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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

<-상해> 아침.

<-사해용궁사> 이른 아침이라 아직 참배객은 많지 않고

사해용궁사의 어느 건물. 조금 외진 곳에 자리한 독채 건물이다. 건물 입구에는 차가운 인상의 여자 두 명이 경비를 서고 있다.

그곳으로 오는 비구니 두 명. 각기 쟁반에 죽 그릇과 약탕기를 얹어서 들고 온다.

비구니1; [주지스님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하지?]

비구니2; [주지스님뿐만이 아니야.] [우리 사해용궁사의 살림을 총괄하는 사숙님도 이틀 전부터 보이지 않고 있어.]

비구니1; [아무 말도 않고 어딜 가실 분들이 아닌데...]

비구니2; [당장 내일 있을 법회(法會)가 문제야. 주관하실 주지스님이 사라지셨으니...] 한숨 쉬고

그 사이에 건물 앞에 이르는 두 비구니

차가운 인상의 여자들이 돌아본다.

[말씀하신 미음과 탕약(湯藥)을 가져왔사옵니다.] 여자들의 눈치를 보며 건물로 다가가는 비구니들.

[수고하셨어요 스님.] [안에는 저희들이 갖고 들어가겠어요.] 여자들이 나서서 비구니들이 가져온 쟁반을 받고

돌아가는 비구니들. 힐끔거리며 여자들을 곁눈질하고. 여자들은 쟁반을 들고 건물의 문을 열고 있다.

비구니1; [느낌이 좋지 않은 시주들이야. 마치 차가운 뱀처럼 느껴져.] 겁에 질린 표정으로 뒤를 곁눈질하고

비구니2; [무림인이기 때문일 거야.] 역시 겁에 질린 표정으로

비구니2; [손에 피를 묻히는 게 일상인 시주들일 테니 우리같은 불제자들은 가까이 하면 안돼!] 서둘러 현장에서 멀어지는 비구니들

 

#184>

건물 내부. 쟁반을 하나씩 들고 건물 안으로 들어오는 두 여자.

건물 내부는 단촐하다. 침대와 탁자와 의자 두 개가 있을 뿐인데 침대에는 위상영이 이불을 가슴까지 덮은 채 눈을 감고 있다. 침대 위쪽 벽에는 작은 창문이 하나 달려있다.

여자1; [이 절의 스님들께 부탁해서 미음을 준비했사옵니다.] 쟁반을 탁자에 내려놓으며 위상영에게 말하고.

위상영은 아무런 대꾸도 않고

여자2; [몸을 보하는 탕제도 다려왔사옵니다. 걱정하시는 가주님을 봐서라도 드시옵소서.] 약탕기가 얹혀진 쟁반도 탁자에 내려놓고 말하는 여자2. 하지만

눈 감고 있는 위상영의 미간이 찡그려지고

서로 눈치를 보는 두 여자.

[물러가옵니다.] [필요한 게 있으시면 저희들을 불러주시옵소서.] 공손하게 말하는 두 여자. 이어

나가는 두 여자

! 밖에서 닫히는 문. 이제 방안에는 위상영 혼자 남게 되고

혼자 남게 되자 천천히 눈을 뜨는 위상영

위상영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153>에서 기절초괴에게 강제로 키스 당하던 장면.

이어 기절초괴에게 강간당하던 장면도 떠오르고

이를 악무는 위상영.

주르르! 눈꼬리를 다라 눈물이 흐르고

위상영; (절대... 절대 용서할 수가 없다.) 이를 갈고

고개 돌려 입구 반대쪽을 보는 위상영. 그곳에는 작은 창문이 있다

위상영; (기절초괴 패륵! 네놈과 나 둘 중 하나는 이 세상에서 사라져야만 한다.) 창문을 보며 기절초괴를 떠올리는 위상영. 이를 갈면서

위상영; (한시라도 빨리...) 살기로 물든 위상영의 얼굴

 

#185>

사해용궁사에서 조금 떨어진 절벽. 바로 흡정마고의 비밀소굴이 있던 곳.

절벽 아래 동굴 입구. 얼굴에 귀신 가면을 쓴 사내 둘이 지키고 있고.

동굴 내부. 철문은 열려있고. 안쪽에 불이 밝혀져 있다.

