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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주점

주점 내부. 이제 거의 모든 자리가 손님들로 찼다.

청풍; (숭산에서 이곳까지 오는 동안 뒤질 수 있는 곳은 모두 뒤졌지만 막형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국수 먹으며 생각하고

청풍; (혹시 혈세사패의 속한 자들을 잡으면 단서를 잡을 수 있을까 기대했지만...)

청풍; (개똥도 약에 쓰려면 안보인다고 혈세사패의 인간들을 단 한명도 만나지 못했다.) 찡그리고

청풍; (일단 화산까지 거꾸로 훑어보고 성과가 없으면 본격적으로 혈세사패를 찾아서...) 생각하다가 고개를 들고. 슥! 앞쪽 대각선 자리에 누가 앉는다.

청풍; (막형과 처음 만났을 때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군.) 웃으며 앞을 보고

<다만 이번 손님은 막형보다 더 특이하다는 점이 다를 뿐...> 청풍의 앞쪽 의자에 앉으며 자세를 바로 하고 있는 제갈소소.

고개를 조금 숙이는 제갈소소. 의자가 높아서 발 끝이 허공에 대롱거리고

청풍; (차림새도 그렇고 몸가짐도 그렇고...) (평범한 집안 아이는 아니다.) 웃으며 역시 고개를 조금 끄덕이고.

만두를 보는 제갈소소.

침이 꼴깍! 넘어가고

청풍; [물부터 마시고 먹어라.] 슥! 자기 찻잔을 밀어주고

제갈소소; [고맙습니다.] 두 손으로 찻잔을 받으며 고개 숙이고

이어 두 손으로 찻잔을 들고 귀엽게 마시는 제갈소소

청풍; (저런 딸이라면 한번 길러보고 싶구나.) 웃으며 다시 국수를 먹고

슥! 찻잔을 내려놓는 제갈소소. 이어

젓가락 통에서 젓가락을 꺼내고

제갈소소; [잘 먹겠습니다.] 두 손으로 젓가락 든 채 고개 숙이고

청풍; [많이 먹어라.] 웃으며 국수 먹고

제갈소소도 입맛 다시며 젓가락으로 만두를 집고. 헌데

[저기 있다!] 제갈소소가 만두를 앙 벌린 입으로 가져가려는 배경으로 갑자기 외침이 들리고.

주점 안에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돌아보는데

[앙큼한 년!] [여기 숨어있었구나.] 휘익! 팟! 주점 입구로 뛰어 들어오며 제갈소소에게 삿대질하는 백살파 자객들 네 놈. 그자들은 복면을 벗고 있어서 청풍은 그자들이 백살파 자객들인 줄은 모른다.

슥! 젓가락으로 만두를 집어든 상태로 의자에서 내려오는 제갈소소.

[잘 걸렸다.] [이번에는 놓치지 않는다.] [도망치지 못하게 다리몽둥이를 분질러 주마.] 인상 쓰며 거친 걸음으로 청풍과 제갈소소에게 다가오는 백살파 자객들. 겁에 질리는 가게 안의 손님들. 하지만

슥! 제갈소소는 태연하게 만두를 먹으며 청풍의 옆 자리에 앉는다. 청풍이 창가에 앉아있어서 통로 쪽 의자에 앉는다. 이번에도 의자가 높아서 발끝이 대롱대롱

청풍; (정말 평범하지 않은 아이다.) 제갈소소가 자기 옆 자리에 앉으며 태연하게 만두를 먹는 걸 보며 웃는데

사내1; [이년아! 허튼 수작 마라.] 확! 제갈소소의 멱살을 잡으려 손을 확 뻗고. 하지만 그 직후

툭! 청풍의 젓가락이 아주 빠르게 그자의 손을 살짝 치고. 그러자

사내1; [억!] 짝! 자기 손으로 자기 뺨을 세차게 때리며 비틀하는 사내1

뒤 따라오던 세 놈이 깜짝 놀라고

[뭐지?] [왜 자기 뺨을 때리는 건가?] 손님들 어리둥절. 그 배경으로 비틀하며 물러서는 사내1

[왜 그러는가?] [무슨 일이냐?] 뒤쪽의 사내2, 3이 묻고

사내1; [모르겠네. 갑자기 손이 제멋대로 움직였어.] 뺨을 만지며 당황.

