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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독룡간> 낮

 

절벽 아래. 청풍과 섭장천이 동굴 밖에 나와 있다. 섭장천이 바위에 앉아있고 청풍이 옆에 서있다. 섭장천은 낡은 검을 한 자루 들고 손으로 쓰다듬고 있는데 용각신망이 옆에 따리를 틀고 앉아있다.

섭장천; [철인진결의 요체는 포용(包容)이다.] 슥! 오른손으로 낡은 검을 쥐고 왼손으로 검날을 쓰다듬는다. 이 낡은 검은 독룡간 바닥에 떨어져 있던 것들 중 한 자루다.

섭장천; [인간을 포함한 천지간의 모든 사물을 너그러이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어야 철인(哲人)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징! 섭장천의 손이 쓸고 지나가면 낡은 검의 날이 빛을 발한다.

청풍; (검이 섭노사의 손길에 반응한다.) 그걸 보며 생각

섭장천; [그리고 사물을 자신의 뜻과 동화시킬 수 있으면 하지 못할 일이 없다.] 왼손은 떼고 오른손도 검을 놓으려 하고. 그러자

지잉! 검이 혼자 경련하면서 허공으로 떠오른다.

청풍; (검이 스스로 허공에 떠오른다. 저건 내공으로 조종하는 게 아니다.) 놀라며 검이 허공으로 떠오르는 걸 보고

섭장천; [성심(誠心), 즉 지극한 마음이면 하늘도 움직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슥! 오른 손을 앞으로 조금 밀고. 그러자

슥! 허공에서 앞으로 밀리는 검. 그러다가

투학! 공간 이동하듯이 단번에 계곡 끝으로 날아가는 검

청풍; [아!] 자기도 모르게 놀라고

가앙! 계곡의 모퉁이를 돌아서 사라지는 검. 직후

섭장천; [돌아와라.] 손바닥을 자기 쪽으로 하며 부르는 시늉하고. 그러자

번쩍! 이미 청풍과 섭장천의 바로 앞에 번개같이 나타나는 검.

청풍; [!] 움찔!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는데

팟! 검은 섭장천의 얼굴 바로 앞에서 딱 멈춘다.

청풍; (직접 보고도 믿어지지가 않는다.) 그걸 보고 경악하고

청풍; (검이 가고 오는 게 너무도 빨라서 눈으로는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섭장천이 손을 조금 움직이자 검이 허공에서 움직여 손잡이가 섭장천 쪽으로 오고. 그걸 보며 놀라는 청풍

청풍; (섭노사께서 구사하는 천리어검은 무림에서 소위 말하는 어검술과는 전혀 격이 다르다.) 섭장천이 검의 손잡이를 잡는 걸 보며

청풍; (섭노사의 의지와 동화된 검은 빠를 뿐 아니라 어디든지 갈 수 있다.) (그래서 천리어검이라는 이름을 붙이셨을 것이다.) 다시 검을 쓰다듬는 섭장천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 (섭노사께서 구사하신 천리어검을 보았으니 이제 단순히 내공으로 검을 조종하는 건 어검술이라 부를 수 없게 되었다.)

섭장천; [천리어검을 구사할 수 있어야 그 다음 단계인 검벽신공으로 넘어갈 수 있다.] 검을 쓰다듬고

섭장천; [사물과 동화되는 것을 넘어 몸 자체를 검으로 만드는 것이 검벽신공이다.] 징! 징! 섭장천의 몸에서 투명한 검의 형상들이 죽순처럼 돋아난다.

청풍; (섭노사의 몸에서 수많은 검의 형상들이 돋아난다.)

청풍; (마치 온몸이 검으로 이루어진 벽에 둘러싸인 것 같다. 검벽신공이라는 이름은 그 때문에 생겼을 것이다.)

