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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부는 황성 화백 필명의 무협만화로 출간된 작품입니다.

2018년 12월에 시나리오를 탈고 하였고 2019년에 만화로 출간이 되었을 것입니다.

신선부라는 전설 속의 문파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암투와 인간군상들의 갈등을 묘사하였습니다.

황성 화백의 만화로도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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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선부 -神仙府

                                                  

 

<설정>

무림에는 신선부라는 신비한 문파가 있다. 가공할 힘을 지녔지만 이름 그대로 신선의 도를 추구하는 문파라 무림의 일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소문으로만 전해지던 신선부의 힘은 300년 전 돌연 세상에 드러난다. 구대천마라는 가공할 마두들이 세상을 난장판으로 만들자 신선부에서 두 명의 고수들을 내보내 물리친 것이다. 그때 이후로 신선부는 모든 무림인들의 선망의 대상이 된다.

헌데 신선부에서 변란이 일어난다. 무림진출 건으로 강경파와 온건파가 충돌하게 되고 강경파의 영수인 위극존이 온건파의 영수이며 신선부의 부주인 이복형 위극겸을 암살하고 자신이 위극겸으로 위장한 것이다. 그리고 마수를 무림으로 뻗어 전 무림을 장악해간다.

이에 위극겸의 아내인 온유향은 딸 위상영과 함께 은밀히 무림의 세력을 규합하여 신선부와 맞서게 되고 위상영과 운명적으로 만나 위상영에게 마음이 빼앗긴 청풍은 위상영을 위해 신선부의 무림 정복을 저지하게 된다.

청풍은 탁월한 무공과 리더십으로 무림의 세력들을 규합하여 신선부에 맞서고 신선부의 전위 세력을 대부분 궤멸시킨다. 드디어 무림에 평화가 찾아오는가 싶었는데 청풍을 시기질투한 명문가의 인간들에 의해 청풍은 모함을 받고 무림을 떠난다.

그후 본격적으로 힘을 드러낸 신선부에 의해 무림은 파멸을 맞게 되고. 청풍은 사랑하는 여인들과 친구들의 간절한 부탁으로 다시 검을 잡고 무림으로 나와 신선부에 맞서게 되는데...

 

<등장인물>

청풍; 중원삼대부호 가문중 하나인 황금전장의 하인이다. 비록 신분은 천하지만 영특하여 한 번 본 것은 잊지 않는 재주를 지녔다. 황금전장의 장주 냉혈전호 벽초천은 외아들 벽세황을 과거에 급제시키려 노력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결국 벽초천은 궁여지책으로 청풍을 아들로 위장시켜 과거에 내보내는데 청풍이 덜컥 장원 급제를 해버린다. 하지만 벽세황은 학문에 재주가 없어 곧 밑바닥을 드러내고 대리 시험의 의심을 받게 된다. 일이 커지자 벽초천은 청풍을 제거하려 하는데. 청풍은 절체절명의 순간 기연을 만나 절세 고수가 된다.

청풍에게는 숨겨진 신분이 있다. 유약한 황제 헌종 성화제의 아들인 것이다. 성화제는 요부 만귀비에게 휘둘리며 산 것으로 유명하며 만귀비는 자신 외의 비빈들이 낳은 아이들을 남김없이 독살해버리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성화제의 후궁 백현비의 아들도 그렇게 독살 당했다고 알려졌지만 사실은 충성스러운 환관에 의해 빼돌려졌었다. 하지만 환관은 곧 만귀비의 수하들에게 따라잡혔고 절망적인 순간 청풍은 강물에 던져버렸다. 강물에 떠내려가던 청풍을 구한 것이 황금전장의 하인 이적이었으며 청풍은 그의 아들로 자라게 된다.

기연을 만나 절세고수가 된 청풍은 무림을 주유하다가 신선부의 소부주인 위상영을 만나게 되며 그녀의 미모에 반해 신선부가 무림을 정복하려는 시도를 저지하게 된다.

위극존; 신선부의 당대 부주. 야심이 큰 인물로 이복형이며 신선부의 부주인 위극겸을 시해하고 위극겸으로 위장하여 신선부를 장악한다. 신선부 원로들의 반대를 무시하고 소장파들을 무림에 내보내 무림 정복을 시도한다.

위진천; 위극존의 아들. 백부 위극겸으로 위장한 부친을 대신하여 신선부의 무림정복을 총 지휘한다. 사촌지간인 위상영에게 흑심을 품고 있지만 위상영은 위진천의 본성을 알고 있어서 필사적으로 피한다. 천적인 청풍에게 번번이 야심이 가로막혀 증오하게 된다.

위상영; 위극겸의 외동딸. 어머니인 온유향을 도와 신선부의 무림 정복을 저지하려 애쓴다. 구파일방은 이미 신선부에 장악당해 있으므로 삼문육가를 포섭하여 호천맹을 결성, 신선부에 맞서고 있다. 지혜롭지만 몸이 약해서 직접 싸우지 못하는 약점이 있다

절대검성 섭장천; 당대의 천하제일인. 특히 검법으로는 고금삼대고수중 한명으로 꼽힌다. 고금삼대검객중 한명이며 구대천마에 속하는 천잔검마의 검법을 얻어서 더욱 발전시켜 절대삼검을 만든다. 신선부 입장에서는 무림정복의 가장 큰 장애물이고 그래서 비겁한 수단을 써서 섭장천을 암살한다. 하지만 살아남아 청풍의 스승이 된다.

냉혈전호 벽초천; 천하삼대부호 가문 중 하나인 황금전장의 장주다. 하지만 벼락부자라고 손가락질 당한다는 컴플렉스가 있다. 그래서 아들 벽세황을 어떻게든 과거에 급제시키려 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최후의 수단으로 하인이면서도 영특한 청풍을 벽세황으로 위장시켜서 과거를 보게 하는데 청풍이 덜컥 장원급제 해버리면서 문제가 생긴다. 청풍이 적당히 과거에 급제했으면 벽세황이 사람들을 속일 수 있었지만 장원급제해서 사람들의 이목을 한 몸에 받게 된 것이다. 결국 후환이 두려워 청풍을 제거하려 한다.

