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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다시 건물 밖. 삼엄한 경계

정원의 경물과 동화된 백일몽이 건물을 보고 있고

백일몽; (저 건물 안에 환가년이 있는 건 거의 확실하다.)

백일몽; (하지만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고 루주님께 보고할 수는 없다.)

<자칫 실수했다가는 반 년 전 루주님의 손에 몰살당한 감찰당 형제들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냉상영이 마천루 감찰당의 당주 이하 수하들을 때려죽이던 장면 배경으로 백일몽의 생각 나레이션

백일몽; (위험부담이 있긴 하지만 건물로 잠입해서 확인해야만 한다.) 슥! 앞으로 조심스럽게 이동하고

백일몽; (경비가 삼엄한 게 마음에 걸리지만...)

백일몽; (내 장기가 주변 경물과 완벽하게 동화되는 투영밀법(透映密法)이란 걸 믿고 시도해보자!) 슥! 은신해있던 곳에서 나와 건물 쪽으로 움직인다. 헌데

툭! 아주 가늘어 눈에 거의 보이지 않는 실이 백일몽의 정강이에 걸리고

백일몽; [!] 놀라 아래를 볼 때

덜컥! 덜컥! 앞쪽의 눈 덮인 바닥들이 뒤로 젖혀지면서 직사각형의 공간이 세 개 나타나는데 그곳에 옛날식의 피스톨들이 한 자루씩 들어있다. 단단히 고정된 피스톨의 손잡이를 철사가 당기고 있다.

백일몽; (아차!) 팟! 뒤로 몸을 홱 젖히지만

타탕! 일제히 격발하여 탄환을 발사하는 피스톨들

 

#138>

다시 실내. 진상파와 환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진상파; [알고 계시겠지만 전 일 년 남짓의 기억이 없답니다.]

진상파; [제가 기억을 잃은 기간에 혹시 귀성의 소성주를 만났던 게 아닐까요?] 환설을 주시하며 묻고. 그러자

<무애호유선에 관해서는 일체 손녀에게 말하지 말아주게.> 진무륜의 말을 떠올리는 환설

환설; (무애호유선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려면 시치미를 제대로 떼어야겠지.) + [제가 아는 한 그런 일은 없었어요.] 고개 젓고

진상파; (대답하기 전에 순간적으로 눈빛이 흔들렸다.) + [정말인가요?]

환설; [제가 소보주에게 거짓을 말할 이유는 없지 않겠어요?] 단호하게

진상파; (분명 뭔가 숨기는 게 있다.) + [물론 환소저의 말씀을 의심하는 건 아니에요.] 평온한 표정으로

진상파; [하지만 마음속에서 의혹이 이는 것은 어쩔 수가...] 말할 때 + 타탕! 탕! 요란한 총소리가 들리고

환설; [뭐죠?] 눈 치뜨고

진상파; [이런...] 벌떡 일어나고

진상파; [허락 없이 이곳 소주분점의 후원에 들어선 자가 있었어요!] 급히 문쪽으로 간다

환설; (마천루!) 긴장하며 침대에서 내려서고

 

#139>

건물을 밖에서 본 모습. 무사들이 석궁과 화승총을 사방에 겨누며 경계하고 있다. 긴장하고 있고. 두 명의 나이가 좀 있는 무사는 백일몽이 은신했던 주변을 살피고 있다. 월동문쪽에서 무사들이 몰려오고 있고

진상파; [무슨 일인가요?] 덜컹! 문을 열고 나오고. 돌아보는 무사들

무사1; [침입자가 있었습니다.]

무사2; [어떤 자가 정원 일대에 매설해둔 화통과 연결된 미세철선(微細鐵線)을 건드려서 자동 격발이 있었습니다.] 무사들이 돌아보며 말하고

진상파; [침입자는 어찌 되었는가요?] 건물에서 나와서 백일몽이 숨어있던 곳으로 간다. 환설도 주변 경계하며 건물 밖으로 나오고

무사3; [직접 보시지요.] 백일몽이 있던 주변 살피던 나이 있는 무사가 담장 쪽을 가리키며 말하고

그곳에 피가 뿌려져 있다.

진상파; [화통에 맞았군요.]

무사3; [평범한 자는 아니었습니다.]

무사3; [세 개의 화통이 동시에 발사되었지만 치명상을 피하고 달아났습니다.]

진상파; [핏자국을 따라 추격을 해보되 소주를 벗어나진 마세요.]

[존명!] 무사들 대답하고. 이어

[가자!] 석궁과 화승총으로 무장한 무사들이 담장을 날아 오른다

십여 명의 무사들이 담장을 날아나가고

환설; [저 때문에 번거로운 일이 생긴 것같군요.] 건물에서 나오고

진상파; [아니에요. 잠입했던 자의 표적이 저였을 수도 있어요.]

환설; [마천루나 마교의 인간일 가능성이 높겠어요.]

진상파; [어떤 세력인지는 몰라도 각가지 신병이기로 무장한 저희 천병신기보를 간단히 어쩌지는 못해요.]

진상파; [안심하시고 이곳에서 머물며 정양(靜養)하도록 하세요.]

환설; [말씀은 고맙지만 몸을 움직일 만 하게 되었으니 이만 가보겠어요.] [여러모로 신세를 졌어요.] 고개 숙이고

진상파; [그리 결정하셨다면 더 말릴 수도 없군요.] 말하며 월동문쪽으로 손짓을 하고. 그러자

사내 한명이 급히 달려온다. 손에는 길쭉한 상자를 들고 있고

진상파; [철신귀영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검을 분실하셨지요?] [대단한 건 아니지만 이걸 드리고 싶어요.] 사내가 바치는 상자의 뚜껑을 열고.

상자 안에 들어있는 것은 펜싱용 검이다. 경기용 펜싱이 아니라 칼날도 있고 끝이 날카로운 검이다. 베고 찌르기가 가능한 검이고 손잡이가 반원형의 보호 장치에 둘러싸여있다. 길이는 1.5미터 정도로 상당히 길다. 단 이 장면에서는 칼집에 들어있다. 칼집도 좁고 가는데 장식이 화려하다.

환설; [이러실 필요는...] 난감

진상파; [손막이의 형태 때문에 투(套)라 불리는 검인데 찌르기와 베기가 모두 가능해요.] 상자 뚜껑은 다른 사내에게 주고

진상파; [비록 칼날은 좁고 가늘지만 아주 날카로우니 제법 쓸만할 거예요.] 두 손으로 펜싱을 집어들고

진상파; [아무쪼록 사양하지 말고 받아주세요.] 두손으로 내밀고

환설; (무작정 거절할 수도 없네.) + [고마워요.] 두 손으로 펜싱을 받고

환설; [제왕성에 돌아가는 대로 인편에 반환하도록 하겠어요.]

진상파; [그렇게 하시는 게 편하시면 그리 하세요.] 웃으며 고개 조금 숙이고

환설; [다시 뵙겠어요!] 팟! 날아오르고

곧 현장에서 사라지는 환설. 모여들었던 무사들도 진상파에게 인사하며 현장을 떠나고

진상파; (이청풍...) (그 사람이 제왕성의 소성주인 이청풍이란 말이지?) 환설이 떠난 곳을 보며 생각하고

진상파; (당신이 어째서 내 지워진 기억 속에 들어앉아있는지 반드시 알아내고 말겠다.) 결심하는 진상파

 

#140>

소주 외곽. 강가. 눈이 덮여 있고. 인적은 없고.

쏴아! 갈대가 갑자기 바람에 휩쓸려 얹고 있던 눈을 뿌리고

후둑! 후두둑! 눈 위에 뿌려지는 핏자국. 일직선으로 뿌려지고

퍼억! 갑자기 눈 밭 위에 무언가 나뒹군다. 피가 뿌려지는 끝쪽이고. 이어

백일몽; [끄윽...] 치치치! 은신술이 해제되며 몸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백일몽. 복부에 관통상을 입어서 피를 흘리고 있다

백일몽; [지랄...] 복부를 끌어안고 일어나려 애쓰며

백일몽; [무림인을 상대로 화통을 쓰는 건 반칙이잖아!] [내가 왜구나 오랑캐도 아닌데...] 헐떡이며 일어나고. 배를 누른 손가락 사이로 피가 줄줄 흐르고. 그때

[무슨 일이냐?] 휘익! 날아 내리는 신행태보

백일몽; [집... 집사님!] 안도

신행태보; [천병신기보 소주지점을 감시하던 수하들로부터 네 신변에 변고가 생겼다는 연락을 받고 달려왔다.] 백일몽의 팔을 잡아 부축하고

백일몽; [잘 오셨어요.] 비틀거리며

백일몽; [천병신기보 소주지점에 잠입했다가 실수로...] 탕! 말할 때. 총소리와 함께 탄환이 얼굴 옆을 스친다. 눈 치뜨는 백일몽

신행태보; [화통!] 돌아보고

[저기 있다!] [놓치지 마라!] 날아오는 천병신기보 무사들 십여명. 석궁과 화승총을 쏘려는 자세로 날아온다. 그 중 한명이 화승총을 쐈다. 날아오면서 쏴서 조준이 정확하지 않았다.

신행태보; [버러지들이...] 분노하여 천병신기보 무사들을 향해 가려는데

백일몽; [상대하지 말고 여길 뜨세요.] 신행태보의 팔을 잡아 저지하고

탕! 다시 탄환 한발이 스치고. 반사적으로 몸을 웅크리는 신행태보

날아오는 천병신기보의 무사들 중 한명이 또 총을 쏜 자세로 날아오고 있고

백일몽; [아차 실수해서 화통의 탄환에 맞으면 치명적이에요.] [무엇보다도 빨리 루주님께 보고할 사안이 있어요.]

신행태보; [혹시...] 백일몽을 부축하며 급히 돌아서고

백일몽; [환가년의 행방을 알아낸 것같아요.] 뒤를 보며 말하고

이제 100미터쯤 접근한 천병신기보의 무사들이 정지하며 화승총과 석궁을 쏠 준비를 하고 있다

신행태보; [알았다! 가자!] 팟! 백일몽을 부축하며 날아오르고

타탕! 탕! 슝! 십여명의 천병신기보 무사들이 일제히 화승총과 석궁을 쏘지만

피핑! 핑! 백일몽을 부축해서 날아가는 신행태보의 발치로 스치는 탄환과 화살들

[저것들이...] [빨리 재장전해라!] 외치며 추격하려는 천병신기보 무사들. 그러나

무사3 [추격하지 마라!] 진상파에게 지시를 받았던 나이 든 무사가 화승청을 거두며 동료들에게 손을 뻗어 추격을 중지시키고

[향주님!] 천병신기보 무사들 돌아보고

무사3; [소보주님의 지시도 있고 하니 이쯤에서 추격은 끝낸다.] [저것들의 동료가 가세하기라도 하면 우리가 역으로 위기에 몰릴 수도 있다.] 멀어지는 신행태보와 백일몽을 보며

[예...] 다른 무사들도 납득하며 석궁과 화승총을 겨누고

무사3; (마교나 마천루의 인간인 게 거의 확실한데...)

무사3; (오늘 일로 우리 천병신기보의 장사에 차질이 생기지나 않을지 모르겠다.) 걱정하는 얼굴

 

#141>

넓은 강. 그 강의 어느 포구. 배들이 많이 드나들고. 들어온 배들 중 한척은 여객선이다. 그 여객선에서 내리는 사람들

사람들 사이에 덩치가 좋은 인물이 내린다. 죽립을 쓰고 검을 찼다. 뇌공량이다.

사람들에 섞여 포구의 거리로 들어서는 뇌공량

포구의 상가중 한 주점. 이층 창가 자리에 숨듯이 앉아서 내려다보고 있는 인물. 마교의 당주인 염숭환이다

주점 앞 거리를 지나는 뇌공량

염숭환; (호법마존, 아니 천검 뇌공량!) 긴장하고

염숭환; (저분이 제왕성에서 나왔다는 보고를 받고 긴가민가해서 직접 확인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인데...)

염숭환; (제왕성의 사실상 성주인 저분이 반 년 만에 강호로 나왔으니 무림이 한번 뒤집어지겠구나.)

<게다가 제왕성을 나온 후 저분의 경로는 곧장 항주로 향하고 있다.> 거리를 지나는 뇌공량의 모습 배경으로 염숭환의 생각

염숭환; (의심의 여지도 없이 지절 위극겸을 찾아가는 중이다.) 뇌공량의 뒷모습 보면서 긴장한 표정

염숭환; (더 늦기 전에 루주님께 보고를 올려야한다.) 일어난다.

염숭환; (천검 뇌공량으로 하여금 지절 위극겸을 만나게 했다가는 루주님의 마성이 폭발해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입구쪽으로 오는 염숭환의 긴장한 얼굴 크로즈 업

#142>

어느 도시. 저녁 무렵

화려한 저택. 평범한 부잣집 분위기. #53>에 나온 소수마녀의 은신처.

월동문이 달린 정원. 잘 가꿔진 정원. 정원에는 화려한 누각이 있고

그 누각으로 오는 소녀 동동. 두 손으로 약사발이 올려진 작은 쟁반을 들고 종종 걸음으로 다가온다

동동; [단주님! 소녀 동동이에요.] 문을 열고 들어간다

동동; [약 드실 시간이에요.] + [!] 말하며 들어서다가 흠칫! 하고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 있다가 문쪽으로 손을 들어 조용히 하라는 시늉하는 소수마녀. 몸이 전보다 더 불었다. 청풍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고. 그래도 검고 헐렁한 옷을 입어서 살이 좀 찐 것 정도로 보인다.

동동; (우리 배교의 장로이신 미고(迷姑)로부터 보고를 받으시는 중이구나.) 침 꼴깍! 삼키며 멈춰서고

소수마녀; [확실한 정보인가요?] 누군가에게 묻고

<그렇습니다. 이청풍은 무창 근처에서 남동진(南東進) 중이고 무혈마녀는 항주를 떠나 남서진(南西進)하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대답

<수하들이 여러 가지 변수를 조합해서 분석해본 결과 이청풍과 무혈마녀의 경로는 천목산(天目山) 근처에서 겹칠 가능성이 칠할 이상입니다.> 이어지는 음성

소수마녀; [이청풍이 남서진하고 있는 목적이 무엇라고 생각하시나요?]

<천목산에 혈궁의 주요한 거점이 있지 않습니까?>

소수마녀; [장춘곡!] 눈 번뜩이고

<대륙전장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한 것으로 미루어 보건데 이청풍은 장춘곡에 모일 미몽살객들을 일망타진할 생각인 듯합니다.>

소수마녀; [이청풍은 혈궁에 철천지한을 품고 있으니 그럴 가능성이 높겠군요.] 고개 끄덕이고

소수마녀; [이청풍은 그렇다 치고...]

소수마녀; [무혈마녀는 무슨 일로 항주를 떠나 천목산쪽으로 진행 중인가요?]

<제왕성의 사신장 중 주작신후 환설을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소수마녀; [별일이군요.] 찡그리고

소수마녀; [마천루의 루주 정도 되는 인간이 직접 어린 계집을 노리다니...]

<환설이 무혈마녀의 역린(逆鱗)을 건드린 정황이 있습니다.>

소수마녀; [지절 위극겸에 관련된?] 눈 반짝

<그렇습니다.>

소수마녀; [제 핏줄까지 가차 없이 몰살시킨 냉혹한 마녀에게 찍혔으니 주적신후 환설도 끝이 좋지 않겠군요.] 끄덕이고

<비록 천목산이 작지 않은 산이긴 해도 이청풍이나 무혈마녀 정도의 고수라면 서로의 존재를 어렵지 않게 감지할 것입니다.>

소수마녀; [둘이 격돌했을 때의 결과는 어찌 보시나요?]

<이청풍이 천추각에 들어가서 절세고수가 된 것은 분명하지만... 무림삼천중 한명인 무혈마녀가 상대여서는 죽을 가능성이 팔할 이상일 것입니다.>

소수마녀; [그렇군요.] 뭔가 생각하다가

소수마녀; [혈영공주 용설영으로부터의 지령도 있고 하니 이청풍의 행로는 수시로 알려주세요.]

<존명!> 대답이 들리고

동동; (드디어 끝났네.) 참았던 숨을 내쉬고

무언가 생각중인 소수마녀

동동; [약 드세요 단주님!] 조심스럽게 다가가 쟁반을 내밀며 눈치를 살피고

소수마녀; [고맙구나.] 건성으로 대답하며 약사발을 집어들고

뭔가 생각하며 약을 마시는 소수마녀.

동동; (생각이 온통 딴 데 가 계시네.) 그걸 보며 생각

동동; (아마 이청풍이라는 그자 때문일 텐데...) 소수마녀의 약간 부른 배를 보고

<지난 몇 달 새 단주님의 몸이 급격히 불고 있는데... 어쩌면 이청풍이란 사람 때문일 수도 있겠네.> 배가 좀 불룩한 소수마녀의 모습 배경으로 동동의 생각.

동동; (내 생각이 맞는다면 본교의 교도들에게는 말 그대로 날벼락인데...) 생각할 때

소수마녀; [잘 마셨다.] 탁! 다시 약사발을 쟁반에 내려놓고

동동; [빈혈이 심하신 게 심상치 않아요. 의원에게 진맥을 받아보시는 게 어떠신가요?] 눈치 보며

소수마녀; [내 몸은 내가 잘 아니 걱정하지 마라.] [그보다 한동안 집을 비워야할 것같으니 수고를 하거라.] 일어나고

동동; [어딜 가시려구요?]

소수마녀; [내가 직접 개입할 사안이 생겼다.] 입구쪽으로 오며 진지한 표정이 되는 소수마녀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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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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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금릉> 아침.

<-대륙전장> 이른 시간이지만 사람들과 우마차 많이 드나들고

봉천철탑. 주변을 오가는 사람들이 긴장한 표정으로 탑을 보고 있고. 탑 입구에는 얼굴에 가면을 쓴 괴인들이 두 명이 지키고 있다. 다른 작품의 혈교 <지법사>들 모습. 이자들은 무공이 아니라 술법을 쓴다. 이 작품에서는 그냥 법사로 표기

무사1; [저자들 누구야?] 탑에서 좀 떨어진 곳에 동료들과 함께 서서 탑 입구를 보며 눈을 흘기고

무사2; [소문으로 떠돌던 혈궁의 법사(法師)들이야.] 눈치 보며 대답

무사1; [호풍환우하고 귀신도 부린다는 혈궁의 법사들이 무슨 일로 우리 대륙전장에 나타난 건가?] 놀라고

무사2; [잘은 모르겠지만 이틀 전 봉천철탑이 털린 것과 관련이 있을 게야.]

무사1; [백명 가까운 인명이 살상당한 끔찍한 사건이긴 한데...] [그 일이 혈궁과 관련이 있었던 건가?]

무사2; [전부터 장주님이 혈궁과 관련이 있다는 풍문이 돌았었잖아.]

무사1; [그럼 그 풍문이 그냥 헛소문이 아니었겠구만.]

무사2; [방금 전 장주님이 봉천철탑 안으로 안내한 비구니가 아마 혈궁에서 파견한 높은 분일 거야.]

무사1; [이틀 전 일로 자칫하다간 장주님 신변에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겠구만.] 걱정하며 탑을 보고

 

#131>

그 탑의 맨 위층.

청풍이 서류들과 부적을 태운 향로를 살피고 있는 네 명의 법사들. 두 명은 향로 모서리를 한손을 잡은 채 눈을 감고 있고 다른 두 명은 향로 주변을 살핀다. 그걸 지켜보고 있는 십면혈신의 손녀 용설영. 용설영 뒤에는 냉혈전호가 무릎을 꿇고 있고. 입구쪽에는 총관 조진행을 비롯한 나이 든 인물들 십여명이 불안한 표정으로 서있다. 모두 옷을 화려하게 입고 있다. 대륙전장의 지점장들

향로 모서리를 잡고 주문을 외우는 두 명의 법사. 눈을 감은 채

징! 향로가 달아오르고

슈우! 향로에서 나비 형상들이 날아오르고

<나비...> <술법을 써서 저 향로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읽고 있구나!> 조진행과 지점장들 놀라고 긴장하고.

이어 청풍이 향로에 불붙은 서류철을 집어넣던 장면이 흐릿하게 떠오른다.

그걸 보고 찡그리는 용설영.

스스스! 향로에서 날아오르던 나비 형상들과 청풍의 모습이 소멸되고

감았던 눈을 뜨며 서로를 향해 고개 끄덕이는 법사들

법사1; [확인했습니다 공주님!] 향로를 놓으며 용설영에게 고개 숙이고

법사1; [이청풍은 이 향로에 만류집책 전권과 각몽초혼부 전부를 넣고 태워버렸습니다.] 향로를 가리키며

법사2; [이청풍이 만류집책을 없앤 사실을 소문낼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법사2; [그럼 우리 혈궁에 복속하고 있던 문파들 중에서 딴 생각을 할 것들이 속출할 것입니다.]

법사1; [반면 각몽초혼부를 불태운 목적은 확정하기가 어렵습니다.]

법사1; [다만 이청풍이 각몽초혼부를 태워서 미몽살객들을 어디론가 소환한 것은 분명합니다.]

용설영; [장춘곡!] 이를 갈며 말하고

법사1; [장춘곡이라면...] 흠칫! 하고

용설영; [청풍이놈은 미몽살객들을 한 곳에 모아 일망타진할 생각일 것이다.]

용설영; [그럴 경우 미몽살객들이 의심을 품지 않고 집결할 곳이 어디이겠느냐?]

법사2; [미몽살객들이 정기적으로 모여서 쉬는 장춘곡이겠습니다.] 깨닫고

용설영; [만류집책이 불타버린 이상 본궁에 복속했던 문파들은 믿을 수 없다.]

용설영; [살인상단과 본궁의 법사들과 접촉해서 청풍이 새끼의 종적을 찾으라고 전해라.]

[존명!] 대답하며 허리 숙이는 법사들. 이어

네 명 모두 향로 모서리를 한손으로 잡고

주문을 외우는 법사들. 그러자

지징! 향로가 다시 달아오르고

슈우! 향로에서 실같은 검은 연기가 흘러나오고

조진행; (술법으로 다른 법사들과 접촉을 시도하는구나.) 긴장하며 보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대륙전장 총관 조진행(趙進行)>

용설영; [청풍이 놈을 잡아 죽이는 건 차후의 문제고...] 냉혈전호를 향해 돌아서고

모두 긴장하고

용설영; [냉혈전호 황보륜!] [너는 본궁이 수백 년 간 공들여 무림에 구축해놓은 기반을 일거에 말아먹었다.] 살벌하게

용설영; [그동안의 충성을 감안하여 기회를 줄 테니 할 말 있으면 해봐라.]

냉혈전호; [속하의 무능에 대해서는 유구무언일 뿐입니다.] 고개 숙인 채

용설영; [유구무언?] [오랜만에 맞는 말을 하네.] 냉소

냉혈전호; [한번만 더 기회를 주시면 이틀 전의 추태를 기필코 만회해 보이겠습니다.] 고개 들며 애원하는데

콱! 냉혈전호의 정수리를 움켜잡는 용설영의 손아귀. 부릅뜨는 냉혈전호의 눈이 용설영의 손 아래로 보이고

공포에 질리는 조진행과 지점장들

용설영; [유언을 할 기회를 주었더니 헛소리로 날려버렸잖아!] 콰직! 용설영의 손톱이 냉혈전호의 머리통르로 파고들고. 당연히 피가 흐른다

냉혈전호; [공... 공주님!] [제발 자비를...] 지지지! 벼락에 휘감기며 애원하고

용설영; [어리석은 인간!] [널 조부님께 넘기지 않고 내 선에서 끝내는 게 자비를 베푸는 것임을 모르겠어?] 지지지! 냉혈전호의 머리통으로 파고 든 용설영의 손에서 더 강한 벼락이 일고

냉혈전호; [끄윽!] 지지지! 감전되는 모습으로 눈이 돌아가고. 직후

츠츠츠! 용설영의 손이 핏빛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냉혈전호; [끄으...] 츠츠츠! 그에 따라 용설영의 손아귀에 머리가 잡힌 냉혈전호의 얼굴은 급격히 쭈글쭈글 말라간다

<장... 장주님의 몸이 건어물처럼 말라비틀어지고 있다!> 냉혈전호의 얼굴 배경으로 조진행과 지점장들의 놀람과 경악

<반면 혈영공주(血影公主)님의 손과 팔뚝은 피에 담갔다가 꺼낸 것처럼 검붉어지고 있다!> 츠츠츠! 손에 이어 팔뚝까지 붉어지는 용설영의 손과 팔뚝 보여주고

조진행; (혈궁의 저주받을 술법 흡성대법(吸星大法)이다! 인간의 피와 내공을 함께 흡수해서 말려버린다는...!) 공포에 질릴 때

[!] 눈 부릅뜨며 소리없이 기합을 넣는 용설영. 그러자

화악! 용설영의 몸에서 빛이 터지는 것 같고. 반면

츠츠츠! 냉혈전호의 몸은 단번에 미이라가 된다.

용설영; [하아!] 오르가즘을 느끼는 표정이 되고

슥! 새빨간 손을 냉혈전호의 머리에서 떼는 용설영

스륵! 미이라가 되어 나뒹굴려는 냉혈전호의 몸뚱이

퍼억! 바닥에 널부러지는 냉혈전호의 시체를 공포에 질려 보는 조진행 일행

용설영; [하라는 일은 안하고 영약을 얼마나 사 처먹었는지 공력이 제법 튼실했었네.] 슥! 핏빛으로 변한 손을 들어보면서 마녀처럼 웃고

용설영; [그동안 쌓아놓은 공력과 혈기(血氣)를 내게 바친 걸 가상하게 여겨 네놈의 피붙이들은 해치지 않겠다.] 냉혈전호의 시체를 내려다보고.

츠츠츠! 그 사이에 새빨갛게 변했던 용설영의 손은 점점 옅어지더니

쿵! 다시 원래 색으로 돌아가는 용설영의 손

조진행; (장주의 몸에서 흡수한 정기를 모두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구나.) 긴장과 공포에 질린 표정. 그때

용설영; [조진행!]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 손을 살피며 부르고

조진행; [예... 옛! 공주님!] 기겁하며 급히 포권하고

용설영; [이 무능한 인간을 대신해서 네가 대륙전장의 장주대행을 맡아라.] 발로 냉혈전호의 시체를 툭 차며

조진행; [존명!]

용설영; [정식으로 대륙전장의 장주직을 맡길 것인지의 결정은 반년 후에 내리겠다.] [그동안 능력을 보여 봐라.]

조진행; [심신을 바쳐 기대에 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깊이 고개 숙이고

용설영; (청풍... 청풍...) 그런 조진행은 보지 않고 법사들을 본다.

용설영; (조금만 더 기다려라. 이 누나가 네놈을 귀여워해주러 찾아갈 테니...) 사악하게 웃고

 

#132>

<-장강> 낮. 높은 절벽 사이를 흐르는 넓은 강

강이 한 구비 돌아가며 생긴 모래톱. 바로 청풍이 무애검조 섭장천을 묻은 곳

언덕 위에 서있는 청풍과 흑모신원

청풍이 보고 있는 바닥. 구덩이만 있고

청풍; (사조님의 가묘(假墓)가 파헤쳐졌다.) 당혹

청풍; (설마 원수들이 사조님의 유해를 욕보였단 말인가?)

청풍; (그게 만일 사실이라면...) 이를 갈고

청풍; (나는 기꺼이 마귀가 되고 말 것이다!) 강렬한 표정. 헌데

 

근처 절벽 위에서 숨어서 보고 있는 복면인. 살인상단의 자객이다.

자객; (제왕성 소성주 이청풍...)

자객; (소수마녀님의 지시로 이곳을 감시하고 있었던 보람이 있었다.) 눈 번뜩이고

 

#133>

낮. 한적한 강가. 앞쪽은 강이고 삼면이 높은 절벽으로 둘러싸인 음침한 장원. 음침한 인상의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고

<-마천루 비밀분타> 위 장원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음침한 지하 복도. 일정 간격으로 서있는 무사들. 모두 초긴장. 걸어오는 냉상영. 마녀같은 분위기. 냉상영의 뒤로 신행태보가 역시 긴장한 표정으로 따라오고 있고

고개 숙이는 무사들

복도의 끝. 철문. 무사들이 지키고 있다가

철컹! 서둘러 문을 여는 무사들

철문 안으로 들어가는 냉상영

철문 내부. 중앙에 눈이 하나 사라진 철신귀영이 무릎을 꿇고 있고. 헐크같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고. 몇 명의 노인들이 밀실에 서있다. 밀실 문 정면에는 화려한 의자가 하나 놓여있고.

냉상영이 들어오자 뒤에서 철문이 닫히고

철신귀영; [죽여주십시오 루주님!] 고개 조아리는 철신귀영.

쌩 까며 그자 옆을 지나는 냉상영. 신행태보는 문간에 서있고

모두 긴장이 극에 달하고

냉상영; [말해 봐!] 슥! 의자에 앉으려 돌아서며 말하고. 무릎 꿇고 있던 철신귀영도 방향을 틀어 냉상영을 보며

냉상영; [육합마신의 일인인 당신이 계집 하나 잡아 죽이지 못하고 그런 몰골이 되어 돌아온 이유를!] 의자에 앉으며 살벌하게

철신귀영; [유구무언(有口無言)일 뿐입니다.] 고개 조아리고

냉상영; [부끄러워서 말이 입 밖으로 안 나온다?] 노려보고

고개 조아린 채 대답 못하는 철신귀영

냉상영; [종집사!] 신행태보에게

신행태보; [예 루주님!]

냉상영; [당신이 대변(代辯)해봐!]

신행태보; [철신귀영께서 그 계집을 척살하기 직전 천병희 진상파가 나타나 훼방을 했다고 합니다.]

냉상영; [진상파... 진상파...] 이를 바득 갈고. 무시무시한 살기가 뿜어지고

오싹! 소름이 돋는 실내의 사람들

냉상영; [진천이가 관심을 보이기에 예뻐해주려 했거늘... 감히 허튼 짓을 했단 말이지?] 이를 갈고

냉상영; [진가년이야 소재가 확실하니 손을 봐주는 것도 어려울 게 없고...]

냉상영; [하녀인 척 그이를 엿본 년의 정체는 뭐냐?] 살기를 뿜어내며 이를 갈고

신행태보; [확실치는 않지만...] 철신귀영을 곁눈질하며

신행태보; [제왕성 사신장중 주작신후 환설인 것같습니다.]

냉상영; [제왕성의 인간이었단 말이지?]

신행태보; [전후의 경과를 살펴보건데 거의 확실합니다.]

냉상영; [그년 때문에 그이의 종적이 제왕성에 알려졌을 게 뻔하고...] [도저히 용서가 안되네.]

냉상영; [본루와 마교의 전력을 총 동원해서 환가년의 소재를 찾아내라!]

냉상영; [내 손으로 그년을 찢어죽이고 말겠다!] 무시무시한 표정

 

#134>

<-제왕성> 제왕성의 모습. 낮. 역시 겨울이라 눈에 덮인 모습이고

대청. 검객들이 경비를 서고 있고

[!] 천을 펼쳐들고 놀라는 뇌공량. 대청의 의자에 앉아있다.

황보신; [주작신후를 따라간 신응이 가져온 보고서입니다.] 뇌공량 앞에 청룡신장과 함께 서서 말하고

황보신; [주작신후의 눈썰미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니 보고서의 내용은 사실이라고 봐야할 것입니다.] 흥분 감추며 조심스럽게

뇌공량의 떨리는 두 손. 두 손으로 펼쳐든 천에는 위극겸이 상복을 입고 객점의 정원에 무릎 꿇은 채 앉아있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청룡신장; [무슨 사연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이(二)공자께서 무사하신 게 확인되었습니다.] 역시 조심스럽게

청룡신장; [먼저 축하의 말씀 올리겠습니다.] 포권하고

뇌공량; [고맙소 청룡신장!] 천을 내려놓고. 이어

뇌공량; [총관!] 황보신에게

황보신; [하명하시지요 대공자!]

뇌공량; [당분간 제왕성의 일은 총관께서 사신장과 함께 맡아주시오.] 일어나고

황보신; [대공자께서는?]

뇌공량; [둘째를 만나봐야지요!] 눈시울이 붉어지고

뇌공량; [사부님의 유고를 알고 있으면서도 어찌하여 제왕성으로 돌아오지 못하는지를 물어봐야하니...] 심각한 표정 크로즈 업

 

#135>

<-소주(蘇州)> 낮. 항주보다는 좀 작은 도시.

<-천병신기보 소주분점> 번화가에 자리한 가게. 금속으로 만든 수많은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고. 손님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가게 뒤편은 상당히 넓은 장원.

월동문이 있는 담장으로 구획된 후원.

석궁과 화승총으로 무장한 무사들의 경비를 서고 있고. 3-4미터 마다 한명씩 서있는 모습이다. 헌데

스으! 정원의 바위들 사이로 반투명한 물체가 나타난다. 뒷배경이 그대로 투영되어 보이는 사람의 형상. <프레데터>의 스텔스 기능 같다. 얼굴에 달라붙는 복면을 쓴 여자의 형상이고. 백일몽 캐릭터다. 이 작품에서도 이름은 백일몽

백일몽; (유달리 삼엄한 경비...!) 윤곽만 있는 모습으로 건물쪽을 보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마천루 감찰당 부(副)당주 백일몽(白日夢)>

백일몽; (매 십보(十步)마다 한명씩 강노(强弩)와 화통(火筒;화승총)으로 무장한 자들을 배치해 놨다. 그렇다는 건...)

백일몽; (천병신기보의 소주분점인 이곳에 환설이란 년이 숨어있다는 유력한 증거다!) 눈 번득이고

 

#136>

건물 내부. 창문도 굳게 닫혀 있어서 밀실 분위기 나는 실내. 벽쪽에 놓인 침대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은 환설이 운기조식 중이다. 옷은 제대로 입었고. 맞은편에 놓인 의자에 진상파가 앉아서 보고 있고. 진상파는 두루마리를 하나 왼손에 들고 있다.

스으! 스으! 환설의 몸에서 일어나는 열기. 비지땀을 흘리고.

진상파; (주작신후 환설!) (나보다 겨우 몇 살 더 많은 나이로 제왕성의 사신장 중 한명이 된 이유가 있었다.)

<내공의 기초가 반석 같아서 내가 준 영약의 기운을 거의 완전하게 흡수하고 있다.> 환설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진상파; (그 때문에 보통 사람이었다면 사경을 헤매었을 중상을 입었었지만 불과 사흘만에 완치되었다.)

진상파; (짐작컨대 무애검조께서도 이 여자를 제자로 삼을까말까 고심을 하셨을 것 같다.) 생각할 때

환설; [후우...] 긴 한숨을 토하고

스스스! 몸에서 일어나던 열기도 갈아앉고

천천히 눈을 뜨는 환설

진상파; [축하드려요. 내상을 거의 치유하신 것같군요.]

환설; [고마워요.] 미소

환설; [소보주께서 아끼지 않고 내어주신 영약들 덕분이랍니다.]

진상파;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몸이 받아들이지 못하면 무용지물 아니겠어요?]

진상파; [환소저께서 조속히 상세를 다스리실 수 있었던 것은 약보다는 환소저의 빼어난 체질 덕분이라 생각해요.]

환설; [좋게 말씀해주셔도 제가 구명지은을 입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답니다.]

환설; [반드시 결초보은(結草報恩) 하겠어요.] 고개 숙이고

진상파; [결초보은이라니 말씀이 너무 무겁군요.]

진상파; [대신 저의 작은 부탁을 한 가지 들어주셨으면 해요.]

환설; (느닷없이 나타나 날 도와준 데는 목적이 있었었던 것같네.) + [무엇이든지 말씀만 하세요.]

환설; [제 능력 닿는 대로 보답을 하겠어요.]

진상파; [그리 말씀하시니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부탁을 드릴 수 있게 되었군요.] 두루마리를 펼치고

진상파; [이 인물에 대해서 아시는 대로 말씀해주시기 바래요.] 두루마리를 펼쳐서 환설에게 보여주고

[!] 놀라는 환설

<소성주님!> 쿵! 두루마리에 그려진 것은 청풍의 얼굴이다.

진상파; [실제로 본 기억이 없음에도 제가 자주 꿈에서 보는 인물인데...]

진상파; [환소저께서 아시고 계실 것같은 생각이 들더군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환설을 보며 말하고

환설; (진상파도 언젠가는 소성주를 만나게 될 테니 무작정 시치미를 뗄 수가 없다.) + [그분이 누군지 알고 있어요.] 고개 끄덕

진상파; [이 인물이 환소저에게는 매우 특별한 존재인 모양이죠?]

환설; [맞아요!] 끄덕

환설; [그분은 저희 제왕성의 소성주님이시랍니다.]

진상파; [제왕성의 소성주!] 놀라고

환설; [제왕삼신재의 셋째이신 인초 이무외님의 아들인데...] [성주님에 의해 후계자로 지명을 받으셨답니다.]

진상파; [난 귀성의 소성주를 만난 기억이 없어요.] 찡그리고

진상파; [헌데 어째서 자주 꿈에 보이는 걸까요?] 환설을 주시하며

환설; [아마 저희 소성주와 소보주가 천생연분인 까닭이겠지요.] 억지로 웃고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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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설; [큭!] 가앙! 쩍! 전력으로 양손의 단검을 휘둘러 철신귀영의 눈과 목을 노리면서 몸을 뒤로 홱 날리고. 휘두르는 단검에서 검기가 1미터 이상 내뻗힌다.

카캉! 쩍! 목과 질끈 감은 철신귀영의 눈 부위를 스치고 지나는 환설의 검기. 역시 전혀 상처를 내지는 못하고. 오히려

찌직! 다시 옆구리의 옷이 철신귀영의 손아귀에 걸려 찢기는 환설. 환설의 몸은 절벽 밖의 허공으로 튕겨져 나가고 있고. 절벽은 그리 높지 않다

철신귀영; [카캇! 본격적으로 데리고 놀기 전에 알몸으로 춤을 추게 해주마!] 화악! 유령같이 환설을 덮쳐오고. 양손으로 끌어안으려 한다.

환설; (천근추(千斤錘)!) 눈 부릅. 순간

화악! 엄청난 무게의 쇳덩이처럼 아래로 확 떨어지는 환설의 몸. 그 바람에 철신귀영의 양손은 환설의 머리 위 허공을 끌어안고

철신귀영; [어이쿠!] 허공을 끌어안고 허공에서 휘청하고. 웃으면서 내려다보며

환설; (최악의 상대다!) 쾅! 절벽 아래 계곡 바닥에 굉음을 일으키며 내려서며 위를 올려다보고

철신귀영; [임기응변이 제법이로구나!] 화악! 역시 쇳덩이처럼 확 떨어지는 철신귀영

환설; (피하자! 정면승부로는 승산이 없다!) 휘익! 사력을 다해 몸을 날려 절벽 아래쪽의 계곡 안쪽으로 날아가고. 계곡은 왼쪽으로 휘어져 있다.

철신귀영; [이년아! 거기 서라!] 쾅! 휘익! 굉음을 내며 절벽 아래쪽에 내려섰다가 공처럼 튀어 올라 환설을 추격하는 철신귀영

환설; (내 검법은 정교하고 빠른 게 특징인데...) 마귀처럼 바로 뒤로 따라붙는 철신귀영을 곁눈질하며 날아가고

<저자의 몸은 도검이 불침할 뿐 아니라 나를 압도하는 경신술을 지녔다.> 화악! 뒤에서 끌어안으려는 철신귀영의 모습을 배경으로 환설의 생각 나레이션

환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상대이니 도망치는 게 최선이다.) 팟! 옆으로 벼락같이 덤블링 해서 철신귀영의 두 손을 겨우 피하고. 바로 앞쪽이 계곡이 휘어지는 부분이다. 그곳에 상당히 큰 바위가 서있고

철신귀영; [어이쿠!] 쾅! 돌진하던 엄청난 기세로 그 바위를 어깨로 부딪혀 박살내며 엄살을 피우고

쐐액! 그 사이에 계곡 안쪽으로 새처럼 날아가는 환설

철신귀영; [포기해라 이년아!] 팟! 용수철처럼 튀어올라서

철신귀영; [네년이 오늘 노부의 손아귀를 빠져나갈 가능성은 없다!] 휘익! 환설을 추격하며 신나게 외치고

쐐액! 계곡 끝으로 사력을 다해 날아가는 환설

앞쪽은 막다른 곳. 높은 절벽이 나타나고

환설; (저 절벽을 넘으면 서호가 멀지 않다.) 절벽을 보며 날아가고

환설; (서호까지만 가면 어떻게든 떨쳐버릴 수 있을 것이다.) 쐐액! 더 속도를 내서 도약하려 하고. 하지만 그 직후

환설; [!] 무언가 느끼고 눈 부릅뜨는 환설. 그 뒤로 집채만한 바위가 날아온다. 약간 위쪽으로 날아와서 환설이 도약하지 못하게 방해한다.

환설; (위험...!) 팟! 도약하려다가 방향을 급히 틀어 옆으로 날아가고

쾅! 환설이 뛰어넘으려던 높은 절벽 중간을 강타하는 바위

드드드! 무너질 듯 뒤흔들리는 절벽. 절벽을 때린 바위는 부서져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는 중이고

휘익! 옆으로 날아가며 뒤를 돌아보는 환설. 철신귀영이 무언가를 던진 자세로 날아오는 게 보이고

환설; (무서운 늙은이...) 팟! 내려서며 절벽을 등지고 돌아서는 환설, 절벽을 때린 바위는 부서져서 바닥에 흩어지고 있고

철신귀영; [여기까지다!] 휘익! 그런 환설의 앞으로 내려서고

철신귀영; [가망 없는 발버둥이니 적당히 치도록 해라.] 우둑! 두 손 마주 쥐어 소리를 내며 음험하게 웃고

환설; (눈을 노려야한다!) 쇄도하고

환설; (이 노마의 유일한 약점은 아마도 눈일 테니...)

철신귀영; [말귀를 못 알아듣는 암컷이로구나!] 화악! 손 형상을 여러 개로 만들어 환설을 움켜쥐려 하고. 손들이 미사일처럼 환설에게 날아들고

환설; (하지만 바로 눈을 노리면 방어할 게 뻔하니...) 파팟! 현란하게 몸을 움직여 철신귀영의 손을 피하며 파고들며

환설; (눈을 노린다는 사실은 철저히 숨겨야한다!) 부악! 쩍! 단검을 휘두르는 환설. 철신귀영의 목과 가슴을 베어가고

철신귀영; [쇠붙이 따위 통하지 않는다는 걸 모르겠다는 것이냐?] 부악! 빠르고 강력하게 손으로 환설의 몸통을 휩쓸어가지만

환설; (지금이다!) 팟! 갑자기 뒤로 휙 날아올라 피하는 환설.

환설; (맞아라!) 츄학! 그러면서 단검 하나를 앞으로 던지는 환설. 아주 빠르다

[!] 눈 부릅뜨는 철신귀영. 그자의 눈 바로 앞에까지 날아든 단검의 날카로운 끝 부분

철신귀영; [큭!] 팟! 사력을 다해 고개를 옆으로 돌리는 철신귀영

핏! 단검의 끝이 간발의 차이로 철신귀영의 눈동자를 스치고 지나간다.

환설; (아깝다!) 휘릭! 절벽을 등지고 내려서고

환설; (저자의 반응이 조금만 늦었어도 눈을 궤뚫어 버릴 수가 있었을...) + [!] 생각하다가 눈 부릅뜨고

부악! 이미 철신귀영의 주먹이 옆구리로 날아들고 있다.

쾅! 옆구리를 강타당해 몸이 꺾이는 환설

쾅! 5미터쯤 날아가 절벽에 처박히는 환설의 몸뚱이. 그 앞에서 훅을 쳐올린 자세로 멈춰선 철신귀영

콰당탕! 절벽 아래로 나뒹구는 환설

환설; [끄윽!] 옆구리를 움켜잡고 일어나려 애쓰는 환설. 한손에는 단검을 들었고

철신귀영; [죽일 년...] 이를 갈며 다가서는 철신귀영. 눈 꼬리를 타고 피가 흐른다. 눈이 조금 베어졌고

철신귀영; [감히 노부의 눈을 노렸겠다?] 이를 갈며 눈꼬리를 따라 흐르는 피를 닦고

철신귀영; [가랑이를 찢어 죽이겠다.] 이를 갈며 환설에게 다가오고. 환설은 옆구리를 움켜잡고 필사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한손의 단검을 앞으로 겨눈 채

환설; (늑골이 몇 개인가 부러져 장기를 찌르고 있다.) 입과 코로 피를 흘리며 절망

환설; (이래서는 이 노마의 손에서 벗어날 수 없는데...) 절망하고

철신귀영; [각오해라 계집!] 화악! 양손으로 환설을 움켜잡아 오고

환설; [!] 절망하면서도 하나 남은 단검으로 철신귀영을 마주 베어가려 하고. 바로 그때

화악! 절벽 위에서 날아 내리는 여자의 형상. 다리를 아래로 하고 무기를 쳐들었다. 바로 진상파. 진상파가 쳐든 무기는 물론 만근척이고

철신귀영; [얼씨구!] 환설을 움켜쥐려다가 비웃으며 고개를 들어 위를 보고

[!] 환설도 올려다볼 때

부악! 만근척으로 철신귀영의 머리통을 내리쳐오는 진상파

철신귀영; [또 계집이냐?] 비웃으며 고개만 옆으로 돌려 만근척이 머리를 때리는 걸 피하고. 하지만

꽝! 그자의 어깨를 강하게 내리치는 만근척. 순간

콰직! 뼈가 부러지는 모습을 X-레이 사진으로 보여주고. 겉은 멀쩡하지만 속으로 뼈가 부러진 모습이고

철신귀영; [크악!] 팟! 비명 지르며 옆으로 날아가고. 만근척에 맞은 어깨를 늘어트리면서

환설; (저 노마의 몸에 타격을 가했다!) 놀랄 때

팟! 휘익! 지면에 내려섰다가 다시 튀어 오르며 철신귀영을 추격하는 진상파. 철신귀영은 만근척에 막아 뼈가 부러진 어깨를 감싸 쥔 채 비틀거리며 물러서고 있고

환설; (진상파?) 비로소 진상파를 알아보고 눈 부릅뜰 때

부악! 만근척을 철신귀영의 머리를 노리고 휘둘러가는 진상파

철신귀영; [이년이...] 콰득! 물러서던 몸을 급정거해서 세우며 이를 갈고

철신귀영; [까불지 마라!] 부악! 벼락같이 앞으로 돌진. 미식축구 선수가 보디체크 하듯

부악! 만근척으로 철신귀영의 머리통을 내려치는 진상파

팔을 들어 머리를 막으며 돌진하는 철신귀영

꽝! 만근척이 철신귀영의 팔을 내리치고.

콰직! 철신귀영의 팔뚝 뼈가 부러지는 모습을 X-레이 사진으로 묘사. 하지만

철신귀영; [크아!] 쾅! 뼈가 부러지지 않은 어깨로 진상파의 명치를 치는 철신귀영. 충격 받고 눈 치뜨는 진상파

펑! 5미터쯤 뒤로 날아가는 진상파. 동시에

철신귀영; [끄아아악!] 팔뚝 뼈가 부러진 고통으로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비틀거리는 철신귀영

콰드드드! 겨우 버티며 내려서는 진상파의 두 발이 바닥에 고랑을 내며 밀려나고. 환설이 비틀거리며 서있는 곳과 멀지 않다.

진상파; [컥!] 명치를 철신귀영의 어깨에 맞은 충격으로 몸을 앞으로 숙이며 피를 왈칵 토하는 진상파

철신귀영; [네년... 천병희 진상파였구나!] 비로소 진상파를 알아보고 이를 갈고. 성한 손으로 부러진 팔을 잡고 이를 갈면서

환설; (무엇이든 깨트린다는 만근척으로도 저 노마에게 치명상은 입히지 못했다.) 진상파의 뒤에서 놀라고

철신귀영; [네년도 가랑이를 찢어죽이겠다.] 이를 갈며 진상파에게 다가오고

진상파; (기습으로도 쓰러트리지 못했으니 어려운 싸움이 되겠구나.) 만근척을 앞으로 내밀며 철신귀영을 상대할 준비를 하고. 그때

<저 노마의 시야를 가려주세요.> 전음이 들려 눈 치뜨는 진상파

환설; <그럼 마무리는 내가 할게요.> 진상파의 뒤로 의식적으로 몸을 숨기며 전음을 보내고.

진상파; (뭔가 생각이 있겠지!) 슥! 생각하며 환설의 앞을 가리는 위치로 움직이며 앞으로 나간다

철신귀영; [크아!] 팟! 다시 보디체크로 돌진하는 철신귀영. 엄청난 빠르기. 마치 포탄이 쏘아진 것같고

버티고 서서 만근척을 야구배트처럼 휘두르려는 자세의 진상파. 그런 진상파의 몸에 가려 환설의 모습은 안보이는데

철신귀영; [죽인다!] 화악! 이를 갈며 어깨로 진상파를 들이받으려 하고. 하지만 그 직후

화악! 진상파의 뒤에서 날아오르는 환설. 단검을 거꾸로 들었다. 칼 끝을 손가락 두 개로 잡아 던지려는 자세

철신귀영; (아차!) 기겁하며 팔로 얼굴 가리려 하지만

환설; [늦었다!] 쩍! 벼락같이 단검을 던지는 환설

퍽!! 그대로 철신귀영의 눈 한쪽에 깊이 박히는 환설의 단검. 눈을 가리려던 철신귀영의 팔위로 스치며

철신귀영; [끄아아악!] 급정거하며 단검이 깊이 박힌 눈을 두 손으로 감싸며 비명 지르는 철신귀영

꽝! 그런 그자의 옆구리를 만근척으로 야구 배팅하듯 강하게 치는 진상파.

펑! 풀 스윙으로 만근척을 휘두른 자세인 진상파. 그런 진상파 앞쪽에서 날아가는 철신귀영의 몸뚱이

쾅!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 절벽에 등이 부딪히는 철신귀영의 몸뚱이

콰직! 쩌억! 그자의 몸뚱이가 박힌 절벽이 방사상으로 균열이 가고

퍼억! 절벽 아래로 처박히는 철신귀영

철신귀영; [끄윽!] 피를 게워내며 일어나려 애쓰는 철신귀영. 그때

콰드드! 무너지기 시작하는 절벽

철신귀영; [안... 안돼!] 돌아보지만

콰콰쾅! 그대로 무너진 절벽의 바위들이 철신귀영을 덮친다

드드드! 콰드드! 무너진 절벽의 잔해들이 철신귀영을 완전히 묻어버리고. 멀찍이에서 그걸 보며 숨을 고르는 진상파와 환설. 두 여자 모두 부상을 입은 상태고

환설; [고마워요 진소저!] [덕분에 비명횡사를 면했네요.]

진상파; [저 혼자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강적이었어요.] [신세라면 저도 진 셈이지요.] 만근척을 허리춤에 꽂으면서

진상파; [그보다 여길 빨리 이탈해야 해요. 마천루의 마귀들이 또 몰려올지 모르니...] 환설을 부축하고

환설; [그래야겠지요.] 진상파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가고

진상파; (이 여자도 내가 기억을 상실한 동안의 행적에 대해 알고 있는 게 분명하다.) 환설을 부축하여 걸어가며 눈 번뜩이고

진상파; (그 사람의 정체에 대해서도...) 청풍을 떠올리고

곧 멀어지는 두 여자. 헌데

 

환설과 진상파가 떠난 현장은 한동안 조용하고. 그러던 어느 순간

드드드! 무너진 바위들이 들썩이고. 이어

콱! 거대한 바위를 쳐드는 누군가의 손

철신귀영; [끄윽...] 고통에 찬 신음을 토하며 바위를 밀면서 일어나는 철신귀영. 한쪽 눈에는 단검이 박혀있고

철신귀영; [이 내가... 마천루 육합마신중 한명인 노부가 이런 꼴을 당하다니...] 콰쾅! 바위를 밀쳐 넘어트리며 이를 갈고

철신귀영; [죽일 년들...] 환설과 진상파를 떠올리며 바위 틈에서 나오고. 팔 하나 어깨 하나가 부러져 만신창이가 된 모습이고.

철신귀영; [살아있는 걸 후회하게 해주겠다아아아!] 끄아아아! 울부짖는 철신귀영

 

#129>

깊은 밤. 어느 도시.

환락가. 하지만 밤이 깊어 대부분의 건물들에 불이 꺼져 있고

어느 기루.

어느 건물

그곳으로 날아드는 불꽃으로 이루어진 반투명한 나비

창문을 통과하는 나비

어둑한 실내. 화려한 침실. 남녀의 옷이 침대 발치에 널려있고. 침대에 잠이 든 남녀. 두꺼운 이불을 덮고 있는데. 한량처럼 생긴 사내와 미몽살객인 진원원이다. 한탕 뛴 후의 모습으로 잠이 든 년놈

팔락! 진원원의 얼굴로 접근하는 나비

슥! 진원원이 이마에 내려앉는 나비

움찔! 하는 진원원

슈우! 이마 속으로 스며들어가는 나비

천천히 눈을 뜨는 진원원

진원원; (또 각몽초혼접(覺夢招魂蝶)이...!) 찡그리고

진원원; (장춘곡(長春谷)으로 모이라 이거지?) 생각하고

진원원; (정례회합이 있을 시기도 아니고... 어째 기분이 찜찜하네.) 슥! 침대에서 일어나고. 그러자

이불이 들춰지는 바람에 한량도 잠이 깨고

한량; [무슨 일이냐?] 눈 비비며 진원원을 보고. 진원원은 침대에서 내려가려고 돌아앉았고. 몸에는 얇은 잠옷을 걸쳤다

한량; [아직 날이 밝으려면 시간이 더 있어야 할 것 같은데...] 하품하며 일어나고

한량; [시간은 충분하니 한 번 더 하자.] 뒤에서 진원원을 끌어안고. 진원원은 침대에서 일어나려던 자세고. 하지만

콰직! 한량의 머리통을 움켜쥐는 강철같이 변한 진원원의 손. 손가락 사이로 눈 부릅뜨는 사내

진원원; [귀찮다.] 콰직! 손아귀에 힘을 주고. 뼈가 부서지려는 소리가 나고

한량; [제... 제발...] 공포에 질려 애원하지만

콰직! 침대에 쳐박으며 한량의 머리통을 박살내는 진원원의 손

바르르! 떠는 한량의 몸뚱이

진원원; [토끼 주제에 무슨...] 손을 떼고

털썩! 힘을 잃고 널부러지는 한량의 몸뚱이

진원원; [장춘곡에 갔다가는 뭔 일을 당할 것같은 예감이 드는데...] 슥! 슥! 손에 묻은 피와 뇌수를 이불에 닦고

진원원; [그래도 소환에 불응했다가는 후환이 있을 게 뻔하니 안 갈 수도 없네.] 한숨 쉬며 몸을 숙여 침대 아래 널려있는 겉옷을 집어들고

진원원; [다른 작자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옷을 걸치고

진원원; [기분전환이라 생각하고 장춘곡까지 가봐야겠다.] 스스스! 모습이 반투명하게 흐려지는 진원원.

<그렇긴 해도 어쩐지 도살장에 내 발로 걸어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드는 건 어째서일까?> 스스스! 완전히 사라지는 진원원의 모습 배경으로 진원원의 생각 나레이션. 이제 방안에는 한량의 시체만 남아있고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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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항주(杭州)> 서호 변에 자리한 거대한 도시. 진상파가 가고 있던 도시다. 여전히 눈이 내리고 있다. 그래도 눈발은 좀 가늘어졌고.

번화가 중에 있는 큰 객점. 객점의 간판은 <西湖客店>이다.

월동문이 있는 높은 담장으로 둘러쳐진 별채, 상당히 규모가 큰 건물이다. 건물을 둘러썬 잘 가꿔진 정원은 눈에 덮여있고.

우산을 들고 한손에는 수건 접은 것을 여러 개 바쳐들고 월동문으로 들어서는 환설. 복장은 시녀 복장이다.

<이(二)공자로 보이는 인물이 항주의 서호객점(西湖客店)이란 곳에 투숙했다는 정보가 들어왔다.> 청룡신장의 말을 떠올리는 환설

<넷째가 직접 확인해서 용모파기를 그려 보내라.> 이어지는 청룡신장의 말

환설; (제왕삼신재의 둘째인 지절 위극겸...) 건물쪽으로 가고

환설; (인초 이무외 공자님과 함께 이십일 년 전에 실종되어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건물로 올라가는 계단으로 올라가고

환설; (만일 우리 제왕성 정보망에 포착된 대로 위공자 본인이라면...) 우산을 문 옆에 내려놓고

환설; (무슨 사연이 있어서 이십일 년 동안이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것일까?) 달칵! 우산을 들었던 손으로 문을 열고

환설; (인초 이무외님처럼 누군가에게 잡혀있었던 것일까?) + [실례하겠어요.] 문을 열고 들어간다.

환설; [폐점의 하녀이옵니다. 수건이 더 필요하실 것같아 가져왔사옵니다.] 말하며 안으로 들어가고. 문 바로 안쪽은 넓고 화려한 거실이다. 하지만 사람은 없고

환설; (아무도 없네.) 둘러보며 거실 중앙으로 가고

환설; (보고받기로는 일가족으로 보이는 세 사람과 몇 명의 수행원이 함께 투숙했을 텐데...) 수건을 들고 객실 중앙으로 가며 눈을 빠르게 굴리고. 그러다가

흠칫! 하며 창문쪽을 보는 환설. 월동문 반대편의 정원쪽 창문이다. 창문이 열려있다

환설; (창문이 열려있다.) 수건을 탁자에 올려놓고 창문으로 간다.

[!] 창가에 이르러 밖을 보다가 눈 부릅뜨는 환설

창밖은 정원. 눈이 덮여 있는데 상복을 입은 위극겸이 눈 밭 위에 무릎을 꿇고 있다. 환설에게 옆 얼굴 보이는 자세. 위극겸의 앞쪽, 넓적한 정원석 위에는 향로가 놓여있고. 향로에서는 향이 피어오르고 있다. 향로 너머에는 작은 위패가 놓여있고

위패에는 <先師 葉公神位>라는 글이 적혀 있다. 크로즈 업

환설; (찾았다!) 눈 치뜨고

<지절 위극겸! 바로 그분이다!> 무릎 꿇은 채 눈 감고 있는 위극겸의 모습

환설; (오랜 세월 소식이 끊겼던 제왕삼신재의 둘째 위공자가 살아있었다.)

환설; (빨리 이 사실을 대공자님께 보고해야만 한다.) 돌아서려 뒷걸음질치고. 직후

오싹! 온몸에 소름이 돋아 눈 치뜨는 환설

쿠오오! 뒤쪽에 마녀같은 형상의 누군가가 있다. 실루엣인데 눈만이 강렬하게 번득이고

환설; (피... 피가 얼어붙는 듯한 살기...) (누... 누가 뒤에 있다!) 전율하며 숨을 멈춘 채 천천히 돌아서고.

쿵! 열린 문 안쪽에 냉상영이 서있다. 메두사나 마녀같은 분위기 풍기면서. 머리카락과 옷이 저절로 펄럭이고 있다

환설; (가... 가공할 고수!) + [죄.. 죄송하옵니다.] 억지로 웃으며 고개 숙이고

환설; [안에 계시지 않아서 허락도 받지 않고 들어왔사옵니다.] 고개 숙이는데

화악! 촉수같은 기운이 그대로 환설의 목을 휘감는다. 눈 치뜨는 환설

냉상영; [죽일 년...] 이를 갈고. 몸에서 뿜어진 살기의 한 가닥이 촉수처럼 변해서 환설의 목을 휘감은 것

환설; [끄윽...] 목이 조여져서 눈이 돌아가며 몸이 허공으로 떠오른다.

냉상영; [감히 누굴 할끔거려?] [찢어죽이고 말겠다!] 화악! 다른 촉수들이 환설의 팔 다리를 휘감는다.

우둑! 우두둑! 환설의 팔을 휘감은 촉수들이 강하게 조이고

환설; (죽... 죽는다!) 절망과 공포. 그때

<그만 두시오!> 누군가의 말이 들리고. 움찔! 하는 냉상영

위극겸; [나를 또 죄인으로 만들 생각이오?] 무릎 꿇은 채 한숨 쉬며 말하고. 시선은 위패로 향한 채

이를 악물며 바르르 떠는 냉상영. 이어

냉상영; [흥!] 스스스! 냉소하며 살기를 거두고. 그러자

퍼석! 환설의 목과 팔 다리를 조이던 촉수도 사라지고

환설; [흑!] 털썩! 바닥에 나뒹굴고

냉상영; [꺼져라!] 걸어 들어오고

환설; [으으으...] 엉금엉금 기어서 옆으로 피하고. 목에 멍이 들었다

냉상영; [한번만 더 내 눈에 띄면 그때는 피곤죽으로 만들어버리겠다.] 환설을 지나치며 말하고

환설; (마... 마녀!) 공포에 질려 기다시피 문쪽으로 가는 환설

환설; (온몸이 마기로 뭉쳐진 마녀다!) 덜덜 떨며 문을 나가고

환설; (미리 내공을 흩어놓지 않았다면 꼼짝없이 정체를 들킬 뻔 했다.) 비틀거리며 건물을 나가고

[...] 그런 환설의 뒷모습을 노려보는 냉상영

냉상영; (내공은 느껴지지 않았는데...) 월동문쪽으로 비틀거리며 가는 환설의 뒷모습 노려보며 찡그리고

냉상영; (어쩐지 느낌이 좋지 않은 계집이다.) + <저 계집, 죽여라!> 누군가에게 전음으로 령하고

<존명!> 누군가의 대답이 들리고. 그때

[제발 자중하시오!] 위극겸의 말이 들려 흠칫! 하는 냉상영

위극겸; [사부님의 삼년상을 치룰 동안만이라도 피냄새를 풍기지 말아주시오.] 위패를 보며 말하고

냉상영; (무심한 인간!) + [알았어요 상공!] 겉으로는 웃으면서 창가로 가고

냉상영; [상공을 봐서 필사적으로 살기를 누르고 있는 거 아시잖아요.]

냉상영; [안 그랬다면 선하령(仙霞嶺)에서 여기까지 오는 동안 백명 넘게 제 손에 죽었을 걸요?] [눈꼴 시는 인간이 한 둘이 아니었으니까요.]

위극겸; [부탁드리리다.] 한숨

위극겸; [우리 아들 진천이를 위해서라도 덕을 쌓도록 애써보시오.]

냉상영; [명심하겠어요.] 공손히 대답하지만

냉상영; (덕을 쌓으라고?) 이를 악물고

냉상영; (당신은 인간이란 족속의 저열함을 몰라서 그런 태평스러운 소리나 하는 거야!) 마녀같은 표정이 되고

<기회만 생기면 제 욕심 챙기려고 혈안이 되는 게 인간이라는 것을...!> 정원에 무릎 꿇고 있는 위극겸과 창문을 통해 그걸 내다보며 독기서린 표정이 되는 냉상영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127>

여전히 항주. 때는 저녁 무렵. 이제 눈은 그쳤다. 하지만 많이 내린 눈이 건물들과 길을 덮고 있다.

번화가. 북적대는 인파. 눈을 치우는 가게 종업원들. 눈 싸움 하는 아이들

번화가의 주루. 사람들 많이 드나들고

이층. 창가 자리에 앉아있는 진상파. 죽립은 옆의 의자에 내려놨고. 탁자에는 음식이 차려져 있지만 거의 손을 대지 않고 있고. 진상파는 창 밖을 보며 생각에 잠겨있다.

진상파; (네 달 전 깨어나기 전까지 일 년이 넘는 기간의 기억이 사라졌다.) 찡그리고

진상파; (할아버지는 열병의 후유증이라고 말씀하셨고...)

