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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

절벽 사이의 좁은 협곡을 날아오는 청풍과 위상영. 청풍이 앞장서고 그 뒤를 위상영이 따라온다.

위상영; (독룡곡에는 신라출신의 신선 김가기가 만년 묵은 독룡을 죽였다는 전설이 서려있다.) 긴장하며 청풍의 앞쪽을 보고

위상영; (또 독룡곡 안에는 김가기가 신선이 되기 위해 단약을 다렸던 등선루(登仙樓)라는 누각이 있다고도 전해져온다.)

위상영; (당연히 김가기의 비전을 노린 수많은 사람들이 독룡곡 안으로 들어갔지만...) (살아서 다시 독룡곡을 빠져나온 인간은 없었다고 한다.)

위상영; (그만큼 독룡곡을 덮고 있는 독기는 지독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이다.)

위상영; (만년독룡의 몸속에 고여 있던 독기는 내공으로도 태워버릴 수가 없다고 한다.) (그 때문에 금강불괴인 절세고수도 독룡곡의 독기에는 속수무책이라고 한다.)

위상영; (오직 천마가 지녔던 피독주만이 독룡곡의 독기에서 몸을 지켜줄 수 있다는데...) 앞서 날아가는 청풍을 흘겨보며.

이제 연기가 자욱한 독룡곡 입구까지는 50미터쯤 남았다.

위상영; (이청풍 저자는 아마 피독주를 갖고 있을 것이다.) (흡정마고가 저자 손에 죽은 게 사실이라면...) 생각할 때

청풍; [!] 무언가 느끼고

청풍; <조심하시오!> 스팟! 급정거하며 위상영에게 전음을 보내고

위상영; [왜 그러시나요?] 스슥! 놀라면서도 급정거하는 위상영. 그러다가

위상영; [!] 놀라며 위를 본다. 청풍도 위를 보고 있고. 그때

[잘 멈췄다!] 화악! 허공에서 외치는 소리와 함께 두명의 인물이 날아 내린다. 뒤에 날아 내리는 인물이 나무통 윗부분을 한손으로 잡고 있는 호신장이고 용신장이 다리를 아래로 하고 먼저 내려온다.

위상영; (저자들은...) 용신장과 호신장을 알아보고 아연긴장하는 위상영

<무림맹 사신장중 용신장과 호신장!> 급히 청풍의 뒤로 숨고.

위상영; (조심해야해.)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자칫 내가 진천이의 누나라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도 있으니...) 청풍의 뒤에 숨으며 긴장

화악! 그 사이에 청풍과 위상영의 앞으로 날아 내리는 용신장과 호신장

용신장; [기회를 주겠다.] 스윽! 바닥에 내려서며 삼엄한 표정으로 말하고

용신장; [길을 잘못 들었다면 돌아가고 제대로 찾아왔다면 만용(蠻勇)을 버리길 권하겠다.] 청풍의 앞쪽에서 엄숙한 표정으로 말하는데. 반면 + 호신장; [!] 용신장 뒤로 날아 내리다가 청풍의 얼굴을 보고 기겁하는 표정

호신장; (... 설마?)

<용무린?> 청풍의 얼굴 배경으로 호신장의 경악. 청풍의 얼굴 뒤로 용무린의 얼굴이 떠오르고

용신장; [이곳은 너희들 같은 젊은 인생이 도박을 할 수 있는 곳이 아니...] + [!] 역시 경악하는 용신장

<아연아가씨?> 청풍의 얼굴 배경으로 섭아연의 얼굴이 떠오른다. 용신장의 시점

청풍; (갑자기 왜 저렇게 놀라는 건가?) 어리둥절할 때

호신장; [자네... 자네 이름이 뭔가?] 앞으로 나서며 급히 묻고

청풍; [후배는 이청풍이라고 합니다.] 포권하고

용신장; [소저는?] 위상영에게

위상영; [이상영이라고 해요.] 좀 새침하게 말하고

청풍; (왜 성을 위씨에서 이씨로 바꿔 말하는 건가?) 곁눈질로 흘깃 위상영을 볼 때

호신장; (이상영... 들어보지 못한 이름이지만 어딘지 낯이 익은 얼굴인데...) 위상영을 보며 생각하고

용신장; [부모님의 존함을 들을 수 있겠는가?] 청풍에게

청풍; [선친은 산자 하자를 함자로 쓰셨습니다.]

용신장; (이산하... 역시 들어본 적이 없는 이름이다.) 찡그릴 때

호신장; [어머니의 이름은?] 급히 묻고

청풍; [선친이야 그렇다 쳐도 어머니의 함자를 초면인 분들에게 말씀드리긴 어렵군요.] 불쾌해져서 무뚝뚝하게. 말하는데

츠으! 청풍의 눈이 빛나고. 눈동자 속에 또 눈동자가 있는 것처럼 보이고

<중동(重瞳)!> 놀라는 용신장과 호신장. 그러다가

호신장; (틀림없다!) 흥분

용신장; (이 아이는 천마의 핏줄... 즉 용무림과 아연아가씨의 소생이다.) + [결례를 했네. 너그러이 용서해주게나.] 포권하며 고개까지 숙이고. 호신장도 고개를 숙이고

청풍; (지나치게 공손하군.) + [마음에 두지 마십시오.] 마주 포권하고

호신장; [헌데 이곳이 어떤 곳인지는 알고 찾아온 것인가?]

청풍; [종남산 제일의 절지 독룡곡으로 알고 있습니다.] 두 사람 뒤편의 연기로 덮인 계곡 입구를 보며 말하고

호신장; [허어! 실수로 들어온 게 아니었군.] 놀라고

용신장; [실례가 안된다면 독룡곡에는 무슨 용무가 있는 것인가?]

청풍; [그건...] 생각하는데

진지한 표정으로 보는 용신장과 호신장

청풍; (악인들은 아닌 것 같군.) + [사실 후배는...]

청풍; [독룡곡에 숨어있는 악인을 척살하는 게 목적입니다.]

호신장; [독심귀의를 죽이러 왔단 말인가?] 경악

청풍; [그렇습니다.] 끄덕

호신장; [누구의 사주를 받았는지는 모르지만 독룡곡으로 들어가는 건 무모하기 이를 데 없는...] + 용신장; [피독주를 갖고 있겠군.] 호신장의 말을 막고

호신장; [피독주!] 경악

위상영; [!] 역시 눈 반짝

호신장; [자네... 자네 정말 피독주를 갖고 있는 것인가?] 극도의 흥분

청풍; (지나치게 흥분하는군.) 생각하며 대답은 하지 않는 청풍. 그러자

<정말 피독주까지 갖고 있구나!> 놀라고 안도하는 용신장과 호신장

위상영; (역시 이 작자가 흡정마고를 죽인 범인이었어.) 청풍을 흘겨보고

용신장; [인사가 늦었네. 노부는 무림맹 사신장의 일인인 용신장일세.] 다시 포권하고

호신장; [호신장이 노부일세.] 끄덕

청풍; (범상치 않은 고수들이라고 했더니 무림맹의 무력을 상징하는 사신장이었구나.) + [두 분의 고명은 익히 들었습니다.] 포권

용신장; [자네와 긴히 논의했으면 하는 일이 있는데 잠시 시간을 내주시겠는가?] 간절한 표정으로

청풍; (거절하긴 어렵군.) + [그리하지요.]

용신장; [고맙네.] ! 말하며 소매를 젓고. 그러자

화악! ! 주변에 있던 네 개의 바위 윗부분이 매끈하게 잘린다. 의자로 쓰기 적당한 크기의 바위들이다.

위상영; (놀라운 수법...) 놀라고

청풍; (소매바람만으로 바위를 매끈하게 갈아버리는 저 한수만으로 이 인물이 구대마왕에 못지않은 고수임을 알 수 있겠구나.) 역시 감탄할 때

용신장; [얘기가 길어질 수도 있으니 앉게나.] 바위 하나에 앉으며 말하고

청풍; [!] 바위 하나에 앉고. 위상영은 그 옆의 바위에 앉고. 호신장은 용신장 옆의 바위에 앉고

용신장; [독룡곡의 독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사실 독심귀의를 죽이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네.] [독심귀의는 독을 쓰는 재주 외에는 딱히 빼어난 재주랄 게 없기 때문이네.] 진지하게 말하고

청풍;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끄덕

용신장; [하지만 무작정 독룡곡으로 쳐들어가서 독심귀의를 공격하진 말아주게나.]

청풍; [사연이 있으시겠습니다.]

위상영; [누군가 인질로 잡혀있군요.] 말하고. 흠칫! 돌아보는 청풍

용신장; [허어! 이소저는 여자 제갈량이로구만. 한마디 말만 듣고도 상황을 파악하다니...] 감탄하고

청풍; (정말 인질이 잡혀있군.) + [독심귀의에게 잡혀있는 인질은 두 분과 어떤 사이입니까?]

용신장; [불쌍하고도 고마운 아이지.] 한숨

청풍; (불쌍하면서도 고맙다?) 이해가 안가고

용신장; [사연을 이야기하자면 십팔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만 하네.]

용신장; [마교의 마지막 교주 구천마존 용백의 아들 용무린과 우리 무림맹의 천금 섭아연 아가씨는 집안이 원수지간임에도 불구하고 운명적으로 맺어졌었네.]

 

<-중략- 아연아가씨는 부친이신 철면무제께서 자신들 부부를 추적하자 갓난 아들을 어린 몸종에게 맡겨 빼돌렸네.> 17살쯤 된 진삼낭이 강보에 싸인 아기를 안고 달려가며 운다. 손에는 광명륜을 들고 있고. 뒤쪽에서 돌아보며 손을 흔드는 용무린과 섭아연. 섭아연도 강보에 싸인 아기를 안고 있다.

<그리고 아들 대신 길가에서 주운 계집아이를 자신들의 아들인 척 위장해서 무림맹의 고수들을 유인했었네.> 강보에 싸인 아기를 안고 달려가는 섭아연. 미친년처럼 악을 쓰며. 그 뒤에서 용무린이 검을 뽑아들고 서있고. 용무린을 향해 사신장들이 날아온다.

 

위상영; [그 계집아이가 혹시...] 깨닫고

용신장; [독룡곡에 인질로 잡혀있는 아이일세.] 끄덕

청풍; (역시...) 끄덕

용신장; [아연아가씨가 주웠을 무렵 그 계집아이는 유모로 보이는 여자의 시체 품에 안겨있었다고 하네.]

용신장; [아연아가씨는 남편이 눈앞에서 자진(自盡)하는 걸 보고 미쳐버렸는데...] [그 계집아이를 자기 자식인 줄 알고 키우는 과정에서 조금씩 정신이 돌아왔었네.]

청풍; (불쌍하면서도 고맙다고 한 이유가 그 때문이었군.)

용신장; [하지만 언제까지 제 정신이 아닌 아연아가씨에게 그 계집아이를 키우게 할 수는 없었네.]

용신장; [그래서 어의 출신으로 맹주님의 주치의가 된 진무륜(陳無崙) 노사가 그 계집아이를 양녀로 들여서 진상파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네.]

청풍; (독룡곡에 잡혀있는 여자의 이름이 진상파였군.)

위상영; [헌데 진상파소저는 어쩌다가 독심귀의에게 해꼬지를 당하게 된 건가요?]

호신장; [열등감과 질투심 때문이었어.] 분노. 이를 부득 갈고

용신장; [독심귀의는 독과 약을 쓰는 재주가 빼어나 본맹의 요직을 맡았었네.]

 

<하지만 성격이 잔인하고 독선적이라 숱한 물의를 일으켰었네.> 환자를 묶어놓고 수슬하며 웃는 독심귀의. 환자는 마치 상태가 아니라 고통에 비명을 지르고. 밀실 안에는 해부한 시체들이 여기저기 걸려있고. 문을 얼고 그걸 보며 분노하는 용신장과 호신장

 

용신장; [결국 맹주님은 독심귀의를 요직에서 내려가게 하고 어의 출신인 진의원을 당신의 주치의로 삼으셨네.]

청풍; [해직된 독심귀의가 원한을 품었겠습니다.]

용신장; [무림맹을 뛰쳐나간 그자는 오랫동안 실종되었었는데...] [일 년 전쯤 갑자기 나타나 진의원의 양녀인 진상파를 납치해서 독룡곡으로 숨어들어간 걸세.] 뒤쪽의 독룡곡을 돌아보고

위상영; [진의원에게 화풀이를 하려고 진의원의 양녀를 납치했군요.]

호신장; [우리는 지난 일 년 동안 진상파를 구해보려고 갖은 노력을 다해왔지만 소용이 없었네.]

용신장; [그나마 위안이라면 내공으로 살펴본 결과 진상파는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이네.] 고개 끄덕이고

위상영; (대단하네. 독룡곡 밖에서 독룡곡 안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공력이라니...) 감탄하고. 그때

청풍; [두 분은 제가 진소저를 먼저 구해내길 바라시는군요.]

용신장; [독심귀의는 악독한 반면 겁도 많아서 독룡곡 도처에 경보장치를 설치해놨네.] [그래서 그자에게 들키지 않고 독룡곡에 잠입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네.]

호신장; [자네가 무작정 쳐들어갈 경우 독심귀의가 진상파에게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상황이네.] 심각

청풍; [걱정하시는 심정, 이해합니다.]

이상영; [두 분에게 따로 준비해둔 방책이 있겠어요.] 웃고

용신장; [이소저는 속일 수가 없군.] 웃고

호신장; [우리의 비법은 바로 이것일세.] 송진등이 들어있는 통을 발로 건드리며

위상영; [송진과 기름...] 코를 좀 벌를

위상영; [그 외에 화약등 여러 가지 가연성 물질을 혼합한 것이로군요.]

호신장; [허허허! 하늘 아래에서 이소저를 속일 수 있는 건 없겠구만.] 엄지손가락을 척 세우고

위상영; [과찬이세요.] 수줍어하고

용신장; (볼수록 눈에 익은 얼굴인데...) 그런 위상영을 보고

청풍; [그걸 불 태워서 독심귀의의 이목을 끄실 생각이시군요.]

호신장; [원래는 이걸 태워서 독룡곡의 독기도 함께 태우며 안으로 진입할 계획이었네.] 통을 건드리며

용신장; [하지만 독을 무서워하지 않는 자네가 나타나서 계획을 변경하게 되었네.]

호신장; [우리가 이통의 물질로 거센 불길을 일으켜 독심귀의의 이목을 끌겠네.] [그 사이에 자네가 등선루로 가서 진상파를 구해오게.]

용신장; [진상파만 구하고 나면 자네도 안심하고 독심귀의를 척살할 수 있지 않겠는가?] 진지하게

청풍; (거절할 수가 없군.) + [알겠습니다.] 일어나고

청풍; [기왕에 말 나온 김에 바로 시작을 하지요.] 위상영도 일어나고

용신장; [우리 제안을 받아주어서 고맙네.] 일어나고. 호신장도 일어나고

용신장; [우린 다시 절벽 위로 올라가 요란하게 독심귀의의 이목을 끌도록 하겠네.] [자네는 독심귀의가 반응을 보이길 기다렸다가 독룡곡으로 돌입하게나.] ! 날아오르고. 호신장도 날아오르고.

곧 절벽 위로 사라지는 용신장과 호신장. 올려다보는 청풍과 위상영

청풍; (생각지도 않은 일에 말려들었다.)

청풍; (하지만 한 생명을 구하는 건 칠층보탑을 쌓는 것보다 더 큰 공덕이라고 했으니 모른 척 할 수가 없었다.) 한숨

위상영; (물러터지긴...) 그런 청풍을 곁눈질하며 샐쭉거리고

위상영; (생면부지인 계집의 목숨이 뭐 그리 중하다고 일을 복잡하게 만드는 건지 모르겠어.)

위상영; (뭐 뭉기적거리며 시간을 끌어주면 조부님의 일을 도와주는 셈이긴 하지만...) 배시시 웃고. 그리고

 

#227>

하늘 위의 구름 속에 무언가 떠있다. 구름 때문에 뚜렷하게 보이진 않지만 거대한 독수리다. 물론 패소정을 태운 천년신응이다.

[...] 구름 속에서 독수리의 등에 찬 채 눈을 번뜩이는 패소정의 실루엣

 

#228>

짙은 연기에 덮여있는 독룡곡 내부. 상당히 큰 연못이 있고 그 연목 가운데에 정자 같은 건물이 한 채 서있다. 3층 건물인데 그 건물 일대만 연기가 없다. 연기가 뭔가에 밀려나는 모습. 독룡곡 내부는 황량하지만 연못 주변에는 각가지 풀과 꽃이 피어있다.

건물 내부. 독심귀의가 진상파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이제 약병의 약들은 거의 다 진상파의 몸에 들어갔고.

독심귀의; [흐흐흐 고생했다 진상파!]

독심귀의; [하지만 노부를 원망하진 마라. 네년의 양부란 인간이 노부에게 진 빚을 네년이 대신 갚는 것이니...]

독심귀의; [일 년 넘게 이어진 고통이 오늘 끝나는 걸 다행으로 여겨라.] 잔인하게 웃고.

[...] 말없이 천장만 보며 생각에 잠긴 진상파.

독심귀의; [이제 슬슬 준비를 해야겠군.] 진상파 옆의 빈 침대에 놓여있는 두 개의 가는 구리 관을 집어들고. 끝이 날카로운 구리관들이다.

독심귀의; [이 구리관들로 우리들의 동맥과 정맥을 연결하면 피가 서로 교환될 것이다.] 구리관들을 들어보고.

독심귀의; [물론 온갖 독으로 오염된 노부의 피를 대신 받아들이면 부작용이 다소 있겠지만 말이다.] 음험하게 웃는데

! 갑자기 멀리서 폭음이 들리고. 눈 부릅뜨는 독심귀의

진상파도 흠칫! 하고

화악! 창밖이 밝아진다.

독심귀의; [뭐냐?] 구리관들은 다시 침대에 내려놓고 창문쪽으로 달려가고.

화악! ! 멀리 절벽 위에서 불길이 치솟는다. 마치 화산이 뿜어지는 것같은 거센 불길이다. 그러자

독심귀의; [설마...] 급히 창가에 세워놓은 망원경에 눈을 대고

망원경에 들어오는 광경. 호신장이 금속통을 두 손으로 높이 쳐들고 있고. 그 통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다. 용신장이 옆에서 보고 있고. 두 사람 다 방독면을 쓰고 있다.

독심귀의; [화공(火攻)!] 눈 부릅. 이를 갈고

독심귀의; [화공을 써서 독룡곡의 독기를 태워볼 생각이로구나.] 망원경에서 눈을 떼고. 그때

[우우우!] 화악! 불길이 치솟는 금속통을 쳐든 호신장이 과장되게 고함을 지르며 절벽에서 몸을 날리고. 그 뒤를 용신장이 따른다.

독심귀의; [어림없는 수작이다만...] ! 몸을 날려 창밖으로 날아나간다

독심귀의; (혹시 모르니 두 놈이 쳐들어오는 쪽의 금제를 점검해보자.) 날아가고

실내에 혼자 남은 진상파

진상파; (성동격서(聲東擊西)...) 창밖을 보며 생각하고

진상파; (내가 그동안 꾼 꿈이 들어맞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야 이 생지옥도 마침내 끝이 날 테니...> 실내의 모습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나레이션.

 

#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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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

객잔을 밖에서 본 모습. 오가는 행인들은 아직 객잔 안에서 벌어진 참극을 모른다. 그러던 어느 순간

번쩍! 객잔의 문과 창문으로 강한 빛이 뿜어져 나오고

[!] [!] [... 뭐냐?] 기겁하는 사람들. 직후

! 객잔 건물 전체가 안에서 일어난 폭발로 터져나간다.

[으악!] [히익!] [끄악!] 오가던 사람들 비명 지르며 나뒹군다. 객잔이 폭발하며 튕겨져 나온 목재와 벽돌 등에 맞아 다치는 사람들도 많고

[이게 무슨...] [주씨네 객잔이 폭발했다!] [피해!] 사람들 비명 지르며 달아나고

! 콰쾅! 객잔의 잔해가 터져나가는 안쪽에서 서로를 치고 있는 크고 작은 그림자. 물론 청풍과 고루존자다. 둘 다 아주 빠르게 움직이며 서로를 공격하는데 청풍은 빛이 나는 주먹으로 공격하고 고루존자는 날카로운 갈쿠리같은 손으로 긋고 움켜쥐려 한다. 청풍은 쓰고 있던 죽립이 사라진 상태고.

콰쾅! 청풍의 주먹이 고루존자의 몸에 작렬하고

충격을 받으면서도 양손을 휘젓는 고루존자.

서걱! ! 고루존자의 손톱에 스치며 청풍의 옷이 갈라지고 몸에도 상처가 생긴다.

하지만 피차 충격을 입으면서도 물러서지 않고 공격한다

주먹과 깡마른 손바닥이 충돌하기도 하고

! 콰쾅! 그럼 충격파가 일어나 주변을 휩쓸고 지나간다. 충격파에 주변의 다른 건물들도 무너지고 터지고

[꺄악!] [엄청난 고수들끼리 싸우고 있다.] [도망쳐!] 사방으로 달아나는 사람들

 

#218>

골목에 숨어서 보고 있는 위상영

위상영의 시점. 객잔이 있던 자리에서 날고 뛰며 서로를 공격하는 청풍과 고루존자.

위상영; (저 괴물...!) 식은땀

위상영; (단양 근처에서는 거령철귀에게 압도당했었는데...) 거령철귀와 싸울 때 고전하던 청풍의 모습 떠올리고

<지금은 같은 구대마왕중 한명인 고루존자와 호각으로 싸우고 있다.> 서로를 때리고 긋는 청풍과 고루존자의 모습 배경으로 위상영의 생각

<오히려 고루존자의 상황이 점점 안 좋아지고 있다.> ! ! 청풍이 날리는 주먹질에 맞아 뒤로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고루존자의 모습

위상영; (이청풍의 무공이 고루존자와 상극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결과다.)

위상영; (고루존자는 몸이 강철보다 단단하기도 하지만 더 치명적인 것은 온몸에 배어있는 시독이다.)

<고루존자의 몸에 묻어있는 시독은 치명적이어서 스치기만 해도 살이 썩어 들어간다.> ! 서걱! 고루존자의 날카로운 손톱이 청풍의 몸을 스치며 상처를 낸다.

<하지만 광명법신을 익힌 때문인지 이청풍은 고루존자의 시독에 전혀 영향을 받고 있지 않다.> ! 콰쾅! 주먹을 빗발치듯 날려서 고루존자의 가슴을 강타하는 청풍.

위상영; (대체 어떻게 되어먹은 괴물인 건가?)

위상영; (불과 며칠만에 무공이 비약적으로 증진되었다.) (게다가...)

위상영; (천향음신을 타고 났다. 그 때문에 어떤 사내라도 나와 함께 있으면 욕정에 휩싸이게 되는데...) 얼굴 발개지고

위상영; (이청풍 저자는 그 오랜 시간 나와 비좁은 선실에 있었으면서도 날 어찌해보려 하지 않았었다.)

위상영; (믿어지지 않는 자제력까지 갖췄고... 어쩌면 나는 고금제일인으로 성장할 인물과 오랜 시간을 보낸 것인지도 모르겠다.) 얼굴 발개지고

 

#219>

다시 싸움 현장.

고루존자; [!] 피를 토하며 뒤로 휘청하고

위상영; (고루존자가 한계에 이르렀다.) 눈 치뜰 때

청풍; [죗값을 치러라!] ! 쇄도해서 강력한 주먹을 고루존자의 가슴에 꽂아 넣고. 그러자

고루존자; [!] ! 피를 토하며 뒤로 날아가는 고루존자

[그렇지!] [승부가 났다!] [죽어라 강시괴물아!] 현장에서 멀찍이 떨어져서 지켜보던 사람들의 환호하고

콰쾅! 뒤쪽의 건물을 등으로 부수며 나뒹구는 고루존자

청풍; [크아!] 미사일처럼 고루존자에게 쇄도하는 청풍.

[그 괴물을 죽이시오!] [천벌을 받아라 마귀야!] 사람들의 환호

위상영; (안돼!) 눈 치뜰 때

고루존자; [크아!] 쓰러진 채 입을 딱 벌리고. 그러자

화악! 고루존자의 입에서 검은 연기가 확 뿜어져 나온다.

청풍; (!) 눈 부릅

청풍; (주변으로 퍼지게 하면 또 무고한 희생이 나온다.) 화악! 주먹을 날리려던 오른손으로 휘젓고. 앞으로 날아가며

화악! 쿠오오! 청풍이 손짓에서 일어난 기운이 고루존자가 뿜어낸 검은 연기를 허공으로 휘말라 올라가고.

[오오! 신기다!] [독기를 허공으로 날려 보냈다.] 환호하는 사람들. 하지만

청풍; [!] 휘익! 눈 치뜨며 날아 내리는 청풍.

고루존자가 쓰러져있던 곳에 이미 아무도 없다

청풍; (독기를 뿜어낸 후 도망쳤구나.) 찡그리며 둘러보고

청풍; (이번 기회에 그 마두의 숨통을 끊어놨어야 애꿎은 희생자가 생기지 않았을 텐데...) 생각할 때

[저 분 소협이 이겼다!] [마귀같은 작자를 쫓아버렸다.] 와아! ! 사람들 환호하고. 그때

[공자님!]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공자님! 무사하신가요?] 울상 지으며 건물들 사이에서 달려오는 위상영

청풍; [난 괜잖소. 소저도 다친 곳 없으시오?] 몸에 묻은 먼지를 털고

위상영; [다행이에요.] 와락 청풍의 품에 안기고

위상영; [정말 다행이에요 공자님!] 청풍의 품에 안겨 떨면서 울먹이는 위상영.

청풍; (의심하면 안되는데...) 위상영을 다독이며 지긋이 보고

청풍; (공교롭게도 이 여자가 자리를 비우자마자 고루존자가 시독을 풀었다.)

<아무쪼록 내 의심이 괜한 것이길 바랄 뿐이다.> 장내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그리고

 

#220>

근처 골목에 숨어서 보고 있는 사내. 바로 고루존자를 만나러 북망산 시독동으로 갔던 중년 사내

사내;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 구대마왕중 한명인 고루존자가 머리에 피도 안마른 놈에서 패해 도망가다니...)

사내; (빨리 이 결과를 태상가주님께 전해드려야한다.) 돌아서고

 

#221>

근처의 산봉우리에 서있는 거대란 독수리와 장신인 여자의 실루엣. 물론 패소정과 패소정이 타고 다니는 독수리다.

크로즈 업. 패소정과 독수리임을 보여주고

패소정의 시점. 폐허 중앙에 끌어안고 있는 청풍과 위상영의 모습이 작게 보이고

패소정; (하여간 사내들이란...) 냉소.

패소정; (계집이 눈물만 찔끔 보여도 무장해제가 되고... 이래서 사내들은 믿을게 못되는 것이다.) 냉소하는 패소정의 모습

패소정; (저런 경박한 사내를 잘 나신 소수마녀께서는 왜 지켜보고 오라고 한 걸까?)

 

#222>

<-낙양 동쪽 도시 정주(鄭州)> 강가의 도시.

강가의 어느 객잔. 사람 많이 드나들고. 마당에는 우마차도 많이 주차해있다.

구석진 자리에서 음식을 먹고 있는 위태무. 그 앞에 앉아서 눈치를 보는 사내 한명. 이사는 바로 위씬에서 나온 사내는 아니다. 다른 인물

멈칫! 하는 위태무의 젓가락질

위태무; [고루존자가 패주했다?]

사내1; [! 낙양지부장이 보내온 전서에 의하면 고루존자는 채 일다경도 안되어서 중상을 입고 피신했다고 합니다.]

위태무; [허어... 듣고도 믿기지 않는 얘기로군. 삼십여 년 전에 이미 우는 아이도 뚝 그치게 만들던 고루존자가 패해서 도망치다니...] 다시 음식을 먹고

사내1; [결국 고루존자도 이청풍이란 자의 발을 묶는데 실패한 셈인데...]

사내1;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청풍이 아직은 아가씨를 의심하지는 않고 있는 듯 하다는 점입니다.]

위태무; [고루존자가 실패했다면 더 지체할 수가 없군.] ! 일어나고. 사내1도 따라 일어나고

위태무; [노부는 길을 서둘러야하니 자네는 낙양과 서안의 지부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하게.] 입구로 가고. + 사내1; [존명![ 포권하고

위태무; (이제 이청풍과의 거리는 대략 반나절...) 객잔을 나서며 생각하고

위태무; (놈이 언제라도 상영이를 떨쳐버릴 수 있는 상황이니 서둘러 따라붙어야만 한다.) 스스스 모습이 사라지는 위태무. 객잔으로 들어오려다가 그걸 보고 기겁하는 사람들

스팟! 사라지는 위태무의 모습

[히익! ... 사라졌다!] [... 귀신이다!] 공포에 질려 도망치거나 주저앉는 사람들

 

#223>

<-종남산(終南山)> . 험준한 산.

산중을 날아가는 청풍과 위상영. 아주 빠르게 날아가지는 않는다.

위상영; [종남산으로 깊이 들어왔는데...] [이제 목적지가 어딘지 알려주실 때가 되지 않으셨나요?] 눈치 보며 묻고

청풍; [내가 가려는 곳은 실로 흉험한 곳이오.] [지금이라도 소저는 안전한 곳에서 기다리셨으면 좋겠는데...]

위상영; [우린 수천리 길을 함께 왔어요.] [이제 와서 절 떼어놓으시려는 건 너무 매정하지 않으신가요?]

청풍; [알았소. 같이 갑시다.] 쓴웃음 지으며 날아가고

청풍; [내가 가려는 곳을 바로 저기요.] 앞을 가리키고. 앞을 보는 위상영.

멀리 산봉우리 너머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위상영; [저 연기가 나는 곳은...?] 긴장

청풍; [종남산의 최악 험지 독룡곡(毒龍谷)이오.]

위상영; [독룡곡!] 아연긴장하고

 

#224>

아주 깊고 험한 산. 산중에서 연기가 치솟는다. #134>에 나온 독룡곡이다. 이하 #134.의 장면과 동일

산중의 어느 계곡. 지면에서 타원형으로 푹 들어간 직경 1키로쯤의 계곡인데 안쪽에서 연기가 치솟는다. 마치 화산같고.

계곡 위 절벽에 비석이 서있는데 <毒龍谷 亡入者死>라는 글이 새겨져 있고.

독룡곡 내부의 모습. #135>에 나온 장면과 동일

짙은 연기에 덮여있는 독룡곡 내부. 상당히 큰 연못이 있고 그 연목 가운데에 정자 같은 건물이 한 채 서있다. 3층 건물인데 그 건물 일대만 연기가 없다. 연기가 뭔가에 밀려나는 모습. 독룡곡 내부는 황량하지만 연못 주변에는 각가지 풀과 꽃이 피어있다.

삼층 건물의 삼층 창가에 망원경을 세워놓고 위를 보고 있는 노인. 독심귀의다. 처음 나왔을 때보다 더 늙고 추악하게 변해있다.

망원경에 보이는 화면. 연기 너머로 절벽 위쪽이 보이는데 그곳에 용신장과 호신장이 서서 내려다보고 있다. 두 사람 사이에는 드럼통 같은 게 하나 놓여있다.

독심귀의; [끌끌 포기라는 걸 모르는 놈들이로다.] 웃으며 망원경에서 눈을 떼고

독심귀의; [그러나 다 부질없는 짓일 뿐이다.] 돌아보고

독심귀의; [오늘 드디어 천약탈태술(千藥奪胎術)이 완성될 테니...] 뒤를 돌아보며 웃는 독심귀l.

! 건물 내부는 실험실 분위기. 중앙에 하얀 돌로 만든 침대가 있고 그곳에 잠옷 차림인 절세미녀가 누워있다. 목과 팔 다리에 족쇄가 채워져 돌침대와 한 몸이 된 그 여자는 바로 진상파다. 헌데 침대 주변에는 수 십개의 사람 키 만한 쇠막대들이 서있고 쇠막대마다 링겔 병같은 것이 걸려있으며 그 병에 든 액체들이 가는 관을 통해서 진상파의 몸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135>에서와 같은 장면인데 다만 다른 점은

1> 돌침대에 누워있는 진상파의 모습. 진상파의 몸은 마치 뭉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있다. 얼굴은 그대로지만 몸은 퉁퉁 부은 모습이다. 그 때문에 몸에 걸치고 있던 잠옷도 찢어지기 직전이고.

2> 진상파가 누워있는 옆에 빈 침대가 하나 더 추가 되어 있다. 그 침대에는 끝이 날카롭고 가는 구리관이 두 개 놓여있고. 반원형인데 하나는 작고 하나는 길다

3> 쇠막대들에 걸려있는 유리병에 든 액체들의 양이 이제 얼마 안남았다.

독심귀의; [노부에게서 모든 걸 빼앗아간 원수 진무륜... 그 늙은이의 양녀인 이 계집을 통해서 노부는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부어오른 진상파의 곁으로 오고.

독심귀의; [진상파, 이년의 핏 속에는 천지간에서 가장 귀한 영약 일천종의 약성이 고여 있다.]

독심귀의; [지금 주입하고 있는 영약만 이년의 몸에 모두 들어가면 천약탈태술이 완성되는데...] 거의 비어있는 약병들을 보고

독심귀의; [그대를 맞춰 이년의 피를 노부의 몸 속의 피와 교체하면 노부는 완전히 전설 속의 환골탈태를 이루게 된다.]

독심귀의; [환골탈태가 이루어지면 노부의 몸은 어떤 힘에도 훼손되지 않을 것이다.]

독심귀의; [천마의 마공이나 섭장천의 신공도 어쩌지 못하게 되면 누가 감히 노부를 거역할 수 있겠는가?] 광기에 차서 웃고

독심귀의; [불사의 능력을 얻는 즉시 무림맹으로 쳐들어가서 노부를 비웃고 물 먹인 모든 인간들을 찢어죽일 것이다.] 흐흐흐흐! 광기서린 웃음

[...] 눈 감은 채 무언가 생각하는 진상파

 

#225>

절벽 위의 용신장과 호신장.

호신장; [정말 이게 통할까?] 자신들 뒤에 놓여있는 금속통을 보고. 강철로 만든 그 통속에는 끈적이는 물체가 2/3쯤 들어있다.

용신장; [시간은 더 이상 없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그걸 믿어볼 수밖에 없네.] 역시 통을 돌아보고

용신장; [그 통속에 든 것은 송진을 비롯해서 가장 강한 열을 내는 인화물질들이 섞여있네.] [불이 붙으면 엄청난 열을 뿜어내 주변의 공기마저 태워버릴 걸세.]

호신장; [불을 붙인 이 통을 들고 들어가면 독룡곡의 독기도 태워버릴 수가 있겠군.] 끄덕이고

용신장; [이론상으로는 그렇네만...]

호신장; [효과를 확신하진 못하고 있군.]

용신장; [가엾은 상파가 끔찍한 변을 당하기 전에 구출할 기회가 있기를 바랄 뿐일세.] 한숨. 그때

호신장; [!] 뭔가를 발견한 듯 절벽 아래쪽을 본다. 독룡곡 쪽이 아니라 독룡곡으로 통하는 긴 협곡. 좌우는 깎아지른 절벽이고 그 절벽 중 한쪽이 용신장과 호신장이 있는 절벽과 이어진다. 헌데

휘익! 그 협곡 초입에 일남일녀가 날아 들어오고 있다. 물론 청풍과 위상영이고

용신장; [저 어리석은 놈들! 여기가 어딘 줄 알고 감히...] 찡그리고

호신장; [길을 잃고 잘못 들어온 게 아닐까?]

용신장; [그렇다고 보기에는 전혀 망설임이 없이 독룡곡으로 접근하고 있네.] 고개를 조금 젓고

호신장; [말려야겠군.] 나무통을 한손으로 잡아들고

용신장;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개죽음 당하는 걸 보고 있을 수는 없지.] 휘익! 먼저 날아내려간다.

호신장; [별 게 다 귀찮게 하는구만.] 휘익! 투덜대며 역시 용신장을 따라 절벽을 날아 려가고

 

#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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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

<-살인상단 총단> . 살인상단의 모습,

비둘기들이 연신 날아든다. 날아나가는 놈도 있고

 

절벽에 나있는 창. 창문 안쪽은 소수마녀의 침실

소수마녀의 침실 내부. 소수마녀가 부모의 초상화 앞에 서있다.

소수마녀; (암흑마가 내에서 나를 지지하는 제자들이 박해를 받고 있다.) 부모의 초상화를 보며 미간을 모으고

소수마녀; (일부는 이미 끔찍한 처형을 당했다고도 하고...) 입술 깨물고

소수마녀; (아무쪼록 자제를 해주길 바라지만 이모부의 종잡을 수 없는 성격과 잔학한 행사에 반감을 품은 제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한숨

소수마녀; (나 역시 이모부가 아버지를 시해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소수마녀; (다만 확실한 증거가 없어서 침묵하고 있을 뿐인데...)

소수마녀; (이모에게는 죄송하지만 머잖아 이모부와 맞서야하는 상황이 도래할 것같은 예감이 든다.)

소수마녀; (전같았으면 이모부와 맞서는 건 꿈도 꾸지 못했지만...)

소수마녀; (이청풍...) 청풍을 떠올리는 소수마녀

소수마녀; (그 아이가 내 앞에 나타나면서 나도 모르게 용기가 생기고 있다.) 얼굴이 좀 발개지고

소수마녀; (아무쪼록 그 아이가 종남산에서의 임무도 완수하길 바랄 뿐이다.)

소수마녀; (두번째 임무마저 해낸다면 의심의 여지도 없이 그 아이는 세상에서 죽이지 못하는 표적이 없는 자객들의 왕이라고 할 수 있으니...) 부모의 초상화를 보며 생각할 때

귀파파; [들어가겠네.] 덜컹 문을 열고 들어오는 귀파라

소수마녀; [어서 오세요 파파.] 돌아서고

귀파파; [노신이 방해를 했는감?] 문 닫고 다가오고

소수마녀; [아니에요.] 귀파파에게 다가가고

귀파파; [그렇다니 다행이구먼.] 탁자 앞에 놓인 의자에 앉고

소수마녀; [다른 아이들을 시킬 수도 있는데 직접 오신 걸 보니 중요한 일이겠어요.] 마주 앉고

귀파파; [다행한 일이기도 하지.]

귀파파; [소정이가... 단주를 만나겠다고 연락해왔네.] 의미심장하게

[!] 약간 놀라는 표정이 되는 소수마녀

 

#212>

높은 산. 바위로 이루어진.

구우우! 그곳으로 날아오는 거대한 독수리. 독수리의 등에는 패소정이 타고 있다. 독수리의 목에 걸려있는 황금 사슬을 한손으로 잡은 도도한 자세.

화악! 가장 높은 바위 봉우리 위로 내려서는 독수리. 사면이 깎아지른 봉우리라 마치 사각 기둥을 꽂아놓은 것같은 봉우리인데 정상 부분의 넓이는 50평 정도

패소정; [수고했다 신응!] ! 독수리의 등에서 뛰어내리고. 이어

주변 둘러보는 패소정. 하지만

바위 봉우리 정상에는 아무도 없다

패소정; [! 이건 예의가 아니잖아. 날 보자고 한 주제에 먼저 와서 기다려야하는 거 아니야?]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궁시렁거릴 때

구우! 독수리가 흠칫하며 한쪽을 보고. 그곳에 삐죽 솟아난 바위가 있다.

패소정; [왜 그래?] 신경질. 그때

꾸우! 뒤뚱뒤뚱 걸어서 바위로 가더니

부리로 바위를 다정하게 비비는 독수리

패소정; [아니 이 독수리 새끼가 실성을 했나? 왜 바위에 대고 친목질이야?] 눈 흘기며 다가갈 때

<신응이 소정이 너보다 났구나.> 스륵! 말소리와 함께 바위가 허물어지고

패소정; (은신술!) 놀랄 때

소수마녀; [내가 널 노리는 자객이었으면 어쩔 뻔 했느냐?] 화악! 쓰고 있던 얇은 천을 휘둘러 벗는 소수마녀. 등받이 없는 도자기 의자에 앉아있고. 소수마녀 앞에는 작은 탁자가 있으며 탁자에는 다과가 차려져 있다. 소수마녀 건너편에 도자기 의자가 하나 더 있다.

패소정; [걱정해주실 거 없네요. 난 자객들이 날붙이 정도에 죽는 수준은 예전에 벗어났으니까요.] 다가가고

소수마녀; [설령 그렇다 해도 무림에서 살아가는 이상 단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된다.] 휘둘러 벗은 얇은 천을 두 손으로 뭉쳐서 작게 만들고. 구우! 그 사이에도 독수리는 소수마녀의 몸에 부리를 비비며 아는 척 하고

패소정; [... ! 명심합죠.] 코웃음 치며 의자에 앉는다. 덩치가 워낙 커서 앉은키가 소수마녀의 선 키에 못지않다.

소수마녀; [신응 너도 배를 좀 채워라.] 발치에 놓인 끈으로 묶은 고기 덩어리를 집어 들고. 상당히 크다

! 고깃덩이를 공터 중앙에 던지고

뒤뚱거리며 고깃덩어리로 달려가는 독수리

이어 한 발로 고깃덩어리를 잡고 뜯어먹기 시작한다.

패소정; [애틋한 정을 나눌 사이는 아니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죠.] [어머니의 유품이 있는 장소를 알려주시겠다구요?] 차 주전자를 드는 소수마녀를 보며

소수마녀; [어렵게 만났으니 차라도 한잔 하며 이야기 하자.] 쪼르르! 차를 패소정 앞쪽에 놓인 찻잔에 따라주며

패소정; [그러죠.] 새침하게 말하며 찻잔을 들고. 손이 커서 찻잔이 작게 보인다.

소수마녀; [우리가 단둘이 만난 것도 어느덧 오년만이로구나.] 자기 잔에도 차를 따르며 말하고

패소정; [어머니가 임종하실 때였죠.] 차를 마시며

패소정; [그리고 어머니는 당신의 유품이 있는 곳을 언니에게 알려주었구요.] 차를 홀랑 마시면서

소수마녀; [이모는 네가 아직 어리고 성격이 급해서 당신의 유품을 물려받을 때가 아니라 생각하셨을 것이다.] 자기 찻잔을 들고

패소정; [눼눼! 그렇겠지요.] 샐쭉거리고

패소정; [하지만 이제 내 나이도 스무살을 넘겼어요.] [어머니의 유품을 물려받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언니 의견은 어떠신가요?] 노려보고

소수마녀; [여자 나이 스무 살이면 가정을 이루고도 남을 나이지.] 끄덕이며 찬잔을 내려놓고

패소정; [그럼 이제 그만 어머니의 유품을 제게 돌려주세요.] 노려보고

소수마녀; [그냥은 못 주겠고...]

패소정; [뭐예요?] 노려보고

소수마녀; [내 대신 어딜 다녀오면 그때 이모의 유품이 있는 곳을 알려주마.] 의미심장하게 웃고

 

#213>

<-낙양(洛陽)> 거대한 도시

<-북망산(北邙山)> 산수화 같은 산이지만 골골마다 무덤으로 가득 차있다.

하늘이 작게 보이는 아주 깊은 계곡.

겁에 질려서 그 계곡 안쪽으로 들어가고 있는 반백의 사내. 눈빛이 번들거려 교활해보이는 인물인데 식은땀을 흘리고 있다. 입과 코를 가리는 방독면을 쓰고 있다. 주변에는 무덤으로 가득 차있다.

사내; (젠장... 오금이 저린다는 게 이런 거로구만.) 겁에 질려 걸음 옮기고

널려있는 해골들. 무너진 무덤 밖으로 드러난 썩은 관들. 관석에는 시체가 들어있고

사내; (한낮이지만 북만산에 올라오는 건 죽기보다 싫었다.)

사내; (하지만 어쩌겠는가? 고루존자께서 계신 곳은 시독이 깔려 있어 비둘기나 매가 접근할 수 없는 길이니...)

사내; (어쩔 수 없이 번뇌마가의 낙양지부장(洛陽支部長)인 내가 직접 가주님의 지시를 전하러 와야만 했다.)

앞쪽에 계곡이 끝난다. 높은 절벽으로 막혀있는데 그 절벽 아래 동굴이 입을 벌리고 있다. 동굴에서는 칙칙한 안개가 흘러나오고 있고 입구 근처에는 <屍毒洞>이라는 글이 적힌 비석이 서있다.

사내; (다 왔다!) 안도

사내; (저곳이 북망산에서 시독이 가장 많이 고인다는 시독동(屍毒洞)이다.)

사내; (시체가 썩으면서 생기는 시독은 공기보다 무겁다.) (그 때문에 북망산에서도 가장 깊은 계곡인 이곳으로 모여든다.)

사내; (시독은 지독해서 보퉁 사람은 한 모금만 마셔도 내장이 썩어 죽는다.)

사내; (나도 우리 번뇌마가에서 특별히 만든 이 방독면이 아니었다면 시독동에 접근할 엄두도 못 냈을 것이다.) 생각하며 <屍毒洞>이란 글이 적힌 비석을 지나가고. 헌데 바로 그 직후

<크크크! 신기한 일이로다. 목숨 붙어있는 놈이 이 지옥에 자진해서 들어오다니...> 동굴 안에서 웃음소리가 들리고

사내; [!] 기겁하며 멈춰서고.

<보아하니 가주가 보낸 놈 같은데... 맞느냐?> 동굴 속에서 이어지는 음성

사내; [... 그렇습니다 고루존자님!] 겁에 질려 급히 품속에 손을 넣고

<무슨 급한 일이기에 가주가 노부를 방해하는 것이냐?> ! 동굴 깊은 곳에서 한쌍의 눈이 번뜩이고

사내; [... 속하는 다만 이 편지를 전하라는 분부를 받았을 뿐입니다.] 덜덜 떨며 내미는 손에 편지가 한통 들려있고

<편지라...> 쿠오오! 말소리와 함께 동굴 안쪽에서 돌풍이 일어나고. 돌풍 뒤에서 한쌍의 눈이 번뜩이고

! 사내의 손을 떠나 그 돌풍에 끌려 동굴 안으로 들어가는 편지

사내; [... 사명을 완수했으니 속하는 이만... ... 물러가겠습니다.] 굽신거리고. 이어

걸음아 나살려라 계곡 입구를 향해 달려가는 사내

<흐흐흐! 이런 이런...> 동굴 속에서 웃음소리가 들리고. 눈은 여전히 번득이고

<확실히 가주가 노부를 귀찮게 할만한 일이 벌어졌군.> 흐흐흐 웃음소리가 들리고

<기대가 되는구나. 천마의 핏줄은 그 피맛이 어떨지...> 크크크! 어둠 속에 떠있는 한 쌍의 눈을 배경으로 들리는 웃음소리

 

#214>

<-낙양(洛陽) 근처 용문협(龍門峽)> 거의 폭포처럼 급한 강물이 흐르는 곳.

강물 아래쪽에 포구가 있다. 강을 거슬러 올라가지 못하는 배들이 바글거린다. 그곳에 짐을 풀어놓고. 짐은 당나귀들이 싣고 절벽에 난 길을 올라간다. 포구에는 술집, 객잔들이 많이 있다.

포구에서 사공과 작별하는 청풍와 위상영. 사공은 뱃머리에 서있고 청풍와 위상영은 포구에 서있는데 둘 다 죽립을 쓰고 있다.

위상영; [여기까지 배를 몰고 오시느라 고생하셨어요.] 큼직한 돈주머니를 사공의 손에 쥐어주고.

사공; [아이구! 뱃삯이라면 이미 충분히 주셨는데...] 입이 귀에 걸리며 두 손으로 돈주머니를 받고

위상영; [안전하고 편하게 태워주신 보답이니 넣어두세요.]

사공; [감사합니다요 마님! 가시는 곳까지 무사히 가시길 바라겠습니요.] 굽신거리고

곧 배를 몰고 포구를 떠나는 사공

청풍; (위소저는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며 단양에서부터 내내 저 사공이 모는 배만 고집해왔다.) 손 흔드는 위상영의 옆에 서서 멀어지는 배를 보며 생각하고

청풍; (그 때문에 일정이 며칠 늦어졌지만... 덕분에 나도 그동안 광명법신의 화후를 팔성(八成) 수준까지 높일 수 있었다.)

청풍; (종남산에 숨어있는 내 두 번째 표적, 독심귀의를 척살하기 위한 준비를 제대로 한 셈이다.) 생각할 때

위상영; [이곳 용문협에서 종남산 근처까지의 황하는 물길이 아주 험해요.] 청풍을 돌아보며 말하고

청풍; [배를 타는 것보다는 육로로 가는 게 빠르고 안전하겠습니다.]

위상영; [맞아요.] [육로지만 서두르면 모래 저녁쯤에 종남산에 도착할 수 있을 거예요.] ! 청풍의 팔짱을 자연스럽게 끼고

뭉클! 위상영의 젖가슴이 청풍의 팔을 누르고

움찔! 하며 곁눈질로 위상영을 보는 청풍

위상영; [오랜만에 땅을 밟으니 좋네요.] 청풍을 끌고 포구의 상가 쪽으로 간다.

위상영; [종남산으로 떠나기 전에 옷도 새로 사 입고 제대로 된 음식으로 배를 채우도록 해요.] 청풍의 팔에 의식적으로 자신의 젖가슴을 누르면서 걸어가고

청풍; [그럽시다.] 억지로 웃으며 끌려간다.

위상영; [객잔에 들러서 목욕도 시원하게 했으면 좋겠어요.] 발랄하게 걸어가고

청풍; (열흘 가까이 좁은 선실에서 함께 지낸 때문일까?)

청풍; (위소저는 스스럼없이 날 대한다. 마치 부부라도 된 듯이...)

청풍; (어쩔 수 없이 동침을 하긴 했지만 우리 사이에서는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쓴웃음을 짓고

청풍; (물론 나도 사내인지라 수시로 충동이 일어나긴 했다.) (그러나 지옥십관을 거치면서 얻은 자제력 덕분인지 위소저의 몸에 손을 대지 않을 수 있었다.)

<그렇긴 해도 눈치 빠르고 싹싹한 위소저라면 평생을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거리로 멀어지는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위상영은 들뜬 표정으로 거리를 둘러보며 뭐라 조잘거리고 있고. 헌데

 

#215>

거리의 건물들 사이에 숨듯이 서서 그런 위상영와 청풍을 훔쳐보는 사내. 음침한 인상의 중년인. 바로 북망산으로 고루존자를 찾아갔던 번뇌마가 낙양지부장인 자인데 그때와의 차이점은 방독면을 쓰지 않고 있다는 점

사내; (드디어 도착했군.) 히죽! 웃으며 돌아서는 그자

사내; (좋아 죽는 것도 여기까지다 이청풍!) 서둘러 골목 안쪽으로 사라지는 사내

 

#216>

포구의 어느 객잔. 손님들이 북적

객잔 내부. 청풍과 위상영이 구석진 자리에 앉아서 점원에게 뭔가 주문하고 있다. 물론 주문은 위상영이 하고 있다. 둘 다 죽립은 여전히 쓰고 있고

점원;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곧 음식을 내오겠습니다.] 굽신거리는 점원

점원; (이상한 사람들이로구만.) 돌아서며 갸웃

점원; (얼굴도 번듯하게 생겼구만... 왜 실내에서까지 죽립을 쓰고 있는 걸까?) 주방쪽으로 멀어지는 점원

위상영; [음식 나올 때까지 시간이 좀 걸리겠지요?] 일어서고

청풍; [손님이 많아서 그럴 것 같소.] 끄덕이며 주변을 보고. 객잔 안은 거의 만석이다

위상영; [외로우시더라도 잠시 혼자 기다려주세요.] 입구쪽으로 간다

청풍; (볼일 보러 가는 모양이군.) + [그럽시다.]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고

객잔을 나가는 위상영

청풍; (위소저는 간간이 포구에 들를 때마다 나 혼자 두고 나갔다 오곤 했었다.) 엽차를 마시며 생각하고

청풍; (하긴 생면부지였던 사내와 여행을 하다보면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겠지.) 쓴웃음을 짓고

청풍; (그나저나 위소저의 진짜 신세내력이 뭔지 궁금해져만 간다.)

청풍; (자기 말로는 원치 않는 결혼을 피해 가출을 했고... 그래서 부모가 보낸 자들에게 쫓기던 중이라고 했는데...)

청풍; (교산사교라는 자들을 호원무사로 둘 정도면 절대 평범한 집안은 아닐 것이다.) 교산사교를 떠올리고

청풍; (하지만 스스로 말하지 않는데 출신내력을 꼬치꼬치 캐물을 수도 없는 일...)

그런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204>의 장면

 

[... 늦었소 아가씨!] [구대마왕중 한분이신 거령철귀께서 도착하셨으니 주제넘게 나선 저놈은 박살이 나서 죽을 수밖에 없소.] 바닥에 나뒹굴었던 무사들이 힘겹게 일어나 앉으며 웃고.

회상 끝

 

청풍; (교산사교는 거령철귀를 존대했다. 그렇다는 건 평소 거령철귀를 알고 있었으며 윗사람으로 모셔왔다는 뜻이 된다.)

청풍; (위소저의 집안과 거령철귀는 긴밀한 관계이기 쉽다.)

청풍; (호감이 가는 여자지만 비밀이 많아서 개운치가 않다.)

청풍; (단양을 떠난 날밤 내 팔찌를 보자마자 탐냈던 것도 석연치가 않고...) + [!] 생각하다가 움찔! 하고

털썩! 퍼억! 갑자기 주변 사람들이 힘없이 쓰러진다.

[끄윽!] [!] 손님들 뿐 아니라 점원과 주방의 요리사들도 나뒹굴고

[끄윽!] [!] 쓰러진 사람들 눈을 까뒤집고 입에서 거품을 물고. 피부색이 검게 변한다.

청풍; (이건...) 엽차 잔을 내려놓으며 죽립 아래에서 눈 번뜩

츠츠츠! 탁자들 사이를 흐르는 칙칙한 연기

청풍; (독이다!) ! 엽차 잔을 내려놓고

청풍; (누군가 독을 풀었다.) 고개를 들고

청풍; (다만 나는 피독주를 지니고 있어서 영향을 받지 않았다.) 생각할 때

! 스윽! 객잔으로 들어서는 괴인. 키가 2미터 가까이 되는데 아주 깡말랐고 살색이 칙칙하다. 몸에 걸친 것은 팔괘 문양이 새겨진 도포다. 머리에도 도사들이 쓰는 모자를 썼다. 이자는 마교 구대마왕중 한명인 고루존자. <신마유희>에 나온 십대악인중 한명인 <고루마군> 캐릭터를 참조

청풍; (시체에 옷을 입혀놓은 것같은 몰골의 괴인...) 의자에 앉은 채 보고

청풍; (저자의 짓이다.) 다가오는 고루존자를 보고

고루존자; [크크크! 과연 만만치가 않구만. 노부가 뿌린 시독을 다랑 마시고도 멀쩡한 걸 보면...] 청풍의 3미터쯤 앞에 서며 말하고

청풍; [죽여야겠군.]

고루존자; [뭐라?] 어이없고

청풍; [무고한 사람들을 망설임없이 죽이는 마귀를 살려두는 것 자체가 세상에 죄를 짓는 게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앉은 채 노려보고

고루존자; [머리에 피도 안마른 놈이...] 피식 웃고

고루존자; [대가리를 뽑아주마!] 화악! 갈쿠리같은 손으로 청풍을 그어온다. 동시에

청풍; [크아!] ! 두 주먹을 강하게 마주치고. 그러자

번쩍! 청풍의 몸에서 강렬한 빛이 터져나온다

고루존자; [... 그 무공은...!] 화악! 빛에 휩싸이면서 경악하고

 

#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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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 넓은 강 중앙에 정박해있는 기절초괴의 요트 악인선. 갑판 외곽에 무사들이 서서 사방을 경계하고 있고

그 요트를 향해 다가가는 쪽배. 사공 한명이 노를 젓고 있고. 선수에는 사우가 초조한 표정으로 서있다.

다가오는 악인선. 20미터쯤의 높이인 갑판 위에서는 건장한 체격의 무사 두 명이 줄사다리를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사우; (가주가 느닷없이 날 소환했다.) 초조하게 손을 마주 비비고

사우;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생각 같아서는 무시하고 잠적해버리고 싶지만...)

! 줄 사다리를 아래로 던지는 갑판 위의 무사들

사우; (그랬다가는 가주가 반드시 찾아내어 날 죽도 살도 못하는 신세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줄사다리가 배의 옆면을 때리며 늘어지는 것을 보며

사우; (죽으나 사나 가주의 호출에 응할 수밖에 없다.) 눈높이쯤으로 다가오는 줄사다리의 끝을 보며 생각할 때

! 쪽배의 뱃머리가 배의 옆구리에 닿고

사공; [도착햇소이다.]

사우; [수고했네.] ! 동전 몇 개를 사공의 발치에 던지고. 이어

! 줄사다리 끝을 한손으로 잡는다. 그러자

! 힘을 줘서 줄사다리를 좌우에서 위로 홱 쳐올리는 두 명의 건장한 무사. 그러자

휘익! 줄 사다리가 위로 강하게 튕겨져 올라가며 줄사다리 끝을 잡고 있는 사우의 몸도 가랑잎처럼 허공을 치솟는다.

