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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다시 학살극이 벌어진 관도. 검을 칼집에 꽂으면서 둘러보는 벽옥령에게 강혜분이 다가온다. 역시 칼을 칼집에 꽂으면서

벽옥령; [언니는 어떻게 생각해?] 시체들을 보며 말하고

강혜분; [이자들의 정체 말인가요?] 시체들을 둘러보고

벽옥령; [그건 궁금하지 않아.] 고개 젓고

강혜분; [그럼...] 의아

벽옥령; [우리 무공이 강한 걸까? 아니면 이자들이 별 볼일 없는 버러지들이었을까?] 시체들 사이를 걸어가며. 원래 가던 방향으로 걸어간다

강혜분; (난 또...) + [아마 둘 다 일거예요.] 웃으며 함께 걸어가고

벽옥령; [둘 다라고?] 돌아보고

강혜분; [이자들이 그리 대단한 실력자들이 아닌 것도 맞고 우리 무공이 상당한 수준인 것도 사실이에요.] 시체 사이를 나란히 걸어가며

벽옥령; [그렇게도 볼 수 있겠네.] 납득. 끄덕

강혜분; [본장을 지키는 황금나찰들은 무림에 나오면 충분히 일류고수 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시체들을 등지고 걸어가면서

강혜분; [하지만 저는 실력과 자질이 모자라 황금나찰에는 선발되지 못했었답니다.] 한숨을 쉬고

벽옥령; [그거야 감독관이었던 총관과 귀견수가 보는 눈이 없어서였기 때문이야.] 강혜분의 눈치 보고

강혜분; [위로해주지 않으셔도 되어요.] [황금나찰 선발 때의 저의 무공은 확실히 그저 그런 수준이었으니까요.] 웃으면서 고개 젓고

벽옥령; [하지만 지금의 언니 무공은 황금나찰의 누구보다도 강할 걸?]

강혜분; [그 정도일지는 모르지만 실력이 늘어난 건 사실이에요.] 미소 짓고

강혜분; [물론 청풍이가 가르쳐준 무공들 덕분이에요.] 말할 때

짝짝짝! 갑자기 박수치는 소리가 들려 눈 부릅뜨는 벽옥령과 강혜분

<청풍! 청풍!> <드디어 그 죽일 놈을 아는 년들을 만나게 되었군!> 짝짝! 두 여자 앞쪽 길 중앙에 박수치는 사람의 실루엣이 떠오르고. 그 배경으로 말소리가 들린다. 물론 그 실루엣은 귀신 가면을 쓴 위진천의 모습이다. 가면을 쓰고 있으므로 소지존으로 표기

강혜분; (은신술!) 아연 긴장. 왼손으로 왼쪽 허리에 찬 칼집을 잡으며

벽옥령; [웬놈이냐?] 창! 다시 검을 뽑고

소지존; [이런 놈이다!] 화악!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는 소지존

<고수다!> 벽옥령과 강혜분의 얼굴이 동시에 굳어지고. 강혜분은 칼을 뽑는 중이다. 벽옥령은 이미 검을 뽑아들었고

소지존; [살다보니 오늘처럼 횡재하는 날도 오는구나.] 음산하게 웃으며 다가오고

벽옥령; [당신 누구야?] 검을 겨누며 앙칼지게. 강혜분은 그 옆에서 굳어진 표정을 짓고 있고

강혜분; (숨 막히는 위압감! 아가씨나 내가 도저히 상대할 수 없는 수준의 고수다.) 식은땀을 흘리고

소지존; [본좌가 누군지는 알 필요 없다.] 쿠오오! 지지징! 온몸에서 칼날 같은 것이 빠져나오고. 진짜 칼날은 아니고 칼의 형태를 한 투명한 빛들이다.

소지존; [네년들은 이청풍이란 놈의 정체만 불면 된다.]

벽옥령; [개소리 말고 덤벼봐. 상대해줄 테니...] 칼을 휘두르려 하고

강혜분; [안돼요 아가씨!] 콱! 벽옥령의 칼 든 손목을 잡고

벽옥령; [언니!] 돌아볼 때

강혜분; [제가 저자를 막을게요. 아가씨는 빨리 왔던 길로 달아나세요!] 벽옥령의 손목을 놓고 앞으로 나서서 벽옥령의 앞을 막는다.

소지존; [그년 나이를 헛먹지는 않았군. 눈치가 빠른 걸 보면...] 웃고

벽옥령; [무슨 소리야? 달아나라니...] 자존심 상한 표정으로 흘겨볼 때

강혜분; [빨리 가세요!] 쩍! 외치면서 폭발적으로 돌진하며 소지존에게 칼을 휘두른다. 하지만

소지존; [재롱을 봐줄 기분이 아니다.] 딱! 손가락을 튕기고. 그러자

핑! 소지존의 주변에 떠있던 칼 형상의 섬광 하나가 화살처럼 강혜분에게 날아간다

강혜분; (능파미보로 피한 후 위에서 공격하자!) 화악!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려 하고. 하지만 그 직후

소지존; [어림없는 수작!] 딱! 다시 손가락을 튕기고

펑! 날아드는 칼날 섬광이 강혜분의 몸 앞에 쳐진 투명한 벽에 충돌하고.

휘익! 그 힘을 타고 날아오르는 강혜분. 하지만 그 직후

파삭! 강혜분의 방어막에 부딪힌 섬광이 아주 가늘게 여러 개로 갈라진다

강혜분; (강기가 침보다 가늘게 갈라진다.) 뒤로 날아오르며 놀라고

퍽! 이미 그 중 하나가 강혜분의 가슴에 박힌다

강혜분; (너무 가늘어서 실린 힘도 미약한 탓에 능파미보가 반응하지 못했다.) 휘청! 추락하고

벽옥령; [언니!] 울부짖으며 앞으로 날아오고

털썩! 바닥에 등부터 처박히는 강혜분

소지존; [한 년은 해치웠고...] 웃고

벽옥령; [죽엇!] 검을 길게 찌르며 쇄도한다. 단번에 건너뛰기를 해서 소지존의 바로 앞에 이른 모습이다.

소지존; [안... 안돼요 아가씨!] 바닥에 쓰러진 채 자기 위로 지나가는 벽옥령을 보며 안타깝게 외칠 때

쩍! 이미 벽옥령의 검은 소지존의 목을 찌르려 한다.

벽옥령; (해치웠다!) 검을 내지르며 흥분. 하지만

소지존; [흡!] 눈 부릅뜨며 기합 지르고. 그러자

멈칫! 막 소지존의 목을 찌르려던 벽옥령의 검 끝이 보이지 않는 뭔가에 막혀서 멈추고. 이어

소지존; [네년도 누워라!] 크왁! 고함을 지르며. 그러자

빠직! 온몸에 벼락에 맞는 모습이 되는 벽옥령. 눈 치뜨고

벽옥령; [악!] 펑! 비명 지르며 뒤로 날아간다. 쓰고 있던 죽립도 날아가고

강혜분; [아가씨!] 비명. 그런 강혜분에게 날아오는 벽옥령

퍼억! 강혜분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 역시 등부터 떨어지는 벽옥령. 이하의 모습은 죽립이 벗겨진 상태다

벽옥령; [쿨럭!] 고개 들며 피를 토하고

툭! 들고 있던 검을 떨군다.

강혜분; [정신 차리세요 아가씨!] 혈도가 찍혀 고개만 겨우 돌린 채 울부짖고

벽옥령; [끄윽...]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정신을 잃으려는 벽옥령

소지존; [준비는 끝났고...] 다가오고

돌아보며 절망하는 강혜분

소지존; [그럼 느긋하게 즐겨보도록 할까?] 두 여자의 발치에 서서 내려다보며 음흉하게 웃고

강혜분; [무... 무슨 짓을 하려고...] 사색

소지존; [본좌는 이청풍이란 놈에게서 받아낼 빛이 있다.] 허리띠를 풀려 하고

강혜분; (청풍이의 적이었구나!)

소지존; [보아하니 네년들은 그놈과 아는 사이인 듯하니 대신 빚을 갚아주어야겠다.] 허리띠를 풀고

강혜분; (아... 아가씨와 날 강간하겠다고...) 전율

소지존; [어느 쪽을 먼저 맛볼까?] 허리띠를 풀고

소지존; [농익은 년보다는 역시 상큼한 어린년을 먼저 맛보는 게 순서겠지?]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면서 벌벌 떨고 있는 벽옥령을 돌아보고

강혜분; [안... 안돼요!] 비명

강혜분; [아가씨에게 손대지 말아요.] 애원

소지존; [그럼 네년이 먼저 본좌의 수청을 들겠느냐?] 바지를 까 내리려는 자세로 강혜분을 돌아보고

강혜분; [그... 그런...] 사색이 되고

소지존; [그럴 생각이 없으면 본좌가 이년을 즐기는 걸 지켜보기나 해라.] 히죽 웃으며 벽옥령에게 다가가고

강혜분; (안... 안돼!) 절망.

소지존; [가까이에서 보니 정말 기막힌 계집이로구만. 우물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겠어.] 벽옥령을 내려다보며 입맛을 다시고

소지존; [그럼 어디 풋풋한 과일부터...] + [!] 한손을 벽옥령의 가슴에 뻗으려다가 갑자기 눈 부릅뜨고

크왕! 갑자기 소지존의 얼굴 바로 앞으로 반투명한 검은 용이 아가리를 딱 벌리고 날아든다. 날카로운 이빨.

소지존; [헉!] 팟! 뒤로 홱 날아가며 몸을 젖혀서 용의 입을 피한다. 소지존이 있던 곳의 허공을 콱 깨무는 반투명한 용의 아가리

강혜분; (용!) 경악할 때

소지존; [웬놈이냐?] 휘릭! 멀찍이 물러서며 외치고. 그때

타노; [죽일 놈!] 화악! 극도로 분노한 표정으로 허공에서 날아 내리고. 그런 타노의 어깨에서 투명한 용이 한 마리 빠져나와 허공에서 꿈틀대고 있다. 용은 굵기가 한 아름에 길이는 5미터쯤 된다. 실제 용 같지만 몸통이 반투명하다.

강혜분; [타... 타노아저씨!] 환호하고

벽옥령; [타... 타노!] 비몽사몽간에 역시 타노를 알아보고 놀라고

타노; (아슬아슬 했군.) 강혜분과 벽옥령의 옆으로 내려서고

강혜분; [아... 아저씨가 어떻게 여기에...] 흥분. 안도

타노;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하고... 우선 아가씨를 돌봐라.] 팟! 손가락을 튕겨 레이져같은 빛을 강혜분의 가슴에 쏘고

퍼득! 그 빛에 가슴이 찍힌 강혜분의 몸이 퍼덕이고. 이어

강혜분; [아가씨!] 벌떡 일어나며 벽옥령에게 기어가려 하고

강혜분; [잠깐... 잠깐만 기다리세요. 내상약을 먹여드릴게요.] 벽옥령의 옆에 무릎을 꿇으면서 자기 품속을 뒤진다. 하지만 벽옥령은 강혜분을 보고 있지 않다. 소지존에게 다가가는 타노의 뒷모습을 보고

벽옥령; (타노...) 강혜분이 약병을 하나 꺼내는 배경으로 타노를 보고

<우리 황금전장의 일개 하인인 타노가 저렇게 대단한 인물이었나?> 한쪽 어깨에서 용이 빠져나와 꿈틀거리는 타노의 뒷모습. 마치 산처럼 크게 보이고. 그 앞쪽에서 당황하는 소지존이 작게 보인다.

소지존; (뭐지 저 꼽추?) 자기에게 다가오는 타노를 보며 아연긴장하고

<외모는 볼품없는데 아버지에게서나 느꼈던 무시무시한 위압감을 풍기고 있다. 마치 산이 하나 다가오는 것 같고...> 타노의 거대한 앞모습.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뿜어지고 있고

<게다가 꼽추의 어깨에서 빠져나와 꿈틀거리는 저 용의 형상은 심상치가 않다.> 타노의 어깨에서 빠져나와 꿈틀거리는 반투명한 용의 형상 크로즈 업 배경으로 소지존의 생각. 그러다가

소지존; [!] 무언가 깨닫고 눈 부릅

소시존; (혹시 전설속의 그 인물이 남긴 무공 아닐까?) 긴장할 때

타노; [네놈이 누군지는 묻지 않겠다.] 쿠오오! 살벌한 기운을 뿜어내고

움찔! 하는 소지존

타노; [곧 죽을 놈이니 궁금할 것도 없으니...] 쩌엉! 두 눈에서 강렬한 빛이 뿜어지고. 그러자

소지존; [꼽추 따위가...] 수치심에 이를 부득 갈고

소지존; [누구 앞에서 감히 개소리냐?] 쩡! 쩡! 몸에서 칼날 형태의 섬광들이 마구 빠져 나온다. 검벽신공과 비슷한데 검의 형상이 온몸을 덮는 검벽신공과 달리 칼날 형상이 하나하나 몸에서 빠져나와 허공에 뜨는 게 다르다.

뽁! 물약이 든 유리병의 마개를 따다가 돌아보는 강혜분. 벽옥령도 타노와 소지존이 대치하고 있는 쪽을 보고 있고

타노; [살기를 고형화 시키는 경지에 이르렀군.] 눈 번득

타노; [나이에 비하면 믿기지 않는 성취다만...] 멈춰서고

타노; [그래봤자 오늘 네놈이 살 수 있는 가능성은 없다.] [죽더라도 후회가 남지 않도록 젖 먹던 힘까지 써봐라.] 쿠오오!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는 타노의 한쪽 어깨에서 빠져나온 용이 꿈틀거리고

소지존; [누가 죽을지 보자 꼽추야!] 크왓! 기합을 넣고

투쾅! 쩍! 수많은 칼의 형상이 타노에게 날아간다. 직선으로도 날아가지만 포물선을 그리며 타노의 옆과 위로 날아들기도 하고. 마치 유도미사일이 날아드는 것 같고. 그 때문에 피할 곳이 없다.

강혜분; [조심하세요.] 벽옥령의 상체를 일으켜 자기 무릎에 고개를 얹게 한 자세로 약을 먹이려다가 비명 지를 때

콰콰쾅! 쾅! 칼날 형상의 섬광들이 그대로 타노의 몸에 박힌다

강혜분; [악!] 자기도 모르게 비명. 벽옥령도 눈을 치뜨고

소지존; (해치웠다!) 흥분. 하지만 그 직후

스스스! 츠츠츠! 칼날 형상의 섬광들이 타노의 몸으로 스며 들어간다

소지존; (설... 설마 내 무영삭도(無影削刀)를 흡수한다는 건가?) 경악할 때

슥! 손을 앞으로 내미는 타노. 그러자

크왕! 엄청난 속도로 소지존에게 날아드는 용. 타노의 어깨에서 완전히 빠져나가는 모습이다.

소지존; [헉!] 바웅! 기겁하며 몸을 강력한 방어막으로 덮는 소지존. 하지만

쾅! 방어막을 그대로 뚫고 들어오는 용의 아가리. 다만 반투명하던 원래 모습이 아니라 투명하여 형태만 있는 용의 모습이다. 방어막에 의해 힘이 약해진 모습

소지존; [안돼!] 비명 지르며 양팔을 교차시켜 막으려 하고

펑! 소지존의 팔과 가슴을 통과해서 등으로 빠져나가는 투명한 용의 형상

소지존; [끄아아악!] 펑! 퍼덕이며 허공으로 튀어 오르고. 투명한 용은 그자의 몸을 관통한 후 허공으로 치솟고 있다.

강혜분; [죽어라!] 환호하고

벽옥령; [아!] 눈 치뜨고.

퍼억! 등부터 바닥에 처박히는 소지존.

손을 내리고 그자에게 다가가는 타노. 허공에서는 투명해진 용이 꿈틀거리며 다시 타노에게 날아오고 있고

소지존; [끄윽!] 심장마비를 당한 것처럼 벌벌 떨며 신음하는데

푸시시! 용이 통과한 부분의 옷이 삭아서 흩어진다. 옷이 흩어진 안쪽에는 둥글게 따리를 튼 용 형상의 상처가 나있고

타노; (신룡번(神龍幡)에 관통 당하고도 즉사하지 않는 놈이 있을 줄을 몰랐군.) 소지존에게 다가가고. 슈우! 투명해진 용이 어깨로 스며들어간다. 이하 용은 타노의 몸으로 완전히 스며들어가 보이지 않는다. 대신

츠츠! 츠츠! 걸어가는 타노의 몸에서 투명한 칼날들이 돋아난다. 바로 소지존이 날렸던 칼의 형상들이다

소지존; (마... 맙소사!) 경악

소지존; (몸속으로 파고들었던 무영삭도를 다시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 사력을 다해 일어나며 경악하고

툭! 툭! 푸시시! 타노의 몸에서 빠져나온 투명한 칼날들이 허공에서 부서져 사라지고

소지존; [이청풍 말고도 괴... 괴물이 또 있었구나!] 무릎 꿇고 앉아서 두 손을 만세 하듯 쳐들며 이를 갈고

타노; [네놈, 청풍이와 은원이 있었느냐?] 눈 번뜩일 때

소지존; [바로 그렇다!] 쾅! 만세 하듯 높이 쳐들었던 두 손으로 바닥을 강하게 내려친다. 그러자

펑! 타노와 소지존 사이에 강한 흙먼지가 확 일어난다

강혜분; [도망치려 해요!] 놀랄 때

타노; [허튼 수작이다!] 손을 확 젓고. 그러자

투쾅! 쾅! 타노의 몸에서 빠져나오던 칼 형상의 빛들이 흙먼지 속으로 날아 들어간다

[끄아아악!] 흙먼지 속에서 처절한 비명이 터지고.

강혜분; (해치운 걸까?) 기대. 하지만

타노; [...!] 휘익! 찡그리며 다시 손을 젓고. 그러자

펑! 시야를 가렸던 흙먼지가 사방으로 흩어지며 시야가 트인다. 하지만

쿵! 주변에 여기저기 피가 뿌려져 있을 뿐 소지존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강혜분; (그자가 사라졌다.) 찡그리고

강혜분; (여러모로 비범한 자다.) 벽옥령의 입에 약병 입구를 대고

타노; (놓쳤군.) 찡그리는데

주르르! 입에서 피가 흐른다

타노; (절전되었다고 알려진 마귀동의 마공 무영삭도를 구사하기도 하고...) (결코 가벼이 볼 수 있는 놈이 아니었다.) 슥! 소매로 입가의 피를 닦는다

타노; (생각 같아서는 추격해서 숨통을 끊어놓고 싶지만...)

타노; (너무 빨라 피할 수 없어서 몸으로 흡수했던 무영삭도에 가볍지 않은 내상을 입었다.) 얼굴 조금 찡그리며 돌아서고

타노; (오늘 저놈을 놓친 게 나중에 화근이 될지도 모르겠다.) 강혜분과 벽옥령에게 다가가고. 강혜분은 벽옥령에게 유리병 속의 물약을 먹이고 있다.

타노; [옥령이의 내상은 어떠냐?] 옆에 멈춰서며

강혜분; [온몸의 심맥이 충격을 받아서 한동안 정양(靜養)을 해야할 것 같아요.] 약병을 벽옥령의 입에서 떼며 돌아보고

타노; [그만하기 다행이다.] 강혜분의 맞은편에 한 쪽 무릎을 꿇으며 앉고

벽옥령; [아... 아저씨!] 눈에 초점이 조금 돌아와서 타노를 올려다보고. 얼굴이 창백하다

타노; [네 엄마... 마님의 분부로 널 따라왔다.] 벽옥령의 머리를 쓰다듬고

벽옥령; [안... 안돌아가요.] 고개 젓고

벽옥령; [청풍오빠의 생사를 확인하기 전에는 절대 집으로 돌아가지 않을 거예요.] 울면서 말하고

타노; [안심해라.] 미소 지으며 벽옥령의 머리에서 손을 떼고

타노; [청풍이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어떤 분의 혼백의 보호를 받고 있다.] [그 때문에 남의 손에 간단히 변을 당하지는 않는다.]

벽옥령; [청풍오빠가... 무사하다는 말씀이신가요?]

타노; [지금은 몸을 추스르는데 전념하거라. 머잖아 청풍이와 만나게 될 테니...] 손등으로 벽옥령의 뺨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고

강혜분; (볼수록 알 수 없는 분이다.) 타노가 벽옥령의 눈물 닦아주는 걸 보며 생각하고

강혜분; (믿어지지 않는 막강한 무공을 지닌 것도 그렇고... 아가씨를 손 아래 사람처럼 대하는 게 너무도 자연스럽다.)

<과연 타노아저씨에게는 어떤 비밀이 있는 것일까?> 장내의 모습 배경으로 강혜분의 생각 나레이션

 

#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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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용문> 오후

선착장에 도착하는 쾌속선. 바로 타노가 탄 쾌속선. 타노는 뱃머리에 서서 다가오는 선착장을 보고 있다. 사공들은 지친 표정들이다.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고. 헌데

선착장에는 중년의 사내가 한명 서서 기다린다. 바로 #155> 끝에 나온 잡화를 파는 가게의 주인

턱! 쾌속선이 부두에 닿고

타노; [모두 수고했네.] 슥! 사공들에게 말하며 배에서 내리고. 손을 품속에 넣으며

[별 말씀을!] [살펴가십시오 대인.] 헐떡이면서도 고개 숙여 인사하는 사공들. 모두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다.

타노; [돌아가기 전에 이 마을에서 목 좀 축이도록 하게.] 툭! 돈주머니 하나를 자기가 앉아있었던 뱃머리에 던져놓고

[감사합니다 대인.] [잘 쓰겠습니다.] 입이 귀에 걸리는 사공들

쾌속선을 등지고 중년인에게 다가가는 타노

중년인; [소인 장명이 이대인을 뵙습니다.] 다가오는 타노에게 포권하고

타노; [수고가 많으시오 장형.] 마주 포권하고

타노; [아가씨가 이곳에서 하선을 했을 것 같소이다만...] 멈춰서며 손을 내리고

중년인; [그렇습니다.] [벽소저께서는 이각(二刻; 30분) 전쯤 서안으로 향하는 관도로 가셨습니다.] 역시 손을 내리고

타노; [말을 타거나 경신술을 펼치진 않았소?]

중년인; [도보로 가셨고 그리 서두르는 기색은 없었습니다.]

타노; [고맙소 장형! 도움이 되었소이다.] 다시 포권하며 걸음 옮기고

중년인; [별 말씀을... 살펴가십시오.] 마주 포권하고

타노; (이각이라...) 벽옥령과 강혜분이 간 쪽으로 걸어가며 생각하고

타노; (서둘러 가지 않았다니 곧 따라잡을 수 있겠구나.)

타노; (따라 잡는다고 해도 그 말괄량이를 설득해서 집으로 데리고 가는 일이 간단치 않겠지.) 한숨

 

#159>

청풍이 머무는 마을. 역시 오후

객잔.

 

객잔 내부의 독채. 건물 앞에서 여전히 술 마시고 있는 독두신개와 팽혼. 독두신개가 주로 마시고 팽혼은 말 상대하는 중

건물에서 나오는 청풍. 술 마시다가 돌아보는 독두신개와 팽혼

팽혼; [이공자.] 일어나고

팽혼; [소소는 잠이 들었습니까?] 문을 닫는 청풍에게

청풍; [다행히 금방 잠들었습니다.] 문을 등지고 걸어오고. 물론 맨손이고

독두신개; [전궁창은 소소엄마에게 준 건가?] 다가오는 청풍에게 묻고

청풍; [사용법을 알려주느라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멋쩍게 웃으며 멈춰서고

독두신개; [잘했네. 전궁창은 자네보다 소소엄마가 더 요긴하게 쓸 테니...] 끄덕

팽혼; (그래서 반 시진 남짓이나 침실에서 나오지 않았었군.)

독두신개; [이제 어디로 갈 생각인가?]

청풍; [저는 화산 쪽에 볼일이 있습니다.]

독두신개; [서쪽으로 가는 길이라면 잘 되었군.]

독두신개; [낙양 근처를 지날 때 북쪽의 북망산 쪽으로 가보게.] [재미있는 일이 있을 수도 있으니...]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청풍; [재미있는 일이라면...?]

독두신개; [직접 가서 확인해보게나.] 웃고

청풍; [그리 하겠습니다.] 포권하고

청풍; [다음에 뵐 때까지 강녕하시기 바랍니다.]

독두신개; [고맙네. 우린 머잖아 다시 보게 될 걸세.] 끄덕이고

청풍; [팽형과도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해야겠습니다.] 팽혼에게 포권

팽혼; [살펴가십시오 이공자.] 마주 포권

담장에 난 문쪽으로 가는 청풍.

나오는 청풍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철각개와 다른 거지. 고개 숙여 답례하고

객잔 내의 다른 건물들 쪽으로 걸어가는 청풍

팽혼; [이공자를 북망산쪽으로 가보라 권하신 건 혹시...] 의자에 다시 앉으며 담장의 문쪽을 보며 말하고. 이제 청풍은 건물들 사이로 사라지고 있다

독두신개; [혈세사패의 잡것들이 냄새를 맡고 심우장 주변으로 꼬이고 있는 중이야.] 웃으며 술을 마시고

독두신개; [그 때문에 제법 피해가 생길 수도 있었는데 이청풍이 대신 청소를 해주겠지.] 히죽 웃고

팽혼; [이공자의 무공이 대단한 건 알고 있습니다만...] [다수의 혈세사패 정예들과 조우하면 위험해질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독두신개; [그놈에 대한 걱정은 비끄러매 둬도 된다.] 웃고

독두신개; [뜬금없이 세상에 나타난 저 괴물을 위협할 수 있는 인간은 천하를 통틀어도 채 열명이 안 될 테니...]

팽혼; (맙소사!) 경악

팽혼; (이청풍이 천하십대고수 안에 든단 말인가? 채 약관도 안되어 보이는 애송이인데...) 경악하고

<독두신개님 말씀대로라면 나는 장차 고금제일인이 될지도 모를 기린아와 안면을 튼 셈이로구나.> 장내의 모습 배경으로 팽혼의 생각 나레이션

 

#160>

산중에 난 길. 상당히 넓고 잘 닦여진 길인데 인적이 없다.

그 길을 걸어오는 죽립 쓴 두 사람. 남장을 한 벽옥령과 여자 모습 그대로인 강혜분이다. 강혜분은 종이를 보고 있는데 지도다.

강혜분; [이 관도를 따라서 삼십여 리 쯤 더 가면 다시 배를 탈 수 있는 선착장에 도착할 거예요.] 접은 지도를 보면서 말하고

강혜분; [서안까지는 천리 이상을 더 가야하는데 배를 타는 게 좋지 않을까요?] 벽옥령을 돌아보고

벽옥령; [도보로 갈지 배를 탈지는 다음 마을에서 저녁을 먹을 때 결정하도록 해.] [어차피 오늘은 객잔에서 자야할 것 같으니...]

강혜분; [그렇게 하지요.] 지도를 품속에 넣고

벽옥령; [그런데 좀 이상하네.] 눈 반짝

강혜분; [이상하다니요?]

벽옥령; [언제부터인가 이 길에 인적이 끊겼어.] 어른스러운 표정으로

강혜분; (그러고 보니!) 긴장하고

강혜분; (이 길은 낙양에서 서안으로 통하는 관도라 늘 오가는 행인들로 붐벼야한다.) 긴장하며 곁눈질로 앞뒤를 살피고

강혜분; (헌데 갑자기 인적이 사라지고 우리 둘만 길을 가고 있다는 건...) 무언가 깨닫고 긴장하고

벽옥령;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드네.] 웃고

강혜분; (재미있는 일이라고 하기에는 심각한 상황인데...) 꾹! 왼쪽 허리에 찬 칼의 칼집을 움켜쥐고. 그때

벽옥령; [나왔어.] 웃으며 앞을 보고

슥! 앞쪽 길 좌우 숲에서 각기 두 명씩 모습을 드러내는 사내 네 놈. 전형적인 산적 모습을 하고 있다. 실제로는 환마루 소속 무사들이다. 위진천의 사주를 받고 벽옥령과 강혜분을 농락하려는 것, 그래도 산적으로 표기. 산적들은 칼과 창, 도끼 등 산적들이 쓸만한 무기를 들었다. 칼을 든 놈이 두명이다.

강혜분; [산적들이로군요.] 멈춰서며 산적들을 노려보고. 산적들은 히죽거리며 길을 막아서고 있다

벽옥령; [퇴로도 막혔어.] 뒤를 보며 웃고. 강혜분도 뒤를 돌아보고

두 여자가 지나온 쪽 길에도 네 명의 산적이 좌우 숲에서 나오며 길을 막는 중이다. 역시 무기는 칼과 도끼다. 칼이 세 개, 도끼가 하나

강혜분; [산적들이 강도질을 하려고 길을 막아서 이 근처에 인적이 없었군요.] 긴장하고

벽옥령; [그런 것 같애.] 태연

벽옥령; [단지 우리 둘만 콕 찝어서 표적으로 삼았다는 게 예사롭지가 않아.] 갸웃

강혜분; (산적들이 우리가 누군지 알고 노린다는 건가?)

강혜분; (그럴 수도 있다. 아가씨가 황금전장의 영애라는 걸 아는 자라면 군침을 흘릴 수도 있으니...) 당찬 표정인 벽옥령을 곁눈질하며

벽옥령; [긴장되는 상황이긴 하지만 흥분도 되네. 그동안 익힌 내 무공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볼 기회니까.] 스릉! 짊어지고 있던 검을 뽑고. 검의 날이 반투명해서 평범한 검이 아님을 보여주고

강혜분; (이런 일을 당하니 청풍이가 한 말이 예사롭게 느껴지지 않는구나.) 창! 허리에 찬 칼을 뽑고.

그런 강혜분의 뇌리에 떠오르는 #35> 마지막에 청풍이 하던 말

 

청풍; [그런 일이 없길 바라지만...] [언제고 이화접목이 누님에게 필요한 때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회상 끝

 

강혜분; (청풍이는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우리에게 무공을 가르쳐준 것일까?) 긴장하며 생각할 때

산적들1; [이년들아! 목숨이 아까우면 허튼 생각마라.] [십리 안쪽에서 네년들을 도와줄 인간 따윈 없어.] 앞쪽의 산적들이 히죽거리며 다가오고. 산적들1로 표기

산적들2; [살고 싶으면 갖고 있는 거 몽땅 바쳐야할 거다.] [물론 돈 되는 것뿐만 아니나 네년들의 몸뚱이도...] 뒤쪽의 산적들도 다가오고. 산적들2로 표기

벽옥령; [그쪽 놈들 언니가 처리해.] 강혜분에게 말하며 앞으로 걸어가고

강혜분; [뒤는 걱정마세요 아가씨!] 긴장하지만 끄덕이며 돌아서고

산적들1; [얼씨구!] [순순히 굴복하지 않겠다?] 앞쪽의 산적들이 눈을 부라리고

산적들2; [좋은 말로 할 때 무기 내려놔라.] [앙탈 부리면 한번 귀여워해준 후 매음굴에 팔아버릴 수도 있다.] 뒤쪽의 산적들도 강혜분에게 다가오며 칼을 휘두르고

강혜분; (죽일 놈들! 뭐 매음굴에 우릴 팔아넘기겠다고?) 분노하며 노려보고

벽옥령; [좋아 결정했다.] 앞으로 걸어가며 표정이 살벌해지고

산적1; [결정? 무슨 결정?] 벽옥령의 앞쪽 산적들 중 한 놈이 어리둥절

벽옥령; [원래는 혼만 좀 내줄 생각이었다만...] [더러운 말을 싸지른 대가로 전부 죽여주겠다.] 검을 겨누며 산적들에게 다가가고. 그러자

산적들1; [사타구니에 날 것도 안 난 년이 뭐가 어쩌고 어째?] [죽지 않을 만큼 주물러주마!] [쳐라!] 쩍! 쐐액! 네명의 산적이 일제히 벽옥령에게 쇄도하며 칼과 창, 도끼들을 휘두르고 찌른다.

산적들2; [쳐라!] [저년은 내가 먼저 맛보겠다.] [죽이진 마라!] 뒤쪽의 산적들도 강혜분을 향해 무기를 휘두르며 돌진하고

쐐액! 벽옥령을 공격해오는 네 자루의 무기들 중 창이 가장 길어서 가장 먼저 벽옥령에게 쇄도하고. 하지만

스악! 벽옥령의 검이 그어지자 그대로 잘리는 창의 손잡이 창대. 창대의 잘려진 단면이 날카롭다.

창; [조심해라! 보검이다!] 잘린 창을 들고 놀라며 급정거. 그 앞에서 다른 세 놈이 벽옥령을 향해 쇄도하고 있고

쩍! 부악! 좌우에서 벽옥령에게 날아드는 두 자루의 칼. 벽옥령은 창을 자른 자세로 몸을 돌리려 하고 있고

벽옥령; (은원살법!) 스악! 몸을 팽이처럼 돌리며 검을 휘두르고

탕! 탕! 칼들이 벽옥령의 검에 부딪히며 강하게 튕겨지며

[크악!] [컥!] 퍽! 푹! 휘어지며 돌아오는 자기 칼에 베어져 비명 지르는 두 놈.

창; [헉!] 부러진 창을 든 놈이 그걸 보며 비명 지를 때

도끼; [이년!] 도끼로 벽옥령을 내리찍는 네 번째 산적. 하지만

벽옥령; (능파미보!) 스윽! 깃털처럼 변한 벽옥령의 몸이 도끼가 일으키는 바람을 타고 뒤로 홱 밀려나며 날아오르고

쾅! 벽옥령이 있던 자리를 찍는 도끼. 직후

콱! 도끼를 내리친 탓에 몸을 숙인 도끼 쓰는 자의 등을 밟는 벽옥령의 발

벽옥령; [태산압중보(泰山壓重步)!] 쾅! 엄청난 무게로 그자의 등을 내리밟는 벽옥령의 발. 그대로 바닥에 처박히는 그자의 몸뚱이

퍼억! 콰당탕! 나뒹구는 칼을 쓴 자들. 그 앞에서 몸이 바닥에 박히는 도끼 쓰는 자. 오공에서 피가 팍 터진다. 벽옥령은 그자의 몸뚱이를 밟으며 내려서고

창; [죽일 년!] 핑! 중간이 잘려 뾰족해진 창을 던지는 네 번째 산적. 미사일처럼 벽옥령에게 날아오는 창대. 하지만

벽옥령; [돌아가라!] 눈 부릅뜨는 벽옥령

펑! 벽옥령의 앞에 형성되는 보이지 않는 장벽에 부딪혀서 튀어 오르는 창대

투학! 더 빠른 속도로 던진 자에게 날아가는 창대.

창; [안... 안돼!] 기겁하며 피하려는 그자. 하지만

퍽! 그자의 가슴을 관통하는 창대

창; [이게 무슨...] 비틀! 자기 몸을 관통한 창대를 두 손으로 잡고 뒤로 비틀거리는 그자. 이어

퍼억! 뒤로 넘어져 죽는다.

벽옥령; [별 것도 아닌 놈들이 입맛 살았잖아.] 냉소하지만 얼굴이 발개졌다.

벽옥령; (첫 살인...) (그런데 너무 간단히 죽었어.) 시체들을 둘러보고. 얼굴이 흥분으로 물들고

벽옥령; (내 무공이 강한 걸까? 이자들이 보잘 것 없는 산적이었기 때문일까?) 시체들을 보며

시체들의 모습. 아직 몸이 푸들푸들 떨리고 있다.

벽옥령; (어쨌거나 기분은 좋지 않다. 토할 것 같고...) 손으로 입을 막고. 그때

[크악!] 뒤에서 들리는 비명. 흠칫! 돌아보는 벽옥령

[헉!] 강혜분을 상대하던 산적 한 놈의 칼이 동료의 가슴을 찌르고 있다. 기겁하는 찌른 놈. 다른 두 놈도 경악하고. 그 앞에서 강혜분이 칼로 가슴이 찔린 놈을 겨누고 있다.

벽옥령; (혜분 언니가 이화접목을 써서 산적들끼리 서로를 공격하게 만들었구나.) 안도하며 강혜분의 뒤로 걸어가고

[왕표! 네... 네가 왜 나를...] 가슴 찔린 놈이 자길 찌른 놈을 노려보며 비틀. 눈을 부릅뜨고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아... 아니야! 칼이 제멋대로 움직인 것뿐이야.] 팟! 찌른 놈이 사색이 되어 물러서며 칼을 뽑고. 그자의 칼이 뽑힌 상처에서 피가 뿜어지고. 찔린 자는 쓰러지려 하고

[이년!] [요사한 술법을 쓰는구나.] 부악! 쩍! 지켜보던 두 놈이 강혜분을 공격해온다. 칼과 도끼다. 하지만

휘익 몸을 돌려 칼을 피하는 강혜분. 이어

캉! 도끼는 자기 칼로 막는 강혜분. 그러자

[헉! 도끼가 제멋대로...] 스악! 강혜분이 휘두르는 대로 도끼를 옆의 동료에게 휘두르며 기겁하는 도끼 쓰는 놈

[안돼!] 칼을 휘둘렀던 놈이 기겁하지만 가까워서 피할 수 없고

퍽! 도끼가 그자의 목 아래 가슴에 박힌다

[끄윽!] 도끼가 목 아래 박힌 놈이 눈을 까뒤집으며 쓰러지려 하고

[내... 내가 한 게 아니다!] 도끼를 놓고 물러서며 비명 지르는 도끼 쓰는 놈. 직후

푹! 그자의 목을 궤뚫는 투명한 검. 벽옥령의 검이다

벽옥령; [그만 꽥꽥 거려! 듣기 싫으니까.] 검을 내민 자세로 노려보고

강혜분; [고마워요 아가씨!] 돌아보고

벽옥령; [마지막 놈은 언니가 처리해!] 팟! 도끼 쓰던 놈의 목에서 검을 뽑으며 한쪽을 보고. 그놈 상처에서 피가 뿜어지고

뒤를 돌아보는 강혜분. 처음에 동료를 찌른 놈이 사색이 되어 돌아서서 달아나려 한다. 하지만

강혜분; [동료들만 두고 가는 건 우정이 아니잖아.] 팟! 칼을 강하게 던지고

[컥!] 퍽! 등에 칼이 깊이 박혀 휘청하는 그놈

퍼억! 앞으로 쓰러져서 죽는 그놈

 

#161>

#161>

현장이 내려다보이는 높은 나무 위. 거리는 백여 미터. 그 나무 위에 서있는 위진천

위진천의 시점.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관도에 산적 여덟 놈이 죽어있다. 벽옥령은 칼날에 묻은 피를 마지막이 죽인 시체에 대고 닦는 중이다. 한 발로 시체를 밟고. 강혜분은 자기가 던진 칼에 죽은 놈에게 다가가고 있다.

위진천; [이거 참...] 머리 긁적

위진천; [저렇게 어이없이 죽어버리면 내 계획이 말짱 도루묵이 되는 건데...] 오만상을 쓰며 관도를 내려다보고

<산적으로 위장한 환마루 놈들로 저 두 년을 곤경에 처하게 만드는 것이 애초에 내가 세운 계획이었다.> 강혜분이 앞으로 엎어진 시체에서 자기 칼을 뽑는 배경으로 위진천의 생각 나레이션

<강간당할 위기에 처했을 때 내가 짠! 하고 나타나 구해주면 저년들이 자진해서 몸을 바칠 거라 생각했었다.> 산적 시체에 닦은 보검을 살펴보는 벽옥령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헌데 어이없게도 환마루의 인간들이 저 두 년에게 간단히 학살을 당했다.> 널려있는 산적들의 시체

위진천; [비록 지옥갱의 지옥광전사나 백살파의 백일자객들에는 못 미처도 환마루 놈들 무공도 무시못할 수준이었다.]

위진천; [구대문파의 장로쯤 되어야 죽일 수 있는 놈들이었는데...]

위진천; [저 두 년은 정체가 뭐기에 환마루 놈들이 상대가 안된 것일까?] 찡그리고. 그러다가

[!] 눈 부릅뜨는 위진천. 그런 위진천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화산 창천애에서 자신이 청풍과 싸우던 #71의 장면이다. 귀신 가면을 써서 소지존으로 위장한 위진천 자신이 날린 공격을 청풍이 바람에 날리는 깃털처럼 날아서 피하던 장면이다.

위진천; [그러고 보니...] 흥분 경악

<저 년들도 상대의 공격에 실린 힘을 타고 날아다녔었다.> 내려치는 도끼의 힘을 빌어 깃털처럼 날아오르던 벽옥령의 모습을 배경으로 위진천의 생각 나레이션

위진천; [이청풍!] [저 년들은 그놈과 관련이 있는 계집들이었다.] 이를 부득 갈며 품속에 손을 넣고. 흥분과 살기로 물든 얼굴

위진천; [이가놈과 아는 년들이라면 자고 재시고 할 거 없다.] 다시 꺼낸 위진천의 손에는 귀신 가면이 들려있다.

위진천; [오늘 저 년들을 잔인하게 짓밟아서 이가놈에게 복수를 해야겠다.] 흐흐흐! 슥! 웃으며 가면을 얼굴에 가져가고. 이하 장면에서 위진천은 귀신가면을 썼으므로 소지존으로 표기

 

#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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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남일녀로 보이지만 앞장 선 꼬맹이는 남장을 한 계집이다.> 죽립을 조금 들고 주변 두리번거리는 벽옥령의 모습 배경으로 호요희의 생각 나레이션

호요희; (나이는 어려 보이지만 한눈에 봐도 절세미녀잖아.) 창밖을 보며 샐쭉. 소지존도 넋이 나가서 보고 있고

호요희; (샘나네.) 힐끔 그런 소지존을 보는 호요희

<소지존은 어리고 예쁜데다가 남장까지 하고 있어서 야릇한 분위기를 풍기는 저년에게 매료된 눈치다.> 넋이 나가서 창밖을 보는 소지존의 모습 배경으로 호요희의 생각 나레이션. 그 사이에 벽옥령과 강혜분은 객잔 쪽으로 오고 있다.

호요희; (나이가 깡패라고... 어린년들과 경쟁해서 소지존의 마음을 사로잡는 건 쉬운 일이 아니겠다.) 소리없이 한숨 쉬고.

그 사이에 벽옥령과 강혜분은 객잔 앞을 지난다. 서로 무언가 얘기하는데 벽옥령은 들뜬 표정이다. 반면 강혜분은 조금 긴장한 표정이고. 그때

소지존; [호요희, 넌 바쁜 일이 있다고 하지 않았느냐?] 시선을 창밖으로 향한 채 말하고. 그러자.

호요희; [예, 서장(西藏;티벳) 일대를 주름잡는 마두들인 장역삼흉(藏域三凶)과 만날 약속이 되어 있사옵니다.]

소지존; [장역삼흉은 개개인이 구대문파 장로들에 필적하는 무공을 지닌 자들이지.]

소지존; [잘만 포섭하면 호천집성연을 깽판 놓는데 제법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이다.]

호요희; [천녀는 이만 장역삼흉을 만나러 가겠사옵니다.] 마지못해 일어나고

소지존; (눈치 하나는 쓸만하단 말이지.) + [어서 가봐!] 가라는 시늉. 시선은 객잔을 지나가는 벽옥령과 강혜분의 뒤를 따르고 있고

호요희; [하오면 오늘 밤 심우장(尋牛莊)에서 다시 뵙겠사옵니다.] 날아갈 듯 허리 숙여 인사하고. 물론 소지존은 돌아보지도 않고 고개만 끄덕이고

입술 깨물며 돌아서고

<꼴 좋구나 여우년아.> <그렇게 꼬리를 쳤음에도 소지존으로부터 완전히 개무시를 당했군.> <쌤통이다.> 다른 놈들 히죽 거리는 배경으로 일층으로 향하는 계단 쪽으로 가는 호요희. 도도하고 교태로운 자태로

호요희; (두고 보라지!) 계단으로 가며 입술 깨물고

호요희; (소지존 당신도 결국 내 매력 앞에 굴복하게 될 테니까.) 계단을 내려가며 창가 쪽의 소지존을 흘겨본다.

그러거나 말거나 고개를 창밖으로 좀 내밀어서 벽옥령과 강혜분의 뒷모습을 보는 소지존. 벽옥령과 강혜분은 종종 걸음으로 거리 저편으로 가고 있다.

소지존; [환마루!] 그걸 보며 말하고

[봉명!] [하명하십시오 소지존!] 기생 오라비같은 자들이 급히 일어나며 허리 숙이고

소지존; [호천집성연을 난장판으로 만들러 가기 전에 너희들이 한 가지 해줄 일이 있다.] 음산하게 웃는 소지존. 그리고

 

멀어지는 벽옥령과 강혜분.

잡화를 파는 가게에서 주인으로 보이는 중년사내가 가게에서 나오며 벽옥령과 강혜분의 뒷모습을 보고 있다. 전형적인 장사꾼 캐릭터인데 손에 종이를 한 장 들고 있다.

종이를 보는 중년인.

그 종이에 그려진 것은 벽옥령의 초상화다. 물론 여장한 모습

 

#156>

산중의 그리 크지 않은 마을. 그래도 있을 건 다 있다. 객잔. 여러 종류의 상점

그 중 객잔.

 

객잔 안쪽. 담장으로 분리된 독채. 담장에 난 문은 건장한 거지 둘이 지키고 있다. 두 거지중 한명은 철각개.

담장 안쪽. 독채 건물 앞 정원에는 탁자 놓여있는데 탁자에는 세 사람이 둘러앉아 있다. 청풍과 독두신개와 팽혼이다. 탁자에는 간단한 주안상이 차려져 있고. 세 사람은 술을 마시는 중이다. 청풍이 쓰던 창 전궁창은 청풍의 옆에 거꾸로 꽂혀있다.

독두신개; [혼원문이라...] 술을 마시며 청풍을 보고

청풍; [일인전승(一人傳承)이며 세외(世外)의 문파라 생소하실 것입니다.] 술잔을 들고 있지만 마시지는 않는다.

독두신개; [확실히 이 늙은 거지의 견문으로도 들어본 적이 없는 문파로구만.] 끄덕이며 술을 마시고

청풍; [세상일에는 관여하지 말라는 것이 저희 사문 조사의 유훈입니다.]

청풍; [그래서 저도 소소처럼 어린 아이가 위험한 상황에 처한 것을 보지 않았다면 손을 쓰지 않았을 것입니다.]

독두신개; [역시 세상은 넓구만.] [백 살을 바라보는 나이인 노화자가 처음 들어보는 문파도 있고...] 말하며 전궁창을 보고

독두신개; [그 창, 백일자객에게서 빼앗았다고?]

청풍; (백일자객들과 싸운 현장에 개방 제자가 있었군.) + [그렇습니다.]

독두신개; [노화자가 한번 볼 수 있겠는가?]

청풍; [물론입니다.] 팟! 전궁창을 뽑고

청풍; [여기...] 독두신개에게 두 손으로 내민다.

독두신개; [고맙네.] 역시 두 손으로 받아 전궁창을 살펴보고.

독두신개; [역시 그렇군.] 끄덕

청풍; [사연이 있는 창 같습니다.]

독두신개; [있고 말고!]

독두신개; [이 창의 이름은 전궁창(電弓槍)이야.] [전설적인 명장 귀부옹(鬼斧翁)의 걸작이지.] 창을 살펴보며

청풍; [전궁창...] [잘 어울리는 이름입니다.]

독두신개; [이 창날은 탄현한철(彈絃寒鐵)이란 특수한 재질로 만들어졌어.] 창날을 두 손으로 잡고 한손으로 창날 끝을 휘려고 한다.

독두신개; [힘을 가하면...] 끼이! 창날을 휘고

독두신개; [몇 배의 반발력을 일으키지.] 텅! 다시 놓자 용수철처럼 튕겨진다

부르르! 여러 번 진동하는 창날

청풍; [그래서 내공을 주입하면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는군요.]

독두신개; [내공을 주입하는 방향에 따라 다시 돌아오게도 할 수 있지.]

독두신개; [덕분에 어검술을 익히지 않은 자라도 이걸 쓰면 어검술 흉내를 낼 수 있어.] 부르르 진동이 잦아드는 창날을 보며 말하고

청풍; [신묘하면서도 기발한 병기입니다.]

독두신개; [전설에 의하면 귀부옹은 모두 백팔종의 신병이기를 만들었다고 하네.] 창을 청풍에게 내밀고

독두신개; [귀부백팔신기(鬼斧百八神器)라고 하는데...] [그 중 가장 뛰어난 몇 개는 환우십보에 들 정도였지.] 두 손으로 받는 청풍에게 창을 넘겨주며

창을 받아든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113>의 장면

 

섭장천; [부심지독(腐心之毒)에 중독당하고 환우십보중 하나인 멸신창(滅神槍)에 심장이 궤뚫리기까지 했으니 노부는 당연히 죽었어야한다.] 가슴 섶을 다시 벌린 채 벽을 등지고 앉아서 말하고. 용각신망은 그런 섭장천의 무릎에 따리를 틀고 앉아서 섭장천의 가슴의 상처를 혀로 핥고 있다.

회상 끝

 

청풍; (지존이 섭노야에게 치명상을 입힌 멸신창이란 무기도 귀부옹이 만든 것일 가능성이 있겠구나.) 팟! 창을 다시 옆에 거꾸로 박고

독두신개; [하지만 귀부백팔신기중 대부분은 동시대에 살았던 천불투(天不偸)가 귀부옹의 공방에서 훔쳐갔다고 전해지네.]

팽혼; [천불투!] [오직 하늘만 훔치지 못한다는 전설적인 도둑 아닙니까?] 아는 척 끼어들고

독두신개; [천불투는 일단 노린 물건은 반드시 손에 넣었다는 괴짜인데...] 끄덕

독두신개; [어떤 비밀스러운 장소에 자신이 평생 도둑질을 한 보물들을 감춰뒀다고 해.]

팽혼; [후배도 그 전설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팽혼; [투조보고(偸祖寶庫)라 불리는 천불투의 보물창고에는 황실보고를 능가하는 엄청난 보물이 숨겨져 있다더군요.]

청풍; [천불투의 보물창고에 있어야할 전궁창이 세상에 나왔다는 건...] 깨닫고

독두신개; [어떤 놈이 투조보고를 찾아냈다는 뜻이야.]

팽혼; [아!] 놀라고

청풍; (지존이다!) 깨닫고

독두신개; [백살파의 백일자객들이 쓰는 신병이기들은 대부분 귀부옹의 작품들일 테고...]

독두신개; [백살파 외에 다른 혈세사패들이 돌연 세력이 강대해진 것도 투조보고와 관련이 있을 게야.]

팽혼; [혈세사패 배후에 누군가 있을 것이라는 강호의 풍문이 사실이었군요.]

독두신개; [그자가 누군지는 곧 전 무림인이 알게 될 게야.] 의미심장하게

청풍; (이 늙은 거지도 지존의 존재를 알고 있는 것 같다.) 생각할 때

덜컹! 건물의 문이 열리고. 모두 돌아보고

건물에서 나오는 우유라. 옷을 단정하게 입었다.

청풍; [부인!] 일어나고. 팽혼도 일어나고. 독두신개는 앉아있고

청풍; [따님은 좀 어떻습니다.]

우유라; [공자께서 잘 보살펴주신 덕분에 별 탈 없사옵니다.] 문 앞에 서서 고개 조금 숙이고. 두 손 앞으로 모은 채

청풍; [다행입니다.]

우유라; [다만...] 말을 좀 망설이고

청풍;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는지요?]

우유라; [소소는 밤을 꼬박 새서 피곤할 텐데 쉽사리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으며...] 난감한 표정을 짓고. 이어

우유라; [공자께서 재워주면 잠이 올 것같다는 무리한 말을 하는군요.] 얼굴 조금 붉히고

청풍; [저런...] 난감할 때

독두신개; [기왕에 수고했으니 마무리도 짓도록 해.] 술 마시며 웃고

청풍; [그래야겠습니다.] 억지로 웃으며 창을 잡고

팟! 창을 뽑으며 건물 입구로 간다. 그러면서

곁눈질로 팽혼을 보고. 팽혼이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고

청풍; (팽혼이란 저 인물...) 쓴웃음 지으며 우유라가 기다리는 건물 입구로 가고

청풍; (아무래도 우부인에게 연심을 품고 있는 것 같구나.) 우유라가 열어주는 문으로 들어간다.

우유라도 따라 들어가고.

탁! 닫히는 문

소리 없이 한숨 쉬는 팽혼. 그때

독두신개; [실종된 제갈각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소소에게도 새 아빠가 필요해졌어.]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팽혼; [그... 그럴 것 같습니다.] 억지로 웃고

팽혼; [소소 나이 또래의 아이들에게는 어머니만큼 아버지란 존재도 중요하겠지요.] + (물론 내게는 언감생심이지만...) 한숨

 

#157>

커튼이 쳐져서 어둑하고 아늑한 침실. 거실 안쪽에 있는 침실이고. 그곳으로 들어오는 청풍과 우유라. 우유라가 문을 열어주고 청풍이 앞장 서서 들어온다. 창을 들고 있고

제갈소소; [아저씨!] 침대에 귀여운 잠옷 차림으로 누워 있다가 얼굴 발개지는 제갈소소. 이불을 가슴 중간까지 덮었고. 두 손을 밖으로 내놓고 있다. 침대 옆에는 등받이 없는 원형 의자 두 개가 놓여있다.

청풍; [우리 공주님, 잠이 안온다고?] 창을 침대 옆의 벽에 세워놓으며 웃고

제갈소소; [자려고 해도 소소를 잡아갔던 나쁜 사람들이 떠올라요.] 울먹이고

청풍; [저런!] 침대 옆의 의자에 앉고.

청풍; [하지만 그 나쁜 사람들은 나중에 어떻게 되었지?] 제갈소소의 손을 하나 잡고. 우유라도 옆의 의자에 앉고

제갈소소; [아저씨가 강물에 처박았어요.] 얼굴이 좀 밝아지고

청풍; [물에 빠진 생쥐 같다는 말 알고 있지?]

제갈소소; [응...] 고개 까닥

청풍; [그게 어떤 꼬락서니인지 소소가 직접 봤잖아.] 다른 손으로도 제갈소소의 손을 쓰다듬으며 웃고. 그러자

눈 동그랗게 뜨는 제갈소소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백살파의 자객들이 강물에 처박혔다가 허우적대는 모습. 그러다가

그자들의 얼굴이 쥐의 얼굴로 변한다

제갈소소; [풉!] 웃음 터트리고

제갈소소; [맞아요! 소소는 물에 빠진 생쥐가 어떤 몰골인지 봤어요.] 까르르 웃고

우유라; (이 사람...) 감탄하며 청풍을 훔쳐보고

우유라; (나이는 어리지만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해야 움직이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얼굴 좀 발개지고. 그때

청풍; [그 쥐들은 두 번 다시 소소를 괴롭히지 못할 게다.] [그러니 겁낼 필요도 없는 거야.] 몸을 숙여 제갈소소의 이마 위쪽 머리를 쓰다듬고

제갈소소; [아저씨 말이 맞아요.] 눈이 감기려 하고

제갈소소; [물에 빠진 생쥐... 찍찍...] 눈을 감으며 중얼거리고

청풍; [잘 자거라. 재미있는 꿈꾸고...] 제갈소소의 이마에 살짝 입을 맞추고

제갈소소; [아저씨도... 안녕...] 눈 감은 채 말하다가

쌔근! 잠이 드는 제갈소소

청풍; [됐습니다.] 숙였던 몸을 일으키고

청풍; [어린 나이에 밤을 꼬박 샜으니 상당히 오래 잠을 잘 겝니다.] 우유라를 돌아보고

우유라; [고마워요 공자님!] 고개 조금 숙이고

청풍; [별 말씀을...] 멋쩍고

우유라; [소소도 어느덧 일곱 살이 되었어요.] 제갈소소를 보고

우유라; [하지만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본 게 네 살 때라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을 거예요.]

우유라; [여자 아이에게도 아버지란 존재는 어머니보다 오히려 더 중요한데...] 한숨

청풍; [부군은 어쩌다가 종적이 묘연해지셨습니까?]

우유라; [구대문파가 공동으로 기르고 있는 항마군영대와 관련이 있어요.]

청풍; [그렇습니까?] + (의외로군.)

우유라; [구대문파는 항마군영대를 절세고수들로 기르기 위해 음산에 항마동천을 만들었는데...]

우유라; [항마동천의 기관장치와 진법의 구축을 저희 제갈세가에 의뢰했어요.]

청풍; [기관진학과 기문둔갑 방면에서는 제갈세가에 필적할 문파가 없으니 당연한 의뢰였을 것입니다.]

우유라; [일 년여의 공사 끝에 항마동천은 완성되었고...] [그이는 다른 장인(匠人)들과 함께 음산을 떠났어요.]

우유라; [하지만 음산을 벗어난 것까지는 확인되었는데 그 후로 소식이 딱 끊겨버렸어요.] 찡그리고

청풍; (뭔가 있다.) + [항마동천에는 가보셨습니까?]

우유라; [그이가 석 달 넘게 돌아오지 않아서 제가 직접 음산으로 갔었어요.]

청풍; [성과가 없으셨군요.]

우유라; [구대문파의 협조로 항마동천 내부까지 샅샅이 뒤져보았지만 남편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어요.]

청풍; [귀신이 곡할 노릇이로군요.]

청풍; [삼문육가중 한 가문의 수장쯤 되시는 분이라면 사람들 시야에서 이렇게 감쪽같이 사라질 수는 없는 법인데...]

우유라; [사고를 당한 것같지는 않고...]

우유라; [아무래도 어떤 세력에 의해 변을 당한 것 같아요.] 한숨

청풍; (그게 합리적인 추론이다.) 끄덕

청풍; (아마 제갈가주는 알면 안되는 어떤 비밀을 알게 되었으며... 그 때문에 누군가에게 해코지 당했을 가능성이 높다.)

청풍; (항마군영대의 일원이던 삼절신유의 딸 신소심소저가 부친에게 몰래 밀서를 보낸 사건도 있었고...)

청풍; (제갈가주의 실종도 항마군영대와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

청풍; (시간을 내서 음산에 한번 다녀와야겠다.) 고개를 끄덕이고. 그런 청풍을 유심히 보는 우유라

우유라; [혹시 짐작이 가시는 게 있으신지요?] 청풍의 얼굴 살피며

청풍; (확실하지도 않은데 말해서 괜한 희망을 품게 할 필요는 없겠지.) + [아닙니다.] 고개 젓고

청풍; [이후로 강호를 행보할 때 부군과 관련된 단서가 있는지 관심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얼버무리고

우유라; [그래 주신다면 그저 감읍할 따름이지요.] 조금 실망. 그때

청풍; (떠나기 전에 우부인이 소소를 지킬 수단을 마련해줘야겠다.) + [실례지만 어떤 무기를 사용하시는지 알 수 있을까요?]

우유라; [검법과 도법, 비도술을 약간 익힌 정도랍니다.]

청풍; (약간이 아니라 비도술은 상당한 경지에 이른 솜씨였다.) + [창은 써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벽에 기대놓은 전궁창을 향해 손을 뻗고. 그러자

팟! 전궁창이 청풍의 손으로 자석에 끌려오는 쇠붙이처럼 날아와 잡힌다.

우유라; (내공 소모가 심한 격공접인(隔空接引)을 아무렇지도 않게 구사하네.) + [창은 아직까지 한번도...] 난감해하고

청풍; [전궁창이라는 이 창은 일종의 투창(投槍)입니다.] 전궁창을 우유라에게 건네주고

우유라; [투창이라면...] 두 손으로 받고

청풍; [투창은 비도술과 사용법이 일맥상통하다고 봐야합니다.]

우유라; [그렇겠어요.] 전궁창을 살펴보고

청풍; [주제넘지만 부인께 한 가지 무공을 알려드렸으면 합니다.]

우유라; [불감청 고소언이옵니다만...]

청풍; [은원살법이라고 적의 공격을 그대로 돌려보내는 수법인데...] [반발력이 특히 강한 전궁창으로 구사하면 위력이 배가 될 것 같습니다.]

우유라; [그렇게 대단한 무공을 제가 배워도 되는 것인지요?]

