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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

음침한 복도. 감옥이다. 복도 좌우에 철문이 달린 감방들이 있고. 인자급 자객들이 지키고 있다

어느 감방. 정정과 철두등 아이들이 벽에 기대 빙 둘러 앉아있다. 모두 침통한 표정이고. 유일하게 느긋한 건 철두다. 철두 옆에는 정정이 무릎을 두 손으로 끌어안은 자세로 쪼그려 앉아있고

여자 아이들은 소리 죽여 울고 있다.

정정; (젠장! 어째 분위기가 암담하잖아.) 입술 깨물고

정정; (이러다가 위()공자님께서 맡긴 임무를 완수하긴 커녕 비명횡사할지도 모르겠어.) 어떤 사내, 즉 위진천의 실루엣을 떠올리며 입술 깨물고. 이년은 사실 위진천이 살인상단에 잠입시킨 간세다.

정정; (어떻게든 이 감옥에서 빠져나갈 방도를 강구해야하는데...) 생각할 때

[! !] [!] 한곳에 모여 있는 계집애들 세명이 숨 죽여 울고 있다. 이영자를 닮은 체형의 여자와 주근깨 투성이의 쌍둥이 자매

정정; [야 이년들아! 뚝 그치지 못해?] 돌아보며 버럭. 다른 아이들도 움찔하고

정정; [운다고 뭐가 달라져?] [그러고도 네년들이 자객이냐?] 노려보고

더 겁에 질려 우는 여자 아이들. 소리는 죽여서

정정; [죽게 된다면 죽을 팔자거니 생각하고 받아들여! 구질구질하게 사느니 깔끔하게 죽는 것이 복일 수도 있잖아.]

철두; [그만해라.] 한숨

철두; [자객이니 뭐니 해봐야 저 애들도 반년 전까지는 철없고 순진한 계집아이들이었을 뿐이다.]

철두; [이 상황이 겁나는 건 어쩔 수가 없지 않겠냐?]

정정; [대범한 척 하긴...] 눈 흘기고

철두; [그래도 내가 너보다 한 살은 더 먹은 오빠 아니냐?] [속으로는 쫄고 있어도 겉으로는 대범한 척 할 수밖에 없는 거다.] 웃고

정정; [나이 한 살 많은 게 무슨 벼슬이냐?] 궁시렁

철두; [사실 난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웃고

정정; [어이구 그러셔?]

정정; [그렇게 낙관하는 이유나 말해보세요 철두오라버니.] 비웃고

철두; [우릴 죽이려면 단정관에서 죽였다.] [굳이 가둬주는 번거로운 짓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정; [듣고 보니 그렇네.] 샐쭉.

다른 아이들도 흥미를 보이고

철두; [무슨 사연이 있는지는 몰라도 청풍이는 살인상단의 단주와 아는 사이같았다.] [덕분에 우리도 목숨은 부지할 가능성이 높다.]

정정; [그럴 수도 있겠네.] + (이 쇠대가리가 무식해 보이는 외양과 달리 머리가 팽팽 돌아가잖아.)

정정; (어쩌면 나처럼 다른 꿍꿍이를 품고 살인상단에 잠입한 인간인지도 몰라.) 생각할 때

철두; [걱정은 실제로 닥쳤을 때 하는 거다.] [그러니 모두 잘 될 거라 생각하고 느긋하게 기다려라.] 다른 아이들에게 말하고.

고개 끄덕이는 아이들. 그때

철컹! 갑자기 철문이 열리고.

깜짝 놀라 돌아보는 아이들

복면인; [나와라! 너희들에게 손님이 왔다.] 인자급 복면인 한명이 철문을 열며 말하고

정정; [... 손님? 어떤 손님?] 펄쩍 뛰어 일어나고

청풍; [이런 손님이면 반갑냐?] ! 철문 밖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청풍. 옷을 화려하게 차려 입었다. 귀공자 같고. 손에 부채도 하나 접어 들고 있다. 허리에는 향낭을 하나 차고 있다. 이 향낭은 중요한 소품

정정; [청풍아!] 외치며 달려 나가고

[!] [청풍이야!] [청풍오빠야!] [흐윽!] 사내아이들 환호하며 튀어 일어나고. 여자 아이들은 기뻐서 전율하고

정정; [흐윽!] 와락! 감방에서 튀어나와 청풍의 목을 끌어안고.

