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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새벽 무렵. 장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 강한 불길이 치솟고 있다.

장작이 높이 쌓인 위에 눕혀진 두 토막 난 괴사의 시체. 불길이 장작과 괴사의 시신을 삼키고 있다. 괴사가 화장되고 있는 현장에는 백사와 흑사, 요사, 소수마녀가 서있다. 살사는 무릎을 꿇고 있고

흑사; [이게 뭔 사단인지 모르겠군. 불과 이틀 사이에 우리 혈궁십사중 둘이 세상을 달리하다니...]

백사; [역시 무애검조의 검법은 우리 혈궁과는 극성이야.]

백사; [술법을 익혀서 아무리 심하게 다쳐도 금방 회복되는 게 특기인 괴사조차 비명에 가게 만들고...]

흑사; [아홉째뿐만이 아닐세.]

흑사; [섭늙은이가 창안한 검법은 우리들 중 누구라도 간단히 죽일 수 있어.]

요사; [궁주님도 섭늙은이의 검법에 크게 다친 적이 있으시다지요?]

흑사; [그때의 경험으로 궁주님도 무림에 나서는데 신중해지셨지.] 끄덕

흑사; [어떻게든 삼성동천을 찾아내어 불멸삼성의 절기를 얻으려 하시려는 이유이기도 하고...]

요사; [마천루도 마천루지만 제왕성부터 어떻게 하지 않으면 본궁의 군림천하는 요원한 꿈이겠어요.] 한숨

흑사; [제왕성이 육십년 가까이 무림을 지배해온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지.] 말하며 살사를 보고

츠츠츠! 살사의 몸에서 칙칙한 살기가 구름같이 일어나고

흑사; (살사 저놈...) 한숨 쉬고

<자기 실수로 괴사가 죽었다는 자책으로 살기가 더 짙어졌다.> 눈에 핏발이 선 채 괴사의 시신이 타들어가는 것을 보고 있는 살사의 모습 배경으로 흑사의 생각 나레이션

흑사; (저 주체 못할 살기로 인해 또 무슨 사단이 날지...) 어두운 표정

 

#41>

역시 새벽. 아침 직전. 상당히 밝았다. 지난밤 격전이 벌어졌던 모래톱

첨벙! 자객의 시체 한구가 물속에 떨어진다.

강물에 흘러가는 시체.

청풍; (저 시체가 마지막...) 땀을 닦으며 그걸 보는 청풍.

이제 모래톱에 시체는 없다. 한쪽에는 진상파가 여전히 정신을 잃은 채 누워있고. 머리에 띠처럼 옷자락을 두르고 있다

청풍; (이제 시체 냄새 맡고 들짐승들이 몰려드는 일은 없겠지.) 돌아서고.

모래톱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으로 가는 청풍.

언덕에 약간 불룩한 흙더미가 있다. 그 앞에 거궐신검이 꽂혀있고

청풍; (사조님!) 거궐신검 앞에 무릎을 꿇고

청풍; (편히 쉬세요.) 절하고

청풍; (짧은 시간이었지만 사조님께서 내려주신 가르침, 잊지 않겠어요.) 이마를 바닥에 대며 눈물 흘리고

청풍; (일단 적들의 추적을 떨쳐버린 후에 제왕성에 알려 사조님을 제대로 모시게 하겠어요.) 일어나고

청풍; (사조님의 신위에 놀라 도망치긴 했지만 혈궁과 살인상단의 무리들이 언제 다시 돌아올지 모른다.) 팟! 거궐신검을 뽑고

청풍; (더 늦기 전에 여길 이탈해야만 한다.) 거궐신검을 허리띠에 꽂으면서 진상파에게 가고

잠이 든 듯 누워있는 진상파. 머리를 옷 찢은 것으로 한 바퀴 두르고 있다

청풍; (머리에 상처가 나서 적지 않은 출혈이 있었다.) 내려다보고

<사조님이 나부터 챙기고 이 계집을 구한 탓에 폭발의 충격파에 휩쓸렸던 모양인데...> 호신강기에 둘러싸인 섭장천이 오른팔로 청풍의 허리를 끌어안고 왼손으로 진상파의 팔을 잡아채던 모습. 앞쪽에서는 강한 빛이 뿜어지고 있고

청풍; (어쩌면 머리에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지만... 자업자득이니 불쌍할 것도 없다.) 노려보고. 하지만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섭장천의 말

 

섭장천; [저 아이... 상파를 미워하지 말거라.] 여전히 기절해있는 진상파를 돌아보고

섭장천; [저 아이에게도 나름대로 사연과 이유가 있어서 이런 일을 벌인 것뿐이다.] [너와는 인연이 많은 아이이니 잘 보살펴주도록 해라.]

