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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견수; [원래는 서안으로 가는 도중 마차 채로 절벽에서 떨어트릴 생각이었다만...] 사악하게 웃고

움찔! 상념에서 깨어나는 청풍.

귀견수; [오늘 밤 네놈이 낌새를 눈치 채고 도주하려해서 부득불 내 손으로 죽일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칼로 겨누며

청풍; (위소저의 비파소리를 찾아간 것을 내가 도주한 것으로 착각하고 마각을 드러냈구나.) 노려보고

귀견수; [제법 그럴 듯한 무공을 숨기고 있었다만...] [네놈 실력으로 내 손에서 빠져나가는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이나 진배없다.]

귀견수; [괜한 고통 자초하지 말고 목을 늘여라. 그럼 단칼에 끝내줄 테니...] 칼을 흔들면서 다가오고

청풍; [과연 그렇게 될지 봅시다.] 냉소하며 두 손으로 용봉철적을 들어 입에 댄다

귀견수; [뭐하려는 거냐?] 피식

귀견수; [스스로를 위해 위령곡(慰靈曲)이라도 불려는 것이냐?] 웃는데

청풍; [들어보면 알 거요.] 삘릴리... 피리를 불고

귀견수; [무슨 수작인지 모르겠다만...] + [!] 말하다가 경악하고

화악! 갑자기 사방이 새까매지면서 귀견수의 모습만 남는다. 그리고 당분간 이 상태가 지속된다.

귀견수; (갑... 갑자기 사방이 칠흑같이 변했다! 술법을 쓴 건가?) 경악하며 주변 두리번. 그때

삘릴리! 다시 들리는 피리소리

귀견수; (아니다! 음공에 당한 것이다!) 양손으로 귀를 막고. 한손에는 칼을 든 채

귀견수; (청풍이놈이 부는 저 피리소리에는 시력을 상실하게 만드는 힘이 깃들어있다.) 삘릴리! 피리소리가 들리는 곳을 찾으며 두리번거리며 이를 갈고

귀견수; (시력을 되찾으려면 저 피리소리를 멈춰야한다.) 다시 양손을 귀에서 떼고. 삘릴리 그 배경으로 피리소리가 들리고

귀견수; (하지만 피리소리가 사방에서 들려 방향을 짐작할 수가 없다.) 이를 갈며 두리번거리고.

귀견수; (심장소리... 심장소리가 들리는 곳을 찾아야만 한다.) 귀를 기울이고. 삘릴리 피리소리가 이어지고

두근! 두근! 귀견수의 귀에 들리는 심장소리. 그러자

귀견수; (찾았다!) + [여기냐?] 펑! 칼을 들지 않은 왼손으로 한쪽을 향해 강력한 장풍을 날리고. 손바닥에서 다시 원형의 충격파가 튀어나간다.

쾅!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고

귀견수; (해치운 건가?) 장풍을 날린 자세로 기다리는 귀견수. 오른손의 칼도 휘두를 자세. 그때

삘릴리! 다시 들리는 피리소리.

귀견수; (실패했다!) (상대의 힘을 빌어서 몸을 날리는 요상한 무공으로 피했을 것이다.) 이를 부득 갈고. 그때

두근! 두근! 다시 심장 뛰는 소리가 들리고

귀견수; (이번에는 이쪽!) 심장 뛰는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홱 고개 돌리고. 이어

귀견수; [같은 수작에 또 당할 것 같으냐?] 확! 발을 들었다가

귀견수; [크아!] 쾅! 발로 강력하게 바닥을 구른다. 그러자

펑! 귀견수의 구른 발 앞으로 지면이 부채꼴로 확 터져나간다. 이제 검은 화면이 아니라 원래 강변 절벽 위 화면인데 절벽 쪽으로 힘이 터져나갔다.

귀견수; (시력이 돌아왔다!) 눈 부릅뜰 때

휘익! 절벽 쪽으로 무언가 날아간다. 길쭉한 물체인데 옷자락이 펄럭인다. 귀견수는 아직 시력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아서 그게 뭔지 정확히 안보이고 뿌옇게만 보인다.

