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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위가장(威家莊)> 드넓은 평야와 강을 앞에 두고 등 뒤로는 험준한 산을 두고 있는 웅장한 장원. 마치 궁궐 같다. 평야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고. 장원으로도 사람들이 쉴 새 없이 출입한다.

위가장 내의 정원. 넓고 화려하고. 정자도 한 채 있다. 정자에 일남일녀가 앉아있다. 위진천과 혈부용이다. 위진천은 편지를 읽고 있다. 혈부용은 작은 두루마리를 하나를 두 손으로 들고 있다

위진천; [무능한 놈들...] 편지에서 눈을 떼며 찡그리고

위진천; [종남파 전체도 아니고 종남파 제자 한 놈 어쩌지 못해서 이 난리를 쳐?] 화악! 손을 뜨겁게 만들어 편지를 불태우며 화를 내고

위진천; [혈세사패를 전부 동원해서라도 막가놈이 소림사에 들어가는 걸 막으라고 해.] 종이를 태우며

혈부용; [그리 전하겠사옵니다.] 고개 좀 숙이고

위진천; [구대문파 늙은이들에게 의심을 사지 않으려면 난 다시 음산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뭐 하나 제대로 진행되는 게 없어.] 탁 탁 손바닥을 쳐서 재를 털어버리며 오만상을 쓰고

혈부용; [검성과의 일전 후 깨달은 심득이 있다며 폐관수련에 들어가신 지존께서 머잖아 출관하실 것이옵니다.]

혈부용; [그럼 지금까지 소회주님을 귀찮게 했던 모든 일도 하찮은 것이 되지 않을런지요?] 눈치 보며 말하고

위진천; [그걸 누가 모르느냐?] 퉁명하게 말하며 옷에 손을 닦고

위진천; [문제는 아버지가 날 무능하게 보시지나 않을까 하는 점이란 말이다.]

위진천; [가뜩이나 내가 서출(庶出)이라는 걸 꼬투리 잡는 인간들이 아버지 주변에 널려 있잖느냐?] 이를 부득 갈고

위진천; [내가 제대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아버지는 당신이 이룬 모든 걸 승천(昇天)이 놈에게 넘겨줄 수도 있다.] 해맑게 생긴 소년을 떠올린다. <무쌍일지>에 나온 위진천의 이복동생 위승천 캐릭터. 나이는 15세 정도.

위진천; [절대! 절대 그런 일이 벌어지면 안되는 것이다!] 주먹 불끈 이를 갈고

혈부용; (별 근심 없어 보이는 소회주도 심각한 고민을 안고 있다.) (그건 이복동생인 위승천(威昇天)의 존재다.)

 

<위승천은 지존의 본처 냉(冷)씨 소생이다.> 위승천과 나란히 의자에 앉은 차갑고 도도한 인상의 미녀 배경으로 나레이션

<반면 소회주는 지존이 위가장의 안주인 전(田)씨를 범해서 얻은 자식이다.> 의자에 앉은 수더분한 인상의 중년 여인 옆에 서있는 위진천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지존은 무림에 거점을 마련할 목적으로 위가장의 장주 위태무(威太武)를 죽이고 위태무로 위장해왔으며 그 과정에서 위태무의 아내 전씨의 몸에서 태어난 것이 소회주인 것이다.> 잘 차려 입고 온화하게 생긴 중년인이 의자에 앉아있고 그 앞의 놓인 침대에는 잠옷 차림의 전씨가 쿠션을 등에 댄 자세로 어린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있다. 장소는 화려한 침실이고.

