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15. 08:10 와룡강의 만화 시나리오/자객일지
[자객일지] 제 49장 피를 교환하다
#229>
독룡곡 입구. 청풍은 안보이고 위상영 혼자 바위에 앉아있다. 초조한 표정으로 독룡곡 쪽을 보고
위상영; (피독주가 있다고 하지만... 과연 독룡곡의 독기를 견딜 수 있을까?)
위상영; (만년독룡의 독기는 해독 방법이 없다고 들었는데...) 찡그리고. 그러다가
[!] 놀라는 위상영
위상영; (나... 나도 모르게 이청풍 그자를 걱정하고 있었다.) 당혹
위상영; (어느덧 그자에게 정이 들었단 말인가?)
위상영; (우리 번뇌마가의 천하제패를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적이 될 수 밖에 없는 자인데...) 입술 깨물고. 그때
<번뇌가 느껴지는구나.> 갑자기 들리는 음성에 눈 치뜨는 위상영
위상영; (조부님...) 경악하며 돌아보고.
좀 떨어진 곳의 바위 뒤에 숨 듯이 서있는 위태무. 허리춤에 생사교를 차고 있고
위상영; (조부님이 벌써 따라오셨구나.) 돌아서서 아는 체 하려는데
손가락을 입에 대고 조용히 하라는 시늉하는 번뇌마야.
침 꿀꺽 삼키며 멈춰서는 위상영
위태무; <천려일실이다. 할애비가 종남산에 도착한 사실은 그 누구도 알아선 안된다.> 전음으로 말하고. 입에 대었던 손가락을 떼며
위상영; <예...> 역시 전음으로 대답하고
위태무; <서쪽으로 삼십여 리쯤에 천장애(千丈崖)라는 곳이 있다. 일단 그곳에 이르면 달아날 곳도 숨을 곳도 없다.> 스스스! 몸이 흐려지기 시작하고
위태무; <이청풍을 그곳으로 유인해라. 마무리는 할애비가 할 테니...> 스스스! 완전히 사라지는 위태무
위상영; (천장애라는 곳으로 유인당하면 이청풍에게는 단 두 가지 선택이 있을 뿐이다.) 입술 깨물고
위상영; (광명륜을 조부님께 바치고 목숨을 건지거나... 끝내 버티다가 죽임을 당하거나...)
위상영; (하지만 이청풍의 성격상 결코 굴복하지 않을 텐데...) 입술 깨물고
위상영; (나는 어쩌면 좋단 말인가? 잠시나마 정을 준 사람의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는데...) 고개 떨구며 눈물 흘리는 위상영
#230>
연기가 자욱한 독룡곡 내부. 화르르르! 거센 불길이 독연기 속에서 흔들리고 있다.
치치치! 화아악! 호신장이 걸어가며 휘두르는 금속 통에서 일어나는 강렬한 불길에 주변의 연기들이 타들어간다. 용신장이 그 뒤에서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방독면을 쓰고 있고
호신장; [젠장! 아무리 태워도 끝이 없구나!] 거센 불길로 앞쪽의 연기들을 태우면서 걸어가며 이를 갈고
용신장; [그보다 이 길이 등선루로 향하는 길인지 모르겠군.] 따라가며 주변 두리번
호신장; [독심귀의! 이 시궁창 쥐새끼같은 놈아!] [네놈도 사타구니에 달릴 거 달린 놈이라면 숨어있지만 말도 기어 나와라!] [나와서 우리와 한바탕 놀아보자!]
용신장; [네놈은 배알도 없느냐?] [몸 파는 창녀도 네놈보다는 담이 클 것이다.] 역시 외치며 둘러보고. 헌데
#231>
[...] 안개 속에서 용신장과 호신장의 악다구니를 듣고 있는 독심귀의. 입에 다이버들이 입에 무는 산소통 마개 같은 것을 물고 있다.
독심귀의; (허장성세...) 찡그리고
독심귀의; (불길을 일으키는 기세는 요란했지만 실제로는 독룡곡 안으로 겨우 일할 정도 들어온 게 전부다.)
독심귀의; (당연히 저따위 화공으로는 등선루에까지 도착하지 못한다.)
독심귀의; (지난 일 년동안의 경험으로 저 정도 화공으로는 가망이 없다는 걸 모를 리 없는 놈들인데...) + [!] 생각하다가 눈 부릅
독심귀의; (설마!)