섭장천; [하지만 궁극적인 경지에 이르면 유형이건 무형이건 검 자체가 필요 없어진다.] 스스스! 몸에서 돋아난 검의 형상들을 소멸시키고

섭장천; [그것이 절대삼검의 마지막 단계인 무상심검인 데...] 찡그리고

섭장천; [사실을 말하자면 노부도 완전한 무상심검의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다.] 한숨을 쉬고

섭장천; [그랬다면 천주산 은일곡에서 지존과 혈세사패의 패주들을 살려두지 않았을 것이다.]

섭장천; [무상심검은 살기로 적을 죽이는 재주이기 때문이다.] 이를 부득 갈고

청풍; (살기만으로 적을 죽일 수 있다면 사실상 막는 게 불가능하겠구나.) 끄덕이고

섭장천; [오늘부터 철인진결의 수련을 시작해라.]

섭장천; [삼라만상과 융화할 수 있는 철인진결의 이치를 깨우쳐야만 절대삼검을 구사할 수 있다.]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섭장천; (하늘이 마냥 무심하지만은 않구나.) 절벽 위로 좁게 보이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생각하고

<명이 다하기 전에 제 대로 된 후계자를 이 늙은이에게 보내주신 것을 보면...> 장내의 모습 배경으로 섭장천의 생각 나레이션

 

#119>

<-소림사(少林寺)> 웅장한 산의 웅장한 절

소림사 내부 모습. 경내를 향화객들이 오가고. 무술을 연마하는 중들도 있고

웅장한 건물. <知客堂.>이란 현판이 걸려 있고. 중들이 드나들고

<-지객당(知客堂)> 위 건물 배경으로 나레이션

 

막운비; [아무쪼록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탁자를 앞에 두고 누군가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하고. 허리에는 검 대신 청풍이 준 칠성보도를 차고 있다. 칠성보도는 칼집을 구해서 칼집에 넣은 상태

막운비; [사부님은 반드시 장문방장님을 뵙고 밀서를 전하라 분부하셨습니다.] 탁자를 섭장천사이에 두고 자기 앞쪽에 앉아있는 사람 좋아 보이는 인상의 노승에게 말하고. 이 노승이 지객당 당주인 철비대사다.

막운비가 있는 장소는 상당히 넓고 화려한 불당. 지객당 내부인데 젊은 중들도 두 명 입구 쪽에 서있다.

철비대사; [영사 삼절신유와는 모르는 사이도 아니니 장문방장을 뵙게 해드려야겠으나...] 난색을 표하는 철비대사.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소림사 지객당 당주 철비대사(鐵臂大師)>

철비대사; [장문방장께서는 백일 기한으로 면벽수행중이시라 일체 외부의 접촉을 불허하고 계신다네.]

철비대사; [영사께서 보내신 밀서를 노납에게 맡기면 대신 전해드리도록 하겠네.] 손을 내밀지만

막운비; [죄송합니다.] 고개 좀 숙이고

막운비; [사부님은 밀서를 오직 철목선사님께만 보여드리라고 하셨습니다.] 단호한 표정을 짓고

철비대사; [그렇다면 어쩔 수 없이 장문방장의 면벽수련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하는데...] 난감

막운비; [철목선사님의 면벽수련은 얼마나 더 남았는지요?]

철비대사; [한 달 가량은 기다려야 끝나실 걸세.]

막운비; [한 달...] [그때까지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인데...] 난감

철비대사; [알겠네.] 일어나고. 막운비도 일어나려 하고

철비대사; [사정이 급한 것 같으니 일단 노납이 장문방장께 말씀을 넣어보긴 하겠네.] 입구로 가고. 막운비는 일어섰고

막운비; [부탁드리겠습니다.] 철비대사에게 포권하고

철비대사; [차라도 마시면서 잠시 기다리시게.] 입구로 나가고. 입구쪽에 있던 젊은 중들도 따라 나가고

밖으로 나오며 야릇한 표정으로 지객당 안쪽을 곁눈질하는 철비대사. 그 뒤에서 따라나온 젊은 중들이 문을 닫는다.

