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53>

어느 도시.

화려한 저택. 평범한 부자집 분위기

월동문이 달린 정원. 잘 가꿔진 정원. 정원에는 화려한 누각이 있고

그곳으로 달려오는 소녀. 다른 작품의 동동 캐릭터. 손에 몇장의 편지를 들고 있다

동동; [단주님! 소녀 동동(憧憧)이에요.] 문을 열고 들어간다

그러다가 흠칫! 하는 동동

창문에 두터운 커튼이 쳐져 어둑한 건물 내부. 중앙의 넓은 책상 앞에 앉아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소수마녀. 역시 검은 옷을 입고 있어 하얀 얼굴과 두 손만 뚜렷하게 보이고 몸은 윤곽으로 보이는데. 집중하여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고.

스윽! 슥! 그려지는 건 선녀와 마귀. 선녀는 비파를 켜고 있고. 팔이 여섯 개인 마귀는 여러 가지 무기를 들고 있다

동동; (수련 중이시네.) 침 꼴깍! 삼키며 문간에 서있고

슥! 이윽고 붓을 멈추는 소수마녀. 이어

후욱! 왼손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입 아래에 대로 바람을 불어낸다.

쏴아! 소수마녀의 입김이 종이에 그려진 선녀와 마귀의 형상을 스치고 지나가고. 그러자

쩡! 쩡! 그림속의 선들이 빛을 발하더니

슈우! 그림들이 일어나 실체가 된다. 선녀와 마귀가 허공으로 떠오르고

동동; (그... 그림들이 살아나고 있어!) 전율하고

그림에서 빠져나와 점점 커지는 그림들. 사람 크기만 해진다. 이어

띠리링! 띠링! 허공을 날아다니며 싸우는 선녀와 마귀. 선녀는 비파를 켜며 피해 다니고 마귀는 여러 개의 무기를 휘두르며 그런 선녀를 추격한다.

동동; (우리 배교의 최고 술법인 연혼몽환술(鍊魂夢幻術)을 완성하셨구나!) 침 꼴깍! 삼키고. 하지만

화아! 동동의 입과 코에서 나온 입김이 실내로 퍼지고.

동동의 입김이 닿는 선녀와 마귀. 그러자

흐늘! 선녀와 마교의 형상이 아지랑이처럼 흔들리고

소수마녀; [...] 찡그리는 소수마녀.

동동; [흡!] 기겁하며 손으로 입과 코를 가리지만

화악! 안개처럼 흩어지는 마귀와 선녀

소수마녀; [쯧...] 한숨

동동; [죄... 죄송해요 단주님!] 눈치 보며 사죄하고

소수마녀; [신경 쓸 거 없다.] [네 잘못이 아니라 내 연혼몽환술이 아직은 불안정해서 벌어진 일이니...] 붓을 내려놓고

소수마녀; [그래, 무슨 급한 일이 생긴 것이냐?]

동동; [우리 살인상단의 지부 여러 곳에서 동시에 보고가 들어오고 있는데...] 손에 들린 편지들을 내밀며 다가가고.

동동; [아무래도 각몽초혼부가 발동된 것 같다고 해요.]

소수마녀; [각몽초혼부...] 좀 찡그리지만 편지를 받지는 않고

동동; [혈궁십사들이 우리를 믿지 못하고 미몽살객들을 동원한 모양이에요.]

소수마녀; [아주 똥줄들이 탔구나. 마천루와의 결전을 대비해서 준비해온 미몽살객까지 동원하고...] 냉소하고

동동; [같은 표적을 쫓다보면 본단의 수하들과 미몽살객이 충돌할 가능성도 있지 않겠어요?] 눈치 보며

소수마녀; [미몽살객은 무공으로 어쩔 수 있는 존재들이 아니다.]

소수마녀; [미몽살객으로 보이는 자들과 조우하면 무조건 피하라고 전해라.] [지금으로서는 그게 최선의 방책이다.]

