서열을 메긴다는 건 난감하고도 허망한 일이네만...] 쓴웃음

풍뢰검왕; [화산파의 장로이기도 한 노부조차 무림 서열 백 위 안에 든다고는 장담하지 못한다네.]

벽세황; [그렇습니까?] 실망한 표정

청풍; (이번에 소장주가 사부로 초빙한 풍뢰검왕은 무공 실력을 떠나 솔직한 성격이어서 존경할만한 분이다.) 끄덕이며 풍뢰검왕을 보고

풍뢰검왕; [무림 서열 백위 안에 들고 싶은가?] [그럼 먼저 노부를 검법으로 이겨야할 걸세.] 웃고

청풍; (소장주를 도발하여 의욕을 고취시키기도 하고...) 웃고

벽세황; [좋습니다!] 벌떡 일어나고. 앞에 놓여있던 검을 잡고

벽세황; [잠시 쉬었으니 다시 한 수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검을 잡고 정자에서 연무장으로 나가고. 풍뢰검왕도 찻잔을 내려놓고 일어나고

풍뢰검왕; [자네는 무공을 배워볼 생각이 없는가?] 청풍의 옆을 지나가며 묻고

청풍; [노사께서 보시다시피 저는 무공 수련에는 적합하지 않은 약골인지라...] 웃으며 고개 젓고

풍뢰검왕; [약골이라...] 쓴웃음 지으며 지나가고

풍뢰검왕; [아쉽구먼. 아쉬워.] 혀를 차며 정자에서 나간다.

청풍; (내가 일부러 무공을 익히지 않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구나.) 생각할 때

연무장 가운데에서 마주 서며 서로 검을 겨누는 풍뢰검왕과 벽세황. 이어

벽세황; [차핫!] 도약하며 검을 휘두른다

마주 검을 내밀어 막는 풍뢰검왕

! 카캉! 날고 뛰며 풍뢰검왕을 공격하는 벽세황. 사납고 격렬한 기세. 하지만

여유있게 벽세황의 공격을 막는 풍뢰검왕

청풍; (아버지가 말씀하신 대로다.) 차를 마시며 그걸 보고

청풍; (소장주는 글공부보다 무공 수련을 더 좋아하고 재주도 있지만...)

<무공을 배우는 재주도 아주 특출 난 게 아니다.> 벽세황이 풍뢰검왕을 공격하는 것을 배경으로

쓴웃음

청풍; (글공부도 무공도 아니면 일찌감치 장사 기술이나 익히는 게 최선인데...) 쓴웃음 지으며 차를 마시고. 시선은 연무장을 향한 채

청풍; (장주님의 욕심 때문에 소장주의 인생도 참 피곤하구나.)

벽옥령; [청풍오빠가 보기에도 세황오빠의 검법은 영 아니지?] 갑자기 청풍의 옆에서 속삭이는 벽옥령. 뒷짐 짚고 몸을 앞으로 숙여서 청풍의 귀에 대고 말하며 연무장을 보고 있다. 이때 벽옥령의 나이는 16.

청풍; [아가씨!] 고개 조금 돌리며 찻잔을 내려놓고

벽옥령; [또 아가씨래!] 눈 흘기며 청풍의 옆 자리에 앉고. 의자를 청풍의 옆으로 붙인다. 배경으로 나레이션. <-벽옥령 십육세>

벽옥령; [단 둘이 있을 때는 이름을 부르기로 약속했잖아.] 옆으로 옮긴 의자에 앉아서 눈 흘기고

청풍; [미안하다.] 억지로 웃고

청풍; (무공 수련의 자질은 아가씨... 옥령이가 타고 났다.) 자기 옆에 붙어 앉는 벽옥령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 (나 정도는 아니어도 아무리 어려운 것도 쉽게 쉽게 익혀내는 재주를 지녔다.)

청풍; (만일 무공 연마에 전념하면 옥령이야말로 스무 살 전에 무림 백대고수 안에 들 가능성이 있다.) 생각할 때

벽옥령; [솔직하게 말해봐.] 앞을 보며

벽옥령; [세황오빠 영 아니지?] 청풍과 바짝 붙어 앉아서 앞을 보며 한숨 쉬고

청풍; [네 오빠는 황금전장의 후계자다.] [무공이 호신술 수준에만 이르러도 충분해.] 우회적으로 말하고

벽옥령; [결국 세황 오빠는 학문도 무공도 적성이 아니라는 얘기네.] 한숨 쉬고

청풍; [대신 셈이 빠르고 수완이 좋으니 황금전장을 물려받는 데는 큰 문제없을 것이다.]

벽옥령; [아버지도 그걸 인정하고 받아들이셨으면 좋겠는데...] 한숨

청풍; [머잖아 장주님도 깨닫는 게 있으실 것이다.] ! 은근히 손을 잡고

움찔! 하는 벽옥령

벽옥령; [... 그렇겠지?] 얼굴 붉히며 억지로 웃고. 시선을 앞으로 향한 채

청풍; (이러면 안된다는 거 알지만...) 곁눈질로 그런 벽옥령의 옆 얼굴을 보고

청풍; (자랄수록 예뻐지는 옥령이에게 마음이 기우는 걸 어쩔 수가 없다.) 소리없이 한숨 쉬고

청풍; (글공부 때문에 내원을 드나들다 보니 이 말괄량이를 자주 보게 되었고...)

<결국 일 년 전 이 말괄량이로부터 좋아한다는 고백을 듣고 몰래 사귀게 되었다.> 건물 뒤의 구석 진 곳에서 청풍의 품에 안겨 좋아하는 15살쯤의 벽옥령. 청풍도 당황하지만 벽옥령을 끌어안고

청풍; (주인집 고명딸과 종...) (우리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인데...) 벽옥령의 손을 잡고 연무장을 보며 한숨

<뻔한 결말이 보이는 데도 걷잡을 수 없이 서로에게 끌리는 마음을 어찌 할 수가 없구나.> 정자안의 광경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헌데

 

#16>

연무장 근처의 높은 건물. 맨 꼭대기 창가에 누군가 서서 원통형 망원경으로 연무장을 보고 있다. 벽초천이다.

벽초천이 보고 있는 망원경에 잡히는 장면. 정자 안에 나란히 앉아있는 청풍과 벽옥령의 모습이다.

서로 잡고 있는 손이 크로즈 업 되고

벽초천; [...] 뭔가 생각하며 망원경을 내리고. 불쾌한 표정이고. 그때

[솔직하게 말씀을 드리겠소이다 장주.] 뒤에서 들리는 음성. 돌아보는 벽초천

우문술; [소장주의 지금 수준으로는 도저히 과거에 응시할 수 없소이다.] 탁자에 앉아서 종이 뭉치에 적인 글을 읽으며 한숨 쉬는 노인. 전형적인 서생. 캐릭터는 186. 좀 더 마른 것으로 묘사. 황금전장 장경각 총사서 우문노인이다. 본명은 우문술.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장경각 총사서 우문술(宇文述)>

우문술; [문장이 장황하고 서술이 화려하기만 할뿐 일관성과 논리는 찾아볼 수가 없소이다.] ! 종이 뭉치를 내려놓고. 다른 종이뭉치도 탁자에 있다.

벽초천; [지금 세황이의 수준은 어느 정도요?]

우문술; [전시(殿試;황제 앞에서 치루는 과거)는 언감생심이고...] [향시(鄕試;지방에서 치르는 예비 과거)도 통과할 가능성이 거의 없소이다.] 고개 젓고

우문술; [아주 외진 변방에서 치르는 향시라면 어찌 어찌 급제할 수도 있겠지만...] 말 꼬리 흐리고

벽초천; [그건 아니 되오.] 고개 강하게 젓고

벽초천; [세황이는 반드시 직례(直隷; 황실이 직접 관할함)에서 급제해야만 하오.] [그래야 우리 황금전장이 명문가로 발돋음 할 수 있소.] 주먹으로 탁자를 치며 말하고

난감한 우문술

벽초천; [우리 황금전장은 삼대에 걸쳐 부를 쌓아 천하삼대 부호가문으로 꼽히게 되었소.] 자부심에 찬 표정

벽초천; [하지만 원래 천한 신분이었던 탓에 명문거족들에게는 홀대와 멸시를 당하고 있는 게 현실이오.] 치욕을 느끼는 표정

벽초천; [당연히 유서 깊은 가문과는 혼인도 불가하고...] [이런 수모에서 벗어나려면 세황이가 보란 듯이 과거에 급제하는 수밖에 길이 없소.] 주먹 불끈

우문술; [노부도 소장주를 가일층 혹독하게 가르치겠으나...] 자신 없는 표정으로 말 꼬리를 흐리고. 그때

다른 종이뭉치를 흘낏 보는 벽초천

벽초천; [청풍이놈의 답안지는 어떻소이까?]

우문술; [청풍이야 더 말할 것도 없소이다.] 종이 뭉치를 집어들고

우문술; [그놈에게는 향시가 아니라 전시의 시험문제를 주었는데...] [지난번 전시에서 장원급제한 놈의 답안도 이 정도 수준은 아니었소이다.]

벽초천; [그렇소?] 눈 번뜩

우문술; [출신이 천해서 그렇지 청풍이는 과거에 응시하기만 하면 장원급제가 당연한 수준이오.] 감탄하며 종이뭉치의 글을 읽고

벽초천; (응시만 하면 장원급제라...) 뭔가 생각하는 벽초천.

 

#17>

경치 좋은 산.

휘익! 그 산을 날아가는 노인. 바로 검성 섭장천. 여전히 점쟁이 차림

섭장천의 손에는 편지가 한통 구겨진 채 들려있다.

<검성 섭장천노사에게 문안 인사 올리겠소이다.> 날아가는 섭장천의 모습 배경으로 편지의 내용 나레이션

<섭노사의 외아들 섭무궁(葉無窮)의 거처가 천주산(天柱山) 은일곡(隱逸谷)에 있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게 되었소이다. 그리하여 조만간 인사하러 갈 예정이라 부친이신 섭노사께 미리 통보하게 되었소이다. -지존(至尊)> 편지의 내용

섭장천; (노부는 명성이 높아진 만큼 원수도 많이 생겼다.) 심각한 표정으로 날아가고

섭장천; (노부야 칼날 위의 인생이라 언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만...) (어렵게 얻은 아들 무궁이의 안위에 대해서는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었다.)

섭장천; (그리하여 세상과 떨어진 은일곡에 무궁이의 거처를 마련해주었고... 노부는 세상의 이목을 피하기 위해 은퇴를 했었다.)

섭장천; (그후 무궁이는 짝을 만나 딸까지 하나 얻고 행복하게 살아왔거늘...) 초조한 표정이고

섭장천; (지존이라는 놈이 은일곡의 존재를 알아차린 것이다.)

섭장천; (필경 노부에게 원한이 있는 자일 텐데...) (부디 노부가 도착할 때까지 별일 없기를 바랄 뿐이다.) 쐐액! 미사일처럼 날아가고. 하지만

[!] 눈 부릅뜨는 섭장천

멀리 산 너머에서 연기가 치솟는다

섭장천; (은일곡 쪽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눈 부릅

<한 걸음 늦은 것인가?> 쐐액! 미사일처럼 산을 날아 넘는 섭장천.

 

#18>

무릉도원같이 경치 좋은 계곡. 수십 채의 건물로 이루어진 제법 큰 장원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지옥으로 변하고 있다. 건물에서는 불길이 치솟고 남자들은 살육당하고 여자들은 강간당하는 중이다.

복면을 쓴 자들이 건물에 불을 지르고

[아악!] [크악!] [... 이 마귀새끼들이... 아악!] [... 살려주세요!] 저항하는 남자들을 죽이고.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나이 든 여자나 어린 아이들을 죽이고

젊은 여자들을 강간하는 자들도 있다.

복면인1; [증거를 없애라!] [전부 죽이고 불 태워라!] 마당 끝에 서서 외치는 복면인. 이자가 리더다. 그자 뒤에는 두 개의 나무 기둥이 X자로 세워져 있고 그곳에 일남일녀의 시체가 매달려 있다. 둘 다 30대 후반쯤인데 지독한 고문을 당한 모습이고 특히 여자는 강간 당한 후 후 죽은 무참한 모습이다. 섭장천의 아들인 섭무궁과 섭무궁의 아내다. 마당에는 남녀노소 수십 명의 시체가 널려있고 한쪽에서는 젊은 여자들을 강간하는 놈들도 있다. 사람들을 마당으로 끌고 오는 자들도 있고.

섭무궁과 아내의 시체 크로즈 업

[아흑!] [아악!] 한쪽에서는 강간당하고 있는 여자들이 비명 지르고

복면인1; [개새끼 한 마리도 살아있으면 안된다.] [오늘 은일곡에서 일을 벌인 게 누군지 섭장천이 알면 안된다.] 외치고

[존명!] [전부 죽여라.] 푹푹! 으악! 아악! 끌고 온 남녀들을 죽이는 자들.

[으헤헤헤!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통령(統令)!] [이년은 그냥 죽이기에는 너무 아깝습니다.] 젊은 여자들을 단체로 강간하는 자들이 돌아보며 웃고

복면인1; [발정 난 새끼들!] [이런 상황에서도 재미를 보고 싶냐?] 혀를 차고. 그때

[통령님!] [보고 드립니다.] 휘익! ! 두 명의 복면인이 날아들고. 돌아보는 복면인1

복면인들; [섭무궁의 딸 섭아연(葉雅娟)의 행방은 어디서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년은 이미 은일곡을 빠져나간 것 같습니다.] 포권하며 보고하는 복면인들

복면인1; [그럴 수도 있군. 이토록 철저하게 수색했음에도 발견되지 않은 걸 보면...] 끄덕이고

복면인1;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으니 철수한다.] [모두 죽여라!] 주변의 다른 복면인들에게 외치고

[존명!] [죽여라!] [크악!] [아악!] 학살이 자행된다. 사람들을 무차별 죽이는 복면인들. 강간당하던 여자들도 죽이고.

복면인1; [떠나기 전에 건물들을 남김없이 불 태워라. 섭무궁의 딸년이 혹시 건물 안에 숨어있을 수도 있다.] 자행되는 학살을 보며 외치고. 바로 그때

번쩍! 슈학! 검의 형태를 한 기운들이 날아들어 복면인들을 궤뚫는다

[크악!] [!] [케엑!] 투명한 검의 형상에 궤뚫려 죽으며 비명 지르는 복면인들

복면인1; [! ... 심검(心劍)이다!] + 복면인들; [이게 무슨...] 기겁

[크악!] [케엑!] 장원 내의 다른 복면인들도 모두 검의 형상에 궤뚫려 몰살당한다.

복면인1; [검성... 검성이 벌써 왔다.] + 복면인들; [... 피해라!] [히익!] ! 쐐액! 공포에 질려 날아오르고. 하지만 그 직후

[크악!] [케엑!] 퍼퍽! ! 허공에서 비명 지르며 퍼덕이는 복면인1과 보고 하러 왔던 복면인들. 모두 투명한 검기에 머리나 가슴이 궤뚫린다

털석! 퍼억! 나뒹구는 복면인1과 다른 복면인들. 주변의 모든 복면인들도 이미 죽었고. 그 직후

휘익! 선풍을 일으키며 섭무궁 부부가 죽은 현장에 나타나는 섭장천. 몸에서 수많은 검의 형상들이 일어나 있고. 하지만

섭장천; [... 이런 짓을...] 현장을 보고 분노하는 섭장천

무차별 학살당한 남녀노소. 젊은 여자들은 발가벗겨진 채 죽었고

기둥에 매달려 죽어있는 섭무궁과 아내의 시체

섭장천; [용서할 수 없다!] [오늘 일에 책임이 있는 놈은 세상 끝까지 쫓아가 척살하고 말겠다.] 이를 갈며 섭무궁 부부의 시체로 다가가고

슈욱! 스악! 투명한 검의 형상들이 섭무궁과 겁무궁 아내의 손을 묵고 있던 밧줄들을 베어버리고

스륵! 휘익! 바닥으로 추락하는 섭무궁과 아내의 시체. 하지만

눈 부릅뜨며 다가오는 섭장천. 그러자

스륵! 바닥에 처박히기 전에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천천히 내려앉아서

스윽! ! 바닥에 나란히 눕혀지는 섭무궁과 아내의 시체. 쳐들렸던 팔도 바로 내려지고. 도포 같은 겉옷을 벗으며 다가오는 섭장천

섭장천; [미안하구나 아가야.] 탄식하며 알몸인 며느리의 시체에 자신의 겉옷을 덮어주려는 섭장천

섭장천; [네가 시집을 잘 못 와서 이런 끔찍한 일을 겪었구나.] 옷으로 며느리의 시체를 덮어주며 탄식하고. 그때

움찔! 섭무궁의 몸이 조금 움직이고. 돌아보는 섭장천

섭장천; [무궁아!] ! 손을 아들의 가슴에 누르고

! 섭장천의 손바닥에서 빛이 일어나고

[쿨럭!] 피를 토하며 눈을 뜨는 섭무궁. 눈에 초점은 없고. 이어

섭무궁; [... 아버지!] 초점 없는 눈으로 올려다보고

섭장천; [원수... 원수가 누구냐?] 이를 갈며 묻지만

섭무궁; [아연이는...] 대답 대신 다른 소리를 한다

섭장천; [아연이! 아연이는 무사한 것이냐?] 흥분

섭무궁; [사당...] 거기까지 억지로 말하고

섭장천; [아연이를 사당에 숨겼느냐?] 급히 묻지만. 그 직후

털썩! 고개 옆으로 떨구는 섭무궁. 절명했다.

섭장천; [무궁아!] ! 손바닥으로 더 강한 힘을 주입시키지만

주르르! 입과 코로 피를 흘릴 뿐 반응이 없는 섭무궁

섭장천; [영면하거라 아들아.] 손을 떼고

섭장천; [너와 네 처를 해친 자들은 아비가 반드시 씨를 말릴 것이다.] 주르르! 눈물 흘리며 일어나고. 이어

섭장천; [아연아!] 휘익! 날아오른다.

섭장천; [할애비가 왔다!] 장원 안쪽으로 날아간다.

 

#19>

장원의 외진 곳에 자리한 사당 건물. <祠堂>이라는 편액이 처마 아래 걸려있다. 사당 주변에도 복면인들 몇이 보이지 않는 검에 궤뚫려 죽어있다.

화악! 돌풍을 일으키며 사당 앞으로 날아 내리는 섭장천

두근! 두근! 섭장천의 귀에 들리는 심장 뛰는 소리

섭장천; (심장 뛰는 소리!) 눈 부릅

섭장천; (사당의 바닥이다.) 소리 없이 기합 지르고. 그러자

부악! 섭장천의 몸에서 수많은 검의 형상이 폭풍처럼 터져나가고.

! 그 검의 형상에 휩쓸린 사당 건물이 그대로 날아가 버린다. 마치 강력한 태풍에 휩쓸린 것처럼

퍼퍽! 후두둑! 콰아! 사당 건물이 알거에 쓸려나가며 돌을 깐 사당 바닥이 나타나고

눈 부릅뜨며 드러난 사당 바닥으로 다가가며 손바닥을 내미는 섭장천.

섭장천의 손바닥이 벼락에 휘감기고. 그러자

! ! 사당 바닥을 이루고 있던 돌 판들이 위로 터져 오르고

콰드드! 그 아래쪽에서 관이 하나 솟아오른다. 상당히 큰 중국식의 관이다.

! ! 다시 떨어지는 돌판 잔해들 배경으로 1미터쯤 허공으로 떠오르는 관

! 섭장천의 손짓에 따라

! 바닥에 내려앉는 관. 다가가는 섭장천

덜컹! 관의 뚜껑을 여는 섭장천

! 관 안에 눈 감고 누워있는 18세 가량의 절세미녀. 잠옷차림인데 벌어진 상의 사이로 젖가슴 사이에 나비 문양이 있는 것이 특이하다. 나비 문양은 나중에 중요한 단서가 되므로 반드시 묘사. 이 소녀는 섭장천의 손녀인 섭아연. 좀 도도한 인상. 캐릭터는 061A.

섭장천; [아연아!] 떨리는 손을 관 안의 섭아연의 얼굴 가까이 가져가고. 그러자

미약하게 숨을 쉬는 섭아연의 얼굴

섭장천; (호흡이 미약하고 심장 뛰는 것도 느리다.) 안도하며 손을 거두고

섭장천; (다친 건 아니고... 무궁이가 아연이의 수혈을 짚어놨기 때문이다.) 파팟! ! 섭아연의 가슴 혈도를 몇 군데 빠르게 찍는다. 그러자

섭아연; [!] 퍼덕! 몸을 떨며 깨어나고

섭장천; (내가 구하러 올 걸 기대하고 아연이를 숨겼겠지.) 손을 거두고. 그때

섭아연; [으으으...] 신음하며 눈을 뜨고

섭장천; [정신이 드느냐 아연아? 할애비다.] 관에서 섭아연을 나오게 하려고 상체를 부축하면서 묻고

섭아연; [으으으...] 눈에 초점이 없는 채로 벌벌 떨며 부축되어서 상체를 완전히 일으키며 신음하는데

섭장천; [할애비가 왔으니 이제 안심해라.] ! 두 팔로 섭아연을 관에서 안아서 꺼내고.

