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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앙! ! 가가강! 도끼, 갈쿠리, 톱니바퀴들이 섭장천의 몸을 강타한다. 하지만 그 직후

[!] [!] [!] 공격한 자세로 경악하는 지옥혈부, 백일살신, 환마루주. 허공에 몸이 떠있는 상태들이고

가가강! 카카캉! 세 사람의 무기는 쓰러져 있는 섭장천의 몸에 닿았지만 깊이 파고 들어가지 못하고 무언가에 저지당하고 있다.

<이럴 수가...> <천하오대극독중 하나인 부심지독(腐心之毒)에 중독당하고도 공력을 잃지 않다니...> <우리들의 공격이 섭장천의 호신지력(護身之力)에 막혔다!> 지옥혈부들이 경악하며 다급히 다시 허공으로 치솟으려 할 때

! 부악! 섭장천의 몸에서 죽순처럼 돋아나는 검의 형상들.

[!] [검벽신공(劍壁神功)!] [위험하다!] ! 투학! 경악하며 다급히 도로 날아오르려는 지옥혈부 일행, 하지만

번쩍! 투쾅! 일어나 앉는 섭장천의 몸에서 수많은 검의 형상들이 터져 나와 지옥혈부들을 휩쓴다

[!] [!] [!] 부악! ! 사력을 다해 방어벽을 일으키며 날아오르는 지옥혈부 일행. 팔로는 얼굴과 목을 가리며. 하지만

퍼퍽! ! 그자들의 방어벽을 그대로 뚫고 들어오는 검의 형상들

[크악!] [!] [!] 푸학! 퍼퍽! 몸이 여기저기 궤뚫리며 허공에서 퍼덕이며 비명 지르는 지옥혈부 일행. 그래도 치명상은 입지 않았다. 이어

퍼억! 콰당탕! 퍼억! 세 방향으로 나뒹구는 지옥혈부 일행

섭장천; [감히 아연이를 이용해서 노부를 함정에 빠트려?] 화르르! 온몸에서 연기를 뿜어내며 완전히 일서서고. 수많은 검의 형상도 몸에서 빠져나오고 있고

섭장천; [용서할 수 없다!] 온몸이 검의 형상으로 덮이며 이를 갈고. 머리에는 불이 붙었고 눈은 백열되어 마귀같은 형상이 된다.

[끄윽!] [지랄...] [명불허전이다! 부심지독에 중독된 상태에서도 우리 셋을 이 지경으로 만들다니...] 급히 일어나려 하지만 힘들어 비틀거리는 세 놈. 검의 형상에 궤뚫린 상처에서 피가 뿜어지고 있고

섭장천; [네놈들에게 죽어간 아이들의 숫자보다 열배씩 난도질 한 후 죽여주겠다.] 파츠츠츠! 온몸에서 일어나는 검의 형상이 더 많아지고.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려서 마귀같이 변한 채로

<... 이 정도였을 줄이야!> <이 늙은이가 고금제일검이라는 평판은 결코 과장된 게 아니었다!> <혈세사패의 패주들인 우리 능력으로도 맞설 수 없는 상대다!> 공포에 질리며 주춤거리는 지옥혈부 일행. 바로 그때

휘익! ! 두 개의 구슬이 섭장천의 앞으로 날아들고

섭장천; [벽력탄?] 눈 부릅 뜰 때

콰쾅! ! 강력한 폭발을 일으키는 두 개의 구슬. 연기와 불길이 섭장천을 뒤덮고

[벽력탄이라면 혹시...] [중독당한 상태라 호신강기도 많이 약해졌을 것이다.] [...] 기대하는 지옥혈부 일행. 하지만 그 직후

화악! 화르르! 흩어지는 연기와 불길. 그 안쪽에 사람 형상이 보인다

[설마!] [벽력탄도 통하지 않는 것인가?] [!] 백일살신과 환마루주의 경악

! 드러나는 폭발현장. 섭장천이 여전히 검의 형상에 뒤덮인 채 우뚝 서있고. 그 앞쪽으로 두 개의 구덩이가 생겼다. 벽력탄이 터진 흔적. 구덩이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고. 그 직후