벽세황; 황금전장의 소장주. 글 공부보다는 무공에 더 관심이 많다. 부잣집 아들답게 망나니다. 청풍의 영특함을 질투하지만 아버지의 뜻에 따르기 위해 청풍을 대신 과거에 내보낸다. 글공부에는 취미가 없지만 무공은 좋아하고 자질도 상당하다. 황금전장의 재력으로 사모은 영약과 비급으로 제법 고수 소리를 듣게 된다. 나중에 청풍의 정체를 폭로하여 일대 파란을 일으킨다. 그리고 그 와중에 벽세황 자신도 변을 당하는데...

벽옥령; 벽세황의 누이동생. 착하긴 하지만 허영심이 있고 종인 청풍을 깔본다. 나중에 황금전장이 청풍의 것이 되는 데 역활을 한다.

우유라; 삼문육가중 신기보의 안주인. 남편이 실종되어 대신 보주 노릇을 한다. 호천맹의 군사 역할을 하고 연하인 청풍을 진심으로 아끼고 지지한다.

마귀동; 마인들의 성지. 구대천마의 무공은 마귀동에서 흘러나왔고 신선부의 숙적이다. 신선부가 은인자중하며 무림에 나오지 않은 이유가 사실은 마귀동의 존재 때문이다.

혈세사패; 구대천마의 후손들이 세운 문파. 위극존에게 제압당해 신선부의 전위가 된다.

삼문육가; 구파일방과 함께 무림을 이끌어온 명문가들. 온유향과 위상영 모녀의 설득으로 신선부에 맞서기 위한 호천맹을 결성한다.

#1>

<-신선부(神仙府)! 오래 전부터 전설이나 신화처럼 무림인들의 입에 오르내려온 신비한 문파다.> 아주 험준한 바위산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험하지만 산수화 같이 경치가 좋은 산이다.

<이름 그대로 신선부는 신선(神仙)의 도()를 추구하는 방사(方士)들의 문파였다. 하지만 신선의 도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무공을 창안하여 세상에 적수가 없게 되었다.> 그 산을 향해 멀리서 새처럼 날아오는 두 명의 사내. 작게 보이는데 달리는 게 아니라 정말 새처럼 날아온다.

<-세속지사(世俗之事) 불상관(不相關)! 세속의 일에는 상관하지 않는다는 것이 신선부의 으뜸가는 계율이었고 그 때문에 신선부는 강호 무림의 일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두 사내의 모습 크로즈 업. 앞장 선 인물은 패기만만한 인상의 중년인이다. 이름은 위극존. 캐릭터는 008. 그 뒤를 중후한 인상의 중년인이 뒷짐 짚고 따라온다. 위극존보다 나이가 몇 살 많아보이는 인물. 다른 작품의 위극겸 캐릭터. 위극겸은 신선부의 당대 부주다. 위극존은 위극겸의 이복동생이다.

<하지만 삼백여 년 전, 신선부가 무림에 그 가공할 힘의 일단을 드러내는 일이 벌어졌다. 구대천마(九大天魔)라는 전대미문의 마인들이 나타나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었으며, 그들을 막기 위해 신선부에서 두 명의 고수가 파견된 것이다.> 위극존과 위극겸의 모습 크로즈 업.

<흑백신귀(黑白神鬼)라고 알려진 신선부의 고수들은 인간이 아닌 것같던 존재들인 구대천마를 간단히 패퇴시켜 세상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다른 작품의 흑백신귀 캐릭터인 노인들이 광소를 터트리고 있고. 그들 앞에서 사방으로 달아나는 아홉명의 남녀들. 모두 중상을 입은 모습이다. 아홉 명이 구대천마이지만 대충 묘사. 자세히 보여주지는 말고. 아홉 명 중 여자가 세명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흑백신귀가 신선부의 최고 고수들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흑백신귀의 주장에 의하면 그들은 칠단(七段)으로 이루어진 신선부의 계급 중 겨우 삼단(三段)에 속한다는 것이다.> 흑백신귀가 단상에 놓인 의자에 앉아있는 어떤 인물에게 포권하는 모습. 의자에 앉아있는 인물은 여자라는 걸 암시

<그 일로 인해 강호에서의 신선부의 위치는 절대적인 것이 되었다. 구대문파를 비롯하여 그 어떤 세력도 감히 신선부에 비견되지 못한 것이다.> 다시 위극존과 위극겸 형제의 모습. 험준한 절벽 위를 달리는 두 사람

<그와 함께 무림인들에게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 그것은 신선부를 찾아내어 가입하거나 그들의 무공을 단 한 가지라도 얻어서 익히는 게 그것이었다.> 앞을 가리키는 위극존. 위극겸도 앞을 보고

<물론 삼백 여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신선부를 찾아낸 인물은 물론 그들의 절기를 한 조각이라도 얻어서 익힌 인물은 나타나지 않았다.> 두 형제의 앞쪽은 절벽이 끝나는 곳이다. 절벽 아래는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없는 계곡. 절벽 중간에 안개가 걸려있다. 그 절벽 끝에 비석 같은 형태의 바위가 하나 서있다.

위극존; [여기입니다 형님!] 휘익! 비석 같은 바위 앞에 내려서고.

위극존; [이게 바로 소제가 발견한 흑백신귀(黑白神鬼) 조사님들의 흔적입니다.] 바위를 가리키고

위극존; [지난 번 강호순행 중 화산(華山)에서도 가장 험하다는 이곳 창천애(蒼天崖)를 구경하러 왔다가 발견한 것입니다.] 말없이 바위 앞으로 가는 위극겸을 보며 말하고

바위 크로즈 업. 평평한 앞면이 갑골문자 같은 문양들로 덮여있다. 이끼도 덮여있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글자로 보이지 않는다

위극겸; [이건...] 흥분하며 살펴보고.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신선부 부주 위극겸(威極謙)>

위극존; [소제도 처음에는 자연스럽게 생긴 균열인줄 알았습니다.] 위극겸의 뒤에 서서 눈 번뜩이며 설명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위극겸의 동생 위극존(威極尊)>

위극존; [하지만 뒤덮여있던 이끼를 떼어내고 자세히 살펴보니 상형문자들이었습니다.] 위극겸 뒤에서 음산하게 눈을 빛내며

위극겸; [천애협로(天涯狹路)...] 바위의 굴곡들을 만지며 흥분하고.