섭장천; [네 부모를 해친 것들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 [!] 두 팔로 섭아연을 안은 채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섭아연; [끄윽...] 눈이 돌아간 채 신음하며 고개를 젖히고. 간질환자처럼 벌벌 떨며 입을 벌린 채 꺽꺽거리고.

섭장천; [아연아! 왜 그러느냐?] 얼굴을 들여다보며 다급히 외칠 때

화악! 벌린 채 꺽꺽 대던 섭아연의 입에서 검은 연기가 확 뿜어져서 섭장천의 얼굴을 덮어씌운다. + 섭장천; [!] 불시에 뿜어진 연기를 얼굴에 덮어쓰며 눈 부릅뜨는 섭장천

화르르! 연기에 휩쓸린 섭장천의 머리카락에 불이 붙고

! 강력한 현기증을 느끼며 휘청하는 섭장천

섭장천; [...!] 콰당탕! 섭아연을 떨구며 바닥에 뒤로 나뒹굴고.

털썩! 역시 나뒹구는 섭아연. 이하 섭아연은 인사불성.

섭장천; [... 독을 입에 머금고 있었구나!] 현기증에 휩싸인 채 바닥에 나뒹굴어 벌벌 떨고. 고개를 돌려 섭아연을 보며. 섭아연은 입에서 여전히 연기를 뿜어내며 벌벌 떨고 있고. 간질환자처럼. 바로 그 직후

화악! 부악! 세 방향에서 섭장천을 공격하는 세 놈. 바로 혈세사패의 두목들인 지옥혈부, 백일살신, 환마루주다. 지옥혈부는 물론 거대한 도끼를 내리쳐오고 백일살신은 양손에 찬 갈쿠리를 동시에 긋는데 갈쿠리에서 1미터가 넘는 섬광이 내뻗친다. 환마루주는 네 개의 수레바퀴만한 톱니를 몰고 들이닥친다. 수레바퀴들은 허공에 뜬 채 환마루주의 손짓에 따라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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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저녁 무렵. 해가 지기 직전. 여전히 황금전장

월동문이 있는 담장으로 둘러싸인 화려한 건물. 건물 주변에는 갑옷을 걸친 여자 무사들이 지키고 있다. <자객일지>에 나온 황금나찰들이다.

월동문으로 들어오는 황금수라 한명. 수염을 길렀고 나이가 들어 보인다. <자객일지>에 나온 황금수라 부영반 귀견수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귀견수. 귀견수 뒤를 청풍이 따라온다

[()영반님!] 건물 입구를 지키던 황금나찰들이 귀견수를 보고 고개 숙이고

청풍; (본장의 내원을 지키는 여자 무사들인 황금나찰(黃金羅刹)...) 손 들어 아는 척 하는 귀견수를 따라가며 생각하고

청풍; (여자지만 개개인이 일류고수라던가?) 생각할 때

입구에 멈춰서며 의관 정제하는 귀견수. 청풍도 멈춰서고

귀견수; [장주님! 이청풍을 데려왔습니다.] 포권하며 말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경호무사 황금수라(黃金修羅)의 부영반 귀견수(鬼見手)>

<들여보내라.> 건물 안에서 들리는 말

귀견수; [들어가라.] 옆으로 물러서고

귀견수; [장주님 가족에게 예의를 잃지 않도록 주의하고!]

청풍; [...] 대답하며 걸어가고

덜컹! 문을 열고 들어간다.

 

#8>

문 안쪽은 넓고 화려한 거실이다. 거실 중앙에는 화려한 탁자와 네 개의 의자가 놓여있고 그곳에 벽초천 가족이 앉아있다. 문을 향해 나란히 놓인 의자에 벽초천과 함께 드세 보이는 절세미녀가 앉아있다. 미녀의 이름은 마은혜. <무쌍일지>에 나온 황후 마은혜 캐릭터. 벽초천의 본처다.

탁자 좌우에는 소년 소녀가 앉아서 돌아본다.

벽초천 쪽에 앉아있는 소년은 청풍보다 두 살쯤 많아 보이는 거만한 인상의 소년. 나이에 비해 체격이 좋은 이 소년은 벽초천의 아들인 벽세황. 전형적인 금수저, 재벌이세 캐릭터.

벽세황 건너편에는 청풍보다 한 살 어린 소녀가 앉아서 보고 있다. 이름은 벽옥령인데 엄마를 닮아 도도하고 드센 인상이지만 예쁘다. <무쌍일지>의 주옥령 캐릭터

거실 구석에는 네 명의 시녀가 각기 두명씩 서서 시중 들 준비를 하고 있다. 그중 한 시녀는 옷이 든 보따리를 들고 있다. 이름은 혜분. 나이는 10대 후반. 정이 많은 인상. 나중에 청풍과 썸씽이 있다. <무쌍일지>에 나온 강혜분 캐릭터

강혜분; (저 아이가 타노의 아들 이청풍...) 문을 닫고 들어서는 청풍을 보며 눈 반짝

강혜분; (몇 번 본 것도 같은데 딱히 기억에 남아있지는 않는 평범한 아이네.)

청풍; [장주님!] 탁자 앞에 서서 포권하고.

청풍; [부르심 받고 대령했습니다.]

강혜분; (겨우 열 살이라는데 어른처럼 의젓하잖아.)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옆의 시녀도 호감을 느끼는 표정. 그때

벽초천; [부인! 저 놈이 바로 이청풍이오.] 옆에 앉아있는 마은혜에게

마은혜; [저런 아이가 본장에 있는 줄은 몰랐어요.] 청풍을 찌르는 듯한 시선으로 보며 말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벽초천의 본처 마은혜(馬恩惠)>

벽초천; [본장의 하인 숫자는 천명이 넘소.] [게다가 늘 장경각에 처박혀 있었던 탓에 저놈을 아는 사람은 얼마 안될 거요.] 마은혜에게 설명하고. 벽세황은 지루한 표정으로 힐끔거리고. 벽옥령은 눈 반짝이며 보고 있고

마은혜; [그렇겠군요.] 끄덕

마은혜; [글은 어떻게 배웠느냐?] 청풍에게

청풍; [철이 들 무렵 아버지가 천자문을 가르쳐주셨고...] [네 살 때부터는 장경각 총사서 우문노야로부터 학문을 배웠습니다.]

마은혜; [우문노인은 한림학사 출신이니 대단한 스승을 둔 셈이로구나.] 차갑게 웃고

청풍; (하인 주제에 한림학사 출신의 스승은 과분하긴 하지.) 쓴웃음

벽옥령; [무려 네 살 때부터 우문노야에게 배운 거야?] [그렇다면 정말 대단한 천재잖아.] 짝짝! 감탄한 표정으로 손뼉 치며 말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벽초천의 딸 벽옥령(碧玉鈴)>

청풍;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아가씨.] 고개 숙이고

벽옥령; [난 옥령이고 아홉 살이야. 아가씨라 하지 말고 옥령이라 불러.] 얼굴 발그레 해져서

청풍; (나보다 한 살 아래로군.) + [소인이 어찌 감히 아가씨의 방명을 입에 올릴 수 있겠습니까?]

마은혜; [그 말은 맞다.] 도도

마은혜; [넌 앞으로도 옥령이를 아가씨라 불러라.] 청풍에게

청풍; [예 마님!]

벽옥령; [엄마!] 불만. 하지만

마은혜; [사람 사이에는 지켜야하는 법도가 있는 법이다.] [너나 저 애를 위해서라도 그 법도는 지켜져야 한다.]

벽옥령; [...] 삭 죽고

청풍; (맞는 말이다.)

청풍; (내가 아가씨와 터놓고 지내면 아가씨는 다른 사람들에게 만만히 여겨지고 나는 질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생각할 때

벽세황; [너 몇 살이냐?] 거만하게 눈 흘기며

청풍; [열살입니다.]

벽세황; [그럼 나보다 두 살 아래로군.] 히죽. 거만하게 웃는 배경으로 나레이션. <-벽초천의 장남 벽세황(碧世皇)>

벽세황; [이것저것 가르쳐줄 테니 앞으로 내 시중 잘 들어라.]

벽초천; [배워야하는 건 청풍이 아니라 세황이 너다.] 엄한 표정으로 벽세황에게

벽세황; [배워요? 소자가 저놈에게?] 어이없고

벽초천; [우문노인이 쾌차해서 돌아오는 대로 너도 우문노인 문하에서 본격적으로 수학을 해야 한다.]

벽초천; [그때까지는 청풍이와 공부를 해서 진도를 얼추 맞추도록 해라.]

벽세황; [아이 참! 난 글공부보다는 무공을 배우는 게 좋은데...] 짜증내다가

움찔! 하는 벽세황. 벽초천과 마은혜가 엄한 표정으로 보고 있다.

벽세황; [... 분부 따르겠습니다.] 자세 바로 하며 부모의 눈치를 보고

마은혜; [이청풍!]

청풍; [예 마님!]

마은혜; [배움에는 귀천이 없고 나이 역시 상관이 없다고 했다.] [오직 누가 더 멀리 배움의 길을 갔는가로 선후(先後)가 정해지는 법이다.]

마은혜; [글공부는 세황이가 너의 후배이니 혹여 나태하면 즉시 내게 고하거라.]

청풍; [분부 받들겠습니다.] 포권하고

그러면서 곁눈질. 벽세황은 입이 댓발이 나왔고.

청풍; (장주의 눈에 뜨이는 바람에 소장주의 글동무가 되었는데...)

<어쩐지 고생문이 훤히 열린 것처럼 느껴지는구나.> 실내의 모습. 마은혜가 청풍에게 뭐라 하는 장면 배경으로 나레이션. 벽옥령은 초롱초롱한 표정으로 청풍을 보고. 벽세황은 삐진 모습이다.

 

#9>

해가 막 진 무렵. 여전히 황금전장

황금전장의 후미진 곳. 하인들이 사는 곳이다. 낮고 긴 건물들이 죽 늘어서 있고. 공동 우물이 있는데 그 주변에서 하녀들이 빨래를 하거나 음식 준비를 한다. 건물 들 사이에선느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고.

빨래하던 여자들 흠칫! 한쪽을 보고

건물들 사이로 걸어오는 청풍. 보따리를 하나 들고 있다. 시녀 강혜분이 들고 있던 그 보따리다. 뛰어 놀던 아이들이 힐끔거리지만 아는 척 하진 않고

[청풍이가 돌아왔어!] [타노 아들 청풍이야.] 여자들 수군거리고

여자들; [내원으로 불려갔었다던데 무슨 일일까?] [청풍이도 우리같은 천한 놈인데 장주님께서 왜 부르셨는지 모르겠어.]

여자들; [황금전장에서는 발에 채이는 게 하인이잖아.] [흔하고 천한 하인 주제에 장주님 눈에 들었다면 좋은 일이지 뭐.] 시기하는 여자도 있고

그러거나 말거나 길쭉한 건물들 중 어느 방으로 가는 청풍. 방 한 칸 짜리다.

청풍; [다녀왔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고

 

#10>

청풍; [!] 방안으로 들어서다가 흠칫! 하고

어둑한 방안. 불은 켜져 있지 않은데 타노가 의자에 앉아있다. 방에는 침대 두 개와 의자 두 개. 탁자 하나가 있다. 옷은 대충 벽에 걸게 되어 있고

청풍; [아버지!] 눈치 보며 문을 닫고

타노; [앉아라.] 맞은편 의자를 가리키고. 타노는 10년전과 거의 비슷한데 머리가 좀 더 희었다. 이제 반백이 되었고

청풍; [...] 탁자 위에 들고 온 보따리를 놓고 마주 앉고

타노; [장경각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부() 총사서 조선생에게서 들었다.]

청풍; [...] 눈치 보고

타노; [장주는... 너의 능력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있느냐?] 한숨

청풍; [기억력이 비상하고 책을 많이 읽었다는 것까지만 알고 계십니다.] 눈치 보며

타노; [내원으로 불려가서 네가 할 수 있는 다른 능력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느냐?] 굳은 표정

청풍; [!]

타노; [그렇다니 다행이다.] 한숨. 안도의 표정

타노; [앞으로도 너는 철저하게 공부재주만 있는 글벌레로 행세해야한다.]

타노; [행여나 네가 한번 본 건 글 뿐 아니라 다른 모든 것도 그대로 따라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안된다.]

청풍; [명심하겠습니다만...] 말 꼬리를 흐리고

타노; [왜 아비가 너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는 걸 엄금하는지 궁금하겠지?]

대답하지 않는 청풍. 긍정하고

타노; [전에도 말했지만 너는 세상 사람들의 주목을 끌어서는 안된다.] [너에 대한 것이 알려지면...]

타노; [너는 물론이고 아비도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심각

청풍; [...] 대답하지만 미진하고

타노; [열여덟 살이 될 때까지만 기다려라.]

타노; [그때쯤이면 너도 황금전장을 나가 독립할 수 있을 테고... 그럼 너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마.]

청풍; [알겠습니다.]

 

#11>

건물 밖의 모습. 시간이 좀 지났고

타노; [소장주와 글공부 동무라...]

청풍; [당장 내일부터 내원으로 와서 소장주의 공부를 봐주라고 하셨습니다.]

청풍; [이 옷은 내원을 드나들 때 입으라며 마님께서 주셨고...] 탁자 위에 놓인 보따리를 보며 말하고

타노; [소장주는 무공에는 제법 소질이 있지만 진득하게 학문을 할 수 있는 성격은 못된다.] [장차 네가 여러모로 힘들 게다.]

청풍; [각오하고 있습니다.]

타노; [비록 소질이 있다지만 소장주는 무공 방면에서도 아주 특출한 인재는 못되는데...] 생각하다가

타노; [장경각에도 무공과 관련된 서적들이 많이 수장되어 있겠지?]

청풍; [전체 장서의 대략 일푼 정도가 무공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타노; [일푼이라 해도 천여권...] 말 끝을 흐리며 청풍을 보고

청풍; [그중 십에 팔은 읽었습니다.] 눈치 보며

타노; [그럴 거라 생각했다.] [사내아이들에게 무림인이 되는 것은 꿈이기도 하니...] 쓴웃음을 짓고

타노; [물론 읽기만 했겠지?]

청풍; [수련은 하지 않았습니다.]

타노; [네가 몸이 약해서 무공 수련에는 적당하지 않다는 소문을 퍼트려 놨다.]

타노; [그러니 소장주와 어울리다가 헛바람이 들어서 내공심법을 수련한다던지 하는 실수는 저지르지 말거라.]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지만

청풍; (불효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아버지의 분부를 따르고는 있지만...) 내심 불만

<언제까지 이렇게 은인자중하고 나를 숨기며 살아야하는 건지 모르겠다.> 실내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12>

<-칠년 후> 험준한 산. 낮이지만 먹장구름이 낮게 깔려 있어 어둡고 음침한 날씨

우르릉! 먹장구름 속에서 천둥도 일고.

골짜기. 오래전에 버려진 절. 무너진 건물들. 잡초가 무성. 귀신이 나올 것같은 분위기

그나마 온전한 대웅전 건물

어둑한 내부. 세 개의 커다란 불상이 불단에 안치되어 있고.

번쩍! 밖에서 번개가 치고. 다음 순간

번갯불에 비쳐 대웅전 안쪽에 길게 사람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 입구에 서있는 거인. 키가 2미터 50쯤 되는데 보디빌더 같은 몸에 짐승 가죽을 둘렀고, 손에는 거대한 양날 도끼를 들었다. 이자는 신선부의 앞잡이인 혈세사패중 지옥갱의 갱주인 지옥혈부. 캐릭터는 168인데 무기만 도끼로 바꿀 것.

지옥혈부; [본좌가 첫 번째인 줄 알았는데... 한 걸음 늦었군!] 중얼거리며 대웅전 안으로 걸어 들어가고. 그러자

<그리 늦지 않았소 갱주(坑主)! 본좌도 막 도착한 참이었으니...> 츠으! 말과 함께 대웅전 구석에서 흐릿한 빛이 떠오르더니

! 모습을 드러내는 인물.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하얀 인물. 흰 가면을 썼고 흰 옷을 입었다. 두 손은 양쪽 소매에 넣고 있고. 이자는 혈세사패중 백살파라는 살수조직의 수령이다. 별호는 백일살신. 캐릭터는 658.

지옥혈부; [백살파(白煞巴)의 파주 백일살신(白日殺神)!] [천하제일의 살수(殺手)를 뵙게 되어 영광이오!] 도끼를 든 채 포권하고

백일살신; [살인하는 재주라면 지옥의 살귀들이 모여 있다는 지옥갱(地獄林)의 주인 지옥혈부(地獄血斧)를 누가 능가할 수 있겠소?] 고개 좀 숙이고

백일살신; [안 그렇소? 환마루주(幻魔樓主)?] 불단에 있는 부처상을 보며 말하고. 지옥혈부도 흠칫! 하며 돌아보고. 그러자

<흐흐흐! 역시 천하제일살수의 이목을 피하는 건 불가능하군!> 웃음소리가 불단에서 들리더니

츠츠츠! 불단에 안치되어 있던 세 개의 불상중 좌측의 불상이 흔들리더니

스스스! 그 불상에서 아메바처럼 빠져나오는 인물.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검은 천으로 뒤덮은 인물. 눈 부위만 보인다. 백일살신과 다른 점은 백일살신은 가면을 썼고 이자는 복면을 쓴 점. 혈세사패중 환마루의 주인으로 별호도 환마루주다.

지옥혈부; (신묘한 환술(幻術)이 특기인 환마루(幻魔樓)의 주인 환마루주...) 눈 번뜩이며 보고

지옥혈부; (저자의 장기는 주변의 어떤 사물로든 변신할 수 있는 환술이다.)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며 불단 앞에 서는 환마루주를 보며 생각하고

지옥혈부; (나중에 우리 혈세사패(血洗四覇)들 간에 건곤일척(乾坤一擲)을 벌일 때 가장 조심해야하는 적이다.) 눈 번뜩이고.

세 방향에 서서 서로를 노려보는 지옥혈부, 백일살신, 환마루주. 그때

[어머나! 여기 분위기 왜 이렇게 살벌할까?] 갑자기 들리는 음성에 움찔하는 세 사람

구미호리; [지금 당장 결판을 내야하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신경 곤두세우면 피곤하지 않는가요?] ! 문으로 들어서는 야한 여자.

! 여자의 모습 자세히 보여준다. 화려한 일본 여자 같은 복장과 장식을 했으며 얇은 옷을 입었는데. 벌어진 저고리 사이로 육중한 젖가슴의 형상이 보이고 옆이 터진 치마로는 하이힐을 신은 미끈한 다리가 드러난다. 손에는 곰방대를 들고 있는데 입에서 막 뗀 모습. 이 여자는 혈세사패중 쾌활림의 림주인 구미호리. 캐릭터는 074 075. 몸에서 꽃향기가 흘러넘치는 육감적이고 도발적인 분위기

<쾌활림(快活林)의 림주 구미호리(九尾狐狸)!> <저 계집은 모습을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사내들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다는 소문이 사실이로군!> <위험한 체향! 저 년의 몸에서 풍기는 향기를 맡자 정신이 혼미해진다!> 긴장하는 지옥혈부등 자신들도 모르게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선다. 눈이 좀 풀리거나 충혈되고

구미호리; [어머나 정말 서운하네.] 눈을 흘기며 대웅전 안으로 완전히 들어서고. 엉덩이를 살래살래 흔들며 걸어오는데 갈라진 옷자락이 꼬리처럼 흐느적거린다

구미호리; [본녀를 마치 독사처럼 보시는 건 너무 하지 않는가요?] [본녀는 세분 문주님들을 해코지 할 생각이 전혀 없는데 말이에요.] 대웅전 중앙으로 들어서며 세 사람에게 눈을 흘기고

환마루주; [오해하지 마시오! 우리는 림주를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 림주를 보호하려고 물러서는 거요.]

구미호리; [그건 또 무슨 요상한 논리인가요 환마루주님?]

