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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이진진; [무림맹주의 따님이 어머니에게 맡긴 임무란 게 무엇이었나요?]

진삼낭; [그건...] 말하려 할 때. + 이산하; <꽉 잡으시오.> 마부석 쪽에서 이산하의 말이 들리고

[!] [!] 놀라고 긴장하며 마차 안의 손잡이를 잡는 진삼낭과 이진진

 

#114>

안개 낀 강가의 길에 서성이고 있는 건달들. , , 검 등의 무기를 지녔다. 숫자는 네 명이고. 단지회 소속이 아니라 다른 조직이라 옷이 좀 다르다.

건달들; [젠장! 신 새벽부터 이게 무슨 개고생인가?] [지금쯤 춘향이 년을 끼고 단잠에 빠져있었어야 했는데...] 추워서 웅크린 채 궁시렁대는 건달들

건달들; [단지회 놈들이 급히 도움을 요청하니 생 깔 수도 없었어.] [공생하려면 그놈들이 아쉬운 소리 할 때 도와야만 해.] [상해가 거점인 우리 악어방(鰐魚幇)이 금릉에서 밀려나지 않고 있는 건 단지회의 도움 덕분이니...] 다른 놈들이 궁시렁 대는 놈들 설득하고.

건달들; [그런데 단지회에서 쫓고 있는 것들은 무슨 물건들이지?] [전서구까지 날려서 수색 요청을 한 걸 보면 짭짤하게 돈이 되는 물건들일 텐데...] 말하다가 흠칫하는 건달들

다각 다각 말발굽 소리가 안개 속에서 들리고

건달들; [마차가 다가온다!] 일제히 돌아보는 건달들. 안개 속에서 말 한 마리가 끄는 마차가 천천히 다가온다. 무론 이산하가 모는 마차다

건달들; [멈춰라!] [이 새벽에 어디 가는 거냐?] 무기를 뽑으며 길을 막는 건달들

이산하; [왜들 이러시오?] 다가오는 마차 마부석에서 짐짓 겁에 질린 표정으로 말하고. 마차를 몰고 오면서

건달들; [마차 안을 좀 보자.] [우리가 찾는 물건이 없으면 그냥 보내줄 테니 너무 겁먹진 마라.] 다가오고

이산하; [... 단양으로 아침 장사를 하러 가는 길이오.] [지체하면 안되니 제발 그냥 보내주시오.] 비굴하게 애원하고

건달들; [잠깐이면 된다.] [안을 한번만 살펴보고 가게 해주마!] 두 놈이 마차로 다가와 문을 열려 하고. 두 놈은 앞을 막고 있고. 바로 그 순간

이산하; [끼랴!] 철석! 말 엉덩이를 채찍으로 세차게 때리고. 그러자

히히힝! 비명 지르는 말

콰드드! 엄청난 속도로 내달리는 말

[!] [어이쿠!] 비명 지르며 나자빠지고 피하는 건달들. 마차 앞쪽에 서있던 놈들은 치일 뻔 했다

두두두! 나뒹굴었던 건달들이 보는 가운데 맹렬히 달려가는 마차.

[저 마차다!] [단지회에서 찾는 물건들이 저 마차를 타고 있다.] 급히 일어나는 건달들. 이어

삐익! ! 호각을 불며 마차를 따라 달려가는 건달들. 건달들은 무공이 대단하지 않아서 날아가는 게 아니라 그냥 달려간다.

 

#115>

두두두! 안개에 덮인 강가의 길을 맹렬히 달려가는 마차.

마차 안에서는 진삼낭과 이진진이 손잡이를 잡고 있지만 몸이 마구 흔들리고

삐익! ! 뒤에서 다급한 호각소리가 들리고

이진진; [... 엄마!] 겁에 질리고

진삼낭; (행적이 발각되었다.) 입술 깨물고.

진삼낭; (단지회의 파락호들이 전서구를 날려 다른 흑사회 조직들에게 도움을 청했을 것이다.)

진삼낭; (이대로 가면 단지회나 단지회에 협력하는 조직들에게 따라잡히고 만다.) 초조하고. 그때

<이야기 좀 합시다 진진엄마!> 마부석 쪽에서 들리는 이산하의 말

진삼낭; [말씀하세요.] 드륵! 마부석쪽으로 난 쪽문으로 다가가 열며 말하고

이산하; [행적이 들통 난 이상 따라잡히는 건 시간문제요.] 마부석에서 마차 안을 들여다보며 말하고

진삼낭; [마차를... 버려야겠군요.] 입술 깨물고

이산하; [그것도 상책은 아니오.] 고개 젓고

이산하; [허약한 진진이에다가 다리가 불편한 나까지 마차를 버리면 오히려 더 쉽게 따라잡힐 거요.]

진삼낭; [혹시...] 무언가 깨닫고 눈 치뜨고

이산하; [내가 마차를 몰고 놈들을 유인하겠소.] [당신은 진진이를 데리고 다른 길로 가시오.] 끄덕. 비장한 표정

이진진; [안돼요 아버지!] 비명 지르고

이진진; [미끼가 되셨다간 금새 따라잡힐 거예요.] 애원하지만

이산하; [미안하구나 진진아. 아비가 미끼가 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구나.] 웃으며 고개 젓고

이진진; [아버지...] 눈물

진삼낭; [그렇게 해요.] 단호하게

이진진; [어머니!] 비명 지르며 돌아보고

진삼낭; [최대한 멀리 놈들을 유인하시되... 적당한 곳에서 당신도 마차를 버리고 몸을 숨기세요.] 목이 메어 말을 잘 못하고

이산하; [그리 하겠소.] 억지로 웃고

이진진; [안돼요 아버지! 생각해보면 다른 방법이 있을 거예요.] 마부석으로 다가앉으며 울지만

이산하; [엄마 말 잘 들어라 아가야.] 손으로 이진진의 뺨을 다독이며 웃고

이진진; [아버지...] 말을 잇지 못하며 울고

이산하; [그동안 미안했소.] [진진이를 잘 부탁하오.]

이진진; (작별... 작별 인사야! 다시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손으로 입 가리며 울고

진삼낭; [진진이는... 걱정 마시고... 부디 무리 하지 마세요.] 억지로 웃고

이산하; [명심하리다.] 다시 앞을 보려는데

진삼낭; [여보...] 다시 부르고

이산하; [말씀하시오.] 다시 돌아보고

진삼낭; [십팔 년 전 처음 만난 이래... 당신께는 은혜만 입었어요.] 무릎을 꿇고

이진진; (... 무슨 말씀이시지?) 놀라고

이진진; (십팔 년 전에 처음 만나셨는데 어떻게 열여덟 살이 넘은 아들이 있을 수가...) + [!] 생각하다가 깨닫고

이진진; (청풍오빠는 두 분의 소생이 아니었던 거야!) 경악할 때

진삼낭; [당신에게 진 빚은 다음 생에서 반드시 갚도록 하겠어요.] 절하고

이산하; [아니오. 아니오 부인!] 웃으며 고개 젓고. 눈시울이 붉어졌고

이산하; [빚이라면 내가 당신에게 진 것이 몇 배, 몇 십 배 더 많소.] [비천한 나를 사람답게 살 수 있게 해준 것도 당신이었고...] 울며 웃고

이산하; [골백번 고쳐 태어나서라도 당신에게 입은 은혜를 갚도록 하겠소.]

말없이 우는 진삼낭. 이진진도 울고

이산하; [곧 앞쪽에 모퉁이가 나올 거요.] 앞을 보며 말하고

이산하; [속도를 줄일 테니 진진이와 함께 내리도록 하시오.] 두두두! 고삐를 당겨서 말의 달리는 속도를 줄이게 하고

마차를 밖에서 본 모습. 강변의 모퉁이길을 돌면서 속도를 줄이는 마차. 모퉁이 길 옆에는 관목이 무성하고

덜컹! 마차의 문이 열리고. 한손으로는 마차의 문을 연 진삼낭이 다른쪽 팔로 이진진의 허리를 감싸 안은 채 무릎을 꿇고 있다.

이산하; [지금이오!] 모퉁이를 돌며 최대한 속도를 줄이고. 직후

! 이진진을 겨드랑이에 끼고 마차에서 밖으로 날아 나오는 진삼낭

콰직! 휘릭! 관목을 뚫고 내려서는 진삼낭

두두두! 멀어지는 마차

이진진; (아버지!) 관목 숲에 진삼낭과 함께 숨으며 멀어지는 마차 쪽으로 무릎을 꿇고

이진진; (부디 천지신명의 가호가 함께 하시길 빌겠어요.) 절하며 울고. 그 옆에 진삼낭도 무릎 꿇은 채 말없이 마차가 멀어진 쪽을 보고. 직후

타타타! 발자국 소리가 들리고.

흠칫! 하며 몸을 숙이는 진삼낭

[젠장할! 잡히기만 해봐라!] [각을 떠버리겠다 개잡종아!] 헉헉 대며 길을 달려오는 네 명의 건달들. 삐익! ! 호각을 부는 놈들도 있고

타타탁! 진삼낭 모녀가 숨은 관목 숲을 지나 마차가 달려간 곳으로 달려가는 건달들

진삼낭; [가자!] 이진진의 팔을 잡고 일어나고

진삼낭; [가능한 길에서 멀리 떨어진 채 단양으로 접근해야한다. 힘들더라도 참거라.] 관목 숲을 헤치고 가며 말하고

이진진; [...] 따라가고

진삼낭; (걱정마세요 여보. 우리 딸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킬 테니...) 이진진을 끌고 관목 숲으로 들어가는 진삼낭의 얼굴로 눈물이 흐른다.

 

#116>

아침. 해가 떴다. 강변의 길.

그곳으로 달려오는 다섯 명의 건달들. 맨 뒤에 청풍이 비틀거리며 달려온다.

청풍은 지칠 대로 지친 모습. 한손으로는 옆구리를 잡고 달린다.

옆구리를 잡은 손이 피로 물들었고.

옆구리뿐 아니라 입고 있는 옷에 여기저기에서 피가 배어나온다. 상처가 벌어져서 피가 나오는 것

[저 새끼 왜 저렇게 빌빌 거려?] 한 놈이 뒤를 돌아보며 오만상. 역시 지쳐서 숨이 턱에 찬 모습이다

건달들; [... 지칠만도 하지. 벌써 오십 여리를 쉬지 않고 달려왔잖아.] [니미 이게 대체 뭔 고생인지 원...]

건달들; [그런데 저 놈 못 보던 얼굴이구만.] [뭐 근래 우리 단지회에 가입한 신입이겠지.] [나이도 어려보이는 걸 보면 최근에 들어온 놈이 맞을 거야.]

건달들; [야 이 새끼야! 못 따라오면 두고 간다.] [흑사회에서 밥 벌어먹고 살려면 근성을 보여!] 외치며 달려가고

먼저 가라고 손짓하며 비틀거리며 달리는 청풍

건달들; [그래도 기특하구만. 주저앉지 않는 걸 보면...] [그 정도 근성 없으면 거칠고 험한 흑사회에서 버티지 못하지.] 다시 달리는 건달들.

청풍; (사우라는 자와의 싸움과 황금전장에서 당한 고문으로 생긴 상처가 벌어지고 있다.) 헉헉 숨이 턱에 닿고

청풍; (허기진 데다가 출혈까지 심해서 정신이 혼미해진다.) 비틀비틀

청풍; (하지만 주저앉으면 안된다. 어떻게든 어머니와 진진이의 안전을 확인해야하니...) 생각할 때

<끄아아악!> 앞쪽에서 처절한 비명이 들린다.

깜짝 놀라는 건달들과 청풍

<끄으윽!> 앞쪽은 한 굽이 도는 모퉁이이고 근처에는 제법 높은 산이 있다. 비명은 그 모퉁이 너머에서 들리고

청풍; (... 비명 소리가 귀에 익다. 설마...) 비틀거리며 달려가고. 건달들도 속도를 내서 달려가고 있고

곧 모퉁이를 돌아서 사라지는 건달들

[!] 헐떡이며 모퉁이를 돌던 청풍의 눈 부릅

! 모퉁이에서 100미터쯤 떨어진 곳에서 벌어지는 만행. 마차가 길가에 옆으로 나뒹굴고 있고. 말도 죽어서 쓰러져 있다. 헌데 마차의 바닥에 어떤 사람이 두 팔이 벌린 채 무릎을 꿇고 있다. 벌린 두 팔의 손목에는 검이 박혀있다. 그 검에 의해 몸뚱이가 마차 바닥에 고정되어 있는 그 사람은 바로 이산하. 고개 떨구고 있고. 상체의 옷은 갈갈이 찢겨 있는데 이미 고문을 심하게 당해서 만신창이가 되어 있다. 이산하의 앞에는 사우와 정필과 몇 명의 건달들이 서있다. 고문하는 것은 사우다. 칼로 이산하의 배를 찌르고 있다. 배가 갈라져 창자가 흘러내리고 있고

이산하의 모습 크로즈 업

청풍; (... 아버지!) 경악과 충격으로 비틀. 그 앞쪽에서는 청풍이 따라온 다섯 명의 건달들이 현장으로 달려가고 있다.

털썩!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는 청풍

이산하의 처참한 모습

청풍; (... 안돼!) 이를 갈며 기어가려는 청풍. 다리에 힘이 풀려 일어설 수가 없다.

 

#117>

고문이 이루어지는 현장. 사우가 칼을 이산하의 배에 찌르고 휘젓고 있는 중이다

사우; [어떠냐? 쇠 맛이 느껴지지?] 웃고

사우; [입으로 먹어서 느끼는 쇠 맛보다 창자로 직접 느끼는 쇠 맛이 더 확실할 것이다.] 변태처럼 웃고

이산하; [끄윽...] 고통에 몸부림치고

사우; [마누라와 딸년을 어디로 빼돌렸는지만 말해라. 그럼 이 고통을 끝내줄 테니...] 칼을 돌리며 협박하지만

이산하; [... 수작... 마라!] ! 침을 뱉으며 헐떡이다가

! 고개 떨구며 기절하는 이산하

사우; [끈기가 없는 놈이로구만. 일각도 못 버티고 기절하다니...] ! 혀를 차며 칼을 이산하의 배에서 뽑고.

정필이 다가가서 이산하의 목을 만져보고

사우; [죽진 않았지?] 칼을 옆에 서있는 건달에게 건네주며 정필에게 묻고

정필; [. 아직 숨은 붙어있습니다.]

사우; [그럼 넌 여기 남아서 그놈 입을 열도록 노력해봐라.] 돌아서고

정필; [회주님은?]

사우; [그놈의 마누라와 딸년이 어디로 튈지 짐작이 가는 곳이 있다.] [본좌는 그쪽으로 가볼 테니 넌 여길 맡아라.] ! 날아가고

정필; [맡겨주십시오 회주님!] 포권하고

정필; [너희들도 회주님을 따라가라. 여긴 나와 저기 오는 놈들이 맡겠다.] 현장으로 달려오는 다섯 놈을 보며 함께 있던 놈들에게 말하고.

[예 총관님!] [가자!] 사우가 달려가는 곳으로 달려가는 현장에 있던 건달들

 

#118>

길가 산 위에 서서 현장을 보고 있는 여자. 소수마녀. 가지와 잎이 무성한 나무 아래 서있어서 다른 사람들 눈에는 띠지 않는데

소수마녀의 시점. 넘어진 마차 앞에 서있는 정필. 그놈에게 달려오며 굽신거리는 건달들

달려오는 건달들의 인사를 받으며 끄덕이는 정필. 정필 앞에는 만신창이가 된 이산하가 마차 바닥에 두 팔이 벌린 채 박혀있고

소수마녀; (결국 아비가 희생을 했구나.)

소수마녀; (자신이 진 도박 빚 때문에 사창가로 팔려갈 딸을 구하려다가 죽음을 맞이한 아비...) (통속적이지만 비장한 결말이로구나.)

소수마녀; (못난 아비였지만 마지막에는 아비 노릇을 제대로 한 셈인데...) (어떤 계집인지 모르지만 저런 아비를 둔 년이 부럽긴 하구나.) 돌아서고. 그러다가

[!] 흠칫! 하며 다시 돌아보는 소수마녀

마차 앞에서 부하들에게 뭔가를 말하는 정필. 굽신거리는 부하들. 그곳으로 다가오는 청풍. 비틀거리며 다가온다

소수마녀; (뒤에 쳐졌던 저 놈...) 눈 번뜩이고

<무공은 익히지 않은 것같은데 일신에서 무시무시한 살기가 느껴진다.> 쿠오오! 비틀거리며 다가가는 청풍의 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치솟는 모습 배경으로 소수마녀의 생각 나레이션

소수마녀; (지금까지 만났던 그 어떤 인간에게서도 느끼지 못했던 지독한 살기다!) 오싹! 소름이 돋고 숨이 멎은 듯한 표정이 되는 소수마녀

소수마녀; (소름...) 자신의 떨리는 하얀 손을 보고

소수마녀; (가주님조차 날 이렇게 전율하게 만든 적이 없었다.)

소수마녀; (틀림없다!) 다시 현장을 돌아보고. 청풍은 이제 현장에 거의 다 도착했다.

<저 놈은 한 세대에 한 명만이 나온다는 천살성(天殺星)이다!> 칼을 뽑으며 현장으로 가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소수마녀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의 눈을 출혈되어 있고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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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여전히 밤. 단지회 총단. #72>에 나온. 음침한 인상의 건달들이 입구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환락가에 자리하고 있긴 해도 영업장이 아니라 주변이 북적거리진 않는다. 지키는 무사들은 대부분 손가락이 한 두 개씩 없다. 단지회의 건달들이다.

#72>와 달리 문은 닫혀있지 않는데 정문 처마에는 <斷指會>라는 글이 적힌 현판이 걸려있다.

 

장원 내의 어느 건물. 역시 건달 몇이 경비를 서고 있고 불이 켜져 있다.

건물 내부. 사무실 분위기. 소수마녀가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서 서류들을 보고 있다. 좌우에는 면사로 얼굴을 가린 두 명의 여자가 서서 서류들을 분류하여 소수마녀에게 주고 있다. 한 년은 무기가 검이고 한 년은 무기가 칼이다. 소수마녀의 심복인 도마녀와 검마녀다. 탁자에는 분류된 서류들이 많이 쌓여있고. 소수마녀의 앞쪽에는 사우가 긴장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사우; (살 떨리는구만.) 소수마녀의 눈치를 보고

사우; (가주님 몰래 해먹은 돈이 적지 않은데... 숨긴다고 숨겼지만 들킬 가능성이 있다.) 침 꼴깍

<소수마녀 나유타(那由他), 가주의 조카이기도 한 저년의 눈썰미가 예리하다는 건 암흑마가 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니...> 무표정하게 서류를 검토하는 소수마녀의 모습 배경으로

사우; (들키기 전에 이실직고를 해야하나?) 눈치 보고. 그때

! 이윽고 마지막 서류를 내려놓는 소수마녀.

사우; [... 수고했네 막내.] 억지웃음

사우; [아랫것들이 실수를 한 부분이 있을지 모르지만...] [아마 대강은 전에 올린 보고서 내용에 근접할 거라 생각하네.]

소수마녀; [정말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무표정하게 보고

사우; (할 수 있을 때까지 발뺌을 해야 한다.) + [물론 미심쩍은 부분이 있겠지만...] 거기까지 말할 때

<회주님! 보고 올립니다.> 밖에서 들리는 음성

사우; (살았다.) + [무슨 일이냐?] 문쪽을 돌아보며 신경질 부리는 척

<대경도장을 운영하는 정필이 급히 도움을 요청해왔습니다.> 이어지는 음성

사우; [정필이 놈이 무슨 문제를 일으킨 거냐?]

<아비가 진 도박 빚의 담보로 잡아온 계집을 누군가 빼돌렸다고 합니다.>

사우; [겨우 계집 하나 놓친 것 때문에 날 귀찮게 하는 거냐?] 눈 부라릴 때

<... 죄송합니다. 하지만 놓친 계집은 경국지색이라 잘만 팔면 수만 냥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어지는 음성

사우; [수만 냥의 가치가 있는 계집!] 벌떡 일어나고. 과장되게 놀라는 척 하며

사우; [그럼 모른 척 할 수가 없지.] [본좌가 직접 추격에 나설 테니 어떤 상황인지 보고할 준비를 해둬라.]

<존명!> 문 밖에서 들리는 음성

사우; [이런 일이 벌어졌네.] 소수마녀를 돌아보며 간사한 표정으로 웃고

사우; [나머지 얘기는 급한 일 처리하고 돌아오는 대로 함세.] 문을 열고 나가며 말하고. 문 밖에는 건달들 십여 명이 서있다.

사우; [몇 만 냥짜리 상품이 달아났다면 묵과할 수 없다! 손이 빈 놈들은 전부 추격에 동참해라.] [다른 조직에도 협조를 요청하고...] 문을 닫고 나오며 외치고

[존명!] [분부 거행하겠습니다 회주님!] 일제히 대답하는 건달들

사우; [가자!] ! 날아가고. 건달 몇 놈이 함께 날아가고

 

문이 닫힌 방안. 무언가 생각하는 소수마녀

도마녀; [어찌할까요?] [최소한 삼만 냥 이상이 빈 것같습니다만...]

검마녀; [빚 담보로 잡혔던 계집이 도망쳤다는 것도 궁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꾸민 조작일 수도 있사옵니다.]

소수마녀; [사우에 대한 처분은 가주님께 맡긴다.] [혐의를 정리해서 가주님께 보고서를 올려라.]

[!] 대답하며 다시 서류를 정리하는 도검마녀. 그러다가

[!] [!] 흠칫! 하며 돌아보는 두 년. 소수마녀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소수마녀; [바람 좀 쐬고 오겠다.] [늦을지 모르니 먼저 자도록 해라.] 문으로 가며 말하고

[다녀오시옵소서!] 인사하는 두 여자를 등지고 건물을 나가는 소수마녀

밖에서 경비서다가 흠칫! 하는 건달들

소수마녀; [도망친 계집에 관해 아는 자를 불러라.] 걸어가며 말하고.

[존명!] 한 놈이 대답하고

걸어가는 소수마녀. 다른 곳으로 달려다는 대답한 놈

소수마녀; (아비가 진 도박 빚의 담보로 잡혀온 계집...) (어쩐지 남의 일 같지가 않게 느껴진다.) 걸어가며 생각하고

소수마녀; (굳이 내가 관여할 일은 아니다만... 어떤 사정이 있는지나 알아보자.)

 

#107>

도박장. 여전히 불이 환하지만

어수선한 분위기. 건달들은 몇 명 안보이고 하인과 하녀들이 여기저기 모여서 웅성거리고 있다.

이진진이 잡혀있던 건물. 방안에는 여전히 건달5와 건달6의 시체가 있고. 그 앞을 건달4와 다른 한놈이 지키고 있다. 주변에는 하인과 하녀들이 모여서 수군거리고 있다. 헌데

근처 다른 건물들 사이의 어둠 속에 숨어서 동정을 살피고 있는 청풍. 복면은 벗었고 옷은 간수1의 옷이다. 허리춤에 칼을 한 자루 차고 있다.

청풍; (그러니까 이각(二刻; 30) 전쯤에 누군가 진진이를 구해갔다는 것인데...) 눈 번뜩이고

청풍; (아마 어머니일 것이다.) 끄덕

<가끔 여자답지 않은 힘을 쓴 것으로 미루어 보건데 어머니는 무공을 익히신 게 분명하다.> #11>에서 진삼낭이 이산하를 던지던 장면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이하는 #11>의 장면

 

진삼낭; [닥쳐요!] 이산하를 확 뿌리치고. 그러자

! 이산하의 몸이 몇 미터를 날아가 벽에 처박힌다. 집 전체가 흔들리고

회상 끝

 

청풍; (어머니가 한발 앞서서 진진이를 구해냈다니 다행이긴 한데...) 생각할 때

건달7; [너희들도 와라!] 건달 한명이 근처를 달려가며 외치고. 건물을 지키던 건달 4와 다른 건달이 흠칫! 돌아보고

건달7; [단지회 전체에 총출동 명령이 내려졌다.] [손이 비어 있는 놈들은 모두 도망친 년의 추격에 나서야한다.] 달려가며 외치는 그 건달.

[젠장 일이 커지는구만.] [가세.] 타탁! 건달4와 다른 건달도 궁시렁 대며 건달7을 따라 달려가고

청풍; (잘 되었다.) ! 그늘에서 나와 건달4 일행을 따라간다.

청풍; (단지회의 파락호들 사이에 슬쩍 끼어들면 어머니가 진진이를 어디로 데리고 갔는지 알아낼 가능성이 높아진다.) 건달4 일행의 뒤를 따라가며 생각하고

<물론 단지회에서 어머니의 종적을 발견하지 못하는 게 최선이겠지만...> 대경도장에서 달려 나오는 건달들 십여 명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그자들 중에는 청풍도 끼어있다.

 

#108>

금릉성 밖의 빈민가. 아직 불이 환한 금릉과 달리 빈민가는 어둠에 잠겨있고

청풍의 집. 부서진 입구.

그곳에 서서 보고 있는 운신장

운신장; (여기가 진진이란 아이의 집이 분명한데...) 부서진 집 안을 들여다보며 생각

운신장; (아연아가씨의 아들을 찾으러 돌아온 김에 혹시나 해서 찾아와본 것인데...)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생겼구나.)

운신장; (진진아.) 스으! 구름처럼 허공으로 떠오르며 이진진을 떠올리고

운신장; (정말 위급한 상황을 만나면 몽운연형호의 힘을 깨우도록 해라.) (그럼 그곳이 어디든 내가 달려갈 테니...) 구름처럼 변해 사라지는 운신장

 

#109>

황금전장. 깊은 밤. 불이 거의 다 꺼졌는데

뇌옥 근처만 밝다. 뇌옥의 문이 열려있고 안쪽에서 환한 불빛이 흘러나온다. 무사들이 불안한 표정으로 안을 보고 있고

뇌옥 내부. 횃불이 여기저기 걸려있어 환한데

청풍이 갇혀있던 감방의 철문이 열려있고 철문 밖에는 몇 명의 황금수라들이 서있다.

감방 안쪽. 벽세황과 이세창이 서있고. 그 앞에서 귀견수가 간수1의 시체를 확인하는 중이다. 물론 간수1은 복면을 벗은 상태고. 감방 안에는 간수2, 3, 4가 두려움에 떨며 서있다.

귀견수; [상처는 크지 않지만 치명적이었소.] 간수1의 목 상처를 살피면서

귀견수; [뭔가 뾰족한 것으로 찔렀는데 경추 사이를 정확히 파고 들어가서 숨통을 끊어놓았소.] [이 정도로 치명적인 일격은 일류고수라도 쉽게 가할 수 있는 게 아니오.] 자기도 모르게 감탄하고

이세창; [이청풍, 그 새끼가 도축하던 솜씨로 간수장을 죽였군.] 이를 부득 갈고

벽세황; [할 말 있으면 해봐라.] 간수2, 3, 4에게

간수2; [... 이가놈은 쇠붙이로 벽을 긁어서 간수장의 신경을 건드렸습니다요.] 벽에 생긴 긁힌 흔적을 가리키며 말하고

간수3; [그 도발에 넘어간 간수장이 감방으로 들어오자 기습을 해서 죽인 것 같습니다.] 눈치 보며

간수4; [간수장을 죽인 이가놈이 간수장의 복면과 옷으로 갈아입고 빠져나가는 바람에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벽세황; [저놈들 끌고 가서 치워라.] 문쪽에 서있던 황금수라들에게 신경질적으로

[... 소장주님!] [... 제발 자비를...] 기겁하며 물러서는 간수2, 3, 4. 하지만

! ! 그자들의 목을 움켜쥐는 황금수라들. 눈이 돌아가며 말을 못하는 간수2, 3, 4

간수들의 목을 잡은 채 끌고 나가는 황금수라들. 목이 잡히는 바람에 바람 빠진 풍선처럼 늘어진 채 끌려 나가는 간수들. 긴장하며 보는 이세창

벽세황; [총관!]

이세창; [예 소장주님!] 눈치 보며 급히 대답하고

벽세황; [죽이든 살리든 상관하지 않겠소.] [이가놈을 끝장냈다는 증거를 가져오시오.] 이를 부득 갈고

이세창; [분부 받들겠습니다.] 포권하고. 이어

이세창; [... 가세!] 서둘러 뇌옥에서 나가며 황금수라들에게 외치고

귀견수와 황금수라들을 이끌고 서둘러 뇌옥 입구로 가는 이세창

벽세황; (아직 멀었다 벽세황!) 이를 부득 갈고

벽세황; (좀 더 모질었어야했다.) (이가놈을 바로 죽여 버렸으면 후환이 없었을 것을...) 간수장의 시체를 보고

벽세황; (앙심을 품은 그놈이 소소의 추문을 무림맹에 고자질하려 들 건 의심의 여지가 없고...) (소소를 이용해서 무림맹을 장악하려던 내 원대한 야망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벽세황; (기필코 이가놈을 잡아 죽여야만 한다.) 강렬한 표정

 

#110>

새벽. 인적 없는 강가의 길. 안개가 끼어있는 그 길을 달려가는 마차. 그리 크지 않은 마차를 모는 것은 물론 이산하다. 허리에 칼을 차고 있고

이산하; (아슬아슬하게 금릉을 빠져나오는 데는 성공했다.) (조금만 늦었어도 성문이 닫혀서 금릉을 벗어나지 못할 뻔했다.)

이산하; (그후 밤새 동쪽으로 달려 단양(丹陽)이 이제 멀지 않았다.) (단양에서 배를 타면 대운하를 통해 태산(泰山) 쪽으로 갈 수 있다.)

이산하; (태산에는 무림맹의 총단이 있다.) (태산 근처에만 가도 단지회 놈들은 겁을 먹고 추적을 포기할 것이다.)

이산하; (진진이엄마가 태산쪽으로 가자고 하는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것같기도 한데...) + [!] 생각하다가 눈 치뜨고

구우! 비둘기 몇 마리가 마차 위를 지나간다. 뒤에서 날아와 마차를 가로질러 날아가는 모습이고

이산하; (이렇게 이른 시간에 날아다니는 비둘기라면 혹시...) 이마에 손을 대고 비둘기들을 올려다본다.

날아 지나가는 비둘기들의 발목에 천이 묶여있다.

이산하; (역시 전서구다!) 긴장으로 굳어지고

이산하; (우리와 상관이 없는 전서구들일 수도 있지만...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야겠구나.) 무언가 생각하고

 

#111>

흔들리는 마차 안. 마차가 작아서 내부도 그리 넓진 않고. 의자나 탁자도 없다. 마부석쪽으로 작은 쪽문이 있지만 닫혀있다. 진행 방향으로 바닥에 앉아있는 진삼낭. 등을 벽에 기댄 채 앉아있고. 진삼낭의 무릎에는 이진진이 곤히 잠들어 있다. 이진진의 머리를 쓰다듬는 진삼낭.

진삼낭; (미안하다 청풍아.) 입술 깨물고. 청풍을 떠올리고

진삼낭; (네게 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하다만...) (지금은 진진이를 지키는 게 우선이로구나.) 애잔한 미소

진삼낭; (이래서 핏줄보다 소중한 건 없다는 말이 생겼을 텐데...)

진삼낭; (널 내게 맡긴 아연아가씨에게 죄송할 따름이다.) 한숨. 그때

깨어나는 이진진

이진진; [어머니...] 고개 들고

진삼낭; [더 자거라. 아직 날이 밝으려면 한참 있어야한다.] 미소 지으며 이진진의 머리를 쓰다듬지만

이진진; [아니에요. 전 충분히 잤어요.] 일어나고

이진진; [어머니는 밤새 안 주무신 것같은데 눈을 좀 붙이세요.] 자세 바르게 하며 말하고. 하지만

진삼낭; [피곤하긴 하다만 잠을 잘 수 있을 것같지는 않구나.] 한숨

진삼낭; [곧 단양에 도착할 텐데...] [그곳에서 대운하를 통해 북경으로 가는 배에 타면 그때 자도록 하마.]

진삼낭; [다행히 네 오빠가 준 돈이 거의 다 남아있어서 배를 얻어 타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게다.] 소매 속에 들어있는 묵직한 돈주머니를 만지고

이진진; [북경에는 아는 사람이 있는가요?] 눈치 살피며

진삼낭; [북경에는 없지만 태산 근처 제남(濟南)에는 지인이 몇 있단다.]

이진진; [태산에는 무림이라는 세계를 지배하는 무림맹의 총단이 있다던데...] [전부터 궁금한 게 있었어요.] 눈치 보며

진삼낭; [어미가 무림인이 아닐까 생각해왔겠지?]

이진진; [어렸을 때부터 느낀 것이지만 어머니는 무공을 익히신 것같았어요.] 끄덕이고

진삼낭; [무공...] [익히긴 했지.] [비록 내세울만한 실력을 못되지만...] 아련한 표정으로 독백하고

말없이 기다리는 이진진

진삼낭; [진진이 너도 다 자랐으니 어미의 비밀을 알 때가 되었구나.] 미소 끄덕

진삼낭; [사실 어미는 무림맹 사람이었단다.]

이진진; [어머니가 무림맹 소속이었군요.] 흥분

진삼낭; [그렇긴 하다만 그리 대단할 게 없는 신분이었다.] [무림맹 맹주 철면무제님의 유일한 핏줄이신 섭아연 아가씨의 몸종이었을 뿐이다.]

이진진; [몸종이라 해도 무림맹주님의 외동딸을 모셨으면 절대 보잘 것 없는 신분은 아니었겠어요.]

진삼낭; [무림맹 내의 은밀한 사정은 누구보다 잘 아는 위치이긴 했다.] 끄덕

진삼낭; [다만 어미는 무공에 별 관심이 없어서 섭아연 아가씨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무공수련에 열심을 내진 않았단다.]

진삼낭; [그게 두고두고 후회되는 일이었지.] [무공만 제대로 익혔어도 그 후에 닥친 여러 번의 고난을 좀 더 쉽게 넘길 수가 있었을 텐데...] 한숨

이진진; (익힌 무공이 대단치 않은 것이라 오빠와 내게는 가르치지 않으셨겠구나.) + [헌데 어쩌다가 무림맹을 떠나시게 된 건가요?]

진삼낭; [어미는 섭아연 아가씨의 부탁을 받고 어떤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무림맹을 떠났었단다.]

진삼낭; [하지만 곧 원수들이 알아차리고 추적을 했는데...] [절체절명의 순간 네 아버지가 도와주어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마차 앞쪽을 보며

진삼낭; [네 아버지가 다리 하나를 못 쓰게 된 것은 그때 어미를 도와주는 과정에서 다친 후유증 때문이었다.]

이진진;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마부석 쪽을 보고

 

#112>

[!] 마부석의 이산하의 눈이 부릅떠지고

마차가 달려가는 멀리 앞쪽에 사람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이산하; (이런...) 급히 말 고삐를 당겨 마차의 속도를 줄이고

이산하; (이른 새벽에 이런 외진 길가에 어슬렁거리는 놈들이라면...) 긴장한 채 머리 앞을 보고

<흑사회의 파락호들이다!> 네 명의 건달들이 길을 막고 서서 어슬렁거리고 있는 모습 배경으로 이산하의 생각 나레이션. 안개가 제법 짙게 끼어 있어서 그자들은 아직 마차를 발견하지 못했다.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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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이진진이 갇혀있던 건물을 밖에서 본 모습. 경비서는 건달들이 건물 앞을 지나가고.

건물의 문이 조금 열려있고

그 틈으로 밖을 내다보고 있는 진삼낭. 진삼낭의 뒤에는 이진진이 두려움과 흥분에 떨며 서있고

건달들이 멀어지는 것이 문틈으로 보이고

진삼낭; [되었다. 이제 나가도 된다.] 끼익! 문을 열고 나가고

이진진과 함께 담장 쪽으로 가는 진삼낭. 뒤를 돌아보며

담장의 구석진 곳에 이른 모녀. 담장은 3미터가 넘고. 하지만

진삼낭; [엄마가 도와주마.] 뒤에서 이진진의 허리와 엉덩이를 잡고.

번쩍! 이진진을 들어서 위로 올려주는 진삼낭.

손을 뻗어 담장 윗부분을 잡는 이진진

이진진의 발바닥을 잡고 위로 밀어 올리는 진삼낭

힘겹게 담장 위로 올라가는 이진진

[!] 놀라는 이진진

담장 밖의 골목. 인적이 없는 곳인데 마차 한 대가 어둠 속에 서있다. 말 한 마리가 끄는 사람 타는 마차인데 그리 크진 않다. 그 마차 옆에는 이산하가 서서 올려다보고 있다. 허리에는 칼을 차고 있고

이진진; (아버지!) 감격

두 손을 벌려서 뛰어내리라고 하는 이산하

뛰어내리는 이진진.,

두 팔로 받는 이산하.

콰당탕! 이진진을 안은 채 나뒹굴고.

이진진; [... 괜잖으세요 아버지?] 이산하를 부축하여 일어나고

이산하; [아비 걱정은 하지 말거라.] 일어나고

이산하; [미안하다 진진아! 미안해.] 딸을 끌어안고 우는 이산하

이진진; [아니에요. 아니에요 아버지.] 같이 끌어안고 우는 이진진

담장 안쪽에서 뒷걸음질 치는 진삼낭

심호흡하고

! 앞으로 달려가고

! 도약해서

휘릭! 단번에 담장 위로 올라서는 진삼낭. 진삼낭은 무공을 익히긴 했지만 막 하늘을 날아다닐 정도로 대단하진 않다.

이산하와 끌어안은 채 울다가 돌아보며 놀라는 이진진. 휘익! 진삼낭이 담장 위에 내려서고 있고.

이진진; (어머니가 무공을 지니고 계셨을 줄이야.) 놀랄 때

진삼낭; [서둘러요.] 휘릭! 뛰어내리고

진삼낭; [언제 단지회 놈들이 알아차릴지 몰라요.] 덜컹! 마차의 문을 열며 말하고

이산하; [... 알겠소.] 서둘러 마부석으로 올라가고

이진진을 먼저 마차에 태우고 자신도 타는 진삼낭

! 마차의 문이 닫히고.

이산하; [이랴!] 말 고삐를 채는 마부석의 이산하

두두두! 마차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곧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마차

 

#98>

황금전장. 밤이 깊었고.

뇌옥. 무사들이 입구를 경비하고 있다.

 

뇌옥 안.

입구쪽의 문이 열린 감 방 안에서 간수들 네 명이 마작을 하고 있다. 모두 복면을 쓰고 있는데 간수1이 덩치가 가장 크다. 이 감방은 간수들의 생활공간이라 이런 저런 집기들이 많다. 무기나 고문도구들도 있고. 그러다가

까각! ! 무슨 소리가 들려 움찔하는 간수들

간수1; [이거 뭔 소리야?] 문쪽을 보고

간수2; [쇠붙이로 돌 벽을 긁는 소리 같소.] 마작 패를 만지며

끼긱! ! 이어지는 소리

간수3; [이청풍, 그놈이 갇혀있는 감방 쪽에서 들리는 소리요.] 역시 마작 패를 만지며

간수4; [그놈 설마 수갑이나 족쇄로 돌벽을 뚫고 나갈 생각인가?]

간수2; [두께가 세자가 넘고 쇠같이 단단한 오석을 어느 세월에 뚫어?] 복면 속에서 웃고. 그때

간수3; [됐어! 삼색동순(三色同順;마작의 족보)!] 달칵! 자기 패들을 뒤집어 모두에게 보여주며 웃고

[이런!] [당했구만!] [젠장!] 다른 세 놈 자기들 패를 허물어 버리며 투덜대고. 그때

기익! 끼기긱! 이어지는 쇳소리

간수1; [저 찢어죽일 놈 때문이다,] 벌떡 일어나고

간수1; [정신 사나워서 도무지 패에 집중할 수가 없었어.] ! 몽둥이를 하나 잡고

간수1; [저 새끼하고 한바탕 놀고 올 테니 너희들끼리 한판 돌아라.] 몽둥이를 들고 입구로 나가고

간수3; [아주 죽이지는 마십쇼. 장주님으로부터 죽이라는 지시가 내려온 건 아니나...] 마작 패를 섞으며 말하고

 

#99>

복도를 걸어가는 간수1. 끼익! 끼긱! 그 사이에도 소리가 이어지고

간수1; [이청풍! 네놈이 아주 매를 버는구나.] 복면 ,속에서 이를 갈며 청풍의 감방으로 다가가고

옆구리에 찬 열쇠꾸러미를 벗이며 철문 위쪽의 틈으로 안을 보는 간수1

끼긱! ! 청풍이 등을 보이는 자세로 벽을 향해 앉아서 손목에 찬 수갑으로 벽을 긁고 있다. 발목에 차고 있던 족쇄를 풀었지만 벽을 보고 앉아있어서 그 사실이 안 보인다.

간수1; [오냐! 오늘 저승이 어떤 곳인지 살짝 구경하고 오게 해주마.] 철컥! 열쇠를 구멍에 넣고 돌리고. 이어

철컹! 문을 열고 들어가는 간수1. 하지만

끼긱! ! 청풍은 돌아보지 않고 수갑으로 벽을 긁고 있고

간수1; [우리 신경을 긁어대는 걸로 복수를 할 생각인 것 같은데...] 열쇠고리를 허리에 차며 안으로 들어서고. 문은 열린 상태

간수1; [먼저 내 몽둥이찜질부터 견뎌야할 것이다!] 몽둥이를 쳐들어 청풍을 내리치려 하고. 바로 그때

부악! 철컹! 앉은 채로 홱 돌아서며 족쇄를 강하게 휘두른다. 간수1의 정강이를 노리고

빠캉! 간수1의 정강이를 강타하는 족쇄의 끝 부분들

간수1; [끄악!] 비명 지르는 간수1의 몸이 앞으로 기울어지고. 다음 순간

! 청풍의 손에 들린 가는 쇠꼬챙이가 간수1의 목을 아래에서 찌른다. 복면 아래쪽에서 위로

간수1; [끄윽...] 복면 속에서 눈을 까뒤집고

 

#100>

<끄악!> 마작 하던 놈들 귀에 들리는 간수1의 비명

간수2; [시작했구만.] 마작하면서 웃고

간수3; [걱정이야. 간수장 성격에 빡치면 이가놈을 죽일 수도 있어.]

간수4; [후환을 모르지 않을 테니 죽이진 않을 걸세.] [신경 끄고 빨리 패나 가져가.] 마작에 열중하고

 

#101>

다시 청풍이 갇혀있던 감방

따당! 들고 있던 몽둥이를 떨어트리는 간수1. 몸이 앞으로 기울어져 청풍의 몸 위로 쓰러지려 한다

청풍; (금강불괴가 아닌 한 느닷없이 정강이를 맞으면 극심한 고통에 몸이 앞으로 기울어질 수밖에 없다.) 쇠꼬챙이를 간수1의 목에 깊이 찔러 넣은 채 눈 번득이고

청풍; (그럼 짧은 쇠꼬챙이로도 치명상을 입힐 수 있지.) ! 일어나며 다른 손으로 간수1의 뒷덜미를 움켜잡아서 쇠꼬챙이가 더 깊이 목에 파고 들어가게 하고

간수1; [... 이 새끼...] ! 양손으로 청풍의 목을 마주 움켜쥐며 벌벌 떨지만

꾸욱! 목이 조여지면서도 쇠꼬챙이를 더 깊이 밀어 넣는 청풍

부르르! 청풍의 목을 조이던 간수1의 손이 떨리고. 다음 순간

퍼억! 청풍의 옆으로 나뒹구는 간수1

청풍; [헉헉!] 옆으로 주저앉으며 헐떡이고

청풍; (가축이 아닌 인간을 죽였다.) 옆에서 죽어가며 벌벌 떠는 간수1을 보고

청풍; (인간으로서는 해선 안되는 짓이지만 죄책감도 후회도 들지 않는다.) (지난 며칠간 겪은 풍파로 인해 인간으로서의 감정이 메말라버린 때문일 것이다.) 간수1의 복면을 잡고

청풍; (이자를 죽이지 않으면 여길 살아서 나갈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고...) ! 간수1의 복면을 벗긴다. 복면 속에서 드러나는 것은 추악하게 생긴 얼굴이다.

 

#102>

대경도장. 깊어지는 밤. 여전히 흥청. 입구를 건달들이 지키고 있고. 그러다가

건달4; [왕융, 이 새끼 오줌을 얼마나 오래 싸는 거야?] 건달3이 오줌 누러 간 골목 쪽을 보며 오만상 쓰고

[오줌 싼다는 핑계로 샌 거 아니야?] [왕융이 놈 요즘 도화루의 춘앵이 년한테 빠져 있잖아.] 다른 놈들도 궁시렁대고

건달4; [일 팽개치고 농땡이 치러 간 거면 그냥은 못 넘어가지.] 골목으로 가고

건달4; [누군 좋아서 경비서는 줄 아나?] 궁시렁 대며 골목으로 들어가고. 헌데

[끄으으...] 골목 어둠 속에 누가 바닥에 쓰러져 벌벌 떨고 있다. 그걸 보고 놀라는 건달4

[왕융!] 건달4의 비명 배경으로 골목 안에 쓰러져 있는 건달3의 모습. 아랫도리를 부여잡은 채 벌벌 떨고 있다. 피투성이가 되어 있고

 

#103>

다시 황금전장의 뇌옥.

뇌옥 내부. 간수들이 마작을 하고 있는 감방. 문이 열려있는데

마작 하던 세 놈이 흠칫! 하며 입구쪽을 본다. ! 누군가 열린 문 앞을 지나간다. 복면을 쓴 인물이다. 이자는 물론 간수1이 아니고 간수1의 복면과 옷을 입은 청풍이다. 복면을 쓰고 있을 때는 청풍(복면)으로 표기

간수2; [어디 가쇼?] 마작하며 묻고

청풍(복면); [피를 좀 봤더니 찜찜하다. 나가서 손 좀 씻고 오겠다.] 말하며 지나가고. 실제로 복면과 옷에 피가 묻어있다. 복면 뿐 아니라 옷도 간수1의 것으로 갈아입고 있다.

간수2; (목소리가 얇은데...) + [그러게 적당히 하지 그랬소?]

간수3; [우리끼리 패 돌릴 테니 피 냄새 지우고 오쇼.] 건성으로 말하며 마작하는 놈들

복도를 지나 뇌옥 입구인 철문으로 가는 청풍(복면).

청풍(복면); (마지막 고비다.) 눈 번뜩

청풍(복면); (이 철문만 통과하면 죽을 고비를 넘기는 게 된다.) 떨리는 손으로 철문의 손잡이를 잡고. 이어

철컹! 철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고

밖에서 경비 서던 무사들이 돌아보고

무사1; [어딜 가나 간수장?]

청풍(복면); [이가놈 버릇을 고치려다가 피를 좀 봤소.] [우물에 가서 손 좀 닦고 와야겠소.] 철컹! 철문을 닫고

무사1; [죽이진 않았겠지?] 한숨

청풍(복면); [걱정 마시오. 살려는 뒀으니...] 무사들을 등지고 걸어간다.

무사1; [성질들 하고는...]

무사1; [하긴 저렇게 무자비하고 잔혹한 성질들이니 간수 노릇을 하고 있지.] 멀어지는 청풍을 보며 혀를 찬다.

청풍(복면); (드디어 뇌옥을 빠져나왔다.) 곁눈질로 뒤를 보며 흥분. 주먹 꽉

청풍(복면); (벽소소...) 벽소소를 떠올리고

청풍(복면); (생각같아서는 그년의 거처를 찾아가 화풀이를 하고 싶지만...)

청풍(복면); (진진이가 위기에 처해있을 테니 촌각을 아껴 대경도장으로 가야한다.)

청풍(복면); (조금만 더 기다려라 진진아. 오빠가 구해주러 갈 테니...) 서둘러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청풍(복면)

 

#104>

뇌옥 내부

청풍이 갇혀있었던 감방, 철문은 닫혀있고

철문 안쪽, 벽쪽에 입구를 향해 등을 보이는 자세로 누가 누워있다. 양손과 발목에 수갑과 좃쇄가 채워져 있고 몸에는 피에 쩔은 누더기를 걸친 사내.

그 사내의 얼굴 보여주고. 물론 청풍이 아니라 간수장이다. 청풍이 그자와 옷을 바꿔 입었다. 목에 생긴 상처에서 피가 흘러나오고 있다.

 

#105>

다시 대경도장. 입구를 지키는 건달들이 뭔가 불안한 표정으로 안쪽을 기웃거리고 있고

도박장 내부. 이진진이 갇혀있었던 건물 앞에 여러 명의 건달들이 서서 웅성거리고 있다. 건달4와 동료들도 그 중에 있다. 열려진 문을 통해 건물 안쪽의 모습이 보이고

건달5와 건달6이 죽어있고 두 명의 나이 든 건달들이 살펴보고 있다. 그때

정필; [무슨 일이냐?] 뛰듯이 다가오고. 건달1과 건달2가 뒤따라오고. 급히 물러서고나 돌아보는 건달들

정필; [이가년이 도망쳤다는 게 사실이냐?] 분노하며 건물로 다가오고

[총관님!] [어서 오십시오.] 겁에 질리고 눈치 보며 굽신거리는 건달들

[!] 건물로 다가와 눈 부릅뜨는 정필.

건물 안의 모습. 건달5와 건달6이 죽어있고 살펴보던 건달 두 명은 옆으로 물러서있다.

정필; [어떤 놈 짓이냐?] 이를 부득 갈고

건달4; [... 왕융 말로는 범인은 나이가 좀 있는 계집이었다고 합니다.] 눈치 보며

정필; [나이가 있는 계집?] 눈 부릅.

건달5; [그리고 이각쯤 전에 뒷문쪽 골목에서 마차 한 대가 급히 빠져나가는 걸 본 놈들이 있습니다.]

정필; [그럼 뭘 기다리고 있어?] [당장 추적하지 않고!] 버럭 고함지르고

[... 죄송합니다 총관님!] [즉시 추격하겠습니다,] 겁에 질려 굽신거리는 건달들

정필; [회주님께도 지금 상황 보고하고 지원을 부탁드려라.] 눈 부라리며

[존명!] [분부 받들겠습니다 총관님!] 대답하며 사방으로 흩어지는 건달들, 건달1과 건달2만 남아있다.

정필; (이진진을 구해간 게 나이 든 계집이라면...) 걸어가며 이를 부득. 눈이 번들

정필; (이진진의 어미일 것이다. 내가 들이닥쳤을 때 집에 없었던...)

정필; (네년이 뭔가 내력을 숨기고 있었던 모양이다만...) (반드시 잡아서 딸 년과 함께 몸을 팔게 해주겠다.) 사악하게 웃고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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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여전히 황금전장. 주방.

음식 만드느라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주방. 수많은 요리사들이 화덕에서 웍을 돌리며 요리를 하거나 기름에 튀기거나 탁자 위의 도마에 식재료를 놓고 칼질을 한다.

그 중 한 화덕에서 웍을 돌리며 요리하는 주대육. 주대육 뒤에는 요리사1이 방짜로 만든 큰 접시를 두 손으로 들고 대기중이다. 다른 요리사들이 힐끔거리며 보고

<별일이로군. 총주방장님이 직접 요리를 하시다니...> <그러게나 말이야. 오늘 저녁에는 딱히 귀빈이 들른 것도 아닌데...> 요리사들 곁눈질로 보며 생각할 때

이윽고 웍을 화덕에서 들어서 웍 안의 요리를 요리사1이 들고 있는 접시에 옮기는 주대육. 요리는 깍두썰기한 고기와 부추, 파등의 길쭉한 야채를 섞어서 볶은 요리다.

주대육; [되었다.] 웍을 접시에서 떼고

주대육; [식기 전에 갖다주고 와라.]

요리사1; [예 총주방장님!] 고개 숙이고

서둘러 주방에서 나가는 요리사1

웍을 다시 화덕에 내려놓으며 그걸 보는 주대육

주대육; (미안하다 청풍아.) 쓰고 있던 모자를 벗고

주대육; (내가 널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로구나.) 벗은 모자로 이마의 땀을 닦고

주대육; (내 요리를 먹고 힘내서... 아무쪼록 뇌옥을 탈출하기 바란다.) 밖을 보며 소리없이 한숨 쉬고

 

#91>

뇌옥. 뇌옥 입구에 요리사1이 서있다. 두 손으로는 접시를 들었는데 접시는 반원형의 뚜껑으로 덮여있다. 뇌옥 입구를 지키고 있던 네 명의 무사들이 요리사1과 대화중이다.

요리사1; [총주방장님이 옛정을 생각해서 이청풍에게 주라고 만든 요리요.] 접시를 내밀며 말하고. 긴장한 표정

[죽어 마땅한 놈에게 총주방장님이 직접 요리를 해서 보내다니...] [이가놈에게 이렇게 과분한 대접을 해도 되는 건가?] 다른 무사들은 궁시렁 거리지만. 나이가 가장 많은 요리사는 심각한 표정이고

무사1; (장주님에 끼치는 영향력으로 따지자면 총주방장은 본장을 통틀어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무사1; (그런 거물에게 미움을 사서 좋을 일은 없지.) + [간수장을 나오라고 해라.] 동료에게 말하고.

무사2; [예 당주님!] 대답하며 철문으로 가고

무사2; [간수장! 문 좀 열어보시오.] 땅땅! 손잡이에 달린 고리를 때리며 철문에 난 길고 좁은 환기구에 대고 외치고. 그러자

<무슨 일이오?> 철컹! 문이 열리며 말소리가 들리고. 이어

철문을 반쯤 열며 내다보는 복면을 쓴 간수1

무사1; [총주방장님이 이청풍에게 음식을 만들어 보내셨네. 가져다주게나.] 옆에 서있는 요리사1에게 간수1에게 가라고 고개짓하며 말하고.