 

탁! 밖에서 닫히는 문. 이제 막운비는 지객당에 혼자 남게 되고

막운비; (무사히 소림사에는 도착했다.) 다시 의자에 앉고

막운비; (이형이 거푸 도움의 손길을 뻗어준 덕분인데...) 청풍을 떠올리고

막운비; (정작 소림사에 도착하자 난관에 봉착했다.) (하필이면 철목선사께서 면벽수련중이시라니...) 찡그리고

막운비; (혈세사패가 필사적으로 방해한 걸 보면 밀서의 내용은 긴박하고도 중요한 것임에 틀림없다.)

막운비; (밀서를 철목선사에게 전하는 게 늦어질 경우 어떤 불상사가 벌어질지 모른다.) 초조하고

막운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철목선사를 만나야하는 이유다.) 지객당 내에 홀로 남아 생각에 잠긴 막운비

 

#120>

지객당을 밖에서 보여주고. 시간이 좀 지났다.

덜컹! 닫혔던 문이 열려 돌아보는 막운비

중1;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시주.] 철비대사를 따라갔던 젊은 중 중 한명이 밖에서 문을 연 자세로 고개를 숙이고.

일어나는 막운비

중1; [장문방장께서 접견을 허락하셨으니 함께 가시지요.]

막운비; [감사합니다.] 입구로 가고

막운비; (다행히 날 만나주시기로 했구나.) 지객당을 나오고. 젊은 중이 기다리고 있고

중1; [이리로 모시겠습니다.] 앞장서서 가고. + 막운비; [신세를 지겠습니다.] 그 뒤를 따라가는 막운비

중1; [별 말씀을...] 청풍을 안내하며 야릇한 표정이 되는 중1

 

#121>

<-소림사 내 탑림(塔林)> 수많은 탑과 비석이 서있는 곳. 인적은 없다.

탑과 비석 사이를 지나는 중1과 막운비

막운비; (여기가 그 유명한 탑림일 텐데...) 주변의 탑과 비석들을 보며

막운비; (철목선사의 면벽수련 장소가 탑림 안에 있는 것일까?) 생각하다가

막운비; [!] 흠칫! 하며 앞을 보고

탑림 사이의 공터. 쓰러진 비석이 하나 있고. 그 비석에 노승이 한명 앉아있다. 바로 철목선사다. 철목선사 캐릭터는 #100>에 나왔었음. 막운비의 회상에서. 하지만 이 장면에서 나온 철목선사는 가짜다.

막운비; (저분이 소림사의 당대 방장인 철목선사...) 중1을 따라 공터로 들어가며 생각하고. 아직 철목선사가 깔고 앉은 게 비석인 줄 모른다. 그냥 바위인 줄 알고

중1; [장문방장님! 막시주를 모셔왔습니다.] 합장하고

철목선사; [수고했다.] 비석에 걸터앉은 채 끄덕이고.

막운비; [종남파 제자 막운비가 선사를 뵙습니다.] 포권하고. 중1은 막운비의 뒤에 멈춰서서 보고 있고

철목선사; [막시주가 삼절신유께서 아끼는 제자라는 얘기는 전부터 듣고 있었네.] 자애로운 미소를 짓고

철목선사; [막시주도 항마군영대의 일원으로 선출되었었지만 동문에게 양보를 했다지?] 훑어보며

막운비; [사실은 후배 대신 항마동천에 들어간 사매가 보낸 밀서 건으로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품속에서 편지를 꺼내고

철목선사; [밀서라...] 눈 번뜩

막운비의 뒤에 서있던 중1도 눈 번뜩

막운비; [열흘 전쯤 저의 사매가 기르던 애완조를 통해서 가사(家師)에게 보낸 밀서입니다.] 편지를 두 손으로 들고 철목선사에게 다가가고

철목선사; [어떤 내용인지 읽어 보았는가?] 손 내밀어 받으려 하며

막운비; [아닙니다.] 아직 거리는 2미터쯤 남았고

막운비; [가사의 엄명이 계셔서 내용은 보지 못...] + [!]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철목선사가 걸터앉아있는 비석 크로즈 업. 글자가 많이 새겨져 있다

막운비; (철목선사가 걸터앉아있는 게 바위가 아니라 비석이었다.) 눈 부릅

막운비; (소림사의 장문인쯤 되는 인물이 선조의 행적을 기리는 비석을 깔고 앉는 무례를 범할 리 없다.) + [당신 누구요?] 팟! 내밀던 밀서를 급히 거두며 뒤로 물러선다.