[어머나! 정말 존경스럽네요!] 짝짝! 박수치는 소리가 들리고. 일제히 돌아보는 지옥혈부 일행

구미호리; [살과 뼈로 이루어진 인간이면서 벽력탄의 파괴력을 호신강기로 막는 게 가능했네요.] ! ! 박수치며 걸어오는 구미호리. 야한 차림인데 지옥혈부의 뒤쪽에서 다가온다. 돌아보는 지옥혈부

섭장천; [염라전(閻羅殿)으로 보낼 물건이 하나 더 늘었군!] 핏발이 선 눈으로 구미호리를 노려보고. 이어

섭장천; [자기소개를 해라! 그래야 염라대왕을 만났을 때 누굴 죽였는지 고할 수 있을 테니...]

구미호리; [그리하지요 섭노사!] 배시시 웃으며

구미호리; [신첩은 구미호리라고 해요. 쾌활림의 림주를 맡고 있답니다.] 절하는 시늉하며 말하고

섭장천; [쾌활림!] 눈 부릅

섭장천; [이제 보니 너희 년놈들은 근래 무림을 피로 물들이고 있다는 혈세사패의 수괴들이로었구나.]

지옥혈부; [그렇소. 후배가 바로 지옥갱의 갱주 지옥혈부요!] 두 손으로 도끼를 불끈 쥐며 고개 끄덕

백일살신; [백살파의 파주를 맡고 백일살신이오.] 지옥혈부 쪽으로 이동하며 말하고

환마루주; [본좌가 환마루의 루주, 환마루주요!] ! 역시 지옥혈부쪽으로 이동하며 포권하고. 그자의 몸 주위로는 네 개의 톱니바퀴가 저절로 돌아가고 있고

섭장천; [혈세사패! 혈세사패!] 이를 부득 갈면서 자기 앞쪽에 늘어서는 네 년놈들을 노려보고

섭장천; [구대천마의 잔당들이라면 저승 길동무로는 부족함이 없구나!]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리면서도 노려보고

<우리가 누군지 한 눈에 알아봤다!> <볼수록 대단하고 무서운 늙은이다!> 지옥혈부 일행이 놀라고

구미호리; [후배를 또 감탄하게 만드시는군요.] 교태롭게 웃고

구미호리; [하지만 죄송해서 어쩌죠? 저희들은 섭노사의 저승 길동무가 되어줄 생각이 없으니 말이에요.]

섭장천; [네놈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 ! 양손으로 특히 긴 검의 형상을 뽑아내 움켜쥐며 이를 갈고. 휘어져 있어서 검이라기보다는 칼의 형태다

섭장천; [하늘 아래 노부를 거역할 수 있는 인간은 없다!] 부악! 쩌억! 두 자루의 거대한 검의 형상을 지옥혈부등에게 휘두르려 한다.

<온다!> <조심해라!> <아차하면 죽는다!> 아연긴장하며 맞상대하려는 지옥혈부 일행. 하지만 바로 그 직후

덜컥! 양손으로 뽑아낸 검 형상으로 칼춤을 추려던 섭장천의 몸에 진동이 일어나고 눈을 부릅뜬다.

! 섭장천의 가슴 앞으로 삐져나온 빛으로 이루어진 창날.

지존; [처음 뵙겠소이다 검성!] 섭장천의 뒤에 서서 두 손으로 든 창을 찌르고 있는 지존. 이 창은 손잡이는 50센티 정도인데 그 끝에서 빛으로 이루어진 창날은 1.5미터쯤 된다. 이름은 멸신창. <무쌍일지>에 나온 <화염창>과 같은 것으로 묘사

[!] [휴우!] 안도하는 구미호리와 지옥혈부 일행

지옥혈부; (우리가 이목을 끈 덕분에 지존이 섭장천을 암습하는 데 성공했다.) 안도

섭장천; [... 지존이란 놈이냐?] 가슴이 궤뚫린 채 돌아보며 이를 갈고. 입과 코로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지존; [그렇소이다. 본좌가 바로 섭노사에게 편지를 보낸 장본인이외다.] 치치치! 내민 멸신창에 힘을 주자 멸신창의 창날이 하얗게 백열된다.