동동; [그리 전하겠어요.] 고개 숙이고

다시 입구로 달려가는 동동

탁! 밖에서 문을 닫아주는 동동

통통 뛰어서 다시 월동문 쪽으로 달려가는 동동

방안에 혼자 남아 있는 소수마녀

손바닥을 들어 살펴본다. 손바닥에는 청풍의 거궐신검에 베인 흔적이 남아있고

소수마녀; (인초 이무외의 아들 이청풍...) 청풍이 한쪽 무릎을 꿇은 채 거궐신검을 그어내 자신의 손에 상처를 내던 장면을 떠올리고

소수마녀; (이유는 모르겠지만 십면혈신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애송이를 잡으려 하고 있다.) (혈궁십사들이 서슴없이 미몽살객들을 깨운 것도 십면혈신의 지시 때문일 테고...)

소수마녀; (이청풍을 내 손으로 사로잡는다면 그 보상으로 혈궁에 들어갈 기회가 있을 것이다.)

소수마녀; (그럼 혈궁에 빼앗긴 우리 배교의 진산지보(鎭山之寶) 조천경(照天鏡)을 되찾을 가능성도 있고...)

소수마녀; (조천경에 연혼몽환술을 완성할 비결이 숨겨져 있다는 건 혈궁의 인간들도 모르는 사실이다.)

소수마녀; (연혼몽환술만 온전히 구사할 수 있다면 오백여년간 혈궁에 쫓기며 살아온 굴욕을 되갚아줄 수 있는데...)

소수마녀; (이래저래 이청풍, 그 어린 놈이 관건이로구나.) 일어나고

소수마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누나의 손으로 네놈을 사로잡아주마!) 슥! 두손으로 모자를 끌어올려 머리에 쓰고. 그러자

스으! 모습이 사라지는 소수마녀

<미몽살객들에게 기회를 빼앗기지 않으려면 서둘러야겠구나.> 스스스! 사라진다

 

#54>

낮. 잘 포장된 넓은 관도. 사람과 우마차들이 많이 오가고 있고.

그 행렬 중에 섞여 오고 있는 십여 대의 마차. 대부분 물건을 가득 실은 마차들인데 앞쪽에 오는 세 대는 사람을 태운 역마차다. 마차들에는 <萬里鏢局>이라는 깃발들이 달려 있다. 행렬의 선두에 선 역마차들 중 두 대는 창문이 열려 있고. 그 안에 십여 명의 사람들이 타고 앉아서 경치 구경하는 게 보인다. 하지만 세 번째 역마차는 문이 닫혀 있다.

마부와 마차 행렬의 앞과 뒤, 중간쯤에 걸어가는 수십명의 무사들. 창과 칼, 활등으로 무장했는데 모두 고수들로 보인다. 맨 앞쪽에는 말을 탄 건장한 중년인이 행렬을 선도한다. 칼이 무기고. 다른 작품의 <도룡도> 캐릭터. 이 작품에서의 별호는 도룡도객. 그자가 리더다. 하지만 곧 죽을 캐릭터. 행렬은 그리 빨리 가지 않는다. 호위하는 표사들의 걸음걸이 속도로 가고 있고.

맞은편에서 오던 두 명의 상인 차림의 사내들이 흠칫! 하고

사내1; [저건 만리표국(萬里鏢局)의 표행(鏢行)이로구만.] + 사내2; [만리표국의 표행이라면 안전하겠지?] 대화하는 사내들은 전형적인 봇짐 장수

사내1; [무창에 본점이 있는 만리표국은 강남 일대에서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표국이야.] [표사(鏢士)들도 하나같이 일류고수들이고...] 가까워진 마차와 표사들 보며 말하고

사내2; [헌데 표사들은 어째서 일류고수로 취급받는 건가?]

사내1; [표사만큼 위험한 직업이 없기 때문이지.]

사내1; [어디서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르니 제대로 된 실력이 없으면 버텨내기 힘든 게 표사라는 직업이거든.]

사내2; [그렇긴 하군. 값나가는 표물을 노리는 산적이나 강도들은 어디에든 있을 테니...] 끄덕이고

사내1; [대우도 좋아서 표사를 지망하는 무림인들은 끊이지 않는 편이야.] [표사들 중에는 구대문파같은 명문 출신들도 수두룩하고.]

사내2; [난 표국은 물건만 운반해주는 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구만.] 대열의 앞쪽에서 오는 역마차를 보고. 이제 거리가 가까워졌다.