화악! 단번에 갑판 위 10미터쯤으로 날아올라가는 사우 직후

사우; [!] 눈 부릅뜨며 놀라는 사우

갑판 위에는 수백 명의 남녀가 선실쪽을 보는 자세로 서있다. 선실을 등지고 기절초괴가 의자에 앉아있고 그 앞쪽에 아홉 명의 사내들이 손이 뒤로 묶인 채 무릎 꿇고 앉아있다. 세명씩 세줄로. 기절초괴는 손에 구룡로를 들고 있고. 갑판 위

사우; (이건 또 무슨 상황인 건가?) 휘릭! 기절초괴의 옆쪽 약간 뒤로 날아 내리며 무릎을 꿇고. 그때

기절초괴; [왔냐?] 고개 조금 돌려 사우를 보며 웃고

사우; [찾으신다는 연락 받고 밤을 새워 달려왔습니다,] 무릎 꿇고 고개 조아리고

기절초괴; [시간 맞춰 잘 왔다. 덕분에 좋은 구경을 하게 될 것이다.] 웃으며 구룡로를 쳐들고. 이어

기절초괴; [마지막 기회야. 충성을 맹세하면 살려줄 수 있어.]

사내1; [죽이려면 죽이시오.] [어떤 위협을 가한다 해도 우린 당신을 가주로 인정할 수 없소.] 묶여있던 자들 중 중년사내가 이를 갈며 외치고. 다른 사내들도 눈을 부릅뜨고

기절초괴; [갸륵하구만. 충신 났어.] 피식

기절초괴; [마지막 소원 들어주는 셈 칠 테니까 하고 싶은 말 다 해봐.]

사내1; [기절초괴 패륵! 당신이 손윗동서인 살인대작님을 시해했다고 믿는 게 우리 뿐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오.]

사내1; [수많은 암흑마가의 식솔들이 당신을 의심하고 있소. 다만 증거가 없어 내색하지 않고 있을 뿐이오.]

사우; (그렇게 된 거였군.) 깨닫고

사우; (암흑마가 내에는 가주를 의심하는 자들이 적지 않다.) 기절초괴를 곁눈질로 보면서 생각하고

<저자들은 노골적으로 가주에게 반기를 들었다가 적발당한 것이다.> 뭐라 외치는 사내1. 다른 사내들도 눈을 부릅뜨고 기절초괴를 노려보고 있고

사내1; [사필귀정이오.] [반드시 진실은 밝혀질 것이고... 결국 소수마녀님이 암흑마가를 물려받게 되실 것이오.]

사우; (저 돌대가리...) 사내1을 흘겨보고

사우; (이런 상황에서 소수마녀 역성을 들어봐야 그년을 오히려 위태하게 만든다는 거 모르나?)

사우; (가주는 비록 처조카이긴 해도 소수마녀를 없앨 기회를 호시탐탐 엿보고 있는데...) 눈을 흘기고

기절초괴; [그럭저럭 하고 싶은 말들은 다 한 것 같군.] 웃으며 구룡로를 쳐들고

! 구룡로에 새겨진 아홉 마리 용이 빛을 발하고

기절초괴; [그럼 이제 소원대로 세상 하직하게 해주마.] 츠츠츠! 쿠오오! 구룡로에서 용의 형상을 한 연기들이 흘러나오고

사우; (구룡로...!)

사우; (천마의 일곱 가지 힘 중 하나가 숨겨져 있다는 구룡로다!) 쿠오오! 아홉 마리의 용이 구룡로에서 흘러나와 거대해지면서 꿈틀거리는 걸 보며 겁에 질리고

갑판에 모인 모든 남녀 두려움에 휩싸이고

기절초괴; [모두 잘 봐둬라.] 갑판에 모인 사람들에게

기절초괴; [허튼 소리나 주절대는 놈들이 어떻게 되는지...]

두려움에 떠는 사람들

[죽이려면 빨리 죽여라!] [귀신이 되어서라도 복수를 하겠다 패륵!] 묶여있는 아홉명은 악을 쓰고.

기절초괴; [그래 그래! 죽여줄 테니 재촉하지 마라.] 웃으며 구룡로를 쳐들고. 그때

[멈춰요!] 허공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엄청 큰 소리라 사람들 귀를 막고.

사우; (이 목소리는...) 놀라며 올려다보고

주변의 모든 사람들 올려다보는데

화악! 허공에서 수직으로 내려오는 거구의 여자. 치마가 아닌 바지를 입었는데 키가 아주 크다. 거의 2미터는 된다. 상체에는 소매 없는 달라붙는 옷을 입었는데 엄청난 글래머 체형. 젖가슴이 크다. 머리는 파마머리고 나이는 20살 전후. 거구의 소유자지만 상당한 미녀다. 양쪽 손목에는 세 개씩의 고리를 끼우고 있고. 이 여자의 이름은 패소정. 기절초괴의 외동딸이다. 허공에는 거대한 독수리가 떠있다. 패소정은 독수리를 타고 날아왔다.

사우; (패소정(覇小井)!) (가주의 외동딸인 소녀패왕(少女覇王) 패소정이다.) 긴장할 때

! 수직으로 떨어져 두 발로 갑판을 딛는 패소정. 배 전체가 뒤흔들리고

사우; (이크!) 흔들리는 갑판 위에서 균형을 잡으려 애쓰고. 다른 사람들도 비틀. 구르는 여자들도 있고.

사우; (패소정은 계집이지만 엄청난 거구에다가 타고난 신력을 지녀서 여자들 중에서는 거의 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암흑마가 내에서 유일하게 가주에게 눈을 부라릴 수 있는 대찬 성격이기도 하고...> 사우의 생각 + 패소정; [이게 뭐 하시는 거예요 아버지?] 아홉 명의 사내들과 기절초괴의 사이로 걸어 들어가며 눈을 부라리고.

기절초괴; [우리 딸, 왔어?] 헤벌쭉 웃고. 들고 있는 구룡로에서는 여전히 아홉 마리 용이 빠져나와 꿈틀거리고 있고

패소정; [귀에 거슬리는 소릴 했다고 사람들을 잡아 죽이면 나중에는 아버지 주위에 아첨꾼들만 남는다는 거 모르세요?] 두 손을 허리에 대고 눈을 부라리고

기절초괴; [우리 딸은 아직 세상 물정 모르니까 무작정 저 놈들 역성만 들면 안돼.] [어서 비켜.] 웃으며 말하지만

패소정; [못 비켜요!] 두 팔 벌리고

패소정; [벌을 주고 싶으면 감옥에 처넣어 반성할 기회를 주는 정도로 끝내세요.]

기절초괴; [네가 관여할 일이 아니래도 그런다.] 웃으며 구룡로를 조금 쳐들고. 그러자

크왕! 화악! 용들이 확 커지며 패소정의 머리 위와 좌우로 흐르며 아홉 사내를 덮쳐간다.

패소정; [그만두라고 했어요!] 퍼퍼펑! 순식간에 아홉 번의 강력한 주먹질을 해서 아홉 마리 용들을 터트려버린다.

사우; (가공...) 경악하지만

히죽 웃는 기절초괴

화악! 콰드드! 중간이 터졌지만 나머지 앞부분이 그대로 아홉 사내를 휘감아버리는 용들. 그러자

[크아악!] [아악!] 화악! 화드드! 단번에 불길에 휘감기는 아홉 사내

패소정; [안돼!] 비명 지르며 돌아보지만

푸스스! 화르르! 단번에 숯이 되거나 재가 되어 흩어지는 아홉 사내들. 용의 형상을 한 불길에 휘감겨서

공포에 질리는 갑판 위의 사람들

사우; (... 단번에 사람을 재로 만들다니...) 전율하고

기절초괴; [구룡로로 만들어내는 초열구룡(焦熱九龍)은 삼매진화의 결정체야.] 스스스 용들이 소멸되는 구룡로를 든 채 웃고

패소정; [아버지!] 이를 갈며 돌아보고

기절초괴; [일종의 기운이기 때문에 초열구룡은 무엇으로도 막을 수가 없단다.] 구룡로를 쓰다듬으며 웃고. 그러자

패소정; [마음대로 하세요.] ! 한 발로 갑판을 박차며 날아오르고

패소정; [사람들이 다 떠나서 외로운 신세가 되더라도 저와 어머니의 위로를 받을 생각은 하지 마세요.] 높이 날아오르며 악을 쓰고

꾸우! 악인선 상공을 맴돌던 독수리가 급히 방향을 틀어서 패소정에게 날아오고. 거의 전투기만한 거대한 독수리다. 목에는 황금으로 만든 사슬을 걸고 있다.

화락! 발 아래로 날아드는 독수리의 등에 올라타는 패소정

패소정; [으아아아아!] 분을 참지 못하고 악을 쓰는 패소정. 독수리의 목과 몸통 부분에 다리 벌리고 앉으며 독수리의 목에 걸려있는 황금사슬을 한손으로 잡는 자세로

쏴아아! 그 패소정을 태우고 멀어지는 독수리. [으아아아!] 패소정의 악 쓰는 소리도 멀어지고

사우; (암흑마가의 수호영물 천년신응(千年神鷹)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는 날도 있군.) 멀어지는 독수리를 보며 힐끔. 으아아아! 멀어지는 독수리의 등에서 패소정이 악 쓰는 소리가 들리고

기절초괴; [저 성미... 대체 누굴 닮았을까?] 혀를 차고

기절초괴; [조신한 제 어미는 물론이고 지혜로운 아비도 닮지 않았으니...] 눈빛이 좀 차가워진다. 사실 패소정은 기절초괴의 진짜 딸이 아니다. 아버지가 따로 있다. 기절초괴는 자신이 씨없는 수박이라 다른 사내로 하여금 아내를 임신하게 만들었다.

사우; (자신이 지혜롭다니... 자화자찬도 예술이로군.) 기절초괴를 흘겨보고

기절초괴; [비웃냐?] 흘겨보고

사우; (이크!) + [...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급히 납작 고개 조아리고

기절초괴; [구경거리 끝났다. 모두 자리로 돌아가라.] 갑판 위의 사람들에게 손짓하고

안도하며 흩어지는 사람들.

 

3층 선실 난간에 서있는 여자. #198>에서 화사와 함께 기절초괴의 다리를 주물렀던 야한 차림의 여자 화접.

패소정을 태우고 날아가는 독수리를 보는 화접

<소정이에게 내 말을 전해라.> 소수마녀의 말을 떠올리는 화접.

화접; (서둘러야겠네. 저 신응(神鷹)을 따라잡으려면...) 서둘러 선실로 들어가는 화접.

잠시후

후두둑! 선실 창문으로 날아 나오는 매 한 마리.

발목에 천을 달고 날아가는 매.

창문을 통해서 보는 화접

멀리 사라지는 거대한 독수리를 빠르게 따라가는 매

화접; (송골매는 신응보다 빠르니 어렵지 않게 따라잡겠지.)

화접; (물론 소정아가씨가 단주님의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지만...)

 

다시 갑판. 모였던 사람들 모두 흩어지고 이제 갑판에는 갑판 모서리에서 주변을 경비하는 무사들과 기절초괴와 사우만 남는다

기절초괴; [이제 네 차례다 사우.] 스륵! 의자를 움직여 사우와 마주 보고

사우; [... 속하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 하교하여 주십시오 가주님!] 공포에 질려 납작 엎드리고

기절초괴; [지은 죄의 추궁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품속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고

기절초괴; [이놈에 대해 아는 대로 털어놔.] ! 그 종이를 사우 앞으로 던지고.

[!] 고개를 들어 자기 앞으로 떨어지는 종이를 보다가 눈 부릅뜨는 사우

<이청풍!> 펄럭! 사우 앞으로 떨어지는 종이에 그려져 있는 청풍의 초상화를 배경으로 사우의 경악. 초상화에는 <兇手 李淸風> <<褒賞金 十萬兩>라는 글도 적혀있다.

 

#209>

악인선을 밖에서 본 모습. 시간이 좀 지났고

기절초괴; [이청풍.. 이청풍...] [일개 백정이었던 그놈을 소수마녀가 거두어서 가공할 살수로 키웠다 이거지?] 헤벌쭉 웃는다. 하지만 눈은 가늘게 뜬 채 웃고 있지 않다. 뱀 같은 느낌이고

사우; (... 이거 어째 가주가 소수마녀를 칠 빌미를 제공한 것같다.) 식은땀 + [... 틀림없습니다.]

사우; (하지만 내 잘못은 아니다. 사실을 사실대로 말한 것뿐이니...) + [이가놈이 속하의 단지회를 도륙하기 직전 독검사랑이 직접 와서 경고를 했었습니다.]

사우; (날 원망하지 마라 소수마녀.) + [소수마녀의 전언이라면서...] 눈치 보고

기절초괴; [흐흐흐! 그랬단 말이지?] 웃고

기절초괴; [조만간 사랑스런 처조카를 한번 면담해야겠구만.] 사악하게 웃는 기절초괴의 얼굴 크로즈 업

 

#210>

<-사해용궁사> . 많은 참배객

사해용궁사로 날아드는 비둘기들

위극겸이 있는 건물. 입구를 지키던 무사들이 문을 닫고 있다. 누가 들어간 모습이고

 

위극겸; [어서 오십시오 아버지.] 포권하고. 위태무가 건물 안으로 들어선다. 건물 안에는 의자 몇 개와 탁자가 있다.

위태무; [네가 전서구로 급히 보낸 전갈을 읽었다.] 상좌에 놓인 의자로 가고. 허리에는 생사교를 차고 있고

위태무; [용무린과 섭아연 사이에서 난 아들 놈이 나타났다고?] 상좌에 앉고. 시선은 탁자로 향하는데 탁자에는 청풍의 초상화가 새겨진 철판이 놓여있다.

위극겸; [여러 정황상 확실합니다.] 위태무 앞쪽의 옆으로 놓인 의자에 앉고.

위극겸; [이것이 흡정마고를 감시하던 장당주가 죽기 전에 염사로 남긴 흉수의 모습입니다.] ! 철판을 위태무의 앞쪽으로 밀어주고

위태무; [한눈에 봐도 이놈이 누구의 핏줄인지 알겠군.] 탁자 위의 철판을 보며 눈을 번뜩이고

위태무; [일어나지 않길 바라던 최악의 상황이 현실이 되었어.] 심각

위극겸; [저놈의 존재를 섭장천이 알게 되면 진천이는 모든 걸 잃게 될 것입니다.] 역시 심각하고

위태무; [그래선 안되지!] [진천이를 통해서 무림맹을 장악하기 직전이었는데...] 강렬한 눈빛을 내뿜고

위태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저놈... 섭장천의 외손자놈을 지워버려야만 한다.] 주먹 꽉 쥐고

위극겸; [다행히 상영이가 정신을 차렸습니다.] 웃으며 손을 품속에 넣고

위태무; [무슨 소리냐?] [상영이 그것이 되도 않게 기절초괴를 직접 죽이겠다고 가출을 했다고 들었는데...] 어리둥절. 위극겸은 작은 두루마리를 하나 꺼내고

위극겸; [오늘 아침부터 연이어 도착한 전서구들이 가져온 내용입니다.] 두 손으로 두루마리를 내밀고

위태무; [누가 전서를 보냈다는 것이냐?] 한손으로 받고

위극겸; [직접 읽어보시지요.] 권하고

위태무; [그러마.] 펼쳐서 읽는다.

[!] 눈이 조금 치떠지는 위태무. 웃으며 보고 있는 위극겸

위태무; [이런... 이런...] 흥분한 표정으로 두루마리에서 시선을 떼고

위태무; [정말 상영이가 큰 공을 세웠구나.] 다시 두루마리를 말고

위극겸; [상영이는 이청풍과 동행하면서 수시로 본가의 수하들과 접촉해서 연락을 보내왔습니다.]

위극겸; [이러니 저러니 해도 상영이 역시 번뇌마가의 자식!] [긴박하고도 중대한 상황에 직면하자 자신의 사명을 자각했을 것입니다.]

위태무; [이청풍이란 놈이 종남산으로 향하고 있으며...] [그놈에게 광명륜이 있다?] 화악! 손에 쥔 두루마리가 불길에 휩싸이고

위태무; [이 내용을 아는 자는 몇 명이나 되느냐?] 푸스스! 완전히 재가 되는 두루마리를 털어버리면서

위극겸; [상영이는 암호로 연락을 해왔습니다.] [덕분에 전서구 담당이면서 암호를 해독한 번뇌칠호(煩惱七號) 외에 그 내용을 아는 자는 없습니다.]

위태무; [입단속 확실히 해라.] [아예 화근을 없애면 더 좋고...!] 탁탁 손에 묻은 재를 털면서

위극겸; (번뇌칠호를 죽이라는...) 긴장

위태무; [종남산... 이가놈이 종남산으로 가고 있단 말이지?]

위극겸; [뿐만 아니라 이청풍은 흡정마고를 죽이고 피독주를 손에 넣기까지 했습니다.] 의미심장하게

위태무; [독심귀의(毒心鬼醫) 서래광(西來光)!] [질투심 때문에 무림맹을 배신한 그놈이 이청풍의 다음 표적이겠군.] 눈 번뜩

위극겸; [이청풍은 경항운하를 타고 북상한 후 황하를 거슬러 올라가는 중일 것입니다.] 끄덕이고

위극겸; [아마 닷새 내에 종남산에 도착할 것 같습니다.]

위태무; [이곳 상해에서 종남산까지 가려면 아비가 전력으로 경신술을 펼친다 해도 칠일 이상 걸리는데...] 찡그리고

위태무; [이가놈이 종남산에서의 임무를 완수하고 잠적해버리면 일이 복잡해진다.]

위극겸; [그래서 그놈의 발걸음을 늦추기 위한 모든 방법을 강구해놓았습니다.]

위태무; [황하 근처에 포진한 본가의 수하들에게 전서구로 지령을 내렸느냐?] 눈을 번뜩이고

위극겸; [잔챙이들은 그리 기대할 바가 못 되지만...] [마침 고루존자(骷髏尊者)가 시독(屍毒)을 채집하기 위해 낙양(洛陽) 근처 북망산(北邙山)에 머물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위태무; [구대마왕중 한명인 고루존자라면 이청풍이란 놈을 죽일 가능성이 있겠지.] 흡족적한 표정

위극겸; [거령철귀에게도 연락을 보내 따라붙게 했으니 기대를 해도 좋을 것입니다.] 음산하게 웃는 위극겸

 

#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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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앙! ! 거령철귀의 쇠몽둥이가 모든 걸 박살낸다. 지면이 주로 박살나 바위들이 튀어 오르고. 그 사이를 청풍이 이리저리 날고 뛰어 피한다.

위상영; (대단해!) 놀라고. 바닥에 주저앉아있는 무사들도 놀라고

<내 눈에는 거의 보이지 않는 거령철귀의 공격을 정확히 보고 피하는 중이야.> 유령같이 움직여서 거령철귀가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빠르기로 휘두르는 쇠몽둥이를 피하는 청풍을 배경으로 위상영의 생각 나레이션

위상영; (저 상태라면 최소한 지지는 않겠어.) 안도하는데

부악! ! 날고 뛰며 쇠몽둥이를 휘두르는 거령철귀의 모습. 웃는 얼굴이지만 말은 하지 않는다. 청풍의 시점

청풍; (확실히 이자의 무공은 막강하다.) 부악! 휘익! 쐐액! 빗발처럼 날아드는 쇠몽둥이를 피하면서 생각하고

청풍; (하지만 피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게다가...)

<맞기만 하면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는 저 공격도 단조로워서 다음 초식이 눈에 보인다.> <그 때문에 자연스럽게...> 붕붕거리며 휘둘러지는 쇠몽둥이. 그걸 피하는 청풍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쇠몽둥이를 휘두르느라 드러나는 거령철귀의 가슴.

청풍; (헛점이 보인다!) 화악! 질풍같이 거령철귀의 품으로 파고든다. 오른손이 빛에 감싸여 있고

[!] 눈 치뜨는 위상영

쇠몽둥이를 휘두르는 자세로 가슴이 무방비로 드러난 상태지만 히죽 웃는 거령철귀

위상영; (함정!) + [조심해요!] 다급히 외치고

청풍; [!] ! 놀라면서도 전력으로 거령철귀의 가슴을 후려치는 청풍의 빛이 나는 오른손 손바닥

부욱! 청풍의 손에 맞은 거령철귀의 가슴이 사발처럼 푹 들어간다. 하지만 그 직후

거령철귀; [!] 눈 부릅뜨는 거령철귀. 그러자

! 안으로 푹 들어갔던 거령철귀의 가슴이 풍선처럼 확 부풀어 오르며 청풍의 몸을 강하게 튕겨낸다.

우둑! 청풍의 오른쪽 팔뚝의 뼈가 금이 가고. 이어

청풍; (... 당했다!) + [!] ! 충격을 받아 뒤로 튕겨나가는 청풍의 몸

청풍; (강력한 반탄강기를 지니고 있어서 일부러 허점을 드러낸 것이다.) 휘릭! 피를 토하며 뒤로 날아가다가 내려서려 하고

청풍; (나로 하여금 자기 몸을 치도록...) + [!] 바닥에 내려서려다가 눈을 부릅뜨고

부악! 이미 옆구리 바로 옆까지 수평으로 날아드는 거령철귀의 쇠몽둥이

청풍; (피하긴 틀렸다.) ! 사력을 다해 옆으로 날아간다.

<공격해오는 반대방향으로 최대한 멀리 움직여서 충격을 줄이는 게 최선이다!> ! 청풍의 생각을 배경으로 청풍의 옆구리에 작렬하는 거령철귀의 쇠몽둥이. 허리가 꺾이는 청풍. 눈 부릅뜨며

우둑둑! 청풍의 갈비뼈가 몇 개 부러지고

[그렇지!] 주저앉은 채 환호하는 무사들

콰당탕! 10여 미터를 날아갔다가 나뒹구는 청풍. 절벽 쪽이다.

청풍; [!] 피를 토하며 일어나려 하고. 옆구리를 움켜쥔 채. 직후

[피해요!] 비명이 들려 눈 부릅뜨는 청풍.

부악! 그런 청풍의 머리로 내리쳐지는 거대한 쇠몽둥이.

! 몸을 팽이처럼 돌려 피하는 청풍. ! 청풍이 있던 곳의 지면을 박살내는 거령철귀의 쇠몽둥이.

휘릭! 튀어 올랐다가 뒤로 날아가는 청풍.

콰콰쾅! 콰드드! 거령철귀의 쇠몽둥이에 맞은 절벽이 무너지고. 그 때문에 거령철귀와 청풍의 사이에는 틈이 생긴다. 폭은 5미터 정도

휘릭! 비틀! 옆구리를 움켜쥐고 틈새 건너편에 내려서는 청풍.

첨벙! 콰쾅! 무너진 바위들은 수십 미터 아래 강물로 떨어지거나 절벽 바로 아래 널린 다른 바위들과 충돌한다.

히죽 웃으며 청풍과 자신 사이에 새로 생긴 틈새로 다가서는 거령철귀

청풍; (이거 좋지 않은데...) 옆구리를 움켜쥐고 뒷걸음질을 한다. 입과 코로는 피가 줄줄 흐르고

<부러진 갈비뼈가 몸을 움직일 때마다 내장을 찌르고 있다. 이래서는 지금까지처럼 저 마두의 공격을 피하긴 어렵다.> 옆구리를 움켜쥔 청풍의 손이 떨리고. 그때

<신호를 보낼게요.> 갑자기 귀에 말소리가 들려 움찔! 하는 청풍.

곁눈질로 위상영을 보는 청풍.

위상영은 죽립 속에서 다이나마이트를 꺼내고 있다.

위상영; <제 신호를 듣는 즉시 눈을 감으세요.> 다이나마이트를 조금 들어보이며 전음을 보내고

청풍; (벽력탄인가?) 생각할 때

! 지면을 박차고 날아오르는 거령철귀. 쇠몽둥이를 휘두르려는 자세로 틈새를 건너뛰어 청풍을 공격해온다.

위상영; [지금!] ! 외치며 다이나마이트를 청풍 쪽으로 강하게 던지고

청풍; (왜 거령철귀가 아니고 날 향해서 던지는 건가?) 생각하면서도 즉시 팔로 눈을 가리며 눈도 감고. 직후

! 청풍의 발치에 떨어지는 다이나마이트. 이어

번쩍! 떨어진 다이나마이트에서 엄청난 빛이 터지고.

[!] 청풍을 몽둥이로 내리치려다가 경악하며 눈 치뜨는 거령철귀. 엄청난 빛의 폭발이 발치에서 일어나 그자의 몸을 휩쓴다. 주변의 모든 것이 하얗게 변하고

[!] [!] 무사들도 눈을 감싸쥐고 나뒹굴고

청풍; (폭발이 아니라 빛을 터트리는 섬광탄이었구나.) ! 눈을 감고 팔로 눈 부위를 감은 채 몸을 앞으로 날리고

[!] 시력을 잃고 허공에서 비틀하던 거령철귀가 무언가를 느끼고. 주변이 완전히 새하얀데. 그자를 향해 실루엣만 보이는 청풍이 쇄도한다. 청풍의 오른손이 빛이 나고 있고

청풍; (광명법신!) ! 사력을 다해 거령철귀의 가슴에 일장을 치는 청풍.

위상영; [!] ! 드드드! 돌아서있던 위상영의 귀에 들리는 폭음과 진동

위상영; (무언가를 강하게 때리면서 일어나는 폭음...) 눈을 가늘게 뜨며 돌아보는 위상영. 그 직후

[!] 놀라 눈 치뜨는 위상영

청풍이 비틀거리며 절벽 끝에서 물러서고 있고. 하지만 거령철귀는 보이지 않는다.

위상영; [거령철귀는...?] 다가가며 묻고

청풍; [아래쪽이오.] 손으로 절벽 아래를 가리키고

위상영; [!] 내려다보다가 놀라는 위상영

! 무너진 절벽 아래쪽. 바위들 사이에 하늘 보는 자세로 누워있는 거령철귀. 눈에서 피가 나고 있고. 하지만 쇠몽둥이는 쥐고 있다.

위상영; (눈을 뜰 수 없는 상태에서도 거령철귀를 공격해서 추락시켰구나.) 감탄. 하지만

청풍; [시간이 없소.] 고개 저으며 아래를 보고

[!] 다시 아래를 보다가 놀라는 위상영

꿈틀! 거령철귀의 몸이 움직이고 있다.

위상영; (저 괴물...) 공포에 질리고

위상영; (십장이 넘는 높이에서 떨어지고도 멀쩡하다.) (단지 섬광작렬탄의 섬광에 노출 된 때문에 잠시 시력을 잃었을 뿐이다.) 겁에 질려 물러서고. 그때

청풍; [갑시다!] 옆구리를 잡고 비틀거리며 달려간다.

위상영; [같이 가요!] ! 청풍에게 날아가고

[... 멈추시오 아가씨!] [가주님께 돌아가셔야만 하오.] [무모한 짓은 하지 마시오.] 무사들이 눈을 감은 채 엉금엉금 기면서 외치지만

위상영; [도와드릴게요.] ! 청풍에게 접근해서 청풍의 팔을 잡고.

청풍; [고맙소.] 돌아보며 웃고

위상영; (가까이에서 보니 어리네.) + [별말씀을...] 얼굴 살짝 붉히며 청풍의 팔을 잡고 날아오른다.

위상영; (진천이보다도 연하로 보이는데...) 자신에게 팔을 내준 채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날아가는 청풍의 옆모습을 보고

위상영; (연하의 사내에게 설레기는 또 처음이다.)

<물론 내게는 이 어린 사내에게 딴 마음을 품을 자격은 없지만...> 날아가는 청풍과 위상영을 배경으로 위상영의 생각 나레이션. 그 배경으로. [아가씨!] [제발 돌아오시오.] 무사들이 엉금 엉금 기며 외치는 소리

 

절벽 아래. 바위들 사이에 하늘을 보는 자세로 누워있는 거령철귀. 감은 눈에서 피가 흐르고 있고

거령철귀; [흐흐흐! 좋구만 좋아.] 웃고, 처음으로 말을 하고

거령철귀; [이렇게 흥분되어보기는 또 몇년만인가?]

거령철귀; [다음의 재회가 기대되는구나. 재주가 빼어난 놈을 박살내 죽이는 것보다 더한 쾌감은 없으니...] 웃는 거령철귀.

 

#205>

반달에 가까운 달이 떠있는 밤. 드넓은 강. 정확히는 운하다. 일직선이고. 밤이라 운하를 오가는 배는 거의 없다.

<-북경과 항주는 잇는 경항운하(京杭運河)> 위 운하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운하의 한 가운데를 홀로 떠가고 있는 작은 배. 작은 배지만 가운데에 선실이 있다. 밤이라 배 앞뒤로 등이 달려있다. 배 뒷머리에는 늙은 사공이 죽립을 쓰고 망토를 두른 채 천천히 노를 젓고 있다.

사공; (한 밤중인데 배를 띄워달라고 하다니...) 끼익! 끼익! 앞쪽의 선실을 흘겨보면서 천웅크린다. 추운 표정

사공; (삯을 많이 줘서 배에 태우긴 했지만... 괜한 시비에 말려드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겁을 먹고

사공; (계집이 비구니 차림이었던 것도 그렇고... 뭔가 사연이 있는 자들임에 틀림없다.) 선실을 보고

사공; (애정도피거나 죄를 짓고 달아나는 범법자들일 수도 있는데...) + [!] 생각하다가 흠칫! 하고

스으! 선실에서 틈새로 빛이 흘러나온다.

사공; (저 빛...) 갸웃. 눈 치뜨고

사공; (등불의 빛도 아니고... 무엇이 저런 기이한 빛을 내는 것인가?)

 

#206>

선실 내부. 두 사람이 누우면 꽉 찰 정도로 좁다. 바닥에 담요가 깔려있고 그 위에 청풍이 반듯하게 누워 자고 있다. 위상영은 앉아서 청풍을 내려다보고 있다. 헌데

스으으... 청풍의 몸이 반딧불처럼 빛이 나고 있는 중이다. 사공이 본 빛은 바로 청풍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빛이다.

위상영; (잠이 든 사람의 몸이 마치 반딧불이 것처럼 빛이 나다니...) (이게 대체 무슨 현상일까?) 놀라며 청풍을 보고

위상영; (이자가 익힌 무공과 관련 있는 것 같은데... 무림에 이런 무공이 있었던가?) 찡그리며 생각할 때

우둑! 우두둑! 청풍의 오른팔과 옆구리에서 뼈가 엇갈리는 소리가 난다.

위상영; (부러졌던 팔뼈와 갈비뼈도 저절로 붙고 있다.)

위상영; (자는 도중에 상처가 치유되는 말도 안되는 회복력도 지녔고...) (점점 더 이자의 정체가 궁금해진다.)

위상영; (이자는 자신의 이름이 이청풍이라는 것 외에는 일절 신상을 밝히지 않았다.) 청풍의 얼굴을 보고

위상영; (하지만 내 기억에 당금 무림에서 비중이 있는 인물들 중 이청풍이라는 자는 없었다.) 찡그리고

위상영; (구대마왕중 한명인 거령철귀와 대등하게 싸운 걸 보면 근본이 없는 자는 결코 아니다.)

위상영; (이 정도 고수를 길러낼 수 있는 문파는 마교사가나 무림맹주의 사문인 무성동(武聖洞) 정도일 텐데...) + [!] 생각하다가 흠칫! 하고

츠으! 청풍의 왼쪽 소매 속에서 무언가 빛을 발한다. 청풍의 왼팔은 위상영 쪽이 아니라 벽쪽에 위치해 있다.

위상영; (이자의 소매 속에서 어떤 물건이 빛을 발하고 있다.) 호기심이 생겨 청풍의 왼쪽 소매를 보고.

위상영; (몸에서 번지는 빛과 같은 색인 걸 보면 이자가 익힌 무공과 관련이 있는 물건이 틀림없다.) 몸을 청풍의 몸 위로 숙여서 손을 청풍의 소매로 뻗는 위상영

위상영; (대체 무얼 숨기고 있는지 확인해보자.) ! 청풍의 왼쪽 소매를 조심스럽게 걷어올리고. 그러다가

[!] 눈 부릅뜨는 위상영

<... 저 팔찌는 설마...!> 소매가 걷히자 드러나는 광명륜을 배경으로 위상영의 경악. 광명륜은 청풍의 손목이 아니라 손목 위쪽 팔뚝에 꽉 끼워져 있어서 지금까지 위상영의 눈에 보이지 않았다.

위상영; (광명륜?) (천마묵장을 천마뢰에서 꺼낼 수 있는 두 개의 열쇠 중 하나라는...?) 숨이 턱 막힌 표정이 되고

징징! 은은한 빛을 뿜어내는 광명륜

<팔찌 속에서 용같은 것이 움직이고 있다!> 광명륜 안에서 천천히 움직이는 용의 형상도 보이고

위상영; (... 그렇다면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극도의 흥분

위상영; (저 팔찌의 형상은 책에서 본 광명륜과 일치한다.)

위상영; (천마세가의 마지막 후손 용무린과 함께 세상에서 사라졌던 광명륜이 틀림없다.) 극도의 흥분

위상영; (이자는 대체 누구기에 광명륜을 갖고 있단 말인가?) 탐욕에 찬 표정으로 몸을 숙여서 오른손으로 청풍의 팔뚝에 끼워져 있는 광명륜을 만지려 하고. 그때

뒤척! 청풍의 몸이 조금 움직인다. 그러자

[!] 화들짝 놀라 숙였던 몸을 급히 일으키는 위상영

[으음...] 잠꼬대처럼 웅얼거리는 청풍. 금방이라도 깰 것같고. 그러자

위상영; (... 들키겠어!) ! 급히 청풍의 옆에 몸을 누이고

반듯하게 누워서 눈을 감고 자는 척 하고. 그러자

[음냐...] 입맛 다시는 청풍

! ! 다시 잠이 드는 청풍.

위상영; (놀래라.) 안도의 한숨 쉬며 가슴을 한손으로 누르고

위상영;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더니...) (절대무적의 힘을 얻을 수 있는 광명륜을 보자 저절로 손이 움직였었다.) 이마 찡그리고

위상영; (무리도 아닌 것이... 광명륜에는 우리 번뇌마가의 존망(存亡)이 걸려있기도 하다.) 갈등하고

위상영; (조부님에게 이미 생사교가 있으니 광명륜만 얻으면 천마뢰에서 천마묵장을 꺼낼 수가 있다.)

위상영; (천마묵장의 차지하면 우리 번뇌마가는 천하를 지해할 수 있고...) 생각이 복잡해지는 표정

위상영; (하지만 신세를 진 이자를 배신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도리가 아닌데...) 이마 찡그리고

위상영; (어찌 해야 하나?) (도리에 따를 것인가? 가문의 번창을 위해 이청풍, 이자에게서 광명륜을 빼앗아야하나?)

위상영 (어느 쪽이든 결정을 내려야하는데...) (잠이 몰려와 더 생각할 수가 없다.)

<시간은 충분히 있으니 일단 한숨 자고 생각하자.> 나란히 선실에 누운 청풍과 위상영의 모습 배경으로 위상영의 생각. 헌데

! 오른손으로 왼손의 소매를 다시 내려 광명륜을 가리는 청풍.

청풍; [...] 눈 감은 채 무언가 생각하는 청풍. 잠이 든 게 아니었다.

 

#207>

<-사해용궁사> 새벽이 가까운 깊은 밤. 불은 모두 꺼졌고.

유일하게 불이 켜져 있는 건물. 위극겸이 있는 건물.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고

무사1; [틀림없습니다.] 위상영을 추격했던 교산사교라는 무사들 중 한명이 무릎 꿇은 채 두 손으로 철판을 들고 보며 말하고. 그자 주변에는 교산사교의 나머지 세명도 무릎 꿇고 있고.

건물 안에는 위극겸과 귀면인1이 있다. 위극겸은 의자에 앉아있고 귀면인1은 위극겸 옆에 서있다.

무사1; [갑자기 나타나 속하들의 사상철롱진을 깨트린 것도 바로 이자였습니다.] 철판을 보며 말하고.

무사1이 보고 있는 철판에 새겨진 얼굴은 물론 청풍이다.

귀면인1; (흡정마고를 죽인데 이어 거령철귀의 손아귀에서 상영아가씨를 구해가기도 하고...)

귀면인1; (약관도 안된 애송이의 짓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귀면인1; (가주님의 추측대로 그놈은 정말 천마의 핏줄인 것일까?)

위극겸; [거령철귀는 어찌 되었느냐?]

무사1; [잠시 시력을 잃었었지만 어느 정도 회복되자 이자를 잡아죽이겠다며 추격에 나서셨습니다.] 철판을 든 채 대답하고

위극겸; [수고했다. 나가봐라.] 나가라는 손짓

무사1; [예 가주님!] 동료들과 함께 절하며 일어나고

귀면인1에게 철판을 건네는 무사1. 한손으로 받는 귀면인1

이어 문을 열고 나가는 교산사교.

위극겸; [번뇌사호!] 교산사교가 나가는 걸 보며

귀면인1; [하명하시지요.] 철판을 든 채 고개 숙이고

위극겸; [본가의 모든 전력을 동원해서 그자의 종적을 추적하게.] [기절초괴를 추격중이신 태상가주께도 연락을 넣고...] 손을 내밀고

귀면인1; [존명!] 고개 숙이며 두 손으로 철판을 위극겸에게 건네주고

귀면인1도 나간다. 문은 경비 서던 무사 한명이 열어주고

! 닫히는 문. 위극겸은 귀면인1이 건네준 철판을 보고 있다.

위극겸; (십팔 년 전 실종되었던 용무린과 섭아연의 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가공할 고수가 되어서...) 철판에 새겨진 청풍의 초상화를 보며 생각하고. 심각

위극겸; (이놈의 존재가 알려지면 진천이는 철면무제 섭장천의 후계자 자리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위극겸;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제거해야만 한다.) 강렬한 표정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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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깊은 밤. 청풍이 숨어있는 강가의 바위산.

바위산 아래 강변. 높은 절벽 위의 평지가 있고 그 평지에 갈대와 잡목이 우거져 있다.

갈대와 잡목 사이에 누워있는 위상영. 회색 승복을 입었고 죽립을 가슴에 얹고 있다. 죽립도 회색이라 하얀 얼굴 외에는 눈에 잘 띠지 않는다. 눈은 감고 있는데

휘리릭! 파라락! 무언가 바람에 나부끼는 소리가 위상영의 귀에 들리고. 이어

쏴아! 쐐액! 갈대 밭 위를 새처럼 날아오는 인물들 네 명. 눈빛이 날카로운 무사들인데 생김새가 비슷하다. 형제들이다. 무기는 칼이다.

위상영; (예상대로 아버지가 풀어놓은 사냥개들이 따라붙었네.) 눈을 감은 채 생각하고. 죽립을 조금씩 얼굴 쪽으로 이동시키면서

위상영; (하긴 내가 금릉의 단지회란 흑사회 조직으로 쳐들어가려고 한다는 것쯤은 어렵지 않게 짐작했겠지.) ! 죽립으로 얼굴을 가리고. 직후

스스스! 옷이 움직이며 구겨지고

! 승복이 구겨지며 일어나서 위상영의 몸 전체가 마치 풀로 덮인 것처럼 변한다. 바로 그 직후

휘익! 쏴아아! 위상영의 주변으로 날아지나가는 무사들. 주변을 훑어보며 날아가지만 위상영을 발견하진 못한다.

곧 멀어지는 무사들.

위상영; (일차 수색은 따돌렸다.) ! 얼굴 가리고 있던 죽립을 다시 가슴 쪽으로 끌어내리고. 그러자

스스스! 풀처럼 일어났던 승복도 다시 원래로 돌아간다.

위상영; (그래도 추가적인 수색이 있을지 모르니 오늘밤은 이 갈대밭에서 자야겠다.) 감았던 눈을 뜨고

위상영; (아버지는 내가 홧김에 기절초괴에게 복수하러 달려들었다가 변을 당할 것을 우려하실 것이다.)

위상영; (하지만 나는 머리 쓰는 게 특기인 번뇌마가의 후손이다.)

위상영; (기절초괴를 잡아 죽일 수단과 계획은 얼마든지 생각해낼 수 있다.) 기절초괴를 떠올리며 이를 바득 갈고. 그러다가

[!] 움찔! 놀라는 위상영

화악! 남쪽에 위치한 바위산 중턱에서 빛이 뿜어져 나온다. 물론 청풍이 숨어있는 동굴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다.

위상영; (뭐지?) ! 놀라며 몸을 조금 일으켜서 바위산쪽을 보고

츠으으! 바위산 중턱에서 일어났던 빛은 다시 소멸되고 있다.

위상영; (저 바위산 중턱에 강한 빛을 내는 무언가가 있다.) 똑바로 일어나 앉으며 바위산을 보고. 하지만

츠츠! 완전히 사라지는 빛.

위상영; (뭐였을까?)

위상영; (저기 무엇이 있기에 저토록 강렬한 빛을 뿜어낸 것일까? 단순히 불빛은 아니었는데...) 홀린 듯이 바위산쪽을 보고. 하지만 그 직후

[!] 무언가 느끼는 위상영

화악! 쏴아! 위상영의 주변으로 날아 내리는 네명의 무사들. 방금 전에 수색하며 지나갔던 자들이다.

위상영; (아차!) 찡그리며 그자들을 보고

위상영; (저놈들도 빛을 보고 돌아보다가 날 발견했구나.)

[아가씨! 속하들을 따라 가주님께 가주셔야겠습니다.] [순순히 따르지 않으시면 결례를 하겠습니다.] 포위한 채 다가오는 무사들

 

#201>

바위산. 중턱에서 약하게 빛이 나고

츠으! 빛이 소멸되는 동굴 입구

동굴 끝. 1미터쯤 돌출된 돌기둥 위에 가부좌를 튼 채 앉아있는 청풍이 은은한 빛에 둘러싸여있는데 주변으로 먼지가 흩날리고 있어서 동굴 내부 상황이 자세히 보이진 않는다. 청풍의 머리카락이 펄럭이고 온몸에서 빛이 나고 있다. 광명륜은 두 손으로 잡고 있다.

청풍; (놀라운 진전이다.) 눈 감은 채 흥분하고

<광명법신이 불과 몇 번의 운행만으로도 육성(六成) 수준에 이르렀다.> 츠츠츠! 청풍의 몸을 여러 겹으로 덮은 빛의 막

청풍; (무공이라는 게 원래 이렇게 익히기 쉬운 것이었던가?)

청풍; (그렇지 않다.)

청풍; (광명법신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저급한 음양진기조차 제대로 구사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기까지 한 달 이상이 걸렸었다.)

청풍; (헌데 최상승의 무공인 광명법신이 단번에 육성 수준에 이르다니...)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눈을 뜨기 시작하고

청풍; (어쩐지 광명법신은 내 체질과 딱 맞는 무공인 것처럼 느껴진다.) 눈을 완전히 뜨며 생각하고

청풍; (그 때문에 막힘없이 수련이 진행되었다.) + [!] 생각하다가 경악하며 앞을 보고

! 드러나는 동굴 내부 상황. 완전히 구형의 돔처럼 변해있다. 벽과 천장이 매끈해져있다. 청풍은 1미터쯤의 돌기둥 위에 앉아있는데 청풍이 앉아있는 부분만 바위가 부서지지 않아서 돌기둥 형태가 된 것. 바닥도 매끈하게 갈려있다.

청풍; (이게 무슨...) 놀라 눈이 휘둥그레지고

청풍; (거친 바위로 이루어져 있던 동굴 내부가 매끈하게 갈려서 완전에 가까운 구형(球形求)이 되었다.) 경악과 흥분

청풍; (내 몸에서 뿜어져나간 광명법신의 힘이 동굴 내부를 균일하게 갈아버린 때문일 것이다.) 츠츠츠! 자기 몸에서 은은히 빛이 나는 걸 보고

청풍; (육갑자에 육박하는 흡정마고의 공력중 절반 가까이가 내 공력으로 용해되어 있기도 하고...)

청풍; (광명법신은 생각할수록 엄청난 무공이로구나.) 흥분. 바로 그때

<난 절대 돌아가지 않아!> 누군가의 외침이 청풍의 귀에 들린다. 그 외침은 물론 위상영의 것이다.

청풍; (여자의 음성!) 벌떡 일어나는데

! 그대로 로켓처럼 치솟아 천장을 정수리로 들이받는 청풍.

청풍; [!] 머리에 부딪힌 천장이 박살나는 걸 느끼며 당황하는 청풍. 머리가 천장을 박살냈지만 청풍은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

청풍; (힘을 주체할 수 없어서 몸이 저절로 튕겨져 올라갔다.) 휘청! 후두둑! 부서지는 천장 파편과 함께 다시 아래로 떨어지는데

콰직! 청풍의 발이 닿은 돌기둥이 그대로 박살나 무너진다

청풍; [!] 콰득! 우둑! 박살나는 돌기둥과 함께 바닥에 내려선 청풍의 발이 돌바닥에 움푹 들어가고

청풍; (힘 조절이 잘 안된다.) 콰득! 비틀거리면서 바닥에 박혀있던 발을 뽑아내고

청풍; (내공이 단번에 수십 배 이상 심후해진 때문이다.) 콰직! 다른 발이 또 돌바닥을 두부처럼 뚫고 들어간다.

청풍; (폭증한 힘 조절을 하려면 고생을 좀 해야겠구나.) 생각할 때

<교산사교(蛟山四蛟)! 네놈들이 감히...> 다시 들리는 여자의 비명 소리. 흠칫! 정신 차리는 청풍

청풍; (멀지 않은 곳에서 어떤 여자가 위기에 처했다.) ! 날아오르고

청풍;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슈우! 유령처럼 변해서 동굴 밖으로 날아나가는 청풍

 

#202>

바위 산 아래 갈대밭에서 벌어지는 싸움. 네 명의 무사가 위상영을 포위한 채 사로잡으려 한다. 위상영은 필사적으로 포위망을 빠져나가려 하지만 실패한다.

! 한쪽으로 날아가는 위상영. 죽립은 왼손에 들고 있다. 하지만

화악! 앞을 가로 막으며 양손을 펼치는 무사1. 무사들은 무기를 쓰지 않고 맨손으로 위상영을 잡으려 한다.

위상영; [!] ! 앞쪽에 쳐진 보이지 않은 막에 부딪혀 뒤로 튕겨지는 위상영

뒤로 밀려나 비틀거리며 겨우 몸을 세우는 위상영

화악! 바로 뒤에서 위상영을 잡으려는 무사2

위상영; [!] ! 다급히 몸을 돌리지만

찌직! 무사2의 손아귀에 긁히며 옷이 찢어지고

휘릭! 겨우 몸을 세우는 위상영

휘릭! 스슥! 위상영을 중심으로 몸을 세우는 네 명의 무사들

무사1; [포기하십시오 아가씨.] [우리 형제들이 펼치는 사상철롱진(四象鐵籠陣)에 갇힌 이상 빠져나가지 못한다는 건 잘 아시지 않습니까?]

위상영; (사상철롱진...) (서로의 공력을 공유하며 펼치는 진법...) 이를 악물고

<교산사교, 저놈들 개개인의 무공은 나보다 약하다. 하지만 네 명의 공력이 합쳐진 때문에 나는 거의 이갑자의 공력을 지닌 고수를 상대하는 처지가 되었다.> 포위망을 좁히며 다가오는 네명을 배경으로 위상영의 생각

위상영; (이대로라면 꼼짝없이 저놈들에게 제압당해서 아버지에게 끌려가게 되는데...) 이를 악물고

위상영; (기절초괴를 상대하기 위해 준비한 이걸 써야만 하는 건가?) 왼손에 들고 있는 죽립을 곁눈질로

죽립 속에 다이나마이트 같은 것이 하나 부착되어 있다.

무사1; [밤이 길면 꿈도 많아지는 법! 빨리 아가씨를 제압해서 데리고 가세.] 위상영에게 다가오고

무사2; [그래야겠지?] 역시 다가오고

콰드드! 쿠오오! 그자들이 다가오자 주변의 풀과 잡목들이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마구 눌리고 부러진다.

위상영; (선택의 여지가 없구나. 아깝지만 이 섬광작렬탄(閃光炸裂彈)을 쓰는 수밖에...) 죽립 속에 붙여놓은 다이나마이트 같은 것을 오른손으로 잡아 떼려하고. 바로 그때

[적당히 하지 그래?] 누군가의 말이 들려 무사들과 위상영이 경악하고

청풍; [남이 싫다고 하는 걸 강요하는 게 바로 죄야.] ! 언제였는지 멀지 않은 곳에 서있는 청풍.

위상영; (... 저 사내 언제 저기에...) 경악하고

[웬놈이냐?] [이건 집 안 일이다. 상관 말고 꺼져라.] 무사들 청풍을 돌아보며 살벌한 표정을 짓고

청풍; [집 안 일이든 뭐든 내 알바는 아니고...] [일단 내 눈에 띠였으니 묵과는 못하겠다.] 다가오고

[마지막 경고다.] [멈추지 않으면 피를 보는 수가 있다.] ! ! 무사들이 칼 손잡이를 잡고. 하지만 청풍은 신경 쓰지 않고 다가온다

청풍; [쓸데없이 오지랖 넓다는 뒷말 듣기 싫어서 소저에게 묻겠소.] 위상영에게

흠칫! 하는 위상영

청풍; [내가 도와주기를 원하시오?]

위상영; [도와주세요.] 즉시 끄덕이고

[아가씨!] 무사들 위상영을 노려볼 때

위상영; [대신 죽이지는 마세요. 죽을 정도의 죄를 짓지는 않았으니까요.] 차가운 표정으로 말하고

청풍; [그렇다는군.] 웃으며 무사들을 보고

청풍; [당사자의 요청을 받았으니 내가 관여하는 데 불만은 없겠지?] 무사들에게

[불만은 없다.] [대신 네놈도 우리 손에 죽어도 여한은 없을 것이다.] 차창! 일제히 칼을 뽑는 네놈

[네놈은 실수하는 것이다.] [각오해라!] 사사사! 단번에 청풍을 포위하는 무사들. 뽑은 칼로 청풍을 겨누면서

청풍; (협공에 능숙한 자들이다.) (개개인의 실력도 살인상단 인자급에 못지않고...) 자신을 포위하는 무사들을 돌아보며 생각할 때

[크왓!] [죽어라!] 스악! ! 사방에서 일제히 청풍을 공격하는 무사들. 그자들의 칼에서 섬광이 내뻗치고

위상영; (제발...) 주먹 꽉 쥘 때

빠카카캉! 카캉! 강렬한 섬광이 무사들과 청풍 사이에서 일어나고. 칼이 마치 철벽을 두드린 것 같고. 이어

[!] [!] ! ! 다른 방향으로 튕겨져 나가는 무사들. 화악! 중앙에서는 청풍이 움직였던 고 있고

위상영; [] 자기도 모르게 탄성

 

#203>

청풍이 광명법신을 수련하던 동굴이 있는 바위산. 그 산 정상에 누군가 서서 눈을 번뜩이고 있다. 헐크같은 체격의 거인인데 한손에는 거대한 쇠몽둥이를 들고 있다. 실루엣만 보여주고 눈만 번뜩이는 것으로 묘사

거인의 시점. 청풍이 중앙에 서있고 네명의 무사들이 그 주변으로 튕겨져 나가는게 보인다.

이빨 드러내며 히죽 웃는 거인. 이어

! 투창을 하듯 거대한 쇠몽둥이를 하늘로 던질 자세를 취하는 거인. 이어

부악! 허공으로 쇠몽둥이를 던지는 거인. 아주 역동적으로 보인다. 까마득한 허공으로 치솟는 쇠몽둥이.

 

#204>

다시 절벽 위.

털썩! 퍼억! 네 방향으로 등부터 나뒹구는 무사들

위상영; (어떻게 손을 썼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흥분

위상영; (어려보이는 외모와 달리 상상을 초월하는 고수로구나.) 얼굴 좀 발개지고. 안도하고.

청풍; (광명법신으로 내공이 폭발적으로 증진된 덕분에 손을 쓰는 속도도 빨라졌다.) 몸을 바로 세우며 생각하고. 하지만

서걱! ! 청풍의 옷도 몇 군데 갈라져 있다.

청풍; (그렇긴 해도 저자들의 협공 역시 평범한 게 아니었다.) 사방으로 나뒹굴어 피를 토하며 벌벌 떨고 있는 무사들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 (만일 저자들의 공력이 지금보다 배 정도로 높았다면 나도 가볍지 않은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청풍; (대체 어떤 세력이 길러낸 자들이기에...) 생각하다가 + [!] 오싹! 소름이 돋아서 눈을 치뜨고.

눈 치뜬 청풍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장면. 기둥같은 것이 허공에서 내리꽂히고 있다. 물론 바위산 위의 거인이 던진 쇠몽둥이다. 그때

위상영; [고마워요 공자님!] 고개 좀 숙이며 다가오고

위상영; [도와주신 덕분에 험한 꼴을 면할 수 있었어요.] 말하는 데 + 청풍; [물러서시오!] ! 장풍을 위상영에게 날리며 물러서는 청풍

위상영; [!] ! 가슴에 장풍을 맞아 뒤로 밀려나는 위상영.

위상영; [무슨 짓을...] 몸을 세우며 바락 화를 낼 때

! 청풍과 위상영 사이에 내리꽂히는 전봇대같은 쇠기둥. 실제로는 직경이 20센티에 길이가 3미터쯤인 쇠몽둥이이다.

위상영; [!] 비로소 놀라며 물러서고. 직후

화악! 허공에서 돌풍이 일며 거대한 사람 그림자가 쇠몽둥이 위에 내려선다.

위상영; (... 저 자는...) 공포에 질려 올려다보고

! 기둥같은 쇠몽둥이 위에 팔짱을 낀 채 한발로 우뚝 서있는 거인. 키가 3미터정도고 온몸이 근육질인 거인. 헐크 같다. <신마유희>에 나온 십대악인 서열오위 거령철귀. 이 작품에서도 이름은 거령철귀. 마교 구대마왕의 한명이다.

청풍; (상상도 못해본 체격의 거인이다. 키가 거의 일장(一丈;3미터)나 되는...) 놀라며 물러서고. 그때

위상영; [... 달아나요 공자!] 다급히 외치고

흠칫! 하며 위상영을 보는 청풍.

위상영; [저자는 마교 구대마왕중 한명인 거령철귀(巨靈鐵鬼)예요! 공자가 맞설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에요!]

청풍; (구대마왕!) 눈 부릅 놀라고.

이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소수마녀의 말. #159>의 장면

 

<구대마왕은 천마세가를 제외한 삼대마가에서 세명씩 선정한 고수들로 마교의 수호가 사명이다.> 여자 셋 남자 여섯의 실루엣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하지만 삼십 여년 전 마교가 무림맹의 공격을 받을 때 그 사명을 완수한 것은 암흑마가 출신의 세명뿐이었다. 번뇌마가, 혈전마가 소속의 육대마왕은 사전에 종적을 감춰버렸던 것이다.> 여자 한 명과 남자 두 명이 수많은 적들에게 둘러싸여 악전고투를 치루는 모습을 배경으로

회상 끝

 

청풍; (저자가 바로 흡정마고와 함께 구대마왕에 드는 전대의 마인...) 긴장하며 거령철귀를 볼 때

[... 늦었소 아가씨!] [구대마왕중 한분이신 거령철귀께서 도착하셨으니 주제넘게 나선 저놈은 박살이 나서 죽을 수밖에 없소.] 바닥에 나뒹굴었던 무사들이 힘겹게 일어나 앉으며 웃고.

위상영; [빨리... 지금이라도 빨리 달아나요!] 비명 지르고. 하지만 그 직후

히죽 웃는 거령철귀. 이어

! 콰득! 허공에서 한번 덤블링을 하는데 밟고 있는 거대한 쇠몽둥이가 함께 뽑혀 허공으로 치솟는다. 이 쇠몽둥이가 거령철귀의 무기다

휘릭! 거구를 가볍게 움직여 내려서는 거령철귀. 청풍을 보는 자세로. ! 쇠몽둥이는 그자의 발에서 떨어져 높이 치솟고 있고.

청풍; (엄청난 거구임에도 몸놀림이 경쾌하기 이를 데 없다.) 놀라고 긴장하고

쐐액! 거령철귀를 향해 내리꽂히는 기둥같은 쇠몽둥이

! 옆으로 떨어진 쇠몽둥이를 보지도 않고 한손으로 움켜잡는 거령철귀. 시선은 청풍을 향한 채로

청풍; (흡정마고에 필적하는 고수가 느닷없이 나타났다.) 싸울 준비를 하고. 복싱하듯 가볍게 몸을 움직인다.

청풍; (만만치 않은 상대지만 광명법신 덕분에 내공이 삼갑자 수준으로 급증했으니 싸워볼만 할 것이다.) + [!] 생각하다가 눈 부릅뜨고

! 히죽 웃으며 한손으로 움켜쥔 쇠몽둥이를 쳐들고

청풍; (위험!) 가앙! 전력을 다해 뒤로 물러서고. 직후

! 청풍이 있던 곳을 내리쳐 박살내는 쇠몽둥이. 바닥에 깊은 구덩이가 생기며 흙과 박살난 바위가 사방으로 튄다.

위상영; [!] 손으로 입을 가릴 때

휘릭! 멀찍이 내려서는 청풍.

위상영; (피했어!) 안도하고.

무사들도 놀라고

청풍; [무례하군. 선배가 되어서 느닷없이 공격이나 하고...] 몸에 묻은 흙을 털 때

화악! 거령철귀의 거대한 쇠몽둥이가 그림자처럼 변해서 날아든다.