청풍; [부담은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청풍; [왜냐하면 은원살법은 제가 심심파적으로 만들어본 무공이니까요.] 웃고

<맙소사! 약관도 안된 나이에 벌써 무공을 만들었다고?> 놀라는 우유라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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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우유라; (성공했다.) 슥! 바닥에 내려서며 이를 갈고. 우류라 앞에서는 청풍이 술 취한 듯 휘청거리고 있다. 연신 비틀거리는 청풍 주변에는 이십여 자루의 얇은 비수들이 박혀있는데 흐릿한 빛을 내고 있다. 그 빛들이 거미줄처럼 다른 비수들과 연결되고 있다. 비수들이 진법을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우유라; (저자를 가둔 환상미혼진(幻像迷魂陣)은 끝없이 환각을 일으켜서 심력을 소진시킨다.) 청풍을 보고

우유라; (결국 저자는 지칠 대로 지쳐 정신을 놓게 될 것이다.) 생각하며 팽혼쪽으로 돌아서고. 이어

우유라; [팽공자! 많이 다치셨는가요?] 여전히 바닥에 누워있는 팽혼에게 다가가고

팽혼; [아... 아닙니다.] [마혈이 제압당한 것뿐입니다.] 수치스러운 표정으로 대답하고

우유라; [풀어드리겠어요.] 피핑! 손가락을 튕겨서 지풍을 날리고

퍼퍽! 지풍에 상처 주위를 맞아 몸을 움찔하는 팽혼. 이어

팽혼; [고맙습니다 우부인!] 억지로 웃으며 일어나고

팽혼; [도움도 못되어 드리고 추태만 부렸습니다.] 철컹! 그때까지 쥐고 있던 칼을 칼집에 꽂고

우유라; [그런 말씀 마세요.] 고개 좀 숙이고

우유라; [팽공자께서 도와주신 덕분에 저자를 환상미혼진에 가둘 수 있었어요.] 다시 청풍을 보고. 팽혼도 청풍을 보고. 청풍은 여전히 술 취한 듯 휘청거리고 있다.

 

#151>

[저게 어떻게 된 일이지?] [철담패도를 간단히 쓰러트린 청년이 왜 저러는 건가?] [마치 술에 취해 제 정신이 아닌 것 같잖은가?] 좀 떨어진 곳의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그자들 눈에도 청풍이 휘청거리는 게 보이고

사내1; [아마 진법에 갇힌 걸 게야.] 한 놈이 아는 척.

[진법?] [바닥에 박힌 스무 개 남짓의 비수로 진법을 형성하는 게 가능한 건가?] 다른 사람들 믿지 못하고

사내1; [우리야 이해를 못하겠지만...] [진법을 펼친 저 여자라면 가능할 걸세.] 우유라를 가리키며 말하고

[저 여자가 그렇게 대단한 인물인가?] [보기에는 그냥 기막히게 예쁜 미녀일 뿐인데...] 어리둥절하는 다른 놈들

사내1; [내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면 저 여자가 바로 제갈세가의 안주인인 다지관음일 걸세.] 흥분해서 말하고

[다지관음 우유라!] [정말 저 여자가 다지관음이란 말인가?] [다지관음이라면 당금 무림의 오대미인(五大美人) 중 한명이잖아.] 놀라는 다른 놈들

사내1; [다지관음은 무림오대미인에 꼽힐 뿐 아니라 기문둔갑으로 천하를 통틀어 세 손가락 안에 든다는 재녀야.] 흥분

사내2; [하지만 박복해서 사실상 과부가 되었잖은가?] 다른 사내가 말하고

사내1; [제갈세가의 가주 제갈각(諸葛覺)이 삼 년전쯤 의문의 실종을 당했지.] 끄덕

사내2; [삼 년 가까이 종적이 묘연해졌으면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걸로 봐야해.] 역시 끄덕이고

사내1; [그럴 가능성이 큰데...]

사내1; [하여간 가주가 실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제갈세가가 여전히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건 다지관음이 기문둔갑이 그만큼 탁월한 때문이야.]

 

#152>

팽혼과 나란히 서서 진법에 갇힌 청풍을 보고 있는 우유라. 청풍은 여전히 술 취한 듯 휘청거리고 있고

우유라; [저자가 누군지 모르시나요?] 청풍을 노려보고

팽혼; [저도 저런 놈이 당금 무림에 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고개 젓고

우유라; [이해가 안가는군요.] 찡그리고

우유라; [저 정도 실력을 지닌 자가 느닷없이 나타날 정도로 어수룩한 게 강호가 아닌데...] 갸웃

팽혼; [동감입니다.]

팽혼; [변명이 아니고... 저의 도법으로는 저자의 털 끝 하나 건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수치스러운 표정

팽혼; [설령 구대문파 장문인들이라 해도 저자를 쉽게 이기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우유라; [하북팽가의 후계자이신 팽공자의 평가이니 틀림이 없겠지요.] + [!] 말하다가 무언가 알아차리고 눈 치뜨고

팽혼; [과찬의 말씀을...] + [!] 말하다가 우유라를 보며 흠칫! 하고

우유라; [말도 안되는...] 놀라며 앞을 보고

팽혼; [왜 그러십니까?] + [헉!] 함께 앞을 보다가 놀라고

쿵! 청풍이 우뚝 서있다. 더 이상 술 취한 듯 휘청거리지 않고

팽혼; [저... 저자의 몸이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는 건 혹시...] 불신과 경악

우유라; [평정심을 되찾은 것 같군요. 환상미혼진의 환각을 극복했다고 봐야 해요.] 스릉! 소매 속에서 다시 한 자루의 얇은 비수를 뽑고

팽혼; [파진(破陣)까지 할 거로 예상하시는지요?] 창! 역시 칼을 뽑고

우유라; [환각을 극복했다면 진법을 깨트릴 가능성도 높아요.] 긴장. 끄덕

우유라; [만일 저자가 파진하는 데 성공한다면 그 즉시 공격을 해야만 제압할 가능성이 있어요.]

팽혼; [전력을 다해야겠습니다.] 징! 칼끝에서 광선검처럼 빛나는 것을 한자쯤 뽑아내며 청풍을 노려보고

 

#153>

다시 진법 내의 청풍. 콰콰쾅! 콰아! 드드드! 여전히 청풍의 주변에서는 거센 파도가 휘몰아치고 있고. 바위는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뒤흔들린다. 하지만 청풍은 미동도 않고 우뚝 서있다.

청풍; (황금전장의 장경각에 수장된 기문둔갑 관련 책들을 모두 읽어본 보람이 있었다.) 눈을 좀 가늘게 뜨고

청풍; (환각에 휘둘리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각 자체를 믿지 않는 것이다.)

청풍; (기준이 되는 한 가지 감각에만 집중하고 다른 감각들은 모두 무시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그리고 지금의 내 감각은 모두 발바닥에 집중되어 있다.> 바닥을 굳건하게 딛고 있는 청풍의 두 발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청풍; (발바닥으로 느껴지는 지면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눈에 보이는 것, 몸이 느끼는 진동등도 모두 가짜였던 것이다.)

청풍; (비록 환각은 극복했지만 진법을 뚫고 나가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슥! 창을 앞으로 찌르고. 그러자

퉁! 앞쪽 허공에서 보이지 않는 힘이 창끝을 밀어 낸다

청풍; (이 진법은 환각을 일으킬 뿐 아니라 강력한 반탄력을 일으켜서 갇힌 자가 밖으로 빠져 나가는 것을 저지한다.) 슥! 다시 창을 내밀고

퉁! 이번에도 창끝을 밀어내는 보이지 않는 힘

청풍; (보통 사람들이라면 이 반탄력에 속수무책이겠지만...) 슥! 웃으며 다시 창을 앞으로 내밀고

청풍; (내게는 외부의 힘을 끌어들여 내 것처럼 쓰는 이화접목의 비법이 있다.) 콱! 창으로 강하게 앞을 찌르고

쾅! 퉁! 더 강한 반탄력이 창을 도로 밀어내는데

청풍; [크와왓!] 쩍! 튕겨지는 창을 옆으로 확 휘두른다. 그러자

화악! 창을 밀어내던 힘이 창끝에 이끌려 옆으로 홱 끌려가고. 그러자

 

#154>

투쾅! 펑! 바닥에 박혀있던 비수들이 몇 개가 그대로 창에 이끌려 바닥에서 빠져나온다. 이하 우유라와 팽혼의 시점

우유라; [진법이 깨졌어요!] 비수를 던질 자세로 외치고

팽혼; [크왓!] 쩡! 기합을 넣어 칼끝에서 번져 나오는 빛을 최대한으로 길게 늘인다. 그 때문에 칼의 길이가 2미터쯤으로 늘어가고

콰드득! 화악! 그때 거의 모든 비수들이 바닥에서 뽑혀 허공으로 치솟는다. 물론 청풍이 휘두르는 창을 따라서

청풍; (비수들을 이용해서 임시방편으로 설치한 진법이라 깨트리는 게 어렵지 않았다.) 퍼퍽! 따당! 자신이 창을 휘두른 쪽으로 날아가 바닥에 박히거나 나뒹구는 비수들을 보며 생각할 때

우유라; [가라!] 투학! 그런 청풍을 향해 벼락같이 비수를 날리고.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는 비수. 동시에

팽혼; [크왓!] 쩍! 폭발적인 속도로 청풍에게 쇄도하며 빛나는 칼을 휘두르려 하고.

돌아보는 청풍에게 빛살처럼 날아드는 비수. 그 뒤에서 쇄도하는 팽혼. 하지만

슥! 몸을 허공으로 떠오르게 만드는 청풍.

슥! 비수가 날아오는 대로 뒤로 밀려 날아가는 청풍의 몸

우유라; (내가 날린 비수에 실린 힘을 타고 밀려난다.) 비수를 던진 자세로 경악

팽혼; (거리가 멀어진다!) 스악! 팟! 삼단뛰기 하듯 한번 도약한 후 전력으로 쇄도하며 칼로 청풍의 하체를 수평으로 베어가고. 하지만

고개를 젓는 청풍. 그러자

슈학! 비수는 방향을 틀어서 다시 우유라에게 날아가고, 그 사이에

팽혼; [크왓!] 전력을 다해 청풍의 허리를 베어간다. 하지만

슥! 휘두른 팽혼의 칼 날 위에 내려서는 청풍의 발.

팽혼; (말도 안되는...) 칼 휘두른 자세로 경악하는 팽혼

[저럴 수가...] [칼날 위로 내려섰어!] [신기다!] 보고 있던 사람들 경악

우유라; [조심하세요 팽공자!] 스륵! 힘없이 떨어지는 비수를 받으며 외칠 때

슥! 발에 힘을 주는 청풍. 그러자

팽혼; [헉!] 휘청! 칼날이 그대로 가라앉아 기겁한다.

팽혼; (칼끝에 산 하나가 올라선 것 같다.) 텅! 견디지 못하고 손잡이를 놓치며 뒤로 휙 물러서는 팽혼

쾅! 칼날 끝을 밟아서 바닥에 박히게 하며 내려서는 청풍.

우유라; (나나 팽공자의 실력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고수다.) 징! 절망하면서도 다시 비수를 던지려 하고

팽혼; [젠장!] 스악! 역시 소맷 속에서 작은 비수를 뽑으며 이를 갈고.

청풍; (둘 다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이는군.) 우유라와 팽혼을 보며 찡그리고

청풍; (아무래도 쓴맛을 한 번 보게 해야겠다.) 창을 쳐들며 생각할 때

짝짝짝! 갑자기 들리는 박수소리. 일제히 돌아보는 청풍과 우유라와 팽혼

독두신개; [잘 봤다. 잘 봤어.] [늙은 거지가 오랜만에 좋은 구경을 했구만.] 짝짝 박수치며 다가오는 독두신개.

청풍; (고수...) 눈 번뜩. 직후

팽혼; [독두신개님!] 반색하며 급히 포권하고

우유라; [호법님을 뵈옵니다.] 역시 안도하며 허리 숙이고

청풍; (독두신개라면...) 흠칫! 놀라고

청풍; (당금 무림에서 검성 섭노야를 제외한 최강자들로 일컬어지는 우내사절(宇內四絶)중 한명 아닌가?) 인사하는 우유라와 팽혼 사이를 지나 자신에게 다가오는 독두신개를 보며 생각할 때

독두신개; [노화자가 누군지 아는 눈치로구만.] 청풍 앞 2미터쯤에 멈춰서며

청풍; [노선배께서 개방의 태상장로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창을 내리며 고개를 좀 숙이고

독두신개; [노부를 알고 있다니 한 가지 부탁을 들어주길 바라네.]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청풍; [부탁이라니 가당치 않습니다. 후배에게 분부하실 일이 있으시면 하명하시지요.] 정중하게

독두신개; [그리 말하니 편한 마음으로 말함세.] 웃고

독두신개; [이제 그만 모녀상봉을 시켜주게나.] 말하며 자기 뒤의 우유라를 돌아보고

청풍; [모녀상봉이라면 부인께서 바로...] 우유라를 돌아보고

우유라; [제 이름은 우유라예요.] [제갈세가의 살림을 맡고 있는 계집이랍니다.] 정중하지만 새침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청풍; [실례했습니다.] 팟! 급히 창을 바닥에 꽂고. 창날이 위로 향하게

청풍; [소소의 어머니이신 줄 몰라 뵙고 결례를 범했습니다.] 두 팔로 제갈소소를 우유라에게 내밀고

우유라; [별말씀을...] 다가와 두 손을 내밀고

우유라; [결례라면 오히려 제가 한 것같사옵니다.] 두 팔로 제갈소소를 받아 안고.

슥! 제갈소소를 우유라에게 건네주며 제갈소소의 등을 슬쩍 손가락으로 찍는 청풍. 그러자

제갈소소; [엄... 엄마?] 졸린 눈을 뜨며 우유라를 올려다보고

우유라; [그래 엄마란다.] 눈물 글썽이며 딸을 내려다보고

우유라; [엄마가 방심하는 바람에 소소가 고생을 했어. 미안하구나.] 딸을 끌어안고 울고

제갈소소도 엄마 품에 안겨서 울고

청풍; (잘 되었다.) 그걸 보며 미소 짓고

<강호에 나와서 한 일들 중 가장 보람된 일을 한 것 같구나.> 장내의 광경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155>

<-용문(龍門)> 정오가 지난 시간. 강 전체가 폭포로 변하는 계곡. 나이아가라폭포 같은데 높이는 절반 정도된다. 그 폭포 아래쪽 수백 미터쯤에 선착장이 있다. 더 이상 강을 거슬러 올라가지 못하는 배들이 수없이 정박해 있다. 쉴 새없이 들어오고 나가는 배들. 선착장 주변에는 제법 큰 거리가 형성되어 있다.

넓직한 거리 좌우로 들어선 상가들. 단층도 있지만 2층 상가들도 있다. 각가지 업종의 상가들에 사람들이 북적

선착장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한 객잔. 2층 객잔인데 역시 사람들이 북적댄다. 들고 나는 사람들 많고

 

객잔의 2층 창가 자리에 앉아서 선착장 쪽을 보고 있는 귀신 가면 쓴 사내. 위진천이 가면을 쓴 모습. 이하 소지존으로 표기.

소지존 앞에는 젊은 여인이 앉아서 보고하는 중이다. 여자는 가슴골이 훤히 드러나는 야한 차림인데 아주 육감적인 몸매를 지녔다. 반면 얼굴은 순진하게 생겼다. 전형적인 베이글 미녀. 이 여자는 쾌활림의 림주 구미호리의 세 제자 흡정삼요중 둘째인 호요희.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에 나오는 구미호 <아리> 이미지. 캐릭터는 074를 좀 더 젊게 묘사. 얼굴을 066정도로 청순하게. 구미호리의 젊은 시절로 묘사해도 됨. 흡정삼요의 다른 둘은 담비 이미지인 초요희와 표범 이지미의 표요희다.

호요희; [삼문육가와 구대문파의 인간들이 속속 낙양으로 모여들고 있사옵니다.] 주변 자리에 다른 손님들이 앉아있지만 신경 쓰지 않고 말한다.

주변 자리의 손님들은 모두 혈세사패 소속이다. 백정같은 인상, 음침한 인상, 기생 오라비같은 인상의 사내들이 따로 따로 모여 있다. 각기 지옥갱, 백살파, 환마루 소속이다. 지옥갱의 사내들은 #68>에 나온 지옥광전사들 복장. 백살파 사내들은 복면 쓰지 않은 백일자객들 복장. 환마루 사내들은 제각각 다양한 복장이다. 쾌활림 소속은 호요희뿐이다.

호요희; [덕분에 내일 있을 호천집성연은 제법 흥청거릴 것 같사옵니다.] 배시시 웃으며 말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쾌활림 흡정삼요(吸精三妖)의 둘째 호요희(狐妖姬)>

소지존; [호천집성연...] [하늘의 큰 뜻을 지키기 위해 여러 별들이 모이는 연회라...] 가면 속에서 피식 웃고

소지존; [하여간 존귀하신 선후(仙后)께서는 호천맹의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눈물어린 노력을 기울이시는군.] 선착장 쪽을 보며 건성으로 말하고

호요희; [그래봐야 별 실속은 없을 게 분명하옵니다.] 배시시

소지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말해봐라 호요희!] 여전히 선착장 쪽을 보면서 건성으로 말하고

호요희; [삼문육가에서는 가주와 장문인들이 참석하겠지만 구대문파는 이번에도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옵니다.] 그래도 눈웃음치며 말하고

소지존; [미적지근한 반응이라...]

호요희; [구대문파중 호천집성연에 장문인이 참석하겠다고 통보한 문파는 개방과 항산파(恒山派)뿐이옵니다.]

호요희; [다른 문파들은 예의상 장로나 호법을 보내는 정도이옵니다.]

소지존; [구대문파가 미온적으로 나오는 이유가 어째서인 것 같으냐?] 여전히 창밖을 보며 건성으로 말하고

호요희; [구대문파 입장에서는 당장 자신들에게 심각한 위기가 닥친 것도 아닌데 자존심을 굽히고 호천맹에 합류할 기분이 아닐 것이옵니다.] 그래도 열심히 대답하고

호요희; [물론 구대문파가 호천집성연에 비협조적인 데에는 환마루가 침투시킨 간세들이 큰 역할을 하기도 했사옵니다.]

소지존; [구대문파 수뇌부에는 예외없이 환마루의 간세들이 위장하고 있긴 하지.] 고개 끄덕이고. 이어

소지존; [그래도 조금은 의외로구나.] 호요희를 돌아보며 웃고

호요희; [무엇을 말이옵니까?] 교태로운 표정

소지존; [너희들 혈세사패는 비록 지존회에 함께 속해있긴 하지만 서로 앙숙이지 않느냐?] 주변의 다른 손님들을 보며 웃고

다른 자리의 손님들이 힐끔거리며 보고 있다. 세 그룹으로 모여 있는 그자들이 모두 혈세사패 소속임을 보여주고

호요희; [혈세사패의 사이가 좋다고는 볼 수 없겠지요.] 그자들을 흘겨보며

소지존; [그런데도 환마루가 이룬 업적에 대해 깎아내리지 않는 네 태도에는 감탄했다.] 기생오라비같은 인상의 사내들을 힐끔 보며 웃고

호요희; [어여삐 봐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사옵니다.] 교태를 부리며 고개를 숙이고

<저 여우년...> <과연 별호에 여우가 들어갈만하군!> <교태가 아주 애간장을 녹이는구만.> <저 년 사부인 쾌활림주 구미호리에 못지않은 색기를 지녔어.>> 주변 자리의 사내들이 흘겨보고

소지존; [하긴 지존회의 군림천하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서로 잘 지내는 게 좋겠지.] 다시 창밖을 보고

소지존; [누가 지존회를 대신해서 무림을 다스릴지는 그 후에 결정될 테니...] 선착장을 보며 음산하게 웃고

<물론 무림을 손에 넣는 것은 우리 지옥갱이다.> <누가 마지막에 웃을지는 두고 봐야하는 것이다,> <우리 환마루가 어디까지 손을 뻗히고 있는지 알면 까무라칠 것들이...> 서로 다른 생각하는 세 무리의 사내들

호요희; (어리석은 놈들...) 그런 그자들을 힐끔

호요희; (사내는 아무리 잘나봐야 결국 여자 치마 폭 아래에서 녹아내리는 법이다.) 창밖을 보는 소지존의 뒷모습을 보며 배시시 웃고

호요희; (지존회의 후계자 소지존...)

<지존의 아들이라고 알려진 소지존만 사로잡으면 만사형통인 거야.> 창밖을 보는 소지존의 모습 배경으로 호요희의 생각 나레이션

호요희; (물론 사내를 녹여버리는 재주로는 우리 쾌활림의 자매들을 능가할 계집은 없고...) 배시시 웃는데

소지존; (꿈도 야무지지.) 창밖을 보며 피식 웃고

소지존; (손만 뻗으면 어리거나 순진한 미녀들이 널려있거늘...) (아무렴 내가 다른 놈들이 물고 빨아댄 창녀들에게 구미가 동할 것 같으냐?)

소지존; (물론 쾌활림의 계집들도 쓸 데가 없진 않지만...) + [!] 생각하다가 흠칫! 하며 고개를 창밖으로 조금 내밀고

호요희; (뭘 보는 걸까?) 호요희도 창밖을 보고. 그러다가

[!] 역시 무언가 발견하는 호요희

<찾았다!> 선착장에 도착한 여객선. 그 여객선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배경으로 호요희의 생각 나레이션

<소지존의 관심을 끈 건 저것들이다.> 사람들 틈에 끼어서 내리는 벽옥령과 강혜분. 둘 다 죽립을 썼는데 벽옥령은 물론 남장을 하고 있다.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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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 원통형 망원경을 한쪽 눈에 대고 보던 혈부용의 눈이 부릅떠진다.

망원경의 둥근 화면에 잡히는 현장의 모습. 십일살주등의 시체가 널려있고 청풍은 염왕아를 다시 왼쪽 소매에 넣고 있다.

혈부용; (백... 백일자객 네 명을 순식간에 학살했다. 저런 게 가능한 건 무림을 통틀어도 열명이 채 안될 텐데...) 전율. 흥분

혈부용; (섣불리 나서지 않길 잘했다.) 식은땀

혈부용; (그 사이에 무슨 기연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이가놈은 나는 물론이고 소회주도 이긴다 장담할 수 없는 절세고수가 되어 있다.) 망원경으로 보며 생각하고

혈부용; (저 놈을 죽이려면 철저한 준비가...) + [!] 생각하다가 눈 치뜨고

화면에 잡히는 청풍의 모습. 고개를 돌려서 혈부용 쪽을 정면으로 보고 있다.

혈부용; (들켰다!) 팟! 뒤로 휙 날아가고

혈부용; (어떻게 가능한 건지 모르지만 내가 지켜보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휘익! 산 뒤로 날아가며 공포에 질리고. 산 봉우리 뒤로 날아간 때문에 청풍의 시야에서 사라진다.

혈부용; (빨리... 소회주를 만나 대책을 강구해야만 한다.) 휘익! 날아간다

 

#145>

청풍; (계집...) 혈부용이 서있던 산봉우리를 보며 걸음을 옮기고

청풍; (저 봉우리 위에서 어떤 계집이 살의를 품은 채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다른 시체들 사이를 지나 칠십이살주의 시체 쪽으로 가며 생각하고

청풍; (혈세사패중 한 세력에 속한 계집이었을까?) 생각하며 칠십이살주의 시체 옆을 지나가려다가

칠십이살주의 시체를 관통한 창이 보이고

청풍; (번개같이 빠른 창...) 창을 쥐고

청풍; (아마 이 창은 내공을 주입하면 반발력이 생겨서 폭발적인 속도로 날아가는 힘을 지녔을 것이다.) 부르르! 청풍의 손아귀에서 떨리는 창

청풍; (어검술이 특기인 내게는 칠성보도보다도 더 쓸모가 있을 것이다.) 팟! 창을 칠십이살주의 가슴에서 뽑고. 칠십이살주의 가슴에서 피가 솟구친다

청풍; (아마도 전생에 악연이 있어서 내 손에 죽은 듯하지만...) (부디 극락왕생하기를...) 창을 든 채 고개를 숙여 명복을 빌어주고. 이어

청풍; (뜻밖의 방해를 만나 지체했다.)

청풍; (이 아이의 어머니가 애타게 찾아 헤매고 있을 테니 서둘러 낙양의 영빈객잔으로 가야한다.) 한손에 창을 들고 한손으로는 제갈소소를 안고 걸음을 재촉한다. 거지와 사람들이 있는 쪽으로 온다.

[잘 하셨소 소협!] [저런 살귀들은 죽어 마땅하오.] [무고한 희생자들을 대신해서 감사드리겠소이다.] 사람들 중 일부가 포권하며 인사하고

고개 좀 숙여서 답례하며 사람들 사이를 지나는 청풍

[겸손하기도 하고... 젊은 친구가 사람이 되었어.] [백일자객들을 네 명이나 해치웠으면 잘난 척을 할만도 한데 말이야.] [얼굴도 잘 생겼어!] 멀어지는 청풍을 보며 감탄하는 사람들. 그걸 보며 근처 숲으로 들어가는 거지. 잠시 후

푸드득! 숲에서 비둘기가 날아오른다. 발목에 천을 묶고 있는 전서구다

숲에서 다시 나오며 그 비둘기를 보는 거지

이어 청풍이 간 쪽을 보는 거지. 하지만

청풍이 간 쪽에서는 사람들과 우마차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해서 청풍은 보이지 않는다

거지; (방향을 보면 낙양쪽으로 가는 것 같다.)

거지; (저자가 어쩌다가 무슨 목적으로 다지관음의 외동딸 제갈소소를 납치했는지는 모르겠다만...) 청풍이 간쪽으로 걸어가며

거지; (낙양 일대에서는 우리 개방 뿐 아니라 삼문육가의 고수들이 모두 나서서 제갈소소의 행방을 찾고 있는 중이다.)

거지; (저자는 결국 함정에 제 발로 걸어 들어가는 셈인 것이다.) 히죽 웃고

 

#146>

넓은 강. 오가는 크고 작은 배들.

그러다가 놀라는 사공들

촤아! 배 한 척이 엄청난 속도로 질주하고 있다. 서양의 갤리선처럼 노를 저어 움직이는 배로 길쭉하고 날렵하게 생겼다. 배에는 십여 명의 건장한 사공들이 이열로 앉아서 힘차게 노를 젓고 있다. 뱃머리에는 타노가 앉아서 앞을 보고 있다.

[어이쿠!] [피해!] [부.. 부딪힌다! 위험해!] 급히 쾌속선을 피하는 배들. 그 사이로 지나가는 타노의 쾌속선

[저 빌어먹을 놈들!] [이렇게 붐비는 강 위에서 저렇게 속도를 내면 어쩌자는 거야?] [이 수로를 세라도 낸 거야 뭐야?] [가다가 암초에나 부딪혀라.] 흔들리는 배위에서 쾌속선을 향해 주먹 감자를 먹이는 사공들

주변의 반응 상관하지 않고 나가는 쾌속선.

<남장을 하고 있긴 했지만 이 아가씨가 틀림없습니다요.> 쾌속선의 뱃머리에 앉아서 어떤 늙은 사공이 종이를 들고 보며 말하던 장면을 떠올리는 타노. 이하 회상

 

사공; [이분 아가씨는 스물 두 셋 쯤 되어 보이는 다른 소저와 함께 이 늙은이가 몰던 배를 탔었습지요.] 종이에 그려진 여자 복장의 벽옥령의 초상화를 보며 말하는 늙은 사공. 장소는 배가 많이 정박한 어느 포구다

사공; [얼핏 들은 바로는 서안쪽으로 간다고 했었습니다요.] 종이에서 눈을 떼며 말하고

회상 끝

 

<하루 정도 차이가 나지만 쾌속선을 타고 가면 서안에 도착하기 전에 따라잡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요.> 늙은 사공이 말하던 장면 떠올리는 타노

타노; (내 예상대로 옥령이는 북경에서 바로 서진하지 않았다.) (배를 타고 대운하를 따라 남쪽으로 왔다가 장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중이다.)

타노; (옥령이의 종적에 대한 정보를 마지막으로 들은 것이 개봉...)

타노; (잘 하면 낙양 근처에서 따라잡을 수도 있다.)

타노; (천둥벌거숭이 같은 녀석...) 벽옥령을 떠올리며 한숨 쉬고

타노; (강호가 어떤 곳인 줄 알고 멋대로 뛰쳐나왔단 말인가?)

타노; (청풍이를 위해서라도 내가 따라잡을 때까지 부디 아무 일 업기를 바랄 뿐이다.) 앞을 보며 한숨

 

#147>

어느 산중에 난 관도. 오가는 사람들과 우마차들

[헉!] [이크!] [조... 조심해!] 사람들 다급한 비명과 함께 비키고

휘익! 질풍같이 달려오는 우유라. 반쯤 미친 여자 분위기. 오가던 사람들과 우마차들이 기겁하며 피하지만 신경 쓰지 못한다

<부인의 영애를 데리고 있는 자가 정주에서 낙양 쪽으로 이동하고 있소.> 청풍이 백일자객들과 싸우던 장면을 지켜보던 거지의 모습 배경으로 거지가 보낸 메시지를 떠올리는 우유라.

우유라; (죽일 놈!) 이를 갈고

우유라; (감히 소소에게 손을 대?) (네놈의 정제가 무엇이든 반드시 내 손으로 죽여 버리고 말겠다.) 쐐액! 속도를 더 내고. 주변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며 보고. 직후

우유라의 예쁜 코가 움찔! 한다. 어떤 냄새가 맡아지는 모습

우유라; (동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희미하지만 익숙한 냄새가 배어있다.)

우유라; (백리향!) (소소의 몸에 배어있는 백리향이다!) 흥분. 눈 번뜩이고

우유라; (소소를 데리고 있다는 놈이 멀지 않은 앞쪽에 있다.) 쐐액! 더 속도를 내서 날아가고. 관도를 오가던 사람들 다급히 피하고

 

#148>

여전히 관도. 산속을 관통하는 길이다. 사람들과 우마차가 오가고

사람들 사이로 청풍이 제갈소소를 안고 걸어간다. 제갈소소는 여전히 청풍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잠이 들어있고. 청풍의 오른손은 창을 늘어트리고 있다.

슥! 슥! 그냥 걷는 것 같은데 한 걸음에 몇 명의 사람들을 추월하는 청풍

[어떻게 한 거지?] [저 사람 언제 저렇게 앞서 간 건가?] [방금 전까지만 해도 우리 옆에 있었는데...] 뒤쪽의 사람들 놀라고

청풍; (낙양에 가까워질수록 관도가 붐빈다.) (그 때문에 속도를 낼 수가 없다.) 스윽! 슥! 사람들 사이를 빠르게 지나가며 생각

청풍; (그렇다고 백주대로에서 노골적으로 경신술을 펼칠 수도 없고...)

청풍; (이 아이의 엄마가 애타게 찾아다니고 있을 텐데...) (길을 벗어나 산을 탈 걸 그랬나?) 잠이 든 제갈소소를 보고

청풍; (하지만 급하다가 질러가는 길이 멀리 돌아가는 길이 될 수도 있다.) 고개 젓고

청풍; (낙양까지는 초행이라 자칫 길을 잃고 헤매서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청풍; (갑갑하긴 하지만 낙양으로 이어진 이 관도를 따라가는게 안전...) + [!] 생각하다가 눈 번뜩이고

길가의 바위. 높이가 5미터쯤인데 그 위에 한명의 사내가 팔짱을 끼고 우뚝 서서 오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다. 나이는 서른 살 정도. 건장한 체격에 사내다운 인상. 눈이 부리부리하다. 캐릭터는 111. 무기는 칼인데 장식이 화려하다. 이 청년은 삼문육가중 하북팽가의 소가주인 철담패도 팽혼이다. 다지관음 우류라를 짝사랑한다.

청풍; (저 인물...) 바위 위에 서서 길을 감시하는 팽혼을 본다. 오가던 다른 사람들도 팽혼을 흘깃거리는데 모두 겁에 질린 표정들이다

청풍; (상당한 실력의 고수다. 아마 내 손에 죽은 백일자객들에 못지않은 실력의 소유자일 것이다.)

청풍; (관도를 오가는 사람들을 감시하는 것 같은데...) (어쩐지 귀찮은 일이 벌어질 것같은 에감이 드는구나.) 생각하며 바위로 접근하고

[!] 팽혼의 눈이 번쩍

바위 쪽으로 다가오는 청풍의 모습 크로즈 업

청풍의 품에 안겨 잠이 든 제갈소소의 모습 크로즈 업

팽혼; (찾았다!) 팟! 바위에서 뛰어내리고

[힉!] [헉!] 오가던 사람들 기겁하며 도망치거나 물러선다.

휘릭! 청풍의 앞에 내려서며 가로 막는 팽혼

청풍; (역시...) 멈춰서며 한숨 쉬고.

오가던 사람들은 멀찍이 떨어져서 청풍과 팽혼을 보고

팽혼; [여러 말 않겠다.] 창! 허리춤에 차고 있던 칼을 뽑고

지징! 칼집에서 나온 칼날이 반투명하고 진동을 일으킨다

청풍; (칠성보도에 못지않게 날카로운 칼이다.) 흘깃 칼을 보며 생각

팽혼; [안고 있는 아이를 순순히 넘긴다면 피를 보는 일은 없을 것이다.] 징! 쿠오오! 진동하는 검. 온몸에서 뿜어지는 패기

청풍; (패기가 넘치는 인물이로군.) + [예의가 없는 분이로군.]

팽혼; [뭐라?]

청풍; [아무렴 누군지도 모르는 당신에게 이 아이를 넘길 것 같은가?] 냉소

팽혼; [본좌는...] 실룩. 화를 참는 모습

청풍; (분노하면서도 즉시 도발하지 않는 걸 보면 제법 자제력도 갖춘 자다.)

팽혼; [하북팽가(河北彭家)의 팽혼(彭昏)이다!] 거만하게

[팽혼!] [삼문육가중 하북팽가의 소가주인 철담패도(鐵膽覇刀)다.] [도법으로는 강호를 통틀어 열 손가락 안에 든다지?] 길 좌우에서 구경하던 사람들 놀라고

청풍; (삼문육가중 하북팽가의 소가주라...) (의외의 거물이로군.)

팽혼; [본좌가 누군지 알았으면 순순히 그 아이를 넘겨야할 것이다.]

청풍; [그렇게는 못하겠소.] 냉소

팽혼; [못하겠다?] 눈 부릅

청풍; [나는 이 아이로부터 낙양 영빈객잔으로 데려다달라는 부탁을 받았소.] [설령 귀하가 좋은 뜻을 품고 있다 해도 이 아이를 넘길 수는 없소.] 재갈소소를 다독이며

팽혼; [말이 통하지 않으니 칼을 쓸 수밖에 없군.] 부웅! 칼을 허공으로 한번 휘두르고

팽혼; [자초한 화이니 날 원망하진 마라!] 부악! 화악! 칼을 휘두르며 청풍을 공격하는데 칼이 여러 개로 변해서 좌우상하로부터 청풍을 베어온다

청풍; (빠르고도 강렬한 도법이다.) 휘휙! 창을 휘둘러 일일이 막는 청풍

쾅! 콰쾅! 쩌적! 팽혼의 칼에서 내뻗친 섬광이 작렬하면서 청풍 주변의 지면이 쩍쩍 갈라진다. 하지만

캉! 카캉! 청풍은 제자리에 선 채 창을 움직여 무리없이 방어하고

팽혼; (이놈...) 날고뛰며 칼을 휘둘러대면서 눈을 부릅뜨고. 팽혼이 칼을 휘두를 때마다 긴 칼의 형상이 일어나 청풍을 난도질한다.

<보통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빠른 내 공격을 일일이 막아내고 있다!> 텅! 텅! 청풍이 창을 대충 흔들어 팽혼의 공격을 막는 모습 배경으로 팽혼의 놀람을 나레이션으로

팽혼; (강호에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자인데... 어디서 이런 괴물이 튀어나왔단 말인가?) 부악 쩌적! 미친 듯이 칼질을 하고

청풍; (이게 하북팽가의 비전도법인 팔방풍운도법(八方風雲刀法)이로구나.) 캉! 카앙! 창을 움직여서 막아내며 생각하고

청풍; (확실히 위력적인 도법이긴 하지만 철담패도라는 저자의 화후는 대략 칠성(七成) 정도에 머물러 있다.)

<그 때문에 도기(刀氣)를 내뻗기는 하지만 도강(刀罡)을 일으키지는 못한다.> 눈을 부릅뜬 채 날고 뛰며 칼질하는 팽혼을 배경으로

청풍; (만일 도강이었다면 이 특별한 창도 오래 견디지 못하고 훼손되었을 것이다.) 캉! 캉! 캉으로 팽혼의 칼질을 막아내고

[저자는 누구지?] [아직 앳되어 보이는데 하북팽가의 후계자와 대등하게 싸우고 있다.] [무림의 신진들 중에 저런 친구가 있었나?] 관전하는 사람들 웅성대고

팽혼; (젠장!) 부악! 쩍! 칼을 휘두르며 이를 갈고

팽혼; (이 내가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애송이 하나 처지하지 못하다니...)

팽혼; (자칫하다가는 도법으로 천하제일이라는 하북팽가의 이름에 먹칠을 하겠다.) 캉! 청풍의 창날을 친 반동으로 뒤로 훌쩍 물러서고

청풍; (팔방풍운도법을 일순(一巡)하고도 날 어쩌지 못하자 생각을 바꾼 것 같군.) 창을 내리는데

팽혼; (아직 미숙하지만 팔방도강(八方刀罡)으로 결판을 내야한다.) 징! 칼로 청풍을 겨누고. 칼이 진동하고

쩡! 치칙! 내미는 팽혼의 칼 끝이 빛을 내며 길어진다

[오오! 칼날이 늘어난다!] [저게 도강이야!] [무엇이든 벤다는 도법의 궁극적인 경지다.] [역시 하북팽가의 후계자답다. 벌써 도강을 구사할 정도에 이르다니...] 사람들 감탄

청풍; (초보적이지만 도강을 뽑아낼 수 있는 경지에는 이르렀군.) 눈을 좀 가늘게 뜨면서 창을 수평으로 들고

팽혼; [각오...] + [!] 외치며 칼을 휘두르려다가 눈 부릅

쿵! 이미 팽혼의 가슴을 찌르고 있는 창의 끝. 깊이 박히진 않았지만 창날이 파고들어 피가 난다.

청풍; [그만 합시다.] 창 끝을 잡아 내밀고 있고

[헉!] [어느 틈에...] [창을 찌르는 게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 경악하고

팽혼; [말... 말도 안되는...] 자기 가슴에 박힌 창을 보며 신음. 피를 토하진 않는다.

치이! 팽혼의 손에 들린 칼에서 빛이 사라지고

청풍; [철천지원수지간이 아니라 혈도를 찍는 정도로 그친 거요.] 팟! 팽혼의 가슴에서 창 끝을 뽑으며 냉소하고. 푸학! 팽혼의 가슴 부위 상처에서 피가 뿜어지고 팽혼의 몸을 뒤로 넘어가려 한다.

팽혼; [지랄...] 스륵! 신음하며 뒤로 넘어가고

콰당탕! 등부터 바닥에 나뒹구는 팽혼. 청풍은 그 앞에서 창을 거두고 있고

청풍; (도강이 아무리 강력한 힘을 지녔다 해도 구사하는 데 굼떠서야 하등 쓸모가 없지.) 창을 내리며 팽혼의 옆을 지나가고

팽혼; [안... 안된다!] 바닥에 쓰러져 벌벌 떨며 신음하고. 칼은 쥐고 있고. 눈만 돌려서 청풍을 보고

팽혼; [그... 그 아이를 놓고 가라! 아니면 나... 나를 죽이든지...] 이를 갈며 분해하지만

청풍; [유감이지만 어느 쪽 요구도 들어줄 생각이 없소이다.] 무뚝뚝하게 말하며 팽혼의 옆을 지나는데

[악적!] 누군가 외치는 소리가 앞에서 들린다.

모든 사람들이 앞을 본다. 청풍의 앞쪽에 서있던 사람들도 돌아보고

우유라; [감히 소소에게 손을 대?] 화악! 청풍의 앞쪽에 서있던 사람들 머리 위로 폭발적으로 날아오르는 여자. 미친 여자 형상인 우유라다. 양손에는 십여 개의 얇은 비수들을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있다

청풍; (저 여자...) 눈 번뜩

팽혼; [우... 우부인!] 낭패와 안도

<철담패도 못지않은 고수다.> 청풍의 생각 배경으로 + 우유라; [용서할 수 없다!] 투학! 쩡! 새처럼 날아오며 양손의 비수들을 뿌린다

청풍; (비도술(飛刀術)인가?) 창을 들어 막으려 하고. 헌데

가앙! 기잉! 비수들이 제 멋대로 날면서 청풍의 주위로 날아들더니

텅! 텅! 퍽! 퍼퍽! 청풍을 가운데 두고 바닥에 원형으로 박히는 비수들.

청풍; (비수들이 나를 노린 게 아니다.) 바닥에 박힌 비수들을 보며 흠칫할 때

우유라; [감히 소소를 건드려? 그 대가로 지옥을 경험하게 해주겠다.] 피핑! 핑! 양쪽 소매에 넣었던 양손을 다시 뿌리고. 또 그녀의 양손에서 십여 개의 비수가 날아 나오고

퍼퍽! 퍽! 그 비수들이 원래 꽂혔던 비수들 사이에 박히고.

지지징! 비수들끼리 벼락으로 이어진다.

청풍; (혹시 이건...) 놀라고. 그 직후

 

#149>

쿵! 청풍의 주변이 확 변한다. 청풍은 망망대해에 솟아있는 뾰족한 바위 위에 서있다. 바위 정상은 폭이 1-2미터밖에 안되는데 바위 주변은 거친 파도가 휘몰아치는 사나운 바다다. 물론 실제가 아니고 진법으로 일어나는 환각이다

청풍; (당했다!) 굳어지는 얼굴. 콰앙! 콰앙! 주변으로 집채만한 파도가 치솟고

<비수들은 직접 날 노린 게 아니라 진법을 형성한 것이다.> 콰쾅! 쾅! 자신을 강타하는 파도를 방어막으로 막으며 비틀하고. 하지만

쾅! 콰쾅! 파도들은 바위를 강타하고. 그러자

콰드득! 쩌적! 바다 위에 뾰족하게 돋아난 바위가 거센 파도에 강타당해 부서지고 금이 쩍쩍 간다.

드드드! 무너지려는 바위. 비틀거리는 청풍

청풍; (환각!) 비틀거리며

청풍; (이건 진법이 일으키는 환각이다.)

<하지만 너무도 생생해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드드드!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흔들리는 바위. 바위를 연신 때리는 거센 파도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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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강가로 이어지는 관도. 주변에 기암괴석이 난립한 경치 좋은 곳이다. 때는 낮이고 사람들과 우마차들이 제법 많이 다닌다.

오가는 사람들 힐끔거리고.

청풍이 제갈소소를 안고 걸어온다. 제갈소소는 청풍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 자세로 잠이 들어있다. 청풍은 제갈소소를 왼 팔 하나로 안고 걸어오고 있고

청풍; (정황상 이 아이는 무가(武家)의 자손이 분명하다.) 제갈소소를 안고 천천히 걸어오며 생각하고

청풍; (성을 물어보니 잠결에 제갈(諸葛)이라고 대답했는데...)

청풍; (제갈은 무림에서도 그리 흔한 성이 아니다.)

청풍; (그중 가장 유명한 건 삼문육가중 한 가문인 제갈세가다.)

청풍; (제갈공명의 후손을 자처하는 제갈세가는 기문둔갑(奇門遁甲)으로 유명하다.)

청풍; (제갈세가가 설치한 기문진법을 깨트릴 수 있는 건 전설 속의 귀곡문(鬼谷門) 정도라던가?)

청풍; (만일 이 아이가 제갈세가의 후손이라면 납치의 표적이 될 이유는 충분하다.)

청풍; (이 아이를 통해서 제갈세가의 기문진법을 무력화시킬 수 있을 테니...) 생각하다가

청풍; [!] 무언가 느끼고

<살기!> 슥! 옆으로 한 걸음 피하는 청풍. 직후

썩! 갑자기 나타나 미사일처럼 청풍의 옆으로 지나치는 창. 창날 아래쪽에 붉은 수실이 달린 창인데

[크악!] [케엑!] 히히힝! 청풍을 비켜간 창은 청풍의 뒤쪽에 있던 사람 몇 명과 마차를 끓던 말과 마차를 관통하고 지나간다. 비명 지르며 죽는 사람과 말들

청풍; (아차!) 분노하며 돌아보고

창에 관통당한 사람과 말이 바닥에 쓰러지고 있고. 그 너머로 창이 날아가는데 창 앞쪽에는 집채만한 기암괴석이 있다. 헌데

쾅! 기암괴석을 그대로 박살내며 날아오르는 창

청풍; (가공할 파괴력을 지닌 창인데...) 분노

청풍; (어떤 자가 백주대로에서 무고한 사람들마저 무차별 죽이는 것인가?) 허공으로 높이 날아오르는 창을 보고

[히익!] [안돼!] [아악!] 길을 오가던 사람들 비명 지르며 길 가로 도망치거나 물로 뛰어들거나 오던 길로 도망치고.

제갈소소; [으음...] 그 소란에 깨려 하고

청풍; [더 자거라.] 쿡! 제갈소소의 등을 찍으며 자기 머리 위를 지나는 창을 보고. 그러자

제갈소소; [네 아빠...] 음냐! 입맛 다시며 다시 잠이 드는 제갈소소

청풍; (아빠라...) 쓴웃음 지으며 앞을 보고

청풍; (잠결이라지만 날 자기 아버지로 안다는 사실에 이상한 기분이 드는구나.) 생각하며 앞쪽을 보고

청풍의 앞쪽에 네 명의 복면인이 서있다. 물론 그자들은 백살파의 백일자객들이다. 가앙! 그자들을 향해 날아가는 붉은 수술이 달린 창

앞으로 나서며 손을 드는 칠십이살주. 그자를 향해 내리꽂히는 창

팟! 날아온 창을 가볍게 받는 칠십이살주.

청풍; (저자들...)

<백살파의 최정예인 백일자객들이로구나.> 그자들의 모습 크로즈 업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그때

십일살주; [이청풍!] [빚을 받으러 왔다.] 걸어오고

청풍; (십일살주! 저자가 오늘의 주재(主宰)로군.) + [빚?] 냉소

청풍; [백살파가 언제 내게 돈이라도 빌려주었다는 건가?]

십일살주; [십삼살주가 네놈 때문에 손을 하나 영영 쓸 수 없게 되었다.] [아우를 대신해서 그에 대한 배상을 받아내야겠다.] 방패를 쳐들어 앞을 가리는 자세로 말하고.

슥! 슥! 그자 뒤에서 도끼와 망치를 든 삼십칠과 삼십팔. 창을 든 칠십이는 뒤에서 창을 던질 기회를 엿보고 있고

청풍; [나야말로 네놈들에게 빚을 받아야겠다.] 살벌

십일살주; [설마 네놈도 우리 백살파에 돈을 빌려주었다고 주장하고 싶은 거냐?] 비웃고

청풍; [네놈들이 배상해야할 대상은 저들이다.] 자기 뒤쪽 길에 죽어있는 사람들과 말의 시체를 돌아보고. 다른 행인들은 이미 멀리 피해 있다.

청풍; [아무 이유도 은원도 없이 살인을 했으니 네놈들의 목숨으로 갚아줘야겠다.] 쿠오오! 청풍의 몸에서 수많은 검의 형상들이 일어나고

<몸... 몸에서 무수한 검의 형상이 일어난다!> <설마 전설 속의 검벽신공인가?> 긴장하는 십일살주들

청풍; [불문곡직하고 네놈들의 목숨을 거둘 수도 있다.] 슥! 제갈소소를 안은 왼쪽 소매에서 염왕아를 꺼내고

청풍; [그러면 실력을 펼칠 기회도 없었다고 한스러워 할 것 같아서 기회를 주겠다.] 뽑은 염왕아를 내리고

청풍; [십초를 양보할 테니 모든 능력을 동원해서 날 공격해봐라.] [만에 하나 내 몸에 작은 상처라도 낸다면 살려주겠다.]

[건방진 놈!] [뭐 십초를 양보해?] 분노하는 삼십칠과 삼십팔. 반면 십일살주는 심각하고. 칠십이는 뒤쪽에 서서 창을 던질 자세로 긴장하고 있고

청풍; [양보받기 싫다면 지금 즉시 죽여줄 수도 있다.] 징! 진동하는 염왕아로 겨누고. 순간

쿠오오! 갑자기 청풍의 몸 주변이 암흑으로 변하고 청풍의 윤곽과 강렬한 눈빛, 암흑을 배경으로 밝게 빛나는 염왕아만 보인다

<이놈!> <괴... 괴물이다!> <양보한다는 게 헛소리가 아니었다!> 소름이 돋는 십일살주 일행

청풍; (절대삼검을 익힌 내 무공이 과연 어느 수준인지 확인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겠지.) 징! 빛을 발하는 염왕아를 내민 채 생각하고. 그러자

십일살주; [형제들!] 쩡! 말하는 그자의 방패에서 별 형상의 다섯 꼭지가 밖으로 일어나 칼날이 된다.

[예 형님!] [하명하시지요 십일살주님!] 대답하는 삼십칠과 삼십팔

십일살주; [우리 목숨은 백척간두에 걸려있다.] [각자 최선을 다해라.] 가가강! 방패에서 일어난 별의 다섯 꼭지가 맹렬히 돌아간다. 드릴처럼

[해봅시다!] [젠장!] 삼십칠과 삼십팔도 도끼와 망치를 움켜잡으며 대답하고.

꽉! 칠십이도 창을 더 세게 잡으며 긴장한다.

 

#141>

강가의 관도가 내려다보이는 산봉우리. 원통형 망원경을 한쪽 눈에 대고 관도를 보고 있는 혈부용.

원통형 망원경 화면에 잡히는 모습. 왼팔로 제갈소소를 안은 청풍이 검은 기운을 뿜어내며 염왕아를 앞으로 내민 채 서있고 그 앞쪽에서 십일살주들이 공격하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혈부용; (자! 네 밑천을 보여라 이청풍!)

혈부용; (백일자객들은 지존께서 하사하신 신병이기로 무장하여 개개인이 구대문파 장문인도 죽일 수 있는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십일살주의 무기인 오첨신패(五尖神牌)는 만년한철로 만들어져 무엇으로도 깨트릴 수 없으며 무엇이든 찢어발길 수 있다.> 십일살주가 든 방패를 배경으로

<삼십칠살주의 살천부(殺天斧)와 삼십팔살주의 열지퇴(裂地槌)는 어떤 고수라도 죽일 수 있고...> 삼십칠과 삼십팔이 들고 있는 도끼와 망치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칠십이살주의 전궁창(電弓槍)은 번개와 같은 속도로 날아가 표적을 궤뚫어 버린다.> 칠십이가 창을 던질 자세를 취한 배경으로 나레이션

혈부용; (치명적인 위력을 지닌 저 네 가지 신병이기의 공격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 기대해보겠다 이청풍!) 마녀처럼 웃고

 

#142>

다시 관도. 청풍이 네 명의 백일자객과 대치하고 있고. 백일자객들 뒤쪽 100여 미터쯤 떨어진 곳에 오가던 사람들이 서서 보고 있다.

사람들 중에 끼어있는 거지 한명. 전형적인 개방 소속의 거지

[저 놈들 백살파의 백일자객들이야.] [천벌을 받을 놈들! 백주대로에서 무차별 살인을 저지르다니...] 거지 주변의 사람들 백일자객들의 뒷모습 보며 분노하고.

[그런데 저 청년이 누군데 백일자객들이 저렇게 긴장하는 건가?] [그러게나 말일세. 백일자객들이라면 죽이지 못하는 대상이 없다고 알려졌는데...] 백일자객들 건너편의 청풍을 보며 말하는 사람들 배경으로 작은 수첩을 꺼내 보는 거지

거지가 젖히는 수첩 안쪽에 제갈소소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다. <至急探索 諸葛素素>라는 글도 하단에 적혀있고

거지; (틀림없다!) 눈 번뜩이며 초상화에서 시선을 떼고

<백일자객들과 시비가 붙은 자가 안고 있는 아이는 제갈세가의 소가주인 제갈소소다.> 청풍이 왼팔로 안고 있는 제갈소소의 모습 배경으로 거지의 생각 나레이션. 제갈소소는 청풍의 어깨에 턱을 걸친 채 자고 있다.

거지; (다만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이 있다.) 찡그리고

거지; (제갈세가의 안주인 다지관음에 의하면 제갈소소는 백살파에 의해 납치당했다고 했는데...)

<제갈소소를 데리고 있는 자가 어째서 백일자객들과 대치하고 있는 것일까?> 청풍과 백일자객들의 모습 배경으로

거지; (내막이야 어쨌든 다지관음이 우리 개방에 딸의 행방을 찾아달라고 부탁을 한 건 현명한 판단이었다.) 수첩을 든 채 백일자객들 건너편의 청풍을 보는 거지

 

#143>

다시 백일자객들과 청풍의 모습. 청풍은 쳐들었던 염왕아를 내리고 있다.

이하의 전투신은 백일자객들이 먼저 10초를 공격하고 그 직후 청풍이 반격해서 백일자객들을 몰살시킨다.

십일살주; [크아!] 가가가강! 기합 지르며 내미는 방패가 맹렬히 회전하고. 앞쪽으로 일어나 칼날처럼 변한 별 형상의 다섯 꼭지가 회전하며 드릴처럼 변한다

가가강! 드릴처럼 회전하는 방패를 앞으로 밀면서 청풍에게 돌진하는 십일살주. 그 뒤에서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가 도끼와 망치를 휘두를 준비를 한다.

쾅! 청풍의 몸을 덮은 투명한 막과 충돌하는 방패 끝의 드릴

움찔! 청풍의 몸이 조금 흔들리고

콰드드드! 드릴이 맹렬히 회전하며 청풍의 몸을 덮은 투명한 막을 휘감아 찢으려 한다

[그렇지!] [죽어라!]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 환호

청풍; (특이한 무기로군.) 눈 번뜩일 때

가가강! 드릴이 청풍의 몸 바로 앞에까지 다가온다. 하지만

청풍; (호신강기를 전문적으로 파괴하는 무기겠지만...) 눈 부릅뜨는 청풍. 그러자

드드드! 회전하던 드릴이 보이지 않는 힘에 막혀 멈추더니

<화산 창천애에서 추락하기 전과는 비교도 안되게 급증한 내공으로 펼치는 나의 은원살법에는 통하지 않는다.> 팽! 드릴의 날들이 반대방향으로 홱 돌며 부러지려 한다

십일살주; [헉!] 팽! 돌아가는 드릴과 함께 몸에 홱 돌아가며 비명 지르고. 그 뒤에서 놀라는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 날아오르려 하면서

칠십이살주; [형님!] 멀리서 경악하여 비명. 그때

청풍; [제1초!] 뒤로 튕겨져 날아가는 십일살주를 보며 냉소하고. 날아가는 십일살주 뒤로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가 날아오르고 있고.

거지; (저 젊은 놈, 듣도 보도 못한 기이한 무공을 구사한다.) 눈 번뜩. 직후

[크아!] [죽어라!] 쾅! 부악! 좌우에서 도끼와 망치로 청풍을 강타하는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 물론 청풍을 직접 때린 게 아니고 청풍의 몸을 덮은 투명한 막을 때렸다.

펑! 콰득! 엄청난 충격에 청풍이 서있던 지면이 사발처럼 푹 들어간다. 방어막 전체가 지면으로 푹 들어간 형상이고.

거지;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가 쓰는 도끼와 망치는 집채만한 바위도 간단히 박살내는 위력을 지녔을 텐데...) 긴장. 하지만

텅! 텅! 충격 받아 튕겨지는 도끼와 망치.

[헉!] [큭!] 튕겨지는 무기에 딸려 뒤로 날아오르는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

거지; (상상을 초월하는 호신강기다.) 놀라고. 주변에서는 [잘 한다!] [꼴 좋구나 인간백정들아!] 사람들이 환호하고. 그때

휘릭! 휙! 비틀거리며 내려서는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

청풍; [2초! 3초!] 투명한 막 속에서 차갑게 웃고

[젠장!] [요상한 호신강기를 쓴다!] 부악! 쩍! 이번에는 좌우에서 수평으로 청풍을 때리는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

쾅! 쾅! 이번에도 청풍의 몸을 덮은 방어막을 좌우에서 강하게 쳐서 움푹 들어가게 만드는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 하지만

청풍; [4초! 5초!] 눈 부릅뜨며 말하고. 그러자

텅! 부악! 엄청난 속도로 튕겨져서 주인의 뒤통수를 때리려는 도끼와 망치

십일살주; [조심해라!] 방패를 들고 비틀거리다가 외치고.

철컥! 철컥! 일어났던 별 모양의 다섯 꼭지는 다시 방패 표면으로 달라붙고

부악! 쩍! [큭!] [웃!] 팽! 스악! 몸을 뒤로 홱 젖혀서 자기 무기가 자기 뒤통수치는 걸 면하거나 함께 몸이 돌아가서 피하는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

십일살주; [가랏!] 팽! 방패를 수편으로 던진다. <캡틴 아메리카>처럼

텅! 텅! 날아가는 방패 모서리에서 칼날들이 튀어 나오고

가가가강! 톱니바퀴처럼 회전하며 청풍에게 날아가는 방패.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는 것으로 묘사. 하지만

청풍; [6초!] 텅! 눈 부릅뜨는 청풍의 몸에서 일어나는 방어막에 막혀 도로 튕겨져 나가는 방패

가가강! 맹렬히 돌면서 십일살주에게 돌아가는 방패. 눈 부릅뜨며 받으려는 십일살주

콱! 양손을 내밀어 겨우 받는 십일살주. 하지만

콰드드! 칼날에 손이 베이며 피가 튀고

[큭!] 콰드드! 뒤로 쭉 밀려가는 십일살주

칠십이살주; [크왓!] 쩡! 투창 던지듯 강하게 창을 던지는 칠십이살주. 창이 날아가는 게 아주 빠르다

눈 치뜨는 청풍. 이미 바로 앞까지 날아온 창. 하지만

텅! 방어막에 부딪혀 굴절되는 창

청풍; [7초!] 칠십이살주에게 도로 날아가는 창을 보며 냉소하고. 십일살주는 다시 방패에서 별의 다섯 꼭지를 일어나게 만들고 있고

[크아!] [죽인다!] 부악! 쩍! 사력을 다해 도끼와 망치를 좌우에서 휘두르는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

쾅! 쾅! 청풍의 방어막을 때려 다시 청풍이 선 바닥을 움푹 들어가게 만드는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의 도끼와 망치

청풍; [8초! 9초!] 텅! 텅! 튕겨지는 도끼와 망치를 보며 냉소. 도끼와 망치를 휘두른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도 비틀거리며 물러서고 있고

십일살주; [크와앗!] 가가가강! 방패를 앞세우며 미사일처럼 청풍에게 날아간다. 방패의 앞쪽에서 돋아난 별의 다섯 꼭지들이 드릴처럼 맹렬히 회전하며 날아간다. 이번에는 더 빨리 돌아서 주변의 공기도 함께 돌아간다.

칠십이살주; (십일살주형님은 이번 공격에 전력을 기울이셨다.) 팟! 도로 날아온 창을 받으며 뒤로 물러서면서 생각하고

콰콰콰! 맹렬히 돌아서 청풍의 몸을 덮은 투명한 막을 소용돌이치게 만들면서 청풍에게 쇄도하는 방패에서 돋아난 다서 별꼭지들

칠십이살주; (이번에는 혹시...) 생각할 때

콰드드! 청풍의 가슴 바로 앞에까지 뚫고 들어가는 드릴

[그렇지!] [죽어라!] 환호하는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 하지만

청풍; [10초!] 눈 부릅뜨며 외치고

드드드! 청풍의 몸 바로 앞에서 멈추는 드릴

십일살주; [!] 방패를 미는 자세로 청풍의 앞에서 멈춰서는 십일살주

청풍; [약속했던 10초의 양보는 끝났다!] 크와앗! 기합 지르고. 그러자

콰창! 텅! 드릴이 그대로 부러져 튀어 나가고

십일살주; [헉!] 콰드드! 드릴들이 부서진 방패로 앞을 가리며 뒤로 쭉 밀려가고.