진상파; (날 치료해준 독심귀의의 말도 머리 속에 화기가 침법해서 기억을 잃었다고 했지만...) 독심귀의를 떠올리고

진상파; (분명 내가 알지 못하는 무언가가 있다.)

진상파; (신토괴로 장로님과 본보의 수십 명 정예들의 행방이 묘연한 것도 그렇고...) 찡그리고

진상파; (내막을 알려면 기억을 잃은 동안에 나와 만났던 적이 있는 게 분명한 그자를 찾아냉만 한다.) 청풍을 떠올리고.

진상파; (문제는 내가 그자의 이름조차 모른다는 점인데...) + [!] 생각하다가 흠칫! 하며 아래를 보고

인파 속에 휩쓸려 걸어가는 여자의 모습. 바로 환설이다. 하녀 복장을 하고 있고

진상파; (저 여자...) 놀라고

진상파; (우리 천병신기보에 왔던 적이 있는 환설이라는 여자다.)

진상파; (제왕성 사신장의 일인인 저 여자가 무슨 일로 항주에까지 온 걸까?) 생각하다가

움찔! 하는 진상파

징! 징! 진상파의 허리에 찬 만근척이 조금 진동한다.

진상파; (만근척이 운다!) 긴장하며 손으로 만근척을 눌러 소리를 줄이고

진상파; (만근척은 마지막으로 주입되었던 공력보다 높은 공력의 소유자가 근처에 있으면 그자의 공력과 공명(共鳴)하는 속성을 지녔다.)

진상파; (환설의 공력은 나와 비슷한 수준이라 만근척이 공명할 이유가 없고...)

진상파; (반경 십장(十丈) 안쪽에 나보다 심후한 내공의 소유자가 있다는 건데...) 오가는 사람들을 자세히 살피고. 그러다가

진상파; (찾았다!) 눈 번뜩이는 진상파

환설의 뒤쪽 20미터쯤에 한명의 노인이 따라간다. 얼굴이 거뭇하고 음침한 인상의 노인으로 자기 키만한 지팡이를 들고 있다. 심마니 분위기로 겉보기에는 허약해 보인다. 이 노인은 마천루 육합마신의 일인인 철신귀영이란 자다. 내공을 운용하면 몸이 커지면서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해진다.

진상파; (볼품없이 보이는 저 늙은이가 사실은 나나 환설을 한참 능가하는 내공의 소유자다.) + [!] 생각하다가 또 무언가를 깨닫고

음침하게 웃고 있는 왜금강의 시선이 환설의 뒤를 향하고 있다.

진상파; (그렇게 된 거였구나!) 깨닫고

<저 늙은이는 주작신후 환설을 노리고 있다!> 환설의 뒷모습 크로즈 업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나레이션

 

#128>

항주 교외의 어느 산. 서호가 멀리 보이는데 기기묘묘한 바위로 이루어진 산이다. 바위들에는 눈이 쌓여있고

휘익! 그곳의 높은 바위 위로 날아 내리는 환설

주변을 경계하며 소매 속에 손을 넣는 환설.

다시 꺼내는 환설의 손에는 제법 큰 천이 들려있고. 이어

삐익! 휘파람을 불고. 그러자

반짝! 허공에서 빛이 나더니

쐐액! 독수리 한 마리가 질풍같이 날아 내려온다. 날개 펼친 크기가 사람만한 독수리고

화악! 독수리가 바위 근처로 내려오자 그 강한 날개 짓에 바위 위의 눈이 눈보라로 변해서 흩어지고

환설; [어서 와라 신응(神鷹)!] 물러서고

화악! 환설 앞에 내려서는 독수리

환설; [대공자께 급히 보고 올릴 사안이 있다.] 독수리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천을 펼친 채. 천은 둘둘 말 듯이 뭉쳐져 있다

그 천을 독수리의 발목에 묶어주는 환설. 이어

환설; [되었다.] 일어나고

환설; [지급(至急)으로 제왕성에 돌아가서 대공자님께 전해드려라.] 독수리의 머리를 쓰다듬고

구우! 고개를 끄덕이는 독수리

파앗! 날아오르는 독수리

힘차게 날개 짓을 해서 날아오르는 독수리. 헌데 그 직후

번쩍! 근처 바위 뒤에서 섬광이 일어나 독수리를 향해 날아간다. 창이다. 지팡이에 좁고 뾰족한 칼날이 달린 형태의 창. 철신귀영이 짚고 있던 지팡이다.

환설; [조심해라 신응!] 팟! 외치며 재빨리 왼쪽 소매에 손을 넣었다가 뿌리치고. 30센티 쯤의 단검이 날아가고

캉! 환설이 재빨리 날린 단검이 독수리를 노리고 날아가던 지팡이 창을 때리고

까악! 깜짝 놀라 돌아보는 독수리. 독수리의 발치 쯤에서 충돌한 무기들이 각기 날아왔던 곳으로 도로 날아가고 있고

화악! 놀라서 전력을 다해 날개 짓 하여 상승하는 독수리

독수리는 삽시에 멀어지고

휘익! 팟! 도로 날아온 단검을 받는 환설

환설; [누구냐?] 단검을 받아들며 앙칼지게 외치고. 지팡이가 날아간 쪽을 보며. 그러자

철신귀영; [흐흐흐 그년, 반반하게 생긴 것 못지않게 목소리도 상큼하구만!] 슥! 음산하게 웃으며 지팡이가 날아올랐던 바위 뒤에서 나오는 철신귀영. 손에는 지팡이를 잡고 있고

철신귀영; [죽이기 전에 데리고 놀만하겠어.] 환설의 아래 위를 훑어보며 입맛을 다시고

환설; (뒤를 밟혔다.) + [늙은이는 누구의 앞잡이냐?] 창! 왼손으로도 오른쪽 소매 속에서 단검을 한 자루 뽑고. 이제 양손에 단검을 든 자세가 되었고

철신귀영; [노부를 보낸 분이 누군지는 짐작하고 있는 거 아니냐?] 환설의 5미터쯤에 멈춰서고

환설; [서호객점의 그 마녀?] 냉상영을 떠올리고

철신귀영; [역시 눈치가 빠르구만.]

철신귀영; [하긴 그렇게 영악하니 무공이 없는 것처럼 루주님을 속일 수 있었겠지.] 음험하게 웃고

환설; [루주!] 경악

환설; [그 여자가 마천루의 루주 무혈마녀였느냐?]

철신귀영; [루주님의 별호까지 알고 있는 걸 보면 확실히 평범한 계집은 아니겠군.] 눈 번뜩이고

환설; (맙소사! 그 여자가 바로 무애검조님, 십면혈신과 함께 우내삼천(宇內三天)으로 불리는 무혈마녀였구나!) 전율

환설; (하긴 무혈마녀 정도 되는 고수였기에 내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하고 제압당했지!) 냉상영이 일으킨 살기에 목과 팔 다리가 조여지던 장면 떠올리고

철신귀영; [궁금증이 해소되었으니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겠지?] 지팡이에 달린 칼날을 환설에게 겨누고. 그러자

슈우! 스슥! 칼날이 여러 개로 늘어나며 환설을 찔러온다

환설; (이 늙은이도 무시 못 할 고수다!) 카캉! 양손의 단검을 재빠르게 휘둘러 철신귀영의 지팡이에 달린 칼을 쳐내고.

환설; (하지만 무혈마녀에 비하면 충분히 상대해볼만한 상대다!) 슈욱! 카카캉! 빗발치듯 날아드는 철신귀영의 칼날을 현란한 몸짓으로 피하고

카캉! 캉! 단검으로 쳐내며 앞으로 쇄도하는 환설

환설; [죽는 건 내가 아니라 늙은이다!] 쩍! 스악! 몸을 돌리며 철신귀영의 목과 가슴을 베고 지나간다. 휘청이는 철신귀영

환설; [우습지도 않구나.] 휘익! 질풍같이 몸을 돌려 세우며 비웃고

환설; [그 정도 실력으로 날 죽이겠다고 따라온 것이냐?] 비틀거리는 철신귀영을 보며 비웃는데

철신귀영; [이런 이런...] 웃으며 목을 까닥이고. 헌데 목이 멀쩡하다

환설; (상처가 나지 않았다!) 놀라고

철신귀영의 가슴 부분도 옷만 베어졌고 상처는 나지 않았다

환설; (분명 손끝에 깊이 벤 느낌이 있었는데...) 긴장할 때

철신귀영; [역시 무기를 쓰는 건 노부의 취향이 아니야.] 툭! 지팡이를 옆으로 던지고

철신귀영; [여흥은 이 정도로 끝내고...] [그럼 본격적으로 놀아보자.] 보디빌더처럼 두 주먹 아래로 해서 힘을 주고. 순간

우둑! 우둑! 철신귀영의 온몸 근육이 꿈틀거리며 부풀어 오르기 시작하고

환설; (체형이 변한다!) 놀랄 때

펑! 철신귀영의 몸이 헐크처럼 변하면서 상체의 옷이 확 터지고

쿵! 키가 2미터 넘게 커지고 완전히 헐크같은 체형이 되는 철신귀영. 다만 얼굴은 이전과 똑같다

지이이이! 피부색도 검푸른 금속질로 변해 번들거린다. 온몸이 강철로 이루어진 듯한 분위기.

환설; (외공!) 긴장

환설; (이자는 창술이 아니라 외공이 특기였다!) 긴장하며 양손의 단검을 아래위로 해서 방어 자세를 취하고

철신귀영; [노부를 죽일 수 있다거나 도망칠 수 있을지 모른다는 헛된 희망을 버리도록 정체를 밝히마.] 우둑! 우둑! 헐크처럼 변한 채 근육과 뼈를 움직이며 웃고

철신귀영; [노부는 마천루의 육합마신중 철신귀영(鐵身鬼影)이다.]

환설; [철... 철신귀영!] 경악하고 긴장하고

철신귀영; [흐흐흐 반응을 보아하니 노부가 누군지 아는 모양이로군.]

환설; (평범한 인간은 아닐 거라 생각했지만 마천루의 최고 고수들인 육합마신 중 한명이었다니...) 초긴장

철신귀영; [노부의 능력은 철신귀영이라는 별호로 짐작할 것이다.]

철신귀영; [최강의 외공 철신금종조(鐵身金鐘槽)를 익힌 덕분에 노부의 몸은 강철보다 더 단단하다.] 강철처럼 변한 자기 몸을 자랑스럽게 둘러보고

철신귀영; [그 때문에 어떤 무기로도 노부의 몸을 훼손하지 못한다.] 화악! 마귀처럼 환설을 덮쳐오고.

슈학! 질풍같이 움직이며 양손의 단검으로 철신귀영의 몸을 베고 찌르는 환설. 하지만

카캉! 가가강! 이번에도 전혀 손상되지 않는 철신귀영의 몸

환설의 몸을 움켜쥐려는 철신귀영의 손아귀

화악! 바람같이 옆으로 날아서 철신귀영의 손아귀를 피하는 환설

환설; (쇠를 흙처럼 베는 내 추상쌍비(秋霜雙匕)로도 전혀 상처를 입힐 수가 없다!) 휘익! 멀찍이 피하며 표정이 심각해지고

철신귀영; [철신이라는 별호의 뜻은 실감했을 테고...] 휘익! 멈춰서며 환설을 돌아보고

환설; (설마...!) 눈 치뜨고

철신귀영; [귀영(鬼影)의 의미를 실감하게 해주마!] 슥! 한 발을 옮기고

환설; [!] 경악하며 눈 치뜨고. 이미 환설의 바로 앞에까지 육박해서 환설의 목을 움켜쥐려고 하는 철신귀영

환설; (빠르다!) 화악! 전력을 다해 몸을 돌리며 피하려는 환설

찌직! 환설의 저고리의 어깨 부분의 옷이 철신귀영의 손아귀에 쥐어져 찢어지고.

휘익! 절벽 끝으로 내려서며 수치스러운 표정이 되는 환설. 겉옷이 상당히 크게 찢겨져서 속옷이 드러났다. 절벽은 그리 높지 않다. 2-30미터 정도

철신귀영; [네년의 경신술도 제법이다만...] 휘익! 돌풍을 일으키며 환설의 앞으로 내려서고. 손에는 환설의 옷을 든 채

철신귀영; [노부의 경신술은 마천루를 통틀어도 세 손가락 안에 든다.] 휘릭! 음험하게 웃으며 산 바람에 환설의 옷자락을 날려 보내고.

철신귀영; [과연 네년이 노부의 수하에서 몇 초나 버틸 수 있을지 기대가 되는구나!] 슥! 사악하게 웃으며 다시 발을 앞으로 움직이고. 직후

환설; [!] 다시 눈 부릅뜨는 환설. 화악! 바로 앞에 나타나 양손으로 좌우에서 환설을 끌어안으려는 철신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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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대륙전장의 대청 건물. 화려한 복장의 무사들이 지키고 있고

대청 내부. 몇 명의 무사들이 입구쪽에 서있는데 대청 중앙에는 몇 명의 노인이 탁자를 둘러싸고 서서 탁자에 펼쳐진 두루마리 그림을 감정하고 있다. 노인들이 보고 있는 그림은 고개지의 낙신부도권. <투천환일>에 나온 <낙신부> 그림을 차용할 것. 탁자 주위에는 의자도 있지만 앉지 않고 서서 본다

대청의 다른 곳에서는 청풍이 뒷짐을 짚고 서서 벽에 걸린 그림들을 감상하고 있다. 청풍은 죽립은 쓰지 않은 모습이고

청풍이 보고 있는 것은 잘 그린 새 그림. 새가 꽃나무에 앉아있는 모습

청풍; [조길(趙佶), 이 양반은 확실히 그림 그릴 때 행복해했다는 게 느껴지는군.] 그림을 보며 독벡하고. 그때

[말씀하신 대로 송(宋) 휘종(徽宗)은 황제보다 화가가 되었어야할 위인이었소.] 누가 뒤에서 말하고. 돌아보는 청풍.

냉혈전호; [공자께서 보고 계시는 화조도(花鳥圖)만 봐도 그걸 알 수 있지 않겠소이까?] 뒤로 다가오며 말하고. 총관은 입구쪽에 서있고. 대청 안에 있던 노인들과 무사들이 냉혈전호에게 인사를 하고 있고

청풍; [송나라의 황제 휘종 조길이 그린 화조도를 직접 보는 호강을 했습니다.] 포권하며 웃고

냉혈전호; [휘종의 그림을 한 눈에 알아본 이공자의 안목에 경의를 표하겠소.] 마주 포권하고

청풍; [별 말씀을,...] 포권한 손을 좀 내리며 웃고

냉혈전호; [본인은 대륙전장의 장주를 맡고 있는 황보륜이외다.]

청풍; [존귀하신 대륙전장의 장주께서 소생같은 무명지배(無名之輩)를 직접 맞아주실 줄을 몰랐습니다.] 다시 손을 올려 포권하고

냉혈전호; [화성 고개지의 귀한 진품을 갖고 오셨는데 직접 인사를 드려야 예의가 아니겠소이까?] 마주 포권하고 + (이 어린 놈, 어디선가 본 듯한 인상인데...) 냉혈전호는 청풍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어렸을 때 봐서 바로 떠올리지는 못하고

청풍; [아직 저 분들이 진품으로 판정을 내리지 않으셨습니다만...] 탁자 주변에 서있다가 돌아보는 노인들을 보며 웃고

냉혈전호; [노사들의 의견을 듣고 싶소이다.] 탁자로 다가가고, 청풍도 따라가고

노인1; [틀림없소이다.] 흥분

노인2; [그림에 사용된 비단과 염료는 천년이 넘은 것들이오.]

노인3; [붓을 쓰는 방식과 구도가 전해지는 대로 고개지 선생의 화풍이 틀림없소이다.] 역시 흥분

노인4; [이건 몽고족의 침입 때 사라졌다고 알려진 고개지의 낙신부도권이 분명하외다.] 그림 가리키며

냉혈전호; [오늘 여기에 모이신 노사들은 금릉 일대에서 고서화(古書畵) 감정으로 명성을 떨치고 계시는 명사들이시오.] 노인들을 소개하고. 청풍에게 아부하는 표정으로 고개 숙이는 노인들

냉혈전호; [이분들의 의견이 일치했으니 이 그림이 화성 고개지의 작품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소이다.] 탁자 위의 그림을 보면서

청풍; [진품이었다니 다행입니다.] 웃고

청풍; [사실 가보(家寶)로 전해지긴 했어도 낙신부도권이 진품일 거라는 확신은 없었습니다.] 그림을 보면서

냉혈전호; [전설적인 명화를 가보로 물려받으신 걸 보면 이공자는 명문가의 후손이신 듯 하오만...] 눈을 좀 가늘게 뜨며 묻고

청풍; [명문가인지는 모르겠지만 집안의 역사가 오래 된 것은 사실입니다.] 웃고

냉혈전호; [그러시군요. 앉으시지요.] 의자를 권하고. 노인들은 옆으로 물러서고

냉혈전호; [얘기가 길어질 수도 있으니 편히 계시도록 하시오.] 청풍에게 의자를 권하며 자신도 맞은편의 의자에 앉으려 하고

청풍; [감사합니다.] 의자에 앉고. 노인들은 좌우로 물러서서 여전히 그림을 기웃거린다

냉혈전호; [공자의 제안은 총관을 통해서 들었소이다.] 맞은편 의자에 앉으면서

냉혈전호; [고개지의 낙신부도권을 담보로 백만 냥의 대출을 원하셨다지요?]

청풍; [급한 용처가 생겨서 백만 냥이 급히 필요합니다.]

냉혈전호; [화성 고개지가 그린 진품의 낙신부도권은 물론 무가의 지보입니다만...] 난색을 짓고

냉혈전호; [백만 냥은 워낙 큰 액수라 쉽게 대출을 결정할 수 없다는 점은 양해 부탁드리겠소이다.]

청풍; [장주의 입장, 충분히 이해합니다.] 웃으며 손을 소매 속에 넣고

무사들 긴장하며 무기에 손을 가져가고

청풍; [그래서 담보물을 하나 더 가져왔습니다.]

냉혈전호; [고개지의 진품을 가져오셨으니 또 어떤 물건을 갖고 계신지 기대가 되는구려.] 눈 번득이며 보고. 노인들도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보고

청풍; [바로 이것입니다.] 슥! 웃으며 소매 속에서 꺼내는 것은 구세군들이 쓰는 것같은 손잡이 달린 종이다. 물론 천병신기보에서 만든 진각철종이고

냉혈전호; [종(鍾) 아니외까?] 어리둥절. 노인들도 어리둥절

무사들도 긴장 풀며 무기에서 손을 떼고

청풍; [진각철종(振覺鐵鍾)이라는 물건이지요.] 웃으며 종을 들어 보이고

냉혈전호; [오래 된 물건은 아닌 듯 보입니다만... 어떤 사연이 있는지 궁금하구려.] 종을 살펴보면서

청풍; [이 종의 쓰임새는...] 따라랑! 웃으며 종을 조금 흔들고. 이어

청풍; [섭혼술(攝魂術)입니다.] 띠리리링! 종을 흔들며 웃고.

냉혈전호; [섭혼술!] 경악

냉혈전호; [네놈이...] 팟! 경악하며 벌떡 일어나려 하지만

청풍; [이미 늦었어요.] 따라라랑! 땅! 빠르고 강하게 종을 흔들고. 순간

띵! 쩡! 현기증을 느끼며 눈에서 초점이 사라지는 모든 사람.

[끄윽!] [갑자기 졸음이...] 휘청! 털썩! 노인들과 무사들 모두 눈에 초점이 사라진 채 나뒹굴고.

냉혈전호; [끄윽!] 비틀

털썩! 퍽! 모두 나뒹구는 무사와 노인들. 반면

털썩! 냉혈전호는 기절하지 않고 의자에 다시 주저앉고

냉혈전호; (몸에서 기운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기분이다.) 의자에 축 늘어지고. 눈도 초점이 없고.

청풍; [해칠 생각은 없으니 안심하세요.] 웃으며 종을 소매 속에 넣으면서 일어나고

청풍; [볼일 보는 대로 조용히 물러갈 테니까요.] 냉혈전호에게 다가가고

냉혈전호; [정... 정체가 뭐냐?] 헐떡이며 청풍을 올려다보고

냉혈전호; [아무 배경도 없는 놈이... 감히 이런 짓을 할 엄두는 못 내었을 텐데...] 헐떡이는 냉혈전호의 오른손 손목을 왼손으로 잡아 쳐드는 청풍.

청풍; [황보아저씨!] 슥! 냉혈전호의 오른손 중지에 끼워져 있는 반지를 오른손으로 잡아서 빼려고 하며

청풍; [아직도 내가 누군지 기억나지 않으세요?] 슥! 반지를 냉혈전호의 손가락에서 빼며 웃고.

냉혈전호; [네놈이 누군지 내가 어떻게 알...] + [!]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반지를 냉혈전호의 오른손 중지에서 완전히 빼며 웃는 청풍의 얼굴. 그 뒤로 이무외의 얼굴이 떠오르고

냉혈전호; [너... 너...] 경악하고. 숨이 턱 막히는 표정

청풍; [드디어 생각 나셨군요.] 웃으면서 냉혈전호의 손목을 놔주고. 오른손에는 반지를 쥔 채로

냉혈전호; [이... 이무외의 아들 이청풍!]

청풍; [맞아요.] [우린 오 년 전 혈궁에서 한번 만난 적이 있었지요?] 반지를 자신의 왼손 중지에 끼며 웃고

냉혈전호; [네가... 네가... 황산의 천추각에서 나왔다는 첩보가 사실이었구나!] 헉헉

청풍; [역시 천하제일의 전장답게 대륙전장의 정보망은 대단하군요. 제가 천추각을 떠난 것까지 알고 있었고...] 손가락에 낀 반지를 살피며

냉혈전호; [왜... 무슨 목적으로... 본장에 쳐들어온 것이냐?] 헉헉

청풍; [대륙전장이 돈놀이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은 혈궁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전위(前衛) 조직이라는 거 알고 있어요.] 손가락에 낀 반지를 보며

청풍; [그리고 이 반지가 혈궁의 최고 기밀에 접근할 수 있는 열쇠라는 사실두요.] 손가락에 낀 반지를 냉혈전호에게 보이며

냉혈전호; [우... 우리 대륙전장이 혈궁에 속해있다는 건 기밀 중의 기밀이거늘...] 억지로 정신 차리려 하며 놀라고

청풍; [어찌 대륙전장뿐이겠어요?] 탁자에 펼쳐져 있던 고개지의 그림을 말기 시작한다. 그림이 두루마리 형태임을 주의

청풍; [혈궁 소속이 아니면서 저만큼 혈궁에 대해 자세히 아는 사람도 없을 거예요.] 두루마리를 거의 다 말았고. 두루마리의 윗부분에는 두 개의 끈이 달려있다. 두루마리를 묶는 용도의 끈이다

청풍; [혈궁을 탈출하기 전에 알아낼 수 있는 건 다 알아내려고 노력했거든요.] 두루마리를 완전히 말아 쥐면서 말하고

냉혈전호; [궁주님께서... 호랑이를 키우셨구나.]

청풍; [절 호랑이라고 평가해주시니 고맙군요.] 두루마리 윗부분 바깥에 달린 두 가닥의 끈으로 두루마리를 묶으려 하면서

청풍; [어쨌거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혈궁의 기능을 마비시키면 비록 한시적이라 해도 혈궁은 장님에 귀머거리가 되지 않겠어요?] 끈을 묶으면서

청풍; [그럼 내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도 알 수 없을 테구요.] 두루마리를 끈으로 완전히 묶으면서

냉혈전호; [이... 이란타석(以卵打石)일 뿐이다.] 헉헉

냉혈전호; [무슨 짓을 해도... 넌 혈궁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가지 못한다!] 청풍의 두루마리를 소매 속에 넣는 걸 보며

청풍;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돌아서고

청풍; [두 번 다시 만날 일은 없겠지만 아무쪼록 잘 지내도록 하세요.] 말하며 입구로 걸어간다

냉혈전호; (죽일 놈...) 노려보고

냉혈전호; (네놈... 뜻대로 되진... 않는다!) 슥! 마비 된 발을 필사적으로 쳐들고. 이어

콱! 사력을 다해 발 뒤꿈치로 바닥의 석판 조각 하나를 내리찍는다. 순간

덜컥! 그 부분의 석판이 아래로 확 내려가고

그 석판이 기계장치를 작동시킨다. 이어

왜애애애앵! 싸이렌이 요란하게 울린다. 대청을 나가려다가 흠칫! 하며 돌아보는 청풍

 

#121>

왜애애애앵! 대청을 밖에서 본 모습. 요란하게 울리는 싸이렌 소리. 놀라 돌아보는 대륙전장의 남녀들. 대륙전장 여기저기에 마련된 스피커에서 싸이렌 소리가 들린다.

[!] [!] 연무장에서 수련을 하고 있었거나

밀실에서 운기조식 중이던 무사들의 눈이 번쩍이고

 

#122>

청풍; [이런... 이런..] 한숨 쉬며 냉혈전호를 돌아보고. 대청을 걸어 나가면서. 왜애애앵! 밖에서는 싸이렌이 울리고

청풍; [피를 보지 않고 끝내려고 했는데... 역시 세상일은 마음먹은 대로만 되는 게 아니로군요.] 밖으로 나간다.

냉혈전호; (반드시... 반드시 저 놈을 잡아야만 한다.) 여전히 몸에서 힘이 빠진 상태로 청풍의 뒷모습을 노려보고

<대륙전장이 혈궁의 전위조직으로써의 기능을 상실하게 될 경우 나 황보륜도 죽은 목숨이니...> 대청에서 나서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냉혈전호의 생각 나레이션

 

#123>

[저기 있다!] [침입자다!] [놓치면 안된다!] 휘익! 휙! 청풍이 나선 대청 밖의 모습. 사방에서 수백 명의 무사들이 구름같이 몰려온다. 갑옷과 투구로 무장한 자들도 있고. 날 듯이 경신술을 펼쳐서 몰려들고. 손님들과 하인 하녀들은 겁에 질려 도망치고

[죽여라!] [놓치면 안된다!] [쳐라!] 전면에서 반원형의 포위를 형성하며 쇄도하는 대륙전장의 무사들. 단번에 청풍의 앞쪽으로 몰려온다

대청에서 완전히 나와 마당으로 나서는 청풍. 뭐라 악을 쓰며 그런 청풍을 난도질해오는 대륙전장의 무사들.

청풍; [흑왕(黑王)!] 칼과 검등 무기들이 자신을 난도질해오는 걸 보며 한숨 쉬면서 말하고. 그러자

허공에서 커다란 검은 그림자가 생기고. 놀라는 대륙전장의 무사들

쾅! 허공에서 뚝 떨어진 검은 그림자. 바로 흑모신원인데 허리춤에는 청풍의 거궐신검을 끼우고 있다.

콰쾅! 빠카캉! 청풍을 난도질해오던 무기들을 자신이 대신 맞고. 흑모신원의 몸을 때리고 벤 무기들은 철벽을 때린 듯 튀어 오르고

흑모신원; [크아아아!] 흉포한 괴성을 지르며 긴 양팔을 휘둘러 대륙전장의 무사들을 박살내버리는 흑모신원. 흑모신원의 팔에 휩쓸린 대륙전장의 무사들의 몸뚱이는 물방울처럼 터져서 날아간다. + [크악!] [컥!] 몸이 으스러져서 죽는 대륙전장의 무사들

[허억! 뭐냐?] [동조자가 있었다!] [조심해라!] 급정거하는 대륙전장의 무사들

청풍; [막는 자는 모두 죽이세요.] 한쪽으로 걸어가며 말하고

크르르르! 이빨 드러내며 위협하는 흑모신원

[으으으!] [어디서 이런 괴물이...] [원숭이냐 인간이냐?] 공포에 질려 주춤거리는 대륙전장의 무사들

그 사이에 청풍은 대청을 지나 대청 뒤의 탑을 향해 가고. 그러자

[봉천철탑(奉天鐵塔)!] [저자의 목표가 봉천철탑이었다!] 깨닫는 대륙전장의 무사들

[본장의 모든 정보를 처리하는 봉천철탑을 노리고 있다!] [봉천철탑에 접근시키면 안된다!] [막아라!] 휙! 휘익! 메뚜기 떼처럼 날아서 청풍을 공격해가는 대륙전장의 무사들. 하지만 다음 순간

[크악!] [컥!] 콰득! 우득! 훅모신원이 바람같이 움직이며 길고 거대한 양손을 휘둘러 대륙전장의 무사들을 죽인다. 강할 뿐 아니라 아주 빨라서 대륙전장의 무사들의 몸이 물풍선처럼 터져나간다, 하지만

[쳐라!] [봉천철탑에 들어가게 하면 안된다!] [죽여라!] 휘익! 휙! 쐐액! 동료들이 죽는 걸 보면서도 청풍에게 쇄도하는 대륙전장의 무사들

청풍은 무시하고 철탑으로 가고. 그 뒤에서 흑모신원이 대륙전장 무사들을 막는다. 대륙전장 무사들이 필사적으로 공격하지만 흑모신원의 몸은 그자들의 공격과 무기도 전부 튕겨내 버린다. 반면 흑모신원은 바람같이 움직이며 양손을 휘둘러서 대륙전장 무사들이 청풍에게 접근하는 것을 막는다

아수라장을 뒤로 한 채 마침내 철탑 앞에 이르는 청풍. 철탑으로 들어갈 수 있는 육중한 철문 앞에는 갑옷과 투구로 무장한 무사들이 십여명이 지키고 있다. 모두 고수들로 보이고. 석궁과 화승총을 든 자들도 있다

[멈춰라!] [더 이상 접근하면 죽인다!] [어디서 온 놈이냐?] 무사들 무기와 석궁과 화승총을 겨누며 외치고.

청풍; [다치기 싫으면 물러서라.] 살벌한 표정으로 다가가고

[개소리!] [쏴라!] [죽어라!] 핑! 투쾅! 탕! 석궁과 화승청을 쏘는 무사들. 하지만

<승풍파랑보법(昇風破浪步法)!> 슥! 핑! 석궁의 화살과 화승총의 탄환은 청풍의 모습을 관통하고 지나간다. 청풍의 모습이 좀 흐려졌고

[헉!] [화살과 탄환이 스쳐지나갔다!] [이상한 보법을 쓴다!] 멀쩡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청풍을 보며 기겁하는 무사들

청풍; [누워라!] 손을 내밀고.

슈우! 청풍의 손에서 아지랑이같은 기운이 뿜어져 무사들의 목을 휘감고

[컥!] [끄윽...] [무... 무형의 검기를...] 목을 부여잡으며 비명 지르는 무사들

털썩! 퍽! 따당! 텅! 눈을 까뒤집고 쓰러지는 무사들과 바닥에 나뒹구는 그자들의 무기

청풍; [운이 좋은 줄 알아라. 난 흑모신원과 달라서 살인을 싫어하는 성격이니...] 그 배경으로 철문으로 다가서는 청풍.

철문에는 손잡이와 함께 손잡이 위쪽에 육각형의 구멍이 있다.

청풍; (여기 있구나.) 구멍을 살피는 청풍

청풍; (대륙전장, 아니 혈궁의 정보를 총괄하는 이 봉천철탑에는 수많은 기관함정이 설치되어 있다.) 구멍을 만져보고

청풍; (강제로 문을 부수고 들어갔다가는 봉천철탑 전체가 죽음의 함정으로 변해 살아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구멍에 왼손 중지에 낀 반지를 대고

청풍; (그 기관장치들을 작동하지 못하게 하는 게 면천환(免天環)이라는 이름을 지닌 이 반지다.) 찰칵! 반지의 육각형 보석을 구멍에 완전히 끼우고

청풍; (보석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강력한 자석인 이 반지가 모든 기관장치를 해제할 것이고...)

청풍; (기관장치만 작동하지 않으면 봉천철탑은 그냥 평범한 탑일 뿐이다.) 끼긱! 반지를 돌리고. 그러자

철컹! 철컹! 철문 안쪽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고

청풍; (되었다.) 찰칵! 구멍에서 반지를 빼고. 이어

철문의 손잡이를 잡는 청풍. 하지만

멈칫! 철문을 열려다가 멈추는 청풍의 손

두근! 두근! 철컥! 철컥! 안에서 들리는 소리들. 청풍의 귀에 들리고

청풍; (긴장해서 심장이 급격히 뛰는 소리와 뭔가를 작동하려는 소리...) 쓴웃음

청풍; (안에 있던 자들이 변고를 알아차리고 나름대로 방어를 하려는 모양이군!) 철컹! 철문을 열고

<들어온다!> <쏴라!> 화악! 번쩍! 조금 열리는 철문 안에서 들리는 소리들

열려지는 철문 안쪽에서 몇 명의 무사가 화염 방사기를 짊어지고 불길을 쏘아내는 모습이 순간적으로 보이고. 하지만

청풍; (이런...) 쾅! 열었던 것보다 빠르게 다시 철문을 닫는 청풍.

<크악!> <아악!> 안에서 들리는 비명 소리

화악! 철문 틈새로도 열기와 불길이 조금 새어나오고

청풍; (쯧!) 혀를 차며 그걸 보고

청풍; (석궁이나 화승총인줄 알았더니 화염을 뿜어내는 무기였다.) 철컹! 다시 철문을 열고. 그러자

화악! 안에서 열기가 뿜어져 나오지만.

화악! 청풍의 몸 주위로는 접근하지 못하고 비켜가는 열기들

[끄윽!] [끅!] 불구덩이가 된 철문 안쪽의 공간. 한쪽에 계단이 있는데 그 공간에 몇 명의 사내들이 불에 타서 숯덩이가 된 채 벌벌 떨고 있다. 화염방사기를 쏜 자들

청풍; (고통을 끝내줘야겠군!) 팅! 팅! 손가락으로 지풍을 튕기고

퍽! 퍼헉! 이마에 구멍이 뚫리는 그자들

털썩! 툭! 죽는 그자들

청풍; (기관장치는 작동하지 않게 되었지만 이 봉천철탑 안에는 적지 않은 인원이 배치되어 있다.) 슥! 시체들 사이를 지나 계단으로 가며 소매 속에 손을 넣고

청풍; (불필요한 유혈극을 피하려면 이걸 다시 써야겠구나.) 다시 꺼내든 손에는 진각철종이 들려 있고

딸랑! 따라라랑! 진각철종을 흔들며 계단으로 가는 청풍

털썩! 퍼억! 무언가 쓰러지는 소리들이 들리고

콰당탕! 기절한 무사 한명이 계단으로 굴러 떨어진다

크악! 아악! 박에서 들리는 비명소리

돌아보니 흑모신원이 탑을 등지고 서서 몰려드는 대륙전장의 무사들을 죽이고 있는 장면이 보이고

청풍; (흑모신원이 무차별 살육을 끝내기 위해서라도 빨리 볼일을 보고 여길 떠나야겠다.) 서둘러 계단을 올라간다

 

#124>

철탑의 맨 윗층을 밖에서 본 모습.

철탑 내부. 계단과 각층에 널브러져 있는 무사들의 모습. 모두 백치가 된 듯한 표정으로 주저앉아있고

맨 위층 내부의 모습. 전체적으로 작전 회의실 분위기. 중앙에는 서류들이 가득 쌓여있는 커다란 탁자가 있고. 커다란 향로도 하나 있다. 탁자 주변에는 나이가 좀 있어 보이는 자들이 역시 백치가 된 듯한 표정으로 쓰러져 있다.

한쪽 벽에는 책장들이 죽 늘어서 있는데 그중 하나가 넘어져 있다. 책장이 넘어져 드러난 벽에는 커다란 비밀금고가 있다. 두꺼운 철문이 열린 그 금고 앞에는 청풍이 서서 서류들을 보고 있다.

청풍; (찾았다.) 아주 두툼한 서류철을 보고

<萬流集冊>이라는 표지가 보이고. 금고 안에는 그런 서류철의 여러 개 있다.

청풍; (만류집책(萬流集冊)이라는 이것들은 혈궁에 복속한 문파들의 충성 서약서와 채무확인서들이다.) 다른 서류철들도 모두 꺼내고. 그러자

서류철들 안쪽에 상자가 하나 있는 게 보인다. 폭은 넓지 않지만 높이가 한 뼘 가까이 되는 두꺼운 상자. 그 상자는 내버려 두고 서류철만 챙긴다

청풍; (혈궁은 술법과 함께 대륙전장의 재력으로 일천 개 가까운 무림 세력들을 통제하고 있다.) 서류철들을 품에 안고 돌아서고

청풍; (이 만류집책이 사라지면 혈궁은 사실상 일천여개의 문파에 대한 통제력을 잃게 될 것이다.) 서류철을 안고 향로로 가고. 왼팔로 안고 오른손으로 한권을 집어드는 모습으로

서류철 하나를 든 오른손에 힘을 주는 청풍. 청풍의 손은 달아올라 있고

화악! 불이 붙는 서류철

툭! 그 서류철을 향로에 던져 넣는 청풍.

화르르르! 향로에서 불길이 치솟고

청풍; (이걸로 혈궁은 지난 오백여 년 간 무림에 구축해놓은 세력의 대부분을 잃게 되는 것이다.) 나머지 서류철들도 향로에 던져 넣고

화르르르! 불길이 맹렬히 일어나고

청풍; (한 가지 할 일이 더 남아 있다.) 다시 금고로 돌아가고

금고 안에 들어있는 상자. 상당히 큼직하다.

청풍; (이 상자 안에 들어있는 것은 아마 그것일 것이다.) 상자를 꺼내서

탁자로 가는 청풍.

상자를 탁자에 내려놓으면서 뚜껑을 열고

쿵! 상자 안에 든 것은 청풍들이다. 손바닥만한 부적들이 가득 들어있고

청풍; (부적(符籍)!) 눈 번쩍

<이건 미몽살객들을 부릴 수 있는 각몽초혼부(覺夢招魂符)다!> 부적들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청풍; (이걸 쓰면 미몽살객들의 대부분을 소환할 수 있다.) 슥! 상자에서 부적들을 모두 꺼내들고

청풍; (일천 개의 문파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고 미몽살객들까지 사라지면 혈궁은 말 그대로 종이호랑이가 될 것이다.) 향로로 가고

청풍; (혈궁의 세력이 약화되면 마천루가 득세하겠지만...) 향로 앞에 서서

청풍; (뇌사백께서 제왕성을 잘 이끌고 계시니 충분히 마천루의 발호를 제어하실 수 있을 것이다.) 두 손으로 부적을 든 채 눈을 반쯤 감고

청풍; <영원한 꿈길을 걷는 자들이여. 이제 명하노니 깨어날 지어다!> 정신을 집중해서 주문을 외운다. 두 손에 든 부적을 눈 앞에 들고. 이어

청풍; <각몽초혼부로 맺은 계약에 따라 장춘곡(長春谷)으로 오라!> 휙! 부적들을 불타는 향로에 던져 넣고

<그대들에게 새로운 사명을 내리겠노라!> 펑! 향로에서 치솟는 불길을 배경으로 청풍의 주문

슈우! 그 불길들이 나비로 변하고. 청풍은 계속 주문을 외운다. 두 손을 결을 지은 채

슈슈! 슈우! 철탑의 벽에 난 구멍을 통해 날아가는 나비 형상의 불꽃들

 

#125>

탑을 밖에서 본 모습. 탑 입구에 버티고 서있는 흑모신원. 흑모신원 발치에는 시체들이 널려 있고. 이제 대륙전장의 무사들은 멀찍이 선 채 포위만 하고 달려들지는 못한다.

[젠장, 어떤 공격도 통하지 않으니 방법이 없다!] [어디서 저런 괴물이 나타났단 말인가?] 무사들 겁에 질린 표정으로 흑모신원을 보고. 그러다가

한 놈이 위를 보며 흠칫! 하고

꼭대기 층의 벽에 난 구멍으로 수많은 나비 모양의 불꽃이 나와서 사방으로 흩어진다.

무사; (나비 모양의 불꽃...) 놀라고

무사; (그자가 술법을 쓰고 있는 것일까?) 청풍을 떠올리며 생각할 때

청풍; [수고 했어요 흑왕!] 입구에서 나오는 청풍. 돌아보는 흑모신원

청풍; [볼일은 모두 봤으니 그만 떠나도록 해요.] 팟! 날아오르고

크르르르! 대륙전장의 무사들에게 이빨 드러내며 위협을 하는 흑모신원. 이어

휘익! 날아올라 청풍을 따라간다.

삽시에 멀어지는 두 사람. 쫓을 생각도 하지 않고 그걸 보는 대륙전장의 무사들

[아무래도 우리 큰일 난 것 같지?] [봉천철탑을 털렸으니 후환이 크겠어.] 멀어지는 청풍과 흑모신원을 보며 걱정스런 표정이 되는 대륙전장의 무사들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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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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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여전히 눈이 오는 서호. 호수의 중심부를 떠가는 화려한 배 한척. 바이킹의 배처럼 좌우에 건장한 노꾼들이 앉아서 노를 젓고 있고. 배 중앙에 설치 된 차양이 쳐진 단상에는 냉상영이 크고 화려한 의자에 앉아서 경치를 감상하고 있다. 위진천은 냉상영 뒤에 뒷짐 짚은 채 서있고

하지만 냉상영의 표정이 좋지 않다. 좀 초조한 표정으로 손톱을 물고 있다

위진천; (경치 감상에 집중하지 못하고 계신다.) 그런 냉상영을 보며 생각하고

위진천; (뭔가가 어머니를 심란하게 만들고 있다는 건데...) 생각할 때

냉상영; [아무래도 불안해!] 손톱을 물어뜯으며

위진천; [마음에 걸리시면 소자가 돌아가서 십면혈신을 베어버리도록 하겠습니다.]

위진천; [십면혈신이 대단한 인물이라는 건 확인했습니다만...] [아버지로부터 배운 사조님의 검법으로 기습하면 죽일 수도 있을 것같습니다.]

냉상영; [틀렸다! 어미를 불안하게 만드는 건 용늙은이가 아니다.]

위진천; [그렇습니까?] 의외

냉상영; [그 늙은이의 나이는 이미 백살을 넘겼다.] [굳이 네가 죽이지 않아도 곧 염라전으로 갈 테니 걱정거리가 안돼.]

위진천; [그럼...] 깨닫고 흠칫! 하고

냉상영; [그래 네 아버지!] 이를 악물고

위진천; (역시...) 소리없이 한숨 쉬며 입을 다물고,

냉상영; [무려 이십일 년만의 강호 나들이야.]

냉상영; [용늙은이의 회동 제안과 이청풍이란 놈 때문에 강호에 나올 수밖에 없어서 동행시켰던 것인데...]

냉상영; [네 아버지가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제왕성으로 달려가 버릴까봐 걱정이다.] 입술 깨물고

위진천; [제왕성에는 뇌사백이 돌아가 있습니다.]

위진천; [아버지께서는 뇌사백을 뵐 면목이 없어서라도 제왕성에는 돌아가시지 못할 것입니다.]

냉상영; [알아! 네 아버지가 뇌공량과 이무외에게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

냉상영;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모르는 거야.] [충동적으로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르니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어.] 손톱을 물어뜯고

냉상영; [내키진 않지만 돌아가는 대로 네 아버지에게 감시를 붙여야겠다.]

[!] 위진천이 옆쪽을 보며 눈 번득이고. 완전히 옆쪽은 아니고 진행 방향에서 3시 정도

냉상영; [기분이 꿀꿀하네!] [혈궁의 앞잡이 노릇하는 문파들이나 몇 개 쓸어버릴까?] 그걸 모르고 혼잣말

냉상영; [시원하게 피를 보면 이 답답한 마음도 후련해질 텐데...] + [!] 말하다가 흘깃 위진천을 돌아보고

위진천은 3시 방향쪽을 보고 있다.

냉상영; (요 녀석이 어미 말에 집중하지 않고 한눈을 팔어?) 위진천이 보는 쪽을 보며 찡그리고

냉상영; (대체 저쪽에 뭐가 있기에...) + [!] 생각하다가 눈 반짝

슈우! 3시 방향에서 내리는 눈을 뚫고 수면을 미끄러지듯 오고 있는 쪽배. 거리는 300미터 정도. 쪽배에 누군가 서있는 모습이 보이고

냉상영; (계집?) 눈을 조금 치뜨며 보고

슈우! 촤아! 3시 방향에서 날 듯이 다가오는 조각배. 폭이 좁고 길쭉한 배인데 앞쪽이 약간 들린 채 수면을 미끄러지고 있다. 마치 모터보트처럼 움직이는 그 조각배 위에 서있는 건 죽립을 쓴 여자. 날렵한 체형인데 몸을 약간 틀어서 한쪽 발을 배 뒷전에 올려놓고 있다. 배는 노를 젓는 사람도 없는데 아주 빠르게 다가온다. 물론 여자는 진상파고 만근척은 허리에 차고 있다.

냉상영; (공력으로 배를 조종하고 있다.)

냉상영; (장 시간 공력을 써서 배를 움직이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

<하물며 아직 어린 계집이다!> 도도한 자태로 서서 배를 몰고 오는 진상파의 모습 배경으로 냉상영의 생각. 그러다가

냉상영; (요 녀석이 혹시...) 흘깃 위진천을 보고. 위진천은 눈을 반짝이며 진상파를 보고 있다. 이제 거리는 얼마 안 남았고

<저 계집에게 회가 동한 것인가?> 좀 얼굴이 상기 된 위진천의 얼굴 배경으로 냉상영의 생각 나레이션

위진천; (틀림없군.) 입가에 절로 미소

<천수검희 진상파! 불과 반년 사이에 완전히 여자가 되었구나. 기억도 되돌아온 것 같고...> 가까워진 진상파의 모습 배경으로 위진천의 생각. 그때

냉상영; [제법 예쁘네.]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움찔! 하는 위진천.

냉상영; [갖고 싶으냐?] 이제 수십미터 앞으로 다가온 진상파의 배를 보며. 진상파는 냉상영과 위진천이 탄 배의 앞쪽을 가로질러 가려 한다

위진천; [그... 그런 거 아닙니다.] 당황

냉상영; [진짜 남자라면 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숨기지 않아야한다.] 코웃음을 치며 말하고.

냉상영; [마음에 들면 취해버려라. 다른 놈이 먼저 낚아채기 전에...] 웃으며 말하고. 그 사이에

촤아! 냉상영과 위진천 모자가 탄 배 앞쪽을 가로 지르려 하는 진상파의 배

위진천; [진소저!] 소리쳐서 부르고

앞쪽을 가로지르는 조각배 위에서 돌아보는 진상파

냉상영; (아는 사이였나?) 생각하며 진상파를 보고

위진천; [오랜만이오. 그 동안 무고하셨소?] 포권하며 외치지만

고개 조금 숙여 보이는 진상파. 이어

슈우! 더 빨리 배를 몰아서 멀어진다

머쓱한 표정으로 포권 했던 손을 내리는 위진천

냉상영; [우리 아들, 보기 좋게 무시당했구나.] 웃고

위진천; [무시당한 건 아니고... 아마 기억을 못하고 있을 것입니다.] 어색하게 웃고. 시선은 멀어지는 진상파를 보며

냉상영; [우리 아들 같이 잘난 사내를 기억 못한다? 믿기지가 않네.] 샐쭉

위진천; [지난 번 만났을 때 기억상실이었었는데...] [그새 치료는 된 모양이지만 저에 대한 기억은 없어진 것 같습니다.]

냉상영; [저 년 누구야?] 누군가에게 묻고. 그러자

<파병희(破兵姬) 진상파라고 합니다.> 누군가 대답하고

냉상영; [파병희?] [병장기를 깨트리는 공주?]

냉상영; [오랜만에 강호에 나왔더니 별 말도 안되는 별호가 난무하네.] 코웃음

<진상파의 원래 별호는 천수검희(千手劍姬)로 천병신기보의 보주인 귀수신장 진무륜의 유일한 혈육입니다.> 이어지는 대답

<헌데 두 달 전부터 강호에 나와 천병신기보에서 만든 병기들만 골라서 깨트리고 다녀 파병희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이어지는 말

냉상영; [천병신기보의 계집이 천병신기보에서 만든 병장기들을 깨트리고 다녀?] [그건 또 무슨 헛짓거리냐?]

<무차별적으로 깨트리고 다니는 건 아니고... 자신들이 만든 병장기가 범죄에 악용될 경우에만 파병희가 방문한다고 합니다.>

냉상영; [병장기라는 게 원래 사람 죽일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거잖아.] [그게 악용된다는 이유로 깨트리고 다녀?] 어이없다는 표정

냉상영; [내 머리로는 대체 무슨 짓거리인지 이해가 안 간다만...] 찡그리고

냉상영; [진가년의 무공이 대단한가 보지? 천병신기보에서 만든 병장기들을 박살내며 다니는 것을 보면?]

<진상파의 무공이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고절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용하는 무기의 도움도 많이 받고 있습니다.>

냉상영; [어떤 무기를 쓰는데?]

<이름은 만근척(萬斤尺),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쇠라는 태강(鈦鋼;티타늄)으로 만든 천병신기보 최강의 무기입니다.>

냉상영; [만근척... 무게가 만근이나 나가는 무기가 있다는 것이냐?] 어이없는 표정

<물론 실제 무게가 만근을 나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태강으로 만들어진 만근척으로 때리면 만근 이상의 압력을 지닌 진동이 일어난다는데...> 만근척이 흑심삼우중 첫째의 도끼를 때리자 만근척이 진동하면서 도끼가 유리처럼 깨지던 장면 배경으로

<그 때문에 어떤 신병이기라도 만근척에 부딪히면 유리처럼 깨져버린다고 합니다.> 냉상영이 탄 배를 배경으로 이어지는 대답

냉상영; [이래저래 흥미가 당기는 계집이네.] 눈발 속으로 멀어지는 진상파의 배를 보며 배시시 웃고

위진천; (어머니로부터 관심을 받는 건 바람직한 상황이 아닌데...) 걱정하고

냉상영; [저 년이 어디로 가는지 확인해봐. 일간 한 번 만나보고 싶으니...]

<존명!> 어디선가 들리는 대답

위진천; [우리 마천루는 천병신기보가 요청하면 어떤 부탁이든지 한 가지는 들어줘야 하지 않습니까?]

냉상영; [왜? 어미가 저년을 해꼬지 할까봐?] 배시시

위진천; [혈궁과 제왕성을 견제해야하는 상황에서 만만치 않은 힘을 지닌 천병신기보까지 적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냉상영; [우리 아들, 아직 능구렁이는 못 되네?] 눈 흘기며 웃고

쓴웃음 짓는 위진천

냉상영; [걱정하지 마라. 널 생각해서라도 저 년에게 아주 나쁜 일을 하지 않을 테니...] 느긋한 표정을 짓고

위진천; (아주 나쁜 일은 하지 않으시겠다지만...) 소리없이 한숨

<어쩐지 그게 더 걱정이 되는구나.> 멀어지는 냉상영과 위진천 모자가 탄 배

 

#118>

눈이 오는 서호를 가로지르는 진상파의 배

진상파; (그자...) 위진천이 포권하며 자신을 부르던 장면 떠올리고

진상파; (날 알고 있는 눈치였지만 내 기억에는 없는 얼굴이었다.)

진상파; (네 달 전 난 갑자기 정신이 돌아왔었다.) (어떤 일로 기억을 잃었다가 천하제일신의인 독심귀의의 치료를 받고 깨어났던 것인데...) 독심귀의가 진상파 자신의 몸에 박힌 침을 뽑아주는 장면 배경으로

진상파; (깨어나기 전 일년 남짓의 기억이 사라져 버렸다. 그 때문에 지난 일년 반 정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정말 놀랐던 것은 깨어나 보니 무애검조가 우리 천병신기보에 머물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침대에서 일어나 앉으며 놀라는 진상파의 모습. 침대 옆에 놓인 의자에 무애검조 섭장천이 앉아있고. 침대 옆에는 독심귀의와 진무륜이 서서 보고 있다.

<그리고 무애검조는 아버지를 자결하게 만든 것이 미안해서였는지 내게 자신의 절기를 전수해주기까지 했다.> 정원의 정자에서 의자에 앉아 무언가 말하는 섭장천. 무릎 꿇고 듣는 진상파의 모습

<무량중첩검(無量重疊劍)이라는 것으로 상대의 무기나 무공에 접촉하는 순간 모든 공력을 집중시켜 괴멸적인 타격을 가하는 내공심법이다.> 위 장면의 연속

<무량중첩검을 익힌 덕분에 난 지닌 바 내공보다 최대 다섯배의 파괴력을 만근척에 실을 수 있게 되었다.> 만근척으로 거대한 강철 기둥을 때려 유리처럼 깨트리는 진상파. 의자에 앉아 그걸 보며 웃는 섭장천. 섭장천 옆에는 진무륜이 서서 놀란 표정을 짓고

<덕분에 지금까지 어떤 인간도 내 만근척의 힘을 막아내지 못했다.> 만근척으로 흑심삼우중 둘째의 청룡도를 깨트리던 장면 떠올리고

 

진상파; (누구와 싸워도 지지 않을 것같은 힘을 얻은 것은 좋지만... 일년 남짓의 기억이 사라진 것은 어쩐지 찜찜하다.) 슈욱! 조각배를 모터보트처럼 몰면서 생각하고. 이마를 좀 찡그리면서

진상파; (과연 기억을 잃어버린 일 년 정도 사이에 난 무엇을 하며 지냈던 것일까?) 생각하다가

진상파의 뇌리에 떠오르는 흐릿한 기억. #44>의 장면

 

청풍;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제가 누님을 집까지 무사히 모셔다 드릴 테니 저만 믿으세요.] 청풍이 진상파의 눈물 닦아주며 달래고

회상 끝

 

진상파; (그자는 또 누굴까?)

진상파; (내가 기억을 잃었을 때 만났던 자인 것 같은데...)

진상파; (다른 기억은 모두 잊었지만 그 사내의 얼굴만은 선명하게 떠오른다.) 얼굴이 좀 발개진 채

진상파; (할아버지가 말해주지는 않지만 나와 뭔가 사연이 있는 사내임에는 틀림없다.) 찡그리고

진상파; (내가 악용되는 본보의 무기들을 깨트리거나 회수하는 일을 자원한 것도 사실은...) (강호를 주유하다 보면 그 사내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청풍을 떠올리며 얼굴이 좀 발개지고

<그 자를 찾아내어 과연 우리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어야만 한다.> 서호 건너편의 거대한 도시쪽으로 멀어지는 조각배 모습 배경으로 진상파의 생각 나레이션

 

#119>

<-금릉(金陵)> 강과 운하로 둘러싸인 거대한 도시. 눈은 오지 않지만 이미 내린 눈이 금릉 전체를 덮고 있다.

번화가. 사람들 북적. 눈은 길가로 치워졌고. 가게 앞에서 눈을 치우는 하인들도 보이고

번화가의 여러 가게들 중 특히 크고 웅장하고 사람들 많이 드나드는 장원. 문이 활짝 열려있고. 무사들이 지키고 있는데

<-중원 최대의 전장 대륙전장(大陸錢莊)> 정아정문 입구의 처마 밑에는 거대하고 화려한 현판이 걸려 있다. 현판에는 <大陸錢莊>이라는 간판이 걸려있다.

 

대륙전장 내부 어느 화려한 건물. 그 건물 뒤로 전체가 강철로 만들어진 칠층의 철탑이 서있다. 칠층 철탑의 맨 윗층은 구멍이 송송 나서 비둘기들이 드나들게 되어 있고

냉혈전호; [고개지(顧愷之)?] 집무실 분위기의 넓은 실내. <마고천장>에 나온 <냉혈전호> 캐릭터의 사내가 책상을 앞에 두고 앉아서 결재 서류를 보다가 고개 들고. 주변에는 비서들로 보이는 남녀가 책상에 앉아 서류 작업 하다가 돌아본다. 배경으로 나레이션. <-대륙전장 장주 냉혈전호(冷血錢虎) 황보륜(皇甫倫)>

조진행; [틀림없습니다.] 책상 앞에 서서 좀 흥분된 표정으로 말하고 있는 꼬장꼬장한 선비 모습의 노인. 한 두 번 나올 조영. 배경으로 나레이션 <-대륙전장 총관 조진행(趙進行)>

조진행; [이청(李淸)이라는 자가 담보로 제시한 그림은 고개지의 낙신부도권(洛神賦圖卷)이었습니다.]

냉혈전호; [동진(東晋) 시대에 살았던 고개지는 화성(畵聖)으로 불리는 인물 아닌가?] 몸을 뒤로 좀 젖히고. 냉혈전호의 오른손 중지에 커다란 반지가 끼워져 있다. 육각형의 보석이 박혀있는 반지.

냉혈전호; [그가 그린 진품의 낙신부도권이라면 말 그대로 부르는 게 값이고...] 좀 긴장되고 흥분된 표정으로 말하고. 반지 낀 오른손의 검지로 탁자를 톡톡 두드리면서

주변의 남녀들도 놀라 돌아보고

조진행; [그래서 소인이 직접 결정할 수가 없어서 장주님께 보고를 올리게 된 것입니다.] 눈치 보며 말하고

냉혈전호; [고개지의 낙신부도권이라면 소홀히 다룰 수 있는 담보물이 아니지.] 고개 끄덕이고

냉혈전호; [그래, 그걸 가져온 이청이란 자는 돈을 얼마나 빌리겠다고 하던가?] 톡톡! 탁자 두드리는 검지손가락. 중지에는 반지가 끼워져 있는 것 강조

조진행; [그것이...] 망설이고

대답을 기다리는 냉혈전호

조진행; [백만 냥의 대출을 원한다고 합니다.]

냉혈전호; [백만 냥?] 어이없는 표정

실내의 남녀들도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

냉혈전호; [허허허! 백만 냥...] [그림 한 장 맡기고 백만 냥을 빌려 달라?]

냉혈전호; [백만 냥이면 일만 명이 일 년 동안 아무 일도 하지 않고도 먹고 살 수 있는 거금인데...]

조진행; [이래저래 소인으로서는 결정할 수 있는 거래가 아니라서 장주님을 번거롭게 해드렸습니다.] 눈치 보며

냉혈전호; [내가 직접 확인해봐야겠군!] 일어나고

냉혈전호; [대체 어떤 자이기에 이토록 배포가 큰지를...] 음산하게 눈을 번득이며 입구로 걸어간다. 조진행이 급히 따라오고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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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눈에 덮인 서호의 절경

십면혈신과 냉상영이 만나고 있는 절벽 위. 시간이 좀 지났고. 하지만 여전히 눈이 오고 있다.

냉상영; [궁주의 휴전 제의를 받아들이겠어요.] 십면혈신과 마주 앉아 도도하게. 위진천은 냉상영의 뒤쪽에 좀 떨어져 뒷짐 짚고 서있고

냉상영; [천추각이 건재하다는 게 확인되었는데 우리끼리 박 터지게 싸워서 남 좋은 일 시킬 수는 없죠.]

십면혈신; [루주의 현명한 상황 판단에 경의를 표하겠네.]

냉상영; [경의까지는 필요 없고 미친 년 취급 안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하네요.] 요염하게 웃고

십면혈신; [겸손하기도 하시지...] 웃고

냉상영; [한 가지 이해할 수 없는 건...] 찡그리고

냉상영; [천추각이 어째서 구십 년 가까이 무림에서 종적을 감췄었던 건가요?]

십면혈신; [영조부가 그 이유를 얘기해주지 않았는가?] 눈을 좀 가늘게 뜨며

냉상영; [내 할아버지 육지천마(六指天魔)께서는 팔십칠 년 전에 있었던 마지막 정립회맹(鼎立會盟)에서 돌아오신 직후 아무 말씀도 남기지 않고 타계 하셨다네요.]

십면혈신; [영조부의 심정이 이해가 가긴 하네.] 끄덕

십면혈신; [차마 부끄러워서 자신이 왜 죽게 되었는지를 입에 올릴 수 없었을 테니...] 의미심장하게

냉상영; [혹시...] 깨닫고 눈 반짝

십면혈신; [루주가 생각하는 대로일세.] 끄덕

십면혈신; [당시 혈궁과 마천루의 주인들이 밀약을 맺고 천추각의 각주를 암살한 걸세.] 엄숙한 표정으로

냉상영; [그런 일이 있었군요.] 눈 반짝

[...] 위진천은 찡그리고

 

<-정립회맹(鼎立會盟)! 불멸삼성의 후손들이 매 삼십년마다 모여서 무림의 현안을 의논해온 모임이다.> 어느 높은 산. 깎아지른 절벽 정상에 세워진 정자에 십면혈신을 닮은 노인이 서있다. 화려한 옷을 걸친 이 노인이 십면혈신의 아버지인 혈의사신 용염. 혈의사신이 보는 쪽 절벽 아래에서 새처럼 날아오르고 있는 흉포한 인상에 체격이 큰 노인. 이 노인은 냉상영의 조부인 육지천마 냉잔이다. 양 손에 손가락이 세 개씩 밖에 없다. 엄지와 검지와 중지

<오백여 년 전, 불멸삼성이 실종된 후 그들의 후손은 함께 불멸삼성이 최후의 결전을 벌였던 삼상동천의 위치를 찾아왔다.> 정자 앞에 내려서며 포권하는 육지천마 냉잔. 손가락이 양손에 각기 여섯 개 씩 밖에 없음을 보여주고. 먼저 와있었던 혈의사신 용염도 마주 포권을 하고

<비록 삼성동천의 위치는 찾지 못했지만 그 일을 계기로 불멸삼성의 후손들은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우의를 다짐과 동시에 강호에서의 무익한 충돌을 회피해왔었다.> 육지천마 냉잔의 뒤쪽을 손가락질하는 혈의사신 용염. 돌아보는 육지천마 냉잔

<하지만 정립회맹은 팔십칠 년 전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열리지 않고 있다. 불멸삼성의 후손들 중 천추각이 세상에서 모습을 감춰버렸기 때문이다.> 멀리에서 머리를 산발한 중년인이 허공을 평지처럼 걸어서 오고 있다. 옷도 지저분하고 손에는 술병을 하나 들고 있다. 미친 사람 분위기인 이 중년인이 천추각의 마지막 각주였던 무치 이염이다. 청풍에게는 고조부가 되는 인물.

<마지막 정립회맹에 참석했던 천추각의 각주는 무치(武痴) 이겸(李謙)이란 인물이었는데 무치라는 별호와 달리 천추각의 시조인 무제 이릉에 못지않은 천재였다.> 술을 마시며 허공을 평지처럼 걸어서 오고 있는 무치 이겸의 모습 크로즈 업

<한번만 보면 어떤 무공이라도 허실(虛實)을 파악해버리는 무치 이겸의 재능은 당연히 혈궁과 마천루를 공포에 질리게 만들었다. 자신들의 무공도 무치가 한번 보기만 해도 약점을 찾아낼 것이었기 때문이다.> 굳어진 표정으로 무치 이겸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있는 혈의사신 용염과 육지천마 냉잔.

<백십칠 년 전, 당시 혈궁의 궁주였던 혈의사신(血衣邪神) 용염(龍焰)과 마천루의 루주 육지천마 냉잔(冷殘)은 첫 만남에서 무치 이겸의 능력을 확인하고 공포와 절망을 공감했다.> 미친놈처럼 웃으면서 대충 포권하는 무치 이겸. 억지로 웃으면서 마주 포권하는 혈의사신 용염과 육지천마 냉잔.

<이에 두 사람은 팔십칠 년 전에 있었던 정립회맹을 앞두고 먼저 밀회를 하여 무치 이겸을 암살하자는 데 뜻을 함께 했다.> 앞장서서 정자로 올라가며 술을 마시는 무치 이겸. 그 뒤를 따라가며 서로를 향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 혈의사신 용염과 육지천마 냉잔. 무치 이겸이 먼저 올라가고 있는 정자 안에는 화려한 주안상이 차려져 있다.