청풍; (위험...) ! 몸을 움직여 피하고. 하지만

부웅! ! 쐐액! 질풍같이 움직이며 쇠몽동이를 거의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빠르기로 휘둘러대는 거령철귀

청풍; (무서운 자...) ! 스슥! 전력으로 몸을 움직이고 날아서 거령철귀의 공격을 피하는 청풍.

청풍; (공력이 가공할 뿐 아니라 거구임에도 빠르기 이를 데 없다.) 간발의 차이로 거령철귀의 공격을 피하는 청풍.

청풍; (광명법신을 익히기 전의 나였다면 최초의 일격으로 이미 피곤죽이 되어버렸을 것이다.) 유령처럼 움직여 피하는 청풍.

이하 청풍과 거령철귀의 격렬한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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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사해용궁사> 저녁 무렵. 해질 무렵이지만 참배객들이 여전히 많고.

외진 곳에 자리한 어느 건물. 음침한 인상의 사내들이 지키고 있다.

귀면인1; [아침에 탁발을 나갔던 비구니들 중 한명이 귀환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위극겸 앞에 서서 보고하고 있다. 위극겸은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서 주사위를 굴리고 있다. 두 개의 주사위를 한 번에 던져서 나오는 숫자를 보고 있고. 건물 안에 몇 명의 귀면인이 있고.

위극겸; [상영, 그것이 비구니로 위장하고 절을 빠져나갔구나.] 한숨 쉬며 주사위를 탁자에 굴리고

귀면인1; [창문으로 빠져나간 것처럼 꾸며놓고 사실은 방에 숨어있었을 것입니다.]

위극겸; [누구 딸 아니랄까봐 잔꾀는...] 쓴웃음 지으며 다시 주사위를 모아 쥐고

귀면인1; [아가씨는 아마 자신의 손으로 기절초괴를 죽여서 복수할 작정을 하셨을 것입니다.]

위극겸; [그것이 어디로 가고 있는 것같은가?] 주사위를 든 채

귀면인1; [아가씨는 금릉의 흑사회 조직 단지회가 암흑마가의 끄나플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위극겸; [단지회로 쳐들어가서 기절초괴의 행방을 찾을 생각을 하고 있겠군.] 또르르! 다시 주사위를 굴리고

귀면인1; [본가의 아이들을 금릉쪽으로 풀어서 아가씨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위극겸; [거령철귀(巨靈鐵鬼)가 상해와 금릉 사이에 자리한 모산(茅山)에 있지?] 주사위의 점들 개수를 확인하고

귀면인1; [! 모산에 산채를 차려놓고 산적두목 흉내를 내고 있습니다.]

위극겸; [거령철귀에게 전서구를 날려서 도움을 청하도록 하게.] [, 상영이에게 위해는 가하지 말라고 특별히 주의를 주고...] 뭔가 생각하고

귀면인1; [분부 거행하겠습니다만...] 망설이고

위극겸; [집 나간 딸 년 하나 찾는 데 구대마왕중 한명을 동원하는 게 유난떠는 것같이 보이겠지?] 다시 주사위를 집어들고

귀면인1; [거령철귀는 기절초괴와 싸워도 지지 않을 실력의 소유자입니다.] 눈치 보면서 말하고

귀면인1; [하지만 아가씨가 당장 기절초괴와 조우할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만...]

위극겸; [기절초괴 때문이 아닐세.] 또르르! 한숨 쉬며 다시 주사위를 굴리고

위극겸; [몇 번을 반복해도 같은 점괘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네.] 구르는 주사위를 보고

귀면인1; [같은 점괘라면...?] 흠칫! 하고

위극겸; [별리(別離)의 괘!] 심각

귀면인1; [... 별리의 괘!] 놀라고.

실내에 있던 다른 귀면인들도 놀라고

위극겸; [빨리 잡아들이지 않으면 상영이 그것과 헤어질 것이라는 점괘가 반복해서 나오고 있네.] 주사위를 보며

위극겸; [영원한 별리인지 그저 오랜 시간 헤어짐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심각한 얼굴 크로즈 업

 

#197>

역시 저녁 무렵. 강변의 얕으막한 언덕. #116~119>에서 소수마녀가 서있던 야산. 야산 아래로는 이산하가 사우와 정필등 단지회 건달들에게 고문당하다 죽은 길이 지나고 있다.

소수마녀가 몸을 숨기고 서있었던 나무 아래쪽 청풍이 무릎을 꿇고 있다. 나무 아래에는 약간 두툼한 봉분이 있다. 잡초가 제법 난 그 봉분이 이산하의 무덤이다. 무덤 앞에는 술병과 술잔, 향이 타는 작은 향로등이 놓여있다.

 

소수마녀; [영친의 유해는 길가 야산의 나무 아래에 안장했다.] 소수마녀가 말하던 장면을 떠올리는 청풍.

 

청풍; (소수마녀...)

청풍; (어머니와 진진이의 안전을 미끼로 날 종처럼 부리고 있지만 도저히 미워할 수가 없는 여자다.)

청풍; (목적이 있어서 한 일이라 해도 그녀에게는 이런 저런 신세를 져버렸으니...) 쓴웃음 짓고. 이어

청풍; (아버지...) 다시 절하고

청풍; (부디 영면하십시오.) (자유의 몸이 되면 어머니와 진진이를 데리고 와서 고향으로 모시겠습니다.) 무덤에 대고 절하며 다짐하는 청풍. 이어

청풍; (소수마녀가 지목한 두 번째 암살 대상은 종남산(終南山)에 숨어있다.)

청풍;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서둘러 종남산으로 가야하지만...) ! 일어나고

청풍; (그 전에 할 일이 한 가지 생겼다.) 왼쪽 손목에 걸고 있는 광명륜을 만지면서 돌아서고

청풍; (광명법신...) (어머니가 외조부의 위패 속에 숨겨둔 팔찌에서 찾아낸 기이한 무공...)

청풍; (그것을 먼저 수련해야한다.) (흡정마고를 상대할 때와 같은 요행을 바라선 안되니...) 언덕을 걸어 내려간다.

 

#198>

저녁 무렵. 멀리 해안이 보이는 바다를 떠가는 화려한 배. <신마유희>에 나온 악인선 형태인데 좀 작다. 요트같은 분위기

배의 갑판 위에는 음침한 인상의 무사들이 여기저기 경비를 서고 있고

배로 날아드는 비둘기들

비둘기들은 갑판 아래에 나있는 창문으로 날아 들어간다.

 

배의 갑판 끝에 있는 3층 선실.

3층 선실 앞 베란다에 썬 베드에 누워있는 기절초괴. 비키니를 걸친 몸에 얇은 가운만 걸친 헐벗은 여자 둘이 좌우에 앉아서 기절초괴의 다리를 주무르고 있고. 두 년의 이름은 화사와 화접. 기절초괴의 상의는 벌어져 있는데 심장 부위를 붕대로 감고 있다. 기절초괴는 작은 향로 구룡로를 왼손 손바닥에 얹어놓고 살펴보는 중이다.

기절초괴; [구룡로... 구룡로...] 살펴보면서 중얼거리고

두 계집 중 한 년이 곁눈질로 구룡로를 보고. 이 년의 이름은 화사. 뱀이 수 놓여진 옷을 입고 있다. 번뇌마가의 간세다.

기절초괴; [천마가 남긴 일곱 가지 힘 중 하나가 이 작은 향로에 숨겨져 있다 이거지?] 얼굴 위로 들어서 보며

기절초괴; [번뇌마가의 능구렁이들은 마교가 멸망할 때 이걸 훔쳐내서 지금까지 숨기고 있었다.]

기절초괴; [하지만 잔머리만 굴릴 줄 알던 그 인간들은 구룡로의 사용법을 끝내 알아내지 못했어.] 히죽

기절초괴; [어떠냐?] [네년 생각에도 내가 구룡로에 숨겨져 있는 비밀을 풀지 못할 것같겠지?] 구룡로를 곁눈질하던 화사에게 갑자기 묻고

화사; [... 아니옵니다.] 기겁하며 고개 젓고

화사; [가주님이시라면 충분히 구룡로의 힘을 끌어내실 수 있을 것이옵니다.] 억지로 웃으며 아부하고

기절초괴; [화사(花蛇)! 네년은 역시 사람 보는 눈이 있구나.] 웃고

기절초괴; [칭찬하는 의미로 좋은 구경을 시켜주마.] 구룡로를 아래에서 움텨쥐는 자세로 쳐들고. 그러자

! ! 구룡로 표면에 새겨진 용의 조각들이 빛을 내고

<... 구룡로에 새겨진 용들이 빛을 발한다.> 놀라고 긴장하는 두 여자.

기절초괴; [구룡로의 작동 원리는 표면에 새겨진 아홉 마리의 용에 정해진 순서대로 내공을 주입하는 것이다.] 징징! 용 조각이 빛나는 구룡로를 들고 웃으며 말하고.

기절초괴; [그리하여 제대로 된 순서대로 내공이 주입되면...] ! 구룡로를 쥔 손에 힘을 주고

기절초괴; [이런 일이 벌어지지.] 구룡로를 높이 들고 외치고, 직후

화악! 크왕! 구룡로 뚜껑에 난 세 개의 구멍에서 각기 세 마리씩의 용이 튀어나온다. 연기로 이루어진 용들인데 허공으로 확 올라가면서 커진다.

[!] [!] 공포에 질려 물러서는 화사와 화접. 그 직후

화악! 크왕! 아홉 마리의 용 중 한 마리가 꿈틀거리며 화사를 덮치고

화사; [... 안돼!] 주저앉아 비명 지르며 두 팔로 얼굴을 가리는데

화악! 화사의 몸을 휘감는 연기로 이루어진 용

화접은 뒤로 주저앉아 달달 떨며 보고 있고

화사; [... 살려 주세요 가주님!] 연기로 이루어진 용에게 휘감긴 채 달달 떨고

기절초괴; [난 오래 전 마교의 폐허에 갔다가 천마가 남긴 구룡로를 쓸 수 있는 비결을 얻었었다.] [덕분에 구룡로의 힘을 어렵지 않게 끌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구룡로를 쳐든 채 웃고. 다른 용들은 주변에서 꿈틀대고 있고

기절초괴; [이 사실을 한시라도 빨리 번뇌마가에 알리고 싶겠지?] 웃으며 화사를 보고

화사; [... 무슨 말씀이신지요?] [소녀는 번뇌마가와 아무런 관련도 없사옵니다.]

기절초괴; [뭐 믿어주도록 하지.] 웃고

기절초괴; [믿어주는 김에 네년이 번뇌마가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무수한 증거도 조작이었던 걸로 해주겠다.]

화사; [... 감사하옵니다.] 억지로 웃으며 고개 조아리고. 하지만

기절초괴; [하지만 믿어주는 것과 용서하는 건 별개의 문제야.] ! 들고 있는 구룡로를 쥔 손에 힘을 주고. 그러자 구룡로의 표면에 새겨진 용들의 형사잉 더 빛나고. 그러자

! 화사를 휘감은 용도 빛을 발하고. 다음 순간

[끼아아아!] 비명과 함께 단번에 재가 되는 화사

[으으으...] 뒤로 물러나 주저앉은 화접은 달달 떨고. 사타구니에서 뜨거운 물기가 흘러나와 갑판을 적신다.

푸스스! 재가 되어 흩어지는 화사의 몸뚱이

기절초괴; [구룡로는 삼매진화를 최대 아홉 배로 늘려주는 사기급의 무기인 것이다.] 화악! 크오오! 용들을 흩어버리며 웃고

기절초괴; [이게 내 손에 들어왔으니 생사교를 쓰는 늙은이와도 겨뤄볼 수 있게 되었다.] 웃고. 이어

기절초괴; [구경 끝났으면 보고 해!] 구룡로를 두 손으로 쓰다듬으며 누군가에게 말하고. 그러자

갑판에서 3층으로 올라오는 계단 입구에 서있던 중년사내 한명이 움찔하고. 그자는 손에 종이를 두 장 들고 있다.

사내; [... 예 가주님!] 굽신거리며 급히 다가오고

기절초괴; [내 휴식을 방해한 걸 보니 중요한 전서구가 도착한 모양이지?] 구룡로를 소매로 닦으며

사내; [혈모를 감시하던 섬전비호로부터 급전이 도착했습니다.] 두 손으로 종이들을 내밀고

기절초괴; [섬전비호가 급한 연락을 보냈다?] 갸웃하면서도 종이를 받을 생각은 않고 보기만 하고.

기절초괴; [설마 그 할망구가 젊은 놈을 애인으로 삼기라도 했다는 거냐?] 피식 웃고. 그러자

사내; [관계가 확실하진 않지만 혈모가 젊은 사내와 접촉한 것은 맞습니다.] 종이를 보며 말하고

기절초괴; [? 정말이야?] [난 농담으로 해본 말인데?] 어리둥절

기절초괴; [어떤 놈이야?] [혈전마가의 정통 후계자인 혈모 대려군에게 귀여움을 받은 행운아는?] 눈을 흘기고

사내; [바로 이자입니다.] 종이를 한 장 기절초괴에게 보여주고.

사내가 보여주는 종이에는 청풍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황금전장에서 배포한 현상금 포스터다. 청풍의 초상화 아래 위로는 <兇手 李淸風> <褒賞金 十萬兩>라는 글이 적혀있고. 헌데

기절초괴; [으악!] 초상화를 본 순간 기겁하며 펄쩍 뛰어오르는 기절초괴

<?> 놀라는 사내와 화접

기절초괴; [히익!] 휘릭! 비명 지르며 급히 썬 베드 뒤로 날아내려 숨는 기절초괴

사내; [... 용서하십시오! 속하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급히 무릎 꿇으며 사색이 되고. 화접도 겁에 질려 납작 엎드리고

기절초괴; [아니... 아니야! 네놈이 죽을죄를 지은 게 아니야!] 썬 베드 뒤에 숨은 채 달달 떨고. 진짜 겁에 질린 모습이고

사내; [하오면 왜...?] 안도하며 고개를 들고

기절초괴; [그 놈... 그 놈 용모파기를 잘 보이게 쳐들어봐!] 손짓

사내; [...] ! 의아해하면서도 청풍의 초상화를 두 손으로 펼쳐보이고

청풍의 얼굴 그려진 초상화를 유심히 보는 기절초괴. 겁에 질린 표정이고

기절초괴; [틀림없군! 틀림없어!] 침 꼴깍! 삼키고. 식은땀 흘리며

기절초괴; [... 다른 놈들은 모르겠지만 천하제일의 천재인 난 알 수 있어.]

기절초괴; [이청풍이란 그놈... 십팔 년 전 섭아연이가 빼돌린 구천마존의 손자야!] 공포에 질린 표정

<구천마존의 손자!> 놀라는 사내와 화접

 

#199>

<-단양(丹陽)> 해가 진 초 저녁 무렵. #120>에 나온 단양 장면과 같은 도시. 거대한 강과 직선의 운하가 만나는 사거리 교차점에 자리한 도시. 많은 배가 운하와 강을 오가고 있고. 부두에는 배들이 정박해있다. 여기저기 건물들에는 불이 켜지고 있고

단양 교외의 강가. 상당히 높은 바위산이 있다.

바위산 중턱. 강이 보이는 쪽으로 입구가 나있는 동굴이 있다.

휘익! 그 동굴 입구로 날아 내리는 청풍.

청풍; (이쯤이 좋겠군.) 주변 살피며 동굴로 들어간다.

청풍; (이곳 단양은 장강과 경항운하가 만나는 교통의 요충지다.) (그리고 내가 척살해야할 두 번째 표적은 종남산에 있다.) 어둑한 동굴로 들어가고

청풍; (종남산으로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은 배를 타고 경항운하와 황하를 거슬러가는 것이다.) 깊지 않은 동굴 끝에 이르고.

청풍; (일단 이곳에 숨어서 광명법신을 연마한 후 배를 타고 종남산으로 가자.) 동굴 내부 둘러보고.

청풍; (두번째 표적도 흡정마고에 못지않은 인물이다.) 바닥에 앉고

청풍; (아니, 어떤 면에서는 흡정마고보다 죽이는 게 더 어려운 상대다.) 책상다리를 하며 왼쪽 손목에서 팔찌, 광명륜을 뽑는다.

청풍; (소수마녀가 흡정마고를 죽인 다음에 척살하라고 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광명륜을 두 손으로 들고 들여다보고

청풍; (이 팔찌...) ! 광명륜이 어둔 속에서 은은한 빛을 뿜어내고

청풍; (나는 광명법신이라는 무공비결이 숨겨져 있는 이 기이한 팔찌를 분명 처음 본다.) 광명륜을 살피고

청풍;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인가?) (마치 전에 이것을 본 적이 있는 것같은...)

청풍; (어머니가 위패 속에 이 팔찌만 숨겨두셔서 이름은 물론이고 어떤 내력이 있는 물건인지도 알 수가 없다.)

청풍; (하지만 이 팔찌가 내 진짜 신세내력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건 분명하다.)

청풍; (내 신세에 얽혀있는 비밀을 풀기 위해서라도 광명법신을 확실하게 익혀야만 한다.) 광명륜 속에서 움직이는 용의 형상을 들여다보며 생각하고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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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 (깨알을 다시 열 개로 쪼갠 정도 크기의 글씨다.) (너무 작아서 나 정도의 공력을 지닌 사람이 아니면 읽을 수 없다.) (그리고...) 눈을 부릅뜬 채 광명륜을 들여다보고

청풍; (무공비결!) 흥분

청풍; (이 글자들은 어떤 무공을 수련하는 비결이다.)

청풍; (무공의 이름은...) 정신을 집중하여 광명륜 속 용의 비늘에 적혀있는 글을 읽고

청풍; (광명법신(光明法身)!) 흥분하고

청풍; (광명법신이라는 무공인데...) (수련하면 몸속 경맥의 모든 장애와 적폐를 일소하여 무한정으로 공력을 쓸 수 있게 해준다.)

청풍; (흡정마고에게서 흡수한 막강한 내공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는 내게 안성맞춤인 무공이다.)

청풍; (광명법신이라는 이 무공만 익히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수가...) + [!] 생각하다가 흠칫! 하고

<이쪽이 극락전입니다 시주.> <감사하옵니다 스님!> 저벅 저벅! 말소리와 함께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청풍; (나 말고도 참배하러 온 사람이 있다.) ! 광명륜을 급히 왼쪽 손목에 끼우고

청풍; (광명법신은 다른 곳에 가서 제대로 살펴보자.) ! 두쪽으로 분리했던 위패를 양손으로 집어들며 일어나고

달칵! 위패를 합치며 신단으로 다가가는 청풍. 그때

[어머나.] 극락전 안으로 들어서다가 청풍을 보고 좀 놀라는 중년부인. 나이는 5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데 머리는 반백이고 인자한 인상이다. 전형적인 귀부인 인상. 진상파의 나이 든 모습. 사실 이 여자는 진상파의 생모인 대려군. 한 두 번 나올 캐릭터. 하지만 신분은 대단하다. 혈전마가의 가주였던 무적혈신 대각의 딸이었다. 양손에 중지에 각기 하나씩의 가락지를 끼고 있다. 붉은 옥으로 다듬은 가락지. 얼룩덜룩한 무늬가 있는 가락지다

문 밖에는 청풍을 안내했던 중과 키가 훤칠하게 큰 젊은 여자가 서있다. 젊은 여자 이름은 환설. 다른 작품의 환설 캐릭터. 손에는 보자기로 싼 쟁반을 들고 있다. 쟁반에는 술병도 있는 게 보이고.

대려군; [선객이 있으셨군요. 방해가 되지나 않았는지 모르겠어요.] 두 손을 아래로 모으며 고개를 숙이고.

청풍; [아닙니다.] 고개를 조금 돌려서 마주 숙이며 위패를 원래 장소에 놓고

청풍; [고인께 문안 올리고 나가려던 참이었습니다.] 입구쪽으로 오는데

[!] 다가오는 청풍을 보며 무언가 놀라는 대려군.

[!] 환설도 놀라는 표정이고. 이어

대려군; (이 아이는 설마...) + [실례지만 공자의 이름을 들을 수 있을까요?] 청풍의 얼굴을 빤히 보며

청풍; (이 부인이 왜 내게 관심을 보이는 건가?) + [이청풍이라고 합니다.] 츠으! 눈이 약간 빛을 내고. 그러자

<중동(重瞳)!> 빛을 내는 청풍의 눈동자 크로즈업 배경으로 대려군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의 눈동자 안에 원형의 테두리가 하나 더 있다.

대려군; (틀림없다!) + [이공자셨군요.] 뭔가 생각하는 표정으로 청풍을 지긋이 보고

청풍; (나를 왜 저렇게 뚫어져라 보는 건가?) + [소생에게 가르침이 계신지요?]

대려군; [초면에 가르침이라니 가당치도 않아요.] 고개를 좀 숙이며 웃고

대려군; [다만 주제 넘는 참견이겠으나...] [제수(祭需;제사에 쓰는 물품)없이 참배를 오신 것 같군요.] 청풍의 빈손을 보고

청풍; [지나가던 길에 들른지라...] 멋 적게

대려군; [그럼 고인께서 서운해하시지요.] [마침 제가 술을 넉넉히 준비해왔으니 고인께 한잔 올리시는 게 어떨까요?] 미소 짓고

청풍; (확실히 지나친 참견이지만 거절할 수도 없군.) + [염치없으나 폐를 끼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대려군; [폐랄 게 있겠어요?] [오히려 함께 계시는 영령들이시니 기꺼워하실 거예요.] [준비 하거라 환설(煥雪).] 밖에서 기다리던 환설에게

환설; [예 마님!] 대답하며 들어오고

제단 앞에 무릎을 꿇고 앉는 대려군. 그 옆에 쟁반을 내려놓고 보자기를 푸는 환설. 환설이 푸는 보자기 안에는 술병과 술잔, 안주와 과일들이 들어있다.

청풍; (어쩌다 보니 다른 사람의 제사에 참석하게 되었구나.) 두 손 모은 채 공손히 서서 보고. 환설이 안주와 과일들을 제단에 진설하고 있다.

 

#192>

극락전을 밖에서 본 모습. 주변에 사람은 없다. 안내했던 중도 다른 곳으로 가버렸고. 시간이 좀 지났다. 헌데.

절의 다른 건물 뒤에 숨듯이 서서 극락전을 보고 있는 음침한 인상의 사내. 족제비같은 인상이고. 이자는 기절초괴의 수하인 교칠. 그리 중요하지 않은 조연인데 경신술이 뛰어나다. 별호는 섬전비호

교칠; (혈모(血母)의 참배가 오늘 따라 길어지는군.)

교칠; (짜증이 나지만 참아야만 한다.) (혈모의 일거수일투족을 기절초괴님께 보고해야 하는게 나 섬전비호(閃電飛狐) 교칠(喬七)의 사명이니...) 하품하고

 

#193>

극락전 내부. 두 개의 위패가 제단에 놓여있고. 제단 앞의 향로에서는 향이 연기를 내며 타고 있고. 그 향로 앞쪽에 청풍과 대려군이 마주 앉아있다. 청풍은 술잔을 한손에 들고 있다. 음복하는 중이다. 두 사람 사이에는 쟁반에 안주들이 얹혀져 있고. 대려군 옆쪽 조금 뒤에 환설이 무릎을 꿇고 앉아서 청풍을 유심히 보고 있다.

청풍; [오늘이 부군의 기일(忌日)이었군요.] 위패를 보고.

제단에 놓인 위패중 하나는 <先父 龍公神位)라 적혀있고 다른 위패에는 <先夫 皇甫公神位>라고 적혀있다.

대려군; [정이 많고 한없이 착한 분이셨지요.] 함께 위패를 보며 우울한 미소.

대려군; [함자가 황보륜(皇甫倫)이셨는데...] [마음도 약하셔서 하나뿐인 딸이 남에게 해꼬지를 당하자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등지셨답니다.] 위패를 보고

청풍; [따님이 화를 입으셨군요.] 놀라고

대려군; [딸아이의 이름은 황보혜(皇甫惠)로 이공자보다는 한 살 많은데...] [막 돌이 지났을 무렵 악의를 품은 자가 납치를 해갔어요.] 애잔하게 한숨

청풍; [어떤 자가 그런 천인공노할 만행을...] 분노

대려군; [이 계집의 아비는 어떤 문파의 수장이셨어요.] [다만 자식복은 없으셔서 아들들은 모두 요절하고 핏줄이라고는 이 계집 하나만 남았었답니다.]

대려군; [결국 원하는 바는 아니었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딸인 제가 대를 잇게 되었지요.]

청풍; [문파의 수장 자리를 노리는 자가 부인을 협박하기 위해서 따님을 납치한 것입니까?]

대려군; [참담하고도 부끄러운 이야기지요.] 한숨

청풍; (문파 내의 누군가가 이분의 딸을 해꼬지 했구나.) 깨닫고

대려군; [딸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우리 부부는 상속을 포기해야만 했어요.]

대려군; [그렇게 모든 걸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딸은 끝내 제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답니다.] 애잔한 표정으로 한손을 가슴에 대고

청풍; [흉수가 따님을 시해한 것입니까?] 눈 번뜩. 분노. 눈에서 빛이 나고

대려군; (또 눈 속에 중동이 나타나네.) + [납치한 자의 변명에 의하면...] 청풍의 빛이 나는 눈을 마주 보면서

대려군; [함께 납치당했던 딸의 유모가 딸을 데리고 탈출했다가 실종되었다는군요.]

청풍; [실종된 게 아니고 부인을 두고두고 옥죄기 위해 따님을 감춰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대려군; [그렇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요.] 한숨

청풍; [주제 넘는 말이지만 제가 보기에 부인은 복이 많으신 분입니다.]

청풍; [흉수에게 여전히 인질로 잡혀있든 정말 실종되었든 따님은 잘 자라고 있을 것입니다.]

대려군; [큰 위로가 되는 말씀이에요.] 웃고

청풍; [인연이란 모르는 법 아니겠습니까?] [혹시 제가 강호에서 따님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니 따님을 분간할 수 있는 특징이 있으면 말씀해주십시오.]

대려군; [말씀은 고맙지만...] 난감

환설도 찡그리고

청풍; [부담은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고개 숙이고

대려군; [그리 말씀하시니 알려드리지요.]

대려군; [제 딸의 가슴에는 나비 모양의 반점이 있답니다.] 의미심장하게 웃고

청풍; (... 가슴 사이에 반점...) 얼굴 벌개지고

청풍; (그래서 알려주는 걸 망설였구나.) 쓴웃음

환설이 샐쭉하며 흘겨보고

대려군; [공짜로 신세를 질 수는 없지요.] ! 왼손 중지에 끼고 있는 가락지를 뽑는다. 붉은 색이 도는 가락지인데 얼룩덜룩 무늬가 있어서 고급스럽게 보이지 않는다.

[!] 왠지 놀라는 환설

대려군; [이 가락지를 보답으로 드리고 싶어요.] 두 손으로 가락지를 내밀고

청풍; [... 아닙니다.] 당황하며 손사래를 치고

청풍; [받을 수 없으니 거두어주십시오.] 고개 조아리는데

대려군; [보시면 알겠지만 얼룩진 옥으로 깎은 가락지라 그리 귀한 게 아니랍니다.] 더 내밀고

대려군; [별 가치는 없어도 제 성의라 생각하고 받아주세요.] 간절하게

청풍; (확실히 고급스러운 가락지는 아니다.) + [그럼 염치없지만...] 두 손으로 가락지를 받고

가락지를 왼손 중지에 끼우는 청풍.

스륵! 청풍의 중지에 끼워지는 가락지

청풍; (이상하군.) (저 부인의 중지는 나보다 훨씬 가는데 이 가락지는 내 중지에도 거뜬히 맞는다.) 가락지를 살피며 갸웃하고

대려군; [늙은 계집이 주제넘게 참견해서 공자의 귀한 시간을 빼앗았군요.] 웃고. 퍼뜩 정신 차리는 청풍

대려군; [이 계집의 이름은 대려군(代麗君)이라고 해요.] [소주(蘇州)의 피진장(避塵莊)이라는 곳이 거처이니 지날 때 한번 들러주세요.] 청풍을 지긋이 보며 말하고.

 

#194>

극락전을 밖에서 본 모습. 근처 건물의 벽을 등지고 앉아서 하품하는 섬전비호.

섬전비호; (젠장할... 제사를 도대체 얼마나 오래 드리는 거야?) 하품하며 극락전을 곁눈질하고

섬전비호; (이래서 계집을 감시하는 일은 피곤하단 말이야. 뭐 하나 빠릿빠릿하게 하는 일이 없으니...) 궁시렁. 곁눈질. 그러다가

[!] 무언가 발견하고 급히 건물 뒤로 숨는 섬전비호.

극락전에서 나오는 청풍.

섬전비호; (맙소사! 저자는...) 놀라며 품속에 손을 넣고

그 사이에 청풍은 극락전을 등지고 걸어가고 있고

섬전비호; (여기로 오기 직전에 손에 넣은 게 있었지.) 다시 꺼낸 섬전비호의 손에는 두 번 접힌 종이가 한 장 들려있다.

접힌 종이를 펼치며 청풍을 훔쳐보는 섬전비호

섬전비호; (틀림없다!) 흥분하며 종이를 보고

섬전비호; (저자는 황금전장에서 십만 냥의 현상금을 건 이청풍이란 놈이다!) ! 종이에는 청풍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고. 종이 아래 위에는 <兇手 李淸風> <褒賞金 十萬兩>이란 글이 적혀있다.

 

#195>

극락전 내부. 청풍이 나가서 이제 대려군과 환설만 남았다. 대려군은 제단을 보고 있다. 제단에도 <先夫 皇甫公神位>라 적힌 위패만이 놓여있다. 환설은 대려군 뒤에 무릎 꿇고 앉아있는데 좀 불만스러운 표정

대려군; [그 아이 말대로 알다가도 모르는 게 인연이로구나.] 남편의 위패를 보고

대려군; [실종되었다던 그 아이를 이런 곳에서 만나게 되다니...] [아마 먼저 가신 분들이 다리를 놓아주셨을 것이다.] 신단에 놓인 다른 위패들을 보고

환설; [마님께서는... 이청풍이란 자가 정말로 구천마존님의 핏줄이라 생각하시는지요?]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말하고

대려군; [내가 구천마존님을 마지막으로 뵌 건 열아홉 살 때였다.] [뭔가를 착각하고 오인할 어린 아이는 아니었다.]

환설; [세상이 넓으니 비슷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 않는가요?] 여전히 불신

환설; [단지 닮았다는 사실만으로 본가의 보물인 혈왕환(血王環)을 맡기신 건 우려가 되옵니다.] 삐진 표정

대려군; [솔직히 말하자면 이청풍은 구천마존님을 아주 빼닮지는 않았다.] 웃고

환설; (이건 또 무슨 말씀이신지...) 난감할 때

대려군; [구천마존님은 마주 보는 게 어려울 정도로 패도적인 용모를 지니셨던 데 반해 이청풍은 책상 물림같은 분위기를 지녔기 때문이다.]

환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청풍을 구천마존님의 핏줄이라 확신하신 이유가 있으시겠어요.] 새침

대려군; [천마의 후손들에게는 오직 천마일족에게만 전해지는 특징이 있다.] 끄덕이고

환설; [천마일족의 특징이라면...] 놀라고

대려군; [집중하거나 분노할 때 중동(重瞳)이 나타나는 게 그것이다.] 눈을 가리키고

환설; [중동이라면 한눈에 눈동자가 두 개가 들어있다는 전설 속의 겹눈 아닌지요?] 눈 치뜨며 놀라고

대려군; [눈 하나에 눈동자가 두 개라는 건 과장된 얘기고...] 웃고

대려군; [정확히는 눈동자 속에 또 눈동자가 들어있는 것처럼 보이는 눈을 중동이라고 한다.] 청풍의 얼굴의 눈 부위를 떠올리고. 청풍의 눈동자가 두 겹으로 보인다. 큰 눈동자 안에 작은 눈동자가 또 들어있는 듯 보이는

환설; [이청풍이 그 중동을 지니고 있었는지요?] 놀라고

대려군; [내가 본 바에 의하면 틀림없다.] 끄덕

환설; [천마... 천마의 핏줄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었군요.] 흥분 두려움

대려군; [우리 혈전마가(血戰魔家)는 삼십여 년 전 구천마존께서 위기에 처했을 때 모른 척하는 불충(不忠)을 저질렀었다.]

대려군; [혈전마가 대씨일족의 대가 끊기게 생긴 것은 아마도 그 응보인 것같구나.]

환설; [마음 약하게 잡숫지 마세요.] [이청풍의 말대로 아가씨는 어딘가에서 분명 잘 자라고 계실 거예요.] 위로하고

대려군; [그러기를 기도해야겠지.] 한숨 쉬며 남편의 위패를 보고

<부디 우리 딸을 지켜주세요 상공.> 극락전 내부 모습 배경으로 대려군의 생각

 

#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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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

황금전장의 다른 곳. 벽초천의 아내 온유향의 거처. 여자 무사들이 경비 서고 있고

건물 내부의 거실. 벽옥령이 고양이 설아를 안고 초조하게 왔다갔다 한다. 하녀들이 몇 명이 구석에 서서 그런 벽옥령의 눈치를 보고 있고.

벽옥령; (소소 언니에 대한 치료가 늦어지고 있어.) 거실 한쪽의 문을 보며 울상

그런 벽옥령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지난 밤 기절하기 직전 보았던 장면. 두 팔이 침대 기둥에 묶인 채 거의 알몸으로 누워있던 모습이다.

벽옥령; (대체... 대체 어떤 나쁜 사람이 소소언니에게 그런 짓을 한 걸까?)

벽옥령; (누군지는 모르지만 반드시 찾아내 소소언니를 괴롭힌 대가를 치르게 해줄 거야.) 굳은 결심

 

벽옥령이 본 문 안쪽. 온유향의 침실. 침대에 벽소소가 눈을 감은 채 누워있고. 나이 든 노파가 진맥을 하고 있다. 온유향이 침대 옆의 의자에 앉아서 보고 있다. 방안에는 여자무사들의 우두머리인 여자무사1, 즉 냉상아도 있다. 이하 냉상아로 표기

이윽고 한숨 쉬며 허리를 펴는 노파

온유향; [어떤가요 신()파파?]

노파; [겉으로 드러난 상처는 몇 군데 없고 그리 깊지도 않사옵니다 마님.] [다만...] 난감한 표정으로 벽소소를 보고

노파; [워낙 심하게 난행을 당해서 몸 속에 가볍지 않은 상처를 입었사옵니다.] 온유향의 눈치를 보며 말하고

냉상아; (몸속이 헐 정도로 난행을 당하다니...) 찡그리고

냉상아; (이청풍, 그자가 큰 아가씨를 얼마나 미워했는지 짐작이 간다.) 쓴웃음

온유향; [완치까지 얼마나 걸릴 것 같은가요?] 한숨 쉬고

노파; [혼례식 전까지는 어찌어찌 났겠지만...] 망설이고

온유향; [다른 문제가 있는가요?]

노파; [계산해보니 아가씨는 어제 오늘이 가장 위험한 날이었습지요.] 온유향의 눈치를 보며 말하고

눈 꼬리를 살짝 올리는 온유향.

냉상아; (임신할 수도 있다는...) 경악하며 손으로 입을 가리고

[...] 눈 감은 벽소소의 눈 꼬리도 파르르 떨리고

온유향; [그렇군요. 그럴 수도 있겠어요.] 벽소소를 보며 끄덕이고

온유향; [소소에게 일어난 일은 철저하게 기밀로 붙이세요.] 엄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고

노파; [예 마님...] 주눅 들어 눈치를 보고

나가라는 손짓하는 온유향.

서둘러 방에서 나가는 노파와 냉상아.

 

문 밖에서 서성이던 벽옥령이 돌아보고. 냉상아가 문을 열고 나오고 노파가 따라 나온다.

벽옥령; [부단장언니!] [소소언니는 어때요?] 급히 문쪽으로 다가가지만

냉상아; [큰 아가씨는 많이 좋아지셨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작은 아가씨.] 문을 닫으며 말하고

냉상아; [그리고 큰 아가씨는 당분간 안정을 취해야 해서 아무도 만나면 안된다고 하셨어요.] 문을 막아서며 말하고

벽옥령; [... 알았어.] 풀이 죽어 근처의 의자에 털썩 주저앉고

냉상아; (어머니가 다르다지만 자매가 어쩌면 저렇게 다를까 싶다.) 풀이 죽어 고양이를 쓰다듬는 벽옥령을 보고

냉상아; (큰 아가씨가 동생의 반만 닮았어도 이번처럼 끔찍한 꼴을 당하지는 않았을 텐데...) 한숨

 

방안. 눈을 감고 누워있는 벽소소. 침대 옆에 앉아 벽소소의 손을 잡고 있는 온유향

온유향; [지난밤의 일을 잊어버리라고는 하지 않으마.]

온유향; [다만 네가 무슨 일을 당했건 아버지와 나, 그리고 옥령이는 변함없이 네 편이라는 것만은 잊지 말거라.] 잡고 있는 벽소소의 손을 다른 손으로 쓰다듬고. 하지만

! 온유향의 손에서 자기 손을 빼는 벽소소. 이어

! 고개도 온유향의 반대쪽으로 돌리는 벽소소

벽소소의 뇌리에 떠오르는 청풍에게 당하던 장면

입술 악무는 벽소소.

주르르! 눈 꼬리로 눈물이 흐르고

온유향; (말로 위로받기에는 마음의 상처가 너무 크겠지.) 그걸 보며 한숨 쉬는 온유향. 한손으로

온유향; (아무래도 이청풍이란 못된 놈을 내가 한번 만나봐야겠구나.) 눈 번뜩이고. 무시무시한 분위기가 흐른다. 온유향은 사실 무서운 고수다. 황금수라와 황금나찰의 공동 단장이 바로 온유향이다. 온유향의 진짜 신분은 마교 구대마왕의 막내인 천앙마녀다. 암흑마가 출신으로 마교가 멸망할 때 18살이었다. 무림맹과의 싸움에서 심각한 부상을 입고 죽어가던 걸 벽초천이 구했으며 나중에 후처로 삼았다.

 

#189>

<-사해용궁사> 해가 제법 높이 솟았다. 참배객들이 모여들고 있고

반대로 사해용궁사에서 나가는 비구니들이 있다. 죽립을 쓰고 손에 든 목탁을 치며 줄 지어 나가는 비구니들. 사해용궁사도 오던 참배객들이 비구니들을 향해 합장하고

[스님들이 탁발(托鉢)을 나가시는구만.] [사해용궁사는 시주가 많기로 유명한 절인데도 탁발을 나가나?] 지나가는 비구니들을 보며 대화 나누는 참배객들

[탁발이 어디 꼭 시주를 받기 위해 하는 건가?] [맞아 저것도 일종의 수행이야.] 사람들의 대화를 배경으로 죽립을 눌러쓴 비구니 한명 크로즈 업. 바로 위상영이다. 머리를 위로 모아 죽립 속에 감췄고 몸에는 승복을 걸치고 있다.

사해용궁사를 나가는 비구니 일행. 사해용궁사 입구에는 눈빛이 날카로운 사내들이 서서 드나드는 사람들을 감시한다.

위상영; (역시 본가의 고수들이 아직 남아서 사해용궁사를 드나드는 사람들을 감시하고 있구나.) 긴장하여 곁눈질로 그자들을 보고. 하지만

비구니들은 대충 보고 다른 사람들을 감시하는 사내들

위상영; (비구니로 위장하길 잘했다.) 안도하며 사내들 사이를 지나가고

위상영; (아버지도 설마 내가 비구니로 위장할 줄은 생각도 못하고 계실 것이다.)

위상영; (아버지와 조부님은 당신들께서 복수를 해주시겠다고 하셨지만...) 죽립 아래에서 눈빛 강렬해지고

위상영; (다른 사람의 손을 빌리는 것은 진정한 복수가 아니다.)

위상영; (기절초괴 패륵! 그 마귀새끼는 기필코 내 손으로 찢어죽이고 말 것이다.) 이를 가는 위상영의 얼굴 크로즈 업

 

#190>

. 금릉이 멀리 내려다보이는 험준한 바위산

<-금릉의 진산(鎭山) 자금산(紫金山)> 산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경치 좋은 곳에 제법 규모가 있는 절이 한 채 있다.

<-수덕사(修德寺)> 위 절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참배객들이 제법 많다.

외진 곳에 자리한 제법 큰 건물로 오는 중과 청풍. 중이 안내해온다.

건물의 처마에는 <極樂殿>이라는 글이 적힌 현판이 걸려있고

; [이곳이 극락전(極樂殿)입니다.] 열려있는 문을 가리키고.

청풍; [안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님!] 합장하고

; [별 말씀을...] [천천히 참배하시옵소서.] 마주 합장하고

중은 왔던 길로 가로 청풍은 문 안으로 들어간다.

 

#191>

극락전 안쪽은 위패가 보관된 전형적인 사당. 십여 층의 단상으로 이루어진 긴 신단에 수많은 위패들이 죽 늘어서 있다. 위패들은 높이가 50센티에 폭 20센티 정도인데 모두 글이 적혀있다. 입구 맞은편에는 향로가 있고 향로 건너편에는 작은 단상이 있어서 위패를 그곳으로 옮겨놓고 참배할 수 있게 된 구조다. 신단 뒤에는 부처들이 그려진 벽이 있다.

극락전 안으로 들어가며 진삼낭의 말을 떠올리는 청풍

 

진삼낭; [극락전에 안치된 신위중 용()씨 성은 단 한분뿐이니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의미심장하게

회상 끝

 

청풍; (어머니와 성이 다른 외조부...)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하는 건가?) 위패들을 죽 살피며 생각하고

청풍; (어머니는 내게 뭔가 숨기는 것이 있으셨던 게 분명하다.) 위패들을 살피면서 생각하고. 그러다가 청풍의 뇌리에 또 떠오르는 장면들. #11>#31>의 장면

 

이산하; [내가 다리병신 된 게 누구 때문인지 잊었어?] 삿대질하고

이산하; [네년과 청풍이 놈만 아니었어도 내 인생이 이런 꼬라지가 되진 않았다구!] 이를 갈며 손을 들어 진삼낭을 때리려 하고

이상 #11>의 장면

 

청풍; (아버지는 당신이 다리를 다친 게 나와 어머니 때문이라 하셨다.) (그리고 아버지는 어머니와 처음 만났을 때 다리를 다치신 것으로 알고 있다.) 위패들을 살피며 생각하고

청풍; (그렇다는 건 아버지가 어머니를 만나셨을 때 이미 난 태어난 후였다는 얘기가 된다.) (뿐만 아니라...) 이어 떠오르는 장면

 

진삼낭; [이런... 살다보니 이런 일도 있구나.] 눈물 글썽

진삼낭; [역시 도련님은 뭐가 달라도...] + [!] 말하다가 움찔하며 입을 다물고

이상 #31>의 장면

 

청풍; (어머니는 엉겁결에 날 도련님이라 부르셨었다.)

청풍; (물론 급히 얼버무리긴 하셨지만...) (아무래도 내 신세내력에는 나도 모르는 비밀이 있는 것 같다.) 위패들을 살피다가

청풍; (찾았다!) 눈 번뜩이며 위패를 하나 보고

<先父 龍公神位>라는 글이 적힌 위패다

청풍; (이 위패에 그 비밀을 풀 수 있는 열쇠가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위패를 단상에서 집어들고

청풍; (겉보기에는 그냥 평범한 위패인데...) 두 손으로 위패를 들고 살피고. 그러다가

청풍; (혹시...) 다른 위패를 하나 집어들고

두 손으로 위패를 하나씩 들고 무게를 가늠하는 청풍.

청풍; (틀림없다.) 흥분하고

청풍; (외조부님의 것이라는 이 위패가 다른 위패들보다 더 무겁다.) 양손으로 무게를 가늠하면서

청풍; (,외조부님의 위패 속에 무게가 나가는 뭔가가 숨겨져 있다는 뜻이다.) 다른 위패를 원래 자리에 내려놓고

바닥에 위패를 내려놓고 무릎을 꿇는다.

청풍; (용서하십시오!) 내려놓은 위패에 대고 절을 하고

청풍; (정말 저의 외조부님이시진 모르겠지만 죄를 지어야만 합니다.) 위패를 두 손으로 집어들고

옆면을 본다

이패의 옆면 크로즈 업. 두 개의 목판을 붙인 자국이 보인다.

청풍; (예상대로다.) 두 손으로 위패를 잡아 둘로 쪼개려 하고

청풍; (이 위패는 두 장의 목판을 붙여서 만든 것이다.) 투툭! 둘로 쪼개지는 위패

! 그러자 드러나는 위패 내부의 모습. 중앙에 원형의 직경 15센티 정도의 둥근 홈이 파여 있고. 그 원형의 홈에 쇠막대를 굽혀서 만든 듯한 고리가 들어있다. 흰색이면서 은은히 빛이 나는 고리다. 크기는 팔목에 넉넉하게 낄 수 있는 정도. 이것이 천마삼보중 하나이며 천마뢰를 열 수 있는 열쇠중 하나인 광명륜이다.

청풍; (팔찌...) 뚜껑 격인 위패의 뒷면을 바닥에 내려놓으며 광명륜을 보고.

청풍; (이건 일종의 팔찌다.) 달칵! 조심스럽게 광명륜을 위패에서 꺼내고.

청풍; (어머니는 혹시라도 남의 눈에 띨까봐 이 팔찌를 위패 속에 숨겨두셨을 것이다.) 위패의 다른 면도 바닥에 내려놓고.

이어 광명륜을 두 손으로 들고 보는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11> 앞부분에서 이산하가 난리를 피우던 장면이다.

 

이산하; [그거 어디 있어? 어디에다 숨겼냐고?] 와장창! 장롱을 잡아 당겨 쓰러트리고. 한쪽 다리를 쓰지 못해서 질질 끄는 모습이다. + 진삼낭; [제발 그만 하세요 진진아버지!] 이산하의 팔에 매달리며 울부짖고

진삼낭; [말했잖아요. 그 팔찌는 오래 전에 잃어버렸다구요.] 필사적으로 매달리며 애원하지만

이산하; [거짓부렁 하덜 말어!] [임자가 그 팔찌를 얼마나 애지중지해왔는지 아는데 잃어버렸다고?] 충혈 된 눈을 번들거리며 이를 갈고

회상 끝

 

청풍; (아버지도 이 팔찌의 존재를 알고 계셨다.) 두 손으로 광명륜을 들고 들여다보며 생각하고

청풍; (대체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팔찌이기에 어머니가 고심을 다해 숨겨두셨을까?) 광명륜을 들여다보는데

스르르르! 갑자기 광명륜 속에서 무언가 움직인다. 온몸이 비늘로 덮인 가늘고 긴 물체. 바로 용의 형상이다.

청풍; (팔찌 속에서 무언가 움직인다!) 눈 치뜨고

<!> 좀 더 뚜렷해지는 용의 형상. 수많은 비늘이 달린 용이 광명륜 속을 천천히 움직이는 모습이다. 그 배경으로 청풍의 놀람

청풍; (용이다! 팔찌 속에 용이 한 마리 있다.) 흥분하며 들여다보고

청풍; (대체 어떤 기술을 썼기에 팔찌 속에서 용이 움직이는 것같이 보이게 만들었을까?) 홀린 듯이 용을 바라보고. 그러다가

청풍; [!] 눈 치뜨고

스르르! 움직이는 용의 모습 크로즈 업. 용의 비늘에 글자들이 적혀있다.

청풍; (이럴 수가...) 눈에 바짝 갖다 대고 용을 보고

<용의 모든 비늘마다 글이 한자씩 적혀있다.> 스르르! 광명륜 속에서 움직이는 용의 비늘들에 글이 적혀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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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

<-상해> 아침.

<-사해용궁사> 이른 아침이라 아직 참배객은 많지 않고

사해용궁사의 어느 건물. 조금 외진 곳에 자리한 독채 건물이다. 건물 입구에는 차가운 인상의 여자 두 명이 경비를 서고 있다.

그곳으로 오는 비구니 두 명. 각기 쟁반에 죽 그릇과 약탕기를 얹어서 들고 온다.

비구니1; [주지스님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하지?]

비구니2; [주지스님뿐만이 아니야.] [우리 사해용궁사의 살림을 총괄하는 사숙님도 이틀 전부터 보이지 않고 있어.]

비구니1; [아무 말도 않고 어딜 가실 분들이 아닌데...]

비구니2; [당장 내일 있을 법회(法會)가 문제야. 주관하실 주지스님이 사라지셨으니...] 한숨 쉬고

그 사이에 건물 앞에 이르는 두 비구니

차가운 인상의 여자들이 돌아본다.

[말씀하신 미음과 탕약(湯藥)을 가져왔사옵니다.] 여자들의 눈치를 보며 건물로 다가가는 비구니들.

[수고하셨어요 스님.] [안에는 저희들이 갖고 들어가겠어요.] 여자들이 나서서 비구니들이 가져온 쟁반을 받고

돌아가는 비구니들. 힐끔거리며 여자들을 곁눈질하고. 여자들은 쟁반을 들고 건물의 문을 열고 있다.

비구니1; [느낌이 좋지 않은 시주들이야. 마치 차가운 뱀처럼 느껴져.] 겁에 질린 표정으로 뒤를 곁눈질하고

비구니2; [무림인이기 때문일 거야.] 역시 겁에 질린 표정으로

비구니2; [손에 피를 묻히는 게 일상인 시주들일 테니 우리같은 불제자들은 가까이 하면 안돼!] 서둘러 현장에서 멀어지는 비구니들

 

#184>

건물 내부. 쟁반을 하나씩 들고 건물 안으로 들어오는 두 여자.

건물 내부는 단촐하다. 침대와 탁자와 의자 두 개가 있을 뿐인데 침대에는 위상영이 이불을 가슴까지 덮은 채 눈을 감고 있다. 침대 위쪽 벽에는 작은 창문이 하나 달려있다.

여자1; [이 절의 스님들께 부탁해서 미음을 준비했사옵니다.] 쟁반을 탁자에 내려놓으며 위상영에게 말하고.

위상영은 아무런 대꾸도 않고

여자2; [몸을 보하는 탕제도 다려왔사옵니다. 걱정하시는 가주님을 봐서라도 드시옵소서.] 약탕기가 얹혀진 쟁반도 탁자에 내려놓고 말하는 여자2. 하지만

눈 감고 있는 위상영의 미간이 찡그려지고

서로 눈치를 보는 두 여자.

[물러가옵니다.] [필요한 게 있으시면 저희들을 불러주시옵소서.] 공손하게 말하는 두 여자. 이어

나가는 두 여자

! 밖에서 닫히는 문. 이제 방안에는 위상영 혼자 남게 되고

혼자 남게 되자 천천히 눈을 뜨는 위상영

위상영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153>에서 기절초괴에게 강제로 키스 당하던 장면.

이어 기절초괴에게 강간당하던 장면도 떠오르고

이를 악무는 위상영.

주르르! 눈꼬리를 다라 눈물이 흐르고

위상영; (절대... 절대 용서할 수가 없다.) 이를 갈고

고개 돌려 입구 반대쪽을 보는 위상영. 그곳에는 작은 창문이 있다

위상영; (기절초괴 패륵! 네놈과 나 둘 중 하나는 이 세상에서 사라져야만 한다.) 창문을 보며 기절초괴를 떠올리는 위상영. 이를 갈면서

위상영; (한시라도 빨리...) 살기로 물든 위상영의 얼굴

 

#185>

사해용궁사에서 조금 떨어진 절벽. 바로 흡정마고의 비밀소굴이 있던 곳.

절벽 아래 동굴 입구. 얼굴에 귀신 가면을 쓴 사내 둘이 지키고 있고.

동굴 내부. 철문은 열려있고. 안쪽에 불이 밝혀져 있다.

동굴 내부의 모습. 횃불이 여기저기 밝혀진 가운데 위극겸이 몇 명의 귀면인들과 있다.

침대에는 미이라가 된 흡정마고의 시체가 뉘어져 있고 가면 아래로 수염이 삐져나온 귀면인 이 검진을 하고 있다. 이자는 #170>에 나왔던 귀면인1이다.

다른 쪽에서는 중년 비구니가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고. 세 명의 귀면인이 중년 비구니의 양손과 등에 손을 하나씩 붙인 채 앉아서 진기를 주입하고 있다. 중년 비구니는 사경을 헤매는 중이고. 그 중년 비구니 앞에 한명의 귀면인이 서서 상태를 살피고 있다.

이윽고 흡정마고의 시체에서 고개를 드는 수염 난 귀면인1.

귀면인1; [직접적인 사인은 심장에 난 자상입니다만...] [자상을 입기 전에 몸 속의 공력이 바닥 난 상태였소이다.]

위극겸; [역시 치명상을 입기 전에 공력이 소멸되었었군.]

귀면인1; [가주께서도 아시다시피 흡정마고의 내공은 육갑자를 상회하는, 무림을 통틀어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수준이었소이다.]

귀면인1; [그 때문에 금강불괴나 다름없어서 누구도 흡정마고의 몸에 상처를 낼 수 없었지요.]

귀면인1; [흡정마고가 피독주를 숨기고 있는 걸 알면서도 내놓으라 강요할 수 없었던 것도 그 막강한 공력 때문이었소이다.]

위극겸; [그런데 육갑자를 상회한다는 말도 안되는 수준의 공력이 바닥이 나버렸군.]

귀면인1; [짐작하건데 누군가 회천반혼대법으로 흡정마고의 공력을 오히려 빼앗아갔을 것입니다.]

위극겸; [그렇게 밖에는 생각할 수 없겠군.] 끄덕

위극겸; [물론 피독주는 사라졌겠지?]

귀면인1; [흡정마고는 피독주를 자신의 가장 은밀한 곳에 숨기고 있었소이다.] 흡정마고의 시체를 힐끔 보고

위극겸; [그래서 이 마귀할멈이 피독주를 갖고 있는 게 확실한 데도 소재를 알 수 없었군.] 쓴웃음

귀면인1; [어쨌거나 흉수는 실로 대단한 놈이외다.]

귀면인1; [막강한 내공 뿐 아니라 피독주 덕분에 독으로도 죽일 수 없었던 흡정마고를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히 죽인 걸 보면...] 말할 때

[가주님!] 중년 비구니 앞에 서서 상태를 살피던 귀면인이 돌아보며 말하고. 히아 귀면인2로 표기

위극겸; [()당주가 정신을 차렸느냐?] 귀면인1과 함께 다가가고

귀면인2; [그렇긴 합니다만... 회광반조(廻光返照)입니다.] 중년비구니를 보며 말하고. 중년비구니의 표정이 좋아졌다.

위극겸;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생명의 불꽃을 피우고 있군.) 함께 중년 비구니를 보고

귀면인2; [상처를 통해 침입한 독기가 워낙 지독해서 장기가 거의 다 썩어버린 상태입니다.]

위극겸; [용케 지금까지 버텼군.] [깨워라.] 중년비구니를 치료하고 있는 귀면인들에게 말하고. 그러자

! 화악! 양손과 등으로 중년비구니 몸에 강한 기운을 뿜어넣는 귀면인들. 그러자

중년비구니; [!] 퍼득! 몸을 경련하고

중년비구니의 손과 등에서 손을 떼는 귀면인들. 지친 모습들이고. 그때

천천히 눈을 뜨는 중년비구니

위극겸; [정신이 드느냐?]

중년비구니; [... 가주님!] 힘없이 웃으며 고개 조아리고

위극겸; [흡정마고의 감시역을 잘 해주었다. 수고했다.]

중년비구니; [면목이 없습니다.] 고개 조아리고

위극겸; [남길 말이 있으면 하거라.]

중년비구니; [속하의 가족들이야 가주님께서 돌봐주실 테고...] [죽기 전에 흡정마고를 시해한 흉수의 모습을 남길 수 있도록 해주시옵소서.]

위극겸; [그렇게 하마.] 귀면인1을 돌아보고. 귀면인1은 얇은 철판을 하나 들고 있다. 참고서 정도 크기의 철판

위극겸; [장당주가 염사(念寫)를 남길 수 있게 도와주게.] 귀면인1에게

귀면인1; [분부 받들겠소이다.] 말하며 중년비구니 앞에 무릎을 꿇고

귀면인1; [노부가 도와줄 테니 흉수의 모습을 이 동판에 투사하게.] ! 양손으로 든 철판을 중년비구니 앞에 내밀고

중년비구니; [신세를 지겠어요 법사님.] ! 손바닥을 철판에 대고

눈을 감는 중년비구니

청풍의 얼굴을 떠올리는 중년비구니

! 철판을 양손으로 잡은 귀면인1도 눈을 감는데 철판이 빛을 발한다.

츠츠츠! 철판에 댄 중년비구니의 손이 빛을 발하고.

모두 긴장해서 볼 때

스륵! 철판에 대었던 중년비구니의 손이 아래로 미끄러지고. 이어

! 고개를 떨구며 죽는 중년비구니

귀면인2가 급히 중년비구니의 목 옆을 만져보고. 귀면인1은 철판을 확인하며 일어나고

위극겸; [어떤가?] 귀면인2에게

귀면인2; [고통에서 해방되었습니다.] 고개 좀 숙이며 대답하고

위극겸; [우리 번뇌마가를 위해 끝까지 헌신한 충신이다. 정중히 장례를 치루어 주도록 해라.] 합장하며 말하고

[존명!] 고개 숙이는 귀면인들.