[!] 뒤쪽의 중1의 눈이 번쩍

철목선사; [그게 무슨 소리인가?] 어리둥절하는 표정을 짓고

철목선사; [노납이 바로 철목선사라고 하지 않았는가?] 웃고

막운비; [개소리!] 이를 부득 갈며 급히 밀서를 품에 넣고

막운비; [소림사의 방장이 선조의 비석을 깔고 앉는 개망나니 짓을 할 리가 없다!] 창! 칠성보도를 뽑아들고. 그러자

철목선사; [이런... 이런...] 자기가 깔고 앉은 비석을 보고

철목선사; [어이없게 틈을 보이고 말았구만.] 혀를 차고

철목선사; [어쩔 수 없이 밀서는 강제로 빼앗아야겠어.] 딱! 손가락을 튕기고. 그러자

화악! 뒤에서 막운비를 덮치는 중1. 허리띠에서 얇은 검을 뽑아내 휘두른다. 발검이 아주 빠르다

파라랑! 쉬앙! 중1의 검 끝이 흔들리며 검이 여러 개로 변해서 막운비를 베고 찔러온다. 하지만

막운비; [크아!] 스악! 돌아서며 칠성보도를 그어내고. 칠성보도에서 긴 섬광이 내뻗혀 중1을 베어가고

[크악!] 중1이 휘두른 검의 그림자들과 중1의 몸뚱이까지 일거에 그 섬광에 잘려버린다. 비명 지르며 죽는 중1.

철목선사; [조심해라! 백살파가 빼앗긴 칠성보도를 쓴다!] 놀라며 벌떡 일어서고. 바로 그 직후

화악! 부악! 허공에서 내리 덮치며 막운비를 공격하는 네 명의 건장한 중. 얼굴이 비슷하고 보디빌더같은 체형을 지닌 자들인데 각기 긴 쇠 몽둥이, 거대한 삽, 철퇴, 작두같은 칼들은 써서 막운비를 공격한다.

막운비; [꺼져라!] 부악! 쩍! 칠성보도를 현란하게 휘두르고. 그러자

서걱! 쩍! 네 자루의 무기중 쇠몽둥이와 거대한 삽은 그대로 칠성보도의 섬광에 스쳐 잘려나간다. 하지만

꽝! 철퇴는 방향 때문에 미처 자르지 못해서 바닥을 후려치고. 겨우 몸을 틀어 철퇴를 피하는 막운비

쩍! 그런 막운비에게 작두칼이 비스듬히 날아들고. 아주 빠르고 강력한데 피하기에는 너무 가깝다

막운비; (피할 수도 베어버릴 수도 없다.) 스악! 칠성보도를 위쪽으로 쳐들어서 작두칼을 막으려 하고

[잘한다!] [무기의 중량 차이로 밀어붙여!] [토막을 내버려라.] 보고 있던 다른 놈들이 환호하고

스악! 부악! 칠성보도와 그것의 몇 배는 되는 크기의 작두칼이 충돌하려 하고. 하지만 그 직후

막운비; (이화접목!) 징! 눈을 부릅뜨며 칠성보도를 휘두르고. 그러자

[헉!] 부악! 작두칼을 휘두른 놈은 작두칼이 칠성보도에 달라붙은 채 돌아가는데 그 작두칼에 딸려서 홱 날아오른다

막운비; (통한다!) 쐐액! 휘익! 칠성보도를 뿌리치듯 휘두르는 막운비의 손짓에 따라 작두칼과 그것을 쓰는 자는 동료들 두명에게 세차게 날아간다. 잘려진 쇠몽둥이와 삽을 들고 있던 자들이다

