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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청풍이 들어간 방안. 청풍이 침대에 뇌화룡을 누이고 있다. 덮는 이불은 안쪽으로 젖혀져 있고

신고 있던 신은 침대 아래 놓여있다

뇌화룡; [으음...] 침대에 눕혀지며 깨어나려 하고. 손에는 여전히 화승총을 들고 있고.

뇌화룡; [여... 여기 어디...?] 눈을 조금 뜨며 묻고. 잠에 취해서 게슴츠레

청풍; [북망산중에 있는 마음 좋은 분의 집이다.] 뇌화룡의 손에서 그때까지 들고 있던 화승총을 뽑아내고

청풍; [안전한 곳이니 한숨 푹 자거라.] 달칵! 뽑아낸 화승총을 침대 옆의 작은 탁자에 올려놓고

뇌화룡; [예...] 다시 눈을 감으려 하고

청풍; [나는 거실에서 잘 테니 필요한 게 있으면 불러라.] 안쪽으로 젖혀놓았던 이불을 끌어서 가슴까지 덮어주며 말하고.

뇌화룡; [응...] 잠결에 대답하고

밖으로 나오며 문을 닫으려하는 청풍. 그때

뇌화룡; [오빠...] 눈을 감은 채 말하고

청풍; [그래.] 묻을 닫으려다가 돌아보고

뇌화룡; [문... 문 닫지 말아줘요.]

청풍; [그렇게 하마.] 닫으려던 문을 원래대로 놓고

돌아보며 거실로 나오는 청풍.

침실이 보이는 방향의 의자에 앉는 청풍

침실 안의 뇌화룡도 청풍을 보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자고 있고

청풍; (오늘 처음 만난, 그야말로 생면부지인 아이다.) 곤히 잠이 든 뇌화룡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으로 여겨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

청풍; (아마도 저 아이가 기녀의 몸에서 난 비천한 출신이기 때문일 것이다.) 한숨

청풍; (나 역시 가축이나 다름없는 종의 자식...) (그래서 나도 모르게 동병상련의 심정이 되었을 테지.) 쓴 웃음

청풍;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니 내 힘이 닿는 한 저 아이를 보살펴주어야 한다.) 눈을 감으며 결심하고

 

#181>

심우장. 깊은 밤이라 불은 이제 완전히 꺼졌고. 달도 서쪽으로 기울고 있고. 헌데

심우장 밖의 숲과 바위와 나무 위등에 반딧불처럼 반짝이는 게 보인다

몸을 숨기고 있는 사람들. 그늘에 몸을 숨기고 있어서 구체적인 얼굴은 안보이고 눈만 바짝인다.

심우장의 담장을 노려보는 무림인들. 하지만 누구도 움직일 생각은 못한다

 

#182>

심우장에서 일 킬로쯤 떨어진 산봉우리. 심우장이 멀리 내려다보이는 그 산봉우리의 바위에 걸터앉아서 심우장 쪽을 보는 인물이 있다.

크로즈 업. 살인상단의 부단주 독검사랑이다.

[...] 심우장 쪽을 보며 뭔가 생각하는 독검사랑

독검사랑 뒤에는 살패와 살접이 몸을 숨기는 자세로 앉아있다. 살패는 몸을 웅크린 채 심우장을 보고 있고 살접은 바위에 등을 기댄 모습.

살접; (달이 밝네.) 바위에 등을 기댄 채 하늘의 달을 보고. 그러다가

달에 떠오르는 청풍

살접; (요상도 해라.) 한숨

살접; (지금까지 백 명 이상을 내 손으로 죽였는데 얼굴이 잊혀 지지 않는 건 이청풍, 그 자뿐이니...)

이어 떠오르는 장면. #108>의 장면

 

청풍; [정정... 네년도 한 통속이었구나.] 독에 중독당해서 흐리게 보이는 살접을 노려보며 이를 갈고

회상 끝

 

살접; (사람 죽이는 기술을 배울 때 교관이 가장 먼저 강조한 건 절대 표적의 눈을 보지 말라는 것이었다.)

살접; (공포, 분노, 절망등 온갖 감정이 극단적으로 드러난 그 눈을 보게 되면 머릿속에 (火印)으로 새겨지게 되고...)

살접; (그럼 냉정하게 살인을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살접; (헌데 나는 교관의 그 말을 잊고 이청풍의 눈을 봐버렸다.) 한숨

살접; (이청풍의 모습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리지 못하는 것은 그래서일 테지.)

살접; (일종의 심마인데...) (어쩌면 나는 이청풍에 대한 죄책감이 올무가 되어 비참하게 죽을지도 모른다.) 처연한 웃음

살접; (자객에게 망설임과 번뇌는 죽음의 늪이나 마찬가지이니...) 한숨

살패; (살접 저것이 복우산 독룡간에서의 그일 이후로 마음을 못 잡고 있군.) 곁눈질로 그런 살접을 보고

살패; (저렇게 생각이 많으면 임무에 실패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살패; (기회를 봐서 부단주님께 저년을 당분간 사업에서 배제하자고 건의를 해야겠다.) 생각할 때

<다녀왔습니다 부단주님!> 스스스! 독검사랑 앞에 사람 형상이 생기고

모습을 드러내는 살영

살접; (심우장이란 곳을 살피러 갔던 살영오라버니가 돌아왔네.) 슥! 바위에 기댔던 등을 떼며 바로 앉고

독검사랑; [정찰 결과를 보고해라.]

살영; [심우장 주변에 속속 무림인들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독검사랑 앞쪽의 바위에 앉으며 말하고.

살영; [얼추 오백 명 이상이며 사마외도의 인간들 뿐 아니라 정파입네 하는 자들도 다수 섞여 있습니다.]

독검사랑; [혈세사패도 목격되었겠지?]

살영; [지옥갱과 백살파의 마귀들도 보였고...] [환마루나 쾌활림의 인간들도 왔겠지만 위장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독검사랑; [지옥갱과 백살파가 움직였으면 환마루와 쾌활림도 왔다고 봐야한다.] 고개 끄덕이고

살영; [심우장을 포위하는 자들의 숫자는 시시각각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먼저 용기를 내어 심우장으로 돌입하려고 나서는 자는 없습니다.]

독검사랑; [강호에서 어느 정도 굴러먹은 자라면 알아보겠지.] [심우장의 경비가 허술해보여도 무시무시한 살기로 덮여있다는 사실을...] 끄덕

살접; [그런데 무림의 인간들이 왜 정사를 불문하고 심우장이란 저 장원으로 몰려든 건가요?] 독검사랑에게 묻고

살영; [얼마 전부터 무림에 은밀히 소문이 퍼지고 있다.] 살영을 돌아보며 독검사랑 대신 대답하고

살영; [심우장에 구천금마궁(九天禁魔宮)의 장보도가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눈 번뜩이며 목소리를 좀 낮추고

살접; [구천금마궁이라면...] 놀라고

살영; [구대천마가 갇혀서 죽었다는 전설 속의 미궁(迷宮)이다.] 끄덕이고

 

<-구천금마궁! 그것을 세운 인물은 마귀동의 사실상 마지막 동주인 혈해봉황(血海鳳凰)이라는 여인이었다.> 도도하고 살벌한 인상의 서른살쯤 된 미녀가 해골이 달린 큰 지팡이를 잡고 봉황이 그려진 망토를 두른 채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 이 여자가 사극의 일인인 혈해봉황. 혈해봉황 뒤에 어떤 풍채 좋은 노인이 서있지만 혈해봉황 모습을 크로즈 업 해서 보여주고

<오백여 년 전, 당시 마귀동의 동주에게는 핏줄이 딸 하나뿐이었다. 이에 마귀동의 동주는 오직 사내만이 동주 자리를 이을 수 있다는 전통을 무시하고 외동딸을 자신의 후계자로 삼았으니 그 여자가 바로 혈해봉황이었다.> 위 화면을 확대. 혈해봉황 뒤에 풍채 좋은 노인이 뒷짐 짚고 서서 웃고 있다. 그 노인이 혈해봉황의 아버지

<혈해봉황은 비록 여자의 몸이었지만 절세의 기재였고 마귀동 전체 역사를 통틀어서도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고수였다. 하지만 여자의 몸이었기에 필연적으로 마귀동의 제자들로부터는 경원당하는 처지에 몰렸다.> 의자에서 일어나 지팡이를 내밀며 화를 내는 혈해봉황. 그 앞에 수많은 사람들이 서서 눈을 부릅뜨고 있다.

<결정적으로 혈해봉황이 마귀동의 제자들과 척을 지게 된 것은 정파백도의 전설적인 문파 신룡문(神龍門)의 문주와 사랑에 빠진 사건 때문이었다.> 곤룡포를 입은 잘 생긴 중년인의 품에 안겨 행복해하는 혈해봉황. 곤룡포를 입은 그 인물이 고금십대고수의 일인이며 사극에 속하는 신룡천자다.

<신룡천자! 고금십대고수의 일인이며 사극에 속하는 신룡천자가 혈해봉황의 연인이었던 것이다.> 신룡천자의 모습 크로즈 업. 잘 생긴 신룡천자를 올려다보며 행복해하는 혈해봉황

<마귀동 제자들은 혈해봉황이 자신들 중에서 배필을 구할 것으로 생각하고 여러 가지 불만을 참아왔었다. 그러다가 혈해봉황이 마귀동과 대적하는 신룡문의 문주와 사랑에 빠졌다는 것을 알게 되자 결국 반란을 일으켰다.> 침실에 함께 누워있다가 놀라 일어나는 잠옥 차림의 신룡천자와 혈해봉황. 사방의 문과 벽이 무너지며 마귀같은 형상들이 들이닥친다. 마귀동의 무사들이

<하지만 반란은 실패했다!> 마녀같이 변해 피로 물든 채 악을 쓰는 혈해봉황. 그년의 몸에서 봉황 같은 기운이 일어나 사람들을 토막 치고 있고. 그 뒤에서 신룡천자가 가슴에 창이 박힌 채 주저앉아 피를 토하고 있다. 신룡천자의 가슴에 박힌 창이 멸신창이다.

<신룡천자가 자신을 지키려다가 중상을 입자 혈해봉황은 마성을 극단적으로 폭발시켜 마귀동의 거의 모든 제자들을 학살해버렸던 것이다.> 무너진 서양식의 석조 건물들. 그 주변에 수많은 시체들이 널려있고 그 시체들 사이에서 마녀처럼 울부짖는 혈해봉황. 혈해봉황의 몸에서 봉황의 날개같은 형상의 기운이 뿜어진다.

<혈해봉황의 원래 별호는 봉황마희(鳳凰魔姬)였다. 하지만 가공할 학살을 벌이는 과정에서 피로 물든 공포스러운 형상으로 인해 혈해봉황이라 불리게 되었다.> 위 장면의 피로 물든 마녀같은 모습의 혈해봉황 배경으로 나레이션

<반란은 진압했지만 혈해봉황은 가장 소중한 것을 잃었다. 마성을 주체하지 못하는 그녀의 끔찍한 모습에 충격을 받은 신룡천자가 떠나버린 것이다.> 가슴에 뚫린 구멍을 누르며 비틀거리며 걸어가는 신룡천자. 신룡천자의 가슴에 박혔던 멸신창을 들고 신룡천자를 따라가며 애원하는 혈해봉황. 주변에는 시체가 널려있고

<상심한 혈해봉황은 마귀동의 가장 중요한 보물 다섯 가지를 들고 세상에서 사라졌다. 마귀동이 급격하게 세력이 약해진 것은 마귀오보(魔鬼五寶)라 불리는 그 보물들이 사라진 때문이다.> 폐허가 된 석조건물들 사이에서 나오는 생존자들. 대부분 여자나 어린 아이들이다. 두려움에 떨고 있고

<그후 혈해봉황이 어딘가에 누구도 들어올 수 없는 미궁을 짓고 그곳에 마귀오보를 숨겨둔 후 죽었다는 소문이 강호에 퍼졌다.> 비밀 사원 같은 지하의 구조물. 그곳에 놓인 돌 의자에 홀로 외롭게 앉아있는 피칠갑을 한 혈해봉황

<전설적인 여마 혈해봉황이 만들었다는 그 미궁에는 사실 이름이 없었다. 그러다가 구천금마궁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것은 다름 아닌 구대천마들 때문이었다.> 의자에 앉은 피칠갑을 한 혈해봉황의 모습 크로즈 업

<삼백여 년 전, 구대천마는 오랜 노력 끝에 혈해봉황이 세운 미궁을 발견했었다. 그 직후 그들은 신선부가 파견한 흑백신귀에게 패했으며 추격을 두려워하여 그 미궁으로 숨어들어갔다고 한다.> 파천검마를 제외한 여덟 명의 구대천마가 어느 계곡으로 날아 들어가는 모습. 계곡 끝에는 동굴이 하나 있다.

<그같은 전설 때문에 혈해봉황의 미궁은 구대천마가 갇힌 미궁, 즉 구천금마궁이라 불리게 되었다.> 오남삼녀인 팔대천마가 동굴도 들어가는 모습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동굴 입구를 올려다보는 자도 있고

 

살접; [혈해봉황도 사극의 일인이지요?]

살영; [신선부의 시조 신선낭낭과 함께 고금제일의 여자고수를 다투는 절세고수이기도 하지.] 끄덕

살영; [그 혈해봉황의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곳이 구천금마궁이다.] [그 때문에 오랜 세월 무림인들은 구천금마궁의 소재를 찾아 헤매었다.]

살접; [구천금마궁만 발굴한다면 천하의 주인이 될 수도 있겠지요.] 침 꼴깍

살영; [바로 그 구천금마궁의 장보도가 심우장에 숨겨져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는 것이다.]

살접; [부단주님께서는 그 소문이 사실이라고 생각하세요?] 독검사랑에게 묻고

독검사랑; [헛소문일 가능성이 높다.] 고개 조금 젓고

살접; [그리 단정하시는 데는 이유가 있으시겠어요.]

독검사랑; [별호가 선후인 심우장의 주인은 마귀동이나 혈해봉황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기 때문이다.]

독검사랑; [뿐만 아니라 우리 살인상단의 첩보망에 포착된 바에 의하면 내일 심우장에서 호천맹의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살접; [그럼 혈세사패가...] 깨닫고

독검사랑; [호천맹의 집회를 방해하기 위해 퍼트린 소문이기 쉽다.] 고개 끄덕이고

살접; [그렇겠어요.] [호천맹은 자신들이 혈세사패의 발호로부터 무림을 구할 목적으로 결성되었고 공언해왔으니까요.] 납득

독검사랑; [그렇긴 해도 심우장을 한번 탐색해볼 필요는 있다.]

살영; [본단의 사업을 위해서라도 선후의 정체를 알아내야겠지요.]

독검사랑; [심우장 주변으로 모여든 자들 중 주목할만한 고수가 있느냐?] 고개 돌려 살영에게 묻고

살영; [제가 본 자들 중 가장 거물은 백살파의 파주 백일살신이었습니다.]

독검사랑; [백일살신...] [그자가 심우장을 공격할 혈세사패들의 우두머리겠군.] 두 눈을 번뜩이고

살영; [그 외에 녹림맹의 맹주 녹혈패왕(綠血覇王), 마도의 거물 흑혈마야(黑血魔爺), 배교(拜敎)의 교주 화의사신(華衣邪神)등이 목격되었습니다.]

독검사랑; [당금 무림을 좌지우지하는 거물들이 총 출동했군.]

살영; [심우장의 방비도 방비지만 그자들과의 충돌에도 주의를 기울여야할 것입니다.] 끄덕이고

독검사랑; [우린 일단 이곳에서 대기한다.]

독검사랑; [그러다가 상황이 얼추 정리되면 그때 심우장에 잠입해서 염탐하도록 하자.] 심우장을 보며

살영; [봉명!] 고개 숙이고. 살접과 살패도 고개 숙이고

살접; (부단주의 판단이 전적으로 합리적이긴 한데...) 고개 들어 심우장을 보고

살접; (심우장을 볼 때마다 심장의 박동이 높아진다.)

<날 흥분시키는 무엇인가가 심우장에 있기라도 한 듯이...> 심우장의 모습 배경으로 살접의 생각 나레이션

 

#183>

심우장

심우장 내부. 청풍이 뇌화룡과 함께 자고 있는 그 건물. 밤이 깊어 거실에 켜져 있던 등불도 꺼져 어둠 속에 묻혀있다.

어둑한 건물 내부. 청풍이 침실 문이 보이는 방향으로 놓인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운기조식 중이다. 허리춤에는 용봉철적을 꽂고 있고

<크아악!> 갑자기 들리는 비명. 움찔! 하는 청풍.

청풍; (비명소리...) 눈 번쩍 뜨고.

이어 열린 문을 통해 침실을 보고

어둑한 침실에 뇌화룡이 누워 잠이 든 게 보이고

청풍; (상당히 먼 거리에서 터진 비명이라 화룡이는 듣지 못한 것 같다.) 안도할 때

<크아아악!> <컥!> 이어지는 비명소리들. 그러자

움찔! 깨려는 뇌화룡

청풍; (비명소리가 급격히 늘어난다. 화룡이가 깨지 않도록 수혈을 짚어야겠다.) 팅! 손가락을 튕기고. 튕기는 손가락 끝에서 레이져같은 빛이 날아가고

푹! 이불을 뚫고 들어가 뇌화룡의 몸에 꽂히는 섬광. 움찔 하는 뇌화룡. 그러다가

[음...] 다시 잠이 드는 뇌화룡

청풍; (오늘 밤에 무슨 일이 있을 것 같더니만...) 창문을 보고

<크악! 커억!> <안... 안돼! 끄악!> 이어지는 비명

청풍; (어떤 자들이 무단으로 심우장에 침입하려다가 기관함정에 의해 살해당하고 있는 모양이다.) 생각하고.

이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177>에서 휘장 뒤의 선후가 말하던 장면

 

목소리; [오늘 밤 주무실 때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나오지 말아주셨으면 해요.] 눈 반짝

회상 끝

 

청풍; (선후라는 분은 그렇게 경고하셨지만...) 슥! 일어나고

<크악!> <케엑!> 건물 밖에서 연달아 들리는 비명소리들

청풍; (잠자리 신세도 진 처지에 모른 척 할 수는 없다.) 덜컹! 문을 열고 나가고

청풍; (여차하면 심우장의 식솔들을 도와야겠다.) 밖으로 나서고

 

#184>

건물을 밖에서 본 모습. 문을 닫고 나오는 청풍. 두리번

<크악!> <컥!> <아악!> 비명이 한쪽에서 들리고

청풍; (정문 근처에서 집중적으로 비명소리가 들린다.) 비명이 들리는 곳을 보고. 그곳에는 높은 담장이 있고

청풍; (아무래도 사람의 통행이 많은 곳이라 방어시설이 상대적으로 허술할 테고...) 팟! 몸을 날리고

청풍; (침입자들도 그걸 노리고 정문쪽으로 진입을 시도하는 중일 것이다.) 월동문이 있는 그 담장 위로 내려서고. 직후

청풍; [!] 눈 치뜨고

멀리 앞쪽 심우장에서 가장 큰 건물인 대청건물 지붕 위에 누가 서있는 게 작게 보인다. 청풍에게 등을 보이는 자세

크로즈 업. 비구니 무애인데 허리춤에 일본도를 차고 있다.

청풍; (날 안내한 무애라는 이름의 비구니다.) 팟! 날아오르고

청풍; (무애스님이 심우장의 방어를 책임지고 있는 모양이다.)

청풍; (가까이 가서 상황을 지켜보다가 유사시에 도와주자.) 대청 건물을 향해 날아가고

 

#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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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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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

여전히 북망산. 반달은 이제 중천에 떴고. 그래서 그리 어둡지는 않다.

반달 아래 산길을 걸어가는 청풍. 물론 두 팔로는 뇌화룡을 안고

이하 청풍이 뇌화룡를 안고 걸어가며 둘이 나누는 대화

청풍; [이십 여 리쯤에 다른 삼문육가의 후계자들이 머물고 있다.]

뇌화룡; [그 사람들과 만나셨나요?] 복잡한 표정

청풍; [천약옥녀 전소저의 부탁을 받고 널 찾으러 왔었다.]

뇌화룡; [전삼낭 언니가...] [그랬군요.] 복잡한 표정

청풍; [그곳으로 데려가줄까?]

뇌화룡; [아니에요.] 고개 젓고

뇌화룡; [거긴 가기 싫어요. 아버지가 기다리고 계시는 낙양으로 데려가 주세요.] 입술을 깨물고

청풍; [다른 삼문육가 후계자들과 다퉜다고 들었다.]

뇌화룡; [다퉜다기보다는...] [남궁세가와 산동악가의 잘난 후계자분들께서 말을 좀 함부로 했어요.] 분한 표정

청풍; [그렇다고 들었다.]

뇌화룡; [알고 계실지 모르지만 제 아버지 벽력신장께서는 자식 복이 없으셨어요.] [여러 명의 처첩을 두었지만 후사를 얻지 못했고...]

뇌화룡; [그러다가 환갑이 다 된 나이에... 하룻밤 인연이었던 기녀에게서 절 얻으셨어요.] 비참한 표정

청풍; (어머니의 신분이 천했구나.) 깨닫고

뇌화룡; [그나마 태어난 게 아들이 아니라 딸이었는데...] [아버지는 당신의 핏줄로 후사를 잇고 싶은 욕심에 딸을 아들인 걸로 속여서 길러왔답니다.]

청풍; (이 아이가 남장을 하고 있었던 데는 그런 사정이 있었구나.)

뇌화룡; [그런데... 북망산을 올라오면서 남궁진과 악철산의 대화가 가문의 승계로 흘러갔고...] 분해하고

뇌화룡; [고의였는지 무신경이었는지 자신들 가문은 늘 본처 소생의 적자(嫡子)로 이어져 왔다고 자랑 아닌 자랑을 하더군요.]

청풍; [저런...]

뇌화룡; [분명 내가 어떤 출신인줄 알면서 그런 대화를 쉬지 않고 이어갔어요.] [전언니와 당언니가 눈치를 줬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청풍; [그 친구들이 잘못했구만.] 혀를 차고

뇌화룡; [결국 전 듣다못해 화를 내고 일행에서 뛰쳐나왔는데...]

뇌화룡; [화가 나서 앞 뒤 안 살피고 달리다 보니 북망산을 내려간 게 아니라 더 깊은 곳으로 들어오게 되었어요.]

뇌화룡; [그러다가 백일자객이 포함된 백살파 자객들을 만나 시비가 붙었던 거예요.]

청풍; [네가 화를 낸 건 정당한 반응이었다.] [그러니 나중에 남궁진이나 악철산을 만나더라도 미안해하거나 껄끄러워할 필요 없다.]

뇌화룡;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고마워요.] 말하다가 눈을 감고

뇌화룡; [미안... 해요. 갑자기... 졸음이 몰려와서...] 말하다가

잠이 드는 뇌화룡

청풍; (감정의 격랑이 심했던 후유증으로 심신이 지쳤겠지.) 내려다보며 연민의 표정

청풍; (깊이 잠이 든 건 초면임에도 날 신뢰한다는 뜻이고...)

청풍; (빨리 이 가엾은 아이가 편히 쉴 수 있는 곳을 찾아야한다.) 두리번. 그러다가

청풍; [!] 눈 반짝

멀리 산봉우리 아래에서 약한 불빛이 비치고 있다. 상당히 큰 장원의 형상도 흐릿하게 보이고

청풍; (인가가 있다.)

청풍; (낙양까지 가려면 제법 시간이 걸리니 오늘밤은 저곳에서 신세를 져야겠다.) 슈욱! 바람처럼 날아가고. 물론 불빛을 향해서

 

#176>

심우장. 문이 여전히 굳게 닫혀있고

휘익! 심우장 앞으로 날아 내리는 청풍

뇌화룡을 안고 정문으로 다가가 현판을 본다

어둠속에 보이는 <尋牛莊>이라 적힌 현판

청풍; (심우장(尋牛莊)...) (소를 찾는 장원이라...)

청풍; (심우는 불교에서 말하는 인간이 본성을 찾는 과정을 말하는데...)

청풍; (아니면 힘써 일할 소를 찾는다는 의미로 심우장이라 이름을 지은 것일까?)

청풍; (어느 쪽이든 하룻밤 신세를 질 수 있으면 좋겠다.) + [야심한 중에 실례하겠습니다.] 문 안쪽에 대고 말하고

청풍; [누이가 몸이 편치 않아서 신세를 졌으면 합니다.] 말하는데

문 안쪽에서 자박 자박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청풍; (누가 문쪽으로 다가온다.) 긴장. 직후

덜컹! 문의 한쪽이 열린다.

문을 연 사람은 비구니다. 눈이 가늘고 길며 표정이 없다. 일본 미녀같은 분위기. 말도 거의 없다. 나이는 서른 살 가량. 이 여자는 우내사절의 한명인 냉혈마검작의 딸이다. 이름은 무애.

청풍; (비구니...) + [스님!] 고개 숙이고

청풍; (심우장이란 이곳... 사실은 비구니들의 절이었나?) + [중생이 불문도량을 잘못 찾아온 것인지요?] 눈치 보고

무애; [아니에요.] 옆으로 물러서고

무애; [저희 심우장은 외진 곳에 있어서 찾아오는 손님은 거절하지 않는 것이 전통이랍니다.] [안으로 드세요.]

청풍; [감사합니다.] 안으로 들어가고

청풍; (분명 외모는 불제자인데...) 무애의 옆을 지나며 곁눈질.

<지금까지 만나본 누구보다 삼엄한 예기(銳氣)를 품고 있다.> 청풍의 뒤에서 문을 닫는 무애를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그렇다는 건 혹독하고 치열한 수련을 거친 고수라는 뜻인데...) 걸어가려 하고. 하지만 그 직후

멈칫! 발길을 멈추는 청풍.

청풍의 앞쪽. 좌우로 잘 가꿔진 정원이 있고 중앙에는 돌판이 깔린 넓은 길이 있다. 길 저편 100미터쯤에는 웅장한 대청 건물이 있고. 그 건물에서 불빛이 흘러나온다.

청풍; (살기...) 미간 약간 찡그리며 앞을 보고

<좌우의 정원 뿐 아니라 돌로 포장된 길에서도 지독한 살기가 느껴진다.> 츠츠츠! 칙칙한 안개 같은 것이 좌우의 정원과 돌 바닥에서 일어나는 모습. 그때

무애; [빈니가 디딘 곳만 밝으셔야 해요.] 앞장서서 걸어간다.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따라가고

무애가 딛는 돌판을 밟으며 따라가는 청풍

청풍; (살펴볼수록 가공하구나.) 경악하고

<좌우의 정원에는 나무와 바위로 기문진법이 설치되어 있다.> 나무와 돌로 이루어진 정원의 모습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뿐만 아니라 진법 사이사이에 치명적인 암기와 기관장치들이 설치 되어 있다.> 돌과 바위 속에서 반짝이는 침이나 화살, 창들

청풍; (이 길의 바닥에도 각가지 함정이 설치되어 있다.) 무애가 앞서 딛고 걸어가는 돌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 (만일 정해진 돌이 아닌 것을 밟으면 추측이 불가능한 함정과 기관장치가 발동할 것이다.)

청풍; (대체 누가 이토록 정교하고 치명적인 안배를 해놓은 것일까?)

청풍; (이 정도의 기문둔갑과 함정을 설치하는 것은 제갈세가나 전설 속의 귀곡문이나 가능할 텐데...)

청풍; (아무래도 내가 심상치 않은 곳을 찾아온 것 같다.) 생각할 때. 대청 건물 앞에 이르는 무애와 청풍

무애; [여기서부터는 안심하셔도 됩니다.] 축대에 한 계단을 올라가며 말하고

청풍; [예..] 따라서 올라가고

대청의 문 앞에 이르러 멈춰서는 무애. 청풍도 따라서 멈추고

두근 두근 심장 뛰는 소리가 청풍의 귀에 들리고

청풍; (심장 뛰는 소리가 셋...)

청풍; (건물 안에 세 명이 있는데 박동소리가 섬세한 것으로 보아 모두 여자다.) 생각할 때

무애; [선후(仙后)님!] [말씀하신 손님을 모셔왔사옵니다.] 안에 대고 정중하게 말하고

청풍; (선후...) (신선들의 여왕이란 뜻인가?) 생각할 때

<수고했다 무애(無哀), 손님을 안으로 모셔라.> 건물 안에서 들리는 음성

청풍; (여자의 음성... 나이는 마흔을 넘긴 정도...)

무애; [예...] 공손히 대답

무애; [본장의 주인께서 기다리십니다. 안으로 드세요.] 끼이! 문을 열며 안으로 들어가길 권하고

청풍; [감사합니다.] 안으로 들어가고. 무애는 밖에 있고

 

#177>

건물 안은 정갈한 대청. 등이 좌우에 걸려 어둡지 않다. 헌데 상좌 쪽에는 엷은 비단 휘장이 쳐져 있고. 휘장 뒤에 놓인 의자에 누군가 단정하게 앉아있는 게 보인다. 그래도 비단 휘장 때문에 얼굴이 자세히 보이지는 않고 눈빛만 반짝이는 게 보인다. 머리 장식이 화려하고 우아하다. 황후 같은 분위기

휘장 앞쪽에는 의자와 탁자가 하나씩 놓여있다. 의자는 휘장을 보는 방향으로

청풍; (휘장 뒤에 앉아있는 여자의 목소리였다.) 들어가고

탁! 뒤에서 무애가 문을 닫아준다. 무애는 들어오지 않고

목소리; [어서 오세요. 오랜만의 손님이라 대접이 소홀한 점 이해해주세요.] 비단 휘장 뒤에서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조금 숙이고

청풍; [별 말씀을...] 의자 옆에 이르러 마주 고개 숙이고

청풍; [누이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부득이 폐를 끼치게 되었습니다.]

목소리; [영매의 기허(氣虛) 증세가 가볍지 않군요.] [자리에 앉으세요.]

청풍; (제법 거리가 되는데도 뇌화룡의 몸 상태를 정확히 파악했다.) + [감사합니다.] 뇌화룡을 안은 채 의자에 앉고

목소리; [공자의 성함을 들을 수 있을지요?]

청풍; [이청풍이라고 합니다.] 고개 좀 숙이고

목소리; [화북(華北) 출신이시군요.]

청풍; (억양만으로 내 출신을 알아냈다.) + [그렇습니다. 북경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잠이 든 뇌화룡을 안은 채

목소리; [실례가 아니라면 사승(師承)을 말씀해주시겠어요?]

청풍; [일인전승인 혼원문 출신입니다.]

목소리; [혼원문!] 놀라는 기색

청풍; (이것 봐라!) 조금 놀라고

목소리; (내가 지어낸 혼원문이라는 문파의 이름에 예사롭지 않은 반응을 보인 첫 번째 인물을 만났다.)

청풍; (저 여인은 혹시 혼원동천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아닐까?)

목소리; [혼원... 혼원...] [천지(天地) 고금(古今)을 통틀어도 그보다 심오한 이름은 없겠지요.] 혼잣말로 중얼거리고

목소리; [그 혼원을 문호(門號)로 쓸 정도면 이공자의 사문이 얼마나 위대한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군요.]

청풍;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목소리; [오늘 이 박복한 계집이 생각지도 못한 귀빈을 맞게 되었군요.] [아무쪼록 편히 쉬어 가시기를 바라겠어요.]

청풍; [감사합니다.]

목소리; [파파(婆婆)!] [귀빈을 안채의 객사로 모셔주세요.] 누군가에게 말하고. 그러자

[예 선후님!] 달칵! 대답과 함께 휘장 앞쪽의 벽에 난 쪽문이 열리고.

그 쪽문으로 들어서는 허리가 구부정한 노파. 마귀할멈을 연상케 하는데 한손에 등을 들고 있다. 평소에는 노파지만 무공을 쓰면 절세미녀로 변한다. 별호는 무산신녀. 우내사절의 일인이며 무산 신녀문의 문주다. 노파일 때는 파파로 표기하고 원래의 미녀일 때는 무산신녀로 표기.

청풍; (나이를 알 수 없는 노파...) 일어나고.

청풍; (무공을 익힌 흔적은 느껴지지 않는다.) 생각할 때

파파; [공자! 이쪽으로 모시겠수.] 쪽문 옆에 서서 청풍에게

청풍; [신세를 지겠습니다 할머니.] 그쪽으로 가는데

목소리; [이공자에게 한 가지 당부를 드려야겠어요.] 휘장 속에서 다시 말하고

청풍; [하명하시지요.] 멈춰서며 휘장 쪽을 보고. 파파도 쪽문 옆에 서서 보고

목소리; [오늘 밤 주무실 때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나오지 말아주셨으면 해요.] 눈 반짝

청풍; (오늘 밤 무슨 일이 생길 거라 예고하는 것 같군.) + [명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이어

파파가 기다리고 있는 쪽문으로 뇌화룡을 안고 간다.

파파의 안내를 받아 쪽문으로 나가는 청풍.

탁! 청풍이 나가자 밖에서 쪽문을 닫는 파파

[...] 휘장 뒤에서 무언가 생각하는 여자. 그러다가

목소리; [네가 말한 소(牛)일 가능성이 큰 아이 맞느냐?] 그러자

목소리1; [예 어머니!] 슥! 의자에 앉은 여자 실루엣 뒤로 날씬한 여자 실루엣이 나타나고. 이 실루엣은 위상영이지만 이 씬에서는 목소리2로 표기. 역시 얼굴을 비단 휘장 때문에 잘 안보이고 눈매만 보인다.

목소리; [이청풍... 이청풍...] [상영이 네 말대로 인중용이고 기린아인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데...]

목소리1; [마음에 걸리시는 것이 있으신지요?]

목소리; [무공... 저 아이의 무공에는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적지 않구나.]

목소리1; [소녀도 몹시 놀랐어요.]

목소리1; [처음 만난 게 한 달 전쯤이었는데...] [당시의 그의 무공은 음공을 제외하면 말 그대로 거론할 가치조차 없는 수준이었어요.]

목소리; [하지만 어미가 오늘 본 그는 무려 네 아버지보다 약간 약한 정도로구나.] 갸웃하는 분위기

목소리1; [불가해한 성취였어요.] [한 달 만에 사람이 저렇게 변할 수도 있다니...] 역시 고개 끄덕이고

목소리; [사별삼일이면 괄목상대해야한다는 말이 저 아이를 위해 만들어진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목소리1; [하오면 어머니의 의향은...]

목소리; [틀림없이 저 아이가 어미가 예지력으로 본 그 소인 것 같구나.]

목소리1; [소녀의 생각도 그렇사옵니다.] 안도하는 표정

목소리; [소를 확인했으니 코뚜레를 채우는 일만 남았는데...] 약간 웃고

목소리; [그 역할은 물론 네가 해주어야겠다.]

목소리1; [최선을 다하겠어요.] 한숨 쉬며 고개 숙이고.

이어 휘장 앞에서 멀어지는 목소리1

탁! 목소리 뒤에서 문 닫히는 소리가 나고. 이제 실내에는 목소리 주인인 여자만 남는다.

목소리; [하늘이 마냥 무심하지는 않아서 이 계집 대신 밭을 갈아줄 소가 제 발로 찾아와주었는데...]

목소리; [과연 저 소를 옴치고 뛰지 못하게 묶어둘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

 

#178>

어둑한 장원 내부. 월동문이 있는 높은 담장으로 구분된 정원. 불빛이 움직인다

월동문에서 정원 가운데로 가로지는 길을 따라 걸어가는 등을 든 파파. 그 뒤를 따라가는 청풍. 물론 청풍은 잠이 든 뇌화룡을 안고 있고

청풍; (이 정원...) 납작한 돌로 포장된 길을 걸어가며 곁눈질로 좌우의 정원을 보고.

<역시 각가지 기관장치와 함정이 도처에 설치되어 있다.> 잘 가꿔진 정원수와 바위들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상주하는 인원은 얼마 안되지만 심우장이라는 이 장원 전체가 난공불락의 요새다.) 곁눈질하고

청풍; (과연 무슨 목적으로 이렇게 북망산 깊은 곳에 이토록 공을 들여 장원을 지어놓은 것일까?) 생각할 때

파파; [다 왔네.] 멈춰서고. 앞을 보는 청풍.

두 사람 앞에 아담한 건물이 있다. 불이 켜져 있고. 계단을 올라 건물의 문으로 가는 파파. 따라가는 청풍

파파; [누추하지만 오늘밤은 여기서 지내도록 하게나.] 덜컹! 한손으로 문을 열어주며 말하고.

드러나는 실내. 정갈하고 깔끔하다. 문 안쪽에는 의자 탁자등이 놓인 거실이 있고 거실 안쪽에 침실이 있는 형태. 침실 문은 열려 있다. 거실에는 등불이 켜져 있어 환하지만 침실은 어둑하다. 침실에 휘장이 쳐진 커다란 침대가 있는 것이 보인다.

청풍; (전혀 누추하지 않군.) 문으로 다가가 안을 살펴보는데

파파; [그럼 잘 자게나. 선후님 말씀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객사 밖으로 나오지는 말고...] 슥! 돌아서고

청풍; [신세를 졌습니다.] + [!] 말하며 파파를 돌아보려다가 놀라고

코로 흘러드는 냄새

청풍; (그윽한 꽃내음!) 놀라고

청풍; (나이도 지긋한 분이 젊은 여자들에게나 어울릴법한 향수를 쓰시다니...) + [!] 완전히 돌아보다가 눈 치뜨고

등을 들고 왔던 길을 걸어가는 파파의 뒷모습. 헌데

스윽! 파파의 뒷모습이 젊고 육감적인 여자 모습으로 변한다. 하늘거리는 옷을 입은 모습. 본래의 무산신녀의 모습이다.

청풍; (젊은 여자?) 놀랄 때

스으! 다시 원래의 구부정한 노파 모습이 되어 걸어가는 파파의 뒷모습

청풍; (이게 무슨... 저 노파가 순간적으로 젊고 육감적인 여자로 보였다.) 당혹할 때

월동문을 나가는 노파

청풍; (안력이 남다른 내가 잘못 봤을 리는 없고...)

청풍; (저 노파가 술법이라도 쓴 것일까? 남의 눈에 자신의 모습을 다르게 보이게 만드는...?) 갸웃하며 돌아서고

곧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청풍.

탁! 닫히는 문. 밖에서 본 모습. 헌데

 

#179>

월동문을 나와 건물들 사이를 걸어가며 곁눈질로 월동문 안쪽을 보는 파파. 헌데

파파; [이런... 이런...] 입 꼬리가 약간 올라가며 웃고

파파; [노신이 저 녀석을 얕보고 방심했던 것 같구먼.] 슈우! 말하는 파파의 모습이 변한다. 굽어졌던 허리가 바르게 펴지며 젊어지더니

쿵! 완전히 절세미녀가 되는 파파. 이하 무산신녀로 표기

무산신녀; [술법은 기이해보여도 결국 눈속임에 불과하다.] [정신력이 강한 자에게는 술법이 통하지 않는 법인데...] 등을 놓으며 웃고

스으! 등은 혼자 저절로 둥실 둥실 떠간다.

무산신녀; [그래도 아직 약관이 안된 놈이 우리 신녀문(神女門)의 만환변용술(萬幻變容術)을 간파할 줄은 몰랐다.] 둥둥 떠가는 등불을 따라 도도하게 걸어가며 웃고

무산신녀; [좀 더 지켜보고 심성에도 문제가 없으면 우리 신녀문의 젊은 아이들의 배필로 초빙해야겠다.]

무산신녀; [아이들에게 남편을 만들어주는 것이 노신 무산신녀(巫山神女)에게 남겨진 가장 중요한 의무이니...] 걸어가며 웃고

 

#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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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

바위 봉우리 사이. 무덤으로 덮인 넓직한 골짜기. 화르르! 불길이 골짜기 중심부에 널려있는 무덤들과 무덤 주변의 잡초들을 태우고 있다

불길이 일어난 중앙. 폭탄이 터진 것 같은 구덩이가 있고. 구덩이 주변에는 몇 명의 백살파 자객들이 죽어있다. 그 중 한명은 이마에 <五十二>라는 숫자가 적힌 백일자객이었다. 그리고

휘익! 폭심 근처의 비석 위로 천천히 내려서는 사내. 사내라기보다는 소년. 깜찍한 인상인데 망토를 두르고 있다. 남장소녀다. 남장했던 벽옥령 보다는 나이가 많고. 캐릭터는 214. 왼쪽 허리에 단단한 가죽으로 만든 큼직한 가죽 주머니를 하나 차고 있으며 무기는 총신이 짧고 두 개인 화승총이다. <캐러비안 해적> 같은 영화에 나오는 화승총인데 총구가 두 개. 이 소년은 벽력세가의 소가주인 벽력혼 뇌화룡이다. 나이는 청풍과 같은 18세이지만 남장여자라 한두 살 어리게 보인다.

비석 위에 내려서며 폭심을 보는 뇌화룡.

널려있는 시체들. 몸이 터지거나 으깨졌다.

뇌화룡; [역... 역시 벽력탄(霹靂彈)의 위력은 끔찍해!] 겁에 질린 표정으로 침을 꼴깍 삼키고. 이어

시체들 중 백일자객 크로즈 업

뇌화룡; [구대문파 장문인들도 죽일 수 있다는 백일자객조차 피하지 못하고 폭사(爆死) 했을 정도야.] 휙! 비석에서 뛰어내리고

뇌화룡; [날 원망하지 말아요. 당신들이 먼저 내게 시비를 건 대가이니...] 시체들을 향해서 고개를 숙여 보이고. 직후

뇌화룡의 코로 흘러드는 어떤 냄새

뇌화룡; (살이 타는 냄새 때문에 토할 것 같아! 빨리 여길 벗어나야해.) 급히 손으로 코를 막고

뇌화룡; (홧김에 다른 사람들과 헤어졌다가 그만 길을 잃고 말았어.) 돌아서고

뇌화룡; (그 바람에 북망산을 내려가긴 커녕 더 깊은 곳으로 들어온 것같애.) (서둘지 않으면 북망산에서 꼬박 밤을 샐 수도 있어.) 걸음 옮기려다가

[!] 눈 부릅뜨는 뇌화룡

호요희; [어머나! 살인을 저지르고 도망치려고?] 근처의 사람 키보다 큰 비석 위에 걸터앉아서 꼰 다리를 까닥이는 호요희. 치마가 베트남 여자들의 치마 아오자이처럼 갈라져서 허벅지까지 드러나는 야한 차림. 발에는 굽이 있는 꽃신을 신었다. 저고리도 벌어져 젖가슴 골이 그대로 드러나 보이고

뇌화룡; [흑!] 기겁하며 물러서고

호요희; [정말 못된 도련님이잖아.] 휙! 눈웃음치며 비석에서 뛰어내리고

뇌화룡; [당... 당신 누구야?] 화승총으로 호요희를 겨누며 뒷걸음질치고

호요희; [이 누나가 누군지 알고 싶어?] [그럼 알려주는 게 인지상정이겠지?] 야한 자세로 다가오고

호요희; [이 누나의 이름은 호요희! 쾌활림 최고의 미녀들인 흡정삼요(吸精三妖)의 둘째야.] 야한 포즈로 멈춰서고. 그러자

뇌화룡; [호... 호요희!]

뇌화룡; [이제 보니 쾌활림의 요녀였구나!] 겁에 질리면서도 화승총으로 겨누며 당찬 표정을 짓고

호요희; (요것 봐라!) + [요녀?] 눈 반짝

호요희; (아직 어린 때문인가? 날 보는 표정이 다른 사내들과는 사뭇 다르네.) + [어머나 서운해라. 초면인 여자에게 요녀라니...] 눈 흘기고

뇌화룡; [날... 날 속일 생각마!] [당신이 얼마나 음란하고 사악한 여자인지는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으니까.] 철컥! 이를 갈며 화승총의 방아쇠를 당기려 하고

호요희; [그 화승총으로 누나를 쏘려고?] 눈을 흘기며 두 손으로 저고리 고름 좌우를 움켜잡고

호요희; [쏠 테면 쏴봐! 동생같이 귀여운 도련님 손에 죽는 게 소원이었으니까.] 사락! 말하며 양손으로 저고리를 젖힌다. 그러자 젖가슴이 털렁 드러나고

뇌화룡; [무... 무슨 짓이야?] 기겁하며 고개 돌리고

뇌화룡; [빨리 가리지 못해?] + [악!] 휘청하고. 고개 돌린 뇌화룡의 가슴에 레이져 빛 같은 섬광이 날아와 꽂힌다.

뇌화룡; (혈... 혈도가 짚였어!) 스륵! 쓰러지려 하며 절망하고

호요희; [좋은 거 구경시켜줬는데 눈을 돌리면 서운하잖아.] 징! 왼손으로는 다시 저고리 여미고 있는데 오른손을 튕긴 자세. 오른손 검지손가락이 벼락에 감싸여 있어서 그 손가락에서 빛이 쏘아졌음을 보여주고

털썩! 따당! 바닥에 나뒹굴며 화승총을 놓치는 뇌화룡

호요희; [벽력혼 뇌화룡!] [이 누나의 성의를 무시한 대가로 혼을 좀 내줘야겠어.] 요염한 자태로 뇌화룡에게 걸어오고

뇌화룡; [나... 나한테 무얼 하려고 그래요?] 몸이 마비된 채 쓰러져서 겁에 질려 호요희를 올려다보고

호요희; [겁낼 거 없어. 귀여운 동생을 죽이거나 하진 않을 테니까.] 슥! 뇌화룡의 옆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으려 하며 요염하게 웃고. 그 바람에 한쪽 다리가 미차 속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호요희; [대신 동생이 갖고 있는 두 가지를 누나에게 줘야만 해.] 몸을 숙여 뇌화룡의 뺨을 쓰다듬고

뇌화룡; [뭐... 뭐든지 가져가도 좋아요.] 진저리를 치고

뇌화룡; [대신 내 혈도는 풀어줘요.] 애원

호요희; [그렇게 말하니 나도 마음 편하게 챙길 수 있겠네.] 달칵! 뇌화룡의 왼쪽 허리띠에 차고 있는 큼직한 가죽 가방을 떼어낸다.

호요희; [듣자하니 이 가방 안에 벽력당이 자랑하는 화기들이 가득 들어있다지?] 달칵! 가죽 가방을 열어본다.

가죽 가방은 두 칸으로 나눠져 있는데. 한쪽에는 둥근 구슬들이 일정 간격으로 들어있고 반대쪽에는 표창 같이 생긴 것들과 산탄통의 탄환같은 것들이 줄줄이 꽂혀있다.

호요희; [정말이네.] 흥분

호요희; [방금 전 백일자객까지 죽였던 벽력탄이 십여 알이나 들어있고 그 외에도 여러 가지 화기들로 가득 차있네.] 안을 살피면서 흥분

호요희; [이 화기들을 얻은 것만으로도 북망산에 미리 온 보람이 있었어.]

뇌화룡; [화... 화기 말고 내게서 또 무얼 원하는 건가요?]

호요희; [그렇지. 두 번째 선물을 챙겨야겠지.] 달칵! 다시 가방의 뚜껑을 닫고

호요희; [동생이 이 누나에게 주었으면 하는 두 번째 선물이 뭐냐 하면...] 슥! 뇌화룡의 아랫배를 손으로 더듬으며 사타구니 쪽으로 이동시키고

뇌화룡; [당... 당신 설마...] 기겁

호요희; [맞아! 누나가 원하는 것은 귀여운 동생의 양기...] + [!] 말하다가 갑자기 눈을 치뜨고

호요희; (없다!) 뇌화룡의 사타구니를 더듬으며 경악하고

뇌화룡; [흐윽!] 수치심에 얼굴 새빨개지고

호요희; [너 설마...] 콱! 급히 뇌화룡의 저고리를 두 손으로 움켜잡고.

뇌화룡; [하... 하지마!] 비명 지르고. 하지만

촤악! 뇌화룡의 저고리를 좌우로 거칠게 벌리는 호요희

쿵! 드러나는 뇌화룡의 가슴. 천으로 꼭꼭 동여맨 게 보인다. 젖가슴을 숨기기 위해 가슴을 동여맨 것

호요희; [이런... 이런...] 어이없는 표정

수치심에 눈 질끈 감는 뇌화룡

호요희; [사내가 아니라 계집이었구나!] [벽력신장과 딸년이 감쪽같이 세상을 속여 왔던 거야!] 실소를 하고

뇌화룡; [알... 알았으면 혈도나 풀어주세요. 내게서 더 가져갈 것도 없잖아요.] 눈물 찔끔 흘리며 애원하고

호요희; [계집애로 태어나 사내로 길러진 인생이 가엾긴 하지만 그럴 수는 없어.] 고개를 젓고

뇌화룡; [왜... 왜죠?]

호요희; [벽력신장의 유일한 핏줄이 사실은 아들이 아닌 딸이라는 걸 이용하면 벽력당을 통째로 집어삼킬 수도 있기 때문이야.] 사악하게 웃고

뇌화룡; [그... 그런...] 경악

호요희; [네 숙부 규염화왕(虯髥火王)이 호시탐탐 벽력세가 가주 자리를 노리고 있다는 건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 아니니?]

뇌화룡; (숙... 숙부에게 날 넘겨서 아버지를 가주 자리에서 끌어내리게 하겠다는...) 사색이 되고

호요희; [이래 저래 북망산에 온 보람이 있네.] [소회주의 마음에 쏙 들 큰 공을 세울 수단을 확보했으니...] 말하며 뇌화룡의 팔을 잡아 일으키려 하고. 그때

[소회주라는 게 물론 얼굴에 귀면을 뒤집어쓴 그 마귀새끼겠지?] 저벅! 저벅! 누군가 말하며 걸어온다. 기겁하는 호요희. 하지만

호요희; [갑자기 끼어드신 분은 또 누구실까?] 교태를 부리며 돌아보고. 뇌화룡도 돌아보고

청풍; [나야말로 운이 좋군. 지존회 소회주의 정체를 알고 있을지도 모르는 계집을 사로잡게 되었으니...] 쿵! 걸어오는 청풍. 순간

호요희; [이청풍?] 놀라며 벌떡 일어나고

뇌화룡; (이청풍?) 어리둥절

청풍; [나도 제법 유명인사가 된 모양이군. 생면부지의 계집이 한눈에 알아봐주기도 하고...] 차갑게 웃으며 다가온다. 그러자

호요희; [호호호! 당연히 이공자님은 유명인사랍니다.] 교태롭게 눈웃음을 흘리며 청풍과 마주 서고

호요희; [번번이 훼방을 당한 소회주가 모든 측근에게 이공자님의 용모파기를 돌렸으니까요.]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이공자님 죽이라는 명령과 함께...] 교태로운 자태를 취하며 눈웃음을 치고

청풍; [소회주라는 작자가 내게 쌓인 게 많은 모양이군.] 피식! 웃고. 그러다가

청풍; [!] 눈 치뜨는 청풍.

고오오! 요염한 자태로 서서 웃는 호요희의 두 눈에서 갑자기 소용돌이 같은 빛이 번져나온다

청풍; [섭... 섭혼술(攝魂術)?] 눈빛이 몽롱해지며 신음하고

[!] 흠칫하는 뇌화룡

호요희; [맞았어요. 당신은 이미 내 섭혼술에 걸려들었답니다.] 요염한 미소 지으며 청풍에게 다가오고. 눈 주변에서는 여전히 소용돌이가 일고 있고

청풍; [...] 찡그리기만 하고

호요희; [내 섭혼술에 걸려든 이상 당신은 육체에 대한 통제력을 완전히 상실했어요.] 청풍에게 다가와 손을 뻗고

뇌화룡; (안돼!) 그걸 보며 속으로 비명

호요희; [이제 당신은 무엇이든지 내가 하자는 대로 해야만 해요.] 청풍의 뺨을 쓰다듬고. 청풍은 목석같이 서있고.

호요희; [내 종이 된 대가로 천상의 환락을 맛보게 해줄...] + [!] 청풍의 뺨을 쓰다듬으며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지긋이 호요희를 내려다보고 있는 청풍의 얼굴. 눈빛이 강렬하다. 순간

호요희; (눈빛이 살아있다!) + [설마... 당신 섭혼술에 걸린 게 아닌 건가요?] 기겁하며 물러서려 하지만

짝! 호요희의 뺨을 후려치는 청풍의 손, 죽일 정도로 강하게 때린 건 아니다.

호요희; [악!] 고개가 홱 돌아가며 비명 지르고.

콰당탕! 혈도가 짚여있는 뇌화룡의 옆으로 나뒹구는 호요희. 근처에 호요희가 뇌화룡의 허리띠에서 끌러낸 가죽 주머니가 놓여있고

청풍; [섭혼술... 이런 못된 사술로 지금까지 몇 명의 사내를 망친 것이냐?] 살벌한 표정으로 보고

호요희; [흐윽!] 공포에 질리며 일어나 앉고

청풍; [앞으로 두 번 다시 못된 짓을 하지 못하게 해주마!] 우둑! 양쪽 주먹을 쥐어 소리 내며 다가오고

호요희; (소...소회주가 저자를 그렇게 중시한 이유가 있었어!) 뒤로 물러앉으며 공포에 질려 사색이 되고

호요희; (섭혼술도 전혀 통하지 않는 걸 보면 내가 어쩔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어.) 툭! 겁에 질려 물러앉는 호요희의 엉덩이에 가죽 주머니가 닿고

호요희; (찾았다. 이 위기를 벗어날 방법을...) 곁눈질로 가죽 주머니를 보고. + 뇌화룡; [!] 그걸 알아차리고 눈 치뜨고

청풍; [우선 네년의 내공을 없앤 후에...] 말하는데

뇌화룡; [피해요!] 다급히 비명

[!] 흠칫! 청풍

호요희가 가죽 주머니를 앞으로 안으며 그 안에 손을 집어넣고 있고. 이어

배시시 웃으며 다시 꺼낸 호요희의 손에는 검은 구슬이 하나 들려있다.

뇌화룡; [벽력탄에 맞으면 죽어요!] 비명 지르고

청풍; (벽력탄!) 바웅! 경악하며 급히 몸을 방어막으로 감싸고

호요희; [선물이니 사양하지 말아요!] 핑! 구슬을 청풍에게 던지며 벌떡 일어나고

콰직! 그 구슬이 청풍의 방어막에 닿으며 껍질이 갈라지고. 그 안쪽에서 눈 치뜨는 청풍. 그 직후

콰앙! 강력한 폭발이 일어난다.

뇌화룡; [악!] 눈 질끈. 그 앞에서 강한 빛이 일어난다.

펑! 좀 떨어진 곳에서 본 모습. 계곡 중앙에서 다시 강한 폭발이 일어나고 빛이 번진다

 

#172>

깊은 산중. 높은 담장으로 둘러쳐진 장원. 수십 채의 건물로 이루어졌고 안채와 바깥채로 구분되어 있다. 하지만 넓은 장원에 인적은 보이지 않고. 불빛도 거의 없다. 중앙의 큰 건물 하나에서만 불빛이 조금 흘러 나온다.

장원의 정문. <尋牛莊>이라는 현판이 정문 처마에 걸려있는 게 어둠 속에 보이고

[!] 담장 안쪽. 잘 가꿔진 정원. 달빛이 비치는 그 정원에 서있던 어떤 인물의 눈이 번쩍, 머리가 빡빡인 비구니인데 허리에 일본도를 끼우고 있다. 자세히 보여주지는 말고 실루엣으로 묘사

화악! 멀리 몇 개의 산봉우리 너머에서 밝은 빛이 번져 오르고. 이어

츠으! 다시 사라지는 빛

[...] 무언가 생각하는 비구니

 

#173>

다시 호요희가 벽력탄을 터트린 계곡. 휘잉! 번져 올랐던 빛이 소멸되고

퍼억! 후두둑! 부서진 관의 파편과 흙더미가 여기저기 떨어진다.

퍼퍽! 후두둑! 눈 질끈 감은 채 누워있는 뇌화룡의 몸 주위에도 흙과 부서진 관 파편들이 떨어지고

뇌화룡; (내... 내 잘못이야!) 입술 깨물며 눈물 흘리고

뇌화룡; (내가 방심하다가 벽력탄을 빼앗기는 바람에 애꿎은 희생자가 생겼어.) 주르르! 눈꼬리로 눈물이 흐르고. 그때

[다친 데는 없느냐?] 누군가의 말이 들려 감았던 눈 부릅뜨는 뇌화룡

청풍; [네가 폭발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누워있어서 걱정했다.] 쿵! 스윽! 뇌화룡의 옆으로 내려서는 청풍. 머리와 옷이 좀 그을렸지만 다친 데는 없어 보이고

뇌화룡; [무... 무사하셨군요.] 흥분. 안도

청풍; [네가 제 때 경고를 해준 덕분에 피할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웃으며 말하고. 그러면서 폭발의 힘을 타고 날아오르던 자신의 모습 떠올리고

뇌화룡; [아아! 다행이에요. 정말 잘 되었어요.] 울고

청풍; (착한 아이로군.) + [어느 곳의 마혈을 찍혔느냐?]

뇌화룡; [가... 가슴...] 부끄러워하고

청풍; [!] 비로소 놀라고

<젖가슴을 천으로 동여매고 있다.> 저고리가 벌어진 사이로 천으로 감싼 뇌화룡의 가슴이 보이고

청풍; (오면서 얼핏 들은 대로 이 아이 사내가 아니라 남장한 계집애였구나.) + [잠시만 참아라.] 징! 손바닥으로 뇌화룡의 가슴을 겨누고. 그러자

징! 청풍의 손바닥에서 일어난 진동이 뇌화룡의 가슴 부분을 진동시키고. 그러자

뇌화룡; [학!] 퍼덕이고

뇌화룡; (혈도가 단번에 풀렸어.) + [고마워요.] 급히 저고리 여미며 일어나고, 하지만

띵! 현기증을 느끼는 뇌화룡.

뇌화룡; [흑!] 다시 쓰러지려 하고

청풍; [왜 그러느냐?] 급히 부축해서 안고

뇌화룡; [모... 모르겠어요. 오한이 느껴지고 몸에 힘이 들어가질 않아요.] 할딱이며 눈이 풀리고

청풍; [몸에 다른 이상은 없는데...] [너무 놀라서 기가 빠져나간 모양이구나.] 한손으로 부축해서 안고 한손으로 이마를 만져보고

뇌화룡; [그... 그런 것같아요.] 애처롭게 웃고

청풍; [편히 쉴 수 있는 곳을 찾아서 쉬도록 하자. 그럼 나아질 게다.] 두 팔로 뇌화룡를 안고 일어나고.

뇌화룡; [예...] 대답하며 고개 돌려 바닥에 떨어진 화승총을 보고

청풍; [저것도 가져가야겠지.] 고개 까닥. 그러자

스읏! 허공으로 떠오르는 화승총

뇌화룡; (놀... 놀라운 접인공력!) 자기 얼굴 위로 떠오르는 화승총을 보고 놀랄 때

스륵! 화승총은 뇌화룡의 품에 내려앉는다.

뇌화룡; [고마워요.]

청풍; [고맙긴...] 천천히 걸어가고

곧 계곡에서 사라지는 청풍. 헌데.

 

#174>

슥! 폭발이 일어난 곳에서 수십 미터 떨어진 어느 무덤 뒤에서 일어나는 여자. 호요희다. 한손에는 벽력탄이 든 가죽 주머니를 들고 있다.

멀리 사라지고 있는 청풍의 뒷모습

호요희; (괴물...) 식은땀. 공포에 질린 표정.

호요희; (벽력탄을 던진 후 혹시나 해서 재빨리 몸을 숨긴 건 현명한 대처였다.) 멀어지는 청풍의 뒷 모습 보며 겁에 질리고

<지근거리에서 벽력탄이 터졌음에도 불구하고 기묘한 경신술을 써서 타격을 전혀 받지 않았다.> 폭발로 일어나는 불꽃과 연기와 충격파. 그걸 타고 허공으로 날아오르던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호요희의 생각 나레이션

호요희; (저런 괴물을 어떻게 상대한단 말인가?) 무덤 뒤에서 완전히 일어나고.

호요희; (공을 세우는 것도 좋지만 목숨보다 소중한 건 없다. 두 번 다시 만나지 않도록 노력해야만 한다.) 청풍이 간 반대쪽으로 살금살금 걸어가고

호요희; (어쨌든 벽력탄을 여러 개 손을 넣었으니 큰공을 세운 셈이다.) 자기가 들고 있는 가죽 주머니를 보고

호요희; (이 벽력탄이 호천집성연을 무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테니...) 요사하게 웃는 호요희의 얼굴 크로즈 업

 

#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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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수선자; (마침내 지옥군자와 십이살주가 나섰다.) 긴장하며 그걸 보고. 침을 놔주던 것도 중단하고. 천약옥녀도 돌아보고 있고

날수선자; (지옥군자로서도 더 이상 졸개들의 희생을 묵과할 수 없게 된 때문일 텐데...) 다가오는 석헌중을 보며 생각하고

<온전한 몸 상태가 아닌 남궁공자와 악공자가 과연 저 둘을 상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숨을 고르며 석헌중과 십이살주를 보는 남궁진과 악철산을 배경으로 날수선자의 생각 나레이션

천약옥녀; (지옥군자 석헌중...) 얼굴 약간 발개져서 석헌중을 보고. 이년은 석헌중을 좋아한다.

천약옥녀; (저런 진중한 인물이 어떻게 사마외도에서 나온 걸까?)