정정; [살아있었구나 청풍아! 네가 살아있었어!] 청풍의 목을 끌어안고 감격하며 떨고

청풍; [걱정해줘서 고맙다.] 다독이고

우는 정정. 몰려나오는 아이들

청풍; [진정하고 반가운 손님도 봐야지.] 옆을 돌아보고. 아이들과 정정도 옆을 보고

멀지 않은 곳에 난향이 서있다. 눈물 글썽이며

정정; [난향아!] 달려가고. 여자 아이들도 달려가고

정정; [너도... 너도 무사했구나.] 난향의 손을 잡고 울고. 달려온 여자 아이들도 난향을 둘러싸고 울고. 난향도 울고

철두; [이렇게 될 줄 알았다.] 마지막으로 감방에서 나오며 웃고. 돌아보는 청풍

청풍; [애들 다독이느라 고생했지?] 철두의 팔을 툭 치고

철두; [고생은 무슨... 다 큰 놈들인데...] 멋쩍고

청풍; (이래서 정이란 게 무서운 것이다. 지옥십관의 마지막 관문이 단정관인 이유가 있고...) 철두와 함께 서서 아이들이 난향을 둘러싸고 기뻐하는 걸 보며

<불과 반년을 함께 보냈는데도 끊기 어려운 정이 생기는 걸 보면...> 복도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148>

화려한 거실. 진수성찬이 차려진 큰 원탁을 청풍과 아이들이 둘러앉아있다. 난향을 포함한 여자 아이들은 여자 아이들끼리 모여 있고. 청풍의 좌우에는 정정과 철두가 앉아있다.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지만 음식에 손을 대는 아이는 없다.

청풍; [나는 곧 여길 떠난다. 첫 번째 임무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아이들 둘러보고

정정; [벌써... 네게 벌써 자객일이 주어진 거야?]

청풍; [윗분들이 과대평가를 한 덕분이다.] 쓴웃음

정정; [누구... 어떤 자를 죽이라는 명령을 받았니?] 진지하게

[!] 철두도 곁눈질로 보며 관심을 보이지만

청풍; [기밀을 지키는 게 자객의 첫 번째 사명임을 잊지 마라.]

정정; [벌써 능숙한 자객 흉내 내는 거야?] 입술 삐죽

청풍; [누굴 죽이러 가는지는 알려줄 수 없다.] [다만 쉽지 않은 임무라는 것만 알아두고...]

청풍; [시간 나면 북두칠성께 내 무운(武運)을 빌어다오.] 둘러보고

난향; [그럴게요 오빠!] [하루도 빠지지 않고 치성을 드릴게요.] 건너편에서 애절한 표정으로 말하고

청풍; [고맙구나 난향아.] 웃고. 이어

청풍; [난 떠나지만 너희들은 당분간 이곳에 머물러야 한다.]

정정; [혹시 우리가 널 묶어둘 인질이 된 거야?] 눈 흘기고

철두; [또 과대망상 도진다.] 건너편에서 흘기고

정정; [뭐야?] 철두를 노려보고

청풍; [인질은 아니고...] [사실 너희들을 당분간 이곳에 머물게 해달라는 부탁은 내가 한 거다.]

정정; [어째서?] 눈 부라리고

정정; [이 지옥같은 곳에 왜 우릴 묶어둔 거야?]

청풍; [지금의 너희들은 무자급 자객들보다도 약하다.] [이대로 임무에 투입되면 좋은 꼴 못 볼 게 뻔하다.]

청풍; [그래서 너희들을 지금보다 더 혹독하게 단련시켜달라고 부탁을 했다.]

정정; [... 그건 그다지 좋은 소식이 아닌데...] [지난 반 년간 구른 것만 해도 토가 나올 지경이었다구!] 울상

청풍; [앞으로 너희들은 자객 기술보다는 무공 위주로 수련을 하게 될 것이다.]

청풍; [아무쪼록 다시 만났을 때는 일류고수 소리를 들을 정도가 되어 있기 바란다.]

철두; [그래 기대해라!] 큰 손으로 청풍의 어깨를 두드리고

철두; [머잖아 강호무림은 우리들 무조회(戊組會)의 위명에 벌벌 떨게 될 것이다.] 술잔을 들며 건배하고

[무조회! 이름 좋다!] [기왕 태어났으니 세상을 한번 들었다 놓자!] 다른 아이들도 술잔을 들며 환호하고. 청풍과 정정도 술잔을 들고

 

#149>

모니터가 죽 붙어있는 밀실. 소수마녀가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서 보고 있고 그 뒤에 파면살주가 서있다.

