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15>

<-북경>

<-황금전장> 여전히 북적

 

벽세황; [고금제일검?] 놀라는 표정. 이때의 나이는 19. 건장하고 오만한 인상의 청년이 되어 있다. 정자에 앉아서 차를 마시다가 누군가에게 묻는다.

풍뢰검왕; [그렇게까지 불리는 인물이 당금 무림에 존재한다네.] 역시 차를 마시며 끄덕인다. 풍뢰검왕은 도사 복장의 검객. 캐릭터는 196 참조. 한 두 번 나올 조연. 노인이고 상당한 고수다. 무기는 검이고

사방이 담장으로 둘러싸인 연무장. 연무장 한쪽에 자리한 정자에는 벽세황과 청풍과 풍뢰검왕이 둘러앉아 차를 마시고 있다. 벽세황이 검법 연습을 하다가 쉬는 중이고. 벽세황 앞의 탁자에는 검이 한 자루 얹혀져 있다. 풍뢰검왕은 자기 검을 차고 있고. 청풍의 나이는 이때 17. 이제 완연히 청년 분위기가 난다. 여전히 체격은 호리호리하다. 키는 보통 이상으로 크다.

벽세황; [놀랍소이다 사부!] [우리가 고금제일의 검객과 같은 시대에 살고 있다니...] 흥분하며 찻잔을 내려놓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소장주 벽세황 19>

청풍; (그 인물을 말하는 거겠지.) 누군지 짐작한 표정으로 차를 마시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이청풍 17>

벽세황; [그래서 고금제일검이 누군지 어서 말씀해주시오 사부!]

풍뢰검왕; [검성(劍聖), 또는 절대검성(絶代劍聖)으로 불리는 인물일세.] 대답하는 배경으로 나레이션. <-화산파 장로 풍뢰검왕(風雷劍王)>

벽세황; [절대검성!] [이름만으로도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지 짐작이 갑니다.] 흥분한 표정으로

벽세황; [헌데 그토록 대단한 인물의 존재를 제자는 어째서 지금까지 몰랐을까요?]

풍뢰검왕; [이유는 검성께서 이미 삼십여 년 전에 은퇴를 했기 때문일세.] [그래서 요즘 젊은 세대는 검성에 대해 거의 모르고 있지.]

청풍; (다만 나는 장경각에 남겨진 기록으로 그 이름을 알고 있었다.)

벽세황; [오래 전에 은퇴한 인물이었군요.] 아쉬운 표정

벽세황; [만일 아직까지 활동하고 있었다면 아버지를 졸라서 사부로 초빙해봤을 텐데...] 입맛 다시고.

청풍; (이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는 돈이면 뭐든지 된다고 생각하고 있구나.) 쓴웃음을 짓고

풍뢰검왕; [검성의 지도를 받을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큰 행운이 없겠지.] 역시 쓴웃음을 짓고

풍뢰검왕; [검성을 잠깐 만나 가르침을 받은 것만으로도 무공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니...]

벽세황; [은퇴를 했다고 하셨는데... 어딜 가면 검성을 만날 수 있습니까?]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풍뢰검왕; [그분의 소재는 아무도 모른다네.] 고개 젓고

풍뢰검왕; [강호의 은원에서 벗어나기 위해 은퇴를 한 것이라 철저하게 종적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지.]

벽세황; [정말 아쉽습니다.] 입맛 다시고

벽세황; [어디 있는지 알기만 하면 기필코 검성을 사부로 모셔올 수 있었을 겁니다.] 아쉬워하고

이하 나레이션

 

<-검성 섭장천(葉長天)! 일갑자 전부터 천하무적의 위업을 유지해온 절대고수다. 사문이 어딘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섭장천과 맞서 삼초(三招)를 견딘 인물이 없다.> 다른 작품의 철면무제 섭장천 캐릭터의 인물이 검을 늘어트리고 있고. 그 앞에 수많은 사람들이 검을 겨누며 두려움에 떨고 있다.

