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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사해용궁사> 저녁 무렵. 해질 무렵이지만 참배객들이 여전히 많고.

외진 곳에 자리한 어느 건물. 음침한 인상의 사내들이 지키고 있다.

귀면인1; [아침에 탁발을 나갔던 비구니들 중 한명이 귀환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위극겸 앞에 서서 보고하고 있다. 위극겸은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서 주사위를 굴리고 있다. 두 개의 주사위를 한 번에 던져서 나오는 숫자를 보고 있고. 건물 안에 몇 명의 귀면인이 있고.

위극겸; [상영, 그것이 비구니로 위장하고 절을 빠져나갔구나.] 한숨 쉬며 주사위를 탁자에 굴리고

귀면인1; [창문으로 빠져나간 것처럼 꾸며놓고 사실은 방에 숨어있었을 것입니다.]

위극겸; [누구 딸 아니랄까봐 잔꾀는...] 쓴웃음 지으며 다시 주사위를 모아 쥐고

귀면인1; [아가씨는 아마 자신의 손으로 기절초괴를 죽여서 복수할 작정을 하셨을 것입니다.]

위극겸; [그것이 어디로 가고 있는 것같은가?] 주사위를 든 채

귀면인1; [아가씨는 금릉의 흑사회 조직 단지회가 암흑마가의 끄나플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위극겸; [단지회로 쳐들어가서 기절초괴의 행방을 찾을 생각을 하고 있겠군.] 또르르! 다시 주사위를 굴리고

귀면인1; [본가의 아이들을 금릉쪽으로 풀어서 아가씨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위극겸; [거령철귀(巨靈鐵鬼)가 상해와 금릉 사이에 자리한 모산(茅山)에 있지?] 주사위의 점들 개수를 확인하고

귀면인1; [! 모산에 산채를 차려놓고 산적두목 흉내를 내고 있습니다.]

위극겸; [거령철귀에게 전서구를 날려서 도움을 청하도록 하게.] [, 상영이에게 위해는 가하지 말라고 특별히 주의를 주고...] 뭔가 생각하고

귀면인1; [분부 거행하겠습니다만...] 망설이고

위극겸; [집 나간 딸 년 하나 찾는 데 구대마왕중 한명을 동원하는 게 유난떠는 것같이 보이겠지?] 다시 주사위를 집어들고

귀면인1; [거령철귀는 기절초괴와 싸워도 지지 않을 실력의 소유자입니다.] 눈치 보면서 말하고

귀면인1; [하지만 아가씨가 당장 기절초괴와 조우할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만...]

위극겸; [기절초괴 때문이 아닐세.] 또르르! 한숨 쉬며 다시 주사위를 굴리고

위극겸; [몇 번을 반복해도 같은 점괘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네.] 구르는 주사위를 보고

귀면인1; [같은 점괘라면...?] 흠칫! 하고

위극겸; [별리(別離)의 괘!] 심각

귀면인1; [... 별리의 괘!] 놀라고.

실내에 있던 다른 귀면인들도 놀라고

위극겸; [빨리 잡아들이지 않으면 상영이 그것과 헤어질 것이라는 점괘가 반복해서 나오고 있네.] 주사위를 보며

위극겸; [영원한 별리인지 그저 오랜 시간 헤어짐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심각한 얼굴 크로즈 업

 

#197>

역시 저녁 무렵. 강변의 얕으막한 언덕. #116~119>에서 소수마녀가 서있던 야산. 야산 아래로는 이산하가 사우와 정필등 단지회 건달들에게 고문당하다 죽은 길이 지나고 있다.

소수마녀가 몸을 숨기고 서있었던 나무 아래쪽 청풍이 무릎을 꿇고 있다. 나무 아래에는 약간 두툼한 봉분이 있다. 잡초가 제법 난 그 봉분이 이산하의 무덤이다. 무덤 앞에는 술병과 술잔, 향이 타는 작은 향로등이 놓여있다.

 

소수마녀; [영친의 유해는 길가 야산의 나무 아래에 안장했다.] 소수마녀가 말하던 장면을 떠올리는 청풍.

 

청풍; (소수마녀...)

청풍; (어머니와 진진이의 안전을 미끼로 날 종처럼 부리고 있지만 도저히 미워할 수가 없는 여자다.)