칠십이살주; (만년한철로 만든 오첨신패의 칼날들이 깨졌다!) 경악. 그 직후

청풍; [이제 죗값을 치를 차례가 되었다.] 쩡! 앞으로 들어 내민 염왕아의 손잡이를 놓는 청풍. 그러자

투쾅! 꽝! 그대로 십일살주의 방패로 날아가는 염왕아. 빛에 덮여있다

십일살주; [어검술?] 경악하면서도 방패를 들어 막으려 하지만

꽝! 방패를 그대로 뚫고 들어가는 염왕아

푸학! 방패를 뚫고 들어간 염왕아가 십일살주의 가슴을 뚫고 등으로 빠져나와 허공으로 치솟는다

[안돼!] [형님!] 부악! 정!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가 비명 지르며 도끼와 망치로 좌우에서 청풍을 공격한다. 그 배경으로 십일살주는 바닥에 나뒹굴고 있고. 하지만

청풍; [잘 가라.] 손을 좌우로 젓고. 그러자

[헉! 도끼가 제멋대로...] [피하시오!] 부악! 쩍! 팽! 청풍을 공격하던 도끼와 망치가 서로에게 날아간다

퍽! 콰직! 서로의 도끼와 망치에 맞아 머리가 으스러지는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

[헉!] [동료끼리 서로를 죽였다.] [저게 무슨...] 거지와 그 주변 사람들 경악

터엉! 텅! 퍼억! 털썩! 도끼와 망치를 휘두른 자세로 나뒹구는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의 시체

가앙! 그 사이에 십일살주의 가슴을 관통했던 염왕아가 청풍에게 돌아오고

칠십이살주; [으아아아!] 투학! 울부짖으면서 창을 던지고

턱! 염왕아를 잡으며 돌아보는 청풍.

미사일처럼 단번에 청풍 앞으로 날아온 창. 하지만

텅! 청풍이 염왕아를 휘두르자 염왕아에서 일어난 힘이 창을 쳐서 허공으로 치솟게 만들고. 이어

청풍; [돌려주마!] 염왕아를 휘두르고. 그러자

멈칫! 허공에서 멈칫하는 창. 이어

쩍! 단번에 칠십이살주에게 날아가는 창

칠십이살주; [크왓!] 콱! 두 손으로 창날을 잡는다. 하지만

콰직! 창은 날아온 힘에 의해 칠십이살주의 손아귀에서 미끄러지며 가슴을 궤뚫는다.

[저놈은 자기 무기인 창에 죽었다.] [잘 죽었다 이놈아!] [꼴좋구나. 백주대로에서 살인을 한 대가다!] 환호하는 거지 주변의 사람들

칠십이살주; [이... 이 괴물...]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뒤로 물러선다. 두 손으로는 자기 가슴을 관통한 창의 날을 잡은 채. 창날은 그자의 등으로 삐져나왔고

퍼억! 뒤로 넘어져 죽는 칠십이살주

청풍; (구대문파 장문인들도 죽일 수 있다는 백일자객들...) 백일자객들의 시체를 보며 생각하고

청풍; (그 백일자객 네 명을 어렵지 않게 해치웠으니 남에게 질 일은 거의 없겠구나.) 미소. 그러다가

[!] 무언가 느끼고 눈 치뜨는 청풍.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여자의 눈 부위. 물론 혈부용인데 한쪽 눈에는 원통형의 망원경을 대고 있다.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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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정주> 새벽. 이제 동녘이 환하게 밝아온다.

정주 교외 강가의 사당. 사당 앞의 모닥불은 꺼져 있고. 백살파 자객들이 모닥불 주위에 망토를 덮고 잠이 들어있다. 빈 술병이 널려있고. 먹다 남은 통닭과 오리고기도 있다. 모닥불에서는 연기만 가늘게 치솟고 있다. 그러다가

사내1; [어이 추워!] 몸을 떨며 깨어나고

사내1; [젠장... 어쩐지 춥다 했더니 모닥불이 꺼졌구만.] 오만상 쓰며 일어나고

사내1; [아직 날이 밝으려면 멀었다. 모닥불을 다시 피우고 한숨 더 자야겠다.] 비틀거리며 사당 쪽으로 가고

사내1; [사당 문짝은 누가 떼어갔고...] 문이 안 달린 사당으로 들어가고

사내1; [마루나 뜯어다가 땔감으로...] + [!] 눈 부릅

쿵! 사당 바닥에 아무도 없다. 마른 풀이 깔린 바닥에는 제갈소소의 손발을 묶었던 밧줄과 입에 재갈 물렸던 천만 흩어져 있고

사내1; [젠장! 전부 일어나라 일 났다.] 사당 안을 살펴보며 버럭 고함지르고.

[헉!] [뭐냐?] [다지관음이 딸년 구하려고 쳐들어오기라도 했냐?] 다른 세 놈 기겁하며 일어나고

사내1; [제갈소소, 그 맹랑한 년이 포승을 끊고 달아났다.]

[이런...] [정말이로구나!] [일곱 살 밖에 안된 어린년이 어떻게 포박을 푼 건가?] 사당으로 달려와 안을 들여다보며 놀라는 세놈

사내1; [아직 멀리 가진 못했을 것이다.] [네 방향으로 흩어져서 추적하자!] 휙! 한쪽으로 날아가고

[난 이쪽을 훑겠다.] [젠장! 다 된밥에 코 빠트린다더니...] [이년아! 어디 숨었느냐?] 휘익! 휙! 다른 세 방향으로 날아가는 사내들.

곧 사당 앞은 조용해지고. 헌데

 

사당 내부.

달칵! 사당 바닥을 이루는 마루조각이 들썩이더니

툭! 툭! 조그만 손이 마루 조각 몇 개를 젖히고

이어 조심스럽게 고개를 내미는 계집아이. 물론 제갈소소다.

당차고 똘똘한 표정으로 마루 아래 공간에서 밖으로 기어나오는 제갈소소

탁탁! 손으로 몸의 먼지까지 털며 사당을 나온다.

주변 살피며 모닥불이 피워졌던 곳을 지나려 하고. 그러다가

모닥불 옆에 남아있는 먹다 남은 통닭과 오리고기들

꼬르륵! 그걸 보는 제갈소소의 배에서 소리가 나고

다가가서

통닭을 집어 드는 제갈소소.

우직! 통닭의 다리를 하나 잡아 뜯어서

그걸 우물거리며 사당을 떠나는 제갈소소.

 

#134>

아침. 정주. 이제 강에는 아침인데도 배들이 많이 떠가고.

그 중 한 척의 여객선. 돛대가 두 개에 객실이 2층인 상당히 큰 여객선. 바로 벽옥령과 강혜분이 탄 배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갑판에는 사람들이 별로 안 나와 있는데. 뱃머리에 강혜분이 서있다. 죽립은 쓰지 않았지만 망토로 몸을 가리고 있다. 배의 좌우와 선미에는 사공들이 서서 장대로 물길을 가늠하고 있고.

생각이 많은 표정인 강혜분.

그런 강혜분의 머리에 떠오르는 장면. #35>의 장면이다. 파노라마처럼 회상 씬으로

 

청풍; [확실히 누님은 여전히 십대소녀처럼 보이십니다.] 달칵! 웃으며 수저를 쟁반에 내려놓고

강혜분; [얘는 농담도 잘해!] 탁! 부끄러워서 청풍의 어깨를 손으로 치고. 헌데 그 순간

휘익! 강혜분의 몸이 허공으로 홱 떠오른다. 다리가 천장을 향하게. 손은 청풍의 어깨에 달라붙어 있고

강혜분; [엄마야!] 거꾸로 선 자세가 되어 비명 지르고.

청풍; [놀라셨지요?] 웃고

청풍; [내려드릴 테니 안심...] + [!] 움찔 하고

스륵! 거꾸로 서는 바람에 강혜분의 치마와 속치마가 아래로 흘러내리며 아랫도리가 그대로 드러난다. 가죽신을 신은 발과 미끈한 다리. 삼각 빤스 같은 속옷으로 가려진 사타구니 일부까지

강혜분; [꺅!] 비명 지르며 급히 나머지 한손으로 사타구니쪽의 치마를 밀어서 아랫도리가 완전히 드러나지 않게 하고

회상 끝

 

강혜분; (개구장이 같으니...) 얼굴 발개지고

강혜분; (물론 딱히 기분이 나쁘진 않았어. 다른 사람도 아니고 청풍이에게 속살을 보여준 것이었으니...) 좋아 죽으려 하고

이어지는 회상. 역시 #35>의 장면

 

청풍; [이화접목의 수련비결입니다.] 건네주며 웃고

청풍; [그걸 수련하시면 아무리 힘 센 상대라도 문제없이 처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강혜분; [고마워! 열심히 수련할게.]

청풍; [그런 일이 없길 바라지만...] [언제고 이화접목이 누님에게 필요한 때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회상 끝

 

강혜분; (청풍은 지금 같은 상황을 예견한 것일까?)

강혜분; (이화접목의 비결을 전수해준 덕분에 세상에 나올 때 조금은 두려움이 덜해졌는데...) 생각할 때

달칵! 1층 객실의 문이 열리며 벽옥령이 나온다. 여전히 남장이지만 역시 죽립은 쓰지 않았다. 열린 문 안쪽에는 여자들이 잠들어 있는 게 보이고

강혜분; [일어나셨어요 아가씨?]

벽옥령; [잘 잤어 혜분언니?] 하품하며 다가오고

벽옥령; [여긴 어디쯤이야?] 눈 꼬리의 찔끔 나온 눈물을 소매로 닦으며 다가오고. 강혜분은 몸에 두르고 있던 망토를 벗는 중이다.

강혜분; [밤새 개봉(開封)을 지나서 정주 근처를 지나는 것 같아요.] 망토를 벽옥령의 몸에 둘러주면서

벽옥령; [언니도 춥잖아.] 말은 그렇게 하지만 거부하진 않고

강혜분; [전 괜잖아요. 아침 바람이 쌀쌀하니 피풍의를 두르고 계셔요.] 목 앞으로 끈을 여며주고

벽옥령; [고마워.] 아직 잠이 덜 깬 표정으로

벽옥령; [그런데 정주에서 낙양은 그리 멀지 않지?]

강혜분; [점심때쯤이면 지나갈 거예요.] 강혜분에게 입혀준 망토를 갈무리 해주고

벽옥령; [길은 멀리 돌아왔지만 시간은 오히려 적게 걸렸을 거야.] 정주 쪽을 보고

강혜분; [순풍이 불어준 덕분에 배가 빨리 황하를 거슬러 올라올 수 있었지요.] 함께 서서 정주를 보고

강혜분; [하지만 낙양을 지나면 험하기로 악명 높은 용문협(龍門峽)이 나와요.]

벽옥령; [잉어가 거슬러 올라가는 데 성공하면 용이 된다고 해서 등용문(登龍門)이란 전설이 생긴 그 용문협!]

강혜분; [강물이 너무 급해서 이 배는 거기까지 밖에 운행을 하지 않아요.]

벽옥령; [어쩔 수 없이 용문협 부터는 육로로 가야겠네.]

강혜분; [도보로 가는 건 상당히 힘들 테니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두셔야할 거예요.]

벽옥령; [견딜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벽옥령; [아무리 힘들어도 청풍오빠가 무사한 걸 확인할 수만 있으면 참을 수 있어.] 당찬 모습

강혜분; (아가씨의 이 지극정성이 하늘에 닿아서 청풍이가 무사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벽옥령의 옆모습 보며 소리없이 한숨. 그때

벽옥령; [저기 봐 언니!] 강변을 가리키고

강변에 연기가 피어오르는 건물이 보인다. 거리는 200미터 정도.

벽옥령; [아마 길가는 손님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는 주점 같아.]

강혜분; [손님들이 제법 있는 게 보이네요.] 역시 강변의 건물을 보고. 건물 주변에 사람들이 오가는 게 개미처럼 작게 보인다.

벽옥령; [저런 곳에서 아침을 먹으면 분위기 끝내주겠어.] 입맛 다시고

강혜분; [그러게나 말이에요.] 웃고. 헌데

 

#135>

두 여자가 보고 있는 강가의 주점. 강을 따라 난 큰 길가에 서있어서 손님이 많다. 이른 아침이지만 손님들이 제법 북적이고. 길을 오가는 손님들이 아침 먹으로 들르고 있다. 말과 마차도 주점 앞 마당에 세워져 있고.

멀리 강이 보이는 창가 자리. 의자가 네 개인데 청풍이 앉아서 강을 떠가는 배들을 보고 있다. 청풍은 주점 입구가 보이는 쪽 창가 자리에 앉아있다. 앞에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찻잔이 놓여있고

청풍; (저 배들은 밤새 강을 따라 올라오고 내려왔겠구나.)

여객선의 모습. 뱃전에 사람들이 서있는 게 작게 보이고. 물론 그중에 강혜분과 벽옥령이 있지만 청풍은 알지 못한다.

청풍; (저 배에 탄 사람들은 무슨 사연이 있어서 길고 험한 황하를 거슬러 온 것일까?) 생각하는데

[음식 나왔습니다.] 턱! 점원이 쟁반을 내려놓는다. 쟁반에는 국수와 만두, 고기볶음 등이 있다. 돌아보는 청풍

점원; [맛있게 드십쇼.] 쟁반을 들고 돌아가고. 탁자에는 세 가지 음식이 차려졌고

청풍; (밤길을 걸어와서 배가 고픈 김에 음식을 너무 많이 시켰다.) 젓가락 통에서 젓가락을 집어들고

청풍; (아무래도 다 못 먹고 남길 것 같구나.) 국수를 먹기 시작하고

 

#136>

강가의 사당.

휘익! 휘익! 사내1과 2가 날아내리고

사내1; [자네도 허탕인가?] 모닥불 옆에 내려서고

사내2; [십리 넘게 뒤졌지만 아무런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네.]

사내1; [일곱살 짜리 계집애가 밤새 그 이상 먼 거리를 걸어갔을 리는 없고...] 오만상을 쓰고

사내1; [다른 친구들이 간 방향에서도 발견되지 않는다면 그년이 이 근처 어딘가에 숨어있다고 봐야...] 말하다가 흠칫하며 모닥불 있던 곳을 보고. 정확히는 통닭이 놓여 있던 곳이다

사내1; [우리가 안주거리로 사온 통닭을 다 먹었던가?]

사내2; [술 마시느라 안주는 거의 안 먹었지.] 사당으로 가려다돌아보고

사내1; [그런데 통닭이 통째로 사라졌어.] 통닭이 있던 곳을 가리키고

사내2; [혹시!] 팟! 사당으로 뛰어들고

사당 바닥의 마루판이 몇 개 흩어져 있고 그 아래 빈 공간이 있는 게 보이고

사내2; [이런 젠장!] 쾅! 발을 구르고

사내1; [혹시...] 다가와서 보고

사내2; [그년이 사당 마룻바닥에 숨어서 우리가 떠나길 기다렸다가 달아났네.] [통닭은 배가 고파서 가져갔을 테고...] 홱 돌아서고

사내1; [통닭을 먹으면서 갔으면 흔적이 있을 걸세.] 주변을 살피고.

사내2; [그렇겠지.] 다른 곳을 살피고. 그러다가

사내1; [!] 눈 번득

풀숲에 난 길에 닭다리 뼈가 하나 떨어져 있다.

사내1; [이쪽일세.] 외치며 달려가고. 사내2가 돌아보고

삐익! 삑! 호각을 불며 닭 뼈가 발견된 곳으로 달려가는 사내1. 사내2도 따라가고

 

#137>

주점에서 멀지 않은 강가.

[!] 온 길을 돌아보는 제갈소소. 살이 붙어있는 닭다리 하나를 들고 있는데. 삐익! 삑! 멀리서 호각 소리가 들린다.

마지막 닭다리를 뜯으며 종종 걸음을 하는 제갈소소. 앞쪽에 주점이 보인다.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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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낙양(洛陽)> 거대한 도시. 저녁 무렵.

어느 객잔. 사람들 북적.

객잔의 독채. 그곳에는 인적이 없다.

쏴아! 객잔 내부. 욕실에서 물소리가 나고.

화려한 침실. 여자들의 짐이 널려있고. 한쪽은 욕실. 한쪽에는 휘장이 쳐진 침대가 놓여있다. 휘장이 쳐져 있어서 침대 안의 상황은 볼 수 없고

쏴아! 쏴! 주렴이 쳐진 욕실에서 물소리가 나고. 이윽고

촤락! 주렴을 젖히며 나타나는 여자. <무쌍일지>에 나온 우유라 캐릭터. 막 목욕을 한 촉촉한 모습. 몸에는 가운이 걸쳐져 있고 머리는 수건으로 싸매고 있다. 풍만하며 절세미녀. 나이는 좀 있어서 20대 후반이다.

우유라; [오랜만에 마음 놓고 목욕을 해서 개운하네.] 수건으로 목의 물기를 닦으며 나오고

우유라; [악양(岳陽)에서 이곳 낙양까지는 이천여리...] [그 먼 길을 오는 동안 목욕조차 마음 편하게 못했다.] 한쪽의 화장대로 가고.

우유라; [이제 목적지인 북망산(北邙山)까지는 지척이니 오늘은 편히 쉴 수 있겠구나.] 화장대에 앉아 화장을 하려하고. 그러다가

우유라; [!] 흠칫! 하며 뒤쪽의 침대를 보고

우유라; (소소(素素)가 어째 조용하네.) (그새를 못 기다리고 잠이 들었나?) 화장대 앞의 의자에서 일어나 침대로 가고.

우유라; [소소야! 엄마가 목욕하는 거 기다리다 잠들었니?] 사락! 휘장을 젖히며 미소 짓고. 하지만

쿵! 침대 안에는 아무도 없다. 대신 종이가 한 장 놓여있고

우유라; (소소가 없다.) 눈 치뜨고. 종이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우유라; [사봉(四鳳)!] 외치며 침실 문쪽으로 달려가고

우유라; [소소를 너희들이 데리고 있느냐?] 덜컹! 문을 열고. 하지만

쿵! 문 밖은 거실. 헌데. 거실에 네 명의 여자 무사가 죽어있다. 외상은 없는데 모두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죽어있다. 같은 복장을 하고 있고 얼굴도 비슷하고.

우유라; [사봉!] 비명 지르며 거실로 뛰어들고. 하지만 그 직후

어떤 연기 같은 것이 우유라의 코로 스며들고. 그러자

띵! 현기증이 느껴지는 우유라

우유라; [독!} 비틀하며 급히 두 손을 모으고. 숨을 멈추는 모습으로. 이어

우유라; (삼매진화(三昧眞火)!) 눈 부릅뜨고. 그러자

화악! 우유라의 몸에서 강한 열기가 뿜어지는 모습. 이어

우유라; [하악!] 참았던 숨을 토해내고

우유라; (살포된 후 제법 시간이 흐른 덕분에 독기가 옅어져서 어렵지 않게 태워버릴 수 있었다.) 서둘러 네 명의 여자무사에게 다가가고.

가장 가까운 여자의 목을 만지는 우유라

우유라; (질식해서 죽었다.) (기도에 부종을 일으키게 만드는 악독한 독에 중독당한 때문이다.) 이를 갈고

우유라; (그 때문에 비명도 지르지 못했을 테고...) + [!] 생각하다가 깨닫고

우유라; (종이!) 팟! 다시 침실로 뛰어들고

침대로 달려가서

팟! 침대에 무릎을 꿇으며 종이를 낚아채듯 집어드는 우유라

 

<유서 깊은 제갈세가(諸葛勢家)의 안주인이신 다지관음(多智觀音) 우유라(尤乳羅) 부인께 인사드리겠소. 따님 제갈소소(諸葛素素)는 우리 백살파에서 보살피고 있소. 따님이 무사하길 바라신다면 북망산에서 열리는 호천집성연(護天集星宴)에는 참석하지 않으시기릴 바라겠소.> 종이에 적힌 글 내용

 

우유라; [안... 안돼!] 사색이 되어 덜덜 떨고. 두 손으로 종이를 든 채

우유라; [백살파! 네놈들이 감히 제갈세가의 유일한 상속자인 소소를 건드려?] [용서하지 않겠다.] 이를 갈고

 

#129>

경치 좋은 곳에 자리한 암자. #54> #101>에 나온 암자. 위상영이 머물던. 그리 크지는 않은 절인데 비구니 암자라 비구니들만 돌아다니고 있고. 마당에는 두 필의 말이 끄는 마차도 한 대 서있다. 물론 위상영이 타고 다니는 마차다. 비구니들이 말을 돌보고 있고

어느 건물. 색목쌍교가 입구를 지키고 있다.

 

위상영; [소림사...] 조금 놀란 표정. 독두신개와 마주 앉아있다.

위상영; [이청풍 그 사람...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 나타났군요.] 냉정을 유지하려 애쓰는 표정으로 말하고

독두신개; [노화자도 그게 신기해서 급히 소식을 전하러 왔네.] 가는 천을 내밀고. 두 손으로 받는 위상영

독두신개; [화산에서 실종되었다가 느닷없이 나타난 놈이 이번에는 뜬금없이 소림사에 들렀다는 걸세.] 천을 펼쳐서 읽는 위상영을 보며

위상영; [무슨 목적으로 소림사에 들렀는지 궁금하군요.] 천에서 눈을 떼고

독두신개; [소림사에 파견되어있던 본방의 젊은 거지 놈이 탐문한 바에 의하면 종남파 제가 막운비의 소재를 물었다고 하네.]

위상영; [이십여 일 전 삼절곡이 의문의 멸문을 당한 것과 관련이 있겠군요.]

독두신개; [노화자도 그리 추측하고 막운비의 행방을 알아보라고 젊은 거지들에게 지시를 해놨어.]

위상영; [소녀 역시 궁금하니 알아내신 게 있으면 알려주셨으면 해요.]

독두신개; [그리함세.]

독두신개; [그보다 호천집성연의 준비는 잘 되어가는가?]

위상영; [삼문육가뿐만 아니라 구대문파에도 초청장을 발송해놨어요.] [삼문육가의 참석은 확정적인데 구대문파중에서는 몇 개의 문파나 참석할지 모르겠어요.]

독두신개; [구대문파의 말대가리들이 제발 협조적으로 나왔으면 좋으련만...] 혀를 차고

위상영; [그분들도 조만간 저희 호천맹의 깊은 뜻을 알게 되겠지요.] 미소

독두신개; [호천집성연의 준비로 바쁠 테니 노화자는 이만 가보겠네.] 일어나고

위상영; [대접이 소홀해서 죄송해요.] 일어나고

독두신개; [대접이 소홀하다니... 거지에게 별 말을 다하는군.] 문을 열고 나가고. 문 밖에서 색목쌍교가 돌아보고

독두신개; [군사의 마음 속 정랑(精郞)은 노화자가 만나볼 테니 안심하게나.] 짓궂게 웃으며 걸어가고. 따라 나오는 위상영에게

<정랑...> 색목쌍교가 서로 눈짓을 하며 웃고.

위상영은 얼굴이 화들짝 붉어지고

휘익! 멀리 사라지는 독두신개

위상영; [짖궂은 분 같으니...] 한숨. 하지만 싫은 기색은 아니고.

위상영; (마음속의 정랑...) (하긴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문 밖에 서서 멀어지는 독두신개를 보며 생각하고

위상영; (큰 은혜를 입기도 해서인지 단 두 번 만났음에도 내 마음속에 새겨진 이공자의 인상은 결코 지워지지 않을 정도로 선명하니...) 청풍을 떠올리고

 

#130>

<-위가장> 역시 저녁 무렵.

어느 건물. 음침한 인상의 무사들이 지키고 있고

 

혈부용; [...] 의자에 앉아서 편지를 읽고 있고. 그 앞에는 음침한 인상의 중년인이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채 서있다.

혈부용; [...] 뭔가 생각하며 편지를 내려놓고

사내; [어찌 할지요?] 눈치 보고

혈부용; [이청풍... 이자의 종적이 발견되었다는 보고를 소회주님께도 했느냐?] 편지를 가리키고

사내; [혈부용님께 먼저 보고해야할 것 같아서...] 눈치 보고

혈부용; [잘 했다.] [근래 소회주님의 심기가 몹시 어지러운데 이런 일로 또 심란하게 해드릴 필요는 없다.]

혈부용; [이가놈은 내 선에서 처리하겠다.] [백살파와 지옥갱에 연락해서 준비를 시켜라.] 도도하게

사내; [존명!] 포권하고

나가는 사내

혈부용; [이청풍... 이청풍...]

혈부용; [소회주님 말씀대로 네놈이 정말 소회주님의 앞길을 막을 천적인지 나 혈부용의 손으로 확인해주겠다.] 사악하게 웃고

 

#131>

<-낙양 동쪽 정주(鄭州)> 강변의 도시. 때는 밤. 아주 깊은 밤은 아니라 도시가 불야성을 이루고 있고. 하늘에는 보름달이 다 된 달이 떠있다.

 

불야성을 이루고 있는 정주가 멀리 보이는 강가. 음침한 사당이 한 채 서있고. 그 사당 앞 공터에는 모닥불이 피워져 있고. 흰옷을 입은 사내 네 명이 모닥불을 둘러싸고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는 중이다. 안주는 통닭과 오리등. 기름종이에 싸서 포장해온 것. 사내들의 복장은 백살파 자객들 복장. 옆에는 무기와 함께 복면을 벗어 놨다. 복면에 숫자는 적혀있지 않다.

사내1; [지령 받은 임무를 성공하긴 했지만 좀 아쉽구만.] [마침 다지관음 우유라 그년 목욕 중이었는데 말이야.] 술을 병나발로 불며 음험하게 웃고

사내2; [효과 좋은 독도 갖고 있었겠다. 그년을 쓰러트리고 재미를 볼 걸 그랬나?] 역시 입맛을 다시면서

사내3; [아서라 이것들아.] [우가년은 어쨌든 명색이 삼문육가중 한 가문의 주인이야.] 병나발 불던 술병을 입에서 떼며

사내3; [백일자객들이라면 모르지만 우리같은 하수들이 어떻게 해볼 상대가 아니야.] 소매로 입가의 술을 쓱 닦고

사내3; [특히 그년이 익힌 태음신공(太陰神功)은 남자들과는 상극이라고 알려져 있어.] 심각한 표정

사내1; [남자들과는 상극인 무공?] [그런 게 있나?]

사내3; [있지.]

사내3; [남자가 익힌 무공에 공격당하면 타격을 입기는커녕 양기(陽氣)를 흡수해서 더 강하게 반격하는 무공들이 있어.]

사내3; [대표적인 게 구대천마중 뱅백마모의 빙극진살(氷極振煞)인데...]

사내3; [다지관음이란 년이 익힌 태음신공도 그런 계통의 무공이라고 알려져 있어.]

사내1; [자네 말이 맞다면 객기를 부리지 않은 게 다행이었구만.]

사내3; [어쨌거나 우리에게 맡겨진 임무는 다지관음이 호천맹에서 발을 빼게 하는 것이고...]

사내3; [저 어린 계집 덕분에 임무는 완수한 것이나 다를 바가 없어.] 사당을 돌아보고. 다른 놈들도 돌아보고

어둑한 사당 안쪽. 바닥은 마루 인데 마루 위에 마른 풀이 깔려있고 그 위에 7살, 즉 초등학교 1학년 쯤 된 소녀가 묶인 채 누워있다. 입에는 재갈이 물려있고. 두 손은 뒤로 묶여있다. 두 발목도 묶여있고. 귀엽고 똘망똘망한 인상. 옷도 귀엽다. 이 소녀가 우유라의 딸인 제갈소소

사내1; [아쉽구만. 저것이 몇 살만 더 많았어도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 텐데...] 입맛 다시고

사내3; [그 인간 천벌 받을 소리를 하는구만.] 눈을 흘기고

사내2; [맞어. 어려서 아비를 잃은 불쌍한 아이를 두고 뭔 천벌 받을 소리인가?]

사내1; [그래 내가 말실수를 했네. 그만 좀 타박해.] 머쓱해서

사내3; [헛소리들 말고 술이나 마시자고...]

사내2; [그런데 제갈소소... 저 꼬맹이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건가?]

사내3; [우리야 모르지.]

사내3; [일단 백일자객들에게 인도하면 우리 임무는 끝인데...] [아마 총단으로 끌려가서 제갈세가를 옭아매는 인질 역할을 하게 되겠지.]

사내2; [명문가에 잘못 태어난 죄로 어린 나이부터 생고생을 하게 되었구먼.]

사내3; [그래서 인생이라는 게 일방적으로 좋고 일방적으로 나쁜 경우는 없다고 하는 거겠지.] 술 마시고.

[...] 바닥에 누워 뭔가 생각하는 제갈소소. 헌데

슥! 슥! 뒤로 묶인 손가락이 꼼지락 거린다.

사각! 사각! 제갈소소의 가운데 손가락에 반지가 끼워져 있는데. 반지에서 작은 칼날이 돋아나 있고. 그 칼날로 밧줄을 자르고 있다.

 

#132>

<-낙양> 깊은 밤. 이제 대부분의 건물에는 불이 꺼져 있고. 달이 중천에 떠있다.

어느 절. 높은 탑이 있다. 9층으로 이루어진 중국식 탑

딱! 딱! 탑 근처에서 등을 들고 순찰 도는 두 명의 중. 한명은 등을 들고 앞장서고 한명은 딱딱이를 치며 따라온다.

[가을이 멀지 않아서인지 이제 밤만 되면 으슬으슬 해.] [뜨끈한 아랫목이 그리울 계절이 왔어.] 딱! 딱! 대화 나누며 걸어가는 중들. 그러다가

[!] 무언가를 발견하고 눈 치뜨며 멈춰서는 등을 든 놈. 바닥을 본다

[왜 그래?] 딱딱이 치던 놈이 어리둥절하며 멈춰서고

[저... 저...] 등을 든 놈이 앞 쪽의 넓은 공토를 가리키며 덜덜 떨고. 딱딱이 치던 놈도 앞쪽을 보고

쿵! 공터에는 절 중앙의 탑이 달에 비쳐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데. 그 탑 꼭대기에 사람 그림자가 서있는 게 보인다

[사... 사람!] [탑 위에 누가 서있다.] 기겁하며 돌아보는 두 놈

쿵! 9층 탑의 꼭대기. 어떤 여자가 밤바람에 옷깃을 펄럭이며 서있다. 속 옷 위에 가운을 걸치고 머리는 풀어헤친 미친 년 분위기의 여자.

크로즈 업. 바로 우유라다. 양팔 벌리고 고개를 든 채 바람 냄새를 맡고 있다. 눈을 감고 있고

[히익! 요... 요괴다!]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다리가 풀려 주저앉는 중들.

파삭! 들고 있던 등이 깨지며 바닥에 불이 확 일어난다. 기름에 불이 붙은 것

[부처님 관음보살님!] [제자들을 살려주십시오!] 엉금 엉금 기어 도망치는 두 중. 뒤에서는 등이 깨져 흐른 기름에 불이 붙어 활활 탄다. 하지만

 

우유라; (어디... 어디에 있느냐 소소야?) 아랑곳 하지 않고 탑 위에 서서 두 팔 벌린 채 바람을 맞고 있다.

우유라; (유괴당할 것을 우려하여 소소는 어렸을 때부터 백리향(百里香)을 조금씩 먹여왔다.) (그 때문에 소소 몸에는 백리향의 향이 배어있다.)

우유라; (바람의 방향만 맞으면 소소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낼 수 있다.)

우유라; (제발... 제발 이 가엾을 계집을 도와다오 바람아!) 울고

<소소의 체향을 이곳으로 몰아와다오!> 탑 위에 미친 년처럼 서있는 우유라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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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독룡간> 낮

절벽 아래에 자리한 동굴. 헌데 수많은 뱀들이 동굴 입구에 모여서 고개를 들고 동굴 안을 보고 있다. 뱀들은 크기가 제 각각이다

 

동굴 내부. 끝 쪽에 섭장천이 누워있다. 청풍이 그 옆에 무릎 꿇고 앉아있고. 용각신망은 섭장천의 머리맡에 따리를 틀고 앉아서 섭장천을 내려다본다.

섭장천; [지난 열흘 동안 고생이 많았다.] 죽어가는 얼굴로 청풍을 올려다보고

섭장천; [네가 철인진결과 절대삼검의 비결을 모두 숙지한 것을 확인했으니 이제 죽어도 여한은 없구나.]

청풍; [아직... 후배는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눈물 글썽

섭장천; [그렇지 않다. 네게는 부족한 면이 전혀 없어.] 웃고

섭장천; [노부도 나름대로 재주가 있다고 자부해왔지만 문일지십인 너에게는 비할 바가 못 된다.]

섭장천; [철인진결과 절대삼검의 비결을 확실하게 깨우쳤으니 이제 수련하여 네 것으로 만드는 일만 남았다.]

섭장천; [노부의 평생 성취가 남김없이 후세에 전해지게 되었으니 그저 기쁠 뿐이다.] 평온한 표정이 되고

청풍은 말없이 울고

꾸우! 용각신망도 울고

섭장천; [노파심으로... 다시 한 번 부탁을 하마.] [노부의 손녀... 유일한 핏줄인... 아연이를 찾아내 보살펴다오.]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섭장천; [아연이... 그 가엾은 것은 지존의 마수에 떨어져 무슨 수난을 당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게 끝내 노부의 마음을 어지럽히는구나.] 탄식

청풍; [천지신명께 맹세컨대 아연소저는 반드시 찾아내 지켜드리겠습니다.]

섭장천; [고맙구나. 고마워.] 미소 짓고

섭장천; [아연이의 가슴 부분에... 나비 형상의 점이 있다는 걸 잊지 말거라.] 말할 때

꾸우! 용각신망이 섭장천의 이마를 핥으며 운다

섭장천; [오냐! 이제 조금만 더 기다려라.] [노부의 정기(精氣)를 먹게 해줄 테니...] 자애롭게 웃고

청풍; (정기를 먹게 해주신다니...) 놀랄 때

섭장천; [용각신망은 죽을 운명이었던 노부의 목숨을 연장시켜주었다.] [그 대가로 노부는 용각신망에게 노부가 평생 닦아온 정기를 주기로 했다.]

섭장천; [노부의 정기를 흡수하면 용각신망은 용이 되기 위한 수련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

섭장천; [잘하면 몇 년 내로 용이 되어 승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청풍; (섭노사와 용각신망 사이에 그런 계약이 있었구나.) 생각할 때

섭장천; [손을 다오.] 힘겹게 손을 하나 세우고

청풍; [예...] 두 손으로 섭장천의 그 손을 잡고. 직후

쩡! 마주 쥔 청풍과 섭장천의 손 사이에서 강한 빛이 뿜어진다

청풍; (이건...) 경악과 고통을 느끼는 표정

청풍; (섭노사의 손을 통해서 얼음같이 서늘한 기운이 내 몸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지잉! 청풍의 양손이 투명하게 빛나고

섭장천; [노부가 평생 수련한 검기(劍氣)다.]

섭장천; [이 검기를 물려받으면 검벽신공 단계까지는 수월하게 이를 수 있을 것이다.] 지잉! 손에서 나는 빛이 더 강해지고

청풍; [노사님...] 감격

섭장천; [항상... 천도(天道)를 생각하거라.] [아연이를 부탁하고...] 화악! 빛에 휩싸이는 섭장천과 청풍의 모습

 

#123>

저녁 무렵. 여전히 독룡간

독룡간 아래 절벽. 동굴 옆에 돌로 쌓은 무덤이 생겼다. 그 무덤 앞에는 녹슨 검이 세 자루 꽂혀있다. 무덤 앞에 청풍이 서서 보고 있다. 떠날 준비. 허리에는 용봉철적을 끼우고 있다. 무덤 앞에는 많은 뱀들이 모여서 조문하듯 고개를 숙이고 있다.

청풍; (노야께서 주입시켜주는 검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잠시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니 이미 영면하신 후였다.)

청풍; (용각신망도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아마 내가 정신을 잃었던 사이에 노야의 시신에서 정기를 흡수하고 떠났을 것이다.) 생각하다가

청풍; [소생은 이만 떠나겠습니다 노야! 부디 모든 근심 내려놓고 영면하십시오.] 무덤에 대고 포권하며 고개 숙이고

청풍; [노야는 저 이청풍의 사실상 스승이십니다. 베풀어주신 큰 은혜와 가르침,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청풍; [영손녀... 아연소저를 찾아내는 대로 데려와서 선영(先塋)으로 모시겠습니다.] 포권을 풀고. 이어

주변을 둘러보는 청풍.

뱀들이 조문하듯 모여 있고

청풍; [다시 돌아올 때까지 노야의 무덤을 잘 지켜다오.] 뱀들에게 말하고

고개를 숙이는 뱀들

청풍; (용각신망을 보지 못하고 떠나는 게 아쉽구나.) 두리번거리며 걸음 옮기다가

파앗! 날아오르는 청풍. 올려다보는 뱀들

곧 새처럼 까마득히 날아올라 사라지는 청풍. 헌데

슥! 청풍이 사라지자 동굴 입구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용각신망. 헌데

쿵! 다리가 네 개 달리고 등에는 갈기, 주둥이 주변에는 수염이 나있다. 완전히 용의 모습이 되었다. 다만 크기는 오히려 줄어들어서 50센티가 안된다.

용각신망이 나타나자 일제히 고개 조아리며 영접하는 뱀들

[..] 동굴 밖으로 나오며 청풍이 올라간 절벽 쪽을 보는 용각신망. 뭔가 생각한다.

 

#124>

<-북경> 낮

<-자금성>

 

어느 건물. 관리들이 분주하게 드나들고 있고.

[이걸 지금 품의서(稟議書)라고 올린 것이냐?] 건물 안에서 들리는 고함소리

관리; [누가 잡기(雜記)나 패관(稗官;소설)을 써오라고 했느냐?] [국가대사를 운영하는 중차대한 사안을 뜬 구름 잡는 잡설로 채우는 게 말이 돼?] 탕! 탕! 불같이 화를 내는 중년의 관리. 염소 수염을 길렀고 아주 꼬장꼬장한 인상이다. 책상을 앞에 두고 앉아서 서류 뭉치로 책상을 연신 내려치고 있다.

일이 벌어지는 장소는 전형적인 사무실. 정부의 어느 부처 같다. 사방에 놓인 책상에서 관리들이 일을 하고 있는데 모두 숨을 죽이고 있다. 관리에게 혼이 나는 것은 벽세황이다. 관리 앞에 두 손 모으고 서있다.

관리; [이런 실력으로 어떻게 이부(吏部)에 들어온 것이냐?] [너 정말 과거 보고 자금성에 들어온 게 맞긴 한 거냐?]

벽세황; [죄송합니다. 다시 작성하여 올리겠습니다.] 굴욕적인 표정. 필사적으로 치욕을 참으면서

관리; [필요 없다!] 팟! 서류를 벽세황의 얼굴에 확 뿌리고

주변 관리들 기겁하며 움츠리고

후두둑! 자기 얼굴에 맞고 떨어지는 서류들을 보며 필사적으로 굴욕감과 분노를 참는 벽세황

관리; [네놈이 품의 올리는 거 기다리다가는 상서(尙書;장관)님에게 불호령을 맞기 십상이다.] [이번 건은 다른 부서에 맡길 테니 네놈은 글 쓰는 공부나 더해!] 다른 서류 집어들고 식식 대고

벽세황; [...] 입술 깨물며 돌아서고

구석진 자리로 가는 벽세황. 다른 관리들 그런 벽세황의 눈치를 보고

벽세황; (젠장...) 구석진 자리에 앉으며 분노를 참고

벽세황; (관계에서 자리를 잡아야한다는 아버지의 엄명만 없었어도 저 염소 새끼 수염을 확 뽑아버리는 건데...) 서류 정리하며 자기 혼낸 관리를 곁눈질로 노려보고

벽세황; (천하삼대 부호가문중 하나인 황금전장의 후계자인 내가 이런 수모를 당해야만 하다니...)

벽세황; (오냐 두고 보자!) (날 비웃는 놈들 전부 곡소리 나게 만들어줄 것이다.) 신경질 적으로 서류 넘기며 화를 삭이고. 헌데

 

문 밖에서 지금까지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두 명의 환관. 동창제독 담길과 담길의 심복인 환관1이다.

담길; [저놈이 틀림없느냐?] 구석 진 자리의 벽세황을 보며

환관1; [예! 시험 감독관이었던 필유담(弼由膽)을 국문(鞠問;취조)해서 확인했습니다.] 과거 시험 감독관이었던 관리1을 떠올리고

환관1; [황금전장 장주 벽초천은 영특한 하인 이청풍에게 벽세황의 대리 시험을 치게 했습니다.]

환관1; [그 결과 벽세황은 전시에서 삼등급제를 해서 이부에 배속된 것입니다.]

환관1; [혐의와 가담자가 모두 확인되었으니 분부만 내리시면 벽초천을 추포해 오겠습니다.]

담길; [그럴 거 없다.] 고개 젓고

담길; [대리시험 건은 별도 지시가 있을 때까지 더 이상 파지 말고 기다려라.]

환관1; [예...]

담길; [대신 전력을 기울여서 이청풍이란 자의 행적을 추적해서 보고해라.]

환관1; [봉명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서둘러 다른 곳으로 가는 환관1

담길; (이청풍... 황금전장의 하인...)

담길; (제삼황자께서 천한 종의 신분으로 살아왔다 이거지?)

담길; (그렇게라도 목숨을 부지해왔으니 주실(朱室;명나라 황실)의 열조들께서 보우하셨다고 봐야할 것이다.)

담길; (덕분에 황실의 핏줄이 끊길 위험도 줄어들었고...)

 

#125>

<-소림사> 낮

<-지객당> 주변을 중들과 향화객들이 많이 오가고

 

지객당 내부.

중2; [불제자인 소승이 어찌 거짓을 고하겠습니까?] 청풍과 마주 앉아 억지웃음 짓는 젊은 중. #119>에 나왔던 지객당의 두 명의 젊은 중 중 한명. 다른 젊은 중 중1은 막운비에게 죽었고. 청풍과 탁자를 사이데 두고 마주 앉아 합장하고 있다.

중2; [종남파의 막운비시주는 폐사에 들른 적이 없습니다.]

청풍; [화산 근처에서 헤어질 때 막형은 분명 소림사로 직행할 예정이라 했었습니다만...] 지긋이 중2를 보고. 청풍은 수염을 깔끔하게 깎은 모습이다. 허리춤에는 용봉철적을 끼우고 있고

중2; [시주와 막시주의 관계를 폐사에서야 알 도리가 없지요.]

중2;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막시주는 단 한 번도 폐사를 방문한 적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단호하게

[...] 말없이 중2를 보고

중2도 어색하게 웃으며 청풍을 마주 보고

청풍; (눈빛이 흔들리는 걸 보면 무언가 숨기고 있는 게 분명하다.)

청풍; (하지만 의심만 갖고 다른 사람도 아닌 소림사의 제자를 닦달할 수야 없지.) + [스님 법호가...]

중2; [소림사의 삼대(三代) 제자 율천(律川)입니다.] 합장하며

청풍; [율천스님이셨군요.] 일어나고. 중2도 일어나고

청풍; [조만간 다시 찾아뵙고 인사 올리겠습니다.] 포권하고

중2; (협박이냐?) + [언제든지 방문해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속으로는 화가 나지만 겉으로는 웃으며 마주 합장하고

입구로 나가는 청풍. 합장 풀며 청풍의 뒷모습 보는 중2. 이어

고개 조금 돌려 뒤쪽 벽에 그려진 불화를 보는 중2

불화에 그려진 부처의 눈이 하나 반짝인다.

 

#126>

불화가 그려진 벽 안쪽. 천면서생이 의자를 놓고 앉아서 밖을 보고 있다. 손에는 작은 노트같은 것을 하나 들었고

청풍이 나가는 뒷모습이 보이고. 천면서생의 시점

천면서생; (성이 이씨라는 저 놈...) 구멍에서 눈을 떼고.

천면서생; (분명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얼굴이다.) 작은 노트를 뒤지며 생각하는 천면서생. 그러다가

천면서생; (찾았다!) 눈 번득

그자가 보는 노트에 그려진 청풍의 초상화. 초상화 하단에 <李淸風 至急手配>라는 글이 적혀 있다.

천면서생; (이청풍!) (소회주의 최측근인 혈부용이 지급으로 찾으라는 지시를 내린 이청풍이란 놈이다.)

천면서생; (막운비가 철목선사에게 밀서를 전하지 못하게 막은 것에 이어 나 천면서생이 또 한 번 공을 세우게 되었구나.) 흐흐흐! 웃고

 

#127>

지객당을 등지고 걸어가는 청풍. 생각에 잠긴 표정. 주변에 향화객과 중들이 오가지만 신경쓰지 않고

청풍; (막형에게 무언가 불상사가 생긴 게 분명하다.) 걸음 옮기고.

청풍; (막형은 예정대로라면 나보다 열흘쯤 전에 소림사에 도착했어야한다.)

청풍; (화산에서 소림사로 오는 도중 혈세사패의 그물에 걸려든 것일까?)

청풍; (이럴 줄 알았으면 복우산에 들리지 말고 막형과 소림사까지 동행할 것을...) 후회하고.

청풍; (물론 그랬다가는 검성 섭노야와 인연을 맺지 못했겠지만...) 쓴웃음

청풍; (북경으로 가서 내 일신상의 은원을 해소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 전에 막형의 행방부터 찾아봐야겠다.) 결심. 그리고

후두둑! 후둑! 그런 청풍의 머리 위로 몇 마리 비둘기가 날아간다. 발목에 천을 묶은 채. 헌데

 

향화객들 사이에 끼어서 청풍을 살펴보는 거지 한명.

구석진 곳으로 가며 청풍을 보는 거지. 소매 속에서 종이를 한 장 꺼내고

종이를 펴보는 거지. 접혀있던 종이에는 청풍의 초상화와 <李淸風>이란 글이 적혀 있다

거지; (찾았다!) 눈 번뜩이고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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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독룡간> 낮

 

절벽 아래. 청풍과 섭장천이 동굴 밖에 나와 있다. 섭장천이 바위에 앉아있고 청풍이 옆에 서있다. 섭장천은 낡은 검을 한 자루 들고 손으로 쓰다듬고 있는데 용각신망이 옆에 따리를 틀고 앉아있다.

섭장천; [철인진결의 요체는 포용(包容)이다.] 슥! 오른손으로 낡은 검을 쥐고 왼손으로 검날을 쓰다듬는다. 이 낡은 검은 독룡간 바닥에 떨어져 있던 것들 중 한 자루다.

섭장천; [인간을 포함한 천지간의 모든 사물을 너그러이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어야 철인(哲人)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징! 섭장천의 손이 쓸고 지나가면 낡은 검의 날이 빛을 발한다.

청풍; (검이 섭노사의 손길에 반응한다.) 그걸 보며 생각

섭장천; [그리고 사물을 자신의 뜻과 동화시킬 수 있으면 하지 못할 일이 없다.] 왼손은 떼고 오른손도 검을 놓으려 하고. 그러자

지잉! 검이 혼자 경련하면서 허공으로 떠오른다.

청풍; (검이 스스로 허공에 떠오른다. 저건 내공으로 조종하는 게 아니다.) 놀라며 검이 허공으로 떠오르는 걸 보고

섭장천; [성심(誠心), 즉 지극한 마음이면 하늘도 움직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슥! 오른 손을 앞으로 조금 밀고. 그러자

슥! 허공에서 앞으로 밀리는 검. 그러다가

투학! 공간 이동하듯이 단번에 계곡 끝으로 날아가는 검

청풍; [아!] 자기도 모르게 놀라고

가앙! 계곡의 모퉁이를 돌아서 사라지는 검. 직후

섭장천; [돌아와라.] 손바닥을 자기 쪽으로 하며 부르는 시늉하고. 그러자

번쩍! 이미 청풍과 섭장천의 바로 앞에 번개같이 나타나는 검.

청풍; [!] 움찔!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는데

팟! 검은 섭장천의 얼굴 바로 앞에서 딱 멈춘다.

청풍; (직접 보고도 믿어지지가 않는다.) 그걸 보고 경악하고

청풍; (검이 가고 오는 게 너무도 빨라서 눈으로는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섭장천이 손을 조금 움직이자 검이 허공에서 움직여 손잡이가 섭장천 쪽으로 오고. 그걸 보며 놀라는 청풍

청풍; (섭노사께서 구사하는 천리어검은 무림에서 소위 말하는 어검술과는 전혀 격이 다르다.) 섭장천이 검의 손잡이를 잡는 걸 보며

청풍; (섭노사의 의지와 동화된 검은 빠를 뿐 아니라 어디든지 갈 수 있다.) (그래서 천리어검이라는 이름을 붙이셨을 것이다.) 다시 검을 쓰다듬는 섭장천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 (섭노사께서 구사하신 천리어검을 보았으니 이제 단순히 내공으로 검을 조종하는 건 어검술이라 부를 수 없게 되었다.)

섭장천; [천리어검을 구사할 수 있어야 그 다음 단계인 검벽신공으로 넘어갈 수 있다.] 검을 쓰다듬고

섭장천; [사물과 동화되는 것을 넘어 몸 자체를 검으로 만드는 것이 검벽신공이다.] 징! 징! 섭장천의 몸에서 투명한 검의 형상들이 죽순처럼 돋아난다.

청풍; (섭노사의 몸에서 수많은 검의 형상들이 돋아난다.)

청풍; (마치 온몸이 검으로 이루어진 벽에 둘러싸인 것 같다. 검벽신공이라는 이름은 그 때문에 생겼을 것이다.)

섭장천; [하지만 궁극적인 경지에 이르면 유형이건 무형이건 검 자체가 필요 없어진다.] 스스스! 몸에서 돋아난 검의 형상들을 소멸시키고

섭장천; [그것이 절대삼검의 마지막 단계인 무상심검인 데...] 찡그리고

섭장천; [사실을 말하자면 노부도 완전한 무상심검의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다.] 한숨을 쉬고

섭장천; [그랬다면 천주산 은일곡에서 지존과 혈세사패의 패주들을 살려두지 않았을 것이다.]

섭장천; [무상심검은 살기로 적을 죽이는 재주이기 때문이다.] 이를 부득 갈고

청풍; (살기만으로 적을 죽일 수 있다면 사실상 막는 게 불가능하겠구나.) 끄덕이고

섭장천; [오늘부터 철인진결의 수련을 시작해라.]

섭장천; [삼라만상과 융화할 수 있는 철인진결의 이치를 깨우쳐야만 절대삼검을 구사할 수 있다.]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섭장천; (하늘이 마냥 무심하지만은 않구나.) 절벽 위로 좁게 보이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생각하고

<명이 다하기 전에 제 대로 된 후계자를 이 늙은이에게 보내주신 것을 보면...> 장내의 모습 배경으로 섭장천의 생각 나레이션

 

#119>

<-소림사(少林寺)> 웅장한 산의 웅장한 절

소림사 내부 모습. 경내를 향화객들이 오가고. 무술을 연마하는 중들도 있고

웅장한 건물. <知客堂.>이란 현판이 걸려 있고. 중들이 드나들고

<-지객당(知客堂)> 위 건물 배경으로 나레이션

 

막운비; [아무쪼록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탁자를 앞에 두고 누군가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하고. 허리에는 검 대신 청풍이 준 칠성보도를 차고 있다. 칠성보도는 칼집을 구해서 칼집에 넣은 상태

막운비; [사부님은 반드시 장문방장님을 뵙고 밀서를 전하라 분부하셨습니다.] 탁자를 섭장천사이에 두고 자기 앞쪽에 앉아있는 사람 좋아 보이는 인상의 노승에게 말하고. 이 노승이 지객당 당주인 철비대사다.

막운비가 있는 장소는 상당히 넓고 화려한 불당. 지객당 내부인데 젊은 중들도 두 명 입구 쪽에 서있다.

철비대사; [영사 삼절신유와는 모르는 사이도 아니니 장문방장을 뵙게 해드려야겠으나...] 난색을 표하는 철비대사.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소림사 지객당 당주 철비대사(鐵臂大師)>

철비대사; [장문방장께서는 백일 기한으로 면벽수행중이시라 일체 외부의 접촉을 불허하고 계신다네.]

철비대사; [영사께서 보내신 밀서를 노납에게 맡기면 대신 전해드리도록 하겠네.] 손을 내밀지만

막운비; [죄송합니다.] 고개 좀 숙이고

막운비; [사부님은 밀서를 오직 철목선사님께만 보여드리라고 하셨습니다.] 단호한 표정을 짓고

철비대사; [그렇다면 어쩔 수 없이 장문방장의 면벽수련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하는데...] 난감

막운비; [철목선사님의 면벽수련은 얼마나 더 남았는지요?]

철비대사; [한 달 가량은 기다려야 끝나실 걸세.]

막운비; [한 달...] [그때까지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인데...] 난감

철비대사; [알겠네.] 일어나고. 막운비도 일어나려 하고

철비대사; [사정이 급한 것 같으니 일단 노납이 장문방장께 말씀을 넣어보긴 하겠네.] 입구로 가고. 막운비는 일어섰고

막운비; [부탁드리겠습니다.] 철비대사에게 포권하고

철비대사; [차라도 마시면서 잠시 기다리시게.] 입구로 나가고. 입구쪽에 있던 젊은 중들도 따라 나가고

밖으로 나오며 야릇한 표정으로 지객당 안쪽을 곁눈질하는 철비대사. 그 뒤에서 따라나온 젊은 중들이 문을 닫는다.

 

탁! 밖에서 닫히는 문. 이제 막운비는 지객당에 혼자 남게 되고

막운비; (무사히 소림사에는 도착했다.) 다시 의자에 앉고

막운비; (이형이 거푸 도움의 손길을 뻗어준 덕분인데...) 청풍을 떠올리고

막운비; (정작 소림사에 도착하자 난관에 봉착했다.) (하필이면 철목선사께서 면벽수련중이시라니...) 찡그리고

막운비; (혈세사패가 필사적으로 방해한 걸 보면 밀서의 내용은 긴박하고도 중요한 것임에 틀림없다.)

막운비; (밀서를 철목선사에게 전하는 게 늦어질 경우 어떤 불상사가 벌어질지 모른다.) 초조하고

막운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철목선사를 만나야하는 이유다.) 지객당 내에 홀로 남아 생각에 잠긴 막운비

 

#120>

지객당을 밖에서 보여주고. 시간이 좀 지났다.

덜컹! 닫혔던 문이 열려 돌아보는 막운비

중1;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시주.] 철비대사를 따라갔던 젊은 중 중 한명이 밖에서 문을 연 자세로 고개를 숙이고.

일어나는 막운비

중1; [장문방장께서 접견을 허락하셨으니 함께 가시지요.]

막운비; [감사합니다.] 입구로 가고

막운비; (다행히 날 만나주시기로 했구나.) 지객당을 나오고. 젊은 중이 기다리고 있고

중1; [이리로 모시겠습니다.] 앞장서서 가고. + 막운비; [신세를 지겠습니다.] 그 뒤를 따라가는 막운비

중1; [별 말씀을...] 청풍을 안내하며 야릇한 표정이 되는 중1

 

#121>

<-소림사 내 탑림(塔林)> 수많은 탑과 비석이 서있는 곳. 인적은 없다.

탑과 비석 사이를 지나는 중1과 막운비

막운비; (여기가 그 유명한 탑림일 텐데...) 주변의 탑과 비석들을 보며

막운비; (철목선사의 면벽수련 장소가 탑림 안에 있는 것일까?) 생각하다가

막운비; [!] 흠칫! 하며 앞을 보고

탑림 사이의 공터. 쓰러진 비석이 하나 있고. 그 비석에 노승이 한명 앉아있다. 바로 철목선사다. 철목선사 캐릭터는 #100>에 나왔었음. 막운비의 회상에서. 하지만 이 장면에서 나온 철목선사는 가짜다.

막운비; (저분이 소림사의 당대 방장인 철목선사...) 중1을 따라 공터로 들어가며 생각하고. 아직 철목선사가 깔고 앉은 게 비석인 줄 모른다. 그냥 바위인 줄 알고

중1; [장문방장님! 막시주를 모셔왔습니다.] 합장하고

철목선사; [수고했다.] 비석에 걸터앉은 채 끄덕이고.

막운비; [종남파 제자 막운비가 선사를 뵙습니다.] 포권하고. 중1은 막운비의 뒤에 멈춰서서 보고 있고

철목선사; [막시주가 삼절신유께서 아끼는 제자라는 얘기는 전부터 듣고 있었네.] 자애로운 미소를 짓고

철목선사; [막시주도 항마군영대의 일원으로 선출되었었지만 동문에게 양보를 했다지?] 훑어보며

막운비; [사실은 후배 대신 항마동천에 들어간 사매가 보낸 밀서 건으로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품속에서 편지를 꺼내고

철목선사; [밀서라...] 눈 번뜩

막운비의 뒤에 서있던 중1도 눈 번뜩

막운비; [열흘 전쯤 저의 사매가 기르던 애완조를 통해서 가사(家師)에게 보낸 밀서입니다.] 편지를 두 손으로 들고 철목선사에게 다가가고

철목선사; [어떤 내용인지 읽어 보았는가?] 손 내밀어 받으려 하며

막운비; [아닙니다.] 아직 거리는 2미터쯤 남았고

막운비; [가사의 엄명이 계셔서 내용은 보지 못...] + [!]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철목선사가 걸터앉아있는 비석 크로즈 업. 글자가 많이 새겨져 있다

막운비; (철목선사가 걸터앉아있는 게 바위가 아니라 비석이었다.) 눈 부릅

막운비; (소림사의 장문인쯤 되는 인물이 선조의 행적을 기리는 비석을 깔고 앉는 무례를 범할 리 없다.) + [당신 누구요?] 팟! 내밀던 밀서를 급히 거두며 뒤로 물러선다.

[!] 뒤쪽의 중1의 눈이 번쩍

철목선사; [그게 무슨 소리인가?] 어리둥절하는 표정을 짓고

철목선사; [노납이 바로 철목선사라고 하지 않았는가?] 웃고

막운비; [개소리!] 이를 부득 갈며 급히 밀서를 품에 넣고

막운비; [소림사의 방장이 선조의 비석을 깔고 앉는 개망나니 짓을 할 리가 없다!] 창! 칠성보도를 뽑아들고. 그러자

철목선사; [이런... 이런...] 자기가 깔고 앉은 비석을 보고

철목선사; [어이없게 틈을 보이고 말았구만.] 혀를 차고

철목선사; [어쩔 수 없이 밀서는 강제로 빼앗아야겠어.] 딱! 손가락을 튕기고. 그러자

화악! 뒤에서 막운비를 덮치는 중1. 허리띠에서 얇은 검을 뽑아내 휘두른다. 발검이 아주 빠르다

파라랑! 쉬앙! 중1의 검 끝이 흔들리며 검이 여러 개로 변해서 막운비를 베고 찔러온다. 하지만

막운비; [크아!] 스악! 돌아서며 칠성보도를 그어내고. 칠성보도에서 긴 섬광이 내뻗혀 중1을 베어가고

[크악!] 중1이 휘두른 검의 그림자들과 중1의 몸뚱이까지 일거에 그 섬광에 잘려버린다. 비명 지르며 죽는 중1.

철목선사; [조심해라! 백살파가 빼앗긴 칠성보도를 쓴다!] 놀라며 벌떡 일어서고. 바로 그 직후

화악! 부악! 허공에서 내리 덮치며 막운비를 공격하는 네 명의 건장한 중. 얼굴이 비슷하고 보디빌더같은 체형을 지닌 자들인데 각기 긴 쇠 몽둥이, 거대한 삽, 철퇴, 작두같은 칼들은 써서 막운비를 공격한다.