석헌중; [남궁형! 악형!] 5미터쯤 거리를 두고 멈춰서며 포권하고. 그 옆에 십이살주도 멈춰서고

석헌중; [비록 강호의 인심이 흉험하다고 하나 목숨을 가벼이 여기는 건 옳지 않는 게 나 석헌중의 생각이오.]

석헌중; [부디 두 분도 내 생각과 같길 바라겠소.]

남궁진; [쉽게 말해서 개죽음 당하지 말고 항복하라?] 피식 웃고

석헌중; [투항하면 정중하게 대해드릴 것을 약속하겠소.] 끄덕이며 포권을 했던 손을 풀면서 말하고

악철산; [개소리는 거기까지!] 콰득! 눈을 부라리며 강철 장갑을 낀 양손을 마주 쥐어 소리를 내고

모두 악철산을 보고

악철산; [석헌중! 우릴 뭘로 보는 거냐?] [목숨이 아까워서 자비를 구할 졸장부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이를 부득 갈고

남궁진; (악형의 거친 성격이 퇴로를 불살라 버리는군.) 쓴웃음. 그때

십이살주; [말을 늘여봤자 입맛 아플 뿐이네.] 콰득! 쇠몽둥이를 움켜잡고 앞으로 나서고,. 눈을 부라리며

십이살주; [죽이든 살리든 저것들을 때려눕히고 보세.]

악철산; [어디 죽일 수 있으면 죽여 봐라!] 우둑! 강철 장갑을 낀 손을 마주 쥐어 소리 내며 십이살주에게 다가오고. 악철산보다 십이살주의 키가 더 크다

십이살주; [그 주둥이에서 곧 비명이 터져 나오게 만들어주마.] 흉악하게 웃으며 쇠몽둥이를 쳐들고

악철산; [누가 우는 소리를 할지 두고 보자.] 맞서 싸울 자세

십이살주; [크왓!] 부웅! 쇠몽둥이를 강력하게 휘두르고

악철산은 몸을 숙여 그 쇠몽둥이를 피하고

부악! 십이살주에게 파고 들어가며 주먹을 날리고, 주먹 끝에서 주먹 형상의 섬광이 날아아 나간다.

쾅! 쾅! 악철산의 주먹 형상이 십이살주의 복부를 치고.

하지만 십이살주는 꿈쩍도 않고. 대신

부악! 쇠몽둥이의 반대편 끝이 악철산을 아래에서 위로 쳐오고

몸을 젖혀 간발의 차이로 피하는 악철산.

이하 두 사람의 치열한 접전. 악철산은 십이살주의 쇠몽둥이에 접촉하지 않으려 애쓰며 주먹을 쓴다. 복싱하듯 움직이면서

남궁진; (십이살주, 저자가 쓰는 철곤(鐵棍)은 부딪히는 건 무엇이든 깨트리는 힘을 지녔다.) 십이살주가 쇠몽둥이를 바람개비처럼 휘둘러 악철산을 공격하는 걸 보며 생각하고. 악철산은 위빙 더빙 등의 복싱 동작으로 피하며 주먹을 날리고 있다.

남궁진; (한대라도 맞으면 치명상을 입게 될 텐데...) 생각할 때

석헌중; [우리도 손을 섞어봅시다.] 스릉! 칼을 뽑고

남궁진; [구대천마의 후예라는 지옥갱의 절기는 늘 한번 견식해보고 싶었소.] 검을 겨누며 맞서 싸울 준비를 하고

석헌중; [칼에는 눈이 없으니 조심하시오.] 화악! 칼을 겨누는 석헌중의 몸에서 폭발적인 살기가 뿜어지고

남궁진; (칼을 들자 분위기가 일변하는군.)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지고

남궁진; (억눌러놨던 살기를 해방시킨 때문일 텐데... 살 떨리는구만.) 방어자세를 취하면서 긴장

쩍! 기합도 없이 칼을 휘두르는 석헌중. 칼질이 엄청 빨라서 칼의 형태는 보이지 않고 흰 섬광으로 보인다

남궁진; (스쳐도 사망이겠구만.) 캉! 검으로 춤을 추듯 검법을 펼쳐 맞서고. 직접 칼에 부딪히는 게 아니고 비스듬히 쳐올려 힘을 흘러가게 만든다

캉! 캉! 캉! 격렬하게 칼을 내리치고 베는 석헌중. 겨우겨우 막고 피하는 남궁진

 

날수선자; (우려했던 대로다.) 치료를 중단하고 동굴 밖을 보고. 천약옥녀도 부상자의 땀을 닦아주며 밖을 보고

부웅 부웅! 쇠몽둥이를 미친 듯이 휘둘러대는 십이살주. 겨우 겨우 피할 뿐 반격하지 못하는 악철산.

석헌중의 공격을 받는 남궁진도 수비에 급급하며 뒷걸음질 치고 있다.

날수선자; (남궁공자와 악공자는 지치기도 했지만 상대와의 상성까지 좋지 않다.) 표정이 심각

<악공자는 완력에서 십이살주에게 밀리고...> 악철산과 십이살주의 싸움을 배경으로 날수선자의 생각

<남궁공자의 경쾌한 검법은 지옥군자의 격렬하면서도 패도적인 도법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남궁진과 석헌중의 격돌

날수선자; (여차하면 암기를 날려서 도와줘야겠다.) 달칵! 허리에 찬 주머니중 하나의 뚜껑을 연다. 뚜껑이 열리는 그 주머니에는 표창등의 암기들이 가득 들어있다. 그리고 바로 그 직후

[컥!] 쾅! 비명과 폭음. 깜짝 놀라 돌아보는 날수선자와 천약옥녀

십이살주의 쇠몽둥이에 허리를 맞아 동굴 쪽으로 날아오는 악철산

날수선자; (결국...) 팟! 주머니에서 세 개의 표창을 뽑으며 벌떡 일어나고. 비수처럼 뾰족한 표창이다. + 천약옥녀; [악!] 역시 벌떡 일어나고.

[아... 안돼!] [소가주님!] 부상당한 청년들 비명

쾅! 동굴 옆의 벽에 충돌했다가 나뒹구는 악철산

남궁진; [악형!] 캉! 캉! 석헌중의 공격을 겨우 겨우 막으며 물러서면서 돌아보고

천약옥녀; [악공자!] 달려가고. 악철산은 피를 토하며 고개를 들고

십이살주; [몽둥이찜질 맛이 어떠냐?] 일어나려 애쓰는 악철산에게 다가오며 쇠몽둥이를 휘두르려 하고. 하지만

피핑! 핑! 바로 얼굴 앞으로 날아드는 세 대의 표창, 두 개는 눈을 노리고 한 개는 목으로 날아든다.

표창을 던진 자세인 날수선자

십이살주; [이크!] 팟! 고개 돌려 눈을 노린 두 대의 표창은 흘려보내고.

콱! 마지막 하나는 복면 속의 입을 벌렸다가 물어버린다,

천약옥녀; [아!] 악철산을 두 팔로 부축해 일으키다가 돌아보고

날수선자; (역시 암기로 어쩔 수 있는 상대는 아니다.) 다시 주머니 속에서 암기들을 뽑는 날수선자. 이번 암기는 십자형의 표창이다.

날수선자; (그래도 저자가 악공자에게 결정타를 먹이려는 것은 저지했다.) 천약옥녀가 악철산을 끌고 동굴 쪽으로 뒷걸음질 치는 걸 곁눈질로 보며 표창을 십이살주에게 겨누고. 바로 그때

십이살주; [퉤!] 물고 있던 표창을 날수선자에게 뱉고

팽! 강하게 돌며 날수선자에게 날아오는 표창

날수선자; [!] 삭! 급히 피하지만 뺨을 스친 표창에 상처가 나고

천약옥녀; [당언니!] 악철산을 끌고 오다가 비명

탕! 동굴 벽에 부딪혔다가 떨어지는 표창

날수선자; (살짝 긁히는 상처라도 입히면 좋겠는데...)피핑! 뺨에서 피가 나는 상태로 십자 표창을 던지는 날수선자

<그럼 표창에 묻혀놓은 독에 중독될 테니...> 가가강! 기잉! 포물선을 그리며 십이살주에게 날아가는 표창들 배경으로 날수선자의 생각. 하지만

십이살주; [애들 장난감 같은 걸로 무얼 하자는 거냐?] 피식 웃으며 쇠몽둥이를 흔들고. 그러자

징! 쇠몽둥이가 진동하고

캉! 캉! 그대로 쇠몽둥이로 빨려가 달라붙는 표창들

날수선자; (저자의 철곤이 자력(磁力)을 일으켜 표창을 끌어들였다.) 굳어진 표정이 되며 다시 표창을 주머니에서 꺼내고. 그때

캉! 캉! 금속성을 내며 격돌하는 남궁진과 석헌중의 무기

쿵쿵! 뒤로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남궁진. 하지만 석헌중은 남궁진을 추격하지 않고 칼을 내리고.

날수선자; (석헌중은 승기를 잡았는데도 손을 멈췄다.) 표창을 손가락 사이에 끼운 채 심각한 표정으로 보고. 

그 사이에 천약옥녀는 악철산을 두 팔로 끌고 동굴로 들어온다.

날수선자; (언제든지 남궁공자를 쓰러트릴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인데...)

날수선자; (아무래도 더 이상의 저항은 무의미하겠구나.) 한숨. 그때

석헌중; [다시 한 번 권하겠소.] 칼을 내린 채 남궁진과 날수선자를 보고

석헌중; [투항하면 정중히 포로로 대접해드리겠소.]

악철산; [허... 허튼 소리 말고 끝장을 보자!] 악을 쓰며 억지로 일어나려 하고

천약옥녀; [늑골이 부러졌어요. 무리하게 움직이시면 안돼요.] 자제 시키고

십이살주; [소갱주! 좋은 말로 타이를 때는 지났네.] 석헌중에게 불만

십이살주; [말 안듣는 놈들에게는 몽둥이찜질이...] 말할 때. + [크악!] [컥!] 주변에서 갑자기 여러 마디의 비명이 동시에 터진다

일제히 절벽 위를 올려다보는 사람들.

쿵! 털썩! 그런 사람들 눈에 절벽 위에서 아래를 감시하던 백일자객들이 갑자기 짚단처럼 쓰러지고 있고

지옥광전사들; [무슨 일이냐?] [왜 그래?] 올려다보며 외치고

남궁진; (누군가 절벽 위에서 감시하던 백살파의 자객들을 일거에 거꾸러트렸다.) 눈 번쩍일 때

슥! 천천히 절벽 위에서 절벽 끝으로 걸어와 모습을 드러내는 청풍. 태평하게 뒷짐을 짚고 있다.

석헌중; (저자는...) 눈 치뜨고. 청풍을 한눈에 알아본다. 그 옆에서 십이살주도 눈을 부릅뜨고. 십이살주도 청풍을 알아본다

남궁진; (샌님처럼 생긴 저 친구가 백살파 자개들을 단번에 제압한 것인가?) 놀라고 눈 번뜩

날수선자; (고수다!) 눈 번뜩

천약옥녀; [아는 분인가요?] 악철산을 다시 바닥에 눕히면서 날수선자에게

날수선자; [처음 보는 얼굴이에요.] 고개 젓고

날수선자; [하지만 지옥군자와 십이살주는 저 인물이 누군지 알고 있는 것 같군요.] 석헌중과 십이살주를 보고. 두 사람은 긴장한 표정으로 청풍을 보고 있다.

절벽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청풍. 청풍 주변에는 백살파 자객들이 쓰러져서 벌벌 떨고 있다. 죽은 건 아니고.

그자들의 몸에 나뭇잎들이 하나씩 박혀있다.

청풍의 시점. 절벽 아래 상황. 석헌중과 십이살주가 굳은 표정으로 올려다보고 있고. 지옥광전사들은 청풍을 향해 뭐라 외치며 무기를 흔들고 있다

굳은 표정인 석헌중의 얼굴 크로즈 업

청풍; [낯익은 얼굴을 뜻밖의 장소에서 보게 되는군.] 슥! 웃으며 발을 절벽 끝으로 딛고. 이어

슥! 슥! 마치 계단을 내려오듯 허공을 밟으면서 내려오는 청풍

[맙소사!] [허... 허공을 계단처럼 밟으며 내려온다.] 지옥광전사들 경악하고

남궁진; [전설 속의 능공답보(能空踏步)로군.] 역시 놀라고.

날수선자; (우리보다 어려 보이는데 무공은 측량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른 인물이다.) 역시 놀라고. 천약옥녀도 놀라고. 그때

턱! 이윽고 청풍이 바닥에 발을 딛는다. 그러자

퍼득! 정신을 차리는 지옥광전사들

[쳐라!] [죽을 곳을 찾아왔다면 잘 왔다!] 일제히 청풍을 덮치려는 지옥광전사들

석헌중; [멈춰라!] 외치며 나서고

급정거하며 돌아보는 지옥광전사들.

석헌중; [너희들의 상대가 아니다. 헛된 피를 볼 필요 없다.] 비켜서는 지옥광전사들 사이로 걸어오며 말하는데

십이살주; [나는 예외다!] 파앗! 악을 쓰며 날아오른다.

십이살주; [십일살주의 원수를 갚겠다!] 부악! 청풍의 머리를 향해 전력을 다해 몽둥이를 내리친다. 두 손으로. 하지만 청풍은 피할 생각이 없고

석헌중은 찡그리지만 막지는 않고

날수선자; [조심...] 자기도 모르게 비명. + 천약옥녀; [악!] 역시 비명. 그 옆의 악철산도 눈 부릅

쾅! 엄청난 폭음이 일어나고 먼지가 확 터져 시야가 가려진다

<어... 어떻게 된 건가?> 사람들 눈 치뜨며 보고

화악! 먼지가 흩어지며 십이살주의 뒷모습이 드러난다. 십이살주는 쇠몽둥이를 내려친 자세로 서있고

쿵! 뒤이어 드러나는 장면. 청풍은 여전히 뒷짐 짚고 서있는데 청풍이 선 부분의 땅이 사발처럼 움푹 들어가 있다. 그리고 청풍의 머리 위 30센티쯤에 십이살주의 쇠몽둥이가 멈춰있다. 그리고 청풍의 몸은 보이지 않는 구형의 방어막에 덮여있다. 십이살주의 쇠몽둥이는 그 방어막을 내리쳐서 방어막 전체가 바닥으로 파고 들어가게 만든 것. 바닥이 사발처럼 들어간 것 그 때문이고.

지지지! 우두둑! 방어막으로 파고 들어간 몽둥이가 진동하고. 그걸 두 손으로 움켜쥔 십이살주의 두 팔이 툭 툭 튀어나온 핏줄로 덮여있다.

날수선자; [아!] 안도. 천약옥녀도 놀라면서 안도하고

남궁진; (십이살주가 전력을 기울여 내려친 철곤을 그냥 호신강기로 막아냈다.) 역시 놀라고. 반면

석헌중; [...] 무언가 생각하고

청풍; [백살파 백일자객의 서열12위...] 십이살주를 보며

움찔! 십이살주

청풍; [귀하라면 내게 복수를 할 자격이 있지. 백일자객중 네 명이 내 손에 죽었으니...] 뒷짐 짚은 채 웃고

날수선자; (맙소사!)

천약옥녀; (무림인들에게 사신으로 통하는 백일자객들이 저 사람 손에 네 명이나 죽었단 말인가?) 놀라고. 악철산도

청풍; [물론 자격이 있는 것과 복수를 할 수 있는 건 별개의 문제지만 말이오.] 눈 부릅뜨고. 그러자

펑! 청풍의 몸을 덮고 있는 방어막이 엄청난 탄력으로 쇠몽둥이를 튕겨낸다

십이살주; [억!] 펑! 튕겨지는 쇠몽둥이와 함께 뒤로 홱 날아간다

날수선자;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십이살주를 날려버렸다!) 놀라고. 그 뒤에서 천약옥녀와 악철산도 놀라고

쿵! 쿵! 바닥에 내려섰다가 술 취한 듯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십이살주

십이살주; [이 개잡종이...] 이를 갈며 다시 돌진하려 하고

석헌중; [십이살주! 소생에게도 기회를 주시오.] 손을 들어 막고. 그러자

다시 청풍에게 달려오려다가 멈칫하는 십이살주

청풍; (십이살주가 다시 덤비면 내 손에 죽을 걸 알고 저지했군.) 웃고

석헌중; [귀하는 내가 아는 그 인물이신가?] 청풍을 지긋이 보며

청풍; [석형이 생각하는 그 사람이 바로 나요.] 웃고

석헌중; [화산에서... 나를 농락한 것인가?] 분노. 살기가 치솟고

청풍;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다고만 알아주시오.] 포권하고

날수선자; (역시 저 둘은 초면이 아니었네.)

석헌중; [무기가 있으면 꺼내게. 오늘은 반드시 솜씨를 보아야겠네.] 지지징! 청풍을 겨누는 칼이 진동하고

청풍; [딱히 무기를 쓰진 않지만...] 주변을 둘러보고.

지옥광전사중 한 놈 크로즈 업. 그자도 칼을 들고 있고

청풍; [맨손으로 상대하는 건 예의가 아니겠지.] [잠깐 빌리겠다.] 지옥광전사에게 손을 내밀고. 그러자

펑! [억!] 그자의 손아귀에서 그대로 빠져나오는 칼. 기겁하며 물러서는 그자

청풍; [고맙다.] 콱! 날아온 칼의 손잡이를 잡으며 그 칼의 주인인 지옥광전사에게 웃으며 말하고

<말도 안되는 격공접인...> <나름 고수라고 알려진 지옥광전사가 간단히 칼을 빼앗겼다.> 사람들 경악하고

청풍; [화산에서 저지른 결례도 있고 하니 일초를 양보하겠소.] 칼을 흔들어 보이며 말하고. 그러자

날수선자; (공격을 양보 받는 건 무림인에게는 수치스러운 일인데...) 놀라며 청풍과 석헌중을 보고

천약옥녀; (지옥갱의 소갱주쯤 되는 인물에게 너무 무례하게 대하는 거 아닌가?) 여자들 그렇게 생각하지만

석헌중; [사양하지 않겠네.] 지잉! 두 손으로 쥔 칼을 더 진동시키며 청풍을 겨누고. 검도의 중단 겨누기 자세

<공격의 양보를 받아들였다!> <누구보다 자존심 강하기로 유명한 지옥군자 석헌중이...> 사람들 경악할 때

남궁진; (그만큼 저 샌님같은 친구가 대단한 고수라는 건데...) 눈을 좀 가늘게 뜨며 청풍을 보고. 그때

쩡! 석헌중의 칼이 하얗게 백열된다.

[절연지옥참(絶緣地獄斬)이다!] [살기로 적을 죽이는 우리 지옥갱의 최강 도법을 소갱주께서 벌써 완성하셨구나!] 지옥광전사들 흥분하고

남궁진; (석헌중... 나와 싸울 때는 손에 사정을 두었었군.)

남궁진; (석헌중이 지금의 저 도법을 내게 썼으면 속수무책으로 죽을 수밖에 없었다.) 식은땀이 흐르고

십이살주; (살기로 적을 죽이는 도법!) 눈 번뜩

십이살주; (절연지옥참을 구사할 수 있을 정도라면 파주님과 싸워도 쉽게 지지 않을 것이다.)

십이살주; (석헌중, 저놈은 장차 우리 백살파가 천하무림의 주인이 되는 데 심각한 장애물이 되겠구나.) 석헌중의 뒷모습 노려보고.

청풍; (도강을 넘어선 도법...) 좀 놀란 표정

<절대삼검중 무상심검과 비슷한 이치로 구사하는 도법이다.> 칼 뿐만 아니라 온몸이 반딧불처럼 빛나는 석헌중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물론 지나치게 살기에 집중한 탓에 깊이가 없고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이 약점이지만...) 생각 할 때

스윽! 백열된 석헌중의 칼이 천천히 위로 쳐들리고

청풍; (시작했군.) 칼을 쳐들어 머리 위를 수평으로 막는 시늉하고

남궁진; (살기로 구사하는 도법을 평범한 칼로 막겠다?) 어이없고

남궁진; (살기는 도검으로 막을 수 있는 게 아닌데...) 생각할 때

쩍! 한손으로 칼을 길게 내뻗으며 내리치는 석헌중. 칼 끝에서 십 미터 이상 길이의 섬광이 내뻗고

꽝! 펑! 청풍을 수직으로 가른 그 섬광이 지면을 둘로 쪼갠다.

날수선자; [아!]

천약옥녀; [흑!] 손으로 입을 가리고. 그 뒤의 악철산도 놀라고

남궁진; (역시 당한 것인가?) 눈을 좀 가늘게 뜨고

펑! 화악! 칼을 내리그은 자세인 석헌중의 앞쪽 지면이 10미터 이상의 길이로 갈라졌고. 그 갈라진 선상에 청풍이 칼을 들어 막은 자세로 서있다. 헌데

석헌중; [...] 눈 부릅뜨고 있고

십이살주; [이럴 수가...] 역시 눈 치뜨며 신음하고.

쿵! 드러나는 장면. 지면은 분명 일직선으로 갈라졌지만. 청풍이 서있는 앞뒤 1미터씩은 갈라지지 않았다. 청풍이 칼을 머리 위로 쳐들어 수평으로 막는 자세로 웃고 있고

[저... 저럴 수가!] [소갱주님의 절연지옥참이 저자 주변은 건너뛰었다.] 지옥광전사들 경악하고

날수선자; [대... 대단하네.] 안도

천약옥녀; [살기가 저분 근처에는 침범하지 못했군요.] 깨닫고. 악철산도 놀라고

남궁진; (이거야 원 놀라고 까무라칠 일 아닌가?) 눈이 더 가늘어지고

<혈세사패 패주들에 필적하는 경지에 오른 석헌중의 공격을 저렇게 간단히 무력화시키다니...> 칼을 내리는 청풍을 배경으로 남궁진의 놀람. 그때

청풍; [일초의 양보는 끝났소.] 웃지만

석헌중; [더 이상의 대결은 무의미하겠지.] 철컹! 칼을 칼집에 꽂고

석헌중; [패배를 인정하고 물러가겠네.] 청풍에게 고개를 좀 숙이고

[소갱주님!] 억울한 표정인 지옥광전사들

석헌중; [물러간다. 동료들을 챙겨라.] 둘러보고. 그러자

[예!] [존명!] 어쩔 수 없이 대답하는 지옥광전사들. 이어

각기 한 명씩의 부상자를 부축하는 지옥광전사들. 시체도 집어들고. 이어

휙! 휘익! 계곡 입구쪽으로 날아가는 지옥광전사들. 그걸 지켜보는 석헌중

십이살주; [본좌도 먼저 실례하겠네.] 석헌중에게 고개를 좀 숙이고

석헌중; [오늘 고생하셨소이다.] 포권하고

십이살주; [이가야! 기억해둬라.] 청풍을 돌아보고

십이살주; [우리 백일자객들이 모두 죽던지 네가 죽어야만 결말이 날 것이다.] 팟! 날아오르고. 계곡 입구 쪽이 아니라 절벽을 날아오른다. 이어

[으아아아!] 악을 쓰며 절벽 너머로 날아가는 십이살주

청풍; [백일자객 전부나 내가 죽어야 결말이 난다라...] [돌고 도는 게 은원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하는군.] 으아아아! 악을 쓰며 멀어지는 십이살주를 보며 쓴웃음. 그때

석헌중; [나도 이만 작별을 고하겠네.] 청풍에게 고개 좀 숫이고

청풍; [살펴가시지요.] 칼을 든 채 포권하는 시늉하고

팟! 날아오르는 석헌중

계곡 쪽으로 멀어지고

청풍; (무림에 나온 이래 만난 인물들 중 가장 빼어난 영걸인데...) 멀어지는 석헌중의 뒷모습 보고

청풍; (가는 길이 달라서 깊은 교우를 맺기는 어렵겠구나.) 소리없이 한숨 쉴 때

남궁진; [큰 신세를 졌소이다.] 다가오며 포권하고. 검은 칼집에 넣었고.

돌아보는 청풍.

남궁진; [귀하에게 입은 은혜를 뼈에 새겨두고 반드시 갚겠소이다.] 웃는 얼굴로 포권하고. 그 뒤에서 날수선자와 천약옥녀가 동굴을 나온다

청풍; [별 말씀을...] 마주 포권하고. 그러면서

<언행이 과장되어 그리 호감은 가지 않는 인물이다.> 웃으며 날수선자와 천약옥녀를 소개하려는 남궁진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날수선자; (생각지도 않은 인물이 나타나서 위기를 모면했다.) 천약옥녀와 함께 동굴 입구에 서서 남궁진과 뭔가 얘기를 하는 청풍을 보며 생각하고

날수선자; (결국 요 계집의 점괘가 맞은 셈이네.) 천약옥녀를 곁눈질로 보고. 천약옥녀는 얼굴에 홍조를 띤 채 청풍을 보고 있다.

<<놀람은 있겠지만 큰 화는 없다.>라고 했던...> 현장을 내려다본 모습 배경으로 날수선자의 생각 나레이션

 

#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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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한쪽이 절벽인 험한 강물.

휘익! 강병을 따라 날아오는 혈부용. 혈부용 뒤로는 지옥갱의 갱주인 지옥혈부가 따라온다. 등에 도끼를 짊어지고 있다. 무표정하다

혈부용; (분명 소회주님의 천리전음(千里傳音)이었다.) 날아가며 초조하고

혈부용; (용문 서쪽 절벽 위의 세 그루 노송 근처로 빨리 오라는 다급한 전음이었는데...) 위진천을 떠올리고

혈부용; (두 번 다시 천리전음이 이어지지 않은 걸 보면 소회주의 신상에 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하다.) 날아가고. 그때

지옥혈부; [저거 아닌가?] 앞을 가리키고. 혈부용도 앞을 보고

멀리 앞쪽, 강쪽으로 튀어나온 절벽 위에 세 그루 늙은 소나무가 서있다.

혈부용; (절벽 위의 소나무 세 그루!) + [맞는 것 같아요!] 쐐액! 속도를 내며 날아가면서 말하고.

휘익! 휙! 곧 노송 근처에 이르는 혈부용과 지옥혈부. 하지만

노송 주변에는 아무도 없다.

혈부용; [없어요! 분명 이곳이라고 했는데...] 주변 급히 둘러보고

혈부용; [심장 뛰는 소리도 안 들리고...] 귀에 손을 대며 안타까워할 때

코를 벌름 거리는 지옥혈부

지옥혈부의 코에 어떤 냄새가 흘러들어오고

지옥혈부; [이쪽이다.] 절벽으로 가고. 냄새를 맡으며. 돌아보는 혈부용

지옥혈부; [피 냄새가 절벽 아래에서 느껴진다.] 팟! 절벽을 뛰어내리고

혈부용; (지옥혈부!) (유혈로 날을 지새는 지옥갱의 갱주답게 피냄새에 민감하구나.) 팟! 역시 절벽에서 뛰어내리고

절벽 아래쪽은 바위와 자갈로 이루어진 좁은 강변이 있고. 먼저 뛰어내린 지옥혈부는 강을 등지고 절벽을 보고 있다

혈부용; [찾으셨나요?] 휘익! 혈부용도 지옥혈부 뒤로 내려서고. 직후

[!] 눈 부릅뜨는 혈부용

[소회주님!] 혈부용의 비명 배경으로 절벽 아래 움푹 들어간 곳에 쓰러져 있는 위진천. 얼굴 옆에는 귀신가면이 떨어져 있는데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눈을 감고 있다. 가슴과 양팔등 타노가 날린 투명한 용이 관통한 부분의 옷은 삭아서 없어졌는데. 양 팔뚝과 가슴에는 따리를 튼 용의 형상으로 상처가 나있다. 그 외에도 온몸에 상처가 나있다. 얼굴에도. 타노가 날린 섬광에 맞는 흔적이다.

혈부용; [정신 차리세요 소회주님!] 파팟! 옆에 무릎을 꿇으며 위진천의 가슴 상처 주변을 손가락으로 찍고

지옥혈부; (위가장의 소장주이며 항마군영대의 통령인 옥면신룡 위진천...) 눈 번뜩이며 혈부용이 위진천을 치료하는 걸 보고

지옥혈부; (저놈이 지존의 숨겨진 아들이었을 줄이야.)

지옥혈부; (구대문파에서 알면 기절초풍하겠군. 자신들이 공들여 키운 항마군영대의 항마통령이 지존회의 소회주니...) 생각할 때

위진천; [컥!] 피를 토하며 정신 차리는 위진천

혈부용; [소회주님! 정신이 드세요?] 징! 가슴의 상처를 빛이 나는 손으로 누르며

위진천; [혈... 혈부용!] 헉헉 대며 혈부용을 올려다보고

혈부용; [예! 저예요.] [제가 소회주님이 보낸 천리전음을 포착하고 달려왔어요.] 눈물 글썽이며 내려다보고

위진천; [천... 천만다행이로구나. 그 천리전음을 날린 것이 내게 마지막으로 남아있었던 내공이었는데...]

혈부용; [누가... 누가 소회주님을 이 지경으로 만든 건가요?] 이를 갈고

위진천; [빨리... 빨리 아버지께 나를 데려가라.] 눈이 다시 감기려 하고

위진천; [신룡천자(神龍天子)의 후계자가... 당금에 나타났으니...]

혈부용; [신룡천자!] 경악

지옥혈부; (신룡천자라면 일천(一天) 쌍존(雙尊) 삼성(三聖) 사극(四極)으로 불리는 고금십대고수중 사극에 속하는 인물 아닌가?) 놀라고

혈부용; [신룡천자! 정말 고금십대고수중 한명인 신룡천자의 후계자가 나타난 건가요?] 경악. 두려움

위진천; [틀... 틀림없다! 그자가 쓴 무공은 분명 신룡천자의 신룡번이었다.]

지옥혈부; (상대가 신룡천자의 후예라서 그렇게 잘난 척하던 소회주가 저 지경이 되었군.] 깨닫고

위진천; [신룡천자의 무공이 나타났으니... 아버지의... 군림대업에 차질이 생길 수도...] [어서 보고해서 대책을 마련하시게 해야...] 말하다가

툭! 다시 기절하는 위진천

혈부용; [소회주님!] 다급히 위진천의 목 옆을 만져보고

지옥혈부; [소회주의 상태는 어떤가?]

혈부용; [당... 당장 목숨이 위험한 정도는 아니지만 내상이 심각해요.] 손을 떼고

지옥혈부; [그나마 불행중 다행이로군.]

혈부용; [소회주님을 빨리 회주님이 계신 곳으로 모셔가야만 해요.] 두 팔로 위진천을 조심스럽게 안고 일어나고

혈부용; [혹시 도중에 소회주에게 중상을 입힌 자와 조우할지도 몰라요.] [갱주께서 저희를 호위해주세요.] 강변으로 나오고

지옥혈부; [그럼 호천집성연을 방해하는 일은 포기하는 건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귀신가면을 집어들면서

혈부용; [호천집성연 건은 백일살신에게 맡기고 우린 소회주님을 회주님께 모시고 가도록 해요.] 휘익! 날아오르고

지옥혈부; (그럴 수밖에 없겠군.) 휘익! 역시 날아오르고

단번에 절벽 위로 날아오르는 두 사람

다시 날아가는 혈부용. 그 뒤를 따라 날아가는 지옥혈부

지옥혈부; (아쉽게 되었구나. 이번 기회에 우내사절에 속한 늙은이들의 실력을 가늠해볼까 했거늘...)

<특히 검절(劍絶)로 불리는 냉혈마검작(冷血魔劍爵)의 솜씨를 감상할 기회를 놓치는 건 아쉬운 일이다.> 멀어지는 두 사람 배경으로 나레이션

 

#164>

<-북망산(北邙山)> 해가 한 뼘 쯤 남은 오후. 기암절벽이 기기묘묘한 산. 하지만

산의 산록이나 계곡 여기저기 수많은 무덤들이 있다. 무너진 무덤에서는 관과 뼈가 드러나 있고

수많은 무덤들 중 어떤 무덤. 팟팟! 무덤을 파는 여우 두 마리. 그러다가

깜짝 놀라 한쪽을 보는 여우들

무덤들 사이로 난 길을 걸어오는 청풍. 뒷짐을 지었는데 허리춤에 용봉철적을 꽂고 있는 것 외에는 무기를 지니고 있지 않다.

캥! 캥! 여우들이 겁을 먹고 달아나고

청풍; (여기가 그 유명한 북망산...) 그러거나 말거나 주변을 둘러보고

<북망산은 원래 경치가 좋기로 유명한 명산이었다.> 기기묘묘한 기암절벽들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청풍; (하지만 여러 왕조의 도읍이었던 낙양의 북쪽에 자리하고 있다는 이유로 언제부터인가 묘지로 쓰이게 되었다.)

청풍; (그 때문에 경치 좋은 명산이라는 평판 대신 사자(死者)들의 귀역(鬼域)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청풍; (북망산으로서는 억울할 노릇일 텐데...)

청풍; (그나저나 독두신개는 무슨 이유로 북망산에 들러보라 한 것일까?) 생각하는데

창! 차창! 멀리서 쇠붙이 부딪히는 소리가 청풍의 귀에 작게 들린다.

청풍; (쇠붙이들이 부딪히는 소리...) 눈 번뜩

청풍; (십여 리쯤 떨어진 곳에서 어떤 자들이 싸우고 있는데...) 귀에 한손을 대고 듣고. 창! 차창! 여전히 금속성이 들리고

청풍; (가보자! 독두신개가 나를 북망산으로 유인한 일과 관련이 있는 싸움인 것 같으니...) 휘익! 날아간다.

멀어지는 청풍.

 

#165>

북망산의 어떤 계곡. 막다른 계곡 끝은 삼면이 깎아지른 절벽으로 막혀있고. 절벽 위에는 활과 석궁으로 무장한 백살파의 자객들 십여 명이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복면에 숫자가 새겨지지 않은 일반 자객들이다. 창! 차앙! 그자들이 내려다보는 절벽 아래에서 무기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고

수십 미터 높이인 절벽 아래의 막다른 곳. 그리 넓지 않은 그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싸움. 절벽을 등진 두 명의 청년이 십여 명의 지옥광전사들과 싸우고 있다. 주로 칼을 쓰면서 미친 듯이 날뛰는 지옥광전사들. 캐릭터는 #68>에 나왔었음. 지옥광전사들은 싸울 때 눈이 하얗게 변하는 것으로 묘사. 미친 놈처럼 보이도록

지옥광전사들과 싸우는 두 명의 청년 중 한명은 늘 웃는 얼굴인 보통 체격의 검객이고 다른 한명은 양손에 팔뚝까지 감싸는 육중한 강철 장갑을 낀 보디빌더 같은 체격의 청년이다. 상체가 떡 벌어졌지만 키는 아주 큰 편이 아니라 곰처럼 보인다. 이 청년들은 삼문육가중 남궁세가와 산동악가의 후계자들이다. 남궁세가 소가주는 소면살검 남궁진. 캐릭터는 004. 산동악가 소가주는 팔비권웅 악철산. 캐릭터는 390

남궁진과 악철산이 등지고 있는 절벽 아래쪽에는 상당히 큰 동굴이 있다. 입구는 넓고 깊이는 그리 깊지 않은 동굴이고

그 동굴 안에는 십여 명의 청년들이 누워있다. 청년들은 세 가지 형태와 색상의 옷을 입고 있다. 검고 희고 문양이 있는 옷. 그 옷으로 청년들이 서로 다른 세 문파 출신임을 보여주는데 모두 중상을 입었고. 여자 두 명이 청년들을 치료하고 있다. 두 여자는 청년등에게 침을 놓거나 약을 먹이고 붕대로 상처를 싸매준다.

두 여자 중 한명은 가뭇한 피부에 웃는 얼굴이고 다른 한명은 마른 체형에 새침하고 차가운 인상이다. 이 여자들은 삼문육가중 약왕문의 소문주인 천약옥녀 전삼낭과 사천당문 출신인 날수선자 당비연이다. 웃는 얼굴인 천약옥녀 캐릭터는 066A. 새침한 인상인 날수선자 캐릭터는 082

[크아!] [카아!] [살고 싶으면 항복해라 애송이들아!] [네놈들이 빠져나갈 길은 없다.] 캉! 카캉! 십여 명의 지옥광전사들이 동굴 입구를 포위한 채 칼과 도끼를 휘두르며 남궁진과 악철산을 공격한다. 하지만 장소가 좁아서 일제히 공격은 못하고 각기 두 명씩 남궁진과 악철산을 공격한다. 남궁진은 검을 휘둘러 막고 있고 악철산은 양손에 낀 강철장갑으로 막고 공격한다. 호각의 싸움

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 싸움을 지켜보는 두 사람. 지옥군자 석헌중과 백살파 백일자객. 백일자객은 덩치가 아주 큰데 쓰고 있는 복면에는 <十二>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다. 무기는 자기키보다 큰 육각형의 쇠몽둥이다. 이하 십이살주로 표기. 석헌중은 허리에 보통 보다 긴 칼을 차고 있다.

두 사람 옆쪽에서는 검에 베이거나 주먹에 맞아 중상을 입은 지옥광전사 십여 명이 다른 지옥광전사들 세명으로부터 치료를 받고 있다.

십이살주; [그 새끼들 참 끈질기구만.] 동굴 앞에 버티고 서서 지옥광전사들과 싸우는 남궁진과 악철산을 보며 눈을 부라리고.

십이살주; [동행했던 졸개들은 전부 전투불능이 되었는데 저 두 놈은 여전히 투항할 생각이 없는 것 같네.] 남궁진과 악철산 뒤쪽의 동굴을 보며

석헌중; [명색이 삼문육가의 후계자들이오. 쉽게 굴복하진 않을 거요.] 고개 끄덕이고.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지옥갱 소갱주 지옥군자(地獄君子) 석헌중(石憲中)>

십이살주; [소갱주가 데려온 지옥광전사(地獄狂戰士)들도 이미 여럿 살상 당했어.] 치료 받고 있는 지옥광전사들을 보고. 이미 죽은 시체도 있고

십이살주; [생포를 고집하면 피해만 늘어날 뿐이야.]

석헌중; [삼문육가의 후계자 네 명을 사로잡을 수 있는 기회는 쉽게 오는 게 아니오.] 무뚝뚝한 표정으로 고개 젓고

석헌중; [그리고 저 친구들을 인질로 삼을 수 있으면 호천맹의 힘을 단번에 절반 가까이로 약화시킬 수 있소.]

십이살주; [물론 저 년놈들의 생포하면 삼문육가중 넷을 호천맹에서 탈퇴시킬 수도 있겠지.] 오만상

십이살주; [하지만 소갱주 말대로 저놈들은 명색이 삼문육가의 후계자들이야.]

십이살주; [생포를 하기 위해 치명적인 살수는 쓰지 않고도 쓰러트리는 건 불가능에 가까워.] [우리 혈세사패의 주인들께서 직접 나서지 않는 한...]

석헌중; [...] 대답하지 않고

십이살주; [게다가 시간을 끌면 삼문육가의 가주들이 눈치 채고 저놈들을 구하러 달려올지도 모르네.]

석헌중; [삼문육가 가주들의 일거수일투족은 환마루가 감시하고 있소.]

석헌중; [만일 삼문육가 가주들이 북망산에 들어서면 즉시 경보가 울릴 테니 좀 더 기다려봅시다.] 앞을 보며 말하고

십이살주; (똥고집하고는...) 석헌중을 흘겨보고

 

이어지는 동굴 앞의 싸움

[크아!] [차핫!] 두 명의 지옥광전사가 백정처럼 칼을 휘둘러 남궁진을 공격하고

남궁진; [이크!] 캉! 캉! 웃으면서 검을 휘둘러 두 명의 지옥광전사의 칼을 막으려 하고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남궁세가(南宮勢家) 소가주 소면살검(笑面殺劍) 남궁진(南宮眞)>

카캉! 쩍! 완전히 막지 못한 지옥광전사 한 놈의 칼이 남궁진의 검을 스치면서 허리춤으로 파고 들어 상처를 낸다.

남궁진; [어이쿠 당했구만!] 옆으로 몸을 돌리고. 상처를 입었지만 여전히 웃는 얼굴을 유지하고 있고

남궁진; [받았으면 당연히 돌려줘야겠지?] 쩍! 몸을 돌리면서 자기에게 상처 입힌 자의 허리로 파고 들어 검을 휘둘러서 상처를 내고. 하지만

[크아!] 그 지옥광전사는 통증도 못 느끼는 듯 그냥 또 칼을 내려친다

남궁진; [고통도 못 느낀다는 건가?] [이름에 광(狂)가 들어있는 대로 진짜 미친개들이로군!] 캉! 그자의 칼을 피하면서 다른 놈이 내려친 칼을 막는다.

악철산; [크와왓!] 쾅! 콰쾅! 양쪽 주먹을 빗발같이 내쳐서 두 명의 지옥광전사와 싸우는 악철산. 양쪽 손에 낀 팔뚝까지 오는 강철 장갑 덕분에 지옥광전사들이 휘두른 칼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마치 곰이 싸우는 것 같고.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산동악가(山東岳家) 소가주 팔비권웅(八臂拳熊) 악철산(岳鐵山)>

쾅! 쾅! 악철산의 주먹에서 날아간 권풍들이 지옥광전사들의 가슴과 허리를 쳐서 움푹 움푹 들어가게 만든다. 그러자

[컥!] [푸학!] 내상을 입고 피를 토하는 지옥광전사들. 하지만

부악! 쩍! 물러서지 않고 칼을 휘두르는 지옥광전사들

악철산; (지겨운 놈들! 마약을 먹었다는 소문대로 통증을 전혀 못 느끼는 듯한 반응이다.) 캉! 칼 하나는 팔뚝까지 오는 강철 장갑으로 막고 다른 하나는 몸을 숙여서 피하고

악철산; [누워라!] 쾅! 칼을 막은 놈의 옆구리에 강력한 훅을 꽂아 넣는 악철산

우둑! 주먹이 박힌 지옥광전사의 옆구리에서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나고

펑! 피를 토하며 날아가는 그놈. 하지만

[이번에는 내가 상대해주겠다!] 조금 떨어져서 기다리던 다른 놈이 칼을 휘두르며 참전하다. 그 뒤로 옆구리를 맞은 놈이 나뒹굴고

악철산; [얼마든지 와라!] 캉! 새로 가담한 놈의 칼을 또 강철장갑으로 막고

 

동굴 안에서 다친 청년들을 치료하다가 그걸 돌아보는 날수선자. 손에는 여러 개의 침이 든 침통을 들고 있다. 허리띠에는 몇 개의 사각형 가죽 주머니들이 달려있다. 주머니들에는 암기와 독약등이 들어있다.

날수선자; (심각한 상황이다.) 찡그리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사천당문 문주의 차녀 날수선자(辣手仙子) 당비연(唐飛燕)>

<광마환을 복용해서 말 그대로 미치광이가 된 지옥광전사들은 죽거나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중상을 입어야만 공격을 멈춘다.> 남궁진과 악철산을 공격하는 지옥광전사들을 배경으로 날수선자의 생각

<지금까지 이십여 명의 지옥광전사들 중 절반 넘게 쓰러트렸다.> 석헌중과 십이살주 옆에서 치료 받는 지옥광전사와 지옥광전사들의 시체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남궁공자와 악공자도 가볍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피투성이가 된 채 지옥광전사들을 상대하는 남궁진과 악철산의 모습 배경으로

날수선자; (두 사람이 저 상태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입술을 깨물며 다시 다친 청년의 몸에 침을 놔주고.

<하물며 지옥갱의 소갱주 석헌중과 백살파 백일자객의 상위서열인 십이살주(十二殺主)까지 대기하고 있다.> 관전하고 있는 석헌중과 십이살주를 배경으로 날수선자의 생각 나레이션

날수선자; (아무래도 오늘 우리들은 혈세사패의 포로가 될 가능성이 크겠구나.) 청년의 몸에 침을 꽂으면서 생각하고. 그때

천약옥녀;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다른 청년에게 약을 먹여주며 말하고. 웃는 얼굴로 태평한 표정이다.

흠칫! 하며 천약옥녀를 건너다보는 날수선자

천약옥녀; [북망산에 올라올 때 점괘를 뽑아봤는데 <놀람은 있겠지만 큰 화는 없다.>라고 나왔답니다.] 태연하게 환자에게 약을 먹이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약왕문(藥王門) 소문주 천약옥녀(千藥玉女) 전삼낭(田三娘)>

날수선자; (점괘를 믿으라니 별로 위안이 안되네.) + [그랬으면 좋겠어요.] 형식적으로 웃으며 다시 환자에게 침을 놔주고

날수선자; [하지만 애초에 우리끼리 북망산의 상황을 정탐하러 온 것 자체가 실수였어요.] 남궁진을 힐끔 보며 말하고. 사실 남궁진의 남궁세가는 지존과 내통하고 있다.

날수선자; [가주들께서는 당신들이 낙양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날수선자; [분부를 어기고 만용을 부린 대가로 혈세사패에게 포위공격을 받게 된 거예요.] 다시 부상자에게 침을 놓아주면서

천약옥녀; [혈세사패가 내일 있을 호천집성연을 방해하려 들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어요.] 부상자의 상태를 살피면서

천약옥녀; [그래서 그자들이 무슨 수작을 꾸미는지 살펴보자고 한 남궁공자의 제안은 충분히 의미가 있었어요.] 남궁진을 힐끔 보며 말한다. 자신들이 북망산에 올라온 게 남궁진의 제안임을 암시.

천약옥녀; [다만 좋은 의도가 늘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게 문제일 뿐이지요.] 웃으면서 부상당한 청년의 땀을 닦아주고

날수선자; (알긴 아네.) 새침

천약옥녀; [북망산에 들어오자마자 지옥갱과 백살파의 인간들과 마주쳐서 곤경에 처했지만...]

천약옥녀; [제 예감으로는 곧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듯...] 거기까지 말할 때 + [크악!] 비명이 들린다.

동굴 밖을 돌아보는 천약옥녀와 날수선자

후두둑! 남궁진이 상대하던 두 명의 지옥광전사중 한놈이 목이 반쯤 잘려 피를 뿌리며 쓰러지고 있다.

[크아!] 쩍! 다른 놈이 날뛰며 휘두르는 칼을 피하는 남궁진. 그 배경으로 나뒹구는 목이 잘린 놈

천약옥녀; [남궁공자가 지옥광전사를 또 한명 해치웠네요.] 웃으며 돌아볼 때

[내 차례다!] 크아! 팟! 뒷 열에서 대기하던 놈들 중 한 놈이 또 남궁진에게 쇄도하며 칼을 휘두르려 하고. 그때

[멈춰라!] 외치는 소리에 급정거하는 그놈.

이어 남궁진과 악철산을 상대하던 다른 세 놈도 칼을 거두며 물러선다. 뒤를 돌아보면서. 그리고

지옥광전사들이 좌우로 물러서는 사이로 석헌중과 십이살주가 동굴 쪽으로 다가오는 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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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다시 학살극이 벌어진 관도. 검을 칼집에 꽂으면서 둘러보는 벽옥령에게 강혜분이 다가온다. 역시 칼을 칼집에 꽂으면서

벽옥령; [언니는 어떻게 생각해?] 시체들을 보며 말하고

강혜분; [이자들의 정체 말인가요?] 시체들을 둘러보고

벽옥령; [그건 궁금하지 않아.] 고개 젓고

강혜분; [그럼...] 의아

벽옥령; [우리 무공이 강한 걸까? 아니면 이자들이 별 볼일 없는 버러지들이었을까?] 시체들 사이를 걸어가며. 원래 가던 방향으로 걸어간다

강혜분; (난 또...) + [아마 둘 다 일거예요.] 웃으며 함께 걸어가고

벽옥령; [둘 다라고?] 돌아보고

강혜분; [이자들이 그리 대단한 실력자들이 아닌 것도 맞고 우리 무공이 상당한 수준인 것도 사실이에요.] 시체 사이를 나란히 걸어가며

벽옥령; [그렇게도 볼 수 있겠네.] 납득. 끄덕

강혜분; [본장을 지키는 황금나찰들은 무림에 나오면 충분히 일류고수 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시체들을 등지고 걸어가면서

강혜분; [하지만 저는 실력과 자질이 모자라 황금나찰에는 선발되지 못했었답니다.] 한숨을 쉬고

벽옥령; [그거야 감독관이었던 총관과 귀견수가 보는 눈이 없어서였기 때문이야.] 강혜분의 눈치 보고

강혜분; [위로해주지 않으셔도 되어요.] [황금나찰 선발 때의 저의 무공은 확실히 그저 그런 수준이었으니까요.] 웃으면서 고개 젓고

벽옥령; [하지만 지금의 언니 무공은 황금나찰의 누구보다도 강할 걸?]

강혜분; [그 정도일지는 모르지만 실력이 늘어난 건 사실이에요.] 미소 짓고

강혜분; [물론 청풍이가 가르쳐준 무공들 덕분이에요.] 말할 때

짝짝짝! 갑자기 박수치는 소리가 들려 눈 부릅뜨는 벽옥령과 강혜분

<청풍! 청풍!> <드디어 그 죽일 놈을 아는 년들을 만나게 되었군!> 짝짝! 두 여자 앞쪽 길 중앙에 박수치는 사람의 실루엣이 떠오르고. 그 배경으로 말소리가 들린다. 물론 그 실루엣은 귀신 가면을 쓴 위진천의 모습이다. 가면을 쓰고 있으므로 소지존으로 표기

강혜분; (은신술!) 아연 긴장. 왼손으로 왼쪽 허리에 찬 칼집을 잡으며

벽옥령; [웬놈이냐?] 창! 다시 검을 뽑고

소지존; [이런 놈이다!] 화악!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는 소지존

<고수다!> 벽옥령과 강혜분의 얼굴이 동시에 굳어지고. 강혜분은 칼을 뽑는 중이다. 벽옥령은 이미 검을 뽑아들었고

소지존; [살다보니 오늘처럼 횡재하는 날도 오는구나.] 음산하게 웃으며 다가오고

벽옥령; [당신 누구야?] 검을 겨누며 앙칼지게. 강혜분은 그 옆에서 굳어진 표정을 짓고 있고

강혜분; (숨 막히는 위압감! 아가씨나 내가 도저히 상대할 수 없는 수준의 고수다.) 식은땀을 흘리고

소지존; [본좌가 누군지는 알 필요 없다.] 쿠오오! 지지징! 온몸에서 칼날 같은 것이 빠져나오고. 진짜 칼날은 아니고 칼의 형태를 한 투명한 빛들이다.

소지존; [네년들은 이청풍이란 놈의 정체만 불면 된다.]

벽옥령; [개소리 말고 덤벼봐. 상대해줄 테니...] 칼을 휘두르려 하고

강혜분; [안돼요 아가씨!] 콱! 벽옥령의 칼 든 손목을 잡고

벽옥령; [언니!] 돌아볼 때

강혜분; [제가 저자를 막을게요. 아가씨는 빨리 왔던 길로 달아나세요!] 벽옥령의 손목을 놓고 앞으로 나서서 벽옥령의 앞을 막는다.

소지존; [그년 나이를 헛먹지는 않았군. 눈치가 빠른 걸 보면...] 웃고

벽옥령; [무슨 소리야? 달아나라니...] 자존심 상한 표정으로 흘겨볼 때

강혜분; [빨리 가세요!] 쩍! 외치면서 폭발적으로 돌진하며 소지존에게 칼을 휘두른다. 하지만

소지존; [재롱을 봐줄 기분이 아니다.] 딱! 손가락을 튕기고. 그러자

핑! 소지존의 주변에 떠있던 칼 형상의 섬광 하나가 화살처럼 강혜분에게 날아간다

강혜분; (능파미보로 피한 후 위에서 공격하자!) 화악!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려 하고. 하지만 그 직후

소지존; [어림없는 수작!] 딱! 다시 손가락을 튕기고

펑! 날아드는 칼날 섬광이 강혜분의 몸 앞에 쳐진 투명한 벽에 충돌하고.

휘익! 그 힘을 타고 날아오르는 강혜분. 하지만 그 직후

파삭! 강혜분의 방어막에 부딪힌 섬광이 아주 가늘게 여러 개로 갈라진다

강혜분; (강기가 침보다 가늘게 갈라진다.) 뒤로 날아오르며 놀라고

퍽! 이미 그 중 하나가 강혜분의 가슴에 박힌다

강혜분; (너무 가늘어서 실린 힘도 미약한 탓에 능파미보가 반응하지 못했다.) 휘청! 추락하고

벽옥령; [언니!] 울부짖으며 앞으로 날아오고

털썩! 바닥에 등부터 처박히는 강혜분

소지존; [한 년은 해치웠고...] 웃고

벽옥령; [죽엇!] 검을 길게 찌르며 쇄도한다. 단번에 건너뛰기를 해서 소지존의 바로 앞에 이른 모습이다.

소지존; [안... 안돼요 아가씨!] 바닥에 쓰러진 채 자기 위로 지나가는 벽옥령을 보며 안타깝게 외칠 때

쩍! 이미 벽옥령의 검은 소지존의 목을 찌르려 한다.

벽옥령; (해치웠다!) 검을 내지르며 흥분. 하지만

소지존; [흡!] 눈 부릅뜨며 기합 지르고. 그러자

멈칫! 막 소지존의 목을 찌르려던 벽옥령의 검 끝이 보이지 않는 뭔가에 막혀서 멈추고. 이어

소지존; [네년도 누워라!] 크왁! 고함을 지르며. 그러자

빠직! 온몸에 벼락에 맞는 모습이 되는 벽옥령. 눈 치뜨고

벽옥령; [악!] 펑! 비명 지르며 뒤로 날아간다. 쓰고 있던 죽립도 날아가고

강혜분; [아가씨!] 비명. 그런 강혜분에게 날아오는 벽옥령

퍼억! 강혜분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 역시 등부터 떨어지는 벽옥령. 이하의 모습은 죽립이 벗겨진 상태다

벽옥령; [쿨럭!] 고개 들며 피를 토하고

툭! 들고 있던 검을 떨군다.

강혜분; [정신 차리세요 아가씨!] 혈도가 찍혀 고개만 겨우 돌린 채 울부짖고

벽옥령; [끄윽...]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정신을 잃으려는 벽옥령

소지존; [준비는 끝났고...] 다가오고

돌아보며 절망하는 강혜분

소지존; [그럼 느긋하게 즐겨보도록 할까?] 두 여자의 발치에 서서 내려다보며 음흉하게 웃고

강혜분; [무... 무슨 짓을 하려고...] 사색

소지존; [본좌는 이청풍이란 놈에게서 받아낼 빛이 있다.] 허리띠를 풀려 하고

강혜분; (청풍이의 적이었구나!)

소지존; [보아하니 네년들은 그놈과 아는 사이인 듯하니 대신 빚을 갚아주어야겠다.] 허리띠를 풀고

강혜분; (아... 아가씨와 날 강간하겠다고...) 전율

소지존; [어느 쪽을 먼저 맛볼까?] 허리띠를 풀고

소지존; [농익은 년보다는 역시 상큼한 어린년을 먼저 맛보는 게 순서겠지?]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면서 벌벌 떨고 있는 벽옥령을 돌아보고

강혜분; [안... 안돼요!] 비명

강혜분; [아가씨에게 손대지 말아요.] 애원

소지존; [그럼 네년이 먼저 본좌의 수청을 들겠느냐?] 바지를 까 내리려는 자세로 강혜분을 돌아보고

강혜분; [그... 그런...] 사색이 되고

소지존; [그럴 생각이 없으면 본좌가 이년을 즐기는 걸 지켜보기나 해라.] 히죽 웃으며 벽옥령에게 다가가고

강혜분; (안... 안돼!) 절망.

소지존; [가까이에서 보니 정말 기막힌 계집이로구만. 우물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겠어.] 벽옥령을 내려다보며 입맛을 다시고

소지존; [그럼 어디 풋풋한 과일부터...] + [!] 한손을 벽옥령의 가슴에 뻗으려다가 갑자기 눈 부릅뜨고

크왕! 갑자기 소지존의 얼굴 바로 앞으로 반투명한 검은 용이 아가리를 딱 벌리고 날아든다. 날카로운 이빨.

소지존; [헉!] 팟! 뒤로 홱 날아가며 몸을 젖혀서 용의 입을 피한다. 소지존이 있던 곳의 허공을 콱 깨무는 반투명한 용의 아가리

강혜분; (용!) 경악할 때

소지존; [웬놈이냐?] 휘릭! 멀찍이 물러서며 외치고. 그때

타노; [죽일 놈!] 화악! 극도로 분노한 표정으로 허공에서 날아 내리고. 그런 타노의 어깨에서 투명한 용이 한 마리 빠져나와 허공에서 꿈틀대고 있다. 용은 굵기가 한 아름에 길이는 5미터쯤 된다. 실제 용 같지만 몸통이 반투명하다.

강혜분; [타... 타노아저씨!] 환호하고

벽옥령; [타... 타노!] 비몽사몽간에 역시 타노를 알아보고 놀라고

타노; (아슬아슬 했군.) 강혜분과 벽옥령의 옆으로 내려서고

강혜분; [아... 아저씨가 어떻게 여기에...] 흥분. 안도

타노;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하고... 우선 아가씨를 돌봐라.] 팟! 손가락을 튕겨 레이져같은 빛을 강혜분의 가슴에 쏘고

퍼득! 그 빛에 가슴이 찍힌 강혜분의 몸이 퍼덕이고. 이어

강혜분; [아가씨!] 벌떡 일어나며 벽옥령에게 기어가려 하고

강혜분; [잠깐... 잠깐만 기다리세요. 내상약을 먹여드릴게요.] 벽옥령의 옆에 무릎을 꿇으면서 자기 품속을 뒤진다. 하지만 벽옥령은 강혜분을 보고 있지 않다. 소지존에게 다가가는 타노의 뒷모습을 보고

벽옥령; (타노...) 강혜분이 약병을 하나 꺼내는 배경으로 타노를 보고

<우리 황금전장의 일개 하인인 타노가 저렇게 대단한 인물이었나?> 한쪽 어깨에서 용이 빠져나와 꿈틀거리는 타노의 뒷모습. 마치 산처럼 크게 보이고. 그 앞쪽에서 당황하는 소지존이 작게 보인다.

소지존; (뭐지 저 꼽추?) 자기에게 다가오는 타노를 보며 아연긴장하고

<외모는 볼품없는데 아버지에게서나 느꼈던 무시무시한 위압감을 풍기고 있다. 마치 산이 하나 다가오는 것 같고...> 타노의 거대한 앞모습.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뿜어지고 있고

<게다가 꼽추의 어깨에서 빠져나와 꿈틀거리는 저 용의 형상은 심상치가 않다.> 타노의 어깨에서 빠져나와 꿈틀거리는 반투명한 용의 형상 크로즈 업 배경으로 소지존의 생각. 그러다가

소지존; [!] 무언가 깨닫고 눈 부릅

소시존; (혹시 전설속의 그 인물이 남긴 무공 아닐까?) 긴장할 때

타노; [네놈이 누군지는 묻지 않겠다.] 쿠오오! 살벌한 기운을 뿜어내고

움찔! 하는 소지존

타노; [곧 죽을 놈이니 궁금할 것도 없으니...] 쩌엉! 두 눈에서 강렬한 빛이 뿜어지고. 그러자

소지존; [꼽추 따위가...] 수치심에 이를 부득 갈고

소지존; [누구 앞에서 감히 개소리냐?] 쩡! 쩡! 몸에서 칼날 형태의 섬광들이 마구 빠져 나온다. 검벽신공과 비슷한데 검의 형상이 온몸을 덮는 검벽신공과 달리 칼날 형상이 하나하나 몸에서 빠져나와 허공에 뜨는 게 다르다.

뽁! 물약이 든 유리병의 마개를 따다가 돌아보는 강혜분. 벽옥령도 타노와 소지존이 대치하고 있는 쪽을 보고 있고

타노; [살기를 고형화 시키는 경지에 이르렀군.] 눈 번득

타노; [나이에 비하면 믿기지 않는 성취다만...] 멈춰서고

타노; [그래봤자 오늘 네놈이 살 수 있는 가능성은 없다.] [죽더라도 후회가 남지 않도록 젖 먹던 힘까지 써봐라.] 쿠오오!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는 타노의 한쪽 어깨에서 빠져나온 용이 꿈틀거리고

소지존; [누가 죽을지 보자 꼽추야!] 크왓! 기합을 넣고

투쾅! 쩍! 수많은 칼의 형상이 타노에게 날아간다. 직선으로도 날아가지만 포물선을 그리며 타노의 옆과 위로 날아들기도 하고. 마치 유도미사일이 날아드는 것 같고. 그 때문에 피할 곳이 없다.

강혜분; [조심하세요.] 벽옥령의 상체를 일으켜 자기 무릎에 고개를 얹게 한 자세로 약을 먹이려다가 비명 지를 때

콰콰쾅! 쾅! 칼날 형상의 섬광들이 그대로 타노의 몸에 박힌다

강혜분; [악!] 자기도 모르게 비명. 벽옥령도 눈을 치뜨고

소지존; (해치웠다!) 흥분. 하지만 그 직후

스스스! 츠츠츠! 칼날 형상의 섬광들이 타노의 몸으로 스며 들어간다

소지존; (설... 설마 내 무영삭도(無影削刀)를 흡수한다는 건가?) 경악할 때

슥! 손을 앞으로 내미는 타노. 그러자

크왕! 엄청난 속도로 소지존에게 날아드는 용. 타노의 어깨에서 완전히 빠져나가는 모습이다.