<그 결과 무치 이겸은 혈의사신 용염이 은밀하게 푼 다섯 가지 극독에 중독당한 상태에서 공격을 받아 회생불가의 중상을 입고 실종되었던 것이다.> 피를 토하며 탁자를 짚고 일어나려는 무치 이겸. 정자 안에 차려진 술상의 술과 안주들은 전부 쓸려나가 있고. 그런 무치 이겸을 공격하는 혈의사신 용염과 육지천마 냉염. 혈의사신의 입에서는 마귀의 형태를 한 붉은 기운이 토해져 나가고 있고 육지천마의 오른손에 남아있던 세 손가락이 터지면서 레이져같은 빛이 무치를 찔러간다

<하지만 공격한 두 사람도 무사하지는 못했다.> 마귀의 형상을 한 피안개에 휩쓸리고 가슴이 세 가닥의 레이져 같은 빛에 뚫리며 뒤로 날아가는 무치 이겸. 정자는 터져 날아가고 있고

<무치 이겸의 반격에 혈의사신 용염과 육지천마 냉잔 역시 치명상을 입고 얼마 후 죽음에 이른 것이다.> 만신창이가 된 채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악을 쓰는 무치 이겸. 박살난 정자를 배경으로. 하늘에서 두 줄기 강력한 벼락이 떨어져 혈의사신 용염과 육지천마 냉잔을 강타한다.

 

십면혈신; [무치 이겸은 나의 아버지와 루주의 조부의 협공을 받고도 바로 죽지는 않았었다고 하네.]

십면혈신; [하지만 몸 상태가 워낙 심각해서 천추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죽게 될 걸 알았던 것같네.]

십면혈신; [그래서 그는 우연히 자신을 만나 간병해준 여자를 범해서 애를 배게 만들었지. 천추각의 대를 잇기 위해서...]

십면혈신; [무치는 환갑을 앞둔 나이가 될 때까지 무공수련에 미쳐서 자식을 두지 못했었거든.]

냉상영; [호호호! 무제 이릉의 후손이 강간마로 전락했다?] [재미있는 얘기로군요!] 마녀처럼 눈을 희번덕이며

십면혈신; [어쨌거나 무치 이겸은 그렇게 후손을 남기고 죽었고...] [강간당했던 여자가 낳은 아들의 손자중 한명이 이무외인 걸세.]

냉상영; [인초 이무외!] [무애검조 섭장천의 셋째 제자인 그가 무제 이릉의 핏줄이었군요.] 눈 번뜩이고

십면혈신; [이무외가 세상 그 누구도 위치를 알지 못했던 천추각을 찾아낸 게 결코 우연은 아니었던 걸세.] 끄덕

냉상영; [궁주는 어떻게 해서 이무외와 관련된 이런 비밀들을 속속들이 알고 있죠?]

십면혈신; [왜냐하면...]

십면혈신; [이무외는 내 아내의 막내딸과 부부가 되었었거든!] 의미심장하게 웃고

냉상영; [호호호! 아내의 막내딸?] 웃고.

[!] 위진천도 무언가를 깨닫고

냉상영; [어째 용설약이란 년이 궁주의 핏줄이 아니라고 말하는 걸로 들리네요.] 요염하게 웃으며

십면혈신; [좋을 대로 생각하게!] [그보다...] 눈 번뜩

십면혈신; [삼성동천의 위치는 알아내었는가?] 갑자기 묻고

[!] 눈 번뜩이는 위진천

냉상영; [왜 내가 삼성동천의 위치를 안다고 생각하시는가요?] 태연한 표정으로 웃으며 되묻고

십면혈신; [루주의 자랑거리인 아들...] 위진천을 보며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웃고

십면혈신; [마교 교주의 아비가 누군지 알고 있기 때문이지.]

냉상영; [늙은 생강이 맵다더니...] 입술을 샐쭉거리고. 이어

냉상영; [뭐 알고 있을 거라 예상했던 비밀이니 굳이 숨길 것도 없겠지요.] 새침한 표정으로 말하고

냉상영; [맞아요.] [내 아들의 아버지... 내게는 지아비가 되는 분이 바로 제왕삼신재의 둘째인 지절 위극겸이에요.]

십면혈신; [삼성동천의 위치가 기록된 장보도를 위극겸이 얻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네.] 지그시 보며

십면혈신; [그 위극겸과 이십 년 넘게 살을 맞대고 살아왔으니 삼성동천의 위치 정도는 알아냈을 거 아닌가?]

냉상영; [딱히 부인하기도 어렵군요.] 애매하게 웃고

십면혈신; [거기가 어딘가?] 눈 번뜩이며

냉상영; [삼성동천의 위치를 내가 왜 궁주에게 말해줘야 하지요?]

십면혈신; [삼성동천의 금제를 뚫고 들어갈 수 있는 열쇠가 내게 있으니까!] 웃으며 태연하게 말하고.

냉상영; [사위로 삼은 이무외에게서 열쇠를 빼앗는데 성공했다는 건가요?] 눈 반짝이고

십면혈신; [이청풍이란 놈이 내 딸의 몸을 빌어 이무외가 얻은 아들임을 잊지 말게.] 애매하게 말하고

냉상영; [이무외를 협박하기 위해 딸로 하여금 이무외의 씨를 받게 하셨다는 말로 들리는군요.] 냉소하고

십면혈신; [제 새끼 목숨이 걸렸는데 어느 아비가 독해질 수 있겠는가?] 태연하게 거짓말을 하고

냉상영; [일리가 있네요.] 웃고

냉상영; [그래서 지금 함께 삼성동천으로 들어가서 불멸삼성의 유물을 얻자고 제안하시는 건가요?]

십면혈신;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거래 아니겠는가?]

냉상영; [그럼 열쇠부터 보여주세요.] 손 내밀고

십면혈신; [삼성동천의 위치를 알려주면 보여주겠네.]

냉상영; [삼성동천의 위치를 안 궁주가 날 떼어버리고 그곳으로 달려가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나요?]

십면혈신; [함께 그곳으로 가면 되지 않겠는가?]

냉상영; [열쇠를 갖고 있는 궁주가 혼자 삼성동천으로 들어가 버리면 나만 닭 쫓는 개 꼴이 되지 않겠어요?]

십면혈신; [혈왕조사의 이름을 걸고 약속을 지키겠다고 맹세할 수 있네.]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지만

냉상영; [과연 어떨까요?] 냉소

냉상영; [입으로 하는 맹세만큼 믿을 수 없다는 건 내가 누구보다 잘 안답니다.] 요염한 표정으로 웃고

십면혈신; [원한다면 인질을 제공할 수도 있네.] 딱! 손가락을 튕기고. 그러자

[부르셨사옵니까?] 슈욱! 십면혈신의 그림자에서 여자의 형상이 아메바처럼 솟아나온다.

[!] [!] 흠칫! 하는 위진천과 냉상영.

용설영; [조부님! 소손 설영(雪英) 대령했사옵니다!] 십면혈신의 그림자에서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는 서른 살쯤의 여자. <마고천장>등 다른 작품의 용설영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비구니 모습이다. 십면혈신의 손녀, 즉 청풍의 사촌누나다.

위진천; (저 여자가 정자 안에 숨어있는 것을 어머니도 알아차리지 못하신 것 같다.) 좀 심각해지고

위진천; (물론 십면혈신의 술법 때문이겠지만...)

냉상영; [궁주의 손녀인가요?] 눈을 좀 가늘게 뜨면서 용설영을 보고

용설영; [용설영(龍雪英)이 마천루의 존귀하신 루주님께 인사 올리옵니다.] 요염하게 웃으며 합장하고

십면혈신; [이 아이는 단순한 손녀가 아니라네.]

십면혈신; [루주도 알고 있겠지만 난 자식 복이 그다지 없는 편일세.]

십면혈신; [아들과 딸 하나씩 두었는데...] [장남이기도 한 아들 놈은 이 아이를 하나 남기고 요절해버렸지.]

냉상영; [안타까운 사연은 들은 기억이 있군요.]

십면혈신; [노부의 유일한 핏줄이니 인질로서의 가치는 있지 않겠는가?]

냉상영; [할아버지 되는 인간이 소저를 인질로 제공하겠다는 데 기분이 어떤가 몰라.] 용설영에게

용설영; [유용한 취급을 받으니 기쁘군요.] 배시시 웃고

냉상영; [혀에 기름 바른 것도 닮았고...] [확실히 그 할애비에 그 손녀잖아.] 피식 웃고

십면혈신; [루주가 노부와 함께 삼성동천에 들어갔다 나오는 동안 이 아이를 마천루에 인질로 제공하겠네.]

십면혈신; [설마 노부가 혈왕조사님의 유일한 핏줄인 이 아이의 목숨을 갖고 도박을 벌이겠는가?]

냉상영; [솔깃한 제안이지만...] 슥! 일어나고

냉상영; [못 들은 걸로 할게요.] [궁주는 아직 정정해서 얼마든지 자식을 둘 수 있을 텐데 인질이 무슨 소용 있겠어요?] 돌아서고

냉상영; [삼성동천에 함께 들어가고 싶으시면 열쇠부터 보여주세요.] 정자를 나가고. 위진천도 흘깃 뒤를 돌아보며 따라가고

냉상영; [물론 정말 열쇠를 갖고 있는지도 의문이지만요.] 호호호! 웃으며 눈발이 날리는 정자 밖으로 나가고

십면혈신; [멀리 안 나가겠네. 살펴가시게.] 술잔을 들면서 말하고

냉상영; [아참!] 떠나려다가 멈춰서며 돌아보고

냉상영; [저는 어떤 늙은이와 달라서 예의를 아는 계집이랍니다.] [귀한 만남에 예물이 없으면 안된다는 것도...] 손짓하고. 그러자

스스스! 유령같이 정자 앞에 나타나는 자. 바로 신행태보인데 두 팔로 여자를 안아들고 있다. 여자는 요사인데 기절한 상태고

요사 크로즈 업

용설영; (요사!) 눈 번뜩. 십면혈신의 얼굴은 변화가 없고

냉상영; [일전에 운 좋게 이 계집을 포로로 잡았었는데...] 신행태보가 요사를 안고 정자로 가는 걸 보며 말하고

냉상영; [쓸만한 정보가 있을까 싶어 온갖 방법으로 고문을 해봤지만 헛수고더군요.] 신행태보가 정자 앞에 멈춰서는 걸 보며

냉상영; [더 데리고 있어봤자 우리 마천루의 밥만 축낼 거 같아서 돌려드리니까 받아주세요.] 웃고

슥! 안고 있던 요사를 던지는 신행태보

슈욱! 깃털처럼 가볍게 정자 안으로 날아 들어가는 요사

털썩! 탁자 아래 야한 자세로 널부러지는 요사. 말없이 보면서 술만 마시는 십면혈신

냉상영; [답례는 필요 없으니 부담 갖지 말고 받아주세요.] 호호호! 마녀처럼 웃으며 돌아서고.

[호호호!] 울려 퍼지는 냉상영의 웃음소리. 그 뒤를 따라가는 위진천과 신행태보

곧 눈발 속으로 사라지는 냉상영 일행

<궁주님! 분부만 내리시면 냉가년을 공격해서 끝장을 내겠습니다!> 누군가 말하고. 하지만

십면혈신; [그만둬라.]

십면혈신; [저 계집은 나이는 어려도 나에 못지않은 실력을 지녔다.] [하물며 내가 지정한 장소에 만나러 오면서 대비가 없을 리 없다.]

십면혈신; [습격해봐야 성공하지 못하고 비웃음만 살 뿐이다.]

<예...> 어디선가 들리는 대답

십면혈신; [공격하는 대신 저년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해서 보고하라.] [이십여 년 만에 강호에 나왔는데 그냥 돌아갈 리가 없으니...]

<존명!> 대답이 들리고

용설영; [냉상영이 삼성동천에 들르실 거라 생각하시는군요.]

십면혈신; [저 마녀가 정말로 삼성동천의 위치를 알고 있다면 어떤 식으로든 그곳을 확인해보려 들 것이다.] 고개 끄덕이고

용설영; [확실히 무혈마녀가 이십여 년만에 강호에 나온 것은 예사롭지가 않네요.] 냉상영이 사라진 곳을 보며

십면혈신; [삼성동천의 위치를 알아낸다 해도 열쇠가 없으면 그림의 떡일 뿐이다.]

십면혈신; [마침 청풍이가 다시 강호에 나왔다고 하니 잘 감시해라.] 품속에 손을 넣고.

용설영; [청풍이에게서 삼성동천의 열쇠를 빼앗는 건 소녀에게 맡겨주세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십면혈신; [대륙전장(大陸錢莊)과 장춘곡(長春谷)을 네게 맡길 테니 솜씨를 보여라.] 품속에서 꺼내 내미는 손. 두 개의 영패가 들려 있다. 하나는 원형이고 하나는 직사각형. 원형에는 <莊>자가 직사각형에는 <谷>자가 새겨져 있으며 각각 특이한 보석이 박혀있다

용설영; [할아버지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노력하겠사옵니다.] 두 손으로 영패를 받으며 요염하게 웃는다.

십면혈신; [무리해서 청풍이 놈과 맞서지는 마라.] [무애검조와 제 아비의 가르침을 받았다면 나도 쉽게 장담하지 못하는 괴물이 되어있을 테니...]

용설영; [명심하겠사옵니다.] 스스스! 고개 숙이는 모습. 흐려지고

팟! 사라진다

십면혈신; [이무외... 이무외...] [네놈이 끝내 내 심복의 우환이 되는구나.] 한숨. 이어

십면혈신; [흑사! 백사!]

[하명하시옵소서!] [속하 대령하였습니다.] 스스스! 슥! 정자 앞에 나타나는 흑사와 백사

십면혈신; [이년을 궁으로 데려가 가둬둬라.] 발로 요사를 툭 차고

십면혈신; [냉상영, 그년이 이년을 통해 뭔가 수작을 부리려는 게 눈에 훤히 보이니...] 음산하게 웃는 십면혈신

긴장해서 침 꿀꺽! 삼키는 흑사와 백사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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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마천루> 낮이지만 먹장구름이 낮게 깔려 있어 음침한 분위기다.

어느 건물. 음침한 인상의 무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고

냉상영; [이무외가 살아있다?] 마녀같은 표정으로 눈을 치뜨는 냉상영. 화려한 거실. 화려한 의자에 앉아있다가 벌떡 일어나는 모습이고.

냉상영은 살아 돌아온 살천인조의 보고를 받고 있는 중이다. 실내에는 몇 명의 시녀와 함께 신행태보가 서있다. 그 앞에서 살천인조가 보고 하는 모습. 살천인조는 저고리 안쪽에 가슴을 붕대로 묶고 있는 모습이고

살천인조; [면목이 없소이다 루주!] 고개 숙이며 포권하고

살천인조; [흑모신원은 인질로 잡히고 노부만 살아 돌아왔소이다.]

살천인조; [마음 같아서는 자결하고 싶었지만...] [천추각이 여전히 명맥을 잇고 있고 천추각의 각주가 인초 이무외라는 것을 보고하기 위해 그럴 수도 없었소이다.]

냉상영; [제왕삼신재의 막내인 이무외가 살아있다 이거지?] 손톱을 물어뜯으며 왔다갔다 하고.

신행태보; (어째 느낌이 싸한 걸.) 그런 냉상영을 보며 초긴장

신행태보; (루주는 남편 위극겸의 마음을 어지럽힐 가능성이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극단적으로 인내심이 없는 분인데...) 긴장할 때

냉상영; [이무외가 천추각의 당대 각주라는 사실을 누가 알고 있나요?] 멈춰서며 살천인조를 돌아보고

살천인조; [현재로서는 노부 외에는 없소이다.]

냉상영; [그렇다니 그나마 다행일로군요.] 사악하게 웃고. 다음 순간

쾅! 이미 살천인조의 가슴을 손바닥으로 치고 있는 냉상영. 공간이동하듯 움직였다. 눈 부릅뜨는 살천인조

신행태보와 시녀들 기겁할 때

쾅! 입구쪽까지 날아갔다가 등이 기둥에 부딪히는 살천인조

드드드! 흔들리는 건물. 시녀들 겁에 질리고

 

건물 밖의 무사들 흠칫! 돌아보고. 드드드! 건물이 뒤흔들리고 있다.

 

다시 건물 내부

펑! 몸의 모든 구멍에서 피를 뿜어내는 살천인조. 등을 기둥에 기댄 채

살천인조; [천마칠절기중의 형극장강(荊棘掌罡)...] 툭! 툭! 몸에서 무언가 돋아나려는 모습으로 입에서 피를 흘리고

살천인조; [명불허전이로군!] 펑! 콰직! 비틀거리는 살천인조의 몸 여기저기에서 가시같은 것이 삐져나온다. 철분이 응결된 것이고

털썩! 주저앉으며 고개 떨구는 살천인조. 이어

냉상영; [죽어라!] 팡! 손뼉을 치는 냉상영. 그러자

펑! 푸학! 역시 몸의 모든 곳에서 피를 뿜어내는 시녀들. 신행태보는 움찔! 하지만 큰 타격은 받지 않는다.

퍼억! 퍽! 나뒹굴어 죽는 시녀들. 이제 실내에는 냉상영과 신행태보만 서있고

냉상영; [종선!] 다시 자기 의자로 가고

신행태보; [하명하십시오 루주님!] 급히 포권

냉상영; [저 늙은이를... 뇌옥의 가장 깊은 곳에 쳐넣어라! 내 허락 없이는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 털썩! 의자에 앉고

신행태보; [존명!] 포권하고

서둘러 살천인조에게 가고

신행태보; (형극장강에 맞자 몸속의 철분이 응결되며 몸 밖으로 뚫고 나왔다.) 조심스럽게 살천인조의 몸을 안아들고

신행태보; (몸속에도 가시(荊棘)가 수없이 생겼을 테고...) (안타깝지만 살천인조가 회생할 가능성은 없다.) 신행태보의 몸을 안고 입구로 가고

냉상영; [이무외 이무외...] 마녀처럼 중얼

냉상영; [네놈이 살아있다는 사실은 그이가 알면 안된다!]

냉상영; [그이로 하여금 내 곁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인간은 그게 누구든 결코 용서치 않을 것이다!] 마녀같은 표정 크로즈 업

 

#110>

<-천병신기보> 낮.

월동문이 있는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인 어느 건물. 안채 분위기의 건물인데 잘 가꿔진 정원으로 둘러싸여있다. 건물 입구에는 섭장천이 의자를 놓고 앉아서 햇볕을 쬐고 있다. 전혀 고수처럼 보이지 않고. 무릎에는 고양이 한 마니를 얹어놓고 쓰다듬는다. 호랑이를 닮은 고양이는 몸을 동그랗게 만 채 자고 있고. 그러다가

무언가 느끼고 깨어나며 고개를 드는 고양이

섭장천; [더 자거라. 기다리던 손님이 온 것뿐이니...] 웃으며 고양이를 다독이고. 그때

월동문으로 들어서는 진무륜과 두 명의 남녀. 남자는 추괴한 용모에 등이 굽은 까탈스런 인상의 노인. <마고천장>에 나온 <독심귀의>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이름은 독심귀의. 여자는 육감적이고 요염한 인상의 여자 비구니. 역시 <마고천장>에 나온 <용설영> 캐릭터. 이 작품에서의 이름은 다정사태. 두 사람은 무림사괴라는 네 명의 괴짜중 둘이다.

진무륜; [어려운 부탁을 들어주셔서 고맙소이다 귀의(鬼醫)!] 앞장 서서 건물 쪽으로 두 사람을 안내하며 독심귀의에게 말하고

독심귀의; [진보주에게 진 신세가 있는데 당연히 와봐야 하지 않겠소?] 말하는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사괴(武林四怪)의 일인 독심귀의(毒心鬼醫)>

진무륜; [그리 말씀해주시니 고마울 따름이외다.] 건물로 안내하며 말하고. 이어

진무륜; [노대(老大)! 천하제일의 신의이신 독심귀의 최(崔)노사를 모셔왔습니다.] 섭장천에게 꾸벅이고

섭장천; [잘 되었구먼.] 고양이 쓰다듬으며 웃고

독심귀의; (노대?) + 다정사태; (진무륜이 형으로 모시는 자가 있다는 말은 못 들었는데...) 눈 반짝

섭장천; [먼길 오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소.] 의자에 앉은 채 웃으며 말하고.

독심귀의; [아 예...] 눈치 보며 다가가고

다정사태; (죽을 날을 기다리는 늙은이처럼 보이는데... 괜히 주늑이 드네.) 역시 눈치를 보며 진무륜을 따라가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무림사괴의 일인 다정사태(多情師太)>

섭장천을 지나 건물의 문으로 가는 세 사람. 진무륜이 앞장 서고

진무륜; [들어가시지요.] 문을 열어주고.

그 문으로 들어가는 독심귀의와 다정사태. 섭장천은 신경 쓰지 않고 고양이를 쓰다듬고 있고

두 사람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며 그런 섭장천의 눈치를 살피는 진무륜.

탁! 닫히는 문

섭장천; (구름같고 바람같던 독심귀의를 용케 찾아냈구먼.) 하늘 보며 생각하고

섭장천; (상파의 복이 많은 덕분이겠지.)

섭장천; (물론 청풍이만큼 복이 많진 않겠지만...) 청풍을 떠올리며 웃고

 

#111>

건물 내부. 여자의 방. 잠옷 차림인 진상파가 눈을 감은 채 침대에 누워있고. 독심귀의가 침대 옆에 앉아 진상파의 손목을 잡은 채 진맥하고 있다. 그 뒤에 진무륜과 다정사태가 서있고. 진무륜은 좀 초조한 표정이고. 헌데

지잉! 진상파의 손목을 잡은 독심귀의의 손이 좀 빛을 발하고. 이어

독심귀의; [흠... 그렇군.] 끄덕이고

진상파의 손목을 놔주는 독심귀의의 손.

진무륜; [어떻소이까?] 눈치 보며. 긴장한 표정으로

독심귀의; [무슨 일을 겪었는지 모르지만 머리속에 화기(火氣)가 대량으로 침투했소.] [그 때문에 기억상실과 지능의 저하가 왔을 거요.]

진무륜; [말씀하신 대로외다.] 한숨

진무륜; [그 아이는 누구보다 영특했는데 그만 백치가 되어버렸소.]

독심귀의; [하지만 너무 낙담하진 마시오.] [뇌에 스며든 화기만 제거하면 지능은 원래대로 돌아올 거요.]

진무륜; [그렇게 말씀하시니 한 시름 놓을 수 있겠소이다.] 안도하고

독심귀의; [그래도 일정부분 후유증은 있을 것이오.]

진무륜; [후유증이라면...?]

독심귀의; [전부일지 일부일지 모르지만 기억의 상당부분을 잃게 될 거요.]

[!] 심각해지는 진무륜의 얼굴

 

#112>

<-반년후(半年後)> 눈 덮인 산

<-황산> 겨울의 황산이다. 산봉우리들이 눈에 덮여있다.

신무곡. 여전히 계곡 입구가 안개의 장벽으로 막혀있고

안개 속에서 크고 작은 사람의 형상이 나타나고.

화악! 안개의 장벽을 뚫고 나오는 두 사람. 바로 청풍과 흑모신원. 청풍은 반년 사이에 몸이 건장해졌다. 완전히 어른이 되었고. 흑모신원은 좀 백치같은 표정이 되었다. 청풍은 거궐신검을 허리에 차고 있고 망토를 둘렀다. 죽립을 쓰고 있고

청풍; (반년...) 뽀득! 안개의 장벽 밖, 아무도 딛지 않은 눈밭을 밟으면서 감회에 찬 표정이 되고

청풍; (어머니를 한시라도 빨리 외조부의 독수에서 구해드려야 한다는 일념으로 몸을 회복하는데 전념했다.)

청풍; (덕분에 일 년 정도로 잡았던 수복기간을 반년으로 줄일 수 있었다.) 안개의 장벽쪽으로 돌아서고

청풍; (공청석유의 효능 덕분에 파괴되었던 단전도 복구 되었고 공력도 심후해졌다.) 눈밭에 무릎을 꿇는다. 안개의 장벽쪽으로

청풍; (이제는 상대가 누구라 해도 도망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안개의 장벽을 향해 절을 하고

청풍; (조금만... 조금만 더 기다려주십시오 아버지!) 죽립이 눈에 닿을 정도로 머리를 숙이고

청풍; (곧 어머니를 모시고 찾아뵙겠습니다!) 다시 일어난다. 이어

청풍; [십면혈신과 무혈마녀에게 가서 전하시오.] 누군가에게 말하고

[!] [!] 어디선가 사람의 놀란 기척이 들리고

청풍; [곧 나 이청풍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하며 걸음을 옮기고. 흑모신원도 눈을 희번덕이며 주변을 둘러보며 따라가고

휙! 휘익! 절벽 좌우에서 사람 형상들이 날아올라 좌우로 사라지고

청풍; (예상했던 대로 혈궁과 마천루에서 신무곡 일대를 감시하고 있었다.) 뽀득! 뽀득! 눈 밭을 걸어서 신무곡을 등지고 떠나는 청풍

청풍; (내가 다시 세상에 나온 걸 알았으니 혈궁과 마천루가 발칵 뒤집히겠지.)

<우리 천추각이 건재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천하를 한번 뒤흔들어 놔야할 것이다.> 흑모신원을 거느리고 멀어지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113>

신무곡 내부. 무릉도원. 한 겨울이지만 봄날 같은 날씨. 이제 잘 가꿔진 밭과 과수원에는 꽃이 만발해있고.

천추각의 삼층 창가에는 이무외가 앉아있다. 멀리 보이는 신무곡 입구쪽을 보고 있다

이무외; (용설약... 당신과의 인연은 원치 않았던 것이었소.) 용설약을 떠올리고

이무외;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 위해 청풍이를 낳아준 것은 그저 고마울 따름이오.) 한숨 쉬고

이무외; (잘 자라준 저 아이 덕분에 지금까지 겪었던 모든 고난이 보상을 받은 셈이니...) 웃는 모습

 

#114>

<-서호(西湖)> 섬들이 점점 떠있는 기가 막힌 경치의 호수. 아주 넓어서 건너편이 잘 안 보인다. 다만 동정호처럼 큰 호수는 아니어서 바다로 보이지는 않는다. 때는 여전히 겨울. 눈이 내리고 있다. 폭설은 아니지만 제법 눈송이가 굵다.

서호가 내려다보이는 기암절벽의 봉우리. 그리 높지는 않지만 시야가 확 터져 있다. 그 바위 봉우리의 화려한 정자가 하나 서있고. 정자 안에는 다과상이 차려져 있으며 한명의 중년인이 앉아서 서호의 절경을 감상하고 있다. 용이 수놓인 아주 화려한 옷을 입고 있고 풍채가 좋다. 머리에는 화려한 보관까지 쓰고 있어서 왕이나 황제처럼 보이고. 혈궁의 궁주인 십면혈신 용백이다. 다른 작품 십면혈신 캐릭터인데 좀 젊고 화려하게 묘사

십면혈신; [설중서호(雪中西湖)...] [이만한 경치는 세상을 다 돌아다녀 봐도 만나기 어렵겠지.] 차를 마시며 감탄하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혈궁 궁주 십면혈신(十面血神) 용백(龍佰)>

십면혈신; [안타까운 것은 이 절경을 함께 나눌 동반(同伴)이 옆에 없다는 점이로다.] 차를 마시며 탄식하고. 바로 그때

<암중에 강호의 일천 개 방파를 조종하시는 혈궁의 궁주께서는 꿈이 너무 소박하신 것 아닌가요?> 호호호! 어디선가 웃음소리가 들리고

<궁주님! 그 마녀가 도착했습니다!> 누군가의 긴장한 전음이 십면혈신의 귀에 들리고

[하지만 탈속한 듯한 말과 달리 꾸민 꼬락서니는 천자(天子)를 방불케 하네.] 쿠오오! 눈 보라가 일면서 누군가 나타난다.

냉상영; [설마 역적질로 나라님이라도 되실 심산이신가?] 화악! 눈보라가 흩어지며 정자 앞에 나타나는 냉상영. 역시 화려한 차림인데 좀 광기가 서린 듯한 모습이다.

십면혈신; [목소리에 요기(妖氣)가 서렸으니 천하를 어지럽히긴 해도 얻을 수는 없겠군.] [잠시 세상을 뒤엎어도 봄날 훈풍에 사라지는 눈송이처럼...] 태연하게 차를 마시며 말하고

냉상영; [십면혈신, 십면혈신하는 소리를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는데... 직접 보니 뱁새같은 인간이었잖아.] 쿠오오! 냉소하며 정자로 다가오는 냉상영의 몸에서 살기가 구름같이 일어나고

냉상영; [천하를 준다 해도 똥통에 쳐박을 졸장부고...] 냉소하며 정자로 다가오고

십면혈신; [말은 마음의 거울이니 지금 한 말이 그대 자신을 비추는 것임을 모르는가?] 여전히 태연하게 웃고. 그러자

냉상영; [호호호! 한방 먹었네!] 갑자기 마녀처럼 웃고

[호호호호!] 펑! 웃는 냉상영의 몸에서 터져 나오는 힘에 의해 바위 봉우리의 눈들이 모두 사방으로 터져나간다. 이후로 정자가 있는 봉우리 근처는 눈이 없다.

십면혈신; (확실히 가공할 마기(魔氣)를 지닌 계집이다.) 웃음소리 들으며 차를 마시면서 웃는 십면혈신

십면혈신; (무공의 고하를 떠나서 저 마기를 감당할 수 있는 인간은 거의 없다고 봐야겠지.) 찌릿! 찌릿! 몸에 전기가 오르는 모습

십면혈신; (어쩌면 제이의 천마가 계집들 중에서 나올지도 모르겠어.) 호호호! 냉상영의 웃음소리를 배경으로 생각할 때

뚝! 웃음 그치는 냉상영.

냉상영; [좋아요. 용궁주, 당신은 그래도 말이 통하는 효웅(梟雄)이로군요.] 환하게 웃으며 정자로 다가오고

십면혈신; [효웅...] [교활한 인간이라...] 웃으며 찻잔을 내려놓고

십면혈신;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천마의 적손(嫡孫)인 그대로부터 들으니 칭찬처럼 들리는군.]

냉상영; [복수하고 싶으면 절 마녀(魔女)라 부르세요.] 웃으며 정자로 들어서고

십면혈신; [손녀뻘인 그대와 굳이 실강이를 벌이고 싶진 않네.] 웃고. 그 사이에 냉상영은 십면혈신의 앞에 서고

냉상영; [그러시다니 정식으로 인사를 올리지요.] [마천루의 십칠대 루주 냉상영이에요.] 정중하게 포권을 하고

십면혈신; (속 좁은 인간이라는 흉을 들을 수는 없으니...) + [반갑네.] 일어나고

십면혈신; [혈궁 십이대 궁주인 용백이네.] 마주 포권하고.

냉상영; [용궁주님이시다. 인사 올려라.] 의자에 앉으며 누군가에게 말하고. 그러자

[예!] 스윽! 대답과 함께 냉상영의 뒤로 사람 그림자가 생기더니

위진천; [마교 삼십오대 교주 위진천입니다.] 냉상영 옆에 나타나며 포권하고

십면혈신; [마교의 교주도 오셨군.] 어쩔 수 없이 포권하여 답례하는데

냉상영; [이 아이가 제 아들이라는 사실은 아시겠지요?] 의자에 앉아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그러자

십면혈신; (당했다!) 얼굴 굳어지고

<이 교활한 계집이 자신은 앉은 채 노부로 하여금 제 아들과 맞절을 하게 만들어서 노부를 자신보다 아랫 서열인 것처럼 격하시켰다.> 정자의 상황을 배경으로 십면혈신의 생각 나레이션

십면혈신; (무혈마녀 냉상영! 네년에게 받아낼 빚이 한 가지 더 늘었구나.) 살기를 뿜어내면서고 웃는 십면혈신의 얼굴 크로즈 업

 

#115>

서호의 다른 곳. 여전히 눈이 오고 있다.

호수가에 자리한 장원. 뒤는 높은 산으로 막혀있고 장원 전체가 통나무를 박아 만든 담으로 둘러쳐져 있다. 산적들의 산채 분위기. 역시 눈이 오고 있다. 헌데

[으으으!] [끄윽!] 산채 입구에 산적들이 십여명 쓰러져서 신음하고 있다. 죽지는 않았지만 여기저기 부러진 모습. 입구에는 <三友寨>라는 간판이 걸려있다.

삼우채 내부. 마당. 손에 손에 무기를 든 흉악한 인상의 산적들이 누군가를 포위하고 있다. 하지만 모두 겁에 질린 모습이고. 마당 중앙에는 죽립을 쓴 여자가 서있다. 진상파인데 손에는 특이한 무기를 들었다. 원형의 쇠몽둥이인데 손잡이를 제외한 전체가 두 쪽으로 갈라져 있어서 마치 진동자처럼 보인다. 이 무기의 이름은 만근척이다. 진상파 주위에는 십여명의 산적들이 쓰러져 신음하고 있는데 역시 팔 다리가 부서지거나 머리가 깨져 피를 흘리고 있다.

[간덩이가 부은 계집이로구나!] [여기가 어딘 줄 알고 혼자 쳐들어온 것이냐?] [삼우채(三友寨)하면 강남 일대에서는 우는 아이도 울음을 멈추게 한다는 말 못 들었느냐?] [각오해라 계집!] 산적들 진상파를 멀찍이에서 포위한 채 무기를 흔들며 악을 쓴다. 하지만 모두 겁을 집어먹은 표정들이다. 멀찍이에서 악만 쓰고 다가오지는 못한다. 그때

[비켜라!] [뭐하고 있는 거냐 이 겁쟁이 새끼들아!] 외치는 소리가 산채의 본채쪽에서 들리고

[계집 하나 어쩌지 못하고 쩔쩔 매?] [내가 다 창피해서 죽을 지경이다!] [아랫도리 달린 거 떼버려!] 산적들이 물러선 사이로 눈 부라리며 걸어오는 세 놈. 그냥 전형적인 산적 두목들 모습. 한번 나오고 말 조연들. 그래도 흉악하게 묘사. 단, 이자들이 쓰는 무기는 비범하다. 한 놈은 도끼, 한 놈은 칼, 한 놈은 청룡도를 들었는데 모두 번쩍인다.

산적1; [어디서 굴러먹던 계집이냐?] 번쩍이는 도끼를 든 채 눈 부라리는 장비를 닮은 첫 번째 산적 두목. 배경으로 나레이션. <-삼우채 공동 채주 흑심삼우(黑心三友)의 첫째 당적(唐適)>

산적2; [흐흐흐! 우리 형제가 운이 좋군! 맛깔 나는 계집이 제 발로 노리개가 되어주려고 찾아오기도 하고...] 청룡도를 든 키가 껑충하게 크고 야비하게 생긴 자. 배경으로 나레이션. <-흑심삼우의 둘째 마갈(馬葛)>

산적3; [오늘은 내가 가장 먼저 맛을 봐야겠으니 형님들이 양보하시오!] 칼을 어깨에 척 둘러맨 채 입맛 다시는 입술이 두툼한 뚱보. 배경으로 나레이션. <-흑심삼우의 셋째 부길(扶吉)>

진상파; [흑심삼우!] [너희들은 천병신기보에서 만든 천병급(天兵級) 병기로 숱한 악행을 저질러 왔다.] 죽립을 좀 들어 얼굴 드러내며 차갑게 말하고

진상파; [오늘 그 죄를 묻기 위해 본녀가 찾아왔으니 각오해야할 것이다.] 살벌한 표정으로 말하고

산적1; [그러니까 뭐냐?] [네년은 우리 흑심삼우가 아니라 우리가 쓰는 무기 때문에 찾아왔다는 거냐?] 어이없어 하며 도끼를 들어 보이고

산적2; [옳거니! 네년이 요즘 강호를 시끄럽게 만들고 있는 천병신기보의 파병희(破兵姬)인가 뭔가 하는 년이로구나!] 쿵! 청룡도 끝으로 바닥을 구르며 눈 부라리고

산적3; [천병신기보에서 판 병기가 잘못 사용되는 걸 막는 게 네년의 목표라지?] 변태적으로 웃으면서

진상파; [네놈들이 쓰는 도끼와 창과 칼은 우리 천병신기보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흑심삼우가 든 무기를 보며 

진상파; [헌데 네놈들은 그 귀한 것으로 살인, 방화, 강간, 도적질을 자행해왔다.] 강렬한 눈빛

진상파; [이미 판 물건이니 회수할 수는 없고...] [오늘 이 자리에서 박살을 내어 다시는 악용되지 않게 하겠다.] 만근척을 들어서 겨누고

산적1; [그년 오지랖 하고는...] 피식 웃고

산적2; [무기라는 게 피를 보는 건 당연한데 뭔 개지랄이냐?]

산적3; [일단 팔아먹었으면 신경 꺼라!]

진상파; [기회를 주겠다.]

산적1; [뭐?]

진상파; [그 무기들을 순순히 내놓는다면 피를 볼 일은 없을 것이다.]

산적2; [못 내놓겠다면?] 음산하게 웃고

진상파; [무기뿐 아니라 네놈들의 몸뚱이도 박살이 날 것이다.] 살벌한 표정으로 말하고. 그러자

산적1; [그년 입도 참 잘 놀리네!] 피식! 웃고

산적1; [아랫도리의 입도 그렇게 잘 놀리는지 확인해야겠다!] 부악! 벼락같이 도끼를 내리쳐 진상파를 공격해오고. 동시에

[크왓!] [카캇!] 부악! 쩍! 청룡도와 칼을 휘둘러 진상파를 협공하는 산적2와 산적3.

[죽이진 마십쇼 채주님!] [저희들에게도 그년 꿀단지를 맛볼 기회를 주십쇼!] 마당의 산적들 신이 나서 외치고. 하지만

콰창! 진상파의 만근척이 산적1의 도끼를 유리처럼 깨트리고. 이어

쾅! 투쾅! 산적2의 청룡도와 산적3의 칼도 진상파의 만근척에 깨진다

[헉!] [이게 무슨...] [우리의 무기가 이렇게 간단히 깨지다니...] 흑심삼우들 부서진 무기 파편을 들고 비틀거리며 경악하고

[말도 안되는...] [채주님들의 무기가 유리처럼 부서졌다!] [저 계집이 쓰는 무기가 대체 뭐기에...] 산적들 경악할 때

화악! 흑심삼우를 향해 만근척을 쳐들며 덮쳐오는 진상파. 아주 빠르다

[잠... 잠깐!] [우리가 잘못 했다!] [다시는 나쁜 짓을 하지 않을 테니 용서를...] 흑심삼우들 기겁하며 물러서려 하지만

진상파; [기회는 이미 주었었다.] 파삭! 만근척으로 산적1의 어깨 한쪽을 내리쳐 박살내고.

산적1; [끄아아악!] 팔과 어깨가 유리 깨지듯이 박살나 흩어지고

진상파; [그 기회를 걷어찬 건 네놈들이고...] 파삭! 퍽! 산적2와 3의 어깨도 박살내고

흑심삼우; [끄아아악!] [아악!] 어깨가 한쪽씩 사라져서 나뒹굴며 비명 지르고. 그 배경으로 깃털처럼 가볍게 내려서는 진상파

[히익!] [헉!] [채... 채주님들의 어깨가 날아갔다!] 산적들 경악과 공포

진상파; [하늘의 호생지덕을 생각해서 목숨만은 살려준다.] 바닥을 구르는 흑심삼우를 보며 살벌하게

진상파; [하지만 다시 악행을 저지른다는 소문이 들리면 그때는 어깨 한쪽이 날아가는 정도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돌아서고

[히익!] [으으으!] 공포에 질려 길을 터주는 산적들.

팟! 날아오르는 진상파

삽시에 새처럼 날아서 멀어지는 진상파

[무... 무서운 계집!] [천병신기보가 병장기 잘 만드는 것으로 천하제일인 줄은 알았지만 저런 고수까지 있었다니...] [제왕성도 천병신기보는 건드리지 못한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어!] 멀어지는 진상파를 보며 겁에 질려 말하는 산적들

<파병희! 어쩌면 저 계집이 장차 무림의 정세를 좌우할 태풍의 눈이 될지도 모르겠다!> 날아가는 진상파를 배경으로 산적들의 생각 나레이션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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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동굴에서 나오는 청풍과 이무외

이무외; [단전을 살펴 보거라.]

청풍; [그렇잖아도 단전에서 변화가 일어나는 게 느껴지던 참이었습니다.] 아랫배를 만지면서

이무외; [그게 바로 공청석유의 효능이다.]

이무외; [공청석유의 힘을 빌어 불멸환혼건을 운용하면 네 외조부가 철저히 파괴해버린 단전도 회복이 될 것이다.]

청풍; [아버지가 무공을 쓰실 수 있었던 것도 단전은 복구가 된 덕분이었군요.]

이무외; [너 역시 늦어도 일 년 안에는 단전을 복구할 수 있을 게다.] 끄덕이고

이무외; [무공을 회복하는 대로 아비를 대신해서 네 어머니를 외조부의 손에서 구해 드리거라.] 한숨

청풍; [그리하겠습니다.]

이무외; [아비가 신무곡에 들어와 보니 아무도 없었다.] 거대한 삼층 누각쪽으로 가면서 말하고. 누각 근처에 창고 같은 건물들도 있고

청풍; [고조부님은 혼자 사셨는지요?]

이무외; [천추각에는 종복이 몇 명 있었다.] 한쪽을 가리키고

양지 바른 그곳에 무덤이 몇 개 있다.

이무외; [하지만 모두 나이들이 많았고...] [주인인 증조부님의 허락을 얻을 수 없어서 함부로 후계자를 둘 수도 없었을 것이다.]

청풍; [고지식할 정도로 충성스러운 분들이셨군요.]

이무외; [그 때문에 아비가 들어왔을 때 천추각은 십년 넘게 지키는 사람이 없었다.] 천추각으로 가지 않고 한쪽에 서있는 창고 같은 건물로 간다.

이무외; [천추각을 둘러보기 전에 해결해야할 일이 이 안에 있다.] 삐꺽! 문을 열고 들어가고

[!] 이무외를 따라 들어가다가 놀라는 청풍.

쿵! 건물은 창고인데 바닥에 두명의 인물이 누워있다. 바로 살천인조와 흑모신원인데 살천인조의 가슴에는 부러진 칼이 박혀있다. 흑모신원은 벼락에 맞은 모습으로 기절해있고

청풍; [살천인조와 흑모신원!] [이자들이 어떻게 신무곡에...]

이무외; [아마도 네가 진법을 통과하면서 남긴 피 냄새를 이자가 경이적인 후각을 발휘해서 따라 들어왔을 것이다.] 흑모신원을 보고

청풍; [살려 보내면 자칫 후환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역시 흑모신원을 내려다보고

이무외; [아비도 그 점을 우려하여 처리에 고심을 하던 중이었다.]

이무외; [아무리 적이라지만 저항 능력을 상실한 자들을 죽일 수도 없고...]

청풍; [이자들의 처리를 소자에게 맡겨주실 수 있으실지요?]

이무외; [아비는 상관없다만...]

이무외; [무슨 좋은 생각이 있는 것이냐?]

청풍; [살천인조는 살려 보내서 천추각이 건재하다는 것을 마천루가 알도록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무외; [혈궁 뿐 아니라 천추각까지 건재하다는 걸 알면 마천루도 경솔한 짓은 못하겠지.] 고개 끄덕이고

청풍; [하지만 흑모신원은 살려 보낼 수가 없습니다.]

청풍; [짐승의 흉성(凶性)이 남아있어서 세상에 나가면 많은 해악을 끼칠 게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이무외; [그렇다고 죽이는 것은 무참하지 않겠느냐?]

청풍; [죽일 필요는 없습니다.]

청풍; [흉골(凶骨)을 제거하고 섭혼술을 쓰면 순하고 충직한 종이 될 테니까요.] 의심심장하게 웃는 청풍의 얼굴

 

#106>

오후. 신무곡 입구

슥! 나타나는 살사

살사; (분명 뭔가 있다!) 안개의 장벽쪽으로 다가가며 눈 번득

살사; (살천인조와 흑모신원이 보이지 않았던 것도 의심스럽고...) 안개의 장벽을 보며

살사; (신행태보가 이 계곡을 떠나지 않고 있었던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살사; (문제는 기문진법 때문에 안을 염탐할 수 없다는 점인데...) 생각하다가

[!] 무언가를 느끼는 살사

안개의 장벽 너머에 사람 그림자 같은 것이 언 듯 보이고

살사; (누가 나온다!) 팟! 뒤로 날아오르고

커다란 바위 위에 올라가 숨는 살사.

고개 조금 빼서 아래를 보는 살사. 직후

화악! 안개가 흩어지며 나타나는 사람. 이무외

살사; (헉!) 숨이 턱 막힌 표정으로 급히 몸을 숙이고

살사; (이... 이무외!) 덜덜 떨고

살사; (분명... 분명 궁주님이 심장을 뽑아 죽였던 저놈이 멀쩡하게 살아있다니...) 안개 밖으로 나서는 이무외를 보며 전율할 때

이무외; [데리고 나와라.] 돌아서며 말하는 이무외

<예!> 대답이 들리고. 이어

화악! 다시 안개가 흩어지며 나오는 청풍과 살천인조. 청풍이 살천인조의 팔을 잡고 나온다. 살천인조는 낙심한 모습이고. 더 늙어 보인다. 가슴 부분을 천으로 묶은 게 옷자락 사이로 보인다.

살사; (청풍이놈까지...) 전율

이무외; [이제 가셔도 좋소.] 가라고 손짓하고. 청풍은 살천인조의 팔을 놔주고

이무외; [마천루로 돌아가셔서 무혈마녀에게 나 이무외의 말을 전하시오.] [천추각은 건재하니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살천인조; [각주의 말은 확실히 전하겠네.] 고개 조금 숙이며 한숨 쉬고

이무외; [인질로 잡아둔 흑모신원의 안전을 감안해서라도 본각을 번거롭게 하지 않으시리라 믿겠소.] 포권하고

살천인조; [기억해두리다.] 고개 끄덕이고

팟! 날아오르는 살천인조

곧 멀어지는 살천인조. 그걸 보며 돌아서는 이무외와 청풍

다시 안개 속으로 들어가는 두 부자

살사; (천추각...!) (저 계곡 안쪽에 바로 오백여 년 간 비밀에 싸여있던 천추각이 있었구나!) 흥분과 전율

살사; (빨리... 빨리 궁으로 돌아가서 궁주님께 보고해야만 한다.) 팟! 날아오르고

<당연히 죽었어야할 이무외가 살아있는 것보다 더 심각한 사태는 없으니...> 멀어지는 살사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헌데

 

안개 속에 서서 살사가 멀어지는 걸 보는 이무외와 청풍

청풍; [저자를 살려 보내도 되는지요?]

이무외; [아비가 건재하다는 걸 네 외조부가 아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무외; [아비를 상대하기 위한 수단으로 네 어머니를 살려둘 필요를 느끼실 테니...] 우울하게 한숨 쉬고

청풍; (맞는 말씀이다.) 한숨

청풍; (어머니를 당신의 손으로 구해드리지 못한다는 사실에 낙담하고 게시는 게 절절하게 느껴진다.) 멀리 사라지는 살사를 보는 이무외의 옆모습 훔쳐보며

청풍; (가능한 빨리 단전을 복구해야하는 이유다.)

<무공을 쓸 수 있어야만 어머니를 외조부의 독수에서 구해내어 아버지와 만나게 해드릴 수 있으니...> 두 부자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107>

<-제왕성> 침중한 분위기. 포구에는 화물선이 몇 척 정박해있고. 그 화물선에서 짐이 부려지고 있다. 나무상자로 포장한 화물들. 천병신기보에서 보낸 신검들이다. 그 상자를 마차에 옮겨 싣고 제왕성으로 가는 마차들도 있고. 제왕성의 검객들이 그 모든 과정을 감시하고 있고

그중 한 화물선에서 내리는 남장한 환설.

환설; [수고한다!] 부채 붙이며 검객들 사이를 지나가고

[아 예...] [어서 오십시오.] 얼떨결에 인사하는 검객들

부채를 저으며 제왕성 쪽으로 가는 남장한 환설

[누구야?] [자네가 아는 사람 아니었는가?] 어리둥절하는 검객들

[난 자네가 아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어쩐지 낯이 익긴 한데...] 환설의 뒷모습 보며 갸웃하는 검객들

피식 웃으며 걸어가는 환설

 

#108>

제왕성의 대청. 검객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경비서고 있고

황보신; [천병신기보에서 보낸 화물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습니다.] 서류를 들고 보고한다. 대청에는 사신장중 환설만 뺀 전원과 수십명의 노인들이 긴 탁자 두개를 가운데 두고 앉아있다. 상좌 가까운 자리에는 원로들중 서열이 높은 축융검호와 냉혈마검작이 앉아있고. 두 개의 긴 탁자 사이에 위치한 상좌에는 뇌공량이 화려한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있고. 황보신은 뇌공량 정면, 문을 등지고 서서 보고 하는 중이다.

황보신; [천병신기보에서 미리 보내온 물목(物目;물건의 목록)을 보면...] 서류를 넘기면서 보고하고

황보신; [호신강기를 종이 베듯 하는 천병(天兵)급의 도검 일천 자루와 백만 냥의 금은을 차례로 보낸다고 합니다.]

[허어! 일천 자루의 절세신병과 백만 냥의 재물이라니...] [천병신기보가 무애호유선의 건으로 다급해지긴 다급해졌군!] 노인들 끄덕일 때

뇌공량; [돌려보내시오.] 준엄하게

모두 흠칫! 하며 뇌공량을 보고

뇌공량; [책임을 물을 대상으로부터 선물을 받을 이유는 없소.] 단호하고 패도적인 표정으로 말하고

황보신; [분부 받들겠습니다.] 어쩔 수없이 허리 숙이는데

[그러실 필요 없어요.] 누군가 말하며 들어서고

환설; [머잖아 강적들과 격돌하게 될 텐데 천병신기보의 지원을 거절할 수는 없답니다.] 남장한 환설이 들어서고

[넌 누군데...] 눈 부라리던 노인들 입을 다물고

환설; [소녀 돌아왔어요.] 모자를 벗고. 그러자

사락! 긴 머리가 모자 안에서 흘러내린다.

[누군가 했더니 주작신후였구만.] [남장을 해서 깜빡 속아 넘어갈 뻔 했어.] 노인들은 웃고. 하지만

청룡신장; [환매! 대공자님 앞이다. 예의를 갖춰라.] 자리에서 일어나며 엄한 표정으로 말하고. 청룡신장과 백호신장은 나이가 있어서 뇌공량을 알고 있지만 아직 이십대인 환설은 뇌공량을 처음 본다. 청룡신장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제왕성 사신장의 일인 청룡신장(靑龍神將)>

환설; [처음 뵙겠어요 대공자님!] 뇌공량에게 고개 숙이며 황보신에게 다가가고. 뇌공량은 말없이 보고 있고

패소정; (환설 저년이 어째 기고만장하게 느껴지네.)

패소정; (우리 제왕성에서는 전설적인 존재인 대공자 앞에서도 전혀 주눅이 들지 않고...) 찡그리고. 그때

황보신; [환소저! 천병신기보에서 보내는 예물을 수납하라고 한 이유를 들려주시오.] 다가온 환설에게 불만스런 표정으로 말하는데

환설; [그럴 생각이에요.] 모자를 황보신에게 주고.

엉겁결에 모자를 받는 황보신

환설; [제가 귀수신장 진무륜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천병신기보에 갔었다는 보고는 받으셨을 줄 아옵니다.] 뇌공량에게 다가가며 소매 속에 손을 넣고

뇌공량; [그러하다.] 끄덕

환설; [천병신기보에 갔다가 진무륜으로부터 이것을 받았사옵니다.] 다시 꺼낸 손에는 봉투가 하나 들려 있고

청룡신장; [지금 대체 무슨 일을 꾸미는 것이냐?] 노려볼 때

슥! 손을 드는 뇌공량. 그러자

핏! 환설의 두 손에 들려있던 봉투가 번개같이 뇌공량의 손으로 날아들고

봉투를 받아서

펼치는 뇌공량

종이를 한 장 꺼내며 봉투는 탁자에 내려놓고. 헌데

[!] 눈 부릅뜨는 뇌공량

벌떡! 편지를 읽으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뇌공량

[대공자!] [왜 그러시오?] [무슨 내용인데 놀라시는 거요?] 노인들 놀라며 볼 때

뇌공량; [진무륜... 진무륜으로부터 이걸 받았단 말이냐?] 떨리는 손으로 편지를 든 채 환설을 보고

환설; [예! 진무륜은 제가 올 줄 미리 알고 기다리고 있었어요.] 짐짓 공손히 대답

뇌공량; [이런...] 털썩! 의자에 주저앉고

축융검호; [왜 그러시오 대공자?] 의아한 표정. 배경으로 나레이션. <-제왕성 원로 삼십육천강(三十六天罡)의 일인 축융검호(祝融劍豪) 마진요(馬陣要)>

뇌공량; [축융검호께서 다른 분들에게 읽어주시오.] 슥! 편지를 앞으로 내밀며 말하고

축융검호; [알겠소이다.] 일어나서

편지를 집어들고

축융검호; [험험...] 두 손으로 편지를 펴 들며 목청을 다듬고. 사람들 쪽으로 돌아선 채

축융검호; [진우령(陳宇領)의 애처로운 죽음을 민망하게 여겨 이후로 천병신기보에는 어떤 책임도 묻지 않겠다.] 놀라면서도 글을 다 읽고. 그러자

[설마!] [성주님께서 남기신 글이오?] 사람들 놀라고

축융검호; [틀... 틀림없는 성주님의 필체이고 첨서(添書)된 수결(手決) 역시 성주님의 것이 틀림없소.]

냉혈마검작; [노부도 봅시다.] 일어나 손을 내밀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삼십육천강의 일인 냉혈마검작(冷血魔劍爵) 백무기(白無棄)>

축융검호; [그러시오.] 편지를 냉혈마검작에게 내밀고.

받아서 읽는 냉혈마검작

이마가 찡그려지는 냉혈마검작

축융검호; [내가 보기엔 성주님의 친필이 맞는 것같소이다만...] 의자에 앉으며 냉혈마검작에게

냉혈마검작; [이 편지... 천병신기보에 대한 면죄부(免罪符)는 성주님께서 쓰신 게 분명하오.] 한숨 쉬며 편지를 다른 노인에게 주고.

[성주님께서 천병신기보에 면죄부를 써주셨다면...] [무애호유선의 파선이 천병신기보의 짓이라 해도 책임을 물을 수 없겠군.] 노인들 침통한 표정으로 말하고. 냉혈마검작 옆의 노인들은 편지를 돌려보고 있고

환설; [저도 그 편지 때문에 진무륜에게 손을 쓰지 못하고 돌아왔답니다.] 노인들을 보며 말하고. 곁눈질로는 뇌공량을 보면서. 뇌공량은 침통하게 말하고

냉혈마검작; [대공자!] 노인들을 대표해서 뇌공량에게 말하고

냉혈마검작; [우리 늙은이들은 대공자의 결정에 따를 뿐이오.]

냉혈마검작; [설령 천병신기보가 성주님으로부터 면죄부를 받았다 해도 손을 쓸 생각이면 명령을 하시오.]

뇌공량; [그럴 수는 없소이다.] 한숨

뇌공량; [소생이 어찌 사부님의 뜻을 거스를 수 있겠소?]

안도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노인들

뇌공량; [정황상 무애호유선의 굉침에는 혈궁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소.]

[혈궁...!] [그자들이라면 본성이 무림을 지배하는 걸 마뜩치 않게 여기고 있었겠지.] 노인들도 고개를 끄덕이고

뇌공량; [혈궁 뿐만이 아니오.]

뇌공량; [사부님의 유고를 알게 되면 마교나 마천루 역시 군림천하의 야욕을 드러낼 가능성이 다분하오.]

뇌공량; [지난 육십 년동안 겪어보지 못한 절체절명의 도전과 위기가 엄습할 테니 그에 대한 대비를 해야만 하오.]

뇌공량; [천병신기보가 보낸 무기와 재물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이유요.] 강렬한 표정을 짓는 뇌공량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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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천인조; (저 놈 언제 저기에...) 놀라고. 처음에는 이무외를 못 알아보고

이무외; [잘 자랐구나. 어느덧 어른이 되었어.] 기절한 청풍을 내려다보며 한숨. 만감이 서린 표정으로

살천인조; (눈에 익다! 혹시 저놈은...!) 이무외를 알아보고 경악할 때

흑모신원; [죽일 놈이...] 팟! 공처럼 튀어 오르고

살천인조; [조심해라 신원!] 창! 다급히 칼을 빼며 외치고

흑모신원; [크아!] 허공에 뜬 채 강력하고 빠르게 손을 그어낸다. 날카로운 손톱으로 이무외의 몸을 찢어버릴 기세로. 하지만

툭! 손등으로 흑모신원의 속목을 간단히 쳐올리는 이무외. 하지만

흑모신원; [억!] 텅! 손목이 쳐올려진 팔이 엄청난 충격을 받고 위로 홱 쳐들리고

흑모신원; [크아!] 부악! 그러면서도 팔이 쳐들려지는 반동으로 강력한 발길질로 이무외의 얼굴을 쳐간다.

쾅! 이무외의 얼굴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살천인조; (신원의 공격이 먹혔나?) 칼을 뽑아든 채 눈 치뜰 때. 하지만

쿵! 허공에 뜬 자세인 흑모신원. 그자의 발 하나는 이무외의 얼굴 바로 앞에 위치해 있는데. 그자의 발목을 이무외의 손이 움켜잡고 있다. 흑모신원의 발목이 워낙 굵어서 완전히 잡지는 못하고 반쯤 잡고 있는데

지직! 흑모신원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이무외의 손이 벼락을 일으키고. 직후

흑모신원; [끄아아아!] 감전당하며 허공에서 뻣뻣해지며 비명

살천인조; (당했구나!) 슈악! 한걸음에 다가서며 이무외를 베는 살천인조의 칼. 그자의 칼에서 긴 섬광이 일어나 이무외를 베어간다. 하지만

부악! 돌아서며 발목을 잡고 있는 흑모신원의 몸으로 살천인조를 도리깨질 하듯 내려치는 이무외

살천인조; [!] 팟! 방향을 홱 틀어서 피하고

꽝! 흑모신원의 몸뚱이가 바닥을 강타하며 지진이 난 듯 지축이 뒤흔들리고

슈칵! 방향을 틀어서 흑모신원의 몸뚱이를 피하며 일본도로 이무외를 베어가는 살천인조. 너무 가까워 이무외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살천인조; (베었다!) 칼을 그으며 안도하고. 하지만

쿵! 다음 순간 이미 살천인조의 칼날을 손가락 두 개로 잡고 있는 이무외

살천인조; (말도 안되는 공수입백인(空手入白刃)!] 경악할 때

지직! 이무외의 손가락에서 일어난 벼락이 칼날을 타고 살천인조에게 흘러들고

살천인조; [!] 감전되며 눈 부릅. 머리카락이 치솟고. 하지만

살천인조; [크왓!] 투쾅! 강하게 칼을 비틀어서 칼날을 중간에서 부러트린다.

펑! 충격파와 함께 뒤로 날아가는 살천인조

휘릭! 내려서는 살천인조. 지지지! 몸이 벼락에 휘감겨 있지만 쓰러지지는 않는다. 손에는 칼날이 1/3정도 잘려진 일본도를 들고 있고

이무외; [살천인조 히지가타류스케(士方龍之介)!] [과연 왜국제일검호(倭國第一劍豪)답소이다.] 부러진 칼날을 쳐들어 보이며 웃고

이무외; [이 미련한 놈도 속절없이 까무라치게 만든 뇌신건(雷神鍵)에 당하고도 쓰러지지 않으신 걸 보면...] 발로 흑모신원의 몸뚱이를 툭 치며 웃고

살천인조; [인초 이무외!] [모습이 변해서 금방 알아보지 못했네만... 자네는 인초 이무외였군!] 부러진 칼을 늘어트린 채 심각한 표정을 짓고

이무외; [노장(老將;노련한 인물)답게 눈썰미도 예리하시오.] [이십 년 전에 지나치듯 본 소생의 얼굴을 다 기억하시고...] 웃고

살천인조; [어찌 잊겠는가? 자네는 노부가 평생 보았던 가장 뛰어난 인물중 세 손가락에 안에 드는 기린아였는데...]

이무외; [과찬에 몸둘 바를 모르겠소이다.]

살천인조; [이십 년 동안 소식이 끊겼던 자네가 이런 외진 곳에 칩거하고 있었을 줄은 몰랐군.]

이무외; [사실을 말씀드리자면 이곳은 우리 이씨 집안의 본가(本家)라고 할 수 있는 곳이외다.] 주변 둘러보고

살천인조; [이씨 집안의 본가...] + [!] 말하다가 깨닫고

살천인조; [천추각!] [이곳이 바로 지난 오백여 년 간 세상에서 잊혀졌던 무제 이릉의 가문 천추각이었군!]

이무외; [바로 그렇소이다.] 웃고

이무외; [그리고 신무곡이 천추각이라는 사실은 기밀중의 기밀이니 노사도 이곳에 머물러주셔야겠소이다.]

살천인조; [무애검조의 제자이면서 천추각의 후손...] [확실히 노부의 능력으로는 자네에게 이길 수 없겠어.]

살천인조; [하지만 순순히 무릎을 꿇을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말게나.] 지잉! 부러졌던 일본도는 겨누는데 부러진 단면에서 칼날이 돋아나 길어진다. 실제 칼날이 아니라 검강이 뻗어나와 길어진 것처럼 보이는 것

이무외; [미안하외다.] 웃으며 부러진 칼날을 쳐들고

살천인조; [미안하다니 무슨...] + [!] 말하다가 눈 부릅

쿵! 이미 살천인조의 가슴에 깊이 박혀 있는 부러진 칼날

살천인조; (손을 쓰는 것 같지도 않았는데...) 경악의 표정으로 비틀하고

이무외; [아들놈의 상태가 심상치 않아서 노사와 격식을 갖춰 승부를 결한 여유가 없소이다.] 말하며 몸을 숙여서 청풍을 안아들려 하고

살천인조; (말도 안되는 괴물이...) 스륵! 칼을 놓치며 쓰러지려 하고

퍼억! 따당! 나뒹구는 살천인조. 그 옆에 떨어지는 부러진 일본도

이무외; [보통 사람이라면 당연히 죽었어야할 중상이다만...] 두 팔로 청풍을 안고 일어나고

이무외; [걱정하지 말거라. 아비는 심장이 없는 상태에서도 지금까지 살아왔으니...] 숲쪽으로 걸어가고

이무외; [잘난 아들을 둔 덕분에 이렇게라도 부자가 상봉을 하게 되는구나.] 숲쪽으로 멀어지는 이무외. 그의 뒤로 기절한 흑모신원과 살천인조가 남아있다.

 

#101>

여전히 보름달이 떠있는 한밤중

요사가 청풍의 음공 공격에 당해 쓰러졌던 곳, 요사의 백장채대가 바닥에 늘어져 있는데

슥! 그걸 집어드는 하얀 손.

백사; [여덟째의 백장채대일세.] 두 손으로 허리띠를 들어서 살피며 말하고. 주변을 수색하던 흑사와 살사가 돌아보고. 세 사람 모두 좀 다친 모습이다. 신행태보 일행과 싸운 흔적이고

흑사; [한시도 몸에서 떼어놓지 않던 백장채대를 흘렸다는 건...]

백사; [여덟째의 신변에 심각한 사태가 생겼을 걸세.]