막운비; [꺼져라!] 부악! 쩍! 칠성보도를 현란하게 휘두르고. 그러자

서걱! 쩍! 네 자루의 무기중 쇠몽둥이와 거대한 삽은 그대로 칠성보도의 섬광에 스쳐 잘려나간다. 하지만

꽝! 철퇴는 방향 때문에 미처 자르지 못해서 바닥을 후려치고. 겨우 몸을 틀어 철퇴를 피하는 막운비

쩍! 그런 막운비에게 작두칼이 비스듬히 날아들고. 아주 빠르고 강력한데 피하기에는 너무 가깝다

막운비; (피할 수도 베어버릴 수도 없다.) 스악! 칠성보도를 위쪽으로 쳐들어서 작두칼을 막으려 하고

[잘한다!] [무기의 중량 차이로 밀어붙여!] [토막을 내버려라.] 보고 있던 다른 놈들이 환호하고

스악! 부악! 칠성보도와 그것의 몇 배는 되는 크기의 작두칼이 충돌하려 하고. 하지만 그 직후

막운비; (이화접목!) 징! 눈을 부릅뜨며 칠성보도를 휘두르고. 그러자

[헉!] 부악! 작두칼을 휘두른 놈은 작두칼이 칠성보도에 달라붙은 채 돌아가는데 그 작두칼에 딸려서 홱 날아오른다

막운비; (통한다!) 쐐액! 휘익! 칠성보도를 뿌리치듯 휘두르는 막운비의 손짓에 따라 작두칼과 그것을 쓰는 자는 동료들 두명에게 세차게 날아간다. 잘려진 쇠몽둥이와 삽을 들고 있던 자들이다

[헉!] [조심...] 콰당탕! 퍽! 두 놈과 충돌하는 작두칼을 쓰는 자. 철퇴를 휘두른 자가 옆에서 돌아보고

콰당탕! 두 놈과 작두칼을 쓰는 놈이 한 덩이가 되어 나뒹굴고. 그 앞에서 칠성보도를 휘두른 자세인 막운비

철목선사; [제법이로구만.] 감탄. 그때

[죽어라!] 부악! 철퇴를 휘두르며 막운비를 공격하는 놈. 하지만

막운비; [크아!] 쩍! 휘두르는 칠성보도에서 내뻗치는 섬광이 철퇴와 그것을 쓰는 놈의 몸뚱이를 함께 잘라버린다.

철목선사; [허어!] 놀라고

[안돼!] [왕삼!] 충돌했다가 나뒹군 세 놈의 비명

털석! 따당! 토막 난 작두칼과 그걸 쓰던 놈의 시체가 나뒹굴고

막운비; (칠성보도의 위력은 역시 가공하구나.) (사부님이 십삼살주에게 어이없이 당하실만 하다.) 흥분.

[조... 조심해라!] [저놈이 쓰는 건 전설 속의 칠성보도다.] [칠성보도의 도기는 무엇이든 잘라버린다더니 사실이었다.!] 살아남은 세 놈도 겁에 질려 감히 덤비지 못하고

막운비; (칠성보도와 이형이 전수해준 이화접목만 적절히 사용하면 여길 빠져나가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다.) 칠성보도로 살아남은 세 놈을 겨누며 다가가고. 세 놈은 겁에 질려 뒷걸음질 치고. 그때

짝짝! 박수치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는 막운비

철목선사; [훌륭하다! 과연 종남파 제일의 후기지수다운 솜씨고 임기응변이다.] 짝짝 박수치고 있는 철목선사

막운비; [늙은이는 누구냐?] [혈세사패의 마귀냐?] 칠성보도로 겨누며

철목선사; [칭찬하는 의미로 노부의 본 모습을 보여주마.] 슥!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고. 그러자

쿵! 철목선사의 얼굴이 철비대사의 얼굴로 변한다. 이하 철비대사로 표기

막운비; [지객당 당주 철비대사!] 놀라고

막운비; [당신이 장문방장으로 위장하다니...] [사문인 소림사를 배신한 거요?] 칠성보도로 겨누며 이를 갈고

철비대사; [배신?] [번거롭게 그런 걸 할 리가 있는가?] 히죽 웃으며 다시 두 손을 얼굴에 대고

철비대사; [사실 철비대사도 본좌의 진짜 모습이 아니다.] 슥! 이번에는 두 손을 모두 써서 얼굴을 쓸어내리고. 그러자

쿵! 전혀 다른 일반인의 얼굴이 된다. 바로 #38>에 나온 천면서생의 모습이다. 몸에 걸치고 있는 옷은 가사지만 얼굴은 천면서생이 된 것. 이하 천면서생으로 표기

막운비; [철비대사로도 위장하고 있었구나.] 놀라고

막운비; [네놈 정체가 대체 뭐냐?] 칠성보도로 겨누며

천면서생; [무림의 후배가 궁금해 하니 알려주는 게 선배의 도리겠지?] [본좌는 환마루의 부루주인 천면서생(千面書生)이란 분이시다.] 얼굴 아래를 만지며

막운비; [천면서생!] 놀랄 때

천면서생; [소림사에 잠입하기 위해 탁발을 나왔던 철비대사를 제거하고 대신 중노릇을 해왔지.] 징! 말하는 천면서생의 눈이 빛을 발하고. 이어

지잉! 징! 천면서생의 두 눈 눈동자가 소용돌이처럼 변한다. 그러자

[!] 띵! 현기증 느끼며 경악하는 막운비. 막운비의 뒤로 원형의 파문이 일어나 막운비가 최면술에 걸려들었음을 보여주고

막운비; (당... 당했다! 몸이 갑자기 마비된다!) 벌벌 떨고

천면서생; [흐흐흐! 역시 애송이는 어쩔 수 없구만. 간단히 섭혼술에 걸려들고...] 지지징! 징! 사악하게 웃는 그자의 양쪽 눈에서 일어나는 소용돌리

막운비; (실... 실수다!) 사색

막운비; (저자의 역용술에 홀려서 눈을 바라보는 바람에 어이없이 섭혼술에 걸려들고 말았다.) 식은땀 흘릴 때

[죽일 놈!] 파팟! 잘려진 쇠몽둥이의 뾰족한 끝으로 막운비의 등을 몇 군데 강하게 찌르는 쇠몽둥이 든 놈

막운비; (혈... 혈도가 짚였다!) 휘청! 충격 받아 앞으로 쓰러지려 하고

콰당탕! 땅! 나뒹굴며 칠성보도로 놓치는 막운비. 옆으로 쓰러졌다가

털썩! 하늘 보는 자세로 눕는 막운비. 눈에 초점이 없고

[부루주님! 막가를 해치웠습니다.] 쇠몽둥이 든 놈이 쇠몽둥이의 뾰족한 끝을 막운비의 목에 대며 천면서생에게

천면서생; [수고했다.] 다가와서

천면서생; [그럼 삼절신유가 철목땡중에게 보내려고 한 밀서가 무슨 내용인지 확인해 볼까?] 슥! 몸을 숙여서 막운비의 품속에 손을 넣고

막운비; (안... 안돼!) 절망하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고.

슥1 막운비의 품에서 밀서를 꺼내는 천면서생. 이어

찍! 밀봉을 제거하고

편지를 꺼내는 천면서생. 편지와 함께 두 개의 가는 천 조각도 일부 나오고

편지를 펼쳐서 읽는 천면서생. 그 사이에 삽을 쓰던 놈이 바닥에 떨어진 칠성보도를 줍고 있다.

천면서생; [이런 이런...] 편지를 읽으며 혀를 차고

천면서생; [소회주의 방심으로 하마터면 다 된 죽에 코를 빠트릴 뻔했구만.] 편지를 읽으며 혀를 차고

막운비; (대체 소심사매가 알아낸 비밀이란 게 무엇인데 저자가 저리 놀라는 것일까?)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로 천면서생을 올려다보고

천면서생; [천우신조로 이 밀서를 회수했기에 망정이지 철목 땡중 손에 들어가기라도 했으면 큰일 날 뻔 했어.] 화르르! 손을 달궈서 편지를 태우는 천면서생

막운비; (안... 안돼!) 재가 되어 자기 얼굴 옆으로 떨어지는 편지를 보며 절망하고

천면서생; [소림사까지 밀서를 운반해오느라 고생했다 막가야.] 탁! 탁! 손에 묻은 재를 털면서 웃고

천면서생; [그 대가로 지옥을 경험하게 해주마.] 사악하게 웃고

천면서생; [혹시 나중에 쓸모가 있을지 모르니 죽이지는 마라.] [대신 뇌옥에 가둬서 두 번 다시 해를 보지 못하게 만들어줘라.] 살아남은 세놈에게 말하고

[존명!] 포권하는 세놈.

[가자!] [살아있는 걸 저주하게 될 게다.] 좌우에서 막운비의 팔을 잡아 부축하는 철퇴와 쇠몽둥이 쓰던 놈. 삽을 쓰던 놈은 칠성보도를 천면서생에게 바친다. 손잡이가 천면서생에게 향하도록

휘익! 막운비의 양팔을 잡고 날아오르는 두 놈

막운비; (미안하오 이형!) 두 놈에게 끌려가며 고개 떨구며 절망하는 막운비. 청풍을 떠올리면서

<이형이 거푸 구해주었음에도 결국 이런 꼴이 되고 말았소.> 두 놈에게 팔이 잡혀 날아가는 막운비의 모습 배경으로 막운비의 절망 나레이션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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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북경> 아침.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새벽

<-황금전장> 정문은 아직 열리지 않았다. 하지만

 

황금전장 안쪽에서는 하인과 하녀들이 등을 들고 분주히 돌아다니며 무언가를 찾는다. 모두 사색이 되어 있고

아직 어두운 건물 안을 등으로 비추며 찾는 하인과 하녀들

 

#117>

[그걸 지금 변명이라고 씨부리는 것이냐?] 누군가의 고함소리가 대청에서 터져 나온다. 대청 앞 마당에는 황금수라들과 여자무사들 전원이 모여 있는데 모두 초긴장하여 얼어붙어 있다. 숫자는 백여명

벽초천; [황금수라! 황금나찰!] [수많은 영약을 처먹여서 네놈들을 일류고수로 만들어준 이유를 잊어 처먹었느냐?] 쾅! 쾅! 앉아있는 화려한 의자의 손잡이를 연신 손바닥으로 내리치며 불같이 화를 내고 있는 벽초천. 단단한 의자 손잡이는 벽초천의 손이 내리칠 때마다 개져서 파편이 튄다.

벽초천 옆의 의자에는 마은혜가 앉아서 울고 있다. 손수건으로 눈물 닦으며. 마은혜 옆에는 벽세황이 굳은 표정으로 서있다. 벽세황은 손에 종이를 한 장 들고 있고.

문간에는 이세창이 초긴장한 표정으로 서있는데 서류철을 하나 들고 있다.

대청에는 중년의 황금수라 세 명과 역시 나이 든 여자 무사 세 명이 얼어붙은 표정으로 서있다. 이들이 황금나찰과 황금수라 지휘관들

벽초천; [네놈들의 존재이유는 우리 벽씨 집안 식솔들의 보위가 아니냐?] 이를 갈며 황금수라들을 노려보고

벽초천; [헌데 옥령이가 몰래 집을 빠져나가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해?] [네놈들이 그러고도 본장의 녹을 먹을 염치가 있느냐?]

[죄송합니다 장주님!] [면목이 없습니다.] 고개 숙이는 황금나찰과 황금수라 지휘관들. 겁에 질렸고

벽초천; [죄송! 면목!] [그 따위 말 들으려고 네놈들 부른 거 아니다.]

벽초천; [당장 나가서 옥령이를 붙잡아 와라!] [만일 옥령이 신변에 변고가 생기라도 하면...] 살벌

초긴장하는 황금나찰과 황금수라 지휘관들

벽초천; [네놈들은 세상에 태어난 것을 저주하게 될 것이다.] 이를 갈며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고

오싹! 소름이 돋는 황금나찰과 황금수라 지휘관들. 이어

[존명!] [반드시 아가씨를 모셔오겠습니다!] 일제히 포권하는 황금나찰과 황금수라 지휘관들. 이어

서둘러 밖으로 나가는 황금나찰과 황금수라 지휘관들. 문간에 서있다가 옆으로 비켜서는 이세창

[최소한의 경비요원만 남고 모두 출동한다!] [관부에 협조를 구해 아가씨의 행방을 찾아라!] [서안으로 가신다고 했으니 서쪽을 집중적으로 뒤진다.] 외치며 대청 앞을 떠나는 황금나찰과 황금수라 지휘관들. 그 뒤를 젊은 황금나찰과 황금수라들이 뒤따르고

벽초천; [밥버러지 같은 놈들...] 열린 문을 통해 그걸 보며 이를 부득 갈고

벽세황; (옥령이 이년이 기어코 일을 저질렀구나.) 한숨 쉬며 손에 들고 있는 종이를 보고.

 

<서안까지 다녀올게요. 조심할 테니 제 걱정은 하지 마세요. 불효녀 옥령 올림> 종이를 배경으로 벽옥령의 얼굴 떠올리는 벽세황

 

벽세황; (세상이 얼마나 험한 데 계집년이 혼자 서안까지 다녀온단 말인가?) 소리없이 한숨을 쉬고

벽세황; (이래 저래 청풍 그놈이 우리 집안에 우환을 몰고 오는구나.) 입술 깨물며 청풍을 떠올리고. 그때

마은혜; [상공! 우리 옥령이에게 별일 없겠지요?] 손수건으로 눈물 닦으며 벽초천에게 묻고. 그러자

벽초천; [너무 걱정 마시오.] [아직 멀리 가진 못했을 테니 곧 잡혀올 거요.] 돌아보지 않고 무뚝뚝하게

마은혜; [그 어리석은 것이... 세상 물정도 모르면서 대체 무슨 배짱으로 집 밖으로 나간 건지...] 눈물 닦으며 울고

벽초천; [옥령이는 무공에 제법 자질이 있소.]

벽초천; [본장의 무술사범인 풍뢰검왕이 말하길 옥령이의 무공은 제 몸 하나쯤은 충분히 지킬 수준이라고 했소.] 안심시키려 말하고

마은혜; [어린 계집애가 무공을 익혔으면 얼마나 익혔겠어요?] [제발... 제발 천지신명께서 보우하셔야할 텐데...]

이세창; [말씀 중에 죄송합니다.] 끼어들고

벽초천; [뭔가?] 무뚝뚝하게

이세창; [하녀장(下女長)의 보고에 의하면 하녀 강혜분의 행방이 묘연하다고 합니다.] 눈치 보며 서류철을 읽은 시늉하고

마은혜; [혜분이 년이 사라져?] [그년은 나와 옥령이의 시중을 드는 게 주임무잖아요?] 놀라서 묻고. 벽초천은 찡그리고

벽세황; [혹시...] 흠칫! 하며 이세창을 보고

이세창; [내 추측으로는 강혜분이 옥령아가씨와 동행한 게 아닌가 싶네.] 벽세황에게 대답하고

마은혜; [그... 그렇다면 조금 안심이 되는군요.] [혜분이 년은 제법 세상 물정에 정통하니...] 안도하는데

벽초천; [총관!] [가서 타노를 불러오게.]

이세창; [청풍이 아비 타노를 말씀이십니까?] 의아해서 묻지만

손을 흔들어 귀찮다는 시늉하며 대답하지 않는 벽초천

이세창; [분부 받들겠습니다.] 급히 허리 숙이고

밖으로 나가는 이세창. 헌데

끼익! 이세창이 나가자 갑자기 대청의 문이 저절로 닫히기 시작한다.

벽세황; (대청 문이 저절로 닫히기 시작한다.) 놀랄 때

밖으로 나가던 이세창도 흠칫 하며 돌아보지만

이세창에게 가라고 손짓하는 벽초천. 마은혜도 다소 놀라지만 아주 크게 놀라는 반응은 보이지 않는다.

고개 숙이고 멀어지는 이세창

탁! 이윽고 닫히는 문. 이제 대청 안에는 벽초천과 마은혜 부부, 벽세황만 남는데 아직 해가 뜨기 전이라 대청 안이 어둑하다.

벽세황; (문이 저절로 닫히기도 하고... 어째 으스스 한 걸.) 침 꿀꺽. 마은혜도 긴장한 표정으로 두리번. 그러다가

마은혜; [상... 상공! 혹시...] 무언가 짐작하고 벽초천에게 물을 때

벽초천; [그만 나오시오.] 누군가에게 말하고. 그러자

[놀라셨다면 죄송하외다.] 슥! 한쪽 구석 어둠 속에서 누군가 나선다. 깜짝 놀라 돌아보는 벽세황과 마은혜. 반면 벽초천은 그리 놀라지 않는 표정이고

타노; [부르실 줄 알고 미리 와있었소이다.] 쿵! 어둠 속에서 나서는 것은 타노다.

벽세황; (타... 타노!) 경악과 불신

벽세황; (이미 오래 전부터 대청 안에 들어와 있었다.) (그런데도 황금나찰과 황금수라의 수뇌부를 포함해서 아무도 타노의 존재를 눈치 채지 못했다는 건...)

<타노가 사실은 절세고수라는 뜻이다.>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어 벽초천과 마은혜 앞으로 나오는 타노를 배경으로 벽세황의 생각 나레이션

벽초천; [어서 오시오 영반(領班)!] 슥! 자리에서 일어나고. 마은혜도 마지못해서 일어나고. 마은혜는 타노의 정체를 알고 있다.

벽세황; (영반!) 경악하고

벽세황; (맙소사 그렇다면 타노가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황금수라와 황금나찰들의 영반이란 말인가?) 경악할 때

타노; [장주!] [마님!] 포권하고

타노; [소인이 불편하니 착석하시지요.] 자리에 앉으라고 권하지만

벽초천; [신경쓰지 마십시오. 지금 이 자리에는 우리 벽씨 집안사람들만 있으니...] 고개 저으며 말하고. 이어

벽초천; [세황이 너도 이제 알 때가 되었으니 정식으로 소개하마.] 벽세황을 돌아보고

벽초천; [타노는 사실 우리 집안사람이다.] [황금수라와 황금나찰들의 수령이기도 한데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하인들과 어울려 지내왔다.]

벽세황; [그... 그렇습니까?] 어색하게 웃으며 타노의 눈치를 보고

타노; [솔직하게 말하마.] 벽세황에게

타노; [내 이름은 이산하(李山河)가 아니고 벽산하(碧山河)이며 네게는 백부(伯父)가 된다.]

벽세황; [황... 황금수라들의 영반일 뿐 아니라 저의 큰 아버지이기시도 하다는 말씀이십니까?] 경악하고

벽초천; [사실이다.] 억지웃음. 마은혜는 못마땅한 표정

벽초천; [타노... 형님은 네 조부가 처음 얻은 아들이었다.]

벽세황; [그런데 어째서 지금까지 그 사실을 소자가 몰랐는지요?]

타노; [내 어미는 천한 백정(白丁)의 딸이었고 또 나는 태어날 때부터 불구의 몸이었다.] 벽초천 대신 말하고

타노; [말 그대로 집안의 수치...] 쓴웃음

타노; [그래서 네 조부는 날 자식으로 인지하지 않고 종처럼 대했었다.]

벽세황; [그런 일이 있었군요.] 억지웃음. 그러다가

벽세황; [그럼 청풍이도 우리 집안사람...] 경악하여 눈 부릅뜨고

타노; [그건 아니다.] 고개 젓고

타노; [나는 불구인 탓에 여자를 접해본 적이 없다.]

벽세황; [청풍이는 백부님의 양자였군요.] 깨닫고

타노; [십팔 년 전, 우연히 길에서 주운 고아를 아들 삼아 길러온 것이다.] 고개를 조금 끄덕이고

타노; [물론 장주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내 정체를 숨겨주기 위해 청풍이에 대해서는 일체 모른 척 해온 것이다.] 벽초천을 보며

벽세황; [그... 그랬군요.] 억지웃음 + (잠깐이나마 등골이 서늘했다.)

벽세황; (괴물같은 능력을 지닌 청풍이 놈이 만일 벽씨였다면 황금전장을 빼앗길 수도 있었다는 사실에...) 청풍을 떠올리며 침 꿀꺽 삼키고.

벽세황; (그리고 비로소 이해가 가는 점이 있기도 하다.)

벽세황; (아무리 똑똑하다 해도 종놈에게 하나뿐인 딸을 시집보내시겠다고 한 아버지의 결정은 말이 안되었었다.)

벽세황; (아버지가 그런 결정을 내리셨고 어머니가 탐탁치 않아 하시면서도 결사적으로 반대하지는 않은 건 청풍이의 신분을 알고 계셨기 때문이었다.) 생각할 때

타노; [장주가 날 보자고 한 이유는 알고 있네.] 벽초천에게

벽초천; [아랫것들은 믿음이 안 가니 형님께서 직접 나가셔서 옥령이를 찾아와주셨으면 합니다.] 고개 좀 숙이고

마은혜; [부탁드려요 아주버니.] 역시 고개 숙이고

벽세황; (자존심 강한 어머니까지 고개를 숙이는 걸 보면 타노, 백부의 무공은 절대 평범하지 않겠구나.)

타노; [옥령이는 조카이기도 하니 당연히 수색에 나서야겠지만...]

타노; [대신 장주와 마님도 내 질문에 솔직하게 답을 해줘야겠네.] 말하며 벽초천과 마은혜를 보고

벽초천은 무표정. 하지만 타노의 시선을 접한 마은혜는 찔끔

벽초천; [말씀하시지요.]

타노; [청풍이가 당했다는 변에 장주 부부는 책임이 없는가?] 벽초천과 마은혜를 지긋이 보며 묻고

벽초천; [없습니다.] 즉시 대답

타노; [마님은?] 마은혜에게.

움찔 놀라는 마은혜. 하지만

마은혜; [아주버니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군요.] 새침하게

말없이 마은혜를 보는 타노

마은혜; [제가 어찌 감히 아주버니가 아끼시는 양자를 해코지 할 생각을 하겠어요?:] 새침한 표정으로 마주 보며 말하고. 그러자

타노; [마님께서 지금 하신 말씀 잊지 않겠소이다.] 고개 숙이고. 이어

타노; [옥령아가씨의 행로에 대해서는 집히는 바가 있으니 곧 찾아내서 모셔오겠소이다.] 돌아서고

벽초천; [부탁드리겠소이다.] 고개 숙이는데

스스스! 어둠 속으로 걸어가는 타노의 모습이 흐려지더니

퍼억! 사라지는 타노

벽세황; (사라졌다!) 놀랄 때

마은혜; [휴우!] 털썩! 의자에 다시 주저앉는 마은혜. 벽초천도 앉으려 하고

벽세황; (사람의 몸이 연기처럼 꺼지는 저런 경신술은 듣도 보도 못했는데...) 놀라고.

마은혜; [정말 불편해요.] 새침. 궁시렁. 벽초천도 옆에 앉고. 찡그리며

마은혜; [아주버니는 주변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심장을 조여 와요.] [앞으로도 가급적 제 눈에 띠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벽초천; [불편하더라도 참도록 하시오.] [어쨌거나 우리 집안사람이고 무엇보다 든든한 바람막이 역할을 하는 분이니...]

대답하지 않고 샐쭉거리는 마은혜

벽세황; (천한 종인 줄 알았던 타노가 내 백부이기도 하고...) 벽초천과 마은혜를 곁눈질하고

<우리 황금전장에는 내가 아직 알지 못하는 비밀과 사연들이 얼마나 더 있을지 모르겠구나.> 실내의 모습 배경으로 벽세황의 생각 나레이션

 

#117>

<-북경과 항주를 잇는 경항운하(京杭運河)> 좌우로 강둑이 똑같은 넓은 강. 강이 아니고 운하다. 수많은 배들이 오간다. 주로 바닥이 평평한 화물선들이다. 화물선들은 아주 길고 넓다.

짐을 가득 싣고 오가는 거대한 화물선들 사이로 홀수선이 높은 여객선들도 오가고

그중 한 여객선. 상당히 크다. 돛대가 두 개에 선실도 2층이나 되고. 돛과 노를 함께 써서 움직이는 배다.

그 여객선 뱃머리에 함께 서서 오가는 배들을 구경하는 벽옥령과 강혜분. 둘 다 죽립을 썼고 벽옥령은 남장을 한 상태다. 벽옥령은 들뜨고 신나는 표정

벽옥령; [저기 봐 언니! 저렇게 큰 배가 있어.] 근처를 지나는 거대한 화물선을 가리키며 신나 하고

벽옥령; [마치 집 몇 채가 한꺼번에 떠다니는 것 같애.] [저렇게 무거운 게 어떻게 물 위에 떠있는 걸까?] 흥분하고. 주변의 승객들이 왜 저러나 하고 힐끔거린다.

강혜분; (아가씨는 세상에 태어난 후 사실상 처음 황금전장을 나온 셈이다.) 그런 사람들을 곁눈질하며 생각하고

강혜분; (물론 종종 바깥나들이를 하긴 했어도 하녀들과 호위무사들에게 둘러싸여 정해진 곳만 다녔었다.) 좋아하는 벽옥령을 보고

강혜분; (그 때문에 난생 처음 하는 바깥세상 구경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강혜분; (저런 철부지를 혼자 여행하게 했으면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 것이다.) 여객선에 함께 타고 있는 음침한 인상의 사내들이 자신들을 보는 걸 곁눈질로 살피며 생각하고

강혜분; (나 역시 세상 물정에는 그다지 밝지 못하지만 아가씨를 위해서라도 정신 바짝 차려야만 한다.) 심호흡

강혜분; (그렇긴 해도 아가씨가 머리 쓰는 건 제법이다.)

강혜분; (아가씨의 가출을 알아차린 장주님께서는 모든 호위무사들을 내보내 추적하게 하셨을 텐데...) 화내는 벽초천을 떠올리고

강혜분; (서안으로 간다고 적어놓은 아가씨의 편지 때문에 대부분 서쪽을 수색하고 있을 것이다.)

강혜분; (하지만 아가씨는 경항운하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는 행로를 택했다.)

강혜분; (운하를 따라 황하까지 내려간 후 서쪽으로 이동하기로 한 것인데...) (멀리 돌아가긴 하지만 추적을 따돌릴 가능성은 높아졌다.)

<기왕에 벌어진 일이니 아가씨가 무사히 서안까지 가실 수 있도록 도와드려야만 한다.> 뱃전에 서있는 두 여자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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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독룡간의 모습. 달빛이 독룡간을 비추고 그 때문에 지면이 갈라져 생긴 독룡간이 더 뚜렷하게 보인다. 사람들 몇이 독룡간을 내려다보며 서성인다. 평범한 무림인들

무림인1; [뭐야? 달이 중천에 떴지만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잖아.] 독룡간을 내려다보며 궁시렁

무림인2; [그러게나 말이다.] [밤마다 서기(瑞氣)가 치솟느니 보광(寶光)이 비치니 하던 강호의 풍문은 말짱 헛소문이었어.] 역시 내려다보고

무림인3; [그래도 독룡간에 접근했다가 실성하거나 심하게 다친 인간들이 있다고 하던데...] 역시 내려다보며 겁에 질리고

무림인1; [다른 일로 다치고 멋쩍으니 지어낸 말일 게야.] 코웃음

무림인1; [밤이 깊어 삼경이 다 되어 가지만...] 하늘의 반달을 보고

무림인1; [여기 독룡간에서 아무런 특이현상도 발견되지 않는다는 걸 우리 눈으로 확인하고 있잖은가?]

무림인2; [역시 강호의 풍문 따위는 믿을게 못된다니까.]

무림인3; [내가 아는 사람도 독룡간에 들렸다가 심맥이 여러 곳 끊어지는 중상을 입었다고 하네만...] 여전히 미심쩍고

무림인1; [그래서 우리가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오늘 밤 들른 것 아닌가?] [헛소문이란 걸 확인했으니 이제 그만 내려가서 술이나 빨자구.] 돌아서고

무림인2; [그거 좋지] 역시 돌아서며 입맛 다시고

갸웃거리며 동료들을 따라가는 무림인3

 

#113>

달빛도 비치지 않는 독룡간 깊은 아래쪽.

동굴.

 

섭장천; [부심지독(腐心之毒)에 중독당하고 환우십보중 하나인 멸신창(滅神槍)에 심장이 궤뚫리기까지 했으니 노부는 당연히 죽었어야한다.] 가슴 섶을 다시 벌린 채 벽을 등지고 앉아서 말하고. 용각신망은 그런 섭장천의 무릎에 따리를 틀고 앉아서 섭장천의 가슴의 상처를 혀로 핥고 있다.

츠츠츠! 용각신망의 혀가 핥고 지나간 자리는 상처가 아물고 피가 멎는다

섭장천;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년 가까이 목숨을 부지해온 것은 바로 이놈 덕분이었다.] 용각신망을 쓰다듬고

청풍; (용각신망이라는 저 뱀의 혀가 닿은 부분은 상처가 아물고 피가 멎는다.)

청풍; (한눈에 봐도 절대 평범한 뱀은 아니다.)

섭장천; [이놈은 이무기(蟒)라는 이름에 걸 맞는 영물이다.] 용각신망을 내려다보면서 말하고

섭장천; [수천 년을 살아온 뱀들의 왕으로 온갖 독을 다스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어떤 상처라도 치유하는 신통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청풍; [지존이 영손녀를 이용해서 노야를 중독시킨 부심지독을 해독해준 게 그놈이었군요.] 용각신망을 보고

섭장천; [살접이란 계집이 널 중독시켰던 독을 해독시켜준 것도 용각신망이다.] 용각신망을 쓰다듬으며 끄덕

섭장천; [이놈은 널 해독시키려고 신망옥액(神蟒玉液)이란 이름의 타액을 먹여주었다.] [덕분에 너는 만독불침이 되어 이후로는 어떤 독에도 해를 입지 않게 될 것이다.]

청풍; [신망 네게는 너무도 큰 신세를 졌구나.] [그 은혜, 반드시 보답하도록 하마.] 용각신망에게 포권하지만

쉭! 쉭! 청풍에게 눈을 흘기며 섭장천의 상처를 핥는 용각신망

 

<삼십여 년 전, 노부는 복우산을 지나다가 어떤 영물이 뿜어내는 영기(靈氣)를 감지하고 독룡간을 내려와 봤었다.> 높은 산봉우리에 서서 이마에 손을 댄 채 멀리를 보는 중년 시절의 섭장천. 멀리 산봉우리 너머에서 무지개같은 기운이 번진다.

<그 영기는 물론 용각신망이 뿜어내는 것이었는데 놈은 이곳 독룡간 아래에서 뱀들의 왕으로 군림하면서 승천하기 위해 수련을 쌓고 있었다.> 뱀으로 가득 찬 계곡. 중년 시절의 섭장천이 걸어가자 뱀들이 겁에 질려 좌우로 갈라지고 그 끝에 옥좌같은 바위 위에 용각신망이 고개를 쳐든 채 보고 있다.

<노부와 만났을 때 용각신망은 백여 년 만 더 수련하면 용(龍)이 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러 있었다.> 위 장면의 용각신망 모습 배경으로

<첫 만남에서 노부와 용각신망은 서로에게 경의를 표하게 헤어졌었다.> 포권하는 중년 시절의 섭장천. 마주 고개를 숙이는 용각신망

<그후 삼십여 년이 흐른 후 노부는 지존의 함정에 빠져 치명상을 입게 되었다.> 노인이 된 섭장천이 지존이 찌른 멸신창에 가슴이 관통 당하던 장면

<비록 멸신창에 궤뚫려 심장이 으스러졌지만 노부는 그때까지 쌓아온 내공 덕분에 즉사는 면할 수 있었다.> 지존과 혈세사패의 패주들을 등지고 날아가는 섭장천. 가슴과 등까지 구멍이 나서 피가 뿌려진다

 

섭장천; [노부의 목숨은 천주산 은일곡에서 끊어지진 않았다.] 용각신망을 쓰다듬으며 말하고

섭장천; [그래 봤자 잠시 목숨이 연장된 것뿐, 죽음을 피할 수는 없었다.] 탄식

섭장천; [하지만 지존이란 놈에게 복수를 하지 못하고 죽을 수는 없었다.] 이를 부득 갈면서 말하고

섭장천; [이에 노부는 요행을 바라고 천주산에서 이곳 복우산까지 필사적으로 달려왔다.] [물론 이놈이 노부를 구해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용각신망을 쓰다듬으며

청풍; (듣고도 믿기지가 않는다.)

청풍; (천주산에서 복우산까지는 이천 리 가까이 되는데 심장이 없어진 상태에서 달려왔다니...) 놀라고

섭장천; [하지만 노부의 희망은 희망으로 끝났다.] 한숨

섭장천; [비록 이놈이 상처를 치유해주는 신통력을 지니긴 했지만 부서진 심장을 원상복구 해주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청풍; (그것까지 가능하다면 이무기가 아니라 진짜 용이겠지.)

섭장천; [간신히 숨이 붙어있는 상태로 노부가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격하게 움직이면 겨우 봉합된 상처가 터져 돌이킬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섭장천; [심지어 이 동굴에서 나가는 것도 위험한 상태였다.]

섭장천; [그래서 노부는 밤마다 독룡간 밖으로 살기를 뿜어냈다.]

청풍; (독룡간의 괴사는 그렇게 생긴 거였군.) + [지존이란 자가 흥미를 보이고 찾아오길 바라셨군요.] 깨닫고

섭장천; [그렇다.] 끄덕

섭장천; [언제고 독룡간에서 벌어지는 일이 지존의 귀에 들어갈 테고...] [호기심에 그놈이 찾아오면 동귀어진 할 생각이었다.]

청풍; [그랬는데 후배 때문에 기력을 소진하셨으니 송구할 따름입니다.] 고개를 조아리며 미안해하고

섭장천; [처음에는 낙심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청풍을 지긋이 보며 말하고

섭장천; [노부의 목숨은 대략 열흘쯤 남았다.]

섭장천; [그 사이에 노부의 절대삼검(絶代三劍)을 전수 받아서 지존을 죽이고 혈세사패를 세상에서 없이해라!] 강렬한 표정

 

#114>

<-북경> 역시 밤. 하늘에는 반달이 떠있고

<-황금전장> 밖에서 본 모습, 문은 닫혀있고

 

황금전장 후면의 높은 담장. 담장 밖은 좁고 어둑한 골목이다.

슥! 높은 담장 위로 사람 그림자가 하나 돋아나더니

휘익! 담장 아래 골목으로 뛰어내리는 날렵한 사람 그림자.

골목에 내려서서 주변 두리번거리는 건 벽옥령이다. 남장을 했으며 등에 검과 봇짐을 비스듬히 짊어지고 있다. 귀여운 장돌뱅이 소년 같은 모습. 캐릭터는 214 비슷

벽옥령; (들키지 않고 빠져나오는 데 성공했어!) 담장 돌아보며 걸음 옮기고

벽옥령; (엄마! 아빠! 죄송해요.) 담장을 보며 울먹이고

벽옥령; (하지만 옥령이는 청풍오빠가 죽었다는 걸 믿을 수가 없어요.) 입술 깨물고

벽옥령; (직접 서안까지 가서 내 눈으로 사고 현장을 확인하고 돌아올게요.) 걸음 옮기고. 하지만

[!] 눈 치뜨는 벽옥령

쿵! 벽옥령이 가는 앞쪽의 다른 골목에서 걸어 나오며 길을 막는 여자. 머리에는 죽립을 썼으며 한손에는 죽립을 하나 더 들고 있다. 허리에 칼을 차고 있다.

벽옥령; [흑!] 겁에 질려 뒷걸음질 칠 때

강혜분; [내 이럴 줄 알았어요.] 한숨 쉬며 가로 막는 여자의 모습이 확실하게 보인다. 바로 강혜분

벽옥령; [막... 막지마 혜분언니! 난 반드시 서안에 가고야 말 거야.] 뒷걸음질치고. 고양이처럼 강혜분을 노려보며

강혜분; [걱정 마세요. 제가 어떻게 아가씨를 막을 수 있겠어요?] 한숨 쉬며 죽립을 내밀고. 그러자

벽옥령; [혹시...] 안도하며 죽립을 받고

강혜분; [이번에 제가 말린다 해도 나중에 어떻게든 빠져나가실 거 아니에요?] [그럴 바에는 제가 함께 가서 아가씨를 보살펴드리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미소 지으며 말하고. 그러자

벽옥령; [고마워 언니!] 죽립을 한손에 든 채 와락 강혜분을 끌어안고. 흠칫하지만 끌어안게 놔두는 강혜분

벽옥령; [은혜 잊지 않을게. 그리고 청풍오빠의 생사만 확인하면 바로 돌아올 거라고 약속할게.] 강혜분의 풍만한 가슴에 얼굴 부비며 어리광 부리고

강혜분; (이 응석받이의 철없는 짓에 동조하는 게 과연 잘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벽옥령을 다독이며 한숨 쉬고

강혜분; (이런 짓을 했으니 주인님과 마님에게 경을 칠 각오를 해야 하는데...) 몸을 숙여서 벽옥령이 머리에 쓴 죽립의 끈을 턱 아래에 매어주며

강혜분; (하지만 후회는 없다.) 벽옥령의 손을 잡고 골목을 걸어 나가며 생각하고. 그런 강혜분을 돌아보면서 웃는 벽옥령

<나 역시 확인되지 않은 청풍의 안위 때문에 속을 끓여왔으니...> 두 여자의 뒷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115>

<-독룡간> 여전히 밤.

절벽 아래 동굴

 

청풍; [일천(一天) 쌍존(雙尊) 삼성(三聖) 사극(四極)...] 섭장천의 앞에 무릎 꿇고 앉아서 되뇌이고

청풍; [열 명 모두 후배가 처음 듣는 이름입니다.]

섭장천; [그들이 일반 무림인들은 잘 모르는 고금십대고수(古今十大高手)다.] 용각신망이 몸을 감게 한 상태로 말한다. 용각신망은 뒤쪽에서 섭장천의 어깨 너머로 고개를 내민 채 청풍을 보고 있다.

청풍; [무림에는 고금십대고수로 따로 분류되는 분들이 있었군요.] 놀라고

섭장천; [일천은 무림의 시조라 일컬어지는 원시천존이고...] [이존은 신선부의 개파 조사 신선낭낭과 마귀동의 시조 마귀조종이다.]

청풍; (일천과 쌍존...) (며칠 전 혼원동천에서 알게 된 이름들을 저분을 통해 다시 듣게 되는구나.) 내색하지 않고

섭장천; [삼성은 도성(道聖), 불성(佛聖), 유성(儒聖)을 말한다.]

청풍; [도성과 불성이 누군지는 짐작이 갑니다만...] + (무당파를 창건한 장삼풍(張三豊)과 소림사의 달마대사(達磨大師)일 것이다.)

청풍; [혹시 유성이라는 분은...]

섭장천; [네가 짐작하는 대로 유성은 대성(大聖) 공자(孔子)님이다.] 끄덕이며 공자를 떠올린다.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는 공자의 모습을 참조

청풍; [공자님도 무공을 알고 계셨었는지요?] 놀라고

섭장천; [알고 계셨다마다!] 엄숙하게

섭장천; [천지간의 이치를 깨우치신 철인(哲人)께서 어찌 무공 정도를 모르겠느냐?] 엄숙한 표정으로 자세를 바로 하며

청풍; (하긴...) + [공자께서 젊은 시절 뭇 임협(任俠;협객)들을 호령했었다는 야사가 사실이었군요.] 역시 자세를 바로 하고

 

<젊은 시절의 공자께서는 혈기(血氣)를 주체하지 못하고 종종 지닌바 힘을 드러내곤 하셨다.> 거구의 사내가 사람 보다 큰 사자 조각상 두 개를 공깃돌처럼 허공에 던졌다가 받기를 반복하고 주변에서 사람들이 그걸 보며 놀란다.

 

섭장천;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성품이 온화해져서 무공을 쓰는 일이 거의 없으셨던 것이다.]

청풍; [공자님의 무공 방면 진전을 노야께서 얻으셨겠습니다.]

섭장천; [그놈 누가 문일지십(聞一知十) 아니랄까봐 눈치 하고는...] 껄껄

멋쩍은 표정이 되는 청풍

섭장천; [네놈 말이 맞다.] [노부는 인연이 닿아 공자께서 남기신 철인진결(哲人眞訣)을 얻었었다.]

다시 엄숙한 표정

청풍; [철인진결...] [결코 평범한 무공은 아니겠습니다.]

섭장천; [평범하지 않지.] 끄덕

섭장천; [철인진결은 내공을 길러주는 효능만으로 따지면 고금을 통틀어도 세 손가락에 충분히 드는 대단한 무공이다.]

섭장천; [다른 무공들은 참선이나 면벽폐관을 해야 내공이 쌓이지만 철인진결은 생활 속의 모든 행위를 내공수련과 연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청풍; [그건 정말 대단한 효능이로군요.] 흥분

청풍; [일상생활이 내공수련이라면 다른 무공보다 몇 배 빠르게 내공을 쌓을 수 있겠습니다.]

섭장천; [실제로 철인진결은 일반적인 무공심법보다 최대 열배 이상 효율이 좋다.] 고개 끄덕이고

섭장천; [즉, 다른 사람들이 십년 걸릴 수련도 일년 안에 끝낼 수 있는 것이다.]

청풍; (그게 사실이라면 철인진결을 능가하는 내공심법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겠구나.) 감탄과 흥분

섭장천; [다만 철인진결에는 내공을 축적하는 비결만 있지 그걸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은 존재하지 않는다.] 찡그리고

청풍; [일반적인 초식으로는 철인진결의 웅장하고 심오한 힘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겠습니다.]

섭장천; [물총의 구멍이 너무 크면 물을 세차게 뿜어내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끄덕이고.

청풍; (물총이라니... 참으로 적절한 비유다.) 대나무로 만든 물총을 떠올리고. 뒤쪽에 끼운 손잡이를 밀어서 앞쪽의 작은 구멍으로 물을 쏘는 구조의 물총

섭장천; [그런 이유로 철인진결은 면면히 전해져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써서 무림에 두각을 나타냈던 인물이 없었던 것이다.]

청풍; [하지만 노야께는 다른 기연이 있었겠습니다.]

섭장천; [그놈 하여간 눈치 하고는...] 웃고

머쓱한 표정이 되는 청풍.

섭장천; [구대천마에 대해서는 알고 있겠지?]

청풍; [예!] + (구대천마를 패퇴시킨 흑백신귀가 사실상 내가 처음으로 모신 스승이라는 말은 할 필요가 없겠지.)

청풍; [번뇌혈종, 태양천후(太陽天后), 빙백마모(氷魄魔母), 파천검마, 반안독마(潘顔毒魔), 백면살조(白面煞祖), 야차서시(夜叉西施), 지옥수라(地獄修羅), 환영신마(幻影魔神)가 구대천마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육남삼녀의 실루엣을 떠올리며 말하고. 육남삼녀가 구대천마이고 흑백신귀를 묘사할 때 나왔었음.

섭장천; [잘 알고 있구나.] 끄덕

섭장천; [사실 구대천마는 마귀동의 후손들이다.]

청풍;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섭장천; [헌데 그들은 무슨 사연이 있었는지 흑백신귀에게 패한 후 마귀동으로 돌아가지 않고 각자 문파를 세워 독립했다.]

청풍; [혹시 혈세사패가...] 깨닫고

섭장천; [구대천마중 백면살조, 야차서시, 지옥수라, 환영신마의 후손들이다.]

청풍; (역시!)

섭장천; [그들 외에도 번뇌혈종은 혈궁(血宮)을, 태양천후는 태양묘(太陽廟)를, 빙백마모의 빙백전(氷魄殿)을, 반안독마는 독성부란 문파를 세웠다.]

청풍; (독공으로 천하무적이라는 독성부가 구대천마중 반안독마의 후손들이었군.) 생각하다가

청풍; [!] 무언가 깨닫고

청풍; [파천검마는 문파를 세우지 않았군요.]

섭장천; [겨우 눈치 챘구나.] 웃고

섭장천; [파천검마는 자신이 검법으로는 고금최강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흑백신귀와 싸울 때 몸을 사린 다른 자들과 달리 물러서려 하지 않았고... 그 결과 치명상을 입고 말았다.> 냉철한 인상의 중년 검객이 검은 기운을 일으키는 흑신에게 검을 휘두르고 있다. 그 중년검객이 파천검마다. 한 두 번만 나올 캐릭터이므로 대충 묘사. 다른 구대천마들은 겁을 먹고 달아나거나 물러서고 있고

 

청풍; [그 결과 문파를 세우거나 후손을 남길 기회가 없었겠습니다.] + [!] 말하다가 다시 깨닫고

청풍; [혹시 파천검마의 검결을 노사께서...]

섭장천; [노부가 바로 파천검마의 후손이라고 할 수 있다.] 웃으며 끄덕이고

청풍; [아!]

 

<젊은 시절 노부는 비를 피하러 들어간 오래 된 사당에서 한 구의 시신을 발견했다. 그 시신의 주인은 물론 파천검마였다.> 낡은 사당 내부. 부서진 벽 안쪽의 좁은 공간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죽은 중년인의 시체가 한 구 있다. 위의 회상에 나온 아주 냉철한 인상을 지닌 파천검마인데 무릎 위에는 책 한권과 검 한 자루를 얹어놓고 있다. 벽 밖에서 그걸 보는 청년 시절의 섭장천

<노부는 파천검마의 시신에서 마검파천황(魔劍破天荒)이란 검결을 얻었다. 마검파천황은 마귀동의 시조 마귀조종이 남긴 열 가지 마공중 하나였다.> 파천검마의 시체 앞에 한 무릎을 꿇고 책을 집어드는 젊은 시절의 섭장천

<마검파천황은 그걸 익힌 파천검마가 검법으로는 고금최강을 자부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가공할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 젊은 시절의 섭장천이 들고 있는 책의 표지에는 <魔劍破天荒 秘訣>이라는 제목이 적혀있다.

<다만 지나치게 살기가 강하고 패도적이라 최상승의 검법이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책을 펼쳐보며 갸웃하는 젊은 시절의 섭장천

<노부는 마검파천황의 그같은 단점을 보완하고 철인진결의 이치를 참조하여 세 가지 검법을 만들었으니 그것이 바로 세간에 알려진 절대삼검이다.> 어떤 계곡에서 기합을 넣는 표정의 젊은 시절의 섭장천. 그의 앞쪽 30미터쯤에 있던 집채만한 바위가 둘로 쩍 쪼개진다.

 

섭장천; [천리어검(千里馭劍), 검벽신공(劍壁神功), 무상심검(無常心劍)이 절대삼검이다.] 엄숙한 표정으로 말하고

청풍; (이름만 들어도 얼마나 가공할 위력을 지녔을지 짐작이 가는 검법들이다.) 침 꿀꺽 삼키고

섭장천; [장담하건데 철인진결로 절대삼검을 구사하면 이기지 못할 상대가 없을 것이다.] 자부심 어린 표정

섭장천; [상대가 설령 신선낭낭이나 마귀조종이라 할지라도...] 강렬한 표정

[!] 눈 치뜨는 청풍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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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다시 절벽 위. 드드드! 여전히 진동하고 있고

[!] 망치를 내려친 자세로 눈 부릅뜨는 살패. 망치 아래에는 물론 청풍이 없는데

휘익! 허공에서 천천히 날아 내리는 청풍.

살접; [공자님!] 안도하며 환호

독검사랑; (살패의 천근퇴(千斤槌)가 일으키는 압력을 타고 날아올랐다.) 눈 번뜩이고

독검사랑; (살접의 보고대로 까다로운 무공을 익히고 있는 놈이다.) 청풍이 바닥에 내려서는 걸 보며 생각할 때

청풍; [다른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렇게 둔한 무기로는 백날 공격해 봐야 날 어쩌지 못할 것이오.] 콰득! 살패가 망치를 뽑는 걸 보며 웃고

살패; [과연 그럴지 보자!] 부악! 이미 청풍의 머리를 옆에서 치고 있는 살패. 준비동작도 없이 아주 빠르게 휘두른다. 하지만

휘익! 물론 이번에도 청풍의 몸은 바람에 날리는 깃털처럼 살패의 망치가 일으키는 압력에 밀려 날아오르고

살패; [크아!] 부악! 부웅! 붕! 따라붙으며 엄청난 빠르기로 망치를 휘두르는 살패. 망치가 여러 개로 변해서 청풍을 후려치고 내리치고. 하지만

휘익! 휙! 청풍의 몸은 망치가 일으키는 바람을 타고 허공을 떠다닌다

청풍; (얼마나 힘이 좋은지 저 거대한 망치를 휘두르는 게 잘 안보일 정도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이 표적이었다면 피할 틈도 없이 박살을 당했을 것이다.) 휘익! 휙! 날아다니며 생각하고. 그때

독검사랑; [살영! 가세해라.] 살영에게

살영; [봉명!] 팟! 앞으로 쇄도하며 대답하는데

스스스! 살영의 모습이 여러 개로 변해서 청풍을 덮쳐온다

청풍; (모습 여러 개로 변했다.) 살패의 망치가 일으키는 바람을 타고 허공을 날아다니다가 살영이 쇄도하는 것을 돌아보고

청풍; (살영이라는 저자는 나처럼 보법과 경신술이 특기인 자다.) 생각할 때

스악! 쩍! 여러 명의 살영이 들이닥쳐서 청풍을 갈쿠리로 베고 찌른다. 청풍은 여러 명에게 여러 방향에서 공격당하는 모습이 되고

서걱! 스악! 피하는 청풍의 머리카락과 옷이 살영의 갈쿠리에 스쳐 조금씩 베어진다.

부악! 부웅! 그 사이에도 살패의 망치도 연신 청풍을 노리고 휘둘러지고

청풍; (확실히 살영이라는 자가 상대하기 더 까다롭다.) 여러 명의 변해 공격하는 살영을 보며 몸을 날리면서 생각

청풍; (움직임이 빠를 뿐 아니라 사용하는 갈쿠리가 압력을 거의 일으키지 않아서 능파미보를 펼치는 데 곤란을 겪게 만든다.) 사방에서 날아드는 여러 개의 갈쿠리들을 보며 생각하고. 그러다가

청풍; (물론 내게는 능파미보만 있는 게 아니지.) 징! 허공에 뜬 채 웃는 청풍의 몸이 엷은 막에 덮이고. 그러자

펑! 그 엷은 막을 때리는 살패의 거대한 망치와

쩍! 서걱! 그 박을 긋고 찌르는 살영의 갈쿠리. 그러자

팽! 청풍을 때린 망치가 홱 돌아가며 살패의 머리를 때려가고

투학! 서걱! 살영 양손의 갈쿠리도 방향을 틀어 자기 몸을 베려 한다

독검사랑; [조심...] 자심도 모르게 외치는데

살접; [!] 손으로 입을 가리며 놀라고. 하지만

부악! 간발의 차이로 몸을 뒤로 홱 젖혀서 망치를 얼굴 위로 지나가게 만드는 살패

가가강! 카캉! 자기에게 돌아오는 갈쿠리들을 교차해서 서로 부딪히게 만들며 뒤로 홱 물러서는 살영.

살접; [아!] 안도하며 손을 내릴 때

독검사랑; (괴물이로군.) 딱! 왼손으로 손가락을 튕기고. 그러자

팽! 서걱! 물러서다가 홱 몸을 돌리며 갈쿠리로 살접을 베어가는 살영. 깜짝 놀라는 표정의 살접

청풍; [무슨 짓을!] 버럭 고함지르며 돌아볼 때

살접; [악!] 서걱! 피하려던 살접의 가슴을 긋고 지나가는 살영의 갈쿠리.

푸학! 가슴에서 피를 뿜어내며 뒤로 쓰러지려는 살접. 그 옆에서 갈쿠리를 거두며 물러서는 살영

청풍; [소저!] 휙! 벼락같이 살접에게 날아가고. 살접은 뒤로 나뒹굴려 하고

청풍; [괜잖으시오?] 콱! 재빨리 살접을 두 팔로 끌어안는 청풍. 헌데 그 직후

푸훅! 갑자기 입에서 연기를 확 뿜어내 청풍의 얼굴을 덮어씌우는 살접. 눈 부릅뜨며 그 연기를 고스란히 덮어쓰는 청풍

띵! 현기증을 느끼며 눈이 풀어지는 청풍

청풍; [독...] 살접을 끌어안으려던 팔이 풀리며 눈 감으며 휘청할 때

살접; [호호오!] 쾅! 청풍의 가슴에 강력한 장풍을 날리며 뒤로 날아가는 살접

쿵! 쿵! 가슴의 옷이 터지고 손바닥 자국이 난 채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청풍. 현기증 때문에 눈은 풀린 채. 그러자

살영; [잘 했다 살접!] 멈춰서고

살패; [해치웠구나.] 망치를 움켜쥔 채 환호

청풍; [함정...] 눈이 풀린 채 비틀하다가

쿵! 결국 견디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는 청풍. 한쪽 무릎을 꿇는 자세로

청풍; [정정... 네년도 한 통속이었구나.] 독에 중독당해서 흐리게 보이는 살접을 노려보며 이를 갈고

살접; [맞아! 본녀는 살인상단 십대자객중 한명인 살접(煞蝶)이야.] 요염한 자태로 서서 웃으며 말하고

청풍; [복... 복우사흉에게 유린당할 뻔한 것도 연극이었군.] 이를 부득 갈고. 눈이 풀린 채 몸이 흔들린다.

살접; [네놈이 무공으로는 쉽게 죽일 수 없는 표적이라 자연스럽게 접근해서 중독 시킬 기회를 엿보았던 거지.] 가슴의 상처를 누르며 웃고. 가슴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고

살접; [물론 살영오라버니에게 내 가슴을 베라고 한 것도 고육지책이었어.] [그래야 네가 날 부축하려고 접근할 테니까.] 비틀거리며 일어나는 청풍을 보며 말하고.

청풍; [교활한 계집...] 이를 갈며 겨우 일어서고. 그때

독검사랑; [수고했다 살접!] 다가오고

살접; [별 말씀을요.] 고개 숙이며

독검사랑; [네가 피를 본 덕분에 청부를 수월하게 수행하게 되었다.] 청풍에게 다가오며 살접에게 말하고. 청풍은 눈이 풀린 채 뒷걸음친다. 절벽 쪽으로

살접; [과찬이시옵니다.]

독검사랑; [이청풍! 앞서 말했지만 네게 개인적인 원한은 없다.] 청풍에게

독검사랑; [그래서 괴롭히지 않고 간단히 죽여주겠다.] 살패에게 끄덕이고

부악! 그 즉시 살패가 다시 빠르고 강력하게 망치로 청풍을 내리찍고

쾅! 망치가 바닥을 때리고. 비틀거리며 간신히 뒤로 피하는 청풍

스악! 그 즉시 살영이 반대쪽에서 파고들며 갈쿠리를 그어 청풍을 공격하고

스악! 쩍! 몸을 다급히 돌려 피하지만 반응이 느려 허리가 깊이 베이며 피가 튄다

청풍; (독... 독 때문에 정신이 흐려져서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비틀거리며 절벽 쪽으로 물러서다가

[!] 눈 치뜨는 청풍

슥! 검을 소리없이 찔러오는 독검사랑

청풍; (기척이 거의 없는 검범...) (그 때문에 능파미보로도 피하지 못한다!) 팟! 독검사랑의 검에 찔리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해 뒤로 몸을 날리는데

살접; [악!] 자기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는 살접. 두 손으로 입을 가리며

[!] 그제야 자신의 상황을 알아차리고 눈 치뜨는 청풍.

쿵! 뒤로 날아간 청풍의 몸은 이미 절벽 밖으로 날아가고 있다

팟! 검을 찔러냈던 독검사랑이 절벽 끝에서 급정거하고 있고

청풍; (이런...) 휘익! 아래로 추락하며 한숨 쉬고

<투신자살하는 꼴이 되었구나.> 쐐애액! 절벽 아래로 추락하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검을 거두며 살접을 돌아보는 독검사랑. 독검사랑. 살접은 그때까지 두 손으로 입을 가리고 있었다. 근처에 멈춰선 살영이 힐끔 보고 있고

살접; [죄... 죄송해요 부단주님!] 손을 입에서 떼며 눈치 보고. 그 뒤에서 살패가 긴장한 표정으로 독검사랑을 보고 있고

독검사랑; [그럴 수도 있지.] [신경 쓰지 마라.] 스릉! 검을 칼집에 꽂으며 말하고.

살접; [감사하옵니다.] 안도. 살영과 살패도 안도

독검사랑; [어쨌든 살접 네 활약 덕분에 수월하게 청부를 마칠 수가 있었다.] 돌아서고

살영; [내려가서 시체를 확인하고 올지요?] 눈치 보고

독검사랑; [괜한 위험 무릅쓸 거 없다.] [극독에 중독 당한데다가 저 정도 높이에서 떨어졌으면 죽은 게 확실하니...] 걸어가며 말하고

살영; (하긴...) 생각하며 독검사랑을 따라가고. 살패도 걸음 옮기고

살접은 가장 뒤에서 절벽 쪽을 보며 걸음 옮긴다.

살접; (늘 그래왔듯이 이청풍이라는 자도 그냥 돈을 버는 수단에 불과한데...)

살접;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던 것은 어째서일까?) 한숨 쉬며 걸음 옮기고. 그 사이에 독검사랑을 몸을 날리고 있다

독검사랑; (이청풍...) 날아가며 찡그리고. 그 뒤로 살패, 살영이 몸을 날려 따라온다. 맨 뒤에서 살접이 따라오고 있고

독검사랑; (용모파기가 아니고 실물을 보니 더욱 확실해졌다.)

독검사랑; (나는 이전에 분명 이청풍을 닮은 자를 본 적이 있다.) (그게 누군지 당장 떠오르지는 않지만...) 날아간다.

 

#109>

<-북경> 낮

<-황금전장> 여전히 북적

 

황금전장 후원. 월동문이 있는 높은 담장으로 격리된 곳. 월동문 앞을 두 명의 여자 무사가 지키고 있고

옷가지가 얹혀진 쟁반을 들고 다가오는 강혜분

강혜분; [수고가 많네.] 다가오며 아는 척

[어서 와 혜분언니.] 여자무사들도 아는 척

강혜분; [옥령아가씨는?] 월동문 안을 보며 여자 무사들에게 묻고

여자무사들; [오늘도 별 문제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지내셔.] [청풍이가 변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울고불고 하던 게 거짓말 같아.]

강혜분; [다행이네.]

여자무사들; [시간이 약인 거지 뭐.] [아가씨도 며칠 지나면서 청풍이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을 거야.]

강혜분; [그렇기를 바라야겠지.] 월동문 안으로 들어간다

 

#110>

월동문 안쪽은 아기자기하게 잘 가꿔진 정원. 그 정원 가운데에 화려한 건물이 한 채 있다. 벽옥령의 거처. 월동문 안쪽에는 아무도 없다

건물 입구로 가는 강혜분. 그러다가

멈칫! 하며 걸음을 멈추다가

방향을 틀어서 건물 뒷곁으로 가는 강혜분

건물 뒤. 한적한데 창문이 있고 창문은 반쯤 열려있다

창문으로 다가가는 강혜분

창문 밖에 숨어서 안을 살피는 강혜분

 

창문 안쪽은 침실. 헌데 벽옥령이 침대 위에 옷가지들을 죽 늘어놓고 있는데 사내 옷이다.

탁자에는 검도 한 자루 올려져 있고.

벽옥령은 커다란 거울 앞에 서서 옷을 몸에 대어보고 있는 중인데 여자 옷이 아니라 남자 옷이다.

벽옥령; [이 색이 덜 튀어 보이겠지?] 옷을 자기 몸에 댄 채 거울 보며 혼잣말하고

벽옥령; [크기도 딱 맞고... 좋아. 이 옷으로 결정했어!] 배시시 웃고

 

강혜분; (침선방(針線房)에서 사내아이 옷이 몇 벌 없어졌다고 하더니만 아가씨 소행이었구나.) 한숨

<남장(男裝)을 하려고 저 옷들을 훔쳤다는 건데...> 침대 위에 널려있는 남자 옷. 거울 앞에서 남자 옷을 몸에 대보는 벽옥령

강혜분; (아가씨 꿍꿍이가 뭔지 대강 짐작이 가는구나.) 한숨

 

#111>

<-복우산> 밤. 하늘에는 반달이 떠있고

<-독룡간> 바닥 깊이를 알 수 없는 틈새.