 

혈부용; (지금까지는 소회주가 장남이며 또 상당한 능력을 보여 왔기 때문에 지존의 후계자가 될 것으로 여겨져 왔다.) 화를 삭이지 못하고 뭐라 궁시렁 대고 있는 위진천을 보며 생각하고

혈부용; (하지만 위승천이 자라면서 소회주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혈부용; (지존 입장에서는 남의 호적에 올라가 있는 장남보다는 본처 소생인 차남에 더 애착일 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판에 황실에 간세를 잠입시키려던 소회주의 계획은 실패했고...> 조백하 변의 장원에서 위상영과 독두신개가 가짜 관리들을 전멸시키던 장면 배경으로 나레이션

<지존께서 교묘한 수단을 써서 화산 창천애로 유인해준 위상영을 제거하지도 못했다.> 창천애에서 위진천이 위상영이 연주한 비파에 충격을 받고 퍼덕이던 장면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혈부용; (하물며 이번 밀서 건은 소회주의 색탐(色貪) 때문에 야기되었다.)

혈부용; (항마군영대의 청년들은 모두 마약(魔藥)에 중독되어 이성을 잃은 상태다.) 어떤 밀실에서 눈을 까뒤집고 침을 흘리며 괴로워하는 청년들의 모습을 떠올리고

 

<헌데 소회주는 자신에게 연정을 드러낸 신소심만은 마약을 먹이지 않았다.> 수줍어하는 신소심을 품에 안고 뭐라 속삭이는 위진천의 모습. 어떤 밀실이다.

<신소심과 놀아나기 위해서였는데... 그 때문에 온전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었던 신소심이 항마동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의 진상을 알게 되었다.> 어둑한 밀실 입구에서 밀실 내부를 들여다보며 전율하는 신소심. 밀실 내에는 청년들이 목과 손발에 족쇄가 채워진 채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다.

 

혈부용; (결국 신소심은 항마동천을 탈출하여 제 아비에게 진상이 적인 밀서를 보냈던 것이다.) 찡그리고

혈부용;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이같은 실책으로 인해 소회주는 부친의 눈 밖에 날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중이다.) 소리없이 한숨 쉴 때

위진천; [그건 뭐냐?] 혈부용이 들고 있는 두루마리를 힐끔 보며

혈부용; [백살파가 보고서에 첨부한 어떤 자의 용모파기이옵니다.] 두루마리를 조금 들어올리고

위진천; [용모파기?]

혈부용; [백살파의 자객들이 막운비를 척살하려는 것을 훼방 놓은 자의 얼굴이옵니다.] 두 손으로 두루마리를 내밀고

위진천; [어떤 놈인지 상판 좀 보자.] 두루마리를 받아서

펼쳐본다.

위진천; [이놈...] 두루마리 펼쳐보며 눈 부릅

두루마리에 그려진 초상화는 청풍이다. 수염이 좀 나서 덥수룩하지만

위진천; [창천애에서 날 물 먹인 이청풍이란 놈 아니냐?] 혈부용에게

혈부용; [수염도 덥수룩하고 상당히 초췌해서 긴가민가하옵니다만...] 눈치 보며 말끝을 흐리고

위진천; [틀림없다! 이놈이 바로 이청풍이다. 내 눈은 절대 속이지 못한다.] 청풍의 초상화를 보며 이를 부득 갈고

혈부용; [한 번 본 건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 능력을 지니신 소회주님께서 그리 말씀하시니 동일인인 게 분명할 것 같사옵니다.] 아부하고

위진천; [이놈... 창천애 아래로 추락했던 이놈이 어떻게 살아났단 말인가?] 살기 어린 눈으로 청풍의 초상화를 노려보고

위진천; [혈부용!] 청풍의 초상화를 보며

혈부용; [하명하시옵소서.]