환마루주; [우리들은 위험을 느끼면 반드시 살수를 쓰는 버릇이 있소.] 지옥혈부와 백일살신을 보며 말하고. 지옥혈부는 두 손으로 도끼를 움켜잡고 있고 백일살신은 양쪽 소매에서 약간 꺼내는 손에 갈쿠리가 보인다. X맨 울부린의 칼날 같은

지옥혈부와 백일살신의 모습

구미호리; [본녀의 유혹을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차라리 죽여 버리겠다는 건가요?] 서운한 표정으로 눈을 흘기고

환마루주; [림주의 노예가 되느니 눈물을 머금고 림주의 목을 치는 게 났지 않겠소?] 지옥혈부와 백일살신을 보며

말없이 고개 끄덕이는 지옥혈부와 백일살신

구미호리; [! 알았어요!] 스륵! 벌어졌던 저고리를 여며 젖가슴 감추며 눈을 흘기고

구미호리; [세분이 겁먹지 않도록 저의 색기(色氣)를 줄이는 수밖에...] 속살을 감추며 새침한 표정을 짓고. 그러자

안도하며 도끼를 내리는 지옥혈부

스슥! 소매 속에서 조금 뽑았던 손에서 갈쿠리가 사라지는 백일살신

구미호리; [사내가 되어서 여자를 무서워하기나 하고 말이야.] [나라면 가운데 달린 거 삭둑 잘라버리겠어.] 샐쭉거리고

쓴웃음 짓는 지옥혈부. 그때

환마루주; [다시 인사드리겠소!] [명성으로만 듣던 세분을 한 자리에서 뵙게 되어 영광이오.] 포권하고

지옥혈부; [혈세사패의 주인들이 드디어 한 자리에 모이게 되었군.] 도끼를 든 채 포권하고

백일살신; [은밀히 사람을 죽이는 게 본업인지라 본좌도 타인 앞에 이렇게 모습을 드러내는 건 처음이오.] 역시 포권하고

구미호리; [물론 세분도 존귀하신 그분... 지존(至尊)의 호출에 응하신 거겠지요?] 교태롭게 웃으며 말하고. 그러자

<지존!> 지옥혈부들의 얼굴이 굳어지고

구미호리; (역시 지존의 존재감은 가공하네.)

구미호리; (한 때는 자신이 천하제일인이라고 뻐기던 저 인간들을 이름만으로도 얼어붙게 만드니...)

구미호리; (하긴 나도 지존의 일격을 견디지 못하고 까무라쳤었으니 남 말할 처지가 아니지.) 두려운 표정으로 몸을 좀 움츠리고

구미호리; (과연 지존의 정체는 뭘까?)

구미호리; (어떤 대단한 배경이 있기에 우리들 혈세사패를 간단히 복종시킨 것일까?) 생각하고. 다른 세 사람도 침묵하는데

<수인사들은 나눈 것 같군!> 갑자기 누군가의 말이 들려 눈 부릅뜨는 내 사람

지존;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도 되겠군!] ! 언제였는지 불단 앞에 화려한 의자가 하나 놓여있고 그곳에 한 인물이 다리를 꼬고 양손으로 의자 손잡이를 잡은 거만한 자세로 앉아있다. 몸에는 화려한 곤룡포를 걸쳤으며 얼굴에는 두 개의 뿔이 달린 귀신가면을 가면을 쓴 모습. <무쌍일지>의 십면혈신 캐릭터. 이 작품에서의 별호는 귀면지존. 보통 지존이라고도 불린다. 지존의 정체는 신선부의 패륜아 위극존인데 가끔은 위진천이 가면을 쓰고 나타나 지존으로 위장하기도 한다. 그러자

<...언제 저기에...> <흐윽!> <의자채로 나타났다!> <술법을 써서 공간이동을 한 것인가?> 경악하며 뒤로 물러서는 환마루주, 구미호리, 백일살신. 그때

지존; [혈세사패!] [본좌의 지시를 어찌 이행했는지 보고하라!] 강렬한 눈빛으로 말하고. 그러자

퍼뜩! 정신을 차리는 혈세사패의 패주들. 이어

[지존을 뵙소이다!] [지존께 충성을!] 일제히 한 무릎 꿇으며 포권하는 지옥혈부 일행.

지존; [인사는 됐고...] [도착한 순서대로 보고하라.] 거만하게, 그러자

백일살신; [지존께서 하사하신 일백종의 신병이기로 저희 백살파의 최정예 백일자객(白日刺客)들을 무장시켰습니다.] 포권하며

백일살신; [백종의 신병이기 덕분에 백일자객들의 살인능력은 혼자서 구대문파 장문인을 척살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구대문파 장문인을 혼자서 죽일 수 있는 자객이 백명이나 되다니...> <백살파의 전력이 우리가 상상했던 것 이상이로구나.> 지옥혈부와 환마루주가 놀라고

지존; [백살파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군.] 끄덕이고

백일살신; [과찬이십니다 지존!] 포권하고

시선을 지옥혈부에게 돌리는 지존

지옥혈부; [지존께서 하사하신 광마환(狂魔丸)으로 일천명의 지옥광전사(地獄狂戰士)를 길러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지옥광전사?> <이름만 들어도 섬뜩하네.> 구미호리와 환마루주등의 놀람

지옥혈부; [일단 광기를 일으키면 적이 죽든 자신이 죽든 결판을 내고야마는 지옥광전사!] [그놈들을 막을 수 있는 세력은 당금 무림에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자신에 찬 표정으로

지존; [대규모 살육전을 벌이기에 지옥광전사만한 적당한 놈들도 없겠지.] 끄덕이고.

이어 환마루주에게 고개 돌리는 지존

환마루주; [지존께서 하사하신 천변만화결(千變萬化訣) 덕분에 저희 환마루의 제자들은 어떤 누구로라도 변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환마루주; [그리하여 지난 삼 년 간 강호의 거의 모든 문파와 세력에 환마루의 제자들을 잠입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환마루주; [지존께서 하명만 하시면 환마루의 제자들이 일제히 봉기하여 무림의 모든 문파를 접수할 것입니다.]

지옥혈부; (환마루주! 저 놈에 대한 경계를 늦추면 안되겠군!)

백일살신; (어쩌면 우리 백살파에도 환마루가 침투시킨 가짜가 암약하고 있을 수도 있다.) 곁눈질로 환마루주를 보고. 그때

지존; [표적이 된 세력은 내부로부터 붕괴시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지!] 끄덕이고

이어 구미호리를 보는 지존

구미호리; [저희 쾌활림의 자매들도 지존께서 하사하신 미혼대법(迷魂大法) 덕분에 실력이 일취월장했사옵니다.]

구미호리; [천하의 거의 모든 환락가에 침투해있는 쾌활요희(快活妖姬)들은 상대가 사내라면 절대 지지 않을 것이옵니다.]

지존; [사내들에게 가장 치명적인 적이 쾌활요희들이라고 할 수 있지.] 고개 끄덕이고. 이어

지존; [혈세사패!] [그대들이 본좌가 부여한 사명을 성실히 완수한 것같아 기쁘기 한량없다!] 둘러보며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저희 혈세사패는 오직 지존의 영광을 위해 견마지로를 다할 것입니다.] 포권하며 아부하는 네 명

지존; [그리 말해주지 흡족하기 이를 데 없다.] 거만하게 웃고

지존; [모두 일어나라!] ! 의자에서 일어나고

[존명!] [감사하옵니다.] 일어나는 혈세사패 패주들

지존; [그대들의 준비가 끝났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무림정복의 대장정을 시작하자!] 강렬한 눈빛으로 말하고

<드디어!> 흥분하는 혈세사패 패주들

지존; [대장정의 첫 번째 표적은 정해졌다.] [지금부터 본좌와 함께 그 표적을 치러 간다.] 쿠오오! 온몸에서 강렬한 패기

환마루주; [첫번째 표적이라면 혹시!] 눈 번뜩

지존; [그대들이 짐작하는 대로다!] 끄덕

지존; [당대에 존재하는 고금제일검(古今第一劍)이 그대들과 본좌가 쓰러트려야하는 첫 번째 표적이다!] 강렬한 표정

<고금제일검!> 지옥혈부, 백일살신, 환마루주, 구미호리의 긴장하는 얼굴 배경으로 나레이션

 

#13>

어느 도시.

번화가.

<>이라는 깃발이 걸려있는 작은 가게.

가게 안에는 손님이 없는데 늙은 점쟁이가 무언가를 종이에 쓰고 있다. 옆에는 점치는 도구인 산통이 놓여있다. 산통은 작은 나뭇가지를 여러 개 꽂아넣은 통. ,걸 흔들어 떨어지는 나뭇가지에 적힌 글을 보고 점을 친다.

종이에 무언가 쓰며 고민하는 노인. 바로 검성 섭장천이다. 머리에는 점쟁이들이 쓰는 팔각모를 쓰고 있고

섭장천; (대흉(大凶)...) 종이에는 복잡한 수식과 도형이 그려져 있다.

섭장천; (반복해서 점괘를 짚어봐도 노부는 물론이고 아들 내외도 대흉으로 나온다.)

섭장천; (그나마 아들 내외의 외동딸 아연(雅姸)이만 선흉후길(先凶後吉)로 나오는데...) 불길한 표정

섭장천; (오랜 세월 주역을 공부해왔지만 이런 점궤가 나온 적은 없다.) 붓을 내려놓고

섭장천; (아무래도 무슨 일인가 벌어지려는 모양인데...) 생각하다가 흠칫! 하고.

가게 밖에서 어린 거지가 기웃거리고 있다. 꾀죄죄한 차림의 전형적인 거지인데 손에는 바가지를 하나 들고 있다.

섭장천; [들어오너라.] [오전에 번 복채가 있으니 나눠주마.] 소매에서 동전을 꺼내는데

거지; [돈이라면 심부름 보낸 분으로부터 이미 받았어요.] 주춘 주춤 거리며 들어오고. 바가지를 든 채

섭장천; [누구 심부름으로 왔다는 것이냐?] 놀라고

거지; [어떤 잘 생긴 공자님이 이걸 노야에게 전해주라고 하셨어요.] 바가기를 내밀고. 바가지 안에는 봉투에 든 편지가 한통 들어있다.

섭장천; (편지!) 집어들고. + [수고했다.] 딸랑! 꺼내든 동전은 바가지에 넣어주고

거지; [고맙습니다 노야!] 굽신. 입이 귀에 걸리고

신나서 나가는 거지. 그 배경으로 편지를 개봉하는 섭장천

섭장천; (누군가 보낸 이 편지가 거푸 대흉으로 나오는 점궤와 관련이 있는 것인가?) 편지를 펼치고. 직후

[!] 눈 부릅뜨는 섭장천.

 

#14>

섭장천의 점집이 보이는 건너편 이층 주점.

창가에 앉아서 술을 마시며 점집을 보는 청년. 위진천이다.

위진천; (누가 짐작이나 했겠는가? 검성으로 불리는 섭가 늙은이가 점쟁이 노릇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음산하게 웃고

위진천; (딴에는 세상을 속이기 위해 점쟁이로 위장했겠지만... 전 무림에 이목을 풀어놀고 있는 혈세사패를 속이지는 못한다.)

위진천; (결국 저 늙은이도 신선부, 아니 나 위진천(威振天)이 천하무림의 주인이 되는 것을 막지는 못할 것이다.) 웃을 때

! 갑자기 점집의 지붕이 터지며 무언가가 미사일처럼 날아오른다.

[!] [...뭐냐?] 사람들 기겁할 때

쇄애액! 미사일처럼 까마득히 멀어지고 있는 섭장천

위진천; (시작되었군.) 술을 마시며 일어나고

위진천; (고금제일검께서 죽을 자리를 찾아가는 마지막 여행이...) 스스스! 사라지는 위진천. 허공에 술잔만 남고

파삭! 바닥에 떨어져 박살나는 술잔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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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

음침한 복도. 감옥이다. 복도 좌우에 철문이 달린 감방들이 있고. 인자급 자객들이 지키고 있다

어느 감방. 정정과 철두등 아이들이 벽에 기대 빙 둘러 앉아있다. 모두 침통한 표정이고. 유일하게 느긋한 건 철두다. 철두 옆에는 정정이 무릎을 두 손으로 끌어안은 자세로 쪼그려 앉아있고

여자 아이들은 소리 죽여 울고 있다.

정정; (젠장! 어째 분위기가 암담하잖아.) 입술 깨물고

정정; (이러다가 위()공자님께서 맡긴 임무를 완수하긴 커녕 비명횡사할지도 모르겠어.) 어떤 사내, 즉 위진천의 실루엣을 떠올리며 입술 깨물고. 이년은 사실 위진천이 살인상단에 잠입시킨 간세다.

정정; (어떻게든 이 감옥에서 빠져나갈 방도를 강구해야하는데...) 생각할 때

[! !] [!] 한곳에 모여 있는 계집애들 세명이 숨 죽여 울고 있다. 이영자를 닮은 체형의 여자와 주근깨 투성이의 쌍둥이 자매

정정; [야 이년들아! 뚝 그치지 못해?] 돌아보며 버럭. 다른 아이들도 움찔하고

정정; [운다고 뭐가 달라져?] [그러고도 네년들이 자객이냐?] 노려보고

더 겁에 질려 우는 여자 아이들. 소리는 죽여서

정정; [죽게 된다면 죽을 팔자거니 생각하고 받아들여! 구질구질하게 사느니 깔끔하게 죽는 것이 복일 수도 있잖아.]

철두; [그만해라.] 한숨

철두; [자객이니 뭐니 해봐야 저 애들도 반년 전까지는 철없고 순진한 계집아이들이었을 뿐이다.]

철두; [이 상황이 겁나는 건 어쩔 수가 없지 않겠냐?]

정정; [대범한 척 하긴...] 눈 흘기고

철두; [그래도 내가 너보다 한 살은 더 먹은 오빠 아니냐?] [속으로는 쫄고 있어도 겉으로는 대범한 척 할 수밖에 없는 거다.] 웃고

정정; [나이 한 살 많은 게 무슨 벼슬이냐?] 궁시렁

철두; [사실 난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웃고

정정; [어이구 그러셔?]

정정; [그렇게 낙관하는 이유나 말해보세요 철두오라버니.] 비웃고

철두; [우릴 죽이려면 단정관에서 죽였다.] [굳이 가둬주는 번거로운 짓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정; [듣고 보니 그렇네.] 샐쭉.

다른 아이들도 흥미를 보이고

철두; [무슨 사연이 있는지는 몰라도 청풍이는 살인상단의 단주와 아는 사이같았다.] [덕분에 우리도 목숨은 부지할 가능성이 높다.]

정정; [그럴 수도 있겠네.] + (이 쇠대가리가 무식해 보이는 외양과 달리 머리가 팽팽 돌아가잖아.)

정정; (어쩌면 나처럼 다른 꿍꿍이를 품고 살인상단에 잠입한 인간인지도 몰라.) 생각할 때

철두; [걱정은 실제로 닥쳤을 때 하는 거다.] [그러니 모두 잘 될 거라 생각하고 느긋하게 기다려라.] 다른 아이들에게 말하고.

고개 끄덕이는 아이들. 그때

철컹! 갑자기 철문이 열리고.

깜짝 놀라 돌아보는 아이들

복면인; [나와라! 너희들에게 손님이 왔다.] 인자급 복면인 한명이 철문을 열며 말하고

정정; [... 손님? 어떤 손님?] 펄쩍 뛰어 일어나고

청풍; [이런 손님이면 반갑냐?] ! 철문 밖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청풍. 옷을 화려하게 차려 입었다. 귀공자 같고. 손에 부채도 하나 접어 들고 있다. 허리에는 향낭을 하나 차고 있다. 이 향낭은 중요한 소품

정정; [청풍아!] 외치며 달려 나가고

[!] [청풍이야!] [청풍오빠야!] [흐윽!] 사내아이들 환호하며 튀어 일어나고. 여자 아이들은 기뻐서 전율하고

정정; [흐윽!] 와락! 감방에서 튀어나와 청풍의 목을 끌어안고.

정정; [살아있었구나 청풍아! 네가 살아있었어!] 청풍의 목을 끌어안고 감격하며 떨고

청풍; [걱정해줘서 고맙다.] 다독이고

우는 정정. 몰려나오는 아이들

청풍; [진정하고 반가운 손님도 봐야지.] 옆을 돌아보고. 아이들과 정정도 옆을 보고

멀지 않은 곳에 난향이 서있다. 눈물 글썽이며

정정; [난향아!] 달려가고. 여자 아이들도 달려가고

정정; [너도... 너도 무사했구나.] 난향의 손을 잡고 울고. 달려온 여자 아이들도 난향을 둘러싸고 울고. 난향도 울고

철두; [이렇게 될 줄 알았다.] 마지막으로 감방에서 나오며 웃고. 돌아보는 청풍

청풍; [애들 다독이느라 고생했지?] 철두의 팔을 툭 치고

철두; [고생은 무슨... 다 큰 놈들인데...] 멋쩍고

청풍; (이래서 정이란 게 무서운 것이다. 지옥십관의 마지막 관문이 단정관인 이유가 있고...) 철두와 함께 서서 아이들이 난향을 둘러싸고 기뻐하는 걸 보며

<불과 반년을 함께 보냈는데도 끊기 어려운 정이 생기는 걸 보면...> 복도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148>

화려한 거실. 진수성찬이 차려진 큰 원탁을 청풍과 아이들이 둘러앉아있다. 난향을 포함한 여자 아이들은 여자 아이들끼리 모여 있고. 청풍의 좌우에는 정정과 철두가 앉아있다.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지만 음식에 손을 대는 아이는 없다.

청풍; [나는 곧 여길 떠난다. 첫 번째 임무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아이들 둘러보고

정정; [벌써... 네게 벌써 자객일이 주어진 거야?]

청풍; [윗분들이 과대평가를 한 덕분이다.] 쓴웃음

정정; [누구... 어떤 자를 죽이라는 명령을 받았니?] 진지하게

[!] 철두도 곁눈질로 보며 관심을 보이지만

청풍; [기밀을 지키는 게 자객의 첫 번째 사명임을 잊지 마라.]

정정; [벌써 능숙한 자객 흉내 내는 거야?] 입술 삐죽

청풍; [누굴 죽이러 가는지는 알려줄 수 없다.] [다만 쉽지 않은 임무라는 것만 알아두고...]

청풍; [시간 나면 북두칠성께 내 무운(武運)을 빌어다오.] 둘러보고

난향; [그럴게요 오빠!] [하루도 빠지지 않고 치성을 드릴게요.] 건너편에서 애절한 표정으로 말하고

청풍; [고맙구나 난향아.] 웃고. 이어

청풍; [난 떠나지만 너희들은 당분간 이곳에 머물러야 한다.]

정정; [혹시 우리가 널 묶어둘 인질이 된 거야?] 눈 흘기고

철두; [또 과대망상 도진다.] 건너편에서 흘기고

정정; [뭐야?] 철두를 노려보고

청풍; [인질은 아니고...] [사실 너희들을 당분간 이곳에 머물게 해달라는 부탁은 내가 한 거다.]

정정; [어째서?] 눈 부라리고

정정; [이 지옥같은 곳에 왜 우릴 묶어둔 거야?]

청풍; [지금의 너희들은 무자급 자객들보다도 약하다.] [이대로 임무에 투입되면 좋은 꼴 못 볼 게 뻔하다.]

청풍; [그래서 너희들을 지금보다 더 혹독하게 단련시켜달라고 부탁을 했다.]

정정; [... 그건 그다지 좋은 소식이 아닌데...] [지난 반 년간 구른 것만 해도 토가 나올 지경이었다구!] 울상

청풍; [앞으로 너희들은 자객 기술보다는 무공 위주로 수련을 하게 될 것이다.]

청풍; [아무쪼록 다시 만났을 때는 일류고수 소리를 들을 정도가 되어 있기 바란다.]

철두; [그래 기대해라!] 큰 손으로 청풍의 어깨를 두드리고

철두; [머잖아 강호무림은 우리들 무조회(戊組會)의 위명에 벌벌 떨게 될 것이다.] 술잔을 들며 건배하고

[무조회! 이름 좋다!] [기왕 태어났으니 세상을 한번 들었다 놓자!] 다른 아이들도 술잔을 들며 환호하고. 청풍과 정정도 술잔을 들고

 

#149>

모니터가 죽 붙어있는 밀실. 소수마녀가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서 보고 있고 그 뒤에 파면살주가 서있다.

소수마녀가 보고 있는 모니터에는 청풍과 아이들이 건배하는 모습이 들어온다

그걸 보며 뭔가 생각하는 소수마녀

파면살주; [단주의 의중을 알고 사실 매우 놀랐네.] 소수마녀의 뒤에 서서 함께 모니터를 보며 말하고

파면살주; [이청풍에게 적당한 목표를 줘서 경험을 쌓게 한 후 십적(十敵)을 죽이는 데 동원할 줄 알았어.]

소수마녀; [순리를 따르자면 그렇겠지요.]