소지존; [헉!] 바웅! 기겁하며 몸을 강력한 방어막으로 덮는 소지존. 하지만

쾅! 방어막을 그대로 뚫고 들어오는 용의 아가리. 다만 반투명하던 원래 모습이 아니라 투명하여 형태만 있는 용의 모습이다. 방어막에 의해 힘이 약해진 모습

소지존; [안돼!] 비명 지르며 양팔을 교차시켜 막으려 하고

펑! 소지존의 팔과 가슴을 통과해서 등으로 빠져나가는 투명한 용의 형상

소지존; [끄아아악!] 펑! 퍼덕이며 허공으로 튀어 오르고. 투명한 용은 그자의 몸을 관통한 후 허공으로 치솟고 있다.

강혜분; [죽어라!] 환호하고

벽옥령; [아!] 눈 치뜨고.

퍼억! 등부터 바닥에 처박히는 소지존.

손을 내리고 그자에게 다가가는 타노. 허공에서는 투명해진 용이 꿈틀거리며 다시 타노에게 날아오고 있고

소지존; [끄윽!] 심장마비를 당한 것처럼 벌벌 떨며 신음하는데

푸시시! 용이 통과한 부분의 옷이 삭아서 흩어진다. 옷이 흩어진 안쪽에는 둥글게 따리를 튼 용 형상의 상처가 나있고

타노; (신룡번(神龍幡)에 관통 당하고도 즉사하지 않는 놈이 있을 줄을 몰랐군.) 소지존에게 다가가고. 슈우! 투명해진 용이 어깨로 스며들어간다. 이하 용은 타노의 몸으로 완전히 스며들어가 보이지 않는다. 대신

츠츠! 츠츠! 걸어가는 타노의 몸에서 투명한 칼날들이 돋아난다. 바로 소지존이 날렸던 칼의 형상들이다

소지존; (마... 맙소사!) 경악

소지존; (몸속으로 파고들었던 무영삭도를 다시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 사력을 다해 일어나며 경악하고

툭! 툭! 푸시시! 타노의 몸에서 빠져나온 투명한 칼날들이 허공에서 부서져 사라지고

소지존; [이청풍 말고도 괴... 괴물이 또 있었구나!] 무릎 꿇고 앉아서 두 손을 만세 하듯 쳐들며 이를 갈고

타노; [네놈, 청풍이와 은원이 있었느냐?] 눈 번뜩일 때

소지존; [바로 그렇다!] 쾅! 만세 하듯 높이 쳐들었던 두 손으로 바닥을 강하게 내려친다. 그러자

펑! 타노와 소지존 사이에 강한 흙먼지가 확 일어난다

강혜분; [도망치려 해요!] 놀랄 때

타노; [허튼 수작이다!] 손을 확 젓고. 그러자

투쾅! 쾅! 타노의 몸에서 빠져나오던 칼 형상의 빛들이 흙먼지 속으로 날아 들어간다

[끄아아악!] 흙먼지 속에서 처절한 비명이 터지고.

강혜분; (해치운 걸까?) 기대. 하지만

타노; [...!] 휘익! 찡그리며 다시 손을 젓고. 그러자

펑! 시야를 가렸던 흙먼지가 사방으로 흩어지며 시야가 트인다. 하지만

쿵! 주변에 여기저기 피가 뿌려져 있을 뿐 소지존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강혜분; (그자가 사라졌다.) 찡그리고

강혜분; (여러모로 비범한 자다.) 벽옥령의 입에 약병 입구를 대고

타노; (놓쳤군.) 찡그리는데

주르르! 입에서 피가 흐른다

타노; (절전되었다고 알려진 마귀동의 마공 무영삭도를 구사하기도 하고...) (결코 가벼이 볼 수 있는 놈이 아니었다.) 슥! 소매로 입가의 피를 닦는다

타노; (생각 같아서는 추격해서 숨통을 끊어놓고 싶지만...)

타노; (너무 빨라 피할 수 없어서 몸으로 흡수했던 무영삭도에 가볍지 않은 내상을 입었다.) 얼굴 조금 찡그리며 돌아서고

타노; (오늘 저놈을 놓친 게 나중에 화근이 될지도 모르겠다.) 강혜분과 벽옥령에게 다가가고. 강혜분은 벽옥령에게 유리병 속의 물약을 먹이고 있다.

타노; [옥령이의 내상은 어떠냐?] 옆에 멈춰서며

강혜분; [온몸의 심맥이 충격을 받아서 한동안 정양(靜養)을 해야할 것 같아요.] 약병을 벽옥령의 입에서 떼며 돌아보고

타노; [그만하기 다행이다.] 강혜분의 맞은편에 한 쪽 무릎을 꿇으며 앉고

벽옥령; [아... 아저씨!] 눈에 초점이 조금 돌아와서 타노를 올려다보고. 얼굴이 창백하다

타노; [네 엄마... 마님의 분부로 널 따라왔다.] 벽옥령의 머리를 쓰다듬고

벽옥령; [안... 안돌아가요.] 고개 젓고

벽옥령; [청풍오빠의 생사를 확인하기 전에는 절대 집으로 돌아가지 않을 거예요.] 울면서 말하고

타노; [안심해라.] 미소 지으며 벽옥령의 머리에서 손을 떼고

타노; [청풍이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어떤 분의 혼백의 보호를 받고 있다.] [그 때문에 남의 손에 간단히 변을 당하지는 않는다.]

벽옥령; [청풍오빠가... 무사하다는 말씀이신가요?]

타노; [지금은 몸을 추스르는데 전념하거라. 머잖아 청풍이와 만나게 될 테니...] 손등으로 벽옥령의 뺨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고

강혜분; (볼수록 알 수 없는 분이다.) 타노가 벽옥령의 눈물 닦아주는 걸 보며 생각하고

강혜분; (믿어지지 않는 막강한 무공을 지닌 것도 그렇고... 아가씨를 손 아래 사람처럼 대하는 게 너무도 자연스럽다.)

<과연 타노아저씨에게는 어떤 비밀이 있는 것일까?> 장내의 모습 배경으로 강혜분의 생각 나레이션

 

#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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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용문> 오후

선착장에 도착하는 쾌속선. 바로 타노가 탄 쾌속선. 타노는 뱃머리에 서서 다가오는 선착장을 보고 있다. 사공들은 지친 표정들이다.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고. 헌데

선착장에는 중년의 사내가 한명 서서 기다린다. 바로 #155> 끝에 나온 잡화를 파는 가게의 주인

턱! 쾌속선이 부두에 닿고

타노; [모두 수고했네.] 슥! 사공들에게 말하며 배에서 내리고. 손을 품속에 넣으며

[별 말씀을!] [살펴가십시오 대인.] 헐떡이면서도 고개 숙여 인사하는 사공들. 모두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다.

타노; [돌아가기 전에 이 마을에서 목 좀 축이도록 하게.] 툭! 돈주머니 하나를 자기가 앉아있었던 뱃머리에 던져놓고

[감사합니다 대인.] [잘 쓰겠습니다.] 입이 귀에 걸리는 사공들

쾌속선을 등지고 중년인에게 다가가는 타노

중년인; [소인 장명이 이대인을 뵙습니다.] 다가오는 타노에게 포권하고

타노; [수고가 많으시오 장형.] 마주 포권하고

타노; [아가씨가 이곳에서 하선을 했을 것 같소이다만...] 멈춰서며 손을 내리고

중년인; [그렇습니다.] [벽소저께서는 이각(二刻; 30분) 전쯤 서안으로 향하는 관도로 가셨습니다.] 역시 손을 내리고

타노; [말을 타거나 경신술을 펼치진 않았소?]

중년인; [도보로 가셨고 그리 서두르는 기색은 없었습니다.]

타노; [고맙소 장형! 도움이 되었소이다.] 다시 포권하며 걸음 옮기고

중년인; [별 말씀을... 살펴가십시오.] 마주 포권하고

타노; (이각이라...) 벽옥령과 강혜분이 간 쪽으로 걸어가며 생각하고

타노; (서둘러 가지 않았다니 곧 따라잡을 수 있겠구나.)

타노; (따라 잡는다고 해도 그 말괄량이를 설득해서 집으로 데리고 가는 일이 간단치 않겠지.) 한숨

 

#159>

청풍이 머무는 마을. 역시 오후

객잔.

 

객잔 내부의 독채. 건물 앞에서 여전히 술 마시고 있는 독두신개와 팽혼. 독두신개가 주로 마시고 팽혼은 말 상대하는 중

건물에서 나오는 청풍. 술 마시다가 돌아보는 독두신개와 팽혼

팽혼; [이공자.] 일어나고

팽혼; [소소는 잠이 들었습니까?] 문을 닫는 청풍에게

청풍; [다행히 금방 잠들었습니다.] 문을 등지고 걸어오고. 물론 맨손이고

독두신개; [전궁창은 소소엄마에게 준 건가?] 다가오는 청풍에게 묻고

청풍; [사용법을 알려주느라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멋쩍게 웃으며 멈춰서고

독두신개; [잘했네. 전궁창은 자네보다 소소엄마가 더 요긴하게 쓸 테니...] 끄덕

팽혼; (그래서 반 시진 남짓이나 침실에서 나오지 않았었군.)

독두신개; [이제 어디로 갈 생각인가?]

청풍; [저는 화산 쪽에 볼일이 있습니다.]

독두신개; [서쪽으로 가는 길이라면 잘 되었군.]

독두신개; [낙양 근처를 지날 때 북쪽의 북망산 쪽으로 가보게.] [재미있는 일이 있을 수도 있으니...]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청풍; [재미있는 일이라면...?]

독두신개; [직접 가서 확인해보게나.] 웃고

청풍; [그리 하겠습니다.] 포권하고

청풍; [다음에 뵐 때까지 강녕하시기 바랍니다.]

독두신개; [고맙네. 우린 머잖아 다시 보게 될 걸세.] 끄덕이고

청풍; [팽형과도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해야겠습니다.] 팽혼에게 포권

팽혼; [살펴가십시오 이공자.] 마주 포권

담장에 난 문쪽으로 가는 청풍.

나오는 청풍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철각개와 다른 거지. 고개 숙여 답례하고

객잔 내의 다른 건물들 쪽으로 걸어가는 청풍

팽혼; [이공자를 북망산쪽으로 가보라 권하신 건 혹시...] 의자에 다시 앉으며 담장의 문쪽을 보며 말하고. 이제 청풍은 건물들 사이로 사라지고 있다

독두신개; [혈세사패의 잡것들이 냄새를 맡고 심우장 주변으로 꼬이고 있는 중이야.] 웃으며 술을 마시고

독두신개; [그 때문에 제법 피해가 생길 수도 있었는데 이청풍이 대신 청소를 해주겠지.] 히죽 웃고

팽혼; [이공자의 무공이 대단한 건 알고 있습니다만...] [다수의 혈세사패 정예들과 조우하면 위험해질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독두신개; [그놈에 대한 걱정은 비끄러매 둬도 된다.] 웃고

독두신개; [뜬금없이 세상에 나타난 저 괴물을 위협할 수 있는 인간은 천하를 통틀어도 채 열명이 안 될 테니...]

팽혼; (맙소사!) 경악

팽혼; (이청풍이 천하십대고수 안에 든단 말인가? 채 약관도 안되어 보이는 애송이인데...) 경악하고

<독두신개님 말씀대로라면 나는 장차 고금제일인이 될지도 모를 기린아와 안면을 튼 셈이로구나.> 장내의 모습 배경으로 팽혼의 생각 나레이션

 

#160>

산중에 난 길. 상당히 넓고 잘 닦여진 길인데 인적이 없다.

그 길을 걸어오는 죽립 쓴 두 사람. 남장을 한 벽옥령과 여자 모습 그대로인 강혜분이다. 강혜분은 종이를 보고 있는데 지도다.

강혜분; [이 관도를 따라서 삼십여 리 쯤 더 가면 다시 배를 탈 수 있는 선착장에 도착할 거예요.] 접은 지도를 보면서 말하고

강혜분; [서안까지는 천리 이상을 더 가야하는데 배를 타는 게 좋지 않을까요?] 벽옥령을 돌아보고

벽옥령; [도보로 갈지 배를 탈지는 다음 마을에서 저녁을 먹을 때 결정하도록 해.] [어차피 오늘은 객잔에서 자야할 것 같으니...]

강혜분; [그렇게 하지요.] 지도를 품속에 넣고

벽옥령; [그런데 좀 이상하네.] 눈 반짝

강혜분; [이상하다니요?]

벽옥령; [언제부터인가 이 길에 인적이 끊겼어.] 어른스러운 표정으로

강혜분; (그러고 보니!) 긴장하고

강혜분; (이 길은 낙양에서 서안으로 통하는 관도라 늘 오가는 행인들로 붐벼야한다.) 긴장하며 곁눈질로 앞뒤를 살피고

강혜분; (헌데 갑자기 인적이 사라지고 우리 둘만 길을 가고 있다는 건...) 무언가 깨닫고 긴장하고

벽옥령;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드네.] 웃고

강혜분; (재미있는 일이라고 하기에는 심각한 상황인데...) 꾹! 왼쪽 허리에 찬 칼의 칼집을 움켜쥐고. 그때

벽옥령; [나왔어.] 웃으며 앞을 보고

슥! 앞쪽 길 좌우 숲에서 각기 두 명씩 모습을 드러내는 사내 네 놈. 전형적인 산적 모습을 하고 있다. 실제로는 환마루 소속 무사들이다. 위진천의 사주를 받고 벽옥령과 강혜분을 농락하려는 것, 그래도 산적으로 표기. 산적들은 칼과 창, 도끼 등 산적들이 쓸만한 무기를 들었다. 칼을 든 놈이 두명이다.

강혜분; [산적들이로군요.] 멈춰서며 산적들을 노려보고. 산적들은 히죽거리며 길을 막아서고 있다

벽옥령; [퇴로도 막혔어.] 뒤를 보며 웃고. 강혜분도 뒤를 돌아보고

두 여자가 지나온 쪽 길에도 네 명의 산적이 좌우 숲에서 나오며 길을 막는 중이다. 역시 무기는 칼과 도끼다. 칼이 세 개, 도끼가 하나

강혜분; [산적들이 강도질을 하려고 길을 막아서 이 근처에 인적이 없었군요.] 긴장하고

벽옥령; [그런 것 같애.] 태연

벽옥령; [단지 우리 둘만 콕 찝어서 표적으로 삼았다는 게 예사롭지가 않아.] 갸웃

강혜분; (산적들이 우리가 누군지 알고 노린다는 건가?)

강혜분; (그럴 수도 있다. 아가씨가 황금전장의 영애라는 걸 아는 자라면 군침을 흘릴 수도 있으니...) 당찬 표정인 벽옥령을 곁눈질하며

벽옥령; [긴장되는 상황이긴 하지만 흥분도 되네. 그동안 익힌 내 무공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볼 기회니까.] 스릉! 짊어지고 있던 검을 뽑고. 검의 날이 반투명해서 평범한 검이 아님을 보여주고

강혜분; (이런 일을 당하니 청풍이가 한 말이 예사롭게 느껴지지 않는구나.) 창! 허리에 찬 칼을 뽑고.

그런 강혜분의 뇌리에 떠오르는 #35> 마지막에 청풍이 하던 말

 

청풍; [그런 일이 없길 바라지만...] [언제고 이화접목이 누님에게 필요한 때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회상 끝

 

강혜분; (청풍이는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우리에게 무공을 가르쳐준 것일까?) 긴장하며 생각할 때

산적들1; [이년들아! 목숨이 아까우면 허튼 생각마라.] [십리 안쪽에서 네년들을 도와줄 인간 따윈 없어.] 앞쪽의 산적들이 히죽거리며 다가오고. 산적들1로 표기

산적들2; [살고 싶으면 갖고 있는 거 몽땅 바쳐야할 거다.] [물론 돈 되는 것뿐만 아니나 네년들의 몸뚱이도...] 뒤쪽의 산적들도 다가오고. 산적들2로 표기

벽옥령; [그쪽 놈들 언니가 처리해.] 강혜분에게 말하며 앞으로 걸어가고

강혜분; [뒤는 걱정마세요 아가씨!] 긴장하지만 끄덕이며 돌아서고

산적들1; [얼씨구!] [순순히 굴복하지 않겠다?] 앞쪽의 산적들이 눈을 부라리고

산적들2; [좋은 말로 할 때 무기 내려놔라.] [앙탈 부리면 한번 귀여워해준 후 매음굴에 팔아버릴 수도 있다.] 뒤쪽의 산적들도 강혜분에게 다가오며 칼을 휘두르고

강혜분; (죽일 놈들! 뭐 매음굴에 우릴 팔아넘기겠다고?) 분노하며 노려보고

벽옥령; [좋아 결정했다.] 앞으로 걸어가며 표정이 살벌해지고

산적1; [결정? 무슨 결정?] 벽옥령의 앞쪽 산적들 중 한 놈이 어리둥절

벽옥령; [원래는 혼만 좀 내줄 생각이었다만...] [더러운 말을 싸지른 대가로 전부 죽여주겠다.] 검을 겨누며 산적들에게 다가가고. 그러자

산적들1; [사타구니에 날 것도 안 난 년이 뭐가 어쩌고 어째?] [죽지 않을 만큼 주물러주마!] [쳐라!] 쩍! 쐐액! 네명의 산적이 일제히 벽옥령에게 쇄도하며 칼과 창, 도끼들을 휘두르고 찌른다.

산적들2; [쳐라!] [저년은 내가 먼저 맛보겠다.] [죽이진 마라!] 뒤쪽의 산적들도 강혜분을 향해 무기를 휘두르며 돌진하고

쐐액! 벽옥령을 공격해오는 네 자루의 무기들 중 창이 가장 길어서 가장 먼저 벽옥령에게 쇄도하고. 하지만

스악! 벽옥령의 검이 그어지자 그대로 잘리는 창의 손잡이 창대. 창대의 잘려진 단면이 날카롭다.

창; [조심해라! 보검이다!] 잘린 창을 들고 놀라며 급정거. 그 앞에서 다른 세 놈이 벽옥령을 향해 쇄도하고 있고

쩍! 부악! 좌우에서 벽옥령에게 날아드는 두 자루의 칼. 벽옥령은 창을 자른 자세로 몸을 돌리려 하고 있고

벽옥령; (은원살법!) 스악! 몸을 팽이처럼 돌리며 검을 휘두르고

탕! 탕! 칼들이 벽옥령의 검에 부딪히며 강하게 튕겨지며

[크악!] [컥!] 퍽! 푹! 휘어지며 돌아오는 자기 칼에 베어져 비명 지르는 두 놈.

창; [헉!] 부러진 창을 든 놈이 그걸 보며 비명 지를 때

도끼; [이년!] 도끼로 벽옥령을 내리찍는 네 번째 산적. 하지만

벽옥령; (능파미보!) 스윽! 깃털처럼 변한 벽옥령의 몸이 도끼가 일으키는 바람을 타고 뒤로 홱 밀려나며 날아오르고

쾅! 벽옥령이 있던 자리를 찍는 도끼. 직후

콱! 도끼를 내리친 탓에 몸을 숙인 도끼 쓰는 자의 등을 밟는 벽옥령의 발

벽옥령; [태산압중보(泰山壓重步)!] 쾅! 엄청난 무게로 그자의 등을 내리밟는 벽옥령의 발. 그대로 바닥에 처박히는 그자의 몸뚱이

퍼억! 콰당탕! 나뒹구는 칼을 쓴 자들. 그 앞에서 몸이 바닥에 박히는 도끼 쓰는 자. 오공에서 피가 팍 터진다. 벽옥령은 그자의 몸뚱이를 밟으며 내려서고

창; [죽일 년!] 핑! 중간이 잘려 뾰족해진 창을 던지는 네 번째 산적. 미사일처럼 벽옥령에게 날아오는 창대. 하지만

벽옥령; [돌아가라!] 눈 부릅뜨는 벽옥령

펑! 벽옥령의 앞에 형성되는 보이지 않는 장벽에 부딪혀서 튀어 오르는 창대

투학! 더 빠른 속도로 던진 자에게 날아가는 창대.

창; [안... 안돼!] 기겁하며 피하려는 그자. 하지만

퍽! 그자의 가슴을 관통하는 창대

창; [이게 무슨...] 비틀! 자기 몸을 관통한 창대를 두 손으로 잡고 뒤로 비틀거리는 그자. 이어

퍼억! 뒤로 넘어져 죽는다.

벽옥령; [별 것도 아닌 놈들이 입맛 살았잖아.] 냉소하지만 얼굴이 발개졌다.

벽옥령; (첫 살인...) (그런데 너무 간단히 죽었어.) 시체들을 둘러보고. 얼굴이 흥분으로 물들고

벽옥령; (내 무공이 강한 걸까? 이자들이 보잘 것 없는 산적이었기 때문일까?) 시체들을 보며

시체들의 모습. 아직 몸이 푸들푸들 떨리고 있다.

벽옥령; (어쨌거나 기분은 좋지 않다. 토할 것 같고...) 손으로 입을 막고. 그때

[크악!] 뒤에서 들리는 비명. 흠칫! 돌아보는 벽옥령

[헉!] 강혜분을 상대하던 산적 한 놈의 칼이 동료의 가슴을 찌르고 있다. 기겁하는 찌른 놈. 다른 두 놈도 경악하고. 그 앞에서 강혜분이 칼로 가슴이 찔린 놈을 겨누고 있다.

벽옥령; (혜분 언니가 이화접목을 써서 산적들끼리 서로를 공격하게 만들었구나.) 안도하며 강혜분의 뒤로 걸어가고

[왕표! 네... 네가 왜 나를...] 가슴 찔린 놈이 자길 찌른 놈을 노려보며 비틀. 눈을 부릅뜨고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아... 아니야! 칼이 제멋대로 움직인 것뿐이야.] 팟! 찌른 놈이 사색이 되어 물러서며 칼을 뽑고. 그자의 칼이 뽑힌 상처에서 피가 뿜어지고. 찔린 자는 쓰러지려 하고

[이년!] [요사한 술법을 쓰는구나.] 부악! 쩍! 지켜보던 두 놈이 강혜분을 공격해온다. 칼과 도끼다. 하지만

휘익 몸을 돌려 칼을 피하는 강혜분. 이어

캉! 도끼는 자기 칼로 막는 강혜분. 그러자

[헉! 도끼가 제멋대로...] 스악! 강혜분이 휘두르는 대로 도끼를 옆의 동료에게 휘두르며 기겁하는 도끼 쓰는 놈

[안돼!] 칼을 휘둘렀던 놈이 기겁하지만 가까워서 피할 수 없고

퍽! 도끼가 그자의 목 아래 가슴에 박힌다

[끄윽!] 도끼가 목 아래 박힌 놈이 눈을 까뒤집으며 쓰러지려 하고

[내... 내가 한 게 아니다!] 도끼를 놓고 물러서며 비명 지르는 도끼 쓰는 놈. 직후

푹! 그자의 목을 궤뚫는 투명한 검. 벽옥령의 검이다

벽옥령; [그만 꽥꽥 거려! 듣기 싫으니까.] 검을 내민 자세로 노려보고

강혜분; [고마워요 아가씨!] 돌아보고

벽옥령; [마지막 놈은 언니가 처리해!] 팟! 도끼 쓰던 놈의 목에서 검을 뽑으며 한쪽을 보고. 그놈 상처에서 피가 뿜어지고

뒤를 돌아보는 강혜분. 처음에 동료를 찌른 놈이 사색이 되어 돌아서서 달아나려 한다. 하지만

강혜분; [동료들만 두고 가는 건 우정이 아니잖아.] 팟! 칼을 강하게 던지고

[컥!] 퍽! 등에 칼이 깊이 박혀 휘청하는 그놈

퍼억! 앞으로 쓰러져서 죽는 그놈

 

#161>

#161>

현장이 내려다보이는 높은 나무 위. 거리는 백여 미터. 그 나무 위에 서있는 위진천

위진천의 시점.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관도에 산적 여덟 놈이 죽어있다. 벽옥령은 칼날에 묻은 피를 마지막이 죽인 시체에 대고 닦는 중이다. 한 발로 시체를 밟고. 강혜분은 자기가 던진 칼에 죽은 놈에게 다가가고 있다.

위진천; [이거 참...] 머리 긁적

위진천; [저렇게 어이없이 죽어버리면 내 계획이 말짱 도루묵이 되는 건데...] 오만상을 쓰며 관도를 내려다보고

<산적으로 위장한 환마루 놈들로 저 두 년을 곤경에 처하게 만드는 것이 애초에 내가 세운 계획이었다.> 강혜분이 앞으로 엎어진 시체에서 자기 칼을 뽑는 배경으로 위진천의 생각 나레이션

<강간당할 위기에 처했을 때 내가 짠! 하고 나타나 구해주면 저년들이 자진해서 몸을 바칠 거라 생각했었다.> 산적 시체에 닦은 보검을 살펴보는 벽옥령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헌데 어이없게도 환마루의 인간들이 저 두 년에게 간단히 학살을 당했다.> 널려있는 산적들의 시체

위진천; [비록 지옥갱의 지옥광전사나 백살파의 백일자객들에는 못 미처도 환마루 놈들 무공도 무시못할 수준이었다.]

위진천; [구대문파의 장로쯤 되어야 죽일 수 있는 놈들이었는데...]

위진천; [저 두 년은 정체가 뭐기에 환마루 놈들이 상대가 안된 것일까?] 찡그리고. 그러다가

[!] 눈 부릅뜨는 위진천. 그런 위진천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화산 창천애에서 자신이 청풍과 싸우던 #71의 장면이다. 귀신 가면을 써서 소지존으로 위장한 위진천 자신이 날린 공격을 청풍이 바람에 날리는 깃털처럼 날아서 피하던 장면이다.

위진천; [그러고 보니...] 흥분 경악

<저 년들도 상대의 공격에 실린 힘을 타고 날아다녔었다.> 내려치는 도끼의 힘을 빌어 깃털처럼 날아오르던 벽옥령의 모습을 배경으로 위진천의 생각 나레이션

위진천; [이청풍!] [저 년들은 그놈과 관련이 있는 계집들이었다.] 이를 부득 갈며 품속에 손을 넣고. 흥분과 살기로 물든 얼굴

위진천; [이가놈과 아는 년들이라면 자고 재시고 할 거 없다.] 다시 꺼낸 위진천의 손에는 귀신 가면이 들려있다.

위진천; [오늘 저 년들을 잔인하게 짓밟아서 이가놈에게 복수를 해야겠다.] 흐흐흐! 슥! 웃으며 가면을 얼굴에 가져가고. 이하 장면에서 위진천은 귀신가면을 썼으므로 소지존으로 표기

 

#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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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남일녀로 보이지만 앞장 선 꼬맹이는 남장을 한 계집이다.> 죽립을 조금 들고 주변 두리번거리는 벽옥령의 모습 배경으로 호요희의 생각 나레이션

호요희; (나이는 어려 보이지만 한눈에 봐도 절세미녀잖아.) 창밖을 보며 샐쭉. 소지존도 넋이 나가서 보고 있고

호요희; (샘나네.) 힐끔 그런 소지존을 보는 호요희

<소지존은 어리고 예쁜데다가 남장까지 하고 있어서 야릇한 분위기를 풍기는 저년에게 매료된 눈치다.> 넋이 나가서 창밖을 보는 소지존의 모습 배경으로 호요희의 생각 나레이션. 그 사이에 벽옥령과 강혜분은 객잔 쪽으로 오고 있다.

호요희; (나이가 깡패라고... 어린년들과 경쟁해서 소지존의 마음을 사로잡는 건 쉬운 일이 아니겠다.) 소리없이 한숨 쉬고.

그 사이에 벽옥령과 강혜분은 객잔 앞을 지난다. 서로 무언가 얘기하는데 벽옥령은 들뜬 표정이다. 반면 강혜분은 조금 긴장한 표정이고. 그때

소지존; [호요희, 넌 바쁜 일이 있다고 하지 않았느냐?] 시선을 창밖으로 향한 채 말하고. 그러자.

호요희; [예, 서장(西藏;티벳) 일대를 주름잡는 마두들인 장역삼흉(藏域三凶)과 만날 약속이 되어 있사옵니다.]

소지존; [장역삼흉은 개개인이 구대문파 장로들에 필적하는 무공을 지닌 자들이지.]

소지존; [잘만 포섭하면 호천집성연을 깽판 놓는데 제법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이다.]

호요희; [천녀는 이만 장역삼흉을 만나러 가겠사옵니다.] 마지못해 일어나고

소지존; (눈치 하나는 쓸만하단 말이지.) + [어서 가봐!] 가라는 시늉. 시선은 객잔을 지나가는 벽옥령과 강혜분의 뒤를 따르고 있고

호요희; [하오면 오늘 밤 심우장(尋牛莊)에서 다시 뵙겠사옵니다.] 날아갈 듯 허리 숙여 인사하고. 물론 소지존은 돌아보지도 않고 고개만 끄덕이고

입술 깨물며 돌아서고

<꼴 좋구나 여우년아.> <그렇게 꼬리를 쳤음에도 소지존으로부터 완전히 개무시를 당했군.> <쌤통이다.> 다른 놈들 히죽 거리는 배경으로 일층으로 향하는 계단 쪽으로 가는 호요희. 도도하고 교태로운 자태로

호요희; (두고 보라지!) 계단으로 가며 입술 깨물고

호요희; (소지존 당신도 결국 내 매력 앞에 굴복하게 될 테니까.) 계단을 내려가며 창가 쪽의 소지존을 흘겨본다.

그러거나 말거나 고개를 창밖으로 좀 내밀어서 벽옥령과 강혜분의 뒷모습을 보는 소지존. 벽옥령과 강혜분은 종종 걸음으로 거리 저편으로 가고 있다.

소지존; [환마루!] 그걸 보며 말하고

[봉명!] [하명하십시오 소지존!] 기생 오라비같은 자들이 급히 일어나며 허리 숙이고

소지존; [호천집성연을 난장판으로 만들러 가기 전에 너희들이 한 가지 해줄 일이 있다.] 음산하게 웃는 소지존. 그리고

 

멀어지는 벽옥령과 강혜분.

잡화를 파는 가게에서 주인으로 보이는 중년사내가 가게에서 나오며 벽옥령과 강혜분의 뒷모습을 보고 있다. 전형적인 장사꾼 캐릭터인데 손에 종이를 한 장 들고 있다.

종이를 보는 중년인.

그 종이에 그려진 것은 벽옥령의 초상화다. 물론 여장한 모습

 

#156>

산중의 그리 크지 않은 마을. 그래도 있을 건 다 있다. 객잔. 여러 종류의 상점

그 중 객잔.

 

객잔 안쪽. 담장으로 분리된 독채. 담장에 난 문은 건장한 거지 둘이 지키고 있다. 두 거지중 한명은 철각개.

담장 안쪽. 독채 건물 앞 정원에는 탁자 놓여있는데 탁자에는 세 사람이 둘러앉아 있다. 청풍과 독두신개와 팽혼이다. 탁자에는 간단한 주안상이 차려져 있고. 세 사람은 술을 마시는 중이다. 청풍이 쓰던 창 전궁창은 청풍의 옆에 거꾸로 꽂혀있다.

독두신개; [혼원문이라...] 술을 마시며 청풍을 보고

청풍; [일인전승(一人傳承)이며 세외(世外)의 문파라 생소하실 것입니다.] 술잔을 들고 있지만 마시지는 않는다.

독두신개; [확실히 이 늙은 거지의 견문으로도 들어본 적이 없는 문파로구만.] 끄덕이며 술을 마시고

청풍; [세상일에는 관여하지 말라는 것이 저희 사문 조사의 유훈입니다.]

청풍; [그래서 저도 소소처럼 어린 아이가 위험한 상황에 처한 것을 보지 않았다면 손을 쓰지 않았을 것입니다.]

독두신개; [역시 세상은 넓구만.] [백 살을 바라보는 나이인 노화자가 처음 들어보는 문파도 있고...] 말하며 전궁창을 보고

독두신개; [그 창, 백일자객에게서 빼앗았다고?]

청풍; (백일자객들과 싸운 현장에 개방 제자가 있었군.) + [그렇습니다.]

독두신개; [노화자가 한번 볼 수 있겠는가?]

청풍; [물론입니다.] 팟! 전궁창을 뽑고

청풍; [여기...] 독두신개에게 두 손으로 내민다.

독두신개; [고맙네.] 역시 두 손으로 받아 전궁창을 살펴보고.

독두신개; [역시 그렇군.] 끄덕

청풍; [사연이 있는 창 같습니다.]

독두신개; [있고 말고!]

독두신개; [이 창의 이름은 전궁창(電弓槍)이야.] [전설적인 명장 귀부옹(鬼斧翁)의 걸작이지.] 창을 살펴보며

청풍; [전궁창...] [잘 어울리는 이름입니다.]

독두신개; [이 창날은 탄현한철(彈絃寒鐵)이란 특수한 재질로 만들어졌어.] 창날을 두 손으로 잡고 한손으로 창날 끝을 휘려고 한다.

독두신개; [힘을 가하면...] 끼이! 창날을 휘고

독두신개; [몇 배의 반발력을 일으키지.] 텅! 다시 놓자 용수철처럼 튕겨진다

부르르! 여러 번 진동하는 창날

청풍; [그래서 내공을 주입하면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는군요.]

독두신개; [내공을 주입하는 방향에 따라 다시 돌아오게도 할 수 있지.]

독두신개; [덕분에 어검술을 익히지 않은 자라도 이걸 쓰면 어검술 흉내를 낼 수 있어.] 부르르 진동이 잦아드는 창날을 보며 말하고

청풍; [신묘하면서도 기발한 병기입니다.]

독두신개; [전설에 의하면 귀부옹은 모두 백팔종의 신병이기를 만들었다고 하네.] 창을 청풍에게 내밀고

독두신개; [귀부백팔신기(鬼斧百八神器)라고 하는데...] [그 중 가장 뛰어난 몇 개는 환우십보에 들 정도였지.] 두 손으로 받는 청풍에게 창을 넘겨주며

창을 받아든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113>의 장면

 

섭장천; [부심지독(腐心之毒)에 중독당하고 환우십보중 하나인 멸신창(滅神槍)에 심장이 궤뚫리기까지 했으니 노부는 당연히 죽었어야한다.] 가슴 섶을 다시 벌린 채 벽을 등지고 앉아서 말하고. 용각신망은 그런 섭장천의 무릎에 따리를 틀고 앉아서 섭장천의 가슴의 상처를 혀로 핥고 있다.

회상 끝

 

청풍; (지존이 섭노야에게 치명상을 입힌 멸신창이란 무기도 귀부옹이 만든 것일 가능성이 있겠구나.) 팟! 창을 다시 옆에 거꾸로 박고

독두신개; [하지만 귀부백팔신기중 대부분은 동시대에 살았던 천불투(天不偸)가 귀부옹의 공방에서 훔쳐갔다고 전해지네.]

팽혼; [천불투!] [오직 하늘만 훔치지 못한다는 전설적인 도둑 아닙니까?] 아는 척 끼어들고

독두신개; [천불투는 일단 노린 물건은 반드시 손에 넣었다는 괴짜인데...] 끄덕

독두신개; [어떤 비밀스러운 장소에 자신이 평생 도둑질을 한 보물들을 감춰뒀다고 해.]

팽혼; [후배도 그 전설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팽혼; [투조보고(偸祖寶庫)라 불리는 천불투의 보물창고에는 황실보고를 능가하는 엄청난 보물이 숨겨져 있다더군요.]

청풍; [천불투의 보물창고에 있어야할 전궁창이 세상에 나왔다는 건...] 깨닫고

독두신개; [어떤 놈이 투조보고를 찾아냈다는 뜻이야.]

팽혼; [아!] 놀라고

청풍; (지존이다!) 깨닫고

독두신개; [백살파의 백일자객들이 쓰는 신병이기들은 대부분 귀부옹의 작품들일 테고...]

독두신개; [백살파 외에 다른 혈세사패들이 돌연 세력이 강대해진 것도 투조보고와 관련이 있을 게야.]

팽혼; [혈세사패 배후에 누군가 있을 것이라는 강호의 풍문이 사실이었군요.]

독두신개; [그자가 누군지는 곧 전 무림인이 알게 될 게야.] 의미심장하게

청풍; (이 늙은 거지도 지존의 존재를 알고 있는 것 같다.) 생각할 때

덜컹! 건물의 문이 열리고. 모두 돌아보고

건물에서 나오는 우유라. 옷을 단정하게 입었다.

청풍; [부인!] 일어나고. 팽혼도 일어나고. 독두신개는 앉아있고

청풍; [따님은 좀 어떻습니다.]

우유라; [공자께서 잘 보살펴주신 덕분에 별 탈 없사옵니다.] 문 앞에 서서 고개 조금 숙이고. 두 손 앞으로 모은 채

청풍; [다행입니다.]

우유라; [다만...] 말을 좀 망설이고

청풍;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는지요?]

우유라; [소소는 밤을 꼬박 새서 피곤할 텐데 쉽사리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으며...] 난감한 표정을 짓고. 이어

우유라; [공자께서 재워주면 잠이 올 것같다는 무리한 말을 하는군요.] 얼굴 조금 붉히고

청풍; [저런...] 난감할 때

독두신개; [기왕에 수고했으니 마무리도 짓도록 해.] 술 마시며 웃고

청풍; [그래야겠습니다.] 억지로 웃으며 창을 잡고

팟! 창을 뽑으며 건물 입구로 간다. 그러면서

곁눈질로 팽혼을 보고. 팽혼이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고

청풍; (팽혼이란 저 인물...) 쓴웃음 지으며 우유라가 기다리는 건물 입구로 가고

청풍; (아무래도 우부인에게 연심을 품고 있는 것 같구나.) 우유라가 열어주는 문으로 들어간다.

우유라도 따라 들어가고.

탁! 닫히는 문

소리 없이 한숨 쉬는 팽혼. 그때

독두신개; [실종된 제갈각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소소에게도 새 아빠가 필요해졌어.]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팽혼; [그... 그럴 것 같습니다.] 억지로 웃고

팽혼; [소소 나이 또래의 아이들에게는 어머니만큼 아버지란 존재도 중요하겠지요.] + (물론 내게는 언감생심이지만...) 한숨

 

#157>

커튼이 쳐져서 어둑하고 아늑한 침실. 거실 안쪽에 있는 침실이고. 그곳으로 들어오는 청풍과 우유라. 우유라가 문을 열어주고 청풍이 앞장 서서 들어온다. 창을 들고 있고

제갈소소; [아저씨!] 침대에 귀여운 잠옷 차림으로 누워 있다가 얼굴 발개지는 제갈소소. 이불을 가슴 중간까지 덮었고. 두 손을 밖으로 내놓고 있다. 침대 옆에는 등받이 없는 원형 의자 두 개가 놓여있다.

청풍; [우리 공주님, 잠이 안온다고?] 창을 침대 옆의 벽에 세워놓으며 웃고

제갈소소; [자려고 해도 소소를 잡아갔던 나쁜 사람들이 떠올라요.] 울먹이고

청풍; [저런!] 침대 옆의 의자에 앉고.

청풍; [하지만 그 나쁜 사람들은 나중에 어떻게 되었지?] 제갈소소의 손을 하나 잡고. 우유라도 옆의 의자에 앉고

제갈소소; [아저씨가 강물에 처박았어요.] 얼굴이 좀 밝아지고

청풍; [물에 빠진 생쥐 같다는 말 알고 있지?]

제갈소소; [응...] 고개 까닥

청풍; [그게 어떤 꼬락서니인지 소소가 직접 봤잖아.] 다른 손으로도 제갈소소의 손을 쓰다듬으며 웃고. 그러자

눈 동그랗게 뜨는 제갈소소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백살파의 자객들이 강물에 처박혔다가 허우적대는 모습. 그러다가

그자들의 얼굴이 쥐의 얼굴로 변한다

제갈소소; [풉!] 웃음 터트리고

제갈소소; [맞아요! 소소는 물에 빠진 생쥐가 어떤 몰골인지 봤어요.] 까르르 웃고

우유라; (이 사람...) 감탄하며 청풍을 훔쳐보고

우유라; (나이는 어리지만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해야 움직이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얼굴 좀 발개지고. 그때

청풍; [그 쥐들은 두 번 다시 소소를 괴롭히지 못할 게다.] [그러니 겁낼 필요도 없는 거야.] 몸을 숙여 제갈소소의 이마 위쪽 머리를 쓰다듬고

제갈소소; [아저씨 말이 맞아요.] 눈이 감기려 하고

제갈소소; [물에 빠진 생쥐... 찍찍...] 눈을 감으며 중얼거리고

청풍; [잘 자거라. 재미있는 꿈꾸고...] 제갈소소의 이마에 살짝 입을 맞추고

제갈소소; [아저씨도... 안녕...] 눈 감은 채 말하다가

쌔근! 잠이 드는 제갈소소

청풍; [됐습니다.] 숙였던 몸을 일으키고

청풍; [어린 나이에 밤을 꼬박 샜으니 상당히 오래 잠을 잘 겝니다.] 우유라를 돌아보고

우유라; [고마워요 공자님!] 고개 조금 숙이고

청풍; [별 말씀을...] 멋쩍고

우유라; [소소도 어느덧 일곱 살이 되었어요.] 제갈소소를 보고

우유라; [하지만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본 게 네 살 때라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을 거예요.]

우유라; [여자 아이에게도 아버지란 존재는 어머니보다 오히려 더 중요한데...] 한숨

청풍; [부군은 어쩌다가 종적이 묘연해지셨습니까?]

우유라; [구대문파가 공동으로 기르고 있는 항마군영대와 관련이 있어요.]

청풍; [그렇습니까?] + (의외로군.)

우유라; [구대문파는 항마군영대를 절세고수들로 기르기 위해 음산에 항마동천을 만들었는데...]

우유라; [항마동천의 기관장치와 진법의 구축을 저희 제갈세가에 의뢰했어요.]

청풍; [기관진학과 기문둔갑 방면에서는 제갈세가에 필적할 문파가 없으니 당연한 의뢰였을 것입니다.]

우유라; [일 년여의 공사 끝에 항마동천은 완성되었고...] [그이는 다른 장인(匠人)들과 함께 음산을 떠났어요.]

우유라; [하지만 음산을 벗어난 것까지는 확인되었는데 그 후로 소식이 딱 끊겨버렸어요.] 찡그리고

청풍; (뭔가 있다.) + [항마동천에는 가보셨습니까?]

우유라; [그이가 석 달 넘게 돌아오지 않아서 제가 직접 음산으로 갔었어요.]

청풍; [성과가 없으셨군요.]

우유라; [구대문파의 협조로 항마동천 내부까지 샅샅이 뒤져보았지만 남편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어요.]

청풍; [귀신이 곡할 노릇이로군요.]

청풍; [삼문육가중 한 가문의 수장쯤 되시는 분이라면 사람들 시야에서 이렇게 감쪽같이 사라질 수는 없는 법인데...]

우유라; [사고를 당한 것같지는 않고...]

우유라; [아무래도 어떤 세력에 의해 변을 당한 것 같아요.] 한숨

청풍; (그게 합리적인 추론이다.) 끄덕

청풍; (아마 제갈가주는 알면 안되는 어떤 비밀을 알게 되었으며... 그 때문에 누군가에게 해코지 당했을 가능성이 높다.)

청풍; (항마군영대의 일원이던 삼절신유의 딸 신소심소저가 부친에게 몰래 밀서를 보낸 사건도 있었고...)

청풍; (제갈가주의 실종도 항마군영대와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

청풍; (시간을 내서 음산에 한번 다녀와야겠다.) 고개를 끄덕이고. 그런 청풍을 유심히 보는 우유라

우유라; [혹시 짐작이 가시는 게 있으신지요?] 청풍의 얼굴 살피며

청풍; (확실하지도 않은데 말해서 괜한 희망을 품게 할 필요는 없겠지.) + [아닙니다.] 고개 젓고

청풍; [이후로 강호를 행보할 때 부군과 관련된 단서가 있는지 관심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얼버무리고

우유라; [그래 주신다면 그저 감읍할 따름이지요.] 조금 실망. 그때

청풍; (떠나기 전에 우부인이 소소를 지킬 수단을 마련해줘야겠다.) + [실례지만 어떤 무기를 사용하시는지 알 수 있을까요?]

우유라; [검법과 도법, 비도술을 약간 익힌 정도랍니다.]

청풍; (약간이 아니라 비도술은 상당한 경지에 이른 솜씨였다.) + [창은 써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벽에 기대놓은 전궁창을 향해 손을 뻗고. 그러자

팟! 전궁창이 청풍의 손으로 자석에 끌려오는 쇠붙이처럼 날아와 잡힌다.

우유라; (내공 소모가 심한 격공접인(隔空接引)을 아무렇지도 않게 구사하네.) + [창은 아직까지 한번도...] 난감해하고

청풍; [전궁창이라는 이 창은 일종의 투창(投槍)입니다.] 전궁창을 우유라에게 건네주고

우유라; [투창이라면...] 두 손으로 받고

청풍; [투창은 비도술과 사용법이 일맥상통하다고 봐야합니다.]

우유라; [그렇겠어요.] 전궁창을 살펴보고

청풍; [주제넘지만 부인께 한 가지 무공을 알려드렸으면 합니다.]

우유라; [불감청 고소언이옵니다만...]

청풍; [은원살법이라고 적의 공격을 그대로 돌려보내는 수법인데...] [반발력이 특히 강한 전궁창으로 구사하면 위력이 배가 될 것 같습니다.]

우유라; [그렇게 대단한 무공을 제가 배워도 되는 것인지요?]

청풍; [부담은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청풍; [왜냐하면 은원살법은 제가 심심파적으로 만들어본 무공이니까요.] 웃고

<맙소사! 약관도 안된 나이에 벌써 무공을 만들었다고?> 놀라는 우유라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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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우유라; (성공했다.) 슥! 바닥에 내려서며 이를 갈고. 우류라 앞에서는 청풍이 술 취한 듯 휘청거리고 있다. 연신 비틀거리는 청풍 주변에는 이십여 자루의 얇은 비수들이 박혀있는데 흐릿한 빛을 내고 있다. 그 빛들이 거미줄처럼 다른 비수들과 연결되고 있다. 비수들이 진법을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우유라; (저자를 가둔 환상미혼진(幻像迷魂陣)은 끝없이 환각을 일으켜서 심력을 소진시킨다.) 청풍을 보고

우유라; (결국 저자는 지칠 대로 지쳐 정신을 놓게 될 것이다.) 생각하며 팽혼쪽으로 돌아서고. 이어

우유라; [팽공자! 많이 다치셨는가요?] 여전히 바닥에 누워있는 팽혼에게 다가가고

팽혼; [아... 아닙니다.] [마혈이 제압당한 것뿐입니다.] 수치스러운 표정으로 대답하고

우유라; [풀어드리겠어요.] 피핑! 손가락을 튕겨서 지풍을 날리고

퍼퍽! 지풍에 상처 주위를 맞아 몸을 움찔하는 팽혼. 이어

팽혼; [고맙습니다 우부인!] 억지로 웃으며 일어나고

팽혼; [도움도 못되어 드리고 추태만 부렸습니다.] 철컹! 그때까지 쥐고 있던 칼을 칼집에 꽂고

우유라; [그런 말씀 마세요.] 고개 좀 숙이고

우유라; [팽공자께서 도와주신 덕분에 저자를 환상미혼진에 가둘 수 있었어요.] 다시 청풍을 보고. 팽혼도 청풍을 보고. 청풍은 여전히 술 취한 듯 휘청거리고 있다.

 

#151>

[저게 어떻게 된 일이지?] [철담패도를 간단히 쓰러트린 청년이 왜 저러는 건가?] [마치 술에 취해 제 정신이 아닌 것 같잖은가?] 좀 떨어진 곳의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그자들 눈에도 청풍이 휘청거리는 게 보이고

사내1; [아마 진법에 갇힌 걸 게야.] 한 놈이 아는 척.

[진법?] [바닥에 박힌 스무 개 남짓의 비수로 진법을 형성하는 게 가능한 건가?] 다른 사람들 믿지 못하고

사내1; [우리야 이해를 못하겠지만...] [진법을 펼친 저 여자라면 가능할 걸세.] 우유라를 가리키며 말하고

[저 여자가 그렇게 대단한 인물인가?] [보기에는 그냥 기막히게 예쁜 미녀일 뿐인데...] 어리둥절하는 다른 놈들

사내1; [내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면 저 여자가 바로 제갈세가의 안주인인 다지관음일 걸세.] 흥분해서 말하고

[다지관음 우유라!] [정말 저 여자가 다지관음이란 말인가?] [다지관음이라면 당금 무림의 오대미인(五大美人) 중 한명이잖아.] 놀라는 다른 놈들

사내1; [다지관음은 무림오대미인에 꼽힐 뿐 아니라 기문둔갑으로 천하를 통틀어 세 손가락 안에 든다는 재녀야.] 흥분

사내2; [하지만 박복해서 사실상 과부가 되었잖은가?] 다른 사내가 말하고

사내1; [제갈세가의 가주 제갈각(諸葛覺)이 삼 년전쯤 의문의 실종을 당했지.] 끄덕

사내2; [삼 년 가까이 종적이 묘연해졌으면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걸로 봐야해.] 역시 끄덕이고

사내1; [그럴 가능성이 큰데...]

사내1; [하여간 가주가 실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제갈세가가 여전히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건 다지관음이 기문둔갑이 그만큼 탁월한 때문이야.]

 

#152>

팽혼과 나란히 서서 진법에 갇힌 청풍을 보고 있는 우유라. 청풍은 여전히 술 취한 듯 휘청거리고 있고

우유라; [저자가 누군지 모르시나요?] 청풍을 노려보고

팽혼; [저도 저런 놈이 당금 무림에 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고개 젓고

우유라; [이해가 안가는군요.] 찡그리고

우유라; [저 정도 실력을 지닌 자가 느닷없이 나타날 정도로 어수룩한 게 강호가 아닌데...] 갸웃

팽혼; [동감입니다.]

팽혼; [변명이 아니고... 저의 도법으로는 저자의 털 끝 하나 건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수치스러운 표정

팽혼; [설령 구대문파 장문인들이라 해도 저자를 쉽게 이기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우유라; [하북팽가의 후계자이신 팽공자의 평가이니 틀림이 없겠지요.] + [!] 말하다가 무언가 알아차리고 눈 치뜨고

팽혼; [과찬의 말씀을...] + [!] 말하다가 우유라를 보며 흠칫! 하고

우유라; [말도 안되는...] 놀라며 앞을 보고

팽혼; [왜 그러십니까?] + [헉!] 함께 앞을 보다가 놀라고

쿵! 청풍이 우뚝 서있다. 더 이상 술 취한 듯 휘청거리지 않고

팽혼; [저... 저자의 몸이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는 건 혹시...] 불신과 경악

우유라; [평정심을 되찾은 것 같군요. 환상미혼진의 환각을 극복했다고 봐야 해요.] 스릉! 소매 속에서 다시 한 자루의 얇은 비수를 뽑고

팽혼; [파진(破陣)까지 할 거로 예상하시는지요?] 창! 역시 칼을 뽑고

우유라; [환각을 극복했다면 진법을 깨트릴 가능성도 높아요.] 긴장. 끄덕

우유라; [만일 저자가 파진하는 데 성공한다면 그 즉시 공격을 해야만 제압할 가능성이 있어요.]

팽혼; [전력을 다해야겠습니다.] 징! 칼끝에서 광선검처럼 빛나는 것을 한자쯤 뽑아내며 청풍을 노려보고

 

#153>

다시 진법 내의 청풍. 콰콰쾅! 콰아! 드드드! 여전히 청풍의 주변에서는 거센 파도가 휘몰아치고 있고. 바위는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뒤흔들린다. 하지만 청풍은 미동도 않고 우뚝 서있다.

청풍; (황금전장의 장경각에 수장된 기문둔갑 관련 책들을 모두 읽어본 보람이 있었다.) 눈을 좀 가늘게 뜨고

청풍; (환각에 휘둘리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각 자체를 믿지 않는 것이다.)

청풍; (기준이 되는 한 가지 감각에만 집중하고 다른 감각들은 모두 무시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그리고 지금의 내 감각은 모두 발바닥에 집중되어 있다.> 바닥을 굳건하게 딛고 있는 청풍의 두 발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청풍; (발바닥으로 느껴지는 지면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눈에 보이는 것, 몸이 느끼는 진동등도 모두 가짜였던 것이다.)

청풍; (비록 환각은 극복했지만 진법을 뚫고 나가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슥! 창을 앞으로 찌르고. 그러자

퉁! 앞쪽 허공에서 보이지 않는 힘이 창끝을 밀어 낸다

청풍; (이 진법은 환각을 일으킬 뿐 아니라 강력한 반탄력을 일으켜서 갇힌 자가 밖으로 빠져 나가는 것을 저지한다.) 슥! 다시 창을 내밀고

퉁! 이번에도 창끝을 밀어내는 보이지 않는 힘

청풍; (보통 사람들이라면 이 반탄력에 속수무책이겠지만...) 슥! 웃으며 다시 창을 앞으로 내밀고

청풍; (내게는 외부의 힘을 끌어들여 내 것처럼 쓰는 이화접목의 비법이 있다.) 콱! 창으로 강하게 앞을 찌르고

쾅! 퉁! 더 강한 반탄력이 창을 도로 밀어내는데

청풍; [크와왓!] 쩍! 튕겨지는 창을 옆으로 확 휘두른다. 그러자

화악! 창을 밀어내던 힘이 창끝에 이끌려 옆으로 홱 끌려가고. 그러자

 

#154>

투쾅! 펑! 바닥에 박혀있던 비수들이 몇 개가 그대로 창에 이끌려 바닥에서 빠져나온다. 이하 우유라와 팽혼의 시점

우유라; [진법이 깨졌어요!] 비수를 던질 자세로 외치고

팽혼; [크왓!] 쩡! 기합을 넣어 칼끝에서 번져 나오는 빛을 최대한으로 길게 늘인다. 그 때문에 칼의 길이가 2미터쯤으로 늘어가고

콰드득! 화악! 그때 거의 모든 비수들이 바닥에서 뽑혀 허공으로 치솟는다. 물론 청풍이 휘두르는 창을 따라서

청풍; (비수들을 이용해서 임시방편으로 설치한 진법이라 깨트리는 게 어렵지 않았다.) 퍼퍽! 따당! 자신이 창을 휘두른 쪽으로 날아가 바닥에 박히거나 나뒹구는 비수들을 보며 생각할 때

우유라; [가라!] 투학! 그런 청풍을 향해 벼락같이 비수를 날리고.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는 비수. 동시에

팽혼; [크왓!] 쩍! 폭발적인 속도로 청풍에게 쇄도하며 빛나는 칼을 휘두르려 하고.

돌아보는 청풍에게 빛살처럼 날아드는 비수. 그 뒤에서 쇄도하는 팽혼. 하지만

슥! 몸을 허공으로 떠오르게 만드는 청풍.

슥! 비수가 날아오는 대로 뒤로 밀려 날아가는 청풍의 몸

우유라; (내가 날린 비수에 실린 힘을 타고 밀려난다.) 비수를 던진 자세로 경악

팽혼; (거리가 멀어진다!) 스악! 팟! 삼단뛰기 하듯 한번 도약한 후 전력으로 쇄도하며 칼로 청풍의 하체를 수평으로 베어가고. 하지만

고개를 젓는 청풍. 그러자

슈학! 비수는 방향을 틀어서 다시 우유라에게 날아가고, 그 사이에

팽혼; [크왓!] 전력을 다해 청풍의 허리를 베어간다. 하지만

슥! 휘두른 팽혼의 칼 날 위에 내려서는 청풍의 발.

팽혼; (말도 안되는...) 칼 휘두른 자세로 경악하는 팽혼

[저럴 수가...] [칼날 위로 내려섰어!] [신기다!] 보고 있던 사람들 경악

우유라; [조심하세요 팽공자!] 스륵! 힘없이 떨어지는 비수를 받으며 외칠 때

슥! 발에 힘을 주는 청풍. 그러자

팽혼; [헉!] 휘청! 칼날이 그대로 가라앉아 기겁한다.

팽혼; (칼끝에 산 하나가 올라선 것 같다.) 텅! 견디지 못하고 손잡이를 놓치며 뒤로 휙 물러서는 팽혼

쾅! 칼날 끝을 밟아서 바닥에 박히게 하며 내려서는 청풍.

우유라; (나나 팽공자의 실력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고수다.) 징! 절망하면서도 다시 비수를 던지려 하고

팽혼; [젠장!] 스악! 역시 소맷 속에서 작은 비수를 뽑으며 이를 갈고.

청풍; (둘 다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이는군.) 우유라와 팽혼을 보며 찡그리고

청풍; (아무래도 쓴맛을 한 번 보게 해야겠다.) 창을 쳐들며 생각할 때

짝짝짝! 갑자기 들리는 박수소리. 일제히 돌아보는 청풍과 우유라와 팽혼

독두신개; [잘 봤다. 잘 봤어.] [늙은 거지가 오랜만에 좋은 구경을 했구만.] 짝짝 박수치며 다가오는 독두신개.

청풍; (고수...) 눈 번뜩. 직후

팽혼; [독두신개님!] 반색하며 급히 포권하고

우유라; [호법님을 뵈옵니다.] 역시 안도하며 허리 숙이고

청풍; (독두신개라면...) 흠칫! 놀라고

청풍; (당금 무림에서 검성 섭노야를 제외한 최강자들로 일컬어지는 우내사절(宇內四絶)중 한명 아닌가?) 인사하는 우유라와 팽혼 사이를 지나 자신에게 다가오는 독두신개를 보며 생각할 때

독두신개; [노화자가 누군지 아는 눈치로구만.] 청풍 앞 2미터쯤에 멈춰서며

청풍; [노선배께서 개방의 태상장로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창을 내리며 고개를 좀 숙이고

독두신개; [노부를 알고 있다니 한 가지 부탁을 들어주길 바라네.]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청풍; [부탁이라니 가당치 않습니다. 후배에게 분부하실 일이 있으시면 하명하시지요.] 정중하게

독두신개; [그리 말하니 편한 마음으로 말함세.] 웃고

독두신개; [이제 그만 모녀상봉을 시켜주게나.] 말하며 자기 뒤의 우유라를 돌아보고

청풍; [모녀상봉이라면 부인께서 바로...] 우유라를 돌아보고

우유라; [제 이름은 우유라예요.] [제갈세가의 살림을 맡고 있는 계집이랍니다.] 정중하지만 새침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청풍; [실례했습니다.] 팟! 급히 창을 바닥에 꽂고. 창날이 위로 향하게

청풍; [소소의 어머니이신 줄 몰라 뵙고 결례를 범했습니다.] 두 팔로 제갈소소를 우유라에게 내밀고

우유라; [별말씀을...] 다가와 두 손을 내밀고

우유라; [결례라면 오히려 제가 한 것같사옵니다.] 두 팔로 제갈소소를 받아 안고.

슥! 제갈소소를 우유라에게 건네주며 제갈소소의 등을 슬쩍 손가락으로 찍는 청풍. 그러자

제갈소소; [엄... 엄마?] 졸린 눈을 뜨며 우유라를 올려다보고

우유라; [그래 엄마란다.] 눈물 글썽이며 딸을 내려다보고

우유라; [엄마가 방심하는 바람에 소소가 고생을 했어. 미안하구나.] 딸을 끌어안고 울고

제갈소소도 엄마 품에 안겨서 울고

청풍; (잘 되었다.) 그걸 보며 미소 짓고

<강호에 나와서 한 일들 중 가장 보람된 일을 한 것 같구나.> 장내의 광경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155>

<-용문(龍門)> 정오가 지난 시간. 강 전체가 폭포로 변하는 계곡. 나이아가라폭포 같은데 높이는 절반 정도된다. 그 폭포 아래쪽 수백 미터쯤에 선착장이 있다. 더 이상 강을 거슬러 올라가지 못하는 배들이 수없이 정박해 있다. 쉴 새없이 들어오고 나가는 배들. 선착장 주변에는 제법 큰 거리가 형성되어 있다.

넓직한 거리 좌우로 들어선 상가들. 단층도 있지만 2층 상가들도 있다. 각가지 업종의 상가들에 사람들이 북적

선착장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한 객잔. 2층 객잔인데 역시 사람들이 북적댄다. 들고 나는 사람들 많고

 

객잔의 2층 창가 자리에 앉아서 선착장 쪽을 보고 있는 귀신 가면 쓴 사내. 위진천이 가면을 쓴 모습. 이하 소지존으로 표기.

소지존 앞에는 젊은 여인이 앉아서 보고하는 중이다. 여자는 가슴골이 훤히 드러나는 야한 차림인데 아주 육감적인 몸매를 지녔다. 반면 얼굴은 순진하게 생겼다. 전형적인 베이글 미녀. 이 여자는 쾌활림의 림주 구미호리의 세 제자 흡정삼요중 둘째인 호요희.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에 나오는 구미호 <아리> 이미지. 캐릭터는 074를 좀 더 젊게 묘사. 얼굴을 066정도로 청순하게. 구미호리의 젊은 시절로 묘사해도 됨. 흡정삼요의 다른 둘은 담비 이미지인 초요희와 표범 이지미의 표요희다.

호요희; [삼문육가와 구대문파의 인간들이 속속 낙양으로 모여들고 있사옵니다.] 주변 자리에 다른 손님들이 앉아있지만 신경 쓰지 않고 말한다.