독심귀의; (성동격서!) 팟! 날아가고
독심귀의; (점잖던 용신장까지 욕지거릴 하는 게 수상하다.)
독심귀의; (내 이목을 자신들에게 쏠리게 하려는 목적인 것이 분명하다.) 휘익! 날아간다. 건물이 있는 쪽
#232>
독룡곡 중앙의 삼층누각.
삼층의 실험실. 진상파가 눈을 감고 누워있고. 이제 약병들은 모두 비었다. 그러다가
천천히 눈을 뜨는 진상파.
침대 옆에 서서 내려다보고 있는 청풍
청풍; (이 여자가 진상파...)
청풍; (지난 일 년 동안 나는 상상도 못할 끔찍한 만행을 당해왔구나.) (몸이 물풍선처럼 부어오른 것은 그 때문이고...) 생각하다가
[!] 놀라는 청풍
평온한 표정으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진상파
청풍; (지독한 일을 당해왔음에도 얼굴이 너무도 평온하다.) 생각하며 놀라는데
진상파; [오셨군요.] 살짝 웃고
청풍; (내가 올 줄 알고 있었다?) 놀라는데
진상파; [공자님을 가끔 꿈속에서 보았답니다. 지금 같은 상황도...]
청풍; (예지몽을 꾸는 능력이 있다는 건가?) 놀라는데
진상파; [다만 공자님과 저는... 한 번 더 고비를 넘어야할 것같아요.] 한숨 쉬고
청풍; [고비라니 무슨 말씀이십니까?] 의아해하는데
[바로 이런 것이다.] 누군가의 음성이 들려서 눈 부릅뜨는 청풍
쿵! 3층 입구에 서있는 독심귀의. 눈 부릅뜨고 입에 물고 있던 산소통 같은 건 뺀 상태. 헌데 오른손에 유리병을 하나 들고 있다. 유리병에는 맑은 액체가 들어있고
청풍; [독심귀의?] 외치며 장풍을 날리려는데
독심귀의 [노부가 준비한 환영 선물부터 받아라!] 콰창! 청풍의 발치를 향해 유리병을 강하게 던져 깨트린다. 안에 들어있던 액체가 바닥에 확 쏟아지고
청풍; [독 따위는 내게 통하지 않는다는 걸...] + [!] 외치다가 눈 부릅. 화악! 유리병 속의 액체가 바닥에 뿌려지며 수증기같은 것이 확 일어나 청풍의 코와 입으로 들어오는데
띵! 현기증을 느끼며 비틀하는 청풍.
청풍; (이게 무슨...) 비틀! 쓰러지며 눈에 초점이 사라지고
청풍; (걷잡을 수 없는 현기증이 밀려온다!) 털썩! 바닥에 나뒹구는 청풍
진상파; [...] 소리없이 탄식하는 진상파
독심귀의; [흐흐흐 이해가 안 가겠지? 피독주를 지니고 있는 데도 현기증이 밀려와 몸을 움직일 수 없는 것이?] 사악하게 웃으며 다가오고
[...] 부들부들 온몸을 경련하며 대답을 못하는 청풍
독심귀의; [네놈이 들이마신 것은 사실 독이 아니다.] [주정(酒精)을 극단적으로 농축시킨 천일취(千日醉)라는 것이다.]
청풍; (천... 천일취!)
독심귀의; [일단 취하면 천일 동안 취기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청풍의 옆에 서서 내려다보고
독심귀의; [즉. 지금의 네놈은 엄청난 양의 술을 마셔 몸이 기능을 상실한 상태인 것이다.] 콱! 옆에 서있는 약병을 걸어놓은 쇠막대를 잡고
청풍; (그... 그래서 몸이 말을 듣지 않는구나. 독에 중독된 게 아니라 피독주도 소용이 없는 것이고...) 눈이 풀린 채 절망하고. 그러다가
[!] 눈 부릅뜨는 청풍
독심귀의가 쇠막대를 거꾸로 들어 청풍의 가슴을 겨누고 있다.
청풍; (안돼!) 절망하지만 피할 수가 없고
독심귀의; [영차!] 푹! 쇠막대 끝으로 청풍의 심장을 궤뚫어버린다
[!] 눈 질끈 감는 진상파
퍼덕! 심장이 쇠꼬챙이에 관통당한 청풍의 몸이 펄떡이다가
털썩! 널브러지는 청풍.
