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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닷새후> 낮. 드넓은 호수. 동정호다. 수많은 배들이 떠다니고. 대택향과 달리 바다처럼 넓은 호수임 주의. 호수 가운데 산처럼 솟아있는 바위섬이 보인다. 그 섬에 웅장한 건물들이 가득하고 포구에는 크고 작은 배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들고

<-제왕성> 위 섬의 모습 배경으로.

제왕성 아래의 포구에서 제왕성 정문으로 통하는 넓은 길. 많은 사람들 오가는데. 그 중 나이 든 사람들 놀라서 누군가를 보고 있다.

제왕성을 향해서 걸어가는 건장한 사내의 뒷모습. 그 앞쪽에서 나이 든 사람들이 놀라고 흥분된 표정을 지으며 옆으로 물러선다

<저... 저 분은...!> <틀림없다! 제왕삼신재의 첫째이신 천검 뇌공량님이시다!> 굳은 표정으로 걸어오는 뇌공량의 앞모습. 그 배경으로 사람들의 속삭임

근처 상가의 이층 창가에서 비둘기를 날리는 나이 든 상인도 있고

비둘기 몇 마리가 제왕성으로 날아들어 가고

제왕성의 정문으로 가는 뇌공량. 어느덧 수많은 사람들이 좌우로 피하며 길을 열어주고 있고. 나이 든 사람들은 뇌공량을 알아보고 눈물 흘리고

벅찬 표정으로 성문을 걸어들어가는 뇌공량. 직후

[대공자(大公子)!] [대공자를 뵙습니다!] 천둥치는 듯한 외침이 들리고

[대공자!] [대공자!] 성문 안쪽 드넓은 광장 수백명의 검객들이 좌우로 도열해 있다가 일제히 포권하며 외친다

벅차 올라 필사적으로 감정을 참으며 그들 사이를 지나는 뇌공량. 대공자! 감사합니다 대공자님! 천검 뇌공자님을 뵙습니다! 와아! 와아! 환호성이 천지를 뒤흔들고

검객들이 만든 통로 끝에 황보신과 몇 명의 노인들이 서있다. 황보신은 보검을 한 자루 두 손으로 받들고 있고. 보검은 장식이 아주 화려해서 은전용의 보검임을 알 수 있고

[어서 오십시오 대공자님!] 두손으로 보검을 받들며 고개 숙이고. 그 뒤에서 노인들도 포권하며 고개 숙이고

말없이 보검을 한손으로 받는 뇌공량. 이어

돌아서며 보검을 높이 쳐드는 뇌공량

광장의 모든 검객들 일제히 입을 다물고

뇌공량; [자비의 시대는...] 눈을 부릅뜨며 말하고

뇌공량; [이 순간부로 끝났다!] 천둥같은 고함을 지르고

뇌공량; [제왕성에 죄를 지은 자는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루게 될 것이다!] 검을 높이 들며 고함을 지르고. 순간

[와아아!] 일제히 주먹 쳐들며 고함을 지르는 검객들. 지축이 뒤흔들리고

황보신; (명불허전!) 와아아아! 천지를 뒤흔드는 검객들의 고함 소리를 배경으로 역시 벅찬 표정이 되는 황보신과 노인들

<천검 뇌공량 공자는 패기(覇氣)로는 이미 이십 년 전에도 천하에 비길 자가 없었다.> 보검을 불끈 쥐어 쳐든 채 눈 부릅뜬 뇌공량의 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모습을 배경으로 황보신의 생각

황보신; (하물며 아버지같이 섬겼던 무애검조님의 신변에 변고가 생긴 것을 알았으니 누가 뇌공자의 분노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

황보신; (지난 이십 년 동안 어디에 있었고 왜 돌아오지 못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왕삼신재의 첫째였던 뇌공자가 돌아왔으니 우리 제왕성은 위세는 천하를 뒤덮게 될 것이다.> 장내의 광경을 배경으로 황보신의 생각 나레이션

 

#90>

<-황산(黃山)> 웅장하고 기기묘묘한 산. 해가 막 서쪽으로 지려는 저녁 무렵

휘익! 황산의 어느 산봉우리로 내려서는 삼남이녀. 바로 흑사, 백사, 요사, 살사와 진원원

흑사; [이쪽이 틀림없소?] 두리번

진원원; [이청풍의 냄새는 저쪽으로 이어지고 있어요.] 겹겹이 서있는 산봉우리들 사이를 가리키고

진원원; [남은 거리는 십리 안팍이니 서두르면 어두워지기 전에 따라잡을 수도 있을 거예요.] 손을 내리고

요사; [함께 가시지 않을 것처럼 들리는군요.]