절벽 아래 동굴. 동굴 입구에는 여러 자루의 낡은 검들이 널려있고. 해골들도 여러 구 뒹굴고 있다. 해골들 사이를 뱀들이 기어 다니고 있다. 음산한 광경 동굴 입구에는 여러 자루의 낡은 검들이 널려있고

 

어둠 속에 누워있는 청풍. 잠이 든 모습. 문득

슥! 끝이 갈라진 뱀의 혀가 청풍의 뺨을 핥는다

움찔! 하는 청풍.

할짝! 할짝! 뱀의 혀가 청풍의 얼굴 여기저기를 핥고. 그러자

청풍; (차갑고 미끈거리는 뭔가가 내 얼굴을 핥는 것 같다.) 눈 감은 채 생각하고

청풍; (이런 감각이 느껴진다는 건...) 깨닫고

청풍; (설마 내가 죽지 않은 것인가? 그 높은 곳에서 떨어졌는데...) 천천히 눈을 뜨며 생각하고. 헌데

쿵! 청풍의 몸 위에 따리를 틀고 앉아서 내려다보는 뱀. 머리에 사슴의 뿔 같은 것이 두 개 나있다. 뿔 길이는 한뼘 정도. 몸통 굵기는 팔뚝만하다. 이 뱀의 이름은 용각신망. 이무기가 되기 직전의 신령스러운 뱀이다.

청풍; (뱀!) 기겁할 때

쉭쉭! 다시 끝이 갈라진 혀로 청풍의 얼굴을 핥으려 하는 용각신망.

청풍; [헉!] 바웅! 기겁하며 일어나며 몸을 투명한 벽으로 덮는다

끽! 펑! 그 빛에 부딪혀 뒤로 날아가며 비명 지르는 용각신망

텅! 털썩! 벽에 부딪혔다가 바닥에 나뒹구는 용각신망

청풍; [뿔이 달린 뱀이라니...] + [!] 일어나 앉다가 경악

쿵! 청풍이 누워있는 동굴. 수많은 뱀들이 머리를 세운 채 청풍을 에워싸고 있다. 뱀들의 눈이 반딧불처럼 반짝이고

청풍; [사... 사방천지에 뱀!] [여긴 뱀굴이었구나.] 경악하고 겁에 질려서 주변의 뱀들을 둘러볼 때

쉬쉭! 쉭! 화가 난 용각신망이 몸을 쳐든 채 청풍을 노려본다.

청풍; [이... 이게 대체 무슨...] 겁에 질려 물러나 앉고. 그때

[쯧쯧! 사내놈의 간담이 콩알만하구만.] 끌끌 누가 혀 차는 소리가 들리고. 흠칫 하며 돌아보는 청풍.

섭장천; [그래서야 어디 큰일을 맡겨보겠는가?] 쿵! 어둠 속에 앉아있는 섭장천. 동굴 끝의 벽을 등지고 앉아있다. 봉두난발이고 초췌한데 눈빛만은 강렬하다. 옷은 찢어지고 피로 물들어있는데 특히 가슴 부분이 피로 흥건하다.

청풍; (사... 사람이 있다.) + [뉘... 뉘신지요?] 한쪽 무릎을 꿇는 자세로 앉으며 묻는다. 여차하면 달아날 자세.

섭장천; [네놈의 구명지은인(救命之恩人)이다.] 강렬한 눈빛으로 보며

청풍; (구명의 은인이라면...) 깨닫고 + [노야께서 추락하는 소생을 구해주신 것인지요?] 무릎을 꿇으며

섭장천; [그렇다.] [그 대가로 노부는 겨우 억눌러두었던 상처가 터져서 곧 세상을 하직해야만 한다.] 슥! 말하며 피로 물든 저고리를 젖혀 보이고

쿵! 저고리가 젖혀지자 드러나는 섭장천의 가슴. 심장 부위에 구멍이 나있는데 그곳에서 피가 철철 흘러넘치고 있다.

청풍; (맙소사!) 경악

청풍; (심장 부위에 구멍이 나있다. 인간이 어떻게 저 지경이 되고도 살아있을 수 있단 말인가?)

섭장천; [노부는 원수 놈의 기습을 받아서 심장이 부서져 버렸었다.] 슥! 다시 옷자락을 여미고

청풍; (실제로 심장이 없는 상태였다.) 놀라고

섭장천; [그래도 저놈 용각신망(龍角神蟒) 덕분에 지금까지는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뿔 달린 뱀 용각신망을 돌아보며 말하고. 용각신망은 화가 나서 쉭쉭 대며 청풍을 노려보고 있다.

청풍; (저 괴이한 뱀의 이름이 용각신망이었구나.) 곁눈질로 용각신망을 보고

섭장천; [하지만 용각신망의 신통한 힘도 더 이상 노부의 목숨을 연장시켜주지 못하게 되었다.] 탄식

청풍; [소... 소생을 구하시느라 무리하신 때문인지요?] 깨닫고

섭장천; [네놈은 이백장이 넘는 높이에서 떨어졌다.] [반면 노부는 이 동굴을 나갈 수 없는 몸이었다.]

섭장천; [어쩔 수 없이 수십 장의 거리를 격하고 내공을 써서 받아내다 보니 온몸의 경맥이 터져버렸다.] 쓴웃음

청풍; (이백장이 넘는 높이에서 떨어진 나를 순전히 내공의 힘으로 받아내었다니...) (저분은 대체 누군데 그런 말도 안되는 일을 해낸 것일까?) 경악할 때

끼이! 용각신망이 섭장천에게 다가가며 울고

섭장천; [울지 마라 신망!] [이게 노부에게 정해진 운수이니라.] 다가온 용각신망의 머리를 쓰다듬고

청풍; [죄송합니다. 소생이 노야에게 너무도 큰 죄를 지었습니다.] 절하고

섭장천; [죄를 지었다고는 할 수 없고...] [네놈이 노부에게 목숨 빚을 진 것은 사실이다.] 눈 번뜩이고

섭장천; [그리고 빚을 지었으면 마땅히 변제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 지긋이 보고

청풍;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고개 들고

청풍; [소생 이청풍, 노야께서 무엇을 하명하시든 반드시 따를 것을 천지신명께 맹세하겠습니다.] 결의에 찬 표정으로

섭장천; [그리 말할 줄 알았다.] 웃고

섭장천; [네가 자진해서 빚을 갚겠다고 하니 노부도 부담없이 변제를 요구하겠다.]

청풍; [세이경청 하겠습니다.]

섭장천; [노부가 원하는 것은 네가 노부를 대신해서 다섯 놈을 죽이고 한 명을 노부 대신 보살펴 주는 것이다.]

청풍; [다섯 명...] 긴장하고

청풍; [소생이 어떤 자들을 죽이길 원하시는지요?]

섭장천; [혈세사패의 패주들과 그놈들을 종으로 부리는 지존이라는 놈이다.] 쩡! 강렬한 눈빛. 쿠오오! 살기도 온몸에서 뿜어지고

청풍; (지독한 살기!) + [혈세사패에게 주인이 있었습니까?] 놀라고

섭장천; [사연을 이야기하자면 노부 소개부터 해야겠지.]

섭장천; [노부의 이름은 섭장천, 강호에서는 노부를 검성(劍聖), 또는 절대검성(絶代劍聖)이라는 과분한 별호로 부를 것이다.]

청풍; (맙소사!) 경악하고

청풍; (저분이 바로 고금제일검(古今第一劍)으로까지 불리는 검성 섭장천 노사셨다니...) 섭장천을 보며 놀라고

이하 검성 섭장천에 대한 설명. #15>에 나온 장면

 

<-검성 섭장천(葉長天)! 일갑자 전부터 천하무적의 위업을 유지해온 절대고수다. 사문이 어딘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섭장천과 맞서 삼초(三招)를 견딘 인물이 없다.> 다른 작품의 철면무제 섭장천 캐릭터의 인물이 검을 늘어트리고 있고. 그 앞에 수많은 사람들이 검을 겨누며 두려움에 떨고 있다.

<절대삼검(絶代三劍)으로 알려진 섭장천의 검법은 신묘하면서도 막강하여 고금의 어떤 검법도 비견되지 못한다고 한다.> 위 장면의 연속. 무릎을 꿇고 머리 조아리는 사람들의 모습. 모두 피를 토하고 있고. 섭장천은 검으로 그들을 겨누고 있다.

 

청풍; (검성 섭장천!) (이론의 여지도 없는 천하제일인을 이런 곳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 흥분

<헌데 고금제일검으로까지 불리는 저분을 대체 어떤 자가 저 지경으로 만든 것일까?> 동굴 내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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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위가장(威家莊)> 드넓은 평야와 강을 앞에 두고 등 뒤로는 험준한 산을 두고 있는 웅장한 장원. 마치 궁궐 같다. 평야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고. 장원으로도 사람들이 쉴 새 없이 출입한다.

위가장 내의 정원. 넓고 화려하고. 정자도 한 채 있다. 정자에 일남일녀가 앉아있다. 위진천과 혈부용이다. 위진천은 편지를 읽고 있다. 혈부용은 작은 두루마리를 하나를 두 손으로 들고 있다

위진천; [무능한 놈들...] 편지에서 눈을 떼며 찡그리고

위진천; [종남파 전체도 아니고 종남파 제자 한 놈 어쩌지 못해서 이 난리를 쳐?] 화악! 손을 뜨겁게 만들어 편지를 불태우며 화를 내고

위진천; [혈세사패를 전부 동원해서라도 막가놈이 소림사에 들어가는 걸 막으라고 해.] 종이를 태우며

혈부용; [그리 전하겠사옵니다.] 고개 좀 숙이고

위진천; [구대문파 늙은이들에게 의심을 사지 않으려면 난 다시 음산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뭐 하나 제대로 진행되는 게 없어.] 탁 탁 손바닥을 쳐서 재를 털어버리며 오만상을 쓰고

혈부용; [검성과의 일전 후 깨달은 심득이 있다며 폐관수련에 들어가신 지존께서 머잖아 출관하실 것이옵니다.]

혈부용; [그럼 지금까지 소회주님을 귀찮게 했던 모든 일도 하찮은 것이 되지 않을런지요?] 눈치 보며 말하고

위진천; [그걸 누가 모르느냐?] 퉁명하게 말하며 옷에 손을 닦고

위진천; [문제는 아버지가 날 무능하게 보시지나 않을까 하는 점이란 말이다.]

위진천; [가뜩이나 내가 서출(庶出)이라는 걸 꼬투리 잡는 인간들이 아버지 주변에 널려 있잖느냐?] 이를 부득 갈고

위진천; [내가 제대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아버지는 당신이 이룬 모든 걸 승천(昇天)이 놈에게 넘겨줄 수도 있다.] 해맑게 생긴 소년을 떠올린다. <무쌍일지>에 나온 위진천의 이복동생 위승천 캐릭터. 나이는 15세 정도.

위진천; [절대! 절대 그런 일이 벌어지면 안되는 것이다!] 주먹 불끈 이를 갈고

혈부용; (별 근심 없어 보이는 소회주도 심각한 고민을 안고 있다.) (그건 이복동생인 위승천(威昇天)의 존재다.)

 

<위승천은 지존의 본처 냉(冷)씨 소생이다.> 위승천과 나란히 의자에 앉은 차갑고 도도한 인상의 미녀 배경으로 나레이션

<반면 소회주는 지존이 위가장의 안주인 전(田)씨를 범해서 얻은 자식이다.> 의자에 앉은 수더분한 인상의 중년 여인 옆에 서있는 위진천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지존은 무림에 거점을 마련할 목적으로 위가장의 장주 위태무(威太武)를 죽이고 위태무로 위장해왔으며 그 과정에서 위태무의 아내 전씨의 몸에서 태어난 것이 소회주인 것이다.> 잘 차려 입고 온화하게 생긴 중년인이 의자에 앉아있고 그 앞의 놓인 침대에는 잠옷 차림의 전씨가 쿠션을 등에 댄 자세로 어린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있다. 장소는 화려한 침실이고.

 

혈부용; (지금까지는 소회주가 장남이며 또 상당한 능력을 보여 왔기 때문에 지존의 후계자가 될 것으로 여겨져 왔다.) 화를 삭이지 못하고 뭐라 궁시렁 대고 있는 위진천을 보며 생각하고

혈부용; (하지만 위승천이 자라면서 소회주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혈부용; (지존 입장에서는 남의 호적에 올라가 있는 장남보다는 본처 소생인 차남에 더 애착일 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판에 황실에 간세를 잠입시키려던 소회주의 계획은 실패했고...> 조백하 변의 장원에서 위상영과 독두신개가 가짜 관리들을 전멸시키던 장면 배경으로 나레이션

<지존께서 교묘한 수단을 써서 화산 창천애로 유인해준 위상영을 제거하지도 못했다.> 창천애에서 위진천이 위상영이 연주한 비파에 충격을 받고 퍼덕이던 장면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혈부용; (하물며 이번 밀서 건은 소회주의 색탐(色貪) 때문에 야기되었다.)

혈부용; (항마군영대의 청년들은 모두 마약(魔藥)에 중독되어 이성을 잃은 상태다.) 어떤 밀실에서 눈을 까뒤집고 침을 흘리며 괴로워하는 청년들의 모습을 떠올리고

 

<헌데 소회주는 자신에게 연정을 드러낸 신소심만은 마약을 먹이지 않았다.> 수줍어하는 신소심을 품에 안고 뭐라 속삭이는 위진천의 모습. 어떤 밀실이다.

<신소심과 놀아나기 위해서였는데... 그 때문에 온전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었던 신소심이 항마동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의 진상을 알게 되었다.> 어둑한 밀실 입구에서 밀실 내부를 들여다보며 전율하는 신소심. 밀실 내에는 청년들이 목과 손발에 족쇄가 채워진 채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다.

 

혈부용; (결국 신소심은 항마동천을 탈출하여 제 아비에게 진상이 적인 밀서를 보냈던 것이다.) 찡그리고

혈부용;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이같은 실책으로 인해 소회주는 부친의 눈 밖에 날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중이다.) 소리없이 한숨 쉴 때

위진천; [그건 뭐냐?] 혈부용이 들고 있는 두루마리를 힐끔 보며

혈부용; [백살파가 보고서에 첨부한 어떤 자의 용모파기이옵니다.] 두루마리를 조금 들어올리고

위진천; [용모파기?]

혈부용; [백살파의 자객들이 막운비를 척살하려는 것을 훼방 놓은 자의 얼굴이옵니다.] 두 손으로 두루마리를 내밀고

위진천; [어떤 놈인지 상판 좀 보자.] 두루마리를 받아서

펼쳐본다.

위진천; [이놈...] 두루마리 펼쳐보며 눈 부릅

두루마리에 그려진 초상화는 청풍이다. 수염이 좀 나서 덥수룩하지만

위진천; [창천애에서 날 물 먹인 이청풍이란 놈 아니냐?] 혈부용에게

혈부용; [수염도 덥수룩하고 상당히 초췌해서 긴가민가하옵니다만...] 눈치 보며 말끝을 흐리고

위진천; [틀림없다! 이놈이 바로 이청풍이다. 내 눈은 절대 속이지 못한다.] 청풍의 초상화를 보며 이를 부득 갈고

혈부용; [한 번 본 건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 능력을 지니신 소회주님께서 그리 말씀하시니 동일인인 게 분명할 것 같사옵니다.] 아부하고

위진천; [이놈... 창천애 아래로 추락했던 이놈이 어떻게 살아났단 말인가?] 살기 어린 눈으로 청풍의 초상화를 노려보고

위진천; [혈부용!] 청풍의 초상화를 보며

혈부용; [하명하시옵소서.]

위진천; [이가놈을 찾아라! 어떤 일보다 우선해서...] 다시 두루마리를 내밀고

혈부용; [분부 받들겠사옵니다만...] 두 손으로 두루마리 받으며 말 꼬리를 흐리고

위진천; [의심의 여지도 없이 그놈은 내 앞길을 방해할 천적이다.] 이를 부득 갈면서 눈을 희번덕이고

위진천; [가급적 빨리 찾아내 제거하지 못하면 장차 크나큰 우환이 될 것이다.] 이를 가는 위진천의 얼굴 크로즈 업

 

#104>

<-북우산(伏牛山)> 낮

복우산의 험한 산속. 날듯이 걸어가는 청풍. 허리춤에는 용봉철적을 찌르고 있고. 수염은 말끔하게 깎아서 이제 완전히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청풍; (막형이 무사히 소림사에 도착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날 듯이 걸어가며 막운비를 떠올리고

청풍; (너무 걱정하지 말자.) 고개 젓고

청풍; (금석을 두부 베듯 하는 칠성보도에 이화접목까지 가르쳐주었으니 나로서는 할 수 있는 배려는 모두 한 셈이니...)

청풍; (화산에서 당한 일도 있고 해서 막형도 더욱 더 신중하게 소림사로 가고 있을 것이다.) 끄덕

청풍; (일단 소림의 영역에만 들어가면 안전해질 테지.)

청풍; (막형에 대해서는 더 이상 걱정하지 말고 내 문제에나 집중하자.)

청풍; (북경으로 가서 날 죽이라고 사주한 게 이세창인지 마님인지 확인하자.) 이세창과 마은혜를 떠올리고

청풍; (만일 마님의 지시였다면 옥령이와의 인연은 끝장이니 미련을 갖으면 안된다.) 침통한 표정이 되고

청풍; (옥령이에게는 미안하지만 우린 인연이 아닌 것으로...) + [!] 생각하다가 눈 번뜩이고. 직후

창! 차창! 청풍의 귀에 들리는 금속성

청풍; (병장기가 부딪히는 소리...) 달리면서 한쪽을 돌아보고

창! 창창! 연이어 들리는 금속성

청풍; (이 깊은 산중에서 누가 싸우고 있는 것일까?) 휘익! 방향을 틀어서 금속성이 들린 곳으로 날아가고

청풍; (나처럼 독룡간의 괴사를 살펴보려고 찾아온 자들끼리 싸움이 붙은 것일까?) 휘익! 날아간다.

 

#105>

어떤 계곡.

창! 차창! 두 자루의 휘어진 칼을 휘둘러서 네 명의 흉악한 사내들과 싸우고 있는 살접. 살접을 포위 공격하는 사내들은 네 쌍둥이라 비슷한 얼굴과 복장을 하고 있는데 전형적인 산적 인상이다. 무기는 큰 칼이다. 캐릭터는 343

[이년아 헛심 쓰지 말고 어르신들 품에 안겨라.] [계집은 침대에서 힘을 써야하는 법이니라.] [우리 형제들의 사랑을 받으면 극락이 어떤 곳인지 알게 될 게다.] 창! 차창! 넷이 거의 같은 동작으로 칼을 휘두르며 살접을 희롱하고. 이자들의 이름은 복우사흉. 복우산 일대의 산적들인데 살인상단의 사주를 받고 살접을 희롱하는 척 하는 중

살접; [더러운 짐승들...] 휘익! 쐐액! 분노하여 얼굴 새빨개지고. 양손의 칼을 칼춤 추듯 휘둘러대고. 물론 연기다.

살접; [이 아가씨가 누군지 알고 감히 이런 짓을 하는 것이냐?] 캉! 카캉! 사방에서 파고 드는 복우사흉의 칼들을 휘어진 칼로 쳐내고 막으며 악을 쓰고

복우사흉; [누군데?] [네년이 설마 황제의 딸이라도 된다는 거냐?] [황제의 딸년이라면 더 좋지. 재미 보는 기분이 기막힐 테니...] 낄낄 거리며 칼을 휘두르는 네 놈. 쌍둥이들이라 손발이 척척 맞는다.

살접; [난 화산파의 제자다.] [날 해코지 하면 화산파의 고수들이 몰려와 네놈들을 도륙해버릴 것이다.] 캉! 카캉! 악을 쓰며 칼을 휘둘러 복우사흉의 공격을 막고

복우사흉; [어이구 그러셔?] [이제 보니 대 화산파의 제자셨구만.] [몰라 뵈어서 죄송하오 소저.] [부디 이 버러지같은 인생들을 용서해주시오.] 비웃으며 칼질하고

복우사형; [...라고 겁먹을 줄 알았느냐?] [화산파니 뭐니 해봐야 여긴 복우산이다.] [우리 복우사흉(伏牛四凶)의 안방이라 이거지.] [화산파 따위 쳐들어 와보라 그래.] 칼을 신나게 휘두르고. 그러자

서걱! 찌익! 복우사흉의 칼질에 살접의 옷이 찢어지고 갈라지고

살접; [흑!] 드러나는 속살 가리려 움츠러 들고

복우사흉; [이년아 속살 좀 구경하자.] [말만 잘 들으면 우리 형제들이 돌아가며 즐긴 후 살려주마.] [여차하면 맛만 보고 산짐승 먹이로 만들어버리는 수가 있다.] 부악! 쩍! 살벌하게 칼을 휘두르는 놈들. 그러자

캉! 캉! [악!] 그자들의 칼질에 부딪힌 살접의 칼이 튕겨져 나가고

복우사흉; [그만 누워라!] [본격적으로 놀아보자!] 펑! 펑! 두 놈이 장풍을 날리고

살접; [악!] 펑! 펑! 장풍에 맞마 비명 지르고

콰당탕! 바닥에 나뒹구는 살접.

살접; [끄윽...] 바르르.. 바닥에 야하게 쓰러져서 신음하고. 장풍에 맞은 가슴 부분의 옷이 터져서 육감적인 젖가슴이 드러나고

복우사흉; [이제 좀 조용해졌구만.] [그럼 요리를 시작해볼까?] 다가서고

살접; [네놈들이...] 입으로 피를 흘리며 일어나려 하지만

슥! 그년의 목에 겨눠지는 복우사흉 중 한 놈의 칼. 눈 치뜨는 살접. 일어나 앉으려는 자세로

일흉; [잘 생각해라 이년아.] 칼을 살접의 목에 대고

일흉; [당하고 살 것인지 죽은 후 살 것인지...] 슥! 칼을 살접의 목에 더 깊이 들이밀며 흉악하게 웃고

살접; [살... 살려주세요.] 사색이 되어 벌벌 떨고

복우사흉; [그년 이제야 현실을 직시했구만.] [잘 생각했다. 눈 질끈 감고 어르신들을 즐겁게 해주면 목숨은 부지할 수 있을 것이다.] 낄낄 대는 놈들

일흉; [그럼 어디 껍질을 벗겨볼까?] 슥! 칼끝으로 살접의 저고리를 아래로 가르려 하고. 젖가슴 골이 드러나고

살접; [흐윽!] 저고리가 아래로 갈라지며 젖가슴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걸 보며 공포에 질리고. 바로 그때

청풍; [거기까지!] 휘익! 청풍이 복우사흉 뒤로 날아 내리고. 일제히 돌아보는 복우사흉과 살접

청풍; [추잡한 목숨이나마 부지하고 싶으면 즉시 달아나야할 것이다.] 다가오고

복유사흉; [뭐야 저 기생오라비 같은 놈은?] [어이가 없네.] 코웃음 치며 돌아서는 복우사흉들

복우사흉; [사내놈에게는 볼일 없다.] [빨리 해치우고 재미 보자!] [죽어라!] [오늘 밤에는 산짐승들이 포식하겠구나.] 부악! 쩍! 일제히 몸을 날려 청풍을 향해 칼을 휘두르는 복우사흉. 칼질이 똑같다.

살접; [조심하세요.] 드러난 젖가슴 가리며 비명. 하지만

청풍; [자초한 화이니 날 원망하진 마라.] 스악! 휘익! 양손을 휘젓고. 그러자

텅! 쐐액! 청풍을 베어오던 복우사흉의 네 자루 칼이 그대로 방향을 틀어 주변의 동료들을 벤다

[크악!] [안돼!] [케엑!] 푸학! 쩍! 서로의 칼에 베어져 비명 지르는 복우사흉. 죽은 놈은 없지만 팔이 잘리거나 목이 깊이 베인 놈은 있다.

살접; [아!] 놀라는 시늉

[크악!] [끄윽 이게 무슨...] [칼이 제멋대로 움직였다.] 텅! 따앙! 상처를 부여잡고 비틀거리는 복우사흉들. 칼들은 바닥에 떨어지고. 잘려진 팔도 하나 함께 뒹굴고

청풍; [다음에는 다치는 정도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다가오고. 그러자

복우사흉; [히익!] [가... 가자!] [가공할 고수다!] 휘익! 휙! 꽁무니가 빠져라 달아나는 그놈들

청풍; (복우사흉...) 달아나는 복우사흉을 보고

청풍; (복우산 일대에서 활개 치는 산적들이겠지.) 생각할 때

살접; [고... 고마워요 공자님!] 옷을 여미며 무릎 꿇고. 돌아보는 청풍

살접; [구해주신 덕분에 끔찍한 일을 면했어요. 구명지은, 잊지 않겠어요.] 고개 조아리며 말하지만

청풍; (이 여자...) 훑어보고

청풍; (내공을 지니고 있지만 그리 대단한 수준은 아니다.) + [과례는 거두십시오.] 살접을 내려다보며

청풍; [무림 동도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으니 사례를 받을 일도 아닙니다.] 무뚝뚝하게 말하며 돌아서고

청풍; [무슨 일로 이 깊은 산중까지 오셨는지 모르지만 조심해서 하산하십시오.] 걸어가려는데

살접; [기... 기다려 주세요 공자님!] 바닥에 떨어진 자기 칼들을 주우며 급히 외치고

멈춰서며 돌아보는 청풍.

살접; [염... 염치없지만 공자님과 동행하게 해주세요.] 철컥! 칼들을 양쪽 허리에 찬 칼집에 꽂으며 청풍에게 다가온다. 겁에 질린 표정인데. 반면 옷이 찢기고 베어져서 젖가슴이 일부 드러나 보인다.

청풍; [도와드리고 싶어도 나는 여기보다 더 험한 곳으로 가는 길이라 곤란합니다.] 난색을 표하고

살접; [부탁드려요 공자님!] [아까 그자들이 어딘가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절 해코지 할지도 몰라요.] 두 손 모으며 애원하고. 겁에 질린 표정으로

청풍; (이거 참...) 난감, 그러다가

눈물 그렁한 살접의 얼굴

떨리는 두 손과 몸

청풍; (어쩔 수 없군.) + [알겠습니다.] 한숨

청풍; [제가 둘러볼 곳까지 함께 갔다가 하산 하도록 하지요.]

살접; [고마워요 공자님!] 와락! 청풍의 팔을 두 팔로 끌어안고. 움찔하는 청풍.

살접의 젖가슴이 청풍의 팔에 눌리고

청풍; (대담한 여자로군.) + [내가 가려는 곳은 여기보다 더 험하니 조심해야할 겁니다.] 슥! 살접의 손에서 팔을 빼며 걸어가고

살접; [명심할게요.] 배시시 웃으며 따라가고

청풍; [내상이 심하십니까?] 걸어가며 조금 돌아보고

살접; [심맥에 타격을 받긴 했지만 견딜만 해요.] 복우사흉의 장풍에 맞은 가슴을 손으로 누르고. 아픈 듯 찡그리며

청풍; [천천히 갈 테니 무리하지 말고 따라오십시오.] 성큼 성큼 걸어가고

살접; [예...] 배시시 웃으며 따라가고

이하 앞 뒤로 서서 날 듯이 걸어가며 대화 나누는 두 사람

살접; [인사드리는 게 늦었어요.] [제 이름은 정정(鄭貞)이고 화산파에 적을 두고 있어요.] 청풍을 따라가며

청풍; [화산파...] 중얼.

이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인물. #15>에서 벽세황에게 검술을 가르치던 화산파 장로 풍뢰검왕이다.

청풍; (진짜 화산파 제자인지 확인해봐야겠군.) + [풍뢰검왕은 잘 계십니까?]

살접; [풍뢰검왕 장로님은 북경의 황금전장에 무술사범으로 초빙되어 가셨어요.] 즉시 대답하고

청풍; (그걸 알고 있다면 화산파 제자라고 봐야겠군.) + [그렇군요.]

살접; [풍뢰장로님을 아세요?] 눈치 보며

청풍; [만나 뵌 적은 없고...] [그분의 검법으로 일가를 이루었다는 소문은 들어 알고 있습니다.] 둘러대고

살접; [풍뢰장로님의 검법은 저희 화산파 내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빼어나시긴 하지요.] 눈치 보며

청풍; [헌데 정소저는 무슨 일로 복우산에 오르신 것입니까?]

살접; [공자님도 혹시 독룡간의 풍문 들으셨나요?]

청풍; [독룡간을 살펴보러 복우산에 올라오신 것입니까?]

살접; [사부님의 지시로 복우산 근처를 지나다가 독룡간의 풍문이 떠올랐어요.] 청풍청풍의 눈치를 보며

살접; [그래서 별 생각없이 복우산으로 들어왔다가 복우사흉이란 불한당들에게 봉변을 당할 뻔한 거예요.]

청풍; [강호의 인심은 흉험하니 위험한 곳에는 접근하지 않는 게 최선입니다.]

살접; [오늘 일로 저도 톡톡히 교훈을 얻었어요.] 끄덕이고

청풍; (그렇다면 다행이고...)

살접; [혹시 공자님이 가시려는 곳이...]

청풍; [나도 지나던 길에 독룡간의 풍문을 확인할 겸 복우산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고개 끄덕

살접; [잘 되었네요.] 와락! 다시 청풍의 팔을 두 팔로 안고. 당황하는 청풍

살접; [공자님 덕분에 저도 독룡간을 구경하고 갈 수 있게 되었어요.] 젖가슴을 의식적으로 청풍의 팔에 밀착시키며 좋아하고

청풍; (무모할 뿐 아니라 당돌하기까지 한 여자다.) 쓴웃음. 이번에는 억지로 팔을 빼지 못하고

청풍; (이래 저래 복우산에서는 잊지 못할 경험을 하게 되었구나.) 자기 팔을 끌어안은 살접과 함께 걸어가는 청풍

배시시 웃으며 청풍의 얼굴 살피는 살접

 

#106>

특이하고 험준한 지형. 거의 산 정상인데 평평한 바위로 이루어진 평지가 있다. 넓이는 수만평. 그 평지 가운데에 폭 100미터쯤의 균열이 있다. 바위로 이루어진 평지가 둘로 쩍 갈라진 듯한 균열은 양쪽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다. 또 균열 아래쪽은 얼마나 깊은지 어두워서 바닥이 안보인다.

그곳으로 나타나는 청풍과 살접. 여전히 살접은 청풍의 팔을 두 팔로 끌어안고 있고

살접; [여기가 독룡간일 거예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균열을 보며 청풍과 함께 균열을 향해 걸어가고

살접; [밤이면 저 아래에서 기이한 기운이 번져 나온다고 하던데...] 청풍의 팔을 놓고 앞장 서서 균열로 가고

살접; [아직 낮이라 그런 걸까요? 딱히 특이한 현상은 안 보이네요.] 아래를 내려다보고. 청풍도 옆으로 다가가서

아래를 내려다본다

깊은 계곡. 바닥은 잘 안보인다.

청풍; (정말 깊은 균열이다. 마치 저승까지 이어져 있을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고

청풍; (위험을 무릅쓰면 못 내려갈 것도 없겠지만 굳이 그럴 이유는 없겠지.) 생각할 때. + 살접; [이제 어떻게 하실 거예요?]

살접; [밤이 될 때까지 기다리실 건가요?]

청풍; [기왕 왔으니 정말로 이상 현상이 나타나는지 확인하고 가야...] 말하다가 찡그리며 멈추고

살접; [왜 그러시나요?] 어리둥절하며 청풍을 보고

다른 곳을 보는 청풍.

살접도 돌아보고

쿵! 균열을 따라 걸어오는 거구의 복면인. 사람 몸통만한 머리가 달린 망치를 들고 있다. 살인상단의 자객중 한명인 살패다.

살접; [흑!] 겁에 질린 표정으로 청풍의 뒤로 숨고. 그러다가

살접; [저... 저쪽에서도 오고 있어요.] 살패의 반대쪽을 가리킨다

살패의 반대쪽에서 오는 또 다른 복면인. 보통 체구의 인물. 역시 살인상단의 자객인 살영이다. 하지만

청풍; (포위당했군.) 살영은 보지 않고 자신들이 온 쪽을 보고 있는 청풍. 그곳에서 다가오는 또 다른 복면인. 바로 독검사랑이다. 무기는 허리에 찬 검이다.

청풍; (저자의 온몸에서 칙칙한 살기가 흘러넘친다.) 독검사랑을 보고

<아마도 저자가 수령일 텐데 풍기는 기도만으로 보자면 귀견수나 십삼살주에 못지 않은 고수일 것이다.> 천천히 다가오는 독검사랑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독검사랑이 뽑는 검은 검날이 검다.

살접; [우릴... 우릴 노리는 자들 같아요.] 청풍의 뒤에 숨어서 겁에 질린 표정

청풍; [안면이 있는 자들이오?] 독검사랑을 보며 살접에게 묻고

살접; [모... 모르는 자들이에요.] 고개 젓고

살접; [저같은 하수를 저런 고수들이 세 명씩이나 나서서 노릴 이유도 없구요.] 달달 떨면서 말하고

청풍; (하긴...) + [그럼 날 찾아온 손님들이겠군.] 슥! 말하며 앞으로 나서고.

그 사이에 청풍을 세 방향에서 포위한 독검사랑 일행. 각기 청풍과 5미터쯤 거리를 두고 멈춰선다.

망치를 두 손으로 꼰아든 살패,

창! 살영의 양쪽 소매 속에서는 세 개씩의 갈쿠리가 튀어나와 손에 장착된다. <울부린>의 갈쿠리 같은 형태

청풍; [내게 볼일이 있으시오?] 살패와 살영은 신경 쓰지 않고 독검사랑에게 묻고

독검사랑; [네 이름이 이청풍이 맞다면 그러하다.] 스릉! 끄덕이며 검을 뽑고. 이자의 검은 검은색이다

청풍; (검날이 먹물을 바른 듯 검다.) 눈 번뜩

청풍; (검에 독이 묻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 [백살파는 아닌 것 같고...] 독검사랑의 검을 보며

청풍; [어느 조직에 소속된 분들이오?]

독검사랑; [본좌는 살인상단 부단주 독검사랑이다.] 검을 늘어트린 채 대답

청풍; [살인상단...] 눈 번득

청풍; (들어본 적이 있는 청부살수집단이다.) + [이제 보니 사람 죽이는 걸 업으로 삼는 조직에 속한 분들이었군.]

독검사랑; [그러하다.] 음산한 눈빛으로 끄덕

독검사랑; [우리는 널 죽여 달라는 청부를 받고 찾아왔을 뿐, 개인적인 원한은 없다는 걸 말해두겠다.]

청풍; [청부한 자는 누구요?]

독검사랑; [살인청부가 주업인 우리가 고객의 정체를 노출시킬 것 같으냐?] 피식 웃고

청풍; [귀견수가 청부했겠지.] 냉소하고. 그러자

독검사랑; [...!] 즉답을 하지 않다가

독검사랑; [좋을 대로 생각해라.]

청풍; (대답에 아주 잠깐 공백이 있었다. 즉 내 말이 맞다는 뜻이다.)

청풍; (귀견수! 그 작자가 자기 능력으로는 날 간단히 죽일 수 없다고 판단되자 살인상단에 청부를 했구나.) 귀견수를 떠올리며 생각할 때

독검사랑; [청부자가 누군지 말해줄 수는 없지만 청부를 실행하는 담당자는 알려주는 것이 우리 살인상단의 전통이다.] [그래서 본좌의 정체를 밝힌 것이다.]

청풍; [염라대왕을 만나면 죽인 자가 누군지 대답하라는 배려인가?] 피식 웃고

독검사랑; [그렇다!] [각자 자기소개를 해라.] 살패를 보며 말하고.

살패; [살인상단 십대자객의 일인 살패(煞覇)다!] 망치를 불끈 쥐어 들어보이고

살영; [역시 십대자객에 속하는 살영(煞影)이다.] 양손의 갈쿠리를 들어 보이고

청풍; [나같은 무명소졸을 척살하기 위해 살인상단의 부단주와 십대자객 둘이 출동하다니...] [영광으로 생각해야하나?] 차갑게 웃고

독검사랑; [알면 되었다. 죽여라.] 자기는 움직이지 않고 살패를 향해 말하고.

살패; [봉명!] 말하며 고개를 숙이고. 청풍도 돌아보는데 직후

부악! 이미 청풍의 머리를 내리쳐오는 살패의 거대한 망치. 엄청 빠르다는 걸 보여주고

살접; [악!] 비명 지르는데

꽝! 살패의 거대한 망치가 바닥을 내리쳐 바위로 이루어진 바닥에 깊이 박힌다. 청풍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107>

드드드! 절벽 전체가 흔들리고

드드드! 뒤흔들리는 절벽의 바닥. 그곳에 동굴이 있고. 동굴 입구에는 여러 자루의 낡은 검들이 널려있고. 해골들도 여러 구 뒹굴고 있다. 해골들 사이를 뱀들이 기어 다니고 있다. 음산한 광경

 

[!] 동굴 안쪽 어둠 속에서 누군가의 눈이 번뜩인다. 벽을 등지고 앉은 인물의 실루엣. 바로 검성 섭장천이지만 실루엣으로 보여주고. 헌데 섭장천의 어깨 너머로 뱀의 형상과 뱀의 눈도 한쌍 번뜩인다. 뱀의 형상 머리에는 뿔이 두 개 달려있다. 용의 뿔 같이 생긴. 그리고 동굴 안에는 반딧불 같은 수많은 불빛들이 보인다. 모두 뱀의 눈빛이다.

섭장천; (제법이로군.) 드드드! 흔들리는 동굴의 진동을 느끼고. 섭장천의 모습은 여전히 실루엣으로 묘사하고.

취릭! 섭장천의 어깨 너머로 고개를 든 뿔 달린 뱀이 혀를 낼름거리며 눈을 번뜩이고. 화가 난 표정. 하지만

섭장천; (지금까지 독룡간을 찾아온 자들 중에서는 가장 심후한 내공을 지닌 자다.) 슥! 뱀의 머리를 쓰다듬어 진정시키며 생각하고

섭장천; (물론 지존이라는 악적에 비하면 그야말로 조족지혈 수준이지만...) 강렬한 눈빛이 되고

<언제나 되어야 지존을 끌어들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동굴 안의 광경 배경으로 섭장천의 생각 나레이션. 동굴 안에 수많은 뱀들이 꿈틀거리고 있고 뱀들의 눈이 반딧불처럼 반짝이는 걸 배경으로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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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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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마군영대는 혈세사패의 발호에 대항하기 위해 구대문파가 육성하고 있는 최정예 집단이다.> 어느 절. 웅장한 건물을 등지고 아홉 명의 나이 든 인물들이 단상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중이 두 명, 도사가 세 명, 비구니가 한명, 나머지는 일반인데 일반인들 중에는 거지도 한명 있다. 덩치 좋은 이 거지는 개방의 방주다. 모두 나이가 들었고 고수들로 보인다. 이들이 구대문파 문주들이다. 가운데 서있는 깡마른 노승이 소림사 방장인 철목선사다. 여러 개의 고리가 달린 강철 지팡이를 들고 있다.

<구대문파는 한 문파에서 열 명씩, 총 구십 명의 후기지수들을 선발해서 공동으로 무공을 가르치기로 했었다. 그들이 항마군영대이며 육성 목적은 물론 혈세사패에 대항하기 위해서였다.> 단상 아래에 도열해있는 청년과 처녀들. 열명씩 종대로 서서 아홉 줄을 이룬다. 각 줄 앞에는 팻말이 서있는데 팻말에는 <少林> <武當> <華山> <峨嵋> <終南> <崑崙> <丐幇> <恒山> <衡山>등의 글이 적혀 있다. 구십명 중 여자들도 십여 명 끼어 있고 여자들 중에는 삼절신유 신현학의 딸 신소심도 끼어 있다. 물론 신소심은 <終南>이라 적힌 팻말 뒤에 서있다. 여자들 중에는 젊은 비구니도 두 명 끼어 있다. 비구니들은 <峨嵋>라는 팻말 뒤에 서있다. 또 청년들 중 한명이 위진천이다. 위진천은 <武當>이란 팻말 바로 뒤에 서있다. 자신만만한 표정

<구십 명의 항마군영대는 중원에서 멀리 떨어진 음산(陰山)에 설치 된 항마동천(降魔洞天)에 들어가서 무공수련에 매진하고 있다. 이 항마동천에는 구대문파가 제공한 수많은 영약과 비급들이 구비되어 있다.> 어느 계곡 철문이 달린 동굴로 줄 지어 들어가는 구십 명의 청년과 처녀들. 동굴 입구에는 <降魔洞天>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구대문파 장문인들이 동굴 입구에 서서 청년과 처녀들을 격려한다.

<항마동천은 수많은 금제로 외부와 철저히 단절된 금지이기도 하다.> 철문이 열리고 누군가 나온다. 철문 밖을 지키고 있던 중과 도사와 일반인들이 돌아보고

<오직 항마군영대 중에서 선출된 영도자 항마통령(降魔統領)만이 정기적으로 항마동천 밖으로 나와 무공 수련의 진척을 구대문파에 보고하게 된다.> 철문에서 나오는 인물은 바로 위진천이다.

 

막운비; [원래는 막모도 종남파에 배정된 열 명의 항마군영대중 한명으로 선출되었었습니다.]

청풍;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마동천에 들어가지 않으신 데에는 사연이 있겠습니다.]

막운비; [소생의 사매, 즉 사부님의 외동딸 신소심(申素心)에게 항마군영대 자리를 양보했지요.] 쓴웃음

청풍; [저런...]

막운비; [소심사매는 활달하고 자질도 뛰어나 항마군영대의 일원이 되기에 손색이 없었습니다.]

막운비; [하지만 여자라는 점이 결격사유였는데...] [너무도 간절히 원하기에 제가 양보를 하게 된 것입니다.]

청풍; [영사매가 항마군영대에 들어가려고 애쓴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만...] 의미심장하게

막운비; [역시 이형은 속일 수가 없군요.] 쓴웃음

청풍; [별 말씀을...]

막운비; [소심사매는 항마군영대로 선출된 어떤 자를 짝사랑해왔었습니다.]

청풍; [그자와 함께 있고 싶어서 항마군영대의 일원이 되려고 했군요.]

막운비; [무당파(武當派) 속가제자인 옥면신룡(玉面神龍) 위진천(威振天)이란 친구가 소심사매의 짝사랑 상대입니다.]

청풍; [옥면신룡...] [별호만으로도 얼마나 대단한 미남인지 짐작이 갑니다.]

막운비; [그저 얼굴만 잘 생긴 게 아닙니다.] 씁쓸하게

막운비; [위진천은 자질도 뛰어나 항마군영대의 지휘자인 항마통령으로 선출되기도 했습니다.] 한숨

청풍; (막형도 사매를 마음에 두고 있었겠지.) 쓴웃음

막운비; [어쨌거나 위진천과 가까워지고 싶어 했던 소심사매의 소원은 이루어진 것인데...] 표정이 심각해지고

 

<사흘 전, 소심사매가 기르는 소홍조(小紅鳥)라는 애완조가 돌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깨알같은 글이 적힌 천조각을 다리에 감은 채로...> 하늘에서 날아 내리는 제비만한 작은 새. 물론 신소심이 날려 보낸 소홍조다. 소홍조의 양쪽 발목에는 천이 칭칭 묶여있다. 삼절곡의 정원에 있는 정자 입구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두 손으로 소홍조를 받으려는 삼절신유 신현학. 정자 근처에 있던 막운비도 놀라 하늘을 올려다본다.

<소홍조는 크기는 작아도 하루에 천리를 날 수 있으며 아주 영특한 영조입니다. 사매는 어렸을 때부터 그 소홍조를 길러 한시도 몸에서 떼어놓지 않았었지요.> 정자 안의 탁자. 소홍조가 지쳐 쓰러져 있고 삼절신유가 소홍조의 양쪽 발목에서 풀어낸 천을 들고 읽으며 심각한 표정이 된다. 천에는 깨알같은 글들이 적혀있고

<소홍조가 가져온 천에 어떤 내용이 적혀 있는지 저는 모릅니다. 사부님은 소림사로 보내는 편지에 그 천을 넣고 밀봉했기 때문입니다.> 죽립을 쓰고 먼길을 떠날 차비를 한 막운비에게 밀봉된 편지를 내미는 삼절신유. 두 손으로 받는 막운비. 장소는 여전히 정자 안이다.

 

청풍; [외부와 단절된 항마동천에서 무슨 일이 생겼고 영사매가 그 사실을 소홍조를 통해서 알려왔겠습니다.]

막운비; [아마 그럴 것입니다.] 끄덕

막운비; [헌데 사부님은 그 내용을 제자인 제게 알려주지 않았을 뿐 아니라 종남파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비밀로 했습니다.]

청풍; [문중에조차 알리지 않은 걸 보면 심각해도 보통 심각한 내용이 아니겠습니다.] 눈 번뜩

막운비; [종남파와 가까운 화산파나 무당파에도 알리지 말라고 분부하신 것을 보면 틀림없습니다.] 끄덕

청풍; (그래서 백살파에 쫓기면서도 지척에 있는 화산파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구나.) 깨닫고

막운비; [사부님은 누구도 믿지 말고 오직 소림사의 방장이신 철목선사에게 이 밀서를 전하라는 분부를 내리셨습니다.] 다시 편지를 보고

청풍; (점점 더 저 편지의 내용이 궁금해진다.) 편지를 보고

청풍; (하지만 막형도 개봉해볼 엄두를 내지 못하는 편지를 보자고 할 수는 없지.)

막운비; [제가 떠난 직후 백살파가 삼절곡을 습격해서 사부님을 시해한 것 같습니다.] 이를 부득 갈고

막운비; [그후 백살파는 저를 집요하게 추격하고 있고...] [이로 미루어 보건데 소심사매가 보낸 밀서는 혈세사패와 관련된 내용인 것 같습니다.]

청풍; (혈세사패가 항마군영대 내에 간세를 잠입시켰을 수도 있겠지.) 끄덕이며 칠성보도를 집어들고

청풍; [사용하시던 검이 손상되었으니 이 칼을 쓰도록 하십시오.] 손잡이를 앞으로 해서 내밀고

막운비; [보도라고 불릴만한 대단한 칼인데 제가 받아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선뜻 받지 못하고.

청풍; [저는 도검을 쓰는 무공을 배우지 않아서 이 칼은 무용지물입니다.] 웃으며 내밀고. 그러자

막운비; [그럼 염치불구하고...] 두 손으로 칼을 받고.

청풍; [그리고 주제넘지만 막형에게 한 가지 무공을 가르쳐드릴까 하는데 괜잖겠습니까?] 조심스럽게

막운비; [제... 제게 무공까지...] 놀라고

청풍; [이화접목(移花椄木)이라고 적의 내공을 내 것처럼 쓸 수 있는 무공입니다.] + (은원살법은 너무 난해하니 단시간에 익혀서 쓸 수 있는 이화접목을 가르쳐주는 게 적당하겠지.) 생각하고

청풍; [그리 어렵지 않은 무공이니 속성으로 익혀서 실전에 사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막운비; [원래라면 감히 이러면 안되지만...] 무릎을 꿇고

막운비; [제 처지가 워낙 궁박한지라 이형의 신세를 거푸 지도록 하겠습니다.] 무릎 꿇고 고개 조아리고

청풍; [막형이 소림사로 가져가려는 밀서가 수많은 생명을 구할지도 모릅니다.] 마주 고개를 조금 조아리고

청풍; [무림의 일원으로서 막형에게 미력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어서 오히려 다행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진지하게 말하고

막운비; (일대종사!) 감격하며 청풍을 보고

<비록 나보다 한참 연하지만 이 친구는 장차 무림을 영도할 일대종사가 될 게 분명하다.> 마주 앉아 무어라 얘기하는 두 사람 모습 배경으로 막운비의 생각 나레이션

 

#101>

경치 좋은 곳에 자리한 암자. #54>에 나온 암자. 위상영이 머물던. 그리 크지는 않은 절인데 비구니 암자라 비구니들만 돌아다니고 있고. 마당에는 두 필의 말이 끄는 마차도 한 대 서있다. 물론 위상영이 타고 다니는 마차다. 비구니들이 말을 돌보고 있고

어느 건물. 색목쌍교가 입구를 지키고 있다.

[!] [!] 무언가 발견하는 색목쌍교

비구니 한명의 안내를 받아 다가오는 중년의 거지 한명. 거지지만 덩치가 좋고 눈매가 날카롭다. 이 거지는 개방 외당 당주인 철각개라는 자다. 나이는 40살 정도

일교; <개방의 화자(化者;거지)가 찾아왔네.> 다가오는 거지를 보며 전음으로 이교에게 말하고

<개방 외당(外堂) 당주 철각개(鐵脚丐)라는 자인데... 뭔가 급한 제보가 있는 모양이야.> 다가오는 거지를 배경으로 색목쌍교의 대화

 

#102>

위상영; [항마군영대 말씀이신지요?] 탁자를 사이에 두고 독두신개와 차를 마시다가 찻잔을 입에서 떼며 묻는다. 비파는 옆의 의자에 얹혀져 있고

독두신개; [이번에 강호로 나온 항마통령 위진천의 장담일세.] 위상영과 마주 앉아서 술을 마시며

독두신개; [항마군영대는 늦어도 반년 안에 항마동천을 나올 예정이라는 게야.] 배경으로 나레이션. <-개방 태상장로 독두신개(禿頭神丐)>

위상영; [항마군영대 전원의 심사기준 통과가 임박한 모양이로군요.] 찻잔을 손에 든 채로 말하고

독두신개; [내공은 최소한 이(二)갑자 이상, 우리 구대문파가 선정한 백팔십종의 무공중 세 가지 이상을 정통해야하는 게 심사기준이었지.] 끄덕

위상영; [그 정도면 구대문파의 장로, 아니 문주님들에 필적하는 실력일 텐데...] 미심쩍은 표정

위상영; [불과 삼년 만에 그같은 경지에 이를 수 있는 기재들이 무려 구십 명이나 구대문파에 있을 줄은 몰랐어요.] 다시 찻잔을 입에 가져가고

독두신개; [이 늙은 거지를 포함해서 구대문파의 늙은이들 모두가 놀라고 있다네.] 쓴웃음을 짓고

독두신개; [혹자는 항마통령 위진천이 허위 보고를 한 게 아니냐? 또는 뭔가 금단(禁斷)의 수단이 사용된 게 아닌가 하는 의견을 낼 정도야.]

위상영; (확실히 의심이 가는 정황이다.) 말없이 차를 마시고

위상영; (항마군영대처럼 쉽게 절세고수가 될 수 있다면 누가 고생하며 수십 년 씩 무공수련을 할까?) 미간이 약간 찡그려지고

위상영; (아무래도 항마군영대의 내막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겠다.) 찻잔을 입에서 떼고. 이어

위상영; [항마군영대의 결성을 처음 주창한 분이 무당파 장문인이셨지요?] 달각! 찻잔을 탁자에 내려놓으며

독두신개; [무당파의 장문인 함풍자(咸風子)가 처음 발의를 했었지.] 끄덕

위상영; [헌데 공교롭게도 무당파 속가제자인 위진천 공자가 항마군영대의 통령이 되었군요.]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독두신개; [그 말을 들으니 공교롭긴 하구먼.] 눈 번뜩이고

위상영; [위진천 공자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요.]

독두신개; [당연히 위진천에 대해 알아둬야지.] 히죽 웃고

독두신개; [군사의 자당(慈堂;남의 어머니)께서도 위진천을 서랑(壻郞;사위) 후보로 염두에 두신 것 같으니...]

위상영; [...] 미간을 살짝 모으며 대답하지 않고

독두신개; (이 혼담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군.) + [위진천은 하남의 대지주(大地主)인 위가장(威家莊)의 후계자라네.] 뻘쭘해져서 위상영의 눈치를 보며

독두신개; [위가장은 수억 평의 비옥한 토지를 보유하고 있어서 하남성에서는 첫 손가락에 꼽히는 부유한 가문이야.]

독두신개; [게다가 위진천은 어미가 선대 황제의 딸, 즉 공주이기도 해.] [그 덕분에 황실의 비호도 받을 수 있는 귀한 신분이기도 하네.]

말없이 듣는 위상영

독두신개; [군사도 알다시피 우리 호천맹은 삼문육가를 주축으로 이루어졌어.] [그 때문에 구대문파와는 다소 소원한 관계를 유지해왔지.]

위상영; [자존심이 남다른 구대문파는 누군가의 지휘를 받는 걸 꺼려하지요.] [물론 호법님의 개방만은 예외지만...]

독두신개; [우리 개방이야 배불리 먹게만 해주면 간이든 쓸개든 다 내주는 게 전통이지.] 껄껄 웃고

독두신개; [하지만 개방을 제외한 다른 구대문파들 간의 알력과 견제는 옛날부터 유명했어.] [알량한 자존심을 빼면 시체나 다를 바가 없는 게 소위 말하는 명문대파들이니 말일세.] 쓴웃음을 짓고

위상영; [저희 모녀도 호천맹을 만들 때 구대문파부터 접촉했지만 개방 외의 모든 문파에서는 문전박대를 당했어요.] 웃고

위상영;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호의를 보인 삼문육가를 호천맹의 주축으로 삼게 되었지요.] 한숨을 쉬고

독두신개; [그럼에도 불구하고 혈세사패의 발호를 저지하려면 구대문파를 반드시 호천맹에 가입시켜야만 하네.]

독두신개; [그 일환으로 자당은 구대문파의 공동전인이라고 할 수 있는 위진천을 사윗감으로 생각하고 계신 것이야.]

위상영; (내 배필이라...) 소리없이 한숨.

위상영의 뇌리에 떠오르는 청풍의 모습.

위상영; (마음이 가는 사람은 따로 있지만... 대의를 위해서라면 어머니의 뜻을 따라야겠지.) 소리없이 한숨을 쉬는데

독두신개; [어쨌거나 조만간 항마군영대 통령인 위진천과의 면담이 이루어질 걸세.] 술잔을 내려놓고

독두신개; [자당의 의중도 있고 하니 위진천과의 혼담을 진지하게 생각해보게나.] 말하며 문쪽을 보고. 직후

<호법님! 철각개라는 분이 찾아오셨습니다.> 문 밖에서 들리는 음성. 그러자

독두신개; [철각이 놈이 직접 찾아온 걸 보면 뭔 일이 있구만.] + [들여보내게.] 문밖을 향해 말하고. 그러자

<예!> 덜컹! 대답과 함께 문이 열리고

문을 열어준 것은 색목쌍교중 일교. 문 밖에는 철각개가 공손히 서있다. 앞으로 모은 두 손에는 가는 천 조각이 하나 들려있다.

위상영; [어서 오세요 당주님.] 고개 좀 숙이고

철각개; [철각이 군사님을 뵙습니다.] 포권하고

독두신개; [인사는 됐고... 보고를 해라.]

철각개; [예 사숙조(師叔祖)님!] 눈치 보며 굽신. 이어

철각개; [방금 전 화산지부 소속의 화자가 날려 보낸 전서구가 도착했습니다.] 얇은 천을 두 손으로 내밀고

위상영; (화산이라면 혹시!) 눈을 좀 치뜰 때

철각개; [화산 서쪽 운두령 근처의 주점에서 이청풍 공자가 목격되었다고 합니다.] 말하고. 놀라는 색목쌍교

[!] 역시 놀라는 위상영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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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 근처 절벽 위로 내려서서 바위틈에 숨으려 하며 놀라는 살접

살접의 시점. 청풍이 막운비의 뒷덜미를 잡고 뒤로 날아갔다가 내려서는 모습이 보이고

살접; (십장 이상의 거리를 단번에 도약해서 막운비를 구했다.)

살접; (이청풍이란 저 놈, 예상을 뛰어넘는 실력의 소유자였다.) 긴장하며 절벽 위 바위 틈에 숨기고

 

#98>

다시 절벽 아래 쪽 상황. 휘익! 막운비의 뒷덜미를 잡고 내려서는 청풍. 돌아보며 놀라는 막운비

[저 놈이 언제...] [웬놈이냐?] 청풍의 뒤쪽 복면인들 경악하고

막운비; [이... 이형!] 놀라며 돌아보고.

청풍; [제가 도착하는 게 조금 늦었습니다.] 슥! 막운비의 뒷덜미를 놔주고

막운비; [별 말씀을...] + [!] 말하다가 놀라고

슈악! 쩍! 청풍 뒤쪽에서 쇄도하며 무기를 휘두르고 찌르는 복면인들

막운비; [뒤를 조심...] 비명 지르지만

징! 청풍의 몸이 투명한 막에 덮이고. 청풍은 뒤도 돌아보지 않는다. 직후

쩍! 푹! 청풍의 몸을 베고 찌르는 복면인들의 무기. 하지만 그 직후

투쾅! 청풍을 찌른 무기는 부서져 도로 주인에게 튀어나가고

텅! 휘둘러진 무기는 홱 휘어져서 되돌아간다

[크악!] [컥!] 퍼퍽! 서걱! 부러진 무기 파편이 몸에 박히는 자, 튕겨져 돌아온 자기 무기에 베이는 자. 비명 지르고

[!] 눈 부릅 놀라는 십삼살주

퍼퍽! 털썩! 나뒹구는 복면인들. 모두 중상을 입지만 죽은 자는 없다

막운비; (무슨 무공을 쓴 건가?) 경악

<이형을 공격한 자들은 예외없이 자기 무기에 심하게 다쳤다.> 끄윽! 끅! 바닥에 쓰러져 벌벌 떨고 있는 복면인들 배경으로 막운비의 놀람

막운비; (단순히 호신강기라면 공격을 튕겨내는 게 전부일 텐데... 저게 어떻게 가능한 건가?) 놀라고

십삼살주; [요사한 술수를 쓰는 놈이로군.] 복면 속에서 음산하게 눈 번뜩이고

청풍; [난 당신네 백살파와 아무런 은원도 없소.] 십삼살주에게 다가가며 고개 젓고

청풍; [굳이 피를 보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 길을 비키시오.] 몸으로 막운비를 가리며 멈춰서고

십삼살주; [그 새끼!] 흐흐흐! 복면 속에서 웃고

십삼살주; [백일자객에 들지도 못하는 하수 몇놈 해치웠다고 기고만장이구나!] 스악! 칠성보도를 긋고. 칠성보도에서 섬광이 무지개처럼 내뻗치고

청풍; (은원살법!) 징! 다시 청풍의 몸이 투명한 막에 덮이고. 하지만

쩍! 칠성보도의 섬광은 그대로 그 막을 가르고 들어온다. 간단히 가른 건 아니고 질긴 재질의 천을 벤 것 같은 느낌

청풍; [!] 휘익! 놀라며 몸을 허공에 띠우고

서걱! 칠성보도의 섬광이 뒤로 날아가는 청풍의 배를 긋고 지나간다. 옷이 갈라지고 상처도 난다. 그리 깊지는 않지만

막운비; [이형!] 놀라고.

[그 새끼 죽여버리십시오 십삼살주님!] [죽어라!] 복면인들 눕거나 일어나 앉은 채 환호하고. 하지만 그 직후

십삼살주; [!] 역시 비틀! 하는 십삼살주. 징! 청풍을 벤 칠성보도가 진동하며 방향을 틀어 십삼살주를 공격하려 한다. 돌아오는 힘이 그리 강하진 않아서 몸에 닿지는 않고

청풍; (저 자가 쓰는 칼의 도기(刀氣)가 은원살법의 힘을 그냥 가르고 들어왔다.) 휘릭! 내려서며 십삼살주를 보고. 십삼살주도 자기에게 방향을 틀려는 칠성보도를 들고 비틀거리며 물러선다

청풍; (평범한 칼이 아니다. 즉시 능파미보를 펼쳐서 피하지 않았으면 치명상을 입을 뻔 했다.) 도기가 스친 아랫배를 만지고.