이어 중년비구니의 시체를 부축해서 바닥에 누이는 귀면인들

위극겸; [어떤가?] 귀면인1을 돌아보고. 귀면인1은 철판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고개를 약간 갸웃하고

위극겸; [염사가 제대로 찍히지 않았는가?]

귀면인1; [아닙니다!] [장당주가 떠올린 흉수의 모습은 확실하게 동판에 새겨졌습니다만...] 철판을 두 손으로 내밀고 위극겸에게 내밀고

위극겸; [문제가 있는가?] 받으며

귀면인1; [직접 보시지요.] 철판을 건네주며

위극겸; [그럼세.] 철판을 살피고. 직후

[!] 눈 부릅뜨는 위극겸

<본교의 마지막 교주 구천마존(九天魔尊) 용백(龍伯)의 젊은 시절 모습?> ! 동판에 새겨진 것은 청풍의 모습이다.

 

#186>

위상영이 머무는 건물. 두 명의 여자가 경비를 서고 있고.

여자1; <미음과 탕제를 들여보낸 후 반 시진 가까이 지났어.> 전음으로 동료에게 말하며 문쪽을 보고

여자2; <다 드셨는지 확인을 해봐야겠지?> 끄덕이며 문고리를 잡고

여자2; [실례하겠사옵니다 아가씨!] 덜컥! 문을 열고. 직후

[!] [!] 경악하는 두 여자

! 방안의 광경. 뒤쪽으로 통하는 창문이 열려있고. 침대에는 이무도 없다. 이불이 침대에 모서리에 걸려있고. 그래서 침대 아래쪽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아가씨가 사라졌다.] 비명 지르는 여자들

열러 있는 창문 크로즈 업

여자1; [창문을 통해 빠져나가셨어!] [추적해!] ! 건물의 좌우로 날아가며 외치고

휘익! ! 단번에 건물 뒤로 돌아와 멈추는 두 여자. 하지만 건물 뒤에는 아무도 없고

여자1; [와병중이시라 멀리는 못 가셨을 것이다.] [넌 저쪽을 맡아!] ! 한쪽으로 날아가며 외치고.

여자2; [경보를 울려서 도움을 청하자!] 호각을 입에 물며 여자1과 반대 방향으로 날아가고. 이어

삐익! ! 호각을 불며 서로 반대 방향으로 날아가는 두 여자

[!] [!] 오가던 비구니들이 놀라 돌아보고. 이어

! ! 절의 여기저기에 잠복해있던 귀면인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날아간다. 헌데

다시 위상영이 있던 건물.

건물 내부 모습. 헌데

! 침대에 걸려있던 이불이 들쳐지고

침대 아래에서 기어 나오는 위상영. 여전히 초췌한 모습

주변을 살피며 건물 밖으로 나오는 위상영.

삐익! ! 호각소리와 함께 사방으로 날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고

주변을 살피며 다른 건물로 가는 위상영. 비구니들이 근처에 웅성거리지만 멀어지는 사람들 보느라 위상영을 발견하지 못한다.

어느 건물로 자연스럽게 들어가는 위상영

건물 안은 일종의 창고. 한쪽에 승복들이 죽 걸려있고 죽립도 걸려있다.

위상영; (아버지 일행이 모두 떠날 때까지 잠시 여기 숨어있자.) 구석으로 가서 짐들 사이에 주저앉고

위상영; (어머니! 아버지!) 구석진 곳에 쪼그리고 앉으며 눈물 보이고. 섭비연과 위극겸을 떠올리면서

위상영; (부디 이 못난 딸년은 없는 것으로 생각해주세요.) 두 팔로 무릎 끌어안고 소리 죽여서 울고

<이제 내 삶의 유일한 목적은 그 마귀새끼를 죽이는 것뿐이다.> 어둑한 창고 안에 쪼그리고 앉아서 이를 가는 위상영의 모습

 

#187>

<-황금전장> 역시 아침. 흉흉하고 살벌한 분위기

벽초천의 집무실. 황금수라들이 경비를 서고 있고

 

건물내부. 황금수라 부단장 귀견수가 벽초천에게 보고를 하는 중이다.

귀견수; [단지회에서 대 학살이 일어났습니다.] 의자에 앉아있는 벽초천에게 보고하는 귀견수. 실내에는 단 둘이다.

귀견수; [운영하는 도박장까지 포함해서 삼백 명이 넘는 파락호들이 누군가에게 살해당했습니다.]

벽초천; [동일인의 소행이라 생각하는가?]

귀견수; [파락호들의 숨통을 끊어놓은 수법이 치명적이면서도 단 한 번의 헛손질도 없었습니다.]

벽초천; [어떻게 하면 산 목숨을 효과적으로 끊을 수 있는지 아는 놈의 짓이겠지.] 고개 끄덕이고

귀견수; [...]

벽초천; [이청풍...] 중얼

움찔! 하는 귀견수

벽초천; [놈이 남긴 흔적을 포착한 게 있는가?]

귀견수; [죄송합니다.] 고개 숙이고

귀견수; [관부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반드시 행적을 알아내겠습니다.] 벽초천의 눈치 보며 말하는데

벽초천; [이가놈에 대한 추적활동을 일절 중단해라.] 고개 조금 젓고

귀견수; [?] 놀라고

벽초천; [소소의 혼례일이 불과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일을 크게 벌리면 벌릴수록 소소의 정절을 의심받을 위험이 가중된다.]

귀견수; [그렇긴 합니다만...] 말과 달리 내심 안도하지만

벽초천; [물론 우리 황금전장을 건드린 놈을 용서할 수는 없지.] 음산한 표정이 되고

벽초천; [너희들은 이번 일에 일체 개입하지 말고...] [대신 이가 놈의 목에 십만 냥쯤의 상금을 걸어라.]

벽초천; [또 놈에 대한 정보도 모두 공개해라. 그럼 돈에 굶주린 놈들이 본장 대신 처리해줄 것이다.] 무표정하게 말하고

귀견수; (무서운 분...) + [분부 받들겠습니다.] 포권하고

귀견수; (조심해라 이청풍...) 돌아서며 청풍을 생각하고

귀견수; (십만 냥이라는 어마어마한 현상금이 걸리면 무림의 거의 모든 인간들이 널 척살하려고 나설 것이다.) 문을 열고

귀견수; (반 년 전에 용케 살아남았으니 이번에도 부디 살아남길 바란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 문이 닫히고 혼자 남는 벽초천

벽초천; (사별삼일(士別三日)이면 괄목상대(刮目相對)라더니...) 몸을 의자에 깊이 묻으며 찡그리고

벽초천; (소소 그 망할 것 때문에 적으로 돌리면 안되는 놈을 적으로 돌린 것같은 예감이 드는구나.) 한숨

 

#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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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

황금전장 내의 또 다른 건물. 역시 여자 무사들이 지키고 있고. 지휘자는 여자무사들의 우두머리이며 여자무사1로 표기 된 냉상아다. 이하 냉상아로 표기. 이 건물은 벽옥령의 거처. 온유향과 같은 건물을 쓰지만 침실은 다르다.

벽옥령의 침실. 전형적인 계집애의 침실. 아기자기하고

한쪽에 공주님 침대가 놓여있고

[으음...] 식은땀 흘리며 뒤척이는 벽옥령. 악몽을 꾸고 있다.

이하 벽옥령의 꿈.

<살려줘 옥령아! 언니 좀 살려줘!> 피투성이가 된 채 비명 지르며 달려오는 벽소소의 모습. 잠옷 차림이고. 하지만

번쩍! 달려오는 벽소소 뒤쪽 어둠 속에서 한쌍의 거대한 눈이 번쩍이더니

콰득! 어둠 속에서 거대한 용의 발이 나타나 그대로 벽소소의 몸을 움켜잡는다. <아아악!> 비명 지르는 벽소소

! 어둠 속에서 드러나는 용의 형상. 중국식의 용이 아니라 서양의 드래곤 같고

벌린 입으로 벽소소를 가져가는 용. 벌린 입에는 칼날 같은 이빨들이 가득하고

벽옥령; (... 안돼!) 눈 감은 채 비지땀을 흘리고. 하지만 그 직후

콰직! 용의 입이 그대로 벽소소의 상체를 물어뜯는다. 눈 까뒤집으며 죽는 벽소소

벽옥령; [!] 벌떡! 비명 지르며 벌떡 일어나 앉고

 

[!] [!] 건물을 지키던 냉상아와 다른 여자무사들 흠칫! 하고

 

[!] 건물 내의 다른 침실에서 깨어나는 벽초천의 아내 온유향. 머리를 풀어헤치고 있다. 온유향의 침실은 전체적으로 우아하고.

 

다시 벽옥령의 침실.

벽옥령; [안돼! 안돼 언니!] 울면서 침대에서 내려서려 하고. 침대 아래 있는 꽃신을 신으면서 덜덜 떨고. 그때

온유향; [왜 그러니 옥령아?] 달칵! 옆의 벽에 달린 문을 열고 들어오는 온유향. 우아한 잠옷을 입었다.

벽옥령; [... 엄마!] 헐떡이며 침대에서 내려와 온유향을 돌아보고

온유향; [악몽이라도 꾼 모양이로구나.] 미소 지으며 다가오는데

벽옥령; [... 빨리 가봐야 해요!] 온유향 쪽이 아니라 다른 쪽의 문으로 비틀거리며 가면서 울먹이고. 비지땀을 흘리면서

벽옥령; [소소언니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같아요.] 울먹이면서 문을 열고 나간다. 문 밖은 바로 밖이 아니라 거실이고

온유향; (소소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 온유향의 미간이 살짝 찡그려지고

온유향; (곧잘 미리 일어날 일을 맞추곤 하는 옥령이의 말이라 허투루 들리지 않는구나.) 벽옥령이 나간 거실쪽을 보며 심각해지고

온유향; (소소에게 정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여자무사들의 수령인 여자무사1, 즉 냉상아와 함께 뜀박질로 건물에서 멀어지는 벽옥령. 건물 앞에는 남은 여자무사들이 당황하며 벽옥령을 보고 있고

벽옥령; (제발... 제발 옥령이의 예감이 틀렸기를 바랄 뿐이야.) 울먹이며 뜀박질하고

 

#178>

이세창의 거처.

그 앞으로 오는 황금수라 두명. 한명은 개를 끌고 온다. 헌데

킁킁! 건물 쪽으로 코를 벌름거리는 개. 이어

크르르! 건물쪽으로 가려고 하며 버둥대는 개

[이놈이 왜 그러지?] 당황하는 황금수라들

크르르! 그래도 필사적으로 건물로 가려는 개

<뭔가 있다.> <확인해보자!> 개를 끌고 건물 입구로 가는 황금수라들

[총관님! 별일 없으십니까?] 건물 입구에서 안에 대고 묻는 황금수라들. 하지만

건물 안에서는 대답이 없고. 대신

크르르! 벅벅! 개는 더 발광하며 발로 건물 입구를 긁으려 하고

<뭔가 이상이 있다!> <열어보세.> 서로를 보는 황금수라들. 이어

[실례하겠습니다 총관님!] 덜컹! 개 줄을 잡지 않은 자가 건물의 문을 열고. 그러자

[!] [지독한 피비린내!] 문 안쪽에서 흘러나오는 냄새에 경악하는 두 놈. 이어

[!] [!] 눈 부릅뜨는 두 놈

! 드러나는 장면. 이세창이 피투성이가 된 채 대들보에 거꾸러 매달려 있다. 바닥은 피로 흥건하고

<총관님!> 이세창의 끔찍한 시체를 배경으로 황금수라들의 비명

 

#179>

다시 벽소소의 거처. 여자 무사들이 여전히 지키고 있는데

어둑한 침실. 청풍이 침대 위에 앉아있다. 거의 알몸인 벽소소의 몸에 걸터앉은 자세고. 벽소소는 넋이 나간 표정이고. 강간당한 모습이지만 은유적으로 묘사

청풍; <지금까지 용케 버텨주었다. 기특하게 여겨 이제 그만 고통을 끝내주마!> 왼손으로 벽소소의 목을 잡고 오른 손에 든 비수를 가슴에 찔러 넣으려 하고

청풍; <복수하고 싶으면 다음 생에서 해라.> ! 비수를 벽소소의 가슴에 찔러넣기 시작하고.

퍼득! 벽소소의 몸에 경련이 일어나고. 바로 그때

[언니!] 건물 밖에서 비명이 들려 움찔! 하는 청풍

 

건물 밖의 모습

벽옥령; [언니! 무사한 거지?] 월동문으로 다람쥐처럼 달려오며 외치고. 숨이 턱에 찬 표정이고. 그 뒤를 냉상아가 찡그린 표정으로 따라온다. 벽소소의 건물 지키던 여자 무사들도 당황하며 보고

 

청풍; (벽옥령...) 비수를 벽소소의 가슴에 찔러 넣으려다가 문쪽을 돌아보고

 

벽옥령; [빨리... 빨리 문 열어요! 언니가 무사한지 확인해야 해요!] 건물로 달려오며 건물 앞의 여자무사들에게 외치고.

[예 작은아가씨!] 벽소소의 거처를 지키던 여자무사들중 한명이 대답하며 급히 건물 입구로 달려가고

 

다시 침실. 청풍이 벽소소의 몸에 걸터앉아 벽소소를 죽이려다가 문쪽을 돌아보고 있다

그런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들. 벽옥령과 처음 만났을 때 장면. #26>의 장면이다.

 

벽옥령; [설아를 구해줘서 고마워요 오빠.] 얼굴 발개져서 청풍을 올려다보고

벽옥령; [설아가 잘못 되었으면 옥령이는 정말 슬펐을 거예요.]

귀견수; [소개하겠네. 이분이 본장의 둘째 아가씨야.] 청풍에게 벽옥령을 소개하고

청풍; [이청풍입니다.] [내일부터 주방에서 일하게 되었으니 잘 부탁드립니다.] 포권하고

벽옥령; [... 벽옥령이에요.] 수줍어 어쩔 줄 몰라하고

청풍; (착하고 귀여운 계집아이로군.) 웃고

귀견수; (별일도 다 있구먼.) 청풍과 벽옥령을 보며 눈 번뜩

<황금전장의 딸인데다가 귀염둥이 막내로 자라서 누구도 어려워하지 않는 둘째 아가씨가 저렇게 수줍어하다니...> 청풍을 훔쳐보며 얼굴 발개져서 좋아 죽으려는 벽옥령을 배경으로 귀견수의 생각. 그때

벽옥령; [이거...] ! 머리에 꽂고 있던 머리 핀 하나를 뽑고. 꽃 모양인데 가운데에 상당히 큰 보석이 박혀있다.

벽옥령; [받아주세요. 설아를 구해준 감사예요.] 머리핀을 내밀고

회상 끝

 

청풍; (하필이면 이런 때에 그 꼬맹이가...) 문쪽을 보며 난감. 갈등. 그때

[큰 아가씨! 실례하겠사옵니다.] 덜컹! 침실 밖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와 여자무사가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입구쪽 문이 열린 거라 아직 침실 문이 열린 건 아니고

청풍; (서둘러서 빠져나가야한다.) 다시 벽소소를 내려다보고

겁에 질려 눈물 흘리며 올려다보고 있는 벽소소

청풍; (깔끔하게 마무리를 지어야하는데...) 벽소소를 노려보며 갈등

벽옥령의 우는 얼굴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고

청풍; (실기(失機)했다.) 한숨 쉬고

청풍; (이 경박한 계집을 보자마자 숨통을 끊었어야했는데...) ! 벽소소의 가슴에서 비수를 떼고

[!] 안도하는 벽소소

청풍; (복수심에 눈이 멀어 갖은 방법으로 괴롭히다보니 시간을 지체하고 말았다.) ! 소리없이 침대에서 내려가고. 그때

[큰 아가씨! 실례하겠사옵니다.] 덜컹! 침실 문이 열리려 하고

청풍; (살아서 치욕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 복수를 대신하자.) ! 조금 열려있는 창문으로 소리없이 뛰어나가고. 직후

덜컹! 침실 문이 활짝 열린다. 냉상아가 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보고. 그 뒤로 벽옥령이 다른 여자무사들과 함께 거실로 들어오고 있다

! 동시에 청풍이 빠져나간 창문이 닫히고

[!] 문을 열던 냉상아의 눈이 부릅떠진다.

! 침실 안의 모습. 벽소소가 두 팔이 침대 기둥에 묶인 채 누워있는데 옷이 갈라져 거의 알몸인 상태다.

냉상아; (맙소사!) 경악할 때

벽옥령; [언니!] 외치며 거실을 가로질러 침실 쪽으로 달려오고

냉상아; (보게 하면 안돼!) + [실례하겠어요.] 파팟! 돌아서며 재빨리 벽옥령의 가슴을 손가락으로 찍는 냉상아. 눈 치뜨며 가슴이 찔리는 벽옥령. 하지만

벽옥령; (... 언니?) 눈이 감기면서 경악하고. 그런 벽옥령의 뇌리로 벽소소의 무참한 모습이 떠오른다.

냉상아; [침입자가 있다! 비상을 걸어라!] 쓰러지는 벽옥령을 안으면서 건물 밖의 여자 무사들에게 외치고. 깜짝 놀라는 여자무사들

 

#180>

휘익! 높은 담장을 하나 뛰어넘어 골목으로 내려서는 청풍. 직후

삐익! ! 사방에서 날카롭고 다급한 호각소리들이 들리고

청풍; (벽소소의 거처 외에도 다른 곳에서 다급한 호각소리가 들린다.) ! 품속에서 가면을 꺼내고.

청풍; (아마 이세창의 시체가 발견되었을 것이다.) 가면을 쓰고. 이하 황금수라(청풍)으로 표기

황금수라(청풍); (더 시끄러워지기 전에 황금전장을 빠져나가자.) 걸음 옮기고.

! 휘익! 여기저기서 황금수라들이 날아오고 있고

황금수라(청풍); (금릉을 떠나기 전에 들를 곳이 한 곳 더 남아있기도 하고...) ! 날아오르며 눈 번뜩이고

 

#181>

여전히 금릉. 이제 새벽이 되었다. 동녘이 훤하게 밝아오고

금릉의 환락가. 하지만 아직 인적은 드물고

<-단지회> 단지회의 모습. 문은 굳게 닫혀있는데. 안개 같은 것에 덮여있다.

단지회가 멀리 보이는 3층 건물.

3층의 창문이 열려있고

창문 안쪽은 침실. 넓은 침대에 두 명의 야한 계집이 잠들어 있다. 바로 #172>에서 사우가 끼고 잠들었던 계집들. 창가에는 사우가 의자에 앉아서 단지회 쪽을 보고 있다.

사우의 뇌리에 떠오르는 독검사랑의 말. #172>에 나온 장면

 

독검사랑; [단주께서 회주에게 전하라는 전갈이 있소.] [내용은 <사신이 찾아갈 테니 잠시 몸을 피하시는 것을 권한다!>.]

회상 끝

 

사우; (독검사랑, 그 새끼의 경고를 무시할 수 없어서 단지회를 빠져나오긴 했는데...) 단지회 쪽을 노려보고

사우; (새벽이 되어가지만 단지회에서는 딱히 변고가 감지되지 않는다.)

사우; (독검사랑의 허풍에 내가 농락당한 건 아닐까?) (소수마녀, 그년이 날 겁쟁이로 낙인찍기 위해 부린 수작일 수도 있고...)

사우; (도저히 더는 못 참겠다.) 벌떡 일어나며 이를 갈고

사우; (사신인지 뭔지 하는 놈의 상판을 내 눈으로 직접 봐야겠다.) 휘익! 열린 창문을 통해서 단지회쪽으로 날아간다.

 

확 다가오는 단지회. 전체가 흐릿한 연기같은 것에 덮여있고

사우; (안개인가?) 휘익! 찡그리면서도 별 생각없이 단지회로 날아 들어가고. 하지만

[!] 휘익! 단지회 안으로 날아 내리다가 눈 부릅뜨는 사우

! 단지회 내부, 여기저기에 쓰러져 있는 건달들.

사우; (... 허풍이 아니었다.) 그걸 보며 겁에 질려 주춤거리면서 내려서고

사우; (독검사랑의 경고가 맞았다. 어떤 놈이 단지회에 쳐들어와서 무차별 살인을 자행했다.) 겁에 질려 시체들 사이를 살금살금 걸어가고.

시체들 크로즈 업. 목이 베어졌거나 심장 부근에서 피가 흐른다

사우; (목이 베어졌거나 심장이 궤뚫렸다.) 그걸 보며 전율

사우; (어떤 놈인지 쓸데없는 살수는 펼치지 않고 단 일격에 확실하게 목숨을 빼앗았다.) 전율하며 앞쪽에 있는 건물로 가고. 건물의 문은 열려있고

열린 문을 통해 안을 들여다보는 사우

건물 안에는 사내와 계집들이 뒤엉켜 있는데 사내들은 모두 죽었지만 여자들은 잠이 든 모습이다.

[으음...] [...] 여자들은 뒤척이고 있고. 잠에 빠진 모습.

사우; (계집들은 죽이지 않고 오직 사내놈들만 숨통을 끊어 놨다.) 그걸 확인하고 놀라고

사우; (단지회에 머물고 있는 삼백 명 이상의 파락호들이 몰살을 당했다는 건데...) 공포에 질리고

사우; (대체 어떤 놈이 단지회에 원한을 품고 이런 짓을 한 것일까?)

사우; (게다가 삼백 명이 넘는 놈들이 어째서 남김없이 몰살당하면서 비명 한번 못 지른...) ! 생각하다가 현기증이 느껴져 휘청하는 사우

사우; (... 현기증이 갑자기...) ! 비틀거리며 건물 기둥을 짚고. 그러다가

[!] 깨닫는 사우.

사우; (몽혼향(夢魂香)...) 오싹! 소름이 돋는 표정

사우; (범인은 몽혼향을 풀어 단지회 놈들을 무력화시킨 후 살인을 했다.) (나도 아직 다 흩어지지 않은 몽혼향을 상당량 마셨다.) 비틀거리며 걸어가고. 주변에 널려있는 시체들을 보면서

사우; (... 빨리 안전한 곳으로 가서 운... 운기조식으로 몽혼향을 태워 버려야한다.) 공포에 질리며 건물을 지나가는데

[불이야!] [불이야!] 땡땡땡! 요란한 종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아우성이 들려 눈 부릅뜨는 사우.

화악! 멀지 않은 곳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고. [불이야!] [... 빨리 물을 가져와!] [옆 건물로 퍼지지 않게 막아라!] 땡땡땡! 다급한 고함소리, 종소리가 마구 뒤섞여 들리고. 거센 불길이 치솟고 있다.

사우; (... 저기는 단지회의 사업장 중 하나인 대경도장...) 전율하며 불길이 치솟는 쪽을 보고

사우; (그 대경도장이 느닷없이 화마에 휩싸였다면...) 전율하며 눈 부릅

사우; (이청풍!) 사우의 뇌리에 떠오르는 청풍의 살벌한 표정

사우; (반 년 전 정필이를 죽이고 실종되었던 그놈이 마귀가 되어 살아 돌아왔던 것이다.) 공포에 질리는 사우

 

#182>

[불이야!] [대경도장에 불이 났다!] [히익!] [꺄악!] 불길에 휩싸인 대경도장. 야한 차림의 여자와 도박하던 인간들이 비명 지르며 도망쳐 나오고. 구경꾼들이 몰려들고 있고

불길에 휩싸인 대경도장. 그 안에 죽어있는 건달들의 시체가 보이고. 헌데

 

대경도장 근처 골목에서 불타는 대경도장을 보고 있는 청풍. 복장은 황금수라 복장이지만 얼굴에 가면을 쓰고 있지는 않다.

청풍; (단지회의 회주 무면악교(無面鰐鮫)는 대경도장에도 없었다.) 불타는 대경도장을 보며 살벌한 표정을 짓고

청풍; (생각 같아서는 금릉을 다 뒤져서라도 그자를 찾아내 척살하고 싶지만...) (더는 지체하면 안된다.) 돌아서고

청풍; (곧 황금전장에서 나에 대한 대대적인 추격을 시작할 게 분명하므로...) 대경도장을 등지고 걸어간다

청풍; (아직 내게는 황금전장과 정면으로 맞설만한 힘이 없다. 정면으로 맞서면 안된다.) 걸어가고

청풍; (다만 금릉을 떠나기 전에 들를 곳이 한 군데 남아있다.) 눈 번뜩이고. 그런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30>의 장면이다.

 

진삼낭; [어미가 없는 살림에도 가끔 불공을 드리러 다닌다는 것을 알 것이다.] 밤하늘 보며 엉뚱한 소리하고

청풍; [금릉의 진산 자금산(紫禁山)에 있는 수덕사(修德寺)에 철마다 다녀오셨지요.] 고개 끄덕이고

진삼낭; [네 외조부의 위패가 수덕사 극락전(極樂殿)의 안치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한숨 쉬며

청풍; [외조부님의 신위(神位)가 수덕사에 안치되어 있었군요.] [함자가 어찌 되는지 알려주시면 저도 오며가며 문안 올리겠습니다.]

진삼낭; [극락전에 안치된 신위중 용()씨 성은 단 한분뿐이니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회상 끝

 

청풍; (당시에도 어머니의 말씀이 이해가 가지 않았었다.)

청풍; (어머니의 성은 진()씨인데 외조부는 용씨라니...) (내가 의아해하자 어머니는 짐짓 화제를 돌리셨었다.)

청풍; (어머니는 내가 모르는 어떤 비밀을 숨기고 계신 게 분명하다.) 강렬한 표정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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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

<-금릉> 깊은 밤.

<-단지회> 단지회 총단. 정문은 닫혀있고. 밤이 깊어 주변에 인적은 없다.

단지회 내부도 인적이 거의 없고. 몇 곳에 피워진 화톡불 주변에 망토 두른 채 쪼그려 앉아 졸고 있는 건달들이 몇 보인다. 건물에는 모두 불이 꺼져 있다.

사우의 거처. #72>에 나온 건물. 기절초괴와 소수마녀가 처음 등장했던 그 건물. 건물 입구에 역시 망토를 몸에 두른 건달 몇 놈이 경비를 서고 있다.

건물 내부. #72>에서처럼 여자를 좌우에 끼고 잠이 든 사우. 여자들은 어리고 예쁘다

[!] 움찔! 무언가 느끼는 사우.

침대 옆에 놓인 의자에 누가 앉아있다.

사우; [안됩니다.] 비명 지르며 두 계집을 와락 끌어안고. [!] [!] 사우에게 안기며 비명 지르는 여자들.

사우; [이년들은 속하가 정말 아끼는 것들이니 제발 잡아먹지 마십...] + [!] 두 년을 끌어안고 일어나려다가 흠칫! 하고

의자에 앉아있는 것은 독검사랑이다.

사우; [젠장! 가주인 줄 알고 심장 떨렸잖아.] 여자들을 놓고 일어나 앉고. 여자들은 겁에 질려 비명도 못 지르고

독검사랑; [가주가 아니라 내가 찾아온 걸 더 두려워해야할 거요.] [다음에 내가 찾아온다면 회주는 두 번 다시 깨어나지 못할 테니 말이오.] 무뚝뚝하게

사우; (건방진 새끼!) + [아이구 살 떨리게 무섭구만.] 눈 흘기고

사우; [그래 사신(死神) 노릇으로 바쁘신 독검사랑께서 무슨 일로 날 찾아온 겐가?] 비아냥거리고

독검사랑; [단주께서 회주에게 전하라는 전갈이 있소.] [내용은 <사신이 찾아갈 테니 잠시 몸을 피하시는 것을 권한다!>.]

사우; [... 사신이 날 찾아온다고?] 긴장. 여자들도 겁에 질리고

사우; [... 살인상단에서 날 표적으로 삼은 것이냐?] 노려보며 여차하면 싸울 자세

독검사랑; [살인상단이 회주를 표적으로 삼았다면 굳이 내가 전갈을 전할 이유가 없지 않소?]

사우; (하긴...) + [그럼... 사신이란 게 대체 누굴 말하는 거냐?]

독검사랑; [그것까지 말해주라는 명령은 받지 않았소.] ! 일어나고

독검사랑; [나는 단주의 전갈을 전한 것으로 사명을 다했소.] [이후로 어찌 할지는 회주가 알아서 할 일이오.] 문을 열고 나가는 독검사랑.

독검사랑이 열고 나가는 문 밖에는 건달들이 쓰러져 있고

사우; (짐작은 했지만 내 거처를 지키는 놈들은 전멸했군.) 실룩. 여자들도 공포에 질리고

! 닫히는 문

사우; [흐흐흐! 좋아 좋아. 네 성의를 받아주마 막내야.] 소수마녀를 떠올리고

사우; [하지만 언제까지 내 머리 꼭대기 위에서 놀 수 있을지는 두고 보면 알게 될 것이다.] 음산하게 웃는 사우

 

#173>

<-황금전장> 역시 깊은 밤.

황금전장 내부. 건물들은 모두 불이 꺼져 있고.

황금수라들이 어둠에 잠긴 황금전장을 순찰한다. 사나운 개를 몰고 다니는 자들도 있고.

황금전장의 어느 곳. 개 한 마리를 몰고 두 명의 황금수라들이 걸어온다.

맞은편에서 두 명의 황금수라들이 오고 있고

황금수라1, 2; [교대하러 왔네.] [수고했어.] 개를 끌고 가던 황금수라들에게 다가온 두 명의 황금수라들이 말하며 한명이 개의 줄을 잡는다.

황금수라3, 4; [특이사항은 없네.] [새벽까지 수고하게.] 개 줄을 새로 온 자들에게 건네주는 황금수라들

황금수라1, 2; [딴 데로 새지 말고 바로 방으로 가서 쉬게.] [요즘 부단장님 신경이 곤두서계시니 책잡히지 않도록 해.] 개를 끌고 가며 말하는 새로 온 황금수라들. 손 흔들며 그들을 등지고 가는 원래 있던 황금수라들

잠시 후, 외진 곳으로 오는 황금수라3, 4

황금수라3, 4; [쉬게나.] [내일 보세.] 건물들 사이에서 헤어지는 두 명의 황금수라들

그중 한명 황금수라4가 건물과 담장 사이의 폭이 좁은 골목으로 접어들 때

! 건물이 끝나는 쪽에서 무언가 황금수라4 앞쪽 바닥에 떨어지고. 그걸 발견하고 흠칫! 하는 황금수라4

허리에 찬 칼의 손잡이를 잡으며 다가가는 황금수라4

바닥에 떨어진 물건 크로즈 업. 동전이다.

황금수라4; (동전...) 내려다보며 생각하고.

황금수라4; (분명 이쪽에서 던져졌다.) 건물 모퉁이쪽을 보며 눈 번뜩이면서 칼을 뽑으려 하고.

황금수라; (어떤 종자가 감히 황금전장 안에서 장난질을 치는 것인가?) 건물 모퉁이로 가려 하고. 바로 그때

스윽! 그자의 뒤쪽, 즉 관목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담장 아래의 어둠 속에서 두 개의 손이 빠져나온다. 소리없이

[!] 무언가 느끼고 눈 부릅뜨는 황금수라4. 하지만

! 이미 팔뚝으로 뒤에서 그자의 목을 조이는 누군가의 팔과 손

황금수라4; (... 속았다!) 빠져나가려 몸부림치지는 황금수라4. 그자의 뒤쪽 담장 아래의 어둠 속에서 한 쌍의 눈이 번득이고. 이어

우두둑! 황금수라4의 목을 조이는 팔뚝이 강철같고

황금수라4; (... 상상을 초월하는 공력을 지닌 자다.) (... 벗어날 수가 없다.) 눈을 까뒤집고 정신을 잃으려 하는 황금수라4. 이윽고

! 쥐고 있던 칼의 손잡이에서 손이 풀리는 황금수라4.

! 그자를 끌고 담장 아래 어둠속으로 들어가는 팔.

관목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담장 아래의 어둠을 보여주고. 시간이 지났다. 이윽고

! 누군가의 발이 나오고.

이어 어둠 속에서 나오는 청풍. 황금수라의 복장인데 아직 가면은 쓰지 않고 들고 있다.

돌아보는 청풍.

담장 아래 어둠 속 관목 아래 황금수라4가 기절한 채 누워있다. 가면이 벗겨진 얼굴은 우락부락한 인상의 중년 사내다.

청풍; (비록 황금수라들의 몸이 금강불괴처럼 단단하다 해도 숨이 막히면 견딜 수 없지.) ! 가면을 얼굴에 쓰려 하면서 황금수라4가 왔던 쪽으로 걸어가는 청풍.

청풍; (그렇다 해도 황금수라들을 소리없이 쓰러트리는 방법은 질식뿐이다.) ! 완전히 가면을 얼굴에 쓰는 청풍. 이하 황금수라(청풍)로 표기

걸어가는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들. #87>#119>의 장면들이다.

 

벽소소; [궁금해 하는데 알려주는 게 도리겠지?] 배시시 웃고

벽소소; [네 사랑스러운 누이동생은 사창가에 끌려갔어.] [어쩌면 지금쯤 사내놈들에게 몸을 팔고 있을지도 몰라.]

벽소소; [상상해보렴. 네 누이의 가련한 몸뚱이가 냄새나고 징그러운 털북숭이 사내들에게 깔려 바르작 거리는 모습을...]

이상 #87>의 장면

 

정필; [... 살려다오 이청풍!] [... 난 그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다.] 기어가던 자세로 돌아보며

정필; [이세창... 황금전장의 총관 이세창이 시켰다.] 필사적으로 애원

정필; [... 이유는 모른다.] [이세창은... 네 누이를 사창가에 팔아버리는 대가로 천냥을 주었다.]

이산하; [이상하구먼. 아직 이승인 것 같은데... 청풍이 네 얼굴이 보이다니...] 바닥에 누워 청풍을 보며 죽어가는 눈의 초점을 맞추려 애쓰고

#119>의 장면. 회상 끝

 

황금수라(청풍); (인과율(因果律)은 신불(神佛)도 피하지 못한다고 했다.) 가면 속에서 살벌하게 번뜩이는 눈빛

황금수라(청풍); (우리 집안을 참극으로 몰아넣은 자들은 오늘 밤 그 죄를 치르게 될 것이다.) 걸어가고. 그때

맞은편에서 개를 끌고 오는 두 명의 황금수라들

개가 코를 벌름거리지만

멈추지 않고 다가가는 황금수라(청풍)

[왜 거처로 안 돌아간 건가?] [자넨 교대 시간 지났잖아.] 황금수라(청풍)에게 다가오며 말을 거는 황금수라들

황금수라(청풍); [저녁 무렵에 총관님이 개인적으로 심부름 시키신 게 있어서 전해드리러 가는 길일세.] 가슴을 툭툭 치며 다가가고

[그랬구만.] [빨리 일 보고 돌아가 쉬게나.] 지나치는 황금수라들. 개는 코를 벌름거리지만 짓지는 않고

황금수라(청풍); (번견(番犬)은 내게서 낮선 냄새를 맡았을 것이다.) 곁눈질로 개를 보며 걸어가고. 개는 황금수라(청풍)을 돌아보며 끌려간다.

황금수라(청풍); (하지만 황금수라들에게 지급된 이 향낭 때문에 의심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소매 속에서 작은 향기 주머니를 꺼내보고

황금수라(청풍); (황금전장의 경비가 금성철벽이니 뭐니 해봐야 내부 사정을 아는 내게는 무인지경일 뿐이다.) 냉소하며 걸어간다.

 

#174>

어느 건물. 주변에 인적이 없어 조용하다. 순찰 도는 자들도 없고.

방안. 침실. 어둡다. 침대에 누워 잠이 든 인물

크로즈 업. 이세창이다. 가운 형태의 잠옷 차림이다.

[!] 움찔! 무언가를 느끼는 이세창

이세창; (방안에 누가 있다!) 눈 번쩍 뜨고

! 침대 옆에서 내려다보는 사람의 실루엣. 눈 한 쌍만 강렬하게 번뜩이고 있고. 물론 황금수라(청풍)이다.

이세창; (누구...) ... 목소리가 안 나오고. 몸도 움직이지 않는다.

이세창; (... 아혈(啞穴)이 짚여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몸도 마비된 걸 보면 마혈(痲穴)도 짚였고...) 벌벌 떨며 고개만 조금 돌려 황금수라(청풍)을 보고 그러다가

[!] 눈 부릅뜨는 이세창.

! 처음으로 제대로 보이는 황금수라(청풍)의 모습. 황금수라(청풍)의 한손에는 밧줄을 들고 있다.

이세창; (황금수라에 속하는 놈이 왜 나를...) + [!] 생각하다가 깨닫고

<... 이놈, 황금수라가 아니다!> 가면 속에서 번뜩이는 황금수라(청풍)의 강렬한 눈빛 배경으로 이세창의 놀람. 그때

! 이세창이 덮고 있던 이불을 걷어버리는 황금수라(청풍). 이어

! ! 밧줄로 이세창의 발목을 밧줄로 묶는 황금수라(청풍)

이세창; (... 무슨 짓을 하려고...) 경악할 때

이세창의 발목을 묶은 후 위를 올려다보는 황금수라(청풍).

대들보가 보이고.

! 대들보를 향해 밧줄을 던지는 황금수라(청풍)

휘릭! 밧줄이 대들보를 넘어서 다시 내려오고

스윽! 밧줄을 당기는 황금수라(청풍). 그러자

휘릭! 거꾸로 매달리는 형태로 대들보에 매달리는 이세창.

이세창; (... 왜 나를 대들보에 매다는 건가?) 두려움에 떨고. 끼익! 그런 그자의 몸뚱이가 위로 끌려 올라가고. 두 팔은 아래로 떨어트리는 자세

곧 이세창의 발이 황금수라(청풍)의 얼굴 위쪽에 위치하고.

콰득! 밧줄을 이세창의 발목에 다시 묶어 고정하는 황금수라(청풍). 이세창의 얼굴은 청풍의 명치 부분쯤에 오고

황금수라(청풍); <황금전장 총관 이세창! 빚을 받으러 왔다.>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며 가면을 벗으려 하고. 전음으로 말한다.

이세창; (... 빚이라니?) 눈 부릅

이세창; (대체 저 놈이 누군데 내게 빚 운운 하는...) + [!] 눈 부릅뜨고

! 황금수라 가면을 얼굴에서 떼는 황금수라(청풍). 청풍의 얼굴이 드러나고. 이하 청풍으로 표기

이세창; (... 맙소사!) 눈 치떠지고

<... 이청풍!> 청풍의 얼굴 배경으로 이세창의 공포.

이세창; (... 반 년 전에 실종되었던 저놈이 절세고수가 되어 돌아왔다!) 공포와 전율을 느끼고

청풍; <날 기억한다면 내가 말하는 빚이 무언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 가면은 품속에 넣고. 이어

다시 꺼내는 청풍의 손에는 비수가 한 자루 들려있다.

이세창; (... 제 아비의 복수를 하겠다는...) 전율, 공포

청풍; <내가 솜씨 좋은 백정인 건 잘 알 테지?> ! 비수로 이세창이 걸친 가운형 잠옷의 띠를 자르고

스륵! 잠옷이 벌어지고 아래로 흘러내려 이세창의 상체가 드러나고

청풍; <도축장에서 도축하던 솜씨로 네가 내게 진 빚을 갚게 해주마!> 툭툭! 비수로 이세창의 뺨을 때리며 말하고. 공포로 치떠지는 이세창의 얼굴

<.,.. 안돼!> 그자의 얼굴 앞에서 번뜩이는 청풍의 비수를 배경으로 공포에 질린 이세창의 얼굴 크로즈 업

 

#175>

새벽이 멀지 않은 시간. 황금전장 내의 아주 화려한 건물. 벽소소의 거처다. 주변은 몇 명의 여자 무사들이 지키고 있고

화려한 침실. 기둥과 천장이 있는 넓고 화려한 침대에 잠이 든 란제리형의 잠옷 차림의 벽소소. 이불을 덮지 않았는데 두 팔을 쳐든 자세인데 자세히는 보여주지 말고

! 문득 벽소소의 뺨을 쓰다듬는 누군가의 손.

벽소소; (뭐지?) 오만상 쓰며 눈을 뜨고. 하지만 다음 순간

[!] 눈 부릅뜨는 벽소소.

! 두 팔이 쳐들려 침대 모서리에 묶여있다. 이불은 덮지 않아서 잠옷 차림의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다리는 묶이지 않았고

벽소소; (... 누가 내 손을 침대 기둥에 묶어놨는데...) 바르작거리지만 몸이 거의 움직이지 않고

벽소소; (... 몸이 움직이질 않아! 목소리도 나오지 않고...) 공포에 질리고

벽소소; (혈도가 짚였어!)

벽소소; (대체 누가 감히 이런 짓을...) + [!] 생각하다가 눈 부릅뜨는 벽소소

침대 옆의 의자에 누가 앉아서 보고 있다. 물론 청풍이다. 강렬한 눈빛

벽소소; (... 사내야!) 전율하고

벽소소; (어떤 사내가 잠입해서... 날 해꼬지 하려고 해!) 공포에 질릴 때

청풍; <새벽이 멀지 않았으니 시간 낭비하지 말고 바로 시작하자.> ! 의자에 일어나는 청풍. 손에 비수를 들고 있고. 이하 말은 전음으로 한다.

[!] 경악하는 벽소소

벽소소; (... 이청풍!) 경악하고

청풍; <너는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우리 집안을 비극으로 몰아갔다.> ! 한 무릎 꿇는 자세로 침대에 올라오고

청풍; <어머니와 진진이는 끔찍한 일을 당할 뻔했고 아버지는 비참하게 돌아가셨다.> ! 벽소소 옆에 무릎을 꿇은 자세로 비수를 벽소소의 잠옷 젖가슴 사이로 밀어넣고. 전율하는 벽소소

청풍; <그 대가를 네년 몸으로 치르게 해주겠다.> 사각! 비수로 벽소소의 얇은 잠옷을 자르고

벽소소; (... 안돼!) 전율하면서 자신의 잠옷이 비수에 잘라져 젖가슴이 드러나는 것을 내려다보고

청풍; <궁금해할까봐 알려주는 것인데... 이세창은 이미 죄의 대가를 치르었다.> ! 벽소소의 잠옷을 길게 아래로 잘라내면서 말하고

벽소소; (... 설마!) 경악과 공포

청풍; <네가 생각하는 대로다.> 몸을 일으키며 벽소소를 돌아보고. 이제 벽소소의 잠옷은 완전히 아래 위로 잘려서 알몸이 드러나고

청풍; <이 비수에 묻어있는 피가 이세창의 것이다.> 피가 묻은 비수를 벽소소의 얼굴 위에 가져가 보여주고. 공포에 질리는 벽소소의 얼굴

청풍; <내 도축 솜씨에 대해서는 네년도 들었을 것이다.> ! 피 묻은 비수를 벽소소의 뺨에 문지르고

청풍; <덕분에 이세창은 자신의 몸속에 들어있던 모든 걸 본 후에야 안식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음산하게 웃고

벽소소; (으으으...) 이세창이 거꾸로 매달려 피투성이가 된 걸 떠올리며 전율하고

청풍; <이제는 네년이 나, 아니 우리 집안에 진 빚을 몸으로 갚아주어야겠다.> 잔인한 표정을 지으며 웃고

벽소소; (... 살려주세요.) 공포에 질려 우는 벽소소의 얼굴 크로즈 업

 

#176>

건물 밖에서 경비 서는 여자 무사들

흠칫! 하며 건물을 보는 한 년. <헉헉...> 거친 숨소리가 들리고

여자1; <큰 아가씨의 숨이 거칠어진 것같지 않아?> 전음을 써서 동료에게 물으며 건물을 보고

여자2; <그렇네.> 웃으며 돌아보고

여자1; <몸 상태가 안 좋으신 모양이야. 확인해봐야겠어.> 건물 입구로 가려는데

여자2; <그만 둬.> 여자1의 팔을 잡고

여자1; <왜 말려?> 돌아보고

여자2; <방해하면 큰 아가씨에게 혼쭐이 날 거다 너.> 의미심장하게 웃고

여자1; <내가 뭔 방해를 한다고... !> 대꾸하다 깨닫고

여자2; <큰 아가씨는 몸이 유달리 뜨거운 분이야. 저렇게라도 해소하지 않으면 짜증이 심해지셔서 아랫것들이 고달퍼져.> 여자1의 팔을 놓아주고

여자1; <이 일도 이래저래 힘이 드네.> 한숨

여자2; <봐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 해야하는 게 우리들의 숙명이지.> 웃고

여자1; (그렇긴 한데...) 건물 힐끔

<헉헉> 거친 숨소리가 들리고

여자1; (저 숨소리는 큰 아가씨의 것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거친데... 마치 사내의 숨소리 같기도 하고...) 갸웃

 

#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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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항주(杭州)> 운하가 많고 거대한 호수를 낀 도시

<-항주 교외 전당강(錢塘江)> . 깎아지른 절벽 아래를 거센 강물이 휘돌아 흐른다. 마치 용이 꿈틀대는 것처럼 흘러가는 강물.

쿠쿠쿠! 강물의 거친 흐름을 보여주고

휘익! 절벽 위를 날아오는 인물. 위극겸. 오른손에 상자를 하나 들고 있다. 가로 세로 높이가 각 15센티쯤의 그리 크지 않은 상자.

위극겸; (이쯤일 텐데...) 멈춰서며 두리번. 그때

<실로 지극한 부정(父情)이로구만. 딸 년 하나 구하려고 마교의 보물까지 미련없이 포기하다니...> 음성이 들리고. 위극겸이 흠칫할 때

꿈틀! 근처의 커다란 바위 하나가 움직이더니

슈우! 화악! 덮고 있던 얇은 천을 걷어내며 모습을 드러내는 기절초괴. 바위처럼 보였던 것은 덮고 있던 얇은 천이 만들어낸 착각이고. 기절초괴 뒤에는 두 명의 복면인이 서있는데 복면인들은 한명의 여자의 팔을 잡고 있다. 고개 떨군 채 축 늘어져 있는 여자는 물론 위상영이다. 단 위상영의 모습은 아직 기절초괴의 몸에 가려서 정면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위극겸; (암흑마가의 가주 기절초괴 패륵!) 눈 번뜩

위극겸; (역시 저자가 꾸민 짓이었구나.) (동영(東瀛)의 자객들이 쓴다는 은형장안포(隱形障眼布)로 몸을 숨기고 있었고...) 눈 번득. 이어

기절초괴; [반갑소 위장주!] 앞으로 걸어 나오며 그 뒤에 있던 위상영의 모습이 보이고

위극겸; [귀하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내 딸에게 위해는 가하지 않았으리라 믿소.] 노려보며

기절초괴; [이런 이런...] [참으로 곤란한 양반이구만.] 웃으며 고개를 젓고. 들고 있던 천을 휘리릭 말면서

기절초괴; [내가 누군지 잘 알고 있으면서 무슨 내숭을...] [사람이 솔직해야하는 거 아니오 위장주?] 계집처럼 눈을 흘기고. 휘릭 휘감은 천은 단번에 주먹만하게 작아지고

위극겸; [사람 민망하게 만드는군.] 쓴웃음

위극겸; [좋소 좋아.] [귀하가 마교 사대마가중 암흑마가의 당대 가주 기절초괴라는 건 알고 있소.] 노려보고,

기절초괴; [그래도 끝내 발뺌하지 않는 건 마음에 드는구만.] 둘둘 만 천을 품속에 넣고

위극겸; [서로 얼굴 붉힐 처지에 친목을 도모할 이유는 없소.] [원하는 물건 가져왔으니 내게 딸을 넘기시오.] 상자를 쳐들고

기절초괴; [물건 먼저!] 손 내밀고

노려보는 위극겸

기절초괴; [딸년을 돌려받고 입 싹 닦으면 나만 뭐 쫓던 개새끼 신세가 되지 않겠소?] 싱글 싱글 웃으며 손을 내밀고

위극겸; [가져가시오.] ! 분노하는 표정을 지으며 상자를 던지고.

기절초괴; [잘 생각했소 위장주!] ! 웃으며 상자를 낚아채고

기절초괴; [이런 신외지물(身外之物) 때문에 하나뿐인 딸년을 잃을 수야 없지 않겠소?] 달칵! 웃으며 상자의 뚜껑을 열고

상자 안에 들어있는 것은 주먹만한 크기의 향로, 구멍이 아홉 개 나있는 뚜껑이 달린 향로인데 향로 표면에는 용이 여러 마리 새겨져 있다.

기절초괴; [구룡로!] 들여다보며 흥분하고

기절초괴; [본교의 중()시조이신 천마의 일곱 가지의 힘 중 하나가 숨겨있는 구룡로가 틀림없구만.] 상자 안에서 작은 향로를 꺼내보며 좋아 죽으려 하고

위극겸; [기뻐하는 건 뒤로 미루고 약속부터 지켜야하지 않겠소?]

기절초괴; [약속?] 고개 들고. 구룡로를 손에 든 채

위극겸; [설마 마교사가중 한 가문의 수장께서 식언을 하진 않으리라 믿소.] 노려보고

기절초괴; [물론 약속은 지켜야지.] [위장주에게 따님을 돌려드려라.] 뒤에 있던 복면인들에게 말하고. 그러자

[존명!] 대답하며 앞으로 나오는 복면인들. 이어

[받으시오.] ! 위상영을 위극겸에게 던지는 복면인들. 인형처럼 위극겸에게 날아오는 위상영

위극겸; [상영아!] 두 팔을 내밀며 앞으로 나서서 날아오는 위상영을 받으려 하고. 하지만 그 직후

번쩍! 감았던 눈을 뜨는 위상영. 눈이 광기로 덮여있고

[카아!] 마녀처럼 변해서 위극겸을 양손으로 할퀴려는 위상영. 하지만

위극겸; [간교한...] 파팟! 자신을 덮치는 위상영의 가슴을 손가락으로 재빨리 찍으며 분노하고

[!] 퍼덕! 퍼덕이며 기절하는 위상영

위극겸; [설마 했거늘...] 털썩! 분노하면서도 두 팔로 위상영을 받아 안고.

위극겸; [상영이에게 섭혼술을 걸어서 날 공격하게 했구나!] 기절초괴를 노려보고

기절초괴; [하하하! 역시 위장주는 주도면밀하시오. 내가 딸년에게 수작을 부렸을 수도 있다고 예상하고 대비하다니...] 향로를 왼쪽 소매 속에 넣으며 웃고

위극겸; [오늘 진 빚은 장부에 적어두겠다.] 뒷걸음질 치며 이를 부득 갈고. 그때

기절초괴; [그러시든지 말든지...] 웃고

기절초괴; [그런데 따님의 꿀단지는 참 맛깔나더이다.] 히죽

위극겸; [네 놈 설마 상영이를...] 경악하고 분노하며 눈 부릅 뜰 때

기절초괴; [천향음신을 지닌 년이 수중에 들어왔는데 당연히 못 본 척 할 수가 없었지.] [요 며칠 동안 질릴만큼 즐겼소.] 화악! 웃으며 위극겸을 덮쳐오고. 오른손을 왼쪽 소매에 넣었다가 긴 꼬챙이를 뽑으면서

위극겸; [죽일...] ! 극도로 분노하여 얼굴에 핏대가 오른 상태에서 날아올라 피하려 하고. 하지만

기절초괴; [본좌가 진짜로 노린 건 구룡로가 아니라 바로 당신 위극겸이야!] 취리릭! 지지직! 벼락에 휘감긴 꼬챙이가 여러번 내질러지는데 그에 따라 여러 개의 꼬챙이 그림자가 위극겸을 찔러온다.

위극겸; [암흑마가의 마병 착천삭(鑿天削)!] 스스스스! 몸을 여러 개로 나누어 피하려 하고. 하지만

기절초괴; [이형환위(移形換位) 정도로 내 착천삭을 피할 수 없다는 건 아실 텐데...?] 파파팟! 꼬챙이를 찌르며 웃고.

위극겸; [!] 서걱! ! 꼬챙이에 긁히지만 겨우 피하고. 하지만

빠지직! 꼬챙이 그림자들과 함께 날아든 벼락에 감전되는 위극겸.

위극겸; [!] 콰당탕! 몸이 굳어지며 나뒹구는 위극겸. 위상영을 끌어안은 채

기절초괴; [잘 생각해! 본색을 드러내지 않으면 오늘 여기서 세상 하직하게 될 테니까!] 스악! 허공에서 덮치며 쇠꼬챙이를 긋고. 기절초괴가 쇠꼬챙이를 긋는 대로 긴 섬광이 칼날처럼 내뻗혀 위극겸을 베어가고

[!] 구른 자세로 눈을 부릅뜨는 위극겸. 순간

[!] 멈칫! 허공에서 멈칫하는 기절초괴의 뒤로 사람의 커다란 눈이 한 쌍 떠오르고

(왜 저러시지?) (가주께서 결정적인 순간 공격을 멈추셨다!) 놀라는 복면인들. 그때

! 위상영을 끌어안고 옆으로 떼굴 구르는 위극겸. 이어

기절초괴; [번뇌철백안(煩惱徹魄眼)이로구나!] 스악! 마비되었던 몸이 풀리며 쇠꼬챙이를 강하게 긋고.

! 쇠꼬챙이가 그어지는 대로 지면이 쩍 갈라진다. 하지만

떼굴! 간발의 차이로 굴러서 피하는 위극겸. 그 뒤의 지면이 길고 깊게 갈라진다. 칼로 두부를 자르듯이

휘릭! 굴렸던 몸을 튕겨 올렸다가 내려서는 위극겸

기절초괴; [으하하하! 역시 본좌의 짐작이 맞았구만.] 휘릭! 위극겸의 앞으로 내려서며 통쾌한 표정으로 웃고

기절초괴; [눈빛으로 사람의 몸을 마비시키는 번뇌철백안을 쓰고...] [의심했던 대로 위가장이 바로 삽십여 년 전에 종적을 감췄던 번뇌마가였어.] 흥분한 표정

<맙소사! 위가장이 사대마가중 번뇌마가였다니...> <그렇다면 번뇌마가는 무림맹의 소맹주가 된 위진천을 통해 이미 무림맹을 장악한 것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놀라는 복면인들. 하지만

위극겸; [패륵! 패륵!] [너는 실수한 것이다.] 노려보고

기절초괴; [실수?] [천하제일의 천재인 내가 무슨 실수?]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

위극겸; [내 딸을 욕보인 건 분노할 일이지만 굳이 무리해서 널 죽일 이유는 되지 않는다.] [어차피 딸년은 과부이기도 하고...] 위상영을 안은 채 말하고

기절초괴; [박정한 아비로구만. 딸년이 겁탈 당했다는 데 복수를 해줄 생각이 없다니...] 샐쭉 거리고

위극겸; [하지만 날 핍박해서 정체를 드러나게 했으니 너는 오늘 이곳에서 생을 마감해야만 한다.]

기절초괴; [아이구 그러셔?] 피식

기절초괴;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가장 굴욕적인 초식이라는 나려타곤(懶驢打棍;게으른 나귀를 몽둥이로 때린다)까지 구사하신 분께서 본좌를 죽이시겠다고?]

기절초괴; [이거야 원 지나가던 개도 웃을 일이잖아!] 비웃는데

<개는 웃을지 몰라도 노부는 아니다.> 갑자기 들리는 음성에 눈 부릅뜨는 기절초괴

기절초괴; (이렇게 가까이에 접근할 때까지 내가 알아차리지 못할 고수라면...) ! 경악하며 홱 돌아서고. 그때

[!] [끄으!] 서걱! 몸이 둘로 반듯하게 잘려서 쓰러지는 두 명의 복면인들. 이어

! 쓰러지는 복면인들 뒤에 서있는 얼굴에 두 개의 뿔이 달린 일본식 귀신 가면을 쓰고 있는 인물. 손에 투명한 검을 들고 있다. 이 가면 쓴 인물은 물론 위극겸의 아버지인 위태무다. 가면을 쓰고 있을 때는 귀면인으로 표기. 왼쪽 허리에 칼집을 차고 있다.

기절초괴; (저 작자가 들고 있는 저 검은 설마...!)

퍼억! 나뒹구는 복면인들 시체를 배경으로 진동하는 투명한 검 크로즈 업

기절초괴; [생사교(生死橋)로구나!] ! 경악하며 뒤로 홱 날아오른다. 날아가는 뒤쪽은 절벽이고. 하지만

! 이미 기절초괴의 심장 부위를 찌르고 있는 투명한 검. 검에 심장이 궤뚫려 눈을 치뜨는 기절초괴

귀면인; [이런 경우를 일컬어 아는 게 병이라고 하지.] 멀리서 투명한 검, 생사교를 내밀고 있는 귀면인. 생사교가 무한정으로 늘어나 기절초괴의 심장을 궤뚫었다.

기절초괴; [!] 허공에 뜬 채 피를 왈칵 토하고

귀면인; [생사교는 살기(殺氣)를 검기(劍氣)로 바꿔주기 때문에 일단 표적이 되면 아무리 멀리 도망쳐도 피하지 못한다.] 지지징! 생사교를 내민 채 웃고. 그때

기절초괴; [... 젠장!] 츠으! 이를 가는 기절초괴의 몸이 노을 같은 것에 덮이고

귀면인; (저 핏빛 노을을 설마...) 놀랄 때

기절초괴; [삼십여 년 전 그날, 생사교를 빼돌린 건 역시 당신이었구나 번뇌마야(煩惱魔爺)!] [크아!] 스악! 꼬챙이를 쳐들었다가 강하게 내리긋고

위극겸; [조심하십시오 아버지!] 다급히 외치지만

! 이미 강력한 벼락이 허공에서 떨어져 귀면인을 강타한다

벼락에 맞아 움찔! 하는 귀면인. 이어

츠으! 길어졌던 생사교가 짧아진다. 정확히는 생사교에서 내뻗혔던 섬광이 사라지는 것

후두둑! 피를 뿌리며 절벽 아래로 추락하는 기절초괴

귀면인; [...] 푸시시! 몸이 연기와 벼락에 덮인 채 무언가 생각하는 귀면인.