진원원; [내 길 안내는 여기까지에요.] [이청풍을 어떻게 하는 건 여러분들의 몫이죠.] 새침하게

흑사; [맡은 일은 끝까지 마무리를 지어야하지 않소?] 불쾌

진원원; [나도 그러고 싶지만...] 불안하게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눈 번득이는 요사

진원원; [두 번 다시 이가놈과 엮이고 싶지 않아.] 양손으로 양팔을 끌어안으며 겁에 질린 표정과 몸칫

진원원; [그놈과 엮일 때마다 우리 미몽살객들이 죽어나갔어.] [아마 다음에 만날 때 죽는 건 내가 되겠지.] 몸을 좀 떨며

<정말 두려움에 떨고 있군.> <천명 넘는 사내를 태연하게 죽인 악녀가...> 흑사와 백사의 얼굴이 찡그려지고

요사; [알겠어요.] 한숨

요사; [여가까지 안내해준 것으로 진소저의 역할을 다한 셈으로 치지요.] [가요 오라버니들!] 휘익! 말하며 날아오르고. 진원원이 가리킨 곳으로

팟! 팟! 흑사, 백사, 살사도 불만스러운 표정이지만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요사를 따라간다

곧 멀어지는 네 사람

진원원; [진창에 굴러도 이승이 좋은 거야.] 멀어지는 네 사람을 보며 양손으로 양팔을 움켜잡고

진원원; [하물며 영원한 젊음과 삶을 누리며 살 수 있는데 모험을 할 이유는 없어.] 양손을 움켜잡고 있던 손을 풀고

진원원; [이청풍...] 돌아서고

진원원; [우리 두 번 다시 만나지 않도록 하자!] 팟! 날아오르고

멀어지는 진원원

 

#91>

이제 해가 졌고. 깊은 산속

날아가는 요사와 흑사와 백사. 살사는 맨 뒤에서 뒤를 감시하며 세 사람을 따라가고

어느 계곡을 지나는 요사 일행

[!] 무언가를 느끼는 요사

코를 조금 벌름거리다가

휘익! 급정거하며 아래로 날아 내리는 요서.

흑사와 백사도 흠칫하며 속도를 줄이고

한쪽 절벽으로 다가가는 요사

흑사; [뭐냐?] 휘익! 뒤로 날아내리며 묻고. 백사와 살사도 따라서 내려서고

요사; [이걸 보세요.] 앞쪽의 절벽을 가리키고

그 절벽에 찍혀있는 검은 손자국

흑사; [흑장마인(黑掌魔印)?] 눈 부릅. 백사와 살사도 놀라고

요사; [틀림없어요.] 손을 내밀고

요사; [이건 마천루가 사업을 벌이고 있으니 접근하지 말라는 경고의 표기인 흑장마인이에요.] 슥! 손가락을 검은 손바닥으로 가져가고

백사; [조심해라!] 급히 외치고. 흑사도 흠칫! 할 때

백사; [흑장마인은 치명적인 독 일곱 가지를 섞어서 찍은 것이다.] 요사가 검은 손바닥을 손가락 끝으로 쓰윽 훑는 걸 보며 기겁하지만

요사; [걱정마세요.] 자기 손가락을 끝을 보며 말하는 요사.

요사; [이 정도 독은 소매를 어쩌지 못해요.] 치치치! 말하는 요사의 손가락 끝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흑사; [언제 찍힌 것이냐?]

요사; [흑장마인의 인주는 찍힌 후 한 시진 내에 독성이 사라지게 되는데...] 푸스스! 손가락으로 연기를 피워올리며

요사; [독성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걸로 봐선 일다경이 채 안된 것같아요.]