십삼살주; (보이지 않는 힘이 칠성보도의 날이 내쪽으로 돌아오게 만들려고 했다.) 징! 징! 진동하는 칠성보도를 보며 놀라고

막운비; [다치셨소?] 가슴 누른 채 비틀거리며 청풍에게 다가오려는데

청풍; [별거 아닙니다. 살갗을 좀 긁혔을 뿐입니다.] 막운비에게 손을 들어 보이고. 시선은 십삼살주에게 향한 채

막운비; (그렇다니 다행이긴 한데...) 멈춰서고

막운비; (무엇이든 베어버리는 저자의 칼을 상대하는 건 정말 위험한 일이다.) 십삼살주를 보고. 그때

십삼살주; [네놈 누구냐?] 청풍을 노려보고

청풍; [별 볼일 없는 과객(過客)의 이름 알아서 뭐하시려고?] 웃으며 다시 십삼살주에게 다가가고

십삼살주; [건방진 놈이...] 이를 부득 갈고

청풍; [피를 좀 보긴 했지만 책임을 묻진 않겠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갈 길 가도록 하시오.]

십삼살주; [가더라도 네놈 목은 베고 가야겠다.] 슈악! 쩍! 빠르게 칠성보도를 휘두르고. 그자의 칼질에 따라 섬광들이 난무하고

청풍; (은원살법이 통하지 않으니 능파미보를 써야겠군.) 휘익! 깃털처럼 허공으로 날아오르는 청풍. 칠성보도의 도기에 밀려서

[!] 놀라는 막운비

[저... 저럴 수가...] 말도 안되는...] 복면인들고 경악

십삼살주; [!] 부악! 쩍! 놀라면서도 칠성보도를 연신 휘둘러 긴 섬광을 마구 내뻗치게 만들고

스악! 쩍! 5미터까지 내뻗치는 칠성보도의 도기. 스치는 건 뭐든지 베어버린다. 주변의 바위들도 싹뚝 싹둑 잘리고. 하지만

청풍은 깃털이 날리듯 이리저리 날며 도기에 닿지 않는다.

막운비;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가 않는다.) 놀라고

<이형은 십삼살주의 도기를 타고 날아다니고 있다.>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막운비의 놀람. 십삼살주는 우뚝 선 채 칠성보도를 휘두르고 있고. 그자가 휘두르는 칠성보도 끝에서 긴 섬광이 휘어지며 날아가고

막운비; (혼원문은 대체 어떤 문파이기에 저런 기이한 무공을 지닌 것인가?) 감탄하며 볼 때

스악! 쩍! 날아다니는 청풍의 옷이 여기저기 갈라진다. 그 앞에서 도기가 무지개처럼 지나가고 있고

청풍; (저자의 보도에서 내뻗치는 도기가 옷을 베고 있다.) 잘라지는 옷을 보고

청풍; (물론 능파미보 덕에 위험한 상황은 ,모면하고 있지만...) 휘익! 도기에 밀려 허공으로 날아오르며

<이 상태로는 저자에게 접근할 수가 없으니 이길 수도 없다.> 눈에 핏발이 선 채 칠성보도를 휘두르는 십삼살주

청풍; (이 상황을 타개하려면 다소의 위험은 각오하고 모험을 해야 한다.) 슥! 허리춤에서 용봉철적을 뽑고. 물론 허공을 날면서

청풍; (용봉철적이 저자의 칼을 한번은 버텨줘야 하는데...) 슈욱! 용봉철적을 휘두르며 십삼살주의 공격 안으로 뛰어들고

막운비; (승부를 걸었구나!) 손에 땀을 쥐고

십삼살주; [잘 왔다 미꾸라지 같은 놈아!] 부악! 칠성보도를 보이지 않는 속도로 휘둘러 청풍을 베고

청풍; (부탁한다 용봉철적!) 캉! 용봉철적으로 그자의 칠성보도를 막고

징! 칠성보도와 용봉철적이 맞닿으며 진동하고. 칠성보도가 용봉철적을 자르지 못한다

십삼살주; [헉!] 놀라고

막운비; [그렇지!] 안도

[칠... 칠성보도가 베지 못하는 피리라니...] [평범한 피리가 아니었다.] 놀라는 복면인들

청풍; (바위도 간단히 베는 저자의 칼을 막기도 하고...) 안도하고

청풍; (확실히 용봉철적은 평범한 물건이 아니로구나.) 징! 용봉철적으로 진동을 일으키고. 그러자

빠카카캉! 용봉철적이 닿은 부분에서부터 가시같은 섬광들이 여러 개 돋아나며 그걸 쥐고 있는 십삼살주의 손으로 밀려간다

십삼살주; (칠성보도의 도기가 역류한다!) 경악하고. 직후

콰드득! 단번에 손잡이까지 밀려와 칠성보도를 쥔 십삼살주의 손을 난도질하는 가시같은 섬광들. 그러자

십삼살주; [크아아악!] 휘익! 피투성이가 된 손을 칼에서 떼며 뒤로 날아간다. 피가 뿌려지고

[십... 십삼살주님!] [저... 저런...] 복면인들 비명 지르고

십삼살주; [크윽!] 휘릭! 후두두둑! 10미터쯤 날아가 내려서며 신음.

그자의 오른손이 피투성이가 된 채 너덜너덜하게 변했다.

청풍; (은원살법으로 이 칼의 도기를 돌려보낼 수 있었다.) 용봉철적에 붙어있는 칼을 보며 안도하고. 그때

십삼살주; [두... 두고 보자.] 팟! 날아오르고. 왼손으로 오른손을 움켜 쥔 채

십삼살주; [백살파와 척을 진 것을 후회하게 해주겠다.] 으아아아! 악을 쓰며 멀리 날아가고.

[가... 가자!] 복면인들도 그나마 상처가 덜한 놈들이 동료들을 부축하며 달아나고

청풍; (피를 좀 보긴 했지만 그리 손해는 보지 않은 셈이다.) 슥! 용봉철적에 붙어있는 칠성보도 손잡이를 잡고

청풍; (실전 경험을 톡톡히 한 데다가 이런 보도까지 얻었으니...) 툭! 용봉철적에서 칠성보도를 떼어내며 웃고

막운비; [또 한 번 신세를 졌소이다.] 다가오며 포권하고. 부러진 검은 칼집에 넣었다. 돌아보는 청풍.

막운비; [구명지은까지 입었으니 어찌 보은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청풍; [혹시 하는 노파심에 따라와 본 것뿐입니다. 과례는 거두십시오.] 용봉철적과 칠성보도를 쥔 채 포권하는 시늉

청풍; [그보다 백살파의 무리들이 또 몰려들지 모르니 일단 자리를 피하도록 하십시다.] 포권 풀고

막운비; [그래야겠습니다.] 역시 포권 풀고. 이어

휘익! 휙! 날아올라 멀어지는 청풍과 막운비. 청풍이 앞장선다.

곧 현장에서 멀어지는 청풍과 막운비.

 

#99>

절벽 위 바위틈에 숨어서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고 있었던 살접의 놀란 표정

멀어지는 청풍과 막운비의 뒷모습. 물론 살접의 시점

살접; (황금전장 호위무사들중 이인자인 귀견수가 왜 직접 손을 쓰지 않았는지 알만하다.) 멀어지는 청풍의 모습 보며

<백살파의 악명 높은 백일자객중 한 놈을 간단히 농락한 저놈을 죽이려면 피해가 막심할 것이 분명한 때문이다.> 막운비를 돌아보며 뭐라 말하며 날아가는 청풍의 앞 모습 배경으로 살접의 생각 나레이션

살접; [무공만으로 저 놈을 죽일 수 있는 인간은 천하를 통틀어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슥! 일어나고

살접; [물론 우리 살인상단은 강적과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쓸데없는 짓은 하지 않는다.] 사악하게 웃고

살접; [무림에서 살아가는 데 무공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걸 곧 절감하게 해주마 이청풍!] 사악하게 웃으며 날아오른다

곧 청풍과 막운비가 사라진 곳으로 날아가는 살접

 

#100>

저녁 무렵. 깊은 산중.

계곡. 계곡 끝의 은밀한 동굴. 동굴 입구에 몇 개의 바위가 일정한 규칙으로 놓여있고

동굴 입구에 앉아서 밖을 보는 청풍. 용봉철적은 허리춤에 끼우고 있고 칠성보도는 바닥에 놓았다.

휘익! 근처를 날아 지나가는 복면인들. 흰색 옷과 흰색 복면을 한 백살파의 자객들

날카로운 눈으로 주변 살피며 지나가는 자객들. 하지만

동굴 쪽을 보고도 그냥 지나치는 자객들. 청풍이 동굴 입구에 앉아있어서 보일만도 한데 못 본 것 같은 표정들

멀어지는 그자들. 동굴 입구에 지켜보는 청풍. 그때

[이형이 기문둔갑에도 일가견이 있으실 줄은 몰랐습니다.] 뒤에서 말하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는 청풍

막운비; [견문이 짧은 탓에 돌 몇 개로 사람들의 눈을 속일 수 있는 진법을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가슴을 천으로 묶으며 말하고. 겉옷을 찢어 만든 천으로 가슴의 상처를 싸매는 중이다. 앞에는 벗은 상의가 놓여있다. 부러진 검이 든 칼집도 있고

청풍; [일가견이라 하기에는 민망하고... 그저 흉내를 좀 내는 정도지요.] 웃으며 막운비를 향해 돌아앉고

막운비; [과장이 아니고 이형 같은 기인은 천하를 통틀어도 찾아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상처 싸매는 천을 단단히 묶고

청풍; [제 얼굴을 화끈거리게 만드시는군요.] 쓴웃음

막운비; [제가 왜 백살파에 쫓기게 되었는지 궁금하시겠습니다.] 바닥에 벗어놓은 상의를 집어들고

청풍; (드디어 마음을 여는군.) + [가볍지 않은 사연이 있겠습니다.]

막운비;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슥! 상의 속에서 편지를 한통 꺼낸다.

막운비가 꺼낸 편지 크로즈 업. 입구 부분에 촛농을 떨구고 도장을 찍은 게 보인다. 도장은 <申>이고 또 <鐵木禪師 親傳>이라는 글이 적혀 있다.

청풍; [밀납으로 봉인된 것으로 미루어 보건데 기밀을 요하는 편지 같습니다.] 편지를 보며 말하고. 받을 생각은 않는다.

막운비; [그렇습니다.] 편지를 보고

막운비; [선사(先師)는 이 밀서를 소림사 방장이신 철목선사(鐵木禪師)님께 직접 전하라는 분부를 내리셨습니다.]

청풍; [그래서 소림사까지 가야한다고 하셨군요.]

막운비; [일의 발단은 삼년 전에 있었던 항마군영대(降魔群英隊)의 결성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편지를 들여다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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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낮. 여전히 화산. 험준한 화산을 관통하는 길가의 주점. 주점 앞으로 오가는 사람들과 우마차 행렬들이 제법 많고

주점 입구에는 거지 한명이 거적을 두르고 앉아 졸고 있다. 앞에 놓인 쭈그러진 그릇에는 동전이 몇 개 들어있고. 이 거지는 개방 소속의 거지다.

 

#92>

주점 내부. 입구가 보이는 구석진 자리에 앉아서 고기볶음과 국수를 먹고 있는 청풍. 탁자에는 술병과 술잔 하나도 놓여있다. 빈 접시도 몇 개 더 있고. 청풍은 이미 음식을 상당히 많이 먹은 상태. 젓가락이 들어있는 나무통도 있고

입구쪽에는 어떤 여자가 청풍에게 등을 보인 채 국수를 먹고 있다. 살접이다. 길이 보이는 창가 자리에 앉아있다. 그년이 앉은 자리 창문 밖에는 거지가 졸고 있고

곁눈질로 청풍을 보며 국수를 먹는 살접

알아차리지 못하고 국수를 먹는 청풍.

배시시 웃는 살접

그때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65>에서 귀견수가 한 말

 

귀견수; [마님의 뜻인지는 알 수 없다.] [나는 다만 총관의 지령을 수행할 뿐이다.] 천천히 다가오면서

회상 끝

 

청풍; (마님과 총관 이세창...) 국수 먹으며 생각하고

청풍; (과연 그 두 사람 중 날 죽이라고 지시한 장본인은 누구일까?) 마은혜와 이세창을 떠올리고

청풍; (깊이 생각할 거 없다. 두 사람을 직접 만나서 물어보면 될 테니...) 심호흡

청풍; (마음에 걸리는 건 옥령이다.) 찡그리며 벽옥령을 떠올리고

청풍; (만일 날 죽이라고 명령한 것이 마님이라면... 옥령이와 나는 맺어지기 어렵다고 봐야한다.)

청풍; (그럼 옥령이가 입을 상처는 너무도 심각할 텐데...) 생각하다가 고개를 들고. 슥! 청풍의 앞자리에 누가 앉는다.

긴장한 분위기의 청년인데 머리에는 죽립을 쓰고 있다. 무기는 검이고. 얼굴은 진중한 인상이며 나이는 25세 정도. 캐릭터는 005. 종남파 장로 삼절신유 신현학의 제자인 철검유협 막운비다. 옷에 흙이 좀 묻어있다. 굴을 파고 객잔을 빠져나온 흔적

[!] 입구 쪽의 살접도 막운비를 곁눈질하고

청풍; (빈자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내 앞에 앉았다는 건...) 무언가 깨닫고

막운비; [실례하겠소.] 작은 소리로 말하고. 긴장한 표정이 역력

막운비; [잠시 합석하게 해주시오.] 곁눈질로 입구쪽을 보며 말하고

청풍; (누군가에게 쫓기는 중이로군.) + [죽립은 벗으시지요.] 말하며 술잔과 술병을 양손으로 들고

[!] 막운비가 흠칫 할 때

청풍; [실내에서도 죽립을 쓰고 있으면 주목을 받지 않겠습니까?] 쪼르르! 술잔에 술을 따르며 웃고. 그러자

막운비; (그렇군.) + [고맙소.] 서둘러 죽립을 벗고

청풍; [한잔 드시지요. 천천히...] 웃으며 술잔을 내밀고. 막운비는 죽립을 옆의 의자에 내려놓는 중이고

막운비; [신세를 지겠소.] 두 손으로 술잔을 받고.

청풍; [천천히 드십시오.] 웃으며 말하고

막운비; (천천히를 거푸 강조한다는 건...) 생각하면서도 두 손으로 든 술잔을 입에 대는 척 해서 얼굴 하단을 가리고. 직후

[헉!] [누... 누구요 당신들?] [왜... 왜 이러시오?] 입구쪽에서 소란이 일어난다. 점원들이 기겁하며 물러서고. 두 명의 복면인이 뛰듯이 주점 안으로 들어선다. 백살파의 자객들이다. 복면에 숫자는 없는 일반 자객들이다.

겁에 질려 뒷걸음질 치는 종업원들. 살벌한 기세로 들어오는 복면인들. 곁눈질로 복면인들을 보는 살접

막운비; (추적하는 자들이 들이닥칠 테니 술 마시는 척 해서 얼굴을 가리라는 뜻이었다.) 두 손으로 술잔을 들어 코 아랫부분을 가린 채 뒤를 조금 돌아보고

주점으로 뛰어 들어온 백살파 복면인들이 눈을 번뜩이며 실내를 돌아본다

주점 안의 사람들 모두 겁에 질려 보고 있고. 구석 진 자리에 앉은 청풍과 청풍 앞에 앉은 막운비도 돌아본다. 물론 막운비는 술을 마시는 척 해서 얼굴 하단을 가려 본래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있고

사람들을 훑어보는 복면인들. 이내

복면인들; [여긴 없군!] [젠장! 주점으로 도망쳐 들어온 줄 알았는데...] 돌아서고

막운비; (동석한 게 효과가 있었군.) 안도하며 술잔을 얼굴에서 떼고.

그 사이에 서둘러 밖으로 나가는 복면인들

[휴우!] [살았다.] [십 년 감수했어.] 안도하는 종업원과 손님들

살접; (제법이잖아.) 웃으며 청풍과 막운비를 보고.

[저 놈들 혈세사패중 백살파의 인간백정들이야.] [칼부림 날 줄 알고 식겁했어.] [누가 저 악귀들에게 쫓기고 있는 걸까?] 주변 손님들 안도하며 수군거리고

청풍; (백살파라...) 생각할 때

막운비; [고맙소 형장!] 탁! 술잔을 내려놓고 일어나려 하고. 술잔의 술은 마시지 않았다.

막운비; [인연이 닿으면 오늘 진 신세를...] + 청풍; [갈 때 가더라도 술잔은 비우시지요] 웃으며 말하고. 술잔을 손으로 권하며. 그러자

흠칫! 하며 일어나던 자세로 멈추는 막운비

청풍; [보아하니 꽤 오래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신 것 같습니다만...] 웃으면서 막운비를 빤히 보고

막운비; [성의는 고맙지만...] 난색 지을 때 + 청풍; [왕왕 서두르는 게 일을 그르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막운비; (백살파의 살귀들이 아직 주변에 있을지도 모르니 나중에 움직이라는 얘기로군.) 깨닫고

막운비; (눈빛이 유현한 것도 그렇고... 절대 평범한 인물이 아니다.) + [그럼 기왕에 받은 술이니 마시고 가도록 하겠소이다.] 다시 자리에 앉으며 술잔을 집어들고

청풍; [안주도 드시도록 하십시오.] 슥! 자기 앞의 고기볶음을 밀어주고. 술을 마시다가 멈칫하는 막운비

청풍; [소생도 제법 오래 굶었던 터라 혼자 먹기에는 과하게 음식을 시켰습니다.] [어차피 남길 생각이었으니 부담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시 국수를 먹기 시작하며 웃고

막운비; (거절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겠지.) + [그럼 염치없지만...] 술잔은 내려놓고

막운비; [형장이 보신 대로 벌써 이틀 째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고 쫓기던 중이었소이다.] 나무로 만든 통에서 젓가락을 집어든다.

청풍; [저런...] 웃고

막운비; [인사가 늦었소이다. 소생은 종남파에 적을 두고 있는 막운비라고 하외다.] 젓가락을 든 채 고개를 좀 숙이고

청풍; [구대문파중 종남파의 고제자(高第子)셨군요.] [소생은 이청풍이라 합니다.] 역시 고개 좀 숙이고

막운비; [반갑소이다 이형.] 젓가락으로 고기를 집으려 하며 마주 고개를 좀 숙이고

막운비; [비록 보는 눈은 없지만 이형은 대단한 고수이신 듯한데 어떤 고인의 문하십니까?] 고기를 입으로 가져가며

청풍; (딱히 사문이나 사부는 없으니 대충 둘러대야겠군.) + [저는 혼원문(混元門)에 적을 두고 있습니다.]

막운비; [혼원문?] 고기를 입에 넣고 우물거리며 고개를 좀 갸웃

살접; (혼원문? 그런 문파가 있었나?) 역시 갸웃

청풍; [일인전승(一人傳承)의 작은 문파라 들어보신 적이 없으실 것입니다.] 웃고

막운비; (확실히 들어본 적이 없는 문파다.) + [새삼 소생의 견문이 좁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쓴웃음 지으며

청풍; [저는 이번이 강호초출(江湖初出)이라 무림의 사정을 모르고 있습니다.]

청풍; [귀찮지 않으시다면 근래 일어난 흥미로운 일을 들려주시겠습니까?]

막운비; (내 긴장을 풀어주려고 화재를 돌리는군.) + [혈세사패가 분탕질을 하고 있다는 소문은 들으셨을 테고...] 고기를 먹으며 말하면서 생각하고

막운비; [근래 들어 사람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괴사는 아무래도 독룡간(毒龍間)의 괴사일 게요.]

청풍; [독룡간의 괴사?]

막운비; [독룡간은 복우산(伏牛山) 깊은 곳에 자리한 절지요.]

막운비; [지면이 깊이 갈라진 틈새라 간(間)이란 이름이 붙은 곳인데 얼마 전부터 그곳에서 기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거요.]

청풍; [기괴한 현상이라면...?] 흥미를 느끼고

막운비; [밤만 되면 무지개같은 기운이 독룡간 위로 뿜어져 나온다고 하오.]

청풍; [막형의 말씀대로 절대 예삿일은 아니겠습니다.] 놀라고

막운비; [그래서 어떤 신물(神物)이 출토되려는 현상이 아닌가 하고 독룡간을 기웃거리는 자들이 적지 않다는 거요.]

막운비; [하지만 독룡간에 접근했던 자들은 하나같이 내상을 입거나 미쳐버렸다지 뭐요?]

청풍; [누가 그들을 해코지하는 건지요?]

막운비; [범인이 누군지, 또 어떻게 해코지를 하는지도 알려진 바가 없다고 하오.] 고개를 조금 젓고

청풍; [복우산 독룡간...] 중얼거리고

청풍; (복우산은 북경으로 가는 도중에 있으니 한번 들려봐야겠다.)

살접; (이청풍, 저 작자가 독룡간의 괴사에 흥미를 보였다 이거지?) 눈 반짝

살접; (그걸 이용하면 확실하게 해치울 수가 있겠다.) 배시시 웃고

 

#93>

시간이 좀 지났고. 주점으로는 여전히 사람들이 드나든다. 주점 입구 옆에는 여전히 거지가 졸고 있고. 그때

주점에서 나오는 청풍과 막운비. 막운비는 다시 죽립을 썼다. 주점 앞의 길로 사람들과 우마차들이 오가고 있고

조는 척 하며 곁눈질로 청풍을 보는 거지.

눈치 채지 못하고 길로 나서는 청풍과 막운비.

막운비; [오늘 진 신세는 반드시 갚겠소이다.] 길가에 서서 청풍에게 포권하고

청풍; [신세랄 것도 없는 일이었으니 부담 갖지 마십시오.] 마주 포권하고

막운비; [종남산을 지날 기회가 있으면 들려주시길 바라겠소이다.] 손을 흔들며 멀어지고. 청풍도 마주 손을 쳐들고

곧 사람들에 섞여서 멀어지는 막운비

청풍; (방향을 보아하니 이 산길을 통해 화산 동쪽으로 가려는 모양인데...) 손을 내리고

청풍; (백살파가 막형의 행로를 짐작하고 있다면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막운비가 간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청풍; (거리를 두고 따라가 봐야겠다. 기왕 도와준 이상 모른 척 할 수는 없으니...)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 막운비가 간 곳으로 간다.

곧 멀어지는 청풍.

창가 자리에 앉아서 그걸 보고 있는 살접. 거지도 청풍이 멀어지는 쪽을 보고 있고.

살접; (나도 슬슬 움직여봐야겠네.) 일어서려 하고. 그러다가

[!] 창밖 길에서 무언가 발견하고 멈칫! 하는 살접

다시 의자에 앉으며 창밖을 보는 살접.

오가던 행인들 중 두 놈이 멈춰 서서 눈을 번뜩이며 청풍과 막운비가 사라진 쪽을 곁눈질하고 있다.

살접; (저놈들 혹시...) 눈 번뜩일 때.

청풍과 막운비가 간 방향으로 가면서 길가 숲으로 들어가려는 두 놈

숲으로 들어가며 소맷 속에서 비둘기를 꺼내는 그놈들. 주변 눈치 보면서. 잠시후

푸드득! 숲에서 날아오르는 비둘기 두 마리

멀어지는 비둘기들. 비둘기들을 날린 놈들도 다시 숲에서 나오고

사람들과 섞여서 가는 그놈들. 그 직후

주점에서 나오는 살접. 시선은 멀리 날아가는 비둘기들을 향하고 있다. 물론 막운비가 간 쪽이기도 하다

살접; (전서구들을 날린 건 청부 살인으로는 우리 살인상단과 쌍벽을 이룬다는 백살파의 끄나풀들일 것이다.) 멀어지는 비둘기를 보며

살접; (종남파의 제자 철검유협 막운비가 왜 백살파의 표적이 되었는지는 모르겠다만...) 청풍이 멀어진 곳을 보며 걸음을 옮기고

살접; (덕분에 이청풍이란 애송이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 같다.) 배시시 웃고

곧 멀어지는 살접. 헌데

슥! 멀어지는 살접 쪽, 정확히는 청풍과 막운비가 간 쪽을 보며 품속에서 종이를 한 장 꺼내는 거지

꼬질꼬질한 종이를 펴는 거지.

종이에 그려진 것은 청풍의 얼굴이다. 초상화 하단에는 <李淸風>이라는 글도 적혀있다.

[...] 청풍의 초상화를 보며 무언가 생각하는 거지

 

#94>

깊은 산중.

휘익! 날아가는 막운비. 물론 죽립을 쓰고 있다.

막운비; (백살파 놈들이 화산을 빠져나가는 길목들을 지키고 있을 게 분명하다.) 날아가며 생각하고

막운비; (험할 뿐 아니라 상당히 돌아가는 셈이 되겠지만 길이 없는 산중을 관통하는 게 최선이다.)

막운비; (소림사까지는 갈 길이 머니 가능한 백살파와는 충돌하지 않아야한다.) 날아가며 생각할 때

삐익! 삑! 어디선가 호각 소리가 들리고

막운비; (호각소리!) 눈 치뜰 때

삐익! 삑! 사방에서 들리는 호각소리

막운비; (호각소리가 나와 같은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렇다는 건...) 굳어진 얼굴로 돌아보고

휘익! 휙! 삐익! 삑! 좌우로 상당한 거리를 두고 날아가며 호각을 부는 복면인들. 좌우로 세명 씩 모두 여섯 명이고. 복면 하단을 젖혀 입을 드러낸 상태로 호각을 분다.

막운비; (백살파!) 쐐액! 이를 악물며 날아가고

막운비; (이리저리 애를 썼지만 결국 저 악귀들을 떨쳐버리는 데는 실패했다.) 창! 검을 뽑으며 날아가고.

 

#95>

[!] 산중을 날아오다가 흠칫! 하는 청풍.

삐익! 삑! 앞쪽에서 호각 소리가 들리고

청풍; (일정한 곡조로 부는 호각소리!) (어떤 자들이 동료들에게 신호를 주고받기 위해 부는 호각소리다.)

청풍; (물론 막형을 쫓는 백살파의 자객들일 테고...)

청풍; (길을 벗어나는 바람에 종적을 잃어버린 막형이 이 앞쪽에서 위기에 처한 것 같다.) 삐익! 삑! 앞쪽에서 연신 호각 소리가 들리고

<서둘러야겠다!> 쐐액! 속도를 내서 날아가는 청풍. 헌데

 

스스스! 청풍이 지나간 자리로 나타나는 살접

삐익! 삑! 멀리 앞쪽에서 호각소리가 들리고 청풍이 그곳으로 날아가는 게 작게 보인다

살접; (결국 철검유협 막운비는 백살파가 친 그물을 벗어나지 못했구나.) 휘익! 청풍을 따라 날아가고

살접; (곧 이청풍의 무공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엿 볼 수 있을 것 같다.) 배시시 웃으며 날아가고

 

#96>

삐익! 삑! 호각을 부는 복면인들에게 쫓기고 있는 막운비

휘익! 휙! 복면인들은 좌우에서 포위망을 좁히며 막운비를 추격하고 있다들

막운비; (지금까지 모습을 드러낸 자들은 모두 여섯 명...) 쐐액! 날아가며 그자들을 곁눈질하고

막운비; (비좁아서 포위당하지 않을만한 곳에 이르면 승부를 걸어보자.) (여섯 명 정도면 어찌 어찌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으니...) 쐐액! 생각하며 날아가고. 그러다가

삐익! 삑! 일정한 간격을 두고 따라오며 호각을 부는 복면인들

막운비; (이상하다!) 곁눈질하며 달리고. 찡그리고

막운비; (어쩐지 저놈들 거리를 좁힐 수 있는 데도 속도를 조절하며 추격하는 느낌이 든다.) 찡그리며 생각하다가

[!] 눈 부릅뜨며 앞을 보는 막운비. 앞쪽은 좌우로 깎아지른 절벽이 서있는 계곡. 헌데 그 계곡 가운데 한명의 인물이 우뚝 서있다. 바로 십삼살주다.

<十三煞>이란 글이 적힌 십삼살주가 쓴 복면 크로즈 업

막운비; (백살파 최고고수들인 백일자객 중 서열 십삼위인 자다!) 눈 부릅

막운비; (강적이지만 피할 길은 없다.) 쐐액! 이를 악물며 십삼살주에게 쇄도하고

막운비; (전력을 다해 공격해서 뚫고 나가야만 한다.) 쩍! 스악! 앞으로 쇄도하며 검을 빗발치듯 그어낸다. 막운비의 앞쪽으로 여러 가닥의 섬광이 반원형으로 일어나 십삼살주를 베어간다

[종남파의 분뢰검법(分雷劍法)!] [조... 조심하십시오 십살살주님!] 막운비를 추격하던 복면인들이 외치며 날아오고. 하지만

스앙! 칠성보도를 뽑아 그어내는 십삼살주. 그러자

쩍! 칠성보도에서 긴 섬광이 내뻗치며 그 섬광에 부딪힌 막운비가 일으킨 반월형 섬광들은 풀처럼 잘려버린다.

막운비; [!] 팟! 급정거하며

몸을 뒤로 홱 젖히는 막운비. 눈을 부릅뜨고. 그런 막운비의 얼굴 위로 섬광이 스치고 지나간다. 하마터면 얼굴이 베어질 뻔 했고. 대신 막운비가 쓰고 있던 죽립과 머리카락이 베어지고

펄럭! 서걱! 잘려진 죽립과 머릿카락이 허공에 흩날리고. 이하 막운비는 죽립을 쓰지 않은 모습이 된다.

팟! 휘익! 상체를 뒤로 홱 젖힌 상태로 백 덤블링을 하는 막운비. 앞부분이 잘려진 죽립은 완전히 벗겨져 날아가고. 이하 막운비는 죽립을 쓰지 않은 모습이 된다.

막운비; [!] 백 덤블링을 한 후 내려서다가 경악하고. 쩍! 이미 다가와 다시 칠성보도를 비스듬히 내리고 있는 십삼살주

막운비; (빠르다!) 팽! 경악하며 몸을 팽이처럼 돌려 피하려 하지만

서걱! 푸악! 막운비의 가슴을 비스듬히 긋고 지나는 섬광. 갈라진 상처에서 피가 튀고

막운비; [큭!] 휘릭! 팽이처럼 돌던 몸을 멈춰서며 비틀거리고. 십삼살주는 추격하지 않고. 대신

[포기해라 막가야!] [네놈이 빠져나갈 길은 없다!] 휙! 휘익! 막운비의 뒤로 날아내리며 외치는 복면인들

막운비; (상처가 가볍지 않다.) 가슴의 상처를 왼손으로 누르며 오른손의 검은 십삼살주에게 겨누고.

막운비; (저자의 칼...) 십삼살주의 손에 들린 칠성보도를 보고

<도기(刀氣)가 나의 검기를 단번에 갈라버렸다. 절대 평범한 칼이 아니다.> 징징! 진동하는 칠성보도를 배경으로 막운비의 생각 나레이션

막운비; (백일자객들은 하나같이 신병이기를 사용하고 그 때문에 백일자객을 능가하는 고수들도 속절없이 죽임을 당한다는 소문이 사실이었다.) 검으로 십삼살주를 겨누며 절망하고. 뒤쪽에서는 복면인들이 무기를 겨눈 채 포위하고 있고

십삼살주; [살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 음산한 눈빛

말없이 노려보는 막운비

십삼살주; [지금이라도 순순히 밀서를 내놓는다면 굳이 목숨까지 빼앗지는 않겠다만...]

십삼살주; [끝내 버틴다면 네 사부 곁으로 보내주겠다.]

막운비; [네놈 설마!] 경악

십삼살주; [네놈이 생각하는 대로다.] 끄덕

십삼살주; [삼절신유 신현학이란 늙은이는 이 칠성보도를 써서 저 세상으로 보내주었다.] 흐흐흐! 음산하게 웃으며 칠성보도를 들어 보이고

막운비; [죽일 놈!] 팟! 악을 쓰며 폭발적으로 도약해서 십삼살주를 공격해간다

복면인들; [저 놈이...] [최후의 발악이냐?]

막운비; [혈채를 갚아라!] 쩍! 부악! 빗발치듯 검을 긋고 찔러내고. 무수한 섬광이 십삼살주를 가르고 찔러간다. 하지만

스악! 십삼살주의 칠성보도가 그어지자 그 모든 섬광이 잘려나가고

텅! 그 충격으로 도로 튕겨지는 막운비

[그렇지!] [역시 칠성보도다!] 환호하는 복면인들

십삼살주; [죽기를 원한다면 그리 해주마!] 쩍! 한번 휘둘렀던 칠성보도로 다시 휘둘러 막운비의 목을 베어오고

반사적으로 검을 들어 막는 막운비. 하지만

서걱! 그대로 잘리는 막운비의 검

막운비의 목으로 날아드는 칠성보도. 절망하는 막운비. 하지만 그 직후

콱! 막운비의 뒷덜미를 잡는 누군가의 손. 막운비가 눈 치뜨고

십삼살주; [!] 칠성보도를 휘두르며 역시 눈 치뜰 때

휘익! 막운비의 뒷덜미를 잡고 흐르듯이 뒤로 물러서는 청풍. 복면인들 앞쪽이다.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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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부의 시조는 신선낭낭(神仙娘娘)이란 여인이었으며...> 무릉도원 같은 곳에 설치 된 단상에 서서 선녀같은 모습으로 설교하는 신선낭낭. 단상 아래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무릎 꿇고 앉아서 신선낭낭을 우러러 본다.

<마귀동을 세운 인물은 마귀조종(魔鬼祖宗)이라는 인물이었다.> 웅장한 신전. 화려한 의자에 거만하게 앉아서 웃는 마귀조종의 모습. 그 앞에 사람들이 머리를 박고 오체 복지한 채 두려움에 떨고 있다.

 

청풍; (무림의 역사는 사실상 그 두 사람이 세운 신선부와 마귀동의 각축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자기 앞에 놓인 책 <黑白神鬼 遺稿>를 집어들고

청풍; (무림의 정세를 뒤흔든 큰 사건 뒤에는 늘 신선부와 마귀동의 입김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 책 <黑白神鬼 遺稿>를 펼치며

청풍; (가장 최근에 있었던 경천동지할 사건은 이 책 흑백신귀(黑白神鬼) 유고(遺稿)를 남긴 흑백신귀가 구대천마를 격퇴한 일이었다.) 책을 읽어 보며 생각하고

 

<흑백신귀는 신선부를 이루는 칠단(七段)중 무력을 담당하는 제삼단(第三段) 신귀천(神鬼天)의 수령들이었다.> 청풍 앞에 수정구슬을 가운데 두고 앉아있는 흑백신귀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삼백여 년 전, 신선부는 마귀동의 후예들인 구대천마가 세상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자 흑백신귀로 하여금 철퇴를 가하게 했다.> #1>의 장면. 흑백신귀가 웃고 있고 삼녀 육남의 인물들이 사방으로 달아나는 모습

<흑백신귀는 신선부의 무력을 담당하는 신귀천의 수령들답게 수적 열세를 극복하고 구대천마를 격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구대천마의 마공도 만만하지 않아서 흑백신귀 역시 심각한 내상을 입게 되었다.> 위 장면의 연속. 웃고 있지만 입과 코로 피를 흘리는 흑백신귀의 얼굴을 자세히

<비록 내상이 심각했지만 서둘러 신선부로 돌아가면 치유할 수 있었다. 하지만 흑백신귀는 끝내 신선부로 돌아가지 못하고 중원에서 최후를 맞게 되었다. 구대천마의 첫째인 번뇌혈종(煩惱血宗)이 쳐놓은 함정에 걸려든 때문이다.> 허공에서 떨어지는 종이를 보는 흑백신귀. 멀리 달아나며 돌아보는 선비 차림의 노인이 날린 종이다.

<번뇌혈종이 달아나면서 <원시천존의 유적이 화산 창천애에 있다.>라는 글이 적힌 오래 된 양피지를 남겼던 것이다.> 함께 종이를 보며 흥분하는 흑백신귀

<호기심을 참지 못한 흑백신귀는 신선부로 귀환하는 대신 화산의 창천애로 달려왔다. 신선부와 마귀동의 시조인 원시천존의 유적을 찾는 일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했던 것이다.> 비석 같은 바위가 있는 화산 창천애로 날아 내리는 흑백신귀의 모습. 병색이 완연하게 묘사.

<결국 흑백신귀는 원시천존의 유적을 발견했지만 그 대가로 내상이 도져 혼원동천에서 최후를 맞게 되었다.> 혼원동천 안으로 들어서며 수정 구슬을 보고 놀라는 흑백신귀. 병색이 완연하다.

<흑백신귀는 숨이 끊어지기 전에 신선부로 전서구를 날려 자신들의 행적을 알렸다. 하지만 신선부의 후손이 혼원동천에 이른 것은 무려 삼백여 년의 시간이 흐른 후였다. 그것도 죽어가는 몸으로...> 등에 염왕가가 박힌 위극겸이 혼원동천 문 앞에 무릎을 꿇고 절하는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 (기대했던 것과 달리 흑백신귀 유고에는 무공과 관련된 내용이 단 한 줄도 없었다.) 책을 보면서 생각하고

청풍; (대신 이 책에는 흑백신귀가 이곳에 들어왔을 때까지 남아있었던 원시천존의 유서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책을 보고

청풍; (덕분에 나도 혼원소와 혼원조화결에 대해 알 수 있게 되었다.) 책을 펼쳐서 읽으며 생각하고

청풍; (이 책에는 원시천존의 유서 뿐 아니라 흑백신귀가 이곳에서 깨우친 심득도 수록되어 있다.) 책을 보면서

청풍; (흑백신귀는 죽기 직전까지 원시천존이 남겨놓은 혼원조화결을 연구했었다.)

청풍; (하지만 혼원조화결은 너무도 난해하여 흑백신귀쯤 되는 인물들도 깨우칠 수가 없었다.) 책을 넘기고

청풍; (대신 그들은 명이 다하기 전, 그때까지 알아낸 심득을 모두 이 책에 남겼던 것이다.)

청풍; (그 심득을 연구하면 혼원조화결을 깨우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을...) 꼬르르륵! 생각할 때 배에서 들리는 요란한 소리

청풍; (뱃가죽이 등에 붙었다.) 오만상. 한손으로 배를 만지고

청풍; (생각 같아서는 혼원조화결을 깨우칠 때까지 이곳에 머물고 싶지만...) 책을 품속에 넣으며 주변 돌아보고

청풍; (더 이상 공복을 참을 수 없다.) 꼬르르! 오만상 쓰는 청풍의 배에서 또 꼬르륵 거리는 소리가 나고

청풍; (나는 혼원동천 앞에서 죽은 인물 덕분에 내공이 비약적으로 증진되었다.)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청풍; (하지만 아무리 내공이 제 아무리 심후하다 해도 배고픔을 견딜 수는 없다.) 바로 서서 흑백신귀들에게 포권을 하고

청풍; [후배는 이만 물러가야겠습니다.] [하지만 조만간 다시 찾아뵐 것을 약속드립니다.] 고개 숙이고. 이어

청풍; (서둘러야겠다.) 돌아서서 비틀거리며 문쪽으로 가는 청풍

<자칫하다가는 천지창조의 흔적을 발견하고도 아사(餓死)하는 불상사가 벌어질 수도 있으니...> 철문을 열고 나가는 청풍의 뒷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88>

<-창천애> 여전히 낮. 비석 같은 바위가 있는 곳

휘익! 절벽 아래에서 절벽 위로 날아오르는 청풍. 허리춤에 용봉철적을 끼우고 있는데 염왕아는 보이지 않는다. 소매 속에 숨기고 있다.

비틀거리며 절벽 위에 내려서는 청풍.

청풍; [배가 너무 고프니 현기증이 나는군.] 머리 만지며 비틀거리고

청풍; [빨리 어디 가서 배를 채우지 않으면 뭔 일 나겠다.] 비석 옆으로 걸음 옮기고. 그러다가

지나가려던 비석을 돌아보는 청풍.

청풍; [천재지중(天在地中) 욕등투천(慾登投天)...] [하늘은 땅 속에 있으니 오르길 원하면 하늘로 몸을 던져라!] 비석에 새겨진 글을 읽고 해석한다.

청풍; (물론 이 글에서 말하는 하늘은 혼원동천이다.)

청풍; (원시천존은 혼원동천 입구에는 술법이 걸어놓았으며 그 때문에 절벽을 타고 내려가도 동굴 입구를 발견하지는 못한다.)

청풍; (하지만 이 글에 적힌 대로 절벽에서 몸을 던지면 혼원동천 안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청풍; (흑백신귀는 그 이치를 알아차리고 몸을 던졌으며...) (나와 염왕아에 의해 죽임을 당한 인물은 타의에 의해 절벽에서 떨어졌다가 혼원동천에 들어갔다.)

청풍; (그야말로 천재일우의 기연이었는데...) 꼬르륵! 생각하던 청풍의 배에서 요란한 소리가 나고

청풍; [여기서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비틀거리며 돌아서고

청풍; [빨리 배를 채울 수 있는 곳을 찾아야만 한다.] 휘익! 몸을 날리고

곧 멀어지는 청풍.

헌데 그 직후

슥! 100여 미터쯤 떨어진 곳에 있는 바위 뒤에서 몸을 일으키는 여자 복면인. 살인상단 부단주 독검사랑의 부하들 중 한명인 살접이다. 손에는 종이를 한 장 들고 있다

바위 뒤에서 나오며 종이를 보는 살접

종이에 그려진 것은 물론 청풍의 초상화다. 귀견수가 준 원본은 아니고 옮겨 그린 것

살접; [틀림없다.] 종이에서 눈을 떼고

살접; [비록 몰골이 초췌하지만 귀견수가 죽여 달라고 의뢰한 이청풍이라는 자다.] 청풍이 날아간 곳을 보고

살접; [화산을 샅샅이 뒤진 보람이 있구나. 드디어 저놈을 발견하게 되었으니...] 슥! 종이를 품속에 넣고. 이어

살접; [기대해라 이청풍!] 슥! 쓰고 있던 복면을 벗는다.

그러자 드러나는 얼굴. 눈 꼬리가 올라간 고양이 인상의 미녀. 늘 웃는 표정. 캐릭터는 066. 이하도 살접으로 표기

살접; [우리 살인상단의 명성이 헛되이 전해진 게 아니라는 걸 몸으로 깨닫게 해줄 테니...] 사악하게 웃는 얼굴 크로즈 업. 이어

살접; [호호호!] 휘익! 날아간다. 청풍이 간 쪽으로

 

#89>

<-화산 서쪽> 멀리 화산의 웅장한 바위 봉우리들이 보이는 산 아래 마을이 있다. 화산을 관통하는 길 초입에 위치하고 있어 제법 큰 마을. 가게도 있을 만한 가게는 다 있다.

마을 크로즈 업. 중앙 대로에 사람들과 우마차들이 제법 많이 오간다.

마을 내의 어느 객잔. 그리 크지 않다. 헌데

사람들이 겁을 먹고 객잔에서 나오고 있다. 종업원들도 도망쳐 나오고

[왜 그래?] [무슨 일인가?] 오가던 마을 사람들이 종업원들에게 묻고. 손님들은 겁에 질려 떠나지만 종업원들은 안절부절 못하고 입구에 모여있다.

[아... 아무래도 사단이 날 것 같소.] [무림인들이 우리 객잔에서 일을 벌일 모양이오.] 겁에 질리는 종업원들

[무림인들이 객잔 안에서 한바탕 하려는 건가?] [백주 대낮에 이게 뭔 짓이래? 장사를 훼방이나 놓고...] 사람들 혀를 차고

[별일 없이 지나갔으면 좋겠구만.] [살인이라도 나면 관부에 시달릴 텐데 말이지.] [그러게 말일세.] 마을 사람들도 종업원들과 함께 객잔 내부를 기웃 거리고

 

#90>

객잔 내부. 방이 여럿 있는 길쭉한 건물. 그 건물을 에워싼 십여 명의 복면인들. 흰 옷에 흰 복면을 쓴 백살파의 자객들이다. 모두 무기를 뽑아든 채 건물을 포위하고 있다. 긴장한 모습인데. 그때

[여기냐?] 휘익! 말과 함께 날아 내리는 복면인. 복면에 <十三煞>이란 글자가 적혀있다. 백일자객중 한명인 십삼살주.

[십삼살주님!] [어서 오십시오.] 바닥에 내려서는 십삼살주에게 인사하는 복면인들

복면인들; [새벽 무렵 막운비가 이 객잔에 투숙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점원들의 말에 의하면 새벽에 저 객실에 들어간 후 나오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건물 중 한 객실을 가리키며 보고하는 복면인들

십삼살주; [뒷곁으로 빠져나가거나 하진 않았겠지?] 객실 입구를 보며

복면인들; [놈이 투숙한 직후 속하들이 도착해서 포위했습니다.] [속하들의 눈을 속이고 빠져나갔을 가능성은 없습니다.]

복면인들; [속하들만으로도 막가놈을 잡을 수 있었겠지만...] [만전을 기하기 위해 포위만 한 채 십삼살주님께서 도착하시길 기다렸습니다.]

십삼살주; [잘 했다.] 스릉! 칼을 뽑는다. 칼날에 북두칠성이 새겨져 있고 칼날이 밝게 번쩍거린다.

십삼살주; [막다른 곳에 몰리면 쥐도 고양이를 물 수 있는 법!] [불필요한 피해를 볼 이유는 없다.] 객실 입구로 다가가고

십삼살주; [철검유협 막운비!] [좋은 말로 할 때 밖으로 나와라.] 문 앞에 멈춰선 채 일갈하고.

십삼살주; [네 사부 삼절신유가 맡긴 밀서만 내놓는다면 굳이 죽일 생각은 없다.] 칼로 문을 겨누며 말하고. 하지만

객실 안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고. 그러자

[어리석은 놈! 죽기를 자청하는 것이냐?] [소원이라면 죽여주마!] 복면인들이 눈을 부라리며 건물에 대고 외치고. 반면.

슥! 찡그리며 왼손을 드는 십삼살주. 그러자

일제히 입을 다무는 복면인들

십삼살주; (객실 안에서 인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눈 부릅뜨며

십삼살주; (혹시...) 스악! 칼 끝을 객실 문을 향해 빙글 원형으로 돌린다. 그러자

펑! 객실의 문과 그 주변의 벽이 원형으로 박살나서 안으로 터지고. 헌데

쿵! 원형으로 구멍이 생긴 벽 안쪽. 그리 넓지 않은 객실인데 아무도 없다. 침대는 비어있고. 대신 객실 바닥에 흙이 많이 쌓여있다.

복면인들; [헉! 아무도 없다!] [객실 바닥에 웬 흙이 저렇게 쌓여있는 건가?] 놀랄 때

십삼살주; [이런...] 휙! 객실 안으로 뛰어들고

쿵! 십삼살주가 내려선 바닥. 방 바닥에 사람 하나가 들어갈 구멍이 나있다. 흙은 그 구멍을 파낸 흔적이고

십삼살주; [바닥에 굴을 파고 빠져나갔다.] 팟! 이를 갈며 천장으로 솟구치고. 복면인들 깜짝 놀라고

펑! 객실 지붕을 뚫고 치솟는 십삼살주

허공으로 10 미터쯤 날아오르며 주변을 홱 둘러보고

객실 뒤의 담이 있고. 그 담 너머는 숲인데 그곳에도 흙 무더기가 있다.

휘익! 담장 밖의 그 흙 무더기 옆으로 날아 내리는 십삼살주

흙무더기 옆에 구멍이 나있고

[십삼살주님!] [무슨 일입니까?] 휙! 휙! 뒤따라 날아내리는 복면인들. 그러자

십삼살주; [멍청한 놈들!] 철썩! 팍! 번개처럼 복면인들의 뺨을 후려치는 십삼살주. 손이 여러개처럼 보이고. [컥!] [큭!] 뺨을 맞고 얼굴이 돌아가는 자들은 먼저 도착한 자들. 뒤따라오던 자들은 기겁하며 거리를 두고 내려서고

털썩! 퍼억! 나뒹구는 복면인들. 다른 자들은 뒷걸음질하고

십삼살주; [막가놈이 객실에서 이곳까지 굴을 파고 탈출하는 걸 몰랐단 말이냐?] 칼로 구멍을 가리키며 화를 내고

[죄... 죄송합니다 십삼살주님!] [놈이 객실을 나오는 것만 신경쓰다보니...] 복면 속에서 피를 흘리며 일어나는 나뒹굴었던 놈들

십삼살주; [놈을 찾아내라.] [만일 한번만 더 본좌를 실망시킨다면...] 살벌. 빠지직! 몸에서 벼락이 일어나고

[히익!] [으으으!] 공포에 질리는 복면인들

십삼살주; [본좌의 손으로 네놈들의 인생 종치게 만들어주겠다.] 부득! 복면 속에서 이를 갈고

[존... 존명!] [막가놈을 찾아내겠습니다.] 휙! 휘익! 날아오르는 복면인들

십삼살주; [막운비! 막운비!] 멀어지는 복면인들 노려보며 살기를 뿜어내고

십삼살주; [본좌를 우롱한 대가는 목숨으로 치르게 해주겠다.] 살벌한 모습으로 이를 갈고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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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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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 (가슴에 나있던 치명적인 상처가 완전히 나았다. 마치 환골탈태한 것처럼 상처의 흔적도 사라졌고...)

청풍; (그것뿐만이 아니다.) 아랫배를 만지고

청풍; (아랫배 단전에 상상을 초월하는 잠력이 도사리고 있다.) (내공이 전과는 비교도 안되게 막강해진 원인이 이 잠력인 모양인데...) 아랫배 만지며 흥분

청풍; (잠력의 극히 일부만 내 것이 되었음에도 내공이 거의 일갑자 수준이 된 것 같다.) 생각하다가

자신이 위극겸의 시체를 끌어안다가 감전되던 장면 떠올리고

청풍; (바로 그게 원인이었다.) 돌아보고. 하지만

위극겸의 시체는 사라지고 그곳에는 옷과 신발, 염왕아만 남았다.

청풍; (어떻게 가능했는지 모르지만 저 인물은 자신의 시신에 바로 뉘어주려는 사람이 자신의 내공을 얻을 수 있게 안배를 해놓고 죽었다.) (시신은 그 과정에서 소멸되었을 테고...) 옷과 염왕아가 있는 쪽으로 가고

청풍; (점점 더 이 인물의 정체와 사연이 궁금해진다.) 옷가지 옆에 한 무릎을 꿇고

청풍; (이 옷 어딘가에 이 인물이 누군지 알 수 있는 단서가 있으면 좋겠는데...) 슥! 먼저 위극겸의 등에 꽂혀있던 염왕아를 집어든다

두 손으로 염왕아를 들고 보는 청풍. 전체가 검고 손잡이 끝에 귀신 머리 장식이 달려있고 칼날에도 귀신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閻王牙>라는 글이 손잡이에 새겨져 있다.

청풍; [염왕아(閻王牙)! 염라대왕의 송곳니...] 글을 읽으며 놀라고

청풍; [너무도 무서운 이름을 지닌 비수다.] [이름에 어울리게 무시무시한 살기를 품고 있는 것도 느껴지고...] 징징! 약간 진동하는 염왕아를 보며 침 삼키고

청풍; [절세의 신병인 건 분명하지만 어쩐지 사용하기는 꺼려지는 물건이다.] 슥! 염왕아를 조심스럽게 옆에 내려놓고

청풍; [부디 옷 속에 이 인물의 신세 내력을 알 수 있는 단서가 있길 바랄 뿐이다.] 옷을 조심스럽게 들추고. 겉옷과 속옷이 함께 들어있다. 헌데

들추는 옷 아래쪽에 또 글이 있다.

청풍; [또 글이 있다.] 놀라며 옷을 완전히 치우고. 그곳에도 피로 쓴 글이 있다.

 

<이 글을 읽는 그대는 필시 마음이 바르고 정이 많은 의인(義人)일 것이다. 그리고 의인이기에 나의 시신에 연민을 느껴 인정을 베풀려고 했을 것이다.> 바닥에 적린 한자를 배경으로 글의 내용을 나레이션으로

 

청풍; [의인이라니... 쑥스럽구만. 당연히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인데...] 멋쩍게 웃고. 이어 글을 읽는다.

 

<염치없지만 그대에게 한 가지 간절한 부탁이 있다. 훗날 나의 등에 꽂혔던 비수 염왕아를 알아보는 자를 만나면 불문곡직 죽여 달라는 게 그것이다.> 이어지는 글의 내용 나레이션

 

청풍; [사람을 죽여 달라고?] 당황

청풍; [이건 좀 가볍게 들어줄 수 있는 부탁이 아닌데...] 다시 글을 읽고

 

<그자는 천하를 망칠 극악한 악인이니 죽이는 데 죄책감을 갖지 않아도 된다. 또한 그자를 죽일 수 있는 힘은 이미 그대의 몸에 깃들어 있다. 본인이 평생 수련한 내공을 이체전령(異體傳靈)의 술법으로 이전해주었기 때문이다.> 이어지는 글의 내용을 나레이션으로 표기

 

청풍; [나를 감전시킨 그 술법이 이체전령이라는 것이었구나.] 자신이 위극겸의 시체를 안으려다가 감전되었던 장면 떠올리고

청풍; [대체 어떤 술법이기에 자신의 내공을 고스란히 타인에게 이전시켜줄 수 있는 것일까?] 눈 반짝

청풍; [가장 효율이 좋다는 불문의 개정대법(開頂大法)으로도 전체 내공의 일할 남짓 밖에는 이전해주지 못한다고 하는데...] 갸웃하며 글을 읽고

 

<악적을 죽일 방도가 본인의 옷 속에 숨겨져 있으니 확인하기 바란다. 아울러 노파심에서 다시 한 번 부탁하는 바이다. 악적을 죽이는 일은 비단 본인 개인의 원한을 해결하는 것뿐 아니라 수많은 생명을 구하는 일임을 명심하라.> 글의 내용을 나레이션으로. 더 이상은 글이 없다.

 

청풍; [죽음을 앞두고도 이렇게 신신당부를 한 걸 보면 이분을 시해한 자는 정말 용서받지 못할 악인일 것이다.] 끄덕, 이어

청풍; [고인의 유언은 소생 이청풍이 확실하게 접수했습니다.] 무릎 꿇고. 글을 향해 절을 한다.

청풍; [염왕아를 알아보는 자는 반드시 제 손으로 처단할 것을 맹세드리니 영면하십시오.] 절하고 고개 들고. 이어

청풍; (이 옷 속에 그 범인을 처단할 방도가 숨겨져 있단 말이지?) 옷을 들어 뒤지고 그러다가

흠칫! 하며 겉옷 안쪽을 보고.

등 부분인 그곳에 손수건만한 천이 붙어있다. 글이 적혀있는 천이다.

청풍; [찾았다.] 옷을 바닥에 펼치고. 온 안쪽에 붙어있는 천이 보이도록

그 천은 옷 안쪽에 대충 꿰매 놨다.

청풍; (워낙 중요한 것이라 늘 몸에 지니고 다니기 위해 옷 안쪽에 대충 꿰매 놓은 것 같다.) 툭! 툭! 조심스럽게 천을 떼어내고

천에는 갑골문자 같은 것이 가득 적혀있다

청풍; (이건 요즘에는 거의 쓰지 않는 고전체(古篆體)다.) 두 손으로 천을 들어서 읽고

청풍; (물론 나는 고전체를 해독 하는 게 가능하다.) 눈 빛내며 읽고

청풍; [혼원천자결(混元千字訣)?] 갸웃

청풍; [혼원의 이치를 일천자로 설명하는 진결이라는 건데...] [그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갸웃거리면서도 읽고. 그러다가

청풍; [이럴 수가...]

청풍; [불과 일천자이지만 종횡으로 연결하면 무수한 문장이 된다.] [일천자로 혼원의 이치를 설명하는 게 아주 불가능하지만도 않을 것 같다.]

청풍; [이건 특정한 무공이 아니라 온감 무공을 만들어내는 바탕이 되는 비결이다.]

청풍; [과연 누가 이토록 심오한 비결을 만들어냈을까?] 생각하다가

고개를 들어 <混元洞天>이라는 글이 새겨진 문을 보고

청풍; [그 해답이 혼원동천이라는 저 문 안에 있을 것 같다.] 일어나려 하고. 그러다가

바닥에 내려놓은 염왕아를 돌아보고

징! 징! 약간 진동하는 염왕아.

청풍; [두고 가지 말라고 칭얼대는 건가?] 피식 웃으며 염왕아를 집어들고

청풍; [불길한 기분이 드는 칼이긴 하지만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니 사용해주마.] 염왕아를 허리띠에 끼우고.

청풍; [그럼 하늘이라 불리는 혼원동천에 무엇이 숨겨져 있는지 확인해볼까?] 석문으로 다가가고. 그러자

덜컹! 석문이 조금 움직이고

청풍이 흠칫! 하며 멈출 때

그그긍! 두 쪽으로 이루어진 석문이 안쪽으로 천천히 열린다. 열리는 문 안쪽에서는 신비로운 빛이 흘러나오고

청풍; (문이 저절로 열린다.) 놀라며 문으로 다가가고

청풍; (내가 자격이 있으니 들어오라는 것일까?) 문 안쪽으로 들어가고.

청풍; [오오오!] 문 안쪽으로 들어서다가 두눈 휘둥그래져서 놀라고

 

#80>

쿵! 청풍이 들어선 장소는 마치 공같이 생긴 공간. 내부는 완전한 원형이라 공의 안에 들어간 것 같은데 바닥만은 평평하다. 천장의 정 중앙에는 태양같은 형상이 그려져 있고. 그 외에도 공 같은 공간 내부에는 무수한 선과 문양이 가득 그려져 있어 어지럽다. 또한 바닥 정 중앙에는 원형의 단상이 하나 있는데 그 단상에는 완벽란 구형의 수정구슬이 얹혀져 있다. 농구공만한 그 수정 구슬 안에서는 우리 은하같은 것이 들어있는데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그 단상을 가운데 두고 두 명의 노인이 마주 앉아있다. 검은 옷과 흰옷을 입은 노인. 바로 #1>에 나온 신선부의 두 고수 흑백신귀다.

공간 내의 이런 저런 모습을 보여주고.

청풍; (화산 깊은 곳에 이런 공간이 존재했다니...) 놀라며 천장과 벽을 보고. 천장과 벽에 무수히 그려진 선과 문양들

청풍; (어떤 기인이 이토록 방대하고도 정교한 문양을 새겨놓은 것일까?) 벽과 천장 보며 중앙으로 가고.

중앙에 수정 구슬을 가운데 두고 마주 앉은 흑백신귀

청풍; (저 두 노인이 이곳을 만든 장본인들일까?) 흑백신귀에게 다가가고

청풍. (오래 전에 죽은 인물들인데 살아있는 것처럼 생생한 걸 보면 절세고수들이었음에 틀림없다.) 생각하다가

[!] 눈 번쩍이는 청풍.

구슬이 놓인 단상에 책이 한권 놓여있다. 책의 표지에는 <黑白神鬼 遺稿>라는 제목이 적혀있고

청풍; (이 책...) 집어들고

청풍; (저 두 노인이 후세를 위해 남긴 것일까?) 표지를 보고.

표지에 적힌 <黑白神鬼 遺稿>라는 제목 크로즈 업

청풍; [흑백신귀(黑白神鬼) 유고(遺稿)...] [흑백신귀라는 인물들이 죽기 전에 남긴 글이라는 건데...] 표지를 넘기고

청풍; [흑백신귀... 어느 책에선가 본 것같은 이름인데...] 중얼거리며 책을 읽고. 직후

청풍; [맙소사!] 경악하며 책을 읽고

 

<신선부 제삼단(第三段)의 수령 흑백신귀가 유감을 남기고 죽으며 이 글을 남긴다. 부디 신선부의 후손들이 노부들의 족적을 밟아 이곳 원시천존의 유적에 이르기를 바랄 뿐이다.> 책에 적힌 글의 내용 나레이션

 

청풍; [이... 이제 생각났다.] 책에서 눈을 떼며 흑백신귀를 돌아보고

<이분들이 바로 삼백여 년 전 전설적인 마두들인 구대천마의 발호로부터 세상을 구했던 신선부의 기인 흑백신귀였다!> 실내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놀람 나레이션

 

#81>

<-열흘후> 북경의 모습. 낮

<-북경> 북경의 번화가 모습 배경으로

<-황금전장> 번화가에 자리한 황금전장. 여전히 사람들 북적

 

탁탁! 월동문으로 노루처럼 달려오는 벽옥령.