소수마녀; [하지만 십적은 하나같이 한 방면의 최강자들이에요.] [원칙대로 했다가는 이청풍이 그자들을 죽이는 건 백년하청(百年河淸;오래 기다려도 이루어지지 않음)일 거예요]

파면살주; [그렇다 해도 천자급 여럿을 동원해도 죽일 수 없는 강적들의 척살을 초출내기에게 맡긴다는 건 영...]

소수마녀; [이청풍의 잠재력을 믿어봐야지요.]

청풍의 모습 크로즈 업. 허리춤에 향낭을 하나 차고 있는 걸 보여주고

소수마녀; [또 제 나름대로의 비밀병기를 마련해 주기도 했구요,] 웃고

파면살주; [이미 결정된 사안이니 믿어볼 수밖에 없겠지.] 끄덕

소수마녀; (부디 살아남아라 이청풍!)

<모든 일은 처음이 가장 어려운 법! 하지만 일단 그 고비만 넘기면 너는 스스로도 믿기지 않게 강해질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먹고 마시며 웃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소수마녀의 생각 나레이션

 

#150>

<-낙양(洛陽)> 성벽으로 둘러싸인 오래 된 도시. .

번화가. 사람들 북적. 헌데

! ! 삘릴리! 둥둥! 꽹과리, 피리소리, 북소리가 들려 오가던 사람들 돌아보고

거리를 오고 있는 악극단의 모습. 꽹과리 치는 사람, 피리 부는 사람. 북치는 사람. 횃불을 여러 개 저글링 하는 사람. 입으로 불을 뿜어내는 사람. 우스꽝스러운 광대들의 모습. 사람을 태운 코끼리도 한 마리 행진하고. 다시 그 뒤를 뚜껑이 없는 화려한 마차 몇 대가 따르고. 맨 앞의 마차에는 야한 차림의 여자들이 사방에 꽃을 뿌리고 있고. 그 뒤의 마차에는 거꾸로 서서 거대한 항아리를 돌리는 난장이와 사람처럼 꾸민 원숭이들이 타고 있다. 원숭이들은 길가의 사람들에게 손짓 발짓하고. 마차에는 <九州樂劇團>이란 글이 적힌 깃발들이 여러 개 걸려있다.

[유랑극단이로구만.] [이번 달에 유명한 곡마단이 낙양에 들른다더니 저치들이었어.] 길가에 서서 보는 사람들.

[구주악극단(九州樂劇團)이라면 유명하지.] [기상천외한 묘기에다가 환상적인 연극으로 보는 사람들 혼을 쏟 빼놓는다잖아.] 사람들 말할 때

[꺄악!] [!] 갑자기 주변의 여자들이 비명을 지르며 좋아 죽으려 하고. 사람들 흠칫! 하며 마차 행렬을 보고

마지막으로 오는 마차. 마차 주변에는 경호원들이 따라오는데 마차에는 절세미남이 서서 손을 흔들고 있다. 부채를 부치면서. 사우가 화장한 모습. 옷이 아주 화려하고 화장을 진하게 해서 절세미남으로 보이고. 사우 뒤에는 얼굴에 얼룩덜룩 문신을 한 경극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저기 오신다!] [새송옥(賽宋玉)! 사랑해요!] [여기 좀 봐 주세요 새송옥님!] 여자들 발광하고. 반면 주변의 남자들은 당황한다. 여자들은 마치 아이돌에게 열광하는 요즘 여자들 같다. 꽃을 흔들거나 <賽宋玉 最愛> <賽宋玉 天下一>등의 프랭카드나 판자를 들고 환호하기도 한다.

[... 뭐야? 이 처자들 왜 이래?] [어허... 망측하도다!] 꺄꺄거리는 주변의 여자들 보며 남자들은 당황하고

꺄아! 꺄아! [새송옥님이 날 봐주셨어!] [사랑해요 새송옥님!] 여자들 환호하고 난리. 여기저기에 대고 연신 손 키스 하거나 손 흔들거나 윙크하는 사우.

[저 배우놈 때문에 이 난리로구만.] [잘 생기긴 했어. 여자들이 보면 환장하겠구만.] [구주악극단이 자랑하는 배우인 게로구만.] 남자들 사우를 질투하며 혀를 차고

남자들; [새송옥이라는 저 배우 이름 들어본 적이 있네.] [그런가?] 사우가 다가오는 걸 보며 말하고. 주변에서는 여전히 여자들이 꺅꺅 거리고 있고

<전설 속의 미남인 송옥(宋玉), 반안(潘顔)에 못지않게 잘 생겼다고 해서 새송옥이라 불리는 배우야.> <기막힌 미남인 데다가 연기실력도 끝내줘서 가는 곳마다 아녀자들을 구름처럼 몰고 다닌다는군.> 마차에 탄 사우가 여자들의 환호에 답하며 지나가는 배경으로 나레이션

남자들; [구주악극단에 속해있긴 하지만 매번 공연에 참가하는 건 아니라는군.] [그 때문에 새송옥이 합류하면 구주악극단의 공연장은 미어터진다는 거야.]

[부럽구만. 같은 남자인데 누군 여자들에게 저렇게 인기가 있고...] [추남으로 낳아주신 부모님 탓이나 해야지 뭐.] 궁시렁거리는 사내들 앞을 지나가는 사우를 태운 마차. 여자들이 마차를 따라가며 꺅꺅 거리고 있고

사우; (그년들, 아주 발광을 하는구만.) 마차 주변으로 모여들어 비명 지르는 여자들 보며 웃고. 경호원들이 여자들의 접근을 막으려 진땀 빼고 있고

사우; (나 사우의 바탕이 원래 잘 생기기도 했지만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화장까지 해서 계집들을 환장하게 만들고 있다.) 음험하게 웃고

사우; (덕분에 맘에 드는 계집을 골라서 자빠트릴 수 있어 좋지만...) 곁눈질로 길가의 여자들을 보고

사우; (이번에 내가 낙양에 온 것은 대물(大物)을 낚기 위해서다.) 거리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자리한 어느 장원의 삼층 건물을 보며 히죽 거리고

삼층 건물 3층의 창가에 어떤 여자가 밖을 보고 있는 걸 크로즈 업

<저 계집이 나로 하여금 전대미문의 큰 공을 세우게 해줄 복덩이 위상영(威霜英)이다.> 창가에 앉아서 거리를 보고 있는 여자 크로즈 업 배경으로 사우의 생각 나레이션. 다른 작품의 냉상영이나 위상영 캐릭터인데 나이는 20대 중반으로 위진천의 누나다. 한번 시집갔다가 남편이 죽어 친정으로 돌아온 과부다.

사우; (위상영은 하남(河南)의 부유한 토호(土豪) 위가장(威家莊)의 장녀다.) (집안이 부유하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하나뿐인 동생 덕분에 더 중요한 신분이 되었다.)

사우; (바로 무림맹의 소맹주가 된 위진천이 저 계집과 남매 사이인 것이다.) 위진천을 떠올리고

사우; (위상영, 저 계집을 후려내기만 하면 황금전장의 벽소소, 그년을 농락한 것과는 비교도 안되는 공을 세우게 되는 것이다.) 사악하게 웃는 사우

 

#151>

위상영의 시점. 사우를 태운 마차가 멀어지고 있다. 여자들이 구름처럼 따라가며 꺄꺄거리고

위상영; (새송옥...) (저 사람이 또 낙양에 왔네.) 얼굴 발개지고

위상영; (일 년 전, 친정으로 돌아온 직후 저 사람이 공연하는 걸 보았었다.) 숨도 좀 가빠지고

위상영; (과부가 된 후로 벌써 오년...) (오랜 독수공방으로 외로워진 때문이었을까?) 한숨읗 쉬며 가슴에 손을 대고

위상영; (일 년 전 그날 이후로 저 사람의 모습이 뇌리에서 지워지지가 않았었다.) 가슴을 누른 채 흥분. 가슴이 두근 두근

위상영; (새송옥은 어떤 사람일까? 정말 연극에 나오는 그대로의 매력적인 인물일까?) 꿈꾸는 듯한 표정

위상영; (너무나 궁금하다.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눠보았으면 여한이 없을 텐데...) 한숨 쉬고. 그때

[쇤네이옵니다 아가씨.] 달칵! 문이 열리며 누군가 들어오고. 움찔! 하며 창문에서 돌아앉는 위상영.

유모; [점심은 어디서 드실지...] [어머나!] 들어오다가 놀라는 여자. 나이는 중년으로 좀 푼수처럼 보인다. 위상영의 유모다

유모; [새송옥 때문에 난리가 났네요.] 창문을 보며 다가오고. <꺄아! 꺄아! 새송옥님 사랑해요! 여기 좀 봐주세요.> 창 밖에서 들리는 여자들의 자지러지는 비명이 들리고

유모; [우리 위가장의 젊은 유모들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답니다.] 창문으로 다가와서 밖을 보며

유모; [벌써 어떻게 하면 새송옥의 공연을 보러갈 수 있을지 필사적으로 잔머리들을 굴리고 있더라구요.] 열린 창문으로 고개 내밀며 멀어지는 사우 일행을 보고

위상영; [한 가지 알아봐줄 게 있어 유모.] 새침하게 말하고

유모; [! 말씀만 하세요 아가씨.]

위상영; [새송옥이 어느 객잔에 머무는지 알아내도록 해.] 얼굴이 좀 붉어졌으면서도 짐짓 새침하게 말하고

 

#152>

낙양. 깊은 밤. 대부분의 건물에 불이 꺼져있고. 하늘에는 보름달이 둥실. 완전한 보름달이고 그 때문에 밤이지만 아주 어둡지는 않다.

번화가에 자리한 화려한 객잔. 역시 불이 꺼져있다.

월동문이 있는 담장.

그곳으로 살금살금 오는 여자. 이십대의 날라리같은 인상의 여자. 주변 눈치 살피면서 월동문으로 접근하고 있는데 품에는 선물 상자를 안고 있다. 이년은 이번 씬에만 나올 엑스트라. 사우를 쫓아다니는 빠순이다.

여자; (투숙객으로 위장한 덕분에 여기까지는 무사히 올 수 있었어.) 흥분하고

여자; (점소이들에게 돈을 찔러주고 알아낸 바에 의하면 새송옥님은 이 월동문 안쪽에 머물고 계셔.) 월동문으로 들어가고

여자; (오늘을 기필코 새송옥님께 내 마음을 전하고 말 거야.) + [!] 생각하다가 눈 부릅. ! 그년 앞을 가로 막는 검은 그림자들

! 흉악한 인상의 사내들이 눈을 부라리며 앞을 막고 있다.

여자; (... 들켰어!) ! 겁에 질리면서도 사내들 사이로 돌진해서 빠져나가려 하지만

! ! 여자의 팔을 좌우에서 잡는 사내들

여자; [... 놔줘요!] 사내들에게 답싹 들리며 다리를 버둥대고

여자; [난 새송옥님께 꼭 전해드릴 게 있다구나!] + 사내1; [더 소란을 피우면...] 끌고 가며 눈을 부라리고

여자; [!] 겁에 질리고

사내1; [기루에 팔아넘긴다.] + 사내2; [허튼소리일 거 같으면 소란 피워봐라.] 여자를 끌고 가며 협박하는 사내들

여자; [으으으...] 겁에 질려 달달 떨며 더는 소란을 피우지 않고.

여자를 끌고 멀어지는 사내들. 헌데

 

근처 다른 건물의 그늘 아래 숨어서 보고 있는 여자. 얼굴을 면사로 가린 위상영

위상영; (예상대로네.) 사내들이 여자를 끌고 멀어지는 걸 보며 눈 번뜩이고

위상영; (구주악극단은 어떻게든 새송옥에게 접근하려는 계집들을 막기 위해 여러 명의 무사들이 고용되었다.)

위상영; (담장 안쪽에는 최소한 여섯 명의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월동문이 있는 담장을 보고. <두근! 두근!> 심장 뛰는 소리가 위상영의 귀에 들리고

위상영; (평범한 계집들이라면 그들의 저지를 뚫고 들어가지 못하겠지만...) ! 어둠 속에서 나와 월동문 쪽으로 걸어가고

위상영; (난 결코 평범한 계집이 아니다.) 스스스! 모습이 흐려진다.

 

#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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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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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부는 황성 화백 필명의 무협만화로 출간된 작품입니다.

2018년 12월에 시나리오를 탈고 하였고 2019년에 만화로 출간이 되었을 것입니다.

신선부라는 전설 속의 문파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암투와 인간군상들의 갈등을 묘사하였습니다.

황성 화백의 만화로도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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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선부 -神仙府

                                                  

 

<설정>

무림에는 신선부라는 신비한 문파가 있다. 가공할 힘을 지녔지만 이름 그대로 신선의 도를 추구하는 문파라 무림의 일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소문으로만 전해지던 신선부의 힘은 300년 전 돌연 세상에 드러난다. 구대천마라는 가공할 마두들이 세상을 난장판으로 만들자 신선부에서 두 명의 고수들을 내보내 물리친 것이다. 그때 이후로 신선부는 모든 무림인들의 선망의 대상이 된다.

헌데 신선부에서 변란이 일어난다. 무림진출 건으로 강경파와 온건파가 충돌하게 되고 강경파의 영수인 위극존이 온건파의 영수이며 신선부의 부주인 이복형 위극겸을 암살하고 자신이 위극겸으로 위장한 것이다. 그리고 마수를 무림으로 뻗어 전 무림을 장악해간다.

이에 위극겸의 아내인 온유향은 딸 위상영과 함께 은밀히 무림의 세력을 규합하여 신선부와 맞서게 되고 위상영과 운명적으로 만나 위상영에게 마음이 빼앗긴 청풍은 위상영을 위해 신선부의 무림 정복을 저지하게 된다.

청풍은 탁월한 무공과 리더십으로 무림의 세력들을 규합하여 신선부에 맞서고 신선부의 전위 세력을 대부분 궤멸시킨다. 드디어 무림에 평화가 찾아오는가 싶었는데 청풍을 시기질투한 명문가의 인간들에 의해 청풍은 모함을 받고 무림을 떠난다.

그후 본격적으로 힘을 드러낸 신선부에 의해 무림은 파멸을 맞게 되고. 청풍은 사랑하는 여인들과 친구들의 간절한 부탁으로 다시 검을 잡고 무림으로 나와 신선부에 맞서게 되는데...

 

<등장인물>

청풍; 중원삼대부호 가문중 하나인 황금전장의 하인이다. 비록 신분은 천하지만 영특하여 한 번 본 것은 잊지 않는 재주를 지녔다. 황금전장의 장주 냉혈전호 벽초천은 외아들 벽세황을 과거에 급제시키려 노력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결국 벽초천은 궁여지책으로 청풍을 아들로 위장시켜 과거에 내보내는데 청풍이 덜컥 장원 급제를 해버린다. 하지만 벽세황은 학문에 재주가 없어 곧 밑바닥을 드러내고 대리 시험의 의심을 받게 된다. 일이 커지자 벽초천은 청풍을 제거하려 하는데. 청풍은 절체절명의 순간 기연을 만나 절세 고수가 된다.

청풍에게는 숨겨진 신분이 있다. 유약한 황제 헌종 성화제의 아들인 것이다. 성화제는 요부 만귀비에게 휘둘리며 산 것으로 유명하며 만귀비는 자신 외의 비빈들이 낳은 아이들을 남김없이 독살해버리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성화제의 후궁 백현비의 아들도 그렇게 독살 당했다고 알려졌지만 사실은 충성스러운 환관에 의해 빼돌려졌었다. 하지만 환관은 곧 만귀비의 수하들에게 따라잡혔고 절망적인 순간 청풍은 강물에 던져버렸다. 강물에 떠내려가던 청풍을 구한 것이 황금전장의 하인 이적이었으며 청풍은 그의 아들로 자라게 된다.

기연을 만나 절세고수가 된 청풍은 무림을 주유하다가 신선부의 소부주인 위상영을 만나게 되며 그녀의 미모에 반해 신선부가 무림을 정복하려는 시도를 저지하게 된다.

위극존; 신선부의 당대 부주. 야심이 큰 인물로 이복형이며 신선부의 부주인 위극겸을 시해하고 위극겸으로 위장하여 신선부를 장악한다. 신선부 원로들의 반대를 무시하고 소장파들을 무림에 내보내 무림 정복을 시도한다.

위진천; 위극존의 아들. 백부 위극겸으로 위장한 부친을 대신하여 신선부의 무림정복을 총 지휘한다. 사촌지간인 위상영에게 흑심을 품고 있지만 위상영은 위진천의 본성을 알고 있어서 필사적으로 피한다. 천적인 청풍에게 번번이 야심이 가로막혀 증오하게 된다.

위상영; 위극겸의 외동딸. 어머니인 온유향을 도와 신선부의 무림 정복을 저지하려 애쓴다. 구파일방은 이미 신선부에 장악당해 있으므로 삼문육가를 포섭하여 호천맹을 결성, 신선부에 맞서고 있다. 지혜롭지만 몸이 약해서 직접 싸우지 못하는 약점이 있다

절대검성 섭장천; 당대의 천하제일인. 특히 검법으로는 고금삼대고수중 한명으로 꼽힌다. 고금삼대검객중 한명이며 구대천마에 속하는 천잔검마의 검법을 얻어서 더욱 발전시켜 절대삼검을 만든다. 신선부 입장에서는 무림정복의 가장 큰 장애물이고 그래서 비겁한 수단을 써서 섭장천을 암살한다. 하지만 살아남아 청풍의 스승이 된다.

냉혈전호 벽초천; 천하삼대부호 가문 중 하나인 황금전장의 장주다. 하지만 벼락부자라고 손가락질 당한다는 컴플렉스가 있다. 그래서 아들 벽세황을 어떻게든 과거에 급제시키려 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최후의 수단으로 하인이면서도 영특한 청풍을 벽세황으로 위장시켜서 과거를 보게 하는데 청풍이 덜컥 장원급제 해버리면서 문제가 생긴다. 청풍이 적당히 과거에 급제했으면 벽세황이 사람들을 속일 수 있었지만 장원급제해서 사람들의 이목을 한 몸에 받게 된 것이다. 결국 후환이 두려워 청풍을 제거하려 한다.

벽세황; 황금전장의 소장주. 글 공부보다는 무공에 더 관심이 많다. 부잣집 아들답게 망나니다. 청풍의 영특함을 질투하지만 아버지의 뜻에 따르기 위해 청풍을 대신 과거에 내보낸다. 글공부에는 취미가 없지만 무공은 좋아하고 자질도 상당하다. 황금전장의 재력으로 사모은 영약과 비급으로 제법 고수 소리를 듣게 된다. 나중에 청풍의 정체를 폭로하여 일대 파란을 일으킨다. 그리고 그 와중에 벽세황 자신도 변을 당하는데...

벽옥령; 벽세황의 누이동생. 착하긴 하지만 허영심이 있고 종인 청풍을 깔본다. 나중에 황금전장이 청풍의 것이 되는 데 역활을 한다.

우유라; 삼문육가중 신기보의 안주인. 남편이 실종되어 대신 보주 노릇을 한다. 호천맹의 군사 역할을 하고 연하인 청풍을 진심으로 아끼고 지지한다.

마귀동; 마인들의 성지. 구대천마의 무공은 마귀동에서 흘러나왔고 신선부의 숙적이다. 신선부가 은인자중하며 무림에 나오지 않은 이유가 사실은 마귀동의 존재 때문이다.

혈세사패; 구대천마의 후손들이 세운 문파. 위극존에게 제압당해 신선부의 전위가 된다.

삼문육가; 구파일방과 함께 무림을 이끌어온 명문가들. 온유향과 위상영 모녀의 설득으로 신선부에 맞서기 위한 호천맹을 결성한다.

#1>

<-신선부(神仙府)! 오래 전부터 전설이나 신화처럼 무림인들의 입에 오르내려온 신비한 문파다.> 아주 험준한 바위산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험하지만 산수화 같이 경치가 좋은 산이다.

<이름 그대로 신선부는 신선(神仙)의 도()를 추구하는 방사(方士)들의 문파였다. 하지만 신선의 도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무공을 창안하여 세상에 적수가 없게 되었다.> 그 산을 향해 멀리서 새처럼 날아오는 두 명의 사내. 작게 보이는데 달리는 게 아니라 정말 새처럼 날아온다.

<-세속지사(世俗之事) 불상관(不相關)! 세속의 일에는 상관하지 않는다는 것이 신선부의 으뜸가는 계율이었고 그 때문에 신선부는 강호 무림의 일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두 사내의 모습 크로즈 업. 앞장 선 인물은 패기만만한 인상의 중년인이다. 이름은 위극존. 캐릭터는 008. 그 뒤를 중후한 인상의 중년인이 뒷짐 짚고 따라온다. 위극존보다 나이가 몇 살 많아보이는 인물. 다른 작품의 위극겸 캐릭터. 위극겸은 신선부의 당대 부주다. 위극존은 위극겸의 이복동생이다.