섭장천; [... 멸신창(滅神槍)!] 끄윽! 고통스러워하며 신음하고

츠츠츠! 그와 함께 섭장천의 몸을 덮고 있던 검의 형상들도 사라진다

지존; [역시 대단한 안목이시오. 수백 년 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던 멸신창을 알아보기도 하시고...] 웃고

지존; [이 창이 바로 환우십보(寰宇十寶) 중 하나이며 신도 죽일 수 있다는 멸신창이오!] 웃는데

화악! 웅크린 섭장천의 등에서 고슴도치같이 검의 형상들이 돋아난다

지존; [이크!] ! 멸신창을 급히 뽑으면서 뒤로 휙 물러나고. 멸신창이 뽑히는 섭장천의 등과 가슴에서 피가 뿜어지고

투쾅! 쩌억! 섭장천의 등에서 수십 개의 검의 형상이 터져 나와 미사일처럼 지존에게 날아간다.

구미호리; [조심...] 자기도 모르게 비명 지를 때

지존; [영차!] 휘릭! 물러서면서 앞으로 내민 멸신창을 빙글 돌린다. 창날 끝이 여러 개로 변해 원을 그리는 모습. 그러자

투콰콰쾅! 여러 개로 변해 원을 그리는 멸신창에 부딪힌 검의 형상들이 유리처럼 깨져 흩어진다

[!] [그러면 그렇지!] 안도하고 놀라는 구미호리 일행

섭장천; [!] ! 바닥에 앞으로 고꾸라지듯 주저앉으며 피를 토하는 섭장천

그런 섭장천의 가슴과 등에서 피가 뿜어지고 있고

<심장을 궤뚫렸다!> <저래서는 신선이 아닌 이상 살 수 없겠지.> <드디어 검성 섭장천을 잡았다!> 안도하는 지옥혈부 일행.

지존; [끝까지 후배를 실망시키지 않으시는구려 섭노사!] 섭장천의 검기를 깨트려서 막은 후 멸신창을 내리며 웃고. 섭장천은 돌아보고

지존; [중독되면 죽을 수밖에 없는 부심지독에 당하고 심장까지 궤뚫린 상태에서도 반격하실 줄은 몰랐소이다.]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리며 돌아보는 섭장천에게 말하고. 섭장천은 가슴과 등에서도 피가 뿜어지고 있다

섭장천; [네놈... 정체가 뭐냐?] 가슴의 상처를 누른 채 지존을 노려보고. 상처를 누른 손 사이로 피가 뿜어지고 있고

지존; [구대천마의 후손들인 혈세사패를 누가 종으로 부릴 수 있겠소?] 거만하게 웃고

굴육의 표정이 되는 지옥혈부 일행. 반면

섭장천; [... 신선부와 마귀동!] 눈 부릅 충격 받은 표정이 되고

섭장천; [네놈... 신선부(神仙府)나 마귀동(魔鬼洞) 출신이겠구나!]

지존; [궁금증을 해소하셨으면 이제 그만 아들 부부 곁으로 가도록 하시오.] ! 멸신창으로 겨누며 다가오고

동시에 섭장천의 뒤에서는 지옥혈부등이 반원형으로 포위하며 다가오고. 구미호리는 소매 속에서 긴 띠를 꺼내 채찍처럼 휘두른다.

지존; [본좌가 군림천하 하는 데 거의 유일한 장애물이 섭노사셨소.]

지존; [정면승부로도 이길 자신은 있었지만 완벽을 기하기 위해 함정을 파고 수하들을 부린 것이니 이해하시오.] 멸신창을 쳐들어 휘두르려 하고

지옥혈부등도 공격하려 하고. 바로 그때

섭장천; [지존... 네놈은 아마도 신선부 출신일 것이다.] 이를 부득 갈고

[!] 섭장천을 공격하려던 지존이 움찔하고

[!] [!] 지옥혈부들도 흠칫 할 때

섭장천; [군림천하하겠다?] 지직! 왼손이 벼락에 휘감기고

섭장천; [네놈 뜻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다!] ! 왼손을 들었다가 강하게 바닥을 치는 섭장천. 그러자

! 섭장천 주변의 바닥이 그대로 폭발해서 치솟으며 지존들의 시야를 가린다.