위극겸; [괜잖으십니까?] 외치고

귀면인은 왼손을 흔들어 괜잖다는 시늉하고

위극겸; (하긴 패륵이 빈사상태에서 펼친 반격 정도에 어찌 되실 아버지가 아니지.) 생각하며 서둘러 절벽으로 가는 위극겸. 두 팔로 위상영을 안은 채. 하지만

쿠쿠쿠! 백여 미터 높이의 절벽 아래에는 거센 강물이 흐르고 있을 뿐 기절초괴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위극겸; (놓친 건가?) 내려다보며 찡그리고

귀면인; [놈의 심장은 확실하게 궤뚫었다.] ! 스릉! 생사교를 허리에 찬 칼집에 꽂으며 다가오고. 돌아보는 위극겸

위극겸; [심장이 궤뚫렸다면 확실하게 죽었겠습니다.] 안도하지만

귀면인; [그랬으면 좋겠다만...] ! 얼굴에 쓴 가면을 왼손으로 벗으며 말하고. 가면을 벗자 드러나는 얼굴은 물론 위태무다. 이하 위태무로 표기

위극겸; [마음에 걸리시는 것이라도 있으신지요?] 흠칫! 하며 보고

위태무; [생사교에 심장이 궤뚫린 직후 그놈의 몸이 핏빛의 노을에 덮였었다.] 심각한 표정으로 절벽 아래를 보고. 가면은 품속에 넣으면서

위극겸; [... 핏빛의 노을이라면...] 경악하고

위태무; [패가놈은 혈전마가 최강의 마공 혈왕신공(血王神功)을 익혔을 가능성이 있다.]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위극겸; [... 혈왕신공!] 경악과 불신

위태무; [너도 알다시피 혈왕신공의 무서운 점은 가공할 재생력이다.] [혈왕신공을 익힌 자는 목이 베어지거나 심장이 뽑히기 전에는 죽지 않는다.]

위태무; [물론 심장이 궤뚫려도 어렵지 않게 재생시킬 수 있고...]

위극겸; [... 하지만 기절초괴 패륵은 암흑마가의 가주 아닙니까?] 식은땀 흘리고

위극겸; [암흑마가의 가주가 어떻게 혈전마가의 마공을...] + 위태무; [패륵이 암흑마가의 핏줄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마라.]

위극겸; [!] 놀라고

위태무; [패륵은 암흑마가의 마지막 가주 암흑수라(暗黑修羅)의 사위일 뿐이다.] [그것도 첫째 사위가 아니라 둘째 사위...]

위극겸; [패륵이... 혈전마가 출신이면서 신분을 속이고 암흑수라의 둘째 딸과 결혼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식은땀

위태무; [암흑마가와 혈전마가는 이미 오래 전에 하나가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고개 끄덕이고

위극겸; [패륵이 우리 번뇌마가의 군림천하에 걸림돌이 될 거라 예상은 했지만...] [상상했던 것 이상의 장애가 될 것같습니다.]

위태무; [그놈이 죽지 않고 살아있을 것을 가정하고 대책을 마련해야만 한다.] 고개 끄덕이고

위극겸; [진천이가 번뇌마가 출신인 게 알려지면 일이 심각해질 텐데...] 식은땀을 흘리며 위태무의 눈치를 보고

위태무; [패륵이 살아있다면 그 사실을 폭로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철저히 부인하면 그리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

위태무; [정말 심각하게 생각해야하는 것은 꾀가 많고 생각을 알 수 없는 패륵 그 자체다.] [전력을 기울여 그놈의 생사를 확인하고 살아있다면 척살하도록 해라.]

위극겸; [그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위태무; [패륵은 자신의 손윗동서이며 암흑수라의 후계자였던 살인대작(殺人大爵) 나뢰(那雷)의 실종에 관여했을 수도 있다.]

위태무; [그 증거를 찾아낼 수만 있다면 살인상단으로 하여금 패륵을 치게 할 수도 있다.] 음산하게 눈 번뜩

위극겸; [그 부분도 심혈을 기울여 규명해보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위태무; [아비는 하류로 내려가며 패륵의 생사를 확인해보겠다.] 말하며 시선은 강과 반대쪽으로 향하고

흠칫! 하며 그쪽을 보는 위극겸

멀리서 누군가 날아오고 있는데

삐이! 가늘고 날카로운 피리소리가 들린다.

위극겸; (우리 번뇌마가의 번뇌천리적(煩惱千里笛)소리...) (본가 소속의 전령이다.) 날아오는 자를 보며 생각할 때

위태무; [여기 일의 마무리는 네가 하도록 해라.] !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위태무. 돌아보는 위극겸

위극겸; [조심하십시오.] 외치고.

휘익! 격렬하게 소용돌이치는 강물 위로 날아내리며 손을 들어 보이는 위태무. 이어

휘익! 서핑하듯 물살을 타고 하류로 내려가는 위태무.

곧 멀어지는 위태무.

위극겸; (아무쪼록 아버지가 패륵을 발견했으면 좋겠는데...) 생각할 때

[보고 드립니다 가주님!] 휘익! 위극겸의 뒤로 날아내리며 포권하는 인물. 얼굴에 귀신 가면을 썼는데 위태무가 쓴 가면과 다른 점은 뿔이 나있지 않다는 점이다. 가면 아래로 수염이 빠져나와 있어 노인임을 알 수 있다. 이하 귀면인1로 표기

위극겸; [무슨 일이냐? 번뇌사호(煩惱四號)?]

귀면인1; [지난 밤, 흡정마고가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했습니다.] 눈치 보며

위극겸; [!] 경악하는 위극겸

 

#171>

쿠쿠쿠! 위극겸이 서있는 절벽.

그 절벽의 상류. 즉 위태무가 사라진 반대쪽

! 거센 물 속에서 누군가의 손이 튀어나와 절벽 아래 자리한 너럭바위의 모서리를 움켜잡고

기절초괴; [끄윽...] 처참한 몰골이 되어 너럭바위 위로 기어 올라오는 패륵. 가슴에서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고

기절초괴; [흐흐흐 살았다. 살았어!] 털썩! 너럭바위 위로 몸을 완전히 끌어올리며 웃고

기절초괴; [사력을 다해 상류로 거슬러 올라온 덕분에 번뇌마야, 그 음험한 늙은이를 속일 수 있었다.] 털썩! 너럭바위 위에 몸을 누이고

기절초괴; [역시 마지막에 의지할 것은 우리 혈전마가의 비전절기인 혈왕신공이로구나.] ! 헐떡이며 자기 가슴 부분의 옷을 찢듯이 벌려보고

츠츠츠! 구멍이 났던 그자의 가슴 부위 상처가 급격히 아물고 있다.

기절초괴; [출혈이 심해서... 회복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치른 댓가에 비해 성과가 훨씬 컸다.] 헐떡이며 웃고

기절초괴; [위태무! 위극겸! 너희들이 바로 번뇌마가 출신이라는 걸 알아냈으니 승산은 내게 있다.]

기절초괴; [기대하고 있어라. 네놈들의 야심을 차근차근 박살내줄 테니...] 흐흐흐! 웃는 패륵의 얼굴

 

#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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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동굴이 있는 절벽 위. 어떤 인물이 서서 하늘을 보고 있다.

크로즈 업. 독검사랑이다.

독검사랑; (명심해라 이청풍! 기회는 단 한번 뿐이다.)

독검사랑; (네가 회천반혼대법을 펼치고 있는 것을 흡정마고에게 들키거나 반격의 기회를 주면 끝장이다.)

독검사랑; (네가 실패하면 흡정마고를 죽일 수 있는 기회는 사실상 없다고 봐야한다.) (육갑자가 넘는 내공을 지닌 그 마녀를 누가 죽일 수 있단 말인가?)

독검사랑; (설령 섭장천이 건강한 상태라 해도 지금의 흡정마고를 이기긴 쉽지 않을 것이다.)

<네가 너무 약해서 방심한 지금이 유일하게 흡정마고를 죽일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초조한 표정으로 하늘 보고 있는 독검사랑의 모습 배경으로

 

#163>

다시 동굴 속의 밀실. 여전히 흡정마고가 청풍의 위에 네 다리로 엎드린 자세로 정기를 흡수하고 있는데. 벌린 입으로 청풍의 정기를 흡수하는 그년의 정수리에서 흘러나온 기운이 청풍의 정수리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헌데

흡정마고; (... 이상하다.) 피곤한 얼굴로 찡그리고

흡정마고; (벌써 한 시간 가까이 흡수하고 있는데도 이놈의 몸에서는 정기가 끊이지 않고 뿜어져 나온다.) (게다가...)

흡정마고; (어쩐지 피곤하다.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청풍의 어깨를 잡고 있는 두 팔이 부들부들 떨리고

흡정마고; (이런 경우는 백년 내에 한 번도 없었는데...) 초췌해진 얼굴로 이마 찡그리고

흡정마고; (안되겠다.) ! 입을 다물려 하고

흡정마고; (일단 흡정대법을 멈추고 몸 상태를 확인...) + [!] 고개를 들다가 비명을 지르고

슈우! 그제서여 자신의 정수리에서 기운이 빠져나가 청풍의 정수리로 스며들고 있는 것을 발견하는 흡정마고.

흡정마고; [회천반혼대법!] 비명 지르며 다급히 청풍의 몸에서 뛰어 일어나려 하고. 하지만

콰직! 그년의 팔 위쪽을 강하게 움켜잡는 청풍의 양손. 이어

청풍; [어딜 가시려고?]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눈을 뜨고 올려다보며 말하고. 양손으로 흡정마고의 양쪽 팔을 움켜잡은 채로

흡정마고; [... 네놈...] 몸부림치며 이를 갈고.

흡정마고; [나의 내공을 노리고 일부러 접근했었구나.] 우두둑! 몸부림치지만

청풍; [아는 게 늦었다 흡정마고!] 역시 필사적으로 흡정마고의 팔을 잡고 놓치지 않고

청풍; [네년의 악행을 오늘로 종지부를 찍개 해주겠다!] 지지지! 머리로 빨아들이는 기운이 더 강해지고

흡정마고; [... 안돼!] [아아아악!] 정기를 빼앗기며 처절한 비명을 지르고

 

#164>

[!] 절벽 위의 독검사랑. 흠칫! 놀라고

<아아악!> 여자의 비명이 들린다.

독검사랑; (계집의 비명! 이청풍이 해냈구나!) ! 절벽에서 뛰어내린다.

휘익! 절벽 아래의 동굴 입구에 내려서고

! 검을 뽑으며 동굴 안으로 들어간다. 독검사랑의 검은 검날이 검은색이다. 독이 묻어있어서

 

#165>

[주지스님!] 비명 지르며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는 세 비구니.

[아아악!] 철문 안쪽에서 이어지는 비명.

중년 비구니; [주지스님! 무슨 일인가요?] 탕탕! 철문을 밖에서 두들기지만

[끄으으윽! ... 안돼!] 비명 소리만 들리고

중년 비구니; [사단이 났다! 안으로 들어가 보자!] 철문을 열려 하고. + [예 총관님!] 젊은 비구니들도 철문을 열려 하고

[그렇게는 안되지!] 비구니들 뒤에서 들리는 음성. 눈 부릅뜨는 비구니들

[!] [누구냐?] 깜짝 놀라 돌아보는 세 비구니. 직후

! 서걱! [!] [!] 검은 섬광이 종횡으로 스치면서 젊은 비구니들은 비명과 함께 쓰러지고. 등이 제대로 베어졌고

중년 비구니; [!] ! 옆구리를 검은 섬광에 베이며 비명과 함께 옆으로 휙 날아간다.

스슥! 철문 앞에 나타나는 독검사랑. 검은색의 검을 휘두른 자세고. 그 앞에서 젊은 비구니들이 쓰러지고 있다.

중년 비구니; [... 웬놈이냐?] 콰득! 우두둑! 쌓여있는 해골들 위로 날아 내리면서 비틀하지만

푸시시! 그년의 베어진 옆구리에서 연기가 난다. 그걸 돌아보며 기겁하는 중년 비구니

중년 비구니; [... 독이 묻어있는 검...] [네놈은 바로...] 연기가 나는 옆구리를 움켜잡고 비틀거리고

독검사랑; [살인상단 지자급 자객 독검사랑이 바로 나다.] 스릉! 검은색 검을 다시 칼집에 꽂으며 말하고. 젊은 비구니들은 쓰러져 있다.

중년 비구니; [... 검에 독을 바르다니... 악독한...] 얼굴이 검게 변해 비틀하다가

퍼억! 해골들 사이로 처박히는 중년 비구니. 이년은 이 장면에서 죽지 않았다. 죽은 척 하는 것이고

독검사랑; [사돈 남말 한다더니...] 혀를 차고

독검사랑; [이런 무참한 짓을 해온 주제에 누구보고 악독하다는 것인가?] 주변을 둘러보며 냉소하면서 철문으로 가고

[끄으윽! ... 제발... 끄윽!] 철문 안쪽에서 들리는 비명소리

독검사랑; (이청풍이 확실히 승기를 잡았군.) ! 철문 앞에 놓인 의자중 하나에 앉고. 근처에서는 두 젊은 비구니들의 몸뚱이가 연기를 내며 타들어가고 있다.

독검사랑; (내 역할은 일이 끝날 때까지 혹시 있을지도 모를 방해를 막아주는 것뿐이겠구나.) 느긋하게 앉고

독검사랑; (이번 일로 단주의 안목이 남다르다는 걸 본단의 상하 모두가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독검사랑; (무공을 익힌 지 겨우 반년 밖에 안된 애송이로 하여금 육갑자가 넘는 내공을 지닌 강적 중의 강적을 척살하게 했으니...)

 

#166>

퍼억! 침대 아래로 나뒹구는 흡정마고. 완전히 바람 빠진 풍선처럼 변했다. 미이라가 가운을 걸치고 있는 듯한 몰골이고

청풍; [허억!] 털썩! 청풍도 헐떡이며 침대에 벌렁 드러눕는다. 얼굴이 달아오르고 몸에서 열이 펄펄 나는 모습이고

청풍; [... 끝났다.] 헉헉 대고. 슈우! 온몸에서 강한 열이 나는 모습이고

청풍; (측량할 수도 없는 엄청난 힘이 몸속으로 흘러들어왔다.) 온몸에서 열이 나고

청풍; (저 마녀가 백여 년의 세월동안 흡정대법으로 쌓은 내공이 모두 내 몸으로 옮겨진 것이다.) 미이라처럼 변해서 침대 아래 나뒹군 흡정마고를 보며 상체를 힘겹게 들고

청풍; (그 때문에 몸속의 모든 경맥이 당장이라도 펑 터져버릴 것만 같다.) 비틀! 억지로 일어나 앉고

우둑! 우두둑! 청풍의 몸에서 뼈가 엇갈리는 소리가 나고 근육이 제멋대로 움직인다.

청풍; (단기간에 수용 능력을 초과한 내공을 흡수한 때문에 몸이 견디지 못하는 것 같다.)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가부좌를 틀고. 몸에서 열이 펄펄 난다

청풍; (급한 대로 내공심법을 일주천해서 날뛰는 내공들을 통제해보자.)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아 아랫배 쪽에 대고

슈우! 청풍의 몸에서 강렬한 열기가 뿜어지고

청풍; (음양진기(陰陽眞氣)... 내가 익힌 유일한 내공심법...) 고통으로 얼굴이 심하게 이지러지고

청풍; (익히기는 쉬웠지만 그리 심오하다고는 할 수 없는 음양진기로 이 엄청난 공력을 통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화악! 중얼중얼 주문을 외우는 청풍의 몸이 강렬한 열기를 뿜어내고

청풍; (가급적 빨리 상승의 심법을 구해 익히지 않으면 오히려 이 공력들이 나를 망칠지도 모르겠구나.) 슈우우! 운기조식하는 청풍의 모습. 헌데

꿈틀! 침대 아래로 나뒹굴었던 흡정마고의 미이라같이 변한 몸이 움직이고

츠으! 감았던 눈을 뜨는 흡정마고. 눈에서 빛이 나고

흡정마고; (... 죽일 놈...) 곁눈질로 침대 위의 청풍을 보고

흡정마고; (감히... 감히 내가 백년 넘게 고생해서 모은 내공을 훔쳐?) 깡마른 두 손을 모아 합장 하고. 바닥에 누워 천장을 보는 자세로

흡정마고; (어떤 놈들인지 무공을 익힌 지 얼마 안된 놈에게 회천반혼대법을 익히게 한 후 내게 접근시켰다.) 츠으! 합장한 손바닥 사이로 빛이 나고

흡정마고; (그 때문에 방심해서 내공을 몽땅 빼앗겼지만... 아직 반격의 기회는 있다.) 이를 부득 갈고

흡정마고; (강호경험이 일천한 놈답게... 내 숨통을 확실히 끊어놓지를 않았다.) (덕분에... 난 죽지 않았고...) 우둑! 마주 댄 손에 힘을 주고

흡정마고; (몸을 움직일 수 잇을 정도의 내공만 끌어 모으면... 운기조식 하느라 정신이 없는 저 저놈을 죽일 수 있다.) 츠츠츠! 마주 댄 손바닥 사이에서 생긴 빛이 온몸으로 번져 나간다.

흡정마고; (저놈이 운기조식을 끝내는 게 빠른가 내가 최소한의 공력을 모으는 게 빠른가로 생사가 결정될 것이다.) 온몸이 흐릿한 빛에 덮이고

 

#167>

철문 밖. 타들어가는 비구니들의 시체 옆에 의자를 놓고 앉은 독검사랑. 눈을 감고 있다. 그러다가

독검사랑; (그러고 보니 단말마의 비명이 들리지 않았다.) 눈을 뜨며 이마 찡그리고

독검사랑; (천고에 다시없을 기재니 뭐니 해도 이청풍, 이놈이 실전 경험이 없는 티를 내는구나.) ! 쓴웃음을 지으며 일어나 철문쪽으로 돌아선다.

 

#168>

침대에 앉아 운기조식하는 청풍. 온몸에서 열기가 치솟고.

우둑! 우두둑! 뼈가 엇갈리는 소리가 들리고. 그러다가

스으... 불룩거리던 근육들의 경련이 가라앉는다. 이윽고

청풍; [휴우...] 긴 한숨 쉬며 운기조식을 끝내고

청풍; (일단 급한 불은 끈 셈이 되었다.) 눈을 뜨고

청풍; (빈약한 내공심법이긴 하지만 음양진기가 야생마처럼 날뛰던 공력들을 어느 정도 통제...) + [!] 눈 부릅뜨는 청풍

흡정마고; [죽엇!] 슈학! 바로 앞에서 미이라 몰골의 흡정마고가 한 자루 칼을 두 손으로 쳐들어서 청풍을 내리치려 한다.

청풍; (아차!) 경악하면서도 자기도 모르게 팔을 들어 막으려 하고. 하지만

퍼득! 청풍을 칼로 내리치려던 흡정마고의 몸이 경직되고

청풍; (왜 공격을 멈춘 건가?) 들었던 팔을 내리며 놀라고

흡정마고; [끄윽...] 신음하며 자기 가슴 쪽을 보는 흡정마고. 푸시시시! 그년의 명치 쪽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어

푸시시! 가운이 타면서 가슴 부분이 드러나는데 검은색의 검이 등에서 심장 부분으로 뚫고 나와 있다. 물론 독검사랑의 검이다. 다만 흡정마고의 몸은 타지 않고 옷만 타는 것으로 묘사. 흡정마고는 몸 속에 피독주를 품고 있어서 독이 통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죽은 것은 독검사랑의 검이 심장을 관통한 때문이다.

청풍; (독이 묻어있는 검! 그렇다면...) ! 놀라며 침대에서 옆으로 내려설 때

독검사랑; [이번 한번 뿐이다. 뒤처리를 해주는 것은...] 흡정마고의 등에 독검을 찔러넣은 자세로 말하고. 독검사랑 뒤쪽의 문은 조금 열려있다.

청풍; (지자급 자객 독검사랑!) + [면목이 없습니다.] 포권하고

독검사랑; [표적의 숨이 완전히 끊어졌는지 확인하는 것이 자객이 엄수해야할 철칙임을 잊지 마라.] ! 흡정마고의 등에서 독검을 뽑고

퍼억! 침대로 쓰러지는 흡정마고의 시체.

푸시시! 독검에 찔린 흡정마고의 시체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다만 옷이 타는 것이지 살이 타는 게 아님. 옷이 타버리며 드러난 흡정마고의 등에는 찔린 상처만 있고 살이 타진 않았다.

청풍; (여기까지 오는 내내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진다 했더니... 강호경험이 일천한 내가 걱정된 소수마녀가 독검사랑을 딸려 보냈구나.) 검을 칼집에 끼우는 독검사랑을 보며 생각하고

독검사랑; [오해는 하지 마라. 나는 단순히 널 보호하기 위해 따라온 게 아니다.] 품속에 손을 넣고

독검사랑; [받아라.] 다시 꺼낸 독검사랑의 손에 편지가 한통 들려있고

독검사랑; [네가 죽여여할 두 번째 표적에 대한 지령서다.] 내밀고

청풍; [감사합니다.] 두 손으로 받고

독검사랑; [명심해라. 누군가 널 도와주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었다는 것을...] 돌아서며 말하고.

독검사랑; [세번째 표적에 대한 지령서는 두 번째 표적을 해치웠을 때 누군가가 전해줄 것이다.] 철문으로 가고

청풍; (과연 내가 죽여야 하는 두 번째 인물은 누구인가?) 봉투를 열고

봉투 안에서 여러 장의 종이를 꺼내는 청풍.

종이의 내용을 읽는 청풍. 헌데

청풍; (맙소사!) 경악하며 흡정마고의 시체를 보고

청풍; (두번째 표적을 죽이기 위해 이 마녀를 먼저 죽이게 했구나.) 옷이 타며 연기가 나는 흡정마고를 보며 경악하고.

 

#169>

밀실 입구. 철문은 열려있고. 두 젊은 비구니의 시체는 이제 살이 녹아 뼈만 남아있다. 연기는 피어오르는 중이다.

열린 철문에서 나오는 청풍. 열이 오르고 몸에서 주체 못할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모습. 머리카락과 옷이 저절로 펄럭인다. 헌데

청풍의 왼손에는 구슬이 하나 들려있다. 계란만한 구슬인데 빛이 난다

청풍; (피독주(避毒珠)...) 구슬을 내려다보고

<존재하는 모든 독을 막아준다는 마교의 보물...> 청풍의 손에 들려진 구슬 크로즈 업

청풍; (마교가 멸망할 때 사라졌던 이걸 흡정마고가 숨기고 있었던 것이다. 자기 몸의 민망한 어딘가에...) 쓴웃음 지으며 동굴 입구로 가고

청풍; (이걸 꺼내기 위해 끔찍한 짓을 하긴 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청풍; (두번째 표적을 척살하기 위해서는 피독주를 반드시 손에 넣어야했으니...) 동굴 입구에 거의 도착하고. 동굴 밖에는 파도가 치고 있다.

청풍; (이곳 상해에서 금릉까지는 팔백여리...) (서두르면 내일 밤쯤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동굴 입구에서 돌아서며 절벽 위를 보고

청풍; (두번째 표적을 척살하기 전에 금릉으로 가서 만나볼 인간들이 있다. 우리 집안에 크나큰 빚을 지은 자들이...) 벽소소와 이세창을 떠올리며 이를 부득 가는 청풍.

! 동굴 입구에서 절벽 위를 향해 날아오르고

동굴에서 사라지는 청풍. 헌데

청풍이 사라진 직후

투둑! 철문 주변에 쌓여있던 시체들 중 하나가 들썩이더니

중년 비구니; [끄윽...] 얼굴이 검게 변한 채 시체들 사이에서 고개를 든다

중년 비구니; [... 살았다!] 헐떡이며 상체를 일으키는데

푸시시... 독검사랑의 검이 스친 옆구리에서 연기가 난다. 헌데 그 부분의 살이 크게 찢어져 있다.

중년 비구니; [... 독검사랑의 독검에 베인 부분의 살을 즉시 뜯어낸 덕분에 독이 깊이 퍼지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 헐떡이며 시체들 사이에서 기어 나오고. 하지만

푸시시! 뜯겨진 상처에서 연기가 난다.

중년 비구니; (다만... 독이 퍼지는 기세가 워낙 맹렬해서 내장으로 스며드는 걸 완전히 막지는 못했다.) 겨우 일어나고. 연기 나는 옆구리를 움켜잡은 채

중년 비구니; (빨리... 빨리 해독을 하지 못하면 죽음을 피할 수 없다.) 비틀거리며 동굴 입구로 가고

중년 비구니; (살인상단의 지자급 살수중 으뜸가는 실력자라는 독검사랑에게 당했으니 죽는다 해도 어쩔 수 없는 일...) 이를 갈며 동굴 입구로 가고. 옆구리를 누르지 않은 손은 품속에 넣으면서

중년 비구니; (하지만 죽더라도... 그냥 죽지는 않는다.) 덜덜 떨리는 손이 다시 품속에서 꺼내지는데. 작은 피리가 하나 들려있다.

중년 비구니; (흡정마고님을 해친 놈들이 누군지... 가주님께 보고하고 죽어야만 한다.) 삐이! 피리를 부는 중년 비구니

삐이! 삐이! 동굴 입구를 밖에서 본 배경으로 피리소리가 멀리 퍼진다.

 

#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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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상해(上海)> 해변의 항구 도시. 거대한 규모. 항구에는 수많은 배들이 정박해있거나 드나들고 있고. 때는 저녁 무렵. 해가 지려는 시간

상해 교외. 험준한 절벽으로 이루어진 해변에 서있는 절. 엄청난 규모인데 거대한 해수관음상이 바다를 향해 서있고. <투천환일> <퇴마신협> <신마유희>등에 나온 진해관음사다. 이 작품에서의 이름은 사해용궁사.

수많은 신도들이 해수관음상 주변에 몰려있다.

높이가 30미터쯤 되는 거대한 해수관음상을 돌며 독경을 하는 일단의 비구니들. 그 비구니들을 향해 합장하거나 절하는 신도들. 구름같이 모여들어서 비구니들을 보고 있다

비구니들의 맨 앞쪽에서 어린 비구니가 목탁을 치며 걸어가고. 그 비구니 뒤를 수십 명의 비구니들이 합장하며 따라가는데.

목탁을 치는 어린 비구니 바로 뒤쪽에서 합장한 채 따라가는 비구니가 절세미녀다. 비구니들의 우두머리. 나이는 서른 살 가량. 비구니면서도 색기가 넘치고 엄청난 글래머다. <마릴린 몬로>처럼 눈 꼬리가 좀 처지고 웃는 얼굴이다. 이 여자는 마교 구대마왕중 흡정마고다. 한번 나올 캐릭터지만 엄청 강하고 또 미인으로 묘사. 실제 나이는 백살이 넘었다.

[주지스님 소면관음(笑面觀音)께서 저녁 예불(禮佛)을 도신다.] [주지스님은 언제 봐도 관음보살님의 현신같애.] [저 자애로운 미소 좀 봐.] [소면관음님! 불쌍한 중생의 소원을 들어주시옵소서!] 사람들 흡정마고를 향해 합장하거나 절하며 기원하고.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 서서 흡정마고를 보고 있는 청풍. 귀공자 차림이고 손에 든 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청풍; (저 여자가 내 자객행(刺客行)의 첫 번째 표적...)

<상해 교외에 자리한 비구니 도량 사해용궁사(四海龍宮寺)의 주지 소면관음을 죽여라.> 소수마녀의 말을 떠올리는 청풍

이하 회상

 

소수마녀; [소면관음은 도력(道力)이 높기로 상해 일대에 소문이 자자한 비구니다.] [특히 수십 년 전의 용모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관음보살의 현신이라는 숭배를 받아왔다.] 소수마녀가 침실에서 잠옷 차림으로 마주 앉아서 말하던 장면. 책 한권과 향낭 하나를 밀어주며 말하고

소수마녀; [그 소면관음의 정체가 무엇이고 왜 죽여야 하는지는 이 책에 적혀있다,] ! 책과 향낭을 밀어주면서 말하고

소수마녀; [명심할 것은 책 안에 수록되어 있는 한 가지 심법을 완전히 숙지한 후에 척살을 시도해야한다 사실이다.]

회상 끝

 

<향낭(香囊)에 들어있는 천웅고(天雄膏)는 소면관음을 상대할 때 도움이 될 테니 늘 몸에 지니고 있어야 한다.> 소수마녀의 말을 떠올리며 허리춤에 찬 향낭을 만지는 청풍.

청풍; (여자를 죽이는 것은 썩 유쾌한 일이 아니다. 그것도 자객이 되어 첫 번째 임무로...) 다가오는 흡정마고를 보며 생각하고

청풍; (하지만 저 여자의 정체가 소수마녀의 말대로라면 반드시 죽여야만 한다.) 생각할 때

청풍의 앞쪽을 지나가는 흡정마고의 옆얼굴. 절세미녀다. 헌데

예쁜 코를 벌름하는 흡정마고. 어떤 향기가 흡정마고의 코로 흘러들어가는 모습이고. 이어

스윽! 자연스럽게 고개 돌려 사람들을 훑어보는 흡정마고

청풍; (걸려들었다!) ! 자연스럽게 얼굴 가리고 있던 부채를 내리는 청풍

청풍을 발견한 흡정마고의 눈이 약간 치떠지고

청풍; (소수마녀의 말대로 천웅고의 향기가 저 요부의 후각을 자극했다.) 합장하는 시늉을 하며 생각하는 청풍.

<양기가 가장 강한 수컷들의 체취를 농축시킨 천웅고의 향기는 여자, 특히 내공이 높아 감각이 예민한 여자에게 치명적인 위력을 발휘한다.> 배시시 웃으며 마주 고개를 조금 숙이는 흡정마고를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그러자

[어흑 심장 떨려!] [... 날 보고 웃었어!] 청풍의 주변에 있던 구경꾼들 중 장사치처럼 생긴 자들이 뿅 가는 표정이 되고

그 사이에 청풍의 앞을 지나가는 흡정마고.

사내들; [소문대로 이 절의 주지스님은 기가 막힌 미인이로구만.] [저런 절세미인이 무슨 사연으로 비구니가 되었을까?] 입맛 다시며 말하고. 그러자 주변 사람들 흘깃! 그놈을 보고

사내들; [비구니로 썩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미모야!] [황실에 들어갔으면 제이의 양귀비 소리를 들었겠구만.] 눈을 희번득이는 사내들. 주변 사람들이 돌아보며 화난 표정을 짓는다

사내들에게서 멀어지면서 야릇하게 웃는 흡정마고의 옆얼굴. 사내들이 하는 말을 들었다. 그때.

[무슨 죄 많은 소릴 하는 거요?] [이 사람들이 천벌을 받을 소릴 하는군.] [어딜 감히 주지스님께 불경한 생각을 하는 거예요?] 주변 남녀들 사내들에게 화를 내고

[... 왜들 이러슈? 아까 그 비구니가 절세미녀라 해본 소리인데...] [말이야 바른 말이지 저 비구니만한 미녀는 천하를 뒤져도 없을 거요.] 사내들 겁에 질려 주춤거리고. 그러다가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사내들을 노려보고

[... 가세!] [이거야 원 말도 마음대로 못하는구만.] 허둥대며 현장에서 멀어지는 사내들

[두 번 다시 오지 마슈!] [벼락이나 맞아라 이 못된 중생들아!] 사내들을 향해 삿대질하는 사람들. 그 배경으로 현장을 떠나 절의 본채로 가는 청풍

흡정마고; (본전(本殿)으로 가고 있네.) 합장한 채 해수관음상을 돌면서 곁눈질로 청풍을 보는 흡정마고

그 사이에 본전으로 간 청풍이 중년의 비구니에게 합장하며 뭔가 말하고. 마주 합장하는 중년 비구니. 중년 비구니는 사해용궁사의 총관. 곧 죽을 캐릭터지만 청풍의 정체를 알아내는 역할을 하는 조연이다.

그 중년 비구니의 안내를 받아서 본전으로 들어가는 청풍

흡정마고; (다행이네. 오늘 밤 본사에서 자고 갈 모양이니...) 배시시 웃는 흡정마고

흡정마고; (정말 오랜만에 가슴 울렁이게 만드는 시주를 발견했지 뭐야?) 좋아 죽으려는 흡정마고

 

#157>

. 보름달에서 기울어 반달에 가까워진 달이 하늘에 떠있다.

사해용궁사. 이제 해수관음상을 참배하는 사람들도 사라졌고. 절 건물의 대부분이 불이 꺼져 있다. 헌데

본전의 건물에는 불빛이 흘러나오고 있고

본전의 내부. 불상들이 안치되어 있는 불단 앞에 청풍이 무릎 꿇고 앉아서 합장한 채 눈을 감고 있다. 입으로는 중얼 중얼 불경을 외우고 있고

그런 청풍을 내려다보는 불상. 헌데

불상의 눈이 빛나고

 

#158>

어둑한 공간. 불상 머리 뒤의 공간인데 그곳에 무를 꿇고 앉아서 구슬에 눈을 대고 있는 흡정마고. 불상의 눈을 통해 불전을 보고 있다. 흡정마고의 뒤에는 청풍을 안내했던 중년 비구니가 무릎 꿇고 있다.

중년 비구니; [이름은 이청천(李靑天), 금릉에 사는 중생인데 급사한 아비의 극락왕생을 위한 밤샘 기도를 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사옵니다.] 무릎 꿇고 앉아서 눈치 보며 흡정마고에게 보고하고

중년 비구니; [시주도 넉넉히 내었으며... 무엇보다 위험한 구석은 발견되지 않는 중생이옵니다.]

흡정마고; [알아!] 귀찮다는 듯이 뒤로 손짓을 해서 말을 막고

<무공을 익히긴 했지만 내공이 극히 미미한 수준이야. 잘 해야 삼년 면벽수련한 정도의 내공이야.> 합장한 채 불경을 외우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흡정마고의 말. 둥근 구슬을 통해 보이는 모습

흡정마고; [육갑자(六甲子;360)에 육박하는 내공을 지닌 나에 비하면 그야말로 조족지혈 수준이지.]

중년 비구니; [하오면...] 눈치 보고

흡정마고; [오늘밤 내 봉사를 받을 행운아는 당연히 저 중생이야.] ! 불상의 눈에서 눈을 떼고

흡정마고; [먼저 가있을 테니 내 거처로 데리고 와!] 스스스! 모습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중년 비구니; [분부 거행하겠사옵니다.] 절하고

<일진 뽑아본 게 좋게 나오더니 저런 보물덩어리가 제 발로 찾아왔구나.> 사라지는 흡정마고의 모습 배경으로 웃음소리가 들리고

 

#159>

불상 앞에 무릎 꿇고 합장하는 청풍

청풍; (기척이 사라졌다.) 눈 감은 채 생각하고

청풍; (천웅고의 향기에 매료되어 지금까지 날 훔쳐보고 있었겠지.)

청풍; (썩 내키지 않지만 오늘밤 반드시 소면관음, 아니 흡정마고(吸精魔姑)를 척살해야만 란다.) (앞날이 구만리 같은 무고한 청년들이 더 이상 희생당하지 않도록...) 합장하며 생각하고.

 

<-흡정마고! 마교의 구대마왕(九大魔王)중 한명으로 나이가 백살이 넘는 여마두다.> 합장한 채 해수관음상을 돌던 흡정마고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구대마왕은 천마세가를 제외한 삼대마가에서 세명씩 선정한 고수들로 마교의 수호가 사명이다.> 여자 셋 남자 여섯의 실루엣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하지만 삼십 여년 전 마교가 무림맹의 공격을 받을 때 그 사명을 완수한 것은 암흑마가 출신의 세명뿐이었다. 번뇌마가, 혈전마가 소속의 육대마왕은 사전에 종적을 감춰버렸던 것이다.> 여자 한 명과 남자 두 명이 수많은 적들에게 둘러싸여 악전고투를 치루는 모습을 배경으로

<흡정마고는 번뇌마가 출신으로 내공의 심후함으로는 구대마왕의 으뜸이었다. 심지어 내공만 따지면 구천마존이나 철면마제를 압도할지도 모른다고 알려져 있다.> 멀리 산봉우리 위에서 그걸 보며 웃고 있는 흡정마고. 삼십년 전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이 같은데 다른 것은 당시에는 머리를 기르고 있었다는 점

<흡정마고의 내공이 그토록 심후한 것은 배교(拜敎)에서 유래한 흡정대법(吸精大法)을 익힌 때문이다. 흡정대법을 써서 무려 일만 명이 넘는 젊은 청년들의 양정을 흡수한 덕분에 흡정마고는 영원한 젊음과 함께 무적의 내공을 지니게 된 것이다.> 수많은 해골 위에 요염한 자태로 누워서 웃고 있는 현재 모습의 흡정마고

 

청풍; (물론 지금의 내 무공으로 흡정마고를 죽이는 것은 말 그대로 언감생심이다.) (그 마녀가 손가락 한번만 튕겨도 내 몸뚱이는 물방울처럼 터져 버릴 것이다.) 기도하며 생각하고. 긴장한 표정

청풍; (하지만 내게는 소수마녀가 준비해준 두 가지 무기가 있다.)

청풍; (그중 하나는 천웅고다.) 허리에 차고 있는 향낭을 배경으로

청풍; (수컷의 양기 그 자체인 천웅고는 여자들의 이성을 마비시킨다.) (특히 내공이 심후할수록 더 강하게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청풍; (그 때문에 내가 회천반혼대법(回天返魂大法)을 펼쳐도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다.)

청풍; (소수마녀가 흡정마고를 상대하기 전에 반드시 익혀야한다고 한 심법이 바로 회천반혼대법이었다.)

청풍; (회천반혼대법도 흡정대법의 일종인데 주도적으로 상대의 정기를 흡수하지는 못한다 게 차이다.)

청풍; (대신 상대가 내 것을 빼앗으려 하면 배로 돌려받는 장점이 있다.)

청풍; (물론 회천반혼대법을 펼치는 걸 들킬 경우 흡정마고 손에 죽음을 면치 못하겠지만...)

청풍; (명색이 자객인 이상 그 정도 위험은 감수해야만 한다.) 생각할 때

스으! 어떤 향기 같은 것이 청풍의 코로 스며들고

청풍; (시작되었군.) + [갑자기 졸음이..] 중얼거리면서

털썩! 쓰러진다. 그러자

덜컹! 불단 한쪽에 나있는 비밀 문이 열리더니

손에 작은 향로를 든 중년 비구니가 나온다. 그 향로에서 연기가 흘러나오고.

이어 두 명의 건장한 젊은 비구니들이 따라 나온다. 젊은 비구니들은 사내에 못지 않은 체격을 지녔다.

청풍에게 다가와서

손으로 청풍의 코에 대보는 중년 비구니

중년 비구니; [확실하게 잠이 들었다.] 끄덕이며 일어나고

중년 비구니; [주지스님의 거처로 옮겨가라.] 옆으로 물러서고

[예 총관님!] 대답하며 다가온 젊은 비구니들은

청풍의 양쪽 팔을 잡고 일으켜서

불단에 난 비밀 문으로 끌고 들어간다.

중년 비구니; (어쩐지 이상한 기분이 든다.) 갸웃거리고

중년 비구니; (이미 오래 전에 육욕은 극복했다고 생각했는데... 저 젊은 시주를 보니 가슴이 걷잡을 수 없이 뛴다.) 얼굴이 달아오른 채 비밀 문으로 들어가고

중년 비구니; (주지스님에게 넘기고 싶지 않다는 생각까지 들고...) (도대체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구나.) ! 비밀 문을 닫는다.

 

#160>

사해용궁사에서 조금 떨어진 절벽 해변

쏴아! 철썩! 거센 파도가 절벽 하단을 때려 하얀 포말을 일으키고

그 절벽 아래에 위에서 보면 보이지 않는 동굴이 하나 있다. 헌데

동굴 깊은 곳. 넓은 광장. 그곳에 수많은 해골들이 뒹굴고 있고. 그 해골들 너머에 철문이 하나 있다. 철문 앞에는 해골들이 치워져있고. 그곳에 중년 비구니와 두 명의 젊은 비구니가 의자를 놓고 앉아있다. 중년 비구니는 눈을 감고 있다

젊은 비구니1; [주지스님도 참 취향이 독특하셔.] [정기를 빨아먹고 남은 빈 껍데기들을 이렇게 모아두시다니...] 좀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주변의 해골들 보고

젊은 비구니2; [저걸 보면서 당신이 살아있다는 걸 실감하시는 걸 게야.]

젊은 비구니1;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너무 혐오스러워. 섬뜩하기도 하고...] 중년 비구니를 보고. 중년 비구니는 눈을 감고 있다.

중년 비구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다.) 얼굴이 좀 발개졌고. 가슴이 두근 거리고

중년 비구니; (주화입마도 아닌데 가슴이 제멋대로 뛴다. 무언가에 영향을 받았다는 증거인데...)

중년 비구니; (혹시 그 중생이 무슨 수작을 부린 것이 아닐까?) 청풍을 떠올리고

중년 비구니; (순리대로라면 주지스님에게 경고를 해야겠지만... 지금 방해했다가는 불벼락이 돌아올 수도 있다.)

중년 비구니; (무공도 별볼일 없는 수준의 중생이니 일단 추이를 지켜보도록 하자.)

 

#161>

철문 안쪽 화려한 침실. 침대에 누워있는 청풍. 옷을 입은 채 눈을 감고 있고

쏴아! 청풍의 귀에 들리는 물소리

청풍; (준비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군.) 눈을 감은 채 생각하고.

한쪽에 천으로 입구가 가려진 욕실이 있고. 그 욕실에서 누군가 앉아서 샤워하는 실루엣이 비친다.

청풍; (사내들의 양정을 흡수하기 전에 목욕재계를 하는 게 습관인 건가?) 쓴웃음

청풍; (나는 지옥십관중 독관(毒關)을 통과하기 위해 오독신공(五毒神功)이라는 독공을 수련했다.) (그 덕분에 어지간한 독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청풍; (당연히 비구니들이 날 재우기 위해 뿌린 몽혼향은 효과가 없었다.)

청풍; (잠든 척 한 나를 비구니들이 이곳으로 옮겨놓은 후 벌써 일각 이상이 지났는데 저 요부의 목욕은 끝날 줄을 모른다.)

청풍; (이러다가 지쳐서 정말 잠이 들지도 모르겠다.) 하품. 그때

사락! 욕실을 가린 천이 젖혀지고

청풍; (이크...) 급히 하품 하던 걸 멈추고

욕실에서 가운 차림으로 나오는 흡정마고. 가운의 허리띠를 묶으며 나오는데 물기에 젖은 모습이고

청풍; (드디어 결전의 때가 다가왔다.) 내심 긴장할 때

침대로 와서 청풍을 내려다보는 흡정마고

흡정마고; [볼수록 탐나는 중생이긴 한데...]

흡정마고; [왠지 얼굴이 낯설지가 않다.] [이 중생을 닮은 사내를 어디서 보았더라?] 갸웃하고

청풍; (날 닮은 사람을 알고 있다는 건가?) 눈 감은 채 의아하고

흡정마고; [처음에는 착각인가도 생각했지만...] ! 침대로 올라와서 청풍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흡정마고; [착각이 아니야! 난 분명 이 귀염둥이를 닮은 누군가를 전에 본 적이 있어.] 청풍의 얼굴을 만지며 독백

청풍; (나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생각하고

청풍; (별 볼일 없었던 표사 출신인 아버지와 평범한 주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내가 흡정마고같은 전설적인 마녀와 인연이 있을 까닭이 없다.)

청풍; (아마 이 마녀가 백살이 넘다 보니 망령이 들어서 나와 다른 사람을 착각한 것이 분명하다.) 생각할 때

흡정마고; [하긴 누굴 닮았던지 그게 무슨 상관이야?] ! 네발로 엎드리는 자세로 청풍의 몸 위에 자세를 잡고

흡정마고; [내 미모를 유지하기 위해 양정만 흡수하면 그만인데...] 청풍의 양쪽 어깨를 누르고 입을 청풍의 입에 가져간다.

흡정마고; [너의 순수한 양정, 잘 먹으마. 부디 극락왕생하거라.] 후욱! 청풍의 입 위에서 입을 벌려 무언가를 빨아들이는 시늉하는 흡정마고. 그러자

화악! 지지지! 청풍의 입이 벌어지면서 안개 같은 것이 흘러나와 흡정마고의 입으로 흘러들어간다.

흡정마고; <... 최고야!> 지지지! 청풍의 정기를 빨아들이는 흡정마고의 몸이 벼락에 휘감기고

흡정마고; <백년 넘게 살면서 일만 명이 넘는 사내의 양정을 흡수했지만... 이놈처럼 농후하고 순수한 양정은 처음이다.> 청풍의 정기를 강하게 흡수하는 흡정마고. 청풍의 목이 젖혀지고

<네놈의 정기를 마지막 한 방울까지 흡수해주마! 그럼 내 미모와 목숨은 다시 십년 이상 늘어날 것이다.> 흡정마고가 청풍의 정기를 빨아들이는 모습을 배경으로. 헌데

슈우! 청풍의 정기를 빨아들이고 있는 흡정마고의 매끈한 머리에서 안개같은 것이 흘러나와서

슈우! 다시 청풍의 정수리쪽으로 스며들어간다. 하지만 청풍의 입을 통해 정기를 빨아들이는 데 집중한 탓에 그걸 눈치 채지 못하는 흡정마고

 

#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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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

월동문 안쪽. 화려한 건물이 있고 건물 주변에는 몇 명의 무사들이 경비서고 있다.

 

[사우! 위상영이란 계집이 정말 너를 찾아올 거라 생각하느냐?] 건물 내부를 배경으로 들리는 말. 건물 내부는 거실인데 사우가 거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다. 열려있는 침실 문쪽을 향해 앉아있다

사우; [속하는 그리 생각하고 있습니다.] 긴장해서 침실 안쪽에 있는 누군가의 눈치를 보며 대답

기절초괴; [그렇게 확신하는 이유가 있겠지?] 열린 문을 통해 침실의 침대 앞에 놓인 의자에 다리 꼬고 앉아서 거실 쪽을 보고 있다. 기절초괴지만 밝은 거실과 달리 침실에는 불이 켜져 있지 않아 어두워서 실루엣으로만 보인다.

사우; [아시다시피 무림맹 소맹주 위진천의 하나 밖에 없는 누이인 위상영은 오 년 전 과부가 되었습니다.]

기절초괴; [한창인 나이에 홀몸이 되었으니 욕구불만에 차있겠군.] 히죽 웃고

사우; [그러던 차에 일 년 전, 속하가 낙양에 들렀을 때 속하의 연극을 보러 왔었습니다.] [속하는 그때 의도적으로 그년과 눈을 맞춰두었습니다.] 긴장하지만 비굴한 미소

기절초괴; [섭혼술(攝魂術)을 걸었다?] 실루엣인 상태에서 눈 번뜩

사우; [속하가 자연스럽게 구사한 섭혼술에 걸렸으니 위가년은 지난 일 년 중 단 하루도 속하를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었을 것입니다.] 득의한 표정

기절초괴; [섭혼술을 써서 상사병에 걸리게 만들기도 하고...] [하여간 다른 건 몰라도 사우, 네놈의 계집 후리는 재주에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구나.] 웃고

사우; [감사합니다 가주님!] 고개 조아리며 비굴하게 웃고

사우; [신분이 신분인만큼 위가년의 신변에는 엄중한 경호가 펼쳐져 있습니다.] [그 때문에 납치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봐야만 합니다.]

사우; [철옹성에 살고 있는 그년을 잡으려면 제 발로 철옹성에서 빠져나오게 하는 수밖에...] 말할 때. + 기절초괴; [이런...] 웃으며 옆을 보고

사우; [혹시...] 목소리 낮추며 기절초괴가 보는 쪽의 창문을 본다

기절초괴; [준비해라. 네 손님 왔다.] ! 손을 젓고

끼익! 침실 문이 움직이고

사우는 서둘러 일어나고

! 닫히는 침실의 문

사우; (과연 가주님은 다르구나.) 거실의 의자에 앉고.

사우; (내 귀에는 이제야 인기척이 느껴지는데 미리 감지하셨다.) 책을 집어들고 읽는 시늉하고. 그 직후

[실례하겠어요.] 덜컥! 창문이 열리며 여자의 실루엣이 나타나고.

사우; (왔구나.) + [!] 놀라는 시늉하며 책을 떨구고. 직후

휘익! 바람처럼 안으로 날아드는 면사를 쓴 위상영

사우; [.,.. 소저는 뉘시오?] 겁에 질리는 표정

위상영; [놀라게 해드렸다면 죄송해요.] ! 얼굴에 쓰고 있던 면사를 떼어내고

위상영; [공자님께 긴히 여쭐 게 있어 방문하였으니 잠시 시간을 내주셨으면 하옵니다.] 공손하게 허리 숙이는데

사우; [죄송할 거 없소이다.] 히죽 웃고

위상영; (표변(표변(豹變)!) (분위기가 갑자기 일변했다!) 오싹! 사우를 보며 소름이 돋는 표정이 되고

사우; [시간이라면 얼마든지 있으니 진지한 대화를 나눠봅시다.] 포권하며 웃고

위상영; (위험한 인간이다! 가까이 해서는 안되는...) 뒷걸음질 칠 때

기절초괴; [향기가 좋구만!] ! 언제 나타났는지 위상영의 뒤에 나타나 손으로 위상영의 머리카락을 만지며 웃고. 냄새를 맡는 시늉하며. + 위상영; [!] 소름이 돋아 눈 치뜨는 표정이 되고

기절초괴; [몸에서 저절로 향기가 나는군.] [네년같은 체질이 바로 사내를 보는 족족 잡아먹는다는 천향음신(天香淫身)이야.] 코를 위상영의 목덜미에 대고 냄새를 맡고

위상영; (... 언제 나타나는지 알아차릴 수가 없었다!) 공포에 질리고

기절초괴; [시집 간지 불과 반년만에 과부가 되었다는 것도 이해가 간다.]

기절초괴; [남편이란 놈은 네년과 함께 있으면 단 한시도 쉬지 않고 달려들었을 테고...] [결국 마른 북어처럼 변해서 죽었겠지?] 혀로 목덜미를 핥기도 하고. 전율하는 위상영

위상영; (... 마치 본 것처럼 내가 과부가 된 내막을 알고 있어!) ! 겁에 질리고 놀라면서도 오른손을 왼쪽 소매에 넣고

기절초괴; [도저히 참을 수 없군. 소중한 인질이지만 써먹지 전에 맛을 좀 봐야겠어!] ! 허리를 끌어안고.

위상영; [... 죽어랏!] 스악! 수치심에 떨며 벼락같이 몸을 돌리면서 오른손을 휘두르는데 어느 틈에 비수를 한 자루 거꾸로 잡고 있다.

확 다가오는 기절초괴의 목덜미. 그곳으로 날아드는 비수

사우; [조심...] 기겁할 때

위상영; (죽였다!) ! 비수로 기절초괴의 목을 비수로 강하게 찌른다. 하지만

! 빠캉! 기절초괴의 목을 찌르는 순간 유리처럼 깨지는 위상영의 비수

사우; [!] 환호. 감탄

위상영; [!] + (강철도 자르는 내 비수가 유리처럼 깨지다니...) 경악하며 급히 뒤로 물러서려 하지만

기절초괴; [어림없다.] ! 한 팔로 위상영의 허리를 강하게 끌어안고. + 위상영; [!] 허리가 안기며 비명 지르고

기절초괴; [본좌의 호신강기를 깨트릴 수 있는 무기는 천하를 통틀어도 다섯 개가 되지 않아.] 두 팔로 위상영의 허리를 안으며 키스 하려 하고

위상영; [... 안돼!] 두 손으로 기절초괴를 밀면서 상체를 뒤로 젖히지만

기절초괴; [비싸게 굴지마셔! 처녀도 아닌 과부 주제에...] ! 그대로 위상영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덮어버리는 기절초괴

[!] 눈 치뜨며 필사적으로 기절초괴의 몸을 밀어내려 애쓰는 위상영. 하지만

눈을 지그시 감고 키스하는 기절초괴. 그러자

눈에서 초점이 사라지는 위상영.

기절초괴의 몸을 밀어내려던 위상영의 손이 떨리더니

스륵! ! 힘없이 늘어지는 위상영의 손.

눈도 풀려버리는 위상영

사우; (끝났군.) 웃고

<저 계집은 가주의 흡정대법(吸精大法)에 음기의 상당한 양을 빼앗겼을 것이다.> 기절초괴에게 안겨 축 늘어진 위상영을 배경으로 사우의 생각 나레이션

사우; (섭혼술까지 함께 구사했을 테니 이제 위가년은 가주의 꼭두각시가 될 것이다.) 생각할 때

! 이윽고 위상영의 입에서 자신의 입을 떼는 기절초괴

기절초괴; [역시 기가 막힌 계집이로구만. 입술을 맛본 것만으로도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니...] 눈에 초점이 풀린 채 축 늘어진 위상영을 내려다보며 웃고

사우; [살아있는 보물이라는 천향음신의 계집을 얻으신 것을 감축드리옵니다.]

기절초괴; [본심이 아닌 것 같은데?] [이년을 내게 빼앗겨 속이 쓰리지?] 사우에게 눈을 흘기고

사우; [... 아닙니다! 가주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이 속하의 기쁨입니다.] 억지로 비굴한 웃음을 흘리고

기절초괴; [그렇다 치고... 원래 계획했던 대로 위가장으로 편지를 보내라.] 위상영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기절초괴; [이 계집이 사창가에서 몸을 파는 걸 원치 않는다면 위가장으로 흘러든 마교의 그 물건을 내놓으라고...] 사악하게 웃는 사우의 얼굴 크로즈 업

 

#154>

<-무산(巫山)> 역시 깊은 밤. 하늘엔 역시 완전한 보름달이 떠있다.

신녀문의 폐허. 헌데 그 폐허 중간에서 무언가 빛난다

폐허 중앙에 높은 단상이 있다. 탑의 윗부분을 싹둑 자른 것 같은 모습. 그 중앙에 마법진이 그려져 있고 마법진 중앙에 누워있는 소녀의 몸이 밝게 빛난다.

크로즈 업. 잠옷 차림인 이진진이다.

츠으! 눈을 감고 있는 이진진의 몸이 빛나고.

사라라! 스스스! 달빛이 가루처럼 변해서 이진진의 몸으로 스며들어가고

스륵! 이진진의 몸이 무게 없는 깃털처럼 허공으로 조금 떠오른다.

 

근처의 높은 건물. 맨 윗층 창가에 서서 이진진을 보고 있는 두 여자. 바로 진삼낭과 운신장이다.

진삼낭; (신녀문의 월음천강대법(月陰天罡大法)...) 단상 위의 이진진을 보고

진삼낭; (보름달의 음기를 흡수한다는 저 술법을 수련하면 몸의 탁기(濁氣)가 모두 빠져나간다고 한다.)

진삼낭; (몸의 탁기가 완전히 빠져나가면 정신은 거울처럼 맑아지고 영혼은 납처럼 무거워진다고 했다.)

진삼낭; (그 상태가 되면 금천마장을 헤집고 들어가 혼천경을 꺼내올 수 있다고 하는데...) 문틀을 쥔 진삼낭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진삼낭; (실패할 경우 진진이도 신녀문의 역대 문주들처럼 금천마장 속에 영원히 갇히게 된다.)

진삼낭; (과연 진진이에게 그런 위험을 무릅쓰게 해야 하는지 아직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 소리없이 한숨 쉬고

그런 진삼낭을 곁눈질하는 운신장

운신장; (벌써 여섯 번째 보름을 맞이했으면서도 여전히 진진이의 안위에 대해 걱정하고 있구나.)

운신장; (물론 어머니로서 당연한 걱정이겠지만...)

운신장; (내가 보기에 진진이는 월음천강대법을 완전하게 성취할 재목이다.) (몸에 탁기가 너무 많아서 실패했던 나와는 달리...) 단상의 이진진을 보면서

운신장; (수련한지 불과 반 년 만에 월음천강대법의 완성을 눈앞에 둔 경우는 신녀문의 역사를 통틀어도 없었다.)

운신장; (그리고 일단 진진이가 월음천강대법만 완성하면 금천마장을 깨트리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진삼낭을 곁눈질하며

운신장; (물론 그걸 설명한다 해도 이()부인에게 위로가 되진 않겠지.) 소리없이 한숨을 쉬고

운신장; (그나저나 이부인은 비밀이 많은 분이다.) 다시 진삼낭을 곁눈질하며 생각하고

운신장; (의식적으로 자신의 신세내력을 말하지 않고 있다.)

운신장; (내게 뭔가 숨기는 게 있는 게 분명하지만 추궁하기도 그렇고...)

운신장; (바탕이 나쁜 여자는 아니니 굳이 출신내력까지 알아낼 필요는 없겠지.)