쿨럭! 입고 코로 피가 쏟아지고
독심귀의; [심장에 구멍이 난 기분이 어떠냐 이놈아?] 끼긱! 끽! 츠이 가슴을 관통한 쇠막대를 이리저리 휘저어대며 잔인하게 웃고
청풍; [끄윽...]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리며 벌벌 떨고
후두둑! 청풍의 가슴의 상처에서 피가 튀어서
청풍이 왼손 중지에 끼고 있는 가락지에 튄다.
치치치! 피가 닿은 가락지가 연기를 낸다. 하지만 독심귀의는 그걸 주의하지 않고
독심귀의; [운이 좋은 줄 알아라 이놈아.] [원래는 살려두고 죽을 때까지 생체실험용으로 써먹어야겠지만...] 막대를 놓고 돌아서고
독심귀의; [이 예쁜이와 서둘러 피를 교환해야하기 때문에 바로 심장에 구멍을 내준 것이다.] 진상파에게 다가가가고. 이어
독심귀의; [그동안 고생이 많았다 진상파.] 팟! 팟! 진상파의 몸에 꽂혀있던 약병과 연결된 관들을 거칠게 뽑는다.
핏! 핏! 관들이 진상파의 몸에서 거칠게 뽑히며 피가 튀고. 움찔거리는 물풍선같은 진상파의 몸뚱이. 이윽고
철컹! 쨍그랑! 빈 약병들과 그것들이 걸려있던 쇠막대들이 바닥에 나뒹굴고
피투성이가 되었지만 진상파의 몸에는 이제 꽂혀있는 관은 없다. 그 옆에서 독심귀의가 자신의 상의를 벗고 있다.
독심귀의; [흐흐흐! 드디어 때가 왔다.] 팟! 옷을 벗어던지며 웃고. 추악한 상체가 알몸이 되었다.
독심귀의; [이제 네 고통을 끝내주마.] 두 개의 가는 구리관을 집어들며 마귀처럼 웃고
치치치! 가슴에 쇠막대가 박힌 청풍의 왼손 중지에서 핏빛의 연기가 일어난다. 그와 함께
그 연기는 청풍의 코로 흘러들어간다.
그런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193>에서 혈모 대려군이 가락지를 주던 장면
대려군; [이 가락지를 보답으로 드리고 싶어요.] 두 손으로 가락지를 내밀고
회상 끝.
청풍; (대려군...) 후욱! 몽롱한 표정으로 대려군을 떠올리고
청풍; (그분이 딸을 찾아주는 보답으로 준 가락지에서 연기가 일어나 내 코로 스며들어온다.) 슈우! 청풍의 코로 흘러들어오는 연기들
청풍; (어떤 이치인지 모르지만... 연기를 마시자 통증이 사라지고... 늘어졌던 몸에 힘이 돌아온다.) 우둑! 우둑! 몸에서 근육이 움직이고. 그때
독심귀의; [금방 끝난다.] 슥! 두 개의 구리관 중 긴 구리관의 뾰족한 한쪽 끝을 진상파의 목덜미에 대고
독심귀의; [아프더라도 참아라!] 푸욱! 관의 끝을 그대로 진상파의 목덜미에 꽂고. 그러자
퍼득이는 진상파의 몸.
독심귀의; [첫번째 관은 내 피가 들어갈 통로고...] 독심귀의의 목에 꽂은 관을 내려놓고. 관에서는 피가 흘러나오지 않는다.
독심귀의; [두번째 관은 네 피가 내 몸으로 들어오는 통로가 될 것이다.] 짧은 구리관 끝을 진상파의 팔에 꽂으려 한다. 그러다가
[!] 눈 치뜨는 독심귀의
진상파가 고개 조금 돌려 독심귀의를 보고 있는데
진상파의 눈동자 크로즈 업. 눈동자에 독심귀의 자신의 모습과 그 뒤에서 누군가 일어나는 모습이 떠오른다.
독심귀의; [헉!] 기겁하며 돌아본다. 들고 있던 구리관을 놓치면서. 직후
콰득! 두 손으로 독심귀의의 목을 움켜쥐는 청풍. 가슴에는 심장을 관통한 쇠막대가 박혀서 덜렁거리고 있고.
독심귀의; [네... 네놈이 어떻게... 천일취에 취했을 텐데...] 자기 목을 움켜쥔 청풍의 손목을 잡으며 눈이 튀어나오려 하고. 하지만
청풍; [죄... 값을 치러라!] 눈에 핏발이 서고 입과 코로 피를 흘리는 마귀 같은 모습으로 이를 갈면서 독심귀의의 목을 강하게 쥐는 청풍.
