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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우유라; (성공했다.) 슥! 바닥에 내려서며 이를 갈고. 우류라 앞에서는 청풍이 술 취한 듯 휘청거리고 있다. 연신 비틀거리는 청풍 주변에는 이십여 자루의 얇은 비수들이 박혀있는데 흐릿한 빛을 내고 있다. 그 빛들이 거미줄처럼 다른 비수들과 연결되고 있다. 비수들이 진법을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우유라; (저자를 가둔 환상미혼진(幻像迷魂陣)은 끝없이 환각을 일으켜서 심력을 소진시킨다.) 청풍을 보고

우유라; (결국 저자는 지칠 대로 지쳐 정신을 놓게 될 것이다.) 생각하며 팽혼쪽으로 돌아서고. 이어

우유라; [팽공자! 많이 다치셨는가요?] 여전히 바닥에 누워있는 팽혼에게 다가가고

팽혼; [아... 아닙니다.] [마혈이 제압당한 것뿐입니다.] 수치스러운 표정으로 대답하고

우유라; [풀어드리겠어요.] 피핑! 손가락을 튕겨서 지풍을 날리고

퍼퍽! 지풍에 상처 주위를 맞아 몸을 움찔하는 팽혼. 이어

팽혼; [고맙습니다 우부인!] 억지로 웃으며 일어나고

팽혼; [도움도 못되어 드리고 추태만 부렸습니다.] 철컹! 그때까지 쥐고 있던 칼을 칼집에 꽂고

우유라; [그런 말씀 마세요.] 고개 좀 숙이고

우유라; [팽공자께서 도와주신 덕분에 저자를 환상미혼진에 가둘 수 있었어요.] 다시 청풍을 보고. 팽혼도 청풍을 보고. 청풍은 여전히 술 취한 듯 휘청거리고 있다.

 

#151>

[저게 어떻게 된 일이지?] [철담패도를 간단히 쓰러트린 청년이 왜 저러는 건가?] [마치 술에 취해 제 정신이 아닌 것 같잖은가?] 좀 떨어진 곳의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그자들 눈에도 청풍이 휘청거리는 게 보이고

사내1; [아마 진법에 갇힌 걸 게야.] 한 놈이 아는 척.

[진법?] [바닥에 박힌 스무 개 남짓의 비수로 진법을 형성하는 게 가능한 건가?] 다른 사람들 믿지 못하고

사내1; [우리야 이해를 못하겠지만...] [진법을 펼친 저 여자라면 가능할 걸세.] 우유라를 가리키며 말하고

[저 여자가 그렇게 대단한 인물인가?] [보기에는 그냥 기막히게 예쁜 미녀일 뿐인데...] 어리둥절하는 다른 놈들

사내1; [내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면 저 여자가 바로 제갈세가의 안주인인 다지관음일 걸세.] 흥분해서 말하고

[다지관음 우유라!] [정말 저 여자가 다지관음이란 말인가?] [다지관음이라면 당금 무림의 오대미인(五大美人) 중 한명이잖아.] 놀라는 다른 놈들

사내1; [다지관음은 무림오대미인에 꼽힐 뿐 아니라 기문둔갑으로 천하를 통틀어 세 손가락 안에 든다는 재녀야.] 흥분

사내2; [하지만 박복해서 사실상 과부가 되었잖은가?] 다른 사내가 말하고

사내1; [제갈세가의 가주 제갈각(諸葛覺)이 삼 년전쯤 의문의 실종을 당했지.] 끄덕

사내2; [삼 년 가까이 종적이 묘연해졌으면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걸로 봐야해.] 역시 끄덕이고

사내1; [그럴 가능성이 큰데...]

사내1; [하여간 가주가 실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제갈세가가 여전히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건 다지관음이 기문둔갑이 그만큼 탁월한 때문이야.]

 

#152>

팽혼과 나란히 서서 진법에 갇힌 청풍을 보고 있는 우유라. 청풍은 여전히 술 취한 듯 휘청거리고 있고

우유라; [저자가 누군지 모르시나요?] 청풍을 노려보고

팽혼; [저도 저런 놈이 당금 무림에 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고개 젓고

우유라; [이해가 안가는군요.] 찡그리고

우유라; [저 정도 실력을 지닌 자가 느닷없이 나타날 정도로 어수룩한 게 강호가 아닌데...] 갸웃

팽혼; [동감입니다.]