귀견수; [놈!] 부악! 칼을 길게 휘두르고. 칼에서 긴 섬광이 내뻗치고

서걱! 절벽 밖으로 날아가던 그 물체는 칼에서 내뻗친 섬광에 그어지고. 하지만

휘익! 그대로 절벽 아래로 추락하는 그 물체

귀견수; (베었나?) 시력이 온전하지 않아서 비틀거리며 절벽으로 가고. 직후

첨벙! 절벽 아래에서 물소리가 들린다

절벽 끝으로 가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귀견수.

30미터쯤 아래쪽에 거친 강물이 흘러내려가고 있다.

귀견수; (청풍이놈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내 칼에 베인 후 강물에 빠졌다.) 강물을 내려다보고

귀견수; (만에 하나 청풍이 놈이 살아나기라도 하면 골치 아파진다.) 강변을 따라 절벽 위로 달려간다. 강물을 내려다보면서

귀견수; (강물을 따라 하류로 내려가면서 청풍이놈의 시체를 찾아야만 한다.)

<끝까지 귀찮게 하는 놈이로구나.> 멀어지는 귀견수. 헌데

 

귀견수가 발로 바닥을 밟아 터트린 장소에서 10여 미터 떨어진 곳의 갈대숲. 겉옷을 벗어버려 반팔 차림이 된 청풍이 갈대 사이에 누워 하늘을 보고 있다. 손에는 피리를 들고 있는데 입과 코로 피가 줄줄 흐르고 있고 목에서 상당히 깊은 상처가 나있다. 주변에는 쓰러진 고사목도 몇 개 있다.

청풍; (위기일발...) 하늘 보며 생각하고

이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한손으로 피리를 불면서 한손으로 옷을 벗는 자신의 모습. 그 근처에 굵은 고사목 토막이 하나 있다. 길이는 1미터쯤인데 굵다.

눈 뜬 장님이 된 채 서서 귀를 기울이고 있는 귀견수.

벗은 겉옷을 나무토막에 대충 걸치는 청풍. 한손으로는 피리를 입에 물고 불면서. 시선은 귀견수에게 향한 채. 이어

휙! 한손으로 나무토막을 들고 절벽 쪽으로 몸을 날리는 청풍

알아차리는 눈 뜬 장님 귀견수

[크아!] 고함지르며 강변쪽을 향해 발을 강하게 구르는 귀견수

휙! 나무토막을 절벽 쪽으로 던지며 자신은 뒤로 날아가는 청풍. 이제 피리도 입에서 떼었고

절벽 밖으로 날아가는 나무토막을 향해 칼을 휘두르는 귀견수

털썩! 그 사이에 청풍은 풀숲으로 등부터 떨어지고

회상 끝

 

청풍; (다행히 위기는 모면했다.) 하늘 보며 생각

청풍; (황금전장 경호무사들의 이인자답게 귀견수의 무공은 대단한 수준이었다.)

청풍; (위소저를 경호하던 두 여자에 비해도 그리 하수가 아닐 것이다.) 색목쌍교를 떠올리고

청풍; (당연히 끝까지 싸웠다면 내가 귀견수 손에 죽는 것으로 결말이 났겠지.)

청풍; (다행히 임기응변으로 위기를 모면하긴 했다만...)

청풍; (귀견수를 사주한 게 이세창일까 옥령이 어머니일까?) 이세창과 마은혜를 떠올리고.

청풍; (그게 누구든 옥령이와 내가 맺어지려면 숱한 역경을 넘어야만 한다는 게 분명해졌다.) 찡그리고

청풍; (과연 우리 둘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확신이 서지 않는구나.) 반달이 떠있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한숨 쉬고

 

#66>

<-화산(華山)> 낮. 험준한 산

<-창천애(蒼天崖)> 깊이를 알 수 없는 계곡 위의 절벽. #1>에서 위극겸이 이복동생 위극존에게 암살당한 그 장소인데 두 명의 인물이 무언가 하고 있다. 한명은 위진천. 다른 한명은 추괴하고 음침한 인상의 노인. <무쌍일지>에 나온 독심마타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이름은 독심마타.