<지금은 오직 진진이가 월음천강대법을 완성하는 것을 돕는 데 집중해야한다.> 단상에 누워 온몸에서 빛을 내는 이진진의 모습 배경으로 운신장의 생각 나레이션

 

#155>

낙양. 아침.

번화가의 규모가 엄청 크고 웅장한 장원. 높은 담장으로 외부와 차단되어 있다. 정문은 굳게 닫혀있고. 문 밖에 무사들이 어쩐지 긴장한 표정으로 경비 서고 있고. 정문에는 <威家莊>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위가장(威家莊)> 위의 정문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전부 혀 물고 뒈져버려라!] 악을 쓰는 소리가 웅장한 건물 배경으로 터진다. 경비 서던 무사들과 오가던 하인 하녀들 공포에 질리고

섭비연; [상영이가 몰래 집을 빠져나가는 것도 몰랐다는 게 변명이 되느냐?] 무릎 꿇은 하녀와 무사들을 앞에 두고 분노하여 길길이 날뛰는 중년 여자. 손에 칼을 들었다. 나이는 40살 정도로 보인다. #1>에 나온 청풍의 엄마 섭아연과 닮았는데 좀 더 기승스러운 인상이다. 눈 꼬리가 올라가있다. 위진천과 위상영 남매의 엄마인 섭비연이다. 무림맹주인 섭장천의 조카이기도 하고. 위가장의 안주인이다. 옷이 아주 화려하다

섭비연; [대체 너희 년놈들에게 비싼 밥 먹이는 이유가 뭐라 생각하는 것이냐?] 악을 쓰는 배경으로 나레이션. <-위가장의 안주인 섭비연(葉飛燕)>

섭비연; [주인 하나 지키지 못하고... 밥값 못하는 버러지들은 살아있을 자격도 없다!] 칼을 허공에 대고 휘두르며 분노하여 치를 떠는 섭비연 뒤에는 중년 사내가 의자에 앉아 찡그리고 있다. 다른 작품의 위극겸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위극겸이고 위진천의 아버지다.

한숨 쉬는 위극겸. 배경으로 나레이션. <-위가장 장주 위극겸(威極兼)>

섭비연; [만일 상영이가 손톱만한 상처라도 입은 게 확인된다면...] 이를 부득 갈고

섭비연; [상영이의 경호와 시중을 담당했던 너희 년놈들은 남김없이 찢어죽이고 말겠다!] 이를 갈고. 무시무시한 살기

달달 떠는 무사와 하녀들. 하녀들 중에는 위상영의 유모도 있고

위극겸; (무림맹주 철면무제님의 조카 아니랄까봐...) (부인의 저 격렬한 성격은 나도 감당이 안된다.) 한숨 쉬고. 그때

[... 보고 드립니다!] 건물 입구에서 누가 외치고.

무사 한명이 두 손으로 편지를 든 채 서서 눈치를 보고 있다.

섭비연; [뭐냐?] 버럭

무사; [... 아가씨를 납치했다는 자가 보낸 편지가 개방(丐幇)의 거지를 통해 도착했습니다.] 눈치 보며

섭비연; [납치범이 보낸 편지?]

위극겸; [!] 눈 번뜩

무사; [개방의 거지는 어떤 사내로부터 열 냥의 은자와 함께 이 편지를 전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고 합니다.] 눈치 보며 두 손으로 편지를 내밀고

섭비연; [가져와라! 빨리!] 고함. 칼을 휘두르며. 하지만

위극겸; [내가 확인하겠소.] 손을 들고. 그러자

! 무사의 손에서 편지가 세차게 빠져나와서

! 위극겸의 손에 잡히는 편지

무사; (장주님의 격공섭물(隔空攝物) 능력이 이 정도였다니...) 놀라고

편지 봉투를 여는 위극겸

섭비연; [조심하세요 상공! 편지에 수작을 부렸을 수도 있어요.]

위극겸; [걱정마시오. 편지로 허튼 수작을 부린 것 같지 않으니...] 편지 봉투에서 접은 편지를 한 장 꺼내고. 다가오는 섭비연

편지를 읽으며 찡그리는 위극겸

섭비연; [무슨 내용인가요?] 궁금해 하는데

위극겸; [문 닫고 주위를 물려라.] 문간의 무사에게

무사; [예 장주님!] 대답하고. 이어

끼익! 밖에서 문을 닫고

덜컹! 문이 닫히며 외부와 차단되고

섭비연; [대체 편지에 무어라 적혀있기에 이목까지 차단하신 건가요?] 궁금

위극겸; [부인이 직접 확인하시오.] 편지를 내밀고

섭비연; [그러지요.] ! 칼을 바닥에 찍어 세우며 다른 손으로 편지를 받고

[!] 편지 읽으며 눈 부릅뜨는 섭비연

 

<곱게 키운 따님이 사창가에서 몸을 파는 신세가 되는 건 원치 않으리라 믿소. 위가장으로 흘러들어간 마교의 보물 구룡로(九龍爐)를 갖고 항주(杭州) 교외 전당강(錢塘江)으로 와서 따님을 교환해가시오.> 편지의 내용

 

섭비연; [... 구룡로!] 경악하고

섭비연; [마교의 보물이라는 그 물건이 정말 우리 위가장으로 흘러들어왔었나요?] 위극겸에게 묻고

위극겸; (입이 싸기는...) + [그런 적이 있소.] 끄덕이며 실내에 있는 무사들과 하녀들을 곁눈질하고

섭비연; [그럼... 그럼 뭘 망설이세요?] [당장 그걸 갖고 가서 상영이와 교환해오세요.] 안달하지만

위극겸; [구룡로는 그렇게 간단히 남에게 넘길 수 있는 물건이 아니오.] 찡그리며 고개를 젓고

섭비연; [그럼 어쩌자는 건가요? 우리 딸이 끔찍한 일을 당해도 어쩔 수 없다는 건가요?] 분노하고

위극겸; [상영이를 포기하자는 게 아니고...] 난감해 할 때. + 섭비연; [듣기 싫어요!] 악을 쓰며 말을 막고

섭비연; [가엾은 상영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나도 칵 죽어버리고 말 거예요.] 이를 갈며 눈물도 글썽이고

위극겸; (이 생각 없는 여자가...) 찡그릴 때

[진정해라 아가야.] ! 갑자기 위극겸의 뒤로 유령같이 나타나는 노인. 선비 스타일의 청수한 노인. 머리카락과 수염은 희지만 얼굴을 팽팽하다. 이 노인은 위극겸의 아버지인 위태무. 실제로는 번뇌마가의 가주 번뇌마야이지만 위태무로 표기.

섭비연; [아버님!] 급히 옷매무새 가다듬고. 그 앞에서 위극겸도 일어나고

위극겸; [어서 오십시오 아버지.] 고개 숙이고

섭비연; (저 양반이 어떻게 여기 나타났지? 문이 닫혀서 드나들 곳이 없는데...) 위태무의 눈치를 볼 때

위태무; [이야기는 오면서 들었다.] ! 위극겸이 옆으로 물러서 양보한 자리에 앉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위가장 전대 장주 위태무(威太武)>

위태무; [이번 일의 범인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위극겸; [소자의 소견으로는...] + 위태무; [잠깐 기다리거라.] 손을 들어 막고

위태무; [주변 정리부터 하고 대화를 나누도록 하자.] ! 손가락을 튕기고. 그러자

[!] [끄윽!] 눈을 까뒤집는 실내에 있던 하녀와 무사들. 벼락에라도 맞은 모습들이고

섭비연이 경악하며 돌아볼 때

털썩! 퍼억! 모두 숨이 끊겨 나뒹구는 하녀와 무사들

섭비연; (... 가공!) 전율

섭비연; (아버님의 무공이 손가락 한번 튕기는 것으로 수십명을 죽일 정도였다니...) 겁에 질려 위태무의 눈치를 보고

위태무; [오늘 본 건 입 밖으로 내지 말거라.] 놀라는 섭비연에게 웃고

섭비연; (... 위험해!) + [명심하겠사옵니다.] 겁에 질려 급히 고개 조아리고

위태무; [이제 말해 보거라.] 위극겸에게

위극겸; [상영이는 새송옥이라는 배우놈을 만날 목적으로 집을 몰래 빠져나간 후 실종되었습니다.]

위극겸; [그리고 소자가 급히 수하들을 풀었으나 새송옥이라는 놈은 이미 구주악극단에서도 모습을 감춘 후였습니다.]

위태무; [새송옥이라...]

위극겸; [정황상 그자는 암흑마가와 선이 닿아있는 게 분명합니다.]

위태무; [암흑마가라면 구룡로를 노릴 이유가 충분하지.] 끄덕이고

섭비연; [마교... 마교의 잔당들이 이번 일을 꾸몄단 말씀이시옵니까?]

위태무; [그런 것 같다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아가야.] 웃고

위태무; [무슨 일이 있어도 상영이를 구해오도록 하마.] 음산하게 웃는 얼굴 크로즈 업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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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

음침한 복도. 감옥이다. 복도 좌우에 철문이 달린 감방들이 있고. 인자급 자객들이 지키고 있다

어느 감방. 정정과 철두등 아이들이 벽에 기대 빙 둘러 앉아있다. 모두 침통한 표정이고. 유일하게 느긋한 건 철두다. 철두 옆에는 정정이 무릎을 두 손으로 끌어안은 자세로 쪼그려 앉아있고

여자 아이들은 소리 죽여 울고 있다.

정정; (젠장! 어째 분위기가 암담하잖아.) 입술 깨물고

정정; (이러다가 위()공자님께서 맡긴 임무를 완수하긴 커녕 비명횡사할지도 모르겠어.) 어떤 사내, 즉 위진천의 실루엣을 떠올리며 입술 깨물고. 이년은 사실 위진천이 살인상단에 잠입시킨 간세다.

정정; (어떻게든 이 감옥에서 빠져나갈 방도를 강구해야하는데...) 생각할 때

[! !] [!] 한곳에 모여 있는 계집애들 세명이 숨 죽여 울고 있다. 이영자를 닮은 체형의 여자와 주근깨 투성이의 쌍둥이 자매

정정; [야 이년들아! 뚝 그치지 못해?] 돌아보며 버럭. 다른 아이들도 움찔하고

정정; [운다고 뭐가 달라져?] [그러고도 네년들이 자객이냐?] 노려보고

더 겁에 질려 우는 여자 아이들. 소리는 죽여서

정정; [죽게 된다면 죽을 팔자거니 생각하고 받아들여! 구질구질하게 사느니 깔끔하게 죽는 것이 복일 수도 있잖아.]

철두; [그만해라.] 한숨

철두; [자객이니 뭐니 해봐야 저 애들도 반년 전까지는 철없고 순진한 계집아이들이었을 뿐이다.]

철두; [이 상황이 겁나는 건 어쩔 수가 없지 않겠냐?]

정정; [대범한 척 하긴...] 눈 흘기고

철두; [그래도 내가 너보다 한 살은 더 먹은 오빠 아니냐?] [속으로는 쫄고 있어도 겉으로는 대범한 척 할 수밖에 없는 거다.] 웃고

정정; [나이 한 살 많은 게 무슨 벼슬이냐?] 궁시렁

철두; [사실 난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웃고

정정; [어이구 그러셔?]

정정; [그렇게 낙관하는 이유나 말해보세요 철두오라버니.] 비웃고

철두; [우릴 죽이려면 단정관에서 죽였다.] [굳이 가둬주는 번거로운 짓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정; [듣고 보니 그렇네.] 샐쭉.

다른 아이들도 흥미를 보이고

철두; [무슨 사연이 있는지는 몰라도 청풍이는 살인상단의 단주와 아는 사이같았다.] [덕분에 우리도 목숨은 부지할 가능성이 높다.]

정정; [그럴 수도 있겠네.] + (이 쇠대가리가 무식해 보이는 외양과 달리 머리가 팽팽 돌아가잖아.)

정정; (어쩌면 나처럼 다른 꿍꿍이를 품고 살인상단에 잠입한 인간인지도 몰라.) 생각할 때

철두; [걱정은 실제로 닥쳤을 때 하는 거다.] [그러니 모두 잘 될 거라 생각하고 느긋하게 기다려라.] 다른 아이들에게 말하고.

고개 끄덕이는 아이들. 그때

철컹! 갑자기 철문이 열리고.

깜짝 놀라 돌아보는 아이들

복면인; [나와라! 너희들에게 손님이 왔다.] 인자급 복면인 한명이 철문을 열며 말하고

정정; [... 손님? 어떤 손님?] 펄쩍 뛰어 일어나고

청풍; [이런 손님이면 반갑냐?] ! 철문 밖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청풍. 옷을 화려하게 차려 입었다. 귀공자 같고. 손에 부채도 하나 접어 들고 있다. 허리에는 향낭을 하나 차고 있다. 이 향낭은 중요한 소품

정정; [청풍아!] 외치며 달려 나가고

[!] [청풍이야!] [청풍오빠야!] [흐윽!] 사내아이들 환호하며 튀어 일어나고. 여자 아이들은 기뻐서 전율하고

정정; [흐윽!] 와락! 감방에서 튀어나와 청풍의 목을 끌어안고.

정정; [살아있었구나 청풍아! 네가 살아있었어!] 청풍의 목을 끌어안고 감격하며 떨고

청풍; [걱정해줘서 고맙다.] 다독이고

우는 정정. 몰려나오는 아이들

청풍; [진정하고 반가운 손님도 봐야지.] 옆을 돌아보고. 아이들과 정정도 옆을 보고

멀지 않은 곳에 난향이 서있다. 눈물 글썽이며

정정; [난향아!] 달려가고. 여자 아이들도 달려가고

정정; [너도... 너도 무사했구나.] 난향의 손을 잡고 울고. 달려온 여자 아이들도 난향을 둘러싸고 울고. 난향도 울고

철두; [이렇게 될 줄 알았다.] 마지막으로 감방에서 나오며 웃고. 돌아보는 청풍

청풍; [애들 다독이느라 고생했지?] 철두의 팔을 툭 치고

철두; [고생은 무슨... 다 큰 놈들인데...] 멋쩍고

청풍; (이래서 정이란 게 무서운 것이다. 지옥십관의 마지막 관문이 단정관인 이유가 있고...) 철두와 함께 서서 아이들이 난향을 둘러싸고 기뻐하는 걸 보며

<불과 반년을 함께 보냈는데도 끊기 어려운 정이 생기는 걸 보면...> 복도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148>

화려한 거실. 진수성찬이 차려진 큰 원탁을 청풍과 아이들이 둘러앉아있다. 난향을 포함한 여자 아이들은 여자 아이들끼리 모여 있고. 청풍의 좌우에는 정정과 철두가 앉아있다.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지만 음식에 손을 대는 아이는 없다.

청풍; [나는 곧 여길 떠난다. 첫 번째 임무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아이들 둘러보고

정정; [벌써... 네게 벌써 자객일이 주어진 거야?]

청풍; [윗분들이 과대평가를 한 덕분이다.] 쓴웃음

정정; [누구... 어떤 자를 죽이라는 명령을 받았니?] 진지하게

[!] 철두도 곁눈질로 보며 관심을 보이지만

청풍; [기밀을 지키는 게 자객의 첫 번째 사명임을 잊지 마라.]

정정; [벌써 능숙한 자객 흉내 내는 거야?] 입술 삐죽

청풍; [누굴 죽이러 가는지는 알려줄 수 없다.] [다만 쉽지 않은 임무라는 것만 알아두고...]

청풍; [시간 나면 북두칠성께 내 무운(武運)을 빌어다오.] 둘러보고

난향; [그럴게요 오빠!] [하루도 빠지지 않고 치성을 드릴게요.] 건너편에서 애절한 표정으로 말하고

청풍; [고맙구나 난향아.] 웃고. 이어

청풍; [난 떠나지만 너희들은 당분간 이곳에 머물러야 한다.]

정정; [혹시 우리가 널 묶어둘 인질이 된 거야?] 눈 흘기고

철두; [또 과대망상 도진다.] 건너편에서 흘기고

정정; [뭐야?] 철두를 노려보고

청풍; [인질은 아니고...] [사실 너희들을 당분간 이곳에 머물게 해달라는 부탁은 내가 한 거다.]

정정; [어째서?] 눈 부라리고

정정; [이 지옥같은 곳에 왜 우릴 묶어둔 거야?]

청풍; [지금의 너희들은 무자급 자객들보다도 약하다.] [이대로 임무에 투입되면 좋은 꼴 못 볼 게 뻔하다.]

청풍; [그래서 너희들을 지금보다 더 혹독하게 단련시켜달라고 부탁을 했다.]

정정; [... 그건 그다지 좋은 소식이 아닌데...] [지난 반 년간 구른 것만 해도 토가 나올 지경이었다구!] 울상

청풍; [앞으로 너희들은 자객 기술보다는 무공 위주로 수련을 하게 될 것이다.]

청풍; [아무쪼록 다시 만났을 때는 일류고수 소리를 들을 정도가 되어 있기 바란다.]

철두; [그래 기대해라!] 큰 손으로 청풍의 어깨를 두드리고

철두; [머잖아 강호무림은 우리들 무조회(戊組會)의 위명에 벌벌 떨게 될 것이다.] 술잔을 들며 건배하고

[무조회! 이름 좋다!] [기왕 태어났으니 세상을 한번 들었다 놓자!] 다른 아이들도 술잔을 들며 환호하고. 청풍과 정정도 술잔을 들고

 

#149>

모니터가 죽 붙어있는 밀실. 소수마녀가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서 보고 있고 그 뒤에 파면살주가 서있다.

소수마녀가 보고 있는 모니터에는 청풍과 아이들이 건배하는 모습이 들어온다

그걸 보며 뭔가 생각하는 소수마녀

파면살주; [단주의 의중을 알고 사실 매우 놀랐네.] 소수마녀의 뒤에 서서 함께 모니터를 보며 말하고

파면살주; [이청풍에게 적당한 목표를 줘서 경험을 쌓게 한 후 십적(十敵)을 죽이는 데 동원할 줄 알았어.]

소수마녀; [순리를 따르자면 그렇겠지요.]

소수마녀; [하지만 십적은 하나같이 한 방면의 최강자들이에요.] [원칙대로 했다가는 이청풍이 그자들을 죽이는 건 백년하청(百年河淸;오래 기다려도 이루어지지 않음)일 거예요]

파면살주; [그렇다 해도 천자급 여럿을 동원해도 죽일 수 없는 강적들의 척살을 초출내기에게 맡긴다는 건 영...]

소수마녀; [이청풍의 잠재력을 믿어봐야지요.]

청풍의 모습 크로즈 업. 허리춤에 향낭을 하나 차고 있는 걸 보여주고

소수마녀; [또 제 나름대로의 비밀병기를 마련해 주기도 했구요,] 웃고

파면살주; [이미 결정된 사안이니 믿어볼 수밖에 없겠지.] 끄덕

소수마녀; (부디 살아남아라 이청풍!)

<모든 일은 처음이 가장 어려운 법! 하지만 일단 그 고비만 넘기면 너는 스스로도 믿기지 않게 강해질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먹고 마시며 웃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소수마녀의 생각 나레이션

 

#150>

<-낙양(洛陽)> 성벽으로 둘러싸인 오래 된 도시. .

번화가. 사람들 북적. 헌데

! ! 삘릴리! 둥둥! 꽹과리, 피리소리, 북소리가 들려 오가던 사람들 돌아보고

거리를 오고 있는 악극단의 모습. 꽹과리 치는 사람, 피리 부는 사람. 북치는 사람. 횃불을 여러 개 저글링 하는 사람. 입으로 불을 뿜어내는 사람. 우스꽝스러운 광대들의 모습. 사람을 태운 코끼리도 한 마리 행진하고. 다시 그 뒤를 뚜껑이 없는 화려한 마차 몇 대가 따르고. 맨 앞의 마차에는 야한 차림의 여자들이 사방에 꽃을 뿌리고 있고. 그 뒤의 마차에는 거꾸로 서서 거대한 항아리를 돌리는 난장이와 사람처럼 꾸민 원숭이들이 타고 있다. 원숭이들은 길가의 사람들에게 손짓 발짓하고. 마차에는 <九州樂劇團>이란 글이 적힌 깃발들이 여러 개 걸려있다.

[유랑극단이로구만.] [이번 달에 유명한 곡마단이 낙양에 들른다더니 저치들이었어.] 길가에 서서 보는 사람들.

[구주악극단(九州樂劇團)이라면 유명하지.] [기상천외한 묘기에다가 환상적인 연극으로 보는 사람들 혼을 쏟 빼놓는다잖아.] 사람들 말할 때

[꺄악!] [!] 갑자기 주변의 여자들이 비명을 지르며 좋아 죽으려 하고. 사람들 흠칫! 하며 마차 행렬을 보고

마지막으로 오는 마차. 마차 주변에는 경호원들이 따라오는데 마차에는 절세미남이 서서 손을 흔들고 있다. 부채를 부치면서. 사우가 화장한 모습. 옷이 아주 화려하고 화장을 진하게 해서 절세미남으로 보이고. 사우 뒤에는 얼굴에 얼룩덜룩 문신을 한 경극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저기 오신다!] [새송옥(賽宋玉)! 사랑해요!] [여기 좀 봐 주세요 새송옥님!] 여자들 발광하고. 반면 주변의 남자들은 당황한다. 여자들은 마치 아이돌에게 열광하는 요즘 여자들 같다. 꽃을 흔들거나 <賽宋玉 最愛> <賽宋玉 天下一>등의 프랭카드나 판자를 들고 환호하기도 한다.

[... 뭐야? 이 처자들 왜 이래?] [어허... 망측하도다!] 꺄꺄거리는 주변의 여자들 보며 남자들은 당황하고

꺄아! 꺄아! [새송옥님이 날 봐주셨어!] [사랑해요 새송옥님!] 여자들 환호하고 난리. 여기저기에 대고 연신 손 키스 하거나 손 흔들거나 윙크하는 사우.

[저 배우놈 때문에 이 난리로구만.] [잘 생기긴 했어. 여자들이 보면 환장하겠구만.] [구주악극단이 자랑하는 배우인 게로구만.] 남자들 사우를 질투하며 혀를 차고

남자들; [새송옥이라는 저 배우 이름 들어본 적이 있네.] [그런가?] 사우가 다가오는 걸 보며 말하고. 주변에서는 여전히 여자들이 꺅꺅 거리고 있고

<전설 속의 미남인 송옥(宋玉), 반안(潘顔)에 못지않게 잘 생겼다고 해서 새송옥이라 불리는 배우야.> <기막힌 미남인 데다가 연기실력도 끝내줘서 가는 곳마다 아녀자들을 구름처럼 몰고 다닌다는군.> 마차에 탄 사우가 여자들의 환호에 답하며 지나가는 배경으로 나레이션

남자들; [구주악극단에 속해있긴 하지만 매번 공연에 참가하는 건 아니라는군.] [그 때문에 새송옥이 합류하면 구주악극단의 공연장은 미어터진다는 거야.]

[부럽구만. 같은 남자인데 누군 여자들에게 저렇게 인기가 있고...] [추남으로 낳아주신 부모님 탓이나 해야지 뭐.] 궁시렁거리는 사내들 앞을 지나가는 사우를 태운 마차. 여자들이 마차를 따라가며 꺅꺅 거리고 있고

사우; (그년들, 아주 발광을 하는구만.) 마차 주변으로 모여들어 비명 지르는 여자들 보며 웃고. 경호원들이 여자들의 접근을 막으려 진땀 빼고 있고

사우; (나 사우의 바탕이 원래 잘 생기기도 했지만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화장까지 해서 계집들을 환장하게 만들고 있다.) 음험하게 웃고

사우; (덕분에 맘에 드는 계집을 골라서 자빠트릴 수 있어 좋지만...) 곁눈질로 길가의 여자들을 보고

사우; (이번에 내가 낙양에 온 것은 대물(大物)을 낚기 위해서다.) 거리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자리한 어느 장원의 삼층 건물을 보며 히죽 거리고

삼층 건물 3층의 창가에 어떤 여자가 밖을 보고 있는 걸 크로즈 업

<저 계집이 나로 하여금 전대미문의 큰 공을 세우게 해줄 복덩이 위상영(威霜英)이다.> 창가에 앉아서 거리를 보고 있는 여자 크로즈 업 배경으로 사우의 생각 나레이션. 다른 작품의 냉상영이나 위상영 캐릭터인데 나이는 20대 중반으로 위진천의 누나다. 한번 시집갔다가 남편이 죽어 친정으로 돌아온 과부다.

사우; (위상영은 하남(河南)의 부유한 토호(土豪) 위가장(威家莊)의 장녀다.) (집안이 부유하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하나뿐인 동생 덕분에 더 중요한 신분이 되었다.)

사우; (바로 무림맹의 소맹주가 된 위진천이 저 계집과 남매 사이인 것이다.) 위진천을 떠올리고

사우; (위상영, 저 계집을 후려내기만 하면 황금전장의 벽소소, 그년을 농락한 것과는 비교도 안되는 공을 세우게 되는 것이다.) 사악하게 웃는 사우

 

#151>

위상영의 시점. 사우를 태운 마차가 멀어지고 있다. 여자들이 구름처럼 따라가며 꺄꺄거리고

위상영; (새송옥...) (저 사람이 또 낙양에 왔네.) 얼굴 발개지고

위상영; (일 년 전, 친정으로 돌아온 직후 저 사람이 공연하는 걸 보았었다.) 숨도 좀 가빠지고

위상영; (과부가 된 후로 벌써 오년...) (오랜 독수공방으로 외로워진 때문이었을까?) 한숨읗 쉬며 가슴에 손을 대고

위상영; (일 년 전 그날 이후로 저 사람의 모습이 뇌리에서 지워지지가 않았었다.) 가슴을 누른 채 흥분. 가슴이 두근 두근

위상영; (새송옥은 어떤 사람일까? 정말 연극에 나오는 그대로의 매력적인 인물일까?) 꿈꾸는 듯한 표정

위상영; (너무나 궁금하다.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눠보았으면 여한이 없을 텐데...) 한숨 쉬고. 그때

[쇤네이옵니다 아가씨.] 달칵! 문이 열리며 누군가 들어오고. 움찔! 하며 창문에서 돌아앉는 위상영.

유모; [점심은 어디서 드실지...] [어머나!] 들어오다가 놀라는 여자. 나이는 중년으로 좀 푼수처럼 보인다. 위상영의 유모다

유모; [새송옥 때문에 난리가 났네요.] 창문을 보며 다가오고. <꺄아! 꺄아! 새송옥님 사랑해요! 여기 좀 봐주세요.> 창 밖에서 들리는 여자들의 자지러지는 비명이 들리고

유모; [우리 위가장의 젊은 유모들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답니다.] 창문으로 다가와서 밖을 보며

유모; [벌써 어떻게 하면 새송옥의 공연을 보러갈 수 있을지 필사적으로 잔머리들을 굴리고 있더라구요.] 열린 창문으로 고개 내밀며 멀어지는 사우 일행을 보고

위상영; [한 가지 알아봐줄 게 있어 유모.] 새침하게 말하고

유모; [! 말씀만 하세요 아가씨.]

위상영; [새송옥이 어느 객잔에 머무는지 알아내도록 해.] 얼굴이 좀 붉어졌으면서도 짐짓 새침하게 말하고

 

#152>

낙양. 깊은 밤. 대부분의 건물에 불이 꺼져있고. 하늘에는 보름달이 둥실. 완전한 보름달이고 그 때문에 밤이지만 아주 어둡지는 않다.

번화가에 자리한 화려한 객잔. 역시 불이 꺼져있다.

월동문이 있는 담장.

그곳으로 살금살금 오는 여자. 이십대의 날라리같은 인상의 여자. 주변 눈치 살피면서 월동문으로 접근하고 있는데 품에는 선물 상자를 안고 있다. 이년은 이번 씬에만 나올 엑스트라. 사우를 쫓아다니는 빠순이다.

여자; (투숙객으로 위장한 덕분에 여기까지는 무사히 올 수 있었어.) 흥분하고

여자; (점소이들에게 돈을 찔러주고 알아낸 바에 의하면 새송옥님은 이 월동문 안쪽에 머물고 계셔.) 월동문으로 들어가고

여자; (오늘을 기필코 새송옥님께 내 마음을 전하고 말 거야.) + [!] 생각하다가 눈 부릅. ! 그년 앞을 가로 막는 검은 그림자들

! 흉악한 인상의 사내들이 눈을 부라리며 앞을 막고 있다.

여자; (... 들켰어!) ! 겁에 질리면서도 사내들 사이로 돌진해서 빠져나가려 하지만

! ! 여자의 팔을 좌우에서 잡는 사내들

여자; [... 놔줘요!] 사내들에게 답싹 들리며 다리를 버둥대고

여자; [난 새송옥님께 꼭 전해드릴 게 있다구나!] + 사내1; [더 소란을 피우면...] 끌고 가며 눈을 부라리고

여자; [!] 겁에 질리고

사내1; [기루에 팔아넘긴다.] + 사내2; [허튼소리일 거 같으면 소란 피워봐라.] 여자를 끌고 가며 협박하는 사내들

여자; [으으으...] 겁에 질려 달달 떨며 더는 소란을 피우지 않고.

여자를 끌고 멀어지는 사내들. 헌데

 

근처 다른 건물의 그늘 아래 숨어서 보고 있는 여자. 얼굴을 면사로 가린 위상영

위상영; (예상대로네.) 사내들이 여자를 끌고 멀어지는 걸 보며 눈 번뜩이고

위상영; (구주악극단은 어떻게든 새송옥에게 접근하려는 계집들을 막기 위해 여러 명의 무사들이 고용되었다.)

위상영; (담장 안쪽에는 최소한 여섯 명의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월동문이 있는 담장을 보고. <두근! 두근!> 심장 뛰는 소리가 위상영의 귀에 들리고

위상영; (평범한 계집들이라면 그들의 저지를 뚫고 들어가지 못하겠지만...) ! 어둠 속에서 나와 월동문 쪽으로 걸어가고

위상영; (난 결코 평범한 계집이 아니다.) 스스스! 모습이 흐려진다.

 

#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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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단정관이로구나!> <지옥십관의 마지막 관문이 단정관인 이유가 있었다!> 아이들 공포에 질리고.

<우리가 살려면 가엾은 난향이의 몸에서 살점을 발라 내야하는데...> <... 어떻게 해야 하지?> 아이들 곁눈질로 난향이를 보며 갈등. 난향이는 공포에 질려 벌벌 떨면서 울고 있고. 그때

청풍; [모두 내 질문에 대답해라.] 청풍이 입을 열고

아이들이 모두 돌아보고

청풍; [너희들은 자신이 인간이라 생각하느냐?]

정정; [당연한 걸 왜 물어?] + 철두; [물론 난 인간이다.]

다른 아이들도 끄덕이고

지자급1; (이청풍, 저 놈 설마...) 복면 속에서 눈 번뜩이고

청풍; [너희들은 자신이 인간이라는데 모두 동의했다.] [그리고 인간이라면 결코 넘지 말아야할 선이 있는 법이다.]

청풍; [대가를 받고 사람을 죽이는 일은 할 수 있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다른 생명을 빼앗는 것과 하등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청풍; [하지만 상대가 정을 준 대상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정을 끊어버린다는 것은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 [!] 아이들 결연한 표정이 되어 고개 끄덕이고

청풍; [그래서 나는 결정했다.] 쨍그랑! 들고 있던 비수와 접시중 접시를 바닥에 내던져 깨트리고

난향; [!] 안도와 감격

청풍; [짐승이 아니라 인간으로 죽을 것이다.] 비수를 들고 복면인들 쪽으로 나서고.

지자급1; [이청풍! 오늘 여기서 죽겠다는 것이냐?]

청풍;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언젠가는 죽을 운명!] [빠르고 늦은 차이가 있을 뿐인데 무에 두렵겠소?] 비수로 지자급1을 겨누고.

정정; (저 벽창호...) 청풍의 뒷모습 노려보며 갈등하고

정정; (제멋대로 객기를 부리는 바람에 나까지 덤으로 인생 종치게 생겼잖아.) (잘하면 큰 공을 세울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속으로 궁시렁 댈 때.

지자급1; [네놈들도 이청풍과 생각이 같은 것이냐?] 다른을 아이들 돌아보며 눈 부라릴 때

쨍그랑! 파삭! 아이들이 대답대신 접시를 바닥에 내던져 박살낸다.

정정; (어쩔 수가 없네.) 파삭! 역시 접시를 떨어트려 깨트리고. 옆에서 철두도 접시를 던져 깨트린다.

지자급1; [이 새끼들이...] 분노

청풍의 뒤로 모이며 비수로 방어자세 취하는 아아들

지자급1; [아깝지만 어쩔 수 없군,] [전부 말살해라.] 인자급 복면인들에게 외치고

! ! 일제히 칼을 뽑으며 다가오는 복면인들. 청풍 일행을 완전히 포위한 채

청풍; (여기까지겠군.) 비수를 든 채 침통한 표정

청풍; (무공이 딸릴 뿐 아니라 여긴 살인상단의 심장부다.) (살아서 빠져나갈 수 있다는 희망은 버려야만 한다.)

청풍; (진진이와 어머니의 안위를 확인하지 못하고 죽는 게 유일한 유감이다.) 웃고

지자급1; [쳐라!] 복면인들에게 명령하고

복면인들이 청풍과 아이들을 공격하려하고. 그때

[멈춰라!] 외치는 소리에 일제히 멈추며 돌아보는 청풍과 아이들과 복면인들

파면살주; [무기를 거둬라.] 문이 열리며 들어오는 파면살주. 파면살주 뒤로 소수마녀와 귀파파, 천살로등이 따라 들어온다.

소수마녀의 모습 크로즈 업. 전과 달리 머리에 꽃핀을 하나 꽂고 있다. 그 꽃핀은 단지회가 빈민가에 있는 청풍의 집에서 가져온 물건들 중 하나

청풍; (저 계집이 나타났다.) 눈 부릅. 그때

[단주님!] [단주님을 뵙습니다.] 복면인들이 급히 소수마녀에게 인사한다.

청풍; (단주!) 경악하고

<저 계집의 신분이 범상치 않을 거라 생각은 했지만 천하삼대 살수조직중 하나인 살인상단의 단주였을 줄이야.> 소수마녀가 앞으로 나서는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파면살주는 멈춰서고. 그 뒤에서 귀파파와 천살로는 문을 닫고 있다.

소수마녀; [이청풍!] [너는 내게 맹세를 했었다. 목숨을 구해준 대가로 내 요구 한 가지를 무조건 들어주겠다고!] 청풍과 5미터쯤 거리 두고 멈춰서며

정정; [뭐야? 청풍이 너 저 여자와 아는 사이였어?] 놀라 청풍에게 속삭이고

청풍; [하고 싶은 말이 뭐요?] + (어쩌면 저 계집이 나타난 게 천재일우의 기회일지도 모른다.)

소수마녀; [내 요구는 네가 자객이 되어 날 위해 일하는 것이다.]

청풍; [당신을 위해 뭔가를 해줄 수는 있소.]

청풍; [하지만 나로 하여금 마귀가 되라고 요구하진 마시오.]

소수마녀; [끝내 날 거역하면 죽일 수밖에 없다.]

소수마녀; [물론 널 따르는 아이들까지!] 차갑게 웃고.

청풍; [죽일 수 있으면...] ! 외치며 갑자기 비수를 천장에 달려있는 등들 중 하나에 강하게 던지고.

지자급1; [무슨 짓을...] 놀라며 허리에 찬 칼을 잡고

[!] [!] 귀파파등도 놀랄 때

! 등이 하나 청풍이 던진 비수에 맞아 꺼지고

청풍; [죽여보시오!] 파팟! 정정등 다른 아이들의 손에서 비수를 빼앗아 연달아 던진다

! 파삭! 나머지 세 개의 등이 역시 비수에 맞아 깨지며 실내가 확 어두워진다.

파면살주; [조심하게 단주!] 외치며 어둠 속에서 소수마녀를 덮쳐오고. 귀파파와 천살로는 입구쪽에 서있어 반응이 늦었다. 하지만

[멈춰라!] 어둠 속에서 외침이 들려 눈 치뜨며 급정거하는 파면살주.

[움직이면 이 여자가 죽는다!] 다시 들리는 음성. 직후

귀파파; [무슨 일이냐?] 덜컹! 외치며 닫혀있던 문을 다시 연다. 문 밖은 복도지만 등이 걸려 있어 환하고.

[!] [!] 복도의 불빛이 흘러들어 실내가 다시 밝아지자 경악하는 사람들

! 청풍이 소수마녀의 뒤에 달라붙어 비수를 소수마녀의 목에 대고 있다. 소수마녀는 전혀 움직이지 않은 모습이고. 파면살주는 놀라 주춤거리며 물러서고 있고

[단주님!] [! 저놈이 단주님을...] [... 멈춰라!] 복면인들 기겁하고

[!] [역시 청풍이다!] [잘 했어!] 환호하는 아이들. 하지만

정정; (찜찜하네.) 찡그리고

정정; (청풍이의 움직임이 기민했다고는 해도 살인상단의 단주쯤 되는 여자가 저렇게 쉽게 제압당하다니...)

청풍; [부단주! 여러 말 하지 않겠소.] 비수를 소수마녀 목에 바짝 댄 채 파면살주에게 말하고

청풍; [이 여자가 무사하길 바란다면 우리가 여길 무사히 떠날 수 있게 해주시오.]

파면살주; [이청풍! 이곳은 우리 살인상단의 심장부다.] 무뚝뚝

파면살주; [겨우 반년 익힌 무공으로 탈주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느냐?]

청풍; [물론 우릴 죽일 수 있겠지.] [하지만 당신들도 시체 한구를 더 얻게 될 것이오.] ! 소수마녀의 목에 비수를 바짝 들이밀고.

주르르! 그 바람에 비수 날이 소수마녀의 목에 조금 파고 들며 피가 비치고

귀파파; [... 조심해라!] 비명 지르지만

소수마녀; [이청풍! 너는 나를 죽일 수 없다.] 차갑게 말하고

청풍; [과연 그럴지 두고 보면 알 거요.]

소수마녀; [네가 날 절대 죽이지 못한다는 증거를 원한다면 보여주마.] [내가 머리에 꽂고 있는 장식이 바로 그것이다.]

귀파파; (그러고 보니..) 놀라고. 천살로도 흠칫! 하고

<장신구를 일체 착용하지 않는 단주가 머리에 장식을 달고 있다.> 소수마녀의 머리에 꽂힌 머리핀 크로즈 업

청풍; [머리 장식 따위가 무슨 증거라고...] + [!] 말하며 소수마녀의 머리에 꽂힌 머리핀을 보다가 경악하고

청풍; (... 저 머리 장식은...) 경악하고.

<내가 진진이에게 생일 선물로 사준 것이다!> 자신이 그 머리 장식을 이진진의 머리에 꽂아주던 장면 떠올린다. 이진진은 집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아 수줍어하고

소수마녀; [이제 네가 왜 날 죽일 수 없는지 알았겠지?] ! 자기 목에 대어진 청풍의 비수를 손가락으로 잡아 떼어내고

청풍; [진진... 진진이를 어떻게 한 거요?] 저항하지 않고 소수마녀의 목에서 비수를 떼며 눈 부릅뜨고

소수마녀; [네 누이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나중에 얘기하기로 하고...] ! 청풍의 손목을 잡고

소수마녀; [내게 무례한 대가부터 치러라.] 빠지직! 청풍의 손목을 잡은 소수마녀의 손아귀에서 벼락이 일어나고

빠지지직! 감전되어 온몸이 뻣뻣해지며 퍼덕이는 청풍

[... 청풍아!] [안돼!] 정정과 아이들 비명

파면살주; (왜 초보 자객에게 간단히 제압당했는가 했더니 이유가 있었군.) 고개 끄덕. 안도하고. 그때

[끄으...] 온몸이 벼락에 휘감겨 기절하는 청풍

소수마녀; [버르장머리 없는 놈!] ! 바닥에 청풍을 패대기치고

소수마녀; [끌고 오세요. 다른 것들은 뇌옥에 가둬두고...] 입구로 간다.

파면살주; [그리함세.] 고개 좀 숙이고

소수마녀; (이청풍!) 차갑게 웃고

<넌 결코 내 손아귀에서 빠져나가지 못한다.> 귀파파, 천살로와 함께 나가는 소수마녀의 뒷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그 뒤에서 파면살주가 청풍의 팔을 잡고 일으키고. 지자급1과 복면인들이 아이들 손에서 비수를 뺏고 있다.

 

#146>

살인상단의 비밀 거점 외부 모습. 저녁 무렵.

입구 근처의 높은 절벽. 그 중간쯤에 창문이 나있다. 원형의 창문인데 유리와 쇠창살로 이루어져 있다.

 

절벽 안쪽의 복도.

복도 끝의 문. 도마녀와 검마녀가 지키고 있고

문 안쪽은 넓고 화려한 침실. 침실 한쪽에 직경이 2미터쯤인 원형의 창문이 있다. 밖에서 보이던 그 창문. 침실은 전형적인 여자의 침실. 가구와 화장대, 탁자와 의자, 여성스러운 그림등이 있다. 그림들 중에서 가장 큰 것은 한 쌍 남녀의 초상화다. 소수마녀를 닮은 서른살 가량의 미녀가 의자에 앉아있고 잘 생긴 사십살 정도의 중년인이 그 뒤에 서서 웃고 있는 초상화. 이 초상화의 남녀는 소수마녀의 부모들이다. 헌데

초상화를 크로즈 업

창가에 놓인 큰 침대에 청풍이 눈 감고 누워있다. 가운형의 잠옷 차림인데 가슴까지 이불을 덮고 있고.

근처 탁자에는 머리핀이 놓여있고

움찔! 하는 청풍.

쏴아! 물소리가 들리고

청풍; (물소리...) 천천히 눈을 뜨고

가만히 누워 상황을 살피는 청풍.

청풍; (향기로운 냄새도 그렇고... 여긴 여자의 침실이다.) 생각할 때

덜컥! 한쪽의 문이 열리며 누가 나온다.

돌아보는 청풍.

소수마녀; [지금쯤 정신 차릴 거라 생각했다.] 문 안쪽은 욕실. 욕실에서 가운을 입고 나오는 소수마녀. 머리를 수건으로 말리면서

소수마녀; [잠시만 기다려라.] [너를 보려고 먼 길을 쉬지 않고 달려오느라 먼지투성이가 되어서 목욕부터 해야만 했다.] 화장대로 가고

침대에서 일어나는 청풍. 이불을 젖히고. 알몸에 가운 차림이다.

화장대에 앉아서 거울을 보며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는 소수마녀. 가운 아랫자락이 벌어지며 미끈한 다리가 드러난다.

청풍이 탁자로 가는 게 거울에 보이고

탁자에 얹혀진 머리핀을 집어드는 청풍.

소수마녀; [네가 도축장에서 처음 일하던 해 누이에게 생일선물로 사준 것이라 들었다.] + (기절해있을 때 최면술을 써서 알아낸 사실이지만...)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며 말하고. 거울을 통해서 청풍을 보며

청풍; [진진이는... 무사한 거요?] 머리핀을 보며 말이 잘 안나오고

소수마녀; [위험한 상황을 겪긴 했다.]

소수마녀; [네 어머니는 단양에서 배를 타고 경항운하를 따라 태산쪽으로 올라갈 생각이었다고 한다.]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이산하의 말. #119>의 장면

 

이산하; [서둘러서... 단양으로 가라.]

청풍; [단양...]

청풍; [어머니가 단양으로 향하고 있습니까?]

이산하; [그렇... .] [네 어머니의 최종 목적지는... 무림맹이 있는 태산인데...] 목소리가 흐려진다.

이산하; [단양에서 배를 타고 경항운하(京杭運河;북경과 항주를 잇는 대운하)를 따라 태산으로 갈 계획이었다.]

회상 끝

 

소수마녀; [배를 타려고 한 건 물론 현명한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걸 미리 짐작하고 포구에서 기다리던 단지회의 파락호들에게 잡히고 말았지.]

소수마녀; [거기서 끔찍한 일을 당할 뻔 했지만 다행히 내가 도착하는 게 늦지 않아서 구할 수 있었다.]

청풍; [당신이 어머니와 진진이를 구했다는 거요?]

소수마녀; [네게 은혜를 한 번 더 입힐 생각으로 한 일이니 고마워할 건 없다.] 수건으로 머리를 감싸서 묶으며

청풍; [어머니와 진진이는 지금 어디 있소?]

소수마녀; [안심해라. 연금 상태이긴 하지만 잘 대접받고 있다.] 머리를 수건으로 싸매는 걸 마무리 짓고

청풍; [내게 뭘 원하는 거요?] 탁자 앞의 의자에 앉고

소수마녀; [말했지 않느냐? 날 위해 자객이 되라고...] 돌아앉고

청풍; [먼저 어머니와 진진이를 만나게 해주시오.]

소수마녀; [가족을 만나고 싶으면 날 위해 열명의 인간을 죽여라.]

거리를 두고 앉아서 서로를 노려보는 청풍과 소수마녀. 이윽고

청풍; [솜씨 좋은 자객이라면... 당신네 살인상단에도 넘치도록 많지 않소?]

소수마녀; (바짝 날이 서있더니 조금은 수그러들었네.) + [물론 우리 살인상단의 자객들 중에는 대단한 실력자들이 많지.]

소수마녀; [문제는 내가 노리는 표적들도 그걸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당연히 그에 대한 방비들을 하고 있을 것이다.]

청풍; [그래서 허를 찔러 오히려 초보에 자객답지 않은 날 보내서 죽이려는 거요?]

소수마녀; [지금의 너는 약하다. 무공도 보잘 것 없고!]

소수마녀; [일정 경지 이상에 오른 고수들이라면 한눈에 그걸 알아볼 것이고...] [자연스럽게 방심하는 마음이 생길 것이다.]

소수마녀; [그 틈을 이용하면 그자들을 죽일 수 있을 것이다.]

청풍; [열명... 열명만 죽이면 어머니와 진진이를 만나게 해주겠다고 약속하시오.] 어쩔 수 없이 타협

소수마녀; [약속하마.] + (실랑이가 겨우 끝났네.) 내심 안도. 표정에는 변화가 없고

청풍; [내가 죽여주기를 원하는 자들은 누구요?]

소수마녀; [그자들이 누군지 알려주기 전에 내가 누군지부터 알려주겠다.] ! 의자에서 일어나고

이어 부부의 초상화로 걸어가고

소수마녀; [이분들이 누굴 것 같으냐?] 초상화를 보면서

소수마녀를 닮은 여자 크로즈 업

청풍; (부부중 아내쪽이 저 여자와 판박이다.) + [단주의 부모님인 것 같소이다만...] 넘겨짚고

소수마녀; [그렇다. 이분들이 내 부모님들이다.] 초상화를 쓰다듬고

소수마녀; [아버지는 전대 살인상단의 단주셨던 살인대작(殺人大爵)이셨다.] 부부중 남자쪽을 보며

청풍; (그래서 나이도 실력도 파면살주나 천자급 자객들에게 뒤지면서도 살인상단의 단주가 되었구나.)

소수마녀; [세상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실 살인상단은 마교 소속이다.]

청풍; [그렇습니까?] 놀라고

소수마녀; [정확히 말하자면 살인상단은 마교를 이루는 사대마가중 암흑마가에 속한다.] 초상화를 보며

소수마녀; [그리고 어머니는 암흑마가의 전대 가주셨던 암흑수라(暗黑修羅)라는 분의 두 딸중 장녀셨다.] 초상화 속의 여자를 보며

청풍; (저 여자가 암흑마가 가주의 핏줄이었다니...) (생각보다 더 대단한 거물이었구나!) 놀라고

소수마녀; [하지만 외조부, 암흑수라님은 삼십여 년 전 마교가 멸망할 때 무림맹주 섭장천과 싸우다 입은 상처의 후유증으로 돌아가셨다.] 돌아서고

소수마녀; [문제는 외조부님에게 아들이 없으셨다는 점이었다.] 탁자로 오고

소수마녀; [그래서 두 명의 사위중 한명이 대를 이어야 했고...] [당연히 큰 사위인 아버지가 암흑마가의 가주가 되셨어야 했다.] 청풍의 건너편 의자에 앉고

청풍; [영친 신변에 불상사가 생긴 거요?]

소수마녀; [암흑마가의 가주로 취임하신 직후 아버지는 의문의 실종을 당하셨다.] 고개 끄덕이고

소수마녀; [이에 둘째 사위... 내게는 이모부가 되는 기절초괴(奇絶超怪) 패륵(覇勒)이란 인물이 암흑마가의 가주 자리를 물려받게 되었다.]

청풍; (어쩐지 저 여자의 아버지가 실종된 데에는 음모가 개입되어 있는 것 같다.)

소수마녀; [아버지가 실종되시자 시름시름 앓던 어머니도 곧 세상을 등지셨는데...] [그때 내 나이 겨우 다섯 살이었다.)

청풍; (의외로 저 여자 나이가 많구나. 거의 어머니 또래일 것이다.)

소수마녀; [본론으로 들어가서...] [네가 죽여주어야할 자들은 암흑마가의 적들이다.] 탁자 건너편의 청풍을 지긋이 보고

청풍; [무림맹의 고수들을 죽여 달라는 거요?] 긴장

소수마녀; [물론 네가 죽여야할 열명 중에는 무림맹 소속도 있다.] 끄덕

소수마녀; [하지만 대부분은 마교를 멸망으로 이끈 배신자들이다.]

청풍; [배신자라면 사대마가중 다른 가문의 인간들이겠소,]

소수마녀; [삼십여 년 전 당시 마교의 교주셨던 분은 구천마(九天魔尊) 용백(龍伯)이란 분이셨다.]

 

<사대마가중 천마세가(天魔世家)의 가주이기도 하셨던 구천마존님의 무공은 무림맹주 섭장천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었다.> 무시무시한 인상을 풍기는 노인이 철면무제 섭장천과 맞서 웃고 있는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마귀같은 인상의 노인이 구천마존 용백. <신마유희>의 구천마존 용백 캐릭터를 그냥 써도 됨

<오히려 본교의 중시조이신 천마께서 남긴 최강의 마병 천마묵장(天魔墨掌)까지 쓸 수 있었다면 섭장천을 어렵지 않게 죽일 수 있었을 것이다.> 최근 개봉한 영화 <인티니티 워>에 나온 타노스의 건틀렛 같은 장갑이 세워져 있는 것을 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다만 이 장갑은 검은 색이다.

 

청풍; [무림맹주와의 싸움에서 천마묵장을 쓰지 못했다는 말로 들립니다.]

소수마녀; [천마묵장은 그 마력이 실로 가공해서 보통사람은 보는 것만으로도 미쳐버린다.]

소수마녀; [그래서 평소에는 천마뢰(天魔牢)라는 곳에 밀봉해서 보관해왔다.]

청풍; (얼마나 무시무시한 병기이기에 쓰지 않을 때는 밀봉을 해두어야 한단 말인가?) 놀라고

소수마녀; [천마뢰에는 천마께서 술법으로 펼친 금제가 걸려있다. 그 때문에 힘으로는 절대 열 수가 없고...]

소수마녀; [두개의 열쇠가 있어야 천마뢰를 열고 천마묵장을 꺼낼 수 있다.]

청풍; [혹시 배신이라는 것이...] 놀라고

소수마녀; [두개의 열쇠는 광명륜(光明輪)이란 팔찌와 생사교(生死橋)라는 칼이다.]

청풍; (광명륜과 생사교!) 두근! 심장이 뛰고

청풍; (오늘 처음 듣는 이름들인데 어째서 가슴이 걷잡을 수 없이 뛰는 건가?)

소수마녀; [광명륜과 생사교는 그 자체로도 강력한 힘을 지닌 무기들이다.] [하지만 그것들의 진정한 가치는 천마뢰의 금제를 해제하는 열쇠라는 점이다.]

청풍; [누군가... 광명륜과 생사교를 빼돌렸겠습니다.] [그 때문에 구천마존은 무림맹주와의 결전에서 천마묵장을 쓰지 못했을 테고...]

소수마녀; [문일지십(聞一知十;한 가지를 들으면 열 가지를 안다.)이라더니...] 조금 웃으며 청풍을 보고

좀 멋쩍은 표정 짓는 청풍

소수마녀; (순진하기도 하지) + [섭장천이 마교로 쳐들어오기 직전, 천마묵장과 함께 천마삼보(天魔三寶)로도 불리는 두 개의 열쇠중 생사교가 사라졌었다.]

소수마녀; [결국 구천마존께서는 천마묵장 없이 섭장천과 싸우게 되셨고...]

 

<원래의 구천마존님 실력이라면 섭장천을 이기진 못해도 지진 않으셨겠지만 생사교의 도난 건으로 심란해진 상태라 그만 패사(敗死) 하시고 말았다.> 쓰러진 구천마존을 보며 합장하는 섭장천. 섭장천도 온몸이 피투성이고. 주변에서는 쌍뇌신로, 사신장을 포함한 무림맹 사람들이 환호하고 있다.

 

청풍; [결국 결전 직전에 생사교를 빼돌린 자가 마교를 멸망시킨 원흉인 셈이군요.] 끄덕이고

소수마녀; [우리 암흑마가의 짓은 아니다.] 고개 젓고

소수마녀; [외조부 암흑수라께서는 비록 마교도이긴 해도 잔꾀와 편법을 혐오하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청풍; [다른 두 가문에 혐의가 있겠습니다.]

소수마녀; [번뇌마가(煩惱魔家)와 혈전마가(血戰魔家)는 무림맹과의 결전에 주력을 참전시키지 않았다.]

소수마녀; [덕분에 두 가문은 여전히 세력을 온존시키고 있다.] [이게 무얼 의미하겠느냐?] 강렬한 눈빛

청풍; [생사교의 도난은 두 가문의 소행일 가능성이 짙군요.] 끄덕

소수마녀; [번뇌마가와 혈전마가는 무림맹과의 충돌을 꺼려하여 암중에서 암약하고 있다.] 심각

소수마녀; [그래도 무림의 정세를 파악하기 위해 몇 명의 전위(前衛)를 세상에 뿌려놓고 있다.] 살기 어린 눈빛

청풍; [단주가 날 이용해서 죽이려는 자들이...]

소수마녀; [바로 마교를 배신한 번뇌마가와 혈전마가의 악귀들이다.] 강렬한 표정으로 말하고

 

#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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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긴 복도. 천장 중간 중간에 빛이 나는 구슬이 박혀 있어 밝다. 구슬들은 천장 안쪽 흠에 박혀있어서 아래쪽으로 덮개가 닫히면 빛이 사라지는 구조. 요즘의 매입 조명 같은 형태. 전체 길이는 30미터 정도. 양쪽 끝에 문이 있는데 한쪽 문은 열려있다. 천장과 벽과 바닥에 가는 선들이 수없이 나있다. 그 선들 중 일부에는 칼날들이 숨겨져 있다.

한쪽 복도 끝, 열린 문 밖에 모여 있는 청풍과 같은 조 아이들. 무기는 지니고 있지 않다. 청풍은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복도를 보고 있고. 청풍의 뒤로는 정정과 철두, 다른 아이들이 있다. 여자는 정정을 포함해서 네명인데 모두 긴장한 모습. 하지만 눈빛이 강하고 자신감이 차있는 표정들이다.

아무 것도 없어 보이는 평범한 복도. 하지만

손바닥을 바닥에 대고 있는 청풍.

! ! 청풍의 손바닥이 약간씩 진동하고.

[...] 뭔가 생각하며 손바닥을 복도 바닥에서 떼는 청풍

정정; [어때?]

청풍; [좌우의 벽과 천장 뿐 아니라 바닥에도 기관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정정; [그럼 바닥에서 튀어 오르는 칼날에 맞아 죽을 수도 있네.] 휘이! 휘파람 불고. 놀라지만 두려워하진 않는 표정이고

철두; [천장, 양쪽 벽, 바닥등 네 방향에서 동시에 칼날이 튀어나오면 정신없겠는걸.] 휘파람을 불고

청풍; [그동안 매영보법을 집중적으로 익힌 보람을 느껴볼 때가 되었다.] 돌아서서 아이들을 돌아보고

끄덕이는 아이들

청풍; [매영보법의 특징은 몸을 최대한 가볍게 하고 무게를 분산시켜서 은밀하게 움직이는 것이다.] [그리고 이 복도에 설치 된 기관장치들은 바닥을 누르는 무게에 의해 가동된다.] 건너편을 보며

청풍; [, 바닥을 밟을 때 일정 수준 이상으로 무게를 가하지 않으면 기관장치는 발동하지 않는 것이다.]

정정; [제구관, 잔관(殘關)을 통과하기에는 매영보법이 최적이네.]

청풍; [그런 셈이다.] 끄덕

정정; [이번 관문에서 가장 불리한 건 철두 너겠어.] [아무리 매영보법을 펼친다 해도 남보다는 더 무게를 가하게 될 테니까.]

철두; [남 걱정 말고 정정 너나 몸에 흠집 안나도록 조심해라.] 코웃음

철두; [요즘 보니 너 살찐 것 같더라.] 곁눈질로 정정의 몸매 훑어보며 히죽

정정; [이게 감히 여자의 치명적인 비밀을...] ! 철두의 옆구리를 주먹으로 치며 눈 부라리고. + 철두; [어디를 모기가 무나?] 꿈쩍도 않고 히죽거리는 철두

정정; [오냐! 어디 모기한테 실컷 물려봐라!] 퍼퍽! 연달아 철두를 때리고. 그때

청풍; [건너편까지의 거리는 십장 정도, 대략 열 걸음 정도 걸릴 것이다.] 건너편을 보며 말하고.