회상 끝

 

청풍; (소행은 물론 괘씸하다.) 몸을 숙여 진상파의 팔을 하나 잡고

청풍; (하지만 사조님의 분부도 계셨으니 일단 보살펴 주기는 해야 한다.) 몸을 돌려서 진상파를 자기 등에 업히게 한다.

청풍; (확실히 나와는 인연이 남다른 계집이다.) 영차! 진상파를 등에 업고 일어난다. 진상파는 두 팔을 청풍의 어깨 너머로 늘어트린 자세로 업히고. 진상파의 키가 청풍의 키와 거의 비슷하다.

청풍; (죽여도 시원찮을 계집인데 업어주기까지 해야 하니...) 한숨 쉬며 비틀비틀 걸어간다.

청풍의 등에 눌리는 진상파의 풍만한 젖가슴

청풍; (무겁네.) 얼굴 좀 벌개지고

<하여간 이것저것 다 무거운 계집이다.> 진상파를 업고 모래톱을 따라 걸어가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헌데

섭장천이 묻힌 언덕

드드드! 갑자기 진동이 일어난다. 이어

푹! 모래를 뚫고 올라오는 주름 투성이의 손. 섭장천의 손이다. 섭장천이 죽은 게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42>

아침. 어느 도시. 상당히 크다.

객점. 사람들 북적

뇌공량; [무애호유선이?] 놀라 눈 부릅뜨며 술잔을 멈추고. 이층의 한적한 자리. 아침을 먹던 중이다. 그 앞에 마교 당주인 염숭환이 서서 보고 하고 있다

염숭환; [문제가 생긴 건 분명합니다.] 눈치 보며 보고하고. 염숭환은 뇌공량의 정체를 알고 있다. 그래서 뇌공량은 염숭환 앞에서는 가면을 쓰지 않는다

염숭환; [어제 동정호를 떠난 무애호유선은 오늘쯤 무창(武昌) 근처에 나타나야했지만...] 눈치 보며

염숭환; [무창의 본교 분타 보고로는 무애호유선의 종적이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긴장하여 말하고

염숭환; [대신 무애호유선의 파편으로 보이는 목재들이 대량 발견되고 있고...]

염숭환; [천병신기보 소속으로 보이는 시체들과 자객으로 보이는 자들의 시체도 지속적으로 목격되고 있다고 합니다.]

뇌공량; [무애호유선에... 제왕성주께서 탑승하신 건 분명한가?] 눈에 핏발이 선 채 이를 갈며 묻고

염숭환; [무애검조는 사신장등의 경호는 뿌리치고 인초 이무외의 아들만 대동한 채 무애호유선에 탔다는 보고가 들어와 있습니다.] 눈치 보며 말하고

부들부들 떠는 뇌공량

염숭환; [어떤 세력의 짓인지는 모르지만 정황상 무애호유선은 장강을 내려오다가 침몰한 것같습니다.]

뇌공량; [염(廉)당주!]

염숭환; [예 호법마존님!]

뇌공량; [이번 일에 본교가 개입했을 가능성은 없겠지?] 강렬한 눈빛으로 노려보고

염숭환; [속하의 판단으로는 그렇습니다.] 긴장

염숭환; [무애검조를 암살하는 정도의 큰일은 삼마존님이나 교주님의 허락이 없으면 실행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고...]

염숭환; [혈궁과의 대치만으로도 빠듯한 본교의 전력 상 무애호유선을 공격할 여유는 없습니다.] + 뇌공량; [본교의 정보망을 총 동원해서...] 염숭환의 말을 막고

뇌공량; [무애호유선을 공격한 게 어떤 세력인지 알아내라! 모든 일에 우선해서!] 이를 갈며 말하고

염숭환; [존명!] 포권하고

급히 입구로 가는 염숭환

뇌공량; [만에 하나 사부님과 청풍이의 신변에 변고가 생겼다면...] 이를 갈고

뇌공량; [책임이 있는 인간은 지옥 끝까지 뒤져서라도 찾아내 죄가를 치루게 하겠다.]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는 뇌공량

 

#43>

<-제왕성> 역시 아침. 뭔가 어수선한 분위기

제왕성으로 연신 날아드는 비둘기들

비둘기들은 높은 건물의 열린 창과 벽에 난 구멍으로 날아들고 있고

대청 건물. 검객들이 굳은 표정으로 경비를 서고 있고

황보신; [무애호유선의 파편으로 보이는 것들이 무창 근처에서도 발견되었다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일어서서 서류를 넘기며 말하고. 대청 내부. 긴 탁자를 사이에 두고 사십명 가까운 노인들이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다. 노인들은 모두 검을 차거나 메고 있다.