간수1; [총주방장님의 요리? 중죄인에게 과분한 대접이로군.] 다가오는 요리사1을 보며 복면 속에서 눈 번뜩이고.

요리사1; [이청풍에게 잘 좀 전해주시오.] 접시를 내밀고

간수1; [그러지.] 덜컥! 말하며 접시를 덮은 반구형의 덮개를 열고.

그러자 드러나는 요리

간수1; [냄새 죽이는군.] 복면 속에서 코를 벌름. 이어

손가락으로 대충 음식을 휘젓고

요리사1; [... 무슨 짓이오?] 기겁하고

간수1; [음식 속에 혹시 이상한 걸 숨겼는지 확인하는 게 간수장인 내 의무야.] 이리저리 휘저어 보며

요리사1; [아무리 그래도 총주방장님께서 정성들여 만든 음식을...] 분노하는데

간수1; [화낼 거 없어. 난 내가 할 바를 하는 것뿐이니 총주방장님도 화를 내진 못할 게다.] + [이상없군.] 음식에서 손을 떼고

간수1; [요리는 틀림없이 이청풍에게 전해주었다고 총주방장님께 전해드려라.] 한손으로 접시를 잡고 다른 손으로 들고 있던 뚜껑을 요리사1에게 내밀고

요리사1; [총주방장님께는 내가 여기서 보고 들은 대로 전해드리겠소.] ! 간수1이 내미는 뚜껑을 낚아채며 화난 표정,.

이어 거친 걸음으로 뇌옥을 떠나는 요리사1

간수1; [아이구 무서워라. 너무 무서워서 오금이 다 떨리네.] 피식 웃으며 요리사1의 뒷모습을 보고

무사1; [그만 이청풍에게 요리를 가져다주게나.] 한숨 쉬며 들어가라고 손짓하고

간수1; [예예...] 냉소하며 그그긍! 안쪽에서 철문을 닫고

철컹! 닫히는 철문.

무사1; (어리석은 놈! 총주방장의 성질 건드려봐야 좋을 거 하나 없거늘...) 혀를 차며 철문을 보고

 

#92>

청풍이 갇혀있는 감방. 어둡다. 철문에 아래 위로 나있는 환기구로 불빛이 흘러들고

바닥에 시체처럼 누워있는 청풍. 만신창이가 된 모습으로 멍하니 눈을 뜨고 있다. 물론 양 손목과 발목에는 수갑과 족쇄가 채워져 있다.

이진진과의 즐겁던 기억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자신의 팔을 잡고 웃던 이진진. 이진진을 업고 개울을 건너던 어린 시절의 자신. 좁은 방에 가족들끼리 둘러앉아 음식을 먹으며 웃던 모습. 도축장으로 가는 자신을 빈민가 입구에서 배웅하던 이진진의 모습 등. 하지만

건달들에게 끌려가며 울부짖는 이진진의 모습을 연상하고

청풍; (진진아!) 이를 악물고

청풍; (미안하다. 못난 오빠를 용서해라.) 주르르! 눈 꼬리로 눈물이 흘러내리고

청풍; (네가 잘못되면 나도 더 이상 살아있을 수가 없을 것이다.) 끄윽! ! 필사적으로 울음 삼키며 울고. 그때

[웬 청승이냐?] 철컹! 철문이 열리며 들어오는 간수1. 한손에는 접시를 들고 있고

간수1; [사내놈이 계집애처럼 질질 짜기나 하고...] [같은 사내로 창피하니 아랫도리에 달린 거 떼버려라.]

대답하지 않고 돌아보지도 않는 청풍

간수1; [원한다면 어르신이 싹뚝 잘라줄 수도 있다.] 옆에 멈춰서며 히죽 웃고

여전히 대답 없는 청풍

간수1; [그 새끼...] 피식 웃고

간수1; [이래저래 낙심이 크겠지만 이거 먹고 힘내라.] [총주방장님이 널 위해 특별히 만들어보낸 요리다.] 접시를 청풍에게 내밀고. 그러다가

간수1; [어이쿠!] 일부러 손을 뒤집어 접시를 떨어트린다.

후두둑1 음식들이 청풍의 얼굴과 가슴에 쏟아지고. 움찔! 하는 청풍.

따당! 구리로 만든 접시가 바닥에 떨어지며 요란한 소리를 내고

간수1; [이를 어쩌나? 손이 떨려서 음식을 쏟아 버렸구만.] 히죽 웃고.

그래도 반응 없는 청풍

간수1; [어쨌거나 요리를 전해주라는 총주방장님의 지시는 이행한 셈이니 날 탓하진 마라.] 덜컥! 바닥에 떨어진 구리 접시를 집어들고

간수1; [배고프면 바닥에 쏟은 요리 주워 먹어라.] 흐흐흐! 웃으며 감방에서 나가고.

철컹! 다시 닫히는 철문.

청풍; (쓸데없는 짓을 하셨다.) 주대육을 떠올리며 우울한 표정

청풍; (두 번 다시 햇빛을 볼 수 없는 신세인데 맛난 요리가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철컹! 수갑으로 채워진 두 손을 움직여 얼굴과 가슴에 쏟아진 음식을 떼어낸다. 헌데

멈칫! 고기와 함께 볶아진 부추, 파등의 길쭉한 야채들을 얼굴에서 떼어내던 청풍의 손이 멈칫하고. 이어

청풍; (이건...) 집어든 길쭉한 야채를 올려다보며 눈 치뜨고

츠으! 다른 야채들과 섞여있는 꾸불구불한 철사. 상당히 굵은 철사인데 검게 코팅이 되어 있어서 부추나 파와 구분이 안되었다.

청풍; (쇠꼬챙이!) 흥분하여 철사를 올려다보고

청풍; (요리에 쇠꼬챙이가 끼어있었다. 검은색이 칠해져있고 부추와 파에 섞여있어서 눈에 뜨이지 않았다.) 올려다보며 흥분하고

청풍; (총주방장님!) 주대육을 떠올리며 힘겹게 일어나고

청풍; (이건 그분이 내게 보내주신 구원의 열쇠다!) 흥분하며 쇠꼬챙이를 보고

<이것만 있으면 수갑과 족쇄를 풀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은 제법 걸리겠지만...> 수갑에 난 구멍에 쇠꼬챙이를 끼우려 하며 흥분하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93>

금릉의 환락가. 불야성. 한창 흥청거리는 시간이다.

환락가 뒷골목. 도박장이 즐비한 곳.

그중 대경도장에도 사람들이 많이 드나들고. 건달들이 몇 명 입구에 서서 출입하는 사람들을 감시하고 있고. 그러다가

건달3; [저녁 먹을 때 곁들인 반주 때문인지 오줌보가 터지겠구만.] 얍삽한 인상의 서른살쯤 된 건달이 오만상을 쓰며 다리를 꼬고

건달4; [내 그럴 줄 알았다. 반주치고 너무 많이 푼다고 했더니만...] 혀를 차고

건달3; [물 좀 빼고 올게.] 아랫도리를 부여잡고 옆의 골목으로 뛰어 들어가고

건달4; [하여간 왕융 저 새끼는 술 욕심, 계집 욕심이 지나쳐서 문제야.] 혀를 차고. 다른 놈들도 공감하고

근처 골목에 숨듯이 서서 그걸 보는 여자의 실루엣. 진삼낭이다.

 

#94>

좁고 어둑한 골목. 음침해서 오가는 사람은 별로 없고

촤아! 골목 담벼락에 대고 오줌 싸고 있는 건달3

건달3; [휴우! 살 것 같다.] 부르르! 쏴아! 몸을 떨며 오줌을 싸고

건달3; [하마터면 바지에 그냥 지릴 뻔 했다.] 웃고. 하지만 그 직후

! 날카로운 칼끝이 건달3의 등에 닿는다. 옷을 뚫고 들어와 살갗에 조금 박히는 그 칼은 그리 길지 않은 휘어진 칼이다. 바로 진삼낭의 두 자루 칼 중 한 자루다.

건달3; (!) 기겁하는데

진삼낭; [큰 소리 내면 그 즉시 척추를 끊어버리겠다.] ! 뒤에서 칼을 건달3의 등에 댄 채 살벌한 표정

진삼낭; [그럼 평생을 앉은뱅이가 되어 지내야할 것이다.]

건달; (계집...) + [... 원하는 게 뭐냐?] 곁눈질로 뒤쪽의 진삼낭을 보며.

진삼낭; [네놈들이 저녁 무렵에 끌고 온 계집아이가 지금 어디 갇혀있는지 말해라.] 살벌한 표정으로

건달3; [... 계집아이라니...] 비지땀. 곁눈질하며

건달3; [난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 [!] 기겁하며 아래를 보고

! 진삼낭이 다른 칼을 건달3의 거시기에 대고 있다.

진삼낭; [쓸데없는 소리를 하면 환관으로 취직하게 해주겠다.]

건달3; [... 말하겠다. 그러니 제발 조심해다오!] 울상

 

#95>

대경도장의 안채.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인 안쪽에 건물들이 많다.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그 건물들로 도박꾼들과 몸 파는 여자들이 드나든다. 건물 안에서 야한 소리들도 들리고. 건물들 사이를 어슬렁거리는 건달들이 몇 보이고. 경비 서는 중이다.

그러다가 누군가를 발견하는 건달들.

여자 한명이 고개를 푹 숙인 채 쟁반을 들고 걸어간다. 여자는 수건으로 머리를 가리고 있어서 얼굴이 잘 안 보인다. 이 여자는 진삼낭이다. 들고 있는 쟁반에는 술병과 안주, 술잔이 얹혀져 있고

[저 년 못 보던 얼굴인데...] [새로 온 들병이겠지 뭐.] 건달들이 진삼낭을 대수롭지 않게 보아 넘기고

진삼낭; (다행히 날 의심하는 자들은 없다.) (대경도장 내에는 도박꾼들에게 몸을 파는 여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건달들을 곁눈질로 보며 어느 건물로 가는 진삼낭. 가장 외진 곳에 자리한 건물이다.

진삼낭; (오줌 싸다가 내게 걸린 놈의 진술대로라면 진진이는 저 건물에 갇혀있다.) 초긴장한 채 건물로 다가간다.

 

건달3; [... 네가 말한 그년은 얼굴이 반반한 덕을 봤다.] 건달3이 겁에 질려 말하던 장면이 진삼낭의 머리에 떠오르고

건달3; [가족이 빚을 못 갚아서 끌려오는 년들은 바로 사창가에 넘기거나 도박장 내에서 몸을 팔게 되어 있었다.]

건달3 [하지만 그년은 워낙 미색이 뛰어나 총관이 욕심을 냈다.] [비싸게 팔아먹기 위해 흥정을 하다 보니 아직 다른 데로 팔려가지 않은 것이다.]

회상 끝

 

진삼낭; (아무쪼록 그자의 말이 사실이길 바랄 뿐이다.) 이를 바득 갈며 앞쪽 건물로 가고

 

#96>

건물 내부. 두 명의 건달이 탁자에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다. 정필을 따라왔던 네 명의 건달 중 두 놈이다. 한쪽 구석에 놓인 더러운 침대에는 입에 재갈이 물린 이진진이 쓰러져 있다. 두 손도 뒤로 돌려진 채 광목천으로 묶여있고. 발목도 역시 광목천으로 묶여있다. 눈을 감은 채. 허리띠에는 운신장이 준 작은 호리병을 달고 있는 것 주의

건달5; [저 년 볼수록 대단한 물건이지?] 이진진을 보며 동료에게

건달6; [좀 병약한 게 흠이긴 하지만 얼굴은 그야말로 경국지색이야.] [이 바닥에 살면서 숱한 기녀들을 보았지만 저만한 미태를 지닌 년은 못 봤어.]

건달5; [그래서 총관이 흥분해서 사방팔방으로 구매자를 찾고 있잖아.]

건달6; [저년은 잘만 팔면 몇 만 냥을 받을 수도 있을 거야.] [그럼 총관은 한방에 신세 피는 거지.]

건달5; [비싸게 팔면 수고한 우리에게도 떡고물이 좀 떨어지겠지?]

건달6; [그랬으면 좋겠지만 총관이 워낙 짠돌이라 우리 몫이 떨어질지 모르겠구만.] 고개 젓고.

건달5; [하여간 아깝게 되었어.] [팔 물건이 아니었다면 우리가 먼저 맛을 봤을 텐데 말이야.] 이진진을 보며 입맛 다시고

건달6; [경험 없는 계집들을 길 내주는 게 우리 역할이기도 하지.] 히죽거리고

진저리를 치는 이진진

이진진; (제발...) 두려움에 떨고

이진진; (진진이를 구하러 와줘 오빠.) 청풍을 떠올리며 울고. 바로 그때

덜컹! 문이 열리며 진삼낭이 들어온다. 한손으로 술병과 안주가 얹혀진 쟁반을 들고. 이진진은 눈을 감고 있어서 진삼낭을 못 알아보고

건달5; [어 네년 뭐야?] 흠칫! 하며 돌아보고. 건달6도 술 마시며 곁눈질로 진삼낭을 보고

진삼낭; [총관님께서 두 분이 수고하신다고 술을 보내셨어요.] ! 문을 닫으며 말하고. 순간

이진진; (이 목소리는...) 감았던 눈을 번쩍 뜨고.

<엄마!> 쟁반을 들고 건달들에게 다가가는 진삼낭을 배경으로 이진진의 흥분

건달5; [총관님도 참 자상하시구만.] 경계 풀며 웃고

건달6; [어린 계집 감시하느라 지루할까봐 들병이를 보내셨어.] 히죽거리며 진삼낭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그 직후

진삼낭; [물론 제가 가져온 건 술만이 아니랍니다.] 가까이 다가오고

건달5; [알아. 네년이 뭘 또 가져왔는지...] 히죽거리며 손을 뻗어 진삼낭의 엉덩이를 만지려 하고. 그 순간

! 콰창! 들고 온 쟁반을 그자의 상판에 강하게 처박는 진삼낭.

건달5; [!] 쟁반에 얹혀져 있던 음식과 그릇에 얼굴이 강타당하며 뒤로 나자빠지려는 건달5

건달6; [네년이..] 경악하며 급히 허리에 찬 칼을 뽑으려 하지만

스악! 오른손으로 왼쪽 소매 속에서 휘어진 칼을 뽑아 그대로 휘두르는 진삼낭

서걱! 목이 깊이 베이며 눈 치뜨는 건달6. 허리에 찬 칼을 뽑으려는 자세로

건달6; [!] 푸학! 베어진 목에서 피를 뿜어내며 앞으로 쓰러지려하고

건달5; [지랄...] 콰당탕! 나뒹굴며 얼굴에 묻은 음식을 손으로 쓸어내고. 하지만

건달5; [!] 일어나려다가 기겁하고. 진삼낭이 덮치며 두 손으로 칼을 거꾸로 잡고 내리찍는다

건달5; [... 안돼!] 손으로 막으려 하지만

! 그대로 건달5의 가슴에 칼을 깊이 찍는 진삼낭. 건달5의 몸을 깔고 앉는 자세로

놀라 일어나려는 이진진

건달5; [끄윽...] 눈을 까뒤집다가

털썩! 바닥에 널브러지는 그자의 팔 다리

진삼낭; [버러지들...] ! 일어나며 건달5의 가슴에서 칼을 뽑고

진삼낭; [감히 내 딸을 해꼬지 하려한 대가다.] 가슴에서 피가 뿜어지는 건달5의 시체에서 떨어지고. 건달6은 목이 반쯤 잘려 탁자에 엎어진 자세로 죽어가고 있다.

진삼낭; [안심해라 진진아.] 서둘러 침대로 가고. 이진진은 울고 있고

진삼낭; [엄마가 여기서 데리고 나가줄 테니...] 사각! 다가가 이진진의 손목을 묶고 있는 광목천을 칼로 잘라주고. 이어

이진진의 발목을 묶은 천도 잘라주는 진삼낭. 그 사이에 이진진은 입에 물려진 재갈을 자신의 손으로 끌어내리고.

진삼낭; [서두르자. 아버지가 뒷문 쪽에 마차를 대고 계실 것이다.] 이진진의 발목에 묶여있던 광목천을 제거하고. 순간

이진진; [흐윽!] 오열하며 진삼낭의 품에 와락 안기는 이진진. 놀라는 진삼낭. 하지만

진삼낭의 목을 끌어안고 바들바들 떨며 우는 이진진. 말은 하지 않는다

진삼낭; (어리고 세상 물정 모르는 것이 얼마나 무서웠을까?) 이진진의 등을 다독이고

진삼낭; (하지만 걱정마라. 어미의 목숨을 바쳐서라도 널 지켜줄 테니...) 결의에 찬 표정이 되고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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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놔요! 놓으란 말이에요!] 울부짖으며 집에서 끌려나오는 이진진. 건달1과 건달2가 이진진의 팔을 우악스럽게 잡고 끌고 나온다. 그 앞에서 정필이 걸어가고 나머지 두 명의 건달은 주변을 둘러보며 함께 걸어간다. 험상궂은 그놈들 표정 때문에 몰려든 빈민가 사람들 겁에 질려 아무도 나서지 못하고

이진진; [아버지! 아버지!] 울부짖으며 멀어지는 이진진

[이게 무슨 난리여?] [저놈들, 흑사회의 파락호들 같은데 왜 이씨네 집에 쳐들어온 건가?] [하여간 진진이가 큰일 났구먼. 저놈들에게 끌려가면 사창가로 팔려갈 게 뻔한데...] [빨리 진진이 엄마나 청풍이에게 연락해야하는 거 아닌가?] 빈민가 사람들 웅성대고. 하지만 아무도 나서서 뭔가를 하진 않고. 일부는 문이 부서진 청풍의 집 안을 기웃거리고. 집 안에는 이산하가 쓰러져 있다.

[...] 사람들 사이에 서있는 뺑덕어미같은 인상의 여자

서둘러 정필 일행이 간 곳으로 달려간다.

 

#86>

역시 해가 막 진 저녁 무렵. 금릉.

금릉의 번화가. 고급스러운 찻집

찻집 안에서는 남녀가 차를 마시고 있고

룸이 있는 복도. 여자 점원의 안내를 받아 오는 진삼낭. 진삼낭은 차림은 추레하지만 태도는 당당하다. 주변 눈치 보지 않고

점원; [이 방이에요.] 어느 방문 앞에 서서 진삼낭을 돌아보고

진삼낭; [수고했어요.] 말하며 동전 한 닢을 점원의 손에 쥐어주고

점원; [뭘 이런 걸...] 새침하던 얼굴이 환히 펴지고

진삼낭; [부를 때까지는 방해하지 말아주세요.]

점원; [그리하겠사옵니다.] [좋은 시간 보내세요.] 밝게 웃으며 왔던 길 돌아간다.

점원; (차림은 추레한데 예의는 바른 여자잖아. 수고비도 줄 줄 알고...) 동전을 보며 희희낙락하고. 그 뒤에서 그걸 보며 방문을 여는 진삼낭

[어서 와요 언니.] 방문을 열고 들어가는 진삼낭의 귀에 들리는 음성

여자1; [헤매지 않고 잘 찾아오셨네요.] 작은 룸. 두 여자가 다과를 앞에 두고 앉아있다. 여자12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하녀 차림의 여자. 다른 여자는 40대의 까칠한 인상의 여자인데 역시 하녀차림이다.

진삼낭; [오가면서 이 찻집을 몇 번 본적이 있었거든.] 두 여자의 맞은편에 앉고

여자1; [그랬구나.] [이쪽 언니는 황금전장에서 일하는 제남댁이에요.] 함께 앉아있는 여자2를 소개하고

진삼낭; [반가워요. 정희동생에게서 말씀 많이 들었어요.] 여자2에게 인사하고

여자2; [정희의 간곡한 부탁 때문에 마지못해 오기는 했지만...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아요.] 새침하고

여자2; [황금전장은 사업 성격상 보안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어요.] [그래서 내부 사정을 허락없이 누설했다가는 경을 칠 수가 있다구요.] 새침하게

진삼낭; [물론 그러리라 짐작하고 있었답니다.] ! 말하며 주머니를 하나 여자2 앞으로 밀어주고

여자2; [이게 뭔가요?] 눈 반짝. 알면서도 묻고

진삼낭; [얼마 안되지만 저의 성의예요.] [초면인데 어려운 부탁을 드려서 죄송해요.] 은근하게 돈주머니를 밀어주고

여자2; (묵직하네.) + [이러지 않아도 되는데...] 진삼낭이 밀어준 돈 주머니를 집어 들며 입이 귀에 걸리고

여자2; [그래서 날 통해서 알고 싶은 게 뭔가요?]

진삼낭; [제 아들이 어제부터 황금전장에서 일을 하기로 되어 있었어요.]

여자2; [그래요?] 놀라고

여자2; [우리 황금전장에서 일할 정도면 뭔가 대단한 재주가 있겠어요.]

진삼낭; [제 아들 이름은 이청풍인데 고기를 잘 다룬답니다.] [그래서 황금전장의 총주방장님께서 직접 영입하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여자2; [주방에서 일한다면 살림 담당인 나와는 마주칠 기회가 없었는데...] 난감한 표정을 짓고

진삼낭; [그래도 같은 황금전장에서 일하니까 제 아들 소식을 들을 기회가 있지 않겠어요?]

여자2; [그렇긴 하지만... 헌데 왜 아드님 소식을 제게 묻는 건가요?]

진삼낭; [아무래도 제 아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같아요.] [어제 이른 새벽에 나간 후 아직까지 집에 돌아오지 않고 있답니다. 물론 연락도 없구요.]

여자2; [그건 확실히 걱정이 될만한 상황이군요.]

여자2; [알았어요.] [황금전장으로 돌아가는 대로 아드님 소식을 알아보도록 할게요.] [주방에서 일한다고 했으니 소식을 듣는 건 어렵지 않을 거예요.]

진삼낭; [부탁드릴게요.] 굽신

진삼낭; [제 아들 소식을 알아내 주시기만 하면 또 사례를 드리겠어요.]

여자2; [걱정 마세요. 아드님이 어떻게 지내는지 알아내는 대로 정희 동생을 통해 연락을 드릴게요.] 살갑게 말하고.

 

찻집에서 나오는 세 여자.

굽신거리는 진삼낭. 대충 인사하며 다른 곳으로 가는 두 여자

진삼낭; (생긴 것처럼 욕심이 많은 여자다.) 희희낙락하며 멀어지는 두 여자를 보고

서로 보며 뭐라 말하면서 키득거리는 두 여자.

진삼낭; (돈 벌 욕심에서라도 청풍이의 소식을 알아내는데 최선을 다하겠지.) 멀어지는 두 여자 보며 생각하는데

[진진엄마!]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돌아보는 진삼낭

뺑덕어미; [여기 있었네! 만나서 다행이야!] 달려오는 뺑덕어미같은 여자. 숨이 턱에 찼다. 주변의 사람들 피하면서 눈 흘기고

진삼낭; (우리 옆집에 사는 여자...) + [홍이엄마! 여긴 웬일이에요?]

뺑덕어미; [무슨... 무슨 일이 있으면 이쪽 거리로 와서 찾아달라고 했잖아.] 헐떡이며 멈춰서고. 그러자

진삼낭; (설마!) + [참 그랬지요.] 불길한 예감

뺑덕어미; [큰일 났어. 이러고 있을 시간 없어!] 진삼낭의 손목을 잡아끌고 돌아가려 하고

진삼낭; [무슨... 무슨 일이 생긴 건가요?] 끌려가며 굳어지는 얼굴

뺑덕어미; [... 흑사회의 파락호들이 몰려와서 진진이를 끌고 갔어!]

[!] 눈 부릅뜨는 진삼낭

 

#87>

황금전장. 역시 저녁 무렵

감옥. 일반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는데 감옥 철문이 열려있다. 일반무사들 외에도 여자무사1이 동료 여자 무사 두명과 함께 서있다.

 

청풍이 갇혀있는 감방. 청풍이 바닥에 누워있다. 손목에는 수갑, 발목에는 족쇄가 채워진 채. 옆에 죽 같은 음식이 담긴 그릇이 있지만 손 대지 않은 모습이고

청풍; (아무리 생각해도 여길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

청풍; (몸이 만신창이인 것도 있지만...) 철컥! 수갑에 채워진 두 손을 움직여 보고

청풍; (손목과 발목에 채워진 수갑과 족쇄 때문에 어떤 시도도 해볼 수가 없다.) 철컥거리는 수갑. 수갑에는 열쇠 구멍이 있다.

청풍; (물론 수갑과 족쇄에서 풀려난다고 해도 이 뇌옥을 빠져나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겠지만...) 한숨. 그때

철컹! 감방의 철문이 열린다. 흠칫! 하며 돌아보는 청풍

간수1; [이 감방입니다.] 철문을 연 채 누군가에게 말하고. 그러자

벽소소; [냄새 때문에 코가 썩겠어.] ! 오만상 쓰며 철문 밖에 나타나는 벽소소. 아주 화려한 옷을 입었다.

청풍; (벽소소...) 내심 분노하지만 말없이 보고

벽소소; [어머나! 몰골이 말이 아니네.] [정의의 사도께서 어쩌다 이리 초라한 모습이 되셨을까?] 안으로 들어오진 않고 철문 밖에서 청풍을 놀리고

청풍; [용무가 뭐요?] 누운 채 고개만 돌려 보면서 묻고

벽소소; [그래. 나도 이 냄새나고 더러운 곳에 촌각도 있기 싫으니 용무만 말하고 갈게.]

벽소소; [아주 기쁜 소식이 있는데 네게 직접 전해주고 싶어서 찾아왔어.]

청풍; (저 방탕한 계집이 기쁜 소식이라고 하니 당연히 나쁜 소식이겠지.)

벽소소; [이청풍 네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여운 누이가 있다는 거 알고 있어.]

청풍; (설마!) 눈 치뜰 때

벽소소; [맞아! 이진진이란 바로 그년 신변에 문제가 생겼어. 나에게는 기쁜 그 소식을 전하려고 찾아온 거야?] 마녀처럼 웃고

청풍; [무슨 짓을 한 거냐?] 분노하며 벌떡 일어나고

청풍; [설마 네년 진진이를 건드린 거냐?] 철컹! 철컹! 이를 갈며 입구로 돌진하려 하지만 발목에 채워진 길지 않은 족쇄 때문에 빨리 움직이지 못한다. 게다가

간수1; [얌전히 있어라!] ! 감방 안으로 들어오며 발길질로 청풍의 명치 아래를 차고

콰당탕! 나뒹구는 청풍. 하지만

청풍; [말해라! 진진이에게 무슨 짓을 한 거냐?] 일어나려 바르작거리며 악을 쓰고

벽소소; [궁금해 하는데 알려주는 게 도리겠지?] 배시시 웃고

벽소소; [네 사랑스러운 누이동생은 사창가에 끌려갔어.] [어쩌면 지금쯤 사내놈들에게 몸을 팔고 있을지도 몰라.]

청풍; [!] 눈 부릅. 엄청난 충격을 받고

벽소소; [상상해보렴. 네 누이의 가련한 몸뚱이가 냄새나고 징그러운 털북숭이 사내들에게 깔려 바르작 거리는 모습을...]

청풍; [으아아아!] 철그럭! 철그럭! 악을 쓰며 입구로 기어가고. 하지만

벽소소; [문 닫아줘. 전하고 싶은 소식은 다 전했으니까.] 돌아서며 말하고

간수1; [예 아가씨!] 그그긍! 철문을 다시 닫고

청풍; [멈춰라 벽소소! 거기 서라!] 철컥! 철컥! 악을 쓰며 기어가지만

! 닫히는 철문

청풍; [이 문 열어! 이 문 열란 말이다!] ! ! 악을 쓰며 철문을 수갑 채워진 손으로 때리며 악을 쓰고. 하지만

벽소소; [호호호! 감히 내게 불경한 대가다.] [네놈은 두 번 다시 해를 보지 못할 것이다.] 마녀처럼 웃으며 복도를 걸어간다. 간수1이 돌아보며 따라가고. ! ! 그 뒤에서 청풍이 철문을 수갑으로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고

 

다시 감방 내부. [으아아아!] ! ! 수갑 찬 손으로 철문을 마구 두드리는 청풍

청풍; [진진이는 안된다!] [진진이를 해꼬지 하지 마라!] 피눈물을 흘리며 울부짖지만 대답은 없고. 그러다가

청풍; [크으...] 철무 앞 바닥에 이마를 박으며 오열하고

청풍; [미안하다 진진아! 이 어리석고 무능한 오빠를 용서해라.] 이를 갈며 울고

<반드시... 죽어 귀신이 되어서라도 복수하고 말겠다.> 으아아아! 악을 쓰며 울부짖은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88>

다시 빈민가. 이제 해가 져서 날이 어두워지려하고.

청풍의 집 앞. 빈민가 사람들이 모여서 웅성거리고 있고

그러다가 흠칫 하며 돌아보는 빈민가 사람들

그곳으로 사슴처럼 달려오는 진삼낭. 그 뒤쪽으로 상당히 떨어져서 뺑덕어미가 따라오고

[진진이 엄마가 왔다.] [빨리 와봐요 진진이 엄마!] [큰일 났어요.] 사람들 외치고

진삼낭; [여보!] 그 사람들 헤치고 안으로 뛰어 들어가고

집안. 난장판이 된 그곳에서 이산하가 망연자실하여 주저앉아있다.

진삼낭; [진진이... 진진이를 끌고 간 게 어떤 놈들이에요?] 이산하의 멱살을 잡고

이산하; [... 여보...] 넋이 나간 표정이고

진삼낭; [말해요! 어떤 놈들이냐구요?] 이를 갈고

이산하; [... 단지회의 인간들이었네.] 비통한 표정으로

진삼낭; [단지회라면... 대경도장의 인간들이 무슨 명목으로 진진이를 끌고 간 건가요?] 눈 부릅

이산하; [청풍이가 오백냥은 갚았지만 이자를 안 갚았다며...] 끄윽! 말을 잇지 못하고 오열하고

진삼낭; [죽일...] 치를 떨고

이산하; [미안하오. ... 다 내 잘못으로 벌어진 일이오.] 고개 떨구며 울고

진삼낭; [닥쳐요!] ! 남편을 패대기치고. 나뒹구는 이산하

진삼낭; [울고 있을 시간이 어디 있어요? 이러고 있을 동안 진진이가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는데...] 이를 갈며 한쪽 바닥으로 가고. 이어

! 발로 그 부분을 강하게 밟고. 그러자

콰직! 바닥이 부서지며 일부가 일어나고

콰직! 손으로 일어난 부분을 잡아 뜯는 진삼낭. 무릎 꿇은 채

! 그러자 드러나는 바닥 아래의 공간. 두 자루의 그리 길지 않고 휘어진 칼과 상당히 큰 칼이 그곳에 숨겨져 있다.

두 자루의 휘어진 칼을 집어 들어서 양쪽 허리띠에 꽂는 진삼낭

[칼이야!] [방바닥에 칼을 숨기고 있었어.] 밖에서 보던 사람들 놀라고

진삼낭; [받아요!] ! ! 큰 칼을 이산하의 앞쪽 바닥에 던지고

진삼낭; [당신이 표사(鏢士) 생활할 때 쓰던 칼이에요.] 일어나고. 손을 품속에 넣고

이산하; [대경... 대경도장에 쳐들어갈 거요?] 올려다보고

진삼낭; [이걸로 마차를 한 대 구해서 대경도장 뒤쪽 골목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철걱! 묵직한 돈주머니를 한 개 이산하 앞에 던지고

이산하; [... 하지만 우리 힘으로 단지회 놈들 손에서 어떻게 진징이를...] + 진삼낭; [날 봐요!] 몸을 숙여서 이산하의 어깨를 잡고

진삼낭; [십팔 년 전 당신은 나와 청풍이를 구하기 위해서 무림의 일류고수들과도 감연히 맞섰던 용자예요.]

진삼낭; [게다가 몸은 비록 옛날 같지 않다고 해도 지금의 당신은 딸을 지켜야만 하는 아버지잖아요.]

[!] 무언가 깨닫는 표정이 되는 이산하

진삼낭; [죽을 때 죽더라도 후회를 남기지 않고 죽어야 하지 않겠어요?] 이산하의 어깨에서 손을 떼며 몸을 일으키는 진삼낭

진삼낭; [늦지 않게 마차를 구해서 대기하도록 하세요.] 뛰듯이 집 입구로 가고. 마을 사람들 급히 좌우로 비키고

곧 집을 등지고 달려가는 진삼낭

[... 저게 진짜 진삼낭 맞아?] [말보다도 빠르게 달리잖아!] [설마 진진이 엄마가 무공을 익힌 무림인이었던 건가?] 사람들 놀라며 보는 사이에 진삼낭을 멀어지고

진삼낭; (기다리고 있어라 진진아!) 휘익! 이를 악물며 달려가고

진삼낭; (엄마가 반드시 구해줄 테니...) 달려가는 진삼낭

다시 청풍의 집. 마을 사람들 흩어지고 있고

혼자 방에 주저앉아있는 이산하. 이산하 앞에는 칼과 돈 주머니가 놓여있다.

이산하의 뇌리에 떠오르는 진삼낭의 말

 

진삼낭; [십팔 년 전 당신은 나와 청풍이를 구하기 위해서 무림의 일류고수들과도 감연히 맞섰던 용자예요.]

진삼낭; [게다가 몸은 비록 옛날 같지 않다고 해도 지금의 당신은 딸을 지켜야만 하는 아버지잖아요.]

회상 끝

 

이산하; [그렇지. 나는... 진진이의 아버지지.] 웃으며 칼을 잡고

이산하; [내 귀여운 딸... 진진이가 위험에 처했는데 이렇게 주저앉아있을 수는 없다.] 칼을 허리띠에 끼우고. 이어

돈 주머니를 집어들고 바닥에 구르는 지팡이도 집어들고

이산하; [진진이 엄마 말 대로 죽을 때 죽더라도 후회는 남기지 말고 죽어야겠지.] 지팡이를 짚고 절룩거리며 입구고 간다.

 

#89>

황금전장. 이제 여기저기 불이 밝혀지고 있다.

황금전장의 후원. 인적이 없는 조용한 곳. 그곳으로 오는 일단의 여자들. 등을 든 두 명의 하녀가 앞장서서 길을 밝히고. 그 뒤를 벽초천의 후처 온유향과 벽옥령이 따라오고. 소복을 입은 두 모녀 뒤에는 천으로 덮인 쟁반을 든 두 명의 나이 든 하녀가 따라온다. 쟁반에 얹혀진 것은 술이 든 주전자와 술잔과 제사 음식들인데 천으로 덮여있다.

벽옥령; [... 여긴 사당(祠堂)으로 가는 길 아니야 엄마?] 좀 겁을 먹은 표정으로 온유향의 소매를 잡고

온유향; [그렇단다.] [이 앞쪽에 우리 벽씨가문의 영령들을 모신 사당이 있단다.]

벽옥령; [이 밤중에 사당에는 왜 가는 거야?] [오늘이 조상님들 중 어느 분의 제삿날이야?] 겁에 질려서

온유향; [맞아. 옥령이에게는 가까우면서 먼 어떤 분이 돌아가신 날이란다.] 미소 짓고

벽옥령; [옥령이에게 가까우면서도 먼 분?] [그런 분이 있었나?] 갸웃하고. 그러다가

벽옥령; [엄마!] 놀라 앞을 가리키고

일행의 앞쪽 사당 건물이 있다. 좀 음산한 분위기. 주변에는 당연히 인적도 없고. 사당 뒤는 높은 담장. 헌데 사당 안에서 흐릿한 불빛이 흘러나온다.

하녀들도 겁을 먹고. 하지만

온유향; [어머나...] 입을 조금 가리며 웃고

온유향; [고인께서 기뻐하시겠네.] 웃으며 사당으로 다가가고

벽옥령; (고인께서 기뻐하시겠다고?) (누가 먼저 와서 분향(焚香)을 하고 있기에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걸까?) 온유향 뒤로 숨 듯이 서서 따라가고. 그러다가

[!] 놀라는 벽옥령. 문이 열린 사당. 그 사당 안 제단에 촛불이 두 개 켜져 있고. 어떤 사내가 제단 앞에 무릎을 꿇고 있다. 벽세황이다.

벽옥령; [오빠! 오빠잖아!] 안도하며 사당으로 달려가고

제단 앞에 무릎 꿇고 있다가 돌아보는 벽세황

벽옥령; [오빠! 여기서 뭐해?] 쪼르르 달려오고. 그 뒤에 온유향이 하녀들과 함께 다가오고 있고

벽세황; [옥령이 너야말로 이 밤에 여긴 웬일이냐?] 일어나고

벽옥령; [옥령이야 뭐 엄마 따라왔지.] 문간에 서서 말하며 뒤를 돌아보고

온유향; [큰 애야. 네가 먼저 와있었구나.] 사당으로 들어오고

벽세황; [어머니...] 옆으로 물러나며 허리 숙이고

온유향; [언니가 기뻐하시겠구나. 아들이 기일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어서...] 제단을 보고. 제단에는 위패가 세워져 있는데 <先妣 劉氏神位> 라는 글이 적혀있다.

벽세황; [마침 어머니 기일이기도 하고...] [무림맹으로 떠나면 한동안 들르지 못할 것 같아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온유향; [잘 했다. 고인께서도 아들이 올리는 분향만큼 기꺼우실 게 없을 게다.] 말하며 하녀들에게 손짓하고

하녀들이 제단에 음식과 술상을 차리기 시작하고. 벽세황은 옆으로 물러나 두 손 앞으로 모은 채 보고 있고

벽옥령; (내게 가깝고도 먼 분...) (바로 세황오빠와 소소언니를 낳으신 큰 어머니의 기일이었어.) 문간에 서서 그걸 보며 생각하고.

벽옥령; (큰어머니가 소소언니를 낳다가 난산으로 돌아가신 후 아버지가 새로 맞아들인 부인이 어머니였지.) 제사상 앞에 무릎을 꿇는 온유향을 보며 생각하고. 음식을 차린 하녀들은 옆으로 물러섰고. 벽세황은 하녀들 중 한명으로부터 술이 든 주전자를 건네받았다.

무릎을 꿇은 채 두 손으로 쥔 술잔을 옆으로 내미는 온유향. 역시 무릎을 꿇고 그 술잔에 술을 따라주는 벽세황.

술잔을 들고 몸을 일으켜 술잔을 향로 위에 몇 번 돌리는 온유향. 벽세황은 술 주전자를 제사상 옆에 내려놓고 일어서고

술잔을 제사상 위에 올리는 온유향. 벽세황은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채 보고 있고

온유향; (미안해요 언니.) 한숨 쉬며 합장하고

온유향; (제가 새 엄마 노릇을 잘못 한 탓인지 소소가 자라면서 엇나가버렸답니다.) 눈 감고 합장한 채 생각하고

온유향; (하지만 너무 걱정하진 마세요.)

온유향; (동생이 어떻게든 소소를 잘 타일러서 부덕(婦德)을 지키게 할 테니까요.) 고개 숙이며 기원하는 온유향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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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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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창; [대체 무슨 일인데 이렇게까지 하시는 것인지요?]

벽소소; [이청풍이 놈의 누이동생을 사창가에 팔아버리세요.]

[!] 눈 부릅뜨는 이세창

벽소소; [단지회란 쓰레기들을 이용하면 가능하지 않겠어요?]

이세창; [... 굳이 이청풍의 누이까지 건드릴 필요는...] 비지땀 흘리며 말할 때. + 벽소소; [당연히 있어요.] 이 부득 갈며 내뱉아서 이세창의 말을 막고

벽소소; [이가놈 때문에 내가 당한 수모를 생각하면 그냥 죽이는 걸로는 성이 차지 않아요.] 마녀같은 표정이 되고

침 꿀꺽 입 다무는 이세창

벽소소; [죽일 때 죽이더라도 이가놈에게 지옥을 경험하게 해야겠어요.] [하나뿐인 누이동생이 더러운 사내놈들에게 깔려서 노리개가 되는 걸 알면 어떤 기분이 될지 궁금하네요.] 광기서린 표정으로 헐떡이고. 한손으로는 자신의 치부를 만지면서

이세창; (... 위험해!) 식은땀

이세창; (삐뚤어질 대로 삐뚤어진 저 계집 근처에 있다가는 벼락을 맞는 수가 있다.) 비틀거리며 물러서지만

벽소소; [이제 결정을 해주셔야겠어요 총관님!] 요염하게 웃으며 자기 잠옷 자락을 들춰보이고

벽소소; [날 범하려 했다는 누명을 쓰고 비참하게 죽을 것인지...] [아니면 나와 함께 도원경을 경험할 것인지를...]

이세창; (함정...) 식은땀

이세창; (치졸하지만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는 함정에 빠졌다.) 식은땀 흘리면서도 허리띠를 풀기 시작하고

벽소소; [어머나!] 그걸 보며 눈 치뜨고

벽소소; [역시 총관님은 계산이 참 빠르시군요.] [하긴 그 정도 눈치가 있으니 황금전장의 총관이 되셨겠지만...] 바로 눕고

이세창; (어느 쪽을 선택해도 지옥...) 거칠게 옷을 벗고

이세창; (기왕에 떨어질 지옥이라면 달콤한 지옥쪽이 낫겠지.) ! 벽소소를 덮친다. + 벽소소; [하악!] 마주 끌어안으면서 자지러지고

 

#79>

건물 밖. 혼자 건물 근처에 서서 건물을 보고 있는 여자무사1

야한 소리가 여자무사1의 귀에 들리고

여자무사1; (구역질이 난다.) 혐오의 표정

여자무사1; (하지만 남에게 매인 몸이니 몬 본 척, 못 들은 척 해야만 한다.) 한숨 쉬며 돌아서고

 

#80>

황금전장의 감옥. 황금수라들이 아닌 일반 무사들이 지키고 있고.

어둑한 복도를 걸어가는 주대육. 복면을 쓴 간수1의 안내를 받으며 간다. 복도 좌우에는 철문이 달린 감방들이 죽 늘어서 있고. 철문에는 아래위로 좁은 창문이 하나씩 달려있다. 눈높이쯤에 달린 위쪽의 창문은 감시용. 아래쪽의 창문은 배식구

간수1; [주방장님께 진 신세가 있어서 무리를 하는 것입니다.] 따라오는 주대육을 곁눈질하며

간수1; [제가 주방장님을 이청풍과 만나게 했다는 걸 총관님이 알면 불벼락이 떨어질 것입니다.]

주대육; [말이 새나가지 않도록 할 테니 걱정말게.]

간수1; [아무쪼록 그래주십쇼. 여깁니다.] 어느 철문 앞에 멈춰서며 허리춤에서 열쇠고리를 끌러내고

열쇠를 철문에 나있는 구멍에 끼우고.

끼릭! 철컥! 열쇠를 돌리자 철문 안에서 무언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고

간수1; [면회는 일각 안에 끝내주십시오. 언제 총관님이 불시에 들이닥칠지 모릅니다.] 끼긱! 철문을 열어주며 말하고

주대육; [그렇게 함세.] 안으로 들어가고

간수1이 뒤에서 문을 닫는 배경으로 놀란 표정으로 들어서는 주대육

감옥 안의 모습. 지저분하고 바닥에 넝마가 깔려있는 위에 청풍이 눈을 감은 채 누워있다. 청풍의 몸은 고문을 당해 만신창이가 되어 있는데 누더기가 된 옷을 대충 걸치고 있다. 누더기가 된 옷이 벌어진 사이로 난자당하고 불에 탄 청풍의 몸이 드러나고. 눈을 감은 채 누워있는 청풍의 두 손은 수갑이 채워져 있다. 발목에도 족쇄가 채워져 있다.

청풍의 무참한 모습을 여기저기 보여주고

주대육; (예상은 했지만... 끔찍한 꼴을 당했구먼.) 혀를 차며 청풍 옆에 한쪽 무릎을 꿇고. 이어

! 청풍의 목 옆을 만져보는 주대육. 그때

청풍; [아직... 죽지는 않았습니다.] 눈을 감은 채 말하고.

움찔! 놀라는 주대육

청풍; [물론 내일까지 살아있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겠지요.] 천천히 눈을 뜨고

주대육; [미안하다.] 옆에 주저앉으며 한숨

주대육; [내가 널 황금전장으로 불러들이는 바람에 이런 꼴이 된 것같구나.]

청풍; [주방장님께서 미안해하실 이유는 없습니다.] 주대육을 올려다보고

청풍; [이런 일을 당하는 것도 정해진 운명일 테니까요.] 허탈하게 웃고

주대육; (이곳에서 살아나갈 수 없다는 걸 알고 있구나.) + [희망을 놓지 말거라.] 청풍의 이마를 닦아주고

주대육; [내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맥을 이용해서 널 꺼내주겠다.]

청풍; [저는... 운 나쁘게도 알아서는 안되는 비밀을 알아버렸습니다.]

주대육; [알아서는 안되는 비밀?] 움찔! 하고

청풍; [장주는... 그 비밀을 알고 있는 제가 세상에 나가는 걸 원치 않을 것입니다.]

주대육; (역시 청풍이를 죽이려는 게 총관이나 소장주가 아니라 장주였구나.) 표정이 심각해지고

주대육; (그렇다면 내가 해보려던 어떤 시도도 먹히지 않을 것이다.)

<결국 이 가엾은 아이는 이 음침한 뇌옥에서 생을 마감하겠구나.> 감옥 안의 모습 배경으로 주대육의 생각 나레이션

 

#81>

오후. 환락가. 사람들 북적대기 시작하고. 야한 여자들이 호객을 하고. 한량들이 기루와 술집을 드나들고

환락가의 뒷골목. 도박장이 즐비한 곳. #4>#27>에 나온 뒷골목. 그때와 다른 점은 연신 도박장으로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고. 도박장을 지키는 건달들이 상당히 많다는 점이 새벽녘과 다르다.

그 중 <大慶賭場>이라는 간판이 걸린 도박장. 이산하가 돈을 잃은 그곳. 입구에 건달들이 불안한 표정으로 서서 안쪽을 기웃거리고 있고

도박장 내부. 벌써 손님들이 바글바글

도박장 내부의 끝. 건달들이 지키는 문이 하나 있다. 닫혀있는데 지키는 건달들이 왠지 긴장한 표정

 

#82>

이세창; [천냥일세.] ! 돈주머니를 탁자 앞으로 밀어주고. 이셍창 맞은편에는 정필이 긴장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이세창; [이번 일을 깔끔하게 해치우면 천냥을 더 얹어주겠네.] 이세창 뒤에는 두 명의 황금수라가 서있고. 방안에는 그들과 정필만 있다. 다른 건달들은 방안에 없다.

정필; [먼저... 감사를 드리겠습니다 이총관님!] 굽신. 돈 주머니를 챙길 생각은 못한다. 잔뜩 긴장해서

정필; [분부하신 일은 어려울 것도 없지만... 이리 하시는 이유를 혹시 알 수 있을지요?] 눈치 보며

이세창; [자세한 내막을 자네가 알 필요는 없네.] 고개 젓고. 음산한 표정으로

이세창; [자네는 그냥 이청풍의 누이를 잡아다가 사창가에서 몸을 팔게 하면 되는 게야.] 강렬한 표정으로

[!] 침 꿀꺽! 긴장하여 침 삼키는 정필.

 

#83>

해가 지려는 저녁 무렵. 어느 작은 도시.

그 도시의 객잔. 객잔 마당에는 장세명이 타고 온 마차와 호위 무사들이 카고 온 말들이 묶여있다. 마부들과 종업원들이 구유 앞에 묶여있는 말들에게 물과 먹이를 주고 있다.

 

객잔 후원의 독채. 무림맹 무사들이 지키고 있고.

장세명; [아연아가씨의 아들로 여겨지는 놈이라...] 화려한 객실. 풍신장, 운신장과 마주 앉아서 이마를 모으는 장세명

풍신장; [그놈을 찾느라 총관님의 경호에 소홀했었습니다.] [용서하십시오.] 고개를 조금 숙이고

장세명; [내 경호는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니 신경 쓰지 말게.] 고개 젓고

장세명; [그보다 자네가 발견했다는 놈이 정말 아연아가씨의 소생일 가능성이 있는 것인가?]

풍신장; [나이도 비슷하고...] [아연아가씨와 용무린을 섞어놓은 듯한 용모를 지닌 놈이었습니다.] 청풍이 벽소소의 말발굽을 쳐서 어린 계집아이를 구하던 장면을 떠올리며 말하고. #17>의 장면

풍신장; [십팔 년 전, 진삼낭의 종적이 마지막으로 확인된 곳이 금릉이기도 하니 그놈이 아연아가씨의 소생일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장세명; [사실은 나도 용무린과 아연아가씨를 연상케 하는 놈을 금릉에서 목격했었네.]

풍신장; [그렇습니까?] 흠칫! 놀라고. 운신장도 놀라고

 

건물을 밖에서 본 모습. 시간이 좀 지났고

풍신장; [이청풍... 도축장에서 일하다가 황금전장의 숙수로 영입된 놈이라...] 눈 번뜩이며 운신장을 보고

운신장; [이틀 전 그때, 도축장을 살펴볼 걸 그랬어요.]

풍신장; [지나간 일이니 후회해봐야 뭐하겠나?] 고개 젓고

장세명; [이청풍이 종적을 감춘 게 영 찜찜하네.] [진배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이청풍은 도축장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는 게야.]

풍신장; [황금전장의 말과 달리 이청풍은 도축장에 돌아간 게 아니겠습니다.]

장세명; [그놈 신변에 뭔가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을 가능성이 있네.] 끄덕이고

풍신장; [누군가 우리처럼 이청풍의 신분에 의문을 품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장세명; [그래서 하는 말인데...] [자네들은 다시 금릉으로 돌아가서 이청풍의 행방을 찾아보게나.]

풍신장; [하지만 저희들은 총관님을 경호해야하는데...]

장세명; [내 걱정은 말게나. 내 한 몸 지킬 능력은 있으니...]

장세명; [게다가 이청풍이 정말로 아연아가씨 소생이라면 향후 무림정세를 뒤흔들 태풍의 눈같은 존재야.] [반드시 찾아내서 신병을 확보해야만 하네.]

풍신장; [알겠습니다.] 일어나고. 운신장도 일어나고

풍신장; [저희들은 다시 금릉으로 돌아가서 이청풍의 종적을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 포권하고. 운신장도 포권하고.

장세명; [수고해주게나.] 끄덕

문을 열고 나가는 풍신장과 운신장. 돌아보는 무림맹 무사들

화악! 휘익! 밖으로 나오자마자 돌풍과 함께 사라지는 풍신장과 운신장. 놀라지만 호들갑 떨지는 않는 무림맹 무사들

장세명; (너무 안일하게 대처한 것인지도 모르겠구나. 이청풍의 모습에서 아연아가씨를 떠올렸으면 바로 낚아채서 확인을 해봤어야 했는데...) 열린 문을 통해서 밖을 보며 생각하고. 무사중 한명이 문을 닫아주려 한다.

장세명; (연로하셔서 매사에 의욕을 잃으신 맹주님께 큰 선물을 드릴 기회를 놓친 것같다.) 한숨 쉬고. 닫히는 문을 보며

 

#84>

역시 해가 지려는 저녁 무렵이다. 청풍의 집이 있는 빈민가.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고

골목에서 뛰어놀다가 흠칫 놀라는 아이들

골목으로 들어오는 정필과 네 명의 건달. 건달들 중에는 #12> #27>등에 나온 건달1과 건달2도 있다.

겁에 질려 급히 피하거나 숨는 아이들

정필의 뇌리에 떠오르는 #79>의 장면에서 이세창이 하던 말

 

이세창; [천냥일세.] ! 돈주머니를 탁자 앞으로 밀어주고. 이셍창 맞은편에는 정필이 긴장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이세창; [이번 일을 깔끔하게 해치우면 천냥을 더 얹어주겠네.] 이세창 뒤에는 두 명의 황금수라가 서있고. 방안에는 그들과 정필만 있다. 다른 건달들은 방안에 없다.

회상 끝

 

정필; (그리 대단할 것도 어려운 일도 아니라 회주님께는 보고하지 않았는데...)

정필; (의뢰한 자가 황금전장의 총관이라는 사실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이마를 찡그리고

정필; (이진진이란 년을 확보하는 대로 돌아가서 회주님께 경과보고를 해야겠다.) 생각하며 걸어가고. 앞쪽에서 놀고 있던 아이들과 빈민가의 사람들이 물살 갈라지듯 피한다.

 

#85>

청풍의 집.

원룸 형태의 집 내부. 한쪽의 부엌에서 이진진이 요리를 하고 있다. 도마로 야채를 서는 중이다. 화덕에 올려놓은 냄비에서는 무언가 끓고 있고. 방에는 이산하가 이불을 덮고 누워있다.

이진진; (어머니는 하루 종일 돌아오지 않고 계신다.) 통통! 칼질을 하며 생각하고. 허리춤에 운신장이 준 호리병을 차고 있는 것 주의

이진진; (아마 황금전장의 사정에 밝은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동분서주 하시는 모양인데...)