주변 자리의 손님들은 모두 혈세사패 소속이다. 백정같은 인상, 음침한 인상, 기생 오라비같은 인상의 사내들이 따로 따로 모여 있다. 각기 지옥갱, 백살파, 환마루 소속이다. 지옥갱의 사내들은 #68>에 나온 지옥광전사들 복장. 백살파 사내들은 복면 쓰지 않은 백일자객들 복장. 환마루 사내들은 제각각 다양한 복장이다. 쾌활림 소속은 호요희뿐이다.

호요희; [덕분에 내일 있을 호천집성연은 제법 흥청거릴 것 같사옵니다.] 배시시 웃으며 말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쾌활림 흡정삼요(吸精三妖)의 둘째 호요희(狐妖姬)>

소지존; [호천집성연...] [하늘의 큰 뜻을 지키기 위해 여러 별들이 모이는 연회라...] 가면 속에서 피식 웃고

소지존; [하여간 존귀하신 선후(仙后)께서는 호천맹의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눈물어린 노력을 기울이시는군.] 선착장 쪽을 보며 건성으로 말하고

호요희; [그래봐야 별 실속은 없을 게 분명하옵니다.] 배시시

소지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말해봐라 호요희!] 여전히 선착장 쪽을 보면서 건성으로 말하고

호요희; [삼문육가에서는 가주와 장문인들이 참석하겠지만 구대문파는 이번에도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옵니다.] 그래도 눈웃음치며 말하고

소지존; [미적지근한 반응이라...]

호요희; [구대문파중 호천집성연에 장문인이 참석하겠다고 통보한 문파는 개방과 항산파(恒山派)뿐이옵니다.]

호요희; [다른 문파들은 예의상 장로나 호법을 보내는 정도이옵니다.]

소지존; [구대문파가 미온적으로 나오는 이유가 어째서인 것 같으냐?] 여전히 창밖을 보며 건성으로 말하고

호요희; [구대문파 입장에서는 당장 자신들에게 심각한 위기가 닥친 것도 아닌데 자존심을 굽히고 호천맹에 합류할 기분이 아닐 것이옵니다.] 그래도 열심히 대답하고

호요희; [물론 구대문파가 호천집성연에 비협조적인 데에는 환마루가 침투시킨 간세들이 큰 역할을 하기도 했사옵니다.]

소지존; [구대문파 수뇌부에는 예외없이 환마루의 간세들이 위장하고 있긴 하지.] 고개 끄덕이고. 이어

소지존; [그래도 조금은 의외로구나.] 호요희를 돌아보며 웃고

호요희; [무엇을 말이옵니까?] 교태로운 표정

소지존; [너희들 혈세사패는 비록 지존회에 함께 속해있긴 하지만 서로 앙숙이지 않느냐?] 주변의 다른 손님들을 보며 웃고

다른 자리의 손님들이 힐끔거리며 보고 있다. 세 그룹으로 모여 있는 그자들이 모두 혈세사패 소속임을 보여주고

호요희; [혈세사패의 사이가 좋다고는 볼 수 없겠지요.] 그자들을 흘겨보며

소지존; [그런데도 환마루가 이룬 업적에 대해 깎아내리지 않는 네 태도에는 감탄했다.] 기생오라비같은 인상의 사내들을 힐끔 보며 웃고

호요희; [어여삐 봐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사옵니다.] 교태를 부리며 고개를 숙이고

<저 여우년...> <과연 별호에 여우가 들어갈만하군!> <교태가 아주 애간장을 녹이는구만.> <저 년 사부인 쾌활림주 구미호리에 못지않은 색기를 지녔어.>> 주변 자리의 사내들이 흘겨보고

소지존; [하긴 지존회의 군림천하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서로 잘 지내는 게 좋겠지.] 다시 창밖을 보고

소지존; [누가 지존회를 대신해서 무림을 다스릴지는 그 후에 결정될 테니...] 선착장을 보며 음산하게 웃고

<물론 무림을 손에 넣는 것은 우리 지옥갱이다.> <누가 마지막에 웃을지는 두고 봐야하는 것이다,> <우리 환마루가 어디까지 손을 뻗히고 있는지 알면 까무라칠 것들이...> 서로 다른 생각하는 세 무리의 사내들

호요희; (어리석은 놈들...) 그런 그자들을 힐끔

호요희; (사내는 아무리 잘나봐야 결국 여자 치마 폭 아래에서 녹아내리는 법이다.) 창밖을 보는 소지존의 뒷모습을 보며 배시시 웃고

호요희; (지존회의 후계자 소지존...)

<지존의 아들이라고 알려진 소지존만 사로잡으면 만사형통인 거야.> 창밖을 보는 소지존의 모습 배경으로 호요희의 생각 나레이션

호요희; (물론 사내를 녹여버리는 재주로는 우리 쾌활림의 자매들을 능가할 계집은 없고...) 배시시 웃는데

소지존; (꿈도 야무지지.) 창밖을 보며 피식 웃고

소지존; (손만 뻗으면 어리거나 순진한 미녀들이 널려있거늘...) (아무렴 내가 다른 놈들이 물고 빨아댄 창녀들에게 구미가 동할 것 같으냐?)

소지존; (물론 쾌활림의 계집들도 쓸 데가 없진 않지만...) + [!] 생각하다가 흠칫! 하며 고개를 창밖으로 조금 내밀고

호요희; (뭘 보는 걸까?) 호요희도 창밖을 보고. 그러다가

[!] 역시 무언가 발견하는 호요희

<찾았다!> 선착장에 도착한 여객선. 그 여객선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배경으로 호요희의 생각 나레이션

<소지존의 관심을 끈 건 저것들이다.> 사람들 틈에 끼어서 내리는 벽옥령과 강혜분. 둘 다 죽립을 썼는데 벽옥령은 물론 남장을 하고 있다.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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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 원통형 망원경을 한쪽 눈에 대고 보던 혈부용의 눈이 부릅떠진다.

망원경의 둥근 화면에 잡히는 현장의 모습. 십일살주등의 시체가 널려있고 청풍은 염왕아를 다시 왼쪽 소매에 넣고 있다.

혈부용; (백... 백일자객 네 명을 순식간에 학살했다. 저런 게 가능한 건 무림을 통틀어도 열명이 채 안될 텐데...) 전율. 흥분

혈부용; (섣불리 나서지 않길 잘했다.) 식은땀

혈부용; (그 사이에 무슨 기연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이가놈은 나는 물론이고 소회주도 이긴다 장담할 수 없는 절세고수가 되어 있다.) 망원경으로 보며 생각하고

혈부용; (저 놈을 죽이려면 철저한 준비가...) + [!] 생각하다가 눈 치뜨고

화면에 잡히는 청풍의 모습. 고개를 돌려서 혈부용 쪽을 정면으로 보고 있다.

혈부용; (들켰다!) 팟! 뒤로 휙 날아가고

혈부용; (어떻게 가능한 건지 모르지만 내가 지켜보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휘익! 산 뒤로 날아가며 공포에 질리고. 산 봉우리 뒤로 날아간 때문에 청풍의 시야에서 사라진다.

혈부용; (빨리... 소회주를 만나 대책을 강구해야만 한다.) 휘익! 날아간다

 

#145>

청풍; (계집...) 혈부용이 서있던 산봉우리를 보며 걸음을 옮기고

청풍; (저 봉우리 위에서 어떤 계집이 살의를 품은 채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다른 시체들 사이를 지나 칠십이살주의 시체 쪽으로 가며 생각하고

청풍; (혈세사패중 한 세력에 속한 계집이었을까?) 생각하며 칠십이살주의 시체 옆을 지나가려다가

칠십이살주의 시체를 관통한 창이 보이고

청풍; (번개같이 빠른 창...) 창을 쥐고

청풍; (아마 이 창은 내공을 주입하면 반발력이 생겨서 폭발적인 속도로 날아가는 힘을 지녔을 것이다.) 부르르! 청풍의 손아귀에서 떨리는 창

청풍; (어검술이 특기인 내게는 칠성보도보다도 더 쓸모가 있을 것이다.) 팟! 창을 칠십이살주의 가슴에서 뽑고. 칠십이살주의 가슴에서 피가 솟구친다

청풍; (아마도 전생에 악연이 있어서 내 손에 죽은 듯하지만...) (부디 극락왕생하기를...) 창을 든 채 고개를 숙여 명복을 빌어주고. 이어

청풍; (뜻밖의 방해를 만나 지체했다.)

청풍; (이 아이의 어머니가 애타게 찾아 헤매고 있을 테니 서둘러 낙양의 영빈객잔으로 가야한다.) 한손에 창을 들고 한손으로는 제갈소소를 안고 걸음을 재촉한다. 거지와 사람들이 있는 쪽으로 온다.

[잘 하셨소 소협!] [저런 살귀들은 죽어 마땅하오.] [무고한 희생자들을 대신해서 감사드리겠소이다.] 사람들 중 일부가 포권하며 인사하고

고개 좀 숙여서 답례하며 사람들 사이를 지나는 청풍

[겸손하기도 하고... 젊은 친구가 사람이 되었어.] [백일자객들을 네 명이나 해치웠으면 잘난 척을 할만도 한데 말이야.] [얼굴도 잘 생겼어!] 멀어지는 청풍을 보며 감탄하는 사람들. 그걸 보며 근처 숲으로 들어가는 거지. 잠시 후

푸드득! 숲에서 비둘기가 날아오른다. 발목에 천을 묶고 있는 전서구다

숲에서 다시 나오며 그 비둘기를 보는 거지

이어 청풍이 간 쪽을 보는 거지. 하지만

청풍이 간 쪽에서는 사람들과 우마차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해서 청풍은 보이지 않는다

거지; (방향을 보면 낙양쪽으로 가는 것 같다.)

거지; (저자가 어쩌다가 무슨 목적으로 다지관음의 외동딸 제갈소소를 납치했는지는 모르겠다만...) 청풍이 간쪽으로 걸어가며

거지; (낙양 일대에서는 우리 개방 뿐 아니라 삼문육가의 고수들이 모두 나서서 제갈소소의 행방을 찾고 있는 중이다.)

거지; (저자는 결국 함정에 제 발로 걸어 들어가는 셈인 것이다.) 히죽 웃고

 

#146>

넓은 강. 오가는 크고 작은 배들.

그러다가 놀라는 사공들

촤아! 배 한 척이 엄청난 속도로 질주하고 있다. 서양의 갤리선처럼 노를 저어 움직이는 배로 길쭉하고 날렵하게 생겼다. 배에는 십여 명의 건장한 사공들이 이열로 앉아서 힘차게 노를 젓고 있다. 뱃머리에는 타노가 앉아서 앞을 보고 있다.

[어이쿠!] [피해!] [부.. 부딪힌다! 위험해!] 급히 쾌속선을 피하는 배들. 그 사이로 지나가는 타노의 쾌속선

[저 빌어먹을 놈들!] [이렇게 붐비는 강 위에서 저렇게 속도를 내면 어쩌자는 거야?] [이 수로를 세라도 낸 거야 뭐야?] [가다가 암초에나 부딪혀라.] 흔들리는 배위에서 쾌속선을 향해 주먹 감자를 먹이는 사공들

주변의 반응 상관하지 않고 나가는 쾌속선.

<남장을 하고 있긴 했지만 이 아가씨가 틀림없습니다요.> 쾌속선의 뱃머리에 앉아서 어떤 늙은 사공이 종이를 들고 보며 말하던 장면을 떠올리는 타노. 이하 회상

 

사공; [이분 아가씨는 스물 두 셋 쯤 되어 보이는 다른 소저와 함께 이 늙은이가 몰던 배를 탔었습지요.] 종이에 그려진 여자 복장의 벽옥령의 초상화를 보며 말하는 늙은 사공. 장소는 배가 많이 정박한 어느 포구다

사공; [얼핏 들은 바로는 서안쪽으로 간다고 했었습니다요.] 종이에서 눈을 떼며 말하고

회상 끝

 

<하루 정도 차이가 나지만 쾌속선을 타고 가면 서안에 도착하기 전에 따라잡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요.> 늙은 사공이 말하던 장면 떠올리는 타노

타노; (내 예상대로 옥령이는 북경에서 바로 서진하지 않았다.) (배를 타고 대운하를 따라 남쪽으로 왔다가 장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중이다.)

타노; (옥령이의 종적에 대한 정보를 마지막으로 들은 것이 개봉...)

타노; (잘 하면 낙양 근처에서 따라잡을 수도 있다.)

타노; (천둥벌거숭이 같은 녀석...) 벽옥령을 떠올리며 한숨 쉬고

타노; (강호가 어떤 곳인 줄 알고 멋대로 뛰쳐나왔단 말인가?)

타노; (청풍이를 위해서라도 내가 따라잡을 때까지 부디 아무 일 업기를 바랄 뿐이다.) 앞을 보며 한숨

 

#147>

어느 산중에 난 관도. 오가는 사람들과 우마차들

[헉!] [이크!] [조... 조심해!] 사람들 다급한 비명과 함께 비키고

휘익! 질풍같이 달려오는 우유라. 반쯤 미친 여자 분위기. 오가던 사람들과 우마차들이 기겁하며 피하지만 신경 쓰지 못한다

<부인의 영애를 데리고 있는 자가 정주에서 낙양 쪽으로 이동하고 있소.> 청풍이 백일자객들과 싸우던 장면을 지켜보던 거지의 모습 배경으로 거지가 보낸 메시지를 떠올리는 우유라.

우유라; (죽일 놈!) 이를 갈고

우유라; (감히 소소에게 손을 대?) (네놈의 정제가 무엇이든 반드시 내 손으로 죽여 버리고 말겠다.) 쐐액! 속도를 더 내고. 주변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며 보고. 직후

우유라의 예쁜 코가 움찔! 한다. 어떤 냄새가 맡아지는 모습

우유라; (동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희미하지만 익숙한 냄새가 배어있다.)

우유라; (백리향!) (소소의 몸에 배어있는 백리향이다!) 흥분. 눈 번뜩이고

우유라; (소소를 데리고 있다는 놈이 멀지 않은 앞쪽에 있다.) 쐐액! 더 속도를 내서 날아가고. 관도를 오가던 사람들 다급히 피하고

 

#148>

여전히 관도. 산속을 관통하는 길이다. 사람들과 우마차가 오가고

사람들 사이로 청풍이 제갈소소를 안고 걸어간다. 제갈소소는 여전히 청풍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잠이 들어있고. 청풍의 오른손은 창을 늘어트리고 있다.

슥! 슥! 그냥 걷는 것 같은데 한 걸음에 몇 명의 사람들을 추월하는 청풍

[어떻게 한 거지?] [저 사람 언제 저렇게 앞서 간 건가?] [방금 전까지만 해도 우리 옆에 있었는데...] 뒤쪽의 사람들 놀라고

청풍; (낙양에 가까워질수록 관도가 붐빈다.) (그 때문에 속도를 낼 수가 없다.) 스윽! 슥! 사람들 사이를 빠르게 지나가며 생각

청풍; (그렇다고 백주대로에서 노골적으로 경신술을 펼칠 수도 없고...)

청풍; (이 아이의 엄마가 애타게 찾아다니고 있을 텐데...) (길을 벗어나 산을 탈 걸 그랬나?) 잠이 든 제갈소소를 보고

청풍; (하지만 급하다가 질러가는 길이 멀리 돌아가는 길이 될 수도 있다.) 고개 젓고

청풍; (낙양까지는 초행이라 자칫 길을 잃고 헤매서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청풍; (갑갑하긴 하지만 낙양으로 이어진 이 관도를 따라가는게 안전...) + [!] 생각하다가 눈 번뜩이고

길가의 바위. 높이가 5미터쯤인데 그 위에 한명의 사내가 팔짱을 끼고 우뚝 서서 오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다. 나이는 서른 살 정도. 건장한 체격에 사내다운 인상. 눈이 부리부리하다. 캐릭터는 111. 무기는 칼인데 장식이 화려하다. 이 청년은 삼문육가중 하북팽가의 소가주인 철담패도 팽혼이다. 다지관음 우류라를 짝사랑한다.

청풍; (저 인물...) 바위 위에 서서 길을 감시하는 팽혼을 본다. 오가던 다른 사람들도 팽혼을 흘깃거리는데 모두 겁에 질린 표정들이다

청풍; (상당한 실력의 고수다. 아마 내 손에 죽은 백일자객들에 못지않은 실력의 소유자일 것이다.)

청풍; (관도를 오가는 사람들을 감시하는 것 같은데...) (어쩐지 귀찮은 일이 벌어질 것같은 에감이 드는구나.) 생각하며 바위로 접근하고

[!] 팽혼의 눈이 번쩍

바위 쪽으로 다가오는 청풍의 모습 크로즈 업

청풍의 품에 안겨 잠이 든 제갈소소의 모습 크로즈 업

팽혼; (찾았다!) 팟! 바위에서 뛰어내리고

[힉!] [헉!] 오가던 사람들 기겁하며 도망치거나 물러선다.

휘릭! 청풍의 앞에 내려서며 가로 막는 팽혼

청풍; (역시...) 멈춰서며 한숨 쉬고.

오가던 사람들은 멀찍이 떨어져서 청풍과 팽혼을 보고

팽혼; [여러 말 않겠다.] 창! 허리춤에 차고 있던 칼을 뽑고

지징! 칼집에서 나온 칼날이 반투명하고 진동을 일으킨다

청풍; (칠성보도에 못지않게 날카로운 칼이다.) 흘깃 칼을 보며 생각

팽혼; [안고 있는 아이를 순순히 넘긴다면 피를 보는 일은 없을 것이다.] 징! 쿠오오! 진동하는 검. 온몸에서 뿜어지는 패기

청풍; (패기가 넘치는 인물이로군.) + [예의가 없는 분이로군.]

팽혼; [뭐라?]

청풍; [아무렴 누군지도 모르는 당신에게 이 아이를 넘길 것 같은가?] 냉소

팽혼; [본좌는...] 실룩. 화를 참는 모습

청풍; (분노하면서도 즉시 도발하지 않는 걸 보면 제법 자제력도 갖춘 자다.)

팽혼; [하북팽가(河北彭家)의 팽혼(彭昏)이다!] 거만하게

[팽혼!] [삼문육가중 하북팽가의 소가주인 철담패도(鐵膽覇刀)다.] [도법으로는 강호를 통틀어 열 손가락 안에 든다지?] 길 좌우에서 구경하던 사람들 놀라고

청풍; (삼문육가중 하북팽가의 소가주라...) (의외의 거물이로군.)

팽혼; [본좌가 누군지 알았으면 순순히 그 아이를 넘겨야할 것이다.]

청풍; [그렇게는 못하겠소.] 냉소

팽혼; [못하겠다?] 눈 부릅

청풍; [나는 이 아이로부터 낙양 영빈객잔으로 데려다달라는 부탁을 받았소.] [설령 귀하가 좋은 뜻을 품고 있다 해도 이 아이를 넘길 수는 없소.] 재갈소소를 다독이며

팽혼; [말이 통하지 않으니 칼을 쓸 수밖에 없군.] 부웅! 칼을 허공으로 한번 휘두르고

팽혼; [자초한 화이니 날 원망하진 마라!] 부악! 화악! 칼을 휘두르며 청풍을 공격하는데 칼이 여러 개로 변해서 좌우상하로부터 청풍을 베어온다

청풍; (빠르고도 강렬한 도법이다.) 휘휙! 창을 휘둘러 일일이 막는 청풍

쾅! 콰쾅! 쩌적! 팽혼의 칼에서 내뻗친 섬광이 작렬하면서 청풍 주변의 지면이 쩍쩍 갈라진다. 하지만

캉! 카캉! 청풍은 제자리에 선 채 창을 움직여 무리없이 방어하고

팽혼; (이놈...) 날고뛰며 칼을 휘둘러대면서 눈을 부릅뜨고. 팽혼이 칼을 휘두를 때마다 긴 칼의 형상이 일어나 청풍을 난도질한다.

<보통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빠른 내 공격을 일일이 막아내고 있다!> 텅! 텅! 청풍이 창을 대충 흔들어 팽혼의 공격을 막는 모습 배경으로 팽혼의 놀람을 나레이션으로

팽혼; (강호에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자인데... 어디서 이런 괴물이 튀어나왔단 말인가?) 부악 쩌적! 미친 듯이 칼질을 하고

청풍; (이게 하북팽가의 비전도법인 팔방풍운도법(八方風雲刀法)이로구나.) 캉! 카앙! 창을 움직여서 막아내며 생각하고

청풍; (확실히 위력적인 도법이긴 하지만 철담패도라는 저자의 화후는 대략 칠성(七成) 정도에 머물러 있다.)

<그 때문에 도기(刀氣)를 내뻗기는 하지만 도강(刀罡)을 일으키지는 못한다.> 눈을 부릅뜬 채 날고 뛰며 칼질하는 팽혼을 배경으로

청풍; (만일 도강이었다면 이 특별한 창도 오래 견디지 못하고 훼손되었을 것이다.) 캉! 캉! 캉으로 팽혼의 칼질을 막아내고

[저자는 누구지?] [아직 앳되어 보이는데 하북팽가의 후계자와 대등하게 싸우고 있다.] [무림의 신진들 중에 저런 친구가 있었나?] 관전하는 사람들 웅성대고

팽혼; (젠장!) 부악! 쩍! 칼을 휘두르며 이를 갈고

팽혼; (이 내가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애송이 하나 처지하지 못하다니...)

팽혼; (자칫하다가는 도법으로 천하제일이라는 하북팽가의 이름에 먹칠을 하겠다.) 캉! 청풍의 창날을 친 반동으로 뒤로 훌쩍 물러서고

청풍; (팔방풍운도법을 일순(一巡)하고도 날 어쩌지 못하자 생각을 바꾼 것 같군.) 창을 내리는데

팽혼; (아직 미숙하지만 팔방도강(八方刀罡)으로 결판을 내야한다.) 징! 칼로 청풍을 겨누고. 칼이 진동하고

쩡! 치칙! 내미는 팽혼의 칼 끝이 빛을 내며 길어진다

[오오! 칼날이 늘어난다!] [저게 도강이야!] [무엇이든 벤다는 도법의 궁극적인 경지다.] [역시 하북팽가의 후계자답다. 벌써 도강을 구사할 정도에 이르다니...] 사람들 감탄

청풍; (초보적이지만 도강을 뽑아낼 수 있는 경지에는 이르렀군.) 눈을 좀 가늘게 뜨면서 창을 수평으로 들고

팽혼; [각오...] + [!] 외치며 칼을 휘두르려다가 눈 부릅

쿵! 이미 팽혼의 가슴을 찌르고 있는 창의 끝. 깊이 박히진 않았지만 창날이 파고들어 피가 난다.

청풍; [그만 합시다.] 창 끝을 잡아 내밀고 있고

[헉!] [어느 틈에...] [창을 찌르는 게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 경악하고

팽혼; [말... 말도 안되는...] 자기 가슴에 박힌 창을 보며 신음. 피를 토하진 않는다.

치이! 팽혼의 손에 들린 칼에서 빛이 사라지고

청풍; [철천지원수지간이 아니라 혈도를 찍는 정도로 그친 거요.] 팟! 팽혼의 가슴에서 창 끝을 뽑으며 냉소하고. 푸학! 팽혼의 가슴 부위 상처에서 피가 뿜어지고 팽혼의 몸을 뒤로 넘어가려 한다.

팽혼; [지랄...] 스륵! 신음하며 뒤로 넘어가고

콰당탕! 등부터 바닥에 나뒹구는 팽혼. 청풍은 그 앞에서 창을 거두고 있고

청풍; (도강이 아무리 강력한 힘을 지녔다 해도 구사하는 데 굼떠서야 하등 쓸모가 없지.) 창을 내리며 팽혼의 옆을 지나가고

팽혼; [안... 안된다!] 바닥에 쓰러져 벌벌 떨며 신음하고. 칼은 쥐고 있고. 눈만 돌려서 청풍을 보고

팽혼; [그... 그 아이를 놓고 가라! 아니면 나... 나를 죽이든지...] 이를 갈며 분해하지만

청풍; [유감이지만 어느 쪽 요구도 들어줄 생각이 없소이다.] 무뚝뚝하게 말하며 팽혼의 옆을 지나는데

[악적!] 누군가 외치는 소리가 앞에서 들린다.

모든 사람들이 앞을 본다. 청풍의 앞쪽에 서있던 사람들도 돌아보고

우유라; [감히 소소에게 손을 대?] 화악! 청풍의 앞쪽에 서있던 사람들 머리 위로 폭발적으로 날아오르는 여자. 미친 여자 형상인 우유라다. 양손에는 십여 개의 얇은 비수들을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있다

청풍; (저 여자...) 눈 번뜩

팽혼; [우... 우부인!] 낭패와 안도

<철담패도 못지않은 고수다.> 청풍의 생각 배경으로 + 우유라; [용서할 수 없다!] 투학! 쩡! 새처럼 날아오며 양손의 비수들을 뿌린다

청풍; (비도술(飛刀術)인가?) 창을 들어 막으려 하고. 헌데

가앙! 기잉! 비수들이 제 멋대로 날면서 청풍의 주위로 날아들더니

텅! 텅! 퍽! 퍼퍽! 청풍을 가운데 두고 바닥에 원형으로 박히는 비수들.

청풍; (비수들이 나를 노린 게 아니다.) 바닥에 박힌 비수들을 보며 흠칫할 때

우유라; [감히 소소를 건드려? 그 대가로 지옥을 경험하게 해주겠다.] 피핑! 핑! 양쪽 소매에 넣었던 양손을 다시 뿌리고. 또 그녀의 양손에서 십여 개의 비수가 날아 나오고

퍼퍽! 퍽! 그 비수들이 원래 꽂혔던 비수들 사이에 박히고.

지지징! 비수들끼리 벼락으로 이어진다.

청풍; (혹시 이건...) 놀라고. 그 직후

 

#149>

쿵! 청풍의 주변이 확 변한다. 청풍은 망망대해에 솟아있는 뾰족한 바위 위에 서있다. 바위 정상은 폭이 1-2미터밖에 안되는데 바위 주변은 거친 파도가 휘몰아치는 사나운 바다다. 물론 실제가 아니고 진법으로 일어나는 환각이다

청풍; (당했다!) 굳어지는 얼굴. 콰앙! 콰앙! 주변으로 집채만한 파도가 치솟고

<비수들은 직접 날 노린 게 아니라 진법을 형성한 것이다.> 콰쾅! 쾅! 자신을 강타하는 파도를 방어막으로 막으며 비틀하고. 하지만

쾅! 콰쾅! 파도들은 바위를 강타하고. 그러자

콰드득! 쩌적! 바다 위에 뾰족하게 돋아난 바위가 거센 파도에 강타당해 부서지고 금이 쩍쩍 간다.

드드드! 무너지려는 바위. 비틀거리는 청풍

청풍; (환각!) 비틀거리며

청풍; (이건 진법이 일으키는 환각이다.)

<하지만 너무도 생생해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드드드!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흔들리는 바위. 바위를 연신 때리는 거센 파도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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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강가로 이어지는 관도. 주변에 기암괴석이 난립한 경치 좋은 곳이다. 때는 낮이고 사람들과 우마차들이 제법 많이 다닌다.

오가는 사람들 힐끔거리고.

청풍이 제갈소소를 안고 걸어온다. 제갈소소는 청풍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 자세로 잠이 들어있다. 청풍은 제갈소소를 왼 팔 하나로 안고 걸어오고 있고

청풍; (정황상 이 아이는 무가(武家)의 자손이 분명하다.) 제갈소소를 안고 천천히 걸어오며 생각하고

청풍; (성을 물어보니 잠결에 제갈(諸葛)이라고 대답했는데...)

청풍; (제갈은 무림에서도 그리 흔한 성이 아니다.)

청풍; (그중 가장 유명한 건 삼문육가중 한 가문인 제갈세가다.)

청풍; (제갈공명의 후손을 자처하는 제갈세가는 기문둔갑(奇門遁甲)으로 유명하다.)

청풍; (제갈세가가 설치한 기문진법을 깨트릴 수 있는 건 전설 속의 귀곡문(鬼谷門) 정도라던가?)

청풍; (만일 이 아이가 제갈세가의 후손이라면 납치의 표적이 될 이유는 충분하다.)

청풍; (이 아이를 통해서 제갈세가의 기문진법을 무력화시킬 수 있을 테니...) 생각하다가

청풍; [!] 무언가 느끼고

<살기!> 슥! 옆으로 한 걸음 피하는 청풍. 직후

썩! 갑자기 나타나 미사일처럼 청풍의 옆으로 지나치는 창. 창날 아래쪽에 붉은 수실이 달린 창인데

[크악!] [케엑!] 히히힝! 청풍을 비켜간 창은 청풍의 뒤쪽에 있던 사람 몇 명과 마차를 끓던 말과 마차를 관통하고 지나간다. 비명 지르며 죽는 사람과 말들

청풍; (아차!) 분노하며 돌아보고

창에 관통당한 사람과 말이 바닥에 쓰러지고 있고. 그 너머로 창이 날아가는데 창 앞쪽에는 집채만한 기암괴석이 있다. 헌데

쾅! 기암괴석을 그대로 박살내며 날아오르는 창

청풍; (가공할 파괴력을 지닌 창인데...) 분노

청풍; (어떤 자가 백주대로에서 무고한 사람들마저 무차별 죽이는 것인가?) 허공으로 높이 날아오르는 창을 보고

[히익!] [안돼!] [아악!] 길을 오가던 사람들 비명 지르며 길 가로 도망치거나 물로 뛰어들거나 오던 길로 도망치고.

제갈소소; [으음...] 그 소란에 깨려 하고

청풍; [더 자거라.] 쿡! 제갈소소의 등을 찍으며 자기 머리 위를 지나는 창을 보고. 그러자

제갈소소; [네 아빠...] 음냐! 입맛 다시며 다시 잠이 드는 제갈소소

청풍; (아빠라...) 쓴웃음 지으며 앞을 보고

청풍; (잠결이라지만 날 자기 아버지로 안다는 사실에 이상한 기분이 드는구나.) 생각하며 앞쪽을 보고

청풍의 앞쪽에 네 명의 복면인이 서있다. 물론 그자들은 백살파의 백일자객들이다. 가앙! 그자들을 향해 날아가는 붉은 수술이 달린 창

앞으로 나서며 손을 드는 칠십이살주. 그자를 향해 내리꽂히는 창

팟! 날아온 창을 가볍게 받는 칠십이살주.

청풍; (저자들...)

<백살파의 최정예인 백일자객들이로구나.> 그자들의 모습 크로즈 업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그때

십일살주; [이청풍!] [빚을 받으러 왔다.] 걸어오고

청풍; (십일살주! 저자가 오늘의 주재(主宰)로군.) + [빚?] 냉소

청풍; [백살파가 언제 내게 돈이라도 빌려주었다는 건가?]

십일살주; [십삼살주가 네놈 때문에 손을 하나 영영 쓸 수 없게 되었다.] [아우를 대신해서 그에 대한 배상을 받아내야겠다.] 방패를 쳐들어 앞을 가리는 자세로 말하고.

슥! 슥! 그자 뒤에서 도끼와 망치를 든 삼십칠과 삼십팔. 창을 든 칠십이는 뒤에서 창을 던질 기회를 엿보고 있고

청풍; [나야말로 네놈들에게 빚을 받아야겠다.] 살벌

십일살주; [설마 네놈도 우리 백살파에 돈을 빌려주었다고 주장하고 싶은 거냐?] 비웃고

청풍; [네놈들이 배상해야할 대상은 저들이다.] 자기 뒤쪽 길에 죽어있는 사람들과 말의 시체를 돌아보고. 다른 행인들은 이미 멀리 피해 있다.

청풍; [아무 이유도 은원도 없이 살인을 했으니 네놈들의 목숨으로 갚아줘야겠다.] 쿠오오! 청풍의 몸에서 수많은 검의 형상들이 일어나고

<몸... 몸에서 무수한 검의 형상이 일어난다!> <설마 전설 속의 검벽신공인가?> 긴장하는 십일살주들

청풍; [불문곡직하고 네놈들의 목숨을 거둘 수도 있다.] 슥! 제갈소소를 안은 왼쪽 소매에서 염왕아를 꺼내고

청풍; [그러면 실력을 펼칠 기회도 없었다고 한스러워 할 것 같아서 기회를 주겠다.] 뽑은 염왕아를 내리고

청풍; [십초를 양보할 테니 모든 능력을 동원해서 날 공격해봐라.] [만에 하나 내 몸에 작은 상처라도 낸다면 살려주겠다.]

[건방진 놈!] [뭐 십초를 양보해?] 분노하는 삼십칠과 삼십팔. 반면 십일살주는 심각하고. 칠십이는 뒤쪽에 서서 창을 던질 자세로 긴장하고 있고

청풍; [양보받기 싫다면 지금 즉시 죽여줄 수도 있다.] 징! 진동하는 염왕아로 겨누고. 순간

쿠오오! 갑자기 청풍의 몸 주변이 암흑으로 변하고 청풍의 윤곽과 강렬한 눈빛, 암흑을 배경으로 밝게 빛나는 염왕아만 보인다

<이놈!> <괴... 괴물이다!> <양보한다는 게 헛소리가 아니었다!> 소름이 돋는 십일살주 일행

청풍; (절대삼검을 익힌 내 무공이 과연 어느 수준인지 확인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겠지.) 징! 빛을 발하는 염왕아를 내민 채 생각하고. 그러자

십일살주; [형제들!] 쩡! 말하는 그자의 방패에서 별 형상의 다섯 꼭지가 밖으로 일어나 칼날이 된다.

[예 형님!] [하명하시지요 십일살주님!] 대답하는 삼십칠과 삼십팔

십일살주; [우리 목숨은 백척간두에 걸려있다.] [각자 최선을 다해라.] 가가강! 방패에서 일어난 별의 다섯 꼭지가 맹렬히 돌아간다. 드릴처럼

[해봅시다!] [젠장!] 삼십칠과 삼십팔도 도끼와 망치를 움켜잡으며 대답하고.

꽉! 칠십이도 창을 더 세게 잡으며 긴장한다.

 

#141>

강가의 관도가 내려다보이는 산봉우리. 원통형 망원경을 한쪽 눈에 대고 관도를 보고 있는 혈부용.

원통형 망원경 화면에 잡히는 모습. 왼팔로 제갈소소를 안은 청풍이 검은 기운을 뿜어내며 염왕아를 앞으로 내민 채 서있고 그 앞쪽에서 십일살주들이 공격하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혈부용; (자! 네 밑천을 보여라 이청풍!)

혈부용; (백일자객들은 지존께서 하사하신 신병이기로 무장하여 개개인이 구대문파 장문인도 죽일 수 있는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십일살주의 무기인 오첨신패(五尖神牌)는 만년한철로 만들어져 무엇으로도 깨트릴 수 없으며 무엇이든 찢어발길 수 있다.> 십일살주가 든 방패를 배경으로

<삼십칠살주의 살천부(殺天斧)와 삼십팔살주의 열지퇴(裂地槌)는 어떤 고수라도 죽일 수 있고...> 삼십칠과 삼십팔이 들고 있는 도끼와 망치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칠십이살주의 전궁창(電弓槍)은 번개와 같은 속도로 날아가 표적을 궤뚫어 버린다.> 칠십이가 창을 던질 자세를 취한 배경으로 나레이션

혈부용; (치명적인 위력을 지닌 저 네 가지 신병이기의 공격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 기대해보겠다 이청풍!) 마녀처럼 웃고

 

#142>

다시 관도. 청풍이 네 명의 백일자객과 대치하고 있고. 백일자객들 뒤쪽 100여 미터쯤 떨어진 곳에 오가던 사람들이 서서 보고 있다.

사람들 중에 끼어있는 거지 한명. 전형적인 개방 소속의 거지

[저 놈들 백살파의 백일자객들이야.] [천벌을 받을 놈들! 백주대로에서 무차별 살인을 저지르다니...] 거지 주변의 사람들 백일자객들의 뒷모습 보며 분노하고.

[그런데 저 청년이 누군데 백일자객들이 저렇게 긴장하는 건가?] [그러게나 말일세. 백일자객들이라면 죽이지 못하는 대상이 없다고 알려졌는데...] 백일자객들 건너편의 청풍을 보며 말하는 사람들 배경으로 작은 수첩을 꺼내 보는 거지

거지가 젖히는 수첩 안쪽에 제갈소소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다. <至急探索 諸葛素素>라는 글도 하단에 적혀있고

거지; (틀림없다!) 눈 번뜩이며 초상화에서 시선을 떼고

<백일자객들과 시비가 붙은 자가 안고 있는 아이는 제갈세가의 소가주인 제갈소소다.> 청풍이 왼팔로 안고 있는 제갈소소의 모습 배경으로 거지의 생각 나레이션. 제갈소소는 청풍의 어깨에 턱을 걸친 채 자고 있다.

거지; (다만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이 있다.) 찡그리고

거지; (제갈세가의 안주인 다지관음에 의하면 제갈소소는 백살파에 의해 납치당했다고 했는데...)

<제갈소소를 데리고 있는 자가 어째서 백일자객들과 대치하고 있는 것일까?> 청풍과 백일자객들의 모습 배경으로

거지; (내막이야 어쨌든 다지관음이 우리 개방에 딸의 행방을 찾아달라고 부탁을 한 건 현명한 판단이었다.) 수첩을 든 채 백일자객들 건너편의 청풍을 보는 거지

 

#143>

다시 백일자객들과 청풍의 모습. 청풍은 쳐들었던 염왕아를 내리고 있다.

이하의 전투신은 백일자객들이 먼저 10초를 공격하고 그 직후 청풍이 반격해서 백일자객들을 몰살시킨다.

십일살주; [크아!] 가가가강! 기합 지르며 내미는 방패가 맹렬히 회전하고. 앞쪽으로 일어나 칼날처럼 변한 별 형상의 다섯 꼭지가 회전하며 드릴처럼 변한다

가가강! 드릴처럼 회전하는 방패를 앞으로 밀면서 청풍에게 돌진하는 십일살주. 그 뒤에서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가 도끼와 망치를 휘두를 준비를 한다.

쾅! 청풍의 몸을 덮은 투명한 막과 충돌하는 방패 끝의 드릴

움찔! 청풍의 몸이 조금 흔들리고

콰드드드! 드릴이 맹렬히 회전하며 청풍의 몸을 덮은 투명한 막을 휘감아 찢으려 한다

[그렇지!] [죽어라!]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 환호

청풍; (특이한 무기로군.) 눈 번뜩일 때

가가강! 드릴이 청풍의 몸 바로 앞에까지 다가온다. 하지만

청풍; (호신강기를 전문적으로 파괴하는 무기겠지만...) 눈 부릅뜨는 청풍. 그러자

드드드! 회전하던 드릴이 보이지 않는 힘에 막혀 멈추더니

<화산 창천애에서 추락하기 전과는 비교도 안되게 급증한 내공으로 펼치는 나의 은원살법에는 통하지 않는다.> 팽! 드릴의 날들이 반대방향으로 홱 돌며 부러지려 한다

십일살주; [헉!] 팽! 돌아가는 드릴과 함께 몸에 홱 돌아가며 비명 지르고. 그 뒤에서 놀라는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 날아오르려 하면서

칠십이살주; [형님!] 멀리서 경악하여 비명. 그때

청풍; [제1초!] 뒤로 튕겨져 날아가는 십일살주를 보며 냉소하고. 날아가는 십일살주 뒤로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가 날아오르고 있고.

거지; (저 젊은 놈, 듣도 보도 못한 기이한 무공을 구사한다.) 눈 번뜩. 직후

[크아!] [죽어라!] 쾅! 부악! 좌우에서 도끼와 망치로 청풍을 강타하는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 물론 청풍을 직접 때린 게 아니고 청풍의 몸을 덮은 투명한 막을 때렸다.

펑! 콰득! 엄청난 충격에 청풍이 서있던 지면이 사발처럼 푹 들어간다. 방어막 전체가 지면으로 푹 들어간 형상이고.

거지;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가 쓰는 도끼와 망치는 집채만한 바위도 간단히 박살내는 위력을 지녔을 텐데...) 긴장. 하지만

텅! 텅! 충격 받아 튕겨지는 도끼와 망치.

[헉!] [큭!] 튕겨지는 무기에 딸려 뒤로 날아오르는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

거지; (상상을 초월하는 호신강기다.) 놀라고. 주변에서는 [잘 한다!] [꼴 좋구나 인간백정들아!] 사람들이 환호하고. 그때

휘릭! 휙! 비틀거리며 내려서는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

청풍; [2초! 3초!] 투명한 막 속에서 차갑게 웃고

[젠장!] [요상한 호신강기를 쓴다!] 부악! 쩍! 이번에는 좌우에서 수평으로 청풍을 때리는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

쾅! 쾅! 이번에도 청풍의 몸을 덮은 방어막을 좌우에서 강하게 쳐서 움푹 들어가게 만드는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 하지만

청풍; [4초! 5초!] 눈 부릅뜨며 말하고. 그러자

텅! 부악! 엄청난 속도로 튕겨져서 주인의 뒤통수를 때리려는 도끼와 망치

십일살주; [조심해라!] 방패를 들고 비틀거리다가 외치고.

철컥! 철컥! 일어났던 별 모양의 다섯 꼭지는 다시 방패 표면으로 달라붙고

부악! 쩍! [큭!] [웃!] 팽! 스악! 몸을 뒤로 홱 젖혀서 자기 무기가 자기 뒤통수치는 걸 면하거나 함께 몸이 돌아가서 피하는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

십일살주; [가랏!] 팽! 방패를 수편으로 던진다. <캡틴 아메리카>처럼

텅! 텅! 날아가는 방패 모서리에서 칼날들이 튀어 나오고

가가가강! 톱니바퀴처럼 회전하며 청풍에게 날아가는 방패.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는 것으로 묘사. 하지만

청풍; [6초!] 텅! 눈 부릅뜨는 청풍의 몸에서 일어나는 방어막에 막혀 도로 튕겨져 나가는 방패

가가강! 맹렬히 돌면서 십일살주에게 돌아가는 방패. 눈 부릅뜨며 받으려는 십일살주

콱! 양손을 내밀어 겨우 받는 십일살주. 하지만

콰드드! 칼날에 손이 베이며 피가 튀고

[큭!] 콰드드! 뒤로 쭉 밀려가는 십일살주

칠십이살주; [크왓!] 쩡! 투창 던지듯 강하게 창을 던지는 칠십이살주. 창이 날아가는 게 아주 빠르다

눈 치뜨는 청풍. 이미 바로 앞까지 날아온 창. 하지만

텅! 방어막에 부딪혀 굴절되는 창

청풍; [7초!] 칠십이살주에게 도로 날아가는 창을 보며 냉소하고. 십일살주는 다시 방패에서 별의 다섯 꼭지를 일어나게 만들고 있고

[크아!] [죽인다!] 부악! 쩍! 사력을 다해 도끼와 망치를 좌우에서 휘두르는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

쾅! 쾅! 청풍의 방어막을 때려 다시 청풍이 선 바닥을 움푹 들어가게 만드는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의 도끼와 망치

청풍; [8초! 9초!] 텅! 텅! 튕겨지는 도끼와 망치를 보며 냉소. 도끼와 망치를 휘두른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도 비틀거리며 물러서고 있고

십일살주; [크와앗!] 가가가강! 방패를 앞세우며 미사일처럼 청풍에게 날아간다. 방패의 앞쪽에서 돋아난 별의 다섯 꼭지들이 드릴처럼 맹렬히 회전하며 날아간다. 이번에는 더 빨리 돌아서 주변의 공기도 함께 돌아간다.

칠십이살주; (십일살주형님은 이번 공격에 전력을 기울이셨다.) 팟! 도로 날아온 창을 받으며 뒤로 물러서면서 생각하고

콰콰콰! 맹렬히 돌아서 청풍의 몸을 덮은 투명한 막을 소용돌이치게 만들면서 청풍에게 쇄도하는 방패에서 돋아난 다서 별꼭지들

칠십이살주; (이번에는 혹시...) 생각할 때

콰드드! 청풍의 가슴 바로 앞에까지 뚫고 들어가는 드릴

[그렇지!] [죽어라!] 환호하는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 하지만

청풍; [10초!] 눈 부릅뜨며 외치고

드드드! 청풍의 몸 바로 앞에서 멈추는 드릴

십일살주; [!] 방패를 미는 자세로 청풍의 앞에서 멈춰서는 십일살주

청풍; [약속했던 10초의 양보는 끝났다!] 크와앗! 기합 지르고. 그러자

콰창! 텅! 드릴이 그대로 부러져 튀어 나가고

십일살주; [헉!] 콰드드! 드릴들이 부서진 방패로 앞을 가리며 뒤로 쭉 밀려가고.

칠십이살주; (만년한철로 만든 오첨신패의 칼날들이 깨졌다!) 경악. 그 직후

청풍; [이제 죗값을 치를 차례가 되었다.] 쩡! 앞으로 들어 내민 염왕아의 손잡이를 놓는 청풍. 그러자

투쾅! 꽝! 그대로 십일살주의 방패로 날아가는 염왕아. 빛에 덮여있다

십일살주; [어검술?] 경악하면서도 방패를 들어 막으려 하지만

꽝! 방패를 그대로 뚫고 들어가는 염왕아

푸학! 방패를 뚫고 들어간 염왕아가 십일살주의 가슴을 뚫고 등으로 빠져나와 허공으로 치솟는다

[안돼!] [형님!] 부악! 정!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가 비명 지르며 도끼와 망치로 좌우에서 청풍을 공격한다. 그 배경으로 십일살주는 바닥에 나뒹굴고 있고. 하지만

청풍; [잘 가라.] 손을 좌우로 젓고. 그러자

[헉! 도끼가 제멋대로...] [피하시오!] 부악! 쩍! 팽! 청풍을 공격하던 도끼와 망치가 서로에게 날아간다

퍽! 콰직! 서로의 도끼와 망치에 맞아 머리가 으스러지는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

[헉!] [동료끼리 서로를 죽였다.] [저게 무슨...] 거지와 그 주변 사람들 경악

터엉! 텅! 퍼억! 털썩! 도끼와 망치를 휘두른 자세로 나뒹구는 삼십칠살주와 삼십팔살주의 시체

가앙! 그 사이에 십일살주의 가슴을 관통했던 염왕아가 청풍에게 돌아오고

칠십이살주; [으아아아!] 투학! 울부짖으면서 창을 던지고

턱! 염왕아를 잡으며 돌아보는 청풍.

미사일처럼 단번에 청풍 앞으로 날아온 창. 하지만

텅! 청풍이 염왕아를 휘두르자 염왕아에서 일어난 힘이 창을 쳐서 허공으로 치솟게 만들고. 이어

청풍; [돌려주마!] 염왕아를 휘두르고. 그러자

멈칫! 허공에서 멈칫하는 창. 이어

쩍! 단번에 칠십이살주에게 날아가는 창

칠십이살주; [크왓!] 콱! 두 손으로 창날을 잡는다. 하지만

콰직! 창은 날아온 힘에 의해 칠십이살주의 손아귀에서 미끄러지며 가슴을 궤뚫는다.

[저놈은 자기 무기인 창에 죽었다.] [잘 죽었다 이놈아!] [꼴좋구나. 백주대로에서 살인을 한 대가다!] 환호하는 거지 주변의 사람들

칠십이살주; [이... 이 괴물...]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뒤로 물러선다. 두 손으로는 자기 가슴을 관통한 창의 날을 잡은 채. 창날은 그자의 등으로 삐져나왔고

퍼억! 뒤로 넘어져 죽는 칠십이살주

청풍; (구대문파 장문인들도 죽일 수 있다는 백일자객들...) 백일자객들의 시체를 보며 생각하고

청풍; (그 백일자객 네 명을 어렵지 않게 해치웠으니 남에게 질 일은 거의 없겠구나.) 미소. 그러다가

[!] 무언가 느끼고 눈 치뜨는 청풍.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여자의 눈 부위. 물론 혈부용인데 한쪽 눈에는 원통형의 망원경을 대고 있다.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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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주점

주점 내부. 이제 거의 모든 자리가 손님들로 찼다.

청풍; (숭산에서 이곳까지 오는 동안 뒤질 수 있는 곳은 모두 뒤졌지만 막형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국수 먹으며 생각하고

청풍; (혹시 혈세사패의 속한 자들을 잡으면 단서를 잡을 수 있을까 기대했지만...)

청풍; (개똥도 약에 쓰려면 안보인다고 혈세사패의 인간들을 단 한명도 만나지 못했다.) 찡그리고

청풍; (일단 화산까지 거꾸로 훑어보고 성과가 없으면 본격적으로 혈세사패를 찾아서...) 생각하다가 고개를 들고. 슥! 앞쪽 대각선 자리에 누가 앉는다.

청풍; (막형과 처음 만났을 때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군.) 웃으며 앞을 보고

<다만 이번 손님은 막형보다 더 특이하다는 점이 다를 뿐...> 청풍의 앞쪽 의자에 앉으며 자세를 바로 하고 있는 제갈소소.

고개를 조금 숙이는 제갈소소. 의자가 높아서 발 끝이 허공에 대롱거리고

청풍; (차림새도 그렇고 몸가짐도 그렇고...) (평범한 집안 아이는 아니다.) 웃으며 역시 고개를 조금 끄덕이고.

만두를 보는 제갈소소.

침이 꼴깍! 넘어가고

청풍; [물부터 마시고 먹어라.] 슥! 자기 찻잔을 밀어주고

제갈소소; [고맙습니다.] 두 손으로 찻잔을 받으며 고개 숙이고

이어 두 손으로 찻잔을 들고 귀엽게 마시는 제갈소소

청풍; (저런 딸이라면 한번 길러보고 싶구나.) 웃으며 다시 국수를 먹고

슥! 찻잔을 내려놓는 제갈소소. 이어

젓가락 통에서 젓가락을 꺼내고

제갈소소; [잘 먹겠습니다.] 두 손으로 젓가락 든 채 고개 숙이고

청풍; [많이 먹어라.] 웃으며 국수 먹고

제갈소소도 입맛 다시며 젓가락으로 만두를 집고. 헌데

[저기 있다!] 제갈소소가 만두를 앙 벌린 입으로 가져가려는 배경으로 갑자기 외침이 들리고.

주점 안에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돌아보는데

[앙큼한 년!] [여기 숨어있었구나.] 휘익! 팟! 주점 입구로 뛰어 들어오며 제갈소소에게 삿대질하는 백살파 자객들 네 놈. 그자들은 복면을 벗고 있어서 청풍은 그자들이 백살파 자객들인 줄은 모른다.

슥! 젓가락으로 만두를 집어든 상태로 의자에서 내려오는 제갈소소.

[잘 걸렸다.] [이번에는 놓치지 않는다.] [도망치지 못하게 다리몽둥이를 분질러 주마.] 인상 쓰며 거친 걸음으로 청풍과 제갈소소에게 다가오는 백살파 자객들. 겁에 질리는 가게 안의 손님들. 하지만

슥! 제갈소소는 태연하게 만두를 먹으며 청풍의 옆 자리에 앉는다. 청풍이 창가에 앉아있어서 통로 쪽 의자에 앉는다. 이번에도 의자가 높아서 발끝이 대롱대롱

청풍; (정말 평범하지 않은 아이다.) 제갈소소가 자기 옆 자리에 앉으며 태연하게 만두를 먹는 걸 보며 웃는데

사내1; [이년아! 허튼 수작 마라.] 확! 제갈소소의 멱살을 잡으려 손을 확 뻗고. 하지만 그 직후

툭! 청풍의 젓가락이 아주 빠르게 그자의 손을 살짝 치고. 그러자

사내1; [억!] 짝! 자기 손으로 자기 뺨을 세차게 때리며 비틀하는 사내1

뒤 따라오던 세 놈이 깜짝 놀라고

[뭐지?] [왜 자기 뺨을 때리는 건가?] 손님들 어리둥절. 그 배경으로 비틀하며 물러서는 사내1

[왜 그러는가?] [무슨 일이냐?] 뒤쪽의 사내2, 3이 묻고

사내1; [모르겠네. 갑자기 손이 제멋대로 움직였어.] 뺨을 만지며 당황.

그러거나 말거나 나란히 앉아서 국수와 만두를 먹는 청풍과 제갈소소

<저 앙큼한 년 옆에 앉아있는 놈, 실력을 감춘 고수다!> <젠장, 일이 번거롭게 되는군!> 전음을 나누며 청풍과 제갈소소를 보는 사내들. 그러다가

사내1; [친구! 피차 은원도 없는 처지이니 일 복잡하게 만들지 마세.] 포권하고

뭔 소리인가 하며 그자를 보는 청풍. 국수를 먹으면서

사내1; [그 계집애는 우리가 반드시 데려가야만 하네.] [방해하지 않으면 피를 볼일도 없을 걸세.]

청풍; [저자들 지금 뭐라는 건지 알아듣겠냐?] 제갈소소에게

제갈소소; [소소도 몰라요 아빠!] 만두를 오물거리며 새침하게 말하고

청풍; (아빠?) 띠용하고

[뭐라는 거냐 저년이?] [아빠?] 어이없는 사내들. 하지만

[그러니까 뭐야? 남의 자식 데려가겠다고 저 행패인 건가?] [세상 말세로구만. 백주에 아비가 있는 계집애를 납치하려 들다니...] [간이 배 밖으로 나온 작자들이야.] [누가 관부에 신고해야하는 거 아닌가?] 주점 안의 손님들 웅성거리며 사내들을 흘겨보고

당황하는 사내들

청풍; (요 맹랑한 것!) 제갈소소를 곁눈질하며 웃고. 제갈소소는 여전히 새침하게 만두를 먹고 있다.

청풍; (납치당하는 걸 모면하려고 날 아빠라 불렀구나.) 웃는데

사내들; [아가리들 닥쳐!] [저년은 저자와 아무 관계도 없다.] [관부에 신고하려면 해봐라. 아가리를 찢어줄 테니...] 주점 안 손님들에게 고함

[히익!] [엄마야!] 겁에 질리는 손님들과 종업원들

사내1; [이봐 친구! 객기 부리지 않기를 권하겠다.] 창! 칼을 뽑으며 청풍을 노려보고. 다른 놈들도 칼을 뽑고. 

사내1; [끝내 헛소리 하면 멱을 따주겠다.] 칼을 휘두르려 하고.

청풍; [아무래도 말귀를 못 알아듣는 자들이구만.] 한숨 쉬고

청풍; (이름이 소소라고 했지?) + [소소야!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 제갈소소에게

제갈소소; [밥 먹는데 방해돼요.] 만두를 먹으며 말하고.

청풍; [들었지?] 웃으며 사내들을 보고

청풍; [우리 밥 먹는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네놈들을 멀찌감치 치워야겠다.]

[무슨 개소리를...] [쳐라!] [말로 해서 알아먹을 놈이 아니다!] 부악! 쩍! 일제히 날아오르며 청풍을 향해 칼을 휘두르는 네놈. 아주 살벌하다.

[악!] [꺄악!] [히익!] 비명 지르는 손님들과 점원들. 달아나려고 의자에서 일어나기도 하고. 하지만

청풍; [머리 좀 식혀라.] 젓가락으로 뭔가를 집어서 창밖으로 던지는 시늉하고. 그러자

화악! 보이지 않는 밧줄 같은 것들이 네놈을 휘감더니

[아이쿠.] [헉!] 펑! 버둥대며 열린 창문을 통해서 밖으로 날아가는 네놈.

첨벙! 첨벙! 주점에서 10여 미터 밖에 있는 강물에 쳐박히는 네놈.

[오오! 신기다!] [어떻게 한 거지?]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 손님들의 눈이 휘둥그래지고

짝짝! 젓가락 내려놓고 박수치는 제갈소소

[어푸!] [젠장...] [이게 무슨...] 허우적대며 물 위로 떠오르는 네놈. 그때

<두 번의 자비는 없다.> 그놈들 귀에 들리는 음성. 눈 치뜨는 네놈.

청풍; <어린 애가 보는 앞이라 살수를 쓰지 않았을 뿐이다.> 창을 통해 내다보는 청풍. 전음으로 말하고

청풍; <다음번에는 확실하게 끝을 내줄 것이다.> 슥! 음산하게 웃으며 엄지손가락으로 목을 베는 시늉하고. 그러자

오싹! 소름이 돋는 네놈

[가... 가자!] [우... 우리가 손을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두고 보자!] 팟! 휘익! 물을 박차고 날아오르는 네놈.

곧 멀어지는 네놈

[꼴좋구나 불한당들아!] [다신 오지 마라.] [인간이 되거라 이놈들아.] 창문을 통해 그걸 보며 박수치고 삿대질하는 손님들

청풍; [나쁜 아저씨들은 쫓아 보냈고..] 제갈소소를 돌아보며 웃고. 제갈소소는 젓가락을 내려놓은 상태인데 눈이 풀려있다.

청풍; [이제 또 뭘 해드리면 될까요 공주님?] 웃으며 묻고

제갈소소; [엄마가 낙양 영빈객잔(迎賓客棧)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눈이 좀 풀린 채 말하고

청풍; [낙양으로 데려가주면 되겠느냐?]

제갈소소; [그리고... 소소 졸려요.] 슥! 눈을 감으며 쓰러지려 하고

청풍; (이런...) 급히 제갈소소를 끌어안고

이미 까무라친 듯이 잠이 든 제갈소소

청풍; (야무지고 당찬 척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어린 아이다.) 잠이 든 제갈소소를 두 팔로 끌어안고

청풍; (밤새 두려움에 떨면서 먼 길을 온 탓에 지칠 대로 지쳤을 것이다.) 자신의 품에 안겨 곤히 잠이 든 제갈소소를 내려다보며

청풍; (그러다가 더는 위험하지 않다는 사실에 긴장이 풀려 잠에 곯아떨어진 것이고...) 잠든 제갈소소를 내려다보며 안쓰러운 표정

청풍; (그나저나 비범한 면이 있는 아이다. 본능적으로 내가 자신을 추적자들로부터 지켜줄 능력이 있다는 걸 알아보다니...)

<어쩐지 이 아이와는 남다른 인연이 있는 것 같다.> 잠이 든 제갈소소를 품에 안고 내려다보는 청풍. 주변 사람들도 흐뭇한 표정으로 보고 있고

 

#139>

낮. 이제 해가 제법 높게 떠올랐고. 경치 좋은 강변의 정자. 그곳에 몇 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다.

정자에 놓인 의자에 앉아있는 여자. 혈부용이다.

정자 주변에는 네명의 흰색 복면인이 서있다. 복면에는 <十一> <三十七> <三十八> <七十二>등의 글자가 적혀 있다. 백살파의 최고 고수들인 백일자객들인데 <十一>의 무기는 원형의 방패다. 방패에는 별이 새겨져 있고. <三十七>은 거대한 도끼. <三十八>은 망치. <七十二>는 창날 아래 붉은 수술이 달린 뾰족한 창이다.

정자 앞의 바닥에는 네 명의 사내가 무릎을 꿇고 있다. 바로 청풍에 의해 강물에 빠졌던 백살파의 자객들. 그중 사내1이 종이를 보고 있다. 종이에는 청풍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고

사내1이 보고 있는 초상화 크로즈 업. 청풍의 얼굴

사내1; [틀... 틀림없습니다 혈부용님!]

사내1; [이자가 속하들로부터 다지관음의 딸년을 빼앗은 놈입니다.]

혈부용; (드디어...) 눈 번뜩

혈부용; (이청풍! 네놈이 지척에 있단 말이지?) 살벌한 표정

십일살주; [이 무능한 놈들을 어찌 할지요?] 혈부용에게

[으으!] [제발...] [살려주십시오 십일살주(十一煞主)님!] 사색이 되는 사내들

십일살주; [있으나 마나한 무능한 놈들이니 분부하시면 속하들이 처리하겠습니다.] 징! 등고 있는 방패가 진동하고

삼십칠, 삼십팔, 칠십이살주들도 무기를 잡고

[히익!] [으으으!] 공포에 질리는 사내들

혈부용; [일을 망친 죄는 크지만...] 입 열고

사색이 되어 보는 사내들

혈부용; [이청풍의 종적을 보고한 공이 있으니 사형은 면해주겠다.]

[감사... 감사합니다 혈부용님!]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머리 바닥에 박으며 감격하는 사내들.

혈부용; [낙양으로 돌아가서 다지관음의 동향이나 파악해서 보고하라.] 귀찮다는 듯 손짓하고.

[존... 존명!] 일제히 고개 조아리는 사내들. 이어

휘익! 휙! 날아올라서 사라지는 사내들

혈부용; [십일살주!] 멀어지는 사내들 보며

십일살주; [하명하시지요.]

혈부용; [백살파 백일자객들의 위명이 사실임을 증명해보일 기회가 왔어요.]

혈부용; [힘을 다해 이청풍을 척살하세요.]

십일살주; [맡겨주십시오!] 포권하고. 이어

십일살주; [사냥이다! 가자!] 팟! 날아오르고. 다른 세놈도 따라서 날아오르고

사내들이 간 반대방향으로 날아가는 십일살주 일행.

혈부용; [이청풍... 이청풍...]

혈부용; [과연 소회주의 우려대로 네놈이 소회주의 천적인지 관찰해주겠다.] 사악하게 웃는 혈부용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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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정주> 새벽. 이제 동녘이 환하게 밝아온다.