그러거나 말거나 나란히 앉아서 국수와 만두를 먹는 청풍과 제갈소소

<저 앙큼한 년 옆에 앉아있는 놈, 실력을 감춘 고수다!> <젠장, 일이 번거롭게 되는군!> 전음을 나누며 청풍과 제갈소소를 보는 사내들. 그러다가

사내1; [친구! 피차 은원도 없는 처지이니 일 복잡하게 만들지 마세.] 포권하고

뭔 소리인가 하며 그자를 보는 청풍. 국수를 먹으면서

사내1; [그 계집애는 우리가 반드시 데려가야만 하네.] [방해하지 않으면 피를 볼일도 없을 걸세.]

청풍; [저자들 지금 뭐라는 건지 알아듣겠냐?] 제갈소소에게

제갈소소; [소소도 몰라요 아빠!] 만두를 오물거리며 새침하게 말하고

청풍; (아빠?) 띠용하고

[뭐라는 거냐 저년이?] [아빠?] 어이없는 사내들. 하지만

[그러니까 뭐야? 남의 자식 데려가겠다고 저 행패인 건가?] [세상 말세로구만. 백주에 아비가 있는 계집애를 납치하려 들다니...] [간이 배 밖으로 나온 작자들이야.] [누가 관부에 신고해야하는 거 아닌가?] 주점 안의 손님들 웅성거리며 사내들을 흘겨보고

당황하는 사내들

청풍; (요 맹랑한 것!) 제갈소소를 곁눈질하며 웃고. 제갈소소는 여전히 새침하게 만두를 먹고 있다.

청풍; (납치당하는 걸 모면하려고 날 아빠라 불렀구나.) 웃는데

사내들; [아가리들 닥쳐!] [저년은 저자와 아무 관계도 없다.] [관부에 신고하려면 해봐라. 아가리를 찢어줄 테니...] 주점 안 손님들에게 고함

[히익!] [엄마야!] 겁에 질리는 손님들과 종업원들

사내1; [이봐 친구! 객기 부리지 않기를 권하겠다.] 창! 칼을 뽑으며 청풍을 노려보고. 다른 놈들도 칼을 뽑고. 

사내1; [끝내 헛소리 하면 멱을 따주겠다.] 칼을 휘두르려 하고.

청풍; [아무래도 말귀를 못 알아듣는 자들이구만.] 한숨 쉬고

청풍; (이름이 소소라고 했지?) + [소소야!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 제갈소소에게

제갈소소; [밥 먹는데 방해돼요.] 만두를 먹으며 말하고.

청풍; [들었지?] 웃으며 사내들을 보고

청풍; [우리 밥 먹는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네놈들을 멀찌감치 치워야겠다.]

[무슨 개소리를...] [쳐라!] [말로 해서 알아먹을 놈이 아니다!] 부악! 쩍! 일제히 날아오르며 청풍을 향해 칼을 휘두르는 네놈. 아주 살벌하다.

[악!] [꺄악!] [히익!] 비명 지르는 손님들과 점원들. 달아나려고 의자에서 일어나기도 하고. 하지만

청풍; [머리 좀 식혀라.] 젓가락으로 뭔가를 집어서 창밖으로 던지는 시늉하고. 그러자

화악! 보이지 않는 밧줄 같은 것들이 네놈을 휘감더니

[아이쿠.] [헉!] 펑! 버둥대며 열린 창문을 통해서 밖으로 날아가는 네놈.

첨벙! 첨벙! 주점에서 10여 미터 밖에 있는 강물에 쳐박히는 네놈.

[오오! 신기다!] [어떻게 한 거지?]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 손님들의 눈이 휘둥그래지고

짝짝! 젓가락 내려놓고 박수치는 제갈소소

[어푸!] [젠장...] [이게 무슨...] 허우적대며 물 위로 떠오르는 네놈. 그때

<두 번의 자비는 없다.> 그놈들 귀에 들리는 음성. 눈 치뜨는 네놈.

청풍; <어린 애가 보는 앞이라 살수를 쓰지 않았을 뿐이다.> 창을 통해 내다보는 청풍. 전음으로 말하고

청풍; <다음번에는 확실하게 끝을 내줄 것이다.> 슥! 음산하게 웃으며 엄지손가락으로 목을 베는 시늉하고. 그러자

오싹! 소름이 돋는 네놈

[가... 가자!] [우... 우리가 손을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두고 보자!] 팟! 휘익! 물을 박차고 날아오르는 네놈.

곧 멀어지는 네놈

[꼴좋구나 불한당들아!] [다신 오지 마라.] [인간이 되거라 이놈들아.] 창문을 통해 그걸 보며 박수치고 삿대질하는 손님들

청풍; [나쁜 아저씨들은 쫓아 보냈고..] 제갈소소를 돌아보며 웃고. 제갈소소는 젓가락을 내려놓은 상태인데 눈이 풀려있다.