이진진; (천지신명님!) (제발 오빠를 지켜주세요.) 한숨 쉬고. 그때

이산하; [... 네 어미가 돌아오는 게 늦는구나.] 콜록 기침을 하고

이진진; [급한 일이 있으셔서 오늘 좀 늦는다고 하셨어요.] 돌아보며 말하고

이산하; [미안하구나 진진아.] [마음고생 시킨 것도 모자라서 앓아누워 수발까지 들게 만들고...] 콜록! 기침하고

이진진; [그런 말씀 마세요 아버지.] 미소

이진진; [당연히 해야할 일이잖아요. 미안하다는 말씀은 두 번 다시 하지 마세요.]

이산하; [너같이 착한 딸을 걱정하게 만들고... 아비가 면목이 없다.] 한숨 쉬는데

! 문이 부서질 듯 열리고.

이진진; [!] 놀라 비명 지르면서 문쪽을 보고. 뒷걸음질 치며. 이산하도 놀라 벌떡 일어나고. 그때

정필; [저 년이 이진진이겠지?] ! 부서진 문으로 들어오며 이진진을 보고

이진진; [... 당신 누구예요?] 칼을 든 채 방쪽으로 뒷걸음질 치고

이산하; [... 정총관! 이게 무슨짓이오?]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정필; [무슨 짓이냐고?] 히죽 웃으며 들어서고. 그 뒤에서 건달들이 따라 들어온다.

정필; [빌린 돈 안 갚아서 담보로 건 네 딸년 데리러 왔다.] 이진진의 아래 위를 훑어보며 음산하게 웃고

이산하; [... 무슨 소리요? 내 아들이 대경도장으로 찾아가 오백냥을 갚았다던데...] 앞으로 나와 이진진을 몸으로 가로 막는 이산하

정필; [오백 냥은 갚았지!] [하지만 이자는 받지 못했어.]

이산하; [이자?]

정필; [이산하, 넌 오백 냥을 대부받으면서 하루 이자로 삼 푼씩 내기로 했었다. 기억나나?]

이산하; [물론 이자로 삼푼을 내기로 했지만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갚았으니 이자는 없는 거 아니오?]

정필; [그걸 누가 정한 건데?]

이산하; [뭐요?]

정필; [여러 소리 할 거 없고, 이자를 못 갚았으니 약정한 대로 네 딸년을 대신 데려가겠다.] [끌고 가라!]

[예 총관님!] [이년아. 이 오라버니들이 기막힌 곳으로 데려가 줄 테니 순순히 따라와라.] 앞으로 나오는 건달1과 건달2

이산하; [개수작들 마라!] ! 이진진이 들고 있던 부엌칼을 잡아채어 자신이 들고

이산하; [피 보기 싫으면 빨리 내 집에서 나가라!] 부엌칼로 앞을 겨누며 이를 갈고. 하지만 그 직후

! 건달1의 수도가 이산하의 부엌칼 든 오른손 손목을 치고. 그 바람에 부엌칼을 놓치는 이산하의 손. 이어

! 건달2가 이산하의 명치에 주먹을 꽂는다. 몸이 앞으로 꺾이는 이산하

이산하; [끄윽...] 기절하려 하고. + 이진진; [아버지!] 비명 지르며 뒤에서 이산하를 부축하려 하지만

[어딜!] [이년아. 오라버니들과 놀자!] ! ! 좌우에서 이진진의 팔을 잡는 건달1과 건달2. 이어

퍼억! 바닥에 나뒹굴며 기절하려는 이산하

정필; [가자!] 돌아서고

이진진; [아버지! 안돼요 아버지!] 건달1과 건달2에게 끌려가며 울부짖고.

이산하; [진진...진진아...] 까무라치려 하며 문쪽을 본다. 꿈틀거리며

울부짖으며 끌려가는 이진진의 얼굴. 하지만

스으! 이내 블랙아웃 되어서 시야가 사라지는 이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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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이른 아침. 황금전장 입구. 정문은 활짝 열려있지만 아직 이른 시간이라 사람들이 많이 드나들지는 않고 있고.

입구를 지키는 황금전장 무사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모녀. 진삼낭과 이진진이다. 말은 주로 이진진이 하고 있다.

무사1; [글쎄 우린 네 오빠가 누군지 모른다고 하지 않았느냐?] 신경질 내는 무사들의 우두머리. 다른 무사들은 지켜보고

이진진; [그럴 리가 없어요.] [제 오빠는 분명 어제부터 황금전장에서 일하게 되었다고 했어요.] [제발 제 오빠를 만나게 해주세요.] 울먹이며 애원하고. 이진진은 허리춤에 작은 호리병을 달고 있다. 물론 운신장이 준 몽운연형호다.

무사1; [황금전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오천 명이 넘는다.] 한숨

무사1; [그 많은 사람들 중 네 오빠가 누군지 어떻게 알 수 있단 말이냐? 그것도 어제부터 일하기 시작했다는 신참을...]

이진진; [물론 황금전장은 식구가 많겠지요.] [하지만 오빠는 주방에서 일한다고 했어요.] 필사적으로

이진진; [주방 인원은 그리 많지 않을 거 아니에요?] [들어가지 못하게 하실 거면 주방으로 사람을 보내서 확인해주세요.]

무사1; [좋은 말로 할 때 물러가라.] 눈 부라리고

무사1; [네 오라비란 놈이 정말 본장의 주방에서 일하고 있으면 제 발로 집에 돌아갈 게 아니냐?]

이진진; [오빠가 연락도 없이 외박을 한 적은 없어요.] [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하니 제발 만나게 해주세요. ?] 무사1의 소매를 잡고 애원하고

무사1; [어허 이년이 정말...] 손을 들어 이진진을 때리려 하고. 그때

귀견수; [무슨 일이냐?] 안쪽에서 나오며 말하고. 모든 사람들 돌아보고

[부단장님!] [부단장님을 뵙습니다.] 급히 인사하는 무사들

귀견수; [아침부터 무슨 소란이냐? 곧 손님들이 몰려올 텐데...]

무사1; [그것이...] 난감한 표정.

 

정문 안쪽. 건물들 사이에 서서 입구쪽을 보고 있는 여자무사1

여자무사1의 시점. 정문쪽에서 무사1이 귀견수에게 무언가 설명하고. 이진진은 애원하는 표정으로 듣고 있고

<이청풍...> <누이동생...> <제발 오빠를 만나게 해주세요.> 등의 말이 여자무사1의 귀에 들리고

여자무사1; [...] 무언가 생각하며 돌아서고

 

귀견수; [네 오빠는 분명 어제부터 본장에서 일하기로 되어 있었다.] 가면 속에서 눈을 번뜩이며

이진진; [... 그렇지요?] [제 오빠 여기에 있지요?] 안도하지만

귀견수; [하지만 네 오빠는 지금 본장에 없다.] 고개 젓고

이진진; [오빠... 오빠가 어딜 간 건가요?] 놀라고. 진삼낭도 흠칫하고

귀견수; [저녁 무렵, 도축장으로 고기를 더 가지러 간다고 나간 후 돌아오지 않고 있다.] [그 때문에 우리도 걱정을 하던 중이다.]

이진진; [오빠... 오빠가 황금전장으로도 돌아오지 않았다구요?] 놀라고.

진삼낭은 무언가 생각하고

귀견수; [우리도 곧 도축장으로 사람을 보내 알아볼 생각이었다.] [궁금하면 먼저 도축장으로 가서 확인해봐라.]

이진진; [하지만 도축장에서 잤으면 새벽같이 돌아왔거나 연락이 있었을 텐데...] + 진삼낭; [돌아가자 진진아.] 이진진의 팔을 잡고

이진진; [엄마...] 돌아보고

진삼낭; [자식 문제로 폐를 끼쳤어요. 용서해주세요.] 고개 숙이고

귀견수; [신경 쓰지 마시오.] 같이 고개 숙이는데

진삼낭은 곧 이진진고 함께 황금전장 입구를 떠난다.

이진진; [엄마! 빨리 도축장으로 가봐요.] 진삼낭의 소매를 끌지만

진삼낭; [도축장에는 내가 가보마. 진진이 넌 집으로 돌아가서 기다려라.] 이진진의 손을 자신의 소매에서 떼어내고

이진진; [나도 같이 갈래요.] 따라가려 하지만

진삼낭; [진진아.] 멈춰서며 돌아보고. 엄한 표정

이진징; [...] 움찔 하며 마주 보고

진삼낭; [엄마 말 들어라.] 진지한 표정

이진진; (... 무서워.) + [...] 주눅 들고

진삼낭; [즉시 집으로 돌아가서 절대 밖으로 나오지 마라.] [무슨 일 생기면 동네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서둘러 가면서 말하고

이진진; [... 다녀오세요.]

대답하지 않고 멀어지는 진삼낭

이진진; (제발 오빠가 도축장에 있어야할 텐데...)

진삼낭; (황금수라들의 부단장이란 그자...) 귀견수를 떠올리고

진삼낭; (거짓말이 서툰 자였다. 가면 속에서 눈빛이 흔들린 걸 보면...)

진삼낭; (분명 청풍이의 신변에 무슨 일이 생겼다!) 이를 악물고

 

#74>

황금전장 내의 벽소소 거처. 여자무사들이 지키고 있고

벽소소; [이가놈의 가족?] 화려한 탁자에 진수성천을 차려놓고 먹다가 앞쪽의 여마주사1을 보고. 잠옷 차림이다.

여자무사1; [! 누이와 어미가 새벽부터 찾아와서 이청풍을 만나게 해달라고 소란을 피웠습니다.]

벽소소; [물론 그냥 돌려보냈겠지?]

여자무사1; [귀견수가 설득해서 돌려보냈다고 합니다.]

벽소소; [이가놈의 어미와 딸이란 말이지?] 사악하게 웃고

오싹! 소름이 돋는 여자무사1

벽소소; [식욕이 마구 생기네. 곧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걸 생각하니...] 사악하게 웃으며 음식을 먹는다

여자무사1; (이 독한 계집이 설마...) 무언가 떠올리며 소름이 돋는 표정이 되고

 

#75>

도축장. 여전히 아침. 이제 해는 떴다. 작업 준비를 하는 백정과 백정 마을의 여자들

도축장의 건물들 중 제법 그럴 듯한 건물. 도축장 주인 추노대가 주대육에게 고기를 보여주던 그 건물이다.

추노대; [청풍이가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고?] 의자에 앉아서 놀라고. 그 앞에 탁자를 사이에 두고 진삼낭이 앉아있다.

진삼낭; [황금전장에서는 청풍이가 저녁 무렵에 이곳으로 돌아왔다고 하더군요.] 진삼낭이 단정하게 앉아서 말하고

추노대; [그럴 리가 없네.] 고개 젓고

추노대; [노부가 황금전장을 떠나올 때 이미 날이 어두워졌었어.] [청풍이가 다시 여길 찾아왔다면 한 밤중이어야 하는데... 그때는 이미 금릉 성문이 닫혔을 시간이야.]

진삼낭; [여길 오고 싶어도 올 수가 없었겠군요.] 눈 반짝

추노대; [청풍이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수도 있겠군.] 심각

진삼낭; [혹시 짐작 가는 일이 있으신지요?]

추노대; [사실은...] 주변 살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고

추노대; [어제 아침에 청풍이가 심하게 다친 채로 여길 왔었네.] 몸을 좀 앞으로 숙이면서 속삭이듯 말하고

진삼낭; [!] 놀라 눈 치뜨는 진삼낭

 

건물을 등지고 도축장을 떠나는 진삼낭

진삼낭의 뇌리에 떠오르는 추노대의 말

<혹시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제 청풍이와 노부가 황금전장에 도착한 직후 무림맹의 총관도 도착했었네.> 추노대의 말

진삼낭; (소면무상 장세명...) (무림맹의 제갈량이라는 그자가 청풍이와 같은 시간에 황금전장에 있었다면...)

진삼낭; (청풍이의 정체를 알아차렸을지도 모른다. 청풍이가 실종된 것은 그 때문일 수도 있고...)

진삼낭; (어쩌면 청풍이는 장세명에게 사로잡혀있을 수도 있다.)

진삼낭; (어떻게든 황금전장 내의 상황을 알아내야만 한다.) 강렬한 표정

 

#76>

. 황금전장의 대청 앞마당. 장세명이 떠날 준비를 한다. 냉혈전호 벽초천과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타고 온 마차가 근처에 서있고. 마차를 호위하고 온 무림맹 무사들은 말고삐를 잡고 서있다.

장세명; [양가에 피치 못할 사정이 생기지 않는 한 장주께서 택일하신 날자에 혼례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벽초천에게 포권하고. 벽초천 뒤에는 벽세황과 이세창과 귀견수들이 서있다. 주변에 몇 명의 황금수라들이 더 있고

벽초천; [그리 알고 딸년의 혼례식을 준비해두겠소이다.] 마주 포권하고

장세명; [그럼 무림맹에서 다시 뵙도록 하겠습니다.] 포권하고

벽초천; [먼 길, 조심해서 살펴가시오.] 마주 포권하고

마차로 가는 장세명. 무사 한명이 마차의 문을 연 채 기다리고 있고

장세명; (이청풍이란 놈...) 마차로 다가가며 곁눈질로 주변을 조고

장세명; (결국 날 찾아오지 않았다. 무공을 배우고자 하는 의지는 있었던 것같은데...) 마차로 올라가고. 마차 내부는 작지만 화려한 거실같다.

장세명; (스승을 소개해달라고 날 찾아왔으면 가슴에 나비 모양의 반점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을...) (아쉽게 되었다.) 안으로 들어가 마치 진행 방향으로 놓인 의자에 앉고. 밖에서 문을 닫아주는 무사

두두두! 다각 다각! 장세명이 탄 마차가 기마대의 호위를 받으며 황금전장을 떠난다. 주변의 황금전장 무사들 마차를 향해 예를 취하고

장세명; [진배(陳配)!] 마차 안에 앉아서 누군가를 부르고

[예 총관님!] 마부석에 앉아있던 두 명의 무사 중 한 명이 고개를 조금 돌려 마차를 돌아보며 대답한다. 나이는 서른 살 정도. 날카로운 인상의 청년

장세명; [본맹의 금릉지부에 전해라. 황금전장의 숙수 이청풍에 대해 수집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모아서 보고하라고.]

진배; [존명!] 고개 좀 숙이며 대답하고

장세명; (이청풍... 이청풍...) (처음 본 이래 한시도 머릿속에서 그놈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장세명; (아연아가씨의 아들이든 아니든 그놈이 향후 무림의 정세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같은 예감이 드는구나.)

 

멀어지는 장세명의 마차 일행. 대청 앞에 서서 그걸 보는 벽초천과 벽세황 부자와 이세창 귀견수등

벽세황; (일단 장총관에게서 의심스러운 언행은 감지되지 않았다.) (소소가 난잡하게 논 사실을 모른다는 건데...)

벽세황; (이청풍, 그놈 주장대로 장총관과는 요리에 관한 대화만 나눈 것일까?) 찡그리고. 그때

벽초천; [한 고비는 넘겼다.] 말하고. 흠칫! 하며 벽초천을 보는 벽세황

벽초천; [하지만 소소의 혼례가 끝날 때까지 추호의 방심도 있어선 안된다.] 건물 쪽으로 돌아서고

벽초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도록!] 말하며 걸어가고. 귀견수와 황금수라들이 따라갈 준비를 하고

이세창; [명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멀어지는 벽초천 귀견수와 황금수라들이 경호를 한다

벽세황; [나도 무림맹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겠소. 뒷일은 총관에게 맡기겠소.]

이세창; [걱정 끼쳐드리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개 좀 숙이고

곧 멀어지는 벽세황. 벽처천이 간 곳과 반대 방향으로 간다

이세창; (중요한 일은 다 내게 떠넘기는군.) 쓴웃음

이세창; (그만큼 신임을 받고 있다는 뜻이지만... 덕분에 당분간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겠어.) 다른 곳으로 가려고 걸음 옮기고. 그러다가

[!] 흠칫! 한쪽을 보는 이세창.

건물 그늘에 유령같이 서서 이세창을 보고 있는 여자무사1

이세창; (냉상아...) + [내게 용무가 있느냐?] 다가가고

여자무사1; [예 총관님!] 고개 좀 숙이고

여자무사1; [큰 아가씨께서 총관님을 긴히 뵙자고 하시옵니다.]

이세창; [큰 아가씨가?] 흠칫! 하고

 

#77>

벽소소의 거처. 지키는 여자무사들도 없다.

여자무사1의 안내를 받아 그곳으로 오는 이세창. 높은 담장에 나있는 월동문을 통해 들어온다.

이세창; (큰 아가씨의 거처를 지키는 황금나찰들이 안보이는군.) 주변 둘러보며 여자무사1을 따라가고. 그때

여자무사1; [아가씨! 총관님을 모셔왔습니다.] 건물 앞에 서서 건물에 대고 말하고

<안으로 모셔라.> 건물에서 들리는 음성

여자무사1; [...] 대답하고. 이어

여자무사1; [들어가시지요.] 이세창에게 안으로 들어가길 권하고

이세창; [수고했다.] 건물 입구로 가고

이세창; [실례하겠습니다 큰 아가씨.] 덜컹! 문을 열고 들어가고

[...] 돌아보며 월동문쪽으로 가는 여자무사1

 

#78>

건물 안으로 들어서는 이세창. 이세창이 들어선 곳은 거실이다. 화려의 극을 달하고. 하지만 아무도 없다.

이세창; (거실에는 없군.) ! 문을 닫으며 둘러보고. 그때

<나 여기 있어요. 이리로 들어와요.> 거실 한쪽에 달린 문이 반쯤 열려있고 그곳에서 들리는 음성

이세창; (저긴 침실인데...) 의아해하면서도 다가가고.

이세창; [무슨 일로 저를 직접 보자고 하셨...] + [!] 문을 열고 들어가던 이세창의 경악. 눈 부릅

벽소소; [어서 와요 총관님!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화려한 침실에 놓인 크고 화려한 침대. 그 침대 위에 속살이 거의 드러나는 야한 잠옷 차림으로 누워서 도발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벽소소. 요염한 미소를 짓고 있다. 가운형의 잠옷인데 앞자락이 거의 다 벌어져 있다. 잠옷 속에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았고

벽소소의 자태를 부분 크로즈 업. 목덜미, 젖가슴, 아랫도리

이세창; (이런...) + [... 실례했습니다!] 급히 고개 돌리며 다시 나가려 하는데

벽소소; [총관이 그 문지방을 넘어가면...] 배시시 웃고

[!] 움찔! 하며 멈춰서는 이세창

벽소소; [비명을 지를 거예요.] [그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짐작이 가시지요?] 마녀처럼 사악하게 웃고

이세창; (내가 자길 범하려 했다고 누명을 씌우겠다는...) + [... 왜 이러십니까 큰 아가씨?] 비지땀. 곁눈질로 보며

이세창; [제가 부지불식중에 큰 아가씨에게 죄를 지은 게 있는지요?] 식은땀 흘리며 울상을 짓고

벽소소; [총관님이 제게 잘못 한 건 없어요.] [다만 총관님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하고 싶을 뿐이에요.] 요염하게 웃고

이세창;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분부만 하시면 따랐을 텐데...] 비지땀. 그러면서도 눈으로는 벽소소를 곁눈질

벽소소; [그럴 수가 없는 사정이 있답니다.]

벽소소; [난 떳떳하지 못한... 지저분한 일을 총관에게 맡길 생각이거든요.] 요염하게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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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황금전장. 깊은 밤. 정문이 닫혀있다.

황금전장 내의 건물들도 대부분 불이 꺼져 있고.

건물들 사이를 뛰듯이 걸어가는 주대육. 굳은 표정. 요리사1이 겁먹은 표정으로 따라간다. 큰 개를 끈 무사들과 황금수라들이 주변에 있지만 막지는 못한다.

곧 육중한 건물이 주대육 앞에 나타난다. 돌과 쇠로 이루어진 창문도 없는 육중한 건물. 감옥이다. 철문으로 이루어진 감옥 입구에 황금수라들과 귀견수가 있다.

주대육; [부단장!] 외치며 다가가고

귀견수; (왔군.) + [어서 오십시오 총주방장님.] 고개 좀 숙이고

주대육; [대체 무슨 이유로 이청풍을 잡아다가 심문하고 있는 겐가?] 멈춰서며 분노

주대육; [그 아이는 내 주방에 꼭 필요한 아이일세. 당장 풀어주게나.]

귀견수; [저도 이청풍에게 호의를 품고 있었다는 건 아실 것입니다.] [하지만 혐의와 물증이 너무도 확실해서 비호할 수가 없었습니다.]

주대육; [혐의와 물증이라니?] [이청풍이 대체 무슨 잘못을 저질렀다는 건가?]

귀견수; [무림맹에서 보낸 예물 중 하나를 도난당했는데...] [예물이 보관되어 있던 장소에 이청풍이 혼자 머물렀었습니다.]

주대육; [그리고 그 예물이 이청풍의 몸에서 발견되었고?] 눈 부릅

귀견수; [그렇습니다.]

주대육; (멍청한 놈! 그렇게 간단한 함정에 걸려들다니...) + [자네와는 백날 얘기해봤자 소용없고...] 홱 돌아서고

주대육; [장주를 직접 만나보겠네.] 걸어가고. 하지만

귀견수; [포기하십시오 총주방장님!] 한숨 쉬고

주대육; [말리지 말게! 내가 영입한 놈이 죄를 뒤집어썼는데 어떻게 묵과할 수가 있는가?] 걸어가며 돌아보지만

귀견수; [그래봤자 소용없다는 거 아시지 않습니까?]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 눈 부릅뜨는 주대육

주대육; (설마 이청풍을 옭아 넣은 게...) 돌아보자

말없이 고개 끄덕이는 귀견수

주대육; (끝장이다.) 비틀하고

요리사1; [총주방장님!] 급히 주대육을 부축하고

주대육; (장주가 직접 지시한 일이라면 이청풍이 살아서 뇌옥을 빠져나올 가능성은 없다.) 요리사1에게 부축된 채 절망하고

 

#70>

감옥 내부. 음침하고 살벌하다.

황금수라들이 지키고 있는 철문. [끄아아악!] 철문 안에서 비명이 들리고

청풍; [끄으윽!] 고문당하고 있는 청풍. 두 손이 묶인 채 천장에 매달려있다. 상체를 벌거벗었는데 사우와 싸울 때 입은 상처들이 벌어져서 피가 줄줄 흐르고 있고. 치치치! 그 상처를 벌겋게 달군 쇠꼬챙이가 쑤셔지고 있다. 고문을 하는 놈은 얼굴에 복면을 쓴 간수. 복면 속에서 눈이 번들거리고 있고.

이세창은 서서, 벽세황은 의자에 다리 꼬고 앉아서 보고 있다. 두 놈 뒤에는 역시 복면을 쓴 간수 두 놈이 서있다.

간수1; [다른 놈이 미리 난도질을 해놔서 일하기가 한결 쉽구만.] 청풍의 상처에 인두를 지지며 복면 속에서 변태처럼 웃고

치치치! 살이 타들어가고

간수1; [어차피 네놈은 입을 열게 되어 있어.] [하지만 기왕이면 늦게 입을 열어다오.] 변태처럼 웃고

간수1; [그래야 내가 즐기는 시간도 길어질 테니 말이다.]

청풍; [끄윽...] 이를 악물고 신음을 흘리고

벽세황; [잠시 쉬자.] 손을 들고

간수1; [예 소장주님!] 아쉬운 표정으로 청풍의 상처에서 인두를 뽑으며 물러서고

청풍; [으으으...] 헉헉 벌벌 떨고

벽세황; [어떠냐? 이제 진실을 말할 준비가 된 것같은데?]

청풍; [... 말했잖습니까?] [장총관과는 요리에 관련된 것과 무림맹으로의 영입 건에 대해서만 대화를 했다고...] 노려보며 이를 갈고

간수1; [이 새끼가 아직 덜 지져졌구만.] 눈을 부라리며 다가가는데

벽세황; [겨우 그 정도 내용의 대화를 나누자고 장총관이 단음강기를 펼쳤다?] [그걸 나보고 믿으라는 것이냐?]

청풍; [어떤 대답을 듣고 싶으신 거요?] 노려보고

간수1; [이 새끼가 정말...] 눈 부라리며 인두로 청풍을 때리려 하고

이세창; [기다려라.] 손을 들어 말리고

간수1; [...]

청풍; [내가 새벽녘에 목격한 일을 장총관에게 까발렸다는 말을 듣고 싶은 거요?] [그래서 무림맹과의 혼담이 깨질지도 모른다고 걱정하는 겁니까?] 이를 갈고

벽세황; [정말 소소에 관련된 일은 장총관에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냐?] 눈 번득

청풍; [내가 거짓말을 하는지 안하는지는 장총관의 반응을 두고 보면 알 거 아니오?]

벽세황; [일리가 있군.] ! 일어나고

벽세황; [일단은 살려두겠다.] 돌아서고

벽세황; [하지만 만에 하나 내 누이의 혼담이 깨지면 그 날이 네놈의 제삿날이 될 것이다.] 문으로 가고. 간수들이 급히 문을 열어주고. 이세창도 힐끔 청풍을 돌아보며 벽세황을 따라가고.

밖으로 나가는 벽세황과 이세창

청풍; (날 의심해서 함정에 빠트렸다 이거지?) 벽세황과 이세창의 뒷모습 노려보며 이를 갈고. 간수들이 문을 다시 닫으려 하고

<빚은 반드시 갚아주겠다 벽세황!> 닫히는 감옥의 문을 등지고 걸어오며 오만상 쓰는 벽세황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71>

여전히 깊은 밤. 황금전장의 다른 곳

여자 무사들이 지키고 있는 화려한 건물. #33>에 나온 벽소소의 거처

여자무사1; [이청풍은 뇌옥에 갇혀 고문을 당하는 중입니다.] 화장대에 앉아 화장하는 잠옷 차림의 벽소소에게 보고하는 여자무사1.

여자무사1; [무림맹에서 보낸 패물을 훔친 혐의로 뇌옥에 갇혔으니 이청풍을 아는 자들도 부당한 처사라 생각하진 못할 것입니다.] 벽소소의 뒤에 서서 말하고

벽소소; [간수들에게 말해. 그 새끼 절대 살아서 뇌옥을 나오지 못하게 하라고!] 이를 바득 갈며 화장하고

여자무사1;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입니다.] 차갑게 웃고

여자무사1; [우리 황금전장에 죄를 짓고 뇌옥으로 끌려들어간 인간치고 다시 햇빛을 본 자는 없으니까요.]

벽소소; (부족해!) 이를 갈며 마녀처럼 눈을 희번득이고

벽소소; (난 하마터면 그 새끼 때문에 아버지 손에 죽을 뻔 했었다.) (그냥 그 새끼를 죽이는 보복으로 부족해!)

벽소소; (죽기 전에 진짜 지옥을 경험하게 해줘야만 직성이 풀릴 것이다.) 독기를 띤 벽소소의 얼굴 크로즈 업

 

#72>

금릉. 새벽.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이른 아침.

환락가. 날이 밝아오는 새벽이라 한산하다. 쓰레기만 뒹굴고 인적은 없다. 기루와 술집은 문을 닫았다. 간간이 보이는 도박장에만 불이 켜져 있고

환락가의 뒷골목. 음침한 인상의 건달들이 입구에서 경비를 서고 있는 어느 장원. 무사들은 대부분 손가락이 한 두 개씩 없다. 단지회의 건달들이다.

문이 닫혀있는 정문에는 <斷指會>라는 글이 적힌 현판이 걸려있다. 금릉의 뒷골목을 장악하고 있는 유력한 흑사회 조직 단지회의 본부다.

장원 내의 어느 건물. 역시 건달 몇이 경비를 서고 있고

 

불이 켜지지 않아 어둑한 실내. 침실인데 넓은 침대에 사우가 거의 다 벗은 두 명의 여자를 끼고 잠이 들어있다. 여자들은 기녀들이고. 문득

! ! 사우의 뺨을 건드리는 뾰족한 쇠꼬챙이. 찌르는 건 아니고 회초리처럼 건드린다.

사우; [하지마!] 잠에서 깨며 오만상 쓰고. 눈을 뜨진 않았고. 하지만

! ! 계속 사우의 뺨을 건드리는 쇠꼬챙이다

사우; [어떤 지랄 맞을 놈이냐?] [하지 말라는 말 안들려?] ! 버럭 고함을 지르며 일어나고. 그러자. [!] [!] 사우의 좌우에서 자고 있던 두 년이 비명 지르며 깨어나고

기절초괴; [이런 놈이시다!] 침대 옆에 화려한 의자를 비스듬히 놓고 앉아서 다리를 꼰 채 웃고 있는 기절초괴. 다른 작품의 기절초괴와 같은 캐릭터. 이 작품에서 기절초괴는 마교를 이루는 마교사가중 암흑마가의 가주다. 기절초괴 뒤에는 온몸을 검은 천으로 휘감은 여자가 한명 서있다. 얼굴이 유달리 하얀 그 여자는 다른 작품의 소수마녀다. 이 작품에서도 이름은 소수마녀

 

[!] [!] 건물 밖에서 경비 서던 건달들 흠칫! 놀라며 건물을 돌아보고

 

사우; [으헉!] 펄쩍! 기겁하며 뛰어오르고

[꺄악!] [엄마야!] 사우 좌우에 누워있던 헐벗은 두 여자도 비명을 지르며 급히 침대에서 뛰어내리려 하고. 기절초괴의 반대쪽으로. 하지만

기절초괴; [시끄럽다 이년들아!] 후욱! 입으로 무언가를 빨아들이는 시늉하고. 그러자

[꺄아악!] [아악!] 슈욱! 화악! 비명 지르는 여자들의 몸에서 무언가 빠져나와 기절초괴의 입으로 들어가는 모습이고. 사우는 튀어 올랐던 침대에 다시 내려서다가 그걸 보면서 기겁하고

슈우! 츠츠츠! 무언가 빠져나간 여자들의 몸뚱이가 미이라가 되고

사우; [히익!] 벽쪽으로 붙으며 공포에 질리고

슈우! 슈욱! 여자들의 몸에서 빠져나온 기운이 모두 기절초괴의 입으로 들어가고. 그러자

털썩! 퍼억! 미이라가 되어 침대에 쓰러지는 두 여자

사우; (저 년들, 몸속의 정기(精氣)를 단번에 흡수당했다!) 벽에 등을 붙인 채 덜덜 떨고

기절초괴; [별로야!] ! 입을 소매로 닦으며 오만상 쓰고

기절초괴; [역시 닳고 닳은 년들의 정기는 맛이 찝찝해. 먹지 않은 것만 못했어.] 투덜거릴 때

[회주님!] [무슨 일입니까?] ! 덜컹! 문이 부서질 듯 열리며 건들 두 놈이 칼을 뽑아들고 뛰어 들어오지만

! ! 그놈들의 가슴에 하나씩 박히는 하얀 손자국

소수마녀가 돌아보며 손을 내밀고 있는데 검은 옷소매에서 빠져나온 소수마녀의 손이 분칠을 한 듯 하얗다. 너무 하얘서 빛이 나는 것 같고

콰당탕! 퍼억! 따당! 도로 튕겨나가 마당에 등부터 나뒹구는 두 놈. 칼이 바닥에 떨어지고. [!] [!] 뒤따라 뛰어 들어오려던 놈들이 기겁하는데

[끄윽!] [꺼억!] 츠츠츠! 쓰러졌다가 힘겹게 일어나는 두 놈의 몸이 석고처럼 하얗게 변하고 있다. 소수마녀의 장풍을 맞은 가슴 부분의 옷은 부서져 흩어지면서 가슴에 하얀 손바닥 자국이 새겨진 게 보이고

[저럴 수가...] [저 놈들 몸이 돌처럼 변하고 있다!] 다른 건달 놈들 기겁하며 물러서고

[으으으...] [... 안돼!] 자신들의 두 손을 보며 벌벌 떠는 두 놈. 헌데 그 직후

! 쩌적! 그놈들의 몸에 균열이 가더니

퍼퍽! 털썩! 몸이 그대로 부서져 무너지는 두 놈

[히익!] [... 몸뚱이가 석고처럼 부서졌다.] [저게 무슨...] [... 마공에 당했다!] 다른 건달들 공포에 질려 물러나고

사우; (우리 암흑마가(暗黑魔家)의 오대마공(五大魔功)중 하나인 소수인(素手印)...!) + [... 물러가라!] 침대에서 급히 내려서며 밖의 건달들에게 외치고. 소수마녀는 들었던 손을 내렸고

건달들 놀라다가 사우를 돌아보고

사우; [... 날 찾아온 귀빈들이시다.] [소란피우지 말고 물러가라.] 문으로 가서 문을 닫으려 하며

[예 회주님!] [존명!] 안도하고 포권하는 건달들

! 안에서 문을 닫는 사우. 이어

사우; [속하 사우! 위대한 암흑마가의 가주(家主)이신 기절초괴(奇絶招怪)님을 알현합니다!] 문간에서 기절초괴에게 절하며 벌벌 떨고

기절초괴; [이리 와! 겁먹지 말고...] 쇠꼬챙이를 까닥여서 자기 앞으로 오라는 시늉하고. 스륵! 앉아있는 의자가 저절로 빙글 돌아서 문쪽을 보고, 소수마녀는 옆으로 물러서고

사우; [... 존명!] 덜덜 떨면서 기어서 기절초괴에게 다가오고

기절초괴; [어디 보자...] ! 꼬챙이 끝을 사우의 이마에 대고. 공포에 질리면서도 피할 생각은 하지 못하는 사우

! 지지지! 사우의 이마를 살짝 찌른 기절초괴의 쇠꼬챙이가 진동하며 빛을 발하고

기절초괴; [얼굴이 시체처럼 창백하다 했더니 계집과 너무 많이 놀아나서가 아니라 극심한 빈혈 때문이로군.] 끄덕이고

기절초괴; [몸속에 철분이 심각할 정도로 모자라.] [철기산혼무를 무리하게 구사한 때문이겠지?] ! 사우의 이마에서 꼬챙이를 떼고. 꼬챙이가 떼어진 사우의 이마에는 상처가 생겨서 피가 주르르 흘러내린다.

사우; [... 섭장천의 제자이기도 한 황금공자 벽세황과 싸우느라 무리를 해서...] 눈치 보며 식은땀 흘리고

기절초괴; [실은 그 일 때문에 본좌가 직접 네놈을 찾아온 것이다.] 표정이 갑자기 살벌해지고

사우; [... 용서를...] 이마 바닥에 붙이고 납작 엎드리며 달달 떨고

기절초괴; [분면랑군 사우!] [금릉 흑사회의 유력한 조직인 단지회의 회주 무면악교(無面鰐鮫)!]

기절초괴; [진짜 정체는 암흑마가의 호법들인 암흑팔령(暗黑八靈)의 서열오위 철기마령(鐵氣魔靈)!] [본좌가 네놈을 단지회 회주 자리에 앉히면서 맡긴 사명이 무엇이었는지 읊어봐라.] 쿠오오!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고

사우; [... 황금전장 장주 냉혈전호의 큰 딸... 벽소소를 유혹하여 우리 암흑마가의 화수분(花水盆)으로 삼는 것이었습니다.] 이마를 바닥에 붙인 채 식은땀을 흘리고

기절초괴; [그랬는데 지금의 상황은 어떠하냐?] 음산한 표정으로 웃고

사우; [... 속하가 벽소소를 유혹한 사실이 들통 나서... 어제 새벽 벽세황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비지땀 흘리며 대답하고

기절초괴; [그 말인즉슨 벽소소를 이용해서 황금전장의 재물을 빼돌리려던 애초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는 뜻이겠지?] 냉소

사우; [... 죽여주십시오.]

기절초괴; [원래는 그러려고 네놈을 찾아왔었다.]

사우; [으으으...] 달달 떨고

기절초괴; [그랬는데... 암흑팔령의 막내인 소수마녀(素手魔女)의 탄원이 있어서 생각을 바꿨다.] 자기 뒤의 소수마녀를 힐끔 보고. 소수마녀는 표정이 없고

사우; [... 막내! 고맙다!] 눈만 조금 돌려 소수마녀를 보며 억지로 웃고

여전히 표정이 없는 소수마녀

기절초괴; [소수마녀 왈, 계집은 첫 남자를 잊지 못한다!] [비록 정체를 알았다 해도 벽소소는 너를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고 하더라.]

사우; (살았다.) + [... 맞습니다.]

사우; [속하가 목적을 갖고 자신에게 접근한 사실을 알았어도 벽소소는 절대 속하를 미워하지 못할 것입니다.] 억지로 웃으며 고개를 좀 들어서 기절초괴의 눈치를 살피고

기절초괴; [그 새끼...] 피식 웃으며 살벌하던 얼굴 풀고

기절초괴; [네 기막힌 방중술에 벽가년이 뿅 갔다고 확신하는 것이냐?]

사우; [속하는 사실 무공보다는 그쪽 방면이 더 특기인지라...] 비열하게 웃으며 식은땀 흘리고.

찡그리는 소수마녀

기절초괴; [뭐 아주 틀린 말도 아니지.] 피식 웃고

기절초괴; [하여간 그래서 네놈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로 했다.]

사우; [... 감사합니다 가주님!] 안도

기절초괴; [벽소소가 위진천과 결혼을 하든 말든 상관없다.] [그년을 살살 녹여서 일 년에 최소한 백만 냥 이상을 네게 바치도록 만들어라.] [그럼 지금까지의 과오를 없던 것으로 해주겠다.] 음산하게 웃고

사우; (... 백만 냥...) 침 꿀꺽 삼키며 긴장하는 얼굴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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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다시 건물 안. 청풍이 의자에 앉아있다. 무료한 표정

청풍; (피곤해서인지 통증이 심해진다.) 가슴을 누르고

청풍; (지금은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은 생각뿐이다.)

청풍; (어머니와 진진이가 내 몸 상태를 보고 기함할 게 걱정되긴 하지만...) 생각할 때

이세창; [기다리게 했군!] 덜컹! 문이 열리며 이세창이 들어선다. 황금수라들이 밖에서 보고 있고

청풍; [아닙니다.] 일어나고

이세창; [앉게나. 얘기가 길어질 수도 있으니..] 상좌로 가고

청풍; [...] 자리에 다시 앉고

이세창; [장주님이 무림맹에 보낼 납채(納采;혼인을 받아들임) 건으로 부르셔서 다녀온 길이네.]

청풍; [대례(大禮;혼인 예식)를 주관하셔야하니 바쁘시겠습니다.]

이세창; [바쁘지만 보람이 있는 일이지.] [, 그건 무림맹에서 보내온 폐백(幣帛;신랑이 신부집으로 보내는 예물)일세.] 탁자에 놓인 패물함을 보며 말하고

청풍; (역시 그랬군.)

이세창; [아직 혼서를 사당에 올리지 않은 상태라 안채로 들이지 못하고 여기에 보관하고 있지.]

청풍; (명문가의 혼례는 절차가 복잡하고 엄격하구나.)

이세창; [자넬 부른 이유는...]

청풍; (올게 왔군.) 내심 긴장

이세창; [장총관이 굳이 단음강기까지 치고 무슨 이야기를 한 것인지 듣고 싶어서이네.] 몸을 앞으로 내밀며 지긋이 청풍을 노려보고

청풍; (역시!) + [말씀드리기 송구하지만...] 즉시 대답

청풍; [장총관께서는 저를 무림맹의 주방으로 데려가셨으면 하셨습니다.]

이세창; [무림맹의 요리사로 영입하고 싶다?] 찡그리고

청풍; [!]

이세창; [정말 그게 다인가?] 노려보고

청풍; [그렇습니다.] 즉시 대답

이체상; [...] 말없이 청풍을 노려보고

청풍; (표정만 봐도 내 말을 믿지 않고 있다.) 긴장하지만 시선 피하지 않고

이세창; [알겠네.] ! 몸을 다시 의자에 기대고

이세창; [자네에게 확인할 건 확인했으니 그만 가보게.]

청풍; [물러가겠습니다.] 일어나며 고개 숙이고

밖으로 나가며 문을 닫는 청풍

! 닫히는 문

이세창; [이걸로 사전 공작은 끝났고...] 음산하게 웃고

이세창; [냉상아가 깔끔하게 마무리만 지어주면 되겠지.] 웃는 사악한 얼굴

 

#65>

여전히 황금전장. 황금전장 밖의 분위기가 나면 안됨

황금전장의 건물들 사이에 난 골목길을 걸어가는 청풍. 외진 곳이라 오가는 사람들 거의 없고. 그나마 간간이 던 하인과 하녀들이 낯이 선지 힐끔거리는데

청풍; (집요하게 추궁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개의치 않고 걸어가며 생각하고

청풍; (내 몸 상태를 빌미로 물고 늘어졌으면 어쩔 수 없이 벽소소가 야합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털어놨어야했을 것이다.)

청풍; (당분간 총관 눈에 띠지 않도록 노력해야겠구나.) 생각할 때

[저기요!] 뒤에서 부르는 소리. 돌아보는 청풍.

여자; [주방에 새로 오신 이청풍 숙수님이시지요?] 보자기에 싼 삼단짜리 찬합을 들고 달리듯 다가오는 여자. 쭉쭉 빵빵에 키도 상당히 크다. 하지만 얼굴은 평범하고 주근깨로 덮였다. 옷도 하녀 복장이고. 이 여자는 여자무사1이 변장한 모습. 하지만 이 모습일 때는 그냥 여자로 표기. 주변에 오가는 사람은 없다.

청풍; [내가 이청풍입니다만...]

여자; [만나서 다행이에요.] 숨이 차서 헐떡이며 멈춰서고.

여자; [주방으로 찾아갔다가 총관님을 뵈러 갔다는 말을 듣고 달려왔답니다.]

여자; [혹시 이미 본장 밖으로 나가신 게 아닌가 하고 걱정했지 뭐예요.] [자 받으세요.] 들고 온 찬합을 청풍에게 안겨준다. 삼단짜리 찬합은 보자기로 싼 상태다.

청풍; (음식 담는 찬합이다.) + [이게 뭐요?] 엉겁결에 찬합을 받으며 놀라고

여자; [뭔지 알려드리기 전에 제 소개부터 할게요.] [전 작은 아가씨의 몸종으로 춘앵(春鶯)이라고 해요.] 이마의 땀을 닦으며 말하고

청풍; [작은 아가씨를 모시는 분이셨군요.] 벽옥령을 떠올리고

여자; [작은 아가씨는 설아라는 이름의 고양이를 끔찍이 사랑하고 아끼세요.]

여자; [그 설아가 어제 번견에게 물려 죽을 뻔한 위기에 처했을 때 이숙수님께서 구해주셨다는 소문이 이미 본장 내에 쫙 퍼졌답니다.] 과장 되게 양 손을 좌우로 벌려 보이며 말하고

청풍; (춘앵이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말이 참 많은 아가씨로군.)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여자의 말을 끊지 않고

여자; [아가씨는 오늘 하루 종일 이숙수님에게 진 신세를 어떻게 갚을까 고민하며 보내셨어요.]

여자; [그 고민의 결정체가 바로 그 찬합에 들어있답니다.] 청풍이 두 손으로 들고 있는 찬합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청풍; (뭔가 단단한 것이 들어있군.) 달칵 달각 청풍이 조금 흔드는 찬합에서 소리가 나고

여자; [그게 멀 거 같아요?] 미소

청풍; [찬합에 들어있으니 당연히 음식일이면서 소리가 나는 걸 보면 단단한 것일 테고...] 달가 달각 찬합을 조금 더 들어올려 소리를 듣고

청풍; [사탕입니까?] 흠칫! 하고

여자; [맞았어요! 역시 이숙수님은 눈치도 빠르세요.] 짝짝 박수치며 감탄하고

여자; [이숙수님께 어여쁜 누이가 있다는 사실도 알려졌어요.] [그래서 둘째 아가씨가 온갖 종류의 사탕으로 찬합을 채우신 거예요. 비슷한 또래인 누이동생께서 사탕을 좋아하실 거라면서...]

청풍; [제 누이가 정말 좋아할 선물입니다.] + (벽옥령은 부잣집 딸답지 않게 재치가 있군.) 내심 감탄

여자; [사탕을 누이동생께 전해주세요. 찬합은 돌려주실 필요 없구요.] 굽심거리며 몸을 돌리고. 이어

여자; [그럼 살펴가세요.] 손 흔들며 왔던 길을 달려간다.

청풍; [둘째 아가씨에게 고맙다고 전해주시오.]

여자; [그럴 게요.] 모퉁이를 돌아가며 손을 흔들고

청풍; [사탕이라...] 찬합을 들어보고

청풍; [진진이가 정말 좋아하겠구나. 황금전장의 딸이 먹는 사탕이라면 진귀하기 이를 데 없는 사탕일 테니...] 걸어가고. 헌데

 

#66>

건물 뒤에 숨어서 청풍이 멀어지는 걸 보는 여자

여자; (시간은 충분히 끈 것같은데...) 생각하며 얼굴 윗부분을 손톱으로 잡고. 이어

찌익! 얼굴에서 얇은 가면을 벗긴다. 그러자

! 드러나는 얼굴은 물론 여자무사1이다. 냉상아라는 이름의. 이하 여자무사1로 다시 표기하고

여자무사1; (지금쯤 총관님도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계시겠지.) 사악하게 웃고

여자무사1; (절대 빠져나갈 수 없는 올무를 준비한 채...)

 

#67>

황금전장의 입구 쪽. 불이 환하게 켜져 있다. 여러 개의 등이 걸려있어서 대낮같이 환한 상태고

[!] 그곳으로 걸어오다가 흠칫! 하는 청풍. 찬합은 찬합을 싼 보자기 윗부분을 잡아서 들고 있다.

등불이 환하게 밝혀진 황금전장 입구에 황금수라 수십 명이 포진한 채 나가는 사람들의 몸과 물건을 철저히 수색하고 있다. 마차들도 멈춰 세운 채 뒤지고 있고. 문 안쪽에 긴 탁자들이 죽 놓여있어 그곳에 물건들을 펼쳐놓고 뒤진다. 검문 때문에 문이 막혀 사람들이 못 나가고 있다. 검문의 지휘자는 이세창으로 귀견수도 보이고

청풍; (왜 저러지?) 의아해하면서 다가가고

청풍; (황금전장에서 나가는 사람들의 몸과 물건을 철저히 수색하고 있다.) (딱 봐도 일상적인 검문검색은 아니다.)

이세창의 모습. 얼굴이 굳어져 있고

청풍; (총관까지 나와 있군. 나를 만난 게 바로 전이었는데...) 생각하며 다가가는데

귀견수가 청풍을 발견하고

귀견수; [귀가하는 건가 이숙수?] 다가오고. 이세창도 흘깃 돌아보고

청풍; [그렇습니다.] [헌데 무슨 일인지요?]

귀견수; [무림맹에서 보낸 폐백중 중요한 예물 한 가지가 사라졌네.]

청풍; [누가 폐백에 손을 대었단 말입니까?] 놀라고

귀견수; [우리 황금전장 입장에서야 그리 대단한 물건이 아니지만...] [무림맹에서 보낸 예물이라는 점이 문제라네.]

청풍; (자신들이 보낸 예물을 잃어버렸다고 하면 무림맹이 매우 불쾌하게 생각하겠지.)

귀견수; [번거롭겠지만 기다렸다가 검문을 받고 나가도록 하게.]

청풍; [당연히 그래야지요.] 대답하는데

이세창; [이숙수! 자네 그거 뭔가?] 황금수라 두 명을 거느리고 다가오며 청풍이 들고 있는 찬합을 보며 묻고. 귀견수도 돌아서다가 돌아보고

청풍; [둘째 아가씨가 제 누이에게 주라고 준비해주신 사탕입니다.] 찬합을 들어보이고

이세창; [성문이 닫히기 전에 금릉성을 나가야하니 먼저 검문을 받게 해주지.] [내용물을 확인해봐라.] 따라온 황금수라들에게 말하고.

[예 총관님.] 다가오는 황금수라들

청풍; [살펴보십시오.] 두 사람에게 찬합을 내밀고. 찬합을 한 명이 받고

옆의 탁자로 찬합을 가져가서

보자기를 푸는 황금수라들

달칵! 첫 번째 찬합 뚜껑을 여는 황금수라들.

뚜껑이 열리며 드러나는 첫 번째 칸에 온갖 종류의 사탕이 포장되어 들어있다.

[찬합에 담겨있는 게 사탕이 틀림없습니다.] [두 번 째 칸을 확인하겠습니다.] 한명이 말하면서 첫 번째 칸을 들어올리려 하고.

[두번째 칸 확인합니다.] 달칵! 첫 번째 칸을 분리해서 집어들며 말하는 황금수라. 헌데 그 직후

! 두 번째 칸에도 사탕이 들어있긴 하지만 그 사탕들 위에 화려한 목걸이가 하나 들어있다. 여러 개의 보석을 연결하여 만들어진 고급스러운 목걸이다.

[!] [!] [!] 현장에서 찬합을 보고 있던 모든 사람들 경악. 청풍과 귀견수와 두 명의 황금수라. 이세창도 놀라는 척하고

<찾았습니다!> <사라졌던 목걸이가 찬합에 들어있습니다!> 황금수라들 전음으로 말하며 이세창과 청풍을 돌아보고. 귀견수는 가면 속에서 눈을 부릅뜨고 있고

청풍; (저 목걸이가 왜 찬합에...) 경악

이세창; [이런 이런...] 촤락! 찬합에서 두손으로 목걸이를 집어들고

이세창; [견물생심이라더니...] [네놈, 잠깐 동안 혼자 있는 동안에 폐백함을 뒤졌구나.] 살벌한 표정으로 청풍을 노려보고

이세창; [감히 무림맹에서 보낸 예물에 손을 대었을 때는 각오도 되어있었겠지?] 살벌하게 웃으며 목걸이를 들어 보이고. 청풍은 굳어진 표정을 지으며 목걸이를 보고

이어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바로 위 #65>의 장면

 

여자; [혹시 이미 본장 밖으로 나가신 게 아닌가 하고 걱정했지 뭐예요.] [자 받으세요.] 들고 온 찬합을 청풍에게 안겨준다. 삼단짜리 찬합은 보자기로 싼 상태다.

회상 끝

 

청풍; (함정!) 굳어진 얼굴

<간단하고 조잡하지만 일단 빠지면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악독한 함정에 빠졌다.> 목걸이를 들어 보이며 사악하게 웃는 이세창. 가면 속에서 눈을 부릅뜨며 보고 있는 귀견수. 차고 있는 검에 손을 대며 청풍을 노려보는 두 명의 황금수라들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68>

금릉 성 밖의 빈민가. 밤이 깊어 불이 모두 꺼져 있고. 헌데

동구 밖에 불빛이 어른거린다.

등을 들고 서서 멀리 보이는 금릉성 성문을 보고 있는 진삼낭. 담요로 몸을 감싸고 있다. 걱정스러운 표정

진삼낭; (불길한 예감...)

진삼낭; (청풍이가 연락도 없이 외박을 한 적은 없었는데...)

진삼낭; (일하는 곳이 황금전장이니 귀가하지 못하면 사람이라도 보내 알렸을 것이다.) 찡그리고

진삼낭; (설마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겠지?) 불안하고 초조하고. 그때

[엄마!] 뒤에서 들리는 음성. 돌아보는 진삼낭

이진진; [그만 들어가. 이미 성문이 닫혀서 오늘은 집에 오고 싶어도 못 올 거야.] 역시 담요로 어깨를 감싼 이진진이 다가온다.

진삼낭; [그래야겠지?] 한숨 쉬며 돌아서고

진삼낭; [그나저나 뭘 나오고 그러니. 어미가 어련히 알아서 돌아갈까봐...] 눈을 좀 흘기며 이진진에게 다가오고

이진진; [내가 오지 않았으면 밤 새셨을 거잖아요.] 함께 돌아서고

진삼낭; [집이든 밖이든 잠을 이루지 못할 건 분명하지.] 한숨 쉬며 집쪽으로 걸어간다.

이진진; (오빠...) 금릉 성문쪽을 보며 진삼낭과 함께 걸음을 옮기고

두근 두근 심장이 뛰는 이진진

이진진; (불안한 감정이 점점 더 고조되고 있어.)

<아무쪼록 오빠의 신변에 변고가 생기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다.> 빈민가 안으로 들어가는 두 모녀의 모습 배경으로 이진진의 생각 나레이션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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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주방. 여전히 바쁜데. 주대육이 무사 한명과 대화 하고 있다

[!] 놀라는 주대육

무사; [그래서 장총관께서 직접 총주방장님을 뵈러 오시는 중입니다.]

주대육; [아니 날 만나고 싶으며 만찬장으로 부르면 되지 왜 직접 주방으로 온다는 건가?]

무사; [그러게 말입니다.] 눈치 보는데

주대육; [그 양반이 대단한 미식가라는 소문은 전부터 들었지만 이렇게 적극적일 줄은 몰랐군.] 고개 설레 젓고.

[무슨 일이래?] [주빈인 무림맹 총관께서 직접 주방을 방문하겠다고 한 모양이야.] 청풍의 주변 요리사들 웅성. 청풍은 여전히 고기 써는데 집중하고 있고. 그때

[오십니다.] 요리사 한명이 한쪽을 가리키며 말하고. 모두 돌아보는 사람들

이세창의 안내를 받아 오는 장세명. 장세명 뒤로는 황금수라들이 경호하며 따라오고

청풍; (,저 인물 혹시...) 장세명을 보고. 주대육이 서둘러 마중하러 가는 모습이 보인다.

청풍; (저녁 무렵, 날 보는 눈이 예사롭지 않았었다.)

청풍; (주방을 직접 찾아온 게 혹시 나와 관련이 있는 건가?) 생각하며 고기 썰기에 집중하는 척하는데

요리사1; [이쪽으로 오신다.] 웍을 써서 요리하다가 긴장하며 말하고. 돌아보는 청풍.