정주 교외 강가의 사당. 사당 앞의 모닥불은 꺼져 있고. 백살파 자객들이 모닥불 주위에 망토를 덮고 잠이 들어있다. 빈 술병이 널려있고. 먹다 남은 통닭과 오리고기도 있다. 모닥불에서는 연기만 가늘게 치솟고 있다. 그러다가

사내1; [어이 추워!] 몸을 떨며 깨어나고

사내1; [젠장... 어쩐지 춥다 했더니 모닥불이 꺼졌구만.] 오만상 쓰며 일어나고

사내1; [아직 날이 밝으려면 멀었다. 모닥불을 다시 피우고 한숨 더 자야겠다.] 비틀거리며 사당 쪽으로 가고

사내1; [사당 문짝은 누가 떼어갔고...] 문이 안 달린 사당으로 들어가고

사내1; [마루나 뜯어다가 땔감으로...] + [!] 눈 부릅

쿵! 사당 바닥에 아무도 없다. 마른 풀이 깔린 바닥에는 제갈소소의 손발을 묶었던 밧줄과 입에 재갈 물렸던 천만 흩어져 있고

사내1; [젠장! 전부 일어나라 일 났다.] 사당 안을 살펴보며 버럭 고함지르고.

[헉!] [뭐냐?] [다지관음이 딸년 구하려고 쳐들어오기라도 했냐?] 다른 세 놈 기겁하며 일어나고

사내1; [제갈소소, 그 맹랑한 년이 포승을 끊고 달아났다.]

[이런...] [정말이로구나!] [일곱 살 밖에 안된 어린년이 어떻게 포박을 푼 건가?] 사당으로 달려와 안을 들여다보며 놀라는 세놈

사내1; [아직 멀리 가진 못했을 것이다.] [네 방향으로 흩어져서 추적하자!] 휙! 한쪽으로 날아가고

[난 이쪽을 훑겠다.] [젠장! 다 된밥에 코 빠트린다더니...] [이년아! 어디 숨었느냐?] 휘익! 휙! 다른 세 방향으로 날아가는 사내들.

곧 사당 앞은 조용해지고. 헌데

 

사당 내부.

달칵! 사당 바닥을 이루는 마루조각이 들썩이더니

툭! 툭! 조그만 손이 마루 조각 몇 개를 젖히고

이어 조심스럽게 고개를 내미는 계집아이. 물론 제갈소소다.

당차고 똘똘한 표정으로 마루 아래 공간에서 밖으로 기어나오는 제갈소소

탁탁! 손으로 몸의 먼지까지 털며 사당을 나온다.

주변 살피며 모닥불이 피워졌던 곳을 지나려 하고. 그러다가

모닥불 옆에 남아있는 먹다 남은 통닭과 오리고기들

꼬르륵! 그걸 보는 제갈소소의 배에서 소리가 나고

다가가서

통닭을 집어 드는 제갈소소.

우직! 통닭의 다리를 하나 잡아 뜯어서

그걸 우물거리며 사당을 떠나는 제갈소소.

 

#134>

아침. 정주. 이제 강에는 아침인데도 배들이 많이 떠가고.

그 중 한 척의 여객선. 돛대가 두 개에 객실이 2층인 상당히 큰 여객선. 바로 벽옥령과 강혜분이 탄 배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갑판에는 사람들이 별로 안 나와 있는데. 뱃머리에 강혜분이 서있다. 죽립은 쓰지 않았지만 망토로 몸을 가리고 있다. 배의 좌우와 선미에는 사공들이 서서 장대로 물길을 가늠하고 있고.

생각이 많은 표정인 강혜분.

그런 강혜분의 머리에 떠오르는 장면. #35>의 장면이다. 파노라마처럼 회상 씬으로

 

청풍; [확실히 누님은 여전히 십대소녀처럼 보이십니다.] 달칵! 웃으며 수저를 쟁반에 내려놓고

강혜분; [얘는 농담도 잘해!] 탁! 부끄러워서 청풍의 어깨를 손으로 치고. 헌데 그 순간

휘익! 강혜분의 몸이 허공으로 홱 떠오른다. 다리가 천장을 향하게. 손은 청풍의 어깨에 달라붙어 있고

강혜분; [엄마야!] 거꾸로 선 자세가 되어 비명 지르고.

청풍; [놀라셨지요?] 웃고

청풍; [내려드릴 테니 안심...] + [!] 움찔 하고

스륵! 거꾸로 서는 바람에 강혜분의 치마와 속치마가 아래로 흘러내리며 아랫도리가 그대로 드러난다. 가죽신을 신은 발과 미끈한 다리. 삼각 빤스 같은 속옷으로 가려진 사타구니 일부까지

강혜분; [꺅!] 비명 지르며 급히 나머지 한손으로 사타구니쪽의 치마를 밀어서 아랫도리가 완전히 드러나지 않게 하고

회상 끝

 

강혜분; (개구장이 같으니...) 얼굴 발개지고

강혜분; (물론 딱히 기분이 나쁘진 않았어. 다른 사람도 아니고 청풍이에게 속살을 보여준 것이었으니...) 좋아 죽으려 하고

이어지는 회상. 역시 #35>의 장면

 

청풍; [이화접목의 수련비결입니다.] 건네주며 웃고

청풍; [그걸 수련하시면 아무리 힘 센 상대라도 문제없이 처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강혜분; [고마워! 열심히 수련할게.]

청풍; [그런 일이 없길 바라지만...] [언제고 이화접목이 누님에게 필요한 때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회상 끝

 

강혜분; (청풍은 지금 같은 상황을 예견한 것일까?)

강혜분; (이화접목의 비결을 전수해준 덕분에 세상에 나올 때 조금은 두려움이 덜해졌는데...) 생각할 때

달칵! 1층 객실의 문이 열리며 벽옥령이 나온다. 여전히 남장이지만 역시 죽립은 쓰지 않았다. 열린 문 안쪽에는 여자들이 잠들어 있는 게 보이고

강혜분; [일어나셨어요 아가씨?]

벽옥령; [잘 잤어 혜분언니?] 하품하며 다가오고

벽옥령; [여긴 어디쯤이야?] 눈 꼬리의 찔끔 나온 눈물을 소매로 닦으며 다가오고. 강혜분은 몸에 두르고 있던 망토를 벗는 중이다.

강혜분; [밤새 개봉(開封)을 지나서 정주 근처를 지나는 것 같아요.] 망토를 벽옥령의 몸에 둘러주면서

벽옥령; [언니도 춥잖아.] 말은 그렇게 하지만 거부하진 않고

강혜분; [전 괜잖아요. 아침 바람이 쌀쌀하니 피풍의를 두르고 계셔요.] 목 앞으로 끈을 여며주고

벽옥령; [고마워.] 아직 잠이 덜 깬 표정으로

벽옥령; [그런데 정주에서 낙양은 그리 멀지 않지?]

강혜분; [점심때쯤이면 지나갈 거예요.] 강혜분에게 입혀준 망토를 갈무리 해주고

벽옥령; [길은 멀리 돌아왔지만 시간은 오히려 적게 걸렸을 거야.] 정주 쪽을 보고

강혜분; [순풍이 불어준 덕분에 배가 빨리 황하를 거슬러 올라올 수 있었지요.] 함께 서서 정주를 보고

강혜분; [하지만 낙양을 지나면 험하기로 악명 높은 용문협(龍門峽)이 나와요.]

벽옥령; [잉어가 거슬러 올라가는 데 성공하면 용이 된다고 해서 등용문(登龍門)이란 전설이 생긴 그 용문협!]

강혜분; [강물이 너무 급해서 이 배는 거기까지 밖에 운행을 하지 않아요.]

벽옥령; [어쩔 수 없이 용문협 부터는 육로로 가야겠네.]

강혜분; [도보로 가는 건 상당히 힘들 테니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두셔야할 거예요.]

벽옥령; [견딜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벽옥령; [아무리 힘들어도 청풍오빠가 무사한 걸 확인할 수만 있으면 참을 수 있어.] 당찬 모습

강혜분; (아가씨의 이 지극정성이 하늘에 닿아서 청풍이가 무사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벽옥령의 옆모습 보며 소리없이 한숨. 그때

벽옥령; [저기 봐 언니!] 강변을 가리키고

강변에 연기가 피어오르는 건물이 보인다. 거리는 200미터 정도.

벽옥령; [아마 길가는 손님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는 주점 같아.]

강혜분; [손님들이 제법 있는 게 보이네요.] 역시 강변의 건물을 보고. 건물 주변에 사람들이 오가는 게 개미처럼 작게 보인다.

벽옥령; [저런 곳에서 아침을 먹으면 분위기 끝내주겠어.] 입맛 다시고

강혜분; [그러게나 말이에요.] 웃고. 헌데

 

#135>

두 여자가 보고 있는 강가의 주점. 강을 따라 난 큰 길가에 서있어서 손님이 많다. 이른 아침이지만 손님들이 제법 북적이고. 길을 오가는 손님들이 아침 먹으로 들르고 있다. 말과 마차도 주점 앞 마당에 세워져 있고.

멀리 강이 보이는 창가 자리. 의자가 네 개인데 청풍이 앉아서 강을 떠가는 배들을 보고 있다. 청풍은 주점 입구가 보이는 쪽 창가 자리에 앉아있다. 앞에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찻잔이 놓여있고

청풍; (저 배들은 밤새 강을 따라 올라오고 내려왔겠구나.)

여객선의 모습. 뱃전에 사람들이 서있는 게 작게 보이고. 물론 그중에 강혜분과 벽옥령이 있지만 청풍은 알지 못한다.

청풍; (저 배에 탄 사람들은 무슨 사연이 있어서 길고 험한 황하를 거슬러 온 것일까?) 생각하는데

[음식 나왔습니다.] 턱! 점원이 쟁반을 내려놓는다. 쟁반에는 국수와 만두, 고기볶음 등이 있다. 돌아보는 청풍

점원; [맛있게 드십쇼.] 쟁반을 들고 돌아가고. 탁자에는 세 가지 음식이 차려졌고

청풍; (밤길을 걸어와서 배가 고픈 김에 음식을 너무 많이 시켰다.) 젓가락 통에서 젓가락을 집어들고

청풍; (아무래도 다 못 먹고 남길 것 같구나.) 국수를 먹기 시작하고

 

#136>

강가의 사당.

휘익! 휘익! 사내1과 2가 날아내리고

사내1; [자네도 허탕인가?] 모닥불 옆에 내려서고

사내2; [십리 넘게 뒤졌지만 아무런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네.]

사내1; [일곱살 짜리 계집애가 밤새 그 이상 먼 거리를 걸어갔을 리는 없고...] 오만상을 쓰고

사내1; [다른 친구들이 간 방향에서도 발견되지 않는다면 그년이 이 근처 어딘가에 숨어있다고 봐야...] 말하다가 흠칫하며 모닥불 있던 곳을 보고. 정확히는 통닭이 놓여 있던 곳이다

사내1; [우리가 안주거리로 사온 통닭을 다 먹었던가?]

사내2; [술 마시느라 안주는 거의 안 먹었지.] 사당으로 가려다돌아보고

사내1; [그런데 통닭이 통째로 사라졌어.] 통닭이 있던 곳을 가리키고

사내2; [혹시!] 팟! 사당으로 뛰어들고

사당 바닥의 마루판이 몇 개 흩어져 있고 그 아래 빈 공간이 있는 게 보이고

사내2; [이런 젠장!] 쾅! 발을 구르고

사내1; [혹시...] 다가와서 보고

사내2; [그년이 사당 마룻바닥에 숨어서 우리가 떠나길 기다렸다가 달아났네.] [통닭은 배가 고파서 가져갔을 테고...] 홱 돌아서고

사내1; [통닭을 먹으면서 갔으면 흔적이 있을 걸세.] 주변을 살피고.

사내2; [그렇겠지.] 다른 곳을 살피고. 그러다가

사내1; [!] 눈 번득

풀숲에 난 길에 닭다리 뼈가 하나 떨어져 있다.

사내1; [이쪽일세.] 외치며 달려가고. 사내2가 돌아보고

삐익! 삑! 호각을 불며 닭 뼈가 발견된 곳으로 달려가는 사내1. 사내2도 따라가고

 

#137>

주점에서 멀지 않은 강가.

[!] 온 길을 돌아보는 제갈소소. 살이 붙어있는 닭다리 하나를 들고 있는데. 삐익! 삑! 멀리서 호각 소리가 들린다.

마지막 닭다리를 뜯으며 종종 걸음을 하는 제갈소소. 앞쪽에 주점이 보인다.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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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낙양(洛陽)> 거대한 도시. 저녁 무렵.

어느 객잔. 사람들 북적.

객잔의 독채. 그곳에는 인적이 없다.

쏴아! 객잔 내부. 욕실에서 물소리가 나고.

화려한 침실. 여자들의 짐이 널려있고. 한쪽은 욕실. 한쪽에는 휘장이 쳐진 침대가 놓여있다. 휘장이 쳐져 있어서 침대 안의 상황은 볼 수 없고

쏴아! 쏴! 주렴이 쳐진 욕실에서 물소리가 나고. 이윽고

촤락! 주렴을 젖히며 나타나는 여자. <무쌍일지>에 나온 우유라 캐릭터. 막 목욕을 한 촉촉한 모습. 몸에는 가운이 걸쳐져 있고 머리는 수건으로 싸매고 있다. 풍만하며 절세미녀. 나이는 좀 있어서 20대 후반이다.

우유라; [오랜만에 마음 놓고 목욕을 해서 개운하네.] 수건으로 목의 물기를 닦으며 나오고

우유라; [악양(岳陽)에서 이곳 낙양까지는 이천여리...] [그 먼 길을 오는 동안 목욕조차 마음 편하게 못했다.] 한쪽의 화장대로 가고.

우유라; [이제 목적지인 북망산(北邙山)까지는 지척이니 오늘은 편히 쉴 수 있겠구나.] 화장대에 앉아 화장을 하려하고. 그러다가

우유라; [!] 흠칫! 하며 뒤쪽의 침대를 보고

우유라; (소소(素素)가 어째 조용하네.) (그새를 못 기다리고 잠이 들었나?) 화장대 앞의 의자에서 일어나 침대로 가고.

우유라; [소소야! 엄마가 목욕하는 거 기다리다 잠들었니?] 사락! 휘장을 젖히며 미소 짓고. 하지만

쿵! 침대 안에는 아무도 없다. 대신 종이가 한 장 놓여있고

우유라; (소소가 없다.) 눈 치뜨고. 종이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우유라; [사봉(四鳳)!] 외치며 침실 문쪽으로 달려가고

우유라; [소소를 너희들이 데리고 있느냐?] 덜컹! 문을 열고. 하지만

쿵! 문 밖은 거실. 헌데. 거실에 네 명의 여자 무사가 죽어있다. 외상은 없는데 모두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죽어있다. 같은 복장을 하고 있고 얼굴도 비슷하고.

우유라; [사봉!] 비명 지르며 거실로 뛰어들고. 하지만 그 직후

어떤 연기 같은 것이 우유라의 코로 스며들고. 그러자

띵! 현기증이 느껴지는 우유라

우유라; [독!} 비틀하며 급히 두 손을 모으고. 숨을 멈추는 모습으로. 이어

우유라; (삼매진화(三昧眞火)!) 눈 부릅뜨고. 그러자

화악! 우유라의 몸에서 강한 열기가 뿜어지는 모습. 이어

우유라; [하악!] 참았던 숨을 토해내고

우유라; (살포된 후 제법 시간이 흐른 덕분에 독기가 옅어져서 어렵지 않게 태워버릴 수 있었다.) 서둘러 네 명의 여자무사에게 다가가고.

가장 가까운 여자의 목을 만지는 우유라

우유라; (질식해서 죽었다.) (기도에 부종을 일으키게 만드는 악독한 독에 중독당한 때문이다.) 이를 갈고

우유라; (그 때문에 비명도 지르지 못했을 테고...) + [!] 생각하다가 깨닫고

우유라; (종이!) 팟! 다시 침실로 뛰어들고

침대로 달려가서

팟! 침대에 무릎을 꿇으며 종이를 낚아채듯 집어드는 우유라

 

<유서 깊은 제갈세가(諸葛勢家)의 안주인이신 다지관음(多智觀音) 우유라(尤乳羅) 부인께 인사드리겠소. 따님 제갈소소(諸葛素素)는 우리 백살파에서 보살피고 있소. 따님이 무사하길 바라신다면 북망산에서 열리는 호천집성연(護天集星宴)에는 참석하지 않으시기릴 바라겠소.> 종이에 적힌 글 내용

 

우유라; [안... 안돼!] 사색이 되어 덜덜 떨고. 두 손으로 종이를 든 채

우유라; [백살파! 네놈들이 감히 제갈세가의 유일한 상속자인 소소를 건드려?] [용서하지 않겠다.] 이를 갈고

 

#129>

경치 좋은 곳에 자리한 암자. #54> #101>에 나온 암자. 위상영이 머물던. 그리 크지는 않은 절인데 비구니 암자라 비구니들만 돌아다니고 있고. 마당에는 두 필의 말이 끄는 마차도 한 대 서있다. 물론 위상영이 타고 다니는 마차다. 비구니들이 말을 돌보고 있고

어느 건물. 색목쌍교가 입구를 지키고 있다.

 

위상영; [소림사...] 조금 놀란 표정. 독두신개와 마주 앉아있다.

위상영; [이청풍 그 사람...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 나타났군요.] 냉정을 유지하려 애쓰는 표정으로 말하고

독두신개; [노화자도 그게 신기해서 급히 소식을 전하러 왔네.] 가는 천을 내밀고. 두 손으로 받는 위상영

독두신개; [화산에서 실종되었다가 느닷없이 나타난 놈이 이번에는 뜬금없이 소림사에 들렀다는 걸세.] 천을 펼쳐서 읽는 위상영을 보며

위상영; [무슨 목적으로 소림사에 들렀는지 궁금하군요.] 천에서 눈을 떼고

독두신개; [소림사에 파견되어있던 본방의 젊은 거지 놈이 탐문한 바에 의하면 종남파 제가 막운비의 소재를 물었다고 하네.]

위상영; [이십여 일 전 삼절곡이 의문의 멸문을 당한 것과 관련이 있겠군요.]

독두신개; [노화자도 그리 추측하고 막운비의 행방을 알아보라고 젊은 거지들에게 지시를 해놨어.]

위상영; [소녀 역시 궁금하니 알아내신 게 있으면 알려주셨으면 해요.]

독두신개; [그리함세.]

독두신개; [그보다 호천집성연의 준비는 잘 되어가는가?]

위상영; [삼문육가뿐만 아니라 구대문파에도 초청장을 발송해놨어요.] [삼문육가의 참석은 확정적인데 구대문파중에서는 몇 개의 문파나 참석할지 모르겠어요.]

독두신개; [구대문파의 말대가리들이 제발 협조적으로 나왔으면 좋으련만...] 혀를 차고

위상영; [그분들도 조만간 저희 호천맹의 깊은 뜻을 알게 되겠지요.] 미소

독두신개; [호천집성연의 준비로 바쁠 테니 노화자는 이만 가보겠네.] 일어나고

위상영; [대접이 소홀해서 죄송해요.] 일어나고

독두신개; [대접이 소홀하다니... 거지에게 별 말을 다하는군.] 문을 열고 나가고. 문 밖에서 색목쌍교가 돌아보고

독두신개; [군사의 마음 속 정랑(精郞)은 노화자가 만나볼 테니 안심하게나.] 짓궂게 웃으며 걸어가고. 따라 나오는 위상영에게

<정랑...> 색목쌍교가 서로 눈짓을 하며 웃고.

위상영은 얼굴이 화들짝 붉어지고

휘익! 멀리 사라지는 독두신개

위상영; [짖궂은 분 같으니...] 한숨. 하지만 싫은 기색은 아니고.

위상영; (마음속의 정랑...) (하긴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문 밖에 서서 멀어지는 독두신개를 보며 생각하고

위상영; (큰 은혜를 입기도 해서인지 단 두 번 만났음에도 내 마음속에 새겨진 이공자의 인상은 결코 지워지지 않을 정도로 선명하니...) 청풍을 떠올리고

 

#130>

<-위가장> 역시 저녁 무렵.

어느 건물. 음침한 인상의 무사들이 지키고 있고

 

혈부용; [...] 의자에 앉아서 편지를 읽고 있고. 그 앞에는 음침한 인상의 중년인이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채 서있다.

혈부용; [...] 뭔가 생각하며 편지를 내려놓고

사내; [어찌 할지요?] 눈치 보고

혈부용; [이청풍... 이자의 종적이 발견되었다는 보고를 소회주님께도 했느냐?] 편지를 가리키고

사내; [혈부용님께 먼저 보고해야할 것 같아서...] 눈치 보고

혈부용; [잘 했다.] [근래 소회주님의 심기가 몹시 어지러운데 이런 일로 또 심란하게 해드릴 필요는 없다.]

혈부용; [이가놈은 내 선에서 처리하겠다.] [백살파와 지옥갱에 연락해서 준비를 시켜라.] 도도하게

사내; [존명!] 포권하고

나가는 사내

혈부용; [이청풍... 이청풍...]

혈부용; [소회주님 말씀대로 네놈이 정말 소회주님의 앞길을 막을 천적인지 나 혈부용의 손으로 확인해주겠다.] 사악하게 웃고

 

#131>

<-낙양 동쪽 정주(鄭州)> 강변의 도시. 때는 밤. 아주 깊은 밤은 아니라 도시가 불야성을 이루고 있고. 하늘에는 보름달이 다 된 달이 떠있다.

 

불야성을 이루고 있는 정주가 멀리 보이는 강가. 음침한 사당이 한 채 서있고. 그 사당 앞 공터에는 모닥불이 피워져 있고. 흰옷을 입은 사내 네 명이 모닥불을 둘러싸고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는 중이다. 안주는 통닭과 오리등. 기름종이에 싸서 포장해온 것. 사내들의 복장은 백살파 자객들 복장. 옆에는 무기와 함께 복면을 벗어 놨다. 복면에 숫자는 적혀있지 않다.

사내1; [지령 받은 임무를 성공하긴 했지만 좀 아쉽구만.] [마침 다지관음 우유라 그년 목욕 중이었는데 말이야.] 술을 병나발로 불며 음험하게 웃고

사내2; [효과 좋은 독도 갖고 있었겠다. 그년을 쓰러트리고 재미를 볼 걸 그랬나?] 역시 입맛을 다시면서

사내3; [아서라 이것들아.] [우가년은 어쨌든 명색이 삼문육가중 한 가문의 주인이야.] 병나발 불던 술병을 입에서 떼며

사내3; [백일자객들이라면 모르지만 우리같은 하수들이 어떻게 해볼 상대가 아니야.] 소매로 입가의 술을 쓱 닦고

사내3; [특히 그년이 익힌 태음신공(太陰神功)은 남자들과는 상극이라고 알려져 있어.] 심각한 표정

사내1; [남자들과는 상극인 무공?] [그런 게 있나?]

사내3; [있지.]

사내3; [남자가 익힌 무공에 공격당하면 타격을 입기는커녕 양기(陽氣)를 흡수해서 더 강하게 반격하는 무공들이 있어.]

사내3; [대표적인 게 구대천마중 뱅백마모의 빙극진살(氷極振煞)인데...]

사내3; [다지관음이란 년이 익힌 태음신공도 그런 계통의 무공이라고 알려져 있어.]

사내1; [자네 말이 맞다면 객기를 부리지 않은 게 다행이었구만.]

사내3; [어쨌거나 우리에게 맡겨진 임무는 다지관음이 호천맹에서 발을 빼게 하는 것이고...]

사내3; [저 어린 계집 덕분에 임무는 완수한 것이나 다를 바가 없어.] 사당을 돌아보고. 다른 놈들도 돌아보고

어둑한 사당 안쪽. 바닥은 마루 인데 마루 위에 마른 풀이 깔려있고 그 위에 7살, 즉 초등학교 1학년 쯤 된 소녀가 묶인 채 누워있다. 입에는 재갈이 물려있고. 두 손은 뒤로 묶여있다. 두 발목도 묶여있고. 귀엽고 똘망똘망한 인상. 옷도 귀엽다. 이 소녀가 우유라의 딸인 제갈소소

사내1; [아쉽구만. 저것이 몇 살만 더 많았어도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 텐데...] 입맛 다시고

사내3; [그 인간 천벌 받을 소리를 하는구만.] 눈을 흘기고

사내2; [맞어. 어려서 아비를 잃은 불쌍한 아이를 두고 뭔 천벌 받을 소리인가?]

사내1; [그래 내가 말실수를 했네. 그만 좀 타박해.] 머쓱해서

사내3; [헛소리들 말고 술이나 마시자고...]

사내2; [그런데 제갈소소... 저 꼬맹이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건가?]

사내3; [우리야 모르지.]

사내3; [일단 백일자객들에게 인도하면 우리 임무는 끝인데...] [아마 총단으로 끌려가서 제갈세가를 옭아매는 인질 역할을 하게 되겠지.]

사내2; [명문가에 잘못 태어난 죄로 어린 나이부터 생고생을 하게 되었구먼.]

사내3; [그래서 인생이라는 게 일방적으로 좋고 일방적으로 나쁜 경우는 없다고 하는 거겠지.] 술 마시고.

[...] 바닥에 누워 뭔가 생각하는 제갈소소. 헌데

슥! 슥! 뒤로 묶인 손가락이 꼼지락 거린다.

사각! 사각! 제갈소소의 가운데 손가락에 반지가 끼워져 있는데. 반지에서 작은 칼날이 돋아나 있고. 그 칼날로 밧줄을 자르고 있다.

 

#132>

<-낙양> 깊은 밤. 이제 대부분의 건물에는 불이 꺼져 있고. 달이 중천에 떠있다.

어느 절. 높은 탑이 있다. 9층으로 이루어진 중국식 탑

딱! 딱! 탑 근처에서 등을 들고 순찰 도는 두 명의 중. 한명은 등을 들고 앞장서고 한명은 딱딱이를 치며 따라온다.

[가을이 멀지 않아서인지 이제 밤만 되면 으슬으슬 해.] [뜨끈한 아랫목이 그리울 계절이 왔어.] 딱! 딱! 대화 나누며 걸어가는 중들. 그러다가

[!] 무언가를 발견하고 눈 치뜨며 멈춰서는 등을 든 놈. 바닥을 본다

[왜 그래?] 딱딱이 치던 놈이 어리둥절하며 멈춰서고

[저... 저...] 등을 든 놈이 앞 쪽의 넓은 공토를 가리키며 덜덜 떨고. 딱딱이 치던 놈도 앞쪽을 보고

쿵! 공터에는 절 중앙의 탑이 달에 비쳐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데. 그 탑 꼭대기에 사람 그림자가 서있는 게 보인다

[사... 사람!] [탑 위에 누가 서있다.] 기겁하며 돌아보는 두 놈

쿵! 9층 탑의 꼭대기. 어떤 여자가 밤바람에 옷깃을 펄럭이며 서있다. 속 옷 위에 가운을 걸치고 머리는 풀어헤친 미친 년 분위기의 여자.

크로즈 업. 바로 우유라다. 양팔 벌리고 고개를 든 채 바람 냄새를 맡고 있다. 눈을 감고 있고

[히익! 요... 요괴다!]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다리가 풀려 주저앉는 중들.

파삭! 들고 있던 등이 깨지며 바닥에 불이 확 일어난다. 기름에 불이 붙은 것

[부처님 관음보살님!] [제자들을 살려주십시오!] 엉금 엉금 기어 도망치는 두 중. 뒤에서는 등이 깨져 흐른 기름에 불이 붙어 활활 탄다. 하지만

 

우유라; (어디... 어디에 있느냐 소소야?) 아랑곳 하지 않고 탑 위에 서서 두 팔 벌린 채 바람을 맞고 있다.

우유라; (유괴당할 것을 우려하여 소소는 어렸을 때부터 백리향(百里香)을 조금씩 먹여왔다.) (그 때문에 소소 몸에는 백리향의 향이 배어있다.)

우유라; (바람의 방향만 맞으면 소소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낼 수 있다.)

우유라; (제발... 제발 이 가엾을 계집을 도와다오 바람아!) 울고

<소소의 체향을 이곳으로 몰아와다오!> 탑 위에 미친 년처럼 서있는 우유라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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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독룡간> 낮

절벽 아래에 자리한 동굴. 헌데 수많은 뱀들이 동굴 입구에 모여서 고개를 들고 동굴 안을 보고 있다. 뱀들은 크기가 제 각각이다

 

동굴 내부. 끝 쪽에 섭장천이 누워있다. 청풍이 그 옆에 무릎 꿇고 앉아있고. 용각신망은 섭장천의 머리맡에 따리를 틀고 앉아서 섭장천을 내려다본다.

섭장천; [지난 열흘 동안 고생이 많았다.] 죽어가는 얼굴로 청풍을 올려다보고

섭장천; [네가 철인진결과 절대삼검의 비결을 모두 숙지한 것을 확인했으니 이제 죽어도 여한은 없구나.]

청풍; [아직... 후배는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눈물 글썽

섭장천; [그렇지 않다. 네게는 부족한 면이 전혀 없어.] 웃고

섭장천; [노부도 나름대로 재주가 있다고 자부해왔지만 문일지십인 너에게는 비할 바가 못 된다.]

섭장천; [철인진결과 절대삼검의 비결을 확실하게 깨우쳤으니 이제 수련하여 네 것으로 만드는 일만 남았다.]

섭장천; [노부의 평생 성취가 남김없이 후세에 전해지게 되었으니 그저 기쁠 뿐이다.] 평온한 표정이 되고

청풍은 말없이 울고

꾸우! 용각신망도 울고

섭장천; [노파심으로... 다시 한 번 부탁을 하마.] [노부의 손녀... 유일한 핏줄인... 아연이를 찾아내 보살펴다오.]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섭장천; [아연이... 그 가엾은 것은 지존의 마수에 떨어져 무슨 수난을 당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게 끝내 노부의 마음을 어지럽히는구나.] 탄식

청풍; [천지신명께 맹세컨대 아연소저는 반드시 찾아내 지켜드리겠습니다.]

섭장천; [고맙구나. 고마워.] 미소 짓고

섭장천; [아연이의 가슴 부분에... 나비 형상의 점이 있다는 걸 잊지 말거라.] 말할 때

꾸우! 용각신망이 섭장천의 이마를 핥으며 운다

섭장천; [오냐! 이제 조금만 더 기다려라.] [노부의 정기(精氣)를 먹게 해줄 테니...] 자애롭게 웃고

청풍; (정기를 먹게 해주신다니...) 놀랄 때

섭장천; [용각신망은 죽을 운명이었던 노부의 목숨을 연장시켜주었다.] [그 대가로 노부는 용각신망에게 노부가 평생 닦아온 정기를 주기로 했다.]

섭장천; [노부의 정기를 흡수하면 용각신망은 용이 되기 위한 수련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

섭장천; [잘하면 몇 년 내로 용이 되어 승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청풍; (섭노사와 용각신망 사이에 그런 계약이 있었구나.) 생각할 때

섭장천; [손을 다오.] 힘겹게 손을 하나 세우고

청풍; [예...] 두 손으로 섭장천의 그 손을 잡고. 직후

쩡! 마주 쥔 청풍과 섭장천의 손 사이에서 강한 빛이 뿜어진다

청풍; (이건...) 경악과 고통을 느끼는 표정

청풍; (섭노사의 손을 통해서 얼음같이 서늘한 기운이 내 몸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지잉! 청풍의 양손이 투명하게 빛나고

섭장천; [노부가 평생 수련한 검기(劍氣)다.]

섭장천; [이 검기를 물려받으면 검벽신공 단계까지는 수월하게 이를 수 있을 것이다.] 지잉! 손에서 나는 빛이 더 강해지고

청풍; [노사님...] 감격

섭장천; [항상... 천도(天道)를 생각하거라.] [아연이를 부탁하고...] 화악! 빛에 휩싸이는 섭장천과 청풍의 모습

 

#123>

저녁 무렵. 여전히 독룡간

독룡간 아래 절벽. 동굴 옆에 돌로 쌓은 무덤이 생겼다. 그 무덤 앞에는 녹슨 검이 세 자루 꽂혀있다. 무덤 앞에 청풍이 서서 보고 있다. 떠날 준비. 허리에는 용봉철적을 끼우고 있다. 무덤 앞에는 많은 뱀들이 모여서 조문하듯 고개를 숙이고 있다.

청풍; (노야께서 주입시켜주는 검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잠시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니 이미 영면하신 후였다.)

청풍; (용각신망도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아마 내가 정신을 잃었던 사이에 노야의 시신에서 정기를 흡수하고 떠났을 것이다.) 생각하다가

청풍; [소생은 이만 떠나겠습니다 노야! 부디 모든 근심 내려놓고 영면하십시오.] 무덤에 대고 포권하며 고개 숙이고

청풍; [노야는 저 이청풍의 사실상 스승이십니다. 베풀어주신 큰 은혜와 가르침,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청풍; [영손녀... 아연소저를 찾아내는 대로 데려와서 선영(先塋)으로 모시겠습니다.] 포권을 풀고. 이어

주변을 둘러보는 청풍.

뱀들이 조문하듯 모여 있고

청풍; [다시 돌아올 때까지 노야의 무덤을 잘 지켜다오.] 뱀들에게 말하고

고개를 숙이는 뱀들

청풍; (용각신망을 보지 못하고 떠나는 게 아쉽구나.) 두리번거리며 걸음 옮기다가

파앗! 날아오르는 청풍. 올려다보는 뱀들

곧 새처럼 까마득히 날아올라 사라지는 청풍. 헌데

슥! 청풍이 사라지자 동굴 입구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용각신망. 헌데

쿵! 다리가 네 개 달리고 등에는 갈기, 주둥이 주변에는 수염이 나있다. 완전히 용의 모습이 되었다. 다만 크기는 오히려 줄어들어서 50센티가 안된다.

용각신망이 나타나자 일제히 고개 조아리며 영접하는 뱀들

[..] 동굴 밖으로 나오며 청풍이 올라간 절벽 쪽을 보는 용각신망. 뭔가 생각한다.

 

#124>

<-북경> 낮

<-자금성>

 

어느 건물. 관리들이 분주하게 드나들고 있고.

[이걸 지금 품의서(稟議書)라고 올린 것이냐?] 건물 안에서 들리는 고함소리

관리; [누가 잡기(雜記)나 패관(稗官;소설)을 써오라고 했느냐?] [국가대사를 운영하는 중차대한 사안을 뜬 구름 잡는 잡설로 채우는 게 말이 돼?] 탕! 탕! 불같이 화를 내는 중년의 관리. 염소 수염을 길렀고 아주 꼬장꼬장한 인상이다. 책상을 앞에 두고 앉아서 서류 뭉치로 책상을 연신 내려치고 있다.

일이 벌어지는 장소는 전형적인 사무실. 정부의 어느 부처 같다. 사방에 놓인 책상에서 관리들이 일을 하고 있는데 모두 숨을 죽이고 있다. 관리에게 혼이 나는 것은 벽세황이다. 관리 앞에 두 손 모으고 서있다.

관리; [이런 실력으로 어떻게 이부(吏部)에 들어온 것이냐?] [너 정말 과거 보고 자금성에 들어온 게 맞긴 한 거냐?]

벽세황; [죄송합니다. 다시 작성하여 올리겠습니다.] 굴욕적인 표정. 필사적으로 치욕을 참으면서

관리; [필요 없다!] 팟! 서류를 벽세황의 얼굴에 확 뿌리고

주변 관리들 기겁하며 움츠리고

후두둑! 자기 얼굴에 맞고 떨어지는 서류들을 보며 필사적으로 굴욕감과 분노를 참는 벽세황

관리; [네놈이 품의 올리는 거 기다리다가는 상서(尙書;장관)님에게 불호령을 맞기 십상이다.] [이번 건은 다른 부서에 맡길 테니 네놈은 글 쓰는 공부나 더해!] 다른 서류 집어들고 식식 대고

벽세황; [...] 입술 깨물며 돌아서고

구석진 자리로 가는 벽세황. 다른 관리들 그런 벽세황의 눈치를 보고

벽세황; (젠장...) 구석진 자리에 앉으며 분노를 참고

벽세황; (관계에서 자리를 잡아야한다는 아버지의 엄명만 없었어도 저 염소 새끼 수염을 확 뽑아버리는 건데...) 서류 정리하며 자기 혼낸 관리를 곁눈질로 노려보고

벽세황; (천하삼대 부호가문중 하나인 황금전장의 후계자인 내가 이런 수모를 당해야만 하다니...)

벽세황; (오냐 두고 보자!) (날 비웃는 놈들 전부 곡소리 나게 만들어줄 것이다.) 신경질 적으로 서류 넘기며 화를 삭이고. 헌데

 

문 밖에서 지금까지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두 명의 환관. 동창제독 담길과 담길의 심복인 환관1이다.

담길; [저놈이 틀림없느냐?] 구석 진 자리의 벽세황을 보며

환관1; [예! 시험 감독관이었던 필유담(弼由膽)을 국문(鞠問;취조)해서 확인했습니다.] 과거 시험 감독관이었던 관리1을 떠올리고

환관1; [황금전장 장주 벽초천은 영특한 하인 이청풍에게 벽세황의 대리 시험을 치게 했습니다.]

환관1; [그 결과 벽세황은 전시에서 삼등급제를 해서 이부에 배속된 것입니다.]

환관1; [혐의와 가담자가 모두 확인되었으니 분부만 내리시면 벽초천을 추포해 오겠습니다.]

담길; [그럴 거 없다.] 고개 젓고

담길; [대리시험 건은 별도 지시가 있을 때까지 더 이상 파지 말고 기다려라.]

환관1; [예...]

담길; [대신 전력을 기울여서 이청풍이란 자의 행적을 추적해서 보고해라.]

환관1; [봉명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서둘러 다른 곳으로 가는 환관1

담길; (이청풍... 황금전장의 하인...)

담길; (제삼황자께서 천한 종의 신분으로 살아왔다 이거지?)

담길; (그렇게라도 목숨을 부지해왔으니 주실(朱室;명나라 황실)의 열조들께서 보우하셨다고 봐야할 것이다.)

담길; (덕분에 황실의 핏줄이 끊길 위험도 줄어들었고...)

 

#125>

<-소림사> 낮

<-지객당> 주변을 중들과 향화객들이 많이 오가고

 

지객당 내부.

중2; [불제자인 소승이 어찌 거짓을 고하겠습니까?] 청풍과 마주 앉아 억지웃음 짓는 젊은 중. #119>에 나왔던 지객당의 두 명의 젊은 중 중 한명. 다른 젊은 중 중1은 막운비에게 죽었고. 청풍과 탁자를 사이데 두고 마주 앉아 합장하고 있다.

중2; [종남파의 막운비시주는 폐사에 들른 적이 없습니다.]

청풍; [화산 근처에서 헤어질 때 막형은 분명 소림사로 직행할 예정이라 했었습니다만...] 지긋이 중2를 보고. 청풍은 수염을 깔끔하게 깎은 모습이다. 허리춤에는 용봉철적을 끼우고 있고

중2; [시주와 막시주의 관계를 폐사에서야 알 도리가 없지요.]

중2;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막시주는 단 한 번도 폐사를 방문한 적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단호하게

[...] 말없이 중2를 보고

중2도 어색하게 웃으며 청풍을 마주 보고

청풍; (눈빛이 흔들리는 걸 보면 무언가 숨기고 있는 게 분명하다.)

청풍; (하지만 의심만 갖고 다른 사람도 아닌 소림사의 제자를 닦달할 수야 없지.) + [스님 법호가...]

중2; [소림사의 삼대(三代) 제자 율천(律川)입니다.] 합장하며

청풍; [율천스님이셨군요.] 일어나고. 중2도 일어나고

청풍; [조만간 다시 찾아뵙고 인사 올리겠습니다.] 포권하고

중2; (협박이냐?) + [언제든지 방문해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속으로는 화가 나지만 겉으로는 웃으며 마주 합장하고

입구로 나가는 청풍. 합장 풀며 청풍의 뒷모습 보는 중2. 이어

고개 조금 돌려 뒤쪽 벽에 그려진 불화를 보는 중2

불화에 그려진 부처의 눈이 하나 반짝인다.

 

#126>

불화가 그려진 벽 안쪽. 천면서생이 의자를 놓고 앉아서 밖을 보고 있다. 손에는 작은 노트같은 것을 하나 들었고

청풍이 나가는 뒷모습이 보이고. 천면서생의 시점

천면서생; (성이 이씨라는 저 놈...) 구멍에서 눈을 떼고.

천면서생; (분명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얼굴이다.) 작은 노트를 뒤지며 생각하는 천면서생. 그러다가

천면서생; (찾았다!) 눈 번득

그자가 보는 노트에 그려진 청풍의 초상화. 초상화 하단에 <李淸風 至急手配>라는 글이 적혀 있다.

천면서생; (이청풍!) (소회주의 최측근인 혈부용이 지급으로 찾으라는 지시를 내린 이청풍이란 놈이다.)

천면서생; (막운비가 철목선사에게 밀서를 전하지 못하게 막은 것에 이어 나 천면서생이 또 한 번 공을 세우게 되었구나.) 흐흐흐! 웃고

 

#127>

지객당을 등지고 걸어가는 청풍. 생각에 잠긴 표정. 주변에 향화객과 중들이 오가지만 신경쓰지 않고

청풍; (막형에게 무언가 불상사가 생긴 게 분명하다.) 걸음 옮기고.

청풍; (막형은 예정대로라면 나보다 열흘쯤 전에 소림사에 도착했어야한다.)

청풍; (화산에서 소림사로 오는 도중 혈세사패의 그물에 걸려든 것일까?)

청풍; (이럴 줄 알았으면 복우산에 들리지 말고 막형과 소림사까지 동행할 것을...) 후회하고.

청풍; (물론 그랬다가는 검성 섭노야와 인연을 맺지 못했겠지만...) 쓴웃음

청풍; (북경으로 가서 내 일신상의 은원을 해소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 전에 막형의 행방부터 찾아봐야겠다.) 결심. 그리고

후두둑! 후둑! 그런 청풍의 머리 위로 몇 마리 비둘기가 날아간다. 발목에 천을 묶은 채. 헌데

 

향화객들 사이에 끼어서 청풍을 살펴보는 거지 한명.

구석진 곳으로 가며 청풍을 보는 거지. 소매 속에서 종이를 한 장 꺼내고

종이를 펴보는 거지. 접혀있던 종이에는 청풍의 초상화와 <李淸風>이란 글이 적혀 있다

거지; (찾았다!) 눈 번뜩이고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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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독룡간> 낮

 

절벽 아래. 청풍과 섭장천이 동굴 밖에 나와 있다. 섭장천이 바위에 앉아있고 청풍이 옆에 서있다. 섭장천은 낡은 검을 한 자루 들고 손으로 쓰다듬고 있는데 용각신망이 옆에 따리를 틀고 앉아있다.

섭장천; [철인진결의 요체는 포용(包容)이다.] 슥! 오른손으로 낡은 검을 쥐고 왼손으로 검날을 쓰다듬는다. 이 낡은 검은 독룡간 바닥에 떨어져 있던 것들 중 한 자루다.

섭장천; [인간을 포함한 천지간의 모든 사물을 너그러이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어야 철인(哲人)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징! 섭장천의 손이 쓸고 지나가면 낡은 검의 날이 빛을 발한다.

청풍; (검이 섭노사의 손길에 반응한다.) 그걸 보며 생각

섭장천; [그리고 사물을 자신의 뜻과 동화시킬 수 있으면 하지 못할 일이 없다.] 왼손은 떼고 오른손도 검을 놓으려 하고. 그러자

지잉! 검이 혼자 경련하면서 허공으로 떠오른다.

청풍; (검이 스스로 허공에 떠오른다. 저건 내공으로 조종하는 게 아니다.) 놀라며 검이 허공으로 떠오르는 걸 보고

섭장천; [성심(誠心), 즉 지극한 마음이면 하늘도 움직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슥! 오른 손을 앞으로 조금 밀고. 그러자

슥! 허공에서 앞으로 밀리는 검. 그러다가

투학! 공간 이동하듯이 단번에 계곡 끝으로 날아가는 검

청풍; [아!] 자기도 모르게 놀라고

가앙! 계곡의 모퉁이를 돌아서 사라지는 검. 직후

섭장천; [돌아와라.] 손바닥을 자기 쪽으로 하며 부르는 시늉하고. 그러자

번쩍! 이미 청풍과 섭장천의 바로 앞에 번개같이 나타나는 검.

청풍; [!] 움찔!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는데

팟! 검은 섭장천의 얼굴 바로 앞에서 딱 멈춘다.

청풍; (직접 보고도 믿어지지가 않는다.) 그걸 보고 경악하고

청풍; (검이 가고 오는 게 너무도 빨라서 눈으로는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섭장천이 손을 조금 움직이자 검이 허공에서 움직여 손잡이가 섭장천 쪽으로 오고. 그걸 보며 놀라는 청풍

청풍; (섭노사께서 구사하는 천리어검은 무림에서 소위 말하는 어검술과는 전혀 격이 다르다.) 섭장천이 검의 손잡이를 잡는 걸 보며

청풍; (섭노사의 의지와 동화된 검은 빠를 뿐 아니라 어디든지 갈 수 있다.) (그래서 천리어검이라는 이름을 붙이셨을 것이다.) 다시 검을 쓰다듬는 섭장천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 (섭노사께서 구사하신 천리어검을 보았으니 이제 단순히 내공으로 검을 조종하는 건 어검술이라 부를 수 없게 되었다.)

섭장천; [천리어검을 구사할 수 있어야 그 다음 단계인 검벽신공으로 넘어갈 수 있다.] 검을 쓰다듬고

섭장천; [사물과 동화되는 것을 넘어 몸 자체를 검으로 만드는 것이 검벽신공이다.] 징! 징! 섭장천의 몸에서 투명한 검의 형상들이 죽순처럼 돋아난다.

청풍; (섭노사의 몸에서 수많은 검의 형상들이 돋아난다.)

청풍; (마치 온몸이 검으로 이루어진 벽에 둘러싸인 것 같다. 검벽신공이라는 이름은 그 때문에 생겼을 것이다.)

섭장천; [하지만 궁극적인 경지에 이르면 유형이건 무형이건 검 자체가 필요 없어진다.] 스스스! 몸에서 돋아난 검의 형상들을 소멸시키고

섭장천; [그것이 절대삼검의 마지막 단계인 무상심검인 데...] 찡그리고

섭장천; [사실을 말하자면 노부도 완전한 무상심검의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다.] 한숨을 쉬고

섭장천; [그랬다면 천주산 은일곡에서 지존과 혈세사패의 패주들을 살려두지 않았을 것이다.]

섭장천; [무상심검은 살기로 적을 죽이는 재주이기 때문이다.] 이를 부득 갈고

청풍; (살기만으로 적을 죽일 수 있다면 사실상 막는 게 불가능하겠구나.) 끄덕이고

섭장천; [오늘부터 철인진결의 수련을 시작해라.]

섭장천; [삼라만상과 융화할 수 있는 철인진결의 이치를 깨우쳐야만 절대삼검을 구사할 수 있다.]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섭장천; (하늘이 마냥 무심하지만은 않구나.) 절벽 위로 좁게 보이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생각하고

<명이 다하기 전에 제 대로 된 후계자를 이 늙은이에게 보내주신 것을 보면...> 장내의 모습 배경으로 섭장천의 생각 나레이션

 

#119>

<-소림사(少林寺)> 웅장한 산의 웅장한 절

소림사 내부 모습. 경내를 향화객들이 오가고. 무술을 연마하는 중들도 있고

웅장한 건물. <知客堂.>이란 현판이 걸려 있고. 중들이 드나들고

<-지객당(知客堂)> 위 건물 배경으로 나레이션

 

막운비; [아무쪼록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탁자를 앞에 두고 누군가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하고. 허리에는 검 대신 청풍이 준 칠성보도를 차고 있다. 칠성보도는 칼집을 구해서 칼집에 넣은 상태

막운비; [사부님은 반드시 장문방장님을 뵙고 밀서를 전하라 분부하셨습니다.] 탁자를 섭장천사이에 두고 자기 앞쪽에 앉아있는 사람 좋아 보이는 인상의 노승에게 말하고. 이 노승이 지객당 당주인 철비대사다.

막운비가 있는 장소는 상당히 넓고 화려한 불당. 지객당 내부인데 젊은 중들도 두 명 입구 쪽에 서있다.

철비대사; [영사 삼절신유와는 모르는 사이도 아니니 장문방장을 뵙게 해드려야겠으나...] 난색을 표하는 철비대사.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소림사 지객당 당주 철비대사(鐵臂大師)>

철비대사; [장문방장께서는 백일 기한으로 면벽수행중이시라 일체 외부의 접촉을 불허하고 계신다네.]

철비대사; [영사께서 보내신 밀서를 노납에게 맡기면 대신 전해드리도록 하겠네.] 손을 내밀지만

막운비; [죄송합니다.] 고개 좀 숙이고

막운비; [사부님은 밀서를 오직 철목선사님께만 보여드리라고 하셨습니다.] 단호한 표정을 짓고

철비대사; [그렇다면 어쩔 수 없이 장문방장의 면벽수련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하는데...] 난감

막운비; [철목선사님의 면벽수련은 얼마나 더 남았는지요?]

철비대사; [한 달 가량은 기다려야 끝나실 걸세.]

막운비; [한 달...] [그때까지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인데...] 난감

철비대사; [알겠네.] 일어나고. 막운비도 일어나려 하고

철비대사; [사정이 급한 것 같으니 일단 노납이 장문방장께 말씀을 넣어보긴 하겠네.] 입구로 가고. 막운비는 일어섰고

막운비; [부탁드리겠습니다.] 철비대사에게 포권하고

철비대사; [차라도 마시면서 잠시 기다리시게.] 입구로 나가고. 입구쪽에 있던 젊은 중들도 따라 나가고

밖으로 나오며 야릇한 표정으로 지객당 안쪽을 곁눈질하는 철비대사. 그 뒤에서 따라나온 젊은 중들이 문을 닫는다.

 

탁! 밖에서 닫히는 문. 이제 막운비는 지객당에 혼자 남게 되고

막운비; (무사히 소림사에는 도착했다.) 다시 의자에 앉고

막운비; (이형이 거푸 도움의 손길을 뻗어준 덕분인데...) 청풍을 떠올리고

막운비; (정작 소림사에 도착하자 난관에 봉착했다.) (하필이면 철목선사께서 면벽수련중이시라니...) 찡그리고

막운비; (혈세사패가 필사적으로 방해한 걸 보면 밀서의 내용은 긴박하고도 중요한 것임에 틀림없다.)

막운비; (밀서를 철목선사에게 전하는 게 늦어질 경우 어떤 불상사가 벌어질지 모른다.) 초조하고

막운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철목선사를 만나야하는 이유다.) 지객당 내에 홀로 남아 생각에 잠긴 막운비

 

#120>

지객당을 밖에서 보여주고. 시간이 좀 지났다.

덜컹! 닫혔던 문이 열려 돌아보는 막운비

중1;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시주.] 철비대사를 따라갔던 젊은 중 중 한명이 밖에서 문을 연 자세로 고개를 숙이고.

일어나는 막운비

중1; [장문방장께서 접견을 허락하셨으니 함께 가시지요.]

막운비; [감사합니다.] 입구로 가고

막운비; (다행히 날 만나주시기로 했구나.) 지객당을 나오고. 젊은 중이 기다리고 있고

중1; [이리로 모시겠습니다.] 앞장서서 가고. + 막운비; [신세를 지겠습니다.] 그 뒤를 따라가는 막운비

중1; [별 말씀을...] 청풍을 안내하며 야릇한 표정이 되는 중1

 

#121>

<-소림사 내 탑림(塔林)> 수많은 탑과 비석이 서있는 곳. 인적은 없다.

탑과 비석 사이를 지나는 중1과 막운비

막운비; (여기가 그 유명한 탑림일 텐데...) 주변의 탑과 비석들을 보며

막운비; (철목선사의 면벽수련 장소가 탑림 안에 있는 것일까?) 생각하다가

막운비; [!] 흠칫! 하며 앞을 보고

탑림 사이의 공터. 쓰러진 비석이 하나 있고. 그 비석에 노승이 한명 앉아있다. 바로 철목선사다. 철목선사 캐릭터는 #100>에 나왔었음. 막운비의 회상에서. 하지만 이 장면에서 나온 철목선사는 가짜다.

막운비; (저분이 소림사의 당대 방장인 철목선사...) 중1을 따라 공터로 들어가며 생각하고. 아직 철목선사가 깔고 앉은 게 비석인 줄 모른다. 그냥 바위인 줄 알고

중1; [장문방장님! 막시주를 모셔왔습니다.] 합장하고

철목선사; [수고했다.] 비석에 걸터앉은 채 끄덕이고.

막운비; [종남파 제자 막운비가 선사를 뵙습니다.] 포권하고. 중1은 막운비의 뒤에 멈춰서서 보고 있고

철목선사; [막시주가 삼절신유께서 아끼는 제자라는 얘기는 전부터 듣고 있었네.] 자애로운 미소를 짓고

철목선사; [막시주도 항마군영대의 일원으로 선출되었었지만 동문에게 양보를 했다지?] 훑어보며

막운비; [사실은 후배 대신 항마동천에 들어간 사매가 보낸 밀서 건으로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품속에서 편지를 꺼내고

철목선사; [밀서라...] 눈 번뜩

막운비의 뒤에 서있던 중1도 눈 번뜩

막운비; [열흘 전쯤 저의 사매가 기르던 애완조를 통해서 가사(家師)에게 보낸 밀서입니다.] 편지를 두 손으로 들고 철목선사에게 다가가고

철목선사; [어떤 내용인지 읽어 보았는가?] 손 내밀어 받으려 하며

막운비; [아닙니다.] 아직 거리는 2미터쯤 남았고

막운비; [가사의 엄명이 계셔서 내용은 보지 못...] + [!]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철목선사가 걸터앉아있는 비석 크로즈 업. 글자가 많이 새겨져 있다

막운비; (철목선사가 걸터앉아있는 게 바위가 아니라 비석이었다.) 눈 부릅

막운비; (소림사의 장문인쯤 되는 인물이 선조의 행적을 기리는 비석을 깔고 앉는 무례를 범할 리 없다.) + [당신 누구요?] 팟! 내밀던 밀서를 급히 거두며 뒤로 물러선다.

[!] 뒤쪽의 중1의 눈이 번쩍

철목선사; [그게 무슨 소리인가?] 어리둥절하는 표정을 짓고

철목선사; [노납이 바로 철목선사라고 하지 않았는가?] 웃고

막운비; [개소리!] 이를 부득 갈며 급히 밀서를 품에 넣고

막운비; [소림사의 방장이 선조의 비석을 깔고 앉는 개망나니 짓을 할 리가 없다!] 창! 칠성보도를 뽑아들고. 그러자

철목선사; [이런... 이런...] 자기가 깔고 앉은 비석을 보고

철목선사; [어이없게 틈을 보이고 말았구만.] 혀를 차고

철목선사; [어쩔 수 없이 밀서는 강제로 빼앗아야겠어.] 딱! 손가락을 튕기고. 그러자

화악! 뒤에서 막운비를 덮치는 중1. 허리띠에서 얇은 검을 뽑아내 휘두른다. 발검이 아주 빠르다

파라랑! 쉬앙! 중1의 검 끝이 흔들리며 검이 여러 개로 변해서 막운비를 베고 찔러온다. 하지만

막운비; [크아!] 스악! 돌아서며 칠성보도를 그어내고. 칠성보도에서 긴 섬광이 내뻗혀 중1을 베어가고

[크악!] 중1이 휘두른 검의 그림자들과 중1의 몸뚱이까지 일거에 그 섬광에 잘려버린다. 비명 지르며 죽는 중1.

철목선사; [조심해라! 백살파가 빼앗긴 칠성보도를 쓴다!] 놀라며 벌떡 일어서고. 바로 그 직후

화악! 부악! 허공에서 내리 덮치며 막운비를 공격하는 네 명의 건장한 중. 얼굴이 비슷하고 보디빌더같은 체형을 지닌 자들인데 각기 긴 쇠 몽둥이, 거대한 삽, 철퇴, 작두같은 칼들은 써서 막운비를 공격한다.

막운비; [꺼져라!] 부악! 쩍! 칠성보도를 현란하게 휘두르고. 그러자

서걱! 쩍! 네 자루의 무기중 쇠몽둥이와 거대한 삽은 그대로 칠성보도의 섬광에 스쳐 잘려나간다. 하지만

꽝! 철퇴는 방향 때문에 미처 자르지 못해서 바닥을 후려치고. 겨우 몸을 틀어 철퇴를 피하는 막운비

쩍! 그런 막운비에게 작두칼이 비스듬히 날아들고. 아주 빠르고 강력한데 피하기에는 너무 가깝다

막운비; (피할 수도 베어버릴 수도 없다.) 스악! 칠성보도를 위쪽으로 쳐들어서 작두칼을 막으려 하고

[잘한다!] [무기의 중량 차이로 밀어붙여!] [토막을 내버려라.] 보고 있던 다른 놈들이 환호하고

스악! 부악! 칠성보도와 그것의 몇 배는 되는 크기의 작두칼이 충돌하려 하고. 하지만 그 직후

막운비; (이화접목!) 징! 눈을 부릅뜨며 칠성보도를 휘두르고. 그러자

[헉!] 부악! 작두칼을 휘두른 놈은 작두칼이 칠성보도에 달라붙은 채 돌아가는데 그 작두칼에 딸려서 홱 날아오른다

막운비; (통한다!) 쐐액! 휘익! 칠성보도를 뿌리치듯 휘두르는 막운비의 손짓에 따라 작두칼과 그것을 쓰는 자는 동료들 두명에게 세차게 날아간다. 잘려진 쇠몽둥이와 삽을 들고 있던 자들이다

[헉!] [조심...] 콰당탕! 퍽! 두 놈과 충돌하는 작두칼을 쓰는 자. 철퇴를 휘두른 자가 옆에서 돌아보고

콰당탕! 두 놈과 작두칼을 쓰는 놈이 한 덩이가 되어 나뒹굴고. 그 앞에서 칠성보도를 휘두른 자세인 막운비

철목선사; [제법이로구만.] 감탄. 그때

[죽어라!] 부악! 철퇴를 휘두르며 막운비를 공격하는 놈. 하지만

막운비; [크아!] 쩍! 휘두르는 칠성보도에서 내뻗치는 섬광이 철퇴와 그것을 쓰는 놈의 몸뚱이를 함께 잘라버린다.

철목선사; [허어!] 놀라고

[안돼!] [왕삼!] 충돌했다가 나뒹군 세 놈의 비명

털석! 따당! 토막 난 작두칼과 그걸 쓰던 놈의 시체가 나뒹굴고

막운비; (칠성보도의 위력은 역시 가공하구나.) (사부님이 십삼살주에게 어이없이 당하실만 하다.) 흥분.

[조... 조심해라!] [저놈이 쓰는 건 전설 속의 칠성보도다.] [칠성보도의 도기는 무엇이든 잘라버린다더니 사실이었다.!] 살아남은 세 놈도 겁에 질려 감히 덤비지 못하고

막운비; (칠성보도와 이형이 전수해준 이화접목만 적절히 사용하면 여길 빠져나가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다.) 칠성보도로 살아남은 세 놈을 겨누며 다가가고. 세 놈은 겁에 질려 뒷걸음질 치고. 그때

짝짝! 박수치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는 막운비

철목선사; [훌륭하다! 과연 종남파 제일의 후기지수다운 솜씨고 임기응변이다.] 짝짝 박수치고 있는 철목선사

막운비; [늙은이는 누구냐?] [혈세사패의 마귀냐?] 칠성보도로 겨누며

철목선사; [칭찬하는 의미로 노부의 본 모습을 보여주마.] 슥!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고. 그러자

쿵! 철목선사의 얼굴이 철비대사의 얼굴로 변한다. 이하 철비대사로 표기

막운비; [지객당 당주 철비대사!] 놀라고

막운비; [당신이 장문방장으로 위장하다니...] [사문인 소림사를 배신한 거요?] 칠성보도로 겨누며 이를 갈고

철비대사; [배신?] [번거롭게 그런 걸 할 리가 있는가?] 히죽 웃으며 다시 두 손을 얼굴에 대고

철비대사; [사실 철비대사도 본좌의 진짜 모습이 아니다.] 슥! 이번에는 두 손을 모두 써서 얼굴을 쓸어내리고. 그러자

쿵! 전혀 다른 일반인의 얼굴이 된다. 바로 #38>에 나온 천면서생의 모습이다. 몸에 걸치고 있는 옷은 가사지만 얼굴은 천면서생이 된 것. 이하 천면서생으로 표기

막운비; [철비대사로도 위장하고 있었구나.] 놀라고

막운비; [네놈 정체가 대체 뭐냐?] 칠성보도로 겨누며

천면서생; [무림의 후배가 궁금해 하니 알려주는 게 선배의 도리겠지?] [본좌는 환마루의 부루주인 천면서생(千面書生)이란 분이시다.] 얼굴 아래를 만지며

막운비; [천면서생!] 놀랄 때

천면서생; [소림사에 잠입하기 위해 탁발을 나왔던 철비대사를 제거하고 대신 중노릇을 해왔지.] 징! 말하는 천면서생의 눈이 빛을 발하고. 이어

지잉! 징! 천면서생의 두 눈 눈동자가 소용돌이처럼 변한다. 그러자

[!] 띵! 현기증 느끼며 경악하는 막운비. 막운비의 뒤로 원형의 파문이 일어나 막운비가 최면술에 걸려들었음을 보여주고

막운비; (당... 당했다! 몸이 갑자기 마비된다!) 벌벌 떨고

천면서생; [흐흐흐! 역시 애송이는 어쩔 수 없구만. 간단히 섭혼술에 걸려들고...] 지지징! 징! 사악하게 웃는 그자의 양쪽 눈에서 일어나는 소용돌리

막운비; (실... 실수다!) 사색

막운비; (저자의 역용술에 홀려서 눈을 바라보는 바람에 어이없이 섭혼술에 걸려들고 말았다.) 식은땀 흘릴 때

[죽일 놈!] 파팟! 잘려진 쇠몽둥이의 뾰족한 끝으로 막운비의 등을 몇 군데 강하게 찌르는 쇠몽둥이 든 놈

막운비; (혈... 혈도가 짚였다!) 휘청! 충격 받아 앞으로 쓰러지려 하고

콰당탕! 땅! 나뒹굴며 칠성보도로 놓치는 막운비. 옆으로 쓰러졌다가

털썩! 하늘 보는 자세로 눕는 막운비. 눈에 초점이 없고

[부루주님! 막가를 해치웠습니다.] 쇠몽둥이 든 놈이 쇠몽둥이의 뾰족한 끝을 막운비의 목에 대며 천면서생에게

천면서생; [수고했다.] 다가와서

천면서생; [그럼 삼절신유가 철목땡중에게 보내려고 한 밀서가 무슨 내용인지 확인해 볼까?] 슥! 몸을 숙여서 막운비의 품속에 손을 넣고

막운비; (안... 안돼!) 절망하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고.