백사; [마천루의 인간들이 황산에서 일을 벌이고 있다면...] 눈 번뜩이고

요사; [아마도 표적이 이청풍일 거예요.] 말하며 한쪽을 보고

흑사; [그럼 서둘러야겠다.] 팟! 날아오르고

백사; [늦으면 청풍이 놈을 마천루에 빼앗기는 수가 있어!] 휘익! 역시 날아오르고

요사; (느낌이 좋지 않네.) 휙! 날아오르고. 그 뒤로 살사도 날아오르고

<마천루의 표적이 되었다면 아무리 청풍이 놈이 자연의 힘을 내공처럼 쓸 수 있다 해도 무사하긴 힘든데...> 날아가는 요사 일행의 모습 배경으로 요사의 생각 나레이션.

 

#92>

밤. 보름달.

어둠 속의 불빛

높은 절벽 아래 모닥불을 피워놓은 청풍. 신검 거궐은 옆에 내려놨고. 두 손으로 천을 펼쳐서 보고 있다. 절벽이 높아서 보름달의 달빛이 직접 비치지 않고. 그래서 청풍이 있는 일대는 어둡다.

천에 그려진 네 마리 신령스런 짐승과 십장생들의 그림

청풍; (황산의 신무곡(神霧谷)...) 그림을 보면서

<혹시나 해서 황산의 지리를 잘 아는 늙은 심마니를 만나 물어봤더니 정말 신무곡이라는 곳이 있었다.> 산길에서 늙은 심마니에게 인사하며 묻는 청풍. 돌에 앉아 쉬던 늙은 심마니가 뭐라 대답을 하고.

청풍; (이곳에서 북동쪽으로 삼십 리쯤 더 가면 되는데...) (사시사철 짙은 안개와 구름에 덮여 있어서 내려가 본 사람이 없다던가?)

청풍; (아마 신무곡을 덮고 있다는 안개와 구름은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게 아닐 것이다.) 그림을 보며

청풍; (천추각을 지키기 위해 설치한 진법이 일으키는 것일 테고...)

청풍; (불멸환혼건에는 천추각의 삼대금제의 이치가 섞여있으니 잘 살펴보면 돌파할 방법을 찾을 수 있겠지.)

청풍; (한밤중에 진법을 살피는 건 무리이니 내일 날이 밝는 대로 가보자.) 생각하다가

코를 조금 벌름거리는 청풍

청풍; [이런...] 한숨을 쉬며 천을 접고

청풍; [어째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 손님들이 찾아오셨네.] 천을 품속에 넣고. 직후

번쩍! 번쩍! 어둠 속에서 짐승들의 눈이 번뜩이더니

쿵! 크르르! 크릉!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호랑이와 곰들. 호랑이는 두 마리고 곰은 세 마리다.

청풍; (먹이를 놓고 다투는 숙적 사이인 호랑이와 곰이 함께 어울려 다닌다?) 찡그리며 다시 꺼낸 손에는 종이 들려 있고

청풍; (부리는 자가 있겠구나.) + [어느 방면의 고인께서 소생에게 용무가 있으신가요?] 어둠 속을 향해 묻고. 그러자

<크크크! 간덩이가 부은 놈인가? 아니면 원래 간이 큰 놈인가?> 어둠 속에서 웃음소리가 들리고

<하지만 오늘밤 내 귀염둥이들의 먹이가 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삐이! 휘파람 소리가 들리고. 그러자

크왕! 카아! 일제히 청풍을 덮쳐오는 호랑이와 곰들. 엄청 빠르고 거대하다.

화악! 콰득! 펑! 호랑이와 곰들의 발에 모닥불이 터져서 허공으로 구름같이 흩어지고. 하지만

크릉! 카아! 어리둥절하는 호랑이와 곰들. 이미 청풍은 없어졌고. 그러다가

크릉! 위를 올려다보는 호랑이 한 마리

휘익! 허공으로 치솟아 흩어지는 모닥불의 잔해를 타고 허공으로 깃털처럼 날아오른 청풍의 모습이 보이고. 왼손에는 거궐을 들었고 오른손에는 종을 들었다.