장세명이 주대육의 안내로 다가오고 있다. 이세창과 황금수라들이 뒤에 따라오고

요리사들이 요리하던 걸 멈추며 장세명에게 인사하고. 하지만

요리사들의 인사는 건성으로 들으면서 지긋이 청풍을 보는 장세명

청풍; (어째 예감이 들어맞는 것같군.) 칼질을 멈추며 기다리고. 그때

주대육; [이 아이가 최근 제가 발견한 보물입지요.] 청풍을 장세명에게 소개하는 주대육

고개 숙여 인사하는 청풍

주대육; [나이는 아직 어리지만 고기 다루는 솜씨는 포정의 재래라 할만합니다.]

장세명; [주숙수의 자랑이 과장이 아니라는 건 내 혀로 확인했소.] 웃으며 청풍을 보고

장세명; [요리에 쓰인 모든 육류의 처리가 이제껏 본 적이 없을 만큼 완벽했었으니 말이오.]

주대육; [이름난 미식가인 장대인으로부터 칭찬을 들었으니 영광으로 생각해라.]

청풍; [감사합니다.] 장세명에게 고개 숙이고

장세명; [자네의 칼솜씨를 한번 보여주겠나?]

청풍; [부족하지만 분부 따르겠습니다.] 칼을 잡고

고기를 써는 청풍

장세명; [허어! 신기로구만. 과연 주숙수가 포정의 재래라고 할만해.] 감탄하며 보고. 그러다가

장세명; [잠시 둘만 있게 해주지 않겠소?] [이 젊은 달인과 요리와 관련하여 긴히 할 얘기가 있소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고.

흠칫! 칼질을 멈추는 청풍

[!] 이세창의 눈이 번뜩

주대육; [물론입니다.] 요리사들에게 손을 저으며 말하고.

서둘러 주변에서 멀어지는 사람들. 주대육도 다른 요리사들과 함께 다른 곳으로 가고. 이세창도 힐끔거리며 황금수라들과 함께 멀어지고

청풍; [제게 가르침이 있으신지요?] 칼을 내려놓고. 공손하게

장세명; [지금부터 내가 묻는 말에 솔직하게 대답해주어야겠네.] 청풍을 지긋이 보며

청풍; (일개 요리사인 내게 무얼 물어보려고 정색을...) + [그리하겠습니다.]

장세명; [자네는 용무린이란 인물을 아는가?] 강렬한 표정으로 묻고

 

#54>

주방 건물의 뒤쪽. 벽에 붙어서 주방 쪽을 보고 있는 벽세황.

벽세황의 시점. 청풍과 장세명이 뭔가 얘기 나누고 있다. 심각한 표정들이고.

벽세황; (말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손을 귀에 대고 기울이며 찡그리고

<장총관이 주변에 단음강기(斷音罡氣)를 펼쳐놓은 때문이다.> 청풍과 장세명 주위에 물방울같은 투명한 벽이 서려 있는 것 배경으로

벽세황; (남이 들으면 안되는 내용의 대화가 오고 가고 있다는 건데...) 노려보고

청풍이 장세명에게 뭐라 말하는 모습 크로즈 업

벽세황; (이청풍! 네놈 설마 소소가 사우란 놈과 놀아난 걸 장총관에게 고자질하고 있는 것이냐?) 이를 갈며 노려보고

 

#55>

청풍; [용무린...] [금시초문인 이름입니다.] 고개 젓고

장세명; [그럼 섭아연은?] 청풍을 지긋이 보며 묻고

청풍; [역시 처음 들어보는 이름입니다.]

장세명; (여기까지는 진실...) + [진삼낭이란 여자는 혹시 아는가?] 기습적으로 묻고

청풍;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사람은 지금 날 심문중이다.) + [모릅니다.] 고개 젓고

장세명; (미묘하군.) 약간 갸웃하고

장세명; (아주 순간적이었지만 망설임이 느껴졌다.) + [그렇군.] 끄덕이고

장세명; (이놈이 용무린과 아연아가씨 사이의 아들인가는 가슴에 나비 형상의 반점이 있는지를 확인하면 되겠지만...) 청풍을 보며 생각

장세명; (보는 눈이 많으니 이 자리에서는 그럴 수가 없다.) 주변을 곁눈질. 요리사들과 이세창, 주대육 등이 사방에서 보고 있다.

청풍; (뭔가 생각이 많은 표정이다.) 그런 장세명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 (게다가 무림맹의 총관쯤 되는 인물이 어머니의 이름을 알고 있는 게 심상치가 않다.) 무표정하게

청풍; (호의를 품고 있는지 악의로 심문하는 것인지 모르니 내색하면 안된다.)

장세명; [무공은 배우지 않았군.] 청풍의 몸을 훑어보고

청풍; [배우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습니다.]

장세명; [그런데 어쩌다가 무공을 배운 자와 싸운 건가?] 청풍의 가슴을 보고. 옷을 여민 사이로 붕대가 보이는데 피가 좀 배어나왔다.

청풍; (내 몸 상태를 알고 있다.) + [금전 문제로 흑사회 인간들과 시비가 있었습니다.]

장세명; [의지력이 대단하군. 이런 몸 상태로도 내색을 하지 않고...] 청풍의 어깨를 만지며 감탄하고

 

#56>

[!] 숨어서 그걸 본 벽세황의 눈 번뜩

벽세황의 시점으로 장세명이 청풍의 어깨를 만지며 뭐라 말하는 장면.

벽세황; (정황상 이청풍에게 다친 경위를 묻고 있는 게 틀림없다.) 이를 부득 갈고

벽세황; (결국 우려했던 일이 벌어진 것 같다.) (다친 경위를 설명하려면 자연스럽게 소소와 사우의 야합을 거론해야할 테니...) 청풍과 장세명을 노려보고

 

#57>

장세명; (경이로운 자질을 지녔다. 맹주님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 [무공을 배워볼 생각 있는가?] 청풍의 어깨를 만지며 좀 놀라는 표정으로

청풍; [기회만 되면 배우고 싶습니다.] + (오늘 새벽에 겪었던 일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무공을 배워야겠지.)

장세명; [그렇다니 잘 됐군.] ! 끄덕이며 청풍의 어깨에서 손을 떼고

장세명; [나는 내일 오후에 무림맹으로 돌아갈 예정이네.] [결심이 서면 그 전에 날 찾아오게나. 좋은 스승을 소개시켜줄 테니...]

청풍; [생각해보겠습니다.]

장세명; [보는 눈이 많네.] 주변을 둘러보며 웃고.

이세창과 주대육과 요리사들이 조금 떨어진 곳에 서서 보고 있다. 이세창의 표정이 심각하고

장세명; [나와의 대화는 주로 요리에 관한 것이었던 걸로 해두세.] [내가 자네를 무림맹으로 데려가고 싶어 한다고 말해도 되네.]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하고

청풍; (어떻게 했는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들은 우리 대화를 못 들었구나.) + [알겠습니다.] 끄덕

장세명; [자네의 기막힌 정육 솜씨 덕분에 만족스러운 식사였네.] ! 다른 사람들 들으라고 과장되게 말하며 돌아서는 장세명. 그와 함께 주변에서 투명한 막 같은 것이 사라지고

청풍; (우리 둘을 감싸고 있던 막 같은 것이 사라졌다.) + [별 말씀을...] 고개 숙이고

장세명; [내 제안을 잘 생각해보고 내가 떠나기 전에 답을 주게나.] 손 흔들며 주대육쪽으로 가고

청풍; (주변에서 우리들의 대화를 들은 사람은 없겠구나.) + [그리하겠습니다.] 주대육의 등에 대고 고개를 조금 숙이고

곧 주대육과 이세창과 웃으며 뭔가 얘기를 하는 장세명. 청풍의 주위로는 요리사들이 몰려오고

요리사1; [저분과 무슨 이야기를 한 건가?] + 요리사2; [거리가 좀 있긴 했지만 이상하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어.] 다가와 살피는 표정으로 묻고. 다른 요리사들도 청풍의 주위로 몰려들고

청풍; [어떤 제안을 하셨는데... 지금은 말하기가 곤란한 내용입니다.] 칼과 도마 위의 고기를 정리하며 대충 대답하고

[오오! 이것 보게!] [이 친구 벌써 더 좋은 조건으로 영입 제의를 받은 모양이로구만.] [무림맹의 주방의 명성도 우리 황금전장 주방 못지않지.] 요리사들 흥분과 시샘, 축하의 표정을 지으며 호들갑

청풍; [그런 거 아닙니다.] 쓴웃음 지으며 정리하고

 

#58>

[...] 그런 청풍을 보는 벽세황. 여전히 숨어있고

호들갑 떠는 요리사들에게 둘러싸인 청풍의 모습

벽세황; (말하기 곤란한 제안을 받았다?) 이를 부득

벽세황; (의심의 여지가 없다.) 장세명 쪽을 보고. 장세명은 이세창, 주대육과 이야기하며 주방 앞을 떠나고 있다. 황금수라들이 따라가고

벽세황; (장총관이 뭔가 낌새를 채고 이청풍을 회유한 게 분명하다.) (장총관도 나름대로 정보망을 지니고 있어서 소소의 행실에 대한 의혹을 품고 있었을 테고...) 멀어지는 장세명을 보고

벽세황; (늦기 전에 결단을 내려야한다.) 다시 청풍을 보고

벽세황; (저 놈이 어디까지 얘기했는지는 모르지만 장총관의 표정을 보면 결정적인 내용은 듣지 못한 것같다.)

벽세황; (하지만 다시 장세명을 만나면 이청풍이 무슨 말을 할지 모른다.)

벽세황; (그런 일이 일어나는 건 막아야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독기서린 표정

 

#59>

어느덧 깊어진 밤. 이제 만찬은 끝났고. 그래도 아직 황금전장은 불야성. 만찬장을 하인과 하녀들이 정리한다.

벽초천의 집무실.

집무실 내부. 벽초천, 이세창, 벽세황이 모여서 회의중이다.

벽세황; [더 늦기 전에 손을 써야합니다.] 상좌에 앉은 벽초천에게 말한다. 이세창과 마주 앉아서

벽세황; [이청풍이 다시 장세명을 만나면 무슨 소릴 할지 모르는 긴박한 상황입니다.]

이세창; [장주님께서 결단만 내려주시면 즉시 이청풍의 입을 막아버리도록 하겠습니다.]

벽초천; [이청풍은 주대육이 공을 들여 영입한 인재다.]

벽초천; [이청풍이 갑자기 사라지거나 죽을 경우 뒷말이 있을 수 있다.]

이세창; [그 점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히죽

이세창; [이청풍을 제거해도 주대육이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게 만들 방책을 이미 세워두었습니다.] 음산하게 웃는 이세창의 얼굴 크로즈 업

 

#60>

주방. 요리사들과 하녀들이 뒷정리를 하고 있다.

청풍은 탁자를 사이에 두고 서서 주대육과 면담을 하고 있다. 다른 요리사들은 설거지를 하거나 요리 도구를 정리하고 있고

주대육; [집에 가겠다고?] 탁자를 앞에 두고 의자에 앉아서 청풍을 올려다본다. 모자와 앞치마를 벗어서 탁자 한쪽에 올려놨다.

청풍; [죄송합니다. 식구들이 걱정할 것 같아서...]

주대육; [사람을 보내 오늘 밤은 여기서 자고 갈 거라 전해줄 수 있는데...]

대답하지 않는 청풍.

주대육; (고집하고는...) + [알았다.] 한숨

주대육; [집에 가서 쉬는 게 편하면 그리해라.] [대신 이거 한 가지는 명심해라.]

주대육; [무슨 일이 있으면 반드시 내게 말해야한다.] 의미심장하게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그때

주방으로 들어오는 여자무사 한 년. 차갑고 도도한 인상. #33>에 나온 벽소소의 심복

<저 년은 안채를 경호하는 황금나찰(黃金羅刹)들의 부()단장 냉상아(冷祥娥)잖아.> <무공이 높은 만큼 성격도 도도해서 사내들을 발톱의 때만큼도 여기지 않는다지?> <저 까칠한 년이 무슨 일로 주방에 발길을 한 건가?> 요리사들 곁눈질로 여자무사1을 보고. 주눅이 들어 정면으로 여자무사1을 보는 놈은 없다.

여자무사1을 발견하고 돌아보는 주대육과 청풍

여자무사1; [총주방장님!] 포권하고

주대육; [냉상아...] [이 시간에 자네가 웬일인가?]

여자무사1; [총관께서 이숙수를 보자고 하십니다.] 청풍을 보며 말하고

청풍; (총관이 날 보자고 한다?) 찡그리고

주대육; (청풍이가 장총관과 무슨 얘기를 했는지 심문할 생각이겠군.) + [안내해줘라.] 끄덕이고

여자무사1; [가시지요 이숙수!] 가자고 하고

주대육; [총관을 만난 후 다시 돌아올 거 없이 바로 귀가해라.]

청풍; [!] 고개 숙이고

도도한 자태로 문쪽으로 가는 여자무사1을 따라가는 청풍. 요리사들이 뿅 간 표정으로 여자무사1을 훔쳐보고 있고

[...] 여자무사1을 따라가는 청풍의 뒷모습 보며 뭔가 생각하는 주대육.

주대육; (총관이 황금수라가 아닌 황금나찰에 속한 계집을 통해서 청풍이를 불렀다?) 찡그리고

주대육; (어쩐지 위화감이 느껴지는군.) 불길한 예감을 느끼는 얼굴

 

#61>

벽초천의 집무실. 불이 켜져 있고 입구를 황금수라들 네 명이 지키고 있고.

그곳으로 오는 여자무사1과 청풍.

여자무사1; [이숙수를 데려왔어요.] 황금수라들에게

황금수라들; [수고했소 소저.] [헌데 어쩐다?] [총관님께서는 장주님의 부름을 받고 급히 나가셨소.]

여자무사1; [그랬군요.]

청풍; [돌아오실 때까지 여기서 기다리겠습니다.]

황금수라들; [그럴 거 없네.] [총관님께서는 시간이 걸릴지 모르니 자네가 오면 안에서 기다리라고 하셨네.]

여자무사1; [제 임무는 마쳤으니 가겠어요.] 돌아서고

[살펴가시오 냉소저.] [자주 들러주시오.] 눈 희번득이며 여자무사1이 돌아가는 모습 보는 황금수라들. 그러면서

황금수라들; [안으로 들어가게.] [총관님이 늦으면 늦는다고 연락 올 걸세.] 청풍에게 건성으로 말하며 건물쪽을 손짓한다. 시선은 여자무사1을 향한 채

청풍; [그러지요.] 건물 입구로 가고.

청풍; (총관이 날 보자고 한 이유는 짐작이 간다.) 문고리를 잡고

청풍; (내가 혹시 큰 아가씨의 추문을 무림맹 장총관에게 흘렸는가 확인하려는 것일 텐데...) 끼익! 문을 열면서 주방에서 장세명과 대화하는 자신을 벽세황과 함께 노려보던 이세창의 모습 떠올리고

청풍; (자칫 괜한 오해를 살 수도 있으니 말을 조심해야한다.) 문을 열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62>

청풍이 열거 들어간 문 안쪽은 벽초천이 벽세황등에게서 보고 받든 거실 그대로인데 다만 아무도 없으며 탁자에 큼직한 상자가 하나 놓여있는 게 다르다. 상자는 딱 봐도 패물함인데 상당히 크다.

청풍; (우리 집보다도 몇 배 더 넓은 거실이로군.] 문을 닫고 안으로 들어서며 둘러보고. 그러다가

탁자에 놓여있는 패물함을 보고

청풍; (웬 상자인가?) 패물함 보며 의자에 앉고

청풍; (딱 봐도 평범한 물건이 아니다. 뭔가 귀중한 물건이 들어있겠구나.) 패물함을 보며 생각하고. 하지만 건드릴 생각은 하지 않는다.

 

#63>

건물을 밖에서 본 모습. 헌데

건물 근처 어둠 속에 서있는 여자무사1. 떠나지 않았다.

여자무사1의 시점. 건물이 보이고

여자무사1; (우릴 원망하지 마라 이청풍.) 차갑게 웃고

여자무사1; (아가씨의 눈 밖에 난 순간 네 운명은 정해져 있었으니...) 사악하게 웃고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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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황금전장> 역시 저녁 무렵. 헌데 황금전장으로 드나드는 사람이 없다. 무사들의 삼엄한 경비. 정문은 열려있지만 드나드는 사람과 우마차는 없다. 입구에 이세창이 서있다. 초조한 기색이고. 이세창 주변에는 귀견수와 몇 명의 황금수라들이 서있다.

이세창; (완전히 허를 찔렸다.) 입술 깨물고

이세창; (원래 내일 도착예정이던 무림맹 총관 일행이 갑작스레 오늘 방문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다니...)

이세창; (무림맹 총관 소면무상(笑面無常) 장세명(張世明)은 속을 알 수 없는 능구렁이다.) 이를 악물고

이세창; (그리고 소장주의 분석대로면 위진천과 큰 아가씨의 혼담에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인물이다.) (무림맹 내에서 본장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일 텐데...)

이세창; (그래서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아 이번 혼담을 무산시키려들 가능성이 높다.) 심각해지고

이세창; (방문일정을 앞당긴 것도 우릴 흔들어서 빈틈을 보이게 만들 목적...) + [!] 생각하다가 흠칫! 하고

길 저편에서 황근전장으로 오는 마차 한 대. 짐마차인데 짐칸에는 천으로 감싼 물건들이 있고. 마부석에는 청풍과 추노대가 타고 있다. 고삐는 추노대가 잡고 있고

이세창; (이청풍!) 눈 번뜩

귀견수; [때 맞춰 이청풍이 도착했습니다.] 뒤에서 말하고

귀견수; [총주방장이 무림맹의 장총관을 대접하기 위해 질 좋은 소고기를 주문했다고 합니다.] 이세창의 눈치 보며

이세창; [장총관에게 만찬을 제대로 대접할 수 있게 되었군.] 다가오는 마차를 노려보며 끄덕이고. 그 사이에 마차는 황근전장 입구에 이르고

청풍; [다녀왔습니다 총관님!] 마차 마부석에 앉아 인사하고. 추노대는 말고삐를 잡아당겨 마차를 멈추게 하고

이세창; (겉보기에는 멀쩡하군.) + [수고했다.]

이세창; [마침 내일 오실 예정이었던 귀빈이 곧 도착한다고 한다.] [서둘러 주방으로 고기를 가져가도록 해라.]

청풍; [!] 고개 숙이는데

[옵니다!] 귀견수가 급히 말하며 길쪽을 가리키고

이세창 뿐 아니라 청풍과 추노대도 돌아보고

두두두! 길 저편에서 일단의 기마대와 마차가 달려온다. 앞쪽에는 같은 복장과 모자를 쓴 기사들 네 명이 말을 몰고 달려오고 그 뒤를 두 필의 말이 끄는 사람이 타는 화려한 마차가 따라온다. 문과 창문이 달려있는 그 마차 뒤에는 다시 네 명의 기사가 말을 타고 따라온다. 화려한 마차에는 깃발이 하나 달려있다. 깃발에는 <武林盟>이라는 글이 적혀있다.

이세창; [무림맹 총관일행이 도착했다. 영접 준비를 해라.] 급히 주변 무사들에게 외치고. 그러자

서둘러 대오를 정열하는 황금전장 무사들.

이세창; [그 마차도 옆으로 치워라. 방해된다!] 추노대가 몰고 온 마차에게도 손짓하고.

추노대; [예 예 어르신!] ! 급히 고삐를 쳐서 말을 움직이게 하고

두두두! 짐마차는 황금전장 안쪽으로 들어가 길 가로 비켜서고. 그 사이에

두두두! 마차와 기마대 일행이 황금전장 입구에 도착한다.

기마대는 좌우로 갈라서고 마차가 먼저 문으로 들어온다.

마부; [워워!] 마차의 마부석에 앉은 무사가 말고삐를 잡아당기고.

두두두! 마차가 멈춰서고. 그러자

서둘러 마차 문으로 가는 이세창. 청풍과 추노대가 타고 있는 마차가 있는 쪽이다.

이세창; [원로에 노고가 많으십니다.] [소인은 황금전장에서 총관직을 맡고 있는 이세창이라고 합니다.] 마차 문을 향해서 포권하고. 그러자

장세명; [이총관 얘기는 벽공자를 통해서 자주 들었소.] 드륵! 창문이 열리며 장세명의 모습이 드러난다. 상체만 보이는 모습이고. 후덕하고 늘 웃는 얼굴. <신마유희> 등 다른 작품의 총관 장세명 캐릭터

장세명; [벽공자는 이총관의 일 처리가 철두철미하다고 입이 마르게 칭찬하더이다.] 사람 좋게 웃고

이세창;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굽신

청풍; (저 인물이 무림맹의 총관...) 정문 안쪽 구석으로 비켜 서있는 마차의 마부석에서 장세명을 보고

청풍; (무림맹주인 철문무제가 연로한 탓에 사실상 무림맹의 모든 일은 장세명이라는 이름의 저 인물이 처리하고 있다던가?)

<제 아무리 황금전장의 총관이라도 천하 무림의 주인인 무림맹 총관 앞에서는 비굴할 정도로 공손하구나.> 연신 굽신거리며 장세명에게 뭐라 하는 이세창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장세명; [근래 내가 다리가 좀 불편해졌소.] [그래서 마차를 탄 채로 장주를 뵈러가고 싶은 데 괜잖겠소?]

이세창; [물론입니다.]

이세창; [저희 장주께서도 장총관님의 편의를 최우선시 하라는 분부가 계셨습니다.] 굽신 거리고

장세명; [그런 고마울 데가...] + [!] 대충 대꾸하다가 흠칫! 하고

구석에 정차해있는 청풍과 추노대가 탄 마차가 장세명의 눈에 들어오고

장세명쪽을 보고 있는 청풍의 얼굴 크로즈 업

장세명; (!) 경악하고

<... 용무린?> 청풍의 얼굴 배경으로 용무린의 얼굴이 떠오르고. 하지만

장세명; (그뿐만이 아니다.) 식은땀 흘리며 몸을 조금 밖으로 내밀며 청풍을 보고

[!] 흠칫! 하며 청풍을 돌아보는 이세창

장세명; (얼굴에서 아연소저의 분위기도 느껴진다.) 섭아연을 떠올리고

장세명; (설마 저놈...) + [저 젊은이는 누구요?]

이세창; (이 능구렁이가 왜 이청풍에게 관심을 보이는 건가?) + [폐장의 숙수중 한명입니다.]

장세명; [이름은?] 청풍을 보며

이세창; (어째 느낌이 안좋군.) + [이청풍이라고 합니다.]

장세명; [이청풍... 이씨란 말이지?] 무언가 생각하며 청풍을 보고

청풍; (시선이 화살처럼 느껴진다.) 장세명의 시선을 피하고

청풍; (무림맹 총관쯤 되는 거물이 왜 내게 관심을 보이는 건가?) 고개를 숙여 시선을 장세명의 피하고. 그때

드드드!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장세명을 태운 마차.

마차를 타고 가며 청풍을 보는 장세명.

찡그리며 마차를 도보로 따라가는 이세창과 귀견수 일행

이세창; [만찬이 곧 진행될 테니 서두러 주방으로 고기를 옮겨라.] 청풍과 추노대가 탄 마차를 지나가며 차갑게 말하고

청풍; [...] 고개 숙이고.

귀견수; (태연한 척 하지만 몸에서 피 냄새가 난다.) 이세창을 청풍을 지나가며 곁눈질로 청풍을 보고

귀견수; (역시 새벽에 큰 아가씨의 밀회장면을 목격했던 건 청풍 네 녀석이었구나.) 소리없이 한숨 쉬고

귀견수; (네놈의 목숨은 백척간두 신세다.) (제발 의심 살 행동은 하지 말길 바란다.) 청풍을 지나가며 생각하고

청풍; (귀견수의 반응도 그렇고...) 다시 움직이는 마차의 마부석에서 귀견수의 뒷모습 보며 생각하고. 귀견수와 이세창과 황금수라들 앞쪽에서는 장세명이 탄 큰 마차가 가고 있다.

<내가 큰 아가씨의 야합현장을 목격한 사실은 발각된 게 틀림없구나.> 장세명이 탄 마차와 다른 방향으로 가는 짐마차를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50>

. 황금전장에 불이 켜지기 시작하고.

주방. 치열하게 음식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다. 커다란 탁자을 앞에 두고 선 주대육의 지휘로 수많은 요리사들이 굽고 찌고 튀긴다. 음식 그릇을 쟁반에 얹은 하녀들이 연신 드나들고 있고

만들어진 음식들은 주대육 앞의 탁자에 올려져 검수를 받고.

그 후 연신 하녀들이 옮겨가고 있고. 소리없는 전쟁터다.

내갈 음식 검수를 마치고 한쪽을 돌아보는 주대육

청풍이 커다란 탁자를 앞에 두고 고기를 썰고 있다.

옷을 껴입었고 옷 안쪽은 붕대로 칭칭 감은 모습이다. 그래도 옷 밖으로 피가 일부 배어나오고 있고

주대육; (청풍 저놈...) 곁눈질로 보고

<도저히 일을 할 수 없는 몸 상태인데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무표정하게 고기를 써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주대육의 생각

주대육; (대체 밤 새 무슨 일을 당한 것인가?) (상당히 심각한 상처를 입은 것같은데...) 찡그리고

주대육; (황금전장 소속인 걸 알았으니 흑사회 놈들이 건드렸을 리는 없고...)

주대육; (일이 끝나면 집에 가지 못하게 붙잡아 놓고 추궁해봐야겠다.) 생각하며 다시 탁자에 올려지는 음식들을 조금씩 맛본다.

 

#51>

황금전장의 다른 곳. 벽초천의 후처 온유향의 거처. 다른 곳과 달리 조용한데

창가 의자에 앉아서 턱을 괴고 밖을 보는 벽옥령. 여전히 공주 옷을 입고 있고. 창틀에는 고양이가 앉아 졸고 있다. 방 안에는 잠옷 차림인 온유향이 침대에 쿠션을 등에 대고 앉아서 책을 읽고 있다.

창 밖을 보며 한숨을 연신 내쉬는 벽옥령

그런 벽옥령을 보는 온유향

연신 한숨 쉬며 밖을 보는 벽옥령

온유향; (옥령이가 다 큰 언니들 흉내를 내고 있네.) 웃고

온유향; (과연 우리 옥령이로 하여금 가슴앓이를 하게 만든 행운아는 누구일까?) 벽옥령을 훔쳐보며 웃고

벽옥령; (청풍오빠는 저쯤에 있겠지?) 담장 너머를 보고

벽옥령; (생각 같아서는 몰래 주방으로 찾아가서 훔쳐보고 싶지만...)

벽옥령; (무릇 여자는 사내대장부의 일을 방해하면 안되는 거야.)

벽옥령; (보고 싶어도 부도(婦道)를 지키려면 꾹 참아야만 해!) (부도를 잘 지켜야만 사랑받는 신부가 될 수 있다고 유모가 말했으니까!) 야무진 표정

 

#52>

황금전장의 대청. 불이 환하게 켜져 있고. 하녀들이 연신 음식을 나른다. 입구는 귀견수와 황금수라들이 지키고 있다.

대청 안에서 벌어지는 만찬. 상좌에 놓인 두 탁자에는 장세명과 벽초천이 차지하고 앉아있다. 그 앞쪽으로 죽 놓인 탁자들에는 지역 유지로 보이는 노인들이 앉아있다. 벽세황과 벽소소 남매도 말석 쪽에 앉아있는데 모든 사람들이 탁자 하나씩을 차지하고 있고 탁자마다 산해진미가 놓여있다. 하녀들이 연신 음식을 교체해주고 있고.

한쪽에서는 악사들이 연주를 하고 있다.

이세창이 상좌 뒤쪽에 서서 만찬 전반 상황을 보고 있고

장세명; [혼서는 내일 길한 시간을 정해서 전해드리겠소이다.] 두 손으로 술잔을 들어서 벽초천에게 권하며

벽초천; [장총관께서 주역(周易)에도 능통하다고 들었소이다.] [저희 사당(祠堂)에 혼서를 바칠 시간을 잘 뽑아주시기 바라외다.] 마주 술잔을 두 손으로 들고

함께 원샷으로 술을 마시고

벽세황; (지금까지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젓가락을 건성으로 움직여 음식을 뒤적이면서 곁눈질로 상좌의 장세명을 보고. 그 옆 문쪽에 가까운 자리의 벽소소는 고개 떨군 채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다.

벽세황; (아버지와도 대화가 잘 통하는 것 같고...) 벽초천과 장세명이 서로 얼굴을 보며 웃는 모습을 보고

벽세황; (저 망할 것이 분면랑군 사우와 놀아난 사실만 들통 나지 않으면 우리 황금전장은 무림맹과 사돈지간이 되는 것이다.) 곁눈질로 벽소소를 보고.

어두운 얼굴의 벽소소

벽세황; [얼굴 펴라.] 발로 벽소소 쪽 탁자 다리를 툭 치며 말하고. 시선은 상좌쪽을 향한 채로

[!] 고개 드는 벽소소

벽세황; [지금까지 저지른 과오를 만회하는 길은 요조숙녀인 척 해서 무림맹의 안주인이 되는 것이다.]

벽세황; [그게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는 길이기도 하고...]

입술 깨무는 벽소소

벽세황; [너는 그저 조신한 규수 연기만 잘 해내면 된다.] [나머지는 아버지와 내가 다 알아서 처리할 테니...] 냉소. 그러다가

[!] 흠칫! 하며 상좌를 보는 벽세황

벽초천이 어색한 표정으로 웃고. 장세명이 무언가 말하고 있다.

장세명 뒤쪽 구석에 서있던 이세창도 당황하는 표정이고

벽세황; (장총관이 무슨 말을 해서 아버지를 당황하게 만든 것인가?) 귀에 손을 대고 엿듣고. 그러자

<주방 구경을 하고 싶다는 말씀이십니까?> 벽세황의 귀에 들리는 벽초천의 말

벽세황; (주방!) 경악. 긴장

벽세황; (아버지가 그래서 당황하셨구나. 주방에서는 잠재적인 화근덩어리인 이청풍이 일하고 있을 테니...) 굳어지는 얼굴

장세명; [이렇게 몸이 분 것도 지나친 식탐 때문 아니겠소이까?] 자기의 푸짐한 몸을 만지며 웃고

장세명; [그리고 먹는 걸 좋아하다보니 기막힌 요리를 만드는 숙수들을 직접 만나 비결을 듣는 게 낙이기도 하지요.]

장세명; [황금전장의 주숙수의 명성이야 오래전부터 들어왔는데...] [언제 다시 황금전잔을 방문할 수 있을지 모르니 이번 기회에 만나보고 싶소이다.]

벽초천; [그리 말씀하시니 주방 구경을 시켜드리지 않을 수가 없소이다.] [총관!] 이세창을 부르고

이세창; [예 장주님!] 앞으로 나서고

벽초천; [장총관님을 주방에 안내해드리게.]

이세창; [분부 받들겠습니다.] [이리 오시지요.] 장세명을 따라오라 권하고

장세명; [신세를 지겠소 이총관.] 일어나고

곧 이세창의 안내를 받아 옆문을 통해서 만찬장을 떠나는 장세명

벽세황; (젠장!) 벌떡! 일어나고. 벽소소가 놀라 돌아보고

벽세황; (어째 느낌이 싸하다. 주방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 것같은 예감에...) 급히 입구로 가고

벽소소; [어딜 가려구요?] 일어나려 하지만

벽세황; [넌 자기를 지켜라.] 서둘러 나가고

[...] 상좌에 앉아서 그걸 보며 뭔가 생각하는 벽초천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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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황금전장> 아침

벽초천의 집무실. 황금수라들의 삼엄한 경비

이세창; [본장의 정보망을 총동원한 결과 놈의 정체를 알아낼 수 있었었습니다.] 서류를 들고 보고. 상좌에 벽초천이 앉아있고 그 앞에 벽소소가 무릎을 꿇고 있다. 벽소소 주변에는 이세창, 벽세황, 귀견수가 서있다.

이세창; [분면랑군(粉面郞君) 사우(査宇)!] [오년 전쯤 강남 일대에 나타나 엽색행각을 시작한 악명 높은 색마(色魔)입니다.] 서류를 읽으며 보고

벽세황; (소소 저것이 화류병에 걸린 이유가 있었다.) 벽소소를 흘겨보고

참담한 표정을 짓는 벽소소

이세창; [사우는 뛰어난 언변과 외모, 특히 마음을 홀리는 섭심술(攝心術)이 탁월하여 농락당한 여자의 숫자가 천여 명에 이를 정도입니다.]

부들부들 치를 떠는 벽소소

벽세황; [섭심술...] 그걸 보며 한숨 쉬는 벽세황

벽세황; [어쩐지 소소가 그 정도의 상판을 한 놈에게 농락당했다 했더니 섭심술에 당했던 것입니다..] 벽초천의 눈치를 보며 말하고

귀견수; (그래도 남매라고 역성을 들어주는군.)

찡그리며 말이 없는 벽초천

이세창; [오년여에 걸쳐 벌인 사우의 엽색행각이 저지되지 않은 것은 놈의 기괴한 무공 때문이었는데...]

이세창; [오늘 새벽 마침내 놈의 무공내력이 밝혀졌습니다.]

이세창; [사우는 마교 사대마가중 암흑마가 출신이며...] [철기산혼무를 구사한 것으로 보아 암흑마가 내에서도 상당한 고위급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서류를 내리고

벽세황; [아버지!]

벽세황; [소소가 물론 큰 잘못을 저질렀지만 상대가 상대였던 만큼...] 말하다가 입을 다물고

벽초천이 손을 들어 말을 막는다. 시선은 벽소소에게 향한 채

벽세황; (이건 좋지 않은 흐름인데...) 심각

<아버지는 지금 소소를 손절(損絶)해야 하나 말아야하나 계산하는 중이다.> 벽초천의 표정이 없지만 음침한 분위기를 풍기는 모습 배경으로

벽세황; (소소 때문에 자칫 우리 황금전장이 마교의 잔당들과 내통했다는 누명을 쓸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입을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벽세황; (당장 무림맹과의 관계가 단절될 테고...) (그럼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는 다른 전장들이 무림맹을 등에 업고 우리 황금전장의 영역을 공략해올 것이다.) 식은땀을 흘리고

벽세황; (그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경과를 무림맹에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인데...)

벽세황; (그럴 경우 소소의 신세는 비참해질 수밖에 없다.) 손에 땀을 쥐고

벽세황; (최악의 경우 소소는 아버지 손에 죽을 수도 있다. 무림맹에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서...) 눈치 보고

벽소소도 깨닫고 바들바들 떨고.

그런 벽소소를 지긋이 보는 벽초천

이세창; (큰 아가씨의 목숨은 그야말로 바람 앞의 촛불...)

이세창; (보고 있는 내가 다 피가 마르는군.) 침 꿀꺽.

잠시 침묵. 그러다가

! 벽초천이 경직되었던 몸을 의자에 좀 묻는다

벽세황; (결정을 내리셨군.) 긴장할 때

벽초천; [사우라는 놈 외에 이번 일을 아는 자는 모두 몇 명이냐?]

벽세황; [저희들과...] 이세창을 흘깃 보고

벽세황; [어제 총주방장이 특별 채용한 이청풍이란 놈이 전부입니다.]

벽초천; [이청풍이라...]

이세창; [운 나쁘게도 그놈은 새벽같이 도축장으로 가던 중에 큰 아가씨가 사우와 만나는 장면을 목격했었습니다.]

이세창; [그리고 현장에서 사라졌었는데...] [보고에 의하면 현재 도축장에 머물고 있다고 합니다.]

벽초천; [...] 의자 손잡이를 손가락으로 두드리고

이세창; [분부만 내리시면 후환이 없도록 처리하겠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말하고. 듣고 있던 귀견수가 깜짝 놀라고

귀견수; (이청풍을 제거하겠다는...) + [기다려주십시오.] 급히 나서고

모두 귀견수를 보고

귀견수; [속하가 그리 오래 겪어보진 않았으나 이청풍은 입이 가벼운 놈이 아닙니다.] 포권하고

귀견수; [우연히 이번 일을 목격하긴 했지만 결코 입 밖으로 내진 않을 것입니다.] 간절하게 변호

귀견수; [그러니 일단 지켜보면서...] + 이세창; [만에 하나라는 경우도 있는 법이네.] 말을 막고

이세창; [깔끔하게 상황을 정리할 수 있는데 위험요소를 품고 갈 이유가 있는가?]

귀견수; [그렇게 처리하기에 이청풍은 너무도 아까운 인재입니다.] [총주방장이 파격적인 대우로 영입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습니까?] 필사적으로 청풍을 변호하고

이세창; [부단장이 그놈에게서 어떤 인상을 받았는지 모르지만...] 말하는데

! 벽초천이 손바닥으로 의자 팔걸이를 치고

입을 다물며 돌아보는 이세창과 귀견수

벽초천; [옥령이가 그놈에게 제 머리 장식을 주었다고?]

이세창; [! 그걸 흘린 덕분에 그놈이 현장에 있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 못해 대답

벽초천; [옥령이가 마음에 들어 한 놈이라면 간단히 치워버릴 수는 없지.] 고개 끄덕이고

귀견수; [하오면...] 안도

벽초천; [그놈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해라.] ! 일어나고

벽초천; [저년과 위진천의 혼담이 성사될 때까지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 살려준다!] 말하며 옆으로 걸어가고. 벽소소를 흘겨보면서

이세창; [분부 받들겠습니다.]

귀견수; [존명!] 포권하고

안도하고 비참한 표정이 되는 벽소소

옆쪽의 문으로 나가는 벽초천. 황금수라 한 명이 문을 밖에서 열어주고

귀견수; (병주고 약 준다더니...) 안도하며 손을 내리고

귀견수; (옥령아가씨가 준 머리 장식 때문에 죽을 위기에 처했던 청풍이놈이 옥령아가씨 덕분에 목숨을 부지했구나.)

귀견수; (이청풍, 그놈은 제 목숨이 왔다 갔다 했다는 걸 꿈에도 모르겠지.) 안도하고. 그 반면

벽소소; (이청풍! 이청풍!) 고개 숙인 채 이를 갈고

벽소소; (그 작자를 만난 후 모든 게 잘못되기 시작했다.)

벽소소; (오늘 새벽에도 그 작자를 상대하느라 신경이 분산되지만 않았어도 오라버니 일행의 접근을 미리 알아차릴 수 있었다.)

벽소소; (그랬다면 내가 지금같은 수모를 당하고 있지도 않았을 테고...)

벽소소; (반드시...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해주겠다 이청풍!) (날 시궁창으로 굴러 떨어지게 만든 대가를...) 이를 갈고

 

#45>

. 도축장. 평소와 같고

가건물. 청풍이 다른 백정들과 함께 소고기를 정형하고 있다. 천장에 매단 소의 시체에서 살을 발라내고 있고. 옷을 껴입었다. 상처를 숨기기 위해

(독한 놈!)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도축을 하고 있어.) 다른 백정들 곁눈질로 청풍이 일하는 걸 보고

(왜 저렇게 죽기 살기로 일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 (출혈이 상당해서 나 같았으면 며칠을 싸고 누웠을 텐데...) 혀를 차며 일하는 다른 백정들

일하면서 곁눈질로 입구를 보는 청풍

상인차림의 사내가 건물 밖에서 힐끔거리고 있다.

청풍; (아무래도 감시를 당하고 있는 것 같다.)

청풍; (내가 벽소소의 야합 장면을 목격한 걸 황금전장에서 알아차린 것일까?)

청풍; (벽옥령이 준 머리 장식을 잃어버린 것도 마음에 걸리고...) 벽옥령이 머리핀을 주던 장면 떠올리고

청풍; (일단은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서라도 멀쩡한 척해야한다.)

청풍; (정 안되면 뭘 봤는지 이실직고 해야겠지.)

[...] 일하는 청풍을 보며 뭔가 생각하는 사인 차림의 사내

 

#46>

해가 지려는 저녁 무렵. 금릉 성 밖의 빈민가

휘익! 빈민가 근처의 큰 나무. 그 위로 구름 같은 것이 서리더니

구름이 흩어지며 모습 드러내는 운신장

운신장; (오늘도 성과가 없었다.)

운신장; (하긴 백만 명 가까이 사는 이 거대한 도시에서 사람 한명 찾아내는 일이 쉬울 수가 없지.)

운신장; (내일 총관이 도착하기 전까지 어떻게든 아연아가씨의 아들로 보이는 놈을 찾아내고 싶었는데...) + [!] 생각하다가 흠칫! 하고

빈민가 입구.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는데. 길가의 나무 그루터기에 걸터앉아있는 소녀가 보인다.

크로즈 업. 이진진이다. 멀리 보이는 금릉성문쪽을 보고 있다

운신장; (저 아이...) 눈 번뜩

운신장; (도무지 빈민가에 살 것같지 않은 자태와 분위기를 지녔다.) 눈을 좀 가늘게 하고 보고

슈우! 이진진의 몸에서 아지랑이같은 기운이 흐르고

운신장; (신약정강(身弱精强)...) 눈 다시 크게 뜨며 놀라고

운신장; (몸이 약한 것에 비례하여 정기가 강해지는 보기 드문 체질을 지닌 아이다.) 흥분하고

운신장; (아연아가씨의 아들을 찾는 일이 급하긴 하지만 만나보지 않을 수가 없구나.) 휘익! 몸을 날리고

 

#47>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하염없이 멀리 금릉성문 쪽을 보고 있는 이진진

이진진; (해가 곧 질 텐데... 오늘도 오빠는 늦을 모양이네.) 한숨

이진진; (황금전장은 대우는 좋을지 모르지만 일은 혹독하게 시킨다고 소문나있어.)

이진진; (오빠가 과연 황금전장에서 잘 적응할지 모르겠다.) 한숨

운신장; [누구를 기다리는 걸까?] ! 옆으로 다가서며 묻고. 놀라 돌아보는 이진진

운신장; [부모님?] [아니면 남자친구?] 웃으며 내려다보고

이진진; (엄청난 미인!) + 이진진; [... 아니에요.] 얼굴 붉히며

이진진; (몸에서 전에는 맡아본 적이 없는 향기로운 냄새도 느껴져.) + [금릉 성내로 일을 하러 간 오빠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어요.] 훔쳐보며.

오가던 빈민가 사람들도 뿅 가서 운신장을 보고 있고

운신장; [동구 밖까지 나와서 오빠를 기다리는 누이동생이라니...] [사이가 좋은 남매로구나.] 이진진의 앞쪽으로 가고

이진진; [... 동기라고는 단 둘뿐이거든요.] 수줍

운신장; [착한 누이동생 이름을 알 수 있을까?] 미소

이진진; [이진진이라고 해요.]

운신장; [진진... 예쁘면서도 심오한 이름이로구나.] ! 말하며 바닥에 손바닥을 향하고. 그러자

슈욱! 바닥이 올라와 원형의 의자처럼 변한다.

이진진; (... 바닥이 솟구쳐서 의자가 되고 있어!) 놀라고

지나던 사람들도 기겁하며 놀라고

운신장; [진진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오라버니의 이름은 뭐지?] 바닥에서 돋아난 의자에 앉으며

이진진; (... 기인, 아니 선녀로구나.) + [이청풍이라고 해요.] 억지로 흥분을 누르며 대답하고

운신장; [아버지의 함자는?]

이진진; [산자 하자를 쓰셔요.]

운신장; (이산하... 들어본 적이 없는 이름이다.) + [손을 잠시 줘보겠니?] 손을 앞으로 내밀고

이진진; [...] 손을 내밀고

운신장; [이 언니는 진맥을 하는 재주가 있단다.] [이렇게 만난 김에 네 몸 상태가 어떤지 살펴봐주마.] 자기 손에 이진진의 작은 손을 얹으며 웃고

이진진; [부탁드려요.] 수줍어하고. 그러다가

! 운신장의 손바닥에 약간 빛나고

이진진; (이분의 손바닥에서 따뜻한 기운이 일어나 온몸으로 번지고 있어.) 놀라고

이진진; (따스한 봄볕을 쬐는 것처럼 나른해져.) 졸린 표정이 되고. 그때

운신장; (역시...) 눈 번뜩

운신장; (아까 본 대로 신약정강의 체질이 확실하다.) (마음이 순수해서인지 탁기도 전혀 느껴지지 않고...)

운신장; (이 아이라면 우리 신녀문(神女門)의 오랜 숙원을 이루어줄지 모르겠구나.) + [수고했다.] 이진진의 손을 놔주고

퍼뜩 정신 차리고

이진진; [제 몸이 남보다 약한 건 알고 있어요.] 눈치 살피며

운신장; [몸은 약하지만 그 대신 정기는 누구보다 맑고 풍부하구나.] [좋은 인연을 만나면 믿기지 않는 성취를 이루게 될 것이다.]

이진진; [제가... 선도(仙道)나 현문(玄門)과 인연이 있다는 말씀이신지요?] 놀라고

운신장; [나의 수련은 아직 다른 사람의 인연에 대해 단정할 정도의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단다.] 말하며 왼쪽 소매 속에 오른손을 넣고

운신장; [하지만 나 자신과 관련된 인연에 대해서는 조금 짐작할 수 있는데...] 다시 꺼내는 운신장의 오른손에는 채 한 뼘이 안되는 작은 병이 하나 들어있다. 호로병처럼 생겼고 잘룩한 곳에 끈도 달려있다.

운신장; [진진이 너는 나와 가볍지 않은 인연이 있구나.] 호리병을 이진진의 손에 쥐어주고

이진진; [이게 무엇인지요?] 두 손으로 호리병을 받으며

운신장; [몽운연형호(夢雲鍊形壺)라는 것이다.] [이름 그대로 구름같은 꿈을 이루어주는 힘을 지닌 호리병이지.]

이진진; [무척 귀한 것같은데... 왜 제게 주시는 것인지요?]

운신장; [나보다는 네게 더 유용할 것같아서 주는 것이란다.] [또 나와의 인연을 잇게 하기 위해서고...] 일어나고

이진진; [이 호리병에 어떤 쓰임이 있는지요?] 따라서 일어나고

운신장; [필요한 것이 있으면 뚜껑을 열고 간절히 원해 보거라. 그럼 몽운연형호가 소원을 들어줄 것이다.] 슈우! 말하는 운신장의 몸이 구름에 덮이고

이진진; [!] 놀랄 때. 주변을 오가던 사람들도 놀라고

<우리는 조만간 다시 만나게 될 것같구나. 그동안 씩씩하게 잘 지내렴.> 슈우! 구름이 짙어지는 안쪽에서 운신장의 음성이 들리고.

이진진; (음성이 멀어지고 있어.) 놀랄 때

휘이! 구름이 사라지고. 운신장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운신장이 만들었던 의자도 사라지고 없다.

이진진; (사라지셨어. 땅에서 솟아올랐던 의자도 없어졌고...)

이진진; (이 호리병만 없었다면 꿈을 꾸었다고 착각했을 거야.) 작은 호리병을 두 손으로 들고 보고

이진진; (과연 그분은 누구였을까? 정말 내가 선녀님을 만났던 것일까?)

 

#48>

높은 나무 위에 서서 이진진을 내려다보는 운신장

운신장; (생각같아서는 저 아이를 당장 무산의 신녀문으로 데려가고 싶다.)

운신장; (하지만 지금은 진력해야할 일이 있어서 그럴 수가 없다.)

운신장; (문제는 머잖아 저 아이 신변에 풍파가 몰아닥칠 것 같다는 점인데...) 이마를 모으고

운신장; (아무쪼록 몽운연형로가 그 풍파에서 저 아이를 지켜주길 바랄 뿐이다.) 휘이! 운신장의 몸이 구름에 휘감기기 시작하고

<우리 신녀문을 천마가 채워놓은 족쇄에서 풀려나게 해줄 가능성이 있는 아이이니...> 화악! 구름에 덮여 사라지는 운신장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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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 [!] 손이 쳐올려지며 기겁하고

청풍; (귀견수!) ! 놀라며 물러서고

벽소소; [!] 역시 귀견수 알아보고 기겁하고.

스악! ! 검을 질풍같이 휘둘러 사우를 공격하는 귀견수. 귀견수의 검에서 긴 섬광이 일어나 사우를 베어가고

사우; [황금수라냐?] 카캉! ! 양손을 휘둘러 막으며 물러서는 사우

벽소소; (황금수라들의 부단장인 귀견수가 뜬금없이 나타났다는 건...) ! 몸을 돌려 달려가며 이를 악물고

벽소소; (황금전장에서부터 내 뒤를 밟았다는 뜻이야!) ! 달려가지만

[!] ! 직후 눈 치뜨며 급히 멈춰서는 벽소소

휘익! ! 그년 앞쪽으로 날아 내리는 벽세황과 이세창과 두 명의 황금수라

청풍; (소장주와 총관까지 나타나다니...) 비틀거리며 놀라고. 거리가 30미터 이상이다. 근처에 관목이 무성한 절벽이 있고. 그때

벽소소; [... 오빠!] 기겁하며 물러서고

청풍; (오빠!) 경악하고.

청풍; (이제 보니 사공자라는 자와 밀회한 저 계집, 냉혈전호의 큰딸이었구나.) 다가오는 벽세황 앞에서 뒤로 주춤 주춤 물러서는 벽소소를 보며. 이세창과 황금수라들은 귀견수와 사우가 싸우는 쪽으로 간다.

청풍; (주방 식구들에게 듣기로 장주의 큰 딸은 무림맹 소맹주와 혼담이 있다던데...)

청풍; (다른 사내와 이미 그렇고 그런 사이였구나.) ! 관목 사이로 몸을 숨기며 생각하고

벽세황; [어리석은 년!] 노려보며 벽소소에게 다가오고. 이세창과 두 명의 황금수라들은 귀견수와 사우가 싸우는 쪽으로 가고 있다. 귀견수와 사우의 싸움은 귀견수가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고는 있지만 치명상을 입히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벽소소; [... 오빠! 아니야!] [오빠가 생각하는 그런 일 없었어!] 사색이 되어 물러서고. 하지만

벽세황; [듣기 싫다!] 버럭 고함

깜짝 놀라는 벽소소

벽세황; [네년이 그동안 어떻게 놀아났고 무슨 병에 걸렸었는지 이미 다 알고 있다.] 살벌한 표정

벽소소; [흐윽!] 전율하고

벽세황; [네년의 처리는 저 죽일 놈을 처리한 후에...] + [!] 놀라는 벽세황

벽세황; (이곳에 우리보다 먼저 나타나 저 죽일 놈과 싸웠던 자가 사라졌다.) 주변 급히 둘러보고. 청풍의 모습이 사라졌다.

벽세황; (그놈의 입을 막아야한다.) + [총관!] 외치고

귀견수를 도우려던 이세창과 두 명의 황금수라가 돌아보고

벽세황; [이곳에 있던 또 한 놈이 사라졌소!]

이세창; (그러고 보니!) + [저 놈은 부단장에게 맡기고 주변을 수색하라!] ! 외치며 날아가고.

[예 총관님!] [존명!] 각기 다른 방향으로 몸을 날리며 외치는 황금수라들

쐐액! 쏴아! 새처럼 날며 세 방향에서 수색하는 이세창과 황금수라들. 하지만

어디에도 청풍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정자 앞에서 귀견수가 사우를 몰아붙이고 있는 것만 보이고

이세창;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휘익! 정자 옆의 절벽 위로 날아 내리고

이세창; (오면서 얼핏 본 바에 의하면 무공을 익힌 자는 아니었는데...) 생각하며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고.

수십 미터 아래쪽에는 강물이 굽이쳐 흐르고 있다. 하지만 어디에도 청풍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이세창; (무공도 익히지 않은 놈이 그 짧은 시간에 모습을 감춘다는 게 말이 되는 것인가?) 생각할 때

[보고 드립니다 총관님!] [주변 일마장 내에서는 어떤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 ! 이세창의 뒤로 날아내리며 외치고

이세창; [수색 범위를 좀 더 넓혀라. 반드시 놈을 찾아내어 입을 막아야한다.] 절벽을 등지고 돌아서며 말하고

[존명!] [분부 거행하겠습니다.] ! 휘익! 날아오르는 두 놈

다시 정자를 기준으로 좌우로 날아가는 황금수라들

이세창; (설령 저놈을 제거한다고 해도 후환이 남겠구나.) 귀견수와 사우가 싸우는 쪽으로 걸어가며 생각하고. 그때

귀견수; [그만 끝내자.] 부챗살 같은 검 그림자를 만들어내며 사우를 공격하고

사우; [누구 맘대로?] ! ! 양손의 열 손가락이 더 밝아지며 맞받아치고

! 빠캉! 벼락과 굉음이 일어나고.

슈악! ! 깨진 섬광 같은 것이 폭발적으로 귀견수를 휩쓴다.