슥1 막운비의 품에서 밀서를 꺼내는 천면서생. 이어

찍! 밀봉을 제거하고

편지를 꺼내는 천면서생. 편지와 함께 두 개의 가는 천 조각도 일부 나오고

편지를 펼쳐서 읽는 천면서생. 그 사이에 삽을 쓰던 놈이 바닥에 떨어진 칠성보도를 줍고 있다.

천면서생; [이런 이런...] 편지를 읽으며 혀를 차고

천면서생; [소회주의 방심으로 하마터면 다 된 죽에 코를 빠트릴 뻔했구만.] 편지를 읽으며 혀를 차고

막운비; (대체 소심사매가 알아낸 비밀이란 게 무엇인데 저자가 저리 놀라는 것일까?)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로 천면서생을 올려다보고

천면서생; [천우신조로 이 밀서를 회수했기에 망정이지 철목 땡중 손에 들어가기라도 했으면 큰일 날 뻔 했어.] 화르르! 손을 달궈서 편지를 태우는 천면서생

막운비; (안... 안돼!) 재가 되어 자기 얼굴 옆으로 떨어지는 편지를 보며 절망하고

천면서생; [소림사까지 밀서를 운반해오느라 고생했다 막가야.] 탁! 탁! 손에 묻은 재를 털면서 웃고

천면서생; [그 대가로 지옥을 경험하게 해주마.] 사악하게 웃고

천면서생; [혹시 나중에 쓸모가 있을지 모르니 죽이지는 마라.] [대신 뇌옥에 가둬서 두 번 다시 해를 보지 못하게 만들어줘라.] 살아남은 세놈에게 말하고

[존명!] 포권하는 세놈.

[가자!] [살아있는 걸 저주하게 될 게다.] 좌우에서 막운비의 팔을 잡아 부축하는 철퇴와 쇠몽둥이 쓰던 놈. 삽을 쓰던 놈은 칠성보도를 천면서생에게 바친다. 손잡이가 천면서생에게 향하도록

휘익! 막운비의 양팔을 잡고 날아오르는 두 놈

막운비; (미안하오 이형!) 두 놈에게 끌려가며 고개 떨구며 절망하는 막운비. 청풍을 떠올리면서

<이형이 거푸 구해주었음에도 결국 이런 꼴이 되고 말았소.> 두 놈에게 팔이 잡혀 날아가는 막운비의 모습 배경으로 막운비의 절망 나레이션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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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북경> 아침.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새벽

<-황금전장> 정문은 아직 열리지 않았다. 하지만

 

황금전장 안쪽에서는 하인과 하녀들이 등을 들고 분주히 돌아다니며 무언가를 찾는다. 모두 사색이 되어 있고

아직 어두운 건물 안을 등으로 비추며 찾는 하인과 하녀들

 

#117>

[그걸 지금 변명이라고 씨부리는 것이냐?] 누군가의 고함소리가 대청에서 터져 나온다. 대청 앞 마당에는 황금수라들과 여자무사들 전원이 모여 있는데 모두 초긴장하여 얼어붙어 있다. 숫자는 백여명

벽초천; [황금수라! 황금나찰!] [수많은 영약을 처먹여서 네놈들을 일류고수로 만들어준 이유를 잊어 처먹었느냐?] 쾅! 쾅! 앉아있는 화려한 의자의 손잡이를 연신 손바닥으로 내리치며 불같이 화를 내고 있는 벽초천. 단단한 의자 손잡이는 벽초천의 손이 내리칠 때마다 개져서 파편이 튄다.

벽초천 옆의 의자에는 마은혜가 앉아서 울고 있다. 손수건으로 눈물 닦으며. 마은혜 옆에는 벽세황이 굳은 표정으로 서있다. 벽세황은 손에 종이를 한 장 들고 있고.

문간에는 이세창이 초긴장한 표정으로 서있는데 서류철을 하나 들고 있다.

대청에는 중년의 황금수라 세 명과 역시 나이 든 여자 무사 세 명이 얼어붙은 표정으로 서있다. 이들이 황금나찰과 황금수라 지휘관들

벽초천; [네놈들의 존재이유는 우리 벽씨 집안 식솔들의 보위가 아니냐?] 이를 갈며 황금수라들을 노려보고

벽초천; [헌데 옥령이가 몰래 집을 빠져나가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해?] [네놈들이 그러고도 본장의 녹을 먹을 염치가 있느냐?]

[죄송합니다 장주님!] [면목이 없습니다.] 고개 숙이는 황금나찰과 황금수라 지휘관들. 겁에 질렸고

벽초천; [죄송! 면목!] [그 따위 말 들으려고 네놈들 부른 거 아니다.]

벽초천; [당장 나가서 옥령이를 붙잡아 와라!] [만일 옥령이 신변에 변고가 생기라도 하면...] 살벌

초긴장하는 황금나찰과 황금수라 지휘관들

벽초천; [네놈들은 세상에 태어난 것을 저주하게 될 것이다.] 이를 갈며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고

오싹! 소름이 돋는 황금나찰과 황금수라 지휘관들. 이어

[존명!] [반드시 아가씨를 모셔오겠습니다!] 일제히 포권하는 황금나찰과 황금수라 지휘관들. 이어

서둘러 밖으로 나가는 황금나찰과 황금수라 지휘관들. 문간에 서있다가 옆으로 비켜서는 이세창

[최소한의 경비요원만 남고 모두 출동한다!] [관부에 협조를 구해 아가씨의 행방을 찾아라!] [서안으로 가신다고 했으니 서쪽을 집중적으로 뒤진다.] 외치며 대청 앞을 떠나는 황금나찰과 황금수라 지휘관들. 그 뒤를 젊은 황금나찰과 황금수라들이 뒤따르고

벽초천; [밥버러지 같은 놈들...] 열린 문을 통해 그걸 보며 이를 부득 갈고

벽세황; (옥령이 이년이 기어코 일을 저질렀구나.) 한숨 쉬며 손에 들고 있는 종이를 보고.

 

<서안까지 다녀올게요. 조심할 테니 제 걱정은 하지 마세요. 불효녀 옥령 올림> 종이를 배경으로 벽옥령의 얼굴 떠올리는 벽세황

 

벽세황; (세상이 얼마나 험한 데 계집년이 혼자 서안까지 다녀온단 말인가?) 소리없이 한숨을 쉬고

벽세황; (이래 저래 청풍 그놈이 우리 집안에 우환을 몰고 오는구나.) 입술 깨물며 청풍을 떠올리고. 그때

마은혜; [상공! 우리 옥령이에게 별일 없겠지요?] 손수건으로 눈물 닦으며 벽초천에게 묻고. 그러자

벽초천; [너무 걱정 마시오.] [아직 멀리 가진 못했을 테니 곧 잡혀올 거요.] 돌아보지 않고 무뚝뚝하게

마은혜; [그 어리석은 것이... 세상 물정도 모르면서 대체 무슨 배짱으로 집 밖으로 나간 건지...] 눈물 닦으며 울고

벽초천; [옥령이는 무공에 제법 자질이 있소.]

벽초천; [본장의 무술사범인 풍뢰검왕이 말하길 옥령이의 무공은 제 몸 하나쯤은 충분히 지킬 수준이라고 했소.] 안심시키려 말하고

마은혜; [어린 계집애가 무공을 익혔으면 얼마나 익혔겠어요?] [제발... 제발 천지신명께서 보우하셔야할 텐데...]

이세창; [말씀 중에 죄송합니다.] 끼어들고

벽초천; [뭔가?] 무뚝뚝하게

이세창; [하녀장(下女長)의 보고에 의하면 하녀 강혜분의 행방이 묘연하다고 합니다.] 눈치 보며 서류철을 읽은 시늉하고

마은혜; [혜분이 년이 사라져?] [그년은 나와 옥령이의 시중을 드는 게 주임무잖아요?] 놀라서 묻고. 벽초천은 찡그리고

벽세황; [혹시...] 흠칫! 하며 이세창을 보고

이세창; [내 추측으로는 강혜분이 옥령아가씨와 동행한 게 아닌가 싶네.] 벽세황에게 대답하고

마은혜; [그... 그렇다면 조금 안심이 되는군요.] [혜분이 년은 제법 세상 물정에 정통하니...] 안도하는데

벽초천; [총관!] [가서 타노를 불러오게.]

이세창; [청풍이 아비 타노를 말씀이십니까?] 의아해서 묻지만

손을 흔들어 귀찮다는 시늉하며 대답하지 않는 벽초천

이세창; [분부 받들겠습니다.] 급히 허리 숙이고

밖으로 나가는 이세창. 헌데

끼익! 이세창이 나가자 갑자기 대청의 문이 저절로 닫히기 시작한다.

벽세황; (대청 문이 저절로 닫히기 시작한다.) 놀랄 때

밖으로 나가던 이세창도 흠칫 하며 돌아보지만

이세창에게 가라고 손짓하는 벽초천. 마은혜도 다소 놀라지만 아주 크게 놀라는 반응은 보이지 않는다.

고개 숙이고 멀어지는 이세창

탁! 이윽고 닫히는 문. 이제 대청 안에는 벽초천과 마은혜 부부, 벽세황만 남는데 아직 해가 뜨기 전이라 대청 안이 어둑하다.

벽세황; (문이 저절로 닫히기도 하고... 어째 으스스 한 걸.) 침 꿀꺽. 마은혜도 긴장한 표정으로 두리번. 그러다가

마은혜; [상... 상공! 혹시...] 무언가 짐작하고 벽초천에게 물을 때

벽초천; [그만 나오시오.] 누군가에게 말하고. 그러자

[놀라셨다면 죄송하외다.] 슥! 한쪽 구석 어둠 속에서 누군가 나선다. 깜짝 놀라 돌아보는 벽세황과 마은혜. 반면 벽초천은 그리 놀라지 않는 표정이고

타노; [부르실 줄 알고 미리 와있었소이다.] 쿵! 어둠 속에서 나서는 것은 타노다.

벽세황; (타... 타노!) 경악과 불신

벽세황; (이미 오래 전부터 대청 안에 들어와 있었다.) (그런데도 황금나찰과 황금수라의 수뇌부를 포함해서 아무도 타노의 존재를 눈치 채지 못했다는 건...)

<타노가 사실은 절세고수라는 뜻이다.>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어 벽초천과 마은혜 앞으로 나오는 타노를 배경으로 벽세황의 생각 나레이션

벽초천; [어서 오시오 영반(領班)!] 슥! 자리에서 일어나고. 마은혜도 마지못해서 일어나고. 마은혜는 타노의 정체를 알고 있다.

벽세황; (영반!) 경악하고

벽세황; (맙소사 그렇다면 타노가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황금수라와 황금나찰들의 영반이란 말인가?) 경악할 때

타노; [장주!] [마님!] 포권하고

타노; [소인이 불편하니 착석하시지요.] 자리에 앉으라고 권하지만

벽초천; [신경쓰지 마십시오. 지금 이 자리에는 우리 벽씨 집안사람들만 있으니...] 고개 저으며 말하고. 이어

벽초천; [세황이 너도 이제 알 때가 되었으니 정식으로 소개하마.] 벽세황을 돌아보고

벽초천; [타노는 사실 우리 집안사람이다.] [황금수라와 황금나찰들의 수령이기도 한데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하인들과 어울려 지내왔다.]

벽세황; [그... 그렇습니까?] 어색하게 웃으며 타노의 눈치를 보고

타노; [솔직하게 말하마.] 벽세황에게

타노; [내 이름은 이산하(李山河)가 아니고 벽산하(碧山河)이며 네게는 백부(伯父)가 된다.]

벽세황; [황... 황금수라들의 영반일 뿐 아니라 저의 큰 아버지이기시도 하다는 말씀이십니까?] 경악하고

벽초천; [사실이다.] 억지웃음. 마은혜는 못마땅한 표정

벽초천; [타노... 형님은 네 조부가 처음 얻은 아들이었다.]

벽세황; [그런데 어째서 지금까지 그 사실을 소자가 몰랐는지요?]

타노; [내 어미는 천한 백정(白丁)의 딸이었고 또 나는 태어날 때부터 불구의 몸이었다.] 벽초천 대신 말하고

타노; [말 그대로 집안의 수치...] 쓴웃음

타노; [그래서 네 조부는 날 자식으로 인지하지 않고 종처럼 대했었다.]

벽세황; [그런 일이 있었군요.] 억지웃음. 그러다가

벽세황; [그럼 청풍이도 우리 집안사람...] 경악하여 눈 부릅뜨고

타노; [그건 아니다.] 고개 젓고

타노; [나는 불구인 탓에 여자를 접해본 적이 없다.]

벽세황; [청풍이는 백부님의 양자였군요.] 깨닫고

타노; [십팔 년 전, 우연히 길에서 주운 고아를 아들 삼아 길러온 것이다.] 고개를 조금 끄덕이고

타노; [물론 장주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내 정체를 숨겨주기 위해 청풍이에 대해서는 일체 모른 척 해온 것이다.] 벽초천을 보며

벽세황; [그... 그랬군요.] 억지웃음 + (잠깐이나마 등골이 서늘했다.)

벽세황; (괴물같은 능력을 지닌 청풍이 놈이 만일 벽씨였다면 황금전장을 빼앗길 수도 있었다는 사실에...) 청풍을 떠올리며 침 꿀꺽 삼키고.

벽세황; (그리고 비로소 이해가 가는 점이 있기도 하다.)

벽세황; (아무리 똑똑하다 해도 종놈에게 하나뿐인 딸을 시집보내시겠다고 한 아버지의 결정은 말이 안되었었다.)

벽세황; (아버지가 그런 결정을 내리셨고 어머니가 탐탁치 않아 하시면서도 결사적으로 반대하지는 않은 건 청풍이의 신분을 알고 계셨기 때문이었다.) 생각할 때

타노; [장주가 날 보자고 한 이유는 알고 있네.] 벽초천에게

벽초천; [아랫것들은 믿음이 안 가니 형님께서 직접 나가셔서 옥령이를 찾아와주셨으면 합니다.] 고개 좀 숙이고

마은혜; [부탁드려요 아주버니.] 역시 고개 숙이고

벽세황; (자존심 강한 어머니까지 고개를 숙이는 걸 보면 타노, 백부의 무공은 절대 평범하지 않겠구나.)

타노; [옥령이는 조카이기도 하니 당연히 수색에 나서야겠지만...]

타노; [대신 장주와 마님도 내 질문에 솔직하게 답을 해줘야겠네.] 말하며 벽초천과 마은혜를 보고

벽초천은 무표정. 하지만 타노의 시선을 접한 마은혜는 찔끔

벽초천; [말씀하시지요.]

타노; [청풍이가 당했다는 변에 장주 부부는 책임이 없는가?] 벽초천과 마은혜를 지긋이 보며 묻고

벽초천; [없습니다.] 즉시 대답

타노; [마님은?] 마은혜에게.

움찔 놀라는 마은혜. 하지만

마은혜; [아주버니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군요.] 새침하게

말없이 마은혜를 보는 타노

마은혜; [제가 어찌 감히 아주버니가 아끼시는 양자를 해코지 할 생각을 하겠어요?:] 새침한 표정으로 마주 보며 말하고. 그러자

타노; [마님께서 지금 하신 말씀 잊지 않겠소이다.] 고개 숙이고. 이어

타노; [옥령아가씨의 행로에 대해서는 집히는 바가 있으니 곧 찾아내서 모셔오겠소이다.] 돌아서고

벽초천; [부탁드리겠소이다.] 고개 숙이는데

스스스! 어둠 속으로 걸어가는 타노의 모습이 흐려지더니

퍼억! 사라지는 타노

벽세황; (사라졌다!) 놀랄 때

마은혜; [휴우!] 털썩! 의자에 다시 주저앉는 마은혜. 벽초천도 앉으려 하고

벽세황; (사람의 몸이 연기처럼 꺼지는 저런 경신술은 듣도 보도 못했는데...) 놀라고.

마은혜; [정말 불편해요.] 새침. 궁시렁. 벽초천도 옆에 앉고. 찡그리며

마은혜; [아주버니는 주변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심장을 조여 와요.] [앞으로도 가급적 제 눈에 띠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벽초천; [불편하더라도 참도록 하시오.] [어쨌거나 우리 집안사람이고 무엇보다 든든한 바람막이 역할을 하는 분이니...]

대답하지 않고 샐쭉거리는 마은혜

벽세황; (천한 종인 줄 알았던 타노가 내 백부이기도 하고...) 벽초천과 마은혜를 곁눈질하고

<우리 황금전장에는 내가 아직 알지 못하는 비밀과 사연들이 얼마나 더 있을지 모르겠구나.> 실내의 모습 배경으로 벽세황의 생각 나레이션

 

#117>

<-북경과 항주를 잇는 경항운하(京杭運河)> 좌우로 강둑이 똑같은 넓은 강. 강이 아니고 운하다. 수많은 배들이 오간다. 주로 바닥이 평평한 화물선들이다. 화물선들은 아주 길고 넓다.

짐을 가득 싣고 오가는 거대한 화물선들 사이로 홀수선이 높은 여객선들도 오가고

그중 한 여객선. 상당히 크다. 돛대가 두 개에 선실도 2층이나 되고. 돛과 노를 함께 써서 움직이는 배다.

그 여객선 뱃머리에 함께 서서 오가는 배들을 구경하는 벽옥령과 강혜분. 둘 다 죽립을 썼고 벽옥령은 남장을 한 상태다. 벽옥령은 들뜨고 신나는 표정

벽옥령; [저기 봐 언니! 저렇게 큰 배가 있어.] 근처를 지나는 거대한 화물선을 가리키며 신나 하고

벽옥령; [마치 집 몇 채가 한꺼번에 떠다니는 것 같애.] [저렇게 무거운 게 어떻게 물 위에 떠있는 걸까?] 흥분하고. 주변의 승객들이 왜 저러나 하고 힐끔거린다.

강혜분; (아가씨는 세상에 태어난 후 사실상 처음 황금전장을 나온 셈이다.) 그런 사람들을 곁눈질하며 생각하고

강혜분; (물론 종종 바깥나들이를 하긴 했어도 하녀들과 호위무사들에게 둘러싸여 정해진 곳만 다녔었다.) 좋아하는 벽옥령을 보고

강혜분; (그 때문에 난생 처음 하는 바깥세상 구경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강혜분; (저런 철부지를 혼자 여행하게 했으면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 것이다.) 여객선에 함께 타고 있는 음침한 인상의 사내들이 자신들을 보는 걸 곁눈질로 살피며 생각하고

강혜분; (나 역시 세상 물정에는 그다지 밝지 못하지만 아가씨를 위해서라도 정신 바짝 차려야만 한다.) 심호흡

강혜분; (그렇긴 해도 아가씨가 머리 쓰는 건 제법이다.)

강혜분; (아가씨의 가출을 알아차린 장주님께서는 모든 호위무사들을 내보내 추적하게 하셨을 텐데...) 화내는 벽초천을 떠올리고

강혜분; (서안으로 간다고 적어놓은 아가씨의 편지 때문에 대부분 서쪽을 수색하고 있을 것이다.)

강혜분; (하지만 아가씨는 경항운하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는 행로를 택했다.)

강혜분; (운하를 따라 황하까지 내려간 후 서쪽으로 이동하기로 한 것인데...) (멀리 돌아가긴 하지만 추적을 따돌릴 가능성은 높아졌다.)

<기왕에 벌어진 일이니 아가씨가 무사히 서안까지 가실 수 있도록 도와드려야만 한다.> 뱃전에 서있는 두 여자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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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독룡간의 모습. 달빛이 독룡간을 비추고 그 때문에 지면이 갈라져 생긴 독룡간이 더 뚜렷하게 보인다. 사람들 몇이 독룡간을 내려다보며 서성인다. 평범한 무림인들

무림인1; [뭐야? 달이 중천에 떴지만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잖아.] 독룡간을 내려다보며 궁시렁

무림인2; [그러게나 말이다.] [밤마다 서기(瑞氣)가 치솟느니 보광(寶光)이 비치니 하던 강호의 풍문은 말짱 헛소문이었어.] 역시 내려다보고

무림인3; [그래도 독룡간에 접근했다가 실성하거나 심하게 다친 인간들이 있다고 하던데...] 역시 내려다보며 겁에 질리고

무림인1; [다른 일로 다치고 멋쩍으니 지어낸 말일 게야.] 코웃음

무림인1; [밤이 깊어 삼경이 다 되어 가지만...] 하늘의 반달을 보고

무림인1; [여기 독룡간에서 아무런 특이현상도 발견되지 않는다는 걸 우리 눈으로 확인하고 있잖은가?]

무림인2; [역시 강호의 풍문 따위는 믿을게 못된다니까.]

무림인3; [내가 아는 사람도 독룡간에 들렸다가 심맥이 여러 곳 끊어지는 중상을 입었다고 하네만...] 여전히 미심쩍고

무림인1; [그래서 우리가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오늘 밤 들른 것 아닌가?] [헛소문이란 걸 확인했으니 이제 그만 내려가서 술이나 빨자구.] 돌아서고

무림인2; [그거 좋지] 역시 돌아서며 입맛 다시고

갸웃거리며 동료들을 따라가는 무림인3

 

#113>

달빛도 비치지 않는 독룡간 깊은 아래쪽.

동굴.

 

섭장천; [부심지독(腐心之毒)에 중독당하고 환우십보중 하나인 멸신창(滅神槍)에 심장이 궤뚫리기까지 했으니 노부는 당연히 죽었어야한다.] 가슴 섶을 다시 벌린 채 벽을 등지고 앉아서 말하고. 용각신망은 그런 섭장천의 무릎에 따리를 틀고 앉아서 섭장천의 가슴의 상처를 혀로 핥고 있다.

츠츠츠! 용각신망의 혀가 핥고 지나간 자리는 상처가 아물고 피가 멎는다

섭장천;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년 가까이 목숨을 부지해온 것은 바로 이놈 덕분이었다.] 용각신망을 쓰다듬고

청풍; (용각신망이라는 저 뱀의 혀가 닿은 부분은 상처가 아물고 피가 멎는다.)

청풍; (한눈에 봐도 절대 평범한 뱀은 아니다.)

섭장천; [이놈은 이무기(蟒)라는 이름에 걸 맞는 영물이다.] 용각신망을 내려다보면서 말하고

섭장천; [수천 년을 살아온 뱀들의 왕으로 온갖 독을 다스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어떤 상처라도 치유하는 신통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청풍; [지존이 영손녀를 이용해서 노야를 중독시킨 부심지독을 해독해준 게 그놈이었군요.] 용각신망을 보고

섭장천; [살접이란 계집이 널 중독시켰던 독을 해독시켜준 것도 용각신망이다.] 용각신망을 쓰다듬으며 끄덕

섭장천; [이놈은 널 해독시키려고 신망옥액(神蟒玉液)이란 이름의 타액을 먹여주었다.] [덕분에 너는 만독불침이 되어 이후로는 어떤 독에도 해를 입지 않게 될 것이다.]

청풍; [신망 네게는 너무도 큰 신세를 졌구나.] [그 은혜, 반드시 보답하도록 하마.] 용각신망에게 포권하지만

쉭! 쉭! 청풍에게 눈을 흘기며 섭장천의 상처를 핥는 용각신망

 

<삼십여 년 전, 노부는 복우산을 지나다가 어떤 영물이 뿜어내는 영기(靈氣)를 감지하고 독룡간을 내려와 봤었다.> 높은 산봉우리에 서서 이마에 손을 댄 채 멀리를 보는 중년 시절의 섭장천. 멀리 산봉우리 너머에서 무지개같은 기운이 번진다.

<그 영기는 물론 용각신망이 뿜어내는 것이었는데 놈은 이곳 독룡간 아래에서 뱀들의 왕으로 군림하면서 승천하기 위해 수련을 쌓고 있었다.> 뱀으로 가득 찬 계곡. 중년 시절의 섭장천이 걸어가자 뱀들이 겁에 질려 좌우로 갈라지고 그 끝에 옥좌같은 바위 위에 용각신망이 고개를 쳐든 채 보고 있다.

<노부와 만났을 때 용각신망은 백여 년 만 더 수련하면 용(龍)이 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러 있었다.> 위 장면의 용각신망 모습 배경으로

<첫 만남에서 노부와 용각신망은 서로에게 경의를 표하게 헤어졌었다.> 포권하는 중년 시절의 섭장천. 마주 고개를 숙이는 용각신망

<그후 삼십여 년이 흐른 후 노부는 지존의 함정에 빠져 치명상을 입게 되었다.> 노인이 된 섭장천이 지존이 찌른 멸신창에 가슴이 관통 당하던 장면

<비록 멸신창에 궤뚫려 심장이 으스러졌지만 노부는 그때까지 쌓아온 내공 덕분에 즉사는 면할 수 있었다.> 지존과 혈세사패의 패주들을 등지고 날아가는 섭장천. 가슴과 등까지 구멍이 나서 피가 뿌려진다

 

섭장천; [노부의 목숨은 천주산 은일곡에서 끊어지진 않았다.] 용각신망을 쓰다듬으며 말하고

섭장천; [그래 봤자 잠시 목숨이 연장된 것뿐, 죽음을 피할 수는 없었다.] 탄식

섭장천; [하지만 지존이란 놈에게 복수를 하지 못하고 죽을 수는 없었다.] 이를 부득 갈면서 말하고

섭장천; [이에 노부는 요행을 바라고 천주산에서 이곳 복우산까지 필사적으로 달려왔다.] [물론 이놈이 노부를 구해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용각신망을 쓰다듬으며

청풍; (듣고도 믿기지가 않는다.)

청풍; (천주산에서 복우산까지는 이천 리 가까이 되는데 심장이 없어진 상태에서 달려왔다니...) 놀라고

섭장천; [하지만 노부의 희망은 희망으로 끝났다.] 한숨

섭장천; [비록 이놈이 상처를 치유해주는 신통력을 지니긴 했지만 부서진 심장을 원상복구 해주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청풍; (그것까지 가능하다면 이무기가 아니라 진짜 용이겠지.)

섭장천; [간신히 숨이 붙어있는 상태로 노부가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격하게 움직이면 겨우 봉합된 상처가 터져 돌이킬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섭장천; [심지어 이 동굴에서 나가는 것도 위험한 상태였다.]

섭장천; [그래서 노부는 밤마다 독룡간 밖으로 살기를 뿜어냈다.]

청풍; (독룡간의 괴사는 그렇게 생긴 거였군.) + [지존이란 자가 흥미를 보이고 찾아오길 바라셨군요.] 깨닫고

섭장천; [그렇다.] 끄덕

섭장천; [언제고 독룡간에서 벌어지는 일이 지존의 귀에 들어갈 테고...] [호기심에 그놈이 찾아오면 동귀어진 할 생각이었다.]

청풍; [그랬는데 후배 때문에 기력을 소진하셨으니 송구할 따름입니다.] 고개를 조아리며 미안해하고

섭장천; [처음에는 낙심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청풍을 지긋이 보며 말하고

섭장천; [노부의 목숨은 대략 열흘쯤 남았다.]

섭장천; [그 사이에 노부의 절대삼검(絶代三劍)을 전수 받아서 지존을 죽이고 혈세사패를 세상에서 없이해라!] 강렬한 표정

 

#114>

<-북경> 역시 밤. 하늘에는 반달이 떠있고

<-황금전장> 밖에서 본 모습, 문은 닫혀있고

 

황금전장 후면의 높은 담장. 담장 밖은 좁고 어둑한 골목이다.

슥! 높은 담장 위로 사람 그림자가 하나 돋아나더니

휘익! 담장 아래 골목으로 뛰어내리는 날렵한 사람 그림자.

골목에 내려서서 주변 두리번거리는 건 벽옥령이다. 남장을 했으며 등에 검과 봇짐을 비스듬히 짊어지고 있다. 귀여운 장돌뱅이 소년 같은 모습. 캐릭터는 214 비슷

벽옥령; (들키지 않고 빠져나오는 데 성공했어!) 담장 돌아보며 걸음 옮기고

벽옥령; (엄마! 아빠! 죄송해요.) 담장을 보며 울먹이고

벽옥령; (하지만 옥령이는 청풍오빠가 죽었다는 걸 믿을 수가 없어요.) 입술 깨물고

벽옥령; (직접 서안까지 가서 내 눈으로 사고 현장을 확인하고 돌아올게요.) 걸음 옮기고. 하지만

[!] 눈 치뜨는 벽옥령

쿵! 벽옥령이 가는 앞쪽의 다른 골목에서 걸어 나오며 길을 막는 여자. 머리에는 죽립을 썼으며 한손에는 죽립을 하나 더 들고 있다. 허리에 칼을 차고 있다.

벽옥령; [흑!] 겁에 질려 뒷걸음질 칠 때

강혜분; [내 이럴 줄 알았어요.] 한숨 쉬며 가로 막는 여자의 모습이 확실하게 보인다. 바로 강혜분

벽옥령; [막... 막지마 혜분언니! 난 반드시 서안에 가고야 말 거야.] 뒷걸음질치고. 고양이처럼 강혜분을 노려보며

강혜분; [걱정 마세요. 제가 어떻게 아가씨를 막을 수 있겠어요?] 한숨 쉬며 죽립을 내밀고. 그러자

벽옥령; [혹시...] 안도하며 죽립을 받고

강혜분; [이번에 제가 말린다 해도 나중에 어떻게든 빠져나가실 거 아니에요?] [그럴 바에는 제가 함께 가서 아가씨를 보살펴드리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미소 지으며 말하고. 그러자

벽옥령; [고마워 언니!] 죽립을 한손에 든 채 와락 강혜분을 끌어안고. 흠칫하지만 끌어안게 놔두는 강혜분

벽옥령; [은혜 잊지 않을게. 그리고 청풍오빠의 생사만 확인하면 바로 돌아올 거라고 약속할게.] 강혜분의 풍만한 가슴에 얼굴 부비며 어리광 부리고

강혜분; (이 응석받이의 철없는 짓에 동조하는 게 과연 잘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벽옥령을 다독이며 한숨 쉬고

강혜분; (이런 짓을 했으니 주인님과 마님에게 경을 칠 각오를 해야 하는데...) 몸을 숙여서 벽옥령이 머리에 쓴 죽립의 끈을 턱 아래에 매어주며

강혜분; (하지만 후회는 없다.) 벽옥령의 손을 잡고 골목을 걸어 나가며 생각하고. 그런 강혜분을 돌아보면서 웃는 벽옥령

<나 역시 확인되지 않은 청풍의 안위 때문에 속을 끓여왔으니...> 두 여자의 뒷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115>

<-독룡간> 여전히 밤.

절벽 아래 동굴

 

청풍; [일천(一天) 쌍존(雙尊) 삼성(三聖) 사극(四極)...] 섭장천의 앞에 무릎 꿇고 앉아서 되뇌이고

청풍; [열 명 모두 후배가 처음 듣는 이름입니다.]

섭장천; [그들이 일반 무림인들은 잘 모르는 고금십대고수(古今十大高手)다.] 용각신망이 몸을 감게 한 상태로 말한다. 용각신망은 뒤쪽에서 섭장천의 어깨 너머로 고개를 내민 채 청풍을 보고 있다.

청풍; [무림에는 고금십대고수로 따로 분류되는 분들이 있었군요.] 놀라고

섭장천; [일천은 무림의 시조라 일컬어지는 원시천존이고...] [이존은 신선부의 개파 조사 신선낭낭과 마귀동의 시조 마귀조종이다.]

청풍; (일천과 쌍존...) (며칠 전 혼원동천에서 알게 된 이름들을 저분을 통해 다시 듣게 되는구나.) 내색하지 않고

섭장천; [삼성은 도성(道聖), 불성(佛聖), 유성(儒聖)을 말한다.]

청풍; [도성과 불성이 누군지는 짐작이 갑니다만...] + (무당파를 창건한 장삼풍(張三豊)과 소림사의 달마대사(達磨大師)일 것이다.)

청풍; [혹시 유성이라는 분은...]

섭장천; [네가 짐작하는 대로 유성은 대성(大聖) 공자(孔子)님이다.] 끄덕이며 공자를 떠올린다.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는 공자의 모습을 참조

청풍; [공자님도 무공을 알고 계셨었는지요?] 놀라고

섭장천; [알고 계셨다마다!] 엄숙하게

섭장천; [천지간의 이치를 깨우치신 철인(哲人)께서 어찌 무공 정도를 모르겠느냐?] 엄숙한 표정으로 자세를 바로 하며

청풍; (하긴...) + [공자께서 젊은 시절 뭇 임협(任俠;협객)들을 호령했었다는 야사가 사실이었군요.] 역시 자세를 바로 하고

 

<젊은 시절의 공자께서는 혈기(血氣)를 주체하지 못하고 종종 지닌바 힘을 드러내곤 하셨다.> 거구의 사내가 사람 보다 큰 사자 조각상 두 개를 공깃돌처럼 허공에 던졌다가 받기를 반복하고 주변에서 사람들이 그걸 보며 놀란다.

 

섭장천;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성품이 온화해져서 무공을 쓰는 일이 거의 없으셨던 것이다.]

청풍; [공자님의 무공 방면 진전을 노야께서 얻으셨겠습니다.]

섭장천; [그놈 누가 문일지십(聞一知十) 아니랄까봐 눈치 하고는...] 껄껄

멋쩍은 표정이 되는 청풍

섭장천; [네놈 말이 맞다.] [노부는 인연이 닿아 공자께서 남기신 철인진결(哲人眞訣)을 얻었었다.]

다시 엄숙한 표정

청풍; [철인진결...] [결코 평범한 무공은 아니겠습니다.]

섭장천; [평범하지 않지.] 끄덕

섭장천; [철인진결은 내공을 길러주는 효능만으로 따지면 고금을 통틀어도 세 손가락에 충분히 드는 대단한 무공이다.]

섭장천; [다른 무공들은 참선이나 면벽폐관을 해야 내공이 쌓이지만 철인진결은 생활 속의 모든 행위를 내공수련과 연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청풍; [그건 정말 대단한 효능이로군요.] 흥분

청풍; [일상생활이 내공수련이라면 다른 무공보다 몇 배 빠르게 내공을 쌓을 수 있겠습니다.]

섭장천; [실제로 철인진결은 일반적인 무공심법보다 최대 열배 이상 효율이 좋다.] 고개 끄덕이고

섭장천; [즉, 다른 사람들이 십년 걸릴 수련도 일년 안에 끝낼 수 있는 것이다.]

청풍; (그게 사실이라면 철인진결을 능가하는 내공심법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겠구나.) 감탄과 흥분

섭장천; [다만 철인진결에는 내공을 축적하는 비결만 있지 그걸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은 존재하지 않는다.] 찡그리고

청풍; [일반적인 초식으로는 철인진결의 웅장하고 심오한 힘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겠습니다.]

섭장천; [물총의 구멍이 너무 크면 물을 세차게 뿜어내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끄덕이고.

청풍; (물총이라니... 참으로 적절한 비유다.) 대나무로 만든 물총을 떠올리고. 뒤쪽에 끼운 손잡이를 밀어서 앞쪽의 작은 구멍으로 물을 쏘는 구조의 물총

섭장천; [그런 이유로 철인진결은 면면히 전해져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써서 무림에 두각을 나타냈던 인물이 없었던 것이다.]

청풍; [하지만 노야께는 다른 기연이 있었겠습니다.]

섭장천; [그놈 하여간 눈치 하고는...] 웃고

머쓱한 표정이 되는 청풍.

섭장천; [구대천마에 대해서는 알고 있겠지?]

청풍; [예!] + (구대천마를 패퇴시킨 흑백신귀가 사실상 내가 처음으로 모신 스승이라는 말은 할 필요가 없겠지.)

청풍; [번뇌혈종, 태양천후(太陽天后), 빙백마모(氷魄魔母), 파천검마, 반안독마(潘顔毒魔), 백면살조(白面煞祖), 야차서시(夜叉西施), 지옥수라(地獄修羅), 환영신마(幻影魔神)가 구대천마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육남삼녀의 실루엣을 떠올리며 말하고. 육남삼녀가 구대천마이고 흑백신귀를 묘사할 때 나왔었음.

섭장천; [잘 알고 있구나.] 끄덕

섭장천; [사실 구대천마는 마귀동의 후손들이다.]

청풍;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섭장천; [헌데 그들은 무슨 사연이 있었는지 흑백신귀에게 패한 후 마귀동으로 돌아가지 않고 각자 문파를 세워 독립했다.]

청풍; [혹시 혈세사패가...] 깨닫고

섭장천; [구대천마중 백면살조, 야차서시, 지옥수라, 환영신마의 후손들이다.]

청풍; (역시!)

섭장천; [그들 외에도 번뇌혈종은 혈궁(血宮)을, 태양천후는 태양묘(太陽廟)를, 빙백마모의 빙백전(氷魄殿)을, 반안독마는 독성부란 문파를 세웠다.]

청풍; (독공으로 천하무적이라는 독성부가 구대천마중 반안독마의 후손들이었군.) 생각하다가

청풍; [!] 무언가 깨닫고

청풍; [파천검마는 문파를 세우지 않았군요.]

섭장천; [겨우 눈치 챘구나.] 웃고

섭장천; [파천검마는 자신이 검법으로는 고금최강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흑백신귀와 싸울 때 몸을 사린 다른 자들과 달리 물러서려 하지 않았고... 그 결과 치명상을 입고 말았다.> 냉철한 인상의 중년 검객이 검은 기운을 일으키는 흑신에게 검을 휘두르고 있다. 그 중년검객이 파천검마다. 한 두 번만 나올 캐릭터이므로 대충 묘사. 다른 구대천마들은 겁을 먹고 달아나거나 물러서고 있고

 

청풍; [그 결과 문파를 세우거나 후손을 남길 기회가 없었겠습니다.] + [!] 말하다가 다시 깨닫고

청풍; [혹시 파천검마의 검결을 노사께서...]

섭장천; [노부가 바로 파천검마의 후손이라고 할 수 있다.] 웃으며 끄덕이고

청풍; [아!]

 

<젊은 시절 노부는 비를 피하러 들어간 오래 된 사당에서 한 구의 시신을 발견했다. 그 시신의 주인은 물론 파천검마였다.> 낡은 사당 내부. 부서진 벽 안쪽의 좁은 공간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죽은 중년인의 시체가 한 구 있다. 위의 회상에 나온 아주 냉철한 인상을 지닌 파천검마인데 무릎 위에는 책 한권과 검 한 자루를 얹어놓고 있다. 벽 밖에서 그걸 보는 청년 시절의 섭장천

<노부는 파천검마의 시신에서 마검파천황(魔劍破天荒)이란 검결을 얻었다. 마검파천황은 마귀동의 시조 마귀조종이 남긴 열 가지 마공중 하나였다.> 파천검마의 시체 앞에 한 무릎을 꿇고 책을 집어드는 젊은 시절의 섭장천

<마검파천황은 그걸 익힌 파천검마가 검법으로는 고금최강을 자부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가공할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 젊은 시절의 섭장천이 들고 있는 책의 표지에는 <魔劍破天荒 秘訣>이라는 제목이 적혀있다.

<다만 지나치게 살기가 강하고 패도적이라 최상승의 검법이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책을 펼쳐보며 갸웃하는 젊은 시절의 섭장천

<노부는 마검파천황의 그같은 단점을 보완하고 철인진결의 이치를 참조하여 세 가지 검법을 만들었으니 그것이 바로 세간에 알려진 절대삼검이다.> 어떤 계곡에서 기합을 넣는 표정의 젊은 시절의 섭장천. 그의 앞쪽 30미터쯤에 있던 집채만한 바위가 둘로 쩍 쪼개진다.

 

섭장천; [천리어검(千里馭劍), 검벽신공(劍壁神功), 무상심검(無常心劍)이 절대삼검이다.] 엄숙한 표정으로 말하고

청풍; (이름만 들어도 얼마나 가공할 위력을 지녔을지 짐작이 가는 검법들이다.) 침 꿀꺽 삼키고

섭장천; [장담하건데 철인진결로 절대삼검을 구사하면 이기지 못할 상대가 없을 것이다.] 자부심 어린 표정

섭장천; [상대가 설령 신선낭낭이나 마귀조종이라 할지라도...] 강렬한 표정

[!] 눈 치뜨는 청풍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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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다시 절벽 위. 드드드! 여전히 진동하고 있고

[!] 망치를 내려친 자세로 눈 부릅뜨는 살패. 망치 아래에는 물론 청풍이 없는데

휘익! 허공에서 천천히 날아 내리는 청풍.

살접; [공자님!] 안도하며 환호

독검사랑; (살패의 천근퇴(千斤槌)가 일으키는 압력을 타고 날아올랐다.) 눈 번뜩이고

독검사랑; (살접의 보고대로 까다로운 무공을 익히고 있는 놈이다.) 청풍이 바닥에 내려서는 걸 보며 생각할 때

청풍; [다른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렇게 둔한 무기로는 백날 공격해 봐야 날 어쩌지 못할 것이오.] 콰득! 살패가 망치를 뽑는 걸 보며 웃고

살패; [과연 그럴지 보자!] 부악! 이미 청풍의 머리를 옆에서 치고 있는 살패. 준비동작도 없이 아주 빠르게 휘두른다. 하지만

휘익! 물론 이번에도 청풍의 몸은 바람에 날리는 깃털처럼 살패의 망치가 일으키는 압력에 밀려 날아오르고

살패; [크아!] 부악! 부웅! 붕! 따라붙으며 엄청난 빠르기로 망치를 휘두르는 살패. 망치가 여러 개로 변해서 청풍을 후려치고 내리치고. 하지만

휘익! 휙! 청풍의 몸은 망치가 일으키는 바람을 타고 허공을 떠다닌다

청풍; (얼마나 힘이 좋은지 저 거대한 망치를 휘두르는 게 잘 안보일 정도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이 표적이었다면 피할 틈도 없이 박살을 당했을 것이다.) 휘익! 휙! 날아다니며 생각하고. 그때

독검사랑; [살영! 가세해라.] 살영에게

살영; [봉명!] 팟! 앞으로 쇄도하며 대답하는데

스스스! 살영의 모습이 여러 개로 변해서 청풍을 덮쳐온다

청풍; (모습 여러 개로 변했다.) 살패의 망치가 일으키는 바람을 타고 허공을 날아다니다가 살영이 쇄도하는 것을 돌아보고

청풍; (살영이라는 저자는 나처럼 보법과 경신술이 특기인 자다.) 생각할 때

스악! 쩍! 여러 명의 살영이 들이닥쳐서 청풍을 갈쿠리로 베고 찌른다. 청풍은 여러 명에게 여러 방향에서 공격당하는 모습이 되고

서걱! 스악! 피하는 청풍의 머리카락과 옷이 살영의 갈쿠리에 스쳐 조금씩 베어진다.

부악! 부웅! 그 사이에도 살패의 망치도 연신 청풍을 노리고 휘둘러지고

청풍; (확실히 살영이라는 자가 상대하기 더 까다롭다.) 여러 명의 변해 공격하는 살영을 보며 몸을 날리면서 생각

청풍; (움직임이 빠를 뿐 아니라 사용하는 갈쿠리가 압력을 거의 일으키지 않아서 능파미보를 펼치는 데 곤란을 겪게 만든다.) 사방에서 날아드는 여러 개의 갈쿠리들을 보며 생각하고. 그러다가

청풍; (물론 내게는 능파미보만 있는 게 아니지.) 징! 허공에 뜬 채 웃는 청풍의 몸이 엷은 막에 덮이고. 그러자

펑! 그 엷은 막을 때리는 살패의 거대한 망치와

쩍! 서걱! 그 박을 긋고 찌르는 살영의 갈쿠리. 그러자

팽! 청풍을 때린 망치가 홱 돌아가며 살패의 머리를 때려가고

투학! 서걱! 살영 양손의 갈쿠리도 방향을 틀어 자기 몸을 베려 한다

독검사랑; [조심...] 자심도 모르게 외치는데

살접; [!] 손으로 입을 가리며 놀라고. 하지만

부악! 간발의 차이로 몸을 뒤로 홱 젖혀서 망치를 얼굴 위로 지나가게 만드는 살패

가가강! 카캉! 자기에게 돌아오는 갈쿠리들을 교차해서 서로 부딪히게 만들며 뒤로 홱 물러서는 살영.

살접; [아!] 안도하며 손을 내릴 때

독검사랑; (괴물이로군.) 딱! 왼손으로 손가락을 튕기고. 그러자

팽! 서걱! 물러서다가 홱 몸을 돌리며 갈쿠리로 살접을 베어가는 살영. 깜짝 놀라는 표정의 살접

청풍; [무슨 짓을!] 버럭 고함지르며 돌아볼 때

살접; [악!] 서걱! 피하려던 살접의 가슴을 긋고 지나가는 살영의 갈쿠리.

푸학! 가슴에서 피를 뿜어내며 뒤로 쓰러지려는 살접. 그 옆에서 갈쿠리를 거두며 물러서는 살영

청풍; [소저!] 휙! 벼락같이 살접에게 날아가고. 살접은 뒤로 나뒹굴려 하고

청풍; [괜잖으시오?] 콱! 재빨리 살접을 두 팔로 끌어안는 청풍. 헌데 그 직후

푸훅! 갑자기 입에서 연기를 확 뿜어내 청풍의 얼굴을 덮어씌우는 살접. 눈 부릅뜨며 그 연기를 고스란히 덮어쓰는 청풍

띵! 현기증을 느끼며 눈이 풀어지는 청풍

청풍; [독...] 살접을 끌어안으려던 팔이 풀리며 눈 감으며 휘청할 때

살접; [호호오!] 쾅! 청풍의 가슴에 강력한 장풍을 날리며 뒤로 날아가는 살접

쿵! 쿵! 가슴의 옷이 터지고 손바닥 자국이 난 채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청풍. 현기증 때문에 눈은 풀린 채. 그러자

살영; [잘 했다 살접!] 멈춰서고

살패; [해치웠구나.] 망치를 움켜쥔 채 환호

청풍; [함정...] 눈이 풀린 채 비틀하다가

쿵! 결국 견디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는 청풍. 한쪽 무릎을 꿇는 자세로

청풍; [정정... 네년도 한 통속이었구나.] 독에 중독당해서 흐리게 보이는 살접을 노려보며 이를 갈고

살접; [맞아! 본녀는 살인상단 십대자객중 한명인 살접(煞蝶)이야.] 요염한 자태로 서서 웃으며 말하고

청풍; [복... 복우사흉에게 유린당할 뻔한 것도 연극이었군.] 이를 부득 갈고. 눈이 풀린 채 몸이 흔들린다.

살접; [네놈이 무공으로는 쉽게 죽일 수 없는 표적이라 자연스럽게 접근해서 중독 시킬 기회를 엿보았던 거지.] 가슴의 상처를 누르며 웃고. 가슴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고

살접; [물론 살영오라버니에게 내 가슴을 베라고 한 것도 고육지책이었어.] [그래야 네가 날 부축하려고 접근할 테니까.] 비틀거리며 일어나는 청풍을 보며 말하고.

청풍; [교활한 계집...] 이를 갈며 겨우 일어서고. 그때

독검사랑; [수고했다 살접!] 다가오고

살접; [별 말씀을요.] 고개 숙이며

독검사랑; [네가 피를 본 덕분에 청부를 수월하게 수행하게 되었다.] 청풍에게 다가오며 살접에게 말하고. 청풍은 눈이 풀린 채 뒷걸음친다. 절벽 쪽으로

살접; [과찬이시옵니다.]

독검사랑; [이청풍! 앞서 말했지만 네게 개인적인 원한은 없다.] 청풍에게

독검사랑; [그래서 괴롭히지 않고 간단히 죽여주겠다.] 살패에게 끄덕이고

부악! 그 즉시 살패가 다시 빠르고 강력하게 망치로 청풍을 내리찍고

쾅! 망치가 바닥을 때리고. 비틀거리며 간신히 뒤로 피하는 청풍

스악! 그 즉시 살영이 반대쪽에서 파고들며 갈쿠리를 그어 청풍을 공격하고

스악! 쩍! 몸을 다급히 돌려 피하지만 반응이 느려 허리가 깊이 베이며 피가 튄다

청풍; (독... 독 때문에 정신이 흐려져서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비틀거리며 절벽 쪽으로 물러서다가

[!] 눈 치뜨는 청풍

슥! 검을 소리없이 찔러오는 독검사랑

청풍; (기척이 거의 없는 검범...) (그 때문에 능파미보로도 피하지 못한다!) 팟! 독검사랑의 검에 찔리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해 뒤로 몸을 날리는데

살접; [악!] 자기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는 살접. 두 손으로 입을 가리며

[!] 그제야 자신의 상황을 알아차리고 눈 치뜨는 청풍.

쿵! 뒤로 날아간 청풍의 몸은 이미 절벽 밖으로 날아가고 있다

팟! 검을 찔러냈던 독검사랑이 절벽 끝에서 급정거하고 있고

청풍; (이런...) 휘익! 아래로 추락하며 한숨 쉬고

<투신자살하는 꼴이 되었구나.> 쐐애액! 절벽 아래로 추락하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검을 거두며 살접을 돌아보는 독검사랑. 독검사랑. 살접은 그때까지 두 손으로 입을 가리고 있었다. 근처에 멈춰선 살영이 힐끔 보고 있고

살접; [죄... 죄송해요 부단주님!] 손을 입에서 떼며 눈치 보고. 그 뒤에서 살패가 긴장한 표정으로 독검사랑을 보고 있고

독검사랑; [그럴 수도 있지.] [신경 쓰지 마라.] 스릉! 검을 칼집에 꽂으며 말하고.

살접; [감사하옵니다.] 안도. 살영과 살패도 안도

독검사랑; [어쨌든 살접 네 활약 덕분에 수월하게 청부를 마칠 수가 있었다.] 돌아서고

살영; [내려가서 시체를 확인하고 올지요?] 눈치 보고

독검사랑; [괜한 위험 무릅쓸 거 없다.] [극독에 중독 당한데다가 저 정도 높이에서 떨어졌으면 죽은 게 확실하니...] 걸어가며 말하고

살영; (하긴...) 생각하며 독검사랑을 따라가고. 살패도 걸음 옮기고

살접은 가장 뒤에서 절벽 쪽을 보며 걸음 옮긴다.

살접; (늘 그래왔듯이 이청풍이라는 자도 그냥 돈을 버는 수단에 불과한데...)

살접;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던 것은 어째서일까?) 한숨 쉬며 걸음 옮기고. 그 사이에 독검사랑을 몸을 날리고 있다

독검사랑; (이청풍...) 날아가며 찡그리고. 그 뒤로 살패, 살영이 몸을 날려 따라온다. 맨 뒤에서 살접이 따라오고 있고

독검사랑; (용모파기가 아니고 실물을 보니 더욱 확실해졌다.)

독검사랑; (나는 이전에 분명 이청풍을 닮은 자를 본 적이 있다.) (그게 누군지 당장 떠오르지는 않지만...) 날아간다.

 

#109>

<-북경> 낮

<-황금전장> 여전히 북적

 

황금전장 후원. 월동문이 있는 높은 담장으로 격리된 곳. 월동문 앞을 두 명의 여자 무사가 지키고 있고

옷가지가 얹혀진 쟁반을 들고 다가오는 강혜분

강혜분; [수고가 많네.] 다가오며 아는 척

[어서 와 혜분언니.] 여자무사들도 아는 척

강혜분; [옥령아가씨는?] 월동문 안을 보며 여자 무사들에게 묻고

여자무사들; [오늘도 별 문제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지내셔.] [청풍이가 변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울고불고 하던 게 거짓말 같아.]

강혜분; [다행이네.]

여자무사들; [시간이 약인 거지 뭐.] [아가씨도 며칠 지나면서 청풍이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을 거야.]

강혜분; [그렇기를 바라야겠지.] 월동문 안으로 들어간다

 

#110>

월동문 안쪽은 아기자기하게 잘 가꿔진 정원. 그 정원 가운데에 화려한 건물이 한 채 있다. 벽옥령의 거처. 월동문 안쪽에는 아무도 없다

건물 입구로 가는 강혜분. 그러다가

멈칫! 하며 걸음을 멈추다가

방향을 틀어서 건물 뒷곁으로 가는 강혜분

건물 뒤. 한적한데 창문이 있고 창문은 반쯤 열려있다

창문으로 다가가는 강혜분

창문 밖에 숨어서 안을 살피는 강혜분

 

창문 안쪽은 침실. 헌데 벽옥령이 침대 위에 옷가지들을 죽 늘어놓고 있는데 사내 옷이다.

탁자에는 검도 한 자루 올려져 있고.

벽옥령은 커다란 거울 앞에 서서 옷을 몸에 대어보고 있는 중인데 여자 옷이 아니라 남자 옷이다.

벽옥령; [이 색이 덜 튀어 보이겠지?] 옷을 자기 몸에 댄 채 거울 보며 혼잣말하고

벽옥령; [크기도 딱 맞고... 좋아. 이 옷으로 결정했어!] 배시시 웃고

 

강혜분; (침선방(針線房)에서 사내아이 옷이 몇 벌 없어졌다고 하더니만 아가씨 소행이었구나.) 한숨

<남장(男裝)을 하려고 저 옷들을 훔쳤다는 건데...> 침대 위에 널려있는 남자 옷. 거울 앞에서 남자 옷을 몸에 대보는 벽옥령

강혜분; (아가씨 꿍꿍이가 뭔지 대강 짐작이 가는구나.) 한숨

 

#111>

<-복우산> 밤. 하늘에는 반달이 떠있고

<-독룡간> 바닥 깊이를 알 수 없는 틈새.

절벽 아래 동굴. 동굴 입구에는 여러 자루의 낡은 검들이 널려있고. 해골들도 여러 구 뒹굴고 있다. 해골들 사이를 뱀들이 기어 다니고 있다. 음산한 광경 동굴 입구에는 여러 자루의 낡은 검들이 널려있고

 

어둠 속에 누워있는 청풍. 잠이 든 모습. 문득

슥! 끝이 갈라진 뱀의 혀가 청풍의 뺨을 핥는다

움찔! 하는 청풍.

할짝! 할짝! 뱀의 혀가 청풍의 얼굴 여기저기를 핥고. 그러자

청풍; (차갑고 미끈거리는 뭔가가 내 얼굴을 핥는 것 같다.) 눈 감은 채 생각하고

청풍; (이런 감각이 느껴진다는 건...) 깨닫고

청풍; (설마 내가 죽지 않은 것인가? 그 높은 곳에서 떨어졌는데...) 천천히 눈을 뜨며 생각하고. 헌데

쿵! 청풍의 몸 위에 따리를 틀고 앉아서 내려다보는 뱀. 머리에 사슴의 뿔 같은 것이 두 개 나있다. 뿔 길이는 한뼘 정도. 몸통 굵기는 팔뚝만하다. 이 뱀의 이름은 용각신망. 이무기가 되기 직전의 신령스러운 뱀이다.

청풍; (뱀!) 기겁할 때

쉭쉭! 다시 끝이 갈라진 혀로 청풍의 얼굴을 핥으려 하는 용각신망.

청풍; [헉!] 바웅! 기겁하며 일어나며 몸을 투명한 벽으로 덮는다

끽! 펑! 그 빛에 부딪혀 뒤로 날아가며 비명 지르는 용각신망

텅! 털썩! 벽에 부딪혔다가 바닥에 나뒹구는 용각신망

청풍; [뿔이 달린 뱀이라니...] + [!] 일어나 앉다가 경악

쿵! 청풍이 누워있는 동굴. 수많은 뱀들이 머리를 세운 채 청풍을 에워싸고 있다. 뱀들의 눈이 반딧불처럼 반짝이고

청풍; [사... 사방천지에 뱀!] [여긴 뱀굴이었구나.] 경악하고 겁에 질려서 주변의 뱀들을 둘러볼 때

쉬쉭! 쉭! 화가 난 용각신망이 몸을 쳐든 채 청풍을 노려본다.

청풍; [이... 이게 대체 무슨...] 겁에 질려 물러나 앉고. 그때

[쯧쯧! 사내놈의 간담이 콩알만하구만.] 끌끌 누가 혀 차는 소리가 들리고. 흠칫 하며 돌아보는 청풍.

섭장천; [그래서야 어디 큰일을 맡겨보겠는가?] 쿵! 어둠 속에 앉아있는 섭장천. 동굴 끝의 벽을 등지고 앉아있다. 봉두난발이고 초췌한데 눈빛만은 강렬하다. 옷은 찢어지고 피로 물들어있는데 특히 가슴 부분이 피로 흥건하다.

청풍; (사... 사람이 있다.) + [뉘... 뉘신지요?] 한쪽 무릎을 꿇는 자세로 앉으며 묻는다. 여차하면 달아날 자세.

섭장천; [네놈의 구명지은인(救命之恩人)이다.] 강렬한 눈빛으로 보며

청풍; (구명의 은인이라면...) 깨닫고 + [노야께서 추락하는 소생을 구해주신 것인지요?] 무릎을 꿇으며

섭장천; [그렇다.] [그 대가로 노부는 겨우 억눌러두었던 상처가 터져서 곧 세상을 하직해야만 한다.] 슥! 말하며 피로 물든 저고리를 젖혀 보이고

쿵! 저고리가 젖혀지자 드러나는 섭장천의 가슴. 심장 부위에 구멍이 나있는데 그곳에서 피가 철철 흘러넘치고 있다.

청풍; (맙소사!) 경악

청풍; (심장 부위에 구멍이 나있다. 인간이 어떻게 저 지경이 되고도 살아있을 수 있단 말인가?)

섭장천; [노부는 원수 놈의 기습을 받아서 심장이 부서져 버렸었다.] 슥! 다시 옷자락을 여미고

청풍; (실제로 심장이 없는 상태였다.) 놀라고

섭장천; [그래도 저놈 용각신망(龍角神蟒) 덕분에 지금까지는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뿔 달린 뱀 용각신망을 돌아보며 말하고. 용각신망은 화가 나서 쉭쉭 대며 청풍을 노려보고 있다.

청풍; (저 괴이한 뱀의 이름이 용각신망이었구나.) 곁눈질로 용각신망을 보고

섭장천; [하지만 용각신망의 신통한 힘도 더 이상 노부의 목숨을 연장시켜주지 못하게 되었다.] 탄식

청풍; [소... 소생을 구하시느라 무리하신 때문인지요?] 깨닫고

섭장천; [네놈은 이백장이 넘는 높이에서 떨어졌다.] [반면 노부는 이 동굴을 나갈 수 없는 몸이었다.]

섭장천; [어쩔 수 없이 수십 장의 거리를 격하고 내공을 써서 받아내다 보니 온몸의 경맥이 터져버렸다.] 쓴웃음

청풍; (이백장이 넘는 높이에서 떨어진 나를 순전히 내공의 힘으로 받아내었다니...) (저분은 대체 누군데 그런 말도 안되는 일을 해낸 것일까?) 경악할 때

끼이! 용각신망이 섭장천에게 다가가며 울고

섭장천; [울지 마라 신망!] [이게 노부에게 정해진 운수이니라.] 다가온 용각신망의 머리를 쓰다듬고

청풍; [죄송합니다. 소생이 노야에게 너무도 큰 죄를 지었습니다.] 절하고

섭장천; [죄를 지었다고는 할 수 없고...] [네놈이 노부에게 목숨 빚을 진 것은 사실이다.] 눈 번뜩이고

섭장천; [그리고 빚을 지었으면 마땅히 변제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 지긋이 보고

청풍;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고개 들고

청풍; [소생 이청풍, 노야께서 무엇을 하명하시든 반드시 따를 것을 천지신명께 맹세하겠습니다.] 결의에 찬 표정으로

섭장천; [그리 말할 줄 알았다.] 웃고

섭장천; [네가 자진해서 빚을 갚겠다고 하니 노부도 부담없이 변제를 요구하겠다.]

청풍; [세이경청 하겠습니다.]

섭장천; [노부가 원하는 것은 네가 노부를 대신해서 다섯 놈을 죽이고 한 명을 노부 대신 보살펴 주는 것이다.]

청풍; [다섯 명...] 긴장하고

청풍; [소생이 어떤 자들을 죽이길 원하시는지요?]

섭장천; [혈세사패의 패주들과 그놈들을 종으로 부리는 지존이라는 놈이다.] 쩡! 강렬한 눈빛. 쿠오오! 살기도 온몸에서 뿜어지고

청풍; (지독한 살기!) + [혈세사패에게 주인이 있었습니까?] 놀라고

섭장천; [사연을 이야기하자면 노부 소개부터 해야겠지.]