벽초천의 집무실인 건물을 지키다가 놀라는 황금수라들

[아가씨!] [어서 오십시오.] 급히 인사하지만

벽옥령; [비켜! 비켜!] 휘익! 외치며 정문으로 달려가고. 앞쪽에 있던 황금수라들 급히 물러서고

벽옥령; [아버지!] 덜컹! 문을 거칠게 열고 안으로 뛰어드는 벽옥령

거실에 탁자를 둘러싸고 앉고 서있다가 돌아보는 사람들. 벽초천과 마은혜가 상좌에 나란히 앉아있고 그 옆에 직각으로 벽세황이 앉아있고. 이세창과 타노가 벽초천 앞에 서있다가 돌아본다.

마은혜; [네가 여긴 왠 일이냐 옥령아.] 찡그리며 말하지만

벽옥령; [정말... 소문이 정말이에요?] 마은혜의 말에는 대꾸하지 않고 벽초천에게 외치고

벽옥령; [서안으로 가던 마차가 강물로 추락해서 청풍오빠가 실종된 게 사실이냐구요?] 울상을 짓고

벽세황; [진정해라 옥령아.] 달래려 하지만

벽옥령; [어떻게 진정을 해? 청풍오빠가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르는데...] 발을 동동 구르고.

쓴웃음 지으며 입 다무는 벽세황

벽초천은 찡그리며 말하지 않고. 마은혜는 벽옥령을 찡그리며 흘겨보고

벽옥령; [어떻게 된 건지 말해 봐요 총관!] [소문이 사실이에요?] 이세창에게

이세창; [지금까지 보고가 들어온 바에 의하면 사실이다.] 끄덕

벽옥령; [흐윽!] 두 손으로 입을 가리고

이세창; [화를 면한 귀견수가 관부와 개방의 도움을 받아서 수색을 하고 있다고 하니 기다려보자.]

마은혜; [하지만 벌써 열흘 넘게 시간이 흘렀다.] 냉소하듯

벽옥령; [엄마!] 돌아보고

마은혜; [유감이지만 청풍이가 살아있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봐야 한다.] 타노의 눈치를 살피며 말하고.

한숨 쉬는 타노. 반면

벽옥령; [안돼요 청풍오빠! 이럴 수는 없어요.] 울면서 휘청하고

마은혜; [옥령아!] 급히 일어나 부축하고

벽옥령; [옥령이는 어쩌라고... 죽으면 안돼요 청풍오빠!] 정신을 놓으며 흐느끼고. 마은혜의 품에 안겨서

마은혜; [이것아 정신 차려!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고 산 사람은 살아야지!] 벽옥령을 안고 의자에 앉으며 다독이고

마은혜; [하여간 청풍이는 지지리도 복이 없는 아이야.] [요절을 해서 옥령이와 짝이 될 기회도 날려버렸으니...] 짐짓 한숨 쉬고

타노; (마음에도 없는 소리...) 그런 마은혜를 보며 눈빛이 차가워지고

타노; (만에 하나 청풍이가 당한 변에 관여했다면...)

<마은혜! 당신이라 해도 내 복수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오!> 실내의 모습 배경으로 타노의 생각 나레이션

 

#82>

#82>

<-만리장성 근처의 음산(陰山)> 험준한 산맥. 나무가 거의 나지 않아 황량하다. 날씨도 우중충하고

헉! 헉! 상처 입은 배를 끌어안고 헐떡이며 달리는 여자. <무쌍일지>등에 나온 신소심 캐릭터. 내상을 입은 모습이다. 입과 코로도 피를 흘리고

배에서 흐르는 피.

지친 얼굴. 그때

삐익! 삑! 뒤에서 호각소리가 들리고

신소심; [멀지 않은 호각소리... 곧 따라잡히겠다.] 힐끔 뒤를 보며 중얼.

신소심; [역시 지존회 놈들의 마수에서 벗어나는 건 무리였다는 건데...]

신소심; [하지만 마지막에 누가 웃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비틀거리며 달려간다. 당찬 표정이고. 하지만

[!] 급히 멈추는 신소심. 앞쪽이 절벽이다.

절벽 끝으로 다가가 아래를 보는 신소심.

절벽 아래는 바닥이 보이지 않는 깊은 계곡

신소심; [길을 잘못 들었다.] 내려다보고

신소심; [설령 길이 끊어지지 않았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겠지만...] 뒤를 돌아보고

삐익! 삑! 휘익! 호각소리 배경으로 멀리서 사람들이 날아오는 게 작게 보인다

신소심; [나 신소심(申素心)의 도주극은 여기까지인 것 같구나.] 웃으며 소매 속에 손을 집어넣고

신소심; [그렇다 해도 지존회, 네놈들의 간악한 음모를 밝히려는 시도가 실패한 것은 아니다.] 다시 꺼내는 신소심의 손에는 작은 새가 들려있다. 붉은색인데 부리가 좀 크다. 앵무새를 닮았고. 이 새의 이름은 소홍조. 헌데 양쪽 발목이 천으로 칭칭 감겨 있다.

신소심; [소홍조(小紅鳥)! 내 귀염둥이...] 두 손으로 새를 들어서 눈을 맞추고

신소심; [내 한은 네가 대신 풀어주어야만 한다. 할 수 있겠지?]

삐이! 고개 끄덕이며 우는 새

신소심; [힘차게 아버지에게 날아가거라! 도중에 사나운 매를 조심하고...] 휘익! 허공으로 새를 던지고. 그러자

화악!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오르는 새

[!] [!] 날아오다가 놀라는 두 명의 노인. 똑같이 생긴 쌍둥이. 무기는 검. 이자들은 다른 작품에 나온 동심쌍로. 위진천의 심복들이다. 추격자들 중 가장 앞쪽에서 날아오던 중이다. 그 뒤로 멀찍이 떨어져서 십여 명의 사내들이 따라오고 있고. 호각을 부는 자도 있다.

동심쌍로의 시점. 절벽 끝에 서서 두 팔을 허공으로 쳐들고 있는 신소심. 그 위로 날아오르는 작은 새의 모습

[이런!] [저 년이 기르던 애완조를 날려 보냈다.] 쌔액! 이를 갈며 속도를 높이고. 아직 거리는 100미터 이상 남았다.

삐이이! 허공으로 높이 날아올라 울면서 날개짓하는 새

[저 새 새끼를 살려 보내면 안되네!] [크왁!] 투학! 쩡! 검을 뽑아 던지는 동심쌍로. 날아오는 자세로. 그러자

쩡! 쐐액! 미사일처럼 새를 향해 날아가는 두 자루의 검.

삐이! 깜짝 놀라며 돌아보는 새. 바로 뒤까지 날아오는 검들. 하지만

휘익! 재빨리 몸을 뒤집는 새. 쐐액! 번쩍! 새가 원래 있던 곳으로 날아지나가는 두 자루의 검들. 이어

삐이! 급강하해서 절벽 아래로 날아 내려가는 작은 새. 두 자루의 검은 멀리 허공으로 치솟고 있고

동심쌍로; [지랄...] [놓쳤다!] 휘익! 휙! 신소심 뒤에 멈춰서며 동시에 손을 쳐드는 동심쌍로. 신소심은 쳐들었던 손을 내리고 있고.

기잉! 가앙! 도로 날아오는 두 자루의 검. 그걸 보면서도 태연한 신소심.

팟! 팟! 쳐든 손으로 검을 받으며 절벽 끝으로 가는 동심쌍로. 그 사이에 다른 놈들도 주변에 도착하고. 하지만

절벽 아래 어디에도 작은 새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놓쳤네.] [어디 숨었는지 멀리 날아갔는지 안보이는군.] 절벽 아래를 살피며 이를 갈고

신소심; [안되었네요 동심쌍로(同心雙老)!] [결국 날 막지 못한 셈이 되었으니...] 웃고. 돌아보는 동심쌍로

신소심; [당신들이 항마동천(降魔洞天)에서 무슨 짓을 꾸미고 있는지는 곧 세상이 다 알게 될 거예요.] 호호호! 웃고

일로; [망할 년!] 짝! 신소심의 뺨을 후려치고. 얼굴이 홱 돌아가는 신소심

콰당탕! 나뒹구는 신소심. 뺨이 벌개지고 입에서 피가 흐른다.

신소심; [죽일 테면 죽여라. 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으니...] 일어나려 하며 웃고

일로; [너무 좋아하지 마라 망할 년아.] [네년이 소회주의 배려로 길러온 새 새끼가 어디로 가려는지는 알고 있으니...] 냉소하며 돌아서고.

신소심; (이자들이...) 불길한 표정으로 앉고.

이로; [종남산(終南山) 근처에 머물고 있는 혈세사패에게 전서구를 날려보내라.] 주변에 멈춰선 다른 자들에게 외치고

이로; [이년의 집안인 삼절곡(三絶谷)으로 쳐들어가서 개새끼 한 마리 살려두지 말라고...]

신소심; [네... 네놈들이...] 사색이 될 때

[존명!] [분부 받들겠습니다 동심쌍로님!] 대답하는 사내들.

이어 몇 놈은 소매 속에서 비둘기를 한 마리씩 꺼내고. 다른 놈들은 글을 쓴다. 한 놈의 등에 다른 놈이 천을 대고 연필 같은 것으로 쓰고

푸드득! 곧 날아오르는 몇 마리의 비둘기들

동심쌍로; [기대해도 좋다 신소심!] [네년의 허튼 짓으로 피붙이들이 몰살을 당하게 될 테니...] 날아가는 비둘기들을 보며 웃고. 신소심은 주저앉은 채 절망의 표정으로 보고 있고

신소심; (저 악귀들 말 대로 나 때문에 아버지의 안위가 위태로워졌지만 후회는 없다.)

신소심; (천하창생을 위해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한 것이니...)

<그저 천지신명의 가호가 우리 집안을 보호해주길 바랄 뿐이다.> 현장의 모습 배경으로 신소심의 생각 나레이션

절벽 중간쯤.

바위틈에 숨어서 위를 기웃거리는 작은 소홍조. 이어

휘익! 날아오르는 소홍조.

절벽 그늘에 숨어 날아가는 소홍조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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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다시 청풍이 있는 동굴.

움찔! 청풍의 손이 조금 움직이더니

청풍; [컥!] 피를 토하며 깨어난다.

청풍; [끄윽!] 고통에 벌벌 떨며 고개를 들어 자기 가슴을 보고

가슴의 상처 크로즈 업

청풍; (살... 살았다!) 헉헉 대며 다시 눕고

청풍; (그자가 달아나며 날린 지력(指力)에 가슴을 맞았었지.) 소지존이 날린 투창 같은 섬광이 자신의 가슴을 때리던 장면 떠올리고

청풍; (능파미보를 전력으로 구사하며 뒤로 몸을 날린 덕분에 가슴이 관통당하는 건 면했지만...)

 

<문제는 뒤쪽이 절벽이었다는 점이다.> 하늘 보는 자세로 절벽에서 추락하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당연히 절벽 아래로 처박혀서 분신쇄골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헌데 추락 도중에 기이한 일이 벌어졌었다.> 펑! 절벽 중간에 걸린 구름을 뚫고 등이 바닥을 향하게 떨어지는 청풍의 모습

<갑자기 절벽에서 투명한 밧줄 같은 것이 뻗어나와 나를 휘감은 것이다.> 절벽에서 돋아난 투명한 촉수같은 것이 청풍의 몸을 휘감는 장면

<더 놀라운 것은 내가 끌려들어가는 절벽이 사라지면서 동굴이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절벽처럼 보이던 곳이 동굴 입구로 변하며 투명한 촉수가 청풍의 몸을 끌고 들어간다. 물론 청풍이 지금 누워있는 동굴이다.

 

청풍; (아마 술법일 것이다.) 동굴 입구를 보고.

지잉! 동굴 입구를 가리고 있는 반투명한 막에 오로라같은 빛이 스치고 지나간다.

청풍; (지금은 잊혀진 고대의 술법이 시전되어 있어서 동굴의 존재를 사람들의 눈에서 숨기고 있으며...)

청풍; (절벽에서 떨어지는 것을 동굴 안으로 빨아들이는 것 같다.)

청풍; (누가 설치했는지 모르는 이 신묘한 술법 덕분에 즉사는 면했지만...) 고통스러운 표정

욱신 욱신 가슴의 상처에서 고통이 느껴지고

청풍; (가슴의 상처가 너무 깊어서 아무래도 오래 살지는 못할 것 같다.) 체념의 표정

청풍; (부러진 늑골이 폐와 심장의 일부를 찌르고 있다.) 상처를 보고

청풍; (이런 상처를 입고도 살아나기를 바라는 건 불합리한 일이다.) 쓴웃음

청풍; (아버지에게 죄송하고 옥령이에게 미안하지만...) (내 삶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 쓴 웃음 지으며 천장을 보고. 그러다가

[!] 흠칫! 하며 옆을 보고

동굴 바닥에 넓고 검은 선이 불규칙하게 안쪽으로 이어지고 있다.

청풍; (뭐지?) 고개만 돌려 그걸 보고

청풍; (검은 물감 같은 것이 동굴 안쪽으로 칠해져 있다.)

청풍; (나보다 먼저 이 동굴에 들어왔던 인물의 흔적일까?) + [!] 생각하다가 눈 번뜩

길게 이어진 검은 선 좌우에 손바닥 자국이 일정한 간격으로 찍혀있다.

청풍; (손바닥 자국도 있다.) 놀라며 벌떡! 일어나지만

빠직! 가슴에서 느껴지는 격렬한 통증

청풍; [큭!] 가슴의 상처를 누르고. 그러면서도

청풍; [어떤... 어떤 상황인지 이해가 간다.] 주저앉아서 검은 선과 검은 선 좌우에 일정한 간격으로 찍혀 있는 손바닥 자국을 보고

청풍; [누군가 중상을 입은 몸으로 기어서 안쪽으로 들어간 것이다.] [검은 선으로 보인 것 그 인물의 몸에서 흘러나온 피가 말라붙은 것이었고...] 가슴을 손으로 누르고 필사적으로 일어나고

청풍; [대체 어떤 인물이 이 신비한 동굴에 들어와 죽음을 맞이한 것일까?] 비틀거리며 선을 따라 걸어가고

청풍; [죽을 때 죽더라도 궁금증은 해결하고 죽자.] 비틀거리며 동굴 안쪽으로 걸어 들어간다.

 

#76>

어둑한 동굴. 어둑해졌지만 더 넓고 높아졌다.

어둠 속에서 나타나는 청풍. 바닥을 보며 걸어온다. 가슴 누르고 비틀거리며.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고.

청풍; (피의 마른 상태를 보면 아무리 오래 되었어도 십년 이상은 지나지 않았다.) 눈이 풀린 채 비틀거리며 걸어오고

청풍; (그리고 피를 흘린 거리는 거의 백여 장은 된다.) (이 정도면 몸속의 피가 거의 다 빠져나왔을 텐데...)

청풍; (대체 어떤 인물이기에 이 지경이 되고도 움직일 수 있었던 걸까?) + [!] 생각하다가 흠칫하며 앞을 보고

쿵! 청풍이 들어선 곳은 광장. 광장 끝에는 육중해 보이는 석문이 있다. 두쪽으로 이루어진 그 석문에는 <混元洞天>이라는 글이 커다랗게 새겨져 있는데. 그 문 앞에 누군가 무릎을 꿇고 절하는 자세로 이마를 바닥에 댄 채 앉아있다. 그 인물의 등에는 작게 돋아난 게 있다. 비수다.

그 사람의 모습 크로즈 업

청풍; (사람!) 소스라치게 놀라지만

청풍이 따라온 검은 선이 그 사람에게 이어진다.

청풍; (아니, 시체로구나!) 안도하며 다가가고. 이하의 장면에서 청풍의 표정은 거의 죽기 직전의 상태로 묘사

청풍; (내가 따라온 혈흔을 남긴 장본인이다.) 조심스럽게 다가가 살펴보고

쿵! 석문 앞에 무릎 꿇고 죽어있는 인물. 바로 #1>에 나온 신선부 부주 위극겸이다. 등에는 이복동생 위극존이 찔러 넣은 검은 비수, 염왕아가 박혀있다. 염왕아는 전체가 검은 색이고 손잡이는 귀신 머리 모양이라는 점 주의. 손잡이 옆면에 <閻王牙>라는 글도 적혀있지만 어두워서 잘 안보인다.

청풍; (한눈에 봐도 평범한 인물이 아닌데...) 살펴보고

위극겸의 등에 박혀있는 비수 염왕아 크로즈 업. 염왕아의 손잡이가 귀신머리 형상인 것 잘 묘사

청풍; (검은색의 비수가 등에 깊이 박혀있다. 그렇다는 건 이 인물이 누군가에 암살을 당했다는 뜻이다.)

청풍; (어떤 사연이 있기에 화산의 깊은 곳에까지 와서 암살을 당한 것일까?) 위극겸의 모습 살펴보며 생각하다가

[!] 흠칫! 하며 위극겸의 앞쪽 바닥을 본다. 그곳에 글이 적혀있다

청풍; (바닥에 피로 쓴 글이 적혀있다.) 글 옆에 무릎을 꿇고

청풍; (아마 이 인물이 죽기 전에 남긴 유서일 것이다.) 글을 읽는다

 

<조사(祖師)들이시여! 못난 제자를 용서하소서. 본문의 천년기업이 제자의 불민함으로 인해 훼멸(毁滅;망침) 당하게 되었으니... 너무나 죄스러워 차마 하늘(天)에 들어가 조사님들의 영전에서 죽지 못하나이다. 제자를 용서... 본문을... 지켜 주옵소서.> 바닥에 적힌 한자를 배경으로 글의 내용을 나레이션으로 표기

 

청풍; (그러니까 저 문 안에 이 인물의 조사들이 있다는 건데...) 문을 돌아보고

<混元洞天>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는 석문 크로즈 업

청풍; (혼원동천(混元洞天)...) 석문에 새겨져 있는 글을 읽고

청풍; (저 석문 안쪽이 혼원동천이라는 곳이구나. 그래서 이 인물이 하늘(天)이라 칭했을 테고...)

청풍; (혼원(混元)이란 천지 우주가 형성되기 이전의 상태를 말한다.) 문에 새겨진 글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 (혼돈(混沌)의 다른 이름인데...) (저 문 안쪽에 바로 그 혼돈과 관련이 있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것일까?) 생각하다가

청풍; (쓸데없는 관심이다.) 쓴웃음 지으며 다시 바닥에 적힌 유서를 보고

청풍; (명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천지창조의 비밀을 알아서 무엇 하겠는가?) 다시 바닥의 글을 읽고

 

<만에 하나 인연이 닿아서 본인의 시신을 발견하는 자가 있다면 부탁을 하겠다. 본인은 사문에 지은 죄가 너무도 커 죽어서도 안식(安息)을 취할 자격이 없노라. 그러니 부디 본인의 시신은 이 상태로 두기를 바라노라.> 이어지는 글의 내용

 

청풍; (무슨 큰 죄를 지었기에 이토록 처절하게 자책을 하며 죽음을 맞이했을까?) 찡그리며 생각하고.

청풍; (지은 죄가 무거워 오체복지한 채 죽어 영원히 속죄하겠다는 것인데...) 위극겸의 시체를 돌아보고

청풍; (인지상정! 차마 두고 볼 수가 없다.) 두 손으로 위극겸의 시체를 끌어안고

청풍; (최소한 옆으로라도 눕게 해드리자.) 슥! 두 손으로 위극겸의 시체를 안아서 옆으로 누이려 하고. 헌데 그 순간

빠지직! 화악! 갑자기 위극겸의 시체에서 강력한 벼락이 일어나 청풍의 몸을 휘감는다

청풍; [끄아아악!] 벼락에 감전되며 비명을 지르고

청풍; (이... 이게 무슨...) 눈을 까뒤집으며 감전된 모습이 되고

<상상을 초월하는 힘이 몸 속으로 스며들어온다!> 끄으으으! 눈을 까뒤집으며 신음하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청풍; (정신을 잃으면 안되는데...) 시야가 좁아지며 <混元洞天>이라는 글이 적힌 석문이 보이고

<너무도 고통스러워서 견딜 수가 없다!> 스으! 그의 시야가 더 좁아지다가

팟! 암전되는 현상. 화면이 검어진다.

 

#77>

<-서안(西安)> 거대한 성곽 도시. 저녁 무렵. 아직 해는 지지 않았다.

번화가. 사람들 많이 오가고

번화가의 웅장하고 화려한 장원. 사람들이 많이 드나들고 있고. 정문 처마 아래에는 <黃金錢莊 西安支店>이라는 글이 새겨진 현판이 걸려있다.

<-황금전장(黃金錢莊) 서안지점(西安支店)> 위 정문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내의 어느 건물.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고

중년인; [지... 지점장으로 부임하시던 이청풍 공자가 실종되셨단 말입니까?] 사색이 되는 중년인. 살이 찐 전형적인 은행원 분위기. 한번 나올 조연이므로 적당히 묘사. 건물 내의 거실. 탁자를 사이에 두고 귀견수와 마주 앉아있다

귀견수; [불행하게도 동관(潼關) 근처의 험한 길을 지나던 마차가 황하로 추락했소.]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고

귀견수; [나는 겨우 빠져나왔지만 마차를 몰던 송씨와 마차에 타고 있던 이공자는 강물에 휩쓸렸소.]

중년인; [어... 어떻게 그런 일이...] 초조하게 두 손을 비비고

귀견수; [혹시나 해서 하류로 내려가며 수색해봤지만 마부 송씨의 시신만 수습할 수 있었소.]

중년인; [이... 이공자는 시신도 찾지 못하셨단 말씀이신지요?] 비지땀을 흘리고

귀견수; [그렇소 부(副)점장!]

귀견수; [하지만 천운이라는 것도 있으니 이공자가 살아있을 수도 있소.] 품속에 오른손을 넣고

귀견수; [서안 일대의 관부와 개방등을 동원해서 이공자의 행방을 찾아주시오.] 접은 종이를 한 장 품속에서 꺼내고

귀견수; [이건 이공자의 용모파기요.] 종이를 건네주고

펼쳐보는 중년인

종이에 그려진 건 동창 제독태감 담길이 그린 청풍의 초상화다.

중년인; [이분이 이청풍 공자...] 초상화를 보며 일어나고

중년인; [즉시 수색 요청을 하겠습니다.] 종이를 들고 입구로 간다

귀견수; [수고해주시오.] 거실을 나가는 중년인에게 말하고.

중년인;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밖으로 나가 굽신거리며 문을 닫고

탁! 닫히는 문. 혼자 남는 귀견수

귀견수; (교활한 새끼!) 이를 부득 갈고

 

<어젯밤 강을 따라 십여 리쯤 내려가다가 발견한 것은 청풍이 놈의 겉옷이 감겨있던 통나무였다.> 강가에서 청풍의 겉옷이 감싸고 있는 통나무를 보고 분노하는 귀견수 모습

 

귀견수; (청풍이 놈은 강물에 빠진 것으로 위장하고 다른 길로 도망쳤던 것이다.) 우둑! 주먹에 힘을 주고

귀견수; (우리 황금전장에서 자신을 제거하려 했다는 것을 청풍이 놈이 알아버린 것은 크나큰 우환이 될 수 있다.)

귀견수; (만일 그놈이 소장주 대리로 과거를 본 것을 관부에 고변하기라도 하면 황금전장은 황실을 능멸한 죄로 풍비박산이 날 수도 있다.)

귀견수;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종놈을 잡아 죽여야만 한다.) 강렬한 표정

 

#78>

밤. 창천애의 모습. 하늘에는 반달이 떠있고

창천애 절벽 중간에 걸린 구름

그 구름 아래쪽 절벽. 그냥 절벽으로 보이지만

동굴 안쪽에서 밖을 본 모습. 동굴 입구가 반투명한 막에 가려있고. 그 동굴 입구를 통해 달빛이 흘러들어와 바닥을 일부 비춘다

 

#79>

다시 혼원동천 입구. 헌데 위극겸의 시체가 사라졌다. 청풍이 벌렁 누워있고. 청풍의 주변에는 위극겸이 입었던 옷과 위극겸의 등에 박혀있던 단검 염왕아만 놓여있다.

청풍의 모습. 기절했다. 헌데 가슴이 멀쩡해졌다. 옷을 뚫고 나왔던 늑골도 사라져있고

움찔! 하는 청풍의 손. 이어

천천히 눈을 뜨는 청풍

동굴이 환하다.

청풍; (이게 무슨 조화인가?) (어둡던 동굴이 대낮같이 환하게 보이다니...) 천장을 보며 놀라고. 그러다가

흠칫! 하고

청풍; (아직 죽지 않았을 뿐 아니라 가슴에서 통증도 느껴지지 않는다.) 휙! 급히 일어나려는데

휘익! 몸이 용수철처럼 튕겨져 올라간다.

청풍; [헉!] 기겁할 때

확 다가오는 천장의 종유석. 청풍의 머리가 그 종유석으로 치솟는다

청풍; [안돼!] 기겁하며 머리를 가리려는데

파삭! 청풍의 머리에 부딪힌 종유석이 그대로 유리처럼 깨진다

청풍; [엇!] 휘릭! 후두둑! 놀라며 다시 아래로 내려가고. 깨진 종유석 조각들도 함께 떨어지고

청풍; [이럴 수가...] 슥! 가볍게 내려서고. 따당! 퍼퍽! 부서진 종유석 조각이 바닥에 떨어져 흩어지고

청풍; [슬쩍 움직였는데 삼장 넘게 도약했고 머리가 단단한 종유석을 유리처럼 깨트렸다.] 머리 만지며 어리둥절

청풍; [종유석에 부딪힌 머리에서 전혀 통증이 느껴지지 않을 뿐 아니라...] 서둘러 상의를 벌려본다.

쿵! 가슴에 나있던 상처가 완전히 나아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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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다시 창천애. 소지존, 위상영, 색목쌍교 모두 쓰러져 있다. 색목쌍교는 인사불성. 위상영은 정신을 잃지 않았지만 눈을 감고 있고. 소지존은 벌벌 떨고 있다.

소지존; [끄윽!] 벌벌 떨며 자기 손으로 자기 가슴을 겨누고. 이어

파팟! 자기 가슴을 손가락으로 강하게 몇 곳 찌르고. 그러자

소지존; [컥!] 피를 왈칵 토하고. 이어

소지존; [허억!] 막힌 숨을 토하며 일어난다. 벌벌 떨면서

소지존; [망할 년... 내공이 모두 흩어진 상태에서도 이혼비파를 탄주하다니...] 위상영을 돌아보며 헐떡이고. 독기서린 표정

소지존; [만일 저년이 내공을 상실하지 않았다면 방금 전의 산혼탄(散魂彈)에 정말 혼백이 몸을 빠져나가 흩어질 뻔 했다.]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소지존; [감히 천하의 주인이 될 나로 하여금 피를 토하게 만들어?] 이를 갈며 위상영에게 다가가고. 비틀거리면서

위상영은 눈을 감고 있지만 정신을 잃지는 않았고

소지존; [먼저 죽이고 나서 재미를 보겠다!] 콱! 두 손으로 위상영의 목을 움켜쥐고

콰득! 위상영의 목을 조이는 소지존의 손아귀, 목뼈가 부러지려 하고

위상영; [끄윽...] 눈을 까뒤집고

소지존; [크크크! 계집으로서 가장 치욕적인 일을 당하게 해주마!] 광기에 사로잡혀 위상영의 목을 조이고

위상영; (이... 이렇게 비참하게 죽는 것일까? 여자로서의 마지막 존엄도 지키지 못하는 방식으로...) 눈을 까뒤집으며 절망하고

위상영; (천도(天道)가 존재한다면... 깨끗한 몸으로 죽게라도 할 텐데...) + [!] 생각하다가 눈 치뜨고

화악! 소지존의 머리 위로 유령같은 그림자가 덮친다. 하얀 빛이 나는 퉁소를 내리치려는 자세로, 소지존의 아래쪽에 있는 위상영의 눈에 들어오고

위상영; (설마!) 눈 치뜨는 위상영

<이청풍!> 위상영의 생각 배경으로 드러나는 그 그림자. 바로 청풍인데 소리없이 덮치며 쇠퉁소, 용봉철적으로 소지존의 머리통을 내리쳐온다

소지존; [!] 눈 부릅뜨는 소지존

눈 치뜬 위상영의 눈동자에 청풍의 모습이 비친다

소지존; [헉!] 팟! 사력을 다해 머리를 왼쪽으로 돌리며 몸도 왼쪽으로 굴리려 하고

꽝! 청풍의 용봉철적이 간발의 차이로 소지존의 머리를 비켜서 그자의 오른쪽 목 옆 어깨뼈를 때린다.

빠직! 소지존의 오른 쪽 어깨뼈가 부러지는 모습

소지존; [크악!] 콰당탕! 어깨뼈가 부러진 채로 비명을 지르며 몸을 옆으로 팽이처럼 굴려 피한다.

청풍; (기습에 실패했다.) 휘릭! 위상영 앞에 내려서며 소지존을 돌아보고

소지존; [지랄...] 휘릭! 바닥에 굴렸던 몸을 바람처럼 움직여서 날아오른다. 이후로 어깨뼈가 부러진 쪽 오른쪽 팔은 쓰지 못한다.

소지존; [어디서 굴러먹던 뼈다귀가...] + [!] 내려서며 이를 갈다가 눈 치뜨고. 쩍! 그자의 눈으로 파고드는 퉁소 끝

쩍! 청풍이 바람같이 쇄도하여 용봉철적을 찌르고 있고

소지존; [헉!] 휘릭! 뒤로 몸을 홱 젖혀서 청풍의 용봉철적을 얼굴 위로 흘려보내고

휘릭! 공처럼 몸을 돌린 후 멀찍이 내려서는 소지존. 거리는 15미터 정도

청풍; (좋지 않다.) 스슷! 추격하지 않고 멈춰서며 그런 소지존을 보고

<지금의 나와는 비교도 안되는 고수다. 그런데 기습으로 치명상을 입히는 건 실패했다.> 어깨뼈가 부러진 오른팔을 늘어트린 채 비틀거리면서 청풍을 노려보는 소지존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소지존; [갈아 마셔도 시원찮을 놈!] 이를 부득 갈며 다가온다. 쿠오오. 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뿜어지고

빠지직! 오싹! 몸에 소름이 돋고 벼락에 맞은 기분이 되는 청풍

청풍; (내공이 최소한 삼(三)갑자...) 자신도 모르게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서고. 위상영 쪽으로

청풍; (반면 나는 내공이랄 것도 없는 미미한 수준...) 용봉철적을 앞으로 내민 채 식은땀 흘리고

청풍; (늦지 않게 도착해서 위소저를 구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쓰러진 채 자신을 보고 있는 위상영을 곁눈질하고

청풍; (아무래도 끝까지 지켜주긴 힘들 것 같다.) 다시 용봉철적을 내밀며 소지존을 보고. 그때

<반각(半刻;7-8분)...> 갑자기 귀에 들리는 음성에 눈 치뜨는 청풍

청풍이 곁눈질로 돌아보니 위상영이 눈을 뜬 채 보고 있다. 입은 다문 채

청풍; (염화로 말을 건네고 있구나.) 생각할 때

<반각만 어떻게든 버텨주세요.> 청풍을 보는 위상영. 역시 입은 움직이지 않는데 말이 들린다.

청풍; (뭔가 수단이 있는 모양이다.) 알겠다는 표시로 고개 끄덕이며 다시 소지존을 보고. 그때

소지존; [이름을 말해라.] 쩌엉! 쩡! 왼손 다섯 손가락에서 30센티가 넘는 면도날 같은 섬광을 뽑아내며 다가오고. 이제 거리는 5미터 정도

소지존; [그래야 나중에 염라대왕에게 본좌가 죽인 놈이 누군지 고할 수 있을 테니...] 살벌하게 웃고

청풍; [원한다면 알려주지.] [나는 이청풍이다!] 일부러 거만하게 냉소하고

소지존; [이청풍?]

청풍; (당연히 처음 듣는 이름이겠지.) + [기억해둬라.]

청풍; [너를 죽인 게 누군지 염라대왕에게 고해야할 테니...] 비웃으며 옆으로 움직여 위상영과 떨어진다. 위상영을 보호하기 위해

소지존; [그 새끼...] 피식 웃고

소지존; [곧 죽어도 허세로구나! 내공 수위가 일, 이년 정도 밖에 안되는 주제에...] 스악! 이미 다가와 청풍을 베고 있는 소지존의 왼쪽 손에서 뻗어나온 섬광.

위상영; [!] 누운 자세로 비파를 끌어안다가 긴장. 하지만

슈악! 소지존의 공격에 실린 힘을 빌어 뒤로 휙 밀려나는 청풍.

소지존; [어!] 놀라는 소지존. 그러면서도 청풍을 추격하고

부악! 쩍! 그자의 왼손에서 내뻗친 섬광들이 사방에서 청풍을 난도질해오고. 하지만

휘익! 휙! 소지존의 공격을 흩날리는 깃털처럼 타고 나는 청풍

위상영; (쉽게 당하지는 않겠구나.) 띠리링! 작게 연주를 시작한다.

소지존; [쥐새끼 같은 놈!] [요상한 경신술을 익혔구나!] 부악! 쩍! 연달아 섬광을 긋지만 청풍은 그자의 공격이 다가오면 밀려난다.

청풍; (능파미보로 반각 정도는 충분히 버틸 수 있겠구나.) 휘익! 휙!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생각하고. 하지만

소지존; [그렇군!] 피식 웃으며 멈춰서고

츠츠츠! 그자의 왼손 다섯 손가락에서 돋아났던 섬광이 사라지고

휘릭! 청풍도 그자의 10미터쯤 앞에 날아 내리고

소지존; [어떻게 가능한 건지는 모르지만 네놈은 다른 사람의 힘을 이용해서 몸을 보호하는 재주를 지녔구나.] 징! 손바닥으로 청풍을 겨누고

청풍; (귀견수처럼 격공장(隔空掌;거리를 두고 쏘는 장풍)을 쓰려는 모양이다.) 긴장하며 옆으로 피하려 하는데

소지존; [공격을 해도 소용없다면 끌어들이면 되겠지.] 부악! 내민 소지존의 손이 진동하고. 그러자

화악! 강한 흡인력이 청풍을 끌어들인다. 마치 진공청소기가 빨아들이듯

청풍; (아차!) 콰드드! 두 발이 바닥을 긁으며 몸이 소지존에게 끌려가자 기겁하지만

소지존; [이리 와서 죽어라! 여기가 네놈이 죽을 자리다!] 부악! 엄청난 흡인력으로 청풍을 끌어당기는 소지존의 손바닥

청풍; (공력의 격차가 워낙 커서 저항 자체가 불가능하다.) 휘익! 그대로 소지존에게 끌려가며 허우적거리고.

소지존; [모가지를 부러트려주마!] 5미터쯤 앞으로 끌려온 청풍을 향해 손아귀를 내밀며 웃고

청풍; (벗어날 수가 없다!) 허우적대며 절망. 바로 그때

따당! 강한 비파소리가 들리고.

[!] [!] 소지존과 청풍이 모두 놀랄 때

[헉!] [컥!] 막혔던 숨이 트인 듯 퍼덕이며 깨어나는 색목쌍교. 그 옆에서 위상영이 누운 채 비파를 켜고 있고

띠리링! 본격적으로 비파를 켜는 위상영. 그러자

화악! 퍼덕이는 색목쌍교의 몸에서 연기같은 것이 치솟고

소지존; [음공으로 독기를 밀어내는구나!] 경악하고. 여전히 손으로 청풍을 끌어들이면서. 그러자

청풍; (기회!) 슈학! 이전보다 빠르게 조지존에게 끌려 들어가며 용봉철적으로 소지존의 목을 찔러가고

소지존; [억!] 뒤늦게 알아차리고 돌아보며 기겁하고. 하지만

쾅! 이미 청풍의 용봉철적이 그자의 목을 찌르고 있고

소지존; [케액!] 뒤로 날아가며 비명. 그러면서도

부악! 왼손으로 장력을 뿜어내고, 그자의 손바닥 앞에서 원형의 진동이 일어나고

청풍; (격공장!) 팟! 두 팔로 앞을 가리며 피하려 하지만

꽝! 청풍과 청풍의 주변을 강타하는 원형의 충격파

청풍; [컥!] 펑! 피를 토하며 뒤로 날아가고

소지존; [끄윽!] 목을 쥐고 휘청거리며 물러서고. 목에 원형의 자국이 생겼다.

콰당탕! 피를 토하며 등부터 바닥에 떨어지는 청풍. 절벽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소지존; [죽... 죽일 놈이...] 켁켁! 피를 토하며 청풍을 노려보고

청풍; (정확히 목젖 부분의 천돌혈(天突穴)을 찔렀는데도 치명상은 입히지 못했다.) 입과 코로 피를 토하며 일어나려 애쓰면서 보고.

청풍; (내 공력이 미약한 데다가 저자의 근골이 워낙 강인한 때문이다.) 일어나 앉으면서 보고

소지존; [찢어죽이고 말겠다.] 이를 갈며 그런 청풍에 덮쳐오려는데

펑! 펑! 지면에서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는 색목쌍교.

소지존; [아차!] 기겁할 때

[크아!] [죽인다!] 부악! 쩍! 좌우에서 도끼와 칼로 소지존을 쪼개고 베어오는 색목쌍교. 아주 막강한 힘이 실려 있게 묘사하고

청풍; (그 사이에 해독이 되었구나.) 일어나려 애쓰며 안도하고.

소지존; [큭!] 바웅! 다급히 양팔을 모으며 방어막을 일으키고

꽝! 쩡! 소지존의 방어막을 강타하는 색목쌍교의 칼과 도끼

펑! 텅! 두 여자의 도끼와 칼은 소지존의 방어막을 뚫지 못하고 튕겨지고. 하지만

소지존; [컥!] 충격 받고 피를 토하며 휘청이는 소지존, 여전히 방어막에 덮여있긴 하지만 충격을 받았다.

위상영; [배심(背心)과 백회(百會)를 쳐요!] 띠리링! 일어나 앉아 바위에 기댄 채 말하고. 비파를 켜면서. 그러자

[존명!] [죽인다!] 부악! 쩍! 다시 소지존을 공격하는 색목쌍교. 이교의 도끼는 소지존의 정수리로 내리쳐가고 일교의 긴 칼을 옆으로 돌면서 소지존의 등을 베어간다. 그러자

펑! 이교의 도끼는 방어막을 뚫고 들어가 소지존의 정수리에 거의 닿을 뻔하고

쩍! 서걱! 일교의 칼은 소지존의 등으로 파고 들어가 몸을 급히 돌리는 소지존의 허리에 깊은 상처를 낸다

청풍; (위소저는 저자의 호신강기의 약점을 정확히 간파하고 있구나.) 일어나며 비틀거리며 감탄하고

소지존; [크아!] 휘릭! 몸을 비스듬히 세워 팽이처럼 돌면서 색목쌍교의 협공에서 벗어나는 소지존. 꽝! 이교의 도끼는 바닥을 찍었고 일교의 칼은 소지존의 허리를 벤 후 다시 휘둘러지려 한다.

휘익! 단번에 10미터쯤 이동하며 비틀거리는 소지존

[여기가 네놈의 무덤이다.] [동강을 내주마!] 휘익! 쐐액! 폭발적으로 도약하며 소지존을 공격해가는 색목쌍교.

위상영; [직도황룡(直渡黃龍)!] [독벽화산(獨劈火山)!] 띠리링! 띠링! 비파를 연주하며 말하고. 그러자

일교; [직도황룡!] 쩍! 칼을 길게 내지르며 소지존에게 날아가고.

이교; [크아! 독벽화산!] 허공에서 비스듬히 도끼를 내리치려는 자세로 날아가고

소지존; [오늘은 내가 졌다!] 팟! 다급히 뒤로 날아오르며 외치고

소지존; [하지만 그냥은 못 가겠다!] 투캉! 손가락을 모았다가 강하게 튕긴다. 청풍을 향해서 튕기는데 그자의 손가락 끝에서 창 같은 기운이 터져 나와 날아가고

[!] 눈 부릅뜨는 청풍. 청풍의 앞으로 날아드는 투창 같은 섬광

위상영; [공자!] 비명

색목쌍교; [안돼!] [피해요!] 소지존을 공격하려다가 돌아보며 비명 지르고

청풍; (피할 수는 없고... 능파미보!) 부악! 몸이 투명한 막에 덮인다. 직후

꽝! 청풍의 가슴을 강타하는 섬광. 그러자

청풍; [컥!] 펑! 가슴에 강한 충격을 받고 뒤로 날아가는 청풍. 헌데 청풍의 뒤는 절벽 밖이다.

위상영; [안돼요!] 일어나려 하며 외치고. 하지만

휘익! 그대로 절벽 아래로 추락하는 청풍.

[이런...] [이공자!] 색목쌍교도 비명 지르며 급히 멈춰서고., 그때

소지존; [이만 작별이다!] 휘익! 날아오르며 웃고

색목쌍교가 돌아볼 때

소지존; [오늘 진 빚은 다음 번에 이자까지 붙여서 확실하게 받아낼 테니 기다리고 있어라!] 으하하하! 쐐액! 웃으며 멀리 날아간다. 하지만

위상영; [이공자...] 비틀거리며 절벽으로 가고. 색목쌍교는 이미 절벽 끝에 내려서서 아래를 보 있고. 하지만

절벽은 너무 깊어 바닥이 안보이고 중간에는 구름까지 걸려있다

위상영; [어떻게... 어떻게 되었는가요?] 울면서 다가오고.

일교; [유감이에요 아가씨.] 한손으로 위상영의 팔을 잡아서 부축하고

일교; [계곡이 너무 깊어서 요행을 바라기는 힘들 것 같아요.] 위상영과 함께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고

위상영; [믿기지 않아요! 그토록 강력한 수호령의 가호를 받는 분이 이렇게 비명에 간다는 것이...] 주르르! 눈물 흘리고. 그러자

이교; [허락하시면 제가 아래로 내려가 확인을 하고 오겠사옵니다.]

위상영; [그렇게 해주세요.] [시신이라도 안장해 주어야하니...] 끄덕

이교; [다녀오겠습니다.] 도끼를 등 뒤 허리띠에 끼우고

일교; [조심해라.]

이교; [그럴게.] 휙! 뛰어내리고. 이어

탁! 탁! 절벽의 돌출 부위를 밟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하강하는 이교

곧 절벽 가운데를 가린 구름 속으로 사라지는 이교

 

#72>

조금 떨어진 곳. 바위 뒤에 숨어서 지금까지의 상황을 훔쳐보고 있는 혈부용

혈부용의 시점. 일교에게 부축받은 위상영이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며 울고 있다

혈부용; (결국 오늘 위가년을 해치우려던 계획은 실패했네.) 샐쭉이고

혈부용; (이청풍이라는 놈이 돌연 끼어든 때문인데...) 뒷걸음질 치면서 청풍이 소지존을 공격하던 장면을 떠올리고

혈부용; (대체 어디서 그런 벽창호같은 놈이 튀어나온 걸까?) 뒤를 돌아보며 살금 살금 현장에서 떠나고

혈부용; (정체가 뭐든 소회주님 손에 죽었으니 궁금해 할 이유도 없겠지.) 달려가기 시작하고.

혈부용; (지금 내가 할 일은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어 울분에 떨고 있을 소회주님을 만나 위로해 드리는 일이다.) 배시시 웃고

혈부용; (이런 기회에 점수를 따두면 장차 천하무림의 안주인이 될 수도 있으니...) 날아가는 혈부용

 

#73>

종유석이 늘어진 상당히 큰 동굴. 동굴 입구에는 반투명한 유리같은 것이 쳐져 있고. 그 동굴 입구에 누군가 쓰러져있다. 청풍이다. 용봉철적을 쥔 채 반듯하게 누워있는데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있다. 가슴 부분에 심각한 상처가 나있다. 원형으로 움푹 들어간 자국이 있는데 그 자국 주위로 부러진 늑골들이 옷을 뚫고 삐져나와 있다. 소지존이 마지막에 날린 지풍에 맞은 상처. 헌데

탁! 동굴 밖에서 무슨 소리가 난다. 이어

탁! 탁! 동굴 아래에서 치솟아 오르는 이교. 헌데

휘익! 탁! 이교는 동굴 입구를 보고도 못 본 것처럼 지나간다.

곧 이교의 모습도 사라지고.

 

#74>

해가 지려 한다. 여전히 창천애

창천애 절벽 가에 여전히 일교의 부축을 받고 서있는 위상영.

이제 울지는 않지만 위상영의 얼굴은 초췌해져 있다.

위상영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들. #63>에 나온 장면들이다.

 

청풍; [존성대명이라니 가당치도 않습니다.] [소생의 이름은 이청풍이라고 합니다.] 포권하며 말하고

청풍; [그렇습니다.] [소생은 무림과는 인연이 없는 몸입니다.]

청풍; [아마 금시초문이실 텐데...] 쓴웃음

청풍; [명경환야곡은 소생이 최근에 만든 음률입니다.]

회상 끝

 

위상영; (스쳐가듯 만난 사이지만 마치 화인(火印)처럼 가슴에 새겨졌던 인물...)

위상영; (그와는 가볍지 않은 인연이 있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었다.)

위상영; (헌데 이토록 허무하게 세상을 떠날 줄이야.) 비탄에 잠긴 표정. 눈물이 그렁거리고. 그때

일교; [이교가 올라오고 있어요.] 아래를 보며 말하고

고개를 좀 더 숙여 아래를 보는 위상영

휘익! 휙! 탁탁! 절벽의 돌출 부위를 이리저리 밟으며 올라오고 있는 이교. 도끼는 등 쪽 허리띠에 끼운 모습으로

파팟! 손도 써서 절벽을 잡고 날아오르는데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일교; [시신은 발견하지 못한 것 같군요.] 내려다보며 말할 때

이교; [다녀왔습니다 아가씨!] 휘릭! 절벽 위로 뛰어올라오고. 젖가슴 출렁. 온몸이 땀으로 범벅

일교; [어떻게 되었어?] 대신 묻고

이교; [그게...] 난감

이교; [절벽 아래 계곡을 샅샅이 뒤졌지만 이공자의 시신은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어.] 위상영의 눈치를 보며

일교; [그건 이상하네. 이공자가 추락한 건 우리 모두가 보았는데...]

이교; [나도 그게 이해가 되질 않아.] [설령 분신쇄골 했다 해도 흔적이라도 남아있어야 하는데...]

이교; [마치 하늘로 솟았던가 땅으로 꺼졌던가 하는 것처럼 감쪽같이 사라졌어.]

일교; [혹시 계곡 아래쪽에 있던 짐승들이 시신을 끌고 간 게 아닐까?]

이교; [그렇다 해도 흔적은 남아있어야 하는데...] + [!] 말하다가 흠칫! 하고

위상영이 하늘을 보며 약간 미소를 짓고 있다

<아가씨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고 있어!> 놀라는 색목쌍교

위상영; (어찌 된 연유인지는 모른다.)

위상영; (하지만 더 이상 가슴이 저며지는 고통은 느껴지지 않는다.)

<멀지 않은 장래에 이공자를 다시 만날 것같은 예감이 든다.> 절벽 위에 서있는 세 여자 모습 배경으로 위상영의 생각 나레이션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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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험준한 봉우리들 사이에 난 고갯길. 그곳에 진을 치고 있는 네명의 사내. 넝마같은 긴 옷을 입은 험상궂은 자들인데 칼이나 도끼를 들었다. 헌데 눈에 흰자위가 없어서 전체가 새카맣다. 이렇게 새카만 눈이 지옥갱의 정예들인 지옥광전사들의 특징이다.

[!] [!] 지옥광전사들 흠칫! 하고

고갯길을 천천히 올라오고 있는 청풍. 용봉철적은 허리춤에 끼우고 있고

[저 놈...] [올라오면서 소문을 못 들은 건가?] 지옥광전사들이 눈 부라리며 볼 때

청풍; [어이구 힘들다.] 좀 헐떡이며 올라오고

청풍; [서악(西岳) 화산이 바위들로만 이루어진 악산이라는 소문이 사실이었어.] 헐떡이며 고갯마루로 올라오는데

[멈춰라!] 청풍의 앞을 막는 한 명의 지옥광전사. 지옥광전사1로 표기. 다른 세놈은 그 뒤에 서서 보고 있고

청풍; (이자들이로군!) + [왜... 왜 그러시오?] 겁에 질린 표정

청풍; (개개인이 황금전장 황금수라들을 능가하는 고수들이다.) + [산대왕들이시오? 그럼 헛수고 하셨소.]

지옥광전사1; [산대왕?] 피식 웃는 지옥광전사1

청풍; (방심하게 한 후 기습을 해야 승산이 있다.) + [소생은 과거에 낙방한 낙척서생(落拓書生)이라 동전 몇 닢이 전 재산이라오.]

지옥광전사1; [네놈이 지닌 재물 따위에는 관심없다.] [이 길은 막혔으니 좋은 말로 할 때 내려가라.] 눈 부라리고. 그러자

청풍; [아니 산대왕들도 아니면서 왜 길을 막고 있는 거요?] 두 손을 허리에 척 대면서 눈 부라리고

[뭐?] [허어! 저 놈이...] 어이없는 다른 지옥광전사들

청풍; [엄밀히 따지만 화산은 북경에 계신 황제폐하의 땅인데 이렇게 무단히 길을 막아도 되는 거요?] [당신들은 황법이 두렵지도 않소?] 삿대질까지 하고

지옥광전사1; [이놈 말하는 뽄새 보세.] 콱! 청풍의 멱살을 틀어잡고. + 청풍; [어이쿠! 왜... 왜 이러시오?] 멱살이 잡힌 채 비명

지옥광전사1; [과거에 떨어진 먹물이라더니 말이 참 많구만.] [한마디만 더 나불대면 머리통을 깨트려주겠다.]

청풍; [이... 이게 무슨 행패요? 귀하는 하늘이 무섭지도 않소?] 두 손으로 자기 멱살을 잡은 자의 손목을 잡고

청풍; (은원살법으로 이자를 해치우고 이자의 무기로 다른 자들을 공격하자.) + [내 관부에 당신들 전부 고발하고 말겠어.] 지지! 악을 쓰며 지옥광전사1의 손목을 잡은 청풍의 손이 약간의 벼락을 일으키고.

지옥광전사1; [고발 같은 소리를...] 피식 웃을 때. + [무슨 소동이냐?] 휘익! 고갯마루 위로 날아 내리며 외치는 사내의 형상

움찔! 하며 돌아보는 지옥광전사들

청풍; (한 명 더 나타났다!) 츠으! 움찔하며 손에서 일으키던 벼락을 지우고.

석헌중; [가급적 조용히 길을 통제하라고 하지 않았느냐?] 고갯마루에 서서 차가운 표정을 짓는 사내. 나이는 30살 정도. 사내답게 생겼고 건장하다. 무기는 큼직한 칼과 양손에 낀 강철 장갑이다. 다른 작품의 석헌중 캐릭터 차용

[소(小)갱주님!] [죄송합니다 소주!] 급히 허리 숙이며 포권하는 지옥광전사. 청풍의 멱살을 잡은 지옥광전사1도 급히 석헌중에게 고개 숙이고

청풍; (소갱주!) 눈 번뜩이며 석헌중을 보고. 석헌중은 고갯마루에서 청풍 쪽으로 오는 중이다.

청풍; (저자가 지옥갱의 소갱주인 모양인데...)

<악명 높은 지옥갱의 소갱주치고는 사내답고 진중하게 생겼다.> 다가오는 석헌중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그때

석헌중; [풀어드려라.] 멈춰서며 지옥광전사1에게

지옥광전사1; [예 소갱주님!] 급히 청풍의 목을 놔주고

석헌중; [수하들의 대접이 거칠었던 점 대신 사과하겠소.] 포권하고

청풍; [귀하는 그래도 말이 통하는구려.] 옷을 갈무리하고

석헌중; [이 위쪽에서 우리 지옥갱이 사업을 진행중이오. 불쾌하시겠지만 돌아가주시오.] 진지하게

청풍; [그러고 싶지만 내 형편상 두 번 다시 화산에는 올 수가 없소.] [무슨 사업을 진행중인지 모르지만 올라가게 해주시오.] 포권하며 애원하고

석헌중; [그건...] 난감

청풍; [절대... 절대 귀문의 일에 방해를 놓지 않겠소이다. 사정을 봐주시오.]

석헌중; (내공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걸 보면 무림인은 아닌데...) + [어딜 보려고 가시는 중이었소?]

청풍; [화산에 올랐으면 서악대제(西岳大帝)를 모신 도룡묘(都龍廟)를 참배해야하지 않겠소?] 진지하게

<서악대제의 묘를 참배하겠다?> <누가 먹물 아니랄까봐...> <하고 많은 명승을 두고 사당이나 구경하겠다는 건가?> 비웃는 지옥광전사들. 그러자

석헌중; [도룡묘.. 도룡묘라!] 중얼거리며 생각하다가

석헌중; [좋소. 도룡묘까지는 그리 멀지 않으니 지나가셔도 좋소.] 옆으로 물러서고

[소갱주님!] [지존회에서는 아무도 화산 중심부로 들이지 말라고 했는데...] 지옥광전사들 난감해하고

청풍; (지존회?) 눈 번득일 때

석헌중; [내가 책임지겠다. 지존회의 지시 상황은 묵살해라.] 지옥광전사들에게 말하고

[예.,..] [그리 하겠습니다.] 마지못해 대답하는 지옥광전사들.

청풍; [허락해주셔서 감사하외다.] 굽신거리며 석헌중에게 포권하고

청풍; [나중에라도 보답을 하고 싶은데... 존성대명을 알 수 있을지요?]

석헌중; [내 이름은 석헌중(石憲中)이오. 강호에서는 지옥군자(地獄君子)라는 과분한 별칭으로 통하고 있소.] 마주 포권하고

청풍; [지옥군자 석대협이셨구려. 소생은 이청풍이라고 하외다.] 포권하고

석헌중; [이청풍... 이서생이셨소이다.] 마주 포권하고

청풍; [인연이 있으면 다시 뵙기를 바라겠소이다.] 연신 굽신거리며 석헌중 앞을 지나가려는데

석헌중; [잠깐 기다리시오.] 부르고

청풍; (정체가 들통났나?) + [가르침이 남았소이까?] 돌아보고

석헌중; [도룡묘에 가신다니 방향이 정반대이긴 한데...] 생각하다가

석헌중; [실수로라도 서북쪽의 창천애 쪽으로는 가지 마시오. 자칫 살신(殺身)의 화를 입는 수가 있소.] 심각한 표정으로

청풍; [고마운 말씀, 잊지 않겠소이다.] 굽신

이어 돌아서서 고갯마루를 올라간다. 그걸 뒤에서 보는 석헌중과 지옥광전사들

청풍; (도룡묘 서북쪽의 창천애!) 눈 번뜩이며 고갯마루 정상에 이르고

청풍; (그곳에서 무슨 일인가 벌어지고 있다.) 생각하며 고갯마루를 내려가고

[...] 청풍이 고갯마루 너머로 사라지는 걸 보는 석헌중. 뭔가 생각하고. 그런 석헌중의 안색 살피는 지옥광전사1

지옥광전사1; [지금이라도 저자를 데려올지요?] 조심스럽게 말하고

석헌중; [그럴 필요없다.] 고개 젓고. 시선은 청풍이 사라진 고갯마루를 보며

지옥광전사1; [예...] 물러서고

석헌중; (이청풍... 무림에서는 들어보지 못한 이름인데...)

<어쩐지 마음에 걸리는 인물이다. 머잖아 다시 만날 것 같은...> 석헌중이 서있는 주변 모습 배경으로 석헌중의 생각 나레이션

 

#69>

<-창천애> 여전히 낮

휘익! 허공에서 날아 내리는 세 여자. 색목쌍교가 좌우에서 위상영의 팔을 하나씩 잡고 있다. 위상영은 품에 비파를 안고 있고

비석처럼 생긴 바위 근처로 내려서는 세 여자

위상영; [고마워요.] 색목쌍교의 손에서 풀려나며 말하고.

색목쌍교는 고개 숙이며 물러서고

이어 주변을 둘러보는 위상영

위상영; (어머니가 잠영혼을 통해 보낸 편지에 의하면 아버지는 오년 전 여기에 들르셨었다.) 주변 돌아보며 천천히 걸음을 옮기고

위상영; (화산에서도 가장 험한 곳이라 인적이 거의 닿지 않는 곳인데...) (아버지는 대체 무엇 때문에 여길 찾아오셨을까?) 생각. 그러다가

[!] 무언가 발견하는 위상영

절벽 가에 서있는 비석 닮은 바위. 물론 그 위에 발라진 독은 말라서 발라진 흔적이 안 보이고

위상영; (저 바위...) 눈 반짝

위상영; (어쩐지 사람의 손길이 닿은 것같이 느껴진다.) 바위로 다가가고

색목쌍교도 뒤따라 다가가고

몸을 숙여서 바위를 살피는 위상영. 그러다가

위상영; [이건...] 소스라치게 놀라고

일교; [왜 그러시는가요?] 가까이 다가오고

위상영; [이... 이 바위에 나있는 문양...!] [자연적으로 생긴 게 아니고 오래 전에 새겨진 고대의 상형문자예요.] 가까이 얼굴 가져가며 살피고. 비파는 왼손으로 품에 안았고 오른손으로 바위 표면을 만지려 한다

색목쌍교; [글자가 새겨져 있다면...] [부주님이 이곳에 오셨던 목적과 관련이 있겠군요.] 역시 흥분하고

이교; [고대의 상형문자라고 하셨는데... 어떤 내용인지 판독이 되는가요?]

위상영; [천애협로(天涯狹路)...] 슥! 바위의 윗부분에 나있는 굴곡들을 손가락으로 만지며 흥분하고.

위상영; [처음 구절은 천애협로인 것 같아요.] 스으으! 손가락이 닿은 부분에서 연기가 조금 일어나지만 알아차리지 못하고 글을 판독하는데 집중하는 위상영. 위상영이 만지는 그 굴곡이 <天涯狹路>라는 글과 비슷하다. #1>에 나온 장면을 차용

일교; [천애협로라면 우리 신선부를 상징하는 표어잖아요.]

이교; [그렇다는 건 이 바위, 아니 비석이 우리 신선부와 관련이 있다는 뜻이로군요.] 역시 흥분

위상영; [그런 것 같아요.] 츠츠! 손가락으로 바위를 더듬으며 글을 읽고. 그에 따라 바위에서 연기가 점점 더 많이 피어오르지만 알아차리지 못하고

위상영; [어쩌면 이 바위에 글을 새긴 것은 흑백신귀님들일지도 몰라요.] 집중해서 다른 글들을 읽고

일교; [삼백여 년 전, 흑백신귀 조사님들은 구대천마를 패퇴시킨 후 신선부로 돌아오지 않고 실종되셨었지요.] 위극겸의 뒷모습 보며

이교; [두 분이 마지막으로 날려 보낸 전서구에는 <원시천존(元始天尊)의 유적을 발견한 것 같다.>는 글이 적혀있었다고 들었어요.]

일교; [원시천존은 우리 신선부 뿐 아니라 숙적 마귀동의 시조이기도 한 고금제일인!] [그분의 유적을 발견했다면 흑백신귀께서 귀환을 미룬 것도 설명이 되어요.] 흥분한 표정으로 말하고

위상영; [그렇긴 한데... 이 바위에 적혀있는 내용은 너무 모호해요.] 바위를 만지며 찡그리고. 연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일교; [모호하다면...?] 눈치 채지 못하고 묻고

위상영; [천재지중(天在地中) 욕등투천(慾登投天)...] [하늘은 땅 속에 있으니 오르길 원하면 하늘로 몸을 던져라?] 글을 해석하며 갸웃

일교; [정말 알 수 없는 내용이군요.]

이교; [하늘이 어떻게 땅 속에 있을 수 있으며 몸을 던져야 하늘에 오른다니...] 이마 찡그리고

위상영; [확실한 것은 이 글이 결코 누군가의 장난이 아니라는 점...] + [!] 말하다가 눈을 치뜨고.