황보신; [현재 사신장은 장강을 따라 내려가며 수색을 하고 있으며...] [장강 일대의 모든 분타가 동원되어 성주님과 소성주님의 흔적을 찾고 있소이다.] 서류를 확인하면서

축융검호; [범인은!] 쾅! 산발한 머리카락이 붉어서 성질이 급해 보이는 노인이 주먹으로 탁자를 치고 <-제왕성 원로 삼십육천강(三十六天罡)의 일인 축융검호(祝融劍豪) 마진요(馬陣要)>

축융검호; [어떤 놈들이 감히 성주님을 시해하려 들었단 말인가?] 눈을 부릅뜬 채 이를 갈고

황보신; [가능성은 모두 열어놓고 탐색중입니다.]

황보신; [혈궁과 마천루와 마교, 그리고 무애호유선을 만들어 보낸 천병신기보도 용의선상에 올려놓았습니다.]

냉혈마검작; [천병신기보의 인간들이 무애호유선에 장난질을 쳤다는 것인가?] 냉정한 인상의 노인이 묻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삼십육천강의 일인 냉혈마검작(冷血魔劍爵) 백무기(白無棄)>

황보신; [무애호유선 정도 되는 크기의 배가 외부의 공격으로 파선(破船)되기는 어렵지 않겠습니까?]

냉혈마검작; [확실히 천병신기보도 털어봐야겠군.] 끄덕

황보신; [일단 성주님과 소성주님의 안위를 확인하는 게 급선무라 천병신기보에 대한 대책은 뒤로 미뤄두고 있습니다만...] 서류를 보면서

황보신; [사신장중 주작신후(朱雀神后)가 천병신기보의 내실을 탐색하기 위해 숭명도로 떠났다는 보고가 들어와 있습니다.]

냉혈마검작; [환설(煥雪)은 눈치가 빠르고 변신자재(變身自在)의 재주가 있으니 탐문에는 제격이지.] 고개 끄덕이고. 그때

축융검호; [우리도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오.] 벌떡! 일어나고

축융검호; [여기 앉아서 이러고 있을 게 아니라 전부 나가서 성주님의 안위를 확인합시다!] 휘익! 외치며 날아가고.

황보신은 난감하지만 말리지 못하고

[그럽시다.] [제왕성에게 죄를 지은 인간들의 씨를 말려버립시다!] 휘휙! 휙! 다른 노인들도 모두 날아서 나가고. 이제 대청에는 노인2만 남았다.

대청 밖에서 경비서다가 놀라는 검객들. 새처럼 날아나오는 노인들

제왕성 사람들이 놀라 보는 가운데 새처럼 날아서 제왕성을 빠져나가는 노인들

냉혈마검작; [다들 지나치게 흥분하고 있네만...] 슥! 일어나고,

입구쪽을 보다가 돌아보는 황보신

냉혈마검작; [상황이 상황인만큼 총단에 죽치고 앉아서 보고만 기다릴 수도 없게 되었어.] 입구쪽으로 가고. 황보신도 따라가고

냉혈마검작; [본성의 주력이 모두 빠져나간 걸 알고 수작을 부리려는 인간들이 있을 수도 있네.] [총단의 방비는 총관이 알아서 해주게나.] 입구로 가며

황보신; [명심하겠습니다.] 따라가고

휘익! 날아서 대청을 떠나는 냉혈마검작

황보신; (본성의 원로들인 삼십육천강은 성주님을 존경하여 자발적으로 모여든 당대 최강의 검호(劍豪)들이다.) 멀어지는 노인들과 냉혈마검작을 보며 생각하고

황보신; (개개인이 구대문파 장문인들에 필적하는 실력자들인 삼십육천강이 모두 강호로 쏟아져 나갔다.)