독심마타는 왼손에는 손잡이가 들린 통을 들었고 오른손에 든 붓으로 비석같이 생긴 바위에 무언가를 바르는 중이다. 물론 그 바위는 위극겸이 살펴보던 그 비석이다.

바위 크로즈 업. 평평한 앞면이 갑골문자 같은 문양들로 덮여있다. 이끼도 덮여있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글자로 보이지 않는다.

독심마타; [이 바위에 바르고 있는 건 강력한 산공독(散功毒)일세.] 슥! 슥! 붓으로 바위에 투명한 액체를 바르면서 말하고

독심마타; [일단 중독되면 완전히 무기력해져서 산송장이 된다고 봐야지.]

독심마타; [소회주는 곧 병서시란 년을 마음껏 농락할 수 있게 될 게야.] 붓칠하며 음험하게 웃고

위진천; [천하 독문들의 종가 독성부(毒聖府)의 이인자이신 독심마타(毒心魔駝) 서(西)노사의 말씀이니 믿어야하겠지만...] 경계하고

위진천; [그렇게 강력한 산공독을 방호장비도 없이 다뤄도 되는 거요?] 독심마타가 붓칠하는 걸 경계하는 표정으로 보며

독심마타; [당연히 괜잖지.] 철퍽! 웃으며 붓을 통에 담그고

독심마타; [이 독은 적당한 온도가 가해져야만 활성화된다네.] 붓을 다시 꺼내고. 붓에서는 투명한 액체가 뚝뚝 떨어진다.

위진천; [적당한 온도라면...?]

독심마타; [인간의 체온이야.] 슥 슥! 붓으로 비석 같은 바위에 다시 투명한 액체를 칠하며 말하고

위진천; [허어!] 놀라고

독심마타; [뿐만 아니라 이 산공독은 강력한 연쇄반응을 일으킨다네.]

독심마타; [일단 누군가 맨손으로 이 바위를 만지면 모든 산공독이 폭발적으로 기화하여 일대를 휩쓸어버리는 것이지.] 히죽 웃고

위진천; [바위에 새겨져 있는 글씨를 확인하려고 손을 대면 끝장이겠소.]

독심마타; [병서시란 년이 만독불침(萬毒不侵)이 아닌 이상 이 함정에서 무사하진 못할 테니 기대하게나.] 음험하게 웃고. 그때

[소회주님!] 휘익! 뒤로 날아 내리는 혈부용

위진천; [왔느냐?] 돌아보고. 독심마타도 힐끔

혈부용; [위상영이 화산으로 접어들었다는 보고가 들어왔사옵니다.]

위진천; [그년이 제때 맞춰서 도착했군.] 히죽

위진천; [호천맹의 다른 인간들은 안보이고?]

혈부용; [수신호위인 색목쌍교만 대동한 것이 확인되었사옵니다.]

위진천; [집안일이라 호천맹까지 끌어 들이고 싶진 않겠지.] 끄덕이고

위진천; [그래도 혹시 모르니 이곳 창천애로 통하는 모든 길목에 혈세사패를 배치해라.] [괜한 방해가 끼어들지 않도록!]

혈부용; [분부 받들겠사옵니다.] 허리 숙이고

휘익! 다시 날아 내려가는 혈부용

독심마타; [소회주의 첩인가?] 힐끔 혈부용의 뒷모습 보고

위진천; [첩은 아니고... 대대로 우리 집안에 봉사해온 종의 딸년이오.]

독심마타; [종의 딸년도 종...] [헌데 종년치고는 기막힌 종년을 두셨구만.] 입맛을 쩝쩝 다시고

위진천; [구미가 당기시면 혈부용 저년의 꿀단지를 한번 맛보게 해드리겠소.] 히죽 웃으며 수작 부리고

독심마타; [그거야 불감청이언정 고소언이네만...] [나같이 추하고 늙은 놈을 소회주의 종년이 받아줄지 모르겠군.] 입맛 다시고

위진천; [서노사의 자랑인 독을 쓰면 되지 않겠소?]