지존; [어딜!] ! 멸신창을 찌르고

부악! ! 지옥혈부등도 전력을 기울여 흙먼지 속의 섭장천을 공격한다. 지옥혈부의 도끼, 백일살신의 칼쿠리에서 내뻗치는 섬광, 흙먼지 속으로 날아드는 환마루주의 네 개의 톱니바퀴, 구미호리의 긴 띠라 무언가를 휘감아가고.

! 화악! 다섯 사람의 공격에 흙먼지가 사방으로 흩어진다. 하지만

[!] [!] 경악하는 지존 일행., 지옥혈부는 도끼를 내리찍은 자세

! 이미 섭장천이 앉아있던 현장에는 아무도 없다. 바닥만 박살나있고. 바닥에는 피가 뿌려져 있고.

<사라졌다!> <도저히 포위를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어떻게 우리들의 공격을 피한 것인가?> 지옥혈부등의 경악. 그 직후

후두둑! 바닥에 뿌려지는 피

지존; [위다!] 고개 젖히며 고함. 지옥혈부등도 일제히 올려다보고.

! 쐐애액! 탄도미사일처럼 수백미터를 치솟았다가 옆으로 날아가고 있는 섭장천

구미호리; [맙소사!]

백일살신; [... 인간이 어떻게 백여장이나 도약을...] 역시 경악

지존; [추격한다! 저 늙은이를 살려보내면 안된다!] 쐐액! 미사일처럼 날아가고

휘익! ! 지옥혈부등도 몸을 날린다

멀리 사라지는 섭장천. 그 뒤를 따라 날아가는 지옥혈부등 네 사람

곧 장내는 조용해지고. 한쪽에 쓰러져 있는 섭아연만 남는다. 직후

스스스! 섭아연 곁으로 나타나는 인물. 바로 위진천

섭아연을 내려다보는 위진천

다시 기절한 섭아연. 눈을 까뒤집고 입과 코로 거품을 물고 있다. 가슴 부분에 나비 문양이 보이고

위진천; [쯧쯧! 아버지도 참 냉혹하시단 말이지.] [이렇게 어여쁜 계집을 한번 이용하고 버리시기나 하고...] 혀를 차며 한쪽 무릎을 꿇는다. 오른손을 품속에 넣으면서

위진천; [예쁘기도 하지만 여러모로 쓸모가 있는 이 계집을 그냥 죽게 놔둘 수는 없지.] 품속에서 작은 병을 꺼내고

위진천; [섭아연! 섭아연!] ! 병 마개를 따고

위진천; [살려주는 대가로 너는 모든 것을 나 위진천에게 바쳐야만 한다.] 쪼르르! 섭아연의 입에 약병의 액체를 흘려 넣어주며

위진천; [충성은 물론 네 몸과 마음까지도...] 사악하게 웃는 위진천의 얼굴 크로즈 업

 

#20>

<-북경>

<-황금전장>

어느 화려한 건물. 벽초천의 집무실. 건물 주변에는 황금수라 십여 명이 지키고 있고. 지휘자는 귀견수. 엄중한 경비

 

[!] 놀라는 청풍. 뒤에는 벽세황이 서서 청풍의 눈치를 보고 있다.

벽초천; [청풍이 너도 짐작하고 있을 테니 솔직하게 말하겠다.] 서재 분위기의 집무실. 화려한 의자에 앉아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그 옆 조금 뒤쪽에는 우문술이 수수한 의자에 앉아있고. 커다란 책상을 사이에 두고 청풍이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자세로 서있다. 청풍 뒤쪽 조금 옆에는 벽세황이 청풍의 눈치를 보고 있다. 청풍과 벽세황은 뒷모습

벽초천; [세황이가 과거에 급제하는 것은 백년하청(百年河淸;황하가 맑아지기를 바람.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굴욕적인 표정이 되는 벽세황. 고개 떨구고

벽초천; [하지만 나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세황이를 관계(官界)에 들여보낼 생각이다.] 강렬한 표정으로 청풍을 보고

벽초천; [이에 대한 네 의향을 말해봐라.]

