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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황금전장> 저녁 무렵.

청풍과 타노의 거처. 건물 앞에 두 필의 말이 끄는 사람 타는 마차가 서있다. 마차 마부석에는 마부가 앉아 있고. 마차 옆에는 벽세황과 벽옥령, 이세창과 황금수라의 부영반 귀견수가 서있다. 귀견수는 망토를 둘렀는데 허리에는 칼을 한 자루 차고 있다. 벽옥령은 두 손으로 퉁소를 하나 들고 있다. 은빛이 나고 화려한 퉁소인데 쇠로 만들어졌다. 용과 봉황이 새겨져 있고. 하녀들과 하인들은 멀찍이 서서 눈치를 보고 있고

 

건물 내부. 좁은 방에 청풍이 두 손 모으고 서있다. 청풍 앞의 의자에 타노가 앉아있고. 타노 앞에는 작은 탁자가 놓여있다.

타노; [장주님의 결정을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거라.]

타노; [아비 생각에도 네가 당분간 북경을 떠나있어야 할 것같다.]

청풍; [예 아버지!]

타노; [서안까지는 수천 리 여정이니 가는 동안 건강에 특별히 유념하거라.] 말하며 손가락을 탁자 위에 세운다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 [!] 대답하다가 눈 번뜩이고

! 타노의 손가락이 탁자 위에서 움직인다

청풍; (...!) 놀라고

청풍; (아버지는 손가락으로 탁자에 글을 쓰고 계신다.)

청풍; (아마 밖에서 기다리는 귀견수나 총관 이세창이 엿들을까봐 그러시는 것 같은데...) 탁자에 몸을 숙여서 글을 읽는다.

<아비의 신상에 변고가 생기면 남경(南京) 서문통(西門通)의 복자(卜者;점쟁이) ()씨를 찾아가라.> ! ! 타노의 손가락이 탁자 위에서 움직이는 배경으로 글 내용 나레이션

청풍; (신상에 변고...) 굳어지는 얼굴

말없이 고개 끄덕이는 타노

청풍; (아무래도 우리 부자에게는 세상이 알면 안되는 비밀이 있는 것 같다.) 심각하게 굳어지는 얼굴

 

#53>

문을 열고 나오는 청풍

벽옥령; [오빠!] 울먹이며 건물로 다가가고. 손에 쇠퉁소를 든 채

청풍;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방 안에 대고 고개 숙인다. 한손으로 문을 잡고. 이어

! 문을 닫고 돌아서는 청풍.

벽옥령; [오빠!] 다가오며 울먹이고

청풍; [다녀오마. 씩씩하게 잘 지내거라.] 벽옥령과 마주 서며 웃고

벽옥령; [... 옥령이 걱정 말고... 오빠 건강 잘 챙겨.] 말하며 쇠퉁소를 내밀고. 금방이라도 울 듯이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청풍; [웬 퉁소냐?] 받고

벅옥령; [오빠 피리 부는 거 좋아하잖아. 그래서 아버지를 졸라서 본장의 보물 창고에서 가져온 거야.] 퉁소를 건네주고

벽옥령; [용봉철적(龍鳳鐵笛)이라고 하는데... 상고시대의 물건이면서 신묘한 힘을 지녔대.] 소매로 눈가의 눈물을 닦으면서 말하고. 청풍은 퉁소를 보고

청풍의 손에 들린 퉁소의 아래위로 용과 봉황이 한 마리씩 정교하게 새겨져 있다.

청풍; (용과 봉황이 생생하게 상감(象嵌)되어 있어서 금방이라도 살아서 움직일 것 같다.) (확실히 평범한 물건은 아니로구나.) 퉁소를 살피고. 당분간 이 퉁소는 늘 청풍의 수중에 있게 된다.

벽옥령; [용봉철적을 볼 때마다 옥령이를 생각해야해!] 소매로 눈물 닦으면서

청풍; [그래 약속하마.] 퉁소 들지 않은 손으로 벽옥령의 어깨를 다독이고. 이어

청풍;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벽옥령과 함께 마차로 다가가며 말하고.