위진천; [이가놈을 찾아라! 어떤 일보다 우선해서...] 다시 두루마리를 내밀고

혈부용; [분부 받들겠사옵니다만...] 두 손으로 두루마리 받으며 말 꼬리를 흐리고

위진천; [의심의 여지도 없이 그놈은 내 앞길을 방해할 천적이다.] 이를 부득 갈면서 눈을 희번덕이고

위진천; [가급적 빨리 찾아내 제거하지 못하면 장차 크나큰 우환이 될 것이다.] 이를 가는 위진천의 얼굴 크로즈 업

 

#104>

<-북우산(伏牛山)> 낮

복우산의 험한 산속. 날듯이 걸어가는 청풍. 허리춤에는 용봉철적을 찌르고 있고. 수염은 말끔하게 깎아서 이제 완전히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청풍; (막형이 무사히 소림사에 도착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날 듯이 걸어가며 막운비를 떠올리고

청풍; (너무 걱정하지 말자.) 고개 젓고

청풍; (금석을 두부 베듯 하는 칠성보도에 이화접목까지 가르쳐주었으니 나로서는 할 수 있는 배려는 모두 한 셈이니...)

청풍; (화산에서 당한 일도 있고 해서 막형도 더욱 더 신중하게 소림사로 가고 있을 것이다.) 끄덕

청풍; (일단 소림의 영역에만 들어가면 안전해질 테지.)

청풍; (막형에 대해서는 더 이상 걱정하지 말고 내 문제에나 집중하자.)

청풍; (북경으로 가서 날 죽이라고 사주한 게 이세창인지 마님인지 확인하자.) 이세창과 마은혜를 떠올리고

청풍; (만일 마님의 지시였다면 옥령이와의 인연은 끝장이니 미련을 갖으면 안된다.) 침통한 표정이 되고

청풍; (옥령이에게는 미안하지만 우린 인연이 아닌 것으로...) + [!] 생각하다가 눈 번뜩이고. 직후

창! 차창! 청풍의 귀에 들리는 금속성

청풍; (병장기가 부딪히는 소리...) 달리면서 한쪽을 돌아보고

창! 창창! 연이어 들리는 금속성

청풍; (이 깊은 산중에서 누가 싸우고 있는 것일까?) 휘익! 방향을 틀어서 금속성이 들린 곳으로 날아가고

청풍; (나처럼 독룡간의 괴사를 살펴보려고 찾아온 자들끼리 싸움이 붙은 것일까?) 휘익! 날아간다.

 

#105>

어떤 계곡.

창! 차창! 두 자루의 휘어진 칼을 휘둘러서 네 명의 흉악한 사내들과 싸우고 있는 살접. 살접을 포위 공격하는 사내들은 네 쌍둥이라 비슷한 얼굴과 복장을 하고 있는데 전형적인 산적 인상이다. 무기는 큰 칼이다. 캐릭터는 343

[이년아 헛심 쓰지 말고 어르신들 품에 안겨라.] [계집은 침대에서 힘을 써야하는 법이니라.] [우리 형제들의 사랑을 받으면 극락이 어떤 곳인지 알게 될 게다.] 창! 차창! 넷이 거의 같은 동작으로 칼을 휘두르며 살접을 희롱하고. 이자들의 이름은 복우사흉. 복우산 일대의 산적들인데 살인상단의 사주를 받고 살접을 희롱하는 척 하는 중

살접; [더러운 짐승들...] 휘익! 쐐액! 분노하여 얼굴 새빨개지고. 양손의 칼을 칼춤 추듯 휘둘러대고. 물론 연기다.

살접; [이 아가씨가 누군지 알고 감히 이런 짓을 하는 것이냐?] 캉! 카캉! 사방에서 파고 드는 복우사흉의 칼들을 휘어진 칼로 쳐내고 막으며 악을 쓰고

복우사흉; [누군데?] [네년이 설마 황제의 딸이라도 된다는 거냐?] [황제의 딸년이라면 더 좋지. 재미 보는 기분이 기막힐 테니...] 낄낄 거리며 칼을 휘두르는 네 놈. 쌍둥이들이라 손발이 척척 맞는다.