청풍; [장주님께서는 제가 소장주를 대신해서 과거를 보길 원하시는지요?] 신중한 표정으로 묻고

벽초천; [노사의 의견을 청풍이에게 말해주시오.] 대답 대신 우문술에게

우문술; [노부의 판단으로는...] 청풍의 눈치를 보며

우문술; [청풍이 너는 과거에 응시할 경우 향시는 물론 전시에서도 어렵지 않게 급제할 수 있을 것이다.]

대답하지 않은 청풍

우문술; [마침 한 달 안에 직례의 향시와 전시가 거푸 치러진다.] [남의 이목에 노출될 기간이 짧은 만큼 발각될 위험도 줄어들 것이다.]

청풍; [물론 그렇긴 하겠지만...] 난색을 표할 때 + 벽초천; [준비는 모두 해놓았다.] 끼어들고.

벽초천을 보는 청풍

벽초천; [청풍이 너는 그저 세황이의 요패(腰牌;신분증)를 지참하고 과거시험을 보기만 하면 된다.]

청풍; [말씀하신 대로 소장주의 요패를 지참하면 대리로 시험 보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무표정하게

청풍; [그러나 과연 뒤탈이 아예 없을런지요?]

우문술; (완곡하게 거절하는군.) 혀를 차고

벽초천; [뒤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고개 젓고

벽초천; [이미 향시와 전시의 감독관들 대부분을 포섭해놓았다.] [네가 대리로 응시를 한 사실은 절대 발각되지 않을 것이다.]

청풍; (엄청난 돈을 뿌려 감독관들을 매수해놓았다는 건데...) 생각하면서도 입 다물고 있는 청풍.

벽세황; (청풍이 놈 성격상 설득이 쉽지 않을 것이다.) 곁눈질로 청풍을 보고

벽세황; (하지만 거절할 경우 아버지가 청풍이를 그냥 두지는 않을 텐데...) 걱정하고

우문술; (제발 승낙해라 이놈아. 목숨이 걸린 일이다.) 역시 긴장. 주먹 꽉 쥐고. 그때

벽초천; [물론 아무런 대가도 없이 대리시험을 치라는 건 아니다.] 심각한 표정으로 몸을 앞으로 좀 세우고

벽세황; (역시 대리시험에 대한 보상을 생각해두셨군.) 안도

벽초천; [네가 세황이의 명의로 과거를 봐서 급제하면 너희 부자를 면천(免賤)시켜줄 뿐 아니라...] 말을 끊고.

여전히 대답이 없는 청풍. 그러자

벽초천; (어쩔 수 없군.) + [옥령이를 너와 짝지어주겠다.]

[!] [!] [!] 청풍, 벽세황, 우문술까지 모두 놀란다.

우문술; [장주!] 놀라며 말하지만

손을 들어 우문술의 말을 막으며 청풍을 보는 벽초천.

벽세황; (옥령이를 청풍이에게 시집보내시겠다니...) 놀라고

벽세황; (아버지가 제대로 작정을 하셨구나.) 긴장하며 청풍과 벽초천을 보고.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벽옥령의 사랑스러운 모습. 연무장가의 정자에 나란히 앉아 서로 손을 잡고 있던 모습

청풍; (장주님은 내가 옥령이와 몰래 정분을 키워왔음을 알고 있었구나.) 자기도 모르게 침 꿀꺽. 그때

벽초천; [어찌 하겠느냐?] 청풍을 노려보고

움찔! 하며 정신을 차리는 청풍.

청풍;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는 제안이다.) + [저는 그저 장주님의 분부를 따를 뿐입니다.] 허리 숙이며 말하고. 그러자

벽세황; [잘 생각했다!] ! 안도하며 청풍의 등을 두드리고

역시 안도하는 우문술. 반면

벽초천; [네가 제안을 받아들일 줄 알았다.] ! 무뚝뚝하게 말하며 세웠던 등을 다시 의자에 밀착시키고. 이어

벽초천; [향시가 며칠 앞이다. 돌아가서 준비를 해라.] 가라는 시늉

청풍; [예 장주님!] 포권하고.

이어 방문을 열고 나가는 청풍.

그런 청풍의 뒷모습을 노려보는 벽초천.