<하지만 삼백여 년 전, 신선부가 무림에 그 가공할 힘의 일단을 드러내는 일이 벌어졌다. 구대천마(九大天魔)라는 전대미문의 마인들이 나타나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었으며, 그들을 막기 위해 신선부에서 두 명의 고수가 파견된 것이다.> 위극존과 위극겸의 모습 크로즈 업.

<흑백신귀(黑白神鬼)라고 알려진 신선부의 고수들은 인간이 아닌 것같던 존재들인 구대천마를 간단히 패퇴시켜 세상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다른 작품의 흑백신귀 캐릭터인 노인들이 광소를 터트리고 있고. 그들 앞에서 사방으로 달아나는 아홉명의 남녀들. 모두 중상을 입은 모습이다. 아홉 명이 구대천마이지만 대충 묘사. 자세히 보여주지는 말고. 아홉 명 중 여자가 세명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흑백신귀가 신선부의 최고 고수들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흑백신귀의 주장에 의하면 그들은 칠단(七段)으로 이루어진 신선부의 계급 중 겨우 삼단(三段)에 속한다는 것이다.> 흑백신귀가 단상에 놓인 의자에 앉아있는 어떤 인물에게 포권하는 모습. 의자에 앉아있는 인물은 여자라는 걸 암시

<그 일로 인해 강호에서의 신선부의 위치는 절대적인 것이 되었다. 구대문파를 비롯하여 그 어떤 세력도 감히 신선부에 비견되지 못한 것이다.> 다시 위극존과 위극겸 형제의 모습. 험준한 절벽 위를 달리는 두 사람

<그와 함께 무림인들에게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 그것은 신선부를 찾아내어 가입하거나 그들의 무공을 단 한 가지라도 얻어서 익히는 게 그것이었다.> 앞을 가리키는 위극존. 위극겸도 앞을 보고

<물론 삼백 여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신선부를 찾아낸 인물은 물론 그들의 절기를 한 조각이라도 얻어서 익힌 인물은 나타나지 않았다.> 두 형제의 앞쪽은 절벽이 끝나는 곳이다. 절벽 아래는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없는 계곡. 절벽 중간에 안개가 걸려있다. 그 절벽 끝에 비석 같은 형태의 바위가 하나 서있다.

위극존; [여기입니다 형님!] 휘익! 비석 같은 바위 앞에 내려서고.

위극존; [이게 바로 소제가 발견한 흑백신귀(黑白神鬼) 조사님들의 흔적입니다.] 바위를 가리키고

위극존; [지난 번 강호순행 중 화산(華山)에서도 가장 험하다는 이곳 창천애(蒼天崖)를 구경하러 왔다가 발견한 것입니다.] 말없이 바위 앞으로 가는 위극겸을 보며 말하고

바위 크로즈 업. 평평한 앞면이 갑골문자 같은 문양들로 덮여있다. 이끼도 덮여있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글자로 보이지 않는다

위극겸; [이건...] 흥분하며 살펴보고.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신선부 부주 위극겸(威極謙)>

위극존; [소제도 처음에는 자연스럽게 생긴 균열인줄 알았습니다.] 위극겸의 뒤에 서서 눈 번뜩이며 설명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위극겸의 동생 위극존(威極尊)>

위극존; [하지만 뒤덮여있던 이끼를 떼어내고 자세히 살펴보니 상형문자들이었습니다.] 위극겸 뒤에서 음산하게 눈을 빛내며

위극겸; [천애협로(天涯狹路)...] 바위의 굴곡들을 만지며 흥분하고.

위극겸; [우리 신선부를 상징하는 표어(標語)로 문장이 시작되고 있다.] 위극겸이 만지는 그 굴곡이 <天涯狹路>라는 글과 비슷하다.

위극겸; [그렇다면 극존 네 말대로 이 바위에 글을 새긴 것은 흑백신귀님들일 가능성이 높다.] 집중해서 다른 글들을 읽고

위극존; [삼백여 년 전, 흑백신귀 조사님들은 구대천마를 패퇴시킨 후 신선부로 돌아오지 않고 실종되셨었지요.] 위극겸의 뒷모습 보며

위극겸; [그리고 두 분이 마지막으로 날려 보낸 전서구에는 <원시천존(元始天尊)의 유적을 발견한 것 같다.>였지.] 글을 읽으면서

위극존; [원시천존은 우리 신선부 뿐 아니라 숙적 마귀동(魔鬼洞)의 시조이기도 한 고금제일인!] [그분의 유적을 발견했다면 흑백신귀께서 귀환을 미룬 것도 설명이 됩니다.] 음침한 표정으로

위극겸; [그렇긴 하다만...]

위극겸; [이 바위에 적혀있는 내용은 너무 모호하다.] 바위를 만지며 찡그리고

위극겸; [천재지중(天在地中) 욕등투천(慾登投天)...] [하늘은 땅 속에 있으니 오르길 원하면 하늘로 몸을 던져라?] 글을 해석하며 갸웃

위극겸; [하늘이라는 장소는 원시천존과 관련이 있는 장소일 텐데...] [그 하늘이 땅 속에 있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 바위를 들여다보며 골똘하게 생각하는데

위극존; [소제도 그 글귀가 전혀 이해가지 않아서 형님을 직접 모시게 된 것입니다.] ! 위극존이 눈을 번뜩이며 왼쪽 소매에서 비수를 하나 꺼낸다. 칼날 길이가 한 뼘 정도인데 전체가 검은 색인 비수다. 검은 칼날에는 귀신 문양이 새겨져 있고 손잡이도 귀신 머리 형태를 하고 있고

위극겸; [원시천존은 하늘과 땅이 분리되기 전의 장소인 혼돈경(混沌境)을 발견하여 신선이 되는 힘을 얻었다고 전해진다.] 위극존이 비수를 뽑는 것도 모르고 비석의 글을 해독하는데 전념하고. 그 뒤에서 두 손으로 비수를 잡는 위극존

위극겸; [천재지중이라는 이글은 혼돈경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 두 손으로 쥔 비수로 전력을 다해 위극겸의 등을 찌르는 위극존

위극겸; [!] 눈 부릅뜨고. 칼날이 등에 조금 파고 든 상태다. 동시에

위극겸; [네가!] 바웅! 웅크리며 기합 넣는 위극겸의 몸에서 충격파가 폭발적으로 일어나 비수를 막으려 한다. 하지만

빠지지직! 위극존의 비수는 그 충격파를 뚫고 들어가서

! 위극겸의 등에 깊이 박히고. 다만

! 위극겸의 몸에서 터진 충격파에 타격을 받고 뒤로 홱 날아가는 위극존

위극겸; [!] ! 피를 왈칵 토하며 한 손으로 비석을 잡고

후두둑! 비석에 위극겸이 토한 피가 뿌려지고

위극존; [!] 휘릭! 역시 피를 토하며 내려서는 위극존. 위극겸의 10미터쯤 뒤에

치치치! 바위를 잡고 벌벌 떠는 위극겸의 등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비수가 깊이 박힌 위극겸의 등 부위에 상처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고

위극존; [하하하 역시 형님의 천선탄벽(天仙彈壁)은 대단합니다.] [하마터면 소제의 몸뚱이가 피곤죽이 될 뻔 했습니다.] 손으로 입가의 피를 닦으며 웃고

위극겸; [극존...] [네놈... 네놈이...] 비틀거리며 일어나 돌아보고. 분노와 충격에 휩싸인 표정이고. 이하 위극겸은 절벽을 등진 자세다.

위극존; [비록 소제가 신선부의 이인자이긴 해도 형님과의 실력차이는 천양지차...] [전력을 기울여 암습을 해도 형님의 천선탄벽은 깨트릴 수 없었겠지요.] ! 피를 옆으로 뱉으며 웃고

위극존; [하지만 마귀동의 염왕아(閻王牙)를 쓴 덕분에 형님을 열조(烈祖)들 곁으로 조기에 보내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위극겸; [염왕아!] 눈 부릅

위극겸; [내 천선탄벽을 어떻게 뚫고 들어왔나 했더니...] [우리 신선부의 숙적인 마귀동의 마병 염왕아였구나.] 비틀거리며 뒤를 보고. 치치치! 비수가 박혀있는 등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위극존; [게다가 만전을 기하기 위해 염왕아에 오대극독(五大劇毒)까지 충분히 발라두었지요.] 태연하게 웃고

위극겸; [네놈이...] 분노하여 이를 갈고. 비틀거리는 얼굴이 검게 변하고 있고

위극존; [염왕아에 몸이 궤뚫린 데다가 오대극독에 중독당하기까지 하셨으니 목숨을 부지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위극겸; [어째서냐?] 이를 갈고

위극겸; [어째서 나를 암살하려 든 것이냐? 남도 아니고 형제지간이면서...] 비틀거리며 위극존을 노려보고. 등에서는 연신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고 피부색은 급격하게 검게 변하는 중이다.

위극존; [소제가 왜 이러는지는 형님도 짐작하고 계신 거 아닙니까?] 태연하게 말하고. 그러자

위극겸; [... 출천파(出天派)가 나를 제거하기로 모의했구나.] 깨닫고 분노하고

위극존; [바로 그렇소이다.] 빠지직! 온몸에서 벼락을 일으키며 눈을 희번덕이고

위극존; [우리 신선부의 힘은 명실상부 천하무적!] [단 일할의 힘만 내보내도 강호 무림을 정복할 수 있습니다.] 우둑! 지지지! 불끈 쥐어 쳐드는 손이 벼락에 휩싸이고

위극존; [하지만 형님을 비롯하여 문중의 늙은이들은 케케묵은 율법만 내세우며 무림에는 눈길조차 돌리지 못하게 억압해왔습니다.] 이를 갈고

위극존; [그래서 소제를 중심으로 한 출천파가 결성되어 무림을 정복할 계획을 진행해온 것입니다.] 광기 서린 표정으로 웃고

위극겸; [어리석은 놈...] 탄식하고. 이제 얼굴은 완전히 검게 변했고 등에서 치솟는 연기가 짙어졌다.

위극겸; [우리 신선부의 숙적인 마귀동이 어둠 속에 숨은 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걸 어찌 모르느냐?] 분노하고

위극겸; [신선부와 마귀동의 힘은 백중!] [그 때문에 먼저 실체를 드러내는 쪽이 반드시 패망하게 되어 있다.]

위극겸; [우리 신선부의 열조들께서는 그걸 알고 계셨기에 무림에 나가지 못하게 막아 오신 것이다.]

위극존; [소제의 생각은 다릅니다.] 냉소하고. 온몸이 벼락으로 휘감기고 있고

위극존; [마귀동의 힘은 삼백여 년 전 구대천마의 실종으로 소멸되었다고 봐야합니다.] 눈 번득

위극존; [헌데 형님과 문중의 늙은이들은 있지도 않는 마귀동의 위협을 내세워 신선부의 젊은 제자들을 억눌러 온 것입니다.] 이를 부득 갈고

위극겸; [헛된 꿈꾸지 마라!] [나 하나 해치운다고 신선부를 장악할 수 있을 것 같으냐?] 절벽을 등진 채 비틀

위극존; [그 점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입니다.] ! 손으로 얼굴을 덮고

위극존; [신선부를 영도하는 것은 여전히 형님일 테니 말입니다.] 스윽! 손을 아래로 쓸어내리고. 그러자

! 위극존의 얼굴이 위극겸으로 변했다. 진짜 위극겸의 피부가 검게 변했고 등에서 연기가 일어나고 있는 것 외에는 모든 것이 똑같다. 이하 가짜 위극겸은 위극겸(위극존)으로 표기한다.

위극겸; [... 역용술!] 절망 분노

위극겸; [... 나로 위장하여 신선부를 장악할 생각이로구나!]

위극겸(위극존); [비록 어머니는 다르지만 우리는 형제지간 아닙니까?] 자기 얼굴을 만지며 웃고

위극겸(위극존); [그 누구도 소제가 형님으로 위장한 것은 알아차리지 못할 것입니다.]

위극겸(위극존); [형님의 정숙한 아내까지도...] 광기로 눈을 번들거리고

위극겸; [이 천벌을 받을 놈...] 절망하며 뒷걸음질

위극겸(위극존); [사정 설명은 충분히 해드렸으니 이제 그만 저 세상으로 가십시오.] 손바닥을 위극겸에게 내밀며 말하고. 그러자

지지징! 위극겸(위극존)의 손바닥 앞에서 겹겹이 원형의 파문이 쌓인다.

위극겸; [하늘이...]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서고

위극겸; [하늘이 네놈의 악행을 징벌할 것이다.] ! 그대로 뒤로 몸을 날려 투신을 한다. 위극겸(위극존)을 마주 보는 자세로 몸을 날리는 것 주의. 그러자

위극겸(위극존); [투신...] ! 손을 내리며 절벽 끝으로 가고

까마득한 아래로 추락하고 있는 위극겸의 모습이 작게 보인다. 하늘 보는 자세로 추락하고 있고. 그러다가

! 절벽 중간을 감고 있는 구름을 뚫고 내려가며 사라지는 위극겸

위극겸(위극존); [무공을 쓸 수 없는 상태에서 투신을 했으니 살아있을 가능성은 없겠지.] 끄덕

위극겸(위극존); [덕분에 친형을 내 손으로 죽이는 찜찜함은 면했다만...] 절벽 끝으로 가고.

위극겸(위극존); [혹시 모르니 내려가서 시신을 확인하자.] ! 절벽 아래로 몸을 날린다.

! ! 위극겸과 달리 절벽의 돌출 부위를 밞으며 아래로 내려가는 위극겸(위극존)

위극겸(위극존); [머잖아 천하는 신선부를... 아니 나 위극존을 주인으로 섬기게 될 것이다.] 흐흐흐! 웃으면서 절벽 아래로 멀어지는 위극겸(위극존)

 

#2>

비 오는 밤. 한쪽이 절벽으로 이루어진 강변.

번개도 치고

절벽 아래로는 거친 강물이 흐른다.

파팟! 절벽을 따라 달려오는 인물. 환관 복장의 중년인인데 체격이 건장하다. 캐릭터는 618. 품에는 강보로 꽁꽁 싸맨 아기를 안고 있다. 얼굴까지 강보로 싸서 커다란 럭비공처럼 보인다. 이 환관의 이름은 장민. 허리에 칼도 한 자루 차고 있다.

[! !] 거친 숨결을 몰아쉬며 달리는 장민. 등에는 몇 개의 화살이 박혀있다. 부러진 화살도 있고

장민; (삼황자(三皇子)...) 달리면서 강보를 내려다보고.

약간 틈이 벌어진 강보 사이로 잠이 든 아기 얼굴 일부가 보인다. 몸을 강보로 꽁꽁 싸맸지만 숨을 쉬도록 입고 코 부위의 천을 조금 열어 놨다.

장민; (소인 장민(張閔)의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켜드릴 테니 안심하십시오.)

장민; (삼황자님의 모친이신 백현비(白賢妃)님께는 몇 번을 고쳐 죽어도 갚지 못할 은혜를 입었다.) 다시 앞을 보며 달리고

장민; (그 막중한 은혜를 갚기 위해서 무슨 짓을 해서라도 삼황자님을 지켜드려야만 한다.)

장민; (하지만... 사실 삼황자님을 보호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장민; (당금의 황상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만귀비(萬貴妃)...) 기승스럽지만 아름다운 중년여인을 떠올리고. 나중에도 나올 만귀비 캐릭터

장민; (그 악독한 계집은 다른 비빈들이 생산한 황자들은 남김없이 독살해왔다.) (자신이 낳은 병약한 황태자(皇太子)의 지위를 위협할까 걱정해서인데...)

장민; (백현비님께서 생산하신 삼황자님도 만귀비의 독수에 살해당할 운명이었다.)

장민; (그래서 병사한 것으로 꾸며 자금성 밖으로 빼돌렸지만...)

장민; (어떻게 알고 만귀비가 자객들을 보내 나를 추적하고 있다.)

장민; (다행히 비가 와서 자객들을 떨쳐버릴 수 있었다.)

장민; (비와 어둠의 가호를 받아 가능한 멀리 달아나야...) + [!] 눈 부릅뜨고. 피이잉! 무언가 날아오는 소리가 들린다.

장민; (화살이 나르며 내는 파공성!) ! 다급히 옆으로 방향을 틀며 몸을 날리고.

피피핑! 파팍! 여러 대의 화살이 장민이 날아가던 방향으로 지나치고 바닥에 박힌다.

장민; (이런...) 달려가며 돌아보는 장민.

뒤쪽의 빗속을 달려오는 복면을 쓴 자객들 십여명. 달려오며 활을 쏜다. 활을 쏘고 다시 화살을 뽑아 활에 재우고 있다

장민; (끈질긴 놈들! 그 새 따라붙었구나!) 파팟! 사력을 다해 달려간다.

피핑! ! 다시 활을 쏘는 자객들. 마지막 한 놈만 쏘지 않고 달려온다. 화살을 활에 재운 자세로. 이자가 두목. 허리춤에 카우보이들이 쓰는 것 같은 밧줄을 걸고 있다.

파팟! 다시 방향을 틀며 달리는 장민

투학! 그제야 두목이 활을 쏘고. 장민이 달리는 방향을 가늠해서

피핑! 퍼퍽! 이번에도 대부분의 화살들이 장민을 빗나간다. 하지만

! 두목이 날린 화살이 장민의 한쪽 허벅지를 궤뚫는다

장민; [!] 균형을 잃고 나뒹구는 장민.

철벅! 콰당탕! 나뒹굴면서도 강보에 싸인 아기를 품어서 다치지 않게 하고. 그때

[잡았다!] [노대(老大)께서 장가놈의 다리를 맞췄다!] 차창! ! 활을 버리고 칼을 뽑으며 쇄도하는 자객들. 거리는 30미터쯤이고. 두목만 다시 활에 화살을 재우고 있다

장민; (틀렸다!)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장민; (다리를 다쳤으니 더 이상 달아나는 건 무리...) 품에 앉은 강보의 아기를 내려다보며 뒷걸음질.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장민의 뒤는 절벽이다

장민; (그리고 저놈들의 손에 들어가면 삼황자님은 확실하게 살해당하신다.) 이를 악물며 뒤돌아서고. 절벽 쪽으로

장민; (그럴 바에야 요행을 바라는 게 났다.) 아기를 안고 절벽에서 뛰어내리려 하고.

[저 놈 혹시!] [멈춰라 장민!] [강으로 뛰어들려고 한다!] 다급히 외치며 쇄도하는 자객들. 그 직후

투쾅! 날아오며 다시 활을 쏘는 두목

절벽에서 뛰어내리려는 장민. 하지만. 그 직후

! 등에 화살이 깊이 박히며 비틀하는 장민. 어깨 아래쪽을 관통한다.

! 그 바람에 강보에 쌓인 아기를 놓치는 장민

쐐액! 그대로 절벽 아래로 추락하는 강보에 싸인 아기.

장민; [안돼!] 아기에게 손을 뻗으며 함께 뛰어내리려는 장민. 하지만

촤악! 날아든 밧줄이 장민의 목을 휘감아 조이고

! 급정거로 멈춰서며 두 손으로 밧줄을 휘두르는 두목. 활은 버렸고. 그자가 휘두르는 밧줄에 목이 감긴 장민의 몸이 허공으로 홱 날아오르고 있고. 다른 자객들은 절벽으로 쇄도한다.

파팟! ! 절벽 끝에 급정거하는 자객들. 하지만

절벽 아래로는 아무것도 안 보인다. 거친 강물이 굽이치며 흘러내리는 것만 보이고.

퍼억! 목이 조여진 채 바닥에 나뒹구는 장민. 하늘 보는 자세로 나뒹군다.

그 바람에 등에 박혀있던 화살들이 부러지거나 살 속으로 더 깊이 파고 들고

장민; [끄윽!] 고통에 벌벌 떨고

두목; [어떻게 되었느냐?] 패대기쳐진 장민에게 다가가며 절벽 끝에 선 자객들에게 묻고. 이자는 눈썹 사이에 점이 있다. 그 점이 나중에 중요한 단서가 되니 확실히 표시

[애새끼는 강물에 빠진 것 같습니다.] [비가 오는데다가 밤이 깊어서 아래쪽의 상황을 알 수가 없습니다.] 자객들이 돌아보며 대답하고

두목; [하류로 따라 내려가라.] [삼황자의 시신을 가져가야 만귀비가 제대로 포상을 해줄 것이다.] 장민의 옆에 멈춰 서며 말하고. 장민은 일어나려 애쓰고 있고

[존명!] [가자!] 파팟! ! 절벽을 따라 달려 내려가는 자객들

그 사이에 장민은 힘겹게 상체를 일으키지만

두목; [망할 환관 놈!] ! 강하게 장민의 가슴을 밟는 두목

우직! 갈비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두목의 발 아래에서 들리고

쿨럭! 고개 들며 피를 토하는 장민

두목; [애새끼를 강에 떨어트려서 일을 번거롭게 만들어?] 우둑! 발에 힘을 주고.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리고

장민; [죽일 테면 죽여라 만귀비의 개!] 쿨럭! 주르르!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면서도 이를 갈며 올려다보고

장민; [만귀비와 네놈들이 저지른 죄의 대가는 하늘이 대신 내리실 것이다.]