동굴 내부의 모습. 횃불이 여기저기 밝혀진 가운데 위극겸이 몇 명의 귀면인들과 있다.

침대에는 미이라가 된 흡정마고의 시체가 뉘어져 있고 가면 아래로 수염이 삐져나온 귀면인 이 검진을 하고 있다. 이자는 #170>에 나왔던 귀면인1이다.

다른 쪽에서는 중년 비구니가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고. 세 명의 귀면인이 중년 비구니의 양손과 등에 손을 하나씩 붙인 채 앉아서 진기를 주입하고 있다. 중년 비구니는 사경을 헤매는 중이고. 그 중년 비구니 앞에 한명의 귀면인이 서서 상태를 살피고 있다.

이윽고 흡정마고의 시체에서 고개를 드는 수염 난 귀면인1.

귀면인1; [직접적인 사인은 심장에 난 자상입니다만...] [자상을 입기 전에 몸 속의 공력이 바닥 난 상태였소이다.]

위극겸; [역시 치명상을 입기 전에 공력이 소멸되었었군.]

귀면인1; [가주께서도 아시다시피 흡정마고의 내공은 육갑자를 상회하는, 무림을 통틀어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수준이었소이다.]

귀면인1; [그 때문에 금강불괴나 다름없어서 누구도 흡정마고의 몸에 상처를 낼 수 없었지요.]

귀면인1; [흡정마고가 피독주를 숨기고 있는 걸 알면서도 내놓으라 강요할 수 없었던 것도 그 막강한 공력 때문이었소이다.]

위극겸; [그런데 육갑자를 상회한다는 말도 안되는 수준의 공력이 바닥이 나버렸군.]

귀면인1; [짐작하건데 누군가 회천반혼대법으로 흡정마고의 공력을 오히려 빼앗아갔을 것입니다.]

위극겸; [그렇게 밖에는 생각할 수 없겠군.] 끄덕

위극겸; [물론 피독주는 사라졌겠지?]

귀면인1; [흡정마고는 피독주를 자신의 가장 은밀한 곳에 숨기고 있었소이다.] 흡정마고의 시체를 힐끔 보고

위극겸; [그래서 이 마귀할멈이 피독주를 갖고 있는 게 확실한 데도 소재를 알 수 없었군.] 쓴웃음

귀면인1; [어쨌거나 흉수는 실로 대단한 놈이외다.]

귀면인1; [막강한 내공 뿐 아니라 피독주 덕분에 독으로도 죽일 수 없었던 흡정마고를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히 죽인 걸 보면...] 말할 때

[가주님!] 중년 비구니 앞에 서서 상태를 살피던 귀면인이 돌아보며 말하고. 히아 귀면인2로 표기

위극겸; [()당주가 정신을 차렸느냐?] 귀면인1과 함께 다가가고

귀면인2; [그렇긴 합니다만... 회광반조(廻光返照)입니다.] 중년비구니를 보며 말하고. 중년비구니의 표정이 좋아졌다.

위극겸;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생명의 불꽃을 피우고 있군.) 함께 중년 비구니를 보고

귀면인2; [상처를 통해 침입한 독기가 워낙 지독해서 장기가 거의 다 썩어버린 상태입니다.]

위극겸; [용케 지금까지 버텼군.] [깨워라.] 중년비구니를 치료하고 있는 귀면인들에게 말하고. 그러자

! 화악! 양손과 등으로 중년비구니 몸에 강한 기운을 뿜어넣는 귀면인들. 그러자

중년비구니; [!] 퍼득! 몸을 경련하고

중년비구니의 손과 등에서 손을 떼는 귀면인들. 지친 모습들이고. 그때

천천히 눈을 뜨는 중년비구니

위극겸; [정신이 드느냐?]

중년비구니; [... 가주님!] 힘없이 웃으며 고개 조아리고

위극겸; [흡정마고의 감시역을 잘 해주었다. 수고했다.]

중년비구니; [면목이 없습니다.] 고개 조아리고

위극겸; [남길 말이 있으면 하거라.]

중년비구니; [속하의 가족들이야 가주님께서 돌봐주실 테고...] [죽기 전에 흡정마고를 시해한 흉수의 모습을 남길 수 있도록 해주시옵소서.]

