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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다시 청풍이 있는 동굴.

움찔! 청풍의 손이 조금 움직이더니

청풍; [컥!] 피를 토하며 깨어난다.

청풍; [끄윽!] 고통에 벌벌 떨며 고개를 들어 자기 가슴을 보고

가슴의 상처 크로즈 업

청풍; (살... 살았다!) 헉헉 대며 다시 눕고

청풍; (그자가 달아나며 날린 지력(指力)에 가슴을 맞았었지.) 소지존이 날린 투창 같은 섬광이 자신의 가슴을 때리던 장면 떠올리고

청풍; (능파미보를 전력으로 구사하며 뒤로 몸을 날린 덕분에 가슴이 관통당하는 건 면했지만...)

 

<문제는 뒤쪽이 절벽이었다는 점이다.> 하늘 보는 자세로 절벽에서 추락하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당연히 절벽 아래로 처박혀서 분신쇄골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헌데 추락 도중에 기이한 일이 벌어졌었다.> 펑! 절벽 중간에 걸린 구름을 뚫고 등이 바닥을 향하게 떨어지는 청풍의 모습

<갑자기 절벽에서 투명한 밧줄 같은 것이 뻗어나와 나를 휘감은 것이다.> 절벽에서 돋아난 투명한 촉수같은 것이 청풍의 몸을 휘감는 장면

<더 놀라운 것은 내가 끌려들어가는 절벽이 사라지면서 동굴이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절벽처럼 보이던 곳이 동굴 입구로 변하며 투명한 촉수가 청풍의 몸을 끌고 들어간다. 물론 청풍이 지금 누워있는 동굴이다.

 

청풍; (아마 술법일 것이다.) 동굴 입구를 보고.

지잉! 동굴 입구를 가리고 있는 반투명한 막에 오로라같은 빛이 스치고 지나간다.

청풍; (지금은 잊혀진 고대의 술법이 시전되어 있어서 동굴의 존재를 사람들의 눈에서 숨기고 있으며...)

청풍; (절벽에서 떨어지는 것을 동굴 안으로 빨아들이는 것 같다.)

청풍; (누가 설치했는지 모르는 이 신묘한 술법 덕분에 즉사는 면했지만...) 고통스러운 표정

욱신 욱신 가슴의 상처에서 고통이 느껴지고

청풍; (가슴의 상처가 너무 깊어서 아무래도 오래 살지는 못할 것 같다.) 체념의 표정

청풍; (부러진 늑골이 폐와 심장의 일부를 찌르고 있다.) 상처를 보고

청풍; (이런 상처를 입고도 살아나기를 바라는 건 불합리한 일이다.) 쓴웃음

청풍; (아버지에게 죄송하고 옥령이에게 미안하지만...) (내 삶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 쓴 웃음 지으며 천장을 보고. 그러다가

[!] 흠칫! 하며 옆을 보고

동굴 바닥에 넓고 검은 선이 불규칙하게 안쪽으로 이어지고 있다.

청풍; (뭐지?) 고개만 돌려 그걸 보고

청풍; (검은 물감 같은 것이 동굴 안쪽으로 칠해져 있다.)

청풍; (나보다 먼저 이 동굴에 들어왔던 인물의 흔적일까?) + [!] 생각하다가 눈 번뜩

길게 이어진 검은 선 좌우에 손바닥 자국이 일정한 간격으로 찍혀있다.

청풍; (손바닥 자국도 있다.) 놀라며 벌떡! 일어나지만

빠직! 가슴에서 느껴지는 격렬한 통증

청풍; [큭!] 가슴의 상처를 누르고. 그러면서도

청풍; [어떤... 어떤 상황인지 이해가 간다.] 주저앉아서 검은 선과 검은 선 좌우에 일정한 간격으로 찍혀 있는 손바닥 자국을 보고

청풍; [누군가 중상을 입은 몸으로 기어서 안쪽으로 들어간 것이다.] [검은 선으로 보인 것 그 인물의 몸에서 흘러나온 피가 말라붙은 것이었고...] 가슴을 손으로 누르고 필사적으로 일어나고

청풍; [대체 어떤 인물이 이 신비한 동굴에 들어와 죽음을 맞이한 것일까?] 비틀거리며 선을 따라 걸어가고

청풍; [죽을 때 죽더라도 궁금증은 해결하고 죽자.] 비틀거리며 동굴 안쪽으로 걸어 들어간다.