팽혼; [변명이 아니고... 저의 도법으로는 저자의 털 끝 하나 건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수치스러운 표정

팽혼; [설령 구대문파 장문인들이라 해도 저자를 쉽게 이기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우유라; [하북팽가의 후계자이신 팽공자의 평가이니 틀림이 없겠지요.] + [!] 말하다가 무언가 알아차리고 눈 치뜨고

팽혼; [과찬의 말씀을...] + [!] 말하다가 우유라를 보며 흠칫! 하고

우유라; [말도 안되는...] 놀라며 앞을 보고

팽혼; [왜 그러십니까?] + [헉!] 함께 앞을 보다가 놀라고

쿵! 청풍이 우뚝 서있다. 더 이상 술 취한 듯 휘청거리지 않고

팽혼; [저... 저자의 몸이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는 건 혹시...] 불신과 경악

우유라; [평정심을 되찾은 것 같군요. 환상미혼진의 환각을 극복했다고 봐야 해요.] 스릉! 소매 속에서 다시 한 자루의 얇은 비수를 뽑고

팽혼; [파진(破陣)까지 할 거로 예상하시는지요?] 창! 역시 칼을 뽑고

우유라; [환각을 극복했다면 진법을 깨트릴 가능성도 높아요.] 긴장. 끄덕

우유라; [만일 저자가 파진하는 데 성공한다면 그 즉시 공격을 해야만 제압할 가능성이 있어요.]

팽혼; [전력을 다해야겠습니다.] 징! 칼끝에서 광선검처럼 빛나는 것을 한자쯤 뽑아내며 청풍을 노려보고

 

#153>

다시 진법 내의 청풍. 콰콰쾅! 콰아! 드드드! 여전히 청풍의 주변에서는 거센 파도가 휘몰아치고 있고. 바위는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뒤흔들린다. 하지만 청풍은 미동도 않고 우뚝 서있다.

청풍; (황금전장의 장경각에 수장된 기문둔갑 관련 책들을 모두 읽어본 보람이 있었다.) 눈을 좀 가늘게 뜨고

청풍; (환각에 휘둘리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각 자체를 믿지 않는 것이다.)

청풍; (기준이 되는 한 가지 감각에만 집중하고 다른 감각들은 모두 무시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그리고 지금의 내 감각은 모두 발바닥에 집중되어 있다.> 바닥을 굳건하게 딛고 있는 청풍의 두 발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청풍; (발바닥으로 느껴지는 지면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눈에 보이는 것, 몸이 느끼는 진동등도 모두 가짜였던 것이다.)

청풍; (비록 환각은 극복했지만 진법을 뚫고 나가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슥! 창을 앞으로 찌르고. 그러자

퉁! 앞쪽 허공에서 보이지 않는 힘이 창끝을 밀어 낸다

청풍; (이 진법은 환각을 일으킬 뿐 아니라 강력한 반탄력을 일으켜서 갇힌 자가 밖으로 빠져 나가는 것을 저지한다.) 슥! 다시 창을 내밀고

퉁! 이번에도 창끝을 밀어내는 보이지 않는 힘

청풍; (보통 사람들이라면 이 반탄력에 속수무책이겠지만...) 슥! 웃으며 다시 창을 앞으로 내밀고

청풍; (내게는 외부의 힘을 끌어들여 내 것처럼 쓰는 이화접목의 비법이 있다.) 콱! 창으로 강하게 앞을 찌르고

쾅! 퉁! 더 강한 반탄력이 창을 도로 밀어내는데

청풍; [크와왓!] 쩍! 튕겨지는 창을 옆으로 확 휘두른다. 그러자

화악! 창을 밀어내던 힘이 창끝에 이끌려 옆으로 홱 끌려가고. 그러자

 

#154>

투쾅! 펑! 바닥에 박혀있던 비수들이 몇 개가 그대로 창에 이끌려 바닥에서 빠져나온다. 이하 우유라와 팽혼의 시점

우유라; [진법이 깨졌어요!] 비수를 던질 자세로 외치고

팽혼; [크왓!] 쩡! 기합을 넣어 칼끝에서 번져 나오는 빛을 최대한으로 길게 늘인다. 그 때문에 칼의 길이가 2미터쯤으로 늘어가고

콰드득! 화악! 그때 거의 모든 비수들이 바닥에서 뽑혀 허공으로 치솟는다. 물론 청풍이 휘두르는 창을 따라서

청풍; (비수들을 이용해서 임시방편으로 설치한 진법이라 깨트리는 게 어렵지 않았다.) 퍼퍽! 따당! 자신이 창을 휘두른 쪽으로 날아가 바닥에 박히거나 나뒹구는 비수들을 보며 생각할 때

우유라; [가라!] 투학! 그런 청풍을 향해 벼락같이 비수를 날리고.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는 비수. 동시에

팽혼; [크왓!] 쩍! 폭발적인 속도로 청풍에게 쇄도하며 빛나는 칼을 휘두르려 하고.