사내1; [표국의 배달은 가리는 게 없어.] [손님들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주는 것도 표국의 중요한 수입원이야.] 역마차 옆을 지나면서

사내2; [하긴 표사들의 호위를 받으면 여행중에 강도를 만날 위험성도 거의 없겠지.] 끄덕이며 역시 역마차를 보고.

사내1; [세 번째 마차에는 손님이 안 타고 있나? 창문이 닫혀있네.] 행렬 옆으로 지나가며 창문이 닫힌 역마차를 보고

사내2; [빈 마차로 표행을 할 리는 없고...] [부끄러움이 많은 손님들이 타고 있는 모양이야.] 창문이 닫힌 역마차 옆을 지나며

 

#55>

창문이 닫힌 마차 내부. 상당히 넓고 아늑한데. 단 두 명이 타고 있다. 청풍과 진상파다. 넓고 편한 의자에 앉아있는데 진상파가 청풍의 품에 안기다시피 달라붙어 있다. 진상파는 이제 머리에 둘렀던 천을 뗀 상태다. 거궐신검은 마차의 벽에 걸려 있다.

청풍; (표국을 이용하는 건 현명한 선택이었다.)

청풍; (일단 난 중원의 지리를 모른다.) (천리 길이 넘는 숭명도까지 찾아가는 게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청풍; (둘째로 표국의 표차를 이용하면 남의 눈에 띄지 않을 수가 있다.)

청풍; (혈궁과 살인상단이 눈에 불을 켜고 있을 테니 숭명도까지 가는 동안 표차 안에 숨어 있어야한다.)

청풍; (다행히 진상파가 몸에 지니고 있던 패물들이 최상품들이라 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는데...) 생각하다가 움찔

뭉클! 청풍의 팔에 느껴지는 진상파의 젖가슴

청풍의 팔을 잡고 몸을 부비는 진상파. 졸린 고양이같다

청풍; (물론 문제가 아주 없는 건 아니다.) 쓴웃음. 얼굴 좀 발개지고

<지능이 어린 아이 수준으로 떨어진 이 계집과 하루 종일 붙어 있어야한다는 건 고역중에서도 고역이니...> 표차 안의 상황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56>

다시 밖의 상황. 표차 행렬이 길을 가고 있는데

[!] 무언가 발견하는 도룡도객

손을 들어 마차들을 멈추게 하는 도룡도객

[워워!] [멈춰라!] 마부들이 급히 말 고삐를 잡아채서 말들을 멈추게 하고

 

#57>

[!] 마차 안에서 흠칫! 하는 청풍. 덜컹! 마차가 흔들리며 멈춰 선다. 진상파는 여전히 청풍의 팔을 끌어안은 채 달라 붙어 있고

청풍; (마차 행렬이 멈췄다.) 눈 번뜩! 이고

청풍; (직전의 객잔을 떠나온 후 얼마 안되었는데 표행이 멈췄다는 건...) 슥! 손을 뻗어 벽에 걸려 있는 거궐신검을 잡고

청풍; (뭔가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 거궐신검을 벽의 못에서 벗기며 긴장하고

 

#58>

다시 밖의 상황. 앞서 가던 역마차에서 사람들이 어리둥절하며 고개를 빼내 앞을 본다. 표행의 좌우를 호위하며 가던 표사들이 급히 앞쪽으로 달려가고 있고

앞쪽에서는 도룡도객이 말에서 내리고 있다. 그 주변으로 표사들이 긴장한 표정으로 몰려들고 있고

쿵! 표행의 20미터쯤 앞쪽. 길 중간에 뚱뚱한 중년인이 우뚝 서있다. 자다가 나온 듯 알몸에 화려한 가운 형태의 잠옷만 걸친 인물인데 양손에는 거대한 철퇴를 들고 있다. 쇠로 된 1.5미터 정도 길이의 손잡이 끝에 사람 머리보다 큰 쇳덩이가 달린 철퇴. 이 중년의 뚱보는바로 미몽살객들 중 부잣집 주인이던 그 뚱보다. 눈을 희번덕이고 있고. 온몸에서 칙칙한 분위기를 뿜어낸다. 그 때문에 오가던 사람들이 겁에 질려 피하고 있다. 길을 우회해서 멀리 우회하는 사람들도 있고 멀직이 멈춰 서서 보고 있는 사람과 마차들도 있다. 만리표국의 마차들 뒤로 오가던 사람들이 숨듯이 서서 보고 있다.

