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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

독룡곡이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 용신장과 호신장이 서서 초조한 기색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호신장;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지?]

용신장; [벌써 한 시진 가까이 흘렀어.] 끄덕

호신장; [이청풍... 소맹주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용신장; [그렇지는 않을 걸세.] 고개 젓고

용신장; [만일 소맹주가 실패했다면 기고만장해진 독심귀의가 이미 다 불었을 게야.]

호신장; [듣고 보니 그렇긴 하지만...]

용신장; [기다려 보세. 상파를 데리고 바로 나오지 못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테니...]

 

#234>

독룡곡 입구. 초조하게 왔다 갔다하는 위상영

위상영; (그 사람이 나오는 게 늦어서 속이 타들어간다.)

위상영; (또 한편으로는 그 사람이 영원히 독룡곡에서 나오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위상영; (독룡곡에서 나오면 그 사람에게는 죽음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입술을 깨물고

위상영; (가슴이 불 인두로 지져지는 것같다.) 가슴을 쥐어짜고

위상영; (내가... 비참해질 대로 비참해져 마음이 영영 죽은 것으로 생각했던 내가 이런 감정을 느끼다니...)

위상영; (운명은 끝내 내게는 가혹하구나.) 눈물

 

#235>

독룡곡 내부의 삼층 누각

침대 아래에 독심귀의의 시체가 널려있고. 침대에는 청풍이 누워있다. 진상파는 안보인다.

! 물 수건이 청풍의 이마를 닦아준다. 움찔하는 청풍

! ! 청풍의 이마와 얼굴에 묻은 땀과 피를 닦아주는 여자의 손

청풍; [...] 천천히 눈을 뜨고

진상파; [안녕히 주무셨어요?] 진상파가 내려다보며 웃는다. 얼굴이 선녀같고 물풍선 같던 몸은 글래머로 변했는데 여자 옷은 없어서 낡은 잠옷을 그대로 입고 있다. 그 때문에 가슴이 벌어져있는데 가슴에 나비 모양의 반점이 있다.

청풍; [진소저?] 눈이 휘둥그래지고

진상파; [, 저랍니다.] 수줍게 웃고

청풍; (믿어지지 않는구나. 물풍선같은 기괴한 형상의 여인이 이런 절세미녀로 변하다니...) 넋이 나가서 진상파를 보고

진상파; [저 노인이 우리 두 사람에게 큰 선물을 주고 갔답니다.] 바닥에 쓰러져 있는 독심귀의의 시체를 돌아보고

진상파; [자신이 환골탈태하기 위해 가장 귀한 영약 일천종을 써서 제 피를 영약중의 영약으로 만들었는데...]

진상파; [그걸 저와 공자님이 나누어 가지게 되었어요.] [덕분에 우리 두 사람 모두 환골탈태 하는 기연을 만나게 되었답니다.] 수줍게 웃고

청풍; (그러고 보니...) 일어나고

청풍; (몸이 깃털처럼 가벼워졌다.) 일어나 앉고

청풍; (몸에 나있던 모든 상처도 사라졌고...) 자기 가슴 섶을 본다.

독심귀의가 쇠막대로 후벼팠던 가슴의 상처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청풍; (뿐만 아니라 모든 경맥이 대로처럼 활짝 열려있다.)

청풍; (이 상태라면 흡정마고에게서 흡수한 공력을 어렵지 않게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같다.) + [고맙소 진소저!] 침대에서 내려서려 하며 포권하고

진상파; [그런 말씀 마세요.]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채 고개를 조금 숙이고

진상파; [은혜라면 제가 입었는 걸요.] 수줍게 웃고

청풍; [사실 나는...] + [!] 말하다가 눈 부릅

진상파의 가슴 골에 나있는 반점이 나비 비슷하다.

청풍; (설마...) + [소저!] 흥분한 표정으로 다가가고

진상파; [예 공자님.,..] 조금 당황하며 물러서고.

청풍; [크나큰 실례인 줄은 알지만... 소저의 가슴을 보여주실 수 있겠습니까?]