[헉!] [조심...] 콰당탕! 퍽! 두 놈과 충돌하는 작두칼을 쓰는 자. 철퇴를 휘두른 자가 옆에서 돌아보고

콰당탕! 두 놈과 작두칼을 쓰는 놈이 한 덩이가 되어 나뒹굴고. 그 앞에서 칠성보도를 휘두른 자세인 막운비

철목선사; [제법이로구만.] 감탄. 그때

[죽어라!] 부악! 철퇴를 휘두르며 막운비를 공격하는 놈. 하지만

막운비; [크아!] 쩍! 휘두르는 칠성보도에서 내뻗치는 섬광이 철퇴와 그것을 쓰는 놈의 몸뚱이를 함께 잘라버린다.

철목선사; [허어!] 놀라고

[안돼!] [왕삼!] 충돌했다가 나뒹군 세 놈의 비명

털석! 따당! 토막 난 작두칼과 그걸 쓰던 놈의 시체가 나뒹굴고

막운비; (칠성보도의 위력은 역시 가공하구나.) (사부님이 십삼살주에게 어이없이 당하실만 하다.) 흥분.

[조... 조심해라!] [저놈이 쓰는 건 전설 속의 칠성보도다.] [칠성보도의 도기는 무엇이든 잘라버린다더니 사실이었다.!] 살아남은 세 놈도 겁에 질려 감히 덤비지 못하고

막운비; (칠성보도와 이형이 전수해준 이화접목만 적절히 사용하면 여길 빠져나가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다.) 칠성보도로 살아남은 세 놈을 겨누며 다가가고. 세 놈은 겁에 질려 뒷걸음질 치고. 그때

짝짝! 박수치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는 막운비

철목선사; [훌륭하다! 과연 종남파 제일의 후기지수다운 솜씨고 임기응변이다.] 짝짝 박수치고 있는 철목선사

막운비; [늙은이는 누구냐?] [혈세사패의 마귀냐?] 칠성보도로 겨누며

철목선사; [칭찬하는 의미로 노부의 본 모습을 보여주마.] 슥!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고. 그러자

쿵! 철목선사의 얼굴이 철비대사의 얼굴로 변한다. 이하 철비대사로 표기

막운비; [지객당 당주 철비대사!] 놀라고

막운비; [당신이 장문방장으로 위장하다니...] [사문인 소림사를 배신한 거요?] 칠성보도로 겨누며 이를 갈고

철비대사; [배신?] [번거롭게 그런 걸 할 리가 있는가?] 히죽 웃으며 다시 두 손을 얼굴에 대고

철비대사; [사실 철비대사도 본좌의 진짜 모습이 아니다.] 슥! 이번에는 두 손을 모두 써서 얼굴을 쓸어내리고. 그러자

쿵! 전혀 다른 일반인의 얼굴이 된다. 바로 #38>에 나온 천면서생의 모습이다. 몸에 걸치고 있는 옷은 가사지만 얼굴은 천면서생이 된 것. 이하 천면서생으로 표기

막운비; [철비대사로도 위장하고 있었구나.] 놀라고

막운비; [네놈 정체가 대체 뭐냐?] 칠성보도로 겨누며

천면서생; [무림의 후배가 궁금해 하니 알려주는 게 선배의 도리겠지?] [본좌는 환마루의 부루주인 천면서생(千面書生)이란 분이시다.] 얼굴 아래를 만지며

막운비; [천면서생!] 놀랄 때

천면서생; [소림사에 잠입하기 위해 탁발을 나왔던 철비대사를 제거하고 대신 중노릇을 해왔지.] 징! 말하는 천면서생의 눈이 빛을 발하고. 이어

지잉! 징! 천면서생의 두 눈 눈동자가 소용돌이처럼 변한다. 그러자

[!] 띵! 현기증 느끼며 경악하는 막운비. 막운비의 뒤로 원형의 파문이 일어나 막운비가 최면술에 걸려들었음을 보여주고

막운비; (당... 당했다! 몸이 갑자기 마비된다!) 벌벌 떨고

천면서생; [흐흐흐! 역시 애송이는 어쩔 수 없구만. 간단히 섭혼술에 걸려들고...] 지지징! 징! 사악하게 웃는 그자의 양쪽 눈에서 일어나는 소용돌리