돌아보는 청풍에게 빛살처럼 날아드는 비수. 그 뒤에서 쇄도하는 팽혼. 하지만

슥! 몸을 허공으로 떠오르게 만드는 청풍.

슥! 비수가 날아오는 대로 뒤로 밀려 날아가는 청풍의 몸

우유라; (내가 날린 비수에 실린 힘을 타고 밀려난다.) 비수를 던진 자세로 경악

팽혼; (거리가 멀어진다!) 스악! 팟! 삼단뛰기 하듯 한번 도약한 후 전력으로 쇄도하며 칼로 청풍의 하체를 수평으로 베어가고. 하지만

고개를 젓는 청풍. 그러자

슈학! 비수는 방향을 틀어서 다시 우유라에게 날아가고, 그 사이에

팽혼; [크왓!] 전력을 다해 청풍의 허리를 베어간다. 하지만

슥! 휘두른 팽혼의 칼 날 위에 내려서는 청풍의 발.

팽혼; (말도 안되는...) 칼 휘두른 자세로 경악하는 팽혼

[저럴 수가...] [칼날 위로 내려섰어!] [신기다!] 보고 있던 사람들 경악

우유라; [조심하세요 팽공자!] 스륵! 힘없이 떨어지는 비수를 받으며 외칠 때

슥! 발에 힘을 주는 청풍. 그러자

팽혼; [헉!] 휘청! 칼날이 그대로 가라앉아 기겁한다.

팽혼; (칼끝에 산 하나가 올라선 것 같다.) 텅! 견디지 못하고 손잡이를 놓치며 뒤로 휙 물러서는 팽혼

쾅! 칼날 끝을 밟아서 바닥에 박히게 하며 내려서는 청풍.

우유라; (나나 팽공자의 실력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고수다.) 징! 절망하면서도 다시 비수를 던지려 하고

팽혼; [젠장!] 스악! 역시 소맷 속에서 작은 비수를 뽑으며 이를 갈고.

청풍; (둘 다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이는군.) 우유라와 팽혼을 보며 찡그리고

청풍; (아무래도 쓴맛을 한 번 보게 해야겠다.) 창을 쳐들며 생각할 때

짝짝짝! 갑자기 들리는 박수소리. 일제히 돌아보는 청풍과 우유라와 팽혼

독두신개; [잘 봤다. 잘 봤어.] [늙은 거지가 오랜만에 좋은 구경을 했구만.] 짝짝 박수치며 다가오는 독두신개.

청풍; (고수...) 눈 번뜩. 직후

팽혼; [독두신개님!] 반색하며 급히 포권하고

우유라; [호법님을 뵈옵니다.] 역시 안도하며 허리 숙이고

청풍; (독두신개라면...) 흠칫! 놀라고

청풍; (당금 무림에서 검성 섭노야를 제외한 최강자들로 일컬어지는 우내사절(宇內四絶)중 한명 아닌가?) 인사하는 우유라와 팽혼 사이를 지나 자신에게 다가오는 독두신개를 보며 생각할 때

독두신개; [노화자가 누군지 아는 눈치로구만.] 청풍 앞 2미터쯤에 멈춰서며

청풍; [노선배께서 개방의 태상장로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창을 내리며 고개를 좀 숙이고

독두신개; [노부를 알고 있다니 한 가지 부탁을 들어주길 바라네.]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청풍; [부탁이라니 가당치 않습니다. 후배에게 분부하실 일이 있으시면 하명하시지요.] 정중하게

독두신개; [그리 말하니 편한 마음으로 말함세.] 웃고

독두신개; [이제 그만 모녀상봉을 시켜주게나.] 말하며 자기 뒤의 우유라를 돌아보고

청풍; [모녀상봉이라면 부인께서 바로...] 우유라를 돌아보고

우유라; [제 이름은 우유라예요.] [제갈세가의 살림을 맡고 있는 계집이랍니다.] 정중하지만 새침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청풍; [실례했습니다.] 팟! 급히 창을 바닥에 꽂고. 창날이 위로 향하게

청풍; [소소의 어머니이신 줄 몰라 뵙고 결례를 범했습니다.] 두 팔로 제갈소소를 우유라에게 내밀고

우유라; [별말씀을...] 다가와 두 손을 내밀고

우유라; [결례라면 오히려 제가 한 것같사옵니다.] 두 팔로 제갈소소를 받아 안고.