독심마타; [허어! 역시 소회주는 통도 참 크구만. 종년을 내놓는 것 뿐 아니라 독을 쓰는 것까지 권장하다니...] 눈 희번덕

위진천; [처녀도 아닌 계집 하나 제공하는 게 뭐 그리 대수겠소?]

위진천; [오늘 일만 계획대로 진행되면 혈부용을 안게 해드리리다.] 사악하게 웃는 위진천의 얼굴 크로즈 업

 

#67>

화산의 어느 골짜기. 산길인데 오르막이다. 사람들이 제법 오고 간다. 대부분 봇짐을 진 장사치들이다.

그 사람들 틈에 끼어서 걸어가는 청풍. 겉옷을 새로 사서 입었고 허리춤에는 용봉철적을 끼우고 있다. 헌데 목을 붕대로 감고 있어서 지나가던 사람들이 힐끔거리며 본다.

청풍; (나도 모르게 발길이 이곳 화산으로 향했다.) 쓴웃음 지으며 걸어가고

그런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위상영의 말. #63>의 장면

 

위상영; [저희는 화산으로 간답니다.] 열린 창문을 통해 내다보며 말하고,

 

청풍; (위소저가 떠나면서 남긴 그 말 때문에 나도 모르게 발길이 화산으로 향하게 된 것인데...)

청풍; (하긴 딱히 달리 갈 곳도 없는 몸이긴 하다.) 한숨

청풍; (이세창의 독단적인 결정인지, 아니면 마님이나 장주의 뜻인지 모른다.) (확실한 것은 황금전장이 날 제거하려 한다는 사실이다.)

청풍; (그리고 황금전장의 이목은 중원 도처에 깔려있다.)

청풍; (황금전장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는 당분가 외진 곳으로만 다녀야한다.)

청풍; (어제 머물렀던 화음에서 그리 멀지 않은 이곳 화산으로 온 건 올바른 선택이었다.)

청풍; (어떻게든 살아서 북경으로 돌아가야 한다.)

청풍; (죽을 때 죽더라도 옥령이를 만나봐야 하니...) 생각하는데

앞쪽 고갯마루 쪽에서 사람들이 허둥대며 달려온다. 상인들로 보이고. 그러자

고갯마루 쪽으로 가던 사람들이 멈춰서고

[으으!] [히익!] 겁에 질려 달려오는 사내들

[왜 그러시오?] [무슨 일이오?] [산대왕(山大王;산적)들이라도 나타난 거요?] 멈춰 선 사람들이 묻자

[다... 다른 길로 돌아가시오.] [고갯마루에 지옥갱의 악귀들이 진을 치고 있소.] [객기 부렸다가는 목숨 부지하기도 어렵소!] 겁에 질려 외치면서 아래로 달려 내려가는 사내들. 그러자

[지... 지옥갱!] [지옥갱의 악귀들이 진치고 있다고?] [돌... 돌아가세!] 멈춰 섰던 사람들 겁에 질려 왔던 길로 달려 내려간다. 청풍만 남아서 그런 사람들을 돌아보고

[젊은이! 그 길로 가면 안되네.] [빨리 내려오게나.] 사람들이 달려내려 가며 청풍에게 외치지만. 청풍은 멈춰 서서 고갯길 위를 보는 청풍

청풍; (지옥갱...) (삼 년전쯤부터 강호에 나타나 피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혈세사패중 한 세력...) 다시 앞으로 걸음 옮기고

청풍; (지옥갱의 인간들은 일단 싸움이 붙으면 지옥에서 뛰쳐나온 악귀나찰같이 변한다던가?)

청풍; (하지만 다른 무림인들처럼 양민들은 건드리지 않는다고 알려져 왔는데...) 눈 번뜩이고

청풍; (지옥갱이 화산에서 뭔가 일을 꾸미고 있는 것일까?) 생각하다가

위상영을 떠올리는 청풍.

청풍; (지옥갱이 길을 막고 있는 게 어쩌면 위소저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청풍; (위험할지도 모르지만 올라가 봐야한다.)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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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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