흑사; [마천루의 인간들에게 따라잡힌 모양이로군.] 이를 갈 때. 살사가 무언가 발견하는 표정이 되고

살사; [찾았습니다!] 말하고. 돌아보는 흑사와 백사

흑사; [뭐냐 막내야.] 다가가고

살사; [요사누님이 남긴 표기는 없지만 대신 다른 것을 발견했습니다.] 앞을 가리키고

바위와 돌에 점점이 찍혀 있는 핏자국. 물론 청풍의 몸에서 흐른 것

백사; [핏자욱이로군!] 눈 번뜩

살사; [여덟째 누님의 것인지 청풍이 놈이 흘린 것인지는 모르지만 최근에 생긴 핏자국이오.] 앞을 가리키고

앞쪽으로도 바위에 간간이 피가 묻어있고

백사; [추적하자.] 휘익! 날아가고

그 뒤를 흑사와 살사가 날아오른다.

백사; (제발 무사하거라 여덟째야!)

 

#102>

신무곡 입구. 신행태보가 서서 안개의 장벽을 보고 있다. 기절한 요사는 근처에 눕혀놨고

신행태보; (시간이 좀 걸리는군.) 안개의 장벽을 보고

신행태보; (혹시 도중에 이청풍의 흔적을 잃어 진법에 갇힌 것일까?)

신행태보; (불길한 생각은 하지 말자.) 고개 젓고

신행태보; (흑모신원의 후각이라면 설령 길을 잃었다해도 피냄새를 맡고 되짚어 나올 수 있을 테니...) 생각하다가

턱! 짐승 해골 하나를 안개의 장벽쪽으로 걷어찬다

징! 해골이 안개의 장벽에 닿자 그 부분이 진동하더니

파삭! 박살나며 도로 튕겨져 나오는 해골

신행태보; (볼수록 무시무시한 진법이다.)

신행태보; (유일한 출입구가 이청풍이 기어들어간 저곳인데...) 한쪽을 보고

그쪽 바닥에 피가 떨어져 있다

신행태보; (진법이 들어간 후 조금만 길을 잃어도 무지막지한 타격을 받고 뼈가 으스러질 것이다.)

신행태보; (이런 진법은 듣도 보도 못했는데...) + [!] 생각하다가 무언가 느끼고

화라라락! 무언가 날아오는 소리

신행태보; (이런...) 급히 돌아보며 찡그리고

멀리서 날아오는 세 개의 그림자. 물론 흑사, 백사, 살사

신행태보; (혈궁의 떨거지들이 드디어 따라붙었다.) 급히 요사를 안아들고

신행태보; (일단 자리를 피하자. 혈궁십사에 속하는 자들과 일대삼으로 싸워선 승산이 없으니...) 휘익! 날아오르고

[!] [!] 날아오다가 눈 부릅뜨는 흑사 일행

신행태보가 요사를 안고 옆의 절벽 위로 날아오르는 모습이 보이고

요사의 모습 크로즈 업

[여덟째다!] [여덟째가 저놈에게 사로잡혔구나!] 화악! 쐐액! 이를 갈며 신행태보를 추격하는 흑사와 백사. 반면

살사; [...] 무언가 생각하며 신무곡쪽으로 날아가는 살사

휘릭! 신무곡 안개의 장벽 앞에 내려서는 살사

안개의 장벽쪽으로 가다가

멈칫! 멈춰서는 살사

안개의 장벽 밖에 널려있는 짐승들의 뼈다귀

살사; [...] 팟! 무언가 생각하며 돌을 하나 걷어차는 살사

펑! 파삭! 안개의 장벽에 부딪힌 돌이 박살나며 흩어지고

살사; (진법...) 눈 번뜩

살사; (나중에 다시 한번 와서 살펴봐야겠구나.) 휘익! 날아오르고

살사; (청풍이 놈의 실종과 관련이 있는 장소 같으니...) 휘릭! 절벽 위로 올라서며 생각하고. 그때

멀리 날아가는 신행태보와 그 뒤를 추격하는 흑사와 백사의 모습이 작게 보이고

살사; (지금은 요사를 구하는 데 집중하자.) 쐐액! 날아가고

곧 멀어지는 살사

 

#103>

아침. 신무곡 내부. 신무곡은 사방이 높은 절벽으로 둘러싸여있고. 그 절벽 근처를 또 도너츠 형태인 안개의 장벽이 에워싸고 있다. 절벽 안쪽은 무릉도원. 울창한 숲, 계곡. 과수원과 밭등이 있다. 밭은 풀이 무성. 하지만 과수원은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데 하나같이 아람들이에 분재 형태인데 과일들이 주렁주렁. 그 가운데에 삼층의 웅장한 건물이 서있다. 천추각. 그 천추각 주변에는 작은 건물이 몇 채 있다.

입구 정면, 즉 신무곡 끝의 높의 절벽. 그 절벽 아래의 동굴. 동굴 안에서 옅은 안개가 흘러나오고 있고

동굴 끝. 원형의 광장인데 마치 온천욕장 같다. 돌로 만든 의자와 탁자도 있고. 그 동굴 끝에 원형의 탕이 있다. 벽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고인 탕인데 사람 두 세명이 들어가 앉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 헌데 고여있는 물이 우윳빛이다. 수증기가 조금씩 피어오르고 있고. 그 우윳빛의 물속에 목만 내놓고 앉아있는 청풍. 눈을 감고 있다

청풍; (따뜻하다.) 눈 감은 채 생각하고

청풍; (온천수에 잠겨 있는 것일까?) (이렇게 안온한 기분은 난생 처음 느껴본다.)

청풍; (단순히 따뜻한 것만이 아니다.)

스으으! 무언가 청풍의 몸으로 흘러들어가는 모습

청풍; (무언가 부드러우면서 강한 기운이 내 몸속으로 흘러들어오고 있다.) (그 때문인지 통증도 부상의 흔적도 느껴지지 않는다.)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뒤에서 날아온 유리혈적자가 가슴으로 뚫고 나오던 장면

청풍; (난 분명 마천루의 인간들이 던진 유리혈적자에 관통당했었다.)

청풍; (심장이 일부 다쳐서 당연히 죽었어야할 중상인데...)

청풍; (유리혈적자에 당한 상처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불멸환혼건으로도 이런 정도의 회복력을 보이긴 어렵거늘...)

청풍; (내가 몸을 담그고 있는 이 물에 기사회생의 효능이 있는 모양이다.) 생각할 때

저벅! 저벅! 발자국 소리가 들리고

청풍; (누가 들어온다.) 긴장하며 눈을 천천히 뜨고

이무외; [정신이 들었구나.] 수증기 너머, 입구로 들어서는 사람의 형상. 물론 이무외다. 이무외는 심장에 문제가 있어 모든 행동이 느릿하다

청풍; (이... 이 목소리...!) (설마...) 흥분과 전율 눈을 치뜨고

이무외; [유리혈적자에 당한 상처가 가볍지 않아서 걱정을 했었는데 기우였구나.] 쿵! 다가오는 이무외, 온화한 표정으로 웃고 있다.

청풍; [아... 아버지!] 벌떡! 일어나고. 촤아! 일어나는 청풍의 몸을 알몸이다.

이무외; [오냐! 못난 아비다.] 눈시울 붉히며 연못으로 다가오고

청풍; [아... 아버지!] 다른 말은 못하고 꺽꺽대며 급히 연못에서 나가 무릎을 꿇고

청풍; [무사... 무사하셨군요! 아버지가 무사하셨습니다.] 이마를 바닥에 대고 절하며 울고

이무외; [미안하다 청풍아!] 마주 무릎을 꿇고

이무외; [아비가 너 볼 면목이 없구나.] 엎드린 청풍을 끌어안으며 울고

청풍; (,아닙니다! 살아계신 것만으로도 아버지는 제게 크나큰 기쁨을 주신 것입니다.) 이무외의 품에 안겨 울고

<못난 소자를 천애고아로 만들지 않으셨으니...> 두 부자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104>

동굴을 밖에서 본 모습. 이제 해가 제법 높이 솟았다.

이무외; [네 외조부는 아비의 심장을 뽑아낸 후 죽었다 여기고 무산의 어느 골짜기에 버렸다.] 연못 옆의 탁자에 청풍과 마주 앉아 이야기 한다. 청풍은 가운 같은 옷을 걸쳤고

이무외; [하지만 사부님의 짐작대로 아비는 죽지 않았다.] [다만 심장이 뽑히는 건 실로 큰 부상이라 시체나 다름없는 몸이 되었었다.]

청풍; [그런 몸을 이끄시고 삼천리가 넘는 길을 주파하시다니...] [천우신조가 있었기에 가능했겠습니다.]

이무외; [무려 일 년이 넘게 걸렸고...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겼었다.] 끄덕이고

청풍; [지금의 몸 상태는 어떠신지요?]

이무외; [불멸환혼건은 몸의 다른 부위는 쉽게 복구시켜준다.]

이무외; [하지만 머리와 심장은 완벽해진 불멸환혼건이라 해도 복구가 거의 불가능하다.] 한숨 쉬고

이무외; [몸의 복구를 주관하는 것이 머리와 심장이기 때문이다.]

청풍;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건강해지신 모습을 보게 되어 실로 다행입니다.]

이무외; [건강해진 것처럼 보이는 건 겉보기일 뿐이다.] 쓴웃음

이무외; [만일 아비의 몸이 온전해졌다면 너와 네 어머니를 구하러 무산으로 달려가지 않았을 리가 있겠느냐?]

청풍; [어디가... 불편하신지요?]

이무외; [아비는 심장이 없다.] 한숨

청풍; [그럼 어떻게...] 놀라고

이무외; [심장 주변의 혈관을 확장시켜서 심장의 역할을 대신하게 하고 있다.] 가슴 부위를 만지면서

청풍; [아!]

이무외; [그 때문에 빨리 걷는 것도 불가능하고 무공을 십초 이상 구사하지도 못한다.] 한숨 쉬고

청풍; [아버지의 사라진 심장을 복구할 방법은 없는지요?]

이무외; [있다면 삼성동천에 있을 것이다.]

청풍; [불멸삼성도 불사(不死)를 연구했는지요?]

이무외; [무공이든 선술(仙術)이든 궁극적인 목표는 불로불사, 더 나아가서는 신선이 되어 우화등선하는 것이다.]

이무외; [아비가 알고 있고 짐작하는 바로는 불멸삼성께서도 말년에는 불로불사의 연구에 천착했던 것같다.]

청풍; [그럼 불멸삼성이 삼성동천에 모여서 천하제일인을 가리려 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닐 수 있겠습니다.]

이무외; [서로의 실력을 겨룬 것은 사실이었겠지.]

이무외; [하지만 그후 의기투합해서 불로불사에 대한 연구에 매진했을 것이다.]

청풍; [불멸삼성께서 삼년 넘게 적신두타님을 기다리게 하고도 끝내 연락이 없었던 것도 그 때문이겠습니다.]

이무외; [천신만고 끝에 천추각에 들어와서 연구를 해본 결과 아비의 확신은 굳어졌다.] 끄덕이고

이무외; [천추각에 남아있는 무제님의 말년 관심사의 대부분도 불로불사였었다.]

청풍; [그걸 연구하면 아버지의 사라진 심장도 복구 하는 게 가능하지 않을지요?] 조심스럽게 묻지만

이무외; [무제님의 연구만으로는 부족하고 모자란 부분이 많다.] 한숨 쉬며 고개 젓고

청풍; [소자가 반드시 삼성동천으로 들어가 불멸삼성이 연구해놓았을 불로불사의 비결을 찾아서 아버지께 바치겠습니다.]

이무외; [말만으로도 고맙구나.] 눈시울 붉히고

이무외; [그보다 몸 상태는 좀 어떠냐?] 돌아보며

청풍; [놀랍게도 유리혈적자에 다쳤던 심장이 완치되었습니다.] 가슴을 만져보며

이무외; [심장이 완전히 뽑힌 아비와 달리 넌 심장의 대부분이 온전했던 덕분이다.] 고개 끄덕이고

청풍;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제가 정신을 잃은 사이에 상처가 완치되었다는 점입니다.] 갸웃하고

청풍; [정신을 잃고 있어서 불멸환혼건을 구사할 수도 없었는데...]

이무외; [이번에 한해서 네 상처를 치유해준 것은 불멸환혼건이 아니라 저 연못에 고여 있는 액체다.] 욕조 같은 연못을 돌아보고

청풍; [저 연못에 고여 있는 게 기사회생의 영약인 모양이군요.]

이무외; [그렇다. 바로 공청석유(空淸石乳)다.]

청풍; [공... 공청석유!] 경악

청풍; [저게 다 한 모금만 마셔도 어떤 중상이라도 낫게 해준다는 그 공청석유라는 말씀이십니까?] 흥분과 불신

이무외; [무제께서 이곳 신무곡에 천추각을 세우신 이유가 공청석유가 고여 있는 저 연못을 발견하신 때문이다.] 끄덕

이무외; [덕분에 그분은 내공 방면에서는 혈왕과 천마를 압도하셨었지.]

청풍; (맙소사! 천고의 영약인 공청석유가 무려 욕조만한 연못에 가득 고여 있다니...) 흥분과 전율

<우리 천추각은 사실상 천하무적의 문파라고 할 수 있겠구나.> 동굴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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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보름달이 좀 더 높이 떴고

늑대 두 마리가 코를 끌며 가다가

무언가를 발견하고 고개를 드는 늑대들

멀지 않은 곳에 누워있는 요사

크르르! 요사를 향해 눈 번뜩이며 다가가는 늑대들

요사; (청풍이 놈 말대로네.) 한숨

요사; (산이 깊어서인지 늑대들까지 살고 있었어.) 다가오는 늑대들 보며 긴장

요사; (평소라면 손가락 하나로도 해치울 수 있는 것들이지만...) (지금은 현기증 때문에 내공도 제대로 운용할 수가 없다.) 늑대들도 긴장한 채 요사의 주위를 배회하고

요사; (자칫하다가는 늑대들의 배를 채워주는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구나.) 심각할 때

크르르! 드디어 이빨 드러내며 요사에게 덮쳐오는 늑대들.

요사; (일단 피한 후에...) 억지로 몸을 움직이려 하고. 바로 그때

스악! 쩍! 섬광이 늑대들의 몸을 스치면서

컹! 깽! 비명과 함께 몸이 토막 쳐지는 늑대들

<살사?> 기대하며 눈을 치뜨지만

스윽! 요사 옆에 내려서는 인물은 바로 살천인조다. 뽑았던 칼을 허리춤에 끼운 칼집에 꽂고 있고

요사; (살천인조!) 절망. 직후

[제대로 따라붙었소이다.] [이년이 왜 여기 누워있는 건가?] 휘익! 스슥! 뒤이어 나타나는 신행태보와 흑모신원

요사; (최악의 상황이 되어버렸잖아. 마천루의 잡것들이 오라버니들보다 먼저 도착했으니...) 한숨

살천인조; [꼬락서니를 보아하니 방심하다가 신원, 자네가 경험했던 것과 같은 음공에 당한 듯 하네.]

흑모신원; [꼴 좋게 되었구나 계집!] 발로 요사의 허리를 툭툭 차고

신행태보; [소저! 이청풍은 어디로 갔소?] 몸을 좀 숙이며 묻고

요사; [내가 그걸 대답할 거같아요?] 새침

신행태보; [물론 크게 기대를 한 건 아니었소.] 웃으며 다시 몸을 바로 세우고.

신행태보; [하지만 소저의 도움이 없어도 우린 이청풍을 따라잡을 수가 있소.] 흑모신원을 돌아보고. 흑모신원은 주변을 살피며 코를 킁킁 거리고 있다.

신행태보; [흑모신원님의 후각은 사냥개에 필적할 정도라 이청풍이 흘린 피 냄새는 십리 밖에서도 맡을 수 있기 때문이오.] 주변을 살피는 흑모신원을 배경으로

요사; [아주 편리한 개 코의 소유자로군요.] 냉소할 때

흑모신원; [찾았네 종집사!] 숙였던 몸을 바로 세우며 돌아보고

흑모신원; [이가놈이 흘린 피의 냄새는 이쪽으로 이어지고 있어.] 청풍이 간 쪽을 가리키며 눈 번뜩이고

요사; (쯧!) 낙심하고

신행태보; [낙심하는 표정을 숨기지 못하시는 걸 보니 흑모신원님의 판단이 옳은 것같구려.] 웃으며 요사의 허리를 끌어안고

요사; [뭐하는 짓인가요?]

신행태보; [혈궁십사중 한분을 공짜로 주웠는데 그냥 두고 갈 수는 없지 않소?] 웃으며 두 팔로 안아들고

요사; [인질로 삼겠다는 건가요?] 새침

신행태보; [좋을 대로 생각하시오.] [확실한 건 소저가 여러모로 쓸모가 많다는 점이오.] 돌아서고

그 사이에 흑모신원은 다시 앞으로 달려가고 있다. 살천인조가 뒤 따라가고. 흑모신원은 아주 빠르게 달리는 건 아니다. 수시로 서서 확인하고 다시 달려가고

요사; (냄새를 추적하는 것이다 보니 흑모신원이 달리는 속도가 아주 빠르진 않다.) 생각하고

요사; (그래도 이 속도라면 청풍이 놈은 오래지 않아 따라잡힌다. 무공을 쓰지 못하는 몸인데다 부상이 가볍지 않은 상태이니...)

<이래 저래 오늘밤에는 실패만 이어지겠구나.> 달려가는 흑모신원과 그 뒤를 따라가는 살천인조, 신행태보의 모습 배경으로 요사의 생각 나레이션.

 

#97>

높은 산봉우리들 사이의 바위와 돌로 이루어진 황량한 곳을 지나고 있는 청풍. 거궐신검은 등에 짊어졌고. 손으로는 살천인조의 칼에 맞은 옆구리를 잡고 있고

청풍; (대충 이 방향은 맞는데...) 두리번

청풍; (한밤중이라 구름과 안개를 확인하기가 힘들다.) 몹시 지친 모습이다. 눈도 좀 풀려 있고

청풍; (안팎으로 출혈이 진행되고 있어서 정신이 혼미해진다.) 옆구리를 쥔 손이 피로 물들어 있고

청풍; (불멸환혼건을 쓰면 어렵지 않게 치료될 상처지만...) 후두둑! 지나간 자리로 피가 뿌려지고

청풍; (언제 마천루와 혈궁의 인간들이 따라붙을지 모르는 상황이라 쉴 여유가 없다는 게 문제다.) 한숨 쉬고

청풍; (신무곡에는 강력한 진법이 펼쳐져 있을 테니 그곳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추적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데...) + [!] 생각하다가 흠칫!

앞쪽의 커다란 바위 너머로 구름이 피어오른다

청풍; (구름!) 눈 번뜩

청풍; (혹시 저곳이...) 바위쪽으로 가고

바위를 돌아가는 청풍.

쿵! 큰 바위 너머는 좁은 계곡 입구인데 계곡 전체가 장막같이 짙은 안개와 구름으로 덮여있다.

청풍; (찾았다!) 흥분하고

청풍; (드디어 천추각이 자리하고 있다는 신무곡에 도착했다.) 비틀거리면서 안개쪽으로 가고.

청풍; (저 안개와 구름은 분명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게 아니다.)

청풍; (진법이 펼쳐져 있다는 증거고... 거 안으로만 들어가면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다.) 계곡으로 들어가려 하고. 바로 그때

오싹! 소름이 돋아 눈 부릅뜨는 청풍.

청풍; (위험...) 급히 몸을 틀어 피하려 하지만. 직후

퍽! 등에서 박혀 끝이 앞으로 삐져나오는 유리로 만들어진 막대. 가슴쪽으로 뚫고 나온 부분이 뾰족한 점 주의

청풍; [컥!] 피를 토하며 앞으로 쓰러지고. 청풍이 쓰러지는 앞쪽에 짐승들의 뼈가 널려 있다

콱! 한손으로 바닥을 짚어서 완전히 나뒹구는 것은 피하고.

청풍; (유... 유리혈적자(琉璃血滴刺)!) 피를 게워내며 자기 가슴을 뚫고 나온 유리 막대를 보고. 끝 부분이 날카로운 그것을 타고 피가 흘러내린다. 그때

[크하하! 맛이 어떠냐 죽일 놈아!] 휘익! 웃으면서 날아오는 흑모신원. 그 뒤를 살천인조와 신행태보가 날아온다. 신행태보는 요사를 안고 있고

흑모신원; [유리혈적자에 맞았으니 이미 저승에 한발을 들여놓은 셈...] + [!] 말하다가 눈 부릅뜨는 흑모신원.

신행태보와 살천인조도 흠칫! 하고

청풍이 엉금엉금 기어서 안개의 장막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흑모신원; [바퀴벌레처럼 끈질긴 놈!] 휘익! 이를 갈며 날아가고. 그때

[!] [!] 무언가 발견하고 눈 번뜩이는 신행태보와 살천인조

흑모신원; [유리혈적자에 죽지 않는다면 내 손으로 죽여주겠다!] 쐐액! 안개쪽으로 날아가는데

신행태보; [멈추시오!] 쐐액! 요사를 옆구리에 끼며 살천인조를 추월해서 흑모신원에게 날아가고. + 살천인조; [위험하네!] 역시 급히 몸을 날리지만 신행태보가 추월하고

청풍은 이미 안개 속으로 사라졌고.

그 뒤를 따라 안개 속으로 돌입하려는 흑모신원. 하지만

신행태보; [실례!] 콱! 한손으로 흑모신원의 뒷덜미 쪽의 옷을 움켜잡아서

확! 흑모신원을 뒤로 확 잡아당긴다. + 흑모신원; [억!] 몸이 뒤로 확 딸려지며 버둥. 비명 지르고

콰득! 급정거하는 신행태보. 바닥에 널려있는 짐승의 뼈들이 신행태보의 발길에 채여 흩어지고

콰당탕! 뒤로 벌렁 나자빠지는 흑모신원

흑모신원; [뭐하는 짓인가 종집사?] 분노하여 벌떡 일어나는데

살천인조; [안개의 장벽 밖을 잘 보게.] 슥! 흑모신원 옆에 멈춰서며 신행태보 옆을 손짓하고. 신행태보는 바닥에서 큼직한 뼈를 하나 집어들고 있고

눈 부릅! 뜨는 흑모신원.

안개의 장벽 밖에 널려 있는 짐승의 뼈들

흑모신원; [짐승의 뼈 아니오?] 놀라며 보고

신행태보; [잘 봐두시오.] 휙! 집어든 뼈를 안개의 장벽으로 던지고. 직후

지잉! 안개의 장벽에 소용돌이같은 게 일어나더니

파캉! 그대로 박살나는 짐승의 뼈

흑모신원; [헉!] 놀라고

후두둑! 후둑! 박살난 뼈들은 다시 튕겨져 바닥에 흩어지고

신행태보; [이제 왜 말렸는지 아시겠지요?] 흑모신원을 돌아보고

흑모신원; [진법!] [그 안개의 장벽은 기문진법으로 일어난 것이었군.] 식은땀

신행태보; [이 뼈들은 진법이 펼쳐진 줄 모르고 접근했다가 반탄력에 뼈가 부서지고 내장이 으스러져 죽은 짐승들의 것입니다.] 바닥에 널려있는 뼈들을 보며

신행태보; [물론 흑모신원님은 금강불괴나 다름없는 몸이라 죽지는 않았겠지만 가볍지 않은 부상은 입었을 것입니다.]

흑묘신원; [신세를 졌군.]

흑묘신원; [헌데 이가놈은 멀쩡하게 기어 들어갔는데...]

신행태보; [아마 놈은 이 계곡에 펴려져 있는 진법에 대해 알고 있었던 게 분명합니다.] 안개의 장벽쪽을 보며

살천인조; [이청풍은 그냥 무작정 달아난 게 아니라 이곳을 목표로 찾아왔었겠지.] 고개 끄덕이고

흑묘신원; [대체 이 계곡 안쪽에 뭐가 있기에 그놈이 숭명도로부터 추호의 시간도 낭비하지 않고 달려온 것인가?]

신행태보; [그거야 모르지만 우리들의 임무는 완수한 셈이오.]

흑묘신원; [종집사는 그놈이 죽었을 거라 보는가?]

신행태보; [놈은 유리혈적자에 심장을 관통당했습니다.] 말하다가

신행태보; [흑묘신원께서는 이청풍이 살아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까?] 찡그리며 묻고

흑묘신원; [이가놈은 유리혈적자에 관통당한 몸으로도 안개 속으로 기어들어갔네.] 안개의 장벽 쪽을 보며 눈 번뜩이고

흑모신원; [놈의 시체를 보기 전에는 죽었다고 단정해선 안돼.]

신행태보; [인조께서는 어찌 생각하십니까?]

살천인조; [만에 하나라는 경우도 있고...] [이청풍의 시체를 확인해야만 확신을 갖고 임무를 완수했다는 보고를 루주님께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신행태보; [지당하신 말씀입니다만...]

신행태보; [이청풍이 기어들어간 저 계곡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기문진법이 펼쳐져 있으며 우리 셋 중 기문둔갑에 정통한 사람이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흑묘신원; [이가놈을 추적하는데 꼭 기문진법에 정통할 필요는 없어.] 안개의 장벽을 보며 말하고

신행태보; [무슨 말씀이신지?]

흑모신원; [이청풍의 피 냄새만 따라가면 된다는 뜻일세!] 코를 벌름거려서 피 냄새를 맡는 시늉하며 웃고

[!] [!] 놀라는 살천인조와 신행태보.

 

#98>

짙은 안개 속. 수많은 기둥들이 울근 불근. 마치 괴물처럼 보이는 기둥들. <마고천장>에서 등선곡의 진법을 그대로 차용해도 된

안개 속에 비틀거리며 나타나는 사람 그림자

청풍; [끄윽...] 가슴으로 삐져나온 유리혈적자의 뾰족한 끝을 부여잡고 비틀거리며 걸어가는 청풍.

뚝! 뚝! 유리혈적자를 타고 흘러내리는 피가 바닥에 흩뿌려지고

청풍; (심장... 심장이 궤뚫린 데다가 대량의 출혈로 정신이 혼미해진다.)

청풍; (정신을... 차려야하는데...)

청풍; (빨리... 이 진법을 빠져나가서 불멸환혼건을 펼쳐야만 하는데...) 풀린 눈으로 비틀거리며 안개 속으로 걸어가고. 그러던 어느 순간

화악! 안개의 장벽을 뚫고 나오는 청풍의 몸

청풍; (신... 신무곡에 펼쳐진 모든 금제를 통과했다!) 안도하며 앞을 보고

앞쪽은 여전히 계곡인데 앞쪽으로 점점 넓어진다. 그 앞쪽 멀리에 울창한 숲이 있는 게 보인다. 밤이라 숲의 형상도 모호하고. 헌데 숲 너머로 웅장한 건물이 한 채 보인다

청풍; (건물... 건물이 있다.) 숲을 보며 계곡을 나가고

청풍; (저 건물이 바로 천추각일 것이다!)

청풍; (우리 이씨의 선조이신 무제 이릉께서 세우신...) 툭! 발끝이 돌부리에 걸리고

콰당탕! 모질게 나뒹구는 청풍

청풍; [끄윽...] 필사적으로 일어나려 애쓰고.

청풍; (정신을... 잃으면 안되는데...) 사력을 다해 다시 일어나지만

띵! 현기증을 느끼는 청풍

퍼억! 옆으로 쓰러지는 청풍

털썩! 하늘 보는 자세로 쓰러지는 청풍

청풍; (겨우 천추각을 찾아냈건만... 더는... 움직일 수가... 없다.) 정신을 잃고

툭! 손도 옆으로 널부러지고

 

#99>

울창한 숲 속의 웅장한 건물. 삼층건물인데

<千秋閣>이라는 글이 적힌 현판이 삼층의 처마에 걸려있고

어둑한 실내. 수많은 책들이 꽂혀있는 서고다. 그 서고의 창가에 놓인 책상. 책상 앞에 앉아 누군가 책을 읽고 있다. 달빛에 의지해서 책을 읽고 있다. 서생차림이고. 이무외지만 아직 모습은 확실히 보여주지 말고

[!] 책을 읽다가 무언가를 느끼는 이무외

털석! 무언가 쓰러지는 소리가 이무외의 귀에 들리고

이무외; (드디어...) 책을 내려놓고

이무외; (드디어 그 아이가 찾아온 모양이로구나.) 스윽! 눈 번뜩이며 떠올라서

슈우! 뒷짐을 진 채 수평으로 날아서 건물 밖으로 나온다

 

#100>

다시 계곡 입구. 청풍이 쓰러져 있고. 인사불성

화악! 펑! 안개의 장벽을 뚫고 나오는 두 사람. 살천인조와 흑모신원

멀지 않은 곳에 쓰러져 있는 청풍의 모습

흑모신원; [저기 있소!] 흥분

살천인조; [다행히 저놈이 진법을 다 빠져나와서 쓰러졌군.] 안도하고

흑모신원; [상상도 못할 금제가 펼쳐져 있는 걸 보면 심상치 않은 곳인데...] [진법에 남아있는 피냄새가 사라지기 전에 저놈의 목을 따고 돌아나갑시다.] 청풍에게 다가가고

살천인조; (확실히 뭔가 사연이 있는 곳이다.) 둘러보며 흑모신원을 따라가고

멀리 보이는 울창한 숲과 숲 너머로 보이는 건물의 형상

살천인조; (건물도 있고... 황산에 무림과 관련된 비역이 있었던가?) 생각하며 그걸 보고

그 사이에 청풍의 옆에 이른 흑모신원.

흑모신원; [흐흐흐 잘도 본좌를 농락했으렷다?] 흉포하게 웃고

흑모신원; [갈가리 찢어죽여주마!] 확! 청풍의 머리를 손으로 움켜쥐어가고. 바로 그때

툭! 누군가의 발이 흑모신원의 오금을 민다

흑모신원; [억!] 균형을 잃고 휘청

살천인조; [!] 숲쪽을 보다가 돌아보고

콰당탕! 나뒹구는 흑모신원. 그자의 옆에 이무외가 서서 청풍을 내려다보고 있다. 이무외의 모습을 처음으로 보여주는데 병약해 보이는 모습이다. 머리도 희끗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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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 [대체 무혈마녀님은 제게 무슨 원한이 있어서 마천루의 최고 고수들을 두 분이나 보내신 건가요?] 종은 다시 품속에 넣고

살천인조; [그건 염라전에 가면 염라대왕이 알려줄 것이다! 잘 가라!] 슈욱! 다시 걷듯이 다가와 일본도를 검도하듯이 베고 찌른다.

스릉! 쩍! 흐르듯이 거궐을 뽑아 살천인조의 칼을 막는 청풍. 하지만

스릉! 슈육! 쩌걱! 막는 청풍의 거궐을 물이 흐르듯 타고 넘어와 베고 찌르는 살천인조의 일본도

청풍; (이 늙은이...) 슈학! 가강! 몸을 돌려 피하고 거궐로 막으며 고통스러운 표정. 물 흐르듯이 들어온 살천인조의 칼 끝이 청풍의 몸 여기저기를 베어서 피가 튀게 만든다

청풍; (어떤 방어도 무력화시키는 검법을 구사한다!) 연신 베고 찌르는 살천인조의 칼을 필사적으로 막고 피하는 청풍. 몸의 여기저기, 뺨과 목에도 상처가 생기고

살천인조; [허어 그놈...] 천천히 칼질하며 놀라는 표정

살천인조; [노부로 하여금 십초(十招) 이상을 쓰게 하는 건 네놈이 처음이다.] 칼질하면서 웃고. 장난질 하는 것 같고

청풍; [어쨌든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좋네요.] 역시 장난하듯 막고 피하면서 웃고. 몸에서는 칼에 베이는 상처가 연신 나서 피가 튀고

살천인조; (노부가 진지하게 구사하는 살천육혼검법(殺天戮魂劍法)에 당하면서도 치명상을 입는 것은 피하고 있다.) 칼질하며 찡그리고. 청풍의 회피와 방어에 막혀 청풍의 몸에 상처는 내지만 치명상은 입히지 못한다.

살천인조; (이런 괴물이 어디서 느닷없이 튀어나왔단 말인가?) 가앙! 찡그리며 강하게 칼질을 하고. 그러자

캉! 그 칼을 막는 거궐. 이어

휘익! 깃털처럼 뒤로 휙 날아서 피하는 청풍

살천인조; (아차...) 뒤늦게 깨닫고

살천인조; (어떻게 가능한지는 몰라도 저놈이 힘이나 기운을 타는 재주는 지녔다는 걸 깜빡했구먼.) 혀를 차며 칼을 내리고. 그때

청풍; [아파라.] 휘릭! 내려서며 오만상 쓰고

청풍; [스무 곳이 넘게 베이고 찔렸네요.] 만신창이가 되어 찢어진 옷과 피로 물든 자기 몸을 보며 한숨 쉬고

청풍; [확실히 할아버지가 저 원숭이 보다 상대하기가 까다롭네요.] 일어나서 숨을 고르고 있는 흑모신원을 돌아보며 말하고. 그러자

흑모신원; [원숭이?] 극도로 분노. 눈 부릅

살천인조; [도발에 넘어가지 말게!] 급히 외치지만

흑모신원; [죽인다!] 크왕! 전력을 다해 청풍을 주먹으로 후려쳐 오고. 아주 빠르고 강하게 덮쳐온다

청풍; (그렇지!) 거궐의 칼날을 옆으로 해서 흑모신원의 주먹질을 막는다. 왼손으로는 칼날을 미는 시늉하며

꽝! 흑모신원의 주먹이 거궐의 칼날을 때리고. 순간

펑! 그 힘을 빌어 미사일처럼 날아가는 청풍의 몸

살천인조; [이런...] 스팟! 모습이 흐려지고

흑모신원; (아차!) 주먹 후려친 자세로 눈 부릅.

청풍; [고마워요 원숭이님!] 화악! 절벽쪽으로 날아가다가 절벽을 따로 위로 홱 날아올라가며 외치고.

흑모신원; [못 간다!] 팟! 이를 갈며 몸을 날리고

청풍; (흑모신원이 전력으로 주먹질을 해준 덕분에 단번에 이 절벽을 날아 넘을 수 있게 되었다!) 휘익! 안도하며 절벽을 따라 날아오른다. 등을 절벽으로 향한 채 아래를 내려다보며. 하지만 그 직후

[!] 오싹! 눈 부릅뜨는 청풍. 머리 위에 사람이 떠있다.

청풍; (누가 있다!) 급히 몸을 돌리며 돌아보고

쿵! 뒷짐을 진 채 허공에 떠서 내려다보는 신행태보

청풍; (또 한명이 있었다!) 팟! 방향을 틀어 옆으로 날아가려는 청풍. 하지만

신행태보; [내려가라!] 쾅! 발로 청풍의 가슴을 밟고

펑! 청풍의 가슴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펑! 미사일처럼 지면으로 추락하는 청풍.

확! 다가오는 지면

청풍; (안돼!) 눈 부릅

화악! 등에서 기운이 일어나 지면과 충돌하고

펑! 보이지 않는 쿠션에 부딪히는 청풍의 몸

텅! 공처럼 튀어 올랐다가

털썩! 바닥에 떨어지는 청풍의 몸

청풍; [쿨럭!] 피를 토하면서도 일어나려고 하는 청풍

흑모신원; [크아!] 발로 청풍을 밟아오는 흑모신원

쾅! 청풍이 있던 바닥을 밟아 박살내는 흑모신원. 청풍의 몸은 옆으로 떼굴 굴러서 피하고 있고

흑모신원; [미꾸라지 같은 놈이...] 발로 바닥을 밟아 박살내고 옆을 보며 이를 가는 흑모신원

휘릭! 날아올랐다가 다시 내려서는 청풍. 하지만

[쿨럭!] 가슴이 뭉개지는 충격을 받고 피를 게워내며 비틀거리는 청풍.

신행태보; [희망은 품지 마라.] 휘익! 내려서고. 이제 청풍은 세 사람에게 세 방향으로 포위된 상태고

신행태보; [마천루의 최고 고수들이신 육합마신의 두분과 집사인 나 신행태보의 포위망에 걸려들고 빠져나갈 수 있는 인간은 존재하지 않으니...]

청풍; (이건 좀 심각한데...) 피를 소매로 닦으면서

<혈궁십사를 능가하는 고수들에게 포위당했으니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세 사람에게 포위된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헌데

 

#93>

현장이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 바위 그늘에 네명이 앉고 서있다. 흑사, 백사, 요사, 살사

흑사; [일이 좀 난감하게 되었군.] 찡그리고

백사; [무혈마녀까지 청풍이 놈을 노릴 줄은 몰랐어.] 심각

요사; [마천루의 육합마신은 정말 상대하기 까다로운 자들인데 둘이나 출동했네요.] 역시 심각

백사; [마천루의 집사인 신행태보라는 놈도 육합마신에 못지않은 고수야.] 신행태보를 보며 말하고

<우리들이 모두 나선다 해도 저 세놈을 상대로는 승산이 그리 많지 않아.> 절벽 아래의 상황을 배경으로 백사의 말

요사; [그래도 청풍이놈이 저자들에게 죽는 걸 방치할 수는 없지 않겠어요?]

백사; [죽으면 어쩔 수 없지만...] [궁주님의 칭찬을 들으려면 살려서 잡아가야겠지.] 고개끄덕이고

요사; [그럼 결정되었네요.]

요사; [두 분 오라버니와 막내가 마천루의 인간들을 잠깐만 저지해주세요.] [청풍이 놈은 제가 빼돌릴 테니까요.]

흑사; [위험부담은 있지만 시도는 해봐야겠지.] 고개 끄덕이고

[...] 살사는 살기 어린 시선으로 아래를 보고 있고

 

#94>

신행태보; [누구 손에 죽고 싶은지 선택하게 해주마.] 웃으며 말하고

신행태보; [나는 밟아죽일 생각이지만 흑모신원께서는 아마 널 찢어죽이고 싶어하실 게다.] 흑모신원을 보고

날카로운 이빨 드러내며 히죽 웃는 흑모신원

신행태보; [결국 살천인조님의 칼에 목이 잘리는 게 가장 편안한 죽음인 것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청풍; [제게 다른 선택지는 없는 건가요?] 스릉! 칼을 다시 칼집에 꽂으며 한숨 쉬고

신행태보; [없다!] 고개 젓고

신행태보; [아울러 경고하는데...] 짝! 박수를 치고. 그러자

움찔! 찌잉! 몸이 충격을 받아 부르르 떠는 청풍. 품속에 손을 넣으려던 자세다

신행태보; [음공은 내게 통하지 않으니까 헛 수작을 부려볼 생각도 하지 마라.] 짝짝! 박수를 치며 웃고

펑! 퍼펑! 신행태보가 박수를 칠 때마다 청풍의 주변 공기에서 파열음이 일어나고

청풍; (저주환몽곡을 쓰는 것까지 봉쇄당하고...) 품속에 넣으려던 손을 다시 빼고

청풍; (이 난국을 어떻게 타개한다?) 생각할 때

<내색하지 말고 들어라!> 누군가의 전음이 들리고

청풍; (요사!) 고개 조금 기울여 생각하는 척 하며 듣고

<셋을 센 다음에 눈을 감아라! 그럼 거기서 빼내주마!> 이어지는 요사의 말

청풍; (혈궁십사의 도움을 받는 건 내키지 않지만 지금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네.) + (하나!) 고개를 들고

신행태보; [쉽지 않은 선택이겠지.] 웃고

청풍; [당연하죠!] + (둘!)

신행태보; [그래도 빨리 선택하는 게 좋을 게다.] [더 늦어지면 네게 분풀이를 하고 싶어하는 흑모신원님께 넘길 테니...] 웃고

청풍; [결정했어요.] + (셋!) 말하며 눈을 감고

신행태보; [그래 누굴 선택했느냐?] + (왜 눈을 감은 건가?) 의아해할 때

화악! 근처 절벽의 그늘 속에서 폭발적인 기세로 뛰쳐나오는 흑사, 백사, 살사. 살사가 중앙에서 가장 앞장 서서 날아 나오고. 백사가 맨 뒤다.

살천인조; [웬놈들이냐?] 슈학! 가장 먼저 알아차리고 칼을 그어 긴 섬광을 일으켜 세 사람을 긋고

살사; [지금이오!] 캉! 작두칼을 세워 살천인조가 칼로 그어낸 섬광을 막고

부악! 눈 부릅뜨는 백사의 몸에서 강렬한 섬광이 터져 나오고. 그 강렬한 빛이 장내를 휩쓸지만 백사를 등지고 날아오는 중인 살사와 흑사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신행태보; [헉!] 정면에서 빛이 폭발하자 반사적으로 눈을 감고

흑모신원; [큭!] 팔로 얼굴을 가리고

살천인조; [백열맹목술(白熱盲目術)!] [혈궁의 버러지들이로구나!] 츄학! 눈을 감으면서도 칼을 청풍을 향해 그어내고. 순간

슈학! 허공에서 날아든 긴 띠가 청풍의 몸을 휘릭! 휘감아서

펑! 절벽 위로 세차게 끌어올린다. 츄학! 살천인조가 그어낸 섬광은 청풍의 발치를 긋고 지나간다.

살천인조; [또 한 놈이 있었구나!] 시린 눈을 겨우 떠서 절벽 위를 올려다보고

절벽 위에 서서 아주 길게 늘어난 띠로 청풍의 몸을 휘감아 허공으로 튕겨 올리는 요사. 청풍의 몸이 고무줄에 묶인 것처럼 세차게 튀어 오르는 게 보이고

신행태보; [요망한 년!] 팟! 눈이 시려 눈을 가늘게 뜨며 폭발하는 기세로 절벽 위로 날아오르지만

흑사; [그렇겐 안되지!] 화악! 바닥에 버티고 선 채 검은 구름의 띠를 길게 내뿜어 신행태보를 휘감는다

신행태보; [흑연박룡승(黑煙搏龍繩)!] [늙은이가 바로 혈궁십사중 흑사로구나!] 화악! 검은 연기의 띠에 칭칭 감기며 눈 치뜨고

흑모신원; [크아!] 역시 절벽으로 날아오르려 하지만

살사; [네 상대는 나다 원숭이야!] 부악! 뒤쪽에서 날아오르며 작두칼을 휘둘러 흑모신원의 뒤를 공격하는 살사.

살사; [죽어라!] 쾅! 살사의 칼이 흑모신원의 등을 강타하지만.

흑모신원의 등은 옷만 갈라졌을 뿐 멀쩡하다

살사; (내 칼을 맨몸으로 받아냈다?) 휘릭! 경악하며 다시 날아 내려가고

흑모신원; [간지럽지도 않다!] 쾅! 몸을 돌리며 한발로 절벽을 강하게 차고

[!] 바닥에 내려서다가 올려다보며 눈 부릅뜨는 살사

[크아!] 흑모신원이 허공에서 바위처럼 떨어지며 거대해진 주먹으로 후려쳐온다. 한 발로 절벽을 찬 기세를 빌어서

팟! 사력을 다해 뒤로 날아 피하는 살사

쾅! 머리를 아래로 한 채 주먹으로 지면을 내리쳐 박살내는 흑모신원

살사; (도검이 통하지 않는 몸뚱이를 지닌 놈이다! 내게는 가장 까다로운 상대인...) 휘릭! 내려서며 긴장하고

흑모신원; [죽인다!] 그런 살사를 향해 미식축구선수처럼 쇄도하는 흑모신원

요사; [저 먼저 갈게요!] 펑! 청풍을 완전히 절벽 위로 쳐올리며 아래를 향해 외치고

요사; [너무 무리하지는 마세요!] 휘익! 날아가며 외치고. 길게 늘어난 허리띠로 청풍을 휘감아 조이면서. 청풍은 마치 줄에 매달린 연처럼 요사에게 딸려간다.

살천인조; [서라!] 날아올라 추격하려 하지만

백사; [놀아봅시다 살천인조!] 번쩍! 손바닥에 밝은 빛을 뿜어내며 공격해오고

살천인조; (이런...) 휙! 어쩔 수 없이 돌아서며 칼을 휘둘러 백사가 손으로 뿜어낸 밝은 빛을 베고

 

#95>

보름달이 뜬 황산

휘익! 깊은 산중로 날아가는 요사. 이제 청풍은 요사의 손에 들려 있다. 청풍의 몸은 고무줄같은 탄력을 지닌 요사의 허리띠에 칭칭 감겨 있다. 요사는 그 띠를 잡아서 청풍을 마치 가방 들 듯 들고 날아간다. 청풍은 왼손에 칼집에 든 거궐신검을 쥐고 있는데 온몸이 크고 작은 상처로 덮여 피투성이인 것 주의. 가장 심한 상처는 허리를 살천인조에게 벤 것

요사; (냉정하게 비교하면 오라버니들과 살사는 살천인조 일행의 적수가 못된다.)

요사; (제각기 구명(救命)의 절초(絶招)를 지니고 있으니 싸우다 죽지야 않겠지만...) (살천인조등을 오래 잡아 두지는 못할 것이다.)

요사; (살천인조등이 오라버니들의 저지를 뚫고 날 추격하는 것은 시간의 문제일 뿐...)

요사; (그자들이 따라붙기 전에 가능한 멀리 이탈해야만 한다.) 생각할 때

청풍; [좀 쉬었다 가면 안돼요?] 고개 돌려 올려다보며 말하고

요사; [이 마당에 쉬고 싶은 생각이 드니?] [널 죽이려고 눈에 불을 켠 것들이 당장이라도 추격해올 거라는 걸 몰라?] 눈 흘기고

청풍; [하지만 쉬가 너무 마려운 걸요.] 울상

요사; [뭐?] 어이없는 표정으로 흘겨보면서도 날아가고

청풍; [못 참겠어요. 이러다가 추태를 보일지도 몰라요.] 애처롭게 울상 짓고

요사; [그럼 그냥 싸!] 새침

청풍; [다 큰 저보고 바지에 소변을 보라구요?] [그렇게 매정한 말이 어디 있어요?] 원망의 표정으로 눈 흘기고

요사; [요것아! 수작 부려봤자 소용없어!] 따콩! 다른 손으로 청풍의 이마에 꿀밤을 주고. 여전히 날아가면서 + 청풍; [아야!] 꿀밤 맞으면서 울상

요사; [내 보물인 백장채대(百丈彩帶)에 일단 감기면 어떤 무공이나 술법도 구사할 수 없게 돼!] 청풍의 몸을 칭칭 감은 탄력있는 허리띠를 배경으로. 그 허리띠를 요사의 손이 잡고 있다.

요사; [소변 봐야한다는 핑계로 백장채대에서 벗어날 생각인 거 모를 줄 알아?]

청풍; [진짜 급한데...] 울상

요사; [어렸을 때 내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고추를 내놓고 쉬를 했었던 기억 안나니?] 눈 흘기고

청풍; [그때야 뭘 모르고 철이 없었으니까 그럴 수 있었죠.]

요사; [내가 보기엔 네놈은 여전히 그냥 철부지야.] [흉 안볼 테니 그냥 바지에 싸도록 해.]

청풍; [요사아주머니가 매정하게 구시니까 저도 매정해질게요.] 한숨

요사; [네놈이 매정해져서 어쩔건 데?] 피식

청풍; [이렇게요.] 딱! 말하며 혀를 입천장에 굴려 소리를 내고

요사; [무슨 수작을...] 어리둥절. 찡그리며 날아갈 때

딱! 따그르르! 청풍의 입 속에서 목탁 치는 것같은 소리가 난다. 혀로 입 천장을 쳐서 소리를 내는 것. 순간

띵! 현기증을 느끼는 요사

요사; [혀... 혀를 차서 음공을...] 날아가다가 휘청하고

띵! 땅! 땅! 연달아 급박하게 혀를 차는 청풍. 그러자

징! 엄청난 현기증이 요사를 엄습하고

요사; [악!] 콰당탕! 현기증 때문에 나뒹굴며 비명. 빠르게 날아가던 터라 바닥에 세차게 나뒹군다. 청풍도 함께 나뒹굴고

퍼억! 바닥에 널부러지는 요사. 멀지 않은 곳에 청풍도 쳐박히는데

요사; [끄윽...] 바닥에 쓰러진 후에도 현기증이 사라지지 않아 벌벌 대며 신음하고. 그때

스륵! 요사가 힘을 잃자 청풍의 몸을 고무줄처럼 조이고 있던 허리띠가 힘을 잃으며 느슨해지고. 그러자

청풍; [미안해요 요사아주머니!] 슥! 자기 몸을 감았던 허리띠를 풀면서 일어난다. 청풍의 몸에는 크고 작은 상처가 가득 해서 피투성이인 것 주의. 비틀거리며 겨우 일어난다. 왼손에 거궐신검은 들고 있다.

청풍; [귓속의 평형감각을 관장하는 부위에 타격을 입어서 당분간은 몸을 가누지 못할 거예요.] 띠를 다 풀어 버리며 일어나고

요사; [개수작을...] 사력을 다해 일어나지만

띵! 다시 현기증을 느끼는 요사

콰당탕! 바닥에 나뒹군다

청풍; [너무 무리하진 마세요.] [한 반나절쯤 쉬면 회복이 될 테니까요.] 비틀거리며 걸어가며 돌아보고. 걸어가는 뒤로 피 자욱이 난다. 몸의 상처에서 흐른 피

요사; [서... 서라!] 기어가며 청풍을 따라가려 하지만

청풍; [산짐승들을 조심하세요. 산이 깊어서 어떤 사나운 놈이 나타날지 몰라요.] 멀어지며 웃고

요사; (교활한...) 치를 떨고

요사; (저놈이 미몽살객들을 대상으로 요상한 수작을 부렸었다는 진원원의 말을 새겨들었어야만 했는데...) 하늘 보는 자세로 벌렁 눕고.

요사; (아무래도 혈궁에 돌아가면 무사하지 못하겠구나.) 한숨을 쉬고

<지금으로서는 오라버니들과 살사가 마천루의 인간들보다 먼저 날 찾아내길 바랄 뿐이다.> 야한 자세로 누워서 하늘 보며 한숨 쉬는 요사의 모습 배경으로 요사의 생각 나레이션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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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닷새후> 낮. 드넓은 호수. 동정호다. 수많은 배들이 떠다니고. 대택향과 달리 바다처럼 넓은 호수임 주의. 호수 가운데 산처럼 솟아있는 바위섬이 보인다. 그 섬에 웅장한 건물들이 가득하고 포구에는 크고 작은 배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들고

<-제왕성> 위 섬의 모습 배경으로.

제왕성 아래의 포구에서 제왕성 정문으로 통하는 넓은 길. 많은 사람들 오가는데. 그 중 나이 든 사람들 놀라서 누군가를 보고 있다.

제왕성을 향해서 걸어가는 건장한 사내의 뒷모습. 그 앞쪽에서 나이 든 사람들이 놀라고 흥분된 표정을 지으며 옆으로 물러선다

<저... 저 분은...!> <틀림없다! 제왕삼신재의 첫째이신 천검 뇌공량님이시다!> 굳은 표정으로 걸어오는 뇌공량의 앞모습. 그 배경으로 사람들의 속삭임

근처 상가의 이층 창가에서 비둘기를 날리는 나이 든 상인도 있고

비둘기 몇 마리가 제왕성으로 날아들어 가고

제왕성의 정문으로 가는 뇌공량. 어느덧 수많은 사람들이 좌우로 피하며 길을 열어주고 있고. 나이 든 사람들은 뇌공량을 알아보고 눈물 흘리고

벅찬 표정으로 성문을 걸어들어가는 뇌공량. 직후

[대공자(大公子)!] [대공자를 뵙습니다!] 천둥치는 듯한 외침이 들리고

[대공자!] [대공자!] 성문 안쪽 드넓은 광장 수백명의 검객들이 좌우로 도열해 있다가 일제히 포권하며 외친다

벅차 올라 필사적으로 감정을 참으며 그들 사이를 지나는 뇌공량. 대공자! 감사합니다 대공자님! 천검 뇌공자님을 뵙습니다! 와아! 와아! 환호성이 천지를 뒤흔들고

검객들이 만든 통로 끝에 황보신과 몇 명의 노인들이 서있다. 황보신은 보검을 한 자루 두 손으로 받들고 있고. 보검은 장식이 아주 화려해서 은전용의 보검임을 알 수 있고

[어서 오십시오 대공자님!] 두손으로 보검을 받들며 고개 숙이고. 그 뒤에서 노인들도 포권하며 고개 숙이고

말없이 보검을 한손으로 받는 뇌공량. 이어

돌아서며 보검을 높이 쳐드는 뇌공량

광장의 모든 검객들 일제히 입을 다물고

뇌공량; [자비의 시대는...] 눈을 부릅뜨며 말하고

뇌공량; [이 순간부로 끝났다!] 천둥같은 고함을 지르고

뇌공량; [제왕성에 죄를 지은 자는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루게 될 것이다!] 검을 높이 들며 고함을 지르고. 순간

[와아아!] 일제히 주먹 쳐들며 고함을 지르는 검객들. 지축이 뒤흔들리고

황보신; (명불허전!) 와아아아! 천지를 뒤흔드는 검객들의 고함 소리를 배경으로 역시 벅찬 표정이 되는 황보신과 노인들

<천검 뇌공량 공자는 패기(覇氣)로는 이미 이십 년 전에도 천하에 비길 자가 없었다.> 보검을 불끈 쥐어 쳐든 채 눈 부릅뜬 뇌공량의 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모습을 배경으로 황보신의 생각

황보신; (하물며 아버지같이 섬겼던 무애검조님의 신변에 변고가 생긴 것을 알았으니 누가 뇌공자의 분노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

황보신; (지난 이십 년 동안 어디에 있었고 왜 돌아오지 못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왕삼신재의 첫째였던 뇌공자가 돌아왔으니 우리 제왕성은 위세는 천하를 뒤덮게 될 것이다.> 장내의 광경을 배경으로 황보신의 생각 나레이션

 

#90>

<-황산(黃山)> 웅장하고 기기묘묘한 산. 해가 막 서쪽으로 지려는 저녁 무렵

휘익! 황산의 어느 산봉우리로 내려서는 삼남이녀. 바로 흑사, 백사, 요사, 살사와 진원원

흑사; [이쪽이 틀림없소?] 두리번

진원원; [이청풍의 냄새는 저쪽으로 이어지고 있어요.] 겹겹이 서있는 산봉우리들 사이를 가리키고

진원원; [남은 거리는 십리 안팍이니 서두르면 어두워지기 전에 따라잡을 수도 있을 거예요.] 손을 내리고

요사; [함께 가시지 않을 것처럼 들리는군요.]

진원원; [내 길 안내는 여기까지에요.] [이청풍을 어떻게 하는 건 여러분들의 몫이죠.] 새침하게

흑사; [맡은 일은 끝까지 마무리를 지어야하지 않소?] 불쾌

진원원; [나도 그러고 싶지만...] 불안하게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눈 번득이는 요사

진원원; [두 번 다시 이가놈과 엮이고 싶지 않아.] 양손으로 양팔을 끌어안으며 겁에 질린 표정과 몸칫

진원원; [그놈과 엮일 때마다 우리 미몽살객들이 죽어나갔어.] [아마 다음에 만날 때 죽는 건 내가 되겠지.] 몸을 좀 떨며

<정말 두려움에 떨고 있군.> <천명 넘는 사내를 태연하게 죽인 악녀가...> 흑사와 백사의 얼굴이 찡그려지고

요사; [알겠어요.] 한숨

요사; [여가까지 안내해준 것으로 진소저의 역할을 다한 셈으로 치지요.] [가요 오라버니들!] 휘익! 말하며 날아오르고. 진원원이 가리킨 곳으로

팟! 팟! 흑사, 백사, 살사도 불만스러운 표정이지만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요사를 따라간다

곧 멀어지는 네 사람

진원원; [진창에 굴러도 이승이 좋은 거야.] 멀어지는 네 사람을 보며 양손으로 양팔을 움켜잡고

진원원; [하물며 영원한 젊음과 삶을 누리며 살 수 있는데 모험을 할 이유는 없어.] 양손을 움켜잡고 있던 손을 풀고

진원원; [이청풍...] 돌아서고

진원원; [우리 두 번 다시 만나지 않도록 하자!] 팟! 날아오르고

멀어지는 진원원

 

#91>

이제 해가 졌고. 깊은 산속

날아가는 요사와 흑사와 백사. 살사는 맨 뒤에서 뒤를 감시하며 세 사람을 따라가고

어느 계곡을 지나는 요사 일행

[!] 무언가를 느끼는 요사

코를 조금 벌름거리다가

휘익! 급정거하며 아래로 날아 내리는 요서.

흑사와 백사도 흠칫하며 속도를 줄이고

한쪽 절벽으로 다가가는 요사

흑사; [뭐냐?] 휘익! 뒤로 날아내리며 묻고. 백사와 살사도 따라서 내려서고

요사; [이걸 보세요.] 앞쪽의 절벽을 가리키고

그 절벽에 찍혀있는 검은 손자국

흑사; [흑장마인(黑掌魔印)?] 눈 부릅. 백사와 살사도 놀라고

요사; [틀림없어요.] 손을 내밀고

요사; [이건 마천루가 사업을 벌이고 있으니 접근하지 말라는 경고의 표기인 흑장마인이에요.] 슥! 손가락을 검은 손바닥으로 가져가고

백사; [조심해라!] 급히 외치고. 흑사도 흠칫! 할 때

백사; [흑장마인은 치명적인 독 일곱 가지를 섞어서 찍은 것이다.] 요사가 검은 손바닥을 손가락 끝으로 쓰윽 훑는 걸 보며 기겁하지만

요사; [걱정마세요.] 자기 손가락을 끝을 보며 말하는 요사.

요사; [이 정도 독은 소매를 어쩌지 못해요.] 치치치! 말하는 요사의 손가락 끝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흑사; [언제 찍힌 것이냐?]

요사; [흑장마인의 인주는 찍힌 후 한 시진 내에 독성이 사라지게 되는데...] 푸스스! 손가락으로 연기를 피워올리며

요사; [독성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걸로 봐선 일다경이 채 안된 것같아요.]

백사; [마천루의 인간들이 황산에서 일을 벌이고 있다면...] 눈 번뜩이고

요사; [아마도 표적이 이청풍일 거예요.] 말하며 한쪽을 보고

흑사; [그럼 서둘러야겠다.] 팟! 날아오르고

백사; [늦으면 청풍이 놈을 마천루에 빼앗기는 수가 있어!] 휘익! 역시 날아오르고

요사; (느낌이 좋지 않네.) 휙! 날아오르고. 그 뒤로 살사도 날아오르고

<마천루의 표적이 되었다면 아무리 청풍이 놈이 자연의 힘을 내공처럼 쓸 수 있다 해도 무사하긴 힘든데...> 날아가는 요사 일행의 모습 배경으로 요사의 생각 나레이션.

 

#92>

밤. 보름달.

어둠 속의 불빛

높은 절벽 아래 모닥불을 피워놓은 청풍. 신검 거궐은 옆에 내려놨고. 두 손으로 천을 펼쳐서 보고 있다. 절벽이 높아서 보름달의 달빛이 직접 비치지 않고. 그래서 청풍이 있는 일대는 어둡다.

천에 그려진 네 마리 신령스런 짐승과 십장생들의 그림

청풍; (황산의 신무곡(神霧谷)...) 그림을 보면서

<혹시나 해서 황산의 지리를 잘 아는 늙은 심마니를 만나 물어봤더니 정말 신무곡이라는 곳이 있었다.> 산길에서 늙은 심마니에게 인사하며 묻는 청풍. 돌에 앉아 쉬던 늙은 심마니가 뭐라 대답을 하고.

청풍; (이곳에서 북동쪽으로 삼십 리쯤 더 가면 되는데...) (사시사철 짙은 안개와 구름에 덮여 있어서 내려가 본 사람이 없다던가?)

청풍; (아마 신무곡을 덮고 있다는 안개와 구름은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게 아닐 것이다.) 그림을 보며

청풍; (천추각을 지키기 위해 설치한 진법이 일으키는 것일 테고...)

청풍; (불멸환혼건에는 천추각의 삼대금제의 이치가 섞여있으니 잘 살펴보면 돌파할 방법을 찾을 수 있겠지.)

청풍; (한밤중에 진법을 살피는 건 무리이니 내일 날이 밝는 대로 가보자.) 생각하다가

코를 조금 벌름거리는 청풍

청풍; [이런...] 한숨을 쉬며 천을 접고

청풍; [어째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 손님들이 찾아오셨네.] 천을 품속에 넣고. 직후

번쩍! 번쩍! 어둠 속에서 짐승들의 눈이 번뜩이더니

쿵! 크르르! 크릉!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호랑이와 곰들. 호랑이는 두 마리고 곰은 세 마리다.

청풍; (먹이를 놓고 다투는 숙적 사이인 호랑이와 곰이 함께 어울려 다닌다?) 찡그리며 다시 꺼낸 손에는 종이 들려 있고

청풍; (부리는 자가 있겠구나.) + [어느 방면의 고인께서 소생에게 용무가 있으신가요?] 어둠 속을 향해 묻고. 그러자

<크크크! 간덩이가 부은 놈인가? 아니면 원래 간이 큰 놈인가?> 어둠 속에서 웃음소리가 들리고

<하지만 오늘밤 내 귀염둥이들의 먹이가 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삐이! 휘파람 소리가 들리고. 그러자

크왕! 카아! 일제히 청풍을 덮쳐오는 호랑이와 곰들. 엄청 빠르고 거대하다.

화악! 콰득! 펑! 호랑이와 곰들의 발에 모닥불이 터져서 허공으로 구름같이 흩어지고. 하지만

크릉! 카아! 어리둥절하는 호랑이와 곰들. 이미 청풍은 없어졌고. 그러다가

크릉! 위를 올려다보는 호랑이 한 마리

휘익! 허공으로 치솟아 흩어지는 모닥불의 잔해를 타고 허공으로 깃털처럼 날아오른 청풍의 모습이 보이고. 왼손에는 거궐을 들었고 오른손에는 종을 들었다.

청풍; (위험했다.) 화르르! 불꽃들과 함께 다시 아래로 떨어지며 찡그리고. 가슴 부분의 옷이 호랑이 발톱에 찢겨서 피가 좀 났다. 10여미터 아래쪽에서는 호랑이와 곰들이 올려다보며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

청풍; (저 호랑이와 곰들의 공격이 일류고수 이상으로 빨라서 완전히 피하질 못했다.) 휘익! 아래로 떨어지며 생각하고.

크르릉! 카아! 아래로 떨어지는 청풍을 올려다보며 이빨 드러내는 호랑이와 곰들.

청풍; [불쌍한 놈들... 인간의 앞잡이 노릇이나 하고...] 딸랑! 딸랑! 종을 흔드는 청풍

움찔! 하는 호랑이와 곰들

청풍; [편히 쉬게 해주마!] 딸랑! 딸랑! 허공에서 천천히 내려오며 종을 흔들고. 그러자

끄으... 딸랑! 딸랑! 울려 퍼지는 종소리와 함께 호랑이와 곰들의 눈이 흐려지더니

비틀! 비틀! 하는 호랑이와 곰들.