! 닫히는 문. 이제 방안에는 벽초천과 벽세황, 우문술만이 남는다

 

#21>

문을 닫고 방에서 나오는 청풍. 문 밖은 복도. 방문 밖에는 총관 이세창이 등지고 서있다가 돌아본다.

이세창에게 고개 조금 숙이며 지나가는 청풍. 심각한 표정

복도 저편으로 멀어지는 청풍. 그걸 뒤에서 보는 이세창

이세창; (종놈 주제에 황금전장의 사위가 된다?) 질투의 표정으로 청풍의 뒷모습을 노려보고

<하지만 그다지 기쁜 표정은 아니군.> 심각한 표정으로 걸어오는 청풍의 앞모습 배경으로 이세창의 생각 나레이션

이세창; (하긴 과거를 대신 보는 대가로 황금전장의 사위가 되는 게 마냥 기쁜 일만은 아니겠지.) 비웃고

이세창; (평생 짊어지고 살아야할 비밀의 무게도 엄청날 테고...) 음침한 얼굴.

 

#22>

다시 방안. 찡그리며 생각에 잠긴 벽초천. 눈치를 보는 벽세황과 우문술.

벽세황; (아버지의 심사가 복잡하신 게 느껴진다.) 눈치 보고

벽세황; (애지중지 길러온 옥령이를 종놈에게 내주는 게 마뜩하실 리 없지.) + [죄송합니다 아버지.]

벽세황; [소자가 못나서 이런 심려를...] + 벽초천; [알면 되었다.] 무뚝뚝하게 말해서 벽세황의 말을 끊고

벽초천; [오늘 일은 절대 비밀로 하고...] [청풍이의 신분이 노출될 수도 있으니 너는 당분간 바깥출입을 하지 마라.]

볏세황; [명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벽초천; (옥령이를 청풍이 놈 따위와 짝지어 주어야하는 게 쓰리긴 하지만 이미 쏘아 보낸 화살이다.) 의자에 몸을 묻은 채 생각하고

<옥령이를 이용해서 청풍이로 하여금 대리시험을 치게 한 것은 최고의 투자가 될 것이다.> 서재 내부의 모습을 배경으로 벽초천의 생각 나레이션

 

#23>

황금전장 내의 청풍의 거처. 주변에는 하녀들이 오가고. 아이들이 뛰어논다.

청풍과 타노의 방. 밖에서 본 모습

 

[!] 찡그리는 타노. 청풍과 마주 앉아있다. 전보다 머리가 좀 더 희어졌을 뿐 외양은 큰 변화가 없다.

청풍; [그 자리에서 바로 대답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아버지께 허락을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눈치 보며 말하고.

청풍; [이토록 심각한 사안을 저 혼자 결정한 것을 용서하여주십시오.] 고개 숙이고

타노; [장주는 세상 그 누구보다도 셈이 확실한 분이다.]

타노; [그런 장주가 아무런 대가도 없이 대리시험을 치라고 하진 않았겠지?] 청풍을 지긋이 보며

청풍; [우리 부자를 면천시켜주겠다고 하셨고...] 눈치 보며 말하고

말없이 대답을 듣는 타노

청풍; [옥령아가씨를 소자에게 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얼굴 좀 붉어진 채 말하고

타노; [옥령아가씨와 짝을 지어주겠다?] 놀라고

청풍; [...] 눈치 보며 대답

타노; (대쪽같은 성격인 이놈이 대리시험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가 있었군.) 쓴웃음을 지으며 청풍을 보고

타노; [보상으로 장중주(掌中珠)까지 내놓은 걸 보면 장주의 결의가 어떠한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심각한 표정을 쉬고

타노; [그러니 이제 와서 돌이킬 수는 없는 일...] [소장주 대신 과거를 보도록 해라.] 고개 끄덕이고

청풍;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도하며 고개를 숙이고

타노; [다만 한 가지는 명심해라.] 엄숙

청풍; [세이경청 하겠습니다.]

타노; [향시와 전시 모두에서 절대 두각을 나타내면 안된다.] [주목을 끌게 되면 자칫 네가 대리로 응시한 게 들통 날 수도 있다.]

청풍; [...]