청풍; (위험했다.) 화르르! 불꽃들과 함께 다시 아래로 떨어지며 찡그리고. 가슴 부분의 옷이 호랑이 발톱에 찢겨서 피가 좀 났다. 10여미터 아래쪽에서는 호랑이와 곰들이 올려다보며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

청풍; (저 호랑이와 곰들의 공격이 일류고수 이상으로 빨라서 완전히 피하질 못했다.) 휘익! 아래로 떨어지며 생각하고.

크르릉! 카아! 아래로 떨어지는 청풍을 올려다보며 이빨 드러내는 호랑이와 곰들.

청풍; [불쌍한 놈들... 인간의 앞잡이 노릇이나 하고...] 딸랑! 딸랑! 종을 흔드는 청풍

움찔! 하는 호랑이와 곰들

청풍; [편히 쉬게 해주마!] 딸랑! 딸랑! 허공에서 천천히 내려오며 종을 흔들고. 그러자

끄으... 딸랑! 딸랑! 울려 퍼지는 종소리와 함께 호랑이와 곰들의 눈이 흐려지더니

비틀! 비틀! 하는 호랑이와 곰들.

청풍; (진각철종의 소리가 짐승들에게도 통하는구나.) 딸랑 딸랑! 종을 치며 지면에 거의 다 내려왔고. 바로 그때

<음공(音功)을 익혔구나!> 누군가 어둠 속에서 놀라는데

털썩! 퍼억! 나뒹구는 호랑이와 곰들

슥! 그와 함께 바닥에 내려서는 청풍. 시선은 호랑이와 곰들이 아니라 어둠 속을 보고 있고. 이어

청풍; [백 년 전쯤에 살았던 만수존자(萬獸尊者)란 기인이 짐승들을 수족처럼 부렸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청풍; [당금 무림에도 만수존자같은 능력을 지닌 분이 있을 줄은 몰랐군요.] 어둠 속의 누군가를 보며 말하고. 그러자

<크크크! 어린놈이 아는 것도 많군!> 번쩍! 절벽 아래 어둠 속에서 한 쌍의 눈이 번뜩이며 나타나더니

흑모신원; [하긴 평범한 놈이 아니니 루주께서 기필코 잡아 죽이라는 분부를 내리셨겠지.] 스윽! 어둠속에서 나타나는 괴인. 거인이고 양팔이 땅에 끌릴 정도로 긴데 온몸이 긴 털로 덮여있다. 얼굴도 완전히 고릴라고. 다른 작품에 나오는 <흑모신원> <첩혈수왕> 캐릭터. 이 작품에서의 이름은 흑모신원. 마천루 육합마신의 일인

청풍; [당신은 정말 사람인가요?] 놀라면서 종을 품속에 넣고

흑모신원; [사람이 아니면 뭘로 보이냐?] 번쩍! 두 눈을 번뜩이며

청풍; [성성(猩猩;원숭이의 일종)이가 말하는 것처럼 보이네요.] 신기한 표정

흑모신원; [크크크! 본좌 보고 성성이라고?] 이빨 드러내며 웃고

흑모신원; [그 한마디로 네놈은 찢겨 죽어야한다!] 화악! 긴 양팔을 쳐들고 덮쳐오는 흑모신원. 양손의 손가락도 길고 손톱도 날카로운데

청풍; [!] 화악! 놀라며 날아오르는 청풍. 하지만

부악! 찌직! 옷이 찢기고 피부에 상처가 난다

청풍; (빠르다!) 휘익! 바람을 타고 날아서 피하며 놀라고

청풍; (너무 빨라서 미처 불멸환혼건으로 반응을 할 수가 없을 정도다!) 콱! 바람을 타고 날아가며 왼손에 든 거궐신검의 손잡이를 오른손으로 잡고. 그 앞에서 흐릿하게 변해 덮쳐오는 흑모신원의 모습

청풍; (미몽살객들은 비교도 안되는 고수다.) 쩍! 거궐신검을 뽑으며 몸을 돌려 피하려는 청풍.