막운비; (실... 실수다!) 사색

막운비; (저자의 역용술에 홀려서 눈을 바라보는 바람에 어이없이 섭혼술에 걸려들고 말았다.) 식은땀 흘릴 때

[죽일 놈!] 파팟! 잘려진 쇠몽둥이의 뾰족한 끝으로 막운비의 등을 몇 군데 강하게 찌르는 쇠몽둥이 든 놈

막운비; (혈... 혈도가 짚였다!) 휘청! 충격 받아 앞으로 쓰러지려 하고

콰당탕! 땅! 나뒹굴며 칠성보도로 놓치는 막운비. 옆으로 쓰러졌다가

털썩! 하늘 보는 자세로 눕는 막운비. 눈에 초점이 없고

[부루주님! 막가를 해치웠습니다.] 쇠몽둥이 든 놈이 쇠몽둥이의 뾰족한 끝을 막운비의 목에 대며 천면서생에게

천면서생; [수고했다.] 다가와서

천면서생; [그럼 삼절신유가 철목땡중에게 보내려고 한 밀서가 무슨 내용인지 확인해 볼까?] 슥! 몸을 숙여서 막운비의 품속에 손을 넣고

막운비; (안... 안돼!) 절망하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고.

슥1 막운비의 품에서 밀서를 꺼내는 천면서생. 이어

찍! 밀봉을 제거하고

편지를 꺼내는 천면서생. 편지와 함께 두 개의 가는 천 조각도 일부 나오고

편지를 펼쳐서 읽는 천면서생. 그 사이에 삽을 쓰던 놈이 바닥에 떨어진 칠성보도를 줍고 있다.

천면서생; [이런 이런...] 편지를 읽으며 혀를 차고

천면서생; [소회주의 방심으로 하마터면 다 된 죽에 코를 빠트릴 뻔했구만.] 편지를 읽으며 혀를 차고

막운비; (대체 소심사매가 알아낸 비밀이란 게 무엇인데 저자가 저리 놀라는 것일까?)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로 천면서생을 올려다보고

천면서생; [천우신조로 이 밀서를 회수했기에 망정이지 철목 땡중 손에 들어가기라도 했으면 큰일 날 뻔 했어.] 화르르! 손을 달궈서 편지를 태우는 천면서생

막운비; (안... 안돼!) 재가 되어 자기 얼굴 옆으로 떨어지는 편지를 보며 절망하고

천면서생; [소림사까지 밀서를 운반해오느라 고생했다 막가야.] 탁! 탁! 손에 묻은 재를 털면서 웃고

천면서생; [그 대가로 지옥을 경험하게 해주마.] 사악하게 웃고

천면서생; [혹시 나중에 쓸모가 있을지 모르니 죽이지는 마라.] [대신 뇌옥에 가둬서 두 번 다시 해를 보지 못하게 만들어줘라.] 살아남은 세놈에게 말하고

[존명!] 포권하는 세놈.

[가자!] [살아있는 걸 저주하게 될 게다.] 좌우에서 막운비의 팔을 잡아 부축하는 철퇴와 쇠몽둥이 쓰던 놈. 삽을 쓰던 놈은 칠성보도를 천면서생에게 바친다. 손잡이가 천면서생에게 향하도록

휘익! 막운비의 양팔을 잡고 날아오르는 두 놈

막운비; (미안하오 이형!) 두 놈에게 끌려가며 고개 떨구며 절망하는 막운비. 청풍을 떠올리면서

<이형이 거푸 구해주었음에도 결국 이런 꼴이 되고 말았소.> 두 놈에게 팔이 잡혀 날아가는 막운비의 모습 배경으로 막운비의 절망 나레이션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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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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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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