귀견수; [!] 비틀하며 물러서는 귀견수. 팔로 눈 부위를 가리고. 그의 몸을 휩쓰는 섬광들. 하지만

! 카캉! 옷은 갈가리 찢기지만 옷 아래 피부는 다치지 않는 귀견수

사우; [소문이 사실이었구만!] [황금전장 황금수라들의 몸뚱이가 영약 덕분에 금강불괴처럼 단단해졌다는 소문이...] 물러서며 놀라는데

[조심해요!] 벽소소의 비명이 들려 눈 치뜨는 사우

화악! 유령같이 뒤에 나타나며 황금빛으로 번쩍이는 손으로 사우의 목을 잡으려는 벽세황의 오른손

사우; [섭장천의 절기 금룡신나(擒龍神拿)!] ! 사력을 다해 몸을 돌려 피하지만

슈욱! 용처럼 꿈틀거리며 따라붙는 벽세황의 손아귀

사우; (피하긴 틀렸군.) + [크아!] 퍼퍼펑! 양손으로 빗발치듯 장풍을 날리며 뒤로 날아가지만

퍼펑! ! 사우의 장풍은 벽세황의 몸에 맞자 물방울 터지듯 흩어지고

사우; (귀견수 이상으로 몸뚱이가 단단하구나.) 화악! 사력을 다해 몸을 뒤로 젖히고. 하지만 직후

! 그대로 사우의 목을 움켜잡는 벽세황의 손아귀

사우; [끄아아악!] 목이 잡히며 비명

이세창; [그렇지!] 환호

벽소소; [죽이면 안돼요!] 비명 지르며 달려오고

귀견수; (역시 천하제일인을 사부로 둔 분답다. 내가 고전했던 저 놈을 단번에 사로잡다니...) 놀라고 감탄하며 다가오고

벽세황; [네놈이 누군지 관심 없다.] 콰드득! 사우의 목을 쥔 손에 힘을 주고

벽세황; [오늘 부로 네놈의 존재는 세상에서 완전하게 사라질 테니...] ! 사우의 목을 쥔 벽세황의 손아귀가 빛을 발하는데

사우; [... 솜씨는 잘 봤다 벽세황! 과연 철면무제 섭장천의 제자다운 실력이었다.] 웃고. 얼굴은 고통으로 이지러져있으면서

벽세황; [웃어?] 어이없는데

사우; [복수전은 다음으로 미루자.] 화악! 갑자기 사우의 몸에서 검은 안개같은 기운이 터져 나온다. 놀라 눈 치뜨는 벽세황

이세창; (저 무공은...) + [피하십시오 소장주!] ! 외치며 검은 안개를 뿜어내는 사우에게 장풍을 날리고. 귀견수도 놀라며 검을 길게 그어내고. 하지만

! 엄청난 검은 연기가 터지면서 주변을 뒤덮어버리고. 그곳으로 날아 들어간 이세창의 장풍과 귀견수의 검기도 묻혀버리고. 오히려

! ! 검은 안개에 접하자 현기증을 느끼는 이세창과 귀견수

[!] [이런...]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서는 이세창과 귀견수

[!] 안도하며 멈춰서는 벽소소.

이세창; [소장주! 빨리 거기서 빠져나오십시오.] ! ! 장풍을 날려 검은 안개를 흩어버리려 하고.

이세창; [그건 암흑마가(暗黑魔家)의 마공 철기산혼무(鐵氣散魂霧)입니다.] 펑펑! 연신 장풍을 날리고. 귀견수도 왼손으로 장풍을 날려 검은 안개를 흩어버리려 하고. 그때

<걱정 마시오. 이 정도 잔재주에 어찌 되진 않으니...> ! 말과 함께 검은 안개 속에서 밝은 빛이 나타나더니

이세창과 귀견수가 놀랄 때

화악! 푸시시! 밝은 빛이 검은 안개를 모두 태워버리면서 벽세황의 모습이 드러난다

! ! 우뚝 선 벽세황의 몸에서 강한 빛으로 이루어진 고리가 여러 개 생겨나 맴돌면서 며 주변의 검은 기운을 태워버리고 있고. 하지만 사우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벽소소; [!] 여러 모로 안도하고

이세창; (황금전장의 최고무공인 금륜법신(金輪法身)이로구나.) 안도하고

이세창; (불문의 금강신공(金剛神功)에서 유래한 금륜법신은 몸 안팍의 모든 불순물을 태워버리는 힘을 지녔지.) + [그자는 달아났군요.] 생각하며 다가가고. ,귀견수는 정자 주변을 수색한다.

벽세황; [철기산혼무라는 게 대체 뭐요?] 지잉! 금빛 고리가 사라지고

벽세황; [그놈이 온몸으로 뿜어낸 검은 기운이 몸속으로 파고들자 순간적으로 현기증이 느껴졌었는데...] 츠츠츠! 몸에서 뿜어지던 밝은 빛이 완전히 사그라들면서

이세창; [마교가 사대마가(四大魔家)로 이루어진 것은 아실 것입니다.]

벽세황; [천마의 핏줄인 천마세가(天魔世家)와 천마의 제자였던 자들을 시조로 삼는 암흑(暗黑), 혈전(血戰), 번뇌(煩惱)의 삼마가를 합쳐서 사대마가로 알고 있소.]

이세창; [철기산혼무는 그중 암흑마가의 마공입니다.]

이세창; [몸속의 철분을 아주 미세하게 만들어 뿜어내는 무공인데...] [상대의 몸속으로 파고 들어가 혈관을 막거나 파괴하는 힘을 지녔습니다.]

벽세황; [기상천외로군.] 놀라고

이세창; [철기산혼무로 뿜어지는 철분은 워낙 미세해서 호신강기로도 막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벽세황; [그래서 순간적으로 혈관이 막혀 현기증이 느껴졌었군.]

이세창; [비록 철기산혼무가 막기 힘들고 위력적인 마공이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벽세황; [뭔지 알겠소.] [제 몸 속의 철분을 뿜어내야하니 부작용이 심하겠지.]

이세창; [방금 전의 그놈은 아마 소장주의 손을 벗어나기 위해 몸의 철분 대부분을 소모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당분간 운신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벽세황; [아쉽군. 오늘 확실히 잡아 죽였어야 했는데...] 말하며 벽소소를 돌아보고

겁을 먹고 물러서는 벽소소

벽세황; [소소! 네년은 놀아난 상대가 누군지 알았느냐?] 노려보고

벽소소; [... 몰랐어요. 사공자... 그자는 내 앞에서 무공을 구사한 적이 없어서...] 눈치 보며 겁을 먹고

벽세황; [놈은 삼십여 년 전 철면무제님께 멸망한 마교의 잔당이었다.] [마교의 잔당이 왜 네년에게 접근했겠느냐?]

벽소소; (우리 황금전장의 재물을 노리고...) 입술 깨물고

벽세황; [네가 마교의 잔당과 놀아난 사실이 알려지면 어찌 될 것같으냐?]

벽소소; [... 그건...]

벽세황; [단순히 소맹주와의 혼담이 무산되는 정도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 황금전장이 마교의 잔당들과 내통했다는 혐의를 뒤집어쓸 수도 있으니...]

벽소소; [흐윽!] 두 손으로 입을 가리고. 그때

 

[!] 무언가를 발견하는 귀견수

바닥의 풀밭에 떨어져 있는 머리핀. 바로 벽옥령이 청풍에게 선물로 주었던 그 머리핀이다. 꽃 모양의 중앙에 보석이 박힌

귀견수; (... 이건...!) 경악하며 머리핀을 집어들고

귀견수; (틀림없다! 옥령 아가씨가 고양이를 구해준 보답으로 이청풍에게 준 머리 장식이었다.) (그렇다는 건...)

귀견수; (큰 아가씨의 밀회를 목격한 놈은 이청풍이었구나!) 가면 속에서 눈 부릅뜨고

 

벽세황; [아버지에게 오늘 이곳에서 있었던 일은 그대로 보고할 것이다.]

벽소소; [... 오빠!] 사색이 되고

벽세황; [네년의 처분은 아버지께서...] 말하다가 흠칫! 하며 돌아보고.

귀견수가 다가와 이세창에게 무언가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벽옥령의 머리핀이다.

벽세황; [뭐요?] 다가가고

이세창; [소장주!] 심각한 표정으로 머리핀을 내밀고

이세창; [우리보다 먼저 이곳에 왔던 자의 정체를 알아낸 것 같습니다.] 머리핀을 내밀며 말하고

벽소소; (... 저건 옥령이의 머리 장식!) 놀라고

 

#43>

새벽. 강물에 피어오르는 물안개.

도축장 근처의 강. 이제 백정들이 일어나 일 준비를 한다. 강물에서 세수를 하는 놈들도 몇놈 있고. 그러다가

세수하던 한 놈이 흠칫! 하며 안개 피어오르는 강물을 보고

강물에 무언가 떠내려 오고 있다. 사람의 모습이다

백정; [뭐야 저거!] 찡그리며 일어나고. 주변의 다른 백정들도 흠칫! 하며 보고

백정; [젠장! 재수 옴붙었구만. 새벽부터 시체를 보게 되다니...] ! 강물에 침을 뱉고.

[정말 사람 시체로구만!] [어쩐지 강물에 피 냄새가 배어있다고 했어!] [무슨 사연이 있기에 물에 빠져 죽은 건가?] 시체를 보며 궁시렁대는 백정들. 헌데

움찔! 떠내려 오던 시체가 움직이더니

첨벙! ! 누워있던 몸을 일으켜 세운다. 그곳은 물이 얕아서 허리정도까지 찬다.

[! 뭐야?] [시체가 아니었구만!] [... 살아있었어.] 백정들 놀라 주춤거릴 때

첨벙! 첨벙! 비틀거리며 물가로 오는 그 인물. 짙은 물 안개 때문에 처음에는 얼굴이 잘 안보이지만

! 가까워오자 드러나는 모습. 바로 청풍이다. 몸의 도처에 갈라진 상처가 있다. 물론 얼굴을 가리고 있던 수건은 사라졌다.

[! ... 너는...] [청풍! 청풍이 아니냐?] 백정들 기겁

[이놈아! 무슨 일이야?] [어쩌다 이런 몰골이 되었어?] 첨벙! 첨벙! 급히 물로 뛰어들어 청풍을 부축하는 백정들

청풍; [부탁드리겠습니다.] 백정들에게 부축되며 말하고

청풍; [제가 강물에 떠내려 왔다는 사실은 비밀로 부쳐주십시오.]

[... 알았어.] [걱정 말고 우선 집으로 가서 치료 받자.] [딱 봐도 출혈이 심하구만.] [누구하고 싸웠기에 이 지경이 되었누?] 청풍을 부축해서 건물로 가는 백정들

청풍; (구사일생...) 백정들에게 끌려가며 생각하고. 고개 떨군 채

청풍; (나는 보지 말아야할 것을 보았다. 아마 소장주 일행은 살인멸구(殺人滅口)할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래서 죽을 각오를 하고 절벽에서 뛰어내렸었다. 무공도 익히지 않은 내가 소장주 일행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으므로...> 절벽에서 발부터 뛰어내리던 장면 떠올리고. 그때까지는 얼굴을 수건으로 가리고 있었다.

청풍; (다행히 도축장 근처를 흐르는 강이라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만...)

<어쩐지 후환이 있을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도축장의 건물로 부축되어 가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오가던 백정들과 여자들이 놀라서 보고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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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황금전장> 새벽. 아직 불이 켜진 건물은 없고.

벽소소의 거처. 역시 어둠에 묻혀있는데

주변 건물 지붕 그늘에 검은 천을 뒤집어쓴 채 잠복하고 있는 황금수라들.

달칵!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 움찔! 정신 차리는 황금수라들

건물 뒷곁의 작은 쪽문이 열리더니

슈욱! 안개처럼 빠져나오는 여자. 바로 벽소소.

,휘릭! 뒷곁에 가볍게 내려서더니

주변 둘러보며 달리는 벽소소

<큰 아가씨가 움직였다!> <소장주님과 총관님께 보고하라!> 전음을 주고 받는 황금수라들

 

#37>

황금전장의 어느 큰 건물. 도서관 건물이고. 새벽 어둠 속에 도서관 입구에 두 명의 황금수라가 서서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불빛이 없는 서고 내부. 천장이 높고 수많은 책꽂이들이 즐비. 헌데 한쪽에서 불빛이 어른거린다.

서고의 끝. 벽에 붙어있던 책꽂이 하나가 옆으로 밀려나 있고 그 자리에는 사람 하나 겨우 통과할 수 있는 작은 비밀통로 입구가 있다. 그곳에 작은 등을 든 이세창이 안쪽을 살피고 있고. 그 뒤에 벽세황이 서있다. 주변에는 황금수라 두명이 서있는데 일행 모두 무장을 하고 있다. 그때

귀견수; [확인했습니다 총관님!] 통로 안쪽에서 고개를 내밀고

귀견수; [아가씨는 오리 정도 앞쪽을 지나고 계십니다.]

벽세황; [이 비밀통로는 어디로 통하는 거요?] 이세창에게

이세창; [설계도에 의하면 진회하(秦淮河) 북단과 연결되며 길이는 십리가 조금 넘습니다.]

벽세황; [십리... 그럼 소소 그것을 따라잡으려면 서둘러야겠군.]

이세창; [너무 가까워도 아가씨가 눈치 챌 수 있으니 오리 정도는 거리를 두고 따라가는 게 좋습니다.] [앞장서게 부단장.] 통로에서 내다보던 귀견수에게

귀견수; [!] 대답하고

귀견수가 앞장서고 그 뒤를 이세창, 벽세황, 맨 뒤에 나머지 세 명의 황금수라가 따르는 형태로 통로를 들어간다.

벽세황; (못된 년...) 앞장서서 가는 귀견수와 이세창의 뒤를 따라 좁은 동굴을 지나가며 이를 부득 갈고

벽세황; (대체 어떤 놈에게 홀렸는지 모르겠다만...) (이번 기회에 그놈을 반드시 도륙해버리고 말겠다.) 이를 부득 갈고

 

#38>

물 안개가 피어오르는 강변. 경치가 절경이고. 아직 어둑하다. 그곳을 걸어가는 청풍. 서두르지는 않는다.

청풍; (지난 이년 간 수없이 오간 길...) 둘러보고

청풍; (그동안은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이 아름다운 풍광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미소가 저절로 지어지고

청풍; (공자님 말씀대로 항심(恒心)은 항산(恒産)에서 나온다더니...)

청풍; (생계를 걱정하지 않게 되자 비로소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깨닫게...) + [!] 생각하다가 움찔! 하고

휘리리리! 무언가 날아가는 소리가 들리고

청풍; (무슨 소리인가?) 본능적으로 옆의 잎사귀가 무성한 나무 그늘로 숨고. 직후

화악! 새처럼 나무 위를 날아가는 화려한 옷차림의 여자. 벽소소다. 청풍은 아직 벽소소의 얼굴을 보지 못했고

청풍; (사람이 새처럼 날아가다니... 저게 말로만 듣던 경신술이겠구나.) 지나가는 벽소소를 보고. 그러다가

[!] 눈 부릅뜨는 청풍.

<저 계집...> 주변 살피며 날아가는 벽소소의 얼굴이 비로소 보이고

청풍; (어제 낮에 백주도로를 말 타고 질주했던 그 못된 계집이다.) 찡그릴 때

휘익! 멀리 사라지는 벽소소

청풍; (계집의 몸으로 아직 해가 뜨려면 먼 새벽에 활보하고 있다?) 나뭇그늘에서 나오며 멀어지는 벽소소를 보고. 청풍은 벽소소가 황금전장 장주의 큰 딸이라는 사실을 아직 모르고 있다.

청풍; (어쩐지 심상치가 않다. 따라가 보자!) 달려간다.

곧 멀어지는 청풍. 그 앞쪽으로 달려가는 벽소소의 모습이 작게 보이고

 

#39>

새벽. 경치 좋은 강가의 정자. #23>에 나온 벽소소가 왔던 정자.

휘익! 그곳으로 날아내리는 벽소소. 이어

벽소소; [공자님!] [저 왔어요 사공자님!] 외치며 두리번. 정자로 다가가고. 하지만

주변에는 아무도 없고

벽소소; [이곳에 안계신다니... 설마 내가 남긴 기호를 못 보신 걸까?] 울상. 그때

<그럴 리가 있겠소?> 누군가의 음성이 들려 깜짝 놀라는 벽소소

<나도 소저와의 재회를 학수고대하고 있었거늘... 어찌 소저의 흔적을 놓치겠소?> 스스스! 정자 안에 사람 같은 형체의 검은 안개가 서리더니

! 사람 형상이 되는 검은 안개. 바로 #>23에 나온 분면랑군 사우의 모습이다. 부채를 부치고 있고

벽소소; [공자님!] 휘익! 반색하며 정자로 날아들고

벽소소; [뵙고 싶었어요 공자님!] 사우의 품에 와락 안기며 할딱이고

사우; [소저가 아무리 날 보고 싶었다 해도 본공자가 소저를 보고 싶은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것이오.] 느끼하게 말하며 벽소소의 턱을 손가락으로 쳐들고

벽소소; [공자님!] 혼망 가고

사우; [소저의 이 아름다운 얼굴을 단 한시도 잊은 적이 없소.] 입술을 접근 시키고

눈을 감는 벽소소

키스하는 두 년놈

처음에는 키스 당하던 벽소소는 이내 사우의 목을 끌어안고 열렬히 키스한다.

 

#40>

[!] 정자로 다가오다가 눈 치뜨는 청풍.

정자에서 벌어지는 낮 뜨거운 장면

혼망 간 표정으로 사우의 목에 매달려 키스하는 벽소소

청풍; (이런...) 어이없고 난감해하며 정자 앞쪽의 관목 더미 뒤에 숨고.

청풍; (무슨 일로 새벽이슬에 옷을 적시나 했더니 밀회를 하기 위해서였구나.) 쓴웃음을 짓고

청풍; (괜한 짓을 했다. 젊은 남녀가 밀회하는 건 신경 쓸 일도 개입할 일도 아닌데...) 뒷걸음질 치고

청풍; (들키지 전에 돌아가자.) 뒷걸음질 치는데

! 마른 나뭇가지를 밟아 부러트리는 청풍의 발

[!] 벽소소와 키스하다가 눈 치뜨는 사우

청풍; (아차!) 굳어지고

관목 뒤에서 보니 사우가 벽소소와 키스하면서 관목 쪽을 보고 있다.

청풍; (들켰다.) 급히 허리띠에 걸고 있는 수건을 뽑아내고

청풍; (년놈중의 계집은 나에게 안좋은 감정을 품고 있으니 얼굴을 가리자.) 급히 수건으로 눈 아래를 가리고 뒤로 묶는다. 이하 청풍은 눈 아래를 천으로 가린 모습이 되고. 그때

스윽... 벽소소의 입술에서 자기 입술을 떼는 사우. 둘의 입술이 가는 침으로 이어지고

벽소소; [... 왜 그러세요?] 몽롱한 표정으로 올려다볼 때

사우; [나중에 마저 합시다. 쥐새끼 한 마리를 먼저 처리해야하니...] 벽소소를 밀어내고 정자 입구로 오고

[!] 오싹! 소름이 돋아 눈을 치뜨는 청풍

<살기...!> 정자 입구로 오는 사우의 몸에서 칙칙한 기운이 치솟는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저자, 나를 죽이려 한다.) ! 관목을 등지고 왔던 길로 달려가고.

벽소소; [!] 비로소 깨닫고 비명 지르는 벽소소

그 사이에 청풍은 관목을 등지고 빠르게 멀어지고 있다. 뜀박질도 빠르다.

벽소소; [저 새끼 죽여요! 우리가 여기서 만난 게 들통나면 안돼요!] 외치고

사우; [그럴 생각이오!] 화악! 악령같이 변해서 청풍을 덮쳐가며 외치고. 몸이 검은 안개 같은 것에 휩싸인다.

[!] 달려가던 청풍의 눈이 수건 위쪽에서 부릅떠지고. 그 뒤로 배트맨 같은 형상으로 덮치는 검은 안개에 덮인 사우. 벌린 양손의 열 손가락 끝이 면도날처럼 날카롭게 보인다.

청풍; (위험...) ! 몸을 돌리며 옆으로 피하고

사악! 서걱! 몸을 돌리는 청풍의 등과 옆구리가 갈라진다. 사우의 면도날 같은 손가락이 스친 것.

청풍; (완전히 피하지 못했다.) 비틀거리며 물러서고

사우; [어쭈!] 화락! 청풍의 앞쪽으로 날아내려 퇴로를 막고. 청풍은 그 앞에서 비틀거리며 물러서고 있는데

청풍의 등과 옆구리 옷이 갈라졌고 옷 속의 살도 갈라져 피가 난다

사우; [일초무학인 놈이 본공자의 탈명조(奪命爪)를 피해?] 음산하게 눈 번뜩이며 청풍에게 다가오고

청풍; (상처가 제법 깊긴 하지만 치명상은 아니다. 내장을 다치진 않았으니...) ! 허리에 끼우고 있던 비수를 뽑아들고

사우; [뭐냐? 지금 그 작은 날붙이로 본공자와 싸워보겠다는 거냐?] 어이없는 표정을 짓고. 그때

벽소소; [죽엇!] 뒤에서 청풍을 덮치며 역시 한 자루 비수를 휘둘러오는 벽소소.

! 돌아서며 그년의 비수를 자기 단도로 막는 청풍. 금속성과 함께 불꽃이 튄다.

 

#41>

[!] [!] 강변을 날아오다가 눈 부릅뜨는 벽세황 일행. 앞쪽에 귀견수, 그 뒤로 벽세황과 이세창, 다시 뒤에 두 명의 황금수라가 날아온다. 정자가 있는 절벽과 멀지 않은 곳인데 <!> 그들 귀에 들리는 금속성

이세창; [병장기끼리 부딪히는 소리요!] ! 속도를 높이고. 그 앞에서 귀견수도 속도를 높여 날아가고.

이세창; [큰 아가씨가 위험에 처했을지도 모르오! 서두릅시다!] 쐐액! 날아가고

벽세황; (소소 이년이 대체 누굴 만나고 있기에 현장에서 칼부림이 일어나는 건가?) 쐐액! 이세창 뒤를 따라가며 이를 갈고

<소소와 놀아난 놈을 잡아 죽이는 건 물론이고 소소도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교육을 시켜야겠다. 그래야 무림맹의 작은 주인이 되고 나서 욕먹지 않을 테니...> 날아가는 일행 배경으로 벽세황의 생각 나레이션

 

#42>

다시 정자 앞.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청풍. 그 앞에서 비수를 휘두른 자세인 벽소소

부르르! 칼 든 청풍의 손이 떨리고

청풍; (하마터면 칼을 놓칠 뻔했다.) ! 떨리는 손에 힘을 주고

청풍; (저 계집이 무공을 익혀 내공이 지법 심후한 때문이다.) 다시 뭐라 외치며 칼을 휘둘러오는 벽소소를 보며

청풍; (칼 끼리 부딪히면 안된다.) 휘익! 스악! 몸을 돌리면서 눈을 부릅뜨며 마주 칼을 긋고

벽소소의 칼은 청풍의 뺨을 스치고 지나가지만

스악! 청풍의 칼끝은 벽소소의 칼 든 손의 손목을 긋고 지나간다. 상처가 깊진 않지만 피가 뿜어지고

벽소소; [!] ! 손목에서 피를 뿌리며 비틀. 손이 벌어져 비수를 놓치고

사우; [소저!] 화악! 다시 악령처럼 청풍을 덮쳐오고.

베어진 손목을 잡고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벽소소의 앞에서 돌아보는 청풍

! 번쩍! 사우의 양손 열 손가락이 사우의 몸을 덮은 검은 안개같은 것 배경으로 면도날처럼 날카롭게 빛나고

청풍; (이자의 손톱과도 직접 부딪히면 안된다.) ! 몸을 숙이며 사우의 손톱을 머리 위로 흘려보내고.

펄럭! 청풍의 머리카락이 잘려서 흩날리고

사우; [어쭈!] 스악! 다른 손으로 청풍을 긋지만

! 청풍의 비수가 아래에서 위로 그어져 올라와 그자의 손목을 긋고

사우; [!] 손목에 상처가 생겨 피가 뿜어지고

벽소소; [조심해요!] 손목을 움켜쥔 채 비명

청풍; (얕았다!) 스악!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사우를 따라붙으며

청풍; (이자의 살갗 아래 마치 벽이 있는 것처럼 느껴져 깊은 상처를 못 냈다.) 스윽! 다시 비수로 사우의 가슴을 찔러가고.

청풍이 팔을 길게 늘려 찔러가는 모습이고. 비틀거리며 피하지 못하는 사우.

벽소소; [공자!] 그걸 보며 비명.

청풍; (해치웠다!) 사우의 가슴을 찔러가며 눈 번뜩. 하지만

사우; [크아!] 고함지르고

! 그자의 입에서 초음파 같은 것이 뿜어져 청풍의 가슴을 때리고

청풍; [!] ! 피를 토하며 뒤로 튕겨져 날아가고.

벽소소; [잘 했어요!] 환호

콰당탕! 등부터 나뒹구는 청풍

청풍; [!] 휘릭! 피를 토하면서도 재빨리 몸을 굴려 일어나고

청풍; (저자의 입에서 뿜어진 보이지 않는 힘이 마치 망치처럼 내 가슴을 때렸다.) 비틀거리며 몸을 세우고

청풍; (이게 바로 무공이라는 건 모양인데...) + [!] 눈 부릅뜨고

화악! 이미 바로 앞에까지 다가와 면도날 같은 손을 긋고 있는 사우

청풍; (위험...) ! 사력을 다해 몸을 틀어 피하려는 청풍. 그런 청풍의 가슴을 비스듬히 긋고 지나가는 면도날 같은 사우의 다섯 손가락

푸학! 서걱! 청풍의 옷과 살이 세 가닥으로 갈라지며 피가 뿜어진다. 비틀거리며 눈 치뜨는 청풍

! ! 물러서는 청풍. 가슴이 난자당했다. 추격하지 않는 사우

사우; [놀랄 일이야! 정말 놀랄 일이야.] [살다보니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도 만나게 되는구만.] 몸에서 검은 안개 같은 것을 뿌리며 다가오고. 뒤로 물러서는 청풍.

사우; [무공을 익히지 않은 놈이 본공자와 대등하게 맞서 싸우고 상처까지 입힌다는 게 말이 돼?] 눈 번득

사우; [대체 네놈은 정체가 뭐냐?]

[...] 말없이 비수로 앞을 겨누며 물러서는 청풍

사우; [대답하기 싫다?] 냉소

사우; [나도 굳이 네놈이 누군지 알고 싶진 않다.] 슈악! 화악! 몸이 검은 안개 같은 것에 덮이고

사우; [어차피 죽어야할 인생이니...] ! 스악! 그 검은 안개같은 것 속에서 더 커진 면도날 같은 손가락들만 나타나 청풍을 베어오고

피하려는 청풍. 헌데

화악! 검은 안개 같은 것이 먼저 밀려와 청풍을 휩쓸고

! 현기증을 느끼고 비틀거리는 청풍

청풍; (저자의 몸에서 뿜어지는 안개같은 것에 닿자 현기증이 느껴지고 감각이 무디어진다.) 비틀거리며 물러서고

사우; [잘 가라!] 카캇! 면토날 같은 손톱이 그런 청풍을 베어오고

청풍; (현기증 때문에 몸의 반응이 둔해졌다.) (아무래도 이건 막기 힘들겠는 걸.) 절망하면서도 비수를 마주 그어내려는 청풍.

벽소소; [죽여 버려요!] 그걸 보며 환호하는 벽소소. 상처가 난 손목을 움켜잡은 채. 헌데 바로 그때

! 옆에서 나타나며 검으로 사우의 날카로운 손톱을 쳐올려서 청풍을 구하는 귀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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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금릉 성 밖의 빈민가. 청풍의 집이 있는 곳. 밤이 깊진 않지만 대부분 불이 꺼져 있다.

청풍의 집. 문이 닫혀있는데 불빛이 흘러나온다.

 

[!] [!] 안도하고 감격하는 진삼낭과 이진진. 이진진은 두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울고 있고

청풍; [지나간 일이니 더는 거론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산하와 마주 앉아서 말하고. 이산하는 삭 죽어 고개 숙이고 있고. 부서지고 넘어졌던 가구들은 대충 정리되어있다.

청풍; [다만 한 가지는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청풍; [다시는 어머니 눈에서 눈물 나지 않게 해주십쇼.] 강렬한 표정으로 이산하를 노려보고

이산하; [... 명심하마.] 고개 들지 못하고 바닥만 보며

이산하; [네 어미와 진진이에게 해가 되는 짓을 할 바에야 혀를 물고 죽어버리고 말겠다.] 고개 조금 들어 청풍의 눈치를 보며

진삼낭; [빈말이라도 죽는다는 소리 입에 올리지 말아요.] 노려보고

이산하; [미안하네 임자.] 삭 죽어서 시선 피하고

청풍; [먼저 잠자리에 드십시오. 바람 좀 쐬고 들어오겠습니다.] 일어나고

진삼낭; [오냐! 밤공기 차니 너무 오래 있진 말거라.] 억지웃음

 

#30>

문을 열고 집을 나오는 청풍.

청풍; (참 많은 일이 있었던 하루였다.) 문 닫고 심호흡

청풍; (아버지가 진진이를 담보로 돈을 빌려 도박을 했다는 걸 알았을 때는 정말 환멸스러웠지만...) 집 앞을 떠나서

청풍; (전화위복이라고 황금전장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근처 다른 집 앞에 놓여있는 낡은 의자에 앉는다.

청풍; (하지만 아주 마음을 놓아서는 안된다. 도박이라는 게 끊고 싶다고 단칼에 끊을 수 있는 게 아니니...)

청풍; (도박장 출입을 하지 못하게 감시해야겠지만 뭔가 소일거리를 만들어드려서 재미를 붙이게 해야 한다.) 품 속에 손을 넣고

청풍; (다행히 총주방장님의 배려로 오백냥의 여윳돈이 생겼다.) 품속을 더듬고

청풍; (오백냥이면 금릉 성내에 작은 가게 하나쯤 얻을 수가...) + [!] 생각하다가 흠칫! 하며 손을 꺼내고

다시 꺼낸 청풍의 손에는 머리핀이 들려있다. 벽옥령이 준 머리핀이다.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26>의 장면

 

벽옥령; [받아주세요. 설아를 구해준 감사예요.] 머리핀을 내밀고

회상 끝

 

청풍; (장주의 둘째 딸 벽옥령...) 머리핀을 보며 저절로 미소가 떠오르고

청풍; (진진이 못지않게 예쁜데다가 유복하게 자라서인지 구김살이 전혀 없다.) 고양이를 끌어안고 해맑게 웃던 벽옥령을 떠올리고

청풍;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여운 딸을 두었으니 장주는 복이 참 많구나.) 하늘 보며 생각하고. 그때

달칵! 청풍의 집의 문이 열리고. 움찔! 하며 돌아보는 청풍

문을 열고 나오는 진삼낭

청풍; [어머니!] 일어나고. 머리핀은 다시 품속에 넣으면서

진삼낭; [나도 바람 좀 쐬러 나왔다.] 다가오고.

청풍; [여기 앉으십시오.] 자기 자리 권하고

진삼낭; [고맙다.] 앉고

진삼낭; [이래 저래 오늘 밤은 쉽게 잠이 오지 않을 것 같구나.]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려면 빨리 자야하는데...] 의자에 앉아서 빈민가 집들 사이로 보이는 밤하늘을 보고

청풍; [내일부터는 일하러 가려고 일찍 일어나실 필요 없습니다.] 진삼낭 옆에 서서 품속에 손을 넣고

청풍; [받으십시오.] 다시 꺼내 진삼낭에게 내미는 청풍의 손에는 묵직한 주머니가 들려있다.

진삼낭; [이게 뭐냐?] 놀라면서도 두 손으로 주머니를 받고

청풍; [아버지가 혹시 딴 생각하실까봐 아까는 말씀드리지 않았지만...] [황금전장에서 선금으로 받은 건 오백냥이 아니라 천냥이었습니다.]

진삼낭; [... 그럼 이 안에...] 달달 떨며 주머니를 보고

청풍; [도박 빚 갚고 남은 오백냥입니다.] [당분간 일 쉬시면서 그걸로 할 수 있는 가게를 알아보십시오.]

진삼낭; [이런... 살다보니 이런 일도 있구나.] 눈물 글썽

진삼낭; [역시 도련님은 뭐가 달라도...] + [!] 말하다가 움찔하며 입을 다물고

청풍; (도련님?) 흠칫! 할 때

진삼낭; [청풍이 너도 이제 다 컸으니 알아야할 게 있다.] 억지로 웃으며 화제 돌리고

청풍; [우리 집안에 제가 모르는 일이 있었습니까?] 의심

진삼낭; [네 아버지는 처음부터 절름발이가 아니었다.] [오히려 젊어서는 표사(鏢士) 노릇을 할 정도로 건장했었다.]

청풍; [아버지가 표사 생할을 했었다니 뜻밖입니다.] 놀라고

청풍; [헌데 어쩌다가 다리 하나를 못 쓰게 되신 것입니까?]

진삼낭; [어미는 젊었을 때 못된 자들에게 걸려 험한 일을 당할 뻔 했었다.] [그걸 목격한 네 아버지가 의협심을 발휘해서 구해주었는데...]

진삼낭; [그 과정에서 다리 힘줄이 잘려 불구가 되었단다.] 한숨

청풍; (그래서 낮에 그런 말을 하셨구나.) 깨닫고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11>의 장면

 

이산하; [내가 다리병신 된 게 누구 때문인지 잊었어?] 삿대질하고

이산하; [네년과 청풍이 놈만 아니었어도 내 인생이 이런 꼬라지가 되진 않았다구!] 이를 갈며 손을 들어 진삼낭을 때리려 하고

회상 끝

 

청풍; (하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이 있다.) 찡그리고

청풍; (다리를 다친 걸 어머니 탓을 하는 건 이해가 가지만 왜 나까지 탓하시는 건가?) 난감하고. 그러다가

청풍; (설마...) 놀라고

청풍; (당시 내가 어머니 뱃속에 있었던 것인가? 그래서 아버지가 나까지 탓한 것이고...?) 충격

청풍; (그렇다면 아버지가 내 친 아버지가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건데...) 당혹. 그때

진삼낭; [어미가 없는 살림에도 가끔 불공을 드리러 다닌다는 것을 알 것이다.] 밤하늘 보며 엉뚱한 소리하고

청풍; [금릉의 진산 자금산(紫禁山)에 있는 수덕사(修德寺)에 철마다 다녀오셨지요.] 고개 끄덕이고

진삼낭; [네 외조부의 위패가 수덕사 극락전(極樂殿)의 안치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한숨 쉬며

청풍; [외조부님의 신위(神位)가 수덕사에 안치되어 있었군요.] [함자가 어찌 되는지 알려주시면 저도 오며가며 문안 올리겠습니다.]

진삼낭; [극락전에 안치된 신위중 용()씨 성은 단 한분뿐이니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의미심장하게

청풍; (이건 또 무슨 말씀이신가?) 경악하고

청풍; (어머니의 성은 진()씨인데 외조부는 용씨라니...) 당혹해서 진삼낭을 보지만

진삼낭; [오늘따라 별이 많이 보이는구나.] 하늘 보며 딴 소리 하고

청풍; (화제를 돌리셨다. 물어도 말씀해주지 않으시겠다는 뜻이고...)

청풍; (어머니는 대체 어떤 비밀을 숨기고 계신 것일까?) 당혹하며 진삼낭을 보고. 진삼낭은 딴전을 부리고 있고

 

#31>

<-황금전장> 깊은 밤. 그래도 도처에 불이 켜져 있어 어둡지 않고

잘 가꿔진 정원. 그 정원 안에 있는 화려한 건물. 여자 무사들이 무기를 지닌 채 경비를 서고 있고. 불은 켜있지 않다.

달칵! 조심스럽게 어느 방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벽옥령. 잠옷 차림이고 품에 베개를 안고 있다.

야옹! 고양이가 앞장서서 방으로 들어가고

[?] 기둥과 천장이 있고 휘장이 쳐진 커다란 침대에서 말 소리가 들리고. 방에는 불리 켜져 있지 않지만 달빛이 창으로 흘러들어 아주 어둡지는 않다

온유향; [무서운 꿈이라도 꾼 거니?] 침대에 누워 돌아보는 여자. 30대 초반쯤의 절세미녀. 하지만 병약해 보인다. 애처로운 인상. 머리를 풀어내렸다. 몸에는 잠옷. 벽옥령의 엄마인 온유향이다. 배경으로 나레이션. <-벽초천의 후처 온유향(溫柔香)>

벽옥령; [그런 거 아니야.] 샐쭉거리며 문을 닫고

온유향; [그럼 엄마 품이 그리워서 찾아온 거니?] 웃으며 묻고. 돌아보기만 하고 일어나진 않는다

벽옥령; [옥령이가 뭐 어린애인가? 엄마 품이 그립게?] 샐쭉거리면서도 침대로 올라간다. 고양이는 침대 아래에서 하품을 하고

온유향; [그럼 대체 왜 아직까지 잠을 못 이루고 있을까?] 이불을 들춰서 벽옥령이 옆에 오게 하고

벽옥령; [... 잠이 오지 않아. 가슴이 이상하게 두근거려서...] 온유향의 품으로 파고 들며 얼굴 발개지고

온유향; [어머나!] 놀라고

온유향; [드디어 우리 딸에게도 운명의 상대가 나타난 모양이로구나.]

벽옥령; [그런 거 아니래두!] 얼굴 발개져 온유향의 품에 파고 들면서 어리광을 부리고

온유향; [좋은 사람이 생긴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란다. 그러니 숨길 필요도 없어.] 벽옥령을 쓰다듬고

온유향; [마음을 지나치게 숨기다가는 자기 뜻대로 살지 못하게 된단다.] 한숨

온유향; (엄마처럼...) 한숨

벽옥령; [나중에... 정말 견딜 수 없으면 엄마에게 말해줄게.] 미소

온유향; [기대하며 기다릴게.] 벽옥령의 정수리에 키스하고

벽옥령; (아직 이유를 모르겠어.) (옥령이가 왜 청풍오빠 생각만 하면 가슴이 뛰는지...)

<좀 더 나이를 먹으면, 그래서 여자가 되면 알게 될까?> 두 모녀의 모습을 배경으로 벽옥령의 생각 나레이션

 

#32>

황금전장의 다른 곳. 벽세황의 거처. 황금수라들이 지키고 있고. 불은 켜있다.

이세창; [큰 아가씨가 어떻게 들키지 않고 바깥출입을 했는지 알아냈습니다.] 탁자에 커다란 지도를 펴놓고 벽세황에게 설명한다. 벽세황은 상좌에 앉아서 지도를 보고 있고. 방안에는 황금수라의 부단장인 귀견수가 서있다.

이세창; [이 설계도는 백오십 년 전 본장이 처음 지어질 때 그려진 것입니다.] [얼마 전 서고에서 이게 사라졌었는데... 큰 아가씨 거처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벽세황; [유사시를 대비하여 만든 본장에서 외부로 통하는 비밀통로가 몇 곳 있는 것으로 알고 있소.] 눈 번뜩

이세창; [큰 아가씨는 바로 그 비밀통로들을 이용하여 바깥출입을 해온 것입니다.]

벽세황; [못된 것같으니...]

이세창; [비밀통로 입구마다 황금수라들을 배치해두었습니다.] [만일 오늘밤에도 사내를 만나러 간다면 추적이 가능할 것입니다.]

벽세황; [잘 했소 총관!] 끄덕

벽세황; [이번 기회에 어떤 놈과 만나왔는지 반드시 알아내야만 하오!] 이를 부득. 강렬한 표정

 

#33>

황금전장의 다른 곳. 유달리 화려한 건물. 불이 켜져 있지만 건물 주변에 경비 서는 자들은 없다. 하지만

근처 다른 건물 지붕 그늘에 몇 명의 황금수라들이 은신한 채 건물을 보고 있다. 검은 천을 덮어서 그늘과 동화되어 있다.

 

벽소소; [백정?] 어이없는 표정. 잠옷 차림으로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있다. 침실이다. 화려하고 조잡하고 어지러운 침실이다. 장식이 지나치게 많고 도처에 꽃이 꽂힌 화병이 놓여있다.

여자무사1; [고기 다루는 데는 귀신이라고 하옵니다.] [총주방장님이 좋은 고기 구하기 위해 도축장에 갔다가 찾아낸 자라고 하옵니다.] 차가운 인상의 여자 무사가 탁자를 사이에 두고 벽소소의 앞에 서서 보고 한다. 이년은 나중에 한 두 번 더 나온다.

벽소소; [주대육 이 인간, 아버지의 신임을 믿고 오만방자해져서 백정까지 주방에 끌어들이네.] 이을 바득 갈고

여자무사1; [이청풍의 출신은 백정이 아니라고 합니다.] 눈치 보며

여자무사1; [다만 생계 때문에 도축 일을 해왔고...] + 벽소서; [그게 그거지!] 여자무사1의 말 막고

벽소소; [소 돼지 잡는 일을 해왔으면 백정이야! 세상에서 가장 천한...]

여자무사1; [...] 어쩔 수 없이 수긍

벽소소; [이청풍, 그 버러지에 관해서 모을 수 있는 정보는 다 모아와.] [사소한 것 하나라도 빼먹지 말고!]

여자무사1; [그리 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돌아서서 나가는 여자무사1

벽소소; [이청풍! 이청풍!] [감히 백정 주제에 날 개망신 시켰다 이거지?] 사악하게 웃으며 이를 갈고

벽소소; [아주 생지옥을 경험하게 해주마!] 마녀처럼 웃고. 그러다가

벽소소; (기분이 좋아지니 사공자님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네.) 얼굴이 달아오르고. 할딱이면서 몸을 비꼬고

벽소소; (하지만 조심해야해. 아버지와 총관이 뭔가 낌새를 챈 느낌이니...)

벽소소; (새벽까지 기다렸다가 빠져나가야한다.) (혹시 있을지도 모를 감시도 그때쯤이면 느슨해질 테니...) 헐떡이는 벽소소의 모습.

 

#34>

새벽. 금릉 성 밖의 빈민가. 아직 어두운 시간.

청풍의 집.

삐걱! 문이 조심스럽게 열리고

밖으로 나오는 청풍. 허리춤에 비수와 수건을 끼우고 있다.

문을 닫기 전에 방안을 보는 청풍.

방안의 모습. 구석에 이산하가 등을 돌린 채 웅크린 모습으로 자고 있다. 근처에 목발도 있고. 그 옆에는 청풍이 누웠던 자리가 있고. 그 옆의 이불에는 진삼낭과 이진진 모녀가 자고 있다. 진삼낭 품에 이진진이 안긴 자세

청풍; (남루하지만 따뜻한 광경이다.) 미소

청풍; (억만금을 준다 해도 팔지 않을 행복인데...) 찡그리고

술렁! 아지랑이처럼 흔들리는 방안의 광경

눈 감고 고개를 젓는 청풍

다시 방안을 보고.

여전히 잠들어 있는 가족들.

청풍; (마치 신기루인 듯... 바람에 흩어질 안개처럼 위태롭게 느껴지는 것은 어째서인가?) 찡그리며 문을 닫고

청풍; (마치 우리 가족을 휩쓸 진짜 풍파가 목전에 닥친 것같기도 하고...) 문을 완전히 닫는다.

청풍; (어제 하루 워낙 다사다난했던 탓에 생긴 노파심이겠지.) 돌아서고

청풍;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황금전장에서 일을 해야하니 정신을 가다듬자.) 찰싹! 두 손으로 뺨을 때리고

그러면서 떠올리는 #25>의 장면

 

주대육; [내일 아침에는 도축장에 들렸다가 오도록 하게. 추노대가 말한 좋은 소가 제대로 입하되었는지 확인하고...]

회상 끝

 

청풍; (오늘 쯤 고려산 흑우가 도축장에 입하된다고 했었지.)

청풍; (도축장에 가서 기다리다가 흑우가 도착하면 도축과 정형을 해서 황금전장으로 가져가야한다.) 걸어가고

청풍; (어제 그만 두었는데 오늘 바로 찾아가야하니 좀 민망하긴 하구나.) 아직 어둑한 빈민가의 거리를 걸어가는 청풍. 헌데

 

#35>

다시 청풍의 집.

어둑한 방안. 이진진을 안고 누워있는 진삼낭

천천히 눈을 뜨는 진삼낭

진삼낭; (아직도 결정을 내리지 못하겠다.)

진삼낭; (청풍... 도련님에게 당신의 진짜 신분을 알려줘야 할지 말아야할지를...)

진삼낭; (진짜 신분을 알게 되는 순간 도련님은 의지와 상관없이 아수라장으로 휘말려 들어가게 된다.)

진삼낭; (무림맹과 마교, 어느쪽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처지가 될 테고... 그 결말은 비극적일 수 밖에 없다.)

진삼낭; (주인님과 아연아가씨에게는 죄송하지만... 도련님은 지금처럼 소소한 행복을 누리며 사시는 게 옳다.)

진삼낭; (부귀와 명예를 누려도 그 결말이 어떤지는 주인님과 아연아가씨께서 보여주셨으니...) 한숨 쉬며 다시 눈을 감는다.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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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견수; [작은 아가씨!] ! 놀라며 날아오르고. 두 명의 황금수라들도 날아오르고

청풍; (저 계집아이가 장주의 둘째 딸이로구나.) 생각하며 역시 달려가고. 하지만

화악! 크왕! 크르르! 개들이 엄청난 속도로 달려가 귀견수 일행이 따라잡지 못한다.

벽옥령; [엄마야!] 겁에 질려 뒷걸음질. 이제 개들은 벽옥령의 10여 미터 앞까지 쇄도하고 있고

귀견수; (둘째 아가씨가 위험하다!) ! 날아가며 검을 뽑아 던지려 하고. 그때

청풍; [고양이를 던져!] 귀견수를 따라 달려가며 외치고

벽옥령; [!] 깨닫는 벽옥령.

[!] [!] 귀견수와 황금수라들도 깨닫고. 검을 던지려던 귀견수의 손도 멈칫. 이어

벽옥령; [도망가 설아!] ! 고양이를 뒤로 홱 집어 던지고. ! 비명 지르며 뒤로 날아가는 고양이

휘릭! 회전하며 바닥에 내려서는 고양이. 직후

크왕! 크릉! 휘익! 파팟! 벽옥령을 지나치며 고양이를 덮쳐가는 개들. + 벽옥령; [꺄악!] 비명 지르며 웅크리는 벽옥령

하악! 고양이가 털을 세우고 등을 굽히며 맞서고

고양이를 덮치는 개들

뚱뚱한 체형에 어울리지 않게 날렵하게 피하는 고양이

이하 네 마리 개와 한 마리 고양이의 치열하게 싸움. 개들은 고양이를 포위하며 물려고 하지만 이리저리 잘 피하는 고양이

귀견수; [아가씨!] 휘릭! 겁에 질린 벽옥령의 옆으로 날아 내리는 귀견수와 두 명의 황금수라들

귀견수; [안심하십시오. 속하들이 지켜드리겠습니다.] 벽옥령의 앞을 가로 막으며 외치고

크왕! 크르르! 하악! 그 사이에도 개들과 고양이는 치열하게 싸운다. 고양이를 에워싸고 연신 물려고 하며 돌아가는 개들. 필사적으로 피하는 고양이.

벽옥령; [설아!] 비명 지르며 그걸 보고. 그 사이에 청풍도 달려왔고. 그때

! 한 마리 개의 앞발질에 맞아 나뒹구는 고양이

벽옥령; [!] 그걸 보고 비명

! 나뒹군 고양이를 물려는 개의 입. 간발의 차이로 굴러서 피하는 고양이

벽옥령; [설아! 설아를 구해줘! 저러다 죽겠어!] 발 동동 비명

<고양이를 구하려면 미처 날뛰는 개들을 죽여야 하는데...> <엄청난 공을 들여 훈련시킨 놈들이지만 어쩔 수 없다.> <작은 아가씨가 죽고 못 사는 고양이를 죽게 둘 수는 없지!> 검을 뽑으며 개들에게 다가서는 귀견수와 황금수라들, 그 사이에도 고양이는 필사적으로 개들의 공격을 피하고 있고

청풍; (개들을 죽일 생각이로군.) + [기다려주십시오.] 귀견수에게 다가가고. 돌아보는 귀견수와 황금수라들

청풍; [제게 맡겨주시겠습니까?] [개와 고양이 모두 살려보도록 하겠습니다.] 말하며 귀견수에게 손을 내밀고. 검을 달라고

[!] 눈 반짝이는 벽옥령.

귀견수; (자신이 있으니 나섰겠지.) + [그럼세.] 검을 넘겨주고

검을 들고 사납게 날뛰는 개들에게 다가가는 청풍.

[어쩌려고 저러지?] [번견들은 한번 흥분하면 통제가 안되는데...] 주변 사람들 웅성. 귀견수와 벽옥령도 긴장하며 보고.

! 청풍의 눈이 빛나고.

날뛰는 개들의 몸에 혈관과 뼈가 보이고. 그러자

청풍; (여기로군.) ! 다가가며 가까이 있는 개의 등쪽을 찌르고

! 찔린 개가 펄쩍 뛰며 비명 지르고. 다른 개들 놀라 돌아보고

털썩! 몸이 마비되어 쓰러지는 개

크르르! 크릉! 이빨 드러내며 경계하는 다른 개들. 하지만

! ! 다가가며 개들의 몸을 한 번씩 찌르는 청풍의 검. 그러자

! ! 그 개들도 퍼덕이다가

털썩! ! 몸이 마비되어 쓰러지는 개들. 고양이가 그 사이에서 놀라고

[... 저게 어떻게 된 건가?] [살짝 찔렀는데 개들이 쓰러졌어.] [요술같구만!] 사람들 놀라고. 환호하며 박수치는 사람들도 있고

벽옥령; [설아!] 울면서 달려오고. 청풍은 검을 내리고 있고

야옹! 고양이도 안심하며 마주 달려오고

벽옥령; [!] 야옹! 안고 안기며 우는 벽옥령과 고양이.

청풍; (고양이도 주인도 둘 다 귀엽군.) 그걸 보며 흐뭇

귀견수; [수고했네.] 다가오고. 다른 황금수라들은 개들의 상태를 살피러 가고

청풍; [잘 썼습니다.] 검을 손잡이가 귀견수에게 향하게 내밀고

귀견수; [어떠냐?] 검을 받으며 개들을 살피는 황금수라들에게 말하고

[몸이 마비되긴 했지만 다른 이상은 없습니다.] [네 놈 모두 무사합니다.] 개들 살피며 대답하는 황금수라들

귀견수; [신기하구만. 통제불능으로 날뛰는 개들을 죽이지 않고 쓰러트리다니...] 검을 칼집에 꽂으며

청풍; [짐승들도 사람처럼 혈도가 있습니다.] [그 혈도를 제대로 찌르면 마비시킬 수도 있지요.]

귀견수; [그럴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정말 놀랍군.] [사람과는 몸 구조가 전혀 다른 개들의 혈도를 제압하다니...]

청풍; [, 돼지뿐 아니라 개들도 도축해본 적이 많아서 혈도를 알고 있었을 따름입니다.] 대수롭지 않게

귀견수; [하여간 총관께서는 투자금의 몇 배를 단번에 뽑으셨어.] [저 개 한 마리 기르는데 들어가는 돈들이 최하 오백냥 이상이었느니...]

청풍; [그렇다니 다행입니다.] 웃고. 그때

벽옥령; [...] 다가오고. 고양이를 안은 채. 돌아보는 귀견수와 청풍

벽옥령; [설아를 구해줘서 고마워요 오빠.] 얼굴 발개져서 청풍을 올려다보고

벽옥령; [설아가 잘못 되었으면 옥령이는 정말 슬펐을 거예요.]

귀견수; [소개하겠네. 이분이 본장의 둘째 아가씨야.] 청풍에게 벽옥령을 소개하고

청풍; [이청풍입니다.] [내일부터 주방에서 일하게 되었으니 잘 부탁드립니다.] 포권하고

벽옥령; [... 벽옥령이에요.] 수줍어 어쩔 줄 몰라하고

청풍; (착하고 귀여운 계집아이로군.) 웃고

귀견수; (별일도 다 있구먼.) 청풍과 벽옥령을 보며 눈 번뜩

<황금전장의 딸인데다가 귀염둥이 막내로 자라서 누구도 어려워하지 않는 둘째 아가씨가 저렇게 수줍어하다니...> 청풍을 훔쳐보며 얼굴 발개져서 좋아 죽으려는 벽옥령을 배경으로 귀견수의 생각. 그때

벽옥령; [이거...] ! 머리에 꽂고 있던 머리 핀 하나를 뽑고. 꽃 모양인데 가운데에 상당히 큰 보석이 박혀있다.

벽옥령; [받아주세요. 설아를 구해준 감사예요.] 머리핀을 내밀고

청풍; [그러실 필요는 없는데...] 당황

귀견수; [받아둬. 둘째 아가씨의 성의표시이니...] 옆에서 끄덕

청풍; [알겠습니다.] 두 손으로 머리핀을 받고.

청풍; [소중히 간직하도록 하겠습니다.] 머리핀을 들고 웃고

귀견수; (소중하게 간직해야겠지. 그 머리 장식에 박힌 보석의 값어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니...) 웃고. 그때

벽옥령; [... 내일 봐요.] 다다다! 부끄러워서 고양이를 안고 달려가는 벽옥령

청풍;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멀어지는 벽옥령을 보며 생각. 오가던 사람들 급히 벽옥령에게 인사하고

청풍; (돈에 관한한 피도 눈물도 없어서 냉혈전호라 불리는 장주에게 어떻게 저토록 귀엽고 순수한 딸이 생긴 걸까?) 흐뭇하게 보고. 헌데

 

[!] 눈 부릅뜨며 노려보는 벽소소. 건물들 사이에 서있고. 그 뒤에 무사 한명이 말 고삐를 잡은 채 긴장한 표정으로 서있다.