청풍; (목적이 있어서 한 일이라 해도 그녀에게는 이런 저런 신세를 져버렸으니...) 쓴웃음 짓고. 이어

청풍; (아버지...) 다시 절하고

청풍; (부디 영면하십시오.) (자유의 몸이 되면 어머니와 진진이를 데리고 와서 고향으로 모시겠습니다.) 무덤에 대고 절하며 다짐하는 청풍. 이어

청풍; (소수마녀가 지목한 두 번째 암살 대상은 종남산(終南山)에 숨어있다.)

청풍;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서둘러 종남산으로 가야하지만...) ! 일어나고

청풍; (그 전에 할 일이 한 가지 생겼다.) 왼쪽 손목에 걸고 있는 광명륜을 만지면서 돌아서고

청풍; (광명법신...) (어머니가 외조부의 위패 속에 숨겨둔 팔찌에서 찾아낸 기이한 무공...)

청풍; (그것을 먼저 수련해야한다.) (흡정마고를 상대할 때와 같은 요행을 바라선 안되니...) 언덕을 걸어 내려간다.

 

#198>

저녁 무렵. 멀리 해안이 보이는 바다를 떠가는 화려한 배. <신마유희>에 나온 악인선 형태인데 좀 작다. 요트같은 분위기

배의 갑판 위에는 음침한 인상의 무사들이 여기저기 경비를 서고 있고

배로 날아드는 비둘기들

비둘기들은 갑판 아래에 나있는 창문으로 날아 들어간다.

 

배의 갑판 끝에 있는 3층 선실.

3층 선실 앞 베란다에 썬 베드에 누워있는 기절초괴. 비키니를 걸친 몸에 얇은 가운만 걸친 헐벗은 여자 둘이 좌우에 앉아서 기절초괴의 다리를 주무르고 있고. 두 년의 이름은 화사와 화접. 기절초괴의 상의는 벌어져 있는데 심장 부위를 붕대로 감고 있다. 기절초괴는 작은 향로 구룡로를 왼손 손바닥에 얹어놓고 살펴보는 중이다.

기절초괴; [구룡로... 구룡로...] 살펴보면서 중얼거리고

두 계집 중 한 년이 곁눈질로 구룡로를 보고. 이 년의 이름은 화사. 뱀이 수 놓여진 옷을 입고 있다. 번뇌마가의 간세다.

기절초괴; [천마가 남긴 일곱 가지 힘 중 하나가 이 작은 향로에 숨겨져 있다 이거지?] 얼굴 위로 들어서 보며

기절초괴; [번뇌마가의 능구렁이들은 마교가 멸망할 때 이걸 훔쳐내서 지금까지 숨기고 있었다.]

기절초괴; [하지만 잔머리만 굴릴 줄 알던 그 인간들은 구룡로의 사용법을 끝내 알아내지 못했어.] 히죽

기절초괴; [어떠냐?] [네년 생각에도 내가 구룡로에 숨겨져 있는 비밀을 풀지 못할 것같겠지?] 구룡로를 곁눈질하던 화사에게 갑자기 묻고

화사; [... 아니옵니다.] 기겁하며 고개 젓고

화사; [가주님이시라면 충분히 구룡로의 힘을 끌어내실 수 있을 것이옵니다.] 억지로 웃으며 아부하고

기절초괴; [화사(花蛇)! 네년은 역시 사람 보는 눈이 있구나.] 웃고

기절초괴; [칭찬하는 의미로 좋은 구경을 시켜주마.] 구룡로를 아래에서 움텨쥐는 자세로 쳐들고. 그러자

! ! 구룡로 표면에 새겨진 용의 조각들이 빛을 내고

<... 구룡로에 새겨진 용들이 빛을 발한다.> 놀라고 긴장하는 두 여자.

기절초괴; [구룡로의 작동 원리는 표면에 새겨진 아홉 마리의 용에 정해진 순서대로 내공을 주입하는 것이다.] 징징! 용 조각이 빛나는 구룡로를 들고 웃으며 말하고.