슥! 제갈소소를 우유라에게 건네주며 제갈소소의 등을 슬쩍 손가락으로 찍는 청풍. 그러자

제갈소소; [엄... 엄마?] 졸린 눈을 뜨며 우유라를 올려다보고

우유라; [그래 엄마란다.] 눈물 글썽이며 딸을 내려다보고

우유라; [엄마가 방심하는 바람에 소소가 고생을 했어. 미안하구나.] 딸을 끌어안고 울고

제갈소소도 엄마 품에 안겨서 울고

청풍; (잘 되었다.) 그걸 보며 미소 짓고

<강호에 나와서 한 일들 중 가장 보람된 일을 한 것 같구나.> 장내의 광경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155>

<-용문(龍門)> 정오가 지난 시간. 강 전체가 폭포로 변하는 계곡. 나이아가라폭포 같은데 높이는 절반 정도된다. 그 폭포 아래쪽 수백 미터쯤에 선착장이 있다. 더 이상 강을 거슬러 올라가지 못하는 배들이 수없이 정박해 있다. 쉴 새없이 들어오고 나가는 배들. 선착장 주변에는 제법 큰 거리가 형성되어 있다.

넓직한 거리 좌우로 들어선 상가들. 단층도 있지만 2층 상가들도 있다. 각가지 업종의 상가들에 사람들이 북적

선착장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한 객잔. 2층 객잔인데 역시 사람들이 북적댄다. 들고 나는 사람들 많고

 

객잔의 2층 창가 자리에 앉아서 선착장 쪽을 보고 있는 귀신 가면 쓴 사내. 위진천이 가면을 쓴 모습. 이하 소지존으로 표기.

소지존 앞에는 젊은 여인이 앉아서 보고하는 중이다. 여자는 가슴골이 훤히 드러나는 야한 차림인데 아주 육감적인 몸매를 지녔다. 반면 얼굴은 순진하게 생겼다. 전형적인 베이글 미녀. 이 여자는 쾌활림의 림주 구미호리의 세 제자 흡정삼요중 둘째인 호요희.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에 나오는 구미호 <아리> 이미지. 캐릭터는 074를 좀 더 젊게 묘사. 얼굴을 066정도로 청순하게. 구미호리의 젊은 시절로 묘사해도 됨. 흡정삼요의 다른 둘은 담비 이미지인 초요희와 표범 이지미의 표요희다.

호요희; [삼문육가와 구대문파의 인간들이 속속 낙양으로 모여들고 있사옵니다.] 주변 자리에 다른 손님들이 앉아있지만 신경 쓰지 않고 말한다.

주변 자리의 손님들은 모두 혈세사패 소속이다. 백정같은 인상, 음침한 인상, 기생 오라비같은 인상의 사내들이 따로 따로 모여 있다. 각기 지옥갱, 백살파, 환마루 소속이다. 지옥갱의 사내들은 #68>에 나온 지옥광전사들 복장. 백살파 사내들은 복면 쓰지 않은 백일자객들 복장. 환마루 사내들은 제각각 다양한 복장이다. 쾌활림 소속은 호요희뿐이다.

호요희; [덕분에 내일 있을 호천집성연은 제법 흥청거릴 것 같사옵니다.] 배시시 웃으며 말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쾌활림 흡정삼요(吸精三妖)의 둘째 호요희(狐妖姬)>

소지존; [호천집성연...] [하늘의 큰 뜻을 지키기 위해 여러 별들이 모이는 연회라...] 가면 속에서 피식 웃고

소지존; [하여간 존귀하신 선후(仙后)께서는 호천맹의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눈물어린 노력을 기울이시는군.] 선착장 쪽을 보며 건성으로 말하고

호요희; [그래봐야 별 실속은 없을 게 분명하옵니다.] 배시시

소지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말해봐라 호요희!] 여전히 선착장 쪽을 보면서 건성으로 말하고

호요희; [삼문육가에서는 가주와 장문인들이 참석하겠지만 구대문파는 이번에도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옵니다.] 그래도 눈웃음치며 말하고

소지존; [미적지근한 반응이라...]