진상파; [!] 놀라 손으로 입을 가리다가

청풍; [물론 당황스러우실 줄은 알지만...] 당황. + 진상파; [보여드릴게요.] 수즙어하며 잠옷의 가슴 자락을 양손으로 잡고

진상파; [어차피 공자님이 구해주시지 않았으면 없어졌을 목숨인데 어떤 분부인들 따르지 못하겠어요?] 말하며 떨리는 손으로 가슴 섶을 벌려보인다. 고개는 옆으로 돌린 채

청풍; [그 정도면 되었습니다.] 완전히 벗으려는 진상파를 말리고

진상파; [?] 놀라 청풍을 돌아보고

잠옷 앞자락이 벌어지며 드러난 진상파의 가슴 골에 선명한 나비 형상의 반점이 있다.

청풍; [나비... 정말 나비 형상의 반점이로군요.] 그걸 들여다 보며 흥분하고. 그러자

진상파; [제 가슴에 나비 형상의 반점이 있는 것과 관련된 사연을 아시는지요?] 긴장하며 다시 가슴을 가리는데

청풍; [지금부터 제가 하는 말을 진정하고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진상파의 양손목을 두손으로 잡으며 진지하게 말하고

청풍; [아무래도 제가 소저의 생모를 아는 것 같습니다.]

[!] 놀라 손으로 입을 가리는 진상파

 

#236>

삼층 누각을 밖에서 본 모습. 시간이 또 지났고

진상파; [소주... 소주의 피진장이란 곳에 저를 낳아주신 분이 기다리고 계시는군요.] 두손으로 입을 가리며 울고. 창가에 놓인 의자에 청풍과 마주 앉아서 감격한다.

청풍; [모든 정황이 소저가 대려군이란 분의 따님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있습니다.] 마주 앉아서 진지하게

청풍; [심지어 이 반지조차도 소저와 인연이 있는 것같습니다.] 왼손 중지에 낀 가락지를 들어 보이고.

청풍; [저의 심장에서 튄 피가 닿자 이 반지의 일부가 타면서 그 연기가 제게 흡수되었습니다.]

청풍; [그러자 천일취에서 몸이 깨어났고... 덕분에 독심귀의를 죽일 수가 있었습니다.]

진상파; [제게... 그 반지를 보여주실 수 있을지요?]

청풍; [물론입니다.] 중지에서 가락지를 뽑고

진상파; [감사합니다.] 두 손으로 반지를 받고

살펴보는 진상파

청풍; [그 가락지의 내력에 대해 짐작이 가는 게 있으신지요?]

진상파; [무림맹의 장경각에서 읽은 기록에 이 반지와 유사한 반지에 대한 기록이 있었어요.]

진상파; [이 반지는 아마도...] [마교사가중 혈전마가의 보물인 혈왕환인 것 같아요.]

청풍; [혈왕환!] 놀라고

청풍; [그 반지가 혈전마가의 것이란 말씀이십니까?]

진상파; [제가 알기로 혈왕환은 일종의 내단(內丹)이에요.] [혈전마가의 역대 가주들은 단전이 파괴되는 치명상을 입을 경우를 대비하여 자신의 공력의 일부로 내단을 만들어 왔다고 해요.]

진상파; [내단은 반지 형태인데 수백년의 세월동안 조금씩 내공이 축적되면서 상당히 큰 크기가 되었다는군요.]

청풍; [듣도 보도 못한 기담입니다.]

진상파; [그렇게 만들어진 내단은 유사시에 사용할 수 있는데... 그 방법이 바로 뜨거운 피를 묻히는 것이라고 해요.]

진상파; [뜨거운 피가 묻은 내단은 일부가 용해되어 피를 흘린 사람의 몸으로 흘러들어가 위기를 넘기게 해준다는군요.]

청풍; [듣고 보니 제가 겪은 일과 부합합니다.] 독심귀의의 시체를 흘낏 보는데

! 다시 두 손으로 반지를 내민다.

청풍; [혈왕환은 소저 가문의 보물! 제가 받을 수는 없습니다.]

진상파; [아무쪼록 받아주세요. 어차피 이 혈왕환은 제게 쓸모가 없답니다.] 얼굴 살짝 붉히며 반지를 더 내밀고

청풍; [이유를 들려주시겠습니까?] 어쩔 수 없이 반지를 받으며

진상파; [혈왕환에는 자웅(雌雄;남녀)이 있기 때문이에요.] 얼굴 발개지며

청풍; [자웅의 구분이 있다는 건 혹시...]