청풍; (진각철종의 소리가 짐승들에게도 통하는구나.) 딸랑 딸랑! 종을 치며 지면에 거의 다 내려왔고. 바로 그때

<음공(音功)을 익혔구나!> 누군가 어둠 속에서 놀라는데

털썩! 퍼억! 나뒹구는 호랑이와 곰들

슥! 그와 함께 바닥에 내려서는 청풍. 시선은 호랑이와 곰들이 아니라 어둠 속을 보고 있고. 이어

청풍; [백 년 전쯤에 살았던 만수존자(萬獸尊者)란 기인이 짐승들을 수족처럼 부렸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청풍; [당금 무림에도 만수존자같은 능력을 지닌 분이 있을 줄은 몰랐군요.] 어둠 속의 누군가를 보며 말하고. 그러자

<크크크! 어린놈이 아는 것도 많군!> 번쩍! 절벽 아래 어둠 속에서 한 쌍의 눈이 번뜩이며 나타나더니

흑모신원; [하긴 평범한 놈이 아니니 루주께서 기필코 잡아 죽이라는 분부를 내리셨겠지.] 스윽! 어둠속에서 나타나는 괴인. 거인이고 양팔이 땅에 끌릴 정도로 긴데 온몸이 긴 털로 덮여있다. 얼굴도 완전히 고릴라고. 다른 작품에 나오는 <흑모신원> <첩혈수왕> 캐릭터. 이 작품에서의 이름은 흑모신원. 마천루 육합마신의 일인

청풍; [당신은 정말 사람인가요?] 놀라면서 종을 품속에 넣고

흑모신원; [사람이 아니면 뭘로 보이냐?] 번쩍! 두 눈을 번뜩이며

청풍; [성성(猩猩;원숭이의 일종)이가 말하는 것처럼 보이네요.] 신기한 표정

흑모신원; [크크크! 본좌 보고 성성이라고?] 이빨 드러내며 웃고

흑모신원; [그 한마디로 네놈은 찢겨 죽어야한다!] 화악! 긴 양팔을 쳐들고 덮쳐오는 흑모신원. 양손의 손가락도 길고 손톱도 날카로운데

청풍; [!] 화악! 놀라며 날아오르는 청풍. 하지만

부악! 찌직! 옷이 찢기고 피부에 상처가 난다

청풍; (빠르다!) 휘익! 바람을 타고 날아서 피하며 놀라고

청풍; (너무 빨라서 미처 불멸환혼건으로 반응을 할 수가 없을 정도다!) 콱! 바람을 타고 날아가며 왼손에 든 거궐신검의 손잡이를 오른손으로 잡고. 그 앞에서 흐릿하게 변해 덮쳐오는 흑모신원의 모습

청풍; (미몽살객들은 비교도 안되는 고수다.) 쩍! 거궐신검을 뽑으며 몸을 돌려 피하려는 청풍.

흑모신원; [크아!] 드러나는 얼굴. 벼락같이 긁어오는 손

쩍! 거궐신검을 휘두르며 몸을 숙여 그 손을 피하고

쩍! 서걱! 몸을 돌리며 청풍이 휘두른 거궐신검이 흑모신원의 가슴을 베고. 털이 잘리며 살도 일부 베이지만 깊이 베지는 못한다.

청풍; (강철을 두부처럼 베는 거궐로도 깊이 베질 못하다니...) 놀라며 몸을 완전히 돌려 흑모신원의 근처에서 이탈하려하고

청풍; (온몸에 난 검은 털이 천잠사에 못지않게 질기다는 건데...) 쾅! 생각하던 청풍의 옆구리를 강타하는 흑모신원의 발길질. 흑모신원도 따라 돌면서 발길질을 한 것

청풍; (방심을...) 피를 토하며 날아가고.

콰당탕! 5미터쯤 날아가 나뒹구는 청풍.

청풍; [컥!] 피를 토하며 일어나려 하고

[!] 그러다가 눈 부릅뜨는 청풍.

부악! 다시 그어오는 흑모신원의 손. 엄청 크고 빠르고.

쾅! 청풍이 있던 자리를 긁으며 박살내는 흑모신원의 손아귀. 하지만

휘익! 청풍은 그자의 손짓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고 있고

흑모신원; [쥐새끼 같은 놈이..] 돌아보고

휘릭! 다시 5미터쯤에 내려서며 비틀거리는 청풍. 칼집을 쥔 왼손으로 옆구리를 잡고 있고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청풍; (늑골이 몇 개 나간 것 같은데...) 비틀. 고통스러운 얼굴

청풍; (내출혈도 일어난 것 같고... 출혈이 심해지면 정신을 잃게 될 것이다.) 칼집을 쥔 왼손으로 옆구리를 누른 채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청풍; (정신을 잃으면 불멸환혼건을 쓰지 못해 저자에게 저항할 방법이 없다.) 이빨 드러내면서 다가오는 흑모신원의 모습을 보며 물러서고

흑모신원; [크크크! 다음의 일격으로 죽여줄 테니 염라대왕에게 네놈을 염라전으로 보낸 게 누군지 고해라.] 흉포하게 웃고

흑모신원; [본좌는 마천루의 육합마신중 한분으로 흑모신원(黑毛神猿)이라 한다.]

청풍; [마천루에서 왜 제게 관심을 갖는 건가요?] 슥! 거궐을 칼집에 넣으려 하며 뒷걸음질을 치고

흑모신원; [네놈이 살아있는 걸 원치 않는 어떤 분이 계시다는 것만 알아둬라.] 살벌하게 눈 번뜩이며 웃고

청풍; (무혈마녀가 내게 원한이 있었나?) + [어떤 분인지는 짐작이 가네요.] 철컥! 한숨 쉬며 거궐을 칼집에 넣고

청풍; [헌데 별호에도 원숭이 원(猿)자가 들어갔으면서 아까는 왜 제게 화를 내신 건가요?] 품속에 손을 넣고

흑모신원; [별호야 외모 때문에 어쩔 수 없다만...] [그래도 남이 본좌 보고 원숭이 운운하는 건 용서가 안된다.] 이빨 드러내며 살벌하게 웃고

청풍; [생각이나 하는 짓이 정말 원숭이와 다를 바가 없네요.] 한숨을 쉬며 다시 종을 꺼내든다.

흑모신원; [그 따위 종으로 뭘 하려는 거냐?] 비웃고

청풍; [전 미몽살객이란 사람들을 상대할 목적으로 음공을 좀 연구해봤어요.] 딸랑 딸랑! 종을 좀 치며 물러서고

흑모신원; [내공도 없는 놈이 쓰는 음공이 오죽할까?] 피식! 비웃고

청풍; [맞아요.] [전 내공을 쓰지 못해서 음공으로 바위를 부수거나 나는 새를 떨어트리거나 하진 못해요.] 딸랑! 딸랑! 종을 치며

청풍; [대신 음공에 섭혼술(攝魂術)을 가미할 수는 있게 되었어요.] 따르르릉! 종을 빠르게 치고. 순간

띵! 충격을 받는 흑모신원.

이어 흑모신원의 뇌리에 떠오르는 소리들. <이 잡종!> <니 어미는 원숭이와 붙어먹었다며?> <원숭이의 자식이다!> 사람들의 비웃는 소리

이어지는 환각. 어린 시절의 흑모신원이 또래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 <원숭이다!> <원숭이가 사람 여자를 겁탈해서 생긴 잡종이다!> <왜 사니 이 튀기야!> 털북숭이인 어린 시절의 흑모신원이 웅크리고 있고 악동들이 그런 흑모신원에게 돌과 나뭇가지를 던지며 괴롭히고 있고

흑모신원; [이... 이 죽일...] 두 손으로 귀를 막으며 이를 가는 흑모신원

청풍; (인간은 누구나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나 수치심이 있다.) 딸랑! 따르르릉! 종을 흔들며 생각하고. 그 앞에서 두 손으로 귀를 막고 비틀거리는 흑모신원

청풍; (불멸환혼건을 참조해서 만든 저주환몽곡(咀呪還夢曲)은 기억의 가장 깊고 은밀한 곳을 자극하는 힘을 지녔다.) 따르르릉! 딸랑! 종을 더 빠르게 흔들고

흑모신원; [그만... 끄아아아! 그만 두지 못하겠느냐?] 따르릉! 딸랑! 종이 울림에 따라 귀를 막으며 몸부림치고

청풍; (듣지 않았다면 모르지만 일단 들은 이상 송곳처럼 들쑤시는 종소리가 저주스러운 기억을 되살아나게 할 것이다.) 딸랑! 따라라랑! 박자를 맞춰서 종을 치고

흑모신원; [끄윽!] 털썩! 마침내 견디지 못하고 무릎을 꿇으며 두 손으로 귀를 막고

청풍; (무공의 고하와 상관없이 저주환몽곡을 들으면 가장 끔찍한 기억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그걸 보며 안도하고. 종은 계속 치면서. 헌데 바로 그때

[나이도 어린놈이 참으로 악랄한 심보를 지녔구나!] 스윽! 갑자기 누군가 청풍의 바로 뒤에서 속삭이고. 노인의 형상이다. + 청풍; [!] 눈 부릅경악하는 청풍.

살천인조; [아무래도 혼이 좀 나야겠어!] 스악! 일본도로 청풍의 허리를 천천히 베어오는 살천인조.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살천인조는 <마고천장> <보보경천>등에 나온 살천인조 캐릭터를 그대로 사용.

청풍; (위험...) 화악! 전력을 다해 몸을 돌려 칼질을 피하려는 청풍. 하지만

서걱! 청풍의 허리를 깊이 베고 지나가는 살천인조의 칼

청풍; (일부러 칼질을 느리게 했다.) 비틀! 물러서며 고통스러운 표정. 옆구리가 피로 물들었고. 그 바람에 종을 치는 걸 중단하고

흑모신원; [끄윽...] 종 소리가 멈춰지자 환각에서 깨어나는 흑모신원

청풍; (내가 기운을 타고 움직이는 걸 알고 느리게 칼질을 해서 기운을 타지 못하게 만들었다!)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치고. 거궐을 든 왼손으로 상처를 누르며

살천인조; [신원! 괜잖은가?] 청풍을 추격하지 않고 흑모신원을 보며 말하고

흑모신원; [괜... 괜잖소 인조(忍祖)!] 무릎을 꿇은 채 돌아보며 헐떡이고

청풍; (흑모신원보다 더 상대하기 까다로운 자다!) 갈라진 허리를 움켜쥐고 비틀거리며 물러서고

살천인조; [곧 염라전에 들어갈 테니 노부의 소개도 들어야겠지?]

살천인조; [노부 역시 마천루의 육합마신에 속하는 살천인조(殺天忍祖)라고 한다.] [일전에 네게 신세를 진 부상귀검 히지가타지로라는 못난 놈의 아비지!]

청풍; (그자의 아비로군.) 히지가타를 떠올리고 + [대단한 아드님을 두신 건 축하드리는데...] 옆구리를 쥔 채 물러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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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어느 도시. 밤,

환락가. 어느 기루. 다른 기루들과 달리 불이 꺼져 있고.

휘익! 스스스! 그곳으로 나타나는 네 사람. 흑사, 백사, 요사, 살사

[이런...] [쯧쯧!] 어느 건물로 다가가며 혀를 차는 흑사와 백사. 건물 주변에 여자들이 죽어있다. 모두 기녀들이고

요사도 눈을 찡그리지만 살사는 별 표정이 없고

흑사; [이 기루의 기녀들을 아주 씨몰살시켰구만!] 문을 열고 들어간다. 백사와 요사도 따라 들어가고. 살사는 밖에서 주변을 경계한다.

건물 내부. 넓은 데 어둑하다. 헌데

건물 안에도 시체들이 즐비. 다만 여자들이 아니라 사내들인데 벌거벗었다. 모두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죽어있는데 몸이 미이라처럼 말라비틀어졌고

백사; [대체 혼자서 사내놈을 몇 명이나 해치운 건가?] 혀를 차며 시체 사이를 지나고

흑사; [제대로 농탕을 쳤구만.] 역시 찡그리며 안으로 들어가고. 요사는 방안으로 들어오긴 했지만 더는 들어가지 않고 흑사와 백사 뒤에 서서 보고 있고

방 끝. 커다란 침대. 침대에 누가 누워있다. 옷매무새가 흩어진 진원원이다. 사내들과 교접을 한 모습이고. 눈을 감고 있다.

요사; (저 년이 공황상태에 빠진 것같네.)

요사; (사내들을 여럿 잡아먹은 건 불안감을 해소해보려는 몸부림이었을 테고...)

그 사이에 침대 옆에 이른 흑사와 백사. 침대 주변에도 알몸에 미이라처럼 말라비틀어진 사내들의 시체가 널려 있다.

흑사; [진소저! 왜 이러는지 사정이나 들어봅시다.]

백사; [설마 이청풍을 추격하는 걸 포기한 거요?]

진원원; [개소리들은 집어치우고...] 눈 감은 채 이를 갈고

<이년이...> 분노하는 흑사와 백사

요사; (저 갈보가...)

진원원; [내가 묻는 말에 숨김없이 대답해라.] 눈을 뜨며 이를 갈고

흑사; [지금 뭐하자는...] 분노하는데 + 백사; <참게!> 손을 내밀어 말리고

백사; <이년이 아니면 이청풍의 행방을 알아내는 게 어려워져!> + [알고 싶은 게 뭔지 말해보시오.]

진원원; [내가 활강시가 된 거냐?] 흑사와 백사를 돌아보고

흑사; [활강시?] 움찔! 하지만

백사; (역시...) +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요?]

진원원; [전부터 이상하긴 했었다.] [내 나이 이미 팔십을 넘겼는데도 여전히 이십대의 용모를 유지하고 있는 게...]

진원원; [아무것도 모를 때는 영원히 늙지 않아서 좋다고 생각했지만...] [두번이나 연달아 강시라는 말을 들으니 생각이 달라졌다.]

요사; (청풍이 놈의 짓이겠지.) 찡그리고

진원원; [너희 혈궁에서 정말로 오래 전에 죽은 내 혼백을 육신에 묶어둔 것이냐?] [망령이 되어 영원히 이승을 떠돌도록?] 이를 갈며 흑사와 백사를 노려보고

백사; [어디서 어떤 놈에게 그런 말을 들었는지 모르겠다만...] 냉소하고

백사; [그게 헛소리라는 건 진소저가 잘 아시지 않소?] [정말로 강시가 되었으면 먹고 자고 사내들과 재미를 보는 게 가능하겠소?]

진원원; [나도 그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진원원; [그래서 이번에서 수십명의 사내들에게 최면을 걸어서 날 범하게 시켜봤고...] 주변에 널려진 사내들의 시체를 보고

흑사; [그래서 기분이 어땠소?] 냉소하고

흑사; [설마 시체처럼 아무 느낌도 못 받은 거요?]

진원원; [아니, 사내들에게 유린당할 때의 감각은 예전에 몸 팔 때와 똑같았다.]

흑사; [그럼 진소저가 활강시라는 말이 헛소리라는 게 증명된 거 아니오?]

진원원; [물론 그렇지만...] 갈등

요사; [우리 혈궁에는 장구생혼술(長久生魂術)이라는 술법이 있어요.] 말하고.

흑사와 백사 진원원도 돌아보고

요사; [이 술법을 쓰면 육체의 재생이 극단적으로 빨라져요.] + (물론 뻥이다.)

요사; [그래서 상처는 생기자마자 치유되고 노화는 아주 천천히 진행되는 거예요.] + (그런 엄청난 술법이 있으면 우리가 썼지.)

진원원; [우리 미몽살객들이 아무리 심한 상처를 입어도 죽지 않고 늙지도 않는 건 그걸로 설명이 되긴 한다만...]

진원원; [그 대단한 술법을 너희들은 왜 쓰지 않는 것이냐?] 의심

백사; (잘 둘러대라 요사.)

요사; [문제는 이 장구생혼술에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어요.]

진원원; [치명적인 결함?]

요사; [재생이 빠르다는 건 뭐든지 쉽게 나타났다가 소멸된다는 걸 뜻하지 않겠어요?]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진원원; [후손을 두지 못한다는 것이냐?]

요사; [정자도 난자도 생기자마자 소멸된답니다.] 끄덕이고

백사; (그렇게 둘러대는 방법이 있었군.)

요사; [아무리 불로장생이 좋아도 후손을 두지 못하는 몸이 되는 데 누가 섣불리 장구생혼술을 쓸 엄두를 내겠어요?] 배시시

백사; [한 가지 더 단점을 들자면...] 끼어들고

백사; [이 술법은 몸의 상태를 완전히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죽기 직전의 상태가 아니면 시술이 불가능하다오.]

요사; (여섯째 오라버니도 제법 하네.) 웃고

진원원; [...] 찡그리며 천장을 보고

흑사; (일단 설득은 된 것같군.) 안도

진원원; [숱한 사내들의 씨를 받았으면서도 애가 들어서지 않은 게 장구생혼술 때문이라 이거지?] 중얼

흑사; [납득이 가셨으면 이제 맡겨진 사명에 집중하시오.]

진원원; [종이 따로 없네.] 눈 흘기지만 표정이 좀 좋아졌고

진원원; [한강조수, 여산초부, 신침부인, 인도부는 저 세상으로 갔다.] 천천히 일어나고

흑사; [누가...] 경악. 백사도 경악

흑사; [어떤 자가 또 도검에 죽지 않는 미몽살객을 네명이나 죽인 것이오?]

진원원; [마교 삼마존 중 호법마존이었다.]

<호법마존!> 놀라는 흑사, 백사, 요사

 

#87>

<-대택향(大澤鄕)> 수많은 늪과 호수와 섬으로 이루어진 끝이 안 보이는 늪지대. <아랑힐월> <투천환일> 등에 나온 대택향의 모습. 늪과 호수 사이의 수로를 오가는 크고 작은 배들이 많고

<-마교(魔敎)> 그 수로들이 모이는 곳에 자리한 거대한 호수. 호수 끝에 서있는 높은 산. 그 산 중턱에 웅장한 성채. 역시 <아랑힐월> <투천환일> 등에 나온 마교 총단의 모습을 차용

웅장한 건물. 고수들로 보이는 무사들이 건물 주변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그러다가

[뭐라고?] 건물에서 터져 나오는 고함소리에 깜짝 놀라 건물을 돌아보는 무사들

 

#88>

[!] [!] 눈 부릅놀라는 두 명의 노인. 마교 삼마존 중 율법마존과 집법마존이다. 율법마존은 깡마르고 음침한 인상의 노인. <건곤일척> <아랑힐월> 등에 나온 <하원길> 캐릭터. 집범마존은 <동방여명> 캐릭터. 체격이 크고 성질이 급해 보이는 인상으로 묘사. 율법마존과 집법마존은 제법 높은 단상에 놓인 세 개의 화려한 의자중 두 개에 앉아있고. 두 사람 앞에는 뇌공량이 서있다. 눈 부위에 가면을 쓴 모습

집법마존; [느닷없이 그게 무슨 소리인가 호법마존?] 분노한 표정으로 눈 부라리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마교 삼마존의 일인 집법마존(執法魔尊)>

집법마존; [본교를 탈퇴한다니...] [그게 사실상 마교를 운영하는 삼마존의 일인으로서 할 말인가?] 쾅! 주먹으로 의자 손잡이를 치며 외치고. 박살나는 의자 손잡이

뇌공량; [유구무언이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부터 본인은 마교의 마존도 교도도 아니오.] 침통하게

뇌공량; [그냥 사라질 수도 있지만 오랜 세월 두 분과 쌓아온 인연을 외면할 수 없어서 통보하러 온 것이오.]

집법마존; [통보라니!] [우리 마교가 가입하고 싶으면 가입하고 탈퇴하고 싶으면 마음대로 탈퇴할 수 있는 허접한 조직으로 보이는가?] 분노

율법마존; [진정하시게 집법!] 집법마존을 말리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마교 삼마존의 일인 율법마존(律法魔尊)>

율법마존; [호법에게 그럴만한 사정이 있을 게 아닌가?]

집법마존; [사정은 무슨 얼어 죽을 놈의 사정...] + [!] 말하다가 눈 부릅.

슥! 뇌공량이 그때까지 쓰고 있던 가면을 벗는다.

집법마존; [그 얼굴...!] 경악

율법마존; [호법! 그대는 혹시...] 역시 경악하고

뇌공량; [이십 년 전에 잠깐 대면했었거늘... 그래도 알아보시는구려.]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말하고

뇌공량; [내가 바로 제왕삼신재의 첫째인 뇌공량이오.]

집법마존; [천검 뇌공량!] 분노하며 벌떡 일어나고

집법마존; [네가 무슨 목적으로 본교에 잠입한 것이냐?] [설마 무애검조의 지시로 본교를 무너트리기 위해 수작을 벌이고 있었던 것이냐?] 분노로 치를 떨고.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뇌공량; [마교에 위해를 가할 의도는 전혀 없었소.] 고개 젓고

뇌공량; [나는 다만 사제들의 행방을 찾기 위해 마교에 잠입했을 뿐이오.]

집법마존; [개소리!] 분노

집법마존; [그 따위 말을 믿으라는 것이냐?] [모두 들어와라!] 밖을 향해 고함을 치고. 그러자

휙! 휘익! 건물 밖에서 수십 명의 무사들이 날아 들어온다.

집법마존; [호법마존이 배신했다! 체포하라!]

[그... 그런...] [호법마존께서 배신을...] 무사들 당황

찡그리는 뇌공량

집법마존; [당장 체포하지 않고 뭐하는 것이냐?] 무사들에게 이를 갈고

무사들 어쩔 줄 몰라 하는데

[그만 하세요.] 무사들 뒤에서 들리는 음성. 무사들 깜짝 놀라 돌아보고.

위진천; [삼마존 사이에 내분이 일어나는 걸 남들이 알면 그 부끄러움을 어찌 감당하시렵니까?] 무사들이 급히 좌우로 물러서는 사이로 걸어 들어오는 위진천. 허리에 보검을 차고 있는 것을 주의

[교주님!] [교주님을 뵙습니다!] 무사들 살았다는 표정으로 인사하고

[교주!] [어서 오시오.] 단상에 앉아있던 율법마존이 일어나고 집법마존도 포권하고. 뇌공량은 돌아보며 고개만 끄덕이고

위진천; [너희들이 있을 자리가 아니다. 모두 나가라.] 뇌공량에게 다가오며 무사들에게 말하고

[존명!] 대답하는 무사들

이어 서둘러 나가는 무사들.

이제 대청에는 네 사람만 남고. 집법마존과 율법마존은 단상에서 내려오고

위진천; [오는 동안 들었습니다.] [호법마존께서 본교를 탈퇴 하시겠다구요?] 뇌공량과 마주 서며 한숨

뇌공량;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 마교를 떠나야만 하네. 아무쪼록 허락해주게나.] 고개 좀 숙이고

위진천; [허락합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

집법마존; [교주!] 눈 부릅. 율법마존은 수긍하는 표정이지만

집법마존; [불가하오. 호법마존은 본교의 비밀을 너무도 많이 알고 있소.] 앞으로 나서며 이를 갈고

집법마존; [호법마존의 탈퇴를 허락했다가는 본교의 존립이 위협 받을 수도...] + 위진천; [호법마존께서는 신의를 저버릴 분이 아니십니다.] 말을 막고

집법마존; [하지만...] 항의하려 하지만 + 위진천; [교주의 권한으로 결정한 일입니다.] 다시 말을 막고

위진천; [집법마존께서는 본교주의 뜻을 존중해주시기 바랍니다.] 집법마존을 향해 정중하게 말하고

집법마존; [알겠소이다.] 한숨 쉬며 고개 숙이고

뇌공량; [고맙네 교주.] 포권하고

뇌공량; [이후로 교주의 부탁은 그게 무엇이라도 한 번은 들어주겠네.]

위진천; [말씀은 고맙지만 본교에도 사람이 없지는 않습니다.] 고개를 저으면서 마주 포권하고

위진천; [그동안 호법마존께서 본교를 위해 힘써주신 것만 하더라도 더 이상의 보답은 필요없습니다.]

뇌공량; [그렇게 생각해주니 고맙군.] 웃으며 포권을 풀고

뇌공량; [떠나는 마당에 염치없지만 한 가지 부탁을 해야겠네.] 강렬한 눈빛으로

집법마존; [뇌공량!] 분노하지만

위진천; [말씀하시지요.] 손을 들어 집법마존의 발작을 막으며 뇌공량에게 말하고

뇌공량; [나와 일초를 겨뤄주었으면 하네.]

집법마존; [일초를 겨루자고?] [보자보자하니 도가 지나치구나!] 분노. 율법마존은 뭔가 생각하고 있고

위진천; [그러시지요.] 스릉! 웃으며 검을 뽑고

위진천; [본교주도 늘 호법마존의 진정한 검기(劍技)를 견식해보고 싶었었습니다.] 뒤로 물러서며 검을 아래로 내려 예의를 갖추고

뇌공량; [응해줘서 고맙네.] 스릉! 말하며 역시 검을 뽑고.

쿠오오! 검을 들자 뇌공량의 몸에서 구름같은 기운이 일어나고

쿠오오! 마주 선 두 사람의 몸에서 가공할 기운이 일어나 드넓은 대청을 가득 메운다. 마치 투명한 검들이 수없이 일어나 퍼지는 모습이고

율법마존; [허어...] 바웅! 호신강기를 일으켜 투명한 검기들을 막고.

집법마존; (가공...) 바웅! 역시 호신강기를 일으키며 눈 부릅

집법마존; (뇌공량은 무형의 검기만으로도 사람을 죽이는 경지에 이르렀다.) 지지지! 빠지직! 집법마존과 율법마존의 몸 주위로 자잘한 불꽃들이 튄다. 그들이 일으킨 방어막에 투명한 검 형태의 빛들이 부딪히면서 일어나는 현상

집법마존; (더 놀라운 건 교주 쪽이다.) 뇌공량과 대치한 위진천을 보고

집법마존; (약관도 안된 애송이지만 마천루의 후계자라 별 이의없이 교주로 받아들이긴 했으나...)

<이미 뇌공량과 맞서도 밀리지 않을 정도의 검법을 지니고 있다.> 쿠오오! 온몸에서 투명한 검의 형태를 수없이 일으켜서 역시 투명한 뇌공량의 검기와 맞서고 있는 위진천의 모습 배경으로 집법마존의 놀라움

율법마존; (우리 늙은이들이라 해도 교주를 이긴다는 보장은 없겠구먼.) 감탄하고 뿌듯해하는 율법마존. 그때

스윽! 뇌공량이 검을 앞으로 찔러간다. 헌데

슈욱! 뇌공량이 찔러내는 검이 길어지는데 검의 날이 물결치듯 구불렁거리며 날아간다. 실제로 검이 길어지는 게 아니라 검의 끝에서 뻗어나가는 검 형태의 빛이 생기는 것이고

<검강(劍罡)!> 놀라는 집법마존과 율법마존

집법마존; (검기가 극단으로 응결되어 실제 검의 형태를 이루는 검강은 금강불괴라도 간단히 베는 힘을 지녔다.) 긴장으로 식은땀

율법마존; (헌데 날카롭고 강인한 것으로만 알려진 검강이 마치 부드러운 천처럼 변해서 교주를 공격해간다.)

율법마존; (언제라도 궤적이 변할 수 있으며 무엇이든 베는 날카로움을 지닌 저 검강을 막을 방법은 없다!)

집법마존; (비무(比武)를 빌미로 교주를 죽일 작정인 것이냐 뇌공량?) 이를 악물며 노려보는데

스윽! 위진천도 검을 내민다. 헌데

슈욱! 위진천의 검도 길어지면서 너울거리며 마주 날아간다

<같은 검법이다!> 경악하는 집법마존과 율법마존

집법마존; (교주도 뇌공량의 것과 같은 검법을 구사해서 맞서고 있다!) 당혹과 경악의 표정을 짓고. 가때

슈우! 허공에서 꽈배기처럼 엉키는 뇌공량과 위진천의 검강. 직후

꽝! 두 사람의 검강이 맞닿는 순간 천둥치는 듯한 굉음이 일어나고 아주 밝은 빛이 터져나온다.

[큭!] [웃!] 팔로 눈을 가리고

 

펑! 화악! 대청에서 터져 나오는 굉음과 강한 빛. 밖에서 경비 서던 무사들이 깜짝 놀라 돌아보고

 

화악! 드드드! 빛이 갈아앉고 건물 전체가 뒤흔들리고

쿵! 쿵! 비틀거리며 물러나는 위진천. 입과 코로 피를 좀 흘린다

뇌공량은 원래 자리에 서있고

[교주!] [다치셨소?] 집법마존과 율법마존 기겁하고 달려가려 하지만

왼손 들어서 두 사람 말리는 위진천

뇌공량; [...] 어깨쪽을 보는 뇌공량. 어깨쪽의 옷이 날카롭게 베어졌고 그 아래 살이 좀 갈라져서 피가 배어나온다.

위진천; [떠나시기 전에 좋은 선물을 주셨습니다.] [덕분에 안목이 넓어졌습니다.] 검을 거꾸로 든 채 포권하고

뇌공량; [우리가 손속을 나누는데 쓴 절기의 이름이 뭔지는 알고 있겠지?] 강렬한 표정으로 노려보고

위진천; [절연검강(絶緣劍罡)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포권을 풀고

뇌공량; [정확한 이름은 무애절연검강(無碍絶緣劍罡)이다.] 역시 강렬한 표정

<무애(無碍)!> <역시 두 사람이 동시에 구사한 검강은 무애검조의 절기겠구나!> 집법마존과 율법마존이 놀라고

위진천; [무애절연검강...] [위력과 잘 어울리는 이름이로군요.] 태연하게 웃으며 검을 칼집에 넣고

뇌공량; [무애절연검강을 누구에게서 배웠는가?]

위진천; [죄송하지만 말씀드리지 못하는 사정이 있습니다.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고개를 숙이고

뇌공량; [무애절연검강을 아는 사람은 천하를 통틀어서 오직 네 사람뿐이었다.] 그런 위진천을 노려보고. 벼락이 치는 듯한 눈빛

위진천; [그럼 이제 다섯이 되었군요.] 태연하게 웃고

뇌공량; [만약 교주가 그들 중 한사람을 핍박하거나 해쳐서 검법을 얻었다면...] 이를 부득 갈며 말을 끊었다가

뇌공량; [반드시 대가를 치루게 될 것이다.] 쿠오오! 화악!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을 뿜어내고

위진천; [명심해두겠습니다.] 여전히 태연하게 웃고

위진천과 뇌공량이 마주보고 잠시 침묵,

뇌공량; [아무쪼록 교주와는 적이 되지 않기를 바라네.] 위진천에게 다가가고

위진천; [살펴 가십시오.] 옆으로 물러서서 길을 터주고

위진천을 지나서 입구로 가는 뇌공량

대청 밖에 서있던 무사들 긴장할 때

뇌공량; [교주를 잘 보필해라.] 건물에서 나오고

[예!] 눈치 보며 안도하면서 고개 숙이는 무사들

팟! 지면을 박차고 날아오르는 뇌공량.

새처럼 날아가는 뇌공량의 모습,

건물에서 나오며 그걸 보는 위진천과 율법마존과 집법마존

멀리 날아가고 있는 뇌공량의 뒷모습.

집법마존; [호랑이를 산으로 풀어놓은 격이 된 게 아닌지 모르겠소.] 걱정

위진천; [우리가 먼저 저분을 자극하지 않으면 충돌할 일은 딱히 없을 것입니다.]

위진천; [교도들에게 제왕성과 각을 세울만한 일은 일체 하지 말라 지시하십시오.]

위진천; [무애검조의 신변에 일어난 변고에 대한 책임은 철저하게 혈궁으로 몰아가야만 합니다.]

집법마존; [그리하겠소이다.] 고개 숙이고

위진천; (사백을 통제할 수 있었던 유일한 존재였던 사조께서 돌아가셨다.) 어두운 표정. 그 배경으로 집법마존에 계단을 내려와 무사들에게 무어라 지시하고 있고

<이제 누가 있어 사백의 격렬한 분노를 제어할 수 있단 말인가?> 위 장면 배경으로 위진천의 생각 나레이션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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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 <당금 무림에 저런 고수가 있었는가?> 진원원 일행도 모두 놀랄 때

뇌공량; [살다보니 별일도 다 겪게 되는군.] 가면 속에서 강렬한 눈빛을 번득이고

뇌공량; [이미 오래 전에 죽었다고 알려진 전대의 퇴물들이 멀쩡하게 살아있다니...] 쿠오오! 무시무시한 기운을 뿜어내며 다가오고

[한강조수(漢江釣叟) 여태백(如太白)!] [귀하는 칠십년 전에 죽은 것으로 알려졌고...] 한강조수의 모습 배경으로 뇌공량의 말

[사람 고기를 파는 흑점(黑店)의 주인으로 악명을 떨쳤던 인간백정 인도부(人屠夫), 당신도 일갑자 전에 죽은 게 아니었나?] 인도부의 모습 배경으로 뇌공량의 말

[여산초부(廬山樵夫), 당신은 전대 마교 교주 손에 죽었다고 소문이 났었고...] 도끼를 든 여산초부의 모습을 배경으로 뇌공량의 말

[신침부인(神針夫人)께서는 다섯 번의 결혼에서 다섯 명의 남편과 열 두명의 자식을 바늘로 찔러 죽였던 것으로 악명이 높았었지.] 신침부인의 모습 배경으로 뇌공량의 말

뇌공량; [그리고 당신은 아마...] 멈춰서며 진원원을 보고

진원원; [누구일 거같아요?] 눈웃음 추파를 보내고

뇌공량; [천명 이상의 사내들을 동침하는 과정에서 죽인 것으로 악명 높았던 금릉 진회하(秦淮河)의 악녀 진원원이겠군.]

진원원; [어머나! 대협께서 천녀같은 밤꽃(夜花)를 알아주시니 영광이옵니다!] 간드러지게 웃으며 허리를 숙이고

슥! 그러면서 아랫배 쪽에 모은 양손을 조금 움직인다.

청풍; [암습을 조심하세요!] 그걸 보고 주의를 주지만

진원원; [늦었어!] 팽! 허리를 펴면서 몸을 쥐로 젖히며 양손을 확 잡아당기고. 그년의 양손 열 손가락에서 거미줄 같은 것이 뻗어 나와 있다가 확 당겨진다.

콰득! 패앵! 뇌공량의 몸을 휘감은 수많은 천잠사들이 강하게 조이고 당겨진다. 뇌공량은 옴쭉 달쭉할 수 없는 모습이 되고

청풍; (이런...) 한숨 쉬며 왼손으로 등에 짊어진 거궐의 손잡이를 잡는다.

진원원; [이건 천잠사야!] [그리고 본녀의 내공은 천하를 통틀어도 열 손가락에 안에 들 정도로 심후하지.] 징! 양손 열손가락의 반지와 연결된 천잠사들을 당겨 팽팽하게 만들면서 요염하게 웃고

진원원; [다시 말해서 당신이 내 손아귀에서 빠져나갈 가능성은 전무...] + [!]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부웅! 뇌공량의 몸이 강한 진동을 일으킨다. 마치 바이브레이터나 안마기처럼

청풍; [!] 거궐신검을 뽑으려다흠칫! 하고

한강조수; [조심하게 진소저!] 급히 외치고

신침부인; [특이한 무공을 쓰는 놈일세!] 역시 외치는데

펑! 진동이 강력해지면서 뇌공량의 몸을 묶고 있던 천잠사들이 일거에 튕겨져 나간다

청풍; (그럼 그렇지!) 안도하며 거궐신검에서 손을 떼고

진원원; [학!] 충격 받고 비틀 물러서고. 헌데

쿵! 이미 그년의 가슴을 궤뚫고 있는 뇌공량의 검. 눈 부릅뜨며 자기 가슴 궤뚫은 검을 보는 진원원

[!] [!] 한강조수등 경악

뇌공량; [먼저 도발했으니 계집이라 해도 용서는 없다!] 검을 내밀어 찌른 자세로 냉혹하게 말할 때

청풍; [그 여자와 떨어지세요 사백!] 다시 외치고

[!] 뇌공량의 눈이 치떠지고

배시시 웃으며 올려다보는 진원원

진원원; [호호호!] 쾅! 강력한 장풍을 뇌공량의 가슴에 작렬시키고

[!] 가슴 부분의 옷이 터지며 비틀하며 물러서는 뇌공량. 그 바람에 뇌공량의 검은 진원원의 가슴에서 뽑혔고 진원원은 뇌공량의 가슴을 친 반탄력으로 뒤로 휙 날아간다.

진원원; [호호호 정말 무정한 분이잖아!] 휘익! 5미터쯤 밖에 깃털처럼 내려서고

진원원; [나같이 어여쁜 여자에게도 거침없이 살수를 쓰고 말이야.] 양손으로 저고리를 벌려본다. 헌데

츠으! 가슴에 났던 상처가 사라진다. 피도 나지 않았고

뇌공량; [...] 찡그리며 뭔가 생각하고. 가슴 부분의 옷이 터졌고 손바닥 자욱이 나있으며 입과 코로 피가 좀 흐른다.

청풍; [혈궁의 술법이에요.] 여전히 한강조수등에게 포위된 채 말하고.

돌아보는 뇌공량

청풍; [이분들은 미몽살객이라고 하는데 오래 전에 죽었지만 혈궁의 술법에 의해 혼백이 육신에 묶여 있어요.]

진원원; [또 이상한 헛소리를 하네.] 눈을 흘기고

[...] [...] 반면 한강조수등은 뭔가 생각하는 눈치고

진원원; [멀쩡하게 살아있는 우리 보고 강시(畺屍)니 뭐니 하는 말을 믿으라는 거야?]

뇌공량; [활강시(活畺屍)로군.] 눈 번뜩

진원원; [무슨 강시?]

청풍; [맞아요. 이분들은 살아있는 것도 죽은 것도 아닌 강시, 즉 활강시에요.] 대신 대답하고

청풍; [이승과 저승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기 때문에 이승의 힘에 의해서는 죽지 않아요.] [상처가 아예 안 생기는 것도 그 때문이구요.]

한강조수와 신침부인은 뭔가 생각하며 심각한 표정인데

인도부;l [개소리는 다 했느냐?] 살벌한 표정으로 청풍을 노려보며 다가가고

인도부1; [팔 다리가 잘리면서도 개소리를 계속할 수 있을지 보자.] 창! 창! 칼을 부딪히며 청풍을 위협하는데

한강조수; [피하게!] 급히 외치고. + 인도부; [!] 눈 부릅뜨는 인도부

쩍! 이미 다가와서 인도부의 목을 치는 뇌공량의 검. 단번에 인도부의 목을 동체와 분리시키지만

스윽! 목의 잘렸던 단면이 잘리자마자 다시 붙고

인도부; [크아!] 돌아서며 양손의 칼을 빗발치듯 그어낸다. 칼에서 긴 섬광이 일어나 뇌공량의 몸을 난도질하지만

뇌공량; [틀림없는 활강시로군.] 슥! 슥! 산책하듯 걸으면서 인도부의 공격을 피한다

<인도부의 천참만륙도법(千斬萬戮刀法)을 아무렇지 않게 피하다니...> <설마 인도부의 칼질이 느리게 보이기라도 하는 것인가?> 한강조수, 여산초부의 경악.

진원원의 얼굴도 심각해지고

청풍; (무애검결에서 파생한 승풍파랑보법(昇風破浪步法)이로구나!) 눈이 동그래져서 감탄할 때

인도부; [크아아아! 죽인다아아아!] 부악! 쩌억! 악을 쓰며 미친 듯이 칼질을 하는 인도부. 하지만

뇌공량; [어디 보자!] 푹! 푹! 그 빗발치는 칼질 속에서 아무렇지 않게 대충 검을 찔러서 인도부의 몸을 푹푹 찌른다. 인도부의 칼질에 전혀 막히지 않고

<저게 무슨...> <살아있을 때 도법으로 천하오절(天下五絶)에 들었던 인도부를 저렇게 간단히 찌르다니..> 한강조수등의 놀람. 하지만

슥! 슥! 찔리고 베인 인도부의 몸에서는 금방 상처가 사라진다

인도부; [크아아아!] [만두 속으로 만들어버리겠다아아아아!] 더 흉포하게 칼을 휘두르고. 날고 뛰면서

뇌공량; [확실히 특이하긴 하군.] 산택하듯 걸어서 피하며 끄덕이고

청풍; [사백님! 미몽살객을 죽이려면...] 말하려는데

뇌공량;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니라 통상적인 무공으로는 어쩌지 못한다 이거지?] 빗발치는 칼바람 사이를 걸어 다니며 눈 번뜩이고

청풍; (미몽살객을 죽이는 방법을 떠올리셨구나.) 역시 눈 번뜩

청풍; (굳이 내가 주제넘게 조언을 해드릴 필요도 없겠어.) 생각할 때

뇌공량; [혼백이 오래 전에 죽은 육신에 묶여있다면 분리시켜 줘야겠군!] 부앙! 말하며 쳐드는 뇌공량의 검이 맹렬히 진동하고

청풍; (사백님의 검이 진동을 일으킨다!) 눈 치뜨고

청풍; (위진천이 구사했던 천마해체대법과 비슷한 이치의 검법을 구사하시려고 한다!) 위진천이 뚱보 미몽살객을 죽였던 장면 떠올리고. 그때

진원원; [위험해요 인도부!] 급히 외치고.

진원원; [그 작자의 검에 베이지 않도록 해요!] 외치지만

뇌공량; [늦었다!] 쩍! 진동하는 검으로 인도부의 몸을 비스듬히 베어버리는 뇌공량

인도부; [본좌의 몸을 아무리 난자해봐야 소용없다는 걸 모르는...] + [!] 몸이 베어진 채 말하다가 눈 부릅

부웅! 베어진 인도부의 몸의 단면으로 진동이 퍼져가고

인도부; [헉!]

한강조수; [저건...] + 여산초부; [왜 그러는가?] 경악할 때

펑! 잘려진 단면의 진동이 온몸으로 퍼져서 몸이 폭발하는 인도부

[!] [!] 모두 경악

털썩! 따당! 몸의 태반이 흩어진 인도부의 시체와 두 자루의 칼이 바닥에 떨어지고

청풍; (검으로 일으킨 진동을 인도부의 몸으로 전이시켰다.) 감탄할 때

여산초부; [이놈!] 부악! 도끼를 휘두르며 벼락같이 뇌공량을 덮쳐오고

한강조수; [해치우세 신침!] 츄학! 낚싯대를 휘두르며 역시 덮쳐오고

피피핑! 바구니에서 수많은 침을 꺼내 날리는 신침부인. 하지만

진원원; (위험해!) 달아나려고 뒷걸음질 치는데

쩍! 먼저 여산초부의 몸을 베어버리는 뇌공량. 공간이동 하듯 움직여서 한강조수의 낚싯대에 달린 낚싯줄과 신침부인이 날린 침들을 피해버린 상태다. 이어

쩍! 한강조수의 몸도 베어버리고

펑! 퍼억! 역시 잘린 몸의 단면이 진동에 의해 터져버리는 여산초부와 한강조수의 몸뚱이

신침부인; [같이 죽자!] 바구니에서 꺼낸 가위를 두 손으로 확 벌리고. 바구니는 떨구면서. 그러자

부악! 가위가 갑자기 몇 미터 길이로 늘어나 뇌공량의 몸을 잘라버리려 한다. 뇌공량은 한강조수를 베고 돌아서는 자세인데

쩍! 그대로 신침부인의 몸과 가위를 함께 베어버리는 뇌공량

펑! 쩍! 가위와 함께 신침부인의 몸이 둘로 쪼개지며 터지고

진원원; [상... 상대 못할 괴물이로구나!] 펑! 미사일처럼 날아오르며 공포에 질리고

진원원을 향해 검을 던지려는 뇌공량. 그런 뇌공량의 앞에서는 둘로 쪼개져 터진 신침부인의 몸이 터져서 흩어지고 있고. 하지만

휘익! 주점 너머로 날아가는 진원원. 주점과 그 주변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강변에서의 싸움을 놀란 표정으로 보고 있고

찡그리며 검을 던지는 걸 포기하는 뇌공량

청풍; (교활하네.) 주점 너머로 날아가는 진원원을 보며 쓴웃음. 주변 주변의 사람들이 겁에 질려 도망치려는 게 보이고

<주점 근처의 사람들이 다칠까봐 사백이 어검술(馭劍術)을 함부로 펼치지 못할 걸 계산하고 저쪽으로 달아났다.> 주점 너머로 날아가며 돌아보는 진원원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진원원의 얼굴은 공포에 질려 있고

뇌공량; [이 정도로 끝내야겠군.] 검을 내리고

청풍; [사백!] 무릎을 꿇으려 하는데

뇌공량; [보는 눈이 많다.] 슥! 어느 틈에 다가와 청풍의 팔을 잡고

뇌공량; [이야기는 자리를 바꿔서 듣도록 하자!] 휘익! 청풍의 팔을 잡고 날아오르는 뇌공량

곧 새처럼 날아 멀어지는 뇌공량.

[신... 신인이로구만!] [사람이 하늘을 새처럼 날아다니는 건 오늘 처음 봐!] 주점의 사람들 멀어지는 뇌공량을 보며 놀라고 흥분하고. 헌데

주점 안. 창가에 숨듯이 앉아서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고 있는 음침한 인상의 사내

사내; (호법마존...)

사내; (인초 이무외의 아들 이청풍이 호법마존을 사백이라 불렀다 이거지?) 음산하게 눈 번뜩이는 사내

사내; (야차희의 지시에 따라 이청풍이란 놈의 뒤를 밟았던 것인데...)

사내; (신행태보님이 아시면 기뻐하실 정보를 또 한 가지 얻었다.) 히죽 웃고

 

#84>

깊은 산중.

[으아아아!] 울음소리가 천둥처럼 들리고

[사부님! 사부님!] 평평한 산봉우리. 무릎 꿇고 앉아서 멀리를 향해 절하며 우는 뇌공량. 쓰고 있던 눈 가리는 가면은 벗었고. 그 뒤에 무릎 꿇은 채 보고 있는 청풍. 죽립은 쓰고 있지 않는 것 주의

뇌공량; [불효막심한 제자를 용서하십시오 사부님!] 쿵! 쿵! 바닥에 이마를 찧으며 울부짖는 뇌공량

청풍; (사백님의 자책이 실로 절절하구나.) 한숨.

<검법으로 극한의 경지에 이르신 분이 저 죄책감과 울분을 통제하지 못하면 강호 무림이 피에 잠길 수도 있겠다.> 으아아아! 뇌공량의 울부짖음으로 뒤흔들리는 산봉우리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85>

경치 좋은 곳에 자리한 정자. 정자에 놓인 의자에 앉아서 술잔을 들고 술을 마시려던 위진천이 염숭환의 보고를 받고 있다. 위진천의 허리에는 검이 걸려 있고. 안주가 차려진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있는 위진천 옆에는 귀여운 소녀가 술시중을 들고 있다. 술병을 두 손으로 든 채 염숭환을 보는 그 소녀는 <건곤일척> <마고천장>등에 나온 불로왜선 캐릭터. 마천루의 비밀호법으로 위진천은 보호 감시하는 역이다. 이 작품에서의 이름도 불로왜선이다.

위진천; [호법마존이 이청풍을 만났다?] 술잔을 손에 든 채 한숨 쉬고

염숭환; [혈궁십사를 감시하던 야차희 손대낭이 마천루뿐만 아니라 호법마존에게도 이청풍의 행적을 보고했다고 합니다.]

위진천; [쯧쯧!] 혀를 차며 술잔을 다시 입에 가져가고

위진천; [일을 열심히 하는 게 때로는 민폐가 되기도 하는군.] 술을 조금 마시며

염숭환; [무애검조가 변을 당한 것을 알아버렸으니 호법마존께서 본교를 탈퇴하시려 들겠습니다.] 눈치 보며

위진천; [더 늦기 전에 총단으로 가봐야겠어.] 술을 모두 마시고

염숭환; [호법마존의 탈퇴를 말리실 생각이신지요?]

위진천; [아니오.] 술잔을 내려놓고 일어나고

위진천; [이십 년 가까이 본교를 위해 애쓰셨으니 교주된 입장에서 작별 인사는 해야 하지 않겠소?] 정자를 나가고. 염숭환과 불로왜선도 따라가려 하지만

위진천; [두 분은 따라올 거 없소!] [마천루에서 이청풍을 어찌 처리하려는지나 확인하고 보고해주시오.] 휘익! 날아오르고

[존명!] [다녀오시옵소서.] 인사하는 염숭환과 불로왜선,.

새처럼 멀어지는 위진천

불로왜선; [우리 도련님의 심사가 복잡한 게 느껴지네.] 숙였던 허리를 펴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마천루 육합마신(六合魔神)의 일인 불로왜선(不老倭仙)>

염숭환; [그러게 말입니다.] 역시 허리 펴며 한숨 쉬고

불로왜선; [따라오지 말라고 하셨지만 보호겸 감시를 하라는 루주님의 분부를 거역할 수는 없지.] 정자에서 나가고

불로왜선; [난 도련님을 따라가볼 테니 신행태보의 동향은 염당주가 감시해줘.] 스스스! 모습이 흐려지고

염숭환; [그리하겠습니다 불로왜선님!] 고개 숙이고

<수고해!> 스스스! 완전히 사라지는 불로왜선

염숭환; [문제는 문제로구나.] 불로왜선이 사라진 곳 보며 한숨

염숭환; [루주님이나 십면혈신에 필적하는 고수인 뇌공량의 분노가 폭발하면 혈궁이든 마교든 무사하긴 어려울 텐데...] 한숨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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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어느 도시.

어느 객잔

객잔의 후원. 월동문이 있는 담장으로 구분된 독채.

월동문으로 시녀가 쟁반에 술병과 안주를 얹어서 들어선다. 나이는 스무살 전후. 절세미녀지만 어쩐지 좀 헤픈 인상. <건곤일척>등 다른 작품의 <손대낭> 캐릭터를 좀 젊게 묘사. 이 작품에서도 손대낭. 시녀로 위장하고 있는 중이다

나비가 한 마리 팔락이며 손대낭보다 먼저 독채 건물로 날아가고. 진짜 나비가 아니라 나비 형상을 한 반투명한 형체

 

건물 안. 원형 탁자에 네 사람이 둘러앉아 있다. 흑사, 백사, 요사, 살사. 둘러앉아 술을 마시고 있는 중이다

살사; [청풍이 놈의 종적을 놓친 후 벌써 열흘이 넘게 지났소.]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술잔을 든 채

살사; [소수마녀, 그년도 청풍이놈을 숭명도 근처에서 보았다는 연락을 해온 후라 소식이 끊겼소.] 거칠게 술을 마시고. 그자의 작두날 같은 칼은 뒤쪽의 벽에 기대어있다

침통한 표정을 짓는 다른 세 사람

살사; [내 생각에 그년이 딴 마음을 품었을 수도 있소.] 술잔을 내리고

요사; [딴 마음?] 찡그리고

살사; [궁주님이 청풍이놈을 어떻게든 살려서 잡아오라고 명을 내리신 이유가 삼성동천과 관련 있다는 걸 눈치 챘을 수도 있지 않소?] 탁! 술잔을 소리 내어 탁자에 내려놓고

대꾸하지 않는 세 사람. 그래도 심각한 표정으로 듣고

살사; [삼성동천만 찾아서 들어갈 수 있으면 고금무적이 될 수 있는데 무림인인 이상 누군들 욕심을 내지 않겟소?]

요사; [지나친 비약이야!] 고개 젓고

요사; [삼성동천에 관한 건 본궁 내에서도 아는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한 비밀 중의 비밀이잖아.]

살사; [세상에 완벽한 비밀이 어디 있소?] 냉소

살사;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소수마녀, 그년이 삼성동천과 청풍이 놈이 관련 있다는 걸 알았을 수도 있는 거요.]

요사; [막내 네가 소수마녀에 대해 불신하는 마음을 품고 있는 건 아는데...] 말하다가 흠칫! 하며 창문을 보고. 창문은 열려 있는데

팔락! 열려진 창문을 통해 반투명한 나비가 날아 들어온다.

<각몽초혼접(覺夢招魂蝶)!> 백사와 흑사도 흠칫할 때

팔락! 팔락! 날개짓을 하며 요사에게 날아오는 나비

눈을 감으며 턱을 앞으로 내미는 요사. 두 손은 결을 지어 주문을 외우는 시늉하고.

팔락! 그런 요사의 이마에 달라 붙는 나비의 형상.

슈우! 이어 요사의 이마로 스며들어가는 나비의 형상. 직후

[!] 깜짝 놀라는 표정이 되는 요사. 눈을 감은 채로

살사; [무슨 일이오 누님?] 조바심에 급히 묻고

요사; [진원원(陳圓圓)... 미몽살객중 한명인 진원원이 돌려보낸 각몽초혼접이에요.] 흥분한 표정으로 눈을 뜨고

백사; [금릉 일대를 휘어잡던 전설적인 명기(名妓) 진원원은 생시에 술법에 관심이 많았었지.]

흑사; [그래서 자기 속에 스며든 각몽초혼접을 돌려보내는 게 가능하겠지.]

살사; [그년... 백살이 다 되어가는 그 할망구가 무슨 이유로 각몽초혼접을 돌려보낸 거요?] 급히 묻고

요사; [드디어 청풍이 놈의 냄새를 다시 찾아냈다고 해!]

살사; [그렇소?] 흥분

살사; [청풍이놈은 지금 어디 있는 거요?]

요사; [숭명도를 떠나 북서지(北西進)중인데 아무래도 목적지가 황산(黃山)일 것 같다고 한다.]

살사; [그놈이 황산에는 무슨 일로...] + [!]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 [!] 백사와 흑사도 눈 치뜨며 문쪽을 보고

살사; [이년...] 화악! 문쪽을 덮쳐가고

콰창! 문을 박살내며 마귀처럼 뛰쳐나오는 살사.

[악!] 문 밖에는 시녀로 위장한 손대낭이 두 손으로 쟁반을 들고 있다가 비명 지르며 물러서고

요사; [죽이지 마라!] 급히 외치고

콱! 손대낭의 목을 움켜잡는 살사의 우왁스러운 손아귀

손대낭; [끄윽...] 목이 꺽이려 하며 눈을 까뒤집는 손대낭

콰장창! 쨍그랑! 손대낭이 들고 있던 쟁반이 떨어지며 술병들이 박살 나고 안주 접시도 나뒹굴고

살사; [감히 우리 말을 엿들어?] 우둑! 손아귀에 힘을 넣는데

요사; [죽이지 말라고 했잖아!] 탁! 수도로 살사의 손목을 가볍게 치고.

찌릿! 감전당해 손아귀가 저절로 풀리는 살사의 손아귀

스륵! 손대낭은 허물어지듯 쓰러지고. 기절했다

요사는 그런 손대낭을 자연스럽게 안아서

바닥에 누이며 손가락으로 손대낭의 이마를 누르고

징! 손대낭의 이마를 누른 요사의 손가락이 빛을 발하고.

지켜보는 다른 사람들

이윽고 찡그리며 손대낭의 이마에서 손가락을 떼는 요사

흑사; [어떠냐?] 안에서 묻고

요사; [깨끗해요.] 손대낭을 완전히 바닥에 누이고

요사; [무공을 익힌 흔적도 없고 딴 마음을 품은 사실도 없군요.]

백사; [쯧쯧! 애꿎은 목숨 염라전으로 보낼 뻔 했군.] 일어나고

흑사; [살기를 좀 갈무리 해라 막내야.] 혀를 차며 일어나고

흑사; [그 주체 못할 살기로 인해 큰일을 망칠 수도 있어.] 백사와 함께 독채에서 나오며 말하고

살사; [예...] 마지 못해 대답하고

백사; [진원원과 미몽살객들에게만 맡겨두는 건 불안하다.] 살사를 지나치며 정원으로 내려가고

백사; [우리도 서둘러 황산으로 가자!] 휘익! 팟! 흑사와 함께 몸을 날리고

요사; [가자!] 역시 몸을 날리며 살사에게 말하고

방안을 향해 손을 뻗는 살사. 시선은 기절한 손대낭을 향한 채

들썩! 벽에 기대어 있던 칼이 들썩이더니

팟! 날아와서 살사의 손에 손잡이가 잡히고

발을 들러 손대낭을 밟아 죽이려는 살사. 하지만

입술 실룩이다가

살사; [흥!] 팟! 냉소하며 날아오른다.

곧 멀어지는 살사. 살사의 앞쪽으로는 흑사, 백사, 요사가 날아가고 있고. 헌데

감았던 눈 중 한쪽을 뜨는 손대낭.

손대낭; [갔네.] 요염하게 웃으며 일어나고

손대낭; [어리석은 년! 내 몸에 무공을 익힌 흔적도 없고 따 마음을 품은 사실도 없다고?] 일어나며 옷을 털고

손대낭; [무산 산골짝에만 처박혀 살아온 촌뜨기 속여먹는 걸 일도 아니지.] 옷을 털며 살사 일행이 사라진 곳을 보며 비웃고. 이어

손대낭; [미친 개같은 놈!] 살사가 자기 목을 조이던 장면 떠올리고

손대낭; [감히 마교 십팔마왕(十八魔王)중 한명인 나 야차희(夜叉姬) 손대낭(孫大娘)의 목을 조였겠다?] 표독하게

손대낭; [그 대가로 죽지도 살지도 못하게 만들어주마.] 마녀처럼 웃으며 돌아서고

손대낭; [혈궁십사로 보이는 것들이 이 객잔에 머물고 있다고 해서 접근해본 것인데...] [뜻밖의 소득을 얻었다!]

손대낭; [호법마존님과 마천루의 집사인 신행태보님에게 동시에 점수를 딸 수 있는 정보를 얻었으니...] 사악하게 웃고

 

#83>

상당히 큰 강의 강변을 따라 난 넓은 길. 그 길가의 주점. 강변쪽으로 서있는데 사람들이 북적. 마당에 세워진 말과 마차도 많고

주점 내부. 구석진 자리에 앉아 국수를 먹는 청풍. 죽립을 쓰고 있고 등에는 거궐신검을 천으로 감싸서 짊어지고 있다.

국수를 먹는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소수마희의 말

 

소수마녀; [앞으로 강호에서 만나면 내 입장상 널 공격하는 척 할 수밖에 없어.] 계곡에서 헤어지면서 청풍의 옷을 매만져 주며 아쉬운 표정을 짓고. 청풍은 죽립을 손에 들고 있고

소수마녀; [그러니까 내가 혹시 독하게 손을 쓴다고 해도 미워하면 안돼!] 청풍의 이마에 입을 맞추던 소수마녀. 소수마녀의 키가 청풍보다 약간 더 크다

회상 끝

 

청풍; (인연이란 게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날 죽이려고 들던 살인상단의 단주와 그렇게 엮이다니...) 쓴웃음. 얼굴 좀 붉어지고

청풍; (그날 일은 아무래도 잊기 어려울 것 같다.)

[무슨 생각하길래 발정 난 강아지처럼 상기해있을까?] 슥! 누가 맞은편에 앉으며 말하고. 여자다. 눈 부릅뜨는 청풍.

진원원; [설마 이 누나 생각한 거야?] 추파를 보내는 진원원. 여전히 화려하고 야한 기녀 차림이고

청풍; (미몽살객 진원원...!) 젓가락을 내려놓고

청풍; (소수마녀에 대한 생각에 빠져 방심했구나.) 한숨 쉬는데

진원원; [유감이네. 널 흥분 시킨 게 이 누나가 아닌 모양이니...] 입술 샐쭉이고

청풍; [어떻게 날 찾았어요?] 한숨 쉬며 오른손을 아래로 늘어트리고

진원원; [이 어여쁜 코로!] 웃으며 자기 코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진원원; [내 코는 개 코보다도 백배는 더 예민해서 한번 맡은 냄새는 절대 잊지 않고 수십리 밖에서도 맡는 게 가능하거든.]

청풍; [대단한 후각이네요.] 감탄하는 척

진원원; [뭐 네가 느긋하게 움직여준 덕분이지.] [만일 전력으로 경신술을 펼쳐서 나와 오십 리 이상 떨어졌다면 냄새를 맡지 못했을 테니까.]

청풍; [그렇게까지 해서 날 붙잡아야 해요?] 한숨 쉬고

진원원; [어쩔 수가 없어.] 한숨

진원원; [우리 미몽살객들은 일단 각몽초혼부로 호출을 당한 이상 혈궁의 지시를 거역할 수가 없는 몸이야.]

진원원; [더 이상 노화가 일어나지 않으려면 일년마다 혈궁의 법사들로부터 시술을 받아야만 하거든!]

청풍; [삶에 대한 애착이 대단하신 것 같네요.] 스륵! 늘어트린 오른손에 손잡이가 있는 구세군 종같은 형태의 작은 종이 하나 소매에서 흘러나와 손에 잡힌다.

진원원; [진창에 굴러도 이승이라는 말도 있잖아.]

진원원; [하물며 꼴리는 대로 살 수 있는데 너같으면 죽고 싶겠니?]

청풍; [이해는 해요.]

청풍; [하지만 아주머니가 절 잡아가는 건 쉽지 않을 거예요.]

진원원; [아니 쉬워!] 웃으며 오른손을 들어 보이는데.

진원원; [넌 이미 이 누나의 그물에 들어와 있거든!] 오른손 다섯 손가락에는 반지들이 끼워져 있고 그 반지에서 가는 실들이 흘러나와 탁자에 늘어져 있다. 반지 하나에서 십여가닥씩 흘러나와 전부 수십 가닥이다.

청풍; [!] 좀 놀라며 자기 몸을 보고. 청풍의 몸을 아주 가는 실들이 감고 있다. 꽉 조인 건 아니고 좀 느슨하게

청풍; [천잠사(天蠶絲)겠군요.] 찡그리고

진원원; [맞아!] [내가 강하게 조이면 네 몸뚱이는 수십 토막으로 분리될 수도 있어.] 반지 낀 오른손을 들어 보이고

청풍; [꼼짝도 하면 안되겠네요.] 웃고

진원원; [넌 혈도가 없다는 말을 들어서 특별히 준비한 천잠사야.]

진원원; [순순히 따라가면 괴롭게 하지 않을 테니까 착한 누나 곤란하게 만들지마. 응?] 애원하는 시늉하고

청풍; [대화 즐거웠어요.] 슥! 일어나려 하고

청풍; [우리 앞으로는 두 번 다시 만나지 않도록 해요.] 완전히 일어나고

진원원; [누구보다 똑똑한 줄 알았는데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되는 거야?] 샐쭉거리며 눈 흘기고

진원원; [넌 이미 이 누나의 그물에 걸렸다고 말 했잖...] + [!] 말하다가 눈 부릅뜨는 진원원.

청풍이 웃으며 오른손을 들어 보이는데 오른손에 구세군 종같은 종이 들려있다.

진원원; [너...] 경악하며 오른손에 낀 반지들과 연결된 가는 실들을 확 잡아당기려 하고. 하지만

청풍; [늦었어요!] 딸랑 딸랑! 박자를 맞춰서 종을 흔드는 청풍.

진원원; [악!] 빠직! 벼락을 맞는 모습이 되는 진원원.

주변 사람들 깜짝 놀라 돌아볼 때

털썩! 의자에 앉은 채 뒤로 야하게 몸을 젖히며 널부러지는 진원원.

스륵! 그와 함께 청풍의 몸을 조이려던 실들도 느슨하게 늘어지고

진원원; [끄윽...]

청풍; [먼저 갈게요.] 스륵! 몸에 감겨 있는 가는 실들을 벗어 버리고

청풍; [아주머니는 좀 더 쉬다가 가세요.] 탁자에서 떠나고. 하지만 그 직후

쾅! 벽을 부수며 날아드는 거대한 도끼.

콰득! 부악! 벽쪽에 앉아있던 손님들의 몸을 토막 내며 청풍에게 날아든다. 풍차처럼 회전하면서

청풍; (이런...) 손을 앞으로 내밀며 뒤로 날아오르고. 앞쪽에서는 도끼가 맹렬한 돌풍을 일으키며 날아들고 있고

징! 청풍의 손에서 일어난 자기장이 도끼가 일으키는 돌풍과 맞닿고

펑! 청풍의 몸이 뒤로 날아가고

쾅! 등으로 벽을 부수며 주루 밖으로 날아가는 청풍.

[꺄악!] [히익!] [살... 살인이다!] 주점 안의 사람들 도끼에 토막 난 시체들 보며 비명. 공황상태.

휘릭! 주점 밖은 강쪽으로 경사진 풀밭의 경사. 그 경사면에 떨어졌다가 부드럽게 굴러 강쪽으로 내려가는 청풍. 그 위쪽으로 도끼가 풍차처럼 돌면서 지나가고

구르는 청풍의 몸은 이윽고 풀밭 끝에 이르러 자갈로 덮인 강변에 도착하고

몸을 낙법 하듯 자연스럽게 굴렀다가 일어나는 청풍.