이세창; [어두워지기 전에 북경을 빠져나가려면 서둘러야한다.] 덜컹! 마차의 문을 열면서 재촉하고.

청풍; [...] 마차로 다가가고

벽옥령; [오빠! 몸 잘 챙겨야해.] 마차 앞에 멈춰서며 울먹이면서 청풍의 손을 잡고

청풍; [걱정하지 마라. 곧 다시 만나게 될 테니 너무 상심하지 말고!] 벽옥령의 손을 다독이고.

벽세황; [미안하다 청풍아.] 청풍에게 다가오며 한숨

벽세황; [나 때문에 네가 이런 어려움을 다 겪게 되는구나.]

청풍; [그런 말씀 마십시오 소장주님!] 포권하고

청풍; [소장주님 덕분에 천한 제가 황금전장의 서안지점장까지 되지 않았습니까?] [오히려 소장주님께는 감사하고 있습니다.]

벽세황;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다.] 청풍의 어깨를 다독이고. 그때

이세창; [황금수라의 부영반인 귀견수께서 서안까지 너를 경호해주실 것이다.] 마차 문 열고 서서 귀견수를 보며 말하고

청풍; [신세를 지겠습니다 부영반님.] 포권하고

귀견수; [신세는 무슨...] [이런 일이 황금수라들의 임무이거늘...] 무뚝뚝하게 고개 끄덕이고. 이어

청풍;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소장주님!] 마차로 올라가며 벽세황에게 말하고

벽세황; [조심해서 가라.]

벽옥령; [빨리... 빨리 돌아와야 해 오빠!] 울먹이며 손을 들고

청풍; [잘 지내라. 무공 수련도 열심히 하고...] 웃으면서 마차의 문을 닫는다. ! 닫히는 마차의 문

마부석으로 올라가는 귀견수

마부석에 앉으며 힐끗 이세창을 보는 귀견수

의미심장하게 고개 끄덕이는 이세창

귀견수도 고개 조금 숙일 때

[이랴!] 말의 고삐를 채는 마부

드드드! 움직이는 마차

곧 멀어지는 마차. 뒤에 남아서 보는 이세창, 벽세황, 벽옥령. 벽옥령은 기어코 눈물이 터져서 손수건으로 눈물 닦고 있고

벽옥령; (불안해.) 울면서

벽옥령; (어쩐지 두 번 다시 청풍 오빠를 보지 못할 것같은 불길한 예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어.) 울고.

벽세황; [너무 걱정하지 마라.] 그런 벽옥령의 어깨를 다독이는 벽세황

벽세황; [청풍이는 누구보다 똑똑해서 서안에 가서도 잘 적응 할 게다.]

벽세황; [여기 북경에서의 상황만 호전되면 아버지도 청풍이를 다시 불러들이실 생각이시니 잠시만 떨어져 있으면 된다.]

이세창; (잠시만이라...) 두 남매를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보는 이세창. 이어

<총관에게 맡기겠어요!> 어둑한 방안에서 마은혜가 말하던 장면 떠올리는 이세창. 이어지는 회상

 

마은혜; [나는 청풍이가 두 번 다시 옥령이와 만나지 않기를 바래요.] 도도하고 음산하게 말하고. 그 앞에 이세창이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채 서있다.

마은혜; [일절 책임을 묻지 않을 테니 총관 선에서 처리하도록 하세요.] 강렬한 표정. 마녀같다.

회상 끝

 

이세창; (옥령 아가씨에게는 미안하지만...) 음산하게 웃고

<청풍이 놈이 황금전장으로 다시 돌아오는 일은 결코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현장의 모습 배경으로 이세창의 생각 나레이션

 

#54>

역시 저녁 무렵. 경치 좋은 곳에 자리한 암자. 그리 크지는 않은 절인데 비구니 암자라 비구니들만 돌아다니고 있고. 마당에는 두 필의 말이 끄는 마차도 한 대 서있다. 비구니들이 말을 돌보고 있고

어느 건물. 색목쌍교가 입구를 지키고 있다.