진상파; [제 어머니인 듯한 분이 공자님께 주신 이 반지는 오직 남자의 피에만 반응한답니다.]

진상파; [아마 어머니는 또 하나의 반지를 끼고 계셨을 텐데...] [그 반지는 혈전마가의 역대 안주인들의 공력이 뭉쳐서 만들어졌을 거예요.]

청풍; (확실히 대부인의 오른손에도 비슷한 반지가 하나 끼워져 있었다.) 대려군의 오른손 중지에도 반지가 끼워져 있던 것 떠올리고

진상파; [두분 신장님께서 걱정하실 테니 그만 독룡곡을 나가도록 해요.] 일어나고

청풍; [그래야겠습니다.] 일어나고

진상파; [다만 나가기 전에 챙겨야할 게 있답니다.] 입구쪽으로 가고

청풍; [챙겨야할 것이라면...] 따라가고

진상파; [이 건물은 실제로 신선 김가기가 지은 것이에요.] [김가기가 남긴 여러 가지 보물이 있고... 독심귀의는 운좋게 그것들을 얻어 악용했던 거예요.] 문을 나가며 말하고

진상파; [김가기의 보물은 이 건물 지하에 보관되어 있으니 들렸다 가도록 해요.] 2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으로 내려가며

청풍; [신선 김가기의 보물은 소저께서 챙기십시오.] 문간에 서서 말하고

진상파; [공자님은?] 계단을 내려가다가 돌아보고

청풍; [신선의 거처를 어지럽혀 놓은 상태로 떠날 수는 없지요.] 독심귀의의 시체를 돌아보며 말하고

진상파; [맞는 말씀이에요.] 미소

진상파; [그럼 일층에서 뵙도록 하겠어요.] 내려가며 말하고

청풍; [알겠습니다.] 다시 방으로 들어가고

독심귀의의 시체

청풍; (악연이었긴 하지만 극락왕생을 빌어드리겠소.) 시체 앞에서 합장하고. 이어

청풍; (삼매진화를 써서 저 노인의 흔적을 없애는 게 최선이겠지.] 오른손을 독심귀의의 시체에 대고 겨누고

! 청풍의 손바닥이 달아오르고.

눈 부릅뜨고. 그러자

화악! 독심귀의의 시체가 단번에 불길에 휩싸였다가

푸스스! 재가 되어 흩어진다. 헌데

츠츠츠! 독심귀의의 시체가 재가 되어 흩어지는 자리에 특이한 열쇠가 하나 놓여 징징 거리고 있다. 서양식의 열쇠다.

청풍; (열쇠...) 흠칫! 하며 몸을 숙여서 열쇠를 집어들고

청풍; (내 삼매진화는 강철도 녹일 정도로 강렬하다.) (헌데 금()으로 만들어진 듯한 이 열쇠는 전혀 녹지 않았다.) 징징! 진동하는 열쇠를 보고

청풍; (누구보다 욕심 많은 독심귀의가 몸에서 떼어놓지 않고 있었던 걸 보면 절대 평범한 물건은 아니다.)

청풍; (어떤 쓸모가 있는지 모르지만 챙겨두자.)

 

#237>

종남산. 이제 해가 지려 한다.

독룡곡 입구. 용신장과 호신장, 그리고 위상영이 서서 초조하게 독룡곡을 보고 있다. 그러다가

[!] [!] 눈 치뜨는 세 사람

독룡곡을 뒤덮고 있는 자욱한 연기 안쪽에서 사람의 형상이 나타나더니

화악! 연기를 뚫고 나오는 두 사람. 물론 청풍과 진상파.

청풍은 원래 옷을 입고 있지만 진상파는 남자 옷을 입고 있다. 청풍은 큼직한 상자를 하나 등에 짊어지고 있다. 진상파는 화려한 문양이 새겨져 있는 황금 지팡이를 하나 들고 있다. 지팡이의 길이가 2미터쯤이라 진상파에게 크게 느껴진다. 그러자

[상파야!] [공자님!] 동시에 외치며 달려가는 위상영과 용신장과 호신장

진상파; [용신장님! 호신장님!] 달려오는 용신장과 호신장을 보며 눈물이 그렁해지고. 헌데

위상영; [흐윽!] 와락! 두 사람보다 먼저 달려온 위상영이 청풍의 목에 와락 매달리며 울음을 터트린다. 당황하는 청풍.