소수마녀가 보고 있는 모니터에는 청풍과 아이들이 건배하는 모습이 들어온다

그걸 보며 뭔가 생각하는 소수마녀

파면살주; [단주의 의중을 알고 사실 매우 놀랐네.] 소수마녀의 뒤에 서서 함께 모니터를 보며 말하고

파면살주; [이청풍에게 적당한 목표를 줘서 경험을 쌓게 한 후 십적(十敵)을 죽이는 데 동원할 줄 알았어.]

소수마녀; [순리를 따르자면 그렇겠지요.]

소수마녀; [하지만 십적은 하나같이 한 방면의 최강자들이에요.] [원칙대로 했다가는 이청풍이 그자들을 죽이는 건 백년하청(百年河淸;오래 기다려도 이루어지지 않음)일 거예요]

파면살주; [그렇다 해도 천자급 여럿을 동원해도 죽일 수 없는 강적들의 척살을 초출내기에게 맡긴다는 건 영...]

소수마녀; [이청풍의 잠재력을 믿어봐야지요.]

청풍의 모습 크로즈 업. 허리춤에 향낭을 하나 차고 있는 걸 보여주고

소수마녀; [또 제 나름대로의 비밀병기를 마련해 주기도 했구요,] 웃고

파면살주; [이미 결정된 사안이니 믿어볼 수밖에 없겠지.] 끄덕

소수마녀; (부디 살아남아라 이청풍!)

<모든 일은 처음이 가장 어려운 법! 하지만 일단 그 고비만 넘기면 너는 스스로도 믿기지 않게 강해질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먹고 마시며 웃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소수마녀의 생각 나레이션

 

#150>

<-낙양(洛陽)> 성벽으로 둘러싸인 오래 된 도시. .

번화가. 사람들 북적. 헌데

! ! 삘릴리! 둥둥! 꽹과리, 피리소리, 북소리가 들려 오가던 사람들 돌아보고

거리를 오고 있는 악극단의 모습. 꽹과리 치는 사람, 피리 부는 사람. 북치는 사람. 횃불을 여러 개 저글링 하는 사람. 입으로 불을 뿜어내는 사람. 우스꽝스러운 광대들의 모습. 사람을 태운 코끼리도 한 마리 행진하고. 다시 그 뒤를 뚜껑이 없는 화려한 마차 몇 대가 따르고. 맨 앞의 마차에는 야한 차림의 여자들이 사방에 꽃을 뿌리고 있고. 그 뒤의 마차에는 거꾸로 서서 거대한 항아리를 돌리는 난장이와 사람처럼 꾸민 원숭이들이 타고 있다. 원숭이들은 길가의 사람들에게 손짓 발짓하고. 마차에는 <九州樂劇團>이란 글이 적힌 깃발들이 여러 개 걸려있다.

[유랑극단이로구만.] [이번 달에 유명한 곡마단이 낙양에 들른다더니 저치들이었어.] 길가에 서서 보는 사람들.

[구주악극단(九州樂劇團)이라면 유명하지.] [기상천외한 묘기에다가 환상적인 연극으로 보는 사람들 혼을 쏟 빼놓는다잖아.] 사람들 말할 때

[꺄악!] [!] 갑자기 주변의 여자들이 비명을 지르며 좋아 죽으려 하고. 사람들 흠칫! 하며 마차 행렬을 보고

마지막으로 오는 마차. 마차 주변에는 경호원들이 따라오는데 마차에는 절세미남이 서서 손을 흔들고 있다. 부채를 부치면서. 사우가 화장한 모습. 옷이 아주 화려하고 화장을 진하게 해서 절세미남으로 보이고. 사우 뒤에는 얼굴에 얼룩덜룩 문신을 한 경극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저기 오신다!] [새송옥(賽宋玉)! 사랑해요!] [여기 좀 봐 주세요 새송옥님!] 여자들 발광하고. 반면 주변의 남자들은 당황한다. 여자들은 마치 아이돌에게 열광하는 요즘 여자들 같다. 꽃을 흔들거나 <賽宋玉 最愛> <賽宋玉 天下一>등의 프랭카드나 판자를 들고 환호하기도 한다.