<절대삼검(絶代三劍)으로 알려진 섭장천의 검법은 신묘하면서도 막강하여 고금의 어떤 검법도 비견되지 못한다고 한다.> 위 장면의 연속. 무릎을 꿇고 머리 조아리는 사람들의 모습. 모두 피를 토하고 있고. 섭장천은 검으로 그들을 겨누고 있다.

 

청풍; (내가 읽은 기록대로라면 검성은 이미 검이 필요 없는 무검(無劍), 살기로 적을 살상할 수 있는 심검(心劍)의 경지에 이르렀을 것이다.)

청풍; (그토록 대단한 인물이라면 나도 한 번 만나보고 싶구나.)

풍뢰검왕; [비록 은퇴하셨지만 검성이란 존재 때문에 지난 삼십여 년간 무림은 평화를 유지해올 수 있었다네.]

벽세황; [어떤 야심가라도 검성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겠습니다.]

풍뢰검왕; [그래서 소소한 다툼은 있었어도 대량의 유혈사태를 일으키는 충돌은 없었네만...] 말끝을 흐리고

벽세황; [최근에는 그렇지 않다는 겁니까?] 눈 번뜩

풍뢰검왕; [혈세사패라는 이름은 들어봤는가?] 청풍과 벽세황을 번갈아 보며

벽세황; [사부님도 아시다시피 아버지는 제가 무림의 은원에 엮이는 걸 금해오셨습니다.] 고개 젓고

벽세황; [그래서 강호의 정세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풍뢰검왕; [황금전장을 이어야하는 소장주가 굳이 무림과 깊이 엮일 필요는 없겠지.] 끄덕이고. 이어

벽세황; [혈세사패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풍뢰검왕; [지옥갱! 백살파! 환마루! 쾌활림!] [몇년전부터 돌연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정체불명의 세력들을 혈세사패라 부른다네.]

벽세황; [혈세사패라는 이름만으로도 그자들이 좋은 인간들은 아님을 알 수 있겠습니다.] 눈 번뜩이고

풍뢰검왕; [결코 좋은 인간들이 아니지!]

풍뢰검왕; [그자들은 일단 시비가 붙으면 상대 세력을 기필코 몰살을 시켜오는 것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어.]

풍뢰검왕; [지난 몇 년간 혈세사패에게 멸문지화를 당한 문파나 가문이 백 개를 훌쩍 넘길 정도지.]

벽세황; [저런 악독한 놈들이 있나?] 분노

청풍도 미간을 모으고

벽세황; [검성이야 은퇴했으니 그렇다 치고..] [관부나 무림의 명문대파들은 왜 혈세사패의 만행을 보고만 있는 것입니까?]

풍뢰검왕; [관부는 무림의 일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있기 때문이고...]

풍뢰검왕; [우리 화산파를 비롯한 구대문파에게는 말 못할 사정이 있다네.] 한숨

청풍; (구대문파에 외부에는 알려지지 않은 변고가 생긴 모양이로구나.) 눈 번뜩

벽세황; [사부님이 보시기에 지금의 제 무공은 어느 정도입니까?]

풍뢰검왕; [소장주의 무공 수준이라...] 난감하고

벽세황; [제자는 철이 든 이래 무수한 영약을 먹었고 또 사부님처럼 뛰어난 기인명숙들을 초빙해서 무공을 배워왔습니다.]

벽세황; [최소한 제자의 지금 무공수준은 무림을 통틀어도 서열 백위 안에 들지 않을런지요?] 으쓱

청풍; (소장주의 저 근거 없는 자존망대(自尊妄大;잘난 체)...) 쓴웃음

풍뢰검왕; [무림에서의 서열을 메긴다는 건 난감하고도 허망한 일이네만...] 쓴웃음

풍뢰검왕; [화산파의 장로이기도 한 노부조차 무림 서열 백 위 안에 든다고는 장담하지 못한다네.]