위극겸; [우리 신선부를 상징하는 표어(標語)로 문장이 시작되고 있다.] 위극겸이 만지는 그 굴곡이 <天涯狹路>라는 글과 비슷하다.

위극겸; [그렇다면 극존 네 말대로 이 바위에 글을 새긴 것은 흑백신귀님들일 가능성이 높다.] 집중해서 다른 글들을 읽고

위극존; [삼백여 년 전, 흑백신귀 조사님들은 구대천마를 패퇴시킨 후 신선부로 돌아오지 않고 실종되셨었지요.] 위극겸의 뒷모습 보며

위극겸; [그리고 두 분이 마지막으로 날려 보낸 전서구에는 <원시천존(元始天尊)의 유적을 발견한 것 같다.>였지.] 글을 읽으면서

위극존; [원시천존은 우리 신선부 뿐 아니라 숙적 마귀동(魔鬼洞)의 시조이기도 한 고금제일인!] [그분의 유적을 발견했다면 흑백신귀께서 귀환을 미룬 것도 설명이 됩니다.] 음침한 표정으로

위극겸; [그렇긴 하다만...]

위극겸; [이 바위에 적혀있는 내용은 너무 모호하다.] 바위를 만지며 찡그리고

위극겸; [천재지중(天在地中) 욕등투천(慾登投天)...] [하늘은 땅 속에 있으니 오르길 원하면 하늘로 몸을 던져라?] 글을 해석하며 갸웃

위극겸; [하늘이라는 장소는 원시천존과 관련이 있는 장소일 텐데...] [그 하늘이 땅 속에 있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 바위를 들여다보며 골똘하게 생각하는데

위극존; [소제도 그 글귀가 전혀 이해가지 않아서 형님을 직접 모시게 된 것입니다.] ! 위극존이 눈을 번뜩이며 왼쪽 소매에서 비수를 하나 꺼낸다. 칼날 길이가 한 뼘 정도인데 전체가 검은 색인 비수다. 검은 칼날에는 귀신 문양이 새겨져 있고 손잡이도 귀신 머리 형태를 하고 있고

위극겸; [원시천존은 하늘과 땅이 분리되기 전의 장소인 혼돈경(混沌境)을 발견하여 신선이 되는 힘을 얻었다고 전해진다.] 위극존이 비수를 뽑는 것도 모르고 비석의 글을 해독하는데 전념하고. 그 뒤에서 두 손으로 비수를 잡는 위극존

위극겸; [천재지중이라는 이글은 혼돈경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 두 손으로 쥔 비수로 전력을 다해 위극겸의 등을 찌르는 위극존

위극겸; [!] 눈 부릅뜨고. 칼날이 등에 조금 파고 든 상태다. 동시에

위극겸; [네가!] 바웅! 웅크리며 기합 넣는 위극겸의 몸에서 충격파가 폭발적으로 일어나 비수를 막으려 한다. 하지만

빠지지직! 위극존의 비수는 그 충격파를 뚫고 들어가서

! 위극겸의 등에 깊이 박히고. 다만

! 위극겸의 몸에서 터진 충격파에 타격을 받고 뒤로 홱 날아가는 위극존

위극겸; [!] ! 피를 왈칵 토하며 한 손으로 비석을 잡고

후두둑! 비석에 위극겸이 토한 피가 뿌려지고

위극존; [!] 휘릭! 역시 피를 토하며 내려서는 위극존. 위극겸의 10미터쯤 뒤에

치치치! 바위를 잡고 벌벌 떠는 위극겸의 등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비수가 깊이 박힌 위극겸의 등 부위에 상처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고

위극존; [하하하 역시 형님의 천선탄벽(天仙彈壁)은 대단합니다.] [하마터면 소제의 몸뚱이가 피곤죽이 될 뻔 했습니다.] 손으로 입가의 피를 닦으며 웃고

위극겸; [극존...] [네놈... 네놈이...] 비틀거리며 일어나 돌아보고. 분노와 충격에 휩싸인 표정이고. 이하 위극겸은 절벽을 등진 자세다.

위극존; [비록 소제가 신선부의 이인자이긴 해도 형님과의 실력차이는 천양지차...] [전력을 기울여 암습을 해도 형님의 천선탄벽은 깨트릴 수 없었겠지요.] ! 피를 옆으로 뱉으며 웃고

위극존; [하지만 마귀동의 염왕아(閻王牙)를 쓴 덕분에 형님을 열조(烈祖)들 곁으로 조기에 보내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위극겸; [염왕아!] 눈 부릅

위극겸; [내 천선탄벽을 어떻게 뚫고 들어왔나 했더니...] [우리 신선부의 숙적인 마귀동의 마병 염왕아였구나.] 비틀거리며 뒤를 보고. 치치치! 비수가 박혀있는 등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위극존; [게다가 만전을 기하기 위해 염왕아에 오대극독(五大劇毒)까지 충분히 발라두었지요.] 태연하게 웃고

위극겸; [네놈이...] 분노하여 이를 갈고. 비틀거리는 얼굴이 검게 변하고 있고

위극존; [염왕아에 몸이 궤뚫린 데다가 오대극독에 중독당하기까지 하셨으니 목숨을 부지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위극겸; [어째서냐?] 이를 갈고

위극겸; [어째서 나를 암살하려 든 것이냐? 남도 아니고 형제지간이면서...] 비틀거리며 위극존을 노려보고. 등에서는 연신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고 피부색은 급격하게 검게 변하는 중이다.