슈우우! 이제는 눈에 확 띠게 연기가 많이 일어난다.

위상영; (설마!) + [물러서요!] 비명 지르며 고개를 들지만. 그 직후

화악! 펑! 연기가 단번에 바위 전체에서 터져나와 주변을 뒤덮는다. 방심하다가 그대로 그 연기에 휩싸이는 위상영과 색목쌍교

[독...!] [내공이 흩어져요!] 털썩! 퍼억! 비명 지르며 나뒹구는 색목쌍교. 반면

털썩! 내공이 거의 없는 위상영은 증상이 덜해서 바닥에 주저앉고

[끄윽!] [끄윽!] 눈을 까뒤집고 벌벌 떠는 색목쌍교

위상영; [산... 산공독!] 헐떡이며 색목쌍교를 보고

위상영; [체온에 반응하는 산공독을 바위에 발라놓았구나.] 털썩! 등을 바위에 기대고. 바로 그때

[감탄 했소 병서시!] 짝! 짝! 박수치며 다가오는 사내. 얼굴에 뿔이 달리지 않은 귀신가면을 가면을 쓴 인물. 지존의 모습과 비슷하지만 차이점은 지존의 가면에는 뿔이 두 개 달려 있다는 점. 이자는 위진천이다. 하지만 가면을 쓰고 있을 때는 소지존으로 표기

소지존; [호천맹의 군사답게 본좌가 마련한 함정의 원리를 단번에 파악하시니 말이오.] 짝짝! 박수치며 다가오고

위상영; [당신... 당신은 누군데 이런 짓을 꾸미는 건가요?] 바위에 기대앉아 비파를 품에 안으면서

소지존; [내가 지존회의 소회주라면 설명이 되겠소?]

위상영; [지... 지존회 소회주!] 경악

소지존; [수하들은 본좌를 소지존(小至尊)이라 부르니 소저도 그리 불러주시구려.] 3미터쯤에 멈춰서고

위상영; [지존... 그 사람이 거둔 제자란 말인가요?]

소지존; [짐작하시는 대로요.] 끄덕

소지존; [회주께서는 바쁜 당신을 대신하여 천하를 장악하라는 사명을 제자인 본좌에게 맡기셨소.] 음산하게 눈 번뜩이고

위상영; [그렇다면 나와 지존의 관계도 알 텐데...] [나를 어찌할 생각인가요?] 소지존을 노려보고

소지존; [지존과의 관계를 들먹여서 요행을 바라진 마시오.] [지존께서는 소저의 망나니짓에 질려서 단호한 결정을 내리셨으니...] 가면 속에서 눈 번뜩이며 비웃고

위상영; [단호한 결정리라면 설마...] 전율

소지존; [소저가 두 번 다시 지존회의 군림대업을 방해하지 못하게 하라 하셨소.] 음산하게 웃고

위상영; [그런...] 전율과 불신

소지존; [그래도 안심하시오.] [소저는 물론이고 저 계집들도 처녀 귀신이 되게 하진 않을 테니...] 히죽 웃으며 손으로 자기 사타구니를 만진다. 색목쌍교를 보며

위상영; [당신은... 마귀로군요!] 노려보고. 비파를 연주할 자세를 취하면서

소지존; [찬사로 듣겠소.] 다가오고

소지존; [그 대신 저 두 년과 소저는 죽을 때까지 본좌의 노리개가 되어주셔야겠소.] 사악하게 웃으며 다가오다가

[!] 눈 부릅뜨는 소지존

찌링! 떨리는 위상영의 손이 비파의 줄을 건드린다

소지존; [설마 아직도 이혼비파를 탄주할 힘이...] 팟! 기겁하며 뒤로 날아오르고. 하지만 그 직후

위상영; [마귀답게 지옥으로 가세요!] 촤앙! 전력을 다해 비파의 현을 긋는다

꽝! 엄청난 충격을 받고 허공에서 퍼덕이는 소지존

[컥!] 푸학! 입과 코와 귀로 피를 토하는 소지존

퍼억! 그대로 바닥에 떨어진다.

소지존; [지랄...] 바닥에 떨어져서 벌벌 떨고

위상영; [쿨럭!] 피를 토하고. 안고 있던 비파가 옆으로 굴러 떨어지고

따당! 바닥에 떨어지며 요란한 소리를 내는 비파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소지존을 보는 위상영.

소지존; [끄윽...] 피를 게워내며 벌벌 떨고 있는 소지존. 하지만 죽지는 않았다.

위상영; (내공이 거의 다 흩어진 상태라 숨을 끊어놓지 못했다.) 그걸 보며 절망하고

위상영; (아무래도... 하늘이 나 위상영을 버리는 것 같구나.) 스륵! 바위 옆으로 쓰러지려 하고

털썩! 비석 닮은 바위 옆으로 쓰러지며 정신을 눈을 감는다

 

#70>

휘익! 험준한 바위 능선을 달려오는 청풍.

청풍; (지옥군자 석헌중의 말대로라면 이 근처가 창천애일 텐데...) 휘익! 주변 살피며 날아오고.

청풍이 달리는 곳은 설악산의 울산바위나 공룡능선 정상처럼 험하다

청풍; (너무 험해서 사람의 발길이 닿은 적이 거의 없어 보이는 곳이다.)

청풍; (대체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생각할 때

따다당! 멀리서 들리는 비파소리

청풍; [이... 이건!] 경악하고

청풍; [위소저의 비파소리다!] 휘익! 날아가고

청풍; [헌데 하늘 끝까지 치솟는 것 같은 날카로운 한 번의 탄주로 끝났다.] 눈을 부릅뜨고

청풍; [아무래도 위소저의 신상에 변고가 생긴 것 같다.] 휘익! 날아가고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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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견수; [원래는 서안으로 가는 도중 마차 채로 절벽에서 떨어트릴 생각이었다만...] 사악하게 웃고

움찔! 상념에서 깨어나는 청풍.

귀견수; [오늘 밤 네놈이 낌새를 눈치 채고 도주하려해서 부득불 내 손으로 죽일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칼로 겨누며

청풍; (위소저의 비파소리를 찾아간 것을 내가 도주한 것으로 착각하고 마각을 드러냈구나.) 노려보고

귀견수; [제법 그럴 듯한 무공을 숨기고 있었다만...] [네놈 실력으로 내 손에서 빠져나가는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이나 진배없다.]

귀견수; [괜한 고통 자초하지 말고 목을 늘여라. 그럼 단칼에 끝내줄 테니...] 칼을 흔들면서 다가오고

청풍; [과연 그렇게 될지 봅시다.] 냉소하며 두 손으로 용봉철적을 들어 입에 댄다

귀견수; [뭐하려는 거냐?] 피식

귀견수; [스스로를 위해 위령곡(慰靈曲)이라도 불려는 것이냐?] 웃는데

청풍; [들어보면 알 거요.] 삘릴리... 피리를 불고

귀견수; [무슨 수작인지 모르겠다만...] + [!] 말하다가 경악하고

화악! 갑자기 사방이 새까매지면서 귀견수의 모습만 남는다. 그리고 당분간 이 상태가 지속된다.

귀견수; (갑... 갑자기 사방이 칠흑같이 변했다! 술법을 쓴 건가?) 경악하며 주변 두리번. 그때

삘릴리! 다시 들리는 피리소리

귀견수; (아니다! 음공에 당한 것이다!) 양손으로 귀를 막고. 한손에는 칼을 든 채

귀견수; (청풍이놈이 부는 저 피리소리에는 시력을 상실하게 만드는 힘이 깃들어있다.) 삘릴리! 피리소리가 들리는 곳을 찾으며 두리번거리며 이를 갈고

귀견수; (시력을 되찾으려면 저 피리소리를 멈춰야한다.) 다시 양손을 귀에서 떼고. 삘릴리 그 배경으로 피리소리가 들리고

귀견수; (하지만 피리소리가 사방에서 들려 방향을 짐작할 수가 없다.) 이를 갈며 두리번거리고.

귀견수; (심장소리... 심장소리가 들리는 곳을 찾아야만 한다.) 귀를 기울이고. 삘릴리 피리소리가 이어지고

두근! 두근! 귀견수의 귀에 들리는 심장소리. 그러자

귀견수; (찾았다!) + [여기냐?] 펑! 칼을 들지 않은 왼손으로 한쪽을 향해 강력한 장풍을 날리고. 손바닥에서 다시 원형의 충격파가 튀어나간다.

쾅!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고

귀견수; (해치운 건가?) 장풍을 날린 자세로 기다리는 귀견수. 오른손의 칼도 휘두를 자세. 그때

삘릴리! 다시 들리는 피리소리.

귀견수; (실패했다!) (상대의 힘을 빌어서 몸을 날리는 요상한 무공으로 피했을 것이다.) 이를 부득 갈고. 그때

두근! 두근! 다시 심장 뛰는 소리가 들리고

귀견수; (이번에는 이쪽!) 심장 뛰는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홱 고개 돌리고. 이어

귀견수; [같은 수작에 또 당할 것 같으냐?] 확! 발을 들었다가

귀견수; [크아!] 쾅! 발로 강력하게 바닥을 구른다. 그러자

펑! 귀견수의 구른 발 앞으로 지면이 부채꼴로 확 터져나간다. 이제 검은 화면이 아니라 원래 강변 절벽 위 화면인데 절벽 쪽으로 힘이 터져나갔다.

귀견수; (시력이 돌아왔다!) 눈 부릅뜰 때

휘익! 절벽 쪽으로 무언가 날아간다. 길쭉한 물체인데 옷자락이 펄럭인다. 귀견수는 아직 시력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아서 그게 뭔지 정확히 안보이고 뿌옇게만 보인다.

귀견수; [놈!] 부악! 칼을 길게 휘두르고. 칼에서 긴 섬광이 내뻗치고

서걱! 절벽 밖으로 날아가던 그 물체는 칼에서 내뻗친 섬광에 그어지고. 하지만

휘익! 그대로 절벽 아래로 추락하는 그 물체

귀견수; (베었나?) 시력이 온전하지 않아서 비틀거리며 절벽으로 가고. 직후

첨벙! 절벽 아래에서 물소리가 들린다

절벽 끝으로 가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귀견수.

30미터쯤 아래쪽에 거친 강물이 흘러내려가고 있다.

귀견수; (청풍이놈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내 칼에 베인 후 강물에 빠졌다.) 강물을 내려다보고

귀견수; (만에 하나 청풍이 놈이 살아나기라도 하면 골치 아파진다.) 강변을 따라 절벽 위로 달려간다. 강물을 내려다보면서

귀견수; (강물을 따라 하류로 내려가면서 청풍이놈의 시체를 찾아야만 한다.)

<끝까지 귀찮게 하는 놈이로구나.> 멀어지는 귀견수. 헌데

 

귀견수가 발로 바닥을 밟아 터트린 장소에서 10여 미터 떨어진 곳의 갈대숲. 겉옷을 벗어버려 반팔 차림이 된 청풍이 갈대 사이에 누워 하늘을 보고 있다. 손에는 피리를 들고 있는데 입과 코로 피가 줄줄 흐르고 있고 목에서 상당히 깊은 상처가 나있다. 주변에는 쓰러진 고사목도 몇 개 있다.

청풍; (위기일발...) 하늘 보며 생각하고

이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한손으로 피리를 불면서 한손으로 옷을 벗는 자신의 모습. 그 근처에 굵은 고사목 토막이 하나 있다. 길이는 1미터쯤인데 굵다.

눈 뜬 장님이 된 채 서서 귀를 기울이고 있는 귀견수.

벗은 겉옷을 나무토막에 대충 걸치는 청풍. 한손으로는 피리를 입에 물고 불면서. 시선은 귀견수에게 향한 채. 이어

휙! 한손으로 나무토막을 들고 절벽 쪽으로 몸을 날리는 청풍

알아차리는 눈 뜬 장님 귀견수

[크아!] 고함지르며 강변쪽을 향해 발을 강하게 구르는 귀견수

휙! 나무토막을 절벽 쪽으로 던지며 자신은 뒤로 날아가는 청풍. 이제 피리도 입에서 떼었고

절벽 밖으로 날아가는 나무토막을 향해 칼을 휘두르는 귀견수

털썩! 그 사이에 청풍은 풀숲으로 등부터 떨어지고

회상 끝

 

청풍; (다행히 위기는 모면했다.) 하늘 보며 생각

청풍; (황금전장 경호무사들의 이인자답게 귀견수의 무공은 대단한 수준이었다.)

청풍; (위소저를 경호하던 두 여자에 비해도 그리 하수가 아닐 것이다.) 색목쌍교를 떠올리고

청풍; (당연히 끝까지 싸웠다면 내가 귀견수 손에 죽는 것으로 결말이 났겠지.)

청풍; (다행히 임기응변으로 위기를 모면하긴 했다만...)

청풍; (귀견수를 사주한 게 이세창일까 옥령이 어머니일까?) 이세창과 마은혜를 떠올리고.

청풍; (그게 누구든 옥령이와 내가 맺어지려면 숱한 역경을 넘어야만 한다는 게 분명해졌다.) 찡그리고

청풍; (과연 우리 둘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확신이 서지 않는구나.) 반달이 떠있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한숨 쉬고

 

#66>

<-화산(華山)> 낮. 험준한 산

<-창천애(蒼天崖)> 깊이를 알 수 없는 계곡 위의 절벽. #1>에서 위극겸이 이복동생 위극존에게 암살당한 그 장소인데 두 명의 인물이 무언가 하고 있다. 한명은 위진천. 다른 한명은 추괴하고 음침한 인상의 노인. <무쌍일지>에 나온 독심마타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이름은 독심마타.

독심마타는 왼손에는 손잡이가 들린 통을 들었고 오른손에 든 붓으로 비석같이 생긴 바위에 무언가를 바르는 중이다. 물론 그 바위는 위극겸이 살펴보던 그 비석이다.

바위 크로즈 업. 평평한 앞면이 갑골문자 같은 문양들로 덮여있다. 이끼도 덮여있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글자로 보이지 않는다.

독심마타; [이 바위에 바르고 있는 건 강력한 산공독(散功毒)일세.] 슥! 슥! 붓으로 바위에 투명한 액체를 바르면서 말하고

독심마타; [일단 중독되면 완전히 무기력해져서 산송장이 된다고 봐야지.]

독심마타; [소회주는 곧 병서시란 년을 마음껏 농락할 수 있게 될 게야.] 붓칠하며 음험하게 웃고

위진천; [천하 독문들의 종가 독성부(毒聖府)의 이인자이신 독심마타(毒心魔駝) 서(西)노사의 말씀이니 믿어야하겠지만...] 경계하고

위진천; [그렇게 강력한 산공독을 방호장비도 없이 다뤄도 되는 거요?] 독심마타가 붓칠하는 걸 경계하는 표정으로 보며

독심마타; [당연히 괜잖지.] 철퍽! 웃으며 붓을 통에 담그고

독심마타; [이 독은 적당한 온도가 가해져야만 활성화된다네.] 붓을 다시 꺼내고. 붓에서는 투명한 액체가 뚝뚝 떨어진다.

위진천; [적당한 온도라면...?]

독심마타; [인간의 체온이야.] 슥 슥! 붓으로 비석 같은 바위에 다시 투명한 액체를 칠하며 말하고

위진천; [허어!] 놀라고

독심마타; [뿐만 아니라 이 산공독은 강력한 연쇄반응을 일으킨다네.]

독심마타; [일단 누군가 맨손으로 이 바위를 만지면 모든 산공독이 폭발적으로 기화하여 일대를 휩쓸어버리는 것이지.] 히죽 웃고

위진천; [바위에 새겨져 있는 글씨를 확인하려고 손을 대면 끝장이겠소.]

독심마타; [병서시란 년이 만독불침(萬毒不侵)이 아닌 이상 이 함정에서 무사하진 못할 테니 기대하게나.] 음험하게 웃고. 그때

[소회주님!] 휘익! 뒤로 날아 내리는 혈부용

위진천; [왔느냐?] 돌아보고. 독심마타도 힐끔

혈부용; [위상영이 화산으로 접어들었다는 보고가 들어왔사옵니다.]

위진천; [그년이 제때 맞춰서 도착했군.] 히죽

위진천; [호천맹의 다른 인간들은 안보이고?]

혈부용; [수신호위인 색목쌍교만 대동한 것이 확인되었사옵니다.]

위진천; [집안일이라 호천맹까지 끌어 들이고 싶진 않겠지.] 끄덕이고

위진천; [그래도 혹시 모르니 이곳 창천애로 통하는 모든 길목에 혈세사패를 배치해라.] [괜한 방해가 끼어들지 않도록!]

혈부용; [분부 받들겠사옵니다.] 허리 숙이고

휘익! 다시 날아 내려가는 혈부용

독심마타; [소회주의 첩인가?] 힐끔 혈부용의 뒷모습 보고

위진천; [첩은 아니고... 대대로 우리 집안에 봉사해온 종의 딸년이오.]

독심마타; [종의 딸년도 종...] [헌데 종년치고는 기막힌 종년을 두셨구만.] 입맛을 쩝쩝 다시고

위진천; [구미가 당기시면 혈부용 저년의 꿀단지를 한번 맛보게 해드리겠소.] 히죽 웃으며 수작 부리고

독심마타; [그거야 불감청이언정 고소언이네만...] [나같이 추하고 늙은 놈을 소회주의 종년이 받아줄지 모르겠군.] 입맛 다시고

위진천; [서노사의 자랑인 독을 쓰면 되지 않겠소?]

독심마타; [허어! 역시 소회주는 통도 참 크구만. 종년을 내놓는 것 뿐 아니라 독을 쓰는 것까지 권장하다니...] 눈 희번덕

위진천; [처녀도 아닌 계집 하나 제공하는 게 뭐 그리 대수겠소?]

위진천; [오늘 일만 계획대로 진행되면 혈부용을 안게 해드리리다.] 사악하게 웃는 위진천의 얼굴 크로즈 업

 

#67>

화산의 어느 골짜기. 산길인데 오르막이다. 사람들이 제법 오고 간다. 대부분 봇짐을 진 장사치들이다.

그 사람들 틈에 끼어서 걸어가는 청풍. 겉옷을 새로 사서 입었고 허리춤에는 용봉철적을 끼우고 있다. 헌데 목을 붕대로 감고 있어서 지나가던 사람들이 힐끔거리며 본다.

청풍; (나도 모르게 발길이 이곳 화산으로 향했다.) 쓴웃음 지으며 걸어가고

그런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위상영의 말. #63>의 장면

 

위상영; [저희는 화산으로 간답니다.] 열린 창문을 통해 내다보며 말하고,

 

청풍; (위소저가 떠나면서 남긴 그 말 때문에 나도 모르게 발길이 화산으로 향하게 된 것인데...)

청풍; (하긴 딱히 달리 갈 곳도 없는 몸이긴 하다.) 한숨

청풍; (이세창의 독단적인 결정인지, 아니면 마님이나 장주의 뜻인지 모른다.) (확실한 것은 황금전장이 날 제거하려 한다는 사실이다.)

청풍; (그리고 황금전장의 이목은 중원 도처에 깔려있다.)

청풍; (황금전장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는 당분가 외진 곳으로만 다녀야한다.)

청풍; (어제 머물렀던 화음에서 그리 멀지 않은 이곳 화산으로 온 건 올바른 선택이었다.)

청풍; (어떻게든 살아서 북경으로 돌아가야 한다.)

청풍; (죽을 때 죽더라도 옥령이를 만나봐야 하니...) 생각하는데

앞쪽 고갯마루 쪽에서 사람들이 허둥대며 달려온다. 상인들로 보이고. 그러자

고갯마루 쪽으로 가던 사람들이 멈춰서고

[으으!] [히익!] 겁에 질려 달려오는 사내들

[왜 그러시오?] [무슨 일이오?] [산대왕(山大王;산적)들이라도 나타난 거요?] 멈춰 선 사람들이 묻자

[다... 다른 길로 돌아가시오.] [고갯마루에 지옥갱의 악귀들이 진을 치고 있소.] [객기 부렸다가는 목숨 부지하기도 어렵소!] 겁에 질려 외치면서 아래로 달려 내려가는 사내들. 그러자

[지... 지옥갱!] [지옥갱의 악귀들이 진치고 있다고?] [돌... 돌아가세!] 멈춰 섰던 사람들 겁에 질려 왔던 길로 달려 내려간다. 청풍만 남아서 그런 사람들을 돌아보고

[젊은이! 그 길로 가면 안되네.] [빨리 내려오게나.] 사람들이 달려내려 가며 청풍에게 외치지만. 청풍은 멈춰 서서 고갯길 위를 보는 청풍

청풍; (지옥갱...) (삼 년전쯤부터 강호에 나타나 피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혈세사패중 한 세력...) 다시 앞으로 걸음 옮기고

청풍; (지옥갱의 인간들은 일단 싸움이 붙으면 지옥에서 뛰쳐나온 악귀나찰같이 변한다던가?)

청풍; (하지만 다른 무림인들처럼 양민들은 건드리지 않는다고 알려져 왔는데...) 눈 번뜩이고

청풍; (지옥갱이 화산에서 뭔가 일을 꾸미고 있는 것일까?) 생각하다가

위상영을 떠올리는 청풍.

청풍; (지옥갱이 길을 막고 있는 게 어쩌면 위소저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청풍; (위험할지도 모르지만 올라가 봐야한다.)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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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다시 청풍이 위상영과 음공 대결을 펼친 강가

색목쌍교; [아가씨!] [무사하십니까?] ! 휘익! 마차에서 날아 나온다. 손에 각자의 무기인 긴 칼과 도끼를 들고 있다. 일교가 든 칼은 칼집에 들어있다.

정자 안에 앉아있는 위상영. 한손으로 비파를 안고 한손으로는 소매로 입을 가리고 있다. 몸이 좀 흔들리고

색목쌍교; [아가씨!] [무슨 일이옵니까?] 휘익! ! 다급히 정자 앞으로 날아내리고

위상영; [나는 괜잖아요.] 소매로 입을 가리며 말하고. 하지만

똑똑! 소매 아래쪽으로 흘러 저고리와 치마를 적시는 피

일교; [내상... 내상을 입으셨군요.] ! 사색이 되어 정자로 뛰어들고. 이교는 주변을 경계하고. 그러다가

[!] 무언가 깨닫는 일교

위상영이 소매로 입과 코를 가린 채 한쪽을 보고 있다. 물론 청풍이 있는 바위 쪽이다.

홱 돌아보는 일교. 이교도 돌아보고

바위 위에서는 청풍이 힘겹게 일어나 앉고 있다.

일교; [죽일 놈!] ! 고함지르며 미사일처럼 바위로 날아간다. 칼을 칼집에서 뽑는 자세로. 이교도 놀라 돌아보지만 위상영을 지켜야하므로 정자 앞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도끼를 두 손으로 움켜쥔 채

바위 확 크로즈 업. 그 위에서 청풍이 일어나 앉으며 피를 게워내고 있다. 한손에는 용봉철적을 들고 있고

일교; [감히 개수작을 부려?] 부악! 바위 위로 날아 내리며 벼락같이 칼을 몇 번 긋는다. 그러자 여러 개의 섬광이 내뻗쳐 바위와 청풍을 수직으로 쪼개려는 모습이 되고

청풍; (위험!) 휘익! 다급히 뒤로 날아오른다

! 그런 청풍에게 날아드는 긴 섬광 한 가닥. 수직으로 쪼개려는 모습.

위상영; [!] 눈 치뜨고. 이교도 흠칫하지만

청풍; (능파미보!) 화악! 눈 치뜨는 청풍의 몸이 막 같은 것에 감싸이고. 그러자

화악! 날아드는 섬광이 그 막을 밀기만 할 뿐 베고 들어오진 못하고

휘익! 그에 따라 청풍의 몸이 바람에 날리는 깃털처럼 뒤로 확 밀려가고

[!] 놀라는 위상영

이교; [무슨...] 역시 놀라고.

일교; (내 도기를 빌어서 바람에 흩날리는 깃털처럼 날아간다?) 부악! ! 경악하면서도 칼을 휘두르는 걸 멈추지 않고

쩌쩍! 콰쾅! 바위가 위에서 아래로 쪼개진다. 일교의 칼에서 내뻗친 도기가 바위를 수직으로 몇 번 쪼갠 건

청풍; (가공...) 휘익! 멀찍이 날아 내리며 놀라고. 콰콰쾅! 그 앞쪽에서 바위가 여러 개로 쪼개져 넘어지고 있고

일교; [크아!] 다시 날아오며 칼질을 하고

청풍; (이제껏 본 적이 없는 절세고수다!) 용봉철적을 들어 맞서려 하고. 바로 그때

띠잉! 강한 비파소리가 현장을 울리고. 그러자

[!] 청풍을 공격하다가 뭔가 느끼고 눈 부릅뜨는 일교

휘익! ! 공격을 멈추고 허공에서 홱 팽이처럼 도는 일교. 청풍을 공격하던 칼을 거두기 위해서. 그 일교 몸에 휘말려 공기가 돌아가는 게 보이고

청풍; (비파소리를 듣고 공격을 멈췄다.) 정자 쪽을 보고.

정자 안에 앉아있는 위상영이 비파를 켜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교가 눈을 강렬하게 빛내며 정자 앞을 지키고 있는 것도 보이고

휘익! 허공에서 팽이처럼 몇 번 돈 일교가 청풍의 앞쪽 5미터쯤에 내려서고. 시선은 정자를 향해서. 그때

위상영; <그분을 모시고 오세요.> 입을 열지 않았는데 말소리가 들린다. 청풍 쪽을 보는 자세로 앉아서

청풍; (입을 열지 않았는데 말소리가 바로 귀에 들린다.) 위상영을 보며 놀랄 때

일교; [예 아가씨!] 정자를 향해 고개 숙이고.

청풍; (무림인들이 흔히 쓰는 전음입밀(傳音入密)은 아니고...) (정신력으로 의사를 전달한다는 염화(念話)인 모양이다.) 생각하며 놀랄 때

일교; [아가씨께서 청하신다. 함께 가자.] 칼집을 든 왼손을 마차쪽으로 뻗어서 가자고 청하는 자세를 취하고

청풍; [신세를 지겠습니다.] 고개를 조금 숙이며 대답하면서 일교에게 걸어가고

양손에 칼집과 칼을 나눠 든 일교가 앞장서고 그 뒤를 청풍이 따라간다.

쿠오오! 앞장 서 가는 일교의 뒷모습. 무시무시한 기운을 뿜어내는 게 보이고

청풍; (내공이 최소한 이갑자(二甲子) 이상으로 보인다.) 놀라고

청풍; (나보다 잘 해야 몇 살 많은 것같은 여자가 어떻게 저토록 심후한 내공을 지닐 수 있단 말인가?)

<더 놀라운 건 저런 절세고수 두 명을 수하로 부리는 여자가 있다는 사실이다.> 일교의 앞쪽. 양손으로 도끼를 움켜쥔 이교가 역시 무시무시한 기운을 뿜어내며 서있고 그 뒤 정자 안에 위상영이 앉아있는 걸 배경으로 청풍의 놀람. 위상영은 여전히 소매로 코와 입 부분을 가리고 있어서 아직 얼굴이 완전히 청풍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 사이에 정자 입구에 이르는 일교. 이교는 옆으로 물러서며 차가운 시선을 청풍에게서 떼지 않고

일교; [아가씨!] [초청하신 자를 데려왔사옵니다.] 청풍을 소개하고

위상영; [수고했어요.] 고개 조금 끄덕이고.

일교; [이리로...] 옆으로 물러서며 청풍을 보는 일교. 청풍에게 정자 입구로 오라는 시늉하며. 이교와 반대쪽으로 물러선 상태.

청풍; [고맙습니다.] 정자로 다가가는 청풍

청풍; (가까이에서 보니 더 젊다. 잘 해야 나보다 한두 살 정도 연상...) 정자로 다가가며 생각할 때

[...] 위상영의 눈이 빛나고

다가오는 청풍의 모습. 헌데. 쿠오오오! 청풍의 뒤로 황제 복장의 거인이 흐릿하게 보인다. 눈을 부라리며 위상영을 노려보는 모습. 홍무제 주원장의 혼백이다. 귀신을 볼 수 있는 위상영에게만 보이는 혼백이다.

위상영; (이제껏 접해본 적이 없는 강력한 혼백의 가호를 받고 있다.) + [뜻밖의 장소에서 기인을 뵙게 되는군요.] 소매로 입과 코를 가린 채

청풍; [기인이라니 감당할 수 없습니다.] 멈춰서며 포권하고

위상영; [겸양은 거두어주세요.] [저의 수혼몽유곡을 깨트리신 것만으로도 음공으로 일절(一絶)이란 찬사를 들으시기에 충분하니까요.] 고개 조금 숙이고

청풍; (자신의 음공에 자부심이 대단한 여자로구나.)

위상영; [실례지만 존성대명(尊姓大名)을 들을 수 있을지요?]

청풍; [존성대명이라니 가당치도 않습니다.] [소생의 이름은 이청풍이라고 합니다.] 포권하며 말하고

위상영; [이청풍...] 되뇌이고

청풍; (이름이 알려진 사람들중에서 내가 누군지 알아내려는 모양이다.) 생각할 때

위상영; [무림에 몸을 담고 계신 분은 아니시로군요.]

청풍; [그렇습니다.] [소생은 무림과는 인연이 없는 몸입니다.]

위상영; [무림인이 아니면서 그토록 놀라운 음공과 경신술을 지니셨다니... 직접 보고도 믿기지가 않는군요.]

청풍; [인연이 닿아 잔재주를 조금 배웠을 뿐입니다.]

위상영; [저의 수혼몽유곡을 깨트린 음률이 무엇이었는지요?]

청풍; [명경환야곡이라고 합니다.]

위상영; [명경환야곡...] 되뇌이고

<그런 음공이 있었나?> 어리둥절하는 색목쌍교

청풍; [아마 금시초문이실 텐데...] 쓴웃음

청풍; [명경환야곡은 소생이 최근에 만든 음률입니다.]

[... 음공을 직접 만들었다?] [말도 안되는...] 경악하는 색목쌍교.

위상영; [손수 음공까지 만드시고... 역시 기인이시군요.] 조금 눈을 치뜨고.

청풍; [부끄럽습니다.] 쓴웃음

위상영; [올해 연세가...]

청풍; [열여덟, 곧 열아홉 살이 됩니다.] + (나도 모르게 나이를 부풀리게 되는군.)

<점입가경!> <겨우 열여덟 살짜리 애송이가 직접 음공을 만들었다고?> 색목쌍교의 경악과 불신

위상영; [젊으시군요.] ! 입과 코를 가렸던 소매를 내리고

위상영; [이래서 세상은 놀라움으로 가득 차있다는 말이 생겼는지도 모르겠어요.] 완전히 소매를 내리고. 순간

청풍; [!] 눈 치뜨고

<... 아름답다!> 청풍의 전율을 배경으로 완전히 얼굴이 드러나는 위상영. 청초하고 여린 모습. 그러면서도 고고한 인상. 절세미녀로 묘사. 가슴 앞자락을 피로 물들어 있고

청풍; (이토록 아름다운 여인이 세상에 존재했다니...) 넋이 나간 표정

<저 반응은 다른 사내들과 다를 바가 없네.> <하긴 아가씨의 미모에 넋이 나가지 않을 사내는 존재하지 않지.> 냉소하고 그러면서도 뿌듯한 표정이 되어 청풍을 흘겨보는 색목쌍교. 그때

위상영; [공자의 이름을 들었으니 제 소개도 해야겠지요.] 미소 지으며 말하고

퍼뜩! 정신을 차리는 청풍

청풍; [... 세이경청하겠습니다.] 얼굴 붉어진 채 포권하고

위상영; [저의 이름은 위상영(威霜英)이에요.]

청풍; [... 위소저셨군요.] 정신이 몽롱해져서 더듬으며 포권하고

위상영; [저를 아는 분들은 과분하게도 병서시(病西施)라는 별호로 불러주신답니다.] 얼굴 약간 붉어지고

청풍; [병서시!] 놀라며 손을 내리고

청풍; [지병이 있는지요?] 살펴보며

위상영; [타고난 고질이라 평생을 안고 가야하는 가시랍니다.] 애절하게 웃고

청풍; (저 애잔한 미소...) 욱신! 가슴이 쑤시는 청풍

청풍; (마치 송곳처럼 가슴을 후벼 파는 위험한 미소다.) 침 꿀꺽

위상영; [아무래도 이공자와 저는 인연이 있는 듯 하군요.] ! 의자에서 일어나고

위상영; [하지만 오늘은 이쯤에서 작별을 고해야할 것 같아요.] 비파를 안고 고개를 조금 숙이고

청풍; [아 예...] 엉겁결에 고개를 같이 숙이는데. 그 직후

[!] 놀라며 고개 드는 청풍

! 정자에는 이미 아무도 없다. 그리고

청풍; (사라졌다!) 마차 쪽을 홱 돌아보는 청풍

! 어느 틈에 마차의 문 바로 앞으로 다가가고 있는 위상영. 그 뒤를 색목쌍교가 서둘러 달려가고 있다. 일교는 칼집에 넣은 칼을 허리에 차고 있고 이교는 도끼는 등에 비스듬히 짊어졌다.

청풍; (무공을 쓴 것같진 않은데... 순간적으로 마차 앞에 나타났다.) 마차로 다가가는 위상영의 뒷모습 보며 경악하고

<설마 술법을 쓴 것인가?> 청풍의 놀람 배경으로 일교의 부축을 받아 마차로 올라가는 위상영. 이교는 마부석으로 올라가고 있고.

이교; [그만 일어나라!] 찰싹! 마부석에 앉아 두 손으로 쥔 고삐를 아래위로 흔들어 말들의 엉덩이를 치고. 그러자

히힝! 푸르르! 움찔하며 깨어나는 말들

그 사이에 일교는 마차의 문을 닫아주고 있고. 마차의 문에 달린 창문은 열려있다.

청풍; [어디로 가시는지요?] 자기도 모르게 마차를 향해 가며 외치고.

돌아보는 일교와 이교. 일교는 마부석에 올라가려다가 돌아보는데

위상영; [저희는 화산으로 간답니다.] 열린 창문을 통해 내다보며 말하고,

청풍; (화산...) 생각할 때

이교; [이랴!] 철썩! 두 손으로 쥔 말고삐를 채고. 그 사이에 일교는 마부석에 올라갔고

드드드! 말들이 움직이며 마차가 가기 시작한다.

움직이는 마차 안에서 손을 들어 보이는 위상영.

자기도 모르게 손을 들어 보이는 청풍.

곧 멀어지는 마차

청풍; (... 이 감정은 대체 뭔가?) 넋이 나간 표정으로 마차의 뒷모습을 보고, 들었던 손을 내리며

청풍; (가슴이 주체할 수 없이 뛰고 귓속에서는 수많은 벌이 윙윙거리는 것 같다.) 얼굴 벌개진 채 침 삼키고

청풍; (이건 장래를 약속한 옥령이와 있을 때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다.)

그 사이에 완전히 멀어지는 마차

청풍; (아무래도 내가 중병에 걸린 모양이다.) 그걸 보며 한숨 쉬고.

 

#64>

달빛 아래 달려가는 마차. 색목쌍교가 마부석에 앉아있다. 이교가 고삐를 잡고 있고

창문을 통해 위상영의 모습이 보인다. 뭔가 생각에 잠긴 표정이고

위상영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정자로 다가오는 청풍의 뒤로 황제 복장을 한 거대한 인물 형상이 떠오르던 장면

위상영; (어느 왕조의 황제였을까?)

위상영; (강호에 나온 이래 지금까지 보았던 수호령(守護靈)중 가장 강력한 존재였다.) (나조차도 하마터면 혼백이 몸을 빠져나갈 정도의 위압감을 지닌...) 가슴을 눌러 진정시키려 하고

위상영; (이청풍이란 그 인물...) 청풍을 떠올리며 얼굴이 좀 붉어지고

<어쩌면 하늘이 나 위상영을 가엾이 여겨 보내준 신장(神將)일지도 모르겠구나.> 달려가는 마차를 배경으로 위상영의 생각 나레이션

 

#65>

달빛이 비추고 있는 강변. 한쪽이 높은 절벽으로 이루어졌는데 절벽 위는 갈대가 무성하고 나무들도 드문드문 서있다. 죽어서 쓰러진 나무들도 보이고.

그 강변을 걸어오는 청풍. 피리는 오른손에 들고 있는데 넋이 나간 표정이고.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위상영의 모습

청풍; (꿈을 꾼 걸까? 아니면 호선(狐仙;여우 귀신)에라도 홀린 걸까?)

청풍; (그렇게 아름다운 여자가 인간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걸까?)

청풍; (잠깐 스쳐간 그 여자 모습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아서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다.) 한숨 쉬고

청풍; (정신 차려라 이청풍! 네게는 과분하고도 과분한 약혼자가 있지 않느냐?) 벽옥령을 떠올리며 한숨 쉬고

청풍; (그 여자가 아무리 아름다워도 옥령이를 울리면 안된다.) 자신의 품에 안겨 울던 벽옥령을 떠올리고

청풍; (옥령이는 내가 천한 종의 신분인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집을 오겠다는 착한 아이인데...) 생각할 때

<여기 있었군!> 휘익! 음성과 함께 누군가 청풍의 앞으로 날아 내린다. 흠칫! 하며 멈춰서는 청풍

휘릭! 청풍의 앞쪽 5미터쯤에 내려서는 자. 물론 귀견수다.

청풍; [부영반님!] 반색하며 다가가고.

청풍; [여긴 어인 일로...] + [!]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화악! 귀견수의 몸에서 뿜어지는 날카로운 기운. 귀견수는 망토 속에서 칼의 손잡이를 잡고 있고

청풍; (살기!) ! 경악하며 뒤로 물러서려고 할 때

스악! 이미 청풍의 목을 긋고 있는 반원형의 섬광

청풍; [!] 목에서 피를 뿌리면서 비틀거리는 청풍. 상처가 그리 깊지는 않지만 피가 뿜어진다.

귀견수; (얕았다!) 쐐액! 칼을 휘두른 자세로 청풍에게 쇄도하는 귀견수

청풍; (생각지도 못한 기습이라 피하지 못했다.) + [당신 무슨 짓을...] 목의 상처를 왼손으로 누르며 고함지를 때

귀견수; [잘 가라!] 스악! ! 청풍의 바로 앞에까지 들이닥쳐서 종횡으로 칼을 긋는 귀견수. 칼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다

청풍; (날 죽이려고 한다!) 화악! 몸이 투명한 막에 덮여 뒤로 날아가고

스악! ! 휘익! 청풍의 몸을 종횡으로 베는 귀견수의 칼의 섬광과 그것에 밀려 깃털처럼 휙 날아가는 청풍

귀견수; (이게 무슨... 바람에 흩날리는 깃털처럼 내 도기에 밀려 날아가다니...) ! 경악하면서도 벼락같이 다가서며 칼을 길게 찌르는 귀견수, 펜싱 하듯 내지르는 그자의 칼에서 섬광이 내뻗치고. 하지만

슈악! 이번에도 그 섬광에 밀려 휙 뒤로 날아가는 청풍. 왼손으로 목을 쥔 채

귀견수; [요상한 무공을 쓰는구나!] 쐐액! 날아가는 청풍을 벼락같이 추격하며 눈을 부릅뜨고

귀견수; [그래봤자 애들 장난일 뿐이다!] ! 날아가며 왼손으로 장풍을 날린다

청풍에게 날아가는 원형의 충격파. 직경이 3미터쯤 된다

청풍; (아차!) ! 옆으로 날아 피하려 하지만

! 그대로 청풍을 강타하는 원형의 충격파. 청풍의 몸은 얇은 막에 덮여있지만 주변 전체가 장풍에 휩쓸리면서 충격을 받는다

청풍; [!] 후두둑! 피를 토하며 뒤로 날아가

콰당탕! 등부터 바닥에 나뒹구는 청풍

귀견수; [역시 생각했던 대로였다.] 휘익! 청풍의 앞으로 날아 내리고. 청풍은 피를 게워내면서 일어나려 애쓰고 있고

귀견수; [상대가 공격하는 힘을 빌어서 날아다니는 요상한 무공을 익혔지만 내공 자체는 형편없이 약했다.] 음산하게 웃으며 다가오고. 청풍은 이제 겨우 일어났고.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리면서

귀견수; [그래서 주변 전체를 날려버리는 장력에는 견디지 못한 것이다.]

청풍; [... 왜 이러시는 겁니까 부영반?]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뒷걸음질치고. 오른손에 들린 피리를 앞으로 내밀어 방어 자세를 취하면서

귀견수; [누구보다 머리 좋은 놈이니 짐작 가는 게 있을 텐데...] 음산하게 웃으며 칼을 겨누며 다가오고. 순간

[!]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50>에 나온 장면들이다

 

마은혜; [청풍이 너, 과거시험 보러 가서 무슨 실수를 한 거냐?] 노려보고

벽옥령; [엄마! 왜 또 청풍오빠를 닦달하는 거야?]

마은혜; [지금 닦달하지 않게 되었느냐? 자칫하다가 저놈이 세황이를 대신해서 과거시험을 봤다는 게 들통 날 수도 있는데?] 청풍을 손가락질하고

벅옥령; [저놈이라니?] [그게 사위 될 사람에게 할 말이야?] 대들고

마은혜; [사위는 무슨!] [자칫하다가는 우리 가문을 풍비박산 낼 수도 있는 놈인데...] 코웃음치고

회상 끝

 

청풍; [마님...] 이를 갈고. 뒷걸음질을 치면서

청풍; [마님이 날 없애라고 한 거요?] [대리시험을 본 게 들킬지도 모르는 후환을 없앨 겸 옥령이를 좋은 혼처로 시집보내기 위해서...?] 귀견수를 노려보고

귀견수; [마님의 뜻인지는 알 수 없다.] [나는 다만 총관의 지령을 수행할 뿐이다.] 천천히 다가오면서

청풍; (이세창!) 이세창을 떠올리고

청풍; (그자가 마님의 사주를 받은 것인가? 아니면 독자적인 판단으로 날 없애기로 한 것인가?) 이를 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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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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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 (열여덟 살이 되려면 아직 한 달은 더 기다려야 한다.) 심호흡

청풍; (하지만 더 이상 무공 수련을 미룰 수는 없다.) (황금전장을 나온 이상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만나게 될지 모르니...) 다시 눈을 감고

청풍; (아직 밤은 길게 남았으니 일주천을 한 번 더 하자.) 스스스! 스스! 청풍의 몸 여기저기에서 가는 실 같은 연기들이 빠젼오기 시작하고

청풍; (비록 내공을 수련하지 않았지만 나는 황금전장의 장경각에 수장되어 있는 천여 권의 무공비급을 모두 깨우쳤다.) 슈우! 청풍의 몸 여기저기에서 돋아나오는 가는 연기들이 점점 짙어지고.

청풍; (천여 권의 비급들은 황금전장이 막대한 돈을 들여 수집한 것인 만큼 범상한 내용은 거의 없었다.) 그 연기들은 다시 청풍의 코로 흘러들어가고

청풍; (다만 아버지의 분부를 따르느라 그 비급들의 무공을 익히지는 못했다.) (대신 분석하고 연구하는 데 매진했으며...) 코로 연기들을 마시면서

청풍; (그 결과 이화접목, 능파미보등의 무공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청풍; (내가 만들어낸 무공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철환구전공(轍環九轉功)이다.) 연기가 더 짙어지고

청풍; (도가, 불가, 속가, 심지어 마공까지 참조해서 만든 내공심법인데...)

청풍; (한번 운기조식하면 진기가 수레바퀴처럼 돌면서 거푸 아홉 번을 대주천(大周天; 진기가 몸 전체를 돔)한다.) 슈우! 연신 청풍의 코로 흘러들어가는 연기들

청풍; (덕분에 난 다른 사람들보다 아홉 배 빠르게 내공을 쌓을 수 있다.)

청풍; (또 외부의 힘에 충격을 받으면 그 힘 역시 단번에 아홉 번 몸속을 돌게 한다.) (그 결과 날 때린 충격은 구분의 일로 위력이 줄어든다.)

청풍; (게다가 몸속을 도는 그 힘은 내 내공을 증진시키는 데 쓰여진다.)

청풍; (적의 공격을 받으면 받을수록 내 공력은 높아지는 건데...) + [!] 생각하다가 흠칫! 하고.

띠리링! 띠링! 어디선가 비파 소리가 들린다.

청풍; (비파소리...) 눈 감은 채 생각하고. 띠리링! 띠링! 그 사이에도 비파소리는 계속 이어지고 있고

청풍; (거리가 멀고 또 그리 요란한 연주가 아니라 아주 작게 들린다.)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청풍; (하지만 소리가 작은 것에 비해 곡조가 너무도 선명하여 바로 옆에서 연주하는 것 같다.) 생각하며 몸이 좌우로 흔들리고

청풍; (분명 음률의 명인이 연주하는 비파소리다.) 청풍의 몸이 술 취한 듯이 흔들거리고

 

#59>

월동문 밖에 눈을 감은 채 팔짱 끼고 앉아있는 귀견수

띠리링! 띠링! 귀견수의 귀에도 비파소리가 들리고

귀견수; (비파소리...) 눈 감은 채 생각하고

귀견수; (삼경도 지났는데 어떤 인간이 이렇게 청승맞은 곡조를 연주하는 건가?) 찡그리고. 하지만 그 직후

띠리링! 띠링! 귀견수의 귀에 들리는 비파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귀견수; (비파소리가 급격히 커진다.) 움찔! 하고

귀견수; (아무래도 심상치가 않은 비파소리다.) 눈을 번쩍 뜨고. 하지만 그 직후

! 강한 현기증이 엄습하는 귀견수

귀견수; (이런...) 경악하며 휘청

귀견수; (... 정신이 급격히 혼미해진다.) 일어나려 애쓰지만

띠리링! 비파소리가 더 크게 들리고

귀견수; (... 당했다!) ! 현기증도 더 강해지고

귀견수; (이 비파소리에는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힘이 깃들어 있다.) 털썩! 나뒹굴고

<... 음공의 절세고수가 근처에 있다.> 부르르 떨며 기절하는 귀견수

 

#60>

다시 방안.

띠리리링! 방안에도 비파소리가 들리지만 작게 들린다. 이 비파소리는 내공이 심후하면 더 강하게 들린다. 그 비파 소리 속에서 청풍의 몸이 흔들거린다. 술에 취한 듯이

청풍; (정신이 혼미해진다.) 몸을 흔들면서 생각하고

청풍; (이건 뭐지? 왜 갑자기 어지러워지면서 졸음이 밀려오는 건가?) 찡그리며 생각하고. 바로 그때

! 근처 탁자 위에 얹혀져 있던 퉁소, 용봉철적이 진동하며 퉁소에 새겨진 용과 봉황의 형상이 밝아진다. 그러자

! 청풍의 귀를 강하게 울리는 충격

청풍; [!] 눈 치뜨며 깜짝 놀라고

청풍; [이게 무슨...] [비파소리 외에 찬물을 뒤집어쓴 것 같은 충격을 가한 소리가 들렸는데...] 부르르 몸을 떨며 정신을 차리고. 그때

지잉! 용봉철적이 진동하는 게 청풍의 눈에 들어오고

청풍; (옥령이가 준 용봉철적이 진동하고 있다.) 급히 손을 뻗고

츠으! 지잉! 청풍의 손에 들려진 용봉철적. 진동이 가라앉으면서 밝게 빛나던 용과 봉황의 형상도 다시 흐려지고 있다.

청풍; (용봉철적에 상감되어 있는 용과 봉황이 밝게 빛나다가 다시 빛이 사라지고 있다.) 놀라서 용과 봉황을 보고

청풍; (옥령이 말대로 용봉철적에 어떤 신묘한 힘이 깃들어 있는 것일까?) (주인이 내가 위험에 처하자 그 힘이 발동하여 경고를 한 것이고?) 생각할 때

띠리링! 띠링! 다시 청풍의 귀에 들리는 비파소리

청풍; (저 비파소리...) 일어나고

청풍; (듣는 사람을 혼미하게 만드는 힘을 지닌 것 같다.)

청풍; (누군가 가공할 음공을 익힌 인물이 연주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덜컹! 문을 열고 나가고. 그러다가

[!] 흠칫! 하며 월동문쪽을 보고. 귀견수가 쓰러져 있는 게 보인다.

청풍; (귀견수!) 달려가고. 문을 닫지는 않고

쓰러진 귀견수의 목을 만져보고

청풍; (다행히 정신을 잃었을 뿐이다.) 안도하며 손을 떼고

띠리링! 띠링! 비파소리가 이어지고. 돌아보는 청풍.

청풍; (이제 알겠다.) 몸을 일으키며 비파소리가 들리는 곳을 보고

청풍; (저 비파소리는 듣는 사람의 내공에 반응한다. 그 때문에 내공이 높은 사람일수록 더 강한 영향을 받는다.)

청풍; (나는 내공이 그리 심후하지 않은데다가 용봉철적이 경고를 해준 덕분에 정신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청풍; (대체 어떤 기인이 이토록 신묘한 연주를 하는지 확인해보자!) 월동문을 등지고 달려간다.

곧 높은 담장이 나오지만

! 달려가는 기세로 도약하고

휘릭! 3미터가 넘는 담장을 그대로 뛰어넘는 청풍.

담장 밖은 골목. 그 골목으로 날아 내리는 청풍.

청풍; (일장이 넘는 담을 한 번의 도약으로 뛰어넘었다.) 돌아보며 달리고

청풍; (내공이 조금만 더 깊어지면 말보다도 빨리 달리는 게 가능하겠구나.) 골목을 따라 달려간다. 그 사이에도 띠리링! 띠링! 비파소리가 들리고

 

#60>

경치 좋은 강가. 멀리 화음의 시가지가 보인다.

휘익! 그곳으로 달려오는 청풍. 손에는 용봉철적을 들었고. 헌데

띠리링! 띠링! 점점 커지는 비파소리. 그러자

청풍; [!] 띠잉! 현기증을 느끼고 휘청하며 멈춰 선다. 근처에 상당히 큰 바위가 하나 있다. 높이는 5미터쯤

청풍; (비파소리가 점점 크게 들리면서 정신이 혼미해진다.) 눈이 풀린 채 휘청거리고

청풍; (이건 내공의 고하와 상관없이 비파가 연주되는 장소가 가까워졌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띠링! 띠리링! 비파소리를 배경으로 술 취한 듯이 휘청거리는 청풍.

청풍; (더 이상 가까이 갔다가는 나도 귀견수처럼 정신을 잃고 말 것이다.) 심호흡을 해서 억지로 정신을 차리고

청풍;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어떤 기인인지 확인 못하는 건 너무 아쉬운데...) 눈이 풀린 채 주변을 보고

근처에 있는 5미터쯤 되는 바위가 보이고

청풍; (저 바위...) 비틀거리며 다가가고

청풍; (바위 정상이 이 근처에서 가장 높은 곳일 것이다. 그럼 가까이 가지 않고도 비파를 연주하는 인물을 볼 수도 있다.) ! 도약하고

! ! 몇 번 바위의 여기저기를 차며 올라가고

휘익! 마침내 바위의 정상에 올라선다. 비틀거리며

청풍; [이크!] 휘청! 하마터면 떨어질 뻔하고

청풍; (정신이 혼미한 상태라 자칫하다가는 떨어질 수도 있으니 조심하자.) 풀린 눈으로 돌아보고. 직후

청풍; (저기다!) 한쪽을 보고

100미터쯤 저편. 강가 절벽 위에 서있는 정자 한 채. 그 정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세워져 있는 마차가 한 대 보인다. 마차는 바로 위상영이 타고 온 그 마차인데 말들은 매어져 있지만 마부석에는 아무도 없다. 말들은 고개 숙인 채 자고 있다. 정자 안에는 어떤 여자가 홀로 앉아서 비파를 연주하고 있다. 물론 위상영이지만 아직 모습은 자세히 보여주지 말고. 띠리링! 정자와 마차를 배경으로 정자에서 비파소리가 흘러나오고 있고

청풍; (정자 안에 어떤 여자가 앉아서 비파를 연주하고 있다.) 손을 이마에 대고 정자 쪽을 보고

청풍; (모든 내공을 눈에 모으면...) 눈 부릅뜨고. 그러자

<일종의 천시지청술(天視地聽術)이 발휘되어 사물이 가까이 보인다.> 화악! 크로즈 업 되는 정자. 주변 모습 정자 안의 여자도 크게 보이고. 여자는 물론 위상영이다.

청풍; (여자...) 눈 치뜬 채 보고. 눈가로 벼락이 자잘하게 흐르고

청풍; (아직 젊은 여자로 보이는데 이토록 신비한 음공을 구사하다니...) 생각하다가

띠리링! 띠링! 비파를 연주하는 위상영

! 현기증이 느껴져 비틀하는 청풍.

청풍; (위험...) 털썩! 바위 위에 주저앉고

띠리링! 이어지는 비파소리

청풍; (이대로 비파소리에 노출되면 정신을 잃고 만다.) 피리를 입으로 가져가고

청풍; (음률에는 음률로 저항하는 수밖에 없다.) 퉁소를 입에 가져간다. 옆으로 대고 부는 모습임을 주의

청풍; (황금전장의 장경각에 수장되어 있는 천여 권의 무공비급 중에는 음공에 관한 것도 십여 권 있었다.) 삐이. 피리를 불기 시작하고. 아직 소리가 작다.

청풍; (그 음공들을 분석하여 만든 명경환야곡(明鏡幻夜曲)을 연주해보자.) 삘릴리... 피리를 불기 시작한다.

 

#61>

정자. 띠리링! 띠링! 비파를 연주하는 위상영

위상영; (이 정도면 되었겠지.) 띠리링! 연주를 천천히 늦추면서

위상영; (색목쌍교...) 마차를 돌아보고. 말들은 내내 고개 떨군 채 자고 있다.

마차 안에 나란히 누워 잠이 든 색목쌍교. 두 여자는 곤히 자고 있는데 물론 방패와 무기들은 몸에서 떼어놨다.

<저 두 언니는 화산 근처까지 오는 동안 내 호위를 하느라 한숨도 자지 못했다.> 곤히 잠이 든 색목쌍교의 모습을 배경으로 위상영의 생각

위상영; (그래서 오늘밤에는 수혼몽유곡(睡魂夢遊曲)을 연주하여 쉬게 했다.)

위상영; (수혼몽유곡은 듣는 이의 공력에 반응하여 잠이 들게 만든다.)

위상영; (, 공력이 심후한 인물일수록 더 강한 영향을 받아 정신을 잃는 것이다.)

위상영; (이제 사방 오십 리 안에 있는 무공을 지닌 모든 인물들은 아침까지 깨어나지 못할 것이다.)

위상영; (자연스럽게 나를 위협할 수 있는 자들도 없게 되었고...) (색목쌍교도 오랜만에 편히 잠을 잘 것이다.) 띠리링! 생각하며 연주를 멈추려 하고. 헌데 바로 그때

삘릴리! 어디선가 들리는 피리소리

위상영; (피리소리!) 놀라며 돌아보고

100미터쯤 떨어진 바위 위에 가부좌를 튼 채 피리를 불고 있는 청풍의 모습

위상영; (저 자 언제 저기에...) 띠리링! 놀라며 다시 연주를 시작하고

삘릴리... 위상영의 귀에 들리는 피리소리

위상영; (고수...) 긴장하고

위상영; (상당한 수준의 음공을 수련한 고수다.) 띠리링! 연주를 점점 빨리 하고

위상영; (그 때문에 내 수혼몽유곡을 듣고도 정신을 잃지 않은 모양인데...) 삘릴리... 점점 커지는 피리소리를 배경으로 비파를 연주하고. 그러자

[으음...] [으으...] 부들부들 떨며 깨어나려는 색목쌍교. 삘릴리! 피리소리를 배경으로

위상영; (저자의 피리소리가 색목쌍교를 깨우려 한다.) 띠리링! 띠링! 비파를 연주하며 청풍을 보고

위상영; (명백히 내 수혼몽유곡과 상극인 음공을 구사하는 중이다.) 띠리링! 띠링! 살짝 이마를 찌푸리며 연주를 하고

삘릴리! 삘리! 땀을 뻘뻘 흘리며 피리를 불어서 저항하는 청풍

위상영; (음률에 실려 있는 내공은 보잘 것 없다.) 띠리리링! 띠링! 심각한 표정으로 비파를 연주하는 위상영

위상영; (하지만 음률 공부의 깊이는 이제껏 본 적이 없는 수준이다.) 놀라고

청풍; (이거 아무래도 내가 압도당해가는 분위기인데...) 띠리링! 띠링! 빠지직! 청풍의 몸이 벼락에 휘감기고 머리가 곤두선다. 사방에서 비파소리가 강하게 들리고

청풍; (시간을 끌면 불리해진다. 아직 여력이 남아있을 때 승부를 내야한다.) 삐이익! 강하게 피리를 불고. 그러자

빠지지직! 위상영의 몸도 벼락에 맞은 모습이 되어 머리카락이 치솟고

좌아아앙! 강하게 비파를 긋는 위상영

[!] [!] 빠카카캉! 충격 받아 펄떡이며 깨어나는 색목쌍교.

청풍; [!] 콰당탕! 피를 토하며 뒤로 벌렁 넘어지고

[!] 지징! ! 휘청하는 위상영. 비파의 줄이 두 개 끊어진다.

 

#62>

<-황금전장 화음분점> 황금전장 화음 분점의 모습. 조용한데

[!] 퍼덕! 발작하듯 깨어나는 귀견수. 빠다다당! 그자의 귀에서는 천둥 치는 소리가 들리고

귀견수; [안돼!] 벌떡! 일어나고. 그러다가

귀견수; [!] ! 현기증을 느끼며 바닥을 짚고

귀견수; [이게 대체 무슨... 비파소리를 듣고 정신을 잃었었는데...] 머리 만지며 오만상. 그러다가

[!] 무언가 깨닫고 눈 부릅뜨는 귀견수

월동문 안쪽. 건물의 문이 열려있고

귀견수; [설마...] ! 건물로 달려간다

귀견수; [청풍아!] 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가고.

물론 건물 안에는 아무도 없다

귀견수; [이청풍! 이놈이 튀었구나.] 이를 부득 갈고

귀견수; [혹시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고 내가 정신을 잃은 사이에 도망친 것이 아닐까?] 다시 건물에서 뛰어나오고

귀견수; [어디냐? 어디로 달아난 것이냐?] ! ! 두 눈이 빛을 발하며 주변을 살핀다. 오른손 손가락 두 개를 관자노리에 댄 자세.

귀견수; (시력을 총동원하여 발자국 자국을 찾아야한다.) 징징! 눈을 빛내고. 직후

월동문 쪽으로 흐릿하게 찍혀있는 발자국이 보이고

귀견수; [찾았다!] 발자국을 따라가고

귀견수; [최근에 생긴 발자국이 내가 있던 쪽으로 이어졌다.] 월동문으로 달려가고

귀견수가 쓰러져 있던 주변에 어지럽게 찍힌 발자국. 그걸 보는 귀견수

귀견수; [내가 쓰러져 있던 곳에서 잠깐 서성이며 내 상태를 살폈다.]

다시 고개 돌려 건물 반대쪽을 보는 귀견수

발자국이 월동문을 지나 이어져 있다. 청풍이 달려간 방향이고

귀견수; [교활한 놈! 역시 기회를 봐서 달아났구나.] 이를 갈며 달려가고

곧 청풍이 뛰어넘은 담장이 귀견수의 앞에 나타나고

좀 더 깊은 발자국이 담장의 3미터쯤 앞쪽에 찍혀있다.

귀견수; [여길 강하게 딛은 후 담장 밖으로 나갔다.] 그 발자국을 보며 멈춰서고

귀견수; [그렇다는 건 놈이 무공을 숨기고 있었다는 뜻이 된다.] 담장을 보고

귀견수; [감히 나를 감쪽같이 숙여?] ! 날아오르고

귀견수; [그 대가로 예정을 앞당겨서 오늘 밤 네놈을 저승으로 보내주마!] 휘익! 청풍이 달려간 곳으로 날아간다.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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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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