살접; [난 화산파의 제자다.] [날 해코지 하면 화산파의 고수들이 몰려와 네놈들을 도륙해버릴 것이다.] 캉! 카캉! 악을 쓰며 칼을 휘둘러 복우사흉의 공격을 막고

복우사흉; [어이구 그러셔?] [이제 보니 대 화산파의 제자셨구만.] [몰라 뵈어서 죄송하오 소저.] [부디 이 버러지같은 인생들을 용서해주시오.] 비웃으며 칼질하고

복우사형; [...라고 겁먹을 줄 알았느냐?] [화산파니 뭐니 해봐야 여긴 복우산이다.] [우리 복우사흉(伏牛四凶)의 안방이라 이거지.] [화산파 따위 쳐들어 와보라 그래.] 칼을 신나게 휘두르고. 그러자

서걱! 찌익! 복우사흉의 칼질에 살접의 옷이 찢어지고 갈라지고

살접; [흑!] 드러나는 속살 가리려 움츠러 들고

복우사흉; [이년아 속살 좀 구경하자.] [말만 잘 들으면 우리 형제들이 돌아가며 즐긴 후 살려주마.] [여차하면 맛만 보고 산짐승 먹이로 만들어버리는 수가 있다.] 부악! 쩍! 살벌하게 칼을 휘두르는 놈들. 그러자

캉! 캉! [악!] 그자들의 칼질에 부딪힌 살접의 칼이 튕겨져 나가고

복우사흉; [그만 누워라!] [본격적으로 놀아보자!] 펑! 펑! 두 놈이 장풍을 날리고

살접; [악!] 펑! 펑! 장풍에 맞마 비명 지르고

콰당탕! 바닥에 나뒹구는 살접.

살접; [끄윽...] 바르르.. 바닥에 야하게 쓰러져서 신음하고. 장풍에 맞은 가슴 부분의 옷이 터져서 육감적인 젖가슴이 드러나고

복우사흉; [이제 좀 조용해졌구만.] [그럼 요리를 시작해볼까?] 다가서고

살접; [네놈들이...] 입으로 피를 흘리며 일어나려 하지만

슥! 그년의 목에 겨눠지는 복우사흉 중 한 놈의 칼. 눈 치뜨는 살접. 일어나 앉으려는 자세로

일흉; [잘 생각해라 이년아.] 칼을 살접의 목에 대고

일흉; [당하고 살 것인지 죽은 후 살 것인지...] 슥! 칼을 살접의 목에 더 깊이 들이밀며 흉악하게 웃고

살접; [살... 살려주세요.] 사색이 되어 벌벌 떨고

복우사흉; [그년 이제야 현실을 직시했구만.] [잘 생각했다. 눈 질끈 감고 어르신들을 즐겁게 해주면 목숨은 부지할 수 있을 것이다.] 낄낄 대는 놈들

일흉; [그럼 어디 껍질을 벗겨볼까?] 슥! 칼끝으로 살접의 저고리를 아래로 가르려 하고. 젖가슴 골이 드러나고

살접; [흐윽!] 저고리가 아래로 갈라지며 젖가슴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걸 보며 공포에 질리고. 바로 그때

청풍; [거기까지!] 휘익! 청풍이 복우사흉 뒤로 날아 내리고. 일제히 돌아보는 복우사흉과 살접

청풍; [추잡한 목숨이나마 부지하고 싶으면 즉시 달아나야할 것이다.] 다가오고

복유사흉; [뭐야 저 기생오라비 같은 놈은?] [어이가 없네.] 코웃음 치며 돌아서는 복우사흉들

복우사흉; [사내놈에게는 볼일 없다.] [빨리 해치우고 재미 보자!] [죽어라!] [오늘 밤에는 산짐승들이 포식하겠구나.] 부악! 쩍! 일제히 몸을 날려 청풍을 향해 칼을 휘두르는 복우사흉. 칼질이 똑같다.