청풍; (날 잡으러 온 미몽살객이 진원원 한명이 아니었다.) 파팟! 강변쪽으로 달려가고

청풍; (경신술을 쓸 수도 없으니 따돌릴 방법은 저 강으로 뛰어드는 것뿐이다.) 자갈을 튀기며 달려가고

청풍; (살인상단의 자객들에게 쫓길 때처럼 강물을 불멸환혼건으로 잘 이용하면 충분히 포위망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달려가다가

청풍; [!] 눈 부릅뜨는 청풍. 그의 머리 위쪽 허공에서 누가 뛰어내리고 있다. 양손에 푸줏간용의 투박한 칼을 들었고

휘릭! 다시 바닥을 굴러 피하는 청풍.

콰작! 꽝! 두 자루의 커다란 백정용 칼을 청풍이 있던 곳에 내리치며 바닥에 내려서는 보디빌더같은 사내. #51>에 진원원 등과 함께 나왔던 미몽살객들 중 백정이다. 백정의 이름은 인도부.

꽝! 쩌억! 인도부가 내려친 두 자루의 백정용 칼에 찍힌 바닥이 십 미터 이상 두 줄로 갈라지며 자갈들이 사방으로 튄다.

청풍; (따라 잡히겠는데...) 팟! 굴렀던 몸을 다람쥐처럼 일으켜 강쪽으로 달려가며 인도부가 몸을 일으키는 걸 곁눈질하고. 하지만 그 직후

슈욱! 커다란 낚시 바늘이 달린 줄이 멀리서 날아와 청풍의 목을 감으려 하고

팟! 옆으로 몸을 날려 피하는 청풍.

콰직! 낚시 바늘은 청풍의 머리 대신 죽립을 낚아채며 돌아가고.

강쪽에서 올라오는 늙은 어부. 낚싯대를 쳐들고 있는데 청풍의 죽립을 낚아챈 낚싯줄이 다시 늙은 어부 쪽으로 날아간다. 역시 #51>에 나온 어부. 이 어부의 이름은 한강조수.

청풍; (강쪽에도 미몽살객이 미리 대기하고 있었구나.) 파팟! 급히 멈춰서고. 그때

휘익! 휙! 청풍의 좌우로 날아 내리는 인물들. 모두 #51>에 나온 미몽살객들이다. 커다란 도끼를 양손에 든 농부. 이 자의 이름은 여산초부. 손에 바느질 바구니를 든 부잣집 마님. 이 여자의 이름은 신침부인. 두 사람은 인도부와 한강조수와 함께 사방에서 청풍을 포위한다.

청풍; (이거 참 난감하게 되었는 걸.) 왼손으로 옷에 뭍은 먼지와 흙을 털며 네 사람을 돌아보고

청풍; (미몽살객들을 만날 걸 대비하여 천병신기보에서 진각철종(振覺鐵鍾)이라는 종을 빌려오긴 했지만...) 오른손에 든 종을 배경으로

청풍; (이렇게 사방이 트인 장소에는 종소리가 위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사방에서 다가오는 사람들 돌아보고

청풍; (게다가 사방에서 포위하며 다가오니 동시에 타격을 입히기도 힘들고...) 생각하며 둘러볼 때

진원원; [이 망할 놈...] 팟! 부서진 벽을 통해 주점에서 날아 나오는 진원원. 한손으로 귀를 막고 있고. 얼굴이 마녀처럼 살벌하게 변했다.

진원원; [귀여워서 봐주려고 했더니 안되겠다!] 휘릭! 청풍의 5미터 앞쪽에 내려서도

진원원; [팔 다리를 몽땅 잘라버린 후에 혈궁십사에게 넘겨야겠다!] 화악! 쳐드는 오른손에서 수많은 천잠사들이 허공으로 일어나 부챗살처럼 퍼진다.

진원원; [네놈이 자초한 화이니 날 원망하지 마라!] 천잠사로 이루어진 그물을 청풍을 향해 휘두르려 하고.

청풍; (포위망을 돌파하기는 사실상 불가능...)

청풍; (아무래도 진각철종은 포기하고 거궐을 써야할 것같다.) 한숨 쉴 때

저벅! 저벅! 갑자기 들리는 누군가의 발소리가 천둥처럼 장내를 흔들고

[!] [!] 모든 사람들 눈 부릅

청풍; (지축을 흔드는 발자국 소리!) 눈 치뜨고

청풍; (그분이 어떻게 알고 찾아오셨다!) 놀라고 흥분하며 돌아보고. 다른 사람들도 일제히 한쪽을 돌아보고

저벅! 저벅! 강변을 따라 큰 걸음으로 걸어오는 거구의 사내. 눈 부위만 가리는 가면을 쓴 뇌공량이다. 왼손에는 육중해 보이는 칼집에 든 검을 들었고

<천검 뇌공량 사백!> 쿠오오!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는 뇌공량의 앞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흥분된 생각 나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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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다시 동굴 내부. 입구가 막혀서 아주 어두운데 청풍이 비지땀을 흘리며 양손을 동굴 바닥에 대고 있고

완전히 막힌 앞쪽

청풍; (됐다!) 안도하며 손을 떼고

청풍; (한 밤중이기도 하니 이곳에 동굴이 있었다는 건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하겠지.) 일어날 때

[신기한 재주네.] 뒤에서 들리는 음성

어둠 속에 소수마녀가 힘없이 누워서 고개만 돌려 보고 있다

청풍; [정신이 드셨어요?] 다가가고

소수마녀; [배교의 술법에도 사물을 움직이는 술법이 있긴 하지만...] [너처럼 사물의 성질과 형태를 완전하게 바꾸는 능력은 처음 보는구나.]

청풍; [뭐 대단하지 않은 잔재주일 뿐이에요.] 죽립을 벗으며 소수마녀의 옆에 한쪽 무릎을 꿇고

소수마녀; [대단하지 않은 잔재주라...] 청풍이 죽립을 내려놓는 걸 보며

소수마녀; [그게 대단하지 않다면 진짜 대단한 재주는 어떤 것일지 상상만 해도 무섭구나.]

청풍; [딱히 노력하지 않아도 생명이 유지된다는 게 정말 대단한 재주 아니겠어요?] 웃고

소수마녀; [애 늙은이 같은 소리를...] 눈 흘기고

청풍; [상세가 심상치 않은데... 어떻게 해야 될까요?] 유리 막대가 박혀 있는 소수마녀의 가슴을 보고

소수마녀; [날 살리는 건 쉽지가 않을 게다.] 한숨

청풍; [가슴에 박혀있는 이 투명한 암기가 문제겠네요.] 소수마녀의 가슴에 박혀 있는 유리 막대를 보고

소수마녀; [유리혈적자라는 것인데...] [혈적(血滴)이라는 이름처럼 끝없이 출혈을 일으키는 마교의 치명적인 무기란다.]

청풍; [그냥 뽑아버릴 수가 없는 모양이지요.]

소수마녀; [유리처럼 보이지만 이 유리혈적자를 만든 건 피를 끌어당기는 흡착력이 강한 어떤 물질이다.]

소수마녀; [강제로 뽑아냈다가는 박혀있는 부분의 혈관 전체가 함께 끌려나오면서 몸속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버린다.]

청풍; [뽑아도 뽑지 않아도 결국 죽는 건 변함이 없군요.]

소수마녀; [그래서 마교에서도 필살의 표적이 아니면 쓰지 않는 암기인데...]

소수마녀; [부상귀검 히지가타지로의 정체를 모르던 상태에서 기습을 당해 가슴에 박혀버렸다.] 한숨 쉬고

청풍; [여자에게 기습이나 하고...] [생긴 것뿐만 아니라 실제 짓거리도 왜구와 다를 바가 없는 자로군요.] 히지가타의 음침한 표정 떠올리고

소수마녀; [몸이 성했다면 내가 알고 있는 어떤 술법으로 유리혈적자를 제거할 수 있었겠지만...] 한숨 쉬고

소수마녀; [지금은 정신을 잃지 않고 있는 게 최선이라 시도해볼 수가 없구나.]

청풍; [제가 한번 시도해볼까요?]

소수마녀; [내공도 없는 네가 어떻게 유리혈적자를 빼겠다는 거니?]

소수마녀; [설마 네 손으로 내 인생 끝내주고 싶은 거야?] 눈 흘기고

청풍; [과연 어떨까요?] 웃고. 그러자

소수마녀; [순진한 얼굴을 해갖고선...] 피식! 웃고.

소수마녀; [어차피 죽을 거면 어린 사내 손에 죽는 것도 괜잖겠지.] [하고 싶은 대로 해봐라.] 포기한 표정

청풍; [허락을 하셨으니 실례할게요.] 슥! 왼손으로 유리혈적자가 박힌 부분의 젖가슴을 누른다.

뭉클! 하는 감촉이 청풍의 손바닥 아래 전해지고

얼굴 좀 발개지는 소수마녀

청풍; (감촉이 너무 좋아서 집중하기가 어렵네.) 오른손으로 유리혈적자를 잡으며 역시 얼굴이 좀 붉어지는 청풍. 이어

<불멸환혼건!> 눈을 반쯤 감고 정신 집중하는 청풍.

징! 징! 소수마녀의 가슴 누른 손과 유리혈적자를 잡은 손이 빛나는 청풍.

소수마녀; (이건...) 놀라고

소수마녀. (내 몸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던 것같은 유리혈적자가 분리되는 게 느껴진다!) 지잉! 빛이 나며 진동하는 유리 막대

소수마녀; (무슨 능력을 쓰기에 유리혈적자가 피를 끌어들이는 힘을 제어하는 것일까?) 생각할 때

슈욱! 신중하게 유리혈적자를 소수마녀의 가슴에서 뽑아내는 청풍

[!] 움찔! 하는 소수마녀. 통증이 느껴지는 것. 그때

팟! 완전히 소수마녀의 가슴에서 뽑히는 유리혈적자의 뾰족한 끝. 피도 같이 뭉클거리며 뿜어지고

[!] 고개 조금 젖히는 야한 표정의 소수마녀

청풍; [됐어요!] 따당! 유리혈적자를 옆으로 던지고

소수마녀; [대... 대단하구나! 정말 유리혈적자를 뽑아내다니...] 할딱이고

청풍; [대단하긴요.] 멋쩍어 하며 오른손으로 상처 부위를 누르고

청풍; [조금만 더 참으세요. 지혈 시켜드릴 테니...] 지잉! 소수마녀의 가슴에 난 상처를 누른 청풍의 손이 빛을 발하고

[!] 퍼득이는 소수마녀

소수마녀; (상.,.. 상처가 봉합되고 있어. 바위를 녹여서 동굴 입구를 막았던 것처럼...) 부들 부들 떨며 놀라고

소수마녀; (이 꼬마는 대체...) 자신을 치료하는데 집중하는 청풍을 올려다보며 얼굴이 좀 달아오르는 소수마녀

<어떻게 생겨난 불가사의한 존재일까?> 동굴 안의 광경 배경으로 소수마녀의 생각 나레이션.

 

#78>

여전히 밤. 동굴 밖의 광경. 널려 있는 살인상단 자객들의 시체

어둠 속에서 짐승의 눈이 번뜩이더니

몇 마리의 늑대가 주변을 경계하며 계곡으로 들어온다.

크르르! 주변 살피는 늑대들. 그러다가

콰득! 살아있는 사람 없다는 걸 확인하자 시체들을 뜯어먹기 시작하는 늑대들. 헌데

[!] [!] 그러다가 무언가 느끼는 늑대들

허공에서 꽃잎처럼 천천히 날아 내리는 여자. 기녀처럼 아주 화려한 옷을 입었는데 내려다보는 한쌍의 눈이 요사하다. 아직 얼굴이 완전히 보이진 않고

크르르... 긴장하며 올려다보는 늑대들. 이빨 드러내고. 직후

사악하게 웃으며 양손을 젓는 여자. 그러자

서걱! 쩍! 실같은 것이 바닥을 훑으면서 늑대들과 자객들의 시체를 함께 잘라버린다.

퍼억! 퍽!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죽는 늑대들

진원원; [피 냄새가 너무 짙네.] 스윽! 꽃잎처럼 내려서며 얼굴이 비로소 드러나는 여자. 바로 미몽살객중 한명인 기녀 진원원이고. 발에는 화려한 꽃신을 신었다.

진원원; [덕분에 곤란하게 되었잖아.] [우리 귀염둥이 청풍도련님의 냄새를 놓쳐버렸으니...] 예쁜 코를 킁킁 대고

진원원; [숭명도에서부터 여기까지는 용케 따라붙었었는데 말이야.] 둘러보며 눈썹 사이를 요염하게 찡그리고

진원원; [확실한 건 우리 도련님이 이곳에 들렸었다는 사실이야.] 둘러보고

진원원; [한밤중이기도 하니 아주 멀리는 못 갔겠지.] 통! 꽃신 신은 발로 바닥을 살짝 구르고. 그러자

슈우! 깃털처럼 다시 날아오르는 진원원의 몸

진원원; [다시 만나면 어떻게 귀여워해줄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몸이 뜨거워지니 어쩌면 좋아?] 호호호! 웃으며 사라지는 진원원

 

#79>

아침. 계곡. 살수들의 시체가 널려 있고, 잘려진 늑대들의 시체도 있고

바위가 눌어붙어 입구가 막힌 동굴

동굴 내부. 칠흑같이 어둡다. 그 어둠 속에 앉고 누워있는 두 사람. 소수마녀는 반듯하게 누워있는데 몸에 청풍의 겉옷이 덮여있다. 그 옆에 죽립과 거궐신검을 내려놓은 채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눈을 감고 있는 청풍. 명상에 잠긴 모습이고. 거궐신검 옆에는 유리 막대가 놓여있다

천천히 눈을 뜨는 소수마녀

소수마녀; (여긴...) 잠시 상황 파악이 안되다가

<동굴?> 동굴 천장이 보이고

이어 옆을 보는 소수마녀의 눈에 가부좌를 튼 청풍의 뒷모습이 보이고

소수마녀; (이무외의 아들 이청풍...) 눈 반짝

청풍의 옆에 놓인 유리 막대 크로즈 업

소수마녀; (그렇지.) 그걸 보며

소수마녀; (유리혈적자에 찔려 죽어가는 걸 저 아이가 구해주었었지.) 청풍이 자신의 가슴에서 유리 막대를 뽑아주던 장면 떠올리고

소수마녀; (아마 꽤 오랜 시간이 지난 것같은데...)

소수마녀; (한번 깨지도 않고 죽은 듯이 잠이 들었었다.) (철이 든 이래 이토록 깊은 잠을 들었던 적이 없었다.) 

소수마녀; (나도 모르게 저 애송이 놈을 전적으로 믿었다는 건데...) 얼굴 좀 붉히고

두근 두근 가슴이 뛰는 소수마녀

소수마녀; (내 나이 이미 삼십대 초반...) (빨리 시집을 갔으면 저 녀석만한 아들이 있을 나이건만...)

소수마녀; (난생 처음 느껴보는 이 두근거림은 어째서인지 모르겠네.) 얼굴 좀 붉어지고

명상에 잠긴 청풍.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백야마검사들이 물이 흐르는 듯한 검법으로 소수마녀를 공격하던 장면이다.

청풍; (틀림없다.)

청풍; (백야마검사라는 자들이 구사한 검법에는 무애검결의 이치가 섞여있었다.)

청풍; (절연단맥검(絶緣斷脈劍)의 변형된 검법이었는데...) (마교의 인간들이 어떻게 사조님의 독문 검결을 알고 있단 말인가?)

청풍; (무애검결을 알고 있는 건 사조님과 아버지 외에 두 분의 사백뿐이다.)

청풍; (뇌사백이나 위사백 중 한분이 마교의 인간들에게 절연단맥검을 가르쳤다는 얘기가 되는데...) 생각할 때

슥! 청풍의 허벅지를 만지는 새하얀 손

[!] 기겁하며 눈을 뜨는 청풍

소수마녀; [어린애로만 봤는데... 어엿한 사내잖아.] 청풍의 뒤에서 일어나 앉는 자세로 청풍을 뒤에서 끌어안는 소수마녀.

소수마녀; [왜... 왜 이러세요?] 공포에 질려 달아날 생각도 못하고 곁눈질하고

소수마녀; [귀여워라! 우리 도련님 겁먹은 거야?] 뒤에서 청풍의 귀에 속삭이고. 얼어붙는 청풍

소수마녀; [걱정하지마! 해치지 않을 테니까.]

소수마녀; [다만 난 빚을 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라 은혜를 갚으려는 거야.] 뒤에서 청풍을 끌어안으며 손을 청풍의 사타구니로 넣는다

겁에 질리는 청풍의 얼굴

 

#80>

낮. 계곡. 살인상단의 자객들이 십여명이 동료들의 시체를 살피고 있다. 무기와 동료들이 지닌 암기, 주머니등을 수거하고.

그 중 두 명이 서로를 보며 고개 젓는다. 소수마녀의 흔적이 없다는 뜻이고

<단주님의 흔적은 찾을 수가 없다.> <위기를 벗어나신 것인지 마교에 잡혀가신 것인지 모르겠군.> 전음을 나누는 두 사람

그러다가 긴장하는 자객들

입구로 날아 들어오는 몇 명의 백야마검사

<마교!> 자객들 분노하며 칼을 뽑고.

백야마검사들도 검을 뽑으며 다가오고

<사로잡자!> <단주님의 행방을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백야마검사들을 공격하려는 자객들. 하지만

그 중 한명이 무언가를 발견하고 급히 동료들을 말리고. 뒤를 돌아보면서

자객들 일제히 뒤를 돌아보고

백야마검사들도 흠칫! 하고

절벽 위에 서서 내려다보는 거구의 인물. 눈 부위를 가리는 가면을 쓴 뇌공량이다.

<마교 삼마존의 일인 호법마존!> <피... 피하자!> 휘익! 휙! 일제히 날아서 다른 곳으로 달아나는 자객들

백야마검사들은 급히 뇌공량에게 포권하고

뇌공량; <경과를 보고하라!> 전음을 보내는 뇌공량

<이청풍으로 보이는 자가 부상검귀 부단주의 손에서 소수마녀를 구해갔습니다.> <현재 저희 백야마검단이 두 년놈을 추적중입니다!> 포권하며 전음으로 뇌공량에게 보고하는 백아마검사들

뇌공량; <수색의 고삐를 늦추지 마라!> <소수마녀는 죽여도 무방하지만 이청풍은 반드시 생포하라!>

<존명!> 포권하는 백야마검사들

휙! 휙! 살인상단 자객들이 사라진 곳으로 날아가는 백야마검사들

뇌공량; (숭명도 근처에서 청풍이의 종적이 발견되었다고 해서 긴가민가했는데...) 주먹 꽉 쥐고

뇌공량; (청풍이라도 무사한 걸 확인했으니 그야말로 천만다행이다.)

뇌공량; (사부님의 안위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청풍이를 어떻게든 찾아내야만 한다.) 날아오르고

<부디 하늘의 가호가 사부님과 함께 하기를 바랄 뿐이다.> 멀어지는 뇌공량

 

#81>

동굴 내부. 청풍이 소수마녀의 무릎을 베고 누워있다. 좀 부끄러운 표정으로 눈 감은 채 두 손을 모아 명치에 대고 있고. 소수마녀와 한탕 뛴 후지만 암시만 하고. 그런 청풍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뭔가 얘기하고 있는 소수마녀. 소수마녀는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있고 청풍은 소수마녀의 가랑이 사이에 상체를 누인 자세로 소수마녀의 무릎을 베고 누워있다.

청풍; (전에 접해본 적이 있는 강대한 기운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눈을 감은 채로 생각하고

청풍; (아마 뇌사백일 텐데...) 뇌공량을 떠올리고

청풍; (이곳에 이 여자와 숨어있는 탓에 인사를 드리지 못하고 말았다.) (사조님과 나의 안위 때문에 노심초사하고 계실 텐데...) 한숨 쉬며 생각하고. 그때

소수마녀; [내 말 안듣고 딴 생각중이지?] 청풍의 볼을 손가락을 찝어서 흔들며 눈을 흘기고

청풍; [아... 아니에요. 듣고 있었어요.] 기겁하며 눈을 뜨고

소수마녀; [아닌 것 같은데?] 의심

청풍; [의심하시는 것같으니 무슨 말씀 했는지 말해볼게요.] 억지로 웃으며 올려다보고

청풍; [아주머니는 사실 배교의 후손이지만 목적을 갖고 혈궁 산하의 살수조직인 살인상단에 투신해서 마침내 단주가 되셨다고 했어요.]

소수마녀; [배교의 후손인 내가 살인상단에 투신한 이유는?] 여전히 의심

청풍; [혈궁이 숨기고 있는 조천경(照天鏡)이란 것을 회수하기 위해서라고 하셨어요.] 눈치 보면서

소수마녀; [뭐 딴 생각 한 게 아닌 건 맞네. 의심해서 미안해.] 몸을 깊이 숙여 청풍의 이마에 키스하고.

검은 옷 속에서 풍만한 젖가슴이 털렁거리는 게 눈에 들어와 얼굴 벌개지는 청풍.

소수마녀; [조천경은 우리 배교의 뿌리가 되는 보물이야.] 다시 몸을 세워 청풍을 내려다보며

소수마녀; [태상노군(太上老君), 즉 노자(老子)가 남긴 것으로 알려진 조천경은 그걸 들여다보는 사람에게 그릇에 맞는 비밀을 보여준다고 해.] 청풍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소수마녀; [우리 배교의 조사들께서는 우연히 손에 넣은 그 조천경을 통해 수많은 술법과 비술을 얻어 배교를 세웠던 것인데...]

소수마녀; [오백 년 전 배신자 혈왕 용극이 본교를 피로 씻고 조천경을 훔쳐갔었어.] 분노와 살기를 얼굴에 떠올리며

소수마녀; [혈왕 용극의 절기와 혈궁의 술법들은 모두 조천경에서 나왔다고 봐야하는 이유야.]

청풍; [결국 배교와 혈궁이 같은 뿌리인 셈이군요.]

소수마녀; [같은 뿌리는 무슨...!] 냉소

소수마녀; [혈궁은 반역의 무리들일 뿐이야.] 이를 바득. 원한에 사무친 표정

청풍; [살인상단의 단주로서 실적을 쌓으면 무산(巫山)에 자리한 혈궁에 출입하는 걸 허락받을 수 있을 테고...]

청풍; [그럼 조천경을 손에 넣을 기회가 생길 수도 있겠어요.]

소수마녀; [그렇긴 하지만 좀 막막하긴 해.]

소수마녀; [혈궁이 조천경을 꽁꽁 숨겨뒀을 게 분명하고...] [설령 혈궁에 드나들 수 있다고 해도 조천경을 손에 넣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봐야겠지.]

청풍; [저도 언제고 혈궁에 돌아가야 하니까 조천경의 행방을 찾아볼게요.]

소수마녀; [말만이라도 고마워!] 다시 고개 숙이고

소수마녀; [그리고 오늘 이 동굴 안에서 함께 보낸 시간은 죽어도 잊지 못할 거야!] 할딱이며 청풍의 얼굴을 내려다보고

붉은 소수마녀의 입술

그걸 보며 침 꿀꺽! 삼키는 청풍의 얼굴.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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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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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지가타; [두 잔 남았다.] 술을 따르며 백야마검사들에게 말하고

[!] [!] 자객들과 싸우며 히지가타의 말을 듣는 백야마검사들

히지가타; [열 잔을 다 마시기 전까지 그 버러지들을 치우지 못하면 앞으로 사흘을 굶어야할 게다!] 술을 완전히 따르며 말하고

쩍! 서걱! 슈악! 더욱 빠르고 현란하게 검을 쓰는 백야마검사들. 자객들이 필사적으로 맞서지만

퍼억! 쩍! 바람이 흐르듯 기이하게 파고드는 백야마검사들의 검을 막지 못하고 목이나 가슴이 베어진다.

술을 마시는 히지가타.

퍼퍽! 퍽! 그 사이에 자객들은 거의 다 죽고 네명 정도만 남고

히지가타; [마지막 잔이다.] 빈 술잔을 입에서 떼며 말하고. 그러자

열 명의 백야마검사들이 동시에 네명의 자객들을 공격하고

서걱! 촤촥! 이윽고 마지막까지 버텼던 네명의 자객들이 썰려서 죽고

백야마검사1; [끝났습니다 부(副)단주님!] 휘익! 화락! 멈춰서는 백야마검사들중 한놈이 히지가타를 돌아보며 말하고. 다른 놈들도 멈춰서며 히지가타를 돌아보고

히지가타; [아슬아슬 했다 이놈들아.] 쪼르르! 술병에 남은 술을 술잔에 따르고

히지가타; [마교에서도 최정예인 백야마검단(白夜魔劍團)에 속하면서 자객 나부랭이들을 처리하는데 일각(一刻)이 걸렸다는 건 반성해야만 한다.] 파삭! 빈 술병을 옆으로 던져 깨트리며 말하고

[죄송합니다 부단장님!] [시정하겠습니다!] 백야마검사들 고개 숙이고

히지가타; [이젠 상황 파악되겠지 소수마녀님?] 술잔을 소수마녀에게 들어 보이며 웃고. 백야마검사들도 소수마녀를 돌아보고

히지가타; [그래도 일문의 문주인데 이런 황량한 계곡에 촉루를 누이게 할 수는 없는 일!] 술잔을 입에 가져가고

히지가타; [지금이라도 투항한다면 정중히 대해주겠소.] 술을 마시며 백야마검사들에게 반원형으로 포위 된 소수마녀를 향해 말하고.

소수마녀; (아쉽게 되었다.) 슥! 천천히 일어나고

소수마녀; (저놈들이 일다경(一茶頃) 정도만 더 버텨줬어도 전이환술(轉移幻術)을 완성해서 여길 빠져나갈 수 있었는데...) 시체들을 힐끔 보며. 이어

소수마녀; (어쩔 수 없이 술법이 아니라 몸을 써야겠구나.) + [백야마검단 부단주 부상귀검(扶桑鬼劍) 히지가타지로(士方次郞)...] 히지가타를 보며 몸을 완전히 세우고

소수마냐; [기습으로 이득을 좀 봤다고 본녀가 그렇게 만만해 보이시나?] 고개를 좀 쳐들며 말하고. 후드 아래에서 독사의 그것처럼 번득이는 눈. 얼굴이 아주 하얗다. 하지만

후두둑! 소수마녀가 움직이자 그녀의 몸에서 피가 뿌려져 발치를 적신다.

소수마녀의 젖가슴 근처에 유리로 만들어진 것같은 투명한 꼬챙이가 박혀 있고. 그 꼬챙이를 통해 피가 덜 잠근 수돗물처럼 흘러내린다.

히지가타; [저런... 조심하시지!] 웃으며 술을 다 마시고

히지가타. [유리혈적자(琉璃血滴刺)에 찔리고도 무리를 하면 몸의 피가 모두 빠져나오는 수가 있어.] 술잔을 품속에 넣으며 일어서고

소수마녀; [내 몸의 피가 다 빠져나오기 전에 너희들을 염라전(閻羅殿)으로 보낼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마라.] 스윽! 손을 양쪽으로 벌리고. 그러자

슥! 슥! 슥! 허공에서 반투명한 비수들이 차례로 나타난다. <보보경천>에서 소수마녀가 비수를 쓰던 것과 같은 장면이다. 비수는 모두 아홉 개고

히지가타; [오호! 그게 우리 소수마녀님의 비장의 수법인 염왕구벽수혼비(閻王九劈收魂匕)인가?] 웃지만 좀 긴장하고

백야마검사들도 긴장하며 검으로 소수마녀를 겨누고

소수마녀; (더 이상은 허비할 시간이 없다.) 칭! 칭! 칭! 소수마녀의 앞쪽 허공에 아홉 개의 반투명한 비수가 부챗살처럼 펼쳐지고. 그것들을 향해 피아노 연주하듯 허공을 더듬는 소수마녀의 하얀 손들

소수마녀; (출혈이 심해서 정신이 혼미해지고 있다.) (일각 내에 저것들을 몰살시키지 못하면 끝장이다!) 징징! 양손으로 허공의 무언가를 더듬는 시늉하고

슈앙! 쩡! 아홉 자루의 비수들이 미사일처럼 백야마검사들을 향해 날아간다.

동시에 백야마검사들도 흐르듯 움직이며 소수마녀를 공격해간다. 반원형으로 포위한 상태지만 그 때문에 공간이 좁아서 다섯 명만이 제대로 공격할 수 있다. 다섯명은 뒤에서 대기하고 있고

이하 백야마검사와 소수마녀의 격전,

지지징! 쩌엉! 슈칵! 소수마녀는 미사일처럼 날아다니는 아홉 자루의 비수를 수족처럼 부려서 백야마검사들을 공격하고

슈욱! 캉! 백야마검사들은 물이 흐르는 듯한 기이한 검법으로 비수들을 막고 공격한다.

소수마녀는 비수들을 움직이면서 백야마검사들의 공격을 피하는데 양손과 얼굴 외에는 어둠과 동화되어 보이지 않는다.

쩍! 스악! 백야마검사들의 검도 분명 소수마녀의 몸통 부분을 베고 찌르지만

허공을 베고 찌른 것 같다. 아무것도 걸리는 게 없는 모습

<분명 베었는데...> <걸리는 게 없다!> 물러서거나 비수를 피하며 놀라는 백야마검사들

히지가타; [그 계집은 칠흑잠영보(漆黑潛影步)라는 혈궁의 술법을 쓰고 있다.] 뒤에서 보며 외치고

소수마녀; [...] 징! 징! 새하얀 두 손으로 허공을 피아노 치듯 움직이며 이마를 살짝 찡그리고

히지가타; [그림자 속에 몸을 숨기는 술법이라 몸통은 공격해봐야 소용없으니 드러나 있는 두 손과 얼굴을 노려라.]

슈학! 쩍! 히지가타의 지시대로 백야마검사들이 소수마녀의 얼굴과 손을 노리고 검을 휘두른다.

몸을 유연하게 움직여 그자들의 공격을 피하는 소수마녀. 그러면서도 양손은 쉬지 않고 움직이고. 하지만

슈웅! 쩍! 소수마녀의 손짓에 따라 미사일처럼 날아다니는 소수마녀의 비수들도 백야마검사들을 어쩌진 못한다. 엄청난 속도로 날아드는 비수를 백야마검사의 몸은 미리 반응해서 피해버린다.

소수마녀; (이놈들...) 징! 징! 어두운 허공을 배경으로 손만 하얗게 드러난 양손으로 허공을 더듬으며 찡그리고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모르지만 내 염왕구벽수혼비를 아예 접근시키지 않고 있다.> 비수가 날아들면 몸이 저절로 움직여 피하는 백야마검사들의 모습

소수마녀; (내가 아는 한 마교, 아니 마천루에 이런 무공은 없었는데...) 백야마검사가 얼굴 향해 휘두르는 물 흐르는 듯한 검을 피하면서 생각하고

후두둑! 바닥에는 다시 피가 뿌려진다. 소수마녀의 가슴에서 흐른 피

소수마녀; (출혈 때문에 현기증이 심해진다.) 비틀하고

슈칵! 그 틈을 노리고 파고드는 백야마검사의 검

소수마녀; (빨리 결판을 짓지 않으면 치명적이다.) 서걱! 겨우 피해서 후드의 모자 일부가 베어지는 것을 보며 생각하고. 그때

팟! 화악! 뒷 열에 대기하고 있던 다섯명의 백야마검사가 몸을 날린다.

쩍! 슈칵! 그자들은 동료들의 머리 위를 뛰어넘어 허공에서 소수마녀를 공격한다

소수마녀; [!] 몸을 돌리며 허공에서 검을 휘두르는 그자들의 공격을 피하고.

투캉! 파카카캉! 그자들이 휘두르는 검에서 일어난 검기가 바닥과 함께 소수마녀의 뒤쪽 절벽을 가르며 불꽃을 튀게 만들고. 하지만

소수마녀; (아차!) 몸을 세우다가 찡그리고. 슈욱! 그년의 뒤로 날아내리는 허공에서 공격하던 다섯 놈

쿵! 이제 절벽에서 떨어진 소수마녀는 열명의 백야마검사에게 완전히 포위되어 버렸고

소수마녀; (나도 모르게 등쪽을 지켜주던 석벽과 거리를 두고 말았다.) 열명의 백야마검사들에게 완전히 포위된 채 표정이 좀 심각해지고

히지가타; [육혼차륜진(戮魂車輪陣)에 갇힌 이상 끝났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시오 문주?] 웃고

지지징! 대답하지 않고 양손을 수평으로 움직이는 소수마녀. 그에 따라 아홉 자루의 투명한 비수가 뒤쪽으로도 돌아간다. 아홉 자루의 비수로 몸을 원형으로 방어하는 모습이고

히지가타; [아무래도 투항할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찡그리고

히지가타; [죽여도 좋으니 끝을 내라.] 손으로 목을 치는 시늉하고

슈악! 쩍! 더 빠르게 검을 휘둘러 소수마녀를 공격하는 백야마검사들.

지지징! 손을 더 빠르게 움직여 비수들을 조종하는 소수마녀

캉! 카캉! 미사일처럼 날아다니는 비수들을 쳐내고 피하면서 공격하는 백야마검사들

쩍! 서걱! 소수마녀의 얼굴과 손 주위의 옷이 백야마검사들의 검에 베어지고

소수마녀; (좋지 않네.) 얼굴 옆을 스치는 검을 겨우 피하며 찡그리고

소수마녀; (아무래도 배교의 한을 풀지 못하고 눈을 감아야할 것 같다.) 다시 날아드는 백야마검사들의 휘어지는 검들을 보며 눈 치뜨고. 절망하는 표정. 헌데 바로 그때

땅! 땅! 요란한 소리가 들리고

움찔! 움찔! [!] [!] 찡그리며 몸이 멈칫하는 백야마검사들. 소수마녀를 공격하던 자들과 소수마녀를 공격하려던 자들 모두 몸이 일시적으로 마비되는 모습이고

멈칫! 그 바람에 소수마녀의 얼굴을 찌르려던 백야마검사들의 검도 멈칫! 하고

소수마녀; (기회!) 슈악! 지지징! 고개를 젖히고 돌려 백야마검사들의 검을 피하면서 양손을 움직이고.

비잉! 쩡! 미사일처럼 날아다니는 비수들. 멈칫! 하는 백야마검사들의 몸으로 날아들고

히지가타; [뭣들 하냐?] 버럭 고함

[!] [!] 사력을 다해 몸을 돌리고 피하는 백야마검사들. 소수마녀의 투명한 비수들이 바로 앞에까지 날아들었다.

서걱! 푸학! 비수들이 스치며 몸에서 피가 뿜어지는 백야마검사들.

[큭!] 한 놈은 목이 깊이 베어져 손으로 누르며 물러나고

[이런...] [뭐냐?] 뺨과 가슴, 허리등이 베어져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백야마검사들

땅! 땅! 다시 들리는 소리.

[큭!] [귀를 송곳으로 후벼파는 것같다!] [음... 음공이다!] 백야마검사들 귀를 막으며 비틀거리고

히지가타; (내 귀엔 별 거 아닌 금속성인데... 설마 백야마검사들만 노렸다?) 돌아보고

소수마녀도 돌아보고

땅! 땅! 계곡 입구쪽에서 청풍이 두 자루의 칼을 부딪혀 소리를 내며 다가온다. 죽립을 눌러썼고 등에는 천으로 감싼 거궐신검을 짊어졌다. 부딪히는 칼은 물론 자객들이 쓰던 것

히지가타; (저 놈...) 놀라고

<칼로 날카로운 소리를 내서 백야마검사들의 정신을 어지럽히고 있다!> 땅! 땅! 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청풍의 모습을 배경으로 히지가타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소수마녀...) 땅! 땅! 칼로 소리를 내며 다가오고

<이곳에서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린 게 저 마녀일 줄이야.> 백야마검사들에게 포위된 채 자신을 돌아보는 소수마녀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백야마검사들도 청풍을 돌아보느라 공격이 멈춰졌다.

청풍; (적이긴 하지만 여자가 위험에 처한 모습은 두고 볼 수가 없구나.) 이제 칼로 소리를 내는 걸 멈추며 다가오고.

소수마녀; (저 놈은 혹시...) 한눈에 알아보고 눈 번득

<이청풍?> 청풍이 멈춰서는 걸 배경으로 소수마녀의 생각. 히지가타는 청풍 쪽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다.

히지가타; [너희들은 신경 쓰지 말고 그년을 베는 데에나 집중해라.] 청풍에게 다가가며 백야마검사들에게 말하고

[존명!] [예 부단장님!] 다시 검으로 소수마녀를 겨누며 대답하는 백야마검사들

히지가타; [네놈은 누구냐?] 왼쪽 허리춤에 찬 일본도를 왼손으로 잡은 채 청풍에게 다가가며 말하고. 오른손은 늘어트렸고

청풍; [그냥 지나가던 사람입니다.] 죽립 아래에서 눈 번뜩이며 말하고

히지가타; [그럼 신경 쓰지 말고 갈 길이나 가라.]

청풍; [그러려고 했는데...] 소수마녀쪽을 보고

청풍; [아녀자가 사내들... 그것도 다수에게 협공을 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이상 그냥 지나갈 수가 없군요.]

소수마녀; [...] 눈 번득

히지가타; [그 새끼가...] 히죽

히지가타; [오지랖이 너무 넓구나!] 쩌억! 이미 일본도를 휘둘러 아주 긴 섬광을 뿜어내는 히지가타. 반월형의 섬광이 청풍의 허리 춤을 베어간다. 너무 빠르고 베는 면적이 넓어서 피할 수 없을 것 같고

소수마녀; [위험...] 다급히 외치지만

슈우! 히지가타의 검기가 다가오는 대로 함께 몸이 날아오르는 청풍. 마치 깃털이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듯이

히지가타; (내 검기를 타고 날아올랐다?) 일본도를 휘두른 자세로 경악하고

소수마녀; (역시...) 알고 있었다는 듯 웃고. 그때

<준비하세요!> 전음이 들려 눈 부릅소수마녀

깡! 허공으로 날아오르며 두 자루의 칼을 아주 강하게 부딪히는 청풍. 순간

빠직! 쩡! 백야마검사들의 귀에 파고 드는 날카롭고 큰 소리. 눈 치뜨는 백야마검사들

[큭!] [컥!] 귀를 막고 비틀거리는 백야마검사들. 순간

치치칭! 춤을 추듯 돌면서 양손을 허공에 대고 피아노 치듯 하는 소수마녀. 순간

가앙! 쩍! 벼락같이 날아가는 아홉 자루의 비수

히지가타; [조심...] 돌아보며 외치지만

퍽! 서걱! [컥!] [큭!] 비수에 스치며 비명 지르고 비틀하는 백야마검사들. 열명 중 네명은 중상을 입었다. 몸이 궤뚫리거나 목이 베어지고. 다른 여섯명은 허리, 가슴, 뺨등을 베이지만 반응이 빨라서 치명상은 입지 않고

퍼억! 콰당탕! 치명상은 입은 네명은 나뒹굴고. 다른 여섯명은 비틀거린다.

지지징! 다시 열 손가락으로 허공을 두드리는 소수마녀, 힘이 드는 듯 비틀거리고 있고

가가강! 쩡! 허공으로 치솟았던 비수들이 다시 미사일같이 비틀거리고 있는 여섯 명에게 날아들고

[큭!] [지랄...] 비틀거리며 피하려는 여섯 명의 백야마검사들

까앙! 다시 칼을 강하게 부딪히는 청풍.

벼락을 맞는 듯한 충격을 받는 백야마검사들

퍼억! 쩍! 그자들의 몸을 궤뚫거나 깊은 상처를 내며 지나가는 비수들

퍼억! 콰당탕! 다시 두 명이 쓰러지고. 이제 네명만이 비틀거리며 물러서는데 몸에 다시 갈라진 상처가 생겨 피가 뿜어진다

히지가타; [이년!] 쩍! 소수마녀에게 날아가며 칼을 휘두르고. 그자의 칼에서 긴 섬광이 일어나 소수마녀를 베어가고.

[!] 비틀 거리느라 피하지 못하는 소수마녀.

깡! 깃털처럼 흔들거리며 내려오며 다시 칼을 강하게 부딪히고. 그러자

쩍! 소수마녀를 향해 칼을 휘두르던 히지가타의 귀를 쑤시고 들어가는 강력한 음파. 눈을 부릅뜨는 히지가타

히지가타; [큭!] 허공에서 휘청하며 칼질이 중단되고

소수마녀; [!] 지지징! 비틀거리면서도 눈 번득이며 양손 얄 손가락으로 허공을 두드리고

슈악! 가앙! 아홉 자루의 비수들이 물고기 떼처럼 히지가타에게 날아들고

히지가타; [큭!] 가강! 쩍! 내려서며 번개같이 칼을 여러 번 휘두르는 히지가타. 칼 그림자가 수십 개 일어나 방벽을 치고.

카캉! 캉! 그 칼 그림자들에 막혀 튕겨지는 일곱 개의 비수. 하지만

퍽! 쩍! 두 개는 히지가타의 방어를 뚫고 들어와 뺨을 베고 지나고 복부를 관통한다. 치명상은 아니고

[부... 부단장님!] [헉!] 쓰러지지 않은 네명이 기겁하며 돌아보고

히지가타; [젠장!] 콱! 한쪽 무릎 꿇으며 주저앉고. 왼손으로는 배를 끌어안고

가가강! 기잉! 비수들은 다시 허공으로 올라가며 물고기떼처럼 변하고

챙! 챙! 청풍도 바닥에 내려서며 두 자루 칼을 부딪히고. 그러자

히지가타; (년놈의 다음 협공은 막지 못한다!) + [철퇴(撤退)한다!]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히지가타; [부상당한 동료들을 챙겨라!] 팟! 날아오르고

서있던 네명의 백야마검사들은 급히 검을 입에 물고. 이어

콱! 콱! 쓰러진 동료들을 양손으로 움켜잡는 그자들

휘익! 휙! 역시 몸을 날려 현장을 이탈하려 하고

청풍; (끝났네.) 안도할 때

소수마녀; [조심해라!] 돌아보며 다급히 외치고

청풍; [!] 팟! 무언가를 느끼고 반사적으로 양손의 칼을 X자로 교차하여 가슴 앞을 가리는 청풍

청풍의 옆쪽 5미터쯤으로 날아가며 왼손으로 무언가를 던진 자세로 돌아보는 히지가타. 그 직후

꽝! 유리로 만들어진 것같은 투명한 막대가 날아들어 청풍이 X자로 교차한 두 개의 칼을 때린다. 유리막대의 끝은 뾰족하다

빠캉! 그 유리 막대에 부딪힌 칼들이 유리처럼 깨지고

피핏! 펏! 몸을 뒤로 홱 젖힌 청풍의 몸을 훑고 지나가는 깨진 칼의 파편들과 유리 막대

퍼퍽! 죽립이 여러 곳 칼 파편에 궤뚫리고

주르륵! 뒤로 몸을 젖힌 청풍의 뺨도 칼날의 파편에 스쳐 상처가 나서 피가 흐르고

가앙! 청풍의 칼들을 박살 낸 유리 막대는 포물선을 그리며 청풍의 뒤로 날아가고

팟! 날아가면서 왼손으로 그걸 받는 히지가타

콰당탕! 바닥에 나뒹구는 청풍.

히지가타; [오늘 진 빚은 장부에 적어두마!] 휘익! 계곡 입구로 날아가며 이를 갈고. 그 뒤를 동료들을 움켜쥔 백야마검사들이 새떼처럼 날아가고

소수마녀; [괜잖으냐?] 스스슥! 나뒹군 청풍 쪽을 보며 외치고. 손을 움직여 도로 날아든 비수들을 소매 속으로 받아들이며

청풍; [고마워요.] 죽립을 바로 하며 일어나 앉고. 날이 부러진 칼들은 버리고

청풍; [그냥 균형을 좀 잃었을 뿐이에요.] 일어나려는데

소수마녀; [다행이로구나.] 말하다가 비틀! 하고. 이어

털썩! 바닥에 주저앉는 소수마녀

청풍; [아주머니!] 서둘러 소수마녀에게 달려가고

소수마녀; [이거 참...] 눈이 풀린 채 웃고. 한손으로 가슴에 박힌 유리 막대를 잡고

소수마녀; [피를 너무 많이 흘렸네.] 스륵! 말하며 옆으로 쓰러지고

턱! 바닥에 나뒹굴기 전에 소수마녀를 부축하며 무릎을 꿇는 청풍

청풍; [괜잖으세요?] 품에 안긴 소수마녀를 내려다보며 묻고. 하지만

눈을 감은 채 대답하지 않는 소수마녀

청풍; (이 유리 막대 때문이다.) 소수마녀의 가슴에 박힌 유리 막대를 보고. 유리 막대가 박힌 상처 주변으로 피가 샘물처럼 흘러나오고 있고

청풍; (상처에서 계속 피가 나오게 만드는 힘을 지닌 무서운 무기다.) 생각하며 억지로 소수마녀의 몸을 두 손으로 안아들고

청풍; (이 여자가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그자들이 다시 돌아오기라도 하면 대책이 없다.) 비틀거리며 걸어가고. 두 팔로 소수마녀를 안은 채

청풍; (어딘가에 숨어야하는데...) 두리번

멀지않은 곳에 동굴이 있고

청풍; (내 체력으로 이 여자를 멀리 데리고 가는 건 불가능하고...) (위험하긴 하지만 일단 저곳에 숨어야겠다.) 동굴로 간다

청풍; (그나저나 여자들도 제법 무겁구나.) 동굴로 들어가고

청풍; (키가 큰 때문인지 진상파보다 더 무거운 것도 같고...) 생각하며 들어서는 동굴 안은 그리 깊지 않다. 10미터 정도

청풍; [영차!] 동굴 끝에 소수마녀를 조심스럽게 내려놓고.

청풍; (그자들이 돌아와도 찾을 수 없게 조치를 해야겠지?) 입구로 다시 가고

입구에서 3미터쯤 떨어진 곳에 무릎을 꿇는 청풍. 이어

청풍; (불멸환혼건은 삼라만상의 기운을 흡수할 수 있고...) 징! 빛나는 양손으로 동굴 바닥을 누른다. 그러자

슈우! 드드드! 동굴 주변의 절벽이 진동하면서 무언가 청풍의 양손으로 빨려 들어오는 것같은 분위기가 되고. 이어

청풍; (무애검결로는 그 기운을 발산할 수 있다.) 눈 부릅뜨고. 그러자.

지지지! 다시 청풍의 양쪽 손바닥에서 강한 빛의 가닥들이 동굴의 바닥과 벽과 천장으로 치달리고. 그러자

콰드드! 드드드! 동굴 입구의 바위들이 진흙처럼 흘러내리기 시작하고.

진흙처럼 흘러내린 바위들이 동굴 입구를 메운다.

 

#76>

드드드! 밖에서 본 모습. 진흙처럼 흘러내린 바위들이 동굴 입구를 메워서

쿵! 완전히 틈을 메워 밖에서는 안보이게 만든다.

드드드! 진동도 갈아앉고. 이제 동굴은 감쪽 같이 사라졌다.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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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총관; [귀하는 누군데...] 눈 부라리고.

무기가 부서시지 않은 두 대장장이는 급히 검과 칼을 들고 진무륜을 보호하려 한다. 하지만 그 직후

섭장천; [조용히...] 슈우!] 말하는 섭장천의 몸에서 아지랑이같은 것이 번져서 실내의 모든 사람들의 몸으로 스며든다. 진무륜만 빼고. 그러자

띵! 모두 현기증을 느끼고

털썩! 퍼억! 나뒹굴며 기절하는 황총관과 대장장이들.

따당! 땅! 진무륜 앞을 막아섰던 두 명의 대장장이도 칼과 검을 떨구며 무너지고. 눈 치뜨는 진무륜

진무륜; (무형상인(無形傷人;흔적도 없이 사람을 상하게 함)!) 놀랄 때

섭장천; [잠시 이목을 막은 것뿐이니 걱정은 하지 마시게.] 말하며 천천이 단상 쪽으로 다가오고. 그러자

급히 단상에서 내려오는 진무륜. 이어

말없이 섭장천의 앞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린다.

섭장천; [과하네! 예의가 지나쳐!] 한숨을 쉬며 진무륜의 앞에 멈춰서고

진무륜; [우매한 진무륜, 감히 검조의 존안을 뵐 면목이 없습니다!] 고개를 조아린 채 말하고

섭장천; [용케 노부임을 알아보시는군.] 슥! 웃으며 죽립을 벗고. 그러자 섭장천의 얼굴이 드러나고

진무륜; [마음으로 인간의 생사를 좌우할 수 있는 심검(心劍)의 경지에 이른 분이 하늘 아래 검조 외에 또 누가 있겠습니까?] 고개 조아린 채 말하고

섭장천; [진보주의 안목은 그리도 높은데 어찌 하여 하나뿐인 손녀의 마음은 헤아리지 못했을꼬?] 한숨 쉬며 단상으로 올라가고

진무륜; (역시 무애호유선이 침몰한 건 상파, 그것의 짓이었구나.) + [유구무언입니다.] 한숨 쉬며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고

섭장천; [슬픈 소식과 기쁜 소식을 함께 전함세.] 슥! 단상의 의자에 앉고

섭장천; [슬픈 소식은 무애호유선을 몰고 동정호로 갔던 귀보의 목숨들이 대부분 화를 면치 못했다는 것일세.] 죽립은 옆에 내려놓고

진무륜; [소인이 손녀를 잘못 가르친 업보입니다.] 한숨 쉬며 고개 들고

섭장천; [그나마 기쁜 소식이라면 상파라는 아이가 죽지 않았다는 것일세.]

진무륜; [상파 그것이...] [제 자신은 화를 면했군요.] 억지로 흥분과 안도감을 누르며 섭장천을 보고

섭장천; [대신 노부는 내공의 태반을 잃고 말았네.] 폭삭 늙은 모습으로 한숨 쉬고

진무륜; (상파를 구하느라 무리를 했구나.) + [내공을 잃으시다니...]

진무륜; [방금 전에도 신위를 보이셨는데...] 놀라고

섭장천; [무공을 반드시 내공으로만 구사하라는 법이 있겠는가?]

진무륜; [마음으로 생명을 좌우하는 경지에 이르셨군요.] [소인같은 필부에게는 그저 경이로울 따름입니다.] 깨닫고

섭장천; [무공이 아무리 높아지면 무엇 하겠는가? 하늘이 허락한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거늘...] 한숨

진무륜; (확실히 몸에서 생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섭장천; [넘어진 김에 쉬어가라고...] [기왕 이리 된 터에 가급적 유감을 남기지 않고 생을 마감할 생각을 하게 되었네.]

섭장천; [부담되겠지만 보주가 좀 도와줘야겠어.]

진무륜; [하명만 하십시오.]

진무륜; [진모, 목숨이라도 바쳐서 손녀를 잘못 가르친 죄가를 치루겠습니다.]

섭장천; [무리한 부탁은 하지 않을 테니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마시게.]

섭장천; [먼저 노부는 은신처가 필요하네.]

진무륜; (오히려 바라던 바지) + [편하시다면 언제까지라도 폐보에 머물러 주십시오.] 안도하며

섭장천; [노부가 살아있어서는 지금처럼 고정된 무림의 정세는 변치가 않네.] [그래서 사손인 청풍이라는 아이에게까지 죽은 척을 한 걸세.]

진무륜; (확실히 검조가 건재하면 혈궁이든 마천루든 감히 본보를 상대로 경거망동은 못하겠지.) 미미하게 고개 끄덕이고

섭장천; [그렇긴 해도 노부가 자리를 비움으로서 제왕성의 위세가 위축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 지긋이 보며 말하고

진무륜; [폐보에는 방금 전에 보신 것과 같은 천병급의 도검 일천 자루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검과 도를 보며 말하고

진무륜; [사죄의 표시로 그것들을 제왕성으로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섭장천; [호신강기를 종이처럼 찢는 도검이라면 제왕성에 남겨진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되겠지.] 끄덕이고

섭장천; [노부가 보주에게 두 번째로 질 신세는...] 말하다가 입을 다물며 문쪽을 보고.

진무륜; (왜...) 흠칫! 하며 문쪽을 볼 때

<보주님! 급히 보고드릴 일이 있습니다.> 문 밖에서 들리는 음성. 흥분된 음성이다.

진무륜; (완전히 밀폐된 이곳에서 용계 알아차리셨군.) + [급한 보고라니 무슨 일이냐?] 문쪽을 향해서 말하고. 그러자

<아가씨... 소보주님께서 돌아오셨습니다!> 밖에서 들리는 음성

[!] 눈 부릅뜨는 진무륜

 

#69>

천병신기보의 대청. 삼엄한 경비

진무륜; [이것아!] 와락 진상파를 끌어안는 진무륜. 청풍은 탁자 앞의 의자에 앉아 있다가 일어나고. 진무륜의 품에 안긴 진상파는 당황한 표정이고. 실내에는 나이 든 유모와 시녀들이 있는데 소매로 눈물을 닦고 있다.

진무륜; [어리석은 것같으니...] [어쩌다... 어쩌다 그런 짓을 저지른 것이냐?] 진상파를 다독이며 눈시울 붉히고. 진상파는 어리둥절한 표정이고

진상파; [할아버지가 내 할아버지야?] 어리둥절. 어색

진무륜; [이것이 이제 할애비도 못 알아보는구나.] 진상파를 품에서 떼어놓으며 한숨

청풍; [영손녀는 머리를 다쳐서 기억을 잃은 상태입니다.]

진무륜; [그런 것같구먼.] 진상파의 얼굴과 머리를 살피며

청풍; [따로 진맥을 해보시면 아시겠지만 문득 기억이 돌아올 수도 있다고 하니 너무 낙심하진 마십시오.]

진무륜; [소성주에게는 참으로 면목이 없네.] 포권하고

진무륜; [그런 참담한 일을 겪고도 못된 손녀를 데려다주기까지 했으니 백골난망의 은혜를 입었어.] 포권하며 허리 숙이고

청풍; [이미 지난 일이니 마음에 두지 마십시오.] 쓴웃음. 마주 포권하고

진무륜; [상파가 지은 죄의 대가는 반드시 갚을 생각이니 무엇이든 원하는 게 있으면 말씀하시게.]

청풍; [그리 말씀하시니 이 거궐을 삼년만 빌려주셨으면 합니다.] 허리에 차고 있는 거궐신검을 만지며 말하고

진무륜; [거궐은 검조께 바친 것이니 노부의 허락을 구할 필요는 없네.]

청풍; (거절해도 소용없겠지.) + [그럼 염체 없지만 거궐은 당분간 제가 쓰도록 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청풍; [거궐 외에도 한 가지 더 부탁드릴 게 있습니다.]

진무륜; [말해보시게.]

청풍; [제가 지금부터 행적을 감춰야할 이유가 있으니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진지하게 말하고

 

#70>

이제 해가 지려는 저녁 무렵. 숭명도의 포구. 뭍으로 나가는 짐들이 배에 실리고 있다.

[서둘러! 해가 지기 전에 상해까지 들어가야 하는 물건들이니...] 나이 든 노인의 지휘로 상자들을 배에 싣는 인부들.

그 인부들 사이에 죽립을 눌러쓴 청풍도 있다. 천으로 둘둘 만 거궐신검은 등에 짊어지고 있고

[다 실었으면 출발하세!] 노인의 지휘로 다른 인부들과 함께 배에 타는 청풍.

배의 짐들 사이에 쭈그려 앉는 청풍.

곧 포구를 떠나는 배

맞은편에서 여객선이 한척 오고 있고. 사람이 가득 실린 그 여객선에는 남장을 한 환설이 타고 있다.

뱃전에 서서 다가오고 있는 천병신기보를 보는 환설. 맞은편에서 청풍을 태운 화물선이 오지만 그쪽에는 눈도 주지 않는다

 

#71>

천병신기보의 높은 건물. 맨 윗층에 두 노인이 서있다. 섭장천과 진무륜이고

두 사람의 시야로 보이는 청풍이 탄 화물선. 그 맞은편에서는 환설이 탄 여객선이 오고 있고

진무륜; [소성주는 불과 열여섯 살짜리 아이라고는 믿어지지 않게 의연합니다.] 멀어지는 화물선을 보며 말하고

섭장천; [씨와 밭이 좋은 덕분이지.] 웃고

진무륜; [그래도... 내공을 쓰지 못하는 것같던데...] [혼자 무림에 내보내도 될런지요?] 섭장천의 눈치를 보면서

섭정천; [십면혈신이나 무혈마녀가 직접 나서지 않는 한 심각한 상황에 처하진 않을 걸세.] 끄덕이고

진무륜; (후계자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군.)

섭장천; [일단 귀보의 인부로 위장하고 빠져나갔으니 혈궁의 추적을 따돌릴 가능성이 제법 많은 편이야.]

섭장천; [가려는 곳까지만 무사히 가면 그후에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

진무륜; [머잖아 강호를 떨어 울릴 소년영웅이 등장하겠습니다.]

섭장천; [그랬으면 좋겠지만...] 말하다가

손을 이마에 대며 멀리를 살피는 섭장천

진무륜; [왜 그러시는지요?] 의아해할 때

섭장천; [이런 이런...] 손을 이마에 댄 채 웃고

<저 녀석이 노부의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구먼.> 청풍이 탄 화물선과 스쳐지나가는 여객선의 뱃전에 서서 천병신기보 쪽을 보고 있는 남장한 환설의 모습 배경으로 섭장천의 생각 나레이션

 

#72>

천병신기보의 대청. 황총관의 안내를 받아 그곳으로 오는 남장한 환설.

환설; (너무 순조로운 게 오히려 불안하군.) 황총관을 따라 대청 입구로 통하는 계단을 올라가며 생각하고

환설; (왜구들과 싸우기 위해 필요한 화기(火器)를 구하러 온 척계광(戚繼光;명나라 중기의 명장) 장군의 막료라 하니 바로 보주와 만나게 해준다고 했다.) 황총관을 따라 대청으로 들어서며 생각하고

환설; (자기 아들 진우령(陳宇領)이 당한 비극에서 배운 게 없는 걸까?) 생각하며 황총관을 따라 대청으로 들어서는데

진무륜; [어서 오시오 대인(大人)!] 대청 안의 의자에 앉아서 말하는 진무륜. 손에는 편지 봉투를 하나 들고 있다

환설; (귀수신장 진무륜!) 눈을 번뜩이며 다가가고

진무륜; [척장군께서 본보의 화기를 원하신다고 들었소이다만...] 환설이 다가오는 것을 보며 태연하게 웃고

환설; (십보(十步) 안에만 들어가면 필살!) 왼쪽 허리띠에 차고 있는 검의 손잡이로 오른손을 가져가고

환설; (무애호유선으로 성주님과 소성주님을 해친 대가를 치루게 해주마!) 슥! 오른손으로 검의 손잡이를 잡으려 하고. 바로 그때

진무륜; [그래 관수정(觀水亭)의 모란(牧丹)은 만개했소이까?] 의미심장하게 묻고. 순간

[!] 눈 부릅뜨는 환설.

검을 뽑으려던 손도 멈추고

환설; (최근 성주님의 거처인 관수정에 모란을 심은 것을 아는 외인은 없는데 어떻게...) 경악할 때

진무륜; [대인의 웃어른으로부터 이 서찰을 전하라는 분부를 받았소이다.] 웃으며 편지를 내밀고. 황총관이 급히 다가가고

환설; [소... 소생의 웃어른이라면...] 흥분과 전율.

진무륜; [서찰을 읽어보시면 아시게 될 것이오.] 서둘러 다가온 황총관에게 편지를 건네주며 말하고

다시 환설에게 다가와서

황총관; [여기...] 두 손으로 편지를 바치고

환설; [고맙소!] 받고

환설; (설마... 설마...) 떨리는 손으로 봉투에서 편지를 꺼내고, 편지는 여러 장이다.

그중 가장 앞쪽의 편지를 펼쳐서 읽는 환설. 직후

털썩! 무릎을 꿇는 환설. 두 손으로 편지를 든 채

환설; [이분... 이분께서는 지금...] 눈물이 줄줄 흐르는 눈으로 진무륜을 올려다보고

진무륜; [노부에게 지시를 하시고 곧 떠나셨는데...] [때가 되면 모습을 드러내신다 하셨소.] 끄덕이고

환설; (감사합니다 천지신명이시여! 감사합니다!) 편지를 두 손으로 들고 눈물 뚝뚝 흘리는 환설

<성주님과 소성주님이 무사하신 것을 확인했으니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대청의 모습 배경으로 환설의 생각 나레이션

 

#73>

밤. 깊은 산. 우우우! 어디선가 늑대 우는 소리. 하늘에는 반달

그 산중에 난 좁은 길. 등에 천으로 감싼 거궐신검을 짊어진 청풍이 산책을 하듯 걸어가고 있다. 머리에는 죽립을 눌러쓰고 있고

청풍; (일단 천병신기보의 일꾼으로 위장한 것은 성공한 것 같다.) 천천히 걸어가며 생각하고

청풍; (내가 진상파를 대동한 채 천병신기보가 자리한 숭명도로 간 것을 혈궁이 포착했을 수도 있다.)

청풍; (하지만 지체없이, 그것도 일꾼으로 변장하고 떠날 줄은 생각 못할 것이다.) 걸어가며 생각하고

청풍; (무창에서 숭명도까지 오는 동안 연구한 바에 의하면 천추각은 황산(黃山)에 자리하고 있다.)

청풍; (구체적인 위치와 금제를 돌파할 방법은 황산까지 가면서 파악하면 될 테고...) 생각하다가

[...] 멈칫! 걸음을 멈추는 청풍

청풍; (어느 순간부터 산짐승의 기척은 물론 벌레들의 울음소리도 사라졌다.) 찡그리고

스으! 스으! 실타래같은 것들이 청풍의 주변 대기 중에 흐르고

청풍; (살기!) 눈 번득

청풍; (지금 이 산중에는 칙칙한 살기가 안개같이 흐르고 있다.) (감각이 예민한 산짐승들과 벌레들이 알아차리고 숨을 죽이고 있는 것이다.) 주변을 둘러보고. 그때

꾸욱! 꾹! 어디선가 새 소리가 들리고

청풍; (저 소리...) 소리가 들린 쪽을 보고

청풍; (얼핏 듣기에는 밤새 소리지만... 사실은 어떤 세력이 서로를 부르거나 답하며 내는 소리다.) 꾸욱! 꾹! 연달아 들리는 새소리

청풍; (이 깊은 산중에서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다시 걸어가고. 꾸욱! 꾸... 그 사이에도 새 소리는 이어지고

청풍; (괜한 오지랖 부리다가 정체가 들통 날 수도 있지만...)

청풍; (무고한 사람이 죽어가고 있을지도 모르니 가보자.)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청풍.

 

#74>

산속의 어느 계곡. 그 입구로 나타나는 청풍. 경신술을 펼치지 못해서 걸어오는데

[...] 멈추며 바닥을 보는 청풍. 바닥에 널려있는 시체들. 검은 옷에 검은 복면을 쓴 자들. 몸이 잘리거나 베어져 죽어 있다. 주로 목과 가슴에 상처가 나있고. 상처는 모두 치명상

청풍; (살인상단...) 시체들을 내려다보고

청풍; (이 시체들은 살인상단의 자객들이다.) 청풍의 발치에 널린 시체들 배경으로

청풍; (사람 사냥하는 것이 본업인 살귀들이 거꾸로 사냥을 당하고 있다는 것인가?) (방금 전까지 들렸던 새소리는 구조를 요청하는 신호였고?) 눈 번뜩

<살인상단 자객들의 몸에 나있는 상처는 하나같이 치명상이다. 불필요하거나 비효율적인 손을 쓴 흔적이 전혀 없다.> 시체들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대체 어떤 검법을 쓰기에 이토록 치명적인 것일까?) 시체들을 밟지 않으려 조심하며 계곡 안쪽으로 들어가고

쿠오오! 화악! 계곡 안쪽에서 안개같은 것이 흘러나온다

청풍; (지독한 살기가 안개같이 계곡 밖까지 흘러넘치고 있다.) 소름이 오싹 돋는 모습이 되고

청풍; (이 계곡 안쪽에서 끔찍한 살육극이 벌어지고 있는 게 분명하다.) 걸어가고

 

#75>

삼면이 높은 절벽으로 둘러싸인 계곡. 상당히 깊어서 달빛도 흘러들지 않고.