위상영; [무사하셨군요 공자님! 무사하셨어요.] 청풍의 목을 끌어안고 우는 위상영

당황해서 위상영의 등만 다독이며 곁눈질로 진상파를 보는 청풍. 하지만

진상파; [상파가 두 분 신장님께 인사올립니다.] 진상파는 청풍의 시선은 무시하고 앞으로 나가 용신장과 호신장에게 인사를 한다.

[다행이다 상파야!] [네가 무사한 모습을 보니 더 바랄게 없구나.] 진상파의 손을 하나씩 잡고 기뻐 어쩔 줄 몰라하는 용신장과 호신장

진상파; (저도 두 분을 다시 뵙게 되어 기쁘답니다.) 눈물 흘리며 웃고

진상파; (하지만...) 곁눈질로 청풍을 보고. 청풍은 위상영을 달리고 있고. 위상영은 청풍의 품에서 떨어져 소매로 눈물을 닦고 있다.

<마음을 준 사람이 다른 여자를 상대하는 걸 보는 게 이렇게 고통스러운 일인줄은 처음 알았답니다.> 현장 모습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나레이션.

 

#238>

아직 해가 지지 않은 저녁 무렵. 하늘에 구름이 많다.

독룡곡이 내려다보이는 절벽, 이별하는 사람들. 진상파는 용신장, 호신장과 서있고 청풍은 위상영과 서있다. 진상파는 황금 지팡이를 들고 있고 호신장은 청풍이 지고 있던 상자를 지고 있다.

용신장; [함께 무림맹으로 갔으면 맹주님께서 특별히 사례를 하셨을 텐데 아쉽게 되었네.] 아쉬워하고

청풍; [이분 소저를 댁까지 모셔다드리기로 선약이 되어 있었습니다.] 자기 옆에 서있는 위상영을 보고. 위상영은 침울한 표정이다.

청풍; [소저를 모셔다 드린 후 빠른 시일 내에 무림맹에 들르도록 하겠습니다.] 포권하고

용신장; [선약이 있었다니 어쩔 수 없지.] 마주 포권하고

곧 청풍과 위상영이 멀어지고. 용신장, 호신장, 진상파가 서서 본다.

멀리 가며 다시 손을 들어 보이는 청풍.

진상파; (이렇게 떠나 보내야하는구나.) 한숨

진상파; (이공자를 다시 뵈려면 몇 번의 우여곡절을 거쳐야할 것같은 예감이 든다.) 긴 한숨을 쉬고

호신장; [아쉬워하지 말거라. 이공자가 무림맹으로 찾아오지 않으면 내가 찾아가 멱살을 잡아서라도 끌고 올 테니...] 웃으며 말하고

진상파; [고마워요 호신장님!] 억지로 웃고. 그때

[...] 용신장은 뭔가 생각하며 청풍과 위상영의 뒷모습을 보고 있고

호신장; [?] 그걸 발견하고 묻고

호신장; [찜찜한 거라도 있는가?]

용신장; [이상영이라는 아이... 어쩐지 느낌이 좋질 않네.]

호신장; [느낌이 좋지 않다니...?] 흠칫 하고

용신장; [... 아니 이공자가 무사한 것을 기뻐하는 것은 진심인데... 동시에 깊은 좌절감도 느껴지더군.]

호신장; [그건 이해할 수 있는 감정 아니겠는가.] [이공자를 연모하지만 머잖아 헤어져야한다는 사실에 절망할 수도 있으니...] 진상파의 눈치를 살피며

용신장; (그랬으면 좋겠지만...)

용신장; (이상영이란 계집아이에게서는 느껴진 절망감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처절한 것이었다.) 호신장, 진상파와 함께 걸음을 옮기면서 돌아보는 용신장

<아연아가씨의 아들이 그 계집 때문에 잘못 되는 일이 없길 바랄 뿐이다.> 멀어지는 세 사람 배경으로 용신장의 생각 나레이션

 

#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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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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