살접; [조심하세요.] 드러난 젖가슴 가리며 비명. 하지만

청풍; [자초한 화이니 날 원망하진 마라.] 스악! 휘익! 양손을 휘젓고. 그러자

텅! 쐐액! 청풍을 베어오던 복우사흉의 네 자루 칼이 그대로 방향을 틀어 주변의 동료들을 벤다

[크악!] [안돼!] [케엑!] 푸학! 쩍! 서로의 칼에 베어져 비명 지르는 복우사흉. 죽은 놈은 없지만 팔이 잘리거나 목이 깊이 베인 놈은 있다.

살접; [아!] 놀라는 시늉

[크악!] [끄윽 이게 무슨...] [칼이 제멋대로 움직였다.] 텅! 따앙! 상처를 부여잡고 비틀거리는 복우사흉들. 칼들은 바닥에 떨어지고. 잘려진 팔도 하나 함께 뒹굴고

청풍; [다음에는 다치는 정도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다가오고. 그러자

복우사흉; [히익!] [가... 가자!] [가공할 고수다!] 휘익! 휙! 꽁무니가 빠져라 달아나는 그놈들

청풍; (복우사흉...) 달아나는 복우사흉을 보고

청풍; (복우산 일대에서 활개 치는 산적들이겠지.) 생각할 때

살접; [고... 고마워요 공자님!] 옷을 여미며 무릎 꿇고. 돌아보는 청풍

살접; [구해주신 덕분에 끔찍한 일을 면했어요. 구명지은, 잊지 않겠어요.] 고개 조아리며 말하지만

청풍; (이 여자...) 훑어보고

청풍; (내공을 지니고 있지만 그리 대단한 수준은 아니다.) + [과례는 거두십시오.] 살접을 내려다보며

청풍; [무림 동도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으니 사례를 받을 일도 아닙니다.] 무뚝뚝하게 말하며 돌아서고

청풍; [무슨 일로 이 깊은 산중까지 오셨는지 모르지만 조심해서 하산하십시오.] 걸어가려는데

살접; [기... 기다려 주세요 공자님!] 바닥에 떨어진 자기 칼들을 주우며 급히 외치고

멈춰서며 돌아보는 청풍.

살접; [염... 염치없지만 공자님과 동행하게 해주세요.] 철컥! 칼들을 양쪽 허리에 찬 칼집에 꽂으며 청풍에게 다가온다. 겁에 질린 표정인데. 반면 옷이 찢기고 베어져서 젖가슴이 일부 드러나 보인다.

청풍; [도와드리고 싶어도 나는 여기보다 더 험한 곳으로 가는 길이라 곤란합니다.] 난색을 표하고

살접; [부탁드려요 공자님!] [아까 그자들이 어딘가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절 해코지 할지도 몰라요.] 두 손 모으며 애원하고. 겁에 질린 표정으로

청풍; (이거 참...) 난감, 그러다가

눈물 그렁한 살접의 얼굴

떨리는 두 손과 몸

청풍; (어쩔 수 없군.) + [알겠습니다.] 한숨

청풍; [제가 둘러볼 곳까지 함께 갔다가 하산 하도록 하지요.]

살접; [고마워요 공자님!] 와락! 청풍의 팔을 두 팔로 끌어안고. 움찔하는 청풍.

살접의 젖가슴이 청풍의 팔에 눌리고

청풍; (대담한 여자로군.) + [내가 가려는 곳은 여기보다 더 험하니 조심해야할 겁니다.] 슥! 살접의 손에서 팔을 빼며 걸어가고

살접; [명심할게요.] 배시시 웃으며 따라가고

청풍; [내상이 심하십니까?] 걸어가며 조금 돌아보고

살접; [심맥에 타격을 받긴 했지만 견딜만 해요.] 복우사흉의 장풍에 맞은 가슴을 손으로 누르고. 아픈 듯 찡그리며

청풍; [천천히 갈 테니 무리하지 말고 따라오십시오.] 성큼 성큼 걸어가고

살접; [예...] 배시시 웃으며 따라가고

이하 앞 뒤로 서서 날 듯이 걸어가며 대화 나누는 두 사람

살접; [인사드리는 게 늦었어요.] [제 이름은 정정(鄭貞)이고 화산파에 적을 두고 있어요.] 청풍을 따라가며

청풍; [화산파...] 중얼.