기절초괴; [그리하여 제대로 된 순서대로 내공이 주입되면...] ! 구룡로를 쥔 손에 힘을 주고

기절초괴; [이런 일이 벌어지지.] 구룡로를 높이 들고 외치고, 직후

화악! 크왕! 구룡로 뚜껑에 난 세 개의 구멍에서 각기 세 마리씩의 용이 튀어나온다. 연기로 이루어진 용들인데 허공으로 확 올라가면서 커진다.

[!] [!] 공포에 질려 물러서는 화사와 화접. 그 직후

화악! 크왕! 아홉 마리의 용 중 한 마리가 꿈틀거리며 화사를 덮치고

화사; [... 안돼!] 주저앉아 비명 지르며 두 팔로 얼굴을 가리는데

화악! 화사의 몸을 휘감는 연기로 이루어진 용

화접은 뒤로 주저앉아 달달 떨며 보고 있고

화사; [... 살려 주세요 가주님!] 연기로 이루어진 용에게 휘감긴 채 달달 떨고

기절초괴; [난 오래 전 마교의 폐허에 갔다가 천마가 남긴 구룡로를 쓸 수 있는 비결을 얻었었다.] [덕분에 구룡로의 힘을 어렵지 않게 끌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구룡로를 쳐든 채 웃고. 다른 용들은 주변에서 꿈틀대고 있고

기절초괴; [이 사실을 한시라도 빨리 번뇌마가에 알리고 싶겠지?] 웃으며 화사를 보고

화사; [... 무슨 말씀이신지요?] [소녀는 번뇌마가와 아무런 관련도 없사옵니다.]

기절초괴; [뭐 믿어주도록 하지.] 웃고

기절초괴; [믿어주는 김에 네년이 번뇌마가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무수한 증거도 조작이었던 걸로 해주겠다.]

화사; [... 감사하옵니다.] 억지로 웃으며 고개 조아리고. 하지만

기절초괴; [하지만 믿어주는 것과 용서하는 건 별개의 문제야.] ! 들고 있는 구룡로를 쥔 손에 힘을 주고. 그러자 구룡로의 표면에 새겨진 용들의 형사잉 더 빛나고. 그러자

! 화사를 휘감은 용도 빛을 발하고. 다음 순간

[끼아아아!] 비명과 함께 단번에 재가 되는 화사

[으으으...] 뒤로 물러나 주저앉은 화접은 달달 떨고. 사타구니에서 뜨거운 물기가 흘러나와 갑판을 적신다.

푸스스! 재가 되어 흩어지는 화사의 몸뚱이

기절초괴; [구룡로는 삼매진화를 최대 아홉 배로 늘려주는 사기급의 무기인 것이다.] 화악! 크오오! 용들을 흩어버리며 웃고

기절초괴; [이게 내 손에 들어왔으니 생사교를 쓰는 늙은이와도 겨뤄볼 수 있게 되었다.] 웃고. 이어

기절초괴; [구경 끝났으면 보고 해!] 구룡로를 두 손으로 쓰다듬으며 누군가에게 말하고. 그러자

갑판에서 3층으로 올라오는 계단 입구에 서있던 중년사내 한명이 움찔하고. 그자는 손에 종이를 두 장 들고 있다.

사내; [... 예 가주님!] 굽신거리며 급히 다가오고

기절초괴; [내 휴식을 방해한 걸 보니 중요한 전서구가 도착한 모양이지?] 구룡로를 소매로 닦으며

사내; [혈모를 감시하던 섬전비호로부터 급전이 도착했습니다.] 두 손으로 종이들을 내밀고

기절초괴; [섬전비호가 급한 연락을 보냈다?] 갸웃하면서도 종이를 받을 생각은 않고 보기만 하고.

기절초괴; [설마 그 할망구가 젊은 놈을 애인으로 삼기라도 했다는 거냐?] 피식 웃고. 그러자

사내; [관계가 확실하진 않지만 혈모가 젊은 사내와 접촉한 것은 맞습니다.] 종이를 보며 말하고

기절초괴; [? 정말이야?] [난 농담으로 해본 말인데?] 어리둥절

기절초괴; [어떤 놈이야?] [혈전마가의 정통 후계자인 혈모 대려군에게 귀여움을 받은 행운아는?] 눈을 흘기고

사내; [바로 이자입니다.] 종이를 한 장 기절초괴에게 보여주고.