 

방안. 단촐.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있는 위상영. 비파는 침대에 올려져 있고. 편지를 한 장 읽고 있다.

위상영; [화산 창천애...] 편지를 읽고

위상영; [이 내용이 사실인가 잠영혼(潛影魂)?] 편지에서 시선을 떼며 바닥을 향해 묻고. 그러자

<그렇습니다 아가씨!> ! 방 바닥, 탁자의 그늘 아래 한쌍의 사람 눈이 떠오른다.

그림자; <최근 부주님의 거처에서 한권의 일지가 발견되었는데... 부주님은 오년 전 화산 창천애란 곳에 다녀오신 것으로 적혀 있었습니다.>

위상영; [오년 전이라면...] 굳어지는 얼굴

그림자; <부주님의 심성이 일변하여 패도적으로 변하신 것은 화산 창천애에 다녀오신 것과 관련이 있는 게 분명합니다.>

위상영; [확실히 충격적인 계기가 없는 한 사람의 심성이 돌변할 리가 없지요.] 끄덕이며 편지를 내려놓고

그림자; <화산 창천애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확인하라는 것이 주모님의 분부십니다.>

위상영; [알겠어요.] 끄덕

위상영; [바로 출발해서 창천애 일대를 살피고 오겠다고 어머니에게 보고 올리세요.]

그림자; <부디 옥체보중하시기를...> 스스스! 눈이 사라지고

원래의 그림자가 되는 탁자 아래 바닥

위상영; (화산 창천애...) 뭔가 생각하고

위상영; (과연 아버지는 무슨 목적으로 그곳에 가셨던 것일까?)

<대체 그곳에서 무슨 일을 겪으셨기에 온유하던 심성이 거칠고 패도적으로 변하신 것일까?> 방안의 모습 배경으로 위상영의 생각 나레이션

 

#55>

두두두! 암자를 떠나는 마차. 마부석에는 색목쌍교가 타고 있다. 일교가 고삐를 잡고 있고. 비구니들이 뒤에서 허리 숙이거나 합장하며 배웅한다.

열려있는 마차의 창문. 그 창문을 통해 비파를 품에 안은 위상영의 모습이 보이고

멀어지는 마차

근처 산봉우리 위에 서서 원통형 망원경으로 보고 있는 여자. 혈부용

혈부용이 보고 있는 원통형 망원경에 들어오는 장면. 열린 창문을 통해 위상영의 모습이 보인다.

혈부용; [미끼를 제대로 물었네.] 배시시 웃으며 망원경을 눈에서 떼고

혈부용; [소회주님께 전서구를 날려라. 표적이 화산으로 향하고 있다고...] 뒤를 보며 말하고.

[예 혈부용님!] 그년의 뒤쪽 바위 뒤에는 두 명의 복면인이 숨어 있다가 고개 숙이는데 두 놈중 한놈은 비둘기가 들어있는 새장을 들고 있다

한놈이 새장에서 비둘기를 꺼내고.

후두둑! 날아오르는 비둘기

혈부용; [가엾은 위상영아!] [네년은 두 번 다시 신선부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창천애가 네년의 무덤이 될 테니...] 멀어지는 비둘기를 보며 사악하게 웃고

 

#56>

<-서안 동쪽 삼백여리의 도시 화음(華陰)> 반달이 떠있는 밤. 어느 도시. 아주 크지는 않지만 번화하다. 아주 깊은 밤은 아니라 불야성을 이루고 있고

번화가의 어느 장원. 문은 닫혀있고. <黃金錢莊>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황금전장 화음분점> 정문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화음전장 내부. 잘 가꿔진 정원에 자리한 건물. 청풍이 귀견수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풍은 방문 앞에 서있고. 허리춤에는 벅옥령이 준 퉁소를 끼우고 있다.

귀견수; [이제 서안까지는 사흘 여정이네.] [며칠만 더 고생하도록 하게나.] 문을 등지고 선 청풍을 보며

청풍; [여정 내내 마차를 타고 편히 온 제가 무슨 고생을 했겠습니까?] 웃으며 포권을 하고

청풍; [고생이라면 저를 호위하기 위해 따라오신 부영반님과 마차를 몰고 온 송() 아저씨가 했지요.]