벽소소의 시점. 귀견수와 뭐라 대화하고 있는 청풍의 모습

청풍의 모습 크로즈 업

벽소소; (그 죽일 놈이다! 낮에 거리에서 날 개망신시킨...) 이를 바득. 거리에서 말을 타고 가다가 청풍에게 창피 당한 장면 떠올리고

벽소소; (잘 걸렸다. 네놈이 어떻게 본장에 들어왔는지 모르겠다만...)

벽소소; (지옥을 경험하게 해주겠다!) 마녀같이 웃고

 

#27>

. 불이 켜지기 시작한 환락가. 야한 여자들이 호객을 하고. 한량들이 기루와 술집을 드나들고

환락가의 뒷골목. 도박장이 즐비한 곳. #4>에 나온 뒷골목. 그때와 다른 점은 연신 도박장으로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고. 도박장을 지키는 건달들이 상당히 많다는 점이 새벽녘과 다르다.

그 중 <大慶賭場>이라는 간판이 걸린 도박장. 이산하가 돈을 잃은 그곳. 입구에 건달들이 불안한 표정으로 서서 안쪽을 기웃거리고 있고

도박장 내부. 벌써 손님들이 바글바글

도박장 내부의 끝. 건달들이 지키는 문이 하나 있다. 닫혀있는데 지키는 건달들이 왠지 긴장한 표정

 

[오백 냥이오!] ! 탁자에 내려놓는 묵직한 돈 주머니.

청풍; [액수 확인하고 차용증 내놓으시오.] 밀실에 서있는 청풍. 청풍의 뒤에는 귀견수와 두 명의 황금수라가 서있다. 탁자 건너편에는 도박장 책임자인 정필이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다. 밀실 안에는 험상궂게 생긴 건달 십여명이 서있다.

건달1; [이 새끼가 철근을 삼켰나? 왜 이렇게 뻣뻣해?] 정필 뒤에서 눈 부라리는 건달1. 빈민가에도 왔던 두 명의 건달 중 한명

건달2; [누구 보고 이래라 마라야? 창자 흘러나오는 거 네놈 눈으로 봐야 정신 차리겠냐?] 차고 있는 칼에 손을 대고. 하지만

정필; [조용히 못해?] ! 손바닥으로 탁자를 치며 건달1, 2를 윽박지르고. 깜짝 놀라는 건달1, 2

건달1; [... 형님!] + 건달1; [우린 그냥 저 새끼가 건방져서 훈계를 한 것뿐인데...] 눈치 보는데

더 노려보는 정필

[... 죄송합니다.] 삭 죽어서 고개 떨구는 건달1, 2

정필; [돈은 세어볼 필요 없네.] 일어나고. 종이를 한 장 들면서

정필; [대부금은 확실히 변제 받았네. 차용증을 받게나.] 종이를 청풍에게 내밀며 억지로 웃고

! 종이를 낚아채서

내용을 읽어보는 청풍

청풍; [경고하는데...] ! ! 차용증을 접어서 찢기 시작하며

청풍; [내 아버지가 혹시라도 다시 찾아오면 당신네 가게에 들이지 마시오.] [그 다음에 벌어질 일은 책임지지 못하니...] 찍찌! 종이를 잘게 찢으며 정필을 노려보고

정필; [알겠네. 자네 아비는 얼씬도 못하게 함세.] 비굴하게 웃고

청풍; [우리 다시 보는 일 없도록 합시다.] ! 잘게 찢은 종이를 방안에 뿌리며 돌아서고

<저 새끼가...> 분노하는 건달들. 하지만

돌아서며 손가락을 입에 대는 귀견수. 그 앞에서 다른 황금수라가 문을 열고 있고 그 문으로 청풍이 나간다.

정필; [살펴가게나.] 억지로 웃으며 포권하고.

귀견수가 청풍을 따라 나가고 문을 연 황금수라도 나가면서 문을 닫으려 한다

! 닫히는 문. 이제 밀실에는 정필과 건달들만 있고

건달1; [뭡니까 형님?] 불만을 토하고. 다른 자들도 불만스런 표정으로 정필을 보고

건달1; [저 백정 새끼가 기고만장하게 구는 걸 어째서 보고만 계신 것입니까?] 의자에 다시 앉는 정필에게 항의

정필; [앞으로 두 번 다시 이가놈 부자 주변에는 얼씬거리지도 마라.] 의자에 앉으며 침통하게 말하고

건달1; [그러니까 그 이유를 알려달라는 거 아닙니까?]

정필; [이 새끼가...] 홱 돌아보고. 찔끔하는 건달1

건달1; [... 죄송합니다 형님!]

건달1을 노려보는 정필

<이거 잘못하면 피 보겠는데...> <장웅이 놈이 이성을 잃고 정필 형님 신경을 건드렸어.> 다른 건달들 긴장할 때

정필; [그만 두자!] 고개 설레 젓고. 이어

정필; [이가놈이 데려온 자들이 누군지 아는 놈 손들어!] 건달들 둘러보며 말하지만

건달들 멀뚱하게 서로를 보고

정필; [그래, 아는 놈 없겠지.] [황금수라들을 만나고 목숨 부지한 인간은 거의 없으니...] 한숨. 그러자

[... 황금수라!] 기겁하는 건달들

건달1; [... 이가놈의 동행이 황금전장의 비밀고수들이라는 황금수라들이었습니까?] 덜덜 떨고

건달2; [황금수라들은 몸뚱이가 금강불괴라 도검과 독약이 불침하고 사용하는 병기는 신병이기라 죽이지 못하는 대상이 없다던데...] 비로소 깨닫고 덜덜 떨고

정필; [하물며 이가놈을 경호한 건 황금수라의 부단장이었다.]

[... 그러고 보니...] [그자의 가면에는 부()자가 새겨져 있었지.] 덜덜 떠는 건달들

정필; [어떻게 줄이 닿았는지 모르지만 이가놈은 황금전장의 비호를 받고 있다.]

정필; [그리고 황금전장의 능력이면 우리 단지회쯤은 쥐도 새도 모르게 세상에서 지워버릴 수 있다.]

정필; [이가놈 부자는 액신(厄神)같은 것들이니 주변에 얼씬도 마라.] 겁에 질린 얼굴 크로즈 업

 

#28>

역시 밤. 금릉 성내의 높은 탑.

휘익! 그 탑 꼭대기에 바람처럼 나타나는 풍신장

주변을 둘러보는 풍신장. 굳은 표정. 직후

[늦었어요.] 휘익! 탑의 처마쪽에 구름 덩어리 같은 것이 서리며 말소리가 들리더니

화악! 구름이 흩어지며 드러나는 운신장. 손에 종이 한 장을 들고 있다

풍신장; [어서 와라 운매.] ! 운신장 근처의 처마 위로 이동하고

풍신장; [보아하니 성과가 없었던 것같구나.]

운신장; [뒤질 수 있는 곳을 샅샅이 뒤졌지만...] 종이를 들어 보이고

운신장; [풍오라버니가 그려주신 이 용모파기와 일치하는 자는 발견할 수 없었어요.] 운신장이 쳐든 종이에는 청풍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풍신장; [그놈은 분명 금릉 성내에 있다.] [먼길 떠나는 차림이 아니었으니 여행객이나 뜨내기는 결코 아니었다.]

운신장; [십팔 년 전, 아연아가씨의 몸종이었던 진삼낭이 금릉 근처에서 종적이 사라졌다는 게 사실일 가능성이 높군요.]

풍신장; [진삼낭, 그년이 금릉에 숨어 용무린의 아들을 길러온 게 분명하다.] 이를 부득 갈고. 이어

풍신장; [천마의 적통이기도 한 그놈의 존재가 알려지면 무림은 다시 한번 격변에 휘말리게 될 것이다.] [마교의 잔당들이 그놈을 중심으로 결집해서 우리 무림맹의 천하를 뒤엎으려 들 테니...]

운신장; [게다가 진삼낭에게는 천마묵장(天魔墨掌)을 얻을 수 있는 두 개의 열쇠중 하나가 있기도 하지요.]

풍신장;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진삼낭과 그놈을 찾아내야한다.] [소맹주의 혼사 따위는 이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니...] 휘익! 날아오르고

풍신장; [성 밖을 살펴봐라.] [난 금릉의 뒷골목을 훑어볼 테니...] 날아가고

운신장; (풍신장 오라버니의 우려도 기우가 아니다.) 걱정

운신장; (맹주님은 어느덧 팔순을 넘겨 나날이 쇠약해지고 계신다.) (이럴 때 천마의 적통이기도 한 아연아가씨의 핏줄이 나타나면 마교의 잔당들이 미쳐 날뛸 테고...)

운신장; (그럼 우리 무림맹이 지난 삼십여년 간 구축해놓은 무림의 판도가 단번에 뒤집어질 수 있다.) 휘이이! 운신장의 몸 주위로 안개와 구름이 생기고

운신장; (풍오라버니 말대로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아연아가씨의 아들을 찾아내야만 한다.) 화악! 구름에 휘감겨 사라지는 운신장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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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저녁 무렵. 금릉 교외의 강가. 청풍이 일하던 도축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 경치가 아주 좋은 강가에 정자가 한 채 서있다. 정자 근처에는 백마가 풀을 뜯고 있고. 정자에는 벽소소가 걸터앉아 멀리를 보고 있다.

정자 크로즈 업. 정자에 앉아있는 게 벽소소임을 보여주고

정자 근처의 관목 더미와 바위 뒤에 숨어있는 네 명의 죽립인들.

죽립인1; <벌써 반 시진 가까이 저러고 계시는군.> 벽소소를 보며 동료들에게 전음으로 말하고

죽립인2; <누굴 만나러 온 것같진 않네.>

죽립인3; <혼사와 관련하여 장주님께 대들다가 꾸중을 들었잖은가?> <아마 화를 풀려고 여기까지 말을 달려온 모양일세.>

죽립인4; <결국 이번에도 허탕을 친 셈인가?> 혀를 차고. 헌데

정자 난간에 걸터앉은 벽소소.

끼릭! ! 다른 곳을 보면서 손톱으로는 정자 난간에 무언가를 새기고 있다. 쐐기문자 같은 기호들이다. 이윽고

벽소소; [됐어!] 발딱 일어나고

벽소소; [화도 대충 풀렸으니 이제 그만 돌아가야겠어.] 짝짝! 박수치고

풀을 뜯던 말이 고개 들며 돌아보고

정자에서 나오는 벽소소

두두두 달려오는 말

벽소소; [집으로 돌아가자.] ! 말에 뛰어오르고

두두두두! 말을 몰아 달려가는 벽소소. 그러자

! 스윽! 네 명의 죽립인들도 멀찌감치 떨어져서 몸을 날리고

벽소소; (바보들...) 말 달려가며 곁눈질로 뒤를 보고. 멀리서 날아오는 죽립인들

벽소소; (백날 날 쫓아다녀봐. 내가 꼬리를 잡히나.) 냉소하고

벽소소; (그나저나 사()공자님을 만나면 무어라 말해야할지 막막하다.) 한숨 쉬고

벽소소; (사공자와 백년가약을 약속했는데 무림맹의 청혼을 받았으니...)

벽소소; (사공자가 허락만 한다면 야반도주라도 하고 말거야!) 결심하고

두두두! 곧 멀어지는 벽소소를 태운 말. 죽립인들도 멀어지고. 헌데

 

스스스! 벽소소가 앉아있던 정자 안에 안개같은 사람 형상이 서리더니

! 모습을 드러내는 사내. 아주 화려한 옷을 입었는데 교활한 인상에 허여멀끔한 인상의 청년이다. 손에는 부채를 들었고. 기생오라비 같은 인상. 이자의 이름은 사우. 별호는 분면랑군. 마교의 사대마가중 암흑마가 출신이다.

사우; [...] 부채를 부치며 정자에 서서 멀리 멀어지는 벽소소를 보고. 이어

벽소소가 걸터앉아있었던 정자 난간으로 가는 사우

난간에 새겨진 기호를 보는 사우

사우; [내일 새벽, 이곳에서라...] 기호를 해독하며 음산하게 웃고

사우; [흐흐흐! 벽가년이 내 섭심술(攝心術)에 제대로 빠졌군. 무림맹 소맹주의 청혼을 받고도 여전히 이렇게 매달리는 걸 보면...] 산하게 웃고.

<벽소소가 위진천에게 시집을 가든 말든 최후의 승자는 본공자가 될 것이다. 계집이란 동물은 첫 사내를 결코 잊지 못하는 법이니...> 흐흐흐! 웃는 사람 사우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24>

<-황금전장> 다시 황금전장. 이제 저녁 무렵이 되었다. 해가 지려 하고

길고 큰 주방 건물. 하녀들이 건물 쪽을 힐끔거리고.

주방 건물 내부. 요리사들이 모두 모여 주대육의 말을 듣고 있다. 주대육 뒤에는 청풍이 서있고

주대육; [내일부터 이청풍이 정육(精肉)을 담당할 것이다.]

주대육; [다만 고기 다루는 솜씨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도 요리에는 문외한이라는 점을 감안해야한다.]

주대육; [고기 요리를 맡은 놈들은 용도에 맞게 구체적으로 고기의 정형을 이청풍에게 요구하도록 하라.]

[명심하겠습니다 총주방장님!] 고개 숙이며 대답하는 요리사들

주대육; [이청풍에게 질문 있으면 지금해라.] 말하자

요리사1이 손을 든다.

주대육; [철두(鐵頭)! 말해라.] 끄덕

요리사1; [총주방장님의 안목을 믿지만...] [저희들이 보기에 너무 어린 친구입니다.] 조심스럽게

주대육; [솜씨를 직접 보고 싶다는 것이냐?]

요리사1; [그렇습니다.] 눈치 보며

주대육; [원한다면 그렇게 해주지. 육회용 고기를 두 덩이 가져와라.] 창고 건물과 가까운 맨 끝의 요리사에게 말하고.

[!] 대답하고 창고로 달려가는 그놈

주대육; [철두! 너는 평소 고기 다루는 데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고 자부해왔었다.] 요리사1에게

요리사1; [그렇습니다.]

주대육; [그럼 이청풍과 솜씨를 겨뤄봐라.] 창고쪽을 돌아보고

창고로 달려갔던 요리사가 길죽한 고기 두 덩이를 두 개의 접시에 각기 담아 들고 온다. 뛰듯이

[가져왔습니다.] 접시를 탁자에 놓는 요리사. 탁자에는 도마와 칼도 준비되어 있다.

주대육; [이청풍! 철두!] [저 고기들로 각자 육회를 떠라.]

[!] [맡겨주십시오.] 대답하며 탁자로 가는 청풍과 요리사1 두 사람. 다른 요리사들은 탁자를 에워싸고

길쭉한 고기를 접시에서 도마로 옮기는 두 사람.

청풍을 힐끔 보며 사시미용 칼을 하나 집어드는 요리사1. 하지만

청풍은 허리춤에 끼우고 있는 단도를 꺼내고

칼집에서 뽑은 청풍의 단도. 짧고 무디어 보인다.

<저렇게 짧고 무딘 칼로 육회를 뜨겠다고?> <육회의 맛은 얼마나 육질에 손상을 입히지 않고 뜨는가에 달렸는데...> 요리사들 어이없는 표정.

주대육은 웃으며 보고 있고

요리사1; (내가 이겼다.) 히죽 웃으며 고기를 얇게 썰기 시작하고

요리사1; (저렇게 조잡한 칼로 뜬 육회에 내 육회가 질 리 없다.) 슥슥! 고기를 얇게 자르고. 헌데

! ! 청풍은 무심하지만 아주 빠르게 칼을 움직인다.

[허어!] [저럴 수가!] [칼이 안보일 정도로 빠르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요리사들 경악하고.

요리사1; [!] 돌아보다가 경악하고

사사삭! 종이같이 얇게 고기를 써는 청풍. 이미 거의 다 썰었다.

미소 지으며 끄덕이는 주대육

요리사1; (말도 안되는...) 슥슥! 식은땀 흘리면서도 칼질을 하고

청풍; [끝났습니다.] 먼저 칼을 멈추며 물러서고

요리사1; [... 저도 끝났습니다.] 비지땀 흘리며 마지막 칼질을 하고

도마 위에 얹혀진 두 개의 육회.

주대육; [모두 한 점씩 맛을 봐라.]

[!] 대답하며 다가오는 요리사들. 모두 젓가락을 하나씩 들었다.

먼저 요리사1의 것을 먹고 청풍의 것을 뒤에 먹는 모습들

요리사2; [얇으면서도 형태가 으스러지지 않았구만.] 일행중 가장 나이가 많은 요리사가 젓가락으로 요리사1의 고기 조각을 집어 들어 살피고

요리사2; [맛은 어떨까?] 입에 넣고.

긴장하며 보는 요리사1

요리사2; [! 역시 훌륭해. 육즙이 농후하게 느껴지는구만.] 끄덕

안도하는 요리사1

요리사2; [그럼 이 친구 것도 먹어볼까?] 청풍 앞의 고기를 젓가락으로 집어들고

요리사2; [얇기와 형태는 철두와 막상막하로구만.] 집어든 고기 살피고

요리사2; [결국 맛에서 승부가 나겠지.] 고기를 입에 넣고. 직후

[!] 눈 부릅뜨는 요리사2

주대육; [어떠냐?] 웃고.

요리사2; [이건... 이건...] 우물대며 흥분하고

요리사2; [마치 눈인 것처럼 입에 들어가자마자 사라집니다.] [지금껏 한 번도 맛보지 못한 지미(至味;맛있는 음식)입니다.] 흥분하고

[어디!] [나도 좀 먹어보세.] 우르르 몰려들어 청풍의 육회를 먹는 요리사들. 요리사1은 당황하는데

[... 과장이 아니었구만.] [날고기에서 어떻게 이런 맛이...] [기가 막히구만.] 요리사들 감탄하고

요리사1; (저놈의 육회가 그렇게 맛있는 건가?) 불신. 노려보고

주대육; [철두 너도 맛을 봐라. 다른 놈들이 다 먹어치우기 전에...] 웃으며

요리사1; [...] 요리사들 사이로 끼어들고

고기 한 점을 입에 넣는 요리사1

요리사1; [!] 눈 부릅

주대육; [소감을 말해봐라.]

요리사1; [이건... 이건...] 우물우물

요리사1; [저는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맛입니다.] 고개를 숙이고. 다른 요리사들도 끄덕이고

주대육; [이청풍의 칼질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고 정확해서 고기의 육질에 전혀 손상을 주지 않았다.] [그 때문에 육즙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요리사2; [역시 총주방장님의 안목은 대단하십니다.] 포권하며 아부하고

요리사2; [이청풍같은 인재를 용케 찾아내셨습니다.] 청풍의 팔을 툭 치고

[앞으로 잘 부탁하네.] [종종 육회 맛도 보주게나.] [정말 대단한 솜씨야.] 몰려들어 청풍과 인사 나누는 요리사들

청풍; [환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요리사들과 인사 나누며 웃고

주대육; (청풍이 놈 덕분에 황금전장 주방의 명성이 또 올라갈 것이다.) 청풍이 요리사들과 통성명하는 걸 흐뭇하게 보고

<당장 무림맹의 총관 접대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게 되었다.> 웃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주대육의 생각 나레이션

 

#25>

여전히 황금전장. 하지만 이제 해가 졌다. 여기저기 등이 내걸리기 시작하고

주방 근처 조용한 곳에서 주대육으로부터 세 명의 인물을 소개 받는 청풍. 주대육 뒤에는 하녀 한명이 쟁반을 들고 있는데 그 위에 두 개의 주머니가 얹혀져 있다. 그리 크지 않지만 묵직해 보이는 주머니들이다.

주대육; [이분은 우리 황금전장 호원무사들 중 최정예인 황금수라들의 부단장(副團長) 귀견수(鬼見手).] 청풍에게 앞쪽에 서있는 세 명의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다. 세명의 인물들은 망토를 두르고 있는데 죽립은 쓰고 있지 않다. 그 때문에 얼굴에 황금으로 만든 가면을 쓰고 있는 게 드러나 보인다. <신마유희>에 나온 황금수라들과 같은 모습. 세명의 인물중 중앙에 선 인물의 가면 이마에는 <>자가 새겨져 있다. 이자가 황금수라들의 서열이위인 귀견수다.

청풍; [처음 뵙겠습니다.] 포권

세 인물 고개를 조금 까닥.

주대육; [부단장 일행이 함께 가면 단지회의 잡것들이 감히 다른 수작을 부리지 못할 것이다.]

청풍;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주대육; [감사는 무슨...] 쟁반 들고 있는 하녀쪽으로 돌아서고

주대육; [자네같은 인재를 영입하려면 이 정도 수고는 해야지.] 쟁반에서 두 개의 주머니를 집어들고

주대육; [은자를 오백냥 씩 나눠담았다.] 청풍에게 내밀고

주대육; [하나는 아버지의 도박 빚을 감고 다른 하나는 자당에게 드려라.]

청풍; [...] 받고

주대육; [내일 아침에는 도축장에 들렸다가 오도록 하게. 추노대가 말한 좋은 소가 제대로 입하되었는지 확인하고...]

청풍; [내일 뵙겠습니다.] 주머니들을 품속에 넣으며 고개 숙이고

곧 귀견수 일행과 함께 걸어가는 청풍의 뒷모습. 청풍과 귀견수가 나란히 걷고 그 뒤를 두 명의 황금수라들이 따라가는 모습

주대육; (청풍이 저 놈...)

주대육; (아무리 봐도 백정이나 요리사로 인생이 끝날 놈이 아니다.)

주대육; (과연 나중에 어떤 거물이 되어있을지 기대가 되는구나.) 웃고. 헌데

 

근처 건물 뒤에서 고개 빼꼼 내미는 벽옥령. 여전히 털이 긴 흰 고양이를 품에 안고 있고

황금수라들과 함께 멀어지는 청풍의 모습이 보이고

청풍의 옆모습.

얼굴이 발그레해지는 벽옥령

고양이를 안고 몰래 청풍의 뒤를 따라가는 벽옥령. 오가던 하인들과 하녀들은 보고도 못 본 척

 

#26>

여기저기 등이 내 걸리는 황금전장 내부. 하인과 하녀들이 건물 모서리나 담장등에 등을 걸고 있고. 도처에 무사들이 대열을 지어 걸어간다. 송아지만한 개들을 끌고 가는 무사들도 있다. 핏불이나 로트와일러처럼 털이 짧고 근육질의 사납게 생긴 개들이다. 목에는 쇠사슬이 묶여있다. 화면에 나온 건 모두 네 마리다.

개를 끌고 오가던 무사들이 급히 누군가에게 인사하고

청풍이 귀견수 일행과 함께 오고 있다.

청풍; [야간에는 경비가 더 삼엄해지는 모양입니다.] 오가는 무사들과 개들을 보고

귀견수; [본장은 평범한 인간들은 상상도 하지 못할 막대한 재물을 보유하고 있네.] [아마 황실이라 해도 본장의 재력을 능가한다고는 볼 수 없을 걸세.]

청풍;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귀견수; [당연히 본장의 재물을 노리는 놈들이 끊이질 않지.] [물론 뜻을 이룬 놈은 단 한명도 없고!] 눈 번득이고

귀견수; [장담하건데 본장의 경비는 천하에서 가장 완벽할 걸세.] [호원무사의 숫자가 천명이 넘을 뿐 아니라 온갖 함정과 기관장치들이 설치되어 있기 때문이지.]

귀견수; [멋모르고 본장의 금지구역에 들어간 인간은 시체도 보전하기 어렵다네.]

청풍; [그야말로 금성철벽(金城鐵壁)이로군요.]

귀견수; [당금의 무림을 통틀어도 들키지 않고 본장의 심장부에 접근할 수 있는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도 되지.] 끄덕

청풍; (무서운 분위기와 달리 말이 많은 분이로군.) + [저 개들도 평범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무사들이 끌고 가는 개들을 보고. 현장에 있는 개들은 모두 네 마리

귀견수; [본장에서 특별히 번식시킨 번견(番犬)들일세.] 함께 개들을 보며

<늑대나 표범과 싸워도 지지 않을 정도로 사나울 뿐 아니라 충성심도 강한 놈들이야.> 침을 질질 흘리며 무사들을 끌고 가는 개들을 배경으로

귀견수; [총주방장님으로부터 향낭(香囊)을 하나 받았겠지?]

청풍; [! 받았습니다.] 작은 향주머니를 들어 보이고

귀견수; [그걸 늘 몸에 지니고 다니게.] [저놈들은 향주머니를 지니지 않은 인간은 무조건 공격하도록 훈련받았으니...] 개들을 보며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귀견수; [일단 개들은 해가 진 후에야 풀어놓지만...] + [!] 말하다가 눈 번뜩이고

크르! ! 개들이 갑자기 청풍과 귀견수 일행이 온 쪽을 돌아본다.

[워워!] [이놈들이 왜 이러지?] [진정해!] 개들을 끌고 가다가 기겁하는 무사들

크릉! 크르르! 날뛰며 청풍과 귀견수가 온 쪽으로 달려가려는 개들

청풍; (개들이 뭔가에 흥분했다.) 역시 돌아보고. 그러다가

[!] 눈 번득

청풍과 귀견수가 지나온 쪽의 건물 뒤에 숨어 있다가 당황하며 뒷걸음질 치는 벽옥령. 품에는 털이 긴 흰 고양이를 안고 있고. 거리는 30미터쯤

청풍; (저 계집아이가 원인이다.) 깨닫고

벽옥령이 안고 있는 고양이 크로즈 업

청풍; (정확히는 계집아이가 안고 있는 고양이가 개들을 흥분시키고 있는 것이다. 개와 고양이는 원래 앙숙이니...) 생각할 때

크왕! 크릉! ! ! 개들의 목줄이 끊어지거나 목줄을 놓치는 무사들. [!] [안돼!] 비명 지르는 무사들

크왕! 크릉! 벽옥령을 향해 돌진하는 개들. [!] [!] [꺄악!] [엄마야!] 오가던 무사들과 하인, 하녀들 기겁하며 피하고

개들이 달려가는 앞쪽, 숨어있던 건물 뒤에서 나와 뒷걸음질 치는 겁에 질린 벽옥령. 여전히 고양이를 품에 안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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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황금전장> 황금전장의 정문 모습

황금전장의 깊은 곳. 여러 개의 굴뚝이 있는 아주 긴 건물. 주방 건물인데 규모가 크고. 창고도 근처에 있고. 여러 굴뚝에서는 연기가 치솟고

건물 앞 마당의 지붕이 달린 커다란 우물에서는 여자들이 물을 길어서 큰 그릇의 식재료를 씻고 있다. 마당은 납작 돌로 덮여있다

 

길고 넓은 주방 내에서는 요리사들이 한창 요리를 만들고 있다. 불길이 치솟는 화구에 웍을 얹어놓고 돌리는 자, 기름에 튀기는 자, 썰거나 무치는 자. 요리에 장식하는 자. 주방에 있는 요리사만 수십 명이다. 이미 만들어 놓은 음식들이 즐비한 탁자들도 있고

그 주방에 딸린 접견실. 벽이 없어서 주방에서도 보이는 그곳에서 청풍이 주대육과 만나고 있다. 앞치마를 두르고 머리에 모자를 쓴 요리하던 차림으로 의자에 앉아있는 주대육과 그 앞에 공손히 서있는 청풍

주방의 요리사들 힐끔거리며 곁눈질로 보고

요리사1; [저 놈 뭐야?] 덩치가 아주 크고 심술궂게 생긴 젊은 요리사가 웍을 돌리며 곁눈질로 청풍을 보면서 동료에게 묻고. 이놈은 몇 번 나올 캐릭터

요리사2; [몰라. 호원무사가 데려오자 총주방장님이 직접 만나고 있어.] 역시 웍을 돌리면서 대꾸

요리사3; [별일이로군. 총주방장님은 여간해서 사람을 만나지 않는데...] 탕탕! 위의 두놈 뒤에서 칼질하며

요래사4; [뭔가 기막힌 재주가 있는 놈인 모양이지.] 통통! 역시 칼질하며

 

주대육; [그런 사정이 있었군.] 끄덕

청풍; [초면이나 다름없는데 무리한 부탁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청풍; [편의를 봐주시면 보은하겠습니다.]

주대육; (간곡하지만 비굴하지는 않다.) 웃고

주대육; (확실히 평범한 놈은 아니로군.) + [오백냥이라...]

청풍; [적지 않은 금액인 건 알고 있습니다.]

주대육; [아니, 금액이 문제가 아닐세.] 고개 젓고

주대육; [오백냥이 아니라 천냥이나 이천냥이라도 융통해줄 수 있어.]

주대육; [다만 그냥 채용하는 게 아니고 적지 않은 선금(先金)을 주고 채용하려면 총관의 허락을 받아야만 해.]

청풍; [이해합니다.] 끄덕

주대육;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일어나며 앞치마를 풀면서 말하고.

주대육; [함께 가세. 총관에게 인사도 해야 하니...] 이어

앞치마와 모자를 벗어 탁자에 내려놓고

청풍과 함께 주방을 나가는 주대육

 

요리사1; [저 놈, 총주방장님과 무슨 관계인지 모르지만 특별대우를 받는구만.] 질투의 표정으로 청풍을 노려보고

요리사2; [총주방장님이 저렇게 곰살궂게 대한 놈은 본적이 없어.] 역시 궁시렁 대는데

! 만들어놓은 음식들이 놓인 탁자 아래에서 예쁜 계집아이 손이 올라온다.

접시에 수북이 쌓아놓은 경단들 중 하나를 집으며 탁자 위로 고개를 빼꼼 내미는 소녀. 나이는 15살 정도. 이진진보다 어린데 실제 나이보다 훨씬 더 어리고 순진하게 보인다. <신마유희> <마왕강림>등에 나온 옥령 캐릭터. 이 작품에서의 이름은 벽옥령. 냉혈전호 벽초천의 둘째딸, 즉 벽소소의 동생이다. 당연히 화려한 옷을 입었다. 공주같은 소녀 취향의 옷을 입었는데 한 팔로는 살이 쪄서 뚱뚱한 흰색의 털이 긴 고양이 한 마리를 안고 있다.

벽옥령은 머리에도 몇 개의 머리핀을 꽂고 있다. 대부분 꽃모양인데 가운데에는 상당히 큰 보석이 박혀있어서 화려하고 비싸 보이는 머리핀들이다. 이 머리핀들은 나중에 쓰일 소품이다.

경단을 입에 넣고 오물거리며 주방 밖을 보는 벽옥령.

주대육과 뭐라 대화 나누며 걸어가는 청풍의 뒷모습이 보이고

청풍의 얼굴 크로즈 업

두근! 얼굴이 발개지고 가슴이 뛰는 벽옥령. 그때

야옹! 고양이가 칭얼대고. 그러자

벽옥령; [미안해 설()! 나만 먹어서...] 고양이에게 사과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냉혈전호 벽초천의 차녀 벽옥령(碧玉鈴)>

벽옥령; [보자. 설아가 좋아하는 고기가 어디 있더라?] 고개를 내밀고 탁자에 놓인 음식들을 보고.

음식 접시들중 산적같은 고기가 쌓인 접시가 있다.

벽옥령; [좋아! 오늘은 소고기다.] 웃으며 고기에 손을 내밀고. 그러다가

멈칫! 하며 주변 둘러보는 벽옥령과 고양이.

! 주변에 요리사들이 둘러서서 눈을 부라리고 있다

벽옥령; [헤헤헤! 들켰네.] 귀엽게 웃으며 일어나고

<심쿵!> <아흑!> <귀여워!> 요리사들 벽옥령의 귀여운 모습에 뿅 가지만

요리사1; (그렇다고 저 귀여움에 마음 약해지면 안되지.) + [작은 아가씨! 안돼요 안돼!] 손가락을 세워 흔들고

요리사1; [주방에 수시로 드나들면서 이것저것 훔쳐 먹는 바람에 아가씨는 물론이고 그 고양이새끼까지 돼지가 되어가고 있잖습니다.]

벽옥령; [돼지라니 말이 너무 심해.] 입술 삐죽이고

요리사1; [제발 현실을 직시하십시오 작은 아가씨! 요즘 몸이 많이 부셨지 않습니까?] 벽옥령의 아래위를 보고

벽옥령; [유모는 통통해서 귀엽다던데...] 샐쭉

요리사1; [틀린 말은 아니지만...] 헤벌레. + 요리사2; [저희 사정 좀 봐주십쇼 작은 아가씨!] 팔꿈치로 요리사1의 옆구리를 치며

요리사2; [자꾸 이렇게 훔쳐 드시면 저희가 총관님께 혼이 납니다요.] 애원하는데

벽옥령; [튀자 설아!] ! 외치며 한 손으로 경단을 낚아채고. 고양이는 벽옥령의 품에서 뛰어내려 쇠고기 요리를 덮치고

[작은 아가씨!] [이놈의 고양이가!] [막아!] 요리사들이 기겁하며 벽옥령과 고양이를 잡으려 하지만

다다다! 입에 경단을 물고 양손에 경단을 든 벽옥령과 입에 고기를 문 고양이가 미꾸라지처럼 요리사들 사이를 빠져 도망친다.

[이런 미꾸라지같은...] [저 고양이새끼 잡아!] 요리사들 허둥대지만. 그 사이로 쪼르르 달려가는 벽옥령과 고양이.

[다시는 주방에 얼씬거리지 마십쇼!] [먹고 싶으면 가져다 달라고 하면 되잖아요.] [잡히면 나비탕 만들어버린다 고양이새끼야!] 요리사들이 주먹질하고 건물 밖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당황하는 사이로 달아나는 벽옥령과 고양이

벽옥령; (그 오빠 누굴까?) 달려가며 청풍을 떠올리고

벽옥령; (이유를 모르겠어. 그 오빠를 보자 가슴 속이 간질간질해지는 이유를...) 얼굴 발개지고.

벽옥령; (설마 옥령이, 병에 걸린 거 아닐까?) 울상 지으며 달려가고

 

#20>

벽소소가 난리 쳤던 그 건물. 두 명의 무사가 입구를 지키고 있고. 문은 닫혀있다.

건물 내부에 벽초천은 없고 벽세황과 이세창이 앉아서 대화중이다. 벽세황이 아버지가 앉았던 상좌에 앉아있다. 부서진 탁자는 치워졌고 새 탁자가 놓여있다.

벽세황; [상대가 어떤 놈인지 아직도 모른다?] 거만한 자세로 앉아서 오만상

이세창; [큰 아가씨는 주로 한밤중에 본장을 빠져나가 그자를 만나왔습니다.] 난감한 표정으로 눈치 보며

이세창; [그때마다 미행을 붙였지만...] [큰 아가씨의 종적이 워낙 신출귀몰해서 번번이 놓치곤 했습니다.] 눈치 보며

벽세황;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놈이 누군지 알아내야만 하오.] [곧 무림맹에서 혼서가 도착하겠지만 추문이라도 나면 도로아미타불이 되는 거요.] 이를 부득 갈면서 쾅! 주먹으로 의자 손잡이를 치고

이세창; [알고 있습니다.] 고개 숙이고

이세창; [지금도 우리 황금전장의 최정예인 황금수라(黃金修羅)들이 큰 아가씨의 뒤를 밟고 있는 중입니다.]

이세창; [조만간 아가씨와 밀회를 하는 자가 누군지 알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벽세황; [죽일 놈의 정체가 밝혀지면 황금수라들을 총 동원해서라도 세상에서 지워버리시오.] 이를 부득 갈고

이세창; [!] 대답하며 건물 입구를 보고. 건물 입구는 닫혀있는데. 이어

이세창; [말해라.] 입구를 향해 말하고. 그러자

<총주방장님께서 총관님께 면담을 요청하셨습니다.> 문 밖에서 들리는 음성

이세창; (총주방장이 무슨 일로...) + [안으로 모셔라.]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고. 벽세황은 일어나지 않고

<!> 덜컹! 대답과 함께 문이 열리고

열린 문 밖에 서있는 주대육과 청풍. 무사 한명이 문을 열어주고 있다

이세창; [안으로 드시지요 총주방장!] 안으로 들어오라 권하고

주대육; [고맙소.] [들어가세.] 앞장서서 들어가며 청풍에게 말하고.

두 사람이 들어가자 밖에서 문을 닫아주는 무사1. 무사2는 옆에서 보고 있고

주대육; [소장주!] [무림맹에서 돌아오셨다는 말은 들었지만 일이 바빠서 인사드리는 게 늦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며 벽세황에게 포권하고. 청풍은 문간에 멈춰 서있고. 문은 뒤에서 닫혔다.

벽세황; [오랜만이오 주숙수!] 앉아서 대충 포권하는 시늉을 하며 거만하게 말하고

벽세황; [주숙수가 애써준 덕분에 집안 식구 모두 건강하게 지낸다고 들어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소.] 말하며 전에 자신이 앉았던 우측의 자리를 손으로 권하고

주대육; [별 말씀을...] 자리에 앉고

이세창; [제게 용무가 있으시다구요?] 다시 자리에 앉으면서 주대육에게 말하며 청풍을 보고. 청풍은 문간에 두 손을 앞으로 모은 공손한 자세로 서있다.

주대육; [저 아이는 이청풍이라고 하는데 내일부터 주방에서 일을 시켰으면 하외다.] 청풍을 가리키며

이세창; [아직 어린놈이오만...] 청풍을 마뜩찮은 표정으로 훑어보고

이세창; [총주방장께서 직접 인사 시키러 데려온 걸 보면 재주가 비상하겠습니다.]

주대육; [고기 다루는 재주가 포정의 재림이라 할만한 아이지요.]

이세창; [허어... 전설 속의 백정인 포정의 재림이라...] 감탄하며 새삼 청풍을 보고

벽세황; [주숙수의 눈이 틀리지 않았기를 바라겠소.] 비웃고

주대육; [저 아이 솜씨는 믿으셔도 될 것입니다.] 웃고

이세창; [요리사를 채용하는 건 총주방장의 재량인데...] [그럼에도 굳이 인사를 시키러 오신 데는 이유가 있겠습니다.]

주대육; [사실 저 아이에게 천냥 정도 선금을 주었으면 해서 찾아왔습니다.]

이세창; [선금으로 천냥이나?] 놀라고

청풍; (내가 원한 액수의 두 배를...) 긴장

벽세황; [천냥이면 몇 년 동안 일 하지 않고도 호의호식할 수 있는 액수인데...] [젊은 놈이 어디에 쓰려고 그런 거금을 달라는 거요?] 청풍을 흘겨보고

주대육; [그게...] 좀 난감한 표정으로 청풍을 보고

청풍; [저는 괜잖습니다.] 고개 숙이고

주대육; [알겠네.] 끄덕

주대육; [사실 돈은 저 아이가 필요한 게 아니고...] 벽세황과 이세창에게 설명하고

 

#21>

건물 밖의 모습. 무사들이 지키고 있는데

그러다가 흠칫! 하며 한쪽을 보는 무사들.

정원의 관목 뒤에 숨어있는 벽옥령과 고양이. 털이 긴 흰 고양이는 그루밍을 하고 있고 벽옥령은 잎이 많이 달린 나뭇가지 두 개를 들어서 머리를 가린 채 쪼그려 앉아 있다. 그 자세로 건물 쪽을 보고 있다.

무사1; (작은 아가씨가 왜 저기에...) 벽옥령이 숨은 곳으로 가려 하지만

무사2가 무사1의 팔을 잡으며 고개를 젓고

무사2; <혼자서 숨바꼭질 놀이를 하고 계시는 것같으니까 모른 척 하게.> 전음을 보내며 웃고

무사1; <하긴 놀아줄 또래 친구가 없으니 오죽 심심하실까?> 혀를 차며 곁눈질로 벽옥령을 보고

숨어서 건물을 보는 백옥령

벽옥령의 시점. 닫혀있는 문

벽옥령; (내가 왜 여기까지 따라온 걸까?) 얼굴 발개진 채

두근! 청풍의 얼굴 떠올리자 가슴이 뛰는 벽옥령

벽옥령;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내 마음이 마치 자석에 끌리는 쇠붙이처럼 그 오빠에게 저절로 끌리고 있어.)

벽옥령; (차림새도 볼품없고 그렇게 미남도 아닌데 자꾸만 얼굴이 떠올라.) 숨이 가빠지고 얼굴이 달아오른다.

벽옥령; (지금까지 본 다른 집의 귀한 도련님들과 분위기가 다른 때문일까?) (아니면 운명적인 상대인 때문일까?) 이마를 귀엽게 찡그리고

벽옥령; (아무래도 내가 중증의 상사병에 걸린 모양이야.) 한숨 쉬고

 

#22>

다시 건물 내부. 주대육의 설명이 끝났다.

이세창; [네놈도 참 부모 잘못 만나 고생한다.] 혀를 차며 청풍을 보고

청풍; [그러게 말입니다.] 쓴웃음

이세창; (간이 비정상적으로 큰 놈이로군. 보통 인간들이라면 오줌을 질질 싸도 시원잖을 상황에서 장단을 맞추다니...) 청풍을 흘겨보고

벽세황; [단지회란 놈들, 어떻게 평가하시오?] 이세창에게

이세창; [흑사회 인간들이 대개 그렇듯 무공은 별 볼일 없는 무리들입니다.]

이세창; [하지만 갈 데까지 간 밑바닥 인생들이라 눈에 뵈는 게 없다는 점이 제법 귀찮은 것들이지요.]

벽세황; [그렇다고 들었소.] 끄덕

이세창; [물론 그래봐야 우리 황금전장이 나서면 열명쯤의 황금수라로 깨끗이 지워버릴 수 있습니다.] 자신만만

벽세황; [온갖 영약으로 몸이 강철처럼 단단해졌을 뿐 아니라 신병이기로 무장하고 있는 황금수라!] [그들을 이길 수 있는 인간은 천하를 통틀어도 몇 없을 거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끄덕

이세창; [사실 단지회를 없애려면 황금수라들을 동원할 것도 없습니다.] [다른 조직들에게 돈 몇 푼 쥐어주면 쥐도 새도 모르게 세상에서 지워버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음산하게 웃으며 말하고

벽세황; [들었지?] 웃으며 청풍을 보고

벽세황; [혹시라도 단지회 놈들이 귀찮게 굴면 말만해.] [황금전장의 식구를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세상 흑사회 놈들 모두가 알게 해줄 테니까.] 음산하게 웃고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고개 조금 숙이고

주대육; [이 아이의 채용을 허락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세창과 벽세황에게 포권

벽세황; [고맙긴 뭘...] 거만하게. 이어

벽세황; [그보다 무림맹 총관이 이틀 후면 소소에게 건넬 혼서를 갖고 도착할 예정이오.] 주대육을 보며

벽세황; [그 양반은 무림맹 내에서도 유명한 미식가이니 총주방장이 제대로 실력발휘를 하셔야할 것이오.]

주대육;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입니다.]

벽세황; [나는 그저 총주방장만 믿을 뿐이오.] 호탕하게 웃고

청풍; (교만하고 자신감이 지나친 성격이다.) 주대육과 뭐라 대화하는 벽세황을 보며 생각하고

<하지만 자기 식구는 확실하게 챙긴다는 사실만으로도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벽세황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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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금릉 성내.

웅장한 장원. 화려한 대문으로 사람들과 우마차들이 드나들고. 있다.

<-황금전장(黃金錢莊)> 웅장한 정문에 <黃金錢莊>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는 걸 배경으로 나레이션

어느 화려한 건물. 월동문이 있는 높은 담장으로 구분되어 있고. 건물 입구는 잘 차려입은 무사들이 지키고 있고. 그러다가

깜짝 놀라는 무사들

화가 나서 큰 걸음으로 뛰듯이 월동문으로 들어오는 절세미녀. 늘씬한 체격에 도도한 인상을 지녔다. 황금전장 장주 냉혈전호 벽초천의 큰딸인 벽소소. 이때 나이는 청풍과 동갑인 18세다.

[아가씨!] [큰 아가씨를 뵙습니다.] 급히 인사하는 무사들

벽소소; [걸리적거리지 말고 비켜!] 눈 치뜨며 다가오고. 급히 물러서는 무사들.

벽소소; [아버지!] ! 문이 부서져라 열어젖히며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벽소소.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장주의 큰 딸 벽소소(碧素素)>

벽소소; [날 무림맹 소맹주에게 시집보내시려 한다는 소문이 사실이에요?]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모습으로 들어서고

건물 안에서 대화하다가 돌아보는 세 사람. 상좌의 화려한 의자에 앉은 인물은 냉혈전호 벽초천이다. 나이는 50세 정도. 다른 작품의 냉혈전호 벽초천 캐릭터.

벽초천 앞쪽에는 탁자를 사이에 두고 두 명의 인물이 마주 앉아 있다가 돌아본다. 좌측 인물은 교활하고 차가운 인상의 중년인. 황금전장 총관인 이세창. <신마유희>등 다른 작품에 나온 이세창 캐릭터. 맞은편에는 화려한 옷을 입은 20살 가량의 청년. 벽초천의 아들인 벽세황. 별호는 황금공자

벽세황; [어서 와라 소소야. 오랜만이다.] 어색하게 웃고. 이세창은 일어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소장주 황금공자(黃金公子) 벽세황(碧世皇)>

벽소소; [오빠한테는 볼일 없어!] 탁자 앞쪽에 버티고 서며 두 손을 허리에 대고. 화가 머리끝까지 난 모양

벽소소; [말씀해보세요. 정말 절 무림맹의 소맹주에게 시집보내실 건가요?]

벽초천; [좋은 일인데 왜 화를 내는 것이냐?] 찡그리며 노려보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장주 냉혈전호(冷血錢虎) 벽초천(碧超天)>

벽소소; [좋은 일이라구요?] 이를 바득 갈고

벽소소; [제 일생이 걸린 일인데 어떻게 제게는 일언반구도 없이 시집을 보내시려는 건가요?] [제게 이러시면 안되죠!]

벽초천; [!] 불쾌한 듯 찡그리고. 그러자

이세창; [... 진정하십시오 큰 아가씨!] 벽초천의 눈치를 보며 억지 웃음. 벽세황 앞쪽에서 일어선 채.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총관 이세창(李世昌)>

벽세소소; [진정?] 이세창을 노려보고

이세창; [알고 계시겠지만 무림맹은 황실조차 눈치를 보는 당금 무림의 지배자입니다.] 억지웃음 지으며 굽신

이세창; [그리고 무림맹의 소맹주인 위진천(威振天) 공자는 문무를 겸비했을 뿐 아니라 미남으로 소문난 분이지요.]

이세창; [무림의 모든 여협들이 선망의 대상으로 삼는 위진천 공자께서 직접 큰 아가씨께 청혼을 한 것입니다.]

벽소소; [그래서 영광으로 알라는 거야 뭐야?] ! 발로 바닥을 구르고

이세창; [... 그게 아니라...] 당황

벽초천은 불쾌한 듯 찡그리고

벽소소; [내가 모를 줄 알아?] [무림맹이 청혼을 한 건 우리 황금전장의 재력이 탐나서라는 걸?] 이세창을 노려보고

벽소소; [그리고 아버지는 무림맹의 세력을 등에 없고 사업을 번성케 할 목적으로 날 무림맹에 시집보내시려는 걸 테구요!] 벽초천을 노려보고

찡그리며 대답하지 않는 벽초천

벽세황; (소소 저것이 아버지의 역린을 건드리기 전에 제어를 해야겠군.) + [그만해라 소소야!]

벽소소; [그마하라니? 뭘 그만해?]

벽소소; [내 일생이 걸린 문제인데 내가 왜 입 다물고 있어야하는데?]

벽세황; [이게 다 널 위해서 내린 결정이다. 설령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감수해야한다.]

벽소소; [그렇게는 못해!] 바락

벽세황; [소소야!] 굳은 표정

벽소소; [더 이상 날 회유하려 하지마.] [오빠가 이번 혼사를 주도했다는 걸 내가 모를 것같아?]

찡그리며 입 다무는 벽세황

벽소소; [날 위진천인가 뭔가 하는 인간에게 시집보내면 오빠는 좋겠지.] [무림맹주의 제자인 오빠의 무림맹 내에서의 지위가 단번에 부동의 것이 될 테니까!] 냉소하고

벽세황; [내 이익을 위해 누이인 널 팔아넘겼다는 거냐?] 얼굴 굳어지고

벽소소; [양심이 있으면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시지!] 비웃고

벽세황; (이 버르장머리 없는 년이...) 눈 부릅뜰 때

벽초천; [그만!] ! 손바닥으로 탁자를 친다. 그러자

! 탁자가 그대로 박살이 난다. 움찔하며 몸을 뒤로 젖히는 벽세황과 물러서는 이세창

벽소소; [... 아버지!] 겁에 질려 주춤하고

벽초천; [소소 네 녀석은 삼종지도(三從之道)가 뭔지도 모르느냐?] 노려보고. 무시무시한 기운이 뿜어지고

벽소소; [... 그게...] 달달 떨고

벽세황; (역시 아버지다. 화를 내시니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의 위압감이 느껴진다.) 침 꼴깍

벽초천; [출가 전에는 아비를 따르고 출가하면 남편에 순종하고 늙어서는 자식에게 의지하는 것이 부도(婦道)!]

벽초천; [그리고 미혼인 네 혼처를 정한 것은 아비이니 거역은 용납지 않겠다!] 쿠오오! 온몸에서 뿜어지는 기운. 그러자

벽소소; [!!] 홱 돌아서고

벽소소; [좋아요! 아버지 마음대로 하세요!] 타탁! 밖으로 뛰쳐나가며 악을 쓰고

벽소소; [내가 불행해지든지 말든지 상관하지 마시라구요!] 악을 쓰며 건물 밖으로 달려나간다.

벽초천; [저 년이...] 분노하며 노려보고.

벽세황; [너무 심려하지 마십시오 아버지.]

벽세황; [누구보다 자존심이 강한 소소는 자기 의견을 물어보지도 않고 혼사가 진행되었다는 사실에 삐진 것뿐입니다.]

벽세황; [혼사가 착착 진행되고 또 위사제(威師弟)를 직접 만나 보면 마음이 바뀔 것입니다.]

벽세황; [위사제... 소맹주는 사내인 제가 보기에도 매력적인 기남자(奇男子)입니다. 소소도 마음을 빼앗길 게 분명합니다.]

벽초천; [그랬으면 좋겠지만...] 난감

벽세황; [제가 모르는 문제가 있습니까?] 흠칫! 하고

벽초천; [총관! 자네가 말해주게. 내 입에 올리기는 민망하니...] 이세창에게 말하고

이세창; [예 장주님!] 고개 숙이고

이세창; <얼마 전 큰 아가씨가 갑자기 열병을 알아서 본장 전속의 의원이 진맥을 했었는데...> 난감한 표정을 짓고. 전음으로 말하고. 건물 밖의 무사들을 곁눈질로 보며

벽세황; (갑자기 전음으로 바꾸다니... 남이 들으면 안되는 내용이란 건가?) 흠칫! 할 때

이세창; <큰 아가씨 몸에서 수궁사(守宮沙)가 사라졌다고 합니다.> 고개를 벽세황 쪽으로 내밀며 전음으로 속삭이고. 순간

벽세황; <... 수궁사가 사라져?> <여자 아이가 태어나면 찍어두는 수궁사는 오직 처녀를 잃었을 때만 사라지는데...> 경악

벽세황; [아버지! 설마!] 벽초천을 돌아보고

벽초천; [네가 생각하는 대로다.] 침통하게 끄덕이고

벽초천; <소소 년이 어떤 놈과 통정을 해온 것 같다. 열병을 앓은 것도 그놈에게서 얻은 화류병(花柳病;성병) 때문이었고...> 전음으로 말하며 침통한 표정

벽세황; (맙소사!) 경악

 

#15>

역시 금릉. 번화한 거리.

사람들 사이를 걸어오는 청풍. 침통한 표정

<자네 혹시 요리를 배워볼 생각은 없는가?> 주대육이 하던 말을 떠올리는 청풍

 

주대육; [칼을 쓴다는 점에서 도축과 요리는 일맥상통하는 분야야.] [자네 정도의 감각이라면 어렵지 않게 요리를 배울 수 있을 걸세.]

주육대; [나중에라도 생각이 바뀌면 언제든지 황금전장으로 날 찾아오게나.] 돌아서며 말하고

회상 끝

 

청풍; (지금으로서는 황금전장의 총주방장 주선생이 유일한 희망이다.)

청풍; (황금전장의 종이 되어서라도 돈을 융통해야한다. 진진이를 지키려면...) 비장하고. 그때

[꺄악!] [!] 두두두! 사람들 비명과 말 달리는 소리가 앞쪽에서 요란하게 들리고

흠칫! 하며 고개 드는 청풍. 길 저편에서 말 한필이 맹렬히 달려온다. 체구가 거대한 백마인데 등에는 늘씬한 여자가 타고 있다. 여자는 물론 벽소소다.

벽소소; [비켜! 말굽에 치어 죽고 싶지 않으면...] 착착! 악을 쓰며 채찍으로 연신 말의 엉덩이를 친다. 그 때문에 말은 미친 듯이 달려오고 있고. 사람들이 엎어지고 자빠지며 길가로 피하는 중이다.

 

#16>

길가 주점. 이층 창가에 앉아서 술을 마시다가 흠칫! 하며 밖을 돌아보는 사내. 무림맹 사신장중 풍신장이다. 탁자에는 간단한 안주 외에도 만두가 한 그릇 놓여있다.