흑모신원; [크아!] 드러나는 얼굴. 벼락같이 긁어오는 손

쩍! 거궐신검을 휘두르며 몸을 숙여 그 손을 피하고

쩍! 서걱! 몸을 돌리며 청풍이 휘두른 거궐신검이 흑모신원의 가슴을 베고. 털이 잘리며 살도 일부 베이지만 깊이 베지는 못한다.

청풍; (강철을 두부처럼 베는 거궐로도 깊이 베질 못하다니...) 놀라며 몸을 완전히 돌려 흑모신원의 근처에서 이탈하려하고

청풍; (온몸에 난 검은 털이 천잠사에 못지않게 질기다는 건데...) 쾅! 생각하던 청풍의 옆구리를 강타하는 흑모신원의 발길질. 흑모신원도 따라 돌면서 발길질을 한 것

청풍; (방심을...) 피를 토하며 날아가고.

콰당탕! 5미터쯤 날아가 나뒹구는 청풍.

청풍; [컥!] 피를 토하며 일어나려 하고

[!] 그러다가 눈 부릅뜨는 청풍.

부악! 다시 그어오는 흑모신원의 손. 엄청 크고 빠르고.

쾅! 청풍이 있던 자리를 긁으며 박살내는 흑모신원의 손아귀. 하지만

휘익! 청풍은 그자의 손짓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고 있고

흑모신원; [쥐새끼 같은 놈이..] 돌아보고

휘릭! 다시 5미터쯤에 내려서며 비틀거리는 청풍. 칼집을 쥔 왼손으로 옆구리를 잡고 있고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청풍; (늑골이 몇 개 나간 것 같은데...) 비틀. 고통스러운 얼굴

청풍; (내출혈도 일어난 것 같고... 출혈이 심해지면 정신을 잃게 될 것이다.) 칼집을 쥔 왼손으로 옆구리를 누른 채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청풍; (정신을 잃으면 불멸환혼건을 쓰지 못해 저자에게 저항할 방법이 없다.) 이빨 드러내면서 다가오는 흑모신원의 모습을 보며 물러서고

흑모신원; [크크크! 다음의 일격으로 죽여줄 테니 염라대왕에게 네놈을 염라전으로 보낸 게 누군지 고해라.] 흉포하게 웃고

흑모신원; [본좌는 마천루의 육합마신중 한분으로 흑모신원(黑毛神猿)이라 한다.]

청풍; [마천루에서 왜 제게 관심을 갖는 건가요?] 슥! 거궐을 칼집에 넣으려 하며 뒷걸음질을 치고

흑모신원; [네놈이 살아있는 걸 원치 않는 어떤 분이 계시다는 것만 알아둬라.] 살벌하게 눈 번뜩이며 웃고

청풍; (무혈마녀가 내게 원한이 있었나?) + [어떤 분인지는 짐작이 가네요.] 철컥! 한숨 쉬며 거궐을 칼집에 넣고

청풍; [헌데 별호에도 원숭이 원(猿)자가 들어갔으면서 아까는 왜 제게 화를 내신 건가요?] 품속에 손을 넣고

흑모신원; [별호야 외모 때문에 어쩔 수 없다만...] [그래도 남이 본좌 보고 원숭이 운운하는 건 용서가 안된다.] 이빨 드러내며 살벌하게 웃고

청풍; [생각이나 하는 짓이 정말 원숭이와 다를 바가 없네요.] 한숨을 쉬며 다시 종을 꺼내든다.

흑모신원; [그 따위 종으로 뭘 하려는 거냐?] 비웃고

청풍; [전 미몽살객이란 사람들을 상대할 목적으로 음공을 좀 연구해봤어요.] 딸랑 딸랑! 종을 좀 치며 물러서고

흑모신원; [내공도 없는 놈이 쓰는 음공이 오죽할까?] 피식! 비웃고

청풍; [맞아요.] [전 내공을 쓰지 못해서 음공으로 바위를 부수거나 나는 새를 떨어트리거나 하진 못해요.] 딸랑! 딸랑! 종을 치며

청풍; [대신 음공에 섭혼술(攝魂術)을 가미할 수는 있게 되었어요.] 따르르릉! 종을 빠르게 치고. 순간

띵! 충격을 받는 흑모신원.