 

#76>

어둑한 동굴. 어둑해졌지만 더 넓고 높아졌다.

어둠 속에서 나타나는 청풍. 바닥을 보며 걸어온다. 가슴 누르고 비틀거리며.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고.

청풍; (피의 마른 상태를 보면 아무리 오래 되었어도 십년 이상은 지나지 않았다.) 눈이 풀린 채 비틀거리며 걸어오고

청풍; (그리고 피를 흘린 거리는 거의 백여 장은 된다.) (이 정도면 몸속의 피가 거의 다 빠져나왔을 텐데...)

청풍; (대체 어떤 인물이기에 이 지경이 되고도 움직일 수 있었던 걸까?) + [!] 생각하다가 흠칫하며 앞을 보고

쿵! 청풍이 들어선 곳은 광장. 광장 끝에는 육중해 보이는 석문이 있다. 두쪽으로 이루어진 그 석문에는 <混元洞天>이라는 글이 커다랗게 새겨져 있는데. 그 문 앞에 누군가 무릎을 꿇고 절하는 자세로 이마를 바닥에 댄 채 앉아있다. 그 인물의 등에는 작게 돋아난 게 있다. 비수다.

그 사람의 모습 크로즈 업

청풍; (사람!) 소스라치게 놀라지만

청풍이 따라온 검은 선이 그 사람에게 이어진다.

청풍; (아니, 시체로구나!) 안도하며 다가가고. 이하의 장면에서 청풍의 표정은 거의 죽기 직전의 상태로 묘사

청풍; (내가 따라온 혈흔을 남긴 장본인이다.) 조심스럽게 다가가 살펴보고

쿵! 석문 앞에 무릎 꿇고 죽어있는 인물. 바로 #1>에 나온 신선부 부주 위극겸이다. 등에는 이복동생 위극존이 찔러 넣은 검은 비수, 염왕아가 박혀있다. 염왕아는 전체가 검은 색이고 손잡이는 귀신 머리 모양이라는 점 주의. 손잡이 옆면에 <閻王牙>라는 글도 적혀있지만 어두워서 잘 안보인다.

청풍; (한눈에 봐도 평범한 인물이 아닌데...) 살펴보고

위극겸의 등에 박혀있는 비수 염왕아 크로즈 업. 염왕아의 손잡이가 귀신머리 형상인 것 잘 묘사

청풍; (검은색의 비수가 등에 깊이 박혀있다. 그렇다는 건 이 인물이 누군가에 암살을 당했다는 뜻이다.)

청풍; (어떤 사연이 있기에 화산의 깊은 곳에까지 와서 암살을 당한 것일까?) 위극겸의 모습 살펴보며 생각하다가

[!] 흠칫! 하며 위극겸의 앞쪽 바닥을 본다. 그곳에 글이 적혀있다

청풍; (바닥에 피로 쓴 글이 적혀있다.) 글 옆에 무릎을 꿇고

청풍; (아마 이 인물이 죽기 전에 남긴 유서일 것이다.) 글을 읽는다

 

<조사(祖師)들이시여! 못난 제자를 용서하소서. 본문의 천년기업이 제자의 불민함으로 인해 훼멸(毁滅;망침) 당하게 되었으니... 너무나 죄스러워 차마 하늘(天)에 들어가 조사님들의 영전에서 죽지 못하나이다. 제자를 용서... 본문을... 지켜 주옵소서.> 바닥에 적힌 한자를 배경으로 글의 내용을 나레이션으로 표기

 

청풍; (그러니까 저 문 안에 이 인물의 조사들이 있다는 건데...) 문을 돌아보고

<混元洞天>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는 석문 크로즈 업

청풍; (혼원동천(混元洞天)...) 석문에 새겨져 있는 글을 읽고

청풍; (저 석문 안쪽이 혼원동천이라는 곳이구나. 그래서 이 인물이 하늘(天)이라 칭했을 테고...)