귀견수; [우리 걱정을 하지 말고 편히 쉬도록 하게.] 돌아서고

청풍; [편히 쉬십시오 부영반님!] 돌아서며 말하고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가는 청풍. 귀견수는 월동문쪽으로 가고

! 닫히는 문.

곁눈질로 그걸 보며 월동문으로 가는 귀견수

<서안에 도착하기 전에 마무리를 지으시오.> 이세창의 말을 떠올리는 귀견수

 

이세창; [서안까지 가는 길은 멀 뿐 아니라 험해서 불행한 사고가 종종 발생하지 않소이까?] 어둑한 건물 뒤편에서 마주 서서 말하는 이세창

이세창; [예를 들어 마차가 절벽에서 떨어지는 사고라든지...] 사악하게 웃는 이세창의 얼굴 크로즈 업

회상 끝

 

귀견수; (이번 결정이 총관의 독단적인 것인지 윗선의 지시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눈 번뜩이고

귀견수; (내가 보기에도 청풍이놈은 황금전장의 안위에 크나큰 위협이 되는 존재다.) 음산하게 웃으며 월동문을 나가고

귀견수; (서안에 도착하기까지는 사흘... 그 안에 마무리를 짓자.)

귀견수; (다행히 이곳 화음에서 서안까지는 그야말로 험로의 연속!) (도중에 불행한 사고가 나도 의심을 사지 않을 것이다.) 사악한 웃음

 

#57>

더 깊어진 밤. 이제 화음현의 건물들에도 불은 거의 꺼졌고. 반달은 하늘 가운데에까지 올라가 있고. 반달 때문에 아주 어둡지 않는 밤이다.

황금전장 화음분점도 불이 모두 꺼졌다.

청풍의 거처인 독채. 역시 불이 꺼져 있고

월동문 밖에는 귀견수가 의자를 놓고 앉아있다. 망토를 두르고 눈을 감은 모습인데 팔짱을 끼고 있다.

 

#58>

청풍이 있는 건물.

방안. 침대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는 청풍. 침대 옆의 탁자에는 벽옥령이 준 퉁소가 얹혀져 있다. 헌데

슈우! 슈우! 청풍의 몸에서 가느다란 연기들이 피어올라

슈우! ! 청풍의 호흡에 따라 청풍의 코로 스며들어간다.

우둑! 우두둑! 그런 청풍의 몸에서 뼈가 어긋나는 소리가 들리고

온몸이 땀으로 젓는 청풍. 그러다가

[후욱!] 깊이 심호흡하는 청풍. 그러자

화악! 몸의 다른 곳에서 일어나던 연기들이 일제히 청풍의 코로 스며들어가더니

더 이상 몸에서 연기가 일어나지 않고. 이어

! 정수리로 터져 나오는 연기. 마치 핵폭탄이 터질 때처럼 작은 버섯구름을 형성한다.

휘이! 흩어지는 버섯구름

청풍; [휴우...] 천천히 눈을 뜨는 청풍.

청풍; (또 한번의 일주천(一周天;진기를 한번 돌림)이 끝났다.)

청풍; (그 과정에서 드디어 십팔경락(十八經絡)의 대부분이 타통 되었다.) 자기 몸을 살피고

청풍; (이제 조금만 더 노력하면 임독이맥(任督二脈), 즉 생사현관(生死玄關)도 타통할 수 있을 것이다.)

청풍; (그럼 비록 빈약한 내공이라도 끊임없이 순환시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다가 머릿속에 떠오르는 #10>의 마지막 부분의 장면.

 

타노; [전에도 말했지만 너는 세상 사람들의 주목을 끌어서는 안된다.] [너에 대한 것이 알려지면...]

타노; [너는 물론이고 아비도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심각

청풍; [...] 대답하지만 미진하고

타노; [열여덟 살이 될 때까지만 기다려라.]

타노; [그때쯤이면 너도 황금전장을 나가 독립할 수 있을 테고... 그럼 너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마.]

회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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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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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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