타노; [이등 급제인 방안(榜眼)나 삼등 급제인 탐화(探花)라면 모르지만 절대 장원(壯元)으로 급제하면 안된다.]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타노; (무슨 일이 있어도 황실과는 관계를 맺지 않게 하려고 했는데...) 고개 숙인 청풍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이가 잠깐이나마 황실에 돌아가는 건 운명처럼 느껴지는구나.> 방안의 모습. 무어라 대화 나누는 청풍과 타노의 모습 배경으로 타노의 생각 나레이션

 

#24>

황금전장의 후원. 여자 무사들이 지키는 화려한 건물. 벽초천의 아내 마은혜의 거처다

 

마은혜; [무슨...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상공?] 경악하며 의자에서 일어나려는 자세. 거실에서 원형의 탁자를 사이에 두고 벽초천과 마주 앉아 있다가 놀란 모습이다. 방안에는 두 부부만 있고. 탁자에는 다과가 차려져 있다.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벽초천의 본처 마은혜(馬恩惠)>

마은혜; [왕후장상에게 시집보내도 아까운 우리 옥령이를 종놈에게 주겠다구요?] [어떻게 그런 결정을 하실 수 있어요?] 분노해서 벌떡 일어난다.

벽초천; [진정하고 내 말을 마저 들으시오 부인.] 한숨

마은혜; [진정 못하겠어요.] 악을 쓰고

마은혜; [하나뿐인 딸을 종놈에게 시집보내다니... 신첩은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어요.] 치를 떨지만

벽초천; [부인은 지난달에 있었던 세황이의 혼담 건을 벌써 잊은 거요?]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고

[!] 움찔! 하며 입을 다무는 마은혜.

벽초천; [상서(尙書;장관)도 아니고 일개 시랑(侍郞;부장관) 따위가 우리 황금전장의 혼담을 거절했었소.] 분노

벽초천; [그것도 천한 백정의 후손 따위에게 줄 딸은 없다는 폭언까지 하면서...] 이를 부득 갈며

! 입술 깨물며 다시 의자에 앉는 마은혜

벽초천; [천하삼대 부호가문중 하나이니 뭐니 거들먹거려봐야 아무런 소용도 없소.] 한숨을 쉬고

벽초천; [우리 집안은 여전히 권문세족들에게는 백정의 후손으로 멸시받고 있는 게 현실인 것이오.]

마은혜; [내세울 건 족보밖에 없는 버러지들이 감히...] 이를 바득 갈고

벽초천; [우리 후손들이 더 이상 수모를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든 세황이를 관계에 들여보내야만 하오.] 진지하게

벽초천; [그것도 음서(蔭敍;고관의 자손을 관리로 채용함)나 매관(賣官;돈이나 재물로 벼슬을 삼)이 아니라 정정당당하게 과거를 통해서!]

마은혜; [돈으로 벼슬을 사봐야 지금까지처럼 멸시를 받겠지요.] 납득하고

벽초천; [다행히 우리 집안의 종놈 중 하나가 천고의 기재인 게 확인되었소.]

벽초천; [한림학사 출신인 우문노인의 평가를 빌자면 청풍이놈이 실력은 장원급제도 문제가 안될 정도라고 하오.]

마은혜; [신첩도 그렇다고 들었어요.] 끄덕

벽초천; [이런 천재일우의 기회를 어찌 놓칠 수 있겠소?] [청풍이 놈을 이용하면 세황이가 단번에 관계의 중추로 진입할 수 있는데...] 설득하고

마은혜; [알았어요!] 한숨 쉬고

마은혜; [정말 아깝고 아깝지만... 옥령이를 청풍이와 짝 지어주도록 하지요.]

벽초천; [잘 생각했소 부인!] 안도하고

벽초천; [포전인옥(抛塼引玉;벽돌을 던져 옥을 얻음. 작은 대가를 치루고 큰 이익을 얻음.)이오.]

벽초천; [딸 하나 희생해서 우리 집안을 명문가로 세울 수 있을 테니 결코 밑지는 장사는 아닌 것이오.] 강렬한 표정

 

#25>

[!] 두 손으로 입을 가리며 눈 치뜨는 벽옥령. 벽옥령은 벽초천과 마은혜 부부가 대화를 나누는 방 밖의 복도에 서있다. 바로 문 밖

<알았어요 상공! 정말 아깝고 아깝지만... 옥령이를 청풍이와 짝 지어주도록 하지요.> 마은혜가 문 안쪽에서 하는 말이 들린다.