[... 뭐야? 이 처자들 왜 이래?] [어허... 망측하도다!] 꺄꺄거리는 주변의 여자들 보며 남자들은 당황하고

꺄아! 꺄아! [새송옥님이 날 봐주셨어!] [사랑해요 새송옥님!] 여자들 환호하고 난리. 여기저기에 대고 연신 손 키스 하거나 손 흔들거나 윙크하는 사우.

[저 배우놈 때문에 이 난리로구만.] [잘 생기긴 했어. 여자들이 보면 환장하겠구만.] [구주악극단이 자랑하는 배우인 게로구만.] 남자들 사우를 질투하며 혀를 차고

남자들; [새송옥이라는 저 배우 이름 들어본 적이 있네.] [그런가?] 사우가 다가오는 걸 보며 말하고. 주변에서는 여전히 여자들이 꺅꺅 거리고 있고

<전설 속의 미남인 송옥(宋玉), 반안(潘顔)에 못지않게 잘 생겼다고 해서 새송옥이라 불리는 배우야.> <기막힌 미남인 데다가 연기실력도 끝내줘서 가는 곳마다 아녀자들을 구름처럼 몰고 다닌다는군.> 마차에 탄 사우가 여자들의 환호에 답하며 지나가는 배경으로 나레이션

남자들; [구주악극단에 속해있긴 하지만 매번 공연에 참가하는 건 아니라는군.] [그 때문에 새송옥이 합류하면 구주악극단의 공연장은 미어터진다는 거야.]

[부럽구만. 같은 남자인데 누군 여자들에게 저렇게 인기가 있고...] [추남으로 낳아주신 부모님 탓이나 해야지 뭐.] 궁시렁거리는 사내들 앞을 지나가는 사우를 태운 마차. 여자들이 마차를 따라가며 꺅꺅 거리고 있고

사우; (그년들, 아주 발광을 하는구만.) 마차 주변으로 모여들어 비명 지르는 여자들 보며 웃고. 경호원들이 여자들의 접근을 막으려 진땀 빼고 있고

사우; (나 사우의 바탕이 원래 잘 생기기도 했지만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화장까지 해서 계집들을 환장하게 만들고 있다.) 음험하게 웃고

사우; (덕분에 맘에 드는 계집을 골라서 자빠트릴 수 있어 좋지만...) 곁눈질로 길가의 여자들을 보고

사우; (이번에 내가 낙양에 온 것은 대물(大物)을 낚기 위해서다.) 거리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자리한 어느 장원의 삼층 건물을 보며 히죽 거리고

삼층 건물 3층의 창가에 어떤 여자가 밖을 보고 있는 걸 크로즈 업

<저 계집이 나로 하여금 전대미문의 큰 공을 세우게 해줄 복덩이 위상영(威霜英)이다.> 창가에 앉아서 거리를 보고 있는 여자 크로즈 업 배경으로 사우의 생각 나레이션. 다른 작품의 냉상영이나 위상영 캐릭터인데 나이는 20대 중반으로 위진천의 누나다. 한번 시집갔다가 남편이 죽어 친정으로 돌아온 과부다.

사우; (위상영은 하남(河南)의 부유한 토호(土豪) 위가장(威家莊)의 장녀다.) (집안이 부유하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하나뿐인 동생 덕분에 더 중요한 신분이 되었다.)

사우; (바로 무림맹의 소맹주가 된 위진천이 저 계집과 남매 사이인 것이다.) 위진천을 떠올리고

사우; (위상영, 저 계집을 후려내기만 하면 황금전장의 벽소소, 그년을 농락한 것과는 비교도 안되는 공을 세우게 되는 것이다.) 사악하게 웃는 사우

 

#151>

위상영의 시점. 사우를 태운 마차가 멀어지고 있다. 여자들이 구름처럼 따라가며 꺄꺄거리고

위상영; (새송옥...) (저 사람이 또 낙양에 왔네.) 얼굴 발개지고

위상영; (일 년 전, 친정으로 돌아온 직후 저 사람이 공연하는 걸 보았었다.) 숨도 좀 가빠지고

위상영; (과부가 된 후로 벌써 오년...) (오랜 독수공방으로 외로워진 때문이었을까?) 한숨읗 쉬며 가슴에 손을 대고

위상영; (일 년 전 그날 이후로 저 사람의 모습이 뇌리에서 지워지지가 않았었다.) 가슴을 누른 채 흥분. 가슴이 두근 두근

위상영; (새송옥은 어떤 사람일까? 정말 연극에 나오는 그대로의 매력적인 인물일까?) 꿈꾸는 듯한 표정

위상영; (너무나 궁금하다.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눠보았으면 여한이 없을 텐데...) 한숨 쉬고. 그때

[쇤네이옵니다 아가씨.] 달칵! 문이 열리며 누군가 들어오고. 움찔! 하며 창문에서 돌아앉는 위상영.