청풍; (혼원(混元)이란 천지 우주가 형성되기 이전의 상태를 말한다.) 문에 새겨진 글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 (혼돈(混沌)의 다른 이름인데...) (저 문 안쪽에 바로 그 혼돈과 관련이 있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것일까?) 생각하다가

청풍; (쓸데없는 관심이다.) 쓴웃음 지으며 다시 바닥에 적힌 유서를 보고

청풍; (명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천지창조의 비밀을 알아서 무엇 하겠는가?) 다시 바닥의 글을 읽고

 

<만에 하나 인연이 닿아서 본인의 시신을 발견하는 자가 있다면 부탁을 하겠다. 본인은 사문에 지은 죄가 너무도 커 죽어서도 안식(安息)을 취할 자격이 없노라. 그러니 부디 본인의 시신은 이 상태로 두기를 바라노라.> 이어지는 글의 내용

 

청풍; (무슨 큰 죄를 지었기에 이토록 처절하게 자책을 하며 죽음을 맞이했을까?) 찡그리며 생각하고.

청풍; (지은 죄가 무거워 오체복지한 채 죽어 영원히 속죄하겠다는 것인데...) 위극겸의 시체를 돌아보고

청풍; (인지상정! 차마 두고 볼 수가 없다.) 두 손으로 위극겸의 시체를 끌어안고

청풍; (최소한 옆으로라도 눕게 해드리자.) 슥! 두 손으로 위극겸의 시체를 안아서 옆으로 누이려 하고. 헌데 그 순간

빠지직! 화악! 갑자기 위극겸의 시체에서 강력한 벼락이 일어나 청풍의 몸을 휘감는다

청풍; [끄아아악!] 벼락에 감전되며 비명을 지르고

청풍; (이... 이게 무슨...) 눈을 까뒤집으며 감전된 모습이 되고

<상상을 초월하는 힘이 몸 속으로 스며들어온다!> 끄으으으! 눈을 까뒤집으며 신음하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청풍; (정신을 잃으면 안되는데...) 시야가 좁아지며 <混元洞天>이라는 글이 적힌 석문이 보이고

<너무도 고통스러워서 견딜 수가 없다!> 스으! 그의 시야가 더 좁아지다가

팟! 암전되는 현상. 화면이 검어진다.

 

#77>

<-서안(西安)> 거대한 성곽 도시. 저녁 무렵. 아직 해는 지지 않았다.

번화가. 사람들 많이 오가고

번화가의 웅장하고 화려한 장원. 사람들이 많이 드나들고 있고. 정문 처마 아래에는 <黃金錢莊 西安支店>이라는 글이 새겨진 현판이 걸려있다.

<-황금전장(黃金錢莊) 서안지점(西安支店)> 위 정문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내의 어느 건물.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고

중년인; [지... 지점장으로 부임하시던 이청풍 공자가 실종되셨단 말입니까?] 사색이 되는 중년인. 살이 찐 전형적인 은행원 분위기. 한번 나올 조연이므로 적당히 묘사. 건물 내의 거실. 탁자를 사이에 두고 귀견수와 마주 앉아있다

귀견수; [불행하게도 동관(潼關) 근처의 험한 길을 지나던 마차가 황하로 추락했소.]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고

귀견수; [나는 겨우 빠져나왔지만 마차를 몰던 송씨와 마차에 타고 있던 이공자는 강물에 휩쓸렸소.]

중년인; [어... 어떻게 그런 일이...] 초조하게 두 손을 비비고

귀견수; [혹시나 해서 하류로 내려가며 수색해봤지만 마부 송씨의 시신만 수습할 수 있었소.]

중년인; [이... 이공자는 시신도 찾지 못하셨단 말씀이신지요?] 비지땀을 흘리고

귀견수; [그렇소 부(副)점장!]