벽세황; [그렇습니까?] 실망한 표정

청풍; (이번에 소장주가 사부로 초빙한 풍뢰검왕은 무공 실력을 떠나 솔직한 성격이어서 존경할만한 분이다.) 끄덕이며 풍뢰검왕을 보고

풍뢰검왕; [무림 서열 백위 안에 들고 싶은가?] [그럼 먼저 노부를 검법으로 이겨야할 걸세.] 웃고

청풍; (소장주를 도발하여 의욕을 고취시키기도 하고...) 웃고

벽세황; [좋습니다!] 벌떡 일어나고. 앞에 놓여있던 검을 잡고

벽세황; [잠시 쉬었으니 다시 한 수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검을 잡고 정자에서 연무장으로 나가고. 풍뢰검왕도 찻잔을 내려놓고 일어나고

풍뢰검왕; [자네는 무공을 배워볼 생각이 없는가?] 청풍의 옆을 지나가며 묻고

청풍; [노사께서 보시다시피 저는 무공 수련에는 적합하지 않은 약골인지라...] 웃으며 고개 젓고

풍뢰검왕; [약골이라...] 쓴웃음 지으며 지나가고

풍뢰검왕; [아쉽구먼. 아쉬워.] 혀를 차며 정자에서 나간다.

청풍; (내가 일부러 무공을 익히지 않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구나.) 생각할 때

연무장 가운데에서 마주 서며 서로 검을 겨누는 풍뢰검왕과 벽세황. 이어

벽세황; [차핫!] 도약하며 검을 휘두른다

마주 검을 내밀어 막는 풍뢰검왕

! 카캉! 날고 뛰며 풍뢰검왕을 공격하는 벽세황. 사납고 격렬한 기세. 하지만

여유있게 벽세황의 공격을 막는 풍뢰검왕

청풍; (아버지가 말씀하신 대로다.) 차를 마시며 그걸 보고

청풍; (소장주는 글공부보다 무공 수련을 더 좋아하고 재주도 있지만...)

<무공을 배우는 재주도 아주 특출 난 게 아니다.> 벽세황이 풍뢰검왕을 공격하는 것을 배경으로

쓴웃음

청풍; (글공부도 무공도 아니면 일찌감치 장사 기술이나 익히는 게 최선인데...) 쓴웃음 지으며 차를 마시고. 시선은 연무장을 향한 채

청풍; (장주님의 욕심 때문에 소장주의 인생도 참 피곤하구나.)

벽옥령; [청풍오빠가 보기에도 세황오빠의 검법은 영 아니지?] 갑자기 청풍의 옆에서 속삭이는 벽옥령. 뒷짐 짚고 몸을 앞으로 숙여서 청풍의 귀에 대고 말하며 연무장을 보고 있다. 이때 벽옥령의 나이는 16.

청풍; [아가씨!] 고개 조금 돌리며 찻잔을 내려놓고

벽옥령; [또 아가씨래!] 눈 흘기며 청풍의 옆 자리에 앉고. 의자를 청풍의 옆으로 붙인다. 배경으로 나레이션. <-벽옥령 십육세>

벽옥령; [단 둘이 있을 때는 이름을 부르기로 약속했잖아.] 옆으로 옮긴 의자에 앉아서 눈 흘기고

청풍; [미안하다.] 억지로 웃고

청풍; (무공 수련의 자질은 아가씨... 옥령이가 타고 났다.) 자기 옆에 붙어 앉는 벽옥령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 (나 정도는 아니어도 아무리 어려운 것도 쉽게 쉽게 익혀내는 재주를 지녔다.)

청풍; (만일 무공 연마에 전념하면 옥령이야말로 스무 살 전에 무림 백대고수 안에 들 가능성이 있다.) 생각할 때

벽옥령; [솔직하게 말해봐.] 앞을 보며

벽옥령; [세황오빠 영 아니지?] 청풍과 바짝 붙어 앉아서 앞을 보며 한숨 쉬고

청풍; [네 오빠는 황금전장의 후계자다.] [무공이 호신술 수준에만 이르러도 충분해.] 우회적으로 말하고

벽옥령; [결국 세황 오빠는 학문도 무공도 적성이 아니라는 얘기네.] 한숨 쉬고

청풍; [대신 셈이 빠르고 수완이 좋으니 황금전장을 물려받는 데는 큰 문제없을 것이다.]