유모; [점심은 어디서 드실지...] [어머나!] 들어오다가 놀라는 여자. 나이는 중년으로 좀 푼수처럼 보인다. 위상영의 유모다

유모; [새송옥 때문에 난리가 났네요.] 창문을 보며 다가오고. <꺄아! 꺄아! 새송옥님 사랑해요! 여기 좀 봐주세요.> 창 밖에서 들리는 여자들의 자지러지는 비명이 들리고

유모; [우리 위가장의 젊은 유모들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답니다.] 창문으로 다가와서 밖을 보며

유모; [벌써 어떻게 하면 새송옥의 공연을 보러갈 수 있을지 필사적으로 잔머리들을 굴리고 있더라구요.] 열린 창문으로 고개 내밀며 멀어지는 사우 일행을 보고

위상영; [한 가지 알아봐줄 게 있어 유모.] 새침하게 말하고

유모; [! 말씀만 하세요 아가씨.]

위상영; [새송옥이 어느 객잔에 머무는지 알아내도록 해.] 얼굴이 좀 붉어졌으면서도 짐짓 새침하게 말하고

 

#152>

낙양. 깊은 밤. 대부분의 건물에 불이 꺼져있고. 하늘에는 보름달이 둥실. 완전한 보름달이고 그 때문에 밤이지만 아주 어둡지는 않다.

번화가에 자리한 화려한 객잔. 역시 불이 꺼져있다.

월동문이 있는 담장.

그곳으로 살금살금 오는 여자. 이십대의 날라리같은 인상의 여자. 주변 눈치 살피면서 월동문으로 접근하고 있는데 품에는 선물 상자를 안고 있다. 이년은 이번 씬에만 나올 엑스트라. 사우를 쫓아다니는 빠순이다.

여자; (투숙객으로 위장한 덕분에 여기까지는 무사히 올 수 있었어.) 흥분하고

여자; (점소이들에게 돈을 찔러주고 알아낸 바에 의하면 새송옥님은 이 월동문 안쪽에 머물고 계셔.) 월동문으로 들어가고

여자; (오늘을 기필코 새송옥님께 내 마음을 전하고 말 거야.) + [!] 생각하다가 눈 부릅. ! 그년 앞을 가로 막는 검은 그림자들

! 흉악한 인상의 사내들이 눈을 부라리며 앞을 막고 있다.

여자; (... 들켰어!) ! 겁에 질리면서도 사내들 사이로 돌진해서 빠져나가려 하지만

! ! 여자의 팔을 좌우에서 잡는 사내들

여자; [... 놔줘요!] 사내들에게 답싹 들리며 다리를 버둥대고

여자; [난 새송옥님께 꼭 전해드릴 게 있다구나!] + 사내1; [더 소란을 피우면...] 끌고 가며 눈을 부라리고

여자; [!] 겁에 질리고

사내1; [기루에 팔아넘긴다.] + 사내2; [허튼소리일 거 같으면 소란 피워봐라.] 여자를 끌고 가며 협박하는 사내들

여자; [으으으...] 겁에 질려 달달 떨며 더는 소란을 피우지 않고.

여자를 끌고 멀어지는 사내들. 헌데

 

근처 다른 건물의 그늘 아래 숨어서 보고 있는 여자. 얼굴을 면사로 가린 위상영

위상영; (예상대로네.) 사내들이 여자를 끌고 멀어지는 걸 보며 눈 번뜩이고

위상영; (구주악극단은 어떻게든 새송옥에게 접근하려는 계집들을 막기 위해 여러 명의 무사들이 고용되었다.)

위상영; (담장 안쪽에는 최소한 여섯 명의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월동문이 있는 담장을 보고. <두근! 두근!> 심장 뛰는 소리가 위상영의 귀에 들리고

위상영; (평범한 계집들이라면 그들의 저지를 뚫고 들어가지 못하겠지만...) ! 어둠 속에서 나와 월동문 쪽으로 걸어가고

위상영; (난 결코 평범한 계집이 아니다.) 스스스! 모습이 흐려진다.

 

#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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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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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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