두목; [그건 장민 네놈의 희망사항이고...] 피식! 웃고

두목; [죽기 전에 좋은 소식을 들려주마.] [네놈이 그렇게 떠받들던 백현비는 네놈보다 한 걸음 먼저 저 세상으로 떠났다.]

장민; [... 그런...] 경악 충격

두목; [네놈이 삼황자를 빼돌린 데 대한 분풀이로 만귀비가 백현비를 독살한 것이다.]

장민; [현비... 백현비마마께서 돌아가시다니...]

두목; [네놈이 목숨을 걸고 지키려 했던 삼황자도 곧 뒤따라갈 테니 먼저 가서 백현비를 만나봐라!] 콰직! 발에 힘을 주고

퍼득! 장민의 몸이 퍼덕이다가

축 늘어지는 장민의 몸뚱이

두목; [날 원망하지 마라 장민! 네놈이 주인을 잘못 선택한 결과이니...] 휘익! 날아가며 웃고

으하하하! 장민의 시체를 배경으로 멀어지는 두목. 헌데

 

#3>

절벽 아래. 강물이 거칠게 흐르고 있고. 헌데 바위가 움푹 들어간 곳은 강물이 잔잔하다. 그곳에 배가 한척 정박해있다. 작은 선실이 달린 배인데 밧줄로 절벽의 돌출부에 묶여있다. 그리고

[...] 문이 열린 작은 선실에 앉아서 무언가 생각하는 중년의 꼽추. 전작인 <무쌍일지>에 나온 타노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타노. 이름은 이적. 그래도 타노라고 표기. 이때의 나이는 40살 전후. 헌데

타노의 품에 안겨있는 강보에 싸인 아기.

타노; (만귀비, 백현비, 삼황자, 환관 장민...) 곁눈질로 하류쪽의 절벽을 보고.

자객들이 절벽 아래를 살피며 하류로 달려가는 것이 작게 보인다

타노; (주인님의 분부로 서둘러 항주(杭州)로 가던 길이었는데...) 자객들이 멀어지는 걸 보며 생각하고

타노; (비가 오고 날이 어두워져서 어쩔 수 없이 이곳에 정박하게 되었다.) 강보에 싸인 아기를 보고

타노; (그러다가 상상도 못했던 일을 겪게 되었다.) ! 강보를 적혀서 아기의 얼굴이 다 드러나게 만들고. 아기의 얼굴은 청풍의 어린 시절 얼굴이다. 콧날이 오똑한

<당금 황제의 셋째 아들이 죽을 위기에 처했으며... 요행히 내가 바로 아래에 있어서 추락하는 삼황자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뱃머리에 서서 위에서 추락하는 강보에 싸인 아기를 받으려던 타노의 모습 배경으로

타노; (이런 걸 인연이라 말하는 것일 텐데...) + [!] 아기를 보다가 눈 반짝

강보가 젖혀지며 드러난 청풍의 목 부분. 끈으로 대충 만든 목걸이가 걸려있는데 그 끈에 금반지가 하나 끼워져 있다. 두 마리의 용이 서로의 꼬리를 무는 모습의 반지

타노; (이 반지...) 반지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보고

<두 마리 용이 서로의 꼬리를 물어뜯고 있는 쌍룡패미(雙龍敗尾)의 형상...> 반지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타노; (아마 이 아이... 삼황자의 신분과 관련이 있는 반지일 것이다.) (황제가 삼황자의 생모인 백현비에게 준 정표일 수도 있고...) 다시 목걸이를 강보 속으로 넣고

타노; (하지만 이 아이의 신분은 누구도 알아서는 안된다.) (이 아이가 살아있는 걸 만귀비가 알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죽이려 들 테니...)

<이 아이는 가장 귀한 출생이지만 가장 천하고 낮게 길러야만 한다. 만귀비가 결코 찾아내지 못하도록...> 숨듯이 정박해있는 쪽배 배경으로 타노의 생각 나레이션

 

#4>

<-십년후.> 거대한 도시. 북경이다. 멀리 웅장한 자금성도 보이고

<-북경(北京)> 북경의 모습. 번화가. 넓은 대로 좌우로 수많은 상점들이 있고

<-중원 최대의 전장 황금전장(黃金錢莊)> 대로 끝에 웅장한 정문이 열려있는 장원의 모습. 장원 정문으로는 수많은 사람과 우마차들이 드나들고 있다. 대문 처마 아래에는 <黃金錢莊>이라는 글이 금박으로 적힌 커다란 현판이 걸려있다.

황금전장의 후원. 웅장한 이층 건물이 있다. 옆으로 긴 건물. 일종의 도서관. 정문에는 <藏經閣>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사람들은 많이 오가지 않는데 입구에는 황금 갑옷에 환금 투구를 쓴 건장한 무사들 두 명이 지키고 있다. 이 무사들은 <자객일지>에 나온 황금수라들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이름은 황금수라.

 

#5>

! 누군가의 손이 책꽂이에서 책을 한권 뽑는데 가운데 손가락에 반지가 하나 끼워져 있다. 바로 아기 시절의 청풍이 목에 걸고 있던 그 반지다. 두 마리의 용이 서로의 꼬리를 물고 있는 모습의 금반지. 이 금반지로 청풍이 삼황자라는 걸 암시하고

청풍; [...] 까치발을 하고 책꽂이에서 책을 뽑는 청풍. 이 때 나이 10. 초등학교 3-4학년 정도인데 몸이 좀 허약해 보인다. 비실비실. 걸치고 있는 옷은 낡고 초라하다. 주변에는 천장까지 닿는 높은 책꽂이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뽑은 책 표지를 보는 청풍

<貞觀精要 第十三集>이라는 제목이 적혀있다.

책을 들고 돌아서는 청풍.

근처에 책상과 의자가 있고. 책상에는 오징어 말린 것 한 마리와 차 주전자가 놓여있다.

책상에 앉는 청풍. 책을 내려놓고

오징어 다리 하나를 입에 물면서 책을 넘긴다.

! ! 책을 천천히 넘기는 청풍의 손

눈이 좌우로 움직이고. 입은 오징어 다리를 질겅 질겅

! 마침내 책을 모두 넘겼고.

오징어 다리를 모두 입에 삼키고

차 주전자를 집어 들고

꼴꼴 고개 젖혀서 주전자의 물을 마신다. 바로 그때

[닥쳐라!] 누군가 지르는 고함 소리가 들리고

멈칫! 기울이던 주전자를 멈추는 청풍의 손

[지금 그걸 변명이라고 지껄여? 이 밥벌레 같은 놈들이!] 다시 누군가 고함치는 소리가 들리고

주전자를 놓고 일어서는 청풍. 책을 집어들고

! 그 책을 원래 자리에 꽂는 청풍. [당장 찾아내라!] 그 배경으로 악을 쓰는 소리가 이어지고

[그분이 오실 때까지 못 찾아내면 네놈들은 전부 모가지다.] 누군가 악을 쓰는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걸어가는 청풍.

 

#6>

높은 책꽂이들 사이의 공간. 커다란 책상이 있고 책상을 앞에 두고 앉아서 불같이 화를 내는 중년인. 냉혈전호 벽초천이다. <자객일지>등 다른 작품의 냉혈전호 벽초천 캐릭터. 옷이 지나칠 정도로 화려하다.

벽초천 뒤에는 교활한 인상의 중년인이 서있다. 황금전장 총관인 이세창이다. 이세창 캐릭터도 <자객일지>에 나오는 황금전장 총관 이세창 캐릭터 차용

벽초천 앞에는 서생 차림의 중년인이 서서 사색이 되어 있다. 이자는 장경각 부사서인 조무상. 한 두 번 나올 캐릭터. 그냥 평범한 서생. 주변에서는 서생 차림의 사내들 십여명의 책꽂이들의 책을 살피며 허둥대고 있다.

벽초천; [변명을 하려면 그럴 듯한 변명을 해라!] 탕탕! 손바닥으로 책상을 두드리며 눈을 부라리고

벽초천; [장경각 총사서(總司書)인 우문(宇文)노인이 와병중이기 때문에 찾는 책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는 게 말이 되느냐?]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장주 냉혈전호(冷血錢虎) 벽초천(碧礎天)>

벽초천; [책의 소재도 모르는 놈들이 무슨 사서(司書)?] [내가 네놈들 먹이고 입히는 이유가 돈이 썩어나기 때문인 줄 아느냐?]

조무상; [... 죄송합니다 장주님!] 비지땀을 흘리며 굽신거리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장경각 부() 총사서 조무상(趙無想)>

조무상; [송나라 때의 명재상 구양수(歐陽脩)가 지은 취옹잡기(醉翁雜記)는 워낙 귀한 책이라 주요 장서를 보관하는 이 주변에 있을 것입니다.]

조무상; [부디 조금만 더 말미를 주십시오.] 비지땀을 흘리고

벽초천; [말미같은 소리!] 탕탕! 손바닥으로 책상을 치고

벽초천; [황상의 최측근인 수보(首輔;재상) 양정화(楊廷和)공께서 친히 우리 황금전장을 내방하시는 일이 매번 있을 것 같으냐?]

벽초천; [양수보께서는 구양수의 저작이 우리 황금전장으로 흘러들어온 걸 알고 한번 보기를 청했다.]

벽초천; [헌데 어디 있는지 찾지 못해서 보여드리지 못한다고 하면 내 체면이 뭐가 되느냐?]

벽초천; [양수보께서는 내가 자신을 깔보고 욕보인다고 생각할 거 아니냐?]

벽초천; [그리고 황상의 측근 중의 측근인 양수보가 분노하면 우리 황금전장도 하루아침에 망할 수 있단 말이다.]

조무상; [... 죄송합니다.] 사색이 되고

벽초천; [죄송이고 나발이고 그분이 도착하시기까지 채 반 시진도 안 남았다.]

벽초천; [그 전까지 취옹잡기를 찾아내지 못하면 네놈들 모두 죽은 목숨인 줄 알아라!] 격렬히 화를 내고

조무상; [... 명심하겠습니다.] 굽신

조무상; [빨리... 빨리 취옹잡기를 찾아라! 빨리!] 다른 서생들에게 외치며 자신도 책꽂이를 향해 달려가고

허둥대며 책을 찾는 서생들

실수로 와르르 책을 쏟아내는 놈도 있고.

벽초천; [무능한 밥버러지들...] 벽초천의 눈치 보며 허둥지둥 쏟아진 책을 끌어 모으는 놈을 노려보며 이를 부득 갈고

이세창; (본장도 참 운이 없구나.) (하필이면 장경각의 모든 책을 관리하는 우문노인이 와병중일 때 양수보가 방문을 하다니...) 소리없이 한숨을 쉬고.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총관 이세창(李世昌)>

이세창; (돈놀이가 본업인 우리 황금전장의 특성상 권력자에게 잘 보여야 탈 없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이세창; (최고 권력자인 양수보의 비위를 맞출 기회를 놓치면 뒷탈이 생길 게 분명하다.) 난감하고. 그때

[취옹잡기의 소재는 제가 알고 있어요.] 누군가의 말이 이세창과 벽초천의 귀에 들리고. 눈 치뜨는 두 사람

[!] [!] 부산하게 책장을 뒤지던 서생들도 일제히 돌아보고

벽초천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 서있는 청풍.

벽초천; [저놈이 뭐라는 거냐?] 오만상

조무상; [청풍아!] 살았다는 표정으로 달려오고

벽초천; [애초에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어떻게 장경각에 들어와 있는 거냐?] 마뜩잖은 표정으로 청풍을 흘겨보고

이세창; [저놈 누구요?] 달려온 조무상에게 묻고. 시선은 청풍에게

조무상; [... 이청풍이라고... 본장의 하인중 한놈입지요.] 눈치 보고

벽초천; [총관! 자네도 모르는 놈인가?] 이세창에게 묻고

이세창; [죄송합니다.] [본장의 하인들은 천명이 넘어서 모두 기억하진 못하고 있습니다.] 고개 숙이고

벽초천; [그럴 만도 하지. 하물며 아직 밥값도 못하는 어린놈이니...] 말하며 조무상을 보고. 조무상에게 말하는 표시

조무상; [청풍은 전대 장주님이 가까이 두고 부리던 충복 타노가 밖에서 낳아 데려온 아들입니다.] 눈치 보며 말하고

벽초천; [타노라면 알지. 돌아가신 아버지가 가장 신임하던 종이었으니...] 끄덕

벽초천; [헌데 타노 그놈 꼽추 주제에 재주도 좋군. 자식까지 싸지르고...] 피식 웃고

조무상이 당황하여 청풍을 보지만

청풍은 무표정하게 서있고

조무상; [청풍이는 기억력이 비상합니다.] 급히 웃으며

벽초천; [기억력이 좋다? 얼마나?] 심드렁

조무상; [한번 본 건 절대 잊어버리지 않고...] [그 때문에 책도 한번 쓱 보는 것만으로 내용을 다 기억할 정도입니다.]

벽초천; [사실이라면 제법 쓸모가 있겠군.] 자세 바로 한다. 흥미를 느꼈고

조무상; [믿지 못하시겠지만 청풍이는 장경각의 모든 책의 위치를 알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십만여 권의 장서 중 삼할 가까이를 읽었으며 그 내용을 기억한다고 합니다.] 신이 나서

벽초천; [허어! 저 어린놈이 벌써 삼만 권 넘는 책을 읽었을 뿐 아니라 그 내용까지 기억하고 있다?] 좀 놀라고

이세창; (조무상의 말이 사실이라면 괴물이라 할만한 놈이로군.) 역시 감탄하며 청풍을 보고. 청풍은 여전히 무표정

벽초천; [취옹잡기의 소재를 알고 있다고 했지?] 청풍에게

청풍; [그렇습니다.]

벽초천; [어디 있느냐?]

청풍; [원래는 병()열의 십삼호 서가 육()단에 있었지만...] 한쪽을 보며 말하고. 그쪽에 있던 서생들 흠칫! 하고

모든 사람들이 그쪽을 보고

급히 그쪽 서가를 살피는 근처의 서생들. 하지만

[여기에는 없습니다.] 고개 젓는 서생들

청풍; [한 달 전 쯤 사서중 한분이 필사를 한 후 위치를 착각해서 무()열의 십삼호 서가 육단에 꽂아두었습니다.] 좀 떨어진 후미진 곳의 서가를 보고. 그러자

급히 그곳으로 달려가는 서생들. 이어

[있습니다!] 그 중 한 놈이 책꽂이에서 책을 한권 꺼내며 환호하고

[구양수의 취옹잡기가 여기 있었습니다.] 책을 들고 달려오는 그놈

조무생; [틀림없습니다.] 그 책을 받아 살피고

조무생; [구양수가 저술한 취옹잡기 초판본입니다.] 두 손으로 책을 벽초천에게 넘기고. 책에는 <醉翁雜記>라는 제목이 큰 글로 적혀 있고 아래쪽 구석에는 <歐陽脩 書>라는 글이 좀 작게 적혀 있다. 하지만

벽초천은 책을 받는 대신 청풍을 보고 있다.

이세창; [내가 챙겨두겠소.] 대신 책을 받는데

벽초천; [이백(李白) 시선(詩選)!] 청풍에게

청풍; [()열 삼십칠호 서가 칠()단에 있습니다.] 즉시 대답하고. 그러자

눈치 챈 서생 한 놈이 달려가고

구석진 곳의 서가에서 책을 뽑는 그놈

[맞습니다.] 그곳에서 책을 든 채 외치고

이세창; [갈홍(葛洪)의 포박자(抱朴子)!] 벽초천 대신 말하고

청풍; [()열 칠호 서가 삼()!] 즉시 대답하고

서생이 책을 뽑으며 끄덕이고

이세창; [사기(史記) 열선전(列仙傳)!]

청풍; [신열 이호서가 오()!] 즉시 대답하고

[열선전 여기 있습니다.] 서생 한 놈이 책을 뽑으며 외치고

이세창; [그럼 이번에는...] + 벽초천; [되었다.] 막고

이세창; [...] 고개 숙이고

벽초천; [이청풍이라고 했지?] ! 일어나고

벽초천; [여기 대기하고 있다가 부르면 내원(內院)으로 와라.] 걸어가며 말하고. 이세창이 따라가고

청풍; [...] 고개 숙이고. 서생들도 고개 숙이고

벽초천; (저런 보물이 우리 황금전장에 숨어있었단 말이지?) 청풍을 등지고 걸어가며 눈 번뜩이고

벽초천; (저놈을 이용하면 글공부와는 담은 쌓은 세황(世皇)이 놈에게 자극을 줄 수 있겠지.) 히죽 웃고

곧 책꽂이 사이로 멀어지는 벽초천과 이세창 그러자

[휴우!] [살았다.] 주저앉거나 안도하는 서생들. 조무상도 안도하고

조무상; [고맙다 청풍아! 네 덕분에 큰 고비를 넘겼다.] 청풍의 어깨를 다독이고

청풍; [그런 말씀 마세요.] [제가 장경각에서 살다시피하는 것을 허락해주신 데 대한 보답인 걸요.]

조무상; [어쨌거나 장주님 눈에 들었으니 앞으로 네게도 좋은 일이 생길 게다.] 청풍의 어깨 다독이고.

조무상; [자자 어질러진 책을 정리하자.] 다른 서생들에게 가며 말하고. 주저앉았거나 책꽂이에 기대고 있던 서생들 다시 일어나고

청풍; (좋은 일이라...) 창가로 가고

열린 창문을 통해서 벽초천과 이세창이 멀어지는 게 보인다. 두 명의 황금수라들이 뒤따라가고 있고

청풍; (아버지는 가급적 다른 사람 눈에 띠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셨다.)

청풍; (내가 장경각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아버지의 분부 때문이었는데...) 찡그리고

<장주의 이목을 끈 게 과연 좋은 일일지 모르겠다.> 무언가 생각하며 장경각을 등지고 걸어오는 벽초천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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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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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단정관이로구나!> <지옥십관의 마지막 관문이 단정관인 이유가 있었다!> 아이들 공포에 질리고.

<우리가 살려면 가엾은 난향이의 몸에서 살점을 발라 내야하는데...> <... 어떻게 해야 하지?> 아이들 곁눈질로 난향이를 보며 갈등. 난향이는 공포에 질려 벌벌 떨면서 울고 있고. 그때

청풍; [모두 내 질문에 대답해라.] 청풍이 입을 열고

아이들이 모두 돌아보고

청풍; [너희들은 자신이 인간이라 생각하느냐?]

정정; [당연한 걸 왜 물어?] + 철두; [물론 난 인간이다.]

다른 아이들도 끄덕이고

지자급1; (이청풍, 저 놈 설마...) 복면 속에서 눈 번뜩이고

청풍; [너희들은 자신이 인간이라는데 모두 동의했다.] [그리고 인간이라면 결코 넘지 말아야할 선이 있는 법이다.]

청풍; [대가를 받고 사람을 죽이는 일은 할 수 있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다른 생명을 빼앗는 것과 하등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청풍; [하지만 상대가 정을 준 대상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정을 끊어버린다는 것은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 [!] 아이들 결연한 표정이 되어 고개 끄덕이고

청풍; [그래서 나는 결정했다.] 쨍그랑! 들고 있던 비수와 접시중 접시를 바닥에 내던져 깨트리고

난향; [!] 안도와 감격

청풍; [짐승이 아니라 인간으로 죽을 것이다.] 비수를 들고 복면인들 쪽으로 나서고.

지자급1; [이청풍! 오늘 여기서 죽겠다는 것이냐?]

청풍;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언젠가는 죽을 운명!] [빠르고 늦은 차이가 있을 뿐인데 무에 두렵겠소?] 비수로 지자급1을 겨누고.

정정; (저 벽창호...) 청풍의 뒷모습 노려보며 갈등하고

정정; (제멋대로 객기를 부리는 바람에 나까지 덤으로 인생 종치게 생겼잖아.) (잘하면 큰 공을 세울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속으로 궁시렁 댈 때.