이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인물. #15>에서 벽세황에게 검술을 가르치던 화산파 장로 풍뢰검왕이다.

청풍; (진짜 화산파 제자인지 확인해봐야겠군.) + [풍뢰검왕은 잘 계십니까?]

살접; [풍뢰검왕 장로님은 북경의 황금전장에 무술사범으로 초빙되어 가셨어요.] 즉시 대답하고

청풍; (그걸 알고 있다면 화산파 제자라고 봐야겠군.) + [그렇군요.]

살접; [풍뢰장로님을 아세요?] 눈치 보며

청풍; [만나 뵌 적은 없고...] [그분의 검법으로 일가를 이루었다는 소문은 들어 알고 있습니다.] 둘러대고

살접; [풍뢰장로님의 검법은 저희 화산파 내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빼어나시긴 하지요.] 눈치 보며

청풍; [헌데 정소저는 무슨 일로 복우산에 오르신 것입니까?]

살접; [공자님도 혹시 독룡간의 풍문 들으셨나요?]

청풍; [독룡간을 살펴보러 복우산에 올라오신 것입니까?]

살접; [사부님의 지시로 복우산 근처를 지나다가 독룡간의 풍문이 떠올랐어요.] 청풍청풍의 눈치를 보며

살접; [그래서 별 생각없이 복우산으로 들어왔다가 복우사흉이란 불한당들에게 봉변을 당할 뻔한 거예요.]

청풍; [강호의 인심은 흉험하니 위험한 곳에는 접근하지 않는 게 최선입니다.]

살접; [오늘 일로 저도 톡톡히 교훈을 얻었어요.] 끄덕이고

청풍; (그렇다면 다행이고...)

살접; [혹시 공자님이 가시려는 곳이...]

청풍; [나도 지나던 길에 독룡간의 풍문을 확인할 겸 복우산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고개 끄덕

살접; [잘 되었네요.] 와락! 다시 청풍의 팔을 두 팔로 안고. 당황하는 청풍

살접; [공자님 덕분에 저도 독룡간을 구경하고 갈 수 있게 되었어요.] 젖가슴을 의식적으로 청풍의 팔에 밀착시키며 좋아하고

청풍; (무모할 뿐 아니라 당돌하기까지 한 여자다.) 쓴웃음. 이번에는 억지로 팔을 빼지 못하고

청풍; (이래 저래 복우산에서는 잊지 못할 경험을 하게 되었구나.) 자기 팔을 끌어안은 살접과 함께 걸어가는 청풍

배시시 웃으며 청풍의 얼굴 살피는 살접

 

#106>

특이하고 험준한 지형. 거의 산 정상인데 평평한 바위로 이루어진 평지가 있다. 넓이는 수만평. 그 평지 가운데에 폭 100미터쯤의 균열이 있다. 바위로 이루어진 평지가 둘로 쩍 갈라진 듯한 균열은 양쪽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다. 또 균열 아래쪽은 얼마나 깊은지 어두워서 바닥이 안보인다.

그곳으로 나타나는 청풍과 살접. 여전히 살접은 청풍의 팔을 두 팔로 끌어안고 있고

살접; [여기가 독룡간일 거예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균열을 보며 청풍과 함께 균열을 향해 걸어가고

살접; [밤이면 저 아래에서 기이한 기운이 번져 나온다고 하던데...] 청풍의 팔을 놓고 앞장 서서 균열로 가고

살접; [아직 낮이라 그런 걸까요? 딱히 특이한 현상은 안 보이네요.] 아래를 내려다보고. 청풍도 옆으로 다가가서

아래를 내려다본다

깊은 계곡. 바닥은 잘 안보인다.