귀견수; [하지만 천운이라는 것도 있으니 이공자가 살아있을 수도 있소.] 품속에 오른손을 넣고

귀견수; [서안 일대의 관부와 개방등을 동원해서 이공자의 행방을 찾아주시오.] 접은 종이를 한 장 품속에서 꺼내고

귀견수; [이건 이공자의 용모파기요.] 종이를 건네주고

펼쳐보는 중년인

종이에 그려진 건 동창 제독태감 담길이 그린 청풍의 초상화다.

중년인; [이분이 이청풍 공자...] 초상화를 보며 일어나고

중년인; [즉시 수색 요청을 하겠습니다.] 종이를 들고 입구로 간다

귀견수; [수고해주시오.] 거실을 나가는 중년인에게 말하고.

중년인;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밖으로 나가 굽신거리며 문을 닫고

탁! 닫히는 문. 혼자 남는 귀견수

귀견수; (교활한 새끼!) 이를 부득 갈고

 

<어젯밤 강을 따라 십여 리쯤 내려가다가 발견한 것은 청풍이 놈의 겉옷이 감겨있던 통나무였다.> 강가에서 청풍의 겉옷이 감싸고 있는 통나무를 보고 분노하는 귀견수 모습

 

귀견수; (청풍이 놈은 강물에 빠진 것으로 위장하고 다른 길로 도망쳤던 것이다.) 우둑! 주먹에 힘을 주고

귀견수; (우리 황금전장에서 자신을 제거하려 했다는 것을 청풍이 놈이 알아버린 것은 크나큰 우환이 될 수 있다.)

귀견수; (만일 그놈이 소장주 대리로 과거를 본 것을 관부에 고변하기라도 하면 황금전장은 황실을 능멸한 죄로 풍비박산이 날 수도 있다.)

귀견수;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종놈을 잡아 죽여야만 한다.) 강렬한 표정

 

#78>

밤. 창천애의 모습. 하늘에는 반달이 떠있고

창천애 절벽 중간에 걸린 구름

그 구름 아래쪽 절벽. 그냥 절벽으로 보이지만

동굴 안쪽에서 밖을 본 모습. 동굴 입구가 반투명한 막에 가려있고. 그 동굴 입구를 통해 달빛이 흘러들어와 바닥을 일부 비춘다

 

#79>

다시 혼원동천 입구. 헌데 위극겸의 시체가 사라졌다. 청풍이 벌렁 누워있고. 청풍의 주변에는 위극겸이 입었던 옷과 위극겸의 등에 박혀있던 단검 염왕아만 놓여있다.

청풍의 모습. 기절했다. 헌데 가슴이 멀쩡해졌다. 옷을 뚫고 나왔던 늑골도 사라져있고

움찔! 하는 청풍의 손. 이어

천천히 눈을 뜨는 청풍

동굴이 환하다.

청풍; (이게 무슨 조화인가?) (어둡던 동굴이 대낮같이 환하게 보이다니...) 천장을 보며 놀라고. 그러다가

흠칫! 하고

청풍; (아직 죽지 않았을 뿐 아니라 가슴에서 통증도 느껴지지 않는다.) 휙! 급히 일어나려는데

휘익! 몸이 용수철처럼 튕겨져 올라간다.

청풍; [헉!] 기겁할 때

확 다가오는 천장의 종유석. 청풍의 머리가 그 종유석으로 치솟는다

청풍; [안돼!] 기겁하며 머리를 가리려는데

파삭! 청풍의 머리에 부딪힌 종유석이 그대로 유리처럼 깨진다

청풍; [엇!] 휘릭! 후두둑! 놀라며 다시 아래로 내려가고. 깨진 종유석 조각들도 함께 떨어지고

청풍; [이럴 수가...] 슥! 가볍게 내려서고. 따당! 퍼퍽! 부서진 종유석 조각이 바닥에 떨어져 흩어지고

청풍; [슬쩍 움직였는데 삼장 넘게 도약했고 머리가 단단한 종유석을 유리처럼 깨트렸다.] 머리 만지며 어리둥절

청풍; [종유석에 부딪힌 머리에서 전혀 통증이 느껴지지 않을 뿐 아니라...] 서둘러 상의를 벌려본다.

쿵! 가슴에 나있던 상처가 완전히 나아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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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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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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