철두와 투닥 대던 정정도 돌아보고

청풍; [그리고 내 예상인데 건너는 도중 천장에 박혀있는 야광주(夜光珠)가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 천장에 매입 형태로 박혀서 빛을 내는 구슬들을 보고

정정; [... 어둠 속에서 기관장치과 발동하면 피하기 힘들 텐데...] 침 꼴깍! 다른 아이들도 긴장하고

청풍; [그렇다고 너무 겁먹을 거 없다.] [우린 지금까지 매일 매일 죽을 고비를 넘겨오지 않았느냐?] 겁먹은 아이들을 격려하고

철두; [청풍이 말이 맞다.] [지금의 우리는 어디라도 숨어 들어갈 수 있고 누구라도 죽일 수 있다.] 청풍의 말에 맞장구치고

그러자 겁먹었던 아이들 얼굴이 펴지고 끄덕이고

청풍; [내가 먼저 건너겠다.] 앞으로 조금 나가고.

청풍; [열 걸음으로 건널 테니 내가 어디를 딛고 그때 기관장치가 어떤 식으로 공격하는지 기억해둬라.] ! 몸을 나리고

! 넓이 뛰기 하듯 한쪽 발로 바닥을 찍고. 순간.

스악! ! 천장, 바닥, 좌의 벽에서 휘어진 얇고 긴 칼날들이 벼락같이 튀어나와 청풍의 몸을 벤다

[!] [!] 정정과 아이들 아연긴장 할 때

! ! 몸을 순간적으로 틀고 걸음을 자잘하게 해서 칼날들을 피하는 청풍

! 다시 도약해서

! 또 한 발로 바닥을 찍는 청풍, 공격했던 칼날들은 다시 벽으로 들어가고 있고

스악! ! 이번에도 또 칼날들이 튀어나오는데 처음과 방향이나 각도가 다르다

휘익! 물론 이번에도 피하는 청풍

정정; [칼날이 공격하는 방향과 각도를 잘 기억해둬라!] 외치며 자신도 눈을 치뜨며 보고

! ! 연달아 건너 뛰어가는 청풍. 그때마다 여기저기서 벽에서 칼날들이 튀어나와 청풍을 공공격한다.

정정; (청풍이라면 바닥을 거의 누르지 않고 매영보법을 펼칠 수 있다.) 긴장해서 보며 생각하고

<하지만 일부러 바닥을 강하게 찍으며 건너가고 있다. 우리들에게 기관장치가 어떻게 공격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난무하는 칼날들을 이리저리 피하며 몸을 날리는 청풍을 배경으로 정정의 생각.

정정; (역시 청풍이에게 빌붙은 게 탁월한 선택이었어!) 배시시 웃고. 그때

! 휘익! 마지막 한 걸음으로 도약해서 건너편 문 앞에 이르는 청풍. 헌데

스악! ! 문에서도 칼날이 튀어나와 청풍을 공격하고

정정; [조심...] 자기도 모르게 외치고. 철두와 아이들도 기겁하지만

! 자연스럽게 피하며 문을 손바닥으로 치는 청풍.

그긍! 문이 좌우로 열리며 또 다른 복도가 나타난다.

[!] [휴우!] [그러면 그렇지!] 안도하는 정정과 아이들. 그때

청풍; [내가 건너는 동안에는 조명이 꺼지지 않았다.] 열린 문 앞에서 돌아서며 건너편을 보며 말하고

흠칫! 하는 아이들

청풍; [하지만 언제 조명이 꺼질지 모르니 조심해서 건너와라.]

정정; [!] 손을 들며 외치고

정정; [그럼 이 언니가 먼저 건넌다. 잘 봐라.] 뒤쪽의 여자 아이들에게 말하고.

세명의 여자 아이들 끄덕이고

정정; [차핫!] ! 과장되게 날아오르고.

! 청풍이 처음 발을 디딘 곳을 밟는 정정

똑같이 칼날들이 튀어나오고.

휘익! 청풍이 했던 대로 피하며 다시 날아오르고

여자 아이들과 철두가 긴장하며 보고

! ! 연달아 건너뛰는 정정. 사방에서 칼날들이 난무하지만 요리조리 피하며 건너뛰고.

손에 땀을 쥐며 보는 여자 아이들. 헌데

! 정정이 중간쯤에 이르러 바닥을 찍었을 때

스악! 야광주가 박혀있는 구멍들 하단에서 가림막이 일제히 튀어나와 구슬들을 가려버린다. 단번에 깜깜해지고

[조명이 사라진다!] [조심해!] 어둠 속에서 아이들이 외치고

[!] ! 놀라면서도 몸을 날리는 정정

[제발...] [... 어떻게 된 거지?] 철두와 아이들 어둠 속에서 긴장할 때

스륵! ! 조명을 가렸던 막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며 밝아진다.

건너편에는 정정이 서서 휘청거리고 있고. 청풍이 정정의 팔을 잡아 부축한다.

[!] [무사히 건너갔다!] 안도하고

청풍이 정정의 팔을 잡아 뒤로 끌고 있고. 정정은 옆구리를 잡고 비틀거리며 몸을 바로 세우고 있다. 옆구리 부분의 옷이 갈라져 있고 피가 좀 비친다

철두; [다쳤냐?] 걱정되어서 외치고

정정; [괜잖아. 그냥 좀 긁힌 것뿐이야.] 돌아보며 외치고

[!] [!] 안도하는 아이들. 이어

철두; [사내놈들부터 건너라. 난 맨 나중에 건너겠다.] 돌아보며 말하고

[그러자.] [내가 먼저 간다.] ! 나서는 사내 아이들. 그중 한놈이 먼저 건너뛰고

칼날이 난무하지만 잘 피한다.

연달아 건너뛰는 아이들. 한 번에 여럿이 건너간다. 이번에는 불이 꺼지지 않는다.

 

#143>

위의 장면이 비치는 모니터.

의자에 앉아서 보고 있는 소수마녀. 소수마녀 앞쪽에는 조종장치가 죽 달린 길쭉한 탁자가 있고 그 건너편 벽에 여러 장의 얇은 수정판이 붙어있다. 수정판에는 비밀거점의 여기저기가 비치는데 그 중 하나가 청풍 일행을 비추고 있다. 소수마녀 뒤에는 파면살주, 귀파파, 천살로, 독검사랑등이 서서 보고 있다.

파면살주; [지금 본 것 같은 과정이 지난 반년 간 반복되었네.] 소수마녀의 뒤에서 말하고

파면살주; [이청풍은 자신이 먼저 깨우치고 알아내서 시범을 보이는 방식으로 동료들을 이끌어왔어.] [그 덕분에 무조에서는 낙오자가 한명도 생기지 않았지.]

귀파파; [그에 반해 다른 조의 놈들은 영도자도 없고 화합도 이루어지 않았네.] [그 때문에 절반, 혹은 그 이상이 죽거나 심하게 다쳐서 수련을 중단했어.]

천살로; [또 한 가지 놀라운 점은 이청풍이 자신들 조원들이 약을 복용하는 것을 막았다는 사실이야.]

천살로; [단기간에 내공을 증진시켜주는 그 약들에 부작용이 있다는 사실을 안 때문일 텐데...]

천살로; [약의 도움을 받지 않고 불과 반년만에 저 정도 성취를 보인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야.]

귀파파; [어쩌면 우린 살인상단 역사상 최강의 자객이 탄생하는 장면을 보고 있는지도 몰라요.] 천살로에게 동의

소수마녀; [하지만 마지막 관문이 남아있어요.]

소수마녀; [제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지옥십관의 최후 관문인 단정관(斷情關)을 통과하지 못하면 자객으로서는 실격이에요.]

파면살주; [그렇긴 하지.] 끄덕. 다른 사람들도 끄덕이고

파면살주; [과연 이청풍에게 자객의 자질이 있는지 여부가 곧 결정 나겠지요.] 무표정하게 말하고

독검사랑; (내가 우려했던 바다.) 맨 뒤에 서서 끄덕이고

독검사랑; (자객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자질은 암살 실력도 뭐도 아니고 냉혹비정한 성격이다.)

독검사랑; (단정관은 바로 자객으로서의 그 자질을 증명해야하는 관문이다.) (만일 단정관을 통과하지 못한다면...)

독검사랑; (자객의 자질이 없다고 판단되어 제거될 것이다.) (화근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 음산하게 웃고

 

#144>

어느 복도. 그 복도 끝의 문 앞에 모여있는 청풍과 동료들. 문 앞에는 <>자가 적힌 복면을 쓴 사내 두 명이 서있다. 이자들은 물론 지자급 자객이다.

지자급1; [이곳이 지옥십관의 마지막 관문인 단정관이다.] 지자급 중 한명이 말하고

지자급1; [단정관을 통과하면 너희들은 한명의 어엿한 자객으로서 인정을 받게 된다.]

지자급1; [우리 살인상단의 자객이 되면 처음에는 무()자급의 대우를 받는다.] [하지만 무자급이라 해도 매달 백냥의 기본 급료와 함께 실적에 따른 포상을 받게 된다.]

<한 달 급료가 최소 백냥!> <어마어마하네.> <백냥이면 우리 가족이 일년을 먹고 살 수 있는 거금인데...> 흥분하는 아이들. 청풍과 정정과 철두는 표정의 변화가 없고

지자급1; [()자급이 되면 기본 급료가 월 오백냥으로 오르고 우리들 지()자급은 천냥을 받는다.] [물론 성과급은 별도다.]

<한 달에 오백냥, 천냥이 기본적으로 들어온다니...> <역시 자객이 되길 잘 했어.> <다른 일 해서는 결코 만질 수 없는 거금을 벌 수 있겠다.> 아이들 흥분하지만

청풍; (의도가 있는 발언이다.) 말없이 듣고 있고

청풍; (저자는 자객이 되면 받을 수 있는 엄청난 대우를 거론해서 우리들을 흥분시키려 하고 있다.) 무어라 말하는 지자급1을 노려보고

청풍; (단정관에서 시험 받을 때 망설임을 없애기 위해서일 텐데...)

청풍; (과연 어떤 관문을 준비해놨기에 사전에 밑밥까지 깔아놓는 것일까?) 찡그리며 생각할 때

지자급1; [마지막 관문, 단정관만 통과하면 너희들은 어엿한 자객이다.] [자신에게 살인상단 자객이 될 자격이 있다는 것을 증명할 마음의 준비가 되었느냐?]

[그렇습니다.] [물론입니다.] 청풍과 정정과 철두를 제외한 아이들 일제히 대답하고

지자급1; [그럼 지옥십관의 제십관 단정관으로 들어가라!] 기깅! 끼이! 동료와 함께 문을 안쪽으로 밀어 열면서 말하고

청풍이 선두에 서서 그 문 안으로 들어가는 아이들

 

#145>

[!] [!] 문 안쪽으로 들어서다가 흠칫! 하는 청풍과 아이들. 그 뒤에서 지자급들이 따라 들어오며 문을 닫고 있고

! 청풍 일행이 들어선 곳은 상당히 넓은 밀실. 천장에 네 개의 상당히 큰 등이 걸려있어 빛을 내고 있고. 헌데 사방의 벽을 등지고 이십여 명의 복면인들이 칼을 들고 서있다. 복면인들은 이마에 <>자가 적힌 인자급 자객들이다. 그리고 밀실 중앙에는 긴 탁자가 놓여있는데 탁자에는 비수 한 자루가 얹혀진 접시 이십여 개가 죽 놓여있다.

청풍; (인자급 자객들이 우릴 포위하고 있다.) 지자급1을 따라 탁자쪽으로 가며 밀실 벽을 따라 죽 늘어서 있는 인자급들을 곁눈질하고, 다른 아이들도 초긴장하고.

청풍; (만일 반발하거나 말을 듣지 않을 경우 우린 저자들에게 척살당할 것이다.) 생각하는 사이에 긴 탁자 앞에 이르는 지자급1

지자급1; [각자 접시와 비수를 하나씩 챙겨라.] [그것이 너희들이 치러야할 마지막 시험의 준비물이다.] 탁자 한쪽 끝에 서서 말하고

청풍; (비수와 접시...) (어쩐지 불길한 기분이 드는 조합이다.) 생각하면서도 중앙에 놓인 비수와 접시를 집어든다.

다른 아이들도 긴장한 채 비수와 접시를 집어들고

지자급1; [준비가 되었으면 이제 과제물을 보여주겠다.] ! 손가락을 튕기고. 그러자

덜컹! 탁자 건너편 바닥이 좌우로 갈라져 아래로 젖혀진다. 2미터, 너비 1미터쯤인 직사각형의 틈새가 나타나고. 이어

끼리릭! 기관장치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더니

어떤 여자의 머리가 그 틈새로부터 올라온다. 직후

[!] [!] 경악하는 청풍과 아이들

! 바닥에서 올라오는 것은 치부만 겨우 가린 발가벗겨진 여자다. 십자가 형태의 틀에 두 팔을 벌린 채 묶여있다. 목과 발목과 허리도 십자가 형태의 틀에 묶여 단단히 고정되어 있고. 헌데

그 여자는 바로 지옥십관의 통과를 포기한 난향이라는 소녀다. 공포에 질린 표정이고

[... 난향아!] [흐윽!] [... 난향이가 왜...] 청풍과 정정과 철두를 제외한 아이들 비명 지르고. 특히 여자 아이들은 자지러지고

[으으으!] 난향은 공포에 질려 눈물 콧물 흘리며 벌벌 떤다. 사타구니로도 오줌이 흘러내리고. 그러자

청풍; [지금 뭐하자는 거요?] 버럭 지자급1에게 고함 지르고. 다른 아이들도 지자급1을 돌아보고

지자급1; [이청풍! 네가 상상하는 바로 그것이다.] 웃으며 난향에게 다가가고

지자급1; [이 계집의 부모는 거금 천냥에 딸을 팔았다.] 난향의 팔을 쓰다듬고. 겁에 질려 진저리를 치는 난향

지자급1; [우리도 이 계집이 제법 자질이 있어 보여서 거금을 주고 사들였는데...] [아쉽게도 이 계집은 심약해서 지옥십관의 수련을 거부했다.]

지자급1; [어쩔 수 없이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이 계집을 지옥십관의 마지막 관문인 단정관의 제물로 쓰게 되었다.]

정정; [그 아이... 난향을 우리 보고 죽이라는 건가요?] 노려보고

지자급1; [단순히 죽이면 단정관이 아니지.] 웃으며 고개 젓고

지자급1; [너희들은 이곳까지 오는 동안 동고동락해서 이 계집과 제법 정이 쌓였을 것이다.] 난향의 몸을 쓰다듬으며 말하고. 달달 떠는 난향

지자급1; [아주 깊지는 않다고 해도 그 정을 단호히 끊을 수 있어야만 너희들은 한 명의 자객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난향의 얼굴 뒤에서 아이들을 보며 속삭이고

지자급1; [지금부터 너희들은 자신이 정을 끊을 수 있다는 걸 증명해야한다.] 난향에게서 떨어지고

지자급1; [지급받은 비수를 써서 이 계집의 몸에서 손바닥만한 살점 열점씩을 베어내라.] 음산한 눈빛으로

[흐윽!] [... 안돼!] 여자들 비명. 사내아이들도 사색이 되고

난향; [... 살려주세요!] 비명

지자급1; [, 마지막 사람이 살점을 다 발라낼 때까지 이 계집이 살아 있어야한다.]

지나급1; [만일 도중에 이 계집이 죽어버리거나 살점 베어내는 것을 거부하는 놈이 생기면...] 밀실의 사방 벽을 등지고 빙 둘러서있는 복면인들을 둘러보고

그자들이 일제히 칼 손잡이를 잡는다

지자급1; [불량품으로 판단하고 모두 처분해버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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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신녀문의 폐허. 달빛 아래 신비롭고

북쪽의 높은 절벽 쪽으로 가는 세 여자. 운신장이 앞장서는데 호리병을 들고 있다. 호리병이 밝게 빛나서 주변을 환하게 비춘다. 그 뒤를 이진진과 진삼낭이 따라간다. 진삼낭이 이진진의 팔을 잡아 부축하고

진삼낭; (기회를 봐서 진진이에게 내 본명과 청풍이에 대해 말하지 말라고 주의를 줘야한다.) 곁눈질로 이진진을 보며 생각하고

진삼낭; (지금도 무림맹은 나와 청풍이를 찾고 있을 게 분명하니...) 생각할 때

운신장; [천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우리 신녀문을 이 지경으로 만든 인물은 천마(天魔)란다.] 절벽 쪽으로 가며 주변의 폐허를 돌아보고

이진진; [술법의 종가로 알려진 신녀문을 이렇게 만들다니...] [천마라는 인물은 정말 대단한 고수였던 모양이에요.]

운신장; [대단했지. 대단하고 말고...]

운신장; [마교의 중시조(中始祖)인 천마는 고금제일마로 불리는 인물로 그의 적수는 오직 두분뿐이었단다.]

운신장; [무성동(武聖洞)이란 문파의 시조 천지무성(天地武聖)과 우리 신녀문의 문주셨던 던 무산신녀(巫山神女)가 그분들이었다.]

운신장; [하지만 천지무성과 무산신녀님은 천마보다 한 세대 전의 인물들이라 직접적인 위협이 되진 않았다.]

운신장; [대신 우리 신녀문에 전해지는 한 가지 보물은 언제든지 천마와 그의 후손들을 파멸로 몰아넣을 수 있었다.]

운신장; [그래서 천마는 그 보물을 없애려 했지만...] [고금제일마라는 그자의 능력으로도 그 보물을 훼손할 수가 없었다.]

운신장; [어쩔 수 없이 천마는 그 보물을 빼앗아 금제를 걸어버렸다.] [신녀문의 후손이 결코 손에 넣지 못하도록...]

이진진; [대체 어떤 보물이기에 고금제일마인 천마조차 두려워한 건가요?]

운신장; [혼천경(混天鏡)이라는 보패(寶牌;영적인 힘을 지닌 보물)란다.]

이진진; [혼천경...]

운신장; [혼천경은 인간의 혼백을 담을 수 있는 힘을 지녔다.] [그래서 우리 신녀문의 역대 문주님들께서는 세상을 떠나기 전 당신의 평생 수련의 결과를 혼천경에 옮겨놓곤 하셨다.]

이진진; [평생 수련의 결과를 옮겨 놓으셨다면...] 놀라고

운신장; [후손들은 언제든지 그 능력을 혼천경에서 꺼내 쓸 수가 있는 것이다.] [일초무학이었더라도 단번에 천마에 필적하는 고수가 될 수 있는 것이지.] 돌아보며 웃고

이진진; [과연 천마가 두려워할만 했어요.]

운신장; [그래서 천마는 혼천경을 빼앗아 이곳에 가둬버렸단다.] 멈춰서며 앞을 보고. 앞에는 절벽이 있는데 절벽 아래에 커다란 동굴이 있다. 헌데

츠츠츠! 동굴 입구가 칙칙한 빛의 장벽으로 막혀있다. 동굴 전체를 빛이 꽉 메우고 있는 모습.

이진진; [동굴... 동굴이 질감이 느껴지는 빛으로 가득 차있어요.] 놀라고

운신장; [천마의 술법인 금천마장(禁天魔障)이란 것이 펼쳐지며 나타나는 현상이란다.] [가까이 와봐라.]

이진진; [...] 다가가고

운신장; [저 안에 무엇이 있는지 보거라.] 츠으! 호리병을 들어서 그 빛으로 동굴 안쪽을 비추고. 직후

[!] 눈 치뜨며 놀라는 이진진. 진삼낭도 뒤에서 놀라고

! 동굴 안쪽, 마치 젤리같은 것으로 들어차 있는 상태인데 그 젤리같은 것들 속에 여러 명의 여자들이 떠있다. 운신장과 복장이 비슷한 여자들인데 수영을 하거나 무중력 상태에 떠있는 것같은데 물론 움직이지는 않는다. 모두 안쪽으로 날아 들어가는 자세다.

이진진; [동굴 안쪽에... 선녀같은 분들이 여럿 떠있어요.]

운신장; [금천마장을 뚫고 들어가 혼천경을 꺼내오려다가 실패한 본문의 선조들이시란다.] 한숨 쉬고

[!] 눈 치뜨는 이진진

멀리 동굴 안쪽에서 무언가 빛을 발한다.

이진진; [동굴 깊은 곳에 빛을 내는 무언가가 있어요.] 손을 이마에 대고 보고

운신장; [잘 보렴! 저것이 혼천경이란다.] ! 호리병으로 빛을 더 강하게 내어 동굴 안쪽을 비추고. 그러자

크로즈 업 되는 그 물체. 돌로 깎아 만든 단상이 있고 그 위에 거울이 하나 떠있다. 직경이 20센티 정도되는 구리거울인데 표면이 아주 매끈해서 빛이 난다.

이진진; (저게 혼천경...) 흥분하고

운신장; [혼천경은 우리 신녀문의 모든 것이란다.] [혼천경에 본문의 모든 힘이 깃들어 있기 때문에 따로 비급을 만들거나 하지 않지 않았었지.]

운신장; [그러다가 혼천경이 천마가 펼친 술법에 갇혀버리자 대부분의 절기가 절전되고 말았다.] 한숨

이진진; [그런 일이 있었군요.]

운신장; [겨우 구전(口傳)으로 몇 가지 술법과 무공이 전해졌었지만...]

<그나마도 역대 문주님들께서 혼천경을 꺼내려고 금천마장에 뛰어들었다가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절전되고 말았지.> 동굴 안쪽에 떠있는 여자들을 배경으로 운신장의 말

운신장; [자연스럽게 제자들도 줄어들고...] [나의 대에 이르러서는 신녀문의 제자는 통틀어도 백 명이 채 안되게 되었단다.]

운신장; [그 적은 숫자로는 신녀문을 유지하는 것도 어려웠다.] [그래서 각자 살길을 찾아 뿔뿔이 헤어졌으며...]

운신장; [문주 격인 나도 무림맹에 의탁해서 지금까지 살아왔던 것이다.]

진삼낭; (그래서 이 넓은 신녀문이 폐허처럼 버려졌구나.)

운신장; [오늘 밤 너를 찾아왔던 분은 아마도 저 안에 갇혀계신 전대 문주님들 중 한분이셨을 게다.] 동굴 안쪽의 여자들을 보고

이진진; [혼천경을 어떻게 해야 꺼낼 수 있는 것인지요?] 진지하게

진삼낭; (진진이 너 설마...) 걱정

운신장; [무공으로는 절대 금천마장을 뚫고 들어갈 수 없단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혼백에 가해지는 압력이 급증하기 때문이란다.]

운신장; [오직 천마의 혼백에 필적하는 지순한 혼백과 정기를 지닌 사람만이 금천마장의 압력을 견딜 수가 있단다.] 이진진을 지긋이 보며

이진진; [혹시 제가...]

운신장; [너는 몸이 약한 대신 정기가 강력한 신약정강(身弱精强)의 체질이란다.] 끄덕

운신장; [내가 아는 한 오직 너만이 금천마장의 금제를 깨트릴 수가 있단다.] 이진진의 어깨를 한손으로 잡고 지듯이 바라보고

[!] 침 꿀꺽 삼키는 이진진. 그 뒤에서 진삼낭은 걱정스럽게 보고 있고

 

#140>

<-태산(泰山)> 웅장한 산. 그 산중턱에 자리한 성채

<-무림맹(武林盟)> 그 성채를 크로즈 업. <신마유희>등 다른 작품의 무림맹 형상. 때는 낮이고

무림맹과 좀 떨어진 곳에 자리한 계곡.

그리 깊지 않은 계곡 안쪽에는 정원이 가꿔져 있다. 잘 가꿔진 정원에는 건물 한 채와 정자 한 채가 있고.

정자 안에는 여러 명이 있다. 안락의자에 앉은 섭장천. 많이 늙었다. 섭장천의 손목을 잡고 진맥하는 늙은 의원. <신마유희>에 나온 진무륜 캐릭터. 두 사람 앞쪽에는 장세명이 앉아서 보고를 하는 중이다. 한쪽에는 쌍뇌신로가 앉아서 부채를 부치고 있다. 쌍뇌신로도 많이 늙었고

섭장천; [삼월 삼짓날이라...] 중얼거리는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주 섭장천>

장세명; [절기상 화기(和氣)가 맹동(萌動)하는 계절이니 화촉(華燭)을 밝히기에는 적당한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섭장천; [택일은 잘 했네만...] [무려 일곱 달이나 기다리라고 하는 걸 보면 벽장주가 딸을 어지간히도 떠나보내고 싶지 않은 모양이구먼.]

장세명; [벽장주로서도 처음 자식을 품에서 놓아 보내는 것이니 쉽지가 않을 것입니다.] 조심스럽게 말하고

섭장천; [그 심정 이해가 가네.] 한숨 쉬고

쌍뇌신로; (벽초천이 딸의 출가를 늦추는 게 과연 아쉬움 때문일지...) 부채를 부치며 생각하고

쌍뇌신로; (이런 저런 경로로 들리는 벽소소에 대한 안좋은 소문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맹주의 집안일이니 노부가 뭐라 할 수도 없는 일...)

쌍뇌신로; (그저 벽소소라는 계집이 소문만큼 막 되어 먹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다.) 장세명과 섭장천이 뭔가 얘기를 나누는 걸 보며 소리없이 한숨을 쉬고. 그때

! 섭장천 손목에서 손을 떼는 진무륜

섭장천; [어떤가 진의원?] 웃으며 진무륜을 돌아보고

섭장천; [근래 상태가 더 안 좋아졌겠지?] 웃으며 소매를 내리고

진무륜; [탕제에 기력을 보충하는 약을 더 첨가해야겠습니다.] 손을 소매로 닦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섭장천 전담의원 진무륜>

섭장천; [부질없는 일일세. 말라가는 고목에 비료 많이 준다고 꽃이 피는 건 아니니...] 허탈하게 웃고

섭장천; [이미 팔순을 넘긴 나이야.] [살만큼 살기도 했으니 애써 수명을 늘리고 싶진 않구먼.]

진무륜; [하늘이 내린 목숨이니 살 수 있을 만큼 살아야하지 않겠습니까?] 좀 무뚝뚝하게 말하고

진무륜; [게다가 춘삼월이 오면 손주며느리도 보셔야하니 기운을 차리셔야합니다.]

섭장천; [손주며느리...]

섭장천; [하긴 죽을 때 죽더라도 노부의 대가 이어지는 걸 보고 죽어야겠지.]

진무륜; [사람은... 특히 노인은 죽는다는 말을 입에 올리면 안되는 법입니다.]

섭장천; [허허 주의함세.]

쌍뇌신로; (진의원도 대단한 인물이긴 하다.)

쌍뇌신뢰; (비록 친 딸은 아니더라도 양녀가 악인에게 납치되어 무참한 일을 당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내색하지 않는 걸 보면...)

쌍뇌신로; (저 정도 자제력을 지녔으니 황제의 어의 역할도 감당할 수 있었겠지.) 생각하는데

[조부님!]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일제히 돌아보는 사람들

위진천; [황금전장에서 택일(擇日)을 받아왔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활발하게 걸어오는 청년. 아주 화려한 복장에 보검을 허리에 찼다. 다른 작품의 위진천 캐릭터. 이 작품에서는 삽장천의 조카손자.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소맹주 신검공자(神劍公子) 위진천(威振天)>

장세명; [어서 오시오 소맹주.] 일어나며 포권하고. 진무륜과 쌍뇌신로는 앉은 채로 고개만 좀 까닥인다.

위진천; [원로에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총관!] 마주 포권하며 정자로 들어오고

장세명; [노고랄 게 있겠소이까?] [오랜만에 태산을 떠나 느긋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어서 오히려 좋았지요.] 자기가 앉았던 의자를 권하며

위진천; [그러셨다니 다행입니다.] 의자에 앉으며 웃고

위진천; [기분은 어떠십니까 조부님?]

섭장천; [기분은 매우 좋구나. 드디어 네 혼처와 혼례 날짜가 정해져서...] 웃고

위진천; [소손이 오랜만에 효도를 한 것같아 기쁩니다.] 웃고. 이어

위진천; [그래 신부 댁에서는 언제로 택일을 해서 보냈습니까?] 옆에 서있는 장세명에게 묻고

장세명; [내년 삼월삼짓날을 원하고 있습니다.]

위진천; [삼월삼짓날...] [반년도 넘게 남았군요.]

장세명; [벽소저의 미모를 하루라도 빨리 확인하고 싶으시겠습니다.] 웃고

위진천; [그것도 있지만... 조부님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드리는 것 같아 조급해집니다.] 다시 섭장천을 보고

섭장천; [그러고 보면 진천이만큼 노부를 챙기는 사람도 없구먼.] 흐뭇하게 웃고

위진천; [별 말씀을 다 하십니다.] 겸손하게 웃고

그런 위진천을 지긋이 보는 쌍뇌신로

쌍뇌신로; (천하제일행운아!) (이것이 무림인들이 소맹주 위진천을 질시해서 부르는 말이다.) 생각하고

쌍뇌신로; (맹주의 유일한 혈육이던 섭아연은 마교의 소교주 용무린과 정분이 나서 무림맹을 등졌다.)

쌍뇌신로; (섭아연은 용무린과의 사이에서 아들을 하나 낳았지만 실종되었고... 섭아연 자신은 미쳐버렸다.)

쌍뇌신로; (어쩔 수 없이 맹주는 조카딸의 아들, 즉 무()태상 섭패천의 외손자인 위진천을 자신의 후계자로 삼게 되었다.)

쌍뇌신로; (맹주 집안의 불행 덕분으로 곧 무림맹의 주인이 될 행운아...) 섭장천에게 뭐라 말하며 웃는 위진천을 보며 생각하고

<늘 밝은 표정이지만 언뜻 언뜻 엿보이는 어두운 그늘이 마음이 걸린다.> 야릇한 표정으로 웃으며 곁눈질로 쌍뇌신로를 보는 위진천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쌍뇌신로;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둠을늘 품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노부의 노파심 때문일까?)

<아무쪼록 노부의 근심이 헛된 것이기를 바랄 뿐이다.> 정자의 모습 배경으로 쌍뇌신로의 생각 나레이션

 

#141>

<-반년후> 살인상단의 비밀거점. 늪지로 둘러싸인

동굴 입구. 여러 명이 나와서 누군가를 기다린다. 파면살주, 귀파파, 천살로, 독검사랑, 몇 명의 복면인등이다.

삐이! 늪지에서 피어오르는 안개 너머에서 피리 소리가 들리고. 그러자

귀파파; [도착하셨구먼.] 눈 번뜩이고. 이어

철컹! 벽에 붙은 레버를 하나 급히 위로 올리는 복면인. 그러자

촤아! 늪지 속에 숨어있던 철교가 올라오고. 그 철교 위를 뱀장어같은 것들이 꿈틀대며 기어 다니다가

첨벙! 첨벙! 꿈틀대며 다시 늪으로 뛰어드는 뱀장어같은 것들. 이어

휘익! 안개를 뚫고 철교 위를 걸어오는 세 여자. 소수마녀와 도마녀, 검마녀다. 세 여자가 나타나자.

[단주!] [어서 오시게.] [단주님을 뵙습니다.] 일제히 인사하는 사람들. 파면살주와 귀파파, 천살로는 고개만 좀 숙이지만 다른 사람들은 모두 포권한다.

소수마녀; [부단주님! 귀파파! 천살로!] 다가오며 대충 포권하고

소수마녀; [그동안 노고가 많으셨어요.] 철교를 완전히 건너와서 동굴 입구에 멈춰서고. 도마녀, 검마녀도 멈춰서고

끼릭! 레버를 다시 내리는 복면인

촤아! 쿠쿠쿠! 철교가 다시 늪 아래로 사라지고

파면살주; [노고랄 게 있겠는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

소수마녀.; [제가 맡긴 자의 성취가 놀랍다지요?] 동굴 안으로 앞장서서 들어가며

파면살주; [천명 가까운 자객을 길러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네.] 소수마녀와 함께 동굴을 지나면서 대화. 소수마녀의 뒤로는 귀파파와 천살로가 따르고 그 뒤를 독검사랑, 도마녀, 검마녀가 따라온다.

파면살주; [그놈은 불과 반년 만에 지옥십관을 거의 다 통과했는데...] [심지어 같은 조의 놈들까지 단 한명의 낙오자도 생기지 않게 이끌고 있어.]

소수마녀; [제법이로군요.]

파면살주; [만일 혼자였다면 한 두 달 전에 지옥십관을 돌파했을 걸세.]

소수마녀; [지금은 어느 관문에 도전중인가요?]

파면살주; [단주에게 연락을 한 사이에 두 개의 관문을 더 돌파해서 현재 제구관(第九關)에 이르렀네.]

소수마녀; [제 눈으로 직접 보고 싶군요.]

파면살주; [천경실(千鏡室)로 가세.] 앞장서고. 앞쪽에 동굴이 끝나고 있다. 그곳을 지키던 복면인들이 인사하고

 

#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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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종남산(終南山)> 아주 깊고 험한 산. 산중에서 연기가 치솟는다

산중의 어느 계곡. 지면에서 타원형으로 푹 들어간 직경 1키로쯤의 계곡인데 안쪽에서 연기가 치솟는다. 마치 화산같고.

계곡 위 절벽에 비석이 서있는데 <毒龍谷 亡入者死>라는 글이 새겨져 있고. 문득

[우우우!] 계곡 안쪽에서 누군가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더니

화악! ! 연기를 뚫고 마치 용이 승천하는 것처럼 치솟는 인물. 무림맹 사신장 중 용신장인데. 옆구리에는 호신장이 끼워져 있다. 두 사람 모두 코 아래를 가리는 방독면 같은 것을 얼굴에 쓰고 있고.

화악! 포물선을 그리며 까마득히 치솟는 용신장. 하지만

휘청! 하는 용신장. 이어

쿨럭! 피를 토하고

쐐액! 추락하는 용신장. 절벽쪽이다.

확 다가오는 절벽 윗부분

눈 부릅뜨는 용신장

휘릭! 허공에서 몸을 뒤집고

콰당탕! 몸을 뒤집은 덕분에 충격을 완화하며 나뒹구는 용신장. 그 바람에 허리춤에 끼고 있던 호신장을 놓치고

털썩! 나뒹구는 두 사람

용신장; [... 제기랄...] ! 얼굴에 쓰고 있던 방독면 같은 것을 뜯어내며 일어난다. 입가로 피가 흐른다. 용신장의 얼굴은 18 년전보다 주름이 조금 늘고 반백이 된 것 외에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사신장의 일인 용신장(龍神將)>

용신장; [()의원이 마련해준 방독면도 독룡곡(毒龍谷)의 지독한 독기에는 소용이 없었다.] 헉헉 대며 호신장에게 기어가고

! 호신장이 얼굴에 쓰고 있던 방독면도 뜯어내고.

드러나는 호신장의 얼굴.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기절했다. 호신장의 얼굴 역시 18년 전에 비해 크게 변하진 않았고 흰머리가 많아졌다.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사신장중 호신장(虎神將)>

용신장; [제발 이 해독약은 효과가 있어야할 텐데...] 떨리는 손으로 품속에서 유리병을 하나 꺼내고. 유리병에는 걸죽한 액체가 들어있다.

! 약병 뚜껑을 따고

호신장의 코를 한손으로 잡는 용신장

벌어지는 호신장의 입

쪼르르! 그 입에 약을 부어주는 용신장

절반쯤 부어주고

나머지는 자신이 마시는 용신장. 이어

용신장; [허억!] 털썩! 호신장 옆에 쓰러지고.

파삭! 용신장이 놓쳐서 바닥에 떨어진 유리병은 깨지고

용신장; (현기증이 급격히 사라지는 걸 보면 진의원이 만든 해독약은 효험이 있는 것 같다.) 헐떡이며 안도하고

[으으으!] 호신장이 신음하고. 돌아보는 용신장

호신장; [허억! !] 가쁜 숨을 몰아쉬며 눈을 뜨고

용신장; [정신이 드는가?] 억지로 일어나 앉고

호신장; [... 독룡곡은 빠져나온 건가?] 헐떡이며 하늘을 보고

용신장; [진의원의 방독면이 독기의 상당 부분을 정화시켜준 덕분이네.] 바닥에 떨어져 있는 방복면을 보고

용신장; [그렇긴 해도 조금만 더 지체했으면 나 역시 자네처럼 정신을 잃었을 걸세.] [그럼 독심귀의(毒心鬼醫)에게 사로잡혀서 차라리 죽기를 원하는 신세가 되었겠지.]

호신장; [악귀같은 늙은이...] 이를 부득

호신장; [천대받던 제 놈을 맹주님께서 그토록 아끼고 우대해주었거늘... 은혜를 원수로 갚기나 하고...] [이래서 사마외도와는 상종을 하면 안되는 거야.]

용신장; [그 늙은이에 대한 소문은 무림맹의 형당 당주로 영입되기 전부터 안 좋긴 했네.] 쓴웃음

용신장; [자신이 만든 독을 시험하기 위해 무고한 사람들을 잡아다가 생체실험을 한다는 말도 돌았으니 말일세.]

용신장; [하지만 마교의 악랄한 독공에 대처할 수 있는 실력자는 그 늙은이 외엔 없었지.] [그래서 맹주님도 주변의 반대를 물리치고 중용하신 것이고...]

호신장; [그러다가 어의(御醫) 출신인 진무륜(陳無崙) 노사가 맹주님의 전담 의원으로 영입되자 배신을 때린 거지.] 억지로 일어나 앉고

용신장; [독심귀의 딴에는 맹주님의 병환을 다스릴 수 있는 건 자신 밖에 없고, 당연히 위세를 부려도 된다고 생각했을 걸세.] 비틀거리며 일어나 절벽 아래를 보고

용신장; [하지만 진의원이 맹주님의 병환을 돌보게 되자 그같은 자신감이 배신감으로 돌변한 게야.] 절벽 아래를 살피지만 연기가 짙어서 잘 안보인다. 다만 연기 속에 건물 같은 형상이 흐릿하게 보이고

호신장; [배배꼬인 성격의 그 늙은이는 결국 본맹이 보관하고 있는 마교의 보물과 함께 상파(祥芭)를 납치해서 독룡곡으로 숨어들어갔지.] 억지로 일어서고

용신장; [그 옛날 만년 묵은 독룡(毒龍)이 신라 출신의 신선 김가기(金可紀)에게 죽었다는 전설이 있는 독룡곡...] 호신장과 함께 서서 독룡곡을 내려다보고

용신장; [독룡곡의 독을 견딜 수 있는 인간은 당금 무림에서 독심귀의 밖에 없을 걸세.] [그걸 알기에 독심귀의는 독룡곡으로 숨어들어갔을 테고...]

호신장; [진의원 말대로라면 마교에 전해지는 피독주(避毒珠)만이 독룡의 독을 해독할 수 있다던데...]

용신장; [피독주는 마교가 멸망할 때 종적이 묘연해졌으니 기대할 수 없고...]

용신장; [더 늦기 전에 상파를 구해야할 텐데 난감하군.]

호신장; [상파는 독심귀의, 그 악귀가 원수로 여기는 진의원의 양녀...] [무사하길 바라긴 어렵겠지?] 눈치 보며

용신장;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인 건 분명하네.] [그저 죽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지.] 끄덕이며 한숨

호신장; [진의원이 양녀를 구해달라며 만들어준 방독면과 해독약도 소용이 없으니 큰일이로구만.]

용신장; [이제 신녀문 출신인 운신장의 술법을 기대해볼 수밖에는 없게 되었네.] [술법의 종가인 신녀문의 술법이라면 공간을 도약한다든지 해서 뭔가 방법이 있을 테니...] 심각한 표정

호신장; [하지만 운신장은 현재 중원에 없지 않는가?]

용신장; [무산에 급한 볼일이 있다는 전갈을 남기고 종적이 사라졌다는군.]

호신장; [무산에 있는 신녀문은 오래전에 사람이 살지 않는 폐허가 되었는데... 무슨 일이 생겼단 말인가?]

용신장; [남의 사문 일이니 자세히 물어볼 수도 없는 일...] [그저 운신장이 빨리 일을 마치고 무산에서 돌아오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네.] 독룡곡을 내려다보고. 헌데

 

#135>

짙은 연기에 덮여있는 독룡곡 내부. 상당히 큰 연못이 있고 그 연목 가운데에 정자 같은 건물이 한 채 서있다. 3층 건물인데 그 건물 일대만 연기가 없다. 연기가 뭔가에 밀려나는 모습. 독룡곡 내부는 황량하지만 연못 주변에는 각가지 풀과 꽃이 피어있다.

삼층 건물의 삼층 창가에 망원경을 세워놓고 위를 보고 있는 노인. 독심귀의다. 처음 나왔을 때보다 더 늙고 추악하게 변해있다.

망원경에 보이는 화면. 연기 너머로 절벽 위쪽이 보이는데 그곳에 용신장과 호신장이 서서 내려다보고 있다.

독심귀의; [클클! 닭 쫓던 개꼴이라는 게 네놈들의 지금 꼬락서니를 일컫는 것이겠지.] 망원경을 들여다보며 웃고

독심귀의; [사신장이 아니라 섭장천 본인이 온다고 해도 절대 여기까지 이르진 못한다.] 망원경에서 눈을 떼고

독심귀의; [결국 시간은 노부 독심귀의 편인 것이다.] 돌아보고

독심귀의; [진무륜의 양녀인 저년을 통해 천약탈태술(千藥奪胎術)에 성공하기만 하면 노부는 천하무적이 될 테니까.] 건물 안쪽을 보고

! 건물 내부는 실험실 분위기. 중앙에 하얀 돌로 만든 침대가 있고 그곳에 잠옷 차림인 절세미녀가 누워있다. 목과 팔 다리에 족쇄가 채워져 돌침대와 한 몸이 된 그 여자는 바로 진상파다. 헌데 침대 주변에는 수 십개의 사람 키만안 쇠막대들이 서있고 쇠막대마다 링겔 병같은 것이 걸려있으며 그 병에 든 액체들이 가는 관을 통해서 진상파의 몸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136>

<-무산> . 신녀문의 폐허. 하늘에는 달

<-신녀문> 신녀문 폐허의 어느 건물. 아담하고 심하게 훼손되지 않았다.

건물 내부의 침실. 두 개의 침대. 이진진과 진삼낭이 자고 있고

[으으...] 가위에 눌리는 이진진. 식은땀을 흘리고.

단양의 포구에서 단지회 건달들에게 포위당한 상황을 꿈으로 꾸고 있는 이진진

이진진; (안돼... 안돼!) 비지땀을 흘리는데

! 투명한 여자의 손이 이진진의 이마를 쓰다듬는다.

이진진; [... 엄마?] 헐떡이며 눈을 뜨고

! 이진진의 이마를 쓰다듬던 투명한 손이 물러나고

눈을 뜨며 옆을 보는 이진진.

옆 침대에는 진삼낭이 곤하게 자고 있고.

이진진; (... 어떻게 된 거지? 어머니는 곤히 주무시고 계시는데...) 잠든 진삼낭을 보며 의아해하고

이진진; (방금 전에 누가 내 이마를 쓰다듬은 걸까?) 헐떡이며 생각하고

이진진; (꿈이라고 하기에는 손길이 너무도 생생했는데...) 생각하며 주변 둘러보고. 직후

! 이진진의 침대 옆에 서있는 어떤 여자. 운신장을 닮았는데 몸 전체가 반투명하여 형상이 뚜렷하지는 않다. 선녀같은 옷을 입었고 눈이 빛난다.

이진진; (...유령!) + [으으으...] 달달 떨고

스윽! 고개를 숙여서 무어라 말을 하려는 유령

이진진; [아아아악!] 자기도 모르게 비명 지르며 이불을 끌어안고

진삼낭; [진진아!] 깜짝 놀라 깨어나고

 

#137>

[!] 신녀문 폐허 위로 날아오다가 놀라는 여자. 운신장이다. <아아아악!> 멀리서 이진진의 비명이 들리고

 

#138>

다시 이진진과 진삼낭이 자는 건물

이진진; [엄마!] 비명 지르며 진삼낭의 침대로 도망쳐오고

진삼낭; [왜 그래? 무슨 일이니?] 일어나서 이진진을 끌어안고

이진진; [저기... 저기 유령이...] 진삼낭의 품에 안겨 자기 침대쪽을 손가락질하며 달달 떨고. 하지만

이진진의 침대 쪽에는 아무것도 없다.

진삼낭; [유령이라니... 아무것도 없는데...] 기웃

이진진; [아니에요! 분명 저기 무언가 있었어요.] [어떤 여자가 제 이마를 쓰다듬었다구요.] 달달 떨면서 울고

진삼낭; [진정하거라. 아마 가위에 눌려서 헛것을 본 겔 게다.]

이진진; [그렇지 않아요. 저 가위 눌린 게 아니에요.] 고개 젓고

이진진; [여자같은 유령이 제게 무언가 말을 하려고 했다구요.] 울고. 바로 그때

[따님 말이 맞아요. 가위에 눌린 게 아니랍니다.] 달칵! 문이 열리며 어떤 여자가 방안으로 들어온다. 물론 운신장이다

이진진; [!] 비명 지르며 진삼낭의 품에 얼굴 묻고. + 진삼낭; [!] 역시 놀라며 이진진을 끌어안는데

운신장; [저희 신녀문의 선조중 한분께서 진진이를 어여삐 여기신 것 같군요.] 방안으로 들어서며 웃으며 말하고.

진삼낭; [... 소저는 뉘신데...] + [!] 묻다가 기겁하고

<무림맹 사신장 중의 운신장!> 다가오는 운신장의 모습 배경으로 경악. 운신장은 18년 전과 모습이 변하지 않아서 진삼낭이 한눈에 알아봤다. 대신 진삼낭은 어린 소녀였다가 아줌마가 되어서 운신장은 진삼낭을 바로 알아보지 못한다.

진삼낭; (저 여자가 어떻게 여기에...) 긴장하며 덜덜 떨 때. + 이진진; [!] 흠칫! 하며 그런 진삼낭의 품에서 고개 들고

운신장; [내가 찾아오는 게 늦었지?] [내가 있던 곳에서 이곳까지는 오천여리가 넘어서 힘껏 달려왔는데도 열흘이나 걸렸단다.] 미소 지으며 다가오는 운신장

이진진; [... 선녀님?] 운신장을 알아보고 눈 치뜨고. 진삼낭은 운신장에게 정면 얼굴 보여주지 않으려 하며 곁눈질하고

운신장; [그래 나란다.] ! 미소 지으며 이진진이 누웠던 침대에 앉고

진삼낭; (운신장의 얼굴은 주안술 덕분인지 십팔 년전과 똑같다.) + [선녀님이시라면 혹시...] 모르는 척 묻고

이진진; [어머니! 이분이 바로 제게 몽운연형호를 주신 선녀님이세요.] 안도하며 진삼낭에게서 떨어져 일어나며 진삼낭에게 운신장을 소개하고

진삼낭; (반면 아줌마가 된 지금의 내게서 열일곱 살 때의 모습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 [쇤네, 은인께 인사 올리옵니다.] 일어나며 고개 조아리고

운신장; (이 여자가 진진이의 어머니일 텐데...) + [과례는 거두세요.] 목례하고

운신장; (어디선가 본 듯한 인상이다.) + [저도 진진이에게 도움을 받을 일이 있어서 몽운연형호를 준 것뿐이랍니다.] 다가온 이진진의 손을 잡으며 말하고

이진진; [제가 선녀님께 도움이 될 일이 있는지요?]

운신장; [있고말고!] 미소

운신장; [당금의 천하에서 진진이 너 아니면 해줄 수 없는 일이 한 가지 있단다.]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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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긴 동굴을 통과하는 마차. 앞쪽에는 열린 철문이 있고 철문 안쪽에서 빛이 흘러나온다.

열린 철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는 마차

마차가 들어선 곳은 넓은 광장. 수백 명이 들어올 수 있을 정도 넓이. 까마득한 위쪽이 뻥 뚫려 있어서 햇빛이 들어온다. 광장에는 이미 네 대의 마차가 서있다. 모양은 독검사랑이 몰고 온 마차와 똑같은데 문이 열려있다. 문 안쪽에는 아무도 없다. 모두 하차한 모습이고. 마부들이 말을 손질하다가 돌아본다.

[워워...] 마부가 말 고삐를 당겨서 마차를 세우고.

드드드 끼이... 마차가 멈춰서고

뛰어내리는 독검사랑

철컹! 마차의 옆에 나있는 문을 열고

문 안쪽에는 청풍과 소년 소녀들이 긴장한 표정으로 일어서 있다.

독검사랑; [도착했다. 모두 내려라.] 옆으로 물러서고

청풍을 선두로 마차에서 내리는 소년과 소녀들 20명이고. 계집애들은 다섯인데 정정과 난향 외의 세명은 평범한 용모의 소유자들이다. 이영자같은 체격의 여자 아이와 쌍둥이로 보이는 주근깨 소녀들.

독검사랑; [이청풍! 동료들을 인솔해서 저 문으로 들어가라.] 광장 입구 맞은편을 가리키고. 그곳에는 복면인들이 지키는 문이 있다. 복면인들은 이마에 <>자가 적힌 인자급 자객들이다.

청풍; [가자.] 독검사랑을 돌아보지 않고 걸어가고. 그 뒤를 정정, 철두등 아이들이 두 줄로 따라간다. 정정과 철두가 청풍의 바로 뒤를 따라간다.

독검사랑; (잠깐 사이에 일행을 휘어잡았다. 대단한 영도력이긴 한데...) 청풍을 보며 생각하고

독검사랑; (정 많은 그 성격이 네 발목을 잡게 될 것이다.) 음산하게 웃고

독검사랑; (물론 그 결점을 극복하면 단주님의 기대에 부응하는 최강의 살인병기가 될 수 있을 테지만...)

복면인들이 지키는 철문쪽으로 가는 청풍 일행.

철문을 좌우에서 지키다가 열어주려는 복면인들

정정; [살인상단의 자객들은 그 실력에 따라 천()자급, ()자급, ()자급, ()자급으로 나뉜데.] 청풍의 뒤를 따라가며 속삭이고

철두; [그럼 저자들이 인()자급이겠군.] 문을 열어주는 복면인들 보며

정정; [제삼등급이지만 무시하면 안돼.] [인자급도 혼자 구대문파 장문인을 죽이는 게 가능하다니까.]

철두; [... 그게 사실이라면 지자급과 천자급은 상상을 초월하는 실력자들이겠구만.] 침 꿀꺽

정정; [우릴 여기로 데려온 독검사랑이란 자가 아마 지자급일 거야.] 뒤쪽에 서서 보고 있는 독검사랑을 곁눈질하고.

그 사이에 철문에 이르는 청풍 일행.

긴장하며 철문 안쪽으로 들어간다.

 

#132>

청풍 일행이 들어선 철문 안쪽은 천장이 막혀있는 또 다른 광장. 앞쪽의 광장보다는 작은데 스무명씩 네 개 조로 이루어진 소년 소녀들이 서있다가 돌아본다. 각각의 조 앞쪽에는 <> <> <> <> <>라는 글이 적힌 팻말이 서있다. 그 팻말들 앞쪽에는 단상이 있고 단상 뒤에는 닫힌 문이 있다.

청풍; ((), (), (), (), ()의 오개조로 이루어진 대략 백명이 자객 후보로군.) 가장 오른쪽의 <>자가 적힌 팻말쪽으로 가며 생각한다.

정정; [실력이나 자질로 갑, , , , 무로 나눈 건 아닐 거야.] 청풍의 뒤에 서며 작음 목소리로 말하고

철두; [그걸 어떻게 확신하냐?] 의심

정정; [왜냐하면 내가 무조에 속해있거든.] 자신만만하게 웃고. 바로 그때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 덜컹! 누군가의 말과 함께 단상 뒤의 문이 열린다.

파면살주; [, , , , 무로 조를 나눈 것은 편의상이 아니라 예비 심사의 성적순이다.] 얼굴의 절반이 화상을 입어 이지러진 사내가 나오며 말한다. 다른 작품의 파면살주와 같은 캐릭터. 살인상단의 부단주이지만 실질적인 단주. 파면살주 뒤로는 뚱뚱한 노파와 왜소한 노인이 나온다. 둘 다 얼굴에 복면을 썼는데 복면에는 <>자가 적혀있다. 이 두 노인은 살인상단 천자급 자객들인 귀파파와 천살로다. 둘 다 물른 가공할 고수들이다. 천살로는 허리춤에 곰방대를 하나 끼우고 있다.

<그럼 그렇지!> <번거롭게 다섯 개 조로 나눌 이유가 없잖아.> 정정을 비웃는 다른 조의 소년 소녀들

얼굴이 이지러지는 정정. 무조의 소년 소녀들은 좀 주눅이 들고

파면살주; [물론 예비심사의 성적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단상에 멈춰서며 아이들을 내려다보고

파면살주; [지옥십관(地獄十關)을 누가 먼저 통과하는가가 너희들의 장래를 결정할 것이다.]

정정; [지옥십관...] [이름만 들어도 소름이 오싹 끼치네.] 침 꼴깍 삼키며 속삭이고

파면살주; [본좌가 살인상단의 부()단주인 파면살주(破面殺主).] 정정을 힐끔 보며 말하고

청풍; (저자가 살인상단의 이인자라면 단주는 누구인 걸까?)

청풍; (혹시 그녀가...) 소수마녀를 떠올리고. 하지만

청풍; (그렇진 않을 것이다.) 이내 고개 젓고

청풍; (한눈에 보기에도 파면살주라는 저 인물이 그 여자보다 강했으면 강했지 약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파면살주; [너희들이 본좌를 다시 보는 것은 지옥십관을 통과한 후일 것이다.] [아무쪼록 가능한 많이 살아남아서 본좌를 다시 보길 바란다.] 돌아서는데

청풍; [지옥십관이 뭡니까?] 손을 들며 묻고

돌아서려다가 멈칫! 하며 돌아보는 파면살주

[!] 무언가 느끼는 눈빛이 되는 천살로. 이후로 천살로는 청풍을 지속적으로 보고 있다.

[무례한 놈!] [감히 허락없이 발언을 하다니...] 입구쪽의 복면인들이 눈을 부라리며 들어오려 하고

파면살주; [됐다.] 손 들어 복면인들을 막고.

고개 숙여 보이며 뒷걸음질로 원래 위치로 가는 복면인들

파면살주; [원래는 여기 계신 두 분의 천자급, 귀파파(鬼婆婆)와 천살로(天殺老)께서 지옥십관을 설명해주실 예정이었다.] 자기 뒤의 귀파파와 천살로를 소개하고. 고개 좀 끄덕이는 귀파파와 천살로

파면살주; [하지만 기왕 질문을 받았으니 본좌가 간략하게 설명해주겠다.]

파면살주; [지옥십관은 우리 살인상단이 최고의 자객을 육성하기 위해 만든 열 개의 관문이다.]

파면살주; [무공(武功), (), (), (), (), (), (), 미혼(迷魂), (), 단정(斷情)을 살아서 통과하면 죽이지 못할 인간이 없게 된다.]

청풍; (다른 관문들은 어떤 곳일지 대충 짐작이 간다.) (하지만 마지막 제십관 단정은 전혀 상상이 안된다. 불길하기도 하고...)

파면살주; [각 관문이 어떨지는 직접 몸으로 겪어보길 바란다.] 말하고 돌아서고

파면살주가 문으로 다시 들어가고. 귀파파와 천살로가 앞으로 나온다. 천살로는 청풍을 주시하고 있는 것 주의

문 안쪽으로 사라지는 파면살주

귀파파; [너희들은 부모에게 팔려왔거나 스스로를 우리 살인상단에 판 놈이다.]

귀파파; [, 너희들의 목숨은 우리 살인상단의 것이라는 뜻이다.] 눈을 부라리며 단상 아래의 아이들을 돌아보고

긴장하고 겁에 질리는 아이들

귀파파; [네놈들이 지옥십관을 통과하다가 죽더라도 우리 살인상단에는 어떤 책임도 없다.]

귀파파; [대신 지옥십관의 수련을 포기할 기회를 한 번 주겠다.] [, 수련을 포기하면 자신의 몸값에 상응하는 일을 해서 변제해야한다는 건 감안해야한다.]

귀파파; [어떤 일을 해서 몸값을 변상하게 될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음산한 표정으로 말하고.

청풍; (몸값에 상응하는 일...) (아마 죽기보다 싫은 일을 해야할 것이다.)

귀파파; [열을 세겠다. 수련을 포기하고 싶은 놈은 그 안에 뒤로 빠져라.] [하나!] 숫자를 세기 시작하고.

서로 눈치를 보는 소년과 소녀들.

귀파파; [!] 다시 숫자를 세고. 그러자

[... 저는 포기하겠어요.] 청풍의 조에서 가장 어린 소녀가 한명 뒤로 물러나고. 자신을 난향이라고 소개한 소녀. 유순한 인상.

청풍; (난향이란 아이가 포기했군.) 곁눈질. 뒤이어

[... 저도 포기하겠습니다.] [다른 일을 해서 몸값을 변제하겠습니다.] 다른 조에서도 한두 명씩 물러나는 아이들이 생긴다. 대게 여자들인데 순하고 심약한 인상들이다. 사내아이들도 몇 끼어있고

쯧쯧! 그걸 보며 혀를 차는 천살로

[일곱!] [여덟...] 귀파파가 숫자를 세는 동안 뒤로 물러나는 아이들의 숫자는 대력 열명 정도다.