어둠속에서 벌어지는 소리 없는 싸움. 흰옷을 입은 검객들과 검은 옷에 검은 복면을 쓴 자객들이 격돌하고 있다. 흰옷을 입은 자들은 마교의 백야마검사들이고 검은 옷의 복면인들은 물론 살인상단의 자객들이다.

양 진영 모두 소리없이 움직이며 싸우는데 백야마검사들의 숫자는 열명. 살인상단 자객들은 그보다 숫자가 훨씬 많지만

퍼억! 푸학! 서로 칼과 검을 휘두른 후 상처에서 피를 뿜어내는 것은 자객들뿐이다.

퍼퍽! 퍽! 목이나 가슴, 복부 등에 치명상을 입고 바닥에 나뒹구는 자객들.

백야마검사들의 검의 궤적은 바람처럼 휘어지며 살인상단 자객들의 검이나 칼을 지나쳐서 몸을 벤다.

그래도 자객들은 물러서지 않고 백야마검사들과 맞서고 있다.

살인상단 자객들 뒤쪽 절벽 아래 사람 실루엣이 보인다. 소수마녀인데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고개를 떨구고 있다. 부상을 당한 모습이고. 가슴에 투명한 유리기둥 같은 것이 박혀있지만 지금은 어두운 배경 때문에 잘 안보인다. 머리에는 후드의 모자를 쓰고 있다. 그래서 얼굴도 약간만 보이고. 두 손은 마주 쥐어 결을 짓고 술법을 펼치려 하는 모습이다. 소매 밖으로 나온 손 부분만 보인다.

자객들은 소수마녀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고

또 소수마녀 건너편에는 한명의 음침한 인상의 검객이 작은 바위에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다. 평범한 술병에 든 술을 투명한 술잔에 따라 술을 마시고 있다. <보보경천>에 나온 사무라이 <히지가타> 캐릭터. 이 작품에서의 별호는 부상귀검. 이름은 히지가타. 무기도 일본식의 칼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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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숭명도> 해가 서쪽으로 지고 있는 오후 무렵. 강 건너에서 본 모습. 숭명도 전체가 공장지대 같은 분위기. 많은 굴뚝들이 솟아 잇고 굴뚝들에서는 연기가 치솟고 있다.

그 숭명도가 건너다보이는 북쪽의 높직한 언덕. 언덕 아래쪽에 포구가 있고 많은 배가 정박해 있거나 건너고 있다. 물건을 가득 싣고 숭명도쪽에서 이쪽 포구로 오는 배들도 있고. 배에서 내린 무거운 짐들을 마차에 싣는 사람들. 물건들은 주로 나무 상자에 포장되어 있다. 무거워서 인부들이 낑낑 대며 마차에 싣고. 물건을 싣고 떠나는 마차들도 많다. 포구 주변에는 주루를 비롯한 상가도 자리하고 있다.

포구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마차가 한 대 서있다. 위진천의 마차다. 마차 문은 열려 있고. 청풍과 진상파가 위진천과 작별하는 중이다. 염숭환도 마차 옆에 공손히 서서 보고 있고

청풍; [위형 덕분에 편하고 안전하게 올 수 있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포권하고. 허리춤에 거궐신검을 차고 있다. 진상파는 맹한 표정으로 보고 있고

위진천; [감사는 무슨...] 마주 포권하고

위진천; [나도 현제와 진소저 덕분에 난생 처음 또래들과 어울려 봤다네.] [감사라면 내가 해야겠지.]

위진천; [앞으로도 우린 자주 만날 것 같으니 오늘은 아쉽지만 작별을 해야겠어.] 진상파에게 포권하며

위진천; [진소저! 다음에 만나더라도 위모를 꼭 기억해주셔야 합니다.] 포권하며 능글맞게 웃고

진상파; [예...] 수줍어 하며 청풍의 뒤로 숨고

위진천; [그럼 마지막까지 진소저를 잘 보살피며 가게나.] 마차 쪽으로 돌아서며 웃고

청풍; [살펴가십시오.] 포권하고

마차로 들어가는 위진천. 염숭환도 마부석으로 올라가고

손 흔들며 웃으면서 문을 닫는 위진천

고개 숙이는 청풍. 손을 수줍게 마주 흔드는 진상파

탁! 닫히는 마차의 문

염숭환; [이랴!] 말 고삐를 치고

드드드! 움직이는 마차

곧 멀어지는 마차

청풍; (위진천...) 멀어지는 마차를 보며 생각하고

청풍; (저 친구가 아마 마교의 신임 교주라는 위진천일 것이다.) 생각하고

이어 떠오르는 섭장천의 말. #33>의 장면

 

섭장천; [사이가 나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지난 오백년간 마교의 교주중 절반 이상이 마천루 출신이었다.]

섭장천; [사조가 알기로 마교의 현 교주 역시 마천루 출신이다.]

섭장천; [위진천(威振天)이라고...] [아직 약관도 안된 어린 아이가 얼마 전 마교 교주 지위에 올랐다고 하는구나.]

회상 끝

 

청풍; (저 나이에 마교 교주가 되었다는 건 마천루의 소루주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인데...) 멀어지는 마차를 보며 생각하고

청풍; (그의 말대로 우린 앞으로도 자주 마주칠 것같은 예감이 든다.) 생각할 때. + 진상파; [이상해!] 청풍의 팔을 잡으며 주의를 환기시킨다. 시선은 숭명도쪽을 보고

청풍; [뭐가 말입니까?] 돌아보고

진상파; [어쩐지 여기 전에 와본 것 같애.] 숭명도쪽을 보며

청풍; [아마 그럴 겁니다.] + (기억이 조금씩 돌아오는 모양이다.) 진상파의 팔을 잡고

청풍; [곧 누님을 아는 사람들을 만나게 해드리겠습니다.] 진상파의 팔을 잡아 부축하며 포구쪽으로 간다.

진상파; [정말?] 흥분

진상파; [여기에 날 아는 사람들이 있어?]

청풍; [있다마다요. 그것도 아주 많이...] 웃으면서 진상파의 팔을 잡고 포구쪽으로 내려가고

[!] [!] 포구에서 물건 내리던 사람들. 포구 근처의 가게 사람들. 놀라서 보고

청풍이 진상파의 팔을 잡고 포구쪽으로 가고 있다.

<맙소사! 저 분은...> 일꾼들과 가게 사람들 진상파를 보며 경악하고

<천병신기보의 소보주이신 진상파소저다!> <무애호유선의 난파로 생사가 묘연했던 아가씨가 나타나셨다!> 가게 사람들과 일꾼들 경악하고

가게 안으로 뛰어 들어가는 한 사람

후두둑! 곧 가게 뒤에서 비둘기들이 날아오른다. 한 두 마리가 아니고

그걸 곁눈질로 보며 포구로 가는 청풍.

강을 가로질러 숭명도쪽으로 가는 비둘기들.

청풍; (예상했던 대로의 반응이로구나.) 포구로 가고. 포구에 정박해있거나 물건 내리던 배들의 선원들이 경악하는 표정으로 보고 있다. 모두 진상파를 알아보고

청풍; (숭명도로 건너가는 포구라서 천병신기보 소속의 사람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놀라고 당황하여 굽신거리기까지 하는 사람들 사이를 지나 한척의 배로 간다. 사람들이 타고 있는 여객선인데 사공과 선원들이 당황한다.

청풍; (그래서 진상파를 알아보고 천병신기보에 급보를 날리는 것이고...) 여객선 옆에 이르러 멈추고. 이어

청풍; [숭명도로 가는 배지요?] 사공에게 묻고

사공; [맞... 맞습니다요.] 당황하여 굽신

청풍; [강을 건너야하니 신세를 지도록 하겠어요.] 배로 올라가는 나무다리 쪽으로 가고

사공; [신... 신세라니요. 어서 오르십시오.] 굽신거리며 올라오라고 권하고

배에 걸쳐진 나무다리로 진상파를 부축해서 올라가는 청풍.

배안으로 들어서는 청풍과 진상파. 배 안에는 상인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타고 있다가 돌아본다. 모두 맨 바닥에 앉아있는데

선원; [여기... 여기 앉으십시오.] 서둘러 두 개의 의자를 가져오는 선원들

청풍; [고맙습니다.] 진상파를 부축해서 의자에 앉히는 청풍.

사공; [더... 더는 못 태웁니다! 다른 배를 이용하시오.] 청풍을 따라 타려는 사람들을 제지하는 사공.

[뭐야? 아직 자리 많구만?] [왜 안태워주는 건데...?] 배를 타려던 상인들이 투덜대지만

곧 출발하는 배

배를 몰아 숭명도로 가는 사공과 선원들. 초긴장한 표정으로 청풍과 진상파의 눈치를 살피고

청풍; (무창 근처로부터의 긴긴 여정도 드디어 막바지에 달했구나.)

청풍; (이 원수같은... 아니 진짜 원수인 이 여자만 귀수신장에게 인계하면 서둘러 천추각을 찾아가야한다.)

<외조부의 마수에서 어머니를 구해드리려면 천추각의 절기를 반드시 수습해야하니...> 숭명도쪽으로 멀어지는 배를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그리고

 

#65>

위 씬의 포구쪽으로 경사진 길을 내려오는 잘 차려입은 서생 한명. 부채까지 들었고. 환설의 남장한 모습이다. 왼쪽 허리에 보검을 차고 있다.

환설; (잘못 봤나?) 멀어지는 청풍이 탄 배를 보며 생각하고

환설; (방금 떠난 배에 소성주님을 닮은 사내가 탄 것같았는데...)

환설; (잘못 봤겠지. 무애호유선과 함께 실종된 소성주님이 느닷없이 숭명도에 나타날 리는 없고...) 고개 젓고

환설; (이제 금방이다!) 숭명도를 노려보고

환설; (알았든 몰랐든 무애검조님의 신상에 일어난 변고의 책임은 귀수신장 진무륜, 그 작자에게 있다!)

환설; (나 환설(煥雪)의 손으로 죄의 대가를 치루게 만들어주마!) 살벌한 표정. 그러다가

[!] 무언가 느끼는 환설

고개 들어 하늘을 보는 환설

높은 하늘에 까만 점이 떠있다. 식인오다

환설; (새?)

환설; (저 정도 높이에서 저런 크기로 보인다면 사람보다도 큰 새라는 건데...)

환설; (어쩐지 심상치가 않게 느껴지는 새다.)

그 새를 크로즈 업. 식인오임을 보여주고

꾸우! 눈 번득이며 아래를 보는 식인오

넓은 강을 건너는 여러 척의 배들. 청풍이 탄 배는 맨 마지막으로 숭명도쪽으로 가고 있는데

막 숭명도의 포구에 닿은 여객선. 그 여객선에서 사람들 내리고 있다.

[...] 구우... 그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뭔가 생각하는 식인오

 

#66>

<-천병신기보> 숭명도 거의 전부를 덮고 있는 거대한 공장지대. 바로 천병신기보의 모습이다

천병신기보와 연결된 넓은 포구. 많은 배들이 드나들고. 다만 전과 다른 점은 중무장한 천병신기보의 무사들이 포구 일대에 포진하여 배를 타고 내리는 사람들을 감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포구에 막도착한 여객선. 식인오가 본 그 여객선인데 여객선에서 내리는 사람들. 대부분이 상인들인데

무사들 눈 번뜩

상인들 틈에 끼어있는 구부정한 노인. 지팡이를 짚었고 죽립을 썼다. 섭장천이다

<저 늙은이...> <물건을 살 목적으로 방문한 건 아닌 게 분명하다.> 지나가는 섭장천을 보며 눈 번득이는 무사들

<이곳에서 걷드리면 소란이 일어난다.> <정문 쪽에 연락을 보내서 처리하게 해!> 전음을 주고 받는 무사들. 한 놈이 작은 피리 같은 것을 꺼내고

삐이! 돌아서서 피리를 부는 그자

죽립 아래에서 미소 지으며 걸어가는 섭장천

천병신기보의 정문. 담장 안팍으로 각가지 무기들이 설치되어 있고 그것들을 관리하는 자들도 많다. 무기는 석궁과 조총, 대포, 화염방사기, 신기전같이 여러 개의 로켓을 쏠 수 있는 화차등등. 철통같은 방어

중무장한 무사들이 드나드는 사람들을 감시하고 있는 천병신기보의 정문.

삐이! 삐! 멀리서 들리는 피리 소리에 깜짝 놀라는 무사들.

다가오는 상인들. 그 상인들 사이에 끼어 걸어오는 섭장천.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다가온다. 그러자

<저 늙은이다!> <포구쪽에서 경고를 보낸 걸 보면 뭔가 있다.> 눈 번뜩이며 섭장천에게 다가가는 무사들

<조용히 처리하자!> <일단 안 보이는 곳으로 데려가자.> + [실례하겠소이다. 노인장!] 섭장천에게 다가가는 무사들

[긴히 여쭐 말씀이 있으니 저희들을 따라와주시오.] [잠깐이면 됩니다.] 섭장천을 에워싸는 무사들. 정문 드나들던 사람들 흠칫! 하는데

섭장천; [날씨가 좋구먼.] 웃으며 죽립을 좀 쳐들고

[날씨야 좋지만...] [그렇군요.] 자기들도 모르게 대꾸하며 하늘 보는 무사들. 주변 무사들 전부 하늘 보고. 그러다가

[딴전 부려도 소용이 없...] 다시 섭장천을 보려던 무사들 경악. 섭장천의 모습이 이미 사라졌다.

[어!] [우리 여기서 뭐한 거지?] [뭔가를 하려고 했던 것같은데...] [까마귀 고기를 먹었나? 기억이 가물하네.] 갸웃거리는 무사들. 그러다가

[거참...] [날씨가 더워져서 헷갈린 건가?] 다시 자기 자리로 가며 갸웃거리는 무사들

천병신기보 안쪽. 사람들 사이를 걸어가며 웃는 섭장천

 

#67>

숭명도를 등지고 멀어지는 마차. 염숭환이 모는 위진천의 마차다. 넓은 길로는 마차와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오간다. 위진천의 마차와 같은 방향으로 가는 마차들에는 나무 상자로 포장된 짐들이 가득 실려 있고

마차 내부. 청풍과 진상파가 앉았던 자리에 편한 자세로 앉아있는 위진천. 하지만 표정은 심각하다.

위진천; (청풍사제...) 우울한 미소. 청풍을 떠올리고

위진천; (내가 널 얼마나 부러워하는지 모를 것이다.)

위진천; (떳떳하게 사조 앞에 나설 수 있었던 너와 달리 나 위진천은 차마 그럴 면목이 없으니...)

위진천; (모든 게 어머니 때문이지만...) 마녀같은 냉상영을 떠올리고

위진천; (그래도 날 낳아주신 어머니이니 원망할 수는 없는 일...)

위진천; (어머니와 함께 아버지를 만족시켜드릴 수 있는 자식이 되는 게 내가 사는 목적이다.)

위진천; (비록 고난으로 점철된 삶을 살아왔지만 사조님 앞에 떳떳할 수 있었던 사제가 부러운 이유고...)

위진천; [염당주!] 부르고

염숭환; [예 교주님!] 마부석에서 고개를 좀 돌려 대답하고

위진천; [백야마검단에게 지시하여 이청풍 주변에 꼬인 버러지들을 박멸하게 하시오.]

염숭환; [분부 받들겠습니다.] 대답하고. 이어

삐익! 삑! 휘파람을 부는 염숭환

삐익! 삑! 여기거지서 대답하는 휘파람 소리가 들리고

위진천; (널 귀찮게 하는 것들을 잠시 치워주는 것이 내가 지금 줄 수 있는 그나마의 선물이다 청풍사제!)

위진천; (아무쪼록 사조님의 기대에 어울리는 영웅으로 자라거라.) 미소 지으며 눈을 감고

 

#68>

천병신기보. 공장 지대같은 곳. 굴뚝들이 많고. 용광로와 대장간이 즐비.

쨍쨍! 캉캉! 쇠를 두들기는 요란한 소리가 들리고,

병기를 만드는 장인들의 모습이 아주 많이 보이고.

 

돌과 쇠로 지어진 육중한 건물. 아주 크고 높다. 철문이 닫혀있는 입구에는 <爭兵閣>이란 글이 적힌 강철 팻말이 달려 있고

쟁병각 내부. 아주 넓은데 문 맞은편의 단상에 놓인 의자에 진무륜이 앉아있다. 진무륜이 앉아있는 단상 아래쪽에는 황씨성의 총관이 서류를 넘기면서 서있고.

그 앞쪽에는 벽쪽에 24명의 대장장이들이 12명씩 마주 보는 방향으로 죽 늘어서 있고. 그들 앞에는 강철로 만든 탁자가 놓여있다. 탁자 위에는 굵은 철봉이 받침대에 얹혀져 있다. 대장장이들은 각자가 만든 칼, 검, 창. 륜등을 들고 있다. 주로 칼과 검이고

황총관; [오늘 쟁병지회(爭兵之會)에 출품된 병기들은 모두 이십사종입니다.] 서류를 보며 고개 조금 돌려 진무륜에게 보고하고

진무륜; [스물 네 개...] [평소의 절반도 안되는군.] 좀 찡그리고

황총관; [숭명도를 요새화 하는 데 일손이 많이 옮겨진 때문입니다.] 변명하고

진무륜; [어쩔 수 없지.] [시작하라.] 끄덕

황총관; [예!] 고개 숙이고

황총관; [쟁병지회를 시작한다!] 서류를 들어 보이며 선언하고. 그러자

[존명!] 일제히 고개 숙이며 대답하는 대장장이들. 이어

부악! 쩍! 대장장이들이 자기가 만든 무기로 앞의 탁자에 놓인 철봉을 내려친다.

쩍! 캉! 서걱! 철봉들이 일제히 베어진다.

물러서는 대장장이들 자부심을 띤 표정들

황총관; [세치 두께의 철봉을 베는 단철시(斷鐵試)는 전원 통과했습니다.] 고개 조금 돌려 진무륜에게 보고하고

고개 끄덕이는 진무륜

황총관; [본격적인 쟁병시(爭兵試)로 넘어간다!] 다시 대장장이들에게 지시하고

앞으로 나서는 대장장이들. 서로 맞은편에 서있던 대장장이들과 마주서고.

황총관; [시작!] 지시하고. 그러자

부악! 꽝! 전력으로 자기의 병기를 휘두르는 대장장이들. 맞은편의 대장장이들을 노리는 게 아니라 그 대장장이가 휘두르는 무기를 마주치는 모습이다.

캉! 캉! 12쌍의 대장장이들이 서로 필사적으로 무기를 휘두르고. 그러자

캉! 파삭! 빠캉! 여기저기에서 부러지는 무기들이 나온다.

그 파편에 맞아 피를 흘리거나 부상을 입는 자들도 있지만 누구 하나 신음도 흘리지 않고. 찡그리기만 하고

병기가 훼손된 자들은 뒤로 물러서고.

카캉! 쩡! 동시에 훼손되는 병기도 있고.

그럼 그 병기의 주인들은 둘 다 물러서고. 이윽고

여덟 명만 남고

각기 2명씩 4개조로 나뉘어 대치

캉! 캉! 다시 격돌하는 무기들

파삭! 콰창! 다시 깨지는 네 자루의 무기들

무기가 깨진 대장장이들은 아쉬운 표정으로 물러서고

두 자루는 동시에 깨지고

이제 검과 칼이 각기 하나씩 남아서 겨룬다

캉! 캉! 비지땀을 흘리며 무기를 휘두르는 두 사람의 대장장이. 무기가 깨진 사람들은 물러서서 부러운 표정으로 보고 있고. 부상자들은 상처를 치료하고

캉! 캉! 그걸 보면서 손을 꼽아 숫자를 세는 황총관. 그러다가

황총관; [서른여섯!] [그만!] 외치고

그러자 안도하며 물러서는 두 사람의 대장장이

황총관; [결과가 나왔습니다 보주님!] 진무륜에게 고개 숙이고

진무륜; [수고했다.] 남아있는 대장장이들에게 오라고 손짓하고

무기를 두 손으로 바쳐들고 진무륜에게 다가가는 두사람

단상으로 올라가 각자의 무기를 바치고

양손으로 칼과 검을 받으며 일어서는 진무륜. 이어

캉! 캉! 양손의 무기를 부딪히는 진무륜.

굉음과 번쩍이는 빛만 흩어지고

지잉! 진동하는 무기들은 멀쩡하다.

안도하는 두 대장장이

칼과 검을 자세히 살피는 진무륜.

모두 긴장하며 보고. 이윽고

진무륜; [이 검과 도는 천병(天兵)급으로 인정한다.] 칼과 검에서 눈을 떼고

진무륜; [각기 광음(光陰)과 뇌보(雷步)로 명명하라.] 검과 칼을 앞으로 내밀며 말하고

[영광입니다 보주님!]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두 손으로 검과 칼을 받으며 고개 숙이는 두 대장장이.

짝짝짝! 다른 사람들은 아쉬운 표정으로 박수를 친다. 바로 그때

[놀랍구먼. 대단해!] 갑자기 들리는 소리에 모든 사람들 눈 부릅. 진무륜도 놀라는데

섭장천; [호신강기를 종이처럼 찢어 버리는 천병신기보의 신병이기는 이렇게 탄생하는 것이었어.] 쿵! 언제였는지 밀실 구석에 지팡이를 짚은 채 서서 말하는 섭장천. 머리에는 죽립을 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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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선하령(仙霞嶺)> 해가 지려고 서산으로 떨어질 무렵이다. 기기묘묘한 절봉들로 이루어진 산

까마득히 높은 바위 절벽 위에 요새처럼 지어진 성채가 하나 있다.

<-마천루(魔天樓)> 거대한 바위 벽 일각을 다 메운 엄청난 크기의 글

절벽 위의 성채로 날아가는 비둘기들

성채 외곽의 어느 건물. 돌로 지어졌고. 작은 구멍들이 많이 나있다. 그 구멍으로 날아들어가는 비둘기들

구멍 안쪽은 비둘기 아파트. 수많은 비둘기 집들이 아파트처럼 벽에 아래 위. 좌우로 붙어있고. 집집마다 한 쌍씩의 비둘기들이 들어 있다. 날아든 비둘기들은 비둘기집들 사이에 서있는 횃대에 앉는다. 그럼 횃대 주변의 사내들이 비둘기들의 다리에 묶여있는 천들을 풀러 준다.

천들을 모아서 비둘기 집이 가득한 곳을 나가는 사내들

밖은 또 다른 방. 그 방에서는 여러 명의 사내들이 탁자에 둘러앉아 비둘기들이 가져온 천들의 내용을 확인하고 종이에 옮겨 적는다.

[!] 어떤 천의 내용을 옮겨 적다가 놀라는 중년 사내.

사내1; [이건...] 벌떡! 일어나고

[왜 그러십니까 당주님?] 다른 사내들이 놀라서 돌아보고

사내1; [교주... 아니 소루주님께서 보낸 전서구다.] 천을 읽으면서 놀라고 흥분하고

사내1; [무애검조의 사망을 확인하셨다고 한다!]

[그런...] [무애검조의 신상에 변고가 생겼다는 보고가 사실이었군요!] [경천동지할 소식입니다.] 다른 사내들도 놀라고

사내1; [루주님께 지급으로 보고해야할 내용이다.] [여기 일은 그대들이 알아서 처리해라.] 입구쪽으로 달려가고

[예 걱정 마십시오 당주님!] [다녀오십시오.] 사내들 대답하고

복도로 달려 나오는 사내1. 복도에는 좌우로 창도 있고

사내1; (세상에 거칠 게 없는 루주님도 무애검조만은 꺼려하셔서 무림에서의 활동을 자제하셨었다.)

사내1; (루주님의 야심을 가로 막던 무애검조가 죽은 걸 알면 얼마나 후련해하실...) + [!] 생각하다가 눈 부릅.

복도 끝에 누가 서있다.

쿵! 바로 위극겸. 이십년이 흘러 이제 사십대 중반의 나이지만 여전히 절세의 미남이다. 흰머리가 약간 난 것 빼고는. 배경으로 나레이션. <-제왕삼신재의 둘째 지절(地絶) 위극겸(威極兼)>

사내1; [부... 부마(駙馬)님!] 기겁하며 급 정거. 천을 뒤로 감추지만

말없이 손을 내미는 위극겸

사내1; (일... 일 났다!)

사내1; (루주님께서는 제왕성... 특히 무애검조와 관련된 정보는 어떤 것이라도 부마께 알리지 말라는 엄명을 내리셨었다.)

사내1; (하물며 무애검조가 죽었다는 정보는 발설할 수 없다.)

사내1; (어쩔 수 없이 전서를 태워버릴 수 밖...) 꽉! 천을 움켜쥔 손에 힘을 주고. 그러자 천이 타기 시작하면서 연기가 좀 나는데

[...] 지긋이 노려보며 손을 내미는 위극겸

사내1; (허억!) 눈 치뜨는 그자 얼굴 뒤로 거대한 눈이 떠오르고.

사내1; (거... 거역할 수가...) + [죄... 죄송합니다!] 비지땀을 흘리며 뒤로 돌렸던 손을 다시 앞으로 돌리고

사내1; [여기...] 두 손으로 천을 바친다.

말없이 천을 받는 위극겸. 천은 약간 탔지만 원형이 훼손되지는 않았고

그 천을 펼쳐서 읽는 위극겸.

[!] 눈이 부릅떠지고. 이어

휘청! 하는 위극겸.

사내1; [부마님!] 급히 부축하려 하지만

손을 들어 거부하는 위극겸.

비틀거리며 한쪽으로 간다. 그곳에는 창이 있고.

그 창쪽을 향해 무릎을 꿇는 위극겸

사내1; (제왕성이 있는 방향이다.) 깨달을 때

위극겸; (용서를...) 바닥에 이마를 대는 위극겸

위극겸; (불효막심한 제자를 용서하십시오 사부님!) 쾅! 쾅! 바닥에 이마를 찧으며 숨 죽여 오열하는 위극겸.

 

#61>

여전히 마천루. 이제 해가 졌다. 하나 둘 불이 켜지고

요새 안에 높은 탑이 하나 보이고, 맨 윗층에 불이 밝혀졌다.

[호호호!] 갑자기 그 탑에서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

지나가던 사람들 겁에 질려 탑의 맨 윗층을 올려다보고.

[호호호!] 탑 안의 화려한 방안, 마천루의 여가주인 무혈마녀 냉상영이 위극겸에게 악에 바친 표정으로 고개 젖힌 채 웃고 있다. 위극겸은 먼길을 떠날 듯한 차비를 한 모습이고.

냉상영; [가시겠다구요?] [백년해로를 약속한 날 버려두고 제왕성으로 달려가시겠다구요?] 이를 갈며 위극겸을 노려보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마천루 루주 무혈마녀(無血魔女) 냉상영(冷霜英)>

위극겸; [사부님은 내게 부모님이나 다름없는 분이오.]

위극겸; [그런 사부님의 부음(訃音)을 접했는데 내가 어찌 가지 않을 수 있겠소?] 침통한 표정

냉상영; [가서는요?] 이를 갈고

냉상영; [제왕성으로 돌아가서 두 번 다시 마천루로 안 돌아올 거잖아요!] 악을 쓰고

위극겸; [부인!] 찡그리고

냉상영; [날 버릴 거잖아요!] [당신만 바라보고 당신을 위해 아들까지 낳아준 나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다른 년들과 재미 보며 살 거잖아요!] 미친년처럼 악을 쓴다

위극겸; [약속하겠소! 사부님을 시해한 자들만 처단하고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하겠소!] 달래지만

냉상영; [못 믿어요! 믿을 수 없어요!] 울부짖고

냉상영; [다른 인간들처럼 당신도 날 피도 눈물도 없는 마녀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걸 모를 줄 알아요?] 이를 갈며 울고

냉상영; [사부 핑계 대고 내 곁에서 도망칠 궁리 하는 게 내 눈에 빤히 보인다구요!] 악을 써대고

위극겸; [그만 하시오.] 한숨. 찡그리고

위극겸; [내가 한번 내뱉은 말은 결코 번복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당신도 잘 알지 않고?] 설득하려 하지만

냉상영; [듣기 싫어요! 안 들을래요!] 두 손으로 귀를 막으면서 헤드 뱅잉

냉상영; [당신은 절대 안 돌아와요! 내 곁을 떠나면 다신 안돌아올 거라구요!]

냉상영; [그러니까 가려면 날 죽이고 가요!] 두 주먹 불끈 쥐고

냉상영; [호호호! 아니지! 날 죽이면 당신도 죽으니까 못 죽이겠지!] [동심고(同心蠱)를 나눠 먹어서 날 죽이면 당신도 죽으니까 죽일 수 없겠지요.] 완전히 미친년처럼 울다가 웃고

냉상영; [생각해보니 잘 되었네!] [섭가 늙은이는 잘 죽은 거야!] 깔깔 웃고

위극겸; [자중하시오!] 고함. 눈 부라리지만

냉상영; [못해요! 자중 따윈 못해요!]

냉상영; [당신이 자나 깨나 생각하던 그 늙은이가 죽어버렸으니 앞으로는 내 생각만 할 거 아니에요?]

위극겸; [당신...] 분노

냉상영; [이제 온전히 당신은 내 차지가 되었으니 경사도 이런 경사가 없군요.] 깔깔 웃고

분노하여 손을 들어서 냉상영을 때리려 하는 위극겸

냉상영; [때려 봐요!] 고개 바짝 들이밀고

냉상영; [아니, 손 든 김에 내 머리를 박살내서 죽여 봐요!] 악을 쓰고

부르르! 떨리는 위극겸의 손. 필사적으로 멈추고. 그러다가

위극겸; [다녀오겠소!] 홱 돌아서는데

냉상영; [못가요!] 콱! 옆의 탁자에 놓인 비수를 집어 들고

찡그리며 돌아보는 위극겸

냉상영; [당신을 보낼 바에는 함께 죽고 말겠어요!] 콱! 두 손으로 비수를 거꾸로 들고 자신의 가슴에 박는다

[!] 가슴에 격통을 느끼고 휘청하는 위극겸

털썩! 가슴을 움켜잡고 주저앉는 위극겸

[흐윽!] 비수가 가슴에 박힌 채 나뒹구는 냉상영. 가슴이 피로 물들고

위극겸; (동... 동심고!) + [부... 부인!] 냉상영에게 기어가고

위극겸; [이게... 이게 무슨 짓이오?] 파팟! 냉상영의 가슴, 비수가 박힌 부분 주변의 혈도를 찍어주고

위극겸; (워낙 내공이 심후해서 절세의 보검 어장검(魚腸劍)도 심장까지 닿진 않았다.) 떨리는 손으로 조심스럽게 비수를 뽑고.

냉상영; [여보...] 울며 눈을 뜨고

냉상영; [난... 난 오래 살고 싶어요! 당신하고 호호백발 노파가 될 때까지 함께 살고 싶다구요.] 애절하게 울고

한숨 쉬며 냉상영의 상처를 손바닥으로 눌러주고. 지지지! 손바닥 아래에서 연기가 나고

냉상영; [하지만... 하지만 당신이 날 떠나면... 난 죽어버릴 수밖에 없어요.] [당신이 다른 년들과 눈이 맞는 건 도저히 참을 수 없으니까요.]

위극겸; [당신...] 한숨

냉상영; [그러니까... 그러니까 제발 날 떠나지 마세요.] 울고

위극겸; [알겠소!] 그런 냉상영을 일으켜 품에 안는 위극겸.

위극겸; [다시는 당신 곁을 떠나겠다는 말 하지 않겠소.] 한숨 쉬며 냉상영을 품에 꼭 안는 위극겸. 바닥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서

냉상영; [고마워요!] 울고

냉상영; [고마워요 상공!] 위극겸의 목을 끌어안으면서 감격해서 울고

위극겸; (나같은 불효자가 세상에 또 있을까?) 냉상영을 끌어안고 한숨 쉬는 위극겸

위극겸; (부모님같은 사부님의 부음을 접하고도 달려가지 못하는 이 막심한 불효를 어찌 한단 말인가?) 창밖의 하늘 보며 한숨 쉬는 위극겸. 하지만

냉상영; (위극겸!) 눈 번뜩

냉상영; (당신은 절대 내 곁을 못 떠나!) 그런 위극겸의 목을 끌어안은 냉상영의 입가에 떠오르는 사악한 미소. 마녀 그 자체다.

<내 정(情)의 그물은 세상에서 가장 질기고 잔혹한 것이니...> 두 부부의 모습 배경으로 냉상영의 생각 나레이션

 

#62>

깊은 밤. 이제 마천루의 건물들 대부분에 불이 꺼졌고.

위극겸과 냉상영이 싸웠던 높은 탑

탑 맨 위층의 그 방. 침대에 나란히 누워있는 위극겸과 냉상영. 둘 다 잠옷 차림이고. 반듯이 누운 위극겸에게 냉상영이 옆으로 누워 달라붙은 모습. 얇은 이불로 가슴 아래를 가리고 있고

살며시 눈을 뜨는 냉상영

위극겸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일어나고. 이불을 위극겸 몸에 덮어주며

침대에서 내려서는 냉상영.

침대옆의 탁자에 얹혀진 가운을 집어드는 냉상영. 위극겸의 눈치를 보며

가운을 걸치며 문쪽으로 가는 냉상영

문을 열고 나가는 냉상영

탁! 문이 닫히고

혼자 남은 위극겸

천천히 눈을 뜨는 위극겸.

위극겸; (마천루에 갇힌 지 어느덧 이십년...) 우울한 표정

위극겸; (정의 그물은 나날이 질겨져서 빠져나갈 수가 없구나.) 한숨

이하 회상

 

<이십년 전 사형과 사제와 헤어진 나는 결국 마천루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운 나쁘게도 마천루의 당시 루주였던 적면천마(赤面天魔) 냉적(冷積)과 조우한 것이다.> 마천루의 고수들이 사방에서 위극겸을 포위해오고. 비틀거리는 위극겸의 앞에서 적면천마 냉적이 다가오며 마귀처럼 웃는다

<마천루로 끌려온 나는 온갖 고문을 당했으나 끝내 삼성동천의 위치를 기록한 장보도에 대해서는 발설하지 않았다.> 상체를 붕대로 칭칭 감아서 부상 당한 모습인 적면천마가 앉아서 보는 앞에서 고문당하는 위극겸. 장소는 고문실. 알몸인 채로 두 손이 쇠사슬에 묶여 매달려 있다. 적면천마는 이무외와의 싸움에서 중상을 입었다.

<비밀을 지키고 죽을 각오를 한 나에게 손을 뻗어온 것이 바로 적면천마의 장녀인 냉상영이었다.> 아무도 없는 고문실. 만신창이가 된 채 매달려 있는 위극겸에게 다가오는 여자. 후드를 벗으며 모습을 드러내는 20대 시절의 냉상영

<비록 여자의 몸으로 태어났지만 누구보다 야심이 컸던 냉상영은 아버지 적면천마가 남동생을 후계자로 삼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매달려 있는 위극겸의 앞에서 작은 유리병을 들어 보이는 냉상영. 유리병 안에는 송충이같은 벌레가 한 마리 들어있다.

<그래서 남동생을 제거할 생각을 했지만 마천루 내에서는 냉상영의 계획에 동참할 조력자를 구할 수 없었다. 그녀가 포로인 내게 합작을 제안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유리병에서 벌레를 꺼내는 냉상영

<합작을 하되 서로 배신하지 않겠다는 증표로 냉상영과 나는 동심고를 나눠 먹었다. 생사를 함께하는 동심고를 나눠 먹은 이상 한쪽이 죽으면 다른 쪽도 반드시 죽을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둘로 나눈 벌레를 자기도 먹고 입을 벌린 위극겸에게도 먹이는 냉상영의 모습

<나의 도움을 받은 냉상영의 반란은 성공했다. 냉상영은 잔혹하게도 남동생뿐 아니라 아버지인 적면천마까지 죽였다. 적면천마는 이(李)사제와의 싸움에서 입은 중상의 후유증 때문에 어이없이 딸의 손에 죽음을 당했던 것이다.> 대청 안에서 피 묻은 칼을 들고 마녀처럼 웃는 냉상영. 그 앞에 적면천마와 젊은 청년과 몇 명의 남녀가 피를 흘리며 죽어 있다. 대청 입구에서는 마천루 사람들이 몰려들다가 경악과 공포로 질린 표정을 짓는다. 위극겸은 냉상영에게 등을 보인 채 입구로 몰려드는 마천루 사람들을 상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 양손에 검을 한 자루씩 든 채로

<합작할 때 내가 건 조건대로 냉상영은 삼성동천의 장보도는 일체 요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집착은 끔찍해서 단 한시도 내가 자기 곁을 떠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젊은 시절의 두 사람이 부부 싸움 하는 모습. 방안의 집기가 박살 났고. 위극겸이 어린 시절의 위진천을 안고 의자에 앉아있고. 그 앞에서 마녀같이 변한 냉상영이 머리카락이 허공에서 너울거리는 모습으로 뭔가 악을 쓰고 있다

<그 때문에 나는 지난 이십여 년 동안 마천루 밖으로 한 걸음도 나가볼 수가 없었다. 연로하신 사부님께서 근심하실 것을 알면서도...> 겁에 질려 우는 어린 시절의 위진천을 달래며 한숨 쉬는 위극겸

회상 끝

 

위극겸; (진천이... 내 자랑스러운 아들...) 한숨

위극겸; (동심고에 중독되었다 해도 죽을 각오만 하면 마천루를 떠날 수 있었겠지만...) (차마 떠나지 못한 것은 바로 진천이 때문이었다.) 우울한 미소

위극겸; (만일 내가 마천루를 떠난다면 진천이가 어떤 삶을 살았을지 불 보듯 뻔했다.) 애절한 미소

위극겸; (광기와 마성으로 뭉쳐진 아내에게 양육을 맡길 경우 진천이도 제 어미 못지 않은 괴물로 자랄 것이다.)

위극겸; (그럴 수는 없어서... 진천이가 사람 구실을 할 때까지만 사부님께 불효를 저지르자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이십년의 세월이 흘렀다.)

위극겸; (언제부터인가는 너무 늦어 차마 제왕성으로 돌아가 뵐 엄두를 못 내온 것인데...) 이를 악문다.

위극겸; (사부님은 이 불효막심한 제자를 기다려주지 않으시고 먼저 세상을 등지셨다.) 결국 눈물 흘리고

<하늘에 닿을 듯 켜켜이 쌓아올린 이 불효의 죄를 어찌 갚는단 말인가?> 침실에 홀로 누워 우는 위극겸의 모습

 

#63>

마천루의 다른 곳. 창문도 없는 음침한 건물. 입구에는 굳어진 얼굴로 경비를 서는 무사들이 있고.

가가강! 쇠몽둥이를 끌고 복도를 가는 냉상영. 잠옷 위에 가운을 대충 걸친 마녀같은 모습. 복도 바닥은 돌로 이루어져서 불꽃이 튀고. 복도에는 일정 간격으로 무사들이 서있는데 모두 공포에 질려 경직된 모습이고.

복도 끝. 철문이 있고. 철문 앞에는 음침한 인상의 사내가 서있다. 다른 작품의 <신행태보 종선> 캐릭터. 이 작품에서도 신행태보 종선. 냉씨 일족의 종.

신행태보; [루주님!] 고개 숙이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마천루 집사 신행태보(神行太保) 종선(宗先)>

냉상영; [열어!] 다가가며

신행태보; [예!] 철컹! 철문을 연다

철문 안쪽으로 들어가는 냉상영.

철문 안쪽은 넓은 밀실. 백여명의 남녀가 앉고 서있다. 중앙에 이십여명의 사내들이 무릎을 꿇은 채 덜덜 떨고 있고. 위극겸에게 전서를 빼앗겼던 사내1도 무릎 꿇은 사람 들 중에 있고. 나머지 남녀들은 벽쪽에 붙어서 긴장한 표정으로 보고 있다

카캉! 쇠몽둥이를 끌고 들어오는 냉상영. 뒤에서 신행태보가 따라 들어오며 문을 닫고 있고. 서있던 자들은 모두 깜짝 놀라 돌아보고

[루... 루주님을 뵙습니다!] [루주님께 충성을!] 밀실 벽쪽에 서있던 남녀들이 급히 포권하며 인사하지만

카카캉! 쌩까고 무릎 꿇은 자들 사이를 쇠몽둥이를 끌고 지나가는 냉상영. 무릎을 꿇고 있는 자들은 바로 전서구를 관리하던 자들이다.

공포에 질려 달달 떠는 그자들

냉상영; [지금 이곳에 있는 건 정보의 수집과 분석을 담당하는 감찰당(監察堂) 소속의 문도들뿐이다.] 카카캉! 쇠몽둥이를 끌고 밀실의 거의 끝까지 가고

냉상영; [밤낮없이 격무에 시달리는 너희들을 이 늦은 밤에 모이라 해서 미안하게 생각한다.] 밀실의 맨 끝쪽에서 돌아서며 마녀처럼 웃고. 그년 바로 앞에는 위극겸에게 전서를 빼앗긴 사내1이 있다.

냉상영; [하지만 오늘이 가기 전에 처리해야할 일이 있어서 모이라고 했다.] 쇠몽둥이를 쳐들고

냉상영; [눈 크게 뜨고 잘 봐서 교혼으로 삼아라!] 쇠몽둥이를 휘두르기 시작하는 냉상영. 무릎 꿇은 자들의 머리통을 박살내는 쇠몽둥이

공포에 질리는 사람들

냉상영; [종선!] 퍽! 퍽! 쇠몽둥이를 휘둘러 사람들 죽이면서

신행태보; [예 루주님!] 문간에 선 채 대답

냉상영; [눈 돌리는 것들은 찾아내서 끌어내라.] [함께 죽여줄 테니...] 퍽! 퍽! 사람들 때려죽이며 말하고

신행태보; [예!] 대답하며 사람들 돌아보고

공포에 질려 눈 치뜨는 사람들

퍽! 퍽! 태연하게 사람들 머리통을 박살내서 죽이는 냉상영. 죽는 자들도 달달 떨기만 하고 저항할 생각도 못하다가 맞아죽는다.

덜덜 떨면서도 눈 치뜬 채 보는 사람들

퍼억! 캉! 마지막 한명의 머리통을 박살낸 쇠몽둥이가 바닥을 때리며 요란한 소리를 내고

냉상영; [여기까지다.] 휙! 쇠몽둥이 던지고

카캉! 바닥에 떨어지는 쇠몽둥이

쿵! 수십 명이 죽어 널부러졌고. 그 배경으로 지옥같은 현장에 혼자 서있는 냉상영. 몸이 피와 뇌수로 물들었고

냉상영; [다른 실수나 과오는 용서할 수 있다.] 둘러보고

냉상영; [하지만 단 한 가지, 진천이 아버지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빌미를 제공하는 놈은 반드시 죽인다!] 이를 갈고.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고

모두 공포에 질리고

냉상영; [죽이더라도 오늘 죽은 놈들처럼 편하게 죽이진 않을 것이다!] 마녀같은 표정으로 입구로 걸어가고.

앞쪽에서 신행태보가 문을 열어주고.

그 문으로 나가는 냉상영.

남은 사람들 비로소 안도하고. 여자들은 소리 죽여 울고

 

복도를 가는 냉상영. 신행태보가 따라가고

냉상영; [종선!]

신행태보; [하명하시지요.]

냉상영; [이무외의 아들 놈...] [이름이 이청풍이라고 했지?]

신행태보; [혈궁에 갇혀있는 이무외가 십면혈신의 딸에게서 얻은 아들이 있다는 첩보는 오래전에 접수되어 있었습니다.]

냉상영; [그 새끼... 죽여 버려!] 살벌한 표정

흠칫! 하는 신행태보

냉상영; [진천이 아버지의 마음을 어지럽힐 가능성이 있는 놈이니 살려둘 수는 없다!] 이를 가는 마녀같은 표정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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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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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보; [어린놈이 주둥이 놀리는 재주가 신묘하구나.] 웃고

뚱보; [그런다고 본좌가 현혹당할 것같으냐?] 철퇴를 쳐들고

뚱보; [반송장으로 만들어서 데리고 가겠다!] [네놈이 자초한 화이니 본좌를 원망하지 마라!] 부악! 엄청난 빠르기로 철퇴를 휘두르고

[조심하시오.] [헉!] [저런...] 표사와 마부, 구경하던 손님들 기겁. 하지만

슈욱! 청풍의 몸은 철퇴가 일으키는 바람을 타고 밀려나고

[저자의 철퇴가 일으키는 풍압(風壓)을 타고 날아올랐다!] [이제 보니 저 소년도 절세고수였구나!] 사람들 놀라고. 하지만

뚱보; [크아!] 화악! 다른 철퇴를 휘두르는데 직선으로 휘두르는 게 아니라 원을 그리며 휘두르고. 그러자

화악! 허공으로 날아올랐던 청풍의 몸이 철퇴쪽으로 빨려 들어간다

[헉! 안돼!] [철퇴쪽으로 빨려 들어간다!] [피하시오 공자!] [위험해!] 사람들 기겁하며 비명 지를 때

슈욱! 자신을 빨아들이는 철퇴를 따라 날아 들어가며 거궐신검을 휘두르려는 청풍.

부악! 다른 철퇴가 그런 청풍의 머리를 향해 내리쳐지고

쩍! 철퇴는 아슬아슬하게 청풍의 몸을 스치고

쩍! 청풍이 휘두른 거궐신검이 뚱보의 가슴과 옆구리로 아주 깊게 베고 지나간다

쾅! 철퇴는 바닥을 후려치고. 가슴이 깊이 갈라진 미몽살객은 비틀한다. 청풍은 그 옆으로 날아올라 피하고

[해치웠다!] [저자의 가슴을 반 넘게 베었다!] 환호하는 표사와 마부들. 하지만

청풍; (역시 어렵나?) 휘릭! 지면에 내려서고. 표사와 마차들을 등진 자세로. 그러자

뚱보; [흐흐흐! 미꾸라지 같은 놈...] 콰득! 바닥에 박혔던 철퇴를 뽑으며 몸을 바로 세우고. 헌데

쿵! 츠츠츠! 뚱보의 가슴에서 옆구리로 난 깊은 상처가 급격히 아물고 있다. 옷이 베어지면서 상처가 그대로 드러났었고

[저... 저런...] [몸통이 반 넘게 잘렸던 상처도 아물고 있다!] [말... 말도 안되는...] 사람들 경악하고

청풍; [당신은 꿈속에 살고 있어요.] 뒷걸음질로 물러서며 말하고.

청풍; [그 때문에 꿈에서 깨기 전에는 죽지도 다치지도 않는 거예요.]

뚱보; [헛소리는 더 이상 들어줄 생각이 없다.] 부악! 가악! 엄청난 속도와 힘으로 철퇴를 휘두르는 뚱보

청풍; [빨리 피해요!] 풍압을 따라 날아오르며 뒤쪽의 표사와 마부들에게 외치고. 표사와 마부들 당황하여 피하려 하지만

뚱보; [크아!] 부악! 더 빠르고 강하게 철퇴를 휘두르며 쇄도하는 뚱보

[크악!] [컥!] [아악!] 미처 피하지 못하고 철퇴에 휩쓸려 몸이 으스러지는 마부와 표사들. 일부는 피하고.

퍼퍽! 콰직! 히히힝! 철퇴에 맞은 선두의 마차를 끌던 말들도 으스러져 죽고.

[꺄악!] [으악!] 말이 죽으면서 쓰러지려는 마차에서 떨어지거나 튀어나오며 비명 지르는 사람들. 마부도 옆으로 뛰어내리고

뚱보; [크카카카!] 화악! 마귀처럼 웃으며 마차와 그 마차에서 튕겨져 나오는 사람들에게 쇄도하여 철퇴를 휘두르려는 뚱보

[안... 안돼!] [히익!] 자신들을 휩쓸어 오는 뚱보의 거대한 철퇴를 보며 비명 지르는 손님들. 바로 그때

휘익! 뚱보의 등 뒤로 날아 내리는 청풍. 두손으로 거궐신검을 들고 내리치려 한다. 칼집은 허리띠에 꽂았고

부악! 서걱! 뚱보의 뒷통수와 등을 길게 내리긋는 청풍. 머리가 갈라지고 등이 쩍 갈라지는 뚱보의 몸뚱이

휘청! 사람들을 철퇴로 쓸어버리려다가 비틀하는 뚱보

[히익!] 그 사이에 사람들은 기어서 달아나고

휘릭! 뚱보의 뒤로 날아 내리는 청풍.

뚱보; [크크크! 간지럽지도 않다!] 돌아보며 웃고.

스윽! 츠츠츠! 잠옷이 갈라져 드러난 뚱보의 등쪽의 상처가 다시 사라지고 있다. 머리쪽의 상처도 아물고 있고

청풍; (난감하네!) 거궐신검을 겨누며 뒤로 물러서는 청풍.

청풍; (미몽살객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대처하는 법은 배우지 못했는데...) 생각하며 뒷걸음질치고

뚱보; [흐흐흐 얼마나 더 미꾸라지 흉내를 낼 수 있을지 보자.] 흉악하게 다가오고

청풍; (확실히 언제까지 피할 수만은 없는데...)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는 청풍. 그러다가

툭! 발 뒤꿈치에 걸리는 칼 한 자루의 손잡이. 뚱보에게 죽은 표사가 쓰던 칼인데

따당! 그 칼이 뒤로 구르며 다른 칼의 칼날을 치며 맑은 소리를 낸다. 그러자

[!] 움찔! 청풍에게 달려들려던 뚱보의 몸이 멈칫! 하고

청풍; (소리?) 눈 번쩍일 때

[크아!] 부악! 철퇴를 무지막지하게 휘둘러오는 뚱보

팟! 몸을 옆으로 굴려 피하는 청풍.

그러면서 왼손으로 칼 한 자루를 잡는다.

꽝! 청풍이 섰던 곳을 후려쳐 박살내는 철퇴

휘릭! 날아올랐다가 내려서는 청풍

[크아!] 다시 철퇴를 휘둘러 청풍을 공격해오는 뚱보

땅! 거궐신검과 칼을 부딪혀서 강한 소리를 내는 청풍.

멈칫! 다시 멈칫하는 뚱보.

청풍; (예상대로다!) 땅! 땅! 거궐신검과 칼을 연신 부딪혀서 소리를 내는 청풍.

뚱보; [듣... 듣기 싫다!] 철퇴를 든 양손으로 귀를 가리며 인상 쓰면서 비틀거리고

뚱보; [당... 당장 그만 두지 못하겠느냐?] 이를 갈고

청풍; (미몽살객은 소리에 민감하다. 꿈을 깨는 데는 날카로운 소음이 제격인 것처럼...) 땅! 따당! 연신 소리를 내며 뚱보의 앞을 오가고

[끄윽!] 귀를 막으며 괴로워하는 뚱보

청풍; (물론 모든 소음이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고 일정한 울림이 있는 소리가 미몽살객을 괴롭힐 수 있다.) 땅! 땅! 소리를 내면서

청풍; (그 울림대의 소리를 지속적으로 내면 미몽살객을 쓰러트릴 수도 있을 것이다.) 땅! 따당! 생각하며 칼고 검으로 더 강한 소리를 내는데

[끄아악!] 마침내 귀를 틀어막고 비명 지르는 뚱보

털썩! 무릎을 꿇는 뚱보

텅! 텅! 철퇴도 떨구고

뚱보; [끄윽!] [그만... 그만 날 괴롭혀라!] 츠츠츠! 두 손으로 귀를 막고 괴로워하는 뚱보의 몸이 줄어들어 원래대로 돌아간다

[해치웠다!] [저 괴물이 무릎을 꿇었다.] 환호하는 사람들

청풍; (죽이지는 못해도 일단 무력화 시키는 법은 찾아낸 것같다.) 안도하다가

[!] 눈 부릅뜨는 청풍. 무언가를 느끼고

화라락! 허공에서 세 번째 마차 위로 꽃잎처럼 떨어지는 여자. 바로 미몽살객들 중 칼 춤을 추던 기녀 진원원. 아주 야한 차림인데 두 자루의 칼은 허리띠에 차고 있다.

슥! 진상파가 있는 그 마차의 지붕 위로 내려서며 야하게 웃는 진원원

[헉!] [저... 저 여자는 뭐지?] 사람들 기겁하며 올려다보고

청풍; (또 한명이 있었다!) 팟! 다급히 세 번째 마차쪽으로 돌진하려 하는데

[크아!] 귀를 가리고 있던 뚱보가 손을 거대하게 만들어 청풍을 후려쳐 온다

청풍; [!] 팟! 어쩔 수 없이 뒤로 날아 그자의 공격부터 피할 때.

콱! 뚱보는 바닥에 떨군 철퇴를 집어들고

콱! 콰득! 한쪽 무릎 꿇으면서 두 손으로 마차의 지붕 한쪽을 두 손으로 잡는 진원원

진원원; [영차!] 콰득! 마차의 지붕을 단번에 확 뜯어내고

진상파; [악!] 지붕이 뜯겨지는 마차 안쪽에서 올려다보며 비명 지르는 진상파

청풍; [멈춰라!] 다시 마차 쪽으로 달려가려 하지만

뚱보; [네놈은 나하고 놀자!] 부악! 철퇴를 집어들고 후려치는 뚱보

청풍; [큭!] 화악! 다시 어쩔 수 없이 그자의 철퇴가 일으키는 바람을 타고 옆으로 날아가는 청풍. 그 바람에 마차와는 멀어지고

진원원; [언니를 좀 도와줘야겠어 예쁜이야.] 슥! 몸을 숙여서 한손을 마차 안으로 넣으며 웃는 진원원

진원원; [저 영특한 도련님을 잡으려면 인질이 필요하거든!] 슈욱! 진원원의 팔이 고무처럼 늘어나서 진상파의 목을 잡아오고

진상파; [안... 안돼! 싫어!] 구석으로 숨으며 비명 지르고

진원원; [겁 먹지마! 동생은 해치지 않을 테니까.] 슈욱! 늘어난 팔로 진상파의 목을 잡으려 하고. 사색이 되는 진상파. 바로 그때

[이것 봐! 그 소저가 싫다잖아!] 툭툭! 누군가의 발이 진원원의 엉덩이를 건드리고. 눈 부릅뜨는 진원원

위진천; [남이 싫다는 데 억지를 부리는 건 예의가 아니지 않겠어?] 쿵! 언제였는지 진원원의 뒤에 뒷짐 짚고 서서 웃는 위진천

[!] [!] 다시 싸우려던 청풍과 뚱보도 놀라서 보고

[저... 저 청년 언제 저기에...] [누가 또 나타났다!] 사람들 놀라 올려다볼 때

진원원; (고수!) 화악! 눈 번뜩이며 춤 추듯 날아올라 피하면서 양손으로 양쪽 허리에 끼우고 있는 칼들을 잡고

진원원; [미안해요 공자님!] 슈학! 쩌억! 춤을 추듯 돌면서 양손의 칼로 위진천을 난도질한다. 아주 빠르고 현란한데

위진천; [이크!] 슥! 웃으며 몸을 뒤로 홱 꺾는다. 허리를 중심으로 몸이 뒤로 90도로 꺾여서 진원원의 칼질을 피한다. 여전히 뒷짐을 짚고 있고

[피... 피했다!] [사람 몸이 어떻게 저렇게 꺾일 수가...] 사람들 경악할 때

위진천; [나도 미안!] 꽝! 상체를 뒤로 완전히 젖힌 채 발로 진원원의 명치를 강하게 찬다.

펑! 충격파에 몸이 <자로 꺾이며 뒤로 날아가는 진원원

콰당탕! 수십 미터 날아가 바닥에 야한 자세로 처박히는 진원원

진원원; [컥!] 몸을 일으키려 하며 피를 왈칵 토하고

청풍; (죽지 않는 강시인 저 여자에게 내상을 입혔다.) 놀라고.

진원원; [하하하! 거짓말이지?] 일어나 앉으며 억지로 웃고. 입과 코로 쏟아지는 피를 손으로 받아보면서.

진원원; [어떻게 살아있는 인간이 나 진원원(陳圓圓)을 다치게 할 수가 있지?] 불신의 표정. 그때

뚱보; [크아!] 파앗! 악을 쓰며 맹렬히 도약해서 철퇴를 위진천에게 휘두르려는 뚱보. 그러다가

[!] 눈 부릅뜨는 뚱보

위진천; [사내 쪽이라 좀 더 마음 놓고 손을 쓸 수 있겠어.] 꽝! 어느 틈에 바로 앞에 나타나 웃으며 뚱보의 가슴을 손바닥으로 후려치는 위진천.

바웅! 뚱보의 가슴에 닿은 위진천의 손바닥에서 강한 진동이 일어나더니

꽝! 그 손바닥에 맞은 뚱보의 몸이 폭발과 함께 뒤로 날아가는데

화악! 퍼퍽! 허공으로 날아가는 도중에 분해되는 뚱보의 몸뚱이

처음에는 옷과 살이 터져나가 내장이 드러난다. 머리와 팔 다리는 남아있고 몸통만 분해되는 모습이고

퍼억! 이어 내장도 터져 흩어져 뼈만 드러나고

콰드드! 마지막에는 뼈도 박살이 나서 흩뿌려진다. 성한 머리와 팔 다리도 함께 뿌려지고

<맙소사!> 모든 사람들 입 딱 벌리고.

청풍; (저 무공은 혹시!) 놀라고. 위진천은 다시 날아가서 진상파가 탄 마차 위로 내려서고 있다.

퍼퍽! 콰당탕! 놀란 표정으로 일어나 앉는 진원원에게서 멀지 않은 바닥에 흩뿌려지고 나뒹구는 뚱보의 잔해

진원원; [천마... 천마해체대법(天魔解體大法)!] 팟! 비명 지르며 날아오르고

진원원; [네놈은 마천루의 인간이었구나!] 휘익! 공포에 질려 비명 지르며 멀리 날아간다.

청풍; (역시!) 끄덕이고. 칼은 버리고

청풍; (저 친구가 미몽살객을 일격에 격살한 수법은 바로 불멸삼성중 천마 냉각이 남겼다는 칠절기(七絶技)중 천마해체대법이었다.) 거궐신검은 허리춤에 끼운 칼집에 꽂는다

<사물을 근본부터 진동시켜 해체해버리는 천마해체대법에 당하면 미몽살객의 육신이라도 견딜 수 없겠지!> 위진천이 마차 안을 들여다보는 것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그때

위진천; [다 끝났습니다.] 웃으며 마차 안을 내려다보고. 마차 안에는 진상파가 여전히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서 달달 떨며 올려다보고 있고

위진천; [나쁜 것들은 쫓아 보냈으니 안심해도 됩니다.] 손을 내밀지만

고개 저으며 울상 짓는 진상파

청풍; [신세를 졌습니다.] 마차로 다가오며 포권하고. 돌아보는 위진천

청풍; [형장께서 제때 도와주지 않으셨으면 제 누이가 곤욕을 치룰 뻔 했습니다.] 멈춰서며 포권을 하고

위진천; [신세는 무슨...] 휘익! 뛰어내리고

위진천; [인간도 아닌 것들이 설치고 다니는 게 못마땅해서 기분을 좀 낸 것뿐일세.] 내려서며 웃고

청풍; [사례는 제 누이를 진정시킨 후에 다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마차의 문을 열고.

위진천; [편한 대로 하게.] 웃으며 끄덕

문을 열자 구석에 숨어있던 진상파가 고개 들며 보고

청풍; [놀라셨지요?] 웃으며 손을 내밀고.

청풍; [이제 안심하셔도 됩니다.] 두 손을 내밀자

진상파; [흐윽!] 와락 청풍의 품에 안기는 진상파

진상파; [무서웠어! 나 무서웠다고...] 청풍의 품에 안겨 떨면서 울고

청풍; [미안해요. 다시는 놀라게 하지 않을게요.] 다독이고.

위진천; [이거 참 부럽군. 절세미녀로부터 그토록 신뢰를 받고 있으니...] 웃으며 그걸 보고.

청풍; [사정을 말면 마냥 부러워하실 수도 없을 것입니다.] 쓴웃음.

위진천; [그럴 수도 있겠군.]

위진천; [그보다 마차가 부서졌으니 다른 탈 것이 필요하겠지?] 말하며 뒤쪽을 가리키고.

사람들이 물러서는 가운데 마차 한 대가 온다. 네 필의 말이 끄는 크고 화려한 마차인데 마부석에는 염숭환이 앉아서 고삐를 잡고 있다.

염숭환; [워워...] 청풍과 위진천 옆에 이르러 말고삐를 채서 마차를 세우는 염숭환

염숭환; [마차 대령했습니다 도련님!] 위진천에게 고개 숙이고

위진천; [수고했어요.] 끄덕이며 마차 문으로 가고

청풍; (고수로군.) 염숭환을 보고. 그 사이에 위진천은 마차 문을 열고

위진천; [마침 가는 방향이 같은 듯하니 내 마차를 함께 타고 가세.] 문을 열며 청풍에게 권하고

청풍; (진상파 때문에라도 거절할 수가 없군.) + [신세를 지겠습니다.] 진상파의 어깨를 안고 마차로 다가가며 고개 숙이고

마차에 올라가는 청풍과 진상파.

그 뒤를 위진천도 올라가서

탁! 닫히는 문

다각! 다각! 다시 출발하는 마차

[기린아들이로구만.] [마귀같은 인간을 일격에 격살하기도 하고...] [저 두 청년이 장차 무림의 주재하겠어.] 멀어지는 마차를 보며 감탄하는 사람들. 헌데

사람들 사이에 서서 보고 있는 여자. 검은 옷에 머리에는 천을 빙 두른 평립을 눌러써서 얼굴을 가린 여자. 소수마녀

소수마녀; (일이 복잡하게 되었네.) 평립을 조금 들어서 앞을 보고

멀어지는 위진천의 마차. 길에는 다시 사람들이 오가고 있고

소수마녀; (마교의 젊은 교주 위진천이 개입했으니 이청풍을 생포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해졌다.)

소수마녀; (위진천의 마공도 마공이지만...) 주변을 지나는 눈빛이 날카로운 청년들을 곁눈질로 보고

<마교 교주의 친위대인 백야마검단(白夜魔劍團)이 경호를 하고 있다.> 눈빛이 날카로운 청년 검객들의 모습 배경으로 소수마녀의 생각

소수마녀; (정면 대결은 물론이고 기습으로도 이청풍을 어떻게 해볼 수 없게 되었는데...) 찡그리고

소수마녀; (일단 이청풍이 위진천과 헤어질 때까지 기다려야겠지.) 사람들에 섞여 청풍과 위진천을 태운 마차가 간쪽으로 걸어간다. 만리표국 사람들은 희생자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고

 

#59>

염숭환이 몰고 가는 마차. 창문은 열려 있다. 그래서 안이 일부 보이고

마차 내부. 청풍과 진상파가 나란히 앉아있고 그 앞에 위진천이 마주 앉아있다. 청풍과 진상파가 진행방향으로 앉아있다.

청풍; [제 이름은 이청풍이라고 합니다.] 다시 포권하고

청풍; [이분 누님을 모셔다 드리기 위해 상해 근처 숭명도로 가던 중이었습니다.] 진상파를 가리키고

위진천; [나는 위씨일세.]