위극존; [소제가 왜 이러는지는 형님도 짐작하고 계신 거 아닙니까?] 태연하게 말하고. 그러자

위극겸; [... 출천파(出天派)가 나를 제거하기로 모의했구나.] 깨닫고 분노하고

위극존; [바로 그렇소이다.] 빠지직! 온몸에서 벼락을 일으키며 눈을 희번덕이고

위극존; [우리 신선부의 힘은 명실상부 천하무적!] [단 일할의 힘만 내보내도 강호 무림을 정복할 수 있습니다.] 우둑! 지지지! 불끈 쥐어 쳐드는 손이 벼락에 휩싸이고

위극존; [하지만 형님을 비롯하여 문중의 늙은이들은 케케묵은 율법만 내세우며 무림에는 눈길조차 돌리지 못하게 억압해왔습니다.] 이를 갈고

위극존; [그래서 소제를 중심으로 한 출천파가 결성되어 무림을 정복할 계획을 진행해온 것입니다.] 광기 서린 표정으로 웃고

위극겸; [어리석은 놈...] 탄식하고. 이제 얼굴은 완전히 검게 변했고 등에서 치솟는 연기가 짙어졌다.

위극겸; [우리 신선부의 숙적인 마귀동이 어둠 속에 숨은 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걸 어찌 모르느냐?] 분노하고

위극겸; [신선부와 마귀동의 힘은 백중!] [그 때문에 먼저 실체를 드러내는 쪽이 반드시 패망하게 되어 있다.]

위극겸; [우리 신선부의 열조들께서는 그걸 알고 계셨기에 무림에 나가지 못하게 막아 오신 것이다.]

위극존; [소제의 생각은 다릅니다.] 냉소하고. 온몸이 벼락으로 휘감기고 있고

위극존; [마귀동의 힘은 삼백여 년 전 구대천마의 실종으로 소멸되었다고 봐야합니다.] 눈 번득

위극존; [헌데 형님과 문중의 늙은이들은 있지도 않는 마귀동의 위협을 내세워 신선부의 젊은 제자들을 억눌러 온 것입니다.] 이를 부득 갈고

위극겸; [헛된 꿈꾸지 마라!] [나 하나 해치운다고 신선부를 장악할 수 있을 것 같으냐?] 절벽을 등진 채 비틀

위극존; [그 점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입니다.] ! 손으로 얼굴을 덮고

위극존; [신선부를 영도하는 것은 여전히 형님일 테니 말입니다.] 스윽! 손을 아래로 쓸어내리고. 그러자

! 위극존의 얼굴이 위극겸으로 변했다. 진짜 위극겸의 피부가 검게 변했고 등에서 연기가 일어나고 있는 것 외에는 모든 것이 똑같다. 이하 가짜 위극겸은 위극겸(위극존)으로 표기한다.

위극겸; [... 역용술!] 절망 분노

위극겸; [... 나로 위장하여 신선부를 장악할 생각이로구나!]

위극겸(위극존); [비록 어머니는 다르지만 우리는 형제지간 아닙니까?] 자기 얼굴을 만지며 웃고

위극겸(위극존); [그 누구도 소제가 형님으로 위장한 것은 알아차리지 못할 것입니다.]

위극겸(위극존); [형님의 정숙한 아내까지도...] 광기로 눈을 번들거리고

위극겸; [이 천벌을 받을 놈...] 절망하며 뒷걸음질

위극겸(위극존); [사정 설명은 충분히 해드렸으니 이제 그만 저 세상으로 가십시오.] 손바닥을 위극겸에게 내밀며 말하고. 그러자

지지징! 위극겸(위극존)의 손바닥 앞에서 겹겹이 원형의 파문이 쌓인다.

위극겸; [하늘이...]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서고

위극겸; [하늘이 네놈의 악행을 징벌할 것이다.] ! 그대로 뒤로 몸을 날려 투신을 한다. 위극겸(위극존)을 마주 보는 자세로 몸을 날리는 것 주의. 그러자

위극겸(위극존); [투신...] ! 손을 내리며 절벽 끝으로 가고

까마득한 아래로 추락하고 있는 위극겸의 모습이 작게 보인다. 하늘 보는 자세로 추락하고 있고. 그러다가

! 절벽 중간을 감고 있는 구름을 뚫고 내려가며 사라지는 위극겸

위극겸(위극존); [무공을 쓸 수 없는 상태에서 투신을 했으니 살아있을 가능성은 없겠지.] 끄덕

위극겸(위극존); [덕분에 친형을 내 손으로 죽이는 찜찜함은 면했다만...] 절벽 끝으로 가고.

위극겸(위극존); [혹시 모르니 내려가서 시신을 확인하자.] ! 절벽 아래로 몸을 날린다.

! ! 위극겸과 달리 절벽의 돌출 부위를 밞으며 아래로 내려가는 위극겸(위극존)

위극겸(위극존); [머잖아 천하는 신선부를... 아니 나 위극존을 주인으로 섬기게 될 것이다.] 흐흐흐! 웃으면서 절벽 아래로 멀어지는 위극겸(위극존)

 

#2>

비 오는 밤. 한쪽이 절벽으로 이루어진 강변.

번개도 치고

절벽 아래로는 거친 강물이 흐른다.

파팟! 절벽을 따라 달려오는 인물. 환관 복장의 중년인인데 체격이 건장하다. 캐릭터는 618. 품에는 강보로 꽁꽁 싸맨 아기를 안고 있다. 얼굴까지 강보로 싸서 커다란 럭비공처럼 보인다. 이 환관의 이름은 장민. 허리에 칼도 한 자루 차고 있다.

[! !] 거친 숨결을 몰아쉬며 달리는 장민. 등에는 몇 개의 화살이 박혀있다. 부러진 화살도 있고

장민; (삼황자(三皇子)...) 달리면서 강보를 내려다보고.

약간 틈이 벌어진 강보 사이로 잠이 든 아기 얼굴 일부가 보인다. 몸을 강보로 꽁꽁 싸맸지만 숨을 쉬도록 입고 코 부위의 천을 조금 열어 놨다.

장민; (소인 장민(張閔)의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켜드릴 테니 안심하십시오.)

장민; (삼황자님의 모친이신 백현비(白賢妃)님께는 몇 번을 고쳐 죽어도 갚지 못할 은혜를 입었다.) 다시 앞을 보며 달리고

장민; (그 막중한 은혜를 갚기 위해서 무슨 짓을 해서라도 삼황자님을 지켜드려야만 한다.)