이어 흑모신원의 뇌리에 떠오르는 소리들. <이 잡종!> <니 어미는 원숭이와 붙어먹었다며?> <원숭이의 자식이다!> 사람들의 비웃는 소리

이어지는 환각. 어린 시절의 흑모신원이 또래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 <원숭이다!> <원숭이가 사람 여자를 겁탈해서 생긴 잡종이다!> <왜 사니 이 튀기야!> 털북숭이인 어린 시절의 흑모신원이 웅크리고 있고 악동들이 그런 흑모신원에게 돌과 나뭇가지를 던지며 괴롭히고 있고

흑모신원; [이... 이 죽일...] 두 손으로 귀를 막으며 이를 가는 흑모신원

청풍; (인간은 누구나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나 수치심이 있다.) 딸랑! 따르르릉! 종을 흔들며 생각하고. 그 앞에서 두 손으로 귀를 막고 비틀거리는 흑모신원

청풍; (불멸환혼건을 참조해서 만든 저주환몽곡(咀呪還夢曲)은 기억의 가장 깊고 은밀한 곳을 자극하는 힘을 지녔다.) 따르르릉! 딸랑! 종을 더 빠르게 흔들고

흑모신원; [그만... 끄아아아! 그만 두지 못하겠느냐?] 따르릉! 딸랑! 종이 울림에 따라 귀를 막으며 몸부림치고

청풍; (듣지 않았다면 모르지만 일단 들은 이상 송곳처럼 들쑤시는 종소리가 저주스러운 기억을 되살아나게 할 것이다.) 딸랑! 따라라랑! 박자를 맞춰서 종을 치고

흑모신원; [끄윽!] 털썩! 마침내 견디지 못하고 무릎을 꿇으며 두 손으로 귀를 막고

청풍; (무공의 고하와 상관없이 저주환몽곡을 들으면 가장 끔찍한 기억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그걸 보며 안도하고. 종은 계속 치면서. 헌데 바로 그때

[나이도 어린놈이 참으로 악랄한 심보를 지녔구나!] 스윽! 갑자기 누군가 청풍의 바로 뒤에서 속삭이고. 노인의 형상이다. + 청풍; [!] 눈 부릅경악하는 청풍.

살천인조; [아무래도 혼이 좀 나야겠어!] 스악! 일본도로 청풍의 허리를 천천히 베어오는 살천인조.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살천인조는 <마고천장> <보보경천>등에 나온 살천인조 캐릭터를 그대로 사용.

청풍; (위험...) 화악! 전력을 다해 몸을 돌려 칼질을 피하려는 청풍. 하지만

서걱! 청풍의 허리를 깊이 베고 지나가는 살천인조의 칼

청풍; (일부러 칼질을 느리게 했다.) 비틀! 물러서며 고통스러운 표정. 옆구리가 피로 물들었고. 그 바람에 종을 치는 걸 중단하고

흑모신원; [끄윽...] 종 소리가 멈춰지자 환각에서 깨어나는 흑모신원

청풍; (내가 기운을 타고 움직이는 걸 알고 느리게 칼질을 해서 기운을 타지 못하게 만들었다!)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치고. 거궐을 든 왼손으로 상처를 누르며

살천인조; [신원! 괜잖은가?] 청풍을 추격하지 않고 흑모신원을 보며 말하고

흑모신원; [괜... 괜잖소 인조(忍祖)!] 무릎을 꿇은 채 돌아보며 헐떡이고

청풍; (흑모신원보다 더 상대하기 까다로운 자다!) 갈라진 허리를 움켜쥐고 비틀거리며 물러서고

살천인조; [곧 염라전에 들어갈 테니 노부의 소개도 들어야겠지?]

살천인조; [노부 역시 마천루의 육합마신에 속하는 살천인조(殺天忍祖)라고 한다.] [일전에 네게 신세를 진 부상귀검 히지가타지로라는 못난 놈의 아비지!]

청풍; (그자의 아비로군.) 히지가타를 떠올리고 + [대단한 아드님을 두신 건 축하드리는데...] 옆구리를 쥔 채 물러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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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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