청풍; [이제 또 뭘 해드리면 될까요 공주님?] 웃으며 묻고

제갈소소; [엄마가 낙양 영빈객잔(迎賓客棧)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눈이 좀 풀린 채 말하고

청풍; [낙양으로 데려가주면 되겠느냐?]

제갈소소; [그리고... 소소 졸려요.] 슥! 눈을 감으며 쓰러지려 하고

청풍; (이런...) 급히 제갈소소를 끌어안고

이미 까무라친 듯이 잠이 든 제갈소소

청풍; (야무지고 당찬 척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어린 아이다.) 잠이 든 제갈소소를 두 팔로 끌어안고

청풍; (밤새 두려움에 떨면서 먼 길을 온 탓에 지칠 대로 지쳤을 것이다.) 자신의 품에 안겨 곤히 잠이 든 제갈소소를 내려다보며

청풍; (그러다가 더는 위험하지 않다는 사실에 긴장이 풀려 잠에 곯아떨어진 것이고...) 잠든 제갈소소를 내려다보며 안쓰러운 표정

청풍; (그나저나 비범한 면이 있는 아이다. 본능적으로 내가 자신을 추적자들로부터 지켜줄 능력이 있다는 걸 알아보다니...)

<어쩐지 이 아이와는 남다른 인연이 있는 것 같다.> 잠이 든 제갈소소를 품에 안고 내려다보는 청풍. 주변 사람들도 흐뭇한 표정으로 보고 있고

 

#139>

낮. 이제 해가 제법 높게 떠올랐고. 경치 좋은 강변의 정자. 그곳에 몇 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다.

정자에 놓인 의자에 앉아있는 여자. 혈부용이다.

정자 주변에는 네명의 흰색 복면인이 서있다. 복면에는 <十一> <三十七> <三十八> <七十二>등의 글자가 적혀 있다. 백살파의 최고 고수들인 백일자객들인데 <十一>의 무기는 원형의 방패다. 방패에는 별이 새겨져 있고. <三十七>은 거대한 도끼. <三十八>은 망치. <七十二>는 창날 아래 붉은 수술이 달린 뾰족한 창이다.

정자 앞의 바닥에는 네 명의 사내가 무릎을 꿇고 있다. 바로 청풍에 의해 강물에 빠졌던 백살파의 자객들. 그중 사내1이 종이를 보고 있다. 종이에는 청풍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고

사내1이 보고 있는 초상화 크로즈 업. 청풍의 얼굴

사내1; [틀... 틀림없습니다 혈부용님!]

사내1; [이자가 속하들로부터 다지관음의 딸년을 빼앗은 놈입니다.]

혈부용; (드디어...) 눈 번뜩

혈부용; (이청풍! 네놈이 지척에 있단 말이지?) 살벌한 표정

십일살주; [이 무능한 놈들을 어찌 할지요?] 혈부용에게

[으으!] [제발...] [살려주십시오 십일살주(十一煞主)님!] 사색이 되는 사내들

십일살주; [있으나 마나한 무능한 놈들이니 분부하시면 속하들이 처리하겠습니다.] 징! 등고 있는 방패가 진동하고

삼십칠, 삼십팔, 칠십이살주들도 무기를 잡고

[히익!] [으으으!] 공포에 질리는 사내들

혈부용; [일을 망친 죄는 크지만...] 입 열고

사색이 되어 보는 사내들

혈부용; [이청풍의 종적을 보고한 공이 있으니 사형은 면해주겠다.]

[감사... 감사합니다 혈부용님!]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머리 바닥에 박으며 감격하는 사내들.

혈부용; [낙양으로 돌아가서 다지관음의 동향이나 파악해서 보고하라.] 귀찮다는 듯 손짓하고.

[존... 존명!] 일제히 고개 조아리는 사내들. 이어

휘익! 휙! 날아올라서 사라지는 사내들

혈부용; [십일살주!] 멀어지는 사내들 보며

십일살주; [하명하시지요.]

혈부용; [백살파 백일자객들의 위명이 사실임을 증명해보일 기회가 왔어요.]

혈부용; [힘을 다해 이청풍을 척살하세요.]

십일살주; [맡겨주십시오!] 포권하고. 이어

십일살주; [사냥이다! 가자!] 팟! 날아오르고. 다른 세놈도 따라서 날아오르고

사내들이 간 반대방향으로 날아가는 십일살주 일행.

혈부용; [이청풍... 이청풍...]

혈부용; [과연 소회주의 우려대로 네놈이 소회주의 천적인지 관찰해주겠다.] 사악하게 웃는 혈부용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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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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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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