번화가를 맹렬히 달려오는 벽소소의 말. 사람들이 모세의 기적처럼 좌우로 갈라지고 있고. 그러자

풍신장; [역시 세상을 넓고 또라이들도 많아. 사람 붐비는 백주대로에 말을 몰고 달리는 년도 있고...] 웃고

 

#17>

두두두! 갈라지는 인파 사이로 맹렬히 달려오는 벽소소의 백마

[... 저 미친 년...] [백주대로에서 말을 달리다니...] [채찍질까지 하고 있어!] [꺄악!] [히익!] 사람들 비명 지르며 좌우로 달아나고.

청풍; (저 여자, 대체 무슨 생각인 건가?) 찡그리며 길가로 피하고. 그 사이에 말이 거의 청풍의 근처로 다가왔다. 헌데

5-6세쯤 된 어린 딸과 함께 다급히 길가로 피하려는 20대 중반쯤의 여자. 청풍에게서 멀지 않은 곳이다.

! 그 계집아이의 꽃신 신은 발이 돌부리에 걸리고

[엄마!] 철퍼덕! 앞으로 넘어지며 비명 지르는 계집아이. 그 바람에 엄마의 손을 놓치고. + 여자; [!] 돌아보며 비명. 여자는 이미 길가로 피한 상태지만 아이는 길 중간에 넘어졌고. 말은 아이에게 들이닥치고 있다.

[안돼!] [저런...] [아이가 밟히겠어!] 사람들 비명 지르지만 누구 하나 아이를 구하러 나서지 못하고

벽소소; [!] 말을 달리던 벽소소도 눈 부릅뜨지만 방법이 없다. 말 바로 앞에 아이가 쓰러져 있어서.

 

풍신장; [!] 혀를 차며 일어나고. 헌데 그 직후

 

! 허리춤에 끼운 단도를 칼집 채 뽑으며 몸을 날리는 청풍.

[! 저런...!] [저 청년, 죽으려고 작정했나?] [함께 밟히겠다.] 사람들 그걸 보며 비명

 

[!] 주점 이층 창가에서 일어나던 풍신장의 눈도 번뜩

 

휘익! 다이빙으로 아이를 덮쳐가며 눈을 말에게로 향하는 청풍

! 빛나는 청풍의 눈

스륵! ! 말의 발굽이 움직이는 게 슬로모션으로 보인다. 어디를 밟을지 청풍이 예측하는 모습이고.

청풍; (여기다!) ! 칼을 던진다. ! 회전하며 날아가는 칼

! 칼이 말의 발굽 위 관절에 맞고 튕겨지고

[!] 고통을 느끼고 눈 치뜨는 말

히히힝! 균형을 잃고 옆으로 쓰러지려는 말. 비수는 바닥에 튕겨 떨어지고. + 벽소소; [!] 기겁하며 말에서 뛰어오르려 하고

[!] [!] 길가로 비켜선 사람들 뒤로 죽립을 쓰고 망토를 두른 차림의 사내들 네 명이 움직이다가 흠칫! 하며 멈춰서고. 눌러쓴 죽립 아래 황금 가면을 쓰고 있는 게 보인다. 황금 가면에는 눈 부분에만 구멍이 나있고 그곳으로 드러나 보이는 눈빛이 날카로운 자들. 그자들은 벽소소가 말 타고 달려온 방향에서 함께 달려왔다. 황금전장의 비밀고수들인 황금수라들이다. <신마유희>에 나왔던 황금전장의 경호무사 황금수라들과 동일 캐릭터에 죽립만 씌운 모습이다. 원래는 죽립을 쓰지 않지만 지금은 벽소소를 비밀경호하기 위해 죽립을 쓰고 있다. 망토 속에 검을 차고 있다. 죽립을 쓰고 있을 때는 죽립인으로 표기

! 아이를 끌어안고 옆으로 뒹구는 청풍.

 

풍신장; [허어!] 밖으로 날아가려다가 감탄하며 멈춰서고

 

콰당탕! 히히힝! 말도 비명을 지르며 청풍의 반대편으로 나뒹굴고. 그 주변의 사람들 비명 지르며 도망치고. 벽소소는 말 등에서 튀어 오르고. 대단하진 않지만 벽소소도 무공을 익히고 있다.

[!] [!] 안도하며 멈춰서는 네명의 죽립인들.

청풍; (성공했다.) 휘릭! 아이를 안은 채 한쪽 무릎 꿇는 자세로 일어나고.

벽소소; [지랄...] 휘릭! 놀라고 화난 표정으로 내려서는 벽소소

청풍; (어떻게 가능한지 몰라도 난 인간을 포함해서 모든 동물들의 몸의 구조를 즉시 알아볼 수 있다.) 우는 아이를 다독여 달래고

청풍; (더 나아가 그런 몸 구조를 지닌 상대가 어떻게 움직일지도 예측하는 게 가능하다.) 울면서 달려오는 아이 엄마를 보며 일어나려 하고

청풍; (덕분에 말의 발굽 위쪽 관절을 건드려 말의 균형을 잃게 만들 수 있었다.) 일어나는데. 직후

벽소소; [개 잡종아!] 짜악! 청풍의 등쪽에서 내리쳐지는 말 채찍. 물론 말 채찍을 내리친 것은 벽소소다. 하지만

! 몸을 조금 돌리면서 벽소소의 채찍을 피하는 청풍. 앞쪽에서는 아이 엄마가 달려오다가 깜짝 놀라 물러선다

 

풍신장; (말 채찍이 내리쳐지기도 전에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눈 번득이며 내려다보고

풍신장; (설마 저놈 상대의 움직임이 미리 보인다는 건가?) 자리에 앉고

 

벽소소; [냄새나는 천한 버러지 주제에...!] 다시 말 채찍을 쳐들고

벽소소; [감히 내 애마를 다치게 해? 죽여 버리겠다!] 채찍을 휘두르려 하고. 그 뒤에서 말이 버둥대며 일어나고 있고

청풍; [당신은 사람보다 말의 안위가 더 중요한 거요?] 아이를 아이 엄마에게 건네주며 벽소소를 노려보고

벽소소; [당연한 걸 묻는 거냐?] 어이없다는 표정

벽소소; [내 애마는 유서 깊은 혈통의 말이다.] [몸값이 최소한 만 냥은 넘는데 그깟 가난뱅이네 딸년하고 비교가 되겠어?] 일어나 쩔뚝거리는 말을 돌아보며

청풍; [뭐요?] 어이없고

[허어 저런...] [사람 목숨 값이 말 새끼보다 못하다고?] [너무 뻔뻔해서 욕도 안나오는군.] 사람들 놀라고 어이없고

난감한 표정의 죽립인들

 

풍신장; [역시 잘못 본 게 아니야.] [저 년, 진짜 미친년이었구만.] 웃으며 접시에 놓인 만두들 중 하나를 집어들고

 

벽소소; [하여간 너 오늘 잘못 걸렸다.] [마침 내 기분이 개 같던 참이니 네놈을 피곤죽으로 만들어야겠다.] 말 채찍으로 청풍을 겨누며 다가오는데

! 위쪽에서 날아온 만두가 벽소소의 머리를 때린다.

벽소소; [!] 만두에 머리를 맞고 비명 지르며 비틀하고.

[!] [!] 죽립인들 가면 속에서 눈 부릅뜨고.

 

주점 이층에서 숨듯이 서서 만두를 던진 자세로 웃는 풍신장

 

벽소소; [어떤 개잡종이야?] 머리에 묻은 만두 흔적을 터는 자세로 악을 쓰며 주위를 돌아보는데

! ! 사방에서 만두와 빵, 야채등이 날아온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던지고 있다.

벽소소; [이것들이...] ! 휘익! 급히 피하고 말 채찍으로 쳐내며 이를 갈고

[사람보다 말이 더 중요하다는 분께 드리는 선물이오.] [어이쿠! 말에게 던진다는 게 손이 미끄러졌네.] [많이 드시오 아가씨!] [말 새끼야 너도 많이 먹어라!] 사람들이 신나서 만두와 빵과 야채를 던진다

벽소소; [!] 피하고 막다가 다 피하지 못해서 만두나 야채에 맞고 비명 지르는 벽소소.

죽립인1; (죽일 놈들!) ! 죽립인 중 한명이 망토 속에 차고 있던 칼을 뽑으려 하고. 이를 갈며. 하지만

다른 죽립인이 그자의 손목을 잡으며 고개를 도리질하고.

죽립인1; <막지 말게! 아가씨가 다칠 수도 있어!> 칼을 뽑으려는 첫 번째 죽립인. 전음으로 말하지만

죽립인2; <그리 위험한 상황이 아니네. 그리고 우리 목적이 뭔지 잊으면 안되네.> 두 번째 죽립인이 역시 전음으로 말하며 고개를 젓고.

죽립인3; <아가씨를 미행해서 누굴 만나는지 확인하는 게 최우선 임무지!> + 죽립인4; <좀 지켜보자고.> 다른 두 명의 죽립인도 첫 번째 죽립인을 말리고. 그때

벽소소; [이 버러지들이 감히 내가 누군지 알고...] ! 이를 갈며 날아올라서

휘릭! 말의 안장에 앉고. 이어

벽소소; [두고 보자!] 말의 엉덩이를 채찍으로 치며 악을 쓰고

히히힝! 두두두! 달려가는 말

[잘 가쇼!] [꼴좋구나!] [말하고 재미 많이 봐라 이년아!] 사람들 멀어지는 벽소소에게 외치며 비웃고.

죽립인들은 환호하는 사람들 뒤에서 움직이며 다시 벽소소가 말을 타고 달려가는 쪽으로 달려가고

청풍; (세상인심이 아주 각박하진 않군.) 바닥에 떨어져있는 자기 칼로 다가가며 웃고

청풍; (분노해야할 상황에서 함께 분노해주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걸 보면...) 바닥에서 자기 칼을 집어들고.

[고맙습니다 공자님! 고맙습니다.] 아기 엄마가 아기를 안은 채로 연신 꾸벅거리고

청풍; [애가 놀랐을 테니 잘 다독이십쇼.] 칼을 허리춤에 끼우며 웃고

청풍; [잘 가라 아가야!] 엄마 품에 안긴 계집아이에게 손을 흔들고

아이도 손을 흔들고

멀어지는 청풍.

 

#18>

풍신장; [총관을 경호하러 왔다가 좋은 구경을 했군.] 다시 자리에 앉아서 밖을 보며 웃고

풍신장; [그놈, 무공을 익히지 않았는데도 움직임이 기막혔었다.] [임무 수행중만 아니었으면 낚아채서 제자로 삼고 싶을 정도였다.] 청풍이 아이를 구하던 장면 떠올리고

풍신장; [저런 수준의 재능은 혈통이 뒷받침 되어야 발현되는 것일 텐데...] + [!] 술 마시다가 눈 부릅

청풍의 얼굴 크로즈 업 되어 뇌리에 떠오르고

풍신장; [맙소사!] 벌떡! 일어나고

풍신장; [그놈 얼굴이 어쩐지 낯익다 했더니 용무린과 아연아가씨의 얼굴을 섞어놓은 것 같았다!] 스팟! 밖으로 날아가고

휘익! 청풍이 날아간 쪽으로 바람처럼 날아가는 풍신장. 너무 빨리 날아가서 사람들은 알아차리지 못한다.

날아가면서 오가는 사람들을 빠르게 훑어보는 풍신장

하지만 어디에도 청풍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풍신장; (잠깐 사이에 사라졌다.)

풍신장; (나이도 그렇고... 그놈이 용무린의 아들일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날아가며 굳어지는 얼굴

풍신장; (운신장을 만나 도움을 청해야겠다. 정말 금릉에 용무린의 아들이 숨어있는 것인지도 모르니...) 날아간다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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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청풍의 집이 있는 성 밖의 빈민가.

그곳으로 달려오는 청풍. 청풍이 앞장서서 달려오고 그 뒤를 이진진이 숨이 턱에 차서 헐떡이며 따라온다. 거리가 제법 떨어졌다.

[!] 눈 부릅뜨며 앞을 보는 청풍.

청풍의 집 앞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 웅성대며 안쪽을 보고 있다. 그러다가

청풍과 이진진을 발견하고 돌아보는 사람들

[청풍이다!] [청풍이가 왔어!] [빨리 와봐라 청풍아! 네 엄마 큰일 났어!] 사람들 손 흔들며 외치고

와장창! [진진아버지! 제발...] [어디 있어? 빨리 안 내놔?] 물건 부서지는 소리. 애원하는 소리 악쓰는 소리가 청풍의 귀에 들리고

청풍; (젠장!) 더 빨리 달려가고. 그러다가

곁눈질로 옆을 보는 청풍

골목에 서서 히죽히죽 웃고 있는 건달 두 놈. #4>에 나온 도박장 지키던 건달들

청풍; (이 마을에서 못 보던 놈들...)

청풍; (행색을 보면 흑사회의 버러지들인데...) 생각하는 사이에 집 앞에 이르는 청풍. 사람들이 급히 물러서고

와장창!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서 눈 치뜨며 멈춰서는 청풍

 

#11>

와장창! 콰창! 문이 활짝 열려 들여다보이는 집 안 내부.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고. 집 안의 모습. 원룸처럼 방 한 칸에 부엌이 있는 구조인데. 집안에서 절름발이 이산하가 집안의 집기들을 쓰러트리며 난동을 부리고 있다. 진삼낭이 매달리며 애원하고 있고

이산하; [그거 어디 있어? 어디에다 숨겼냐고?] 와장창! 장롱을 잡아 당겨 쓰러트리고. 한쪽 다리를 쓰지 못해서 질질 끄는 모습이다. + 진삼낭; [제발 그만 하세요 진진아버지!] 이산하의 팔에 매달리며 울부짖고

진삼낭; [말했잖아요. 그 팔찌는 오래 전에 잃어버렸다구요.] 필사적으로 매달리며 애원하지만

이산하; [거짓부렁 하덜 말어!] [임자가 그 팔찌를 얼마나 애지중지해왔는지 아는데 잃어버렸다고?] 충혈 된 눈을 번들거리며 이를 갈고

이산하; [빨리 이실직고해! 살림 다 부수기 전에!] ! 발로 장을 걷어차고

진삼낭; [대체 왜 이러시는 거예요 당신?] [얼마나 빚을 졌기에 없는 팔찌까지 내놓으라는 건가요?] 매달리며 애원하고

이산하; [임자가 알 거 없어! 그 팔찌를 꼭 팔아야할 일이 생긴 것뿐이야!] 와장창! 다른 가구도 쓰러트리고

진삼낭; [없는 걸 어떻게 내놔요? 있다고 해도 못 내줘요.] 악에 바쳐 외치고

진삼낭; [노름으로 날려먹을 게 뻔한 데 어떻게 당신에게 내놓겠어요?] 역시 핏발 선 눈으로 노려보고

이산하; [말 다 했어 이 여편네야?] ! 자기 잡은 손을 거칠게 뿌리치고

진삼낭; [!] 철퍼덕! 바닥에 나뒹굴고

이산하; [내가 다리병신 된 게 누구 때문인지 잊었어?] 삿대질하고

이산하; [네년과 청풍이 놈만 아니었어도 내 인생이 이런 꼬라지가 되진 않았다구!] 이를 갈며 손을 들어 진삼낭을 때리려 하고

! 이산하의 손목을 잡는 큰 손

이산하; [!] 손목이 부러지는 것 같은 고통에 눈 치뜨고

! 어느 틈에 방에 들어온 청풍이 이산하의 손목을 잡고 있다. 굳은 표정. 키가 청풍이 이산하보다 한 뼘 쯤 크다. 몸도 더 건장하고

진삼낭; [... 청풍아!] 안도하며 올려다보고

이산하; [너 이 새끼...] 손목을 청풍의 손에서 빼내려 애쓰지만

꿈쩍도 않는 청풍의 손

이산하; [이거 안놔? 네놈 눈에는 아비도 안보여?] 퍽퍽! 다른 손으로 청풍을 때리며 악을 쓰지만 청풍은 꿈쩍도 않고. 그때

이진진; [엄마!] 울면서 뛰어 들어온다. 숨이 턱에 찬 표정이고

진삼낭; [진진아!] 울며 돌아보고. 밖에서 사람들이 기웃거리고

청풍; [뭔 구경났소?] 밖을 노려보며 말하고.

찔끔! 하는 사람들

[... 가세!] [청풍이가 왔으니 별일 없겠지.] [이게 대체 뭔 난리래?] [그렇게 금슬 좋던 부부가 대낮에 싸움이라니...] 혀를 차며 흩어지는 사람들. 그러자

청풍; [문 닫아라 진진아.] 여전히 이산하의 손목을 움켜잡은 채 문간에 서서 숨을 고르는 이진진에게

이진진; [... 알았어 오빠!] 급히 문을 닫고

! 문이 닫히며 집안이 어둑해진다. 이제 밖과는 시선이 차단되었고, 그러자

청풍; [말해보시오.] ! 거칠게 이산하의 손목을 뿌리치듯 놔주며 말하고

비틀하다가

털썩! 주저앉는 이산하

청풍; [이 난리를 친 이유가 대체 뭐요?]

이산하; [너 이놈 아비에게 무슨 행패를...] 일어나며 눈 부라리다가

내려다보는 청풍. 어둑한 방안을 배경으로 청풍의 눈이 화등잔처럼 번들거린다

이산하; (무슨 놈의 눈빛이...) 오싹! 소름이 돋아 시선 피하고

진삼낭; [청풍이 말 대로 털어놔요 여보!] 무릎 꿇으며 이산하에게 애원하고. 이진진은 방 밖의 부엌에 서서 듣고 있고

진삼낭; [당신은 온순한 분이었잖아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하릇 밤 새 사람이 변한 것처럼 군 건가요?] 애원하고

이산하; [... 그게...] 시선 피하며 말을 못하고

청풍; [얼마나 잃었소?]

움찔! 하는 이산하

청풍; [집안의 돈을 몽땅 털어서 바친 것도 모자라 도박장에 빚까지 진 거요?]

이산하; [... 그러니까 그게...]

진삼낭; [말해 봐요 여보.] [나도 일해서 벌고 청풍이도 수입이 적지 않잖아요.] [얼만지 말씀만 하시면 어떻게든 갚아드릴게요.] 이산하를 달리는데

이산하; [... ...] 더듬

진삼낭; [오십 냥을 빚졌어요?] 놀라고

이진진; (오십 냥이면 오빠가 몇 달을 쉬지 않고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인데...) 질린 표정이 되고

청풍도 찡그릴 때

이산하; [오십 냥이 아니오.] 삭 죽어서 눈치 보며

이진진; (맙소사!) 경악하며 두 손으로 입을 가리고

진삼낭; [... 당신!] 털썩! 기가 막혀 주저앉는 진삼낭

찡그리는 청풍

진삼낭; [오십 냥이 아니면... 오백... 오백냥을 빚졌단 말인가요?] 숨이 막혀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이산하; [사기도박에 당한 거요.] 고개 들고 항변

이산하; [절대 질 수 없는 패가 떴는데 그놈들이 짜고 말도 안되는 패를 만들어서 날 물 먹인 거요.] 흥분해서 외치고

진삼낭; [그걸 말이라고 해요?] 악을 쓰고. 움찔! 입을 다무는 이산하

진삼낭; [아무리 도박에 미쳤어도 어떻게 오백냥이나 빚을 질 수가 있어요?] [오백냥은 청풍이와 내가 몇 년을 일해도 모을 수 없는 거액인데...] 울며 이를 갈고

이산하; [... 면목이 없소.] 삭 죽는데

청풍; [뭘 담보로 걸었소?] 이산하를 노려보며

움찔! 하는 이산하

진삼낭; [... 담보라니...?] ! 하는 표정

청풍; [도박장을 운영하는 흑사회의 악귀들이 담보도 없이 오백 냥이나 되는 거금을 빌려줄 리가 없지 않습니까?] 진삼낭에게

진삼낭; [하지만 우리 집에 걸만한 담보 따위는 없는데...] + [!] 말하다가 깨닫고

반사적으로 이진진을 돌아보는 청풍과 진삼낭

[!] 놀라 두 손으로 입을 가리며 전율하는 이진진

진삼낭; [정말이에요?] 와락! 두 손으로 이산하의 멱살을 부여잡고

진삼낭; [진진이를... 우리 딸 진진이를 담보로 돈을 빌린 거예요?] 이를 갈며 울고

이산하; [... 그래서 내가 당신 보고 팔찌를 내놓으라고 한 거요.] 뻔뻔하게 눈을 가재미 눈으로 만들며

이산하; [사흘... 사흘 안에 오백 냥을 갚아야 진진이를 빼앗기지 않을 수 있소.] [그리고 당신이 숨기고 있는 그 팔찌라면 오백 냥 이상 받고 팔 수 있을 거요.]

이산하; [그러니... 우리 딸을 위해서라도 팔찌를 주시오.]

진삼낭; [닥쳐요!] 이산하를 확 뿌리치고. 그러자

! 이산하의 몸이 몇 미터를 날아가 벽에 처박힌다. 집 전체가 흔들리고

청풍; (연약하게만 보이던 어머니에게 저런 힘이...) 움찔 놀랄 때

털석! 바닥에 나뒹구는 이산하

진삼낭; [당신이란 인간... 어떻게... 어떻게 딸을 담보로 걸고 노름을 할 수 있어요?] 벌떡 일어나 삿대질하며 이를 갈고

진삼낭; [당신이 그러고도 인간이라고 할 수 있어요?] 독 오른 고양이처럼 악을 쓰고

이산하; [미안하오. 면목이 없소.] 일어나려 애쓰며 비참하게

진삼낭; [당신이 저지른 일이니 당신이 알아서 해결해요.] [진진이는 절대 못 내줘요. 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안돼요.] 악을 쓰며 울고

이진진도 문간에 주저앉아 울고. 그러다가

움찔! 하는 이진진. 청풍이 방을 나와 이진진의 옆을 지나간다

이진진; [... 오빠!] 겁에 질려 부르지만

청풍은 들은 척도 않고 문을 열고 나간다.

 

#12>

집 밖으로 나오는 청풍. 근처에서 엿듣던 마을 사람들 움찔하며 시선 피하고

굳은 표정으로 그 사람들을 무시하고 한쪽으로 가는 청풍. 건달들이 숨듯이 서있는 골목이다

[!] [!] 골목에 서 있던 건달들도 움찔! 하고. 청풍이 다가온다

딴청 부리는 건달들.

청풍; [어느 조직 식구들이오?] 멈춰서며 말하고

[이 새끼가...] [네까짓 게 우리가 어느 조직 소속인지 알아서 뭐하게?] 눈 희번득이며 청풍을 노려보지만

말없이 노려보는 청풍.

[우리 소속은 알 거 없고...] [우린 네놈 아비한테 볼일 있으니 넌 깝치지 마라.] + [!] 청풍을 협박하다가 움찔하는 두 놈

청풍의 주변이 어둑해지고 눈이 강렬해진다.

(!) (이게 무슨...) 겁에 질려 비틀 물러서는데

<백정 노릇을 해 와서 눈빛이 저런 건가?> <오금이 저려 마주 볼 수가 없다.> 시선 피하는 두 놈

청풍; [어느 조직인지 물었소.] 살벌

건달1; [... 우린 단지회다!] 한 놈이 겁에 질리면서도 용기를 내며 말하고. 손을 들어 보이면서

그자의 새끼손가락이 없는 손 크로즈 업

청풍; (단지회...) 그걸 보며 찡그리고

청풍; (금릉 흑사회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조직이라던가? 조직에 들어가려면 손가락을 하나 잘라야한다는...) 찡그릴 때

건달1; [우리가 어디 소속인지 알았으면 잔머리 굴려도 소용없다는 거 알 거다.] 히죽

건달2; [금릉, 아니 강남(江南) 일대에 우리 단지회의 손이 뻗히지 않은 곳은 없다.] [그러니 행여 야반도주할 생각은 하지도 마라.] 야비하게 웃고. 식은땀을 흘리면서도

청풍; [당신네 사두(蛇頭;두목)에게 가서 전하시오.] [반드시 오백 냥을 구해서 찾아갈 테니 차용증 준비해두라고...] 홱 돌아서고

이어서 빈민가 입구쪽으로 걸어가는 청풍.

건달1;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새끼가 누구에게 이래라 저래라야?] 멀어지는 청풍을 보며 눈 부라리고. 안도하면서

건달1; [나도 성질 많이 죽었어. 버르장머리 없는 애새끼에게 교훈을 내리지도 못하고...] 궁시렁. 이마의 식은땀 닦으며

건달2; [저년을 보면서 화 죽여.] 청풍의 집 쪽을 보며 히죽 웃고. 돌아보는 건달1

청풍의 집. 문을 조금 열고 내다보던 이진진이 건달들을 보고 깜짝 놀라는 모습

! 급히 문을 닫는 이진진

건달2; [이진진이란 저 년, 행색이 초라해서 그렇지 지금까지 본적이 절세미녀야.] 히죽 거리며

건달2; [저 년만 잘 팔아넘기면 오백냥이 아니라 오천냥도 넘게 벌 수 있을 거야.]

건달1; [물론 그러려면 절름발이의 아들놈이 돈을 구해오지 못해야 하잖은가?]

건달2;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운 가난뱅이들이 오백 냥을 어디 가서 구해? 그것도 사흘 안에...?] 눈 흘기고

건달1; [그렇긴 한데...]

건달2; [두고 봐! 이진진이란 년은 결국 우리 단도회 차지가 될 테니...] 음험하게 웃고

 

#13>

도축장.

어느 건물. 백정들이 지나가면서 힐끔 거리고

[백냥 조금 안된다.] ! 돈주머니를 탁자에 내려놓는 손을 배경으로

추노대; [우리도 매일 지출해야하는 돈이 있어서 이것 밖에는 여유가 안되는구나.] 탁자를 사이에 두고 청풍과 마주 서서 말하고

추노대; [일단 이걸로 급한 불을 끄고 말미를 얻거라.] [며칠 내로 더 마련해보도록 할 테니...] 청풍의 눈치를 보며 말하는데

청풍; [괜한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 노대.] ! 돈주머니를 다시 추노대 앞으로 밀어주고

추노대; [청풍아!] 난색

청풍; [제가 어떻게 해결해보겠습니다. 그동안 온정을 베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포권하며 고개 숙이고

추노대; (황금전장을 찾아갈 생각이로구나.) + [온정은 무슨... 다 나 좋다고 널 쓴 것뿐인데...] 체념하고

청풍; [자주 들르도록 하겠습니다.] 입구로 가며 말하고

추노대; [오냐! 도움이 못 되어서 미안하구나.] 억지로 웃고

! 나가서 문을 닫는 청풍.

추노대; (불쌍한 놈...) 털석! 의자에 앉고

추노대; (아직 어린 나이인데 제 앞가림 뿐 아니라 노름쟁이 아비의 뒷치닥까지 해야 하다니...)

추노대; (아무쪼록 별일 없어야할 텐데...)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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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금릉의 성 밖. 빈민가. 게딱지같은 집들이 성벽 밖에 다닥다닥 붙어있고. 아직 이른 새벽이라 해는 뜨지 않았다. 그래도 일 나가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보이고

빈민가의 어느 집.

삐꺽! 문이 열리고 밖으로 나오는 청풍. 낡았지만 깨끗한 옷을 입었고 머리에는 띠를 둘렀으며 허리춤에는 칼집에 끼운 단도를 한 자루 꽂고 있다.

이진진; [다녀와 오빠.] 따라 나오는 소녀. 16살 정도. 허름한 옷을 입었지만 절세 미녀. 예쁘지만 병약해 보인다.

청풍; [나오지 마라 진진아. 아직 새벽에는 쌀쌀하다.] 돌아보며 말하고

이진진; [괜잖아. 잠도 깼고...] 옷을 여미며 웃고

청풍; [다녀온다.] 돌아서고

청풍; [입 맛 없어도 밥 잘 챙겨 먹어라. 그래야 잔병치레가 줄어들 테니...] 빈민가 입구쪽으로 가고

이진진; [알았어.] [오빠도 날붙이 쓸 때 조심해!] 외치고

손 흔들며 멀어지는 청풍. 헌데

이진진; (기분이 이상해.) 두근 두근! 심장이 뛰는 걸 느끼며 두 손으로 가슴을 감싸 안는 이진진. 이마를 찡그리며

<무언가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 걸어오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이진진의 생각 나레이션. 진진이 집의 문간에 서서 보고 있다.

 

#7>

청풍; (아버지가 지난밤에도 집에 돌아오지 않으셨다.) 집을 등지고 걸어오며 찡그리고

청풍; (도박에 몰두하다가 통금(通禁)에 걸려서 성 밖으로 나오지 못하셨을 것이다.) 찡그리고

청풍; (몇 달 전 나쁜 친구의 꾐에 빠져 도박장을 구경 가셨던 게 문제였다.) 한숨

청풍; (다리 하나를 못 쓰는 불구인 탓에 소심하고 열등감이 많으신 분인데...) (도박을 하는 동안에는 비루한 현실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을 것이다.)

청풍; (그래서 도박중독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시는 걸 테고...)

청풍; (취미 정도라면 못 본 척 할 수도 있다.)

청풍; (하지만 도박에 몰입하는 도가 지나쳐서 이제는 어머니와 내가 힘들게 모아놓은 돈에까지 손을 대고 계신다.)

청풍; (더 늦기 전에 도박을 끊으시게 해야 한다. 무도한 수단을 써서라도...)

청풍; (일 때문에 피곤했어도 어젯밤에 성 안으로 들어가서 아버지를 찾아봤어야할 것같은 생각이...) + [!] 생각하다가 흠칫! 하며 앞을 보고.

빈민가 입구. 어떤 여자가 담요를 어깨에 두른 채 초조하게 금릉 성문쪽을 보고 있다. 금릉성의 성문은 아직 열려있지 않고. 그 앞에 마차와 사람들이 모여서서 성문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다.

담요를 어깨에 두른 여자 앞모습. 나이는 30대 중반 정도. 정이 많은 인상의 여자. 청풍과 이진진의 어머니인 진삼낭이다.

청풍; (어머니...) 안쓰러운 표정으로 다가가고

청풍; (깨어나 보니 집에 안 계셨는데...) (예상대로 동구 밖에 나와 아버지를 기다리고 계셨구나.) 다가갈 때

[!] 인기척 느끼고 돌아보는 진삼낭

청풍; [그만 집으로 돌아가십쇼.] 짐짓 뚱한 표정으로 다가오고

진삼낭; [청풍아...] 억지로 웃고

청풍; [아버지가 어린 애도 아니고...] [세상 물정 잘 아는 어른인데 뭘 그리 안달을 하십니까?] 옆에 멈춰서고

진삼낭; [미안하구나. 하루 종일 험한 일 해야 할 텐데 아침도 챙겨주지 못해서...] 애잔한 표정으로 보고

청풍; [도축장에 가면 널려있는 게 고기요.] [배고프면 대충 구워먹으면 되니까 신경 쓰지 마십쇼.]

진삼낭; [그래도 어미가 아침을 차려 줬어야했는데...] 미안한 표정

청풍; [난 됐으니까 진진이나 잘 챙겨 먹이십쇼.] 말하며 성문쪽으로 걸어가고.

진삼낭; [너무 무리하진 말거라.] 외치지만

손 흔들며 성문쪽으로 간다. 그때

철컹! 육중한 성문이 열리고. 성문을 여는 건 관병들이다. 성루에서도 관병들이 드나드는 사람들을 감시하고 있고.

성문 안으로 들어가는 마차와 사람들. 하지만

청풍은 성문으로 들어가는 사람들 사이를 지나 반대쪽으로 간다. 그쪽에 도축장이 있다. 진삼낭의 시점

진삼낭; (가엾은 것...) 한숨

진삼낭; (진진이 아버지는 다리 하나를 못 쓰는 불구라 생계를 책임지지 못해왔다.) (어쩔 수 없이 내가 날품팔이를 해서 입에 풀칠을 해왔는데...)

진삼낭; (그걸 보고 자란 탓인지 청풍이는 철이 들자마자 돈을 벌겠다고 나다녔다.)

진삼낭; (온갖 궂은일을 하며 돈을 벌다가 이년 전 부터는 도축장에서 백정 노릇을 하고 있다.)

진삼낭; (가축 잡는 솜씨가 좋아서인지 청풍이는 돈도 많이 벌어온다.) (어른인 내가 버는 것의 몇 배를...)

진삼낭; (덕분에 살림살이가 펴지나 했더니...) 한숨

진삼낭; (진진이 아버지가 도박에 중독되어 우리 모자가 모아둔 돈을 탕진하고 있다.)

진삼낭; (부디 진진이 아버지가 정신 차리고 옛날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랄 뿐이다.)

 

#8>

도축장. 시간은 오전. 해가 떴다.

도축장에서 분주히 일하는 사람들. 짐승들을 건물로 끌고가는 사람. 건물에서 고기를 실은 수레를 끌고 나오는 사람. 도축장 안에서 청소하는 사람들. , 돼지등을 잡는 백정들

청풍도 다른 백정들과 함께 소를 잡고 있다. 가죽 벗기고 내장 제거한 소의 두 다리를 밧줄에 묶어 천장에 걸고 있다.

 

도축장 내의 다른 건물. 허름한 작업장과 달리 이 건물은 제법 번듯하다. 건물 앞에는 마차가 한 대 서있다. 마부가 말에게 물을 먹이고 있다. 구유에 양동이로 물을 부어주는 모습

건물 내부. 일종의 마트다. 나무로 만든 진열대가 죽 놓여있고 그 진열대 위에 손질한 고기들이 넓은 나뭇잎 위들이 깔린 위에 부위별로 놓여있다. 사람 좋아 보이는 뚱뚱한 중년인이 고기들을 살펴보고 있다. 이 중년인이 황금전장 총주방장인 주대육이다. 나이 들고 구부정한 백정이 따라다니면서 설명하고 있다. 이 늙은 백정이 도축장의 우두머리인 추노대다. 건물 입구쪽에는 중년의 백정과 젊은 백정이 서서 보고 있고

백정1; [저 뚱보 누굽니까?] 중년의 백정에게 속삭이며 묻고

백정2; [넌 손님 접대 처음이라 저분을 모르겠군.] 함께 보며 설명하는 중년 백정

백정2; [저분이 바로 우리 도축장의 중요한 단골인 황금전장(黃金錢莊) 총주방장님이야.] [대령숙수(待令熟手;황실요리사) 출신이시지.]

백정1; [황금전장이라면 천하의 전장(錢莊;은행)들 중에서도 규모가 가장 큰 곳 아닙니까?] 놀라고

백정2; [황금전장은 천하삼대 부호가문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해.] 끄덕

백정2; [중원에 황금전장 지점이 없는 곳이 없을 뿐 아니라 황실도 급전이 필요하면 황금전장에 손을 벌린다고 할 정도야.]

백정1; [그 황금전장의 총주방장이라면 엄청난 분인데...] [무슨 일로 직접 우리 도축장을 찾아온 걸까요?]

백정2; [정말 좋은 고기가 필요해서겠지. 귀한 손님 대접하기 위해서...]

주대육; [... 잘 봤네 추노대(秋老大)!] 마지막 고기를 살펴보며 말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황금전장 총주방장 주대육(朱大育)>

추노대; [마음에 드시는 물건이 없으신지요?] 눈치 보며

주대육; [솔직하게 말하면 그렇네.] 다시 돌아가며 끄덕이고

주대육; [이틀 후에 정말 중요한 손님이 본장을 방문하는데...] [그분이 특히 소고기를 좋아하신다고 해서 내가 직접 와본 걸세.]

추노대; [그런데도 흡족한 물건을 준비해놓지 못해서 송구합니다.] 굽신

주대육; [이건 고기가 좋아.] [최상품이지.] 어떤 고깃덩이 앞에 서며 그 고깃덩이를 만지면서 말하고.

추노대; [잘 보셨습니다.]

추노대; [술지기미와 보리만 먹여 기른 고려(高麗) 산 흑우(黑牛)입지요.] [이만한 품질의 소고기는 다른 곳에서 구하기 어려우실 것입니다.]

주대육; [그런데 정형(整形;손질)이 잘못 됐어.] 고개 젓고

주대육; [피와 근육, 비계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쓸데없는 손짓이 더해진 때문이지.] [피가 살에 배어들었고 과도한 칼질 때문에 고기 상태도 난잡해.] 뒤적이며 혀를 차고

추노대; [노부가 근래 눈이 어두워져서 아랫것들에게 맡겼더니만...] 변명

주대육; [이건 누가 손질한 건가?] 다른 고기를 만지며. 그 고기는 각지고 깔끔하게 썰려있다.

추노대; [청풍이라고... 아직 어린 신참 놈이 정형한 물건입지요.]

주대육; [어리다면...?] 고기 만지고

추도내; [이제 겨우 열여덟 살입지요.] [저희 도축장에서 일하기 시작한 건 채 이년이 안되었구요.]

주대육; [놀랍군. 불과 이년 만에 이 정도 정형을 하다니...] [피도 완벽하게 뺏고 근육과 비계처리도 감쪽같아.]

주대육; [소의 육질만 좋았다면 완벽했을 텐데 아쉽구만.]

추노대; [내일까지 고려산 흑우를 한 마리 더 조달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마음에 드시면 청풍이에게 그놈을 도축하도록 시키겠습니다.]

주대육; [그래주면 나야 좋지만...]

주대육; [청풍이란 아이의 작업을 볼 수 있을까?]

추노대; [물론입니다. 이리 오시지요.] 입구쪽으로 안내하고

주대육; (열여덟 살짜리 백정이라...) 따라가며 생각하고

주대육; (우연히 정형을 잘 한 게 아니라면 천재라고 해야겠군.)

 

#9>

도축이 벌어지는 큰 가건물. 그곳으로 오는 추노대와 주대육

그러다가 흠칫! 하는 주대육

건물 입구에 백정들이 서서 건물 안을 보고 있다

주대육; [무슨 볼거리라도 있는 건가?]

추노대; [아마 청풍이가 정형하는 걸 다른 놈들이 구경하는 걸 겝니다.]

주대육; [경험 많은 백정들까지 신참의 솜씨를 구경을 하다니... 거 참 별일이로구만.] 추노대를 따라가고.

가건물 입구에 서있던 백정들이 흠칫! 하며 돌아보고.

백정들이 비켜주는 사이를 지나는 추노대와 주대육

[!] 놀라는 주대육

가건물 안에서는 여기저기서 도축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청풍이 가죽 벗긴 소를 천장에 매달아 놓고 뼈에서 고기를 발라내는 중이다. 주변에는 다른 백정들이 청풍이 발라내는 뼈와 고기를 받아서 바구니에 담고 있고. 이제 소는 청풍이 고기 대부분을 발라내서 뼈만 앙상하다.

무심한 표정으로 단도를 써서 살을 발라내는 청풍

주대육; (놀랍군. 정말 놀라워.) 감탄

<경력이 이년도 안된다는 놈이 칼질하는 솜씨가 지금껏 본 어떤 백정보다 능숙하고 자연스럽다.> 청풍의 칼질하는 모습 배경으로

주대육; (의심의 여지도 없이 저 놈은 천재다.) 감탄하고. 그때

청풍; [끝났습니다.] ! 그 사이에 마지막으로 발라낸 고기를 바구니에 던져 넣는 청풍

청풍; [뼈 처리는 형님들이 해주십시오.] 칼을 소매에 닦으며 돌아서고

[수고했다 청풍아.] [다음 작업할 때까지 한숨 돌려.] 바구니를 가져가며 말하는 백정들

청풍; [물 한잔 마시고 오겠습니다.] 칼을 수건으로 닦으며 말하고. 그러다가

[!] 흠칫! 하며 입구쪽을 보는 청풍.

입구에는 백정들 앞쪽에 주대육과 추노대가 서있다. 추노대가 오라고 손짓하고

청풍; (못 보던 얼굴이 있군.) 비수를 허리에 찬 칼집에 꽂으며 다가가고. 모여 있던 백정들은 흩어지고 있고

추노대; [인사드려라. 황금전장의 총주방장이신 주선생이시다.] 주대육을 소개하고

청풍; (황금전장의 총주방장쯤 되는 위인이 무슨 일로 도축장에...) +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이청풍입니다.] 포권하는데

! 흐르듯이 다가와 청풍의 왼쪽 손목을 잡는 주대육의 오른손. 놀라는 청풍

청풍; (손 움직이는 게 보이지 않았다.) 놀랄 때

주대육; [실례함세.] ! 청풍의 왼쪽 소매를 걷어 올리는 주대육의 왼손

드러나는 청풍의 왼쪽 팔뚝. 상처 하나 없이 깨끗하다.

주대육; [깨끗하구만. 다쳤던 흔적이 전혀 없어.] 청풍의 팔뚝 보며 감탄하고

청풍; (왜 이러지?) 놀랄 때

주대육; [손바닥도 좀 볼 수 있겠나?]

청풍; [...] 손바닥을 펴서 보여주고.

청풍의 손바닥 크로즈 업. 역시 깨끗하다

주대육; [손바닥에도 상처가 난 적이 없군. 이건 정말 기적 같은 일이야.] 청풍의 손바닥을 보며 감탄

청풍; [제게 이러시는 이유를 알 수 있을지요?] ! 주대육의 손에서 손목을 빼며

주대육; [백정이든 요리사든 칼을 쓰다보면 다칠 수밖에 없는 게 숙명이야.] 청풍의 손목을 놔주며

주대육; [그런데 자네는 지금까지 도축 과정에서 한 번도 다친 적이 없었던 것같구먼.]

청풍; [무리하지 않으면 다칠 이유도 없지 않습니까?] 어리둥절

주대육; [무리하지 않으면?] 놀라고

주대육; [자네 눈에는 도축하는 짐승들의 몸속 구조가 훤히 보인다는 건가?]

청풍; [도축을 오래 하면 저절로 익숙해지는 게 아닙니까?] 다른 백정들을 돌아보며 말하지만.

<그럴 리가...> <사람 얼굴이 제각각이듯 짐승들의 몸 속 상태는 천차만별이지.> 고개 젓는 주변의 백정들

청풍; [뜻밖이군요. 다들 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갸웃

주대육; [그 칼은 언제부터 써왔는가?] 청풍이 허리띠에 끼우고 있는 비수를 보며

청풍; [처음 일을 시작할 때 노대께서 주신 물건입니다.] 허리춤에서 비수를 뽑고

주대육; [구경 좀 하세.] + 청풍; [그러지요.] 비수를 두 손으로 내미는 청풍. 역시 두 손으로 받는 주대육

스릉! 비수를 뽑는 주대육

원래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비수

주대육; [추노대가 보기에 어떤가?] 비수를 보여주며

추노대; [이 년 전 주었을 때와 거의 모양이 변하지 않았군요.] 비수를 보며

청풍; [가끔 날만 세워주었을 뿐입니다.]

주대육; (이년 동안 쓴 칼인데 원래 모습 대로라는 건 한 번도 뼈를 건드린 적이 없다는 뜻이다.)

주대육; (이놈은 백정들의 조종(祖宗)인 포정(庖丁)의 재래나 다름없다.) 찰칵! 감탄하며 다시 칼을 칼집에 넣고.

주대육; [잘 봤네.] 칼을 내밀고. 두 손으로 받는 청풍.

주대육; [자네 혹시 요리를 배워볼 생각은 없는가?]

청풍; [요리...] 흠칫! 하며 주대육을 보는데. 칼을 허리춤에 끼우며

추노대가 울상을 짓고 있다. 다른 백정들도 놀라 돌아보고

주대육; [칼을 쓴다는 점에서 도축과 요리는 일맥상통하는 분야야.] [자네 정도의 감각이라면 어렵지 않게 요리를 배울 수 있을 걸세.]

청풍; (저 노친네가 울상이로군.) + [어여삐 봐주신 점은 감사드립니다만...] 추노대를 힐끔보며

청풍; (신세진 게 많은데 내 생각만 할 수는 없지.) + [전 아직 노대에게 배울 게 많이 남았습니다.] 포권하고

안도하는 추노대. 백정들도 안도하고

주육대; [그렇다니 유감이로군.] 입맛 다시고

주육대; [나중에라도 생각이 바뀌면 언제든지 황금전장으로 날 찾아오게나.] 돌아서며 말하고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멀어지는 주육대, 서둘러 따라가는 추노대

청풍; (어려웠을 때 추노대에게 진 신세 때문에 거절을 하긴 했다만...) 멀어지는 두 사람 보며 입맛 다시고

청풍; (아쉽긴 하다. 백정보다는 요리사가 여러모로 조건이 좋은 직업이니...)

청풍; (물론 황금전장이라면 대우도 좋을 테고...) + [!] 생각하다가 흠칫! 하고

멀어지는 추노대와 주대육. 그 맞은편에서 비틀거리며 달려오는 소녀가 한 명 있다. 이진진이다.

숨이 턱에 차서 달려오는 이진진의 모습 크로즈 업. 오가던 백정들과 백정촌 여자들이 놀라 돌아보고 있고

청풍; (진진이가 이 시간에 무슨 일로 여기까지 찾아온 건가?) 불길한 표정으로 마주 걸어가고

[! 저 애는 청풍이 동생 아니야?] [무슨 일인데 저리 급히 달려오는 걸까?] 주변의 다른 백정들도 놀라고

주대육과 추노대도 흠칫! 하며 돌아보는 옆으로 헐떡이며 달려지나가는 이진진

주대육; (차림새는 허름해도 귀티가 난다.) + [이 마을 아이는 아닌 것 같군.] 멀어지는 이진진을 보며

추노대; [진진이라고... 청풍이 동생입죠.] 돌아보며

주대육; [누이동생이라...]

추노대; [도축장까지 찾아오는 일은 거의 없는 아이인데...] [아무래도 집 안에 무슨 일이 생긴 것같습니다요.] 말할 때

그 사이에 청풍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는 이진진. 마주 걸어오는 청풍

다리에 힘이 빠져 나뒹구는 이진진.

놀라서 달려와 부축하는 청풍

청풍에게 매달려 우는 이진진. 무슨 말을 들었는지 놀라는 청풍. 이어

분노한 표정으로 이진진을 부축해서 오는 청풍

주대육과 추노대가 서있는 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지나가는 청풍

멀어지는 두 남매의 뒷모습

주대육; (집안 일이라는 게 대게는 돈문제...) (조만간 저놈을 다시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그걸 보며 웃고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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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십팔년후(十八年後)> 강을 끼고 세워진 거대한 도시. 때는 해가 지려는 저녁 무렵

<-금릉(金陵)> 위 도시의 모습을 배경으로.

멀리 금릉이 보이는 강가. 수십 채의 건물들이 들어서있다. 공장 같은 분위기인데 도축장이다. 규모가 엄청나서 요즘 공장의 가건물들처럼 벽체가 없고 기둥과 천장만 있는 큰 건물이 십여 채 있고 작은 건물들은 수십채다. 건물들 사이를 백정차림의 사람들이 오가고. 건물 안에서 도축하는 모습이 작게 보이고. 마차도 연신 도축장을 드나든다. 외부에서 마차에 실려 오는 짐승들. 마차에 실려 도축장을 떠나는 포장된 물건들. 도축당할 소, , 돼지등이 갇혀있는 우리들도 있고. 우리에서 짐승들을 끌고 나오는 백정들도 보이고. 건물들 사이에는 거의 벌거벗은 아이들이 몰려다니며 놀거나 근처 강에서 물장난을 친다.

고기를 어깨에 짊어지거나 잡을 짐승들을 몰고 오가는 백정들의 복장을 잘 묘사. 백정들은 상투를 틀지 않아서 봉두난발인데 끈 같은 것으로 대충 묶고 있다. 소매가 없는 낡은 옷들을 대충 걸쳤다. 바지도 짧아서 정강이가 다 드러나고 신발은 짚신이나 맨발이다. 여자들도 짧은 치마에 소매가 짧은 저고리를 입고 다닌다.

 

도축장에서 100미터쯤 떨어진 높은 나무 위. 어떤 여자가 서서 도축장을 보고 있다.

크로즈 업. 운신장이다. 18년 전과 모습이 같다.

[...] 도축장을 보며 뭔가 생각하는 운신장. 그때

<?> 휘익! 옆의 나무 위로 유령같이 나타나며 말 거는 사람의 형상. 돌아보는 운신장

풍신장; [눈에 띠는 것이라도 있나?] 가는 나뭇가지 위에 내려서지만 나뭇가지는 전혀 흔들리지 않고. 운신장은 나이가 들어서 이제 완전히 중년인으로 보인다. 십팔년 전과 달리 귀밑머리가 희끗해졌다. 실제로 50이 넘은 나이다.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사신장의 일인 풍신장>

운신장; [어서 오세요 풍오라버니.] 고개 좀 숙이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사신장의 일인 운신장>

운신장; [저기도 살펴봐야하나 생각 중이었어요.] 다시 도축장을 보고

풍신장; [도축장(屠畜場)이로구만.] 고개 빼서 도축장을 보고

운신장; [금릉 주변에 있는 십여 곳의 도축장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이라는군요.] 함께 도축장을 보며

풍신장; [금릉은 인구가 많으니 소비되는 고기의 양도 막대하겠지.]

운신장; [규모가 큰 만큼 저 도축장에서 일하는 백정의 숫자도 삼백 명이 넘는 것같더군요.] [스무 살 안쪽의 젊은 사내들도 적지 않고...]

풍신장; [하지만 수색해볼 엄두가 나지 않겠지?] [지저분한데다가 짐승들이 해체되는 끔찍한 장면을 봐야하니...] 웃고

운신장; [십팔년전, 아연아가씨의 아들과 함께 사라진 진삼낭(陳三娘)이 금릉 쪽으로 온 흔적이 있었어요.]

풍신장; [그래서 그때부터 수시로 금릉 일대를 수색해왔었지.] 끄덕

운신장; [샅샅이 뒤진다고 했지만 금릉은 워낙 큰 도시라 우리 무림맹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여전히 많아요.]

풍신장; [저 도축장도 그중 하나고 말이야.]

풍신장; [엄두가 안나면 내가 들어가서 살펴보고 오마.] 몸을 날리려 하고

운신장; [그러실 필요없어요.] 고개 조금 저으며 말하고. 몸을 허공에 좀 띄웠다가 돌아보는 풍신장

운신장; [아무리 생각해도 진삼낭이 도련님을 백정으로 키울 것같진 않네요.] 찡그리고

풍신장; [하긴...] ! 다시 나뭇가지 위로 내려서고

풍신장; [십팔년전 아연아가씨의 거처에서는 아연아가씨의 패물과 상당한 양의 은자가 사라졌었다.] [몇 대가 일 하지 않고도 먹고 살 수 있는 재물이었지.]

운신장; [그 정도 재물이 있으면서 귀하디귀한 아연아가씨의 아들에게 백정 노릇을 시킬 리는 없겠지요.]

풍신장; [맞는 말이다.]

운신장; [곧 총관이 소맹주의 혼서(婚書;신랑 집에서 신부 집에 보내는 서찰)를 갖고 금릉으로 올 거예요.] [아연아가씨의 아들 찾는 일은 잠시 접어두고 총관 맞을 준비에 집중해야만 해요.]

풍신장; [마교의 잔당들이 총관을 노리고 무슨 수작을 부릴지 모르지.] 끄덕이고

운신장; [금릉 외곽은 제가 맡을 테니 오라버니는 성내를 살펴주세요.] 휘익! 날아오르고

풍신장; [수고해라.]

멀어지는 운신장

풍신장; [이제 그만 자책해도 될 텐데...] 멀어지는 운신장을 보며 혀를 차고

풍신장; [운매는 아연아가씨 모자에게 벌어진 비극을 자신의 탓이라 생각하고 있다.]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았던 상황이었는데...]

풍신장; [자책하지 말라는 말이 통할 리는 없고... 그저 시간이 해결해주길 바랄 뿐이다.] 휘익! 날아오르고.

사라진다

 

#3>

도축장 내의 어느 건물. 벽체가 없는 작업장 건물이다.

우머! 코에 걸려있는 고삐를 좌우에 선 건장한 사내 두명의 손에 틀어 잡힌 소가 애처롭게 우는 모습. 머리 크로즈 업.

퍼억! 그 소의 정수리를 뾰족한 망치가 깊이 박힌다.

눈에서 초점이 사라지는 소

털썩! 쓰러지는 소. 그 앞에는 망치를 든 청풍이 서있다. 이때 나이 18. 하지만 체격이 건장해서 어른 같다. 다른 백정들과 달리 낡았지만 소매가 있는 옷을 입었고 이마에는 머리띠를 묶고 있다. 허리띠에는 단도를 꽂고 있다. 주변에는 양동이를 든 백정들 대 여섯 명이 있고. 그중 두 명의 백정이 소의 코에 걸린 고삐를 놓으며 일어선다.

청풍의 모습. 헌데

섶이 벌어진 상의 사이로 나비 모양의 반점이 있다. 손바닥 크기만한 반점. 청풍이 바로 섭아연과 용무린의 아들임을 보여주고.

청풍이 서있는 곳은 천장이 높고 넓은 가건물 내부다. 사방의 벽은 트여있고. 바닥에는 돌 판이 깔려있다. 돌 판에는 오물과 물이 흘러가게 홈이 파여 있고. 수시로 물을 뿌려 청소하는 백정도 있다. 여기저기 짐승들을 묶는 틀이 설치되어 있고 곳곳에서 소, 돼지, 양등이 도살되고 있다. 청풍은 소들을 도살하는 장소에서 소를 죽였다.

[잘 가시오 우공(牛公)!] [부디 극락왕생하시오.] [다음 생에서는 인간으로 태어나시구려.] 청풍 주변의 백정들이 합장하거나 고개 숙이며 소의 명복을 빌고

촤아! 촤아! 양동이에 담겨있던 물을 소의 시체에 뿌리는 백정들. 청풍은 그 사이에 망치를 옆의 탁자에 내려놓고. 이어

청풍; [시작합시다.] 허리에 끼우고 있던 칼을 뽑으며 소의 시체로 가는 청풍.