장민; (하지만... 사실 삼황자님을 보호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장민; (당금의 황상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만귀비(萬貴妃)...) 기승스럽지만 아름다운 중년여인을 떠올리고. 나중에도 나올 만귀비 캐릭터

장민; (그 악독한 계집은 다른 비빈들이 생산한 황자들은 남김없이 독살해왔다.) (자신이 낳은 병약한 황태자(皇太子)의 지위를 위협할까 걱정해서인데...)

장민; (백현비님께서 생산하신 삼황자님도 만귀비의 독수에 살해당할 운명이었다.)

장민; (그래서 병사한 것으로 꾸며 자금성 밖으로 빼돌렸지만...)

장민; (어떻게 알고 만귀비가 자객들을 보내 나를 추적하고 있다.)

장민; (다행히 비가 와서 자객들을 떨쳐버릴 수 있었다.)

장민; (비와 어둠의 가호를 받아 가능한 멀리 달아나야...) + [!] 눈 부릅뜨고. 피이잉! 무언가 날아오는 소리가 들린다.

장민; (화살이 나르며 내는 파공성!) ! 다급히 옆으로 방향을 틀며 몸을 날리고.

피피핑! 파팍! 여러 대의 화살이 장민이 날아가던 방향으로 지나치고 바닥에 박힌다.

장민; (이런...) 달려가며 돌아보는 장민.

뒤쪽의 빗속을 달려오는 복면을 쓴 자객들 십여명. 달려오며 활을 쏜다. 활을 쏘고 다시 화살을 뽑아 활에 재우고 있다

장민; (끈질긴 놈들! 그 새 따라붙었구나!) 파팟! 사력을 다해 달려간다.

피핑! ! 다시 활을 쏘는 자객들. 마지막 한 놈만 쏘지 않고 달려온다. 화살을 활에 재운 자세로. 이자가 두목. 허리춤에 카우보이들이 쓰는 것 같은 밧줄을 걸고 있다.

파팟! 다시 방향을 틀며 달리는 장민

투학! 그제야 두목이 활을 쏘고. 장민이 달리는 방향을 가늠해서

피핑! 퍼퍽! 이번에도 대부분의 화살들이 장민을 빗나간다. 하지만

! 두목이 날린 화살이 장민의 한쪽 허벅지를 궤뚫는다

장민; [!] 균형을 잃고 나뒹구는 장민.

철벅! 콰당탕! 나뒹굴면서도 강보에 싸인 아기를 품어서 다치지 않게 하고. 그때

[잡았다!] [노대(老大)께서 장가놈의 다리를 맞췄다!] 차창! ! 활을 버리고 칼을 뽑으며 쇄도하는 자객들. 거리는 30미터쯤이고. 두목만 다시 활에 화살을 재우고 있다

장민; (틀렸다!)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장민; (다리를 다쳤으니 더 이상 달아나는 건 무리...) 품에 앉은 강보의 아기를 내려다보며 뒷걸음질.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장민의 뒤는 절벽이다

장민; (그리고 저놈들의 손에 들어가면 삼황자님은 확실하게 살해당하신다.) 이를 악물며 뒤돌아서고. 절벽 쪽으로

장민; (그럴 바에야 요행을 바라는 게 났다.) 아기를 안고 절벽에서 뛰어내리려 하고.

[저 놈 혹시!] [멈춰라 장민!] [강으로 뛰어들려고 한다!] 다급히 외치며 쇄도하는 자객들. 그 직후

투쾅! 날아오며 다시 활을 쏘는 두목

절벽에서 뛰어내리려는 장민. 하지만. 그 직후

! 등에 화살이 깊이 박히며 비틀하는 장민. 어깨 아래쪽을 관통한다.

! 그 바람에 강보에 쌓인 아기를 놓치는 장민

쐐액! 그대로 절벽 아래로 추락하는 강보에 싸인 아기.

장민; [안돼!] 아기에게 손을 뻗으며 함께 뛰어내리려는 장민. 하지만

촤악! 날아든 밧줄이 장민의 목을 휘감아 조이고

! 급정거로 멈춰서며 두 손으로 밧줄을 휘두르는 두목. 활은 버렸고. 그자가 휘두르는 밧줄에 목이 감긴 장민의 몸이 허공으로 홱 날아오르고 있고. 다른 자객들은 절벽으로 쇄도한다.

파팟! ! 절벽 끝에 급정거하는 자객들. 하지만

절벽 아래로는 아무것도 안 보인다. 거친 강물이 굽이치며 흘러내리는 것만 보이고.

퍼억! 목이 조여진 채 바닥에 나뒹구는 장민. 하늘 보는 자세로 나뒹군다.

그 바람에 등에 박혀있던 화살들이 부러지거나 살 속으로 더 깊이 파고 들고

장민; [끄윽!] 고통에 벌벌 떨고

두목; [어떻게 되었느냐?] 패대기쳐진 장민에게 다가가며 절벽 끝에 선 자객들에게 묻고. 이자는 눈썹 사이에 점이 있다. 그 점이 나중에 중요한 단서가 되니 확실히 표시

[애새끼는 강물에 빠진 것 같습니다.] [비가 오는데다가 밤이 깊어서 아래쪽의 상황을 알 수가 없습니다.] 자객들이 돌아보며 대답하고

두목; [하류로 따라 내려가라.] [삼황자의 시신을 가져가야 만귀비가 제대로 포상을 해줄 것이다.] 장민의 옆에 멈춰 서며 말하고. 장민은 일어나려 애쓰고 있고

[존명!] [가자!] 파팟! ! 절벽을 따라 달려 내려가는 자객들

그 사이에 장민은 힘겹게 상체를 일으키지만

두목; [망할 환관 놈!] ! 강하게 장민의 가슴을 밟는 두목

우직! 갈비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두목의 발 아래에서 들리고

쿨럭! 고개 들며 피를 토하는 장민

두목; [애새끼를 강에 떨어트려서 일을 번거롭게 만들어?] 우둑! 발에 힘을 주고.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리고

장민; [죽일 테면 죽여라 만귀비의 개!] 쿨럭! 주르르!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면서도 이를 갈며 올려다보고

장민; [만귀비와 네놈들이 저지른 죄의 대가는 하늘이 대신 내리실 것이다.]