벽옥령; [아버지도 그걸 인정하고 받아들이셨으면 좋겠는데...] 한숨

청풍; [머잖아 장주님도 깨닫는 게 있으실 것이다.] ! 은근히 손을 잡고

움찔! 하는 벽옥령

벽옥령; [... 그렇겠지?] 얼굴 붉히며 억지로 웃고. 시선을 앞으로 향한 채

청풍; (이러면 안된다는 거 알지만...) 곁눈질로 그런 벽옥령의 옆 얼굴을 보고

청풍; (자랄수록 예뻐지는 옥령이에게 마음이 기우는 걸 어쩔 수가 없다.) 소리없이 한숨 쉬고

청풍; (글공부 때문에 내원을 드나들다 보니 이 말괄량이를 자주 보게 되었고...)

<결국 일 년 전 이 말괄량이로부터 좋아한다는 고백을 듣고 몰래 사귀게 되었다.> 건물 뒤의 구석 진 곳에서 청풍의 품에 안겨 좋아하는 15살쯤의 벽옥령. 청풍도 당황하지만 벽옥령을 끌어안고

청풍; (주인집 고명딸과 종...) (우리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인데...) 벽옥령의 손을 잡고 연무장을 보며 한숨

<뻔한 결말이 보이는 데도 걷잡을 수 없이 서로에게 끌리는 마음을 어찌 할 수가 없구나.> 정자안의 광경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헌데

 

#16>

연무장 근처의 높은 건물. 맨 꼭대기 창가에 누군가 서서 원통형 망원경으로 연무장을 보고 있다. 벽초천이다.

벽초천이 보고 있는 망원경에 잡히는 장면. 정자 안에 나란히 앉아있는 청풍과 벽옥령의 모습이다.

서로 잡고 있는 손이 크로즈 업 되고

벽초천; [...] 뭔가 생각하며 망원경을 내리고. 불쾌한 표정이고. 그때

[솔직하게 말씀을 드리겠소이다 장주.] 뒤에서 들리는 음성. 돌아보는 벽초천

우문술; [소장주의 지금 수준으로는 도저히 과거에 응시할 수 없소이다.] 탁자에 앉아서 종이 뭉치에 적인 글을 읽으며 한숨 쉬는 노인. 전형적인 서생. 캐릭터는 186. 좀 더 마른 것으로 묘사. 황금전장 장경각 총사서 우문노인이다. 본명은 우문술.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장경각 총사서 우문술(宇文述)>

우문술; [문장이 장황하고 서술이 화려하기만 할뿐 일관성과 논리는 찾아볼 수가 없소이다.] ! 종이 뭉치를 내려놓고. 다른 종이뭉치도 탁자에 있다.

벽초천; [지금 세황이의 수준은 어느 정도요?]

우문술; [전시(殿試;황제 앞에서 치루는 과거)는 언감생심이고...] [향시(鄕試;지방에서 치르는 예비 과거)도 통과할 가능성이 거의 없소이다.] 고개 젓고

우문술; [아주 외진 변방에서 치르는 향시라면 어찌 어찌 급제할 수도 있겠지만...] 말 꼬리 흐리고

벽초천; [그건 아니 되오.] 고개 강하게 젓고

벽초천; [세황이는 반드시 직례(直隷; 황실이 직접 관할함)에서 급제해야만 하오.] [그래야 우리 황금전장이 명문가로 발돋음 할 수 있소.] 주먹으로 탁자를 치며 말하고