도룡도객; <무공의 깊이를 추측할 수 없는 고수다! 활과 노(弩;석궁)를 준비해라.> 전음으로 다른 표사들에게 말하며 앞으로 나가고.

<예 표두(鏢頭)님!> <조심하십시오!> 다른 표사들 긴장하며 활과 석궁을 준비한다.

마부들도 마부석 아래에 숨겨놓았던 석궁을 집어들고

그 사이에 도룡도객은 뚱보의 5미터쯤 앞에 이르러 멈춰 선다

도룡도객; [소생은 만리표국의 표두인 도룡도객(屠龍刀客)이라 하외다.] 포권하고

도룡도객; [귀하께서는 우리 표행에 용무가 계십니까?]

뚱보; [꺼져!] 히죽

도룡도객; [뭐요?] 눈 부릅

뚱보; [네놈들 버러지에게는 용무가 없다. 살고 싶으면 꺼져라.] 음산하게 웃으며 앞으로 다가오고

도룡도객; [손을 섞기 전에 어디의 산대왕(山大王;산적)이신지 통성명이나 합시다.] 스릉! 칼을 뽑고.

창! 창! 뒤쪽의 표사들도 일제히 무기를 뽑거나 활과 석궁을 겨눈다. 마부들도 석궁을 겨누고

뚱보; [귀찮다!] 부악! 갑자기 몸이 헐크처럼 거대해지면서 벼락같이 철퇴를 휘둘러 온다. 뚱보의 키가 3미터쯤으로 자란다

[헉! 몸이 갑자기 커졌다!] [괴... 괴상한 무공을 익힌 자다!] 표사와 마부들 비명

도룡도객; [차핫!] 부악! 마주 벼락같이 칼질을 하고. 하지만

쾅! 콰창! 뚱보의 철퇴 하나가 단번에 도룡도객의 칼을 박살내고

[헉!] 기겁하며 뒤로 뛰어 피하려는 도룡도객. 하지만

퍼억! 뒤이어 날아든 철퇴가 도룡도객의 상체를 간단히 날려버린다. 상체가 형체도 없이 으스러져 날아가는 도룡도객

[헉!] [표두님!] 표사와 마부들 기겁

퍼억! 나뒹구는 상체가 날아간 도룡도객의 시체

[꺄악!] [아악!] [히익!] 역마차에서 보고 있던 사람들 비명 지르고

[쏴라!] [죽여라!] 피핑! 쐐액! 경악하면서도 일제히 활과 석궁을 쏘는 표사와 마부들

퍼퍽! 퍽! 수십 개의 화살들이 뚱보의 몸에 그대로 박혀 고슴도치처럼 만들고. 심지어 눈에도 화살이 하나 박힌다.

[죽였다!] [표두님의 원수를 갚았다!] 표사와 마두들 이를 갈며 외치고. 하지만 그 직후

[모두 물러서세요!] 덜컥! 세 번째 마차에서 문을 열고 나서는 청풍. 왼손에는 거궐신검을 들고 있다. 진상파가 겁에 질려 밖을 내다보고 있고. 돌아보는 표사와 마두들

[마차 안에 계시오 공자!] [피해가 생겼지만 강도는 해치웠소!] 표사들이 다시 들어가라고 손짓하지만

청풍; [피해야하는 건 여러분들입니다.] 한숨 쉬며 마차의 문을 닫으려 하고

진상파; [나... 나만 두고 가지마!] 겁에 질려 문을 열려 하고

청풍; [잠깐이면 되니 안에서 기다리세요!] 강제로 문을 밀고. + 진상파; [히잉!] 닫히는 문 안쪽에서 울먹이는 진상파

탁! 닫히는 문. 이어

청풍; [서두르세요.] [머뭇거리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질 거예요.] 행렬 앞쪽을 향해서 걸어 나오고

표사들; [대체 무슨 소리를...] [상황은 끝났는데...] 표사와 마부들 어리둥절. 역마차의 손님들고 청풍을 보고. 그때

[저... 저럴 수가...] 선두의 표사와 마부들 경악하며 앞을 가리키고. 다른 표사와 마부들도 다시 앞을 보고

쿵! 고슴도치가 된 뚱보가 멀쩡하게 서있다. 뿐만 아니라

뚱보; [크크크!] 팟! 눈에 박힌 화살을 잡아 뽑으며 태연하게 웃는 뚱보. 손에 철퇴를 장난감처럼 든 채로. 뽑히는 화살에는 눈알이 박혀 있는데

쿵! 눈알이 뽑혀진 눈 안에 다시 눈알이 있다.