두목; [그건 장민 네놈의 희망사항이고...] 피식! 웃고

두목; [죽기 전에 좋은 소식을 들려주마.] [네놈이 그렇게 떠받들던 백현비는 네놈보다 한 걸음 먼저 저 세상으로 떠났다.]

장민; [... 그런...] 경악 충격

두목; [네놈이 삼황자를 빼돌린 데 대한 분풀이로 만귀비가 백현비를 독살한 것이다.]

장민; [현비... 백현비마마께서 돌아가시다니...]

두목; [네놈이 목숨을 걸고 지키려 했던 삼황자도 곧 뒤따라갈 테니 먼저 가서 백현비를 만나봐라!] 콰직! 발에 힘을 주고

퍼득! 장민의 몸이 퍼덕이다가

축 늘어지는 장민의 몸뚱이

두목; [날 원망하지 마라 장민! 네놈이 주인을 잘못 선택한 결과이니...] 휘익! 날아가며 웃고

으하하하! 장민의 시체를 배경으로 멀어지는 두목. 헌데

 

#3>

절벽 아래. 강물이 거칠게 흐르고 있고. 헌데 바위가 움푹 들어간 곳은 강물이 잔잔하다. 그곳에 배가 한척 정박해있다. 작은 선실이 달린 배인데 밧줄로 절벽의 돌출부에 묶여있다. 그리고

[...] 문이 열린 작은 선실에 앉아서 무언가 생각하는 중년의 꼽추. 전작인 <무쌍일지>에 나온 타노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타노. 이름은 이적. 그래도 타노라고 표기. 이때의 나이는 40살 전후. 헌데

타노의 품에 안겨있는 강보에 싸인 아기.

타노; (만귀비, 백현비, 삼황자, 환관 장민...) 곁눈질로 하류쪽의 절벽을 보고.

자객들이 절벽 아래를 살피며 하류로 달려가는 것이 작게 보인다

타노; (주인님의 분부로 서둘러 항주(杭州)로 가던 길이었는데...) 자객들이 멀어지는 걸 보며 생각하고

타노; (비가 오고 날이 어두워져서 어쩔 수 없이 이곳에 정박하게 되었다.) 강보에 싸인 아기를 보고

타노; (그러다가 상상도 못했던 일을 겪게 되었다.) ! 강보를 적혀서 아기의 얼굴이 다 드러나게 만들고. 아기의 얼굴은 청풍의 어린 시절 얼굴이다. 콧날이 오똑한

<당금 황제의 셋째 아들이 죽을 위기에 처했으며... 요행히 내가 바로 아래에 있어서 추락하는 삼황자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뱃머리에 서서 위에서 추락하는 강보에 싸인 아기를 받으려던 타노의 모습 배경으로

타노; (이런 걸 인연이라 말하는 것일 텐데...) + [!] 아기를 보다가 눈 반짝

강보가 젖혀지며 드러난 청풍의 목 부분. 끈으로 대충 만든 목걸이가 걸려있는데 그 끈에 금반지가 하나 끼워져 있다. 두 마리의 용이 서로의 꼬리를 무는 모습의 반지

타노; (이 반지...) 반지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보고

<두 마리 용이 서로의 꼬리를 물어뜯고 있는 쌍룡패미(雙龍敗尾)의 형상...> 반지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타노; (아마 이 아이... 삼황자의 신분과 관련이 있는 반지일 것이다.) (황제가 삼황자의 생모인 백현비에게 준 정표일 수도 있고...) 다시 목걸이를 강보 속으로 넣고

타노; (하지만 이 아이의 신분은 누구도 알아서는 안된다.) (이 아이가 살아있는 걸 만귀비가 알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죽이려 들 테니...)

<이 아이는 가장 귀한 출생이지만 가장 천하고 낮게 길러야만 한다. 만귀비가 결코 찾아내지 못하도록...> 숨듯이 정박해있는 쪽배 배경으로 타노의 생각 나레이션

 

#4>

<-십년후.> 거대한 도시. 북경이다. 멀리 웅장한 자금성도 보이고

<-북경(北京)> 북경의 모습. 번화가. 넓은 대로 좌우로 수많은 상점들이 있고

<-중원 최대의 전장 황금전장(黃金錢莊)> 대로 끝에 웅장한 정문이 열려있는 장원의 모습. 장원 정문으로는 수많은 사람과 우마차들이 드나들고 있다. 대문 처마 아래에는 <黃金錢莊>이라는 글이 금박으로 적힌 커다란 현판이 걸려있다.

황금전장의 후원. 웅장한 이층 건물이 있다. 옆으로 긴 건물. 일종의 도서관. 정문에는 <藏經閣>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사람들은 많이 오가지 않는데 입구에는 황금 갑옷에 환금 투구를 쓴 건장한 무사들 두 명이 지키고 있다. 이 무사들은 <자객일지>에 나온 황금수라들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이름은 황금수라.

 

#5>

! 누군가의 손이 책꽂이에서 책을 한권 뽑는데 가운데 손가락에 반지가 하나 끼워져 있다. 바로 아기 시절의 청풍이 목에 걸고 있던 그 반지다. 두 마리의 용이 서로의 꼬리를 물고 있는 모습의 금반지. 이 금반지로 청풍이 삼황자라는 걸 암시하고

청풍; [...] 까치발을 하고 책꽂이에서 책을 뽑는 청풍. 이 때 나이 10. 초등학교 3-4학년 정도인데 몸이 좀 허약해 보인다. 비실비실. 걸치고 있는 옷은 낡고 초라하다. 주변에는 천장까지 닿는 높은 책꽂이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뽑은 책 표지를 보는 청풍

<貞觀精要 第十三集>이라는 제목이 적혀있다.

책을 들고 돌아서는 청풍.

근처에 책상과 의자가 있고. 책상에는 오징어 말린 것 한 마리와 차 주전자가 놓여있다.

책상에 앉는 청풍. 책을 내려놓고

오징어 다리 하나를 입에 물면서 책을 넘긴다.