벽옥령; (... 아버지와 어머니가 나를 청풍오빠에게 시집을 보내시기로 하시다니...) 좋아 죽으려 하고

벽옥령; (고맙습니다 천지신명! 이 은혜, 결코 잊지 않겠어요.) 하늘에 대고 기도하는 자세로 황홀한 표정

 

#26>

깊은 밤. 황금전장

외진 곳의 정원. 중앙에 정자가 있고. 월동문이 있는 높은 담장으로 둘러쳐진 곳이다.

정자 앞에서 서성이고 있는 청풍. 뒷짐 진 손에는 편지가 한 장 들려있고

<삼경에 늘 만나던 곳으로 갈게.> 편지의 내용을 떠올리는 청풍

청풍; (옥령이가 심복 하녀를 통해서 편지를 몰래 전하는 건 늘 있던 일이지만...) 좀 설레는 표정이 되고

청풍; (어째 오늘밤에 보자고 한 건 평범하게 느껴지지가 않는구나.) 생각할 때

타탁! 누군가 달려오는 소리가 들리고. 돌아보는 청풍. 월동문 쪽이다.

월동문으로 다람쥐처럼 달려 들어오는 벽옥령. 상기 된 표정

청풍; [옥령아.] 반색하며 마중 나가고

청풍; [오늘은 또 무슨 일로 날 보자고...] 말하다가 놀라고. + 벽옥령; [오빠!] 와락! 그대로 달려들어서 청풍을 끌어안는다. 청풍도 엉겁결에 마주 끌어안고

벽옥령; [들었어! 나도 들었어.] 청풍의 품에 안겨 몸부림치고

청풍; (소장주 대신 과거를 보는 대가로 자기를 나와 짝 지어주겠다고 한 얘기를 들었구나.) 깨닫고 쓰다듬고

벽옥령; [아직도...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아. 아버지가 나와 오빠 사이를 허락하시다니...] 눈물 글썽이며 청풍의 품에 안겨서 떨고

청풍; [너무 좋아하진 마라.] [내가 네 오빠 대신 과거 시험을 봐서 급제를 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있으니...]

벽옥령; [싫어! 나 마음껏 좋아할 거야.] 고개 들며 응석 부리고

벽옥령; [오빠에게 과거 급제 따위는 일도 아니라는 거 잘 알고 있어.] 청풍의 허리를 마주 끌어안으며 할딱이고

청풍; [우문노사가 장담을 하시긴 했다.] 내려다보고

청풍; [하지만 세상일이란 게 결과가 나와 봐야...] + [!] 눈 치뜨며 기겁하고. 벽옥령이 갑자기 와락 목에 매달리며 입을 맞춘다.

청풍; [... 옥령아!] 당황하며 벽옥령을 떼어놓으려 하지만

벽옥령; [가만... 가만있어 오빠!] 청풍의 목을 필사적으로 끌어안으며 입을 맞추고

청풍; (거부할 수가 없다.) 혼망가며 마주 끌어안고

<우리는 결국 이렇게 될 사이였던 것이다.> 열렬히 키스하는 두 사람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헌데

 

월동문 밖에 인기척이 있고

월동문 밖에 숨어서 안으로 보는 이세창

정자 앞에서 끌어안고 키스하는 청풍과 벽옥령의 모습이 보이고

이세창; (우라질...) 입술 깨물고. 주먹 불끈

이세창;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고 기대를 했다.)

<장주의 고명딸 옥령이를 차지하면 나 이세창이 황금전장의 주인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청풍과 열렬히 키스하는 벽옥령의 모습 배경으로

이세창; (하지만 이제는 그 기대가 백일몽이었다는 게 확인이 되었다.) 일술 깨물고

이세창; (청풍이 놈이 소장주를 대신해서 과거에 급제하면 옥령이는 완전히 내가 손을 댈 수 없는 존재가 되겠지.) 돌아서고

이세창; (허튼 기대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입맛은 쓰구나.) 월동문을 등지고 걸어가며 이를 부득 가는 이세창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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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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