섭장천; [노부의 이름은 섭장천, 강호에서는 노부를 검성(劍聖), 또는 절대검성(絶代劍聖)이라는 과분한 별호로 부를 것이다.]

청풍; (맙소사!) 경악하고

청풍; (저분이 바로 고금제일검(古今第一劍)으로까지 불리는 검성 섭장천 노사셨다니...) 섭장천을 보며 놀라고

이하 검성 섭장천에 대한 설명. #15>에 나온 장면

 

<-검성 섭장천(葉長天)! 일갑자 전부터 천하무적의 위업을 유지해온 절대고수다. 사문이 어딘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섭장천과 맞서 삼초(三招)를 견딘 인물이 없다.> 다른 작품의 철면무제 섭장천 캐릭터의 인물이 검을 늘어트리고 있고. 그 앞에 수많은 사람들이 검을 겨누며 두려움에 떨고 있다.

<절대삼검(絶代三劍)으로 알려진 섭장천의 검법은 신묘하면서도 막강하여 고금의 어떤 검법도 비견되지 못한다고 한다.> 위 장면의 연속. 무릎을 꿇고 머리 조아리는 사람들의 모습. 모두 피를 토하고 있고. 섭장천은 검으로 그들을 겨누고 있다.

 

청풍; (검성 섭장천!) (이론의 여지도 없는 천하제일인을 이런 곳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 흥분

<헌데 고금제일검으로까지 불리는 저분을 대체 어떤 자가 저 지경으로 만든 것일까?> 동굴 내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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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위가장(威家莊)> 드넓은 평야와 강을 앞에 두고 등 뒤로는 험준한 산을 두고 있는 웅장한 장원. 마치 궁궐 같다. 평야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고. 장원으로도 사람들이 쉴 새 없이 출입한다.

위가장 내의 정원. 넓고 화려하고. 정자도 한 채 있다. 정자에 일남일녀가 앉아있다. 위진천과 혈부용이다. 위진천은 편지를 읽고 있다. 혈부용은 작은 두루마리를 하나를 두 손으로 들고 있다

위진천; [무능한 놈들...] 편지에서 눈을 떼며 찡그리고

위진천; [종남파 전체도 아니고 종남파 제자 한 놈 어쩌지 못해서 이 난리를 쳐?] 화악! 손을 뜨겁게 만들어 편지를 불태우며 화를 내고

위진천; [혈세사패를 전부 동원해서라도 막가놈이 소림사에 들어가는 걸 막으라고 해.] 종이를 태우며

혈부용; [그리 전하겠사옵니다.] 고개 좀 숙이고

위진천; [구대문파 늙은이들에게 의심을 사지 않으려면 난 다시 음산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뭐 하나 제대로 진행되는 게 없어.] 탁 탁 손바닥을 쳐서 재를 털어버리며 오만상을 쓰고

혈부용; [검성과의 일전 후 깨달은 심득이 있다며 폐관수련에 들어가신 지존께서 머잖아 출관하실 것이옵니다.]

혈부용; [그럼 지금까지 소회주님을 귀찮게 했던 모든 일도 하찮은 것이 되지 않을런지요?] 눈치 보며 말하고

위진천; [그걸 누가 모르느냐?] 퉁명하게 말하며 옷에 손을 닦고

위진천; [문제는 아버지가 날 무능하게 보시지나 않을까 하는 점이란 말이다.]

위진천; [가뜩이나 내가 서출(庶出)이라는 걸 꼬투리 잡는 인간들이 아버지 주변에 널려 있잖느냐?] 이를 부득 갈고

위진천; [내가 제대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아버지는 당신이 이룬 모든 걸 승천(昇天)이 놈에게 넘겨줄 수도 있다.] 해맑게 생긴 소년을 떠올린다. <무쌍일지>에 나온 위진천의 이복동생 위승천 캐릭터. 나이는 15세 정도.

위진천; [절대! 절대 그런 일이 벌어지면 안되는 것이다!] 주먹 불끈 이를 갈고

혈부용; (별 근심 없어 보이는 소회주도 심각한 고민을 안고 있다.) (그건 이복동생인 위승천(威昇天)의 존재다.)

 

<위승천은 지존의 본처 냉(冷)씨 소생이다.> 위승천과 나란히 의자에 앉은 차갑고 도도한 인상의 미녀 배경으로 나레이션

<반면 소회주는 지존이 위가장의 안주인 전(田)씨를 범해서 얻은 자식이다.> 의자에 앉은 수더분한 인상의 중년 여인 옆에 서있는 위진천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지존은 무림에 거점을 마련할 목적으로 위가장의 장주 위태무(威太武)를 죽이고 위태무로 위장해왔으며 그 과정에서 위태무의 아내 전씨의 몸에서 태어난 것이 소회주인 것이다.> 잘 차려 입고 온화하게 생긴 중년인이 의자에 앉아있고 그 앞의 놓인 침대에는 잠옷 차림의 전씨가 쿠션을 등에 댄 자세로 어린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있다. 장소는 화려한 침실이고.

 

혈부용; (지금까지는 소회주가 장남이며 또 상당한 능력을 보여 왔기 때문에 지존의 후계자가 될 것으로 여겨져 왔다.) 화를 삭이지 못하고 뭐라 궁시렁 대고 있는 위진천을 보며 생각하고

혈부용; (하지만 위승천이 자라면서 소회주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혈부용; (지존 입장에서는 남의 호적에 올라가 있는 장남보다는 본처 소생인 차남에 더 애착일 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판에 황실에 간세를 잠입시키려던 소회주의 계획은 실패했고...> 조백하 변의 장원에서 위상영과 독두신개가 가짜 관리들을 전멸시키던 장면 배경으로 나레이션

<지존께서 교묘한 수단을 써서 화산 창천애로 유인해준 위상영을 제거하지도 못했다.> 창천애에서 위진천이 위상영이 연주한 비파에 충격을 받고 퍼덕이던 장면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혈부용; (하물며 이번 밀서 건은 소회주의 색탐(色貪) 때문에 야기되었다.)

혈부용; (항마군영대의 청년들은 모두 마약(魔藥)에 중독되어 이성을 잃은 상태다.) 어떤 밀실에서 눈을 까뒤집고 침을 흘리며 괴로워하는 청년들의 모습을 떠올리고

 

<헌데 소회주는 자신에게 연정을 드러낸 신소심만은 마약을 먹이지 않았다.> 수줍어하는 신소심을 품에 안고 뭐라 속삭이는 위진천의 모습. 어떤 밀실이다.

<신소심과 놀아나기 위해서였는데... 그 때문에 온전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었던 신소심이 항마동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의 진상을 알게 되었다.> 어둑한 밀실 입구에서 밀실 내부를 들여다보며 전율하는 신소심. 밀실 내에는 청년들이 목과 손발에 족쇄가 채워진 채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다.

 

혈부용; (결국 신소심은 항마동천을 탈출하여 제 아비에게 진상이 적인 밀서를 보냈던 것이다.) 찡그리고

혈부용;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이같은 실책으로 인해 소회주는 부친의 눈 밖에 날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중이다.) 소리없이 한숨 쉴 때

위진천; [그건 뭐냐?] 혈부용이 들고 있는 두루마리를 힐끔 보며

혈부용; [백살파가 보고서에 첨부한 어떤 자의 용모파기이옵니다.] 두루마리를 조금 들어올리고

위진천; [용모파기?]

혈부용; [백살파의 자객들이 막운비를 척살하려는 것을 훼방 놓은 자의 얼굴이옵니다.] 두 손으로 두루마리를 내밀고

위진천; [어떤 놈인지 상판 좀 보자.] 두루마리를 받아서

펼쳐본다.

위진천; [이놈...] 두루마리 펼쳐보며 눈 부릅

두루마리에 그려진 초상화는 청풍이다. 수염이 좀 나서 덥수룩하지만

위진천; [창천애에서 날 물 먹인 이청풍이란 놈 아니냐?] 혈부용에게

혈부용; [수염도 덥수룩하고 상당히 초췌해서 긴가민가하옵니다만...] 눈치 보며 말끝을 흐리고

위진천; [틀림없다! 이놈이 바로 이청풍이다. 내 눈은 절대 속이지 못한다.] 청풍의 초상화를 보며 이를 부득 갈고

혈부용; [한 번 본 건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 능력을 지니신 소회주님께서 그리 말씀하시니 동일인인 게 분명할 것 같사옵니다.] 아부하고

위진천; [이놈... 창천애 아래로 추락했던 이놈이 어떻게 살아났단 말인가?] 살기 어린 눈으로 청풍의 초상화를 노려보고

위진천; [혈부용!] 청풍의 초상화를 보며

혈부용; [하명하시옵소서.]

위진천; [이가놈을 찾아라! 어떤 일보다 우선해서...] 다시 두루마리를 내밀고

혈부용; [분부 받들겠사옵니다만...] 두 손으로 두루마리 받으며 말 꼬리를 흐리고

위진천; [의심의 여지도 없이 그놈은 내 앞길을 방해할 천적이다.] 이를 부득 갈면서 눈을 희번덕이고

위진천; [가급적 빨리 찾아내 제거하지 못하면 장차 크나큰 우환이 될 것이다.] 이를 가는 위진천의 얼굴 크로즈 업

 

#104>

<-북우산(伏牛山)> 낮

복우산의 험한 산속. 날듯이 걸어가는 청풍. 허리춤에는 용봉철적을 찌르고 있고. 수염은 말끔하게 깎아서 이제 완전히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청풍; (막형이 무사히 소림사에 도착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날 듯이 걸어가며 막운비를 떠올리고

청풍; (너무 걱정하지 말자.) 고개 젓고

청풍; (금석을 두부 베듯 하는 칠성보도에 이화접목까지 가르쳐주었으니 나로서는 할 수 있는 배려는 모두 한 셈이니...)

청풍; (화산에서 당한 일도 있고 해서 막형도 더욱 더 신중하게 소림사로 가고 있을 것이다.) 끄덕

청풍; (일단 소림의 영역에만 들어가면 안전해질 테지.)

청풍; (막형에 대해서는 더 이상 걱정하지 말고 내 문제에나 집중하자.)

청풍; (북경으로 가서 날 죽이라고 사주한 게 이세창인지 마님인지 확인하자.) 이세창과 마은혜를 떠올리고

청풍; (만일 마님의 지시였다면 옥령이와의 인연은 끝장이니 미련을 갖으면 안된다.) 침통한 표정이 되고

청풍; (옥령이에게는 미안하지만 우린 인연이 아닌 것으로...) + [!] 생각하다가 눈 번뜩이고. 직후

창! 차창! 청풍의 귀에 들리는 금속성

청풍; (병장기가 부딪히는 소리...) 달리면서 한쪽을 돌아보고

창! 창창! 연이어 들리는 금속성

청풍; (이 깊은 산중에서 누가 싸우고 있는 것일까?) 휘익! 방향을 틀어서 금속성이 들린 곳으로 날아가고

청풍; (나처럼 독룡간의 괴사를 살펴보려고 찾아온 자들끼리 싸움이 붙은 것일까?) 휘익! 날아간다.

 

#105>

어떤 계곡.

창! 차창! 두 자루의 휘어진 칼을 휘둘러서 네 명의 흉악한 사내들과 싸우고 있는 살접. 살접을 포위 공격하는 사내들은 네 쌍둥이라 비슷한 얼굴과 복장을 하고 있는데 전형적인 산적 인상이다. 무기는 큰 칼이다. 캐릭터는 343

[이년아 헛심 쓰지 말고 어르신들 품에 안겨라.] [계집은 침대에서 힘을 써야하는 법이니라.] [우리 형제들의 사랑을 받으면 극락이 어떤 곳인지 알게 될 게다.] 창! 차창! 넷이 거의 같은 동작으로 칼을 휘두르며 살접을 희롱하고. 이자들의 이름은 복우사흉. 복우산 일대의 산적들인데 살인상단의 사주를 받고 살접을 희롱하는 척 하는 중

살접; [더러운 짐승들...] 휘익! 쐐액! 분노하여 얼굴 새빨개지고. 양손의 칼을 칼춤 추듯 휘둘러대고. 물론 연기다.

살접; [이 아가씨가 누군지 알고 감히 이런 짓을 하는 것이냐?] 캉! 카캉! 사방에서 파고 드는 복우사흉의 칼들을 휘어진 칼로 쳐내고 막으며 악을 쓰고

복우사흉; [누군데?] [네년이 설마 황제의 딸이라도 된다는 거냐?] [황제의 딸년이라면 더 좋지. 재미 보는 기분이 기막힐 테니...] 낄낄 거리며 칼을 휘두르는 네 놈. 쌍둥이들이라 손발이 척척 맞는다.

살접; [난 화산파의 제자다.] [날 해코지 하면 화산파의 고수들이 몰려와 네놈들을 도륙해버릴 것이다.] 캉! 카캉! 악을 쓰며 칼을 휘둘러 복우사흉의 공격을 막고

복우사흉; [어이구 그러셔?] [이제 보니 대 화산파의 제자셨구만.] [몰라 뵈어서 죄송하오 소저.] [부디 이 버러지같은 인생들을 용서해주시오.] 비웃으며 칼질하고

복우사형; [...라고 겁먹을 줄 알았느냐?] [화산파니 뭐니 해봐야 여긴 복우산이다.] [우리 복우사흉(伏牛四凶)의 안방이라 이거지.] [화산파 따위 쳐들어 와보라 그래.] 칼을 신나게 휘두르고. 그러자

서걱! 찌익! 복우사흉의 칼질에 살접의 옷이 찢어지고 갈라지고

살접; [흑!] 드러나는 속살 가리려 움츠러 들고

복우사흉; [이년아 속살 좀 구경하자.] [말만 잘 들으면 우리 형제들이 돌아가며 즐긴 후 살려주마.] [여차하면 맛만 보고 산짐승 먹이로 만들어버리는 수가 있다.] 부악! 쩍! 살벌하게 칼을 휘두르는 놈들. 그러자

캉! 캉! [악!] 그자들의 칼질에 부딪힌 살접의 칼이 튕겨져 나가고

복우사흉; [그만 누워라!] [본격적으로 놀아보자!] 펑! 펑! 두 놈이 장풍을 날리고

살접; [악!] 펑! 펑! 장풍에 맞마 비명 지르고

콰당탕! 바닥에 나뒹구는 살접.

살접; [끄윽...] 바르르.. 바닥에 야하게 쓰러져서 신음하고. 장풍에 맞은 가슴 부분의 옷이 터져서 육감적인 젖가슴이 드러나고

복우사흉; [이제 좀 조용해졌구만.] [그럼 요리를 시작해볼까?] 다가서고

살접; [네놈들이...] 입으로 피를 흘리며 일어나려 하지만

슥! 그년의 목에 겨눠지는 복우사흉 중 한 놈의 칼. 눈 치뜨는 살접. 일어나 앉으려는 자세로

일흉; [잘 생각해라 이년아.] 칼을 살접의 목에 대고

일흉; [당하고 살 것인지 죽은 후 살 것인지...] 슥! 칼을 살접의 목에 더 깊이 들이밀며 흉악하게 웃고

살접; [살... 살려주세요.] 사색이 되어 벌벌 떨고

복우사흉; [그년 이제야 현실을 직시했구만.] [잘 생각했다. 눈 질끈 감고 어르신들을 즐겁게 해주면 목숨은 부지할 수 있을 것이다.] 낄낄 대는 놈들

일흉; [그럼 어디 껍질을 벗겨볼까?] 슥! 칼끝으로 살접의 저고리를 아래로 가르려 하고. 젖가슴 골이 드러나고

살접; [흐윽!] 저고리가 아래로 갈라지며 젖가슴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걸 보며 공포에 질리고. 바로 그때

청풍; [거기까지!] 휘익! 청풍이 복우사흉 뒤로 날아 내리고. 일제히 돌아보는 복우사흉과 살접

청풍; [추잡한 목숨이나마 부지하고 싶으면 즉시 달아나야할 것이다.] 다가오고

복유사흉; [뭐야 저 기생오라비 같은 놈은?] [어이가 없네.] 코웃음 치며 돌아서는 복우사흉들

복우사흉; [사내놈에게는 볼일 없다.] [빨리 해치우고 재미 보자!] [죽어라!] [오늘 밤에는 산짐승들이 포식하겠구나.] 부악! 쩍! 일제히 몸을 날려 청풍을 향해 칼을 휘두르는 복우사흉. 칼질이 똑같다.

살접; [조심하세요.] 드러난 젖가슴 가리며 비명. 하지만

청풍; [자초한 화이니 날 원망하진 마라.] 스악! 휘익! 양손을 휘젓고. 그러자

텅! 쐐액! 청풍을 베어오던 복우사흉의 네 자루 칼이 그대로 방향을 틀어 주변의 동료들을 벤다

[크악!] [안돼!] [케엑!] 푸학! 쩍! 서로의 칼에 베어져 비명 지르는 복우사흉. 죽은 놈은 없지만 팔이 잘리거나 목이 깊이 베인 놈은 있다.

살접; [아!] 놀라는 시늉

[크악!] [끄윽 이게 무슨...] [칼이 제멋대로 움직였다.] 텅! 따앙! 상처를 부여잡고 비틀거리는 복우사흉들. 칼들은 바닥에 떨어지고. 잘려진 팔도 하나 함께 뒹굴고

청풍; [다음에는 다치는 정도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다가오고. 그러자

복우사흉; [히익!] [가... 가자!] [가공할 고수다!] 휘익! 휙! 꽁무니가 빠져라 달아나는 그놈들

청풍; (복우사흉...) 달아나는 복우사흉을 보고

청풍; (복우산 일대에서 활개 치는 산적들이겠지.) 생각할 때

살접; [고... 고마워요 공자님!] 옷을 여미며 무릎 꿇고. 돌아보는 청풍

살접; [구해주신 덕분에 끔찍한 일을 면했어요. 구명지은, 잊지 않겠어요.] 고개 조아리며 말하지만

청풍; (이 여자...) 훑어보고

청풍; (내공을 지니고 있지만 그리 대단한 수준은 아니다.) + [과례는 거두십시오.] 살접을 내려다보며

청풍; [무림 동도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으니 사례를 받을 일도 아닙니다.] 무뚝뚝하게 말하며 돌아서고

청풍; [무슨 일로 이 깊은 산중까지 오셨는지 모르지만 조심해서 하산하십시오.] 걸어가려는데

살접; [기... 기다려 주세요 공자님!] 바닥에 떨어진 자기 칼들을 주우며 급히 외치고

멈춰서며 돌아보는 청풍.

살접; [염... 염치없지만 공자님과 동행하게 해주세요.] 철컥! 칼들을 양쪽 허리에 찬 칼집에 꽂으며 청풍에게 다가온다. 겁에 질린 표정인데. 반면 옷이 찢기고 베어져서 젖가슴이 일부 드러나 보인다.

청풍; [도와드리고 싶어도 나는 여기보다 더 험한 곳으로 가는 길이라 곤란합니다.] 난색을 표하고

살접; [부탁드려요 공자님!] [아까 그자들이 어딘가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절 해코지 할지도 몰라요.] 두 손 모으며 애원하고. 겁에 질린 표정으로

청풍; (이거 참...) 난감, 그러다가

눈물 그렁한 살접의 얼굴

떨리는 두 손과 몸

청풍; (어쩔 수 없군.) + [알겠습니다.] 한숨

청풍; [제가 둘러볼 곳까지 함께 갔다가 하산 하도록 하지요.]

살접; [고마워요 공자님!] 와락! 청풍의 팔을 두 팔로 끌어안고. 움찔하는 청풍.

살접의 젖가슴이 청풍의 팔에 눌리고

청풍; (대담한 여자로군.) + [내가 가려는 곳은 여기보다 더 험하니 조심해야할 겁니다.] 슥! 살접의 손에서 팔을 빼며 걸어가고

살접; [명심할게요.] 배시시 웃으며 따라가고

청풍; [내상이 심하십니까?] 걸어가며 조금 돌아보고

살접; [심맥에 타격을 받긴 했지만 견딜만 해요.] 복우사흉의 장풍에 맞은 가슴을 손으로 누르고. 아픈 듯 찡그리며

청풍; [천천히 갈 테니 무리하지 말고 따라오십시오.] 성큼 성큼 걸어가고

살접; [예...] 배시시 웃으며 따라가고

이하 앞 뒤로 서서 날 듯이 걸어가며 대화 나누는 두 사람

살접; [인사드리는 게 늦었어요.] [제 이름은 정정(鄭貞)이고 화산파에 적을 두고 있어요.] 청풍을 따라가며

청풍; [화산파...] 중얼.

이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인물. #15>에서 벽세황에게 검술을 가르치던 화산파 장로 풍뢰검왕이다.

청풍; (진짜 화산파 제자인지 확인해봐야겠군.) + [풍뢰검왕은 잘 계십니까?]

살접; [풍뢰검왕 장로님은 북경의 황금전장에 무술사범으로 초빙되어 가셨어요.] 즉시 대답하고

청풍; (그걸 알고 있다면 화산파 제자라고 봐야겠군.) + [그렇군요.]

살접; [풍뢰장로님을 아세요?] 눈치 보며

청풍; [만나 뵌 적은 없고...] [그분의 검법으로 일가를 이루었다는 소문은 들어 알고 있습니다.] 둘러대고

살접; [풍뢰장로님의 검법은 저희 화산파 내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빼어나시긴 하지요.] 눈치 보며

청풍; [헌데 정소저는 무슨 일로 복우산에 오르신 것입니까?]

살접; [공자님도 혹시 독룡간의 풍문 들으셨나요?]

청풍; [독룡간을 살펴보러 복우산에 올라오신 것입니까?]

살접; [사부님의 지시로 복우산 근처를 지나다가 독룡간의 풍문이 떠올랐어요.] 청풍청풍의 눈치를 보며

살접; [그래서 별 생각없이 복우산으로 들어왔다가 복우사흉이란 불한당들에게 봉변을 당할 뻔한 거예요.]

청풍; [강호의 인심은 흉험하니 위험한 곳에는 접근하지 않는 게 최선입니다.]

살접; [오늘 일로 저도 톡톡히 교훈을 얻었어요.] 끄덕이고

청풍; (그렇다면 다행이고...)

살접; [혹시 공자님이 가시려는 곳이...]

청풍; [나도 지나던 길에 독룡간의 풍문을 확인할 겸 복우산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고개 끄덕

살접; [잘 되었네요.] 와락! 다시 청풍의 팔을 두 팔로 안고. 당황하는 청풍

살접; [공자님 덕분에 저도 독룡간을 구경하고 갈 수 있게 되었어요.] 젖가슴을 의식적으로 청풍의 팔에 밀착시키며 좋아하고

청풍; (무모할 뿐 아니라 당돌하기까지 한 여자다.) 쓴웃음. 이번에는 억지로 팔을 빼지 못하고

청풍; (이래 저래 복우산에서는 잊지 못할 경험을 하게 되었구나.) 자기 팔을 끌어안은 살접과 함께 걸어가는 청풍

배시시 웃으며 청풍의 얼굴 살피는 살접

 

#106>

특이하고 험준한 지형. 거의 산 정상인데 평평한 바위로 이루어진 평지가 있다. 넓이는 수만평. 그 평지 가운데에 폭 100미터쯤의 균열이 있다. 바위로 이루어진 평지가 둘로 쩍 갈라진 듯한 균열은 양쪽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다. 또 균열 아래쪽은 얼마나 깊은지 어두워서 바닥이 안보인다.

그곳으로 나타나는 청풍과 살접. 여전히 살접은 청풍의 팔을 두 팔로 끌어안고 있고

살접; [여기가 독룡간일 거예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균열을 보며 청풍과 함께 균열을 향해 걸어가고

살접; [밤이면 저 아래에서 기이한 기운이 번져 나온다고 하던데...] 청풍의 팔을 놓고 앞장 서서 균열로 가고

살접; [아직 낮이라 그런 걸까요? 딱히 특이한 현상은 안 보이네요.] 아래를 내려다보고. 청풍도 옆으로 다가가서

아래를 내려다본다

깊은 계곡. 바닥은 잘 안보인다.

청풍; (정말 깊은 균열이다. 마치 저승까지 이어져 있을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고

청풍; (위험을 무릅쓰면 못 내려갈 것도 없겠지만 굳이 그럴 이유는 없겠지.) 생각할 때. + 살접; [이제 어떻게 하실 거예요?]

살접; [밤이 될 때까지 기다리실 건가요?]

청풍; [기왕 왔으니 정말로 이상 현상이 나타나는지 확인하고 가야...] 말하다가 찡그리며 멈추고

살접; [왜 그러시나요?] 어리둥절하며 청풍을 보고

다른 곳을 보는 청풍.

살접도 돌아보고

쿵! 균열을 따라 걸어오는 거구의 복면인. 사람 몸통만한 머리가 달린 망치를 들고 있다. 살인상단의 자객중 한명인 살패다.

살접; [흑!] 겁에 질린 표정으로 청풍의 뒤로 숨고. 그러다가

살접; [저... 저쪽에서도 오고 있어요.] 살패의 반대쪽을 가리킨다

살패의 반대쪽에서 오는 또 다른 복면인. 보통 체구의 인물. 역시 살인상단의 자객인 살영이다. 하지만

청풍; (포위당했군.) 살영은 보지 않고 자신들이 온 쪽을 보고 있는 청풍. 그곳에서 다가오는 또 다른 복면인. 바로 독검사랑이다. 무기는 허리에 찬 검이다.

청풍; (저자의 온몸에서 칙칙한 살기가 흘러넘친다.) 독검사랑을 보고

<아마도 저자가 수령일 텐데 풍기는 기도만으로 보자면 귀견수나 십삼살주에 못지 않은 고수일 것이다.> 천천히 다가오는 독검사랑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독검사랑이 뽑는 검은 검날이 검다.

살접; [우릴... 우릴 노리는 자들 같아요.] 청풍의 뒤에 숨어서 겁에 질린 표정

청풍; [안면이 있는 자들이오?] 독검사랑을 보며 살접에게 묻고

살접; [모... 모르는 자들이에요.] 고개 젓고

살접; [저같은 하수를 저런 고수들이 세 명씩이나 나서서 노릴 이유도 없구요.] 달달 떨면서 말하고

청풍; (하긴...) + [그럼 날 찾아온 손님들이겠군.] 슥! 말하며 앞으로 나서고.

그 사이에 청풍을 세 방향에서 포위한 독검사랑 일행. 각기 청풍과 5미터쯤 거리를 두고 멈춰선다.

망치를 두 손으로 꼰아든 살패,

창! 살영의 양쪽 소매 속에서는 세 개씩의 갈쿠리가 튀어나와 손에 장착된다. <울부린>의 갈쿠리 같은 형태

청풍; [내게 볼일이 있으시오?] 살패와 살영은 신경 쓰지 않고 독검사랑에게 묻고

독검사랑; [네 이름이 이청풍이 맞다면 그러하다.] 스릉! 끄덕이며 검을 뽑고. 이자의 검은 검은색이다

청풍; (검날이 먹물을 바른 듯 검다.) 눈 번뜩

청풍; (검에 독이 묻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 [백살파는 아닌 것 같고...] 독검사랑의 검을 보며

청풍; [어느 조직에 소속된 분들이오?]

독검사랑; [본좌는 살인상단 부단주 독검사랑이다.] 검을 늘어트린 채 대답

청풍; [살인상단...] 눈 번득

청풍; (들어본 적이 있는 청부살수집단이다.) + [이제 보니 사람 죽이는 걸 업으로 삼는 조직에 속한 분들이었군.]

독검사랑; [그러하다.] 음산한 눈빛으로 끄덕

독검사랑; [우리는 널 죽여 달라는 청부를 받고 찾아왔을 뿐, 개인적인 원한은 없다는 걸 말해두겠다.]

청풍; [청부한 자는 누구요?]

독검사랑; [살인청부가 주업인 우리가 고객의 정체를 노출시킬 것 같으냐?] 피식 웃고

청풍; [귀견수가 청부했겠지.] 냉소하고. 그러자

독검사랑; [...!] 즉답을 하지 않다가

독검사랑; [좋을 대로 생각해라.]

청풍; (대답에 아주 잠깐 공백이 있었다. 즉 내 말이 맞다는 뜻이다.)

청풍; (귀견수! 그 작자가 자기 능력으로는 날 간단히 죽일 수 없다고 판단되자 살인상단에 청부를 했구나.) 귀견수를 떠올리며 생각할 때

독검사랑; [청부자가 누군지 말해줄 수는 없지만 청부를 실행하는 담당자는 알려주는 것이 우리 살인상단의 전통이다.] [그래서 본좌의 정체를 밝힌 것이다.]

청풍; [염라대왕을 만나면 죽인 자가 누군지 대답하라는 배려인가?] 피식 웃고

독검사랑; [그렇다!] [각자 자기소개를 해라.] 살패를 보며 말하고.

살패; [살인상단 십대자객의 일인 살패(煞覇)다!] 망치를 불끈 쥐어 들어보이고

살영; [역시 십대자객에 속하는 살영(煞影)이다.] 양손의 갈쿠리를 들어 보이고

청풍; [나같은 무명소졸을 척살하기 위해 살인상단의 부단주와 십대자객 둘이 출동하다니...] [영광으로 생각해야하나?] 차갑게 웃고

독검사랑; [알면 되었다. 죽여라.] 자기는 움직이지 않고 살패를 향해 말하고.

살패; [봉명!] 말하며 고개를 숙이고. 청풍도 돌아보는데 직후

부악! 이미 청풍의 머리를 내리쳐오는 살패의 거대한 망치. 엄청 빠르다는 걸 보여주고

살접; [악!] 비명 지르는데

꽝! 살패의 거대한 망치가 바닥을 내리쳐 바위로 이루어진 바닥에 깊이 박힌다. 청풍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107>

드드드! 절벽 전체가 흔들리고

드드드! 뒤흔들리는 절벽의 바닥. 그곳에 동굴이 있고. 동굴 입구에는 여러 자루의 낡은 검들이 널려있고. 해골들도 여러 구 뒹굴고 있다. 해골들 사이를 뱀들이 기어 다니고 있다. 음산한 광경

 

[!] 동굴 안쪽 어둠 속에서 누군가의 눈이 번뜩인다. 벽을 등지고 앉은 인물의 실루엣. 바로 검성 섭장천이지만 실루엣으로 보여주고. 헌데 섭장천의 어깨 너머로 뱀의 형상과 뱀의 눈도 한쌍 번뜩인다. 뱀의 형상 머리에는 뿔이 두 개 달려있다. 용의 뿔 같이 생긴. 그리고 동굴 안에는 반딧불 같은 수많은 불빛들이 보인다. 모두 뱀의 눈빛이다.

섭장천; (제법이로군.) 드드드! 흔들리는 동굴의 진동을 느끼고. 섭장천의 모습은 여전히 실루엣으로 묘사하고.

취릭! 섭장천의 어깨 너머로 고개를 든 뿔 달린 뱀이 혀를 낼름거리며 눈을 번뜩이고. 화가 난 표정. 하지만

섭장천; (지금까지 독룡간을 찾아온 자들 중에서는 가장 심후한 내공을 지닌 자다.) 슥! 뱀의 머리를 쓰다듬어 진정시키며 생각하고

섭장천; (물론 지존이라는 악적에 비하면 그야말로 조족지혈 수준이지만...) 강렬한 눈빛이 되고

<언제나 되어야 지존을 끌어들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동굴 안의 광경 배경으로 섭장천의 생각 나레이션. 동굴 안에 수많은 뱀들이 꿈틀거리고 있고 뱀들의 눈이 반딧불처럼 반짝이는 걸 배경으로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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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마군영대는 혈세사패의 발호에 대항하기 위해 구대문파가 육성하고 있는 최정예 집단이다.> 어느 절. 웅장한 건물을 등지고 아홉 명의 나이 든 인물들이 단상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중이 두 명, 도사가 세 명, 비구니가 한명, 나머지는 일반인데 일반인들 중에는 거지도 한명 있다. 덩치 좋은 이 거지는 개방의 방주다. 모두 나이가 들었고 고수들로 보인다. 이들이 구대문파 문주들이다. 가운데 서있는 깡마른 노승이 소림사 방장인 철목선사다. 여러 개의 고리가 달린 강철 지팡이를 들고 있다.

<구대문파는 한 문파에서 열 명씩, 총 구십 명의 후기지수들을 선발해서 공동으로 무공을 가르치기로 했었다. 그들이 항마군영대이며 육성 목적은 물론 혈세사패에 대항하기 위해서였다.> 단상 아래에 도열해있는 청년과 처녀들. 열명씩 종대로 서서 아홉 줄을 이룬다. 각 줄 앞에는 팻말이 서있는데 팻말에는 <少林> <武當> <華山> <峨嵋> <終南> <崑崙> <丐幇> <恒山> <衡山>등의 글이 적혀 있다. 구십명 중 여자들도 십여 명 끼어 있고 여자들 중에는 삼절신유 신현학의 딸 신소심도 끼어 있다. 물론 신소심은 <終南>이라 적힌 팻말 뒤에 서있다. 여자들 중에는 젊은 비구니도 두 명 끼어 있다. 비구니들은 <峨嵋>라는 팻말 뒤에 서있다. 또 청년들 중 한명이 위진천이다. 위진천은 <武當>이란 팻말 바로 뒤에 서있다. 자신만만한 표정

<구십 명의 항마군영대는 중원에서 멀리 떨어진 음산(陰山)에 설치 된 항마동천(降魔洞天)에 들어가서 무공수련에 매진하고 있다. 이 항마동천에는 구대문파가 제공한 수많은 영약과 비급들이 구비되어 있다.> 어느 계곡 철문이 달린 동굴로 줄 지어 들어가는 구십 명의 청년과 처녀들. 동굴 입구에는 <降魔洞天>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구대문파 장문인들이 동굴 입구에 서서 청년과 처녀들을 격려한다.

<항마동천은 수많은 금제로 외부와 철저히 단절된 금지이기도 하다.> 철문이 열리고 누군가 나온다. 철문 밖을 지키고 있던 중과 도사와 일반인들이 돌아보고

<오직 항마군영대 중에서 선출된 영도자 항마통령(降魔統領)만이 정기적으로 항마동천 밖으로 나와 무공 수련의 진척을 구대문파에 보고하게 된다.> 철문에서 나오는 인물은 바로 위진천이다.

 

막운비; [원래는 막모도 종남파에 배정된 열 명의 항마군영대중 한명으로 선출되었었습니다.]

청풍;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마동천에 들어가지 않으신 데에는 사연이 있겠습니다.]

막운비; [소생의 사매, 즉 사부님의 외동딸 신소심(申素心)에게 항마군영대 자리를 양보했지요.] 쓴웃음

청풍; [저런...]

막운비; [소심사매는 활달하고 자질도 뛰어나 항마군영대의 일원이 되기에 손색이 없었습니다.]

막운비; [하지만 여자라는 점이 결격사유였는데...] [너무도 간절히 원하기에 제가 양보를 하게 된 것입니다.]

청풍; [영사매가 항마군영대에 들어가려고 애쓴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만...] 의미심장하게

막운비; [역시 이형은 속일 수가 없군요.] 쓴웃음

청풍; [별 말씀을...]

막운비; [소심사매는 항마군영대로 선출된 어떤 자를 짝사랑해왔었습니다.]

청풍; [그자와 함께 있고 싶어서 항마군영대의 일원이 되려고 했군요.]

막운비; [무당파(武當派) 속가제자인 옥면신룡(玉面神龍) 위진천(威振天)이란 친구가 소심사매의 짝사랑 상대입니다.]

청풍; [옥면신룡...] [별호만으로도 얼마나 대단한 미남인지 짐작이 갑니다.]

막운비; [그저 얼굴만 잘 생긴 게 아닙니다.] 씁쓸하게

막운비; [위진천은 자질도 뛰어나 항마군영대의 지휘자인 항마통령으로 선출되기도 했습니다.] 한숨

청풍; (막형도 사매를 마음에 두고 있었겠지.) 쓴웃음

막운비; [어쨌거나 위진천과 가까워지고 싶어 했던 소심사매의 소원은 이루어진 것인데...] 표정이 심각해지고

 

<사흘 전, 소심사매가 기르는 소홍조(小紅鳥)라는 애완조가 돌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깨알같은 글이 적힌 천조각을 다리에 감은 채로...> 하늘에서 날아 내리는 제비만한 작은 새. 물론 신소심이 날려 보낸 소홍조다. 소홍조의 양쪽 발목에는 천이 칭칭 묶여있다. 삼절곡의 정원에 있는 정자 입구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두 손으로 소홍조를 받으려는 삼절신유 신현학. 정자 근처에 있던 막운비도 놀라 하늘을 올려다본다.

<소홍조는 크기는 작아도 하루에 천리를 날 수 있으며 아주 영특한 영조입니다. 사매는 어렸을 때부터 그 소홍조를 길러 한시도 몸에서 떼어놓지 않았었지요.> 정자 안의 탁자. 소홍조가 지쳐 쓰러져 있고 삼절신유가 소홍조의 양쪽 발목에서 풀어낸 천을 들고 읽으며 심각한 표정이 된다. 천에는 깨알같은 글들이 적혀있고

<소홍조가 가져온 천에 어떤 내용이 적혀 있는지 저는 모릅니다. 사부님은 소림사로 보내는 편지에 그 천을 넣고 밀봉했기 때문입니다.> 죽립을 쓰고 먼길을 떠날 차비를 한 막운비에게 밀봉된 편지를 내미는 삼절신유. 두 손으로 받는 막운비. 장소는 여전히 정자 안이다.

 

청풍; [외부와 단절된 항마동천에서 무슨 일이 생겼고 영사매가 그 사실을 소홍조를 통해서 알려왔겠습니다.]

막운비; [아마 그럴 것입니다.] 끄덕

막운비; [헌데 사부님은 그 내용을 제자인 제게 알려주지 않았을 뿐 아니라 종남파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비밀로 했습니다.]

청풍; [문중에조차 알리지 않은 걸 보면 심각해도 보통 심각한 내용이 아니겠습니다.] 눈 번뜩

막운비; [종남파와 가까운 화산파나 무당파에도 알리지 말라고 분부하신 것을 보면 틀림없습니다.] 끄덕

청풍; (그래서 백살파에 쫓기면서도 지척에 있는 화산파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구나.) 깨닫고

막운비; [사부님은 누구도 믿지 말고 오직 소림사의 방장이신 철목선사에게 이 밀서를 전하라는 분부를 내리셨습니다.] 다시 편지를 보고

청풍; (점점 더 저 편지의 내용이 궁금해진다.) 편지를 보고

청풍; (하지만 막형도 개봉해볼 엄두를 내지 못하는 편지를 보자고 할 수는 없지.)

막운비; [제가 떠난 직후 백살파가 삼절곡을 습격해서 사부님을 시해한 것 같습니다.] 이를 부득 갈고

막운비; [그후 백살파는 저를 집요하게 추격하고 있고...] [이로 미루어 보건데 소심사매가 보낸 밀서는 혈세사패와 관련된 내용인 것 같습니다.]

청풍; (혈세사패가 항마군영대 내에 간세를 잠입시켰을 수도 있겠지.) 끄덕이며 칠성보도를 집어들고

청풍; [사용하시던 검이 손상되었으니 이 칼을 쓰도록 하십시오.] 손잡이를 앞으로 해서 내밀고

막운비; [보도라고 불릴만한 대단한 칼인데 제가 받아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선뜻 받지 못하고.

청풍; [저는 도검을 쓰는 무공을 배우지 않아서 이 칼은 무용지물입니다.] 웃으며 내밀고. 그러자

막운비; [그럼 염치불구하고...] 두 손으로 칼을 받고.

청풍; [그리고 주제넘지만 막형에게 한 가지 무공을 가르쳐드릴까 하는데 괜잖겠습니까?] 조심스럽게

막운비; [제... 제게 무공까지...] 놀라고

청풍; [이화접목(移花椄木)이라고 적의 내공을 내 것처럼 쓸 수 있는 무공입니다.] + (은원살법은 너무 난해하니 단시간에 익혀서 쓸 수 있는 이화접목을 가르쳐주는 게 적당하겠지.) 생각하고

청풍; [그리 어렵지 않은 무공이니 속성으로 익혀서 실전에 사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막운비; [원래라면 감히 이러면 안되지만...] 무릎을 꿇고

막운비; [제 처지가 워낙 궁박한지라 이형의 신세를 거푸 지도록 하겠습니다.] 무릎 꿇고 고개 조아리고

청풍; [막형이 소림사로 가져가려는 밀서가 수많은 생명을 구할지도 모릅니다.] 마주 고개를 조금 조아리고

청풍; [무림의 일원으로서 막형에게 미력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어서 오히려 다행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진지하게 말하고

막운비; (일대종사!) 감격하며 청풍을 보고

<비록 나보다 한참 연하지만 이 친구는 장차 무림을 영도할 일대종사가 될 게 분명하다.> 마주 앉아 무어라 얘기하는 두 사람 모습 배경으로 막운비의 생각 나레이션

 

#101>

경치 좋은 곳에 자리한 암자. #54>에 나온 암자. 위상영이 머물던. 그리 크지는 않은 절인데 비구니 암자라 비구니들만 돌아다니고 있고. 마당에는 두 필의 말이 끄는 마차도 한 대 서있다. 물론 위상영이 타고 다니는 마차다. 비구니들이 말을 돌보고 있고

어느 건물. 색목쌍교가 입구를 지키고 있다.

[!] [!] 무언가 발견하는 색목쌍교

비구니 한명의 안내를 받아 다가오는 중년의 거지 한명. 거지지만 덩치가 좋고 눈매가 날카롭다. 이 거지는 개방 외당 당주인 철각개라는 자다. 나이는 40살 정도

일교; <개방의 화자(化者;거지)가 찾아왔네.> 다가오는 거지를 보며 전음으로 이교에게 말하고

<개방 외당(外堂) 당주 철각개(鐵脚丐)라는 자인데... 뭔가 급한 제보가 있는 모양이야.> 다가오는 거지를 배경으로 색목쌍교의 대화

 

#102>

위상영; [항마군영대 말씀이신지요?] 탁자를 사이에 두고 독두신개와 차를 마시다가 찻잔을 입에서 떼며 묻는다. 비파는 옆의 의자에 얹혀져 있고

독두신개; [이번에 강호로 나온 항마통령 위진천의 장담일세.] 위상영과 마주 앉아서 술을 마시며

독두신개; [항마군영대는 늦어도 반년 안에 항마동천을 나올 예정이라는 게야.] 배경으로 나레이션. <-개방 태상장로 독두신개(禿頭神丐)>

위상영; [항마군영대 전원의 심사기준 통과가 임박한 모양이로군요.] 찻잔을 손에 든 채로 말하고

독두신개; [내공은 최소한 이(二)갑자 이상, 우리 구대문파가 선정한 백팔십종의 무공중 세 가지 이상을 정통해야하는 게 심사기준이었지.] 끄덕

위상영; [그 정도면 구대문파의 장로, 아니 문주님들에 필적하는 실력일 텐데...] 미심쩍은 표정

위상영; [불과 삼년 만에 그같은 경지에 이를 수 있는 기재들이 무려 구십 명이나 구대문파에 있을 줄은 몰랐어요.] 다시 찻잔을 입에 가져가고

독두신개; [이 늙은 거지를 포함해서 구대문파의 늙은이들 모두가 놀라고 있다네.] 쓴웃음을 짓고

독두신개; [혹자는 항마통령 위진천이 허위 보고를 한 게 아니냐? 또는 뭔가 금단(禁斷)의 수단이 사용된 게 아닌가 하는 의견을 낼 정도야.]

위상영; (확실히 의심이 가는 정황이다.) 말없이 차를 마시고

위상영; (항마군영대처럼 쉽게 절세고수가 될 수 있다면 누가 고생하며 수십 년 씩 무공수련을 할까?) 미간이 약간 찡그려지고

위상영; (아무래도 항마군영대의 내막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겠다.) 찻잔을 입에서 떼고. 이어

위상영; [항마군영대의 결성을 처음 주창한 분이 무당파 장문인이셨지요?] 달각! 찻잔을 탁자에 내려놓으며

독두신개; [무당파의 장문인 함풍자(咸風子)가 처음 발의를 했었지.] 끄덕

위상영; [헌데 공교롭게도 무당파 속가제자인 위진천 공자가 항마군영대의 통령이 되었군요.]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독두신개; [그 말을 들으니 공교롭긴 하구먼.] 눈 번뜩이고

위상영; [위진천 공자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요.]

독두신개; [당연히 위진천에 대해 알아둬야지.] 히죽 웃고

독두신개; [군사의 자당(慈堂;남의 어머니)께서도 위진천을 서랑(壻郞;사위) 후보로 염두에 두신 것 같으니...]

위상영; [...] 미간을 살짝 모으며 대답하지 않고

독두신개; (이 혼담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군.) + [위진천은 하남의 대지주(大地主)인 위가장(威家莊)의 후계자라네.] 뻘쭘해져서 위상영의 눈치를 보며

독두신개; [위가장은 수억 평의 비옥한 토지를 보유하고 있어서 하남성에서는 첫 손가락에 꼽히는 부유한 가문이야.]

독두신개; [게다가 위진천은 어미가 선대 황제의 딸, 즉 공주이기도 해.] [그 덕분에 황실의 비호도 받을 수 있는 귀한 신분이기도 하네.]

말없이 듣는 위상영

독두신개; [군사도 알다시피 우리 호천맹은 삼문육가를 주축으로 이루어졌어.] [그 때문에 구대문파와는 다소 소원한 관계를 유지해왔지.]

위상영; [자존심이 남다른 구대문파는 누군가의 지휘를 받는 걸 꺼려하지요.] [물론 호법님의 개방만은 예외지만...]

독두신개; [우리 개방이야 배불리 먹게만 해주면 간이든 쓸개든 다 내주는 게 전통이지.] 껄껄 웃고

독두신개; [하지만 개방을 제외한 다른 구대문파들 간의 알력과 견제는 옛날부터 유명했어.] [알량한 자존심을 빼면 시체나 다를 바가 없는 게 소위 말하는 명문대파들이니 말일세.] 쓴웃음을 짓고

위상영; [저희 모녀도 호천맹을 만들 때 구대문파부터 접촉했지만 개방 외의 모든 문파에서는 문전박대를 당했어요.] 웃고

위상영;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호의를 보인 삼문육가를 호천맹의 주축으로 삼게 되었지요.] 한숨을 쉬고

독두신개; [그럼에도 불구하고 혈세사패의 발호를 저지하려면 구대문파를 반드시 호천맹에 가입시켜야만 하네.]

독두신개; [그 일환으로 자당은 구대문파의 공동전인이라고 할 수 있는 위진천을 사윗감으로 생각하고 계신 것이야.]

위상영; (내 배필이라...) 소리없이 한숨.

위상영의 뇌리에 떠오르는 청풍의 모습.

위상영; (마음이 가는 사람은 따로 있지만... 대의를 위해서라면 어머니의 뜻을 따라야겠지.) 소리없이 한숨을 쉬는데

독두신개; [어쨌거나 조만간 항마군영대 통령인 위진천과의 면담이 이루어질 걸세.] 술잔을 내려놓고

독두신개; [자당의 의중도 있고 하니 위진천과의 혼담을 진지하게 생각해보게나.] 말하며 문쪽을 보고. 직후

<호법님! 철각개라는 분이 찾아오셨습니다.> 문 밖에서 들리는 음성. 그러자

독두신개; [철각이 놈이 직접 찾아온 걸 보면 뭔 일이 있구만.] + [들여보내게.] 문밖을 향해 말하고. 그러자

<예!> 덜컹! 대답과 함께 문이 열리고

문을 열어준 것은 색목쌍교중 일교. 문 밖에는 철각개가 공손히 서있다. 앞으로 모은 두 손에는 가는 천 조각이 하나 들려있다.

위상영; [어서 오세요 당주님.] 고개 좀 숙이고

철각개; [철각이 군사님을 뵙습니다.] 포권하고

독두신개; [인사는 됐고... 보고를 해라.]

철각개; [예 사숙조(師叔祖)님!] 눈치 보며 굽신. 이어

철각개; [방금 전 화산지부 소속의 화자가 날려 보낸 전서구가 도착했습니다.] 얇은 천을 두 손으로 내밀고

위상영; (화산이라면 혹시!) 눈을 좀 치뜰 때

철각개; [화산 서쪽 운두령 근처의 주점에서 이청풍 공자가 목격되었다고 합니다.] 말하고. 놀라는 색목쌍교

[!] 역시 놀라는 위상영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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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 근처 절벽 위로 내려서서 바위틈에 숨으려 하며 놀라는 살접

살접의 시점. 청풍이 막운비의 뒷덜미를 잡고 뒤로 날아갔다가 내려서는 모습이 보이고

살접; (십장 이상의 거리를 단번에 도약해서 막운비를 구했다.)

살접; (이청풍이란 저 놈, 예상을 뛰어넘는 실력의 소유자였다.) 긴장하며 절벽 위 바위 틈에 숨기고

 

#98>

다시 절벽 아래 쪽 상황. 휘익! 막운비의 뒷덜미를 잡고 내려서는 청풍. 돌아보며 놀라는 막운비

[저 놈이 언제...] [웬놈이냐?] 청풍의 뒤쪽 복면인들 경악하고

막운비; [이... 이형!] 놀라며 돌아보고.

청풍; [제가 도착하는 게 조금 늦었습니다.] 슥! 막운비의 뒷덜미를 놔주고

막운비; [별 말씀을...] + [!] 말하다가 놀라고

슈악! 쩍! 청풍 뒤쪽에서 쇄도하며 무기를 휘두르고 찌르는 복면인들

막운비; [뒤를 조심...] 비명 지르지만

징! 청풍의 몸이 투명한 막에 덮이고. 청풍은 뒤도 돌아보지 않는다. 직후

쩍! 푹! 청풍의 몸을 베고 찌르는 복면인들의 무기. 하지만 그 직후

투쾅! 청풍을 찌른 무기는 부서져 도로 주인에게 튀어나가고

텅! 휘둘러진 무기는 홱 휘어져서 되돌아간다

[크악!] [컥!] 퍼퍽! 서걱! 부러진 무기 파편이 몸에 박히는 자, 튕겨져 돌아온 자기 무기에 베이는 자. 비명 지르고

[!] 눈 부릅 놀라는 십삼살주

퍼퍽! 털썩! 나뒹구는 복면인들. 모두 중상을 입지만 죽은 자는 없다

막운비; (무슨 무공을 쓴 건가?) 경악

<이형을 공격한 자들은 예외없이 자기 무기에 심하게 다쳤다.> 끄윽! 끅! 바닥에 쓰러져 벌벌 떨고 있는 복면인들 배경으로 막운비의 놀람

막운비; (단순히 호신강기라면 공격을 튕겨내는 게 전부일 텐데... 저게 어떻게 가능한 건가?) 놀라고

십삼살주; [요사한 술수를 쓰는 놈이로군.] 복면 속에서 음산하게 눈 번뜩이고

청풍; [난 당신네 백살파와 아무런 은원도 없소.] 십삼살주에게 다가가며 고개 젓고

청풍; [굳이 피를 보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 길을 비키시오.] 몸으로 막운비를 가리며 멈춰서고

십삼살주; [그 새끼!] 흐흐흐! 복면 속에서 웃고

십삼살주; [백일자객에 들지도 못하는 하수 몇놈 해치웠다고 기고만장이구나!] 스악! 칠성보도를 긋고. 칠성보도에서 섬광이 무지개처럼 내뻗치고

청풍; (은원살법!) 징! 다시 청풍의 몸이 투명한 막에 덮이고. 하지만

쩍! 칠성보도의 섬광은 그대로 그 막을 가르고 들어온다. 간단히 가른 건 아니고 질긴 재질의 천을 벤 것 같은 느낌

청풍; [!] 휘익! 놀라며 몸을 허공에 띠우고

서걱! 칠성보도의 섬광이 뒤로 날아가는 청풍의 배를 긋고 지나간다. 옷이 갈라지고 상처도 난다. 그리 깊지는 않지만

막운비; [이형!] 놀라고.

[그 새끼 죽여버리십시오 십삼살주님!] [죽어라!] 복면인들 눕거나 일어나 앉은 채 환호하고. 하지만 그 직후

십삼살주; [!] 역시 비틀! 하는 십삼살주. 징! 청풍을 벤 칠성보도가 진동하며 방향을 틀어 십삼살주를 공격하려 한다. 돌아오는 힘이 그리 강하진 않아서 몸에 닿지는 않고

청풍; (저 자가 쓰는 칼의 도기(刀氣)가 은원살법의 힘을 그냥 가르고 들어왔다.) 휘릭! 내려서며 십삼살주를 보고. 십삼살주도 자기에게 방향을 틀려는 칠성보도를 들고 비틀거리며 물러선다

청풍; (평범한 칼이 아니다. 즉시 능파미보를 펼쳐서 피하지 않았으면 치명상을 입을 뻔 했다.) 도기가 스친 아랫배를 만지고.

십삼살주; (보이지 않는 힘이 칠성보도의 날이 내쪽으로 돌아오게 만들려고 했다.) 징! 징! 진동하는 칠성보도를 보며 놀라고

막운비; [다치셨소?] 가슴 누른 채 비틀거리며 청풍에게 다가오려는데

청풍; [별거 아닙니다. 살갗을 좀 긁혔을 뿐입니다.] 막운비에게 손을 들어 보이고. 시선은 십삼살주에게 향한 채

막운비; (그렇다니 다행이긴 한데...) 멈춰서고

막운비; (무엇이든 베어버리는 저자의 칼을 상대하는 건 정말 위험한 일이다.) 십삼살주를 보고. 그때

십삼살주; [네놈 누구냐?] 청풍을 노려보고

청풍; [별 볼일 없는 과객(過客)의 이름 알아서 뭐하시려고?] 웃으며 다시 십삼살주에게 다가가고

십삼살주; [건방진 놈이...] 이를 부득 갈고

청풍; [피를 좀 보긴 했지만 책임을 묻진 않겠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갈 길 가도록 하시오.]

십삼살주; [가더라도 네놈 목은 베고 가야겠다.] 슈악! 쩍! 빠르게 칠성보도를 휘두르고. 그자의 칼질에 따라 섬광들이 난무하고

청풍; (은원살법이 통하지 않으니 능파미보를 써야겠군.) 휘익! 깃털처럼 허공으로 날아오르는 청풍. 칠성보도의 도기에 밀려서

[!] 놀라는 막운비

[저... 저럴 수가...] 말도 안되는...] 복면인들고 경악

십삼살주; [!] 부악! 쩍! 놀라면서도 칠성보도를 연신 휘둘러 긴 섬광을 마구 내뻗치게 만들고

스악! 쩍! 5미터까지 내뻗치는 칠성보도의 도기. 스치는 건 뭐든지 베어버린다. 주변의 바위들도 싹뚝 싹둑 잘리고. 하지만

청풍은 깃털이 날리듯 이리저리 날며 도기에 닿지 않는다.

막운비;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가 않는다.) 놀라고

<이형은 십삼살주의 도기를 타고 날아다니고 있다.>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막운비의 놀람. 십삼살주는 우뚝 선 채 칠성보도를 휘두르고 있고. 그자가 휘두르는 칠성보도 끝에서 긴 섬광이 휘어지며 날아가고

막운비; (혼원문은 대체 어떤 문파이기에 저런 기이한 무공을 지닌 것인가?) 감탄하며 볼 때

스악! 쩍! 날아다니는 청풍의 옷이 여기저기 갈라진다. 그 앞에서 도기가 무지개처럼 지나가고 있고

청풍; (저자의 보도에서 내뻗치는 도기가 옷을 베고 있다.) 잘라지는 옷을 보고

청풍; (물론 능파미보 덕에 위험한 상황은 ,모면하고 있지만...) 휘익! 도기에 밀려 허공으로 날아오르며

<이 상태로는 저자에게 접근할 수가 없으니 이길 수도 없다.> 눈에 핏발이 선 채 칠성보도를 휘두르는 십삼살주

청풍; (이 상황을 타개하려면 다소의 위험은 각오하고 모험을 해야 한다.) 슥! 허리춤에서 용봉철적을 뽑고. 물론 허공을 날면서

청풍; (용봉철적이 저자의 칼을 한번은 버텨줘야 하는데...) 슈욱! 용봉철적을 휘두르며 십삼살주의 공격 안으로 뛰어들고

막운비; (승부를 걸었구나!) 손에 땀을 쥐고

십삼살주; [잘 왔다 미꾸라지 같은 놈아!] 부악! 칠성보도를 보이지 않는 속도로 휘둘러 청풍을 베고

청풍; (부탁한다 용봉철적!) 캉! 용봉철적으로 그자의 칠성보도를 막고

징! 칠성보도와 용봉철적이 맞닿으며 진동하고. 칠성보도가 용봉철적을 자르지 못한다

십삼살주; [헉!] 놀라고

막운비; [그렇지!] 안도

[칠... 칠성보도가 베지 못하는 피리라니...] [평범한 피리가 아니었다.] 놀라는 복면인들

청풍; (바위도 간단히 베는 저자의 칼을 막기도 하고...) 안도하고

청풍; (확실히 용봉철적은 평범한 물건이 아니로구나.) 징! 용봉철적으로 진동을 일으키고. 그러자

빠카카캉! 용봉철적이 닿은 부분에서부터 가시같은 섬광들이 여러 개 돋아나며 그걸 쥐고 있는 십삼살주의 손으로 밀려간다

십삼살주; (칠성보도의 도기가 역류한다!) 경악하고. 직후

콰드득! 단번에 손잡이까지 밀려와 칠성보도를 쥔 십삼살주의 손을 난도질하는 가시같은 섬광들. 그러자

십삼살주; [크아아악!] 휘익! 피투성이가 된 손을 칼에서 떼며 뒤로 날아간다. 피가 뿌려지고

[십... 십삼살주님!] [저... 저런...] 복면인들 비명 지르고

십삼살주; [크윽!] 휘릭! 후두두둑! 10미터쯤 날아가 내려서며 신음.

그자의 오른손이 피투성이가 된 채 너덜너덜하게 변했다.

청풍; (은원살법으로 이 칼의 도기를 돌려보낼 수 있었다.) 용봉철적에 붙어있는 칼을 보며 안도하고. 그때

십삼살주; [두... 두고 보자.] 팟! 날아오르고. 왼손으로 오른손을 움켜 쥔 채

십삼살주; [백살파와 척을 진 것을 후회하게 해주겠다.] 으아아아! 악을 쓰며 멀리 날아가고.

[가... 가자!] 복면인들도 그나마 상처가 덜한 놈들이 동료들을 부축하며 달아나고

청풍; (피를 좀 보긴 했지만 그리 손해는 보지 않은 셈이다.) 슥! 용봉철적에 붙어있는 칠성보도 손잡이를 잡고

청풍; (실전 경험을 톡톡히 한 데다가 이런 보도까지 얻었으니...) 툭! 용봉철적에서 칠성보도를 떼어내며 웃고

막운비; [또 한 번 신세를 졌소이다.] 다가오며 포권하고. 부러진 검은 칼집에 넣었다. 돌아보는 청풍.

막운비; [구명지은까지 입었으니 어찌 보은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청풍; [혹시 하는 노파심에 따라와 본 것뿐입니다. 과례는 거두십시오.] 용봉철적과 칠성보도를 쥔 채 포권하는 시늉

청풍; [그보다 백살파의 무리들이 또 몰려들지 모르니 일단 자리를 피하도록 하십시다.] 포권 풀고

막운비; [그래야겠습니다.] 역시 포권 풀고. 이어

휘익! 휙! 날아올라 멀어지는 청풍과 막운비. 청풍이 앞장선다.

곧 현장에서 멀어지는 청풍과 막운비.

 

#99>

절벽 위 바위틈에 숨어서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고 있었던 살접의 놀란 표정

멀어지는 청풍과 막운비의 뒷모습. 물론 살접의 시점

살접; (황금전장 호위무사들중 이인자인 귀견수가 왜 직접 손을 쓰지 않았는지 알만하다.) 멀어지는 청풍의 모습 보며

<백살파의 악명 높은 백일자객중 한 놈을 간단히 농락한 저놈을 죽이려면 피해가 막심할 것이 분명한 때문이다.> 막운비를 돌아보며 뭐라 말하며 날아가는 청풍의 앞 모습 배경으로 살접의 생각 나레이션

살접; [무공만으로 저 놈을 죽일 수 있는 인간은 천하를 통틀어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슥! 일어나고

살접; [물론 우리 살인상단은 강적과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쓸데없는 짓은 하지 않는다.] 사악하게 웃고

살접; [무림에서 살아가는 데 무공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걸 곧 절감하게 해주마 이청풍!] 사악하게 웃으며 날아오른다

곧 청풍과 막운비가 사라진 곳으로 날아가는 살접

 

#100>

저녁 무렵. 깊은 산중.

계곡. 계곡 끝의 은밀한 동굴. 동굴 입구에 몇 개의 바위가 일정한 규칙으로 놓여있고

동굴 입구에 앉아서 밖을 보는 청풍. 용봉철적은 허리춤에 끼우고 있고 칠성보도는 바닥에 놓았다.