황보신; (강호무림이 한바탕 격랑에 휩싸이겠구나.)

 

#44>

낮. 강가의 작은 마을. 크진 않지만 포구도 있고 객점도 있고 대장간과 가게들도 있고

객잔. 길을 떠나거나 포구로 내려가는 사람들

객잔의 후원. 독채 건물. 문이 닫혀 있고. 서성이는 청풍.

청풍; (시간이 좀 걸리네.)

청풍; (그 계집의 상세가 생각보다 심각한 건가?) 생각할 때

덜컥! 문이 열리고. 돌아보는 청풍

문이 열리며 나오는 두 사람. 나이 든 의사와 하녀로 보이는 여자

청풍; [수고하셨습니다 의원님.] 다가가고

청풍; [제 누이의 상세는 어떻습니까?] 문 안쪽을 기웃거리며. 문 안쪽 방. 침대에 진상파가 누워있는 게 보인다

노인; [공자가 말한 대로 머리를 심하게 다쳤구먼.]

노인; [침으로 울혈은 제거했지만...] 하녀가 들고 있는 쟁반을 보고. 쟁반에는 피 묻은 천이 여러 개 얹혀져 있고

노인; [다친 곳이 다친 곳이라 후유증이 없을 수가 없겠어.] 혀를 차고

청풍; [후유증이라면...] 긴장

노인; [다행히 몸에 마비가 오진 않았지만 기억을 좀 잃은 것 같네.]

청풍; [기억을 잃었다는 건...?]

노인; [자기가 누군지 전혀 모르고 있어.] [이름은 물론이고 나이가 몇인지도...] 혀를 끌끌 차고

청풍; [회복될 가능성은 있겠지요?] 긴장해서

노인; [머리의 상처는 워낙 복잡해서 우리 의원들도 결과를 확신할 수가 없네.] 고개를 젓고

노인; [영영 기억이 안 돌아올 수도 있고... 단기간의 기억상실로 끝나서 회복될 수도 있지.]

노인; [아무쪼록 단기 기억상실이길 바랄 뿐이네.] 말하며 가고. 하녀도 청풍에게 인사하며 따라가고

청풍; [수고 하셨습니다.] 인사하고

노인; [정양 잘 시키는 건 물론이고 인내심으로 돌보아야할 게야.] [기억을 잃어서 어린애나 다름없이 되었으니...] 말하며 걸어가고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노인; [젊은 처자가 어쩌다가...] 쯧쯧! 혀를 차며 월동문을 나가는 노인

청풍; (기억상실이라...) 한숨 쉬며 돌아서고

청풍; (어쩌면 잘 된 일인지도 모른다.) 방안으로 들어가고

침대에 누워 있다가 돌아보는 진상파

청풍; (자기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알면 제 정신을 유지하긴 어려울 테니...) 달칵! 뒤로 돌린 손으로 문을 닫고

진상파; [누... 누구야?] 어린애처럼 묻고

청풍; [누님과 먼 친척인 동생입니다.] 억지로 웃으며 다가가고

진상파; [내가... 내가 누나야?] 천진한 표정

청풍; [예! 누님이 저보다 두 살 더 많아요.] 침대 옆의 의자에 앉고

진상파; [아닌 것같은데... 오빠 같은데...] 울먹이고

청풍; (정말 어린애가 되었구나.) + [머리를 다쳐서 혼란스러울 거예요.] 진상파의 손을 잡아주고

청풍; [여기서 하루쯤 쉬고 내일 출발해서 누님네 집에 데려다드릴게요.] 진상파의 손을 다독여주고

진상파; [나... 나 무서워.] 울먹이고

진상파; [내가 누군지도 기억이 안나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겠어.] 울고

청풍; (난감하구나.) + [걱정 마세요.] 눈물 닦아주고

청풍;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제가 누님을 집까지 무사히 모셔다 드릴 테니 저만 믿으세요.] 달래고

진상파; [나... 날 버리면 안돼!] [난 자기 없으면 무서워서 죽고 말 거야.] 고개 끄덕이며 청풍을 보고

청풍; (이게 무슨 업보인지...)

<사조님의 원수를 내 손으로 보살펴야하는 일이 벌어지기나 하고...> 방안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45>

저녁 무렵. 어느 도시. 번화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어느 가게로 가는 염숭환. 가게는 옥과 도자기를 파는 곳. 공예품 가계고.