위극겸; [그렇게 하마.] 귀면인1을 돌아보고. 귀면인1은 얇은 철판을 하나 들고 있다. 참고서 정도 크기의 철판

위극겸; [장당주가 염사(念寫)를 남길 수 있게 도와주게.] 귀면인1에게

귀면인1; [분부 받들겠소이다.] 말하며 중년비구니 앞에 무릎을 꿇고

귀면인1; [노부가 도와줄 테니 흉수의 모습을 이 동판에 투사하게.] ! 양손으로 든 철판을 중년비구니 앞에 내밀고

중년비구니; [신세를 지겠어요 법사님.] ! 손바닥을 철판에 대고

눈을 감는 중년비구니

청풍의 얼굴을 떠올리는 중년비구니

! 철판을 양손으로 잡은 귀면인1도 눈을 감는데 철판이 빛을 발한다.

츠츠츠! 철판에 댄 중년비구니의 손이 빛을 발하고.

모두 긴장해서 볼 때

스륵! 철판에 대었던 중년비구니의 손이 아래로 미끄러지고. 이어

! 고개를 떨구며 죽는 중년비구니

귀면인2가 급히 중년비구니의 목 옆을 만져보고. 귀면인1은 철판을 확인하며 일어나고

위극겸; [어떤가?] 귀면인2에게

귀면인2; [고통에서 해방되었습니다.] 고개 좀 숙이며 대답하고

위극겸; [우리 번뇌마가를 위해 끝까지 헌신한 충신이다. 정중히 장례를 치루어 주도록 해라.] 합장하며 말하고

[존명!] 고개 숙이는 귀면인들.

이어 중년비구니의 시체를 부축해서 바닥에 누이는 귀면인들

위극겸; [어떤가?] 귀면인1을 돌아보고. 귀면인1은 철판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고개를 약간 갸웃하고

위극겸; [염사가 제대로 찍히지 않았는가?]

귀면인1; [아닙니다!] [장당주가 떠올린 흉수의 모습은 확실하게 동판에 새겨졌습니다만...] 철판을 두 손으로 내밀고 위극겸에게 내밀고

위극겸; [문제가 있는가?] 받으며

귀면인1; [직접 보시지요.] 철판을 건네주며

위극겸; [그럼세.] 철판을 살피고. 직후

[!] 눈 부릅뜨는 위극겸

<본교의 마지막 교주 구천마존(九天魔尊) 용백(龍伯)의 젊은 시절 모습?> ! 동판에 새겨진 것은 청풍의 모습이다.

 

#186>

위상영이 머무는 건물. 두 명의 여자가 경비를 서고 있고.

여자1; <미음과 탕제를 들여보낸 후 반 시진 가까이 지났어.> 전음으로 동료에게 말하며 문쪽을 보고

여자2; <다 드셨는지 확인을 해봐야겠지?> 끄덕이며 문고리를 잡고

여자2; [실례하겠사옵니다 아가씨!] 덜컥! 문을 열고. 직후

[!] [!] 경악하는 두 여자

! 방안의 광경. 뒤쪽으로 통하는 창문이 열려있고. 침대에는 이무도 없다. 이불이 침대에 모서리에 걸려있고. 그래서 침대 아래쪽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아가씨가 사라졌다.] 비명 지르는 여자들

열러 있는 창문 크로즈 업

여자1; [창문을 통해 빠져나가셨어!] [추적해!] ! 건물의 좌우로 날아가며 외치고

휘익! ! 단번에 건물 뒤로 돌아와 멈추는 두 여자. 하지만 건물 뒤에는 아무도 없고

여자1; [와병중이시라 멀리는 못 가셨을 것이다.] [넌 저쪽을 맡아!] ! 한쪽으로 날아가며 외치고.

여자2; [경보를 울려서 도움을 청하자!] 호각을 입에 물며 여자1과 반대 방향으로 날아가고. 이어

삐익! ! 호각을 불며 서로 반대 방향으로 날아가는 두 여자

[!] [!] 오가던 비구니들이 놀라 돌아보고. 이어

! ! 절의 여기저기에 잠복해있던 귀면인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날아간다. 헌데

다시 위상영이 있던 건물.