휘익! 근처를 날아 지나가는 복면인들. 흰색 옷과 흰색 복면을 한 백살파의 자객들

날카로운 눈으로 주변 살피며 지나가는 자객들. 하지만

동굴 쪽을 보고도 그냥 지나치는 자객들. 청풍이 동굴 입구에 앉아있어서 보일만도 한데 못 본 것 같은 표정들

멀어지는 그자들. 동굴 입구에 지켜보는 청풍. 그때

[이형이 기문둔갑에도 일가견이 있으실 줄은 몰랐습니다.] 뒤에서 말하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는 청풍

막운비; [견문이 짧은 탓에 돌 몇 개로 사람들의 눈을 속일 수 있는 진법을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가슴을 천으로 묶으며 말하고. 겉옷을 찢어 만든 천으로 가슴의 상처를 싸매는 중이다. 앞에는 벗은 상의가 놓여있다. 부러진 검이 든 칼집도 있고

청풍; [일가견이라 하기에는 민망하고... 그저 흉내를 좀 내는 정도지요.] 웃으며 막운비를 향해 돌아앉고

막운비; [과장이 아니고 이형 같은 기인은 천하를 통틀어도 찾아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상처 싸매는 천을 단단히 묶고

청풍; [제 얼굴을 화끈거리게 만드시는군요.] 쓴웃음

막운비; [제가 왜 백살파에 쫓기게 되었는지 궁금하시겠습니다.] 바닥에 벗어놓은 상의를 집어들고

청풍; (드디어 마음을 여는군.) + [가볍지 않은 사연이 있겠습니다.]

막운비;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슥! 상의 속에서 편지를 한통 꺼낸다.

막운비가 꺼낸 편지 크로즈 업. 입구 부분에 촛농을 떨구고 도장을 찍은 게 보인다. 도장은 <申>이고 또 <鐵木禪師 親傳>이라는 글이 적혀 있다.

청풍; [밀납으로 봉인된 것으로 미루어 보건데 기밀을 요하는 편지 같습니다.] 편지를 보며 말하고. 받을 생각은 않는다.

막운비; [그렇습니다.] 편지를 보고

막운비; [선사(先師)는 이 밀서를 소림사 방장이신 철목선사(鐵木禪師)님께 직접 전하라는 분부를 내리셨습니다.]

청풍; [그래서 소림사까지 가야한다고 하셨군요.]

막운비; [일의 발단은 삼년 전에 있었던 항마군영대(降魔群英隊)의 결성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편지를 들여다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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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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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낮. 여전히 화산. 험준한 화산을 관통하는 길가의 주점. 주점 앞으로 오가는 사람들과 우마차 행렬들이 제법 많고

주점 입구에는 거지 한명이 거적을 두르고 앉아 졸고 있다. 앞에 놓인 쭈그러진 그릇에는 동전이 몇 개 들어있고. 이 거지는 개방 소속의 거지다.

 

#92>

주점 내부. 입구가 보이는 구석진 자리에 앉아서 고기볶음과 국수를 먹고 있는 청풍. 탁자에는 술병과 술잔 하나도 놓여있다. 빈 접시도 몇 개 더 있고. 청풍은 이미 음식을 상당히 많이 먹은 상태. 젓가락이 들어있는 나무통도 있고

입구쪽에는 어떤 여자가 청풍에게 등을 보인 채 국수를 먹고 있다. 살접이다. 길이 보이는 창가 자리에 앉아있다. 그년이 앉은 자리 창문 밖에는 거지가 졸고 있고

곁눈질로 청풍을 보며 국수를 먹는 살접

알아차리지 못하고 국수를 먹는 청풍.

배시시 웃는 살접

그때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65>에서 귀견수가 한 말

 

귀견수; [마님의 뜻인지는 알 수 없다.] [나는 다만 총관의 지령을 수행할 뿐이다.] 천천히 다가오면서

회상 끝

 

청풍; (마님과 총관 이세창...) 국수 먹으며 생각하고

청풍; (과연 그 두 사람 중 날 죽이라고 지시한 장본인은 누구일까?) 마은혜와 이세창을 떠올리고

청풍; (깊이 생각할 거 없다. 두 사람을 직접 만나서 물어보면 될 테니...) 심호흡

청풍; (마음에 걸리는 건 옥령이다.) 찡그리며 벽옥령을 떠올리고

청풍; (만일 날 죽이라고 명령한 것이 마님이라면... 옥령이와 나는 맺어지기 어렵다고 봐야한다.)

청풍; (그럼 옥령이가 입을 상처는 너무도 심각할 텐데...) 생각하다가 고개를 들고. 슥! 청풍의 앞자리에 누가 앉는다.

긴장한 분위기의 청년인데 머리에는 죽립을 쓰고 있다. 무기는 검이고. 얼굴은 진중한 인상이며 나이는 25세 정도. 캐릭터는 005. 종남파 장로 삼절신유 신현학의 제자인 철검유협 막운비다. 옷에 흙이 좀 묻어있다. 굴을 파고 객잔을 빠져나온 흔적

[!] 입구 쪽의 살접도 막운비를 곁눈질하고

청풍; (빈자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내 앞에 앉았다는 건...) 무언가 깨닫고

막운비; [실례하겠소.] 작은 소리로 말하고. 긴장한 표정이 역력

막운비; [잠시 합석하게 해주시오.] 곁눈질로 입구쪽을 보며 말하고

청풍; (누군가에게 쫓기는 중이로군.) + [죽립은 벗으시지요.] 말하며 술잔과 술병을 양손으로 들고

[!] 막운비가 흠칫 할 때

청풍; [실내에서도 죽립을 쓰고 있으면 주목을 받지 않겠습니까?] 쪼르르! 술잔에 술을 따르며 웃고. 그러자

막운비; (그렇군.) + [고맙소.] 서둘러 죽립을 벗고

청풍; [한잔 드시지요. 천천히...] 웃으며 술잔을 내밀고. 막운비는 죽립을 옆의 의자에 내려놓는 중이고

막운비; [신세를 지겠소.] 두 손으로 술잔을 받고.

청풍; [천천히 드십시오.] 웃으며 말하고

막운비; (천천히를 거푸 강조한다는 건...) 생각하면서도 두 손으로 든 술잔을 입에 대는 척 해서 얼굴 하단을 가리고. 직후

[헉!] [누... 누구요 당신들?] [왜... 왜 이러시오?] 입구쪽에서 소란이 일어난다. 점원들이 기겁하며 물러서고. 두 명의 복면인이 뛰듯이 주점 안으로 들어선다. 백살파의 자객들이다. 복면에 숫자는 없는 일반 자객들이다.

겁에 질려 뒷걸음질 치는 종업원들. 살벌한 기세로 들어오는 복면인들. 곁눈질로 복면인들을 보는 살접

막운비; (추적하는 자들이 들이닥칠 테니 술 마시는 척 해서 얼굴을 가리라는 뜻이었다.) 두 손으로 술잔을 들어 코 아랫부분을 가린 채 뒤를 조금 돌아보고

주점으로 뛰어 들어온 백살파 복면인들이 눈을 번뜩이며 실내를 돌아본다

주점 안의 사람들 모두 겁에 질려 보고 있고. 구석 진 자리에 앉은 청풍과 청풍 앞에 앉은 막운비도 돌아본다. 물론 막운비는 술을 마시는 척 해서 얼굴 하단을 가려 본래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있고

사람들을 훑어보는 복면인들. 이내

복면인들; [여긴 없군!] [젠장! 주점으로 도망쳐 들어온 줄 알았는데...] 돌아서고

막운비; (동석한 게 효과가 있었군.) 안도하며 술잔을 얼굴에서 떼고.

그 사이에 서둘러 밖으로 나가는 복면인들

[휴우!] [살았다.] [십 년 감수했어.] 안도하는 종업원과 손님들

살접; (제법이잖아.) 웃으며 청풍과 막운비를 보고.

[저 놈들 혈세사패중 백살파의 인간백정들이야.] [칼부림 날 줄 알고 식겁했어.] [누가 저 악귀들에게 쫓기고 있는 걸까?] 주변 손님들 안도하며 수군거리고

청풍; (백살파라...) 생각할 때

막운비; [고맙소 형장!] 탁! 술잔을 내려놓고 일어나려 하고. 술잔의 술은 마시지 않았다.

막운비; [인연이 닿으면 오늘 진 신세를...] + 청풍; [갈 때 가더라도 술잔은 비우시지요] 웃으며 말하고. 술잔을 손으로 권하며. 그러자

흠칫! 하며 일어나던 자세로 멈추는 막운비

청풍; [보아하니 꽤 오래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신 것 같습니다만...] 웃으면서 막운비를 빤히 보고

막운비; [성의는 고맙지만...] 난색 지을 때 + 청풍; [왕왕 서두르는 게 일을 그르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막운비; (백살파의 살귀들이 아직 주변에 있을지도 모르니 나중에 움직이라는 얘기로군.) 깨닫고

막운비; (눈빛이 유현한 것도 그렇고... 절대 평범한 인물이 아니다.) + [그럼 기왕에 받은 술이니 마시고 가도록 하겠소이다.] 다시 자리에 앉으며 술잔을 집어들고

청풍; [안주도 드시도록 하십시오.] 슥! 자기 앞의 고기볶음을 밀어주고. 술을 마시다가 멈칫하는 막운비

청풍; [소생도 제법 오래 굶었던 터라 혼자 먹기에는 과하게 음식을 시켰습니다.] [어차피 남길 생각이었으니 부담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시 국수를 먹기 시작하며 웃고

막운비; (거절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겠지.) + [그럼 염치없지만...] 술잔은 내려놓고

막운비; [형장이 보신 대로 벌써 이틀 째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고 쫓기던 중이었소이다.] 나무로 만든 통에서 젓가락을 집어든다.

청풍; [저런...] 웃고

막운비; [인사가 늦었소이다. 소생은 종남파에 적을 두고 있는 막운비라고 하외다.] 젓가락을 든 채 고개를 좀 숙이고

청풍; [구대문파중 종남파의 고제자(高第子)셨군요.] [소생은 이청풍이라 합니다.] 역시 고개 좀 숙이고

막운비; [반갑소이다 이형.] 젓가락으로 고기를 집으려 하며 마주 고개를 좀 숙이고

막운비; [비록 보는 눈은 없지만 이형은 대단한 고수이신 듯한데 어떤 고인의 문하십니까?] 고기를 입으로 가져가며

청풍; (딱히 사문이나 사부는 없으니 대충 둘러대야겠군.) + [저는 혼원문(混元門)에 적을 두고 있습니다.]

막운비; [혼원문?] 고기를 입에 넣고 우물거리며 고개를 좀 갸웃

살접; (혼원문? 그런 문파가 있었나?) 역시 갸웃

청풍; [일인전승(一人傳承)의 작은 문파라 들어보신 적이 없으실 것입니다.] 웃고

막운비; (확실히 들어본 적이 없는 문파다.) + [새삼 소생의 견문이 좁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쓴웃음 지으며

청풍; [저는 이번이 강호초출(江湖初出)이라 무림의 사정을 모르고 있습니다.]

청풍; [귀찮지 않으시다면 근래 일어난 흥미로운 일을 들려주시겠습니까?]

막운비; (내 긴장을 풀어주려고 화재를 돌리는군.) + [혈세사패가 분탕질을 하고 있다는 소문은 들으셨을 테고...] 고기를 먹으며 말하면서 생각하고

막운비; [근래 들어 사람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괴사는 아무래도 독룡간(毒龍間)의 괴사일 게요.]

청풍; [독룡간의 괴사?]

막운비; [독룡간은 복우산(伏牛山) 깊은 곳에 자리한 절지요.]

막운비; [지면이 깊이 갈라진 틈새라 간(間)이란 이름이 붙은 곳인데 얼마 전부터 그곳에서 기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거요.]

청풍; [기괴한 현상이라면...?] 흥미를 느끼고

막운비; [밤만 되면 무지개같은 기운이 독룡간 위로 뿜어져 나온다고 하오.]

청풍; [막형의 말씀대로 절대 예삿일은 아니겠습니다.] 놀라고

막운비; [그래서 어떤 신물(神物)이 출토되려는 현상이 아닌가 하고 독룡간을 기웃거리는 자들이 적지 않다는 거요.]

막운비; [하지만 독룡간에 접근했던 자들은 하나같이 내상을 입거나 미쳐버렸다지 뭐요?]

청풍; [누가 그들을 해코지하는 건지요?]

막운비; [범인이 누군지, 또 어떻게 해코지를 하는지도 알려진 바가 없다고 하오.] 고개를 조금 젓고

청풍; [복우산 독룡간...] 중얼거리고

청풍; (복우산은 북경으로 가는 도중에 있으니 한번 들려봐야겠다.)

살접; (이청풍, 저 작자가 독룡간의 괴사에 흥미를 보였다 이거지?) 눈 반짝

살접; (그걸 이용하면 확실하게 해치울 수가 있겠다.) 배시시 웃고

 

#93>

시간이 좀 지났고. 주점으로는 여전히 사람들이 드나든다. 주점 입구 옆에는 여전히 거지가 졸고 있고. 그때

주점에서 나오는 청풍과 막운비. 막운비는 다시 죽립을 썼다. 주점 앞의 길로 사람들과 우마차들이 오가고 있고

조는 척 하며 곁눈질로 청풍을 보는 거지.

눈치 채지 못하고 길로 나서는 청풍과 막운비.

막운비; [오늘 진 신세는 반드시 갚겠소이다.] 길가에 서서 청풍에게 포권하고

청풍; [신세랄 것도 없는 일이었으니 부담 갖지 마십시오.] 마주 포권하고

막운비; [종남산을 지날 기회가 있으면 들려주시길 바라겠소이다.] 손을 흔들며 멀어지고. 청풍도 마주 손을 쳐들고

곧 사람들에 섞여서 멀어지는 막운비

청풍; (방향을 보아하니 이 산길을 통해 화산 동쪽으로 가려는 모양인데...) 손을 내리고

청풍; (백살파가 막형의 행로를 짐작하고 있다면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막운비가 간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청풍; (거리를 두고 따라가 봐야겠다. 기왕 도와준 이상 모른 척 할 수는 없으니...)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 막운비가 간 곳으로 간다.

곧 멀어지는 청풍.

창가 자리에 앉아서 그걸 보고 있는 살접. 거지도 청풍이 멀어지는 쪽을 보고 있고.

살접; (나도 슬슬 움직여봐야겠네.) 일어서려 하고. 그러다가

[!] 창밖 길에서 무언가 발견하고 멈칫! 하는 살접

다시 의자에 앉으며 창밖을 보는 살접.

오가던 행인들 중 두 놈이 멈춰 서서 눈을 번뜩이며 청풍과 막운비가 사라진 쪽을 곁눈질하고 있다.

살접; (저놈들 혹시...) 눈 번뜩일 때.

청풍과 막운비가 간 방향으로 가면서 길가 숲으로 들어가려는 두 놈

숲으로 들어가며 소맷 속에서 비둘기를 꺼내는 그놈들. 주변 눈치 보면서. 잠시후

푸드득! 숲에서 날아오르는 비둘기 두 마리

멀어지는 비둘기들. 비둘기들을 날린 놈들도 다시 숲에서 나오고

사람들과 섞여서 가는 그놈들. 그 직후

주점에서 나오는 살접. 시선은 멀리 날아가는 비둘기들을 향하고 있다. 물론 막운비가 간 쪽이기도 하다

살접; (전서구들을 날린 건 청부 살인으로는 우리 살인상단과 쌍벽을 이룬다는 백살파의 끄나풀들일 것이다.) 멀어지는 비둘기를 보며

살접; (종남파의 제자 철검유협 막운비가 왜 백살파의 표적이 되었는지는 모르겠다만...) 청풍이 멀어진 곳을 보며 걸음을 옮기고

살접; (덕분에 이청풍이란 애송이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 같다.) 배시시 웃고

곧 멀어지는 살접. 헌데

슥! 멀어지는 살접 쪽, 정확히는 청풍과 막운비가 간 쪽을 보며 품속에서 종이를 한 장 꺼내는 거지

꼬질꼬질한 종이를 펴는 거지.

종이에 그려진 것은 청풍의 얼굴이다. 초상화 하단에는 <李淸風>이라는 글도 적혀있다.

[...] 청풍의 초상화를 보며 무언가 생각하는 거지

 

#94>

깊은 산중.

휘익! 날아가는 막운비. 물론 죽립을 쓰고 있다.

막운비; (백살파 놈들이 화산을 빠져나가는 길목들을 지키고 있을 게 분명하다.) 날아가며 생각하고

막운비; (험할 뿐 아니라 상당히 돌아가는 셈이 되겠지만 길이 없는 산중을 관통하는 게 최선이다.)

막운비; (소림사까지는 갈 길이 머니 가능한 백살파와는 충돌하지 않아야한다.) 날아가며 생각할 때

삐익! 삑! 어디선가 호각 소리가 들리고

막운비; (호각소리!) 눈 치뜰 때

삐익! 삑! 사방에서 들리는 호각소리

막운비; (호각소리가 나와 같은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렇다는 건...) 굳어진 얼굴로 돌아보고

휘익! 휙! 삐익! 삑! 좌우로 상당한 거리를 두고 날아가며 호각을 부는 복면인들. 좌우로 세명 씩 모두 여섯 명이고. 복면 하단을 젖혀 입을 드러낸 상태로 호각을 분다.

막운비; (백살파!) 쐐액! 이를 악물며 날아가고

막운비; (이리저리 애를 썼지만 결국 저 악귀들을 떨쳐버리는 데는 실패했다.) 창! 검을 뽑으며 날아가고.

 

#95>

[!] 산중을 날아오다가 흠칫! 하는 청풍.

삐익! 삑! 앞쪽에서 호각 소리가 들리고

청풍; (일정한 곡조로 부는 호각소리!) (어떤 자들이 동료들에게 신호를 주고받기 위해 부는 호각소리다.)

청풍; (물론 막형을 쫓는 백살파의 자객들일 테고...)

청풍; (길을 벗어나는 바람에 종적을 잃어버린 막형이 이 앞쪽에서 위기에 처한 것 같다.) 삐익! 삑! 앞쪽에서 연신 호각 소리가 들리고

<서둘러야겠다!> 쐐액! 속도를 내서 날아가는 청풍. 헌데

 

스스스! 청풍이 지나간 자리로 나타나는 살접

삐익! 삑! 멀리 앞쪽에서 호각소리가 들리고 청풍이 그곳으로 날아가는 게 작게 보인다

살접; (결국 철검유협 막운비는 백살파가 친 그물을 벗어나지 못했구나.) 휘익! 청풍을 따라 날아가고

살접; (곧 이청풍의 무공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엿 볼 수 있을 것 같다.) 배시시 웃으며 날아가고

 

#96>

삐익! 삑! 호각을 부는 복면인들에게 쫓기고 있는 막운비

휘익! 휙! 복면인들은 좌우에서 포위망을 좁히며 막운비를 추격하고 있다들

막운비; (지금까지 모습을 드러낸 자들은 모두 여섯 명...) 쐐액! 날아가며 그자들을 곁눈질하고

막운비; (비좁아서 포위당하지 않을만한 곳에 이르면 승부를 걸어보자.) (여섯 명 정도면 어찌 어찌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으니...) 쐐액! 생각하며 날아가고. 그러다가

삐익! 삑! 일정한 간격을 두고 따라오며 호각을 부는 복면인들

막운비; (이상하다!) 곁눈질하며 달리고. 찡그리고

막운비; (어쩐지 저놈들 거리를 좁힐 수 있는 데도 속도를 조절하며 추격하는 느낌이 든다.) 찡그리며 생각하다가

[!] 눈 부릅뜨며 앞을 보는 막운비. 앞쪽은 좌우로 깎아지른 절벽이 서있는 계곡. 헌데 그 계곡 가운데 한명의 인물이 우뚝 서있다. 바로 십삼살주다.

<十三煞>이란 글이 적힌 십삼살주가 쓴 복면 크로즈 업

막운비; (백살파 최고고수들인 백일자객 중 서열 십삼위인 자다!) 눈 부릅

막운비; (강적이지만 피할 길은 없다.) 쐐액! 이를 악물며 십삼살주에게 쇄도하고

막운비; (전력을 다해 공격해서 뚫고 나가야만 한다.) 쩍! 스악! 앞으로 쇄도하며 검을 빗발치듯 그어낸다. 막운비의 앞쪽으로 여러 가닥의 섬광이 반원형으로 일어나 십삼살주를 베어간다

[종남파의 분뢰검법(分雷劍法)!] [조... 조심하십시오 십살살주님!] 막운비를 추격하던 복면인들이 외치며 날아오고. 하지만

스앙! 칠성보도를 뽑아 그어내는 십삼살주. 그러자

쩍! 칠성보도에서 긴 섬광이 내뻗치며 그 섬광에 부딪힌 막운비가 일으킨 반월형 섬광들은 풀처럼 잘려버린다.

막운비; [!] 팟! 급정거하며

몸을 뒤로 홱 젖히는 막운비. 눈을 부릅뜨고. 그런 막운비의 얼굴 위로 섬광이 스치고 지나간다. 하마터면 얼굴이 베어질 뻔 했고. 대신 막운비가 쓰고 있던 죽립과 머리카락이 베어지고

펄럭! 서걱! 잘려진 죽립과 머릿카락이 허공에 흩날리고. 이하 막운비는 죽립을 쓰지 않은 모습이 된다.

팟! 휘익! 상체를 뒤로 홱 젖힌 상태로 백 덤블링을 하는 막운비. 앞부분이 잘려진 죽립은 완전히 벗겨져 날아가고. 이하 막운비는 죽립을 쓰지 않은 모습이 된다.

막운비; [!] 백 덤블링을 한 후 내려서다가 경악하고. 쩍! 이미 다가와 다시 칠성보도를 비스듬히 내리고 있는 십삼살주

막운비; (빠르다!) 팽! 경악하며 몸을 팽이처럼 돌려 피하려 하지만

서걱! 푸악! 막운비의 가슴을 비스듬히 긋고 지나는 섬광. 갈라진 상처에서 피가 튀고

막운비; [큭!] 휘릭! 팽이처럼 돌던 몸을 멈춰서며 비틀거리고. 십삼살주는 추격하지 않고. 대신

[포기해라 막가야!] [네놈이 빠져나갈 길은 없다!] 휙! 휘익! 막운비의 뒤로 날아내리며 외치는 복면인들

막운비; (상처가 가볍지 않다.) 가슴의 상처를 왼손으로 누르며 오른손의 검은 십삼살주에게 겨누고.

막운비; (저자의 칼...) 십삼살주의 손에 들린 칠성보도를 보고

<도기(刀氣)가 나의 검기를 단번에 갈라버렸다. 절대 평범한 칼이 아니다.> 징징! 진동하는 칠성보도를 배경으로 막운비의 생각 나레이션

막운비; (백일자객들은 하나같이 신병이기를 사용하고 그 때문에 백일자객을 능가하는 고수들도 속절없이 죽임을 당한다는 소문이 사실이었다.) 검으로 십삼살주를 겨누며 절망하고. 뒤쪽에서는 복면인들이 무기를 겨눈 채 포위하고 있고

십삼살주; [살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 음산한 눈빛

말없이 노려보는 막운비

십삼살주; [지금이라도 순순히 밀서를 내놓는다면 굳이 목숨까지 빼앗지는 않겠다만...]

십삼살주; [끝내 버틴다면 네 사부 곁으로 보내주겠다.]

막운비; [네놈 설마!] 경악

십삼살주; [네놈이 생각하는 대로다.] 끄덕

십삼살주; [삼절신유 신현학이란 늙은이는 이 칠성보도를 써서 저 세상으로 보내주었다.] 흐흐흐! 음산하게 웃으며 칠성보도를 들어 보이고

막운비; [죽일 놈!] 팟! 악을 쓰며 폭발적으로 도약해서 십삼살주를 공격해간다

복면인들; [저 놈이...] [최후의 발악이냐?]

막운비; [혈채를 갚아라!] 쩍! 부악! 빗발치듯 검을 긋고 찔러내고. 무수한 섬광이 십삼살주를 가르고 찔러간다. 하지만

스악! 십삼살주의 칠성보도가 그어지자 그 모든 섬광이 잘려나가고

텅! 그 충격으로 도로 튕겨지는 막운비

[그렇지!] [역시 칠성보도다!] 환호하는 복면인들

십삼살주; [죽기를 원한다면 그리 해주마!] 쩍! 한번 휘둘렀던 칠성보도로 다시 휘둘러 막운비의 목을 베어오고

반사적으로 검을 들어 막는 막운비. 하지만

서걱! 그대로 잘리는 막운비의 검

막운비의 목으로 날아드는 칠성보도. 절망하는 막운비. 하지만 그 직후

콱! 막운비의 뒷덜미를 잡는 누군가의 손. 막운비가 눈 치뜨고

십삼살주; [!] 칠성보도를 휘두르며 역시 눈 치뜰 때

휘익! 막운비의 뒷덜미를 잡고 흐르듯이 뒤로 물러서는 청풍. 복면인들 앞쪽이다.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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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부의 시조는 신선낭낭(神仙娘娘)이란 여인이었으며...> 무릉도원 같은 곳에 설치 된 단상에 서서 선녀같은 모습으로 설교하는 신선낭낭. 단상 아래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무릎 꿇고 앉아서 신선낭낭을 우러러 본다.

<마귀동을 세운 인물은 마귀조종(魔鬼祖宗)이라는 인물이었다.> 웅장한 신전. 화려한 의자에 거만하게 앉아서 웃는 마귀조종의 모습. 그 앞에 사람들이 머리를 박고 오체 복지한 채 두려움에 떨고 있다.

 

청풍; (무림의 역사는 사실상 그 두 사람이 세운 신선부와 마귀동의 각축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자기 앞에 놓인 책 <黑白神鬼 遺稿>를 집어들고

청풍; (무림의 정세를 뒤흔든 큰 사건 뒤에는 늘 신선부와 마귀동의 입김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 책 <黑白神鬼 遺稿>를 펼치며

청풍; (가장 최근에 있었던 경천동지할 사건은 이 책 흑백신귀(黑白神鬼) 유고(遺稿)를 남긴 흑백신귀가 구대천마를 격퇴한 일이었다.) 책을 읽어 보며 생각하고

 

<흑백신귀는 신선부를 이루는 칠단(七段)중 무력을 담당하는 제삼단(第三段) 신귀천(神鬼天)의 수령들이었다.> 청풍 앞에 수정구슬을 가운데 두고 앉아있는 흑백신귀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삼백여 년 전, 신선부는 마귀동의 후예들인 구대천마가 세상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자 흑백신귀로 하여금 철퇴를 가하게 했다.> #1>의 장면. 흑백신귀가 웃고 있고 삼녀 육남의 인물들이 사방으로 달아나는 모습

<흑백신귀는 신선부의 무력을 담당하는 신귀천의 수령들답게 수적 열세를 극복하고 구대천마를 격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구대천마의 마공도 만만하지 않아서 흑백신귀 역시 심각한 내상을 입게 되었다.> 위 장면의 연속. 웃고 있지만 입과 코로 피를 흘리는 흑백신귀의 얼굴을 자세히

<비록 내상이 심각했지만 서둘러 신선부로 돌아가면 치유할 수 있었다. 하지만 흑백신귀는 끝내 신선부로 돌아가지 못하고 중원에서 최후를 맞게 되었다. 구대천마의 첫째인 번뇌혈종(煩惱血宗)이 쳐놓은 함정에 걸려든 때문이다.> 허공에서 떨어지는 종이를 보는 흑백신귀. 멀리 달아나며 돌아보는 선비 차림의 노인이 날린 종이다.

<번뇌혈종이 달아나면서 <원시천존의 유적이 화산 창천애에 있다.>라는 글이 적힌 오래 된 양피지를 남겼던 것이다.> 함께 종이를 보며 흥분하는 흑백신귀

<호기심을 참지 못한 흑백신귀는 신선부로 귀환하는 대신 화산의 창천애로 달려왔다. 신선부와 마귀동의 시조인 원시천존의 유적을 찾는 일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했던 것이다.> 비석 같은 바위가 있는 화산 창천애로 날아 내리는 흑백신귀의 모습. 병색이 완연하게 묘사.

<결국 흑백신귀는 원시천존의 유적을 발견했지만 그 대가로 내상이 도져 혼원동천에서 최후를 맞게 되었다.> 혼원동천 안으로 들어서며 수정 구슬을 보고 놀라는 흑백신귀. 병색이 완연하다.

<흑백신귀는 숨이 끊어지기 전에 신선부로 전서구를 날려 자신들의 행적을 알렸다. 하지만 신선부의 후손이 혼원동천에 이른 것은 무려 삼백여 년의 시간이 흐른 후였다. 그것도 죽어가는 몸으로...> 등에 염왕가가 박힌 위극겸이 혼원동천 문 앞에 무릎을 꿇고 절하는 모습을 배경으로

 

청풍; (기대했던 것과 달리 흑백신귀 유고에는 무공과 관련된 내용이 단 한 줄도 없었다.) 책을 보면서 생각하고

청풍; (대신 이 책에는 흑백신귀가 이곳에 들어왔을 때까지 남아있었던 원시천존의 유서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책을 보고

청풍; (덕분에 나도 혼원소와 혼원조화결에 대해 알 수 있게 되었다.) 책을 펼쳐서 읽으며 생각하고

청풍; (이 책에는 원시천존의 유서 뿐 아니라 흑백신귀가 이곳에서 깨우친 심득도 수록되어 있다.) 책을 보면서

청풍; (흑백신귀는 죽기 직전까지 원시천존이 남겨놓은 혼원조화결을 연구했었다.)

청풍; (하지만 혼원조화결은 너무도 난해하여 흑백신귀쯤 되는 인물들도 깨우칠 수가 없었다.) 책을 넘기고

청풍; (대신 그들은 명이 다하기 전, 그때까지 알아낸 심득을 모두 이 책에 남겼던 것이다.)

청풍; (그 심득을 연구하면 혼원조화결을 깨우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을...) 꼬르르륵! 생각할 때 배에서 들리는 요란한 소리

청풍; (뱃가죽이 등에 붙었다.) 오만상. 한손으로 배를 만지고

청풍; (생각 같아서는 혼원조화결을 깨우칠 때까지 이곳에 머물고 싶지만...) 책을 품속에 넣으며 주변 돌아보고

청풍; (더 이상 공복을 참을 수 없다.) 꼬르르! 오만상 쓰는 청풍의 배에서 또 꼬르륵 거리는 소리가 나고

청풍; (나는 혼원동천 앞에서 죽은 인물 덕분에 내공이 비약적으로 증진되었다.)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청풍; (하지만 아무리 내공이 제 아무리 심후하다 해도 배고픔을 견딜 수는 없다.) 바로 서서 흑백신귀들에게 포권을 하고

청풍; [후배는 이만 물러가야겠습니다.] [하지만 조만간 다시 찾아뵐 것을 약속드립니다.] 고개 숙이고. 이어

청풍; (서둘러야겠다.) 돌아서서 비틀거리며 문쪽으로 가는 청풍

<자칫하다가는 천지창조의 흔적을 발견하고도 아사(餓死)하는 불상사가 벌어질 수도 있으니...> 철문을 열고 나가는 청풍의 뒷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88>

<-창천애> 여전히 낮. 비석 같은 바위가 있는 곳

휘익! 절벽 아래에서 절벽 위로 날아오르는 청풍. 허리춤에 용봉철적을 끼우고 있는데 염왕아는 보이지 않는다. 소매 속에 숨기고 있다.

비틀거리며 절벽 위에 내려서는 청풍.

청풍; [배가 너무 고프니 현기증이 나는군.] 머리 만지며 비틀거리고

청풍; [빨리 어디 가서 배를 채우지 않으면 뭔 일 나겠다.] 비석 옆으로 걸음 옮기고. 그러다가

지나가려던 비석을 돌아보는 청풍.

청풍; [천재지중(天在地中) 욕등투천(慾登投天)...] [하늘은 땅 속에 있으니 오르길 원하면 하늘로 몸을 던져라!] 비석에 새겨진 글을 읽고 해석한다.

청풍; (물론 이 글에서 말하는 하늘은 혼원동천이다.)

청풍; (원시천존은 혼원동천 입구에는 술법이 걸어놓았으며 그 때문에 절벽을 타고 내려가도 동굴 입구를 발견하지는 못한다.)

청풍; (하지만 이 글에 적힌 대로 절벽에서 몸을 던지면 혼원동천 안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청풍; (흑백신귀는 그 이치를 알아차리고 몸을 던졌으며...) (나와 염왕아에 의해 죽임을 당한 인물은 타의에 의해 절벽에서 떨어졌다가 혼원동천에 들어갔다.)

청풍; (그야말로 천재일우의 기연이었는데...) 꼬르륵! 생각하던 청풍의 배에서 요란한 소리가 나고

청풍; [여기서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비틀거리며 돌아서고

청풍; [빨리 배를 채울 수 있는 곳을 찾아야만 한다.] 휘익! 몸을 날리고

곧 멀어지는 청풍.

헌데 그 직후

슥! 100여 미터쯤 떨어진 곳에 있는 바위 뒤에서 몸을 일으키는 여자 복면인. 살인상단 부단주 독검사랑의 부하들 중 한명인 살접이다. 손에는 종이를 한 장 들고 있다

바위 뒤에서 나오며 종이를 보는 살접

종이에 그려진 것은 물론 청풍의 초상화다. 귀견수가 준 원본은 아니고 옮겨 그린 것

살접; [틀림없다.] 종이에서 눈을 떼고

살접; [비록 몰골이 초췌하지만 귀견수가 죽여 달라고 의뢰한 이청풍이라는 자다.] 청풍이 날아간 곳을 보고

살접; [화산을 샅샅이 뒤진 보람이 있구나. 드디어 저놈을 발견하게 되었으니...] 슥! 종이를 품속에 넣고. 이어

살접; [기대해라 이청풍!] 슥! 쓰고 있던 복면을 벗는다.

그러자 드러나는 얼굴. 눈 꼬리가 올라간 고양이 인상의 미녀. 늘 웃는 표정. 캐릭터는 066. 이하도 살접으로 표기

살접; [우리 살인상단의 명성이 헛되이 전해진 게 아니라는 걸 몸으로 깨닫게 해줄 테니...] 사악하게 웃는 얼굴 크로즈 업. 이어

살접; [호호호!] 휘익! 날아간다. 청풍이 간 쪽으로

 

#89>

<-화산 서쪽> 멀리 화산의 웅장한 바위 봉우리들이 보이는 산 아래 마을이 있다. 화산을 관통하는 길 초입에 위치하고 있어 제법 큰 마을. 가게도 있을 만한 가게는 다 있다.

마을 크로즈 업. 중앙 대로에 사람들과 우마차들이 제법 많이 오간다.

마을 내의 어느 객잔. 그리 크지 않다. 헌데

사람들이 겁을 먹고 객잔에서 나오고 있다. 종업원들도 도망쳐 나오고

[왜 그래?] [무슨 일인가?] 오가던 마을 사람들이 종업원들에게 묻고. 손님들은 겁에 질려 떠나지만 종업원들은 안절부절 못하고 입구에 모여있다.

[아... 아무래도 사단이 날 것 같소.] [무림인들이 우리 객잔에서 일을 벌일 모양이오.] 겁에 질리는 종업원들

[무림인들이 객잔 안에서 한바탕 하려는 건가?] [백주 대낮에 이게 뭔 짓이래? 장사를 훼방이나 놓고...] 사람들 혀를 차고

[별일 없이 지나갔으면 좋겠구만.] [살인이라도 나면 관부에 시달릴 텐데 말이지.] [그러게 말일세.] 마을 사람들도 종업원들과 함께 객잔 내부를 기웃 거리고

 

#90>

객잔 내부. 방이 여럿 있는 길쭉한 건물. 그 건물을 에워싼 십여 명의 복면인들. 흰 옷에 흰 복면을 쓴 백살파의 자객들이다. 모두 무기를 뽑아든 채 건물을 포위하고 있다. 긴장한 모습인데. 그때

[여기냐?] 휘익! 말과 함께 날아 내리는 복면인. 복면에 <十三煞>이란 글자가 적혀있다. 백일자객중 한명인 십삼살주.

[십삼살주님!] [어서 오십시오.] 바닥에 내려서는 십삼살주에게 인사하는 복면인들

복면인들; [새벽 무렵 막운비가 이 객잔에 투숙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점원들의 말에 의하면 새벽에 저 객실에 들어간 후 나오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건물 중 한 객실을 가리키며 보고하는 복면인들

십삼살주; [뒷곁으로 빠져나가거나 하진 않았겠지?] 객실 입구를 보며

복면인들; [놈이 투숙한 직후 속하들이 도착해서 포위했습니다.] [속하들의 눈을 속이고 빠져나갔을 가능성은 없습니다.]

복면인들; [속하들만으로도 막가놈을 잡을 수 있었겠지만...] [만전을 기하기 위해 포위만 한 채 십삼살주님께서 도착하시길 기다렸습니다.]

십삼살주; [잘 했다.] 스릉! 칼을 뽑는다. 칼날에 북두칠성이 새겨져 있고 칼날이 밝게 번쩍거린다.

십삼살주; [막다른 곳에 몰리면 쥐도 고양이를 물 수 있는 법!] [불필요한 피해를 볼 이유는 없다.] 객실 입구로 다가가고

십삼살주; [철검유협 막운비!] [좋은 말로 할 때 밖으로 나와라.] 문 앞에 멈춰선 채 일갈하고.

십삼살주; [네 사부 삼절신유가 맡긴 밀서만 내놓는다면 굳이 죽일 생각은 없다.] 칼로 문을 겨누며 말하고. 하지만

객실 안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고. 그러자

[어리석은 놈! 죽기를 자청하는 것이냐?] [소원이라면 죽여주마!] 복면인들이 눈을 부라리며 건물에 대고 외치고. 반면.

슥! 찡그리며 왼손을 드는 십삼살주. 그러자

일제히 입을 다무는 복면인들

십삼살주; (객실 안에서 인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눈 부릅뜨며

십삼살주; (혹시...) 스악! 칼 끝을 객실 문을 향해 빙글 원형으로 돌린다. 그러자

펑! 객실의 문과 그 주변의 벽이 원형으로 박살나서 안으로 터지고. 헌데

쿵! 원형으로 구멍이 생긴 벽 안쪽. 그리 넓지 않은 객실인데 아무도 없다. 침대는 비어있고. 대신 객실 바닥에 흙이 많이 쌓여있다.

복면인들; [헉! 아무도 없다!] [객실 바닥에 웬 흙이 저렇게 쌓여있는 건가?] 놀랄 때

십삼살주; [이런...] 휙! 객실 안으로 뛰어들고

쿵! 십삼살주가 내려선 바닥. 방 바닥에 사람 하나가 들어갈 구멍이 나있다. 흙은 그 구멍을 파낸 흔적이고

십삼살주; [바닥에 굴을 파고 빠져나갔다.] 팟! 이를 갈며 천장으로 솟구치고. 복면인들 깜짝 놀라고

펑! 객실 지붕을 뚫고 치솟는 십삼살주

허공으로 10 미터쯤 날아오르며 주변을 홱 둘러보고

객실 뒤의 담이 있고. 그 담 너머는 숲인데 그곳에도 흙 무더기가 있다.

휘익! 담장 밖의 그 흙 무더기 옆으로 날아 내리는 십삼살주

흙무더기 옆에 구멍이 나있고

[십삼살주님!] [무슨 일입니까?] 휙! 휙! 뒤따라 날아내리는 복면인들. 그러자

십삼살주; [멍청한 놈들!] 철썩! 팍! 번개처럼 복면인들의 뺨을 후려치는 십삼살주. 손이 여러개처럼 보이고. [컥!] [큭!] 뺨을 맞고 얼굴이 돌아가는 자들은 먼저 도착한 자들. 뒤따라오던 자들은 기겁하며 거리를 두고 내려서고

털썩! 퍼억! 나뒹구는 복면인들. 다른 자들은 뒷걸음질하고

십삼살주; [막가놈이 객실에서 이곳까지 굴을 파고 탈출하는 걸 몰랐단 말이냐?] 칼로 구멍을 가리키며 화를 내고

[죄... 죄송합니다 십삼살주님!] [놈이 객실을 나오는 것만 신경쓰다보니...] 복면 속에서 피를 흘리며 일어나는 나뒹굴었던 놈들

십삼살주; [놈을 찾아내라.] [만일 한번만 더 본좌를 실망시킨다면...] 살벌. 빠지직! 몸에서 벼락이 일어나고

[히익!] [으으으!] 공포에 질리는 복면인들

십삼살주; [본좌의 손으로 네놈들의 인생 종치게 만들어주겠다.] 부득! 복면 속에서 이를 갈고

[존... 존명!] [막가놈을 찾아내겠습니다.] 휙! 휘익! 날아오르는 복면인들

십삼살주; [막운비! 막운비!] 멀어지는 복면인들 노려보며 살기를 뿜어내고

십삼살주; [본좌를 우롱한 대가는 목숨으로 치르게 해주겠다.] 살벌한 모습으로 이를 갈고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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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서안> 밤. 깊은 밤이라 성내의 건물들에는 불이 거의 다 꺼져 있고 거리에는 사람들의 왕래도 없다.

장안 외곽의 강변. 정자가 있다. 누군가 그 정자 중앙에 놓여있는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있다. 팔짱 낀 채 눈을 감고 있는 인물. 황금전장 황금수라대의 부영반인 귀견수다.

눈 감고 앉아있는 귀견수의 모습 크로즈 업.

귀견수 앞의 탁자에는 묵직한 주머니 한 개와 접은 종이가 놓여있다. 주머니는 크기가 야구공 서너 개가 들어있는 정도다.

움찔! 귀견수의 귀가 무언가를 느끼고.

귀견수; (왔군.) 눈을 뜨는 귀견수

쿵! 정자 밖 어둠 속에 유령처럼 서있는 복면인. 눈만 번뜩인다. 이자는 #2>에서 환관 장민을 추격했던 복면 쓴 자객들의 우두머리다. 복면을 쓴 얼굴의 미간에 점이 찍혀 있는 것으로 동일인임을 표시. 살수조직 살인상단의 부단주 중 한명으로 별호는 독검사랑이다.

귀견수; [기다리고 있었소.] 팔짱 풀며 말하고

귀견수; [본인의 청부의뢰를 접수해주어서 고맙소.] 포권하고

독검사랑; [살다보니 황금전장으로부터 의뢰를 받는 일도 벌어지는군.] 정자 밖에 서서 음산하게 말하고. 처음으로 얼굴 자세히 보여주는데 미간 사이에 점이 있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독검사랑; [황금전장의 호위무사들인 황금수라 개개인이 일류고수라는 건 세상이 다 아는 일!] [그래서 황금전장과 관련된 문제는 황금수라들이 해결해오지 않았소?]

독검사랑; [대체 어떤 곤란한 일이 벌어졌기에 우리 살인상단(殺人商團)같은 하천한 조직에까지 손을 내밀게 된 거요?]

귀견수; [더 늦기 전에, 그리고 세상이 알기 전에 확실하게 제거해야할 놈이 있소.] 슥! 접은 종이를 집어들고

독검사랑; [황금전장이 대놓고 손을 쓸 수 없는 대상이겠군.] 눈 번뜩

귀견수; [청부를 받아들이려면 이 건에 대해서는 절대 기밀을 유지해주어야만 하오.] 종이를 쳐들어 보이며

독검사랑; [우리 살인상단을 뭘로 보는 거요?] 불쾌한 듯 눈 번뜩이고

독검사랑; [사람을 죽이는 장사가 본단의 생업!] [설령 귀하가 황제를 죽여 달라는 청부를 한다 해도 기밀은 유지될 것이오.]

귀견수; [그리 말하니 안심이 되는군.] 팅! 말하며 접은 종이를 튕기듯 던지고.

독검사랑에게 철판처럼 날아드는 접은 종이. 하지만

고개를 까닥이는 독검사랑. 그러자

멈칫! 독검사랑 바로 앞에서 딱 멈추는 접은 종이

귀견수; (내가 전 공력을 실어 날린 종이를 간단히 멈췄다.) 눈 번뜩

<뭔가 수작을 부렸는데 그게 뭔지 알 수가 없다.> 독검사랑이 허공에 뜬 종이를 두 손으로 잡고 펼치는 걸 배경으로 귀견수의 생각 나레이션

슥! 종이를 펼치는 독검사랑. 펼쳐지는 종이에 그려진 것은 물론 청풍의 용모파기다.

독검사랑; [아직 어린 놈이로군.] 청풍의 초상화를 보며 중얼거리고

귀견수; [이름은 이청풍, 마지막으로 목격된 것은 열흘 전 화산의 도룡묘 근처였소.] 철컹! 말하며 집어드는 묵직한 주머니에서 금속성이 들리고

독검사랑; [열흘 전이라면 이미 다른 곳으로 샜을 수도 있겠는데...] 종이를 접으며 중얼거리고

귀견수; [화산을 들고 나는 모든 길은 우리 황금전장과 개방에서 지키고 있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청풍의 종적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소.]

독검사랑; [이청풍이란 놈이 여전히 화산에 머물고 있을 가능성이 있겠소.] 접은 종이를 품속에 넣으며 말하고

귀견수; [금으로 천냥이오.] 휙! 주머니를 던지고

독검사랑; [은자(銀子)가 아니라 금원보(金元寶)라...] 팟! 손을 내밀어 주머니를 받고

귀견수; [흔적을 남기면 귀찮아지는 사안이라 본장이 발행한 전표(錢票) 대신 금으로 대금을 준비했소.]

독검사랑; [금의 가치는 은자의 스무 배...] 손으로 무게를 대중하고

독검사랑; [은자로 무려 이만 냥이나 되는 거금을 들여 청부한 걸 보면 이청풍이란 놈이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거물이겠소.] 눈 번뜩이고

귀견수; [내막은 알 거 없고... 확실히 죽여주기나 하시오.] 무뚝뚝하게

독검사랑; [기대해도 좋소. 우리 살인상단의 표적이 되어 목숨을 부지한 인간은 지금까지 없었으니...] 돌아서고

귀견수; [가기 전에 귀하의 소개 정도는 해야 하지 않소?]

독검사랑; [본좌의 별호는 독검사랑(毒劍死狼)!] [살인상단에서 부(副) 단주 노릇을 하고 있소.] 걸음 옮기고

귀견수; (어쩐지 범상치 않다 했더니...) + [부단주가 직접 청부를 받으러 와 주셔서 영광이오.] 앉은 채 포권하고

독검사랑; [다른 분도 아니고 황금전장 호위무사단의 부영반께서 청부를 했는데 본좌 정도가 접대를 해야 격이 맞지 않겠소?] 돌아보며 웃고

독검사랑; [앞으로도 종종 우리 살인상단을 이용해주시길 바라겠소.] [가자!] 팟! 날아오르며 누군가에게 말하고

귀견수; (가자?) 흠칫할 때

휘익! 스슥! 정자 주변의 어둠 속 여기저기에서 세 명의 남녀가 날아올라 독검사랑의 뒤를 따라간다. 이남일녀인데 여자는 몸에 달라붙는 검은 옷을 입었다. 얼굴은 복면으로 가리고 있지만 육감적인 몸매로 여자임을 알 수 있다. 무기는 양쪽 허리에 찬 두 자루의 휘어진 칼 두 자루다. 다른 두 놈은 보디 빌더같은 체격의 거인과 보통 몸매의 사내. 거인은 거대한 망치가 무기고 보통 체격의 사내는 겉으로 드러난 무기가 없다. 이 년놈들은 살인상단 십대자객중 살접, 살패, 살영이다.

귀견수; (언제!) 오싹한 표정이 되고

휘익! 멀어지는 독검사랑과 세 명의 복면인들

귀견수; (저자들이 이 정자 주변에 잠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식은땀을 흘리고

귀견수; (만일 내가 표적이었다면 목숨을 부지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귀견수; (역시 살인상단이 천하제일의 살수조직이라는 평판은 헛된 게 아니었다.) 감탄하고 두려워한다.

 

#84>

여전히 서안.

휘익! 휘리릭! 서안 성내의 어느 건물 지붕 위로 날아 내리는 독검사랑. 주변으로 세 복면인들도 날아 내리고. 이어

독검사랑; [확인해봐라 살접(殺蝶)!] 휙! 들고 있던 주머니를 여자 복면인 살접에게 던지는 독검사랑

살접; [예 부단주님!] 철컹! 두 손으로 그 주머니를 받는 살접

품속에서 다시 종이를 꺼내는 독검사랑. 살패와 살영은 주변을 경계하고 살접은 주머니를 열어서 내용물을 확인한다.

종이를 펼쳐서 청풍의 초상화를 보는 독검사랑

청풍의 초상화

독검사랑; (이청풍... 이청풍...) 그걸 보며 눈 번뜩이면서 생각하고

독검사랑; (분명 오늘 처음 용모파기를 보는 놈인데...) 복면 속에서 미간 찡그리고

독검사랑; (어디선가 본 얼굴이다. 본좌가 아는 어떤 인물을 닮은 것 같기도 하고...)

<대체 이놈의 얼굴이 눈에 익은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청풍의 초상화를 배경으로 독검사랑의 생각

 

#85>

<-종남산(終南山)> 험준한 산. 역시 밤. 하늘에는 반달

어둠에 덮인 계곡. 계곡 끝에 그리 크지 않은 장원이 있다. 장원 앞은 잘 가꿔진 밭과 과수원이 있고. <무쌍일지>에 나온 삼절곡의 모습과 유사하다

장원의 정문. 닫혀있는데 정문 처마에 <三絶谷>이란 글이 적힌 현판이 걸려있다.

장원 내부. 수십 명의 남녀가 죽어있다. 무사들 몇 명 빼고는 모두 잠옷 차림이다. 잠자다가 기습당해 죽은 모습. 건물 안에서 죽은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건물들 사이에서 죽었다.

 

털썩! 나뒹구는 노인. 꼬장꼬장한 인상의 선비 차림인데 온몸이 피투성이다. 치명상은 가슴이 갈라진 상처. 하지만 아직 완전히 죽은 건 아니고. 이 노인은 종남파의 장로인 삼절신유 신현학. 손에는 부러진 검을 들고 있었지만

[끄윽...] 입과 코로 피를 게워내는 삼절신유 신현학. 죽기 직전

툭! 삼절신유의 손에서 떨어지는 부러진 검

십삼살주; [겨우 끝났군.] 슥! 삼절신유 옆에서 빛이 나는 칼을 거두는 복면인. 다른 장면의 복면인들과 달리 옷과 복면이 흰색이다. 복면 이마에는 <十三煞>이란 글이 적혀 있다. 이 복장은 혈세사패중 백살파의 자객들 복장이다. 복면에 새겨진 숫자는 서열을 나타낸다. 이하 십삼살주로 표기. 그자가 들고 있는 칼은 형태는 평범한데 칼날이 눈이 부시게 희고 그 칼날에 북두칠성이 새겨져 있다. 칼의 이름은 칠성보도

십삼살주 주변에 십여 명의 복면인들이 더 있지만 그자들은 복면에 숫자가 새겨져 있지 않다. 다쳐서 몸에서 피를 흘리는 자도 있다. #37>에 처음 나온 백살파 복면인들과 같은 모습으로 묘사. 장소는 대청 건물 앞의 마당. 마당에는 몇 명의 무사들이 죽어 있다.

십삼살주; [어떠냐? 죽을 만큼 다친 놈은 없느냐?] 동료들을 둘러보고

[괜잖습니다 십삼살주(十三煞主)님!] [그냥 피를 좀 본 정도입니다.] 복면인들 대답하고. 다친 놈들은 상처를 누른 채

십삼살주; [삼절곡(三絶谷) 곡주 삼절신유(三絶神儒) 신현학(申鉉學)!] [과연 종남파(終南派) 오대고수중 한명다운 실력자였다.] 죽어가는 삼절신유를 내려다보고.

복면인1; [그래봤자 백살파 백일자객 서열 십삼위인 십삼살주님의 수하에서는 삼십초를 못 버텼지요.] 아부하는 복면인들 중 한 놈

십삼살주; [파주님께서 하사하신 이 칠성보도(七星寶刀) 덕분이었다.] 칼을 들어 보이고. 칼날에 북두칠성이 새겨져 있는 걸 자세리 보여준다.

십삼살주; [칠성보도의 도기가 이 늙은이의 호신강기를 깨트리지 않았다면 누가 죽었을지 모르는 일이다.] 삼절신유를 내려다보는데

[끄윽...] 피를 게워내며 헐떡이는 삼절신유.

[이 늙은이 아직 숨이 붙어있습니다.] [분명 십삼살주님의 보도에 심장이 갈라졌을 텐데...] 놀라는 복면인들

삼절신유; [백... 백살파의 악귀들...] 헐떡이며 십삼살주를 노려보고

삼절신유; [노부를 죽였다고... 안심하지 마라.] [네놈들이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는지는... 곧 세상이 알게 될 테니...] 주루루! 입에서 피를 흘리고

십삼살주; (혹시...) 흠칫! 할 때

삼절신유; [인과... 응보가 어떤 것인지 곧 깨닫게 될 것이다.] 툭! 말하며 고개를 떨구고

[신가가 뒈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숨이 붙어있었던 게 기적이었지.] 복면인들이 삼절신유의 시체를 보며 무기를 거두고. 그때

십삼살주; [뒤져봐라.] 칼을 칼집에 넣으며 삼절신유의 시체를 턱으로 가리키고. 그러자

복면인1; [예!] 대답하며 한쪽 무릎 꿇고 삼절신유의 시체를 뒤진다. 하지만

복면인1; [이럴 리가 없는데...] 시체 뒤지며 갸웃하는 그놈

십삼살주; [그 늙은이가 딸년이 보낸 밀서(密書)를 지니고 있지 않는 것이냐?]

복면인1; [그런 것 같습니다 십삼살주님.] 시체를 뒤지며 말하고. 그때

[십삼살주님!] 휘익! 타탁! 건물 사이에서 달려오며 외치는 몇 명의 복면인들. 돌아보는 십삼살주와 다른 복면인들

[보고 드립니다.] [삼절신유의 제자 철검유협(鐵劍儒俠) 막운비(漠雲飛)의 종적이 묘연합니다.] [우리 백살파가 기습하기 전에 삼절곡을 빠져나간 것 같습니다.] 포권하며 보고하는 복면인들

십삼살주; [그럼 막운비, 그놈이 밀서를 갖고 있겠군.] 눈 번득

복면인2; [지금으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달려온 복면인들 중 한 놈이 대답하고

십삼살주; [즉시 추격한다.] [놈의 목적지는 소림사(少林寺)일 테니 동쪽을 집중적으로 수색한다.] 휘익! 날아오르고. 그러자

[존명!] [가자!] 휙! 휘익! 다른 놈들도 날아오르고

십삼살주; (소회주가 방심하여 정체를 들킨 대가로 우리가 개고생을 하게 되었다.) 날아가며 이를 부득 갈고.

십삼살주; (이유야 어쨌든 막운비가 갖고 갔을 밀서를 반드시 회수해야만 한다.)

<자칫 지난 몇 년 간 들인 공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으니...> 삼절곡을 등지고 날아가는 복면인들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86>

<-화산> 낮

<-창천애> 비석 닮은 바위가 여전히 절벽 끝에 서있고

중간에 구름이 걸려있는 절벽

 

#87>

<-혼원동천> 혼원동천 입구. 문은 굳게 닫혀있고 문 앞쪽 바닥에는 위극겸이 입었던 옷이 널려있다

혼원동천 내부. 청풍이 앉아서 둥근 수정 구슬을 보고 있다. 수정 구슬 좌우에는 흑백신귀의 시신이 앉아있고. 청풍 앞에는 흑백신귀가 남긴 책 <黑白神鬼 遺稿>가 놓여있다.

초췌한 청풍. 수염이 조금 나있고 눈이 퀭하다. 하지만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수정 구슬을 보는 청풍

지잉! 수정 구슬 속의 은하수 같은 것이 천천히 회전하고 있다.

청풍; (혼원벽(混元璧)!) 초췌한 표정으로 수정 구슬을 보고

청풍; (저 수정 구슬에는 천지만물의 근원인 혼원소(混元素)가 들어있다.) 수정 구슬을 배경으로. 이하 나레이션으로 표기

 

<혼돈(混沌)이라고도 불리는 혼원소에서 삼라만상이 생성되었다. 즉, 존재하는 모든 것의 씨앗이 혼원소인 것이다.> 구슬 속의 은하수 같은 것을 크로즈 업

<혼원소는 천지를 창조한 후 대부분 소멸되었는데 그 중 극히 일부가 발아(發芽)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었다. 그것을 발견한 인물이 원시천존(元始天尊)이다.> 종유동으로 들어서다가 놀라는 신선같은 풍모의 노인. 원시천존인데 그가 보는 앞쪽에는 동굴의 아래 위를 있는 굵은 돌기둥이 있고 그 돌기둥 안쪽에서 무언가 빛을 뿜어낸다.

<도교(道敎)의 교조(敎祖), 또는 도교의 최고위 신(神)으로 추앙받는 원시천존은 사실 상고시대에 존재했던 현자였다.> 종유석 기둥의 중간이 원시천존의 손에 부서지며 그 안쪽에서 혼원소가 든 수정구슬이 나타난다. 그걸 보며 놀라는 원시천존.

<오랜 세월 천지의 생성 원리를 연구하던 원시천존은 우연히 화산 창천애에서 혼원소를 발견한 것이다.> 수정 구슬에 든 은하수 같은 것을 들여다보며 흥분하는 원시천존

<혼원소는 비록 그 양은 적어도 무게는 화산 전체보다 무거워서 다른 곳으로 옮길 수는 없었다. 이에 원신천존은 혼원소를 발견한 곳에 혼원동천을 만들고 혼원소를 연구하게 되었다.> 지금처럼 돌로 이루어진 단상에 놓인 수정 구슬. 그 앞에 놓인 돌 의자 앉아서 수정 구슬을 들여다보는 원시천존. 이제 동굴은 종유동이 아니라 지금처럼 거대한 공 내부처럼 매끈하게 변해 있다. 다만 매끈한 벽과 천장에는 아무 것도 새겨져 있지 않다.

<원시천존은 혼원소의 신비한 힘 덕분에 수백 년을 살았으며 그 장구한 세월동안 혼원소를 연구하여 무수한 무공과 술법을 창안했다.> 두 손을 모아 결을 쥔 원시천존. 몸에서 벼락같은 것이 수없이 일어나서 벽과 천장에 문양들을 새기고 있다.

<그 결정체가 혼원동천 내부에 새겨져 있는 문양들이다. 혼원조화결(混元造化訣)이라는 그 비결을 깨우치면 천지조화를 뜻대로 할 수 있다고 한다.> 벽과 천장에 새겨지는 문양들. 지금과 같다

<하지만 혼원조화결은 너무도 난해하여 평범한 인간들은 수백 년을 노력한다 해도 깨우칠 수가 없다.> 일어나서 자신이 새긴 문양들을 올려다보는 원시천존

<이에 원시천존은 혼원조화결의 일부를 발췌하여 그나마 이해하기 쉬운 비결을 만드니 그것이 혼원천자결이다.> 두 장의 천을 보는 원시천존. 두 장의 천에는 <混元千字訣>이란 제목이 적혀 있다.

<혼원천자결은 상(上), 하(下)로 이루어졌는 바 상편에는 술법(術法)과 내공(內功)의 이치가, 하편에는 마법(魔法)과 초식(招式)의 비결이 담겨져 있다.> 두 장의 원천자결의 모습을 배경으로

<원시천존은 자신의 뒤를 이어 혼원조화결을 완성해줄 인재를 기대하고 혼원천자결 상, 하편을 세상으로 내보냈다고 한다.> 날개가 달린 것처럼 펄럭이며 동굴 밖으로 날아가는 두 장의 천. 그걸 동굴 입구에 서서 보고 있는 원시천존

<하지만 원시천존의 의도와 달리 혼원천자결은 무림에 거대한 두 개의 세력을 태동시켰을 뿐 혼원조화결을 완성시킬 인재를 유인하지는 못했다.> 화산 밖으로 새처럼 날아가는 두 장의 천 조각.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날아간다.

<혼원천자결에 의해 세워진 세력이 바로 신선부와 마귀동이다.> 꽃밭에 서있는 아름다운 여인이 하늘을 올려다본다. 이 여자가 신선부의 창시자인 신선낭낭이다.

<신선부는 술법과 내공의 비결을 담고 있는 혼원천자결 상편을 바탕으로 창건되었으며...> 신선낭낭이 두 손을 들어 하늘에서 날아 내려오는 천을 받으려는 모습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마귀동은 마법과 초식을 숨기고 있는 혼원천자결 하편에 의해 탄생되었다.> 지옥같은 전쟁터. 온몸이 피에 젖은 우락부락하게 생긴 장군 복장의 사내가 역시 두 손을 들어 천조각을 받으려는 모습. 칼이 바닥에 꽂혀있고 사내 주변에는 수많은 시체들이 널려있다. 이 자가 마귀동의 시조인 마귀조종이다.

<신선부와 마귀동은 대조적인 성격의 비결에 의해 창건되었으며 그 때문에 필연적으로 서로를 적대할 수밖에 없었다.> 위 장면에 나온 신선낭낭과 마귀조종이 대치하는 모습. 두 사람 뒤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서있다. 신선낭낭 뒤의 사람들은 모두 선비같은 모습인 반면 마귀조종 뒤쪽의 사람들은 흉악한 인상이고 무기를 들었다.

 

청풍; (신선부와 마귀동은 그 내실을 아는 사람들이 없는 전설 속의 문파들이다.)

청풍; (헌데 그 두 문파의 뿌리가 원시천존, 정확히는 이곳 혼원동천이었던 것이다.) 수정구슬을 보며 생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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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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