가게 내부. 수많은 도자기와 옥 공예품이 진열되어 있고. 손님은 한명 밖에 없고 나이 든 주인은 입구에 놓인 의자에 앉아 있다가 염숭환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일어나려 한다.

주인; [어서 오십쇼.] 굽신

주인; [찾으시는 물건이 있으신지요?]

염숭환; [귀인에게 선물로 줄만한 게 있는지 구경하러 왔소.]

주인; [그러시군요.] [천천히 둘러보십쇼.] 안으로 들어가라는 시늉하고

안으로 들어가는 염숭환. 안쪽 진열대에서 옥으로 만든 조각을 보고 있는 청년. 바로 위진천. 이때 나이는 19세. 잘 생겼고 잘 차려 입었다.

염숭환; [속하 염숭환, 교주(敎主)님을 뵙습니다.] 다가가며 고개만 숙여 인사한다. 주인의 눈치를 보면서

위진천; [염당주! 먼길 오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고개 끄덕이며 용을 정교하게 조각한 옥 조각을 들고 살펴보고. 배경으로 나레이션. <-마교 교주 위진천(威振天)>

염숭환; [황공합니다.]

위진천; [경천동지할 소문이 들리더군요.] 용 조각을 살펴보면서

염숭환; [아직 최종적으로 확인은 안되었지만...]

염숭환; [무애검조의 신상에 변고가 생긴 것은 확실합니다.] 옥 조각을 구경하는 척 하며 말하고

위진천; [혈궁 짓이겠지요?] 찡그리고

염숭환; [사고가 난 근처에서 혈궁십사중 여럿의 종적이 발견되긴 했습니다.] 고개를 끄덕이고

위진천; [하필이면 혈궁과의 대치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이런 일이...] 한숨 쉬고

염숭환; [호법마존께서 본교를 떠나실 것을 걱정하시는 것인지요?] 눈치 보면서

위진천; [호법마존... 사백(師伯)이 떠나겠다고 하면 누가 말릴 수 있겠습니까?] 쓴웃음을 짓고

염숭환; [루주(樓主)께서 좌시하지 않으실 텐데...] 난감

위진천; [루주... 어머니라 해도 사백이 교를 나가겠다고 하면 막을 방법이 없지요.] 고개 조금 젓고

염숭환; [호법마존이 물론 대단한 고수이긴 하지만 너무 과대평가하는 게 아니신지요?] 조심스럽게 보며

위진천; [과대평가라...] 쓴웃음

위진천; [사백은 이십 년 전에도 단신으로 혈궁과 본가의 고수 백명 이상을 베어 넘겼던 분입니다.]

위진천; [하물며 아버지같이 생각하는 무애검조의 신변에 변고가 생겼다는 걸 알면 불같이 노할 그분과 맞설 수 있는 고수는 거의 없어요.]

염숭환; [예...]

위진천; [사백은 염당주가 어머니의 지시를 받고 있다는 건 모르고 계시지요?] 용 조각을 제자리에 놓고

염숭환; [속하를 마교의 일개교도로 알고 있을 뿐 마천루 소속인 줄은 모르고 계십니다.] 끄덕이고

위진천; [앞으로도 내색은 하지 마십시오.] [만에 하나 아버지가 마천루에 묶여 있다는 걸 아시기라도 하면 감당 못할 사단이 생길 수도 있으니...] 봉황 조각을 집어들고

염숭한; [명심하겠습니다.]

위진천; [무애검조의 안위도 그렇고...] [그분과 함께 무애호유선에 탑승했던 이청풍이란 친구의 생사도 확인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주세요.] 봉황조각을 살피면서

염숭환; [분부 거행하겠습니다.] 고개 조금 숙여 인사하고

이어 서둘러 입구로 가는 염숭환

주인; [왜, 마음에 드는 게 없으시오?] 앉아있던 의자에서 일어나고

염숭환; [전대(纏帶;지갑)를 깜빡 잊고 왔소이다. 다시 들르겠소.]

주인; [저런... 살펴가시오.]

위진천; (이청풍이라...) 봉황 조각을 만지며 한숨

위진천; (떳떳이 사조 앞에 나설 수 있었던 그 친구가 부러웠었는데...)

위진천; (아무쪼록 살아있어서 얼굴이라도 볼 수 있으면 좋겠구나. 어쨌든 내게는 단 한명뿐인 동문인 친구이니...)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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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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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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