귀파파; [아홉!] 숫자를 세고.

남은 아이들은 갈등하지만

귀파파; [!] 마지막 열을 세는 귀파파. 더 이상 나가는 아이는 없다.

귀파파; [기회는 사라졌다.] [이제 너희들은 죽으나 사나 지옥십관을 통과해야만 한다.] 남은 아이들을 훑어보며

귀파파; [빠진 놈들은 왔던 문으로 나가고 나머지는 좌측의 문으로 간다.] [저 문 너머가 첫 번째 관문인 무공관(武功關)이다.] 광장 좌측의 문을 가리키고. 그쪽에도 철문이 하나 있는데

철컹! 안쪽에서 문이 열린다. 안쪽에 있던 복면인들이 문을 여는 것

귀파파; [조별로 이동한다!] [실시!] 호령하고

그러자 갑조부터 시작해서 문으로 들어가는 아이들. 물러난 아이들은 들어왔던 문으로 나가며 돌아본다.

난향; (미안해요!) 청풍 일행을 향해 고개 숙여 보이며 나가는 난향. 포기한 다른 아이들과 섞여서

청풍; (무슨 일을 해서 몸값을 변상할지 모르지만 난향이라는 저 아이를 위해서는 잘 된 일이다.) 흘깃 돌아보고. 정정이 손을 들어 보이고

청풍; (부모가 돈 욕심에 팔았겠지만 저 아이는 심약해서 사람 죽이는 인간백정은 결코 못 될 것이다.) 다른 조를 따라 좌측의 문으로 가며 생각하고. 정정과 철두등이 청풍의 뒤를 따라가고

 

#133>

아이들이 두리번거리며 들어선 곳은 일종의 도서관. 책들이 꽂힌 책꽂이가 수없이 많이 서있고. 무기들이 걸려있는 시렁들도 있고. 크고 작은 약병이 들어있는 찬장들도 있다. 그리고 벽쪽에 문이 다섯 개 달려있다. 각 문에는 <> <> <> <> <>라는 팻말이 붙어있다.

정정; [저게 다 무공비급이야.] 흥분하며 책꽂이들들 보고. 청풍과 철두 아이들도 책꽂이들을 보고

정정; [진본은 아니겠지만 하나같이 빼어난 무공이 수록된 비급들일 거야.]

귀파파; [네년 말이 맞다.] 맨 뒤에서 천살로와 함께 들어서며 말하고. 복면인들이 밖에서 문을 닫는다

모든 아이들이 돌아보고

귀파파; [무공관은 이름 그대로 무공을 수련하는 관문이다.] [지옥십관중 유일하게 지옥이 아닌 곳이지.] 아이들에게 다가오고.

천살로는 입구쪽에 놓인 의자에 앉의며 곰방대를 입에 문다. 복면 아랫부분을 들춰서 입만 드러내며

곰방대로 연기를 뿜어내며 청풍을 보는 천살로

귀파파; [무공관 안에는 구대문파를 비롯하여 무림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비급들이 갖춰져 있다.] 책꽂이로 가며 말하고. 아이들은 좌우로 물러서고

귀파파; [비급 뿐 아니라 수련에 필요한 무기와 영약들도 갖춰져 있다.] 약병들이 가득 차있는 찬장으로 가고

귀파파; [여기 있는 것은 단 시일 내에 내공을 비약적으로 증진시켜주는 영약들이다.] 찬장에 들어있는 약병들을 가리키며

귀파파; [, 이 약들은 약성이 지나치게 강하니 욕심을 부렸다가는 화를 부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라.]

청풍; (당연히 저 약들은 몸에 좋지 않은 성분일 것이다.)

청풍; (임무 중에 죽어도 아까울 게 없는 자객들에게 진짜 영약들을 줄 리 없다.) (가능하면 먹지 말아야한다.)

귀파파; [각 조별로 배정된 방에서 공동으로 무공을 수련해라.] 벽에 달려있는 문을 가리키고. 아이들도 그 문을 돌아보고

귀파파; [, 무공관에 머물 수 있는 정확히 백일이다.] [백일 후에는 다른 관문으로 이동해야만 한다.]

청풍; (백일 안에 다른 관문을 통과할 능력을 갖춰야한다는 뜻이로군.)

귀파파; [천살로와 노신은 백일 간 이곳에서 너희들과 함께 생활할 것이다.] 문간에 놓인 의자에 앉아서 곰방대를 피우고 있는 천살로를 보며 말하고

귀파파; [무공 수련 중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불러라.]

귀파파; [그럼 조별로 어떤 무공을 익힐 것인지 결정하고 수련을 시작해라.] 가라고 손짓하고. 그러자

다른 조의 아이들은 우르르 비급이 꽂혀있는 책꽂이로 달려간다.

그리고는 무작위로 책을 뽑아 살피는 아이들. 하지만

청풍이 속한 무조는 움직이지 않고 청풍을 보고 있다.

청풍; [내가 무공을 선택하길 바라느냐?] 아이들에게

정정과 철두를 포함한 아이들 고개 끄덕이고

청풍; [알았다. 너희들은 먼저 우리 조에게 배정된 방으로 가서 기다려라.]

정정; [알았어. 수고해!] 손 흔들며 돌아서고

무조의 아이들은 자신들의 방으로 가고. 청풍 혼자 책꽂이로 간다. 책꽂이에는 아이들이 무질서하게 책을 뽑아서 내용을 살피고 있다.

청풍; (나머지 아홉 관문에서 살아남는 데 필요한 무공은 정해져 있다.) 책꽂이의 책들을 살피고

청풍; (독관(毒關)을 돌파하려면 독을 견딜 수 있는 독공(毒功)을 수련해야하고...) ! 책을 한권 뽑고

책의 제목은 <五毒眞經>이다.

청풍; (열관(熱關)과 빙관(氷關)의 열과 냉기를 견디려면 음기와 양기를 함께 기르는 무공을 익혀야만 하는데...) 책 제목들을 살피다가.

청풍; (찾았다.) 눈 번뜩이며 책을 한권 뽑는다.

비급의 제목은 <陰陽眞氣>.

청풍; (오독진경(五毒眞經)과 음양진기(陰陽眞氣)를 수련하면 일단 독, , 빙의 세 관문은 통과할 수 있을 것이다.) 비급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 (마지막으로 몸을 가볍게 하는 무공을 추가해야한다.) 다시 책꽂이의 책들을 살피고. 그러다가.

청풍; (제목은 이게 가장 그럴듯하군.) ! 책을 뽑고

책의 제목은 <魅影步法>이다.

청풍; (매영보법(魅影步法)... 익히면 귀신처럼 움직이게 해준다는 건데...) 책을 보고

청풍; (아무쪼록 이름값을 하길 바랄 뿐이다.) 세권의 책을 들고 자신들 무조의 방으로 간다. 방문이 열려 있고 정정이 내다보고 있다. 주변에서는 다른 조의 아이들이 책을 한 아름씩 들고 자신들의 방으로 가고 있다.

청풍이 달랑 세권의 책을 들고 방으로 가는 걸 보며 눈 번뜩이는 귀파파.

귀파파; (이청풍이란 저놈...)

귀파파; (단주가 특별히 포함시킨 놈답게 확실히 다른 놈들과는 다르다.)

귀파파; (제 아무리 자질이 뛰어나도 불과 백일 동안 익힐 수 있는 무공은 한계가 있다.) 한 아름씩 책을 들고 가는 다른 아이들 보며 생각하고

귀파파; (다른 관문을 통과하는데 필수적인 무공만 선택해서 익히는 게 정답이다.) 청풍이 방으로 들어가는 걸 보며 생각하고. 정정이 밖을 힐끔거리며 문을 닫으려 한다

귀파파; (쓸데없이 이것저것 익히려고 욕심을 부리다가는 백일의 제한 시간을 허비하게 될 테고... 결국 치명적인 대가를 치르게 된다.)

귀파파; (무공관이 지옥십관중 유일하게 지옥이 아니라고 했지만...) 음산하게 웃고

귀파파; (사실은 무공관이야말로 가장 끔찍한 지옥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게 될 테니...) 웃는 귀파파. 그러다가

힐끔 천살로를 보는 귀파파

[...] 문간에 앉아서 곰방대를 피우며 무언가 생각하는 천살로. 시선은 청풍이 들어간 문쪽을 보고 있다

귀파파; [왜요?] 천살로에게 다가오고

귀파파; [뭔가 생각이 많은 표정이네요.]

천살로; [별일 아닐세.] 곰방대 입에서 빼며 고개 젓고

귀파파; (별일이 아닌 게 아닌 것같은데...) 눈 흘기며 다른 곳으로 가고

천살로; (이청풍이란 저놈...) 청풍이 들어간 방문을 보며 생각하고. 다시 곰방대를 복면 아래쪽으로 끼워 물면서

천살로; (처음 볼 때부터 눈에 익다 했더니...) 청풍을 떠올리고

천살로; (비참하게 돌아가신 소교주(少敎主)님을 닮았다.) (우리 마교의 원수인 철면무제 섭장천의 분위기도 엿보이고...)

천살로;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겠구나.) 복면 속에서 눈이 번뜩이고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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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단지회 총단> 단지회 건물. 건달들이 긴장한 채 경비 서고 있고

창고 같은 건물. 건달들이 지키고 있고

그곳으로 오는 소수마녀와 사우. 검마녀와 도마녀가 뒤따라온다.

건달들이 긴장하며 인사하고. 한 놈은 급히 문을 열어주고

안으로 들어가는 사우와 소수마녀. 검마녀와 도마녀는 입구에 서서 주변을 경계하고. 건달들은 두 여자의 눈치를 보고

소수마녀가 사우를 따라 들어간 창고 건물 내부. 중앙에 여러 가지 물건들이 죽 진열되어 있다. 장롱, 주방용 그릇, , 반짓고리, 신발 등등. 바로 청풍의 집에 있던 물건들이다.

사우; [막내가 말한 대로 이청풍의 집 살림살이를 모두 옮겨놓았네.] 물건들이 진열된 중앙으로 가며 아부

소수마녀; [이게 전부인가요?]

사우; [얼마 안되지?]

사우; [워낙 궁핍하게 살던 인간들이라 갖고 있는 게 별로 없었어.]

소수마녀; [그렇군요.] 물건들을 살피고

사우; [그런데 궁금한 게 있네 막내.] 눈치 보며 말하고

소수마녀; [말해보세요.] 허리 숙여서 반짓고리 뚜껑을 열고

사우; [대체 이런 잡동사니를 왜 옮겨놓으라고 한 건가?] 소수마녀가 반짓고리 뚜껑을 여는 걸 보며

소수마녀; [왜일까요?] 반짓고리 안의 물건들 살피고. 바느질 도구와 함께 몇 가지 싸구려 패물이 들어있다. 반지, 목걸이, 비녀, 머리 장식등

사우; [종적이 사라진 이진진이란 년과 그 어미를 찾아낼 단서를 얻기 위해서?]

소수마녀; [틀렸어요.] ! 화려한 꽃 장식이 달려있는 머리 핀을 하나 집어들고

소수마녀; [이것들이 장차 우리 암흑마가를 천하의 주인으로 만들어줄 수도 있답니다.] 머리핀을 살펴보며 차갑게 웃고

 

#127>

험준한 산. 신비로운 무산과 달리 음침하다.

덜컹! 덜컹! 그 산속의 험한 길을 가고 있는 마차 한 대 두 마리씩 짝 지어 네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인데 상당히 크고 전체가 강철로 만들어졌으며 창문은 없다. 좁으면서 옆으로 긴 환기창이 지붕 근처에 드문드문 나있고.

마부석에는 죽립을 눌러쓰고 망토를 두른 음침한 인상의 마부 두 명의 앉아있다. 마부들 중 한명은 <신마유희> 등에 나온 자객 독검사랑이다. 이 작품에서도 독검사랑. 검을 차고 있고. 고삐는 다른 인물이 잡고 있다.

 

#128>

흔들리는 마차 내부. 어둑한데 바닥에 스무 명 정도의 사람들이 죽 누워있다. 구석에 웅크린 채 앉아있는 사람도 있고. 남녀가 뒤섞여있는데 모두 20살 아래의 소년 소녀들이다. 여자들은 숫자가 적어서 5명 정도.

바닥에 누워있는 사람들 중 한명 크로즈 업. 바로 청풍이다.

흔들리는 마차 바닥

[!] 무언가 느끼며 정신이 돌아오는 청풍. 하지만

청풍; [...] 눈을 감은 채 움직이지 않고

청풍;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다.) 눈 감은 채 생각하고

청풍; (믿기지 않지만... 정신을 잃은 사이에 몸의 상처가 모두 나았다.) (누군가 대단한 효과를 지닌 영약을 먹여주었다는 건데...) 생각할 때

끼익! ! 드드드! 무언가 구르는 소리가 들리고

청풍; (바퀴 소리가 들리는 걸 보면 마차 안이겠구나.) 눈 감은 채 생각하고. 이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기억. #113>에서 소수마녀가 말하던 장면들이다.

 

소수마녀; [맹세부터 해라! 구명지은에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차갑게 말하고

소수마녀; [지금의 그 맹세, 잊지 마라.] ! 손을 하나 내밀어 펴고.

검은 옷을 배경으로 새하얀 손이 펴지고

회상 끝

 

청풍; (그 여자로부터 맹세를 강요당한 후 기억을 잃었었다.)

청풍; (그 후 얼마나 시간이 흘렀고 또 어머니와 진진이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졌는지 모른다.)

청풍; (만일 그 여자 때문에 어머니와 진진이에게 불행한 일이 생겼다면...) 이를 악물고

청풍;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바득! 자기도 모르게 이를 갈고. 그러자

[자기는 정말 한이 많은 것같네.] [정신이 들자마자 이를 갈아대는 걸 보면...] 머리맡에서 누구의 말이 들리고.

청풍; (내 또래 계집의 목소리...) 눈을 뜨며 머리맡을 올려다보고. 직후

청풍; [!] 움찔! 놀라고

청풍의 머리맡. 마차의 벽에 기대 여자가 앉아있는데 가랑이를 벌리고 앉아있고. 그 바람에 청풍의 머리는 여자의 벌린 가랑이 사이에 위치해 있다. 치마를 입고 있긴 해도 아랫도리가 들여다보이고

청풍; (이런...) 급히 고개 돌리고

정정; [순진한 척 할 거 없어.] [살인상단(殺人商團)에 팔려올 정도의 인생이라면 닳고 닳아서 모르는 게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으니...] 웃는 정정의 얼굴 처음으로 보여주고. 직전 작품 <신마유희>에 나온 정정 캐릭터. 그때보다는 나이가 어리다. 18세로 청풍과 동갑이다. 마차 안이 어두워서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사실 이년은 사대마가중 번뇌마가가 살인상단에 잠입시키려는 간세다.

청풍; [살인상단?] 놀라고

청풍; [누굴 죽이는 행위를 물건처럼 파는 장사치들이 있는 거냐?] 고개 조금 돌려 정정의 얼굴 보며 묻고.

정정; [이름만 듣고도 살인상단의 실체를 정확히 알아차리네.] 웃고

정정; [맞아. 살인상단은 천하 삼대살수조직 중 하나야.] [돈을 받고 누군가를 대신 죽여주는 걸 업으로 삼는 조직이지.]

청풍; (청부살인조직이란 게 실제로 있었구나.) + [그런데 살인상단에 팔려왔다는 건 무슨 뜻이냐?]

정정; [그걸 정말 몰라서 묻는 거니?] 놀라는 표정.

더 말하지 않고 대답 기다리는 청풍

정정; [맙소사! 정말 모르는 표정이잖아.]

청풍; [모른다.] [난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 보니 이 마차에 타고 있다는 걸 알았을 뿐이다.]

정정; [납치를 당했다는 거야?]

청풍; [납치라면 납치겠지.] 말하며 #113>의 장면에서 소수마녀의 손이 하얗게 빛나자 정신을 잃던 장면 떠올리고

정정; [그건 좀 예외적인 상황이네.] [살인상단은 자객으로 키울 인간들을 돈 주고 사는 게 원칙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갸웃하고

청풍; [자객으로 키운다?] 놀라고

청풍; [그럼 이 마차에 타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고개 돌려 둘러보고

정정; [살인상단이 자객으로 육성하기 위해 사들인 불쌍한 인생들이지.] 쓴웃음

정정; [대개는 부모가 돈 받고 팔지만 큰돈을 벌기 위해 자진해서 팔려오기도 해.]

청풍; (그러고 보니...) 깨닫고

<이 마차에 타고 있는 이십여 명은 모두 내 또래거나 더 어린 소년 소녀들이다.> 누워있거나 쪼그려 앉아있는 소년과 소녀들의 모습. 잠이 든 놈도 있지만 불안과 초조의 표정으로 깨어있는 아이들도 많다. 그중에는 특히 덩치가 큰 놈이 하나 있다.

정정;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 출신들에게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어.] [평생 가난 속에서 비참하게 살다 죽든지 인간백정이 되어서라도 풍족하게 살던지 결정해야하니까.]

정정; [나도 사창가로 흘러들어가서 몸을 파는 대신 자객이 되기로 결심 한 거야.]

청풍; (제법 강단이 있는 계집아이로구나.)

정정; [그렇다고 누구나 살인상단에 제 몸을 팔 수 있는 건 아니야.] [자객이 될만한 자질이 있는지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하기 때문이지.]

정정; [그런 면에서 우린 자부심을 갖어도 돼.] [백명이 지원하면 겨우 한두 명만이 살인상단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하니까.] 배시시 웃고.

철두; [젠장, 그만 좀 나불대라.] [시끄러워서 잠을 못 자겠다.] 구석에 누워있던 덩치 큰 청년이 궁시렁거린다. 키가 2미터가 넘고 근육질인 이놈의 이름은 철두. 곰같지만 외모와 달리 영악하다. 정정처럼 이놈도 다른 세력이 살인상단에 잠입시키려는 간세다. 이놈의 출신은 사대마가중 혈전마가다.

정정; [시끄러우면 귀 틀어막아. 남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말고!] 눈 흘기고

철두; [뭐라고?] 벌떡! 일어나며 눈 부라리고. 주변에 누워있거나 앉아있던 청소년들 기겁하며 물러나고

철두; [한 주먹 감도 안되는 년이 누구에게 대드는 거냐?] 눈 부라리고

정정; [덩치만 크고 머리는 텅 빈 놈에게 대든다. ?] 표독하게 맞서고.

철두; [? 머리가 어쩌고 어째?] 주먹을 들어 휘두르려는 자세. 그때

청풍; [내 이름은 이청풍이다.] 일어나 앉으며 말하고

[!] [!] 일촉즉발이던 철두와 정정이 멈칫! 하며 돌아보고

청풍; [자객이 되려면 혹독한 수련을 거쳐야할 게 분명하다.] [어쩌면 그 과정에서 우리 대부분은 죽임을 당할지도 모른다.]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고

철두와 정정, 다른 청소년들도 얼굴 굳어지고

청풍; [그래도 서로 돕고 협력하면 조금이나마 살아날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겠느냐?] 청소년들 돌아보고.

누워있던 청소년들도 진지한 표정이 되며 일어나 앉고

청풍; [다 함께 살아남도록 노력하자.]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해 아는 게 우선이라 생각한다.] 둘러보자

정정; [맞는 말이야.]

정정; [내 이름은 정정(貞靜)이고 열여덟 살이야.] [자객이 되려는 이유는 여기 있는 다른 계집애들과 대동소이할 테니 생략할게.] 대여섯 명 있는 계집애들을 돌아보며

철두; [철두(鐵頭)!] [열 아홉살이다.] 무뚝뚝

정정; [쇠 대가리...] [이름 한번 제대로네.] ! 웃으며 손으로 입을 가리고

노려보는 철두

정정; [다행인 점은 나보다 나이가 한 살 많다는 거야.] 눈 흘기고

정정; [덩치가 산 만한 게 누나 누나 하고 따라다녔으면 부담스러웠을 테니까.]

철두; [둘러대긴...] 궁시렁 대면서도 얼굴 풀리고

[정칠이다. 열일곱살...] [포곡령이다. 열 여덟살...] 사내 아이들이 말하고

난향; [난향이라고 해요. 열여섯살이구요.] 가냘프고 소심해 보이는 소녀가 눈치 보며 자기 소개를 한다. 난향이라는 이 소녀는 나중에 역할이 있으니 잘 묘사.

청풍; (큰소리는 쳤지만... 과연 저 아이들 중 몇이나 살아서 다시 세상을 보게 될지...) 아이들이 자기소개 하는 걸 보며 생각하고

청풍; (그 여자...) 소수마녀를 떠올리는 청풍

청풍; (날 황금수라들 손에서 구해준 대가로 요구한 게 자객이 되라는 것일 테지.) 이를 악물고

청풍; (무슨 꿍꿍이인지는 모르겠지만 반드시 살아남겠다.) (진진이와 어머니가 잘못 되었으면 대가를 받아내야 하니...)

[...] 야릇한 표정으로 그런 청풍을 보는 정정. 정정에게는 다른 신분이 있다.

 

#129>

마부석에 앉은 마부와 독검사랑. 마차는 좌우로 깎아지른 절벽인 좁은 길을 가고 있는 중이다.

<정칠이다. 열일곱살...> <포곡령이다. 열 여덟...> <난향이라고 해요. 열여섯살이구요.> 마차 안에서 자기소개 하는 아이들 음성이 두 사람의 귀에 들리고

마부; [이번 회차의 아이들은 남다른 것 같습니다 독검사랑(毒劍死狼)...] 웃으며 마차를 돌아보고

독검사랑; [두고 봐야지. 과연 지옥십관(地獄十關)을 몇 놈이나 살아서 통과할지...] 음산하게 웃고

마부; [하긴 누구나 다 살아서 통과할 수 있으면 지옥십관이 아니겠지요.]

마부; [대신 지옥십관만 통과하면 누구라도 죽일 수 있는 어엿한 자객이 되겠지요.] 마차를 몰며 말하고

<이청풍이란 아이를 주목하도록 하세요. 장차 우리 암흑마가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도 있으니...> 소수마녀의 말을 떠올리는 독검사랑

독검사랑; (이청풍...)

<과연 그놈이 단주(團主)의 기대에 부흥할지는 두고 봐야겠지.> 생각하는 배경으로 마차가 가는 앞쪽에 갑자기 길이 뚝 끊기고. 늪이 나타난다. 안개가 자욱한 늪인데 그 때문에 건너편은 안보인다. 안개 덮인 늪에는 고사목들이 여기저기 음산하게 서있고. 길은 늪에 의해 끊겨있다.

마부; [워워!] 고삐를 당겨서 말들을 세우는 마부

드드드 늪 쪽을 향해 멈춰서는 마차.

마부가 품속에서 작은 피리를 꺼내서

삐이! 입에 물고 피리를 부는 마부

삐이! ! 새 울음 소리같은 피리소리가 늪지로 퍼지고

츠츠츠 갑자기 늪지 아래에서 무언가 길게 움직이더니

촤아! 이윽고 늪지 위로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는 쇠로 된 다리. 마차 한 대가 겨우 지날 정도 넓이다. 헌데

푸드득! 푸득! 늪지 위로 올라오는 철교 위로 길이가 일 미터가 넘는 뱀장어같은 것들이 꿈틀거리며 기어다닌다. 전체 모양은 뱀장어인데 강철같은 갑옷으로 덮여있고. 길게 갈라진 입에는 날카로운 이빨들이 돋아나있다.

푸드득! 첨벙! 수면 위로 올라오는 철교 위에서 꿈틀대던 뱀장어 같은 것들은 급히 늪으로 뛰어들고. 그러자

마부; [이랴!] 다시 말고삐를 채고.

다각 다각 늪지를 가로질러 생긴 그 철교 위로 가는 마차

마차가 지나가는 철교 좌우의 늪 속. 뱀 같은 것들이 꿈틀거리고 있다. 물론 수면 위로 올라온 철교 위에서 꿈틀대던 그 뱀장어같은 것들이다.

마부; (매번 지나갈 때마다 소름이 오싹 끼치는구만.) 곁눈질로 그 뱀장어같은 것들을 보며 긴장하고

마부; (흡혈독만(吸血毒鰻)...) (고대로부터 살아남은 공포의 뱀장어...)

<강철도 물어뜯을 정도로 날카로운 이빨을 지닌 데다가 그 이빨에는 지독한 독까지 묻어있다. 그 때문에 저놈들에게 물리면 사림이건 짐승이건 살아남을 수가 없다.> 이빨 드러내며 걸죽한 늪속에서 꿈틀대는 거대한 뱀장어들

마부; (저 흡혈독만들이 지키는 것만으로도 우리 살인상단의 비밀총단은 철옹성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제 발로 살인상단에 죽으러 들어오는 인간은 없겠지만..> 따각 따각 안개 속으로 사라지는 마차. 그러자

촤아! 다시 철교는 늪지 속으로 갈아 앉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사라지는 철교. 철교가 있던 자리를 뱀장어들이 꿈틀대며 지나간다.

 

#130>

안개를 헤치고 철교를 통해 늪을 건너는 마차.

안개가 흩어지며 절벽이 나타나고. 그 절벽에는 커다란 동굴이 있다. 동굴 위에는 <殺人商團>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동굴 입구에는 얼굴에 <>자가 적힌 복면을 쓴 자들이 서서 절벽에 박혀있는 몇 개의 레버들을 조작하고 있다. 그 레버로 철교를 늪지에 갈아 앉혔다가 끌어올리는 것. 동굴 입구 조금 안쪽에는 아주 굵은 쇠창살로 루어진 문이 있는데 지금은 위로 올라가 있는 상태다.

[어서 오십시오 독검사랑님!] 복면에 <>자가 적힌 복면인중 한명이 다가오는 마차를 향해 고개 숙이고.

***살인상단의 자객들은 지도층을 제외하면 신분을 숨기기 위해 복면을 쓴다. 복면에는 계급 별로 <> <> <>이 적혀있고 가장 낮은 계급의 자객은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복면을 쓴다. 독검사랑은 <>자급이다. 천자급은 몇 안되고***

독검사랑; [다른 조()들은 도착했나?]

[! 독검사랑님의 무()조가 마지막입니다.] 대답하는 복면인

독검사랑; [그렇군. 수고해라.] 마차를 타고 복면인들을 지나가고

레버를 조작하는 복면인들.

촤아! 그러자 철교가 완전히 늪지로 가라앉고

끼릭! 다른 레버를 내리는 복면인 한명. 그러자

그그긍! 위로 올라가있던 쇠창살문이 천천히 내려온다.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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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단양(丹陽)> . 거대한 강과 직선의 운하가 만나는 사거리 교차점에 자리한 도시. 많은 배가 운하와 강을 오가고 있고. 부두에는 배들이 정박해있다.

부두의 배들. 배에는 인부들이 짐을 싣거나 승객들이 오르내리고 있다. 사람들은 부두에서 배에 잇댄 다리 비슷한 것을 통해 오르 내린다.

승객용의 어느 배. 그 배 입구에서 선원과 얘기중인 두 여자. 진삼낭과 이진진 모녀인데 죽립을 구해 쓰고 있다. 진삼낭이 선원에게 요금을 주는 중이다.

진삼낭; [제남 근처 임청(臨淸)까지 두 사람 요금은 이거면 되지요?] 몇 닢의 동전을 선원이 내민 두 손에 떨궈 주고

선원; [승선요금은 되었소.] [하지만 식사는 알아서 해결해야만 하오.] 음험한 인상이다.

진삼낭; [알겠어요.]

선원; [이제 배에 타셔도 좋소.] 옆으로 물러서고.

진삼낭; [가자.] 앞장서서 배로 올라가고. 이진진이 따라 올라가는데

두 모녀의 뒷모습 보며 히죽 웃는 선원. 사실 이자는 흑사회 소속이다.

배로 올라가는 두 모녀. 배에는 선실도 있지만 대부분의 승객들이 갑판에 앉아있다. 뱃전을 등지고. 헌데

먼저 배 안으로 내려서는 진삼낭.

뒤이어 배 안으로 들어오려는 이진진. 헌데

! 갑자기 현기증을 느끼는 이진진

이진진; [!] 휘청하며 쓰러지려 하고

진삼낭; [조심해라!] 급히 이진진을 부축하고. 하지만

이진진; [흐윽!] 가슴을 쥐어뜯으며 괴로워하고. 주변 사람들 힐끔거리고

진삼낭; [왜 그러니? 어디가 아픈 거야?] 이진진을 뱃전에 앉히며 걱정스럽게 묻고

이진진; (... 몸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것같은 고통이 느껴졌어.) (설마... 설마...) 주르르! 가슴을 쥐어짜며 고통스러워하면서 눈물 흘리고. 그러자

[!] 무언가 깨닫는 진삼낭

진삼낭; [혹시... 혹시 네... 네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덜덜 떨며 말을 잇지 못하고

이진진; [어떻게 해요 어머니? 아버지 어떻게 해요?] 애절하게 울고

진삼낭; (정말이로구나.) 털썩! 충격 받아서 주저앉고

진삼낭; (진진이는 어려서부터 먼 곳에서 벌어진 일이나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알아맞히곤 했다.) 주르르 눈물 흘리고.

진삼낭; (그 능력으로... 아버지인 그이에게 일어난 일을 알아차린 것이다.) 울고. 이진진도 그 앞에 주저앉아 울고 있고

진삼낭; (예견하긴 했지만... 막상 닥치니 가슴이 미어지는구나.) 가슴을 누르며 울고.

진삼낭; (미안해요 여보! 당신 홀로 세상을 등지게 해서 죄송해요.) 필사적으로 울음 참으며 울고. 헌데 바로 그때

[절경이로구만! 절경이야!] ! ! 누군가 박수치며 웃는 소리가 들려 기겁하는 진삼낭과 이진진

사우; [딸년 쪽이 경국지색이라는 얘긴 들었지만 어미 쪽도 만개한 꽃 같을 줄은 몰랐어!] 선실 앞에 놓인 의자에 다리 꼬고 앉아서 웃고 있는 사우. 그리고 배 안에는 이십여 명의 건달들이 서서 두 모녀를 포위하고 있다. 승객들은 겁에 질려 배에서 내리고 있고. 건달들이 쫓아내는 중이다.

그런 건달들의 손에 새끼손가락이 없는 것 크로즈 업.

진삼낭; [단지회!] ! 이를 갈며 급히 양쪽 소매 속에서 휘어진 칼을 뽑으며 일어난다. 이진진을 보호하는 자세로. 이제 배 안에는 두 모녀와 단지회 건달들만 남는다.

사우; [눈치도 참 빨라.] [하긴 그렇게 영악하니까 여기까지 도망쳐올 수 있었겠지.] 거만하게 앉아서 웃고

진삼낭; (함정!) 이를 갈며 배 밖을 보고.

배 밖에는 요금을 받았던 선원이 히죽 거리며 보고 있고

진삼낭; (단지회는 우리 모녀가 배를 타기 위해 포구로 올 걸 알고 있었다.) 사우를 보고. 이어

진삼낭; (그래서 조직원들을 포구에 배치해두었다가 우릴 이 배에 타게 한 것이다.) 절망의 표정으로 선원을 노려보고

사우; [제안을 한 가지 하마.]

돌아보는 진삼낭

사우; [순순히 내 수청을 들면 딸년은 사창가가 아니라 고관대작의 첩으로 팔아주겠다.] 입맛 다시며 진삼낭의 아래 위를 훑어보고

진삼낭; [개수작 말고 덤벼라.] 칼로 사우를 겨누며 이를 갈고

진삼낭; [오늘 여기서 누가 세상 하직할지 두고 보면 알게 될 것이다.]

사우; [그년, 앙칼져서 더 회가 동하는군.] 히죽 웃고

사우; [그년 잡아서 내 앞에 눕혀라.] [목숨만 붙어있으면 되니까 난도질해도 상관없다.] 손짓하고

[존명!] [맡겨주십시오 사두!] 건달들이 사방에서 칼을 겨누며 진삼낭에게 다가오고

진삼낭; (여기까지로구나.) 처연한 미소

진삼낭; (진진이가 살아서 지옥을 경험하게 하지 않으려면 내 손으로 목숨을 거둬줘야할지도 모르겠다.) 비장한 표정으로 건달들을 노려보고. 그때

이진진; (달아날 수도 없게 되었다. 말 그대로 절체절명...) 절망하고. 그러다가

[!] 무언가 깨닫는 이진진

급히 자기 허리춤에 차고 있는 호리병을 돌아보고

이어 떠오르는 #47>의 장면

 

운신장; [몽운연형호(夢雲鍊形壺)라는 것이다.] [이름 그대로 구름같은 꿈을 이루어주는 힘을 지닌 호리병이지.]

이진진; [무척 귀한 것같은데... 왜 제게 주시는 것인지요?]

운신장; [나보다는 네게 더 유용할 것같아서 주는 것이란다.] [또 나와의 인연을 잇게 하기 위해서고...] 일어나고

이진진; [이 호리병에 어떤 쓰임이 있는지요?] 따라서 일어나고

운신장; [필요한 것이 있으면 뚜껑을 열고 간절히 원해 보거라. 그럼 몽운연형호가 소원을 들어줄 것이다.] 슈우! 말하는 운신장의 몸이 구름에 덮이고

회상 끝

 

이진진; (몽운연형호!) 급히 허리띠에서 호리병을 끌러내고

이진진; (지금이 바로 이걸 쓸 때야.) ! 호리병의 마개를 열고. 이어

이진진; (도와주세요 선녀님!) 호리병을 잡고 간절하게 기도하고. 운신장을 떠올리면서

 

#121>

[!] 무언가 느끼는 운신장. 높고 험한 바위산 위에 서있었다. 산 아래로는 강가에 세워진 금릉의 전경이 펼쳐져 있다.

<도와주세요 선녀님!> 이진진이 애원하는 소리가 들리고

운신장; (그 아이가 위험에 처했구나!) 놀라며 두 손을 결을 지어 주문을 외우고

운신장; (구름의 주인이 명하노니... 몽운연형호는 그 힘을 드러내라!) 눈을 감고 주문을 외우고

 

#122>

다시 단양의 부둣가

배 위에서 건달들이 포위망을 좁히며 다가오고. 두 자루 칼로 맞서려는 진삼낭의 절망적인 몸짓. 그때

[!] 사우 흠칫!

진삼낭의 뒤에 주저앉은 채 호리병을 두 손으로 쥐고 간절하게 기도하는 모습이 보이고.

사우; (저 년, 뭐하는 건가?) 갸웃

사우; (천지신명에게 도와달라고 빌기라도 하는 건가?) 생각할 때

츠으! 이진진이 쥐고 있는 호리병이 빛을 발하고

사우; (호리병이 빛을 발한다!) 눈 부릅뜨고

사우; (무언가 수작을 부리려고 한다.) + [그년들을 제압하라.] 다급히 외치고. 그러자

[치자!] [살고 싶으면 순순히 잡혀라!] 건달들이 무기를 휘두르며 진삼낭에게 덤비고. 진삼낭도 맞서 칼을 휘두르려 하고. 바로 그때

! 간절히 기도하는 이진진의 두 손에 들린 호리병이 빛을 발하더니

! 호리병에서 엄청난 구름이 폭발적으로 치솟고

[!] [으헉!] [이게 무슨...] 건달들 기겁. 진삼낭도 깜짝 놀라 돌아보고. 그들을 휘감는 대량의 구름

사우; [술법이로구나!] 벌떡 일어날 때

! 화악! 배 전체를 뒤덮는 엄청난 양의 구름

[! 저게 뭐지?] [구름이 갑자기 일어나 배를 뒤덮었다.] [히익!] 배에서 내린 승객들이나 다른 배를 오르내리던 짐꾼과 선원들 기겁하며 물러서고. 겁에 질려 도망치는 자들도 있고.

화악! 쿠오오! 사방으로 퍼지는 구름. 겁에 질려 강물로 뛰어드는 자들도 있고. 이윽고

휘이! 강 바람에 구름이 흩어지고

[!] 소매로 입을 가린 채 의자에서 일어나 있던 사우 눈 부릅.

! 배 안에서 진삼낭과 이진진 모녀의 모습이 사라지고 없다. 건달들은 배에서 뛰어내렸거나 구석으로 물러서 겁에 질려 있고

사우; (계집들이 사라졌다.) 눈 부릅뜨고

사우; (어쩐지 건드리면 안되는 계집들을 건드린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는구나.) 겁에 질린 표정.

 

#123>

다시 운신장이 있는 산 정상

지지지! 눈 감고 주문을 외우는 운신장의 몸 주위로 벼락이 흐르고. 그러다가

[!] 무언가 느끼는 운신장

운신장; [성공했구나.] 안도하며 눈을 뜨고

운신장; [그 아이가 몽운연형호의 힘을 제대로 깨워서 위기를 벗어났다.] 결을 지었던 손을 풀고

운신장; [역시 이진진이란 아이가 우리 신녀문을 천마의 족쇄에서 풀어줄 열쇠였던 것이다.] 만족하며 웃고

<아연아가씨의 아들은 찾지 못했지만 내 사문을 위해서는 큰 성과가 있었다.> 운신장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124>

<-무산(巫山)> 깎아지른 바위산과 깊고 거친 계곡으로 이루어진 산

그 산 깊은 곳에 자리한 고대 유적같은 폐허. <아랑힐월>에 나온 신녀문의 폐허다.

그 폐허가 내려다보이는 산봉우리에 서있는 서양풍의 정자.

화악! ! 갑자기 정자 안에서 구름이 폭발적으로 터져 나오고

화악! 스스스! 흩어지는 구름 속에 두 여자의 실루엣이 보이고

! 드러나는 정자 안의 상황. 무릎을 꿇고 앉은 채 두 손으로 호리병을 쥐고 있는 이진진. 그 앞에서 양손에 칼을 든 손으로 앞으로 가리고 있는 진삼낭. 두 모녀 모두 눈을 감고 있다.

천천히 눈을 뜨는 진삼낭. 직후

[!] 경악하는 진삼낭

진삼낭의 시점. 눈 아래 펼펴진 광활한 신녀문의 폐허

진삼낭; [... 이럴 수가...] 놀라 비틀

이진진; [어머니!] 눈을 뜨고

이진진; [무사하세요?] 일어나려 하며 묻고

진삼낭; [... 난 괜잖다.] 돌아보고

진삼낭; [그런데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는 영 이해가 안되는구나.] 정자 밖을 보며 말하고

[!] 일어나서 역시 정자 밖을 보다가 놀라는 이진진

진삼낭; [대체 그 호리병이 무슨 조화를 부린 것이냐?] 이진진이 여전히 들고 있는 호리병을 보며

이진진; [저도 잘 모르겠어요.] 고개 저으며 호리병을 보고

이진진; [그냥 가장 안전한 곳으로 어머니와 저를 보내달라고 기원했는데...] [이 호리병의 판단으로는 이곳이 가장 안전한 곳이었던 것같아요.]

진삼낭; [대체 여기가 어디기에...] + [!] 말하며 정자 천장 쪽을 보다가 눈 치뜨고

<巫山 神女門>이란 글이 적힌 현판이 천장 끝 쪽에 걸려있다.

진삼낭; [... 무산 신녀문(神女門)!] 흥분하며 현판을 올려다보고. 이진진도 놀라서 올려다보고

진삼낭; [여긴... 여긴 아무래도 무산인 것같다. 무산신녀(巫山神女)의 전설이 서려 있는...] 흥분하며 다시 신녀문의 유적을 내려다보고

이진진; (이곳이 정말 무산이라면 금릉과는 오천 리 이상 떨어진 곳인데...)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손에 든 몽운연형호를 보고

이진진; (이 작은 호리병에 상상도 못할 힘이 숨겨져 있었구나.) 몽운연형호를 보며 생각하고

 

#125>

<-황금전장>

벽초천의 집무실. 황금수라들이 경비 서고 있고

이세창; [그후 사흘 동안 단양 일대를 철저히 수색했지만 성과가 없었습니다.] 탁자에 앉아있는 벽초천에게 보고 하는 중이다. 탁자 건너편에 서있고. 벽초천의 앞쪽 옆에는 벽세황이 앉아있다.

이세창; [이청풍은 물론이고 그놈의 가족도 행방이 묘연합니다.]

이세창; [빈민가의 이청풍 집도 수색해봤는데 살림살이가 바늘 하나 남지 않고 사라졌습니다.] [누군가 손을 쓴 게 분명합니다.]

벽초천; [네 생각을 말해봐라.] 벽세황에게

벽세황; [아무래도 암흑마가가 개입한 것같습니다.] 조심스럽게

벽초천; [암흑마가라...]

벽세황; [삼십여 년 전 마교가 무림맹에 궤멸당하면서 마교를 이루는 마교사가는 지하로 잠적했었습니다.]

벽세황; [헌데 마교사가중 암흑마가가 암약하고 있는 정황이 도처에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벽초천; [암흑마가가 이청풍의 가족을 보호하고 있다?]

벽세황; [보호하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이번 일에 개입한 것은 분명합니다.] [이청풍을 추적하던 황금수라들 중 두 명이 암흑마가의 마공 소수인에 의해 살해당한 것이 그 증거입니다.]

벽초천; [암흑마가가 왜 이청풍을 비호한다고 생각하느냐?] 이세창에게

이세창; [큰 아가씨가 무림맹 소맹주와 결혼을 한 후 추문을 퍼트리면 본장은 물론이고 무림맹도 심대한 타격을 입지 않을런지요?] 조심스럽게

벽초천; [일리가 있군.] 끄덕

벽세황; [이청풍의 생사가 확인될 때까지 소소의 결혼을 미루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눈치 보며

벽초천; [혼례는 예정대로 진행한다.] [대신...]

벽초천; [소소에 대한 온갖 추문과 비방을 퍼트리도록 해라.]

벽세황; [우리 측에서 오히려 추문을 살포하자는 말씀이십니까?] 놀라고. 듣고 있던 이세창도 놀라고

벽초천; [소소와 위진천의 혼례가 발표된 후 동시다발적으로 추문과 비방이 난무하면 세상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벽세황; [그 혼례로 불이익을 받을 세력들이 시기 질투해서 험담하는 것으로 알겠습니다.] ! 주먹으로 손바닥을 치며 흥분하고

벽초천; [그후에 암흑마가가 이청풍을 이용해서 추문을 퍼트려봤자 전혀 주목을 끌지 못할 것이다.]

벽세황; [혼수모어(混手謀漁)!] [절묘한 물타기가 되겠습니다.] 흥분하고. 이세창도 동감하여 끄덕이고

벽초천; [한편으로는 암흑마가에 대한 추적을 지속해라.] [본장을 적대한 그놈들을 용납해서는 안되니...] 강렬한 표정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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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이산하가 고문당하는 현장.

정필; [이놈을 재주껏 깨워봐라.] 칼로 이산하의 뺨을 툭툭 치며

정필; [회주님의 손속이 거칠어서 곧 삼도천을 건널 놈이지만 그 전에 알아낼 수 있는 건 다 알아내야한다.]

[맡겨주십시오.] [저희들의 무공이야 보잘 것 없지만 고문 솜씨는 기가 막히지 않습니까?] [산 채로 포를 떠서 제발 죽여 달라고 애원하게 만들겠습니다.] 건달들 단도를 뽑거나 칼을 뽑으며 잔인하게 웃고. 그 사이에 청풍이 가까이 오지만 아무도 주목하지 않고

정필; [최대한 오래 숨이 붙어있게 해야 한다. 우릴 엿 먹인 대가도 치러야 하니...] 웃으며 물러서고. 바로 그때

화악! 뒤에서 정필을 덮치는 청풍

정필; [! 네놈은...] 경악하며 다급히 몸을 돌려 피하려 하지만

정필; [이청풍!] + [!] 외치다가 경악. 그자의 바로 앞으로 내밀어지는 칼

! 청풍의 칼에 뛰어든 꼴이 되어 칼에 배가 궤뚫리는 정필

 

소수마녀; (상대의 움직임을 미리 예상하고 칼을 내밀었다.) 놀라고

 

[!] [총관님!] [네놈이 왜 총관님을...] 다른 놈들 기겁하며 돌아볼 때

촤악! 정필의 배에서 칼을 뽑으며 돌아서는 청풍. 칼이 배에서 뽑히며 휘청하는 정필. 즉사는 아니다. 배에서 피가 뿜어지고. 주변의 다섯 건달은 놀라고 분노하며 칼을 뽑으려는 모습이고

스악! 칼을 뽑아 덤비려는 두 놈 사이로 뛰어드는 청풍.

건달들; (안돼!) (잘못하면 동료를 베게 된다.) 기겁하며 좌우로 물러서려는 두 놈. 동료가 다칠까봐 칼을 휘두르지는 못하고

스악! ! 좌우로 칼을 휘둘러 그 두 놈을 베는 청풍. [크악!] [!] 피를 뿌리며 쓰러지려는 두 놈. 정필은 그때서야 배를 끌어안고 바닥에 나뒹굴고 있고

 

소수마녀; (간격이 좁은 놈들 사이로 뛰어들었다.) (그러자 그 놈들은 동료가 다칠까봐 공격을 망설였고 그 틈에 두 놈을 베어버렸다.) 또 놀라고

 

뭐라 악을 쓰며 일자로 청풍에게 덤비는 세 놈. 칼을 휘두르면서

! 몸을 굴려 그놈들 발치로 굴러들어가는 청풍.

세 놈의 칼질은 청풍의 몸 위로 스치고

구르는 자세로 칼을 휘둘러 세 놈의 다리를 베는 청풍

[크악!] [!] [... 다리가...] 두 놈은 다리가 하나씩 잘려 쓰러지려 하고 한 놈은 다리에 상처를 입고 펄쩍 뛰며 물러선다.

털썩! 퍼억! 다리가 하나씩 잘린 놈들은 나뒹굴고. 그놈들은 신경 쓰지 않고 굴렸던 몸으로 다리를 다쳐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세 번째 놈을 덮치는 청풍

[지랄...] 스악! 다리 다친 놈이 악을 쓰며 칼질을 하지만

! 피하지 않고 마주 칼질을 하는 청풍

서걱! 청풍의 어깨를 훑고 지나가는 세 번째 놈의 칼. 옷과 살이 베어져서 피가 튀고. 하지만

! 청풍의 칼은 그자의 가슴을 반쯤 가르고 지나간다

 

소수마녀; (육참골단(肉斬骨斷)!) (살을 베이는 대신 뼈를 갈라 적의 목숨을 빼앗았다.) 다시 감탄

소수마녀; (냉철한 판단으로 자기보다 강한 적을 베어버렸다.) 감탄

 

<저 놈은 의심의 여지도 없는 최강의 살수(殺手) 재목이다!> 가슴이 갈라져 피를 뿌리며 쓰러지는 세 번째 놈과 그 앞에서 칼을 휘두른 자세로 비틀거리는 청풍.

퍼억! 나뒹구는 세 번째 놈의 시체.

! 청풍도 한쪽 무릎을 꿇으며 칼로 바닥을 짚고. 그때

[으으으!] [히이익!] 다리가 잘린 두 놈이 공포에 질려 기어가고

돌아보며 일어나는 청풍

기어가다가 기겁하는 두 놈

청풍이 핏발 선 눈으로 다가온다. 손에는 피 묻은 칼을 든 채

[... 살려다오!] [제발 목숨만은...] 돌아보며 애원하는 두 놈. 하지만

! 서걱! 냉정하게 두 놈에게 칼질을 하는 청풍

 

소수마녀; (저항능력이 있는 적을 먼저 처리하고 약해진 자들은 나중에 제거한다.) (목숨이 오가는 상황에서도 실로 냉철한 판단을 내렸다.) 청풍이 다리 다친 놈들에게 칼질하는 장면을 보며 눈 번뜩

소수마녀; (저 정도 재능이 있는 놈이 무공을 배우고 자객수련을 거친다면 그야말로 공포, 그 자체가 되겠구나.) 흥분하고

소수마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저놈을 우리 살인상단(殺人商團)으로 영입을 해야 한다.) 결심하고.

 

다시 마차 근처의 살육의 현장

털썩! 퍼억! 얼굴 바닥에 처박고 죽는 다리 잘린 두 놈

그놈들을 등지고 정필에게로 가는 청풍. 정필은 배에 구멍이 나서 배를 움켜쥔 채 기어가고 있다. 그러다가

청풍을 돌아보는 정필. 청풍이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살기를 흘리며 다가온다. 눈이 백열되어 있고

정필; [... 살려다오 이청풍!] [... 난 그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다.] 기어가던 자세로 돌아보며

청풍; [시키는 대로 했다?] ! 칼을 정필의 목에 대고

정필; [이세창... 황금전장의 총관 이세창이 시켰다.] 필사적으로 애원

[!] 눈 부릅뜨는 청풍의 뇌리에 이세창의 비열한 얼굴 떠오르고

정필; [... 이유는 모른다.] [이세창은... 네 누이를 사창가에 팔아버리는 대가로 천냥을 주었다.]

청풍; (그년이 이세창을 사주했겠지.) 이를 악물며 떠올리는 장면. #87>에서 감옥을 찾아온 벽소소가 웃던 장면이다.

 

벽소소; [네 사랑스러운 누이동생은 사창가에 끌려갔어.] [어쩌면 지금쯤 사내놈들에게 몸을 팔고 있을지도 몰라.]

회상 끝

 

정필; [... 다행히 네 누이가 사창가로 팔려가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으니 이쯤 해두고...] + [!] 말하다가 눈 부릅. ! 그자의 등을 찌르는 청풍

정필; [끄륵...] 고개 쳐들며 피를 토하고

 

소수마녀; (이청풍!) 눈 번뜩이고

소수마녀; (이제 보니 저놈이 바로 그저께 새벽에 사우와 드잡이질을 했던 그놈이었구나.) 깨닫고. 청풍은 정필을 난도질하고 있다.

소수마녀; (무림맹 소맹주와 혼담이 오가는 벽소소의 추문을 막으려고 황금전장에서 저 놈과 저 놈 가족을 해꼬지 하려 했겠지.)

소수마녀; (이 사실을 잘만 이용하면 이청풍, 저놈을 내가 원하는 대로 조종을 할 수가...) + [!] 생각하다가 무언가 깨닫고

[!] 스스스! 사라지는 소수마녀. 직후

화악! ! 돌풍과 함께 근처로 나타나는 두 명의 인물. 얼굴에 가면을 쓴 황금수라들이다.

두 명 황금수라의 시점. 청풍이 달리 잘린 정필을 난도질 하고 있는 장면이 보이고

청풍의 마귀같은 얼굴

<찾았다!> 가면 속에서 눈 번뜩이는 황금수라들

 

털썩! 고개 떨구며 죽는 정필.

따당! 칼을 정필 옆의 바닥에 던지며 마차로 가는 청풍.

뒤집힌 마차 바닥에 두 손이 박힌 채 매달려 있는 이산하.

! 이를 악물며 이산하의 손에 박혀 있는 칼 하나를 뽑는 청풍

팔과 그쪽의 몸이 힘없이 앞으로 쓰러지는 이산하.

이산하의 몸을 안아서 부축하고

! 다른쪽 손바닥에 박힌 칼도 뽑는 청풍

칼을 던져버리고

이산하를 조심스럽게 바닥에 누이는 청풍. 그러자

천천히 눈을 뜨는 이산하.

청풍; [아버지...] 옆에 무릎을 꿇고

이산하; [이상하구먼. 아직 이승인 것 같은데... 청풍이 네 얼굴이 보이다니...] 청풍을 보며 죽어가는 눈의 초점을 맞추려 애쓰고

청풍; [죄송합니다.] [제가 오는 게 늦었습니다.] 무릎 꿇은 채 고개 조아리고

이산하; [아니... 늦지 않았다. 늦지 않았어.] 웃고

이산하; [죽기 전에... 널 만났으니 결코 늦은 게 아니야.]

말없이 우는 청풍.

이산하; [서둘러서... 단양으로 가라.]

청풍; [단양...]

청풍; [어머니가 단양으로 향하고 있습니까?]

이산하; [그렇... .] [네 어머니의 최종 목적지는... 무림맹이 있는 태산인데...] 목소리가 흐려진다.

이산하; [단양에서 배를 타고 경항운하(京杭運河;북경과 항주를 잇는 대운하)를 따라 태산으로 갈 계획이었다.]

청풍; [어머니는 무림맹에 연고가 있는지요?]

이산하; [있지. 있고 말고...] 웃고

이산하; [왜냐하면... 너는 바로... 무림맹의...] 목소리가 잦아들고. 눈빛도 잦아들고

청풍; [저도 무림맹과 관련이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급히 묻지만

이산하; [서둘러서... 네 엄마와 진진이를 따라가서...] 말하다가

! 고개 떨구며 죽는 이산하

이산하의 목을 만져보는 청풍

청풍; (운명하셨다.) 이산하의 목에서 손을 떼고

청풍; (내가 무능해서... 아버지조차 지켜드리지 못했구나.) 절하며 울고. 그때

[애통한 심정은 알겠지만 우릴 너무 기다리게 하지는 마라.] 뒤에서 들리는 음성

[소장주님이 널 보자고 하신다.] [같이 가줘야겠다!] ! 청풍의 뒤에 서있는 두 명의 황금수라들. 하지만

말없이 이산하의 시체를 안아드는 청풍.

황금수라들; [이놈이..] [가자는 말 안들리냐?] 눈 부라리지만

이산하의 시체를 안고 비틀비틀 걸음 옮기는 청풍

[말이 말 같지 않냐?] ! 황금수라중 한 놈이 청풍의 뒤쪽 허리를 발로 차고

콰당탕! 이산하의 시체와 함께 바닥에 나뒹구는 청풍

황금수라들; [번거롭게 했다 이거지?] [소장주님은 네놈을 굳이 살려서 데려오라고 하진 않으셨다.] ! 칼을 뽑으며 다가오는 두 놈

청풍은 일어나며 주변에 떨어져 있는 칼을 집어들고

황금수라들; [허튼 희망은 버려라. 우린 네 손에 죽은 파락호들과는 다른 존재들이다.] [도검이 불침하는 우리에게 네놈의 어설픈 칼질 따위는 이빨도 먹히지 않는다.] 비웃으며 청풍에게 다가서고.

[!] 칼을 그자들에게 겨누다가 움찔! 하는 청풍

스윽! 황금수라들의 뒤로 유령처럼 나타나는 소수마녀.

황금수라들; [지금이라도 칼을 버리고 우릴 따라간다면 죽이진 않겠...] + [!] 말하다가 눈 부릅뜨며 놀라는 두 놈

청풍의 조금 놀란 표정

<우리 뒤에 무언가 나타났다!> ! 홰액! 벼락같이 돌아서며 칼을 휘두르려는 두 놈. 하지만

! ! 두 놈의 가슴에 박히는 하얀 손바닥 자국

황금수라들; [! 이 무공은...] [... 소수인!] 피를 토하며 뒤로 비틀 물러서고

화악! 그런 두 놈에게 마녀처럼 덮치며 양손을 휘두르는 소수마녀

! ! 황금수라들의 이마를 치는 소수마녀의 새하얀 손

빠직! 빠각! 가면이 박살나고 가면 주변으로 피가 팍 터진다. 머리가 깨진 모습이고

[끄윽!] [지랄...] 피를 뿌리며 넘어지는 두 놈

퍼억! 털썩! 나뒹구는 황금수라들

스슥! 그 앞에 내려서는 소수마녀

퍼석! ! 황금수라들의 몸이 그제야 석고처럼 변해서 부서지고

청풍; (시체가 석고처럼 변해서 부서진다.) 조금 놀라고

소수마녀; [황금수라... 확실히 황금전장이 자랑하는 고수들답구나.] [소수인을 한번 써서는 죽이지 못한 걸 보면...] 부서지는 황금수라들의 시체를 보며 끄덕이고.

청풍; (상상을 초월하는 고수다. 금강불괴나 마찬가지라는 황금수라들을 간단히 죽인 걸 보면...) + [뉘신지 모르지만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포권하고

소수마녀; [네가 원한 바는 아니겠지만 나로부터 구명지은을 입은 사실은 인정하겠지?] 차가운 표정으로

청풍; [인정합니다.]

소수마녀; [그렇다니 떳떳하게 요구할 수 있겠구나. 은혜를 입은 보답을 하라고...] 서늘하게 웃고

청풍; [제게 무엇을 원하십니까?] 굳어지는 표정

소수마녀; [맹세만 한 가지 하면 된다.] [내가 하는 요구를 한 가지 들어주겠다고!] 강렬한 눈빛

청풍; [그 요구가 무엇인지 말씀해주십시오.]

소수마녀; [맹세부터 해라! 구명지은에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차갑게 말하고

청풍; (막무가내인 여자다.) 찡그리고

청풍; (하지만 은혜를 입은 건 사실이니 어쩔 수 없다.) + [보은할 것을 맹세하겠습니다.] 포권하고

소수마녀; [지금의 그 맹세, 잊지 마라.] ! 손을 하나 내밀어 펴고.

검은 옷을 배경으로 새하얀 손이 펴지고

청풍; (손이 너무 희어 똑바로 볼 수가 없다.) 이마를 찡그리는데

화악! 소수마녀의 손이 커지면서 청풍의 시야를 다 가리고

청풍; (... 당했다!) ! 현기증을 느끼는 표정이 되고

<정신을 잃으면 안되는데... 어머니와 진진이를 구하러 가야하는데...>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청풍의 모습. 주변이 모두 하얗게 변했다.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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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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