난감한 우문술

벽초천; [우리 황금전장은 삼대에 걸쳐 부를 쌓아 천하삼대 부호가문으로 꼽히게 되었소.] 자부심에 찬 표정

벽초천; [하지만 원래 천한 신분이었던 탓에 명문거족들에게는 홀대와 멸시를 당하고 있는 게 현실이오.] 치욕을 느끼는 표정

벽초천; [당연히 유서 깊은 가문과는 혼인도 불가하고...] [이런 수모에서 벗어나려면 세황이가 보란 듯이 과거에 급제하는 수밖에 길이 없소.] 주먹 불끈

우문술; [노부도 소장주를 가일층 혹독하게 가르치겠으나...] 자신 없는 표정으로 말 꼬리를 흐리고. 그때

다른 종이뭉치를 흘낏 보는 벽초천

벽초천; [청풍이놈의 답안지는 어떻소이까?]

우문술; [청풍이야 더 말할 것도 없소이다.] 종이 뭉치를 집어들고

우문술; [그놈에게는 향시가 아니라 전시의 시험문제를 주었는데...] [지난번 전시에서 장원급제한 놈의 답안도 이 정도 수준은 아니었소이다.]

벽초천; [그렇소?] 눈 번뜩

우문술; [출신이 천해서 그렇지 청풍이는 과거에 응시하기만 하면 장원급제가 당연한 수준이오.] 감탄하며 종이뭉치의 글을 읽고

벽초천; (응시만 하면 장원급제라...) 뭔가 생각하는 벽초천.

 

#17>

경치 좋은 산.

휘익! 그 산을 날아가는 노인. 바로 검성 섭장천. 여전히 점쟁이 차림

섭장천의 손에는 편지가 한통 구겨진 채 들려있다.

<검성 섭장천노사에게 문안 인사 올리겠소이다.> 날아가는 섭장천의 모습 배경으로 편지의 내용 나레이션

<섭노사의 외아들 섭무궁(葉無窮)의 거처가 천주산(天柱山) 은일곡(隱逸谷)에 있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게 되었소이다. 그리하여 조만간 인사하러 갈 예정이라 부친이신 섭노사께 미리 통보하게 되었소이다. -지존(至尊)> 편지의 내용

섭장천; (노부는 명성이 높아진 만큼 원수도 많이 생겼다.) 심각한 표정으로 날아가고

섭장천; (노부야 칼날 위의 인생이라 언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만...) (어렵게 얻은 아들 무궁이의 안위에 대해서는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었다.)

섭장천; (그리하여 세상과 떨어진 은일곡에 무궁이의 거처를 마련해주었고... 노부는 세상의 이목을 피하기 위해 은퇴를 했었다.)

섭장천; (그후 무궁이는 짝을 만나 딸까지 하나 얻고 행복하게 살아왔거늘...) 초조한 표정이고

섭장천; (지존이라는 놈이 은일곡의 존재를 알아차린 것이다.)

섭장천; (필경 노부에게 원한이 있는 자일 텐데...) (부디 노부가 도착할 때까지 별일 없기를 바랄 뿐이다.) 쐐액! 미사일처럼 날아가고. 하지만

[!] 눈 부릅뜨는 섭장천

멀리 산 너머에서 연기가 치솟는다

섭장천; (은일곡 쪽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눈 부릅

<한 걸음 늦은 것인가?> 쐐액! 미사일처럼 산을 날아 넘는 섭장천.

 

#18>

무릉도원같이 경치 좋은 계곡. 수십 채의 건물로 이루어진 제법 큰 장원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지옥으로 변하고 있다. 건물에서는 불길이 치솟고 남자들은 살육당하고 여자들은 강간당하는 중이다.

복면을 쓴 자들이 건물에 불을 지르고

[아악!] [크악!] [... 이 마귀새끼들이... 아악!] [... 살려주세요!] 저항하는 남자들을 죽이고.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나이 든 여자나 어린 아이들을 죽이고

젊은 여자들을 강간하는 자들도 있다.