지자급1; [네놈들도 이청풍과 생각이 같은 것이냐?] 다른을 아이들 돌아보며 눈 부라릴 때

쨍그랑! 파삭! 아이들이 대답대신 접시를 바닥에 내던져 박살낸다.

정정; (어쩔 수가 없네.) 파삭! 역시 접시를 떨어트려 깨트리고. 옆에서 철두도 접시를 던져 깨트린다.

지자급1; [이 새끼들이...] 분노

청풍의 뒤로 모이며 비수로 방어자세 취하는 아아들

지자급1; [아깝지만 어쩔 수 없군,] [전부 말살해라.] 인자급 복면인들에게 외치고

! ! 일제히 칼을 뽑으며 다가오는 복면인들. 청풍 일행을 완전히 포위한 채

청풍; (여기까지겠군.) 비수를 든 채 침통한 표정

청풍; (무공이 딸릴 뿐 아니라 여긴 살인상단의 심장부다.) (살아서 빠져나갈 수 있다는 희망은 버려야만 한다.)

청풍; (진진이와 어머니의 안위를 확인하지 못하고 죽는 게 유일한 유감이다.) 웃고

지자급1; [쳐라!] 복면인들에게 명령하고

복면인들이 청풍과 아이들을 공격하려하고. 그때

[멈춰라!] 외치는 소리에 일제히 멈추며 돌아보는 청풍과 아이들과 복면인들

파면살주; [무기를 거둬라.] 문이 열리며 들어오는 파면살주. 파면살주 뒤로 소수마녀와 귀파파, 천살로등이 따라 들어온다.

소수마녀의 모습 크로즈 업. 전과 달리 머리에 꽃핀을 하나 꽂고 있다. 그 꽃핀은 단지회가 빈민가에 있는 청풍의 집에서 가져온 물건들 중 하나

청풍; (저 계집이 나타났다.) 눈 부릅. 그때

[단주님!] [단주님을 뵙습니다.] 복면인들이 급히 소수마녀에게 인사한다.

청풍; (단주!) 경악하고

<저 계집의 신분이 범상치 않을 거라 생각은 했지만 천하삼대 살수조직중 하나인 살인상단의 단주였을 줄이야.> 소수마녀가 앞으로 나서는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파면살주는 멈춰서고. 그 뒤에서 귀파파와 천살로는 문을 닫고 있다.

소수마녀; [이청풍!] [너는 내게 맹세를 했었다. 목숨을 구해준 대가로 내 요구 한 가지를 무조건 들어주겠다고!] 청풍과 5미터쯤 거리 두고 멈춰서며

정정; [뭐야? 청풍이 너 저 여자와 아는 사이였어?] 놀라 청풍에게 속삭이고

청풍; [하고 싶은 말이 뭐요?] + (어쩌면 저 계집이 나타난 게 천재일우의 기회일지도 모른다.)

소수마녀; [내 요구는 네가 자객이 되어 날 위해 일하는 것이다.]

청풍; [당신을 위해 뭔가를 해줄 수는 있소.]

청풍; [하지만 나로 하여금 마귀가 되라고 요구하진 마시오.]

소수마녀; [끝내 날 거역하면 죽일 수밖에 없다.]

소수마녀; [물론 널 따르는 아이들까지!] 차갑게 웃고.

청풍; [죽일 수 있으면...] ! 외치며 갑자기 비수를 천장에 달려있는 등들 중 하나에 강하게 던지고.

지자급1; [무슨 짓을...] 놀라며 허리에 찬 칼을 잡고

[!] [!] 귀파파등도 놀랄 때

! 등이 하나 청풍이 던진 비수에 맞아 꺼지고

청풍; [죽여보시오!] 파팟! 정정등 다른 아이들의 손에서 비수를 빼앗아 연달아 던진다

! 파삭! 나머지 세 개의 등이 역시 비수에 맞아 깨지며 실내가 확 어두워진다.

파면살주; [조심하게 단주!] 외치며 어둠 속에서 소수마녀를 덮쳐오고. 귀파파와 천살로는 입구쪽에 서있어 반응이 늦었다. 하지만

[멈춰라!] 어둠 속에서 외침이 들려 눈 치뜨며 급정거하는 파면살주.

[움직이면 이 여자가 죽는다!] 다시 들리는 음성. 직후

귀파파; [무슨 일이냐?] 덜컹! 외치며 닫혀있던 문을 다시 연다. 문 밖은 복도지만 등이 걸려 있어 환하고.

[!] [!] 복도의 불빛이 흘러들어 실내가 다시 밝아지자 경악하는 사람들

! 청풍이 소수마녀의 뒤에 달라붙어 비수를 소수마녀의 목에 대고 있다. 소수마녀는 전혀 움직이지 않은 모습이고. 파면살주는 놀라 주춤거리며 물러서고 있고

[단주님!] [! 저놈이 단주님을...] [... 멈춰라!] 복면인들 기겁하고

[!] [역시 청풍이다!] [잘 했어!] 환호하는 아이들. 하지만

정정; (찜찜하네.) 찡그리고

정정; (청풍이의 움직임이 기민했다고는 해도 살인상단의 단주쯤 되는 여자가 저렇게 쉽게 제압당하다니...)

청풍; [부단주! 여러 말 하지 않겠소.] 비수를 소수마녀 목에 바짝 댄 채 파면살주에게 말하고

청풍; [이 여자가 무사하길 바란다면 우리가 여길 무사히 떠날 수 있게 해주시오.]

파면살주; [이청풍! 이곳은 우리 살인상단의 심장부다.] 무뚝뚝

파면살주; [겨우 반년 익힌 무공으로 탈주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느냐?]

청풍; [물론 우릴 죽일 수 있겠지.] [하지만 당신들도 시체 한구를 더 얻게 될 것이오.] ! 소수마녀의 목에 비수를 바짝 들이밀고.

주르르! 그 바람에 비수 날이 소수마녀의 목에 조금 파고 들며 피가 비치고

귀파파; [... 조심해라!] 비명 지르지만

소수마녀; [이청풍! 너는 나를 죽일 수 없다.] 차갑게 말하고

청풍; [과연 그럴지 두고 보면 알 거요.]

소수마녀; [네가 날 절대 죽이지 못한다는 증거를 원한다면 보여주마.] [내가 머리에 꽂고 있는 장식이 바로 그것이다.]

귀파파; (그러고 보니..) 놀라고. 천살로도 흠칫! 하고

<장신구를 일체 착용하지 않는 단주가 머리에 장식을 달고 있다.> 소수마녀의 머리에 꽂힌 머리핀 크로즈 업

청풍; [머리 장식 따위가 무슨 증거라고...] + [!] 말하며 소수마녀의 머리에 꽂힌 머리핀을 보다가 경악하고

청풍; (... 저 머리 장식은...) 경악하고.

<내가 진진이에게 생일 선물로 사준 것이다!> 자신이 그 머리 장식을 이진진의 머리에 꽂아주던 장면 떠올린다. 이진진은 집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아 수줍어하고

소수마녀; [이제 네가 왜 날 죽일 수 없는지 알았겠지?] ! 자기 목에 대어진 청풍의 비수를 손가락으로 잡아 떼어내고

청풍; [진진... 진진이를 어떻게 한 거요?] 저항하지 않고 소수마녀의 목에서 비수를 떼며 눈 부릅뜨고

소수마녀; [네 누이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나중에 얘기하기로 하고...] ! 청풍의 손목을 잡고

소수마녀; [내게 무례한 대가부터 치러라.] 빠지직! 청풍의 손목을 잡은 소수마녀의 손아귀에서 벼락이 일어나고

빠지지직! 감전되어 온몸이 뻣뻣해지며 퍼덕이는 청풍

[... 청풍아!] [안돼!] 정정과 아이들 비명

파면살주; (왜 초보 자객에게 간단히 제압당했는가 했더니 이유가 있었군.) 고개 끄덕. 안도하고. 그때

[끄으...] 온몸이 벼락에 휘감겨 기절하는 청풍

소수마녀; [버르장머리 없는 놈!] ! 바닥에 청풍을 패대기치고

소수마녀; [끌고 오세요. 다른 것들은 뇌옥에 가둬두고...] 입구로 간다.

파면살주; [그리함세.] 고개 좀 숙이고

소수마녀; (이청풍!) 차갑게 웃고

<넌 결코 내 손아귀에서 빠져나가지 못한다.> 귀파파, 천살로와 함께 나가는 소수마녀의 뒷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그 뒤에서 파면살주가 청풍의 팔을 잡고 일으키고. 지자급1과 복면인들이 아이들 손에서 비수를 뺏고 있다.

 

#146>

살인상단의 비밀 거점 외부 모습. 저녁 무렵.

입구 근처의 높은 절벽. 그 중간쯤에 창문이 나있다. 원형의 창문인데 유리와 쇠창살로 이루어져 있다.

 

절벽 안쪽의 복도.

복도 끝의 문. 도마녀와 검마녀가 지키고 있고

문 안쪽은 넓고 화려한 침실. 침실 한쪽에 직경이 2미터쯤인 원형의 창문이 있다. 밖에서 보이던 그 창문. 침실은 전형적인 여자의 침실. 가구와 화장대, 탁자와 의자, 여성스러운 그림등이 있다. 그림들 중에서 가장 큰 것은 한 쌍 남녀의 초상화다. 소수마녀를 닮은 서른살 가량의 미녀가 의자에 앉아있고 잘 생긴 사십살 정도의 중년인이 그 뒤에 서서 웃고 있는 초상화. 이 초상화의 남녀는 소수마녀의 부모들이다. 헌데

초상화를 크로즈 업

창가에 놓인 큰 침대에 청풍이 눈 감고 누워있다. 가운형의 잠옷 차림인데 가슴까지 이불을 덮고 있고.

근처 탁자에는 머리핀이 놓여있고

움찔! 하는 청풍.

쏴아! 물소리가 들리고

청풍; (물소리...) 천천히 눈을 뜨고

가만히 누워 상황을 살피는 청풍.

청풍; (향기로운 냄새도 그렇고... 여긴 여자의 침실이다.) 생각할 때

덜컥! 한쪽의 문이 열리며 누가 나온다.

돌아보는 청풍.

소수마녀; [지금쯤 정신 차릴 거라 생각했다.] 문 안쪽은 욕실. 욕실에서 가운을 입고 나오는 소수마녀. 머리를 수건으로 말리면서

소수마녀; [잠시만 기다려라.] [너를 보려고 먼 길을 쉬지 않고 달려오느라 먼지투성이가 되어서 목욕부터 해야만 했다.] 화장대로 가고

침대에서 일어나는 청풍. 이불을 젖히고. 알몸에 가운 차림이다.

화장대에 앉아서 거울을 보며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는 소수마녀. 가운 아랫자락이 벌어지며 미끈한 다리가 드러난다.

청풍이 탁자로 가는 게 거울에 보이고

탁자에 얹혀진 머리핀을 집어드는 청풍.

소수마녀; [네가 도축장에서 처음 일하던 해 누이에게 생일선물로 사준 것이라 들었다.] + (기절해있을 때 최면술을 써서 알아낸 사실이지만...)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며 말하고. 거울을 통해서 청풍을 보며

청풍; [진진이는... 무사한 거요?] 머리핀을 보며 말이 잘 안나오고

소수마녀; [위험한 상황을 겪긴 했다.]

소수마녀; [네 어머니는 단양에서 배를 타고 경항운하를 따라 태산쪽으로 올라갈 생각이었다고 한다.]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이산하의 말. #119>의 장면

 

이산하; [서둘러서... 단양으로 가라.]

청풍; [단양...]

청풍; [어머니가 단양으로 향하고 있습니까?]

이산하; [그렇... .] [네 어머니의 최종 목적지는... 무림맹이 있는 태산인데...] 목소리가 흐려진다.

이산하; [단양에서 배를 타고 경항운하(京杭運河;북경과 항주를 잇는 대운하)를 따라 태산으로 갈 계획이었다.]

회상 끝

 

소수마녀; [배를 타려고 한 건 물론 현명한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걸 미리 짐작하고 포구에서 기다리던 단지회의 파락호들에게 잡히고 말았지.]

소수마녀; [거기서 끔찍한 일을 당할 뻔 했지만 다행히 내가 도착하는 게 늦지 않아서 구할 수 있었다.]

청풍; [당신이 어머니와 진진이를 구했다는 거요?]

소수마녀; [네게 은혜를 한 번 더 입힐 생각으로 한 일이니 고마워할 건 없다.] 수건으로 머리를 감싸서 묶으며

청풍; [어머니와 진진이는 지금 어디 있소?]

소수마녀; [안심해라. 연금 상태이긴 하지만 잘 대접받고 있다.] 머리를 수건으로 싸매는 걸 마무리 짓고

청풍; [내게 뭘 원하는 거요?] 탁자 앞의 의자에 앉고

소수마녀; [말했지 않느냐? 날 위해 자객이 되라고...] 돌아앉고

청풍; [먼저 어머니와 진진이를 만나게 해주시오.]

소수마녀; [가족을 만나고 싶으면 날 위해 열명의 인간을 죽여라.]

거리를 두고 앉아서 서로를 노려보는 청풍과 소수마녀. 이윽고

청풍; [솜씨 좋은 자객이라면... 당신네 살인상단에도 넘치도록 많지 않소?]

소수마녀; (바짝 날이 서있더니 조금은 수그러들었네.) + [물론 우리 살인상단의 자객들 중에는 대단한 실력자들이 많지.]

소수마녀; [문제는 내가 노리는 표적들도 그걸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당연히 그에 대한 방비들을 하고 있을 것이다.]

청풍; [그래서 허를 찔러 오히려 초보에 자객답지 않은 날 보내서 죽이려는 거요?]

소수마녀; [지금의 너는 약하다. 무공도 보잘 것 없고!]

소수마녀; [일정 경지 이상에 오른 고수들이라면 한눈에 그걸 알아볼 것이고...] [자연스럽게 방심하는 마음이 생길 것이다.]

소수마녀; [그 틈을 이용하면 그자들을 죽일 수 있을 것이다.]

청풍; [열명... 열명만 죽이면 어머니와 진진이를 만나게 해주겠다고 약속하시오.] 어쩔 수 없이 타협

소수마녀; [약속하마.] + (실랑이가 겨우 끝났네.) 내심 안도. 표정에는 변화가 없고

청풍; [내가 죽여주기를 원하는 자들은 누구요?]

소수마녀; [그자들이 누군지 알려주기 전에 내가 누군지부터 알려주겠다.] ! 의자에서 일어나고

이어 부부의 초상화로 걸어가고

소수마녀; [이분들이 누굴 것 같으냐?] 초상화를 보면서

소수마녀를 닮은 여자 크로즈 업

청풍; (부부중 아내쪽이 저 여자와 판박이다.) + [단주의 부모님인 것 같소이다만...] 넘겨짚고

소수마녀; [그렇다. 이분들이 내 부모님들이다.] 초상화를 쓰다듬고

소수마녀; [아버지는 전대 살인상단의 단주셨던 살인대작(殺人大爵)이셨다.] 부부중 남자쪽을 보며

청풍; (그래서 나이도 실력도 파면살주나 천자급 자객들에게 뒤지면서도 살인상단의 단주가 되었구나.)

소수마녀; [세상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실 살인상단은 마교 소속이다.]

청풍; [그렇습니까?] 놀라고

소수마녀; [정확히 말하자면 살인상단은 마교를 이루는 사대마가중 암흑마가에 속한다.] 초상화를 보며

소수마녀; [그리고 어머니는 암흑마가의 전대 가주셨던 암흑수라(暗黑修羅)라는 분의 두 딸중 장녀셨다.] 초상화 속의 여자를 보며

청풍; (저 여자가 암흑마가 가주의 핏줄이었다니...) (생각보다 더 대단한 거물이었구나!) 놀라고

소수마녀; [하지만 외조부, 암흑수라님은 삼십여 년 전 마교가 멸망할 때 무림맹주 섭장천과 싸우다 입은 상처의 후유증으로 돌아가셨다.] 돌아서고

소수마녀; [문제는 외조부님에게 아들이 없으셨다는 점이었다.] 탁자로 오고

소수마녀; [그래서 두 명의 사위중 한명이 대를 이어야 했고...] [당연히 큰 사위인 아버지가 암흑마가의 가주가 되셨어야 했다.] 청풍의 건너편 의자에 앉고

청풍; [영친 신변에 불상사가 생긴 거요?]

소수마녀; [암흑마가의 가주로 취임하신 직후 아버지는 의문의 실종을 당하셨다.] 고개 끄덕이고

소수마녀; [이에 둘째 사위... 내게는 이모부가 되는 기절초괴(奇絶超怪) 패륵(覇勒)이란 인물이 암흑마가의 가주 자리를 물려받게 되었다.]

청풍; (어쩐지 저 여자의 아버지가 실종된 데에는 음모가 개입되어 있는 것 같다.)

소수마녀; [아버지가 실종되시자 시름시름 앓던 어머니도 곧 세상을 등지셨는데...] [그때 내 나이 겨우 다섯 살이었다.)

청풍; (의외로 저 여자 나이가 많구나. 거의 어머니 또래일 것이다.)

소수마녀; [본론으로 들어가서...] [네가 죽여주어야할 자들은 암흑마가의 적들이다.] 탁자 건너편의 청풍을 지긋이 보고

청풍; [무림맹의 고수들을 죽여 달라는 거요?] 긴장

소수마녀; [물론 네가 죽여야할 열명 중에는 무림맹 소속도 있다.] 끄덕

소수마녀; [하지만 대부분은 마교를 멸망으로 이끈 배신자들이다.]

청풍; [배신자라면 사대마가중 다른 가문의 인간들이겠소,]

소수마녀; [삼십여 년 전 당시 마교의 교주셨던 분은 구천마(九天魔尊) 용백(龍伯)이란 분이셨다.]

 

<사대마가중 천마세가(天魔世家)의 가주이기도 하셨던 구천마존님의 무공은 무림맹주 섭장천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었다.> 무시무시한 인상을 풍기는 노인이 철면무제 섭장천과 맞서 웃고 있는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마귀같은 인상의 노인이 구천마존 용백. <신마유희>의 구천마존 용백 캐릭터를 그냥 써도 됨

<오히려 본교의 중시조이신 천마께서 남긴 최강의 마병 천마묵장(天魔墨掌)까지 쓸 수 있었다면 섭장천을 어렵지 않게 죽일 수 있었을 것이다.> 최근 개봉한 영화 <인티니티 워>에 나온 타노스의 건틀렛 같은 장갑이 세워져 있는 것을 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다만 이 장갑은 검은 색이다.

 

청풍; [무림맹주와의 싸움에서 천마묵장을 쓰지 못했다는 말로 들립니다.]

소수마녀; [천마묵장은 그 마력이 실로 가공해서 보통사람은 보는 것만으로도 미쳐버린다.]

소수마녀; [그래서 평소에는 천마뢰(天魔牢)라는 곳에 밀봉해서 보관해왔다.]

청풍; (얼마나 무시무시한 병기이기에 쓰지 않을 때는 밀봉을 해두어야 한단 말인가?) 놀라고

소수마녀; [천마뢰에는 천마께서 술법으로 펼친 금제가 걸려있다. 그 때문에 힘으로는 절대 열 수가 없고...]

소수마녀; [두개의 열쇠가 있어야 천마뢰를 열고 천마묵장을 꺼낼 수 있다.]

청풍; [혹시 배신이라는 것이...] 놀라고

소수마녀; [두개의 열쇠는 광명륜(光明輪)이란 팔찌와 생사교(生死橋)라는 칼이다.]

청풍; (광명륜과 생사교!) 두근! 심장이 뛰고

청풍; (오늘 처음 듣는 이름들인데 어째서 가슴이 걷잡을 수 없이 뛰는 건가?)

소수마녀; [광명륜과 생사교는 그 자체로도 강력한 힘을 지닌 무기들이다.] [하지만 그것들의 진정한 가치는 천마뢰의 금제를 해제하는 열쇠라는 점이다.]

청풍; [누군가... 광명륜과 생사교를 빼돌렸겠습니다.] [그 때문에 구천마존은 무림맹주와의 결전에서 천마묵장을 쓰지 못했을 테고...]

소수마녀; [문일지십(聞一知十;한 가지를 들으면 열 가지를 안다.)이라더니...] 조금 웃으며 청풍을 보고

좀 멋쩍은 표정 짓는 청풍

소수마녀; (순진하기도 하지) + [섭장천이 마교로 쳐들어오기 직전, 천마묵장과 함께 천마삼보(天魔三寶)로도 불리는 두 개의 열쇠중 생사교가 사라졌었다.]

소수마녀; [결국 구천마존께서는 천마묵장 없이 섭장천과 싸우게 되셨고...]