청풍; (정말 깊은 균열이다. 마치 저승까지 이어져 있을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고

청풍; (위험을 무릅쓰면 못 내려갈 것도 없겠지만 굳이 그럴 이유는 없겠지.) 생각할 때. + 살접; [이제 어떻게 하실 거예요?]

살접; [밤이 될 때까지 기다리실 건가요?]

청풍; [기왕 왔으니 정말로 이상 현상이 나타나는지 확인하고 가야...] 말하다가 찡그리며 멈추고

살접; [왜 그러시나요?] 어리둥절하며 청풍을 보고

다른 곳을 보는 청풍.

살접도 돌아보고

쿵! 균열을 따라 걸어오는 거구의 복면인. 사람 몸통만한 머리가 달린 망치를 들고 있다. 살인상단의 자객중 한명인 살패다.

살접; [흑!] 겁에 질린 표정으로 청풍의 뒤로 숨고. 그러다가

살접; [저... 저쪽에서도 오고 있어요.] 살패의 반대쪽을 가리킨다

살패의 반대쪽에서 오는 또 다른 복면인. 보통 체구의 인물. 역시 살인상단의 자객인 살영이다. 하지만

청풍; (포위당했군.) 살영은 보지 않고 자신들이 온 쪽을 보고 있는 청풍. 그곳에서 다가오는 또 다른 복면인. 바로 독검사랑이다. 무기는 허리에 찬 검이다.

청풍; (저자의 온몸에서 칙칙한 살기가 흘러넘친다.) 독검사랑을 보고

<아마도 저자가 수령일 텐데 풍기는 기도만으로 보자면 귀견수나 십삼살주에 못지 않은 고수일 것이다.> 천천히 다가오는 독검사랑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독검사랑이 뽑는 검은 검날이 검다.

살접; [우릴... 우릴 노리는 자들 같아요.] 청풍의 뒤에 숨어서 겁에 질린 표정

청풍; [안면이 있는 자들이오?] 독검사랑을 보며 살접에게 묻고

살접; [모... 모르는 자들이에요.] 고개 젓고

살접; [저같은 하수를 저런 고수들이 세 명씩이나 나서서 노릴 이유도 없구요.] 달달 떨면서 말하고

청풍; (하긴...) + [그럼 날 찾아온 손님들이겠군.] 슥! 말하며 앞으로 나서고.

그 사이에 청풍을 세 방향에서 포위한 독검사랑 일행. 각기 청풍과 5미터쯤 거리를 두고 멈춰선다.

망치를 두 손으로 꼰아든 살패,

창! 살영의 양쪽 소매 속에서는 세 개씩의 갈쿠리가 튀어나와 손에 장착된다. <울부린>의 갈쿠리 같은 형태

청풍; [내게 볼일이 있으시오?] 살패와 살영은 신경 쓰지 않고 독검사랑에게 묻고

독검사랑; [네 이름이 이청풍이 맞다면 그러하다.] 스릉! 끄덕이며 검을 뽑고. 이자의 검은 검은색이다

청풍; (검날이 먹물을 바른 듯 검다.) 눈 번뜩

청풍; (검에 독이 묻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 [백살파는 아닌 것 같고...] 독검사랑의 검을 보며

청풍; [어느 조직에 소속된 분들이오?]

독검사랑; [본좌는 살인상단 부단주 독검사랑이다.] 검을 늘어트린 채 대답

청풍; [살인상단...] 눈 번득

청풍; (들어본 적이 있는 청부살수집단이다.) + [이제 보니 사람 죽이는 걸 업으로 삼는 조직에 속한 분들이었군.]

독검사랑; [그러하다.] 음산한 눈빛으로 끄덕

독검사랑; [우리는 널 죽여 달라는 청부를 받고 찾아왔을 뿐, 개인적인 원한은 없다는 걸 말해두겠다.]

청풍; [청부한 자는 누구요?]