복면인1; [증거를 없애라!] [전부 죽이고 불 태워라!] 마당 끝에 서서 외치는 복면인. 이자가 리더다. 그자 뒤에는 두 개의 나무 기둥이 X자로 세워져 있고 그곳에 일남일녀의 시체가 매달려 있다. 둘 다 30대 후반쯤인데 지독한 고문을 당한 모습이고 특히 여자는 강간 당한 후 후 죽은 무참한 모습이다. 섭장천의 아들인 섭무궁과 섭무궁의 아내다. 마당에는 남녀노소 수십 명의 시체가 널려있고 한쪽에서는 젊은 여자들을 강간하는 놈들도 있다. 사람들을 마당으로 끌고 오는 자들도 있고.

섭무궁과 아내의 시체 크로즈 업

[아흑!] [아악!] 한쪽에서는 강간당하고 있는 여자들이 비명 지르고

복면인1; [개새끼 한 마리도 살아있으면 안된다.] [오늘 은일곡에서 일을 벌인 게 누군지 섭장천이 알면 안된다.] 외치고

[존명!] [전부 죽여라.] 푹푹! 으악! 아악! 끌고 온 남녀들을 죽이는 자들.

[으헤헤헤!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통령(統令)!] [이년은 그냥 죽이기에는 너무 아깝습니다.] 젊은 여자들을 단체로 강간하는 자들이 돌아보며 웃고

복면인1; [발정 난 새끼들!] [이런 상황에서도 재미를 보고 싶냐?] 혀를 차고. 그때

[통령님!] [보고 드립니다.] 휘익! ! 두 명의 복면인이 날아들고. 돌아보는 복면인1

복면인들; [섭무궁의 딸 섭아연(葉雅娟)의 행방은 어디서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년은 이미 은일곡을 빠져나간 것 같습니다.] 포권하며 보고하는 복면인들

복면인1; [그럴 수도 있군. 이토록 철저하게 수색했음에도 발견되지 않은 걸 보면...] 끄덕이고

복면인1;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으니 철수한다.] [모두 죽여라!] 주변의 다른 복면인들에게 외치고

[존명!] [죽여라!] [크악!] [아악!] 학살이 자행된다. 사람들을 무차별 죽이는 복면인들. 강간당하던 여자들도 죽이고.

복면인1; [떠나기 전에 건물들을 남김없이 불 태워라. 섭무궁의 딸년이 혹시 건물 안에 숨어있을 수도 있다.] 자행되는 학살을 보며 외치고. 바로 그때

번쩍! 슈학! 검의 형태를 한 기운들이 날아들어 복면인들을 궤뚫는다

[크악!] [!] [케엑!] 투명한 검의 형상에 궤뚫려 죽으며 비명 지르는 복면인들

복면인1; [! ... 심검(心劍)이다!] + 복면인들; [이게 무슨...] 기겁

[크악!] [케엑!] 장원 내의 다른 복면인들도 모두 검의 형상에 궤뚫려 몰살당한다.