! ! 책을 천천히 넘기는 청풍의 손

눈이 좌우로 움직이고. 입은 오징어 다리를 질겅 질겅

! 마침내 책을 모두 넘겼고.

오징어 다리를 모두 입에 삼키고

차 주전자를 집어 들고

꼴꼴 고개 젖혀서 주전자의 물을 마신다. 바로 그때

[닥쳐라!] 누군가 지르는 고함 소리가 들리고

멈칫! 기울이던 주전자를 멈추는 청풍의 손

[지금 그걸 변명이라고 지껄여? 이 밥벌레 같은 놈들이!] 다시 누군가 고함치는 소리가 들리고

주전자를 놓고 일어서는 청풍. 책을 집어들고

! 그 책을 원래 자리에 꽂는 청풍. [당장 찾아내라!] 그 배경으로 악을 쓰는 소리가 이어지고

[그분이 오실 때까지 못 찾아내면 네놈들은 전부 모가지다.] 누군가 악을 쓰는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걸어가는 청풍.

 

#6>

높은 책꽂이들 사이의 공간. 커다란 책상이 있고 책상을 앞에 두고 앉아서 불같이 화를 내는 중년인. 냉혈전호 벽초천이다. <자객일지>등 다른 작품의 냉혈전호 벽초천 캐릭터. 옷이 지나칠 정도로 화려하다.

벽초천 뒤에는 교활한 인상의 중년인이 서있다. 황금전장 총관인 이세창이다. 이세창 캐릭터도 <자객일지>에 나오는 황금전장 총관 이세창 캐릭터 차용

벽초천 앞에는 서생 차림의 중년인이 서서 사색이 되어 있다. 이자는 장경각 부사서인 조무상. 한 두 번 나올 캐릭터. 그냥 평범한 서생. 주변에서는 서생 차림의 사내들 십여명의 책꽂이들의 책을 살피며 허둥대고 있다.

벽초천; [변명을 하려면 그럴 듯한 변명을 해라!] 탕탕! 손바닥으로 책상을 두드리며 눈을 부라리고

벽초천; [장경각 총사서(總司書)인 우문(宇文)노인이 와병중이기 때문에 찾는 책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는 게 말이 되느냐?]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장주 냉혈전호(冷血錢虎) 벽초천(碧礎天)>

벽초천; [책의 소재도 모르는 놈들이 무슨 사서(司書)?] [내가 네놈들 먹이고 입히는 이유가 돈이 썩어나기 때문인 줄 아느냐?]

조무상; [... 죄송합니다 장주님!] 비지땀을 흘리며 굽신거리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장경각 부() 총사서 조무상(趙無想)>

조무상; [송나라 때의 명재상 구양수(歐陽脩)가 지은 취옹잡기(醉翁雜記)는 워낙 귀한 책이라 주요 장서를 보관하는 이 주변에 있을 것입니다.]

조무상; [부디 조금만 더 말미를 주십시오.] 비지땀을 흘리고

벽초천; [말미같은 소리!] 탕탕! 손바닥으로 책상을 치고

벽초천; [황상의 최측근인 수보(首輔;재상) 양정화(楊廷和)공께서 친히 우리 황금전장을 내방하시는 일이 매번 있을 것 같으냐?]

벽초천; [양수보께서는 구양수의 저작이 우리 황금전장으로 흘러들어온 걸 알고 한번 보기를 청했다.]

벽초천; [헌데 어디 있는지 찾지 못해서 보여드리지 못한다고 하면 내 체면이 뭐가 되느냐?]

벽초천; [양수보께서는 내가 자신을 깔보고 욕보인다고 생각할 거 아니냐?]

벽초천; [그리고 황상의 측근 중의 측근인 양수보가 분노하면 우리 황금전장도 하루아침에 망할 수 있단 말이다.]

조무상; [... 죄송합니다.] 사색이 되고

벽초천; [죄송이고 나발이고 그분이 도착하시기까지 채 반 시진도 안 남았다.]

벽초천; [그 전까지 취옹잡기를 찾아내지 못하면 네놈들 모두 죽은 목숨인 줄 알아라!] 격렬히 화를 내고

조무상; [... 명심하겠습니다.] 굽신

조무상; [빨리... 빨리 취옹잡기를 찾아라! 빨리!] 다른 서생들에게 외치며 자신도 책꽂이를 향해 달려가고

허둥대며 책을 찾는 서생들

실수로 와르르 책을 쏟아내는 놈도 있고.

벽초천; [무능한 밥버러지들...] 벽초천의 눈치 보며 허둥지둥 쏟아진 책을 끌어 모으는 놈을 노려보며 이를 부득 갈고

이세창; (본장도 참 운이 없구나.) (하필이면 장경각의 모든 책을 관리하는 우문노인이 와병중일 때 양수보가 방문을 하다니...) 소리없이 한숨을 쉬고.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총관 이세창(李世昌)>

이세창; (돈놀이가 본업인 우리 황금전장의 특성상 권력자에게 잘 보여야 탈 없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이세창; (최고 권력자인 양수보의 비위를 맞출 기회를 놓치면 뒷탈이 생길 게 분명하다.) 난감하고. 그때

[취옹잡기의 소재는 제가 알고 있어요.] 누군가의 말이 이세창과 벽초천의 귀에 들리고. 눈 치뜨는 두 사람

[!] [!] 부산하게 책장을 뒤지던 서생들도 일제히 돌아보고

벽초천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 서있는 청풍.