호요희; [구대문파중 호천집성연에 장문인이 참석하겠다고 통보한 문파는 개방과 항산파(恒山派)뿐이옵니다.]

호요희; [다른 문파들은 예의상 장로나 호법을 보내는 정도이옵니다.]

소지존; [구대문파가 미온적으로 나오는 이유가 어째서인 것 같으냐?] 여전히 창밖을 보며 건성으로 말하고

호요희; [구대문파 입장에서는 당장 자신들에게 심각한 위기가 닥친 것도 아닌데 자존심을 굽히고 호천맹에 합류할 기분이 아닐 것이옵니다.] 그래도 열심히 대답하고

호요희; [물론 구대문파가 호천집성연에 비협조적인 데에는 환마루가 침투시킨 간세들이 큰 역할을 하기도 했사옵니다.]

소지존; [구대문파 수뇌부에는 예외없이 환마루의 간세들이 위장하고 있긴 하지.] 고개 끄덕이고. 이어

소지존; [그래도 조금은 의외로구나.] 호요희를 돌아보며 웃고

호요희; [무엇을 말이옵니까?] 교태로운 표정

소지존; [너희들 혈세사패는 비록 지존회에 함께 속해있긴 하지만 서로 앙숙이지 않느냐?] 주변의 다른 손님들을 보며 웃고

다른 자리의 손님들이 힐끔거리며 보고 있다. 세 그룹으로 모여 있는 그자들이 모두 혈세사패 소속임을 보여주고

호요희; [혈세사패의 사이가 좋다고는 볼 수 없겠지요.] 그자들을 흘겨보며

소지존; [그런데도 환마루가 이룬 업적에 대해 깎아내리지 않는 네 태도에는 감탄했다.] 기생오라비같은 인상의 사내들을 힐끔 보며 웃고

호요희; [어여삐 봐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사옵니다.] 교태를 부리며 고개를 숙이고

<저 여우년...> <과연 별호에 여우가 들어갈만하군!> <교태가 아주 애간장을 녹이는구만.> <저 년 사부인 쾌활림주 구미호리에 못지않은 색기를 지녔어.>> 주변 자리의 사내들이 흘겨보고

소지존; [하긴 지존회의 군림천하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서로 잘 지내는 게 좋겠지.] 다시 창밖을 보고

소지존; [누가 지존회를 대신해서 무림을 다스릴지는 그 후에 결정될 테니...] 선착장을 보며 음산하게 웃고

<물론 무림을 손에 넣는 것은 우리 지옥갱이다.> <누가 마지막에 웃을지는 두고 봐야하는 것이다,> <우리 환마루가 어디까지 손을 뻗히고 있는지 알면 까무라칠 것들이...> 서로 다른 생각하는 세 무리의 사내들

호요희; (어리석은 놈들...) 그런 그자들을 힐끔

호요희; (사내는 아무리 잘나봐야 결국 여자 치마 폭 아래에서 녹아내리는 법이다.) 창밖을 보는 소지존의 뒷모습을 보며 배시시 웃고

호요희; (지존회의 후계자 소지존...)

<지존의 아들이라고 알려진 소지존만 사로잡으면 만사형통인 거야.> 창밖을 보는 소지존의 모습 배경으로 호요희의 생각 나레이션

호요희; (물론 사내를 녹여버리는 재주로는 우리 쾌활림의 자매들을 능가할 계집은 없고...) 배시시 웃는데

소지존; (꿈도 야무지지.) 창밖을 보며 피식 웃고

소지존; (손만 뻗으면 어리거나 순진한 미녀들이 널려있거늘...) (아무렴 내가 다른 놈들이 물고 빨아댄 창녀들에게 구미가 동할 것 같으냐?)

소지존; (물론 쾌활림의 계집들도 쓸 데가 없진 않지만...) + [!] 생각하다가 흠칫! 하며 고개를 창밖으로 조금 내밀고

호요희; (뭘 보는 걸까?) 호요희도 창밖을 보고. 그러다가

[!] 역시 무언가 발견하는 호요희

<찾았다!> 선착장에 도착한 여객선. 그 여객선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배경으로 호요희의 생각 나레이션

<소지존의 관심을 끈 건 저것들이다.> 사람들 틈에 끼어서 내리는 벽옥령과 강혜분. 둘 다 죽립을 썼는데 벽옥령은 물론 남장을 하고 있다.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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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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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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