복면인1; [검성... 검성이 벌써 왔다.] + 복면인들; [... 피해라!] [히익!] ! 쐐액! 공포에 질려 날아오르고. 하지만 그 직후

[크악!] [케엑!] 퍼퍽! ! 허공에서 비명 지르며 퍼덕이는 복면인1과 보고 하러 왔던 복면인들. 모두 투명한 검기에 머리나 가슴이 궤뚫린다

털석! 퍼억! 나뒹구는 복면인1과 다른 복면인들. 주변의 모든 복면인들도 이미 죽었고. 그 직후

휘익! 선풍을 일으키며 섭무궁 부부가 죽은 현장에 나타나는 섭장천. 몸에서 수많은 검의 형상들이 일어나 있고. 하지만

섭장천; [... 이런 짓을...] 현장을 보고 분노하는 섭장천

무차별 학살당한 남녀노소. 젊은 여자들은 발가벗겨진 채 죽었고

기둥에 매달려 죽어있는 섭무궁과 아내의 시체

섭장천; [용서할 수 없다!] [오늘 일에 책임이 있는 놈은 세상 끝까지 쫓아가 척살하고 말겠다.] 이를 갈며 섭무궁 부부의 시체로 다가가고

슈욱! 스악! 투명한 검의 형상들이 섭무궁과 겁무궁 아내의 손을 묵고 있던 밧줄들을 베어버리고

스륵! 휘익! 바닥으로 추락하는 섭무궁과 아내의 시체. 하지만

눈 부릅뜨며 다가오는 섭장천. 그러자

스륵! 바닥에 처박히기 전에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천천히 내려앉아서

스윽! ! 바닥에 나란히 눕혀지는 섭무궁과 아내의 시체. 쳐들렸던 팔도 바로 내려지고. 도포 같은 겉옷을 벗으며 다가오는 섭장천

섭장천; [미안하구나 아가야.] 탄식하며 알몸인 며느리의 시체에 자신의 겉옷을 덮어주려는 섭장천

섭장천; [네가 시집을 잘 못 와서 이런 끔찍한 일을 겪었구나.] 옷으로 며느리의 시체를 덮어주며 탄식하고. 그때

움찔! 섭무궁의 몸이 조금 움직이고. 돌아보는 섭장천

섭장천; [무궁아!] ! 손을 아들의 가슴에 누르고

! 섭장천의 손바닥에서 빛이 일어나고

[쿨럭!] 피를 토하며 눈을 뜨는 섭무궁. 눈에 초점은 없고. 이어

섭무궁; [... 아버지!] 초점 없는 눈으로 올려다보고

섭장천; [원수... 원수가 누구냐?] 이를 갈며 묻지만

섭무궁; [아연이는...] 대답 대신 다른 소리를 한다

섭장천; [아연이! 아연이는 무사한 것이냐?] 흥분

섭무궁; [사당...] 거기까지 억지로 말하고

섭장천; [아연이를 사당에 숨겼느냐?] 급히 묻지만. 그 직후

털썩! 고개 옆으로 떨구는 섭무궁. 절명했다.

섭장천; [무궁아!] ! 손바닥으로 더 강한 힘을 주입시키지만

주르르! 입과 코로 피를 흘릴 뿐 반응이 없는 섭무궁

섭장천; [영면하거라 아들아.] 손을 떼고

섭장천; [너와 네 처를 해친 자들은 아비가 반드시 씨를 말릴 것이다.] 주르르! 눈물 흘리며 일어나고. 이어

섭장천; [아연아!] 휘익! 날아오른다.

섭장천; [할애비가 왔다!] 장원 안쪽으로 날아간다.

 

#19>

장원의 외진 곳에 자리한 사당 건물. <祠堂>이라는 편액이 처마 아래 걸려있다. 사당 주변에도 복면인들 몇이 보이지 않는 검에 궤뚫려 죽어있다.

화악! 돌풍을 일으키며 사당 앞으로 날아 내리는 섭장천

두근! 두근! 섭장천의 귀에 들리는 심장 뛰는 소리

섭장천; (심장 뛰는 소리!) 눈 부릅

섭장천; (사당의 바닥이다.) 소리 없이 기합 지르고. 그러자

부악! 섭장천의 몸에서 수많은 검의 형상이 폭풍처럼 터져나가고.

! 그 검의 형상에 휩쓸린 사당 건물이 그대로 날아가 버린다. 마치 강력한 태풍에 휩쓸린 것처럼

퍼퍽! 후두둑! 콰아! 사당 건물이 알거에 쓸려나가며 돌을 깐 사당 바닥이 나타나고

눈 부릅뜨며 드러난 사당 바닥으로 다가가며 손바닥을 내미는 섭장천.

섭장천의 손바닥이 벼락에 휘감기고. 그러자

! ! 사당 바닥을 이루고 있던 돌 판들이 위로 터져 오르고

콰드드! 그 아래쪽에서 관이 하나 솟아오른다. 상당히 큰 중국식의 관이다.