사내가 보여주는 종이에는 청풍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황금전장에서 배포한 현상금 포스터다. 청풍의 초상화 아래 위로는 <兇手 李淸風> <褒賞金 十萬兩>라는 글이 적혀있고. 헌데

기절초괴; [으악!] 초상화를 본 순간 기겁하며 펄쩍 뛰어오르는 기절초괴

<?> 놀라는 사내와 화접

기절초괴; [히익!] 휘릭! 비명 지르며 급히 썬 베드 뒤로 날아내려 숨는 기절초괴

사내; [... 용서하십시오! 속하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급히 무릎 꿇으며 사색이 되고. 화접도 겁에 질려 납작 엎드리고

기절초괴; [아니... 아니야! 네놈이 죽을죄를 지은 게 아니야!] 썬 베드 뒤에 숨은 채 달달 떨고. 진짜 겁에 질린 모습이고

사내; [하오면 왜...?] 안도하며 고개를 들고

기절초괴; [그 놈... 그 놈 용모파기를 잘 보이게 쳐들어봐!] 손짓

사내; [...] ! 의아해하면서도 청풍의 초상화를 두 손으로 펼쳐보이고

청풍의 얼굴 그려진 초상화를 유심히 보는 기절초괴. 겁에 질린 표정이고

기절초괴; [틀림없군! 틀림없어!] 침 꼴깍! 삼키고. 식은땀 흘리며

기절초괴; [... 다른 놈들은 모르겠지만 천하제일의 천재인 난 알 수 있어.]

기절초괴; [이청풍이란 그놈... 십팔 년 전 섭아연이가 빼돌린 구천마존의 손자야!] 공포에 질린 표정

<구천마존의 손자!> 놀라는 사내와 화접

 

#199>

<-단양(丹陽)> 해가 진 초 저녁 무렵. #120>에 나온 단양 장면과 같은 도시. 거대한 강과 직선의 운하가 만나는 사거리 교차점에 자리한 도시. 많은 배가 운하와 강을 오가고 있고. 부두에는 배들이 정박해있다. 여기저기 건물들에는 불이 켜지고 있고

단양 교외의 강가. 상당히 높은 바위산이 있다.

바위산 중턱. 강이 보이는 쪽으로 입구가 나있는 동굴이 있다.

휘익! 그 동굴 입구로 날아 내리는 청풍.

청풍; (이쯤이 좋겠군.) 주변 살피며 동굴로 들어간다.

청풍; (이곳 단양은 장강과 경항운하가 만나는 교통의 요충지다.) (그리고 내가 척살해야할 두 번째 표적은 종남산에 있다.) 어둑한 동굴로 들어가고

청풍; (종남산으로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은 배를 타고 경항운하와 황하를 거슬러가는 것이다.) 깊지 않은 동굴 끝에 이르고.

청풍; (일단 이곳에 숨어서 광명법신을 연마한 후 배를 타고 종남산으로 가자.) 동굴 내부 둘러보고.

청풍; (두번째 표적도 흡정마고에 못지않은 인물이다.) 바닥에 앉고

청풍; (아니, 어떤 면에서는 흡정마고보다 죽이는 게 더 어려운 상대다.) 책상다리를 하며 왼쪽 손목에서 팔찌, 광명륜을 뽑는다.

청풍; (소수마녀가 흡정마고를 죽인 다음에 척살하라고 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광명륜을 두 손으로 들고 들여다보고

청풍; (이 팔찌...) ! 광명륜이 어둔 속에서 은은한 빛을 뿜어내고

청풍; (나는 광명법신이라는 무공비결이 숨겨져 있는 이 기이한 팔찌를 분명 처음 본다.) 광명륜을 살피고

청풍;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인가?) (마치 전에 이것을 본 적이 있는 것같은...)

청풍; (어머니가 위패 속에 이 팔찌만 숨겨두셔서 이름은 물론이고 어떤 내력이 있는 물건인지도 알 수가 없다.)

청풍; (하지만 이 팔찌가 내 진짜 신세내력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건 분명하다.)

청풍; (내 신세에 얽혀있는 비밀을 풀기 위해서라도 광명법신을 확실하게 익혀야만 한다.) 광명륜 속에서 움직이는 용의 형상을 들여다보며 생각하고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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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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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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