청풍; (이름을 말하지 못할 사연이 있겠군.) + [위형이셨군요.] 다시 포권하고

위진천; [내가 아마 세 살 연상일 테니 말을 놔도 불쾌해하진 말게.]

청풍; [물론입니다. 신경 쓰지 마십시오.] + (내가 누군지 알고 있다.)

위진천; [신기하게도 자네는 내공을 지니지 않았으면서도 미몽살객들을 대적하더군.] 눈을 번뜩이며

청풍; [세상에는 힘이 무공만 있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위진천; [그거 명답이로군!] 짝짝! 박수치며 웃고. 이어

위진천; [맞는 말일세.] 끄덕

위진천; [술법과 신선술뿐 아니라 흑마술과 신통력까지 존재하는 게 세상이지.] 진지하게 말하고

위진천; [오늘 새삼스럽게 세상이 넓고 기이하다는 걸 지혜로운 현제를 통해서 알게 되는군.] 웃고

청풍;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위진천; [동행하는 소저와는 연인관계인가?] 야릇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보며 웃고

겁을 먹은 표정으로 청풍의 팔에 매달리는 진상파

청풍;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쓴웃음. 진상파의 손을 다독이면서

청풍; [이분은 저보다 두 살 연상이시기도 해서 누님처럼 모시고 있습니다.]

위진천; [그렇다니 다행이로구만. 내게도 그분 소저와 잘 될 수 있는 기회가 남아있으니 말이야.] 웃고

청풍; [그럴 마음이 있으시다면 나중에 누님이 건강을 되찾으신 후 숭명도로 가서 청을 넣어보십시오.]

위진천; [그래야겠어.] [지금껏 만난 여자들 중에 그분 소저만한 미녀는 본 적이 없었으니...] 능글맞게 웃고

청풍; (진짜 난봉꾼인지 꾸며대는 건지 종잡을 수가 없다.) 생각할 때

위진천; [헌데 자네는 최근에 망극(罔極)한 일을 겪은 것같더군.] 의미심장하게

청풍; (상대를 방심하게 만들고 핵심을 찌르는 재주를 지녔다.) + [그렇습니다.] 망설이지 않고 대답하고

위진천; [웃어른의 상을 치뤘겠지?] 자세를 바로하며 웃음기를 지우고

청풍; [창졸간에 당한 일이라 격식도 갖추지 못하고 황망하게 모셨습니다.] 역시 진지하게 말하고

위진천; [삼가 조의를 표하겠네.] 고개 숙이고

청풍; [사려 깊은 위로의 말씀, 감사드립니다.] 마주 고개 숙이고

위진천; [세상이...] 긴 한숨 쉬며 창밖을 보고

위진천; [한번 뒤집어지겠지.]

청풍; (이 사람...) 그런 위진천을 보며 생각하고

<의심의 여지도 없이 세상을 뒤흔들 주역 중 한명일 것이다.> 마차 안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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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어느 도시.

화려한 저택. 평범한 부자집 분위기

월동문이 달린 정원. 잘 가꿔진 정원. 정원에는 화려한 누각이 있고

그곳으로 달려오는 소녀. 다른 작품의 동동 캐릭터. 손에 몇장의 편지를 들고 있다

동동; [단주님! 소녀 동동(憧憧)이에요.] 문을 열고 들어간다

그러다가 흠칫! 하는 동동

창문에 두터운 커튼이 쳐져 어둑한 건물 내부. 중앙의 넓은 책상 앞에 앉아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소수마녀. 역시 검은 옷을 입고 있어 하얀 얼굴과 두 손만 뚜렷하게 보이고 몸은 윤곽으로 보이는데. 집중하여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고.

스윽! 슥! 그려지는 건 선녀와 마귀. 선녀는 비파를 켜고 있고. 팔이 여섯 개인 마귀는 여러 가지 무기를 들고 있다

동동; (수련 중이시네.) 침 꼴깍! 삼키며 문간에 서있고

슥! 이윽고 붓을 멈추는 소수마녀. 이어

후욱! 왼손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입 아래에 대로 바람을 불어낸다.

쏴아! 소수마녀의 입김이 종이에 그려진 선녀와 마귀의 형상을 스치고 지나가고. 그러자

쩡! 쩡! 그림속의 선들이 빛을 발하더니

슈우! 그림들이 일어나 실체가 된다. 선녀와 마귀가 허공으로 떠오르고

동동; (그... 그림들이 살아나고 있어!) 전율하고

그림에서 빠져나와 점점 커지는 그림들. 사람 크기만 해진다. 이어

띠리링! 띠링! 허공을 날아다니며 싸우는 선녀와 마귀. 선녀는 비파를 켜며 피해 다니고 마귀는 여러 개의 무기를 휘두르며 그런 선녀를 추격한다.

동동; (우리 배교의 최고 술법인 연혼몽환술(鍊魂夢幻術)을 완성하셨구나!) 침 꼴깍! 삼키고. 하지만

화아! 동동의 입과 코에서 나온 입김이 실내로 퍼지고.

동동의 입김이 닿는 선녀와 마귀. 그러자

흐늘! 선녀와 마교의 형상이 아지랑이처럼 흔들리고

소수마녀; [...] 찡그리는 소수마녀.

동동; [흡!] 기겁하며 손으로 입과 코를 가리지만

화악! 안개처럼 흩어지는 마귀와 선녀

소수마녀; [쯧...] 한숨

동동; [죄... 죄송해요 단주님!] 눈치 보며 사죄하고

소수마녀; [신경 쓸 거 없다.] [네 잘못이 아니라 내 연혼몽환술이 아직은 불안정해서 벌어진 일이니...] 붓을 내려놓고

소수마녀; [그래, 무슨 급한 일이 생긴 것이냐?]

동동; [우리 살인상단의 지부 여러 곳에서 동시에 보고가 들어오고 있는데...] 손에 들린 편지들을 내밀며 다가가고.

동동; [아무래도 각몽초혼부가 발동된 것 같다고 해요.]

소수마녀; [각몽초혼부...] 좀 찡그리지만 편지를 받지는 않고

동동; [혈궁십사들이 우리를 믿지 못하고 미몽살객들을 동원한 모양이에요.]

소수마녀; [아주 똥줄들이 탔구나. 마천루와의 결전을 대비해서 준비해온 미몽살객까지 동원하고...] 냉소하고

동동; [같은 표적을 쫓다보면 본단의 수하들과 미몽살객이 충돌할 가능성도 있지 않겠어요?] 눈치 보며

소수마녀; [미몽살객은 무공으로 어쩔 수 있는 존재들이 아니다.]

소수마녀; [미몽살객으로 보이는 자들과 조우하면 무조건 피하라고 전해라.] [지금으로서는 그게 최선의 방책이다.]

동동; [그리 전하겠어요.] 고개 숙이고

다시 입구로 달려가는 동동

탁! 밖에서 문을 닫아주는 동동

통통 뛰어서 다시 월동문 쪽으로 달려가는 동동

방안에 혼자 남아 있는 소수마녀

손바닥을 들어 살펴본다. 손바닥에는 청풍의 거궐신검에 베인 흔적이 남아있고

소수마녀; (인초 이무외의 아들 이청풍...) 청풍이 한쪽 무릎을 꿇은 채 거궐신검을 그어내 자신의 손에 상처를 내던 장면을 떠올리고

소수마녀; (이유는 모르겠지만 십면혈신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애송이를 잡으려 하고 있다.) (혈궁십사들이 서슴없이 미몽살객들을 깨운 것도 십면혈신의 지시 때문일 테고...)

소수마녀; (이청풍을 내 손으로 사로잡는다면 그 보상으로 혈궁에 들어갈 기회가 있을 것이다.)

소수마녀; (그럼 혈궁에 빼앗긴 우리 배교의 진산지보(鎭山之寶) 조천경(照天鏡)을 되찾을 가능성도 있고...)

소수마녀; (조천경에 연혼몽환술을 완성할 비결이 숨겨져 있다는 건 혈궁의 인간들도 모르는 사실이다.)

소수마녀; (연혼몽환술만 온전히 구사할 수 있다면 오백여년간 혈궁에 쫓기며 살아온 굴욕을 되갚아줄 수 있는데...)

소수마녀; (이래저래 이청풍, 그 어린 놈이 관건이로구나.) 일어나고

소수마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누나의 손으로 네놈을 사로잡아주마!) 슥! 두손으로 모자를 끌어올려 머리에 쓰고. 그러자

스으! 모습이 사라지는 소수마녀

<미몽살객들에게 기회를 빼앗기지 않으려면 서둘러야겠구나.> 스스스! 사라진다

 

#54>

낮. 잘 포장된 넓은 관도. 사람과 우마차들이 많이 오가고 있고.

그 행렬 중에 섞여 오고 있는 십여 대의 마차. 대부분 물건을 가득 실은 마차들인데 앞쪽에 오는 세 대는 사람을 태운 역마차다. 마차들에는 <萬里鏢局>이라는 깃발들이 달려 있다. 행렬의 선두에 선 역마차들 중 두 대는 창문이 열려 있고. 그 안에 십여 명의 사람들이 타고 앉아서 경치 구경하는 게 보인다. 하지만 세 번째 역마차는 문이 닫혀 있다.

마부와 마차 행렬의 앞과 뒤, 중간쯤에 걸어가는 수십명의 무사들. 창과 칼, 활등으로 무장했는데 모두 고수들로 보인다. 맨 앞쪽에는 말을 탄 건장한 중년인이 행렬을 선도한다. 칼이 무기고. 다른 작품의 <도룡도> 캐릭터. 이 작품에서의 별호는 도룡도객. 그자가 리더다. 하지만 곧 죽을 캐릭터. 행렬은 그리 빨리 가지 않는다. 호위하는 표사들의 걸음걸이 속도로 가고 있고.

맞은편에서 오던 두 명의 상인 차림의 사내들이 흠칫! 하고

사내1; [저건 만리표국(萬里鏢局)의 표행(鏢行)이로구만.] + 사내2; [만리표국의 표행이라면 안전하겠지?] 대화하는 사내들은 전형적인 봇짐 장수

사내1; [무창에 본점이 있는 만리표국은 강남 일대에서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표국이야.] [표사(鏢士)들도 하나같이 일류고수들이고...] 가까워진 마차와 표사들 보며 말하고

사내2; [헌데 표사들은 어째서 일류고수로 취급받는 건가?]

사내1; [표사만큼 위험한 직업이 없기 때문이지.]

사내1; [어디서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르니 제대로 된 실력이 없으면 버텨내기 힘든 게 표사라는 직업이거든.]

사내2; [그렇긴 하군. 값나가는 표물을 노리는 산적이나 강도들은 어디에든 있을 테니...] 끄덕이고

사내1; [대우도 좋아서 표사를 지망하는 무림인들은 끊이지 않는 편이야.] [표사들 중에는 구대문파같은 명문 출신들도 수두룩하고.]

사내2; [난 표국은 물건만 운반해주는 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구만.] 대열의 앞쪽에서 오는 역마차를 보고. 이제 거리가 가까워졌다.

사내1; [표국의 배달은 가리는 게 없어.] [손님들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주는 것도 표국의 중요한 수입원이야.] 역마차 옆을 지나면서

사내2; [하긴 표사들의 호위를 받으면 여행중에 강도를 만날 위험성도 거의 없겠지.] 끄덕이며 역시 역마차를 보고.

사내1; [세 번째 마차에는 손님이 안 타고 있나? 창문이 닫혀있네.] 행렬 옆으로 지나가며 창문이 닫힌 역마차를 보고

사내2; [빈 마차로 표행을 할 리는 없고...] [부끄러움이 많은 손님들이 타고 있는 모양이야.] 창문이 닫힌 역마차 옆을 지나며

 

#55>

창문이 닫힌 마차 내부. 상당히 넓고 아늑한데. 단 두 명이 타고 있다. 청풍과 진상파다. 넓고 편한 의자에 앉아있는데 진상파가 청풍의 품에 안기다시피 달라붙어 있다. 진상파는 이제 머리에 둘렀던 천을 뗀 상태다. 거궐신검은 마차의 벽에 걸려 있다.

청풍; (표국을 이용하는 건 현명한 선택이었다.)

청풍; (일단 난 중원의 지리를 모른다.) (천리 길이 넘는 숭명도까지 찾아가는 게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청풍; (둘째로 표국의 표차를 이용하면 남의 눈에 띄지 않을 수가 있다.)

청풍; (혈궁과 살인상단이 눈에 불을 켜고 있을 테니 숭명도까지 가는 동안 표차 안에 숨어 있어야한다.)

청풍; (다행히 진상파가 몸에 지니고 있던 패물들이 최상품들이라 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는데...) 생각하다가 움찔

뭉클! 청풍의 팔에 느껴지는 진상파의 젖가슴

청풍의 팔을 잡고 몸을 부비는 진상파. 졸린 고양이같다

청풍; (물론 문제가 아주 없는 건 아니다.) 쓴웃음. 얼굴 좀 발개지고

<지능이 어린 아이 수준으로 떨어진 이 계집과 하루 종일 붙어 있어야한다는 건 고역중에서도 고역이니...> 표차 안의 상황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56>

다시 밖의 상황. 표차 행렬이 길을 가고 있는데

[!] 무언가 발견하는 도룡도객

손을 들어 마차들을 멈추게 하는 도룡도객

[워워!] [멈춰라!] 마부들이 급히 말 고삐를 잡아채서 말들을 멈추게 하고

 

#57>

[!] 마차 안에서 흠칫! 하는 청풍. 덜컹! 마차가 흔들리며 멈춰 선다. 진상파는 여전히 청풍의 팔을 끌어안은 채 달라 붙어 있고

청풍; (마차 행렬이 멈췄다.) 눈 번뜩! 이고

청풍; (직전의 객잔을 떠나온 후 얼마 안되었는데 표행이 멈췄다는 건...) 슥! 손을 뻗어 벽에 걸려 있는 거궐신검을 잡고

청풍; (뭔가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 거궐신검을 벽의 못에서 벗기며 긴장하고

 

#58>

다시 밖의 상황. 앞서 가던 역마차에서 사람들이 어리둥절하며 고개를 빼내 앞을 본다. 표행의 좌우를 호위하며 가던 표사들이 급히 앞쪽으로 달려가고 있고

앞쪽에서는 도룡도객이 말에서 내리고 있다. 그 주변으로 표사들이 긴장한 표정으로 몰려들고 있고

쿵! 표행의 20미터쯤 앞쪽. 길 중간에 뚱뚱한 중년인이 우뚝 서있다. 자다가 나온 듯 알몸에 화려한 가운 형태의 잠옷만 걸친 인물인데 양손에는 거대한 철퇴를 들고 있다. 쇠로 된 1.5미터 정도 길이의 손잡이 끝에 사람 머리보다 큰 쇳덩이가 달린 철퇴. 이 중년의 뚱보는바로 미몽살객들 중 부잣집 주인이던 그 뚱보다. 눈을 희번덕이고 있고. 온몸에서 칙칙한 분위기를 뿜어낸다. 그 때문에 오가던 사람들이 겁에 질려 피하고 있다. 길을 우회해서 멀리 우회하는 사람들도 있고 멀직이 멈춰 서서 보고 있는 사람과 마차들도 있다. 만리표국의 마차들 뒤로 오가던 사람들이 숨듯이 서서 보고 있다.

도룡도객; <무공의 깊이를 추측할 수 없는 고수다! 활과 노(弩;석궁)를 준비해라.> 전음으로 다른 표사들에게 말하며 앞으로 나가고.

<예 표두(鏢頭)님!> <조심하십시오!> 다른 표사들 긴장하며 활과 석궁을 준비한다.

마부들도 마부석 아래에 숨겨놓았던 석궁을 집어들고

그 사이에 도룡도객은 뚱보의 5미터쯤 앞에 이르러 멈춰 선다

도룡도객; [소생은 만리표국의 표두인 도룡도객(屠龍刀客)이라 하외다.] 포권하고

도룡도객; [귀하께서는 우리 표행에 용무가 계십니까?]

뚱보; [꺼져!] 히죽

도룡도객; [뭐요?] 눈 부릅

뚱보; [네놈들 버러지에게는 용무가 없다. 살고 싶으면 꺼져라.] 음산하게 웃으며 앞으로 다가오고

도룡도객; [손을 섞기 전에 어디의 산대왕(山大王;산적)이신지 통성명이나 합시다.] 스릉! 칼을 뽑고.

창! 창! 뒤쪽의 표사들도 일제히 무기를 뽑거나 활과 석궁을 겨눈다. 마부들도 석궁을 겨누고

뚱보; [귀찮다!] 부악! 갑자기 몸이 헐크처럼 거대해지면서 벼락같이 철퇴를 휘둘러 온다. 뚱보의 키가 3미터쯤으로 자란다

[헉! 몸이 갑자기 커졌다!] [괴... 괴상한 무공을 익힌 자다!] 표사와 마부들 비명

도룡도객; [차핫!] 부악! 마주 벼락같이 칼질을 하고. 하지만

쾅! 콰창! 뚱보의 철퇴 하나가 단번에 도룡도객의 칼을 박살내고

[헉!] 기겁하며 뒤로 뛰어 피하려는 도룡도객. 하지만

퍼억! 뒤이어 날아든 철퇴가 도룡도객의 상체를 간단히 날려버린다. 상체가 형체도 없이 으스러져 날아가는 도룡도객

[헉!] [표두님!] 표사와 마부들 기겁

퍼억! 나뒹구는 상체가 날아간 도룡도객의 시체

[꺄악!] [아악!] [히익!] 역마차에서 보고 있던 사람들 비명 지르고

[쏴라!] [죽여라!] 피핑! 쐐액! 경악하면서도 일제히 활과 석궁을 쏘는 표사와 마부들

퍼퍽! 퍽! 수십 개의 화살들이 뚱보의 몸에 그대로 박혀 고슴도치처럼 만들고. 심지어 눈에도 화살이 하나 박힌다.

[죽였다!] [표두님의 원수를 갚았다!] 표사와 마두들 이를 갈며 외치고. 하지만 그 직후

[모두 물러서세요!] 덜컥! 세 번째 마차에서 문을 열고 나서는 청풍. 왼손에는 거궐신검을 들고 있다. 진상파가 겁에 질려 밖을 내다보고 있고. 돌아보는 표사와 마두들

[마차 안에 계시오 공자!] [피해가 생겼지만 강도는 해치웠소!] 표사들이 다시 들어가라고 손짓하지만

청풍; [피해야하는 건 여러분들입니다.] 한숨 쉬며 마차의 문을 닫으려 하고

진상파; [나... 나만 두고 가지마!] 겁에 질려 문을 열려 하고

청풍; [잠깐이면 되니 안에서 기다리세요!] 강제로 문을 밀고. + 진상파; [히잉!] 닫히는 문 안쪽에서 울먹이는 진상파

탁! 닫히는 문. 이어

청풍; [서두르세요.] [머뭇거리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질 거예요.] 행렬 앞쪽을 향해서 걸어 나오고

표사들; [대체 무슨 소리를...] [상황은 끝났는데...] 표사와 마부들 어리둥절. 역마차의 손님들고 청풍을 보고. 그때

[저... 저럴 수가...] 선두의 표사와 마부들 경악하며 앞을 가리키고. 다른 표사와 마부들도 다시 앞을 보고

쿵! 고슴도치가 된 뚱보가 멀쩡하게 서있다. 뿐만 아니라

뚱보; [크크크!] 팟! 눈에 박힌 화살을 잡아 뽑으며 태연하게 웃는 뚱보. 손에 철퇴를 장난감처럼 든 채로. 뽑히는 화살에는 눈알이 박혀 있는데

쿵! 눈알이 뽑혀진 눈 안에 다시 눈알이 있다.

[저... 저게 무슨...] [눈알이 뽑힌 안쪽에 또 눈알이 있다!] 표사와 마부들 기겁하고.

청풍; [빨리 마차들을 뒤로 물리세요.] 그 사이에 표사들을 헤치며 표차 행렬 앞으로 완전히 나서는 청풍.

청풍; [저자는 사람 손에 죽지 않는 마물이에요.] 스릉! 거궐신검을 뽑으며 앞으로 나서고. 그러자

뚱보; [찾았다! 드디어 찾았다.] 화살에 꽂혀진 자신의 눈알을 씹어 먹으며 마귀처럼 웃는 뚱보. 청풍을 발견했다.

청풍; [당신은 미몽살객이겠지요?] 거궐신검을 뽑아든 채 뚱보에게 다가가고

뚱보; [내가 누군지가 뭐 중요하냐?] 눈 부릅. 숨을 들이쉬고. 그러자

퍼퍽! 팅! 팅! 뚱보의 몸에 박혔던 화살들이 그대로 튀어나오고. 헌데

투툭! 청풍의 발치에 떨어지는 화살들. 그리고

츠츠츠! 화살이 박혔던 상처들이 그대로 아문다

[헉!] [저... 저럴 수가...] [화살이 박혔던 상처가 사라진다!] [아무는 게 아니라 아예 상처가 나지 않았던 것같다.] 표사와 마부들 경악하고

뚱보; [널 살려서 데려오라는 지시를 받았다.] [하지만 살려서 데려오라고 했지 고이 모셔오라는 지시는 아니었다.] 팟! 눈알이 박혔던 화살을 옆으로 던지고

청풍; [절 협박하시는 건가요?] 한숨

뚱보; [순순히 따라가지 않겠다면 팔 다리를 몽땅 뽑아버리고 몸뚱이만 들고 가주겠다.] 마귀처럼 웃고

청풍; [살 떨리게 무섭군요.] 웃고

청풍; [하지만 혈궁십사가 나섰어도 날 어쩌지 못했어요.]

청풍; [헛수고 하지 말고 돌아가세요. 산 사람도 아닌 당신과 다투고 싶지 않아요.]

뚱보; [내가 산 사람도 아니다?] [무슨 헛소리냐?] 눈 부라리고

청풍; [당신은 일종의 강시(畺屍)예요.] [강시가 죽어도 썩지 않는 시체라는 건 아시겠지요?] 차갑게 웃고

뚱보; [내가 강시라고?] 어이없는 표정

청풍; [당신은 죽을병에 걸렸을 때 혈궁 법사(法師)의 방문을 받았겠지요?]

뚱보; [큰 병에 걸렸을 때 혈궁이 보낸 무격(巫覡;무당)으로부터 굿을 받은 적은 있다.] 끄덕이고

청풍; [덕분에 병이 나아서 당신은 혈궁의 지시에 따르기로 맹세했을 테지요?]

뚱보; [병이 나았을 뿐 아니라 수십 년 전부터 나이를 전혀 먹지 않고 있다.]

뚱보; [말 그대로 영생(永生)을 누리게 되었는데 그 정도 보답은 해야 하지 않겠느냐?] 히죽 웃고

청풍; [당신은 그때 병이 나은 게 아니었어요.] [혈궁의 법사에 의해 강시가 되어서 썩지 않는 시체가 된 것뿐이에요.]

뚱보; [뭐?] 눈 부릅

청풍; [당신의 혼백은 그 썩지 않는 시체에 묶여서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거구요.] 냉소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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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새벽 무렵. 장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 강한 불길이 치솟고 있다.

장작이 높이 쌓인 위에 눕혀진 두 토막 난 괴사의 시체. 불길이 장작과 괴사의 시신을 삼키고 있다. 괴사가 화장되고 있는 현장에는 백사와 흑사, 요사, 소수마녀가 서있다. 살사는 무릎을 꿇고 있고

흑사; [이게 뭔 사단인지 모르겠군. 불과 이틀 사이에 우리 혈궁십사중 둘이 세상을 달리하다니...]

백사; [역시 무애검조의 검법은 우리 혈궁과는 극성이야.]

백사; [술법을 익혀서 아무리 심하게 다쳐도 금방 회복되는 게 특기인 괴사조차 비명에 가게 만들고...]

흑사; [아홉째뿐만이 아닐세.]

흑사; [섭늙은이가 창안한 검법은 우리들 중 누구라도 간단히 죽일 수 있어.]

요사; [궁주님도 섭늙은이의 검법에 크게 다친 적이 있으시다지요?]

흑사; [그때의 경험으로 궁주님도 무림에 나서는데 신중해지셨지.] 끄덕

흑사; [어떻게든 삼성동천을 찾아내어 불멸삼성의 절기를 얻으려 하시려는 이유이기도 하고...]

요사; [마천루도 마천루지만 제왕성부터 어떻게 하지 않으면 본궁의 군림천하는 요원한 꿈이겠어요.] 한숨

흑사; [제왕성이 육십년 가까이 무림을 지배해온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지.] 말하며 살사를 보고

츠츠츠! 살사의 몸에서 칙칙한 살기가 구름같이 일어나고

흑사; (살사 저놈...) 한숨 쉬고

<자기 실수로 괴사가 죽었다는 자책으로 살기가 더 짙어졌다.> 눈에 핏발이 선 채 괴사의 시신이 타들어가는 것을 보고 있는 살사의 모습 배경으로 흑사의 생각 나레이션

흑사; (저 주체 못할 살기로 인해 또 무슨 사단이 날지...) 어두운 표정

 

#41>

역시 새벽. 아침 직전. 상당히 밝았다. 지난밤 격전이 벌어졌던 모래톱

첨벙! 자객의 시체 한구가 물속에 떨어진다.

강물에 흘러가는 시체.

청풍; (저 시체가 마지막...) 땀을 닦으며 그걸 보는 청풍.

이제 모래톱에 시체는 없다. 한쪽에는 진상파가 여전히 정신을 잃은 채 누워있고. 머리에 띠처럼 옷자락을 두르고 있다

청풍; (이제 시체 냄새 맡고 들짐승들이 몰려드는 일은 없겠지.) 돌아서고.

모래톱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으로 가는 청풍.

언덕에 약간 불룩한 흙더미가 있다. 그 앞에 거궐신검이 꽂혀있고

청풍; (사조님!) 거궐신검 앞에 무릎을 꿇고

청풍; (편히 쉬세요.) 절하고

청풍; (짧은 시간이었지만 사조님께서 내려주신 가르침, 잊지 않겠어요.) 이마를 바닥에 대며 눈물 흘리고

청풍; (일단 적들의 추적을 떨쳐버린 후에 제왕성에 알려 사조님을 제대로 모시게 하겠어요.) 일어나고

청풍; (사조님의 신위에 놀라 도망치긴 했지만 혈궁과 살인상단의 무리들이 언제 다시 돌아올지 모른다.) 팟! 거궐신검을 뽑고

청풍; (더 늦기 전에 여길 이탈해야만 한다.) 거궐신검을 허리띠에 꽂으면서 진상파에게 가고

잠이 든 듯 누워있는 진상파. 머리를 옷 찢은 것으로 한 바퀴 두르고 있다

청풍; (머리에 상처가 나서 적지 않은 출혈이 있었다.) 내려다보고

<사조님이 나부터 챙기고 이 계집을 구한 탓에 폭발의 충격파에 휩쓸렸던 모양인데...> 호신강기에 둘러싸인 섭장천이 오른팔로 청풍의 허리를 끌어안고 왼손으로 진상파의 팔을 잡아채던 모습. 앞쪽에서는 강한 빛이 뿜어지고 있고

청풍; (어쩌면 머리에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지만... 자업자득이니 불쌍할 것도 없다.) 노려보고. 하지만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섭장천의 말

 

섭장천; [저 아이... 상파를 미워하지 말거라.] 여전히 기절해있는 진상파를 돌아보고

섭장천; [저 아이에게도 나름대로 사연과 이유가 있어서 이런 일을 벌인 것뿐이다.] [너와는 인연이 많은 아이이니 잘 보살펴주도록 해라.]

회상 끝

 

청풍; (소행은 물론 괘씸하다.) 몸을 숙여 진상파의 팔을 하나 잡고

청풍; (하지만 사조님의 분부도 계셨으니 일단 보살펴 주기는 해야 한다.) 몸을 돌려서 진상파를 자기 등에 업히게 한다.

청풍; (확실히 나와는 인연이 남다른 계집이다.) 영차! 진상파를 등에 업고 일어난다. 진상파는 두 팔을 청풍의 어깨 너머로 늘어트린 자세로 업히고. 진상파의 키가 청풍의 키와 거의 비슷하다.

청풍; (죽여도 시원찮을 계집인데 업어주기까지 해야 하니...) 한숨 쉬며 비틀비틀 걸어간다.

청풍의 등에 눌리는 진상파의 풍만한 젖가슴

청풍; (무겁네.) 얼굴 좀 벌개지고

<하여간 이것저것 다 무거운 계집이다.> 진상파를 업고 모래톱을 따라 걸어가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헌데

섭장천이 묻힌 언덕

드드드! 갑자기 진동이 일어난다. 이어

푹! 모래를 뚫고 올라오는 주름 투성이의 손. 섭장천의 손이다. 섭장천이 죽은 게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42>

아침. 어느 도시. 상당히 크다.

객점. 사람들 북적

뇌공량; [무애호유선이?] 놀라 눈 부릅뜨며 술잔을 멈추고. 이층의 한적한 자리. 아침을 먹던 중이다. 그 앞에 마교 당주인 염숭환이 서서 보고 하고 있다

염숭환; [문제가 생긴 건 분명합니다.] 눈치 보며 보고하고. 염숭환은 뇌공량의 정체를 알고 있다. 그래서 뇌공량은 염숭환 앞에서는 가면을 쓰지 않는다

염숭환; [어제 동정호를 떠난 무애호유선은 오늘쯤 무창(武昌) 근처에 나타나야했지만...] 눈치 보며

염숭환; [무창의 본교 분타 보고로는 무애호유선의 종적이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긴장하여 말하고

염숭환; [대신 무애호유선의 파편으로 보이는 목재들이 대량 발견되고 있고...]

염숭환; [천병신기보 소속으로 보이는 시체들과 자객으로 보이는 자들의 시체도 지속적으로 목격되고 있다고 합니다.]

뇌공량; [무애호유선에... 제왕성주께서 탑승하신 건 분명한가?] 눈에 핏발이 선 채 이를 갈며 묻고

염숭환; [무애검조는 사신장등의 경호는 뿌리치고 인초 이무외의 아들만 대동한 채 무애호유선에 탔다는 보고가 들어와 있습니다.] 눈치 보며 말하고

부들부들 떠는 뇌공량

염숭환; [어떤 세력의 짓인지는 모르지만 정황상 무애호유선은 장강을 내려오다가 침몰한 것같습니다.]

뇌공량; [염(廉)당주!]

염숭환; [예 호법마존님!]

뇌공량; [이번 일에 본교가 개입했을 가능성은 없겠지?] 강렬한 눈빛으로 노려보고

염숭환; [속하의 판단으로는 그렇습니다.] 긴장

염숭환; [무애검조를 암살하는 정도의 큰일은 삼마존님이나 교주님의 허락이 없으면 실행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고...]

염숭환; [혈궁과의 대치만으로도 빠듯한 본교의 전력 상 무애호유선을 공격할 여유는 없습니다.] + 뇌공량; [본교의 정보망을 총 동원해서...] 염숭환의 말을 막고

뇌공량; [무애호유선을 공격한 게 어떤 세력인지 알아내라! 모든 일에 우선해서!] 이를 갈며 말하고

염숭환; [존명!] 포권하고

급히 입구로 가는 염숭환

뇌공량; [만에 하나 사부님과 청풍이의 신변에 변고가 생겼다면...] 이를 갈고

뇌공량; [책임이 있는 인간은 지옥 끝까지 뒤져서라도 찾아내 죄가를 치루게 하겠다.]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는 뇌공량

 

#43>

<-제왕성> 역시 아침. 뭔가 어수선한 분위기

제왕성으로 연신 날아드는 비둘기들

비둘기들은 높은 건물의 열린 창과 벽에 난 구멍으로 날아들고 있고

대청 건물. 검객들이 굳은 표정으로 경비를 서고 있고

황보신; [무애호유선의 파편으로 보이는 것들이 무창 근처에서도 발견되었다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일어서서 서류를 넘기며 말하고. 대청 내부. 긴 탁자를 사이에 두고 사십명 가까운 노인들이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다. 노인들은 모두 검을 차거나 메고 있다.

황보신; [현재 사신장은 장강을 따라 내려가며 수색을 하고 있으며...] [장강 일대의 모든 분타가 동원되어 성주님과 소성주님의 흔적을 찾고 있소이다.] 서류를 확인하면서

축융검호; [범인은!] 쾅! 산발한 머리카락이 붉어서 성질이 급해 보이는 노인이 주먹으로 탁자를 치고 <-제왕성 원로 삼십육천강(三十六天罡)의 일인 축융검호(祝融劍豪) 마진요(馬陣要)>

축융검호; [어떤 놈들이 감히 성주님을 시해하려 들었단 말인가?] 눈을 부릅뜬 채 이를 갈고

황보신; [가능성은 모두 열어놓고 탐색중입니다.]

황보신; [혈궁과 마천루와 마교, 그리고 무애호유선을 만들어 보낸 천병신기보도 용의선상에 올려놓았습니다.]

냉혈마검작; [천병신기보의 인간들이 무애호유선에 장난질을 쳤다는 것인가?] 냉정한 인상의 노인이 묻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삼십육천강의 일인 냉혈마검작(冷血魔劍爵) 백무기(白無棄)>

황보신; [무애호유선 정도 되는 크기의 배가 외부의 공격으로 파선(破船)되기는 어렵지 않겠습니까?]

냉혈마검작; [확실히 천병신기보도 털어봐야겠군.] 끄덕

황보신; [일단 성주님과 소성주님의 안위를 확인하는 게 급선무라 천병신기보에 대한 대책은 뒤로 미뤄두고 있습니다만...] 서류를 보면서

황보신; [사신장중 주작신후(朱雀神后)가 천병신기보의 내실을 탐색하기 위해 숭명도로 떠났다는 보고가 들어와 있습니다.]

냉혈마검작; [환설(煥雪)은 눈치가 빠르고 변신자재(變身自在)의 재주가 있으니 탐문에는 제격이지.] 고개 끄덕이고. 그때

축융검호; [우리도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오.] 벌떡! 일어나고

축융검호; [여기 앉아서 이러고 있을 게 아니라 전부 나가서 성주님의 안위를 확인합시다!] 휘익! 외치며 날아가고.

황보신은 난감하지만 말리지 못하고

[그럽시다.] [제왕성에게 죄를 지은 인간들의 씨를 말려버립시다!] 휘휙! 휙! 다른 노인들도 모두 날아서 나가고. 이제 대청에는 노인2만 남았다.

대청 밖에서 경비서다가 놀라는 검객들. 새처럼 날아나오는 노인들

제왕성 사람들이 놀라 보는 가운데 새처럼 날아서 제왕성을 빠져나가는 노인들

냉혈마검작; [다들 지나치게 흥분하고 있네만...] 슥! 일어나고,

입구쪽을 보다가 돌아보는 황보신

냉혈마검작; [상황이 상황인만큼 총단에 죽치고 앉아서 보고만 기다릴 수도 없게 되었어.] 입구쪽으로 가고. 황보신도 따라가고

냉혈마검작; [본성의 주력이 모두 빠져나간 걸 알고 수작을 부리려는 인간들이 있을 수도 있네.] [총단의 방비는 총관이 알아서 해주게나.] 입구로 가며

황보신; [명심하겠습니다.] 따라가고

휘익! 날아서 대청을 떠나는 냉혈마검작

황보신; (본성의 원로들인 삼십육천강은 성주님을 존경하여 자발적으로 모여든 당대 최강의 검호(劍豪)들이다.) 멀어지는 노인들과 냉혈마검작을 보며 생각하고

황보신; (개개인이 구대문파 장문인들에 필적하는 실력자들인 삼십육천강이 모두 강호로 쏟아져 나갔다.)

황보신; (강호무림이 한바탕 격랑에 휩싸이겠구나.)

 

#44>

낮. 강가의 작은 마을. 크진 않지만 포구도 있고 객점도 있고 대장간과 가게들도 있고

객잔. 길을 떠나거나 포구로 내려가는 사람들

객잔의 후원. 독채 건물. 문이 닫혀 있고. 서성이는 청풍.

청풍; (시간이 좀 걸리네.)

청풍; (그 계집의 상세가 생각보다 심각한 건가?) 생각할 때

덜컥! 문이 열리고. 돌아보는 청풍

문이 열리며 나오는 두 사람. 나이 든 의사와 하녀로 보이는 여자

청풍; [수고하셨습니다 의원님.] 다가가고

청풍; [제 누이의 상세는 어떻습니까?] 문 안쪽을 기웃거리며. 문 안쪽 방. 침대에 진상파가 누워있는 게 보인다

노인; [공자가 말한 대로 머리를 심하게 다쳤구먼.]

노인; [침으로 울혈은 제거했지만...] 하녀가 들고 있는 쟁반을 보고. 쟁반에는 피 묻은 천이 여러 개 얹혀져 있고

노인; [다친 곳이 다친 곳이라 후유증이 없을 수가 없겠어.] 혀를 차고

청풍; [후유증이라면...] 긴장

노인; [다행히 몸에 마비가 오진 않았지만 기억을 좀 잃은 것 같네.]

청풍; [기억을 잃었다는 건...?]

노인; [자기가 누군지 전혀 모르고 있어.] [이름은 물론이고 나이가 몇인지도...] 혀를 끌끌 차고

청풍; [회복될 가능성은 있겠지요?] 긴장해서

노인; [머리의 상처는 워낙 복잡해서 우리 의원들도 결과를 확신할 수가 없네.] 고개를 젓고

노인; [영영 기억이 안 돌아올 수도 있고... 단기간의 기억상실로 끝나서 회복될 수도 있지.]

노인; [아무쪼록 단기 기억상실이길 바랄 뿐이네.] 말하며 가고. 하녀도 청풍에게 인사하며 따라가고

청풍; [수고 하셨습니다.] 인사하고

노인; [정양 잘 시키는 건 물론이고 인내심으로 돌보아야할 게야.] [기억을 잃어서 어린애나 다름없이 되었으니...] 말하며 걸어가고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노인; [젊은 처자가 어쩌다가...] 쯧쯧! 혀를 차며 월동문을 나가는 노인

청풍; (기억상실이라...) 한숨 쉬며 돌아서고

청풍; (어쩌면 잘 된 일인지도 모른다.) 방안으로 들어가고

침대에 누워 있다가 돌아보는 진상파

청풍; (자기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알면 제 정신을 유지하긴 어려울 테니...) 달칵! 뒤로 돌린 손으로 문을 닫고

진상파; [누... 누구야?] 어린애처럼 묻고

청풍; [누님과 먼 친척인 동생입니다.] 억지로 웃으며 다가가고

진상파; [내가... 내가 누나야?] 천진한 표정

청풍; [예! 누님이 저보다 두 살 더 많아요.] 침대 옆의 의자에 앉고

진상파; [아닌 것같은데... 오빠 같은데...] 울먹이고

청풍; (정말 어린애가 되었구나.) + [머리를 다쳐서 혼란스러울 거예요.] 진상파의 손을 잡아주고

청풍; [여기서 하루쯤 쉬고 내일 출발해서 누님네 집에 데려다드릴게요.] 진상파의 손을 다독여주고

진상파; [나... 나 무서워.] 울먹이고

진상파; [내가 누군지도 기억이 안나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겠어.] 울고

청풍; (난감하구나.) + [걱정 마세요.] 눈물 닦아주고

청풍;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제가 누님을 집까지 무사히 모셔다 드릴 테니 저만 믿으세요.] 달래고

진상파; [나... 날 버리면 안돼!] [난 자기 없으면 무서워서 죽고 말 거야.] 고개 끄덕이며 청풍을 보고

청풍; (이게 무슨 업보인지...)

<사조님의 원수를 내 손으로 보살펴야하는 일이 벌어지기나 하고...> 방안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45>

저녁 무렵. 어느 도시. 번화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어느 가게로 가는 염숭환. 가게는 옥과 도자기를 파는 곳. 공예품 가계고.

가게 내부. 수많은 도자기와 옥 공예품이 진열되어 있고. 손님은 한명 밖에 없고 나이 든 주인은 입구에 놓인 의자에 앉아 있다가 염숭환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일어나려 한다.

주인; [어서 오십쇼.] 굽신

주인; [찾으시는 물건이 있으신지요?]

염숭환; [귀인에게 선물로 줄만한 게 있는지 구경하러 왔소.]

주인; [그러시군요.] [천천히 둘러보십쇼.] 안으로 들어가라는 시늉하고

안으로 들어가는 염숭환. 안쪽 진열대에서 옥으로 만든 조각을 보고 있는 청년. 바로 위진천. 이때 나이는 19세. 잘 생겼고 잘 차려 입었다.

염숭환; [속하 염숭환, 교주(敎主)님을 뵙습니다.] 다가가며 고개만 숙여 인사한다. 주인의 눈치를 보면서

위진천; [염당주! 먼길 오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고개 끄덕이며 용을 정교하게 조각한 옥 조각을 들고 살펴보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마교 교주 위진천(威振天)>

염숭환; [황공합니다.]

위진천; [경천동지할 소문이 들리더군요.] 용 조각을 살펴보면서

염숭환; [아직 최종적으로 확인은 안되었지만...]

염숭환; [무애검조의 신상에 변고가 생긴 것은 확실합니다.] 옥 조각을 구경하는 척 하며 말하고

위진천; [혈궁 짓이겠지요?] 찡그리고

염숭환; [사고가 난 근처에서 혈궁십사중 여럿의 종적이 발견되긴 했습니다.] 고개를 끄덕이고

위진천; [하필이면 혈궁과의 대치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이런 일이...] 한숨 쉬고

염숭환; [호법마존께서 본교를 떠나실 것을 걱정하시는 것인지요?] 눈치 보면서

위진천; [호법마존... 사백(師伯)이 떠나겠다고 하면 누가 말릴 수 있겠습니까?] 쓴웃음을 짓고

염숭환; [루주(樓主)께서 좌시하지 않으실 텐데...] 난감

위진천; [루주... 어머니라 해도 사백이 교를 나가겠다고 하면 막을 방법이 없지요.] 고개 조금 젓고

염숭환; [호법마존이 물론 대단한 고수이긴 하지만 너무 과대평가하는 게 아니신지요?] 조심스럽게 보며

위진천; [과대평가라...] 쓴웃음

위진천; [사백은 이십 년 전에도 단신으로 혈궁과 본가의 고수 백명 이상을 베어 넘겼던 분입니다.]

위진천; [하물며 아버지같이 생각하는 무애검조의 신변에 변고가 생겼다는 걸 알면 불같이 노할 그분과 맞설 수 있는 고수는 거의 없어요.]

염숭환; [예...]

위진천; [사백은 염당주가 어머니의 지시를 받고 있다는 건 모르고 계시지요?] 용 조각을 제자리에 놓고

염숭환; [속하를 마교의 일개교도로 알고 있을 뿐 마천루 소속인 줄은 모르고 계십니다.] 끄덕이고

위진천; [앞으로도 내색은 하지 마십시오.] [만에 하나 아버지가 마천루에 묶여 있다는 걸 아시기라도 하면 감당 못할 사단이 생길 수도 있으니...] 봉황 조각을 집어들고

염숭한; [명심하겠습니다.]

위진천; [무애검조의 안위도 그렇고...] [그분과 함께 무애호유선에 탑승했던 이청풍이란 친구의 생사도 확인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주세요.] 봉황조각을 살피면서

염숭환; [분부 거행하겠습니다.] 고개 조금 숙여 인사하고

이어 서둘러 입구로 가는 염숭환

주인; [왜, 마음에 드는 게 없으시오?] 앉아있던 의자에서 일어나고

염숭환; [전대(纏帶;지갑)를 깜빡 잊고 왔소이다. 다시 들르겠소.]

주인; [저런... 살펴가시오.]

위진천; (이청풍이라...) 봉황 조각을 만지며 한숨

위진천; (떳떳이 사조 앞에 나설 수 있었던 그 친구가 부러웠었는데...)

위진천; (아무쪼록 살아있어서 얼굴이라도 볼 수 있으면 좋겠구나. 어쨌든 내게는 단 한명뿐인 동문인 친구이니...)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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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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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 [아주머니는 살수로군요.] 슥! 일어나며 말하고

소수마녀; [어머나! 네 눈에는 내가 어떤 인생인지 한눈에 보이는 거니?]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묻고.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머리카락, 검은 옷을 입어 주변의 어둠과 동화되어 몸의 형상만 보인다. 드러나는 것은 얼굴과 양손 뿐이고

청풍; [살기가 수많은 바늘처럼 몸을 찌르고 역한 피 냄새가 진동하는데 어떻게 모를 수가 있겠어요?] 거궐신검을 늘어트린 채 마주 서며 말하고

소수마녀; [뭐야?] 눈을 흘기고

소수마녀; [그래도 여자인 내 몸에서 역겨운 냄새가 난다고 하다니...] [어쩐지 조금 빈정이 상하는 기분이 들잖아.] 샐쭉거리고

소수마녀; [하지만 내 본업이 자객이니 화를 내기도 뭣하네.]

청풍; [이름이 뭔가요?]

소수마녀; [왜 널 노리는지는 궁금하지 않고?] 웃고

청풍; [아주머니를 부린 게 누군지는 알고 있으니까요.]

소수마녀; [나이도 어린 게 참 의젓하기도 하지.] 웃고

소수마녀; [내 별호는 소수마녀야. 살인상단이라는 살수조직을 운영하고 있지.]

청풍; [혈궁이 살인상단이란 살수조직도 거느리고 있었군요.]

소수마녀; [왜 그렇게 생각해?] 눈 번뜩

청풍; [아무리 대가를 많이 준다 해도 조직의 우두머리가 직접 살수로 나서는 일은 드물지 않겠어요?]

소수마녀; [여러모로 감탄하게 만드는 놈이잖아.] 웃고

소수마녀; [그런 의미에서 널 죽이고 싶지는 않구나.] [순순히 그 검을 버리고 투항해주면 안되겠니?]

청풍; [그럴 수 없다는 거 아주머니도 잘 아시잖아요.] 검을 들어 보이고

소수마녀; [더 할 말이 없게 만드네.] 한숨

소수마녀; [그럼 좀 험한 수단을 쓸 수밖에 없지.] [저 꼬맹이를 잡아라!] 누군가에게 지시하고. 그러자

스악! 어둠속에서 악령같이 튀어나와 청풍을 덮쳐오는 검은 옷에 검은 복면을 쓴 자객 두 명. 하지만

스윽! 산책하듯 걸으면서 거궐신검을 두 손으로 잡아 어깨에 걸치는 청풍. 칼집은 떨어트렸고. 그러자

서걱! 쩍! 청풍을 덮쳤던 자객들이 청풍이 둘러맨 거궐신검의 칼날에 몸이 스쳐 베어지고 갈라지며 피를 뿌린다. 청풍은 비틀거리며 이리저리 걷고 있고 자객들이 알아서 거궐신검에 베인 것같은 장면

소수마녀; [어머나...] 또 좀 놀라고

털썩! 퍼억! 목과 가슴이 베어진 자객들이 바닥에 나뒹굴고

소수마녀; [이해할 수가 없네.] 찡그리며 갸웃

소수마녀; [내공을 전혀 지니지 않은 네가 어떻게 우리 살인상단의 최고 살수들을 그렇게 간단히 벨 수 있는 걸까?]

청풍; [이 검의 이름이 거궐이에요.] 웃으며 거궐을 들어 보이고

소수마녀; [춘추전국시대의 명장 구야자가 만들었다는 오대명검중 첫째라는 그 거궐?] 놀라고

청풍; [전설에 따르면 이걸로 청동 향로를 베자 무처럼 깨끗이 잘렸고 잘린 향로의 단면에 작은 구멍들이 드러났다지요?] 옛날 복장의 사람이 거궐오 커다란 향로를 비스듬히 베는 장면 떠올리고

<그 구멍들은 녹인 구리를 부어 향로를 만들 때 생긴 기포(氣泡)였다고 하구요.> 잘려진 향로의 단면. 두꺼운 향로의 단면이 매끈하게 잘려있는데 작은 구멍들이 있다. 마치 엿에 난 구멍처럼

청풍; [청동도 간단히 자르는데 하물며 인간의 몸이 거궐에 닿고 무사할 수는 없지 않겠어요?]

소수마녀; [어쩐지 금강불괴에 가까운 내 손바닥에 간단히 상처를 냈다 했더니 전설 속의 명검 거궐이었구나.] 상처가 난 손바닥을 보고

청풍; [아주머니 말대로 난 내공을 쓸 수 없는 몸이에요. 어떤 무정한 분이 제 단전을 완전히 파괴해버렸거든요.]

소수마녀; [그게 어떤 분인지는 짐작이 가네.] 웃고

청풍; [하지만 저는 내공을 쓰지 못하는 대신에 모든 사물의 기운을 읽고 부리는 능력이 있어요.]

청풍; [아주머니가 비록 한 조직의 수장이라고 해도 쉽게 절 어쩌진 못할 거예요.]

소수마녀; [이미 당해봤으니 마냥 무시할 수만도 없네.] 샐쭉

소수마녀; [하지만 혹시나 내 손을 빠져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접는 게 좋을 거야!] 짝짝! 박수를 치고. 그러자

스윽! 슥! 사방의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검은 옷에 검은 복면을 쓴 자객들. 그자들뿐만 아니라

철벅! 쏴아! 물속에서도 입에 파이프를 물고 눈에는 수경을 썼으며 가죽옷을 입는 자객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낸다. 대략 이십여명

청풍; (물속에서 우릴 추적했던 자들도 절반쯤은 살아남았군.) 곁눈질로 물에서 나오는 자들을 보고

소수마녀; [넌 지금 살인상단 소속 최정예 자객 육십여명에게 포위당한 거야.] 나타난 자객들 돌아보며 웃고

소수마녀; [빠져나갈 가능성은 전무하니까 괜히 험한 꼴 당하지 말고 누나 말 듣는 게 좋을 거야.]

청풍; [그새 제가 누군지 잊으신 건가요?] 한숨

소수마녀; [뭐?] 눈을 좀 치뜨고

청풍; [저는 인초라는 분의 아들이고 무애검조님의 사손(師孫)이에요.]

청풍; [게다가 원치는 않았지만 십면혈신이란 분의 외손(外孫)이기도 하구요.]

소수마녀; [네 출신성분이 대단하다는 걸 자랑하고 싶은 거니?] 눈 흘기고

청풍; [세상 누구라도 저를 간단히 어쩔 수 없다는 걸 말씀드리는 거예요.] 웃으면서 대꾸하고

소수마녀; [네 핏줄에 특별한 힘이라도 깃들어 있다?]

청풍; [궁금하시면 직접 확인해보세요.] 웃으며 바닥에 쓰러진 복면인들을 보고

청풍; [절 사로잡는 과정에서 저분들같은 희생자가 과연 몇이나 더 생길지 궁금하네요.] 검으로 복면인들을 가리키며

소수마녀; (아주 허장성세(虛張聲勢) 같지만도 않네.) 찡그리고

소수마녀; (오랜 세월 자객 노릇을 해왔지만 저 애송이처럼 지닌 바 능력을 재볼 수 없는 상대는 처음인데...) 고민. 바로 그때

[지금 뭐하고 있는 거냐?] 화악! 외침과 함께 몇 명의 인물이 현장에 날아내린다. 살사와 요사와 괴사, 흑사, 백사. 외친 것은 살사고

살사; [설마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새끼 하나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냐?] 살벌한 표정으로 내려서고. 그 주변으로 요사, 괴사, 흑사, 백사도 내려서고

청풍; (설상가상이라더니... 전부 몰려왔구나.) 한숨 쉴 때

소수마녀; [말을 삼가세요.] 살사를 노려보고

소수마녀; [난 일문(一門)의 주인이에요.] [비록 당신이 혈궁에서의 지위가 낮지 않다고 해도 함부로 대할 수 있는 신분이 아니랍니다.]

살사; [자객 나부랭이 따위가...] 눈 부라릴 때 + 요사; [말을 조심해라 막내야!] 살사에게 눈 흘기며 말리고

찡그리지만 반발하지는 않는 살사

요사; [본궁을 위해 애를 쓰고 있는 단주에게 무례하게 굴어서 어쩌자는 것이냐?] 살사에게 눈을 흘기고

살사; [흥!] 실룩거리지만 역시 대꾸하지 않는 살사

요사; [서운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단주. 우리 막내가 원래 안하무인인 성격이니...] 소수마녀를 향해 요염하게 미소 짓고

소수마녀; [신경 쓰지 마세요. 그러려니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코웃음 치며 살사를 흘겨보고. 그때

흑사; [청풍아! 우릴 골탕 먹이는 것도 여기까지다.] 앞으로 나서고

흑사; [궁주님은 네 외조부 아니시더냐?] [혈궁으로 돌아간다 해도 네게 험한 일은 생기지 않을 테니 그만 투항해라.]

청풍; [저보고 아버지와 어머니의 희생을 헛되게 만들라는 건가요 흑사할아버지?] 한숨 쉬며 말하고

흑사; [네 아버지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흑사; [하지만 네 어머니는 널 위해 희생을 한 게 아니다.]

청풍; [무슨 말씀이신가요?]

흑사; [네 어머니... 설약공주님은 무사하시다는 얘기다.]

청풍; [어... 어머니가 돌아가시지 않았다구요?] 놀라고 흥분하고

흑사; [그렇다. 네 어머니는 살아있다.]

청풍; [하지만... 하지만 내 눈으로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걸 봤는데...] 용설약이 살사의 칼에 목을 대고 돌려서 자결하던 장면 떠올리고

흑사; [네 어머니는 혈왕님의 핏줄이다. 그렇게 간단히 죽지는 않는다.] 고개 젓고

청풍; (어머니... 어머니가 살아계시다니...) 흥분과 전율

살사; [하지만 네 어미는 언제든지 죽을 수 있다!] 눈 부라리며 노려보고. 찡그리며 돌아보는 청풍

살사; [지금은 뇌옥에 갇혀있다만...] [네놈이 끝내 혈궁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궁주님이 네 어미를 찢어죽이실 것이다.]

찡그리는 청풍.

살사; [네 어미를 살리고 싶으면 순순히 포박을 박아야할 것이다.] 살벌하게 웃고

청풍; [그에 대한 내 대답은 보름 전에 이미 어머니의 말씀을 통해 듣지 않으셨나요?] 한숨 쉬고

[!] 눈 부릅뜨는 살사. 그런 살사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4>의 장면

 

용설약; [멈춰라!] 눈을 조금 뜨며 외치고

용설약; [어미를 죄인으로 만들 생각인 것이냐? 너로 하여금 네 아버지의 유지를 저버리도록 만드는...?]

회상 끝

 

청풍; [생각이 나신 모양이네요.] 차갑게 웃고

청풍; [어머니를 죄인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저는 혈궁으로 돌아갈 수 없어요.] 정색을 하고

살사; [죽일 놈이...] 작두같은 칼을 쳐들며 앞으로 나서려는데

괴사; [막내 네가 나설 일 없다!] 주문을 외우며 말하고. 직후

콰득! 콰드득! 갑자기 모래톱에서 나무뿌리들이 확 치솟고

청풍; (괴뢰망량술(傀儡魍魎術)!) 스악! 놀라면서도 거궐신검을 휘둘러서 자신을 감아오는 나무뿌리들을 잘라버리고. 하지만

콰득! 화악! 벼락같이 쇄도해서 청풍의 팔 다리를 휘감아버리는 나무뿌리들

소수마녀; (이 주변에서 자라는 버드나무들의 뿌리겠구나.) 눈 반짝

괴사; [이렇게 쉽게 끝낼 수 있는 일이다.] 주문 외우면서 웃고. 하지만

청풍; [날 놓아라!] 눈 부릅뜨며 외치고. 그러자

청풍을 휘감고 있거나 또 달려들던 뿌리들이 멈칫! 하고

<괴사의 괴뢰망량술을 저지했다!> <저놈의 술법이 벌써 괴사에 맞설 수 있을 정도가 된 것인가?> 모든 사람들 경악할 때

눈 부릅뜨는 청풍. 그러자

투쾅! 펑! 청풍의 팔 다리를 휘감았던 뿌리들이 홱 풀리면서 튕겨져 나가고

나무뿌리들에게서 풀려나며 비틀하는 청풍

괴사; [말도 안되는 괴물이...] 이를 갈며 더 강하게 주문을 외우는 모습.

콰드득! 촤아! 다시 나무뿌리들이 사방에서 모래를 뚫고 일어난다. 더 많아졌고

괴사; [어디 이번에도 막아봐라!] 악에 바친 표정으로 주문을 외우고

콰드드! 촤아! 사방에서 촉수처럼 밀려드는 나무뿌리들

청풍; (이번에는 쉽지 않겠는데...) 찡그리면서도 거궐신검을 휘두르려 하고. 그때

[수고했다.] 갑자기 발치에서 들리는 음성에 눈 부릅뜨는 청풍

섭장천; [뒷처리는 사조가 하마.] 천천히 일어나고

청풍; [사조님!] 안도와 흥분. 동시에

<무애검조!> <저 늙은이가 깨어났다!> 모든 사람들 경악하는데

섭장천; [검을 빌려다오.] 천천히 일어나며 말하고

청풍; [예...] 두 손으로 거궐신검을 바친다. 손잡이가 무애검조에게 향하게

섭장천; [이게 몇년만인지 모르겠군.] 검을 받고

섭장천; [노부로 하여금 검을 들게 했으니 너희들은 그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 검을 든 채 사람들을 천천히 돌아보고

오싹! 모든 사람들 소름이 돋아 숨을 멈추는 표정이 되고

섭장천; [마지막으로 살 수 있는 기회를 주마.] [셋을 셀 동안 떠나는 자는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 것이다.]

살사; [무슨 개소리를...] 이를 갈며 노려보는데

섭장천; [셋을 세거라.] 청풍에게

청풍; [예!] 고개 숙이고. 이어

청풍; [하나!] 숫자를 세고.

움찔! 하는 사람들. 하지만 움직이는 자는 없고

청풍; [둘!] 숫자를 세고

그래도 움직이는 자는 없다. 모두 긴장한 채 청풍과 섭장천을 보고 있고

섭장천; [쯧쯧! 노부로 하여금 내키지 않는 일을 하게 만드는구먼.] 혀를 찰 때

청풍; [셋!] 숫자를 세고. 순간

섭장천; [잘 가거라.] 슥! 거궐신검을 수평으로 쳐들고.

<조심하라!> <명색이 천하제일인인 늙은이다!> 긴장하는 모든 사람들. 요사 일행과 소수마녀는 호신강기를 일으키고. 다음 순간

화악! 거궐신검에서 실타래같은 기운이 터져 나와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몸속으로 흘러들어간다. 순간

[크악!] [컥!] 가슴을 쥐어뜯거나 피를 토하며 쓰러지는 자객들. 동시에

[컥!] [흐윽!] 소수마녀와 요사 일행들도 가슴을 쥐어짜며 비틀하고

청풍; (가공!) 놀라고

<육십명이 넘는 살인상단 자객들이 일거에 몰살했다!> 털썩! 퍼억! 첨벙! 딸과 물 속에 나뒹구는 살인상단 소속의 자객들

흑사; [무... 무형검기(無形劍氣)다! 조심해라!] 얼굴이 사색이 되어 가슴 쥐어뜯으며 물러서고. 그때

살사; [빌어먹을 늙은이야!] 부악! 거대한 칼을 휘두르며 섭장천을 공격해오는 살사

섭장천; [살기가 지나쳐서 세상에 해악을 끼칠 놈이니 반드시 죽여야겠구나!] 스윽! 한숨을 쉬며 거궐신검을 비스듬히 긋고

살사; [헉!] 경악하고. 하늘 끝까지 닿을 것같은 거대한 검이 살사의 몸을 쪼개온다

요사; [안돼!] 가슴 쥐어뜯다가 비명

괴사; [위험하다!] 펑! 옆에서 날아오르며 살사를 장풍으로 치는 괴사.

살사; [큭!] 괴사의 장풍에 맞아 옆으로 날아가는 살사. 하지만

쩍! 대신 괴사의 몸이 섬광에 맞아 비스듬히 두 동강 나고

[아홉째!] [안돼!] [아악!] 흑사, 백사, 요사의 비명

청풍도 흠칫! 할 때

괴사; [지랄...] 허공에서 휘청하다가

푸학! 몸이 둘로 갈라지며 추락하고

살사; [형님!] 휘릭! 비명 지르며 내려서고

퍼억! 바닥에 나뒹구는 두 동강 난 괴사의 시체

섭장천; [쯧쯧...] 혀를 차며 거궐신검을 내리고

살사; [으아아아!] 울부짖으며 섭장천에게 쇄도하려 하지만

흑사; [경거망동하지 마라 열째!] 화악! 검은 구름이 흑사의 몸에서 뿜어지고

살사; [나도 죽여 봐라 늙은이야!] 으아아아! 화악! 악을 쓰는 살사의 몸을 휘감아 조이는 검은 구름

백사; [물러간다!] 번쩍! 온몸에서 강한 빛을 뿜어내고

팔로 얼굴을 가리는 청풍. 너무 강한 빛이라 일시적으로 아무것도 안 보이고

<반드시 찢어죽이고 말겠다아아아아아!> 그 강렬한 빛 속에서 살사가 악을 쓰는 소리가 멀어지고

스으! 이윽고 빛은 사라지고

청풍; (천성은 참 고치기 힘들구나.) 한숨 쉬며 팔을 내리고

청풍; (괴사가 죽은 것도 결국 살사 자신의 잘못 때문인데 남 탓이나 하고...) 주변을 둘러보고.

흑사, 백사, 요사, 소수마녀, 살사는 사라졌다. 그리고 자객들의 시체는 널려있지만 괴사의 시신은 사라졌다.

청풍; (괴사의 시신은 가져갔구나.) 한숨 쉴 때

툭! 옆의 모래바닥에 비스듬히 박히는 거궐신검. 흠칫 돌아보는 청풍

섭장천; [피곤하구나.] 한숨 쉬며 천천히 바닥에 주저앉는 섭장천

청풍; [사조님!] 흠칫! 하며 섭장천의 팔을 잡아 부축하다가

청풍; (이.. 이건!) 경악

청풍; (사조님의 몸에서 맥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몸도 얼음장처럼 차갑고...) 섭장천을 부축해서 앉히며 숨이 턱 막히는 표정이 되고

섭장천; [나이도 있고... 사조는 이제 그만 쉬어야겠다.] 미소 지으며 청풍을 보고

청풍; [사... 사조님!] 울면서 섭장천의 앞에 무릎을 꿇고

섭장천; [번거로운 일 하지 말고... 사조를 이 근처에 묻거라.]

청풍; [안됩니다. 아직은 소손을 혼자 두고 가시면 안돼요!] 고개 조아리며 눈물 콧물 흘리며 울고

섭장천; [너는 복이 많은 아이다.] 청풍의 머리를 쓰다듬고

섭장천; [사조를 포함해서 누가 널 도와주지 않아도 세파를 잘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스스로의 재능과 복을 믿고 담대하거라.]

청풍; [사조님...] 울고

섭장천; [저 아이... 상파를 미워하지 말거라.] 여전히 기절해있는 진상파를 돌아보고

섭장천; [저 아이에게도 나름대로 사연과 이유가 있어서 이런 일을 벌인 것뿐이다.] [너와는 인연이 많은 아이이니 잘 보살펴주도록 해라.]

청풍; [예...] 억지로 대답하고

섭장천; [사람을 미워하지 말거라. 그러기에는 삶은 너무도 짧으니...] 말하며 눈을 감고

청풍; [사조님!] 울면서 손을 뻗어 섭장천의 다리를 만지고

눈을 감은 채 미동도 하지 않는 섭장천

청풍; [크흐윽!] 섭장천의 시신 앞에 엎드리며 오열하는 청풍

<또 다시 난 외톨이가 되고 말았다.> 오열하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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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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