! ! 다시 떨어지는 돌판 잔해들 배경으로 1미터쯤 허공으로 떠오르는 관

! 섭장천의 손짓에 따라

! 바닥에 내려앉는 관. 다가가는 섭장천

덜컹! 관의 뚜껑을 여는 섭장천

! 관 안에 눈 감고 누워있는 18세 가량의 절세미녀. 잠옷차림인데 벌어진 상의 사이로 젖가슴 사이에 나비 문양이 있는 것이 특이하다. 나비 문양은 나중에 중요한 단서가 되므로 반드시 묘사. 이 소녀는 섭장천의 손녀인 섭아연. 좀 도도한 인상. 캐릭터는 061A.

섭장천; [아연아!] 떨리는 손을 관 안의 섭아연의 얼굴 가까이 가져가고. 그러자

미약하게 숨을 쉬는 섭아연의 얼굴

섭장천; (호흡이 미약하고 심장 뛰는 것도 느리다.) 안도하며 손을 거두고

섭장천; (다친 건 아니고... 무궁이가 아연이의 수혈을 짚어놨기 때문이다.) 파팟! ! 섭아연의 가슴 혈도를 몇 군데 빠르게 찍는다. 그러자

섭아연; [!] 퍼덕! 몸을 떨며 깨어나고

섭장천; (내가 구하러 올 걸 기대하고 아연이를 숨겼겠지.) 손을 거두고. 그때

섭아연; [으으으...] 신음하며 눈을 뜨고

섭장천; [정신이 드느냐 아연아? 할애비다.] 관에서 섭아연을 나오게 하려고 상체를 부축하면서 묻고

섭아연; [으으으...] 눈에 초점이 없는 채로 벌벌 떨며 부축되어서 상체를 완전히 일으키며 신음하는데

섭장천; [할애비가 왔으니 이제 안심해라.] ! 두 팔로 섭아연을 관에서 안아서 꺼내고.

섭장천; [네 부모를 해친 것들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 [!] 두 팔로 섭아연을 안은 채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섭아연; [끄윽...] 눈이 돌아간 채 신음하며 고개를 젖히고. 간질환자처럼 벌벌 떨며 입을 벌린 채 꺽꺽거리고.

섭장천; [아연아! 왜 그러느냐?] 얼굴을 들여다보며 다급히 외칠 때

화악! 벌린 채 꺽꺽 대던 섭아연의 입에서 검은 연기가 확 뿜어져서 섭장천의 얼굴을 덮어씌운다. + 섭장천; [!] 불시에 뿜어진 연기를 얼굴에 덮어쓰며 눈 부릅뜨는 섭장천

화르르! 연기에 휩쓸린 섭장천의 머리카락에 불이 붙고

! 강력한 현기증을 느끼며 휘청하는 섭장천

섭장천; [...!] 콰당탕! 섭아연을 떨구며 바닥에 뒤로 나뒹굴고.

털썩! 역시 나뒹구는 섭아연. 이하 섭아연은 인사불성.

섭장천; [... 독을 입에 머금고 있었구나!] 현기증에 휩싸인 채 바닥에 나뒹굴어 벌벌 떨고. 고개를 돌려 섭아연을 보며. 섭아연은 입에서 여전히 연기를 뿜어내며 벌벌 떨고 있고. 간질환자처럼. 바로 그 직후

화악! 부악! 세 방향에서 섭장천을 공격하는 세 놈. 바로 혈세사패의 두목들인 지옥혈부, 백일살신, 환마루주다. 지옥혈부는 물론 거대한 도끼를 내리쳐오고 백일살신은 양손에 찬 갈쿠리를 동시에 긋는데 갈쿠리에서 1미터가 넘는 섬광이 내뻗친다. 환마루주는 네 개의 수레바퀴만한 톱니를 몰고 들이닥친다. 수레바퀴들은 허공에 뜬 채 환마루주의 손짓에 따라 움직인다.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블로그 이미지
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와룡강입니다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