[피 받을 준비해!] [한 방울도 흘리면 안된다.] [오늘 처리할 마지막 작업이다.] [빨리 끄내자.] 서둘러 양동이를 들고 다가오는 백정들

스윽! 한쪽 무릎 꿇고 소의 목을 따는 청풍.

쏟아지는 피를 양동이로 받는 백정들. 그 옆에서 소의 가죽을 벗기기 시작하는 청풍

[역시 현란하구만.] [청풍(淸風)이의 칼 쓰는 솜씨는 언제 봐도 감탄이 저절로 나와.] [살점 한 점 붙어있지 않게 가죽 벗기는 저 솜씨 좀 봐.] 청풍이 칼질하는 걸 주변에서 둘러보며 감탄하는 백정들

[저게 어디 봐서 이년 밖에 안된 솜씨야?] [이젠 백정질로 수십 년을 먹고 살아온 우리가 오히려 청풍이에게 배워야할 판이야.] [포정(庖丁;전설 속의 백정)이 재림한 것같구만.] 감탄하는 백정들

청풍; (보는 사람마다 내 솜씨가 대단하다고 하지만... 아직도 잘 모르겠다.) 슥슥! 무언가를 가르는 자세인 채로 생각하는 청풍

청풍; (가축을 죽이고 가죽과 살과 뼈를 분리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청풍; (내 눈에는 가축의 몸 상태가 일목요연하게 보여서 그냥 따로 따로 분리하면 되는 것뿐인데...)

청풍; (물론 도축(屠畜) 일이 좋아서 하는 건 아니다.) 한숨

청풍; (아버지는 다리가 불편해서 가족을 부양할 능력이 없었다.) (그 때문에 어머니가 갖은 고생을 하며 아버지와 우리 남매를 먹여살려왔다.)

청풍; (난 어머니를 돕기 위해 철이 들자마자 돈을 벌려 다녔는데...) (어쩌다보니 도축장에서 일하게 되었다.)

청풍; (살아있는 생명을 죽이는 것만큼 끔찍하고 역겨운 일도 없다.) (하지만 다른 어떤 일보다 벌이가 좋아서 도축 일을 그만 둘 수가 없다.)

청풍; <무엇보다도 도축이 이렇게 쉬운 걸 보면 난 백정이 될 운명이었던 것같다.> 청풍이 도축하는 걸 다른 백정들이 둘러서서 보는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4>

<-금릉> 아주 깊은 밤이다. 새벽이 가까운 시간. 날은 밝아오기 시작하지만 거의 모든 건물들에 불이 꺼져 있다.

술병과 쓰레기들이 뒹구는 환락가. 기루와 술집들이 빼곡하고 인적은 없다.

그 환락가 뒷골목의 몇몇 건물에는 불이 켜져 있다. 도박장이다. 흑사회, 족 조폭조직의 건달들로 보이는 자들이 도박장 입구를 어슬렁거리고 있고. 입구 근처의 의자에 앉아 조는 자들도 있다. 무기를 지니고 있고

<大慶賭場>이라는 간판이 걸린 도박장. 창문이 두꺼운 판자인데 창문 틈으로 빛이 흘러나온다. 그 도박장 주변에도 건달 몇 놈이 경비를 서고 있다. 좌우의 길쪽을 감시하는 젊은 놈들도 있고 입구에는 의자를 문 좌우에 놓고 앉은 30대의 건달 두 놈도 있다. 이 두 놈은 나중에도 몇 번 나올 캐릭터. 모두 칼을 차고 있다.

건달1; [아웅! 오늘 야근도 끝나가는구만.] 의자에 앉은 놈중 한 놈이 하품. 뺨에 칼자국이 나있다.

건달2; [교대해줄 놈들 오면 자러 가기 전에 한잔 하세.] 닫혀있는 도박장 입구를 돌아보며. 육중한 문틈으로도 불빛이 흘러나오고. 뺨이 홀쭉한 놈. 음침한 인상

건달1; [그거 좋지.] 입맛 다시며 문을 돌아보고.

건달1; [그나저나 참 징한 놈들이야. 날밤 꼬박 새면서 도박을 하고...] 굳게 닫힌 문을 보며 혀를 차고

건달2; [도박에 미치면 고칠 약도 없다잖아.] [이 시간까지 죽치고 있는 놈들은 도박하기 위해서라면 제 마누라라도 팔 말종들이야.]

건달1; [머 저런 인간들 덕분에 우리 같은 밑바닥 인생들이 먹고 살긴 하지.] 히죽

건달2; [어차피 어디 가서든 재산 몽땅 꼴아 박을 놈들이지.] [기왕이면 우리 단지회(斷指會)의 도장(賭場;도박장)에 풀어주면 감사할 뿐이야.] 히죽 웃으며 왼손을 들어 보이는데 새끼손가락이 없다. 단지회라는 흑사회 조직의 상징이다.

 

#5>

어둑한 실내. 도박에 열중하는 사람들. 마작 하는 자들도 있고 카드나 주사위 노름을 하는 자들도 있고. 투패(3센티에 길이 20센티 정도 되는 얇은 나무판에 새겨진 숫자와 글로 하는 카드놀이와 비슷한 규칙의 도박)를 하는 자들도 있다. 여기 저기 건달들이 앉아서 도박꾼들을 감시하고. 야한 차림의 여자들이 도박꾼들의 시중을 들기도 한다. 요즘의 카지노 같은 분위기.

한쪽 구석에는 교활한 인상의 사내가 탁자를 앞에 두고 졸고 있다. 이자가 도박장의 책임자로 이름은 정필이다. 정필의 책상에는 돈다발과 함께 서류들이 널려있다.

어느 원형 탁자. 다섯 명의 사내들이 앉아서 투패 도박을 한다. 100장 정도 되는 패를 탁자 중앙에 쌓아놓고 차례로 한 장씩 가져와 다섯 장으로 승부하는 도박이다.

다섯 명 중 한명은 초췌한 인상의 중년인. 원래는 잘 생겼지만 페인처럼 눈이 퀭하다. 청풍의 아버지인 이산하. 직전 작품 <신마유희>의 이산하 캐릭터를 변형. 이때 나이는 40살 정도인데 한쪽 다리를 심하게 전다. 이산하 옆의 기둥에는 지팡이가 하나 기대어 있다. 다리 불편한 사람들이 겨드랑이에 끼워서 쓰는 목발 형태의 지팡이다.

이산하와 함께 도박하는 자들은 뚱보 상인, 껄렁거리는 인상의 건달, 투박한 인상의 나무꾼, 꼬장꼬장한 노인등의 분위기인 자들이 순서대로 앉았다. 이산하 좌우에 상인과 노인이 앉은 모습.

탁자 가운데에는 뒤집어놓은 백여 장의 패와 함께 지폐와 은자, 동전등이 수북이 쌓여있다. 이제 마지막 다섯 번째 패를 쪼고 있는 다섯 사람

패를 쪼는 이산하. 긴장

맨 앞의 패에는 <>이라는 숫자가 적혀있고.

! 맨 뒤의 패를 위로 끌어올려 확인하는 이산하

마지막 패에는 <朱雀>이라는 글이 적혀있다.

이산하; (주작(朱雀)!) 흥분하여 눈이 치떠지고.

그런 이산하를 곁눈질로 보며 히죽 웃는 건달. 패를 쪼는 자세인데 상인을 사이에 두고 이산하와 나란히 앉아있다.

건달이 쪼는 마지막 패에는 <>이라는 글자가 적혀있다. 그때

상인; [니미...] 패를 쪼며 오만상. 이놈 앞에 돈과 지폐가 가장 많이 있다.

상인; [뭐 이런 개패만 주구장창 걸리는 건가?] ! 말하면서 발로 옆에 앉은 건달을 치고

건달; [거 죽는 소리 좀 그만합시다.] 패를 쪼는 자세로 궁시렁 거리고

건달; [너무 들어서 귀에 딱지 앉겠소.] 툭툭! 발로 상인 발 옆의 바닥을 친다. 신호를 주고받는 것

나무꾼; [밤새 *됐다는 말만 해대서 조()대인의 말은 믿을 수가 없소.] 동조하며 패를 쪼고

노인; [하지만 노부는 누구와 달리 솔직하지. 이번 판은 죽었어.] ! 들고 있던 다섯 장의 패를 바닥에 던지고

건달; [()형은 어쩌시겠소?] 심각한 표정으로 마지막 패를 쪼는 이산하에게

이산하; [... 날도 샜는데 이기든 지든 그만 일어나야겠소. 나머지 열두 냥 모두 걸었소.] ! 자기 앞에 있던 은자와 동전을 앞으로 밀어 넣고. 이산하가 밑천이 가장 적다.

<저 호구!> <이번에는 높은 족보가 들어온 게 훤히 보이잖아!> 노인과 나무꾼이 티 안내며 비웃고. 이어

나무꾼; [이 족보 갖고 죽긴 아깝고...] 노인 다음 자리에 앉은 나무꾼이 오른손으로 자기 앞의 돈을 세고.

나무꾼; [받기만 했소.] ! 돈을 밀어 넣고

이산하; (한 놈 걸렸고...) 좋아 죽으려 하고

건달; [판 접는다는데 확인은 해주는 게 꾼의 도리겠지?] [나도 받기만 하겠소.] ! ! 은자 몇 개를 판에 던지고

이산하; (됐어.) 좋아 죽으려 하고

이산하; (두 놈이 받으면서 판돈이 백 냥을 넘겼다. 덕분에 오늘 밤에는 잃지 않게 되었다.) 안도할 때.

건달; [조대인은 어쩔 거요?] 자기 옆의 건달에게 말하며 탁자 아래로 손을 내밀고. 손바닥이 위로 향하게 내미는데 패가 하나 들려있다.

상인; [어디 보자...] 판에 쌓인 돈을 보는 척 하고

상인; [얼마나 되려나? 대충 백 냥 정도인가?] 패를 들지 않은 오른손으로 돈을 뒤적이고. 왼손은 탁자 모서리 밖으로 향하게 하면서. 그러자

이산하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돈을 세는 상인의 오른손을 향하고. 그때

! 왼손에 들고 있는 패 중 하나를 자연스럽게 탁자 아래로 떨구는 상인.

건달; [모두 몸을 사려서 판돈이 얼마 안되는구만.] ! 동시에 자기 손에 든 패를 위로 튕기는 건달

! ! 서로 패를 주고받는 건달과 상인의 손

상인; [백냥이 적은 돈은 아니지.] [백냥이면 식구 네 명인 가족이 일 년은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잖은가?] 판돈을 뒤적이며

건달; [가난뱅이들에게야 큰돈이겠지.] [안 그렇소 이형?] 히죽 웃으며 이산하를 보고

이산하; [조대인, 죽을 건지 살 건지 어서 결정하시오.] 건달은 상대하지 않고 자기 옆의 상인을 재촉하고. 하지만 이미 상인은 건달이 건네준 패로 바꾼 후고

상인; [! 오랜만에 어렵게 족보를 만들었는데 죽긴 좀 그렇군.] 고민하는 척하다가.

상인; [나도 오늘은 그만 끝내야겠어.] 오른손으로 자기 앞에 놓인 상당히 많은 돈과 지폐를 앞으로 민다.

상인; [오백 냥이 좀 넘지만 오백 냥으로 쳐서 전부 걸도록 하지.] 히죽

이산하; [... 오백 냥!] 경악하고

나무꾼; [허어! 오늘 밤에 벌어진 판 중에서 최대로구만.]

노인; [오백 냥이면 그럴 듯한 집을 한 채 사고도 남을 거금인데...] [조대인 족보도 상당히 강한 모양이구만.]

건달; [이번 판만 먹으면 이형은 지난 한달 간 잃은 돈의 몇 배를 챙기겠어.] 히죽 웃으며 이산하를 보고. 이산하를 부축인다. 하지만

이산하; [그러게나 말이오.] 난감하고 당황한 표정으로 억지로 웃고

상인; [날도 밝아오는 데 빨리 결정들 하셔.] 느긋하게 둘러보고. 그러자

건달; [난 죽었소.] ! 패를 바닥에 던지고

나무꾼; [나도 낄 판이 아니로구만.] 역시 패를 던지고

상인; [이형은 어쩌시겠소?] 이산하를 보고

이산하; [어쩌다니...] [방금 전에 전부 걸어서 더는 돈이 없는 거 알지 않소?] 울상

상인; [그럼 사전에 약속한 대로 이형은 날 이겨도 이번 판에 건 돈만큼 가져가는 거요.] [패 깝시다.] 패를 까려 하고

이산하; [잠깐! 잠깐만 기다리시오.] 급히 손을 흔들어 저지하고

상인; [할 말 있으시오?] 패를 까려던 상인 멈칫! 하고

이산하; [()총관!] [나 좀 봅시다.] 구석에 앉아있던 정필에게 손을 들고

잠에서 깨는 정필.

정필; [왜 그러시오 손님?] 하품하며 다가오고

이산하; [판돈이 모자라서 그러는데... 오백 냥만 대부(貸付) 해주시오.] 말하며 자기 패를 정필에게 내밀고

정필; [어디 보자.] 패를 받아서 확인하고

이산하; [... 그 정도면 충분히 승부를 걸만하지 않겠소?] 비굴하고 간절한 표정

정필; [그렇긴 하지만...] [세상일이란 모르는 건데...] 패를 다시 이산하에게 돌려주며 난색을 표하고

이산하; [차용증을 쓰라면 쓰겠소. 제발 대부를 해주시오.] 간절하게. 그러자

정필; [사정이 딱하기도 하고... 패도 잘 떴으니 편의를 봐줘야겠군.] 뒤를 향해 손짓하고. 그자의 뒤에는 건달 한 놈이 서류철과 연필을 갖고 온다.

이산하; [고맙소. 정말 고맙소 총관!] 굽신굽신. 그 사이에 건달은 서류철에 끼운 종이와 일종의 연필인 지필묵을 이산하 앞에 내려놓는다.

정필; [손님에게 마땅히 걸 담보가 없다는 걸 알고 있소.] [그러니 지금부터 내가 불러주는 대로 차용증을 쓰시오.]

이산하; [그럽시다.] 지필묵을 잡고 글 쓸 준비하고

정필; [나 이산하(李山河)는 대경도장(大慶賭場)으로부터 일금 오백 냥을 하루 일푼의 이자로 빌리며...] 말하고

그걸 받아쓰는 이산하

<저 어리석은 놈!> <하다하다 피도 눈물도 없는 흑사회(黑社會)의 돈을 빌리는구만.> <못 갚을 경우에는 자신 뿐 아니라 가족들도 나락으로 떨어질 텐데...> 주변에서 도박하는 놈들 힐끔거리며 혀를 차고

건달들은 히죽거리며 보고

정필; [사흘 내로 변제하지 못할 경우 딸 이진진(李眞眞)의 소유권을 대경도장에 넘길 것을 약속합니다.] 아무렇지 않게 말하고

이산하; [... 뭐요?] 기겁하며 돌아보고

<드디어 나왔다!> <흑사회 놈들이 남의 집 귀한 딸을 뺏는 수단!> <이산하라는 놈 딸의 이름까지 알고 있는 걸 보면 전부터 노리고 있었구만.> <이진진이란 계집이 절색인 모양이여.> 도박꾼들 힐끔거리고. 혀를 차는 놈들도 있고

이산하; [... 이보시오 정총관!] [딸을 담보로 걸라니... 너무 심한 거 아니오?] 분노

정필; [심하게 느껴지시오?] 웃고

이산하; [잠깐 돈 빌리는 건데 못 갚을 경우 딸의 소유권을 넘긴다는 조항을 넣는 경우가 어디 있소?]

정필; [마음이 상하셨구려.] [알겠소!] 이산하 앞에 놓인 서류철을 집어들고. 당황하는 이산하

정필; [오백 냥 대부 건은 없었던 것으로 합시다.] [빈정 상하게 해드렸다면 사과하겠소이다.] 정중하게 고개 숙이고.

이산하; [... 그게...] 당황하고

정필; [판돈도 마르신 것 같은데 안녕히 가시오.] [얘들아! 손님 가신다.] 말하며 돌아서고. 그때

이산하; [... 기다려주시오 정총관.] 급히 일어나며 정필의 소매를 잡고

정필; [하실 말씀이 남으셨소?] 돌아보며 무표정

이산하; [... 그러니까...] 탁자에 올려놓은 자기 패를 보고. 그러다가

이산하; (저 패가 질 리 없다.) + [알겠소!] 결심

이산하; [총관이 원하는 대로 차용증을 쓸 테니 대부 해주시오.] 애원하고

<결국...> <쯧쯧! 또 한 집안 풍비박산 나겠구만.> 혀를 차는 도박꾼들

정필; [그렇게 간절히 부탁하시니 거절할 수가 없군.] 히죽 웃으며 서류철을 다시 이산하에게 주고

이산하; [... 고맙소.] 서류철을 받아서 자리에 앉고

이산하; [은혜는 잊지 않겠소.] 종이에 글을 적는다.

정필; (은혜라...) 히죽 웃으며 보는 정필

이산하; [여기 있소.] 서류철을 다시 내밀고. 받는 정필

정필; [어디 보자.] 읽고

정필; [내용은 정확하고 수결(手決;싸인)까지 하셨군. 좋소.]

정필; [이분 손님께 오백 냥을 드려라.] 작은 상자에 은자를 가득 담아서 들고 온 건달3에게 말하고

건달3; [예 총관님!] 대답하며 다가와

건달3; [은자로 오백 냥이오. 확인해보시오.] 이산하에게 상자를 건네주는 그자

이산하; [고맙소 총관.] 상자를 받으며 정필에게 인사하고

이산하; [조대인의 오백 냥, 받았소.] 상자를 호기롭게 탁자 중앙으로 밀어 넣고.

상인; [얼마나 대단한 족보이기에 차용까지 하면서 들어오셨을까?] 자기 패를 다시 보며 웃고

이산하; [사신주(四神柱)!] 촤악! 자기 패를 바닥에 호기롭게 깐다.

이산하가 깐 다섯 개의 패에는 <朱雀> <> <> <玄武>등의 글이 적혀 있다. 마지막 한 개의 패에는 <>이란 숫자가 적혀있고

[오오! 사신주!] [투패(鬪牌)에서 서열이위의 족보가 떴다.] [저런 강패를 쥐었으니 딸까지 담보로 걸고 돈을 빌렸지.] [말 그대로 도박에 성공했구만.] 구경꾼들 환호. 다른 자리의 도박꾼들까지 몰려와서 보고 있고

이산하; (널 담보로 건 아비를 용서해라 진진아.) 거만하게 웃고

이산하; (하지만 아비가 질 수가 없는 도박이었다.) (사신주는 오직 투패의 최고 족보인 오행륜(五行輪)에게만 질뿐이니...) + [!] 생각하다가 눈 부릅뜨고

상인이 히죽 웃으며 패를 깔려고 한다.

이산하; (... 설마!) 경악. 숨이 멎는 표정을 지을 때

상인; [아깝게 되었소 이형!] 촤악! 자기 패를 깐다

<오행륜!> ! 모두의 경악을 배경으로 상인의 패를 보여준다. <> <> <> <> <>의 글이 적혀있다.

[나왔다!] [투패의 무상(無上) 족보 오행륜이다!] 사람들 환호하고. 그 배경으로 벌떡 일어나는 이산하.

상인; [오백 냥, 잘 먹겠소!] ! 두 손으로 판돈을 끌어 모으고

이산하와 함께 도박한 건달과 정필등의 의미심장한 웃음

이산하; (... 안돼!) 비틀. 사색

<아비를 용서해라 진진(眞眞)!> 털썩! 넋이 나가 의자에 주저앉는 이산하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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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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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교(魔敎)> . 삼면이 높은 절벽으로 둘러싸인 음침한 계곡. 상당히 넓은 계곡에는 중세 유럽의 고성 같은 분위기의 성채가 무너져서 폐허가 되어 있다. 잡초가 무성하고. 도처에 마귀나 괴물의 조각들이 부서져 나뒹굴고 있다. 이곳이 마교의 총단이었다.

<한 때 천하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사상 최강의 세력 마교는 십여 년 전에 멸망했다.> 폐허를 배경으로 나레이션

<마교를 멸망으로 이끈 것은 무림의 거의 모든 문파가 합세하여 결성한 무림맹(武林盟)과 마교 내부의 배신자들이었다.> 끄아아악! 폐허의 어디선가 비명이 들리고.

<비록 멸망했지만 마교가 뿌려놓은 공포는 여전히 악령처럼 무림을 뒤덮고 있었다.> 폐허의 끝. 절벽 아래 악마의 입 같은 형상의 동굴이 있다. 동굴 위에는 <天魔牢>라는 글이 크게 새겨져 있고. 수많은 부적이 붙여진 철문이 있었지만 지금은 활짝 열려있다. 동굴 입구에는 얼굴에 복면을 쓴 무사들 몇 명이 서있다.

<천마(天魔)의 검은 손(墨掌)이 나타나는 날 마교에 빚을 진 자는 몰살을 면치 못한다는 저주와 함께...> [끄아아악!] 비명이 울리는 동굴 내부. 동굴 끝에서 들려온다.

[끄아아악!] 동굴의 끝, 정확히는 막다른 곳. 횃불이 밝혀진 가운데 어떤 사내에 대한 고문이 진행중이다. 전체적으로 원형의 광장 형태인데 입구 정면에는 높은 철문이 있다. 두 쪽으로 이루어진 철문에는 수많은 마귀의 형상이 새겨져 있다. 철문이 합쳐지는 부분의 지면으로부터 1.5미터쯤에 원형의 틈이 있다. 직경 15센티 정도의 고리가 끼워지게 된 형태. 그 원형의 틈에는 수평으로 흠이 있다. 무언가를 끼우고 돌리는 일종의 열쇠구멍이다.

광장 내에는 십여 명의 인물들이 있다.

광장 중앙에는 의자가 하나 놓여있고 그 의자에 엄숙한 표정의 노인이 앉아서 광장의 좌측을 보고 있다. 다른 작품의 섭장천. 이 작품에서도 이름은 철면무제 섭장천으로 무림맹의 맹주다. 이때 나이는 60살 정도. 아주 늙은 노인은 아니다.

섭장천 뒤쪽에는 머리가 유달리 큰 노인과 덩치가 큰 중년인이 서있다. 머리 큰 노인은 다른 작품의 쌍뇌마로나 쌍뇌신로. 이 작품에서는 쌍뇌신로로 표기. 덩치 큰 노인은 <신마유희>에 나온 섭패천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이름은 섭패천. 섭장천의 사촌동생이다.

용무린; [끄아아악!] 비명 지르는 용무린. 20대 초반의 나이에 잘생긴 청년. 마교의 소교주인데 청풍 캐릭터와 비슷한 면이 있다. 용무린은 섭장천 앞쪽에 놓인 철제의 고문용 의자에 팔 다리가 묶인 채 비명을 지른다. 상체는 벌거벗고 있는데 지독한 고문을 당해 상처투성이인데 용무린의 몸은 왼쪽은 얼어붙고 오른쪽은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다.

용무린 뒤에는 두 명의 건장한 사내들이 서있다. <신마유희>에 나온 무림맹 사신장중 용신장과 호신장이다. 이 작품에서도 용신장과 호신장으로 표기. 다만 이때의 나이는 30대 초반으로 젊다. 입고 있는 옷에 <><>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용무린 앞에는 음침한 인상의 노인이 서서 용무린의 상태를 보고 있다. <마고천장>등 다른 작품의 <독심귀의>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이름은 독심귀의. 정인군자가 아니라 괴짜이고 제멋대로인 성격인데 손에 유리병을 하나 들고 있다.

용무린; [끄으으윽!] 치치치! 츠츠츠! 몸의 한쪽은 얼어붙고 한쪽은 불덩이처럼 변한 채 고통에 떠는 용무린

독심귀의; [마교 소()교주 용무린(龍武吝)!] [음양독망(陰陽毒蟒)의 독혈(毒血)을 마신 기분이 어떠냐?] 음산하게 웃으며 용무린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유리병을 들어 보인다. 유리병에는 걸쭉한 액체가 절반 쯤 들어있다.

독심귀의; [음양독망의 피를 마시면 몸의 반쪽은 얼음이 되고 반쪽은 숯이 되어버린다.] [네가 지금 겪고 있는 것보다 더한 고통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푸시시! 츠츠츠! 반은 얼고 반은 타들어가는 용무린의 모습을 보며. 말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형당(刑堂) 당주 독심귀의(毒心鬼醫)>

독심귀의; [이 지옥같은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으면 천마뢰(天魔牢)를 열 수 있는 열쇠 광명륜(光明輪)을 어디에 숨겼는지 자백해라.]

용무린; [... 헛된 꿈 꾸지 마라 늙은이!] 헉헉 대며 독심귀의를 노려보고

용무린; [내가 광명륜을 내놓길 바라느니 해가 서쪽에서 뜨길 바라는 게 나을 것이다.] 고통에 떨면서도 이를 갈고

독심귀의; [쯧쯧! 아무래도 음양독망의 독혈을 덜 먹인 것 같군.] 혀를 차며 용신장과 호신장에게 고개 짓을 하고. 그러자

! 호신장이 용무린의 머리채를 부여잡아 고개를 젖힌다. 입이 저절로 벌어지고

독심귀의; [십여 년 전 마교가 궤멸당할 때 네놈은 용케 도망쳤었지.] 유리병 입구를 용무린의 입에 기울이고

독심귀의; [그랬는데 이제는 아비 구천마존(九天魔尊) 용백(龍伯) 곁으로 빨리 가고 싶어 안달이 난 모양이니 도와주도록 하마.] 주르르! 벌어진 용무린의 입에 유리병의 액체를 또 흘려 넣는다.

[끄륵!] 강제로 액체를 마시며 눈을 까뒤집는 용무린. 이어

쩌저적! 치치치! 용무린의 몸 반쪽은 얼음이 되고 반쪽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른다.

독심귀의; [기왕에 마시는 거 사양하지 말고 모두 마셔라.] 잔인하게 웃으며 유리병의 액체를 용무린의 입에 모두 부어넣고

용무린; [끄으으...] 눈을 까뒤집으며 벌벌 떨고. 몸의 반은 얼고 반은 타들어가면서

[...] 그걸 보며 무표정한 섭장천.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맹주 철면무제(鐵面武帝) 섭장천(葉長天)>

용무린; [끄아아악!] 고통에 몸부림치는 용무린. 독심귀의는 유리병을 다 비우고 물러섰고. 호신장은 여전히 용무린의 머리채를 뒤에서 잡고 있다.

! 의자 손잡이를 잡고 있는 섭장천의 양손에 힘이 들어간다.

쌍뇌신로; (맹주님은 심사가 복잡하시겠지.) 그걸 곁눈질로 보며 소리없이 한숨 쉬는 쌍뇌신로. 그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삼태상(三太相) 중 문()태상 쌍뇌신로(雙腦神老)>

쌍뇌신로; (비록 숙적인 마교의 소교주이지만 당신에게는 사위인 셈이니...) 침통한 표정을 짓고. 그때

섭패천; <독심귀의가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소.> 찡그리며 전음으로 쌍뇌신로에게 말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삼태상중 무()태상 철신금강(鐵身金剛) 섭패천(葉覇天)>

섭패천; <저러다가 용가놈이 죽어버리기라도 하면 광명륜을 찾아낼 방법이 없는데...> 난감해 하며 보고. 호신장은 용무린의 머리채를 놓고 물러선다.

쌍뇌신로; <독심귀의가 알아서 조절할 거요.> 전음으로 대답하며 고개를 조금 젓고.

쌍뇌신로; <어떻게든 광명륜을 찾아내야만 무림에 진정한 평화가 찾아온다는 걸 알고 있을 테니 말이오.> 말하며 입구 맞은편의 철문을 보고

섭패천; <그나저나 마교의 시조 천마(天魔)는 생각할수록 대단한 인물이오.> 철문을 돌아보고

<자신의 진정한 힘을 숨겨놓은 천마뢰에 무엇으로도 깨트릴 수 없는 금제(禁制)를 설치해놓은 것만 봐도.,..> 철문을 배경으로 섭패천의 생각 나레이션.

쌍뇌신로; <마교를 멸망시킨 후 천마뢰를 열어보려던 모든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었소.> 고개 끄덕이며 역시 철문을 돌아보고

쌍뇌신로; <전해지는 대로 천마뢰는 두 개의 열쇠가 있어야만 열린다는 것이 확인되었으며 그중 하나가 광명륜인데...> 찡그리고

쌍뇌신로; <광명륜만 찾아내서 파괴하면 절대무적이라는 천마의 저주가 세상에 나올 일은 없을 것이오.>

섭패천; <그걸 아시기에 맹주께서도 대의멸친(大義滅親)의 결단을 내리신 것이오.> 끄덕이고. 그때

용무린; [끄으...] 몸이 얼고 타들어가며 신음하는 용무린. 그러다가

! 고개 떨구는 용무린

보고 있다가 움찔! 하는 섭장천

쌍뇌신로; [어찌 된 겐가?] 급히 묻고. 독심귀의는 용무린의 목을 만지고 있고

독심귀의; [명색이 천마의 후손인 놈이오. 쉽게 죽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마시오.] 진맥하며 대답하고.

쌍뇌신로; [조심해서 다루게나.] + (다행이로군.)

독심귀의; [명심하겠소이다.] [하지만...] 쿡쿡! 용무린의 몸 몇 군데를 손가락으로 찍고

독심귀의; [보시다시피 몸을 괴롭히는 고문만으로는 이 독종의 입을 열기 힘들 것같습니다 맹주님!] 섭장천에게

섭패천; [귀의! 설마 아연(娥姸)이가 낳은 아이를 이용하자는 건가?] 눈 부릅뜰 때

독심귀의; [무태상께 다른 방책이 있으시다면 가르쳐주시구려.] 포권하며 음산하게 웃고

섭패천; (저 독사같은 놈이...) 노려볼 때

쌍뇌신로; [천마의 저주를 소멸시키는 건 물론 중요하다.] 대신 독심의에게 말하고

쌍뇌신로; [그렇다 해도 정도라는 게 있는 법!] [어떻게 맹주님의 유일한 핏줄인 아연이를 ...] 말할 때 + 섭장천; [그리하게.] 침통한 표정으로 독심귀의에게 말하고

쌍뇌신로; [맹주님!] 당황. + 섭패천; [형님!] 기겁

용신장과 호신장도 놀라고. 독심귀의만 히죽 웃고

섭장천; [무림맹의 존립, 더 나아가 수많은 생명이 희생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광명륜을 찾아내야 하네.] 쌍뇌신로와 섭패천을 조금 돌아보며 엄숙한 표정으로

섭장천; [천마의 저주를 봉인할 수만 있다면 치르지 못할 희생은 없어.]

섭패천; [... 물론 세상을 생각하는 형님의 숭고한 뜻은 잘 알지만...] [아연이의 아들은 우리 섭씨일족의 핏줄이기도 한데...] 당황

섭장천; [본좌를 배려하지 말고 심문을 진행하게!] 독심귀의에게

독심귀의; [분부 받들겠습니다.] 포권. 이어

독심귀의; [아가씨를 안으로 모셔라.] 입구를 향해 외치고. 그러자

[!] 대답이 들리더니

수수한 옷을 입은 20살 남짓인 절세미녀가 두 명에게 끌려온다. 양팔이 잡혀서 끌려들어는 여자는 섭장천의 딸인 섭아연이다. 입에 천으로 만든 재갈이 물려있는데 두 팔로는 강보에 싸인 아기를 꼭 끌어안고 있다. 좌우에서 섭아연의 팔을 잡고 들어오는 남녀는 사신장중 풍신장과 운신장이다. <발검진천> <신마유희> 나왔던 캐릭터와 일치. 옷에 <> <>자가 새겨져 있다

[!] 끌려 들어오다가 눈 치뜨는 섭아연

실내의 모습.

고개 떨구고 있는 용마린의 모습.

섭아연; [으읍!] 몸부림치는 섭아연

독심귀의; [아가씨의 재갈을 풀어드려라.]

운신장; [!] 대답하며 섭아연의 팔을 잡지 않은 손으로 재갈의 뒷부분을 잡아 푸는 운신장. 그러자

섭아연; [아버지!] 섭장천에게 악을 쓰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주 섭장천의 딸 섭아연>

섭아연; [그이에게 무슨 짓을 한 거예요?] [비록 무림맹의 숙적인 마교 출신이지만 저이는 아버지의 사위 아닌가요?] 표독하게 이를 갈며 눈물 글썽

섭장천; [자중해라.] [이 자리에서 나는 네 아비가 아니라 무림맹의 맹주다.] 엄숙하게 말하고

섭아연; [제 아버지가 아니라 무림맹의 맹주란 말씀이시지요?] 이를 갈고

섭아연; [좋아요. 그럼 저도 섭씨일족의 딸이 아니라 마교 용씨일족의 며느리로 행동하겠어요.] 악에 바친 표정으로 웃고

섭아연; [무림맹은 우리 부부를 핍박해서 결코 어떤 것도 얻지 못할 거예요.] 이를 갈며 섭장천을 노려보고

독심귀의; [과연 그럴지 두고 봅시다 아연아가씨.] 파팟! 히죽 웃으며 용무린의 가슴 몇 곳을 손가락으로 강하게 찍고. 그러자

용무린; [!] 퍼덕이며 정신을 차리고.

용무린; [포기해라 독심귀의!] 헐떡

용무린; [무슨 수작을 부려도 네놈이 원하는 건 얻을 수 없...] + [!] 말하다가 눈을 부릅뜨고

섭아연; [상공! 정신이 드셔요?] 운신장과 풍신장에게 팔이 잡힌 채 애절하게

용무린; [독하구나 인간의 마음이여!] [목적을 위해서는 핏줄도 간단히 버리다니...] 헐떡이며 웃고.

섭장천; [...] 침통한 표정으로 듣기만 하고. 쌍뇌신로와 섭패천도 복잡한 표정을 짓고

독심귀의; [상황 파악 되었을 테니 길게 말하지는 않겠다.] 용무린의 머리채를 잡아 고개 처들게 하면서 윽박

독심귀의; [아가씨는 차마 해치지 못하겠지만 아가씨와 네놈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은 그렇지 않다.] 용무린과 함께 섭아연 쪽을 보며. 말하고.

섭아연; [독심귀의! 네놈이 감히...] 분노에 치를 떨며 강보의 아기를 끌어안지만

독심귀의; [아들놈이 무사하길 원한다면 광명륜의 소재를 자백해야할 것이다.] 섭아연의 반응은 상관하지 않고 용무린을 협박하고

용무린; [으으...] 갈등하고

쌍뇌신로; (갈등이 되겠지. 아들을 지킬 것인지 광명륜을 지킬 것인지 결정해야하는 처지가 되었으니...)

독심귀의; [괜한 협박으로 생각하지는 마라.] 머리채를 잡은 용무린의 귀에 입을 대고 속삭이고

독심귀의; [맹주님께서는 네놈의 입을 열기 위해서라면 무슨 수단을 써도 좋다고 허락하셨으니까.] 사악하게 웃고

독심귀의; [핏덩이 아들놈이 눈앞에서 찢겨 죽는 걸 보고 싶지 않다면 광명륜의 소재를 실토해야할 것이다.] 사악하게 웃고

용무린; [으으...] 갈등에 휩싸인 표정. 그때

섭아연; [그 늙은이의 협박은 무시해요 상공!] 악을 쓰고

용무린; [!] 움찔! 하며 섭아연을 돌아보고

섭아연; [저희 모자의 안위는 생각지 마시고... 절대 굴복하면 안돼요!] [광명륜을 빼앗기면 마교의 부흥은 영원히 불가능해지잖아요.] 울면서. 그러자

용무린; [고맙소 아연!] 웃고

용무린; [당신의 그 한마디로 더는 망설이지 않을 수 있게 되었소.]

쌍뇌신로; (설마!) 무언가 깨닫고 눈 부릅. 섭장천도 찡그리는데

용무린; [섭맹주! 귀하가 광명륜을 얻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거요.] 섭장천에게 웃으며 말하고

쌍뇌신로; [자결을 막게!] 다급히 외치며 앞으로 나서고

<자결!> 독심귀의와 용무린의 뒤에 있던 용신장과 호신장이 기겁할 때

! 강하게 혀를 무는 용무린. 입에서 잘리는 혀와 피가 확 뿜어진다

섭아연; [상공!] 비명. 몸부림. 섭아연의 팔을 좌우에서 잡고 있던 풍신장과 운신장도 기겁하고

[!] 눈 치뜨는 섭장천

주르르! 용무린의 악 다문 입에서 피가 철철 흘러내리는 섭아연

섭아연; [안돼요! 안돼요 상공!] 몸부림. 울부짖고. 하지만 양팔이 풍신장과 운신장에 잡혀 있어 운신의 폭이 좁고

! 고개 떨구며 죽는 용무린.

독심귀의; (이런...) 급히 용무린의 목을 만져보지만

섭아연; [상공!] 으아아아! 울부짖으며 몸부림치고. 그러면서 그때까지 안고 있던 아기를 떨어트리고. 운신장이 흠칫! 하며 볼 때

털썩! 바닥에 떨어지는 강보에 싸인 아기

[으아아앙!] 자지러지게 우는 아기.

운신장; [아가씨를 잡고 있어요 풍()오라버니!] 울부짖고 몸부림치는 섭아연의 팔을 놓으려 하며 말하고.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사신장(四神將)의 일인 운신장(雲神將)>

풍신장; [그러지.] ! 뒤에서 섭아연의 양쪽 팔을 잡고. 운신장은 섭아연의 팔을 놓고 몸을 숙이려 하고. <으아아아!> 그 사이에도 섭아연은 몸부림치며 울부짖고 있고. 그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맹 사신장의 일인 풍신장(風神將)>

앙앙! 울어대는 아기 옆에 무릎을 꿇고 아기를 안아들려는 운신장,. 아기도 울며 몸부림쳐서 강보가 흩어져 알몸이 드러나려 하고 있고

[!] 무언가 알아차리고 눈 치뜨는 운신장

운신장; (맙소사!) 경악하며 강보 채로 아기를 안고 일어나고. 그때

쌍뇌신로; [어떻게 되었는가 귀의?] 섭장천 뒤에서 묻고. 독심귀의는 여전히 용무린의 몸을 만지며 진맥하고 있고. [상공!] [돌아가시면 안돼요 상공!] 배경으로 섭아연의 울부짖음이 들리고.

독심귀의; [... 그게...] 당황, 난감

쌍뇌신로; (살리긴 틀렸군!) 굳어진 얼굴. 그때

운신장; [맹주님! 직접 보셔야할 게 있사옵니다.] 아기를 안고 다가오고. 모든 사람이 그녀를 돌아보고. 강보에 싸인 아기도 울고 있고

섭패천; [아기는 무사한가?] 대신 묻고

운신장; [그렇사옵니다만...] 난색을 표하며 섭장천 일행 앞에 멈춰서고

운신장; [이 아기, 사내가 아니라 계집이옵니다.] 강보를 조금 젖혀서 아랫도리를 보여주며 말하고

쌍뇌신로; [계집?] 경악

섭패천; [그게 무슨 소리인가?] [아연이의 해산을 도운 유모(乳母)는 분명 아연이가 아들을 낳았다고 보고했는데...] 경악. 눈 부릅뜨고. 섭장천과 쌍뇌신로도 경악

쌍뇌신로; [아연아! 너 아들을 빼돌린 것이냐?] ! 고개 돌려 섭아연을 보고. 그러자

섭아연; [호호호! 이제 알아봤자 틀렸답니다!] 미친년처럼 웃고

섭아연; [우리 부부의 아들은 이미 천리 밖으로 피신시켰어요.] [물론 광명륜과 함께...] 웃으면서

섭패천; [그런...] 경악. 다른 사람들도 경악

쌍뇌신로; (우리 무림맹이 추적하는 걸 알아차리고 아들을 미리 빼돌렸구나.)

섭아연; [기대해도 좋아요 아버지.] 섭장천을 돌아보며

섭아연; [이십 년 안으로 우리 아들이 아비의 복수를 하기 위해 찾아뵐 테니까요.] 호호호호! 미친년처럼 웃어대는 섭아연.

쌍뇌신로; [당장 추적을 시작하라!] 버럭 고함 지르고

깜짝 놀라는 사신장들과 독심귀의

쌍뇌신로; [유모의 제보에 의하면 아연이의 아들 가슴에는 나비 형상의 반점이 있다고 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아이를 찾아와라!]

[존명!] 동시에 대답하는 용신장과 호신장.

화악! 휘익! 바람처럼 광장 밖으로 달려 나가는 용신장과 호신장. 독심귀의도 허둥대며 두 사람을 따라가고

! 섭아연의 등을 찍는 풍신장. 눈을 치뜨며 기절하는 섭아연

풍신장; [가자 운()!] 기절한 섭아연을 바닥에 누이며

운신장; [!] 아기를 안은 채 돌아서고

휘익! ! 풍신장과 운신장도 광장 밖으로 날아나가고

쌍뇌신로; [속하들도 수색에 나서겠습니다.] 섭장천에게 포권하고

말없이 고개 끄덕이는 섭장천

쌍뇌신로; [갑시다 무태상!] 휘익! 먼저 날아나가고.

섭패천도 쌍뇌신로를 따라가면서 섭장천을 돌아보고

무표정하게 앉아서 용무린의 시체와 기절한 섭아연을 보는 섭장천

섭패천; (형님 심정이 어떨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자기 손으로 사위를 죽인 셈이니...) 고개 저으며 광장을 날아나가고

광장 안에는 이제 섭장천과 용무린의 시체와 기절한 섭아연만 남았다.

고개 떨군 채 죽은 용무린.

기절한 채 누워있는 섭아연의 감은 눈꼬리로 흐르는 눈물

섭장천; (잘못 살았다. 잘못 살았어!) ! 의자의 손잡이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가고

섭장천; (하나뿐인 딸조차 행복하게 해주지 못한 주제에 대의(大義) 운운했으니... 얼마나 부끄럽고 참담한 인생인가?) 주르르! 눈물이 흐르고

<할 수만 있다면 시간을 돌이키고 싶을 뿐이다.> 고개 떨군 채 울고 있는 섭장천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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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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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 화백의 화실에서 만화로 제작한 시나리오입니다. 만화와 비교하며 보시면 제법 흥미로울 것입니다. ***

 

                          자객일지 -刺客日誌

          

<설정>

청풍은 금릉의 빈민가에 산다. 가족으로는 아버지 이산하, 어머니 진삼낭, 누이동생 이진진이 있다. 이산하는 다리 하나를 못 쓰는 불구자라 생활 능력이 없다. 어쩔 수 없이 진삼낭이 힘들게 일을 해서 집안을 꾸려왔다. 어머니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고생하는 걸 보며 자란 청풍은 일찌감치 철이 들어서 돈을 벌기 위해 직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청풍이 현재 일하는 곳은 도축장이다. 나이는 어려도 실력이 뛰어나 백정들과 손님들의 칭찬이 자자하다. 청풍을 눈 여겨 본 손님중 한명이 황금전장의 주방장 주대육이다.

청풍이 돈을 벌면서 청풍의 가족은 풍족하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행복하게 살아왔다.

문제는 이산하가 도박에 빠지면서 시작된다. 도박에 중독 된 이산하는 아내와 청풍이 피땀 흘려 모은 돈을 탕진한다. 그래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이산하는 결국 사고를 치게 된다. 사기도박에 걸려들어 조폭들이 운영하는 도박장에 거액을 빚지게 된 것이다.

돈을 갚으라는 조폭들의 독촉에 시달린 이산하는 아내가 숨겨둔 어떤 물건을 빼돌리려고 한다. 특이하게 생긴 팔찌인데 청풍의 신세내력과 관련이 있는 물건이다.

청풍은 이산하가 팔찌를 빼돌리는 걸 막지만 도박장을 운영하는 조폭들에게 협박을 받게 된다. 누이동생을 데려가 팔아버리겠다는 조폭들과 한바탕한 청풍은 며칠 말미를 얻게 되고 궁리 끝에 황금전장의 주방장 주대육을 찾아간다.

천하삼대 부호가문중 하나인 황금전장을 찾아가던 길에 청풍은 백주대로에 말을 달리던 소녀와 시비가 붙는데 알고 보니 황금전장 장주 벽초천의 큰딸 벽소소였다.

우여곡절 끝에 황금전장을 찾아간 청풍은 주방장 주대육과 만난다. 질 좋은 고기를 구하기 위해 도축장을 찾아왔다가 청풍을 눈여겨보았던 주대육은 총관 이세창의 허락을 받고 청풍에게 선금을 주고 채용한다. 청풍은 황금전장 주방에서 고기 담당을 맡게 되는데 텃세를 부리는 자들도 있지만 대체로 잘 적응하며 지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도축장을 다녀오던 청풍은 벽소소가 어떤 사내와 밀회를 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는데 그것이 화근이 된다. 벽소소는 무림맹의 소맹주 위진천과 혼담이 오가고 있었는데 만일 벽소소의 분방한 행실이 무림맹에 알려질 경우 파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청풍은 무림맹에서 찾아온 무림맹 총관 장세명의 눈에 들어 따로 만나게 되는데 황금전장에서는 그걸 청풍이 장세명에게 고자질 한 것으로 오해를 한다.

이런 저런 오해가 쌓여서 청풍은 여러 사람에게 미움을 받는 처지가 된다.

특히 자신의 처지가 위태로워진 벽소소가 악독한 계책을 꾸며 청풍을 함정에 빠트린다.

도둑으로 몰려 감옥에 갇힌 청풍에게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전해진다. 아버지가 진 도박 빚이 조폭들에게 전해지지 않았고 그 때문에 누이동생 이진진이 사창가에 팔려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의 배후에는 벽소소와 총관 이세창이 있었다.

분노한 청풍은 감옥에서 탈출하여 벽소소에게 화풀이를 한 후 이진진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이진진은 이미 기루에서 탈출한 후였다. 이산하와 진삼낭이 기루를 습격하여 이진진을 빼돌리는 데 성공한 것이다. 두 사람 모두 약간의 무공을 지니고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조폭들에게 쫓기게 되고 이산하는 아내와 딸을 지키다가 죽음을 맞이한다. 진삼낭과 이진진은 실종되었는데 북경으로 간 흔적이 있었다.

이에 어머니와 누이를 찾아 북경으로 가던 중 청풍은 인신매매를 당해서 악명 높은 살수조직 살인상단에 팔려간다.

살인상단의 지옥십관을 신기록으로 돌파한 청풍은 살인상단의 소단주 소수마녀에게 속아서 이진진을 살인상단이 인질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살인상단의 지시에 따르게 된다. 살인상단이 지목한 열 명의 표적을 암살하면 이진진을 만나게 해주겠다는 소수마녀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청풍의 표적이 된 열명은 하나같이 절세고수들인데 그자들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청풍은 자객으로서 완성되어 간다. 죽인 자들의 재주를 자신의 것으로 만든 것이다.

드디어 열 번째 표적이 정해지는데 바로 청풍 자신과도 인연이 있었던 무림맹 소맹주 위진천에 대한 암살 의뢰였다.

당금의 무림은 30여 년 전부터 무림맹이 지배해오고 있다. 무림맹은 숙적인 마교를 궤멸시키고 천하의 주인이 되었다. 마교는 교주를 잃고 지하로 잠적해서 복수를 노리고 있다.

무림맹의 맹주는 철면무제 섭장천이다.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섭장천에게는 대를 이을 핏줄이 없다. 외동딸 섭아연은 십팔 년 전에 의문의 실종을 당했다. 어쩔 수 없이 섭장천은 먼 친척 조카인 섭비연의 아들 위진천을 후계자로 삼는다.

바로 그 위진천에 대한 암살 청부를 접수하면서 청풍은 전 무림을 소용돌이로 몰아넣는 음모에 휘말려 들어가게 되는데...

 

<등장인물>

이청풍; 금릉 빈민가에 살고 있는 소년 백정. 불구인 아버지 대신 백정 일로 생계를 꾸려간다. 그러다가 아버지가 진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선불을 받고 황금전장의 하인이 된다. 하지만 황금전장 장주의 첫째 딸 벽소소와의 악연으로 인해 청풍 자신은 물론 가족 전부가 환란을 겪는다. 헌데 청풍에게는 신세의 비밀이 있다. 무림맹주 섭장천의 딸 섭아연과 마교의 소교주 용무린의 아들인 것이다.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비극적인 최후를 맞고 청풍은 섭아연의 몸종에 의해 길러진 것이다.

이산하; 청풍의 아버지. 다리 하나를 못 쓰는 불구자다. 다리를 다친 데에는 사연이 있다.

진삼낭; 청풍의 어머니. 친어머니는 아니고 키워준 양어머니다. 진삼낭은 청풍의 생모 섭아연의 몸종이었다. 청풍의 신분을 밝혀줄 특이한 팔찌를 숨기고 있다. 진삼낭은 어린 청풍을 데리고 탈출하던 중 위기에 처했었는데 표사였던 이산하의 도움을 받았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이산하는 다리를 다쳐 불구가 된다. 그에 대한 보은으로 진삼낭은 이산하와 부부가 되었지만 못난 남편 때문에 고생한다.

이진진; 청풍의 누이동생. 착하고 아름답지만 병약하다. 벽소소의 음모로 기루에 팔려간다. 이산하와 진삼낭 사이에서 태어나 청풍과는 혈연관계가 없다.

냉혈전호 벽초천; 천하를 통틀어도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부자 가문인 황금전장 장주. 이익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해서 냉혈전호라 불린다. 딸을 무림맹의 소맹주 위진천에게 시집을 보내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한다.

황금공자 벽세황; 벽초천의 아들. 야심이 크고 아버지를 닮아 성품이 냉혹하다. 무림맹의 맹주 철면무제 섭장천의 제자들중 한명이다.

벽소소; 벽초천의 두 딸중 큰 딸이다. 성격이 제멋대로이고 경박하다. 욕심도 많고 남자도 밝힌다. 무림맹의 소맹주인 위진천의 약혼자가 된다.

벽옥령; 황금전장 장주 냉혈전호의 둘째 딸. 언니와 달리 착하고 순수하다.

벽세황; 냉혈전호의 아들. 섭장천의 네 제자중 한명이다.

분면랑군 사우; 벽소소를 유혹한 제비. 준수한 얼굴과 화려한 언변으로 벽소소를 함락시킨다. 사실은 마교의 잔당중 한명으로 황금전장의 재산을 노리고 벽소소에게 접근했었다.

철면무제 섭장천; 무림맹의 맹주. 당대의 천하제일인. 삼십여 년 전 무림맹을 세워 마교를 멸망직전으로 몰아넣었다. 마교 교주 구천마존 용백은 섭장천의 손에 죽었고 마교도들은 무림맹의 추적을 피해 지하로 숨어들었다. 전설 속의 문파 무성동의 후예다. 외동딸이 있었으나 구천마존의 아들과 사랑에 빠져 아버지를 배신한다. 어쩔 수 없이 친척 조카인 섭비연의 아들 위진천을 후계자로 삼는다.

구천마존 용백; 마교의 마지막 교주이며 용무린의 아버지. 무림맹 맹주인 철면마제 섭장천에게 패해 죽는다. 하지만 용백이 패사한 것은 마교내의 배신자 때문이었다. 용백은 배신자의 배신으로 최강의 무기를 쓰지 못하는 상태에서 섭장천과 싸워 패사했기 때문이다.

위진천; 무림맹의 소맹주. 섭장천 사촌동생의 딸의 아들이다. 하지만 위진천의 출신 가문에도 마교의 마수가 뻗어있는데...

용무린; 마교의 소교주. 즉 구천마존의 아들이다. 마교가 무림맹에 멸망당할 때 십대 초반이었는데 기적적으로 살아남는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으로 원수인 무림맹주 섭장천이 딸 섭아연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아이를 얻는다. 그 아이가 청풍이다.

섭아연; 무림맹주인 철면무제 섭장천의 외동딸. 섭장천이 데릴사위를 들여 자신의 뒤를 잇게 할 생각으로 곱게 길렀지만... 섭아연은 마교의 후손인 용무린과 사랑에 빠진다. 남편이 자살하는 것을 눈앞에서 보고 미쳐 버린다.

장세명; 무림맹의 총관.

사신장; 섭장천이 기른 사실상의 제자들. , , , 운이며 개개인이 절세고수다.

위태무; 마교의 부교주. 위태무의 배신으로 마교는 무림맹에 멸망을 당한다.

독심귀의; 무림맹 소속으로 독공과 의술의 달인이지만 성격이 냉혹하다. 그 때문에 무림맹에서 찬밥 신세가 되자 복수하기 위해 악독한 음모를 꾸미지만...

섭패천; 무림맹 삼태상의 일인. 섭장천의 사촌동생이고 섭장천의 후계자가 된 위진천의 외조부다. , 위진천의 어머니인 섭비연이 섭패천의 딸이다. 유서 깊은 명가 위가장에 딸을 시집 보내지만 사실은 그 위가장이 마교의 사대마가중 하나였다.

쌍뇌신로; 무림맹의 문태상. 무림맹에 마교의 마수가 스며든 것을 알아차린다.

사대마가; 마교를 이루는 네 가문. 마교의 시조인 천마의 직계 천마종가, 번뇌마가, 암흑마가, 혈전마가가 사대마가다. 그중 번뇌마가 위진천의 가문이고 암흑마가가 무림맹의 주적이며 암흑마가의 생존자들이 살인상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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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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