벽초천; [저놈이 뭐라는 거냐?] 오만상

조무상; [청풍아!] 살았다는 표정으로 달려오고

벽초천; [애초에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어떻게 장경각에 들어와 있는 거냐?] 마뜩잖은 표정으로 청풍을 흘겨보고

이세창; [저놈 누구요?] 달려온 조무상에게 묻고. 시선은 청풍에게

조무상; [... 이청풍이라고... 본장의 하인중 한놈입지요.] 눈치 보고

벽초천; [총관! 자네도 모르는 놈인가?] 이세창에게 묻고

이세창; [죄송합니다.] [본장의 하인들은 천명이 넘어서 모두 기억하진 못하고 있습니다.] 고개 숙이고

벽초천; [그럴 만도 하지. 하물며 아직 밥값도 못하는 어린놈이니...] 말하며 조무상을 보고. 조무상에게 말하는 표시

조무상; [청풍은 전대 장주님이 가까이 두고 부리던 충복 타노가 밖에서 낳아 데려온 아들입니다.] 눈치 보며 말하고

벽초천; [타노라면 알지. 돌아가신 아버지가 가장 신임하던 종이었으니...] 끄덕

벽초천; [헌데 타노 그놈 꼽추 주제에 재주도 좋군. 자식까지 싸지르고...] 피식 웃고

조무상이 당황하여 청풍을 보지만

청풍은 무표정하게 서있고

조무상; [청풍이는 기억력이 비상합니다.] 급히 웃으며

벽초천; [기억력이 좋다? 얼마나?] 심드렁

조무상; [한번 본 건 절대 잊어버리지 않고...] [그 때문에 책도 한번 쓱 보는 것만으로 내용을 다 기억할 정도입니다.]

벽초천; [사실이라면 제법 쓸모가 있겠군.] 자세 바로 한다. 흥미를 느꼈고

조무상; [믿지 못하시겠지만 청풍이는 장경각의 모든 책의 위치를 알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십만여 권의 장서 중 삼할 가까이를 읽었으며 그 내용을 기억한다고 합니다.] 신이 나서

벽초천; [허어! 저 어린놈이 벌써 삼만 권 넘는 책을 읽었을 뿐 아니라 그 내용까지 기억하고 있다?] 좀 놀라고

이세창; (조무상의 말이 사실이라면 괴물이라 할만한 놈이로군.) 역시 감탄하며 청풍을 보고. 청풍은 여전히 무표정

벽초천; [취옹잡기의 소재를 알고 있다고 했지?] 청풍에게

청풍; [그렇습니다.]

벽초천; [어디 있느냐?]

청풍; [원래는 병()열의 십삼호 서가 육()단에 있었지만...] 한쪽을 보며 말하고. 그쪽에 있던 서생들 흠칫! 하고

모든 사람들이 그쪽을 보고

급히 그쪽 서가를 살피는 근처의 서생들. 하지만

[여기에는 없습니다.] 고개 젓는 서생들

청풍; [한 달 전 쯤 사서중 한분이 필사를 한 후 위치를 착각해서 무()열의 십삼호 서가 육단에 꽂아두었습니다.] 좀 떨어진 후미진 곳의 서가를 보고. 그러자

급히 그곳으로 달려가는 서생들. 이어

[있습니다!] 그 중 한 놈이 책꽂이에서 책을 한권 꺼내며 환호하고

[구양수의 취옹잡기가 여기 있었습니다.] 책을 들고 달려오는 그놈

조무생; [틀림없습니다.] 그 책을 받아 살피고

조무생; [구양수가 저술한 취옹잡기 초판본입니다.] 두 손으로 책을 벽초천에게 넘기고. 책에는 <醉翁雜記>라는 제목이 큰 글로 적혀 있고 아래쪽 구석에는 <歐陽脩 書>라는 글이 좀 작게 적혀 있다. 하지만

벽초천은 책을 받는 대신 청풍을 보고 있다.

이세창; [내가 챙겨두겠소.] 대신 책을 받는데

벽초천; [이백(李白) 시선(詩選)!] 청풍에게

청풍; [()열 삼십칠호 서가 칠()단에 있습니다.] 즉시 대답하고. 그러자

눈치 챈 서생 한 놈이 달려가고

구석진 곳의 서가에서 책을 뽑는 그놈

[맞습니다.] 그곳에서 책을 든 채 외치고

이세창; [갈홍(葛洪)의 포박자(抱朴子)!] 벽초천 대신 말하고

청풍; [()열 칠호 서가 삼()!] 즉시 대답하고

서생이 책을 뽑으며 끄덕이고

이세창; [사기(史記) 열선전(列仙傳)!]

청풍; [신열 이호서가 오()!] 즉시 대답하고

[열선전 여기 있습니다.] 서생 한 놈이 책을 뽑으며 외치고

이세창; [그럼 이번에는...] + 벽초천; [되었다.] 막고

이세창; [...] 고개 숙이고

벽초천; [이청풍이라고 했지?] ! 일어나고

벽초천; [여기 대기하고 있다가 부르면 내원(內院)으로 와라.] 걸어가며 말하고. 이세창이 따라가고

청풍; [...] 고개 숙이고. 서생들도 고개 숙이고

벽초천; (저런 보물이 우리 황금전장에 숨어있었단 말이지?) 청풍을 등지고 걸어가며 눈 번뜩이고

벽초천; (저놈을 이용하면 글공부와는 담은 쌓은 세황(世皇)이 놈에게 자극을 줄 수 있겠지.) 히죽 웃고

곧 책꽂이 사이로 멀어지는 벽초천과 이세창 그러자

[휴우!] [살았다.] 주저앉거나 안도하는 서생들. 조무상도 안도하고

조무상; [고맙다 청풍아! 네 덕분에 큰 고비를 넘겼다.] 청풍의 어깨를 다독이고

청풍; [그런 말씀 마세요.] [제가 장경각에서 살다시피하는 것을 허락해주신 데 대한 보답인 걸요.]

조무상; [어쨌거나 장주님 눈에 들었으니 앞으로 네게도 좋은 일이 생길 게다.] 청풍의 어깨 다독이고.

조무상; [자자 어질러진 책을 정리하자.] 다른 서생들에게 가며 말하고. 주저앉았거나 책꽂이에 기대고 있던 서생들 다시 일어나고

청풍; (좋은 일이라...) 창가로 가고

열린 창문을 통해서 벽초천과 이세창이 멀어지는 게 보인다. 두 명의 황금수라들이 뒤따라가고 있고

청풍; (아버지는 가급적 다른 사람 눈에 띠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셨다.)

청풍; (내가 장경각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아버지의 분부 때문이었는데...) 찡그리고

<장주의 이목을 끈 게 과연 좋은 일일지 모르겠다.> 무언가 생각하며 장경각을 등지고 걸어오는 벽초천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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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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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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