 

<원래의 구천마존님 실력이라면 섭장천을 이기진 못해도 지진 않으셨겠지만 생사교의 도난 건으로 심란해진 상태라 그만 패사(敗死) 하시고 말았다.> 쓰러진 구천마존을 보며 합장하는 섭장천. 섭장천도 온몸이 피투성이고. 주변에서는 쌍뇌신로, 사신장을 포함한 무림맹 사람들이 환호하고 있다.

 

청풍; [결국 결전 직전에 생사교를 빼돌린 자가 마교를 멸망시킨 원흉인 셈이군요.] 끄덕이고

소수마녀; [우리 암흑마가의 짓은 아니다.] 고개 젓고

소수마녀; [외조부 암흑수라께서는 비록 마교도이긴 해도 잔꾀와 편법을 혐오하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청풍; [다른 두 가문에 혐의가 있겠습니다.]

소수마녀; [번뇌마가(煩惱魔家)와 혈전마가(血戰魔家)는 무림맹과의 결전에 주력을 참전시키지 않았다.]

소수마녀; [덕분에 두 가문은 여전히 세력을 온존시키고 있다.] [이게 무얼 의미하겠느냐?] 강렬한 눈빛

청풍; [생사교의 도난은 두 가문의 소행일 가능성이 짙군요.] 끄덕

소수마녀; [번뇌마가와 혈전마가는 무림맹과의 충돌을 꺼려하여 암중에서 암약하고 있다.] 심각

소수마녀; [그래도 무림의 정세를 파악하기 위해 몇 명의 전위(前衛)를 세상에 뿌려놓고 있다.] 살기 어린 눈빛

청풍; [단주가 날 이용해서 죽이려는 자들이...]

소수마녀; [바로 마교를 배신한 번뇌마가와 혈전마가의 악귀들이다.] 강렬한 표정으로 말하고

 

#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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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긴 복도. 천장 중간 중간에 빛이 나는 구슬이 박혀 있어 밝다. 구슬들은 천장 안쪽 흠에 박혀있어서 아래쪽으로 덮개가 닫히면 빛이 사라지는 구조. 요즘의 매입 조명 같은 형태. 전체 길이는 30미터 정도. 양쪽 끝에 문이 있는데 한쪽 문은 열려있다. 천장과 벽과 바닥에 가는 선들이 수없이 나있다. 그 선들 중 일부에는 칼날들이 숨겨져 있다.

한쪽 복도 끝, 열린 문 밖에 모여 있는 청풍과 같은 조 아이들. 무기는 지니고 있지 않다. 청풍은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복도를 보고 있고. 청풍의 뒤로는 정정과 철두, 다른 아이들이 있다. 여자는 정정을 포함해서 네명인데 모두 긴장한 모습. 하지만 눈빛이 강하고 자신감이 차있는 표정들이다.

아무 것도 없어 보이는 평범한 복도. 하지만

손바닥을 바닥에 대고 있는 청풍.

! ! 청풍의 손바닥이 약간씩 진동하고.

[...] 뭔가 생각하며 손바닥을 복도 바닥에서 떼는 청풍

정정; [어때?]

청풍; [좌우의 벽과 천장 뿐 아니라 바닥에도 기관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정정; [그럼 바닥에서 튀어 오르는 칼날에 맞아 죽을 수도 있네.] 휘이! 휘파람 불고. 놀라지만 두려워하진 않는 표정이고

철두; [천장, 양쪽 벽, 바닥등 네 방향에서 동시에 칼날이 튀어나오면 정신없겠는걸.] 휘파람을 불고

청풍; [그동안 매영보법을 집중적으로 익힌 보람을 느껴볼 때가 되었다.] 돌아서서 아이들을 돌아보고

끄덕이는 아이들

청풍; [매영보법의 특징은 몸을 최대한 가볍게 하고 무게를 분산시켜서 은밀하게 움직이는 것이다.] [그리고 이 복도에 설치 된 기관장치들은 바닥을 누르는 무게에 의해 가동된다.] 건너편을 보며

청풍; [, 바닥을 밟을 때 일정 수준 이상으로 무게를 가하지 않으면 기관장치는 발동하지 않는 것이다.]

정정; [제구관, 잔관(殘關)을 통과하기에는 매영보법이 최적이네.]

청풍; [그런 셈이다.] 끄덕

정정; [이번 관문에서 가장 불리한 건 철두 너겠어.] [아무리 매영보법을 펼친다 해도 남보다는 더 무게를 가하게 될 테니까.]

철두; [남 걱정 말고 정정 너나 몸에 흠집 안나도록 조심해라.] 코웃음

철두; [요즘 보니 너 살찐 것 같더라.] 곁눈질로 정정의 몸매 훑어보며 히죽

정정; [이게 감히 여자의 치명적인 비밀을...] ! 철두의 옆구리를 주먹으로 치며 눈 부라리고. + 철두; [어디를 모기가 무나?] 꿈쩍도 않고 히죽거리는 철두

정정; [오냐! 어디 모기한테 실컷 물려봐라!] 퍼퍽! 연달아 철두를 때리고. 그때

청풍; [건너편까지의 거리는 십장 정도, 대략 열 걸음 정도 걸릴 것이다.] 건너편을 보며 말하고.

철두와 투닥 대던 정정도 돌아보고

청풍; [그리고 내 예상인데 건너는 도중 천장에 박혀있는 야광주(夜光珠)가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 천장에 매입 형태로 박혀서 빛을 내는 구슬들을 보고

정정; [... 어둠 속에서 기관장치과 발동하면 피하기 힘들 텐데...] 침 꼴깍! 다른 아이들도 긴장하고

청풍; [그렇다고 너무 겁먹을 거 없다.] [우린 지금까지 매일 매일 죽을 고비를 넘겨오지 않았느냐?] 겁먹은 아이들을 격려하고

철두; [청풍이 말이 맞다.] [지금의 우리는 어디라도 숨어 들어갈 수 있고 누구라도 죽일 수 있다.] 청풍의 말에 맞장구치고

그러자 겁먹었던 아이들 얼굴이 펴지고 끄덕이고

청풍; [내가 먼저 건너겠다.] 앞으로 조금 나가고.

청풍; [열 걸음으로 건널 테니 내가 어디를 딛고 그때 기관장치가 어떤 식으로 공격하는지 기억해둬라.] ! 몸을 나리고

! 넓이 뛰기 하듯 한쪽 발로 바닥을 찍고. 순간.

스악! ! 천장, 바닥, 좌의 벽에서 휘어진 얇고 긴 칼날들이 벼락같이 튀어나와 청풍의 몸을 벤다

[!] [!] 정정과 아이들 아연긴장 할 때

! ! 몸을 순간적으로 틀고 걸음을 자잘하게 해서 칼날들을 피하는 청풍

! 다시 도약해서

! 또 한 발로 바닥을 찍는 청풍, 공격했던 칼날들은 다시 벽으로 들어가고 있고

스악! ! 이번에도 또 칼날들이 튀어나오는데 처음과 방향이나 각도가 다르다

휘익! 물론 이번에도 피하는 청풍

정정; [칼날이 공격하는 방향과 각도를 잘 기억해둬라!] 외치며 자신도 눈을 치뜨며 보고

! ! 연달아 건너 뛰어가는 청풍. 그때마다 여기저기서 벽에서 칼날들이 튀어나와 청풍을 공공격한다.

정정; (청풍이라면 바닥을 거의 누르지 않고 매영보법을 펼칠 수 있다.) 긴장해서 보며 생각하고

<하지만 일부러 바닥을 강하게 찍으며 건너가고 있다. 우리들에게 기관장치가 어떻게 공격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난무하는 칼날들을 이리저리 피하며 몸을 날리는 청풍을 배경으로 정정의 생각.

정정; (역시 청풍이에게 빌붙은 게 탁월한 선택이었어!) 배시시 웃고. 그때

! 휘익! 마지막 한 걸음으로 도약해서 건너편 문 앞에 이르는 청풍. 헌데

스악! ! 문에서도 칼날이 튀어나와 청풍을 공격하고

정정; [조심...] 자기도 모르게 외치고. 철두와 아이들도 기겁하지만

! 자연스럽게 피하며 문을 손바닥으로 치는 청풍.

그긍! 문이 좌우로 열리며 또 다른 복도가 나타난다.

[!] [휴우!] [그러면 그렇지!] 안도하는 정정과 아이들. 그때

청풍; [내가 건너는 동안에는 조명이 꺼지지 않았다.] 열린 문 앞에서 돌아서며 건너편을 보며 말하고

흠칫! 하는 아이들

청풍; [하지만 언제 조명이 꺼질지 모르니 조심해서 건너와라.]

정정; [!] 손을 들며 외치고

정정; [그럼 이 언니가 먼저 건넌다. 잘 봐라.] 뒤쪽의 여자 아이들에게 말하고.

세명의 여자 아이들 끄덕이고

정정; [차핫!] ! 과장되게 날아오르고.

! 청풍이 처음 발을 디딘 곳을 밟는 정정

똑같이 칼날들이 튀어나오고.

휘익! 청풍이 했던 대로 피하며 다시 날아오르고

여자 아이들과 철두가 긴장하며 보고

! ! 연달아 건너뛰는 정정. 사방에서 칼날들이 난무하지만 요리조리 피하며 건너뛰고.

손에 땀을 쥐며 보는 여자 아이들. 헌데

! 정정이 중간쯤에 이르러 바닥을 찍었을 때

스악! 야광주가 박혀있는 구멍들 하단에서 가림막이 일제히 튀어나와 구슬들을 가려버린다. 단번에 깜깜해지고

[조명이 사라진다!] [조심해!] 어둠 속에서 아이들이 외치고

[!] ! 놀라면서도 몸을 날리는 정정

[제발...] [... 어떻게 된 거지?] 철두와 아이들 어둠 속에서 긴장할 때

스륵! ! 조명을 가렸던 막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며 밝아진다.

건너편에는 정정이 서서 휘청거리고 있고. 청풍이 정정의 팔을 잡아 부축한다.

[!] [무사히 건너갔다!] 안도하고

청풍이 정정의 팔을 잡아 뒤로 끌고 있고. 정정은 옆구리를 잡고 비틀거리며 몸을 바로 세우고 있다. 옆구리 부분의 옷이 갈라져 있고 피가 좀 비친다

철두; [다쳤냐?] 걱정되어서 외치고

정정; [괜잖아. 그냥 좀 긁힌 것뿐이야.] 돌아보며 외치고

[!] [!] 안도하는 아이들. 이어

철두; [사내놈들부터 건너라. 난 맨 나중에 건너겠다.] 돌아보며 말하고

[그러자.] [내가 먼저 간다.] ! 나서는 사내 아이들. 그중 한놈이 먼저 건너뛰고

칼날이 난무하지만 잘 피한다.

연달아 건너뛰는 아이들. 한 번에 여럿이 건너간다. 이번에는 불이 꺼지지 않는다.

 

#143>

위의 장면이 비치는 모니터.

의자에 앉아서 보고 있는 소수마녀. 소수마녀 앞쪽에는 조종장치가 죽 달린 길쭉한 탁자가 있고 그 건너편 벽에 여러 장의 얇은 수정판이 붙어있다. 수정판에는 비밀거점의 여기저기가 비치는데 그 중 하나가 청풍 일행을 비추고 있다. 소수마녀 뒤에는 파면살주, 귀파파, 천살로, 독검사랑등이 서서 보고 있다.

파면살주; [지금 본 것 같은 과정이 지난 반년 간 반복되었네.] 소수마녀의 뒤에서 말하고

파면살주; [이청풍은 자신이 먼저 깨우치고 알아내서 시범을 보이는 방식으로 동료들을 이끌어왔어.] [그 덕분에 무조에서는 낙오자가 한명도 생기지 않았지.]

귀파파; [그에 반해 다른 조의 놈들은 영도자도 없고 화합도 이루어지 않았네.] [그 때문에 절반, 혹은 그 이상이 죽거나 심하게 다쳐서 수련을 중단했어.]

천살로; [또 한 가지 놀라운 점은 이청풍이 자신들 조원들이 약을 복용하는 것을 막았다는 사실이야.]

천살로; [단기간에 내공을 증진시켜주는 그 약들에 부작용이 있다는 사실을 안 때문일 텐데...]

천살로; [약의 도움을 받지 않고 불과 반년만에 저 정도 성취를 보인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야.]

귀파파; [어쩌면 우린 살인상단 역사상 최강의 자객이 탄생하는 장면을 보고 있는지도 몰라요.] 천살로에게 동의

소수마녀; [하지만 마지막 관문이 남아있어요.]

소수마녀; [제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지옥십관의 최후 관문인 단정관(斷情關)을 통과하지 못하면 자객으로서는 실격이에요.]

파면살주; [그렇긴 하지.] 끄덕. 다른 사람들도 끄덕이고

파면살주; [과연 이청풍에게 자객의 자질이 있는지 여부가 곧 결정 나겠지요.] 무표정하게 말하고

독검사랑; (내가 우려했던 바다.) 맨 뒤에 서서 끄덕이고

독검사랑; (자객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자질은 암살 실력도 뭐도 아니고 냉혹비정한 성격이다.)

독검사랑; (단정관은 바로 자객으로서의 그 자질을 증명해야하는 관문이다.) (만일 단정관을 통과하지 못한다면...)

독검사랑; (자객의 자질이 없다고 판단되어 제거될 것이다.) (화근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 음산하게 웃고

 

#144>

어느 복도. 그 복도 끝의 문 앞에 모여있는 청풍과 동료들. 문 앞에는 <>자가 적힌 복면을 쓴 사내 두 명이 서있다. 이자들은 물론 지자급 자객이다.

지자급1; [이곳이 지옥십관의 마지막 관문인 단정관이다.] 지자급 중 한명이 말하고

지자급1; [단정관을 통과하면 너희들은 한명의 어엿한 자객으로서 인정을 받게 된다.]

지자급1; [우리 살인상단의 자객이 되면 처음에는 무()자급의 대우를 받는다.] [하지만 무자급이라 해도 매달 백냥의 기본 급료와 함께 실적에 따른 포상을 받게 된다.]

<한 달 급료가 최소 백냥!> <어마어마하네.> <백냥이면 우리 가족이 일년을 먹고 살 수 있는 거금인데...> 흥분하는 아이들. 청풍과 정정과 철두는 표정의 변화가 없고

지자급1; [()자급이 되면 기본 급료가 월 오백냥으로 오르고 우리들 지()자급은 천냥을 받는다.] [물론 성과급은 별도다.]

<한 달에 오백냥, 천냥이 기본적으로 들어온다니...> <역시 자객이 되길 잘 했어.> <다른 일 해서는 결코 만질 수 없는 거금을 벌 수 있겠다.> 아이들 흥분하지만

청풍; (의도가 있는 발언이다.) 말없이 듣고 있고

청풍; (저자는 자객이 되면 받을 수 있는 엄청난 대우를 거론해서 우리들을 흥분시키려 하고 있다.) 무어라 말하는 지자급1을 노려보고

청풍; (단정관에서 시험 받을 때 망설임을 없애기 위해서일 텐데...)

청풍; (과연 어떤 관문을 준비해놨기에 사전에 밑밥까지 깔아놓는 것일까?) 찡그리며 생각할 때

지자급1; [마지막 관문, 단정관만 통과하면 너희들은 어엿한 자객이다.] [자신에게 살인상단 자객이 될 자격이 있다는 것을 증명할 마음의 준비가 되었느냐?]

[그렇습니다.] [물론입니다.] 청풍과 정정과 철두를 제외한 아이들 일제히 대답하고

지자급1; [그럼 지옥십관의 제십관 단정관으로 들어가라!] 기깅! 끼이! 동료와 함께 문을 안쪽으로 밀어 열면서 말하고

청풍이 선두에 서서 그 문 안으로 들어가는 아이들

 

#145>

[!] [!] 문 안쪽으로 들어서다가 흠칫! 하는 청풍과 아이들. 그 뒤에서 지자급들이 따라 들어오며 문을 닫고 있고

! 청풍 일행이 들어선 곳은 상당히 넓은 밀실. 천장에 네 개의 상당히 큰 등이 걸려있어 빛을 내고 있고. 헌데 사방의 벽을 등지고 이십여 명의 복면인들이 칼을 들고 서있다. 복면인들은 이마에 <>자가 적힌 인자급 자객들이다. 그리고 밀실 중앙에는 긴 탁자가 놓여있는데 탁자에는 비수 한 자루가 얹혀진 접시 이십여 개가 죽 놓여있다.

청풍; (인자급 자객들이 우릴 포위하고 있다.) 지자급1을 따라 탁자쪽으로 가며 밀실 벽을 따라 죽 늘어서 있는 인자급들을 곁눈질하고, 다른 아이들도 초긴장하고.

청풍; (만일 반발하거나 말을 듣지 않을 경우 우린 저자들에게 척살당할 것이다.) 생각하는 사이에 긴 탁자 앞에 이르는 지자급1

지자급1; [각자 접시와 비수를 하나씩 챙겨라.] [그것이 너희들이 치러야할 마지막 시험의 준비물이다.] 탁자 한쪽 끝에 서서 말하고

청풍; (비수와 접시...) (어쩐지 불길한 기분이 드는 조합이다.) 생각하면서도 중앙에 놓인 비수와 접시를 집어든다.

다른 아이들도 긴장한 채 비수와 접시를 집어들고

지자급1; [준비가 되었으면 이제 과제물을 보여주겠다.] ! 손가락을 튕기고. 그러자

덜컹! 탁자 건너편 바닥이 좌우로 갈라져 아래로 젖혀진다. 2미터, 너비 1미터쯤인 직사각형의 틈새가 나타나고. 이어

끼리릭! 기관장치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더니

어떤 여자의 머리가 그 틈새로부터 올라온다. 직후

[!] [!] 경악하는 청풍과 아이들

! 바닥에서 올라오는 것은 치부만 겨우 가린 발가벗겨진 여자다. 십자가 형태의 틀에 두 팔을 벌린 채 묶여있다. 목과 발목과 허리도 십자가 형태의 틀에 묶여 단단히 고정되어 있고. 헌데

그 여자는 바로 지옥십관의 통과를 포기한 난향이라는 소녀다. 공포에 질린 표정이고

[... 난향아!] [흐윽!] [... 난향이가 왜...] 청풍과 정정과 철두를 제외한 아이들 비명 지르고. 특히 여자 아이들은 자지러지고

[으으으!] 난향은 공포에 질려 눈물 콧물 흘리며 벌벌 떤다. 사타구니로도 오줌이 흘러내리고. 그러자

청풍; [지금 뭐하자는 거요?] 버럭 지자급1에게 고함 지르고. 다른 아이들도 지자급1을 돌아보고

지자급1; [이청풍! 네가 상상하는 바로 그것이다.] 웃으며 난향에게 다가가고

지자급1; [이 계집의 부모는 거금 천냥에 딸을 팔았다.] 난향의 팔을 쓰다듬고. 겁에 질려 진저리를 치는 난향

지자급1; [우리도 이 계집이 제법 자질이 있어 보여서 거금을 주고 사들였는데...] [아쉽게도 이 계집은 심약해서 지옥십관의 수련을 거부했다.]

지자급1; [어쩔 수 없이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이 계집을 지옥십관의 마지막 관문인 단정관의 제물로 쓰게 되었다.]

정정; [그 아이... 난향을 우리 보고 죽이라는 건가요?] 노려보고

지자급1; [단순히 죽이면 단정관이 아니지.] 웃으며 고개 젓고

지자급1; [너희들은 이곳까지 오는 동안 동고동락해서 이 계집과 제법 정이 쌓였을 것이다.] 난향의 몸을 쓰다듬으며 말하고. 달달 떠는 난향

지자급1; [아주 깊지는 않다고 해도 그 정을 단호히 끊을 수 있어야만 너희들은 한 명의 자객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난향의 얼굴 뒤에서 아이들을 보며 속삭이고

지자급1; [지금부터 너희들은 자신이 정을 끊을 수 있다는 걸 증명해야한다.] 난향에게서 떨어지고

지자급1; [지급받은 비수를 써서 이 계집의 몸에서 손바닥만한 살점 열점씩을 베어내라.] 음산한 눈빛으로

[흐윽!] [... 안돼!] 여자들 비명. 사내아이들도 사색이 되고

난향; [... 살려주세요!] 비명

지자급1; [, 마지막 사람이 살점을 다 발라낼 때까지 이 계집이 살아 있어야한다.]

지나급1; [만일 도중에 이 계집이 죽어버리거나 살점 베어내는 것을 거부하는 놈이 생기면...] 밀실의 사방 벽을 등지고 빙 둘러서있는 복면인들을 둘러보고

그자들이 일제히 칼 손잡이를 잡는다

지자급1; [불량품으로 판단하고 모두 처분해버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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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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