독심귀의; [안... 안돼!] 꺽꺽! 거리고. 우두둑! 목에서는 뭔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리고. 그러다가
청풍; [크아!] 악을 쓰고
콰득! 그대로 독심귀의의 목을 부러트리는 청풍의 손
눈을 까뒤집고 쓰러지는 독심귀의. 청풍도 함께 쓰러지고
콰당탕! 털썩! 함께 나뒹구는 청풍과 독심귀의
청풍; (죽... 죽였다.) 털썩! 바로 누우며 헐떡이고. 가슴에는 여전히 쇠막대가 덜렁거리고 있고
청풍; (대부인이 준 가락지에서 피어오른 연기를 마신 덕분에...) 대려군을 떠올리고
청풍; (하지만... 나도 살기는 틀렸다.) 콱! 떨리는 손으로 가슴에 박힌 쇠막대를 잡고
팟! 이를 악물며 쇠막대를 뽑는다.
청풍; (심장이 관통 당했으니... 살아날 방법은 없다.) 따당! 쇠막대를 바닥에 떨구며 절망하고. 헌데 바로 그때
진상파; [제게로... 오세요.] 침대 위에서 들리는 음성에 움찔하고
진상파; [말씀드렸던... 마지막 고비를 지금 막 넘기신 거예요.] 고개 돌린 채 웃고
청풍; (그렇게 말한다 해도...) 콱! 사력을 다해 침대 모서리를 잡고 일어나고
청풍; (심장이 궤뚫린 몸으로 어떻게 살 수 있단 말인가?) 헉헉! 사력을 다해 침대 모서리를 잡고 일어나는데
진상파; [잘 하셨어요. 조금만 더 힘을 내세요.] 돌아보며 웃고
진상파; [제 옆에 누우셔서... 두 개의 구리관을... 서로의 정맥과 동맥에 연결시키세요.] 침대에 놓인 구리관을 보며
청풍; (이유는 모르겠다만...) 털썩! 진상파의 옆 침대에 눕고
청풍; (어차피 죽을 목숨이니... 원하는 대로 해주자.) 한손으로 이미 진상파의 목 옆에 박혀있는 관을 잡아서
푹! 자기 목덜미에 꽂고. 그러자
슈우! 관을 통해 무언가 흘러들어가는 모습
청풍; (심장이 궤뚫리는 바람에 얼마 안 남은 내 피가 이 여자 몸으로 흘러들어간다.) 덜덜 떨며 다른 구리관을 집어들고
청풍; (그럼 이 관으로는 저 여자의 피가 내 몸으로 들어오겠군.) 푹! 먼저 구리관의 끝을 자기 팔뚝에 꽂고. 이어
스윽! 조심스럽게 다른쪽 끝을 진상파의 팔에 꽂는다.
슈우! 엄청난 속도로 구리관을 통해 무언가 흘러들어오는 모습
빠지직! 벼락에 휩싸이는 청풍의 몸. 퍼덕이고
청풍; (뭐... 뭐지?) 벌벌 떨며 경악하고
청풍; (이 여자의 피가 내 혈관 속으로 들어오자 단번에 온몸에 생기가 넘친다.) (게다가...)
<난자당한 심장도 치유되고 있는 것 같다.> 츠츠츠! 치치치! 난자당한 청풍의 가슴 상처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청풍; (전화위복...) 츠츠츠! 벼락에 휘감기며 벌벌 떠는 청풍의 몸
청풍; (진상파, 이 여자의 피는 세상에 다시 없을 영약이었다.)
<이 여자와 피를 교환하게 되었으니 이제 나는 죽는 게 오히려 어려운 치유능력을 얻게 되겠구나.> 나란히 누워서 피를 교환하는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233>
'와룡강의 만화 시나리오 > 자객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객일지] 제 51장 충격과 절망과 경이 (0) | 2020.05.19 |
---|---|
[자객일지] 제 50장 붉은 반지의 비밀 (0) | 2020.05.16 |
[자객일지] 제 48장 예기치 못한 청부 (0) | 2020.05.14 |
[자객일지] 제 47장 영약이 된 여인 (0) | 2020.05.13 |
[자객일지] 제 46장 고루존자 (0) | 2020.05.12 |
와룡강입니다님의
글이 좋았다면 응원을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