건물 내부 모습. 헌데

! 침대에 걸려있던 이불이 들쳐지고

침대 아래에서 기어 나오는 위상영. 여전히 초췌한 모습

주변을 살피며 건물 밖으로 나오는 위상영.

삐익! ! 호각소리와 함께 사방으로 날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고

주변을 살피며 다른 건물로 가는 위상영. 비구니들이 근처에 웅성거리지만 멀어지는 사람들 보느라 위상영을 발견하지 못한다.

어느 건물로 자연스럽게 들어가는 위상영

건물 안은 일종의 창고. 한쪽에 승복들이 죽 걸려있고 죽립도 걸려있다.

위상영; (아버지 일행이 모두 떠날 때까지 잠시 여기 숨어있자.) 구석으로 가서 짐들 사이에 주저앉고

위상영; (어머니! 아버지!) 구석진 곳에 쪼그리고 앉으며 눈물 보이고. 섭비연과 위극겸을 떠올리면서

위상영; (부디 이 못난 딸년은 없는 것으로 생각해주세요.) 두 팔로 무릎 끌어안고 소리 죽여서 울고

<이제 내 삶의 유일한 목적은 그 마귀새끼를 죽이는 것뿐이다.> 어둑한 창고 안에 쪼그리고 앉아서 이를 가는 위상영의 모습

 

#187>

<-황금전장> 역시 아침. 흉흉하고 살벌한 분위기

벽초천의 집무실. 황금수라들이 경비를 서고 있고

 

건물내부. 황금수라 부단장 귀견수가 벽초천에게 보고를 하는 중이다.

귀견수; [단지회에서 대 학살이 일어났습니다.] 의자에 앉아있는 벽초천에게 보고하는 귀견수. 실내에는 단 둘이다.

귀견수; [운영하는 도박장까지 포함해서 삼백 명이 넘는 파락호들이 누군가에게 살해당했습니다.]

벽초천; [동일인의 소행이라 생각하는가?]

귀견수; [파락호들의 숨통을 끊어놓은 수법이 치명적이면서도 단 한 번의 헛손질도 없었습니다.]

벽초천; [어떻게 하면 산 목숨을 효과적으로 끊을 수 있는지 아는 놈의 짓이겠지.] 고개 끄덕이고

귀견수; [...]

벽초천; [이청풍...] 중얼

움찔! 하는 귀견수

벽초천; [놈이 남긴 흔적을 포착한 게 있는가?]

귀견수; [죄송합니다.] 고개 숙이고

귀견수; [관부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반드시 행적을 알아내겠습니다.] 벽초천의 눈치 보며 말하는데

벽초천; [이가놈에 대한 추적활동을 일절 중단해라.] 고개 조금 젓고

귀견수; [?] 놀라고

벽초천; [소소의 혼례일이 불과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일을 크게 벌리면 벌릴수록 소소의 정절을 의심받을 위험이 가중된다.]

귀견수; [그렇긴 합니다만...] 말과 달리 내심 안도하지만

벽초천; [물론 우리 황금전장을 건드린 놈을 용서할 수는 없지.] 음산한 표정이 되고

벽초천; [너희들은 이번 일에 일체 개입하지 말고...] [대신 이가 놈의 목에 십만 냥쯤의 상금을 걸어라.]

벽초천; [또 놈에 대한 정보도 모두 공개해라. 그럼 돈에 굶주린 놈들이 본장 대신 처리해줄 것이다.] 무표정하게 말하고

귀견수; (무서운 분...) + [분부 받들겠습니다.] 포권하고

귀견수; (조심해라 이청풍...) 돌아서며 청풍을 생각하고

귀견수; (십만 냥이라는 어마어마한 현상금이 걸리면 무림의 거의 모든 인간들이 널 척살하려고 나설 것이다.) 문을 열고

귀견수; (반 년 전에 용케 살아남았으니 이번에도 부디 살아남길 바란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 문이 닫히고 혼자 남는 벽초천

벽초천; (사별삼일(士別三日)이면 괄목상대(刮目相對)라더니...) 몸을 의자에 깊이 묻으며 찡그리고

벽초천; (소소 그 망할 것 때문에 적으로 돌리면 안되는 놈을 적으로 돌린 것같은 예감이 드는구나.) 한숨

 

#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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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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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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