[저... 저게 무슨...] [눈알이 뽑힌 안쪽에 또 눈알이 있다!] 표사와 마부들 기겁하고.

청풍; [빨리 마차들을 뒤로 물리세요.] 그 사이에 표사들을 헤치며 표차 행렬 앞으로 완전히 나서는 청풍.

청풍; [저자는 사람 손에 죽지 않는 마물이에요.] 스릉! 거궐신검을 뽑으며 앞으로 나서고. 그러자

뚱보; [찾았다! 드디어 찾았다.] 화살에 꽂혀진 자신의 눈알을 씹어 먹으며 마귀처럼 웃는 뚱보. 청풍을 발견했다.

청풍; [당신은 미몽살객이겠지요?] 거궐신검을 뽑아든 채 뚱보에게 다가가고

뚱보; [내가 누군지가 뭐 중요하냐?] 눈 부릅. 숨을 들이쉬고. 그러자

퍼퍽! 팅! 팅! 뚱보의 몸에 박혔던 화살들이 그대로 튀어나오고. 헌데

투툭! 청풍의 발치에 떨어지는 화살들. 그리고

츠츠츠! 화살이 박혔던 상처들이 그대로 아문다

[헉!] [저... 저럴 수가...] [화살이 박혔던 상처가 사라진다!] [아무는 게 아니라 아예 상처가 나지 않았던 것같다.] 표사와 마부들 경악하고

뚱보; [널 살려서 데려오라는 지시를 받았다.] [하지만 살려서 데려오라고 했지 고이 모셔오라는 지시는 아니었다.] 팟! 눈알이 박혔던 화살을 옆으로 던지고

청풍; [절 협박하시는 건가요?] 한숨

뚱보; [순순히 따라가지 않겠다면 팔 다리를 몽땅 뽑아버리고 몸뚱이만 들고 가주겠다.] 마귀처럼 웃고

청풍; [살 떨리게 무섭군요.] 웃고

청풍; [하지만 혈궁십사가 나섰어도 날 어쩌지 못했어요.]

청풍; [헛수고 하지 말고 돌아가세요. 산 사람도 아닌 당신과 다투고 싶지 않아요.]

뚱보; [내가 산 사람도 아니다?] [무슨 헛소리냐?] 눈 부라리고

청풍; [당신은 일종의 강시(畺屍)예요.] [강시가 죽어도 썩지 않는 시체라는 건 아시겠지요?] 차갑게 웃고

뚱보; [내가 강시라고?] 어이없는 표정

청풍; [당신은 죽을병에 걸렸을 때 혈궁 법사(法師)의 방문을 받았겠지요?]

뚱보; [큰 병에 걸렸을 때 혈궁이 보낸 무격(巫覡;무당)으로부터 굿을 받은 적은 있다.] 끄덕이고

청풍; [덕분에 병이 나아서 당신은 혈궁의 지시에 따르기로 맹세했을 테지요?]

뚱보; [병이 나았을 뿐 아니라 수십 년 전부터 나이를 전혀 먹지 않고 있다.]

뚱보; [말 그대로 영생(永生)을 누리게 되었는데 그 정도 보답은 해야 하지 않겠느냐?] 히죽 웃고

청풍; [당신은 그때 병이 나은 게 아니었어요.] [혈궁의 법사에 의해 강시가 되어서 썩지 않는 시체가 된 것뿐이에요.]

뚱보; [뭐?] 눈 부릅

청풍; [당신의 혼백은 그 썩지 않는 시체에 묶여서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거구요.] 냉소하고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블로그 이미지
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와룡강입니다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