독검사랑; [살인청부가 주업인 우리가 고객의 정체를 노출시킬 것 같으냐?] 피식 웃고

청풍; [귀견수가 청부했겠지.] 냉소하고. 그러자

독검사랑; [...!] 즉답을 하지 않다가

독검사랑; [좋을 대로 생각해라.]

청풍; (대답에 아주 잠깐 공백이 있었다. 즉 내 말이 맞다는 뜻이다.)

청풍; (귀견수! 그 작자가 자기 능력으로는 날 간단히 죽일 수 없다고 판단되자 살인상단에 청부를 했구나.) 귀견수를 떠올리며 생각할 때

독검사랑; [청부자가 누군지 말해줄 수는 없지만 청부를 실행하는 담당자는 알려주는 것이 우리 살인상단의 전통이다.] [그래서 본좌의 정체를 밝힌 것이다.]

청풍; [염라대왕을 만나면 죽인 자가 누군지 대답하라는 배려인가?] 피식 웃고

독검사랑; [그렇다!] [각자 자기소개를 해라.] 살패를 보며 말하고.

살패; [살인상단 십대자객의 일인 살패(煞覇)다!] 망치를 불끈 쥐어 들어보이고

살영; [역시 십대자객에 속하는 살영(煞影)이다.] 양손의 갈쿠리를 들어 보이고

청풍; [나같은 무명소졸을 척살하기 위해 살인상단의 부단주와 십대자객 둘이 출동하다니...] [영광으로 생각해야하나?] 차갑게 웃고

독검사랑; [알면 되었다. 죽여라.] 자기는 움직이지 않고 살패를 향해 말하고.

살패; [봉명!] 말하며 고개를 숙이고. 청풍도 돌아보는데 직후

부악! 이미 청풍의 머리를 내리쳐오는 살패의 거대한 망치. 엄청 빠르다는 걸 보여주고

살접; [악!] 비명 지르는데

꽝! 살패의 거대한 망치가 바닥을 내리쳐 바위로 이루어진 바닥에 깊이 박힌다. 청풍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107>

드드드! 절벽 전체가 흔들리고

드드드! 뒤흔들리는 절벽의 바닥. 그곳에 동굴이 있고. 동굴 입구에는 여러 자루의 낡은 검들이 널려있고. 해골들도 여러 구 뒹굴고 있다. 해골들 사이를 뱀들이 기어 다니고 있다. 음산한 광경

 

[!] 동굴 안쪽 어둠 속에서 누군가의 눈이 번뜩인다. 벽을 등지고 앉은 인물의 실루엣. 바로 검성 섭장천이지만 실루엣으로 보여주고. 헌데 섭장천의 어깨 너머로 뱀의 형상과 뱀의 눈도 한쌍 번뜩인다. 뱀의 형상 머리에는 뿔이 두 개 달려있다. 용의 뿔 같이 생긴. 그리고 동굴 안에는 반딧불 같은 수많은 불빛들이 보인다. 모두 뱀의 눈빛이다.

섭장천; (제법이로군.) 드드드! 흔들리는 동굴의 진동을 느끼고. 섭장천의 모습은 여전히 실루엣으로 묘사하고.

취릭! 섭장천의 어깨 너머로 고개를 든 뿔 달린 뱀이 혀를 낼름거리며 눈을 번뜩이고. 화가 난 표정. 하지만

섭장천; (지금까지 독룡간을 찾아온 자들 중에서는 가장 심후한 내공을 지닌 자다.) 슥! 뱀의 머리를 쓰다듬어 진정시키며 생각하고

섭장천; (물론 지존이라는 악적에 비하면 그야말로 조족지혈 수준이지만...) 강렬한 눈빛이 되고

<언제나 되어야 지존을 끌어들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동굴 안의 광경 배경으로 섭장천의 생각 나레이션. 동굴 안에 수많은 뱀들이 꿈틀거리고 있고 뱀들의 눈이 반딧불처럼 반짝이는 걸 배경으로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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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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